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7357> [1:1/HL] 달을 바라보는 별 - 2 (631)
알렌주 ◆SGoz6QxvHE
2021. 3. 13. 오후 2:02:55 - 2021. 4. 13. 오후 6: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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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알렌주 ◆SGoz6QxvHE (.9hhflRz4I) 2021. 3. 13. 오후 2:02:55Don't walk behind me ; I may not lead.
Don't walk in front of me ; I may not follow.
Just walk beside me and be my friend.
내 뒤에서 걷지 마, 내가 이끌지 못할 수도 있으니.
내 앞에서도 걷지 마. 내가 따라가지 않을 수도 있으니.
그냥 내 옆에서 걸으며 내 친구가 돼 줘.
Albert Camus
알베르 카뮈
>>1 알렌
>>2 린포르 알토 플라렌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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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렌 ◆SGoz6QxvHE (.9hhflRz4I) 2021. 3. 13. 오후 2:03:38이름 : 알렌 (Allen)
나이 : 27
성별 : 남
성격 :
어릴적부터 기사를 꿈꿔오던 정의감 넘치는 활발한 외향적 성격을 갖고 있다. 누구든 망설일 상황에서도 거침없이 나설 수 있을 정도의 뚝심과 대담함을 가지고 있고, 호승심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물불 안가리고 달려드는 대책 없는 성격은 아니라서 주변사람들의 평가도 꽤나 좋은 편이다. 나잇대에 비해 어려운 집안 사정의 영향으로 어른스러운 면도 있고, 유들유들한 면도 있어서 좋은 성격이라는 평가를 받곤 한다. 물론 몸을 아끼지 않을 정도의 대담함 때문에 걱정을 하게 만드는 등 아직은 완전히 어른스러운 성격은 아니라서 나잇대에 어울리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외모 :
짙은 갈색의 머리카락을 너무 짧진 않지만,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평범한 길이로 단정하게 기르고 있다. 다만 그다지 머리 스타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느낌이 강한 편이고,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머리색을 쏙 빼넣은 듯한 눈동자는 짙은 갈색빛을 띄고 있었고, 그의 활발한 성격을 보여주듯 밝은 빛을 잃지 않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피부는 본디 새하얀 편에 속했지만, 어린시절부터 기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햇볕 아래에 오래 노출이 된 탓에 본래의 색에 비해선 조금 살이 탄 편에 속하지만 어두운 피부는 아니다. 적당히 햇살에 그을린 피부였기에, 보기 좋을 정도. 얼굴 자체는 꽤나 평범하게 생겼다.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을 땐, 날카로워 보일 정도로 선이 굵은 얼굴이긴 하지만, 평상시에도 잘 웃고 다니기에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머금고 있다. 다만 이마에는 마을의 경비병을 하다가 다쳐서 생긴 흉터가 왼쪽 이마에 살짝 새겨져 있다.
키는 187cm로 평범한 시골의 경비병을 하고 있던 것치곤 큰 편이고, 어린 시절부터 혼자서 기사가 되겠답시고 단련을 해온 덕분에 단단한 근육들이 보기좋게 붙어, 몸을 탄탄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몸 곳곳에는 어린시절, 그리고 경비병 시절 다쳐서 생긴 흉터들이 여기저기 새겨져 있지만 본인은 딱히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기사단에 들어온 후에는 단장의 마음에서 엇나가고 싶지 않은 모양인지, 기사단 복장을 주로 걸치곤, 나름대로 깔끔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귀족 출신 기사들에 비해선 평민인 그로서는 많이 모자란 편. 손질한 것을 보면 평민의 투박함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숙소에서는 평민시절처럼 편안한 옷을 입고 지낸다. 다른 귀족 출신 기사들에 비해선 몹시 초라한 차림이지만 딱히 신경을 쓰진 않는 모양이다.
기타 :
- 어린시절, 마을을 구해준 기사들을 보고 나서 기사의 꿈을 갖게 되었다. 부모님은 절대로 될 수 없다며 농사일이나 배우라고 했지만, 고집을 부려서 몸을 단련한 그는 결국 마을의 경비병이 되었고, 운이 좋게 기사단에 들어오게 된다.
- 본디 평민 출신인 만큼 기사단 내부에선 그다지 좋은 소리를 많이 듣지는 못하지만, 연병장에도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정도로 의욕이 넘치고, 노력파에 속한다.
- 투박함이 그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귀족들의 생활이나 문화에 대해선 서툰 부분이 많다. 나름대로 다른 기사들과 책을 통해 익히려 하고 있지만 굉장히 서툴어서 종종 보고 있는 사람이 아슬아슬하다고 생각할 정도.
- 고향 마을에는 남동생 둘과 어머니를 남겨두고 왔다. 다행히 아버지가 남겨둔 밭이 남아있어, 두 동생이 농사를 짓는 덕분에 그의 가족들이 굶거나 빈곤하게 살지는 않는다고 한다.
- 술은 즐겨하지만 연초는 좋아하지 않는다. 고향에서도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고, 주량도 좋아서 제대로 취해본 적도 손에 꼽을 정도에 속한다. 연초는 폐활량이 줄어든다고, 기사가 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중.
- 돈을 쓰는 것에 서툴다. 경비병일을 할 때도 대부분의 보수는 어머니에게 가져다 드렸던 그는 기사가 된 후에도 제대로 돈을 쓰지 않고, 그저 모아두고 있는 편. 본인의 입으로는 딱히 살 것이 없다는데, 분명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 단장을 존경한다. 그가 기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녀 덕분이고,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기사의 모습도 단장 그 자체였기에 충성도는 높은 편에 속한다.
- 단 것에 약하다. 애초에 평민이었던 그가 단 음식을 입에 넣을 일이 과일 정도 뿐이었기에, 귀족들이 먹는 디저트 같은 것을 먹으면 굉장히 기분이 업되는 편이다.
- 차별을 당하거나 하더라도 딱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애초에 생각하지 못한 일도 아니고, 신분에 대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 하다. -
2 린포르주◆vw3tKlArJY (Nb1Rs7kA/o) 2021. 3. 13. 오후 4:24:08이름 : 린포르 알토 플라렌티아 Linfore alto Flarentia
나이 : 23
성별 : 여
성격 : 기사단 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철저하고 공명정대한 판단을 내리는(내리려고 하는) 철혈급 이성과 칼같은 행동력의 소유자. 반면적으론 기사단과 관련한 왕실 외에는 어찌되도 상관없다는 (특히 정치적으로) 방관자적 위치에 자리하고자 한다.
평소 기사단의 일에 상시 신경쓰고 있고 이 탓에 매사에 날카롭다. 약한 신경질을 부리는 일이 잦으나 끓는점 자체는 매우 높아 진심으로 화를 내지는 않는다.
...까지는 평소 대외적으로 비추는 모습이다. 내면에선 너무 이른 나이에 중책을 짊어졌다는 부담감을 항상 느끼고 있으며 이것이 한계에 달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든 해소하고 싶어한다. 철두철미한 외면과 비례되는 만큼 불안정한 부분이 있어 의외의 허점을 찔리거나 예상 외의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크게 당황한다.
나잇대에 걸맞는 여성스러움, 소녀스러움 역시 있지만 내면 깊숙히 감춰져있고 아직까진 양친 외에는 내보인 적이 없다.
외모 : 물결 같은 웨이브가 들어간 머리칼은 적갈색이 진하게 감돌며 그 길이가 골반을 덮고도 남을만큼 길다. 손을 대면 들러붙을 듯이 가늘고 하늘거리지만 늘 차분히 가라앉아 움직일 때에만 물결처럼 흔들린다. 머리칼의 색은 밝은 빛을 받으면 붉은빛이 선명해지고, 어둠 속에선 한없이 흑색에 가까워지나 존재감을 뚜렷히 드러내는 독특함이 있다.
독특한 빛의 머리칼과 창백한 백색 피부 사이에서 선명히 빛나는 황금의 눈동자는 다른 이들보다 유독 차갑고 서늘한 시선을 흘린다. 뾰족한 눈빛과 마찬가지로 약간 위로 향한 눈꼬리와 치켜뜨는 삼백안에 긴 속눈썹 등으로 매순간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기본적으로는 눈썹을 일자로 누르고 입을 꾹 다물고서 상대를 응시하기에 냉랭하거나 차갑게 느껴진다. 인상적인 눈을 중심으로 한 얼굴은 흠없이 깨끗한 피부를 바탕으로 아랫입술이 도톰하며 진한 체리빛의 입술, 오똑한 코, 완만한 선을 그리는 눈썹 등등으로 얼음 조각과 같은 미인상을 이룬다. 이외의 특징으로는 왼쪽 눈 아래의 작은 점 하나가 있는 정도다.
168cm라는 평균적인 키에 손과 팔다리의 자잘한 흉 몇몇을 제외하면 매끈한 피부의 신체는 나잇대에 비해 성숙한 볼륨의 몸매가 더해져 마치 심혈을 기울인 조각상과 같은 미모를 겸비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타고난 것처럼 보여도 스스로 전신을 탄탄한 잔근육으로 단련해두고 말 그대로 머리카락 한 올에서 손톱과 발톱 하나까지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 노력의 산물이다.
궁 내에서는 물론 사무업 중에도 가벼운 경장과 애검을 소지하는 것으로 늘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이도록 한다. 장비류는 궁에서 지급한 것으로 언제나 말끔하게 손질되어있다. 애검은 본가에서 가져온건데 기사단장이 되며 받은 검보다 더 애용한다. 차림새를 보면 외모에 어울릴만한 장신구는 없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장식이 없는 은제 귀걸이와 방어구와 옷깃 사이로 검은 벨벳 초커를 숨기듯 착용했음을 알 수 있다. 초커는 가운데에 섬세하게 세공된 작은 나비 보석이 달려있다. 보석의 재질은 가넷으로 머리칼과 흡사한 색이다.
기타 : 어릴 적부터 무에 관심이 많았고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하여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단련한 결과, 최연소 급으로 이른 나이에 왕국의 왕실 기사단장이라는 직책을 받게 되었다. 물론 한번에 단장까지 올라간 건 아니고 수습과 정식 기사단원의 과정을 거쳤는데 그 기간이 타인들에 비해 매우 짧았다. 검술로만 단련하는 일반적인 기사들과 달리 어려운 마법까지 일정 수준 이상 채득해 그 실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본가인 플라렌티아 가는 변방의 작은 영지를 다스리며 정치계에선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 한 약소 귀족이다. 이는 부친이 정치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신 영지민들의 고충을 잘 들어주고 최소한 가문의 영지만큼은 잘 다스리려 하기에 영지민들에게 평판이 좋다. 모친도 부친과 비슷하지만 딸의 장래를 생각해 기사단장 같은 건 그만두고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 가문의 문양은 육각의 테두리 안에 연꽃 두 송이가 대칭으로 붙어있는 문양이다. 붉은 바탕에 순백색으로 그려진다.
약소라고는 하나 귀족가의 여식이기에 사교회에도 얼굴이 알려져있다. 하지만 여자의 몸으로 기사단장에 오른 것에 대해 뒷말이 조용히 오가고 있다. 동년배 혹은 사교회의 몇몇 무리에게선 납인형, 장식용 허수아비 등등 무례한 별칭으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
늘상 매우 이성적이며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엄격한 태도를 취하기에 사생활 역시 절도 있는 생활을 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휴일엔 몰래 변장을 하고 도시 외곽이나 변방으로 내려가 시민들과 어울리고 평소 참아왔던 것들을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이때만큼은 평소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인데 이는 늘 지니고 있는 직책의 부담감과 사교회의 스트레스 등등에서 비롯된 면모이다.
개인적인 취향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 좋고 싫음이란게 있어 몇가지 나열을 해보자면 남몰래 식후 디저트를 꼭 챙길 만큼 달콤한 것을 좋아하며 옷과 치장에 관심이 없는게 아니라서 길가다 보이는 고운 장신구 따위에 눈길을 주기도 한다. 무예에 견줄만큼 노래와 춤에도 능해 가끔씩은 지쳐 쓰러질 정도로 춤을 추는 것도 좋아한다. 음주를 싫어하지는 않으나 혹시나 이성을 잃을까봐 과한 음주는 삼가하는 편. 연초는 질색하지만 타인에게까지 금연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연초향이 심한 사람에게는 눈에 띄게 거리를 둔다.
현재 기사단 내에서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위치에 있으며 누구 한명을 특별 대우 하거나 하지 않는다. 갓 들어온 신입 단원, 기존 단원 모두에게 동등하게 대하기 때문에 기사단과 단원들 사이에선 평판이 좋은 편에 속한다. 훈련에 있어서는 종종 맨투맨으로 지도를 해주기도 하는데 경험자들이 말하길 이때만큼은 엄한 모습이 덜하고 각자에 맞춰서 지도를 해주기 때문에 덕분에 입단한 이후 실력이 훨씬 늘었다는 말이 자자하다. -
3 린포르주 (Nb1Rs7kA/o) 2021. 3. 13. 오후 7:47:47읏차, 어디보자. 이번에 린포르는 뭘 얻었을까.... 🤨 곰곰히 생각 좀 해봐야겠네요. 알렌주도 좋은 저녁이에요. 주말 잘 보내고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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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알렌주 ◆SGoz6QxvHE (2MpumHu1Xw) 2021. 3. 13. 오후 7:48:01얍😁 새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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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알렌주 ◆SGoz6QxvHE (2MpumHu1Xw) 2021. 3. 13. 오후 7:49:34린포르가 얻은거... 왠지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 생겼다는 편안함과 추억(?)과 새로운 경험...🙄 .... 아닌가..? 알렌만 즐거운 일상이었나..!? 😨 잘 쉬고 있었어. 린포르주는 어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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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린포르주 (Nb1Rs7kA/o) 2021. 3. 13. 오후 7:56:10당황한 알렌주는 늘 귀여워.. 짜릿해....(?) 크흠. 그럼요. 쉬엄쉬엄 할거 하다왔죠. 저녁 뭐 먹을지도 정해뒀고. 저도 하루가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단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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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알렌주 ◆SGoz6QxvHE (F1JHYqnxAY) 2021. 3. 13. 오후 7:59:13린포르주의 성향을 조금 엿본 것 같아...짜릿해...좋아..(??) 크흠, 그랬구나. 저녁도 얼른 먹고 와서 또 즐겁게 놀았으면 좋겠다 🥰 린포르주랑 시간 보내고 싶어. 토요일은 지나가려 하지만 린포르주는 붙잡을거야..😘 와앙~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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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린포르주 (Nb1Rs7kA/o) 2021. 3. 13. 오후 8:00:28앗 그럼 흐물렁하고 도망가버려야겠어요. 저는 그렇게 순순히 잡혀주지 않을거라구요. 😁 오늘이 가도 내일도 있으니까요. 주말은 내일까지잖아요. 너무 아쉬워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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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알렌주 ◆SGoz6QxvHE (c.IkOUwOSQ) 2021. 3. 13. 오후 8:03:02앗, 도망가지 말라구...그랬다간, 알렌주는...파스스.. 가루가 되어버릴거야. .😁 물론 주말은 내일까지 있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거야~ 그래서 저녁은 무엇입니까?? 😋 알렌주는 돼지고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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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린포르주 (Nb1Rs7kA/o) 2021. 3. 13. 오후 8:16:03알렌주가 가루가 되면 돌아와서 그 가루 위에 드러누워버리죠. 히히. 제 저녁은 피자에요. 아쉽다, 오늘은 안 겹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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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알렌주 ◆SGoz6QxvHE (VaLoeHsjXc) 2021. 3. 13. 오후 8:19:34..뭐야, 그러면 린포르주에게 업혀있는거랑 비슷한거잖아..? 나쁘지 않은데...? 🤔(??) 피자.. 그러고 보니 피자 안 먹은지 좀 된 것 같다. 간만에 내일은 피자 먹어볼까... 이야기 나온 김에 먹어봐도 좋을 것 같네. 맞다, 다음 일상은 예정대로 축제로 가면 되겠지? 둘이 서로 축제 이야기를 꺼내보려다, 고민 하던 중에 결국 축제가 다가와서 말 못 하고 따로 나가서 만난다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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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린포르주 (Nb1Rs7kA/o) 2021. 3. 13. 오후 8:25:51원래 음식은 생각났을 때 먹어야 한댔어요. 내일은 피자다 피자. 와아. 🤭 다음 일상, 음. 고민만 하는게 아니라 축제 당일까지 서로 마주치질 못 했다는걸 넣으면 어때요? 알렌은 알렌대로 훈련 따라가느라 바쁘고 린포르는 린포르대로 정무 보고 훈련 가르치느라 바쁘고 했다면 될거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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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알렌주 ◆SGoz6QxvHE (QSSA0ecQ.U) 2021. 3. 13. 오후 8:33:06내일은 피자다, 피자~! 🥰 아, 그것도 좋겠다. 고민은 했는데, 덩달아 기회도 안 생겨서 결국 제대로 말도 못하고 시간이 흘러가버린거지. 히히, 둘 다 은근히 신경이 엄청 쓰이겠는걸 😊 벌써 재밌을 것 같아,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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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린포르주 (Nb1Rs7kA/o) 2021. 3. 13. 오후 8:37:03알렌주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 그 끝이 안보이는 걸요.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이번 일상도 빠릿해야 임해야겠어요. 😎 아 맞다. 저번 일상 마무리로 넣는걸 깜빡했는데. 알렌에게는 공식적인 업적 대신 후한 금전적 포상이 몰래 내려진 걸로 하면 어떨까 해요. 아무리 수습이래도 고생했으니까 받는게 있어야죠. 돈이 있으면 축제도 맘 편하게 나갈 수 있을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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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알렌주 ◆SGoz6QxvHE (VXYkujKRK.) 2021. 3. 13. 오후 8:39:21아, 그러면 알렌은 이렇게 해야겠다. 수도에 올라와서 제대로 된 첫 외출인걸로! 그전까진 지갑사정도 좋지 못해서 그냥 기사단에 틀어박혀 있었는데 이번에 포상을 받은 걸로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갔다는거. 🥰 린포르에게 말을 못 건 아쉬움과 첫 외출에 대한 설레임으로 꼬리를 반쯤 맹렬히 흔드는 대형견이 되어버리겠어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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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린포르주 (Nb1Rs7kA/o) 2021. 3. 13. 오후 8:45:21마음에 든 듯 하니 다행이네요.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 린포르는 린포르대로 아쉬움을 풀러 예쁘게 차려입고 나가는 걸로 해야겠어요. 물론 들키지 않게 머리도 얼굴도 잘 가리겠지만요. 가면 축제니까요. 호호. 저번 마무리를 제가 했으니 선레는 알렌주에게 맡겨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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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알렌주 ◆SGoz6QxvHE (4AbG1hyscw) 2021. 3. 13. 오후 8:49:39음, 좋아좋아. 선레는 둘이서 번갈아가며 작성하는게 좋지~ 이번 선레는 내가 가져와볼게. 시작시점은 어디가 좋을까? 가면축제의 파트너를 찾으라는 안내가 나온 후가 좋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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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린포르주 (Nb1Rs7kA/o) 2021. 3. 13. 오후 8:58:39축제 장소에서 나눠주는 팔찌 같은 걸 받고 축제가 막 시작하는 시점이면 될거 같네요. 분위기에 들뜬 느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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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알렌주 ◆SGoz6QxvHE (q2ILM7sSVs) 2021. 3. 13. 오후 9:04:51오케이! 그러면 그렇게 써올게! 😁 그사이에 린포르주는 피자 먹고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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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zCV7Ze1G3o) 2021. 3. 13. 오후 9:22:14알렌이 나름대로 선배들과 동기들의 평가를 통과한 옷차림 -그래봐야 빌려입은 깔끔한 흰색 셔츠와 검정색 바지, 그리고 얼마전에 나온 포상으로 고심 끝에 산 깔끔한 검정색 가죽 부츠였지만 -으로 기사단을 나선 것이 아침의 일이었다. 수도에 오고 나선 매달 얼마 나오지 않는 돈을 쪼개서 고향으로 보내는 통에, 쉽사리 외출을 할 수 없었던 그 였지만, 그리 오래 되지 않은, 린포르와의 임무에서 노력을 했다며 받은 포상이 있었기에, 수도에 입성한 후 처음으로 외출에 나선 그였다.
사실 그가 외출 하는 날, 수도에선 전통적인 축제가 벌어진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오는 사람들은 가면을 쓰고, 짝을 이뤄 축제의 음악이 끝날 때까지 파트너와 그 시간을 즐기는, 꽤나 오래된 전통의 축제였다. 그 축제에 린포르와 나오고 싶었던 그는 어떻게든 기회를 엿보려 했지만, 수습기사인 그로서는 단장인 그녀에게 닿을 수 있는 기회도 여건도 마땅치 않았다. 오히려, 지난번 그녀와의 임무에서 임무를 함께 했던 것부터, 그녀와 있었던 기분 좋은 일, 부끄러운 일 같은 것들도 아주 운이 좋았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었으니까. 그는 틈나는대로 그녀의 주변에 어떻게든 다가가려 했지만, 결국 당일까지 그녀의 얼굴을 보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 하긴... 나같은건 하룻밤 그 이상도 아니겠지. "
알렌은 진작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녀와의 거리에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결국,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살을 맞대고, 서로의 온기를 품은 상대였다곤 하지만, 그것도 결국 그날의 일이었을 뿐일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그녀는 귀족이고, 이 기사단의 우두머리였다. 자신은 고작 농부의 아들, 이제 갓 수습기사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상태였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의 아쉬움과 슬픔을 온전히 달래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축제날에 차려입고 나온 그는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가볍게 해결했다. 뭐가 됐든, 일단 배부터 채우고 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중 하나였으니까. 든든해진 몸을 일으킨 그는 축제가 시작될 거리로 향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축제에 들어가려면 팔찌 같은 것을 교부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긴, 수많은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달려나와 춤판을 벌이면 분명 사고가 날테니 그런 통제가 이뤄지는 것도 이해할만 했다. 하지만 이 팔찌라는 것이, 꽤나 인기가 많은지라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었고, 알렌은 서둘러 달려가 간신히 얼마 남지 않은 팔찌를 교부받을 수 있었다. 이제 준비해야 할 것은 가면이었고, 그는 근처 가면가게로 들어가 고민에 빠졌다. 무엇이 좋을까, 알렌은 고민을 하며 가면 앞에서 서성거렸다. 너무 비싼 것은 살 수 없었다. 그야, 자신은 이제 갓 수습기사가 된 평민이었으니까. 부유하지도 않고, 귀족도 아니었다.
"..... 이건 깔끔하니 괜찮으려나. "
알렌이 집어든 것은 상당히 싼 가격의 가면이었다. 새하얀 바탕에 눈과 입부분이 깔끔하게 뚫려있는 상당히 심플한 가면이었다. 다른 이들은 화려한 가면을 사가는 것 같았지만 그는 단순히 머리카락을 가릴 수 있는 검정색 두건이 달린 가면을 집어든 것은 어째서 그랬을까. 그 본인도 알지 못했지만, 그저 손이 간 것 뿐이라고, 꽤나 시간이 흐른 후에 그가 누군가에게 말했다. 싼 값에 가면을 사서 나온 알렌은 망설임 없이 가면을 쓰곤 축제가 시작될 거리로 들어갔다. 입장을 시키는 병사에게 팔찌를 보여준 후에 들어간 그는 파트너를 구하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서있게 되었다. 하지만, 수수하기 짝이 없는 복장과 가면 때문인지 그에겐 아무도 다가오지 않았다.
"...같이 왔으면 좋았으려나. "
낙동강 오리알처럼 홀로 동떨어진 존재가 되어버린 느낌을 받은 알렌은 가면 속에서 쓴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예상을 못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현실로 보면 역시 씁쓸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나름대로, 선배에게 부탁해서 춤까지 배워온 그는 허공에 두 손을 든 체 혼자서 가볍게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래도, 축제에 온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하는걸까. 멀리서 들리는 종소리가 축제의 시작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린포르가 떠오른다. 그녀와 이곳에 나란히 섰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알렌은 자신이 왜 그녀를 이렇게 간절히 생각하는걸까 하는 고민을 하며 왁자지껄한 사람들 사이에서 서서히 내려가는 시선으로 바닥을 바라볼 뿐이었다. 해결되지 않는 마음속 고민을 끌어안은체. -
21 알렌주 ◆SGoz6QxvHE (Mjp34yTDzQ) 2021. 3. 13. 오후 10:55:42슬그머니 갱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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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린포르 - 알렌 (Nb1Rs7kA/o) 2021. 3. 13. 오후 11:03:46순조롭게 이교도 하나를 뿌리 뽑고 돌아온 이후, 그녀의 일상은 다시 기사단에 맞춰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돌아갔다. 원래도 바빴지만 그 지역 신부로 위장하고 있던 릭이 정보부로 복귀하면서 일이 늘어나기도 했다. 수거한 이교도의 정보에서 다른 이교도와의 연결고리를 찾는 업무가 생겨버렸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기사단에서도 그녀의 모습을 보이는 건 훈련 때 외엔 없었다. 그렇다보니 자연히 알렌과 마주할 일도 없어졌다. 저녁 이후 훈련장에라도 가볼라 치면 귀신같이 나타난 릭이 일을 남았다며 그녀를 불러댄 것도 한 몫 했다. 짜증나지만 일이라니 내칠 수도 없어 상대해주고 나면 시간이 한참 지나버려 나갈 기운도 남아있지 않거나 했다.
'...전엔 쉴 틈이 없어도 아무 생각도 안 들었는데. 요즘은 잠깐 나갈 틈이 없는게 너무 아쉽네...'
전엔 바쁘면 바쁜대로 그저 일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아주 잠깐, 잠깐 나가서 알렌이 있을지도 모를 곳을 한번 둘러보는 것조차 힘들고 그것이 아쉽다. 아쉬울 때마다 가슴을 꽈악 죄여오는 감각이 그녀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다. 그게 하루, 이틀, 날이 갈수록 쌓여만 가니 한번쯤은 풀어야 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그 때가 마침 수도에서 축제가 열리는 날이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의 축제는 매서운 겨울을 지나 봄을 지났을 때 열리는 일종의 절기형 축제였다. 왜 초봄이 아닌가 하면, 변덕스러운 봄날씨 탓에 파종을 제대로 못 할 수도 있으니 파종까지 무사히 마친 기념도 겸하고 있었다. 게다가 올해의 축제는 왕의 은혜로 예년보다 그 규모가 크고 화려했다. 알렌의 첫 외출이자 첫 축제에 걸맞게 기념적이었지만, 그 본인은 몰랐겠지.
떠들썩한 축제의 입구에서 다들 가지각색의 팔찌를 받고 가면을 쓴 채 화려하게 장식된 거리로 들어간다. 수수한 가면부터 화려한 가면까지, 사람들의 얼굴을 가리는 얄팍한 그것들은 누구 하나 같은 것 없이 제각각이었다. 가면이 제각각인만큼 사람들의 차림새도 모두 색달랐다. 그 중에는 약간의 장식과 무늬가 그려진 흰 바탕의 가면을 쓰고 머리에 검고 붉은 베일 두 장을 덮은, 전체적으로 진한 붉은색의 차림을 한 여성도 있었다. 머리카락 한 올조차 보이지 않게 틀어올린대다 얼굴을 가렸음에도 그 차림이나 분위기가 눈에 띄어 몇몇 사람들은 그 여성을 보고 눈을 떼지 못 하거나, 또 누군가는 알아보고 소곤대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알렌의 근처에 있던 청년들이라거나.
"어이어이, 저 아가씨 차림이 예사롭지 않은데? 누구집 자식이래."
"오, 저 사람 말이지. 이 축제의 숨은 명물이야. 춤 솜씨가 아주 기가 막히거든."
"보아하니 춤만 대단한게 아닐거 같은데. 파트너 없으면 내가 그냥 확-"
"아서라, 아서. 팔찌가 안 맞으면 상대도 안 해준다. 맞는 사람이 있어도 첫번째 춤이 끝나기 전에 말 걸지 않으면 소리없이 사라진다구..."
그렇게 중요한 듯 시답잖은 대화를 나누며 청년들은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 대화를 알렌이 들었을까 어쨌을까. 어찌 되었는지 모른 채, 종소리가 크게 울려 거리에 퍼지더니 수도의 하늘 위로 커다란 불꽃이 한방 터진다.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 신호에 맞춰 거리의 악사들이 연주를 시작하자 사람들은 수도 한가운데의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축제의 첫번째라 불리는 이 시간은 짝 없이 남녀 단체로 춤을 추는데, 이 때 춤을 추면서 서로의 팔찌를 확인하고 파트너가 맞는 사람들은 점차 빠지는 그런 형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넓은 광장에 모여 단체로 자연스레 열을 맞추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 예의 붉은 옷의 여성도 여성진에 섞여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청년들의 말이 헛소문은 아닌 듯, 다같은 춤을 추면서도 그 여성의 춤사위는 유독 눈에 띄었다. 춤이 눈에 띄니 자연히 손목에 걸린 팔찌도 쉽게 눈에 띄었고, 젋은 남성들은 여성과 지나칠 때마다 자신의 팔찌와 맞는지 확인하고 아닐 때마다 안타까움이 섞인 웃음소리를 흘리며 지나가곤 했다. 그렇게 음악이 흐르는 동안 파트너를 찾은 사람들은 하나둘 빠져나가고, 점점 줄어들어 알렌에게도 그 여성의 팔찌를 확인할 수 있는 때가 오지 않았을까 싶다. 단순히 확인만 할지, 어떨지는 알렌의 선택이겠지만. -
23 알렌주 ◆SGoz6QxvHE (uqY9MwiP72) 2021. 3. 13. 오후 11:12:27린포르는 유명인사였던 모양이구나~ 와아~ 이러다 축제에서 완전 주목 받겠는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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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RGMopUQwXg) 2021. 3. 13. 오후 11:19:07알렌은 그렇게 곡이 시작될 때까지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체, 서있을 뿐이었다. 뭐, 그래도 이런 행사에 참여해본 것도 고향에 돌아가서 늘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합리화를 하면서, 주변에서 짝을 이룬 체 빠져나가는 것을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 축 쳐져있던 알렌은 이내 고개를 휙휙 내젓는다. 풀 죽어서 좌절하는 것은 꼴사울 뿐이었다. 수습이긴 하지만 왕실기사단 소속의 자신이 고작 이런 일로 그럴 수 있겠는가. 알렌은 혼자서도 선배들에게 배운 춤을 홀로 추기 시작하며 사람들 사이를 헤쳐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된 김에 팔찌를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춤을 조금은 어설프지만, 힘있게 춰가며 근처에서 춤을 추는 여성들의 팔찌를 살펴보지만 자신의 것과 맞는 팔찌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알렌은 음악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춤을 계속해서 추며 나아갈수록 기분이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역시 자신은 매사에 즐기는 것이 어울렸다. 혼자 남게 되더라도, 어차피 가면을 쓰고 있으니까 혼자서 즐겨도 괜찮을 것이다. 어차피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이는 없을테니까.
" 좋아, 이렇게... 이렇게 였지? "
어색하던 스탭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안정적으로 변해갔다. 애초에 몸을 쓰는 것은 자신이 있던 알렌이었기에, 춤도 꽤나 능숙하게 익히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알렌은 한결 우아해지고 능숙해진 몸놀림으로 사람들 사이를 헤쳐나갔고, 하나 둘 수수한 그가 세련된 몸놀림으로 나아가자 주목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알렌은 그것도 모르는 체로 팔찌를 살피며 나아가다 어느 지점에서 멈춰서고 말았다.
그야말로 '우아함' 그 자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 있었다. 우아하게 춤을 추며 나아가는 그녀는 이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반짝이고 있었다. 자신과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자신과는 차원이 다른 곳에 사는 사람 같았다. 이 기분은.. 마치 린포르를 처음 본 그때의 느낌과 같았다. 그녀도 춤을 추러 나왔다면 저런 모습이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바라보고 있을 때, 그녀의 손에 걸린 팔찌를 발견했다. 자신의 것과 같은 형태의 팔찌. 알렌은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내 마음을 다잡곤 능숙해진 스탭을 밟아 나아간다.
" 저기, 그쪽분과 팔찌가 맞는 것 같은데 .... 한번 부탁드려도 괜찮겠습니까? "
평소보다 낮은 듯 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건 알렌은 조심스럽게 한 손을 내민다. 그 손을 눈 앞의 화려한 존재가 쥐게 된다면 한번쯤은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겠지. 알렌은 마음속으로 눈 앞의 존재에 린포르를 대입했다. 그가 아는 사람들 중에선 가장 반짝이는 사람은 린포르였으니까. 린포르와 함께 오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그녀와 왔다면 분명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알렌은 그렇게 생각하며 침을 꿀꺽 삼키곤 가면 너머로 지그시 바라보았다. 물론 마음 속 한켠에선 린포르와 이곳에 와서 춤을 추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점점 커져갔지만. -
25 린포르 - 알렌 (WY3LPGg5Bk) 2021. 3. 14. 오전 12:04:44여성의 춤사위가 매년 보는 익숙한 것이었다면, 알렌의 춤사위는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에겐 새로운 것에 속했다. 그래서 시선이 모이고 잘 추네, 누굴까 등등의 말이 주변에서 하나둘 들려온다. 그 말들은 붉은 옷의 여성에게도 들려 한순간이지만 이목이 집중된 그에게 시선을 준 듯도 했다. 가면 때문에 티는 나지 않았지만.
음악은 계속 흐르고 사람들도 거의 파트너를 찾거나 지쳐 대열에서 빠져나가던 중, 몇몇 사람들에게 재밌는 광경이 눈에 띄게 된다. 조금전 새련된 춤사위를 보여준 알렌이 그 여성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이들은 둘의 팔찌가 맞는지 비교해보고 맞는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뭐 이리 남의 일에 관심들이 많은지. 누군가는 즐겁게, 누군가는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붉은 옷의 여성은 자신의 손목을 들어 알렌의 팔찌와 맞는지 확인을 한다. 그렇게 당사자도 맞음을 확인하자 거절할게 뭐가 있겠냐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알렌의 손에 여성의 손이 올려졌다. 체구에 맞게 작은 손은 하얀 장갑을 끼고 있었다.
"......"
때마침이라고 할까. 여성이 알렌의 제안을 수락한 직후, 광장과 거리를 채우던 음악이 바뀌었다. 이것은 축제의 두번째라 불리는 시간으로 첫번째에서 파트너를 찾은 사람들이 짝을 이뤄 춤을 추는 시간이었다. 경쾌한 박자의 음악은 서로 손을 맞잡고, 혹은 어깨와 허리를 붙들고 스탭을 밟기 딱 좋았다. 음악이 바뀌자 재차 나오는 사람들 사이로 여성이 알렌을 이끌어 가더니 중간쯤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한 손을 그의 어깨에, 다른 손을 그의 손에 얹고서 그도 자세를 잡게 하더니,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인 후 스탭을 밟기 시작한다.
시작은 쉽게, 알렌이 따라올 수 있도록 단조로운 스탭을 밟으며 춤을 춘다. 그러다 알렌이 스탭이 익숙해질수록 점차 단계를 올려간다. 마치 아마추어를 가르치는 듯이 말이다. 홀로 추는 춤만 뛰어난가 싶더니 여성은 상대와 맞추는 춤 역시 상당한 실력이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스탭이 맞게 되자 점차 화려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다시금 광장의 시선을 끌어모은다. 알렌의 수수한 차림은 여성의 화려한 차림과 대조적으로 눈에 띄어서 두 사람의 춤은 더욱 부각되었다.
"저 아가씨도 아가씨인데, 파트너도 멋지구먼."
"그러게요~ 누구신진 모르지만 나도 저분이랑 춤 한번만 춰봤으면~"
파트너 없이 외야에서 관전 중이던 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면서 축제의 주역인마냥 춤을 추는 두 사람을 보았다. 올해는 시작부터 화려해서 좋다던가, 그런 아름다운 춤이 언제까지나 이어지면 좋겠다고들 하지만, 두번째 음악도 벌써 반을 넘어가 있었다. 춤은 시작일 뿐이지 축제의 전부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때까지도 여성은 아무런 말없이 알렌과 박자에 맞춰 춤을 출 뿐이었다. 자신은 그저 춤만 추기 위해 온 사람처럼.
//오늘밤의 답레는 여기까지겠네요. 두근두근한 가면축제 일상은 이제 시작인 느낌이지만요. -
26 알렌주 (F.MMaJjNc2) 2021. 3. 14. 오전 12:08:00후후, 드디어 시작이구나 😁 앞으로 진행이 어떻게 되면 좋을까~ 머리속에 떠오르는 건 엄청 많은데 큰일이네.막 두사람이 춤을 추고 나서 둘 다 서로를 알아차리고도,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서로 모르는 척 하는 것도 즐거울 것 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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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전 12:11:46자자, 서두르지 말고 생각나는 거 하나 하나 차례대로 해보자구요. 어차피 시간은 많은걸요. 서로 들키고 눈치챌 각 잡으면서 진행하면 될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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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알렌주 (9O.G3chPSc) 2021. 3. 14. 오전 12:13:20이건 마치...대형견마냥 금방이라도 날뛰려는 알렌주를 린포르주가 목줄을 쥐고 진정시키는 느낌이네 🤣 멍!
자아~ 그러면 언제나처럼 잡담시간이 돌아왔는데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까? 알렌에게 궁금한거 있어? 😁 -
29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전 12:28:54에이, 목줄을 쥐긴요. 치마자락으로 폭 안고 오구오구 해주는 중인걸요? 목줄이 더 좋은 걸까요 알렌주는? 🤭 알렌에게 궁금한거라. 음. 못 보는 사이 알렌이 린포르를 보려고 뭘 어디까지 해봤을까 하긴 했어요. 직접 찾아가거나 하는 그런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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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알렌주 (DYauJdf7Yk) 2021. 3. 14. 오전 12:31:52어어...왠지 린포르주라면 나쁘지 않을지도...?(??)😊 알렌은...린포르를 보기 위해서 동기 근무도 대신 서줘가면서 틈을 노리기도 하고, 밥도 거르고 기웃거리다가 식사시간 끝날 때가 되서야 린포르가 밖에 나간지 오래라는 것을 알게 되거나... (상당히 많다는 의미) 🤣 린포르.. 굉장히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춤도 그래서 연습한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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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전 12:37:28아하.. 알렌 귀여워... 🥰 꼭 외출한 주인 기다리면서 발소리만 나도 현관으로 달려가는 댕댕이 같아요. 집안에서 무슨 소리 나도 주인인줄 알고 막 갔다가 시무룩해지고. 그렇게 못본 만큼 더 애틋해졌을테니, 이번 일상에서 눈치챈 이후가 더 즐거워지겠네요. 아쉬워서 어떻게 헤어진대.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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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알렌주 (cEONqZejbI) 2021. 3. 14. 오전 12:49:59린포르는 어떤 노력을 했을지 들어볼 수 있으려나? 😘 ㅋㅋㅋ 아마 헤어질 때, 눈치를 챈 상태라면 어설픈 핑계거리를 꺼내들면서 좀 더 시간을 끌려고 하지 않을까? 그얼 린포르가 눈치채긴 아주 쉽겠지만 말이야. 애초에 알렌은 주변사람한테는 거짓말을 잘 못 하기도 하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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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전 12:53:53아아, 그런 핑계거리를 대면 왠지 몇번이고 넘어가줄 것만 같은걸요. 그래도 헤어질 시간이 오면... 🤭 린포르는 답레도 조금 썼다시피 틈만 나면 나가보려고 했었어요. 그래도 막 돌아다니지는 못 하고, 가장 유력한 곳이 저녁의 훈련장인데 가려고 할 때마다 방해가 들어와서 못 갔지만요. 정규 훈련 때는 마음이 흐트러질까봐 일부러 눈길도 안 주다가 집무실로 돌아와서 한숨 쉬고 그랬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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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알렌주 (9Cfp75LWtQ) 2021. 3. 14. 오전 1:02:33왠지 서툰 소녀같다 😁 귀여워 정말.. 😊 둘이 서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허둥지둥 안절부절 하는게 진짜 귀여운 것 같아. 나중에는 둘은 남몰래 만나거나 함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대강 눈치 채고 있는거 아닌가 몰라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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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전 1:17:12그러게요. 주변에서 눈치채고 있을 확률 매우 높아보이네요. 몇몇은 거의 확신할거구요. 🤭 알고서 모르는 척 근무를 바꿔준다거나 할지도요. 눈꼴시려하는 사람들은 있으려나요? 있을 법도 한데. 흐음. 🤔 잡담 얼마 못 했지만 일찍 졸려져서 이만 들어가야겠어요... 오늘따라 눈도 좀 시큰해서. 자기 전에 찜질이라도 하려구요. 알렌주도 늦게까지 깨있지 말구 자는거에요. 알았죠? 😘 오늘밤도 좋은 꿈 꿔요. 잘 자요. 알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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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알렌주 (mgMpOCBHHE) 2021. 3. 14. 오전 1:20:48그럼그럼. 힘들면 자러 가야지 가야지 😘 잘 자구 내잋 보도록 합시다 😁 잘자! 좋은 꿈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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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C11Apm/62) 2021. 3. 14. 오전 9:12:28어찌보면 무례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알렌은 자신과 발을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하는 정체 모를 사람에게 린포르를 어느샌가 대입시키고 있었다. 분명 그녀도 귀족인 만큼, 춤을 잘 출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한번도 본 적은 없었지만, 왠지 그럴 것 같았다. 축제가 열리기 전, 춤을 연습할 때에도 상상 속의 상대는 언제나 린포르였다. 말을 걸 수도, 얼굴을 보는 것도 힘들었지만 한번쯤은 그녀에게 권유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한번 정도는 자신과는 그 위치가 천지차이인 그녀가 자신을 봐줄거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않은 모양인지 알렌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발을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아니, 반쯤은 자신에게 맞춰주는 화려한 가면의 인물에게 리드당하고 있는 것이었지만.
" ...맞춰주시는 것도 좋지만, 제가 쫓아가기도 하겠습니다. "
그러니, 당신의 실력을 좀 더 뽐내도록 하세요. 알렌은 자신의 스탭에 맞추어 가르치듯 춤을 추는 누군지 모를 사람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자신과 발을 맞춰주려고 하는 것은 기쁘긴 하지만, 모두의 주목을 받는 이 사람이 겨우 이정도에만 머문다면 아쉬울 것이 분명했다. 자기자신으로서도, 그리고 그녀와 파트너로서 발을 맞춘 그로서도 이런식으로 춤이 이어지다 끝난다면 기분은 좋을지라도 만족감은 적을 것이 분명했으니까. 그리고 좀 더, 좀 더 자신이 춤을 잘 출 수 있게 된다면, 다음번에는 린포르에게 조심스럽게 축제에 함께 갈 것을권유할 수 있지 않을까.
린포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발을 맞춰 춤을 추는 것이 어째서 이렇게 마음 한켠이 아픈 것일지는 모르지만, 알렌은 그 감각을 애써 무시하고, 자신의 템포를 좀 더 올리기 시작한다. 어차피 눈 앞의 여성은 자신의 스텝에 맞춰주고 있었으니 자신이 템포를 끌어올린다면, 분명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 게 분명했다.
" 춤을 추러 나왔으니.... 최대한으로 즐겨야 하지 않겠어요? 즐길 때는 확실하게... 그게 좋잖아요. "
춤의 무대를 조금씩 조금씩 정중앙으로 끌고 가기 시작한 알렌이었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이 스테이지의 정중앙에서 자신과 발을 맞추는 여성이 자신의 매력을 뽐냈으면 했다. 자신은 보조자로서의 역활을 해도 만족할 수 있다는 것처럼 천천히, 천천히 춤을 추며 두사람의 무대를 축제가 열리는 곳 정중앙으로 옮겨갔다. 그때쯔음 두번째 노래가 끝이 나고 좀 더 격정적이고 화려한 음악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알렌은 세번째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자 망설임 없이 같이 춤을 추던 여성의 허리를 감싸안았고, 한손은 더욱 굳건하게 맞잡았다. 가면으로 가려지지 않은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고, 그 입술 사이에선 부드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 ...자, 그러면 가보도록 하죠. " -
38 알렌주 ◆SGoz6QxvHE (Y/tt19j8AE) 2021. 3. 14. 오후 2:38:02날이 따뜻하다 😎 진짜 봄인가봐! 갱신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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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린포르 - 알렌 (WY3LPGg5Bk) 2021. 3. 14. 오후 3:42:53그가 자신에게 따라오지 못 할거라 생각했는지, 여성은 알렌이 이 정도면 따라갈만 한데 싶을 수준의 스탭만 밟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서도 어딘가 아쉬운 느낌을 주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그런 말을 하니, 여성, 아니 린포르는 마음 속으로 왠지 모를 오기가 드는 것이었다.
'제대로 추면 못 따라올게 분명한데.'
그래서 맞춰주고 있던건데.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춤의 템포가 올라간다. 한순간 휩쓸리는 듯 했으나 그럴 리가 있나. 과감한 스탭으로 그 템포를 따라잡은 그녀는 어디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누군지 모를 남자-알렌을 따라 둘의 자리를 점점 가운데로 옮겨갔다. 슬슬 주변으로 퍼지던 사람들은 이 끝나지 않을 듯한 춤판에 이끌려 걸음을 멈추거나 시선을 떼지 못 하게 되어가고 있었다. 늘 첫 순서만 치고 빠지던 그녀에게도 예정에 없던 이 시간은 몸을 달아오르게 하면 했지, 절대 식게 해줄 것 같진 않았다.
"즐길 때는 확실하게, 라. 나쁘지 않네요."
단장으로써 단원들을 대할 때와는 사뭇 다른 여성스러운 목소리로 그의 말을 받아치고나자 타이밍 좋게 음악이 끝났다. 이제 겨우 시작인가 싶을 쯤 끝난 음악에 아쉬워할 틈도 없이, 새롭게 연주가 시작되었다. 마치 두 사람의 춤을 멈추지 않게 하겠다는 듯이. 그녀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사이 그의 한 팔이 허리를 붙들어온다. 꼼짝없이 춤을 추게 된 그녀는 호기로운 그의 말에 가면 뒤로 작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후후후.. 잘 따라오기나 해요. 이번은 절대 안 맞춰줄거니까."
조금은 짖궂은 미소를 가면에 감춘 채 이전과는 전혀 다른 템포로 스탭을 내딛기 시작한다. 열정 그 자체를 표현하는 듯한 음악에 맞춰 그녀는 마치 타오르는 불꽃과 같이 정열적인 춤사위를 선보였다. 혼자일 때도 충분히 화려했지만, 같이 스탭을 밟고 호흡을 맞출 상대가 있으니 그 화려함은 배가 된다. 지금을 위해 준비한 듯한 붉은 치맛자락이 펄럭이며 보이지 않던 트임 그 사이로 그녀의 새하얀 다리가 드러나고 사라질 때마다 관전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환호가 터진다. 그만큼 그녀의 춤은 대단했다. 거기다 그와 호흡을 맞출 때면 꼭 춤을 추는게 아니라 서로 무기를 들고 합을 맞추는 것 같은 감각까지 느껴지게 했다.
"자신한 것 치고 대단한 실력은 없었네요. 조금 시시한 걸요."
그런 춤을 추면서도 여유를 부리며 파트너인 그에게 도발하듯이 말을 던진다. 어디 한번 그녀를 휘어잡을 수 있다면 해보던가, 하듯이 가느다란 실소를 덧붙여가면서. 그런 두 사람을 더욱 끌어올리듯 광장의 연주가 한 템포 올라갔다. 어느샌가 더해진 밝고 눈부신 조명들이 두 사람을 비롯한 광장 전체를 비춰가며 분위기를 한층 더 불타오르게 하고 있었다.
//린포르는(은) [도발]을 사용했다! 😁 -
40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후 3:45:19따뜻하지만 은근히 추운게 딱 봄이긴 하죠. 올해는 꽃구경을 못 갈거 같아 벌써부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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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알렌주 (iCby31Mq8k) 2021. 3. 14. 오후 3:49:34린포르가 [초심자버프] 적용중인 알렌에게 도발을 걸었어! 🤣 어서와! 린포르주! 그러게, 꽃놀이를 보러 가기엔 역시 시국이 시국인지라 힘들겠지. 뭐, 갈 사람들은 가겠지만.. 역시 조심하는게 좋으니까 😊 잘 쉬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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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후 4:01:02앗, 그런 버프가 걸려있었다니. 이거 도발한 린포르가 질지도 모르겠는걸요? 😆 저도 근처에 강이 있어서 그 강변에 피면 그거나 보러 갈까 싶어요. 원래도 명소 같은덴 잘 안 가기도 했으니까. 🤗 오늘은 제가 대청소 하던 중이었어요. 어쩐지 눈 뜨자마자 청소가 하고싶더라구요. 옷정리도 하고. 잠깐 쉴겸 답레 쓰려고 온 거라 다시 남은거 하러 가볼게요. 꺼낸게 많아서 서두르지 않으면 밤에나 끝날지도... 우우.. 늦어도 저녁에 늘 오던 시간엔 오려고 해볼게요. 좋은 주말 보내고 있어요. 알렌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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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알렌주 ◆SGoz6QxvHE (fm1ZrE4lOs) 2021. 3. 14. 오후 4:05:55아하하, 사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린포르의 도발이 알렌을 자극했다는건 사실이지 😋 나도 근처에 강이 있는데 나중에 산책 겸 나가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커피라도 한잔 사서 말이야. 대청소라니, 가끔 그런 날이 있지. 근데 일을 벌이고 나면 힘들어서 가끔 후회할 때도 있지만... 힘내서 마무리하고 오도록 해! 답레도 올려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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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vJjkSVQUKI) 2021. 3. 14. 오후 4:21:59" 걱정마세요. 이제 몸이 풀리기 시작했으니까요. "
자신의 호기로운 말에 맑고 짖궂은 웃음소리를 내는 가면 속 여성에게 알렌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긴장감과 낯선 환경 탓에 굳어있던 몸도, 자신이 감싸안은 여성의 리드를 따라가기 시작하니, 금방 풀어졌다. 드디어 제대로 된 컨디션이라고 말하고 싶은 듯, 그의 몸은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고, 그것을 보여주듯 정열적인 그녀의 춤사위에 뒤쳐지지 않고 제대로 따라붙기 시작한다. 가면을 쓴 여성이 제대로 화려한 춤사위를 보여줄 수 있게 올곧게 중심을 지키며 자신도 그 정열에 불을 붙여 더욱 더 활기찬 스탭을 밟아나간다. 린포르가 아니라는 아쉬움은 잠시 뒤로 한 체, 눈 앞의 여성에게 뒤쳐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파트너가 된 상태인 만큼, 뒤쳐지는 모습보단 남자로서 멋들어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 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길이겠지. 물론 그의 춤 경력이 초심자 중의 초심자라는 점이 있긴 했지만, 그것은 안그래도 좋았던 육체의 밸런스와 직감, 그리고 어느정도의 초심자의 행운에 힘입어 여성에게 밀리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다. 그에 한몫을 하게 만드는 것은 새하얀 셔츠 너머로도 보이는 듯한 탄탄한 그의 몸이 기초가 되어주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 후후, 그치만 축제는 이제 시작인 것 같은데요? 자, 그러면 잘 따라와 보세요. "
알렌은 도발을 하듯 말을 던진 여성을 보며 재밌다는 듯 웃어보이더니,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스탭을 바꾼다. 이번엔 누군가에게 배운 것이 아닌, 그의 독창적인 스탭이 새롭게 템포가 올라가기 시작한 곡에 맞춰 시작되었다. 방금 전보다도 정열적인 춤이 시작되었고, 두사람의 몸도 그 템포와 스탭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밀착되었다. 동작이 빨라지고 경쾌해진 만큼 두사람의 중심이 중요했으니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알렌이 리드하기 시작한 춤은 여성이 보여줬던 것처럼 정교하진 않았지만, 동작 하나하나가 힘이 넘쳤고, 순수한 정열이 엿보였다. 굳이 비유하자면 덜 가공이 된 보석과도 같지 않았을까.
모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기며 환호성도 들려왔지만, 춤을 추는 알렌의 세계에선 두사람이 아주 가까이에서 뱉어내는 거친 숨소리와, 멀리서 경쾌하게 들려오는 노랫소리, 그리고 눈을 맞추며 몸을 맞춰가는 여성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것이 무아지경이라는 것일까. 알렌은 여성과 한몸이 되어 춤을 추는 것이 묘하게 즐겁다는 것을 깨달았다. 린포르가 아니라는 아쉬움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이것은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었겠지.
" 힘들면 언제든 말하세요, 얼마든지 그정도는 조절 가능하니까요? "
장난스런, 그러면서도 밉상같지 않은 허세 아닌 허세를 부리며 알렌은 미소를 지었다. 눈 앞의 여성에게는 입가에 지어진 미소와 곱게 휘어진 눈매만 보였겠지만, 분명 그가 즐거워 하고 있다는 것은 전해졌겠지. 축제의 음악은 점점 절정을 향해 나아갔다. 이미 두사람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그 템포에 쫓아가느라 애를 쓰다 포기한지 오래였고, 두사람은 그런 와중에도 망설임 없이 둘만의 길을 나아갈 뿐이었다.
물론 축제의 연주자들이 적당히 쉬는 타임을 생각한 것인지 이내 다른 곡으로 바뀌며 그 템포를 낮추었기에, 두사람의 열정적인 춤사위도 한차례 휴식을 취하게 되었지만. 그즈음 해서 어느정도 즐겼다 생각한 사람들은 하나 둘 파트너와 함께 사라지곤 했다. 축제의 열기라는 것이겠지. 그 열기를 춤만으로는 해소할 수 없어, 사람들 사이로 사라져 그 열정을 해소하러 가는 것이 분명했다. 알렌은 힐끔 그것을 바라보다 눈 앞의 여성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 ...춤, 더 추시겠습니까? 축제, 아직 더 남았는데 말이죠. "
여전히 팔로 여성의 허리를 감싸며 천천히 스탭을 밟기 시작하던 알렌은 묘한 느낌이 들었다. 왠지, 감싸안은 팔의 감각이, 언제인가 그렇게 둘러본 적이 있는 감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왜 이사람의 허리를 감싸안은 것이 처음이 아닌 것 같을까. 알렌은 조금 의아해져선 스텝을 밟으며 여성의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지만 의문도 의문이지만, 춤을 좀 더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기에 조곤조곤 말을 던졌다. 다른 곳으로 가서 둘만의 시간을 갖자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왠지 눈 앞의 여인은 자신이 그런 말을 꺼냈다간 말없이 사라질 것 같았다. 마치 아침햇살을 맞은 이슬처럼. 그래서 왠지 모르게 드는 놓치고 싶지 않다는 감각에 자신도 모르게 춤을 좀 더 권유한 알렌이었다.
왠지 린포르가 아닌 다른 여성에게 이런 말을 건낸다 생각하니 양심이 콕콕 찔리는 것 같았지만. 그 콕콕 찔리는 이유를 알렌은 아직 정확히 알지는 못하는 듯 했다. -
45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후 7:01:07청소다하고...좀만 쉬어야지 하다가...잤다....(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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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x5D8lYMLYI) 2021. 3. 14. 오후 7:03:20린포르주 어서와, 고생했어 🤣 많이 고생한 모양이구나 ㅠㅠㅠ 그래도 다했다니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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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후 7:08:15안 끝날것만 같았는데, 어찌어찌 끝냈죠. 엄청난 강행군이었어요. 끝나고 잠깐만..하고 누웠다가 거의 기절한거 같아요. 😂 배고프지만 기운이 없으니 저녁은 조금 이따.. 알렌주는 하루 잘 보내고 있었어요? 저 없어서 많이 심심했겠다. 음, 이건 아니려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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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알렌주 ◆SGoz6QxvHE (XfPIr1PIEg) 2021. 3. 14. 오후 7:17:51아구..진짜 고생했어...얼른 쉬자, 더 쉬자...! 😥 기운 좀 차리면 맛난거 해먹고 에너지 채우는거야!! 나, 나도 린포르주 덕분에 생각난 김에 옷장정리 하구 방청소 하구 쉬고 있었지. 물론 심심해서 할게 없길래 한거지만.. 엄청 심심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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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린포르 - 알렌 (WY3LPGg5Bk) 2021. 3. 14. 오후 8:04:18못 따라올 줄만 알았던 그가 그녀의 템포를 따라오는 것을 보며 좀 하네, 라고 생각한 것도 한순간이었다. 갈수록 따라오는 것만이 아니라 그녀와 박자를 맞추고 나아가서는 그녀를 이끌려 하고 있었다. 수수한 차림이라 근처의 어중이떠중이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그녀의 생각이 틀린 모양이다. 벌어진 셔츠 사이로 언뜻 보이는 상체는 잘 단련된 기사마냥 탄탄해보였으니까. 뭐, 틀렸어도 좋다. 그녀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을 수준이 되어준다면 누구든 상관없었다. 정말로, 누구든지.
"누가 누구더러 따라오라는 걸까요. 그 콧대를 꺾어드려야겠네요."
자신감 넘치는 그의 말에 기가 찬다는 듯이 대꾸하고 새롭게 바뀐 곡에 맞추어 기세를 드높인다. 그 역시 방금전과 전혀 다른 스텝을 밟으며 본실력을 내보이는 듯 해, 그녀도 여력 따위 남기지 않을 셈으로 그와 몸을 맞댄 채 춤을 추었다. 혼자 타오를 때보다 둘이 타오름으로써 더욱 커진 춤의 불길은 광장을 압도하고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들을 이끌어냈다.
"후후, 후후후. 그쪽이나 먼저 나가떨어지지 마요."
어느새 둘만 남은 그곳에서, 춤에 흠뻑빠진 그녀에게 힘들면 말하라는 그를 보고 그녀는 그런 가벼운 허세마저 즐겁다는 듯 웃을 뿐이었다.
활활 타오르던 광장의 분위기는 연주단의 리타이어로 그 열기가 점차 식어갔다. 사람들도 언제까지고 춤을 출 수는 없으니 말이다. 기분 좋게 쌓인 것들을 태워낸 그녀도 잔잔해진 음악을 따라 가벼운 스탭으로 템포를 낮추었다. 겨우 춤의 무아지경에서 벗어나 서서히 현실로 돌아오던 그녀에게, 그가 물어왔다. 춤 더 추겠느냐고. 그렇게 묻지 않아도 지금도 스텝을 옮기며 춤을 추고 있는데 말이다. 여전히 그녀의 허리를 굳게 붙들고 춤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를 보면서 그녀는 가볍게 말했다.
"미련하긴. 축제 내내 춤을 추면 다른 걸 못 하잖아요. 축제 기간에만 열리는 거나 먹을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 건 하나도 안 즐길 셈인가요?"
이 남자, 아무래도 여기가 처음인가보다. 그도 그럴게 작년에도 있었다면 그녀가 기억을 못 할 리가 없었다. 매년 춤을 출 때만큼은 꼭 참여했었으니까. 춤추는게 이 축제의 전부라고 생각한 듯한 그를 이대로 보내기엔 아쉽다고 할까, 모처럼이니 그녀가 안내를 좀 해줄까 하는 기분이 살짝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음악이 바뀐 시점에서 춤을 끝내고 돌아갔을텐데. 어쩐지 오늘은 조금 더 있고싶은 기분이었다. 그가 함께 어울려준다면.
"...전 이만 뭐라도 마시러 갈까 하는데. 그쪽은 어떡할래요?"
하지만 생각만으로는 되는게 없는 법이다. 얼마간은 그를 따라 스텝을 밟다가, 태연한 척 은근슬쩍 말을 던져보았다. 어차피 표정은 가면이 가려주니 그의 대답을 살피는 눈빛이 보일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와 맞잡은 손에 힘이 아주 살짝 들어갔다는 건 그녀가 미처 깨닫지 못 한 부분이었다. 그가 눈치챌지는 미지수였지만.
//기운 좀 차렸으니 저녁 해먹고 올게요. 한다고 해도 어제 먹고 남은 피자 데워먹는거지만. 알렌주도 맛저해요. -
50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NSymh6qBIs) 2021. 3. 14. 오후 8:29:07얼마나 춤을 즐겼던 것일까, 노래가 끝난 줄도 모르고 몸을 움직이려던 그는, 여성의 말에 그제야 노래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얼마나 무아지경으로 빠지게 된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집중했던 그는 그제야 스탭을 밟던 것을 멈추곤 숨을 내쉰다. 아쉬웠다. 너무나도 즐거웠으니까. 아마도 수도에 오고 난 후 이렇게 즐거운 것은, 린포르와의 임무를 제외하곤 처음이 아니었을까.
" ... 그것도 그렇네요. 노래가 끝났다는 걸 방금 깨달았어요.. 생각보다 꽤나 집중한 모양이에요. "
여운이 남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여성의 말에 답한 알렌은 쓴 미소를 머금은 체 말한다. 여전히 춤을 출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고 있던 알렌은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어쩌지, 가볍게 에프터를 청하는 것이 좋은걸까. 선배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나왔던 그였지만, 여자경험이라곤(?) 린포르를 대한 것이나, 어릴때부터 같이 자라온 고향의 소꿉친구들이 끝이었기에 여성을 눈 앞에 둔 체 망설이고 마는 알렌이었다.
" 무대도 끝이 났으니 저도 한잔 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
은근슬쩍 말을 건내는 여성 덕분에, 알렌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은 성장한 눈치로 깨닫고는 망설이는 기색 없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춤으로 생겨난 열기를 식히는데는 한잔의 술이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뭐, 이후로 춤의 열기보다도 더 뜨거운 열기를 낼 사람들도 많았겠지만, 적어도 그는 거기까진 생각이 미치지 않은 모양이었다. 왠지 살짝 힘이 들어간 듯한 맞잡은 손을, 린포르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쥘 때처럼 부드럽고 공손하게 고쳐잡는 알렌이었다. 묘하게 느낌이 익숙했지만, 린포르에게로 생각이 미치지 않는 것은 설마 하는 마음이었겠지.
" 그러면 제가 에스코트를 해드릴테니, 어디로 갈지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제가 이 근처는 그리 밝지 못한지라.. "
이런 여성을 곁에 두고 길을 해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지 못하다는 것 정도는 알렌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알렌은 솔직하게 자신이 이 근처의 지리에 밝지는 않다는 것을 미리 밝히곤, 함께 갈 장소를 추천해달라는 말을 건냈다. 되도 않는 허세를 부렸다간, 지난번의 린포르가 아프게 만들었던 것처럼, 이 여인도 자신이 무언가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긴 했지만.
" 자, 그러면 제게 잠시 시간을 빌려주시지요, 아가씨. "
가볍게 예를 취해보인 알렌이 잘 부탁한다는 듯 말을 하곤 눈을 마주하며 웃어보였다. -
51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후 9: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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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알렌주 ◆SGoz6QxvHE (ZhctrZNlEw) 2021. 3. 14. 오후 9:57:48( 빼꼼 한 린포르주를 꼬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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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린포르 - 알렌 (WY3LPGg5Bk) 2021. 3. 14. 오후 10:46:24스텝을 멈춘 그는 그래도 좀처럼 허리를 놓지 않았다. 몸을 맞댄 채로 말을 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생각했다 .보통은 허리부터 놓고 얘기하지 않나, 축제만 처음이지 사실 엄청난 호색한이 아닐까, 하는 당사자 들으면 엄청 억울할 생각들이었다. 그래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런 생각은 실례이지 싶어 그저 서투른가보다 하고 넘기기로 했다. 어차피 그녀도 그랬으니까. 여유로운 척 먼저 말을 건네긴 했지만 말이다.
"집중했으면 그럴 수 있죠. 애초에 그런 춤을 추면서 딴 생각을 할 만큼 여유로워보이진 않았지만요. 만약 그랬으면 여기서 당신 발을 밟고 가버렸을거에요."
간만에 기분 좋게 춤을 춘 탓일까, 아니면 그 덕일까. 앳된 소녀 같은 말투는 누가 들어도 기사단장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낯선 남자에게 안겨있으니 약간 어색한 듯 부끄러운 듯 하면서도 가면이 있으니 대담하게 재잘대었다. 어차피 오늘이 지나면 다시 볼 일 없는 사람이기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아는 사람에게는 절대 이러지 않을테니까. 그녀는 손을 고쳐잡은 그가 순순히 이곳을 잘 모르는 걸 밝히며 목적지를 알려달란 말에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되돌리곤 당돌하게 되받아쳤다.
"갈 곳도 가는 길도 제가 안다면, 오히려 제가 에스코트 하는게 될 거 같은데요. 떨어지지 않게 잘 따라오기나 해야겠네요. 놓치면 두고 갈거니까요."
그녀가 하는 말들은 꼭 철없는 아가씨가 할 법한 소리들이었다. 춤을 출 때도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말하고 고쳐잡은 손을 한번 꼭 쥐어본다. 체구가 다르니 손의 크기도 다른게 당연한데, 이 사람의 손은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 살짝 든다. 장갑을 끼고 있으니 위화감 같은게 들기도 하지만. 그저 기분 탓이겠거니 여기며 광장에서 이어지는 거리들을 슥 둘러본다. 대략 네갈래로 나뉜 거리들을 보고 한 곳을 정한 뒤, 그쪽을 향해 먼저 한걸음 내딛으며 말했다.
"갚지도 못할건 빌려달라고 하는 거 아니에요. 늦게 가면 다 팔릴지 모르니까 어서 가요. 춤 때문에 목 마른 사람은 우리만 있는게 아니라구요."
입가라도 보이는 그와 달리 그녀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데다 눈도 미묘하게 보일듯 말듯했다. 그래서 표정은 보이지 않아도, 들뜬 기운이 담긴 목소리나 생기 넘치는 걸음걸이 등등이 그녀의 기분이 좋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치마의 트임 사이로 다리가 살짝 보이거나 힐을 신은 발이 보이거나 했지만 지금만큼은 전혀 개의치 않고 축제의 인파 사이로 섞여들었다.
"아. 이거 작년보다 사람이 늘어난 거 같네요. 규모가 커져서 그런가? 당신은 운이 좋네요. 올해는 폐ㅎ... 왕님이 은혜를 내려주셔서 좀더 성대하게 열렸거든요."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를 부딪히지 않게 나아가면서, 그런 잡다한 이야기들을 드문드문 꺼내었다. 평소에 말을 아끼는 것에 대한 반동인지 이런 기회가 생기면 어쩐지 말이 늘어나게 되버린다. 그러다 신분을 들킬만한 말이 나올라 치면 퍼뜩 말을 고치긴 했지만.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겠지, 설마? 가면 속에서 힐끔 그를 보고 걱정 안 해도 되겠지 하며 어느 한 가게로 다가간다. 이미 몇몇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는 그곳은 그가 예상한 술집..이 아니라, 잘게 갈은 우유얼음 위에 시럽과 과일을 얹어주는 일종의 디저트를 파는 곳이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벌써 줄이 저만큼이나 있네. 춤춘 다음에 갈증 푸는데 저만한게 없단 말이에요. 빨리 빨리, 지금 줄서도 기다려야 한다구요."
안타까운 목소리로 재잘댄 그녀는 마주 잡은 그의 손을 단단히 잡아 끌며 한시라도 빨리 그 줄에 합류하려 했다. 하지만 아직도 앞에는 인파가 남아있어서 그리 금방 가지는 못 할 듯 보인다. 서두르지 않아도 가게가 도망가거나 하진 않을텐데, 한걸음이라도 더 빨리 가고싶은지 손을 쥐었다 풀었다 하며 그녀가 얼마나 그것이 먹고 싶은지를 다 티내고 있었다.
//(답레 들고 안겨서 골골송 on) -
54 알렌주 ◆SGoz6QxvHE (NSymh6qBIs) 2021. 3. 14. 오후 11:00:36답레 쓰느라 고생했어, 린포르주 😘 (골골송 하는 린포르주 부비적대기) 지금은 할 건 다 하구 늘어졌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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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후 11:10:53고생은요. 주고받는거에 고생이랄게 어딨겠어요. (부비부비) 푸욱 늘어진 건 아니지만 느긋하게 있기는 해요. 알렌주랑 노닥거릴 체력은 남겨뒀으니까 괜찮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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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알렌주 ◆SGoz6QxvHE (w0Y/REZd4Q) 2021. 3. 14. 오후 11:13:23(우물우물)(??) 느긋하게 있다면 다행이야. 주말은 지나가지만 린포르주와 보낼 시간은 아직 남았지! 내 체력도 넉넉하다 이거야~! 😘 그나저나 린포르의 저런 모습은 또 색다른걸. 앳된 모습은 역시 나이가 나이라는건가 싶기도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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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후 11:23:02(먹히는중)(?) 꼭 주말이 아니어도 같이 있을 수 있으니까 시간이 가는게 그렇게 아쉽지만도 않지만요. 😚 가면으로 얼굴을 싹 가렸으니까 평소처럼 내숭(?) 떨 필요가 없잖아요. 호호. 언젠가는 가면 없이 알렌 앞에서 저러는 날이 올지도, 안 올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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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알렌주 ◆SGoz6QxvHE (vJjkSVQUKI) 2021. 3. 14. 오후 11:28:06(달콤한맛)(??) 하긴 그렇네~ 주말에만 볼 수 있는거면 피눈물 흘리고 있었으리도 몰라 😂 평소엔 내숭(?)이라는건가 ㅋㅋㅋㅋㅋ 무슨 모습이든 팔방미인이지만 말이야. 안 온다면...뭐, 알렌이 애교를 부려서라도 보려고 하지 않을까 😁 알렌... 엄청 노력할 것 같은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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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후 11:36:56알렌이 애교부리면 린포르도 저도 성불해버릴지 모르니 조심하세요. 가버리면 못 보잖아요. 🤗 내숭이라면 내숭이죠. 어쨌거나 그런 척 하고 있는거니까. 그런만큼 들켰을 때 반응도 상당하겠지만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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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알렌주 ◆SGoz6QxvHE (KO.YKyV6V2) 2021. 3. 14. 오후 11:39:39린포르도 린포르주도 성불하면 곤란해... 내가 못 가게 꼭 잡고 있을거야. 린포르는 알렌한테 맡겨두고.. 😋 아하하, 들켰을 때 반응...기대만발이야. 그나저나 따지고보면 린포르랑 알렌, 둘 다 못 보는구나, 이번엔 안되는구나 하면서도 어지간한건 다 해보는 중이구나 ㅋㅋ 😂 이것은 지켜보고 있는 두사람이 개입한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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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EbZnnVQPKs) 2021. 3. 14. 오후 11:50:05" 하하, 그래도 그러지 않았다는건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말 아닌가요? "
알렌은 의외로 앳된 여성의 말에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리며 능청스럽게 말을 돌려준다. 그녀의 말마따나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발을 밟아버리고 가버렸을텐데, 이렇게 자신과 붙어있는 것을 보면, 그의 실력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증거가 있는 것과도 같았다. 재잘거리는 여성의 모습은 왠지, 린포르와는 거리가 있었기에, 그녀도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품었지만 이내 되돌아오는 당돌한 말에 헛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 하아.. 의외로 말괄량이 기질이 있는 분이었네요. 춤을 출 때는 몰랐는데. "
어느 쪽이 진짜 모습인건지 궁금하네요, 알렌은 그렇게 덧붙이며 자신의 손을 이끌고 나아가는 여성을 놓치지 않게 뒤따라가기 시작했다. 그 걸음걸이는 그저 평범한 여성이라고 하기엔 힘도 넘치고, 능숙한 몸놀림이었다. 과연 눈 앞의 여인은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품으면서도 종종 사람에 부딪치는 일이 생겼기에, 잡생각은 잠시 뒤로 하고 열심히 여성을 따라 나아가는 알렌이었다.
" 왠지... 사람이 들었던 것보다 많고, 축제도 크게 열린다 했어요. 역시 애써서 나온 보람이 있달까.. "
당신과의 춤도 마찬가지구요. 알렌은 그말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이내 입을 다문다. 너무 말이 많은 남자는 별로일테니까. 그래도 재잘재잘 말을 걸어오는 여성의 말에 능숙하고 여유로운 목소리로 대꾸를 해나갔다. 중간중간 왠지 기사들끼리 쓸법한 단어들이 튀어나오는 것은 그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고, 조금은 의아함을 품게 만들었다. 그덕분인지 맞잡은 손의 감각이 더욱 더 낯설지 않은 느낌을 받는 알렌이었다. 여전히 이 여성이 누군지 확실히 갈피를 잡진 못했지만.
" 이런 건 제가 또 자신이 있거든요. 자, 잘 따라와요. "
알렌은 인파가 남아있어 나아가는 것이 더딘 여성의 다급한 말과 몇번이고 손을 쥐었다 풀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곤, 더이상 안절부절 하지 말라는 듯 손을 든든하게 쥐어주곤 망설임 없이 앞장서기 시작한다. 그의 덩치와 좋은 요령이 겹쳐져, 린포르 보다 더 빠르게 인파들을 뚫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린포르가 나아가는 것이 물 흐르듯 지나가는 것이라면, 알렌이 나아가는 것은 거대한 마차가 길을 만들며 나아가는 것과 비슷했겠지만. 어떻게든 서둘러 가게 앞에 도착한 알렌은 운이 좋게도 줄이 적은 가게에서 여성이 원하던 디저트를 자신과 여성의 몫 두개를 구매해선 건내준다.
" 자, 당신이 바라던 것이 이것 맞죠? 그나저나 뭔가 마시러 간다고 하더니 이런 디저트를 고를 줄은 생각도 못 했네요. "
뭐, 순수해보이는 것이 귀엽긴 합니다만. 알렌은 그렇게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성숙해 보이는 몸과 정렬적인 춤을 추던 여성이 디저트 하나를 먹기 위해 이렇게 애를 써서 달려왔다는 것이 그야말로 반전매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왠지 이런 귀여운 모습은 린포르를 떠올리게 했다. 그러고보니 린포르는 레몬크림 파이를 좋아하지 않았던가.
" 이것만 먹긴 그러니, 다른 디저트도 맛보러 가는 것 어떻습니까... 예를 들면, 파이 같은거 있지 않습니까? 레몬크림 파이라던지. 그런 곳도 알고 계시다면 이렇게 된거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
길을 모른다는 건, 이미 포기 해버린지 오래인지. 능청스럽게 다음 코스로 안내를 해달라는 듯 말하는 알렌이었다. 이 여성이 레몬크림 파이 같은 것을 파는 곳을 안다면, 린포르가 즐길 수 있게 조금은 사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물론 다른 여성을 눈 앞에 두고 린포르를 생각하는 것이 두사람 모두에게 뭔가 예의는 아니라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
62 린포르주 (WY3LPGg5Bk) 2021. 3. 14. 오후 11:50:13이거가 안 된다고 저거도 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요. 아쉬움을 다른 걸로 달래는 것도 일종의 방법 아니겠어요? 😉 그게 설마 생각하던 서로일 줄은 꿈에도 모르겠지만. 살짝살짝 기시감은 들지만 아직 눈치채려면 멀었죠. 🤭 상황 하나하나가 너무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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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X9yF.XyoDU) 2021. 3. 14. 오후 11:54:34맞아맞아, 지금 상황 자체로도 재밌어서 앞으로 진행되는게 기대돼 ㅋㅋ 😘 알아차린 후에 두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지, 모든 것이 마무리 되고 숙소로 돌아가서 어떻게 행동할지 그런것도 궁궁금하고 말이지 😁 왠지 자주 상상되는게 은근히 철없는 행동을 한 알렌이,린포르에게 조곤조곤 추궁당하고 혼나는 모습이 떠올랐어. 막 대형견들이 사고 치고 혼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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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전 12:04:15좋아, 과감하게 나간게 오히려 티가 안 난다. 음, 아마도..? 😆 이후의 반응은 미리 예상하기보다 역시 돌려가며 확인해야 제맛이죠. 사실 어떡할지 정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흠흠. 알았어요. 조곤조곤 추궁당하고 싶은거군요. 잘 기억해뒀다가 알렌이 사고를 치면 꼭 그렇게 해줄게요. 😁 혼낸 다음에 당분간 데이트는 없다던가 각방이라던가(?) 하면 어떨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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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알렌주 (qbHGtYerWQ) 2021. 3. 15. 오전 12:08:56물론 정하자는건 아니구 알렌주의 상상의 나래야 😁 알렌..미안!!!!🤣 데이트는 없다던가 각방이 없다던가 라면.. 육탄애교(??) 라던가 울먹거린다거나(??) 막 완전 울적해져서 누가 봐도 저녀석 저거 또 혼났구만 할 정도의 모습으로 돌아다닌다거나.. 막 수염도 안 깎고 퀭해져 있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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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전 12:15:08육탄애교는 한번 보고싶네. 😆 반응 너무 예상대로인데요? 알렌 역시 귀여워. 🥰🥰 온종일 시무룩해져서 다니는거 눈에 자꾸 보이면 진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풀어줄거 같긴 해요. 또 잘못하면 그땐 얄짤없다고 하면서 쓰담쓰담 해주거나 뽀뽀해주고 다음 휴일에 데이트 가요, 하겠죠. 남들에겐 차가워도 애인에겐 한없이 무른 사람이 되어버릴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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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알렌주 (Z9HaPjS45o) 2021. 3. 15. 오전 12:28:16육탄애교... 막 집무실이나 숙소 어떻게든 밀고 들어가서 마구 껴안고...😊 아하하, 진짜 착해~ 알렌도 그럴때마다 얌전히 조심하겠다고 하고 말 잘 듣는다고 할거야 ㅋㅋ 하지만 늘 그렇듯.. 인간은 실수를 반복하니 잘 될지는 모르지만.. 남자는 철이 늦게 든다고도 하고..🤣 그래도 덩치에 안 맞게 귀엽게 구는 건 확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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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전 12:32:19오호. 막무가내로 집무실이나 숙소에 가려고 하면 도움의 손길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갑자기 들어가면 당연히 린포르도 놀랄테니까 그 반응을 보고 즐기려는 자가 한명쯤은 있을테니까요. 🤗 남자는 몇살을 먹어도 애라고도 하던걸요. 귀엽게 구는게 린포르 한정이면 얼마든지 봐줄 수 있어요. 만약 다른 사람한테도 한다? 그럼 전쟁이지. 그럼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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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알렌주 (kNdTTkP/Yc) 2021. 3. 15. 오전 12:35:41부단장이 왠지 유력후보가 될 것 같은데 😆 아, 궁금한게 생겼어! 린포르는 후각 같은게 예민한 편일까? 😁 아직 안 정했다거나 모르겠으면 어쩔 수 없지만, 알렌이 의도치 않게 다른 여자의 향기를 달고 온다거나 하면 금방 알아차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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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전 12:46:31부단장이 그랬다간 후폭풍이 장난 아닐텐데 말이에요. 기사단에 피바람이 불지도..(?) 후각이라. 댕댕이급으로 예민한건 아니지만 좀 예민하다, 정도는 되겠죠. 평소엔 안 그런듯 보여도 알렌에게서 다른 여자의 향이 나는 건 귀신같이 알아챌거에요. 그만큼 신경을 기울이고 있기도 할테니까. 향이 진한가 옅은가에 따라서 조용히 물어볼지 화를 낼지 하는 반응의 차이도 있을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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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알렌주 (KIXXR3mSZo) 2021. 3. 15. 오전 12:54:18피바람...피바람... 부단장님은 잠시 물러가주세요.. 잘못했습니다..🤣 귀신 같이 알아채는 린포르.. 왠지 귀엽다. 평상시엔 도도한 표정을 하고 있는데 그와중에 알렌 향기 체크하고, 낯선 향이 섞여있으면 부들거릴 것 같아. 다른 기사들 있으면 말 못 하고 있다가 단 둘이 되면 바로 취조모드로 들어갈 것 같구 ㅋㅋㅋ 😆 알렌은 막 그냥 레몬크림 파이만 사러갔다가 기다리던 손님에게 어떠다 묻은 향기인데 막 취조 당하니까 파이 들고 다급하게 해명하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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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전 1:14:00의식하고 체크하기보다 끌어안거나 가까이 갔을 때 무의식적으로 느낄 거 같아요. 이것저것 섞인 향 속에서 여자 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나 할까요. 🤔 파이 사러 갔다가 그런거면 그냥 바로 풀어지죠. 잘했다고 칭찬도 해줄걸요. 뒹굴다 온 수준만 아니라면야 잠깐 예민하고 말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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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알렌주 (af2mB8j7ow) 2021. 3. 15. 오전 1:17:40근데 이부분은 알렌도 마찬가지일거라. 릭을 대하는 것만 봐도..😊 벌써부터 조금 보여준 느낌이라 부끄럽네. 뒹굴다 온 ㅋㅋㅋㅋㅋㅋ 알렌이 여자를 꼬셔서 뒹굴 수 있긴 할까...🤔 사실상 힘들겠지만 ㅋㅋㅋㅋㅋ 뭐, 미래의 일은 알 수 없는 법이니..가벼운 에피소드 소재는 될 수 있을 것 같긴 하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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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전 1:34:35알렌이 나서서 여자를 꼬실만한 상황은... 선배 기사들과 술마시다가 술김에 실수로...? 하지만 린포르는 실수라도 안 봐준다. 일단 누가 알렌에게 술을 이만큼 멕였느냐부터 조진다. 😎 이런 것도 일상 of 일상적인 소재로 쓸만할거 같아요. 은근 재밌을거 같은데. 결과가 각방쓰자만 아니면 되겠죠. 🤗 그러고보니 둘이 술버릇이나 주량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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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알렌주 (RLopAWbtmk) 2021. 3. 15. 오전 1:38:03ㅋㅋㅋㅋㅋ 조진다는 말을 보니까 린포르가 눈에 불을 켜고 숙소에 쳐들어 갈 것 같은 모습이 떠올랐어 ㅋㅋㅋ😆 맞아, 꼭 일상이 큰 스토리가 있거나 할 필요 없으니까 중갘중간 사소한 일상 같은 것도 넣어보면 좋을 것 같아. 우리 첫 일상이랑 두번째 일상도 사소한 이야기였구 😁 알렌은.. 덩치 값은 못 하는 편? 사실 여태껏 많이 마셔야 맥주 한잔 정도나 마시고 말아서 자기 주량을 모르는데 은근 잘 못 마시는 편이라... 어쩌면 조진다 모먼트가 나올 것 같기도... 막 선배들이 억지로 마셔서 결국 알렌이 탈이 나서 의무대에 입실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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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전 1:47:05손에 훈련용 목검 들고 숙소 쾅 열어젖힌 다음에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이 다음은 스포방지! 😆 선배들이 자꾸 마셔야 술도 느는거다 뭐 그런 걸로 먹일거 같네요. 그렇게 알렌이 쓰러진 사이 기사단 숙소에는 피바람이 불고... 알렌에게도 잔소리는 쬐금 할거에요. 못 마시는 건 거절 좀 하라고. 왜 탈나서 자기 걱정시키냐고. 🤭 린포르는 남들보다 좀 잘 마시는 편이에요. 애주가는 아니라서 가아끔 가다 독한 걸로 한두잔 마시는 정도? 힘들 땐 알콜보다 카페인과 당분을 찾는 나름 현대인(?)이라. 그래도 한번쯤 주정 부리는 것도 보여주고 그래야겠죠? 린포르 주정은...어마어마하다구요.... 히히히. 요로코롬 떡밥만 던져놓고 이만 들어가볼게요. 오늘도 정말정말 즐거웠어요. 알렌주. 우리 같이 누워서 얼른 잠들기로 해요. 응. 잘 자요, 알렌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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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알렌주 (jqNFPFdYwk) 2021. 3. 15. 오전 1:49:16무수한 떡밥으로 알렌주를 설레게 만들고 자러가다니...! 역시 알렌주는 린포르주 손바닥 위...🤣 린포르주도 편하게 누워서 푹 자자.잘자고 내일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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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린포르 - 알렌 (PRhEV7BZXI) 2021. 3. 15. 오전 5:00:57그는 그녀가 안달나하는 모습을 보며 재밌다는 듯 웃었다. 호쾌한 웃음소리는 듣기 나쁘지 않았으나 자신을 보고 그렇게 웃는다는 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녀는 잡은 손을 꼬집기라도 할까 했다. 그러나 되려 손을 더 든든히 잡아준 그는 이런데 자신이 있다며 큰소리를 치더니 정말 그 말처럼 수월하게 남은 인파를 빠져나갔다. 그의 체구가 지나간 자리는 그녀가 따라가기에 충분한 공간이 남았고, 성큼성큼 나아간 그 덕분에 장벽 같던 인파를 빠져나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인파에서 벗어나기 무섭게 가게로 간 그가 두 사람분의 디저트를 사들고 돌아오자, 그녀는 하나를 냉큼 받아들면서도 까칠하게 대꾸했다.
"마시러 간다고 하면 꼭 술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뭔가 라고 했지 술이라고 한 적도 없고. 당신이 멋대로 착각하고 따라왔으면서 말이 많네요. 그리고 취향은 존중해야 한다는 거 몰라요?"
별꼴이야. 라며 또다시 웃음을 터뜨린 그를 가면 너머에서 흘겨보다가 받은 디저트나 녹기 전에 먹기로 한다. 특수한 처리가 된 종이로 된 컵에 담긴 갈린 우유얼음과 토핑된 과일조각은 색이 고운 과일시럽이 더해져 반짝반짝하고 달콤해보인다. 같이 딸려온 종이 스푼 역시 컵과 같은 재질이어서 금방 풀어질 일은 없을 듯 하고. 먹기 위해 가면을 들려고 하다가, 순간이지만 이 남자의 앞에서 얼굴을 드러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라도 그녀를 아는 사람이면 정체를 들키는 것만큼 곤란한 일도 없을테니까. 잠깐 고민하다가 입가만 드러날 정도로 살짝 들어올리는 걸로 타협했다. 아예 안 들기엔 그가 사다준 디저트를 먹지 못 하게 되는게 왠지 아쉬웠으니까. 그렇게 입술 근처까지만 드러내고서 한입 떠먹다가, 이젠 아예 능청스러워진 그의 말에 참나,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남자면서 단 걸 좋아하는 거에요? 정말 특이한 사람이네요. 그걸 숨기지도 않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당신 뿐일걸요."
그가 그녀를 보며 웃으면서 했던 말들을 나름대로 돌려주기라도 하듯, 까칠하면서도 말에 전혀 악의는 없었다. 그저 그처럼 유들유들하고 능청스럽지 않을 뿐이지. 고개를 약간 옆으로 돌리고 디저트를 떠먹는 모습은 그에게 악감정은 전혀 없어보인다. 그것을 증명하듯 그녀는 두 사람이 걸어온 쪽과 반대쪽을 번갈아 보며 위치를 가늠해보곤, 비교적 사람이 적은 골목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는 디저트 거리의 초입이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것들이 있어요. 그 중에서도 이쪽으로 가면 당신이 찾는게 있을거구요. 파이나 쿠키 같은 걸 파니까. 이거 사준 값만큼은 안내할테니 막히면 아까처럼 길이나 터주세요."
말을 마치자마자 시간이 아깝다면서 가리킨 방향으로 휙휙 걸어가기 시작한다. 좀전과 달리 한 손에 컵을 들고 다른 손으로 스푼을 써야 했으니 그와 잡을 손은 없었다. 그래도 그녀보다 키가 크고 덩치가 큰 그를 설마 놓치겠어, 하는 생각에 또각거리는 힐의 굽소리를 내며 걸어나갔다. 그렇게 얼마간 걸어가다가, 별거 아니라는 듯 지나가는 어투로 물음을 던진다.
"그런데 왜 찾는게 레몬크림 파이에요? 여기에 딱히 유명한 가게도 없는 걸로 아는데. 뭐 고향의 맛 같은거라도 찾아요?"
정말 정말 가볍게 별거 아닌 것처럼 던진 물음이었지만 실은 그렇지만도 않았다. 그가 파이, 그것도 레몬크림 파이를 콕 집어 말했을 때, 어떤 감 비스무리한게 느껴진거다. 조금전 가면을 벗을까 말까 할 때도 들었던 감이었다. 아직까지는 혹시..라는 아주 희박한 정도에 불과했지만. 꼭 그 감 때문은 아니고 그냥 왜 굳이 그거였을까 하는 순수한 호기심도 있긴 했다. 슬그머니 던진 물음에 그가 어떻게 대답할까 기대 아닌 기대를 하면서도 한편으론 태연한 척 디저트를 떠먹으며 또각또각 걸어갔다.
//벌써 들킬 것인가, 아님 절묘하게 회피할 것인가. 😎 -
79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LCl8knNv/Y) 2021. 3. 15. 오전 9:52:32" 뭐, 딱히 이상하다고 한 건 아니지만 말이죠. 혹시 찔리기라도 한거에요? "
알렌은 자신을 흘겨보며 새침하게 말하는 여성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더니 능청스럽게 어깨를 으쓱인다. 그리곤 뭘 그렇게 발끈하냐는 듯 태평한 목소리로 답을 돌려준 알렌은 흡족하게 얼음 디저트를 먹기 시작한다. 이런 것도 있구나. 디저트에 대해선 문외한이기도 하고, 요즘 들어 누군가 -린포르-의 영향을 받아서 먹기 시작한 것도 있어서 이런 달달함에는 약해지고 마는 알렌이었다. 그만큼 어렸을 때부터 단것을 많이 먹어보지 못 했다는 증거가 될테지만. 그것을 아는 것은 몇이나 될까.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인지 입술까지 드러낸 여성의 모습엔 눈이 조금 커졌던 그는 여전히 그리 낯설지 않은 얼굴이라는 생각을 잊지 못한다.
" 남자는 단것을 싫어한답니까? 말은 하지 않지만 대부분 좋아할 것 같습니다만.. 꽤나 틀에 박힌 생각을 가지고 계신 모양입니다, 아가씨? "
까칠한 여성의 말과, 드러난 입가의 모습으로 보아 나이가 많지는 않은 것 같았기에, 알렌은 능글맞은 목소리로 린포르의 말에 답한다. 어딘가 놀리는 듯한 기분이 잔뜩 담긴 말을 돌려준 알렌은 키득거리며 디저트를 마저 오물거리기 시작한다. 여성의 추천을 받아 사먹게 된 것이지만 돈이 아깝지 않은 맛이라고 생각했다. 이것도 린포르를 사다주면 기분 좋게 먹으려나, 하는 소소한 생각도 빼먹지 않고 하면서.
