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404083> [1:1] 애정中毒 (37)
경아주 ◆SuK96tf.56
2021. 12. 20. 오후 10:41:31 - 2022. 1. 7. 오후 2: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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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경아주 ◆SuK96tf.56 (w8s.m59Isk) 2021. 12. 20. 오후 10:41:31도대체 너는 누구였어?
너는 도대체 누구였어?
너는 누구였어 도대체?
/그믐,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1 도경아
>>2 강해인 -
1 경아주 ◆SuK96tf.56 (w8s.m59Isk) 2021. 12. 20. 오후 10:45:32https://picrew.me/share?cd=5kKuAqeARy
"안녕. 책 좋아하니?"
이름 : 도 경아
성별 : 여
늑대/양 : 양-오래된 책 냄새와 설탕을 넣고 뎁힌 우유 냄새가 섞인 향
학반 : 3-1
성격 : 상냥하고 친절하며, 조용하다. 분란을 피하는 편이다. 전형적인 모범생 타입에 가깝다. 감성적으로 보이기도 하며 낯간지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종종 무기력해 보이기도...?
외모 : 나무줄기를 닮은 고동색 머리카락과 여름의 녹음을 닮은 짙은 색의 눈동자가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앞머리는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으며 긴 뒷머리는 양갈래로 솜씨 좋게 땋아져 있다. 그 아래 둥글게 쳐진 눈매가 보인다. 원형의 반무테 안경을 쓰고 있다. 안경다리는 진회색. 그 아래 입술은 늘 옅은 미소를 띠고 있다. 피부는 하얀 편이나 창백하지는 않다.
키 154cm에 아슬아슬하게 평균 체중을 웃돈다. 추위를 많이 타, 자주 오버핏의 카키색 가디건을 걸친다. 교복 치마는 착용하나 위는 흰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단추를 끝까지 잠궈 단정해 보이지만, 자칫 갑갑해 보이기도 한다.
동아리 : 도서부
기타 :
-통학하며 학교에 다닌다. 이유는 기숙사 생활이 맞지 않아서. 특정한 시각에 맞춰 자거나 일어나야 하는 생활을 어려워 한다. 그리고 다른 이유로는 아침과 저녁에 자전거를 타며 올 때 비슷한 듯 다르게 시시각각 바뀌는 자연풍경을 꼽는다.
-점심 시간에 그를 찾고 싶으면 도서실에 가보길 권한다. 십중팔구 도서실 한 구석이나 대출해주는 테이블에서 독서에 열중해 있는다.
-성적은 높은 편이며 특히 국어와 영어에 강하다. 전반적으로 언어능력이 좋다.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은 오로지 노력.
-독서도 좋아하지만 전반적으로 문화예술을 좋아한다. 연극, 영화, 뮤지컬, 연주회와 미술 전시회 등 두루두루 흥미를 보이며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허락하는 한 자주 가는 편이다. 본인 말로는 발을 얕게만 담궈놓았다 한다.
-작문을 잘하는 편이다. 그리고 좋아하기도 한다. 작문의 토대가 되는 독서량이 많은 만큼 다채롭지만 담백한 표현이 돋보인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문적으로 해볼 생각은 없는 모양.
-4살 터울의 동생 하나가 있다. 이름은 정아, 아 자 돌림이다. 과거 사이가 좋았다.
좋아하는 것 : 책, 도서실과 도서관, 단 음료, 자연 풍경, 연극과 영화, 그림과 음악 등 전반적인 문화예술
싫어하는 것 : 책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 무례한 사람, 쓰고 떫은 것, 체육시간 늘 무엇을 해도 사랑받는 사람, 그런 애정이나 천부적 재능을 당연시하는 것, 무시
성향 : ALL -
2 해인주 ◆Sba8ZADKyM (LcI688udWo) 2021. 12. 21. 오전 12:31:39Picrewの「라봄 픽크루」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jo4eJ2QaXb #Picrew #라봄_픽크루
" 세치 혀가 사람 잡는다, 라는 말 들어봤어? "
이름 : 강 해인
성별 : 남자
늑대/양 : 늑대 -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화술. 달변가이며 사람들을 끌어들이는데 능하다.
학반 : 3-2
성격 : 항상 깨발랄한 웃음을 지으면서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성격. 무슨 대화를 하던간에 리액션을 잘 해주며 얘기도 잘 들어주고 버팀목이 되어준다. 하지만 이런 마이페이스적 성격과는 다르게 속내는 자기혐오에 가깝다. 그래서 사람을 잘 신뢰하지 못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자신을 보면서 항상 갈팡질팡한다.
