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5177> [1:1/HL/이능력/일상] RedioleT (1001)
세윤주 ◆Dp4DsklGLg
2020. 12. 26. 오후 5:01:21 - 2021. 1. 13. 오전 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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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세윤주 ◆Dp4DsklGLg (AZtaQ2Jt1.) 2020. 12. 26. 오후 5:01:21* 본스레는 Perfect Skill 에서 파생된 1:1 어장입니다.
*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1 하세윤
>>2 천월희 -
1 하세윤 ◆Dp4DsklGLg (AZtaQ2Jt1.) 2020. 12. 26. 오후 5:03:01" (태블릿을 들어보인다.) 의사소통은 최대한 간결하게. 태블릿에 쓰는게 얼마나 귀찮은지 알아?! “
이름 : 하세윤
나이 : 27세
성별 : 남자
외모 : 단정하게 잘라서 차분하게 가라앉혀 놓은 검붉은 빛의 머리 아래로 보이는 피로에 찌든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봅니다. 살짝 감겨서 찡그린 눈을 하고 있기에 얼핏보면 작아보이지만 가끔씩 보여주는 컨디션 좋은 날에는 조금은 큰 눈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피로에 찌들어 있지만 의외로 다크서클은 그렇게 진하지 않습니다. 시력이 별로 좋지 않아서 안경을 써야지 세상 만물이 제대로 보이지만 불편하다는 이유로 가슴팍에 꽂아놓기만 하고 필요할 때 쓰곤 합니다. 항상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태블릿PC 를 들고다니고 다니며 오른손으로 써야하기 때문에 오른손에만 검은색 면장갑을 끼고 있습니다. 176cm 에 70kg 이지만 겉으로는 그렇게 덩치가 있어보이지 않습니다. 캐주얼한 복장을 좋아하고 특히 후드티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성격 : 뭐든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하는 편이며 짜증이 많지만 사원들은 아끼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츤데레적인 성격은 아니고 업무량이 많아서 히스테리가 많은 것뿐이고. 업무 외에는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우선 대화를 시도한다면 거의 받아주는 편입니다.
스킬 :
메인 – 일정한 거리 안쪽의 상황을 볼 수 있습니다. 소위 천리안이라 불리우는 기술로 특정한 장소를 360도 돌려가면서 확인이 가능하다. 시각 이외의 정보는 들어오지 않는다.
ㄴ파생 – 자신이 보고 있는 시야를 남에게 공유할 수 있다. 이것은 자신이 전해주는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무리 없이 전송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많은 부담을 지녀야한다. 아군에게는 무리없이 전송이 가능하여 보다 많은 사람에게 공유가 가능하지만 적군일 경우에는 부담이 강해 그 수가 한두명으로 제한되는 것.
패널티 : [목소리],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의 목소리로 언어를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떠한 소리도 자신의 입에선 나올 수 없다.
기타 : 태블릿PC 가 없으면 불안증세에 시달린다. 자신의 유일한 의사소통 창구라서 그런지 병적으로 집착하는 경향이 있으며 사무실에 있는 개인금고에는 같은 기종의 태블릿이 가득하다. 같은 종류의 태블릿이 아니면 불안증세는 가라앉지 않는다. 가족들은 모종의 사건으로 전부 사망해서 혼자만 살아있다. 본래의 직업은 애니메이터이며 그래서 자신의 의견을 글씨가 아니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
2 월희주◆NUTUc5W9lE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7:08:15"당신의 무의식에는 뭐가 있을까."
"궁금하지 않아?"
이름 : 천월희
나이 : 25
성별 : 여
외모 : "머리 묶어줄까?"
짙은 보라색의 긴 생머리에 앞머리는 적당히 내려 감긴 눈 위를 덮지 않게끔만 관리한다. 짧으면 심하면 뻗치기 때문에 항상 등을 다 덮을 정도의 장발을 유지한다. 머리 묶는 것을 좋아해서 다양한 스타일의 묶음머리를 한다.
신장/체중은 171cm/50+@kg. 너무 마르지도 찌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 체중에 비해 볼륨은 상당히 좋다. 이러한 이점을 그녀도 의식하고 있는지 타이트하게 선이 잘 드러나는 차림을 선호한다. 그러나 안전의 문제로 굽 높은 신발은 자중하고 있다.
감은 눈 때문에 다소 이목구비가 흐릿한 느낌이지만 어쩐지 기억에 남는 인상이라고들 한다. 눈을 뜰 수도 있지만 외관상 감는다. 피부는 희고 겉으로 드러나는 흠도 없다. 거기에 매끈한 턱 라인의 달걀형 얼굴과 살짝 곡선을 그린 눈썹, 반듯하게 솟은 코, 말랑도톰한 붉은 입술이 보통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
성격 : "나, 당신에게 반했을지도... 막 이래~ 응? 농담인게 당연하잖아."
멀리서 보면 얌전하고 수수한 사람 같지만 가까이 하면 의외로 유쾌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두루두루 살갑고 경계나 낯가림이 전혀 없다. 그렇다고 완전 무방비한가 싶으면, 그건 또 아니다. 첫인상이 이후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타입. 영향의 비중은 꽤 큰 편.
스킬 : [ 메인 - 일루전 ] "당신의 눈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특정인 혹은 불특정 다수에게 환시를 걸어 특정 감각이 느껴지게 하는 환각을 보이게 한다. 환각의 형체는 그녀가 지정한 이미지가 나오거나 그 대상의 의식에서 비롯된 형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그녀가 단순히 공포를 느끼게 하는 환시를 걸었을 경우 그 대상의 의식과 무의식 중에 가장 무섭게 생각하는 것이 시각화되어 눈앞에 나타나게 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경우 자신이 매우 높은 나무 꼭대기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무서운 귀신' 같은 확실한 이미지를 가지고 걸면 대상의 의식이나 무의식과는 상관없이 그녀의 이미지가 시각화된다.
환각의 효과는 개개인의 감각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게다가 허상이기 때문에 대상자에게 물리적 충격이 가해지거나 하면 쉽게 풀린다. 만약 대상이 스킬의 패널티로 그 감각을 잃었다면 효과가 미미하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 파생 - 리메모리 ] "잊었다고/모를거라고 생각했어?"
대상자의 기억을 읽어 환각으로 보여준다. 스킬을 쓰려면 반드시 접촉한 상태여야만 한다. 대상자가 잊어버린 기억이라도 그 기억의 시일과 키워드만 있다면 대부분 가능하다.
만약 기억을 읽고자 하는 물건과 그 물건에 관련이 있는 사람이 함께 있다면 그 사람과 물건 사이에 대한 기억을 집중적으로 읽어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사건의 사건 용의자와 그 사건의 물증이 함께 있다면 용의자가 물증으로 무엇을 했는지 혹은 하지 않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 스킬 또한 대상자가 패널티로 기억을 잃은 사람이라면 읽혀지지 않을 것이다.
패널티 : "없는 걸 추구하는 건 시간낭비야."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안구가 없다. 두 눈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깔끔하게 비어있다. 눈커풀을 들어보면 새까만 무언가가 들어찬 것처럼 보인다. 안구는 없지만 시력이 있어 앞을 보거나 이동하는데 문제는 없다. 다만 시력이 현저하게 낮아 시야가 몹시 뿌옇다. 수치로 따지자면 1 ~ 0.5 수준.
기타 : "알아두면 좋을지도?"
- 최근 단월로 이사를 왔으며 딱히 하는 일은 없는 듯. 주거지 1층의 카페에 자주 출몰한다. 그리고 밤거리에도.
- 미약한 시력을 보충하듯 다른 감각들이 보통 사람보다 예민하다. 라고 해도 약간 더 기척에 민감하거나 후각, 청각이 세밀해서 주변보다 한박자 빠르게 반응하게 되는 수준이다. 타인의 감정에도 남들보다는 예민하게 느낀다.
- 취향, 기호, 선호도 따위가 매순간순간 손바닥 뒤집히듯 바뀐다. 생활 전반을 비롯해서 인간관계까지 전부다.
(수정된 부분 - 점집 > 카페, 주변인물관계(일상 내 묘사), 약간의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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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월희주◆NUTUc5W9lE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7:09:17여기 저장된게 있어서 인코 찾았어요~ 와이 드디어 집이야ㅠ 시트 올려두고 잠시 씻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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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윤주 (AZtaQ2Jt1.) 2020. 12. 26. 오후 7:21:33씻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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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월희주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7:42:08저 왔어요! 오랜만에 좋은 저녁 세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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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세윤주 (AZtaQ2Jt1.) 2020. 12. 26. 오후 7:52:07오랜만에 좋은 저녁이에요! 맛저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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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월희주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7:59:16앗 저녁...오자마자 시트부터 손보느라 저녁은 아직이에오....세윤주는 맛저했어요? 오랜만에 이런 대화 나누니까 새삼스럽게 낯간지럽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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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세윤주 (AZtaQ2Jt1.) 2020. 12. 26. 오후 8:03:32ㅋㅋㅋㅋ 익숙해지셔야할거에요! 저는 맛있게 먹었어요. 저도 감회가 새로운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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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월희주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8:28:05ㅋㅋ 어서 익숙해지고 싶기도 하고 좀만더 간질간질했으면 싶기도 하고~ 세윤주 맛저했다니 다행이구~ 음... 아ㅏ이고 근질거려라 ㅎㅎㅎ.... 세윤주 우리 이대로 잡담을 좀더 할까요? 오랜만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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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세윤주 (AZtaQ2Jt1.) 2020. 12. 26. 오후 9:43:33좋아요! 전 뭐든 좋으니까요~~ 앗 지금은 저녁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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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월희주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9:54:51그럼요! 아까 먹었죠~ 후식까지 챙겨먹고 유튜브 보고 있었어요. 마성의 유튭이라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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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세윤주 (AZtaQ2Jt1.) 2020. 12. 26. 오후 9:59:05원래 유튭이란 그런법 ... 한번 보기 시작하면 끝이 없죠! 저는 좀 자다가 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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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월희주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10:11:18맞아요 끝이 없어요...알고리즘은 매우 위험해요.... 진짜 노잼영상 걸리지 않으면 계속 멍하게 보게 되더라구요~ ㅋㅋ 이시간에 쪽잠이면 밤에 잠 안오겠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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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세윤주 (AZtaQ2Jt1.) 2020. 12. 26. 오후 10:18:01맞아요! 저도 그래서 밤에 잠 못드는 날이 많죠 ... 유튜브가 제 수면을 방해하니까요! 음음 평소에도 새벽에 자니까 오늘도 새벽에 자면 괜찮지 않을까요! 저는 언제나 새벽러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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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월희주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10:23:39아하 ㅋㅋㅋ 여전히 새벽러시군요 세윤주! 저도 음 아니라는건 아니지만~ ㅋㅋ ㅋㅋㅋㅋ 새벽에 자도 괜찮죠! 주말인걸요! 저 방금 잠깐이지만 오늘이 일요일이고 내일이 월요일인 줄 :3 하하 무섭다~ 내일 월요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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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세윤주 (AZtaQ2Jt1.) 2020. 12. 26. 오후 10:30:49내일 출근이라는게 좀 마음이 아프지만요 ... 내일이 월요일이면 더 끔찍한데요... 8ㅁ8 주말이 사라지는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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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월희주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10:41:45요즘 같은 시국이면 주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요~ 덕분에 크리스마스도 뭐...그건 그거 때문만은 아니긴 하지만... 아 세윤주는 크리스마스 잘 보내셧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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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세윤주 (AZtaQ2Jt1.) 2020. 12. 26. 오후 10:52:08주말은 그래도 쉬는 날로써의 의미가 아주 강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마스도 잘 보냈습니다 비록 혼자였지만 ... 월희주는 잘 보내셧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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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월희주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11:07:33쉬는 날로써라...아 원래 그런 날이었죠. 주말은. 평일주말 구분없이 살다보니 이런것도 새삼스럽네요. 저는 잘 보냈다기보다 깨어보니 이미 밤이었어요~ 깨워주는 사람도 없고 연락도 안 와서 그냥 계속 잤더라구요~ 깨서 폰 보고 어 시간이..? 하다가 또 잤죠.. 네... 그냥 잠이 엄청 고팠나봐요.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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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세윤주 (AZtaQ2Jt1.) 2020. 12. 26. 오후 11:17:42그런 날이 있으면 한번 푹 자주면 더 개운하고 그렇더라구요. 잘잤다면 다행인걸요! 처음엔 어디 아프셔서 안오시나 걱정했으니까요. 그런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3 맛있는것도 많이 드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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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월희주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11:24:28안...아팠던 건 아닌데 지금은 괜찮으니까요~ 계속 아프기만 했던 것도 아니고. 어제 너무 자서 오늘은 잠 못잘거 같아요 ㅋㅋ 밤새 알고리즘 파도나 타야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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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세윤주 (AZtaQ2Jt1.) 2020. 12. 26. 오후 11:32:00저 잠들때까지 제가 놀아드리겠읍니다! 뭐하고 놀진 고민 좀 해봐야겠지만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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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월희주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11:37:42ㅋㅋ 오랜만에 새벽 노가리나 떨까요? 지금도 그러는 중이지만~ 아니면 일상이나 진단 돌려보거나 정도겠네요 :3 어장에서 할만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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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세윤주 (AZtaQ2Jt1.) 2020. 12. 26. 오후 11:40:21저도 오늘 엄청 늦게 잘 것 같으니까 ... 일상도 좋고 잡담도 좋고 진단도 좋고 다 좋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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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월희주 (cRYy0pBvrc) 2020. 12. 26. 오후 11:48:32다 좋다면! 가볍게 일상 시작해볼까요? 설정 얘기를 하기엔 너무 오랜만이라 뭐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감이 안잡혀서 ㅎㅎ 새로운 시작이 어떨지 기대중이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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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12:02:45그럼 가볍게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첫 일상은 상황이 어떤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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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12:14:54첫 일상이니까 마주치는 상황이 좋을거 같은데~ 완전 초면이니까 살갑기보다 까칠한게 강하겠지만요. 응. 새로 생긴 카페(1층)을 보고 세윤이 들어와서 마주치는거랑 왠지 짜증이 잔뜩 난 월희랑 길가다가 부딪히는거랑 어느쪽이 마음에 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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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12:19:52>>27 후자의 상황이 좋을것 같은걸요! 태블릿에 글쓰느라 느릿느릿한 세윤이가 질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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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12:29:27ㅋㅋㅋ 벌써부터 지는거냐구요~ 그럼 새로운 첫 시작은 길가다 부딪히는 걸로! 선레는~ 역시 다이스해야겠죠?
.dice 1 2. = 1
월희/세윤 -
30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12:31:50아 이 선레증후군 너무 오랜만이다 아...ㅋㅋㅋㅋ 이건 별로 그립지 않아써요 다갓~~ 그래도 찍어줬으니 어쩌겠나요 선레써야지~ 다뇨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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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12:33:04다녀오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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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천월희 - 하세윤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1:25:47단월 주거지에 덩그러니 있던 공터에 자재가 쌓이고 인부들이 들락거리기 시작한게 엊그제이지 않을까 싶을 쯤. 그 자리에 번듯한 건물 하나가 들어섰다. 총 2층에 옥상이 있는 걸로 보이는 건물은 1층이 세련된 카페의 외관을 하고 있었다. 외관만이 아니라 진짜 카페이기도 했지만.
"아 난 싫어! 싫다고! 몇번을 말해!"
아직 오픈도 안 한 카페의 안에서 유리잔이 깨지는 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바깥까지 들릴 정도로 울린다. 혼잣말을 하는게 아닐까 싶을 만큼 돋보적인 소리를 질러대던 여성은 기어코 성이 잔뜩 난 채로 밖으로 나왔다. 탕, 탕, 탕, 탕. 목재로 된 카페의 테라스 바닥을 부술듯 울리며 나와 아직도 분에 찬 숨을 씨익씨익 몰아쉰다. 싫다고 몇번을 말해야 알아듣냐고! 주변의 눈을 생각하지도 않는지 허공에 악을 쓰는 그녀는 인상적이게도 두 눈을 완전히 감은 모습이었다. 긴 보라색 머리카락이나 잘 빠진 체형은 인상에 비하면 보통일까. 나름 눈에 띄긴 하지만.
"흥!"
가게를 향해 승질이 찬 숨을 내쉬고 그녀는 걷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갈 곳을 정한 것도 아니요 여기는 완전 처음인 그녀가 이럴 때 갈만한 곳을 알 리도 만무했다. 그래도 성을 내고 나와서 바로 돌아갈 마음은 들지 않아 무작정 앞만 보고, 아니 앞을 향해 걸었다. 한적한 주거지의 길을 따라 걸으니 온갖 상가들이 즐비한 번화가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노린 건 아니었으나 어쨌거나 어디든 갈만한데를 찾을만한 장소로 나왔다는 거에 의의를 둘까. 거의 처음이다시피 한 번화가의 인파에 그녀의 걸음은 잠시 주저했다. 하지만 돌아가기보다는 저 안이 낫다는 생각이 그녀의 등을 밀어 인파 사이로 집어넣었다.
인파에 섞인 직후 잠시간은 흐름에 따라가지 못 하고 머뭇거리거나 했지만 그건 정말 잠시였다. 곧 제각기 갈길 가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들어 번화가를 이리저리 누비고 다니기 시작한다. 처음 온 장소에 처음 보는 사람들 뿐이라는 불안도 돌아다니다보니 눈 녹듯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어느새 여기에서 제법 산 사람처럼 길을 따라 돌아다녔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몰라 마냥 걷기만 할 뿐이었지만. 그러다보니 슬슬 다리도 아파오고 배도 고파온다. 그것들이 한계에 다다르기 전에 어디든 들어가야겠다 싶어 가던 중 예고도 없이 몸을 휙 틀어 방향을 바꾸려 했다. 그 탓이었을까. 안 그래도 흐릿한 시야가 불쑥 가까워진 무언가로 새까맣게 물들고 쿵 하는 둔탁한 감각과 함께 그녀의 몸이 휘청 흔들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차가운 바닥의 감촉.
"아윽!"
놀람 반 충격 반에 약간의 고통이 섞인 신음이 그 순간 튀어나온다. 뭐에 부딪혔나,를 생각하기 전에 잠시 가라앉았던 화가 부글거리며 끓어오른다. 그녀는 일어나기도 전에 위를 향해 고개를 들고, 아마도 부딪혔을 상대를 올려다보았다. 눈을 감은 채 잔뜩 찡그린 얼굴로 당장에 무슨 말이든 퍼부을 듯이. -
33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1:31:20오랜만에 쓰니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긴가민가~ 시작부터 캐붕인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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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하세윤 - 천월희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2:01:13사회에 나와서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처음으로 계약한 곳은 회사 근처의 오피스텔이었다. 오리진이라는 회사에 취업하게 되어서 근처에 살 집이 필요했고 마침 보조금 같이 주어지는 돈과 합쳐서 나는 처음으로 내 집이라는 것을 마련했다. 비록 돈이 별로 없어서 가구는 많이 마련하지 못했지만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살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기뻤다. 말을 못하게 된 이후로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싫었기 때문에 그 기쁨은 더했다.
' 냉장고에 먹을게 없네. '
배가 고파서 냉장고 문을 열어보자 사두었던 냉동식품들은 전부 동이 나버렸고 술병만 덩그러니 놓여있을뿐이었다. 어차피 바깥으로 나가야하니까 한번에 처리하자고 결심한 나는 대충 차려입고서 시장으로 향했다. 어차피 은행으로 가서 업무를 봐야하는 것도 있었고 책상을 구경하러 가기도 해야했으니까. 이사하고나서 무슨 일이던 텐션이 올라가서 나는 속으로 콧소리를 흥얼거리며 거리를 걸어갔다. 오늘따라 거리엔 인파가 많았기에 나는 사람에 휩쓸리듯이 거리를 이동하다가 누군가와 부딪혔다. 아래쪽을 바라보니 부딪힌 상대가 넘어졌는지 바닥에 넘어져있었고 나는 놀래서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 헉 ... '
그렇게 하면서 본 그녀의 얼굴은 눈을 감고 있었지만 보라색의 긴 머리카락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기 전에 이미 그녀의 얼굴이 무슨 말이라도 퍼부을듯 잔뜩 성이 나있었기에 나는 그녀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가 태블릿에 황급히 글을 써갈겼다.
- 정말 죄송합니다.
인파들 사이에 섞여있어서 시야 확보가 힘든 상황이라 그녀도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
35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2:01:35월희 성격 맞는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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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2:06:21맞...맞나...? 세윤주가 맞다면 맞는거겠죠..? 왜이렇게 자신이 안들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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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2:09:35괜찮아요! 무슨 월희던 좋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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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천월희 - 하세윤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2:35:43오늘따라 거리에 사람이 많아서, 혼잡해서, 라는 흔하디 흔한 이유는 충분히 생각할 법 했다. 그녀가 화로 가득차 있지만 않았다면. 그가 본 성난 얼굴 그대로 바닥에서 손을 떼고 주섬주섬 일어나 그를 마주보고 섰다. 스읍- 숨을 들이키더니 그가 내민 태블릿 화면을 보는 둥 마는둥 하며 날이 시퍼렇게 선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두 눈 멀쩡하면 앞 똑바로 보고 다녀. 죄송하면 다야? 남들 다 피하는데 왜 당신만 못 피해서 부딪히는데?"
"넘어진 걸 봤으면 손이라도 내밀던가. 눈만 장식인 줄 알았더니 손도 장식이야? 아. 그 잘난 기계쪼가리 붙들고 있으니 앞도 제대로 못 보는거 아냐. 어?"
그녀가 보고 피하지 않은 잘못도 있지만 지금 그녀의 머릿속엔 하나부터 열까지 이 앞의 남자를 향한 애꿎은 짜증으로 가득차있었다. 그래. 애꿎은 화풀이였다. 갈곳 잃은 화가 엉뚱한 곳으로 새어나간다. 사실 그녀도 알면서 굳이 막지 않았다. 어쨌거나 안에 가득찬 화를 쏟아내고 싶었으니까.
"이래서 이딴데 오고 싶지 않았는데. 짜증나. 정말."
아 짜증나. 를 연발하며 뒤늦게 흙묻은 옷자락을 턴다. 툭툭 이 아니라 퍽 소리가 날만치 코트자락을 때려 묻은걸 털어내다가 쓸린 손바닥이 따가워 앗 하는 소리와 함께 손을 멈춘다. 손바닥이 찌릿하게 울릴만치 따가워 양손을 뒤집어보자 희고 말랑해야 할 손바닥이 골고루 쓸려 벌겋게 달아올랐다.
"뭐야 이게."
짚고 쓸린 자리에 돌조각이라도 있었는지 군데군데 빨갛게 맺히는 것도 보인다. 원래 상처는 알고나서 더 아프다고 하던가. 깨닫고나니 더욱 쓰라려오는 통증에 짜증을 가득 담아 혀를 찬다. 쯧! 아침부터 재수가 없더라니 기어코 피를 보네. 열받게. 투덜대며 일부러 난폭하게 손을 맞부딪혀 털고 그대로 몸을 휙 돌렸다. 치료를 하러 갈 생각은 아니었지만, 여기서 저 남자의 얼굴을 더 보고 있어봤자 열만 더 오를거란 판단이었다.
"...이러니까 도시는 싫다고 그랬는데."
딱히 숨기려는 기색도 없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내뱉은 말은 소리와 다르게 무거운 울적함이 적잖이 섞여있었다. 끝까지 그를 향해 사과 한마디 없이 돌아선 그녀는 그대로 걸음을 디뎌 다시 인파 사이로 사라지려 했다. -
39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2:36:55ㅋㅋㅋ 저도 어떤 세윤이든지 다 좋긴 하지만요~ 그거 하나만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죠! 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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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하세윤 - 천월희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2:45:22분명 오늘 꿈자리가 그렇게 뒤숭숭하지 않았던것 같은데 밖으로 나오자마자 이런 해프닝이 일어나는걸까. 넘어진 그녀가 땅을 짚고 일어나자마자 쏟아낸 엄청난 말들에 나는 그저 벙찐 상태가 될 뿐이었다.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반박이라도 하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하는 필담으로 그녀가 하는 말의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었으니까. 솔직히 앞을 안본건 저쪽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었지만 괜히 그런말 했다가 한소리 더 들을까 그저 입만 꾹 다물고 있을뿐이다.
- 어쨌든 죄송합니다.
암만 그래도 기계쪼가리라니, 내 세상을 향한 유일한 소통의 창구인데. 고작 길거리에서 부딪혀 넘어졌다고 이런 폭언을 일삼는 사람이라니 정말 상종도 하기 싫은 사람이었다. 나도 태블릿으로 무언가 말하려다가 괜히 긁어부스럼이다 싶어서 그냥 죄송하다고 말하고 지나가려는데 그녀의 손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본다. 사실 될대로 되라 하고 가도 괜찮겠지만 나랑 부딪힌 사람 손에서 피가 나는걸 보고 지나칠수는 없는 사람이라 나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 기다려봐요. 이 근처에 약국이 있으니까.
친절하게 밑에 지도까지 띄워서 표시해주고서 나는 꺼낸 손수건으로 뒤돌아가려는 그녀의 손을 잡아서 피를 대충 닦아내고서는 주변을 둘러본다. 대충 ... 이쯤이니까 여기로 가면 되겠지. 그렇게 나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얘기했다.
- 눈도 장식이고 손도 장식인데 머리는 장식이 아니라서 약국만 얌전히 따라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도 다친 손은 얼른 치료해야 흉이나지 않는 법이다. 저렇게나 하얀 피부에 흉이 지는건 ... 내가 생각해도 싫으니까. 그렇게 나는 그녀에 옆에 서서 약국으로 가자고 손짓을 한다. 얼른 출발하세요, 얼른얼른. -
41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2:45:34월희 아찔하다 아찔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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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2:48:15응? 뭐가 아찔해요 세윤주? 아니 상종도 하기 싫은 사람 ㅋㅋㅋㅋㅋ 와 세윤이한테 이런 생각도 들게 하고 새롭네요~ 재밌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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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2:50:48엄청난 성격에 아찔해요 ... 진짜 초반엔 저런 생각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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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천월희 - 하세윤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3:17:17불같이 타올랐던 화는 식어가며 음울한 회색빛 재만 남긴다. 그녀의 속이 꼭 그랬다. 사실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화가 났다. 한번 여기로 온 이상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되도 않는 화를 내뿜으며 애먼 사람에게 성질머리를 내면서도 속 깊은 곳 한켠엔 체념이라는 재가 쌓여갔다.
그녀가 그렇게까지 말했으니 반박 한마디라도 할법 한데, 이 태블릿으로 말을 하는 기묘한 남자는 그녀와 같은 말을 하기는 커녕 또다시 죄송하다는 말을 화면에 띄웠다. 또박또박 적힌 한문장에 삐죽 나와있던 입술이 실룩였다.
"다큰 남자가 패기도 없네."
그 모습이 여간 한심스러워보여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었다. 어쩌겠는가. 그녀의 성격이 그런 걸. 지나가는 한마디마저 퉁명스럽게 내던지고 자리를 뜨려는 그녀를 그가 붙잡았다. 그러고보니 뒤돌기 전에 뭔가 꺼내는 거 같더라니. 잡힌 손을 뿌리치기 전에 닿은 손수건에 아 이거였구나 싶다. 얼결에 닦인 손바닥을 멍청히 보고 있으니 그가 또 태블릿으로 뭔가 내보인다. 뭐라고 써놓은거야. 그녀는 궁시렁거리면서 태블릿에 얼굴을 가까이 하고 내용을 읽었다. 그 감은 눈 너머의 '보이지 않는' 시각으로 말이다. 그리고 힐끗 시선을 들어 그를 보았지만, 그에게는 그저 감은 눈만이 보였겠지. 여전히 불퉁한 표정도 같이.
"...당신이 뭔데 약국을 가네 마네 해? 내가 언제 이거 치료해달랬어? 여기가 진짜 약국인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알고 뭘 믿고 따라가?"
방금 전 부딪힌 일은 일방적인 폭언으로 몰아붙였지만 이번엔 한마디 한마디가 지극히 보통의 말들이었다. 그 말처럼, 그녀는 그녀가 다친 것에 보상을 하라고 한 적도 없고 같은 맥락으로 지금 여기서 생판 처음 본 그를 따라갈 이유도 없었다. 실은 이것도 화풀이의 연장선이긴 했지만. 초면인 그에게 보일법한 경계적 태도이기도 했다. 뭐 딱 하나로 단락지어지지 않는게 그녀이기도 하니까.
"내가 원하지도 않는데 순순히 따라갈 줄 알았어? 하. 당신 머리는 장식이 아닌게 아니라 머리도 거의 장식이네. 어?"
초면인 그에게 거침없이 말들을 내뱉으며 제 팔들로 팔짱을 끼려다가 흠칫 놀라며 팔을 푼다. 그새 손바닥이 다친 걸 까먹고 이러는 걸 보면, 분명 이후에도 제대로 된 치료 같은 건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
45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3:19:44엄청난 ㅋㅋㅋ 성격 ㅋㅋㅋㅋㅋ 하긴 전에는 선관 버프가 있었으니까요~ 그때 이런 모습을 내보일 일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는데 ㅎㅎ 하다보니 재밌고~ 세윤이한텐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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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3:29:11역시 처음엔 서로 으르렁댔다는게 학계의 정설이겠어요! 세윤이도 성격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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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3:33:03그쵸그쵸 학계의 정설이 괜히 있는게 아니죠~ 응 이게 아닌가? 둘 다 외적으로 모나있는 상태라는 느낌이라 사사건건 부딪혀댔을거같긴해요~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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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하세윤 - 천월희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3:43:18당신이 이걸로 말해봐요 그렇게 긴 문장 쓰는게 얼마나 힘든지.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것마저도 여기에 써서 말해야하니 그런 귀찮음을 감수하기에는 이 여자가 그럴 가치가 없어보이기는 했다. 길가다가 부딪혔는데 근 일주일동안 들을 욕은 여기서 다 듣는것 같아서 나도 열이 뻗쳤지만 말해 뭐하랴, 그냥 내 속으로 삭이는게 더 낫겠지.
- 여기서 좀만 더 가면 있는 곳이에요. 거기도 똑같이 번화가인데 내가 무슨 자신감으로 이상한 곳으로 데려가겠어요.
그래 낯선 사람이니까 경계하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지도만 봐도 여기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이런 반응을 보이다니. 아무래도 이 지역으로 이사온지 얼마 안된 사람인것 같았다.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지만 한숨소리는 들리지는 않았고 상대방은 그냥 그런 행동만 취하는 것으로 보이겠지. 애초에 팔짱을 끼려다가 아파서 흠칫 놀라는 것을 보면 상처도 방치할 것 같은데.
- 봐봐요. 아프니까 얼른 치료해야지. 병원까지 갈것도 없고 약국만 가도 괜찮을것 같으니까.
그렇게 얘기하고서 나는 멋대로 자리를 뜬다. 따라올테면 따라오고 말라면 말라는거지. 약국 앞에 도착했는데 그녀가 없으면 나는 내 일을 보면 되는 것이다. 안그래도 기분 좋았는데 한순간에 기분을 잡치다니 오늘 운수는 최하의 최하의 최하일 것이다. 짜증나게시리. 그렇게 얼마 안걸어 약국 앞에 도착한 나는 그녀가 따라왔나 살펴보려 뒤를 돌아본다. -
49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3:44:05이런 두명이 나중에 그렇게 달달해진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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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3:47:50믿을수가 없는 일이지만 그것은 이미 한번 일어났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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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3:49:21누가 먼저 다가갔으려나요. 월희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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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천월희 - 하세윤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4:05:14"여기서 좀만 더 가면 되는지 어떤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
여전히 반박없이 정말 친절하게도 그녀를 설득하려는 듯한 말에 변함없이 예의 밥 말아먹은 태도가 이어졌다. 상처를 잊고 코트를 짚었다가 놀라며 손을 뗀 이후에도. 그 와중에 그녀는 그를 보며 이상하단 생각이 슬금 들었다. 방금 분명 한숨을 쉬는 거 같았는데, 그 소리는 왜 안 났을까? 말이야 그렇다 쳐도 한숨까지는, 하고 어느샌가 삼천포로 샌 생각에 부루퉁했던 표정도 슬그머니 풀려간다.
"뭔데 대체... 어, 어? 아니 그러니까 당신이 왜 나를... 아니, 야!"
잠시 딴 생각에 잠겼던 그녀를 두고 그가 멋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미 두세걸음 앞서간 뒤에 깨달은 이 상황이 어이없고 황당했지만 그녀의 발은 어느새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래도 성질머리는 남아있어서 바짝 따라가지는 않고 한 두어걸음 거리를 두고 따라가는데, 어쩐이 아까까지 정처없이 돌아다닐 때랑은 묘하게 다른 느낌이라. 이게 뭐지 하고 곱씹으며 걷다보니 그가 멈췄다. 그녀도 멈춰서 위를 올려다보자 이름은 잘 보이지 않지만 어쨌든 약국의 간판이 보이긴 했다.
"뭐야. 진짜 약국이네."
덩그러니 서서 중얼거리고있으니 그가 돌아보았다. 필시 그녀가 따라왔는지 보려고 그런거란 생각이 든다. 그제야 퍼뜩 내가 왜 여기까지 따라왔나 싶어 옆으로 휙 돌아서며 한마디 쏘아붙이는데. 이미 약국 앞까지 따라온 이상 무슨 말을 해도 반항이 되지 않을거란 예감이 들었다.
"다, 당신이 멋대로 가버리니까 놀라서 따라와버린거지! 치료받으러 온거 아니야! 당신은 이만 당신 갈 길 가라고 좀!"
분명 톡톡 쏘아대는데 아까만치의 기세나 화는 없다. 역시 이런 상황이면 아무리 그녀라도 무안하기는 한가보다. 거기서 또다시 손을 꾹 쥐려다 손톱이 닿자마자 곧장 손을 편다. 씨... 진짜... 작게 중얼거리면서 그냥 아까 얌전히 사과하고 지나갈 걸, 하는 후회를 해보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지. -
53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4:06:22전에는 아마 월희였죠? 먼저 간섭하기 시작한 것도 월희였고~ 호감을 내비치던 것도 아마 그렇지 않았까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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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4:07:59애초에 입사동기라 부딪히는 일이 더욱 많을테고 ... 저 시점부터 2년뒤에 사귀게 되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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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4:14:16그 미래까지 가는 길이 평탄할지 혼란할지~ 우리 같이 손잡고 잘 가봐요 세윤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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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하세윤 - 천월희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4:18:10하여튼간 성질머리는 더러워갖고. 약국으로 걸아가면서도 여자에 대해 생각했다. 그런데 분명 눈을 감고 있는데 글씨를 읽거나 똑바로 걷는등의 행동을 자유롭게 하고 있었다. 실눈이라도 뜨고 있는걸까 싶었지만 그런 귀찮은 짓을 대체 왜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나랑 비슷한 종류의 사람인가 싶었지만 물어볼 생각도 없었기에 약국 앞에 도착해서 뒤를 돌아본다.
- 들어가서 의자에 앉아있어요.
짤막하게 쓰고서 나는 약국으로 들어가서 소독약과 연고, 거즈 등을 사서 계산했다. 뭐가 예쁘다고 이렇게 내 돈까지 들여가면서 치료해줘야하는지. 그래도 그냥 가면 그 다친 손이 마음에 걸릴것 같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구입을 하고나서 그녀에게 돌아간 나는 손을 내밀어보라는듯 내 손을 그녀쪽으로 내밀었다.
- 이거 치료 안하면 흉져요.
태블릿에 글쓰랴 손을 치료해주랴 바빴지만 어찌저찌 거즈까지 붙여서 간단하게 치료를 끝낸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젠 내 볼일을 보러 가야할테니까. 괜히 시간 끌려서 배만 더 고파지게 되버렸잖아. 은행 가기에도 시간이 애매해져서 나는 그냥 먹을 것만 사가기로 결심하고서는 얘기했다.
- 그럼 가던길 조심해서 가세요.
다신 마주치지 말죠, 라는 말은 가슴 속에 넣어둔채로 나는 약국 문을 나섰다. -
57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4:22:34그래도 월희가 저렇게 막말하는걸 보고있으면 마음이 아프네요 ...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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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천월희 - 하세윤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4:44:10그녀의 마음속 기준으로는 말이다. 정말, 한치의 틀림도 없이, 치료를 받으려고 그를 따라온게 아니었다. 막 내뱉은 말은 다듬어지지 않은 본심과 같아서, 갑자기 앞서 가버리는 그를 보고 어째서인지 놀라 얼떨결에 따라온거였다. 그러니까 이제 그도 그의 갈 길을 가고 그녀도 여기에서 떠나고 싶었다는거다. 어디까지나 그녀는 말이지.
"아ㄴ..!"
화는 없어도 어쨌거나 듣기에 좋은 소리는 아니었을텐데. 그는 또다시 반박도 안 하고 들어가 앉아있으라고만 하고 먼저 약국으로 들어갔다. 나참. 나참! 소리가 절로 나올만큼 어이가 없었지만 어차피 여기까지 와버린 이상, 그가 이미 약을 사러 가버린 상황에서 떠나봤자 그녀의 기분만 찝찝해질 것이 분명했다.
"...짜증나..."
기껏 풀었던 표정을 와락 구기며 기어코 불만스러운 말을 내뱉는다. 그래봐야 듣는 이가 없어 허공으로 흩어질 뿐이지만.
투덜거린 걸론 성에 차지 않아 팍 소리나게 바닥을 한번 걷어차고 약국으로 들어가 앉았다. 지독하게 익숙하고 몸서리처지게 시린 약냄새에 입을 꾸욱 다문 채 손바닥이 아픈 것도 잊고 옷을 쥐고 있으니, 손안 가득 약이며 거즈를 든 그가 돌아왔다. 그때까지 쥐고 있던 손을 펴고 그의 손에 올리자 소독부터 거즈까지 기본적인 치료과정이 손바닥 위를 지나간다. 소독약 냄새는 싫고 닿을 때마다 따가워서 스읍 하고 숨을 들이키거나 손을 움찔거리긴 했어도 거즈를 붙일 때까지 얌전히 있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쌓인 체념의 재 덕분이라고 할지. 치료 와중에 바삐 글을 쓰는 손을 보고 또 한마디 해버리긴 했다.
"뭔 상관이야. 흉이 지든 잘려서 떨어지든."
왜 있는지도 모르는데. 슬금 고개를 돌리고 중얼거린 말은 그에게 들렸을지.
우여곡절 끝에 거즈로 덮인 손바닥을 보고 천천히 쥐었다 펴기를 해본다. 아까만큼은 아니지만 확실히 덜아프긴 하다. 멀뚱히 손바닥을 보고 있다가 그가 남긴 인사를 보고 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땐 이미 그의 뒷모습이 약국의 문을 밀고 나가고 있었다. 또다시 가버리는 등을 그녀가 쫓을 이유는 이제 없었다. 없었는데. 왜 그녀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쫓아가, 팔을 붙잡아 세웠는지.
"야! 그렇게 가면 어떡해!"
왜? 라는 반문이 절로 나올만한 말을 생각보다 먼저 내뱉고서 내가 왜 그랬지 하고 놀라버린다. 그러게. 왜 그랬지. 스스로 생각해도 멍청한 짓에 한 3초간 가만히 서 있었다. 하나, 둘, 셋. 그런 다음 그녀는 그를 보고 말했다.
"나 여기 길 하나도 모르는데 여기까지 데려다놓고 그냥 가는게 어딨어? 그러니까 이 근처에 적당히 밥 먹을만한데 좀 데려가줘. 나 배고파. 엄청."
꼬르륵. 타이밍 좋게 울리는 소리는 과연 말한 것처럼 그녀의 배에서 난 것이 틀림 없었으니. 지금 울린 것을 다행인지 아닌지 모를 복잡한 기분에 괜히 그의 팔을 꽉 잡아 쥐며 고집스럽게 굴었다. -
59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전 4:44:58아찔함 다음엔 마음이 아프다니... 으윽 어서 이 성격을 너프시켜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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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전 11:02:11헉 잠들었네요 ... 갱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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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하세윤 - 천월희 (mNO1dDT/vs) 2020. 12. 27. 오후 12:32:59지금까지 이 여자를 만나고서 좋은 말이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게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지 않은가싶다. 치료하는 도중에도 톡 쏘아붙이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런지. 속으로 혀를 찼지만 그녀와 다르게 내가 속으로 하는 말은 들릴리가 만무했기에 나는 치료만 후딱 끝내고 약국의 문을 열고 나와 길거리를 걸어가려했다. 하지만 팔을 잡히는 느낌과 함께 더이상 듣기 싫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또 뭐야, 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 그 어디가서 안하무인하다는 말 듣고 그러지 않아요?
있는말 없는말 다 쏟아내놓는거 참고 참으면서 치료까지 해줬더니 이젠 어디 가냐고 물어보고 있네. 아까까진 그냥 갈꺼라고 소리치던 여자는 이젠 반대로 내 팔을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당당하게 내 팔을 잡은 것과는 다르게 몇초 정도 멍하니 있는듯했던 그녀는 배고프다며 식당으로 데려가달라고 요구한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람. 무시하고 가려고 했으나 그녀의 배에서 울린 꼬르륵 소리에 나는 다시 한번 크게 한숨을 내쉬고-물론 소리는 안들린다.-태블릿을 들어 그녀에게 보여준다.
- 좋아하는 음식 말해주면 내가 데려가줄께요.
대충 이 근처 지리는 최근에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파악해둔 상태라서 식당 위치만 알면 찾아갈 수 있었다. 위치 파악하는거야 검색만 하면 다 되는 거니까 어려울 일 없고. 나는 그녀가 말해준 메뉴를 검색하고선 가장 가까우면서도 평이 좋은 식당을 찾아서 말없이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물론 이번엔 그녀의 옆에서. -
62 천월희 - 하세윤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3:20:22안하무인. 그의 태블릿 화면에 떠오른 이 네글자짜리 한단어만큼 지금의 그녀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단어는 또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녀가 제 행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순순히 고치려 하지 않음이었다. 재차 붙잡은 그가 보여준 태블릿에 잠시 고개를 가까이 한 그녀는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중얼거렸다.
"그런 말 들어본 적 없다 뭐. 그런 말 해줄 사람도 없었구."
그가 들으면 믿기지 않겠지만, 짜증이 나지 않은 그녀는 실로 유들유들하고 상대하기 쉬운 사람이었다.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폭언을 내뱉지도 않고 어린아이처럼 고집을 부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타협이란 걸 할 줄 알았다. 보통 사람처럼 말이다. 그런 그녀를 만났다면 어쩌면 이렇게 부딪힐 일도 없었을테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절찬 불만스러움 중이었으니. 입꼬리를 쭉 내리고 뚱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의 앞에 다시금 태블릿이 들어 보여졌다. 그 화면에 적힌 한줄의 말에 힐끔 그를 올려다봤지만 어디까지나 그녀의 기준에서였다. 겉보기에는 그저 고개를 약간 그를 향해 든 정도일까. 이번에도 뿌리치지 않고 친히 데려가주겠다는 그가 그녀에게는 호구 중의 호구로 보였다. 말하지 않은, 내보이지 않은 속마음이나 말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겉보기가 그래보였다. 가만 보니 엄청 잘 휘둘리게 생겼다고나 할까. 응.
"..파스타 먹고싶어."
잡념을 하나둘 머릿속에 띄우면서도 배가 고픈 건 사실인지라, 때마침 기억 틈새에 끼어있던 음식이 떠올라 그에게 말해주었다. 그러자 그는 말없이 식당을 찾는가 싶더니 적당한데를 찾은 듯 걸음을 떼었다. 그때까지도 그의 팔을 붙잡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녀도 자연스레 그의 옆을 따라 걷게 되었다. 멈췄던 걸음이 나아가기 시작하자 두 사람은 다시금 인파에 섞여들었고 지나치는 사람들과 가볍게 툭툭 부딪히고 스치는 건 당연하게 되었다. 물론 그녀가 그것을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이해해줄 리가 없었지만.
"아, 으... 사람 너무 많아.. 싫다고 진짜.."