" 예예, 맡겨만 주세요.새침떼기 아가씨. 제가 열심히 길을 터드리겠습니다 "
시간이 아깝다며 휙휙 걸어나가는 여성의 모습에 '곤란한 아가씨네' 하는 중얼거림을 남기면서도, 지금의 상황이 즐겁긴 한 모양인지 태연하게 웃으며 여성과 함께 나아가기 시작한다. 그래도 입구에서 보다는 사람의 수가 적었기 때문에 나아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안아 두사람은 굳이 길을 뚫거나 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나아갈 수 있었다.
" 음, 아는 사람 중에 레몬크림 파이가 꽤나 맛있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래서 맛이 보고 싶었어요. 내가 직접 찾아가서. 여유만 된다면 포장해서 더 가져가도 나쁠 것은 없겠네요. "
알렌은 두루뭉실한 대답을 꺼내며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여성이 안내를 해주곤 있었지만, 혹시 지나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인지 눈을 이리저리 굴리던 알렌은 이내 잘 모르겠는지 어깨를 으쓱여 보이며 포기하곤 앞을 바라본다. 기왕이면 성당에서 먹었던 맛이 나는 파이였으면 좋겠는데, 파이 정도는 집무실에 놓고 갈 수 있을테니까. 알렌은 잠시 입을 닫고 걷는 동안, 홀로 파이를 맛있게 즐길 린포르를 생각하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 모습은 분명 옆에서도 제대로 보였겠지.
" 아는 사람이 그걸 먹을 때, 너무 행복해 하는 것 같아서. 그 모습을 또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요. 두루두루 행복하면 좋잖아요? 뭐, 일단 그전에 우리 아가씨랑 맛을 봐야 하겠지만. 아가씨도 파이 좋아해요? 레몬크림 파이? 왠지 관심이 없는 것 같지는 않아서요. "
확실히 레몬크림 파이라는 말 하나로 이렇게 쉽게 안내를 해줄 수 있을 정도면 평상시에도 어느정도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일테니까. 옆에 있는 여성도 린포르처럼 레몬크림 파이를 좋아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 알렌이었다. 이번에도 안내 해준 감사를 파이로 해결하면 좋으려나 하는 생각을 겸하면서.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두 사람은 곧 파이를 주로 파는 가게 앞에 도착한다.
" 차 한잔 함께 하실 시간은 있으시죠? 술~은 우리 아가씨가 힘드신 것 같으니. 차로 그 빈자리를 메우는게 좋을 것 같은데. "
능글맞은 말과 함께 장난스럽게 여성의 팔을 팔꿈치로 쿡쿡 건들며 미소를 지어보이는 알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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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린포르 - 알렌 (PRhEV7BZXI) 2021. 3. 15. 오후 3:48:00"좋아하는 사람은 많아도 당신처럼 대놓고 드러내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입만 살았다는 소리 듣기 싫으면 잘 따라오기나 해요."
그와 대화를 이어가면서 문득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이 남자, 잘도 초면인 자신에게 지인인 양 불러대고 있구나, 라고. 일일히 아가씨, 아가씨 하고 부르는게 솔직히 귀에 거슬리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 거슬림은 뭐라고 해야 할까. 싫지 않은 쪽에 해당했다. 고향에서처럼 격식을 차린 호칭은 아니지만 그녀를 얕잡아보고 그러지는 않아보였으니까. 어떤 느낌이로는 그녀가 평소와 전혀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거 같기도 했다. 책임의 무게를 짊어지고 언제나 올곧게 서 있어야만 하는 기사단장이 아닌, 그저 한 명의 여자로서 이 자리에 있음을 실감나게 해주는 기분이었다.
"직접 찾아가겠다는 말 치고, 제가 없었으면 당신은 어딘가 주점에서 술이나 마시고 있었겠는데요. 길 모른다면서 잘도 여길 돌아다닐 생각을 했네요."
왜 레몬크림 파이냐는 물음에 돌아온 대답은 어딘가 둘러댄 듯한 느낌이 좀 있었다. 혹시 티가 나나 싶어 힐끔 쳐다보자 그는 가게를 찾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뭔 생각을 했는지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게 그녀에게도 똑똑히 보였다. 왜 웃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행동에 딱히 수상한 점은 없어보여서, 그냥 정말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기로 한다. 어차피 오늘이 지나면 다시 볼 일도 없는 사람이다. 가면을 쓴 지금도 그런데 가면을 벗은 뒤엔 마주친다 한들 알 수나 있을까. 적당히 그때 그때 드는 의문만 풀자고 여기며 다 먹은 디저트컵을 구겨서 길가의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다.
"디저트가 파이만 있는 것도 아닌데, 그것만 콕 집어서 좋아하겠어요? 진짜 미식가는 호불호 없이 전체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아나 몰라."
빈 손을 뒷짐지어 걸으면서 그의 물음에 대답을 해주었는데, 이건 굳이 둘러댄 대답은 아니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레몬크림 파이는 릭이 만들어준 것에 한했으니까. 독특한 비법이 들어간 그 파이는 시중에서 절대 찾을 수 없는 맛이라 더 그랬다. 그만큼 그 파이로 구슬려진 적도 숱했지만. 뜬금없이 든 옛 생각에 피식, 하고 웃자 드러난 입매가 살짝 올라간다. 릭이 수도에 있는 동안 만들어달라고 해야겠다 생각하며 걷다보니 제법 이름 있는 파이 가게 앞에 도착했다. 안내만 해주기로 했으니 그녀는 이제 그만 갈까 했는데, 이 남자, 조금 끈질긴 구석도 있었나보다.
"누가 술 못 마신다고 그랬어요? 못 마시는게 아니라 안 마신거라구요. 아까는. 게다가 우리 아가씨라니, 초면인 사람한테 무례하네요. 당신."
그가 콕콕 찌르는 팔을 휙 피하고 옆으로 한걸음 떨어지기까지 하며 까칠하게 대꾸한다. 어느샌가 우리 아가씨가 되어버린 호칭에 태클도 확실히 걸어주면서. 하지만 그런 서스럼없는 남자의 모습이 어딘가 호감이 갔다. 입가 뿐이지만, 한번씩 보이는 미소도 괜찮은 느낌이었고. 이런 사람이라면 차 한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금방이라도 가버릴 듯이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던 그녀는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돌아보면서 작게 종알댔다.
"이대로 두고 가면 미아가 되서 불평할지 모르니까, 제대로 먹고 나가는 길까지 알려주고 가는 걸로 할게요. 그 값은 확실히 받을거니까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요."
선의를 베풀기로 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도 도리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런 것 뿐이라고 말한 그녀는 먼저 그 가게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제법 오래 장사를 한 곳인 듯, 손때가 탄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유리케이스 안에 각종 파이와 타르트, 쿠키들이 종류별로 나뉘어 있는게 가장 눈에 띌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부가 넓어 손님이 몇몇 있음에도 두 사람이 앉을 자리 역시 충분해보이고. 먼저 들어간 그녀는 유리케이스 앞에 서서 뭘로 할지 고르고 있었다. 그 중에는 물론 레몬크림 파이도 있었지만 성당에서 먹었던 것과 색과 모양이 다름을 그도 알 수 있을 터였다.
"방금 단 걸 먹어서 연속으로 단 건 좀 물릴 거 같으니까.. 베리타르트에 다즐링이면 딱이겠네. 당신은 어떡할래요? 여기 있긴 해요. 레몬크림 파이."
역시 숙련자답게(?) 빠르게 고른 그녀는 그를 향해 케이스 한켠에 자리한 그것을 가리켰다. 오긴 왔지만 먹을지 말지는 그가 정할 일이니까. 그가 찾던 것만 알려주고 별 말은 하지 않은 채 다른 걸 구경이나 하고 있었다. 그러다 다 고르면 빈 테이블 하나에 자리를 잡았겠지. 비교적 창가에 가까운 자리로 말이다.
//생각해보니 지금 알렌은 린포르를 다른 여자로 생각하고 어울리는 건데... 이거 나중에 트집 잡힐지도 모르겠는걸요. 알렌이 린포르한테 당신 뿐이라던가 말하면 제가 아니어도 다른 여자랑 잘 놀던걸요, 라고 한다던가. 😁 -
81 알렌주 ◆SGoz6QxvHE (R5NbEUg8B6) 2021. 3. 15. 오후 4:00:45어서와, 린포르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 듣고 알렌 식은땀 뻘뻘 흘릴 것 같은데 ㅋㅋㅋ 아 벌써부터 안색 창백해져서 어쩔 줄 몰라하는게 보이는 것 같다 ㅋㅋㅋㅋㅋ 😁 좋은 오후야, 린포르주! 오늘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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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알렌주 ◆SGoz6QxvHE (LCl8knNv/Y) 2021. 3. 15. 오후 4:03:53그나저나 릭이 해준 것만 좋아하는거면....알렌이 사다주면 이게 뭐야, 윽 😐 하는건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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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후 4:08:10이게 뭐야 윽, 은 아니고. 그냥 사다줬다는 그 자체로 좋아할거에요. 몰래 갔다놓으면 누가 놓은건지 모르니까 일단 먹기는 하겠지만 왠지 찜찜...할거고. 🤭 알렌 반응 귀여우니까 나중에 꼭 해봐야지. 히히. 오늘은 평소보다 살짝 바쁜 느낌이네요. 역시 월요일이라 그런가. 🤔 알렌주도 좋은 오후 보내고 이따 저녁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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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알렌주 ◆SGoz6QxvHE (2bWrVQpHj.) 2021. 3. 15. 오후 4:22:15" 뭐어... 대신 몸이 고생했겠죠. 모르면 고생해야지... "
알렌은 둘러댄 자신의 말에 눈을 깜빡이다, 별로 특별한 대책은 없었다는 듯 가볍게 어깨를 으쓱여보인다. 수도에 처음 왔을 때도 길을 몰라서 열심히 움직이는 것으로 해결했으니까. 무식하지만, 그래도 확실한 방법이긴 했다. 시간이 좀 걸린다는 건 둘째 치고선 말이다. 겸사겸사 자신이 먹어치운 컵도 여성이 던져버린 쓰레기통에 손쉽게 던져 넣고선 느긋하게 린포르의 뒤를 따라간다.
" 꼭 뭔가를 맛보는데 미식가니 뭐니 붙일 필요가 있나요. 그냥 있는 그대로 즐기면 되는거지. 안 그래요, 미식가 아가씨? "
알렌은 뒷짐을 진 체 걸어가며 자신의 말에 대답한 여성에게 능청스런 대꾸를 돌려준다. 미식가니 뭐니, 그의 삶에선 그럴 여유 같은 것은 없었다. 맛을 생각하면 못 먹을 것이 수십가지 였지만 주어진대로 먹지 않으면 그는 분명 여기 살아서 서있을 수 없었겠지. 평민의 삶이란 그런 것이다. 그것도 수도에 살고 있는게 아닌, 머나먼 변방의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알렌은 일단 먹을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 미식가들처럼 하나하나 골라서 먹을 필요는 없지 않나 싶었던 알렌이었다. 그도 앞으로 몇번이고 제대로 된 것들을 먹게 된다면 생각이 조금은 바쁠지도 모르지만. 그와중에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미소를 짓고 있는 여성을 보며 역시 '레몬크림 파이'에는 뭔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알렌이었다. 왠지, 저 미소가 그리 오래 되지안은 기억속에 남아있는 듯한 기분은 이상했지만.
" 아가씨한테 아가씨라고 하지, 뭐라고 부릅니까. 부인이라고 하는 건 너무 나이들어 보이고, 그렇다고 어린 아이도 아닌 것 같으니 아가씨라고 부르는거죠. 좋은게 좋은거라고~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맙시다. 이름을 알려주진 않을 것 같으니. "
알렌은 자신이 콕콕 찌르는 팔을 피하며 까칠하게 대꾸를 하는 여성에게 웃음을 터트리며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아무튼 자신에게 등을 돌린 여성이 다시 자신을 돌아보길 기다리던 알렌은 다시 뒤로 돌아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눈치채곤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예예~ 우리 아가씨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야 감사할 따름이지요. 자아~ 모시겠습니다~ "
작게 종알대곤 안으로 먼저 들어가는 여성에게 능글맞게 반응을 돌려주곤 그 뒤를 따라 들어간다. 먼저 들어간 여성을 따라, 안으로 들어간 알렌은 자신의 눈에 들어온 레몬크림 파이가 지난번 맛을 보았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었다. 어라라, 하는 표정을 지어보인 알렌은 고민스러운 듯 팔짱을 낀 체 진열장을 바라본다. 이름들은 하나같이 생소했다. 아마도 살면서 제대로 맛도 봐본 적 없는 것들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래도 일단 아는 것은 그것 밖에 없었기에 레몬크림 파이를 주문한 그는 여성이 자리를 잡으러 간 동안 커피 두잔과 주문한 것들을 받아 자리로 향했다.
" 자, 주문하신 베리타르트와 다즐링 나왔습니다, 아가씨. "
알렌은 자신몫의 레몬크림 파이와 아무거나 고른 커피가 담긴 쟁반과 여성의 쟁반을 놓아주며 웨이터처럼 장난스럽게 말을 하며 반대편 자리에 털썩 앉는다. 춤을 한껏 췄던 몸은 달궈졌던 것이 식어서 그런지, 조금 무거워진 것만 같았다. 알렌은 커피를 한모금 마시곤 생각보다 씁쓸한 맛에 잠시 얼굴이 굳어질 뻔 했지만, 가면 때문에 그것을 보여주지 않을 수 있었다. 입가가 굳는 것은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레몬크림 파이도 포크로 작게 잘라서 맛을 본 알렌은 왠지 눈이 커져선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 .... 이런 맛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네... "
한조각 더 잘라서 입에 넣은 알렌은 턱을 괸 체로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다 물끄러미 여성을 바라본다. 그러더니 먹기 좋게 한조각을 잘라선 조심스럽게 여성에게 건낸다.
" 미식가 아가씨, 이거 레몬크림 파이 맛이 맞아요? 뭔가.. 내가 먹었던거랑 맛이 조금 달라서.... 잘못 받아온건가 싶은데. "
자신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레몬크림 파이의 단맛은 훨씬 달콤했고, 깔끔했다. 그것이 릭의 솜씨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체, 자신이 잘못 받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여성의 도움이 받고 싶은 모양이었다.
" 제가 사주는거니까 그정도는 해줄 수 있죠? " -
85 알렌주 ◆SGoz6QxvHE (7KDfyUASyo) 2021. 3. 15. 오후 4:23:46아마 그냥 가져다 두진 않을거야. 서툰 글씨체로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고 적어두고 갈걸 😂 아하하, 린포르주가 알렌 귀여운 모습 보는 걸 좋아하는 것 같네 ☺ 응응 저녁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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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알렌주 ◆SGoz6QxvHE (bqz/bKPda2) 2021. 3. 15. 오후 7:32:47저녁 먹고 갱신 😊 배부르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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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린포르 - 알렌 (PRhEV7BZXI) 2021. 3. 15. 오후 7:51:44그녀가 한껏 털을 세운 고양이처럼 까칠까칠하게 반응해도 이 남자는 그 정도는 귀엽다는 듯이 반응해온다. 말 한마디나 행동 하나에 반응이 천지차이던 누구와는 다르게 말이다. 무심코 그런 생각을 하다가, 자신이 지금 누구에게서 누굴 비쳐보는지 깨닫자 속으로 흠칫 놀랐다. 알렌이라면 어땠을까, 라니. 여기서 왜 갑자기 그의 생각이 나느냔 말이다. 그녀는 그게 은연중에 받고 있는 어떤 감 때문이란 걸 눈치채지 못 한 채 스스로를 한심하다고만 여겼다. 타인에게서 그를 비쳐보려 하다니, 실례도 정도가 있지, 라고.
'처음부터 춤만 추고 갈 걸 그랬나.'
그가 팔찌를 보이며 말을 걸어왔을 때, 솔직히 고민을 안 한건 아니었다. 너무 오래 있다가 정체를 들키거나 하면 곤란했으니까. 하지만 최근에 쌓인 스트레스가 너무 극심했던 탓인지 평소의 그녀라면 안 할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춤 뿐만 아니라 에프터를 넌지시 권유한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호기롭게 택한 만큼 오늘은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셈이었는데 어째서인지 이상한 기분이 들고 옆에 없는 사람 생각이 나고 그런다. 왜일까. 무엇 때문일까. 알듯 말듯 가닥이 잡히지 않아 기묘한 기분만 이어진다.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주워넘기고 있으니 성큼 다가온 그가 그녀의 앞에 쟁반을 내려놓았다. 그녀가 고른 베리타르트와 부드러운 향이 나는 다즐링 홍차가 앞에 보이자 그녀는 그 때까지 하고 있던 생각을 끊고 찻잔에 손을 뻗었다. 맛있는 걸 앞에 두고 한눈을 파는 것 또한 예의가 아니지.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일단 그가 산거니 인사를 한 후에 차를 한모금 마신다. 타르트도 작게 잘라 입에 넣는다. 생각했던 그대로의 맛이라 제법 만족스러워졌다. 그녀가 망설임 없이 메뉴를 고를 수 있었던 건 이곳에 가끔 오기 때문이었다. 어느 요일에 뭐가 나오는지 알고 있는게 가끔인지는 모르겠다만. 어쨌거나 처음부터 여기로 오려 했던 건 오늘 나오는 메뉴 중에 레몬크림 파이가 있는 걸 알아서였다. 당연하게도, 그 맛이 그녀가 좋아하는 맛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기에 딱 한번을 빼곤 먹은 적이 없었다. 그래도 그건 어디까지나 그녀의 취향이니까 그는 어떨지 몰라서 들어온건데. 반응을 보니 그가 찾는게 아닌 모양이었다.
"거기 분명히 써 있었잖아요. 레몬크림 파이, 라고. 당신도 주문을 그렇게 했을거고."
딱 봐도 샛노란 크림이 파이지 사이에 그득한게 레몬크림 파이가 아닐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여기 점원이 잘못 주는 실수를 했을 리는 없고. 그냥 그가 찾는 맛이 아니었나보네 생각하며 그녀의 타르트를 한입 먹는데, 그가 먹어봐달라는 듯 잘라낸 조각을 내밀었다. 당연히 그녀의 입에 안 맞는 맛이라 싫다고 하려 했지만 그의 말이 차마 그 말을 나오지 못 하게 했다. 그 불만을 말 대신 입술을 비죽 내미는 걸로 대신한 그녀는 몸을 살짝 일으켜서 그가 내민 파이를 받아먹었다. 혹시나 걸리지 않게 가면을 살짝 들면서도 그에게 안이 보이지 않게 하느라 조금 신경쓰면서.
"...으, 셔. 시고 밍밍해..."
릭이 해준 것과 전혀 다른 맛에 그녀는 불만을 안 꺼낼 수가 없었다. 바로 전에 먹은 타르트 때문에 맛이 겹친 탓도 있었다. 시큼한 크림 맛에 고개를 가로젓고 얼른 홍차로 입가심을 한다. 혀끝에서 크림맛이 가실 쯤 작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당신이 무슨 맛을 찾는지 몰라도 시중에서 파는 건 대부분 이런 맛이에요. 그러니까 잘못 산 건 아닌거죠. 따로 찾는 맛이 있다면 그걸 만든 사람을 찾는게 낫겠네요. 여기건 제 입에도 안 맞아서 줘도 안 먹는데, 당신이 제 걸 샀으니까 특별히 먹어준거에요."
당돌하게 보일만큼 또박또박 말해준 그녀는 희미하게 남은 맛을 덮기 위해 남은 타르트를 떠먹었다. 서서히 사라져가는 맛 위로 새롭게 덮이는 맛에 이거지 하는 기분이 들어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두고 가면, 음, 반응이 좀 색다를지도요. 🤭 좋은 저녁이에요. 알렌주. 오늘도 고생했어요. 맛저하고 느긋하게 쉬어요. -
88 알렌주 (NSXJBmYOrU) 2021. 3. 15. 오후 7:56:41어서와, 린포르주! 😁 반응 좀 색다르다니.. 이건 잊지 않는다.. 🤣 린포르주는 저녁 먹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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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후 8:05:14저녁 하는 중이에요. 밥을 너무 늦게 올려서. 낮에 부실하게 먹었더니 뱃속에서 뭐라도 달라고 폭동이 일어날라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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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sAY2719OsQ) 2021. 3. 15. 오후 8:07:25" 뭐, 그렇게 적혀있긴 했는데... 먹어본 것이 적어서 말이죠. 대강의 맛은 기억합니다만 역시 다르다고 해야하려나. "
알렌은 까칠한 답을 들려주는 여성에게, 딱히 그 까칠함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태연하게 자기 할 말을 늘어놓는다. 뭔가 자신이 먹었던 것과는 다른, 시큼한 맛이 강한 이 디저트는 자신이 먹었던 레몬크림 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으니까. 뭔가 망설이던 여성이 그것을 입에 넣을 때에는 옳지, 잘한다~ 하는 표정과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분명 여성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 역시 아가씨한테도 그렇게 느껴지는 모양이네요.. 흠... "
불만을 꺼내며 바로 홍차로 입가심을 하는 여성의 모습에, 예상을 했다는 듯 잠시 포크를 내려놓으며 팔짱을 낀 체 고개를 끄덕인다. 이것을 사간다면 린포르가 좋아할까, 역시 다른 것들을 사가는게 좋으려나. 알렌은 눈 앞의 여성을 내버려두고 다른 여성을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알렌은 잠시 생각에 빠지고 마는 것이었다.
" ...그런가요, 뭐.. 덕분에 좋은 경험 했네요. 대부분 맛이 이렇다니 조금 실망이긴 하지만요. "
그사람도 실망하려나, 하는 작은 중얼거림이 이어서 나왔고, 너무나도 작은 중얼거림이었기에 그것이 린포르에게 들렸을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고민에 빠져있던 그는, 눈 앞의 여성이 타르트를 떠먹으며 웃는 모습에 피식 웃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간다.
" 그건 타르트라고 하던가요. 요즘 그런 것들이 유행하는 겁니까? 타르트라던지, 음... 레몬크림 파이는 좀 논외로 해두고 말이죠. 유행하는 것이 있다면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다과 값으로 이따 길 안내를 해주는 것과 이것까지 더하면 충분할 것 같은데. "
알렌은 내친 김에 같은 여성으로서의 센스를 들어서, 린포르의 선물을 사갈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하며 조금 기대어 앉아 물음을 던진다. 입이 심심했는지 레몬크림 파이 남은 것을 입으로 가져갔다가 움찔거리길 한번, 커피를 마실 때 움찔거리기를 한번. 몇번의 움찔거림을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서비스였을까. 아마도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 아가씨한테 좀 배워가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에요. 하하. " -
91 알렌주 ◆SGoz6QxvHE (W5DNDGr/ao) 2021. 3. 15. 오후 8:11:58앗 오늘의 메뉴는 무엇이지!! 😎 폭동 일어나기 전에 얼른 맛있는 걸로 혼내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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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후 8:27:53유부초밥이에요. 만들기 귀찮아서 밥 버무린 다음에 유부를 썰어서 얹었지만요. 답레는 이거 먹고 와서 써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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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알렌주 (.Iqv2K0qsM) 2021. 3. 15. 오후 8:29:20유부초밥도 좋지! 😘 응응, 맛있게 먹고 와서 느긋하게 써줘~ 😊 그나저나 알렌 나쁜 남자 같네. 여자 앞에 앉혀두고 다른 여자(??) 생각하고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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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후 8:51:24그 여자가 그 여자라서 나쁘다고 해야 할지 아니라고 할지. 😁 린포르라면 일단 토라진 척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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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알렌주 (zWbEfHOpxA) 2021. 3. 15. 오후 8:57:16ㅋㅋㅋㅋㅋ 그여자가 사실 이여자구, 이여자가 그여자인 상황이긴 하지 🤣 토라진 척 하는 린포르와 눈치 보느라 눈과 입이 바쁜 알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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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린포르 - 알렌 (PRhEV7BZXI) 2021. 3. 15. 오후 9:02:09어라, 눈과 입만 바쁘고 손은 바쁘지 않다니. 삐진 척 좀 오래 가겠는걸요. 말로만 해선 안 풀어준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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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알렌주 ◆SGoz6QxvHE (MlI8bpCEpY) 2021. 3. 15. 오후 9:03:59손..손....허용만 해주면 쉴틈이 없을거야 아마..😊 제일 바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린포르 기분 풀어주려면 뭐든 할 알렌이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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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후 9:17:49진짜 삐진 거면 손도 못 대게 하겠지만 삐진 척 할 때는 뭘하든 냅둘거에요. ...앗, 이거 너무 큰 팁을 알려줘버린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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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알렌주 ◆SGoz6QxvHE (mALtN3gMyE) 2021. 3. 15. 오후 9:25:50가끔 이런 팁도 줘야 알렌주도 알렌도 조금은 안심하지 않을까~ 😂 팁을 준 린포르주를 꼭 안고 있어야 겠어 😘 (덥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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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후 9:52:27그렇다면 가끔 주는 걸로 할까요. 고민해야겠다. 😚 (알렌주 꼬옥 안기) 안는 건 제가 할테니까 알렌주는 쓰담을 해주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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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알렌주 ◆SGoz6QxvHE (SfxUhxbq36) 2021. 3. 15. 오후 9:54:36모쪼록 좋은 쪽으로 생각해달라구 🤣 (쓰담쓰담) 응응, 그렇다면 앞으로 린포르주는 자동으로 안기는거야. 쓰다듬는건 자신있지 ! 😎 일상의 흐름으로 봐선 왠지 린포르는 깨닫고, 알렌은 모르는 연출이 될 것 같기도 하네. 나중에 린포르가 '축제 때 재미 좀 봤나봐요?' 이러면서 은근히 갈구는 모습도 보기 좋을 것 같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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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린포르 - 알렌 (PRhEV7BZXI) 2021. 3. 15. 오후 10:05:04"첫 경험을 너무 고급진 걸로 해버리면 그 외의 건 눈에 안 들어오긴 하죠. 실망했다니 유감이네요."
짤막히 덧붙인 그녀가 입가심을 하는 사이, 그는 그녀의 조언(?)을 듣고 나름대로의 납득을 하는 듯 했다. 팔짱을 끼고 중얼거리며 잠시 생각에 빠진 그를 지그시 응시하다가 일순간 지나가는 듯한 말이 들려 귀가 쫑긋 했다. 확실하진 않지만 그 사람이 실망, 뭐 그랬던거 같다. 그 사람이 그에게 시중과 다른 파이맛을 보여준 사람인가. 그게 설마 릭이 만든거고 그 사람이 자신이라는 걸 알 리가 없는 그녀는 여유롭게 디저트를 즐기다가, 영 뜬금없는 제안을 하는 그를 보고 잠시 손을 멈춘 채 따라하듯 팔짱을 끼며 대꾸했다.
"겨우 차 한잔에 타르트 한 조각으로 길 안내에 정보까지 얻어가려는 건 좀 과한데요. 저로서는 방금 전 파이를 맛본 것도 값으로 칠까 말까 하는데. 그리고 그런 유행 정보는 값어치가 더더욱 비싸구요. 세상물정을 잘 모르시는게 너무 티나네요. 당신."
그렇게 말을 하다보니 혹시 이 도시 자체가 처음인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축제는 수도만이 아니라 어지간한 귀족령에서도 여니까 축제 자체가 처음인 건 아닐거고. 원래 수도에 사는 사람이 아닌 듯 한데 유행도 잘 모르는 거면... 만약의 만약이라는 생각이 조용히 고개를 들길래 살짝 시선을 들어 그를 보았는데. 파이와 커피를 번갈아 먹을 때마다 움찔거리는 모습이 볼만 했다. 파이야 그렇다 쳐도 커피까지 입에 안 맞으면 왜 주문했나 싶다. 그 모습이 어이없으면서도 좀 웃겨서,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작게 웃었다. 그리고 팔짱을 풀고 그녀도 그와 같이 의자에 기대며 말했다.
"재밌는 걸 봤으니 조금은 알려줄게요. 그래도 알려줄만한게 그닥 없는게, 애초에 디저트는 유행이랄게 별로 없어요. 계절 메뉴 나오는게 유행이라면 유행인가? 타르트니 파이니 하는 종류는 유행을 안타서. 정 유행을 따르겠다며 그 시기에 나는 계절 과일이 들어간 걸 고르면 되요. 지금은, 봄은 다 갔으니 슬슬 복숭아가 나오려나요. 아직 조금 이르지만."
간단하게 설명을 겸한 이야기를 해주고 찻잔에 남은 차를 비웠다. 약간 마른 목을 축이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얼음 디저트에 타르트까지 먹으니 포만감과는 조금 다른 감각이 들어 입맛을 살짝 다시자 붉은 혀끝이 입술을 스치고 지나간다. 가면이 들린 부분이었으니 앞에 있는 그에게도 잘 보였겠지. 장갑에 뭐가 묻진 않았는지 확인을 한번 하곤, 가면을 다시 쓰려는 듯 매만지며 말을 계속했다.
"보통은 이렇게 묻진 않고 직접 돌아다니든가 할텐데. 당신은 참 여러모로 특이하네요. 누구 선물이라도 해줄려는거에요?"
그가 단 걸 좋아해서 묻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아까부터 말에 간간히 나오는 어느 특정한 사람의 존재가 신경쓰였다. 대답을 둘러댄 것도 그 때문인거 같았고. 누군지 몰라도 좋겠네. 조금 아쉬운 생각을 하면서 가면끝을 잡고 내리려 했다. -
103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후 10:06:07자동으로 안기기에는 제가 좀 고양이스러워서. (해석 : 변덕이 오짐. 하지만 쓰담은 받을거임.) 아직 일상은 진행 중이니까 끝까지 가봐야 알거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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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알렌주 ◆SGoz6QxvHE (KE.Mz2PqzI) 2021. 3. 15. 오후 10:17:08ㅋㅋㅋㅋㅋㅋ 고양이스런 린포르주... 다 특단의 방법이 있지. 캣닢샤워라고 알아? (??)😎 물론 그렇긴 하지만 말이야.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이야. 아하하~ 자아, 다음은 어떻게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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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후 10:22:20고양이스러운거지 진짜 고양이가 아니라구요. 캣닢에 넘어가지 않는답니다. 호호. 🤗 이다음은 알렌이 어떻게 나올지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먹을거 다 먹고 얘기할거도 다 했으니 슬슬 갈까 하는 린포르ㄹ를 어떡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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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알렌주 ◆SGoz6QxvHE (.OJvZGAGPU) 2021. 3. 15. 오후 10:44:28아앗.... 😥 실패였어... 이 다음의 알렌은.... 어떻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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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알렌주 ◆SGoz6QxvHE (.OJvZGAGPU) 2021. 3. 15. 오후 10:45:17" 으음... 저야 뭐, 먹을 수 있기만 하다면 상관없지만.... "
분명 자신이 아닌, 사서 선물을 해줄 사람을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것이 린포르였기에, 누구인지 확실히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가 풍기는 분위기가 분명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주려고 하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아마 그것도, 이런 일이 서투른 알렌이었기에 그런 것임은 틀림없었지만. 그가 살면서 선물을 해본 것이라곤, 동생에게 장난감 목검이나, 어머니에게 용돈을 드린 것이 전부였으니 이상한 일도 아닐 것이었다.
" 그렇습니까? 어렵네요, 이런거... 일단 알고는 계신 것 같으니 기대는 됩니다만.. "
왠지 여성에게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온 것 같아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조심스럽게 살핀 알렌이었지만, 아쉽게도 그녀가 웃는 모습은 볼 수 없었던 알렌이었다. 게다가 이어진 그녀의 말이 그의 관심을 뺏었기에 더욱 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혼자서 마음 속으로는 자신이 입맛에 잘 맞지 않는 것을 먹으면서도 티를 내지 않은 어른스런 모습을 보였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 재밌는거요? ... 잘 모르겠지만 일단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요. 계절과일...타르트, 파이.. 으음, 대강 어떤 식인지 알 것 같네요. 특별히 선도하는 유행은 없지만, 계절별로 특색이 있는 쪽을 선호한다는 말이네요.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은 이해가 쉽네요. "
이해를 한다고 해봐야, 그가 아는 디저트의 종류는 파이와 타르트 정도가 전부였다. 이것도 결국 린포르와 눈 앞의 여성에게 들은 것이니, 거의 아는게 없다고 보는게 맞을지도 모르지만, 그것까진 굳이 말하지 않는 알렌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부끄러우니까. 아무튼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따가 사갈 것을 생각하던 그는 고개를 들었을 때, 입술을 핥는 붉은 혀를 보곤 조금 놀라선 눈을 슬그머니 돌린다. 왠지 저것을 보니, 지난 임무에서 열기를 띄고 있던 린포르가 떠올랐던 모양이었다. 이상하게 자꾸만 눈 앞의 여성에 린포르가 겹쳐서 알렌은 곤란함을 느꼈다. 여러모로 이래도 되나 싶었으니까.
" 고마운 사람이라서요, 그리고 조금은 챙겨주고 싶..아니, 뭐 아무튼 그런겁니다. 이래저래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이젠 아가씨도 알다시피 제가 수도에 온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지라. "
알렌은 여성의 말에 가면 너머의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더니 턱을 괴곤 잠시 먼 곳을 바라본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목소리와 입가에 지어진 따스한 미소는 분명, 생각하는 사람에게 상당히 마음이 가있다는 증거였을 것이다. 넉살 좋게 웃을 때도, 장난스럽게 말을 할 때도, 심지어 열정적으로 춤을 출 때에도 이렇게 기분 좋게, 따스하게 웃은 적이 없었으니까. 알렌은 린포르를 떠올렸다. 자신을 보며 상냥한 미소를 짓던 그 모습, 자신은 그 모습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한번 깨달으면서. 물론 린포르가 알면 얼른 머리속에서 지우라고 할 기억들도 또렷했지만 지금은 넘어가기로 하자.
" 왠지 아가씨를 앞에 두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서 미안해요. 하지만, 그래도 잠깐 그런거지. 열심히 아가씨한테 집중하고 있었으니까 너무 화를 내진 마요. "
마지막 조각까지 몸을 파르르 떨며 그릇을 비운 알렌이 잠시 자신이 린포르의 생각에 빠졌던 것을 사과하며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인다. 그나저나 주문했던 디저트도 슬슬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마도 그것은 여성과 헤어져야 할 시간도 곧 다가올 것이란 말이겠지. 알렌은 잠시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 느긋하게 먹고 있어요. 잠시 가지고 갈 것을 준비해달라고 하고 올테니. "
알렌은 그래도 여성이 데려와준 곳인 만큼, 이 근처에선 여기가 가장 나을 것이라 생각했는지, 방금 여성에게 들은 조언대로 디저트를 주문하러 향한다. 카운터에 온 알렌은 진열장에서 여성이 골랐던 타르트와, 복숭아 맛 타르트를 고르고, 고민을 하다가 레몬크림 파이 하나와 사람들이 많이 집어가는 파이 하나를 골라 정성껏 포장을 해달라고 하곤 돌아온다. 나갈 즈음에는 포장된 것을 받을 수 있겠지.
" 고마워요, 덕분에 결정을 할 수 있었네요. 오늘 아가씨 덕을 여러모로 많이 봤네요. 춤을 출 때부터, 지금까지. "
하하, 까칠한 건 고쳐야 할지도 몰라요~, 하는 농담을 덧붙이는 것은 덤이었다.
# 알렌주의 '이래도 모르겠어?!' 작전! 😋 -
108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후 10:52:14린포르가 알면 지우라고 할 기억들이라. 알아도 아마 그런 말은 안 할걸요? 지우라던가 잊지 말라던가 하는 대신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만 슬금 돌릴거 같은데. 😆 잊혀지지 않을 기억은 린포르한테도 있으니까. 알렌만 지우라고 하면 치사하잖아요. 흠. 그나저나 어느 부분이 이래도 모르겠어 하는 부분일까... 내가 눈치가 없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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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알렌주 ◆SGoz6QxvHE (aqWZP9S6w2) 2021. 3. 15. 오후 10:54:09.... 귀여워, 귀여워... 린포르..귀여워!! 😍 음......아무래도 , 아무래도... 알렌주가 너무 티를 덜 낸 모양이야.. 사실 대놓고 나 알렌이에요, 하긴 좀 그런 것 같고... 어떻게 두루뭉실하게 티를 낼까 했는데.. 실패...! 🤣 이번엔 린포르주의 기대를 들어주지 못한 것 같아.....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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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린포르주 (PRhEV7BZXI) 2021. 3. 15. 오후 11:21:37이정도면 아리송한 감만 들다가 집무실에 파이가 놓였을 때나 눈치챌거 같은 흐름이랄까요. 긴가민가한데 설마 하면서 감을 넘기고 있는 상태라. 알렌주는 최선을 다했으니 그걸로 된거죠. 잘했어요. 우리 알렌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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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알렌주 ◆SGoz6QxvHE (.OJvZGAGPU) 2021. 3. 15. 오후 11:23:15왠지 내가 생각해도 그럴 것 같아... 😂 알렌주가 생각했던 건... 돌아갈 즈음에는 눈치를 채게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건 힘들 것 같아졌어... 😋 하하... 린포르주 밖에 없다..천사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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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린포르 - 알렌 (PRhEV7BZXI) 2021. 3. 15. 오후 11:55:52잘 모르는 그를 위해 나름 쉽게 설명한다고 한게 잘 통했나보다. 번거롭게 다시 설명할 필요 없으니 다행이었다. 말의 요점을 잘 알아듣는 걸로 보아 마냥 어리버리하지도 않아보이는데. 그런 부분이 또 알렌을 떠올리게 해 그녀는 자신의 사고회로를 한번 싹 뜯어고치고 싶은 기분이 살짝 들었다. 왜 자꾸 드는 건데. 이 자리에 있지도 않은 사람 생각 같은게.
"더 깊게 알고 싶으면, 스스로 찾아보는게 빠를 거에요. 나름 유행하는 건 어느 가게에서나 팔고 메인으로 내놓고 그러니까요."
그가 그녀의 행동을 보고 고개를 돌린 줄은 모르고 그렇게 말한 뒤 가면을 내려 얼굴을 완전히 가렸다. 살짝 손을 대서 고쳐쓰는 동안, 그는 좀전과는 약간 달라진 분위기로 그녀의 물음에 답했다. 고마운 사람이면서 조금 챙겨주고 싶은 듯한 사람이라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던가 하는 걸 보면 그냥 은인인가 싶으면서도, 은근하게 달라진 분위기가 단순한 은인은 아니란 느낌을 준다. 은인이 아닌, 이성일 거란 예상이 살짝 강하게 들었다는게 정확하겠지만.
"말만 잘 알아들었으면 됐어요. 같은 말 번복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요. 딴생각이라면 저도 꽤 했으니 피장파장이에요."
그녀도 순순히 딴생각 했음을 시인하며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그녀가 싫어하는 것, 선호하지 않는 것만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대화나 소통에 문제는 없었다. 방금 전에도 둘 다 딴생각을 하면서 대화가 엉뚱하게 튀거나 하지 않았으니 상관없는거지. 가져갈 것을 준비하겠다며 일어나는 그를 보고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잠시 창 밖을 보고 있었다. 깨끗이 닦인 창 밖엔 그녀와 마찬가지로 가면을 쓰거나 걸친 사람들이 즐겁게 웃고 떠들며 지나가고 있었다. 그녀가 보는 사이 한 남녀가 지나가며 하는 대화가 잠깐 들렸다. 그건...
"...쓸데없는 말만 안 했으면 저도 기분좋게 천만에요, 라고 할 수 있었는데 말이에요. 남자가 너무 말이 많아도 매력 없어요."
고맙다는 말은 듣기 좋았는데 까칠한 건 고치는게 좋을거라는 말은 곱게 들리지 만은 않았다. 사람이 좀 까칠할 수도 있지. 평소엔 안 이러는데. 괜히 기분이 뽀족해져 다시 팔짤을 끼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다가, 깜빡 잊을 뻔한 이야기를 꺼냈다. 방금 지나가던 커플이 하던 이야기였다.
"조금 있으면 아까 그 광장에서 퍼레이드를 한대요. 그게 끝나면 축제의 오늘 일정은 끝이라니까, 그거까지 보고 가지 그래요. 모처럼 성대한 규모라는데 안 보면 아쉬울걸요."
그녀는 매년 보니까 올해 정도는 안 봐도 상관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수도의 첫 축제이니까 그거까지 보여줘야 안내역을 제대로 한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미 다 먹은 접시들을 밀어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어떻게 하겠냐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살짝 들고 그를 향한 그 화려한 가면의 눈은, 은근한 금빛이 일렁이는 눈동자가 자리잡고 있었으리라.
//그래서 조금더 이어질만한 구실을 던져보았습니다. 쨔잔. -
113 알렌주 ◆SGoz6QxvHE (VhE1UOLRcw) 2021. 3. 16. 오전 12:18:04후우... 이걸..이렇게 던져주다니..😎 린포르주... 노력해볼게...이번엔 부디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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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전 12:28:11노력이 부담이 될수도 있으니까 알렌주가 하고싶은대로 하면 되요. 😘 즉흥적 진행이 우리 일상의 매력이라고도 생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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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알렌주 ◆SGoz6QxvHE (50RVPRuYI.) 2021. 3. 16. 오전 12:36:48부담은 아니야 😁 더 즐거운 일상을 만들고 싶은 내 욕심인걸. 잘 되는거랑은 또 다른 문제지만.. 😋 히히, 답레 쓰면서 잡담할래! 린포르주 시간 괜찮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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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전 12:41:10더 즐거운 걸 추구하다보면 흐름도 잘 따라줄거에요. 그럼요. 😊 답레는 무리지만 잡담은 가능하지요. 늘 이시간은 그래오기도 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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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알렌주 ◆SGoz6QxvHE (rUU6R62zVM) 2021. 3. 16. 오전 12:44:25좋아좋아 😘 무리하지 말구 서로 즐기다가 자러 가는거야. 자, 오늘의 잡담 주제는 무엇이 좋을까요. 무엇이든 물어봅시다 (알렌편) 이라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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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전 12:49:25무물보..? 🤔 뭔가 이것저것 물어봐줬으면 하나보군요. 하긴 제가 평소에 잘 안 묻긴해요. 음, 뭘 물어볼까.. 어딜 물어야 가장 짜릿할까(?) 이건 농담이고. 알렌이 이상형은 어떤 타입이었나요? 동경말고 연애적 이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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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알렌주 ◆SGoz6QxvHE (ugfntrQa.s) 2021. 3. 16. 오전 12:53:06음, 나도 사실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건 있는데 말로 잘 안나오는 타입이라 어렵긴 해 😋 그래도 이것저것 대답해주고 싶어. 스토리 관련해서 이야기 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러면 린포르주가 너무 정해둔다는 느낌을 받을까봐 빈도수를 조절할까 해서~ 😁 알렌의 이상형이라... 이건 비밀인데, 일단 머리 긴 사람이 좋았다나봐. 어렸을 때 읽던 용사님 동화책에서 용사님 옆에 있는 예쁜 공주님이 긴 머리를 가진 사람에, 린포르처럼 용기 있고,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거든. 기사를 동경하던 알렌이 좋아할 수 밖에 없겠지? 그래서 그런지, 딱히 마을 친구들에게선 그런 연애적인 감정을 느끼질 못 해서 여태까지 경험이 없던거야. 그냥 '애들 같은데' 하는 느낌만 잔뜩 받았거든. 근데 린포르가..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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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Bog7NL9.6M) 2021. 3. 16. 오전 12:58:19" 아하하, 그 전에는 조금이라도 매력이 있던 모양이죠? "
알렌은 기분이 뾰족해져선 팔짱을 낀 여성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아무래도 자신이 그녀의 기분을 살살 건드린 모양이었다고 생각했는지 장난스런 말로 기분을 풀어주려는 듯 했다. 왠지 이런 모습은 린포르와 이야기 하던 때랑 겹쳐지는 것 같아서 그런지, 조금은 더 흥이 나는 것 같은 알렌이었다.
".... 뭐, 그러면 거기까지 에스코트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광장까지의 길은 알고 있으니까요. "
알렌은 어떻겠냐는 듯 자신을 바라보며 일어선 여성을 올려다보다, 천천히 몸을 일으킨 알렌이 나쁘지 않다는 듯 웃어보였다. 뭐, 그녀와의 시간도 꽤나 즐거웠으니까 기왕이면 숙소로 복귀할 때까지 여유가 있는 만큼 같이 퍼레이드를 보러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알렌은 미리 주문을 해둔 디저트를 받아서 여성과 함께 가게를 나선다. 가게 앞으로 나오니 사람들도 하나 둘 곧 열리기 시작할 퍼레이드를 보러 향하는 듯 했다.
" 사람이 많아졌네요. 제대로 보이는 곳까진 꽤 힘들 것 같은데 잘 따라올 수 있겠어요? "
카페에 오기 전까진 길도 모른다고 하던 알렌이, 이젠 가본 적 있는 광장으로 간다는 이야기에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말하며 망설임 없이 손을 내민다. 애초에 둘이서 정렬적인 춤을 췄으니, 손을 잡는 것은 어찌보면 별 것 아닌 일일지도 모르지만. 카페 안에서 부들거리거나, 하던 모습과는 다르게 린포르와 잠입했을 때, 그녀를 지켜주겠다고 말했을 때처럼 든든한 미소를 입가에 짓고 있었다.
" 혹시 좀 더 잘 보일 것 같은 장소를 알고 있으면 말해줘요. 제가 어떻게 해서든 아가씨를 거기까지 모셔드릴테니까요. 저만 믿어요. "
이뤄드릴테니. 알렌은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은체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였고, 그 자신감은 자연스럽게 여성에게도 전해졌을 것이다. 분명 여성이 자신이 건낸 손을 잡았다면, 그 손을 무슨 일이 있어도 놓치는 일이 없겠다는 듯 든든하게 맞잡아주었을 것이다.
" 기왕 저랑 봐주시기로 한 퍼레이드니까, 제대로 보는게 좋을거에요. "
# 조금 짧은 것 같아.. 아무래도 이부분은 어쩔 수 없으려나 싶기도 하구?? 뭔가 린포르를 캐조종 하듯 강제하는 표현을 쓰는건 조심스러워서 그런 것 같기도 해 😋 -
121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전 1:01:26정해둔다는 느낌은 없지만 너무 미리 얘기하면 막상 돌릴 때 재미가 반감되지 않을까 싶긴 해요. 흠, 알렌은 긴머리를 좋아하는 군요. 이상형 자체도 동경이랑 잘 합쳐진 느낌이고. 그런 알렌이 기사단에 와서 맨처음 린포르를 봤을 때는 어땠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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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알렌주 (U7YtrXXxlU) 2021. 3. 16. 오전 1:08:02그렇지, 그렇지. 차라리 스토리 이야기를 한다면 소재거리나 에유 정도면 좋을 것 같지? 😁 린포르를 처음 봤을때.. 말그대로 컬쳐쇼크 아니었을까. 사실 알렌은 자기 동경의 대상은 현실엔 존재하지 않을거라고 포기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딱 수습기사로 합격해서 도열했는데 단상에 린포르가 올라왔을 때, 그 생각이 와르르 깨져버린거지. 그래,여기에 뼈를 묻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물론 처음에는 연애감정 보단 선망, 동경이 더 컸는데.. 알다시피 두사람은 여러모로 일을 겪어서 연애쪽이 강해졌지. 역으로 린포르의 이상형과 첫 인상은 어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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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전 1:28:22호오오... 그랬군요. 연애쪽이 강해진거지 동경도 어느 정도는 남아있나보네요. 나중에 사귀게 되면 완전히 연애로 기울게 되려나? 🤔 린포르는 워낙 검에만 몰두하고 살다보니 명확한 이상형은 없었어요. 처음엔 그렇게 대강 정해뒀었는데 저번 일상 할때 릭을 등장시키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알렌 이전에 유일하게 남자로 봤었던 사람이 있다면 이 릭이 아닐까. 물론 이것도 동경이 섞인 이상형에 가까웠죠. 릭이 장난기가 좀 있긴 해도 기본적으로 자상하고 친절하니까요. 굉장히 아껴주기도 했고. 그래서 이상형은 한때 릭 같은 남자, 였습니다. 🤗 린포르의 알렌 첫 인상은 그냥... 보통이었죠. 전 단장의 추천이 있었던 사람들 중에서 실력과 평가만으로 뽑은 사람이었으니까요. 그저 수습들 중 한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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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알렌주 (U7YtrXXxlU) 2021. 3. 16. 오전 1:40:34아마도 그럴 것 같은데, 약간은 남아있을 것 같아. 그래서 린포르가 힘들어 할 때, 옆에서 손를 잡아주면서 ' 단장에 어울리는 사람은 린포르 뿐이랍니다.' 라던가 다독여주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아. 😊 그나저나 릭이 한때 가까웠구나... 후.. 왠지 경계심이 팍팍 드는 것이 괜히 그런게 아니었어.. 당연한 이유가 있었구만.. 🤔 왠지 알렌이 유일하게 완전 친해지지 못하는게 릭이 될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해. 묘하게 친하면서 거리감도 있는 관계가 될 것 같달까. 뭐, 알렌의 첫인상은 예상했지. 시골촌놈 같다고 보이지만 않았어도 다행이야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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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전 1:46:48저도 묘사하면서 아 이건 빼박인데... 하는 느낌이 한두번 든게 아니었죠. 둘이 사귄다 하면 가장 못마땅하게 볼 사람이기도 하겠네요. 릭은.😁 알렌이 다독여주면 기분이 좋으면서도 착잡할거 같아요. 연인이지만 단원이니기도 하니까요. 가끔은 힘들어하는거 안 들키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알렌이 입단할때 시골 출신이 여럿 있었으니까 그렇게 보진 않았죠. 그렇게 따지면 린포르도 변방 출신이니까 남보고 뭐라할 처지도 아니고. 😉 잠깐 지난거 같은데 벌써 시간이... 오늘은 이만 하고 들어가야겠어요. 어쩐지 좀 피곤하더라. 알렌주도 잘 자고 좋은 꿈 꿔요. 내일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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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알렌주 (U7YtrXXxlU) 2021. 3. 16. 오전 1:49:40릭이랑은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 🤣 안 부려본 질투가 무섭다고.. 😁 그러게, 벌써 두시네. 잘 자고 좋은 꿈 꿔! 내일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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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린포르 - 알렌 (XgQ5kfPXXY) 2021. 3. 16. 오전 5:29:03"그런 걸 본인 입으로 묻다니, 더더욱 매력 떨어지네요. 원래도 거의 없었지만요."
겉으로는 투덜대면서도 속으론 그의 장난스런 말투의 의도를 알 것 같아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만도 않았다. 이런 식으로 은근히, 마치 스며들듯이 구는 모습은 갈수록 알렌과 비슷해보인다. 그녀가 그렇게 느낄 때마다 어느 예감은 조금씩 크기를 키워가고 있었다. 알게 모르게 커져가는 걸 그녀 자신은 인지하고 있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녀의 제안을 수락한 그가 일어서자 그녀는 아무렴 어떻냐는 듯이 어깨를 살짝 으쓱이고 같이 가게에서 나왔다. 아까 그 커플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점점 광장으로 향하는 걸 보니, 올해는 규모가 커진만큼 관객도 더 늘어나려는 듯 했다. 실제로도 사람이 더 많이 왔었으니까 당연하려나.
"따라가고 어쩌고 할 거로 될게 아닌거 같은데요. 가는 인원이 이 정도면 도착해도 앞사람에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겠어요."
그러고보니 그녀는 늘 조금 일찍 퍼레이드 근처로 가서 기다리거나 했기 때문에 인파에 가려서 못 본 적은 없었다. 생각없이 했던 행동이 의외의 이득이었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아봤자 이미 늦었다. 어쩌지 하고 머리를 굴려보다가, 그가 내민 손을 보고 눈을 깜빡였다. 숨쉬듯 자연스럽게 이런 행동을 하네. 이 남자 정말 호색한이 아닐까. 가면에 가려진 얼굴로 의뭉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조심히 그 손에 그녀의 손을 올린다. 사심보다는 어딜 가든 혼잡해질테니 안 잡는 것보단 나을거란 판단이었다.
"..저보다 당신이 더 잘 봐야 하는거 아니에요? 전 매년 봐왔다구요. 새로울 것도 없는데요, 뭘."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그녀를 더 챙기는 행동이, 저 가면 아래 입가에만 보이는 미소가 어쩜 그렇게도 눈에 걸리는지. 기분 탓인가 손을 든든하게 잡아주는 것조차 닯았다고 느껴진다. 그녀는 그런 기분이 드는게 다 그녀를 스트레스 받게 한 누구 때문이라고 엉뚱한 탓을 하면서도, 작은 손으로 그의 손을 살짝 힘주어 잡았다. 놓치지 않기 위해서란 자기 변명을 하면서.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낮은 건물이라면 한군데 알아요. 밑에서 보는 것만 못 하겠지만, 사람 사이에 치여서 보는 것보단 낫겠죠. 하, 결국 제가 아는 곳으로 가야 하니 안내는 또 제 몫이네요. 따라와요."
그가 말한 좀더 잘 보일만한 장소 비슷한 곳이 한군데 떠올라 거기로 가자고 말한 그녀는 광장으로 가는 사람들과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마치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듯 사람들 사이를 이리저리 지나치며 걷다보니, 꼭 혼란을 틈타 도망가는 것 같았다. 들어올 때는 그래도 흐름을 타고 온 것도 어느 정도 있었으니까. 완전히 거슬러서 가는 건 뭔가 이상한 경험이었다. 그것도 누군지 모르는 남자와 이렇게 손을 꼭 붙잡고 간다니. 익숙한 거리가 낯설게 느껴지는 기분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곳 지리는 눈 감고도 다닐 만큼 잘 알고 있는데, 분위기 탓인가 아는 길도 잃어버릴 거 같네요. 요전에 비슷한 실수를 해서 아픈 경험을 했었으니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조심해야겠어요.
그 이교도의 별장에 들어갈 때도 분명 내부지도를 완벽히 외우고 갔음에도 분위기 탓에 그런 실수를 했었으니 말이다. 설마 그가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까 하는 염려는 단 한순간도 들지 않은 탓에 나온 실언이었다. 가면 뒤로 쓴 웃음을 삼킨 그녀는 얼마를 더 가다가 골목 한두군데를 꺾어 들어간다 싶더니, 어느 건물과 건물 사이 골목으로 들어갔다. 보기에도 낮아보이는 건물은 옥상으로 이어지는 야외 계단이 있어서 여기로 올라가면 된다고 가리켜보였다.
"아, 곧 시작하겠다. 얼른 올라가죠. 시작이 제일 중요한데 그걸 놓치면 안 된다구요."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근처가 광장인지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웅성거림 사이사이로 악기소리나 작은 탄성 같은게 들려오는 걸 캐치한 그녀는 시작하겠다며 계단을 올라간다. 여전히 그의 손을 꼭 쥔 채, 조금은 아슬아슬한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치마가 펄력여 다리가 살짝씩 보였다 말다 한다. 치마를 입었으니 조금은 조신할 법도 하다만, 그녀는 그런 것 전혀 없이 거침없이 계단을 올라 옥상에 무사히 발을 디뎠다. 허리쯤 오는 담으로 둘러싸인 옥상은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가자 정말 광장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이 정도면 아래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나은거 아닌가 싶을 만큼 말이다. 계단을 오르느라 숨이 찼는지, 다시 가면을 살짝 들어 숨을 고른 그녀는 여기면 잘 보일거라며 담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려 했다.
//길이야 그때 그때 역량이 받쳐주는 만큼 쓰면 되는거니까요. 캐조종이 될까봐 신경써주는 알렌주의 배려심이 너무 좋다...🥰 -
128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EZJ/G4gKRk) 2021. 3. 16. 오전 9:46:52" 정말 가차없네요, 아가씨~ 어지간한 사람들은 그런 말에 상처받을거에요. "
알렌은 투덜대는 여성의 말에 사람 좋은 웃음소리를 흘리면서도, 말의 내용과는 다른 밝은 목소리로 답한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상처 받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자신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의미였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여성이 말은 까칠하게 하면서도, 지금까지 들어주지 않은 적은 없었기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미리 주문을 해둔 디저트 상자를 들고 여성과 카페를 나선 그는 바글거리는 사람들을 보며 행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 뭐어, 그럴 것 같긴 한데.. 일단 가보고 나서 포기하거나 해야겠죠? 시작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아깝잖아요. "
말을 늘어놓다가 자신이 내민 손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이는 여성에게 알렌은 얼른 잡지 않고 뭐하냐는 듯 가볍게 손을 까닥거렸다. 자신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손을 내민 것인지, 딱히 자각이 없는 듯한 알렌은 여성이 잡지 않고 자신과 자신의 손을 번갈아 바라보자, 왜 그러냐는 듯 의아함을 표시하는 것처럼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마도 자신의 행동이 호색한이라고 비춰질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고민을 하던 여성이 손을 위에 올리자 방긋 미소를 지어보이는 것도 잊지 않는 알렌이었다.
" 전 열심히 볼거에요. 아가씨가 구경시켜준 것도 있으니.. 하지만 매년 같은 건 아닐거에요. 매년 같을리가 없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다르고, 시간이 다르고, 퍼레이드를 하는 사람들이 다르고... 매년 그것을 보는 아가씨의 마음이 다르니... 매번 볼 때마다 같지 않을거에요. "
알렌은 든든하게 손을 잡은 체 가볍게 고개를 저어보였다. 매년 보는 것은 매번 같은 순간이 아니라고, 그 순간순간이 소중하고, 다른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은 듯 했다. 그 말솜씨가 귀족 남성들처럼 세련되거나 하진 않았지만. 아무튼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다르다는 것을 말해준 그였지만, 이내 걸음을 떼지 못하고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또다시 여성의 안내를 받아야 할 입장이 되었으니까.
" 이쯤되면 아가씨도 안내 해주는걸 즐기고 있는 것 같은데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덕분에 퍼레이드도 제대로 볼 수 있겠네요. "
여성이 힘을 주어 손을 잡자, 알렌도 비슷하게 손을 잡고 그녀를 따라 나아가기 시작한다. 연어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처럼 알렌은 여성과 함께 나아가기 시작했다. 왠지 어디선가 이런 모습을 본 것만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어디였더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겹치는 건 아니었다. 좀 더 근본적인 무언가, 예를 들면 여성이 자신을 이끌고 나아가는 그 모습이 린포르와 겹쳐보였다. 누군가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는 두사람을 보며 이상한 상상을 할지도 몰랐지만, 적어도 알렌은 여성을 따라가며 자꾸만 드는 기시감의 정체를 파악하려 애쓰고 있었기에, 그런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 ...요전에? "
알렌은 요전이라는 말에 한순간 눈이 커지며 작게 되뇌였다. 뭐지, 이 강렬한 기시감은. 알렌은 조심스러게 여성의 뒷모습을 살폈다. 화려한 드레스에 가려져 몸의 윤곽이 잘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뒷모습이 얼마전에 보았던 누군가의 뒷모습과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사람을 이끌 줄 아는 사람, 그 사람 역시 이런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했다. 분명 기사단장이란 직책이 거져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알렌은 여성의 실언을 몇번이고 되뇌이다 어느샌가 도착한 목적지에 정신을 차렸다.
" .... 예, 일단 올라가도록 합시다. 아가씨의 말마따나 놓치면 안될테니까요. "
알렌의 감각이 몇번이고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것만 같았다. 일단 여성을 따라 달려올라간다. 치마가 펄럭여 다리가 살짝 보이기 시작하는데도 여성은 신경쓰지 않는다. 린포르도 무언가에 집중하면 이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았었지. 기시감이 조금씩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설마. 알렌은 아주 조금 부족한 확신 속에서 담으로 다가가는 여성의 뒤에 다가간다.
" 이렇게 하면 좀 더 잘 보일거에요, 아가씨. 자, 이것 좀 잘 들어주시구요. "
알렌은 성큼성큼 다가와선 여성의 손에 과자가 포장된 상자를 들려주더니 '실례하겠습니다' 하는 말과 함께 여성이 확실하게 퍼레이드가 잘 보일 수 있도록 허리를 감싸쥐곤 번쩍 그녀를 들어올린다. 여성의 몸무게 정도는 그다지 무리가 없다는 듯 그의 몸은 흔들림이 없었고 여성의 옆구리 쪽으로 알렌의 고개도 빼꼼 내밀어졌다. 이 여성이 린포르라면... 조금이라도 더 잘 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아니더라도, 그녀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이정도는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린포르라면... 자신의 마음은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 요전번에는 실수했지만, 이번에는 대성공이에요, 아가씨. 거참, 매번 고맙네요. "
화려한 불빛이 보이는 퍼레이드를 바라보며 알렌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린포르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방금전 들었던 여성의 말을 떠올리곤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화려하게 자신들을 뽐내며 나아가기 시작하는 퍼레이드를 보며 알렌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체 말했다. 누군가와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다지 나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으면서.
" 이렇게 좋은 것만 보여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
자신은 린포르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지, 자그맣게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알렌이었다. 퍼레이드는 화려했고, 여러가지 묘기가 나올 때면 수많은 사람들이 뱉어내는 감탄들이 거리를 채워간다. 화려한 음악들은 귀를 즐겁게 했고, 여러가지 볼거리는 눈을 즐겁게 했다. 그리고 두사람은 그것을 둘 밖에 없는 옥상에서 즐기고 있었다.
// 물론 그렇진 않겠지만... 린포르주의 미움을 사는 일 같은 건 어떻게든 피하고 싶으니까 😋 -
129 린포르 - 알렌 (XgQ5kfPXXY) 2021. 3. 16. 오후 3:42:50호색한마냥 가볍게 손을 내민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이런저런 말을 해주었다. 매년 같은 걸 봐왔다는 그녀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저으면서도 하는 말들이 듣기 싫은 소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도 속으로는 납득하고 있었다. 매년 이 자리나 혹은 저 아래에 있었을 때를 생각하면, 절대 지금과 같은 기분은 아니었으니까.
'작년엔 퍼레이드를 보러 나왔음에도 정작 제대로 본 건 없었지..'
자꾸 돌아보게 만드는, 이정표 같은 말을 해주는 것도 조금은 알렌을 닮아보였다.
거슬러 올라가며 실언을 내뱉었을 때, 시끌시끌한 주변 때문에 그녀는 뒤따라오는 그가 그녀의 말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알 수 없었다. 무심코 나온 말을 깊게 신경쓰려 하지도 않았고. 그저 그녀가 찾는 건물을 향해 가면서 그와 비슷하다면 비슷한 기시감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지금 상황이나 잡은 손의 익숙함은 단지 기분 탓일거라고 여기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예감과 기분을 흘리고 외면하며 다다른 건물 옥상에서, 그녀는 작은 비명을 낼 수 밖에 없었다.
"에? 뭘 하려느, 흐앗...!"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에게 디저트 상자를 들려준 그가 허리를 잡는가 싶더니 번쩍 들어올리는 바람에 그런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태 떠들던 목소리가 낸 작은 비명은 가늘고 작은 탄성과도 비슷했다. 의도하고 낸 건 아니었지만. 놀라서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고개를 들자 혼자서 볼 때보다 더 먼 곳까지 잘 보이는 풍경이 펼쳐졌다. 조금 더 올려졌을 뿐인데 그것만으로 이렇게 풍경이 달라 보일 수 있던가. 조금 멍하게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그의 차분한 목소리가 좀전보다 더 가깝게 들려왔다.
"...?"
고마운 건 맞겠지만 실수는 뭐고 대성공은 뭘까. 잘 알 수 없는 그 말은 어쩐지 자신에게 하는게 아닌거 같으면서도 맞는거 같기도 같아, 대꾸 대신 한 손으로 살며시 그를 붙잡았다. 얼핏 보기엔 떨어지지 않으려고 잡는 거 같았겠지만. 그렇게 같이 퍼레이드를 구경하다가 무심결에 흘러나온 듯한 그의 혼잣말에 그녀도 앞을 보고 있는 채로 중얼거렸다.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으면, 자신이 그 좋은게 되어주면 되지 않겠나요. 그러면 어딜 가든 무얼 보든 다 좋은 걸로만 보일테니까."
그 말은 물론 그가 그 사람과 늘 함께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말이긴 했지만. 이쯤 말하면 알아듣겠지. 이해가 더딘 사람은 아닌 듯 보였으니까. 자잘한 설명은 하지 않은 그녀는 퍼레이드가 끝날 때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새로운 경치에서 보는 풍경인만큼 딴생각으로 머릿속을 흐트러뜨리고 싶지도 않았고. 화려한 불빛과 현란한 무용수들의 재주를 보는 동안, 둘만 있는 옥상엔 기분 좋은 바람만이 가볍게 불 뿐이었다.
아름답던 퍼레이드는 무용수들이 일제히 폭죽을 터뜨리는 걸로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제법 긴 시간이 한순간마냥 지나고나자 해가 저문 하늘은 당연하게도 캄캄해져 있었다.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궁의 뒷문마저도 닫힐 시간이기도 했다. 그녀는 잡고 있던 손을 놓고 그를 툭툭 두드려 내려달라는 신호를 주며 말했다.
"이걸로 오늘 일정은 전부 끝이네요. 당신이 어디서 무얼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거리가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는게 좋을걸요. 밤에는 순찰을 도니까요."
축제는 사흘간 성대하게 열리는 규모였기 때문에 혹시 모를 밤의 치안을 위한 기사단의 야간 순찰 일정이 짜여 있었다. 생각난 김에 오늘 일정에 알렌이 있나 떠올려보고 없다는 사실에 안도인지 실망인지 모를 작은 한숨을 내쉰다. 뭐, 됐다. 누구 눈에 띄기 전에 어서 돌아가 쉬기나 하자고 생각하며 그에게 디저트 상자를 돌려주고 먼저 계단을 내려가려 했다. 급격히 찾아온 어둠에 가파른 계단은 아찔했지만, 조심히만 내려간다면 문제될 건 없었다. 분명, 그럴 것이었다.
//미움 받고 싶지 않은 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 늘 고마워요. 알렌주, -
130 알렌주 (pOWm.csEzE) 2021. 3. 16. 오후 3:59:50어서와, 린포르주 😁 오늘 하루는 어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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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EZJ/G4gKRk) 2021. 3. 16. 오후 4:40:17" 하하하, 귀여운 소리도 낼 줄 알았네요? "
허리를 잡고 번쩍 들어올려주자, 여성이 흘려내는 작은 비명소리를 들은 알렌은 웃음을 터트렸다. 아까까지 까칠한 대답을 들려주던 것 치고는 굉장히 귀여운 비명소리였으니까. 알렌은 그런 여성을 놀리듯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을 건냈고, 이내 그녀가 듣더라도 알아듣기 힘들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그 말은 알렌조차도 어떤 확신을 갖고 말한 것은 아니었으니, 그녀로선 더욱 더 이해하기 힘들었을테지만. 잠시 당황을 한 것 같았던 여성은 금방 안정을 되찾았고, 한손으로 자신을 붙잡는 것을 느낀 알렌은 더욱 든든하게 그녀를 지탱해줄 뿐이었다. 지금 자신이 할 일은 그것 뿐이라는 것처럼.
" 그렇네요, 제가 좋은게 되어주면 될텐데..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걸지도 모르니까 쉽진 않은 문제네요. 마음이란 건 한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니까. "
알렌은 앞을 보며 중얼거리는 여성의 말을 듣곤 잠시 입을 다문다. 화려한 퍼레이드는 그런 두사람의 대화에 상관없이 그 눈부신 모습을 뽐내고 있었고, 거리에 나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환호성은 두사람의 귀를 간지럽혔다. 알렌은 그 모습을 눈에 담고 있다가 희미한 웃음소리와 함께 덤덤한 말을 들려준다. 마음이란 것은 형태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기 힘든 것이니까. 자기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다가가는 것이 그사람에겐 고통과 걱정이 되어버릴테니까. 알렌은 망설이는 것 같았다. 수습기사인 자신이 단장인 린포르를... 역시 알렌은 그저 웃어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는 두사람 모두 말없이 퍼레이드를 구경한다. 무용수들이 마무리를 장식하듯 폭죽이 터지고, 화려한 조명이 꺼지기 시작하며 그 막을 내렸다. 자신을 내려달라는 신호에 조심스럽게 여성을 내려준 알렌은 얌전히 디저트 상자를 돌려받았다.
" 고마웠어요, 아가씨. 덕분에 수도에서도 좋은 추억이 생겼어요. 볼 일.... 있었으면 좋겠네요. 내년에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할게요. 그땐, 제가 멋들어진 바를 알아둘게요. "
알렌은 여성의 말에 순찰을 떠올렸지만, 다행히 오늘은 외출을 신청하고 왔기에 딱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지금부터 복귀를 하려고 하면 늦지 않게 향할 수 있을테니 걱정할 것도 없던 알렌은 자신보다 먼저 내려가려는 여성을 뒤쫓아와서 그녀의 팔을 조심스럽게 잡아 계단의 끝에까지 함께 향한다. '드레스를 입고 서두르면 넘어질지도 몰라요, 아가씨'. 마지막까지 여성을 걱정해준 알렌은 혹시나 밤길에 그녀가 위협이라도 느낄까 먼저 앞장서서 몇걸음 나아간다.
"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도록 해요. 그리고, 이 충고... 고마웠어요. 덕분에 그사람이 좋아해준다면.. 몇번이고 감사의 기도를 올릴게요. "
하하, 하는 맑은 웃음소리까지 낸 알렌은 서둘러 기사단을 향해 달려간다. 기사단에 가서, 다른사람들의 눈에 최대한 띄지 않게 이 디저트를 린포르의 집무실에 가져다 놓을 생각이었다. 좋아해줄까, 같은 여성의 조언을 참고했으니 걱정은 덜 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 어딘가 두근거리는 감각이 찾아왔다. 오늘은 린포르와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뭔가 그에 비례한 만족감이 있었다. 마치, 지금껏 린포르와 함께 하루종일 시간을 보냈던 것마냥 이유 모를 만족감이었다. 그녀는 오늘 무엇을 했을까, 집에서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을까, 오늘도 기사단에서 사무를 처리하느라 바빴을까. 알렌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기사단을 향해 달려갔다.
원래의 성격대로면 여성을 그녀의 집까지 데려다주고 왔겠지만, 그래선 가면을 쓴 의도가 무색해지는 법이니까. 마음에 걸리는 것을 뒤로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단으로 복귀를 한 알렌은 재밌게 놀다왔냐는 경비를 서고 있는 동기에게 놀리듯 '최고였지' 라는 말을 장난스레 던지며 기사단 건물로 향한다. 오늘 근무가 있는 단원들은 모두 곧 있을 밤 순찰을 위해 준비중인지 기사단 건물로 향하는 길에는 다른 기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어두운 기사단 건물로 들어선 알렌은 조용히 복도를 걸어, 린포르의 집무실로 향했다. 기사단 건물은 모두 자리를 비운 듯, 인기척은 들리지 않았고 그저 알렌의 숨소리만 귀를 자극할 뿐이었다.
똑똑.
린포르의 집무실에 도착한 그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곤 들려올 대답을 기다렸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는 듯 아무런 기척이나 반응이 돌아오지 않았다. 알렌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서선 깔끔한 그녀의 집무실을 가로질러 책상으로 향한다. 책상 역시 린포르의 책상이라고 자기주장을 하듯 깔끔하기 그지 없었고, 알렌은 그곳에 조심스럽게 자신이 사가지고 온 디저트 상자를 올려둔다. 목표를 달성한 순간 서둘러 문을 향해 나아가려던 알렌은 멈칫하곤 돌아서서 상자를 바라본다.
"... 어..음... 그러니까, 메모라도 남기는게..좋겠지..? "
글쓰기엔 영 자신이 없는 그였기에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돌아가선 새 종이 한장을 꺼내어 깃펜을 들고 한글자 한글자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 수도에서 유명하다는 디저트 집의 간식거리입니다. 레몬크림 파이도 있고, 다른 것도 있으니, 업무를 마치고 즐겨주세요. 단장님의 기분에 도움이 되기를. - 알렌 ]
삐뚤빼뚤, 그가 제대로 글쓰는 법을 배우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듯, 누가 보아도 엉망인 글씨체로 써진 메모를 혹시나 자신이 실수라도 했을까 몇번이고 살폈다. 하지만 일단 알렌이 아는 선에서는 실수가 없었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그 메모를 상자 아래에, 어디로 날아가거나 하지 않게 깔아두고는 서둘러 집무실에서 나와 숙소로 향하려 했다. 그런 그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어려있었다.
린포르와 함께 축제를 보내지는 못 했지만, 그녀를 챙겨줄 수 있어서 기쁜것처럼. -
132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7:08:24흐음. 결국 집무실의 디저트를 보고 그가 알렌이었음을 눈치채는 전개로 이어졌군요. 조금더 노골적인 어필을 했어야 할까. 아니다, 이거 조금 살려봐야겠네요. 이대로 넘기기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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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알렌주 ◆SGoz6QxvHE (VhE1UOLRcw) 2021. 3. 16. 오후 7:10:16그러게, 어쩌다 보니 결국 이렇게 된 것 같은데... 이걸 살린다니, 나약한 알렌주는 얌전히 앉아서 린포르주의 능력을 봐야겠어 😂 그리구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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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7:17:12알렌주도 고생 많았어요. (꼬옥 안아주고 도망) 린포르만 알고 넘기면 좀 치사하잖아요. 🤭 맛난것도 챙겨줬는데 돌아오는게 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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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알렌주 ◆SGoz6QxvHE (1bjJjBrfX2) 2021. 3. 16. 오후 7:19:16앗, 도망가지마~!! 😘 (덥석) 그런가?? 뭐, 린포르주가 좋은 생각 있으니까 이런 이야기를 꺼냈겠지?? 얌전히 기다리면서 즐길 준비만 하면 되겠다 😁 그래서 저녁은 아직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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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린포르 - 알렌 (XgQ5kfPXXY) 2021. 3. 16. 오후 8:11:14아무래도 이 남자만 그 사람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는 듯한 말에 그녀는 누군지도 모를 그 사람이 좀 못됐다고 생각했다. 처음 보는 그녀에게도 이렇게 친절한 그가 그 사람에게는 얼마나 더 친절하고 다정할지 어렴풋이 가늠할 수 있었으니까. 그녀가 든 디저트 박스도 분명 그 사람을 위한 것이겠지. 그가 웃으며 이걸 전해줄 거라 상상하자 한순간이지만 그 사람이 부럽다고, 그렇게 생각해버렸다. 동시에 그런 자신이 한심해졌다.
'바보같아...'
그 생각 때문인까. 퍼레이드가 끝나고 내려진 그녀는 아주 살짝이지만 침울해보였을 것이다. 가면 때문에 얼굴은 드러나지 않아도 힘빠진 목소리나 얼른 자리를 뜨려는 듯한 몸짓이 그것을 보여주었겠지. 그러나 그는 서둘러 내려가려는 그녀를 그냥 보내지 않고 뒤쫓아와서, 발을 헛디디지 않게 잡아주며 계단을 같이 내려왔다. 마음에 담은 사람이 있음에도 타인에게까지 친절한 그의 행동에 그녀는 가슴 한켠이 꾸욱 하고 눌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왜지..'
이유 모를 기분을 느끼며 계단을 다 내려온 후에도 그녀가 불안해할까봐 거리는 두는 그를 보고, 그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둘러 돌아가는 뒷모습을 향해 그냥 손을 흔드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어둠 속으로 모습이 사라지고 발소리마저 사라지고서야 흔들던 손을 내린 그녀는 가면을 반쯤 들추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녀도 돌아가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야지.."
그녀가 지나가는 어둑한 골목엔 무거운 구두소리가 느릿느릿하게 울리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났을 쯤, 릭은 확인과 결제가 필요한 몇몇 안건을 들고 그녀의 집무실로 향해 가던 중이었다. 그녀가 정무를 볼 때 입는 단장의 옷과 비슷한 차림을 하고 도수가 없는 둥근 안경을 낀 릭의 모습은 그날 신부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일단 머리색과 눈색도 전혀 딴판이었으니까. 스치듯 지나가면 모를 법 하달까. 그러나 릭의 시점에서는 기억하는 사람이 몇 있었다. 보통은 그런 사람을 마주쳐도 릭이 먼저 아는 척을 하진 않지만, 그녀의 집무실 쪽에서 오는 사람은 그냥 지나치기에 좀 아쉬운 사람이었다.
"어라, 이런 시간에 여기서 마주칠 줄은 몰랐네요. 알렌. 오랜만이죠? 그 동안 잘 지냈습니까?"
특유의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알렌을 불러세운 릭은 그가 혹시 못 알아볼까봐 안경을 벗은 얼굴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얼굴이야 그렇다 쳐도 릭의 얄미운 목소리를 알렌이 잊을 수 있었겠느냐만. 벗은 안경을 다시 가지런히 낀 릭은 알렌이 온 방향을 한번 보고 알렌의 차림을 슥 훑더니, 그 선한 미소로 피식 하고 웃었다. 그러곤 알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해왔다.
"그러고보니 오늘부터 사흘간 축제였죠. 첫날이 가장 볼만 하다던데, 만끽한 모양이네요. 하긴 이런 수도의 축제는 처음이었을텐데, 분위기에 휩쓸려서 제대로 보기나 했을지 모르겠네요."
릭은 일부러 살살 긁는 듯이 말을 하며 자신의 의도를 요령좋게 숨겼다. 그것이 릭의 특기였으니 말이다. 알렌이 정신을 차릴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가벼운 잽처럼 말을 툭툭 던지면서 새파란 눈동자를 휘어 웃어보인다.
"지금 여기 있는 걸 보면 외출 후 복귀 보고라도 하러 왔나보군요? 운이 없네요. '린'도 마침 외출 중이라서 없었을텐데. 저번 토벌의 공로로 오늘 오후부터 내일까지 오프였거든요."
완전한 오프는 아니고 조금 후면 돌아올 것을 알지만 일부러 알렌이 어떻게 반응할까 싶어 그렇게 하나둘 던져본다. 이름을 짧게 부른 것도 그 일환이었다. 뭔가를 낚으려 할 때 미끼는 많을수록 좋다. 다수의 페이크 중 하나만 물어도 낚아올리기엔 충분하니까. 정곡을 찌르면 더 좋고. 어차피 그녀가 돌아올 때까지 할 것도 없었으니 알렌이나 좀더 건드려보자고 생각한 릭은 슬그머니 미끼 하나를 더 뿌려보았다.
"오프인 것도 몰랐을테니 그녀가 어디로 나갔을지도 모르겠네요. 전 알고있는데 말이죠."
//저녁은 배달 시킬거에요. 간만에 치킨버거랑 감튀랑 한상 그득히 차려놓고 먹으려구요. 알렌주는 맛저했으려나요? -
137 알렌주 ◆SGoz6QxvHE (RjHgaui0T6) 2021. 3. 16. 오후 8:24:14ㄹ..릭...저 자식이...! 🤣 배달두 좋지!! 치킨버거랑 감튀 맛있겠다!! 알렌주도 방금 먹었어. 오늘은 김밥이었어. 뭐 해먹기 귀찮더라구.. 😋 자아.. 그래도 릭 덕분에 흔치 않게 알렌의 감이 맞아 떨어지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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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8:28:46다음엔...알렌 눈앞에서 린~하고 부르면서 포옹을 시켜볼까.... 😎 해먹기 귀찮을 땐 사먹는게 제일이죠. 김밥도 좋죠. 저도 조만간 시켜먹어야겟어요. 쫄면이랑 세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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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알렌주 ◆SGoz6QxvHE (rKcHZ/XYQI) 2021. 3. 16. 오후 8:31:38..... 알렌이랑 알렌주가 뒷목 잡고 쓰러지는 것을 바라는걸까!?!? 🤣 살려주세요... ㅠㅠ
맞아맞아, 햄버거도 깔끔하게 배달시켜서 먹고 치우기도 편하니까 좋지. 나는 그럼 내일 맥모닝이라도 먹어야 할까 싶네. 😊 맥모닝 좋아하거든!! -
140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8:35:56앗. 알렌주랑 알렌이 쓰러지면 안 되는데. 그럼 포옹을 빼고 다정하게 부르는 것만...? 😋 맥모닝... 맛있어요?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왠지 저는 그 가게가 근처에 없더라구요. 사는 곳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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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rKcHZ/XYQI) 2021. 3. 16. 오후 8:40:18" ...릭 인가요. 오랜만이네요. 릭은 보기에 잘 지내신 것 같습니다만... 저도 뭐, 잘 보냈습니다. 보다시피 축제도 다녀왔구요. "
눈 앞에 나타난 사람은 썩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사내였다. 물론 백이면 백, 뭇 여성들에게 고르라고 한다면 그를 택할 정도로 그는 멋있고, 어딘가 세련된 남자였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성격은 꽤나 괴팍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알렌의 인상이었다. 저 서글서글한 미소도 분명 자신을 놀리거나 살살 긁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분명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알렌은 방긋 웃으며 대답을 돌려줬다. 어차피 저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건 자신의 팍 상해버린 얼굴이나 반응일테니까. 오늘은 조금이라도 덜 보여주겠다고 마음 먹는 알렌이었다. 임무의 마지막에선 도움을 받긴 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였다. 공무에서 나중에 도움을 주면 될 일이니까.
" 뭐, 그래도 축제의 명물이라는 춤도 추고, 퍼레이드도 즐겼으니 즐길 것은 다 즐긴게 아니겠습니까? "
알렌은 피식 웃으며 자신의 속을 긁으려는 듯 말을 걸어오는 릭에게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말한다. 그정도로는 까딱없다는 듯, 알렌은 태연했고, 오히려 여유로운 미소까지 지어보일 수 있었다. 그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어떤 귀여운 아가씨와 하루종일 제대로 시간을 보냈으니까. 그건 아마도 알렌 자신만이 품고 갈 비밀이 될 것이다.
" .....단장님께서 말입니까? 오후부터 내일까지..? 외출..? "
릭이 별명으로 린포르를 부르는 것을 듣는 순간, 알렌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진다. 저 말이 자신을 자극하기 위한 것임을 알면서도 알렌은 차분했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역시 자신은 린포르에게 무언가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았다. 너무나도 낯선 감정이어서 조금 무섭기까지 했지만. 분명 평소의 그였다면 릭의 짖궂은 농담에도 웃어넘겼을 것이 분명했다. 근데, 그것보다도 뒤에 나온 이야기를 들은 알렌이 놀란 듯 눈을 깜빡인다. 오늘은 오프였다니, 그렇다면 설마. 알렌은 하루종일 이상한 기시감의 원인의 윤곽이 잡히는 것 같았다.
" .. 릭은 알고 있었군요, 그거 참 부럽네요. "
알렌은 릭이 알고 있다며 미끼를 뿌리는 것을 듣곤 자신이 떠올리기 시작한 윤곽이 좀 더 확실해진 것을 느꼈다. 손을 잡았을 때의 익숙함, 그녀와 몸을 맞댔을 때의 감각, 그 입가의 미소. 하나부터 열까지 머리 속에서 무언가 퍼즐이 맞춰지는 것만 같았다. 알렌은 릭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하더니, 이내 방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 다음에는 저도 단장님께 오프 중엔 어디로 가시는지 여쭤보면 좋겠네요. 그러면 이렇게 린포르 단장님을 뵙지 못하고 돌아가진 않을테니까요? "
...하루종일 자신을 따라다니던 기시감이 확신으로 변해갈 때, 그리고 그 대상이 린포르 였다는 사실에 알렌의 기분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다. 분명 릭이 옆에 없었으면 소리라도 질렀을지 모른다. 분명, 확실치는 않지만, 자신과 춤을 췄던 그 여성이 린포르 였을지도 모른다는 확신이 생겼기에, 릭이 아무리 놀리려고 하더라도 자신은 꿇릴 것이 없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오히려 축제를 린포르와 즐기지 못한 것은 릭이었을테니까.
" 릭은 축제도 못 가고 일 하시느라 고생하셨네요. 서류 가져다 두시고 돌아가셔서 푹 쉬시죠. 저도 오늘 꽤나 특별하신 분과 '함께' 하루를 보내서 말이죠. 내일의 근무를 위해 휴식을 취하러 돌아가야겠네요. "
알렌은 고생을 하라는 듯 릭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곤 고생하라는 듯 태연하게 웃어보였다. -
142 알렌주 ◆SGoz6QxvHE (r9s5/meMs2) 2021. 3. 16. 오후 8:42:10다정하게 부르면...부들부들.. 😂 앗, 그랬구나.. 맥모닝.. 맛도 적당히 있구, 속에 부담스럽지도 않아서 종종 먹어. 아침에 커피랑 먹으면 그럭저럭 몸도 편하구 기분도 좋더라 😁 집 근처라 배달도 되고~ 그나저나 일단 알렌이 백퍼센트 확신은 아니어도 적당히 확신을 갖는 정도로 해봤어. 이래저래 릭이 이번엔 도움이 된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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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9:34:53아이구 배불러랑... 역시 버거는 두툼한 닭가슴살패티가 제맛이에요. 간만에 포식했네. 😊 맥모닝이 커피랑 잘 어울린다니 살짝 끌리는데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네요. 거기는 잘 안가는 곳이다보니. 이번엔 릭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유들하게 넘어가는 알렌이었네요. 일대일로 상대하면 저런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귀엽다니까. 알렌도 알렌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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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알렌주 ◆SGoz6QxvHE (MIjeAhdBPA) 2021. 3. 16. 오후 9:45:06치킨버거도 맛있지~ 치킨쪽은 맘스터치가 좋은데 😁 잘 먹었다니 다행이야!! 뭐, 생각보다 의도하고 먹지 않으면 잘 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니까~ 나중에 기회되면 먹어보기로 하면 되는거지~ 😊 근처에 린포르가 없는 것도 있고, 이번엔 아무래도 하루종일 긴가민가 하던 것이 릭 덕분에 확실해진 느낌이라 알렌이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지 😋 지난번은 아무래도...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을때라.. 그리고 귀여운건 린포르랑 린포르주도 마찬가지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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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알렌주 ◆SGoz6QxvHE (MIjeAhdBPA) 2021. 3. 16. 오후 1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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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린포르 - 알렌 (XgQ5kfPXXY) 2021. 3. 16. 오후 10:12:28몇번 마주친 경험 덕인지 알렌은 릭의 페이스에 넘어가지 않고 웃는 얼굴로 상대해왔다. 좀 성장했다 이건가. 분명 싫은 소리였을텐데도 표정관리가 잘 되는 알렌을 보니 앞으로도 좀더 건드릴만한 가치가 있어보인다. 건전하게 성장을 기대하는 그녀와는 정 반대인, 비뚤어진 심보라고 할까. 그걸 잘 알면서도 이용하는 점이 릭의 최대 단점이 아닐까.
"춤에 퍼레이드라. 그 정도면 축제를 잘 즐겼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거 참 좋은 일이군요."
여유롭게 맞받아치는 말에 릭은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잘 됐다고 말해주었다. 이게 또 악질인게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는게 말투와 목소리에서 드러난다는 점이었다. 진심이었으니까. 처음 가본 축제에서 허둥댔으면 그건 그거대로 재밌어했겠지. 그 또한 진심으로 말이다. 태도의 간극이 순간순간 바뀌는 건 상대하는 쪽에서 껄끄럽게 느낄 만 했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 하게 되니까.
"그래요. 다음부턴 꼭 물어보세요. 린은 그런 걸 묻는다고 알려주지 않을 사람은 아니니까요."
태도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며 대화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릭은 알렌의 미묘한 표정의 변화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가 더이상 릭의 도발성 발언에 넘어가지 않을 만큼 기쁜, 혹은 그에 준하는 무언가가 생겼다는 것 역시 얼핏 눈치챘다. 거리를 유지하고 있던 릭에게 다가와 어깨를 두드려주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이거 너무 생각대로인데. 알렌의 행동에 기분이 상하긴 커녕 오히려 더 즐거워진 듯한 릭은 손을 들어 입가를 가리며 낮게 웃었다. 그녀와 비슷한 디자인의 하얀 정복이 둘러진 손목엔 축제에서 나눠주던 팔찌가 걸려있었다. 보란듯이 팔찌를 내보인 릭이 한 말은 알렌의 기분을 살짝 정도는 눌러주지 않았을까.
"글쎄요. 아는 사람은 안다는 이 축제의 숨은 명물은 봤으니 그거면 충분해서요. 올해는 타오르는 붉은색이 아주 인상적이었죠. 아마? 작년의 적금색도 잘 어울렸지만 역시 원색의 강렬함이 어울리더군요. 아주 좋은 무대였죠."
릭에게는 그녀가 알렌과 축제를 함께했다는 사실이 그렇게 중요치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최고로 멋진 춤을 선보일 수 있게 해줘서 잘 봤다고 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절대 곧이곧대로 말하진 않겠지만. 그런 배배 꼬인 심성으로 살살 건드리듯 말을 하고 실례하겠다며 앞으로 걸어나간다. 두어걸음 가다가 잊은게 있는 사람처럼 멈춰서 약간 돌아서더니, 참 상큼하게 웃는 얼굴로 한마디 던져놓고 다시 가버렸다.
"당신이 왔다 갔다고, 린에게 전해줄게요. 다음에 또 봅시다."
끝까지 그녀의 애칭 아닌 애칭을 부르며 가버리는 릭의 모습은 아마 절대 좋아질 리가 없는 모습임에 분명했다.