외모 : 짙은 보랏빛의 머리카락이 왼쪽 눈을 가릴듯말듯 내려와있다. 머리를 전체적으로 조금 길다시피 길렀지만 반곱슬이기에 겉보기에는 그렇게 길어보이지는 않는다. 짙은 검은빛의 눈동자는 항상 휘어진채 상대방을 바라보지만 왜인지 감정을 읽기에는 조금 힘들어보인다. 172cm 의 키로 나름 평균이다. 근육질은 아니지만 옷맵시를 잘 받을 정도이며 비율 자체가 좋아서 보이는 키는 원래보단 조금 더 커보인다고들 한다. 교복은 잘 차려입는 편이지만 교복 자켓은 불편하다고 잘 입지 않으며 저지로 대체한다. 사복은 편함을 중시하는 편이라 셔츠와 맨투맨, 그리고 슬랙스의 조합을 주로 입는 편.
동아리 : 학생회! 부회장! (이라 쓰고 회장 부하라고 읽는다)
기타 :
- 학교에서 한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자취하고 있다.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 자취하는데 왜 그렇게 멀리서 사냐고 물어보면 돈이 없어서 (...)
- 집이 가난한 편이라 학교가 끝나면 집 근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렇게 길게는 못하지만 매일매일 하기 때문에 한달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다고. 장학금을 타는게 베스트지만 안타깝게도 그쪽의 머리는 좋지 못해서 매일 열심히만 살고 있다.
-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거나 한명을 적으로 돌리는데에는 아주 능숙하다. 재능이 재능인지라 소위 정치질이라는 행위를 능숙하게 하는 편. 그래서 일단 주변 사람의 평으론 적으로 만들면 피곤해지는 스타일이라곤 한다.
- 그의 속내를 잘 드러내는 편은 아니지만 일단 알고 있는 사람이 소수나마 있고, 극단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터져나오는 편.
좋아하는 것/싫어하는 것 :
Like
- 돈(아주 중요), 단 음식, 탄산음료 / 손을 잡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등의 소소한 스킨쉽.
Hate
- 인간, 쓴 음식 / 돈으로 자신을 이용하려 드는 것, 자신을 떠보려는 행위
성향 : HL -
3 해인주 (LcI688udWo) 2021. 12. 21. 오전 12:31:50안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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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아주 (lNVaZnlPIY) 2021. 12. 21. 오후 4:07:50어서오세요, 해인주!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그러면...이제 무엇부터 이야기해보면 좋을까요. 마지막 만남 이후 심경변화를 간략하게 이야기해보거나, 아니면 바로 첫일상을 어떻게 굴릴지 이야기해보는 게 좋을까요? 해인주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5 해인주 (nnrO3OBZsQ) 2021. 12. 21. 오후 4:20:54앞으로 잘 부탁해요! ><
간단하게 심경 변화만 얘기하고 일상을 돌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시점은 언제쯤이 좋으실까요? -
6 경아주 ◆SuK96tf.56 (IsBu/miQ0I) 2021. 12. 21. 오후 4:46:44네, 그러면 그렇게 해요! 시점은...만월 이후로 해인이는 경아를 얼마나 자주 찾아오려고 했을까요? 아니면 경아와 보는 걸 피했을까요? 그 답에 따라 다음 만남이 언제 쯤일지 결정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만약 경아가 그 사건 이후로 해인이를 알게 모르게 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면 해인이의 반응은 어떨까요? -
7 해인주 (NdHNDcRgFg) 2021. 12. 21. 오후 7:00:19해인이는 분명 자주 찾아오려고 했을꺼에요! 양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들 해인이한테는 이미 소중하게 생각하는 양들이 있었으니까요. 경아도 그 카테고리 안에 포함되었을거구요. 그리고 그렇게 보인다고 했을때 겉으론 아무렇지 않아하겠지만 속으로는 조금 애가 타지 않았을까요? 혹시 자신이 늑대라는 사실이 경아에게 무언가 좋지 않았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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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경아주 ◆SuK96tf.56 (4H2nXP9rjI) 2021. 12. 21. 오후 7:40:04경아라면 분명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미묘하게 피했을 것 같아요. 말도 못 붙일 정도로 바빠 보이거나 분명 눈이 마주친 것 같은데 인사도 안 하고 다른쪽으로 바쁘게 지나가는데, 또 말을 붙이면 평소처럼 상냥히 웃으면서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그랬을 것 같아요. 목소리나 표정 모두 예전과 같은데 이야기하다 일이 있는 걸 깜박 잊었다던가 부회장님인데 바쁘지 않냐며 먼저 대화를 끝냈을 거예요.
