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6667> [1:1/HL] Rather be happy than dignified (103)
◆nLkx2xT.kw
2021. 2. 14. 오후 7:46:24 - 2021. 5. 27. 오후 11: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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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nLkx2xT.kw (HUPZ2uznnE) 2021. 2. 14. 오후 7:46:24이제야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머리에 화환을 쓰고 있으며,
그것을 지닐 만큼 씩씩하다는 것을.
예전엔 그것을 느끼는 것조차 겁냈었지요.
그것은 물에 비추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화환이 장미를 무르익게 할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그대의 손이 나의 뺨을 따라 아래로 흐르며
관자놀이를 어루만질 때, 그것을 예감할 뿐입니다.
/ 꽃다발, 라이너 마리아 릴케 -
1 제이콥 시트 ◆nLkx2xT.kw (HUPZ2uznnE) 2021. 2. 14. 오후 7:47:56픽크루 출처:https://picrew.me/image_maker/13338
한마디: " 알았으니까, 이제 가보게."
이름: 제이콥슨 하워드 버클러(Jacobsen Howard Buttler)
성별: 남
나이: 만 30세
성격: 과묵하고 까탈스러운 기질을 지녔다. 대화를 나눠보면 어딘가 오만하고 직설적인 그의 태도에 쉽게 기분이 상하기 마련이지만, 의외로 그의 행동에는 사려가 배어 있다.
외관: (픽크루 참조)
180을 웃도는 장신인데다가 뼈대가 굵고 벌어져서 그의 앞에 선 사람들은 압도되는 기분을 느낀다. 몸선과 마찬가지로 얼굴 역시 각지고 선이 도드라지는데, 광대뼈보다는 턱선이 도드라지며 콧대가 매우 곧고 높다. 티존역시 뚜렷하게 부각되고 진한 고동색 눈썹이 이목구비를 더욱 강조한다. 눈과 머리카락 모두 갈색을 약간 띠는 진회색이다. 머리카락이 굵고 반질반질한데 반해 곱슬기가 있어서 북슬거리고, 굵기가 일정하지 않고 군데군데 검거나 옅은 머리카락이 보인다. 그의 넓은 어깨 위로 머리카락이 제멋대로 뻗어있는 일이 부지기수다. 가로로 시원하게 뻗은 눈매는 양끝이 날카롭게 올라갔고, 그 때문에 나른하게 내려뜬 눈에서도 어딘가 첨예한 인상을 준다. 아이홀이 그윽하고 선이 진한 아웃라인 쌍꺼풀이 한겹 패여 있으며 그 밑으로 검은 음영이 져 있어 어딘가 권태롭고 피곤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각진 얼굴에 비해 이마가 반질하고 넙적하게 펴져 있으며 입술은 선은 뚜렷하지만 두툼하지 않으며 옅은 벽돌색의 생기가 돈다.
기타:
1. 하워드 가의 3남 중 둘째로 태어났다. 형 레이몬드, 동생 에드윅을 형제로 두었으나 에드윅과 그의 부인이 전염병에 죽어 그들의 자녀 아벨린을 대신 맡아 키우고 있다. 부모가 해줄 정도의 경제적 지원이나 교육을 제공하고 있지만 큰 애정을 보이지는 않는다. 아벨린의 나이는 만 7세.
2. 그는 승마를 즐긴다. 승마로 다져진 생활근육과 균형잡힌 식습관 덕에 몸이 다부지다. 저택 뒷편에 위치한 마구간에 흑색의 말이 두 마리 있는데, 하나는 특이하게 이마에 하얀 다이아몬드 모양 무늬가 있다. 두 말 모두 하노버리안 품종이다. 제이콥이 늘 빗질을 해준 덕에 털에 윤기가 흐른다.
3. 그는 단 음식을 싫어하며, 육류를 즐긴다. 더불어 아침은 늘 뜨거운 커피로 시작해 밤에는 데운 우유로 마무리 한다.
4. 그는 옷을 여러겹 갖춰입는 것을 싫어한다. 겉치례에 신경쓰기 보다는 깨끗한 옷을 단순하게 입고 그 위에 빳빳한 모직 로브를 걸치는 걸 선호한다. 주로 명도가 낮은 색의 옷을 선호한다.
5. 저택 마당에는 도베르만 두 마리가 매여 있다. 제이콥은 심심치 않게 둘을 데리고 사냥을 나선다. 각각의 털색에서 따와 블루, 브라운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6. 제이콥이 거주중인 저택 손필드에는 시종장(마리)을 비롯해 다섯의 시녀와 한 명의 집사(벤자민)가 존재한다. 그 중 집사와 시종장은 제이콥과 유대관계가 꽤 깊은 듯 하다.
7. 의외로 인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지 그의 서재에는 시집이 즐비하고, 그가 쓴 원고지가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다. 저택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산만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데, 산만한 이유가 그의 성질 때문이 아닌가 싶다.
8. 저택 지하에 자물쇠로 잠긴 창고가 있는데 이상하리만치 누구도 그것에 관해 언급하지 않는다. 제이콥은 창고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밤이면 그 안에서 벽 긁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
2 소피아 시트 ◆2vWvH3K4cQ (mdo1cxCcS2) 2021. 2. 14. 오후 9:23:31"제겐 저를 끝까지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어요."
이름: 소피아 키튼 Sophia Keaton
성별: 여
나이: 24세
성격: 특별한 일이 없다면, 첫인상은 온화하고 부드럽게 느껴질 것이다. 소피아는 도움을 요청하는 손길을 뿌리치지 않으며, 때때로 먼저 손 내미는 일도 있다.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건 물론이요, 인내심이 있고 사려 깊다. 그렇다고 마냥 무르지만은 않아 본인을 이용만 하려고 드는 일에는 능숙하게 빠져나오며, 나름대로 소신 있는 말을 뱉기도 한다. 여러모로 진창인 바닥에서도 홀로 곧게 선 채 고고한 얼굴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사람.
—까지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라면,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남을 돕는 일에는 거부감이 없는 데에 반해, 제가 도움을 받는 일은 꺼린다. 독립적이다 못해 독단적으로 보이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일정한 선을 그어두고 움직이는 듯.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나 본인의 취약한 면을 내보이는 일엔 달갑지 않음을 넘어 두려움까지 느끼곤 한다. 이와 관련하여 예민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외관: 약 163cm, 눈에 띄게 마르거나 왜소한 체격은 아니나 평균엔 약간 못 미치는 편이다. 기숙학교에서 보낸 성장기의 영향이 없잖아 있는 듯.
약하게 곱슬대는 고동색 머리카락은 흔하고, 유달리 수려한 이목구비를 지니지도 않았으니 한눈에 인상을 사로잡는 미인과는 거리가 멀다. 왼쪽 눈썹 끝에 있는 점이나 갈색 눈동자에 섞여든 엷은 녹색 등 관심을 갖고 살펴보아야 알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전반적으로 수수하고 단정한 분위기.
유복했던 시절보다 그렇지 못했던 기간이 길었으니 당연히 화려한 치장과는 연이 없다. 지니고 있는 것 중 반짝이는 물건이라곤 팬던트나 보석 대신 반지를 건 목걸이가 전부다. 그마저도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 값어치를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
기타:
• 일곱 살 무렵 사고로 부모님을 잃었다.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손을 뻗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눈이 마주친 사람마다 감추지 못하는 난감함, 당혹감……. 간신히 서로의 얼굴만 기억하고 있는 먼 친척의 집에 머무르기도 했으나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그 찰나의 시간에도 냉대나 멸시보다 무관심이 차갑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충분했다. 소피아는 곧 기숙학교로 보내졌다. 부모님을 여의고 채 일 년이 안 되는 기간이었다.
• 입학 후, 소피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때때로 죽음은 돈이 되기도 했다. 불편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내면서도 잠시나마 제 보호자 행세를 했던 사람들의 진짜 속내를 알게 된 순간이었다. 그 형편없던 태도와 지저분한 의도에 분노가 치솟거나 슬픔에 잠길 법도 한데, 소피아는 놀랍도록 평온한 자신에 스스로 놀라고 말았다. 그 순간 떠오르는 생각은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삶은 누구에게도 기대어 살 수 없으며, 쓰러지지 않고 살아내기 위해서는 홀로 서 있을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 곧 소피아는 엄한 기숙학교의 교육방식에 순응했다.
• 8세에 올스턴 기숙학교에 입학하여 19세까지 수학했다. 모든 교과과정을 마친 뒤, 1년 가량 학교에서 보조교사로 근무하다 2년 간은 정식교사로 일했다. 그러나 유년시절의 불행한 기억과 분리하기 어려운 기숙학교에서의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 신문의 구인광고를 찾아보다 직접 광고를 싣게 되었다. -
3 솦주 ◆2vWvH3K4cQ (mdo1cxCcS2) 2021. 2. 14. 오후 9:24:53아이고 늦어서 미안! 확인하구 시트 올렸어! 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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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이콥주 ◆nLkx2xT.kw (Kv7McvP/5I) 2021. 2. 15. 오전 8:31:31솦주라니 나메칸 너무 귀여워...ㅠㅜㅜ 참 솦주 제인에어에서 그랬듯이 저택 지하에 부인이 갇혀있다는 설정은 그대로 가져왔는데 괜찮을까? 그리고 첫상황을 소피아랑 제이콥이 주고받은 편지로 하면 느낌 있지 않을까 해서 제안해봐! 편지 주고받고 저택에서 만나는 느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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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솦주 ◆2vWvH3K4cQ (f90osH9b.s) 2021. 2. 15. 오후 4:02:36앗.. 소피아가 너무 길어서 그냥 줄인 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응응 그 설정 가져오는 거 괜찮아~
그럼 원작에서 관리인분이 채용한 거랑은 다르게 우리 스레에서는 제이콥이 바로 채용하는 걸로 생각하면 되는 걸까? 편지로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선레 먼저 부탁해도 될까? 제이콥 편지에 답장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아서 (๑´ㅂ`๑).. -
6 제콥주 ◆nLkx2xT.kw (yILIwIsaW6) 2021. 2. 15. 오후 6:27:09>>5 나도 제콥이라고 줄여봤지만.. 역시 솦이 너무 귀여운걸 ㅋㅋㅋ
응응, 관리인이 물론 중간에 살펴봤겠지만 최종적으로는 제콥이 채용하는 걸로! 응응 시간 나는대로 선레 들고올게. 지금은 나가야해서 잠깐 갱신만..!! -
7 솦주 (f90osH9b.s) 2021. 2. 15. 오후 8:08:06응응 시간날 때 천천히 줘~ 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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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Jacobsen's letter (yILIwIsaW6) 2021. 2. 15. 오후 8:28:06(검은 봉투 위에 하워드 가의 문양으로 실링된 편지. 고급스럽고 두툼한 재질의 종이에서는 묵은 잉크냄새와 매캐한 향이 함께 났다.)
소피아 키튼에게.
우연히 매일같이 오던 신문 한 면에서 당신의 광고를 보았네. 물론 신문에 난 쪼가리 광고 하나만 보고 바로 사람을 구할 정도로 직감을 믿는 그런 류의 사람은 아닐세. 시종장 마리에게 시켜 당신에 대해 알아보라고 전했지. 당신이 있던 학교에서 차분하고 깔끔하게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하더군. 내가 찾는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일세. 저택에 있으면서, 없는 듯이. 깔끔하게 자신의 일만을 해낼 그런 사람 말일세.
자네에게 맡길 아이는 나의 조카 아벨린이네. 성격이 괄괄한 7살 꼬마 아가씨이지. 이 아이를 교양있고 바른 여성으로 성장시켜주게. 무엇보다 내가 바라는 것은 기본이네. 그 무엇하나 '평균'게서 뒤쳐지지 않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네.
생활에 관련해서는 마리가 알려주겠지만, 부족한 점은 없으리라 생각하네. 넓은 저택 구석에 볕이 잘 드는 단칸방을 내어줄 것이고 나와 식사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하되 나와 비슷하면서 그보다 조금 조촐한 식사를 내어줄 것이네. 나와 아벨린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용인들이니 자네가 사람 때문에 신경쓰일 일도 적을 것이네. 급여는 신문에 나온 희망 급여에 50파운드를 더 얹어 주겠네. 마음에 든다면 편지에 회답해주길 바라네. 이후부터는 시종장 마리와 편지를 주고받게 될 것이네. 물론 나도 함께 읽기는 하겠지만.
P.S. 급여를 추가한 이유는 악기 때문이네. 나는 아벨린이 훌륭하게 피아노 연주를 할 날을 기다리고 있네.
PTO.
(편지 뒷면에 손필드 저택의 주소가 굵은 만년필로 멋들어지게 휘갈겨 적혀 있다. 위치를 참고하라는 말과 함께.)
#답장 이후 바로 대면 일상으로 넘어가도 될 것 같고, 상황에 따라 마리랑 편지를 더 이어도 괜찮을 것 같아XD -
9 제콥주 ◆nLkx2xT.kw (yILIwIsaW6) 2021. 2. 15. 오후 8:32:40>>8 평균'에서'야! 검토를 했는데도 오타가 있어 슬픈 제콥주가..(。•̀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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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Sophia's letter (rHJMmq4thM) 2021. 2. 15. 오후 10:19:38(평범하게 엷은 노란빛을 띠는 편지지. 두께가 얇아 뒷면에 잉크자국이 남았다. 반듯한 글씨는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은 채 적혀있다.)
하워드 씨께.
보내주신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아마 답장으론 다른 분께서 쓰신 편지를 받게 될 테지만, 함께 확인하신다 하셨으니 하워드 씨 앞으로 편지를 보냅니다.
웬만한 사실은 전부 알아보시고 연락을 주신 것 같아 달리 드릴 말씀이 없네요. 이미 알고 계신 내용들이겠으나 제가 올스턴에서 근무한 기록과 그곳에서 받은 추천서를 동봉해 보내드립니다. 음악교육을 담당했다는 기록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함께 보내드린 이 서류가 저에 대한 하워드 씨의 신뢰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기원합니다.
편지지 뒷면에 현재 지내고 있는 곳의 주소를 적었습니다. 제가 방문 가능한 날짜를 알려주시면, 이곳을 정리하고 이동할 날과 방법을 정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정확한 일자를 지정하신 뒤 답신 부탁드립니다.