//릭 : 은근히 도와주는 이유? 그야 그 둘이 잘 되야 놀리는 맛이 생기지 않겠어요? 하하. -
147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10:14:30와.. 가면 안 쓴 알렌 너무 잘생겼어...! 😍 진짜 한껏 꾸미고 갔었나보네요. 가면이 다 가려버린게 아쉽다... 린포르 심쿵 확실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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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알렌주 ◆SGoz6QxvHE (ZjnYpc.ojc) 2021. 3. 16. 오후 10:15:50그건 알렌도 마찬가지인걸. 분명 린포르가 가면을 안 썼으면 심쿵 확실했을거야 😘 그나저나 릭... 알렌의 마음 속에서 엄청나게 엄청나게 부들부들리스트에 적혔을거야... 기분 나쁜 사람!! 막 이러면서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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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10:21:39린포르가 가면 안썻으면 음... 화장도 적당히 하고, 귀걸이나 목걸이도 예쁜거 걸고, 머리도 잘 올려서 목덜미나 어깨랑 쇄골 살짝씩 보였을거고. 대강 이정도였겠네요. 충분한가? 😁 릭은 알렌이 자기를 싫어할수록 좋아한대요.... 근데 좋아해주면 더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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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알렌주 ◆SGoz6QxvHE (NsKZWFCJJQ) 2021. 3. 16. 오후 10:27:30.... 충분하지, 목덜미나 어깨나 쇄골이라... 물론 어두운 곳에서 볼건 다본 사이지만 꾸민 건 또 다르니까.. 🤣 ㅇ아니 릭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알렌한테 왜 구래...! 😂 릭이 툭툭 건든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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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알렌 - 린포르◆SGoz6QxvHE (NsKZWFCJJQ) 2021. 3. 16. 오후 10:27:59" 린.... 아, 예.. 릭이 그렇게 말하는만큼 그런거겠죠. "
여전히 저 애칭으로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은 마음에 들지 않는 알렌이었다. 기분이 좋다가도 저렇게 으스대는 것처럼 말하는걸 보고 있으면 괜히 이가 갈리는 것 같았으니까. 뭐, 어릴때부터 알아왔다니 분명 가까운 사이이자, 귀족이니 그녀에게도 친숙할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건 그거고, 신경 쓰이는 것은 신경 쓰이는 것이었다. 게다가 여태껏 봐온 릭의 모습들은 자신을 놀려먹기 위한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으니 알렌이 반감을 품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 될 것이다.
" ......."
알렌은 한껏 기분이 업된 상태로 있다가 은근히 팔찌를 보여주는 릭을 보곤 조금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분명 자신, 그리고 린포르라 생각했던 여성이 착용했던 팔찌와 비슷한 것 같은 그 팔찌와, 릭이 태연하게 던지는 말을 듣고 있으면 자기만 몰랐다고, 자신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자랑하는 것 같아서 한껏 밝게 짓고 있던 미소가 조금 그 빛을 잃어갔다. 마치, 갓 걸음마를 한 자신을 여기저기 잘도 뛰어다니는 릭이 무시하는 것 같아서 알렌은 실례하겠다며 걸어가는 그를 붙잡지 않고 그자리에 잠시 서있었다.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휙 돌아볼 수 밖에 없었지만.
" ... 저 인간이... 도대체...왜 그러는거야...! "
릭에겐 들리지 않게 이를 바득바득 갈며 중얼거린 알렌은 한순간 열이 오른 머리를 식히려는 듯 입고 있던 새하얀 셔츠의 윗단추 몇개를 풀곤 성큼성큼 숙소를 향해 걸어간다. 사실 이대로 다시 집무실로 돌아가 릭과 함께 린포르를 기다리고 싶었다. 단 둘이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너무나도 불편해서 이대론 돌아가지 못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내미는 생각에 알렌은 들떴던 것도 잠시 풀이 죽을 수 밖에 없었다.
제몫을 하고, 귀족의 신분도 가진 릭과 이제 고작 수습기사인 자신이 동일선상에 있을 수 있긴 한걸까. 애초에 린포르의 마음은 하나도 모르면서, 그저 자신이 너무 들떴던 것은 아닐까. 것보다 오늘 같이 춤을 췄던 여성이 린포르 였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딱히 자신을 생각하는 것 같은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니 방금전까지 기쁨에 춤추던 마음도 차게 식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 추운 밤이 아닌데도 괜히 춥게 느껴졌다. 현실의 벽은 언제나 존재하는 법이라는 건 알지만, 왠지 알렌은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터벅터벅 숙소를 향해 걸어갔다.
종종 떠오르는 릭과 린포르가 집무실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을 생각할 땐 주먹을 꽉 쥐고 말았지만.
" 제길..... "
그의 입에선 어찌할 수 없는 답답함을 품은 외마디 중얼거림만이 흘러나왔다. -
152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10:30:54다 드러난 거랑 은근히 보이는 거는 또 느낌이 그 참...그렇잖아요? 😋 이게 알렌한테만 이러는게 아닌게 린포르도 축제 전까지 잡무 뺑뺑이 돌게된게 릭 때문이라서. 돌아가면서 놀림 당하는 중이죠. 릭 왈, 둘이 공감대 만들어주는거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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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알렌 - 린포르◆SGoz6QxvHE (EZJ/G4gKRk) 2021. 3. 16. 오후 10:38:51그치그치... 둘 다 다른 매력이지.. 🥰 나중에 둘이서 릭한테 당한거 주고 받고선 크게 한번 복수를 하는 것도... ㅋㅋㅋ 🤣 나중에 둘이서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릭한테 한방 먹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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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10:45:45그렇게 머리 맞대고 상의하다가 눈 맞는거고 그런거죠. 복수하자고 합심했다가 분위기 묘해져서 합방하고 그러는거지. 응. (?) 자, 이번 일상은 여기서 마무리할까요? 알렌은 알렌대로, 린포르는 린포르대로 감정이 생긴 상태로 다음으로 넘어가는게 더 즐거울 듯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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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알렌주 ◆SGoz6QxvHE (pM1Azd/A7Y) 2021. 3. 16. 오후 10:47:12합방..좋지..합방 🥰 음, 그것도 좋지. 디저트 상자랑 메모는 린포르가 발견했겠지? 일단 마무리 하는게 좋을 것 같으면 그래도 좋아~ 😋 알렌은 풀죽은 멍멍이가 되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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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10:58:29발견 여부에 관한 건 나중의 즐거움이랍니다. 😉 그럼 이번 일상은 여기까진 걸로. 약간 답답한 감정이 있는 편이 다음 일상을 돌리는데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러려고 릭한테 그런 말을 하게 하기도 했고. (알렌주 꼬옥 안기) 일상 수고했어요. 알렌주. 이번에도 정말 재밌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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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알렌주 (airL6WvzC.) 2021. 3. 16. 오후 11:01:44린포르주도 수고했어! 린포르주의 재치 덕분에 이야기가 풍부해질 수 있었어!! 😘 역시 린포르주야!! 그런 깊은 뜻을 생각하지 못 했는데.. 다음 일상의 감초로... 😍 그럼 다음 일상은 뭐가 좋을까. 저번에 이아기 해둔게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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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11:09:36축제 다음은 알렌이 선배 기사들, 정식 기사들과 함께 첫 정식 임무에 나갔다가 부상을 당해서 왔다는 걸로 하자고 했던거 같아요. 임무 내용은 마물의 조사와 토벌로 하고. 여기에 살을 좀더 붙여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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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알렌주 (r4IuCoYL56) 2021. 3. 16. 오후 11:12:13아, 맞다맞다!! (방금전까지 전스레 뒤지다 온 사람) 😁 음, 살을 더 붙여보자! 예를 들면, 복귀가 늦어지니까 후발대를 보내려고 했고, 그걸 이끄려고 한게 린포르였는데 출발하기 직전에 복귀를 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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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11:18:52그것도 괜찮네요. 린포르가 복귀가 늦는 단원들을 안 찾으러 갈 리 없으니까요. 물론 사심이 없는 것도 아니겠지만. 😋 그러면 알렌이 임무를 하달받고 출발하는 부분부터 시작하면 될려나요. 시기는 축제 끝나고 한 일주일 정도 지난 후쯤이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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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알렌주 (nEE7ElVr6s) 2021. 3. 16. 오후 11:21:57음.. 임무 부분은 생략하고 후발대 출발 / 복귀 부분부터 시작해도 될 것 같구? 😁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부상당한 상황이니까?? 😊 임무 출발은 축제 다음날 급하게 나갔던거고, 그탓에 준비가 부족해서 임무를 맡은 기사들이 위기에 몰려 많이 다치고 그런거지! 원래 복귀는 2일이면 됐을텐데 일주일 가량 걸려서 후발대가 나가려고 한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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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11:32:51아하. 그런 전개도 괜찮네요. 확실히 우리가 원하는건 부상당해서 복귀한 이후니까. 출발하고 임무 수행하고 하는 건 한 레스에 짤막하게 담아내면 될거 같구요. 알렌이 임무 나간 사이 린포르의 심정 같은 것도 조금은 보여주고 싶고. 선레는 제가 할게요. 이전 일상의 에필로그쯤 되는 부분도 넣어서요. 🤗 시간이 좀 늦었으니 바로 쓰는건 무리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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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알렌주 ◆SGoz6QxvHE (fESdfGAWfg) 2021. 3. 16. 오후 11:36:31응응, 그러면 선레는 맡겨둘게. 임무에서 있던 일은 내가 첫레스 시작할 때 적당히 넣어두면 될 것 같으니까 😋 선레는 부담갖지 말고 느긋하게 써줘~! 정 뭐하면 잡담하면 되니까 말이야. 오늘은 뭘 이야기 해보는게 좋을까. 습관이라던가, 평소의 일상 같은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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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린포르주 (XgQ5kfPXXY) 2021. 3. 16. 오후 11:39:57그럼 오늘은 각 잡고 자기 전까지 잡담이나 노닥노닥해요. 히히. (알렌주 무릎 위에 앉기) 🥰 둘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좀 궁금하긴 하네요. 과연 둘이 마주칠 상황이 그렇게 없는가 하는 검증을 한번 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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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알렌주 ◆SGoz6QxvHE (1cniWGVZTE) 2021. 3. 16. 오후 11:44:35좋아좋아, 잡담 타임이야. ( 무릎위에 앉은 린포르주 쓰담쓰담 ) 😘 알렌은 일단, 아침 일찍 다른 사람들보다 일어나서 빠르게 훈련장 청소를 마치고, 아침 훈련을 나오는 다른 기사들과 함께 훈련을 받은 다음, 아침을 먹고 오전 근무가 있다면 근무를, 아니라면 또다시 이어지는 훈련! 그리고 오후가 되면 근무 혹은 자율시간일텐데, 아무래도 알렌의 경우에는 대부분 연달아 훈련훈련이지. 외출도 잘 안 하고, 수습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노력 중이니까. 근데 요즘은 슬슬 기사단 건물에 기웃거리고는 있지...그건 다 린포르를 보려는거지만. 이렇게 보니까 알렌은 정말 특별하게 하는건 뭐 없는 것 같은데 스케줄은 꽉 차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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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전 12:06:00(알렌주 손에 부빗) 근무 아니면 훈련 밖에 없는 일과네요. 하긴 아직 수습이기도 하고. 🤔 린포르는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서 가볍게 자기훈련을 한 다음 기사단으로 나와서 오전 조회를 한번 해요. 이때 지나가듯이 알렌 한번 볼거같기도 하구. 조회 다음은 부단장이 기사들을 통솔해서 근무에 보내거나 훈련시키거나 하고 린포르는 기사단과 연관된 부서들을 돌면서 향후 계획 짜고 새로운 정보 들어왔다 하면 그거도 듣고 하죠. 이 과정에서 릭이랑 시비 아닌 시비가 붙기도 하고. 남는 오전 시간은 집무실로 돌아와서 기사단 일 처리하고. 오후는 그날 그날 다른데 저번 야간 때처럼 기습으로 근무자들 태도 점검을 나가거나 부단장을 시켜서 훈련을 조정하거나 해요. 임무가 있다면 이 오후 시간에 부단장을 불러다가 의논을 하구요. 그리고 남는 시간은 집무실에서 업무. 알렌이 근무와 훈련 뿐이라면 린포르는 시작부터 끝까지 일 서류 일 서류... 중증 워커홀릭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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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알렌주 ◆SGoz6QxvHE (ULlYArsSI2) 2021. 3. 17. 오전 12:11:40(간질간질) 아무래도 수습이니가 노력해야할 때라 더 그런 것 같아. 정규기사가 되고, 알렌이랑 연인이 된다면 좀 더 스케줄이 다양해질 것 같긴 해 😋 린포르...워커홀릭이구나... 알렌이 정규기사가 된다면 일부러 그런 린포르를 데리고 나갈 것 같아. 물론 명목상으론 거리 시찰, 순찰 같은 것들을 대면서 끌고나가겠지. 🥰 그리고 만약에 린포르가 임무를 나갈 일이 있다면 자원해서 자기가 따라가겠다고 나설거고... 이거야 원, 사귀기 시작하면 티가 엄청 날 것 같은데. 둘 다 사귀기 시작하면 은근 깨를 볶을 것 같은 느낌이라서 말이야. 게다가 알렌은 이게 첫사랑이니까.. 린포르는...첫사랑은 아니려나??? (말해달라는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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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전 12:31:55(녹아내림)(?) 오오, 알렌이 린포르를 워커홀릭에서 구해줄 구세주가 되겠군요. 하루 빨리 정식 기사가 되어야겠네요. 그전까지 개빡시게 굴려야지. 호호호. 🤭 린포르도 티 안 내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결국 티가 날거 같아요. 그때 쯤이면 행동도 많이 달라져있을테니까. 일하다 보고싶어지면 훈련장 와서 지그시 보고 있는 정도는 기본으로요. 린포르한테 알렌은.... (장난을 칠까말까 고민중....) 후후. 정식 첫사랑이긴 하죠. 릭을 사랑하거나 좋아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자로 보긴 했었으니까요. 뭐, 좋아한 적이 없으니까 결국 알렌이 첫사랑인거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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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알렌주 ◆SGoz6QxvHE (/lI7CZGaE2) 2021. 3. 17. 오전 12:40:46(말랑말랑)(??) 아니 ㅋㅋㅋㅋ 그전까지는 마구 굴리는거냐구 ㅋㅋㅋ 🤣 살살해주는거야, 린포르주~ 린포르가 조용히 와서 보고 있으면 슬쩍슬쩍 얼굴 가지고 장난을 치거나 괜히 둘이서 정해둔 손짓으로 의사소통을 하거나 할 것 같아. 막 물어볼게 있다고 슬쩍 다가가서 속닥거리기도 한다거나..은근슬쩍 스킨십도 안보이게 하고 말이지 😁 그나저나 남자로 보긴 한거구나. 뭐, 그건 당연한 부분이기도 하고...릭도 음흉한(?) 것만 빼면 인기있을 타입인 것 같으니까 말이야. 그래도 첫사랑은 알렌이네~ 와아~! 알렌 이녀석... 복 받았어, 알고 있어? 😄 막 시간이 흘러서 다음해의 축제도 즐길 때가 기대된다. 그때는 둘 다 알고 참가할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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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전 12:53:42이것저것 슬쩍슬쩍 하려는 알렌도 은근히 음흉한거 같은데 말이에요. 기분 탓인가? 😋 릭은 실제로도 인기 많대요. 궁 안에서 일하는 사용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도 높은 편이고. 사교회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죠. 린포르랑은 완전 반대인 타입이랄까요. 그래서 더 알렌을 긴장하게 만드는 걸지도 모르지만요? 😁 다음해에는 아예 맞춰 입고 나타나서 새로운 명물이 되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축제를 단독 무대로 써버리는 건 미안하지만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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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알렌주 ◆SGoz6QxvHE (M7liXbhB4M) 2021. 3. 17. 오전 12:59:40그치만 린포르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데다.. 첫 연애라면 더욱 더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어쩔 수 없을걸..!?(합리화)🥰 알렌도 속으로 릭이 그럴 사람이라고 인정은 하고 있지. 그래서 린포르랑 단 둘이 있게 되는 걸 상상하면 속이 쓰리다고 해. 자기는 별볼일 없는데 릭은 아니니까 😊 둘이서 왠지 기왕 나가는 김에 명물이 되는 걸 노려보자고 할 것 같아 ㅋㅋㅋㅋ 둘이 그러니까 그때부터 축제에는 더욱 더 경쟁에 불이 붙게 되고, 나중에 두사람은 은근슬쩍 빠져선 처음 같이 봤던 옥상에서 구경을 하거나 거기서 단 둘이 오붓하게 춤을 즐길지도 모르지. 둘만의 공간처럼 😋 생각해보니 연애를 시작하면 기사단 내에서도 둘만의 장소가 생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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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전 1:08:58그럴수록 릭이 좋아합니다... 엄청... 얄밉게 굽니다.... 😆 린포르도 당연히 그렇겠지만 그래도 밖에선 자제시키려고 하겠죠. 대신 둘만 있을 땐... 🥰 둘이 축제에서 그러면 왠지 새로운 행사가 하나 만들어질거 같기도 해요. 가장 춤을 잘 춘 커플에게 상품 같은게 주어진다던가. 경쟁이 붙는데 보상도 있어야죠. 둘은 둘대로 즐기구요. 기사단 내에 있을만한 그런 곳이... 하나쯤 생길거 같기도 하네요. 어딜 가나 사각지대 한두곳 쯤은 있으니까. 아마 잘 안 쓰는 다락방이나 구석 창고 같은데가 되지 않을까요. 첫 경험의 추억(?)이 있는 그곳과 비슷한 느낌인 곳으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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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알렌주 (AJA/GPpGAc) 2021. 3. 17. 오전 1:17:06둘만 있을 땐, 오히려 알렌이 밀릴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 둘이 그런 행사가 생겼다는거에 뿌듯해 할 것 같아. 둘이 은근 승부욕도 있으니까 한번쯤 나가볼까 싶기도 할거구 ㅋㅋㅋ 물론 정체를 숨기려고 그 행사에만 안 나갈지도 모르지. 😁 막 그런 곳 생기면 린포르가 별 생각 없이 집무실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알렌이 와선 끌고(?) 들어갔다가, 얼마 지나고 나서 둘이서 다급하게 옷매무새를 고치며 나와서 흩어지기도 한다거나...😊 알렌이 린포르한테 잘 보이는 목이라던가에 키스마크를 남겼다가 혼나기도 하고 ㅋㅋㅋ 😆 ...꽁냥의 결정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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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전 1:33:18흐음. 나오는 썰들을 보니 알렌주 머릿속이 심히 궁금해지는데요. 통째로 들여다보고싶어지네요. 못 푸는 것까지 싹 보게. 😆 알렌이 린포르를 끌고들어갔다가 린포르가 안 놔줘서 못 나오는 상황도 있을지도요. 한번 불 붙으면 왠지 알렌보다 린포르가 더 불탈거 같아서. 이 편이 알렌이랑 알렌주에게도 좋으려나요? 🤭 오늘은 좀 일찍 늘어져서 그런가 벌써 졸리네요. 음, 평소만치 있었던거 같기도 하고. 오늘밤은 이쯤하고 우리 자러 가요오. (부비부비 시전) 같이 코 자구 열심히 좋은 하루 보내다가 다시 만나요. 잘 자요, 알렌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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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알렌주 (VSRXGHqNeo) 2021. 3. 17. 오전 1:44:32알렌주의 머릿속과 린포르주의 머릿속이 지금은 비슷할지도 몰라 😍 뭐어...린포르가 불타주면 알렌이랑 알렌주도 좋지 🤗 응응 잘자구 내일 봅시다. 좋은 꿈 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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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린포르 - 알렌 (IujWzY9w4A) 2021. 3. 17. 오전 7:13:30알렌과 릭이 가벼운 신경전을 벌이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얀 정복을 차려입은 그녀가 기사단의 건물로 들어섰다. 오늘따라 휑한 복도를 걷는 그녀의 걸음은 느리고 걸음 하나하나가 무거웠다. 평소라면 여기서만큼은 그런 티를 안 낼텐데, 오늘은 도저히 그럴 기운이 없다는게 너무 선명히 보인다. 지나가거나 마주친 단원이 없어서 망정이었지. 그러나 집무실 근처로 가까이 갔을 때, 지금 현재 가장 마주치기 싫지만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서 있음을 보게 되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릭이었다.
"아, 왔어요? 예정보다 조금 늦었네요. 외출이 즐거워서 시간을 깜빡했다... 그런 건 아닌거 같은데."
그녀와 비슷한 정복 차림의 릭은 서류 몇 장을 들고 집무실 앞에 서서 어떤 생각에 골똘히 잠겨있다가, 그녀의 기척을 느끼고 돌아보았다. 알렌에게도 그랬듯이 서글서글하게 웃는 릭을 보고 그녀는 화를 낼지 침울해야 할지 모를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의 포커 페이스가 무너진 그녀를 보며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투를 한 릭은 가볍게 걸어서 그녀에게 다가와 손등으로 볼을 톡톡 두드려준다. 그런 표정 하지 말라는 듯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시선만 피하는 그녀의 행동에 픽 웃곤 들고온 서류를 건넨다. 서류를 보고 미간을 더 구긴 그녀가 마지못해 받아들자 릭은 제 할 일은 다 했다는 듯이 옆으로 돌아섰다. 그 행동이 신경쓰여 다시 돌아본 그녀가 그때까지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다.
"...이거만 주려고 온 거였어요? 그리고, 평소엔 들어가지 말래도 잘만 들어가 있더니, 오늘은 왜 밖에서 기다린 거에요?"
"지금 이상으로 미움 받으면 저라도 마음이 아프니까요. 자자, 어서 들어가서 일 봐요. 그 첫번째 서류는 내일 중으로 꼭 처리해주고."
그녀의 물음에 의미심장한 답을 남긴 릭을 보며 그녀가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여태 한두번 들락거린 것도 아니면서 이제와 뭘 저러나 싶었다. 그래도 가는 걸 딱히 붙잡고 싶진 않았기에 가게 냅두고 그녀는 집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어둠과 밤빛이 잔잔하게 내린 집무실 안엔 희미하게 달콤한 향이 감돌았다. 달짝지근하게 졸인 과일과 고소한 파이의 냄새, 그건 아까도 한번 맡았던 그것과 유사했다. 그 향을 맡자마자 머릿속이 싹 비고 설마, 하는 생각만 남은 채 천천히 책상으로 다가가자 눈에 익은 디저트 상자가 가지런히 놓여있는게 보인다.
"이건... 설마..."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내려놓고 박스에 손을 대니 옆에 바스락거리는 종이가 한장 눈에 띈다. 박스와 같이 둔 듯한 종이를 집어들자, 서툰 필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짧은 말 끝에 적힌 알렌의 이름을 보자 그녀는 얼굴이 화악 달아오르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알렌과 비슷한, 닮았다고만 생각했던 그 남자가 알렌이었다니. 진짜 알렌이었다니. 그녀의 기억 속 하얀 가면 대신 알렌의 얼굴로 바뀌어간다. 함께 춤을 추고, 평소의 그녀가 아닌 그녀로써 그와 대화하고, 그에게 안겨 퍼레이드를 보고 헤어지던 그 순간까지 전부 다. 그런 모습을 보인게 사실은 알렌이었다는 것에 부끄러우면서도 동시에 안도감이 든다. 지금 여기에 그녀 혼자이기에 다행이었다. 얼굴은 물론 귀 끝까지 새빨갛게 물든 그녀는 침울한 표정에서 도저히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금방이라도 울 듯 눈가가 촉촉하면서도 꾹 다문 입술은 옅게 미소짓고 있는게 좋은건지 싫은건지 알 수가 없었으니까.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해 두 눈을 꾹 감은 그녀는 서툰 글씨의 편지를 품에 꼭 안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다행이다..."
무엇이, 왜, 어째서인지는 알 수 없는 한마디를 중얼거리고도 제법 한참을 그러고 있었더란다. 창 밖 하늘에 새하얀 달이 슬그머니 떠올라 그녀와 책상 위 박스를 비출 때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거친 축제 첫날이 지나고 그 둘째날이 밝았다. 거리의 사람들은 오늘도 즐거운 축제를 즐기며 즐거워하고 있었지만 기사단에는 조용히 비상소집이 걸렸다. 왜 그런가 하니, 전날 릭이 가져다 준 첫번째 서류의 안건 때문이었다. 그것은 지난번 임무 중 발견했던 마물의 이동 흔적이 심상치 않으니 빠르게 토벌대를 출정시키라는 내용이었다. 그녀의 예상으로는 축제가 끝난 후에 보내고 될 듯 했는데, 예년보다 날이 빨리 풀린 탓에 마물의 움직임에도 이상징후가 나타난 모양이었다. 급히 모든 기사들을 모으고 부단장과 함께 단상에 선 그녀는 이 안건에 대해 모두에게 얘기하고, 우선적으로 지원자를 받았다. 정식 임무이기 때문에 이걸 완수하면 실적 점수가 쌓인다. 그건 정식이나 수습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골고루 뽑을 셈이었다.
"...이상 6명, 옆으로 빠지도록. 부단장. 수습들 중에서 둘만 선발하세요."
"둘이라면... 알렌, 루트, 이 둘로 하겠습니다."
그녀가 정식 기사 중에서 6명을 뽑고나자 옆에서 부단장이 수습 기사 두명을 뽑아 6명과 합류시켰다. 알렌의 이름이 불렸을 때, 그녀는 단박에 고개가 돌아갈 뻔 한 걸 참아야했다. 마음 같아서는 보내지 않고 어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됐다. 지금은 이 임무에 집중해야 하니까. 보이지 않게 입술 안쪽을 살며시 깨문 그녀는 평소와 같은 태도, 말투로 알렌을 포함한 기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대들은 최소한의 준비를 갖추고 임무지로 속히 출발하세요. 펜넬, 그대를 분대장으로 임명합니다. 단순 조사와 토벌이라고는 하나 이번이 첫 임무인 수습 기사들을 생각해 그르친 판단을 하지 않길 바랍니다."
단장의 명을 받은 정식 기사들은 바로 경례 자세를 취하며 우렁차게 대답했다. 그리고 곧장 같은 팀원이 된 수습들을 데리고 준비를 하러 떠났다. 부단장이 그들의 준비를 확인하고 출발을 지켜보는 동안 그녀는 남은 인원들로 오늘의 근무를 다시 배치하고 있었다. 멀리서 말 떠나는 소리들이 들리고 부단장이 돌아와 그들이 출발했음을 알리자 그때만큼은 작은 한숨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한숨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부단장을 뒤로 하고 그녀는 집무실로 돌아갔다.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는데.'
최소한 배웅 정도는 그녀가 나갈 걸 그랬나, 하는 뒤늦은 생각이 무겁게 그녀의 가슴속에 내려앉아, 그 날 하루 종일 마음속을 어지럽혔다.
그로부터 일주일이란 시간이 지나는 건 제법 순식간이었다. 인원이 빠진 만큼 빠듯하게 근무를 돌리고 그녀는 그녀대로의 업무를 보다보니 하루이틀 지나던게 어느새 일주일이나 되버린 것이었다. 그러나 일주일이 될 동안 임무를 나갔던 이들에게서 어떤 연락도 없었다. 긴급이라고는 하나 대략 이틀에서 사흘이면 끝날 임무였을 터였다. 그런데도 여태 안 오는 건 뭔가 문제가 단단히 생겼다는 의미다. 닷새째 되던 날 후발대를 편성하려던 그녀를 부단장이 지금은 인원을 뺄 수 없다며 말렸다. 축제가 끝난 후에는 대대적인 성벽 보수 등등의 큰 일들이 줄지어 있는 탓이었다. 순간적으로 마음이 급해진 그녀는 부단장에게 큰소리를 내고 말았다.
"이 순간에도 그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을지 모를 일 아닙니까! 닷새면 충분히 늦었어요. 더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강행군인데 인원을 더 뺄 수는 없습니다. 이틀, 딱 이틀만 더 기다려봅시다. 단장님이 키우고 제가 지도한 기사들입니다. 분명 잘 돌아올 겁니다."
부단장의 간곡한 말에 그녀는 주먹이 파르르 떨릴 만큼 쥐면서도 딱 이틀만이라며 후발대의 출발을 연기했다. 그렇게 다시 하루이틀이 지나 일주일을 채운 것이다. 그 이틀을 거의 뜬 눈으로 지낸 그녀는 이제 누가 말리든 그들을 찾으러 나가려고 했다. 미리 지명해둔 후발대 인원을 모아 준비를 지시하려고 할 때, 기사단 입구가 시끄러워졌다. 동시에 단원 하나가 뛰어와 그녀에게 급히 전달한 상황을 듣자마자,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당장 기사단 입구로 달려갔다. 급하게 온 단원이 전한 소식은 다름아닌 그 선발대의 복귀 소식이었으니까.
"알렌..!"
저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뛰어나간 그녀는 복귀한 그들 속에서 알렌을 찾으며 동시에 다른 기사들의 안위도 살폈다. 보고는 나중이라며, 어서 그들을 치료실로 옮기라는 명을 내리는 것도 잊지 않고.
//전 일상의 뒷이야기가 좀 길어져서 분량이 폭발해버렸다... 알렌주.. 길이 부담갖지 말고 편한대로 써주세요...! -
177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전 7: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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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1BVCIIxbqY) 2021. 3. 17. 오전 10:57:04알렌은 릭과의 만남으로 마지막엔 찜찜한 기분을 가진 체 축제를 마무리 했다. 사실 축제는 이어졌지만, 그 다음날 바로 임무에 선발되어 수도를 나설 수 밖에 없었으니 그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비상소집이 발동되었고, 완전무장을 한 체로 다른 기사들과 함께 도열한 그는 대강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번 마물의 흔적을 발견한 것이 아무래도 이번 일로 연관이 되었던 것 같았기에, 그때 자신과 린포르가 발견한 것이 다행인지, 아니면 그다지 좋은 일은 아닌 것인지 오묘한 기분이 되어버린 알렌이었다. 게다가 린포르가 자신이 두고 간 디저트를 제대로 받은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릭과 함께 먹었는지 그로써는 알 수 없었기에 더욱 더 복잡한 마음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여전히 의기양양하고 자신감 넘치는 릭의 미소를 떠올리면 이가 갈리는 그였다. 그러다 부단장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조금 놀란 눈을 하던 그는 이내 애써 마음을 다잡으려 하며 서둘러 앞으로 나간다.
“ 수습기사 알렌, 명을 받들겠습니다! ”
자신과 호명된 동기와 함께 힘찬 목소리로 린포르의 출정 명령에 답을 한 알렌은 조심스럽게 린포르를 바라본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에게선 언제나와 같은 모습일 뿐이었다. 디저트를 놓고 왔기에, 아주 조금은 기대를 품고 있던 그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모습에 역시나 기분이 쳐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애써 씩씩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음 속에서는 ‘역시 나는..’ 이라는 생각을 몇 번이고 되뇌였지만. 그렇게 토벌대로 뽑힌 인원들과 함께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기사단을 나선 알렌은 말 위에 올라타 몇 번이고 린포르를 돌아보다 재빠르게 달려나간다. 일단 그녀와의 일은 돌아온 후에, 어떻게든, 무엇이든 해보자고 자신을 애써 다독이면서.
수도를 재빠르게 벗어난 토벌대는 펜넬의 지휘를 중심으로 마물의 이동이 제보된 숲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초원지대에서 농민들을 습격하고, 재빠르게 숲으로 도망쳐 들어갔다는 제보였기에 펜넬은 빠르게 기세를 몰아 마물들을 제압할 생각이었다.
“ 펜넬님, 제가 선봉에서 정찰을 해보겠습니다. ”
마물이 출몰하는 지역까지 쉼없이 달려오는 동안에도, 린포르와의 일에 대한 생각에 마음이 뒤숭숭했던 알렌은 임무에 집중하려는 듯, 자청해서 정찰임무를 맡았다. 펜넬은 이번 임무를 그다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수습기사들의 훈련을 겸해서 그에게 정찰을 맡겼고, 알렌은 토벌대보다 빠르게 앞서나가 숲으로 먼저 돌입했다. 어둡게 그늘 진 숲은 마물이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듯, 음침했고 어딘가 싸늘한 기운이 가득했다. 알렌은 천천히 그 안으로 말을 몰고 들어가기 시작했고, 말이 먼저 마물의 냄새를 맡은 것인지 파르르 떨려오는 것이 알렌의 몸에 전해졌다.
“ 괜찮아, 괜찮아. 곧 다른 사람들도 올거란다. 진정하렴. ”
알렌은 말을 진정시키기 위해 소곤소곤 속삭이며 부드럽게 말을 매만져주곤,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숲 안으로 달려들어간 마물의 발자국을 발견한 그는 뒤이어 숲에 들어오기 시작한 일행에게 돌아가 숲 안으로 마물들이 향한 것은 확실하다는 보고를 했다. 펜넬은 가벼운 칭찬을 건내며 말에서 내렸고, 다른 기사들도 그를 따라 말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알렌은 왠지 모를 찜찜함을 느끼며 주변을 살펴보았고, 이내 얼마 되지 않은 발자국이 그들 주변에 나타난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 펜넬님...! 잠ㅅ... ”
그것을 알리려 다급하게 입을 열던 알렌은 무언가에 얻어맞아, 그대로 멀리 날아가 나무에 처박혔다. 한순간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끼며 정신을 못차리던 알렌은 이내 주변이 소란스러운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마도 자신이 부르던 것을 다른 기사들이 들은 것은 확실한 듯 했다. 가슴에 걸치고 있던 갑옷이 찌그러진 것으로 보아선 마물의 꼬리 같은 것에 맞아 날아온 것 같았고, 입안에서는 피가 고였는지 진한 쇠맛이 나고 있었다. 찌그러진 가슴보호대가 거치적거려 아무렇게나 떼어낸 알렌은 허리에 매달고 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 밀집대형으로!! 방어에 치중해라! 알렌 괜찮은가!! ”
다급하게 지휘를 시작한 펜넬의 목소리와 자신을 찾는 기사들의 목소리를 들은 알렌은 충격의 여파로 후들거리는 다리를 일으켜 세웠다.
“ 전 괜찮습니다...! 그보다 마물의 수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알렌은 다급하게 방진을 짜기 시작한 기사들에게 합류하기 위해 달리기 시작하며 소리쳤고, 그의 목소리를 시발점으로 마물들의 습격이 시작되었다. 거대한 뱀과도 같으면서도 꼬리와 다리가 달린 마물, 보통은 어두운 동굴 안에서나 서식할 괴물이 숲속에 나와있다는 사실에 알렌은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콰드득, 거대한 마물의 이빨에 물리는 소리였다. 알렌은 검을 고쳐잡고 달려가 마물의 아귀에 물린 동기를 구하기 위해 힘을 실어 목을 베어낸다. 평소에 관리를 잘 해둔 덕분에 검은 예리했고, 마물의 목을 거침없이 베어낼 수 있었다.
“ 괜찮아, 루트...?! ”
알렌은 마물의 피와 자신이 흘린 피가 뒤섞여 엉망이 된 모습으로 팔을 물린 동기를 다급하게 불렀다. 동기는 물린 팔을 포기하고 반대편 손으로 검을 주우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고, 알렌은 다행이라는 듯 바라보다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자신에게 달려드는 마물을 베어냈다. 달려드는 마물을 베는 순간, 손에는 묵직한 감각이 전해졌고, 예리한 검날이 마물의 살을 찢어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상황은 아비규환이었다. 갑작스런 기습에 어떻게든 대응을 하고 있었지만, 모두 부상을 당해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 펜넬님, 지금은 다른 쪽으로 후퇴해야 합니다...! 부상자가 너무 많습니다..! ”
“ 제길... 다들 어떻게든 몸을 챙겨서 나를 따라와! 일단 여기선 물러난다..! ”
알렌과 별반 다를바 없이 누구의 피인지도 모르는 것으로 엉망이 된 체 마물을 베어내던 펜넬은 다급한 알렌의 말에 이를 악 물더니 크게 외치며 먼저 숲 안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마물에게 맞아 날아갔던 알렌이었지만, 습격 직후에는 그나마 멀쩡한 축에 속했기에 맨 뒤에서 마물을 베어내며 펜넬을 따라 달려가기 시작했다.
“ ...이거야 원, 디저트가 문제가 아닌가..”
알렌은 거칠어지는 숨을 느끼며 뒤에서 느껴지는 추격자들의 발소리에 허탈한 웃음과 함께 중얼거렸고, 이내 자신보다 앞서 나간 펜넬과 다른 기사들이 막다른 길이라며 욕을 지껄이는 소리를 듣곤 그 미소가 더욱 더 짙어졌다. 아무래도 일행들이 길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알렌은 달려가던 것을 멈추곤 돌아선다.
“ 루트, 내가 시간을 끌테니까 최대한 빨리 펜넬님한테 재정비를 해달라고 해줘.. 늦으면 나 죽을지도 모른다?”
루트가 무어라 말하려는 것을 손을 뻗어 막은 알렌은 자신은 괜찮다는 듯 웃어보였고, 루트는 울상을 짓다가 다급하게 펜넬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실력들은 뛰어난 사람들이니까 재정비만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알렌은 두손으로 검을 단단하게 말아쥐며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무섭기는 했다. 아니, 미치도록 무서웠다. 미련도 많았다. 린포르에게 전달된 디저트는 어떻게 되었는지, 그녀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했다. 자신이 만난 사람은 그녀가 맞았는지도 궁금했고, 그녀였다면 충분히 즐거웠는지도 물어보고 싶었다. 손이 떨려온다. 분명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겁이 나는 것이겠지. 어렸을 적 동화책 속의 영웅이라면 이런 마물쯤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자신은 그저 이제 갓 기사가 되어 달리기 시작한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아, 정말... 이럴때도 보고 싶다니.. 이건 이것대로 큰일난거 아닌가.. ”
알렌은 서서히 다가오는 커다란 발소리를 느끼며 허탈한 중얼거림을 남긴다. 이 와중에도 린포르 생각이라니, 아무래도 자신은.. 알렌이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침을 뚝뚝 흘리며 자신을 바라보고 멈춰서는 마물들이 눈에 들어왔고, 알렌은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도 없다는 듯 망설임 없이 마물들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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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벌 자체는 성공이었다. 알렌이 토벌대가 재정비를 할 수 있게 시간을 성공적으로 끌 수 있었고, 뒤늦게 합류한 토벌대와 함께 우두머리 마물의 목을 알렌이 베어내는 것으로 토벌은 일단락이 되었다. 하지만 토벌대 전원 중상, 알렌은 의식을 잃고 실려올 정도로 중상이라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기에 서로가 서로를 챙겨 돌아오는 것도 예정했던 것보다 늦을 수 밖에 없었다. 돌아온 토벌대의 모습은 처참하다면 처참했고, 다른 기사 둘에게 부축이 되어 붕대로 대강 지혈과 응급처치만 된 체 돌아온 알렌은 린포르의 명이 떨어지기도 전에 치료실로 이송되었다. 다행인 것은 그가 기사단에 돌아올 즈음에는 정신을 차렸다는 것과 얼굴에는 흉터가 생기지 않았다는 점이겠지만, 그의 몸에는 마물들의 발톱과 이빨이 남긴 수많은 흉터들이 남아있었다.
물리고 베이고, 나뒹굴었다는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알렌은 다급하게 뛰어다니는 의무병들의 손길을 받으며 멍하니 치료실의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정도 치료가 끝난 후에서야 그는 치료소의 단독병실로 옮겨졌고, 치료에 먼저 열중하느라, 그리고 같이 토벌을 나섰던 병사들 모두 부상이 심했기에 치료가 끝난 후 병실로 옮겨지고 나서야 알렌의 소식이 린포르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아마 그전까지는 알렌이 보이지 않아, 린포르가 꽤나 다급했을지도 모르지만. -
179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1BVCIIxbqY) 2021. 3. 17. 오전 10:58:31린포르 너무 예뻐...!!!! 저러니 알렌이 정신을 못 차리지... 😍 린포르주의 선레는 잘 읽고 알렌 꺼도 써와봤어. 아무래도 나도 이번 레스는 대부분이 토벌임무에 대한 내용이였으니까 답레 길이 같은건 너무 신경쓰지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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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알렌주 (Y1SqRqeTKw) 2021. 3. 17. 오후 1:52:13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면서 갱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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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린포르 - 알렌 (IujWzY9w4A) 2021. 3. 17. 오후 4:52:20기사단의 입구는 복귀한 기사들과 그들을 부축하는 기사들, 들것을 들고 바쁘게 움직이는 의무병들로 한동안 소란이 크게 일었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며 지시를 하면서도 알렌을 찾았다. 그러나 알렌은 그녀가 오기 전에 이미 의무대로 실려가 그 자리에 없었다. 마음 같아선 당장 쫓아가고 싶었지만 단장이라는 직위가 그녀를 이 자리에 묶어놓았다. 이를 악문 그녀는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고 주변을 정리했다.
"ㄷ...단장... 보고를...!"
"펜넬! 말할 수 있겠습니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그 와중에 그나마 부상이 덜했던 분대장 펜넬로부터 간략한 상황을 보고받을 수 있었다. 보고를 마친 펜넬 역시 기절해 서둘러 의무대로 옮겨졌지만. 이후로도 들것에 실려가는 단원들을 보며 그녀는 마음 속 무언가가 와르르 무너지는 듯 했다. 알렌이 나서서 토벌대가 재정비할 시간을 만들었고, 그래서 그가 제일 부상이 심하다는 보고는 지난 일주일간 쌓이고 쌓인 걱정들에 금을 내기 충분했으니까. 거의 정리되어가는 상황 사이에 넋을 놓고 서 있던 그녀는 대뜸 몸을 돌려서 기사단 건물로 향했다.
빠르게 나아가는 걸음은 건물에 들어서 복도에 접어들자 거의 뛰다시피 했다. 지나치는 사람들이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고 의아해하는 것도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어디론가 급히 가던 그녀는 옆 복도에서 오던 사람과 기어코 부딪히고 말았다. 평소라면 절대 이럴 일은 없었을텐데.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다급하게 만드는 것인지. 부딪힌 사람에게도 실례했다는 말만 남기고 가려는데 그 사람이 그녀를 붙잡았다.
"죄송하지만 지금 시급한 일이 있어서-"
"아무리 급해도 앞은 보고 다녀야죠. 린. 그러다 넘어진다구요."
그녀를 붙잡은 사람은 다름아닌 릭이었다. 순간적으로 오늘 정보부와 협의할 일은 없다는 사실을 떠올린 그녀는 다시금 매몰차게 뿌리치려 했으나 그보다 먼저 릭이 반듯한 서류 한장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선수를 친 그 행동에 얼떨떨히 서류를 받아들자 릭은 용건 끝났다며 바로 뒤돌아서 가버렸다. 릭의 등장으로 행동도 사고의 흐름도 끊겼던 그녀는 덕분에 어느 정도 이성을 붙들고 그 서류를 볼 수 있었다. 그건 다름아닌 왕실 마법사의 치유 마법을 허가한다는 증명서였다. 그것도 가장 실력이 좋은 제 1 마법사를 쓸 수 있는, 그녀가 그렇게도 급하게 받으러 가던 그것이었다. 릭 덕분에 움직일 수고를 던 그녀는 속으로 작게 감사를 표한 후 곧장 왕실 마법사들이 기거하는 서쪽 탑으로 향했다.
그녀는 그녀대로, 의무대는 의무대대로 정신없는 시간이 지나고나자 겨우 기사단도 잠잠해졌다. 때마침이라고 할까, 그녀가 서쪽 탑에서 제 1 마법사를 데려온 직후 알렌이 치료를 마치고 병실로 옮겨졌다는 소식이 그녀에게 전해졌다. 그녀는 소식을 겸한 보고를 하러 온 부단장과 제 1 마법사와 함께 알렌의 병실로 향했다. 가장 부상이 심했던 그는 안정을 위해 1인실로 옮겨졌다는 설명을 들었을 땐 이미 다 무너진 줄 알았던 가슴이 다시 한번 무너지는 듯 했으나, 애써 티를 내지 않으며 담담하게 병실의 문을 두드렸다.
"단장입니다. 들어가겠습니다. 알렌."
짤막하게 말하고 문을 열자 약냄새부터 코를 찌른다. 부상의 정도가 심했으니 당연히 약도 치료도 상당했겠지. 보이지 않게 입술을 깨문 그녀는 동행한 이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 알렌이 누운 병상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행여나 일어나려할지 몰라 누워있으라는 손짓을 먼저 보인 뒤, 평소와 같은 태도를 유지하며 침대 옆에 서서 제 1 마법사를 보았다.
"부탁드립니다. 린트님."
그녀가 말하자 하얀 사제복 차림을 한 남자가 알렌에게 다가가 몸 위에 손을 얹는다. 그리고 그녀가 전에 했던 것처럼 주문을 읊자 선명한 녹색의 진이 그려지며 그녀가 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치유 마법이 알렌에게 이루어진다. 가벼운 찰과상은 바로 회복되고, 깊었던 부상들은 며칠이면 나을 수준으로 나아간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자 그 험난한 여정의 표시들이 거의 사라지고 통증도 희미하게만 남은 정도가 되었다. 술식을 마치고 손을 거둔 제 1 마법사는 왠지 익숙한 푸른빛 눈으로 알렌을 보며 말했다.
"가능한 치유를 하려 했으나, 몇몇 부상은 그 정도가 깊어 흉이 남을 겁니다. 다 낫더라도 무리한 훈련은 삼가시길."
무뚝뚝하게 조언을 남긴 제 1 마법사는 부단장을 보며 다른 병실의 안내를 말했다. 맞다, 부상을 당한 이는 알렌만이 아니었다. 알겠다며 선뜻 나서는 부단장과 달리 그녀는 좀처럼 걸음을 떼지 못 했다. 그런 그녀를 힐끔 본 제 1 마법사는 안내는 부단장이면 충분하다며 그대로 병실을 나가버린다. 어찌보면 쌀쌀맞게 보이는 태도였지만 분명 모종의 배려를 해준 것은 틀림없었다. 의아해하는 부단장을 앞세워 제 1 마법사가 가버리고나자, 병실엔 그녀와 알렌, 둘만 남았다.
"......"
천천히 그를 향해 돌아선 그녀는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긴 머리가 쏟아져 얼굴을 가리고 표정을 가린다. 몹시 지친 듯, 쳐진 어깨가 그녀의 마음고생을 단편이나마 보여주지 않았을까. 그대로 얼마간을 조용히 있던 그녀에게서 나직하게, 작지만 알렌에게는 들릴만한 목소리가 천천히 흘러나왔다.
"미안...미안합니다. 더 빨리 갔어야 했는데, 그대들을 그렇게 급하게 보내면 안 됐는데..."
이렇게 다치게 만든 것에 대한 미안함과 그래도 살아돌아와준 것에 대한 안도감 등등이 겹쳐 그녀의 목소리를 떨리게 만들었다. 북받치는 감정에 고개만 좀더 숙인 그녀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몇번이고 사과만 할 뿐이었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 같았는데 지금은 그저 그 말 밖에 할 수가 없었다.
//알렌이 다쳐서 린포르 억장이 무너진다... -
182 알렌주 (Snxq4z5QDc) 2021. 3. 17. 오후 5:04:31린포르주 어서와! 😁 날이 따뜻하다! 좋은 하루 보내고 있어? 그나저나 린포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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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후 5:05:20조금 바빠서 평소보다 늦었네요. 다시 가봐야하지만... 알렌주도 좋은 하루 보내고와요. 황사 조심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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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알렌주 ◆SGoz6QxvHE (2XTz/hAWaA) 2021. 3. 17. 오후 5:12:35오늘은 조금 바쁜 모양이구나..! 힘내구 이따보자! 답레 올려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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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MvDwBc/rMU) 2021. 3. 17. 오후 5:30:45알렌이 제대로 정신을 차린 것은, 린포르가 데려온 마법사의 치료가 끝난 직후였다. 그전까지는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는 희미한 기억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것이 다였다. 동료들을 위해 시간을 끌고, 몸이 무거워질 때가 되었을 때, 동료들이 자신을 돕기 위해 도로 달려오는 것, 그리고 자신이 무언가를 베어내는 것과 동시에 시야가 암전되는 것을 끝으로 기억은 없었다. 그이후로도 며칠이고 중간중간 누군가가 뱉어내는 거친 숨을 내쉬는 짧은 기억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강렬한 것은 자신을 내려다보며 울 것 같은 얼굴을 한 린포르였다.
“....”
무어라 말을 하고 싶었다. 마법사가 부단장과 함께 나가고, 홀로 남은 린포르가 지친 듯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며 알렌은 입을 움직이려 했지만, 며칠간 제대로 말하지 않은 그의 입은 굳어버린 석상처럼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목은 갈라지는 것 같았고, 턱은 그대로 굳어져버린 것처럼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도 린포르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고개를 푹 숙인 체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이 잘못했다는 듯 울먹이는 것이 들려왔다. 이래선 안돼, 알렌은 여전히 몽롱한 기운과 힘이 다 빠진듯한 몸에 어떻게든 힘을 주려고 했다. 다른 동료들의 생각이 나긴 했지만, 린포르가 이곳에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봐선 최악인 것은 자신인 것 같았으니까.
“..린..포르....”
안간힘을 써서 내뱉은 목소리는 쇳소리처럼 갈라졌다. 그야, 고래고래 악을 쓰다가 의식을 잃었고, 그대로 오랜기간 의식을 잃고 있었던 만큼, 정상적인 목소리가 나올래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알렌은 그렇다고 해서 린포르를 부르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야, 자신의 디저트를 받고선 환하게 웃어주길 바랬던 그녀였으니까, 그렇게 자신의 앞에서 또다시 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이렇게 울상을 짓는 것은 지난 임무가 마지막었으면 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알렌은 좀처럼 제대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내려 애를 쓰기 시작했다.
“ 린..포르....디....저트 맛있게...먹었어요...? ”
알렌은 힘이 빠져 제대로 올라가지도 않는 입꼬리를 간신히 끌어올려 몇 번이고 그녀에게 보여주었던 미소를 보여주며, 장난스런 말을 던진다. 단 둘이 아니었다면, 그저 임무를 멋지게 완수하고 돌아왔다고 말을 했겠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도 린포르의 얼굴에서 눈물이 사라지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파르르 떨리는 손을 있는 힘껏 움직여 간신히 그녀를 향해 내밀어 보이며, 자신이 그녀에게 몰래 남겨두고 갔던 디저트 이야기를 꺼내며 바라보는 알렌이었다.
“ ... 맛있게.. 먹었어야..할텐데... 걱정하느라.. 못 먹었으려나... 린포르 잘못...아닙니다... 그냥...예상이 빗나간 것 뿐이에요...모두.. ”
이렇게 일이 벌어진 것은 린포르의 잘못이 아니라, 그저 멀리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변수가 생겼을 뿐이고, 그 변수 탓에 일이 좀 꼬였을 뿐이었다. 분명 검을 휘두르면서도 린포르를 원망하는 말 같은 것은 들어본 적이 없었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린포르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떠난 것이 아쉬웠고, 디저트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지 못 했던 것에 미련이 남긴 했지만.
“ ...그나저나...볼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그쵸...? 제대로 말도 못하고..출발해서.. 아쉬웠거든요... 아하하, 뭐라는거야..정말.. ”
알렌은 수습기사라는 입장에서 할 수 없는 말들을 꺼내고 있다가 아직까지 온전하지 않은 탓에 뒤늦게 깨달았는지 어색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목이 갈라져서 아픈 듯, 연신 기침을 햇지만. 연신 기침을 하느라 낑낑대면서도, 알렌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다소 피를 많이 흘려, 회복되지 않아 창백한 얼굴로 환하게 웃어보이는 것은, 단 둘이서 임무를 나갔을 때처럼, 그리고 가면을 쓰고 그녀와 춤을 추고, 퍼레이드를 봤을 때처럼 변함이 없었다.
“ 그래도.. 해냈어요.. 린포르가 부끄러워 하지 않을 수 있게...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칭찬 받아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고개 들고 봐주세요. ”
콜록거리면서도 쉼없이 말을 꺼낸 알렌이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옆에 앉아있는 린포르의 손을 잡아주려 했다. 분명 린포르의 손에 와닿은 알렌의 손은 언제나처럼 변함이 없었을 것이다. -
186 알렌주 ◆SGoz6QxvHE (J8unzQiKzU) 2021. 3. 17. 오후 7:42:36저녁 먹고 갱신이다 😊 오늘도 무난히 지나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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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린포르 - 알렌 (IujWzY9w4A) 2021. 3. 17. 오후 7:59:13일주일 전, 이들이 출발할 때, 조금이라도 신경을 써주었다면, 무리해서라도 몇명을 더 붙여줬더라면, 더 일찍 후발대를 이끌고 찾아갔더라면, 뜬눈으로 지샜던 그 이틀을 기다리지 않고 혼자서라도 달려갔더라면.
"..미안해요...미안해요.."
수없이 드는 만약이란 가정은 그녀의 마음속 죄책감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떠오르는 가정의 수만큼 그들이, 알렌이 덜 다칠 수도 있었고 무사히 돌아올 수도 있었을 가능성이었다고 생각하며 그 무게는 한층 더 무거워졌다. 그것들이 무산된게 결국 자신의 판단미스와 실책이라는 자책에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실은 이렇게 옆에 있는 것도 염치없는 짓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차마 이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 그냥, 그냥... 곁에 있고 싶었으니까. 정신을 차린 알렌이 그녀에게 모진 말을 하고 외면하더라도, 차라리 그런 모습이라도 보여주면 이제 무사하다는 안심이 들 거 같았다. 그러나 심하게 갈라진 목소리로 트인 말은 그녀의 생각과 전혀 달랐다.
그녀의 이름을 간신히 부르는 것을 깨달은 후엔 천천히, 느릿하게 이어지는 그의 말이 귀로 들려온다. 알렌은 그녀를 원망하거나 책망하지 않았다. 디저트 맛있게 먹었냐는 말로 시작해서오히려 그녀를 걱정하고, 안심시키려는 듯이 말해왔다. 조금전까지 심한 부상으로 정신도 제대로 못 차리고 있었으면서, 눈 뜨자마자 그녀 걱정부터 하고 있었다. 이 남자는.
"흐윽...!"
한결같은 다정함에 참았던 눈물이 기어코 터졌다. 뜨거운 눈물이 흐를 새도 없이 방울져 무릎 위로 떨어져내린다. 우느라 일그러진 얼굴 탓에 아픈 기침을 하는 그를 바라보지도 못 했다. 그녀가 무슨 자격으로 우는가 싶으면서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그의 손이 먼저 닿았다. 힘겹게 뻗었을 손은 그녀의 손을 잡으려는 듯 했지만 힘이 없었다. 하얗게 질린 그 손을, 눈물로 얼룩진 눈으로 바라보며 살며시 움켜쥐었다. 행여나 아플까봐 세게 잡지도 못하고 살살 쥐고서 고개를 숙여 그 손등에 그녀의 이마를 대었다. 펑소같진 않지만 따스하고도 익숙한 온기에 그녀는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안심함과 동시에 격한 울음도 함께 터졌다.
"아픈 건 그대인데.. 왜 제 걱정을 해요... 왜 그렇게... 혼자 무리한거에요... 왜... 왜 그랬어요..."
그의 손을 쥔 채 그녀는 한참을 울면서 말했다. 그의 무모함을 탓하면서도 그렇게 보내서 미안하다고 하고, 그녀를 걱정할 때냐고 그의 상태가 어땠는지 아느냐고. 그래도 역시 가장 많이 한 말은 미안하다, 였다. 더는 나올 눈물도 없을 만큼 울며 지난 일주일간의 심정을 토로하고서야 그녀는 울음을 거두었다. 숙였던 몸을 들고 잠시 그의 손을 침대로 옮겨두고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 등등으로 얼룩진 얼굴을 깨끗이 닦아냈다. 그래도 붉게 물든 건 어쩔 수 없었다.
얼굴을 다 닦고도 잠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든다. 무겁게 숙여졌던 몸도 자세를 바로하고서, 다시 천천히 손을 내리자 눈물과 울음에 부은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뒤늦게 찾아온 부끄러움에 잠깐은 다른 곳을 보고 있다가 조용히 알렌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놓았던 손을 잡으며 우느라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펜넬에게 보고 들었어요. 그대 덕분에 토벌대 전원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던 거라고. 고생 많았습니다. 잘 했어요. 역시, 제가 뽑은 인재다운 공적이었어요."
좀 가라앉긴 했으나 차분해진 말투로 그의 임무 실적에 대해 말해주었다. 잘 했다고. 힘든 상황에서도 잘 버텨주어서 동료들도 전원 돌아올 수 있었다고. 긴 말을 하기엔 그녀도 지쳐서 잠시간 말이 끊겼다. 뒤죽박죽 엉망인 머릿속을 헤집어 다음 할 말을 찾던 그녀는 알렌이 힘겹게 꺼냈던 첫 말을 떠올리고 뒤늦게 그의 말에 대한 대답을 돌려주었다.
"그리고, 디저트... 맛있게 잘 먹었어요. 정말, 정말 맛있었어요. 고마워요, 알렌."
그 말을 하면서도 웃음은 커녕 옅은 미소도 없었지만, 그 대신이라는 듯 그녀의 손을 들어 희게 질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기 위해 좀더 가까이 다가간건 당연했고 말이다.
//좋은 저녁이에요. 바깥공기가 좀만 더 깨끗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저녁 챙겨먹고 쉬어요. 알렌주. -
188 알렌주 ◆SGoz6QxvHE (YDMUm20LJ6) 2021. 3. 17. 오후 8:04:39어서와, 린포르주!! 미세먼지가 가니까 이번엔 황사네.. 😂 린포르주는 저녁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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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후 8:07:35저녁 하는 중이에요. 간만에 생선 굽는데 냄새가 잘 빠질런지 좀 걱정이네요. 황사 때문에 환기 시키기도 애매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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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알렌주 ◆SGoz6QxvHE (1iuDtY.VsU) 2021. 3. 17. 오후 8:15:43생선... 음, 환풍기 제일 강하게 켜두고 문 좀 잠시 열어둘 수 밖에 없겠네. 그래도 안에 고여있게 하는 것 보단 내보내는게 나으니까 잠시만 열어두자 😋 생선도 생각보다 안 먹은지 오래 됐네. 생선은 막상 밥 먹으려고 할 땐 바로 안 떠오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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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후 8:25:03역시 열어둬야겠죠? 저녁이라 춥기도 하겠다. 으. 전 가끔 생각나더라구요. 고기는 부담스럽고 든든한걸 먹고싶을 때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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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알렌주 ◆SGoz6QxvHE (dx8TiNWf/E) 2021. 3. 17. 오후 8:31:51약간 생선은 먹기 번거로운 감도 있어서 그런 것 같아 😁 고기는 그냥 구워서 얌얌 하면 되는데 뼈 바르고 하기 귀찮아서..😂 응응, 잠깐이라도 열어놓는게 좋을거야. 안 열어두면 집 안 공기가 더 안 좋아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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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BK9787gxyM) 2021. 3. 17. 오후 8:39:37눈 앞에서 린포르가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그저 울상을 짓는 것이 아니라, 하염없이 미안하다는 말을 내뱉으며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자신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녀가 미안할 것은 하나도 없는데. 알렌은 자신이 간신히 뻗은 손을 살며시 잡아 이마에 가져다대곤 울음을 터트리는 린포르를 조용히 지켜봤다. 그녀가 눈물을 모두 쏟아내고 한결 편안해질 때까지 조용히 지켜봤다.
“ 그치만, 말했잖아요.. 지켜드린다고.. 임무가 실패하면 인원을 선정한 단장에게도 문책이 가해지잖아요. 물론 동료들도 지키고 싶었지만.. 역시 린포르가 문책 받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어요. 제 단장은 그런 걸 받을 분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
알렌은 한참을 울며 왜 무리를 했냐는 린포르의 말에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 지난번에 그녀와 했던 약속을 꺼내들며 힘빠진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무래도 입꼬리를 한껏 끌어올리기엔 아직 체력이 회복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여전히 린포르에게 뻗어져 있던 팔도 조금씩 떨려오고 있었지만, 그는 힘든 내색 하나 없이 다정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저, 린포르를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러다 린포르가 잠시 자신의 손을 침대에 돌려두곤 얼굴을 닦는 모습을 반쯤 감겼지만, 따스한 눈으로 지켜본다. 린포르의 미모는 울고 나서도 전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으면서.
눈물을 닦고 진정을 하려는 듯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 린포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렇게 보니, 축제에서의 여성과 겹쳐보이는 것만 같았다. 역시, 그날의 여성은 린포르가 맞았을까. 아무튼 린포르가 잠시 침묵을 지키는 동안에도, 굳이 그것을 먼저 깨트리지 않고 가만히 지켜봐주는 알렌이었다.
“ ... 다행이네요, 아무도 안 죽어서.. 제 바램대로 이뤄졌어요. 다들 죽지 않고 돌아오고, 린포르에게도 실망을 끼치지 않아서.. ”
차분해진 린포르의 말에,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던 알렌이 그제야 안도하듯 눈을 감으며 작게 중얼거린다. 내심 누군가 죽었다는 말을 들을까봐 걱정을 하던 중이었는지 알렌의 몸에서 한층 힘이 빠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을 것이다. 그렇게 눈을 감은 체, 찾아온 안도감을 느끼던 알렌은 이어서 들려오는 말과 얼굴에 와닿는 온기에 천천히 눈을 떴다. 어느샌가 자신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온 린포르와, 자신의 뺨에 내려앉은 손을 확인한 그는 바보처럼 웃어보였다.
“ ... 그건 진짜, 진짜 다행이네요... 걱정 많이 했어요. 출발을 할 때도, 정찰을 하려고 먼저 숲에 들어설 때도, 그리고 모두를 도망치게 할 때도... 린포르의 입맛에 맞았을까, 사실은 입맛에 하나도 안 맞아서 실망하고 버리는 것은 아닐까, 나같은게 그런 걸 선물해도 괜찮은걸까 하고... ”
알렌은 천천히 자신의 한손을 들어 자신의 뺨에 내려앉은 린포르의 손등에 가져다댄다. 그 손은 힘이 없었지만 조심스럽게 그 손을 가볍게 쥐었다. 마치, 자신의 따스한 온기를 조금이라도 더 린포르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처럼.
“ 게다가.. 린포르를 제대로 보고 가지 못 해서 너무 아쉬웠어요. 용기를 내서 단 둘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말할 걸 하고 후회했어요. 검을 휘두르기 전에 린포르가 떠오른 건, 임무태만으로 혼이 날 이야기가 되버리려나... ”
알렌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중얼거렸고, 잠시 숨을 고르듯 손을 잡은 체 눈을 감고 몇 번 숨을 들이마셨다 내쉰다. 아마도 길게 말하는 것은 아직까지 힘이 든 모양이었다. 하지만 알렌은 이야기를 그만 둘 생각은 없는지 얕은 숨을 몇 번 더 들이마시고 내쉬기를 반복하다 다시 눈을 뜨고 린포르와 눈을 마주 했다. 이번에는 린포르를 아주 살짝 끌어당겼다는 것이 아까와는 다르겠지만. 물론 그 힘은 미약해서, 그가 당기려는 것만 느껴졌을 것이기에, 움직이는 것은 린포르의 마음에 달려있었을 것이다.
“ ...보고 싶었어요, 린포르. 건방진 말 같지만... 정말 보고 싶었어요. 세상이 어두워질 때마저도 린포르 생각이 나더라니까요. ”
희미한 미소를 띈 체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인 알렌은 이 말을 하는 것에,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는 듯, 자신과 가까워진 린포르의 눈을 마주 하곤 다정한 눈길을 보냈다.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싶었던 모양인지, 알렌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 사실, 지금도 단장을 이름으로 부르면 안되는 것일텐데... 수습기사 따위가 이런 말을 하면 안된다는 건 아는데... 역시, 린포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왜 이렇게 마음이 따스해지는지 모르겠어요. 마치 이건 제가 린포르를... ”
하지만 알렌은 말의 마지막 끝에서 말끝을 흐리고 만다. 여기서 이 말을 했다가, 그녀가 자신을 밀어내고 나간다면, 자신을 이렇게 봐주던 그녀가 사라진다면, 자신은 괜찮을 수 있을까. 마물 앞에 서서 마지막으로 린포르를 떠올릴 때처럼, 말문이 막힌 듯 말끝을 흐린 알렌은 그저 린포르를 응시할 뿐이었다. 어딘가 애처로운 눈으로. -
194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후 9:26:58생선 냄새 빼는 것보다 답레를 어떻게 쓸지가 고민이네요. 뭐라고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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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알렌주 ◆SGoz6QxvHE (YEc7T9vicY) 2021. 3. 17. 오후 9:30:19후, 알렌이 생선을 이겨버렸어 😎 (??) 알렌주는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니까 부디 마음가는데로 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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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알렌주 (YVsdasCv0Q) 2021. 3. 17. 오후 10:38:52음. 너무 어렵게 줘버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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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린포르 - 알렌 (IujWzY9w4A) 2021. 3. 17. 오후 10:53:56그녀의 울음 섞인 말들에 알렌은 가능한 대답들을 해주었다. 그 중 왜 무리했느냔 말엔 그녀가 문책당하지 않게 지켜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저 지난 임무에서만 유효할 거라 생각했던 말이었는데. 그는 단지 그 때만이 아니었다는 듯 말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처럼. 이 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그녀가 단장이고 그가 단원이기 때문에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고생했어요."
기사로서의 실적이나 평판보다 그녀를 위하는 말에 달리 무어라 해야 할지 몰라 단지 고생했다는 말만 작게 들려주었다. 이번 임무는 오롯이 알렌의 공이라고 해도 무방할만큼 그가 큰 활약을 한 반면 그녀는 한게 없었으니까. 칭찬을 해주기에는 그녀 자신이 무능하게 느껴져 쉽게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말 대신 행동으로 그녀의 기분을 넌지시 표현했다. 지쳐서 까슬해진 얼굴을 가만히 쓰다듬어주고 있으니, 알렌의 손이 그녀의 손을 덮는다. 손을 빼지 않고 그대로 맡긴 채 그의 말을 들었다.
알렌은 긴 말을 힘들어하면서도 천천히 쭉 이어갔다. 그녀의 손을 살짝 쥐기도 하고, 힘은 없지만 끌어당기려고도 하면서. 직접 움직이기 힘든 그를 대신해 그녀가 의자를 더 가까이 당겨 거리를 좁혔다. 말하다가 숨쉬기조차 힘들어하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그가 다시 눈을 뜨는 것을 보고 조금은 걱정이 덜어지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아까 기침 소리도 예사롭지 않았었지. 이만 쉬게 할까 하려는데 알렌에게서 나온 말이 그녀의 행동을 막았다. 행동만이 아니라 말조차 막아서, 알렌이 말끝을 흐린 뒤에도 그녀는 한동안 말도 움직임도 없었다. 그가 하지 못한 말을 기다리는게 아니었다. 듣지 않아도 왠지 알 것 같았기에, 그래서 말을 아끼는 것이었다.
'어쩌지...'
뭐라고 해줘야 하는 걸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난생 처음인 상황에 쉽사리 말을 꺼낼 수가 없다. 아마도, 아마도 그녀도 그와 비슷한 감정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 사실을 말해도 되는 걸까. 기사단장인 그녀가, 아직 수습인 그에게 그런 말을 하면, 혹시나 그의 앞길에 지장을 주게 되진 않을까. 말을 막는 이유는 많은데 말을 해야 할 이유는 몇번을 찾아도 찾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고 입을 다물고 있을 수 만은 없기에, 어수선한 생각을 얼추 정리한 그녀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알렌. 제가 아직 그대와 인사만을 나누었을 시점이었다면, 그대의 말을 미안하다며 그냥 넘겼을 거에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도저히 그렇게 넘길 수가 없어요. 아마, 그대와 비슷한 감정이기에 그렇겠지요."
아니라고 둘러대기보다 그녀 역시 그와 비슷한 감정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그 감정을 정확히, 명확히 정의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해서 그녀도 확실히 하지는 않았다. 그저 그와 비슷할 거라고만 하고 다음 말을 이어갔다.
"저도 감정이 있는 상황에, 그대에게만 이미 생겨버린 감정을 포기하라던가 버리라고 하는 건 도리가 아니겠죠. 그러니 저는 단장으로서의 말만 하겠습니다. 알렌, 그대가 왜 이곳에 있는지, 그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대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의 감정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주세요. 그대가 왜 이곳에 왔는지, 무엇을 목표로 했는지, 잊지 않고 완수한 뒤에 이 감정에 대해 다시 대화를 해도 늦지 않을 거에요."
그녀의 말은 진지했고 알렌을 보는 눈빛 역시 허투로 꺼낸 말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말을 일단락한 그녀는 손을 거두는가 싶더니 몸을 일으켜 그의 바로 옆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가 아프지 않게 조심 또 조심하면서, 두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감싸고 쓰다듬는다. 푸석해진 갈색 머리칼도 가지런히 정리해 넘겨주고 금방이라도 감길 듯 지친 눈가도 부드럽게 쓸어주며 말로 할 수 없는 그녀의 감정을 드러내주었다. 그가 불안해하지 않게, 슬퍼하지 않게.
//고민하느라 시간 너무 잡아먹어버렸어요 흑흑.... -
198 알렌주 ◆SGoz6QxvHE (5MVNvuZuo.) 2021. 3. 17. 오후 10:56:49린포르가... 확답 아닌 확답을 해주었구나 ... 🥰 정규기사가 되어서 다시 한번 말해달라는 이야기가 맞겠지? 정말 착하다... 😋 근데 저 말 듣고 당장에라도 일어서려고 하는게 아닐까 몰라 😎 남자가 들뜨면 철이 없어진다.. 일단 답레 쓰느라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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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후 11:03:32뭐... 그렇게 꽁냥 아닌 꽁냥을 해댔는데 이제와서 아니라고 하긴 그렇고. 냉큼 좋아한다고 하는 것도 조금 아닌거 같아서 열심히 머리를 굴린 결과물입니다... 간만에 머리에서 열나는거같아요. 😵 갑자기 일어나려고 하면 놀라서 있는 힘껏 눌러서 눕히고 사과할거 같네요. 허둥지둥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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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알렌주 ◆SGoz6QxvHE (vG8FpQl75.) 2021. 3. 17. 오후 11:07:11사실 벌써? 싶은 것도 하고, 다 해본 아이들이긴 하지 😋 열이 나는 린포르주를 쓰담쓰담 하겠다아~ (쓰담쓰담) 😘 아하하, 그 모습도 보고 싶긴 하지만 역시 무리지~ 대신에 입맞춤은 어떨지 물어보고 싶네. 약간 분위기도 적절한 것 같기도 해서... 본격 사귀기 전에 할건 다 하는 두사람이 되버리겠지만. 괜찮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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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후 11:10:09(그릉그릉~) 얘들 뭐... 이미 볼장 다 보긴 했죠. 사고였긴 하지만. 🤗 음, 훗날을 기약하는 의미로 입맞춤 정도는 괜찮겠네요. 알렌주 말대로 분위기도 적절하고. 이대로 넘기기는 저도 좀 아쉬웠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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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알렌주 ◆SGoz6QxvHE (dtpEzOufME) 2021. 3. 17. 오후 11:17:24아하하, 근데 그게, 연애 전과 후의 모습이 다를거라 또 관전 포인트가 있지만 😁 그렇다면 답레에 슬쩍 넣어볼게. 마침 생각나긴 했는데 일방적으로 넣으면 어... 린포르주가 부담스러울지도 모르니까 물어본거야 😘 히히, 린포르랑 린포르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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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후 11:20:03괜찮으니까 걱정말고 넣어주세요. 좀 찐해도 오케이에요. 린포르는 당황할지도 모르지만. 😉 저도 알렌주랑 알렌 많이 좋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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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알렌주 ◆SGoz6QxvHE (4WCiB/Mh8U) 2021. 3. 17. 오후 11:23:26아, 맞다. 생선 냄새는 잘 내보냈어? 잘 안내보내면 하루정도는 생선 먹은 티를 팍팍 내는 집이 되버리는데~ 😋 응응, 걱정말고 확 넣어버릴게. 어차피 지금은 두사람 밖에 없으니까. 물론 알렌의 몸이 몸인지라 어떨진 모르지만~ 😎 (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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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후 11:28:54알렌이 힘들다면 린포르가 달라붙게(?) 만들면 되죠. 문제 없다구요.(같이 꼬옥) 🤭 냄새는 잘 뺐어요. 답레 쓰는 동안 창문 살짝 열고 환풍기도 돌렸더니 싹 빠졌더라구요. 지금은 깨끗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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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y4/3z3mX3c) 2021. 3. 17. 오후 11:34:09“ 하하.. 하하하하... ”
알렌은 조용히 린포르의 말을 듣고 있었다. 몇 번이고 생각을 정리하듯 입을 다문 체, 생각에 잠겨 있던 린포르가 꺼내는 말은 알렌이 말하던 것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단호한 부분이 있었다. 분명 그것은 여성으로서의 린포르와 단장으로서의 그녀가 뒤섞였기 때문일 것이다. 진지한 그녀의 말이 알렌에게 전해지고,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자신의 바로 옆에 앉은 린포르가 정성스레 자신의 얼굴을 매만져주는 모습에, 알렌의 메마른 입가에서는 힘 없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것은 체념하거나 절망을 하는 웃음소리는 아니었다. 적어도 린포르를 향한 눈빛에는 의지와 힘이 담겨 있었으니까.
“ ... 저도 원래 지금 이런 말을 드리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이번 임무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고 움직이던 것은 한걸음이라도 더 린포르에게 가까워지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물론 그건 린포르를 향한 마음이 아니더라도, 제 꿈을 위해서 나아가고자 했던 것이겠죠. 아무튼... 저도 제가 정식으로 기사가 된다면,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
사실은 지금 말하려던 것이 아니라는 듯, 조심스럽게 시작된 이야기는 중간 중간 숨을 고르며 흘러가기 시작했다. 애초에 그로서도 바람 앞의 성냥불과 같은 상태에서 린포르에게 이런 말을 꺼낼 생각은 없었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린포르에게 가까워진 후에는 조심스럽게 마음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만을 했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자신이 품고 올라왔던 꿈을 이뤄야만 했고, 그렇기에 알렌은 이번 토벌에서도 힘을 아낄 생각이 없었다. 그 결과로 자신은 이렇게 부상을 입은 체로 누워있고, 멋대가리 없이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꺼내버렸지만.
“ 그래도 너무 걱정 하실 필요는 없어요. 제가 이곳에 오면서 품었던 꿈을 잊은 적은 단 한번도 없으니까요. 하하하.. 애초에 린포르에게 저와 같은 마음을 받으려면, 제 꿈이 없다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걸요. 이런 꿈조차 이루지 못하면 제가 린포르에게 다가가는 것이 가당키나 한걸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린포르. 부디 당신이 실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한 사람의 기사가 되어보일게요. 그래서 당신에게 약속했던 말 기억하죠? 옆에서 언제고 지켜주겠다고 했던 말... 지킬거에요. 그것도 제 꿈이거든요. ”
알렌은 중간에 상처가 아픈 듯 잠시 입술을 깨물곤 눈을 지그시 감았으면서도,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이런 이야기를 언제 또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저 이 시간을 아파하는 것으로 흘려보낼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린포르는 자신과 다르게 이루어낸 것이 있고, 이 방을 나선다면 바빠질테니까. 자신이 이렇게 린포르를 독점하고 있을 시간이 쉽게 생겨날 것 같지 않다는 약간의 초조함도 있었다.
“ 그러니까 제가 린포르 때문에 꿈을 향한 노력을 흐지부지 시키거나 하는 일은 없을거에요. 그것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은 저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거든요. 그저 이렇게 지금처럼 조금만 더 지켜봐주세요. 제가 꼭 당신에게 다시 손을 내밀테니까요. ”
알렌은 자신의 뺨을 매만져주는 린포르의 손을 조심스레 매만지며 말했다. 자신과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같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저 자신을 믿고 지켜봐달라며 알렌은 상냥하게 말했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알렌은 천천히 자신을 바라보는 린포르에게 손을 뻗었고, 그 손이 린포르의 뺨에 닿는 순간 끄응 하는 소리와 함께 상체를 일으킨다. 아마도 린포르에게는 갑작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린포르가 매만져주는 그 손길에서 벗어난 알렌의 고개가 가까워지고, 상냥하게 미세한 떨림을 품은 알렌의 입술이 린포르의 입술에 내려앉았다. 처음에는 수줍은 듯, 살며시 린포르의 입술을 맛보던 그는 조심스럽게 린포르의 자그마한 입술에 파고들기 시작했고, 조금씩 조금씩 평범하게 생각해선 닿을 수 없는 곳까지 입술을 겹쳤다. 조심스럽게 린포르의 입술에 파고든 알렌은 서툴지만 정성스럽게 얽혀가기 시작했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지 모르는 시간동안 린포르의 달콤함을 만끽하며 입을 맞춘다. 아마도 프렌치 키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행위였을 것이다. 아마도 통상의 그것보단 조금 더 진했을지도 모르지만.
“ 윽... ”
하지만 얼마나 더 시간이 흘렀을까, 숨이 거칠어질 즈음, 상처에서 통증이 느껴졌는지 알렌은 더 이상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기울어지려 했다. 아니, 결국엔 간신히 들어올렸던 상체를 도로 침대 위에 눕힐 수 밖에 없었다. 방금전까지 입을 맞추고 있던 탓에 입술은 촉촉해져 있었고, 숨은 거칠었다. 잠시 눈을 굴리던 알렌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통증이 있는 듯, 말은 조금 띄엄띄엄 이어졌지만.
“ .... 이번에는 해주고 싶었어요. 그, 기분 나빴으면...미안해요. 음... 제 마음이라고 생각해줘요. ”
알렌은 자신이 얼마나 과감한 짓을 했는지 깨달으며, 새하얀 얼굴을 붉혔고, 이내 심장이 마구 두근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린포르가 입을 열 때까진 알렌도 침묵을 지키고 있었을 것이다. -
207 알렌주 ◆SGoz6QxvHE (l4hGfJ.pNE) 2021. 3. 17. 오후 11:35:58아, 그런 방법이~! (??)🤣 다행이다, 괜히 남아있으면 쉬면서도 찝찝한데~ 😎 이젠 맘껏 일상을 즐기는 일만 남았네~ 잡담도 곁들이면서 말이야. 그나저나 의외로 수습을 벗어나는 일이 그리 먼 일도 아닌 것 같긴 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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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후 11:45:05오모오모... 알렌 의외로 테크니컬하구나(?) 😆 일상을 즐기자~고 해도 시간이 이래선 잇는 건 무리겠어요. 그러니 느긋하게 잡담해요 잡담. 딱히 알렌주가 린포르의 반응을 궁금해하게 만들려는 건 아니니까요? 히히. 🥰 수습을 벗어나면 다시 얘기하자고 한거지 받아준다고는 안 했는걸요. 그때 얘기는 그때 가서 하는 걸로. 음, 그런데 이러면 언제쯤 알렌을 정식 기사로 승급시켜줘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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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알렌주 ◆SGoz6QxvHE (BK9787gxyM) 2021. 3. 17. 오후 11:51:36...역시 알렌주는 린포르주의 손바닥 위에 있는거야 🤣 뭐... 물론 그렇긴 하지.. 그래도 알렌이 기뻐하는 건 린포르가 자신의 마음을 들어준다는 사실이고, 린포르도 같은 감정인 것 같다고 한 부분이 있어서 그런거기도 해. 게다가 린포르가 정규기사가 된 다음 들어준다고 했다고 그때까지 가만히 있을 아이는 아니고.. 아마 은근히 린포르한테 더 다가가려고 할테니까 말이야 🥰 그러게.. 언제가 좋을까... 이 다다음 일상즈음에 되는건 너무 빠르다고 생각되려나? 적당할 것 같기도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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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린포르주 (IujWzY9w4A) 2021. 3. 17. 오후 11:59:33오호. 이제 더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올거라 이거군요. 기대되네요. 알렌이 다가오려 할 때마다 릭을 끼얹어보면 어떨까.... (릭 ; 저 불렀어요?) 😎 다다음 쯤이라...빠른지 아닌지 잘 모르겠네요. 다음 일상까지 해보고 나서 전개상 괜찮은지 보고 정하는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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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알렌주 (I3YkHeRYQM) 2021. 3. 18. 오전 12:02:06..알렌이 구석에 가서 우는 걸 보고 싶은걸까, 린포르주늨 ㅋㅋㅋ 😆 음, 확실히 다다음일상이라고 하자니 애매한 것 같긴 하네. 전개를 보고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기 하다. 그러면 다음 일상은 소재는 뭐가 좋을까? 뭔가 둘은 서로 또 마주치기 힘들 정도가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둘이 일을 하게 된다거나 .. 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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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전 12:06:46음... 한번 울리고 싶긴 해요. 호호호... 다음은 같이 뭔가를 하는게 좋을거같긴 한데. 무슨 구실로 둘을 붙여주지.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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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알렌주 (I3YkHeRYQM) 2021. 3. 18. 오전 12:10:14뭐, 근시일내에 우는 걸 보게 될지도 모르지만? 🤗 이번엔 린포르가 지난번처럼 잠입 임무가 아니라 휴가를 가게 되는데 왕국의 휴양도시로 가게 되는거지. 근데 아무래도 린포르가 귀족이기도 하니까 수발도 들고, 호위도 필요한데 데리고 가는 건 최소화 하고 싶어서 기사단에서 데려갈 사람을 찾을까 하는데 부단장이 ' 어차피 지나번 일이랑 비슷한데 알렌 데려가시죠' 해서 알렌이랑 떠나게 된다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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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전 12:36:10에, 대체 무슨 일로 울게 되는거지...? 🤔 휴가라. 마침 날도 따땃하니 시원한 바닷가 같은데로 가면 딱이지 않을까 하는 흑심이 들어버렸... 크흠흠. 휴가 겸 그 도시의 정찰 비슷한 것도 해야 해서 호위가 있어야 한다고 하면 괜찮을거 같네요. 그냥 휴가 가는데 단원을 호위로 붙이기는 조금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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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알렌주 (XAlR3dmsEw) 2021. 3. 18. 오전 12:39:07후후, 그치만 말해버리면 반응이 덜 할테니까 🤗 어, 좋다!! 시원한 바닷가로 향했다고 해버리자 😊 휴양도시라면 역시 바닷가지!! 붙여둘 사유는 그정도면 충분할 것 같고. 이러면 두사람이 적당한 명분을 둘러대며 꽁냥거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고 말이지. 적어도 두사람은 이제 둘이 있을 때는 마음을 숨기지 않아도 될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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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전 12:48:56궁금하지만 알렌주가 보여줄 때까지 기다리죠 뭐. 기다린만큼 재밌을거 같기도 하고. 🤭 그러면 그전까지는 볼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지냈던 걸로 하면 좋겠네요. 그 사이에 린포르가 정예부대들 데리고 대규모 토벌 한번 다녀온 걸로 해서 휴가 받을 명분도 만들고 기사단장으로서 위엄도 챙기고. 음, 좋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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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알렌주 (XAlR3dmsEw) 2021. 3. 18. 오전 12:52:05왠지 그렇게 둘이서 휴양도시에 가면, 그곳의 분위기랑 서로의 마음이 어우려져서 안절부절 할 것 같지 않아? 🤗 막 가깝게 지내고 싶고, 둘이서 이런 저런 것도 햐보고 싶은데.. 막 이래되나 싶어서 고민도 하고 망설이기도 하다가.. 😊 뭐, 자세한건 역시 일상을 돌려야 하겠지만 말이야!! 일단 요번 일상도 흥미진진한데, 다음 일상도 흥미진진하겠어 ㅋㅋㅋ 린포르가 너무 좋아서 알렌이 큰일이라고 말하고 싶다나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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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전 1:11:52음, 일단은 일 모드인 린포르를 휴가 모드로 바꾸는 것부터 해야하지 않을까 싶은걸요. 알렌과 마음이 통했다고 해서 워커홀릭 어디 안 가니까요. 😆 린포르가 너무 일 얘기만 해서 시무룩해지려나. 그것도 귀여울거 같은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직접 돌려봐야 알겠네요. 그때 그때 즉석에서 나오는 흐름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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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알렌주 (.P/NWCoTFU) 2021. 3. 18. 오전 1:14:29뭐어! 그것도 일상에서 알렌이 노력해야할 부분이겠지. 주변 환경도 도움을 줄테고 말이야 🥰 린포르가 애써 일에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이려고 할 것 같기도 해서 귀여울 것 같아. 린포르가 자꾸 일만 하려구 하면 부상 당했던 곳이 쑤신다고 막 엄살도 부리면서 관심을 달라고 할 것 같아 ㅋㅋㅋㅋ 😆 대형견이 나 좀 봐봐요 하는 것처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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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전 1:18:57관심 보채는 대형견은 사랑이죠.. 🥰 어차피 거창한 시찰도 아니라서 복장도 평소랑 다르게 가볍게 하고 다닐테니까 린포르도 아예 일만 생각하진 못하겠지만요. 복장 때문에 오히려 더 일에 집중하려고 해서 막 허둥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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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알렌주 (.P/NWCoTFU) 2021. 3. 18. 오전 1:23:04어느정도 일을 하고 나면, 린포르랑 알렌이 자연스럽게 해변에서 노는 모습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 다른 사람들이 즐기는 대낮에는 일하느라 놀지 못하는데, 노을이 지는 순간부터 밤까지 두사람은 공무 수행 겸 휴가를 위해 제공된 왕국 별장의 해변에서 단 둘이 물놀이랑 이것저것...즐기는거지 😊 둘 밖에 없을테니까 말이야~상상만 해도 즐겁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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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전 1:28:17그 해변에서 이것저것이 신경 쓰이는 건 저만 그런가요? 저만인가요?? 😆 바다가 보이는 도시로 휴양왔는데 당연히 바닷가 산책도 하고 놀기도 놀아야죠. 배경이 배경이니 요즘 같은 수영복은 없겠지만 짧은 원피스 같은 걸로 대체하면 되고. 젖어서 비치는 재질이면 뭔들 안 좋을까, 호호... 🤭 너무너무 즐거운 상상의 연속이지만 아까 머리를 너무 써서 그런가.. 오늘은 이만 들어가야겠어요. 살살 지끈거려서. 그럼 오늘밤도 잘 자요. 알렌주. 좋은 꿈 꿔요.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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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알렌주 (.P/NWCoTFU) 2021. 3. 18. 오전 1:31:57아하하, 글쎄에~ 대체로 우리 생각은 비슷했던 것 같은데~ 😘 맞아..뭔들 안 좋겠어..🥰 머리 아프면 안된다구. 좋은 꿈꾸고 내일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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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린포르 - 알렌 (pBoFRacyEs) 2021. 3. 18. 오전 5:18:41알렌의 얼굴을 어루만지던 그녀는 그가 힘없이 웃자 손길을 멈추고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이 제대로 닿지 않았나 싶었지만 그의 눈빛을 보니 그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실망하거나 좌절한 눈빛이 아니었으니까. 다시 말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그녀는 한 손만 그의 얼굴에 댄 채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보이는 그를 위해, 그저 옆에 앉아 기다려주었다. 그렇게 기다린 끝에 조심스레 나오기 시작한 이야기를 그녀는 귀기울여 들었다.
"......"
아픈 몸으로 힘들텐데도 그는 긴 이야기를 차분하게 이어갔다. 그의 말을 들으며 그녀는 말을 하는 대신 여러가지를 생각했다. 알렌이 마냥 그녀만 생각하며 그의 꿈을 소홀히 한게 아니구나. 언제부터일진 모르지만, 그의 꿈에 그녀에 관한 것도 들어가 있었구나. 단순히 바라보기만 하는 목표가 아니라 그녀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가 느껴져서 기쁘다. 지금의 자신으로는 스스로 납득하지 못 하니 그걸 끌어올려서 그녀의 옆에 서려고 하는 알렌의 꿈이, 그 의지가, 더없이... 사랑스럽다. 이토록 순수한 이가 그녀를 봐준다는 것이, 처음 검을 들어 휘둘렀을 때 만큼이나 기쁘고 또 기뻤다.
"...그대의 손이 제게 닿을 때까지, 기다릴게요. 그동안 저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테니 분발해야겠지만요."
그로 인해 기분이 나아진 그녀가 전에 없이 다정하게 말하며 알렌을 좀더 보듬으려 할 때였다. 문득 그의 손이 뻗어와 그녀의 뺨을 감싼다. 부드럽게 닿아오는 손길에 가만히 그를 보니 힘겹게 상체를 일으키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은 일어나는게 무리일텐데, 앓는 소리를 내면서도 일어나길래 그러면 안 된다고 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말은 목 끝까지 올라왔다가 소리가 되지 못 하고 사라진다. 그녀의 말을 끊은 것은 알렌의 입술이었다.
'어...?'
처음엔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었으나 그것도 한순간이었다. 몸을 일으킨 알렌이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는 걸 인지하자 지난번의 그때가 생각나며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하며 얼굴에 홍조가 번져간다. 닿은 것만으로도 사고가 정지하는데 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스쳐오자 그나마 있던 생각이라는게 하얗게 날아가버린다. 멍해진 그녀에게 서툴지만 조심스럽게, 부드럽게 이어지는 키스는 그녀도 서서히 적응시켜갔다. 잠시 후에는 그녀도 살며시 눈을 감고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그와 어설픈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어설프긴 해도, 마음만큼은 차고 넘치게 담은 첫 키스였다.
"...하아..."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서로의 입술을 탐하다가 그의 통증 때문에 입술이 떨어지자 나른한 숨소리가 절로 흘러나왔다. 심장은 아까보다 세차게 뛰고 전신의 피는 평소보다 빠르게 돌았다. 꿈꾸듯 몽롱한 표정이 되어있던 그녀는 뒤늦게 누우려는 그를 부축해 조심히 눕혀주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녀가 그의 위에서 내려다보는 자세가 되었는데, 그 상태에서 알렌이 하는 말을 듣고 그의 붉어진 얼굴을 보니 왠지... 가슴 속 깊은 곳이 간질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그녀가 고개를 숙여 그에게 입맞춤을 했다. 이미 촉촉해진 입술을 다시 겹쳐 방금보다는 나은, 그렇지만 짧은 키스를 한 뒤 살며시 이마를 맞대고 작게 속삭였다.
"기분 나쁠 리가 없잖아요. 절대, 절대로요. 그대와 함께 했던 그날밤도... 싫지 않았으니까요. 오히려 알렌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말을 하다보니 그녀도 부끄러워져 귀까지 빨갛게 물들었다. 크흠. 멋쩍은 헛기침을 작게 내면서 얼른 몸을 의자로 되돌린 그녀는 아직 붕대와 약투성이 알렌의 몸에 이불을 올려 잘 덮어주며 어서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다. 부상이야 거의 나았다지만 혈액의 재생과 체력 회복은 휴식만이 답이었으니까. 피를 많이 흘려 으슬으슬함을 느낄지도 모르니 꼼꼼히 잘 덮어주고,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 그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저번에는 그대가 제 곁을 지켜주었으니 오늘은 제가 그대의 곁을 지켜줄게요. 그러니 안심하고 한숨 자요. 지금 그대에겐 잠 이상의 휴식은 없을거에요."