오늘따라 거리의 사람들이 무심한건지 예의가 없는 건지. 한 세번쯤 행인에게 어깨를 부딪히자 그녀의 표정이 미미하게 찡그려졌다. 뒤따라 나오는 말은 아이의 칭얼거림에 가깝다. 이 상황을 피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든 부딪히는 거라도 줄여보자 싶었는지 한 손으로 어정쩡하게 잡고 있던 그의 팔을 두 손으로 잡고 그와 거리를 좁혔다. 누가 보면 연인인 것 마냥 팔을 잡은거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엔 어떤 의미도 없었고 그녀는 그저 인파에 치이는 걸 줄이고 싶을 뿐이었다. -
63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3:23:05저 왔어요~ 세윤주 새벽에 기절했었군요! 어쩐지 그랬을거 같더라니 ㅋㅋ 그때 시간 보니까 진짜 늦긴 늦었더라구요. 저도 보고 놀랐었어요 벌써 5시야?! 하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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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세윤주 (2Vl85re56U) 2020. 12. 27. 오후 3:39:05월히주 좋은 일요일이에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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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4:27:05세윤주도 좋은 일요일~ 인데 오늘 출근한다고 했던거 같기도 하고...?! 일요일에 출근이라니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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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세윤주 (2Vl85re56U) 2020. 12. 27. 오후 4:35:13얼른 퇴근해서 답레 달아야죠! 밥은 맛있게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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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4:50:55으응 답레는 느긋하게 달아도 괜찮으니까요~ 밥은 그냥 간단하게 해결했어요. 혼자 먹으니까 별로 챙겨먹고 싶지도 않고 귀찮고~ 세윤주는요? 많이 바쁘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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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세윤주 (2I2tT15zS2) 2020. 12. 27. 오후 5:06:53저어는 이제 퇴근! 집에 가서 답레 써야죠! 밥은 그냥 대충 챙겨먹는다구요~~ 다이어트 한다고 식단하는 것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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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5:41:51와 퇴근! 고생했어요~ 식단을 짜서 먹는건 대충이 아닌거 같은걸요? ㅋㅋ 조심히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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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하세윤 - 천월희 (XWlML2JGeo) 2020. 12. 27. 오후 6:28:51허, 이런 말을 처음 들어본다니. 지금까지의 행태만 보면 정말 딱 어울리는 사자성어인데 말이야. 아침에 일어날때까지만 해도 기분이 정말 좋았는데 그 기분들은 다 어디가고 이젠 짜증나고 화만 난다. 딱히 앞을 안보고 다닌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사람이랑 부딪혀가지고. 나는 태블릿에 몇자 적어서 그녀에게 보여주고선 근처의 파스타 집을 향해 걸었다.
- 그럼 오늘 내가 처음으로 말해줄께요. 정말 안하무인이네요, 당신.
화낼테면 내고 짜증낼거면 짜증내라지. 호구로 취급할 것 같기는 했지만 기왕 이렇게 된거 여기까지만 친절을 베풀어주자라는 생각이었다. 왜인지 이 악연의 사슬이 쉽게 끊어질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런 불길한 생각은 안하기로 하고서는 점점 더 많아지는 인파 사이로 들어갔다. 한쪽 팔에는 태블릿을 끼고 다른 팔에는 그녀를 매단채로 인파 사이로 슉슉 지나간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사람들이랑 부딪히는지 그 충격이 나에게도 전해졌고 투덜거리는 소리까지 들려온다. 부딪히기 싫은지 내 팔에 더욱 달라붙는 것이 느껴졌고 그녀를 흘끗 바라보았다가 더욱 내쪽으로 당겨준다. 부딪히는게 썩 좋은 경험은 아닐테니까.
- 자 여기에요.
원래는 좀 더 멀리 있는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그녀의 스트레스 지수가 내 피부로 와닿는 것 같아서 급히 노선 변경을 해서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왔다. 원래 가려던 곳보다는 평가는 좀 안좋았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여기도 상위권에 위치한 가게라서 괜찮을 것 같았다. 가게 앞쪽은 사람이 좀 적어서 나는 그녀에게 안겨있던 팔을 빼내고서는 태블릿에 다시 몇자 적어서 보여준다.
- 그럼 밥 맛있게 먹어요.
또 여기까지 온다고 시간낭비했네. 또 붙잡으면 이젠 진짜 가야한다고하고 가버려야지. 여기서 가까운 마트로 가는 길이 어디더라 ... 저런 곳에서 외식할 예산이 이번달엔 없었으니까. -
71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후 6:29:15본격 혐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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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7:12:27혐관으로 시작이라니! 으아아 앞날이 불꽃길이야~~
세윤주 퇴근 잘 했어요? 저녁 챙겨먹어요~ -
73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후 7:24:36저녁은 잘 챙겨먹었는걸요~~ 그래도 무지막지한 혐관은 아닐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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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천월희 - 하세윤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7:59:27그의 생각과 달리 태블릿을 본 그녀는 지금까지처럼 과도한 반응을 내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보지도 않은 건 아닌가 싶을수도 있으나 제대로 얼굴이 태블릿의 화면을 향했었으니. 본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아예 무반응이었던 것도 아니다. 치. 하는 짧은 소리를 내고 잔뜩 부루퉁하게 중얼거렸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지금까지 이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건데. 중얼대는 말에 스며든 체념의 기색이 무겁다. 그도 그럴게, 그녀에게는 달리 선택지가 없었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테니까.
그녀가 그의 팔에 매달리다시피 하자 그는 밀어내지 않고 오히려 더 가깝게 당겨주었다. 덕분에 치이는 횟수도 줄고 걷기도 조금 수월해진다. 그만큼 스트레스도 덜해지지만 어느 정도 신경이 곤두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치이고 아니고를 떠나 이런 인파 속에 있는 것만으로 심신이 지친다. 내성이 없는 그녀는 더더욱.
"어. 여기?"
여기라는 말에 왠지 아쉬운 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나왔다. 속으로는 벌써냐는 생각도 스쳐지나갔다. 인파 속에서 그가 당겨준 것이 편했기 때문일까. 구명줄마냥 붙잡고있던 팔이 빠져나가자 아쉬워하는 소리가 선명히 흘러나왔다. 시무룩하니 빈 손을 늘어뜨리고 그가 데려다준 가게를 올려다보고있으니 앞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반사적으로 그를 보자 밥 맛있게 먹으라는 말이 적힌 태블릿이 보였다. 아. 이제 진짜 가는구나. 가는거구나...
"...ㅇ, 저기!"
그가 다시 인파 사이로 사라지기 전에 쫓아가 그 팔을 다시 붙잡으려 한다. 아까와 다른게 있다면 이번엔 야,가 아니라 저기,라고 부른 차이일까. 손바닥에 거즈가 붙어있다는 것도 잊고 왜인지 다급하게, 재차 그를 붙잡으려 하며 말했다.
"밥 내가 살테니까! 저기 별로면 딴데 가도 되니까, 그러니까...같이 먹어주면 안 돼? 혼자는..."
흐려진 말끝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는 소음에 묻혀 사라진다. 남은 건 그녀와 그녀가 꺼낸 부탁 아니 부탁 뿐이었다. -
75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8:01:49앟 저녁 벌써 먹었군요! 저도 슬슬 저녁을 먹어야겠는데 뭐먹지....? 간만에 배달이나 시켜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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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후 8:03:02맛있는거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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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8:10:39맛있는거.. 하면 치킨이 바로 생각나버리네요 ㅋㅋㅋ 아 어제 영상볼 때 닭튀김 영상을 봐서 그런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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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하세윤 - 천월희 (XWlML2JGeo) 2020. 12. 27. 오후 8:26:24그녀가 내 말을 듣던 안듣던 상관없었다. 그냥 내가 하고싶은 말을 했을뿐이고 오늘 그녀를 만난 이후로 가장 해주고 싶었던 말이니까. 내가 잡아당겨주자 투덜거림이 줄어들었고 그녀가 인파와 부딪히는 충격도 덜 전해진다. 아무래도 사람 많은 곳에서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은데 그럴거면 왜 이런 거리까지 나왔는지 이해도 되지 않는다. 그렇게 그녀를 식당 앞에 무사히 데려다주고 뒤돌아가려는 그때 아까와 비슷한 상황이 또 일어나고 나는 또 한번 뒤를 돌아본다.
- 알겠어요 그럼.
정말 오늘 호구짓 많이 하는구나 하세윤이. 그렇게 욕을 먹어놓고도 밥을 같이 먹어주기까지 하고. 사실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예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몸매가 어느정도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어서 더더욱 그러했고. 하지만 그런 장점을 모두 덮어버릴 정도의 폭언을 들은 상태라서 나는 이미 진절머리가 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을 같이 먹어주다니 무슨 생각인거냐, 나.
- 여기에 앉으면 되겠네요.
사람이 많은 시간대인만큼 식당 내부도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 사이에서 그나마 사람이 덜 몰려있는 곳을 발견했고 그곳에 있는 테이블을 잡았다. 메뉴판이 놓여있어서 앉자마자 그것을 확인하고서 대충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나폴리탄 스파게티로 정했고 또 태블릿에 적어서 그녀를 향해 보여준다.
- 나 대신 주문 좀 해줘요. 나는 말을 못해서. 나폴리탄 스파게티로 부탁해요.
나도 사람 많은 곳은 익숙하지 않아서 심력 소모가 심했다. 그렇기에 그녀에게 보여주고 난 뒤에 태블릿 화면을 꺼버리고선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서 멍하니 허공만 바라본다. 그러기를 잠시 다시 태블릿 화면을 키고서 나는 그녀를 향해 화면을 보여준다.
- 이름이 뭐에요? 내 이름은 하세윤이라고 해요.
그래도 같이 먹는데 통성명 정도는 해두는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
79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후 8:33:26월희 성격이 너프 당했군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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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8:53:18솔직히 저렇게까지 해주는데 계속 짜증성질을 내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지극히 합리적인 이유로 너프(임시)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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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후 8:54:20그래도 뭐든 예쁘고 귀여우니까요! (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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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8:59:44앟 ㅋㅋㅋㅋ 이쯤되니 과연 월희를 뭘 어떻게 해야 세윤주가 이건좀; 하고 gg를 치게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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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후 9:04:50뭐든 예쁘거든요~~ 너무 막나가면 받아주기 좀 힘들것 같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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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천월희 - 하세윤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9:37:17아까까지는 될대로 되던가 말던가 식으로 말을 던져대었다면 이번은 약간, 아주 약간 간절하게 꺼낸 말이었다. 배는 고픈데 혼자는 싫고 그렇다고 누굴 부르자니 내키지 않고. 등등의 여러가지 사소하고도 복잡한 이유들이 얽히고 설킨 간절함이었지만. 간절함이라는 건 확실한 사실이니까. 그게 지금 그녀의 진심이기도 하고.
"정말? 고마워!"
그가 그녀의 부탁을 수락했을 때 보인 환한 미소도 물론 진심이었다. 내내 찡그리고 부루퉁하던 얼굴이 활짝 밝아지며 웃은 한순간 뿐이라 할지라도.
혼자가 아닌 그와 둘이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훅 느껴지는 내부 공기에 일순 굳었다. 그도 그럴게 밖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가게라고 안 그럴까. 혼자였다면 당장 돌아서 나갔겠지만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조심히 따라가서 그가 찾은 자리에 얌전히 앉았다. 거치적거리는 코트를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쳐두고 메뉴판을 집어든다. 오늘의 추천이니 시그니처 메뉴니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처음 오는 곳에서 굳이 모험을 할 필요는 없다. 크림소스로 하자, 라고 생각하며 메뉴판을 내려놓고 그를 보니 태블릿에 한줄 적혀있었다.
"그래. 나는 크림베이컨으로 해야지."
그의 말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고 테이블에 붙은 벨을 눌러 직원을 부른다. 주문을 받으러 온 직원은 그녀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의무대로 주문을 받아서 가버렸다. 직원이 간 뒤에야 마실 것도 할 걸 그랬나 싶었지만 다시 부르기 귀찮았다. 주문도 했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할 것도 따로 없었으니 손의 상태나 들여다보고 있었다. 맞은편에 앉은 그는 주문을 대신 해달라는 말 이후로 어딘가 멍해보여서 말걸지 말고 냅둬야지 싶었으니까. 하지만 의외로 먼저 말을 걸어온 건 그였다. 다시 켜진 화면에 써진 말을 보고 그녀는 의외란 표정으로 가만히 있다가 슬금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였다.
"이름 먼저 얘기 안 하면 그거 트집 잡을려고 했는데. 아깝네에. 응. 내 이름은 천월희야. 또 볼지 어떨지도 모르는데 이름은 알아서 뭐하려는지 모르겠지만?"
키득키득. 작은 소리의 웃음이 말꼬리에 들러붙는다. 감긴 눈이 슬쩍 휘며 잠깐이지만 눈이 뜨여질 것처럼 움직였으나 어림도 없다는 듯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더 굳게 닫혔으면 닫혔지.
"하세윤, 세윤이. 하세윤이~ 좋네. 이름. 발음이 마음에 들어. 좋은 이름이네~"
그의 이름을 장난스럽게 몇번 중얼거리고 한번더 작게 웃는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손으로 턱을 괴려다가 거즈의 감촉에 멈칫하며 손을 내린다. 이거 거슬리네. 라며 거즈를 만지작거리는 손짓이 금방이라도 떼어내버리지 않을까 싶어보인다. -
85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9:37:52너무 막나가는 건 금지.....메모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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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하세윤 - 천월희 (XWlML2JGeo) 2020. 12. 27. 오후 10:33:11내 것과 함께 자신이 먹고싶은 것을 고르고서 주문을 하는 그녀를 보고서 잠깐 멍때리고 있다가 통성명을 하자 그녀는 순순히 자기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천월희라 ... 예쁜 이름이네, 하고 생각했지만 그걸 말하지는 않는다. 트집 잡으려고 했다니 얼마나 베베 꼬인 여자인거야 이 사람. 어쩌다가 이런 사람이랑 엮여서 밥까지 먹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별로 좋지 않은 일은 확실했다.
- 그거 때면 치료해준게 의미가 없으니까 적어도 저녁에 샤워하기 전에 때세요.
물론 샤워하기 전에 때고서 다시 치료를 하고 거즈를 붙여놔야하지만 이 여자가 그런 일을 할리가 없으니 적어도 샤워하기 전까진 붙여놓으란 뜻이었다. 그때쯤엔 그렇게까지 아프지는 않을테니까. 내 이름을 갖고 좋은 이름이라며 장난스럽게 중얼거리고 있지만 나는 별 관심도 갖지 않고서 태블릿으로 메일을 몇개 보낸다. 처음으로 들어온 외주들이라서 답신도 잘해야했다.
- 맛있게 먹어요.
그렇게 잠깐 태블릿을 보고있으려니 음식이 나온다. 종업원에게 고갯짓으로 인사를 하고서 나는 태블릿에 그렇게 적어서 보여준뒤에 나온 스파게티를 한입 먹는다. 음 그렇게 맛있지는 않지만 맛없는 것도 아니라서 묵묵히 먹고 있다가 문득 궁금한게 생겨서 먹다말고 태블릿에 뭐라뭐라 적은 뒤에 다시 보여준다.
- 혹시 오리진이라는 회사에 입사하시나요?
왜인지 나와 비슷한 부류라는게 느껴졌다. 저렇게 눈을 감고 있는데 앞이 보이는 것마냥 행동하는 것도 그렇고 눈을 절대 뜨지 않는 것도 그렇고. -
87 세윤주 (XWlML2JGeo) 2020. 12. 27. 오후 10:33:21역시 월히가 체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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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천월희 - 하세윤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11:04:50굳은 딱지의 가장자리를 툭툭 건드리다가 결국은 벗겨내는 그 심리를 아는가. 손바닥을 덮은 거즈를 만지는 그녀의 기분이 딱 그랬다. 딱지처럼 단단히 붙은 것도 아니라서 얼마든지 들춰낼 수 있으니 정말 한순간 마음만 먹으면 이 거치적거리는 천쪼가리를 벗겨내버릴 수 있었다. 그걸 꿰뚫어 본 듯한 그의 말에 내심 콕 찔려서 얌전히 두 손을 내려놓고 말았지만.
"그런거 말 안 해도 아는 걸. 세윤이는 참견쟁이네~"
베에. 태블릿으로 뭔가 하기 바쁜 그를 향해 혀끝을 쏙 내밀었다 집어넣고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을 조금 매만지고 있었다. 빗질하고 싶은데 빗이 없어서 아쉽네, 따위를 생각하며 손가락에 머리카락 몇가닥을 걸쳐 빙글빙글 돌리고 푼다. 그걸 몇번 반복하다가 다시 말끔히 뒤로 넘기자 딱 타이밍 좋게 음식이 나왔다.
"응. 세윤이도 맛있게 먹어."
그의 이름을 들은 뒤로는 말마다 꼬박꼬박 그의 이름을 넣어가며 말한다는 걸 그가 알긴 알까. 몰라도 상관없다. 그녀는 단순히 그의 이름이 발음하기 편하고 울림이 마음에 들어 일부러 그러는거였다. 그녀가 하고싶어 하는 언행에 상대의 기분이나 평가는 신경쓰지 않았다. 안하무인하다던 그의 말처럼 말이지.
크림의 고운 색이 잘 살아난 크림파스타는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가 먹을만 했다. 그렇다고 엄청 맛있냐면 그것도 아니고, 가격에 비하면 좀 아쉬운 맛이었다. 포크로 면을 요령좋게 말아가며 한입씩 먹고있는데 그가 태블릿 화면을 보여준다. 뭐야 뭐야, 라며 태블릿을 들여다보고 고개를 아주 살짝 기울인다. 고민하듯이. 짤막한 고민 뒤에 그녀는 태연스레 대답했다.
"오리진? 그게 뭔데? 무슨 회사야?"
그녀의 대답은 언뜻 듣기에 그런 걸 아주 모르는 사람처럼 자연스러웠다. 특이한 이름이네~라며 포크로 면을 정리하는 손짓도 자연스럽고. 적당하게 말아 소스를 묻힌 파스타면을 입에 넣고 씹어 삼킨다. 그만큼의 텀을 넘기고서 이번엔 그녀가 되물었다. 은근하고도 간드러진 목소리로.
"일면식도 없던 사람한테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을까? 응? 세윤아?" -
89 월희주 (3p3VUCGDsE) 2020. 12. 27. 오후 11:05:30세윤이도 변함없이 최고에요~ 틱틱대는 모습도 귀여워! 새삼 반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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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하세윤 - 천월희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2:10:24뭐라 말을 해줘도 저런 반응이니 더이상 말할 가치도 못느끼겠다. 내가 왜 다쳤다고 치료까지 해주고 밥까지 같이 먹어주고 있는지에 대해서 강한 회의감이 오는 순간이라고 해야할까.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았지만 여기서 머리가 아픈 시늉이라도 하면 그걸로 또 꼬투리가 잡혀서 말이 나올까 묵묵히 나온 음식을 받아 앞에 놓는다.
- 모르면 됐네요.
더이상 관심이 없어져서 그녀의 이어진 질문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냥 음식만 먹는다. 아까부터 반말을 하고 있었고 이름을 알려주고 난뒤에는 계속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그런거에 신경 쓰는 성격은 아니라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도 않았지만 ... 계속해서 이름을 불리다보니 은근 신경을 긁는듯한 느낌은 있었다.
- 잘 먹었네요.
음식을 빠르게 해치우고서 나는 그녀가 다 먹기를 기다린다. 그냥 여기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집으로 가도 괜찮겠지만 내가 그럴 정도의 깡이 있는 사람도 아닐뿐더러 이 여자와는 다르게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자는 뜻이었다. 마음에 안든다고 똑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태블릿으로 더이상 할 것도 없어서 그냥 아까처럼 멍하니 앉아있는게 다였다.
- 다신 안봤으면 좋겠네요.
어느새 음식을 다먹고 계산을 하러가는 그녀의 옆에서 하는 얘기였다. 제발 길거리에서 단 1초라도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으니까. 그렇게 얘기하고서 반응을 듣기도 전에 난 인파의 사이로 사라지려고했다. 이번엔 붙잡아도 그냥 갈꺼야, 라는 소리를 하면서. -
91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2:20:40이 얼마나 까칠한 세윤이란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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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2:25:17그 까칠함이 넘모 좋아오... 가시 바짝 세운 고슴도치 같아오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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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2:30:14ㅋㅋㅋㅋㅋㅋ 세윤이 너무 좋아하는거 아니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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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2:32:05에이 세윤주야말로 남말할 처지는 아니면서~ 그래요 안 그래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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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2:34:19큼흠흠 ... 뭐 그건 그렇지만요. 하지만 월희 이쁘자나요 기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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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2:36:26그래요! 그쵸? 세윤이도 멋있고 귀엽고 아주 최고라구요! 세윤이가 최고다아아ㅏㅏㅏ(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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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2:45:14예전의 모습도 그립지만 지금의 모습도 새로운걸요~~ 까칠한 월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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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천월희 - 하세윤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2:59:02그녀의 태도, 정확히 말투는 처음에 비하면 까칠까칠함은 거의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게 없어졌다. 그러나 없어진만큼의 자리를 듣는 이로 하여금 짜증스럽게 만드는 무형의 어떤 것이 채워졌다. 홧김에 직설적으로 퍼붓는 폭언과 다른 불쾌함 또는 불편함을 유발하게 하는 그런거 말이다. 그러니 그가 그녀에게 짜증이 나고 더 나아가 화가 난다 해도 그녀는 할 말이 없었다. 그녀 자신이 불러 일으킨 결과였으니.
"됐으면 됐고~"
그러한 태도 때문인지 딱 잘라 대화를 끊는 한마디에 그녀도 그러던가 말던가~ 라며 마저 식사를 했다. 그가 빠르게 접시를 비운 탓에 그녀가 먹는 속도가 더욱 돋보이긴 했지만. 그런 사소한 걸 신경쓸 그녀가 아니었다. 앞사람이 벌써 다 먹었건 어쨌건 자신의 페이스로 느긋하게 파스타를 먹는다. 소스가 허투로 남지 않게 면을 말아서 마지막 한가닥까지 깔끔히 먹고난 뒤에야 포크를 내려놓는다. 그럭저럭이었네~ 같은 짧은 소감을 중얼거리며 냅킨으로 입가를 닦는 것까지 마치고 나서 겨우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세윤이는 잘 먹은거 맞아? 지금 세윤이 표정만 보면 꼭 체한 사람 같은데 말이지~"
계산을 하러 가면서 그의 표정을 콕 집어 말하고 킥, 하고 웃는다. 그녀보다 빨리 먹고 멍하니 앉아있는 모습을 그녀도 똑똑히 보았으니 말이다. 그녀의 말로 하여금 더 체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런 걸 신경쓴다면 그녀가 아니지.
"응? 글쎄~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나?"
다신 안 봤으면 좋겠다는 꽤나 까칠한 말에 대꾸를 하며 계산을 마친 카드를 돌려받았다. 가게 밖으로 나오자 들어오기 전과 크게 달라진게 없는 인파가 둘을 맞이한다. 그녀가 잠시 멈춰선 사이 그는 멈추지 않고 인파로 사라지려 하고 있었다.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한발두발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한 손을 뻗어본다. 식사가 끝났으니 이제 더는 그를 붙잡을 구실도 없었다. 그런데도 괜히 잡고 싶어지는 건 다신 안 봤으면, 같은 소리를 들어서일까.
"꼬옥 다시 만났으면 좋겠네. 하세윤이."
그녀는 뻗었던 손을 내리고 가볍게 뒤로 모아 쥐었다. 다신 안 보고 싶은 사람과 꼭 다시 보길 원하는 사람. 과연 운명은 어느쪽의 손을 들어줄까. 같은 어느 노래가사 같은 말을 머리속으로 흘려보내며, 일부러 그와 반대 방향으로 발끝을 향했다. 곧 그녀의 모습도 거대한 강 같은 인파의 흐름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
99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00:59천월희(성질머리 사포질 중) 막 이래~ ㅋㅋㅋ 첫 만남 일상은 이쯤 마무리하는게 좋을거 같아서 막레로 써봤어요~ 전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데 또 비슷한 느낌이 남아있어서 묘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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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01:19앗 막레로 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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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04:21응응 막레에요 막레~ 그래서~ 리스타트 첫일상 마친 소감 한마디 해주시죠 세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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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10:12월희는 여전히 최고다 ... 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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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14:56아이참 그렇게 말하면 제 광대가 승천해버린다구요~ 이거 부끄럽게~ ㅋㅋㅋ 음.. 이 시간에 일상을 새로 시작하긴 애매하구 잡담이나 좀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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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20:51잡담 좋아요! 얘기할 거리는 많으니까요~~ 다음 일상은 회사에서 둘이 마주치는걸로 하는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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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24:59그러는게 좋겠죠? 입사 인사하는 자리에서 어? 하고 마주치게 하면 딱이겠어요~ 앗 맞아 세윤이 가족 설정은 그대로 가져갈 건가요? 본편에서 끝까지 못 풀었지 않나 싶어서. 여기서 마저 풀어도 좋을듯 하구요? 아 절대 제가 궁금해서 그런거 아님...진짜 아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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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27:44가족 설정은 그대로에요! 다만 현 시점에서는 살아있고 곧 죽습니다 ..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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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30:49에...에엣 에...?! 그럼 세윤이 멘탈 나간거 실시간으로 볼수 있는건가요...? 벌써부터 맴찢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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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35:02오리진 입사 직후에 죽거든요! 그래서 잠도 잘자고 밥도 잘먹는 세윤이 상태에요 :3 ... 멘탈 와장창나서 죽은눈 동태눈이 되어버린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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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38:45아 안대오 우리 세윤이 ㅠㅠㅠ 죽은눈 동태눈되면 안대ㅠㅠㅠㅠ... 진짜 그러면 매일 도시락 싸다가 멕이고 쉬는 시간에 잠도 재우고...이거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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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39:33호에엥 월희가 그렇게 해주려나요!! 세윤이 복받았네요!! 물론 미래엔 매일같이 얻어먹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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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46:55매일 볼텐데 그러고 있으면 첨엔 별신경 안 쓰다가 쟤 저러다 죽겠는데? 싶어서 하나둘 간섭하기 시작하는거죠 ㅎㅎㅎ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세윤이 한정이지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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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1:50:48후후 ... 그러면서 점점 가까워지는건가요! 새로운 스타트이긴 하지만 정식으로 사귀는건 본편보단 좀 이른 시점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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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1:56:25흐름에 맡길 생각이지만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긴해요! 아니면 본편처럼 밀당 아닌 밀당을 즐길지도 모르겠네요~ 어느쪽이든 너무 행복해서 고를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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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2:00:47월희랑 행복한 일상을 보낼 생각을 하니까 체고네요 ... 근데 월희주는 세윤이 어디가 마음에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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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2:11:42두근두근해요 아주~ 음~ 그게 어디다! 라고 딱 찝지는 못 하겠고 대강 느낌만 설명을 하자면~ 일단 시트를 봤을 때 살짝 어 좀 친해지면 좋을듯? 싶었어요. 그래서 선관 짤 때도 입사동기 바로 나왔던거고. 관심이 호감이 된 건 선관 짜면서부터였고 첫 일상을 돌리면서 아 하고 깨달았죠. 내가 치였구나...덕통사고를 당해버렸어....(털석) 이런 기분적 흐름은 있는데 어느 시점 어느 부분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ㅋㅋㅋ 원래 치이는게 다 그런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럼 질문을 받았으니 질문으로 돌려줘야겠죠?! 세윤주는 월희의 어디가 마음에 들었던 건가요!! -
116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2:16:32(나중에 첫일상을 보고 와야겠다) 저는 월히 보자마자 헉 예쁘다, 하고 두근두근 했는데 첫 일상을 돌리니까 어머어머 이렇게 더 예쁠수가 있나 싶더라구요. 거기에 케미도 잘맞고 ...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구요! 엔딩까지 가게되면 사랑의 도피를 하고싶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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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2:26:36(이미 보고온 자의 여유) 오 사랑의 도피~ 도피로 세계일주 한번 해버렸겠어요 ㅋㅋ 엔딩까지 갔으면~ 둘이 케미 잘 맞는거 저도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월희라는 캐릭터가 제 손에 잘 맞기도 했는데 세윤이랑 돌릴 때면 유독 더 잘 맞는 느낌이라 좋았죠. 응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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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2:33:57세윤이가 말을 못해서 태블릿이나 손가락으로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게 월희랑 있을때는 더 좋았던것 같아요! 월희랑 돌릴때도 더 즐거웠구요. 서로 주도권이 계속 바뀌는 것도 좋고! 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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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2:37:43(기쁨의 코ㅍ 아니 눈물 쥬륵....) 세윤주랑 세윤이가 세트로 귀여워서 저는 심장이 견디지 못할거 같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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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2:38:35헉 ... 주그시면 안됩니다 정신 차리세오!! 저는 월히주가 돌아오셨을때 심장이 얼마나 벌렁벌렁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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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2:45:38아...저기 강 너머로 꽃밭이 보여오... (아련..) ㅋㅋㅋ.. 근데 진짜 곧 강 건널거 같아요 잠이라는 이름의 강... 저 그때 레스 넘겨놓고 솔직히 답이 하루만에 올 거라곤 상상도 안 했거든요. 일부러 하루 안 들어가려고 했는데 결국 못참고 들어가보니까 답 달려있어서 저도 엄청 놀랬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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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2:46:54저는 자주 들어오거든요! 그 어장 갱신되면 가서 확인해보기도 하고. 그런데 진짜 오셔서 놀랬다니까요 ... 앗 졸리시면 주무시면 됩니다! 어제 너무 늦게 주무셨어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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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2:52:22전 오니까 그 어장이나 메모어장 같은거 밖에 볼게 없어서 들어가봤는데 딱 있는거 보고 심장이 쿵 했었어요. 여러가지 의미로~ 동시에 미안하기도 하고 막 보고싶고...음... 새삼스럽지만 여지를 남겨놔줘서 고마워요. 글구 졸리긴한데 조금은 더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때마냥 자러가기가 아쉽단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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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2:56:19그럼 갑자기 사라지면 잠든걸로 알께요! 저도 아쉬웠으니까요! 월희는 최고의 앤캐이기도 했고 ... 하고싶은게 많았거든요! 크리스마스 이벤트도 같이 하고싶고 그랬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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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3:00:47하지만 이미 지나간 크리스마스... 괜찮아요 우리에겐 내년이 있어요! 그때까지 하고싶은거 하나하나 다 해가면 되죠~ 일댈이니까 눈치보이지 않고 마음껏 해버리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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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3:07:20그건 그렇죠! 본편 설정 말고 캠퍼스 커플 같은 것도 해보고! 다양한 설정이 있으니까 즐길건 많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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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3:11:09아하~ AU 설정 좋죠! 진짜 끝없이 나오니까 질리지도 않고~ IF로 썰 푸는 것도 재밌고~ 아 아 저 오프레 설정도 나중에 한번 해보고 싶어요! 오프레 월희는 예쁜 보라색 눈 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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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3:13:21오프레 좋아요! 세윤이도 말 잘 할수 있으니까요! 오프레에서도 커플이려나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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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3:16:19와! 말잘하는 세윤이와 눈뜬 월희!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혁명 같아요 ㅋㅋ 오프레에선...커플보단 썸썸한 사이가 어떨까나요? 연기 중에 서로 호감을 느껴 썸을 타는중인거죠~ 맘 막 들었다놨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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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3:19:13헉 ... 그런것도 좋을것 같아요! 연기자니까 ... 서로 데이트하는거 안들키려고 서로 집데이트 같은 것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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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3:20:59몰래데이트 너무 좋고~ 오프레니까 성격도 쵸큼 바꿀꺼에요~ 어떻게 바꿀지는 아직 비밀인걸로! 세윤주의 심장을 두번 두들겨버릴만한 걸로 준비할테니..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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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3:23:32헐 ... 그거 기대해봐도 되는 부분인가요!! (벌써부터 설렘) 세윤이는 좀 더 적극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싶네요! 좀 더 리드하는 느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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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전 3:28:26어...어.....아니오 기대하지마세오 급 자신없어져써...으으 이렇게 된 이상 미래의 나에게 맡긴다! 힘내라구! (미래의 나 : 야!) 하지만 걱극적인 세윤이 넘모 좋습니다 하악(?) 이건 기대 풀충전해둘거라구요~~ 그리고..그리고 이제 한계인거 같아오 세윤주.. 전 이만 먼저 가야겠ㅇ... 세윤주도 잘 자구 우리 일어나서 봐요~ 좋은밤 좋은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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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전 3:29:31잘자고 내일 봐요! 세윤이 꿈 꾸셔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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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후 12:49:27좋은 아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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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3:15:30좋은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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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후 3:32:55맛점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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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3:48:42응응 간단하게 맛점했어요! 세윤주는 일하는 중이려나요? 오늘도 화이팅이란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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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세윤주 (mIBnFRefiA) 2020. 12. 28. 오후 3:51:41오늘은 쉬는날이란거에요! 그래서 행복하단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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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3:58:41와! 쉬는 월요일! 남들 일할때 쉬는게 최고죠 ㅎㅎㅎ 쉬는날이면 월요일도 빨리가고~ 아 이건 좋은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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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세윤주 (IZuV2movEA) 2020. 12. 28. 오후 4:00:23내일부턴 일해야하지만 하루라도 쉬는게 어디인가요 .. 주 7일 출근하느라 넘 힘들어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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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4:02:55허억 주내내 일했던 거에요?! 아니 너무하네.. 너무하네요 진짜! 어휴! 오구구 세윤주 오늘은 일 생각 같은거 하지말구 푹 쉬어요~ 쓰담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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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세윤주 (IZuV2movEA) 2020. 12. 28. 오후 4:05:33월히 생각하면서 푹 쉬면 되겠어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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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6:13:48그게 세윤주에게 휴식이 된다면 얼마든지! 저도 종종 그랬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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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세윤주 (IZuV2movEA) 2020. 12. 28. 오후 7:00:42저녁이에요! 맛저하셧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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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7:01:49세윤주도 좋은저녁! 곧 맛저할 예정이에요~ 세윤주는요? 푹 쉬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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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세윤주 (IZuV2movEA) 2020. 12. 28. 오후 7:27:07저는 푹 쉬었어요! 아주 개운한걸요~~ 월희주도 오늘 하루 잘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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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7:32:43와! 좋은 휴일이었네요~ 저도 보통인 하루였어요. 아무일 없었으니 그것만으로 다행 아니겠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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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세윤주 (IZuV2movEA) 2020. 12. 28. 오후 7:56:32그것도 맞는 말이죠! 잘 지내셨다니 다행이에요~~ 곧 휴일이 끝나는건 좀 슬프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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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7:57:53아...하지만 아직 4시간이나 남았으니까요! 밤도 있고! 같이 느긋하게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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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세윤주 (IZuV2movEA) 2020. 12. 28. 오후 7:59:35그러는게 좋을것 같아요! 오늘은 새로운 일상? 아니면 잡담도 괜찮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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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8:02:07음..음...둘다 좋지만 잡담은 새벽에도 했구! 새일상 돌려보아요~ 회사동기 시작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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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세윤주 (IZuV2movEA) 2020. 12. 28. 오후 8:02:44그럼 회사에서 첫만남 하는걸로 돌려볼까요! >ㅁ< 이번 선레는 제가 좀 이따가 가져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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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8:09:09응응! 선레 부탁할게요~ ㅎㅎ 둘이 회사에서 마주치면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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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하세윤 - 천월희 (IZuV2movEA) 2020. 12. 28. 오후 8:31:20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첫 출근 날이다. 아침에 변함없이 일어났고 부모님께 문자로 안녕히 주무셨냐고 문자를 보낸 뒤에 구석구석 깨끗이 씻기 시작했다. 첫 출근이라서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야하기에 평소보다 좀 더 깨끗이하고서 옷을 고르기 시작한다. 그래도 첫날이니까 정장이 좋을까 싶었지만 너무 딱딱한 느낌을 줄 것 같아서 정장을 베이스로 해서 좀 캐주얼하게 매치한 뒤에 드라이기로 머리를 세팅하고 마지막으로 향수를 뿌려서 마무리한다.
조금 일찍 가있기 위해서 회사에 도착하자 신입사원이냐는 물음이 들려왔고 그렇다고 대답하자 어딘가로 날 데려간다. 직원을 따라가니 작은 사무실 같은 곳이 있었는데 자리는 나와 또 다른 한자리 밖에 없었다. 신입사원을 데려가길래 어디 큰 강당으로 데려갈줄 알았는데 이런 작은 사무실이라니. 아무래도 회사 특성상 신입사원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 구조라서 그런것 같았다.
- 얼마나 걸리죠?
앞에 서있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얼마 걸리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무래도 내가 말을 못하는 것을 알고있는지 내가 이런식으로 물어봐도 개의치않고 대답해준다. 확실히 나와 비슷한 이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이런 점에 있어서는 좀 개방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점에서는 만족스럽기도 했고. -
156 천월희 - 하세윤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9:49:50누군가는 일찍부터 일어나 준비하는 입사 첫날. 그녀는 꽤 아슬아슬한 시간까지 이불 속을 뒹굴었다. 몸이 아파서도 잠이 덜 깨서도 아닌, 그냥 가기 싫어서였다.
"귀찮아라~ 그냥 가지 말까아..."
이불을 폭 둘러쓰고 투덜투덜. 폰 한번 켜보고 앓는 소리 한번. 그날 기분이 내키는 바람에 가겠다고 해버리지 말 걸. 이제서야 그런 생각을 한다고 상황이 바뀌지는 않으니 깊은 한숨도 한번. 그렇게 뒹굴기를 또 몇분을 보내고서야 간신히 이불 밖으로 나온다. 보라색 머리카락은 어수선하고 반쯤 흘러내린 슬립 사이로 흰 살갗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겨우 일어난 그녀는 침대에 걸터앉아 하품을 늘어지게 하고 머리카락을 슥슥 밀어넘겼다.
"귀찮긴 한데~ 세윤이 보러 가야지~"
그날 정말 진심으로 보였던 그 말이 깨졌을 때의 표정을 꼭 보고 싶으니까. 응. 그걸 보려고 간다고 했는 걸.
"기대되네~ 아하하~"
무게 없는 웃음과 함께 일어나 한겹 뿐이던 슬립을 벗어던진다. 새하얀 나신으로 욕실로 들어가 씻기 시작했다. 한번 일어난 이상 준비를 하는데 시간으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씻고, 머리를 말리고, 뭘 입어야할지 고민하다가 감촉이 부드러운 니트티와 짧은 반바지에 검은 스타킹을 받쳐 신는다. 회사원이라기엔 다소 과한 느낌이었지만 그녀가 그런 걸 신경쓰는 사람이던가. 솜씨좋게 머리를 올려묶은 뒤 세탁을 해서 말끔해진 코트로 마무리를 하고 간단한 소지품과 함께 집을 나섰다.
오늘이 오기 전까지 집과 회사를 비롯한 근방의 지리는 머릿속에 넣어두었기에 회사까지 가는 도중 길을 잃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신 밍기적거린 시간만큼 늦게 도착하기는 했다. 그녀가 로비로 들어서자 여태 기다린듯한 직원이 다가와 이름을 묻는다. 태평하게 맞다고 하자 좀 늦으셨네요 라며 그녀를 안쪽으로 안내한다. 시간이 지체된만큼 서두르고 싶어하는 직원과 달리 그녀의 걸음은 느긋하다. 앞서가던 직원이 몇번이고 그녀를 기다려 겨우 한 작은 사무실에 도착했다. 긴 한숨을 내쉰 직원이 안에 들어가서 기다리라 말하고 또 급히 어디론가 가버리는 모습을 보며 키득키득 웃는다. 뭐가 그렇게 급하대.
"어차피 별거 하지도 않으면서."
웃는 얼굴과 달리 차갑게 중얼거리며 사무실의 문을 연다. 노크나 기척도 내지 않고 벌컥 열어젖힌 문 안은 보통의 사무실 그 자체였으나 그녀의 눈에 들어온 건 사무실의 풍경이 아니었다. 둘을 위해 마련된 자리 중 한자리를 먼저 채우고 있던 사람이었다.
"아. 세윤이다! 이런데서 다시 만나네? 응? 다신 안 봤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 해서 안타깝네~"
굽 낮은 부츠가 성큼성큼 걸어가는 발소리를 사무실 안에 선명히 울렸다. 무례할만치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그의 옆까지 다가가 잔뜩 즐거워죽겠다는 목소리로 떠든다. 그의 말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정말 안타깝다고. 전혀 그렇지 않은 목소리로 말하고 그의 옆에 남은 빈 자리에 털석 앉았다. 흘러내린 코트 자락 사이로 다리를 휙 꼬고서 발끝을 까딱까딱 흔들며 떠났던 직원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지금은 할게 그것밖에 없었기도 하고. -
157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9:50:10세윤이 반응!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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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하세윤 - 천월희 (1l1TSn.RPg) 2020. 12. 28. 오후 10:07:38그래도 회사인데 이번 기수가 두명 밖에 없는건 조금 너무한 감이 없지않나 싶지만 회사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해는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내 옆에 비어있는 의자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조금 궁금했기에 나는 손가락만 꼼지락대면서 시계를 바라본다. 시작할 시간을 넘겼는데도 여전히 옆자리는 비어있었고 사무실에 서있는 사람도 조금은 초조했는지 연신 시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복도에서 낮은 굽의 소리가 들려오고 문이 열리면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 아주 안타깝네요, 아주아주.
이게 악연이 쉽사리 끊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은 틀리지 않았는지 내 옆자리에 그녀가 털썩하고 앉는다. 그 순간 내 표정은 정말 못볼걸 봤다는 표정이 되었지만 금세 얼굴을 수습하고서는 길게 한숨을 내쉰다. 물론 여전히 소리는 나지 않았기에 그저 시늉만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미 전화로 여동생한테 왠 이상한 사람을 거리에서 만났다고 전화통화로 하소연을 하고 난 이후인데 오늘도 오랫동안 통화를 할 것 같다. 저 즐거워하는 목소리는 분명 이렇게 될거라는걸 알고 있었다는 것이겠지.
- 하필이면 입사 동기가 당신이라니.
내 첫 회사생활이 어떻게 돌아갈지 너무나도 뻔히 보여서 나는 탄식을 금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기왕 이렇게 된거 지금이라도 그녀와 친하게 지내야하나 ... 하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 어차피 매일 같이 얼굴을 봐야하는 사이라면 서먹한 것보단 친근한게 좋을테니까. 그런데 친근하게 접근한다면 그녀에게 잔뜩 놀림만 당할 것 같은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애초에 그녀를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자신도 안들었다고할까.
- 기왕 이렇게 된거, 잘 부탁해요.
그래도 웃는 낯에 침 못뱉는다고 나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하자는 뜻이었는데 겸사겸사 손의 상처도 확인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거의 다 나았겠지만. -
159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후 10:08:02나중에 월희랑 데이트할때 저 복장 입고오면 좋겠다 ... 취향저격이네요 (코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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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10:09:20ㅋㅋㅋㅋㅋ (코피닦아줌) 이쁘다고 해주면 입고나올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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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후 10:09:58이쁘다구요!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구요! (우주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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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천월희 - 하세윤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10:32:58그녀의 등장과 그녀의 말에 돌아온 반응이, 그의 말과 표정이 너무나도 예상했던대로라 그녀의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아주 잠깐 스쳐간 표정을 언뜻이나마 본 것조차 마음에 들었다. 그에게는 악연의 시작이었을 그날 거기서 그와 부딪혀서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러길래 거기서 오리진 따위를 묻지 말았어야지~ 나 원래는 입사 거부 할려고 했는데. 세윤이가 올 거 같아서 수락했거든~"
그에게는 입, 아니 말이 부른 재앙이란게 이런게 아닌가 싶을만한 상황이었다. 정말로 그날 세윤이 오리진의 이름을 꺼내지 않았다면 그녀는 끝까지 입사거부를 해서 오지 않았을거다. 이딴 회사에 흥미 따위가 있을 리 없었다. 능력자, 스킬러만 입사시키는 수상쩍은 회사 따위.
자리에 앉은 그녀느 혼자 무엇을 생각하듯 방금전까지 떠들던 입을 다물고 들어온 문 근처를 보고 있었다. 뭔가를 기다리는 것도 같고 그저 생각에 잠긴 듯도 같고. 그러다 옆에서 손을 내밀어오는 기척에 응? 하며 세윤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 움직임에 단정히 내린 앞머리가 살짝 흔들리고, 희미한 웃음기를 머금은 얼굴이 세윤을 향한다.
"세윤이는 내가 착실하게 회사 생활을 할 거라고 생각하나 봐? 안하무인한 내가? 그런 나한테 잘 부탁해서 뭐하려나아. 오히려 가까이 하지 않는게 좋을 걸?"
그녀를 향한 손을 힐끔 보고, 그가 내민 손을 잡을 기미도 없이 웃는 얼굴로 신랄한 말들을 늘어놓는다. 그녀의 말에 틀린 건 하나 없었다. 회사에 오기로 결정한 것도 순전히-
"난 돈을 벌려고 온 것도 아니고 여기에 보호받으려고 온 것도 아냐. 그날 그렇게 말한 세윤이가 날 다시 만났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어떤 반응일지, 그거 하나 보려고 온 거야. 일 같은거 내 알바야? 이런데도 잘 부탁한다고 할래?"
