>1596246266> 진짜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20)
익명의 참치 씨
2021. 1. 31. 오전 4:50:49 - 2021. 1. 31. 오후 6: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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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익명의 참치 씨 (L.eMaBY7HE) 2021. 1. 31. 오전 4:50:49심심할 때마다 겪었던 심령현상 썰을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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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1pxJ9UMIg (L.eMaBY7HE) 2021. 1. 31. 오전 4:52:46이렇게 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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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4:53:04됐네 이걸로 바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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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4:54:3610년 전 일부터 현재까지 쭉. 학교나 지역, 구체적인 연도에는 페이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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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4:57:11기억에 남아 있는 제일 오래된 일은 1n년 전 초딩-중딩이였을 땐데, 인터넷에 뿌려진 오컬틱한 분위기에 흠뻑 젖어있던 나는 그 당시 같이 다니던 친구에게 귀신이 보인다는 구라를 치고 다녔다. 당연히 뻥이었고 그때까지 귀신은 커녕 가위도 눌린 적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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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4:58:47하지만 그 친구도 서브컬처에 한참 심취해있던 친구라 내 되도 않는 구라를 믿어줌. 심지어 나는 귀신이랑 얘기도 하고 다닌다며 안 보이는 데에다가 말을 걸고 대답하면서 온갖 지랄을 다 떨고 다녔는데 그게 뭔가, 정신적으로든 오컬트적으로든 안 좋은 일이였던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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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01:31그 때 나랑 친구가 자주 다니던 길이 있었다. 주택가에서 학교로 향하는 골목길(지름길?)이었는데 거기에 늘 주차되어 있는 차가 있었음. 아침부터 저녁까지, 적어도 우리가 볼 때는 계~~속. 평범한 승용차가 아니라 특수 용도로 쓰이는 큰 차, 버스/트럭 이런 거라서 더 눈에 띄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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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04:13지금 생각해보면 주인이 새벽에 나가는 사람이었겠지. 아무튼 그 사실을 깨달은 나는 날을 잡아 친구한테 그 차엔 귀신이 붙어있다고 간증했고, 그 차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아무런 반응도 하면 안된다고 겁을 줬었다. 한창 2ch 괴담 번역글에 자주 나오는 패턴이었지 ㅇㅇ 반응하면 안된다 어쩌구저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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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06:05그렇게 나랑 친구는 잔뜩 겁에 질린 채로 그 길을 걸어갔는데 이럴수가. 진짜로 차가 없는거임. (주차장이 아니였으니 불법 주차로 걸린게 아닌가 싶지만) 나랑 친구는 차마 참지 못하고 소리를 빽빽 지르면서 그 길을 전력질주했다. 그땐 나도 내 얘기에 겁 먹었을 시절이니까. 어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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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07:42아무튼 개망한 상황이었음. 나도 무서운데 친구는 겁에 질려있지 차는 없지 그런데 개판이 된 이 상황을 어떻게든 수습해야했음. 그래서 늘 그렇듯이 인터넷에서 본 글을 어설프게 따라했어. 친구 등을 몇번 때린 다음 뒤 돌아보지 말고 오늘은 곧장 집으로 가라고 단호하게! 얘기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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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09:12그리고 뭐 니 수호령이 지켜줄거라느니 어쩌고 저쩌고 수호령이랑 얘기하는 척 컨셉질을 하며 친구를 보냈고 나도 집으로 돌아감. 개쫄아서. 우리집은 중간에 이사를 해서 학교랑 거리가 꽤 멀었거든. 내 어깨를 내가 치고 뒤돌아보지 않고 걷는다는 건 어린이한테 심적으로 존나 힘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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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10:45그리고 집에 거의 다 왔을 때쯤. 문득 가게 전면 유리창(부동산 같은 가게에 흔히 보이는 그거)를 들여다 봤는데...가게가 어두우면 내 모습이 유리창에 비치거든. 있는거임. 손이 어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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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12:53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어. 잘못 봤거나. 근데 아무리 오래동안 들여다봐도 있는거야. 손이. 내 손도 아닌 아주 흰 손이. 어떤 손인지는 잘 기억 안남. 그거 보자마자 피가 싹 식고 등에 식은땀이 흐른단 말이 이해가 가더라. 겉으로는 침착했는데 속으로는 아무 생각 안 들었음. 머리가 깨끗하게 표백돼서 천천히 길을 걸었지. 시선은 땅으로 처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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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14:32집으로는 안 갔음. 오후에 장이 열리던 우리 집 앞쪽 길거리로 갔어. 사람들이 많으면 안심이 되니까, 무의식적으로 갔던 것 같아. 아님 이대로 집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생각했거나. 발이 무겁지는 않았는데 내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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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17:13이게 찐 괴담이었으면 거기서 착한 고등학생 어른 기타등등을 만났겠지만 그렇지가 않아서...그냥 막 열리는 시장을 빌빌 기어다녔을뿐임. 아마 시장 어른들도 이상하게 보지 않았을까. 그렇게 돌아다니다 배도 고프고 발도 아프고 화장실도 가고 싶고...해서 결국 큰 결심을 하나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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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18:09그러니까 나는 손이 있다는 건 알지만 손이 나한테 해를 끼치진 않았단 말이야. 등이 무겁거나 서늘하거나 한 것도 아니었음. 잘못 본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서 무식하게 퇴마를 해보기로 한거지. 화장실 급한 어린이는 존나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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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21:07제대로 된 퇴마도 아니었음. 그 땐 불경도 몰라 기독교가 아니여서 기도문도 몰랐고. 술이랑 소금은 집에 있을텐데 집에 가면 나 혼자고. 어깨를 혼자 치기엔 너무 무섭고. 그래서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 나무 밑을 뒤적거려서...나뭇가지를 찾아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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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23:052ch 괴담 글에 보면 스님이나 무녀가 어쩌고로 내 등을 때렸다는 식의 얘기가 많잖아? 그걸 흉내내겠다고 내 어깨를 나뭇가지로 두들겨 팬거임. 뭔지는 몰랐지만 대충 나무겠거니 하고. 지금 쓰니까 웃긴데 그땐 정신적으로 상당히 몰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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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24:23나뭇가지로 미친듯이 내 어깨를 패면서 살려달라느니 미안하다느니를 중얼중얼거렸었지. 그러기를 한참. 슬슬 살이 나뭇가지에 쓸려서 아파오던 쯤에야 나뭇가질 휙 버리고 집으로 향했다. 이제 없어졌다고 생각했었던 거 같아. 그렇게 믿고 싶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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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Vd0nIbFt2U (L.eMaBY7HE) 2021. 1. 31. 오전 5:27:01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화장실로 직행해서 거울을 본 결과...손이 있었다. 상처 투성이 흰 손이. 맞았는지 어쨌는지는 몰라. 손이 움직였다, 얼굴도 없는 그냥 손인데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한 순간 사라졌지만.
부모님이 오실 때까지 화장실에서 못나왔다. 뒷목에서 자라난 것처럼 되어 있어서 손목 부분을 못본게 천만다행이지. 없어진 것도. -
20 익명의 참치 씨 (jQ8R360rm6) 2021. 1. 31. 오후 6:53:25큰일났다 이걸 왜 하필 저녁에 봤냐 개무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