알렌의 한 손을 그녀의 두 손으로 꼬옥 감싸쥐고서 말하는 그녀는 정말로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계속, 계속 그곳에 있어줄 것만 같았다.
//참아야하느니라...상대는 환자다....(?) -
225 알렌주 (W64zkCjf5Q) 2021. 3. 18. 오전 7:15:31린포르가 참지 못하게 하면 된다는건가..아니면 린포르주를 참지 못하게 하면 되는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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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SU33JV7QD.) 2021. 3. 18. 오전 11:13:47린포르와 나눈 입맞춤은 그야말로 따스하고, 달콤했다. 수도에 와서 몇 번이고 맛 본 달콤한 디저트들도, 그 입맞춤이 선사한 달콤함에는 비할 바 못 될 것이 분명했다. 살면서 맛보지 못한 달콤함이 지친 그의 몸을 감돌고 있었다. 물론 지치고 다친 그의 몸이 무리한 자세를 버티지 못해 떨어졌지만, 갑작스런 자신의 입맞춤에, 당황하던 린포르가 자신의 입맞춤에, 자신을 생각해주는 마음이 가득 담긴 화답을 돌려줬을 때에는 한순간 아찔하기까지 했다.
“.... 다행이에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니.. 그 순간을 잊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절 보면서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일로 절 멀리 하는 것은 아닐까 했거든요. ”
입맞춤에 거칠어졌던 숨을 천천히 고르던 그는 귀까지 빨갛게 물들인 린포르의 말에 정말로 기쁘다는 듯, 행복함을 숨기지 않은 미소를 지으며 조곤조곤 말을 이어간다. 그랬구나, 자신만 그날의 일을 잊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만 그날 린포르의 곁에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였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몇 번이고 보답을 받는 것만 같았다. 왠지 부끄러운 모양인지 헛기침을 하는 그녀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해서, 축제에서 보았던 귀여운 모스들도 분명 그녀에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렌은 알 수 있었다. 얌전히 린포르가 이불을 덮어주는 것을 받고,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린포르의 손을 살며시 감싸쥐는 것은 그 온기를 조금이라도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듯 했다.
“ 그렇게 말한다고 하더라도 역시, 린포르는 가봐야 할거에요. 다른 단원들도 둘러보셔야 할테니까... ”
그녀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의 입장상 지금 당장은 계속해서 이곳에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을 알렌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과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같은 여성이기도 했지만, 그가 속해있는 기사단의 단장이기도 했다. 토벌대는 모두 다 중상을 입었고,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물론, 알렌도 욕심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전에 서로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확인했고, 기운이 없는 와중에도 전해지는 그녀의 온기는 지금의 그에게는 커다란 힘이 되어주었다. 분명 계속해서 이곳에 있어준다면 그는 더 빨리 기운을 차릴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단장으로서 움직여야 할 그녀를 붙잡아 둘 수 없었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밤이 될 때까지는 혼자서 참아볼게요. 좀 아프고, 지쳐도 눈 꼭 감고 누워있으면 그럭저럭 괜찮을거에요. 대신에... 단장으로서의 일을 마무리 하고 와주실 수 있을까요? 어려운 부탁이라는 건 알지만.. 정말로 힘들고 외로울 밤에 저를 지켜주세요. ”
자신의 손을 감싼 린포르의 손을 맞잡은 손에 힘을 주며 알렌은 천천히 말을 이어가며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사실은 싫었다. 좀 더 자신의 옆에서 린포르가 자신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봐주길 바랬다. 다른 기사들이 아니라 자신만을 저 따스하고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보고, 부드러운 손길로 매만져주고, 한번 더 린포르의 입술에서 그 저릿한 달콤함을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알렌은 자신이 그녀를 방해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단장으로서 일을 해야하는 그녀를 막아서고 자신은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싶었다.
“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람... 그냥 흘려들어도 괜찮아요, 린포르. 피곤하고 힘드니까 약한 소리를 하게 되는 모양이에요. ”
자신이 꺼낸 말이 무엇인가, 밀회라도 하자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기에 알렌은 자신이 말을 하고 나서도, 되짚어보면 무슨 말을 한 것인가 싶었으니까. 린포르가 입을 맞춰주고, 자신의 어리광이나 다름없는 말을 들어줬다고 하더라도, 방금의 말은 너무 주제넘었던 것이 아닐까. 알렌은 반성했다. 역시 자신은 너무 쉽게 들뜨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 혼자서도 괜찮으니까, 아니 혼자인 것도 익숙하니까... 얼른 다른 단원들을 살펴보러 가셔도 괜찮아요. ”
알렌은 방금 전에 자신이 꺼냈던 말을 너무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듯 희미한 미소를 띈 체 말하곤 눈을 살며시 감았다. 여전히 린포르의 손을 매달리듯 붙잡고 있었지만.
# 약해진 알렌을 대방출한다 😁 -
227 린포르 - 알렌 (pBoFRacyEs) 2021. 3. 18. 오후 3:51:51"그... 첫 경험을 그렇게 쉽게 잊어버리고 싶을 리가 없잖아요. 약 때문이라지만, 기분 좋았고..."
그녀의 말에 다행이라는 알렌의 말을 듣고 작은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그때의 쾌감은 확실히 약효가 받쳐줬기에 있을 수 있었겠지만, 상대가 알렌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으면 아무리 좋았다 한들 그녀 인생에서 최악으로 남았을 것이었다. 더군다나 첫 경험이었는데 말이다. 멀리하게 된 건 그녀가 고의적으로 그런게 아니었지만 왠지 그게 릭 때문이었다는 건 말하면 안 될거 같았다. 그냥,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불을 덮어주고 손을 잡자 그의 손이 매달리듯 맞잡아왔다. 지금까지는 이 손에 의지해왔던 그녀였지만 정반대인 상황이 되자 그가 그녀를 얼마나 절실히 생각하는지 다시금 느껴졌다. 말로는 괜찮으니 어서 가보라고 하면서도 언뜻언뜻 약한 모습을 내비치는 것도 그녀 안의 무언가를 간질간질하게 건드리는 것만 같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숨길 법도 한데, 그러지 않는 알렌이 참 한결같아서 마음이 더 쓰였다. 그래서 그녀는 이 순박한 남자의 소망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들어주고자 했다.
"..약한 소리는 할대로 다 해놓고 뭘 흘려들으라는 거에요. 정말. 그거 겉으로는 신경쓰지 말라면서 사실은 신경써달라는 전형적인 내숭이라구요. 알고 있어요, 알렌?"
흠흠, 하는 목을 가다듬는 소리 이후, 눈을 감은 알렌에게 들린 건 축제에서 들었을 그 목소리였을거다. 춤추듯 발랄하고 가벼운, 또래 여성들 같은 목소리. 눈을 떠보면 살짝 뚱한 표정을 지은 그녀가 알렌을 빤히 응시하고 있었겠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완벽한 기사단장에서 한순간에 나잇대 여성으로 변한 모습은 어떻게 보였을까. 역시 그 때 그 축제의 여성은 그녀였구나 싶기만 할까. 알렌이 무어라 생각하든 상관없다는 듯 그녀는 안 그래도 도톰한 입술을 살짝 내민 채 종알거렸다.
"어차피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후발대로 나가려고 했으니까 바쁠거 없어요. 다른 단원들은 여기 보내기 전에 다 봤고, 아까 그 마법사님이 그대에게 했던 거랑 똑같은 회복 마법을 써줄테니까 크게 걱정하지도 않아도 되구요. 그리고, 혼자 참고 있을거라고 말하면 제가 일을 보면서 마음이 편하겠어요? 정말이지. 어리광을 부리던지 아예 담담한 척을 하던지 하나만 하라구요."
축제 때 가면으로 가려졌던 얼굴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 표정을 숨기지 않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저 철이 조금 덜 든 아가씨 같다. 말투는 투덜거려도 하는 말들은 하나같이 그가 염려할 거 전혀 없는 내용들이라 좀더 그래보이지 않았을까. 흥. 작은 콧바람을 내며 고개를 휙 돌리다가도 슬그머니 되돌려 그를 바라본 그녀는 그의 손에 제 손을 깍지끼워주며 말을 좀더 보탰다.
"뭘 하러 가도 그대가 편안히 잠든 후에나 갈 거니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요. 지난 일주일간 그대만 절 보고싶어한게 아니니까요. 제가 이런 말까지 꼭 해야겠냐구요. 부끄럽게."
불평불만 뿐인 말이었지만 진심이 아니란 건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겠지. 축제에서처럼 따박따박 할 말을 마친 그녀는 한 손으론 그의 손을 꼭 잡아주고 다른 손으론 그의 이마를 짚어주거나 얼굴을 쓰다듬어주었다. 불안해하지 말고 편히 쉬라는 듯이. 그렇게 그가 잠들 때까지 곁을 지키다가 잠이 든 후에야 겨우 몸을 일으켜 얼마 없는 업무를 처리하러 나갔을 것이다. 그가 원한대로 밤에 곁에 있어주기 위해서.
//린포르(의 심장) : 또 시작이야 또, 또!! -
228 알렌주 ◆SGoz6QxvHE (LEU.EuprLI) 2021. 3. 18. 오후 3:54:02린포르주 어서와 😋 린포르의 심장이 오늘도 열일을 하는 모양이네~! 열심히 뛰어라! 😘 다음 답레에서는 슬쩍 시간을 뛰어넘어야겠는걸! 오늘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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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후 3:57:43좋은 오후에요. 알렌주. 날이 너무 따뜻해져서 나른해지는게 좀 문제라면 문제네요. 만사가 귀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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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알렌주 ◆SGoz6QxvHE (KPFfq3wCB.) 2021. 3. 18. 오후 4:01:19나른해진 린포르주를 꼬옥 안아버려야겠네 🥰 맞아, 진짜 봄이라고.. 밥두 먹고 하니까, 날도 따뜻한게 겹쳐져서 늘어지는 것 같아. 곧있으면 꽃도 피기 시작할 것 같네. 두사람도 나중에 꽃구경도 보내야지. 하하 😎 그나저나 린포르 답레 다시 읽어보는데 린포르... 역시 눈치가 빨라. 결국 신경써달라는 말이었는데 바로 들켜버리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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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후 4:09:37안아주면 녹아내릴테다...(?) 꽃피는거 진짜 금방일거 같아요. 집 뒤에 과수원 있는데 벌써 푸릇푸릇 하더라구요. 호호. 린포르도 여자라서 내숭 정도야 금방 눈치채죠. 그보다 너무 티났는걸요. 모를수가 없지. 🤭 하.. 귀찮지만 할건 해야지.. 전 이따 저녁에 다시 올게요. 좋은 하루 보내요. 알렌주. 이따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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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알렌주 ◆SGoz6QxvHE (og8rjkOsrQ) 2021. 3. 18. 오후 4:11:28녹아내린 린포르주도 애낀다 😋 맞아, 진짜 눈 깜빡하면 피어있을거야. 놓치지 않게 잘 노려서 사진 찍어야지. 하하, 알렌은 거짓말 잘 못한다구~ 🥰 응! 다녀와!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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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1XUSoqIFhI) 2021. 3. 18. 오후 5:08:57“ 뭐.....그렇죠...예...저도 그랬으니까요... ”
여성의 처음과 남성의 처음은 아무래도 무게가 다른 것 같았지만, 그때의 일은 두사람 모두에게 처음인 경험이었으니까. 그리고 상대가 상대였던 만큼 앞으로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은 분명했다. 물론 그것이 상대방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확인 받는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도 없겠지. 알렌은 나름대로 그때의 자신이 애(?)를 쓴 것이 그리 헛된 일은 아니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마음속으로 축하했다. 겉으로는 애써 덤덤한 척을 했지만. 왠지 기뻐하는 모습을 겉으로 너무 보이면 그런쪽에만 관심있는 것처럼 보일까 하는 염려였다. 알렌은 그저 린포르에게 마음이 가있을 뿐이었으니까.
“...그런건가요, 그러면 사실 린포르한테 엄청 말하고 싶었나봐요. 저 좀 더 신경써달라고. ”
알렌은 왠지 귀에 익숙한, 축제에서 발랄하게 말하던 여성의 목소리가 린포르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역시, 자신의 기시감은 괜히 느껴지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온기, 그녀의 손, 그녀의 몸, 하나하나 자신이 린포르의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축제에서도 자꾸만 무언가를 빼먹은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겠지. 알렌은 반가운 마음에 조금 더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려 애쓰며 능청스럽 대답을 돌려준다. 아마 자신도 린포르에게 말을 늘어놓으며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리라. 그런 와중에 귀엽게 도톰한 입술을 내민 체, 종알거리는 린포르를 기억해두려는 듯, 알렌의 눈동자는 시종일관 그녀를 향해 있었다.
“ 그치만 너무 어리광 부리는 남자도 매력이 없다는 말을 들을까봐 걱정이라서 말이에요. 축제에서 새침한 아가씨한테 말이 너무 많다고 혼쭐이 나서, 무서워서 말을 하는데도 한번씩 더 생각하고 말한다니까요. 아, 이렇게 된 김에 린포르가 그 아가씨 혼 좀 내줄래요? 저 자꾸 혼내지 말라구. ”
이젠 표정을 숨기지 않고, 한명의 여성으로서 재잘재잘, 아가씨처럼 떠들기 시작하는 린포르를 알렌은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말투는 그때처럼 까칠했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그 내용은 하나같이 알렌을 해주는 말이여서, 알렌은 기분이 좋으면서도 부끄러워졌다. 린포르가 자신을 생각해준다는 것이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도 좋았으니까. 과연 이런 기분을 잊을래야 잊을 수 있을까? 이것이 한낱 꿈에 불과해서, 꿈에서 깨어난다면 혼자일거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몰려올 정도였다. 침을 질질 흘리며 이를 드러내는 마물보다도 그것이 알렌에겐 더욱 무서웠다. 새침하게 말을 늘어놓던 린포르가 잠시 휙 고개를 돌리며 콧방귀를 끼다가도 슬그머니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지켜보던 알렌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본 린포르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해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물론 금방 지친 얼굴로 돌아오긴 했지만.
“ ....저, 린포르...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아요... ”
알렌은 손을 맞잡은 린포르의 말에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그리곤 자신의 이마나 뺨을 매만져주는 손길을 얼마간 만끽하다 스르륵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 아마도 슬슬 마법으로 조금이나마 회복된 체력이 방전된 것이겠지.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던 얼굴은 점점 잠에 빠져드는 듯 평온해져갔고, 알렌의 숨소리는 작아졌지만, 규칙적으로 린포르의 귓가를 간질거리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가 잠든 후에, 린포르가 잠시 물러갔을 때에도, 알렌은 마치 죽은 듯 자그마한 숨소리만 내며 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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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렌이 다시 눈을 뜬 것은 은은하게 달빛이 창문 사이로 스며든 시간이었다. 확실히 마법으로 치료를 받고 자다 일어난 덕분인지, 아니 린포르의 마음을 듣고, 그녀의 온기에 기대어 잠을 잔 덕분인지 그래도 침대에서 몸을 움직일 정도로 체력이 회복된 그였다. 물론 여전히 통증은 남아있었고, 몸도 잔뜩 굳어있었지만, 그래도 몸을 조금이나마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의미였다.
“... 보고 싶다. ”
우스웠다. 자신이 누군가를 이렇게 보고싶어 했던 적이 있던가. 굳이 손에 꼽자면,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동생과 집을 지키던 어린 시절의 기억 정도를 꼽을 수 있으려나. 알렌은 퍽 우스운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자기 전까지 머물렀던 린포르의 온기가 사라진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것은 결국 린포르의 온기를 좀 더 만끽하고 싶은 것이겠지.
알렌은 몸을 일으켜 앉을까 하다가 포기하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다. 결국은 자신이 잘한 것일까. 동료들도 죽지 않게 만들었고, 린포르에게도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만 잘 했으면, 동료들도, 자신도 다치지 않고 토벌을 마치고, 린포르도 걱정하지 않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랬다면 이렇게 린포르와 마음을 나눌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사실에, 그런 미래를 슬며시 부정해버리는 것은 자신의 이기심이 드러나는 것 같아 살며시 외면하고 싶은 알렌이었다. 린포르가 없으니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난다고 생각하면서 알렌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문을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린포르가 들어올 것만 같은 문을 바라보며 알렌은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
234 린포르 - 알렌 (pBoFRacyEs) 2021. 3. 18. 오후 7:47:04투덜대기도 하고 까칠하게도 구는 그녀의 말들에 알렌은 하나하나 대답을 하면서 그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그렇게도 좋은 걸까. 금방 지쳐버리면서도 저도 모르게 웃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어떤 기분인지 정확히 표현할 순 없지만 어쨌든 좋은 기분이란 건 확실하다. 언제까지고 보고 있을 수 있는, 그러고 싶은 기분도 드니까.
그렇게 한참을 떠들던 알렌은 행복해서 죽을 거 같다는 말을 끝으로 잠들었다. 잠들어서도 손은 그대로 쥔 채로 정말로 행복해보이는 표정을 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피식 하는 가는 웃음과 함께 중얼거렸다.
"행복한데 죽긴 왜 죽어요. 더 오래오래 살면서 더 많이 행복해야죠."
그 길고 긴 행복에 함께하는 이가 오롯이 그녀였으면 좋겠다는 욕심 어린 바람은 살짝 감춰두고, 알렌이 잠든 후에도 한참을 더 곁에 있다가 조용히 병실을 나갔더란다.
알렌의 병실에서 나온 뒤 다른 단원들의 다인실을 찾아가자 난리도 그런 난리가 따로 없었다. 일찌감치 나았으니 포상이 나오면 그걸로 술이나 진탕 마시자던가 어쩌자던가. 그녀가 온 줄도 모르고 들뜬 그들을 보고 헛기침을 한번 하자 급 조용해지며 순식간에 상황이 정리되었다. 환자였던 단원은 자기 침대로 돌아가고 병문안 온 단원들은 쭈뼛쭈뼛 눈치를 보는 모습들이라니. 잔소리를 좀 할까 하다가, 죽다 살아나서 기쁜데 찬물을 끼얹는 건 좀 아닌거 같아 말을 바꿨다.
"빨리 나아서 기쁜 것은 알겠으나, 마법은 어디까지나 물리적인 부상만 낫게 해줄 뿐입니다. 술을 마시든 무얼 하든, 체력을 충분히 회복하고 하세요. 그대들의 공은 폐하께 알려 넉넉히 내려줄테니."
따끔한 잔소리를 예상하던 단원들에게 봄날 순풍 같은 그 말은 의외 중의 의외였다. 얼떨떨하게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단원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 그녀가 돌아서 집무실로 가버리자 단원들은 저마다 시선을 마주했다.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되자,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
"단장님, 좀 변하신거 같은데. 기분 탓이냐, 이거...?"
"아닐걸..."
한명의 말에 나머지 인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대꾸를 하는 그 풍경은, 누군가 봤다면 조금 웃겼을지도 모르겠다.
집무실로 돌아온 그녀는 제일 먼저 토벌대의 실적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고생한 단원들을 생각해서라도 포상은 빨리 나오는게 좋으니 말이다. 보고서에 쓸 내용을 위해 토벌대가 가져온 것들을 파악하고, 부단장이 들은 보고와 그녀가 들은 보고를 취합한다. 생각보다 상급 마물이라 그것의 뼈를 잘만 쓰면 좋은 무기나 장비가 될 듯 했다. 예상되는 결과들을 포함한 한편의 보고서를 완성하고 나자 어느새 저녁이 되어있었다. 해가 저물어가는 하늘을 보고 그녀는 남은 일들을 서둘렀다. 서두른다고 서두른게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라서 모든 걸 마쳤을 때는 달이 살그머니 떠오른 시간이었다.
"..이런."
알렌이 깨기 전에 가있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늦었듯 했다. 정무를 마치고 부단장도 돌려보낸 뒤 그녀는 무장을 모두 풀고 정복도 가벼운 차림으로만 남겼다. 놓은 만큼 이것저것 챙기는가 싶더니, 혹시 몰라 덮을 것을 하나 챙겨서 종종걸음으로 나간다. 조용한 복도를 가로질러 의무대로 들어간 후에는 더 조용히 걸어갔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알렌의 병실 앞에서, 주변을 휙휙 둘러보곤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고 문을 열었다. 때마침 알렌이 문을 보고 있을 그 시점에 말이다.
"...아, 역시 일어나 있었군요. 미안해요. 좀더 일찍 오려고 했는데 보고가 길어져서."
역시나 먼저 깨어있던 듯한 알렌을 보고 그녀가 멋쩍은 표정과 함께 들어오며 말했다. 언제부터 깨있었던 걸까. 오래 기다린게 아니면 좋으련만. 병실에서도 조용히 걸음을 옮겨 침대로 다가간 그녀는 낮에 앉았던 자리에 다시 앉아 그의 안색부터 살폈다.
"푹 잠드는 걸 보고 가긴 했는데, 음. 지금은 좀 어때요? 특별히 더 아픈 곳 있으면 참지 말고 말해요."
들고 온 것들을 잠시 무릎 위에 놓고서 한 손을 알렌의 이마에 짚어가며 다정하게 물어보는 그녀는 단원 중에서도 알렌이 처음 보았을 것이었다.
//짤막짤막 넣다보니... 😆 좋은 저녁이에요. -
235 알렌주 ◆SGoz6QxvHE (h1KdrMTpWA) 2021. 3. 18. 오후 7:54:57어서와, 린포르주!😋 오늘도 고생 많았어~ 저녁은 이제 준비하고 있으려나?? 이번엔 린포르를 어떻게 유혹(?)을 하면 좋을까, 후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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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후 7:58:11에, 유혹한다구요....?! 그거 참 솔깃 아니 크흠흠;; 저녁은 아직 뭐 먹을지 못 정해서요. 얼른 정해야 하는데. 알렌주도 오늘 고생많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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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알렌주 ◆SGoz6QxvHE (33D58Yv3TQ) 2021. 3. 18. 오후 8:01:24흐흥, 린포르주의 마음... 모르는 척 하기 힘들고만 😎 음.. 뭐가 좋으려나. 뭐가 좋으려나.. 집에 해먹을 건 있어?? 😊 고생은~ 고생했어도 린포르주랑 힐링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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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후 8:06:46냉장고 열었더니 고민할 것도 없이 전에 사다놓은 샌드위치를 찾아버렸네요. 빵이 좀 딱딱하긴 한데 데우면 괜찮겠지.음.. 🤔 저도 하루의 마무리는 알렌주랑 보내지 않으면 뭔가 빠진 것처럼 허전하게 되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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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알렌주 ◆SGoz6QxvHE (uggyxZcXLE) 2021. 3. 18. 오후 8:11:00우유라던가 있으면 더 좋을텐데~ 😄 기왕이면 맛있게 먹을 수 있어야지. 히히. 😘 맞아맞아, 이젠 린포르주가 없으면 막 뭐 빼먹은 것 같다니까.. 혹시라도 린포르주가 왔는지 여유 있을 때, 한번씩 확인하구.. 😄 하루하루가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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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LH4RahIIKs) 2021. 3. 18. 오후 8:24:17잠시 린포르의 생각에 잠긴 체, 멍하니 문을 바라보고 있던 알렌은 문이 열리는 것이 눈에 들어오자 느릿하게 숨을 뱉어냈다. 상념 속에서 빠져나와 정신을 차리고 린포르를 반길 모양이었다. 조용히 인기척을 죽이고 들어오는 린포르를 바라보며 알렌은 잔잔하던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녀를 기다렸다고 말하는 것처럼, 너무나도 밝은 미소. 조금은 기운을 차린 것인지, 그 미소는 낮의 것보다 좀 더 활기가 넘쳤다.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사과를 하는 린포르에게 가볍게 고개를 저어보인 알렌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괜찮아요, 제가 먼저 말했잖아요. 린포르가 해야할 것들을 다 해놓고 와달라고. 그러니, 린포르가 늦은 건 아니죠. 오히려 제가 린포르를 채찍질을 해버린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빨리 왔는걸요? ”
그렇게 멋쩍은 표정을 지을 필요가 없다는 듯, 알렌은 부드럽게 대답을 돌려준다. 사실 오늘 밤에 그녀가 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망 같은 것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그녀가 바쁘기 때문에, 그녀가 놓여있는 위치가 있기에, 그는 이해 했을테니까. 물론 이해를 한다는 것이 아프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지금은 자신의 눈 앞에 자신을 살피듯 바라보며 다가오는 린포르가 존재했고, 그의 가슴은 다시금 두근거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달빛을 받은 린포르는 역시나 아름다웠으니까.
“ ...으음, 잠들기 전보단 덜 아파요. 역시 바로 낫는 건 힘들겠지만, 그래도 마법이라는 건 좋네요. 살면서 제가 받아볼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살다보니 정말 여러 가지 일을 겪어요. 살길 잘했다 싶네요. ”
어찌보면 이번에 죽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들릴 수도 있는 말을 덤덤하게 뱉어낸 알렌은 자신의 이마에 내려앉은 린포르의 손 위에, 이제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을 얹었다. 역시 린포르의 손은 생각보다도 작고 부드러웠다. 그녀의 손에도 검을 몇 번이고 쥐어온 흔적이 있었지만, 그런 것을 감안해도 알렌이 봐온 수많은 손 중에서 린포르의 손이 가장 아름다웠다. 그 손을 부드럽게 매만져준 알렌은 자신이 조금은 회복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듯 장난스럽게 린포르의 손을 잡아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 봐요, 그래도 아까보단 많이 나아진 것 같죠? ”
자신에게 끌려올 린포르에게 장난스럽게 목소리를 낮춰 말한 알렌은 한없이 가까워진 거리감에 잠시 침을 꿀꺽 삼켰다. 왠지, 자고 일어나서 이렇게 린포르를 가까이 보고 있으니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만 같았다. 낮에는 머리 속에 무언가 뿌연 안개가 낀 것 같은 상태여서 아무렇지도 않았던걸까. 아니, 분명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었는데, 왜 지금이 더 두근거리고 입이 바싹 마르는 것일까. 하지만 알렌은 여기서 망설일 생각은 없는 듯 했다. 조금 더 린포르를 끌어당겨 몸이 앞으로 내밀어지게 만든 그는 두 눈을 린포르에게 맞추곤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 ... 잠깐 옆에 누워계실래요? 자리가 조금 좁긴 하겠지만.. 린포르도 일을 하느라 피곤할테니까 잠시 쉬어가는 겸 해서요. ”
말을 하며 마른 입술을 혀 끝으로 조심스럽게 적시며, 알렌이 린포르의 생각을 파악하려는 듯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폈다. 좀 더 그녀를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 침상과 의자의 거리가 먼 것이 아닌데도, 알렌은 좀 더 그 거리를 좁히고 싶었다. 나란히 침대에 누워, 마주보면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에 알렌은 물음을 던지는 듯 하면서도 은근히 린포르를 끌어당겼다.
린포르가 순순히 끌려왔다면 어느샌가 알렌이 옆으로 돌아누워 만든 자리에, 알렌을 마주보며 누워있었을 것이다.
# 유후? 😘 ㅋㅋㅋ 🤣 -
241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후 8:39:48알렌 요고요고, 회복한 체력 홀랑 써버리려구. 😆 우유는 별로라 차 한잔 우려서 같이 먹고왔어요. 빵...질겼어... 하지만 이건 이거대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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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알렌주 (n7tx6or3PI) 2021. 3. 18. 오후 8:44:32린포르에게 쏟는거면 괜찮은거 아닐까? 🤗 차도 좋지. 아! 린포르주 덕분에 홍차 티백 다 떨어진게 생각났어. 바로 주문했다 😘 그나저나.. 린포르주는 질긴 걸 좋아한다... 질척대야..(??)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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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후 9:02:48질긴거랑 질척대는건 다른거같습니다만? 🤭 오, 알렌주도 홍차 마시는군요. 요즘은 티백도 괜찮게 나와서 굳이 찻잎으로 우릴 필요가 없으니까 좋아요. 너무 담가서 쓰게 될 때가 더 많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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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uggyxZcXLE) 2021. 3. 18. 오후 9:08:34아하하, 린포르주 역시 날카로워~ 😘 그래서 질척은 싫으신감~?? 🤣 응, 나 홍차 좋아해! 개인적으론 차 종류는 안 가리고 좋아하는 편이지만. 사실 찻잎으로 우려내는 건 해본 적이 없어서 자신은 없기도 하구... 티백이 뒷처리도 편해서 애용하지 😁 린포르주랑 잘 맞는 부분이 많아서 종종 놀란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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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후 9:11:57티백이 종류도 많고 가격대도 저렴해서 진짜 좋죠. 맛은 뭐, 제 입에만 맞으면 됐지만요. 😋 질척은 어떤 질척이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립니다. 고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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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알렌주 ◆SGoz6QxvHE (8AMmGeF4rI) 2021. 3. 18. 오후 9:14:12맞아, 내 입맛에만 맞으면 뭐든 오케이라구 😁음... 질척...질척... 역시 린포르주가 좋아하는건.. 알렌이 린포르한테 아까전에 보여줬던 질척거림인가? 🤣 가도 된다고 하면서 막 손을 잡고, 말은 빙빙 돌려말하면서 은근 매달리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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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후 9:53:17핫시 졸았어...아직은 안돼...! 그거는 질척보다 애교에 가깝죠. 귀여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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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알렌주 (y8wDEifKCk) 2021. 3. 18. 오후 9:56:47앗.. 내가 무리하게 만들거나 그런건 아니여야 할텐데 😂 그런가..귀여운건가.. 종종 사용하는 걸로.. 🤗 린퍼르주가 피곤하면 자러가도 괜찮지만.. 역시 평소처럼 뷰내면 좋겠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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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후 10:00:56날이 너무 따뜻해져서 그래요. 무리한게 아니라 춘곤증이니까 괜찮아요. 그러는 알렌주야말로 오타가 심상찮은 걸 보니 피곤한거 같은데요? 무리하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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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알렌주 (Cw5GrS0GhY) 2021. 3. 18. 오후 10:04:08오타는...오타는... 알렌주가 폰으로 작성하면 오타가 늘어나..😂 난 전혀 피곤하지 않다구!! 언제나처럼 린포르주에게 잘자💤 라고 말할 체력이 남아있단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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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린포르 - 알렌 (pBoFRacyEs) 2021. 3. 18. 오후 10:41:51"빠르긴요. 원래는 그대가 깨기 전에 올 생각이었는데, 이미 깨버린 후니까 늦은거죠. 눈 떴을 때 옆에 있어주고 싶었는데."
그가 괜찮아도 그녀가 괜찮지 않다는 투로 대꾸해주며 다가가자 달빛 아래 그의 미소가 보였다. 역시 휴식이 답이었던건지 다시 본 알렌은 혈색이 많이 나아져있었다. 표정도 아까보다 훨씬 좋았고. 이마를 짚어보자 체온도 아까보다 높아져있었다. 열이 난다는 건 아니고, 정상 체온이 되었다는거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손댄 김에 조금 어루만져주던 중이었다.
"저번에도 제가 해준 적 있잖아요. 꼭 처음 받는 사람처럼 말하긴. 저 서운해할거에요? 그래도 보통은 마법과 연관되기가 쉽지 않긴 해요. 타고난 자질이 중요한거다보니까-"
나긋하게 대화를 나누는데 그의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아왔다. 아까처럼 손 잡고 있으려나 했는데, 그는 잡는 걸로 멈추지않았다. 언제나처럼 그녀의 손을 감싸쥐고 살며시 끌어당긴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그대로 끌려간 그녀가 눈을 깜빡이는 사이, 어느새 알렌과 코앞이라 해도 좋을 만큼 가까워져 있었다.
"어, 예.. 많이 나아진 거 같긴 한데...?"
무릎에 두었던 것들이 떨어지기 전에 의자로 옮겨두고 침대에 반쯤 걸터앉았던 그녀는 알렌의 조심스러운 제안에 잠깐 입을 다물었다. 무슨 생각일까 싶어 그를 바라보자 생기가 돌아온 눈이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그 눈빛이 어쩐지 열기를 품은 느낌이라 마주하던 그녀도 묘한 기분이 들게 한다. 왠지 지난번 임무 때 느꼈던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조금 싱숭생숭해진 기분에 잠깐 동안 어쩔까 고민하는 사이에도 그녀의 몸은 천천히 끌어당겨지고 있었다. 멈추거나 거절하지 않았으니 그 다음은 알만 하지. 그렇게 고민의 끝을 낼 것도 없이 그녀는 그 좁은 침대에 알렌과 마주보며 눕게 되었다.
"...참나. 대답 듣기도 전에 눕힐거면 뭐하러 물어본거에요. 괜히 생각만 많아지잖아요."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몸이 닿을만치 가깝게 누운 알렌을 보며 그녀가 작게 종알댔다. 괜히 물어봐서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을 하게 만든다고. 그래도 다시 일어나 나가거나 하진 않은 걸 보면 대답을 기다렸어도 결국 결과는 같았겠지. 지난 이틀간 걱정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자지도 못 했던 참에 이런 침대에나마 몸을 누이니 피로가 파도처럼 몰려온다. 참지 못 하고 작게 하품을 한 그녀는 그 좁은 침대에서 거리를 두듯 슬며시 팔짱을 끼고 눈을 감았다.
"이왕 누운거 조금만 쉬어야겠네요. 실은 어제랑 그제 제대로 못 자서 좀 피곤했거든요. 알렌도 괜히 움직이지 말고 얌전히 쉬어요."
일부러라면 일부러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 생각 없는 척, 모르는 척 진짜 쉬려는 듯이 구는거 말이다. 피곤한게 거짓말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알렌의 생각, 아니 기대와는 조금 다른 반응이었겠지. 잠시 누워있으니 몸의 긴장도 풀려 깜빡 잘못하면 잠들어버리지 않을까 싶었다. 진짜 잠들 생각은 없으니까 조심해야겠지만.
//과연 린포르의 잠을 깨울 수 있을 것인가, 알렌. 😎 -
252 알렌주 ◆SGoz6QxvHE (0cKeRFmAXE) 2021. 3. 18. 오후 10:44:57린포르가 알렌을 시험하는 기분이야.. 🤣 그렇다면 살살 건드려 봐야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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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OF8RpwLLvU) 2021. 3. 18. 오후 11:00:00자신의 말에 투덜거리듯, 말하는 린포르의 말을 듣고 있는건지, 아니면 듣지 않는 것인지 모를 미소를 지은체 린포르를 끌어당긴 알렌은 그저 방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린포르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듯, 그러면서도 조금 더 그녀를 원한다는 듯 응시했다. 그의 몸은 망설이는 듯 하면서도, 이내 자신의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고, 그녀를 끌어당겨 눕게 만들었다.
“ 그치만, 형식상 물어보는 것 정도는 해야지 덜 혼나지 않을까 해서요. 제가 아는 아가씨는 혼내는 것도 잘 하시는 분이셔서. ”
알렌이 자신을 보며 종알대는 린포르의 말에, 부상 탓에 조금은 절제된 웃음소리를 흘리며 능청스런 대답을 돌려준다. 결국 물음을 던진 것은 일방적인 통보였다는 사실을 알려줄 뿐이었다. 하지만 분명 그녀가 그의 손길에 끌려와 몸을 눕힌 것은 그녀의 뜻도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알렌이었다. 그저, 투정을 부리듯 말하는 그녀가 귀엽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젠 그녀의 앞에서도 긴장을 덜 한다는 증거가 되어줄 터였다.
“ 하긴, 저희 복귀가 늦어지니까 린포르도 고민을 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 했겠죠. 이해해요. ”
린포르가 거리를 두듯 슬며시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체로 꺼내는 말에, 알렌은 그것도 전부 이해한다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달빛이 스며들어 내려앉은 자그마한 병실에는 린포르와 알렌이 내쉬는 숨소리만 잠시 울려퍼졌다. 물론 다른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다고는 못할 알렌이었지만, 눈을 감은 체, 자신의 앞에서 잔잔한 숨소리를 내뱉는 린포르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름다운 눈매와, 오똑한 콧날, 온기를 품고 있는 입술, 그 모든 것을 이렇게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으로도 알렌은 만족할 수 있었다.
“ ... 얌전히 쉬어도 좋겠지만 말이에요, 린포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게 아닌 것 같아서요. ”
알렌은 눈을 감은 듯, 아무런 생각이 없는 듯, 눈을 감고 누워있는 린포르에게 작게 중얼거리며 ‘끄응’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을 가까이 하곤 살며시 이마를 맞댄다. 서로의 온기가 다른 것에 방해되지 않고, 그대로 전해지는 것을 느끼며 알렌은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여 린포르가 팔짱을 끼고 있던 것을 살며시 풀어내려는 듯 그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맞잡기 시작했다.
“ 이번에도 린포르에게 어리광을 부려도 될까요? 린포르 없이 해가 뜬 시간을 보냈으니까.. ”
속삭이듯 말을 한 알렌은 살며시 자신의 입술을 린포르의 코에 가져가 맞춘다. 분명 린포르에겐 알렌의 입술이 그대로 느껴졌을 것이다. 살며시 입술을 떼어낸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몸을 린포르와 맞댄 체 눈을 마주하려 했다.
“ 좀 더 예뻐해주시지 않겠어요, 린포르? ”
눈을 마주하고 있던 알렌이 산뜻한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조곤조곤 속삭이곤, 맞잡은 손을 조금 더 따스하게 감싸쥔다. 자그마한 그녀의 손을 소중한 보물처럼 지켜내려는 것 같이.
# 조금 대범했나...? 😂 -
254 린포르 - 알렌 (pBoFRacyEs) 2021. 3. 18. 오후 11:39:51형식상이라도 묻는게 덜 혼날거 같았다고 말하는 걸 보니 처음부터 대답을 들어줄 생각이 없었던 듯 하다. 능청이 부쩍 늘은 모습이 원래 그런건지 그렇게 변한건지 모르겠다. 축제 때를 생각하면 원래 이런 기질이 있었던거 같은데. 이런 모습도 싫진 않으니 뭐라 하지는 않기로 한다. 그저 가만히 누워서 그가 어찌 나오나 두고보기로만 했다.
"어느 부분을 이해한다는 걸까요. 이 환자님은. 전 그저 제가 해야 할 책임을 다하느라 바빴을 뿐이에요."
한순간 침울해진 뻔한 기분을 얼른 다잡으며 여전히 도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에게 그것을 이해한다 들으니 어쩐지 시무룩해질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괜히 분위기 망칠 필요는 없으니 털끝만큼도 내색하지 않고 팔짱을 단단히 끼고 있었다. 그러자 아니나다를까,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거의 없다시피 한 거리를 더 좁혀온 알렌이 가드 중인 그녀의 손을 슬며시 잡아왔다. 손만 그러는게 아니라 속삭이듯 말을 하면서 조금씩 그녀를 간질이기 시작했다.
"...환자는 얌전히 쉬어야 얼른 낫는 거에요. 아직 아픈거 뻔히 아는데 왜 자꾸 이럴까요."
순순히 풀어주지 않겠다는 듯 나직하면서도 엄하게 말하던 그녀. 그런 그녀도 콧등에 닿는 입맞춤과 떨어지기는 커녕 더 가까이, 더 부드럽게 와닿는 알렌에 어쩔 수 없이, 정말 어쩔 수 없이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마주친 그의 눈이 고운 눈웃음을 짓는 바람에 그녀의 철벽이 눈처럼 슬슬 녹아내리고 말았더란다. 아, 정말이지. 곤란하다는 듯 중얼거린 그녀는 팔을 풀고 그와 온전히 몸을 맞대었다.
"제가 졌어요, 졌어. 그렇게 웃는 건 어디서 배웠대요. 다 큰 남자가 살살 눈웃음이나 치고. 다른데 가서도 그럴까봐 불안해지려고 하잖아요."
그렇게 말하다가 더 마주하고 있으면 이 이상 휩쓸릴 거 같아 얼른 시선을 피한다. 그러곤 조심히 그를 안고 머리칼을 살살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여기까지, 아무리 그가 건드려와도 이 이상은 절대 넘어가주지 않으리라는 무게 없는 다짐을 하며 태연하게 쓰다듬기만 계속한다.
"다시 잠들 때까지 예뻐해줄테니까 얌전히 있기에요. 장난치면 일어나버릴거라구요."
그가 원한 건 예뻐해주기였으니까, 그것만 해주겠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아주 약간의 여지를 남기는 걸 알렌은 눈치챘을까. 그녀는 자신이 은연중에 남긴 여지의 존재를 모른 채 그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을 살살 쓸어주거나만 하고 있었다.
//그 정도론 어림없다구요. 히히. -
255 알렌주 ◆SGoz6QxvHE (TplSGeubak) 2021. 3. 18. 오후 11:44:37이 정도는 어림도 없다는거구나..🤣 린포르와 린포르주는 강한걸. 그치만 아직은 여지가 남아있는 것 같으니 다행(?)이야.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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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후 11:48:56일부러 빈틈을 보여주는 건 유혹의 기본이죠. 호호. 🤭 물론 우리 순진한 린포르는 그런 자각이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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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알렌주 ◆SGoz6QxvHE (LEU.EuprLI) 2021. 3. 18. 오후 11:52:24자각 없이 저정도라니... 타고났다는걸까 😂 역시 린포르야... 알렌도, 알렌주도 린포르와 린포르주의 손아귀 안이구만... 매일매일 새삼스럽게 깨닫고 있어 🥰 뭐... 그것도 좋은 것 같아 😘 그러니 알렌도 슬그머니 공격(?)을 해봐야겠지..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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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린포르주 (pBoFRacyEs) 2021. 3. 18. 오후 11:57:27아마 반쯤 타고난게 아닐까 싶은데. 반은 아마 간접적으로 배우지 않았을까요. 😆 알렌의 공격은 과연 어떨지 기대하겠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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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알렌주 ◆SGoz6QxvHE (QaU8LSTg9w) 2021. 3. 19. 오전 12:02:01반은 타고난 부분이란.. 역시 어마어마해.. 😍 응응, 거의 다 써가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 맞다, 혹시 약간의 완결형이 들어가도 괜찮을까? 혹시나 해서 물어본 다음에 적을까 해서 말이야 😘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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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전 12:05:08알렌의 능청스러움도 만만찮다구요. 😘 음, 응, 괜찮아요. 알렌주 쓰고싶은대로 써주세요. 그편이 재밌을거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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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WKBVIMaFzM) 2021. 3. 19. 오전 12:07:18“ 걱정마요, 린포르. 이런건 린포르한테 처음 해보는거니까요. 전심전력이라는거에요. ”
알렌은 나직하고 엄하게 말하던 린포르가 자신의 행동에 눈을 뜨는 것을 바라보다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그 미소를 보고 난 린포르가 곤란하다는 듯 중얼거리며 팔을 풀고 말해오는 것을 듣곤 고개를 살살 저었다. 정말로 쓸데없는 걱정이었으니까. 애초에 자신이 이런 감정을 품은 것은 여태껏 살아오면서 린포르가 처음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애쓰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자신의 처음은 린포르가 가져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예뻐해달라는 자신의 말에 화답하듯 태연하게 쓰다듬기 시작하는 린포르의 손길에, 예쁨을 받으려 애를 쓰는 강아지처럼 알렌은 그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린포르의 손에 부비적댔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린포르에게 방금 전, 린포르의 마음을 녹였던 눈웃음을 여전히 지어보이고 있었다. 린포르가 그 미소에 흔들렸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확실했다.
“ 린포르, 그거 알고 있어요?”
자신의 머리나 등을 매만져주는 린포르의 손을, 그녀의 말을 지키듯 얌전히 받아들이고 있던 알렌은 조용히 닫고 있던 입술을 열어 속삭임을 던졌다. 무슨 말을 하려는걸까 싶은 싱글벙글 웃고 있는 얼굴을 한 알렌은 은근슬쩍 두사람의 고개가 조금 더 가까워지게 하곤 속삭임을 이어갔다.
“ 어렸을 때, 저희 집에 어머니가 자그마한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오셨어요. 저랑 동생은 그 강아지가 너무 좋았어요. 그전부터 옆집 아이가 자기 강아지와 노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워 했거든요. ”
갑작스런 알렌의 옛날 이야기가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조곤조곤 이어진다. 듣는 사람이 한점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그의 말끔한 목소리는 그리 급하지도 않은 듯, 느릿하고 여유롭게 이어졌고,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도 린포르의 손길에 고갯짓으로 부비적거리는 것으로 화답을 하기도 했다.
“ 그런데, 그 아이는 갑자기 낯선 곳에 와서 무서웠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집 구석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혼자서 한참을 있더라구요. 그렇게 하루가 지났으려나..? 그 아이가 드디어 구석에서 천천히 걸어서 저한테 다가왔어요. 하루동안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는 생각했죠. 그리고 그 아이가 제게 다가와서 하는 것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알렌은 한번 더 몸을 움직여, 금방이라도 두사람의 코가 맞닿을 거리까지 다가가며 부드러운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런 알렌의 입가에는 아까 전의 미소보다도 더 순수한 듯 하면서, 어딘가 열을 띈 미소가 머금어져 있었고, 그것은 올곧게 린포르를 향해 있었다. 다른 누구에는 그런 미소를 지어보이지 않을 것처럼, 다른 누구에게는 이렇게 올곧은 시선을 향하지 않을 것처럼. 알렌은 그렇게 린포르에게 향했다.
“ 저한테 애교를 부리더라구요. 좀 더 자신을 예뻐해달라고, 좀 더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그리고 자신을 보호하고 보듬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
그러니까 저도 이제야 그 아이가 어떤 생각으로 그랬을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알렌은 덧붙여 말하며 살며시 고개를 움직여 린포르의 입술에 짧게 가져다댔다. 찰나의 순간 닿았던 입술이 떨어지고 알렌은 조심스럽게 린포르의 허리 부근에 자신의 팔을 두르려 했다.
“ 이렇게 당신께 예뻐보이려 하면 저도 예뻐보일 수 있을까요? ”
이번에는 방금전처럼 린포르의 코에 한번 더 살며시 입을 맞춰준 하루는 상냥한 목소리로 잔잔하게 물음을 건냈다. 그 후로도 린포르의 뺨, 린포르의 턱, 린포르의 입술, 그리고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린포르의 목덜미에 부드러운 입술을 가져다 떼어내며 예쁨을 받고 싶은 강아지처럼 어떻냐는 듯 린포르와 눈을 맞췄다. 한번 한번의 입맞춤을 할 때마다 알렌은 린포르와 눈을 마주 했고, 그럴 때마다 린포르를 녹였던 그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진한 스킨십은 아니었지만 린포르를 깃털로 살살 간지럽힏 알렌은 몇 번이고 다가왔다.
“ 예뻐해주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잖아요, 그렇죠?”
알렌은 린포르의 허리에 둘렀던 손을 천천히 끌어올려 뺨을 살며시 매만지다 감싸주며 다정하게 속삭였다. 자신을 예뻐해달라는 듯, 달빛이 두사람을 비추는 이 밤 동안 자신을 예뻐해달라는 듯, 알렌은 상냥한 미소를 띈 체 속삭였다. -
262 알렌주 ◆SGoz6QxvHE (WKBVIMaFzM) 2021. 3. 19. 오전 12:08:40린포르주의 허락을 받고 후다닥 가져왔다 😊 알렌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중이야... 음, 그러니까 최대한 순한 맛으로 린포르에게 연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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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전 12:22:19이것은 마치... 솜방망이로 토도도도도 두드리는거 같은... 그런데 살짝 선수 느낌도 나는...? 상당한 고득점이네요. 당장이라도 답레를 쓰고 싶지만 시간이 시간이니. 😎 후후. 어떻게 반응해줄지 너무 고민되고 즐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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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알렌주 (mXaUdWPf5w) 2021. 3. 19. 오전 12:25:32후후, 의도한 그대로 전해졌구나. 😎 살살살살 린포르 마음을 건드리는거야. 😁 나도 린포르가 어떤 반응일지 궁금해. 자! 그러면 오늘도 잡담 타임이 시작이려나! 오늘은 린포르주의 질문을 받아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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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전 12:37:56너무 건드리기만 했다만 간지러워서 쏙 숨어버릴지도 몰라요. 😆 음, 오늘은 어딜 물어볼까.(?) 알렌의 고향과 성장 배경을 따로 정해둔게 있나요? 가족설정이나 어떻게 자랐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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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알렌주 (mXaUdWPf5w) 2021. 3. 19. 오전 12:43:52후후, 그건 유념하겠습니다 🤗 응! 그부분은 어느정도 잡아두긴 했지! 알렌이 살던 곳은 그러니까.. 지금 두사람이 속해있는 왕국의 변방 중의 변방, 북쪽에 위치해서 다른 왕국으로 가려면 가로질러 가야하는 숲 근처의 개척마을 출신이야. 정말 국경선 근처! 변방 중의 변방이지. 그탓에 알렌의 부모님은 다른 사람들과 밭을 일구며 자리를 잡아서 알렌을 낳고 아예 정착을 하게 됐어. 그런데 알렌이 9살이 되던 해에, 마물들의 습격으로 아버지를 잃었지만 그때 중앙에서 파견된 기사를 보고 꿈을 갖게 돼. 뭐, 그 기사는 알렌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엄청나 보였지만, 그냥 평범한 기사였다는 것은 알렌은 몰랐겠지. 그래서 남동생과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자란게 지금의 알렌이야. 남동생은 어머니의 뒤를 이어 농사를 짓고 있고, 어머니는 자그맣게 빵장사를 시작하실 예정! 지금과 저때의 사이에 청년이 된 후엔 경비병을 하기도 했고! 린포르는 어땠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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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전 1:03:56아하. 처음 기사를 본 때가 9살이었을 때군요. 그나저나 북쪽이라. 정반대인데...? 어머니의 빵장사를 위해 알렌이 받는 급여는 대부분 고향으로 보내지겠네요. 그런 내용도 있었구. 🤔 린포르도 변방의 귀족령 출신이긴 하지만 그래도 알렌이 살던 곳처럼 아주 외진 변방은 아니에요. 나름 있을거 있고 농지도 넓고 땅도 비옥한, 수도에서 멀다는 거 빼면 노후에 살기 좋은 그런 마을이네요. 린포르는 기사단에 들어갈 때까지 마을 내에서만 살았어요. 부모님이 워낙 린포르를 자유분방하게 키우다보니까 거의 놀이상대는 평민 애들이었구요. 참고로 릭과 처음 만난 건 8~9살쯤 가문간 교류를 위한 다과회 자리였는데 이때는 서로 너무 어려서 관심이 없다가 나중에 수도원에서 다시 알게 되었다네요. 하고싶은 것만 하게 해주면 그 외는 말을 잘 듣는 아이라서 부모님과 크게 마찰을 빚는 일은 없이 자랐지요. 린포르가 수도로 간 뒤에는 부모님과 주기적으로 편지도 주고받고있는 중이구요. 전에 알렌을 보고 떠올린 대형견은 폴 이라는 이름의 골든 리트리버인데 지금은 상당한 노견으로 손주도 몇번 봤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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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알렌주 (IO0wOaO7I.) 2021. 3. 19. 오전 1:16:23둘이 사는 곳이 완전 정반대네. 이것도 좋은 소재거리가 될 것 같아. 서로의 고향에 들린다던가 하는 일상 말이야. 그다음엔 서로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러 간다던가 😘 히히, 나중에 폴이랑 알렌이랑 노는거 보고 린포르가 ' .. 둘 다 귀여워 ' 하면서 웃는거 보고 싶다 ㅋㅋㅋ 😆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둘 다 머리를 쓰다듬어줘서 알렌이 어리둥절하게 보기도 하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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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전 1:32:22정반대라는 건 지리적으로도 반대라 아마 가려면 각 잡고 가야하지 않을까 싶지만요. 뭐 이걸 핑계삼아 외박 일상을 돌리면 좋겠지만. 🤭 폴은 으르신이라 막 놀지는 못한대요. 대신 손주댕댕이들 어택은 가능하다! 😁 나중에 관계가 무르익은 후에 돌리면 좋을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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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알렌주 (PbveYwK9TM) 2021. 3. 19. 오전 1:35:47물론 폴을 보러갈 정도라면 관계가 무르익은 때겠지.그때도 고생을 하겠지만 말이야. 🤗 원래 아리따운 아가씨를 데려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구" 😂 알렌이 노력할테니 즐겁게 구경을 해야겠지만.. 일단 정규기사부터 되야겠지 🥰 린포르의 부모님은 어떤 분이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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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전 1:44:46무르익은 때라면 아직 갈 길이 멀었네요. 힘내자 알렌. 일단 승급부터다! 🥰 린포르의 부모님은 그렇게 꽉 막힌 분들은 아니에요. 계급보다는 사람 됨됨이가 먼저 되어야 한다는게 두 분의 지론인데. 딸이 연인을 데리고 왔을 때는 어떨지..? 자식사랑이 유별나긴 하지만 대놓고 팔불출은 아니라 엄할 때는 엄하게 교육을 시켰죠. 아버지가 현 가문의 가주이고 어머니는 평민에서 준 귀족으로 작위를 얻은 집안의 영애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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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알렌주 (PbveYwK9TM) 2021. 3. 19. 오전 1:51:32물론 사람 됨됨이가 중요하겠지!! 그래도 금쪽같은 따님을 채가려는데 어떤 아버님이 그냥 보고 계실까 🤗 린포르가 너무 걱정하고 속 썩이지 않게 알렌이 잘 처신을 해야할텐데. 원래 신분 같은 것에 연연하지 않을 아이긴 한데, 린포르에게 폐를 끼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알렌도 자기 신분을 나름대로 신경을 쓸 것 같아 😁 고뇌도 많이 하겠지, 아마. 만나기 전까진 린포르의 부모님이 어떤 분인지 알 수 없을테니까. 알렌 어머님은 린포르 보면 그저 린포르가 아깝다며 대환영 하시겠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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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전 2:00:46알렌의 신분 관련해선 살짝 생각해둔게 있는데 이건 나아중에 얘기할게요. 신분으로 약간 갈등 겪을 때쯤요. 😉 오늘 잡담은 이쯤 하고 들어가야겠어요. 계속 졸다 깨다 해서 더는 안될거 같아... 으으. 몸이 무겁다.. 알렌주도 얼른 자는거에요. 잘 자구 내일 봐요. 굿나잇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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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알렌주 (PbveYwK9TM) 2021. 3. 19. 오전 2:03:41앗 생각해둔게 있다니 기대가 되네 😂 잘 자구 내일 봐!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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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린포르 - 알렌 (8GVm6MfPS2) 2021. 3. 19. 오전 5:36:25그녀의 볼멘 소리에 그는 그녀가 처음이니 걱정말라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게 전심전력이라고. 아, 그랬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그녀에게 닿고 말을 하는 모습들이 익숙해진 탓에 잊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알렌은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고, 얼마간은 손을 뻗는 것도 꼭 필요할 때만 했었다. 그마저도 정말 조심스러웠지. 그럴 때마다 알게 모르게 마음을 쌓아온 거라면 그를 예뻐해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녀의 손에 머리를 부비는 그를 더욱 다정하게, 상냥하게 쓰다듬고 보듬어주고 있었다. 그러다 예의 마음을 흔드는 미소에 살짝 멈추긴 했지만.
"...?"
잠깐이지만 손을 멈췄을 때, 기다렸다는 듯 알렌이 어느 이야기를 시작했다. 슬그머니 고개를 움직여 가까이 오더니 그거 알아요, 라는 말로 시작된 이야기는 그의 어릴 적 이야기였다. 어린 그가 작은 강아지를 만난 이야기.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가던 그는 조금더 움직여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 탓일까. 그의 입가에 떠오른 미소가 조금전과 조금 다른 느낌이다. 순수하게 기뻐하던 그 미소와 달리, 그가 조금은 남자로 보이게 하는 그런 미소였다.
'이야기, 들어야 하는데...'
그 미소 탓에 그녀는 들려오는 이야기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오직 그녀에게만, 자신에게만 보여주는 알렌의 미소는 눈을 돌리기도 힘들었다. 어느새 손도 완전히 멈춘 채 그를 바라보던 그녀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입맞춤에 허리를 감싸는 손길을 한박자 늦게 깨달았다. 조심스레 닿는 손길에 희미한 움찔거림을 보이는 것도 잠깐, 그녀가 정신을 놓친 사이를 노린 듯 입술에 가벼운 입맞춤이 지나간다. 입술만이 아니라 얼굴 곳곳에 그의 입술이 닿고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그 사이사이마다 그녀를 보는 눈빛 또한 너무나 다정했다. 마치 그의 마음을 더는 숨기지 않겠다는 듯한 그 행동들에 그녀는 잠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에 빠져 있었다.
"......이런 행동이나 말이 정말 처음인가 싶을 만큼 능숙해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덕분에 중간부터 이야기는 듣지도 못 했어요."
얼마간 조용히 있던 그녀가 겨우 입을 열어 꺼낸 말은 그랬다. 알렌의 말과 행동 때문에 잠시지만 얼이 쏙 빠졌었다고. 그래도 나름 중요한 부분은 제대로 들었기에 그가 다시 말해야 할 일은 없었다. 자. 그는 하고픈 말을 다 했으니 이제 그녀가 답을 돌려줄 차례였다. 잠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뺨을 감싼 그의 손을 쥐고 그녀의 뺨을 말랑거린다. 살짝 스치는 것도 황송스러워하던 그 뺨을 그녀의 손에 의해 말랑거리는 걸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어쩌면 그날 밤 그녀가 직접 그의 손을 움직였던 순간을 떠올리고 있진 않을까.
알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진 몰라도 그녀는 조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예뻐해달라는 그의 말을, 어쩐지 그렇게 밖에 해석하지 못 하겠으니까. 그야 분위기가 이런 걸. 그 증거로 서서히 볼이 붉어진 그녀는 작게 숨을 들이쉬더니, 잡고 있던 그의 손을 내려 손수 그녀의 허리에 둘러놓는다. 그리고 그녀도 그의 허리를 살며시 끌어안으며 몸이 닿다못해 살짝 눌린다는 느낌이 들 만큼 움직였다. 단지 그것만으로 빠르게 뛰는 심장이 그에게 들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붉어진 얼굴만큼이나 열이 담긴 목소리로 속삭였다.
"지금 제겐 그대의 하나하나가 전부 예쁘게 보여요. 전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그걸 어떻게 표현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그대가 알려줘요. 그대가 원하는, 그대를 예뻐하는 법을요."
그는 말했다. 예뻐하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고. 그 말에 그녀는 생각했다.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지금 그가 원하는 걸 해주고 싶다고. 하지만 그녀는 그게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기에, 그래서 알려달라는 대답을 돌려주었다. 그 말을 끝냈을 때 그녀의 얼굴은 조금더 붉어졌고 시선 역시 어쩔 줄 몰라 떨리면서도 알렌을 올곧게 바라보았다. 그가 말만 하면 정말 그 말대로 다 해주리라 생각하면서.
//홀리는 건 타고났지만 아직은 순둥하지요. 호호. 🤭 -
276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RSEXjfEuWQ) 2021. 3. 19. 오전 9:52:21“ 그러면 다시 이야기 해줘야 하려나요? 물론 그렇게 특별한 이야기는 아닌데. ”
한동안 말이 없던 린포르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체로 부드러운 말을 돌려준다. 물론 두 번 말할 정도로 그리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었기에, 아마도 나중에 린포르가 되묻는 것이 아닌 한, 이대로 흘려보내겠지만. 아니, 애초에 이야기를 꺼내든 것은 그녀가 어디론가 가버리지 않게 잡아두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을지도 몰랐다. 린포르가 자신의 손을 쥐곤 뺨을 말랑거리게 하자, 알렌도 그녀가 움직이는 것에 더해, 부드러운 뺨을 매만져주었다. 솔직히 기뻤다. 그저 닿기만 해도 기뻐하던 것이 얼마전의 일인데, 지금은 이렇게 그녀를 매만져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뻤다. 물론 그녀가 자신의 손을 잡아 움직이는 것이 두사람의 그날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그저 손가락에서 전해지는 부드러운 린포르의 뺨을 만끽하기로 마음 먹은 알렌이었다.
“ ...정말이지, 그렇게 말하면 제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욕심이 생겨버려요. 제가 바라는 것만 린포르에게 알려줘버릴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하지만... 그것도 어쩌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
알렌은 린포르가 자신의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게 만들고, 그녀도 허리를 감싸안으며 몸을 밀착해오는 것을 느꼈다. 아마도, 그날처럼 두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진 것이겠지. 어떻게 하면 그녀를 아껴주면서, 자신을 예뻐해줄 수 있게 할까. 사실은 린포르가 알려달라고 말하는 알렌도 경험은 린포르와의 일이 전부였기에 다른 남녀가 어떻게 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건 중요치 않은 것 같았다. 다른 누군가가 어떻게 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리고 린포르가 이시간을 어떻게 소중하게 간직하게 만들 수 있을지 노력을 하면 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알렌은 결심했다.
“ ... 일단 처음은 서로를 보듬어주는 것부터 시작해봐요. 서로를 아껴주는거에요. ”
얼굴이 붉어지고, 시선은 평상시와는 다르게 떨려오는 린포르의 숨결은 열기를 품은 체로 알렌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평상시의 늠름하던 모습과는 다른 감싸주고, 보호해주고 싶은 그 모습을 알렌은 눈웃음을 지은 체 바라보다 고개를 천천히 가까이 했다. 더 이상 망설임이 느껴지지 않은, 그 움직임은 거침이 없었고 알렌은 낮에 그랬던 것처럼 린포르와 입술을 겹쳤다. 하지만 그의 입맞춤은 거칠지 않았다. 이번에도 진귀한 보석을 다루는 것처럼 조심스럽고 자상했다. 린포르가 놀라지 않게, 살며시 내려앉은 그의 입술과 함께 린포르의 손을 맞잡아준 그는 걱정할 것 없다는 듯 깍지를 껴서 잡고는 입맞춤을 이어간다.
몇 번이고 느껴봤기에, 알렌은 분명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에게서 맛볼 수 있는 달콤함에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그 어떤 디저트를 가져와도 이 달콤함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알 수 있었다. 금단의 과실에 손을 댄 것처럼, 앞으로 자신이 이 달콤함을 잊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부드럽게 서로의 숨결을 느끼며 입을 맞추고 얽혀가면서도, 알렌의 마음 한켠에는 그런 두려움이 생겨났다. 잃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자리에 들어와 린포르의 손을 맞잡고, 입을 맞추는 것을 상상하면 화가 났다.
그 순간, 린포르와 부드럽게 입을 맞추던 알렌이 조금은 거칠어졌다. 하지만 난폭함과는 다른, 당신을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담겨있는 거친 입맞춤이었다. 마치, 저를 봐줘요, 저를 놓지 말아줘요,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입맞춤은 그 뒤로도 한참 이어졌다. 두사람의 숨이 잔잔했다가, 서서히 빨라지기 시작하고, 그 숨이 한계까지 차올라 더 이상 입을 맞추고 있을 수 없게 되었을 때, 알렌과 린포르가 겹쳤던 입술이 천천히 떨어졌다. 맞잡고 있던 손을 조심스럽게 놓은 알렌은 천천히 손을 끌어올려 린포르의 입가에 남았을, 자신과의 입맞춤이 남긴 흔적을 살살 매만져주어 닦아냈다.
“ 괜찮아요, 린포르...?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힘들면, 얼마든지 말해줘요. ”
알렌은 조심스럽게 린포르와 눈을 맞추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혹여나, 린포르가 예뻐해달라는 자신의 부탁에 무리를 하는 것은 아닌지, 사실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자신의 어리광을 못 이겨 자신이 상처를 입어가면서 받아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듯 했다. 그래서인지, 입맞춤이 끝난 직후에도 그녀의 입술과 뺨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는 그의 표정은 혹여, 그녀가 힘들다고 말한다면 울 것만 같은 표정이 되어있을지도 몰랐다.
억지로 하는 것은 사랑도, 무엇도 아니니까. 여전히 그에겐 두사람이 처음으로 겹쳐졌던 날, 릭에게 매달려 먼저 비밀통로를 나서던 린포르의 모습이 생생하게 남겨져 있던 모양이었다. 자신에게서 고개를 돌린 체, 다른 이에게 매달려나가는 모습이 어쩌면 조금은 각인이 되어 그의 불안감을 건드리는 것일지도 몰랐다.
# 순둥한 린포르도 좋아 😂 여러가지 매력의 소유자구나, 린포르는.. -
277 알렌주 (tgn1FX1kFw) 2021. 3. 19. 오후 1:58:07좋은 오후! 🤗 점심은 잘 챙겼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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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린포르 - 알렌 (8GVm6MfPS2) 2021. 3. 19. 오후 4:20:47"지금만큼은 욕심 내도 괜찮아요. 원하는 걸 해주겠다고 했으니까요. 알렌이 원하는 것, 생각하는 것, 다 알려줬으면 해요.."
같은 마음이 되는 것 이상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춤을 출 때에도 그저 마음만으로는 스탭을 맞출 수 없으니까. 서로 맞지 않는 스탭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힐 뿐이다. 그녀는 그에게 더이상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육체적은 물론 심정적으로도. 그러니 그녀가 모르는 그에 대한 것, 그가 원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알려주길 바라며 그와 몸을 맞대었다. 끊임없이 그와 시선을 맞추고 조용히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으응, 알렌.."
서로를 아껴주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말한 알렌이 입술을 겹쳐오자 그녀도 거부하지 않고 작게 그를 부르며 고개를 살짝 들었다. 그녀의 손에 깍지를 껴오는 그의 손을 손가락 하나하나 정성스레 감아쥐면서, 겹쳐진 입술 사이로 호흡을 나누고 타액을 나누었다. 더없이 상냥하고 부드러운 키스는 이대로 밤새도록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에게만 리드를 맡기지 않고 그녀 나름대로 파고들고, 혀를 얽어가며 진득하게 이어가다가, 돌연 거칠어진 알렌에 순간이지만 머릿속이 아찔해졌다.
그러나 거칠어진 입맞춤은 그녀를 몰아붙이는게 아닌 다른 감정을 전해오고 있었다. 애절함에 가까운 간절함. 그녀에게 떠나지 말아달라 하는 것 같다. 그 감정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아니 그래선 안 될 거 같아 그녀도 피하지 않고 그의 감정을 받아주었다. 숨이 턱끝까지 차 더는 견디기 힘들어질 때까지. 그 탓에 겨우 입술이 떨어졌을 때 그녀는 잠시간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저 붉어진 얼굴로 가늘게 숨을 몰아쉬며 알렌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게 숨을 고르는 와중에 그의 손이 얼굴로 올라와 입술에 닿자, 그녀의 손이 따라 올라오더니 그 손을 잡았다. 잡기만 하고 있다가 그가 무리하지 말라며 옅은 걱정을 내비쳤을 때 고개를 작게 가로저으며 말했다.
"힘들지 않아요... 전혀, 정말로요. 오늘은 제가 하고 싶어서.. 해주고 싶어서 여기 있는거니까. 그러니까 괜찮아요..."
그의 불안을 그녀가 다 알지는 못 했으나, 그래도 그녀의 말이 그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결코 사고도 우연도 아닌 그녀의 의지로 여기 있는 것이니까. 그러니 불안해하지 말았으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표정은 하지 말아줬으면.
"밤은 이제 시작이에요. 시간은 많으니까, 우리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요. 부끄럽긴 하지만, 알렌이라면 좋아요... 제 전부를 봐줬으면 좋겠어요.."
그녀를 위해 머뭇거리는 그를 그녀가 살며시 이끌어주듯 말하고 잡고 있던 그의 손, 그 손바닥에 살며시 입맞춤을 해주었다. 손바닥에서 시작해 손끝까지 입술을 옮겨 끝에 다다랐을 때는 혀를 살짝 내밀어 장난치듯 건드린다. 한번, 두번, 횟수를 거듭해갈수록 타액이 얽힌 소리가 그의 손가락을 감싸고 어느샌가 내려간 그녀의 손이 그의 몸을 훑어올린다. 깃털로 간질이듯이 부드럽게, 손톱을 세워 살짝 자극을 주면서. 이런 대담한 행동에 비해 붉어진 얼굴은 식을 줄 모르는게 상당한 느낌이지 않았을까. 거기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던 그녀는 손을 계속 움직이거나, 다리를 움직여 더욱 가깝게 밀착하며 그의 열기를 부추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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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알렌주 (ckhHkWuTrk) 2021. 3. 19. 오후 4:28:23린포르주의 어떤 말도 필요없다는 듯한 이모티콘 하나.. 🥰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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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xy6up82zdI) 2021. 3. 19. 오후 5:53:01알렌은 조심스럽게 말을 하고 린포르를 살폈다. 물론 린포르는 자신의 입맞춤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얽혀왔지만 그의 마음속엔 여전히 불안이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미움을 받기 싫다는 것은 그만큼 그 상대가 좋아서 그런 것이겠지. 불안한 듯 린포르를 바라보던 알렌은 자신의 말에 화답하듯 들려오는 린포르의 목소에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이에요. ”
알렌은 그 대답에, 무어라 말을 돌려줘야 할지 몰라 그저 안심했다는 듯 몇 번이고 다행이라는 말을 되뇌였다. 다시는 린포르가 자신을 그렇게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다른 누가 자신을 무시하더라도 상관없지만, 린포르만은 그러지 않았으면 했으니까.
“ ... 저도 린포르에 대해 알고, 저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어요... 지난번처럼 그저 저희 둘의 열기에만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린포르에 대해 알아가면서 우리의 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
린포르가 자신의 손바닥을 잡아당겨 입을 맞추는 것을 바라본다. 손바닥에서 시작해 손끝까지 부드러운 린포르의 감촉이 전해지는 것을 느끼며 침을 꿀꺽 삼키는 알렌이었다. 그러다 손가락의 끝에 다다른 린포르가 몇 번이나 휘감아가는 것을 바라보며 알렌은 한순간 머리가 아찔해지는 감각을 느꼈다. 그녀가 용기를 내고 있었다. 대범한 행동과는 다르게 그녀의 얼굴은 수줍게 붉은 빛을 내고 있었으니까. 그녀가 이렇게 용기를 내고 있는데, 자신이 머뭇거리고 쳐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알렌은 자신과 몸을 밀착한 린포르의 허리를 강하게 감싸안았다.
“ 아마도 이럴 때 할 말은... 방금 같이 맥빠지는 말이 아니라, 이 말이 맞는거겠죠?”
알렌은 자신의 몸을 훑어내는 린포르의 손길에, 열기를 품은 숨을 뱉어내며 속삭였다. 린포르의 손길처럼, 조심스럽게 린포르의 등을 어루만지며, 알렌은 린포르와 눈을 마주했고, 두려움을 떨쳐낸 듯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 사랑해요, 린포르. 아직 제가 제대로 된 기사가 되지는 않았지만... 역시 이말은 해야겠어요. 사랑해요. ”
린포르의 목덜미로 고개를 파묻으며 알렌은 몇 번이고 속삭였다. 린포르의 귓가에 그 속삭임이 사라지지 않도록, 린포르의 새하얀 목덜미에 자신의 흔적을 새겨넣으며 알렌은 몇 번이고 읊조렸다. 두사람의 열기가 달아올라 이미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있던 담요는 발 끝에 흘러내린지 오래였다. 알렌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키려 하며 입술을 깨물었지만 멈출 생각은 없는 듯 조심스럽게 린포르를 내려다보는 자세로 바꾼다. 몸이 비명을 지르며 이러다 내일 움직이지도 못할거야! 라고 경고를 하는 듯 했지만 알렌은 린포르가 불편하지 않게 푹신한 베개를 린포르의 머리 아래에 놓아준다.
“ 이렇게 보니까, 새삼스럽지만 정말 예쁘네요, 린포르. 이번에는 리엔이라는 가명이 아니라 제대로 린포르라는 이름을 부르면서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뻐요. ”
알렌은 다정하게 고개를 숙여 이마에 입을 맞춰주곤 상냥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번에는 가명 따위가 아니라, 제대로 이름을 불러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알렌은 가슴이 벅찼다. 그리고 자신도 제대로 린포르의 입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알렌은 부드러운 눈길로 린포르를 내려다보다 끄응, 하는 소리를 내며 담요를 끌어와 자신의 몸 위에 둘렀다. 자연스럽게 린포르까지 그 담요에 가려질 수 있도록.
“ ... 사랑해요, 린포르. 좀 더 예쁜 단어를 알았다면 몇 번이고 말했을텐데.. 지금 떠오르는 말이 이것밖에 없어요. ”
조심스럽게 린포르가 걸치고 있는 옷으로 손을 움직이며 천천히 고개를 가까이 한 알렌이 다시금 속삭였다. 부족한 자신의 말솜씨가 조금 더 좋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내 머릿속에서 상념은 지우고 린포르에게 집중하려 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지난번 자그마한 방에서와 마찬가지로 살을 맞댄 체 린포르를 내려다보던 알렌은 입술을 맞췄다. 자신의 몸은 내일의 자신이 책임질테니, 부디 린포르를 맘껏 사랑해줄 수 있도록 버텨주길 바라며.
그렇게 두사람만이 존재하는 방에는 열기가 채워져갔고, 그저 끈적한 열기가 빚은, 물기 어린 소리들만이 단 한번의 충족을 위한 것이 아닌, 몇 번이고 서로를 만끽하려 울려퍼지며 쌓이고 쌓여간다. 점점 빨라지는 소리의 템포로 인해 방 안의 공기가 격하게 흔들리기를 몇분, 약해지는 듯 하다가도 다시금 몇 번이고 반복되는 그 아득한 감각의 한 가운데에서 누군가 결국 끝을 알리는 탄식이 터져나오고서야 이 작은 병실 안은 고요해졌다.
“ 다행이다...버텼...다아.. ”
알렌은 땀투성이가 된 체로 희미한 미소를 지은 체, 중얼거리더니 린포르의 옆으로 털썩 엎어져버린다. 분명 그 나름대로 정신력까지 발휘한 것이겠지.
# 마지막의 문단은 린포르주의 이전 답레에서 슬쩍 가져와서 조금만 바꿔봤지롱. -
281 린포르 - 알렌 (8GVm6MfPS2) 2021. 3. 19. 오후 7:57:15그가 더는 불안해하지 않게, 그만 원한다는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부끄러움을 무릅쓴 그녀의 노력을 알렌도 눈치채고 적극적으로 움직여주기 시작했다. 허리를 강하게 당기는 손길로 인해 닿은 몸은 그녀만 달아오른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도 했다. 그녀를 끌어안고, 부드러운 미소를 보인 그가 귓가에 그 말을 속삭여 주었을 때는, 살짝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도 들긴 했지만.
"....저도 그래요.."
같은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부끄러움과 살살 오르는 열 탓에 그저 그녀도 그렇다고 말하는게 고작이었다. 머릿속으로는 몇번이고 생각하면서 말로는 제대로 나오지 않는게 안타깝다. 그러나 그 안타까움마저 천천히 희열로 바뀌어가며 둘 사이의 분위기를 부추긴다. 하지 못한 말만큼 손을 움직여 그의 가슴팍을 훑어내리거나, 열 오른 숨을 그의 귓가에 내뱉으며 두 팔로 그를 감싸안거나 하면서. 그런 그녀에게 알렌은 끊임없이 다정한 말들을 속삭였다. 제대로 이름을 부르며 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말엔 저번이 생각나 잠시 시선을 피하고 입을 다물긴 했지만. 그녀에게 닿는 그의 손길에 금방 앳된 소리를 내며 흐트러져갔다.
"..으응, 그거면 충분해요. 지금은... 다른 말보다 그게 좋으니까... 알렌.."
말솜씨가 좋은 사람처럼 꾸민 말보다 있는 그대로의 날것 같은 말이 그에게는 더 잘 어울렸다. 알렌이기에 그런 말들이 어울렸다. 그거면 된다고 그를 안심시켜주며 몸으로 그녀를 덮은 알렌을 지그시 바라본다. 얄팍한 담요 아래, 새하얀 정복이 갓 피어난 꽃잎처럼 그녀의 주변에 펼쳐지고 숨겨둔 것을 오롯히 드러낸다. 둘 사이를 가리던 것이 사라지자 서로의 열이 더욱 민감하게 느껴진다. 저번처럼 정신이 흐트러지지 않은 채로 살을 맞대고 있으니 더욱 더 그랬다. 아주 작은 스침조차 뜨겁게 느껴지는 감각은 몸을 더 달굴 뿐이다.
아직 환자인 그를 무리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분명 하긴 했었을텐데. 몸을 겹치고 열을 나누기 시작하자 그녀는 언제 그런 생각을 했었냐는 듯 그를 부르며 매달렸다.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는 몸짓들이 그에게도 잘 보였을까. 약에 휘둘리던 그 때와 달리 그녀의 의지로 움직이고 있음을 그는 알고 있을까. 이 소리도, 반응도, 전부 그로 인한 것임을 알아주길 바라던 것도 점점 치솟는 쾌감에 멀어져간다. 전신을 오싹오싹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가까워질수록 앳된 소리는 점점 가늘어지고 울음기마저 섞여들어간다.
그녀의 애타는 소리에 그의 거친 숨소리가 섞여들기를 얼마나 이어갔을까. 예상했으나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찾아온 새하얀 충격에 비명 아닌 비명이 터지며 몸이 저절로 파르르 떨린다. 끝을 모르고 쌓아가던 것들이 단숨에 무너지는 그 감각은 몇번을 겪어도 절대 익숙해질 수 없는 것이었으니. 그녀 이상으로 지쳤을 그가 옆에 엎어지자 그녀는 떨리는 손을 간신히 움직여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작게 속삭였다.
"저도, 사랑해요. 알렌..."
살짝 마른 목소리로 겨우 말한 그녀가 옅게 웃음을 짓는가 싶더니 손이 슥 떨어졌다. 그리고 그래도 눈을 감으며 고른 숨을 내쉰다. 알렌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녀도 제법 피로에 찌들어있었으니 말이다. 결국 버티지 못 하고 잠든 그녀의 얼굴엔 잠들기 직전에 지었던 미소가 조금 오래 머물러있었다.
//(선이 아쉬운 자의 소리없는 절규) -
282 알렌주 (SpjjGOeYe2) 2021. 3. 19. 오후 8:00:44린포르주의 절규가 들리는 것 같아 🤣 어서와! 저녁은 먹었어?? 벌써 8시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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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후 8:12:56답레 쓰느라 남은 기력 다 써서 저녁 먹을 힘도 없어요... 좀만 쉬었다가 라면이나 끓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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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알렌주 ◆SGoz6QxvHE (PYH7R7MuZQ) 2021. 3. 19. 오후 8:17:31아하하, 고생했어~ 정말. 알렌은 몸만 멀쩡했으면 린포르의 말 듣고 더 열정을 불태웠을거야 😎 린포르주의 라면은 무슨 라면일까요. 알아맞춰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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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후 8:30:43이번은 둘다 지쳤었으니까요. 다음번엔 꼭 밤새 불태우는 걸로. 참고로 오늘의 라면은 너구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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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알렌주 ◆SGoz6QxvHE (z1ONp4Mmaw) 2021. 3. 19. 오후 8:35:04너구리 좋지 😋 가끔 생각날 때 사오는데 다시마 두개 들어있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 🥰 그럼그럼, 다음번엔 밤새가 뭐야... 😎 흠흠.. 목표는 커야한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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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z1ONp4Mmaw) 2021. 3. 19. 오후 8:35:19알렌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린포르가 잠들기 전 속삭였던 말을 되새긴다. 기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지금 자신마저 쉴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열심히 열기를 쏟아낸 덕분에, 미소를 띈 체 잠든 린포르를 돌봐야 했다. 물론 몸이 여기저기 욱신거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침에 일어나면 두고 보라는 듯 경고를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이대로 그녀를 그냥 재웠다간 아침에 그녀가 곤란해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린포르의 이런 모습을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 알렌, 조금만 힘내자... ”
알렌은 심호흡을 하며 욱신거리는 몸을 일으키기 전 중얼거림을 흘린다. 후 하고 심호흡을 몇차례 한 알렌은 단숨에 몸을 일으켰고, 한순간 저릿하게 퍼저나가는 통증에 소리를 죽여 부들부들 떨고 만다. 아파, 이거 분명 자고 일어나면 꼼짝도 못할거야. 알렌은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이며 통증이 잠잠해질 때까지 고개를 숙인 체로 심호흡을 한다. 하지만, 분명 이렇게 몸을 억지로 움직였어도 후회 같은 것은 없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린포르와 처음부터 끝까지 얼굴을 마주하고 사랑을 속삭일 수 있었으니까.
“ 그러니까...수건이 여기 있으려나. ”
린포르의 몸을 닦아줄 생각인지,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온 알렌은 옆에 놓인 서랍에서 수건을 꺼내기 위해 뒤적거린다. 잡동사니 아래에 놓여있는 깨끗한 수건을 찾은 알렌은 비틀거리며 그것을 꺼내들었고 조심스럽게 침대로 향한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문이 있는 쪽을 바라보더니 쩔뚝거리며 다가가 문을 잠그는 것으로, 혹시나 갑작스레 들어오거나 할 일을 차단해버린다. 내친김에 커튼도 모두 닫아서 안이 보이지 않게 만들고 나서야 침대로 돌아온 그는 숨을 돌리듯 살짝 걸터앉아 머리를 쓸어넘긴다. 알렌도 방금전까지 린포르가 새겨놓은 흔적들에서 열기가 남아있었기에, 살며시 그것들을 매만지며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 사랑한다고 들어버렸어... 아하하, 큰일이야. 너무 들뜨면 안되는데... ”
알렌은 눈을 감은 체, 방금전까지의 일들을 되돌아보면서 기쁜 나머지 발을 허공에 동동 구르다, 다시금 몰려오는 통증에 입술을 깨문 체 한동안 고개도 제대로 못 들고 부들거린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통증이 가라앉은 알렌은 정신 차리자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이곤 살며시 담요를 걷어내곤 린포르의 몸을 정성스럽게 닦아주고는, 아침에 누가 와서 일어나더라도 그녀가 남에게 자신만이 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수 있게 낑낑대며 옷을 입혀준 그는 완전히 힘이 빠진 듯, 숨을 뱉어낸다. 자신의 몸도 수건으로 한차례 닦아낸 그는 지친 몸을 그제야 제대로 린포르의 옆에 눕혔다.
“ 사랑해요, 정말... 그러니까 얼른 당신에게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저는 가능할까요? ”
여전히 희미한 미소를 띄운 체, 자그마한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는 린포르를 돌아누워 바라보며 알렌은 조용히 속삭였다. 정말로, 린포르의 옆자리는 다른 누구에게도 내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적어도 정규기사가 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그녀의 입으로 들었으니까 목표가 생겼으면서도, 괜스레 불안했다. 물론 노력을 등한시 할 생각은 아니었다. 아마도 그가 불안한 것은 린포르가 너무나도 빛이 나는 사람이라 그런 것이겠지. 빛에는 수많은 것들이 몰려드는 법이니까.
“ .. 약한소리는 이제 그만해야지. 린포르도 사랑한다고 말해줬으니까 나만 잘하면 되는거야. ”
애써 고개를 저어보이며 자신을 다독인 알렌은 마음을 다잡으려고 린포르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 자신의 열정을 받아주며 함께 불태운 그녀는 너무나도 자그맣고 사랑스러웠다. 조용히, 그녀가 깨지 않게 이마에 입을 맞춰준 그는 이내 춥지 않게 담요를 고쳐 덮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렇게 알렌도 정신없이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뜨게 된다면 아마도 밤새 열정을 불태운 결과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은 분명했다. 그렇게 두사람이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잠이 들고, 시간이 흘러 달이 사라지고 해가 고개를 내밀었다. 해가 고개를 내민 것을 알리는 듯 새하얀 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들어와 두사람을 비추기 시작했다. 알렌은 여전히 린포르를 품에 안은체 쥐죽은 듯이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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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알렌주 ◆SGoz6QxvHE (wl/MbNF/PU) 2021. 3. 19. 오후 9: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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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린포르 - 알렌 (8GVm6MfPS2) 2021. 3. 19. 오후 9:55:18지쳐 잠든 그녀를 알렌이 보듬어주고 챙겨주는 동안 미안하지만 그녀는 숙면을 취했다. 그가 토벌을 나간 이후 처음으로 제대로 잔 잠이니 일주일만이었다. 푹 잠든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그가 수건으로 몸을 닦거나 옷을 입혀주거나 해도 쉬이 깨는 일은 없었다. 조금 뒤척이거나 가벼운 소리를 내긴 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알렌이 나직히 속삭인 말들에 대답이 돌아오는 일도 없었다. 다만, 얼추 옷이 입혀진 채로 알렌에게 안겼을 땐 살짝 정신이 드는가 싶더니 잠결인 듯 희미하게 중얼거렸다.
"알렌... 사랑해.."
중얼거림과 함께 그의 품에 파고든다 싶더니 이내 다시 잠잠해진다. 그렇게 또다시 빠진 잠에 정신을 맡기고 몸은 알렌에게 맡긴 밤이 천천히,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다.
아침이 되어 해가 뜨자 두 사람이 잠든 병실에도 빛이 드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발끝에서부터 차츰 올라오던 햇빛이 얼굴에 닿자, 그 눈부심에 잠이 깨지 않을 수가 없었다. 커튼 사이로 장난치듯 들어오는 빛에 작게 앓는 소리를 낸 그녀가 먼저 눈을 떴다. 부상자인 알렌보다는 역시 그녀가 체력 회복이 빨랐나보다. 잠도 잘 잤으니. 눈은 떴으나 여전히 시야를 어지럽히는 햇빛을 피하려 몸을 돌리다가 그녀가 알렌에게 안겨있음을 깨닫는다. 동시에 지난 밤의 열기가 떠올라 그녀의 얼굴을 붉힌다.
서로 열을 올렸던 것도 그렇지만 깨고보니 그녀의 몸엔 옷이 가지런히 입혀져 있었다. 분명 그가 챙겨준 것이겠지. 다 지난 후에서야 그를 너무 무리하게 만든 것에 대한 후회가 살그머니 고개를 든다.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선명하게 남아있는 기억이 부끄러우면서도 이번엔 제대로 인지하고 했다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도 기뻤다. 그도 그랬을까. 자연히 이어지는 알렌의 생각에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본다.
"알렌..."
조그맣게 그의 이름을 부르며 살며시 잠든 얼굴을 쓰다듬는다. 그녀보다 지쳤을 그를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깃털이 내려앉듯 부드럽게. 몇번인가 쓰다듬다가 입술로 시선이 가자 손을 멈추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잠든 그의 무방비한 입술이라. 사실 그것만 무방비한게 아니겠지만 지금 그녀의 눈에 들어오는 건 입술이었으니 말이다. 잠시 보고있다가 고개를 들어 가볍게 닿고 떨어지는 입맞춤을 한다. 그가 전날 그랬던 것처럼 입술을 비롯한 얼굴 곳곳에 가볍게 입 맞춰준 뒤 나직하게 그를 불러보았다.
"알렌, 알렌. 저 일어났는데, 계속 잘거에요..? 지금 안 일어나면 오늘 더 못 볼 지도 몰라요...?"
이대로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녀에게는 오늘의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뜬 걸 보니 조회시간은 이미 훌쩍 넘긴 듯해 어서 가지 않으면 안 될 듯 했다. 정말 아쉽게도 말이다. 그래도 말없이 가면 그가 서운해할까봐, 제대로 말하고 가기 위해 아직 깨지 못한 그를 살살 깨웠다. 귓가에 대고 소곤소곤 속삭이는 목소리가 꽤나 간지럽지 않았을까.
//저녁 먹고 왔어요. 배부르니까 엄청 나른해지네요. -
290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후 9:56:33오모오모... 알렌 남성미 너무 좋다는거에요. 린포르 요 복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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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알렌주 ◆SGoz6QxvHE (omxJ5HHApo) 2021. 3. 19. 오후 9:57:49린포르주 맛있게 먹었어? 😋 배부르고 나른하니 이제 느긋하게 쉬는 일만 남았네. 그나저나 린포르...너무 귀여운거 아니야.. 행동 하나하나가 깜찍하네..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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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후 10:05:39저런 모습들은 알렌 한정으로만 보여주는거죠. 이미 다 보여줘버리기도 했고. 그래도 다른 단원들한테는 안 그럴테니까 조금 웃길지도 모르겠네요. 남들앞에선 무게잡는 린포르가 실은 잔망스럽다는 걸 알렌은 알고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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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알렌주 ◆SGoz6QxvHE (We7WFD2oTM) 2021. 3. 19. 오후 10:08:01알렌도 다른 단원들에겐 절대로 보여줄 생각이 없을테니까. 옷을 입혀줄 때 커튼을 치고 문을 잠그고 한게 다 그런 소유욕이지 😋 린포르가 너무 좋아서 알렌이 큰일이래. 이러다 둘만 있을 땐, 서로를 가만히 두지 않는게 아닌가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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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후 10:15:56얌전히 있지 않는다면 린포르가 꽉 잡고있어야겠네요. 정말 목줄이 필요할지도..? 호호. 알렌은 절대 못 움직이게 한 다음에 린포르가 장난을 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슬쩍 드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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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lrRwKbyKHA) 2021. 3. 19. 오후 10:19:42알렌은 새하얀 꿈의 세계를 헤매고 있었다. 그곳은 너무나도 포근해서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곳이었기에, 그저 제자리에 누워 몸만 뒤척일 뿐이었지만. 그러다 얼굴에 따스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 느낀 알렌은 천천히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 온기는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걸까. 느껴지면 느껴질수록 기분이 들뜨는 것을 느낀 알렌은 한순간 잠에서 깨어난다. 정확히는 린포르가 조심스럽게 입술을 맞춰주기 시작한 때에 깨어난 알렌은 얌전히 자신이 했던 것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린포르의 행동에, 잠이 확 달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의 심장도 아침부터 일을 해야겠다는 듯 맹렬히 뛰는 것은 덤이었다.