킥킥킥. 여전히 코트주머니에 두 손을 꽂고 긴 다리를 꼬고서 태연히 그런 소리들을 하니 이건 없던 정도 떨어지겠다. 사무실에 있던 직원도 표정관리를 잊고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
163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10:33:38음음 좋아 좋아~ 이제 세윤이가 월희한테 해주면 되겟네요~ 히히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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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하세윤 - 천월희 (1l1TSn.RPg) 2020. 12. 28. 오후 10:48:51첫만남에 내가 그녀를 다 파악할 수 있으면 여기서 안이러고 점쟁이를 하겠지. 설마 이렇게까지 악질일줄은 상상도 못했다. 사실 그녀가 여기 오건말건 나랑은 별 상관도 없는 일이기는 했다. 전에 들은 말에 의하면 이 회사는 위장용이라 일하는 양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 했고 ... 실질적으로 일의 양이 많은건 대외적인 직업의 일도 같이 해야하기 때문이겠지.
- 뭐 일을 열심히하던 안하던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고.
그러니까 그녀가 일을 안하던 말던 동기인 내가 피해보는 것은 하나도 없고 그것들은 오롯이 그녀의 사수나 윗사람들이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나도 싸잡아서 욕먹을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이런 회사에서 하는 일이라곤 간단한 일들 밖에 없을테니까. 그러니까 그녀가 그런 말을 해도 딱히 상관은 없었다. 그냥 앞으로 계속 볼 얼굴이니까 인사차 하는 것일뿐.
- 그래서 악수 안할꺼에요?
어깨를 으쓱하고선 손을 그대로 내민채로 그녀에게 태블릿을 보여준다. 안할꺼면 말고. 내밀었던 손을 다시 주머니에 찔러넣은 나는 앞에 서있는 담당자를 향해 무언가를 써서 보여주었다. 그래서 시작은 언제 하냐는 내용이었다. 그 사람도 월희를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가 내 말에 정신을 차렸는지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그러니까 이 회사는 어떤 일을 하고 대외적으론 어떻게 알려져있고 본부장은 누구고 ... 그런 진부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이 끝났고 담당자는 회사 안을 한번 돌아보고 집으로 가도 좋다고 얘기하고선 사무실을 나가버린다.
' 어디가 어딘지 알려주고 가야지. '
그렇게 쌩하고 가버리면 우리가 어디가 어딘지 알고 회사 내부를 돌아다녀. 회사기밀이 있는 곳으로 함부로 들어갈지 어떻게 알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일하는 사람의 수가 적은 것을 보면 직원 수가 적은 것 같기는 했다. 그래서 그냥 대충 끝내버리고 가는 것 같기도 했고. 의자에 앉아있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대로 사무실을 나가려했다. 그래도 1층 정도는 둘러볼만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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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후 10:49:09우선 지금은 그런 말 해주기엔 세윤이가 너무 싫어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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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10:58:37ㅋㅋ 뭐 데이트도 아주 나중일이 될테니까요~ 그 전에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아마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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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천월희 - 하세윤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11:20:12하나같이 터무니없는 말들에 직원은 황당하다는 반등을 보였으나 세윤은 의외로 그녀의 말들이 신경쓰이지 않았나보다. 그러던가 말던가 식으로 나오는 모습에 아 재미없어. 라고 중얼거린다. 아까와 같은 표정을 한번더 봤으면 정말 정말 좋았을텐데. 아무래도 오늘은 그 이상의 반응을 얻기 힘들 모양이었다. 그 생각과 함께 그녀의 안에서 흥미의 싹이 슬그머니 고개를 숙인다.
그녀가 조용해지고 세윤의 언제 시작하냐는 말에 겨우 정신을 차린 직원이 뭔가 여러가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반은 듣고 반은 흘려낸 오리엔테이션의 내용은 정말이지 시시하기 짝이 없었다. 세윤이 아니었다면 절대 그녀가 올 생각을 하지 않았을 곳이었다. 중간에 다리를 반대로 바꿔 꼬고서 지그시 앞을 응시하다가 설명이 끝난 후에 한마디 툭 내뱉는다.
"노잼이네. 정말."
세윤이나 직원이 듣던 말던 참 당당하게도 말하고 한 손을 꺼내 입가를 가리며 하품한다. 목적을 이루고나니 나머지는 다 어찌되든 좋았다. 그런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사내를 한번 둘러보고 집에 가도 좋다는 직원의 말이 퉁명스러운 듯 싶기도 하다. 바로 나가버리는 것도 그렇고. 회사나 직원이나 거기서 거기네. 직원이 나간 문을 보고 입꼬리를 슬금 올려 웃다가, 세윤의 뒤를 따르듯 그녀도 일어나 사무실을 나왔다.
"어디 한번 둘러보랬으니까 어디 틀어박히기 좋은 곳이나 미리 찾으러 가볼까나~ 세윤이는 뭐할거야? 저 안쪽에 가서 사람들이라도 볼 거야?"
딱히 행동을 같이 할 생각은 없었고 정말 단순하게 그는 뭘할지 궁금해서 던진 물음이었다. 사무실 앞 복도에 그와 두걸음정도 거리를 두고 서서, 입가에 미소를 띈 그녀가 세윤을 바라본다. 그저 그렇게만 보면 여느 보통 사람과 다를 것이 없어보이는데. 잠든 듯 감긴 눈만 제외하면.
"아니면 나랑 같이 갈래? 안 그럴 거 같지만?"
첫날부터 당당히 땡땡이 칠 장소를 보러 가자는 제안을 과연 그가 받아들일까. 그녀로서는 기대라곤 눈썹 한가닥만큼도 하지 않고 던진 말이었다. 그저 오리엔테이션만 받으러 오는 날에 저렇게 차려입은 그를 보면, 그런 걸 용납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으니까. 흔히 말하는 월급루팡짓들 말이다. -
168 세윤주 (1l1TSn.RPg) 2020. 12. 28. 오후 11:29:08놀랍게도 세윤이는 고지식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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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월희주 (C6DocW4qvo) 2020. 12. 28. 오후 11:36:07사실 그걸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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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하세윤 - 천월희 (1l1TSn.RPg) 2020. 12. 28. 오후 11:41:20내가 너 재밌으라고 사는 인생이 아니란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재미없단 말을 듣고 참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까 안하무인이라는 소리나 듣지. 그나마 친해지려고 악수나 청했는데 그것도 거절 당하고 이젠 이 여자랑 별로 엮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서 노잼이라는 말을 하는 것부터가 사회성이 영 결여되어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팍팍 주고 있다.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틀어박히기 좋은 곳을 찾는 그녀를 보면서 어처구니 없음은 두배가 되었지만 회사 내부 안내도 안해주고 니들끼리 알아서 돌아다녀라, 하고 방치해두는 이곳도 웃기긴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서 알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돌아다니다보면 어디가 어딘지 대충은 알겠지.
- 할 것도 없으니까요.
어깨를 으쓱하면서 얘기하고서는 그녀에게 앞으로 가라는듯 손짓한다. 이번 회사 탐방의 목적은 틀어박힐 곳을 찾는 것이었고 나는 그 과정에서 회사 내부를 대충이나마 파악하기 위해서 따라가는 것이었다. 물론 겸사겸사 틀어박힐 곳을 찾아도 베스트일테고. 나라고 맨날 일만 하는건 아니니까. 가끔은 노가리도 까줘야 일의 능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 휴식도 중요한거라구요?
그렇지 않나요? 하고 웃으며 그녀에게 묻는다. -
171 천월희 - 하세윤 (TvRSghd3Xc) 2020. 12. 29. 오전 12:23:27어떤 기대를 갖고 행한 일에서 돌아오는 반응으로 얻는 즐거움도 꽤 크지만, 전혀 기대하지 않은 일에서 뜻밖의 반응을 얻었을 때의 즐거움은 그 배가 된다. 말 그대로 지금처럼.
"어라. 정말?"
그녀는 정말 순수하게 놀랐다는 듯이 되물었다. 정말 나랑 같이 간다고? 여전히 눈은 감은 채지만 웃음기를 잃고 살짝 벌어진 입술이나 표정의 일부가 그녀의 기분을 고스란히 드러내었다. 그러나 그런 것도 아주 잠시. 금새 특유의 짖궂은 미소를 얼굴에 띄우고 킥, 하고 실소한다. 앞으로 가라는 그의 손짓을 무시하고 아까와 같이 성큼 걸어서 그의 코앞까지 다가간다. 한보 아니 한뼘도 되지 않을 만큼 가까이 마주보고 서서 한 손을 들어올린다 싶더니, 그의 셔츠 카라를 손가락 끝으로 슥 훑으며 중얼거린다.
"답답할만치 꽁꽁 싸매서 그 머릿속도 그럴 줄 알았는데. 의외네~ 그런 건 싫지 않더라."
셔츠를 스친 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아주 살짝, 살짝 그의 턱선을 훑은 듯도 싶다. 돌아보면 그녀의 손은 이미 코트 주머니로 돌아가있고 그녀는 한발 물러나 안쪽을 향해 돌아서있다. 장난은 칠만큼 쳤으니 이제 이곳을 탐방할 시간이었다.
"음~ 어디 안 쓰는 휴게실 같은거 있을거 같은데~"
어디 있을까~ 라며 그녀가 한발 앞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굽이 높지 않음에도 그녀의 부츠는 꽤나 명쾌한 발소리를 복도에 울려주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는데도 누구 하나 나와보거나 주의를 주는 일은 없는 걸 보면, 이곳에 사람이 얼마나 적은지 다시금 알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 인원수에 비해 여기가 얼마나 넓은지도.
"그러보니까 말야. 여기는 그게 없더라? 그, 음, 구조도라고 하던가. 어디에 뭐가 있고 이런거 표시해둔 내부지도 말야. 마치 내부 어디에 뭐가 있고 어디서 뭘 하는지 직원도 모르게 하려는 것처럼~"
또각또각 걸어가며 그녀가 하는 말은 정말 그랬나? 싶은 의문을 자아낸다. 어쩌면 단순히 그녀가 못 보고 지나쳤을지도 모르지만. 도대체 뭐하는댈까. 여기는. 혼잣말하듯 중얼거리고 몇걸음 앞으로 가서 아무 문이나 열어본다. 열자마자 먼지와 종이가 뒤섞인 냄새가 훅 끼쳐오는게 단순히 자료실 내지는 그 비스무리한 곳 같았지만. -
172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전 12:25:16음~ 그러고보니 우리끼리 이벤트를 하거나 할 순 없겠죠? 여기선 임의로 현장사건 같은 걸 만들어서 같이 해본다던가 해볼까요? 어때요 세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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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전 12:27:57그런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판정은 다갓에게 맡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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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전 12:36:08그렇게 다갓의 농간에 놀아나게 되고~ ㅋㅋㅋ 사건 뭐가 좋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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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전 12:45:15다갓의 농간은 언제든 무서운 법 ... 답레는 조금 이따가 가져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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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전 12:51:49그 농간에 본편에선....(절레절레) 응응 천천히 가져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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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하세윤 - 천월희 (eIvhTZOVZE) 2020. 12. 29. 오전 1:39:31내가 답답한건 오롯이 내가 말을 못해서 그런거지 딴 이유가 있는게 아니다. 내가 원하는대로 말을 하지 못하고 이 태블릿에만 의존해야하니까 말하고 싶은게 있어도 그냥 말을 안할 뿐이었다. 애초에 말싸움을 하면 내가 태블릿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쓰는동안 상대방은 하고싶은 말 다할텐데 그러면 내가 절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게임이 될 뿐이니까.
- 그런건 좀 구석에 가야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녀의 손이 셔츠의 카라를 따라서 턱선을 살짝 스치는 느낌이 들자 나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몸을 뒤로 뺀다. 이런 사소한 스킨쉽도 그녀의 것이라면 불쾌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놈의 장난은 너무 짓궂다. 작게 한숨을 쉬고서 나는 그녀가 가는 길을 뒤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대로 이곳에는 내부지도도 없어서 처음 들어오는 사람들은 어디가 어딘지 몰라 길을 잃기 좋아보이는 구조였다.
- 하는 일이 비밀스러워서 그런거겠죠.
물론 외적으로는 다른 일을 하는 회사지만 본래의 업무는 국민들에게도 극비로 돌아가는 것. 그렇기에 내부지도가 없을수도 있다는게 내 생각이었다. 하지만 역으로 내부지도를 배치해서 엄한 사람이 이상한 곳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을텐데. 뭐 윗사람들의 생각이고 지금만 불편하지 앞으로는 적응할테니 굳이 신경쓰지는 않기로 했다. 그녀가 아무 문이나 확 열어재끼니 안쪽은 냉기와 함께 종이와 먼지 냄새가 함께 끼쳐온다. 아마도 자료실인것 같았다.
- 여기는 자료실인것 같고 ... 저쪽 끝에도 문이 있네요.
복도 끝에도 아무것도 써있지 않은 문이 있었는데 나는 그쪽으로 곧장 향했다. 아무것도 안써있다는 것은 안쓰는 방이라는 뜻이고 그렇기에 잠겨있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문고리를 잡아서 돌리자 의외로 쉽게 돌아갔다. 안쪽을 살펴보자 먼지가 좀 쌓여있긴 했지만 낡은 소파와 책상의자가 놓여있었고 소파 앞에는 작은 테이블도 있었다. 누군가의 개인 사무실이었던것 같은데 ... 안쓰는 곳이면 잠궈놓지.
- 청소만 하면 쓸만하겠네요.
그래도 창문에서 햇빛도 잘 들어오고 이만하면 자리가 좋은데 ... 이 사무실의 주인은 어디로 갔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왜 뒤를 이어서 여기를 쓸 사람이 없는지도 의문이었고.
//본편에서 세윤이 사무실이 될 곳으로 정해봤어요! -
178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전 1:43:49나중에 월희한테 입히고 싶은거 목록을 작성해놔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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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전 2:02:29목록으로 만들 정도라니...세윤주 무서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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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전 2:05:02하지만 월희 예쁘고 몸매 좋으니까 ... (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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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천월희 - 하세윤 (TvRSghd3Xc) 2020. 12. 29. 오전 2:22:41아주 사소한 스킨십이라기에도 뭣한 스침에 바로 구겨지는 세윤의 얼굴을 보고 그녀는 히죽거리기만 했다. 아무래도 종잡을 수 없는 건 그녀만이 아닌가보다. 당연하게도. 몸을 뒤로 빼기까지 하는 그를 등지고 앞으로 나아가며 머릿속에 앞으로 어떻게 골려줄지를 하나둘 떠올려간다. 골리고 놀릴 거리가 있는 한 그녀는 계속 회사에 나올 생각이었다. 꾸준하게 나올지 어떨지는 장담 못 하지만.
그녀가 하는 말들은 대체적으로 대답을 바라지 않는 말들이었다. 대답을 원할 때에는 할 때까지 밀어붙여 들어내는 성격이었으니. 굳이 그러지 않는 말들은 흘려듣거나 무시하는게 상대에게도 편한 일이다. 그래도 될 것을 그는 그녀의 말에 짧게나마 대꾸를 돌려주고 있어 그녀로 하여금 입을 계속 놀리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왜 굳이 그런 일을 하느냔 말이지~ 그렇게 감추고 사리는거 치고 멀쩡한게 없으니까 말야. 일이나 사람이나."
의문 반 의심 반을 섞어 중얼대면서 그녀가 연 자료실 안을 들여다본다. 자료실이지만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지 내부 여기저기에 먼지가 꽤 보인다. 저기 저 보관함 뒤면 있을만 하겠는데. 같은 생각을 하며 문을 닫는다. 그리고 세윤을 돌아보자 그는 안쪽의 문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주저없이 문을 여는 모습에 흐흥~ 하고 콧소리를 흘리곤 그의 뒤를 따라가보았다.
"누가 쓰다 나갔나보네~ 팀장이나 부장급이였을라나. 여기 쓰던 사람? 그런데 왜 후임도 안 두고 나갔대~"
안 쓴지 제법 되었는지 비치된 가구마다 먼지가 뽀얗게 내려있었다. 당장은 앉거나 만지거나 하기 어려워보이는 사무실 내부를 조심히 한바퀴 돌아본다. 크기 적당하고, 블라인드만 걷으면 채광도 좋을거 같고. 그의 말대로 청소만 하면 쓰기 좋을 방이었다. 하지만 이런 개인실을 받으려면 그만한 직책을 가져야 할텐데...
"내가 얼마동안 여기를 다닐지 모르겠지만, 이런 방은 나랑은 평생 연이 없겠는 걸~"
그래도 소파는 쓸만하니 당분간 여길 써볼까. 라며 농담같이 떠든다. 지금 이렇게 돌아다니는 최초의 목적, 땡땡이를 칠 장소를 찾아두는 걸 잊지 않았다는 표현이기도 했다. 한번더 방 안을 돌아보고 창가 쪽에 선 그녀는 몸을 반 돌려 그를 보았다. 여전히 웃는 얼굴로.
"세윤이는 이런 개인실 준다면 받을거야?"
짧은 한마디였지만 여러 의미가 함축되어 있었다. 개인실을 받는다는 건 곧 승진한다는 의미이자 그만큼의 책임을 짊어지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했으니. 그녀는 앞서 말했듯 개인실은 연이 없을만치 아니 줘도 안 받을만치 승진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그런데, 그는 어떨까. 그 작은 의문 하나가 그 질문을 그에게 던지게 만들었다. 단순히 그것 때문에. -
182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전 2:23:59ㅋㅋㅋㅋ아휴 이 응큼한 세윤주 가트니~~ 목록으로 가져와도 순순히 입어줄거라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예라구ㅇ...아니 이게 아닌가?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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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전 2:24:47제가 월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월히주는 세윤이한테 원하는거 그런거 없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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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하세윤 - 천월희 (eIvhTZOVZE) 2020. 12. 29. 오전 2:41:49확실히 그녀의 말대로 숨기는 일 치고는 제대로 되는 일이 없긴 했다. 차라리 모든 것을 드러내고 일을 처리하는게 어떻게 보면 더욱 쉬운 방법이 되기도 하니까. 하지만 정부는 이런 사실들을 국민으로부터 숨기기로 결정했고 기업으로 위장한 우리는 어떻게 보면 국가의 녹을 먹고 사는 몸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기에 정부의 결정에 말없이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숨기고 있다고 디메리트가 있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이런 사안은 알려질 경우 사회의 혼란만 초래할 수 있으니까. 먼지가 쌓인 정도를 보았을때는 사무실을 비운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
- 소파도 그렇게 많이 낡은 것 같지는 않고.
청소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은 청소하는 사람도 없다는 얘기이고 그렇다는 것은 여기를 찾는 사람도 없다는 이야기. 어쩌면 그녀가 찾는 곳으로는 여기가 제격일지도 몰랐다. 청소는 소파의 먼지만 닦아내고 이곳저곳의 먼지만 털어내면 되는 일이었다. 어차피 책상은 사용하지 않을테고 소파에 누워있거나 앉아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 일은 나중에 하기로하고 바깥으로 나가려는때 그녀의 질문이 들어온다.
- 받아야죠.
승진에 욕심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꼭 해야한다, 라는 생각도 없었다. 그래도 상부에서 이런 사무실을 준다는 것은 내 능력이 좀 더 인정받았다는 이야기이고 더 필요한 자리가 있기에 승진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기회가 온다면 잡는게 좋지. 저 여자는 딱히 그럴 생각이 없어보이지만. 애초에 일도 안한다고 선포했으니까.
- 근데 몇살이에요? 나는 27.
생각해보니 나이도 안물어봤네. 이렇게 물어본다고 알려주지도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내 나이부터 말해두면 자기 나이는 언젠간 말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
185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전 2:58:34원하는거야 물론 많죠! 없을리가요~ 안 가르쳐주고 하나씩 일상에서 풀어낼거지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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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전 3:02:55호에엥 ... 저는 본편에서 돌린 일상 보고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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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천월희 - 하세윤 (TvRSghd3Xc) 2020. 12. 29. 오전 3:18:47새삼스럽지만 그녀는 이 오리진이란 회사가 무얼 하는 곳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보았다. 겉으로는 그저 그런 언론 관련 회사, 실상은 그녀와 같은 스킬러들만 고용하며 스킬러 관련된 일만 처리하는 국가의 기관 비스무리한거. 스킬러의 존재 자체를 공표하지 않은 나라에 있을법한 회사였으나 그녀는 오히려 그 있을법 하다는 부분이 거슬렸다. 그것을 구실로 그녀를 이곳에 가둔 것만 같아서.
"쓴지 얼마 안 된거 같은데 왜 나갔대~ 순직이라도 했나~"
쌓인 먼지의 양이 적기도 하고 그전에 물건들 자체가 그다지 낡지 않았으니. 본래 이 방을 쓰던 사람은 그리 오래 있던게 아니라는 의미가 된다. 그녀 생각에 퇴사한다고 순순히 내보내줄 회사가 아니었기에 남은 가능성은 하나 뿐이었다. 물론 그녀의 기준일 뿐이고 사실은 어떨지 모르는 일이었다.
"흐흥. 받는구나. 응. 받을거구나~ 그래 그럼~"
그녀가 던진 질문에 세윤이 짧고 확고한 대답을 돌려주자 그녀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적어도 놀리거나 비웃는 표정은 아니었고 신기하다는 느낌이 맞을까. 그도 그럴게, 승진 욕심이 영점 단위로도 없는 그녀에게 있어서 세윤의 대답은 충분히 신기할만 했다.
"응?"
도톰한 입술을 살짝 다문 채 느릿한 걸음으로 문을 향해 걸어가다가 세윤이 든 태블릿에 고개가 돌아간다. 그 잠깐 사이에 딴생각이라도 했는지 반응이 좀 늦다. 태블릿을 눈치채고 걸음을 멈춰서 화면에 적힌 질문을 읽어보고 아. 하며 그랬지 라는 반응을 내보인다. 그리고 잠시 가만히 있다가 겨우 생각났다는 듯이 대답한다.
"나는 25살. 내가 연하긴 한데 딱히 존댓말은 안해줄거야~ 이제와서 바꾸기 귀찮고. 남들한테도 다 이러는 걸~"
과연 그녀답다, 라는 그다지 좋지 않은 표현이 붙을 만한 말을 나이와 함께 돌려주고 그보다 한발 앞서 그 사무실을 빠져나온다. 이쪽 복도는 이 사무실이 끝인 듯 하니 더 갈 것도 없어보여, 그녀는 곧장 반대편 복도를 향해 걸음을 떼었다. 잠시 조용해졌던 복도에 다시 발걸음이 울리며 그 소리 사이로 작은 허밍이 함께 흘렀다. -
188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전 3:20:04아하~ 저도 첫 일상 포함해서 부분부분 봤는데ㅎㅎ 그때는 그때대로 설레고 두근두근해서 즐거웠던게 생각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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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전 3:23:37답레는 내일 드릴께요! 곧 잠들것 같아서 ... 얼른 본편처럼 관계가 진전되어야할텐데 말이에요! 좀 서사가 바뀌는 느낌이지만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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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전 3: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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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전 4:06:56(픽크루 선저장 후감상) 세유니가 최고야...히힣... 관계 진전을 위해서 서사를 쌓아가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니까요~ 그럼 잘 자요 세윤주~ 세윤주도 월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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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전 10:26:17아침 갱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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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1:05:40저 왔어요~ 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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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하세윤 - 천월희 (eIvhTZOVZE) 2020. 12. 29. 오후 1:12:15뭐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겠지. 그녀의 말마따나 순직일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힘들고. 스킬러들을 관리하고 등록되지 않은 스킬러들을 데려오거나 반항할 경우 제압까지 할 수 있는 그런 단체. 물론 자신이 스킬러라는 것을 깨닫고 순순히 들어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중에는 반항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제압하는 과정에선 무력충돌이 일어날수도 있고 그러다가 죽는 사람도 심심찮게 나오겠지. 그렇기에 일하는 사람이 적은 것일테고.
그녀의 말에 대답하자 흥미롭다는듯이 표정을 짓는 그녀를 보고 또 어떤 말을 하려는건가 싶어서 살짝 가늘게 뜬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저번처럼 신랄한 말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나이를 묻는 질문에도 잠깐 의아한듯 바라보았다가 순순히 대답해준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번에 저렇게 순순한거지.
- 그냥 나이나 알아놓을겸해서.
나를 이름으로 부르던 어떻게 부르던 신경 쓸만한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몇살인지 궁금해서. 어떤 나이길래 모두에게 그렇게 말을 할 수 있는 사회성을 갖게 된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25살이면 의외로 나랑 별로 차이가 안난다고 생각하면서 그녀를 따라 방을 나온다. 반대쪽 복도로 향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키도 비슷한것 같았다. 키도 크고 날씬한데다가 몸매도 좋아서 인기가 많았을법도 한데, 성격이 저래서 ...
- 여기가 휴게실인가보네요.
문 위에는 휴게실이라는 글자가 적혀있었고 문을 열자 안에는 한두명의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거나 소파에 누워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문을 열어본 나를 흘끗 바라보기는 했지만 별로 신경 쓰지는 않는지 곧 자신의 할 일을 한다. 이렇게 누워있는 것을 보면 회사 분위기가 딱딱하게 경직되어있는건 아닌것 같다.
- 짱박혀있을만한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의 시선이 있다는 것은 '정당'하게 쉴때만 통용되는 것이지 우리처럼 '몰래' 쉬려는 사람들에게는 부적절하다. 아무래도 여기는 아닌 것 같아서 문을 닫아버리고서 나는 다시 주변을 둘러본다. 아무래도 이쪽 복도에 딸려있는 방들은 모두 사용하는 것 같은데. -
195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후 1:14:02월히주 어서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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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1:20:44응응 세윤주 안녕이에요~ 오늘 잘 보내고 있어요? 답레는 좀이따 가져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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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후 1:23:25저는 잘 보내고 있어요!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급할건 없으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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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2:15:59천월희가 베풀었던 친절,
그것의 의미는 널 사랑했기에 베풀었던 친절이였다.
너는 그 사실에 분노하였으나, 애써 웃음을 머금고 그것을 숨겼다.
#내가_네게_베푼_친절의_의미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40634
답레 쓰기 전에 슬쩍 들렀다가 눈에 띄길래 해봤더니~ 으 응 이게 모지 싶네요 ㅋㅋ 맞는듯 아닌듯~~? -
199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후 2:17:39하세윤가 베풀었던 친절,
그것의 의미는 그저 남에게 호의를 베풀고팠던 순수한 친절이였다.
너는 그 사실에 분노해, 소리를 내지르고야 말았다.
#내가_네게_베푼_친절의_의미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40634
세윤이는 이렇게 나오네요! -
200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2:21:50아.. 세윤이가 저렇게 말하면 월희 진짜 화낼거같긴한데 ㅋㅋㅋ 사람 착각하게 하지마!! 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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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후 2:26:12>>200 월히는 좋아하니까 친절을 베푸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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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2:50:29앟 ㅋㅋㅋ 화내는 월희한테 그렇게 말해주면 바로 얌전~ 은 아니고 더 좋다고 달라붙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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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세윤주 (iQSuzHQ9EY) 2020. 12. 29. 오후 3:11:26>>202 나중에 시도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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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천월희 - 하세윤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3:53:40그는 그녀의 사회성을 의심하며 나이를 물었겠지만 냉큼 대답해버린 그녀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대답하기 전의 침묵은 우습게도 그녀의 나이를 셈하느라 그런거였다. 여태 나이를 따지지 않는 생활을 해왔고 이런 질문을 받는 것도 너무나 오랜만이었으니. 거기에 그녀가 사회성을 기를만한 기관-학교라던가 다니지 않았다고 하면 그는 어떤 표정으로 무슨 생각을 할까. 의외로 아 그래, 라고 넘어갈 거 같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재미없게시리.
"흐흐응. 나이가 뭐 대수라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그런거에 연연하는 건 바보같다는게 그녀의 지론 중 일부였다. 그저 흘러가는 시간의 햇수치보다 그 시간동안 축적된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온몸으로 깨달을만한 삶을 보내온 덕, 아니 탓이라고 할까. 지금의 그녀가 있게 만든 원인이기도 했으니.
반대편 복도를 걸어가다 휴게실을 발견한 그가 문을 열자 좀전의 자료실과 달리 훈훈한 공기가 흘러나온다. 그 안에서 쉬는 사람들을 보고 인사는커녕 고개 한번 까딱이지 않고 휙 돌아선다. 지금으로썬 이 회사의 인원들과 가깝게 지낼 생각이 없기도 했고. 나중에 그러고자 싶으면, 그땐 그때다.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앞에 보이는 문들을 한번 둘러본다. 그 시선의 끝은 그였다.
"저기 보니까 업무시간에 낮잠자도 뭐라고 안 할거같긴한데. 음~ 그래도 하나 있으면 좋긴 할텐데. 비밀장소."
이 앞은 다 쓰는 방인거 같고~ 그녀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해서 그런지 더이상 문을 열어보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는게 시간 낭비라는 걸 깨달아서 그럴까. 아니면 그냥 귀찮아서 일지도. 가만히 서서 코트 주머니에 넣은 손을 움직이자 늘어진 코트자락이 팔랑팔랑 흔들린다. 어쩔까나, 어떡할까나. 무슨 노래 가사처럼 리듬을 실어 중얼거리고 돌연 복도를 등지고 휙 돌아선다. 그리고 선언했다.
"오늘 탐색은 여기까지 할래. 이 이상은 귀찮고 나 배고파. 배고파졌어~"
그래서 어쩌라는걸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그녀는 배고파를 몇번이나 떠들었다. 그러다 제 행동에 제가 웃는다. 아하하. 장난친 후에 흘리는 작은 웃음과는 달리 소리가 맑다. 탁탁. 부츠의 앞코로 바닥을 두번 두드려 소리를 내고 세윤을 지나쳐 나가는 쪽으로 향한다. 그대로 혼자 가버리려나 싶더니 고개만 빠끔 돌려 그를 보고 묻는다.
"나 밥먹으러 갈건데. 같이 갈래?"
싫음 말구~ 라고 가벼이 얘기하는 모습은 그날 길거리에서 다급히 붙잡던 모습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내심에 기대를 품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
205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3:54:40지금 다시 깨달았지만 월희 변덕은 저도 모르겠단 말이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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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7:00:11저녁 갱신이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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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세윤주 (Mfoq1eFf1s) 2020. 12. 29. 오후 7:39:34월히주 좋은 저녁이에요~~ 지금은 제가 일하고 있어서 8-8 답레는 집가서 드릴께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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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7:46:31응응~ 다끝나구 저녁도 챙겨먹구 천천히 가져와요~ 화이팅이에요 세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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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8:37:28천월희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좋아하는_우유_순서는
월희 : 우유? 음~ 초코가 제일이고 그 다음이 딸기랑 바나나~ 흰우유는 가끔 따뜻하게 마시는게 좋더라. 커피우유는 지인짜 어쩌다 한번 정도?
자캐가_대학생이라면_몇_학년
월희 : 3학년 내지는 4학년 아닐까? 전공은~ 지금은 비밀~ 아하하.
자캐가_좋아하는_옷_스타일
월희 : 노출있는 것도 좋고 몸에 딱 붙는것도 좋아. 오프숄더나 옆트임이나~ 여름엔 얇고 하늘하늘해서 잘 안 달라붙는게 좋긴한데~ 살짝 비치면 더 좋지?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기다리는 동안 해시진단~ -
210 세윤주 (Mfoq1eFf1s) 2020. 12. 29. 오후 9:00:55옷 스타일 너무 맘에 드는걸여 월히 체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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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9:28:40본편이랑 쪼끔 다르게 입는다구요~ 후후.. 시트 수정할때 이부분도 고친다는 걸 깜빡했지만... 뭐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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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세윤주 (Mfoq1eFf1s) 2020. 12. 29. 오후 9:36:09으으 월희가 너무 조은데 어떡하죠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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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9:40:56그건 약도 없으니 계속 앓으셔야합니다...불치병이에요...(안경 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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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세윤주 (Mfoq1eFf1s) 2020. 12. 29. 오후 9:45:25아흑 ... 달달한 일상 ... 그것만이 치료제인것 같습니다 .. 옛날걸로 연명하면서 얼른 일상을 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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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9:52:32음음~ 그렇다면 성격을 좀더 너프시켜야...스킨십도 늘려야하나~ 세윤이 질색하던데 앟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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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세윤주 (Mfoq1eFf1s) 2020. 12. 29. 오후 9:55:31ㅋㅋㅋㅋㅋㅋ 아뇨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고 진행하면서 차근차근 사이가 좋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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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10:01:56역시 그러면 되겠죠? 그때까지 좀더 같이 앓는걸로~ ㅎㅎㅎ 기다림도 즐거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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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11:27:10천월희은(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러자 천월희은(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 저는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요."
#만약_당신에게_사랑하는_사람을_죽이라는_명령이_내려왔다면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864283
음~ 이건 죽이지 않기 위해 거짓말하는 느낌일려나요~ -
219 하세윤 - 천월희 (eIvhTZOVZE) 2020. 12. 29. 오후 11:44:55나이가 무슨 대수냐는 말에는 나도 동감하는 편이다. 나이만 있는대로 먹어놓고 그 값을 못하는 사람도 수두룩하고 반대로 나이는 적어도 깨어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나이는 누군가에게 프로필을 물어볼때 꼭 물어보는 내용이니까. 그러니까 물어본 것일뿐 딱히 의미는 없다. 휴게실 문을 닫고서 남은 방들을 탐색해보나 했더니 그녀가 갑자기 휙 뒤돌며 탐사 포기 선언을 한다. 역시 변덕이 죽 끓듯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내 회사생활이 어찌 돌아갈지 너무 잘 보이는 것 같다.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나는 또 한번 작게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보고있는 것만으로 두통이 오는 사람은 정말 오랜만인데. 몇번 그렇게 얘기하고서 밥을 먹으려가려는지 나를 지나쳐간다.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려니 고개만 돌려서 밥을 먹으러가잔 제안을 한다.
- 그러죠.
마침 배가 고프긴 했으니까 가볍게 수락했다. 여기서 거절하면 그냥 가버릴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후환이 좋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아무리 봐도 종잡을수가 없어서 최대한 내 느낌이 보내는 신호대로 움직이기도 했다. 좀 더 덜 귀찮아지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겨서 그녀의 옆에 서서 바라본다.
- 먹고싶은거 먹어요. 난 음식 잘 안가리니까.
입맛이 까다로운 편도 아니었고 뭐든 주면 잘먹는 편이었다. 물론 벌써부터 집밥이 그리운건 어쩔 수 없었지만. 나도 이십몇년을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산 사람이니까. 근데 오늘 아침엔 연락이 안되던데 어디 외출이라도 나간걸까. 나는 태블릿에서 주변에 식당이 뭐가 있는지 가볍게 검색했다. 그래도 회사가 번화가 근처라서 식당은 많았기에 메뉴에 제한은 별로 없을 것 같았다.
//답레와 함께 갱신! -
220 월희주 (TvRSghd3Xc) 2020. 12. 29. 오후 11:48:08호곡... 끝부분에 연락 안된다는게 설마 그건가요...복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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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세윤주 (eIvhTZOVZE) 2020. 12. 29. 오후 11:54:39그렇습니다! 그런거에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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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전 12:04:02ㅠㅠㅠㅠ 우리 세윤이 어떡해...으 벌써부터 눈물날거같아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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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전 12:12:58앗... 안대 울면 안대요 8ㅁ8 하지만 이건 변하지 않는 서사였는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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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천월희 - 하세윤 (tkF.JVu94w) 2020. 12. 30. 오전 12:54:10이번에도 기대 없이 대답을 들으려 했건만, 제안을 한게 그녀이다보니 아주 기대를 안 할 수는 없었던지라. 그래도 큰 기대는 아니었다. 거절해도 아 그래, 라며 미련없이 가버릴 수 있을만큼이었다. 크기로 치자면 새끼손톱만치 일까. 그런데 기대가 작았다고 해서 그게 맞아들었을 때의 기쁨도 그만치인 건 아니었더란다.
"그래 그럼."
주저없이 그러자는 대답을 돌려주는 그를 잠깐동안 응시하다가 금새 싱긋 웃으며 말한다. 아주 짧은 스침에도 질색을 했으면서 왜 그녀의 제안은 단칼에 거절하지 않는건지. 이도 저도 아니고 하나로 결론내릴 수 없는 그의 행동이 자꾸만 그를 건드리게 한다. 이번엔 어떡할래, 이건 어쩔거야? 사람을 상대로 시험해보는 짓은 몹시 실례였지만 그녀에게 그런 예의바른 생각은 좀 멀었다. 하고싶으면 해야했고 내키면 저질러야 했으니까. 그녀라는 사람은.
그녀가 멈춰선 곳으로 천천히 걸어온 그는 태블릿에 먹고싶은 거 먹으라며 한마디 하고 뭔가 찾는 듯 했다. 먹고싶은거라. 그가 태블릿으로 주변을 검색하는 동안 그녀는 머릿속에서 지난 며칠간 집어넣은 주변 지도와 지리를 떠올렸다. 단순히 길만 돌아다닌게 아니라 가게들도 들러본지라 그중 한곳을 고르면 될 듯 싶다. 몇몇 가게를 후보로 떠올린 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먹고싶은게 뭔지 생각해봤다. 그렇게 나온 메뉴로 한 가게를 정하고 옆에 선 그의 팔을 손등으로 툭 건드렸다.
"함바그 먹으러가자. 근처에 가본데 있는데 거기 괜찮더라."
메뉴를 정한 걸로 끝이 아닌 가게까지 정한게 그에게 다행일지 어떨지 모르겠다. 적어도 이상한데 가지는 않겠지만, 조금 불안감은 들지도. 그러던가 말던가 그녀는 작은 허밍을 흘리며 앞서 걷기 시작했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을 경쾌한 굽소리로 울려가며 층을 내려오고 넓은 로비를 성큼성큼 가로질러간다. 그보다는 작지만 동년배들 평균보다는 큰 키라 그런지 쭉쭉 내딛는 걸음이 시원시원하다. 묘하게 잘 잡힌 자세가 약간은 모델 같을지도.
중간에 그가 오는지 아닌지 확인 한번 하지 않고 쭉 걸어서 그대로 회사의 정문까지 나온다. 그제서야 슬쩍 고개를 돌려 그가 있는지 보고, 키득, 하는 짧은 웃음을 흘린 뒤 아직은 한산한 거리로 나아간다.
"저번처럼 헤메지는 않을테니까~ 잘 따라오기나 해~"
혹시나 그가 길은 아느냐는 물음을 할까봐서인지 선수를 치듯 툭 말을 던져놓고 다시 작은 허밍과 함께 걸어 나아갔다. -
225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전 12:55:23알고있지만 전에 과거로 다뤄졌을 때랑은 느낌이 진짜 많이 다르네요... 그때의 맴찢보다 몇배는 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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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하세윤 - 천월희 (bcXLwh47vA) 2020. 12. 30. 오전 1:13:52햄버그 나쁘지 않지. 그녀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고선 뒤를 따라 걷는다. 뒤에서 보고 있으면 동년배보다 큰 키와 길게 뻗은 다리가 합쳐져서 모델이 워킹하는 느낌이 들었다. 외모만 보면 완벽한 그녀인데 성격이 그 완벽을 다 깎아먹고 마이너스까지 끌어내린다. 나한테 관심도 없는지 회사 정문까지 향하면서 뒤 한번 돌아보지 않는다. 그녀답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것저것 확인하고 있으려니 그녀가 뒤를 돌아본다.
- 못믿음.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했는가, 길을 몰라서 내 팔에 매달려가던 그녀를 본게 내 첫인상이니까 믿음직하지 못하다. 이 근처에 있는 햄버그 가게를 검색했고 우리가 가는 길에 있는 곳이 하나 있길래 길을 머릿속에 넣어둔다. 혹여나 이상한 길로 빠지면 알려주기 위해서. 하지만 그녀는 곧잘 길을 잘 따라갔고 어느새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해있었다.
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점심시간이 막 방금 지난지라 사람 없이 한가했다. 그녀나 나나 사람이 많은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나저나 아직까지도 연락이 없네 ... 보통 이 시간이면 연락이 오는데. 부모님도 여동생도 같이 연락이 없다. 이쯤되면 무슨 일 있는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
- 나는 그냥 제일 일반적인걸로.
이번에도 그녀에게 주문을 일임하고서 심각한 표정으로 메신저를 들락날락한다. 애초에 전화를 해도 내가 말을 할 수가 없으니까 평소엔 안하는 편이었지만 오늘은 직접 번호로 전화까지 했다. 하지만 받지 않는 전화, 조금 불안해졌지만 셋이 놀러갔다고 생각하자.. 라고 마음을 좀 다스리고선 그녀를 바라본다. 감은 눈이 인상적이다.
- 이번엔 내가 살께요. 밥만 먹고 어디 가야할 곳이 있어서.
하지만 걱정이 금방 사그라들지는 않아서 결국엔 집으로 가보기로 했다. 아무 일도 없어야할텐데. -
227 천월희 - 하세윤 (tkF.JVu94w) 2020. 12. 30. 오전 1:38:52"아하하. 그럴만 하긴 하지?"
칼같이 못 믿겠다고 하는 그를 보며 별 반박없이 그저 웃었다. 그녀가 첫인상으로 사람을 단정짓는 것과 같이, 그가 본 그녀의 첫인상이 그랬을거란 건 인정하는 바였으니까. 그건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달리 생각하자면 남들 눈에 비치는 모습이 틀리다고 할 수도 없는거니까. 추하게 부정하고 거부하지 않기로 했으니 주변의 판단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건 쉬웠다. 다만 마냥 그렇지도 않았지만.
그가 우려한 것과 달리 그녀는 한번도 헤메이지 않고 생각한 가게에 도착했다. 그도 그럴게 여기 왔던게 엊그제다. 그 사이 길을 까먹을만큼 그녀는 멍청하지 않았다. 일부러 헤메면 모를까. 무사히 도착한 가게에 들어가, 저번처럼 사람들이 잘 신경쓰지 않을 구석쪽 자리로 간다. 미리 코트를 벗고서 자리에 앉으니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다준다. 그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일반적인 걸로 주문해달라는 요청에 그녀는 잠시 그를 멀뚱히 쳐다보았지만, 곧 어깨를 으쓱이고 그녀의 것을 고르기 시작했다.
"뭐가 그렇게 급하대~ 출근 첫 날부터 무슨 약속을 잡아뒀길래."
직원을 불러 그의 것-오리지널 정식과 그녀의 것-토마토 소스와 치즈가 추가된 정식을 주문한 뒤 중얼거린 말이었다. 그녀가 고르는 내내 심각한 표정으로 폰을 보거나 어딘가 전화를 걸거나 하는 듯 보였기에. 아무리 그녀라도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었다. 직원이 깔아주고 간 종이 깔지에 팔을 대고 손에 턱을 괸다. 그대로 앞을 보자 여전히 불안과 초조함이 깔린 그의 얼굴이 보인다.
"괜한 불안이 화를 부른다던가~ 아니던가? 그 상태로 밥이 넘어가겠어? 같이 밥먹은 사람이 체했다는 소식은 그다지 듣고 싶지 않거든~"
모르고싶어도 내일 출근을 하면 알 수 밖에 없을터였다. 같은 신입이라 한동안 뭘 하든 붙여서 시킬 듯 보였다. 아마 그럴테니 동기와 사이를 터둬서 나쁠 건 없다던 유월의 말이 뒤늦게 떠오른다. 하지만 떠오르기만 했지, 그 말을 실천할 생각이 있을리가. 지금 그녀는 단지 내일 출근해서 체한 그의 모습 혹은 소식을 보거나 듣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그렇긴 한데. 까고 말해서 본능적인 감은 무시하기 어려우니까. 더 말을 보태진 않아줄게~"
킥킥. 턱을 괸 채로 중얼거리고 얄밉게 웃는다. 입다물고 조용히 있으면 정말 흠잡을데가 없는데 어찌 이리도 말로 모든 요소를 갉아먹는지. 어쩌면 일부러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녀 본인만이 알지 않을까. -
228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전 1:41:37답레 쓰면서 두근두근한게 불안인지 재밌어서인지 모르겠네요~ 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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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하세윤 - 천월희 (bcXLwh47vA) 2020. 12. 30. 오전 2:31:37음식이 나왔지만 그 어떤 것에도 손을 대지 않고서 태블릿만 뚫어지게 바라본다. 하지만 연락은 올 생각이 없고 좋게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해보지만 쉽사리 되지 않는다. 좋아 아무 일 없겠지, 마음을 가다듬고서 눈 앞에 있는 햄버그 스테이크를 한입 썰어서 입에 가져간다. 이게 맛있는지 맛이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입에 넣고 씹는다. 그녀의 농담에도 대꾸를 못할 정도로 정신이 없던 나는 계속해서 들리던 그녀의 목소리에 짤막하게 대꾸했다.