그러면...한 10일 쯤 후 다시 만났다고 하는 건 어떨까요? 경아가 피하지 못 할 만한 상황으로요. 예를 들면 하교할 시간인데 소나기가 내리고, 경아는 마침 우산을 집에 놓고 온 거죠. 그렇게 비가 좀 잦아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경아와 하교하려던 해인이가 만났다고 하면 어떨까요? -
9 해인주 (LcI688udWo) 2021. 12. 21. 오후 8:05:42좋아요 좋아요! 상황도 마음에 들고 ... 해인이는 화술이 재능인만큼 말에는 상당히 예민한 편이라 ...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렴풋이 눈치는 챘을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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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경아주 (KhI8MySrZw) 2021. 12. 21. 오후 9:24:31좋네요, 그러면 이번 선레는 제가 써올게요. 상황을 묘사하려면 그 편이 나아보여서요. 선레는...부디 여유롭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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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해인주 (LcI688udWo) 2021. 12. 21. 오후 9:45:52천천히 써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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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도경아 - 강해인 (XOtSxNCPTM) 2021. 12. 22. 오후 6:13:48마침내 종이 치고 담임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자 학생들은 기다렸다는 듯 교실로부터 뛰쳐나갔다. 웃고 떠드는 왁자지껄한 소리가 복도로 흘러넘친다. 경아는 느릿한 손길로 책들을 정리해 가방에 넣는다. 늘 띠고 있던 미소가 사그라든 얼굴은 퍽 서느다랗다. 굳게 다물었던 입술 사이로 얕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고개를 돌려 창문 밖을 바라본다. 빛 하나 들지 않는 하늘이다.
흐린 날이 싫다. 휩쓸리지 않으려 노력해도 가라앉고 마는 기분이 싫다. 경아는 밖의 풍경을 애써 무시하고 고개를 바로 한다. 꾸무럭거리며 책가방을 등에 맨다. 고요한 교실에서 벗어나 소란스런 무리 속에 섞여든다. 저마다 뭉쳐 떠들고 있는 아이들 사이를 지나쳐 계단을 내려간다.
신발장에 다다르자 작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검은 컨버스화를 꺼내들던 경아는 움직임을 멈춘다. 고개를 들어 밖을 바라본다. 얼굴에 스친 것은 낭패감이다. 우산, 안 챙겨왔는데. 경아는 급히 신발을 갈아신고 현관 아래 선다. 손을 뻗어보자 시린 물방울이 손에 한둘 내려앉는다. 추락하는 빗방울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굵어지는 빗줄기에 아이들은 분주히 움직인다. 저마다 우산을 펼쳐들거나, 다른 친구의 우산 아래 붙어선다.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데리러 와달라는 아이도 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그 모두 누군가와 짝지어 학교를 빠져나간다. 떠들던 목소리의 메아리마저 사라지고 빗소리만 소란스레 교정을 울린다.
그 모든 것들이 흘러가는 동안에도 경아는 그저 오도카니 서있었다. 내일 시상식이 있으니 집에서 먼저 저녁 챙겨먹으렴.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우리 경아? 친절하되 무게 없던 말을 기억한다. 전화를 건다 해도 올 사람 하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경아는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침묵할 따름이다.
흐린 하늘 아래 온통 회색빛이다. 세찬 빗줄기에 풍경이 이지러진다. 소녀 하나 금방이라도 그 사이로 사라질 듯 서있다. -
13 경아주 (XOtSxNCPTM) 2021. 12. 22. 오후 6:14:33어떻게 쓰면 좋을까 생각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시길 바라요, 해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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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해인주 (3YfXI67ee6) 2021. 12. 22. 오후 6:18:38좋은 밤이에요! 저녁은 드셨나요 경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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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경아주 (oDkvAU9jHg) 2021. 12. 22. 오후 6:31:16아뇨, 저녁은 아직 안 먹었어요. 점심은 어쩌다 보니 좀 늦게 먹게되어서... 해인주는 저녁 잘 챙기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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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해인주 (3YfXI67ee6) 2021. 12. 22. 오후 6:35:56저는 이제 저녁 먹었어요! 경아주랑 동접이라니 기분이 좋네요 >< 답레는 후딱 가져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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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강해인 - 도경아 (3YfXI67ee6) 2021. 12. 22. 오후 11:56:14" 그럼 오늘 종례는 여기서 끝. 다들 집에 조심해서 가고. 간다~ "
" 선생님도 안녕히 계세요! "
초중고의 마지막을 달리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들이어도 집에 가는 시간은 초등학생만큼이나 신나는 법이다. 선생님이 먼저 나가고 뒤이어서 청소하는 친구들을 뺀 나머지가 우르르 몰려나간다. 인사를 건네는 친구들에게 나도 손을 흔들어주고 가방을 챙겨서 일어난다. 아침부터 흐릿하던 하늘은 이내 품고 있던 물방울을 우르르 쏟아내고 있었다. 학생회실에 있었다면 빗방울이 부딪히는 소리를 배경음 삼아서 이것저것 하고 있었겠지만 오늘은 학생회실에 앉아있을 시간은 없다. 다만 내려가는 길에 학생회실에 잠깐 들러서 몇가지만 지시만 할 생각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잠깐 들렀다간다는게 이것저것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어서 학생회실을 나왔을땐 15분 정도 지나있었다. 아르바이트를 갈 시간까지는 넉넉하게 남아있었지만 시간이 촉박한 것보단 넉넉한 것을 좋아하기에 미리 가져온 장우산을 왼손에 쥐고서 계단을 내려간다. 아까부터 내리던 그칠 기미가 없이 기세 좋게 쏟아지고 있었고 기상예보를 미리 확인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현관으로 향한다. 신발로 갈아신은 나는 익숙한 뒷모습이 서있는 것을 보았다.