“ ...안 잘거에요, 애초에 아침부터 방금 전의 애교를 보여주면 머무르고 있던 잠도 저멀리 달아나겠어요. ”
알렌은 소곤소곤 속삭이는 것까지 얌전히 들으며 기다리고 있다 조심스럽게 린포르가 고개를 떼어냈을 때, 린포르의 목덜미에 장난스럽게 쪽하고 입을 맞춰주며 다정하게 속삭였다. 정말이지, 그런 것을 보여주고 어떻게 자라는걸까. 알렌의 건장한 몸은 그런 린포르의 매력에 반응해버리고 만다. 그야, 부상을 당하긴 했지만 20대의 남자라는 것이겠지. 알렌은 슬그머니 눈을 떠선 몸을 움직이려다 저릿하게 전해지는 통증에 몸을 움직이는 것을 포기하곤, 손만 천천히 움직여서 린포르의 뺨을 매만진다.
“ 큰일이에요, 여기서 ‘아파요’ 하면서 가지 못하게 잡고 싶어졌어요. ”
이게 다 귀여운 린포르 탓이에요,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알렌은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지은 체 린포르를 바라본다. 정말이지, 아쉬웠다. 지금 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또 못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게 싫었다. 이제야 온기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떨어져야한다니, 어찌 보면 고문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물론 그 어리광도 오래 가지는 않았겠지.
“ .. 뭐, 그래도 전 일을 열심히 하는 린포르도 좋아하니까요. 아, 몸이 아프거나 하진 않아요..? 어제는 지난번보다도 그... 열심히 하고, 오래 했으니까.. 혹시나 린포르가 아프면 곤란하기도 하고... ”
자신은 지금 린포르를 보며 돌아누운 자세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린포르의 걱정부터 하고 보는 알렌이었다. 자신은 더 쉴 수 있지만, 린포르는 바로 직무를 하러 가야한다는 사정이 있긴 했지만, 주객전도가 된 것은 사실이긴 했다. 애써 자신이 아픈 것은 티를 내지 않으려 꼼짝도 하지 않은 체, 걱정스런 시선을 보내는 알렌이었다. 지금의 자세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끙끙 앓을 상태였지만.
“ 오늘도 응원하고 있을테니까, 잘 다녀와요. 사실 언제나 응원하고 있었지만요. 후후, 왠지 지금 말하니까 특별하게 변한 것 같네요. ”
자신의 걱정은 끼치고 싶지 않았다. 열심히 자신은 아무렇지 않은 듯 연기를 하며 린포르의 뺨을 살며시 매만져준다. 입도 맞추고 싶었지만, 몸을 움직일 자신이 없는 알렌이었다. 마음 속에선 차마 린포르의 입술이 전해주던 달콤함을 잊지 못해서 무리를 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외침이 몇 번이고 들려왔지만, 애써 모르는 척 외면하는 것은 덤이었다.
“ 오늘 저녁에도 와달라고~ 하고 싶지만.. 이틀 연속으로 불편하게 자면, 안그래도 제대로 못 쉬던 린포르가 힘들테니까, 오늘은 푹 쉬도록 해요. 그 잠깐 사이에 제가 사라지거나 하진 않으니까요. ”
린포르의 옆, 지켜드리기로 했잖아요. 알렌은 그렇게 덧붙여 말하며 어제의 미소를 망설임 없이 지어보였다. -
296 알렌주 ◆SGoz6QxvHE (lrRwKbyKHA) 2021. 3. 19. 오후 10:21:10그래도 단둘이 있을 때만 그럴테니까요. 목줄이라.. 그래도 살살 애교를 부릴 것 같지만 😁 린포르가 간질거려서 참지 못하게 말이지. 그나저나 절대 못 움직이게 하고 장난을 친다니...알렌이 참다 못해 뭐가 됐든 용서해달라고 빌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 나도 할래요! 하면서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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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알렌주 ◆SGoz6QxvHE (XqdZwIRHLc) 2021. 3. 19. 오후 11:20:13슬쩍 올려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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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린포르 - 알렌 (8GVm6MfPS2) 2021. 3. 19. 오후 11:32:55이미 깨어있었던건지, 아님 정말로 그녀가 깨우느라 속삭인 말에 깬 건지. 그녀가 귓가에서 물러나기 무섭게 목덜미로 파고든 알렌 때문에 꺅 하는 작은 소리가 톡 튀어나온다. 놀라기도 했고 살결에 닿는 그의 입술이 조금 자극적이기도 해서. 일어나자마자 장난부터 치냐고 하려다가 개구진 미소를 보고 잔소리를 조용히 집어넣었다.
"눈에 콩깍지가 단단히 씌었나보네요. 겨우 잠 깨우려 한게 애교로 보이다니. 허들 너무 낮아서 진심으로 애교 부릴 마음이 없어지려 하는데. 큰일난거 아닌가 몰라."
조곤조곤 말하면서 그를 바라보자 한 손이 부드럽게 얼굴에 닿아왔다. 그대로 매만지기 시작한 손을 가만히 두고, 말간 눈으로 알렌을 계속 바라보았다. 늦던 빠르던 가야하니까 그 전까지 많이 봐두려고 말이다. 그렇게 바라보고만 있으니 이것저것 보이는게 많다.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조금씩 변하는 표정, 그녀보다 더 아프면서 아닌 척 걱정하는 눈빛, 거기에 역시나 무리했는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 하는 몸까지. 말뿐만이 아니라 온몸이 너무 솔직한거 아닐까. 걱정하는 그에게 아프지 않다는 의미로 고개를 살짝 가로젓곤 조심히 상체를 일으킨다. 마치 그대로 갈 것마냥 앉은 채로 숨을 한번 몰아쉬곤 차분히 중얼거렸다.
"아프다고 붙잡으면 진정제 먹여서 재워놓고 갈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져서 다행이에요. 잠도 일찍 깨서 시간도 조금 여유가 생겼고. 그러니까 살짝 상을 줄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그렇게 말하며 알렌을 돌아보는 그녀의 얼굴은 싱긋 웃고 있었다. 잠들면서 지었던 미소의 완전판 같은 웃는 얼굴이 어딘가 짖궂어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대답은 물론 그런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그녀가 곧장 몸을 돌려 알렌에게 다가온다. 정확히는 알렌의 위로 올라가면서 요령 좋게 그를 눕혀놓았다고 하는게 맞겠다. 알렌에 비하면 체력이 꽤 돌아온 그녀라서 가능했겠지. 어쨌든 무사히 자리를 잡은 뒤엔 몸을 숙여 그와 얼굴을 가까이 하며 속삭인다.
"여유가 생기긴 했지만 그렇게 길지는 않으니까요. 적어도 오늘이 아쉽지 않을 만큼은 예뻐해주고 갈게요."
얌전히 있어야 해요, 라는 말을 끝으로 그녀가 스스로 그에게 입술을 맞춘다. 허나 아까 했던 것처럼 금방 떼어내지 않고 파고들며 진한 키스로 이어가는데, 그가 먼저 했을 때처럼 얌전하지 않고 꽤나 적극적이었다. 치고 빠지며 자극하거나 곧 떨어질 듯이 아슬아슬하게 하거나. 몸도 완전히는 아니지만 약간 눌릴 만큼은 그에게 기대고 있었으니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가벼운 스침이 없진 않았을거다. 그게 마냥 가볍지만도 않았을거고. 어떤 자극이 얼마나 있었을지는 알렌만이 알겠지.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생각보다 긴 시간을 키스하고 몸을 맞대고 있었다. 그동안 호흡이 막히지 않은 걸 보면 그새 요령이라도 생겼나 싶다. 촉촉해지다못해 살짝 부은 입술을 아쉽게, 정말 아쉽게 떼어낸 그녀는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 등등을 혀로 날름 핥아 마무리를 해주곤 알렌을 보며 그를 닮은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이 정도면 아쉽지 않죠, 라는 말을 눈빛으로 보내면서.
//이게 다 알렌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런거라구요. -
299 알렌주 ◆SGoz6QxvHE (EQ4b8zFui.) 2021. 3. 19. 오후 11:35:01아니, 단장님이 엄청나게 적극적이에요 😍 후...그나저나 저렇게 해버리면... 알렌도 그냥 못 보낼 것 같은데...단장님 지각하시겠네... (대충 뭔가 꾸미고 있다는 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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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린포르주 (8GVm6MfPS2) 2021. 3. 19. 오후 11:43:23그야 알렌의 표정이 너무 아쉬워하고 있었는 걸, 이라고 린포르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게 되는데. 🤭 알렌주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내고 있으니 전 얌전히 기대하고 있으면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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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RSEXjfEuWQ) 2021. 3. 19. 오후 11:52:49“ 콩깍지라.. 그건 진작 씌었을 것 같은데, 새삼스러운 말을 하네요. 근데, 뒤에 한 말은 되게 무서운 말 아니에요? 이번에는 제가 전적으로 잘못한 걸로 하고, 없던 말로 해요. ”
알렌은 조곤조곤 말하는 린포르의 말에 하나하나 장난스런 미소, 놀란 표정, 봐달라는 듯 애교를 부리는 표정,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며 조곤조곤 대답을 돌려준다. 그리곤 봐달라는 듯 린포르의 부드러운 뺨을 살살 매만져주며 다정하게 바라봤다. 린포르가 자신의 얼굴을 여기저기 바라보는 것처럼, 린포르의 얼굴을 알렌은 새삼스럽게 여기저기 살펴본다. 음, 역시 오늘도 린포르는 아름답네요, 귀엽네요. 알렌의 마음속에선 당연하다는 듯한 평가가 나왔지만.
“ 늦지는 않았다니 다행이네요.. 원래는 제가 아침에 깨워주는 것까지 하려고 했는데.. 그나저나 상이요? 어떤걸까요?”
어쩐지 아까와는 다른 짖궂은 기색이 역력한 린포르의 미소를 바라보며 알렌은 의아한 듯 린포르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린포르가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알렌의 몸에 앉는 것을, 약간의 저릿함과 함게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알렌이었다. 자리를 잡는 동안에도, 무슨 상황이지? 하는 표정으로 놀란 토끼눈을 한 체 린포르를 바라보던 알렌은 그녀의 고개가 가까워져 눈 앞에 다가오자 숨을 천천히 들이마신다.
“ 예에... 그건 대환영인데... 뭘... ”
린포르의 말에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바라보던 알렌은 말도 끝까지 못하고 자신의 입술 위에 겹쳐지는 린포르의 숨결을 느끼며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수줍음 없이, 꽤나 적극적인 그 입맞춤에, 알렌은 성심성의껏 반응을 돌려주면서, 이내 또다시 자신의 몸이 반응하는 것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입을 맞추면 맞출수록, 그녀와의 스킨십이 늘어났고, 결국 또다시 열이 오르기 시작했으니까. 그렇게 얼마나 입을 맞췄을까, 린포르는 살며시 입을 떼어냈고, 두사람의 흔적으로 반짝이는 입술을 핥는 것을 보여주며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알렌은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다 눈을 질끈 감더니, 어느샌가 린포르의 허벅지를 휘감아 올라가고 있던 손을 움직여 천천히 한손으론 담요를, 한손으론 린포르의 옷을 매만지기 시작한다.
“ 저기 린포르.... 그, 어쩌면 린포르가 지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이건 린포르가 불 붙인거니까...난 몰라요. 응, 난 몰라. ”
알렌은 린포르가 자신을 이렇게 만든 것이라고 되뇌이며, 결국 린포르를 담요로 덮으며, 또다시 열기를 띈 두사람의 애정행각을 이어간다. 도망치지 못하게 입술로 린포르의 입술을 사로잡고, 린포르의 옷 속으로 손을 들이밀어 살며시 거치적거리는 벽을 없앴다. 그렇게 또다시 병실 안에선 갑작스런 열기의 파도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분명 린포르는 생각 못 했을지도 모르는, 아니 어쩌면 염두 해뒀을지도 모를, 새벽녘의 모습이 다시 재현되기 시작했다.
분명 그녀가 곧 가봐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대로는 못 보낸다는 것처럼 린포르의 입에서 다시금 탄식이 흘러나올 때까지, 두사람의 열기는 몇 번이고 뒤섞이고 만다. 몸이 아프지 않는 것은 이미 포기한 듯 그는 망설임 없이 몸을 움직였다는 것만 알아둬도, 얼마나 열정적이었을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각...은 안 하겠죠...아마...? ”
알렌은 열기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서 진이 빠진 듯 중얼거렸고, 그의 코에선 한줄기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어라’ 하는 알렌의 중얼거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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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알렌주 ◆SGoz6QxvHE (RSEXjfEuWQ) 2021. 3. 19. 오후 11:53:40뭐, 특별한 건 아니구... 갑작스런 번외전이랄까..😎 린포르...지각 안하려나..~ (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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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전 12:01:48오호라. 어느 정도는 예상 했지만 말이에요. 이 정도로 코피라니. 알렌, 잘 좀 먹어야겠다. 아니 잘 좀 멕여야겠다. 이것저것...스태미너 늘려주는 걸로다가... 호호.. 아마 다음 제 답레로 마무리될거 같네요. 뒷이야기 맛깔나게 붙여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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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알렌주 ◆SGoz6QxvHE (UijpKIF7xU) 2021. 3. 20. 오전 12:04:15사실 이정도라고 하기엔 꽤나 무리한 부분일텐데 ㅋㅋ 🤣 그도 그럴게, 중상으로 실려와서 마법 한번 받고 열심히 린포르랑 달렸으니..😋 컨디션 최고일 때는 이정도론 코피가 나지 않는다구~ 그러면 린포르주의 답레를 기대하고 있어야 하겠는걸 ~😊 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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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전 12:23:20그래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열심히 먹일거라구요. 훈련(?)도 빡시게 시킬거구. 시간이 시간이니 답레는 나중에 올리겠지만요. 후후. 알렌주를 기대감에 잠 못들게 하려는 제 크나큰 야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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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알렌주 (HDcaLhC9r2) 2021. 3. 20. 오전 12:27:51후후, 잔뜩 기대하고 있을게. 뭐, 린포르주 답레는 언제나 좋았으니 🥰 뭔가 수위 부분을 넣으니까 혹시나 내가 너무 그런쪽으로 몰고 간다 싶어서 불편하다 싶으면 언제나 편하게 말해줘. 조심한다 조심한다 하는데 사람이 또 실수를 해버리곤 하니까.. 알렌이 겁쟁이 같은 부분이 나오는건, 알렌주를 닮아서 그런게 아닐까 싶을 정도네. 😂 린포르주 기분이 상하게 만들까봐 걱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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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전 12:41:16말로 할거 없이 답레로 딱 잡으면 되니까 전개에 대한 걱정은 덜해도 괜찮아요. 선만 안 넘으면 어지간한 건 다 커버 가능하다구요. 상황이 좀 일방적이 되어도 그건 그거대로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고 하니까. 전 다소 돌발적이 되더라도 여러가지를 해보고 싶거든요. 알렌주도 괜찮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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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알렌주 (HDcaLhC9r2) 2021. 3. 20. 오전 12:45:49나야 돌발적인거 대환영이지 🥰 후우.. 진짜 린포르주랑 만난건 행운이 아닐까 싶어. 진짜 하나하나 맞춰가는 것도 좋고.. 그러고보니 우리 스레 만든지 한달이 된 것도 깜빡하고 넘어갔네! 무사히 한달 넘겼습니다~ 짝짝 👏 시간이 참 빠른 것 같기도 하고, 우리가 즐겨서 빠른건가 싶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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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전 1:16:51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긴거죠. 저도 알렌주도. 하루하루가 엄청 짧게 느껴지기도 했으니까요.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알렌주 😘 지금까지처럼 잘 맞춰가면서 오래 즐겁게 돌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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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알렌주 (AKGHQucvlU) 2021. 3. 20. 오전 1:20:33응응! 나도 잘 부탁해!! 🤗 지금처럼 하나하나 기분좋게 맞춰가며 예쁜 이야기 만들어 나가자! 알렌이랑 린포르가 알콩달콩 가족을 이룰 때까지 말이야! 내 상상의 나래는 거기까지 나아갔다구 ㅋㅋㅋ 😆 너무 나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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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전 1:23:36아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나갔잖아요. 벌써 거기까지 상상해버리면 돌렸을 때 재미가 반감될지도 모르는데. 알렌주의 재미가 떨어지지 않을만한 요소들을 잔뜩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겠군...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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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알렌주 (AKGHQucvlU) 2021. 3. 20. 오전 1:27:03음, 근데 내 상상 속의 린포르랑 여태의 전개는 달랐으니까 걱정할 것 하나도 없어 🥰 그냥 린포르 광팬이구나 하면 된다구. 린포르주 팬이기도 하구. 여태껏 한번도 재미없던 적은 없으니까 부담은 갖지 말구. 정말이야. 오히려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니까 ! 근데 이번 일상 하고 나니까 다음에 돌리기로 한 일상도 기대가 되는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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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전 1:43:14다른게 좋은건...가..? 😵 에이, 팬이라뇨. 우리는 서로 손잡고 걸어가는 파트너인걸요. 그렇게 따지면 저도 알렌주 팬이고 알렌의 광팬이라고 할거에요. 나도 팬 할거야 덕질할거얏 😆 이 다음 일상은 즐거운 휴가이자 데이트니까 더 기대되는걸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그렇구요. 음. 그런 내일을 위해 오늘은 이만 자러 가야겠어요. 주말이래도 할게 없는건 아니기도 하고. 알렌주도 너무 늦게까지 놀지 말구 푹 자요. 밤은 제법 추우니까 이불 잘 덮구요. 좋은꿈 꿔요. 알렌주. 잘 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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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알렌주 (.pnhjj560Y) 2021. 3. 20. 오전 1:44:59내가 생각 못 한 부분들을 꺼내주니까 말이야 🤗 그럼 같이 덕질하는 파트너하자!! 😁 응응, 잘 자고 내일 봐! 좋은 꿈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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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린포르 - 알렌 (ChSyHDeR8g) 2021. 3. 20. 오전 5:46:41솔직히 말하자면, 가벼운 입맞춤으로 끝내지 않은 시점에서 알렌이 참지 못 하고 손을 뻗어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 정도는 알만큼 순진한 티를 벗은 그녀였으니까. 어쩌면 그가 다시금 손대주길 원하는 마음도 있었을 수도 있다.. 그만큼 그녀의 움직임은 노골적이었으며 한창때인 알렌에게 자극적이었단 거지. 허벅지에서 시작해 다시 파고들어오는 손을 뿌리치거나 떼어내지 않고 오히려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몸을 움직여주면서 그녀는 좀전과 같은 미소를 지었다.
"자제력 부족하기는. 오늘만 특별히, 에요. 봐주는 건."
미소를 머금은 입술이 말하기 무섭게 다시 알렌과 겹쳐져 뜨겁게 달아오른 숨을 나누기 시작한다. 그의 손에 의해 다시 풀어진 옷가지가 옆으로 떨어지자 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살결이 희고도 붉게 드러난다. 그 위로 재차 새겨지는 알렌의 흔적에 그녀는 고개를 젖히며 그를 한껏 끌어안았다. 어스름한 달빛으로 채워졌던 밤과 달리 커튼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비추는 풍경은 사뭇 달랐다. 무리한 그를 위해 위에 자리해 움직이는 그녀가 선명하게 보였을테니까. 스스로 자극을 찾고 동시에 그에게도 자극을 선사하는 그 모습은 누가 그녀를 그 도도하던 기사단장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싶을만큼 달라보였을거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알렌만 볼 수 있는 모습일 것이었다.
다시 한번 쌓고 무너뜨리기를 반복한 끝에 지친 그녀가 그의 품에 쓰러져 안기고서야 이른 아침의 소란은 잠잠해졌다. 피로에 찌든 밤보다 체력이 있는 상태로 하니 좀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하며 숨을 고르는데, 그녀의 지각에 대해 중얼거리던 알렌에게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들어보니 어리둥절한 얼굴로 코피를 흘리는 알렌의 얼굴이 보며, 그녀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하, 아하하하. 그렇게 기세 좋게 움직일 때는 언제고. 이래서야 완치할 때까지 같이 있는 건 미뤄야 하겠네요. 정말."
마법으로 나았다고는 하나 알렌의 상태는 당분한 치료와 회복을 유지해야 할 상태였다. 그동안 보면 안 되겠다고 제법 충격적인 말을 웃는 얼굴로 한 그녀는 나른한 몸을 일으켜 닦을 것을 가져와 그의 코피를 닦아주고, 그가 했던 것처럼 그를 돌봐주며 조금 더 단란한 시간을 보내었다. 이왕 늦은 거, 아예 오후부터 나가자고 생각하면서.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떼어 의무대에서 나온 그녀는 기사단이 아닌 전용 숙소로 돌아갔다. 지금 꼴로는 도저히 부하들 앞에 설 수 없으니 말이다. 숙소에서 씻고 새 옷으로 말끔히 갈아입은 뒤 거울을 보자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 뭔가 걸리는데 그게 뭔지 모르는 듯한 느낌. 빤히 봐도 모르겠어서 그대로 나와 훈련장을 한번 들른 뒤 집무실로 향했다. 오전에 별 일이 없었다는 부단장의 보고에 마음 편히 집무실로 가는데, 곧 도착할 그 문 옆에 방심한 그녀에게 한방 먹여주듯 누군가 뻔뻔하게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푸르스름한 백발에 새파란 눈을 한 그 누군가는 그녀를 보고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다른 손엔 또 어느 서류들을 들고 말이다.
"이제 와요? 연이어 큰일 치르시더니 많이 피곤했나봐요. 천하의 기사단장님께서 늦잠을 자고 말이에요. 정작 숙소에 들어온 건 오늘 아침인 듯 하던데."
"그럴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는 그대는 몹시 한가로운가 봅니다. 제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여태 기다린 걸 보면 말이죠."
"에이, 모르고 왔을까요, 이 제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죠?"
"...하.. 됐습니다. 들어가서 얘기해요."
능글능글하면서도 콕콕 건드리듯 구는 릭이 성가셔진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함께 집무실로 들어갔다. 그 안에서 서류들을 전달받고, 서류에 적힌 사안들에 대해 간단히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상의했다. 몇몇 건은 가볍게 끝나겠으나 딱 하나, 다수의 마물 토벌이 쉽게 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번은 신중하게 분대를 짜고 그녀가 직접 나가리라 다짐하고 있는데 왠 편지 같은 것이 그녀의 시야로 불쑥 내밀어졌다. 돌돌 말린 그것은 왕실 마법사의 실링이 찍혀있었다. 뭐냐고 물어도 직접 보라고 할게 뻔하니 말없이 받아서 풀어보자, 실링과 같은 인장이 찍힌 편지지가 보이고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전날 제 1 마법사의 호의로 기사단의 다수가 은혜를 입었으니 단장인 그녀가 제 1 마법사와 이를 중개한 정보부 소속원과 함께 오늘 오찬 자리를 갖는 것으로 예를 갖추라고. 누가 부추겼을지 뻔한 내용에 다시 한숨을 내쉰 그녀가 릭을 노려보자, 릭은 그새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디보자, 오찬이면 점심이니까 시간이 얼마나 남았더라. 지금 바로 가서 준비해야 안 늦으려나-"
"......쯧. 가면 될거 아닙니까. 가면."
인상을 팍 구기며 혀를 찬 그녀가 성큼성큼 집무실을 나가자 얄밉게 웃는 릭이 그 뒤를 따라갔다. 성난 그녀의 모습을 보며 지금 둘의 상황을 알렌에게 보여주면 더 재밌었을텐데, 라고 릭은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뒤. 토벌대 중 가장 중상이었던 알렌이 이제 훈련을 해도 된다는 진단을 받고나서야 미뤄졌던 술자리가 수도의 가장 크고 좋은 술집에서 열렸다. 그녀가 정성껏 쓴 보고서 덕분인지 토벌대원들에게 각자 포상이 내려진 것에 더해 이 술집에 올 만큼의 회식비도 더해졌던 것이다. 그 덕에 부단장이 알렌을 포함한 단원들을 이끌고 술자리를 시작하자 모두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먹고 마셔댔다. 고생한 인원들에게는 더 좋은 술을 주며 챙겨주는 훈훈한 그 자리에는 그녀가 없었다. 왜 없는가 싶을 쯤 단원들 중 누군가가 단장님은 원래 잘 안 마시는 분이시라며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말에 모두가 맞다며 맞장구를 치는데, 또 누가 불쑥 말했다.
"야야, 그 단장님 말인데. 요즘 뭔가 달라지시지 않았냐? 뭐랄까...뭔가가, 응, 어? 안 그냐?"
"맞다, 맞어. 요즘 단장님을 보고 있으면 영-"
한번 트인 물길이 줄줄 흐르듯이 한동안 단장인 그녀에 대한 얘기가 흐른다. 그러다가도 새롭게 주문한 술과 안주가 나오자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다른 얘기로 흘러가버린다. 그렇게 단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숙소에서 홀로 술잔을 기울이던 그녀는 이유 없이 코가 간지러워 재채기를 한번 했다. 그러나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흘려넘기며 조용히 술을 홀짝였다. 회식에 갔을 알렌은 즐거우려나, 과음하면 안 되는데, 같은 그의 생각도 살짝 하면서 말이다.
//나름 재밌는 마무리가 되었으려나요? 그랬으면 좋겠다. 이번 일상도 정말 즐거웠어요. 알렌주. 🥰 -
316 알렌주 (u7kp3TqNWE) 2021. 3. 20. 오전 8:31:52린포르주도 수고했구 즐거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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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알렌주 ◆SGoz6QxvHE (FYPi/Cocr2) 2021. 3. 20. 오전 10:34:35다음 일상은 어떻게 시작해볼지 머리를 굴려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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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알렌주 (artSolWbFM) 2021. 3. 20. 오후 2:03:13다음 일상 선레를 써볼까 했는데 시작시점을 이야기 하고 써야할 것 같아 스탑되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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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2:06:42좋은 오후에요. 알렌주. 다음 일상의 시작이라. 그러고보니 이번엔 알렌주의 선레 차례였죠. 같이 상의가 필요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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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알렌주 (69LX9ZxjoM) 2021. 3. 20. 오후 2:13:32좋은 오후야, 린포르주! 점심은 잘 챙겼을까? 🤗 음! 정할 필요가 있는건 시작 시점 정도? 린포르가 부단장의 조언으로 알렌을 지명해서 알렌이 준비해서 나갈 시점이면 좋을지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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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2:20:44방금 깬거라 아직 먹은게 아무것도 없네요. 음. 일단 지명 자체는 부단장이 했을테니까 저번 임무때하고 비슷하게 시작하면 될거같아요. 부단장이랑 대화하는 부분을 넣을지 스킵할지는 알렌주에게 맡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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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알렌주 (69LX9ZxjoM) 2021. 3. 20. 오후 2:28:20아! 방금 일어난 모양이구나 🥰 느긋하게 먹어야 하겠네. 알았어, 그러면 출발하는 시점으로 해서 작성해올테니 느긋하게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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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2:32:19알았어요. 그동안 잠깐만 더자야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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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알렌주 ◆SGoz6QxvHE (kmBy7KprSo) 2021. 3. 20. 오후 2: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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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JVYT2OWpYc) 2021. 3. 20. 오후 3:27:50“ 알렌, 지명이다. 이번에도 호위로 다녀오는거다. ”
부상에서 복귀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날, 맑은 하늘 아래서 훈련을 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들을 동기들과 나르고 있던 알렌은, 부단장이 잘 만났다는 듯 말을 던져오는 말에 의아한 눈으로 고개를 갸웃해보인다. 갑작스런 호위임무라니, 게다가 다른 기사들도 아닌 수습기사인 자신에게 호위를 맡긴 이가 누구일까. 알렌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부단장은 어깨를 으쓱이더니 알렌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준다.
“ 단장님이 휴가를 떠나신다. 명목상 휴가라곤 하지만, 그 사이에 처리해야하실 일도 있으니 공무라고도 할 수 있지. 너는 지난번 임무처럼 단장님의 호위기사로 가서, 명령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 그래서, 대답은? 시간이 별로 없다. 단장님은 오후가 되기 전에 출발하실 생각이시니 준비를 하려면 서둘러야 할거다. ”
“ ...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
자신이 호위 해야 할 대상이 린포르라는 사실에 눈이 한순간 커진 알렌이, 부단장의 가벼운 설명에 힘껏 답하곤 바로 옆의 동기에게 들고 오던 훈련도구들을 맡기고는 서둘러 자신의 숙소로 달려간다. 다행히 오후가 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으니, 짐도 챙기고 여분의 돈과, 적당히 다른 동료들에게 배우는 치장법도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알렌은 린포르와 다시 임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쁨의 포효를 마음속으로 마구 외치며 숙소를 향해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다른 무엇보다도 린포르의 옆에서 그녀를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기뻤던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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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렌은 평상시에 내리던 앞머리를 꽤나 어색하지 않고, 어울리게 넘겨 자신을 꾸몄다. 물론, 휴가가 아니라 자신은 호위임무인 만큼, 옷은 지난번 축제때처럼 마냥 꾸밀 수 없어, 지난 임무 보다는 나름대로 멀쩡한 갈색 로브 아래에 검정색 활동복을 걸치는 것으로 대신했지만. 그래도 린포르가 그를 처음 봤을 때보다는 나름대로 수도 물을 먹은 티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확실했다. 아니, 사실 린포르와의 일이 없었다면 그가 이렇게 자신을 꾸미려는 일도 없었겠지만.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나온 알렌은 팔짱을 낀 체, 만나기로 한 성문 앞 분수대에 서서 주변을 둘러본다. 왁자지껄 떠드는 사람들은 분명, 고향에서 보던 사람들과 다르게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들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를 보아도, 린포르처럼 빛이 나는 사람은 없었다. 단 한명도 그녀와 유사한 빛을 내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아아, 자신이 어지간히도 그녀에게 빠진 모양이구나. 알렌은 그런 생각을 하며 피식 웃어보였다.
그렇게 린포르에 대한 상념에 빠져있는 동안,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낀 알렌은 그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몸을 돌렸다.
“ 저기, 혹시 시간 있으신가요..? ”
“ 시간 있으시면 저희랑 차라도 한잔.. ”
아마도 옷의 차림새로 보아 하급 귀족들의 여식인 것 같았다. 나이로 봐서는 아마도 린포르 또래 정도는 되어보였다. 물론 역시 그들에게는 린포르에게서 보이는 새하얀 빛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알렌은 이런 일이 자신에게도 생길거라곤 생각도 안 했기에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팔짱을 끼고 있던 것을 풀며 가볍게 손을 저어보였다.
“ 미안해요, 저는 아무래도 선약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을 알아보시는게.. ”
“ 그러지 말고, 잠깐만 차라도 한잔 해요.. 네?”
슬그머니 몸을 가까이 하는 아가씨의 모습에 한걸음 물러서며 당황한 표정을 한 알렌은, 자신이 기다리는 사람이 금방 그곳에 도착하여 그 모습을 보게 된다는 것도 모른 체,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손을 저어보였다.
# 작은 사건과 함께 시작! -
326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3:35:35오늘도 알렌은 귀엽고 잘생겼군요 😍 아니 그런데 헌팅이라니. 린포르 눈에 불 난다 불 나... 이것들이 어딜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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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알렌주 ◆SGoz6QxvHE (JVYT2OWpYc) 2021. 3. 20. 오후 3:43:06하하하, 그걸 노리고 넣은 작은 사건이지 😊 불이 난 린포르와 시작하는 즐거운 휴양지 일상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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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3:49:29불난채로 시작이라니. 알렌, 괜찮으려나. 😮 하도 늘어지게 잤더니 당장 답레 쓸 시간을 내기는 어렵겠네요. 이따 저녁에 들고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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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알렌주 ◆SGoz6QxvHE (OIujHp7oyA) 2021. 3. 20. 오후 3:50:55음, 옆에서 열심히 기분 좋게 해주려고 할테니까~😁 아, 그렇구나. 응응, 린포르주가 되는데로 적어줘. 린포르주의 답레가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거니까~ 😘 밥도 먹고 할 것도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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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린포르 - 알렌 (ChSyHDeR8g) 2021. 3. 20. 오후 7:57:20여러 사건을 거치며 봄은 완전히 지나가고, 슬금슬금 여름의 문턱을 넘었다 싶은 시기가 되었다. 계절이 바뀌었으니 훈련의 내용이나 강도도 바꿔야 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부산적인 업무들로 인해 그녀의 하루하루는 바쁘지 않은 날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바쁜게 일상이긴 했지만 그 전에 비하면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 기껏 복귀한 알렌과 따로 만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병실에 있는 동안은 그녀도 바쁘고 하니 자주 못 가거나 가도 별다른 스킨쉽은 자제하느라 복귀하는 날만 기다렸는데. 하필 그 시기가 겹쳤을 줄이야. 마치 기다렸단 듯이 몰려오는 일로 인해 그녀는 단원들에게도 조회 때나 단체 훈련 때 얼굴을 비치는게 고작이었다.
"...아, 만나고 싶어..."
그런 나날이 반복되니 얼마나 쌓였을지는, 한참 집무실에서 서류작업을 하다가 푹 쓰러져 중얼거릴 정도니 말 다 했다. 답지 않게 업무에 집중을 못 하고 있던 그 때, 누군가 집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재빨리 고개를 들고 자세를 바로잡은 그녀가 대답을 하자 문이 열리고 부단장이 들어왔다. 그 뒤에는 능글맞은 릭도 함께였다. 릭 덕분에 표정을 싸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그녀는 평소처럼 무덤덤하게 용건을 물었다. 그 물음에 부단장이 말을 꺼냈다.
"다름이 아니라 조금 시급한 사안이 들어온 듯 해서 말이죠. 오늘 오전 중으로 정보부에 들어온 첩보에 따르면, 왕국 남쪽에 자리한 휴양도시의 해변에서 거대 마물의 징후가 보인다고 합니다. 조만간 해안까지 올라올 전망이 보인다고."
"거기라면 도시 방위군 만으로 충분할텐데요.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무뚝뚝한 대꾸에 부단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설명을 이었다. 그 내용인 즉슨, 곧 있을 휴가철을 위해 도시의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기사들을 토벌에 내보낼 수가 없다는 거였다. 마물의 징후는 보수공사가 한창인 중에 나타난 거라 대응을 할 수가 없었다고, 그래서 수도에 도움을 청한 거라고 했다. 수도는 보수공사가 끝나서 기사들이 훈련에 돌입하려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언뜻 보기에 뻔뻔한 요구라 안 그래도 짜증이 솟던 그녀가 무심코 손을 꽉 쥐자 깃펜이 빠직, 하고 부러졌다. 그대로 잉크 투성이가 된 손을 담담하게 손수건에 닦는 그녀를 보며 부단장은 낯빛이 창백해졌고 릭은 소리 죽여 웃었다. 분명 이 일을 가져왔을 릭을 가늘게 뜬 눈으로 잠시 노려보다가 어쩌겠냐는 듯 작은 한숨과 함께 말했다.
"출발은 내일로 할테니 보조를 맞출 호위를 한명 뽑아서 준비시키세요. 그리고, 마검이 하나 완성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시험삼아 써보게 그것의 준비도 해놓으세요."
그녀의 지시가 내려지자 부단장은 간단한 경례를 한 후 곧장 집무실을 나갔다. 하지만 릭은 남아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꼴이 영 눈에 거슬렸다. 그녀는 안 그런 척 잉크가 번진 서류를 치우고 새 깃펜을 꺼내며 말했다.
"할 말이 남았다면 빠르게 하고 나가주세요. 내일부터 자리를 비우려면 할게 많아서 말입니다."
"에이, 너무 매정하네요. 린. 당신을 위해서 일부러 일거리를 가져온 거라구요. 그 휴양도시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당신도 알잖아요? 간 김에 휴가도 좀 보내고 오라는 배려라구요. 배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받아치며 미간을 찡그리자 릭이 또 웃었다. 그래도 이 이상 건드리면 한대 맞을걸 예상했는지 더 끌지 않고 본론을 꺼내었다. 간단한 듯 복잡한 그것에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받아들였고, 대답을 들은 릭도 나갔다. 겨우 다시 혼자가 된 그녀는 참았던 한숨을 푹 내쉬고, 오늘따라 하기 싫은 잡무들의 처리에 매달렸단다.
그렇게 날이 바뀌어 휴양도시로 떠나야 하는 다음날, 그녀는 기사단의 숙소가 아닌 성 밖에 있는 별도의 거처에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의 연속이라곤 하지만 정식으로 받은 공문에도 휴가라고 되어 있었으니 나름 느낌을 좀 내보려고 해서였다. 이 때까지만 해도 동행하는 호위에 대해 잊고 있었다. 사용인의 도움을 받아 며칠분 짐을 싸고, 몸치장을 마친 그녀는 축제 때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아름다운 귀족가 영애의 모습이 되어있었다.
계절에 맞춰 연한 분홍빛 드레스는 그녀의 흰 목덜미와 쇄골을 고스란히 내보여주고 옅은 화장에 반짝이는 장신구들이 미모를 한층 돋보이게 해주었다. 너무 아름답다는 사용인의 호들갑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면서도 속으론 알렌이 그녀를 보면 어떤 말을 해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쯤에서 겨우 호위 생각이 난 그녀는 전날 부단장에게 누가 호위로 나오는지를 못 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어느 성문 앞 분수대로 나오라 했으니 가면 알 수 있겠지, 라고 가볍게 생각을 흘려버렸던 그녀. 그러나 정작 그 분수대 근처로 갔을 때 보인 상황에 그녀는 표정이 굳는 걸 참지 못 했다.
"...흐음..."
멀리서 보았을 때, 훤칠한 키에 나름 손을 댄 차림새가 설마 싶었는데, 조금 가까워지자 그가 알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반가움보다 짜증이 앞섰다. 알렌이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딱 봐도 그저그런 귀족집 출신인 듯한 여성들이 그의 주변에 있고 그는 웃으며 여성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물론 사실은 아니었지만 지금 그녀의 눈엔 그렇게 보였다. 정말 잠깐이지만 그가 호위로 나왔다는 것에 기쁠 뻔 했던게 짜증을 더 부추겼다. 그녀에게만 그럴 거라더니, 못본 새 더 잘생겨져선 한량짓(?)이나 하고 있는 걸 보니 그에 대한 실망감이 꽤 크게 밀려온다. 그래서 그녀는 가까이 가서 그를 구해주긴 커녕 아는 체도 하지 않고 곧장 돌아서서 가버리기 시작했다. 그가 그녀를 발견하고 쫓아오든 말든, 상관없다는 듯 한번 돌아보지도 않는 그 모습은 찬바람이 아니라 눈폭풍 그 자체였으리라.
//좋은 저녁이에요. 여기는 살벌하지만요. 😆 -
331 알렌주 ◆SGoz6QxvHE (xEfFLx/6YY) 2021. 3. 20. 오후 8:03:26어서와, 린포르주!! 😎 좋은 저녁 보내고 있어?? 그러네, 완전 살벌하네...알렌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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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8:14:24나름 좋은 저녁이네요. 식사부터 해야겠지만요. 알렌주는 맛저 했나요? 아직이면 느긋하게 맛저부터 하고 답레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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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알렌주 ◆SGoz6QxvHE (yXR3LCUdYg) 2021. 3. 20. 오후 8:15:41나는 아까 밥 먹어서 괜찮아! 린포르주는 아직 안 먹었구나?? 기왕 먹는거면 역시 맛있는 걸로 해야하는데!! 😊 답레는 차분히 작성 중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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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8:35:09맛있다면 맛있는 된장찌개에 햄 구웠어요. 재료 자투리 몰아넣은거라 잡탕 느낌이지만요. 저녁 먹고 올테니 쉬고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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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kkmxZXeBvY) 2021. 3. 20. 오후 8:47:16“ 으음.. 그니까 제가 선약이... ”
알렌은 이 아가씨들을 어떻게 떼어둬야 하는걸까, 하는 고민을 하던 차에 시야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한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아아, 저 머리카락과 저 등을 알렌이 모를 리가 없었다. 알렌은 여전히 앞에서 재잘거리는 아가씨들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듯 검지를 들어보이더니 서둘러 내려놓은 짐을 챙겨 성금성큼 돌아서 가버리는 린포르의 뒤를 쫓아달려간다.
“ 린포르...! 린포르...! ”
분명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이 알렌의 마음속 신호에서 미친 듯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게다가 방금 전, 그 날카로운 눈은 보통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 해주는 증거였다. 알렌은 정성스럽게 공을 들인 머리가 망가질지도 모르는 것을 신경도 쓰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린포르의 뒤를 쫓아달려간다. 다행인 것은 그녀가 달려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일까. 알렌은 점점 속도를 높여, 수많은 인파 사이를 요령좋게 빠져나가며 린포르에게 달려간다.
“ 잠깐만요..! 린포르, 멈춰봐요....! ”
알렌은 이 일이 벌어진 것이 부상 직후가 아니라는 것에, 몇 번이고 신에게 감사하며 발을 빠르게 놀렸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지만, 드레스를 입은 그녀를 따라잡는 것은 성공할 수 있었다. 거친숨을 몰아쉬며 알렌은 간신히 린포르의 손목을 아프지 않게 잡아 멈춰세울 수 있었고, 자신이 해야할 일도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야, 린포르에게서 전해지는 냉기가 장난이 아니었으니까.
“ 저 봤으면 저한테 와야지.. 후우.. 어딜 가는거에요, 린포르. 아까부터 린포르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
달려오느라 흘러내린 머리가 눈을 가리자 한손으로 멋들어지게 쓸어넘긴 알렌이 숨을 고르며 애써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일단, 진정을 시키는게 좋을 것 같았으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를 어떻게든 굴려보기 시작한 그였다. 음, 뭐가 좋을까. 비루한 자신의 말재주는 영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알렌은 일단 육탄공세로 저 싸늘함을 녹여보기로 마음먹고는 잡은 팔 그대로 자신의 품에 끌어당겨 안았다.
“ 저, 린포르가 보고 싶어서 아침 일찍부터 명령을 받자마자 달려나왔단 말이에요. 저 아가씨들은... 자꾸 귀찮게 말을 걸길래, 어떻게든 돌려보내려던건데... 린포르에겐 이상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떻게 하면 린포르가 절 믿어줄까요...? 역시 저는 린포르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건가요...? ”
알렌은 린포르를 끌어안고, 어떻게든 눈을 마주하려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슬픈 듯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게, 그저 눈 앞의 린포르만이 들을 수 있게 속삭이듯 말한 알렌은 금방이라도 축 쳐져버릴 것 같은 얼굴로 린포르를 바라보고 있었다.
“ 린포르가 좋아할까 싶어서 머리도 처음으로 만져보고 그랬는데... 나쁜 모습을 먼저 보여주게 될거라곤 생각하지 못 했어요... 의도한 것도, 바란 것도 아니지만.. 린포르가 기분이 상했다면 사과할게요. 정 뭐하면 지금이라도 기사단으로 돌아가서 다른 기사로 교체를 하는 것도... ”
자신은 정말 죽어도 싫지만 린포르가 바라면 그런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듯 조심스럽게 린포르를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는 알렌이었다. -
336 알렌주 ◆SGoz6QxvHE (kkmxZXeBvY) 2021. 3. 20. 오후 8:47:55와, 맛있겠다!! 맛있게 먹고 와!! 😋 답레를 올린 알렌주는 열심히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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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9:29:21저녁 먹고 왔아요. 아 역시 일단 육탄공세 들어가는 건가요. 어떡하지. 후후. 어떻게 반응해야 재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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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알렌주 ◆SGoz6QxvHE (yXR3LCUdYg) 2021. 3. 20. 오후 9:34:35시작부터 삐걱거리기엔... 공식(?) 둘만의 여행이 아쉬우니까 🤣 시작부터 전력으로 애교를 부려서 린포르의 기분을 풀어줘야 한다구. 린포르의 미소가 왠지 무섭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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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10:05:31음. 하지만 이럴 때 무조건 애교로 풀려고 하는 건 역효과가 나기도 하던데. 아주 높은 확률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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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알렌주 (9.ECVYE2Wc) 2021. 3. 20. 오후 10:06:48...그런걸 모르는 건 첫 연애라서 그런걸로.. 😂 화내는 린포르는 무셔..무셔.. 🥰 여행은 웃으면서 가야할텐데! (원인제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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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 린포르 - 알렌 (ChSyHDeR8g) 2021. 3. 20. 오후 10:41:35아직 오전 중이라 그런지 분수대 근처에 사람이 많긴 했으나 떠나는 그녀를 따라잡는 것에 무리는 없었을 거다. 그러나 알렌이 그녀를 따라잡을 수 있었던 건 그녀에게 그 자리를 뜨는 것 외의 다른 이유가 없어서 그렇기도 했다. 뭇 여성들이라면 남자가 따라와주길 바라고 가겠지만 그녀가 그럴 리가 있을까. 애초에 그녀를 봤든 안 봤든 그냥 눈 앞에서 그들이 안 보였으면 해서 돌아선 것이었다. 그래서 알렌이 곧장 따라와 그녀를 잡았을 때 순순히 잡혀주긴 했지만 철철 흐르는 냉기는 전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가 그녀를 끌어안고 어떤 말을 했더라도 말이다.
"...밖에서 지금 뭐하는 거에요. 남들 앞에서 절 망신시킬 작정인가요?"
말만으로도 반경 1미터 정도는 거뜬히 얼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차가운 말투와 목소리가 뾰족히 날을 세워 알렌에게 향했다. 안겨있기는 했으나 그 역시 알렌이 일방적으로 안고있는거고 그녀에게서 호응은 일절 없었다. 조심스레 그녀를 보는 알렌을 마주보는 얼굴은 얼음으로 빚은 것 마냥 서늘한 표정 뿐이었고, 키 차이로 인해 올려보는 시선은 더 따가웠겠지.
"이쁘다 이쁘다 해주니까 적당히 굴면 다 풀어질 줄 알았어요? 같은 마음이고 몸 좀 허락했다고 멋대로 구는 거 다 봐줄거라 생각했으면 생각 한참 잘못했어요. 놔요, 이거."
앙칼지게 따박따박 말을 쏘아붙인 그녀는 그녀를 안은 그의 팔을 잡아 떼어내고 그 품에서 나오려 했다. 거칠게 팔을 내치면서 아주 살짝 마음 한켠이 욱신거리긴 했지만 무시하고 싸늘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의 말대로 그 여성들이 일방적으로 말을 걸고 귀찮게 했던게 사실이더라도, 아니 그게 사실이겠지만 그걸 알아도 좀처럼 기분이 풀리려 하지 않았다. 무엇 때문일까. 지금은 그 이유를 생각하기조차 거슬려서 더 따지지 않기로 했다. 그의 말도 지금은 더 듣고 싶지 않았다.
"됐습니다. 이미 준비를 마친 상황에 다른 인원으로 바꿀 여유는 없으니 이대로 갈 겁니다. 따라오세요. 마차는 문 근처에 있습니다."
마치 처음 만났을 때처럼, 아니다, 그 때보다 더 딱딱한 말투로 말한 그녀는 그대로 돌아서 가까운 문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떼었다. 그대로 걸어가게 된다면 그녀의 모습은 지나가는 모든 남성들의 눈길을 끌고도 남았겠지. 하지만 표정에서부터 흐르는 냉기에 누구도 쉽게 다가오려 하진 못 했을거다.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
342 알렌주 ◆SGoz6QxvHE (xEfFLx/6YY) 2021. 3. 20. 오후 10:43:31....... 차갑게 식은 알렌주입니다.(알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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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10:47:44알렌주가... 주거써..?! 이틈에 알렌주 납치를(?) 애교 받고 풀어줄까 어떡할까 고민했는데 왠지 한번쯤 이런 전개도 내보면 어떨까 싶어서.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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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알렌주 ◆SGoz6QxvHE (5SVRlGb7BU) 2021. 3. 20. 오후 10:50:38항상 꽁냥거리기만 할 순 없는 일이니까.. 😂 하지만 이렇게 냉정하게 굴면 '아직' 사귀기로 한게 아닌 알렌으로서는 충격이 이래저래 크니까... 흠흠.. 😎 뭐어, 이것도 재미를 만들어내는 한가지 요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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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VT6rT60W7M) 2021. 3. 20. 오후 10:55:47“... 아뇨, 그런게 아닙니다만.. ”
말만으로 공포에 빠지게 만들 수 있다면 바로 이 순간이 아닐까. 알렌은 날을 세워 말하는 린포르의 말에 조심스럽게 그녀를 바라보며 얼어붙은 얼굴로 작게 중얼거렸다. 마치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 린포르의 모습에, 정신이 아찔해진 알렌이었다. 아마도 주변에 아무도 없었더라면 울어버리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 ... 죄송합니다.. 주제도 모르고.. ”
알렌은 거칠게 팔을 내치는 린포르의 행동에, 힘없이 그녀를 놓아줄 수 밖에 없었고 린포르가 빠져나간 그의 손을 파르르 떨려오기까지 했다. 마치 절벽 아래로 뚝 떨어져버린 것 같은 감각에, 어질거리는 느낌까지 받으며 무어라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입술을 닫은 체, 린포르를 조심스럽게 바라볼 뿐인 알렌이었다. 어쩌지, 이젠 어떻게 해야하지. 나는 이렇게 되고 싶었던게 아닌데. 알렌은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려서 여전히 허공에 손을 든 체 린포르를 살핀 뿐이었다.
“ 모시겠습니다, 단장님.. ”
저렇게 기가 죽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이 빠진 목소리가 알렌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이리저리 방황하던 눈을 바닥을 향한 체, 알렌은 린포르의 옆에 서서 나아간다. 죽고 싶었다. 린포르에게 미움을 받는다니 그런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마치 지난 일들 마저 자신의 꿈이었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다. 그리고 한없이 들떴던 자신이 한심하고 답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지금이라도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마차가 세워진 곳에 도착한 알렌은 린포르가 타기 좋게 문을 열어주곤 마부에게 목적지를 말한다. 물론 마부도 알고 왔겠지만, 한번 더 확인차 말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말하는 알렌의 표정은 그가 휴양도시로 간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아까 린포르가 내친 팔은 여전히 어색하게 내려선 갈피를 이른 체로 파르르 떨려오고 있었다.
“... 린포르님, 그럼 마차에 오르시도록 하시죠. 저도 뒤따르도록 하겠습니다 .. ”
제대로 린포르에게 시선도 주지 못한 체,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로 말한 알렌은 린포르가 마차에 탑승하면 그 뒤를 따라 마차에 탑승했을 것이다. 물론 평소대로라면 은근슬쩍 린포르의 옆에 붙어 앉아서 슬금슬금 손도 잡았겠지만, 지금의 알렌은 더 이상 그런 생각도 하지 못하는 것인지 린포르가 불편해 하기라도 할까 어느정도 떨어진 반대편 좌석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 옆모습이 곧 죽기라도 할 것 같은, 어쩌면 부상을 입었을 때보다도 창백하다는 것을 린포르는 알아차릴지 모를 일이었지만.
“ 그럼 출발하겠습니다요~ ”
마부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마차가 출발하기 시작한다. 본래대로라면 두사람의 이야깃소리가 흘러나왔어야 할 마차 안은 침묵에 잠긴 체, 불규칙하게 알렌이 내쉬는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알렌의 시선은 창밖을 향하다 결국 자신의 무릎으로 향하고 말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마차는 수도를 벗어나 휴양도시를 햐해 달리기 시작했다. -
346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10:56:59어떤 반응이 나오든 각오는 되어있습니다.... 저질러버렸으니 뒷감당도 해야죠. 물론 나말고 린포르가. 🤗 알렌주도 눈치보지마시구 편하게 답레 작성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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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 알렌주 ◆SGoz6QxvHE (Wbbx.tMglA) 2021. 3. 20. 오후 10:59:50린포르주가 답레를 달기 전에 답레를 올려버렸지 😎 히히, 어디 두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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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 린포르 - 알렌 (ChSyHDeR8g) 2021. 3. 20. 오후 11:39:32분명 평소였다면 이렇게까지 몰아세우지도 않고 시무룩해진 그를 달래주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그녀에게 틀어박혀 이리도 모나게 굴도록 하는건지. 절벽에서 밀쳐지기라도 한 것처럼 충격 받은 알렌을 그녀는 돌아보지도 않았다. 마치 혼자 다닌 것 마냥 앞만 똑바로 보고 걸어갈 뿐이었다. 모처럼의 치장이 아까울만치 서늘한 분위기를 흩뿌리면서 말이다.
두 사람이 타고갈 마차는 언제든 출발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번 임무 때 탔던 것과 다른 그 마차는 크기나 외양부터가 달랐다. 장거리용이나 마차 자체도 튼튼해야 했고 내부도 더 컸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녀도, 알렌도. 분위기만 봐선 무슨 초상이라도 났나 싶을만큼 뒤숭숭했으니까. 그녀는 알렌이 마부에게 목적지 확인을 하는 동안 기다리지 않고 마차에 올랐다. 저번보다 푹신한 좌석은 넓어서 한쪽에 둘이 앉고도 자리가 충분해 보였지만, 뒤따라 탄 알렌이 반대쪽에 앉는 걸로 자리는 더더욱 충분해져버렸다. 넉넉하다 못해 허전할만큼. 빈 옆자리를 힐끔 보고 반대편에 앉은 알렌도 힐끔 본 그녀는 쯧, 하고 혀를 차며 팔짱을 꼈다.
'부단장 그 인간, 누굴 뽑았는지 미리 말을 해줬어야지.'
그랬으면 이러진 않았을텐데. 속으로 애꿎은 부단장에게 투덜거리고 고개를 돌린다. 그렇게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은 상태로 마부의 출발소리와 함께 마차가 앞으로 나아갔다. 역시 장거리용답게 덜컹거림이나 흔들림이 거의 없는 마차와 함께 삐걱임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여행도 출발했다.
미리 허가를 받은 덕에 마차는 관문에 걸리지 않고 수도를 나와 휴양도시로 가는 길을 달렸다. 지난 번 임무와 다른 문으로 나갔으니 다른 길로 가는 것도 당연했다. 숲이 울창하던 전과 다르게 이번에 가는 길은 평야나 야트막한 언덕 같은 것이 풍경과 길을 꾸미고 있었다. 초여름빛으로 물든 언덕이나 넓게 펼쳐진 꽃밭 같은 풍경이 창 밖으로 아름답게 펼쳐졌으나...
"......"
알렌은 몰라도 그녀는 창 쪽엔 시선도 주지 않고 입도 꾹 다물고 있었으니. 조용하다 못해 무겁게까지 느껴지는 침묵이 마차 안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그러나 너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만 있던 탓일까. 전날 늦게까지 일을 보고 오늘은 또 이른 아침부터 준비하느라 조금 피곤했던 그녀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살짝 떨구며 졸았다.
'잠이.. 부족했나...'
무거운 눈커풀을 뜨려고 해봐도 그 때 뿐. 번번히 내려감기는 눈에 한술 더 떠 정신도 서서히 몽롱해진다. 그냥 편하게 어딘가에 기대 잠들면 되는 것을, 오기의 연장선인지 깨려고 노력을 해보지만 잠에는 장사 없다던가. 결국 눈이 감긴 채로 고개가 툭 떨어지는데. 이대로 뒀다간 덜컹임 한번에 바닥을 구를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녀가 알아서 빈 자리 쪽으로 눕던가, 누가 옆에서 받쳐주지 않는 이상 말이다. -
349 알렌주 ◆SGoz6QxvHE (JVYT2OWpYc) 2021. 3. 20. 오후 11:41:53... 내버려둘 수 있을리 없자나..🤣 (열심히 린포르주 손바닥 위에서 달리는 중). 역시 우리 린포르주는 대단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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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 린포르주 (ChSyHDeR8g) 2021. 3. 20. 오후 11:45:27이런 합법적(?) 모먼트가 아니면 지금 알렌이 손대기 어려울거같기도 해서 말이죠. 차근차근 수습중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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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 알렌주 ◆SGoz6QxvHE (Xd9emqQRo.) 2021. 3. 20. 오후 11:47:52합법적(?) 모먼트를 준비해준 린포르에게 박수 🤗 좋아좋아... 차근차근 수습해서 적어도 도착 전에는 둘 다 꽁냥 모먼트로 돌아가야....😂 그래야, 업무모드에 들어가도 중간중간 좋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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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Wbbx.tMglA) 2021. 3. 20. 오후 11:59:18마차안은 그야말로 얼어붙은 벌판과도 같았다. 창 밖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과는 다르게 그 안은 너무나도 조용했고, 같이 마차에 탔으면서도 서로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전히 알렌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한 상태였다. 자신이 어떻게 했어야 했던걸까, 차라리 자신이 그 아가씨들과 무언가를 해보려고 했다면 이렇게 억울하진 않았을텐데, 자신은 그런 사람들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었는데, 오히려 그 아가씨들에게 화를 내고 싶어진 알렌이었다.
미움 받는게 싫다고 느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평민이라고 무시당하고,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고 놀림 받아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린포르에게 차가운 시선과 말을 듣는 것은 왜 이리 가슴이 아프고, 슬퍼지는걸까. 정말이지, 금방이라도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겁이 나서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마차안에서 조금만 시간을 보내면 말을 걸어주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바라보면 그녀도 다시 따스한 눈길을 보내주지 않을까. 알렌은 그렇게 생각하며 기다렸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냉혹한 현실이었다.
아마, 린포르가 없다면 눈물이라도 보이지 않았을까. 아니, 있는 상태에서도 좀 있으면 눈물을 보일지도. 그렇게 홀로 좌절과 고뇌 속에서 허우적대던 알렌은 한숨을 조용히 내쉬며 흘깃 린포르를 살폈다. 린포르를 볼 용기가 나지않아, 마차에 오른 후 처음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린포르는 어떻게든 버티려는 듯 보였지만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알렌은 마차가 덜컹거리는 것을 느끼며, 저렇게 아슬아슬하게 내버려둬도 괜찮을 것일까 걱정이 시작됐고, 마차의 진동은 점점 심해져만 갔다.
“.... 적어도 누워서 자던가 하지... ”
차마 크게 말도 못하고, 자신이 무어라 말을 걸기 전에 린포르가 알아서 눕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던 알렌은 이내 린포르가 버티는 것을 포기하곤 결국 고개가 툭 하고 떨어지는 것을 발견한다. 어쩌지, 지금 다가가도 괜찮을까. 하지만 저러다 린포르가 다치기라도 하면? 눈 앞에서 린포르를 다치게 내버려둔다고? 내가? 알렌은 마음속에서 고뇌를 하다가,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는 내버려둘 수 없다는 듯 조용히 몸을 일으켜 린포르의 옆으로 다가간다.
조용히 린포르의 옆에 자리를 잡은 알렌은 최대한 소리를 죽여, 린포르를 깨우지 않게 자리를 잡은 그는 스르륵 고개를 옆으로 떨구는 린포르가 자신의 다리에 자연스레 자리잡게 도와준다. 기울어져가던 머리는 린포르의 허벅지를 베고 불편하지 않게 잘 수 있게 되었고, 알렌은 그 모습을 보며 그녀가 다치지 않게 되었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피곤한데, 이렇게 화를 내게 만들어서 죄송해요.. 제가 못난 놈이라.. ”
알렌은 들을 리 없는 중얼거림을 던지며 조심스럽게 린포르의 손을 맞잡은 그는 혹여라도 마차가 크게 흔들려, 반대편으로 그녀가 넘어지지 않게 잘 지탱해주려는 듯 했다. 알렌은 그 부드러운 손등을 살살 어루만져주며 알렌도 조용히 린포르의 모습을 바라본다. 오늘은 참으로 예뻤다. 린포르가 무슨 옷을 입고 나오던, 알렌은 하루종일 칭찬해줄 생각이었다. 바쁜 나머지 며칠이나 못 본 그녀의 귀가 간지러울 때까지 옆에서 예뻐해줄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글러버린 계획이 아닐까 하고 체념하는 그였다. 그야, 제대로 사귀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이렇게 냉랭해진 분위기를 맞이한 그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 ... 그래도 푹 쉬세요. 조금 더 편하게 해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
미안함을 담아 중얼거리며 남은 한손으론 린포르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살살 어루만지던 그도 결국, 밀려오는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고 린포르를 매만져주다, 고개만 살며시 숙인 체 조용히 숨소리를 내며 잠들었다. -
353 린포르주 (..JHYZTy7o) 2021. 3. 21. 오전 12:08:10알렌이 복과 고생을 같이 받아버렸네요. 힘내... 😂 린포르도 연애? 썸? 이런게 처음이다보니 뭐. 이런 부분으로는 감정표현도 서투르고 말이죠. 일단 답레는 늦을테니 잡담타임 해요. 잡담잡담. (알렌주 꼬옥 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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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 알렌주 ◆SGoz6QxvHE (mv63521VZ.) 2021. 3. 21. 오전 12:10:41사실 두사람이 사귀는 사이였다면 이렇게까지 알렌이 절망하거나 그러지 않았을텐데, 할거 다 하고, 아직도 더 즐기고 하고 싶어하는 두사람이지만 아직 정식으로 사귀는 것은 아니니까 어쩔 줄 몰라 하는거야 🥰 후후, 둘 다 서툰 사람들이라 그럴 수 밖에 없는거겠지. 자!! 오늘은 무슨 잡담을 해볼까요~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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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린포르주 (..JHYZTy7o) 2021. 3. 21. 오전 12:30:44하긴 가장 불안한 시점이기도 하네요. 이제 막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을 뿐이니까요. 정식 기사가 된 후라는 조건도 있고. 힘내자. 알렌. 🥰 오늘의 잡담은, 음... 알렌주가 린포르에게 궁금한거라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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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 알렌주 (Xmpz0zZJWw) 2021. 3. 21. 오전 12:33:07그치그치.. 뭔가 할 건 둘이서 하긴 했는데.. 둘의 관계는 뭔가 확실치 않은 상태니까 말이야 🥰 음.. 아, 지난 일상들에 대해서 둘이 되새김질 해봐도 좋을 것 같다. 그, 잠입 했을 때 결국 두사람은 약기운에 휩쓸려 해버리고 말았잖아? 그때의 린포르의 생각이나 감정 같은건 어땠어? 아무래도 일상으로만 보이는 것과 린포르주가 생각하고 쓴 것의 자세함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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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린포르주 (..JHYZTy7o) 2021. 3. 21. 오전 12:56:29아, 그때 말인가요. 그 때 어땠더라. 저는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걸 그대로 묘사하니까 큰 차이는 없을거에요. 당시에는 아무래도 약기운이 있으니까 그거에 휩쓸렸다는게 강했다 정도? 아마 썼던거 같은데, 그녀 탓에 알렌에게 못할 짓을 시켰다는 생각이 꽤 컸고 그로 인한 죄책감과 미안함이 대다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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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 알렌주 (SvQYdTNAMw) 2021. 3. 21. 오전 1:02:36아, 그랬구나. 나는 물론 알렌에게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꼈다는 건 대강 느끼고 있었는데, 그래도 아무래도 알렌도 처음이었지만, 린포르도 처음이었으니까 이래저래 자기에 대해서도 뭔가 슬픈 감정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전혀 없었던 모양이네. 😂 린포르 진짜 천사 아니야...? 알렌이 진짜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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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 린포르주 (..JHYZTy7o) 2021. 3. 21. 오전 1:08:52아무래도 공적인 마음이 더 커서 그랬을거에요. 처음을 잃었다는거보다 임무 중에 중대한 실책을 저질렀다는 감각이 더 컸으니까요. 그 후에도 그거에 대해서 별 생각 없었던 건 역시 상대가 알렌이었던게 가장 큰 이유겠네요. 린포르가 직접 얘기하기도 했다시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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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 알렌주 (MwH6zV1KFI) 2021. 3. 21. 오전 1:15:01음음, 그렇구나.. 그당시에는 공적인 면이 컸고, 이후에는 역시 좋아하는 마음 덕분인가. 🤗 알렌은 원래 나름대로 멘탈에는 자신있는 캐릭터였는데. 마수랑 맞붙을 때도 알다시피 죽는 것보단 린포르나 다른 사람들 생각이 우선일 정도였으니까. 근데 린포르 앞에만 서면 그 강철멘탈이 순두부처럼 말랑말랑 해져버린다나봐. 오히려 린포르가 마음을 들려주고 어느정도 가능성이 생기니까 그런면이 강해진건... 사랑의 힘이라도 해야할지.. 그냥 알렌이 취약한 부분이 연애쪽인지 아직은 확실하진 않은 것 같아 ㅋㅋ 😆 나도 글 쓰다보면 이녀석... 하는 생각이 자주 들거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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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린포르주 (..JHYZTy7o) 2021. 3. 21. 오전 1:23:57좋아하는 마음 자체도 약간 신기루 같은 감각이었는데 알렌이 병실에서 간절하게 얘기해준 덕에 온전히 잡히게 된 거죠. 사실 그 때가 아니었으면 깨닫지 못 하는 상태가 더 오래 갔을거 같았어요. 고구마가 한 열개쯤 늘었을지도? 🤭 제가 보는 알렌은 연애 쪽이 취약하다기보다... 자기 사람에게 약한 쪽이 아닐까 싶었어요. 중간중간 어머니의 실망에 대한 걱정 같은 거라던가. 자기 테두리 안에 들인 사람에겐 굉장히 약해지는 거 아닐까 정도? 뭐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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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 알렌주 (w2YOkM9v0w) 2021. 3. 21. 오전 1:30:06아하하, 그부분에선 솔직하게 말했던 것이 좋았었네 🥰 사실 병실에서 마음을 고백하는건 좀 성급한게 아닌가 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네. 😁 어... 확실히 그런건 있어. 자기 사람들 만큼은 자신이 지키고 싶고, 그들한테는 인정을 받고 싶어해. 뭔가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내 사람들을 잃지는 못해..! 라는 느낌이지. 이건 장남으로 자라오면서 얻은 약간은 강박적인 면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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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린포르주 (..JHYZTy7o) 2021. 3. 21. 오전 1:40:02누구나 그런 부분 한두군데는 있으니까요. 린포르에게는 직위의 책임에 대한 부분이 그렇죠. 아무래도 좋은 소리만 듣지는 않았으니까. 어려서부터 고집이 좀 있기도 했는데 그게 크면서 스스로를 누르는 중압감이 되었다고 할까. 이로 인해서 비뚤어진 표현을 하게 되진 않을까 걱정이긴 해요. 예를 들자면 바로 몇답레 전의 화를 낸 부분이 그렇죠. 알렌이 잘못한게 없다고 알면서도 괜한 오기와 고집으로 외면해버렸으니까. 음. 제가 생각해도 이건 좀 밉상인 단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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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 알렌주 (w2YOkM9v0w) 2021. 3. 21. 오전 1:44:36뭐, 근데 그런 부분이 생길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들긴 해. 알렌도 그걸 아마 느끼고 있어서 똑같이 억울함을 토로 하거나 하지는 못 했을거야.일단 린포르는 너무 어린 나이에 단장이 되어 책임질 일도 많고, 그만큼의 기대도 받았으니 말은 하지 않아도 꽤나 힘들었을 것 같거든. 그런 부분들을 이겨내고 버티려면 오기와 고집이 생겨도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중압감에 무너지거나 망가지지 않은게 대단하다고 생각될 정도야. 🤗 그것도 알렌의 숙제가 되겠지. 얼마나 알렌이 린포르를 힐링시켜줄 수 있을까 궁금해지네. 그나저나 질투 모먼트를 보고 싶어서 슬쩍 넣어봤는데.. 알렌의 정신 건강을 위해 조심하는걸루...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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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린포르주 (..JHYZTy7o) 2021. 3. 21. 오전 2:04:09다행히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법을 알고 있었으니까 망가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대표적으로 춤이라던가 달달한거라던가. 릭이 외부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었구요. 이제 알렌이 있으니까 릭의 도움은 안 받아도 되..려나? 아직은 멀은거 같지만요. 🤗 지금이야 오해를 부르는 상황에서 저렇게 반응하지만 좀더 지나고 완전히 알렌에게 마음을 정착하게 되면 오해 정도는 가볍게 넘겨버리지 않을까 해요. 이런저런 상황을 겪으면서 성장할테니까요. 😊 오늘은 이쯤에서 자러가야겟네요. 벌써 2시야.. 어쩐지 졸리더라. 비와서 새벽에 쌀쌀하다니까 이불 잘 덮는거에요. 알렌주. 잘 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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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알렌주 (w2YOkM9v0w) 2021. 3. 21. 오전 2:07:58오늘도 즐거운 이야기를 많이 들었네.🥰 린포르주도 따뜻하게 이불 잘 덮고 자는거야! 좋은 꿈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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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 린포르 - 알렌 (..JHYZTy7o) 2021. 3. 21. 오전 5:33:48잠에 들기는 했으나 옅은 잠이었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그녀의 몸이 흔들리는 것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다. 앞으로 숙여진 머리 탓에 이대로 있으면 목이 뻐근해질텐데. 같은 생각도 희미하게 스쳐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잠든 몸은 머리를 들거나 몸을 옆으로 눕는다거나 할 수 없었다. 이대로 있으면 마차의 흔들림에 옆이던 앞이던 몸이 쓰러지겠거니 하고 남일처럼 생각만 하고 있는데. 부드러운 손길이 그녀의 몸을 옆으로 뉘여주었다. 눕혀진 그녀의 머리에 닿는 천의 감촉은 좌석의 것이 아니었다. 이게 뭘까... 하던 그녀에게 들려온 건 희미한 중얼거림이었다.
'...맞다, 알렌이 같이 있었지...'
잠결이라 잠시 그를 잊었나보다. 어렴풋이 그의 존재를 깨달은 그녀는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다정함과 미안함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제대로 들리지 않아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느낌만으로 충분했다. 거의 일방적으로 화를 내고 짜증을 낸 그녀에게 미안해하는 그가 고마우면서도 면목없다. 조심히 잡아주는 손과 쓰다듬어주는 손길이 더욱 그런 기분이 들게 한다. 하지만 편히 누워버린 몸은 조금이나마 남은 의식마저 잠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저항할 수 없는 잠에 빠져들어가며 그녀가 느낀 건 그에 대한 미안함과 스스로에 대한 작은 후회였다.
둘 모두 잠든 뒤 시간이 얼마나 지나갔을까. 적어도 두어시간은 지나지 않았을까 싶을 쯤 마부의 말 달래는 소리가 그녀의 잠을 깨웠다. 그녀가 깰만한 소리였으니 알렌도 깰만 했을지도. 먼저인지 나중인지 어쨌든 천천히 눈을 뜬 그녀는 그녀의 손을 잡고있던 그의 손을 머리보다 먼저 몸으로 깨닫곤 그 손을 끌어당겨 뺨에 대었다. 아까 그렇게 대하긴 했어도 며칠분의 그리움이 사라진 건 아니었으니.
'...아차.'
잠이 덜 깬 채로 그의 손에서 온기를 만끽하다가 뒤늦게 든 정신에 행동이 딱 멈춘다. 전에 베개를 안고 뒤척이다가 멈췄을 때처럼 말이다. 멈춘 채로 몇초를 가만히 있다가 매우 자연스럽게 그의 손을 놓고 몸을 일으킨다. 일어나고서야 그녀가 알렌의 허벅지를 베고 잤다는 사실을 알고 얼굴이 붉어질 것만 같았지만, 애써 입술을 깨물어서 참아내었다. 그대로 자리도 살짝 옆으로 옮겨앉고서 알렌이 잠이 깼는지 한번 보고, 안 깼으면 어깨를 약하게 흔들어 깨운 뒤 말했을 것이다.
"곧 중간지점에 멈춰서 잠깐 쉬었다 갈 겁니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깨어 있어요."
짧게 꺼낸 말은 잠에서 갓 깨서 그런지, 아까보다는 딱딱함도 냉기도 덜했다. 아니. 냉기에 한해서는 없어졌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냥 거의 평소에 가까웠달까. 어쩌면 기분이 좀 풀린 징조로 보일지도 모르지. 어쨌거나 말을 마친 그녀는 그것 뿐이었다는 듯 손을 거두고 팔짱을 끼며 고개를 돌리고만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마차는 어느 작은 시장 같은 곳으로 가까워져갔다.
넓은 평야에 자리한 그곳은 이른바 휴게소라는 곳으로 두 사람과 같이 장거리 여행을 가는 사람이나 다니는 사람, 혹은 뚜벅이 상인들이 모이거나 흩어지는 야외 노점가 같은 곳이었다. 전부 천막으로 된 노점이라 숙박시설은 없지만 간단한 식사 정도는 할 수 있고 다양한 상인들이 있어 떠돌이 여행자들은 종종 이곳에서 여비를 마련하기도 했다. 곰 점심 시간이었으니 여기에 들러 식사를 해결하고 갈 예정인 듯 보였다. 온 김에 한번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테고 말이다. -
368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hsDYoI.RdM) 2021. 3. 21. 오전 9:41:45알렌은 린포르가 편히 잠들 수 있도록 하곤, 홀로 린포르를 바라보며 애써 감정을 추스르려 했다. 어찌됏던 원래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는 것뿐이라고 자신을 타이르려 하던 그였지만, 역시 그것만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린포르가 자신을 외면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쩌지,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누군가 답을 알려줬으면 했다. 괜히 잠든 린포르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니, 자꾸만 냉담한 린포르의 얼굴이 떠올라 가슴 한켠이 욱신거렸다. 그렇게 얼마나 고뇌에 빠져있었을까, 그도 결국 수마에 대항하지 못하고 잠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이 모든 것이 차라리 꿈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 아.. 도착한 모양이네요... ”
린포르의 말과 가벼운 손길에 정신을 차린 알렌은 무언가에 심하게 놀란 듯 화들짝 놀라 깨더니 창 밖의 풍경과 옆에서 들려온 린포르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식은땀이 보이는 것이 그리 좋은 꿈을 꾼 것은 아니겠지. 자신의 다리를 베고 잠이 들었던 린포르는 잠들기 전과 마찬가지로 팔짱을 끼고 고개를 돌리고 있었고, 알렌은 그것을 보곤 마른세수를 하듯 얼굴을 매만지다 힘없이 마차의 벽에 머리를 기댈 뿐이었다. 다시 침묵이 내려앉으려 하고 있었기에 알렌은 조금 망설였다. 역시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될 것도 안 될 것만 같았다. 방금전까지 꾼 꿈을 눈 앞에서 재현시키는 것은 더욱 더 싫었다.
“ 괜찮으시다면 이곳도 한번 둘러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여기저기서 모여든 상인들이 많은 만큼 볼거리도 많을겁니다. ”
알렌도 수도로 향하는 여정에서 이런 곳을 몇군데 들려본 적이 있었기에, 둘러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운이 좋다면 진귀한 무언가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었다. 이곳저곳에서 모여든 상인들은 그들 생각에 수도로 향하거나 그 근처의 대도시에서 팔릴법한 물건들은 다른 왕국 같은 곳에서 사들여서 돌아오곤 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제안에 맞춰 마차도 얼마 지나지 않아 멈췄고, 마부의 ‘ 두시간만 말을 쉬게 하겠습니다요. ’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의 휴식 겸 두사람의 휴식 타임이 시작된 것이다. 먼저 문을 열고 내린 알렌은 자신의 뒤를 따라 내리려고 하는 린포르에게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 자, 린포르... 저랑 가보시겠습니까..?”
역시 린포르의 기분을 풀어주려면, 이대로 침묵만을 지키고, 풀 죽어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 알렌이었다. 자신의 느낌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분명, 방금 전 린포르가 자신을 깨우는 목소리에는 냉기가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등 뒤에서는 상인들이 여기저기서 장사를 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것이 들려왔다. 그리고 그곳을 수많은 여행자들이 저마다 무리를 이뤄 기분좋게 떠들며 오가고 있었다.
“ ... 휴양을 떠나시는 김에 여러모로 많은 것들을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곳을 둘러보실 수 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
희미하고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인 알렌이 린포르를 조심스럽게 올려다 보았을 것이다. 여전히 풀이 죽어,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것은 남아있었지만, 적어도 린포르를 포기한 것은 아닌듯한 모습이었다. 어쩌면 제발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여주길 바라는 간절한 눈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은 모르지만, 자연스럽게 마음에서 흘러나온 눈빛이었겠지. -
369 알렌주 (3OO9cNVfV.) 2021. 3. 21. 오후 1:50:37점심 먹고 갱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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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 린포르 - 알렌 (..JHYZTy7o) 2021. 3. 21. 오후 3:55:21세차게 흔들어 깨운 것도 아닌데 알렌은 마치 한대 맞기라도 한 것 마냥 크게 놀라며 잠에서 깼다. 얼핏 보였던 것은 식은땀이었을까. 스치듯 보았을 뿐인데도 낯빛이 어두워보인다. 아니 창백한건가. 어느 쪽이든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었기에 고개를 돌렸어도 자꾸만 시야에서 아른거렸다. 그녀를 받쳐주느라 무리했나 싶으면서도 누가 받쳐달랬나 하는 반발심이 같이 드니 이거야 원. 분수대 앞에서의 행동이 자꾸 되새김질 되어서 그녀의 기분도 덩달아 바닥으로 떨어져 가고 있었다.
마차의 속도가 점점 줄어들어가는 와중에 옆에서 조심스러운 제안이 들려왔다. 정말 조심히 들려온 그 말은 어쩌면 저런 목소리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 잔뜩 들떠서, 얼굴 한가득 미소를 띄우고 바로 옆에서 속삭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섣부른 오해와 일방적인 행동으로 지금에 이르게 만든 것은 그녀였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수록 무거워져만 가는 마음에 마차가 멈출 때까지 그녀는 대답하지 못 했다.
'어떡하지...'
먼저 내리는 알렌을 보며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다. 이대로 나가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었다. 허나 그 방법은 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짧은 고민 끝에 몸을 일으킨 그녀는 손을 내민 알렌을 보고 다시 멈칫했다. 제발 이 손을 잡고 함께 가보자는, 간절함이 담긴 눈빛이 사포가 되어 그녀의 마음을 끍어내리는 것 같았다. 그 표정을 보고 웃지도, 화내지도 않던 그녀는 조용히 알렌의 손을 잡고 내렸다. 그러나 내린 후엔 당연한 듯이 손을 떼고 하얀 로브를 두르며 말했다.
"저는 저대로 둘러볼테니 그대도 자유롭게 행동하세요."
겨우 꺼낸 말은 차가운 내침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쉬이 따라가기에도 힘든 말이었을거다. 그 말을 하는 동안 그를 돌아보거나 하지도 않았으나 표정으로 말의 진의를 확인하기도 어려웠을거고. 그 말만 하고 로브를 여민 그녀는 훌쩍 앞서서 걷기 시작한다. 조금이라도 뒤를 돌아 그가 따라오는지 멈춰있는지 보지도 않고, 여러 사람이 북적이는 노점 천막들 사이로 섞여들었다.
그저 길을 오가는 사람들로만 꾸려진 곳이라지만 그 규모가 제법 크고 갖춰진 물건도 꽤 다양했다. 복잡한 내부다보니 혹시나 길을 잃지 않게 곳곳에 나가는 방향으로의 표지판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나가야 하는 방향을 기억해둔 뒤 천천히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간이 천막들로 이루어진 노점을 하나둘 구경하고 다녔다. 이 근방에서 구할 수 있는 잡다한 물건들부터 타국의 희귀한 공예품, 드물게는 진귀한 마석까지. 어쩌면 없는 걸 찾는게 빠르지 않을까 싶을만큼 물건의 가짓수가 많다. 뒤는 돌아보지 않은 채 앞과 옆만 보며 걸어가던 그녀는 한순간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는 한 노점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다른 상인들처럼 호객 행위를 하던 젊은 여주인은 멈춰선 그녀를 보고 활기차게 웃으며 반겼다.
"어서와요! 아가씨, 보는 눈이 있으시네! 어디보자, 뭐가 아가씨 눈에 들었을랑가? 응?"
"아, 아뇨. 그냥 잠시 보려고..."
자기도 모르게 멈췄던거라 조금 당황한 그녀가 뒤로 물러나려고 했다. 분명 눈에 드는게 있기는 했지만 이런 분위기 속이다보니 선뜻 말이 안 나와서 말이다. 기분도 기분이었고. 그래서 눈에 든 걸 포기하고 가려는 듯 조급히 몸을 움직이는데 그녀가 보지 못 하는 쪽으로부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짐을 들고 지나가려 하고 있었다. 그대로면 정면으로 부딪혀 넘어지는 건 물론 그들의 짐이 쏟아져 그녀를 해할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제가 쓰는거지만 정말 성가신 여자네요... 린포르... -
371 알렌주 ◆SGoz6QxvHE (ST2PCE9Hls) 2021. 3. 21. 오후 4:03:41아하하, 그래도 화가 나면 그럴 수 있지.. 힘내라, 알렌!! 😁 좋은 일요일이야, 린포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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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7yDsiJlG7I) 2021. 3. 21. 오후 4:18:28아마도 내릴 때까지는 괜찮았을지도 모르겠다. 손을 잡고 마차에서 내리는 린포르의 모습에, 알렌은 조금이나마 희망을 품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한가지 불안한 점은 그 표정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 표정이었겠지. 린포르의 손에 의지해 마차에서 내린 린포르가 하얀 로브를 두르며 손을 떼어내자 다시금 알렌은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왠지 몸에서 힘이 빠져버리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두근거렸다. 그리고 그 현상의 원인은 곧바로 그의 눈 앞에 펼쳐졌다.
“....알겠습니다.....”
린포르의 말을 들은 알렌은 무어라 말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거리다 입을 꾹 다문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말을 고르지 못해 그저 알았다는 짧은 대답만을 돌려주지 못했다. 어지러워서 한순간 마차에 손을 뻗어 몸을 지탱한다. 뛰거나 한 것도 아닌데 숨이 가빠오는 것을 알렌은 어떻게든 진정시키려 했다. 그러나 린포르는 자기가 갈 길이 정해진 것마냥 걷기 시작했고, 알렌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로브를 푹 눌러쓰곤 조용히 그 뒤를 쫓는다. 애초에 그녀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가 할 일이 있을 리가 없었다. 애초에 지금은 그녀의 일 말고는 관심조차 가지 않았으니까.
알렌은 조용히 린포르의 뒤를, 거리를 두고 따라가기 시작했다. 옆에 있으면 화를 낼테니까, 그저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것으로 호위를 이어갈 생각인 듯 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알렌의 얼굴은 어둡기 그지 없었지만. 린포르가 구경을 하다 멈춰서면,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알렌은 이내 장신구 가게 앞에 멈춰서더니, 무언가를 발견한 듯 그것에 시선을 빼앗긴다. 잠시 고민을 하듯 그것을 바라보던 그는 주인에게 가격을 물어보더니 망설임 없이 품에서 돈을 꺼내 그것을 구입했다. 타이밍 좋게 린포르는 구경하던 것을 마무리 하고 다시 나아가기 시작했고 알렌은 그 뒤를 여전히 묵묵히 쫓아갔다.
“ 읏...! ”
별다를 것 없이 걸어다니며 구경을 하던 린포르가 호객꾼에게 멈춰선 것을 그저 바라보던 알렌은 당황한 그녀가 조급히 몸을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한무리의 사람들이 그런 그녀 쪽으로 무거워 보이는 짐을 들고 지나가려고 했고, 아마도 린포르는 그것을 보지 못한 듯,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알렌은 재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저대로 무거운 물건들이 그녀에게 쏟아지면 다칠 것이 불보듯 뻔했다. 호위로서, 아니 그녀에게 마음이 있는 자로서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었다. 그녀와 짐을 지고 가던 무리가 부딪치기 직전 그녀의 근처에 도착한 그는 이내 몸이 부딪쳐 쏟아져내리는 짐 아래로 린포르를 감싸안으며 뛰어들었다.
무거운 짐들이 알렌의 뒤통수와 등으로 쏟아져내린다. 하나하나 쏟아져내려 그를 강타할 때마다, 윽하는 소리가 입술 사이에서 새어나왔지만 알렌은 끝까지 린포르를 감싼 체 움직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곤 놀라서 달려온 젊은 여주인과 짐꾼들이 다급히 둘에게 쏟아진 짐을 치워내며 괜찮냐는 듯 물어왔지만, 알렌은 통증 같은 것은 무시한 체 자신이 감싸안은 린포르부터 살피기 시작했다.
“ 린포르..! 다친 곳은 없어요..? 짐에 맞지는 않았어요? 예?! ”
자신이 쏟아지는 짐을 몸으로 다 받아냈으면서도, 혹시나 자신이 지키지 못했을까 걱정스럽게 린포르를 바라보는 알렌이었다.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그의 몸으로 받아낼만한 짐들이었으니 그도 그리 많이 다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것을 지금 아는 것은 오로지 그 자신 뿐이겠지만. 알렌은 일단 린포르는 자기가 신경을 쓸테니 짐이나 치우라는 듯 손짓을 하고는 다시 걱정스럽게 린포르를 바라본다.
“ ... 제가 좀 더 빨리 달려왔어야 하는데.. ”
그보다 더 빠를 수 없었을텐데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걱정스런 목소리를 흘리는 알렌이었다. -
373 린포르주 (..JHYZTy7o) 2021. 3. 21. 오후 4:31:38알렌주도 좋은 일요일 오후에요. 오늘도 날이 맑아서 좋네요. 😊 그나저나 요령좋게 막아주지 않을까 했는데 왠 대참사가..?! 알렌아 내가 미안해.... 😭 네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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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 알렌주 ◆SGoz6QxvHE (7yDsiJlG7I) 2021. 3. 21. 오후 4:33:38그러게, 날이 평소보단 조금 추운 것 빼면 맑아서 좋은 것 같아 😊 뭐, 그래도 엄청 다치거나 할 것 같진 않았거든~ 사람이 들고 다닐 정도면 엄청 무거운 것도 아닐거구~ 😁 린포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 이거야~!! 라고 알렌이 전해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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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린포르주 (..JHYZTy7o) 2021. 3. 21. 오후 5:21:00바람이 엄청 불기는 하죠. 여긴 산 근처라 그런가 무슨 폭풍 같아서. 😖 알렌 맘씨가 너무 이뻐서 뭐라도 해주지 않으면 안되겠는걸요. 일단은... 날아간 작업물부터 복구하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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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알렌주 (yen1ia9Wz2) 2021. 3. 21. 오후 5:22:45맞아, 바람 엄청 불더라.. 좀 걸으려고 강가에 갔다가 어우..😂 어... 작업물이 날아가다니... 어째.. 🥺 나는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으니까 린포르주는 복구 먼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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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 알렌주 ◆SGoz6QxvHE (r0vUZO.0Ts) 2021. 3. 21. 오후 7:45:31얍 올려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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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린포르 - 알렌 (..JHYZTy7o) 2021. 3. 21. 오후 8:01:04급히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몸을 돌린 순간, 투욱 하고 부딪히는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곧이어 들려오는 어어어, 하는 당황에 찬 목소리, 그녀를 감싸는 누군가와 뭔가가 떨어지는 와르르 소리. 그 모든 것은 한순간이었다. 갑자기 감싸여져 눈을 감았던 그녀가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뜨자 떨어진 짐들 사이로 그녀를 감싼 알렌이 눈앞에 보였다.
"알렌..."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잠시 멍해져 있으니 그가 재차 중얼거렸다. 그가 더 빨리 왔어야 했다는 걱정 어린 말이었다. 가만히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자 알렌의 뒤와 옆으로 쏟아진 짐들이 보인다. 그가 막지 않았으면 그녀가 온전히 뒤집어 썼을 그 사단을 몸으로 다 막아내고선 더 빨리 오지 못해 시무룩해 하다니. 맞는 건 그가 다 맞아놓고 그녀 걱정이 먼저라니. 모질게 대했던 것이 더 미안해지면서도 그에 대한 고마움에 몸을 돌려 그의 품에 폭 안겨드는 그녀였다.
"알렌이 다 맞았으면서 누구 걱정을 하는 거에요. 이러면 제가 걱정을 하는게 맞는데. 왜 이렇게 무모해요. 다치면 어쩌려고..."
짐이 그렇게 무겁거나 모난게 없어서 망정이었지, 하나라도 그런게 있으면 크게 다칠 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부터 챙기는 그가 고마우면서도 미안하고 걱정도 되었다. 그런 투정이 섞인 소리를 조금 하고 있으니 얼추 짐을 정리한 행인들이 다시금 괜찮냐고 물어온다. 이번엔 그녀가 고개를 들어 그들을 보고 괜찮다고 말한 뒤 사과했다. 어찌되었건 제대로 주변을 보지 않은 그녀의 잘못도 있었으니까. 공손히 사과를 하고, 그들의 짐정리를 잠깐 도운 후 로브를 정돈한 그녀가 알렌을 돌아보았다.
"눈에 띄는 상처는 없어보이지만 혹시 모르니까 한번 살펴보기로 해요. 여기는 너무 복잡하니까, 저쪽으로 나가서."
가까운 출구를 가리키며 말하고 그의 손을 잡는다. 잡아달라고 내밀거나 그가 내밀어주길 기다리지 않고 그녀가 먼저 손을 잡고서 그대로 팔도 꼭 감싸 안는다. 이래야 인파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을거라고, 조금은 기운이 돌아온 목소리로 말했다.
"한번 보고, 같이 뭐라도 먹어요. 식사 시간이기도 하니까. ...그래줄거죠?"