- 별 일 아니야.
별 일 아니라고 생각 해야했다. 평소에 연락이 없던 사람들이면 이렇게 안되도 걱정은 안하겠지만 아침과 저녁에는 꼬박꼬박 안부라던가 그런걸 묻는 연락 정도는 했었기에 지금의 침묵이 더 불안한 것이다. 좋아 그냥 늦게까지 자고 있거나 아니면 어딘가 놀러갔다고 생각하는게 가장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앞에서 깐족거리는듯한 그녀의 말에 나는 지금이라도 나가버려야하나 싶었지만 이 이상은 말을 할 것 같지는 않아서 그저 묵묵히 음식을 먹을 뿐이었다.
- 체하지는 않을테니까 걱정 안해도 돼.
이미 뭘 먹는지 모를 정도인데 체를 안하는건 말이 안된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연락이 된다면 금세 소화가 될텐데. 어째서 이 불안감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것일까. -
230 천월희 - 하세윤 (tkF.JVu94w) 2020. 12. 30. 오전 2:51:38더이상 말을 보태지 않겠다는 그녀의 말을 지키듯, 그녀는 그 이상 그의 상태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얘기를 했느냐면 그건 또 아니었다. 마치 그를 건드리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는 것처럼 아무 말도 없었다. 놀라울만치 조용한 그녀의 앞에도 곧 식사가 준비되었다. 그의 것과 함께 나왔으니. 보일락 말락 한 김이 솔솔 올라오는 함바그는 새빨간 토마토 소스가 정말 맛있어보였다. 나이프로 푹 눌러 썰어낸 단면에서 주륵 흐르는 치즈 또한 입맛을 한껏 당기기 충분했다.
"세윤이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이전과는 달리 딱딱하고 무뚝뚝한 대꾸에 그녀도 그에 걸맞는 대꾸를 돌려주고 식사를 시작했다. 딱 알맞게 익은 고깃덩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스와 함께 입에 넣고, 소스맛으로 입안이 텁텁해지면 흰쌀밥과 곁들인 찬으로 한번씩 입가심을 해주고. 엊그제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음식 맛은 훌륭했다. 이런 맛있는 걸 먹기 위해 산다고 해도 좋을 기분이었으나 앞에 앉은 그는 영 아닌 듯 하다. 기계적으로 손을 움직여 식사를 하는 모습은 보는 그녀가 답답해 체할 지경이었다.
"......"
그래도 이미 그녀의 입으로 더 말하지 않는다고 해버렸다. 그가 한 말에 말꼬리를 잡을지언정 그녀가 한 말을 당장에 깨고 싶지는 않았다. 상대에게 틈을 주고 싶지 않달까. 당장 뭔가 말하고 싶은 걸 고깃덩이와 함께 꾹꾹 씹어 삼키며 남은 음식을 먹어나간다. 그래. 보지 않으면 신경쓰이지도 않아. 시선을 주지 말자. 최소한 다 먹을 때까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남은 음식이 참 적게도 느껴지는게 왜 오늘따라 아쉬운지 모르겠다만.
맛있는 음식으로 즐거웠어야 할 식사 시간이 무슨 고행처럼 지나가기는 그녀로선 처음 겪는 일이었다. 겨우 두 사람의 그릇이 모두 비고 각자의 젓가락을 내려놓는 것으로 끝이 나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작은 한숨이 나오려 했다. 나오기 직전에 입을 살짝 다물어 막았지만. 다 먹었으니 더 앉아있을 이유도 없어보여 그녀는 코트를 챙겨들고 일어선다. 자리를 뜨기 전에 코트를 입고 그와 함께 계산대로 걸어가며 그때까지 다물고 있던 입을 열어 말을 꺼냈다.
"밥 먹고 가야한다던 곳 말야. 같이 가줄까?"
무슨 생각 무슨 심리로 꺼낸 말인지는 모르나 적어도 웃음기는 없는 말이었다. 그녀 치고 농담도 가볍게 꺼낸 말도 아니라는 의미였으나, 지금의 그가 거기까지 눈치챌지는 모르겠다. 그녀 자신도 그렇게까지 이해하길 바라진 않고 그저 이후의 행동을 그가 할 대답에 맡기기로 할 뿐이었다. -
231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전 3:26:42전 이만 자러 가볼게요~ 잘 자요 세윤주~ 굿나잇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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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전 11:24:40좋은 아침이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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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2:06:25갱신이에오~세윤주 간밤은 잘 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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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2:08:19저는 잘 잤습니다! 월히주는 안녕히 주무셨나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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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2:12:39와! 저도 좀 춥긴 했는데 그래도 깨지않고 푹 잤어오~ 근데 진짜 엄청 춥드라구요 어젯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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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하세윤 - 천월희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2:14:25같이 밥을 먹는 월희에게는 미안한 일이었다. 나 같아도 이런 상태의 사람이랑 같이 밥을 먹는건 별로 원하지 않을테니까. 그래서 최대한 좋은 마음으로 밥을 먹으려고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되는 것도 참 애석한 일이었다. 이럴거면 같이 밥 먹으러 가자고 했을때 거절할걸 그랬다. 괜히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그녀가 먹는 속도에 맞춰서 식사는 겨우 끝냈다. 외투를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대로 가서 내 카드를 건네주고 있으니 그녀가 옆에서 같이 가줄까? 하고 물어온다.
- 아 ... 음. 그럴까요?
그래 혼자 가는 것보다는 둘이서 가는게 좀 덜 불안할지도 모른다. 계산을 끝낸 카드를 다시 돌려받고서 식당에서 나온다. 겨울이라 찬바람이 불어오지만 그게 차가운지 따뜻한지 모를 정도였다. 한명도 아니고 모두가 이렇게 연락이 안되는건 ... 솔직히 그게 누구라고 하더라도 걱정할만한 것이다. 택시를 타고 가야할까, 하고 고민하고 있을때 핸드폰 알림이 울린다.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다가 바닥에 떨어뜨렸고 급하게 주워보니 화면이 잔뜩 깨져버렸다. 하지만 기능에는 이상이 없어서 가족들이 보낸 것인가 확인하니 그냥 스팸이었다.
- ... 택시를 타고 가야할것 같은데.
이런 타이밍에 스팸이라니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꾹 참아내고 택시를 부른다. 어플로 택시를 부르고서 나는 초조함에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핸드폰만 계속 확인한다. 계속해서 안좋은 예감이 드는 것은 얼마전에 내가 저질러놓은 일이 있기 때문일까. -
237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2:14:53헉 보일러나 장판이 필요한 계절입니다 ... 따숩게 주무셔야죠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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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2:22:31장판 틀고 잤는데도 묘하게 한기가 스며들더라구요.. 조만간 창문틀 보수를 해야할거같기두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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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2:22:59그러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창틀에서 들어오는 바람도 무시 못할 수준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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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2:27:39집이 바람을 정면으로 맞는 구조라 더 그런것도 있겠지만요~ 귀찮지만 해야겠죠~ 에구구.. 답레는 좀이따 가져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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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2:27:51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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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2:29:20응응! 앗 곧 점심때이니 잘 챙겨먹어요 세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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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2:34:19월희주도 맛점 하셔야합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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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2:38:16저눈~~ 맛점을 할지 스무스하게 패쓰할지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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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2:40:18호에엥 ... 하지만 점심은 먹어도 그만 안먹어도 그만이기에! (끄덕) 이번 일상이 끝나면 다음 일상부터는 한동안 폐인모드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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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2:46:16그쵸그쵸~ (끄덕22) 폐인모드.. 이번엔 같이가기까지 했으니 정말 그냥 두진못하겠네요~ 어떻게 대할진 미지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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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2:50:40이제 한동안 까칠세윤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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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2:57:01호엑 세윤도치 가시가 바짝 세워져버렷! 하지만 찔려도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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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2:58:20그렇게 투닥투닥하는거라구요~ 원래 애들은 싸우면서 친해진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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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07:00애..들이라기엔 너무 컸...(2)5세와 (2)7세인건가요 그런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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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08:36십의 자리는 무시하자구요~~ 근데 이거 시점이 본편 2년전인데 나이는 본편 시점으로 작성해버렸 ... 뭐 어떻게든 되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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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13:58(흠칫) 아 맞다 그렇네... 왠지.. 뭔가 걸렸어...ㅋㅋㅋ...일상에서 나이 얘기한거 2년전 나이로 얘기한걸로 할까요? 요로케 2년 젊어져버리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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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15:40ㅋㅋㅋㅋ 지금 젊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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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17:23그러면 그러면 2년 젊어지는걸로~ 하 부럽다..2년이라도 좋으니까 어려지고싶ㅇ...;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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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18:10저도 ... 2년전으로 돌아가고싶다구요! 좀 더 열심히 살텐데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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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22:10그니까요~~ ;;ㅁ;;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더욱 자유로웠던 때가 그립고~~ 으.. 그때의 기력과 체력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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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22:46세윤이는 좀 더 팔팔해지겠네요! 나중엔 월희랑 여행만 다닐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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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29:27오 여행 좋죠! 계절별로 다녀도 좋을거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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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33:12사실 집에 있어도 관광지 다 볼 수 있는데 뭣하러 놀러가? 하다가 월희한테 꼬집히고 갈 것 같은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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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50:48ㅋㅋㅋㅋㅋ 꼬집기 전에 은근슬쩍 한마디 먼저 하겠네요. 예를 들면 수영복을 못본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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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52:04그건 무조건 가야지 ... 먼저 짐 싸려고 장난스럽게 들어간다던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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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2:15:20그런 세윤이가 귀여워서 그냥 못보낸대요(?) ㅋㅋ 지금 시점에선 이렇게 달달하게 못 하지만~ 나중을 위한 즐거움으로 남겨두고 지금에 집중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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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2:16:45그럼요! 달달한건 나중에 해도 괜찮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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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천월희 - 하세윤 (tkF.JVu94w) 2020. 12. 30. 오후 2:36:51식사 시간이 어땠는가는 제쳐두고, 현재 그녀에게는 너무도 쉽게 돌아온 대답이 더 놀라웠다. 솔직히 조금 벙찔 정도였다. 너무나도 뜬금없어서 최소한 한마디 쯤은 까칠하게 나올 줄 알았는데. 그녀에게 눈동자가 있었다면 동그랗게 뜨여져 그와 태블릿을 몇번 번갈아 봤을것이다. 물론 지금도 시선으로 그러고 있긴 한데 티가 안 나니 말이다.
그녀가 그러는 사이 계산은 끝났고 카드를 돌려주는 직원의 목소리에 정신을 붙든다. 앞서가는 그를 따라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얼굴을 때리는 찬바람에 윽,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그는 그런 것도 못 느끼겠는지 어딘가 정신없이 굴다가 기어코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바닥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에 불길한 소리가 섞여드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 평온과 안정을 깨는 불온한 소리. 그 소리는 틀리지 않았다는 듯 그가 주워든 핸드폰의 화면에 거미줄 같은 금이 한가득 퍼져있었다. 그녀의 것도 아닌 깨진 액정을 보고 저도 모르게 표정을 살짝 찡그렸다가 재빨리 풀고서 그와 함께 택시가 올 곳으로 가서 섰다.
"길 막힐 시간 아니니까 금방 오겠지. 가는 것도."
택시를 불러놓고도 진정이 되지 않는지 계속 왔다갔다 하길래, 그 초조함 좀 덜하라고 던진 말이었다. 감정과 분위기는 옮는다던가. 바로 옆에서 저러고 있으니 그녀까지 별거 아닌 것들에 불안해지려 하고 있었다. 과연 이대로 그와 동행하는게 옳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다다랐을 쯤 택시가 둘의 앞에 와서 섰다. 방금 든 생각에 고민을 할 틈도 없이 그녀의 손이 먼저 택시의 문을 연다. 가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을 밀어버리며 택시의 뒷좌석에 오른다.
"주소 어디로 가면 돼? 기사님, 요금 상관 없으니까 최대한 빨리 가주세요. 빨리요."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세윤이 알고있으니 주소에 대한 것만 그에게 맡기고 왠일로 그녀가 택시 기사에게 부탁이란 걸 했다. 존댓말까지 써가면서. 그녀의 말이 효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사는 예의상의 대답만 하고 차를 출발시킨다. 이제 도착할 때까지 가만히 앉아있는 것 외엔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는 창가로 고개를 돌리며 중얼거렸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말야. 적어도 심호흡 정도는 하는게 낫다고 생각해. 가는 길에 스트레스로 쓰러지기 싫으면."
괜찮아 라던가 아무 일도 없을거야 라는 통상적인 말을 할 법도 한데. 그러지 않은 건 그녀도 슬슬 그의 불안에 섞인 그 본능적 감이라는 걸 느껴버린 탓인지도 몰랐다. 그녀가 앞서 말했듯, 그것은 무시하기 어려운 것이었으니. -
265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2:55:35세윤주 세윤주 거긴 눈 많이 왔나요..? 눈이 쌓였다면 길조심하세요... 하늘과 땅이 뒤바뀌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거든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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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하세윤 - 천월희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3:30:12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불안감은 계속 머리를 옥죄어온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야하는데 자꾸 다른 한쪽에서 엄습해오는 불안감. 그런 초조함과 불안감 때문에 더욱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다. 속이 메스껍고 현기증까지 올라와서 주저앉을뻔한 순간 택시가 왔다. 그녀가 택시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나도 뒤따라 들어가서는 주소를 말하고서는 계속 핸드폰만 바라본다. 혹시나 연락이 올까,
택시에 타서도 머리가 어지러웠고 그녀의 말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을만큼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심호흡이라는 세글자만큼은 확실히 들었기에 그녀의 말에 따라서 어떻게든 심호흡을 해서 정신을 차리려 노력한다. 다행히 효과가 있었는지 조금 정신이 맑아졌고 나는 떨리는 손을 겨우 다스리고서 그녀에게 써보인다.
- 아마 괜찮겠죠?
괜찮아야만 한다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 안고서 택시에 타서 창밖을 바라본다. 택시기사도 무언가 심상치 않은 것을 느꼈는지 평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밟고 있는듯 했고 그에 따라 창밖의 풍경도 시시각각 바뀐다. 초조하게 시간은 흐르고 어느새 익숙한 동네에 도착한 나는 택시기사에게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려고 태블릿에 약도를 그리기 시작했지만 그걸 그리는 사이에 이미 집 앞에 도착해있었다.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서 택시기사에게 건네주고서 나는 급히 택시에서 내려서 집으로 달려간다.
문은 열려있고 입구부터 비릿한 냄새가 올라온다. 이게 대체 무슨 ... 불안감은 확신으로 바뀌어갔지만 애써 부정하던 나는 거실에 도착했을때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집안은 모든게 부서져있고 하얗던 벽지는 군데군데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토록 걱정하던 가족들은 ... 소파에 묶인채로 붉게 물들어 있을 뿐이었다.
' 아니지? 농담이지? 꿈이지? '
하지만 너무나도 생생히 보이는 것들과 강하게 뇌를 자극하는 피냄새는 이것이 진정한 현실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아, 아아 ... 그저 멍하니 바닥에 주저 앉아있다가 나는 천천히 가족들에게 걸어간다. 다 나 때문에 죽은거야, 내가 죽였어 ... 내가 쓸데없는 짓만 안했어도 괜찮았을텐데. 그렇게 그들 앞에 주저앉아서 멍하니 바라보는 것뿐. -
267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3:30:31저흰 눈이 안와서! 눈 좀 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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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6:45:09저녁 갱신~ 여기 눈 반만 거기 내렸으면 좋았겠어요.. 그럼 빙판도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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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세윤주 (d/2zbBR5Ss) 2020. 12. 30. 오후 6:48:03헉 빙판 ... 넘어지지않게 조심하세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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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천월희 - 하세윤 (tkF.JVu94w) 2020. 12. 30. 오후 7:08:57택시는 분명 빠르게 달렸다. 하지만 차내는 정적 그 자체였기에 속도가 실감나지 않았다. 불안과 초조로 어지럽게 흩어지는 머릿속이 인지하지 않으려는 걸까.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잘근거리고 있는 것을 혀끝에 비릿한 맛이 느껴지고서야 깨달았다. 늘 장소의 분위기를 주도하던 그녀가 역으로 그의 감정에 먹힌 경험은 썩 좋지 않다. 그 불쾌함하저 불안에 가세를 더해, 그가 내민 태블릿을 보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그저 빨리 이 택시가 멈추고 이 불안의 공기를 끊어주길 바랄 뿐이었다.
창밖의 풍경이 바뀌길 몇번이었는지. 영겁과 같은 시간을 달리던 택시가 멈추자마자 그는 요금을 본건지 어쩐건지 현금을 얼마 꺼내서 기사에게 건네주고 먼저 달려나가버렸다. 얼떨결에 그를 대신해 잔돈을 받고 내린 그녀도 서둘러 그의 뒤를 쫓았다. 놓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지만. 곧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황량히 열린 문이야말로 잃을 리 없는 지표였으니까.
"...아씨, 이거.."
문턱에 발을 디디기도 전부터 익숙하고 불쾌한 향이 코를 찌른다. 그녀가 여자인 이상 이 향을 모를 리가 없었다. 단숨에 정수리까지 치고 들어와 점막에 끈적히 들러붙는 듯한, 녹슨 쇠를 갈아 만든 향초가 있다면 이런 향이 나지 않을까 싶은. 한번 각인되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향은 현관을 넘실거리기만 하는게 아니라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더 깊이를 더해갔다. 향으로 이루어진 늪처럼. 무례하게도 부츠를 신은 채 안까지 들어가 거실에 다다랐을 때, 제아무리 그녀라도 고개를 돌려야 했다. 흐릿한 시야에 새빨간 색이 난무한 풍경은 독 중의 독이었다. 그래도 언제까지고 눈을 돌리고 있을 수는 없어서 작은 한숨과 함께 걸어나갔다. 그렇게 주저앉은 세윤의 옆까지 다가가, 입술을 한번 꾹 물었다 놓고, 말했다.
"하세윤. 나가자. 나가서 신고를 하던 엠뷸을 부르던 하자고. 야."
넋이 나간 듯한 그의 어깨를 잡아, 차마 거세게 흔들지는 못 하고 겨우 이쪽을 돌아볼 정도로만 흔들며 그를 불렀다. 그를 여기 계속 두면 안 되겠다는 감이 너무나 강했다.
"여기 앉아있어봐야 아무것도 안 돼. 나가자. 일어나. 얼른."
어깨를 흔들던 손을 내려 그의 팔을 붙잡고 일으키려 했다. 그녀의 힘이 그를 억지로 끌고나갈만큼 강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 더러운 성질머리가 되던 안 되던 하라고 속에서 소리를 질러댄다. 그날 길거리에서 그를 잡았을 때보다 강하게, 허나 그가 뿌리치면 쉽게 뿌리쳐질만큼의 힘으로 잡아 당기며 나가자고, 나가서 뭘 하든 하자고 그를 채근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
271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7:09:52이미 한번 대차게 넘어져써요 ㅠㅠ 아직도 꼬리뼈가 얼얼해서 앉아도 서도 신경쓰여 죽겠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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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세윤주 (d/2zbBR5Ss) 2020. 12. 30. 오후 7:12:54헐 꼬리뼈 ... 조심하세오 8-8 다치면 안됩니다 ... 본편이랑 다르게 세윤이네 참상을 월히도 같이 봐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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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7:18:13오늘은 방심해서 그런거니까 두번은 안 그럴거에요! 음음~ 같이 가줄까 라고 말한 시점에서 예상은 했지만~ 이런식으로 서사가 바뀌어 진행되는 것도 묘미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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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세윤주 (d/2zbBR5Ss) 2020. 12. 30. 오후 7:21:47확실히 묘미가 있네요! 더 재미있는것 같기도 하고 ... 이젠 세윤이의 불면증의 원인이 생겼으니 앞으론 잠도 잘 못잘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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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7:23:40죽은눈 세윤이 나와버리는거냐구~~ 이런 젠장~~ 하 어쩔수 없죠 월희한테 간호사복을 입혀서 간호를 시켜야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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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세윤주 (d/2zbBR5Ss) 2020. 12. 30. 오후 7:36:41ㅋㅋㅋㅋㅋㅋㅋ 그건 나중에 월희랑 같이 살때 ... 이벤트성으로 준비해주세ㅇ... (?) 한동안 까칠+죽은눈 으로 지낼테니까 ... 월히가 걱정하려나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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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7:48:07이벤트로...간호사복....(메모메모) 걱정이라기보다 옆에서 그러니까 신경쓰이고 그러겠죠? 맞짜증 내는 일도 있을거고~ 간섭하는 것도 보다못해 울컥울컥해져서 시작할거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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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세윤주 (d/2zbBR5Ss) 2020. 12. 30. 오후 7:52:52후후 퇴근해서 답레를 가져오겠읍니다 ... 앞으로의 서사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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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7:57:02응응! 처음부터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기대가 점점 커져가네요~~ 답레는 퇴근하고 편하게 써서 가져오시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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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9:20:01천월희,
「너를 믿어. 이 세상에, 나보다 더 너를 믿는 인물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거야.」
#사랑하는_이에게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43753
언젠가 꼭 해주고싶은 말이라 가져왔어요~ 진단 이럴땐 좋더라 ㅎㅎ -
281 세윤주 (d/2zbBR5Ss) 2020. 12. 30. 오후 9:47:37하세윤,
「나를 밀어내려거든 절벽 끝에서 밀어 줄래? 이후의 이야기는 필요하지 않아서 그래.」
#사랑하는_이에게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4375
오우오우 ... 세윤이한테 딱 맞네요! -
282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9:52:02오앙...되게 슬프게 웃는 얼굴로 태블릿에 써서 보여줄거같아요~ 슬픈데 잘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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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1:04:09오늘도 이렇게 가네요~ 세윤주 퇴근은 잘 했을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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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하세윤 - 천월희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1:43:53내 가족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왜 이런 꼴을 당한건데? 뒤에서 나를 흔드는 손길이 느껴졌지만 나는 그저 내 가족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뿐이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웃으면서 전화했는데, 잘자고 내일 보자고 했는데. 왜 내가 집에 다시 왔는데 이러고 있어요, 다들. 시야가 번지며 볼에 무언가 흐르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나를 그녀가 잡아당겼을때 힘없이 당겨진다. 그렇게 내 시선은 가족들에서 다시 그녀에게로 돌아간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눈물이 터져나온다. 하지만, 내 목소리는 이미 사라졌기에 그저 눈물만이 내 슬픔을 비례해서 알려줄 뿐이었다.
태블릿도 땅에 던져놓아서 의사소통할 수단이 없었지만 나는 힘없이 일어나서 바깥으로 나온다. 주머니에 들어있던 핸드폰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잡으려다가 또 땅에 떨어뜨린다. 다시 주으려고하지만 손은 말을 듣지 않았고 몇번이고 주으려고 시도한 끝에 간신히 손에 쥘 수 있었다. 119 에 전화를 하고서 힘없이 늘어지는 팔에선 다시 핸드폰이 굴러나간다. 나 때문에 아무런 죄없는 가족들이 모두 죽어버렸고 ... 이 세상은 나 혼자가 되어버렸다.
- 내가 죽인거야, 내가 죽인거라고.
태블릿을 다시 가져와서 한참을 바라본 끝에 내가 간신히 써낸것은 자기비하, 그리고 자기혐오였다. 눈물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태블릿 위에도 눈물이 방울방울 졌다가 흘러내린다. 이제 나는 세상을 살아갈 의미를 잃어버렸다. 모든 것이 다 부질없었고 ... 죽고 싶었다. 죽어서 그들에게 가고싶었다.
- 내가 죽으면 묻어주지말고 길가에 버려놔.
나는 ... 묻힐 자격도 되지 않는 놈이니까. -
285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1:44:02퇴근했어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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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1:46:40와! 어서와요! 늦은시간까지 고생했어요~~ (부둥부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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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세윤주 (bcXLwh47vA) 2020. 12. 30. 오후 11:47:53월히주도 오늘 하루 고생했어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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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월희주 (tkF.JVu94w) 2020. 12. 30. 오후 11:52:04저야 넘어진거 빼면 큰일도 없었는걸요 ㅎㅎ 밖에 많이 추웠죠? 장판이나 보일러 틀구 따시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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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천월희 - 하세윤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12:25:36있는 힘껏 당겨서 끌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은 건 내심 그가 그녀의 손을 뿌리쳐주길 바라서였을까. 충분히 이럴만한 상황이라는 것을 그녀의 머리로는 이해해도 부족한 사회성이나 생각이 그의 이런 얼빠진 모습을 바라지 않았나보다. 그래서 그의 팔이 너무나 쉽게 들리고 이끄는 대로 끌려오는 모습에 쯧. 하는 혀 차는 소리와 함께 미간이 희미하게 찡그려진다. 그러면 안되겠지만, 세상이 무너진 듯한 모습이 그녀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를 향한 그의 얼굴에선 눈물이 막힌 둑 터진 것마냥 흘러내리고 있었다. 울음소리는 없었다. 한숨소리도 없었는데 그 소리라고 있을까. 소리없이 눈물만 고장난 것처럼 흘리는 그를 일으켜 팔을 붙잡고 밖으로 데려간다. 더 있었다간 질식했을 듯한 혈향의 늪에서 빠져나오니 숨쉬는 것만큼은 편해졌다. 그녀가 숨을 돌리는 사이, 그는 핸드폰을 꺼내려고하다 또 떨어뜨렸다. 두번째 들려온 파열음 비슷한 소리에 짤막한 한숨을 쉬었다. 막막하다는게 이럴 때 쓰는 말일까.
"그래. 지금은 자책을 하든 뭘 하든 마음대로 해."
다시 태블릿을 가져와 쓴다는 말이 자기비하와 자책인 걸 보고 배려없이 툭 내뱉었다. 지금은 무슨 소리를 해도 들리지 않고 닿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럴거라면 애써 생각해줄 필요도, 어줍잖은 위로도 필요 없겠지. 태블릿 화면을 눈물로 적시며 내가 죽으면 운운하는 그를 다시 붙잡았다. 잡은 팔을 이끌어 그의 집 현관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데려간다. 울지 말라던가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이 그녀의 코트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 뒤 코트를 벗는다. 그리고 그를 벽에 대고 서있던 앉던 그가 편할 자세를 취하게 한 뒤 머리 위로 코트를 뒤짚어 씌운다. 세상의 소리도 풍경도 한겹 가려져 잠시 격리된 것처럼 만들어준다.
"네가 죽고 싶어하는 건 알겠는데. 내 눈앞에서 그러는 건 가만 안둬. 여기서 경찰이든 엠뷸이든 올 때까지 그러고 있어."
쓰다면 쓰고 차갑다면 차가운 말이었다. 그렇지 않았을까. 좀전과 같이 내뱉어 말하고서 세윤과 약간 거리를 두고 선다. 미리 꺼내온 핸드폰으로 112에도 신고를 하고 다른 곳에도 전화를 걸어 뭐라뭐라 얘기를 한다. 그리 길지 않은 통화를 마친 뒤엔 다시 세윤의 근처로 다가가 말없이 벽에 등을 대고 섰다. 코트를 벗어 쌀쌀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가운데 스스로 팔짱을 끼고서 그가 뭔가 행동을 할 때까지, 혹은 119나 경찰이 올 때까지 그러고 있을 셈이었다. -
290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12:40:27월히 냉정하군 ... 하지만 더 매력있어!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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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12:42:432년전 시점일 땐 저랬답니다~ 본편보다 배려나 사회성이 절반 이하인..그런 느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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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하세윤 - 천월희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1:30:20119 에 신고를 하고나니까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느껴지던 차가운 바람이나, 약간은 매캐한 공기, 밝은 햇빛 ... 평소에는 당연한 것들이 지금은 당연한듯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바깥으로 나왔지만 안에서 나던 비릿한 혈향은 계속 코끝에서 맴돌았고 그렇기에 구역질이 나왔지만 속에 있던 것을 게워내지는 않았다. 그녀가 옆에서 뭐라뭐라 말을 했지만 그것은 들리지 않았고 나는 그저 끌려갈뿐이었다. 나는 벽에 등을 대고 스르륵 미끄러지듯 주저앉는다.
그렇게 멍하니 등을 벽에 기대고 앉아있으려니 갑자기 주변의 시야가 차단된다. 그리고 맡아지는 희미한 체취. 아마도 그녀가 내 위로 코트를 덮어준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그 안에서 소리없는 울음을 내면서 무릎을 끌어안고서 내 모든 것을 저주했다. 된다면 시간을 몇달 전으로 돌릴 수 있을텐데. 그렇게 나는 경찰들이 와서 나를 일으킬때까지 그렇게 앉아있었다.
그리고 힘없이 경찰들의 손에 이끌려 끌려가듯 걸어갈때 나는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내 안락하고 따뜻했던 집은 그렇게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마치 나의 가족처럼. 그리고 나는 갑자기 꺼져가는 시야와 함께 마지막으로 아스팔트 바닥을 손으로 짚고선 기억이 사라진다. 그리고 하루의 시간동안 악몽에 시달리면서 그렇게 병원에 몸을 뉘이고 있을 뿐이다.
// 막레로 할까요! -
293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1:32:30결국 기절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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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1:40:02ㅠㅠㅠ 세윤이 기절했어... 그리고 깨어나면 죽은눈으로 까칠하게 굴겠지.. 은근 기대하는 나를 용서하렴 세윤아..! 응응 이쯤에서 막레인걸로 해요~~ 아참참 세윤주! 세윤이가 실려간 병원 월희네 집안에서 하는 곳으로 할까 하는데 어때요? 이 병원이 본편에서도 미처 못 푼 설정 중에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대로 가져올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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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1:43:08조아요 조아요! 막 1인실 고급 병실 이런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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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1:50:51그쵸그쵸 ㅋㅋㅋ 월희가 은근슬쩍 조용한 1인실로 넣어달라구 연락한거니까요! 세윤이 간호사나 의사한테 물어보면 일반병실이 없어서 여기로 한거라고 대답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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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1:51:53호오옥 ... 세윤이 출세했군 ... 아니 애초에 월희랑 결혼하는 것부터 출세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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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1:58:39ㅋㅋㅋㅋㅋ 그건 나중나중일이니까요~ 이대로 쭉 가다보면 본편에선 못 했던 결혼식 할 수도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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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2:00:04그럼요! 세윤이 성격상 결혼식은 그냥 단둘이서 단촐하게 하자고 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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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2:04:45오오~ 월희도 성대하게 할 생각은 없으니 둘만의 미니웨딩으로 가겠네요! 그때쯤 둘 사이는 어떨지 기대되기도 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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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2:06:48그때쯤이면 ... 가봐야알겠지만 본편의 몇배는 사이가 좋아져있겠죠! 아이는 낳을 생각 없을테고 ... 그냥 둘이서 행복하게 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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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2:15:15본편 이상으로 사이가 좋아질거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근두근해요! 하지만 지금은 서로 으르렁대기 바쁘겠지~~ 다음 일상은 바로 회사에서 마주치는 걸로 할까요? 아님 세윤이 병문안 한번 할까요? 어느 쪽이든 말싸움 한번은 할거같긴...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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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2:17:43병문안은 아마 세윤이가 모두 거절해서 안될거에요! 회사에서 만나는게 젤 무난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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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2:22:11그러면 묘사로 병문안 한번 가보려다 입구컷 당했다고 하죠! 음음 그럼 한 며칠 지나고서 만나려나요? 아니 며칠이 아니라 적어도 일주일 지나서 출근하겠죠...? 세윤이 몸도 추스리고 할거도 많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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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2:29:00아마 하루정도는 기절하고 이틀 정도는 난동부리다가 약맞고 기절하고 삼일동안 장례치르고 회사로 올테니 일주일이 딱 맞을 것 같아요! 까칠한 세윤이 ... 근데 태블릿이라 말싸움은 안되는 세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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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2:33:19그리고 그 난리를 넌지시 전해듣는 월희가 있었다...ㅋㅋㅋㅋㅋ 그 일주일 동안은 월희가 꼼짝없이 일하고 있었겠네요~ 덕분에 세윤 못지 않게 까칠까칠해져있을거같고! 얘기만 해도 다음 일상이 얼마나 찬바람 쌩쌩일지 어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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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2:35:49근데 세윤이로 말싸움을 어케 시킬지 고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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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2:38:29어..그러게말이에요..? 음~~ 왠지 까칠한 세윤이라면 대꾸를 포기하고 무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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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2:42:03>>308 맞아요 원래는 그렇긴한데 ... 아무리 건드리고 까불어도 무시해버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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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2:44:45그러면... 처음에만 좀 부딪히다가 약간 냉전 같은 분위기로 흘러가서 그게 쭉 이어지는 그런 흐름이지 않을까 싶네요~ 아니면 말 대신 몸을(...) 쓴다거나? 어쩌다 부를 때 툭툭 치거나 예고없이 서류 같은거 들이민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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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2:46:10투닥투닥이라기보단 신경전이죠! 서류 건네줄때도 쪽지로 ' 귀찮게하지마 ' 라고 적어서 같이 주고 ... 이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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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2:50:13앟ㅋㅋㅋ 쪽지 받고 월희 부들부들할텐데 ㅋㅋㅋ 신경전이 되면 정도에 따라선 월희가 먼저 숙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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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2:51:23헉 ... 월히가 먼저 숙인다니 귀한 장면이군요 ... 사실 세윤이 상황쯤 되면 어떻게 하던 이기기가 힘든건 사실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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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2:55:31다는 아니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고 악의를 갖고 대하는 건 아니니까요. 티키타카를 좋아하는거지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구~ 물론 세윤이 한정이지만! 그외는 가차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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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2:57:21그래도 시간 좀 지나면 월희 장난 받아주면서 친해지고 ... 후배들 들어오면 월희 장난에 걸린거 보면서 불쌍하게 쳐다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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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3:02:08ㅋㅋㅋㅋㅋ 세윤이도 좀 친해지거나 장난각 보인다 싶으면 한번 걸겠죠~ 그렇게 당해보고서 이후에 당하는 후배들을 불쌍하게 보겠지~~ ㅋㅋ 음 여기 오리진은 본편에 있었던 사건사고들 없이 무난하게 흘러가는 걸로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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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3:04:23그게 조을거 같아요! 사실 오리진이 아니고 New 였지만 ... 회사 이름이야 뭐든 좋으니까요! 나중에 월희랑 세윤이랑 사귀는거 보고 후배들 일동 경악 ... 하는거 아닐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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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3:09:16경악 그 이상이지 않을까요 ㅋㅋ 수근수근...자와자와... 그날 일끝나고 후배들끼리 모여서 한바탕 떠들거같네요! 뒷담 아닌 뒷담 하다가 딱 걸려서 괴롭힐 구실로 만들어야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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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3:14:54ㅋㅋㅋㅋㅋ 상상만 해도 즐겁네요! 세윤이는 그저 웃지요 모드로 옆에서 구경만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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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3:17:15후배들은 세윤이 억제기가 되어줄 줄 알았겠지만 그럴 일은 없을거같고~~ 모브 후배들 미리 미안~~ ㅋㅋㅋㅋㅋ 이대로면 사내에서도 조용히 유명한 커플이 되겠는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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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3:25:01ㅋㅋㅋㅋㅋ 아 생각만해도 즐겁네요! 사내에서 대놓고 연애질은 안하겠지만 ... 원래 후배 괴롭히기로 유명한 월희가 연애를 하는데 그게 회사 주임이고 ... 유명해질만 하네요!
" 세윤선배 살려주세요! "
- 아 ... 말은 해보겠는데 들을지 장담은 못해 ㅎㅎ
(가버림) -
322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3:31:29가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세윤이 너무 좋잖아요 ㅋㅋㅋㅋㅋ 월희 너무 잘알고~ ㅋㅋㅋㅋㅋㅋㅋ 응 그치그치 세윤이가 말해도 들을지는 미지수지~~ ㅋㅋㅋ 유명세가 좋은쪽 나쁜쪽 둘다 있을거 같아요! 나쁜 건 주로 월희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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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3:38:14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케미 좋아서 최고에요 진쨔 ... 세윤이도 마냥 좋지는 않겠지만 상대적으론 좋겠네요! 월희는 본편과 다르게 회사 잘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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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3:44:19이 케미야말로 세윤월희의 매력 아니겠나요 ㅎㅎㅎ 출근말이죠~ 본편하고 크게 다르지는 않고 매일 나오기는 하는데 출근 시간이 뒤죽박죽인 정도일까요! 혹시나 늦게 왔다고 타박하면 수제 도시락을 스윽 꺼내면서 세윤이 주려고 이거 만드느라 늦었지~ 시전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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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3:45:49늦는다고 타박은 안하겠지만 책상 위에 올라가있는 월희 몫의 서류를 보지 않을까 싶네요! 도시락 싸오면 그냥 나가서 먹으면 되는데 ... 하면서도 좋아서 웃고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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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3:48:52좋아서 웃는데~~ 세윤이 최고야~~ (메가확성기) 참고로 일은 그날그날 마감인거만 유도리있게 해서 결제로 넘겨버린답니다~ 위에서 뭐라 하면 당당하게 그럼 일을 덜 주던가~(웃음) 해버릴거라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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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3:57:12ㅋㅋㅋㅋ 역시 월희 답네요! 세윤이는 미리미리 해버리는 스타일이라 ... 이런건 또 다른게 신기하네요~~ 아 정말 달달한 일상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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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3:59:47응응! 저도 기대 완전 찐하게 하고있어요! 본편이랑 달리 과정을 밟아가는 것도 너무 재밌구~~ 그치만 이제 슬슬 자러 가야할거같구...힝.. 더 얘기하고 싶은데...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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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4:01:10저도 자러 가야겠네요 ... 내일 많이 얘기해요 >_< 월히주 잘자고 세윤이 꿈 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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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전 4:02:50아쉽지만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으니~ ㅎㅎ 응응 세윤주도 잘 자구 월히꿈 좋은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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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세윤주 (aNhW5ihxCo) 2020. 12. 31. 오전 11:45:56모닝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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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3:13:17갱신해오! 세윤주 오늘도 좋은날 보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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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세윤주 (31mkhc9mEM) 2020. 12. 31. 오후 3:32:52좋은 점심이에오 >< 저는 이제 출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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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3:55:48흐이 오늘도 출근이에요? 많이 안 바빴으면 좋겠는데.. 화이팅이에요 세윤주! 별일없이 지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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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세윤주 (31mkhc9mEM) 2020. 12. 31. 오후 4:02:34항상 바쁘니까요~~ 월히주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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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4:31:56응응! 전 나갈 일 없어서 조용한 하루 보낼거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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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세윤주 (YMghbmNIpE) 2020. 12. 31. 오후 4:51:02월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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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5: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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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 세윤주 (YMghbmNIpE) 2020. 12. 31. 오후 6:49:10헉 모야모야 ... 이쁘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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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6:57:12후후~ 오랜만이니까 풀코디한 월희랍니다~ 요기 월희는 꾸미는 걸 좋아하는 쪽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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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 세윤주 (YMghbmNIpE) 2020. 12. 31. 오후 7:08:08헉 꾸미는걸 좋아한다니 ... 세윤이가 더 좋아하겠는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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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7:25:16세윤이가 좋아해주면 월희도 꾸미는 보람이 있겠네요 ㅎㅎ 은근슬쩍 왼손 약지에 반지 끼고서 세윤이 반응 볼지도 몰라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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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세윤주 (YMghbmNIpE) 2020. 12. 31. 오후 7:28:09>>342 (심기불편) (물어보지는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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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7:35:06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요 세윤이 ㅋㅋㅋㅋㅋㅋㅋㅋ 꼭 해야겠다 반지끼는거 ㅋㅋ 일부러 커플링틱한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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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세윤주 (YMghbmNIpE) 2020. 12. 31. 오후 7:37:13>>344 아마 그거 하면 고백 트리거 될거에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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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7:44:49앗....앗..?! 그럼 이건 좀 아껴둬야겠어요! 약간 밀당 최고치 찍었을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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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 세윤주 (YMghbmNIpE) 2020. 12. 31. 오후 7:50:18왜냐면 관심없으면 반지를 껴도 애인 생겼나보다 ~~ 로 끝낼테니까요! 세윤이도 밀당 하고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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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7:56:07하고싶으면 하면되죠! 세윤이가 하는 밀당 기대하구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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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세윤주 (YMghbmNIpE) 2020. 12. 31. 오후 8:04:29세윤이는 성격상 밀어밀어 밖에 못할것 같은데 말이에요~~ 월희한테 끌려다닐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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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8:13:17ㅋㅋㅋ 밀기밖에 못하면 열심히 끌어당겨주죠! 열일하자 월희야~~ 음음 맞다. 이제 슬슬 다음 일상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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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 세윤주 (YMghbmNIpE) 2020. 12. 31. 오후 8:15:54조아요 조아요! 저도 곧 퇴근이니까 ... 회사에서 만난걸로 하는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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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8:23:30그럼 이번엔 제가 선레 써올게요! 앞부분에 병문안 가려다가 까인거 써야지!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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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 세윤주 (YMghbmNIpE) 2020. 12. 31. 오후 8:30:21앗 그럼 기다리고 있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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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 천월희 - 하세윤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9:22:28그의 불안에 휩쓸려 따라갔던 그 날. 그는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강했는지 경찰들과 가던 중 쓰러졌다. 끈이 떨어진다는게 저런 모습일까. 간신히 지탱하고 있던 보이지 않는 실이 끊어진 것처럼 스르륵 무너지는 모습에 같이 가던 경찰들은 물론 그녀도 놀랐다. 엠뷸런스를 불러놔서 망정이지. 그대로 실려가는 걸 멍하니 보다가 그녀는 그녀의 갈 길을 갔다. 어차피 이 상황에서 그녀는 부외자이고 제3자였으니.
뒤숭숭함에 뒤척임으로 밤을 지새운 다음날, 그녀는 출근하기 전에 그가 입원해있을 병원에 들렀다. 그 병원-명천 이란 이름을 앞에 달고 있는 그곳은 무엇을 숨기랴 그녀의 친가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가 입원한 병실도 알고있었다. 하루 지났으니 잠깐 들러보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싶어 들렀더니 돌아온 건 차가운 거절이었다.
"하? 기껏 와줬더니."
병실에 들어가보지도 못 하고 막힌 병문안에 어이없어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애석하게도 그녀는 아직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의 심정을 모두 이해하기엔 생각이 부족했다. 짧다고 할까. 그게 그거지만. 투덜대며 그녀가 걸음을 돌린 곳은 병원 밖이 아니라 병원장실이었다. 병원장 천유월이라는 명패가 달린 문을 열고 들어가, 그 날은 그걸로 끝이었다. 될대로 되라 하듯이 그녀도 출근을 안 해버렸지.
어떤 일이 있었든 시간이 흘러 다음날이 왔듯 그 다음날도 왔고 그렇게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일주일 내내 출근을 안 했는가 하면 그건 아니었다. 의외로 매일같이 나가서 세윤이 했어야 할 몫까지 일을 했다. 전부는 아니고 꼭 해야 할 것만 해야 했다는게 그녀답지만. 딱히 그를 위한 배려나 친절은 아니었고 그저 내켰기에 한 것 뿐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그럴 예정이었다.
"어라. 나왔네?"
점심시간이 지나 오리진에 나와보니 지난 일주일간 비어있던 옆자리에 사람이 있었다. 몇번 봤다고 익숙한 붉은 머리는 다른 누구도 아닌 세윤이었다. 비어있던 자리를 채운 그의 모습을 흘끔 보고 그녀의 자리에 앉는다. 익숙하게 자리를 정리하고 일감을 보자, 그가 나와서인지 오늘치 서류의 양이 눈에 띄게 적다. 얼마 안 되는 서류종이들을 건성으로 훑어보면서, 듣던지 말던지 식으로 중얼거렸다.
"사람이 기껏 상태 보러 가줬더니 문전박대나 하고. 너무한거 아냐?"
일주일만에 본 그에게 위로나 안부를 묻는 말이 아닌 불만부터 털어놓는게 참 그녀답다면 그녀다웠다. 예의로는 최악 중의 최악이겠지만. -
355 하세윤 - 천월희 (aNhW5ihxCo) 2020. 12. 31. 오후 10:16:22깨어나보니 낯선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머리는 깨질듯이 아프고 의식이 흐릿했지만 어째서인지 쓰러지기 전의 기억만은 생생했다. 당연히 일어나기 직전까지만 해도 그 장면을 주입당하듯 계속해서 보고 있었으니까. 구역질이 올라오고 그대로 병원 바닥에 토를 해버린다. 들어오던 간호사가 놀라서 의사를 부르고 나는 다시 기절하듯 잠에 빠진다. 병원에 있는 동안에는 계속 일어났다가 잠들기를 반복할뿐이었다. 면회도 전부 거부하고서 그렇게 삼일 정도를 보내고 나는 퇴원했다. 그동안 경찰에서는 용의자를 색출했지만 쉽게 되지는 않는지 감감무소식일뿐이었다.
