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2784767> 잠깐만 들어와주라(장문 주의) (4)
익명의 참치 씨
2020. 6. 22. 오전 9:12:37 - 2020. 6. 22. 오후 2: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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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익명의 참치 씨 (8931457E+5) 2020. 6. 22. 오전 9:12:37외국 사는 참치고 현재 방학 끝나면 고3 되는 고2. 몸이 예전부터 좀 허약했다. 사실 이제까지는 좀 자주 아파서 다른 애들에 비해 학교 좀 자주 빠지는 거 빼면 그렇게 심각한 일은 없었어. 근데 고2 딱 시작할 때 태어나서 이때만큼 아파본적이 없다. 자세히는 말 못하는데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출석일수만 겨우 간당간당하게 채우고 학교에 가서도 금방 조퇴하고, 수업 빠지고 어디가서 쉬고 있고 그랬어. 몸이 안 좋고 체력이 꽝이니 수업에 참여를 해도 집중도 못 하는 건 물론이고, 너무 자주 빠지다 보니 수업을 들어도 저게 뭔 말인지 이해가 안되는 거야.
나중에는 코로나 까지 터지고 온라인으로 수업 전환되면서 집에 있게 됐는데, 이제까지 뭐 수업을 들었어야 온라인으로 됐을 때 이해를 하던 말던 하지... 게다가 몸 안 좋은 건 그대로라 부모님은 학업보다 회복에 집중하라고 하셨어. 그래서 부모님 말대로 학교 공부보다는 집에서 따로 운동하고, 사람 없을 시간대에 산책 나가고, 종종 병원 가서 검사 받고 그랬다.
그래서 그렇게 한 학기 정도 지내니까 이제 전보다는 나름 나아졌어. 아직 막 친구들이랑 뛰어놀고, 스포츠 하고 할 정도는 아닌데 병원 들락날락 안 해도 되고 얌전히 앉아서 수업 들을 정도는 된다. 근데 문제가 내가 고2 생활을 지금 통으로 날려먹은 거잖아. 뭐 하루에 16시간씩 앉아서 공부만 하면 고2 통으로 날려먹었어도 어떻게든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지만 내 몸은 그렇게 못 버텨준단 말이야. 가만히 앉아서 한두시간만 해도 몸이 뻣뻣하게 굳는 것 같고 힘든데 무슨...
이런 상태면 공부 포기해야 하나 싶은데 난 몸도 안 좋아서 공부 아니면 사실 할 수 있는 것도 없어. 예체능은 당연히 시도도 해보기 어렵고 내가 나중에 노가다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선택지가 없으니 결국 공부을 하긴 해야 하는데 하는 의미는 있는 건지 싶다. 초2, 중2도 아니고 고2 생활을 통으로 날려먹었는데 나 고3 생활은 어떻게 해야하냐. 진짜 눈앞이 막막하다. 아플때는 내가 이렇게 아프지만 않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몸 좀 괜찮아지고 나니까 또 그게 아니네.
고2 생활 하면서 다른 애들은 진도 빼고 할 때 나는 쌓아놓은 지식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우리 집이 막 못 사는 편은 아닌데... 내가 몸이 안 좋으니 병원비도 많이 들고, 심지어 동생이 예체능 계열이란 말이야. 당연히 돈이 무지막지하게 많이 들어서 방학 동안에 뭐 과외를 받는다던가 학원 뺑뺑이를 도는 건 상상할수도 없어. 만약 과외 받거나 학원 다닌다고 해도 한두과목이 아마 최대일거고, 당연히 이제까지 놓친 것들을 다 채우기는 어려워.
이런 노답 인생 어쩌면 좋냐? 고2 생활 통째로 날려먹어서 지식은 고1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다른 애들이랑 같이 고3 수업 들어야 하고, 과외를 받고 학원을 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공부 말고 할 수 있는 게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일단 전체적으로 내 미래 자체가 암담하긴 한데 일단 지금 당장은 내 고3 생활이 가장 걱정이야. 나 이대로 고3 생활 괜찮을지 모르겠다. 고3 생활 낙제점 안 받고 학교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낙제점 안 받는다 쳐도 대학에 붙을지는 별개고, 만약 재수를 한다쳐도 내 몸이 그걸 체력적으로 받쳐줄지도 문제고... 나 남은 고등학교 생활 1년 어쩌냐. 이거 어떻게든 되기는 하는 상황일까. -
1 익명의 참치 씨 (8449494E+5) 2020. 6. 22. 오전 11:06:31? 인터넷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질문할 시간 있으면 교무실 전화해서 네 담임이나 교직원에게 문의를 해라.
1년 꿇는 것도 방법이겠네. 네가 여기 쓴 그대로 3학년 잘 못할것 같다고 상담하고 2학년 다시듣고 싶다고 말해봐.
나이가 걱정이라면 3학년 낙제로 재수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그런 말 한다고 학교에서 너 무슨소리 하냐고 이상하게 보거나 할 사람 하나도 없다.
나도 미국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 다니다 성적 너무 안좋아서 컴칼 다니는 중이야. 내나이로 치면 진작에 졸업했을건데도 아직 2년은 더 해야 석사 받고.
사지 멀쩡하고 외국까지 가서 학교 잘 다니는 주제에 노답인생이란 말 쓰지 마. 진짜 노답한테 실례야. -
2 익명의 참치 씨 (8931457E+5) 2020. 6. 22. 오전 11:30:37>>1 학교 쌤들은 뭔가 꺼려져서... 얼굴 보고 누구한테 상담하는 게 이유는 모르겠지만 꺼려져서 인터넷 사이트에 글 올려봤어.
음... 역시 그럴까. 사실 재수하는 게 나이도 나인데 몸 상태가 그때라고 내 몸이 지금보다 나을 거라는 보장이 없으니까, 그게 조금 걸리더라고. 재수했더니 또 아파서 학교 제대로 못 다니고 하면 낭패니까... 그래도 확실히 재수가 낙제보다는 낫겠지.
조언 고마워.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뭐라도 해봐야 겠지. -
3 익명의 참치 씨 (1092669E+5) 2020. 6. 22. 오후 12:59:28>>1 쓴 참치 말대로 남들보다 늦는 건 문제 없음!
난 국내대학 다녔지만 학교생활 하면서 희귀한 난치병 걸려서 평생 의사랑 봐야 한다는 애들 종종 있었어. 하나는 한 해 걸러 휴학하면서 8년쯤 학교 다닐거라고 하더라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중이고... 당연히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그러더라. 아프고 힘들어도 하고싶으면 하는거지!!
남들보다 늦는다고 해서 누가 특별히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아아 나는 안될거야 ㅠㅠ 하면서 포기하지 마! 너도 할 수 있당 (야나두) 너는 그냥 니 템포대로 해 ㅇㅇ 몸 챙겨가면서 꾸준히 가는거시다 -
4 익명의 참치 씨 (8135729E+6) 2020. 6. 22. 오후 2:26:52왼손잡이로 평생 예체능 한 우물만 파면서 그림그리며 살아왔는데 군대에서 한쪽 팔을 크게 다쳐 왼손~왼팔 신경이 절반 이상 날아가버려서 더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됐는데 나라로부터 보상은 땡전 한푼도 못 받고 힘들게 합격해서 3학년까지 다 들었던 미대도 그림을 못 그리게 돼서 자퇴하고 평생을 걸쳐 쌓아온 모든 게 다 허사가 되어버려 순식간에 팔병신 고졸 앰생으로 전락해버린 나도 프로그래밍 C언어부터 배우면서 코딩노예라도 하려고 아득바득 살아가고 있어요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