" 우산 없어? "
솜씨 좋게 땋여있는 갈색의 머리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나는 한명 밖에 알고 있지 않다. 최근에서야 그녀가 날 조금은 피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었지만 말 그대로 어렴풋했기에 확신은 없었다. 다만 그 '만월' 이후로 조금 바뀌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알고 있다. 우산을 펴서 그녀의 머리 위에 씌워주며 말했다.
" 같이 쓰고 가자. 아르바이트 가려면 시간 좀 남았거든. "
경아네 집은 저번에 데려다줘서 알고 있었다.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곳과 그렇게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서 바래다줄 시간은 충분했다. 조금은 약해지나싶던 빗줄기가 조금 더 거세진다. 경아의 옆에 서서 옆얼굴을 바라보며 그저 작게 미소만 짓고 서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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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해인주 (FiXebasJ06) 2021. 12. 24. 오후 10:04:10갱신해둘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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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도경아 - 강해인 (xKJOXKJm4w) 2021. 12. 25. 오전 12:41:45지극히도 익숙한 목소리에 경아는 회색 풍경 속에서 깨어난다. 하필이면.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필이면, 지금 마주친 게 너라고. 나는 아직도 너에 대한 태도를 정하지 못하고 같은 자리를 방황하고만 있는데.
바닥을 향하던 눈동자가 느릿하게 굴러 옆을 흘긋, 바라본다. 경아는 다시 앞을 본다. 안녕, 해인아. 당신의 질문과는 하등 상관 없는 인사를 건네며 옅게 미소 짓는다. 그러나 빠르게 사그라든다. 마치 웃는 얼굴을 유지할 여력조차 없다는 듯 지친 낯이다. 흐릿한 시선이 빗속 어딘가를 헤맨다.
우산이 펼쳐지고, 그것이 제 위를 덮자 경아는 그제서야 당신을 바로 바라본다. 경아는 무언가 말하려는 것처럼 입술을 달막이다, 이윽고 입을 다문다. 고개가 힘없이 떨궈진다.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ㅡ고마워."
희미한 목소리가 거친 빗소리에 파묻힌다. 하필이면, 지금 마주친 게 너라고. 경아는 분명하게도 그런 생각을 했다. 올 사람 하나 없는 나를 찾은 것이 하필이면 너라고. 지그시, 무언가를 내리누르듯 눈을 감았다 뜬다.
"...갈까."
작게 속삭인다. 발걸음을 옮기려던 경아는 여전히 당신을 바라보지는 않은 채로 의무적인 행동을 하듯 고저없는 목소리로 안부를 묻는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 라며. -
20 경아주 (xKJOXKJm4w) 2021. 12. 25. 오전 12:46:1312시가 넘었으니까, 벌써 12월 25일이네요. 메리 크리마스예요, 해인주. 오늘 하루 정말 행복한 하루 되셨으면 좋겠어요! 평소에도 늘 하는 말이긴 하지만...크리스마스는 그래도 좀 특별하잖아요. 그러니 행복으로 가득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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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해인주 (T/GcEhydOw) 2021. 12. 25. 오전 12:58:01그러게요 벌써 크리스마스! 경아주도 메리 크리스마스였으면 좋겠어요! 답레는 금방 가져올께요! 경아주도 오늘 하루는 행복하게 지내시면 좋겠는걸요. 많이 바빠보이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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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강해인 - 도경아 (T/GcEhydOw) 2021. 12. 25. 오전 2:20:26빗줄기는 조금씩 거세지더니 이내 쏴아아아, 하는 조금은 거친 소리를 내면서 쏟아지고 있었다. 이따금 실외기 같은 금속에 빗방울이 떨어져나는 날카로운 파열음도 배경음에 섞여들어 중간중간 고막을 때리고 간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나는 너의 표정을 보았다. 평소와도 같은 인삿말이었지만 어쩐지 너의 얼굴은 너무나도 지쳐있었다. 평소의 온화한 표정이 아닌 과거 내가 거울을 마주보고 섰을때와 비슷한, 하지만 다른 표정.