병원에서 퇴원하고서 내가 한 일은 장례식을 치르는 것. 내가 상주가 되었고 부모님의 지인분들과 내 동생들의 지인들이 전부 왔다갔다. 하지만 내가 말을 못하는 관계로 그들과의 인사는 제대로 이루어질수 없었고 나는 그저 상주라는 자리만 지킨채로 3일이 지나갔다. 발인을 끝내고서 집으로 돌아온 내가 할 수 있는것은 멍하니 앉아있는 것뿐이었다. 깨어있을때는 너무나도 괴로웠기에 나는 하루종일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토하고, 다시 술을 마시고 반복할뿐이었다. 그렇게 또 이틀 정도가 지나고 차가운 바닥에서 일어난 나는 바닥에서 천천히 일어나서 씻으러 들어갔다. 회사에서 준 기간은 일주일이었고 오늘은 출근해야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일주일만에 면도를 하고 거의 반쯤 폐인이 된 모습이었지만 한번 샤워를 하고나니 평소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이 너무 혐오스러워 거울을 강하게 주먹으로 치자 그대로 깨지며 파편이 손에 박힌다. 고통이 밀려왔지만 나는 대충 붕대로 감고서 옷을 입었다. 손에 잡히는대로 입고 회사로 향하자 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없다. 다들 날 알아봤지만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다들 알고 있는지 와서 간단한 격려의 말만 해주고 간다.
- 나 없는 동안 서류 처리해준건 고마워.
- 근데 귀찮게하지마.
그렇게 내 몫의 서류를 들고와서 일을 하고 있으려니 옆에서 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입사 동기라고 책상도 딱 붙여서 설치해주었는지 공교롭게도 그녀의 자리는 내 옆자리였다. 옆에 앉으면서도 나에게 투덜거리는듯한 말이 들려오자 나는 종이에 여섯글자를 써서 그녀의 책상에 붙여주고서는 다시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아무하고도 얘기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
356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10:25:29와아...세윤이 반응 차가워..쌀쌀맞아.... 월히 짜증수치 올라간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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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천월희 - 하세윤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11:59:26괜히 그런 소릴 한 건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감사의 말이나 뭔가를 바라서는 아니었다. 시비를 걸기 위해서, 도 아니다. 이도 저도 아니면 대체 왜 그랬는가 싶은데. 사실 그녀도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진 않았다. 그냥 일주일만에 그를 보니까 제일 먼저 튀어나간 말이 그래버린거다. 반가움에 그랬는지 아닌지 그녀 자신도 몰랐다. 모르는 상태로 던진 말이 곱지 않았으니 돌아오는 반응도 곱지 못한 건 당연했지.
딱 자른 것처럼 글자가 적힌 종이가 그녀의 손아귀에서 바스락 소리를 내며 구겨진다. 의자에 앉은 채로 그를 향해 휙 돌자 오늘도 꽤나 차려입은 모습이 정면으로 보인다. 살짝 흘러내려 어깨를 은근히 드러낸 은회색 니트와 미디 길이에 옆트임이 있는 검은 스커트라는 고운 차림이 무색하게 표정은 짜증으로 가득하다.
"...귀찮게 하지 말라고. 이게 일주일 동안 일 대신 해준 사람한테 할 소리야?"
참다 참다 한소리 한다고 해야 할까. 물론 진짜 참은 건 아니었다. 참았다는 표현보다 욱했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거다. 지금의 그녀는 . 한 손에 구겨진 종이를 아주 작살낼 듯이 쥐고서 차가운 홧기가 흐르는 얼굴로 세윤을 본다. 손을 어찌나 꽉 쥐었는지 저러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것만 같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그에 버금가는 냉기 가득한 목소리로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아아, 그러면 안되는데 말이야.
"일 대신 해준거야 뭐 그렇다 쳐. 어. 내가 너한테 뭐 감사를 바라거나 보답을 바라는 건 아니거든? 그런데 그런 식으로 대해야겠어? 남들만 너 걱정하고 난 안 한 줄 알아? 병문안 무시한거야 그렇다 치는데 일주일만에 나와서 그딴 식으로 구는 건 좀 아니지 않아?"
정말 애석하게도 그녀가 하는 말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라면 이기적이었다. 전혀 정론도 아니었고 여기저기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그저 자신의 기분, 감정을 불쾌하게 내쏟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
"까놓고 말해서 걱정 그렇게 많이 한 것도 아닌데 네 태도 보니까 그나마 한 것도 아깝다. 야. 귀찮게 하지 말라고? 그 말 그대로 돌려줄게."
인성의 밑바닥을 보여주듯 쥐고 있던 종이를 세윤의 책상으로 휙 집어던진다. 구겨지고 그 가운데 손톱 자국이 선명한 종이는 희미하게 붉은 자국이 남아있었다. 그걸로 성이 찼는지 어쨌는지, 입을 꾹 다문 그녀는 쯧 하고 혀를 차며 미간을 구겼다. -
358 월희주 (F0w6gUU3uI) 2020. 12. 31. 오후 11:59:59새해 복 많이 받아요 세윤주! 해피 뉴이어! 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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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 세윤주 (jC8MATnTeU) 2021. 1. 1. 오전 12:04:21새해 복 많이 받아요! 월희주도 일 전부 잘 풀리시고! 우리 아들내미 이번년도도 잘 부탁드려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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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전 12:09:24아휴 저야말로 못난 딸내미 잘 부탁한다구요~~ (납-죽) 서로 큰일 없이 함께 채우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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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하세윤 - 천월희 (jC8MATnTeU) 2021. 1. 1. 오전 12:42:15사실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몇번이고 해도 모자른 것은 맞았다. 우리 집까지 같이 가준 것도 그녀고 뒷수습을 같이 해준 것도 그녀이고, 내가 부재하는동안 일처리도 해준 것도 맞으니까. 평소라면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안타깝게도 내 사고는 너무나도 편협적이고 닫혀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좋은 말이 나올수가 없었다. 아무런 생각도 하기 싫었는데 내가 건넨 쪽지가 그녀의 손에서 구겨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동시에 짜증에 가득찬 목소리가 귀에 꽂혀들어온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들려올수록 짜증과 함께 불쾌감이 몰려온다. 허나 굳이 대꾸를 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서 말싸움해봤자 시선 끌리는건 우리였고 나는 그런 시선을 원치 않았으니까. 하지만 계속해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서류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고 이윽고 내가 건네준 종이가 구겨져서 내 앞으로 돌아오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 말했지, 귀찮게하지말라고.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고서 그녀의 앞에 서서 잠깐 얼굴을 바라본 나는 그렇게 쓰인 쪽지를 그녀의 책상에 다시 붙이고서는 정수기로 향했다. 찬물을 몇번이고 마신 나는 그녀를 무시하고 다시 내 자리에 앉아서 서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어느새 우리 눈치를 보고 있었기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서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 할 거 없으면 일이나 해.
내가 붙여둔 쪽지 옆에 다시 쪽지를 붙이고선 더 이상 볼일 없다는듯 내 서류에 열중한다. 더이상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언가 생각을 하면 계속 그것이 생각날까 너무나도 두려웠다. -
362 천월희 - 하세윤 (8eoa9AcoIs) 2021. 1. 1. 오전 1:10:53짜증과 화는 밖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속에서 잘 갈무리해야 하는 것을. 그녀의 행동은 나잇값을 못할 뿐더러 사회적으로 봐도 최악이란 말이 부족할 정도였다. 사람을 면전에 두고 대놓고 혀를 차거나 불쾌한 기색을 고스란히 드러내었으니. 허나 그의 상태는 그녀 이상으로 단단히 닫혀있었다. 그녀의 태도와 말에 화를 불러일으키기보다 상대하지 않는 쪽을 선택할만큼 말이다.
그녀가 종이를 집어던지는 걸 신호로 그가 일어서자 무심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무슨 말을 하든 표독스럽세 받아쳐주리라. 독기 잔뜩 오른 뱀마냥 감은 눈 너머로 그를 째려보고있자 돌아온 건 새로운 쪽지 하나. 가볍디 가벼운 쪽지에 적힌 말은 아까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그게 그녀의 속을 더 거칠게 긁어내렸다.
"........하,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세윤이 물을 마시러 간 사이 깊이 끓는 듯이 중얼거린다. 두번째 쪽지는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구겨지진 않았다. 자리로 돌아와서도 저를 무시하는 그를 그녀 역시 피했다. 다시 자리를 향해 돌아앉아있다가 그가 붙인 다음 쪽지, 할거 없으면 일이나 하라는 그 쪽지를 보지도 않고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변의 시선 따위는 처음부터 그녀의 안중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의자 덜컹이는 소리가 이쪽을 신경쓰던 사람들을 움찔하게 만들었다.
주변에서 서로 누가 어떻게든 해보라는 눈빛을 소리없이 교환하는 중에 그녀는 그대로 외투를 챙겨든다 싶더니 서류를 자리에 팽개친 채 거친 발소리와 함께 사무실에서 나가버렸다. 멋대로 퇴근한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날 세윤이 퇴근할 때까지 자리에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기약없는 냉전의 시작이었다.
//이담은 며칠동안 이런 식이었다~ 라고 묘사하고 며칠 지난 걸로 이으면 어떨까요? 며칠새 어땠는지 간단하게 설명 좀 붙여서? -
363 하세윤 - 천월희 (jC8MATnTeU) 2021. 1. 1. 오전 1:27:51내가 자리로 돌아오자 외투를 가지고 퇴근해버리는 월희를 보고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서는 일에 열중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기계적으로 보내고 간간히 돌아와서 계속해서 시비를 거는듯한 그녀를 계속 똑같은 말로 대응하는 나날이 지나간다. 이젠 나를 건드리는 것도 지겨울텐데 오늘도 어김없이 와서 나를 짜증나게하고 결국엔 나는 자리에서 거칠게 일어나서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 귀찮게하지말라 그랬지.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으니까. 너도 이런 소리 듣기 싫으면 그냥 냅두면 되잖아? 왜 귀찮은 일을 자처해서 해?
오랜만에 태블릿에 길게 글을 쓴 나는 입을 꾹 다물고 그녀를 바라본다. 사실 요 며칠간 주변 사람들이 다가와서 너가 좀 져주면 어떻냐고 권한적이 있었다. 그들에게도 귀찮게하지말라고 저리 가라는 대응을 하기는 했지만 엄연히 윗사람들이라서 돌려서 얘기하고선 항상 엄청난 양의 서류를 처리했다. 하루종일 일만 하니까 자연스럽게 일하는 양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 너랑 지금 얘기하는 이 순간에도 그 장면이 계속 생각나서 미치도록 괴롭다고.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그러니까 말 걸지마.
그곳에 같이 갔던 그녀이기에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서 너무 괴로웠다. 눈물은 이미 전부 다 흘러서 나올 것도 없었지만 울컥하는 감정만큼은 없어지지 않고서 남아있었나보다. 처리하던 서류들을 전부 책상에 던져버리고 그대로 사무실 바깥으로 나간다. 한번 떠오르는 생각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내가 제어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나는 회사의 옥상으로 그대로 향했다.
//그렇게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타임워프! -
364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전 1:34:59앗 아 그렇겠네...같이 갔으니까 월희 보면 생각나겠구나....이건 저도 생각을 못...크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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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세윤주 (jC8MATnTeU) 2021. 1. 1. 오전 1:37:15헉 ... 그래도 월히는 뻔뻔하니까 받아칠수 있을꺼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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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천월희 - 하세윤 (8eoa9AcoIs) 2021. 1. 1. 오전 2:07:33찬바람이 휘몰아친 날로부터 며칠이 지나는 동안 둘 사이는 그야말로 폭풍이 몰아치는 듯 했다. 그녀는 매우 늦게 출근하거나 아예 전부 퇴근한 후에 회사로 와서 일을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있어 낮에 출근을 하면 어김없이 세윤과 부딪혀 소음을 냈다. 주로 소리를 낸 건 그녀였지만. 상대하지 않겠다, 건드리지 말아야지 생각을 하면서도 그의 모습만 보면 까칠한 말부터 먼저 나갔다.
그 시간이 지나면 왜 그랬을까 하고 저질러버린 일에 스스로가 짜증이 솟구쳤다. 왜. 왜? 처음부터 별로 상대하지 않으려 하지 않았던가. 오히려 잘된 일인데. 왜 매번 반복하는거지. 멍청한 자문자답과 함께 그 다음날, 다음날에도 똑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도 그 날의 연속이었다.
"............."
항상 같은 말로 대꾸를 하던 그가 태블릿에 길게 써서 보여준 말에 그녀는 왠일로 말문이 막혀 입을 다물었다. 입만 다물었지 반성이나 후회를 하는 건 아니다. 그에겐 보이지 않는 시선으로 그녀의 앞에 선 그를 올려다보며 아랫입술을 꾹 깨문다. 잇새로 짓이겨지는 입술이 아파오지만 고집스럽게 무는 걸 풀지 않았다. 그러다 제 성질에 못이겨 한마디 하긴 했지만.
"그럼 그날 오지 말라고 했던가. 내가 어거지로 따라간 것도 아니고."
퉁명스레 말해놓고, 그녀를 보면 그 날이 생각난다는 듯한 그의 말을 보자 어쩐지 가슴 안쪽이 시린 느낌이 든다. 누군가 차가운 얼음으로 심장을 감싼 것처럼. 세윤은 그 말만을 던져놓고 일도 내던진 채 사무실을 나갔다. 그녀는 따라가지 않고 자리에 앉아 가만히 쌓인 서류뭉치를 응시하고 있었다. 가슴이 얼얼하게 시린 느낌이 낯설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그렇게 있다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같은 사무실 사람들이 조곤조곤 얘기하는 걸 들었다. 방금 나간거 하세윤 씨죠? 무슨 일이래요. 위로 올라가던데. 위요? 위에 갈 일이 없을텐데. 옥상 갔나? 이런 날씨에? 블라블라블라.
"...에이씨."
짜증 섞인 소리를 잇새로 씹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대화를 하던 사람들이 전처럼 흠칫하며 그녀를 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외투도 챙기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섰다. 그가 나가기 전에 했던 말, 죽어버리고 싶어진다는 말과 대화 중 들린 옥상에 갔을거란 말이 왜 그렇게도 가슴을 찔러대던지. 뭐냐고 대체. 저도 모르는 사이 급하게 옥상으로 가는 그녀의 입에서 몇번이나 같은 말이 나왔다. 내가 왜. 대체, 왜.
정신없이 도착한 옥상은 한발 내딛기가 무섭게 겨울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냉기 가득한 찬바람을 온몸으로 맞고서야 그녀가 외투를 챙기지 않았다는게 떠올랐으나 다시 내려가 가져올 생각은 들지 않았다. 뒤로 돌아갈 힘이 있으면 이대로 나아가는게 낫다. 그 생각만으로 옥상에 들어가 세윤을 찾았다. 거센 바람에 손질했던 머리카락이 흐트러지는 것도 개의치 않으면서. -
367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전 2:08:40철면피급 뻔뻔함이었지만 양심이 찔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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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하세윤 - 천월희 (jC8MATnTeU) 2021. 1. 1. 오전 2:24:51옥상으로 가는 문을 열자 찬바람이 온 몸을 덮쳐온다. 외투를 입고 있었지만 조금의 빈틈이라도 보인다면 찬바람이 파고든다. 숨을 쉴때마다 하얀 입김이 뿜어져나와서 안경을 뿌옇게 만들어 쓰고 있던 안경을 벗어버린다. 그녀에게 그렇게 반응할 필요가 없는데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하고 있다. 물론 그녀를 볼때마다 그때의 일이 기억나는 것이 맞았지만 그게 그녀의 잘못도 아니고 ... 그렇게 옥상 가장자리에 가서 찬바람을 맞으며 밑을 내려다본다.
첫만남부터 삐걱댔던 그녀였고 지금도 그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지만 ... 어째서인지 그렇게 삐걱대는 사람인데도 싫지가 않았다. 전부터 말했지만 말싸움에 자신도 없고 할때마다 손해를 보는건 나였기에 항상 싸움을 피하고 무시하는 편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도 가볍게 무시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어째서일까 ...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옥상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뒤를 돌아보니 보라색 머리카락의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 귀찮게하지말랬지.
나는 얼굴을 찡그리고서 그녀에게 태블릿에 크게 글자를 써서 보여준다. 그 거리에서도 보일려나 모르겠지만 ... 평소에 무언갈 볼때 가까이에서 보는 것을 보면 시력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듯하긴 했다. 그러다 그녀가 외투도 걸치지 않고서 위에 올라와있는 것을 보고서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서 그녀에게 성큼성큼 걸어간다. 그리고 외투를 벗어서 그녀의 위에 얹어주고서 태블릿에 써있는 내용을 지우고 다른 내용을 보여준다.
- 저번에 외투, 갚는거야.
그날에 내 위로 덮어줬던 외투를 나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건 그것을 갚는 차원에서 덮어주는 것이었고 나는 다시 옥상의 가장자리로 향한다. 죽고싶다는 말을 했지만 나는 아직 죽을 자신이 없었다. 죽으면 나는 가족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고, 가족들의 얼굴을 다시 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나는 지옥으로 갈테니까 가족들을 만날 일이 없겠지만. 외투가 없어지자 찬바람이 더욱 세차게 내 온몸을 때리지만 나는 묵묵히 밖을 내다볼 뿐이었다.
- 고마워. 이제야 말하기엔 늦은것 같지만.
그렇게 태블릿에 적어두고 태블릿을 옥상 난간에 올려둔다. 그녀가 보던말던 상관 안한다는 식으로. 그렇게 멍하니 바깥만 바라볼뿐이다. -
369 천월희 - 하세윤 (8eoa9AcoIs) 2021. 1. 1. 오전 3:19:51그를 찾는다고는 했지만 그런 말이 필요 없을만큼 옥상은 황량해서, 가장자리에 서 있는 그가 금방 보였다. 그저 윤곽만으로 그가 거기 있구나 하는 것만 알긴 했는데. 그래서 그가 태블릿에 뭔가 써서 들었을 때 바로 알아보지 못 했다. 정황상 유추해보건데 귀찮게하지 말라던가 아닐까 싶었다. 진짜 그러면 어떡하지. 한순간 든 생각에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자 그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저멀리서부터 흐릿하던 그가 가까워질수록 선명해진다. 길거리의 사람들은 순간순간 스쳐지나가기에 늘 흐릿하기만 했는데. 그가 다가오는 걸 시시각각 보고만 있으니 기분이 묘해진다. 이윽고 그녀의 앞에 그가 섰을 때 왠지 모를 기분이 전신을 휘감아, 그가 덮어주는 외투에 살짝 늦게 반응했다.
"누가 갚으랬냐고..."
앞서 써있던 글을 지우고 새로 써서 보여준 말에 반사적으로 대꾸가 튀어나가긴 했는데. 사무실에서처럼 짜증이 가득하지 않고 좀 어물어물했다. 방금 전 기묘한 기분 탓에 지금 제가 어떤지 심히 혼란스러웠다. 혼자 속으로 혼란스러워하는 그녀를 두고 그는 다시 난간 쪽으로 가버렸다. 뚜벅뚜벅. 점점 멀어지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그의 뒤를 쫓았다. 그녀에게 외투를 준 그의 뒷모습은 옥상을 휩쓰는 찬바람보다 쓸쓸해보였다. 그의 옆까지 따라가 난간 근처로 서자 난간 위에 내려놓은 태블릿이 보여, 살짝 고개를 숙여 화면을 본다. 미적지근한 한마디를 읽고서 툭 내뱉는다.
"고마울게 뭐 있어. 내가 한게 뭐 있다고."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엔 아직 아까의 시큰함이 가슴에 남아있었다. 애초부터 원하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더욱 그랬다. 그녀는 감사받을만 하지 않다고. 평소였다면 뻔뻔하게 웃으면서 이제 말하냐고 했을텐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와 약간 거리를 둔 채 서서 말했다.
"그렇게 나 보기가 싫으면 자리 옮겨달라고 할게. 맘 같아선 퇴사하고 싶은데 안 시켜줄거 같으니까. 아예 다른 사무실로 옮기면 더 마주칠 일도 없겠지."
견디다 못해 옥상까지 올라온 그를 보았어도 내일은 또다시 건드리지 않을거란 보장을 할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자신의 안하무인함이 어떤건지 실감했다. 그러니 자리를 옮기는게 그에게도 그녀에게도 나을거라 생각했다. 어느 사무실이든 하는 일은 거의 같아보였으니 옮겨도 딱히 상관없을거 같았다. 그저 위치만 달라지는 정도일까.
"미안하게 됐어. 그 날 괜히 따라가서 계속 생각나게 만들어서."
짤막히 덧붙이고 그녀는 난간에 등을 대고 섰다. 그의 외투를 덮긴 했으나 난간 너머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찬바람이나, 시시때때로 지나가는 바람들이 옷 사이사이로 스며들어온다. 그래도 그의 외투에 덮인 곳은 한기가 덜해서, 저도 모르게 옷깃을 쥐고 여미고 있었다. -
370 세윤주 (jC8MATnTeU) 2021. 1. 1. 오전 3:22:39흑흑 세윤이가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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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전 6:44:08좀 많이 이르지만 좋은 아침~이에요~ 세윤주 새해 첫날 즐겁게 보내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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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세윤주 (jC8MATnTeU) 2021. 1. 1. 오전 11:19:27월히주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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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하세윤 -천월희 (1SvPx.kGl2) 2021. 1. 1. 오후 1:23:43그녀가 보기 싫은게 아니었다. 보기 싫었으면 내가 애초에 자리를 옮겨달라고 얘기했겠지. 사실 그 고민을 수없이 했었지만, 밤새 잠도 못자면서 뒤척이며 고민했던적도 있었지만 결국엔 나는 항상 그녀와 부딪히기를 원했다. 그녀가 오지 않는 날에는 하루종일 일만 하고 밥도 먹지 않은채로 계속 서류만 만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부장님에게 가서 혼나기도 했었고 그럼에도 나는 계속해서 일만 했다. 내 육체만 살아있다는 느낌으로 ... 그렇게 일했다.
하지만 그녀와 부딪힐때만큼은 죽어있던 감정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어떤 외부의 자극에도 쥐죽은듯 잠들어있던 감정이 유독 그녀와 부딪힐때면 요동치는 것이었다. 물론 그 갈등 하나하나가 스트레스로 다가왔지만 그럼에도 살아있다는 감정을 느꼈던 것은 그녀와 말싸움을 할때뿐이었다.
- 그럴 필요 없어.
하지만 그런 마음을 다 드러내기에는 아직까지도 나는 닫혀있었고 편협했다. 바보 같았지만 아직까지도 그날의 후유증은 날 괴롭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안하다는 그녀의 말에도 나는 그저 묵묵히 바깥만 내려다볼뿐이었다. 찬바람이 계속해서 체온을 앗아가고 손끝은 아려오기 시작했지만 나는 전혀 미동없이 그렇게 내려다볼뿐이었다. 침묵이 계속되고 한참을 그렇게 서있던 나는 태블릿에 천천히 세글자를 적는다.
- 미안해.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말이었지만 고작 이런 세글자의 말로 전달할 수 있을까. 그렇게 써놓은 나는 말없이 다시 내려가기 위해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돌아보고서는 그녀의 팔을 잡으려했고 그대로 같이 내려가려고 했다. -
374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후 3:13:26천월희에게 고백이란 무엇보다도 숨기고 싶은 진심이다.
천월희의 귀가 잔뜩 붉어져 있다.
이 순간 누구보다도 행복해 보인다.
"너라면 평생을 바칠 수 있어."
#고백의_형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16383
새해 첫 진단은 달달한걸루~~ -
375 세윤주 (zwOgge0xsE) 2021. 1. 1. 오후 3:16:07하세윤에게 고백이란 몇번이고 반복할 수 있는 것이다.
하세윤의 귀가 잔뜩 붉어져 있다.
이 순간마저 한마디 한마디가 비참한 듯 보인다.
"나를 죽여 줘."
#고백의_형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16383
세윤이는 달달하지 못한걸요 -
376 천월희 - 하세윤 (8eoa9AcoIs) 2021. 1. 1. 오후 3:53:16그녀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먼저 행동을 하겠다고 한 건, 단언컨데 세윤이 처음이었다. 그녀의 성격을 생각하면 알 수 있듯 언제나 모든 상황에서 자신이 최우선이었으며 타인을 움직일지언정 스스로 움직여 상황을 바꾸려 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세윤을 만나고 자꾸만 예외가 생겨났다. 길거리에서 마주쳐 이름도 몰랐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원래대로라면 진작 돌아서 그의 존재 따윈 의식에서 지워버렸어야 했다. 그런데 왜, 대체 왜.
"..기껏 해준다니까. 됐어 그럼."
자리를 옮기겠다는 말에 그가 간결하게도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자 그건 또 마음에 들지 않아 퉁명스레 대꾸했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선 그와 떨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든다. 스스로도 종잡을 수 없는 기분에 둘러싸여 겉과 속이 다른 언행을 하는게 영 좋지 않, 아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 여태 겪어본 적 없는 자신이 싫지만은 않다. 이상하고 낯설지만 이게 세윤을 향한거라면. 그런거라면 조금쯤 받아들여도 괜찮을지도.
서로 말없이 각자의 생각을 하는 동안 현실의 시간은 제법 흘러갔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찬바람은 계속 불어와서 둘의 체온을 사정없이 앗아간다. 추위 탓인지 어느새 생각도 멈추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하던 중, 먼저 정적을 깬 쪽은 세윤이었다. 굳은 듯 멈춰있던 그가 태블릿에 손을 움직이는 걸로 그녀도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천천히 돌려 태블릿에 쓰인 세글자를 읽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시 고개를 앞으로 하고서 가만히 있다가 그가 팔을 잡아 끌었을 때에야 몸을 움직였다. 그렇게 그와 함께 옥상에서 내려간다.
얌전히 그를 따라 걷기만 하던 그녀가 돌연 걸음을 멈춘 건 아직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이었다. 정확히는 사무실과 휴게실이 정반대인 복도의 한중간 쯤이다. 우뚝 멈춰선 그녀는 계속 찬바람을 맞은 탓인지 안 그래도 하얀 얼굴이 창백했고 입술도 평소의 붉음을 잃고 푸르스름해졌다. 이 겨울에 그리 오래도 밖에 있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녀가 그러한데 외투도 없이 있었던 그는 또 어떨지. 하지만 그녀에겐 그의 상태까지 살필 여유가 없는지 여태 얌전히 내어주고 있던 팔을 빼내려 하며 칭얼댔다.
"나 휴게실 갈래. 추워서 사무실에 못 있겠어.."
이건 뭐 어린애도 아니고. 한기로 떨리는 목소리로 춥다던가 쉬고싶다던가 하는 말들을 작게 중얼대면서 팔이 빠졌든 아니든 몸부터 휴게실 쪽을 향해 돌아선다. 그렇게 돌아서고서야 그가 생각났는지 고개만 슥 돌려 그를 보는가 싶더니, 여전히 작은 목소리지만 확실히 들릴만 하게 말했다.
"세윤이도 같이... 같이 가. 춥잖아. 그러니까."
며칠만인지 모를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리자 왠지 잘 말할 수가 없어 대충 알아들을 정도로만 말하는게 고작이었다. 그래놓고 다시 고개를 휙 돌리며 입을 다물어버리는게 그녀답긴 했다. 그가 가지 않으면 계속 이대로 있겠다는 듯 멈춰서있는 것도. -
377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후 3:54:12엣 에 진단 너무해....진단이 잘못했네요! 세윤이는 잘못없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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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세윤주 (zwOgge0xsE) 2021. 1. 1. 오후 4:16:33월히 ... 너무 좋은데 큰일이네 ... 흑흑 지금이라도 좋아한다고 고백해!!!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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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후 5:09:54ㅋㅋㅋ 기분은 알겠지만 좀만더 참자구요 세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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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세윤주 (zwOgge0xsE) 2021. 1. 1. 오후 5:15:34후후 저는 잘 참을 수 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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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후 6:23:47!! 저도 잘 참고있다구요! 답레 쓸때마다 고민 좀 하긴 하는데...아직까지는..! ('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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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후 7:04:53새해 첫날도 벌써 저녁이네요. 세윤주 저녁 챙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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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하세윤 - 천월희 (jC8MATnTeU) 2021. 1. 1. 오후 7:30:17그녀의 팔을 잡았을때 뿌리치고 내가 알아서 가겠다고 할 줄 알았다. 그래서 힘도 많이 주지 않았는데 왠걸,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순순히 팔을 잡혀서 따라온다. 옥상의 문을 닫자 복도는 약간의 한기가 있었지만 영하의 기온에 서있던 것에 비하면 충분히 따뜻했다. 입김이 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온도의 차이를 여실히 알 수 있었고 그렇게 말없이 계단을 내려가서 사무실로 향한다. 그녀의 얼굴을 흘끗 바라보자 많이 추웠는지 평소의 붉은 입술도 그 색을 잃고서 겨울의 색이 되어버리고 있었다.
그렇게 사무실로 가고 있을때 그녀가 갑자기 걸음을 멈춘다. 팔을 잡고 가고 있던 나도 자연스레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본다. 춥다며 휴게실로 가겠다는 그녀를 보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팔을 놔주고 먼저 사무실로 가려고했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온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고개만 돌려서 얘기하는 그녀가 보인다.
- 그래.
나도 추운건 마찬가지기는 했지만 사무실도 충분히 따뜻해서 앉아있으면 알아서 몸이 따뜻해질거라 생각했지만 혼자 사무실에 돌아가는 것도 그렇고 비슷하게 나갔는데 나 혼자 들어와서 일하면 그녀도 난감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데 애초에 그런걸 생각하는 사람이었나 싶기도 했지만 ...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서 휴게실로 들어갔다. 마침 안에는 아무도 없고 난방만 돌아가고 있을뿐이었다.
- 감기 안걸리게 조심해.
물론 나는 이미 걸린것 같아서 말하는 것이었다. 그 추운 날씨에 외투도 없이 바람이 쌩쌩 부는 옥상에 올라가있었으니 당연하다고 해야할까. 가장 따뜻한 곳으로 그녀를 데려가서 앉히고 나도 그 옆에 앉는다. 차가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들어오니 몸이 나른해지고 잠이 오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밤에 잠을 못자는 것도 한몫했겠지만 ... 잠들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자리에 앉자마자 몰려오는 졸음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어느새 그녀의 어깨에 기대서 잠들어버렸다.
// 히히 -
384 천월희 - 하세윤 (8eoa9AcoIs) 2021. 1. 1. 오후 8:40:36팔을 빼내자 그냥 놔주길래, 같이 가자고 해도 그는 안 따라올 줄 알았다. 그랬으면 끝까지 고집을 부려 데려갔겠지만. 그럴 필요 없이 그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대답이 돌아오기 전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녀는 알 수 없다. 그건 몰라도, 최소한 이제 그와 그녀가 지난 며칠간처럼 험한 소릴 하진 않아도 되겠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서로 어영부영 넘어가긴 했지만 좋은게 좋은거 아닐까.
"추워.."
세윤의 손을 잡고 휴게실로 가는 짧은 거리도 견디기 힘들어 연신 춥다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거 아무래도 최저 몸살 최악 감기일 징조가 보이는데. 그녀가 그런데 외투도 없던 세윤은 오죽할까. 휴게실에 들어가기 전 흘끗 본 그의 얼굴도 그녀와 크게 다르지 않아보였다.
휴게실은 적당한 온도로 난방이 돌아가고 있어서 들어가자마자 온기가 전신을 덮어내렸다. 그가 데려가는대로 따라가 온풍이 잘 드는 자리에 앉는다. 휴게실 소파가 이렇게나 푹신했던가. 앉자마자 몸이 푹 꺼지는 느낌은 분명 몸살의 전조다. 그녀는 그때서야 세윤의 외투를 벗어 무릎에 올려놓고 옆에 앉은 세윤을 보았다.
"남말할 처지가 아닐텐데? 세윤이나 나나 둘 다 망했어~"
감기 얘기에 그렇게 말하곤 작게 피식했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건지. 그의 몸이나 챙기라고 한소리 하려다가 말문이 막혔다. 어깨에 투욱 닿는 그의 무게에 말보다 자세를 유지하는게 앞섰으니까. 고개를 돌리니 앉자마자 거의 기절하듯 잠든 그가 보인다. 정말 가깝게 보이는 얼굴은 정면으로 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적은 없었다. 무겁게 감긴 눈커풀 아래 퀭하게 그늘진 눈가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지난 일주일을 어떻게 보냈을지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지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손끝으로 그의 얼굴을 살짝 쓸어내린다.
"........죽고싶어져도, 죽지 마. 세윤아."
그녀의 차가운 손이 혹시나 깨울까 싶어 아주 조심히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내려진다. 그 뒤에도 조심조심 움직여 그의 외투로 그와 그녀를 덮었다. 그녀 역시 몸이 점점 데워지고 긴장이 풀려 졸음이 쏟아지고 있었기에. 제게 기댄 그에게 살짝 마주 기대고서 '눈'을 감았다. 점차 멀어지는 의식이 한순간 뚝 떨어져 잠드는 사이 그녀의 손이 무심코 세윤의 손을 잡고 있었다. -
385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후 8:54:53이대로 조금더 이어보는 것도 괜찮을지도~? 한잠 자고 일어났더니 다 퇴근하고 둘만 남았다더라~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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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후 9:56:13천월희의 오늘 풀 해시는
공식루트의_자캐와_어나더루트의_자캐가_만난다면
월희 : 음~ 악역인 나? 충분히 있을법 한데? 아하하. 쌍둥이가 된 기분이야~
월희(빌런) : ...어떤 삶을 살더라도, 결국 본질은 같구나.
월희 :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는 나니까~ 그래도 취향은 같다구?
월희(빌런) : 아, 그건 다행이라고 생각해.
세상에_단_혼자_남는다면_자캐가_하고_싶어하는것
월희 : 혼자 남으면 할게 있긴 할까? 나도 사라질 때까지 잠이나 잘래. 혼자는 의미 없는 걸~
자캐가_자신의_죽은_모습을_본다면
월희 : 죽어버린거야? 어라, 죽어버렸네? 아~ 내 몸 아깝다아. 다시 살아날수 없으려나~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심심하니 진단~ -
387 하세윤 - 천월희 (jC8MATnTeU) 2021. 1. 1. 오후 11:31:01꿈을 꾼다.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던 악몽인걸까 싶었지만 이번엔 다른 꿈이었다. 그냥 평범하게 내 어린시절의 모습부터 시작해서 누군가 빨리감기 버튼을 누르듯 점점 커가는 내 모습과 가족들의 모습이 보인다. 모든게 내 시점이었고 기억이 불투명했기에 이곳저곳이 흐리긴 했지만 그 당시에 느끼던 감정만큼은 그대로였다. 그땐 그랬지, 하면서 감상에 젖어 보고 있으려니 점점 시간이 최근으로 돌아온다.
어느날 갑자기 능력이 생기고 목소리를 잃어버려 절망에 빠지고 그 절망을 간신히 극복했을때 내가 우연히 보게된 그 현장 ... 이 뒤는 보고싶지 않은데 그런건 신경쓰지 않고 계속해서 꿈속의 시간은 흐른다. 회사에 입사하고 월희를 만나고 ... 연락이 안될때의 그 불안감까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집 문이 보인다. 안돼, 저건 열고싶지 않은데. 하지만 꿈속의 나는 황급히 문을 열려고 손을 뻗고 ... 그대로 잠에서 깨어난다. 얼마나 잔거지, 라는 생각에 창 밖을 보니 분명 잠들기 전엔 해가 짱짱한 낮이었는데 지금은 어둑어둑해지고 있는 시점이었다.
- 일어날 시간이야.
옆을 바라보니 내 옆에서 그녀도 곤히 자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오늘 하루 일정은 모두 땡땡이 치고 여기서 종일 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행히 하는 일은 많지 않아서 오늘 못한 일은 내일하면 되는 것이지만 ... 여기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보고 갔을텐데. 최근에 있었던 일도 있고해서 건드리진 않았나보다. 나는 그녀를 살짝 흔들어 깨우고서는 부스스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다들 퇴근했는지 회사는 고요했고 야근 때문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가끔 들려오는 정도였다.
- 너무 오래잤어.
족히 몇시간은 잔듯한 느낌이었다. 자는 내내 꿈을 꾸긴 했지만 악몽은 아니었던지라 오랜만에 푹 잤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자 온몸에서 비명을 질러온다. 약간의 스트레칭으로 찌뿌둥한 몸을 풀면서 흘끗 그녀를 바라본다. 일주일동안 잡아먹을듯이 싸우..지는 않았지만 일주일 간의 냉전이 무색하듯 이렇게 자고 있었다니. 그래도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온다.
//으 잠들었따가 .. 8ㅁ8 -
388 월희주 (8eoa9AcoIs) 2021. 1. 1. 오후 11:40:15앗 아 세윤주가 세윤이와 함께 잠들어버렸어...ㅋㅋㅋㅋㅋ 애매하게 자다깨서 밤잠 설칠까봐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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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 천월희 - 하세윤 (2eDTUw3.Aw) 2021. 1. 2. 오전 12:11:00그녀의 잠은 칠흑 같은 어둠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어떤 풍경, 어떤 장면을 보더라도 검고 검게 물든 스크린에 윤곽만 스치고 사라져갔다. 마치 쉼없이 지나치는 길거리의 사람들처럼. 늘 흐릿한 그녀의 시계처럼. 세상을 깨끗하게 볼 수 없으니 꿈 역시 무엇 하나 명확하지 않다.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어둠 속에서 그녀는 잠을 청한다. 그 어둠 사이를 한줄기 빛이 비집고 들어오는 때, 그 때가 그녀의 기상이었다.
집이었다면 그랬겠지만 지금 그녀가 선잠을 청했던 곳은 회사 휴게실이었다. 기분 좋은 아침 햇살 대신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그의 기척에 정신이 먼저 잠에서 깬다. 그 뒤 그가 흔드는 것에 정신을 차리고 굳어있던 몸을 움직이자 곧장 찌릿한 감각이 전신으로 퍼저나간다. 팔다리가 저린 건 당연하고 추위와 바람에 시달린 탓에 두통이 뻐근하게 몰려왔다. 먼저 일어나 몸을 푸는 그와 달리, 그녀는 일어나기는 커녕 소파 팔걸이에 엎드리며 앓는 소리를 냈다.
"으... 머리 아파. 일어나기 싫어..."
큰 움직임도 아니고 옆으로 엎드릴 뿐인데. 고작 그것만으로도 그녀의 몸은 곳곳이 삐걱대고 비명을 질러댔다. 빼도 박도 못 하게 퍼진 몸살 기운은 안 그래도 성가신 그녀를 더욱 성가시게 만들었다. 아파서 못 움직이겠어 가 아닌 움직이기 싫다며 투덜대다가 흘끔 세윤을 올려다본다. 바람에 흐트러진 채였던 머리카락 사이로 저를 보며 웃음 짓고 있는 그를 보고 입술을 삐죽 내밀고서 또 투덜대었다.
"웃긴 뭘 웃어. 웃지마. 정들어."
어라, 이런 말은 보통 정든 다음에나 하는 말 아니던가 싶지만 그녀가 그런 걸 알 리 없고 신경쓸 리도 없었다. 그저 지금은 그의 웃는 얼굴이 얄미우면서 어딘가 안심이 될 뿐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을 곧이 곧대로 드러내고 싶지 않을 뿐이었고.
"괜히 변덕 한번 부렸다가 이게 무슨 꼴이야. 아무튼 난 여기 있을거니까 세윤이는 퇴근하러가던지~"
귀찮다는 듯 말하고 가던지 라면서 한 손을 휙휙 내저었다. 그러면서도 내심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설마하니 이제부터 다시 일을 한다거나 하진 않겠지. 하지만 그녀가 봐온 세윤이라면 그럴 것도 같은데. 그러면 말려야... 같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릿속 한가득 이어진다. 안 그래도 아픈 머리로 과한 생각을 하려니 지잉 울려서 내젓던 손을 툭 떨구고 엎드려 으으... 하며 엄살 어린 소리를 내었다. -
390 하세윤 - 천월희 (gJh9MhgY56) 2021. 1. 2. 오전 12:33:18머리가 아프다는 것은 몸살이 왔다는 뜻이겠지. 내 외투를 벗어서 줬는데도 역시 몸이 조금 약해보이는게 맞긴 맞았다보다. 앓는 소리를 내는 그녀를 잠깐 바라보고 있다가 나는 다시 그녀에게 다가가다가 투덜대는 소리에 더욱 짙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리고선 앞으로 다가가서 스스럼없이 그녀의 머리에 손을 대본다. 약간 열이 나는것 같은데.
- 집에 가서 쉬어야지 빨리 나아. 내가 바래다줄께.
두통이 심한것 같은데 아무래도 몸살이 좀 쎄게 온 것 같았다. 그녀가 투덜대는 소리를 뒤로하고서 핸드폰을 꺼내든다. 다행히 배터리가 조금은 남아있어서 나는 회사 앞으로 택시를 불렀고 15분쯤 걸린다는 말에 이게 도시의 콜택시인가 ... 하는 작은 탄식을 속으로 내뱉으며 그녀의 옆에 가서 앉는다. 몸살 걸렸을땐 집에서 푹 쉬는게 최고라니까.
- 택시 불렀으니까 눈감고 쉬고 있어.
내 외투를 그녀의 위에 올려주고 휴게실 바깥으로 나온다. 그녀의 외투는 아마 ... 사무실 안에 있을테니까. 복도로 나오자 한기가 몸을 덮친다. 옥상에 있다가 복도로 왔을때는 복도가 그렇게 따뜻할수가 없었는데 따뜻한 휴게실에서 복도로 나오니까 한기가 몸 곳곳을 파고든다. 사무실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에 문을 열고 들어가자 대부분은 퇴근하고 야근을 하는 사람들만 몇몇 남아있었다. 고개를 숙여서 인사하고서 그녀의 자리에서 외투를 갖고 다시 휴게실로 온다.
- 외투도 가져왔으니까 택시 오면 집에 가자.
나도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것을 보면 분명 몸살이 온게 분명했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아까부터 조금 몽롱한게 잠에서 깨서 그런게 아니라 몸살기운 때문이라는걸 알아버렸고 그렇기에 그녀의 옆에 앉아있는것뿐이었지만.
- 집에 가면 귀찮다고 그냥 자지말고 따뜻하게 샤워하고 자.
분명 이대로 엎어져서 머리 아파~~ 이러다가 잠들게 분명할 것 같았으니까. -
391 천월희 - 하세윤 (2eDTUw3.Aw) 2021. 1. 2. 오전 1:00:35웃지 말라니까 더 짙게 웃는 얼굴은 얄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것도 이렇게 가까이 와서 보란듯이 저러니 속이 울컥울컥 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것들을 표현하기에 그녀의 체력은 바닥을 보이다 못해 남은 것마저 줄줄 새는 상태였다. 하고 싶은 말들이 토막토막 끊어진 채 머릿속을 돌아다닌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고집스레 입을 다물고 있으니 그의 손이 머리에 닿는다. 그 순간 미미하게 움찔 했으나 그것 뿐. 흥. 하고 불만스런 소릴 흘리며 엎드린 채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할 땐 언제고."
그녀에게 외투를 덮어준 그가 잠시 휴게실을 나간 사이 꾸욱 다물려있던 입술 새로 한마디가 새어나갔다. 가라니까 왜 자꾸 참견일까. 그녀가 그의 말을 안 들어줬다고 그도 안 들어주겠다 이건 걸까. 냉전의 연속인가 싶지만 웃고 있었던 걸 보면 그건 아닌거같고. 아닌데..뭐지... 정신이 몽롱해서 그런가 생각이 온전히 이어지지 못 한다. 어지러운 머릿속 탓에 그가 다녀오는 그 잠깐 사이에 깜빡 졸아버린다.
"......! 아, 뭐야. 사람 놀라게 하고있어.."
엎드려 비몽사몽하다가 갑작스레 느껴진 기척에 이번엔 눈에 띄게 흠칫 해버린다. 아픈 것도 순간 깜빡해 엎드려있던 몸을 휙 들었다가 금새 아으으 하며 엎어진다. 이건 거의 바람에 두들겨 맞았다고 해도 좋을 정도인데. 몸살이 하루로는 안 끝날게 분명했다. 병원 가야하나. 따위의 생각이 두서없이 떠오르고 밀려난다. 그 와중에 무슨 정신에서인지 그의 말에 투덜투덜 대꾸도 했더란다.
"아 너나 가라니까 뭐. 집에 안 가. 머리 아픈거 나을 때까지 여기 있을거야. 일어나는 것도 힘든데."