알렌이 그녀의 제안을 거절할 리는 없지만 만약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그의 옆에서 그를 올려다보며 말한 그녀는 시선이 마주쳤을 때 살며시 미소를 지우며 기분이 다 풀렸음을 보여주었다. 그 미소에 작은 미안함도 담으면서. 그리고 그가 거절하지 않고 수락해준다면 잠시 떨어져 다닌게 아쉽지 않을만큼 꼬옥 붙어서 천천히 출구 쪽으로 향했을 것이다. -
379 알렌주 (8gE6ELx1gk) 2021. 3. 21. 오후 8:06:50어서와 린포르주 🥰 어떻게 복구하던건 잘 해결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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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린포르 - 알렌 (..JHYZTy7o) 2021. 3. 21. 오후 8:21:12복구... 안되서 그냥 처음부터 다시 했어요. 포기하니까 편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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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 알렌주 ◆SGoz6QxvHE (eRiqAZ5qlE) 2021. 3. 21. 오후 8:23:00아이고야.... 진짜 고생했겠다...😥 (안아주기) 일상 돌리고 그러면서 푹 쉬자.. 일요일에 진짜 고생했어, 린포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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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mv63521VZ.) 2021. 3. 21. 오후 8:29:36알렌은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짐들이 위험한 것들은 아니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을 때, 품 안에 느껴지는 온기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뜬다. 그건 바로 감싸안았던 린포르의 온기였고, 알렌은 그것을 머뭇거리다 망설임을 떨쳐버리고 그대로 끌어안았다. 기분 좋은 린포르의 향기가 다시 코 끝을 감도는 것을 느끼며, 방금전까지의 고뇌나 걱정 같은 것들이 모조리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 그치만, 저는 린포르를 지킨다고 약속했잖아요. 남자로서, 그리고 기사로서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
투정이 담긴 목소리로 왜 그랬냐는 듯 물어오는 린포르에게, 그는 그저 태연하게 답을 돌려줄 수 밖에 없었다. 위험한 곳이 있었고, 그곳에 린포르가 있었다. 그것 하나면 알렌이 몸을 움직일 타당한 이유가 되었으니, 그가 뛰어든 것은 분명 이상할 일이 아니었다. 괜찮냐고 물어오는 행인들에게 린포르와 함께 괜찮다고 말하곤, 같이 사과를 한다. 어찌됐든 그들의 일을 방해한 셈이 되었으니, 아쉽지만 잠시 품에서 그녀를 놓아주곤 짐정리를 돕는 알렌이었다.
“ 괜찮은데... ”
그 시간에 당신을 더 구경시켜주고 싶어요, 라는 말은 차마 뱉지 못하고, 그녀의 손에 이끌려 출구로 향한 알렌은 이어진 린포르의 말에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거절할 이유 따윈 없었다. 자신은 언제나 린포르를 보고, 따라서 걷고 있었으니까. 화가 다 풀린 것인지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이는 린포르를 바라보며, 알렌은 여기까지 오는 동안의 걱정과 고뇌, 슬픔, 이런 것들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이 대책 없을 정도로, 눈 앞의 여성에게 빠져버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알렌이었다.
“ ... 자, 봐요. 정말 아무렇지 않죠..? ”
출구 근처라 그런지 사람이 얼마 다니지 않는 곳에서도, 높게 쌓여진 물건 뒤로 둘이서 몸을 숨긴 알렌은 조심스럽게 물건이 쏟아진 부분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대부분 머리나 등으로 떨어졌기에, 머리를 보여줘서 이상이 없음을 보여주곤, 로브를 살짝 벌린 후에 지난번의 부상의 흔적이 남아 흉터가 되어가는 것만 보일 뿐이었다. 무게만 어느정도 나갈 뿐, 다행히 찍히거나 할 부분은 없었기에 멀쩡할 수 있었던 알렌이었다. 그러면서도 새삼스럽게 이젠 맨몸도 아무렇게 보여줄 수 있는 사이가 된 것이 오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 그러니까, 린포르는 걱정할 것 하나도 없이 즐겁게 휴양을 즐기면 된답니다. 기왕 휴양을 나온 것인데, 걱정하고 그러면 시간이 아쉽잖아요. ”
린포르의 두손을 꼬옥 잡아주며 자신 걱정하지 말고 즐겁게 저 안에 돌아가서 구경을 마저 하고, 식사를 하자는 듯, 알렌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린포르의 손을 부드럽게 매만져주었다. 자신은 린포르의 즐거워 하는 모습, 편안하게 쉬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는 듯 한없이 따스한 시선이었다. 그녀가 방금전까지 얼마나 냉담했고, 차가웠는지 그런 것은 상관이 없다는 듯, 그저 린포르에 대한 따뜻한 마음만 느껴질 뿐이었다.
“ 맞다, 아까 전에 마지막에 들른 노점에서 뭔가 마음에 들던 것이 있던 것 같던데.. 아니에요? 왠지 다른 곳은 금방금방 지나가던데... 그 부분은 좀 오래 머물렀던 것 같아서.. 그, 뒷걸음질 칠때도 싫다기 보단 당황한 것 같았고.. ”
그녀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는 것을 밝히는 셈이 됐지만, 아무튼 아까 그녀의 마음에 들었던 것이 있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이는지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간다.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제대로 짚어보고 넘어ㅏ야 아쉽지 않을테니까.
“ 어때요.. 다시 한번 보러 가볼래요?” -
383 알렌주 ◆SGoz6QxvHE (cbuRXoj05M) 2021. 3. 21. 오후 10:00:26알렌 픽크루를 만들까 하다가 주기가 짧아진 것 같아 참기로 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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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린포르 - 알렌 (..JHYZTy7o) 2021. 3. 21. 오후 10:41:11그녀의 투정에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이 지키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는 알렌을 보며 그녀는 기쁘기도 했지만 조금은 걱정도 들었다. 한결같은 모습은 분명 장점이지만 그것이 맹목으로 바뀌는 순간 단점으로 변해버린다. 휴양도시에 도착하기 전에 한번 대화를 해야겠다 생각하며 그와 함께 북적이는 인파를 벗어났다. 두 사람이 나온 곳은 그곳 상인들이 큰 짐들을 쌓아놓는 곳으로 몸을 숨기고 서로의 모습을 살피기엔 충분했다.
"....괜찮아보이긴 하네요. 그래도 나중에 아파지면 꼭 얘기하기에요?"
짐 뒤에 숨어 그의 로브 속을 살피고 있으니 조금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상처를 살펴보기 위해서였으니까.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탄탄히 다져진 그의 몸을 보면 뺨이 붉어질 것만 같다. 이 몸으로 그녀를 감싸안을 때나 그렇고 그런 때를 생각하면 말이다. 애써 생각을 돌리며 흠흠, 작게 헛기침을 한 그녀는 손을 꼭 잡아주는 알렌을 보고 살짝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알렌도 제가 걱정 안 하게 좀 해줘요. 지금이야 안 다쳤지만.. 앞으로 같은 일만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알렌이 다치면 저도 걱정된다구요."
그녀가 차게 대했던 건 다 잊은 듯 다정하고 환하게 웃어주는 그에게 짤막히 말하곤 지금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한다. 지금 진지하게 대화를 하기엔 시간이 부족했고 슬슬 배도 고프기 시작했으니까. 잡은 손을 당겨 잠시 뺨에 대고 있던 그녀는 좀전의 노점 얘기에 아, 하고 뒤늦게 떠올렸다. 그거 말이지...
"마음에 들었다기보다, 좀 특이한게 있어서 잠시 본 거에요. 급할거 없으니까 식사부터 하고 천천히 둘러봐요. 아, 그 전에.."
고개를 작게 저으며 바로 갈 필요 없다고 말하고 뺨에 댄 손을 내린다. 그리고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보는 눈이 있나 없나 보곤, 얼른 발돋움을 해서 알렌의 입술에 가벼운 입맞춤을 해준다. 닿았다 떨어지는 소리가 선명히 나는 입맞춤은 장난스러우면서도 결코 장난으로 느껴지진 않았으리라. 알렌이 재차 손을 뻗기 전에 얼른 그의 손을 잡고 노점들 쪽으로 이끌며 그녀가 말했다.
"저 지키느라 고생하는 수습 기사님에게 주는 상이에요. 이 이상은 나중에 더 잘하면 줄테니까, 어서 배부터 채우러 가요. 알렌."
녹빛이 푸르른 들판을 사뿐사뿐 걸어가며 알렌을 향해 생긋 웃는 그녀의 모습이 그에겐 어떻게 비췄을까. 적어도 그녀에게 알렌은 둘도 없는 사람임엔 틀림없었다. 흐르듯이 긴 붉은 머리칼을 찰랑이며 돌아선 그녀는 제 손보다 큰 알렌의 손을 깍지 끼워 잡고 갖가지 음식들을 파는 노점들 쪽으로 이끌어갔다. 가까워질수록 온갖 향료와 음식들의 냄새가 코를 자극해 가는 걸음이 더 빨라지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밥 먹고 잠시 늘어졌더니 시간이... -
385 알렌주 ◆SGoz6QxvHE (U0PsQZPvVw) 2021. 3. 21. 오후 10:47:09맛있는거 먹고 왔어??? 😋 잘 먹고 잘 쉬고 왔으면 시간 정도야... 애초에 린포르주는 매일매일 와주니까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는걸 😊 린포르는 귀엽다. 오늘도,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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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린포르주 (..JHYZTy7o) 2021. 3. 21. 오후 10:54:27냉동실에 돈가스 딱 한장 남았길래 그거 구워서 밥먹었어요. 아까 날린게 생각이 나다말다 하니까 밥이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긴 했는데. 멘탈이 후들후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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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알렌주 ◆SGoz6QxvHE (L6irPr76gs) 2021. 3. 21. 오후 10:56:55아이고, 린포르주... 😂 일단 돈가스는 맛있었겠다. 잘했어. 멘탈도 얼른 붙잡아야 할텐데. 일단 일상으로 기분을 좋게 해줘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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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 린포르주 (..JHYZTy7o) 2021. 3. 21. 오후 11:11:29알렌주랑 노닥노닥 하다보면 괜찮아질 거에요. (간만에 늘어진 찰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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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bIqFvLa78M) 2021. 3. 21. 오후 11:12:02“ 네, 바로 이야기 할게요. 호위가 아프기라도 하면 큰일이기도 하고... 걱정..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요. ”
알렌은 로브 속에서 자신의 몸을 매만지며 살펴보던 린포르의 말에, 명심하고 또 명심하겠다는 듯 망설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왕이면 그녀를 속이거나 하고 싶지 않았기에, 되도록 어지간한 사실은 그녀에게 솔직하게 전달할 생각이었으니까. 그러다 갑자기 헛기침을 하는 린포르를 의아하게 바라보던 그였지만, 일단은 이어진 불만스런 표정을 보고 난 순간 그 궁금증은 쏙 사라지고 움찔하는 소심한 모습만 남았다. 화를 내는 린포르가 무섭긴 했던 모양이었다.
“ ...이 부분에 대해선, 린포르도 만약 제가 위험에 쳐했다면, 분명 움직였을거라고 생각한다는 변명을 살며시 해보겠습니다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에요. 생각도 하기 전에 몸이 움직이는거니까. ”
알렌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은 체, 걱정 섞인 잔소리를 하는 린포르에게 이건 자연스러운 행동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던지곤 슬쩍 눈을 피해버린다. 하지만, 분명 다음에도 린포르가 위험해진다면,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질 것이다. 그게 그녀와 한 약속이고, 남자로서 마음을 준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다름없었다. 그저 바라만 보다가 다치게 된다면, 그것만큼 좌절감을 주는 것도 없으니까. 아무튼 그런 것은 뒤로 하고, 눈 앞에 서있던 린포르가 자연스레 자신의 손을 린포르의 뺨으로 가져가는 것을 바라보며 흐뭇한 눈을 하던 알렌은 이내 이어진 린포르의 입맞춤에 멍해지는 것은 덤이었다.
“ ...네...! 제, 제대로 배를 채우죠, 린포르...! ”
알렌은 생긋 웃으며 자신의 손을 이끌고 가는 붉은 머리의 미인을 향해 힘찬 대답을 던지며 그 뒤를 따라간다. 그녀와 맞잡은 손은 서로 힘을 넣어 어떻게 해도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단단하게 묶였고, 알렌은 그 손이 참으로 따뜻하다는 것을 느꼈다. 절대로 이 온기를 잃지 않고 지켜나가고 싶었다. 온갖 향료와 음식들의 냄새가 감도는 와중에도 알렌은 눈 앞에서 머릿결 좋은 린포르의 붉은색 머리카락이 흔들리는 것만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바로 알렌의 가장 소중한 보석이었으니까.
“ 린포르, 여긴 이게 유명할거에요. 이걸로 오늘 점심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린포르와 사이좋게 손을 잡고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던 알렌은 무언가 냄새를 맡은 것인지 린포르를 멈춰세우며 한 노점을 가르켰다. 이 노점은 꽤나 오랫동안 이곳에 머무는지, 주인의 뒤쪽에는 어느정도 크기의 화덕이 있었고, 그 안에는 동그란 빵위에 여러 가지 야채와 고기가 올려져 있는 것이 익어가고 있었다. 고소하면서도 맛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향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 이게 그러니까 ‘피자’라고 하는 음식인데, 여기부터 저희가 가려는 휴양도시까지 꽤나 오래 이어진 음식이거든요. 들어보셨을지도 모르지만, 이곳 사람들은 이걸 자주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바다 근처에 있는 가게에선 해산물도 올려서 먹는다고 하구요. 둘이서 가볍게 배를 채우려면 저게 좋을 것 같은데.. 같이 먹어요, 우리. ”
가게 뒤에서 조용히 먹을 수도 있다네요, 노점에 붙어있는 간판을 확인한 알렌은 린포르의 손을 이끌어 그곳으로 인도한다. 왠지 반쯤은 선택지를 주지 않고 끌고 온 것 같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몇 안되는 맛 좋은 음식 중 하나였기에, 이 기회에 린포르와도 함께 즐기고 싶었던 알렌이었다. 알렌은 두사람 몫을 주문하곤 가게 뒤쪽으로 가서 꽤나 그럴 듯하게 마련된 테이블과 의자로 향한다. 린포르가 앉을 자리는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한번 더 닦아주곤 린포르를 앉힌 알렌은 반대편에 앉을지 말지 고민을 하다, 린포르를 볼 수 있는 반대편을 포기하곤, 붙어있을 수 있는 린포르의 옆으로 의자를 끌고와 앉는다.
“... 그리고 아침의 일은 역시 미안해요. 괜한 마음이 들게 한 것도 역시 제 잘못이었어요. 쓸데없이 말을 거는 건, 깔끔하게 끊어냈어야 하는데. ”
린포르의 손을 살며시 입가로 가져가 손등에 입을 맞춰준 알렌이 미안했다는 듯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간다. 화가 난 것이 린포르의 잘못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탓이었다고 말해주고 싶은 듯 했다. 그녀도 자신만큼 서툴다는 것을 알기에, 괜한 죄책감 같은 것을 품지 않게 해주려는 것이기도 했다. 그것이 온전히 린포르에게도 느껴졌을지 모르지만. -
390 알렌주 ◆SGoz6QxvHE (bIqFvLa78M) 2021. 3. 21. 오후 11:12:43린포르주랑 노닥거릴 준비는 만반이니까 걱정말라구! 😎 후후.. 오늘도 새벽까지 열심히 달리다 잘자라는 인사도 할 예정이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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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 린포르 - 알렌 (..JHYZTy7o) 2021. 3. 21. 오후 11:52:27다시금 이어진 손은 그녀가 잡는 힘만이 아니라 그의 힘까지 더해져 단단하게 서로를 붙잡았다. 이 손만 놓치지 않는다면 어디까지고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동안 줄곧 혼자서도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버텨왔었는데, 곁을 지켜주겠다는 사람이 생기자 자꾸만 기대고 싶어지는게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구나 싶었다. 인파 사이에서 그녀를 챙기며 나아가는 그를 보니 그런 생각이 좀더 선명해졌다.
"그래요? 수도에서도 본 적 없는 거긴 한데...?"
여러 노점들을 지나며 점심으로 뭘 할까 하는데 그녀보다 알렌이 먼저 메뉴를 골라서 얘기했다. 그녀도 그가 가리킨 쪽을 보고 그게 뭔지 알았다. 피자, 라는 그 음식은 화덕에서 구워지는게 맛있어 보이긴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녀를 데려가는 알렌 때문에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고민했어도 먹는다고 했겠지만.
그를 따라 노점 뒤로 가서, 그곳에 있던 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매너있게 그녀가 앉을 자리를 손수건으로 정리하는 모습에 그만 피식 웃고 말았지만. 옆으로 의자를 끌고 온 알렌에게 살짝 기댄 그녀는 손등에 입맞추는 그를 보며 조곤히 이야기했다,
"알렌이 잘못했다면 제대로 말을 들어주지 않은 저도 잘못한걸요. 미안해요. 머리로는 그대의 잘못이 아닌 걸 알면서 욱하는 마음에 화를 내고 말았어요. 잠깐이지만 마음 고생 시켜서 미안해요."
겨우 제대로 사과를 하고나자 마음 속 깊은 곳에 보이지 않던 응어리가 소리없이 사라짐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사과를 하고 난 후의 그녀의 얼굴은 매우 편안했을 것이다. 그가 걱정할만큼 과도한 죄책감은 보이지 않고, 그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를 띄울 뿐이었겠지. 세상 누구보다 다정한 그녀의 연인에게만 보여주는 그 미소 말이다. 웃으며 그를 바라보다가 그의 어깨에 기대어 말했다.
"부단장한테 누굴 보냈는지 말을 못 들어서, 분수대 앞에 그대가 있는 걸 보고 사실 기뻤었어요. 제가 수습인 그대를 지명하면 기사단 내에 어떤 말이 돌지 모르니까 못 했거든요. 그래서 더 기뻤는데, 그대 주변에 있는 여자들을 보니까 순간적으로 속에서 화가 치밀어올랐어요. 한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릭이 사교회에서 뭇 여성들에 둘러싸여 하하호호 떠드는 걸 봐도 그런 기분이 든 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알렌이 있으면 감정이 흔들렸다. 어쩌면 그 훈련장에서 마주쳤던 그 날부터 말이다. 처음엔 왜 그런지 몰랐지만 이제는 알 것도 같다며 작은 한숨을 폭 내쉰 그녀는 어색한 듯 중얼거렸다.
"이 정도 감정도 추스리지 못 하는 걸 보면 저도 아직 멀었네요. 무예만 신경쓸게 아니라 정신 수련도 해야할까봐요. 아, 그럼 알렌 볼 시간이 좀 줄어들지도 모르는데, 괜찮으려나요?"
앙증맞은 농담을 곁들이고 재밌다는 듯 소리죽여 웃는다. 말이야 이렇게 하지만 정말 알렌 볼 시간을 줄여가면서 뭘 할 생각은 없었다. 해도 다른 시간을 줄이겠지. 그렇게 다정히 대화하고 있으니 슬슬 주문한 음식이 나올 때도 되지 않았나 싶었다.
//연애초심자의 흔한 고민이려나요? 🤭 -
392 알렌주 (KVNp8UzEcs) 2021. 3. 21. 오후 11:58:27아무래도 연애 초보 두사람이니까 말이야 😁 둘 다 노력하면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지. 지금도 둘 다 성장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 꽁냥꽁냥 아이 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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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전 12:00:43꽁냥꽁냥 좋아요. 힐링돼... 🥰 뭐 이번 일상에서 꽁냥만 하진 않을거지만요. 어, 이미 한판 하긴 했지만?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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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 알렌주 (Aunk..E9ZM) 2021. 3. 22. 오전 12:06:05맞아! 진짜 힐링된다..🥰 계속 꽁냥거리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시작하자마자 하나 터트렸으니 좀 즐겨도 괜찮겠지. 😁 둘 다 어떻게든 둘이 즐기고 싶어 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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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 알렌 - 린포르 (Aunk..E9ZM) 2021. 3. 22. 오전 12:23:49결국 그녀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서툰 것이었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녀가 단장이라곤 하지만, 결국 알렌보다도 몇년이나 어린 사람이었고, 단장이 되는 과정에서 이런 연애 경험 같은 것이 있을리가 만무하다는 것을 이제서야 새삼스럽게 떠올리고 마는 것이다. 린포르는 언제나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단장으로서, 기사로서 버티려고 했을테니까 , 이번에도 그러려던 결과겠지.
" 괜찮아요. 화가 나면 그럴 수도 있죠. 그래도 다음부터는 뭐 때문에 화가 났는지, 그래서 어떻게 했으면 하는지 저한테는 망설이지 말고 말해주세요. 적어도 저만큼은 린포르에게 그런 것을 숨김 없이 표현할 수 있는 편한 존재가 되어주고 싶어요. "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것. 자신에게는 솔직하게 서운하거나 화가 나는 것을 숨기지 말고, 참지 말고 편하게 말해줬으면 하는 것은 그녀에게 좀 더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은 알렌의 욕심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 속에 쌓아둔 것을 털어내곤 자신의 어깨에 아리따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기대어오는 린포르를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팔을 들어 린포르의 어깨를 감싸안아 자신의 품에 기대게 만들었다. 린포르의 은은한 향기가 코 끝에 감돌기 시작하자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알렌은 느낄 수 있었다.
" ... 왠지 그런 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왠지 린포르가 릭씨와 가까이 있거나, 릭씨가 린포르에게 손을 대거나 하면.. 솔직히 말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우습죠, 두사람이 어린시절부터 아는 사이라는 것을 아는데도.. 그러는게 싫었거든요. 몇번이고 눈 앞에서 보는 동안 말이에요. 그러니까 린포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요. "
어색하게 중얼거리는 린포르의 말에, 알렌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어떤 감정인지 알 것 같다는 듯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조금 망설이는 듯 하더니 숨겨두는 것은 아니다 싶었는지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간다. 자신도 린포르에게 손을 대는 사람, 가까이 달라붙는 사람을 보면 린포르처럼 화가 난다고 말했다. 결국 두사람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더이상 의심하는 것이 헛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 .. 절대로 안 괜찮아요. 린포르를 못 보는 것보단 차라리 투정을 부리는 린포르를 받아주는게 좋아요. 린포르가 마냥 그렇게 굴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절 보는 시간을 줄이지 말아주세요. 솔직히 말하면... 수도에서의 시간은 너무나도 부족하다고 생각할 정도에요. "
린포르의 앙증 맞은 농담에 눈이 커진 알렌이 다급하게 고개를 저으며 그것만은 참아달라는 듯 말했다. 안그래도 린포르의 얼굴을 보는 것마저 힘든데, 거기서 더 줄어든다니 알렌은 그러면 정말 참기 힘들 것만 같았다. 날이 가면 갈수록 커져가는 마음을, 짧아질 만남의 시간으로 버텨낼 자신이 없었으니까. 알렌이 그것만은 참아달라는 듯 린포르의 손을 꼬옥 잡았을 즈음, 주인이 먹기 좋게 잘라놓은 피자와 그릇 두개, 식기도구를 들고 두사람에게 다가온다.
딱히 두사람에겐 관심이 없는지 준비한 것을 내려놓은 사장은 그대로 자신의 일을 하러 돌아갔고, 알렌은 아무튼 시간을 줄이는 것은 절대로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듯 바라보다 린포르가 먹기 좋게 한조각을 도구로 집어들어 그릇에 올려준다.
" ... 먹는 법은 여기 나이프랑 포크로 먹기 좋게 잘라 먹던가, 아니면 여기 빵부분을 손으로 살짝 집어든 다음 먹으면 된답니다. 맛있게 먹어요, 린포르. 든든하게 먹어야 구경도 하고, 앞으로의 여정도 버틸테니까요. "
일단 만남의 시간을 줄이면 안된다는 이야기는 집어넣어둔 알렌이 린포르에게 피자를 먹는 법을 알려주곤, 편한 방법으로 먹으라고 하곤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부디 린포르에게 소개한 것을 후회하지 않게 그녀의 입맛에 맡길 바라며 조심스럽게 살펴본다. 아마도 린포르가 어떤 방법으로든 맛을 보기 시작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손을 뻗어 뺨을 부드럽게 만져주며 입을 열었을 것이다.
" 어때요, 입맛에는 맞나요? 수도의 고급 요리에는 비할 바가 안 되겠지만... "
입맛에 맞지 않으면 그녀가 먹을 수 있는 것을 금방이라도 구해올 생각인지, 숨김 없이 말해달라는 듯, 다정하게 눈을 마주한 체 린포르를 바라보는 알렌이었다.
" 입맛에 안 맞더라도 저때문에 억지로 먹거나 하면 안돼요. 정 뭐하면 제가 다른 음식이라도 사올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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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전 12:31:13그렇다. 린포르는 알렌보다 연하였던 것이다. 알렌이 하도 받들어준다? 고 해야하나, 그러니까 저도 가끔 깜빡한다니까요. 😆 나이 하니까 처음 설정 짤 때가 생각났는데. 그 때 알렌주가 원했던 흐름대로 잘 흘러가고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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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 알렌주 (8M98AUQP3c) 2021. 3. 22. 오전 12:33:24아무래도 나이 이전에 두사람에겐 계급과 신분이 있으니까 말이지 😊 응응, 나는 좋게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해. 종종 알렌이 연상으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고.. 종종 린포르가 오히려 어른스러운 모습을.. 아니 대부분인가? 아무튼 난 즐거워! 😁 린포르주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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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전 12:44:42음... 그렇군요. 슬슬 연하로서의 모습도 보여줘야할거 같은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 저도 물론 정말 즐겁고 마음에 드는 흐름이에요. 일상 소재도 끊임없이 나오고 잡담도 너무 재밌고 하니까요. 전 지금이 정말 만족스러운데 알렌주는 어떨까 싶더라구요. 걱정보다는 궁금했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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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 알렌주 (E/8Qvjs64g) 2021. 3. 22. 오전 12:47:43연하의 모습이라..축제에서의 모습이랑 비슷하려나? 알렌 앞에선 종종 단장으로서의 모습은 내려놓는 것도 좋을 것 같긴 한데 🥰 그렇다면 다행이야. 나도 만족, 만족, 대만족이야. 사실 이렇게 좋을 수 있나 싶어. 답레를 적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오는 일상은 진짜 린포르주랑은 엄청 많은 것 같아. 😘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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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전 1:00:43아직은 내려놓기가 어색하죠. 일 관련해서 같이 있는 경우가 더많기도 하니까. 앞으로 차차 나아질 거에요. 🤗 알렌주의 대답을 보니 제 만족도도 올라가서 기분이 더 좋아지네요. 더 잘해야지. 응. 저도 알렌의 이런저런 모습들 기대하고 있으니까 서로 열심히 예쁘게 이어가봐요. 🥰 제 답레에도 넣은 것처럼 이번 일상에선 같이 마물 잡는거 해보려고 하는데 알렌주 의견은 어때요? 별로다 싶으면 그냥 잡았다고만 하고 넘겨도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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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 알렌주 (/JTxqHbpXI) 2021. 3. 22. 오전 1:03:42단번에 내려놓으라곤 못하지~ 그건 당연한 부분이라 나도 차차 변해가는 모습이 보고 싶은거야! 😊 응응, 예쁘게 우리 스레를 가꿔나가고 채워나가자. 풀어낼 이야기는 너무너무 많으니까 말이야. 😁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부담 갖지 말구 말해주고. 담아두고 지나가면 난 더욱 악화된다구 생각하니까.. 😂 좋아좋아. 둘이서 팀워크도 맞추고, 같이 그러면 좀 더 끈뜬해지고 그러지 않겠어? 난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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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전 1:22:58알렌주는 정말... 최고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네요.... 저 진짜 열심히 할게요. 알렌주가 실망하지 않게. 😚 알렌주도 찬성했으니 둘이 오붓한(?) 마물 사냥 진행하면 되겠네요. 호호. 사실 이걸 떠올린게 아까 했던 질문이랑 관련있어요. 처음 제가 올렸던 설정이 스폰해주고 스폰받는 관계였잖아요? 그래서 알렌주의 제안으로 기사단장과 기사단원이 된 거고. 근데 여태 돌렸던 일상 중에 딱히 린포르가 알렌을 성장시켜주는 모먼트가 없었던거 같아서... 이렇게 직접적으로 가르쳐 준다거나 하는거요. 응. 그래서 휴가를 빙자한 개인지도를 해주기로 한 거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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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알렌주 (PsiVF/HMZg) 2021. 3. 22. 오전 1:27:45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린포르주가 즐기는 것도 중요해. 알고 있지? 😘 아, 확실히 그런 모먼트로 구하긴 했었지. 사실 지금은 초반이라 그런 모먼트가 안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거든. 어느정도 연결고리가 생겨야 돌봐주기도 하고 밀어주기도 하는 법이니까. 두사람은 이제야 제대로 연결고리도 생겼으니까 확실히 조금씩 그런 모먼트를 넣어도 괜찮을 것 같아. 말그대로 두사람에게 개연성이 생긴거니까. 이제 조금씩 넣어보기로 하자 😊 그러다가 틈틈히 꽁냥대기도 하고.. 😁 둘이 비밀 장소를 만드는 것도 보고 싶고 그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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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전 1:36:06물론 즐기는 건 기본이니까 걱정마시라. 😉 아하, 저랑 반대였었군요. 저는 시작을 사제지간처럼 지내다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구도를 생각했었거든요. 현실은 정 반대지만 이게 더 좋아요. 매우 만족, 또 만족이에요. 그러니 이제부터 잘 해보... 응...? 비밀장소...? 알렌주의 흑심이 보인다... 남들 몰래 꽁냥 모먼트를 꾸미는 흑심이..! 😆 그 흑심 잘 접수했답니다. 물 오른 김에 더 떠들고 싶지만 시간이 꽤 지났네요. 내일은 월요일이기도 하니 오늘은 이쯤 하는 걸로. 밤공기가 꽤 차니까 잘 때 이불 걷어차지말구요. 일어났는데 이불로 김밥말이 되어있으면 그거 제가 한거, 라는 건 농담이에요. 히히. 😁 아무튼 오늘밤도 잘 자요. 알렌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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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알렌주 (PsiVF/HMZg) 2021. 3. 22. 오전 1:40:13내 흑심을 알아버린 린포르주..흑심체험형에 처한다! 😘 아하! 우리 둘이 처음에 구상했던게 살짝 어긋났구나. 그래도 뭐 어때 좋은게 좋은거지. 😍 린포르주도 감기 걸리지 않게 따뜻하게 이불 덮고 자는거야. 김밥말이는 알렌주의 잠잘때 기본 모드라구. 😊 잘자! 내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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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린포르 - 알렌 (jEBqmpYA.k) 2021. 3. 22. 오전 5:47:41그녀의 진심어린 토로에 괜찮다고 말한 알렌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품으로 끌어안아주었다. 그가 그녀의 체향에 안정을 느끼듯 그녀도 든든한 품에 기대면 모든 긴장이 풀리며 호흡마저 편안해짐을 느꼈다. 알렌은 그녀의 첫사랑이자 처음으로 그녀를 동경 이상으로 바라보며 곁에 다가와준 사람이었다. 언제나 기사단의 모두에게 모범이 되야 하고 누구에게도 흠 잡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짓눌려있던 그녀가 처음으로 그것들을 내려놓고 대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아, 릭 말인가요... 그는 일부러 그러는 거에요. 알렌이 그런 기분이 들어서 욱하거나 시무룩해지는 걸 보는게 즐거우니까. 릭이랑은 사제 관계 그 이상은 절대 아니었으니까 안심해요. 마주쳐도 되도록이면 말 받아주지 말구요. "
그 심정을 이해한다며 릭에 대한 말을 꺼내길래 그녀도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그 말만으론 완전히 안심하긴 어려울테니 앞으로 또 둘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하면 가차없이 쳐내자고 생각하며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그런 뒤 다시 그를 보며 가벼운 농담을 쳤고, 그 농담에 질겁하는 그의 반응에 작게 웃었다.
"그렇게까지 말하니 제 정신수양은 알렌에게 맡겨야겠네요. 음, 수도에선 저도 알렌도 각자 맡은 바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같이 있기 어렵죠. 그거 알아요? 저 알렌을 만나기 전에는 휴일 없이 일만 해도 전혀 괴롭지 않았는데, 요즘은 잠깐 찾아갈 시간도 못 내는게 그렇게 아쉽고 아쉬울 수가 없더라구요. 이번 일 아니었으면 아마 한동안은 더 못 봤을거에요."
그런 의미에선 둘이 나갈 일거리를 갖다준 누군가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 누군가의 평소 행실이나 휴양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다른 일을 생각해보면 절대 고마워하고 싶지 않아진다. 그런 의미로 그녀는 자신이 기사단장이라 그 일을 거부하지 못 한게 씁쓸했다.
'빚이라고 하면 뭐라고 할 수가 없으니까 말이지...'
그래도, 사실이야 어쨌든 이미 나온 거 즐거운 생각만 하는게 좋겠지. 일에 대한 생각은 잠시 밀어둔 그녀는 노점 주인이 가져다 준 음식을 보고 눈을 살짝 빛냈다.
"손으로 들고 먹어도 되는군요. 신기해라. 알렌도 맛있게 먹어요. 같이 잘 먹어야 같이 잘 다니죠."
수도의 식당이나 본가에서처럼 멋들어진 음식은 아니지만 노점 특유의 투박함이 묻어나는게 색다른 느낌이었다. 알렌이 한조각 덜어준 접시를 받은 그녀는 웃으며 그에게도 잘 먹으라고 해준 뒤, 포크와 나이프를 쓸까 하다가 과감하게 손으로 가장자리의 빵 부분을 잡았다. 살짝 뜨거웠지만 못 들 정도는 아니라서 조심조심 들고 끝부분을 불어 식힌 다음에 한입 물었다. 식었어도 따끈한 빵과 그 위에 얹어진 여러가지 재료가 한데 뒤섞인 맛은 평범하면서도 제법 입에 잘 맞았다. 애초에 그녀는 편식이란게 없었으니 말이다. 연이어 한입을 더 먹곤 처음보다 진해진 맛에 만족스러워하며 알렌에게도 긍정적인 대답을 돌려주었다.
"정말 맛있어요. 기사단 식당에 비하면 이 정도는 훌륭하죠. 이렇게 밖에서 먹기에도 딱인거 같고. 알렌 덕분에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겠네요."
생긋 웃으며 말한 그녀는 잠시 먹던 걸 내려놓고 이번엔 그녀가 그의 접시에 한조각을 덜어주었다. 아직은 아- 같은 건 할 엄두가 안 나는지, 생각을 못 한건지, 그의 앞에 놔주기만 하고 식기 전에 먹자며 다시 그녀의 것을 들고 먹는다. 원체 잘 먹는 그녀다보니 한조각을 다먹는 건 금방이어서 재차 두조각째를 가져오는게 귀족 아가씨가 맞나 싶으면서도, 먹는 얼굴만큼은 꽤 즐거워 보이는게 인상적이었을 듯 하다. 먹다가 소스 같은게 손에 묻으면 날름 핥아버리는 모습들도 포함해서 말이다.
//오늘의 TMI : 린포르는 검술 덕분에 기초대사량이 높아져서 엄청 잘 먹는다. -
407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9MA4L4dPFI) 2021. 3. 22. 오전 9:38:30“ ... 역시 그 사람은 영 껄끄러운 사람이에요.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겠지만... 린포르가 엮여있어서 그런지... ”
알렌은 린포르의 대답에 역시나,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불편한 감정이 편하게 사라지지는 않는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굳이 말하자면 장난을 좋아하는 나쁘진 않은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지. 뭐, 어찌되었던 자신이 불편한 부분에 대해선 린포르에게 말을 했으니, 여기서 자신이 뭐라고 더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에 금방 입을 다문 알렌이었다. 물론 뒤에 나온 말이 더욱 더 다급할 말이었기에 잊었다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지만.
“ 린포르는 정말 놀래키는 재주가 있다니까요... 그래도, 저랑 린포르랑 그런 부분도 비슷하다는 것을 아니까 마음이 놓여요. 나만 애타게 린포르를 보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었구나 하고 생각을 하니, 왠지 쑥스럽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그리고 이렇게 과분한 복이 있을까 싶기도 해요. 저도 린포르를 호위하라는 명령이 내려왔을 때, 너무 기뻐서 엄청 빠르게 준비했어요. 혹시나 누가 제 자리를 가져갈까 싶어서. ”
질겁을 하던 그는 이어진 그녀의 말에 알렌은 안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린포르가 느끼는 것은, 생각하는 것은 자신도 똑같다고 말해주고 싶은 듯, 말을 하는 그의 표정은 쉴 틈 없이 변하며 여러 가지 표정들을 보여줬다. 이번건에 대해서는 린포르에게 휴양을 권유한 사람에게 감사를 해야겠지. 그것을 릭이 가져다준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듯 했지만.
아무튼 노점 주인이 음식을 가지고 왔고, 린포르를 챙겨주기 위해 알렌은 분주히 움직였다. 아무래도 귀족 출신인 그녀가 이런 곳에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을테니,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려는 모양이었다. 그런 그에게 린포르는 미소와 함께 부드러운 말을 돌려줬고, 답례는 그거면 충분하다는 듯 알렌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린포르가 먹는 것을 지켜보고난 후에, 자신도 먹을 생각인지 린포르를 바라보던 알렌은 그녀가 거침없이 손으로 빵 부분을 잡고 먹기 시작하는 것에 놀라다가 이어진 그녀의 말에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 웃음을 터트렸다.
“ 아하하, 제가 괜히 걱정을 한 모양이에요. 제가 아는 린포르는 그렇게 선입견을 가지고 가리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사랑에 눈이 멀면 이렇게 되는 모양이네요. 반성하겠습니다. ”
부끄러울 말을 서슴없이 내뱉은 그는 린포르와 마찬가지로, 그녀가 놓아준 피자를, 그녀가 먹는 것처럼 손으로 집어 먹는다. 역시나 그녀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빠르게 먹기 시작하며 미소를 짓는 모습에 알렌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피자를 먹기 시작했다. 두사람이 잠시 말을 줄이고, 눈 앞의 피자가 식기 전에 식사를 마무리 하는 동안, 알렌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린포르의 새로운 모습을 또다시 알 수 있었다. 소스 같은 것을 날름 핥아먹는다거나, 먹는 동안에 그저 행복한 듯 웃어보이는 모습이라던가. 역시 바로 옆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들을 자신이 독차지 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식사가 마무리 될 즈음, 잠시 몸을 일으켜 근처에 있던 우물로 향한 알렌은 물을 살짝 떠올려선 자신의 손수건을 적셔온다.
“ 맛있게 먹었으니 마무리도 깔끔하게 해야죠. ”
알렌은 한결 편해진 것인지, 피자를 깔끔하게 비운 린포르가 포만감을 즐기고 있을 때, 물을 적셔온 손수건을 쥔 체 손을 뻗어, 린포르의 손을 정성스럽게 닦아준다. 과잉친절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린포르에게 이런 것도 해보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그녀가 잠시 단장의 모습을 뒤로 밀어둔 만큼, 그는 연상으로서 그녀를 챙겨주고 싶었는지 정성스럽게 린포르의 손을 닦아줬다. 두손을 모두 정성껏 닦아준 그는 괜찮냐는 듯 방긋 웃어보였고, 잠시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린포르가 아까 전에 해줬던 것처럼 살며시 입술을 겹쳤다가 떨어진다.
“ 자, 그러면 마차가 출발할 시간이 되기 전에 얼른 좀 더 둘러보기로 할까요? 기왕 들렸는데 제대로 둘러보고 가야죠. ”
알렌은 살며시 입을 맞춰주곤 떨어진 후에 이젠 당연하다는 듯 린포르에게 손을 내밀며 상냥하게 말을 이어간다. 자신의 가슴팍에 있는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아까 전에 혼자서 몰래 사둔 물건의 감촉은 그가 더 이상 이곳에서 무엇을 사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일단 린포르에게 좀 더 구경을 시켜주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녀에게 많을 것을 보고, 정말로 휴양이라는 목적에 걸맞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러면 좀 더 사랑스러운 린포르의 모습을 볼 수 있을테니까.
린포르가 손을 잡았다면, 절대로 그녀를 놓치지 않게 든든하게 깍지를 껴서 잡고는 기운 넘치는 발걸음으로 노점상들이 있는 곳을 향해 걷기 시작했을 것이다. 혹여나 그녀가 떨어질까, 자신의 옆에 착 달라붙게 하는 것도 있지 않은체로 말이다.
// 알렌과 알렌주 둘 다 잘 먹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 린포르 최고~ -
408 알렌주 (hSSrWXYeN6) 2021. 3. 22. 오후 2:11:46오늘도 날이 맑네! 좋은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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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 린포르 - 알렌 (jEBqmpYA.k) 2021. 3. 22. 오후 4:05:21부단장이 알렌을 지명했을 때 얼마나 기뻤을지는 조금 상상이 간다. 아마 그녀가 분수대에서 그를 발견했을 때와 같거나 그 이상이었을거다. 그리고 이번에도 알렌이 뽑히게 된 것은 릭의 입김이 있어서인게 분명했다. 저번이야 우연히 조건이 맞은거지만 이번은 일 자체가 정보부로부터 넘어온거니까. 인선에 관련해서는 그쪽의 언질이 통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부단장은 그저 수습이 벌써부터 인정받으니 기뻐서 수락했겠지. 누구 하나 찝어서 탓할 수 없게 하는 상황을 만드는데는 릭만한 인재가 없었다. 인재 아닌 인재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아무튼 현재로 돌아와서, 그녀가 전혀 거리낌없이 손으로 들고 맛있다고까지 하니 알렌이 밝게 웃었다. 웃으면서 하는 말이 그녀를 상관으로서가 아닌 한 명의 여성으로 봐주는 거 같아 그녀도 기분이 좋아진다. 다른 단원들이었으면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그녀도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고 같이 식사를 이어나갔다. 간간히 옆에서 시선이 느껴졌지만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장난스레 시선을 맞춰주는 등 받아주면서 먹다보니 접시가 비는 것도 금방이었다.
"...손 정도는 직접 씻을 수 있어요. 저 어린애가 아닌걸요."
다 먹고 잠시 배부름을 만끽하고 있는데, 슬쩍 일어난 그가 어딘가 다녀오더니 그녀의 손을 잡아 젖은 손수건으로 닦아주었다. 마치 아이에게나 해줄 법한 행동에 종알대면서도 얌전히 있는 걸 보면 그녀도 싫지는 않아보인다. 받다보니 생각난건데, 그녀가 어릴 때 간식을 먹다가 손에 흘리거나 하면 릭 형제가 이렇게 손을 닦아주곤 했었다. 옛날 일이긴 하지만 알렌에게는 릭이 꼈다는 사실만으로도 싫을테니 비밀로 해야지. 라고 생각하며 알렌을 마주 보고 웃다가 갑작스런 입맞춤에 놀란 고양이 마냥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리고 살짝 볼이 붉어졌다.
"응, 으응. 그래야죠. 아까 봤던 것도 신경 쓰이니까."
놀라서인지 약간 말을 더듬거린 그녀는 역시나 당연하다는 듯 그의 손을 잡고 일어나 그의 옆에 꼬옥 붙었다. 그와 깍지 낀 손을 단단히 잡고 팔도 살짝 안고서 둘이 같이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니 아까 혼자 다닐 때 보다 훨씬 든든하다. 행여나 부딪혀도 휘청이거나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고. 그렇게 같이 걸으며 눈에 좀 든다 싶은 것들을 구경했다. 그녀도 나름 이곳저곳 다닌게 많아 그곳에 있는 몇몇가지는 설명해주거나 할 수 있었다.
"저기서 파는 건 바다 건너편 나라의 주술품이에요. 민간신앙이라던가요? 그런 류의 부적이라던데. 아, 저거는 옆나라의 인기 좋은 유리공예네요. 그곳은 장인들이 많아서 저런게 많이 발전했다고 해요."
간단한 설명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며 걷다가 그녀가 그의 팔을 살짝 당긴다. 아까의 노점에 가려면 멀었는데 달리 들를 곳이 있는 걸까. 저기에 잠시 볼게 있다며 알렌을 데리고 그녀가 간 곳은 크고 작은 마석을 파는 노점이었다. 손바닥만한 가판대에 가지런히 놓인 마석들은 위험한 물건이지만 잘만 사용하면 잠재능력을 훨씬 강하게 키워주기도 하는 귀한 물건이었다. 취급하는 물건답게 연륜있는 주인장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진열된 마석들을 살펴본 그녀는 알렌을 돌아보며 물었다.
"알렌, 이 중에 혹시 끌리는게 있어요? 끌리는 색이라던가 모양이라던가. 음, 거의 원석이라 모양은 의미가 없을지도. 한번 잘 봐요. 알렌 정도면 하나쯤 있을 법 하니까."
약간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싱긋 웃는 그녀. 대략 6가지로 나뉜 색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지 않은 채 그저 끌리는게 있느냐고만 묻고 가만히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본격 알렌 키우기 그 첫번째. 장비 재료 파밍(?) -
410 알렌주 (jnuTfwDwHE) 2021. 3. 22. 오후 4:22:25본격 알렌 키우기라니 ㅋㅋㅋㅋ 😆 린포르가 육성시키는거냐구~ 좋은 오후야! 린포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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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CmgMCcbd1s) 2021. 3. 22. 오후 4:50:58어린아이가 아니라는 말에도 알렌은 그저 살포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뭐, 그렇게 느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었고, 그다음에 해주려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결국 알렌은 조금은 돌발적으로 입을 맞춰줬고, 린포르가 놀란 고양이처럼 눈이 커졌을 때는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 그러네요, 자, 그러면 얼른 가볼까요. 신경쓰이던게 사라지면 안되니까. "
알렌은 말을 더듬은 그녀를 모르는 척 해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며 걷기 시작한다. 자신의 팔을 살며시 안은 체, 딱 붙어서 걷기 시작한 그녀의 온기를 기분좋게 느끼며 알렌은 린포르가 더 해주는 설명을 들으며 여기저기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신기한 물건들도 많고, 생각보다 화려하거나 독특한 물건들도 많았다. 그덕분에 눈도 즐거워졌지만, 역시 좋은 것은 두런두런 린포르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사실 물건에 대한 관심 보다는 옆에서 자신에게 정성껏 설명을 해주는 아리따운 린포르를 눈에 담는 것에 치중하긴 했지만.
" ...제가 끌리는거요? 으음.. 린포르가 갖고 싶은 걸 찾는게 좋을텐데... "
간단한 이야기와 함께 이것저것을 구경하며 나아가던 알렌은 갑자기 어디론가 자신을 이끄는 린포르를 따라 걸어 도착한 마석상점 앞에서, 린포르가 건내어 오는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사실, 그는 자기가 사거나 할 생각은 없었던 것도 있었다. 린포르와는 다르게 그는 지갑이 풍족하지 않았고, 그녀의 뒤를 쫒을 때에 이미 지출이 있었기에 뭔가 살 생각은 앞으로의 일정을 생각해서 딱히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석들은 다양한 색을 가진 체, 크기도 각양각색이었다. 마석 같은 것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던 알렌은 갑작스런 제안에 눈을 느릿하게 깜박이다 일단 린포르의 제안대로 고르기로 한다.
무엇이 좋을까, 린포르의 손을 잡은 체로 고민에 빠진다. 상점의 주인도 어디 한번 골라보라는 듯 태연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자신을 보며 싱긋 웃는 린포르는 무언가 기대를 하는 느낌이었기에 왠지 좀 더 신경을 써서 골라야 할 것만 같았다. 그의 입에서 고민을 하는 듯 흘러나온 흐음 하는 소리와 함께 잡고 있지 않은 그의 손이 향한 것은 중간 정도 크기의 붉은색을 띤 마석이었다. 고른 이유는 왠지 린포르의 머리카락과 가장 유사한 색에 끌렸기 때문이었지만, 묘하게 그것에 끌리는 느낌도 있긴 했다.
" 저는 왠지 이게 끌리는 것 같네요...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라서요. 린포르의 머리색이랑 비슷하니까. 아, 물론 꼭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에요. 왠지 몰라도 손이 다른 것엔 전혀 가질 않아서요.. "
자신이 고른 것이 잘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듯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간 알렌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기왕이면 말을 해달라는 듯한 얼굴로 린포르를 바라본다. 그녀가 무슨 생각인지 좀처럼 알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의 손에서 붉은 마석은 얌전히 잡힌 체로 햇빛을 받아 반짝였지만.
" 그래서 설명해줄거죠, 린포르? 저는 이런 건 잘 알지 못해서요.. 왠지 부끄럽네요... "
린포르가 아는 것이라면 왠지 상식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 모양이었는지, 살짝 볼을 붉힌 알렌이 웅얼거리며 말을 이어간다. 린포르의 설명을 들어야 알겠다는 것처럼.
#응애, 알렌은 뭔지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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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후 6:59:47첫 일상에서부터 알렌을 보고 키우는 맛(?)이 있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으니까요. 본인도 성장하고 싶어하니 당연히 도와줘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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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알렌주 (YXL1k5oQ..) 2021. 3. 22. 오후 7:11:04키우는 맛이라니 ㅋㅋㅋㅋ 😆 뭐어, 린포르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해버려라~ 알렌은 뭐가 되었든 린포르와 함께라면 즐길테니까 말이야. 살얼음판만 빼면 ? 😂 어서와 린포르주! 오늘도 좋은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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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후 7:22:55살얼음판도 물론 준비되어있답니다. 호호. 희노애락 풀코스 풀패키지에요. 🤭 별일 없는 하루였으니까 좋은 저녁이라면 그렇겠죠? 알렌주는 오늘 하루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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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43A18cTCEk) 2021. 3. 22. 오후 7:27:41희노애락 풀 패기지라... 린포르주가 준비한거니까 어쩔 수 없다. 알렌 화이팅! 😎 별일 없으면 좋은 하루지~ 나도 별일 없이 무난하게 지나갔어. 월요일치곤 느긋하기도 했고 😋 저녁은 먹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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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린포르 - 알렌 (jEBqmpYA.k) 2021. 3. 22. 오후 7:55:11아무 설명도 없이 그저 고르라고만 한 건 알렌이 마석 정도는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해서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는 모르는게 당연했다. 마물과 직접적으로 싸우지 않는 한 연이 없는 물건이니까. 하지만 가끔은 모르는게 약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런 건 지식보다 감이 더 예리할 때가 있으니 거기에 맡겨보려고 한 것이다. 그래서 알렌이 확실히 하나를 고를 때까지 가만히 보고만 있다가, 골라서 집은 것을 보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노점상의 주인도 알렌을 보고 보는 눈이 있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괜찮아요. 그냥 그렇게 기분이 내키는 걸 고르라고 한 거니까요. 음, 설명은 나중에 천천히 해줄게요. 가는 동안 시간은 많으니까요."
잘 모르는게 부끄러웠는지 뺨에 옅은 홍조가 번지는 알렌을 보고 그녀는 웃는 얼굴로 말해주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말라는 듯 살짝 발을 들어 붉어진 뺨에 가벼운 입맞춤을 해준다. 그의 솔직함은 그녀가 그를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하니. 그 다음은 그녀가 주인장과 흥정을 할 차례였다.
"이거랑 이거 합쳐서 1골드로 어때요.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되는데 말이죠."
"에헤이, 이 아가씨가 뭘 모르시는구만. 마석에 대해 좀 알면 저게 어느 정도 가치인지 모를 리가 없을텐데, 하나도 아니고 두개에 1골드라니. 시세부터 다시 알아보고 오셔야겠어."
"가공도 하지 않은 원석을 이만한 값에 사주는게 흔하지 않을텐데요. 아니면, 제가 아는 시세와 물량에 뭔가 문제라도 있는가보네요."
"말도 말어. 어느 엄한 놈이 중하급 마석을 싹 쓸어가서 상급들 가격이 치솟았다니까. 들리는 소문으로는-"
주인장이 마석 매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그녀의 눈이 살짝 매섭게 반짝였다. 아주 순간이었기 때문에 바로 옆에서 보고 있었을 알렌조차 눈치 챌까 말까 했을 것이다. 떠도는 소문까지 다 들은 후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골드 한닢에 은화 몇닢을 얹어서 주인장에게 내밀었다. 단호한 손짓을 보고 주인장은 어깨를 으쓱이더니 값을 가져가며 마석을 팔아주었다. 이왕 사간거 잘 써보라는 주인장의 덕담을 받으며 그렇게 마석 노점상 앞을 떠나게 되었다.
"자, 이제 둘러볼 시간이 얼마 없네요. 어서 다른 곳도 보고 마차로 돌아가요. 알렌."
마석 두개가 든 주머니를 로브 안쪽에 잘 갈무리해두고 다시 알렌에게 착 하니 붙은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요전까지만 해도 웃는게 좀 어색했는데 할수록 익숙해져서 지금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한번씩 눈웃음도 살살 지으니 말이다. 다시 하나가 되어 사람들 사이를 조심히, 느긋하게 걸으며 아까와 같은 대화를 나눈다. 주로 그녀가 이야기하고 알렌이 듣는 식의 대화였지만. 걷다보니 그다지 멀지 않았던 아까의 장소로 금방 돌아오게 되었고 근처에서 그 노점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이번엔 아무 일 없이 노점으로 다가가 가판대를 보니, 아마 수제로 만든게 분명한 장신구들이 여럿 있었다. 특이한 건 전부 한 쌍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일까. 두 사람을 알아본 여주인은 기쁘게 반기며 느긋하게 구경하라고 해주었다. 손님이니까 당연한 대우겠지만.
"모처럼이니까 둘이 같이 기념이 될만한게 있으면 좋을거 같아서요. 아까 보였던 건 이거랑 이거인데, 알렌은 어느 쪽이 끌려요?"
이번에도 별다른 설명 없이 그녀가 집어들어 보여준 건 작은 보석들로 장식된 팔찌 두 종류였다. 하나는 끈으로 되어 보석이 꿰인 형태고 다른 하나는 얇고 납작한 타원 형태에 보석이 박힌 모양이었다. 디자인이 다른 걸 보여주는 걸 보면 단순히 디자인적으로 고민이었나보다. 양 손에 하나씩 들고서 알렌을 보던 그녀는 고개를 살짝 갸웃해 보였다. 마치 어느 쪽? 하고 묻듯이.
//답레 쓰면서 문득 생각났는데. 린포르가 현대식 복장을 하고 수업을 해주면 과연 이해가 잘 될까 싶네요. 하얀 블라우스에 검고 딱 붙는 치마, 검은 스타킹에 하이힐 차림으로요. 😁 -
417 알렌주◆SGoz6QxvHE (U.R40pLMEg) 2021. 3. 22. 오후 8:00:26.... 이해가 될 것 같은데, 마구 주입 당할 것 같은데... 😍 아마 알렌이 린포르의 수업이 끝나고 그냥 내버려두진 않을 것 같...흠흠..😎 아무튼 교육 효과는 매우 뛰어날 것이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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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후 8:22:40음, 그럴거 같았어요. 호호. 현대식 복장이 없어서 아쉽게 되었지만요. 😆 저녁은 김치 넣고 끓인 삼계탕이에요. 이제 먹으려구요. 알렌주도 맛저 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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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ESu0jRCYKc) 2021. 3. 22. 오후 8:25:19“ ... 뭐, 린포르가 그렇게 말하니까 일단 알겠어요. 이걸로 하죠. ”
알렌은 린포르의 부드러운 설명에 여전히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눈으로 마석을 바라보다가도, 자신을 보며 미소 짓는 린포르의 모습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게다가 주인의 앞에서 뺨에 입맞춤까지 해주는 린포르의 돌발행동 덕분에 궁금증은 더욱 더 깊은 곳으로 밀려나버렸다. ‘...역시 당돌한 면이..’, 린포르가 흥정을 하기 시작할 때에, 혼자서 손부채질을 해가며 린포르의 행동에 달궈진 얼굴을 식히려 애를 쓰는 알렌이었다. 의외로 둘이 있을 때의 스킨십과 남들 앞에서 하는 스킨십에서 느껴지는 것이 조금 다른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 어라..? ”
주인과 말로 실랑이를 벌여가며 가격을 흥정하던 린포르의 눈이 매섭게 반짝이는 것을 놓치지 않은 알렌은 손부채질을 멈추곤 어리둥절한 표정을 해보인다. 분명 휴양을 하러 왔던 것 같은데, 마석을 쓸어가는 사람의 이야기에 눈빛이 바뀌는 린포르를 보고 있으니, 무언가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애초에 마석부터 모르는 것 투성이었지만, 일단 잠자코 린포르가 흥정하는 것을 듣는 시늉을 하며, 두사람의 대화를 귀담아 들어두는 알렌이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날 때에는 기억을 해두는 쪽이 분명 후에 편할테니까. 결국 어느정도 타협을 본 것인지 적당히 가격을 쳐서 주인장에게 돈을 내미는 린포르에겐 자신이 계산하겠다고 말하려 했지만, 타이밍을 놓친 알렌은 입만 뻐끔거리다 린포르와 노점상을 나설 수 밖에 없었다.
“ 그러게요, 시간이 저희를 내버려두지 않네요. 기왕 데이트 좀 하려니까. ”
알렌은 린포르가 다시 착 달라붙자, 슬쩍 그런 린포르의 허리에 팔을 둘러 밀착시키곤 걷기 시작한다. 린포르가 살살 눈웃음을 지을 때마다, 알렌은 얼굴을 살며시 붉히며 종종 헛기침을 했다. 분명 그의 생각보다도 더 치명적인 웃음이었던 모양이었다. 대화는 쉼없이 이어진다. 재잘거리는 린포르의 말은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잘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저 신이 난 듯 이야기를 하는 린포르의 말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알렌은 다정하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자신의 생각보다도 린포르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런 점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는 것이 그에겐 기쁜 것이리라. 그렇게 아까 전에 린포르가 머뭇거리던 가판으로 돌아온 알렌은 기쁘게 반기는 주인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이곤 구경을 시작한다.
“ 튼튼할 것 같은 건 아무래도 이쪽이 괜찮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런 장식품은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튼튼하게 쓰려고 사는 건 아니잖아요? 끈으로 된 이걸로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쪽이 더 린포르한테 잘 어울리기도 하구요. ”
린포르가 양손에 들고서 고개를 갸웃해보이자, 그 귀여움에 한순간 입술이 씰룩거리던 알렌은 간신히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해서 입꼬리를 억눌렀다. 괜히 목을 가다듬는 것처럼 헛기침을 잠시 해보인 알렌은 팔짱을 낀 체, 고심에 빠진 듯 두 개를 번갈아 바라보다 처음 보여준 끈으로 된 팔찌를 가리키며 말했다. 실용적인 포인트에 먼저 마음이 가는 것은 그다지 넉넉하지 못한 삶을 살아온 그로서도 어쩔 수 없었지만, 이내 이것이 장신구라는 생각과 린포르와 함께라는 점을 고려한 알렌은 끈으로 된 장식품을 고르는 알렌이었다.
“ ... 역시 같은 것을 하는게 좋겠죠. 자, 이걸로 주세요. ”
주머니가 좀 가벼워지긴 하겠지만, 자신의 군것질을 줄이기로 마음 먹은 알렌은 린포르가 돈을 내려고 하기 전에 잽싸게 능숙한 흥정술을 발휘해선 계산을 해버린다. 뭐라고 해야할까, 약간은 남자의 자존심일지도 모르겠다. 마석은 그렇다고 쳐도,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수도의 보석점도 아닌, 이런 가판대의 장신구 정도는 자신의 돈으로 사주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이것말고도 가슴팍에 붙어있는 주머니에는 무언가 들어있었지만 사람이 북적이는 곳에선 주지 않을 생각인 듯 장신구가 들어간 봉투를 받아든 알렌은 다시 린포르의 허리를 감싸안고 마차로 향하기 시작했다.
“ 다시 출발할 때는 린포르 옆에 붙어있을래요. 뭐, 아까 잘 때도 사실 붙어있긴 했지만, 조금 다르니까요. ”
알렌은 마부가 자신과 린포르를 보고 준비하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하곤 수줍게 말을 이어간다. 그래도 이젠 오붓한 여행길이 될 것 같았으니까. 마차로 돌아온 그는 린포르가 먼저 마차에 오를 수 있게 했고, 마부에겐 준비가 되면 출발하라는 말을 전하곤 마차로 들어온다. 린포르가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있ᄋᅠᆻ다면, 그는 망설임 없이 그 옆에 앉았을 것이다.
“ 자, 팔 먼저 내밀어 볼래요? 아까 사온 팔찌, 제가 해줄게요. ”
마음속으로 다른 무언가를 생각하면서도, 일단 방금 사온 장신구 이야기를 꺼내며 알렌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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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알렌주 ◆SGoz6QxvHE (ESu0jRCYKc) 2021. 3. 22. 오후 8:26:32알렌주는 해답을 찾아내고 말것이다...😎 와, 그거 진짜 맛있을 것 같다... 나는 닭볶음탕 먹었어. 일단 재료는 똑같았네 😋 알렌이 준비한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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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후 9:01:11닭기름이 신김치의 신맛을 절묘하게 잡아줘서 밥도둑이 따로 없다구요. 사실 맨땅에 헤딩하듯 만든건데 생각 이상으로 맛있어서 저도 놀랐지만요. 🤭 알렌주가 어떤 해답을 찾아낼지, 알렌이 준비한 건 무엇일지 궁금해하면서 슬슬 답레를 써볼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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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알렌주 (.6TnoVeM5o) 2021. 3. 22. 오후 9:05:42와.. 솔직히 맛없을 수 없는 조합이라고 생각해. 😊 잘 먹고 온 것 같으니 다행이네. 해답은....뭐어, 미래의 알렌주가 책임져주겠지! 사실 알렌이 준비한 건 특별한 건 아니지만 말이야. 😅 그럭저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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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 린포르 - 알렌 (jEBqmpYA.k) 2021. 3. 22. 오후 9:39:30갑자기 헛기침을 하는 알렌을 보고 목이라도 마른걸까, 라는 생각 외에는 들지 않았다. 설마 그녀의 행동 때문일 거라곤 아직 생각이 닿지 못 하는 시기였다. 그것도 조금 더 지나면 깨닫고 요령 좋게 써먹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녀는 알렌이 보여준 팔찌 중에서 하나를 골라주는 걸 기다렸다. 가만히 그의 말을 들어보니, 그녀가 고른 기준은 실용성보다는 외형이었는데 그에게는 실용성이 먼저 눈에 띄나보다. 그건 그거대로 좋은 안목이라고 생각하며 그가 고른 끈 팔찌를 들어보였다.
"그럼 이걸로 해요. 가격이, 아?"
어디서 그런 순발력이 나왔는지 그녀를 앞질러 계산해버리는 그의 행동에 그녀는 순간 멍했다. 그녀가 본 거니까 당연히 그녀가 사려고 했는데. 돈을 꺼내려던 자세로 멈췄다가 재차 허리를 감싸는 손길에 일단 그에게 안겨 노점 앞을 떠난다. 마차가 있는 곳으로 향하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작긴 해도 보석이 들어간거라 제법 값이 나갔을텐데, 무리한거 아닐까. 저번 포상금이 남았어도 고향에 보내고 그러면 얼마 없었을텐데. 하지만 돈 얘기를 꺼내는 건 그의 자존심도 그렇고 성의를 무시하는게 될 거란 생각이 들어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녀가 해주고 싶었듯 그도 그런 마음이었을테니까.
"...그래요. 남은 길은 같이 앉아서 가요."
북적이는 인파를 벗어나 마차에 가까이 가니, 마부는 두 사람을 보고 남은 준비를 서두르는 모양새였다. 시간적으로는 두시간 가까이 되었을테니. 마차로 향해 가면서 알렌이 한 말에 그녀는 살짝 눈을 내리깔았다. 그녀가 잠들기 전까지 각자 앉았던 걸 생각하면 그녀도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남은 여정이나마 잘 해줘야겠다 다짐하며 그러자고 해주고, 도착한 마차에 오를 때에도 알렌의 도움을 기꺼이 받았다.
알렌이 마부에게 말하고 오는 동안 그녀는 먼저 자리를 잡고 둘렀던 로브를 벗어 맞은편 좌석에 놓았다. 거긴 이제 앉을 사람이 없는 곳이니까. 잠시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하고 있으니 용건을 마친 그가 자연스럽게 옆에 앉길래 그녀도 살짝 더 몸을 가까이 했다. 역시 같이 있는게 좋다고 느끼며 그를 바라보다가, 팔찌 얘기에 선뜻 그녀의 왼팔을 내밀었다. 가는 팔만큼 가는 손목이 약간 올라간 소매 아래로 드러나 잘 보이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 끈으로 둘레 조절이 될 테니까, 조금 헐겁게 메어주면 될거같아요. 저 다음엔 알렌도 해줄게요."
얌전히 팔찌 채워주는 걸 기다리며 그녀도 그에게 해주겠다 말한다. 다 채운 다음에 팔찌에 대해서 얘기해주면 되겠지. 마석에 대한 것도. 가는 동안 심심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알렌도 그랬을지는. 두 사람이 그러는 동안 마부는 준비를 끝냈는지 수도에서처럼 말하고 마차를 출발시켰다. 약간 덜컹거린 후 곧 잠잠히 길을 따라 달려가는 마차 안 분위기는 출발할 때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말할 것도 없이 더 좋은 쪽이었고 말이다. -
424 알렌주 ◆SGoz6QxvHE (Unn20sTju.) 2021. 3. 22. 오후 9:41:53벌써부터 내조까지 하는 린포르는 여신님입니다 😍 후후, 그러면 린포르가 선물을 줬으니 알렌도 선물을 줘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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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후 9:51:15내조는 아직 시작도 안했는걸요. 첫 연애에 들뜬 아가씨 맘이랍니다. 😚 알렌은 뭘 샀을지 정말 궁금하네요. 따로 산게 있는 걸 알면 쪼금 더 미안한 마음도 들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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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R0LTA.tV7Y) 2021. 3. 22. 오후 10:03:53마부에게 말을 걸고 돌아오는 동안, 로브를 벗어두고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던 린포르의 옆에 털썩 앉은 알렌은 팔찌 이야기를 꺼낸다. 기왕이면 서로서로 해주는 것이 똑같은 것을 두 개나 구매한 보람이 있을테니까. 자신처럼 몸을 가까이 하는 린포르를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인 알렌은 자신에게 내미는 린포르의 팔을 장난스럽게 손끝으로 매만져준다. 간질간질 간지럽히듯 매만져준 알렌은 그녀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 팔찌는 그렇게 해줄게요. 그 전에.... 린포르에게 주려던 것이 있어요. ”
알렌이 간지럽히듯 린포르의 팔을 만지며 말을 꺼내자,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밖에 있는 마부는 꽤나 큰 소리에 마차 안의 목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알렌은 다정한 시선을 린포르에게 보내며 살며시 손을 잡아준다. 자그마한 린포르의 손을 소중한 것을 만지듯 정성스럽게 매만져준 알렌은 마음의 준비가 된 듯 몸을 조금 틀어 린포르를 마주 보게 만든다.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일 린포르에게서 잠시 시선을 뗀 알렌은 잡고 있던 손도 놓고, 품 속의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는다. 뭔가 금속이 미세하게 부딪쳐내는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손을 도로 꺼낸 알렌의 손에는 린포르의 머리색을 그대로 옮겨놓은 보석이 박힌 반지가 금색 줄에 걸린 체로 쥐어져 있었다.
“ 아까, 린포르 몰래 뒤를 쫓아가다가 찾은 반지에요. 린포르를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따라가는데 한순간 이거에 시선이 꽂혀버렸어요. 그때는 린포르가 화가 난 상태여서, 안 받아줄지도 모르는데... 왠지 이걸 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걸 사고 있더라구요. ”
손 위에 올려진 반지 두 개를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한 알렌은 고개를 들어 린포르를 응시하곤, 맑은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정말로 한순간이었다. 린포르가 잠시 멈춰서서 물건을 보는 동안, 거리를 두고 따라가다 멈춘 그에게 이 반지가 들어온 것은 우연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무언가에 빨려들어가듯 그것으로 시선이 끌렸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일부러 그가 부탁해서 금색 줄에 목걸이처럼 매달아 둔 반지 두 개가 손에 들려있었다.
“ 못 주게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린포르가 화를 풀어서 이렇게 줄 수 있게 됐네요. 사실 손가락에 걸어주고 싶은데... ”
미치도록 린포르의 손에 이 반지를 걸어, 그녀가 자신의 여자라는 것을 표시하고 싶은데. 자신은 아직 수습기사에 불과했다. 고작해야 저런 가판에서 파는 반지조차도 돈을 생각하며 사야하는 수습기사에 불과했다. 그런 자신이, 아직까지 그녀와의 약속이 남아있는 자신이 손가락에 이 반지를 끼워주는 것이 맞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목걸이처럼 금색 줄에 반지를 매달아온 것이었다. 손가락에 끼워주고 싶은 욕심을 참고 또 참아서 택한 방법.
“ ...손가락에 걸어주는건, 제가 정식기사가 된 후에 제대로 고백하면서 손가락에 끼워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그 전에는 이대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조금만... 노력해서 얼른 정식기사가 될 수 있도록 할테니까.. 아주 조금만 이걸로 참아주세요. 이걸 보면서 절 생각해주세요. 만약에 둘이 잠시 떨어져 지내게 될 일이 있다면, 언제나 똑같은 반지를 쥐고 린포르를 생각하고 있을 제가 있다는 것을 떠올려주세요. ”
알렌은 비어있는 손으로 린포르의 손을 꼭 잡은 체로, 마치 기도를 하는 것처럼 천천히, 잔잔하게 말을 이어나간다. 그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어찌보면 귀족인 그녀에게 있어선 볼품없는 반지일지도 모르지만, 이것을 볼 때마다 자신을 떠올려주기를 바라는 알렌의 기도문과도 같았다. 언제나 자신도 이 반지를 쥔 체, 린포르를 생각하고 있을테니. 떨어져 있더라도 함께 있는 것처럼 생각해주길 바라는 알렌의 수줍은 기도였다. 말을 끝맺은 그는 천천히 잡고 있던 손을 놓고는 쥐고 있던 반지 중 하나의 줄을 집어 고리를 푼다. 그리곤 천천히 린포르의 목을 감싸안는 것처럼 손을 뻗어 린포르의 목에 조심스럽게 그것을 걸어준다.
린포르의 목에 걸려 붉은 빛을 반짝이는 반지를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인 알렌은 이번엔 린포르가 골랐던 팔찌를 꺼내선 능숙하게 린포르의 손목에 걸어준다. 헐렁하지도, 그렇다고 꽉 조이지도 않는 적절한 정도로 팔찌를 걸어준 알렌은 린포르와 눈을 마주했다.
“ 그래도, 당장 반지를 끼워주진 못 해도 이 팔찌는 끼워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아직은 많이 부족한 저라서 미안해요, 린포르. ”
좀 더 노력할게요, 제가. 알렌은 조곤조곤 말을 마치곤 다시 린포르의 손을 두손으로 꼬옥 잡아준다. 린포르의 따스한 온기가 좋은 듯, 린포르의 손을 감싼 알렌의 두손은 놓치지 안으려는 듯 든든하게 잡고 있었다.
# 첫 연애에 해주고 싶은것 많은 아조씨(?)의 모습이다 😎 -
427 알렌주 ◆SGoz6QxvHE (R0LTA.tV7Y) 2021. 3. 22. 오후 10:04:47내조는 시작도 안 했다니....어마어머하구나 😍 그것은 바로 반지였지. 사실 린포르가 팔찌를 보자고 할 줄은 몰랐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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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알렌주 (.6TnoVeM5o) 2021. 3. 22. 오후 11:11:11생각해보니 이번엔 이것저것 많이 주고 받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첫 연애란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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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린포르 - 알렌 (jEBqmpYA.k) 2021. 3. 22. 오후 11:11:27곧장 팔찌를 메어줄거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알렌은 그 전에 줄 것이 있다며 말을 꺼냈다. 따로 다니는 동안 그가 뭘 하는지 몰랐던 그녀는 줄 것이라는게 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묻고 싶었지만 지금은 묻기보다 기다리면 될 거라 생각해, 표정에 한가득 물음표를 띄운 채 알렌을 보고만 있었다.
그녀의 손을 쓰다듬으며 뭔가 깊이 고민하다가 결심했는지 마주보도록 돌리는 그의 손길에 순순히 몸을 틀어 그를 마주한다. 그 뒤 손을 놓고 품에 넣어 무언가 꺼내는 걸 보는데, 미약한 금속음이 먼저 그녀의 귀에 들렸다. 금속성의 무언가가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알렌의 손에 들린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얇은 금빛 줄을 따라 옮겨간 시선의 끝에는 동그랗고 반짝이는 장신구, 반지가 걸려있었다. 너무 뜻밖의 물건이라 잠시 굳은 그녀에게 조심스러우면서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미 반지를 샀으면서 팔찌까지...'
노점의 물건이라고 해도 보석이 박힌 건 그다지 저렴한 가격이 아닐게 분명했다. 그런데도 그는 선뜻 반지와 팔찌를 모두 구매한거다. 무리한게 분명해서 걱정이 되면서도 그만큼 그녀를 생각해준다는게 느껴져서 뭐라고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렇게 그녀가 말을 잃은 사이, 그의 말은 계속되었다. 사실은 손가락에 끼워주고 싶었는데, 라는 말에서 어렴풋이 느껴졌다. 그가 자신의 위치를 신경쓰고 있다는 걸. 정식 기사가 된 후에 제대로 고백하면서 해줄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그동안은 이걸 보면서 자신을 생각해 달라는 말에 눈가가 조금 뜨거워지는 것도 같았다. 정말 정말 기뻤는데 왜 그런건지...
"..으응,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한걸요. 알렌이 저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저도 노력할게요. 설령 떨어지더라도 이걸 보면서 알렌을 떠올릴게요."
반지가 걸린 목걸이와 팔찌를 그의 손으로 걸어진 그녀는 살짝 붉어진 눈을 휘어 웃으며 말했다. 노점에서 파는 물건은 귀족인 그녀가 찬 다른 장신구에 비하면 한없이 투박했지만, 지금 그녀에겐 그 이상으로 가치있는 물건은 없었다. 손을 들어 그녀의 손을 쥔 그의 손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 그에게서 남은 하나의 반지와 팔찌를 받아온다. 그가 해주었던 것처럼 그의 손목에 팔찌를 걸어주고 손을 뻗어 마주보는 상태로 목걸이도 걸어준다. 그녀의 목에 걸린 것처럼 알렌의 목에 크기만 다른 반지가 달랑거리게 되자, 손을 떼지 않고 그대로 그를 끌어안아 품에 안겨들었다. 이동하는 마차 안이라 조금 위험한 행동이겠지만 이제 그 쯤은 알렌이 알아서 받쳐줄거란 전제가 깔려있었다.
"고마워요. 여태 받았던 선물 중에, 부모님에게 받은 것 다음으로 기뻐요. 이번이 최고가 아닌 건, 이 다음이 그 이상으로 기쁘게 해줄거라고 생각해서 남겨둔거니까요. 저 실망시키지 않을거죠? 그대를 믿고 있어요. 알렌."
그의 어깨에 기대 작은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하곤 기쁨으로 들뜬 웃음소리를 작게 흘린다. 듣는 이의 귀를 간지럽히다 못해 덩달아 들뜨게 만드는 듯한 웃음소리였으리라. 거기에 선명히 소리가 나도록 귓가에 입맞추기까지 했으니 가만히 있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그녀도 같은 기분인지 옅은 붉음이 번진 얼굴로 예쁜 웃음을 지어보인 후 부드럽게 그와 입술을 겹친다. 아까처럼 닿고 떨어지지 않고, 간질간질하게 스치고 파고들기를 반복하며 조금, 아니, 꽤 진한 키스로 이어간다.
//아조씨 라니까... 왠지 길가던 꼬맹이들이 한번쯤 알렌보고 아조씨 아조씨! 할거같다는 생각이.... 😆 -
430 알렌주 (.6TnoVeM5o) 2021. 3. 22. 오후 11:15:23아 ㅋㅋㅋㅋㅋ 알렌이 아조씨 소리 듣고 같이 걷고 있는 린포르한테 ' 저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나요...? ' 하고 울상을 짓는게 바로 떠올랐어 😂 그치만.. 알렌 곧 30대인걸... 사실 린포르랑 이러는 것도 도둑놈 소리 들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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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후 11:20:24에이, 궁합 볼 필요도 없다는 4살차이인걸요. 이정도는 도둑놈 소리 들을 차이도 아니죠. 애들이 그러면 린포르가 옆에서 하나도 안 그래보인다고 토닥토닥 해줄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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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 알렌주 ◆SGoz6QxvHE (TrTBG4bva6) 2021. 3. 22. 오후 11:25:52사실 알렌은 린포르의 말 한마디면 기분 전환이 바로바로 될테니까 딱히 문제는 없지만 😂 린포르가 장난으로 알렌 아저씨~ 하고 부르면 석상이라도 된 것처럼 얼어붙지 않을까 싶기도 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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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CwJXhF46No) 2021. 3. 22. 오후 11:34:21“ .. 린포르가 부족하다니, 그 말을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표정일지 상상이 되지만... 알았어요. 같이 노력해요. 그리고 꼭 절 떠올려주세요. ”
그거만으로도 전 행복해요. 알렌은 그렇게 말하며 살짝 붉어진 눈으로 미소를 지어보이는 린포르와 눈을 마주한 체 웃어보였다. 값나가는 것들도 아닌데, 이렇게 기뻐해주는 것을 보면, 분명 자신이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것을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이것말고도 린포르를 칭찬하기엔 입이 아플 정도였으니 넘어가야 하겠지만. 아무튼 린포르가 자신의 손에 입을 맞춰주고, 남아있는 반지와 팔찌를 가져가는 것을 얌전히 지켜본다. 아마도 이제 자신이 받을 차례가 된 것임을 알아차린 그는 얌전히 린포르가 해주기 편하게 몸을 움직여 린포르와 마찬가지로 팔찌와 목걸이를 걸었다. 그리곤 자연스레 품에 안겨드는 린포르를 조금 놀란 눈으로 받아낸 알렌은 품 안의 린포르를 바라본다.
“ 그럼요, 제대로 린포르가 행복할 수 있게 만들어줄게요. 그게 제 꿈이니까요. 린포르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조금만.. ”
알렌은 어깨에 기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린포르의 말에 맑은 목소리로 화답하며 강하게 끌어안았다. 귓가에 울려퍼지는 들뜬 웃음소리가 알렌의 귀를 간지럽혔다. 아니, 간지럽히는 것을 느끼기도 전에 린포르의 입술이 닿았다 떨어졌으니 거기까진 느끼지도 못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깊은 입맞춤,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나아가는 마차 안에서 린포르와 진한 입맞춤을 나누는 알렌은 눈을 지그시 감은 체, 린포르를 조금이라도 기쁘게 만들겠다는 듯 열성적으로 입을 맞춰나간다. 린포르의 혀와 얽혔다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종종 린포르가 꽤나 좋아하는 듯 했던 부분을 요령좋게 자극해나간다. 오롯이 이 입맞춤은 린포르를 위해 망설임 없이 얽혀나간다. 아무도 방해할 사람은 없었다. 이 마차가 오늘의 쉼터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두사람을 방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알렌은 거침없이 입을 맞춰나갔다.
입을 맞추는 동안에도 린포르의 얇은 몸을 알렌의 손은 부드럽게 매만져나갔고, 둘의 숨이 거칠어졌을 즈음에는 살며시 입술을 떼어내곤 자연스럽게 새하얀 린포르의 목덜미로 자신의 입술을 옮겼다. 린포르의 향을 확인하듯 장난스럽게 킁킁거리며 향을 들이마시던 알렌은 이내 목덜미에 입술을 내려앉게 하곤 부드럽게 린포르를 탐미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린포르의 옷 속으로 알렌의 손이 파고들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부지런히도 움직였을 것이다.
“ 사랑해요, 린포르. 정말로 사랑해요. 당신 밖에 없어요, 내겐. ”
수도에 올라와서 온전히 마음을 준 것은 린포르 뿐이었다. 물론 다른 동료들도 있었지만, 진정한 마음의 안식처는 린포르 밖에 없는 알렌이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감정 상태라던지,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도 쉽게 동요해버리고 마는 것이겠지. 그래도 지금 이 시간, 이 순간에는 두사람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알렌은 린포르의 새하얀 살결 위에 자신의 흔적을 새겨넣으며 린포르의 몸을 달구는 것을 이어나갔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린포르의 목덜미나 쇄골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 알렌은 품에 안고있는 것이 불편했는지, 살며시 린포르를 안아올려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다.
“ ... 어떻게 봐도 예쁘네요, 린포르는. 신기해요, 정말. ”
자신과의 시간 때문에 흐트러진 모습을 한 린포르를 다리 위에 앉힌 알렌이 잠시 고개를 떼어내곤 린포르를 바라보며 작은 웃음소리를 흘린다. 하지만 열정을 품은 눈만큼은 그가 빈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분명 이순간, 린포르에게 보여주는 열정은 거짓이 아니었을 것이다.
" 오늘 쉬게 될 곳까진... 좀 남았겠죠...? "
알렌은 입술을 자신의 혀끝으로 핥으며 눈을 마주한 체 나지막이 속삭였다. -
434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후 11:39:17그렇겠군요. 음... 삐질 때마다 아조씨라 부르는 걸 한번 고려해볼까 어쩔까...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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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cA/nhdh40o) 2021. 3. 22. 오후 11:41:08ㅋㅋㅋㅋㅋ 린포르주가 정말로 희노애락을 다 챙겨주려고 하고 있잖아 😂 뭐어... 그래도 처음 한 두번은 웃으면서 넘어가지 않을까.. 몇번 반복되면... 괜히 물에 자기 얼굴 비춰보기도 하고, 막 우울해 할지도 모르지만 ㅋㅋㅋ 😎 알렌주는 무엇이든 즐길 준비가 되어있다. 린포르가 하는건데 어쩌겠어, 린포르주가 하는건데 어쩌겠어~ 겸허히 받아들여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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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린포르주 (jEBqmpYA.k) 2021. 3. 22. 오후 11:54:23혼자 고뇌하고 우울해하는 알렌... 그런 알렌도 너무 좋다...(?) 알렌주도 너무 잘 받아주니까 자꾸 자꾸 이것저것 하고싶어지는거라구요. 🤗 답레는 시간상 힘들거 같구. 잡담해요 잡담. 자, 어서 저를 쓰다듬으면서 재밌는 얘기를 해주는거에요. 안 그럼 도망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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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 알렌주 ◆SGoz6QxvHE (CCcgyjzuRE) 2021. 3. 22. 오후 11:57:48좋은거구나 ㅋㅋㅋㅋ 린포르주가 좋으면 된거지 😋 그치만 이것저것 하고 싶어하는 린포르주가 좋은걸. 귀엽기도 하고, 나도 즐겁고~ 🥰 앗, 도망치게 놔둘 순 없지...! (쓰담쓰담) 음, 뭐가 좋을까... 린포르주가 무서워 하는게 있을까?? 똑부러지는 린포르지만 무서워 하는 것은 있을 법 한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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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 린포르주 (0orZpTaCCE) 2021. 3. 23. 오전 12:23:57(고릉고릉) 제가 무서워하는 건가요, 린포르가 무서워하는 건가요? 아님 둘 다? 😁 린포르가 무서워하는 건 확실히 정해두진 않았는데, 대강 생각만 해둔 건 있어요. 저번에 악몽에서 묘사했던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나 완전히 홀로 남겨지는 고립감 같은 것들? 두려워하는 상황이라면 그녀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나거나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신뢰를 잃는 걸 두려워하죠. 평소 그에 대한 중압감이 큰 만큼 반동이 크게 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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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 알렌주 (gIStqhZP/Y) 2021. 3. 23. 오전 12:27:33(턱만질만질)린포르주가 무서워 하는 것도 알려줄 수 있어?? ㅋㅋㅋㅋ 그럼 알려줘 😁 그러고보니 린포르가 과거에 숲에 무슨 일이 있어나 싶긴 했어. 사실 막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긴 했는데, 아무래도 일상 중에 듣는게 좋을 것 같아서 얌전히 참았거든. 그나저나 확실히 린포르가 두려워 할 법한 일이네.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입장이니까..😅 알렌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린포르를 믿어주겠지만 말이야. 자기가 불구가 되는 일이 있어도 믿어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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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 린포르주 (0orZpTaCCE) 2021. 3. 23. 오전 12:43:18쓰담 좋앙... 🥰 앗, 제 정보는 특급 중에서도 초 특급이라 그렇게 쉽게 알려주지 않을거라구요. 히히. 과거에 있었던 일은 일상 중에 계기만 된다면 툭 튀어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그냥 옛날 얘기니까 그렇게 궁금해할것도 없어요. 🤗 만약 모두가 린포르에게 등을 돌리고 알렌만 남는다면... 솔직히 좋은 모습은 안되겠네요. 높은 확률로 폐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맨 처음 시트 짜던 단계부터 이걸 염두에 두고 성격을 구상하기도 했고. 알렌에게는 실망스러운 모습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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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알렌주 (gIStqhZP/Y) 2021. 3. 23. 오전 12:59:11(간질간질) 폐인이 되더라도. 그때문에 린포르를 챙기려면 기사를 떼려쳐야 한다고 하더라도 아마 알렌은 그럴 것이라는 것만.. 😊 실제로는 일어나면 안되는 루트라고 생각해야겠네. 큰일나 큰일.. 우리 스레 끝나버려...😂 알렌이 무서워 하는 것은 자기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잃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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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 린포르주 (0orZpTaCCE) 2021. 3. 23. 오전 1:09:31그렇죠. 실제론 가능성도 매우 희박한 루트기도 해요. 린포르가 알렌을 만나면서 중압감도 덜고 좀더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되면 자연히 없어질 루트거든요. 어디까지나 저런 루트도 있었다 정도만 알면 되겠네요. 😉 음, 역시 알렌은 그거이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는 역시였네요. 그래서 알렌에게 무모한 면이 있는거 아닐까 싶었어요. 위험에 앞서 달려들거나 린포르의 기분에 좌지우지되는거나. 추후에 린포르도 좀 크게 다치는 상황을 한번 만들까 했는데. 어떨려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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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 알렌주 (gIStqhZP/Y) 2021. 3. 23. 오전 3:28:57아마도 자기가 나서다 린포르가 다치면 엄청나게 좌절을 하거나 멘붕 하거나 그럴거야 😨 으악 자버려서 미안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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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 린포르 - 알렌 (0orZpTaCCE) 2021. 3. 23. 오전 5:17:37그녀는 아주 살짝 불씨를 던졌을 뿐이었는데 그 불씨만으로 알렌의 욕망은 높게 타올랐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던가. 역시 아직은 한창인 나이라서 그럴까. 입맞춤 만으로 끝내려 했던 그녀의 생각과 다르게, 기분 좋은 곳을 건드려오는 키스와 그녀의 몸을 훑는 알렌의 손길의 감각에 몸이 거부하지 못 하고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부드러운 드레스의 위를 더 부드럽게 쓸어주면 저절로 몸이 반응하고 키스로부터 오는 자극에 목을 울리는 소리가 자연스레 흐른다. 연이은 자극에 숨은 금방 찼다. 그래서인지 입술이 떨어지고 겨우 호흡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급히 들이킨 숨으로 인해 눈앞이 아찔해졌다. 그의 손이 살결에 닿았을 때와 같은 순간이기도 했다.
"저도... 저도 사랑해요. 사랑해, 알렌..."
귀가 아닌 살결을 간지럽히는 속삭임에 그녀는 떨림이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그의 손이 주는 기쁨에 몇번이고 몸을 떨면서 그녀 역시 그를 움켜쥐고 놓기를 반복했다. 간간히 나오려는 소리가 혹여나 마부에게 들릴까봐 입술을 깨물어 참아내는데 억눌린 소리가 더 자극적임을 그녀는 몰랐다. 허나 들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자극이 좀더 강해진다는 것은 몸으로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더 쉽게 흐트러진 채 알렌의 무릎에 앉혀진 그녀는 작게 숨을 몰아쉬며 잠시동안 멍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열로 인해 흐트러진 눈은 아래에서 위로 올려져 그를 바라보고, 타액으로 젖은 입술은 움직일 때마다 희미하게 번들거렸고, 그가 얼굴을 묻었던 목덜미와 쇄골은 붉은 꽃잎이 점점이 붙은 것처럼 물들었다. 그의 속삭임에 창밖을 힐끔 보곤 남은 거리라도 생각하는가 싶더니 일부러 그를 은근히 누르고 그가 했던 것처럼 옷 위로 감질맛나게 손을 움직이면서 소곤거렸다.
"분명 아직 갈 길은 남았지만, 도착해서 바로 숙소로 가진 않으니까요. 제 공무가 있다는 걸 잊은 건 아니죠? 그래서 지금 드레스를 더럽히면 안 된다구요. 대신..."
조금전 그랬던 것처럼 고개를 틀어 그의 귓가로 입술을 가져간 그녀는 그전보다 더 작은 소리로 말을 속삭였다. 자연스레 그녀의 몸이 그에게 안기듯 닿았겠지만 그녀의 첫마디가 지금 자신에게 손을 대면 안 된다는 '명령' 이었으니 아마 속만 타들어가지 않았을까. 그 상태로 말을 하는건지 숨을 불어넣는 건지 모를 정도로 속닥거리고 이따금씩 혀끝으로 간지럽히며 희열이 가까워지도록 손을 움직인다. 그러나 절묘한 순간에 말과 손을 딱 멈춘 그녀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몸을 떼고 그가 움직이기 전에 절대 거절하지 못할 만한 제안을 했다.
"이대로 공무가 끝날 때까지 잘 참으면, 밤에 제 방에 찾아오는 걸 허락할게요. 못 참겠으면 지금이어도 상관없지만, 대신 휴가 내내 절대 방에는 못 오게 할테니까요. 어때요?"
이럴 때 눈웃음을 짓는 그녀의 얼굴은 어쩐지 릭의 그 얄미운 얼굴과 닮아보이지 않았을까. 괴롭히는 듯한 그 제안도 말이다. 오래 알고 지내면 싫어도 닮는다고 하던가. 은연중에 눈을 뜬 그녀 안의 소악마가 이 순간 알렌을 시험하는 듯 했다.