우산을 펼치자 건물의 바깥으로 삐져나간 부분에서 우산에 빗방울이 부딪혀 후두둑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리고 그 소리에 맞추어서 너는 이제서야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에게 무언가 말할 것이 있었던것 같지만 그 말은 결국 너의 입술 바깥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 이 정도 가지고. "
거센 빗소리에 파묻혀서 고맙다는 말을 듣지 못할뻔했다. 경아가 건네온 감사인사에 평소처럼 웃으면서 대꾸한 나는 그녀에게 맞추어서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곳저곳에 고여있는 웅덩이에는 빗방울이 시도때도 없이 떨어져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그 파문은 비가 그칠때까진 멈추지 않겠지.
" 좀 바빴지. 곧 학교 축제가 열리니까. "
어른들은 최소한의 간섭만 하고 학생들의 자치로 대부분이 굴러가는 산들고는 그렇기 때문에 학생회가 다른 학교보다 몇배는 바쁘게 지내야했다. 다른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도 금지 되어있을만큼 일이 많았고 그 학생회에서 부회장이라는 자리에 앉아있기 때문에 1년을 조금은 더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요즘엔 축제 시즌이 다가오고 있으니 평소보다 더욱 바빴고.
" 너는 어때? 최근에 마주치기가 좀 힘들어서 뭐하고 지내는지도 알기가 힘드네. "
내가 바빠서 그런건지 경아가 바빠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보다 그녀를 마주치기 힘들어진 것은 분명 체감하고 있었다. 어쩌다가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도 금방 헤어져버리고. 일부러 나를 피하는건지 아니면 나도 경아도 서로 바쁜 시기가 겹쳐버린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분명 만날 기회가 적어졌다는 것은 맞았다.
" 하지만 지금 네 표정을 보니까 내가 걱정을 안할수는 없겠네.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야? "
아까부터 지친듯한 표정. 다른 사람이었다면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을만한 일이겠지만 지금 그 표정을 지은 사람이 다름 아닌 바로 너, 도경아라는 사람이기에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경아가 비를 맞지 않도록 우산을 좀 더 경아쪽으로 해서 들고 있던 나는 그녀를 슬쩍 바라보았다가 다시 앞을 바라본다. -
23 도경아 - 강해인 (ogqKLd9GC2) 2021. 12. 26. 오전 2:40:13"그러니."
황량한 목소리다. 그 외 다른 표현은 생각나지 않는다. 경아는 꼭 다정이란 게 메마른 사람처럼 굴고 있었다. 비바람에 스러져 남은 것이라곤 폐허밖에 남지 않은 양 군다. 단지 며칠만이 지났건만 그러하다. 혹은, 단지 며칠만이 소녀를 그리 만든 것인가?
경아 당신의 우산 아래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오로지 일정하게 내딛는 발소리만이 과거와 같다...
아, 그렇지.
축제가 머지 않았지.
짧은 생각이 경아를 끌어당긴다. 마치 중력과도 같다, 땅에 발 디디고 서있게 만드는 종류의. 경아는 생각을 잇는다. 그래, 가을 축제가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 반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 무슨 종류의 부스를 낼 것인지,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모을 것인지.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도 같다. 어째서인지 자신과는 먼 이야기인 것만 같다.
"바빴어."
되물음에 적당한 답을 고른다. 극히 짧고, 그렇기에 정보라곤 얻기 힘든. 그러나 노력은 곧 헛수고가 되고 만다. 발걸음이 멈춘다. 경아는 고개를 돌려 당신을 물끄러미 올려다본다. 고요하다, 여느 깊은 바다가 그러하듯. 경아는 시선을 조금 옆으로 하여 흐린 하늘을 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바로 한다. 아니다. 그보다는 당신으로부터 고개를 돌린다는 표현이 더 알맞을지도 모른다.
"...일이야 늘 있지."