지난 며칠간에 비하면 한없이 무른 수준의 투덜댐이었지만 그래도 불만은 불만인지라. 팔에 반쯤 가려진 얼굴엔 심통이 가득했다. 그대로 있다가 밍기적밍기적 몸을 일으킨다 싶더니 그가 가져온 제 외투를 잡아끌어오고 그의 외투를 팍 하며 되돌려준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는 듯 주섬주섬 외투를 입고서 다시 엎드려버리더니 아예 팔 안으로 얼굴을 감춰버렸다. 그러면 그녀도 그를 못 볼텐데. 지금은 아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적어도 지금 이순간만큼은 말이다.
//투덜몬 월희; -
392 하세윤 - 천월희 (gJh9MhgY56) 2021. 1. 2. 오전 1:34:36또또 투덜댄다. 저 놈의 투덜거림은 죽어서 무덤에 들어갈때까지도 입에서 안떨어질것 같다. 내가 사무실에 갔다왔을때 그녀는 그 사이에 잠깐이라도 졸았는지 내가 문을 여는 기척에 화들짝 놀라며 일어난다. 많이 아픈걸까 아니면 많이 졸린걸까. 정신도 없을텐데 내 말에는 잘도 대꾸하는 모습을 보면 이게 뭔가 싶기도 했다.
- 너 안가면 나도 안가.
강수를 두면서 그녀의 옆에 주저앉은 나는 택시의 위치를 확인한다. 아직도 회사에서 거리가 좀 있었기에 빨리 안오고 뭐하냐는 불평을 속으로 늘어놓으면서 소파에 등을 깊숙히 기댄다. 옆에선 가져온 외투를 입더니 아예 엎드려버린다. 이대로 여기에 있으면 머리 아픈게 낫냐고.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해지진 않을텐데. 다시금 작게 한숨을 내쉬고서 엎드려있는 그녀의 등을 툭 건드린다.
- 내가 업어주면 갈래?
니가 움직이기 귀찮으면 내가 이동시켜주겠다는 말이었다. 어차피 머리가 아파서 발걸음 하나하나가 머리를 울릴테니까 차라리 내가 업어주는게 어떨까싶었다. 나랑 키가 비슷해서 업으면 좀 불편할것 같기도 했지만 그녀는 날씬해서 무게가 많이 나갈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그리고 택시까지 가는 거리가 긴 것도 아니라서 충분히 가능할것 같았다.
- 난 진짜 말했다. 너 안가면 나도 안간다고.
말하면 진짜로 하는 사람인거 알지? 라는 말을 밑에 적어두고서 그녀의 반응을 살핀다.
//투덜몬도 기여워요 -
393 천월희 - 하세윤 (2eDTUw3.Aw) 2021. 1. 2. 오전 3:18:46그녀가 얼굴을 가린 건 그러면 그와 소통이 되지 않으니 가만 있으면 가겠지 싶어서 나온 행동이었다. 물론 단박에 이런 이유가 생긴 건 아니고. 왠지 아까부터 그를 마주하고 있으면 기분이 이상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걸 인정하기 싫어서 그를 무시하려 이러는 거라고 이유에 이유를 덮는다. 솔직하지 못 하고 어영부영 굴다니, 정말 그녀답지 않은 짓이었다.
"...........!"
엎드려있으니 그가 태블릿에 뭐라 쓰던 그녀에게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등을 건드리는 손길은 무시할래도 무시할 수 없었다. 좀전만치는 아니지만 손이 닿는 순간 움찔해버린 그녀. 바로 고개를 들 법도 한데 얼마간을 더 고집을 부리며 엎드려있는다. 그러다 결국 다시 고개를 들었고, 뒤늦게 그가 내밀어놓은 태블릿을 보고서 볼을 반쯤 부풀렸다.
"....아까만 해도 나 보면 죽고싶어진다느니 어쩌니 했으면서..."
아주 신경 쓰이지 않은 건 아니었는지 그저 트집을 잡고 싶었는지. 괜히 낮에 있었던 일을 꿍얼거리며 미간을 찡그린다. 귀찮게 하지 말라고 먼저 말한 것도 누군데. 연이은 투덜거림을 내뱉으며 몸을 살짝 웅크린다 싶더니 느릿느릿 엎드렸던 몸을 피며 일으킨다. 여전히 표정은 심통과 불만으로 가득 부푼 채 소파에 등을 기대 앉았다.
"가면 되잖아. 가면. 나 때문에 안 가서 조금 아플거 많이 아팠다는 소리 듣기 싫으니까,"
일찍 가든 늦게 가든 그녀는 이미 하루 이상은 앓아야 할 판이었다. 그녀 자신은 그럴지 몰라도 세윤까지 그렇게 됬다는 얘길 나중에라도 들으면, 설마 그러진 않겠지만 그가 직접 그걸 불만으로 말해온다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지금 같이 가는 건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자기합리화라는 두번째로 답지 않은 짓을 해버렸다.
"괜히 건드렸어. 흥이다."
이 상황에 대한 불만과 답지 않은 짓을 반복하는 자신에 대한 불만을 반반씩 담아 중얼거리며 그와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택시는 언제 오는거야.
//ㅋㅋ 이 투덜은 훗날 애교로 진화합니다..아마도? -
394 세윤주 (8W7RWpEhls) 2021. 1. 2. 오후 12:50:04좋은 오후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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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12:55:37세윤주도 좋은 오후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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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 세윤주 (8W7RWpEhls) 2021. 1. 2. 오후 1:00:12오늘도 어김없이 출근이라 답레는 좀 이따 가져올것 같네오 ..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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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1:10:10연초에도 바쁜 세윤주ㅠㅠ... 응응 답레는 천천히 달아주세요~~ 화이팅이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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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 세윤주 (8W7RWpEhls) 2021. 1. 2. 오후 1:13:06하지만 잡담 정도는! 월급루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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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1:26:51ㅋㅋㅋㅋ 월루하는 세윤주도 귀엽단거시에요 :3 앗 맞다 저 질문! 세윤이 가족사는 복수하는 것까지 풀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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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세윤주 (8W7RWpEhls) 2021. 1. 2. 오후 1:31:11복수 ... 글쎄요! 복수하면 좀 잔인해질것 같아서리 ... :3 월희가 말리면 안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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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1:42:44세윤이 하겠다고 하면 말리기는커녕 뭐 도와줄거 없냐면서 신날텐데요.. 이 푼수... 하하 답이 없네! 월희 입장에선 복수는 정당하다고 생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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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 세윤주 (8W7RWpEhls) 2021. 1. 2. 오후 1:46:33복수할때쯤엔 월희랑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테니까 아마 갈등이 심할ㄲㅓ에오. 이번에도 섣불리 나섰다가 월희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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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1:55:55아~~ 음음 그렇겠네... 월희는 대책없이 괜찮다면서 해도된다고 그럴테니 서로 부딪히겠네요. 타협점을 찾을지 둘중 한쪽이 물러날지는 미지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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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세윤주 (8W7RWpEhls) 2021. 1. 2. 오후 2:08:52그렇게 싸우는건가요! 부부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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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2:37:15부부싸움 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초반 이후로 오랜만에 싸우는게되지않을까 싶네요~ 예전 생각나고 그러겠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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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세윤주 (8W7RWpEhls) 2021. 1. 2. 오후 3:18:14ㅋㅋㅋㅋㅋ 그래도 험악하게 싸우진 않을것 같고 ... 각방 정도? (거실에서 자는 세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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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3:30:12각방 아니면 친정런 할거같은데요 월희는 ㅋㅋㅋ 어느쪽이든 오래 가지는 않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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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 세윤주 (8W7RWpEhls) 2021. 1. 2. 오후 3:34:32친정런 ... 세윤이는 갈곳이 없다 (시무룩) 오래 가지는 않겠죠! 누군가 먼저 사과할테니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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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3:43:43아마 친정런하면 하루도 안되서 돌아올 가능성이 높죠 ㅋㅋㅋ 여기를 피난처로 삼지 말라고 쫓겨날테니까.. 그러면 월희가 먼저 사과할 수도있겠네요. 싸우긴 했어도 다 받아주는 건 세윤이밖에 없어 ㅠㅠㅠ 이럼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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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세윤주 (8W7RWpEhls) 2021. 1. 2. 오후 3:46:23쫓겨난다니! 월히한테 너무한다!! 세윤이도 금방 화 풀고 안아줄것 같은걸요! 워낙 월희를 좋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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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4:32:59월희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요~~ ㅎㅎ 원래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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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세윤주 (gJh9MhgY56) 2021. 1. 2. 오후 6:01:44퇴근이에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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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6:05:16!! 세윤주 퇴근 축하에오! 오늘도 고생했어요~~!! 자자 이제 집까지 조심히 들어가는거에요~~ 저녁도 먹구 휴식도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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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 하세윤 - 천월희 (gJh9MhgY56) 2021. 1. 2. 오후 7:18:26-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는거야?
욱해서 나온 말이기는 했지만 그녀에게 한 말 중에서 진심이 담긴 것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그녀에게 좀 더 미안한 것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정말 많이 도움을 줬는데도 나는 그저 날을 세우고 충돌하기만 했을뿐이니까.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이렇게 좀 더 챙기려는 것도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미안하다니까, 라는 글을 써둔 태블릿을 그녀에게 보여주고서 작게 웃어준다.
- 잘 생각했어.
집으로 가기로 했다니 나의 끈질긴 설득이 통했나보다. 아플땐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는게 아니라 기를 쓰고서라도 집에 가서 쉬는게 좋다니까. 물론 집에 혼자 있을때 아프면 쓸쓸하고 나만 손해이기는 했지만 ... 그래도 침대에서 푹 쉬는거랑 그냥 이렇게 아무곳에나 앉아서 쉬는건 몸의 피로도에서도 큰 차이가 나니까. 괜히 건드렸다며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는 그녀를 보면서 언제 보면 완전 애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택시가 어느정도 왔는지 살펴본다. 회사 근처로 다 온 것을 확인하고서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서 일어난다.
- 택시 다 왔으니까 가자.
희고 가는 손가락이 손 안에 가득 들어오고 엄청 부드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를 이끌고 휴게실 바깥으로 나온다. 몸살이 걸린게 확실해보여서 내 외투까지 벗어서 그녀의 위에 얹어주고 복도를 걸어간다. 야근을 하던 사람들도 그새 몇명이 퇴근했는지 회사 내부의 인기척은 아까보다 줄어든 느낌이다. 계단을 내려가 회사 정문으로 나가자 마침 저 멀리서 택시가 오는 것이 보인다.
- 너네 집부터 먼저 가자.
내가 집에 들어가는걸 보고 집에 가야 마음이 놓일 것 같으니까. -
415 천월희 - 하세윤 (2eDTUw3.Aw) 2021. 1. 2. 오후 7:57:01그녀를 보면 그때가 생각나 힘들다던 그의 말. 심통난 마음에 일부러 꺼낸 말이지만 사실은 그다지 마음에 두고 있는 말은 아니었다. 아주 신경쓰이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비율로 따지자면 반반일까. 그게 뭐 내 잘못인가 하는 생각과 그래도 저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하는 생각이 공존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일비일회하는 그녀가 아니었을텐데. 이런 건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옆에서 손을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지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그를 보게 된다.
"아 됐어. 미안하단 말로 넘어가줄까보냐. 그리고 웃을라면 멀쩡한 얼굴로 웃던지. 산송장 같은 얼굴로 웃는거 꿈에 나올까 무섭네."
잘 생각했다는 말에 무슨 상관이냐며 뾰족히 대꾸도 하는 걸 보면 정말 아픈 사람 맞나 싶다.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급격하게 기력이 소모될텐데 이놈의 혀는, 입은 왜 쉴 줄을 모르는건지. 그러면서도 그가 손을 잡아 일으키자 반항하지 않고 일어나 그를 따라간다. 제아무리 그녀라도 걷는 동안은 말할 정신이 없는지 휴게실을 나가 회사 정문으로 가는 동안 조용했다. 조용해진 것과 달리 얼굴은 두통과 몸살기를 견디느라 살짝 일그러져 있었지만.
계단을 내려오는 내내 그녀는 그의 손을 지지대라도 되는 것 마냥 있는 힘껏 쥐고 있었다. 있는 힘껏 이래도 평소에 훨씬 못 미치는 힘이었다. 그가 없었다면 혼자 못 내려왔을거라 생각하면서도 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는다. 말이 없을 뿐이지 그를 향한 이유 모를 반감은 계속 있었으니까. 겨우 다 내려와 정문을 나가니 시간이 딱 맞았는지 택시가 보이는 곳까지 와 있었다. 하아. 잔뜩 지친 한숨을 내쉬며 택시가 정차하길 기다리다 그녀의 집에 먼저 가자는 그의 말에 짤막히 대답한다.
"그래."
뭐라 하고 싶은 말은 속에 가득 차올랐지만 내려오는 사이 그나마 남은 기운도 다 썼는지 이젠 아무래도 좋다는 얼굴이었다. 그냥 빨리 집이든 어디든 가서 누워서 쉬고싶다. 머릿속 한가득 이거 하나만 생각하며 택시에 오른다. 앉자마자 몰려오는 피로와 통증과 편안함 등등을 애써 의식 너머로 밀어내며, 세윤이 타고 문을 닫자 앞에 앉은 기사를 향해 주소지를 하나 불러준다. 그곳은 공교롭게도 세윤이 사는 오피스텔 근처, 어쩌면 바로 옆일지도 모르는 곳이었다. 아직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출발하는 택시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괜히 나와서 이게 뭐하는 건지..."
늦은 저녁 시간, 가로등과 몇몇 네온사인만 휙휙 지나가는 창밖을 보며 흘리듯 중얼거린 말은 엔진음에 묻히기엔 꽤나 선명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더니. 정말 딱 그 모양이네. 라고. -
416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9:16:20천월희은(는)소파 위에서 낮잠을 잡니다
#자캐들의_낮잠시간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19990
소파(하 주임 사무실)인걸까요~ ㅋㅋ -
417 하세윤 - 천월희 (gJh9MhgY56) 2021. 1. 2. 오후 9:22:08산송장 같은 얼굴이라니 좀 너무하지 않은가 싶었지만 지난 일주일간 먹을 것도 제대로 안먹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으니까 분명 그렇게 보일만했다. 그래서 그냥 쓴웃음만 지어넘기고 그녀의 손을 잡은채로 회사를 나온다. 그래도 몸살이 제대로 왔는지 내려오는 동안엔 내 손을 꼭 잡고 있는데다가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 몸이 안좋아보이긴 했다. 아무 말 없는 것도 좀 어색하긴 했지만 ...
택시에 타자 그녀가 주소를 얘기한다. 어? 저기는 ... 옆에서 부르는 주소는 우리집 바로 옆이었다, 최근에 이사 온다고 시끌벅적했는데 이게 월희였다니.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겠다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물론 그녀에게는 보이지 않게 고개를 돌리고 있었지만. 택시가 천천히 출발하고나니 그녀의 투덜거림이 또 들려온다.
- 내일은 집에서 쉬어. 회사에 말해줄께.
이런 점에선 또 자유로운것 같았으니까. 내일 그녀의 몫은 내가 해버리면 되는 것이고. 내가 없을때 그녀가 내 일을 대신 해주었으니까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었다. 택시는 조용히 갈 길을 가고 창 밖의 풍경은 점점 내가 익숙하게 보던 것들로 바뀐다. 아무래도 그녀는 내가 옆집에 산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으니까 ... 나중에 놀려볼까.
- 다 도착했어.
택시는 그녀의 집 앞에 멈추고 창 밖으로는 내가 사는 오피스텔도 보였다. 하지만 티는 전혀 내지 않고서 늘어져있는 그녀에게 말을 하고선 기사에게 돈을 건넨다. 저번과는 다르게 잔돈도 내가 챙기고서 내가 반대편으로 먼저 내리고 그녀가 있는 쪽으로 돌아가 문을 열고 손을 잡아서 내리게 도와준다. 확실히 많이 아파보이긴하네 ...
- 집가서 잘 씻고 자. 알겠어?
그녀의 집 바로 앞까지 데려다주고선 웃음과 함께 얘기한다. 집에 들어가는 것까지 지켜보겠다는 생각과 함께. -
418 세윤주 (gJh9MhgY56) 2021. 1. 2. 오후 9:26:32하세윤은(는)더운듯 선풍기와 에어컨을 미리 켜두고 이불 없이 낮잠을 잡니다
#자캐들의_낮잠시간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19990
겨울인데? -
419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9:28:12세윤이... 몸에 열이 많았었나..?! 진단 왜이렇게 뜬금없어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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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천월희 - 하세윤 (2eDTUw3.Aw) 2021. 1. 2. 오후 10:54:07가는 길이 막혀 오래 걸리면 어쩌나 싶었지만 퇴근시간을 넘겨서 그런지 신호에 몇번 걸리는 걸 빼면 택시는 막힘없이 도로를 달렸다. 막히지 않아도 체감상 이렇게 멀었나 싶다. 두통이 길어지니 감각도 혼란스러워졌나보다. 그대로 다른 생각은 일절 없이 집에 어서 도착하기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옆에서 기척이 느껴지면 힐끔 돌아봤지만.
"나오래도 안 나갈거야."
옆에서 웃는지 어쩐지 알지도 못 하고, 기껏 돌아보니 보인 말에 입을 비죽 내밀고 중얼거린다. 누가 그렇게 해달랬나. 호의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못 하는 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뭐 정확히는 몸이 아프니 괜한 고집만 오소소 돋아서 계속 이러는거였지만. 어쩌면 다 나은 후에도 한동안은 이럴지도 모르는 일이다. 누가 뭐래도 변덕스러운 그녀이니까.
"겨우 왔네..."
택시가 멈추자 이제 집에 갈 수 있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스륵 풀린다. 택시비를 내는 것도 내리는 것도 그가 먼저 움직여서 그녀가 할게 없었다. 문을 여는 것도 그가 먼저 열어버려서 그녀는 그냥 내리기만 하면 되었다. 그냥 두었으면 한세월 걸렸을테니 그가 움직여준게 차라리 다행이었다. 그녀는 그게 마음에 안 들긴 했지만.
회사에서 내려올 때처럼 그의 손을 잡고서 그녀의 집 근처까지 갔다. 평소라면 그가 여기까지 오는 것에 의문을 표했겠지만 지금 정신에 그럴 여유는 없었다. 앞을 똑바로 보고 걷는 걸로 벅찼으니. 거의 발을 끌다시피 걸어 그녀가 사는 2층짜리 건물 앞에서 멈춘다. 1층의 카페는 오늘따라 일찍 닫았는지 보조등 하나 켜져 있지 않다. 치. 작게 혀 차는 소리를 내고 세윤을 본다.
"뭘 하고 자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남말할 시간에 자기 몸이나 챙기시지."
여태 조용했던 건 지금 이때를 위해서였다는 듯 까칠하게 쏘아붙이고 그의 손에서 그녀의 손을 휙 빼낸다. 빼내기 직전, 아쉬움에 멈칫했는데 그게 티가 났을까. 그래도 손은 이미 빠진 후였지만. 빼낸 손을 뒤로 하곤 한발 물러서서 그를 빤히 응시한다. 집앞이라 그런지 짜증도 화도 없는 하얀 얼굴이 저 높이 켜진 가로등 불빛에 더욱 희어져 창백하다. 잠시간을 서서 보기만 하던 그녀의 입술이 움찔인다 싶더니 불쑥 말을 내뱉었다.
"세윤이 너도 내일 쉬어. 얼굴 아깝게 그게 뭐야. 멀쩡해져서 와. 시체꼴 못 벗어나면 확 자리 옮겨버릴거니까."
흥. 하는 콧바람 소리를 끝으로 몸을 돌린다. 하는 말이 심술인지 걱정인지 알기 어렵지만 적어도 걱정에 가깝지 않을까. 그 부분은 받아들이기 나름인 듯 하지만. 그걸로 할 말은 끝났다는 듯 그녀가 느릿하게 걸어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 사각지대 같은 어둠 속으로 천천히 걸어 사라지고 나면 더이상 발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조금 뒤 2층에 불이 켜지는 걸로 그녀가 집에 무사히 들어갔음을 알 수 있으리라. -
421 세윤주 (gJh9MhgY56) 2021. 1. 2. 오후 11:11:24헛 ... 들어가는거 지켜보고 바로 옆 오피스텔로 들어간걸로하고 마무리해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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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11:13:30응응 그렇게 해요~ 이쯤이면 마무리해도 괜찮겠다 싶었구 ㅎㅎ 이번 일상도 꽤나 재밌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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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 세윤주 (gJh9MhgY56) 2021. 1. 2. 오후 11:18:02재밌었다니 다행이에요 >ㅁ< 좀 급속도로 가까워진 느낌이지만! 미운 정이라도 드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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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11:20:12그런거죠~ 다시 출근하고 보면 거짓말같이 틱틱댈테니까요 ㅋㅋㅋㅋ 아직은 친구사이 비슷하게 흘러갈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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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세윤주 (gJh9MhgY56) 2021. 1. 2. 오후 11:21:57친구이상 연인미만이 되려면 좀 더 있어야할것 같고~~ 아직 간질간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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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11:35:41가까워진 줄 알았지만 기분탓이었던거죠! 이제 겨우 씨앗을 심은 단계인거죠 히히 달달함은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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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세윤주 (gJh9MhgY56) 2021. 1. 2. 오후 11:37:14그래도 달달함에 도달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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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11:48:27그렇게 되면~~ 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네요 ㅎㅎㅎ 열심히 서사 쌓아서 도달하는걸로~~ 이번엔 어떻게 달달할지 벌써부터 궁금하지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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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세윤주 (gJh9MhgY56) 2021. 1. 2. 오후 11:49:33이번엔 회사생활도 겹쳐있을테니까 좀 다른 달달함이 있을것 같은걸요~ 흐배들이 술먹자고 세윤이 끌고가는데 월희가 나타나서 웃으면서 데려가니까 후배들 아무말 못하는 그런 상황도 재밌을것 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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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월희주 (2eDTUw3.Aw) 2021. 1. 2. 오후 11:57:29막 데리고 나가려는데 정문 앞에 딱 서서 ㅎ어디가? 하면서 웃고있었다던가.. ㅋㅋㅋ 아니면 같이 껴서 후배들만 죄다 넉다운 시키거나 ㅋㅋㅋㅋㅋ 이래저래 후배들만 잔뜩 구르겠네요! 아 본편에서는 이벤트 때 다치기도 하고 그랬는데 여기는 어떻게 할까요? 유혈이 좀 별로면 특이한 스킬로 스킬사고 같은게 나도 재밌을거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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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 세윤주 (gJh9MhgY56) 2021. 1. 2. 오후 11:58:48다치는것도 좋겠지만 너무 크게 다치는 것보단 그냥 경상 정도가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중상은 마음이 아파요 ... 8ㅁ8) 후배들 구르는 상황은 정말 재밌을것 같아욬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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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전 12:04:43그러면 살짝살짝 다치는 정도로~ 나중에 현장일상 할때 참고하는 걸로! 앗 그래 사건현장에서 잡은 애들이 후배로 들어와서 잡아온 선배인 월희나 세윤에게 꼼짝 못하는 것도 좋을거같네요 ㅋㅋ 입사 전부터 기강 잡아버리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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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 세윤주 (SX4gfCff5A) 2021. 1. 3. 오전 12:05:25홋 그것도 괜찮아보이네요! 언노운들이니까 회사로 끌려들어올테고 ... 좋은데요? 세윤이는 그런대로 부드럽게 대해줘서 금방 친해질것 같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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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전 12:10:25월희는 어림도 없죠~~ 그렇게 월희한테 갈궈짐 > 세윤에게 하소연 구도가 잡혀가고~~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는 일은...있긴 있을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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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 세윤주 (SX4gfCff5A) 2021. 1. 3. 오전 12:15:46절대 없죠! 뭔가 후배들이 세윤이나 월희 꼬시려다가 된통 당하는 상황도 재밌을 것 같은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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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전 12:26:54절대 없대 ㅋㅋㅋ 꼬시는 건 사귀기 전이나 후냐 차이로 대처가 좀 달라질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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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 세윤주 (SX4gfCff5A) 2021. 1. 3. 오전 12:27:36사귀기로 한 후가 재밌을것 같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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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전 12:40:32음~ 그럼 아마 주변엔 딱히 말을 안 할테니까 후배들은 아예 모르는 상태로 일을 저지르겠네요 ㅋㅋ 월희라면 이런 상황을 노리고 회사 갈땐 커플링 끼지 말자고 은근히 세윤이한테 얘기하거나 할거같고. 음음 잘 메모해둬야지~ 나중에 다 써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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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 세윤주 (SX4gfCff5A) 2021. 1. 3. 오전 12:42:31할게 많아지니까 더 기대되잖아요! 세윤이는 영문도 모르고 그럴까? 그러자! 하면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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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전 12:58:56할게 많지만 하나하나 적재적소에 써먹는게 중요하죠 ㅋㅋ 세윤이 암것도 모르고 하자는대로 하는거 넘 귀엽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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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세윤주 (SX4gfCff5A) 2021. 1. 3. 오전 1:21:53ㅋㅋㅋㅋㅋㅋㅋ 멍청하진 않지만 내 여자에겐 멍청하겠지 ... 같은 컨셉이라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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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전 1:33:01멍청보단 콩깍지가 씌였다고 하죠 ㅋㅋ 우리 세윤이는 멍청하지 않아요! 어, 어... 순진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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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 세윤주 (SX4gfCff5A) 2021. 1. 3. 오전 1:35:08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진한것도 월희한테만 순진하고 ... 사실 결혼하면 그 장면이 딱 보인다고 해야할까요! 잡혀산다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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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전 2:23:35에이 월희가 잡고 살진 않죠! 치마폭으로 감싸고 살면 몰라도? ㅋㅋㅋ 너무 애껴서 과보호나 오구둥둥이 있긴 있어도 막 잡고 그러진 않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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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 세윤주 (SX4gfCff5A) 2021. 1. 3. 오전 2:46:03막 남자 후배가 월희 꼬시려는데 세윤이가 다 보고 있어서 집에서 왕창 삐져있으면 어떤 반응이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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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전 2:56:54아 솔직히 그 상황이면 세윤이 보는거 알고 보란듯이 했을거 같아서 ㅋㅋ 집에 와서 일단 모른 척 하다가 안고 살살 달래줄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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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 세윤주 (SX4gfCff5A) 2021. 1. 3. 오전 11:52:33좋은 아침이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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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후 1:05:40좋은 오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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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 세윤주 (uzyRIPQ2gk) 2021. 1. 3. 오후 1:20:48맛점 하셨나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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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후 1:35:27응응! 간단ㅇ아게 맛점했어요~ 세윤주도 맛점했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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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후 3:04:29벌써 3시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와요 세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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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세윤주 (uzyRIPQ2gk) 2021. 1. 3. 오후 5:06:19갱신이네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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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후 5:53:55좋은 저녁! 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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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 세윤주 (uzyRIPQ2gk) 2021. 1. 3. 오후 5:56:24좋은 저녁이에요~ 맛저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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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후 6:07:36오늘 저녁은 패스랍니다~ 세윤주는 맛저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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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 세윤주 (uzyRIPQ2gk) 2021. 1. 3. 오후 6:08:37헉 왜 안드시나요 8ㅁ8) ... 맛있는걸 드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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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후 6:11:10오늘따라 입맛이 없네요! 좀더 있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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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 세윤주 (uzyRIPQ2gk) 2021. 1. 3. 오후 6:12:44흐어어 ... 마음이 아프네오 ... 이따 저녁부터 일상 돌릴까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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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후 6:33:20그래요~ 다음은 어떤 상황이 좋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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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 세윤주 (uzyRIPQ2gk) 2021. 1. 3. 오후 6:42:10그냥 평범하게 회사에서 투닥이는 것도 괜찮고 ... 아니면 임무를 나간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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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후 6:55:55임무는 다음쯤이 좋을거같고. 이번엔 회사생활 하는 걸로 해보죠? 출근에서 퇴근까지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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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세윤주 (uzyRIPQ2gk) 2021. 1. 3. 오후 7:02:48회사생활 괜찮네요! 출근부터 퇴근까지 ... 선레는 제가 이따가 가져오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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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후 7:06:59응응~ 천천히 가져와요!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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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월희주 (VKujFtRGt.) 2021. 1. 3. 오후 9:20:28맘에 드는 진단이 없으니 그냥 갱신이란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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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 세윤주 (SX4gfCff5A) 2021. 1. 3. 오후 9:40:04이제 집이란 것이에오! 선레를 후딱 가져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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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 하세윤 - 천월희 (SX4gfCff5A) 2021. 1. 3. 오후 9:50:21한바탕 난리통이 지나고 조금 더 시간이 흘렀다. 아직도 마음 한구석엔 공허함이 남아있었지만 언제까지고 슬퍼할 수는 없었기에 금방 기운을 차리려고 노력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밤새 뒤척이다가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난다. 잠을 제대로 자는게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라니. 잊으려고 노력해도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나도 큰 것 같았다. 내 몸의 일인데 내가 모르는게 웃기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모르는게 많았으니까.
' 출근해야하네. '
비교적 자유로운 사풍이었지만 그래도 지각은 좋게보이지 않았으므로 오늘도 출근시간보다 좀 일찍 도착하기 위하여 샤워실로 간다. 여기 오피스텔은 샤워실과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화장실 청소를 할때는 조금 불편했지만 그 정도는 내가 좀 더 노력하면 되는 것이니까. 말끔하게 샤워를 마치고 스킨로션을 발라준 다음 머리를 말린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갈까 했다가 별로 땡기지 않아서 그냥 물 한잔만 마시고 옷을 고른다.
그냥 평소처럼 편하게 조금 넉넉한 면바지에 후드티를 입고 그 위에 코트를 입는다. 오늘은 그나마 따뜻한 날이라고해서 패딩을 입으면 더울까 코트를 입은 것이다. 밤에는 좀 춥겠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들어오지는 않으니까 괜찮겠지. 운동화까지 신고나서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옷차림을 점검하고 밖으로 나온다. 확실히 좀 덜춥네.
' 가다가 마주치는건 아니겠지? '
천월희, 그녀가 내 옆에 산다는 것을 안것은 바로 얼마전이었다. 몸살 때문에 아파서 집에 바래다줄때 그녀의 집 위치를 보고 놀랐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내가 어디에 사는지 몰랐고 아파서 회사도 안나왔으니까 날 마주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출근할때도 시간 자체가 다르니까 마주칠 기회가 적기는 하지만.
- 안녕하세요~
태블릿에 글씨를 크게 쓰고서 머리 위에 올려놓은 나는 그대로 사무실로 들어간다. 오는 길은 버스도 사람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다. 목소리가 없으니까 문소리로 인기척을 내고서 이런식으로 인사한다. 처음에는 웃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젠 익숙한지 다들 잘 받아주신다. -
467 천월희 - 하세윤 (VKujFtRGt.) 2021. 1. 3. 오후 11:07:51그녀가 몸살을 핑계로 회사를 쉰 시간은 무려 사흘이나 되었다. 보통 회사라면 갓 입사한 신입에게 그만큼 시간을 줄 리가 없었지만 여긴 명목상의 회사여서 그런지 쉽게 휴일을 얻어냈다. 쉬는만큼 급료가 까인다고 한 것도 같지만 그깟 돈에 연연할 그녀가 아니었지. 마음대로 하라고 하곤 사흘간을 집에서 보냈다. 밖에 나가는 일은 낮에 잠깐 카페에 내려가보는 것 정도일까. 그마저도 아픈데 싸돌아다니지 말라고 잔소리를 들었지만.
사흘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 출근해야 하는 아침이 오자 그녀는 마치 출근 첫날과 같은 기분이었다. 지독하게도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어지는 기분. 전에는 그나마 나가볼까 하는 동기라도 있었지만 오늘은-
"가기싫다.."
그냥 그 생각 뿐이었다.
저번과 달리 이불을 푹 뒤집어 쓴 채 꼼짝도 않고 있으니 시간이 부서진 독에 물 새듯 술술 흘러간다. 이미 출근 시간은 한참 지났고 조금만 더 밍기적거리면 점심시간도 지나버릴지도 모를 쯤. 다시 잠에 빠지려는 그녀를 갑작스러운 전화벨소리가 깨웠다. 진동과 함께 요란스럽게 울리는 핸드폰을 스윽 끌어와 액정을 보지도 않고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어느 여성의 목소리가 하는 말에 여태 꼼짝도 않던 그녀를 일어나게 했다. 엉거주춤 앉은 그녀는 알았어. 알았다구. 를 반복하며 전화를 끊고 한숨을 푹 내쉰다. 그대로 핸드폰을 툭 내려놓고 느릿느릿 움직여 회사에 갈 채비를 했더란다.
넥라인이 깊게 파인 베이지색 상의에 검은 스타킹과 H 라인의 검은 스커트를 받쳐입고 롱패딩을 꺼내려다가 문득 아까의 전화를 떠올리고 기장이 짧은 무스탕으로 손을 옮겼다. 오늘은 제법 따뜻하댔으니 이거면 충분하겠지. 외투를 입기 전에 은빛 장식이 달랑거리는 귀걸이와 같은 장식의 목걸이를 하고 거울 앞에서 손을 본다. 이쯤이면 되겠다 싶어 외투를 입고 굽이 낮은 앵클부츠를 신고 집에서 나선다. 준비를 하는 동안 기분이 나아졌는지 나갈 때의 표정은 제법 나아져있었다.
"안녕~"
대중교통을 갈아타며 도착한 회사는 뭐, 사흘 전과 다를게 없었다. 그녀가 소속된 사무실로 들어가며 건성으로 인사를 하고 주변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곧장 자기 자리로 가서 앉았다. 아직까지는 다른 직원들과 친하게 지낼 생각이 없었으니. 앉아서 외투를 벗고 자리를 정리하고 하다가 뒤늦게 생각났다는 듯이 옆을 본다. 그녀와 달리 이른 시간부터 와 있었을 그를 보고 인사를 건네긴 했다.
"안녕."
달랑 그 말만 하곤 그걸로 용건은 끝났다는 듯 고개를 돌린다. 늦게 출근한 그녀에게 할당된 서류가 이미 자리에 있어서, 마치 계속 그래온 것처럼 서류들을 끌어다 하나하나 살펴보고 내키는 것들만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제 그와 부딪힐 일도 없으니 조용히, 그리고 얌전히 말이다. -
468 하세윤 - 천월희 (SX4gfCff5A) 2021. 1. 3. 오후 11:30:46조금 일찍 도착해서 오늘 처리할 서류를 복사해서 가져온다. 태블릿으로 가져와서 보면 되지 않나 싶었지만 사내 보안 규정이라고 했던가. 하긴 이건 외부장치니까 그렇게 반응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래서 일일이 복합기에서 복사를 해와서 살펴보곤 했는데 오늘도 특별한 것들은 없었다. 하나하나 읽어보며 처리하고 있으려니 출근 시간이 지나서 사무실 문이 열린다. 흘끗 바라보니 한동안 아파서 결근했다가 오랜만에 출근한 월희였다.
- 안녕.
사무실 사람들에게도 건성, 나에게도 건성으로 인사를 하고서 서류를 훑어본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옆에서 그녀가 서류를 처리하는 것을 보는건 처음이다. 내껄 정리하면서 조금씩 바라보자 하고싶은 서류만 가져오고 딱봐도 하기 싫은건 손도 대지 않는다. 일에서도 편식이라니 들어본적도 없어서 어이가 없었지만 그냥 나도 내 할 일을 한다. 그러다가 그녀가 갖고 있는 서류가 필요해서 쪽지에 작게 써서 그녀의 책상에 붙여준다.
- 이런 이름의 서류 있어?
그래도 자기가 갖고 있는 서류들의 이름들은 다 확인했을테니까. 보기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서류를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냥 집히는대로 분류는 하지는 않았을테니까 ... 하지만 저번에 만났을때랑 다르게 조용한게 좀 신경 쓰여서 나는 말을 걸까말까 고민하다가 다시 쪽지에 작게 써서 그녀의 책상에 또 붙인다.
- 아직도 아파?
회사에 나왔으니 전처럼 아프지는 않겠지만 다 낫지 않았지만 좋아졌다고 생각되어서 오는 경우도 있었기에 물어본 것이다. 물론 그녀가 완벽하게 낫지 않고서 회사에 온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반쯤 예의상의 질문이니까. 조금 그녀를 귀찮게하는건가 싶었지만 일주일 내내 나를 괴롭히더니 이젠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니 이번엔 내쪽에서 건드리고 싶은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 이따가 점심에 밥 같이 먹자.
또 쪽지를 써서 그녀의 책상에 붙인다. 아까 붙였던 쪽지까지 해서 세개가 나란히 그녀의 책상에 붙어있는 모습을 보니 웃겼지만 티는 못내고 그저 속으로 끅끅댄다. 사실 웃음이 터졌어도 안들려서 잘 몰랐겠지만. -
469 천월희 - 하세윤 (VKujFtRGt.) 2021. 1. 3. 오후 11:52:42하고싶은 것만 골라서 하는 일처리가 그에게는 어이없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그 외의 사람들은 이미 적응한 상태였다. 그가 쉬던 그날부터 쭈욱 그래왔으니까. 골라서 하는 와중에 마감은 넘기지 않으니 그것도 재주라면 재주일까. 좋게 말해서 요령이란 걸지도. 그렇게 제 기준에 맞춰 서류를 분류해놓고 오늘 해야지 싶은 것부터 하나 끌어와 내용을 읽어가던 중이었다.
"응?"
말도 걸지 않았는데 옆에서 이쪽을 향해 손이 오길래 무의식중에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눈치채고 보니 이미 쪽지가 두개나 붙어 있었고 방금 막 지나간 손이 세번째 쪽지를 붙이고 간 참이었다. 딱히 서류에 집중을 해서 그런 건 아니고 그저 시야가 밝지 못해서 그랬다. 흐리멍텅한 시야는 온전히 하나에만 집중해야 서류든 뭐든 제대로 볼 수 있었기에.
뒤늦게 발견한 쪽지들을 한번에 뜯어와 하나하나 내용을 읽어보고 옆에 모아서 내려놓는다. 일단 서류를 찾는 거 같았으니 그녀의 서류들을 가져와 그가 물어본 것을 찾아본다. 분명 아까 봤는데. 하며 몇장을 넘기자 그가 말한 서류가 나와, 그것을 빼내고 나머지를 되돌려놓는다. 꺼낸 김에 내용을 한번 훑어보곤 옆으로 돌아 그의 책상에 올려주며 남은 쪽지의 답도 같이 돌려주었다.
"아프면 출근 안 했겠지? 점심은 안 먹을거야."
아직도 아프냐는 물음과 점심 같이 먹자는 권유를 각각 한마디씩으로 깔끔히 돌려주고 다시 자기 자리로 의자를 돌린다. 휙 돌아가는 그녀의 옆으로 귀걸이의 동글동글한 원석 장식이 달랑거린다. 찾는 서류도 줬고 그의 말에 대답도 해줬으니 이제 됐겠지 싶어 보던 서류를 손에 들었다. 그 위로 펜을 몇번 끄적이고서 옆에 내려놓고 다른 걸 손에 든다. 인사는 건성으로 해도 일은 건성이 아닌지 제법 유심히 내용을 보고, 처리를 하는게 그 안하무인한 그녀가 맞나 싶다. -
470 세윤주 (SX4gfCff5A) 2021. 1. 3. 오후 11:54:12월히 철벽 ... 엄청나게 단단하군요 :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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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 하세윤 - 천월희 (hAMqPujMwg) 2021. 1. 4. 오전 12:15:45쪽지를 세개나 붙일 동안 쪽지가 붙는 것조차 신경 안쓰는 것은 아예 날 무시하는걸까, 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했지만 마지막 쪽지를 조금 깊숙히 붙이자 그제서야 쪽지의 존재를 알아챈것 같았다. 아무래도 눈과 관련해서 약간 좋지 않은게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마지막 쪽지를 보고 다른 쪽지들의 내용도 다 확인하고서 내가 원하는 서류를 건네준다. 그래도 금방 찾아주는 것을 보면 대충대충 일하는 것 같으면서도 다 알고 있는것 같다.
' 오늘은 또 왜 저래. '
오늘은 조용한 그녀가 영 적응이 안되어서 몇번 바라보았지만 손에 서류를 들고서 처리를 하는 모습은 전혀 건성건성이 아니었다. 일은 확실히 하는구나 싶어서 나도 더이상 건드리지 않고서 일을 처리한다. 서류는 어려운건 없었고 언론사로 위장하고 있는 회사라 관련 내용이 약간 있었고 나머지는 언노운에 대한 것들이었다. 철저하게 숨기고 있는만큼 뒷처리에 대한 것들도 확실하게 검토를 해야하는 부분이라서 소홀함이 있으면 안됐다.
서류 몇개를 처리하니 눈이 뻑뻑했다. 잠을 제대로 자지를 못하니까 눈에는 피로가 계속해서 쌓이는데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으니까 나아질리가 없었다. 그래서 최근엔 약국에서 인공눈물을 구매해서 항상 들고다녔기에 오늘도 주머니를 뒤져서 인공눈물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머니를 아무리 뒤져도 보이지를 않았고 아침에 나올때 눈에 넣고 화장실에 두고 나왔다는 것을 깨닫고서는 크게 한숨을 내쉰다.
' 진짜 바보냐. '
꼭 챙겨가야 한다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주머니에 넣었으면서 그걸 화장실에 두고 온다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지만 별 수 없지. 계속해서 서류를 처리하지만 눈이 아파서 제대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눈을 몇번이고 비벼보지만 그때 잠깐만 좋아지고 다시 악화되는게 반복이라 결국엔 서류를 손에서 놓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깊숙하게 묻는다.
- 혹시 인공눈물 있어?
옆에서 서류를 처리하는 월희가 보인다. 혹시나 그녀가 갖고 있을까 나는 태블릿에 글씨를 써서 그녀의 책상에 쭉 밀어넣는다. 없으면 지금이라도 사러 나가야지 ... -
472 천월희 - 하세윤 (ml3i6hpZu2) 2021. 1. 4. 오전 12:44:06그녀가 평소와 달리 쓸데없는 말들을 붙이지 않으니 소통도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마치 일방적인 메신저 대화처럼 각자의 용건만 딱딱 주고받는 사이. 어찌보면 가장 이상적인 회사 동료 사이이긴 했다. 그저 우연히 동기가 되었을 뿐이었지 않은가. 그녀가 입사하기 싫어하던 그 때부터 이미 정해진 일이었던거다. 달리 뭐라 한다면 할 수도 있겠다만.
앞서 보던 서류가 다른 서류와 이어지는 듯 해 둘을 나란히 펴놓고 펜으로 간간히 표시를 해가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녀와 달리 순순히 입사하지 않고 숨어다니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스킬러, 언노운들이 제법 있는 모양인데. 사안에 따라선 그녀도 현장에 나가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던 중 옆에서 들이밀어지는 태블릿에 힐끗 시선을 주었다. 왜 이번은 쪽지가 아니고 태블릿인지 의문을 품으며 화면을 들여다본다. 짤막히 적힌 한마디에 이걸 지금 나한테 물어보냐는 표정으로 세윤을 응시하다가, 쯧. 하고 혀를 차며 태블릿을 그의 책상에 내려놓았다.
"흐응. 멍청한건지 눈치가 없는건지 묻고싶은데 뭐 그럴만 하니까 넘어가줄게. 인공눈물 말이지. 잠깐만."
잠깐을 말하며 의자를 뒤로 살짝 빼고 몸을 숙여 책상 아래에 둔 작은 핸드백을 꺼낸다. 희고 가는 손이 그 안을 잠시 뒤적이다 나오자 손가락 사이에 하루는 쓸만한 인공눈물이 들려온다. 손으로 살짝 만져서 상태를 확인하고 그에게 손을 뻗어 또다시 책상에 톡 내려놓는다. 그대로 거둔 손으로 핸드백을 닫아 내려놓은 그녀가 번거롭게도 몸을 돌려 그를 보고 말했다.
"나 눈 없으니까 말야. 눈 관련된 물건은 나한테 찾지 마. 오늘은 어쩌다 갖고 있었을 뿐이야."
그녀의 주변에 인공눈물을 쓰는 사람이라도 있는 걸까. 그녀가 준 것은 약국에서 흔히 파는 인공눈물이었다. 그렇게 말을 하고 그녀는 처음으로 그의 앞에서 눈을 떴다. 정확히는 눈커풀을 들었다. 겠지. 굳게 닫혀있던 눈커풀 뒤에는 텅빈 공동이 새까만 어둠을 품고 있을 뿐이었다.
"같은 회사에 들어왔고 하니 이쯤은 어련히 눈치챘겠지 싶었는데~ 뭐 이래저래 일이 많았으니까. 응. 그럼 됐어."