평안을 기원하며,
소피아 키튼.
# 답장 받으면 마차로 이동하게 하려고 해~ 아직 본격적인 상황에 들어가지 않아서 길이가 짧네 ㅠㅠㅠㅠㅠㅠ 오타는 뭐 날 수도 있지 ㅎㅅㅎ! -
11 Marie's letter (dA45ux3IlU) 2021. 2. 16. 오전 9:49:22>>10
(첫 편지와 동일한 외형. 그러나 더 딱딱하고 정갈한 글씨체.)
소피아 키튼 선생님께.
반갑습니다. 아마 선생님과 가장 자주 마주하게 될 하워드 가의 시종장 마리입니다. 생활에 관련된 점은 전부 제게 문의해 주세요. 하워드 씨는 귀찮은 일이라면 질색하니까요.
추천서와 근무기록을 보고 하워드 씨는 더욱 아벨린을 당신에게 맡기기로 결정한 모양입니다. 제게 당장 단칸방을 청소해두라 이르셨으니 말입니다.
이틀 안에 이곳으로 올 수 있을지요. 급작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미 결정된 일이라면 딱히 미룰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워드 씨는 성격이 급해서 말입니다. 가능하면 이틀 후, 손필드 저택에 당도하시길 바라며 편지를 맺겠습니다.
시종장 마리 드림.
#마리 성격상 편지를 길게 쓰진 않아서 짧아졌네! 좋은 아침이야 소피아주~ -
12 제콥주 ◆nLkx2xT.kw (v51MkXlEAQ) 2021. 2. 16. 오후 6:33:51찾기 편하라고 갱신만 뿅 하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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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소피아 ◆2vWvH3K4cQ (ignO5bK1oU) 2021. 2. 16. 오후 11:31:04잉그램 부인은 일자리가 구해질 때까지 학교에 머물기를 권했지만, 소피아는 그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그 거절이 못내 서운했는지 잉그램 부인은 소피아가 떠나는 날까지 교장실에 틀어박혀있을 생각인 것 같았다. 늘 그랬듯 결국 먼저 문을 두드린 건 소피아였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건네는 작별인사에 웃어보인 소피아가 말했다. "감사했어요." 부인의 얼굴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멀리 떠나 거처를 구할 만큼의 충분한 돈은 없었기에, 소피아는 학교와 멀지 않은 곳에 방 하나를 얻어 지냈다. 멀리 갈 것도 아니라면 굳이 학교가 아닐 필요가 있는지를 물은 잉그램 부인의 말엔 딱히 지적할 면이 없었다. 그저 내키지 않았을 뿐이다. 잉그램 부인이 단순히 섭섭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화를 낼 게 뻔해 말한 적은 없지만, 소피아에게 학교는 좋은 기억보단 나쁜 기억에 가까웠다.
어린 나이에 학교의 엄한 교육에 적응해야 했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으나 그보다는 학교와 연관되어 떠오르는 기억들 탓이 컸다. 입학하던 날 내리던 함박눈과 건물 벽으로부터 새어들어오던 냉기는 그 이전에 지내던 먼 친척의 집을 떠올리게 했고, 그 집에서의 외면과 냉대는 소피아가 최초로 겪은 큰 불행에 대한 기억으로 이어졌다. 늘 행복과 가장 떨어진 곳에 있는 기억에 매여 사는 듯한 기분을 끊어내고 싶었다.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선택한 방법이 환경을 바꾸는 것이었던 셈이다.
한 달을 넘게 지낸 곳은 아주 작은 방이었고, 소피아는 원래 가진 물건이 없었으며 그동안 가진 것을 늘리지도 않았다. 떠나기 위해 챙긴 짐은 단출하고 불행에 미련이 있을 리 없으니 돌아볼 일 역시 없었다.
*
소피아는 완전히 어두워진 후에야 마차에서 내릴 수 있었다. 오래 앉아 있던 탓에 온몸이 뻐근하고 피로했지만, 그런 걸 티낼 겨를은 없었다. 소피아가 웃으며 말했다.
"일전에 하워드 씨가 아벨린 양의 가정교사를 구하시며 편지하신 소피아 키튼이에요."
편지에 적힌 이틀 째의 밤, 소피아가 손필드 저택에 도착했다.
# 앞에 있는 사람을 일반 사용인으로 생각하고 인사한 상황으로 마무리했어! 소피아가 말을 건넨 상대는 편하게 생각하구 적어줘 ^-^)/ -
14 벤자민-소피아 (s4PDY3f4GQ) 2021. 2. 17. 오전 10:03:22꽤나 어두운 시각이었다. 들어오는 가정교사의 얼굴 정도는 확인하고 자겠다며 촛불을 녹이던 제이콥슨은 저택 뒤로 향했고, 저택의 고용인들이 모두 잠든 시각에도 제 일에 착실한 집사 벤자민만이 어두운 저택의 대문 앞에 꼿꼿하게 몸을 세우고 있었다. 빳빳한 그의 연미복과 까만 나비 넥타이는 그의 자존심과도 같았다. 이제는 슬슬 굽어질 등을 곧추 세우고 그는 연신 산허리를 응시하며 마차가 오는지 살폈다. 제이콥슨이 마구간에 도착한 모양인지 잦은 말발굽 소리와 말 콧김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벤자민은 추운 밤 먼길을 달려올 가정교사를 위해 두툼한 모포 담요를 각 맞춰 개어 한 팔에 얹고 있었다. 주름이 가득한 그의 인자하면서 강인한 눈가의 한 가운데 있는 눈동자에는, 어둠이 서린 피곤함만 보일 뿐 늦은 시각까지 저를 바깥에 서게 만든 집주인이나 손님에 대한 원망은 티끌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넓지만 황량한 저택 마당으로 마차가 들어오자 그는 멀리서부터 걸음을 시작해, 서두르지 않고 깔끔한 동작으로 철문을 열어 주었다. 마부에게 눈인사를 건네고 한쪽 무릎을 굽히며 막 도착한 가정교사의 손을 잡아주려 한 그는 모포를 펼쳐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려 했다.
"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워드씨는 잠시 저택을 비우셨고, 시종장께서는 고단하여 자고 있으니 저 혼자 조용히 안내하도록 하지요. 저는 이 저택의 집사 벤자민이라고 합니다. 편히 벤, 이라고 불러 주세요. 마리가 없을 경우엔 제가 당신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푸근하지만 거리를 두는 말투로 깔끔하게 문장을 맺은 그는 만족감에 차 제 콧수염을 만지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고, 막 도착한 가정교사의 행색을 예리하게 살폈다. 상당히 피곤할 텐데 웃는 모습을 보니 참을성은 있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촛농이 떨어지는 촛대르를 잡고 느릿하게 저택 문을 열어 그녀를 들였다. 조용하고 어두운 저택에서는, 묵직한 잉크 향이 났다.
" 저택 안내는 날이 밝으면 시종장께서 해주실 겁니다."
" 계단이 있으니 조심해서 따라오십시오."
사려깊게도 촛대를 낮춰 발밑의 계단을 비추며 그는 먼저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에 초를 켜두기는 했으나 저택은 상당히 어두웠고, 어디선가 바람소리와 짐승의 움직임 소리 같은 것이 스산하게 들려왔다.
#드디어 대면!! 이지만 제이콥은 기다리다 엇갈렸대요8ㅁ8 -
15 제콥주 ◆nLkx2xT.kw (KODyTsbfB2) 2021. 2. 18. 오전 7:34:30모닝 갱신!! 솦주 좋은 아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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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솦주 ◆2vWvH3K4cQ (47z/klOQjI) 2021. 2. 18. 오후 11: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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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콥주 ◆nLkx2xT.kw (KODyTsbfB2) 2021. 2. 18. 오후 11:26:26>>16 오 타이밍 좋게 들어와서 봤다..! 자기 전에 한 번 들르길 잘했네 ( *˘╰╯˘*) 텀이야 신경 안 쓰니까 느긋하게 가져와줘. 나도 막상 제콥 잡으면 처음엔 쓰기 어려울 것 같긴 하다. 마리나 벤자민은 쉬웠지만 말이야(?)
소피아 옷 되게 소피아 답다. 단정단정해. 이쁜 소피아88 솦주도 좋은 밤 되고, 푹 자길 바랄게!! 픽크루 잘 봤어! -
18 소피아-벤자민 (0d6o9bRdl2) 2021. 2. 19. 오후 3:07:39소피아는 제게 건네진 벤자민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뒤늦게 자신을 향한 배려하는 걸 알아채곤 그 위로 손을 올리며 마치에서 내렸다.
"죄송해요. 이런 식의… 친절에 익숙하질 않아서요. 감사합니다. 모포도요. 따뜻하네요."
벤자민이 건넨 모포를 어깨에 두른 소피아는 그가 하는 말에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고, 이따금 "네." 하고 짧은 대답으로 그의 말을 듣고 있음을 알렸다.
"잘 부탁드려요, 벤. 저도 소피아로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어요."
벤자민이 연 문 틈으로 저택은 넓고 아늑했다. 기숙학교에 처음 발을 들여놓던 날 느꼈던 추위와는 사뭇 달랐다. 고요함마저 평화처럼 여겨지는 곳. 이런 곳이라면 불행으로부터 달아날 장소로는 손색이 없을 것이다.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도 이렇게 맞아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이 정도 계단은 거뜬하답니다."
양손으로 가방을 꼭 쥔 소피아가 벤자민의 뒤를 따랐다. 벤자민이 길을 밝혀준 덕에 소피아는 발을 헛디디는 일 없이 하나씩 계단을 오를 수 있었다. 창에 부딪히는 바람소리와 그에 섞여 들리는 알 수 없는 소리에 잠시 고개를 돌리기도 했지만, 그건 아주 짧은 순간에 불과했다. 저택의 적막함과 어둠은 늦은 시간으로 인해 당연하게 여겨졌으며, 오랜 시간 마차를 타고 온 탓에 쌓인 피로가 컸던 탓이다. 소피아는 어서 빨리 짐을 풀고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오늘이라면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 푹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워드 씨께선 아벨린 양의 수업을 내일부터 바로 시작하길 바라시나요?"
그러나 소피아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명확하였기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역시 피로나 여독과 같은 개인적인 부분이 아니었다. 벤자민을 향해 물은 소피아는 침착하게 그의 답을 기다렸다. -
19 솦주 (0d6o9bRdl2) 2021. 2. 19. 오후 3:08:13제콥주 좋은 하루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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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콥주 ◆nLkx2xT.kw (E81FS51.6g) 2021. 2. 19. 오후 9:26:36세상에 오늘 현생에 갈려서 답레 못 쓰겠다..(쓰러짐) 이번 주말 내로 답레 들고올게. 좋은 밤이야 솦주! 솦주 답레에 피곤하다는 묘사가 있어서 생각났는데 솦주는 이후로
1. 솦은 잠들고 조용히 들어온 제콥이 벤자민에게 상황을 듣는다. 둘은 다음날 아침에 만난다.
2. 중간에 제콥이 들어왔는데, 그걸 듣고 솦이 빼꼼히 나왔다가 둘이 마주쳐서 새벽에 작은 담소를 나눈다.
3. 솦이 잠들기 전에 제콥이 들어 왔다가 방 불이 켜진 걸 보고 노크해서 인사를 건넨다.
셋 중 어떻게 진행됐으면 해? 그거에 맞춰서 답레 가져오려구:3 -
21 솦주 ◆2vWvH3K4cQ (4ust/CzeCU) 2021. 2. 19. 오후 11:54:14으악 금요일인데 고생 많았어 ( ᵕ̩̩ㅅᵕ̩̩ ).. 다 쉬고 답레 줘~~ 좋은 밤~~~~
어음.... 나는 2번이 좋을 것 같아! 엄청 피곤해서 바로 쓰러져 자다가 중간에 깨는 날처럼 소피아가 자다가 중간에 깨서 듣고 나와보는 상황 어때? -
22 제콥주 ◆nLkx2xT.kw (9RaWbDOZAc) 2021. 2. 20. 오전 9:18:41>>21 불금은 태워야 제맛... (몽롱)
나도 2번 좋아..! 분위기 살려서 열심히 써올게. 바스락 바스락거리는 제콥은 오늘 밤 정도에 들고올게*♡* -
23 벤자민&제콥-소피아 (9RaWbDOZAc) 2021. 2. 20. 오후 7:00:23" ..그러시군요. 이 정도는 친절이라고 할 만한 것도 아닌걸요."
모포를 두른 그녀를 물끄럼히 바라보던 노쇠한 집사는 덤덤하게 그리 말하고 시선을 거두었다. 그는 일을 할 뿐이었으므로. 저택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리자 벤자민은 아무 표정변화 없이 앞을 응시했는데, 그 모습이 더욱 저택의 분위기를 미궁 속으로 집어 넣는 것만 같았다. 억지로 반응을 억제하는 듯한 태도였기 때문이다.
" 네. 그렇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으니까요."
하워드 씨의 결정은 늘 그러했다. 그러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다니. 그럴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해주지 않으면서 상대를 미묘하게 설득하고, 동시에 상대에게 명령한다. 그분과의 거리를 좁히는 건 참 힘들다고 벤자민은 잠시 생각했다.
" 이 방입니다."
점점 어두워져가는 복도 끝, 커다란 창이 난 막다른 곳에 다다르자 그가 허리를 숙이고 한 발 뒤로 물러났다. 숙녀의 방에 직접 손을 대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기에 그는 소피아가 직접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묵묵히 기다렸다.
" 그럼, 편히 쉬시고 내일 아침 때 뵈지요. 그때 하워드 씨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
반쪽 뿐인 달빛이 푸르게 들어오는 냄새나는 마구간 속. 푹신한 만큼이나 더러운 짚더미 위에 앉은 것도 누운 것도 아닌 자세로 자리를 잡고 잠이 들어 있던 제이콥슨은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숨을 거칠게 몰아 쉬었다.
" 헉."