명백한 회피성의 답이다. 그 말을 하는 경아 자신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그녀는 당신으로부터 고개를 돌린 채다. -
24 경아주 (ogqKLd9GC2) 2021. 12. 26. 오전 2:45:00시간은 항상 빠르기만 한 것 같아요. 답레도 빨리 드리고 여러 질문도 해보고 싶었는데 말이에요. 저 해인이가 산타를 믿었을까, 믿었다면 언제까지 믿었을까, 무슨 일로 믿지 않게 되었을까...그런 걸 물어보고 싶었거든요. 이런 크리스마스 날에는 무얼 할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지만 시간이 늦어 오늘은 이만 들어가 볼게요. 해인주의 오늘(12시가 지났으니까요) 하루가 행복하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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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해인주 (HO0iqowFsA) 2021. 12. 26. 오전 11:11:49좋은 일요일 아침이에요! 경아주랑 동접이 힘든건 아쉽네요 ... 해인이는 8살 정도까지는 산타클로스를 믿었는데 초등학교에 들어가고나서 친구들에게 동심파괴를 당했다는 썰이 있어요. 크리스마스 날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겠지만 ... 경아랑 크리스마스를 즐길지도 모르겠네요! 하루정도 여기저기 같이 돌아다니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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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강해인 - 도경아 (HO0iqowFsA) 2021. 12. 26. 오후 9:33:48너를 처음 만났을때도, 다시 만났을때도 이런 목소리는 들어본적이 없다. 항상 도서관에 앉아서 온화하게 미소를 짓던 네 모습은 어디가고 풀 한포기 보이지 않는 황량한 사막과도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오는걸까. 분명 만월이 뜨던날 이후로 그녀의 태도가 미묘하게 바뀌고 있었다.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지금 네 모습을 보니 조금은 깨닫게 되어버렸다.
" 축제니까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 "
각자의 반에서도 축제를 기획하고 동아리에서도 축제를 기획한다.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들은 반 활동과 동아리 활동 둘 다 준비해야하니까 부담도 만만치 않을테고하니 더욱 정신없이 바쁠 것이다. 중간고사가 끝난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공부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부담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겠지만.
" 경아야. "
언뜻 보면 그저 시선을 앞으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에게는 마치 일부러 나를 피하는 것마냥 고개를 돌리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 그녀의 태도에서 보이는 착각일뿐인건지 아니면 정말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렇기에 나는 시선은 향하지 않은채 그녀처럼 앞을 바라본채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내가 늑대라서 불편해? "
양들은 기본적으로 늑대에 대한 묘한 기시감 같은 것이 있다고 들은적이 있다. 내가 양의 입장이 되어본적은 없지만 자연에서도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인만큼 기본적으로 무언가 느끼는게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월이 지나고서부터 미묘하게 바뀐 너의 행동은 늑대와 양이라는 우리 사이의 관계가 원인이 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 만약 그런거라면 ... 최대한 피하면서 다녀줄께. 익숙하거든. "
누군가에게는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주는 재능이라고 칭송 받는 늑대로써의 재능이 누군가에게는 악마라고 손가락질 받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늑대라서 받는 혐오, 증오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일이다. 아니, 익숙해져야만 했다. -
28 도경아 - 강해인 (5lRqX81NJA) 2021. 12. 28. 오전 12:52:22그거야 그렇지, 라며 경아는 뇌까린다. 축제는 산들고의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니 그럴만도 하다. 더군다나 경아가 속한 3학년에게는 마지막 축제이니 그 의미는 남다를 것이다. 그러나 경아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축제 자체가 싫다거나 해서는 그런 것은 아니었다. 다만 어떠한 사건이, 꼭 모든 사람에게 같은 의미를 가지란 법은 없지 않나.
제 이름이 불리자 경아는 고개를 들어올려 당신을 바라본다. 호명이란 늘 어떠한 의미를 지닌 것이다. 이를테면 관계의 변화와 같이.
경아는 이어지는 말을 기다린다.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도 같은 얼굴을 하고는 자리를 지킨다.
그리고 실로 당신의 말은 선고와도 같았다.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종류의 말이라는 점에서 그러했다. 경아는 침묵한다. 시선을 앞으로 돌린다. 치마자락를 잡은 손가락이 희멀겋게 질릴 정도로 힘이 들어간다.
"아니."
경아는 말을 잇기 전 한숨을 내쉬듯, 혹은 무언가를 힘들게 삼키듯 무거운 숨을 내쉰다.
"...하지만 네가 늑대라는 사실을...받아들일 시간은 필요해."