봐준다는거 치고 은근히 쓴소리를 한 것도 같은데. 기분 탓인지 아닐지는 듣는 사람 마음일까. 그녀는 할 말만 마치고 눈을 감은 뒤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서류의 내용에 펜을 움직였다. -
473 세윤주 (hAMqPujMwg) 2021. 1. 4. 오전 12:47:54호오옥 ... 차갑다 차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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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 세윤주 (hAMqPujMwg) 2021. 1. 4. 오전 12:53:23혹시 저녁은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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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 하세윤 - 천월희 (hAMqPujMwg) 2021. 1. 4. 오전 1:02:01생각해보니 왜 눈을 감고 다니는걸까했는데. 그녀가 눈물을 건네주면서 하는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뭘 눈치 채라는걸까. 그리고 이어진 말에 나는 앗차, 하는 표정이 되어서 그녀를 바라본다. 그래서 눈을 감고 있었던걸까. 정말 눈치가 없어도 정말 없지. 눈물을 받으면서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 있으니 그녀가 눈을 떠서 안쪽을 보여준다. 텅비어있는 .. 아니 어둠이 보인다고 해야할까. 눈 안쪽이 그대로 보이는게 아니라 그냥 안구가 있어야할 자리가 대신 어둠으로 차있는 것 같다고 해야할까.
- 내가 눈치가 없었네. 미안.
우선 그녀가 건네준 눈물을 눈에 넣어서 어떻게든 조치를 하고선 쪽지에 급하게 글을 적어서 책상에 붙여둔다. 이건 빼박 내가 잘못한거라 변명할 껀덕지도 없었다. 눈을 감고 다니는 이유가 눈이 없어서라니 ... 생각도 못했다. 그래도 뭔가 잘 보고 다니길래 다른 이유가 있겠거니 했었는데. 뭔가 어색해진 것 같아서 나는 다시금 작게 한숨을 내쉬고 자리로 돌아와서 다시 업무를 보기 시작한다. 중간 검토자 항목에 내 이름을 적어두고서 다른 서류를 가져온다. 등록 안된 스킬러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국가 기밀이 지켜질지가 의문일 정도였다.
그렇게 오전 업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뭐라고 말을 걸어볼려고해도 차가운 반응이거나 그냥 단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서 내가 뭘 잘못했나 싶기도 했다. 저번 일주일간 지독하게 싸웠는데 그 앙금이 남아있는걸까. 뭐던 간에 조금 껄끄러운건 사실이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되고 나는 기지개를 한번 펴고 그녀쪽을 슬쩍 돌아본다. 진짜 점심 안먹을껀가?
- 진짜 안먹어? 내가 사줄께.
이번엔 태블릿에 적어서 그녀에게 밀어넣는다. 이번에도 매몰차게 거절 당할 것 같지만 ... 이대로 있으면 내가 너무 불편해서 힘들었다. 차라리 죽일듯이 싸웠던게 낫지 이런건 내 성격에 맞지를 않는다. -
476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전 1:10:56아. 그러고보니 완전히 까먹고 있었네요. 배가 안 고프다보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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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 세윤주 (hAMqPujMwg) 2021. 1. 4. 오전 1:12:05배가 안고프시다면 다행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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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 천월희 - 하세윤 (ml3i6hpZu2) 2021. 1. 4. 오전 1:42:45아침부터 나오는게 영 내키지 않아서였을지. 본래라면 그의 잘못을 꼬집고 따갑게 물고늘어졌을게 분명한데 지금의 그녀는 그런 것조차 흥미가 없다는 듯이 굴고 있었다. 아주 아닌 건 아니었지만. 짧게 끝내고 휙휙 돌아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서릿발이 주변을 감싸고 있듯이 한기마저 느껴진다. 그렇게나 잘 웃고, 잘 떠들던게 거짓말처럼.
그가 재차 미안하다는 쪽지를 책상에 붙였을 때도 한번 슥 보고 좀전의 쪽지들 위에 올려놓기만 했다. 대꾸할 가치가 없는 건지 그거면 됐다는 건지. 그녀가 이러는 편이 회사 생활적으로는 나을텐데 그의 무언가는 아니었던걸까.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금새 지워버렸다. 오전시간을 끝내고 모두가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시간이 왔을 때. 그녀는 앞서 말한 것처럼 점심을 안 먹을거니 앉아서 낙서나 할까, 하고 있었다. 그가 태블릿을 또 들이밀기 전까지는.
"누가 보면 내가 돈 없어서 점심 거르는 줄 알겠다. 한끼쯤 안 먹을수도 있는건데 뭘 두번씩이나 물어?"
그를 향해 의자를 돌린 그녀가 심성이 배배 꼬인게 아니면 정말 일부러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만한 말과 함께 태블릿을 내밀었다. 일자로 얕게 다물린 입술이나 차분히 가라앉은 안색이 마치 얼음으로 빚은 조각 같다. 실력 있는 조각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지만 만든 조각가마저 멀리하고 싶게 만들어지는 차가움이 그녀의 흰 얼굴을 두르고 있었다.
"서로 간섭해서 좋을거 없다는 거, 나도 저번 일로 깨달았으니까 서로 본인이나 신경쓰자."
화를 내도 건드릴 정도로 귀찮게 굴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그녀가 이런 말을 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어진다만. 그러거나 말거나 태블릿을 건네준 뒤 재차 의자를 돌려 책상을 마주한다. 그러곤 펼쳐진 서류들을 하나하나 들어 옆으로 치우고 펜을 들어 만지작거리는 등 정말 식사하러 나갈 생각은 없는 것처럼 굴었다. -
479 하세윤 - 천월희 (hAMqPujMwg) 2021. 1. 4. 오전 1:56:44이정도쯤 되면 나라도 화가 나기 마련이다. 그래도 미안해서 뭐라도 해보려고 했더니 저런 반응이란. 저번에 본걸로 뭔가 좀 달라졌나 싶었더니 안하무인이란게 딱 맞을 정도다. 말하는 태도마저도 마음에 안들어서 그녀가 말하는내내 굳은 표정으로 듣고있다가 그녀가 말을 끝내자 그냥 밖으로 나가버린다. 입맛이 뚝 떨어져서 점심도 먹고 싶지 않아서 그냥 휴게실에 가서 소파에 누워버린다. 도대체 왜 그러는건지 종잡을 수가 없어서 더욱 답답했고 그런 태도 조차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스트레스, 가슴이 꾸욱 조여오고 머리가 아픈게 스트레스가 분명했다. 그녀 말대로 그냥 간섭하지 않는게 좋은데 나조차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그냥 눈만 감고서 휴게실에 누워있다가 커피라도 사올까 싶어서 밖으로 나온다. 낮이 되자 날씨는 더 따뜻해져서 그렇게 춥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아 나는 근처 카페로 향한다. 회사에서 좀 거리가 있지만 자주 가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카페. 얼마전에 그런 곳을 알았고 커피도 맛이 좋아서 자주 사먹곤 했다. 밥을 안먹으면 시간이 여유로울테니 바람도 쐴겸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천천히 걸어서 카페에 도착해서 커피를 주문하려다가 문득 그녀 생각이 난다. 왜 자꾸 생각이 나는건지 모르겠지만 한잔만 사려던걸 끝까지 고민하다가 결국엔 카페라떼 두잔을 주문한다. 손님이 별로 없는 시간이라 금방 받아서 챙긴 나는 그대로 회사로 돌아간다. 거리가 좀 있어서 다녀오니 딱 점심시간이 끝났고 나는 사무실로 돌아가서 그녀의 책상에 커피를 올려두고선 자리에 앉는다.
- 너 왜그러는데?
라는 쪽지도 같이 써서 붙여두었고. 진즉에 무시하면 될 일인데 왜이리 신경 쓰이는지.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업무가 시작되었지만 일이 손에 제대로 잡히지가 않았다. 이건 이거대로 스트레스라서 나는 결국엔 다시 한번 쪽지를 써서 그녀의 책상에 붙여두고 사무실을 나와버렸다.
- 옥상으로 올라와봐.
그렇게 말하고선 복도의 사무실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이렇게 말해도 옥상으로 안올라올것 같아 그냥 여기서 기다리다가 같이 올라가기로 한 것이다.
//너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옥상으로 따라ㅇ.. (아님) -
480 천월희 - 하세윤 (ml3i6hpZu2) 2021. 1. 4. 오전 2:36:26돌아선 그녀의 뒤로 나가는 기척이 들려도 돌아보지는 않는다. 볼 이유가 없으니까. 앉아서 턱을 괸 채 손가락 사이로 펜을 돌려가며 잠시 멍한 시간을 보낸다. 업무 중에도 조용하긴 하지만 사람이 다 빠진 사무실은 정적 그 자체였다. 전에 혼자 야근할 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땐 밤이고 지금은 낮이라 그런가. 같은 생산성 없는 생각들을 하나하나 흘려보내다가 서랍에서 이면지를 꺼내 책상 빈자리에 올렸다. 손가락 사이로 돌리던 펜을 멈춰 바르게 쥐곤 칙칙한 이면지의 공백에 두서없는 선을 슥슥 그으며 낙서로 채워나간다.
연결점 없이 그어지던 선은 하나 둘 이어진다 싶더니 이름 모를 꽃의 형상을 만들어내었다. 노린 건 아니었지만 일단 모양이 갖춰졌으니 색도 채워볼까 싶어 연필꽂이에 꽂힌 색연필 중 하나를 집어든다. 보지도 않고 집은 색은 진한 빨간색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꽃잎으로 적당히 색으로 채우다가 문득, 휴게실에서 그녀에게 기대 잠들었던 세윤의 머리카락이 이런 색이었지. 하고 생각해버렸다.
"으휴."
뜬금없이 드는 생각에 색연필을 탁 소리나게 내려놓고 그림을 멈춘다. 뒤늦게 아까 나간 세윤이 신경쓰이기 시작해 손이 더는 움직이지 않게 되버렸다. 괜한 걸 떠올리는 제 머리를 탓해보지만 그런다고 생각이 알아서 멈춰줄 리가 없다. 결국 색연필도 되다만 그림도 책상 한켠으로 밀어넣고 다시 턱을 괸 채 멍하니 있었다. 무슨 생각이 나든 말들 전부 흘려보내면서.
이랬다 저랬다 그러다보니 점심시간이 끝나는 것도 금방이었다. 한명 두명 들어오는 기척에 다시 일이나 해볼까 하며 제자리에서 기지개를 켜고 자리를 정돈한다. 그러던 중 그도 돌아왔는지 문에서 이쪽으로 오는 기척이 느껴진다. 한낮이지만 그래도 겨울의 한기가 담긴 공기와 함께 그가 그녀의 자리를 지나치려나 싶었는데, 자리에 왠 커피잔 하나가 놓였다. 그의 손이 잔을 놓고 가는 사이 살짝 달콤하고 씁쓸한 향이 낯선 향과 함께 코끝을 스쳤다.
"뭔데. 대체."
이게 뭐지 싶어 잔을 건드리지도 않고 보다가 또 쪽지가 붙은 걸 보고 짤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대답해줘야 해 말아야 해 하며 시덥잖은 고민을 하는 사이 새로운 쪽지가 딱. 그걸 붙이자마자 나가버리는 그를 힐끔 보고 무시할까 하다가 결국은 쪽지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숨을 내쉬며 쪽지를 내려놓고, 저번과 달리 외투를 들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복도로 나가 거기서 기다리고 있던 그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먼저 옥상으로 향했다. 그가 말해서 나왔으니 어련히 따라오겠지. 그렇게 도착한 옥상은 저번의 날씨가 거짓말처럼 바람은 잠잠하고 따스한 한낮의 햇살만 내리쬐고 있었다. 기껏 외투를 가져왔는데 말이다. 입으면 더울거 같아 어깨에 살짝 걸치기만 하고 외투 안의 자유로운 두 팔을 팔짱끼고서 옥상의 중간쯤으로 걸어간다. 몇발짝 걸어가다 멈춰 돌아서 세윤을 보고 말한다.
"대체 뭐가 불만이야? 서로 일에만 신경쓰는 건 네가 바라던 거 아니었어?"
내리쬐는 햇살이 무색하게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얼어붙은 채였다, 그러니 자연스레 나오는 말도 차갑기 그지없었다.
//ㅋㅋㅋ -
481 세윤주 (hAMqPujMwg) 2021. 1. 4. 오전 2:40:28오늘따라 힘이 없어보이시네요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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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전 2:48:11음.. 아마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서 지친거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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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 세윤주 (hAMqPujMwg) 2021. 1. 4. 오전 2:50:24헉 ...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힘내셨으면 좋겠네요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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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 하세윤 - 천월희 (hAMqPujMwg) 2021. 1. 4. 오전 2:55:08복도에서 조용히 그녀를 기다리고 있으니 사무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나온다. 저번과는 다르게 외투를 잘 챙겨나온걸 보면 몸살로 고생을 좀 했나싶었다. 하지만 오늘 낮은 꽤나 따뜻한데. 나를 보고도 아무말도 하지 않고서 옥상쪽으로 가는 것을 보고 나도 뒤따라간다. 코트는 의자에 걸어두어서 옥상으로 올라가자 약간의 한기가 몸을 파고들지만 오늘은 그렇게까지 춥지 않아 괜찮았다. 그녀가 뒤돌아서 하는 말은 차갑기 그지 없었고 나는 입술을 다물고 태블릿에 열심히 글을 쓰기만 한다. 말싸움은 이래서 싫어하지만 오늘만큼은 그냥 지나가기 힘들었으니까.
- 그래 그랬지. 근데 정작 그럴때 나를 가만 안놔둔건 너잖아. 근데 갑자기 왜 또 그때를 물고 늘어지는데?
나에게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행동이었다. 그걸 원했으면 진즉에 그렇게 행동을 했어야지 저번주까진 귀찮게 하지말라고 했더니 죽어라 귀찮게하더니만 이제는 그냥 서로 신경 끄자? 그냥 자기 편할대로 하고싶은거 아닌가 몰라. 물론 처음 만날때부터 그런 성격인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줄은 생각도 안했다. 그래 내가 잘못을 많이 했지. 그래서 사과도 했고. 받아준줄 알았는데 갑작스럽게 이러면 내가 뭐가 되겠냐고.
- 나 갖고 장난치냐? 그냥 놀잇거리 정도밖에 안돼? 말 못한다고, 대화하려면 한참은 써야하니까 그냥 니 하고싶은대로 취급하는거야? 너가 뭘 말하던간에 그냥 넘겨버리니까?
말싸움하는게 싫어서, 누군가랑 논쟁을 하려면 이 태블릿에 의존해야하니까 그냥 넘겨버리기 일쑤였다. 내 신경에 거슬리는 말을 해도 그냥 미소로 넘겨버리고 하고싶은 말이 있어도 꼭 필요한게 아니면 굳이 말하지 않았다. 이런식의 소통은 나도 상대방도 지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그녀를 나는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어서 이제는 화가 날 지경이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짜증이 확 밀려와서 마구잡이로 썼고 그게 눈에 보일 정도였으니까.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는데 이 망할 놈의 능력은 내 목소리를 가져가버려서 그것조차 되지 않았다. 원치 않는 침묵, 그게 내 삶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뺏어갔는지 알수조차 없다. 심지어 가족들까지도 뺏어가버린 이 능력이 너무 싫고 미웠지만 ... 이젠 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온갖 감정들이 북받쳐 올라와서 나는 그냥 난간쪽으로 다가가서 손으로 난간을 짚고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
485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전 3:12:08힘내기보다 그냥 빨리 이 상태에 적응하고싶은? 뭐 그런 기분이네요~ 답레 잇는데는 문제없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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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 천월희 - 하세윤 (ml3i6hpZu2) 2021. 1. 4. 오전 3:44:15팔짱을 끼고 삭막한 옥상 한가운데 선 그녀는 여태 보였던 어느 모습보다 단단하고 막혀보였다. 그에 비하면 그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움에 짜증까지 섞여있어 마치 찬바람 불던 그 날의 상황이 역전된 듯 했다. 정말 그랬다. 날씨부터 서로의 상태까지 전부.
가만히 선 채 선문을 던져놓고서 그가 하고싶은 말을 다 쓸 때까지 그녀는 기다렸다. 자리를 떠나거나 자세를 바꾸거나 중간에 그가 쓰는 걸 막지도 않았다. 그의 손짓이 거칠어지는 것까지 다 지켜보고 기다리다가, 울분 섞인 말들이 태블릿 화면 한가득 쏟아져나오자 그것을 유심히 보았다. 그녀는 처음부터 그랬다. 제멋대로 굴고 행동할지언정 그의 말을 무시하진 않았다. 그게 얼마나 길게 쓴 말이든, 짧게 압축된 말이든.
한바탕 말을 쏟아내고 난간으로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그대로 서서 시선을 쫓는다. 그가 난간을 짚고 고개를 숙이며 복잡한 심경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동안 그녀 역시 움직이지 않은 채 생각에 잠겼다. 따스한 햇살 아래 서서, 앞으로 흘러내려온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곰곰히, 깊게 생각해본다. 여러 생각이 이어지고 끊어지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이어졌는지 끊어졌는지는 모른다. 어쨌거나 결과는 나온 듯 그녀가 굳은 듯 서 있던 몸을 움직여 세윤에게로 다가갔다. 그의 뒤쪽 한두걸음 떨어진 거리를 두고 서서 천천히 숨을 들이키며 입을 떼었다.
"있잖아. 나는 딱히 그때를 물고 늘어지는 건 아니야. 응. 원수질 만한 일이 아니면 뒤끝 없어. 너랑 있었던 일은 그냥 살다보면 있는 해프닝이지. 아 오해하지는 마. 너한테 생겼던 일이 아니라 너랑 나 사이에 있었던 일이 그렇다는거니까."
따박따박 나오는 말들은 변함없이 차갑고 냉랭했다. 돌아보면 그가 난간으로 오긴 전과 다를 바 없는 그녀가 똑바로 서서 그를 보고 있다. 눈이 없는데도 서늘한 시선을 그에게 보내며 그녀의 말을 계속한다.
"그런데 이거는 똑바로 알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길거리에서 부딪혔던 그때부터 네 말 무시한 적 없고 하고싶은대로 취급한 적도 없어. 네 이름도 모를 때부터 나는 네게 항상 물어봤었고 부탁을 할지언정 네 동의 없이 끌고다닌 적이 없는데. 내가 언제 널 내 맘대로 취급했다는 걸까? 그리고 말야. 내가 뭘 말하던 넘겨버린 건 너잖아. 내가 언제 네가 말하려는 걸 막은 적이 있어? 그걸 무시하고 행동했었어? 내 말을 무시한 건 오히려 너면서 그 책임을 나한테 돌리는거야? 이건 좀 너무하지 않아?"
그녀의 말이 정론인지 아닌지는 둘째치고. 긴 말을 횡설수설 없이 깔끔하게 늘어놓는 그녀의 모습은 당당함 그 자체였다. 적어도 그녀가 한 말들에 대해서는 전혀 굽힐 구석이 없다는 것처럼. 반박할테면 반박해보라고, 그의 앞에 선 그녀의 모습이 말하고 있었다. -
487 세윤주 (hAMqPujMwg) 2021. 1. 4. 오전 3:46:51월히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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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 하세윤 - 천월희 (hAMqPujMwg) 2021. 1. 4. 오전 4:02:33그래 그녀 말도 맞다. 사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것이다. 그들은 내 말을 무시한적도 없고 무시하려고 한적도 없다. 그냥 내가 소통에 문제가 생겨버려서 알아서 닫아버린거니까. 그렇기에 그녀가 하는 말에 대해서 반박할 거리는 그다지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말하는 것과 내가 말하는 것에서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했기에 이것만큼은 말해야겠다 싶어서 다시 태블릿을 잡는다. 그렇게 펜으로 열심히 써서 보여준 말은 그렇게 짧지도 길지도 않은 것이었다.
- 하고싶은대로 취급한적 없어? 지금 너의 모든 행동이 그냥 니 변덕에서 나오는거 아니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그냥 너 하고싶은대로 행동하는게 사람 갖고 노는게 아니면 뭔데? 그래 넌 내 말을 무시한적이 없지. 그건 맞아. 근데 내가 말하는게 그게 아니라는걸 몰라?
태블릿의 여백은 부족했고 밑에 더 쓸말이 많아서 나는 다시 태블릿을 가져와 화면을 싹 지워버린다. 그리고 다시 펜을 들어서 글을 쓰려는 순간 무언가 욱하는 것이 올라온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가, 그냥 허탈감과 함께 화가 치밀어오른다. 진짜 이 망할 놈의 능력은 이런 상황에서도 이런 기계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버렸다. 분명 이건 그녀를 향한 분노인데 왜 갑자기 이런 기계에게 그 영향이 끼치는지 모르겠지만 ... 지금 당장 나에게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다.
나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나는 팔을 강하게 휘둘러 태블릿을 던져버렸다. 큰 소리와 함께 태블릿이 완전 박살이 나버리고 나는 그걸 그냥 바라보고 있다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면서 옥상 벽에 다가갔다. 뭐라도 하고싶은데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었다. 이럴려고 옥상에 올라온 것도 아니었고 그녀와 말싸움하려고 여기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벽을 계속해서 주먹으로 친다. 소리도 못지르는 이 상황에서 내가 본능적으로 선택한 방법이라고 해야할까. 벽을 주먹으로 칠때마다 고통이 밀려오고 곧 손이 찢어져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러고도 수십번을 더 벽을 때리고서야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 그래. 내가 미안해. 그냥 너가 하자는대로 하는게 맞겠다.
주머니에 있던 영수증에 가슴에 꽂혀있던 볼펜으로 글씨를 쓰고서 그녀 쪽으로 던진다. 무슨 내용인지 보겠지. 그리고서 나는 말없이 옥상에서 내려가는 문으로 향했다. 손에서는 피가 흘러서 뚝뚝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 없었으니까. -
489 천월희 - 하세윤 (ml3i6hpZu2) 2021. 1. 4. 오전 4:37:36그녀는 그녀가 한 말들에 대해 당당하긴 했어도 그 말들이 전부 맞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뭐라 대꾸할지는 그가 선택할 부분이었다. 그래서 그가 태블릿 화면을 한가득 채워 보여주는 말을 그저 담담히, 표정변화 없이 보고, 지우고 다시 쓰는 것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다음에 뭐라고 말할지 생각하면서. 하지만 그것이 무색하게 만드는 그의 행동에 그녀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날아가버렸다.
휙, 하고 그의 팔이 휘둘러지는 소리와 동시에 태블릿이 날아가 박살난다. 핸드폰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와 비교도 되지 않는 파열음이 예민한 그녀의 청각을 찢었다. 불쾌한 소리에 미간을 찡그리며 세윤을 보자 그는 어딘가 빈 듯 한 웃음을 짓고서 벽을 향해 걸어간다.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 건지 몰라 보고만 있으니 또다시 바람 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번엔 파열음이 아닌 벽에 뭔가를 부딪히는 소리가 이어진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의례 따라붙을법한 고함이나 외침 없이 그저 퍽, 퍽, 하는 아픈 소리만이 들려오는 광경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었다.
"...지금 뭐하는ㄱ..!"
그가 주저앉을 때서야 정신을 차리고 다가가려다가 이쪽으로 내던져지는 무언가에 흠칫했다. 종이조각인거 같은데. 뭔가 말을 썼나보지만 그녀는 그걸 주워 보지도 않고 주머니에 찔러넣었다. 걸쳤던 외투를 똑바로 입으며 그에게 다가가 그대로 내려가려는 그의 팔, 손목을 잡고서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멍청하진 않은 줄 알았더니 멍청이도 이런 상멍청이가 따로 없었네. 뭐하자는거야 이게?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다 하면 되지. 왜 이런 짓을 해?"
그가 혹시나 뿌리칠까봐 그녀는 손톱까지 세워가며 그의 손목을 꽈악 잡았다.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잡고서 그를 데리고 옥상에서 내려가려한다.
"일단 병원부터 가. 가고나서 얘기를 더 하든 쫑을 내든 해. 이대로는 안 놔줄거야. 힘을 써서라도."
떡딱하다 못해 날 선 그녀의 목소리에는 희미한 분노가 담겼다. 무엇에 대한, 누구를 향한 분노일까. 말은 거기까지만 하겠다는 듯 입을 다물고 앞장서 가면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아니 임무를 나간 것도 아닌데 세윤이 다쳤어..이건 월희가 잘못했네 200퍼 잘못했네... -
490 세윤주 (hAMqPujMwg) 2021. 1. 4. 오전 10:59:03좋은 아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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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 하세윤 - 천월희 (hAMqPujMwg) 2021. 1. 4. 오후 1:28:47사람이 무언가 표출을 하고 싶을때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소리를 지르는게 있다. 소리를 지르는걸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선택하는데 다른 방법들보다 주변에 가해지는 피해가 적고 소리를 크게 내지름으로써 상대방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어딘가 턱 막힌듯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그저 공기만이 빠져나올뿐이다. 공기가 성대를 떨면서 나올텐데 어째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일까. 애초에 태블릿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 자체가 답답한 일인데 감정이 들끓는 상태에선 답답함 때문에 진정이 되기는 커녕 더욱 커져버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이 딱 그런 것이겠지.
손에서는 고통이 느껴지고 손가락 하나도 제대로 구부리기 힘들었다. 부러진건 아닌것 같았지만 아마도 금이 가지 않았을까. 새끼 손가락은 부러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스트레스와 분노로 어그러진 감정이 조금은 누그러든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필 글을 쓰는 손이라니, 그림도 한동안 그리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렇게 옥상에서 내려가기 위해서 옥상의 문에 거의 다 도착했을때 팔을 잡힌다.
' 또 자기 맘대로 행동하지. '
이쯤 되면 어이가 없었다. 아까는 그냥 서로 간섭하지 말자고 해놓고 지금 와서는 또 팔을 잡아채는 꼴이라니. 팔을 떼어내기 위해서 강하게 털어봤지만 엄청나게 강한 힘으로 잡고 있는지 잡힌 팔을 놓아줄 생각은 없는것 같다. 그녀를 마주 노려보았지만 그녀도 한번 결심한 일은 절대 물러서지 않으니까. 힘으로 그녀에게 질리가 없었지만 그 손을 뿌리칠 다른 손은 이미 힘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정확히는 힘을 주려고하면 너무 아파왔다.
그래서 그냥 그녀의 손에 팔을 잡힌채로 옥상을 내려간다. 여전히 피는 멎을 기세가 없이 손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고 나는 의사소통 수단을 잃어버려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그녀에게 이끌려간다. 마음은 복잡했고 화가 난건지 아니면 다른 감정인지 모를 그런 감정을 안고서. 계단을 내려가 복도로 나오자 사람들이 내 손을 보고 놀라서 수군거린다. 같은 사무실 사람들도 지나가다가 보고 놀라고선 저 둘은 왜 자꾸 저러는거야, 라는 소리까지 들려온다.
' 한동안 외주 받는건 글렀네. '
지금 들어온 외주들도 전부 취소해야할 판이었다. 서류 검토 이런건 내가 도장으로 대신할 수 있지만 외주는 빼박 그림을 그려서 넘겨야하는데 하필 오른손이 이렇게 다쳐버렸으니. 손해가 막심하겠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팔을 잡혀서 아무 것도 못하는 것도 짜증나는 일이기는 했지만 ... 아 몰라, 모르겠다. 그냥 감정이 섞여서 너무 혼란스러워 생각은 이쯤에서 그만하기로 했다. 어차피 아무리 생각해도 표현도 못하는데. -
492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3:20:57좋은오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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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 세윤주 (0K4FIPYmi6) 2021. 1. 4. 오후 3:29:33좋은 오후에요! 맛점 하셧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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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3:32:53깬지 얼마 안되서 입맛이 없어서요 ㅎ 답레 곧 가져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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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 세윤주 (hAMqPujMwg) 2021. 1. 4. 오후 3:57:16늦게 일어나셨구나 ... 저녁은 꼭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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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6 천월희 - 하세윤 (ml3i6hpZu2) 2021. 1. 4. 오후 4:05:02힘의 강약으로만 보면 그녀가 그에게 이길 리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체격부터 다른 남녀인데. 게다가 그녀는. 그럼에도 이번만큼은 그녀도 그의 손목을 놓치지 않았다. 그가 아무리 힘껏 떨치려해도 단단히 붙든 채 놓지 않았다. 마주 노려보는 그를 이를 악물고 응대하다가, 끄는대로 끌려오는 그를 데리고 옥상에서 내려갔다. 차가운 계단에 성난 발소리가 번갈아 울리는게 영 듣기 좋진 않았다.
병원을 가려면 나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사무실이 있는 복도를 지나가야 했다. 그럼 필연적으로 그 층의 사람들에게 둘의 모습이 보이고 당연하다는 듯이 수군대는 소리가 이어진다. 그러다 왜 자꾸 저러는거야 라는 말까지 들렸을 때, 그녀가 돌연 고개를 휙 돌려 복도를 보고 이를 으득 갈았다. 그 직후 복도를 지나던 사람들로부터 산발적으로 비명과 괴성이 터저나온다. 으악 이게 뭐야! 엄마야! 꺄악 저리가! 같은. 목소리들 사이로 급하게 뛰는 소리, 부딪혀 넘어지는 소리도 뒤섞인다. 겉보기엔 아무 일도 없어보이는데.
"흥."
그런 복도를 뒤로 하고 그를 끌고서 정문 밖까지 나간다. 그녀가 무언가 한 걸까, 그런게 분명해 보이지만 묻는다고 해도 순순히 대답해줄 것 같지가 않다. 옥상에서 내려올 때처럼 성큼성큼 내려가 아직 한낮의 햇살이 쨍한 밖으로 나오자 그녀가 핸드폰을 꺼냈다. 화면을 조작해 어디론가 전화를 거나 싶더니 짜증 섞인 목소리 그대로 전화상대에게 말한다. 병원 갈거니 빨리 오라던가. 뭐 어쩌라고 같은 말들.
"오라면 올 것이지 말이 많아."
끝까지 투덜대며 전화를 끊고나자 그제야 그를 힐끔 본다. 혹시나 가버릴까봐 그의 손목은 여전히 꽉 붙잡은 채였으나 피가 안 통할까봐 세웠던 손톱은 풀고 그저 손과 손가락만으로 잡고 있는 상태였다. 그의 얼굴 한번, 시선을 내려 손 한번 보고 으휴, 하고 소리내어 한숨을 내쉬었다.
"차라리 날 때리지."
이게 뭐냐며 중얼거리고 주머니를 뒤지더니 용케 하얀 손수건 하나를 꺼낸다. 피가 멎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의 손을 잡아 드는 그녀의 손길은 조심스러웠다. 조심히 들고 조심히 잡고서 손수건으로 손을 대강 감싸준다. 아플까봐 그런지 매듭도 꼭 묶지 못 하고 그저 풀리지 않을 정도로만 마무리 해두고서 다시 손목을 잡는다. 손목을 잡으며 다시 회사 밖 어딘가로 고개를 돌리고 아무 말 없이 있었다. 때마침 아무도 없는 거리는 마치 세상에 둘만 남은 것처럼 느껴지게 해, 그 순간만큼은 어지러웠던 기분도 감정도 잠시 사그라드는 듯 했다. 적어도 그녀만큼은. -
497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4:05:31세윤주도 저녁 늦지 않게 챙기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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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 세윤주 (6IoZVSI2wk) 2021. 1. 4. 오후 4:11:59흑흑 월히 체고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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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 세윤주 (0K4FIPYmi6) 2021. 1. 4. 오후 6:17:28좋은 저녁이에요! 일하는중이라 답레는 저녁 늦게나 가져올것 같아요~~ 맛저 하세요 월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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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6:55:24응응 알았어요~ 화이팅하구 이따봐요 세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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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8:51:55천월희 is 그냥 어울림 ->비키니 / 좀 어울림 ->천사 복장 / 완전 어울림 ->
정장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213313
비키니 그냥저냥이라니까 안 입혀야겠다~ -
502 세윤주 (0K4FIPYmi6) 2021. 1. 4. 오후 8:56:20(갑자기 슬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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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9:02:43ㅋㅋㅋㅋㅋㅋㅋ 세윤이도 같이 슬퍼지는거 같은데 기분탓이겠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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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 세윤주 (6IoZVSI2wk) 2021. 1. 4. 오후 9:04:35세윤이도 무척이나 슬퍼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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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9:10:59ㅋㅋ 미래의 세윤아 미안하다...진단이 별로래.. 근데 뭐 진단은 진단이고~ 세윤이 보고싶다고 하면 입어주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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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 세윤주 (0K4FIPYmi6) 2021. 1. 4. 오후 9:13:08ㅋㅋㅋㅋ 오 세윤이 정말 전생에 복을 받았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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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9:17:07전생에 나라를 구한거 같기도하고~ 지금 보면 너무 고생이라 복인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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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 세윤주 (0K4FIPYmi6) 2021. 1. 4. 오후 9:17:44음 원래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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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9:32:08음.. 그것도 그렇긴하네요~ 힘내 세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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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세윤주 (0K4FIPYmi6) 2021. 1. 4. 오후 9:43:58이런 서사 하나하나가 쌓여서 결국 골인하는거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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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9:50:11그렇죠~ 쌓인 서사만큼 관계가 변하는 것도 즐겁구요. 이 맛에 하는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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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 세윤주 (6IoZVSI2wk) 2021. 1. 4. 오후 10:09:58그리고 본편과 다른 진행이 많아져서 보는 맛도 있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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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10:11:42응응 맞아요 그건 저도 그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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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 세윤주 (6IoZVSI2wk) 2021. 1. 4. 오후 10:13:10사실 이번에 손 다친게 후유증이 남아서 그림은 못그리게할까도 싶었지만 ... 좀 너무한것 같아서 고민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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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10:18:31아이구... 그 부분은 세윤주가 정할 부분이지만 그렇게 되면 월희는 죄책감에 쭈구리가 되고말거시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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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세윤주 (hAMqPujMwg) 2021. 1. 4. 오후 10:27:59좀 너무하긴 하죠? 한동안 그림을 못그리는건 맞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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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10:31:59결정은 세윤주의 몫이니까요~ 아앗 그러면 그 한동안 한정으로 쭈구리인 걸로 해볼까요 ㅎ 이래봐야 쪼끔 성질 죽이고 고분고분 구는 정도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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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세윤주 (hAMqPujMwg) 2021. 1. 4. 오후 10:32:56쭈구리 월히도 귀엽네요!!! 그래도 좀 투닥투닥하는 맛이 있으면 좋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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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 월희주 (ml3i6hpZu2) 2021. 1. 4. 오후 10:40:11아예 안 그러는 건 아니고 안해야지 안해야지 하다가 깜빡 잊고 투닥투닥 하다가 중간에 앗 하고 깨달아서 먼저 숙이고 이런 식이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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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 하세윤 - 천월희 (hAMqPujMwg) 2021. 1. 4. 오후 11:21:01사람들은 남의 일에 참 관심도 많은지 이런 이야깃거리라도 생기면 술안주라도 되는듯 물고씹고뜯기 바빴다. 저번 일주일동안 그녀와 냉전을 할때도 사람들은 그 일에 대해서 쑥덕거리곤 했지. 회사에 일이 별로 없으면 사람들은 자기 할 일을 더 하는게 아니라 가십거리를 만들기 바빴으니까. 그때도 듣기 좋지 않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더욱 듣기 싫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뭐라 할수도 없으니 그냥 모른척하고 지나가려고했는데 그녀가 그들을 돌아보자 갑자기 주변이 혼비백산해서 도망가버린다.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보아하니 그녀가 무언가한 것 같았지만 물어봐도 안알려줄것 같네.
' 부잣집 아가씨인가. '
저번에 입원해있을때 딱봐도 비싼 1인실에 있길래 병원비가 부담이 되어서 병실을 옮겨달라고 부탁했을때 일반병실에 자리가 없어서 여기 있는거니까 안심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서 맘놓고 있었는데 간호사들이 수근거리는 소리를 우연찮게 들었을때는 좀 놀랐다. 월희가 날 여기에 입원시켜놨다는 것과 그 병원의 원장과 일종의 커넥션이 있다는 것까지. 그렇기에 그때는 많이 놀랐었는데 그냥 소문이 아닐까 싶었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면 뜬 소문은 아니었나보다.
' 휴 손목에 피가 돈다 돌아. '
피가 잘 안통해서 이미 손은 하얗게 질려있었고 그녀가 잡고 있는 손에 힘을 풀자 금방 혈색이 돌아오며 손이 저릿저릿하다. 얼마나 강하게 잡았으면 이 정도냐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마사지하려고 다른 손을 가져갔다가 따라오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면서 오른손에 힘을 뺀다. 그렇게 있으니 그녀가 손수건을 손에 감아주면서 투덜거린다. 뭔 이상한 소리를 하는거야. 널 왜 때리니 내가. 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 말을 못하니까 짜증나네 괜히 태블릿 박살냈나. 지금 옥상에서 처참하게 부서져있는 그것을 생각하니 약간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다. 이래서 화를 잘 참아야하는데 ... 하지만 평소에 쌓여있는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해서 그게 한번 터지면 나도 걷잡을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멘탈 관리라던가 그런게 좋아야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 사이에 손이 평소보다 더 부어서 아무래도 다친게 상상 이상인듯 했다. 이러다가 그림도 못그리는거 아니야? 그렇게 나는 손목을 잡힌채로 그녀와 함께 그녀가 부른 누군가를 기다린다. -
521 천월희 - 하세윤 (ml3i6hpZu2) 2021. 1. 4. 오후 11:55:00세윤의 손에 손수건을 감아주고 한동안 말없이 그자리에 서있기만 했다. 그녀도 그도. 말없이 텅빈 거리 어디쯤을 보고 있는 그녀는 오전부터 있었던 태도가 거짓말처럼 평온하고 차분해보인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흰 얼굴에 햇빛이 비쳤다 말다 하니 그를 따라 감긴 눈 아래로 긴 속눈썹의 그늘이 내렸다 사라진다. 하아. 한숨 비스무리하게 숨을 내쉬는 입술은 전처럼 푸르지 않고 선명하게 붉었다. 이렇게 조용히 있을 때는 월궁항아가 따로 없건만, 어찌 하는 말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그리도 사람의 속을 긁고 아프게 하는지.
"아. 이제 오네. 뭐하다 이제야 기어오는거야."
차도 사람도 없이 조용하던 도로에 택시가 아닌 차 한대가 이쪽으로 오는 걸 보고 그녀가 중얼거렸다. 기다린지 그렇게 오래 지난 것도 아닌데 바로 투덜거림부터 나오는게 방금 전까지 조용하던 때와 천지차이다. 그녀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는 듯 차는 둘의 근처까지 와서 섰다. 가자. 라며 그의 팔을 살살 잡아당기며 차로 다가간 그녀는 뒷문을 열고 그를 먼저 태운다. 그리고 옆에 따라 앉자마자 운전석 시트의 뒤를 퍽 하고 굽으로 치며 왜 이렇게 늦냐는 둥 짜증을 부렸다. 예의를 말아먹은 횡포에도 운전석의 남성은 익숙하다는 듯이 허허 웃기만 하고 차를 출발시켰다.
"어우 웃는거봐. 짜증나 진짜."
기어코 한마디 쏘아주고서 뒷좌석 시트에 푹 기대어버린 그녀. 차가 출발하고 잠시간은 창 밖을 보며 얌전히 있었다. 차에 탈 때 손목을 놓은 뒤라 빈 손을 무릎에 놀려놓고 간간히 손가락을 까딱이면서. 그러다 차가 신호에 걸려 멈추자 슬쩍 그를 본다 싶더니, 그녀의 핸드폰을 켜 메모장을 열어서 그를 향해 내밀었다. 정확히는 그와 그녀 사이에 내려놓고 말했다.
"지금 할말 있으면 그걸로 해. 없음 됐고."
옥상에서 내려온 이래로 자기표현을 할 수단이 없어진 그가 답답할거란게 이제야 떠올라서 한 행동이었다만. 이것마저도 좋게 좋게는 못 하겠는지 말이 좀 퉁명스럽게 나갔다. 자세히 따지면 툴툴거림 반 미안함 반 정도의 비율일까.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에는 고개를 정면에서 약간 아래로 숙인 채 그가 언제 무슨 말을 하든 바로 볼 수 있게끔 하는 듯 했다. 그 사이 차는 신호가 풀려 다시 도로를 달려가고 있었고. -
522 하세윤 - 천월희 (YqARW/fTwE) 2021. 1. 5. 오전 12:44:28그녀를 따라 회사 정문에 서서 가만히 있으니 저 멀리서 딱봐도 고급으로 보이는 승용차가 온다. 물론 여기로 오는게 아닐수도 있지만 그 감이라는게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 감은 정확해서 승용차는 회사 내부로 진입해서 부드럽게 우리의 앞에 선다. 음 내 살면서 이런 차에 타볼 날도 오는구나. 차의 외관을 정신없이 구경하고 있으니 그녀가 나를 먼저 태우길래 안쪽에 자리를 잡고 내 옆에 그녀가 앉는다. 운전을 하는 사람은 우리보다 나이가 많아보였는데 그럼에도 그녀는 시트를 발로 차면서 짜증을 낸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
' 아윽. '
차는 부드럽게 달리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내 손 상황을 못봐서 그런 것일까 약간 덜컹거림이 있었다. 도로는 원래 그런 법이라서 꾹 참고 있기는 했지만 차에 진동이 와서 손이 흔들릴때마다 고통이 밀려와서 얼굴이 찡그려진다. 근데 또 아픈거 티내면 그녀가 분명 운전석에 성질을 낼 것이 분명해서 꾹 참고 있었다. 하지만 얼굴을 숨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이럴때는 신음소리가 안나오는게 또 고맙다니까.
- 여러모로 놀랄 노자네.
나를 배려한 것인지 그녀가 핸드폰을 사이에 놔준다. 안그래도 말 못해서 답답했는데 그녀의 배려에 감사하며 빠르게 왼손으로 타자를 친다. 한손 타자가 왜 이렇게 빠르냐면 말없이 하는 생활을 몇년 정도하면 이렇게 빨라질 수 있다. 저 한줄에는 많은 뜻이 담겨있었지만 어떻게 해석할지는 그녀의 몫이겠지. 타자를 치는거에 정신이 팔려 차가 출발할때 자세를 못잡은 나는 오른손을 살짝 부딪히고 그 순간에는 정말 엄청난 고통이 밀려와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 나는 괜찮아 괜찮으니까 ...
하지만 기사 아저씨에게 괜히 화풀이할까 얼른 적은 나는 핸드폰을 놓고서 눈을 감고 시트에 몸을 묻는다. 아프다고 만지지도 못하니까 최대한 오른손을 신경 쓰며 움직이지 않고 아프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얼른 병원에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눈을 감고 있던 나는 차가 병원에 도착한 것을 보고 내리려다가 손이 멀쩡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얌전히 그녀가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리기로 한다. 이거 엄청 불편하네 ... -
523 천월희 - 하세윤 (MwoZj55G2k) 2021. 1. 5. 오전 1:13:48그녀가 핸드폰을 내려놓자 역시 답답했는지 빠르게 움직이는 그의 왼손이 보인다. 왼손임에도 타자가 익숙한 모습을 보아하니 그의 목소리를 잃은지 꽤 되었나 싶다. 잘은 몰라도 적어도 몇년은 되었지 않을까. 저만큼 익숙해지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렸겠지. 원래부터 없었던 것과 있었다 없어진 것의 차이는 대강 가늠할 수 있으니.
"뭐가 그렇게 놀랄 일인지 난 모르겠네에. 딱히 숨긴 것도 없는데."
재빠르게 적은 한줄을 보고 그녀가 툭 내뱉은 말은 그다지 감정이 실려있지 않았다. 그냥 그저 그렇네, 뭐 그런 걸 가지고. 같은 느낌의 어조였다. 그건 그렇고 처음엔 창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어서 못 봤는데. 차가 다시 출발할 때의 흔들림으로 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는 건 똑똑히 보았다. 크게 부딪힌 것도 아니고 정말 살짝 부딪힌 충격이었던거 같은데 순식간에 시체마냥 하얘지는 얼굴을 보고 반사적으로 운전석으로 몸을 가까이 하며 화를 내려던 찰나, 그가 내려놓은 핸드폰을 보고 헛숨을 내뱉으며 그녀도 시트에 도로 기대었다.
"하! 괜찮긴 뭐가 괜찮아. 이 바보가."
멍청이 다음은 바보인가. 어째 나오는 단어들이 초등생 수준인거 같다면 분명 기분 탓이다. 어쨌든 투덜대며 핸드폰을 가져와 주머니에 넣고서 차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린다. 조금은 더 살살 달려주길 바라는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차는 처음의 페이스를 유지한 채 달려 병원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이면서도 병원의 옆문, 스태프들이나 쓸 법한 문 쪽으로 차가 세워졌다.