이마에 맺힌 식은 땀을 닦아내던 그는 아직도 빠르게 뛰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몸이 굳은채 얼굴을 찡그렸다. 도대체 몇 시간을 잤단 말인가. 괜히 말만 놀라게 하고 말았다. 앉아 있던 말이 벌떡 일어나는 걸 보고 그는 아직도 진정되지 않는 가슴 위로 손을 얹고 일어나 말의 목덜미를 투박하게 두드려 주었다.
이미 가정교사는 도착하고도 남았겠군. 그런 생각에 한숨을 길게 내뱉은 그는 짤막한 궐련을 한개비 입에 물어 성냥을 긋고 잘근거렸다. 긴 담배가 필터 가까이 타들어가 짧아지고 나서야 발로 그것을 뭉갠 그는 삐걱이는 문을 열고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따듯한 우유나 한 잔 들이키고 제 방에 들어갈 심산이었다. 아마 위에 잠든 이는 삐걱이는 놋쇠 주전자 소리와 낮고 묵직한 걸음걸이 소리 등을 들었을 것이다.
#주말 최고.. 솦주는 토요일 즐겁게 보냈으려나? 오늘 날씨가 되게 따듯해서 참 좋더라. 봄날씨 같지 뭐야. -
24 소피아 - 벤자민&제이콥슨 (arApWUWgdM) 2021. 2. 21. 오후 1:36:57몇 권 없는 책이라도 살펴보고 잠드는 편이 나을까. 소피아는 거의 반 이상 확정한 계획을 취침 이전에 끼워넣었다. 물론 이 저택에 더 좋은 책들이 수도 없이 많겠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수업을 한다는 게 무책임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첫 날이기 때문에 가벼운 정도로만 훑어보고 시작해도 된다는 점도 소피아의 계획이 추가된 이유였다.
"그렇네요. 굳이 미룰 필요 없으니까요."
소피아는 벤자민의 말에 가볍게 맞장구치며 천천히 걸음을 멈췄다.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소피아는 이곳이 제 새로운 터전이 될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고개를 끄덕인 소피아는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한 걸음씩 걸어 들어가는 얼굴에 서서히 미소가 번졌다.
“...좋네요.”
구석진 곳에 위치한 방은 저택 내에서는 좁은 축에 들 테지만, 이 방은 지금껏 소피아가 머물렀던 곳 중 가장 큰 방이었다. 따뜻한 공기와 포근해 보이는 침구는 말할 것도 없이 만족스러웠도, 커다랗게 난 창문은 아침의 햇살을 기대하게 했다.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하기엔 충분히 좋은 장소였다.
“안내에 감사드려요, 벤. 내일 아침에 봬요.”
방을 둘러보던 것을 멈추고 벤자민을 보고 선 벨리타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문이 닫히고 벤자민이 떠난 후 홀로 방에 남겨진 소피아는 방의 구석, 적당한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짐을 풀기 시작했다.
*
소피아가 천천히 눈을 떴다. 작은 테이블 위에 잠들기 전 살펴본 책이 펼쳐진 채 놓여 있는 게 보였다. 소피아는 다시 눈을 감았고, 이윽고 또 눈을 떴다. 굳이 커튼을 열어보지 않아도 아직 늦은 시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나 피곤했는데 해가 뜨기도 전에 눈을 뜨다니. 조금 억울한 기분마저 느끼던 소피아가 느리게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앉았다. 뒤늦게 갈증이 일었다. 의자에는 아까 전 벤자민이 건네준 모포가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잠깐 물만 마시고 내려올 생각으로 소피아는 침의 위에 모포를 둘렀다. 성냥은 침대 옆 작은 서랍장 안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소피아는 그걸로 양초에 불을 붙여 어둠을 밝혔다.
촛대를 들고 복도로 나온 소피아는 아까 벤자민과 함께 걸었던 길을 차근차근 떠올리며 걸었다. 혼자 걷고 있음에도 벤자민이 주의를 주었던 것처럼 조심스레 걸음을 디딘 소피아는 잠시 헤맸으나 어렵지 않게 주방을 찾을 수 있었다. 자신 외에 또 다른 사람이 있으리라는 건 예상치 못했지만. 아까 들었던 작은 소리들이 여기서 들렸던 거였을까. 무의식적으로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해 쉽게 찾을 수 있었는지도. 뒤늦게 제 무신경함을 후회한 소피아가 살짝 고개를 움직여 그에게 인사했다.
“이런 시간에 다른 분을 뵙게 될 줄은 몰라서 인사가 늦었네요. 내일부터 아벨린 양의 가정교사로 일하게 된 소피아 키튼이에요.”
# 응 잘 쉬었어 어제 ㅋㅋㅋㅋ 정말 봄 같더라... 오늘도 따뜻해 '0'! 제이콥주 오늘도 좋은 하루~ -
25 제이콥슨-소피아 (5aG4fz7ILc) 2021. 2. 22. 오후 9:20:43끝부분이 황금으로 장식된 고급스럽고 섬세한 유리병을 그는 두툼하면서 적당히 굳은살이 배긴 제 커다란 손으로 우악스럽게 붙잡았다. 섬세하게 장식된 황금 꽃무늬가 돋아난 도돌도돌한 감촉이 둔하게 느껴졌다. 그가 맹인이었다면, 점자를 읽는데 서툴렀으리라. 반쯤 차 있지만 한 잔 마시기에는 충분한 양의 우유를 놋쇠 주전자에 들이 붓고 성냥을 그어 화덕에 던져넣은 그는 주전자를 올리고 투박한 걸음을 옮겼다. 성큼하면서 묵직한 걸음소리를 남기며 물수건에 물을 적시고, 그 물을 짜내는 물흐르는 소리와 함께 그는 다른이의 인기척을 느꼈다. 손의 감각과는 다르게 청각은 제법 기민했다. 혹여나 벤자민을 깨운 건 아닌가 싶어 미안한 마음이 덜컥 들었지만 그 속마음과는 다르게 미간에 깊이 주름이 패였다.
" 들어가서.."
별 일 아니니 들어가서 마저 자게. 마른 입술을 떼내어 명령하려던 그의 가늘게 뜬 눈이 조금 커졌다. 어둠 속에 켜진 촛불 하나는 자극적이었다. 눈부신 빛 아래로 치마자락이 보였고, 그는 못 볼 것을 본 사람처럼 기겁하는 기색을 보이려다 자신이 생각한 그 사람이 아니란 걸 깨닫고 뒷걸음질을 우뚝 멈추었다.
" 아, 당신이군."
얼굴을 본 적은 없으니 제 정체를 모르리란 생각이 들어 그는 괜한 짓궂음과 무던함으로 굳이 제 이름을 말하지 않고 신분을 숨겼다. 마구간에 있다 온 덕에 어딘가 흐트러진 옷차림새와 가볍게 걸친 검은 셔츠, 어딘가 너저분한 스카프와 까만 망토. 저택의 주인이 아닌 하인으로 볼 수도 있을테다. 그녀의 눈치라도 시험하는 듯 그는 입을 굳게 다물고 고개만 천천히 끄덕였다. 붉은 빛이 그녀의 머리칼을 빨갛게 물들였다.
" 깨웠다면 미안합니다. 우유를 마실 참인데, 드릴까요?"
말투조차 애매하게 격식을 차려 그녀에게 혼란을 주며 그는 속에서 나오는 웃음을 참아냈다. 덕분에 안그래도 어둠이 주는 음영으로 사납고 짙던 이목구비가 더 사납게 일그러졌다. 창밖에서 들리는 바람소리를 훌륭한 음악소리처럼 만족스럽게 들으며 그가 타오르는 화덕 속의 발간 불똥을 응시했다. 그 위로 우유가 자글자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혼자 걷는데도 조심스럽게 발 디뎠다는 부분 되게 섬세하다. 소피아가 어떤 캐릭터인지 잘 보이는 것 같아. 저 부분이 왜 이렇게 좋지. 아무튼.. 답레 가져왔어. 월요일.. 헬..88 소피아주도 오늘 하루고생했어!! -
26 제콥주 ◆nLkx2xT.kw (ThikO7hzsU) 2021. 2. 23. 오후 6:03:39갑자기 생각나서 띄우고 가! 둥실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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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솦주 ◆2vWvH3K4cQ (BdcJzIea0g) 2021. 2. 23. 오후 6:29:46오늘도 날씨는 좋은데 바람이 너무 불더라 ( ᵕ̩̩ㅅᵕ̩̩ ).. 갱신만 하고 갈게~~ 답레 쫌만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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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소피아 - 제이콥슨 (NJ3x26a8Pc) 2021. 2. 24. 오전 12:05:08당신이군. 소피아는 남자의 말을 짧게 곱씹었다. 자신에 대해 아는 것 같은 눈치였다. 어떠한 이유든 이 집에 머무는 사람이라면 가정교사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테지만, 저렇게 잘 아는 듯 이야기할 만큼 관심을 가질 사람이 있을까? 고작 가정교사 하나인데. 소피아가 생각하기로, 그럴 만한 사람은 세 명이 고작이었다. 먼저 아까 만난 벤자민, 내일 아침 만나게 될 거라던 마리, 마지막으로 이 저택의 주인.
"목이 말라 깬 것뿐이라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차림새는 한 저택의 주인이라기엔 지나치게 격식이 없었다. 그에 반해 말투는 정중하고. 소피아는 편지에 적힌 이름이 둘이 아닌 셋이었던가 기억을 더듬어보다, 그냥 비슷하게 정중한 태도로 그를 대하기로 했다. 어차피 소피아는 남을 하대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며, 애초에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소피아의 친절에는 굳이 타인을 함부로 대할 이유가 없음이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구태여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할 만큼, 여유 있는 삶이 못 되었다.
"괜찮습니다. 이 시간에 누가 내려올 걸 예상 못하셨을 듯해서요."
긴 이동시간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게 떠오르긴 했지만, 낯선 사람이 건네는 호의를 덥석 받기엔 마음이 불편했다. 그가 말한 우유의 양이 충분한지도 알 수 없지 않은가. 소피아는 가까운 곳에 촛대를 내려놓고 잠시 주변을 기웃댔다. 곧 난감한 표정을 하더니 그를 보곤 조금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붙였다. 꽤나 망설이던 끝에 나온 듯한 말이었다.
"…우유 대신 물과 마실 컵을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 밤에 막 도착해서 어느 걸 사용해도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다른 분을 깨울까 염려도 되어……. 말끝을 흐린 소피아는 다시 조금씩 움직였다. 그 행동은 운좋게 필요한 것이 눈에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기도, 대체로 홀로 무언가를 해결하는 일에 익숙한 소피아의 습관에서 나온 것이기도 했다. -
29 제이콥슨-소피아 (WJssh4Dpws) 2021. 2. 24. 오후 12:27:19" 그런가요."
그는 입술에 힘을 주어 끝을 비틀었다. 비웃음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애매하고 누군가에겐 불쾌할 수 있는 그런 표정을 악의라곤 눈꼽만치도 없이 지으며 그가 눈꼬리를 나른하게 내려 감았다. 실제로 그녀가 목이 말라 깼는지, 제 인기척 때문에 깼는지는, 그녀가 그렇게 말한 이상 미궁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더 꼬투리를 잡을 기력도 남아 있지 않은 그는 그 물음을 제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 확실히. 이 집에서 제일 늦게까지 깨어 있는 벤자민이라 하더라도, 이 시간까지 일어나 있진 않으니까."
바닥이 막 끓기 시작한 우유가 담긴 주전자를 나무탁자에 덜컥 내려놓고 그는 그것을 반시계 방향으로 휘휘 돌리기 시작했다. 뜨듯한 아랫부분과 미지근한 윗부분이 만나면 딱 좋은 온도가 될 것이다. 표현해봤자 뜨긋미지근한 온도 아니겠는가. 그는 지난날 저택에서 에드윅과 고군분투하던 날을 떠올렸다. 남자라는 핑계와 애매한 신분이 더해져 그들은 제 손으로 우유를 끓여본 적이 없었기에 한창 애를 먹이고 나서야 타버린 우유를 마시며 웃었더랬다. 그 집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가족이었는데. 그의 눈가주름이 더욱 깊어갔다. 그러는 동안 그는 촛대를 내려놓은 소피아의 난처한 기색을 뒤늦게 눈치채고 얼굴에 당황한 기색을 띠었다.
" 그러지요. 불을 땐 김에 끓여 드시오."
그녀의 애매한 문장 사이에서 그는 밤, 도착, 이라는 선명한 단어를 끄집어내고 뒤늦게 불쾌한 목소리로 끓인 물을 권했다. 사실 강요에 가까울 정도로 투박하고 배려없는 말투였고, 실제로 그는 담겨 있는 냉수를 다른 놋쇠 주전자에 들이 붓더니 그대로 불 위로 올려버렸다. 그녀가 무슨 말을 더 하려 했어도 그는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제 우유를 따를 유리컵과 같은 유리컵을 하나 더 꺼내온 그가 주머니에 손을 깊숙이 찔러 넣으며 벽에 기대어 그녀를 비스듬한 눈길로 관찰하기 시작했다. 노골적이면서도 그다지 집중적이지 않은 눈길이었다.
#다시 날씨가 추워졌네. 따듯한 하루 보내 소피아주'♡' -
30 솦주 ◆2vWvH3K4cQ (Be5aWBZHOQ) 2021. 2. 25. 오후 6:36:53갱신하구 갈게! 오늘 바람불고 엄청 춥더라 ㅠㅠㅠㅠㅠㅠ 제이콥주 따뜻한 하루 보냈길 바라! 답레는 조금만 기다려줘~ ( ᵕ̩̩ㅅ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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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제콥주 (oHuX9g6vbQ) 2021. 2. 25. 오후 7:57:22>>30 안녕 솦주! 여긴 그래도 어제보단 조금 따닷했는데 거긴 많이 추웠나보다..ㅠㅜㅜㅜ 답레는 늘 느긋하게 즐기면서 부탁해'♡'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솦주! 솦하니까 비누 생각난다. 솦솦..(의식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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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제콥주 ◆nLkx2xT.kw (oHuX9g6vbQ) 2021. 2. 25. 오후 7:57:39응? 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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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제콥주 ◆nLkx2xT.kw (TGTGfko.Wk) 2021. 2. 27. 오전 10:31:19갱신할게! 토요일 오전 햇살이 참 따땃하고 좋다. 길고양이가 볕을 쬐고 있는 걸 봐서 그런가 더 한가롭고 평온해.. 솦주는 토요일 잘 보내고 있으려나? 갱신은 그냥 생각날 때마다 톡톡 하는 거니까 답레는 얼마든지 여유롭게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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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솦주 ◆2vWvH3K4cQ (vozSbTDhw.) 2021. 2. 27. 오후 6:58:05오늘 날씨 진짜 좋더라 진짜 봄 같았어 ( ᵕ̩̩ㅅᵕ̩̩ )... 빨리 꽃 피었음 좋겠다는 생각한 거 있지 아직 2월인데 ㅋㅋㅋㅋㅋㅋ 평화로운 토요일 보내고 있어?