침음하듯 단어 조각들을 토해낸다. 애초에 네가 나를 떠나거나, 내가 너를 떠나는 선택지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이미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했다. 놓을 수 없었다. 어찌 그럴 수가 있겠어! 유일했던 행복을, 그랬던 순간을 떠올릴 수 있는 건 오로지 네 곁에서만 가능한 일인데... 고인 눈물을 흘려내는 사람마냥 경아는 눈을 깜박인다. 정작 흘릴 눈물은 옛적에 말랐음에도.
"난 네가 늑대라는 이유로 관계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해인아."
"그러니 내게 시간을 줘, 늑대인 너에게 익숙해질 시간을."
//예고 없이 쓰고 있던 답레의 일부분이 올라가버려서 깜짝 놀랐네요. 해인주가 못 보셨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보셨다면 부끄러운 걸요.
//답레를 쓰며 생각난 건데, 어쩌면 경아가 해인이와 친밀하기 때문에 지친 모습을 내보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면만 아는 사이였다면 분명 어떻게 해서든 평소의 모습을 꾸몄겠죠. 그리고 남기신 답은 잘 보았어요! 아이들에게 동심파괴...많이 당하곤 하죠. 경아는 어릴 적 선물을 주러 들어온 부모님을 보고 깨버린 탓에 산타의 진실을 알아버렸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무의식 중으로는 어딘가에는 진짜 산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죠...폴라 익스프레스라는 영화를 너무 감명깊게 보아서 그렇다네요. -
29 강해인 - 도경아 (LVOYSTz4uU) 2021. 12. 28. 오후 4:41:16지나가듯이, 나는 정말 괜찮다는 투로 꺼낸 얘기였지만 단어 하나하나를 입밖으로 내뱉을때마다 쌓여가는 불안감은 싸락눈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눈사태처럼 불어나 가슴 중간에 큰 덩어리로 뭉쳐버렸다. 그렇기에 괜찮을거라고 마음 속으로 계속 되뇌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네 입에서 수락의 뜻이 담긴 말이 나올 것 같았다. 너무 섣부르게 뱉어버린 말인가 싶었지만 내 존재가 너에게 짐으로 작용한다면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든다.
" ... 늑대가 아닌 강해인과 늑대인 강해인은 너에겐 큰 차이가 있나보구나. "
하지만 내 걱정을 경아도 알고 있었는지 부정의 대답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말과 말 사이에 섞여드는 한숨은 지금 네가 상당히 복잡한 심경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하지만 나는 그저 너의 옆에서 멀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큰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당장 꽉 쥐고 있던 주먹이 느슨해질 정도로.
" 경아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충분히 기다려줄 수 있어. "
어린 시절 행복했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건 너 밖에 없으니까. 너랑 헤어지고나서 그 기억은 힘들었던 그 시절을 버틸 수 있게 해준 몇 안되는 기억이었고 다시 널 만났을때의 그 반가움은 그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치맛자락을 꽉 쥔 네 손을 흘끗 바라본 나는 내 손을 내밀며 말했다.
" 대신 내 손을 잡아줄래? 물론 싫어도 상관 없어. "
그 당시에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서 여기저기 돌아다녔으니까. 지금 우리가 걷는 이 길이 그때와는 다른 길이라고 할지라도 그때의 우리는 지금 이렇게 나란히 걷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녀가 안심할 수 있게 평소처럼 웃어보인 난 어느새 약해진 빗줄기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 항상 보고싶었으니까. "
너도 그랬을까?
//다행히 자고 있어서 못봤지 뭐에요! 피곤해서 일찍 자버렸는데 이게 그렇게 될 줄이야 ...
//해인이도 이런 모습은 경아한테만 보여줄거에요. 학교에선 모두에게 친절하고 최선을 다하는 부회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약한 소리는 전혀 하지 않는데다가 뭘하더라도 가장 많은 일을 맡아서 하려는 경향도 있고. 폴라 익스프레스 ㅋㅋㅋ 추억의 영화네요. 해인이도 그걸 보고 산타에 대한 꿈을 키웠지만 산산히 부서져버렸죠. 그래도 산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을거에요. 받을 수 없는 선물이라고해도 그것에 대한 열망은 삶의 목표가 되어줄 수 있을테니까요. -
30 해인주 (SGOPvUyHdM) 2021. 12. 29. 오전 1:40:14갱신해둘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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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도경아 - 강해인 (JQXEzCATyQ) 2021. 12. 30. 오후 11:49:54경아는 웃음을 흘린다. 그러나 결코 살갑지는 않다. 외려 사납고 냉소적이다. 마치 그 자신을 지키려 이빨을 드러내는 동물과도 같다.
"부정하지는 않을게."