//알렌주는 기절잠하고, 알렌은 속이 타들어가고. 이거 참, 호호. 🤭 -
445 알렌주 (gIStqhZP/Y) 2021. 3. 23. 오전 8:26:12소악마 린포르라니...🤣 미치겠다 증말 ㅋㅋㅋㅋ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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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ghqXpcO1iQ) 2021. 3. 23. 오전 10:37:34남들보다 늦게 알게 된 달콤함은 자연스럽게 알렌을 휘감고 있었고, 린포르는 그것을 쉽사리 떨쳐낼 수 없었다. 사랑의 달콤함이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어서, 분명 알렌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 그나마 바로 근처에 마부가 있다는 것과, 최소한의 자제심이 있었기에, 그저 린포르의 새하얀 피부 위에 열꽃을 피워내는 정도로 참아내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지만. 아무튼 린포르의 새하얀 피부에 자신의 열기로 열꽃을 피워내던 알렌은 입술을 떼어내곤 흐트러진 린포르의 얼굴음 바라봤다. 그 모습조차도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금방이라도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린포르가 옷 위에서 감질나게 손을 움직이는 통에 잠시 숨을 몰아쉬며 그녀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 ... 잊지는 않았어요, 잘 알고 있는데.. ”
알렌은 자신의 귓가에 자연스럽게 다가와 속삭이는 린포르에게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몸은 뜨거웠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품에 안긴 린포르의 몸에서 열기가 느껴지는 것은 그를 괴롭게 만들었다. 고통과는 다른 괴로움이었다. 홀로는 풀 수 없는 괴로움이겠지. 하지만, 공무가 있기에 드레스를 더럽혀선 안된다는 린포르의 속삭임에 이성이 돌아오기 시작한 알렌은 아쉬움 가득한 한숨을 천천히 내쉴 뿐이었다. 이따금 린포르가 혀끝으로 귀를 간지럽히며 손을 움직이는 린포르에겐 ‘...정말이지, 짖궂으시네요..’ 하고 희미한 웃음소리를 머금은 말을 중얼거렸다.
“ 그렇게 말하면, 제가 어떻게 할지 뻔히 알면서 물어보는 거잖아요. 린포르에겐 이런 모습도 있었군요..? ”
왠지 그가 아는 누군가의 느낌도 나서, 조금 기분이 상할 것 같긴 했지만 린포르라는 것을 되새기며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알렌은 소악마 같은 린포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숨을 내쉰다. 자신은 아마도 린포르의 말마따나 단 한번의 달콤함을 위해 여러날의 달콤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린포르의 뜻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왠지 약이 오를 것만 같았다. 알렌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럭저럭 괜찮은 방법을 떠올린 알렌은 입가의 미소를 짙게 만들었다.
“ 알았어요, 공무가 있는 만큼 린포르의 드레스가 더러워지게 할 수는 없죠. 걱정마요, 린포르의 아름다운 드레스가 더러워질 일은 공무가 끝날 때까지 참을테니까요. ”
어쩐 일인지, 린포르의 제안에 미소를 띈 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인 알렌은 정성스럽게 린포르와 자신의 타액이 뒤섞여 반짝이는 린포르의 입술을 엄지손가락 끝으로 살살 어루만지며 매만져준다. 몇 번의 손길이 린포르의 입술에 내려앉은 후, 무슨 생각이 든 것인지 가볍게 린포르가 밀착이 되게 끌어안아준다. 분명 아직 마차가 멈춰설 때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드레스가 더럽혀지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겠지.
“ 린포르의 드레스가 더럽혀지는 일은 절대로 없을거에요. 그도 그럴게, 호위기사가 공무를 방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
알렌은 뭔가 속셈이 있는 말투로, 린포르의 귓가에 속삭인 알렌은 천천히 자신의 입술을 린포르의 귓불로 다가가게 만들었다. 정말로 린포르의 옷을 더럽히지 않을 수 있으면서도, 린포르 역시 알렌처럼 달아올라 참아야만 하도록 알렌은 린포르의 귓불을 오물거리기 시작한다. 마차는 그러는 동안에도 쉼없이 달리고 있었고, 두사람이 향하는 곳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에 린포르의 귓불을 열심히 괴롭힐 생각인 듯 알렌의 두 팔은 린포르를 든든하게 감싸안고 있었다.
“ 후후, 사랑해요, 린포르. ”
오래도록 린포르의 귓불을 괴롭히던 알렌은 장난스런 웃음소리와 함께 속삭였을 것이다. ‘이러면 열심히 참으면서, 드레스도 더러워지지 않을 좋은 방법이죠? ’ 하는 장난스런 말도 덧붙이면서 알렌의 괴롭힘 아닌 장난은 마차가 멈춰서기 직전까지 이어졌을 것이다.
# 알렌만 당할 수는 없지이 🥰 -
447 린포르 - 알렌 (0orZpTaCCE) 2021. 3. 23. 오후 4:06:01"글쎄요. 어떤 대답을 할지는 알렌의 마음인데, 제가 그걸 어떻게 뻔히 알겠어요."
한숨을 쉬며 중얼거리는 그를 보고 그녀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사실은 뻔히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모르는 척, 선택지를 준 척 하는게 정말 얄미운 악마가 따로 없다. 저 풍성한 치맛단 안에 사실은 꼬리라도 숨겨놓고 있는게 아닌가 싶을만큼. 생글생글 웃으며 알렌의 대답을 기다리니 예상대로인 대답이 나와서 그녀는 자리를 그의 옆으로 옮기려고 했다. 옆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니까.
"부탁을 잘 들어주는 애인님은 정말 좋네요. 그럼 이제 가느-"
가는 동안 대화나 해요, 라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물러나려던 몸이 그의 팔로 인해 붙들린다. 가는 허리가 알렌의 든든한 두 팔에 알맞게 감싸여 서로의 몸을 밀착시키는 행동에 그녀는 일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잘 모르는 그녀에게 그가 귓가로 다가와 속삭이자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쩐지 조금전 대답을 하기 전에 틈이 좀 있더라니. 한순간에 난처한 미소로 표정이 바뀐 그녀는 옆으로 눈을 흘겨 그를 살짝 째려보았다.
"순순히 들어주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네요... 정말, 짖궂어..."
누가 누구한테 하는 말인가 싶은 말을 하곤 그의 괴롭힘에 몸을 흠칫거리며 떨었다. 그녀가 했던 것처럼 한없이 감질맛만 나는 괴롭힘은 좀처럼 끝날 새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쉽게 밀어내지도 못 하는게, 그녀의 몸에도 열기가 남아있기에 그랬다. 그의 어깨를 붙들고 전신을 간헐적으로 떠는 모습은 그가 원했던 것 그 이상이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의 장난도 그 이상 오래 가지는 못 했다. 마부가 마차의 속도를 줄이며 거의 다 왔다고 하는 말에 간신히 이성을 붙든 그녀가 힘주어 그의 어깨를 밀어내었을테니까.
"하아... 받아주는 건 여기까지에요. 이 이상 하면 화낼거에요."
이성을 붙든 만큼 기사단장의 모습도 돌아온 그녀는 꽤 단호하게 얘기하고 이번에야말로 그의 팔 안에서 몸을 완전히 무른다. 아까 하려 했던 것처럼 그의 옆으로 자리를 옮기고, 작은 손거울을 꺼내 그녀의 옷과 머리 등등을 정돈한다. 목과 쇄골에 이어 붉게 부은 귓볼을 보곤 작은 한숨을 쉬며 재차 알렌을 흘겨본다. 다음부턴 좀더 말을 확실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가벼운 치유마법을 쓰자 붉어진 부분들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사라진다. 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그런 모습으로 밖을 돌아다닐 순 없으니 말이다.
그녀가 몸단장을 하는 사이 마차 밖 풍경은 너른 들판과 초원에서 크고 낮은 건물들이 있는 도시로 바뀌어 있었다. 현저히 줄어든 마차의 속도로 인해 보이는 도시의 모습은 수도와 달리 휴양도시라는 이름답게 화려하고 세련되었을 것이다. 하얀 대리석 건물들이 주를 이루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차림새도 한결같이 편안해보인다. 목에 걸린 반지가 눈에 띄지 않게 옷깃 안으로 잘 갈무리해 넣는 것으로 몸단장을 마치고 창 너머를 한번 본 그녀는 마지막 점검을 하며 알렌을 향해 말했다.
"오늘은 도착해서 숙소로 안내받을 때까지 이 도시의 모습을 안내받을거에요. 시장 대리와 이곳 근위대장이 안내를 한다고 했으니, 알렌은 알렌대로 호위에만 집중하면 돼요."
또박또박 일정을 얘기하는 그녀는 어느새 단장의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왔다. 그에게 안겨 얼굴을 붉히고 숨을 헐떡이던 모습은 붉은 흔적과 함께 사라진 것처럼. 차분해진 그녀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알렌을 태운 마차는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목적지에 다다를 참이었다.
//알렌의 돌발행동에 조금 뿔난 린포르래요. -
448 알렌주 ◆SGoz6QxvHE (0Ahx5OHF0M) 2021. 3. 23. 오후 4:11:04그래도 얼음공주로 변하지는 않아서 다행이야 .. 😋 알렌도 장난꾸러기 같은 면이 있긴 해서 말이지. 좋은 오후야, 린포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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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 린포르주 (0orZpTaCCE) 2021. 3. 23. 오후 4:24:14린포르가 먼저 장난을 친 것도 있으니까요. 좀더 확실한 방법(?)을 찾은 것도 있긴 하지만. 😁 알렌주도 좋은 오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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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알렌주 ◆SGoz6QxvHE (l8cbnke74g) 2021. 3. 23. 오후 4:32:38응응! 좋은 하루 보내고 있어??? 😂 확실한 방법이라니... 왠지왠지... 알렌이 제무덤을 판게 아닌가 싶은데...무서워라, 잘하자, 알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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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Zv/CogX3Cs) 2021. 3. 23. 오후 4:44:41“ ...그치만 린포르가 좋아서 어쩔 수가 없어요. ”
불 붙은 몸을 억지로 식히려는 것은 그로서도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렇게 감질맛이 나는 행동이라도 조금이나마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조금은 억지스러운 변명을 속삭이며, 파르르 떨려오는 린포르의 몸을 감싸안은 체로, 짖궂은 행동을 해나간다. 분명 그녀로서도 열기가 남아있었기에, 밀어내지 않았던 것이겠지. 알렌은 귓가에 들려오는 린포르의 애타는 소리를 음악 삼아 조금 더 무아지경으로 린포르를 괴롭혔다. 하지만 야속하게 마차는 거의 다 도착했다는 것을 알려왔고, 린포르는 그에게서 ᄄᅠᆯ어졌다.
“ 미안해요, 화나게 하려던건 아니니까.. 그만할거에요. ”
알렌은 단호하게 이야기 하며 떨어지는 린포르에게 얌전히 있겠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보이며 두 손을 들어보인다. 입술 주변에 남아있는 흔적을 손등으로 지워내며 잠시 숨을 고르던 그는, 손거울을 꺼내 몸을 재단장 하기 시작하던 린포르가 그가 남긴 흔적들을 발견하곤 흘겨보는 것을 슬그머니 눈을 돌려 못본 척 하며 애꿎은 목에 걸린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사실 저 부분에 대해선 자신의 책임이 컸으니 별로 무어라 할말이 없던 것도 있었지만. 서서히 하얀 대리석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 도로에 들어선 것을 확인한 그는 또박또박 말하는 린포르에게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 린포르의 호위는 맡겨주세요. 다른 누구보다도 잘 해보일테니까. ”
일은 일대로 잘 해보이겠다는 듯, 의욕이 충만한 목소리로 말한 알렌은 어딘가 에너지가 넘쳐보였다. 분명 여기까지 달려오는 동안, 그 나름대로 린포르를 통해 활력을 충전한 모습이었다. 지금의 그라면 마수 몇은 금방 베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이것이 바로 린포르가 모르는 그녀의 마법이라고, 알렌은 속으로 생각했다. 마차는 서서히 휴양 도시를 가로질러 두사람이 내릴 중앙광장으로 향했다. 중앙과앙에 마차가 멈추고, 마침 기다리고 있는 듯한 중년의 귀족남성과, 갑옷을 걸친 기사가 보였기에, 알렌은 서둘러 마차에서 내려 린포르가 편히 내릴 수 있게 도울 준비를 한다.
“ 단장님, 내리시죠. 시장 대리와 근위대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알렌은 가볍게 고갯짓을 해, 두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한 후, 예를 갖춰 린포르에게 말을 던졌다.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알아야, 린포르의 예쁨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인지, 꽤나 철저하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분명 부단장이 이 모습을 봤다면 흐뭇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를 것이다. 마차안에서 있었던 일을 모른다면 말이지만.
“ 단장님의 호위는 제가 맡고 있으니, 두분께서는 걱정말고 단장님을 안내해주시지요. ”
호위에 대한 것은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는, 역할에 대해 미리 선을 긋는 듯한 말을 한 알렌은 린포르가 조심스럽게 마차에서 내린 후에는 얌전히 그녀의 뒤로 물러서서 든든하게 서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남들의 눈에는 그만큼 든든해보이는 호위는 없었을 것이다. -
452 알렌주 (.yANqYHSb6) 2021. 3. 23. 오후 7:25:41날이 쌀쌀하네, 아직 안심하지 말라는 것 같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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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 린포르 - 알렌 (0orZpTaCCE) 2021. 3. 23. 오후 8:05:33그녀를 보며 든든한 목소리로 말하는 알렌은 확연히 아까보다 기운이 넘치는 듯 했다. 그녀를 괴롭힌게 그렇게나 만족스러웠나. 조금 심통이 날 뻔 했지만 꼭 그것만은 아니겠지 싶었다. 같이 노점상을 둘러보고 반지와 팔찌를 주고받은 것도 분명 즐거웠을거다. 그녀가 기뻐한 만큼 그도 기뻐했고.
'그래도 역시 그건 좀...'
그건 그래도, 생각할수록 조금 뿔이 나는 것도 사실이긴 했다. 그러니 약속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그를 골려주자고 생각하며 먼저 내리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때에 그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고 생각하며, 그의 뒤를 따라 마차에서 내렸다. 알렌의 부축을 받으며 내리자 그 앞에는 먼저 나오기로 했던 시장 대리가 아닌 시장 본인과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도시 근위대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알렌의 인사를 무시하지 않고 받아주었고 호위라는 말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일단 예를 갖춘 인사를 한 그녀는 인자한 인상의 시장과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간만에 뵙습니다. 시장님. 대리를 보내신다더니 직접 나오셔서 놀랐습니다."
"어서오시게. 린포르 단장. 허허. 그래도 내 시장인데 인사 정도는 먼저 해야 하지 않겠나. 자네와는 안면도 있고 하니 말이야."
"바쁘신 와중에 생각해주신 점, 감사합니다. 한시가 바쁘실 터인데 어서 들어가보시지요."
"그래야지. 자, 이쪽이 오늘 나를 대신해 자네를 안내할 내 대리일세. 간만에 인사 나누게나."
마차에서 보았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근위대장과 시장의 뒤로 한 젊은 청년이 서 있었다. 딱 봐도 시장과 닮은 금발 벽안의 청년은 그녀와 동년배, 혹은 조금 어려보인다. 깔끔한 차림에 아직은 선이 여린 미형의 청년은 시장의 소개를 받으며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아 손등에 입맞춤을 하는 것으로 인사했다.
"그간 격조했습니다. 린포르 누님. 뵙지 못 한 사이 더욱 아름다워지셨네요."
"그대도 장성했군요. 지오반니. 그럼 오늘 안내를 부탁하겠습니다."
그 역시 그녀와 안면이 있는 듯 친근히 누님이라 부르며 안내는 맡겨만 달라고 웃어보인다. 그 뒤의 알렌을 보고도 살짝 고개를 숙였다 들며 인사를 하는 모습이 건방져 보이진 않는데, 과연 어떨지. 안내할 사람을 소개하는 걸로 용건을 마친 시장이 즐거운 시간 보내라는 말을 남기고 먼저 돌아갔다. 남겨진 그들은 잠시 오늘의 일정을 확인한 후, 가장 가까운 곳부터 가자며 지오반니가 앞섰다.
"누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밤 새워 이동 루트를 짜뒀답니다. 오늘은 안 헤매고 확실하게 안내해드릴게요!"
"길치는 약도 없다 하던데, 얼마나 나아졌을지요. 어디 두고 보도록 하죠. 알렌, 갑시다."
위치상 지오반니의 옆을 따라가면서도 그를 잊지 않았다는 듯 고개를 돌려 알렌을 보며 말하고, 광장에서 가까운 보수 공사를 진행한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새로운 연적(?)의 등장...? -
454 알렌주 ◆SGoz6QxvHE (m2DFd6Rmis) 2021. 3. 23. 오후 8:16:45린포르주가... 릭에 이어서 알렌을 괴롭히려구...괴롭히려고...😂 어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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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 린포르주 (0orZpTaCCE) 2021. 3. 23. 오후 8:44:09호호. 이번엔 깨발랄 연하랍니다. 🤗 알렌주도 좋은 저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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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 알렌주 ◆SGoz6QxvHE (yQvMMHOdDU) 2021. 3. 23. 오후 8:46:01답레를 쓰고 있는데 아무래도 알렌의 독백이 많을 것 같아. 😂 아무래도 공무의 내용은 린포르주가 생각해뒀을 것 같아서 막 쓰는 것도 애매할 것 같고, 지오반니랑 린포르의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는 알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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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pK273ao.pc) 2021. 3. 23. 오후 8:54:48이 사람은 어딜 가나 아는 남자가 있는 것일까. 알렌은 린포르가 두사람의 뒤에 서있던 지오반니라는 남자와 인사를 나누는 것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자신이 방금 전까지 매만지던 손등에, 지오반니라는 남자가 입술을 가져다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솔직히 말해서 속이 뒤틀리는 것만 같았다. 왠지 검의 손잡이 위에 얹어놓았던 손에도 힘이 들어가는 것 같았고, 자꾸만 눈매가 사나워질 것만 같았다.
애써 팔에 걸어둔 팔찌를 매만지며 심호흡을 한다. 정말이지, 자신과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렇게 인사를 할 필요가 있는걸까. 아니면, 자신은 잊은 것일까. 조금은 억울했다. 자신은 그저 몇마디 나누지도 않은 여성들과의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몇시간을 불안에 떨었는데, 공무라고 하지만 저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조금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야, 알렌 진정하자. 알렌은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자신에게는 마음을 나눈 반지와 팔찌가 있지 않은가. 저것은 그저 공무에 불과한 것일거야. 알렌은 애써 몇 번이고 되뇌이며 자신을 달래려 했다. 그런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린포르는 지오반니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고, 알렌은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그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 예, 단장님. 뒤를 따르겠습니다. ”
신분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저렇게 같은 신분인 사람들을 손쉽게 친해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일까. 자신보다 앞서서 걸어가는 두사람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알렌은 말없이 생각에 잠긴다. 별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저 어린 시절에, 얼굴을 몇 번 보아서 저렇게 친근하게 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몇 번이고 생각했고, 그녀도 공무로 이곳에 온 만큼 트러블 같은 것을 만들지 않기 위해 친근하게 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두사람은 앞서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웃기도 하고, 경청을 하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자신이 린포르와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누군가 본다면 이런 모습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글쎄, 저 남자처럼 무언가 잘 자란 티는 나지 않겠지.
괜스레 가슴팍을 매만져, 목에 걸린 반지의 감촉을 확인한다. 바보 같이. 제대로 기사가 되어서 고백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이 얼마나 지났다고 저런 모습 하나로 흔들리는 것일까. 아니, 마음 자체는 사실 흔들리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정식 기사가 될 수 있다면 무엇이 되었든 해내서 그녀에게 고백을 하고 싶은 의욕은 가득 했다. 이것은 좀 더 다른, 무언가의 감정이었다. 알렌은 조용히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알렌과 지오반니의 모습을 바라보며 눈을 느릿하게 굴렸다. 머리 속에 그리 길지 않은 단어가 떠올랐다.
‘ 질투 ’
이것은 지금 자신이 지오반니에게 느끼고 있는 감정일 것이다. 지오반니던, 릭이던, 그리고 다른 사람이던 자신은 아마도 ‘질투’라는 감정을 느끼고 말겠지. 정말이지, 이런 감정은 자신과 거리가 먼 줄 알았던 알렌은 헛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질투해본 적은 없었다. 동생에게 어머니가 무엇을 더 챙겨주려고 해도, 그건 그것대로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경비병 동기가 경비대에 아는 사람이 있어 빨리 진급을 하는 것을 보아도, 그저 잘된 일이지 하고 별다른 감정을 품지 않았었다. 그에게 질투라는 감정은 너무나도 낯설어서, 솔직히 자신이 잘못된 일을 하는 것만 같은 불안감이 느껴졌다.
이 감정으로 린포르에게 잘못된 일을 저지르는 것은 아닐지, 괜스레 무서워질 정도였다. 하지만, 역시 알렌은 자신 말고 다른 사람이 저 자리에 있는 것이 싫었다. 분명 몇 번이고 봐야할 모습들이라는 것을, 그녀가 머무는 단장이라는 위치에선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싫다는 감정은 사라질 수 없는 모양이었다.
“ .. 너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단장. ”
알렌은 그리 멀어지지 않았는데도,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는 두사람에게 들으라는 듯 말을 하곤 터벅터벅 걸어간다. 아까전에 봤던 가판들이 모여있던 곳보다도 배로 화려한 도시였지만, 홀로 걷는 이 느낌은 그저 쓸쓸할 따름이었다. 고급스런 건물들을 보아도, 밝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아도 알렌의 표정은 어딘가 텐션이 낮아져 있었을 것이다. 그저 이따금 팔찌를 한 팔을 로브 위에서 매만지면서. 조용히 두사람 뒤를 따라다녔을 알렌이었다. -
458 린포르주 (0orZpTaCCE) 2021. 3. 23. 오후 9:05:20오오... 전보다 질투가 확실해졌네요. 살벌하네. 엄, 가는데마다 남자가 있는... 일 때문에 어쩔수 없... 크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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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 알렌주 ◆SGoz6QxvHE (owaZAJ6/6s) 2021. 3. 23. 오후 9:09:10살벌한 질투라기 보단, 자기 체념을 하는 쪽이 짙은 질투라고 해야하려나 .. 은연중에 느끼는 자격지심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 살면서 신분이라던가 그런거에 신경 안 쓰던 아이인데.. 사랑때문에 은근히 신경쓰게 된거지.. 😎 아하하, 질투 안 해본 아이의 질투라고 봐줘~ 생각보다 그리 살벌한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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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 린포르주 (0orZpTaCCE) 2021. 3. 23. 오후 9:11:58아하. 아무래도 상대가 귀족 아니면 있는 집 남자들이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으려나요. 이런게 차츰 쌓이다보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음.. 일단은 저지른대로 진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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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 알렌주 ◆SGoz6QxvHE (xkwB0oL3xE) 2021. 3. 23. 오후 9:14:13쌓이고 쌓이다보면... 막 알렌이 린포르한테 ' 무리해서 절 만날 필요는 없어요.. ' 라던가 누가 봐도 우울한 것이 보이는데, 린포르가 말 걸면 힘없이 웃어보이고 만다던가.. 🤔 뭐어, 린포르가 잘 케어해줄거라 생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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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린포르주 (0orZpTaCCE) 2021. 3. 23. 오후 9:24:25그런 식으로 시무룩해지는군요. 화를 내는게 아니라 우울 루트를 타는군... 잘 기억해둬야지. 지금 좀 바빠서 답레 좀...어.. 좀많이 늦을지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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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 알렌주 ◆SGoz6QxvHE (Rr4PplWwXY) 2021. 3. 23. 오후 9:26:06저 상태가 될 즈음이면 ' 내가 린포르에게 화를...? ' 이러면서 포기해버릴 즈음일테니 😋 많이 바쁜 모양이네, 뭐 어쩔 수 없지. 린포르주 글을 좋아하는 내가 얌전히 기다리는 수 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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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린포르 - 알렌 (0orZpTaCCE) 2021. 3. 23. 오후 10:54:56알렌의 기분을 모른 채 그녀는 잔뜩 들뜬 지오반니의 안내를 따라 걸어나갔다. 이쯤 그녀의 머릿속에는 일 생각 밖에 없었다. 그야 이번 일엔 마물 토벌 외에도 조용히 처리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었기에 신중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 탓에 알렌에게 조금 소홀해지는 건 좋지 않은 일이었지만 아직은 깨닫지 못 했다. 그저 앞을 보고 걸어나가며 지오반니의 수다에 적당히 대꾸를 해줄 뿐이었다.
"누님, 작년에 들여온 카밀라 꽃 기억하시죠? 이번에 지역화에 성공해서 도시 곳곳에 화단을 만들었어요. 지금 가는 곳도 거기 중 한 곳이구요."
"그래서 시기에 맞지 않는 보수 공사를 진행했군요. 공사 중에 별 일은 없었나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없어요. 저는 공사 쪽 보다 마물 쪽에 신경썼거든요. 다니엘 씨, 별 일 없었죠?"
조금 이른 휴가를 온 사람들이나 지역민들로 북적이던 광장을 벗어나 외곽을 도는 동안 나눈 대화들은 대부분 그러했다. 지오반니가 고개를 돌려 근위대장을 보며 묻자 근위대장은 짧은 대답과 함께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도 그것을 보며 알렌을 힐끔 보았는데, 어쩐지 낯빛이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마차에서 내릴 땐 분명 괜찮았었다. 그새 지치기라도 한 걸까 싶어 잠시 눈여겨 보다가 팔을 잡아당기는 지오반니 때문에 다시 앞을 보게 되어버렸지만.
"저 두고 한눈 팔면 안 되죠. 누님! 자자, 이번엔 저쪽으로 가요. 저기 새로 생긴 음료 가게가 엄청 맛있거든요!"
"아니, 잠깐, 지오반니, 천천히 가요. 천천히."
하필이면 알렌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한 그 타이밍이었다. 듣고 그런건지 일부로 그런건진 모르지만 그녀의 팔을 꼭 붙든 지오반니가 저기라며 해맑은 얼굴을 하고 그녀를 앞서 데려갔다. 빠르진 않지만 눈에 보일만큼은 거리가 벌어지며 언뜻 그녀의 얼굴이 보였겠지. 제멋대로인 행동에 곤란해하면서도 다 봐주는 듯한 표정이 알렌에겐 어떻게 와닿았을지.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 그녀는 어찌어찌 지오반니를 따라가 한 가게 앞에 멈춰섰다. 신나서 음료를 주문하는 지오반니를 보고 한숨 돌린 후 그제야 알렌을 찾기 위해 뒤를 돌아보았다.
"알렌?"
광장에서 멀어졌다곤 하나 도시이다보니 사람이 많긴 마찬가지였다. 계속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탓에 그가 잘 보이지 않아 두리번거리다가 겨우 알렌을 찾아 다가가서 말을 걸려 했다.
"미안해요. 알렌. 갑자기 데려가버리는 바람에. 음료를 주문했으니까 마시면서 조금 쉬었다가요."
안색이 어두워진게 그저 그가 피곤하고 지쳐서 그런 줄만 알고 좀 쉬면 나을거라며 알렌을 가게 테이블로 데려가려하는 그녀였다. 지오반니와 근위대장이 먼저 자리를 잡은 그 테이블로 말이다. -
465 알렌주 ◆SGoz6QxvHE (o6Vp0rjJGk) 2021. 3. 23. 오후 10:57:05린포르가... 😂 뭐, 어떻게든 되겠지~ 일은 잘 해결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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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 린포르주 (0orZpTaCCE) 2021. 3. 23. 오후 11:08:01그냥 집안일인데 이게 한꺼번에 밀려온거라. 잘 해결했어요. 😊 음, 답레 상황이 너무 그렇다 싶으면 바로 얘기해주세요. 좀 수정을 해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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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 알렌주 ◆SGoz6QxvHE (AeTDENmCa6) 2021. 3. 23. 오후 11:11:30아하, 그렇다면 다행이네~! 🥰 아냐아냐, 너무 그렇다 싶은건 아니니까 걱정하지마~ 대신에 린포르가 나중에 좀 달래줘야 할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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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 린포르주 (0orZpTaCCE) 2021. 3. 23. 오후 11:22:00오오. 달래주는 걸로 된다면야 얼마든지 할수있죠. 그게 이해의 과정이 된다면 더 좋을테니까요. 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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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N./4NeMz2k) 2021. 3. 23. 오후 11:23:41자꾸만 지오반니의 손이 린포르에게 닿는 것만 같았다. 굳이 객관적으로 살펴보자면 알렌의 느낌처럼 그렇게 많이 닿은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친근함을 가장해 린포르에게 손을 대는 것만 같아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은 알렌이었다. 하지만 역시 티를 낼 수는 없었다. 바로 옆에는 저 남자를 호위하기 위한 근위대장도 붙어있었으니, 괜히 티를 내어서 좋은 것은 없을터였다. 애초에 그랬다간 린포르에게 실망을 줄테니, 잃는 것만 더욱 더 늘어나는 일이겠지.
알렌은 느릿하게 숨을 뱉어낸다. 분명 마차에서 내릴 때까지만 해도 의욕이 넘쳤는데, 좀처럼 기운이 나질 않았다. 잠시 자신을 보는 린포르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좀처럼 입꼬리가 올라가질 않았다. 그리고 역시나 지오반니가 린포르의 팔을 끌고 앞서나간다. 그녀 역시도 그런 그를 막지 않고 따라가는 것을 바라보며 알렌은 다시금 팔찌가 있는 팔을 살며시 매만질 뿐이었다. 물론 호위로서 해야할 일은 잊지 않았기에 걸음을 빨리해 따라가긴 했지만, 그녀의 팔을 꼭 붙든 지오반니의 손을 계속해서 바라보는 것만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결국 두사람은 어느 가게 앞에 멈춰섰고, 그 뒤를 따라가던 알렌도 멈춰서선 그들을 지켜본다. 카페인 것을 보니 아마도 쉬었다 갈 생각이라고 생각한 알렌은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서서 기다릴 생각이었다.
“ 아, 린포르 ”
팔짱을 낀 체, 돌을 이용해 멋들어지게 깔려있는 도로를 내려다보며 시간을 보내려던 차에, 자신을 부르며 다가오는 린포르의 인기척에, 알렌은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꾸한다. 이제야 자신을 신경쓰기 시작한걸까. 아니면 이쯤에선 적당히 아는 척이라도 해주려는 것일까. 알렌은 은연중에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에 자신도 놀라선 애써 그것을 머릿속에서 지우려 애를 쓴다.
“ 아무래도 제가 저기 앉기에는 좀 그렇지 않을까요. 저쪽이야 귀족 나으리와 근위대장이지만, 저는 아무래도 수습기사니 한자리에 앉는 건 불편해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저는 괜찮으니 가서 이야기 나누세요, 린포르. ”
제 자리는 여기인 것 같아요. 알렌은 애써 옅은 미소를 지으며 조곤조곤 말을 이어간다. 자신의 자리는 여기가 맞는 것 같다는 듯, 어딘가 힘이 빠진 목소리였다.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고 싶은 듯,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먼저 앉아있는 두사람을 향해 밀어주는 알렌이었지만, 분명 그를 아는 린포르라면 평상시의 그와 같다고 느끼지는 않을 것은 분명했다.
“ 물론 린포르가 절 좋아해주는 건 알고 있지만, 저도 낄 수 있는 자리, 아닌 자리는 잘 알고 있으니까요.. 얼른 가보세요. 아무래도 조금 늦으면 저 귀족 나리가 일어날 것 같네요. ”
알렌은 살며시 린포르의 등을 밀어주곤, 조곤조곤 말을 이어간다. 호위를 하는 것은 소홀히 하지 않을테니 걱정말구요, 작은 목소리로 말을 덧붙인 알렌은 로브를 매만지며 그들과 떨어진 자리에 서있으려는 모습을 했다. 자신의 자리인 것처럼, 여전히 옅은 미소를 지은 체로. 상냥하게 린포르의 어깨를 토닥였다.
“ 린포르가 공무중이라는거 잘 이해하고 있으니까... ” -
470 알렌주 ◆SGoz6QxvHE (pK273ao.pc) 2021. 3. 23. 오후 11:24:44린포르가 달래줘서 안되는게 얼마나 있겠냐만 😋 일단은 1단계 모드 정도는 되려나 몰라 ~ 히히.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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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 린포르주 (0orZpTaCCE) 2021. 3. 23. 오후 11:38:42왠지 나중가면 서로 대화로 안 풀리는게 있을거 같기도 해요. 뭐가 그럴진 아직 감이 안 잡히지만. 지금은 피곤하니 답레는 천천히 올리는 걸로.. 오늘따라 심히 늘어지네요. 시원하고 상큼한게 먹고싶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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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 알렌주 ◆SGoz6QxvHE (12G/ZQ4YT.) 2021. 3. 23. 오후 11:41:27음, 지금 당장은 모르겠다.. 지금이야, 초기이기도 하고 대화도 그리 많이 나눈게 아니라 크게 걱정은 없지만 😎 피곤하면 어쩔 수 없지. 집안일이 힘들었던걸까?? 시원하고 상큼한거.... 그러고 보니 린포르주는 음료수는 어떤거 좋아해??탄산이라던가? (자연스런잡담)(쓰담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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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전 12:01:49한꺼번에 여러가지를 해서 그런가 좀 지쳤나봐요. (추우기...) 음료수는 많이 안 단게 좋아요. 탄산도 좋아하구. 지금은 그게 땡겨요. 스트롱사이다. 탄산 찐한거 막 들이키고 싶은 기분이에요. 으으, 생각하니까 더 마시고 싶다. 알렌주는 뭐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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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 알렌주 ◆SGoz6QxvHE (yyMaDlbMZI) 2021. 3. 24. 오전 12:09:44아구, 고생했다... 우리 린포르주 오늘도 고생했어~ (쓰다암)🥰 나도 많이 안 단게 좋긴 해! 스트롱사이다, 그거 좋지! 뭔 느낌인지 알아!! 😊 알렌주는 제로콜라쪽 좋아해. 요즘은 제로음료를 많이 마시게 되더라고. 맘도 편하고 그래서. 근데 요즘 쥬스류는 거의 안 마신 것 같네.. 내일은 생각난 김에 마셔볼까. 잠깐 사러 다녀오는건 힘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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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전 12:14:09히히 좋다... 😚 아, 제로콜라도 가끔 마셔요. 그러고보니 요즘 제로사이다도 나왔던데. 궁금해지네.. 내일 한번 시간 좀 내봐야겠네요. 잠깐 나가서 바람이랑 햇빛도 좀 쐬고. 광합성 좀 해야지. 전 과일주스는 안 좋아해요. 그...너무 끈적하다고 해야 하나. 마신뒤에 갈증이 더 심해지는 느낌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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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 알렌주 (u08b4WeaEU) 2021. 3. 24. 오전 12:17:50히히 내가 더 좋아 😘 린포르주랑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도 잔잔하니 좋거든~ 😍 맞아, 제로사이다도 괜찮아. 또 제로음료를 좋아해서 마셔봤지. 나름 깔끔하던데~ 🤗 아, 뭔지 알 것 같아. 그래서 나도 자주 마시진 않아. 안 먹은지 몇달 된 것 같아서 급 생각이 맜거든. 애초에 과일을 자주 먹는 편이기도 하구 ! 과일도 틈틈이 먹어두면 좋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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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전 12:37:21제로사이다...잊지 말고 꼭 사야지... 응응. 맞아요. 과일주스를 마시느니 과일을 먹는게 훨씬 낫죠. 저도 집에 항상 과일 있어요. 전에 쥬씨라는 주스가게는 꽤 자주 마셨었던게 기억나네요. 거기 주스는 당도 조절도 됐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즘은 매장 자체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생각하니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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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 알렌주 (amilOnlYKY) 2021. 3. 24. 오전 12:43:01응응! 내일은 꼭 잊지말고 제로사이다 😎 쥬씨 뭔지 알아! 거기 수박주스 자주 마셨는데... 요즘 많이 없어지긴 했더라. 그래도 집 근처에 하나 있어서 아예 못 마시진 않긴 해. 문제는 내가 자주 가는 편은 아니라는거지만. 🤣 근데 린포르가 우울 타는 알렌을 몇번 보고 귀찮아 하는 상상을 하니까 내가 다 아찔해졌어.. 😂 아 성가신 남자네.. 하면서 말이야. 슬픈 루트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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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전 12:48:38여긴 없어오 쥬씨.. 메가커피인가 그것만 잔뜩 있어오... 슬퍼오... 😥 음.. 아주 가능성이 없진 않은데.. 린포르가 막 바쁜데 알렌까지 그러면 힘들어서 잠깐 시간을 갖자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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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 알렌주 (iyJ6ZeROaU) 2021. 3. 24. 오전 12:54:21아앗... 쥬씨가 요즘 힘든 모양이야.. 😨 아하하, 그럴 일 없도록 알렌도 극복해야겠지. 그전까진 대화도 하고 그렇겠지만. 애초에 알렌의 성격은 활기찬 아이니까 저렇게 떨어져서 시간을 갖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까지 가진 않을 것 같기도 해. 원래 첫 연애는 고칠 것 투성이라고 하니까 말이야 🥰 애초에 신분 같은 것도 미래를 생각하면 신경쓰다가 우울타고 있으면 답도 없구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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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1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전 1:05:48그런걸 알지만 현재가 힘들면 극복하기가 쉽지 않기도 하죠. 알렌 힘내자. 밤에 린포르가 오구둥둥 해줄거래. 🤭 사실 안해줄랬는데 이거까지 안해주면 진짜 뭔일 날거 같아서. 첫 연애는 자주 부딪히고 어긋나고 그런 법이긴해요. 둘 다 처음이라 더 그렇기도 하고. 음, 원래 육성도 시켜주구 하면서 썸을 타는 예상도를 두고 썰을 이것저것 생각해뒀었거든요? 그랬으면 아마 알렌이 저렇게까지 시무룩하진 않았을텐데. 근데 예상보다 고백이 빨라져서 구도가 완전히 달라지니까 이건 이거대로 그, 느낌있네요. (차마 재밌다고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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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 알렌주 (iyJ6ZeROaU) 2021. 3. 24. 오전 1:17:56오구둥둥 😁 약속은 잘 지키는 린포르라 걱정이 없다! 사실 이런게 일상의 매력이라고 생각해. 아무래도 우리끼리 어느정도 라인을 잡고 돌린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방향이 바뀌어 가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잖아. 또 이런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 🤣 혹시 재미없어...?? 나만 재밌나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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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전 1:28:23아뇨아뇨, 저도 그런 재미를 만끽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런데 알렌이 우울해하는거 보면서 귀엽다고 재밌어하면... 좀 그렇잖아요... 헤헤.. 하나하나 반응해주는거 너무 좋아요. 알렌 최고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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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 알렌주 (iyJ6ZeROaU) 2021. 3. 24. 오전 1:33:18그치만 하나하나 반응하는건, 그럴 요소들을 린포르주가 요령좋게, 재미있게 넣어주기 때문에 가능한거야 🥰 린포르주가 스푼으로 밥을 크게 퍼주고 알렌주는 얌얌 맛만 보는 느낌이랄까? 😁 뭐어 그런 모습을 보고 귀여워 할 수도 있는거지. 혹시 린포르주... 약간 쥐고 흔드는 것도 좋아할 것 같은데 맞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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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전 1:39:33재미있다니까 다행이네요. 휴. 😌 제가 그렇게 떠먹여줄 수 있는 것도 반응해주는 알렌과 알렌주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히히. 그 쥐고 흔든다는게 알렌이 린포르한테 하는 건가요 린포르가 알렌한테 하는 건가요? 좀더 많은게 생각났지만 애써 묻었다는 건 안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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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 알렌주 (iyJ6ZeROaU) 2021. 3. 24. 오전 1:42:11새삼스럽게 말하지만 린포르주와는 재미없던 적이 없었어 🥰 히히, 앞으로도 잘 부탁하는거야~ 쥐고 흔든다는건.. 참 중의적인 말이었나. 음.. 뭐 쥐고 흔드는 쪽이 알렌이든 린포르든 왠지 반응이 보이는 것 같지만 슬쩍 둘 다 물어보는걸로 할까. 꼭 한쪽만 좋아하는건 아닐테니까 말이야, 이히히 😁 좀 더 많은게 떠올랐다니... 살짝만 보여주시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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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전 1:54:59어허 안되요. 이 이상은 풀어놓으면 혼나요. 혼나서 제가 사라질지도...? 😵 둘다 물어보는거라면, 음... 비율로 따지자면 한 6:4 정도인거 같아요. 린포르가 알렌을 쥐고 흔드는게 6이고 그 반대가 4. 알렌이 소유욕이 있다면 린포르는 지배욕이 좀 있는거 같아요. 오기로만 단장을 하는 건 아니었던거지.. 그 전엔 단원들에게 분산됬던 그게 알렌이 생겼으니.... 호호.. 그래도 좀 휘둘리기도 하는게, 마차에서처럼 능글맞게 굴면 너무 좋아서(?) 반항을 못 하겠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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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 알렌주 (iyJ6ZeROaU) 2021. 3. 24. 오전 2:03:57하긴 린포르주룰 못보는건 곤란하지😁히히, 오케이! 어떤 쪽인지 알 것 같아 ㅋㅋ 😆 오늘도 좋은 정보를 얻었다 🤗 참고로 더 설명할 것도 없이 비슷해서 놀랐어 ㅋㅋㅋ 잘 맞는데는 이유가 있다 이거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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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전 2:25:39뭔가 엄청난걸 알렌주에게 붙잡힌거 같은데. 어, 음, 뭐 괜찮겠지. 🤗 잠깐 졸기도 했으니까 오늘은 이만 들어가야겠어요. 오늘도 잔뜩 이쁨 받아서 기분 좋게 잘 수 있을거 같아요. 🥰 알렌주도 그랬으면 좋겠다. 응. 잘 자구 내일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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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 린포르 - 알렌 (QoudBav7Nk) 2021. 3. 24. 오전 6:09:18희미하게 웃는 얼굴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그녀는 어서 그를 숙소로 데려가 쉬게 해주고 싶었다. 먼저 숙소로 보내면 좋겠지만 그게 그를 더 불안하게 만들까봐 일부러 말하지 않고 조금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알렌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가 하는 말은 전혀 뜻밖의 얘기라 잠자코 듣고 있던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그녀를 자리로 돌려보내려 하며 끝끝내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를 보며, 그제서야 그가 왜 그렇게 힘든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알 것만 같아 안쓰러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들었다.
'이런...'
그녀는 그가 밀어주는대로 가지 않고 서서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그런 생각을 하는 줄은 몰랐다. 하긴, 설명을 해주지 않았었지. 잠깐 사이에 또 실수를 하다니. 역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그녀를 잠시 휘감았으나 이번엔 휘둘리지 않았다. 지금은 공무 중이고, 일분일초가 아까운 상황이었으니까. 저멀리서 그녀를 보며 일어나려고 하는 지오반니를 보며 괜찮다고 한 손을 들어보인다. 그리고 곧장 뒤로 돌아
허리에 손을 짚고 당당히 선 자세로 알렌을 보며 말했다.
"지금 저를 호위하는 그대가 저와 같은 테이블에 앉지 않으면 어디가 맞는 자리라는 건가요.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저를 어떻게 지키려구요. 정말 저를 지키고 싶은거면, 제 곁에 있고 싶으면 좀더 뻔뻔해져요. 제가 그대를 좋아한다는 걸 믿는다면 당당해지라구요. 이럴 때일수록 더더욱 가까이 있으려 하란 말이에요."
그녀의 말은 결코 다정하지 않았다. 상냥하지도 않았고, 부드럽지도 않았다. 드레스가 어색할만큼 기사단장의 분위기를 내며 훈련 때나 하던 말투로 알렌에게 말했다. 스스로에게 자신없을수록 더 고개를 들고 뻔뻔해지라고. 어느 누구도 꺾지 못 하던 그녀라는 절벽 위의 꽃을 손에 넣은 그가 아니던가. 그런 그이니 좀더 당당해지길 바랐다. 지금 당장 그렇게 되지 못 하더라도, 알아주기만이라도 했으면 싶었다.
따끔한 말을 끝낸 그녀는 후, 하는 짧은 숨을 내쉬더니 로브 속 그의 손을 잡고 테이블로 데려가려 한다. 그가 가지 않으려 버티면 그녀도 오기를 부려 더욱 그를 끌어당겨 기어코 테이블까지 끌고갔겠지. 그렇게 끌어가서 자리에 앉히고 그녀는 그 옆에 앉았을 것이다. 뒤늦게 앉은 그녀와 그의 앞에는 얼음이 살짝 녹은 과일 에이드가 한잔씩 놓여있을거다. 그녀는 청포도, 알렌은 사과. 주스로 목을 축인 그녀는 맞은편에 앉아 의미심장하게 웃고 있는 지오반니를 보았다.
"뭐가 그렇게 재밌나요? 지오반니."
"으응, 누님은 언제 봐도 정말 예쁘구나 싶어서요. 그쵸, 알렌 씨?"
릭의 얄미운 웃음과 달리 지오반니의 웃음은 밝고 깨끗했다. 그런 얼굴로 알렌을 보며 동의를 구하는 지오반니의 모습에 그녀가 헛기침을 한 건 왜일까. 그러면서 알렌을 힐끔 보는 건 또 왜일까. 기묘한 분위기의 상황에서 지오반니만이 즐겁게 웃었다. 근위대장은 눈을 내리깐 채 묵묵히 주스만 마실 뿐이었다. 그런 상황을 견디다 못한 그녀가 작게 헛기침을 하고 말문을 틀었다.
"보수 공사를 진행한 곳은 다 본듯 하니, 저택으로 가기 전에 해변을 들르고 싶군요. 가능하겠어요?"
"오, 린포르 누님의 요청이시라면 얼마든지요. 안될게 뭐 있나요! 어차피 들렀다 가도 만찬 시간까진 여유가 있을거에요."
"그거 잘 됐네요. 아, 이 참에 소개하고 넘어가도록 하죠. 알렌, 그대도 아까 들었다시피 지오반니는 이곳 시장님의 자제이자 후계자입니다. 그리고 이 도시를 운영하는 대상단 사이트리스의 후계자이기도 하죠."
대화를 이어가며 알렌을 돌아보고 한 그녀의 말은 조금 뜻밖으로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귀족으로 알았던 지오반니가 사실은 평민이고 그저 돈이 많은 집안일 뿐이었다는 것이. 그녀의 소개가 쑥쓰러웠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에헤헤...하고 웃는 청년에게선 어린 티가 여실하게 드러났을 것이다. 어째서 일개 상인이 도시를 운영하는지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그녀는 뒤이어 근위대장 다니엘 또한 나라가 아닌 이 도시의 대상단 소속이며 전 기사단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요컨데 알렌의 선배라는 말이었다. 소개를 했음에도 근위대장은 알렌을 보고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맞는 말이니 반박할 필요도 없어서 그런가. 나름 엄청난 소개를 마친 그녀는 그저 목이 말라 주스를 마시기만 했다. 상큼한 청포도와 약한 탄산의 맛이 목은 물론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게 정말 좋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
491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5/PueSeD96) 2021. 3. 24. 오전 9:12:59" 알겠습니다.... "
린포르가 드레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장으로서의 말투로 내뱉는 말에, 알렌은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힘이 빠진 목소리로 답한다.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으로는 아직까지 따라가기 힘든 것이겠지. 어린시절부터 신분제 아래에서 살아왔던 그가 이제야 새삼스럽게 신분의 벽을 느끼는 만큼 그것을 극복하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은 듯 했다. 지금 린포르가 하는 말마저도 그저 시원찮은 얼굴을 보고 달래주려고 하는 말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머리로는 그녀가 왜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알고 있었다. 자신이라는 높디 높은 곳에 피어있던 꽃을 알렌이 가졌으니 자신감을 가지라는 것이겠지. 하지만 마음으로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들 앞에선 숨겨야 하는 사이가 아니었나? 하는 조금은 서글픈 감정이 있었기에 그런걸지도 몰랐다.
그러다 린포르가 자신의 손을 끌고 가려고 하자 처음에는 놀란 알렌이 머뭇거리며 멈춰서려고 했지만, 그 손과 걸음걸이에서 느껴지는 단호함에 알렌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따라 다른 두사람이 앉아있는 자리로 끌려올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을 앉게 만든 후에, 그 옆에 자리를 잡고 않는 린포르를 잠시 바라보다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뜬 알렌은 자신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지오반니를 흘깃 살핀다. 저 웃음은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릭도 그렇고, 저런 남자들은 왜 자꾸만 저런 미소를 짓는걸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차라리 솔직하게 말했으면 했다. 알렌의 외향적인 성격은 릭이나 지오반니의 의미심장한 미소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 ... 그럼요, 단장님께서는 수도에서도 알아주시는 분이니까 말이죠. 수습기사들 중에서도 단장님의 실력과 아름다운 외모를 보고 들어온 기사들도 많을 정도니까요. 이런 말을 하면 혼날지도 모르지만, 저도 처음 단장님을 뵈었을 때는 신께서 천사라도 내려보내신 줄 알았죠. "
지오반니의 미소는 순수했을지 모르지만, 린포르에게 몇번이나 손을 대는 것을 본 알렌에게는 그것이 곱게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린포르에 대한 물음을 던져온 지오반니의 말에는 잠시 뜸을 들이다 애써 덤덤하게 대답을 들려준다. 물론 그 댓가라는 듯 린포르의 손을 테이블 아래 로브 속에서 슬그머니 잡아 부드럽게 매만졌지만. 그래도 거짓말은 아니었다. 기사단 내부에서 그녀의 외모에 대한 이야기도 꽤나 많이 들었고, 입단 하는 날, 린포르를 처음 보고 느꼈던 감정과 생각 역시 말한 그대로였다. 그때는 자신이 이렇게 린포르의 손을 잡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 ... 호위를 맡은 알렌이라고 합니다. 시장님의 자제이신 줄은 몰랐네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방금전까지 생각하고 있던 것과는 다르게 평민 출신이라는 것, 근위대장 역시 선배라는 것을 알게된 그는 조금 놀라긴 했지만 애써 덤덤하게 대답을 돌려준다. 신분이야 그렇다 치고, 순수함을 가장한 것인지, 아닌지 모를 모습으로 린포르에게 자꾸만 손을 대는 것은 여전히 마음에 안들었으니 극적인 태도의 변화는 없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표정이 조금 밝아진 것은 자신감이 조금은 돌아온 모양이겠지. 테이블 아래, 지오반니와 근위대장의 시선이 보이지 않을 곳에서 린포르의 부드러운 손을 깍지를 껴 잡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나머지 손으로는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앞에 놓인 사과주스를 태연하게 마시고 있었다.
그뒤로는 가벼운 이야기가 지나간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지 같은 별 것 없는 이야기. 그런 와중에도 여전히 실실 웃고 있는 지오반니를 그저 덤덤한 눈으로 바라보며 고개와 짧막한 대답으로 상대를 해준다. 어쩌면 자신은 그냥 린포르의 주변에 다가오려고 하는 남자들이 모두 싫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니, 정확히는 '자신의' 린포르에게 손을 대려는 남자들이 싫은 것이리라.
" 저녁에는 만찬도 있으시니 움직이시려면 슬슬 이동해야할 것 같습니다. 해변... 내일도 보실 수 있으시겠지만, 보시고 싶으시지 않으십니까? "
알렌은 슬쩍 린포르에게 이제 일어나자는 듯 말을 던졌고, 그런 그의 말을 들은 지오반니가 ' 역시 그래야겠죠. ' 하는 말과 함께, 근위대장과 먼저 일어서서 나아가는 것을 보며 린포르와 몸을 일으킨 알렌은 린포르를 바라본다. 무슨 말을 할지 잠시 고민을 하던 알렌은 이제는 놓아야 할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 저는요, 린포르, 당신의 몸에 다른 사람이 최대한 덜 닿았으면 좋겠어요.. "
마치 어리광을 부리듯 중얼거린 알렌은 이내 아쉬움을 남긴 체, 맞잡고 있던 손을 놓고는 얼마 남아있지 않은 사과주스를 단숨에 비우곤 아까전처럼 한손을 검 손잡이에 올린 체 그녀의 뒤로 가서 선다.
" 단장님, 이제 지오반니님을 따라 해변으로 모시겠습니다. "
다시 호위기사의 위치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기에, 알렌은 덤덤하게 말을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정도면 자신의 마음이 전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
492 알렌주 ◆SGoz6QxvHE (Jjx8oJWsGQ) 2021. 3. 24. 오후 2:39:28오늘은 날이 따뜻하네! 좋은 오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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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 린포르 - 알렌 (QoudBav7Nk) 2021. 3. 24. 오후 3:57:27"......"
여전히 시무룩한 알렌을 보면 그녀의 말이 원하는 만큼 전달되지 않은게 보였다.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그녀도 기운이 좀 빠지려 해서 솔직히 좋은 기분은 되지 않으려 했다. 항상 일방적으로 말을 전하는 쪽이었던 그녀라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옆에서 물음에 답하는 알렌의 말을 들으며 보이지 않게 팔찌를 매만지다가, 그가 손을 잡아오자 하고싶은대로 하게 두었다. 보이고 보이지 않고를 떠나 그가 그걸로 안정을 찾는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었기에.
"역시 그렇죠? 기사단 사람들은 좋겠다. 누님이랑 매일매일 보잖아요."
"그렇게 부러우면 기사가 되세요. 지오반니. 지금은 불가능한 일도 아닌걸 잘 알지 않나요."
"그건 그렇지만! 전 역시 기사보다 상단이 더 좋아서요."
기사가 되는 것보다 가업인 상단을 물려받는게 더 좋다며 해맑게 그녀와 대화를 이어가던 지오반니는 해변 얘기에 그래야겠다며 먼저 일어섰다. 근위대장이 그 뒤를 따라가며 잠시 일정에 대해 말을 나누는 듯 했다. 그녀도 따라 일어나 지오반니를 따라가려는데, 알렌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멈춰선 채 그를 돌아보았다. 이제는 놓아야 할 손을 한번 힘주어 쥐면서 속삭이는 말이 들렸다. 그 말로 인해 지금까지의 행동에 기반한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기에, 뒤로 물러나는 그를 보지도 않은 채 짧은 대답을 돌려주었다.
"글쎄요. 그대의 바람대로라면, 저는 기사직에서 물러나 온실의 꽃이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딱딱한 말투와 굳은 옆얼굴이 어쩌면 피곤하게 보였을 수도 있겠다. 그마저도 살며시 불어온 바람이 머리칼을 흩뜨려 가려버렸지만. 손으로 머리를 정리한 그녀는 저멀리 앞서나간 지오반니를 쫓아갔다. 이쪽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을 흔들며 그녀를 부르고 그녀가 가까이 오자 또 옆을 차지한다. 그래도 이번엔 팔이나 손을 잡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일까.
"실은 누님이 해변을 보고싶다고 할거 같아서 일부러 안내 끝자락이 해변에 가까워지게 짜뒀어요. 저 잘했죠, 네? 누님?"
"예, 잘 했어요. 나름의 눈치도 생긴 걸 보니 성인에 부쩍 가까워진 듯 하네요."
그런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걷다보니 정말로 얼마 가지 않아 탁 트인 해변가가 보여온다. 하얀 모래사장이 길게 펼쳐진 해변은 간간히 노는 사람들이 보였지만 그 수가 상당히 적어보인다. 분명 휴가를 온 사람들이 제법 있었을건데. 모래사장으로 내려가진 않고 제방 위에서 전체적인 해변을 둘러보던 그녀. 노을로 붉게 물든 바다 어딘가를 지그시 응시하더니 옆에 있던 지오반니와 귓속말로 무언가 말을 주고받는다. 그녀의 말을 들은 지오반니도 역시 귓속말로 그녀에게 말해주었고. 이때만큼은 진지한 표정이었겠지만 그게 알렌의 눈에 들었을지는.
"...해변은 이쯤 봤으면 충분하니, 저택으로 돌아가죠. 지오반니."
"네! 누님이 오신다고 해서 어머니가 실력 발휘 해주신다고 했으니 기대하세요!"
지오반니와 둘만의 대화를 나눈 그녀였지만 그 자리에서 알렌에게 그것에 대한 일말의 설명도 없었다. 그저 한번 끄덕이고, 만찬을 위해 저택으로 가자며 돌아설 뿐이었다. 아까는 도시 외곽을 따라 걸었다면 이번엔 제방을 따라 걸어가며 노을이 저무는 바다를 감상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앞서 걸어가면서 지오반니와 간간히 대화를 하고 웃지는 않았지만 나름 즐거워보이는 모습을 계속 내보였겠지.
//오늘은 따뜻하다 못해 덥네요. 근데 바람은 차...! -
494 알렌주 (6qLY2.rXCk) 2021. 3. 24. 오후 4:16:27어서와, 린포르주 🥰 바람도 차고 린포르도 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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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Gy3eG09S2c) 2021. 3. 24. 오후 4:31:41“ 그런 뜻이... ”
아니라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말을 끝까지 하지 않은 알렌은 입을 닫은 체 지오반니를 쫓아가는 린포르를 말없이 바라보다 그 뒤를 차지한다. 또다시 옆을 차지 하는 지오반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알렌은 힘없이 손을 검의 손잡이에 걸쳐둔 체 세사람을 따라걸은 알렌은 얼마 지나지 않아 탁 트인 해변가에 도착한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노을이 진 해변은 아름다웠고, 분명 지오반니가 자랑스럽게 린포르에게 보여줄만한 풍경이란 생각은 들었다.
고개를 돌리니 두사람은 무언가 귓속말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탓에 들리지 않았고, 그 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알렌이었다. 참으로 우스웠다. 이렇게 되길 바란 것인가. 아닌데, 그게 아닌데. 그저 자신의 앞에서라도 조금이나마 자신을 신경써서 조심해줬으면 해서 말한 것이 어째서 그렇게 들렸단 말인가. 가슴 깊은 곳에서 한숨이 새어나온다. 간신히 좋아졌던 사이가 그 배로 멀어져버린 것 같아서 알렌은 힘없이 검의 손잡이에 올려뒀던 손에 힘을 주어 검을 움켜쥐었다.
“ 무슨 생각은 하는겁니까? ”
옆에서 자신보다도 더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던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알렌은 천천히 눈을 돌렸다. 근위대장은 잠시 자신의 도련님과 린포르를 바라보던 시선을 거둬들이고 그에게 향해 있었고, 알렌은 그 물음에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가 가볍게 고개를 저어보였다.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라는 짧막한 대답을 돌려준 그는 다시 시선을 린포르에게로 되돌렸다. 호위에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 초조해하다간 눈 앞의 것도 놓치게 됩니다. ”
근위대장은 무언가를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덤덤한 표정으로 알렌에게 말을 던졌고, 알렌은 헛웃음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저어보인다.
“ ...그치만 익숙치 않은 것들 뿐이라. ”
초조하지 말라고 해도, 초조하지 않을 수 없네요. 알렌은 신경질적으로 대답하고 싶은 것을 애써 참고선 그렇게 중얼거림을 남기곤 몸을 덮고 있던 로브를 고쳐입는다. 팔찌가, 그리고 반지가 또렷하게 느껴지는데도 방금전, 그런 말만 남긴 린포르를 알렌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밖에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일까 하면서. 한숨을 뱉어낸다. 답답했다. 끝을 알 수 없는 지평선을 보고 있음에도 너무나도 답답해서 자꾸만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자신은 모든 것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제대로 말조차 해주지 않는 린포르의 말을 지금으로선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도 불만을 갖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린포르가 이해하길 바랄 뿐이었으니까.
“ ... 이동하는군요, 저희도 따라가죠. ”
저택으로 돌아가려는 듯 움직이는 린포르는 알렌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었고, 알렌 역시 아무런 물음을 던지지 않은 체, 저택으로 향하는 두사람의 뒤를 근위대장과 함께 묵묵히 따라 걸을 뿐이었다. 여전히 그의 눈에는 자신의 기분과는 정반대로 즐거워보이는 린포르가 보였기에, 그는 로브 위로 팔찌를 강하게 움켜쥘 뿐이었다. -
496 알렌주 ◆SGoz6QxvHE (mFqt99uZyA) 2021. 3. 24. 오후 4:33:06알렌 : ... 린포르도 화냈으면서 왜 내가 말하면 그런거야..? (억울) 😥 이랄까.. 아무튼 첫 연애는 쉽지 않은 법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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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후 5:08:20복잡해지네요.. 호호.. 첫 연애란 다 그런 법, 이라고 해도 당사자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죠.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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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 알렌주 (6qLY2.rXCk) 2021. 3. 24. 오후 5:15:30사실 저 부분에선 린포르가 진짜로 지키지 않더라도 알겠다고 했으면 가볍게 지나갔을 것 같긴 했는데 😅 뭐어.. 당사자가 되었을 때는 멀리서 바라보는게 아니니까 아무래도 쉽진 않겠지 😁 .... 사실 알렌주는 초조해 하고 있어.. 괜한 걸 넣었나 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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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 린포르 - 알렌 (QoudBav7Nk) 2021. 3. 24. 오후 8:11:37그녀가 해변을 보며 대화하는 동안, 뒤에서도 알렌과 근위대장이 무언가 말을 주고받은 듯 했다. 거리가 좀 있어서 잘 들리지는 않았다만. 힐끔 본 표정으로는 어떤 내용이었을지 궁금해할 필요도 없어보인다. 서로 큰 소리만 내지 않았으면 된거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천천히 시장의 저택을 향했다. 가는 동안 지오반니와 나눈 대화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사소하고 일상적인 부분들에 대해서였다. 그녀와 전에 만났을 때와 지금은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등등을 지오반니가 늘어놓으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는 식이었고.
"요즘은 상단에 직접 맡은 부분도 생겨서 관리하는데 그게 정말 즐거워서요. 깜빡하면 밤새있고 그런다니까요?"
"노력도 중하지만 몸도 중한 법이에요. 그대까지 아프면 시장님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에헤헤... 넵. 앞으론 조심할게요."
잘 정비된 길을 따라 걷다보니 저 앞 쪽으로 저택이 하나 보인다. 지어진 지 좀 되어보이지만 가까이 갈수록 낡았다기보다 멋들어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오는 저택이다. 지오반니가 그곳을 가리키면서 최근에 정원을 손질했다는 말을 하는 걸 보면 그 저택이 시장의 저택인가보다. 이제 거의 다 도착했을 쯤, 지오반니가 한두걸음 앞서가며 그녀를 재촉했다. 하지만 그녀는 걸음을 서두르긴커녕 오히려 멈춰서서 말했다.
"지오반니, 미안하지만 먼저 들어가세요. 전 잠시 해변을 지켜보다 들어가려 합니다."
"아- 음, 네! 누님 편하신대로 하세요. 그래도 너무 오래 걸리면 안 되요! 요리가 다 식을테니까!"
그녀를 보려 뒤돌아서 지오반니는 그녀와 알렌을 번갈아보더니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늦지 말라는 당부를 남긴 후에 근위대장과 함께 먼저 저택 부지 안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천천히 뒤를 돌아 알렌을 바라본다. 노을빛을 받아 붉은 빛이 감도는 금빛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옆을 스쳐 걸어가며 말한다.
"따라오세요. 잠시 대화 좀 하죠. 알렌. 저보다는 그대가 할 말이 많아 보입니다만."
시간이 많지 않아 전부는 아니지만,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화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차분히 가라앉은 그녀의 목소리가 알렌을 향한다. 그렇게 왔던 길을 벗어나 조금 인적이 드문 곳으로 향한다. 으슥하다기 보다 둘만의 이야기를 나누기에 괜찮은 곳으로.
"...무엇이 그토록 그대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먼저 들어드리지요."
가로수의 그늘이 드리운 길가에 서서, 서로 말을 나누기에 앞서 그의 속에 담긴 말을 먼저 풀어보라 권한 그녀는 무에 가까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대하겠다는 듯이. -
500 알렌주 (6qLY2.rXCk) 2021. 3. 24. 오후 8:13:56어서와 린포르주 😁 오늘도 괜찮은 하루 보낸걸까? 🤗 그나저나 린포르가 이야기를 들어줄 생각이구나~ 뭔가 막상 말하려니 내가 다 부끄럽네 ㅋㅋㅋㅋ 아니 린포르는 화냈으면서 제가 뭐라 그러면 반응이 왜 구래요!! 🤔 뭔가..뭔가 애 같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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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후 8:24:48뭐하고 뭐하다보니까 결국 음료수는 못 샀는데.. 그거만 빼면 괜찮은 하루였어요. 뭐든 해결하려면 대화가 먼저인 법이죠. 잘 풀릴지는 별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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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 알렌주 ◆SGoz6QxvHE (GAb7lpdUb.) 2021. 3. 24. 오후 8:27:28제로사이다... 아쉽네 😥 그래도 그거 빼면 괜찮았다니 그건 다행이다. 하긴 뭐든 꼬이기 전에 대화로 풀려고 해보는게 우선이지. 잘 풀릴지는...별개지만... 아직 오해가 커지기 전이기도 하고 바라는게 그렇게 큰 것도 아니니...잘 풀릴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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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l7BXsfAv7U) 2021. 3. 24. 오후 8:41:34잘 정비된 길을 따라 시장의 저택을 향해 걸어간다. 아니, 그쪽으로 간다는 말은 듣지 못했지만, 대강 예측을 해보면 그곳으로 가는게 맞을 것이다. 시장의 저택으로 향한 도로라서 그런지, 다른 도로보다도 깔끔하게 잘 정돈이 되어있었고, 소란스럽지 않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되어 있었다. 여전히 린포르는 근위대장과 알렌보다도 좀 더 앞서서 지오반니와 함께 걷고 있었고, 알렌은 그 모습을 조용히 눈에 담으며 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멋들어진 저택 앞에 도착한 것을 알아차린 그는 검의 손잡이에 올려뒀던 손을 아무렇게나 내려둔다. 더 이상 검을 뽑아들 일은 없을 것 같았으니까.
“ .... ”
린포르가 잠시 더 둘러보고 들어간다는 말을 하는 것이 들려와, 알렌은 멀리 가지 않고 멈춰서서 린포르가 걸어오길 기다렸다. 근위대장은 이미 지오반니에게 향하고 있었고, 어차피 안에 들어가면 만나게 될 것이라 생각하는지 별다른 인사는 없었다. 알렌은 왠지 가만히 서있는 것이 어색해, 로브를 매만지며 시간을 흘려보냈고, 자신을 돌아보는 린포르의 시선이 느껴지고 그의 옆을 지나가는 그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 알겠습니다, 린포르. ”
왠지 린포르의 말투에 따라가서, 딱딱해진 목소리로 답을 한 알렌은 느릿하게 한숨을 뱉어낸다. 그녀와 싸우는 것을 바란 것이 아닌데, 지금의 상황은 그가 바라지 않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처음부터 그저 자신의 욕심을 내려놨어야 하는 것일까. 그냥 그녀가 자신의 옆에 있어준다고 말한 것만 믿고, 다른 건 바라지도 말았어야 할까. 알렌은 그런 생각을 하며 린포르를 따라 걸어간다. 그럭저럭 둘이서 대화를 하기에 적당한 장소라고 생각되는 곳에 도착했는지 멈춰선 린포르는 무표정을 한 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적어도 둘만 있을 때는 웃어주면 좋을텐데. 알렌은 그런 생각을 하며 들려오는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린다. 또 자신만이 화낸 것처럼 말을 해온다. 왜, 이럴 때는 그 총명한 머리가 발휘되지 않는걸까. 알렌은 언성을 높이면 그것이 싸움으로 이어질 것을 알기에, 천천히 심호흡을 하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한다.
“ 심기.. 그래, 심기가 불편한 것으로 하는게 린포르가 이해하기에도 편하겠네요. 별다른 말을 가져다 붙이기엔 이상할 것 같고... 어찌보면 특별한게 아닐지도 몰라요,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면 린포르가 아까 이야기 한 것처럼 온실 속의 화초처럼 행동하길 바라는 것처럼 들릴지도 몰라요. ”
알렌은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을 이어나간다. 언성을 높여선 안된다. 최대한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하고, 그녀의 생각을 제대로 들어줘야 한다. 모든 것은 대화에서 시작되고, 대화에서 끝이 난다고 했다. 린포르와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자신은 바라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그녀가 이해해주길 바라는 것 뿐이었으니까.
“ ... 있잖아요, 출발하기 전에 린포르.. 제가 다른 아가씨들과 있는 것을 보고 화가 났죠? 제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화를 냈잖아요. 이해해요, 분명 그건 린포르에게 있어서도 화가 날 부분이라는거, 제가 더 빠르게 그 아가씨들을 떨쳐냈어야 하는데 단호하게 그러지 못한 것은 제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
일단은 조심스럽게 꼭 린포르를 탓하려는 것이 아님을 알렌은 짚고 넘어간다. 모두 다 이해한다고, 그녀가 화를 냈던 것도 이해를 한다. 분명 자신도 린포르가 그렇게 하고 있다면 화가 날 것이고, 지금 이순간에도 질투를 하고 있었으니까 당연하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바라는 것은, 그녀도 자신의 감정을 공감해주길 바랬다.
“ .. 저는 린포르가 온실 속 화초처럼 구는 것을 바라는게 아니에요. 그래요, 공무를 하다보면 원치 않는 접촉도, 치근덕거림도 받을 수 있겠죠. 하지만, 적어도 제가 뒤에서 바라보고 있을 때 만큼은 최대한 그런 일이 없게 린포르가 다른 사람들을 대했으면 좋겠다는거에요. 적어도 제가 바라보고 있을 때에는.. 전 린포르를 억압하거나, 옥죄이거나 그런 것을 하고 싶은게 아니에요.. 그저, 오늘 아침 린포르가 느꼈던 감정을 떠올려주길 바래요. 아마도 제가 느꼈던 감정과 비슷했을테니까요. ”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거 하나 뿐이에요, 참 별거 아니죠? 알렌은 그렇게 말하며 물끄러미 린포르를 바라봤다. 역시 린포르가 무표정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너무나도 아프다고 생각하면서, 알렌은 느릿하게 숨을 뱉어냈다. 조금은 머리가 아파오는 모양이었다. -
504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후 9:01:16이거르을 어케 대답해줘야 하나아 😮 배부르고 나른해서 머리가 잘 안 돈다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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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 알렌주 ◆SGoz6QxvHE (6oyzBvXN6s) 2021. 3. 24. 오후 9:04:25알렌은 사실 공감해주기만 바라는건데 .. 😎 어려우려나아... 일단 밥 먹고 왔구나? 잘했다~ (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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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 알렌주 ◆SGoz6QxvHE (jc8lxingJ2) 2021. 3. 24. 오후 10:06:08잘 풀리기만을 바라는 알렌주 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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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후 10:11:10...졸아버린 대역죄인(린포르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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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 알렌주 ◆SGoz6QxvHE (c6IkiZjD5A) 2021. 3. 24. 오후 10:13:38왜 그게 대역죄인이야..?? 🙄 그게 대역죄인이면 알렌주는 이미 알주와 렌주로 나뉘어 있을 것 같은데 😋 괜찮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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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후 10:21:03우우... 그래도 미안한걸요. 내용이 내용이라 더 기다렸을거 같은데 하필 지금 졸아버려서.. 세수했으니까 정신차리고 답레 써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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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알렌주 ◆SGoz6QxvHE (yyMaDlbMZI) 2021. 3. 24. 오후 10:23:32괜찮으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구 느긋하게 써줘 😊 말했다시피 난 린포르주랑 잡담하는 것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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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 린포르 - 알렌 (QoudBav7Nk) 2021. 3. 24. 오후 11:06:25그의 현재 상태를 심기가 불편하다라고 표현한 것도 마음에 안 들었는지, 그걸로 하는게 그녀가 이해하는게 편하겠다며 말을 시작하는데 그것부터 거슬릴 뻔 했다. 하지만 그녀도 알고 있었다. 지금 그런 부분부터 대화를 시작했다간 이도저도 되지 않을 거라는 걸. 그래서 일부러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머릿속도 마음도 비우고 온전히 그의 얘기에 집중한 후에, 그녀의 생각을 전하는 걸로.
"......"
저멀리 잔잔한 파도소리와 그의 목소리만이 들려오는 동안, 해가 저물어가는게 눈에 보일만큼의 시간이 지났다. 이미 저물던 해이니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으나 그 잠깐이 그녀에게도 꽤 길게 느껴졌다. 말하고 싶었던 건 그거 하나 뿐이라며 말을 마친 알렌은 그녀를 바라봐왔다. 여전히 그녀는 무표정이었고, 알렌의 표정은 좀금 지쳐보인다. 천천히 눈을 깜빡이고 숨을 내쉰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고 싶은 말을 가지런히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도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여기서 다 풀고 갈 생각은 없었으니까. 최소한 만찬 이후까지는 그가 납득할만한 말들을 골라 머릿속에 나열한 뒤 느릿하게 심호흡을 한번 했다. 부디 그녀의 말도 그에게 잘 닿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조금은 무겁게, 말을 꺼냈다.
"알렌. 그대가 말하고자 하는 건 잘 이해했어요. 그에 대해 미리 알아주지 못 해 미안해요. 제가 공무 중인 것을 그대도 이해한다 했기에, 설명은 나중으로 미뤄도 괜찮을거라 판단했어요."
대외적으로는 휴양을 나간 것으로 되어있을 것이기에 일부러 바로바로 설명을 해주지 않은 거라고, 그녀는 말을 보탰다. 그가 이해한다고 했으니 최소한 밤이 될 때까지는 기다려주지 않을까 하고. 그러나 오판이었다. 애초에 시점이 다른 생각이었으니.
"릭 때문에 불쾌한 경험을 하기도 했으니 제 주변 사람이 제게 가까이 오는 것이 불안하겠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 예, 아침의 그 기분이라면 이해해요. 이해는 하지만, 미안해요. 알렌. 저는 그대의 연인이기 전에 이 나라의 기사단장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관계도 있고, 그대가 원하는 것처럼 거절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요. 비단 오늘 뿐만이 아니라 귀족으로 태어나 기사단장이 된 이래로 줄곧 이어진 제 과업이에요."
주어진 권리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책임이 그녀의 어깨를 항상 짓누른다. 각 지역의 유지들, 혹은 정보망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지속하는 것도 그 책임의 일부이자 과업 중 하나였다. 이렇게 말한들 알렌이 온전히 이해해줄 리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설명은 이 정도가 다였다. 아직은, 공무 중이었으니까.
"미안해요. 기대에 못 미치는 사람이라서. ...일단은 저택으로 돌아가요. 시장님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도 안 되니까요."
그때까지 무표정하던 얼굴에 겨우 힘없는 미소를 띄운 그녀는 알렌에게 다가가 한번 안았다 놓아주었다. 그리고 왔던 방향으로 몸을 돌려 천천히 걸어가는데, 거의 저문 노을 탓일까, 그녀의 모습에서 약간의 쓸쓸함이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
512 알렌주 ◆SGoz6QxvHE (LaQSeyiiqE) 2021. 3. 24. 오후 11:12:11으아악... 알렌이 잘못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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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후 11:19:02아앗.. 그렇게 따지면 말을 안해준 린포르도 잘못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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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Ff9jUQeH8Q) 2021. 3. 24. 오후 11:26:08“ 그럴 때는... 그럴때는..그렇게 말하는게 아니에요, 린포르. ”
알렌은 미안하다는 말만 내뱉는 린포르를 바라보며 잠시 입을 굳게 다문다. 자신을 안아주고 힘없는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 모습에,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내쉰 알렌은 굳게 다물고 있던 입술을 열며 걸어가는 린포르의 손을 잡아채며 말했다. 역시 이대로 그녀를 보낼 수는 없었다. 그녀가 공무중이라고 할지라도 이대로 돌려보낼 수는 없었다. 이대로 돌려보낸다면 앞으로 메꿀 수 없는 무언가가 생겨버릴 것 같아서 무서웠다. 그래서 린포르를 끌어당겨서 다시금 품에 안았다.
“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해야죠. 공무 때문에 어쩔 수 없는거니까 자길 믿어달라고, 공무가 끝난 후에는 어리광이든 뭐든 받아줄테니, 자길 믿어달라고 말해야 되는거에요. ”
린포르를 끌어안은 알렌은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는 듯 깊은 한숨과 함께 답답함을 토로하듯 말했다. 질투라는 감정이 솟아나는 건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분명히 그건 인간인 그로서는 막을 수 없겠지. 하지만 자신을 믿어달라고, 믿음의 증표를 나눈 그녀가 말했다면 알렌은 결국 참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질투를 참아내고, 공무가 끝난 그녀에게 그 몫의 어리광이나 투정을 부리겠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그녀에게 불만을 토로하지 않을 것은 분명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린포르가 믿어달라고 한다면, 알렌은 그녀를 믿을 수 밖에 없을테니까. 믿어달라고 말한다면, 린포르가 믿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것을 아니까. 알렌은 차라리 그녀가 자신을 믿어달라고 말해주길 바랬다. 불안함을 느낄 것 없다고. 자신에게는 알렌 뿐이니 자신의 마음을 믿고 참아달라고 말해주길 바랬다. 하지만 들려온 말은 미안하다는 말이라는 것이 알렌은 마음이 아팠다.
“ 저는 린포르가 믿어달라는 말을 하기 힘들 정도로 믿음이 없는 사람인가요...? 린포르가 믿어달라고 말한다면, 제가 그것을 외면이라도 할 것 같았나요..?”
알렌은 품에 끌어안았던 린포르를 살며시 놓아주며 슬픈 듯 미소를 지은 체 중얼거렸다. 애초에 그녀에게 알렌이라는 남자는, 믿어달라는 말을 꺼내는 것이 못 미더울 정도의 남자에 불과한 것일까. 그것이 사실이라면 정말로 알렌은 마음이 아플 것만 같았다.
“ 저는요, 린포르가 제게 믿어달라고 하면, 물론 괴로울거에요. 저는 동화책에 나오는 고결한 왕자님도, 용사님도 아니여서 린포르가 다른 남자와 그러고 있으면 마음이 아플거에요. 하지만, 그래도 린포르가 자기를 믿고 참아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요. 저는 그만큼 린포르를 믿으니까요. 그렇니까 차라리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믿어달라는 말을 해주세요.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믿음을 주는 것이 싫은 것 같아서 .. 조금 아프네요, 정말. ”
슬픈 듯 웃어보이던 알렌은 천천히 손을 뻗어 린포르의 뺨을 매만져준다, 조심스럽게 닿은 알렌의 손은 린포르의 뺨을 어루만지고, 입술을 지나친 후에 떨어진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린포르의 이마에 입술을 닿게 했다가 떨어트린 그는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저는 그거면 괜찮으니까... 미안해 하지는 말아주세요... 그걸 바라는게 아니었어요, 전. ”
알렌은 가볍게 고개를 저어보이곤 천천히 린포르를 놓아준다. 그녀가 그대로 들어가려고 하더라도 무작정 잡지 않겠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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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 알렌주 ◆SGoz6QxvHE (pB.ByGwKuc) 2021. 3. 24. 오후 11:27:35일하는 린포르 방해한 알렌이 잘못한거지.. 😂 그러니, 노력한다 알렌...! 애쓴다 알렌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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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후 11:35:48흐음, 둘의 생각 차이가 이렇게 드러나네요. 이런 부분도 역시 연애 초기의 그런 느낌이라 보는 입장으로서는 흐뭇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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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 알렌주 ◆SGoz6QxvHE (XBVbmDUh22) 2021. 3. 24. 오후 11:37:33알렌은 린포르가 자기를 믿어준다면, 나도 당신을 믿어요!! 하면서 대형견마냥 꼬리를 흔들 아이니까 😁 물론 공무가 끝난 후에는 꽤나 어리광을 부릴지도 모르지만... 그건 아마 린포르도 좋아하겠지?? 😘 예쁜 짓도 많이 할텐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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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린포르주 (QoudBav7Nk) 2021. 3. 24. 오후 11:53:46미안하다고 한건 굳이 믿는다고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오히려 그녀가 알렌의 믿음을 불안하게 했다고 생각해서 그런건데. 꼭 말로 해줘야했던거면... 그녀가 못 미더워서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요. 음. 이대로면 공무 끝난 뒤엔 피곤해서 뻗어버릴지도 모르지만요. 예쁜 짓을 해도 그냥 지쳐서 쉬고싶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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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 알렌주 ◆SGoz6QxvHE (Xq58u5GGys) 2021. 3. 24. 오후 11:57:01뭐어.. 지쳐서 쉬고 싶다고 하는 린포르를 괴롭힐 알렌은 아니니까, 그러면 잠들 때까지만 안아주다 가도 되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볼 것 같네. 자기는 린포르를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면서 😎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겠지. 린포르의 모습은 하나하나 기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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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 린포르주 (bpk.L5DyD2) 2021. 3. 25. 오전 12:05:34에이. 잠들 때까지만 있다 간다 그러면 린포르 삐질텐데. 감당 되겠어요? 🤭 진짜 가려고 해도 꼭 잡고 안놔줄걸요. 같이 있어야 힐링이 되는 건 린포르도 마찬가지니까요. 그리고 예쁜 짓은 꼭 밤에만 하란 법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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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알렌주 ◆SGoz6QxvHE (kEO001.ezI) 2021. 3. 25. 오전 12:08:39아, 피곤하다고 보낼 줄 알았지 ㅋㅋㅋㅋ 🤣 알렌도 린포르랑 잠도 같이 자고 싶은 걸. 물론 여러모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만 머리 속에 있는게 아니니까 팔베개도 해주고, 자장가도 불러주고, 품에 꼭 안아주기도 해주고 싶어하는걸 😋 히히, 하긴 그렇네. 밤에만 하란 법은 없지~! 후... 린포르주랑 일상이 너무 즐거워서 요즘 참치 들어오는게 너무 좋더라. 아침에도 눈 뜨면 린포르주 답레부터 본 다음 밥 먹으면서 답레 구상하고 그래. 아, 이런거 물어봐도 되는지 모르겟는데 린포르주 일과 같은 것도 궁금하긴 하다. 그냥 흘려보내도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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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 린포르주 (bpk.L5DyD2) 2021. 3. 25. 오전 12:35:49이미 연하 애인 취급은 확실히 해주는 거 같은걸요? 어서 밤이 되서 같이 있어야 꽁냥하는데. 😆 저도 요즘 참치로 시작해서 참치로 하루 마무리해요. 근데 이제 하는 일 특성상 시작하면 손 떼기가 어려워서 답레 달면 소식깜깜이 되는거구... 그, 새벽에 답레 달잖아요. 그건 그때 잠깐 깨서 일볼겸 쓰고 다시 자는거에요. 그러고 점심때나 깨서 정신차리고 답레달고 일하고. 끝나면 답레달고 저녁먹고 그담은 프리타임으로 잡담하고 그러네요. 일과 중 반 이상이 참치인거 빼면 별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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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 알렌주 (quTXGXc5Uw) 2021. 3. 25. 오전 12:39:08아마 이번 밤은 둘 다 미안한게 있어서 엄청 꽁냥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 아닌가.. 일단 풀릴 것 부터 풀려야..😅 아하, 린포르주 하루 패턴이 어떤지 보이는 것 같아. 사실 자러간다던 린포르주가 새벽에 답레를 올려두길래 잠은 제대로 자는건가 싶었거든.. 괜히 내가 무리를 시키는거는 아닌가 싶기도 하고..다행이다, 그런거면. 하루의 시작과 끝을 린포르주의 레스로 장식한지도 한달이 넘었지 😁 좋아좋아~ 요즘 컨디션도 좋고, 막 그래. 린포르주랑 린포르 효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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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 린포르주 (bpk.L5DyD2) 2021. 3. 25. 오전 1:04:04풀릴 것부터 풀려야...지만 잘 될거에요. 잘 되겠지..? 😵 제 건강 헤쳐가면서 하는 건 아니니까 너무 걱정말아요. 무리시키는 것도 아니니까 괜찮아요. 저도 그만큼 좋아서 하는 거니까요. 🤗 제가 뭐 한게 있다구 알렌주 컨디션을 좋아지게 했겠나요. 다 날씨가 좋아져서 그런거에요. 그 탓에 전 벌써부터 졸린걸요...아까 대차게 졸기도 했고. 그러니까 이만 들어가야겠어요... 졸다가 뻗기전에 인사는 해야지. 알렌주도 잘 자구 좋은 꿈 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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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 알렌주 (SYhKHKRrE2) 2021. 3. 25. 오전 1:05:22잘자고 내일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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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 린포르 - 알렌 (bpk.L5DyD2) 2021. 3. 25. 오전 5:04:57이걸로 됐겠지. 이걸로 됐을거야. 살짝 시선을 내려 바닥을 보며 걸어가면서 그녀는 생각했다. 지금은 그저 어서 돌아가 공무든 뭐든 끝내고 쉬고싶다고. 그러나 뒤에서 손을 잡아챈다. 누구인지 확인할 것도 없이 알렌이었다. 그게 아니라며 그녀를 당기는 손길에 저항 없이 끌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그녀를 안은 알렌은 그가 듣고 싶었던 말은 그게 아니라고, 그가 진정으로 답답했던 부분을 그녀에게 털어놓았다. 처음부터 그랬으면 좋았을 것을.
'...어째서...?'
그는 보지 못 했을 것이다. 믿어달라는 말을 원했다는 알렌의 말이, 그녀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고, 그로 인해 표정이 한순간 무너졌다는 걸. 그녀만이 시간이 멈춘 것처럼 안긴 채 서 있다가 천천히 놓는 손길에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정리한다. 좀전과 같지만 좀더 씁쓸한 얼굴로, 아픈 미소를 짓는 알렌을 마주보았다. 그의 말이 끝나 그녀가 완전히 놓인 후에도 그저, 그저 그렇게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말없이 마주하는 얼굴엔 무엇이 비췄을지. 얼마간 가만히 있던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 흘러내린 머리칼로 얼굴을 반쯤 가렸다. 그대로 조용히 손을 들어 옷깃 사이에 숨겨두었던 반지를 살며시 쥐고서 말했다.
"......믿어달라는 말을 해야지만, 믿어줄 수 있었던 거군요. 저는, 이것의 의미가 믿음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 역시 오판이었네요. 미안해요. 헤아려주지 못 해서."
미안해하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결국 그녀는 다시 그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믿어달라고 해야만 믿음을 줄 수 있을만큼 그녀가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대못처럼 뇌리에 막혀버렸으니까. 아니, 처음부터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은게 잘못인거다. 아침에 그렇게 화를 내지 말고 그 시간 동안 못한 말들을 했다면, 지금 여기에서 이런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감정에 반지를 쥔 손이 파르르 떨린다. 그 감정에 잠식되기 전에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뒤, 다시 반지를 옷깃에 갈무리하고 고개를 들어 알렌을 본다. 좀전과 같은 쓰디 쓴 미소를 지은 얼굴로 바라보며 약간 가라앉은 목소리로 돌아가자고 했다.
"일단은 해야할 일부터 마무리하도록 해요. 말을 나눌 시간은 그 뒤에도 있을테니."
그녀는 저도 모르게 과한 힘을 주었던 손이 떨리는 걸 다른 손으로 잡아 가리고 돌아섰다. 뒤도는 순간 일그러지려는 얼굴을 어떻게든 그러지 않게 붙드는 것은 제법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평소 표정을 누르고 산 덕분에 약간 찡그려지는 정도로 그쳐서, 얼핏 보면 정면에서 비치는 노을빛에 눈이 부신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서 왔던 길을 되돌아 걸어갔다. 가는 동안 단 한번도 돌아보지 않고 알렌에게 다시 말을 거는 일도 없었다. 묵묵히 두어걸음 앞 도로를 바라보며 걸어나간다. 그렇게 되돌아간 저택에선 시장과 시장 부인이 앞에 나와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에게 다가간 그녀는 치맛자락을 살짝 잡으며 다시금 인사를 올렸다.
"오, 이제 오는군. 너무 늦어서 찾으러 나갈까 하던 참이었네. 그래. 바다는 잘 보았는가?"
"..예. 명소답게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몸소 나오시게 하여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부인. 더 자주 찾아뵙지 못 해 송구합니다."
"호호. 그럴만도 하지요. 이 나라 제일가는 기사님이신데, 이리 직접 찾아와 준 것이 더 고마운걸요."
"과찬이십니다."
간단한 대화를 나눈 뒤 그제야 뒤를 돌아 알렌이 있는지 확인한 그녀는 초면인 시장 부인에게도 알렌을 소개했을 것이다. 이번 호위이자 현재 기사단에서 촉망받는 인재라고. 그 말에 부인은 고운 미소를 띄우며 알렌에게 어서오라는 환영인사를 해주었을거고. 이만 들어가자는 시장의 말에 모두가 따라 들어갔을거다.
외관이 멋들어졌던 것 이상으로 저택 내부 또한 잘 꾸며져 있었다. 초 대신 귀한 광석으로 빛을 밝히는 샹들리에부터 난간, 계단, 바닥의 타일 하나에 이르기까지. 관리가 잘 되어있어 새것이 아님에도 몹시 좋은 광경을 보여주었겠지만, 그게 그녀나 알렌의 눈에 잘 들어오긴 했을지. 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약간 내리깐 채로 앞서가는 시장의 뒤를 따를 뿐이었다. 시장과 그 부인의 걸음은 안쪽의 식당으로 이어졌고, 앞서가던 부인이 문을 열며 상냥하게 말했다.
"오늘의 게스트만 오면 만찬 시작이랍니다. 자, 알렌 씨도 자리가 준비되어 있으니 사양 말고 앉으세요. 린포르 양의 호위라면 저희에겐 반가운 손님이기도 하답니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식당은 작은 홀 크기의 공간에 긴 식탁이 있고 그녀와 알렌까지 포함한 자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지오반니와 근위대장은 이미 앉아 있었는데, 지오반니의 옆엔 그보다 어린 여자아이가 있었다. 똑같이 밝은 금발에 커다란 눈이 동글동글하니 귀여운 그 소녀는 들어오는 그녀를 보고 환하게 웃음지었다. 린! 하고 소리내어 부르는 걸 보면 얼마나 반가운지 살짝 보였겠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소녀의 인사를 받아주고 상석인 시장의 왼편에 앉았다. 그 옆은 당연히 알렌의 자리였다. 시장의 가족과 근위대장은 모두 오른편에 앉아있었고. 미리 대기하던 메이드가 아이들을 제외한 어른들의 잔에 식전주를 채운 뒤 물러나자, 시장이 잔을 들며 만찬의 시작을 알렸다.
"자, 모두 오늘의 양식에 감사하며 즐거운 식사를 하도록 하게나. 자네들도 사양말고 많이들 먹게. 우리 집사람이 신이 나서 이것저것 만들어버렸지 뭔가."
"예. 감사히 들겠습니다."