갱신해주는 건 고맙게 생각해 ㅎㅎ 덕분에 찾아오고 싶을 때 금방금방 올 수 있어! 답레는 늦어도 내일 정도면 가져올 것 같아~ -
35 소피아 - 제이콥슨 (n2sCe6Y3YM) 2021. 3. 1. 오전 1:34:30소피아는 한 자락 일렁임도 없는 고요한 눈 뒤로 남자가 본래 소통에 서툴거나 낯선 사람에겐 벽을 세우는 편인지도 모른다는 가정들을 비롯한 몇 가지를 떠올렸다 지워내길 반복했다. 남자를 섣불리 판단하지 않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었다. 호의로 해석하기 어려운 웃음을 무심히 지나칠 정도의 무던함을 타고 났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무딤은 여유의 다른 말이다.
"깨어있기도, 일어나기도 애매한 시간이니까요."
남자의 말에 적당히 맞장구치듯 답하며, 소피아는 한 가지 가능성을 더 떠올렸다. 소피아에겐 없는 여유를 가지고 있거나 애초에 자질구레한 것들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위치. 만일 이 예상이 맞다면 자신은 방금 저택의 주인에게 물을 얻어마시고 있는 셈이었다. 반 정도는 확신이 섰다. 나머지 절반의 의심은 쉽게 믿음을 말하지 않는 소피아의 천성과 남자의 옷, 굳이 사용인을 쓰지 않고 궂은 일을 하는 모습 따위가 섞인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소피아에게 아까 전 남자의 웃음이 불쾌했던 건 그게 언제 자신을 상처 입힐 지 모른다는 경계에서 비롯했다. 그러나 남자가 하워드라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이 남자가 이곳의 주인인 이상 소피아는 그로 인해 상처입지 않는다.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면. 소피아는 의식적으로 남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췄다. 불친절한 목소리와 제 의사를 묻지도 않고 물을 끓이기 시작한 행동에도 아무런 감정이 일지 않았다. 소피아는 아주 손쉽게 웃어보이기까지 했다. 꽤나 진심에 가까운 감사의 의미를 담아.
"성함을 여쭈어도 될까요?"
제 몫으로 꺼내진 컵을 끌어오며 소피아가 물었다. 집요하게, 동시에 산발적으로 닿아오는 시선에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
36 솦주 ◆2vWvH3K4cQ (n2sCe6Y3YM) 2021. 3. 1. 오전 1:35:58악 이제 3월이야! ( ᵕ̩̩ㅅᵕ̩̩ ),, 제이콥주 쫀밤돼~!! 3월의 첫날도 좋은 하루 되었으면 좋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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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콥주 ◆nLkx2xT.kw (EzhtMHvFo.) 2021. 3. 1. 오전 7:23:33>>34 그렇게 말해주니 뿌듯하네 ㅎㅎ 오늘 비오는게 꼭 봄비같아. 3월 첫날 좋은 하루 되라고 말해줘서 너무 고마워. 열심히 지내볼게. 답레는 목요일까지 조금 미뤄질 수도 있을 것 같아. 일을 너무 벌려뒀더니 조오금 바쁘네8ㅁ8 솦주도 3월 첫날 잘 쉬고 즐겁게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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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솦주 ◆2vWvH3K4cQ (YJugQhA4Xc) 2021. 3. 3. 오후 11:03:183월부터 진짜 새해 느낌 나면서 바빠지는 것 같아 ㅋㅋ큐ㅠㅠㅠㅠ 날이 따뜻했다 추웠다 하는데 감기 조심하구 답레는 여유 생길 때 줘~~~ 제콥주도 매일매일 즐겁구 건강하게 보내~~ (๑′ᴗ‵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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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제콥주 ◆nLkx2xT.kw (H7sEmZqNHM) 2021. 3. 5. 오전 9:31:35>>38 답레 늦어져서 미안해...! 이제 쓰기 시작하려구. 날이 진짜 변덕 부리더라. 눈 내리고 비 내리고.. 솦주도 아픈곳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면 좋겠어. 불금도 파이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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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제이콥슨-소피아 (H7sEmZqNHM) 2021. 3. 5. 오전 9:45:38감사하다는 가정교사의 말을 들었으면서도 제이콥슨은 고개 한 번을 까닥하지 않았다. 숨길 수는 있어도 속일 수는 없는 것이 저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이제 제 정체를 숨기지 않기로 결심했고, 아니 결심했다기보다는 숨기는 게 불가능함을 깨달았고, 그렇기에 그러한 투명스러운 태도로 말미암아 그녀가 저를 알게 된다 해도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동이 트면 바깥으로 나온 시종장이나 시녀들에 의해 드러날 얄팍한 베일 속 정체였다. 갑작스러운 피곤함을 느끼며 그는 끓는 물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내려둔 주전자에서 뒤늦게 제 목적을 깨달은 그가 손을 뻗어 유리잔에 우유를 부었다.
" ...응?"
그녀가 보인 미소에 그는 약간의 당혹감을 보였으나 그의 눈빛마저 흔들리지는 않았다. 불안해하면서도 그는 곧은 시선으로 암초 색을 닮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성함을 여쭈어 봐도 될까요, 하는 그 질문에 그는 웃음소리를 내었지만 그 입모양은 벙긋거렸을 뿐 웃음을 담고 있지 않았다. 제게 둘러진 망토를 조금 헤치며 그가 우유잔을 들었다. 정중하면서도 틈을 주지 않는 질문에 그녀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버렸다. 첫 만남부터 말이다. 저러한 질문을 두고 안된다는 말을 할 수 없으니 예의는 담겼지만 빈말인 셈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 하워드라고 부르시오."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가문 대대로 내려온 그 성씨는, 거리감 있는 사람들에게 불리긴 딱이었다. 하워드, 하고 불릴 때마다 그는 약간의 불쾌함을 느꼈다. 그것이 그와 사람들 간의 거리를 유지해주었기에 그는 그 불쾌함을 즐겼다. 손 끝에 난 가시를 만지며 저릿한 고통을 느끼는 어린아이의 행동과도 같았다. 만지면 아플 걸 알았을 터인데.
" 그럼 나는 이만 들어가 봐야겠네. 당신도 들어가시오."
제이콥슨은 뜨듯한 우유잔을 한 손으로 단단하게 쥐고 투박한 걸음걸이로 계단을 올랐다.
#슬슬 다음 상황을 생각해 볼까? 뭔가 가벼운 사건이 있어도 좋을 것 같은데. 아벨린을 사교회로 데려가게 되는데 아벨린의 보호자 명목으로 소피아를 데려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하워드는 그런 거 잘 못하니까.. 같이 가기는 해도 빙빙 맴돌 것 같구..ㅋㅋㅋ -
41 솦주 ◆2vWvH3K4cQ (ZWk1LWQjtY) 2021. 3. 6. 오후 6:54:13일단 갱신 먼저 하고... (ღ˘⌣˘ღ) 슬슬 마무리 같아서 내가 가볍게 막레 가져올게!
제이콥주가 말해준 상황 좋아~ 근데 사교회에 초대받은 건 제이콥인 거야? 아니면 아벨린 또래들 모임일까? -
42 제콥주 ◆nLkx2xT.kw (aNTbzA2ng2) 2021. 3. 6. 오후 9:31:15>>41 제콥으로 생각하고 있어! 또래 모임이라기엔 아벨린이 너무 어린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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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소피아-제이콥슨 (b1JlIc2A0g) 2021. 3. 7. 오전 1:15:44예의를 갖춘 상대를 당연하게 여기는 듯한 태도. 소피아는 올곧은 눈으로 바라보다 주전자로 시선을 옮겼다. 물이 끓는 소리가 났다. 소피아는 근처에 놓인 천을 들어 주전자의 손잡이를 감싸고선 제 컵에 물을 담았다. 소피아의 움직임에 따라 촛불과 함께 그림자도 일렁였다. 적당한 시간을 놓친 탓인지 물은 바로 마시기 좋은 온도를 지날 만큼 뜨거워진 것 같았다.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컵에 손을 대는 대신, 소피아는 그 근처에 서서 남자를 살폈다. 의문스러운 듯 뱉은 말과 달리 얼굴엔 아무런 기색도 없었다.
그리고 곧 순순히 뱉어지는 그의 이름에 오히려 소피아가 놀란 얼굴을 하게 되었다. 이미 예상을 하고 있었던 일인데도. 학교에서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며 여러 인간 군상을 마주쳤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결국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이 전부였던 것이다. 속으로 짧게 제 부족을 지탄한 소피아가 가볍게 무릎을 굽히며 인사했다.
"베풀어주신 친절에 감사드립니다, 하워드 씨."
감사를 표하는 동안 잠시 떨어뜨렸던 눈동자가 다시 하워드를 향했다.
"...편히 주무세요."
엷게 웃은 소피아가 약간은 식은 물컵을 들었다.
# 흑 중간에 잠깐 잠이 들어서 늦어졌다 ( ᵕ̩̩ㅅᵕ̩̩ ).. 막레는 간단히 적어봤어! 짧지만 나름 강렬한 첫 만남이었던 것 같네 ㅎㅎ 이제 사교회 얘기 조금 더 하다가 천천히 새 일상 시작하면 될 것 같아! 혹시 내가 급하게 진행한다 느끼면 언제든지 말해줘~ 일단은 시간이 늦었으니까.. 잘 자 제이콥주! -
44 제콥주 ◆nLkx2xT.kw (NaU7TVjx9U) 2021. 3. 7. 오후 8:54:16>>43 피곤했었나보다.. 응응. 독특한 첫만남이었다고 생각해! 사교회 기대된다(*´﹀`*) 선레는 아무래도 내가 가져오는 편이 조금 더 자연스러우려나? 일단 내가 시간나는대로 가져오면 수요일까지는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소피아주가 생각나는 상황이 따로 있어서 선레 가져오고 싶으면 얼마든지 말해줘!! 평안한 밤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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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솦주 ◆2vWvH3K4cQ (mQXCUWV.fE) 2021. 3. 7. 오후 10:18:28제이콥주가 먼저 사교회 이미지 잡아주면 고마울 것 같아 (ʃƪ˘・ᴗ・˘)//... 이번 일상도 기꺼이 시작해줘서 고맙구 천천히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선레 편하게 적어줘! 제이콥주도 평안한 밤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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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제콥주 ◆nLkx2xT.kw (RGJIh65J.2) 2021. 3. 9. 오후 1:58:56>>45 응응 그럼 아마 이번에도 목요일 정도에 선레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어! 사교회 이미지를 잘 잡도록 노력해볼게.. 오늘도 좋은 하루 되길 바라 솦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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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솦주 ◆2vWvH3K4cQ (GpqR0hFsoI) 2021. 3. 10. 오후 8:06:26>>46 고마워 천천히 적어줘! 나는 제이콥주가 적어준 사교회에 소피아 놀러보낼(?) 준비하고 있을게. ٩꒰。•◡•。꒱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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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제콥주 ◆nLkx2xT.kw (.D/wAkoSJQ) 2021. 3. 12. 오후 5:13:50으악 솦주 미안해 늦어서 하도 일을 벌려놔서 몸이 너무 피로했다 오늘 내일 중으로 무조건 가져오도록 할게 즐거운 금요일 되고 다시 한 번 미안해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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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제이콥슨-소피아 (lrImnwOnpI) 2021. 3. 12. 오후 9:28:12" 소피아, 어제 일러두었으니 아벨린을 단정하게 입혀 데려 나오게. 반시진 뒤에 마차가 도착할 것이네. 집사는 동행하지 않을테니 소피아 당신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야."
제이콥슨은 지난번 소피아에게 아벨린을 데리고 처음으로 사교회에 함께 나갈 생각이므로 그때까지 아벨린에게 간단한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함께 동행하자고 반명령조로 일러두었다. 그렇게 말한 그때가 바로 오늘인 것이다. 짙은 남색의 스카프를 넥타이 대신 멋들어지게 맨 그의 모습은 어딘가 낯설어 보였으나 동시에 거친 속을 매끈하게 감싼 모습이 귀족적이고 근사해 보였다. 뭣도 모르고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발을 구르는 아벨린에게 관심도 주지 않고 그는 먼저 문 밖으로 훌쩍 나섰다. 어제 비가 와서인지 축축한 진흙 위로 두툼한 부츠가 안정적으로 땅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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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회는 생각보다 생기 있었다. 단순 귀족들만 모인게 아니라 돈 좀 있노라 하는 상인 계급들이 모여 있어 왁자지껄하고 격식이 덜했다. 그러나 이런 자리일 수록 격식이 빛을 발하는 법이었다. 제이콥슨은 덜컹거리는 마차에서 먼저 내려 감흥없는 표정으로 소피아를 잡아주려 했고, 아벨린의 보조는 소피아에게 맡긴 듯 먼저 앞장섰다. 전혀 닮은 구석이 없는 아벨린과 소피아, 그리고 제이콥슨 셋의 조합을 상인들이 미심쩍게 훑어보다가 날카로운 제이콥의 눈을 마주치자마자 황급히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건너 온 듯한 이제는 그 양식이 바래 자유로워 보이는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을 가만 바라보던 그에게 한 남작이 다가섰다. 그 남작의 영예 블랜치가 수줍게 허리를 숙이자 들썩이는 가슴팍과 쇄골이 하얗게 드러나며 시선을 사로잡았으나 여타 남성들과는 다르게 제이콥슨은 되려 얼굴을 찡그렸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얼굴을 한 블랜치가 그 표정에 당혹감을 드러냈음은 물론이었다. 격정적인 음악소리 사이로 곧게 선 제이콥슨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남작에게 소피아와 아벨린을 소개하기 위해 검은 장갑을 낀 손을 들어 손짓을 보냈다. 소피아와 아벨린이 다가오는 것이 보이면 그는 투박한 설명을 뱉다가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말을 끊고 은접시 위의 술을 한 잔 들 것이다.
