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8645452> 이무거나 끄적이는 스레 (8)
부들부들
2017. 10. 22. 오후 1:10:42 - 2020. 2. 16. 오전 10: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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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부들부들 (1812315E+6) 2017. 10. 22. 오후 1:10:42버스가 강가로 들어섰다.
버스는 새벽마다 강에서 나온 안개에 휩싸여, 보이는
거라곤 얼굴 뿐이었다. 창문에 맺힌 물방울 속에서 뒷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
1 부들부들 (1812315E+6) 2017. 10. 22. 오후 1:16:02사내는 창가에서 눈을 떼고 버스 안을 둘러보았다.
기사를 포함해 3명 뿐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데도 기사는 놀라지 않았다.
이 버스가 삶의 마지막 버스라고 생각하니 사내는 외로워졌다. -
2 부들부들 (1812315E+6) 2017. 10. 22. 오후 1:25:59종점이 그의 목적지였다. 거기서 그는 죽을 작정이었다.
돌이켜보면 참 외로운 삶이었다.
평생 독신이었고, 부모는 십대에 여의었다.
재산이 넉넉치 않아 학교를 나와 일했고, 재주가 없어
오십이 넘도록 빛에 허덕였다.
그러고도 여자 손 한번 잡은 적 없는 총각이었다.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를 넌지시 꺼냈던 날.
그 날은 술을 참 많이 마셨다.
날이 새도록 마시고 술김에 탄 게 이 버스였다. -
3 부들부들 (1812315E+6) 2017. 10. 22. 오후 1:30:00덜컹덜컹
한 번도 간적 없는 곳 까지 가고깊었다.
평생을 밟아 온 땅을 떠나서.
종점으로. 그저 종점으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집들을 보니 세상 참 넓구나.
나는 어디로 갈까. 이제 어디로 가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자니 눈시울이 뜨거웠다. -
4 부들부들 (1812315E+6) 2017. 10. 22. 오후 1:48:16눈가를 소매로 훔치고 창 밖을 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하루내에 멈출거 같진 않았다.
그리 창 밖을 보다보니 어느새 잠들고 말았다.
"아저씨! 일어나세요, 아저씨!" -
5 익명의 참치 씨 (0323901E+5) 2020. 1. 30. 오후 1:46:5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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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익명의 참치 씨 (1732047E+5) 2020. 2. 11. 오후 3:51:59다음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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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익명의 참치 씨 (6423526E+5) 2020. 2. 14. 오후 2:40:53아무거나 끄적인다기 보단 애매하게 끝난다는게 맞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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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익명의 참치 씨 (4734668E+4) 2020. 2. 16. 오전 10:41:58그냥 써도 되는거지??? 아아아아아아아 너무너무너무 개운해 성불할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