그 말처럼 테이블에는 온갖 산해진미가 한가득이었다. 바다가 가까우니 해산물 요리는 물론이고 먹음직스러운 로스트비프도 한자리 떡하니 차지하고 있었다. 시장이 먼저 드는 것으로 식사는 시작되었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만찬 시간이 흘러갔다. -
527 알렌주 (ewseNTt4gc) 2021. 3. 25. 오전 7:44:09....역시 알렌이 나쁜거야 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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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So4BcbB/4s) 2021. 3. 25. 오전 9:06:15자신의 말이 끝난 후에, 더욱 더 쓸쓸한 얼굴을 하고 있는 린포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역시 지금의 시간에도, 자신이 바라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알 수 있었다. 그의 바램은 여기서 믿어달라는 린포르의 말을 기대하는 것이었지만, 여전히 미안하다는 말이 되돌아 왔다. 그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었는데. 왜 자꾸만 미안하다고 하는걸까. 자신은 린포르를 믿는데, 어째서 믿어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걸까.
“ ... ”
이것이 더 해야할 말이 있는 부분이었을까. 그냥 믿어달라는 말 한마디면 자신은 여태껏 있던 일들은 모두 저 멀리 던져버리고 그녀를 믿을텐데, 린포르는 또다시 이 일의 해결을 뒤로 미루고 있었다. 답답했다. 린포르의 저런 반응도, 저런 표정을 짓게 한 자신도 싫었다. 차라리 소리라도 크게 지를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알렌은 두 손이 새하얗게 변할 정도로 주먹을 꽉 쥔 체 말없이 린포르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화가 난다. 이 상황도, 자기 자신도 화가 났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은 감정의 변화가 없는 이야기 속의 성인은 아니었으니까.
“ 알렌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촉망받는 인재라고 소개하는 린포르의 말에 한순간 헛웃음이 나올 뻔 했다. 지금 이 모습이 어딜 봐서 촉망받는 인재인가. 자신은 저기 굴러가는 돌멩이보다 못한 녀석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는데,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않는 린포르의 말에, 그저 속으로 헛웃음을 지어보일 뿐이었다. 아아, 이토록 린포르와 있는 자리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을까. 이 감정의 근원은 결국 자기 자신을 혐오하는 것이었지만.
그렇게 만찬 장소로 들어선 알렌은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이는 것으로 감사를 표한 알렌은 깨작거리며 식사를 시작했다. 못 보던 해맑은 여자아이도 있는 것이 이 집안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린포르와 다른 사람들은 무언가 할 이야기가 많은 듯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지만, 알렌은 얼른 자신의 방으로 가서 홀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린포르의 옆에 있으면 또다시 아까전과 같은 표정을 짓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알렌은 그저 린포르가 자신을 바라보며 짓는 해맑은 미소를 바란 것 뿐인데, 자신의 마음을 전하면 전할수록 린포르의 표정을 일그러진다.
이 차분한 분위기의 식사도 알렌에게는 고통이었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는데, 그것을 뒤로 미뤄둔 체로 이런 식사를 즐기자니 그저 속이 갑갑할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앞에 놓여진 포도주가 자주 들어가기 시작했고, 취기가 돌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며 알렌은 희미한 헛웃음을 지어보였다. 결국은 술로 해결을 하려는 것인가 싶어서. 만찬을 하는 동안에도 알렌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식사만을 할 뿐이었다. 무슨 말을 하기라도 하면 린포르가 또다시 아까의 표정을 지어보일까봐. 정말로 평범한 호위나 마찬가지로 그저 말없이 린포르의 옆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애초에 린포르와 저 시장가족의 사이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그가 모르는 이야기들 뿐이었고, 그가 이곳에 오면서 들은 것은 린포르가 휴양을 온 것뿐이라는 사실 밖에 없었으니 애초에 끼어드는 것도 힘들엇지만. 그저 이 만찬이 끝나길 바라며 조용히 잔을 기울일 뿐이었다. -
530 알렌주 ◆SGoz6QxvHE (DwB3uMllko) 2021. 3. 25. 오후 1:07:21알렌은 풀이 죽었습니다... 지금은 만찬이고 뭐고 얼른 공무가 끝나서 어떻게든 린포르가 웃는 모습으로 만들고 싶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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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린포르 - 알렌 (bpk.L5DyD2) 2021. 3. 25. 오후 4:10:34호화롭고 성대한 그 만찬이 편안하지 못 했던 것은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평소 표정 관리를 잘 하던 덕에 얼굴로는 티가 안 났지만 그녀 앞의 접시는 음식이 줄어들 줄을 몰랐다. 대신 잔은 몇번이고 비어서 술을 따르는 메이드만이 분주히 그 주변을 오갔다. 진수성찬을 눈 앞에 두고 그러는 건 예가 아니란 걸 알지만 좀처럼 손이 가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있지, 린, 린이 저번에 가르쳐준 거 나 엄청 잘 하게 됐어요! 이따 가서 같이 봐요, 응?"
"안 돼. 실리아. 누님은 바쁜 분이시라구. 떼쓰면 못 써."
"으응! 그치만 지오는 린이랑 놀았잖아! 난 왜 안 돼? 나도 같이 놀래!"
"얘들이, 손님 앞에서 큰 소리 내면 못 써요."
시장의 가족들은 그녀와 알렌과 대조되는 분위기로 웃고 얘기하며 즐거운 식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간간히 아이들의 물음에 답을 하거나 시장과 말을 주고받으며 간간히 손을 움직였고. 그러나 음식이 줄지 않는 것이 너무 티가 난 탓일까. 잠시 그녀의 안색을 살핀 시장이 잔을 내려놓고 아이들을 조용히 시킨 뒤 만찬을 이쯤에서 끝내겠노라 말했다.
"수도에서 여기까지 오느라 피곤했을테니 오늘은 이쯤 하지. 사양말고 들어가 쉬게나. 벨, 손님들을 별채로 안내해 드리거라."
"...그럼 이만 일어나보겠습니다. 갑시다. 알렌."
그렇게 식사는 끝이 나고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한 인사를 했다. 더 있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뒤로 한 채, 조금 전까지 시중을 들던 메이드를 따라 본관에서 별채로 안내받는다. 별관은 저택 옆에 따로 지어진 작은 게스트 하우스였다. 역시나 잘 꾸며진 정원을 가로질러 별관까지 가는 동안에도 그녀는 어떤 말도 없었다.
"린포르 님은 이쪽, 알렌 님은 이쪽에 방을 준비해두었습니다. 욕실은 방마다 별도로 있으니 편히 쓰시면 됩니다. 그럼 편안한 밤 보내시길."
일행인 것을 신경써서 준비했는지 두 사람의 방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본 위치였다. 서로의 방을 찾는데 길을 헤매이거나 오래 걸릴 일은 없게 된 거다. 그게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다만. 방의 안내를 마친 메이드가 종종걸음으로 가버리고나자, 그녀는 살짝 와인향이 벤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방 문을 열었다.
"그대 역시 많이 지쳤을테니, 이만 들어가 쉬세요. 저도 오늘따라 몹시 지치네요."
제대로 먹지도 못 하고 계속 와인만 마셔서 그런건지. 평소보다 짙게 몰려오는 피로에 그녀는 그와 대화를 하려던 것도 잊고 먼저 방 안으로 사라지려 했다.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푹신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든 뭐든 하고 싶었다. -
532 알렌주 (3nPPP1pEc.) 2021. 3. 25. 오후 4:18:26어서와 린포르주😁 얼른..얼른 린포르를 잡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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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 린포르주 (bpk.L5DyD2) 2021. 3. 25. 오후 4:23:34하라는 일은 안하고 둘이 지지고 볶느라 애만 타네요. 😆 좋은 오후에요. 알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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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 알렌주 ◆SGoz6QxvHE (RkzNulER4I) 2021. 3. 25. 오후 4:25:31그러게 말이야.. 🤣 얼른 화해를 해야할텐데... 이거야 원... 😅 좋은 오후야, 린포르주! 오늘은 날이 더 따뜻하네~ 진짜 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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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RkzNulER4I) 2021. 3. 25. 오후 4:33:28아무래도 자신이 만찬의 분위기를 망친 것만 같았다. 아마도 그것은, 린포르의 기분을 망친 것에서부터 이어진 결과겠지. 곤란했다, 공무를 하는 그녀마저 방해해서는 안되는 것인데. 어느샌가 자신이 린포르의 공무마저 훼방을 놓게 되어버린 꼴이 되었다. 알렌, 이게 네가 바라던 결과야? 속으로 자신을 비웃듯 중얼거리며 알렌은 마지막 포도주마저 단숨에 들이켜 비워낸다. 취기는 돌지 않았다. 아니, 도는지 안도는지 관심이 가지않아서 모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장이 만찬을 끝내는 말을 꺼내고, 린포르가 일어서자는 말을 꺼냈을 때, 알렌은 이때만큼은 시장에게 미안함을 담아 공손히 인사를 하곤 별채로 향했다.
이제 린포르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하지? 뭐라고 말을 해야 두사람 사이에 생겨난 간극을 좁힐 수 있지? 평상시엔 쓰잘떼기 없는 잔머리는 잘 굴러가던 머리가 지금에 와선 제대로 굴러가지 않자, 알렌은 답답함을 느꼈다. 그사이 둘의 방이 있는 곳에 도착했고, 메이드의 방 안내가 끝이 났을 때 알렌은 조심스럽게 린포르를 바라봤다.
“ ...린포르, 잠깐... ”
아예 이야기마저 하지 않으려고 느낀 것일까, 알렌은 방 안으로 사라지려는 린포르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며 린포르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다급한 마음에 손부터 잡아버린 알렌이었기에,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아 일단 문부터 닫고 방에 둘만 남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은은한 촛불로 비춰진 방 안에, 린포르의 손을 잡고 멈춰선 알렌은 입술을 한차례 깨물었다가 천천히 입을 뗀다.
“ 미안해요, 오늘은... 오늘은... 다 제 잘못이에요. 되도 않는 어리광을 부린 것도, 자꾸만 제대로 일을 하려는 린포르에게 부담을 준 것도 제 잘못이에요. ”
분명한 것은, 린포르의 완벽한 단장으로서의 공무를 망친 것은 알렌 자신이라는 점이었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그녀의 일을 망쳤다는 사실을, 알렌은 알고 있었고 그로 인해 오늘 있었던 모든 일들이 그의 탓이 아님에도 알렌은 그것들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바꾸려 했다. 결국은 못난 자신의 욕심, 린포르를 조금이라도 더 갖고 싶었던 자신의 욕심이 낳은 일들이라고 여기며 알렌은 조심스럽게 린포르의 손을 두손으로 살며시 움켜쥔 체 고개를 숙였다.
“ 이래놓고 칭찬이니, 상이니 바라는 것이 우스울 정도로 제가 못났어요. 미안해요, 린포르. 당신의 하루를 이렇게 망쳐놓을 생각이 아니었어요. 그냥 단 둘이 되어서 너무 들뜬건지.. 아니면 린포르가 제 마음을 받아줘서 어딘가 자신감이 넘친건지... 자꾸만 린포르에게 괜한 소리를 하고, 피곤하게 만들어 버렸어요. ”
천천히 고개를 든 알렌은 슬픈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것들은 자신이 바라던 것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어보이며 말을 했다. 말이 끝나고 입을 꾹 다문 알렌은 몇차례 더 린포르의 손을 매만지다가, 자신은 그럴 자격도 없다는 듯 천천히 손을 놓는다.
“ 사실... 오늘밤에도 린포르와 함께 자고 싶었어요. 그래야 한참 바빠서 못 보던 린포르의 얼굴을 맘껏 볼 수 있을테니까요. 근데.. 오늘 제가 한 일들을 생각하니까 차마 그럴 수 없을 것 같아요, 분명 지금의 린포르에겐 제가 옆에 있는게 불편할거라 생각할 것 같아서.. 지금도 물론 그럴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그냥...그냥...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
.. 쉬세요, 린포르. 알렌은 나지막이 중얼거리듯 속삭이곤 천천히 뒷걸음질로 문을 향하려 한다. 여전히 미련이 남은 듯, 린포르를 바라보던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면서. -
536 알렌주 ◆SGoz6QxvHE (DwB3uMllko) 2021. 3. 25. 오후 7:33:06저녁 먹구 갱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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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 린포르 - 알렌 (bpk.L5DyD2) 2021. 3. 25. 오후 8:08:48이걸로 몇번째일까. 그녀가 돌아서고 그가 붙잡는 것이. 또다시 붙잡힌 손목으로 인해 그녀의 걸음이 우두커니 멈춰섰다. 은은한 촛불이 밝히는 방 안은 정면에 커다란 창이 있어 그녀가 선 곳에서도 일렁이는 바다가 보였다. 어둠 속에서도 선명히 보이는 바다의 출렁거림에 잠시 눈길을 빼앗겼다가 문을 닫는 소리에 천천히 뒤로 돌아섰다. 재차 그녀를 잡은 알렌을 보고, 그의 말이 끝날 때까지 그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입을 다문 채 바라보며, 또 무슨 말을 하려나 싶었다. 그도 상당히 피곤할테니 서로 쉰 다음에 대화를 해도 늦지 않을텐데. 굳이 지금 붙잡아가며 하려는 말이 뭘까. 왜 그를 믿지 못 하느냐고? 이제 공무가 끝났으니 어리광을 받아 달라고? 그러나 그는 예상을 모두 벗어나 미안하다고 했다. 그녀의 하루를, 공무를 망친 것이 그의 잘못이라고 했다. 슬픈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하면 그녀가 어쩌겠는가. 손을 놓으며 멀어지는 알렌을 향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서로 미안한거면, 굳이 따로 잘 이유도 없겠네요. 혼자 쉬어봐야 별로일거 같고."
조금씩 벌어지던 거리를 그녀가 좁혀가 그의 팔을 잡는다. 서로 많이 힘든 하루였으니, 서로를 달래주어야만 하지 않겠는가. 그의 팔 끝으로 손을 옮겨 그의 손을 잡아 들어올려서 손등에 뺨을 댄다. 그런 다음 놔주고 어서 다녀오라 말한다.
"저 잘 준비 정도는 해야겠으니까 알렌도 가서 씻고 옷 갈아입고 와요. 문 안 잠글테니 대답이 없어도 그냥 들어오면 돼요. 오래 걸리진 않을테니."
한결 풀어진, 조금 지친 듯이 말하고 슬슬 밀어서 그를 방에서 내보낸다. 문을 잠그지 않겠다고 말한 것처럼 가볍게 닫히는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을거다. 그렇게 혼자가 된 후에야 종일 몸을 감싸던 드레스를 벗고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종일 힐을 신고 돌아다닌 탓에 부은 다리를 이끌고 욕실로 들어가자 갓 데운 듯한 목욕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녀의 방 뿐만 아니라 알렌의 발도 같을테니 씻고 쉬는데는 문제가 되지 않았을거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여전히 촛불만이 일렁이는 방에서 그녀는 수면용 실크 원피스 차림으로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앉았다가 옆으로 쓰러진 듯한 자세를 보아 아마 잠깐 사이에 누워버린 듯 한데. 자세히 보면 그냥 눕기만 한게 아니라 그새 선잠까지 들어있다. 긴 머리를 넓은 침대에 흩뜨려놓고 쓰러진 듯 누워 얕은 숨을 쉬는 모습은 누가 봐도 고단해 보였을거다.
"......"
그러니 알렌이 돌아와 문을 두드리거나 불러도 그녀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언젠가의 여관방에서 그랬던 것처럼. 알렌에겐 그녀가 미리 말을 해두어서 다행이었겠지.
//답레 올려두고 저녁 먹으러 총총... -
538 알렌주 (3nPPP1pEc.) 2021. 3. 25. 오후 8:11:48맛있게 먹고 와~ 나도 답레쓰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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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9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7XtTM78YoE) 2021. 3. 25. 오후 8:36:59아마도 엄청나게 실망했을 린포르가 자신을 잡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겠지. 알렌은 이대로 돌아가서 냉수로 씻고선 정신를 차리고 잘 수 있게 하자고 생각하며 뒤돌아서려고 했다. 그녀를 더이상 피곤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그녀의 손이 자신의 팔을 잡기 전까지는 분명 그랬을 것이다. 린포르의 손이 린포르의 손에 내려앉았을 때, 알렌은 한순간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겁을 먹거나 해서 돋는 소름이 아니라,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생겨서 놀라서 돋은 소름이었다.
" .... 린포르.. "
아, 한순간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은 알렌이었다. 린포르가 자신의 뺨을 알렌의 손등에 기댔을 때는 정말로 시간이 조금만 더 흘렀으면 그대로 린포르의 앞에서 울어버렸을지도 몰랐다. 다행히 그가 울기 전에, 린포르의 뺨을 떼어졌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에겐 그것보다 바라는 것이 없을, 듣고 싶었던 그 말이 린포르의 입에서 부드럽게 흘러나왔다.
" 알았어요, 린포르... 그럼 저도 잘 준비를 해서 올게요. 제가 조금 걸리더라도 먼저 쉬고 있어요. "
지친 듯, 하지만 조금은 풀어진 듯한 말을 이어가는 린포르에게 알렌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답을 들려주곤, 그녀의 손에 밀려 방을 나선다. 알렌은 다급한 걸음걸이로 방으로 돌아가선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옷을 벗어던지고 욕실로 향했을 것이다. 물론 그 역시도 장시간의 이동으로 지친 것은 마찬가지였기에, 따스한 물에 몸을 담그자 늘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래저래 평소보다도 열심히 몸을 씻은 그는 목욕의 마지막은 냉수로 마무리 한다.
멍청하게 실수를 하는 것은 그만하고 싶었다. 더이상 그녀에게 낮에 보고, 저녁에도 보았던 슬픈 표정을 짓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갓 데운 물에 들어가있던 덕분에 모락모락 김이 오르던 탄탄한 몸에, 알렌은 차가운 냉수를 끼얹으며 다짐을 하듯 눈을 질끈 감았다. 얼마나 씻었을까, 이젠 냉기가 감도는 몸으로 욕실에서 나온 알렌은 타올로 몸에 남아있는 물기를 닦아내고, 머리를 말린다. 거울 앞에 선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곤, 새로 구입해서 보관하다가 이번 임무를 받고 꺼내온 튼튼한 몸에 딱 맞는 검정색 셔츠와 편안한 바지를 걸친 그는 서둘러 린포르의 방으로 가려는 듯 문으로 달려가다 끼긱 소리를 내며 멈춰선다.
" 맞다... 그게 있었지... "
알렌은 잠시 고민을 하듯 자신의 침대 위에 올려진 짐가방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리곤 중얼거렸다. 무언가 들어있기라도 한지, 그 가방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그는 결국 마음을 정한 듯 성큼 성큼 걸어간다. 그 안을 뒤적거려 새하얀 두건에 쌓여있는 자그마한 병을 꺼낸다. 동기 기사들과 선배 기사들의 수많은 조언(?)을 듣고 축제에 뿌리고 나가려고 했던 남성용 향수였다. 은은하게 시원한 향이 나는 그 향수는 지난번에는 급하게 나가느라 뿌리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린포르의 호위를 맡는다는 말에 급하게 챙겼던 물건이었다. 그것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던 알렌은 심호흡을 하더니 용기를 내어 향이 은은하게 풍길 수 있도록 뿌리고는 다시 조심스럽게 두건으로 싸서 넣어둔다.
" 그러면 ...가볼까.. "
진짜 준비가 다 되었다는 듯, 알렌은 작게 중얼거렸고 천천히 걸음을 옮겨 방을 나선다. 밤의 복도는 은은한 촛불들이 일렬로 켜져 은은하게 밝혀줄 뿐,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고, 별채라는 것을 알려주듯 고요하기만 했다. 알렌은 린포르의 방 앞에 서서 다시금 심호흡을 했고, 혹시 몰라 가볍게 노크를 해본다. 똑똑, 문이 두드리는 소리가 주변의 고요함 때문에 유난히 크게 들려왔고, 알렌은 혹시나 들려올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며 문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안에서는 별다른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고, 린포르의 말을 떠올린 그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은 여전히 은은한 양초의 불빛이 방을 밝히고 있었다. 그 불빛을 받은 린포르는 앉아있다가 졸기라도 한 것 같은 자세로 옆으로 기울어진 체로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다. 실크 원피스 차림을 한 린포르가 얕은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었고, 은은한 불빛을 받은 린포르의 피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다가간 그는 조심스럽게 침대 위로 올라가 린포르의 옆에 조심스럽게 몸을 눕히곤 슬그머니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른다. 린포르의 온기가 느껴지기 시작하자, 자신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알렌은 조심스럽게 린포르의 머리카락에 입을 맞춰주었다.
" 린포르, 이렇게 자면 아침에 몸이 아플지도 몰라요. "
린포르의 귓가에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인 알렌은, 용기를 내어 린포르의 볼에도 살며시 입을 맞추어 준다. 그리곤 몇번 더 린포르의 이름을 상냥하게 부른 알렌은 그녀가 혹시라도 추울까 조금 더 끌어안으며 그녀가 눈을 뜨길 기다려준다.
" 자더라도 저랑 똑바로 누워서 자요, 린포르. " -
540 린포르 - 알렌 (bpk.L5DyD2) 2021. 3. 25. 오후 10:19:05손님들을 위해 준비한 방은 하나부터 열까지 고급품으로 그녀가 누운 침대 역시 그랬다. 기사단의 숙소보다 훨씬 좋은 매트에 푹신한 이불은 잠깐 누웠는데도 잠들어버릴 정도였다. 얄팍한 옷 한겹 너머로도 전해지는 이불의 감촉에 그녀는 매우 기분 좋은 선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몸이 살짝 기우는가 싶더니 어디선가 시원한 기운이 몸을 감싸온다. 아니, 향인가.
'뭐지...'
저 아래에서 넘실거리는 바다 같은 잠에 결쳐져 있던 정신을 깨우기에 적당한 향이었다. 그 덕에 젖은 의식이 슬며시 일어나자 알렌의 목소리와 체온도 느껴져온다.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그가 이끄는데로 몸을 살짝 뒤척인다.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한결 진하게 느껴지는 향과 선명한 그의 체온에 그녀가 천천히 눈을 떴다.
"...아, 왔어요..? 잠깐 앉아있는다는게, 그새 잠들었나봐요..."
잠에 취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몸을 조금 추슬러 완전히 그에게로 돌아눕는다. 잠에서 깨기 전부터 느껴지던 향이 좋아 자꾸만 그에게 파고들고 싶어진다. 이미 찰싹 붙어있는데도 말이다. 향이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뺨이며 입술을 부비던 그녀는 무의식중에 몸도 조금씩 문질거리고 있었다. 아직 잠결이라 그런가 맨살에 스치는 옷의 감촉도 나쁘지 않아서 말이다.
"알렌.. 뭔가 좋은 향이 나는데... 좋다, 응.."
그의 목덜미에서 숨소리를 내며 중얼거린 그녀는 그 향을 만끽하듯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내쉴 적에는 한숨마냥 길게 내쉬어 본의 아니게 그를 자극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좀전부터 그러고 있긴 했지만. 지금의 그녀는 그저 몽롱한 기분에 더해지는 감각들이 좋아 이성을 잠시 내려놓고 행동하고 있었다. 서로의 몸을 바짝 붙이고, 살결에 입술을 스치며, 가는 팔로 그를 안아 작은 손으로 옷깃을 꼬옥 쥐면서.
"이대로 자면 정말 기분 좋을거 같아요... 그러니까, 자요... 같이, 알렌..."
잠시 들었던 듯한 정신이 다시 아득해지는 듯 목소리가 희미해져간다. 이대로 두면 푹 잠들어 아침에서나 눈을 뜨지 않을까 싶다. -
541 알렌주 ◆SGoz6QxvHE (KGRrYkZHRQ) 2021. 3. 25. 오후 10:22:14아아, 이 밤은 알렌의 또다른 고뇌의 밤이구나 😂 히히, 린포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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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 알렌 - 린포르◆SGoz6QxvHE (So4BcbB/4s) 2021. 3. 25. 오후 10:40:31“ 방금 왔어요, 침대도 좋고, 침구류도 푹신한게 잠들기 딱 좋겠는데요? ”
알렌의 속삭임에 린포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떴다. 여전히 꿈속에 빠져있는 것같은 몽롱한 눈을 한 체 주변을 확인하더니, 잠에 취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알렌에게로 돌아누웠다. 그런 린포르를 알렌은 다정하게 머뭇거림 없이 다정하게 감싸안았다. 아마도, 알렌 역시 냉수로 씻고 온 몸을 린포르의 체온으로 덥히고 싶던 것이리라. 린포르의 말에 그럴 법 하다고 부드럽게 대꾸를 해주며 자신에게 파고든 린포르의 등을 쓸어내린다.
그러다 알렌의 눈이 한순간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체, 연신 뺨이며 입술을 부비는 것도 그에겐 꽤나 커다란 자극이었는데, 은근히 린포르의 몸이 문질거리는 것이 얇은 천 너머로 온전히 느껴져서 침을 꿀꺽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온전히 린포르가 그대로 전해져 온다. 부드러운 살결과, 따스한 온기, 군살 하나 없는 육감적인 린포르의 몸이 알렌을 자극했다.
“ 그래요? 신경써서 뿌리고 오길 잘했네요. 이렇게 린포르가 좋아해주니까 보람이 있어요. ”
알렌은 애써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길 반복하며, 린포르의 자극에 달아오르려 하는 자신의 몸을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 그냥 몸을 문질거리는 것도 큰 자극이었는데,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은 린포르가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는 숨결마저도 그의 신경을 자극했다. 아아, 신이시여. 알렌은 차마, 잠에 취한 린포르에게, 제정신도 아닌 린포르에게 손을 댈 수 없다고 생각하며, 금방이라도 린포르를 안아버리자는 마음 속 욕망을 억누르기 바빴다. 품 안에서 몸을 바짝 붙이곤, 자신의 목덜미에 입술을 스치며, 자신의 옷깃을 꼬옥 쥐는 자그마한 린포르의 모습을 알렌을 그저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 ...하하, 정말이지.. 린포르는 절 너무 믿는게 아닌가 싶어요.. 이런 자극, 정말 쉽지 않은데... ”
알렌은 희미해져가는 린포르의 목소리에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뜨며 작게 중얼거렸다. 역시 정상이 아닌 상태의 린포르에게 손을 대고 싶진 않았다. 물론, 그녀가 매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도 미치도록 그녀의 달콤함을 맛보고 싶다고 마음 속에선 욕망이 몇 번이고 외치고 있었지만, 알렌은 그것을 외면했다. 분명 이대로 그녀를 안게 된다면 또다시 상처를 주고 말테니까. 아직 시간은 있다. 린포르와 수도로 돌아가는 날까진 며칠이란 시간이 남아있다. 그러니까 성급할 필요도, 참지 않을 필요도 없었다.
“ 잘자요, 린포르. 사랑해요. 부디 좋은 꿈을 꾸길.. ”
린포르의 새하얀 이마에 정성스럽게 입술을 새겨넣은 알렌은 다정하게 속삭이곤 린포르를 절대로 떼어놓지 않겠다는 듯 몸을 밀착한 체로 끌어안은 체, 이불을 덮고 눈을 감는다. 오늘밤은 그 어느때보다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하면서 알렌도 린포르를 따라 잠에 빠져들려고 했다. 그의 지친 몸도 서서히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어느새 방 안에는 두사람의 자그마한 숨소리만 퍼져나갔을 것이다.
얼마나 잠이 들었을까, 먼 곳에서 동이 트기 시작하는 새벽녘, 천천히 눈을 뜬 알렌은 여전히 품에서 잠들어 있는 린포르부터 확인한다. 사랑스럽게 눈을 감고 잠들어 있는 린포르를 바라보던 알렌은 어젯밤의 린포르를 따라하듯 장난스럽게 린포르의 목에 파고들어 입을 맞춰주며 장난스럽게 린포르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는다.
“ 저도 어리광 좀 부릴래요.. 아직은 안 일어나도 되는 시간이니까. ”
자신과 린포르의 온기로 따뜻하게 덥혀진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은 알렌은 몇차례 비비적거리더니 린포르의 허리를 꼭 감싸안는다. 린포르의 온기가 마냥 좋은 듯 작게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는 그의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는 증거로 확실했을 것이다. 그런 그의 행동에 린포르가 깨어났을지 어떨지 모르지만, 슬그머니 얼굴에 철판을 깔 생각인지 린포르의 가슴팍에 폭 안긴 체 시간을 보내는 알렌이었다.
“ 후후, 따뜻하니 좋네요... ” -
543 알렌주 ◆SGoz6QxvHE (IHf33bP1kg) 2021. 3. 25. 오후 11:09:05욕망을 이겨내고(?) 어리광을 부린다... 😁 이 또한 크나큰 즐거움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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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 린포르 - 알렌 (bpk.L5DyD2) 2021. 3. 25. 오후 11:33:43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품에서 그녀는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지쳤던 만큼 잠은 정신을 깊숙히 끌어내렸고 그만큼 깊게 잠들 수 있었다. 그런데 너무 깊이 잠든 탓일까, 길든 짧든 늘 꾸던 꿈마저도 꾸지 않았다. 어떤 꿈도 방해도 없는 잠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알렌과 잘 때면 그렇다는 걸 잠결에 생각한 듯 했지만, 잠결인 탓에 금방 잊어버렸다. 그저 감각만을 몸에 새긴 채 밤이 지나갔다.
너른 바다가 서서히 햇빛으로 물드는 동틀녘, 세상 모르게 잠들어있던 그녀를 자잘한 간지러움이 깨우려 들었다. 살결에 닿는 듯 아닌 듯 간질간질하게 닿아오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잠에서 깨는 것과 달리 완전히 깨어나려 하는 정신 탓에 이 간질간질한게 뭔지 알아내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부슬한 머리카락 때문에 한순간이지만 그녀의 고향집에 있는 개인가 생각했다가, 그녀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떠올리자 자연히 알렌도 생각났다.
"...간지러워요..."
눈도 뜨지 않고서 중얼거린 그녀는 몸을 살짝 웅크려 그를 끌어안았다. 일부러 가슴이 더 눌리게 안고서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준다. 자느라 엉망이 되었을 그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헤집어가며 부드럽게 쓸어넘겨주고, 그대로 뒷목까지 쓰다듬고서 다시 손을 올려 반복한다. 중간중간 손끝으로 뺨이나 턱을 스치듯 건드려주기도 하고. 잠에서 깨긴 했어도 몽롱함이 남은 상태로 그러니 어쩐지 재밌어져서, 알렌을 안은 채로 작게 웃었다.
"후후...후후후.. 계속 이렇게 있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응."
공무도 마물도 모두 내려두고 언제까지고 그와 같이 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알렌과 마음이 통한 뒤로 그녀는 부쩍 이런 생각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전까지는 단 한 순간도 사적 이유로 흔들리지 않았는데. 좋은 징조일지 아닐지. 생각과 함께 고개를 들려 하는 일말의 불안감을 슬그머니 누르고, 천천히 눈을 떠 품 안의 그를 바라보았다. 잠과 애정이 뒤섞여 한없이 부드러운 눈빛이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알렌. 잘 잤어요?"
그가 그녀에게 들려줬던 것처럼 다정하게 아침인사를 건네며 한 손으로 그의 뺨을 감쌌다. 그대로 살살 어루만지면서 바라보다가, 장난기가 슬금 돋았는지 몸을 조금 움직여 그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날밤 그랬던 것처럼 몸을 맞대고서 매끈한 맨살인 다리로 그의 옷 위를 문질거린다던가 하는, 은밀하고도 자극적인 움직임이었다. 그러면서 표정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
545 알렌주 ◆SGoz6QxvHE (k4cOCDH8S.) 2021. 3. 25. 오후 11:38:51.... 쾅쾅(대충 알렌주랑 알렌이 머리 박는 소리) 🤣 리..린포르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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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KWbr6nl7OQ) 2021. 3. 25. 오후 11:58:04“ ....그래요? 그럼 조금 더 그래야겠다. ”
눈을 뜨지 않고 중얼거리는 린포르의 말에, 알렌은 몸을 살짝 웅크려 자신을 끌어안는 품 안에서 장난스런 목소리로 대답을 돌려준다. 간지럽다는 말에도 그만 둘 생각은 없는 듯 살살 비비적거리는 것을 반복한다. 자신의 머리를 매만져주는 린포르의 손가락이 기분이 좋아서 입가에는 기분 좋은 미소를 띤 체, 얌전히 린포르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고 그 손길을 만끽했다. 그 손길은 한없이 따스해서, 몇 번, 아니 수십 번을 매만진다고 하더라도 질릴 것 같지 않았다.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린포르랑 하루종일 이렇게 여유롭게 뒹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뒹굴거리다 배가 고프면 둘이서 단촐하게 해서 먹고, 다시 또 뒹굴거리는거에요. 밖에서 해가 지던, 달이 뜨던 아무런 상관하지 않고 단 둘이서만요. ”
린포르와 그럴 수 있는 날이 찾아올까. 린포르와 마음을 나눈 후에는 꿈에서 몇 번이고 본 적이 있는 장면이었다. 꿈속에서 어딘가 고요한 숲 속의 작은 오두막에, 린포르와 단 둘이 알렌은 머물러 있었다. 그 누구도 찾아올 것 같지 않은 오두막에서 알렌은 침대에서 뒤척이며 눈을 뜨고, 옆에 누워있는 린포르와 입을 맞춘다. 몇 번이나 입을 맞추는데도 질리는 기색 하나 없이 입을 맞추다, 배고프다는 말과 함께 몸을 일으켜 린포르와 간단하게 아침으로 스프를 만들어 먹고, 산책을 한다. 산책을 하다가도 자연스레 눈이 맞으면 부드러운 풀들을 침대 삼아 사랑을 나눈다. 그렇게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함께 차를 끓여서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매일매일 새로운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알렌은 즐거웠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는 꿈을 알렌은 언제나 꾸고 있었다.
“ 덕분에 잘 잤어요, 어젯밤에 잠드는 건... 다른 의미로 조금 힘들긴 했지만.. 확실히 푹 잤네요. ”
꿈도 꾸지 않고 정신없이 잤으니, 분명 확실히 제대로 잔 것은 맞을 것이다. 여전히 잠기운이 남아있는, 린포르의 애정 어린 눈빛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을 돌려준다. 그러다 자신의 뺨을 감싸는 손길에, 강아지가 주인의 손에 비비적거리듯 얼굴을 비비적거린 알렌은 이내, 자극적인 린포르의 움직임에 숨을 느릿하게 들이쉬며 린포르를 바라본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그 미소를 바라보던 알렌은 천천히 한숨을 뱉어내며 자연스럽게 린포르를 내려다보는 자세로 바꾸어간다.
한손을 뻗어 잠기운이 남아있는 린포르의 뺨을 어루만지고, 입술을 손 끝으로 천천히 매만진다. 한없이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이 소중한 온기를 좀 더 맛보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어제부터 쭉 린포르에 의해 자신의 몸이 달궈지기만 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래, 이건 린포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알렌은 그렇게 합리화하며 자신의 몸을 천천히 린포르의 다리 사이로 밀어넣고는 눈을 마주했다.
“ 린포르, 아직 아침을 먹으러 가기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있는 것 같아요. ”
천천히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말하던 알렌은 린포르의 입술을 매만지던 손을 맨살이 드러난 린포르의 다리로 옮기며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아아, 다행이다. 눈을 일찍 뜨길 잘했다. 알렌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점점 가까이 했다. 아직 해가 온전히 뜨지 않은 시간에, 린포르를 그냥 놓아주고 싶지 않다는 듯 몸을 점점 밀착시키면서.
“ .... 조금만, 조금만 시간을 양보해줘요, 린포르. ”
입을 맞추기 직전 알렌은 자그맣게 속삭였고, 린포르가 그것을 받아들였다면 알렌은 린포르와 몸을 완전히 겹치고, 린포르의 달콤함을 맛보기 위해 거침없이 움직였을 것이다. 어제부터 이어져 온 린포르의 행동에 대한 답례를 해주려는 것처럼. -
547 알렌주 (OpihxQPWW2) 2021. 3. 26. 오전 12:03:13아무래도 이젠 잡담 타임이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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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 린포르주 (ZvZxw2ZZ9I) 2021. 3. 26. 오전 12:03:46답레는 늘 올리던 시간쯤 올릴 거 같고.. 컨디션이 그닥 좋지 않아서 일찍 들어가볼게요. 알렌주도 푹 쉬어요. 미리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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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 알렌주 (OpihxQPWW2) 2021. 3. 26. 오전 12:04:53아, 그렇구나. 잘 자, 린포르주 😊 컨디션이 좋아져야 할텐데... 좋은 꿈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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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린포르 - 알렌 (ZvZxw2ZZ9I) 2021. 3. 26. 오전 5:02:14간지럽다고 해도 계속 부비적거리고, 이대로 있으면 좋겠다는 말에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그의 말을 듣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아아, 정말 그럴 수 있으면 좋을텐데. 가문의 여식도, 왕실의 기사단장도 아닌 단 한명의 여자로써 그와 그저 그런 시간을 향유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알렌은 처음으로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함께하길 바라는 사람이었다.
"푹 잤으면 된거죠. 보아하니,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니었던 거 같은데 말이에요."
그녀의 손에 얼굴을 부비는 그는 잠깐의 착각이 미안하지 않을 정도로 강아지 같았다. 하지만 금새 눈빛이 바뀌어 그녀를 내려다볼 땐, 한명의 남자가 되어있었다. 뜨거운 욕망이 감도는 눈에 그녀를 담은 모습에 아랫배가 살짝 저릿해진다. 교대하듯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는 손에 그녀도 뺨을 부비고 그 손바닥을 혀끝으로 간질인다. 시선은 그와 맞춘 채로, 입술 위를 스치는 손끝을 살짝 물었다 놓기도 한다. 손을 내려 파고들어오는 그를 막지 않으며 대신 가쁜 숨소리를 그에게 들려주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그의 체온이 닿으면 녹을 듯이 뜨겁다. 그탓에 볼을 옅게 물들인 그녀가 손을 뻗어 그를 더 깊게 끌어당기며 속삭였다.
"줄 수 있는 시간 전부를 줄게요. 알렌.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이라는 말을 끝맺기 전에 탁 하고 터뜨린 듯한 소리가 먼저 터져나온다. 좀전부터 간질한 울림만 있던 복부에 원하던 충격이 닿자 그로 인한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건 시작일 뿐. 이어지는 맞울림에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소리만 흘렸다. 몸에서 몸으로 전해지는 기쁨에 조금더 자극을 주고자 스스로 손을 움직이는 모습은 그에게 어떻게 비췄을까. 정신만 막 깨었을 뿐인 몸은 이상하리만치 예민하게 감각들을 받아들여 더욱 흐드러지게 피어났겠지. 소리도, 모습도. 아직은 희뿌연 새벽빛이 채운 방 안은 결코 춥지 않았다. 옴폭 패인 쇄골에, 등의 라인에, 잘록한 허리에 땀방울이 굴러 떨어질만큼 달아오른 몸 덕분에 말이다.
"알렌, 알렌... 잠깐만..."
전신을 휩쓰는 열락이 한번 지나간 후에, 그녀는 살짝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자리를 옮겼다. 처음과는 반대로 하여 떨리는 몸으로 자세를 잡는데 어찌나 민감해져 있는지 그와 닿는 것만으로도 울음 섞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견디기 힘들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데도 전혀 괴로워보이지는 않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약간 몸을 뒤로 젖히고 한껏 열린 상태에서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나마 버티던 고개가 뒤로 넘어간다. 견딜 수 없지만 멈출 수도 없는 모순적인 기분을 느끼며 정신없이 움직인다. 결국 몸이 무너지려 하자 그의 손을 들어 잡고 지탱하게 해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그 시간을 이어갔다. 방 안에 파도라도 치는 것 같은 물소리가 꽤나 한참을 이어진 듯 하다. 그 끝을 그녀가 먼저 맞았을지, 그가 먼저 맞았을지는 모르나, 어쨌든 끝이 오긴 왔다. 그 뒤에는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만이 방 안에 울렸을 것이다.
"...사랑해요.. 사랑해.. 알렌.."
그녀는 한참을 우는 듯한 소리를 내어서 그런가 먹먹해진 목소리로 겨우 중얼거리고서 더듬더듬 그의 손을 찾아 꼭 쥐었다. 넣을 힘도 없지만 그래도 꼬옥 쥐고, 작은 목소리로 다시 사랑한다 속삭였다. -
551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4HUJKTsVy2) 2021. 3. 26. 오전 9:11:16“ 원래, 여행을 떠난다는 건 이런거 아니겠어요? 특히나 마차 같은 것을 타면 알게 모르게 힘이 드니까요. ”
걷는 것처럼 마차를 타는 것도 알게 모르게 체력이 빠져나간다. 덜컹거리는 마차 속에서 버티는 것도 꽤나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두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중간에 쉬는 시간을 그리 많이 가지지도 않고 달려온 편일테니, 어제의 일들과 합쳐져서 두사람 모두 피곤했던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ᄋᅠᆻ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린포르를 두 눈에 담고 부드럽게 매만지기 시작한다. 행동 하나하나에, 린포르를 아끼고 있다는 것이 드러날 정도로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자신의 손바닥에 뺨을 부비고, 혀끝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간질거리는 그녀는 사랑스러웠고, 또 아름다웠다. 도도한 단장일 때의 아름다움과는 다른 또다른 모습이었다. 자신의 손 끝을 살짝 물었다 놓는 린포르의 입술을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벌리기도 하고, 린포르의 틈새로 손이 파고들게 하기도 하며 린포르를 기쁘게 하기 위해 알렌은 노력했다. 아아, 두사람의 열기가 점점 강렬해지기 시작했다. 맞닿은 피부가 불에 지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을 느끼며 알렌은 좀 더 몸을 겹쳤다.
“....저 또한 마찬가지에요, 린포르. 앞으로도 당신이랑... ”
린포르가 바라던 것을 돌려주듯 강렬하게 몸을 움직였다. 린포르의 입가에서 터져나오는 소리에서 만족감이 느껴진 것인지 서서히 강렬하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 그였다. 몇 번의 경험을 그녀와 함께 했을 뿐인데, 그의 몸놀림은 그 몇 번 사이에 꽤나 능숙해져서 린포르가 기뻐하는 부분을 아는지 린포르를 부드럽게 감싸안은 체로 그녀를 사랑해준다. 두사람의 몸은 한껏 달아올라 땀방울을 매단체로 열심히도 움직였고, 점점 더 강해져가는 달콤함을 붙잡기 위해 움직임은 더욱 강렬해졌다. 그리고 한차례 두사람은 그 달콤함에 손을 닿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 ... 린포르...?”
잠시간의 열락을 만끽하고 있던 알렌은, 갑작스레 린포르가 움직이자 조금 놀란 듯 그녀의 이름을 부르던 알렌은 이내 떨리는 몸으로 자신의 위에 자리를 잡고 앉는 것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움직임이, 저릿한 감각을 온몸으로 퍼져나가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린포르 역시도 울음 섞인, 그렇지만 귀엽게 느껴지는 소리를 내며 자세를 잡고 있었고, 알렌은 그런 그녀를 보며 거친 숨을 토해내면서도, 그녀가 버틸 수 있게 허리를 감싸안고 기나긴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열정을 그녀의 안에 쏟아낸 알렌은 혹시나 땀이 식어 그녀가 감기라도 들까 망설임 없이 자신의 몸 위에, 몸을 눕히는 그녀를 이불로 덮어주었다.
“ 나도 사랑해요, 린포르. 저한테는 당신 밖에 없어요, 정말이에요. ”
이토록 소중한 것까지 당신이 제게 줬으니까, 알렌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손을 꼭 쥔 체로 중얼거리는 린포르의 손을 강하게 쥐었다. 절대로 이 손을 놓치 않겠다는 듯, 단단하게 맞잡은 손은 분명 그의 열기를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었겠지. 그렇게 둘이 몸을 겹친 체, 한동안 여운을 즐기며 누워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린포르의 이마에 입을 맞춰준다. 혹여 그녀가 곤란하지 않게, 자국이 남지 않을 정도로만 입을 맞춰준 알렌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린포르의 몸을 눈에 담았다가 장난스럽게 손 끝으로 다리에서부터 가슴팍까지 손가락으로 쓸어올린다. 분명 그녀의 몸이 지금은 한껏 예민해져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좀 더 일찍 일어날 걸 그랬나봐요. 좀 더 같이 누워있고 싶은데... 그랬다간 메이드가 봐버리게 될테니, 린포르가 곤란해지겠죠. 뭐, 잠시 메이드가 올 즈음에만 방에 있으면 될 것 같기는 한데... ”
떨어지기 싫은 듯 린포르를 감싸안던 알렌은 아쉬움을 토로하듯 중얼거렸다. 아직은 누군가에게 두사람의 관계를 알리기엔 이른 시점이었으니까, 적어도 알렌이 정식 기사가 되기 전까지는 그럴 수 없었다. 아렌은 몰라도, 단장의 위치에 있는 린포르가 수습기사와 사랑을 나눴다는 말이 돌기라도 하면, 그녀가 힘들어질지도 몰랐다. 차라리 자신이 힘들어졌으면 힘들어졌지 린포르가 힘들어지는 것은 차마 볼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결국은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아는 알렌은 린포르의 몸 곳곳에 사랑을 표현하듯 입을 맞춰준다. 자신의 체향이 남은 그녀의 몸을 좀 더 끌어안고 싶은 것을 꾹 참으며, 땀이 조금 식을 때까지만 그녀를 끌어안고 있다가 몸을 일으킨다. 그의 몸에도 린포르가 무의식중에 손가락으로 남긴 수많은 흔적들이 붉게 남아있었다는 것이 점점 밝아지는 햇볕을 통해, 린포르의 눈에도 들어왔을 것이다.
“ 가볍게 씻고, 옷 갈아입고 돌아올게요. 그리고나서 좀 더 이야기 해요. 사랑해요, 린포르. ”
자신과 사랑을 나눈 린포르의 곁에 좀 더 머물러주고 싶은 것은 알렌의 마음이었지만, 창 밖의 햇살이 강해지는 것을 보니, 메이드가 오기 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기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알렌은 다시금 린포르에게 덮어준 이불을 고쳐 덮어주곤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며 입술을 한차례 겹쳤다, 떼어낸다. 지금은 이걸로 봐달라는 듯 조심스러우면서 상냥했다.
조심스럽게 린포르의 방에서 고개를 내밀어 아무도 없는 복도를 확인한 그는 재빠르게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쓰러지듯 침대에 몸을 던진다.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는 그의 몸은 여전히 린포르를 원한다고 아우성치고 있었지만, 알렌은 고개를 저으며 심호흡을 하곤 몸을 일으킨다. 조금이라도 빨리 린포르를 보러 가려는 듯 망설임 없이 욕실로 가서 냉수를 들이붙는 것은 어젯밤과도 같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두사람의 흔적이 남은 몸을 냉수로 씻어낸 알렌은 호위하기에 적당한 옷으로 갈아입곤, 검을 허리에 맨 체로 린포르의 방으로 돌아가 노크를 했다.
“ 린포르,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
저 멀리서 메이드의 발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
552 알렌주 (4owjHT7Qdc) 2021. 3. 26. 오후 12:35:52점심 갱신! 😁 오늘도 날이 따뜻해! 컨디션은 괜찮아졌으려나?? 걱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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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 알렌주 (C6pwvqjJPI) 2021. 3. 26. 오후 1: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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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 린포르 - 알렌 (ZvZxw2ZZ9I) 2021. 3. 26. 오후 3:59:51사랑한다는 속삭임에 똑같은 말을 돌려주는 목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여러 번의 충족감과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왔지만 알렌과 몸을 맞댈 때의 그것과 같은 기분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맞댈 때 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그러했다. 오직 알렌과 함께할 때만 느껴지는 온갖 감정들은 그녀가 지금껏 걸어온 길과 달라도 너무 달랐지만, 전혀 싫지는 않았다. 혼자가 아니었으니까. 때로는 뒤쳐지기도 하고, 앞서 이끌어주기도 하는 알렌이 있기에 낯선 길도 걸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 장난치지 마요, 알렌..!"
손끝으로 훑어올리는 장난스런 행동에 다시금 숨가쁜 소리를 낸 그녀가 그에게 투정을 부렸다. 지금 한창 예민한 거 알면서 그러는 그가 얄밉다. 능청스럽게 끌어안는 그에게 안겨 잠시 불만스런 표정을 하고 있다가, 곧 메이드가 올 거란 말에 그녀도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최소한 나갈 때까지 만이라도 이렇게 같이 있으면 좋을텐데. 하지만 아직은 이른 바람이라는 걸 그녀도 잘 알기에, 그녀의 몸 곳곳에 입맞춰주는 그를 살짝 쓰다듬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가기 전 다시금 입술에 입맞춤을 해주는 그를 보며 눈웃음을 치는 것도 잊지 않고.
"다녀와요. 준비하고 있을게요."
그가 덮어준 이불 속에서 그를 보내고 난 뒤 조금 더 그 안에 머물러 있었다. 두 사람의 체향이 뒤섞인 시트와 이불은 하루 종일 있어도 질리지 않을 것만 같다. 그렇지만 정말 그럴 수는 없었으니. 알렌이 일어나 씻을 쯤 그녀도 욕실로 들어가 몸을 씻어내었다. 끈적한 몸을 말끔히 씻고 긴 머리도 깨끗이 감고 나오자 방 안은 이제 막 떠오른 햇빛으로 가득했다. 타올만 걸친 채 발코니가 딸린 창으로 다가가 창문을 열자 시원한 바람이 단박에 몰려들어온다. 그 바람을 이용해 단숨에 머리를 말린 그녀는 옷가방에서 하얀 원피스를 꺼내 몸에 걸쳤다. 목과 어깨를 깨끗하게 드러낸 홀터넥 디자인의 원피스는 무릎에서 약간 아래로 내려오는 치맛자락이 자잘한 주름으로 되어있어 조금만 움직여도 마치 꽃잎이 흩날리는 것처럼 살랑였다. 옷에 맞춰 하얀 리본으로 머리를 살짝 묶으며 단장을 마무리할 쯤, 노크 소리와 함꼐 알렌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시만 기다려요. 거의 다 했으니."
그녀가 짧게 대답한 뒤 굽이 낮은 구두를 신고 그 끈을 보기좋게 다리에 감아 묶고 있는 동안, 멀리 들리던 메이드의 발소리는 이제 그녀에게도 들릴 만치 가까워졌다. 전날 안내를 했던 메이드는 문 앞에 선 알렌을 보고 말없이 인사를 하고 준비를 마치셨거든 1시간 뒤 어제의 식당으로 오시라는 말만 남기고 돌아가버렸다. 그렇게 메이드가 가버린 후 잘 차려입은 그녀가 문을 열고 알렌을 맞이했다.
"방금 누가 다녀갔어요? 아, 메이드려나. 일단 들어와요. 식사 전에 할 얘기가 좀 있으니."
그녀의 방은 아까와 달리 열어둔 창문으로 인해 살짝 선선했을 것이다. 그를 다시 방 안으로 이끈 그녀는 방 한켠에 쌓인 짐들 속에서 긴 무언가를 꺼냈다. 천으로 잘 감싸인 그것은 딱 봐도 검이란 것을 알 수 있었겠지. 천을 풀자 그 생각은 명확해졌으리라. 기사단에서 지급하는 기본 검과 색도 모양도 전혀 다른 그 검은 끝에서 끝에 이르기까지 온통 새까맣다. 그래서일까, 어쩐지 쥐기 꺼림칙한 느낌을 흘려낸다. 그걸 아무렇지 않게 두 손으로 든 그녀는 알렌에게 다가가 한번 들고 뽑아보라며 건넸다.
"마석을 고를 때처럼, 아무 생각 하지 말고 그냥 뽑아봐요. 안 뽑히면 말하고."
마석 때를 언급하는 걸 보면 이번에도 감이 필요한 일인가 싶다. 검을 건네고 뒤로 물러나는 그녀의 표정은 매우 차분해서, 결과가 어떻든 괜찮을거란 안심을 주는 듯 했다. -
555 알렌주 (JkIkN56T/.) 2021. 3. 26. 오후 4:06:19어서와, 린포르주! 😊좋은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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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6 린포르주 (ZvZxw2ZZ9I) 2021. 3. 26. 오후 4:10:55알렌주도 좋은 오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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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 알렌주 (JkIkN56T/.) 2021. 3. 26. 오후 4:19:07컨디션은 괜찮아졌어? 😊 아프면 고생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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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SO82lSjm2M) 2021. 3. 26. 오후 4:49:16“ 미안해요, 린포르의 피부가 고와서 나도 모르게.. ”
다 알고 했으면서도 이럴 때는 짐짓 몰랐다는 듯, 숨가쁜 소리를 낸 린포르에게 태연하게 미아나다는 말을 건내며 웃어보인다. 불만스런 표정을 짓는 린포르를 부드럽게 감싸안고 있던 알렌은 슬슬 준비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린포르의 몸 곳곳에 사랑을 표현하듯 입을 맞춰주고 일어섰다. 자신의 입맞춤에 미소 짓는 린포르를 다시금 눈에 담은 알렌은 들려오는 말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렇게 방을 나선 알렌은 서둘러 자신에게 배정된 방으로 가서 오늘의 일처리에도 문제가 없도록 몸을 단장하고 되돌아온다. 호위로서 나서는 그는 크게 차려입을 수는 없었다. 다만 눈에 띄지 않게 적당히 깔끔한 기사단복으로 갈아입은 그는 린포르의 방에 들어가려다 걸어오는 메이드를 발견한다.
“ ... 고맙습니다. 린포르님을 모시고 늦지 않게 가도록 하죠. ”
알렌은 자신에게 말을 전하는 메이드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보인 그는 이내 문이 열리고 화사한 흰색 언피스를 걸친 린포르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에게 태연하게 말을 걸어오는 린포르를 보며 한순간 넋이 나간 알렌이 간신히 정신줄을 잡고는 헛기침을 했고, 이어지는 말에 가볍게 ‘ 예, 메이드 였습니다.. ’ 라는 대답을 돌려주곤 그녀와 함께 방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은 자신과 린포르의 열기가 가득차있던 아까와는 다르게 창문이 열려 선선한 바람이 휘감고 있었다. 신선한 공기를 한차례 들이마신 알렌은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끼며 린포르에게 다가간다.
“ 할 이야기가 있다니 공무에 관련된 것......인가요?”
오늘의 공무에 대해 말할 생각인가, 하는 추측을 했는지 자연스레 말을 꺼내려던 알렌은 린포르가 짐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것을 보며 말끝을 흐린다. 천에 감겨있는 것은 아마도 검이겠지. 아예 검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어느정도 검을 다룬 사람이라면 그것이 천에 덮여있어도 검이라는 것 정도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을거다. 린포르가 그것의 천을 벗겨내는 것을 바라보던 알렌은 그것이 자신이 봐오던 검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새까맣기 그지 없는 그 검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던 알렌은 린포르가 그것을 들고 다가오자 의문이 더욱 강해진 듯 린포르와 검을 번갈아본다.
“ ...이래저래 이번 여행에서는 린포르가 감을 믿어보라고 하는게 많네요... 뭐랄까, 린포르는 제 생각에, 감보다는 이성적인 쪽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에요. ”
알렌은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듯 말을 하면서도 천천히 손을 들어보였다. 이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뽑아보라고 말하는 것이 린포르였기에 한점의 의심 같은 것은 없었다. 그녀의 말이라면 뭐든 믿을 것이 알렌이었을 것이다. 어제의 경우에는 조금 불안정했던 것이라고 속으로 변명을 해보는 알렌이었지만. 아무튼 린포르의 말대로 천천히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댄 알렌은 심호흡을 한다.
“ 있잖아요, 린포르. 제 인생에서 가장 운이 좋은 일은 린포르와 함께 했던거에요. 이것만은 기억해줘요. ”
마치 이 검을 뽑기라도 하면 생명의 마지막에 도달하는 것처럼, 알렌은 고개를 살살 저으며 유언을 남기듯 말했다. 그로서는 일종의 장난이었지만 그것이 린포르에겐 어떻게 들렸을지. 아무튼 그는 망설임 없이 검을 뽑아들려고 했다. 어딘가 묵직한 감각이 좀처럼 뽑히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기에, 검집도 제가 들어야 할 것 같아요, 라는 말을 린포르에게 하려던 찰나에, 그의 손에 들린 검은 막힘없이 검집에서 빠져나와 그 자태를 방 안의 두사람에게 뽐내기 시작했다. 묵직한 것이 어딘가 느낌이 좋은 그 검을 두손으로 살며시 쥔 알렌이 혹여 린포르가 다치게 만들까, 슬쩍 몸을 틀어선 양팔을 쭉 뻗어 그녀의 반대편으로 옮겨버린다.
“ 어... 그래서 린포르...? 이거 막 터지거나 그러는거 아니죠...? 아, 물론 전 린포르를 구할 생각이 가득한데 이렇게 가까우면 좀 위험하달까... 제가 좀 더 멀리 떨어질까요..?”
미지의 물건을 뽑아든 그는 슬금슬금 린포르에게서 떨어져야 하는 것인지 고민을 하며 어색한 미소를 지은 체 린포르에게 물음을 던진다. 정말로 그것이 뭔지 모르는 모양인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방의 반대편으로 던져버릴 요양인 듯 했다.
“ .. 린포르는 저만 믿으면 되니까요.. 제가 린포르를 지킬테니까... ”
정말 믿어도 될까 싶은 의문이 드는 모습이었지만, 아무튼 그는 자신만 믿으라는 듯 초롱초롱한 눈을 해보였다. 열의만큼은 넘치는 모양이었다. -
559 알렌주 (eboYKtFWKI) 2021. 3. 26. 오후 7:19:51드디어 주말이 코앞이다..🤣 저녁 먹고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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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 린포르 - 알렌 (ZvZxw2ZZ9I) 2021. 3. 26. 오후 7:48:53"감을 믿으라고 하는 건 알렌의 수준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에요. 미지의 것을 대할 때 자신의 직감만큼 좋은 지표도 없으니까요."
감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오는 것에 알렌이 의문을 표하자 그녀는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 말했다. 그녀가 아니라 그를 기준으로 하는 말이라고. 그런 그녀도 때때로 감에 맡기는 경우가 있긴 하니 완전히 남의 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러고 검을 보던 알렌이 뜬금없는 소릴 할 때는 피식 웃어버렸다.
"다 큰 남자가 호들갑은. 그래도 귀여우니 봐줄게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일단 잔소리부터 나갔을게 분명한 상황에 그러지 않은 건 역시 알렌이라서 그렇겠지. 그녀는 잠자코 지켜보며 그가 검을 뽑는 것을 기다렸다. 손잡이를 잡고 조금 애쓰는가 싶더니 걸린게 풀리듯 검이 맑은 소리를 내며 검집에서 빠진다. 잠깐의 거부반응이었던 걸까. 알렌이 당황해하는 사이 검집의 상태를 살펴보던 그녀는 주저주저하는 그의 말에 아무렇지 않게 대답해주었다.
"그렇게 벌벌 떠는데 잘도 믿음이 가겠네요. 안심해요. 그 상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미완성품이에요. 음, 보통 검처럼 쓸 수는 있겠지만요."
분명 날도 잘 서있는 완성품처럼 보이는데 어디가 미완성이라는 걸까. 의문에 의문만이 꼬리를 잇는 말을 한 그녀는 검집을 내려놓고 그가 애써 벌려놓은 거리를 성큼 좁혀서 검과 그를 살폈다. 뭔가 임상실험 대상자를 살피듯 말이다.
"검이 너무 무겁거나 하지는 않아요?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다거나. 팔 좀 위아래로 움직여봐요."
겁없이 검에도 손을 대며 아슬아슬하게 확인을 이어가던 그녀가 한번 움직여보라며 다시 그에게서 떨어진다. 옆으로 한번, 상하로 한번씩 그어보라면서. 그것을 팔짱 끼고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웃 기울이며 뭔가 깊이 생각하는 듯 하더니, 별거 아니라는 투로 알렌에게 말했다.
"일단 설명해주자면, 그거, 저번에 알렌과 단원들이 잡은 마물로 만든 검이에요. 뼈는 금속에 정제해서 넣고 가죽으로 손잡이와 검집을 만들었죠. 거기에 가공된 마석을 박으면 마검이 되는거에요. 검 뿐만 아니라 대검, 창, 활, 단도, 뭐든 가능하지만요. 정식 기사가 되면 적성에 맞춰서 하나 내지는 둘 까지 소지할 수 있어요. 없는 사람도 있지만요."
짤막한 설명을 해주고 내려뒀던 검집을 들어 그에게 내민다. 다시 넣어서 갈무리하는 의미였다. 그리고 또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도 된다고 말을 덧붙였다. -
561 알렌주 ◆SGoz6QxvHE (T3BGD.CgSA) 2021. 3. 26. 오후 7:51:35어서와, 린포르주 😁 안그래도 저 검에 대해서 잘 몰라서 묘사를 두루뭉실 하게 했는데 어떤 검인지 슬쩍 물어봐도 좋을까? 그래야 답레에서 표현하기 좋을 것 같아서! 외형이라던가?? 😊 저녁은 아직 안 먹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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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xFyaziBdkA) 2021. 3. 26. 오후 8:09:20“ 아하... 역시 제 수준을 이야기 하는거죠? 왠지 이상하다 했어요. ”
린포르가 당연한 말을 한다는 듯 대답을 돌려주자, 한순간 멍하니 린포르를 바라보던 알렌은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어보인다. 이래저래 부끄럽긴 한 모양이었다. 나중에 숙소에 돌아가거든 공부를 해야하는게 아닐까 싶었지만, 공부엔 영 소질이 없었던 그였기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튼 자신의 부끄러운 말은 반성하자고 생각하며 작게 헛기침을 하는 알렌이었다. 귀가 조금은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 호들갑.... ”
피식 웃으며 말하는 린포르를 바라보던 알렌은 조금 허망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아침부터 부끄러운 짓을 몇 개나 하는거야! 정신차려! 라고 마음 속에서 알렌이 자기 자신에게 몇 번이고 다그치는 소리가 귓가에서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아무튼 이번에는 린포르의 입에서 혼내는 말이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검을 뽑아들곤 팔을 멀리 뻗어 린포르와 검과의 거리를 벌려놓는다. 혹시 모를 예방책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 벌벌 떨다뇨.. 저는 그냥 호위로서.. 흠흠... 아무튼 아무일도 생기지 않는다니 다행이지만요. ”
한눈에 보기에도 값이 나갈 법한 검이었는데 미완성이라는 말이 들려오니 의아하긴 했지만, 알렌은 조심스럽게 검을 살펴본다. 그러다 린포르가 성큼 거리를 좁히자 당황한 듯 검을 아래로 내린 알렌이 ‘조심해요, 린포르’ 라고 말하는 것은 아직은 이 미지의 검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인 듯 했다. 물론 검을 내어준 린포르는 그것이 뭔지 알테니 걱정이 없는 것이겠지만.
“ 딱히 그런 느낌은 없어요. 오히려 원래 사용하던 검보다 좀 묵직하긴 해도 휘두르기엔 이게 더 좋을 것 같아요.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건 없어요. 음, 물론 다른 검들에 비해 차가운 느낌은 있지만 그렇게 특별한 것은 아닌 것 같고.. ”
팔짱을 끼고 바라보며 명령을 하는 린포르의 말에 따라 능숙하게 검을 움직여 보이며 덤덤하게 답을 돌려준다. 아무래도 겁을 냈던 것에 비해, 생각보다 별다른 것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인지, 막판에 이르러선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검을 휘두르는 것을 보여준다.
“ 아... 이게 저번 토벌의 결과물인 모양이네요. 이런 것을 만들 줄은 몰랐어요, 하하. 끽해야 사용하는건 강철검인 줄 알았는데. 정식 기사들은 이런 걸 받으시는 모양이네요, 왠지 저번 토벌에서 뭔가 다르다는 걸 느끼긴 했는데 워낙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살피진 못 했거든요.. ”
알렌은 검집을 들어 내미는 린포르에게서 검집을 받아들어 깔끔하게 검을 집어넣고는 정돈을 하여 조심스럽게 린포르에게 내민다. 정식기사들은 역시 대단한 것 같다고 생각하며, 자신도 나중에 린포르 앞에서 제대로 정식기사가 된다면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그렇다고 지금 욕심을 내거나 하지는 않는 듯 했다. 애초에 그가 무기에 의지해서 싸우는 사람도 아니었고, 의외로 물건에 욕심은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다른쪽으로 욕심이 조금 있긴 하지만 지금은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기로 하자.
“ 이번에 린포르의 검으로 새로 나온 건가요? 확실히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검인 것 같네요. 잘 어울리겠어요. ”
알렌은 머릿속으로 늠름하게 이 검을 허릿춤에 차고 기사단을 거니는 린포르를 떠올렸는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체, 상냥한 목소리로 말한다. 자신이 갖게 될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다만 오늘은 검이 필요한 일이라도 있는건가 하는 의문을 품긴 했지만. -
563 린포르주 (ZvZxw2ZZ9I) 2021. 3. 26. 오후 8:10:02보통 한손검 하면 생각나는 양날검이에요. 바스타드 소드라고 하던가. 그거보다는 폭이 넓은 걸로 생각하면 될거같네요. 색은 말했다시피 검은색이고. 검날 아래쪽에 작은 홈이 있고 손잡이랑 그 윗부분이 기사용 검 같은 느낌으로 세공이 되어있는 정도에요. 음. 저녁은 아직이에요. 별로 생각나는게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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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 알렌주 (0UCXChpFW2) 2021. 3. 26. 오후 8:14:31아하, 오케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 😁 저녁은 아직이구나. 아직 컨디션이 안 좋은걸까? 그러면 가볍게 조금이라도 먹어두고 쉬는게 좋들텐데..그나저나 린포르랑 알렌 왠지 온달과 평강공주 느낌인 것 같아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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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 린포르주 (ZvZxw2ZZ9I) 2021. 3. 26. 오후 8:28:01컨디션이 안 좋기도 하고.. 슬럼프 같은 느낌이네요. 저녁으로 뭐든 좀 먹고 답레 천천히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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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 알렌주 (LFU3zLpzfc) 2021. 3. 26. 오후 8:29:10아, 그렇구나. 알았어,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줘. 맛있게 먹어, 린포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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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 알렌주 (LFU3zLpzfc) 2021. 3. 26. 오후 8:30:44아, 혹시 내가 불편하게 한 부분이 있다면..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말해줘 😅 혹시 있다면 말이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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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 알렌주 (oDeiiS1FJU) 2021. 3. 26. 오후 10:49:26슬쩍 갱신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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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9 린포르 - 알렌 (ZvZxw2ZZ9I) 2021. 3. 26. 오후 11:49:33"무게라면 익숙해질테니까 상관없고. 거부반응은 없나보군요."
휘두르는 것까지 꼼꼼히 살펴보던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스럽다기 보다 이정도면, 이라는 느낌으로. 알렌이 검집에 갈무리한 검을 내밀자 받아드는 대신 그를 보며 말했다.
"이번 체재 기간 동안, 그대가 들고 다녀요. 지금 차고 있는 건 빼놓고요."
당연히 그녀가 쓰는 것일 줄 알았을 알렌에게는 의외 중의 의외였을 것이다. 지금 차고 있는 건 방에 놓고 가라는 말을 덧붙인 그녀는 뒤에 남은 짐 속에서 그녀의 검을 꺼냈다. 그가 든 것과 정반대인 새하얀 검은 기사단에선 늘 허리에 차고 다니던 것이다. 정복이 아닌 사복에 검을 차는 건 좀 어색했는지 한 손에 챙겨들고서 알렌을 보았다.
"마검은 정식 기사 중에서도 적성에 맞는 이에게만 하사되는 물건이에요. 적성이 없는 이는 뽑지도 못하죠. 토벌한 마물은 죽는 그 순간, 강한 원념을 품고 죽기 때문에 정식 기사가 된 사람이래도 못 건드는 경우가 대다수에요. 그런 의미론 그대는 1차 합격인 셈이지요."
호위가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어도 똑같은 걸 시켜볼 셈이었기 때문에 딱히 그를 편애하는 대우는 아니었다. 마석을 고르게 한 건 개인적인 흥미가 있던 거긴 했지만. 1차로 거부반응이 없었으니 다음은 적응에 대해서 봐야할 차례였다. 그래서 여기에 머물 동안은 그걸 차고 다니라 한 것이다.
"잘 만든 마검은 날도 잘 나가지 않고 보통 검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한번 지급된 건 거의 평생 쓴다고 보면 되요. 제 검도 그러니 어지간한 일이 없는 한 바꿀 일은 없죠. 지금은 이쯤만 알아두고, 일단 조식부터 먹으러 가요."
그를 보며 생긋 웃으며 말하고 한발 앞서서 방을 나선다. 메이드가 말한 1시간까지는 조금 여유로웠으니 걸어가면 딱 맞을 터였다. 앞으로 며칠은 묵어갈 게스트 하우스를 벗어나 본관으로 이동하자 대기하던 메이드가 두 사람을 반기며 어제의 식당으로 안내한다. 식당엔 조식인만큼 조촐하게 차려진 식사를 두고 시장 내외와 지오반니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좋은 아침일세. 간밤은 잘 잤는가?"
"예. 시장님의 배려 덕분에 좋은 밤을 보냈습니다."
"그거 참 다행이군. 자, 어서들 앉자고."
간단히 인사를 주고받은 후 자리에 앉아 아침 식사를 시작한다. 전날보다 사람도 줄고 음식도 평범했지만 그 불편했던 만찬에 비하면 맛있지 않았을까 싶다.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느꼈으니. 갓 구운 빵과 베이컨에 스프, 과일과 약간의 샐러드 뿐이라 좀 빈약했을지도 모르겠다만.
//뭔가 좀... 잘 쓰고 있는건가 모르겠네요.. -
570 알렌주 ◆SGoz6QxvHE (Wv/MPJaPE.) 2021. 3. 26. 오후 11:52:17뭔가 고민이라도 있는거야, 린포르주? 😊 특별하게 별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걸리는 부분이라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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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 린포르주 (YomUxobnIM) 2021. 3. 27. 오전 12:02:49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답레 쓰는 손이 무겁다고 느껴지네요. 내용도 갑자기 막힌 거 같고. 알렌주 때문은 아니에요. 음. 일단 오늘도 좀 일찍 쉴게요. 미리 잘 자요. 알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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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 알렌주 ◆SGoz6QxvHE (vtE7OI74BY) 2021. 3. 27. 오전 12:06:02응, 혹시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같이 이야기 해보거나 하자. 혼자서 해결해보려고 하다가 잘 안 풀리는 경우도 있으니까.. 스토리가 뭔가 잘 안 풀릴 것 같으면 둘이 이야기 해서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그러니 괜찮다면 나랑 이야기 해보자. 😊 일단 일찍 쉬겠다니 푹 쉴 수 있길 바래. 내일 보자. 답레는 올려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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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알렌 - 린포르 ◆SGoz6QxvHE (PLAUkofBgk) 2021. 3. 27. 오전 12:22:02“ 딱히.. 문제는 없는 것 같네요. 뭔가 손에 더 착 달라붙는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공을 들여만든 느낌이라서. ”
꼼꼼하게 살펴보던 린포르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돌려준다. 물론 린포르의 속내를 모르는 알렌이었기에, 값진 무기는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생각 정도에서 그의 사고는 멈춰섰지만. 그렇게 린포르의 눈 앞에서 시험을 해본 알렌은 정성스레 검집에 넣어 린포르에게 돌려주려고 내밀었지만, 그녀가 받지 않자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 .... 제가요...? ”
알렌은 놀란 듯, 어안이 벙벙해져서는 눈을 크게 뜬 체 린포르를 바라본다. 어찌나 놀랐는지 한 손으로 들고 있던 검을 두 손으로 공손히 든 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 주인의 명령을 제대로 못 알아들어서 다시 말해달라는 대형견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이어질 설명을 기다리듯, 공손히 두 손으로 검을 들고선 린포르를 응시한다.
“ ...그런건가요,.. 일단은 1차 합격이라니.. 좋긴 좋은데... ”
마냥 기쁜 표정을 짓지 못하는 알렌이었다. 마검을 썼다는 이유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해, 정식 기사가 되는 것이 늦어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었다. 이런 값진 물건을 자신이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오히려 이런 부분에선 욕심이 적은 그였기에, 검을 받고 난 후에도 걱정을 하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린포르가 자신을 믿고 맡겨준 것인 만큼 헛되이 할 생각은 아닌지 허릿춤에 차고 있던 검을 풀러 잠시 린포르의 침대에 기대어 두고, 마검을 허리에 찬다. 묵직한 감각이 허리에서 느껴지는 것이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는 것 같이 느껴져서 괜스레 그것을 달래듯 살살 어루만지는 알렌이었다.
“ 예, 식당까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제게 맡겨주세요. ”
알렌은 일단 잡념은 뒤로 하고, 오늘은 제대로 그녀를 뒷받침 해줘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고는 힘찬 목소리로 답하며 린포르의 뒤를 따라 복도를 걷는다. 어제와는 다른 상쾌한 머리와 기분,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잊지 말라는 듯 존재감을 드러내는 마검이 함께였기에 더 이상 하자 있는 호위기사가 되고 싶지 않은 알렌이었다. 물론 그가 기운을 차린 것은 린포르와의 일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겠지만. 아무튼 어제와는 다르게 빛이 감도는 눈으로 힘차게 린포르의 뒤를 따른다. 본관으로 린포르와 함께 이동을 하니,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메이드가 식당으로 안내했고, 알렌은 린포르와 함께 식당에 들어서 나란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 덕분에 푹 쉴 수 있었습니다. 잠자리에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지난밤, 제대로 시장 내외에게 예의를 갖추지 못한 것이 신경이 쓰였는지, 이번에는 제대로 예의를 차려 인사를 한 그는 식당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 단촐한 식사를 즐기기 시작한다. 기분에 따라 확실히 식사량이 뒤바뀌는 모양인지, 그는 미리 그의 몫으로 차려진 것을 다 먹고도 몇차례 메이드에게 부탁해 든든하게 배를 채운다.
“ 린포르님, 오늘의 일정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지오반니 님의 도움을 받으려면 미리 말씀드리는 것이 조금은 좋지 않을까요. 이곳에서의 일이라면 현지에서 지켜봐오신 분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테니 말이죠. ”
알렌은 어느정도 그릇을 비운 후에,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식기를 내려놓았고, 조용한 분위기에 조금 더 활기를 불어넣을 생각인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 알렌이 린포르와 지오반니를 번갈아 보며 미소를 띈 체 말을 던진다. 오늘의 일정은 아직 린포르에게도 듣지 못했기에 호위로서 들어둬야, 근위대장에게 조언을 받던, 도움을 받던 할 수 있을테니 알아두는 것은 필요했다.
게다가 린포르에게도 자신이 이젠 지오반니를 불편하게 느끼지 않는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었다. 그녀에게 믿음을 주고 싶었다. 자신도 그녀가 실망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두 눈에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마검도 맡긴 그녀에게 좀 더 희망차고, 가능성이 있는 기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한데 모여서 그녀의 옆에 있을 수 있는 남자가 되게 해줄테니까.
“ 어제 지오반니 님께서 구경을 시켜주시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서 느낀 것인데, 그저 시장 내외분의 자제라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될 정도로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서.. 공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꽤나 큰 힘이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
그렇죠, 린포르님? 알렌은 살며시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린포르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더 이상 어제의 알렌처럼 지오반니를 적대하고, 어두운 표정을 짓는 알렌은 이 자리에 없었다.
# 어딘가 글이 안써진다는 건 스토리 전개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다거나, 아니면 어딘가 잘 풀리지 않는 것이 있어서 그럴 것 같기도 해. 그러니까 나랑 사소한 부분이어도 이것저것 이야기 하면서 풀어내보면 좋을 것 같아. 오래오래 린포르와 알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면 대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음, 그냥 린포르주의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거야. 나는 정말 이 이야기를 오래오래 풀어나가고 싶거든 😉 그러니까 아무튼 화이팅이라는거야..!! 아침에 눈을 뜨면 볼 수 있는 린포르주의 답레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몰라. 정말 요즘은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고 있어. 이게 다 린포르주 덕분이니까.. 응... 우리 잘 해보자..! 이런 말이 부담되려나 싶기도 한데.. 그렇다면 미안하구...! -
574 린포르주 (XTUMJGrfUk) 2021. 3. 27. 오전 5:14:10답레를 쓰기 위해 한시간 동안 앉아서 손을 올렸다 내리길 몇번이나 했을까요. 한글자도 쓰지 못 하는 상황에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답레 내용이 아닌 못 쓰겠다, 라는 생각 뿐이었어요. 왜 이렇게 됐는가 하면. 스토리 전개에서 막혀서 그렇거나 풀리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니에요. 절대로요. 자세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답레를 잇고 잡담을 하던 중에 정말 아무런 예고도 없이 트라우마 버튼이 눌린 거 같아요. 아, 그 트라우마란 건 스레의 설정이나 스토리나 일상하고는 상관없어요. 정말 정말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건드려진 건지 저도 몰라서 혼란스러워요. 이게 얼마나 갈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그렇게 되서 엊그제부터 어찌어찌 답레만이라도 잇다가 지금에서는 그마저도 힘들게 되어버렸어요.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아요. 손도 머리도. 알렌주가 오래오래 이어나가고 싶다고 해준만큼 저도 그러고 싶었는데.. 지금으로서는 무리에요. 미안해요. 알렌주. 정말 미안해요. 미안하고 염치없지만.. 2주 정도, 시간을 줄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 안에 나을지도 모르고. 다신 안 될지도 모르지만. 될지 안될지는 반반이니까. 저도 둘의 이야기를 더 이어가고 싶으니까요. 그러니 잘 생각해보고 답해주세요. 답레가 아닌 이런 말을 남겨서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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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 알렌주 (QhWFc2UYuU) 2021. 3. 27. 오전 6:25:30기다릴테니까 모쪼록 좋은 쪽으로 생각해줘. 좀 갑작스럽긴 한데 린포르주가 그렇다니 별 수 없지. 대신 찾아와서 말은 꼭 해줬으면 좋겠다. 😊 린포르주랑 즐거웠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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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6 알렌주 (9D443GxuUg) 2021. 3. 27. 오전 6:30:022주동안 하루하루 갱신은 해둘테니까 .. 음, 어느 쪽이 되었던 말을 해줬으면 좋겠어. 😊 응.. 나도 그만 두면 되게 아쉽고 힘들 것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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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 린포르주 (XTUMJGrfUk) 2021. 3. 27. 오후 1:29:57미안해요. 갱신은 매일 하지않아도 괜찮아요. 거기까지 알렌주를 번거롭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어느쪽이든 상태가 정리되면 와서 말할게요. 잘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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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 알렌주 (yLqZ0Pmcv2) 2021. 3. 27. 오후 1:32:45갱신 부분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거니까 너무 미안해 하거나 하지 않아도 괜찮아. 😊 응.. 부디 좋은 쪽으로 정리가 되면 좋겠어.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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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 알렌주 ◆SGoz6QxvHE (1A3e6cMQP6) 2021. 3. 28. 오전 9:08:52오늘도 가볍게 갱신해볼게.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역시 내가 할 수 있는건 기다리는 것 뿐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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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 알렌주 ◆SGoz6QxvHE (9w01kQePlM) 2021. 3. 29. 오전 9:21:09오늘도 가볍게 갱신할게. 린포르주의 기분이 나아졌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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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 알렌주 (ZBFazp3/wE) 2021. 3. 29. 오후 8:03:04가볍게 갱신할게. 기다리게 되니까 그냥 갱신을 하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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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2 알렌주 (7DMaKVMumk) 2021. 3. 30. 오전 11:03:34오늘도 갱신할게 😁 황사가 어제보단 덜 해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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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 알렌주 (gxGJq5WwWo) 2021. 3. 31. 오후 2:01:16벌써 수요일..! 곧 주말이네. 잘 지내고 있길 바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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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 알렌주 (GbTUNgbiBY) 2021. 4. 1. 오후 4:56:48오늘은 정신없이 바빠서 갱신이 늦었다.. 잘 지내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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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 알렌주 (lsoEx23XbI) 2021. 4. 2. 오전 10:52:04오늘도 갱신할게. 많이 나아졌을지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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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알렌주 ◆SGoz6QxvHE (jd9M5k9O8I) 2021. 4. 2. 오후 11:14:08마음은 잘 정리되고 있는걸까, 아니면 좋지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는걸까. 일주일째가 되어가니 어떨까 싶어.. 기왕이면 좋은 쪽으로 흘러가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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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7 알렌주 (/za3oOYl8.) 2021. 4. 3. 오전 10:24:41토요일에도 갱신할게. 비가 엄청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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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 알렌주 ◆SGoz6QxvHE (KxldzpX6RE) 2021. 4. 4. 오전 9:14:21음, 마음은 잘 정리되고 있는걸까.. 일단 오늘도 갱신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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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9 알렌주 ◆SGoz6QxvHE (nl7FqqkE3s) 2021. 4. 5. 오후 5:03:51오늘도 갱신. 마음은 잘 정리되어가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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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 알렌주 ◆SGoz6QxvHE (pjwJaJcvnk) 2021. 4. 6. 오전 11:04:07화요일이다.. 날이 좋네, 오늘도 기분 좋게 보내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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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1 알렌주 ◆SGoz6QxvHE (pvKmjwu9ew) 2021. 4. 7. 오후 12:12:31오늘도 출석! 😊 잘 지내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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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 알렌주 ◆SGoz6QxvHE (ZMnCaBRBDw) 2021. 4. 8. 오후 12:45:24목요일! 곧 주말이네. 오늘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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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3 린포르주 (T76ABsSASA) 2021. 4. 8. 오후 2:51:43오랜만이에요. 알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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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4 알렌주 (hH1VwIg0Wk) 2021. 4. 8. 오후 2:54:57아, 어서와, 린포르주. 잘 지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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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5 린포르주 (T76ABsSASA) 2021. 4. 8. 오후 3:01:28음.. 타이밍이 나빴다고 해야할지. 신변에 일이 좀 터져서 수습하고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라서요. 이런 제가 묻긴 좀 그렇지만. 알렌주는 별일 없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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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6 알렌주 (hH1VwIg0Wk) 2021. 4. 8. 오후 3:03:10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걸까? 잘 수습됐다면 다행인데.. 나는 사랑니 빼서 요며칠 고생한 것 빼곤 별 문제는 없었어. 나보다 더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네.. 고생했어, 린포르주😊 그리고 다시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기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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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7 린포르주 (T76ABsSASA) 2021. 4. 8. 오후 3:12:20제 쪽은 일단 잘 수습되긴 했어요. 끝나지 않을 문제라 언제 또 터질지 모르긴한데. 당분간은 괜찮아요. 알렌주는 별일 없어서 다행이에요. 이것도 제가 말하긴 좀 그렇지만... 고마워요. 기다려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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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 알렌주 (hH1VwIg0Wk) 2021. 4. 8. 오후 3:15:32그렇구나.. 모쪼록 린포르주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 응응, 사랑니 뽑는게 말로만 듣다가 체험을 해버리긴 했는데 별일 없었지. 고맙긴. 내가 기다리고 싶어서 기다린건데. 린포르주도 린포르도 다 내가 미련이 남아서 기다린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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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 린포르주 (T76ABsSASA) 2021. 4. 8. 오후 3:21:04그래도.. 쉽지 않은 기다림이었을 걸 저도 조금은 아니까요. 고마워요. 기다린 것도 매일 들러준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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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알렌주 (hH1VwIg0Wk) 2021. 4. 8. 오후 3:24:21린포르주도 다시 와줘서 고마워 🙇 정신없어서 내 생각 하는것도 힘들었을텐데 🤗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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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 린포르주 (T76ABsSASA) 2021. 4. 8. 오후 4:07:38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힘든 날은 잊고 있기도 했지만요. 그 일 하나 생각하기도 벅차서. 음. 돌아오긴 했는데 당장 답레를 잇거나 하기는 어려울듯 해요. 일이 수습된 직후라 아직은 손이 무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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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2 알렌주 (hH1VwIg0Wk) 2021. 4. 8. 오후 4:12:14그래, 힘들 때는 당연히 잊고 있었겠지. 이해해 ☺️ 내가 뭐라구.. 그냥 이렇게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야 😊 아, 답레는 여유롭게 줘. 난 다시 이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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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 린포르주 (T76ABsSASA) 2021. 4. 8. 오후 4:17:24그럼 답레는 여력이 되는대로 이어보도록 할게요. 원래 하던 일도 있고 해서 지금은 잠시 나가야겠네요. 저녁쯤 올게요. 좋은 하루 보내요. 알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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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 알렌주 (hH1VwIg0Wk) 2021. 4. 8. 오후 4:21:01응, 이따 저녁에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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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 린포르주 (T76ABsSASA) 2021. 4. 8. 오후 9:28:36갱신할게요. 잠깐 쉰다는게 뻗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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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 알렌주 ◆SGoz6QxvHE (q9NmLV43As) 2021. 4. 8. 오후 9:29:12어서와,린포르주 😊 많이 힘들었나보네.. 푹 자긴 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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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 린포르주 (T76ABsSASA) 2021. 4. 8. 오후 9:37:14잔건 아니고 그냥 눈 감았다 뜨니까 시간이 지나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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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8 알렌주 ◆SGoz6QxvHE (q1zoku.e5M) 2021. 4. 8. 오후 9:41:34아이고.. 많이 힘들었구나... 😥 저녁도 안 먹었겠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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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 린포르주 (T76ABsSASA) 2021. 4. 8. 오후 9:57:55입맛없고 해서 안 먹으려구요. 움직일 기운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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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알렌주 ◆SGoz6QxvHE (q1zoku.e5M) 2021. 4. 8. 오후 10:00:42아무리 그래도 조금이라도 먹는게 좋을텐데... 일단 푹 쉬자, 린포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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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 린포르주 (T76ABsSASA) 2021. 4. 8. 오후 10:10:48미안하지만 이만 들어가볼게요. 앉아만 있어도 넘어올려고해서. 나중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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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알렌주 ◆SGoz6QxvHE (OPl84uGkeM) 2021. 4. 8. 오후 10:16:00알았어, 린포르주. 나중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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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알렌주 ◆SGoz6QxvHE (Jp3wscECeE) 2021. 4. 9. 오전 10:31:53오늘도 가볍게 갱신 😄 린포르주가 나아졌다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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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 린포르주 (pRWa1spiGU) 2021. 4. 9. 오후 1:23:07갱신해요. 오늘은 좀 괜찮은데 저녁엔 어떨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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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알렌주 ◆SGoz6QxvHE (fMSNemGhYw) 2021. 4. 9. 오후 1:25:03어서와, 린포르주 😄 좀 괜찮다니 다행이네.. 저녁까지 무리할 일은 없어야 할텐데 말이야. 점심은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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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 린포르주 (pRWa1spiGU) 2021. 4. 9. 오후 1:32:11죽이라도 먹을까 하는 중이에요. 깬지 얼마 안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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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알렌주 ◆SGoz6QxvHE (6CNNmfw/IE) 2021. 4. 9. 오후 2:13:52아, 부담 안되게 죽 먹는거 좋지 😄 천천히, 조금이라도 배를 채우는거 좋으니까 먹는게 좋을 것 같아. 뭐라도 먹어야 힘이 나고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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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린포르주 (pRWa1spiGU) 2021. 4. 9. 오후 2:51:52거의 잠만 자니까 딱히 힘낼 필요는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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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알렌주 (c/Qp8kWoSA) 2021. 4. 9. 오후 2:53:16너무 잠만 자도 사람이 쳐지고 힘든데.. 가볍게 산책 정도는 해보고 오는건 어때? 오늘 날씨도 좋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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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 알렌주 ◆SGoz6QxvHE (zG4gKTw.rc) 2021. 4. 9. 오후 10:30:05슬쩍 올려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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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 린포르주 (3tPuj5dn0k) 2021. 4. 10. 오전 12:50:37죽 먹고 잠깐 눕는다는게..여태 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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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 알렌주 (CptJmrM/mg) 2021. 4. 10. 오전 12:56:37몸은 어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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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 린포르주 (3tPuj5dn0k) 2021. 4. 10. 오전 1:04:35지금은 좀 어지럽기만해요. 돌아와놓고 제대로 있질 못해서 많이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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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 알렌주 (osXBnN7kug) 2021. 4. 10. 오전 1:15:09아냐아냐, 일상을 당장 안 돌린다고 큰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닌데.. 린포르주가 덜 아프게 되는게 더 중요하지 😊 린포르주가 안 아프면 어련히 린포르도 볼 수 있을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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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린포르주 (3tPuj5dn0k) 2021. 4. 10. 오전 1:30:05저도 어서 회복해서 답레도 쓰고싶고한데. 심리적으로 힘든건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계속 기다리게 하기엔 알렌주의 귀한 시간만 낭비하게 한다는 생각도 자꾸 들고. 저 때문에 알렌주까지 힘들게 하는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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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 알렌주 (DIT.6LxQrM) 2021. 4. 10. 오전 6:57:55아냐아냐 나도 내가 할 일 하면서 기다리는거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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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알렌주 ◆SGoz6QxvHE (sxtmFD.fKk) 2021. 4. 10. 오후 9:08:43올려둘게 😊 좋은 하루 보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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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 알렌주 ◆SGoz6QxvHE (Hu4DMOtlu.) 2021. 4. 11. 오후 2:56:34가볍게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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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 알렌주 ◆SGoz6QxvHE (5Q07pe.3M.) 2021. 4. 12. 오후 8:55:12올려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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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 린포르주◆vw3tKlArJY (tH42fIcifw) 2021. 4. 12. 오후 11:27:07주말동안 오지 못 해서 미안해요. 그리고 이런 말 전하게 된 것도 정말 미안해요... 저 더이상 어장을 이어갈 수가 없어졌어요... 실은 주말 이틀간 진지하게 생각해봤어요. 왜 전처럼 일상을 돌릴 수 없는지. 생각해보니까 이곳에서 트라우마가 눌려버린게 제일 큰 이유...였어요. 알렌주도 어장도 전혀 문제가 없어요. 없는데, 회복이 어느정도 된 지금도 답레를 쓰기 위해 손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미안해요. 미안합니다. 알렌주. 미안하다는 말 밖에 못 해서 더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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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 알렌주 (v6S204Wim6) 2021. 4. 13. 오후 6:37:48뭐... 린포르주가 못 돌린다면 어쩔 수 없지. 잠수로 끝내지 않아줘서 고마워. 무슨 트라우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아졌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