" 이 애가 그 애네. 에드윅의 딸. 그리고 이 자는 새로 들인 가정교사지. 이름은..."
그는 무뚝뚝하게 말을 끊어먹고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천천히 이동한 눈동자가 소피아의 얼굴로 정확하게 향했다. -
50 제이콥주 (lrImnwOnpI) 2021. 3. 12. 오후 9:29:54영예>영애로 수정해서 읽어줘! 오타가 거나하게 났네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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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솦주 (uH6CSzREeg) 2021. 3. 13. 오후 7:00:15아유 그정도 오타는 오타도 아닌걸 (*´꒳`*)..!!! 내가 주말동안 할 일이랑 약속이 있어서 ㅠ 답레는 담주 수요일 안쪽으로 가져와볼게! 편안한 주말 보내 제이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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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제콥주 ◆nLkx2xT.kw (B34Ti4txfQ) 2021. 3. 13. 오후 10:17:48>>51 일 잘 됐으면 좋겠다..! 주말 잘 보내고 답레는 느긋하게 부탁할게, 편안한 밤 돼 소피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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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제콥주 ◆nLkx2xT.kw (HrGVrXZ7lg) 2021. 3. 16. 오후 12:53:19생각난 김에 잠깐 갱신하구 가! 좋은 화요일 보내 솦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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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솦주 ◆2vWvH3K4cQ (lj5MZ7EX2o) 2021. 3. 16. 오후 9:34:41날이 좀 풀렸다고 방심했다가 감기기운에 고생하고 있지 뭐야 ( ᵕ̩̩ㅅᵕ̩̩ )... 제이콥주는 꼭 따뜻하게 잘 입고 이불도 잘 덮고 자야 해!
오늘은 굿나잇 인사만 하고 가지만 내일은 답레랑 올게~ 잘 자! -
55 제콥주 ◆nLkx2xT.kw (8ckL7/HK2Y) 2021. 3. 18. 오전 10:07:11>>54 감기 걸렸다니 ㅠㅜㅜㅠ 얼른 개운하게 회복했으면 좋겠다.. 얇은 겉옷이나 담요 항상 들고 다니기야! 일교차가 어마무시하더라구88 감기도 걸렸고 바빠서 정신없을텐데 답레는 부담없이 가져와줘:3 따듯한 하루 보내 솦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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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솦주 (AdSXj0Y3..) 2021. 3. 19. 오후 8:05:31미안 감기약이 생각보다 엄청 졸려서 먹으면 좀 쓰다가 자고... 또 졸고.. 이래서 ㅋㅋ큐ㅠㅠㅠㅠ 그래도 이제 주말이라 오전오후 다 비어서 가져올 수 있겠다 ㅠㅠㅠㅠ
주말 안으로는 꼭 가져올게 기다려줘서 고맙고 이번주도 고생 많았어 금토일 푹 쉬어 제이콥주! (ღ˘⌣˘ღ) -
57 제콥주 ◆nLkx2xT.kw (x6lUz/uik.) 2021. 3. 20. 오후 12:13:18감기약 많이 졸리지.. 고생 많았다 솦주 ㅠㅜㅜ 주말에 시간 빈다니 내가 다 기쁘네! 비는 시간 동안 푹 자고 말끔히 회복하길 바랄게. 답레는 시간 나고 컨디션 괜찮을때 느릿하게 이어줘도 좋아! 현생에 부담가지 않는 선에서 느릿하지만 꾸준히 돌아가는 이런 느낌 너무 좋으니까 ㅎㅎ 주말 평온하게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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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소피아 - 제이콥슨 ◆2vWvH3K4cQ (s8BM3BE.HY) 2021. 3. 21. 오후 11:59:39귀엽고 사랑스럽다. 소피아가 아벨린을 보고 느낀 첫 감상이었다. 그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는 예법 같은 데엔 서툴고 모르는 것도 많았지만, 소피아가 학교에서 만난 그 또래 아이들의 대부분은 그랬던 탓에 크게 뒤떨어진다고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소피아는 아벨린의 순수함에 크게 감탄함과 동시에 감사했다. 아무리 가정교사라는 이름이 붙었더라도 소피아는 아벨린에게 태어나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었다. 소피아는 언제나 그 사실을 되새기며 조심스레 다가가려고 했다. 아벨린은 소피아의 생각보다 쉽게 마음을 열어주었고. 서툴게나마 제가 가르친대로 행동하고 말하는 아벨린을 보며 소피아는 더할 나위 없는 충만함을 느꼈다.
소피아는 자신의 고용주가 요청한대로 아벨린에게 화사하되 단정한 옷을 골라 입히고 머리를 넘겨준 소피아가 웃으며 말했다.
"웃으며 인사만 잘하면 될 거야. 이름을 묻는다면 배운대로 대답하면 돼. 쉬운 일이니까 잘할 수 있을 거야."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 누가 보더라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나면. 어른도 아이를 대하는 데에 서투를 수도 있으니까. 보호자 역할은 처음일 수 있으니까. 소피아가 아벨린의 손을 꼭 잡고 하워드의 뒤를 따랐다.
*
사교회는 생각보다 더 사람이 많았다. 이렇게 낯선 사람 천지인 곳에 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와도 괜찮았던 걸까, 걱정이 앞섰다. 친구라도 사귈 기회가 된다면 좋으련만. 소피아가 아벨린과 비슷한 나이인 아이가 있길 바라는 중에 마차가 멈췄다. 하워드가 내리는 모습을 보고 뒤따라 내리려던 소피아는 제게 향한 그의 손을 보며 잠깐 멈칫했다.
"감사합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짧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소피아는 그의 손에 조심스럽게 제 손을 얹고 마차에서 내렸다. 다음엔 아벨린의 차례였다. 아벨린이 편하게 내릴 수 있도록 몸을 굽혀 손을 내밀고 다시 손을 잡았다. 남자는 꽤 멀어져 있어 걸음을 서둘러야 했지만, 아벨린이 따라오기 버거워하지 않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했다. 춤을 추는 사람들의 옆을 지나오며 잠깐 그들을 바라보기도 했으나 이 역시 오랫동안 소피아의 시선을 끌진 못했다. 소피아는 자신과 이곳에 가득 찬 여유 혹은 즐거움 같은 것을 분리했다. 수도 없이 많은 선들을 그었다. 하워드 앞에 다가와 조용히 선 소피아가 아벨린을 소개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누군가 아벨린의 이름을 물어줄까?
그 뒤로 들리는 가정교사에 대한 말에 소피아가 작게 무릎을 굽혔다 펴며 인사했다. 마저 이어질 거라 생각한 말이 중간에 끊어지자 소피아는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던 하워드를 바라봤다. 눈이 정면에서 마주쳤다. 소피아가 먼저 시선을 피하고 말았지만. 소피아가 제 소개를 받던 남작에게 웃어보였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소피아 키튼이에요." -
59 솦주 ◆2vWvH3K4cQ (e1SwjtdzJU) 2021. 3. 22. 오전 12:04:28많이 좋아졌어 고마워! ◟( ˘ ³˘)◞ ♡
말하는 게 하나뿐이라 잇기 어려운 거 아닐까 했는데 소피아가 감히 뭘 더 말하거나 행동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여기서 끊겨버렸다 흑.. ( ᵕ̩̩ㅅᵕ̩̩ )
또 나도 느긋하게 이어가는 거 좋아하니까 부담없이 편하게 답레 올려줘~~~ 제콥주 좋은 밤! -
60 제콥주 ◆nLkx2xT.kw (QYxDQuqXaE) 2021. 3. 23. 오후 11:31:45앗 괜찮아 괜찮아..! 응응 이번주 금요일까지 답레 들고 올게, 이번주도 파이팅이야! 건강 나아졌다니 기쁘네. 건강하고 활기찬 한주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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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제이콥슨-소피아 (AkmjO.iqXE) 2021. 3. 25. 오전 10:00:32제이콥슨은 자신과는 닮은 구석이 없는 아벨린을 잠시 바라보았다. 금발에 푸른 눈. 발간 두 뺨이나 살이 오른 얼굴, 자그마한 손, 그리고 어딘가 천진난만함이 맴도는 분위기. 사랑스러운 아이의 전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는 아벨린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했다.
주둥이가 얇은 잔에 담긴 샴페인을 들이키던 그가 인상을 찌푸렸다. 지나치게 단 맛이 혀 끝에서 기분나쁘게 남았다. 입안에 있는 혀를 굴려 그 맛을 덜어내던 그가 눈썹을 올려 의문을 표했다. 가정교사의 걸음이 생각보다 느렸다. 아이의 걸음걸이를 배려한 것인가. 제이콥슨은 달디 단 샴페인을 두고 다른 색의 술이 들어 있는 잔을 잡아 마셨다. 훨씬 나았다. 제이콥은 장갑을 낀 제 손가락을 비볐다. 평소에는 끼지 않는 터라 생소한 감촉이 느껴졌는데, 그것이 의외로 중독적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계속 손가락을 비비고 있었고,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는 행동과도 유사하다는 생각이 부질없이 뇌리를 스쳤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그 생각은 담배를 피고 싶다는 것으로 옮겨갔다.
" 아, 오랜만에 봐서 기억이 안 났네. 블랜치 영애, 반갑네."
물론 그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제이콥이 남작의 영애를 처음 만났을 때에도, 그녀는 성인에 가까웠고, 지금과 얼굴이 많이 다르지 않았다. 스무살 중반이나 되었을까. 그러고보면 제 가정교사와 나이대가 비슷한 것도 같았다. 제이콥은 마침 저와 정면으로 눈을 마주쳐오는 소피아를 곧게 응시했다. 잠시 무언가 뜻을 전할 틈도 없이 그녀는 시선을 피하더니 남작에게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 반갑소 키튼양. 가정교사를 들이다니. 이 친구가 드디어 정신을 차린 모양이지."
남작은 사람 좋아보이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귀족이라기엔 격식이 없었고, 평민이라기엔 위엄있는 태도를 취했다. 그래서 사람을 가리는 제이콥조차도 그에게 끌리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모두와 친구는 아닌 자. 그런 사람이었다. 좌우지간에 남작은 블랜치를 보고, 다시 제이콥을 돌아봄으로써 제 뜻을 전달했다. 격정적인 음악소리는 잦아들고 드뷔시의 아라베스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낭만적인 선율에 블랜치는 수줍게 제이콥에게 다가섰고, 아무리 제이콥슨이라 하여도 피할 도리가 없었다. 그는 블랜치의 허리로 손을 가볍게 올리곤 소피아에게 눈길을 주었다. 일부러 소피아와 아벨린이 있는 쪽으로 지나쳐 춤을 추는 홀로 가며 제이콥슨은 그녀에게 속삭였다.
" 한 곡 추고 올테니 아벨린을 데리고 저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 있게. 아벨린 또래의 아이들이 그곳에서 다과를 먹고 있을 것이야. 당신은,"
속삭임치고는 말이 길었다. 블랜치가 눈치채고 고개를 돌려버린 것이다. 제이콥은 이번엔 속삭이지 않고 제 뜻을 전했다.
" 당신은 곡이 끝나기 전에 이리로 다시 돌아오게."
이어 그는 뻣뻣하지만 힘있는 동작으로 영애를 이끌어 한바퀴를 돌고, 그대로 춤을 이어갔다. -
63 제이콥주 (AkmjO.iqXE) 2021. 3. 25. 오전 10:01:14오타를 봐서 마스크하고 재작성했어! 벌써 한주가 다 지나가네 시간이 참 빠르다. 소피아주 한 주 잘 마무리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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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솦주 (MK4m9vob2s) 2021. 3. 25. 오후 12:32:50내 답레는 주말까지 올려놓을게! (❁´▽`❁) 요즘 날씨가 엄청 포근해서 이제 진짜 봄이구나 싶어. 제이콥주도 남은 하루들 행복하고 따스하게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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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제콥주 ◆nLkx2xT.kw (2gX/UFVzCY) 2021. 3. 26. 오후 1:46:32>>64 맞아 맑은 날이면 진짜 피크닉 가고 싶을 정도야! 꽃들도 색을 올리기 시작했더라. 답레 느긋하게 주고 건강 잘 챙겨 솦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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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소피아 - 제이콥슨 ◆2vWvH3K4cQ (HCn7XWIgaY) 2021. 3. 27. 오후 7:39:03남작은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는 편은 아니었으나 오히려 그런 모습에서 느껴지는 품위가 있었다. 침묵을 지키는 편이 실수할 확률이 낮을 뿐더러, 함부로 말을 얹을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기에 소피아는 남작의 말에 조용히 미소를 머금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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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는 입 안 어딘가에 가시가 박힌 것 같은 기분이었다. 혀로 훑으면 어딘가 거슬리는 통증이 있으나 그게 정확히 어디인지는 짚을 수 없는 것처럼, 이 묘한 불편감이 어떤 이유로 마음을 맴도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순히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건 이유가 될 수 없었다. 몇십 년을 학교에서 자라고 아이들을 가르쳤으니 사람이 많은 곳은 익숙했다. 많은 돈이나 지위를 바란 적도 없었다. 그런데 왜 자신이 초라하게 여겨지는지 모를 따름이다. 그래, 초라함. 소피아는 이 공간에 들어설 때부터 잔뜩 곤두서 있었다. 긴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날 선 감각. 알고 나니 도리어 맥이 빠졌다.
소피아가 가까이 다가오는 아벨린의 손을 잡았다. 그쯤 하워드가 블란챗과 함께 앞을 지나쳤다. 무심코 고개를 든 소피아는 그와 눈이 마주쳤고, 조용히 속삭임을 들으며 끄덕였다.
"네, 그렇게 할게요."
그들이 완전히 떠난 뒤에 소피아는 조심스레 아벨린을 이끌었다. 방의 위치만을 생각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 문을 열자 아벨린 또래의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었다. 몇몇 아이들은 막 들어온 아벨린을 보았으나 또 일부는 무관심했다.