말은 짧으나 그 무게마저 가볍지는 않다. 당신이 없을 새 소녀는 과연 무엇을 겪었는가, 그리고 무엇이 소녀를 이리도...냉소적으로 만들었는가. 당신은 알지 못한다. 알 수 없다.
당신의 말에 경아는 천천히, 희미한 미소를 머금는다. 과거와 같은 따스함이 찰나 스쳐지나간다. 잠시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경아는 목소리를 낸다.
"...고마워."
여전히 빗소리는 거세다. 느리게 발걸음을 옮기던 경아는 당신의 말에 잠시 멈춰서고 만다. 보고 싶었으니까, 당신은 말한다. 저도 그러했다. 당신이 부재하던 곳에서 오랜 시간 당신을 떠올렸다. 당신이 곁에 있기를, 누구 하나라도 저를 알아줄 사람 있기를.
그러나 많은 것이 바뀌었다. 당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저와 당신, 그리고 둘러싼 모든 것이... 그러나 그럼에도 경아는 손을 내밀어 당신을 붙잡는다.
"나도 그랬어, 항상 네가 그리웠지."
그 외 다른 방법을 일지 못하기에.
"나는, 해인아, 이제라도 내 곁에 네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해." -
32 해인주 (k9SS1iQSM.) 2021. 12. 30. 오후 11:51:06어서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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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경아주 ◆SuK96tf.56 (SjqOCJv.LM) 2021. 12. 30. 오후 11:56:16서로의 곁만이 지친 모습을 내보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일까요. 경아 역시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약한 소리를 하지 않고, 숲처럼 너무나도 당연히 그 자리를 지키기만 하니까요...
추억의 영화죠! 그걸 보면서 얼마나 꿈과 환상을 키웠는지 몰라요. 지금은...지금이라도 삶의 목표가 될 만한 것이 있을까요? 그런 것 하나 없이 삶을 살기는 너무 힘들잖아요. -
34 강해인 - 도경아 (tBN5exAvHM) 2021. 12. 31. 오전 12:11:00부정하지는 않는다는 대답에 결국은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는 없었다. 그렇게 헤어지고 다시 만날때까지 넌 어떤 일을 겪었던거니. 그런 사납고 냉소적인 웃음을 지금의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을 수 있구나. 하지만 곧 옛날의 너를 나는 잠깐이나마 볼 수 있었다. 내가 아는 도경아는 숨어있지만 빗장을 걸어 잠그지 않았구나.
" 서로를 그리워했네. 나는 다시 만났을땐 더할 나위 없이 기뻤어. "
결국 의미 없이 지나갈거라고 생각했던 고등학교에서의 3년은 입학식때 너를 마주치고 그 의미가 생겼다. 죄책감과 후회로 점철된 중학생 시절을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던 것은 너가 있어서 그랬던게 분명하다. 그렇기에 지금 네가 하는 말을 나도 똑같이 돌려줄 수 있다.
" 나도, 네가, 내 옆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
맞잡은 손에 힘을 살짝 주고선 너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갈색의 머리가 힘을 주어서 땋여있는 네 머리카락과 함께 진한 녹색의 눈이 안경 너머로 보인다. 이렇게 너와 손을 맞잡고 시선을 교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나는 정말 만족할 수 있는데,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리고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그렇기에 기다릴께. 너가 나를 완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때까지. "
더이상 너를 놓지 않을테니까. 끌어안고 싶은 충동이 올라왔지만 양과 늑대의 스킨쉽은 깊어질수록 서로를 강하게 탐할뿐이다. 그렇기에 손을 잡은 것으로 만족하며 비가 오는 거리를 천천히 걸어간다.
// 그렇기에 서로가 너무 소중한게 아닐까요. 어쩌면 서로에게 안식처가 되어줄지도 모르니까요. 지금의 해인이에게 삶의 목표는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겠네요. 늑대의 재능을 빌이지 않고 오롯이 자기의 힘으로. -
35 해인주 (jJx2VFgStc) 2022. 1. 1. 오전 12:22:39경아주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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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경아주 ◆SuK96tf.56 (YaGIX5rpak) 2022. 1. 5. 오전 12:48:25말도 없이 갱신이 늦어서 죄송해요, 해인주. 요 며칠 동안 바쁘기도 바빴지만 사랑니를...몇 개 빼고 났더니 아프기도 해서 정신이 없더라고요. 늦었지만 해인주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고 아마 답레는 내일이나 내일 모레 즈음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늦어서 죄송해요, 해인주. 그리고 좋은 수요일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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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해인주 (nwRBlxVouw) 2022. 1. 7. 오후 2:08:40늦는건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되니까 여유 있을때 천천히 주시면 괜찮아요! 이제야 보다니 ... 그래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