"친구들이랑 같이 놀까?"
소피아가 부드럽게 물었다. 고개를 들어 자신을 쳐다보는 아벨린을 보고 웃자 잡고 있던 작은 손이 천천히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아이들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마침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아벨린을 본 소피아가 천천히 뒤돌아 방을 나섰다. 음악은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었다. 춤을 추는 사람들과 조금 떨어진 구석에 서 있던 소피아는 음악이 끝날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그렇게 조용히, 없는 사람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하워드가 다가오면 물었을 것이다.
"...제가 할 일이 남았나요?" -
67 솦주 ◆2vWvH3K4cQ (HCn7XWIgaY) 2021. 3. 27. 오후 7:41:32오늘은 비가 오더니 좀 쌀쌀하다... 제이콥주 감기 조심하고 즐거운 주말 보내! ٩(ˊᗜˋ*)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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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제콥주 ◆nLkx2xT.kw (adCDc800pE) 2021. 3. 28. 오후 5:23:00그러게 말이야 요즘 날씨가 또 꾸물꾸물하네...88 얼른 맑아졌으면 좋겠어. 솦주도 따듯하게 입고 다니고 우산 잘 챙겨! 답레는 다음주 금요일 정도에 들고 올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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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솦주 ◆2vWvH3K4cQ (Qjilfk9DlQ) 2021. 3. 30. 오후 3:59:21날씨가 맑아도 미세먼지가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날씨도 좋고 먼지도 나쁘지 않은 봄이 왔으면 좋겠다...! 답레는 천천히 줘~ 이번 주도 화이팅이야 (๑˃̵ᴗ˂̵)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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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제이콥슨-소피아 (jtmXP3XhM.) 2021. 4. 1. 오후 8:50:48블란챗의 허리에 손을 얹고 몸을 돌릴 때, 소피아의 대답이 들려왔다. 간결하고 얌전한 대답이었다. 그런데 뭐가 불만인 것인가. 제이콥슨의 입매와 함께 블란챗의 미간도 찌푸려졌다. 허리에 닿은 손에는 한점 영혼도 없는 것 같았다. 차가운 기계에 닿은 것마냥 소름이 돋은 영애는 그의 얼굴을 붉어진 눈으로 응시했다. 블란챗은 눈치가 빠른 영애였다. 금세 태연한 얼굴로 돌아와 춤을 추는 제이콥슨을 보며, 화가 나면서도 그의 행동에 악의라곤 없고 오히려 한결같은 그 무관심이 자신의 흥미를 당긴다고, 정말이지 자신도 못말리는 여성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머리 끝까지 치솟았던 화는 가라앉고 오히려 낭만적인 선율과 제 눈 앞에 있는 회갈색 눈동자가 감미롭게 보였다. 그런 그녀의 앞에서 그는 호의를 베푸는 건지, 연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꽤 달콤한 태도로 응했다.
*
음악 소리가 잦아들 때 즈음 하워드는 소피아가 어디있는지 눈치를 챘으나 그곳으로 시선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노래가 끝나고 영애와 격식있는 인사를 나눈뒤 흐트러짐 없는 동선으로 곧장 소피아에게 걸어갔으므로 소피아는 그가 그녀를 신경쓰고 있었음을 눈치챘을 지도 몰랐다.
그는 조금 상기된 표정으로 소피아에게 다가갔는데, 소피아가 입을 열어 꺼낸 말에 다시 그 기분이 뒤집혀 거북스러워진 표정으로 거칠게 장갑을 빼냈다. 장갑이 벗겨진 한 손으로 아무 잔이나 집은 그는 어떠한 기복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을 입에 대려다 말고 소피아에게 건냈다.
" 술은 좀 하나?"
그는 홀의 벽에 삐딱하게 기대어 팔짱을 끼더니 긴 한숨을 내쉬었다. 상대방마저 불쾌하게 만들 꽤 예의없는 행동이었고, 신경질적인 표정이었다.
" 아벨린도 혼자 노는 법을 배워야지. 하지만 난 평생 혼자 놀아왔네."
그는 팔짱을 더욱 깊숙이 끼더니 첨예한 눈초리로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 자네는 왜 자꾸 나와 거리를 두는 거지? 난 자네를 알아야 하네. 아벨린의 가정교사니까."
딱딱하게 그런 말을 하는 그의 표정은 어딘가 들키기 싫은 것을 숨기는 소년마냥 불안해 보였다. 그녀의 온순한 대답, 대답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무기력함이 그를 자꾸 뒤집었다. 그는 평소와는 조금 달라보였다. 오만하며 거칠고, 남의 눈치는 보지 않는 돈 많은 하워드. 그러나 오늘은 눈치를 보고 있었다. 아내와 사별한 이후로 줄곧 혼자 다니는 그에 대해 떠도는 소문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자는 이 홀 안에 없었다. 듣기론 젊은 미망인과 함께 산다지. 아벨린은 찬밥신세라며. 아니 내가 듣기론 아벨린도 죽었다던데. 뭐야, 그럼 하워드가의 저주구만. 자갈자갈 떠드는 소리가 제 귓가에 들리는 듯 하여 하워드는 서버의 손을 거칠게 끌어 제 쪽으로 당긴 다음, 술잔을 들어 목구멍에 부었다.
#>>69 미세먼지 때문에 목이 따끔따끔한 것 같아 88.. 그래도 요즘 날씨 되게 따듯해지고 꽃도 만개해서 너무 들뜨더라. 봄 옷을 살 때가 되었구나 싶고..!! 아무튼 답레 올려둘게, 소피아주! -
71 소피아-제이콥슨 ◆2vWvH3K4cQ (dIeqmjIJ.o) 2021. 4. 1. 오후 10:34:34소피아는 망설임 없이 다가오는 하워드를 보며, 그가 이미 제가 어디에 있었는지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괜히 눈에 띄지 않는 자리를 골라 서 있던 행동이 조금 부끄러웠다.
"조금은요."
소피아는 하워드가 건넨 잔을 받았다.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술을 넘겨 소피아도 별생각 없이 입에 머금었는데, 술에 익숙하지 않은 소피아에겐 생각보다 독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술보다 더 난감한 건 하워드의 태도였다. 그는 어딘가 언짢은 구석이 있는 사람처럼 굴고 있었다. 제 말과 행동을 돌이켜보아도 실수라고 할 만한 행동이 없으니 이런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다.
아벨린도 혼자 노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남자의 말로 아이의 손을 너무 오래 잡고 있었던 게 문제가 되었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소피아의 추측은 보기 좋게 틀리고 말았다. 이어진 말에 소피아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조금 당황한 기색을 비쳤다.
"일부러 거리를 둔 건 아니었어요."
금세 표정을 정리한 소피아가 부드럽게 남자의 말을 정정했다.
"지금은 제가 낄 자리가 아니라 생각했을 뿐이에요. 말씀하신 대로 전 아벨린의 가정교사로 이곳에 왔으니까요."
완곡히 말했지만 결국 자신은 이곳에 초대받은 손님이 아니라는 뜻이다. 소피아는 무의식적으로 선을 그으며 또 한 걸음 물러나고 있었다.
"저에 대해 충분히 알고 계시는 줄 알았어요. 먼저 알아보신 내용과 추천서에 웬만한 내용은 전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필요하신 게 있다면 대답할게요."
소피아가 하워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소피아는 스스로 아벨린의 가정교사 자리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워드가 어떤 것을 묻든, 제 능력을 증명해 보일 수 있다면 소피아는 기꺼이 대답할 생각이었다. …일단 그가 제 대답을 또렷하게 기억할 만큼 맨정신이라면 말이다.
"술은 그만 드시는 게 좋겠어요."
소피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
72 솦주 ◆2vWvH3K4cQ (dIeqmjIJ.o) 2021. 4. 1. 오후 10:37:52>>70 먼지에서 자유롭고 싶어라 ( ᵕ̩̩ㅅᵕ̩̩ ) 맞아 다니다보면 날도 따뜻하고 꽃향기도 나서 기분 좋아..! 오늘도 좋은 하루 보냈길 바라고 내일도 즐겁네 보내~
참 오늘은 답레를 빨리 올렸는데 내가 한가해서 그런 거니까 제이콥주 답레는 부담없이 천천히 주기야! ✧*。٩(ˊωˋ*)و✧*。 -
73 제콥주 ◆nLkx2xT.kw (RpwoFojvRQ) 2021. 4. 2. 오전 9:39:18당일 답레라니\\(❁´∀`❁)ノ
솦주도 불금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길 바라! 답레는 다음주 수요일 이전으로 가져올게. 늘늘 이쁜말 해줘서 고마워 솦주. -
74 제콥주 ◆nLkx2xT.kw (RpwoFojvRQ) 2021. 4. 2. 오전 9:40:00그나저나 소피아 말 진짜 담백하게 잘 한다.. 술은 그만 드시는 게 좋겠어요, 이 대사 왠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간질간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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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솦주 ◆2vWvH3K4cQ (8xu8A2yalc) 2021. 4. 3. 오전 1:32:26내 말이 예쁘게 느껴진다면 그건 아마 제이콥주 덕분일 거야..! 제이콥주도 늘 상냥하게 대해줘서 고마워~
앗 마지막 말 되게 고심해서 적었는데 알아줘서 기쁘다 (๑′ᴗ‵๑) 제이콥주 좋은 꿈 꾸고 있길! -
76 제콥주 ◆nLkx2xT.kw (JG.YgdOMQE) 2021. 4. 6. 오후 1:40:40안녕 솦주..! 내가 이번주에 수술이랑 자격증 시험이 둘다 있어서 답레 쓰기 조금 부담될 것 같아88 혹시 다음주 수요일까지 답레 가져와도 될까? 이번주만 좀 늦출게. 솦주랑 얘기했던대로 이제 날씨가 맑고 참 좋아졌어. 밖에 꽃도 보고 예쁜 하루 보내고 있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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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솦주 ◆2vWvH3K4cQ (qEs35L33TY) 2021. 4. 6. 오후 4:29:13에구 그랬구나 ㅠㅠㅠㅠ 응응 괜찮아! 회복 잘 하고 시험도 잘 보구나서 천천히 써줘~~ 제이콥주 오늘도 건강하게 잘 보내! (ง •̀_•́)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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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솦주 ◆2vWvH3K4cQ (z5V0MdUcJU) 2021. 4. 11. 오후 11:51:27나도 생각이 나서 갱신해! 제이콥주 이번 주도 고생 많았구 푹 쉬는 평안한 밤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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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제이콥슨-소피아 (sJ8dxfpRlY) 2021. 4. 15. 오전 8:39:16제이콥은 처음의 그 눈길로 소피아를 바라보았다. 얕지만 어딘가 집요한, 또 그것을 숨기려는 기색이 없는 그 눈빛은 저택 마당의 까만 고양이의 눈빛과도 같았다. 생쥐를 잡아 놓고 그 생쥐가 죽은척을 하고 있노라면 하던 눈빛 말이다. 난 이제 너한테 관심이 없으니 좀 움직여 보지 그래. 그런 의도 또한 달아 있었다.
꽤나 독한 술을 담담하게 넘기는 그녀를 보고 제이콥이 당황한 만큼이나 소피아도 그의 말에 당황하고 있었다. 그는 특유의 오만함으로 그러한 당황은 말끔히 지우고 턱을 조금 높이 치들며 술을 입에 흘렸다. 입술까지 축축이 술이 베어나왔고, 어딘가 갈라졌던지 조금 애린 감각이 입술에 느껴졌다. 아무튼 그런 일련의 행동은 말을 걸어 놓고도 상대방의 말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보였으나, 실은 상대의 말을 너무 잘 듣고 그에 따른 불쾌한 태도를 내비친 것이었다.
' 아니었다고?'
제이콥은 입가로 비죽이 나오려는 웃음을 참았다. 그런 뻔한 거짓말을. 소피아의 뒷말을 들으면서도 그는 예의 하나는 흠잡을 수 없게 잡는 기분 나쁜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인이 그에게 '자넨 의심이 너무 많네. 좀 무른 태도를 보여 보게나.'하고 자주 말하곤 했으나 그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그래. 가정교사지. 하지만 내 집에 사는 사람이기도 하네."
그녀의 말에 매선 눈길이 소피아에게 굵은 직선을 긋듯 향하는 것을,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막을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제이콥은 속으로 아차 싶었으나 이미 향한 눈빛을 거둘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그러기엔 제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자꾸 울컥하는 그것의 정체가 뭔지 서서히 알아가야 했다.
" 추천서는 종이일 뿐이지. 사람을 그런 걸로 알 수는 없네. 오래 알고 지낸 가족마저도 저 사람이 누군가 싶은 행동을 하는 마당에."
툭 튀어나온 그 말 안에는 얼마나 깊은 진실이 묻어 있는가. 제이콥은 말을 하는 순간 제 머릿속에 섬광처럼 번쩍이는 이미지들에 벽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그런 타이밍에 그녀의 속삭임이. 속삭임이라고 느껴진 말이, 어딘가 간지럽게 들려왔다.
" ...술을 마시니까 관심을 좀 가져주는군."
여전히 눈을 감고 그런 말을 내뱉으며, 그는 더 실수하기 전에 그만 사교회에서 퇴장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 저택에서 생활하기에 불편한 점은 없나? 없습니다. 같은 밍밍한 답 말고 제대로 된 답을 내놓으면 그만 마시도록 하지."
그런 심술, 장난을 부리며 가늘게 뜨는 눈 속으로 이제는 약간의 생기가 비쳐 보였다.
#하루 늦었다88 갱신해줘서 너무 고마워! 어제 죽은듯이 잠들어 버려서 답레를 잊었어..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는데 따숩게 입고 비타민도 먹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 솦주'♡' -
80 제콥주 ◆nLkx2xT.kw (sJ8dxfpRlY) 2021. 4. 15. 오전 8:41:49에고 달아>닮아로 읽어주면 돼! ㅁ이 빠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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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소피아-제이콥슨 ◆2vWvH3K4cQ (htg.nx6r5g) 2021. 4. 15. 오후 11:36:13집요한 시선에도 소피아는 담담히 하워드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해온 일에 부끄러운 점 없이 떳떳했으므로 주눅 들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그는 소피아에게 무관심해 보였다. 바라보는 눈이나 말도 잠깐뿐, 그 순간이 지나가면 소피아의 존재마저 기억 못 할지도 모른다. 흔들림은 사소한 계기로 찾아온다. '내 집에 사는 사람'이라니. 별것 없는 말이었다. 정말로 그랬다. 그런데 그 말에 이렇게 마음이 울렁일 수가. 소피아는 동요를 감추기 위해 무의식 중에 시선을 피하며 입술을 가렸다.
소피아는 언제나 손님이었다. 아니, 손님보다는 이방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어디에 있어도 제 자리가 아니고, 언젠가는 그곳을 비워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 사실 손필드 저택도 마찬가지였다. 굳이 소피아의 마음가짐이 아니라고 해도, 일이 끝나고 나면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전부 알면서도 누군가는 이 사소한 말을 해주길 바랐던 모양이다. 소피아가 입술에 대었던 손끝을 떼며 생각했다.
"아벨린의 가정교사가 아닌 저에 대해 궁금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소피아의 질문에는 약간의 의문스러움이 섞여있었다. 언짢은 기색 없는 순수한 궁금증이었다. 여태 그런 걸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었다. 소피아가 해야 하는 일은 교사로서의 자격을 증명하는 일이 전부였던 것이다. 질문은 시간을 벌기 위한 말이기도 했다. 만일 제가 물은 게 맞다면 소피아에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단 한 번도 답한 적 없는 질문이었기에. 그렇다고 하워드의 가족에 대해 물을 수는 없으니, 그가 질문한 의도를 되묻는 말을 한 것이다.
"제 관심이 의미가 있나요."
참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다. 무신경한 듯 굴면서 소피아조차 스스로에게 궁금해하지 않았던 부분을 건드리고, 모든 걸 가진 사람처럼 보이는 동시에 세상에 홀로 던져진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소피아는 아주 조금 눈가를 찌푸렸다. 무언가 생각할 때 종종 하는 표정이었다.
"…제게 무얼 바라시는지 잘 모르겠다는 점이 조금 어렵네요."
소피아에게 저택에서 불편한 것이라곤 하워드뿐이었다. 사용하는 방은 지금껏 소피아가 지냈던 곳들 중 가장 좋았고, 벤자민과 마리는 제게 친절했으며, 아벨린은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그러니 남은 것은 하나뿐이다. 도통 종잡을 수 없는 눈앞의 이 남자. -
82 솦주 ◆2vWvH3K4cQ (htg.nx6r5g) 2021. 4. 15. 오후 11:40:05한가할 때 찾아와주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 ⁎ᵕᴗᵕ⁎ ) 제이콥주 시험치느라 고생 많았구 수술한 것도 잘 회복하구! 또 감기도 조심하구 이번 주도 화이팅이야~
또 언제 정신없어질지 모르지만 한동안은 한가해서 이렇게 답레가 빨리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이건 정말 내가 시간이 많아서 그런 거니까 제이콥주는 부담없이 답레줘! 오늘도 좋은 꿈 꿔! -
83 제콥주 ◆nLkx2xT.kw (KiICPCN6lw) 2021. 4. 16. 오후 10:46:38>>82 기억해주다니 감동이야.. 솦주 답레랑 레스 보는게 진짜 힐링이다. 솦주도 이번주 평일 내내 고생 정말 많았어! 주말 잘 쉬었음 좋겠다 히히. 불금 잘 지새고, 잘 자고, 답레는 다음주 목요일 즈음에 가져오지 않을까 싶어!! 늘 고맙고 애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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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솦주 ◆2vWvH3K4cQ (ulfE8aMJ8.) 2021. 4. 19. 오전 11:23:39나도 제콥주 답레랑 레스 보는 걸로 힐링하는데 우리 통했다! 덕분인지 주말 엄청 잘 쉬구 즐겁게 보냈어. 제콥주도 그랬음 좋겠다. 이번 주도 건강하게 잘 보내길 바라~ 답레는 편할 때 가져와줘! 나두 고맙구 사... 사탕해...! (*ˊૢᵕˋૢ*)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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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제이콥슨-소피아 (boYepI8hYw) 2021. 4. 21. 오후 9:26:22제 시선을 담담하게 마주하는, 가정교사라. 제이콥슨은 입술을 속으로 짓씹었다. 겉으로는 표가 나지 않았으리라. 민들레 홀씨가 콧잔등에 앉은 것처럼 간지럽고 거슬리는 감각이 느껴졌다. 굳이 손가락으로 떼지는 않으면서 그것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가, 미적지근한 바람이 그것을 거두어내면 그제서야 코를 긁을 것이다. 그러고는 그 홀씨가 날아가기 전 손가락으로 여린 솜털 하나하나를 뭉개며 부드러움을 느끼지 못한 것을 후회할테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제이콥은 섬세한 면모가 있었고, 문학도 자주 읽는 터라 가끔 이렇게 이상한 생각을 잡다가 눈 앞의 이를 놓치곤 했다. 그런 와중에도 제이콥의 시선은 대담했고 소피아의 담담함이 뭉개질 즈음엔 특유의 기분나쁜 웃음을 흘렸다. 남들이 본다면 조소로 보이는 게 당연했다.
" 두 번 말하게 하는군. 말귀를 잘 알아듣는 줄 알았더니."
직설적이면서도, 꼭 한 번은 뒤틀린 그의 말투는 의도한 것이 아님에도 상대를 날서게 만들었다. 그로 인한 주먹다짐도 꽤 있었건만 그는 그런 육체적 고통에도 이미 무뎌져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관심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소피아의 그 덤덤한 대답에 제이콥은 그녀의 그 차분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싶은 거친 욕망을 겨우 억눌러여 했다. 어떻게하면 저 잔잔한 호수를 흔들 수 있을까. 하다못해 큰 바위라도 던지고 싶었다. 그의 표정이 꽤 매서워졌기에, 애꿎은 주변 귀빈들만 그의 눈치를 보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것에 대해 제이콥은, 또 시작이군. 하는 표정으로 무신경하게 머리칼을 털었다.
" 또 당신은 그렇게 답을 피하는군. 헛똑똑인 모양이야."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릴 만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며 그는 검은 장갑을 고쳐서 단단하게 꼈다. 투박하고 조금은 두툼한 손으로 장갑이 타이트하게 들러붙었다.
" 아벨린을 데리고 이만 나가지."
화가 난듯 그렇게 말하고 쌩하니 나선 그는 마차까지 뒤도 안 돌아보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실은 처음부터 아벨린은 얼굴만 비치게 하고 연회를 떠날 심산으로 온 것이면서. 아벨린에게 서서히 사교성을 기를 시간을 주려 한 그의 배려를, 그는 화가 나서 연회를 박차고 나간 괴팍한 젠트리 계급 남성으로 자진해서 덮어버렸다.
#주말 잘 쉬었다니 너무 기쁘다! 나는 사실 주말에 좀 바빴지만 이번 주말은 진짜 푹 쉴 수 있을 거 같아서 기대중이야.. 날씨가 갑자기 너무 더워졌네. 여름이야 여름. 시원한 옷 입을 생각에 벌써 설레. 사탕해 너무 귀여운 거 아니냐구 ㅋㅌㅋㅋ 답레는 언제나처럼 느긋하게 주고, 더위 먹지 않게 조심해 솦주! 그렇다고 너무 찬 것 먹으면 배탈나니까 조심조심! (๑´>᎑<)~♡ -
86 소피아 - 제이콥슨 (.qx5tV6t5.) 2021. 4. 23. 오후 10:17:27소피아는 하워드의 시선에 어쩐지 무언가를 들킨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딱히 감추고 있는 것이 없는데도. 다음으로, 소피아는 자신이 저를 고용한 사람에게 단단히 미움을 샀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소피아가 이해하기에 하워드의 웃음은 비웃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탓이다. 그가 덧붙인 말은 소피아의 생각이 확신에 가까워지도록 만들었다. 아무렇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러는 게 맞는데. 말귀를 잘 알아듣는 줄 알았더니. 그 말은 조금 아팠다. 여전히 평소같은 표정과는 별개로.
"지금껏 제게 그런 걸 물으신 분은 없어서요. 보통은 친밀하거나 그렇게 발전할 여지가 있는 사이에서 묻곤 하니까요."
학교에선 소피아가 어떤 사람인지보다는 어떤 학생인지, 나중엔 어떤 교사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규율을 잘 지키고 적당한 도덕심만 있으면 나머지는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소피아에게 하워드의 질문은 당혹스럽게까지 느껴졌다. 그런 건 친구 사이에나 물을 법한데, 소피아에게 하워드는 자신을 고용한 사람이자 아벨린의 보호자였기 때문이다.
"피한 게 아니라… 정말로 알고 싶어서 그랬어요.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릴게요."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와 하워드의 반응에 소피아는 이젠 정말 미움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생각했다. 미움에 익숙한 건 아니었지만, 호의에 익숙하지도 않았다. 소피아는 아벨린을 데려오겠다는 대답을 하기도 전에 뒤돌아 가버린 하워드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천천히 몸을 돌렸다. 어쩌면 이런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지도 모른다. 조심스레 문을 두드리고 들어간 소피아가 아벨린을 찾았다. 가야 한다고 말하니 내심 아쉬운 눈치였다. 처음 왔던 것처럼 손을 꼭 붙잡은 두 사람은 천천히 하워드가 걸어간 길을 따라가 마차에 올라탔다. 파티는 끝이 났다.
# 이걸 막레로 해도 되고, 마차 안에서의 상황으로 이어도 될 것 같아! 맞아, 요즘 날씨 좋아서 옷 가볍게 입을 생각에 설레이더라...! 제이콥주 이번 주말은 푹 쉴 수 있을 것 같다니 다행이야. 이번 주도 고생 많았구 좋은 주말 보내자~ (❁´▽`❁) -
87 제콥주 ◆nLkx2xT.kw (K9lv/shfG6) 2021. 4. 26. 오전 7:18:44막레로 하는게 좀 더 깔끔하지 않을까 해!! 사과하는 소피아 너무 마음 아픈데..? 제콥이 이상한 거라구ㅠㅜㅜㅜ 88
마침 날씨도 맑아서 진짜 요새 기분이 너무 좋아.. 날씨의 중요성 ㅋㅋㅋ 월요일인데 기운내길 바랄게! 다음 상황은 조금 고민해야될 것 같다. 이번엔 제콥이랑 소피아가 좀 대화를 나눌만한 상황이었으면 좋겠는데.. 좀 이르지만 소피아가 지하실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아니면 제이콥이 말 타다가 소피아보고 승마 좋아하냐면서 은근히 가르쳐주는 느낌도 좋을 것 같다. 그러다가 클리셰처럼 비와서 막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어도 재밌을 것 같구 ㅎㅎ -
88 솦주 ◆2vWvH3K4cQ (MEi/f3o7po) 2021. 4. 26. 오전 9:45:32응응 막레로 하자! 이번 일상도 고생했어~ (๑′ᴗ‵๑)
요즘 진짜 맑구 먼지도 좋아서 매일매일 들뜨는 기분이야 ㅋㅋㅋㅋ 제콥주도 파이팅~! 맞아, 막상 둘이 만나서 오래 대화할 기회는 좀 없었던 것 같네. 제콥주가 말해준 상황 둘 다 넘좋다... 음, 나는 후자 먼저 굴린 다음에 전자로 넘어가는 게 더 끌린다! -
89 제콥주 ◆nLkx2xT.kw (K9lv/shfG6) 2021. 4. 26. 오후 1:34:10>>88 솦주.. 뭘 아는구나.. 역시 친해진 다음에 갈등 상황이 나와야 더 짜릿하지(솦주: ???) 응응 바람도 솔솔 너무 좋아! 두번째 상황이면 이번에도 내가 선레를 쓰는게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솦주는 어떨 것 같아? 나는 내가 선레 써도 괜찮아! 솦주가 선레로 끌어내고 싶은 상황이 있다면 써줘도 좋고: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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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솦주 ◆2vWvH3K4cQ (MEi/f3o7po) 2021. 4. 26. 오후 1:45:21히히 나랑 같은 생각이네! 창문 열어놓고 있으니까 봄바람에 봄볕 들어와서 저절로 행복해지고 있어... 앗 세 번이나 선레 부탁하려니까 넘 미안한데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흑 다음에 선레 쓸 기회 있음 내가 놓치지 않고 써올게...! 이번 상황도 부탁할게요 ( ᵕ̩̩-ᵕ̩̩ ) 많이많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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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제콥주 ◆nLkx2xT.kw (ez8p3yAwI.) 2021. 4. 27. 오후 2:03:55나도 밤에 일부러 창 살짝 열고 자.. 가끔 오토바이 소리에 귀테러 당하지만ㅋㅌㅋㅋㅋ 그래도 요즘 같이 선선하고 딱 온도 적당할 때 창 열어야지 또 언제 열고 자겠어 하는 마음으로..ㅋㅋㅋ
좋아 좋아 그럼 이번 선레는 이번주 안으로 가져오도록 할게!! 벌써 기대된다 사실 처음에 제콥 설정 승마 잘탄다고 잡을 때부터 요런 일상 떠올렸었거든. 그럼 나중에 봐 솦주, 좋은 한주보내기야! -
92 솦주 ◆2vWvH3K4cQ (wmb4KoJWL6) 2021. 4. 30. 오후 6:06:474월의 마지막 날이네! 어제 비 오더니 오늘은 좀 쌀쌀하다 ( ᵕ̩̩-ᵕ̩̩ )... 오늘은 창문 꼭 닫고 자기! 자칫하면 감기 걸릴 것 같은 날씨야.
앗 이런 일상 생각하고 있었구나 ㅋㅋㅋㅋㅋ 승마 잘한다는 설정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멋진 모습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 돼 (*˘︶˘*).。.:*♡
선레 미리 고맙구 이번 주도 고생 많았어! 푹 쉬는 주말 되길 바라~ -
93 Jacobsen-Sophia (iLgAR0aMvE) 2021. 5. 1. 오후 2:51:39며칠 날이 흐린 탓에 제이콥은 말을 타지 못했다. 서정적인 시집을 읽는 것도 그의 취미 중 하나였으나, 주된 취미는 승마였다. 겉으로는 절제되다 못해 매끈한 유리병에 색색의 물을 채워 넣은 모양새처럼 한 방울의 물방울도 흘릴 틈이 없는 그였지만 그렇다고 속에 찬 것이 없는 건 아니었다. 짧게 말해, 그는 가끔 병을 비워줘야 했다. 절제된 겉모습과는 달리 속에서 무언가가 끊임없이 끓고, 또 넘쳤기 때문이다. 아벨린의 서툰 피아노 소리와 유리창으로 점처럼 번지는 빗물이 박자를 이루며 그의 마음을 더욱 침울하게 가라앉혔다.
" 벤자민, 따듯한 우유 한 잔을 준비해주게."
창가에 앉아 바깥에 정신을 팔린 그는 문득 제 뒤통수에 눈이 달린 것은 아닌가 이상한 의심을 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분명 제 뒤에서 소리도 없이 움직이고 있을 그 가정교사의 몸가짐이 어찌 이렇게 생생하단 말인가. 제이콥의 입가로 당연한 그 조소가 비틀려 올랐다. 한가로운 휴일 한낮. 그러나 뭉그러진 날씨. 긴긴 한숨이 하얗게 유리창으로 퍼졌다 금세 사그라든다.
" 아무래도 안되겠군."
그렇게 말한 제이콥은 얇은 모포하나를 투박하게 제 몸에 걸치고-굳이 그런 모포를 뒤집어 쓰지 않더라도 균일하지 않은 그의 회색 머리털과 풀어헤친 까만 셔츠는 충분히 투박하긴 했다만.-밖으로 나섰다. 이제는 그쳤으나 어딘가에 고여있던 더러운 빗물 하나가 제이콥의 코를 타며 떨어졌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꼬리를 흔드는 제 개를 뒤로한 채 말 위로 훌쩍 올라탔다. 몬드, 크리스탈. 말의 이름을 그가 지었음을 알면 웃음을 터뜨릴 정도로 유치하고 감성적인 면이 있는 이름들이었다. 말의 턱을 쓸어 올리는 그의 눈빛이 강한 유대감으로 매어진 깊고 까만 말 눈동자와 마주친다. 그가 선 투명한 창 너머로 유리잔에 담긴 따듯한 우유를 탁자에 두고 망연자실한 벤자민의 모습이 조금은 우습게 비춰보였다. 가만히 그렇게 말을 쓰다듬던 제이콥은 따스한 우유에서 뭉글거리는 무언가가 연상되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 감을 잡기 전, 고삐를 억세게 쥐고 출발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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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저택을 한바퀴 빙 두른 그는, 이제는 따듯하지 않은, 다 식어버린 찬 우유가 비치는 아까의 그 창으로 다시 서서는 제 가정교사와 뚜렷하게 눈을 마주칠 것이다. 그러곤 창을 열라는 듯 손짓을 보냈겠지.
#오늘 날씨가 마침 흐리고 비가 와서, 그 감성에 젖어 한 번 써 보았어! 브리저튼의 ost, Strange를 들으며 썼는데 답레 읽으면서 들어줘도 좋을 것 같아. 날은 흐리지만 주말 알차게 잘 쉬고 있어. 솦주도 소소한 행복들이 깃드는 주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
94 Sophia - Jacobsen (CRtl3GRGn2) 2021. 5. 1. 오후 6:41:07악보를 가지고 내려오던 소피아는 의자에 앉은 하워드를 보고 잠시 멈칫했지만, 그는 이 수업을 참관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곧 걸음을 옮겨 피아노 앞에 앉았다. 먼저 시범을 보인 소피아는 아벨린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치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막 음계를 익힌 아이가 치기 적당한 곡이었다. 아주 느리게 이어지는 연주에 맞춰 창문에 빗방울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잠시 창가를 바라본 소피아의 눈에 하워드가 들어왔다. 이쪽을 돌아보지 않는 걸 보니, 딱히 수업에 관심이 있던 건 아닌 듯했다. 소피아가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피아노 옆에 섰다. 이제 아벨린이 스스로 연주할 차례였다. 조금 더 편하게 자리를 잡은 아벨린은 작은 손으로 건반을 눌렀다. 잠시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는 서툰 연주 사이로 하워드의 목소리가 들렸다. 결국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을 때, 소피아는 하워드가 있던 자리를 잠시 쳐다보고 있었다. 비는 어느새 그쳐있었다.
*
아벨린의 수업을 마친 소피아는 아벨린을 먼저 올려보내고, 다시 피아노 앞으로 돌아왔다. 괜히 건반 한두 개를 눌러본 소피아가 피아노 앞의 악보를 정리했다. 창밖으론 여전히 먹구름이 가시지 않은 하늘이 보였다. 악보를 안은 채 무심코 창가로 걸음을 옮긴 소피아는 하워드와 눈이 마주친 것을 느꼈다. 인사를 해야 할까 고민하던 찰나, 그의 손짓에 창문을 열었다.
"날이 흐린데요."
소피아가 가장 먼저 건넨 건 염려의 말이었다. …역시 인사를 해야 했을까. 입을 다문 소피아가 생각했다.
"무슨 일이세요?"
그러나 언제까지고 조용히 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소피아는 다시 입을 열어 그에게 용건을 물었다.
# 제이콥주가 알려준 노래 들으면서 선레 읽고 답레 썼다! 노래 덕인지 편하게 써서 당일답레를 가져왔습니다... 제이콥주 답레는 느긋하게 부탁해! 이번 상황은 뭔가 둘이 은근하게 서로 의식하는 것 같아서 콩닥콩닥하네...(๑′ᴗ‵๑) 나도 소소한 즐거움 느끼면서 잘 숴고 있어. 날이 흐려서 그런가, 늘어져 쉬기 좋은 날 같다 ㅋㅋㅋㅋㅋ 좋은 저녁 돼~ -
95 제콥주 ◆nLkx2xT.kw (j7IE..Qun2) 2021. 5. 2. 오후 12:38:55노래 정말 들으면서 썼다니 뿌듯한걸...! 서로 의식한다는 거 진짜 찰떡이다 ㅋㅌㅋㅋㅋ 약간 지금까지는 맛보기였고 본편 들어가는 느낌도 나는 것 같구!! 소피아 악보 안은 거 너무 귀여울 거 같애 ㅠㅜㅜ 악보 딱 안고 창밖으로 시선마주치는 거 생각만해도 간질간질.. 답레는 다음주까지 들고 올게 ㅎㅎ 남은 주말도 잘 마무리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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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솦주 ◆2vWvH3K4cQ (dahmvm615o) 2021. 5. 6. 오후 9:47:21생각나서 왔다! 히히 제이콥주 좋은 밤 돼~ (๑・̑◡・̑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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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제콥주 ◆nLkx2xT.kw (QmRpy4bASg) 2021. 5. 9. 오후 2:51:17솦주 안농!! 히히라니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 오늘 기분 좋아보여서 나도 덩달아 좋네! 사실 하늘이 엄청 파랗고 바람도 맑아서 이미 기분 무척 좋긴해. 이번주에 평일은 평일대로 주말도 주말대로 너무 바빠서 혹시 체력이 안 따라주면 답레가 다음주 초로 살짝 미뤄질 수도 있을 것 같아8ㅁ8 ㅠㅜㅜㅠㅜ 쉬고 싶다
일요일 오후 즐겁게 보내고 있길 바랄게 솦주!:3 -
98 제콥주 ◆nLkx2xT.kw (QmRpy4bASg) 2021. 5. 9. 오후 2:52:44>>97 레스 작성하고 나서야 >>96이 오늘 작성된 게 아니란 걸 알았네.. 내가 요즘 이래 ( •᷄⌓•᷅ ) (데굴데굴 굴러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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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솦주 ◆2vWvH3K4cQ (R.FICmPI6o) 2021. 5. 9. 오후 10:14:08오늘 날씨 엄청 좋았지! >>96은 예전에 작성한 레스지만, 오늘도 기분 엄청 좋았어 (´͈ ᵕ `͈ )...! 제이콥주 이번 주 많이 바빴구나 ㅠㅠㅠㅠㅠㅠ 괜찮으니까 제이콥주 체력 되는 때에 천천히 답레 올려줘. 이번 주도 고생 많있구, 푹 자~ 새로운 주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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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Jacobsen-Sophia (u9Vgh4uz5g) 2021. 5. 12. 오후 9:10:06제이콥은 말을 몰았고, 피아노 소리는 그쳤다. 우중충하고 무거운 공기가 좋아서 제이콥은 입에 쓴 미소를 물었다. 밝은 날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구름새로 비치는 맑은 햇살은 그에게 기만으로만 여겨졌다. 그러니 비를 맞으며 말에 몸을 싣은 지금이야말로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행복일지 몰랐다. 그런 생각에 흡족하게 저택을 빙 둘러 말과 호흡을 맞춘 그는 그래 비가 오면 어떠냐 싶어 고삐를 강하게 쥐고 저택을 둘러싼 그 험준한 언덕과 산을 향해 내달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왜 그는 멈추어선 것일까.
그것은 하나의 오기였다. 저번 날에도 결국 제대로된 의견을 내지 않고 거리를 두는 그녀와 밧줄 당기기라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래 만약 자신이 훌쩍 다가서 잡아 당긴다면, 그녀는 어찌할까 흥미가 일었고, 또 그로 인해 그녀가 내는 짜증이라도 보고 승리감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 그런 것이라 생각하며 제이콥은 입 위에 인조적으로 그린 듯한 삐딱한 웃음을 지었다. 그에 맞먹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습한 공기를 타고 투명하게 창을 건너갔다.
" 말을 탈 줄 아나?"
여전히 단도직입적인 말투였다. 그는 곧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걸 훤리 알면서도 물에 맞은 생쥐꼴이 된 그녀는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 그것은 심술이었다. 그녀를 괴롭히고 싶어서. 그는 소피아의 대답은 채 듣지도 않고 명령조로 말했다.
" 밖으로 나오게."
그러곤 한쪽 다리를 멋들어지게 뒤로 물러 말에서 내린 후 느긋한 표정으로 말에 기대어 섰을 것이다. 주인의 심성을 닮았는지 말의 숨소리마저 거칠고 예민했다. 그러한 말이 오늘따라 더욱 마음에 드는 것이다. 소피아가 밖으로 나올 때 즈음에 그는 뒤로 보이는 시녀들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성냥을 그었다. 눅눅한 공기를 한아름 태우는 그 불빛만큼이나 이글이글한 그의 눈이 매섭게 그녀들에게 경고하는 것만 같았다. 쓸데없는 추측은 하지도 말아야겠지만, 선을 넘어 관여하지도 상상하지도, 관심을 보이지도 말라고. 담배를 문 그의 삐딱한 자세와 퇴폐적인 눈매는 나름 뇌쇄적이었기에 시녀들은 그의 뜻을 알면서도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시녀들이나 벤자민 반응 쓰면서 생각한 건데, 솦주도 아벨린이나 저택 하인들에 관해서 단순한 묘사는 자율적으로 해도 될 것 같아! 너무 얽매이지 말구 편하게 부탁할게. 이제 모기가 슬슬 보이는데 모기 조심하고 월화수 너무 너무 고생했어. 평안한 밤이 되길 바라! -
101 Sophia - Jacobsen (ldnBq6qIaU) 2021. 5. 13. 오후 11:08:01소피아는 가만히 눈을 깜빡이며 하워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늘 예측 불가능한 것들이라, 소피아는 저도 모르게 조금 긴장하고 말았다. 삐뚜름하게 걸린 미소와 다르게 부드러운 목소리까지도 소피아의 평온을 방해했다. 역시나 그는 어떠한 전조도 없이 말을 뱉었다. 빠르게 눈을 깜빡인 소피아는 조금 당혹스러운 얼굴로 대답했다.
"아니요, 승마는 배우지 못했어요."
물어보려던 말은 하워드의 말에 의해 끊기고 말았다. 명령조의 말이었던 탓에 소피아는 제 의견을 말할 새도 없었다. 말할 수 있었더라도 거절을 하긴 힘들었겠지만.
"네, 그럴게요."
순순히 대답한 소피아가 뒤를 돌았다. 잠시 멈춰서 시녀 중 한 사람에게 방에 악보를 놓아달라 부탁할까 했지만, 윗사람도 아닌 사람에게 명령을 받았다 여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눈 마주치고 손 내미는 호의를 보였다면 모를까, 괜한 행동으로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소피아는 피아노 위에 정리한 악보를 가지런히 놓아둔 후에야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걸음 수를 세어가며 나아가듯 조심스러운 걸음이었다.
저택 밖으로 나오니 젖은 풀이 밟혔다. 비가 온 뒤의 습한 공기와 흙냄새, 풀냄새가 섞여 났다. 하늘은 여전히 흐린 채로, 구름은 꽤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다시 비가 올 텐데. 하늘을 보고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 소피아가 조금 걸음을 서둘러 하워드에게로 다가갔다.
"…요구하신 능력 중에 승마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아까 뱉지 못한 물음은 확인에 가까운 말로 바뀌어 나왔다. 꼿꼿하게 서서 하워드를 바라보는 소피아의 눈엔 옅게 걱정이 서려 있었다. 이따금 들리는 말의 거친 숨소리엔, 저도 모르게 조금 물러서고 말았다.
"저, 말을 타는 법은 몰라요."
기숙학원에서 그런 걸 가르쳤을 리 없으니. 소피아가 조금 더 선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 응응, 그렇게 할게! 내일만 지나면 또 주말이다. 이번 주말은 쉴 수 있는 주말일까? 오늘 푹 자구 내일 평일 마무리 잘 하길 바라~ (。☌ᴗ☌。) -
102 솦주 ◆2vWvH3K4cQ (4NG3G/lCqk) 2021. 5. 21. 오후 4:46:42갱신! 이번 주도 고생 많았구 편안한 주말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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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솦주 ◆2vWvH3K4cQ (hR09MqSMto) 2021. 5. 27. 오후 11:29:53들렀다가 갈게~ 오늘도 좋은 하루 됐다면 좋겠구, 내일도 건강하게 잘 지내길! (๑′ᴗ‵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