그가 손을 못 쓰니 그녀가 먼저 내려 그가 있는 쪽 문을 열어주었다. 그의 팔을 잡아 내리게 해주고서 차 안에 고개를 들이민 그녀가 또 한마디를 던졌다. 다시 가야할거 같으니까 기다려. 대답도 안 듣고 탕! 소리나게 문을 닫은 뒤 그의 팔을 살짝 잡아 병원으로 데려간다. 아파하던 얼굴을 봐서 그런가 팔을 세게 끌지도 않고 걷는 것도 그에게 맞춰주는게 어지간히도 신경쓰는게 보였다.
"으, 병원 냄새."
출입구의 유리문도 그녀가 열었고 들어가자마자 풍겨오는 특유의 소독약들 냄새에 미간을 찡그리며 중얼거린다. 완전 싫어. 강조하듯 혼잣말을 궁시렁거리며 아마도 직원들만 쓰는 듯한 내부를 걷기 시작한다. 가는 동안 지나치는 의사나 간호사들이 그녀를 알아보기도 하고 그를 의아하게 보기도 했으나 누구 하나 막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그를 데리고 로비가 아닌 외과병동 쪽으로 가고 있었다. 그것도 유난히 사람이 적은 길만 골라 가면서. -
524 세윤주 (PEcxExuP8M) 2021. 1. 5. 오전 1:20:16역시 월히 능력있는 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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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전 1:22:01그런 월희를 반하게 한 세윤이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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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 세윤주 (PEcxExuP8M) 2021. 1. 5. 오전 1:31:03언제나 진심은 통하는 법이죠! 아직 세윤이가 좋아한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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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 하세윤 - 천월희 (YqARW/fTwE) 2021. 1. 5. 오전 1:48:47차에서 내리니 저번에 왔던 병원이 또 눈에 들어온다. 거기에 병원의 정문이 아니라 관계자 이외에는 못다닐 것 같은 입구로 들어선다. 역시 여기 원장이랑 커넥션이 있다는게 정말이구나. 손이 아픈건 둘째치고 사람이 정말 커보인다는게 이럴때 쓰는 말인것 같다. 내가 아픈걸 배려해서인지 걸음까지 맞춰주는 것을 보면 내가 어지간히 신경 쓰이는것 같아서 나도 조금은 불편했다. 병원을 내부를 걸으면서 여러 의사나 간호사들을 봤는데 그 중에는 월희를 알아보는듯한 사람도 있었다. 원장이랑 아는 사이니까 의사나 간호사들도 대충 알고는 있겠지.
' 병원 냄새는 나도 별로더라. '
병원 특유의 냄새는 도무지 적응이 안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하얀 건물이지만 항상 죽음이 감도는 곳인만큼 그런 냄새 하나하나가 신경 쓰이기 마련이었다. 그녀가 걷는대로 따라 걷고 있었는데 분명 저번에 입원해있을때는 사람이 되게 많았었는데 지금은 사람이 별로 없다. 환자도 많이 안보이고 직원들도 딱히 안보이는 것을 보면 그녀 나름대로의 루트가 있는거겠지. 외과쪽에 도착하고서 바로 의사를 볼 수 있었다. 의사는 조심히 손수건을 풀고 내 손을 보더니 혀를 차면서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하고선 나를 방사선과로 보냈다. 방사선과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다시 돌아오자 의사가 내 손의 엑스레이를 보더니 말해준다.
" 손 찢어진거야 그냥 봉합하면 되는건데 ... 새끼 손가락이 부러지고 손쪽에 금이 많이 갔네요. 손은 신경이 많은 곳이라 잘못하면 손에 후유증이 남을수도 있어요. "
후유증이라 함은 손을 못쓴다거나 그런걸까. 완치가 되면 좋겠지만 운이 안좋으면 후유증이 남을수도 있다는 말이 맴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 나는 손으로 먹고 사는 사람인데. 손이 망가져버리면 이 다음부턴 뭘 해야할까. 괜히 안좋은 생각이 자꾸 들어 나는 고개를 흔들고서 고개를 끄덕인다. 내 선택이니까 후회가 남더라도 ...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의사가 손을 꿰멘다는 말을 하고 손을 마취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손의 상처를 봉합하고선 손에 깁스를 둘러준다. 겨울이지만 깁스 때문에 상처가 덧날수도 있어서 조금 고민을 했지만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주셨다. 당분간은 이러고 살아야겠네. 감사의 인사를 하고선 월희쪽을 바라봤다가 말없이 진료실을 나온다.
- 종이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그녀의 손을 펴달라는 시늉을 취하고 종이라는 두 글자를 써준다. 펜도 같이 있으면 좋고. 왼손이라 삐뚤빼뚤하겠지만 짧은 말 정도는 쓸 수 있다. -
528 천월희 - 하세윤 (MwoZj55G2k) 2021. 1. 5. 오전 2:11:44로비에서 접수도 안 했는데 그녀는 환자가 없는 진료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바로 진료를 볼 수 있는 진료실로 그를 데려갔다. 문을 열었을 때 안에 있던 의사는 갑작스런 방문에 놀랐지만 곧 자신의 의무를 위해 세윤의 손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진료를 받는 그의 옆에 서서 이미 새빨갛게 물든 손수건이 풀어지는 걸 보고 얼굴을 팍 찡그렸다. 피로 범벅된 손의 상처는 생각보다 심했고 보는 것만으로 멀정한 그녀의 손도 아파오는 느낌이었다. 저렇게 될 때까지 손을 내려쳤었다니. 몰려오는 죄책감에 입술만 꾸욱 씹을 뿐이었다.
의사가 세윤을 방사선과로 보냈을 때, 이 때는 그녀가 따라가지 않고 다른 간호사가 와서 그를 데려가고 다시 데려와주었다. 그가 진료실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여전히 그 안에 있었지만 어쩐지 벽 쪽을 향해 돌아서있었다. 그가 들어왔는데도 말이다. 그의 손을 마취하고, 봉합하는 등 치료를 하는 동안에도 그녀는 흡사 외면하듯 세윤에게 등을 보이고 있었다. 그 행동은 진료실을 나갈 때에도 이어져 나온 뒤에도 그를 정면으로 보려 하지 않고 있었다.
"..어? 어. 여기."
그가 손을 펴달라고 했을 때 무의식이었는지 여태 돌아서있던 그녀의 얼굴이 세윤을 향했다. 그러자마자 다시 돌려서 피해버렸지만 아주 짧은 순간 보인 그녀의 얼굴은 한쪽 뺨이 눈에 띄게 붉어져있었다. 그것을 감추려는 듯 고개를 돌린 채 손만 펼쳐주고 종이라는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외투 주머니에서 손바닥만한 포스트잇과 볼펜 하나를 꺼내서 건네준다. 주자마자 얼른 한발 물러서서 아무렇지 않게 얘기한다.
"좀전에 연락 왔는데. 회사에서 오늘은 그냥 퇴근하라고 하더라. 그리고 내일 아침 일찍 본부장실로 오래. 응. 그리고 저기 가면 처방전 줄거니까 약 타서 집에 가든 해. 데려다줄테니까."
그녀답지 않게 서두르듯이 말하는 모습이 어딘가 불안해보인다. 그냥 어서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거 같기도 하고. 들어오는 동안에도 쉼없이 궁시렁대던 것도 없는게 풀죽은 듯 보이기도 한다. -
529 세윤주 (YqARW/fTwE) 2021. 1. 5. 오전 2:14:05본부장실 ... 세윤이가 무서워하는 그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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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전 2:16:28월희도 곧 싫어하게 될 그곳...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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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하세윤 - 천월희 (YqARW/fTwE) 2021. 1. 5. 오전 2:31:34엑스레이를 찍고 돌아왔을땐 그녀는 벽을 보고 서있었고 내가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그녀는 내 쪽을 돌아보지 않았다. 왜 저러는걸까 싶었지만 우선 치료를 먼저 받고서 감사인사를 전한 뒤에 진료실을 나온다. 접수도 안하고 진료실로 바로 올 수 있었던건 그녀 덕택이겠지. 종이를 달라고하자 주머니에서 포스트잇과 볼펜이 나온다. 으 왼손으로 글씨 쓰는건 안익숙한데. 그런데 방금 한쪽 뺨이 되게 붉었는데 ... 무슨 일이 있었나. 우선 할 말이 있었으니까 나는 조금 천천히 종이에 글씨를 써서 보여준다.
- 우선 미안하고 고마워.
미안한건 저번부터 있던 일에서 오늘의 일까지 전부 다 였다.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평소 같았으면 무시해버리고 끝날 일인데. 그녀가 신경 쓰이는걸까 싶었지만 그럴 일은 없다고 고개를 흔들어 부정하고서 포스트잇을 떼어내고 나온 새로운 장에 다른 말을 쓴다.
- 왜 볼이 붉어?
물어보고 싶은건 여러개가 있었지만 우선 이것부터. 대답을 듣고 다시 질문를 하기에는 귀찮아서 하고 싶은 말들을 잔뜩 적어두기로 했다. 다시 새로운 종이에 또 다른 말들을 적기 시작한다. 갑자기 왜 그렇게 서두르는지, 풀죽은건 왜 그러는지. 그러다가 풀이 왜 죽었는지는 대충 알 것 같아서 살짝 웃는다. 이럴꺼면 왜 그렇게 틱틱댔는지. 알다가도 모를것 같아 고개를 살짝 젓고서는 다시 메모지에 글을 적는다.
- 너 때문 아니야. 괜찮으니까.
내 손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면 이건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녀의 탓이 아니었다. 날 밀어서 옥상에서 떨어뜨린 것도 아니고 내 손을 마구 짓밟은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내 화에 못이겨서 마구 벽을 친게 이렇게 되어버린건데 누구한테 책임을 묻겠는가. 묻는다면 내 뇌한테 물어야지. 마지막으로 종이에 하고싶은 말을 적고 그녀의 손을 잡고 바라본다.
- 배고프니까 밥먹으러 가자.
우선 약부터 받는게 먼저겠지만. -
532 세윤주 (YqARW/fTwE) 2021. 1. 5. 오전 2:31:57하 월히야 ... 왜이리 예쁘니 ... 흑흑 내가 마니 애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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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 천월희 - 하세윤 (MwoZj55G2k) 2021. 1. 5. 오전 3:12:02그저 빨리 가고싶어하는 그녀와 달리 그의 손은 느릿하게 포스트잇 위에 글씨를 썼다. 왼손이니까 느린게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 핸드폰과 달리 직접 써야 하니까. 그가 첫장에 한줄 쓰는 사이 그를 힐끔힐끔 눈치보듯 보다가 겨우 쓰인 한줄을 본다. 이제 몇번째인지 모를 미안하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에 또 입술을 꾹 깨무는가 싶더니 그를 따라하듯 고개를 가로젓는다. 미안할거 없다는 걸까. 고마워할 필요 없다는 걸까. 그녀도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고개만 저은거긴 했다. 그리고 다음 장을 보았을 때 더 숨기는 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닫고서 여태 돌아서있던 몸을 돌려 그를 마주했다. 그가 잘못 본게 아니라는 듯 선명히 붉은 뺨을 그대로 내보인 채로.
"너 엑스레이 찍으러 갔을 때, 아는 선생님이 와서 혼났어. 왜 사람을 다칠 지경이 될 정도로 만드냐고. 대들었다가 한대 맞았는데 보여주기 싫어서 그냥 빨리 가고 싶었어."
대답하던 중에 새로운 질문들이 자꾸자꾸 나와서 그녀의 말이 조금 길어졌다. 그래도 왜 풀죽었는지 그건 대답하지 않았지만 대답했더라도 세윤이 예상하던 이유가 나오지 않았을까. 감정에 대해서만큼은 솔직한 그녀라 보이는 것 이상의 대답은 없었을테니까. 그녀의 책임이 아니라며 괜찮다는 말에 그녀는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가 그냥 닫았다. 다물린 입술을 살며시 깨물다가 제 손에 닿는 세윤의 손을 살짝 잡으며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응."
밥먹으러 가자는 말에 이번엔 괜한 소리 없이 순순히 대답도 하면서.
병원을 나가기 전에, 처방전을 받거나 약을 타고 계산 하는 것까지 그녀가 먼저 손을 내밀어서 해버렸다. 돌아다니는 내내 그를 신경쓰는 모습이 드문드문 보인다. 사람에 덜 부딪히는 쪽으로 다니거나 괜히 손쓸 일이 없게 해준다거나. 일련의 행동들이 미안함에서 비롯된건지 지금뿐인 변덕인지는 구분되지 않는다. 어느 쪽이든 그를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하려는 건 같으니 이유는 상관없겠지만. 약 봉투까지 대신 받아들고서 바깥으로 나오자 그제야 살겠다는 듯 깊게 숨을 쉬었다. 약 냄새 짜증나! 라며 조금은 기운이 돌아온 듯이 내뱉곤 세윤을 보았다.
"그러고보니까 회사에 코트 두고왔잖아. 그거 찾고 갈래 아님 그냥 갈래? 아, 간다는 건 밥으러 가자는 거니까."
이번엔 확실히 갈 거라고 못 박듯이 말하고 살짝 올려다보던 얼굴을 갸웃 기울인다. 한쪽뺨은 여전히 붉은기가 남아있긴 했지만. 가만 서서 기다리는게 세윤의 대답에 따라 회사에 다시 들렀다 갈지, 아님 그냥 바로 식당을 갈지 정할듯 싶었다. 뒤늦게 덧붙이는 말로는 회사로 갈거면 고개를 끄덕이고 안 갈거면 가로저으라는 말이었으니 굳이 손을 써서 글로 대답할 필요도 없게 만들어주었다. 이쯤되면 배려인지 과도한 친절인지 모르겠다만. -
534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전 3:12:56세상에 이렇게 사고치는데 이쁨을 받다니.. 월희 요 복받은 기집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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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 세윤주 (YqARW/fTwE) 2021. 1. 5. 오전 3:14:52진짜 넘넘 좋다구요 ... 세윤이가 다쳤으니 임무는 당분간 못나가게 되어버렸네요! :3 ... 월히 맞은것도 마음 아픈데 또 자기 땜에 다쳤다고 눈치보는건 넘 이쁘고 귀엽고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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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전 3:26:57같이 임무 나가는 건 못하지만 월희 혼자 보내질지도요? ㅎㅎ 세윤이 몰래 세윤이 서류도 얼마 가져가서 하고 그럴지도요~ 들키면 안 그랬다고 시치미 뚝 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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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 하세윤 - 천월희 (YqARW/fTwE) 2021. 1. 5. 오전 3:30:20그래서 안보여주려고 그러고 있었구나? 왠지 맞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진짜로 맞은거였다니. 그녀를 때릴 사람이 있던가 싶었지만 아무래도 그녀도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긴 있었나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뺨이 붉어질 정도로 쎄게 때리다니. 나 때문에 맞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그니까 화 좀 잘 참지 이게 뭐야. 몇시간 전의 나를 탓하면서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를 따라다닌다.
처방전을 받고 약을 타고 진료비 계산까지 그녀가 다 해버리는걸 뒤에서 보고 있으려니 좀 기분이 이상하기도 했다. 병원 안에서 움직일때도 나를 최대한 배려하는지 사람도 많이 안다니는 곳으로 움직이고 손도 최대한 사용하지 않게 해준다. 이런 배려는 좋은데 이렇게 해주는 그녀의 의중을 파악할 수가 없는게 꽤나 답답했다. 죄책감에 해주는건지 아니면 또 변덕인건지.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도 코트는 있으니까 괜찮았다. 나중에 출근해서 집으로 가져가면 되는 일이니까 급한 것도 아니었고. 하지만 중요한 핸드폰이 코트 주머니에 있었기 때문에 ... 그렇게 얘기하고서 대기하고 있던 차에 탑승한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 회사에 도착한 나는 먼저 내려서 코트를 가지고 되돌아온다. 그녀에겐 여기 있으라는 제스처를 하고서.
- 살거같다.
말을 못하는게 어찌나 답답하던지. 내 핸드폰으로 먼저 보여준 말이었다. 중간에 그녀가 종이를 안줬으면 정말 답답해서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고서는 나는 그녀에게만 보이게 작게 글씨를 써준다. 운전기사한테는 뭔가 보여주면 안될것 같았으니까.
- 너네 집까지만 태워다달라고 하자.
사실 밥은 핑계에 불과하긴 했다. 배가 고프긴 해도 지금 이 손으로 뭘 먹겠어. 약간은 다른 목적이 있었다. 사실 그냥 집에 가려고 했는데 그녀가 뺨을 맞았다니까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었고 ... 마침 그녀 집 바로 옆이 우리집이라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얘는 모르겠지만. -
538 세윤주 (YqARW/fTwE) 2021. 1. 5. 오전 3:31:22>>536 한동안은 착한 월히네요~~ 이것도 저것도 다 좋아요! 월희 혼자 나가면 세윤이가 걱정되어서 지켜보고 있겠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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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9 천월희 - 하세윤 (MwoZj55G2k) 2021. 1. 5. 오전 3:56:55회사로 돌아갈건지 어쩔건지 물은 건 단지 옷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럼 다른 이유가 뭐가 있냐고 하면 그녀는 그렇게 말했겠지. 그건 그가 알지 않겠느냐고. 외투 말고 달리 챙기거나 할게 있는지 아는 건 세윤이 본인 밖에 모르니까. 그녀는 딱히 갈 이유가 없지만 그는 있지 않을까 싶어 한 말이었다. 그 말에 그가 끄덕였으니 그대로 회사로 갈 뿐이었고.
차를 보내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할까, 덕분에 다시 회사로 가는 것도 수월했다. 운전석의 남성은 핸드폰을 보고 있다가 그녀와 그가 돌아오자 가달라는데로 차를 몰 뿐이었다. 회사 앞에서 차가 멈추자 같이 내리려는 그녀를 그의 재스쳐가 막았다. 그에 엉거주춤 멈춰서 회사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다가 운전석에서 들린 말에 또 성질을 못 이기고 걷어차긴 했다만.
"그런거 아니거든!"
소리도 빼액 질렀지만 세윤이 돌아왔을 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잠잠했다. 가만히 창틀에 기대있다가 그가 핸드폰으로 보여준 말과 정말 살겠다는 표정에 추욱 쳐져있던 그녀의 입꼬리가 실룩 움직였다. 활짝 까지는 아니어도 그렇게 좋냐는 듯이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그 다음 말에 의아한 표정으로 바뀌어버렸지만.
"내 집? 어... 뭐. 그래."
밥 먹자더니 왜 집에 보내려고 하는 건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코트를 갖고오고나니 집에 가고싶어졌나보다 하며 그녀 혼자 생각해서 넘겨버렸다. 평소처럼 따지며 묻기엔 좀 입이 안 떨어진달까. 시트에 기대 창 밖을 보던 남자의 어깨를 툭툭 쳐서 부르고 집에 데려다달라고 한다. 그 말에 운전석 남자는 백미러로 힐끔 둘을 보고 군말없이 차를 출발시킨다. 오고 갈 때처럼 느긋하면서 보통의 운전으로 도로를 달리는 동안, 긴장도 풀리고 덤으로 기운도 빠진 그녀는 시트에 늘어뜨리듯 몸을 묻고서 중얼거렸다.
"배고픈데.. 그냥 자고 싶다. 피곤해.."
아침부터 오후 한중간이 될 때까지 한시도 평온하게 있질 않았으니 그럴 만도 하지. 그 중 반은 자업자득이었지만 그녀는 애써 그 사실을 멀리 밀어두었다. 나중에 곱씹으면 모를까 지금은 생각하기 싫었다. 힘없이 창문에 툭 머리를 기대면서 잠... 낮자암... 하는 칭얼거림을 늘어놓고 있었다. -
540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전 3:58:22세윤이가 보고 있는데 물벼락 맞고 쫄딱 젖어서 오거나 잘 안되서 허탕치고 다니고 그러면 어떤 반응이려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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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1 세윤주 (YqARW/fTwE) 2021. 1. 5. 오전 4:01:45한숨 내쉬거나 그러면서 돌아올때 대비해서 필요한 것들 준비해두겠죠! 아으 월희 넘 기엽다 기여워 ... 흐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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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 하세윤 - 천월희 (YqARW/fTwE) 2021. 1. 5. 오전 4:13:51사무실에 갔다가 돌아오니 차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조용했다. 하지만 저기 운전석 시트에 찍혀있는 자국이 또 뭔가 일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정말 제 성질 못죽이는구나 ... 라는 생각을 하면서 차에 탑승해서 그녀의 집으로 향한다. 사실 별건 없었고 그녀도 하루종일 피곤했을테니까 밥이고 뭐고 오늘은 그냥 쉬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괜히 내가 끌고 다니면 몸도 약해보이는데 또 아플까 걱정이었다. 차는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었고 이번엔 손이 어디에 부딪혀도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
- 들어가서 자. 피곤하잖아.
옆에서 칭얼대는 것을 보고선 말해준 것이다. 저런거 보면 진짜 어린 아이같은데 ... 아까는 또 왜 그런 태도였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냥 이해를 포기하기로 하고선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선 창밖을 내다본다. 왜 잡았냐고 물어보면 그냥 별로 이유는 없고 아까부터 잡고 있었으니 빈손이 어색해서라고 답하겠다. 아침부터 한바탕 했더니 나도 몸이 피곤해서 금방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이래놓고 집가면 잠도 제대로 못잘거면서. 그렇게 반쯤 깨어있는 상태로 그녀의 집 앞에 도착한다.
- 감사합니다.
운전기사에게 그런 내용의 메모를 건네주고서 인사를 한 뒤에 창밖으로 나온다. 1층은 카페, 2층은 그녀의 집. 아무래도 카페를 운영하는 것 같았는데 회사 지침이 대외적인 직업을 만들라는 것이었으니까 월희 같은 경우는 카페 사장님인 것이겠지. 집이 부자라 저런 것도 사장님 같은걸로 해주는구나 ... 같은 시덥잖은 생각이나 하다가 그녀에게 말한다.
- 들어가서 쉬어. 피곤했을테니까. 우리 집은 저기거든.
그녀의 카페 옆에 바로 서있는 오피스텔을 가리키며 말하고는 환하게 웃어보인다. 이렇게 가까이 살줄은 몰랐지? 그렇게 얘기하고 나는 그녀가 또 집에 들어갈때까지 살펴보기 위해 가만히 서있었다. 잡은 손을 놔주는게 조금 아쉬웠지만. -
543 천월희 - 하세윤 (MwoZj55G2k) 2021. 1. 5. 오전 7:14:32달리는 차 안에서 그녀가 우는 소리를 하니 옆에서 한마디 돌아온다. 귀로 듣는게 아닌 눈으로 보는 말에 그녀의 시선이 그리로 향한다. 짤막하고 간단히 적힌 말에 으응, 하고 대답 아닌 대답을 흘린다. 이미 반쯤 졸고 있었던건지. 그래도 깨어있긴 했는지 그가 손을 잡자 그녀의 손가락들이 움직여 그의 손을 살며시 쥐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차가 멈추고 두 사람이 내릴 때, 아니, 내리고 난 이후에도.
세윤의 메모에 운전석에 있던 남자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렇게 목적을 다한 차는 돌아서 주택가 사이로 사라졌다. 그때까지도 비몽사몽하다가 톡, 하고 비눗방울 터지듯 정신을 차린 그녀. 고개를 들자 벌써 집 앞이라 잠시 멍해졌다가 세윤이 하는 말에 또 잠시 멍해진다. 말없이 가만히 그를 보는 표정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으니 그 입에서 나올 말만을 기다려야 할거 같은데. 그 기다림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진짜? 옆집이었던거야? 전혀 몰랐는데. 어.."
그가 옆건물에 산다는 사실에 늦은 반응을 보여주며 오피스텔 건물과 그를 번갈아 보더니 어 그럼, 이라며 뭔가 눈치챘다는 듯 말한다.
"그럼 세윤이는 저번에 택시 타고 왔을 때 이미 알았겠네? 그런데 아무 말도 안 해준 거야? 뭐야 혼자만 알고."
치사해. 어김없이 불만 가득한 투덜거림이 말끝을 이었으나 지금은 기운이 영 없는지 투덜댄 건 그 잠깐 뿐이었다. 그가 먼저 알고서도 아무 말도 안 해줬다는 거에 따지고 들 법도 했지만 역시 피로는 못 이기겠나보다. 떠든만큼 빠진 기운 탓에 눈에 띄게 쳐져서는, 그녀가 들어가길 기다리는 그를 보고 이미 놓인 손을 들어 소매를 살짝 잡는다.
"멀리 안 가도 되는거면, 더 같이 있을래. 낮잠 같이 자아."
비몽사몽하던 차 안에서 그도 졸던 걸 언뜻 본게 기억이라도 났는지. 아님 잠기운에 그저 어리광을 부리는 건지. 집 앞까지 와선 쉬이 들어갈 생각을 않고 그를 붙잡는다. 아무 생각 없는 어린아이처럼 조금만 더를 말하면서 한편으론 그게 그에게 부담이 될까 싶었는지 약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덧붙인다.
"...안 돼?"
팔을 꽉 잡은 것도 아니고 옷소매를 겨우 잡고서 마치 밀어내지는 걸 두려워하는 아이처럼 온순하게 구는 모습은 진정 그녀가 맞나 싶을만 했다.
//자다 깨서 답레를...올리고 다시 잔 ㄷ.. -
544 세윤주 (YqARW/fTwE) 2021. 1. 5. 오전 10:46:35넘나리 긔여운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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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5 하세윤 - 천월희 (YqARW/fTwE) 2021. 1. 5. 오후 12:58:22그녀도 어지간히 피곤했는지 차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차에서 내릴때까지도 잠이 덜깬것인지 멍하니 서있던 그녀는 내 말을 듣고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듯 했다가 머리에서 내가 옆집에 산다는걸 처리 완료했는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인다. 아무래도 졸려서 반응이 느린것 같았는데 이런 모습도 처음 보는 것이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투덜거리는 것도 잠시 그녀가 집을 들어가는걸 보고 나도 집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을때 그녀가 내 소매를 잡고서 같이 낮잠 자면 안되냐고 물어본다.
' 이건 대체 뭘까. '
아까 그렇게 싸울때는 언제고 이런 모습은 또 처음이었고 그 모습을 본 순간 내 심장이 덜컥하고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놀라서 그런건 아닌것 같았는데 이건 ... 가끔 겪는 것이기는 했는데 왜 하필 지금일까. 아닐꺼라고 고개를 저으며 나는 한번 작게 심호흡을 한다. 하지만 뒤이어서 나오는 안돼? 라는 말에 결국 나는 GG를 치고선 고개를 살짝 떨궜다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의 태도 변화는 내가 예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 그래. 지금은 약간 마성에 걸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 가자.
핸드폰에 짤막하게 쓰고선 그녀가 집으로 데리고 들어갈때 같이 들어간다. 이렇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내 집을 옆에 두고서 만난지 얼마 안된 여자의 집에 들어가는 상황이 좀 어이가 없고 웃기기도 했다. 나에 대한 경계심도 없는 것일까. 그렇다고 나쁜 짓을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지만 ...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이렇게 들어가도 되나 싶기도 했고. 지금이라도 집에 갈까 싶었지만 집에 간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는 않았다.
- 실례합니다.
항상 남의 집에 들어갈때 습관적으로 이렇게 띄워놓고 들어가곤 했다. 원래 집에 있는 사람에게 내가 어떤 상황, 그러니까 말을 못하는 상황이라는걸 알려줄수도 있었고 예의에도 어긋나는 행동은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이번에도 핸드폰에 이렇게 다섯글자를 띄워놓고 그녀의 집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
546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후 1:55:25좋은 오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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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7 세윤주 (YqARW/fTwE) 2021. 1. 5. 오후 2:13:30좋은 오후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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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 천월희 - 하세윤 (MwoZj55G2k) 2021. 1. 5. 오후 3:39:22처음, 그러니까 길에서 마주쳤을 때부터 지금까지를 보면 세윤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아주 미묘한 수준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그게 너무 천차만별이고 어느 쪽에서 어느 쪽으로 변하는지를 알 수가 없으니 티가 난다 한들 누가 알까. 그녀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을.
안 돼? 라며 제법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 뒤로 그녀는 답지 않게 살살 눈치를 보았다. 손은 더 잡아당기고 싶은데 그러질 못해 손끝만 더 쥐었다 놓길 반복하고. 그가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정말 어쩔 수 없지만... 하면서도 그러지 않길 바라는 두 마음이 속에서 파도친다. 조금 과장 보태서 영원 같은 찰나가 지나고 세윤이 고개를 끄덕였을 때 비로소 그녀의 마음은 잠잠해졌다.
"응!"
이번엔 활짝 웃으며 그녀도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팔을 살며시 쥐었다. 어떻게 할지 정해졌으니 여기서 더 우물쭈물할 이유가 없었다. 오늘 종일 그랬던 것처럼 그를 데리고 함께 그녀의 집으로 올라간다. 계단을 올라가 현관문을 열 때까지 그녀와 그를 제외한 인기척은 들려오지 않는다. 그건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도 마찬가지라 구구절절한 설명을 하고 인사를 하는 거추장스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었다. 그건 그녀에게나 그에게나 편한 일이지 않았을까.
"나 혼자 사는 집이라 아무도 없어."
그의 핸드폰을 보고 설명하듯 그녀가 말한다. 그렇다는 건 이 집 안에 지금 둘 뿐이라는 건데 전혀 위기감이라거나 없는 걸까. 의문이 무색하게 그녀는 정말 아무 생각도 없어보였다. 작게 하품을 하는 걸 보면 졸린 것 말고는 드는 생각이 달리 있겠냐만은. 집에 들어가선 스윽 그의 팔을 놓고 외투부터 벗는다. 한 손에 벗은 외투를 들고 이쪽이라며 앞서가는 그녀를 따라가면 꽤나 황량한 거실이 나온다. 발코니가 딸린 창은 커튼이 반 정도 드리웠고 거실의 구조물은 소파와 낮은 탁자, 장식장, 뭐 이 정도일까. 한눈에 돌아보면 다 보이고도 남는다고 할까. 소파에 외투를 휙 던져놓고 그를 돌아본 그녀가 이런 상황이 익숙치 않다는 듯 머뭇거리다가 말한다.
"코트는 저기 두면 되고, 내 옷 밖에 없으니까 갈아입을 옷 같은 건 못 주겠네. 응. 어, 뭐 마실래? 약 먹어야 하잖아."
빈속이긴 했지만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단 낫지 않을런지. 챙겨온 약봉투를 일단 그에게 건네주고 또 잠시 머뭇거리다가 중얼거린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누굴 데려온게 처음이라 아무것도 모르겠네에."
데려온 적도 가본 적도 없어서 이른바 손님 대접이란 걸 잘 못하겠다 말하며 볼을 긁적인다. 들어오자마자 침실로 끌고 갈 줄 알았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아니라는 것 쯤은 인식하고 있었나보다. 어쩌면 이 모든 것도 그저 한순간의 변덕이요 잠기운이 부른 꿈 같은 일일지도 모르지만. -
549 세윤주 (7Y1xTkhroI) 2021. 1. 5. 오후 5:06:02답레는 퇴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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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후 6:58:26벌써 저녁이네요~ 세윤주 맛저하고 퇴근까지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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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1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후 8: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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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 세윤주 (7Y1xTkhroI) 2021. 1. 5. 오후 8:26:30헐 양갈래 월히 헐헐하로ㅓㄹ허허렇럴 (심장마비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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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후 8:30:28(만족)(다음 출근룩은 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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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 세윤주 (7Y1xTkhroI) 2021. 1. 5. 오후 8:32:57데이트 할때도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 (무릎을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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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후 8:36:24그것은...그때 월희 기분에 달린 것입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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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6 세윤주 (7Y1xTkhroI) 2021. 1. 5. 오후 8:39:01흑흑 세윤이도 기깔나게 입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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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후 8:54:42ㅋㅋ 기대하겠어요~ 뭐 데이트면 말안해도 이쁘게 꾸미고 나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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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 세윤주 (7Y1xTkhroI) 2021. 1. 5. 오후 8:58:52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월희가 세윤이 코디해주는걸 기대한다구요~~ 세윤이는 그냥 평범하게 입는법만 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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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9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후 9:02:12음~ 지금 월희에게 맡기면 코디(옷입히기)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좀 있죠? 아직은 자기옷 밖에 잘 몰라서 ㅎㅎ 차차 관심 더 가지게 되면 남성복 같은것도 찾아보고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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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 월희주 (MwoZj55G2k) 2021. 1. 5. 오후 10:21:49올려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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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1 세윤주 (YqARW/fTwE) 2021. 1. 5. 오후 10:30:36조아! 답레 가져올께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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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 하세윤 - 천월희 (YqARW/fTwE) 2021. 1. 5. 오후 10:39:58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해맑게 웃어보인다. 어우 저 표정 한번만 더 보면 심장에 좀 무리가 갈 것 같은데. 눈을 감고 있다고는 하지만 월희의 외모는 상당한 수준이었고 만약 눈까지 있었으면 더욱 아름다웠겠지. 희디흰 피부는 보라색 머리카락과 너무 잘 어울려서 시선을 끌기 좋은 외모였다. 그녀랑 말을 섞어보거나 그냥 길을 지나가면서 마주치는 정도였으면 누군가는 반했을지도 모르는 그런.
그녀가 내 팔을 잡고 자신의 집으로 올라간다. 1층은 카페고 2층은 그녀의 집인듯했다. 계단을 올라가서 습관처럼 인사를 하자 아무도 없다는 말이 들려온다. 나도 딱 보면 알기는 하지만 그래도 처음 들어가는 집이고 남의 집이니까 예의상 하는 행동이었다. 집은 가구가 거의 없어서 둘러보는게 아니라 그냥 한눈에 뭐가 있는지 딱 들어올 정도였다.
- 그럼 물로 부탁해.
약을 음료수랑 같이 먹는 사람이 있다던데 그러면 입이 텁텁하지 않나. 빈속이기는 했지만 안먹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서 그녀에게 물을 부탁했다. 물을 가지러 간 사이에 그녀가 가리킨 곳에 코트를 벗어서 내려놓고 소파에 조심스럽게 앉는다. 꽤나 넓은데 여기에 혼자 산다고 ... 그럼 가구라도 좀 채워넣지. 그렇게 그녀가 물을 가져다주자 나는 약을 입에 털어넣고 물을 한번에 다 마셔버린다. 알약이라 별 맛은 안나지만 그냥 약을 먹는게 마음에 안든다.
- 집주인이 그걸 모르면 어떡해.
여기 데려온건 그냥 그 잠깐 사이의 충동적인 일이었나보다. 어이가 없어서 한번 웃은 나는 그녀에게 내 옆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둘이 있는데 그래도 뻘쭘하지는 않아야하니까. 그러고선 다시 핸드폰으로 열심히 타이핑을 해서 그녀에게 보여준다.
- 졸리면 자러가도 괜찮아.
몇시간 전이랑 태도가 너무 달라서 적응이 안됐지만. -
563 천월희 - 하세윤 (MwoZj55G2k) 2021. 1. 5. 오후 11:20:04마실 거 갖다줄까 하는 물음에 그가 물을 말하자 고개를 한번 끄덕인 그녀가 잠시 거실에서 부엌으로 모습을 감췄다. 따로 분리되있는 구조는 아니지만 부엌 안쪽으로 가니 머리카락 한올 보이지 않는다. 그 안에서 달그락거리거나 물 따르는 소리만이 잠깐 나고 곧 물잔을 든 그녀가 거실로 돌아와 그에게 잔을 건넸다. 그가 약을 먹을 동안 귀걸이들을 빼서 탁자 한켠에 덩그러니 올려두었다. 그가 마신 물잔도 그옆에 내려놓고 어쩔까 하다가 그냥 그의 손짓을 따라 옆에 앉았다. 늘 혼자 차지하고 뒹굴던 소파에 누가 있으니 조금 어색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뭐래. 난 여기 살 뿐이지 주인은 아닌 걸. 내거라는 실감도 없고."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하는 말에 톡 하고 가시 하나로 찌르듯 대꾸하고, 조금 흐트러진 머리도 손으로 빗어 정돈한다. 가만히 있으면 어쩐지 진정이 안 되어서 말이다. 손가락이 머리카락 사이사이를 스치는 사락거림을 듣고 있으니 조금은 긴장이 풀리는 것 같기도 하고. 다 빗은 후에도 머리끝을 만지며 손을 계속 꼼지락거렸다.
"같이 자자고 했으니까 세윤이도 졸리면 자러 갈거야."
그의 말을 보고 아 맞다, 하며 속으로 재차 떠올렸지만 그랬다는 걸 티내지 않으며 말한다. 집에 들어오고 한순간 당황 비스무리한 상태여서 잊고 있었다. 잊었던 걸 떠올리니 자연히 졸음도 같이 몰려온다. 앉아서 몸을 쉬고있던 것도 한몫 했겠지. 졸음과 함께 찾아온 하품에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입가를 가린다. 입가를 가렸던 손이 볼을 스칠 때 따끔한 느낌이 느껴져 왜지, 싶었다가 아 ,하고 그 이유를 상기해냈다.
"이거 내일이면 나을려나. 왠지 부을거같은데."
어지간히도 호되게 맞았는지 제법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녀의 한쪽 볼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면 내일 출근할 때 뭐라도 붙이고 가야하지 않을까, 싶을만큼. 손끝만 대도 얼얼한 열이 느껴지는 볼을 한번 쓸어내리다가 따갑다며 손을 휙 내린다. 그러면서 또 중얼거리는 말은 역시 사회는 안 맞는다던가 어렵다던가, 그런 말들이었다. -
564 하세윤 - 천월희 (SYSYsFR0cY) 2021. 1. 6. 오전 12:00:19엥 여기 집주인이 아니라니. 그럼 세들어서 살고 있는걸까. 그렇다기보단 이 건물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여기서 살라고 받은게 정답이겠지. 근데 내가 말한 집주인은 그게 아닌데. 뭐 어떻게되던 상관은 없겠다. 그녀가 내 옆에 앉자 자연스럽게 손을 잡는다. 손이 비어있는게 좀 어색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그녀가 머리카락을 정돈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가 내 말에 대답하는 것을 보고 그냥 웃어버린다.
- 네네. 자도 살짝 피곤하니까 조금 이따가 자러갈까.
근데 따로 자는걸까 같이 자는걸까. 아무래도 같이 자는건 아닌것 같고 내가 이 소파에서 자고 월희가 침대에서 자면 되는 것이겠지. 처음 온 남의 집에서 낮잠을 자는 것도 웃긴데 같이 자는건 더 웃길 것 같다. 앉아있으니 졸음이 몰려오는지 하품을 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볼이 부은것을 본다. 얼마나 강하게 때렸으면 볼이 이렇게 붓는거지.
- 누가 보면 내가 때린줄 알겠어.
싸우기까지 했는데 하루 안나오고 그 다음날 나온 월희의 뺨이 잔뜩 부어있다? 그러면 내가 때린걸로 보일수밖에 없다. 그녀라면 그걸로 날 놀려먹기에 충분할것 같기는 했지만. 아파보이는 볼을 어떻게 해줄까 고민하다가 얼음찜질 밖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자고 일어나서 얼음으로 찜질 좀 해주면 많이 나을 것 같은데.
- 우선 자러가자. 내가 여기서 자고 너가 침대에서 자면 되겠네.
슬슬 나도 피곤했기에 그녀에게 말한다. 여기엔 이불이 없긴 했지만 코트를 덮고 자면 되니까 문제는 없었고. 일어나서 얼음찜질이나 해줄까 .. 하는 생각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
565 천월희 - 하세윤 (BoREqf23AA) 2021. 1. 6. 오전 12:31:50옆에 앉아 손이 닿았을 때 순간이지만 왜 잡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병원에서 나왔을 때도, 차 안에서도. 지금까지의 그녀는 필요하지 않으면 접촉을 하지 않았는데 그는 오히려 반대였다. 무슨 의도인걸까. 의문이 살짝 고개를 들었다가 졸음기로 인해 폭 사그라든다. 아무래도 이것에 대해 묻는 건 제법 나중이 될 듯 싶었다.
한 손이 깁스로 감긴 그와 달리 그녀는 두 손이 자유로웠으니 그와 손을 잡고도 남은 손으로 머리를 만지고 볼을 쓸고 했다. 그것도 금방 손을 내렸지만. 그녀의 볼에 대해서 옆에 있던 그도 보았는지 누가보면, 이라길래 키득. 웃어버린다.
"때마침 손도 그러니까 오해받기 딱 좋겠네. 적당히 다친 것마냥 꾸며서 가봐야지. 뭐라고 하나 보게."
그러고 마음에 안 들면 또 비슷한 일을 저지르겠지만. 그녀는 아까 혼비백산하던 직원들이 생각나 작은 웃음을 이어갔다. 키득키득. 그로 인해 앞으로 사무실에서의 입지가 영 좋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누구던가. 어느새 볼의 상태보다 이걸 어떻게 써먹을지를 생각하며 웃던 그녀의 시야에 그의 핸드폰이 보였다. 고개를 숙여 화면에 적힌 말을 보고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세윤을 보며 대꾸한다.
"그렇게 잘거면 데려오지도 않았다 뭐. 침대 크니까 괜찮아. 가자."
같이 자자고 했는데 각자 자리가 나뉘어 버리면 그게 무슨 같이냐는게 그녀의 말이었다. 그것도 맞긴 할텐데. 다큰 성인 남녀가, 어떤 사이도 아닌 남녀가 별 이유도 없이 한 침대를 쓴다는게 보통은 아니지 않을까. 그러나 먼저 일어나 잡은 손을 툭툭 당기는 그녀에게선 그 어떤 의도도 생각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순수하게 잠만 자는건데 뭐. 그렇게 생각하는 듯 하다.
"손도 그런데 넓고 편한데 누워야지. 좁은데 비비고있다간 깼을 때 근육통 올 걸."
왠지 경험에서 우러나온 듯한 말을 하며 그를 데리고 거실과 부엌 사이에 자리한 방문을 연다. 아직 낮임에도 방안은 어둑했는데 창이 가려진 걸 보니 암막커튼이라도 쓰나보다. 거실과 마찬가지로 붙박이장과 작은 서랍장을 빼면 킹 사이즈의 침대만 덩그러니 있는 그 방은 어떻게 생각해도 용도가 하나 뿐이었다. 이걸 심플하다고 해야 할지, 삭막하다고 해야 할지.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외출복 그대로인 채로 침대로 쪼르르 가더니 아마 아침 그대로인 듯이 뭉쳐진 이불을 펼쳐 걷고서 그 한켠을 툭툭툭 두드려보인다. 어서 누우라는 것처럼. -
566 세윤주 (SYSYsFR0cY) 2021. 1. 6. 오전 12:36:50오늘은 몸이 아파서 일찍 자러가볼께요 ... 내일 이어올께요 8-8) 월히주도 일찍 주무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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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전 12:48:51아구... ㅠㅠㅠ 세윤주 아프다니..ㅠㅠㅠㅠ 응응 알았어요 얼른얼른 푹 자요! 저도 일찍 잘게요 ㅎㅎ 이불 꼭 덮구 따뜻하게 잘 자요 세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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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 하세윤 - 천월희 (SYSYsFR0cY) 2021. 1. 6. 오전 12:50:01그렇게 꾸미고 가면 나는 여자를 때린 천하의 쌍놈 취급 받는게 아닐까 싶다. 손을 깁스를 할 정도로 때렸는데 사람 뺨이 저렇게 밖에 안되어있는건 말이 안되지만 워낙 소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니까 금방 소문이 퍼지겠지. 내 회사에서의 이미지는 안좋아지고 아마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 하는 생각까지 들자 나는 고개를 저으며 황급히 핸드폰에 쓴다.
- 그건 좀 봐줘라 ...
다른건 다 좋은데 그런식으로 이미지가 안좋아지는건 원치 않았다. 회복 가능한 이미지와 회복 불가능한 이미지가 있는데 이건 회복 불가능한쪽에 해당하는 것 같았으니까. 노력하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애초에 노력을 안해도 되는걸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나한테 불똥이 튀지는 않게 해달라고 빌면서 그녀의 말에 살짝 몸이 굳는다. 아니 침대에서 같이 잔다고? ... 물론 정말 내가 나쁜 짓을 하지는 않겠지만 ..
우선 그녀가 먼저 일어나서 손을 잡아당기길래 얼떨결에 일어나긴 했는데 지금 상황이 도무지 내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녀는 순수하게 잠만 잘거라고 생각한것 같은데 물론 나도 그럴 예정이지만 이런 상황은 또 처음이라 적응이 되지를 않네. 그렇게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침실까지 끌려간다. 끌려갔다기보단 내 발로 걸어간게 맞기는 한데 ...
- 아? 아 ... 응 그래. 고마워.
내 손을 배려해서 그러는 것 같은데 좀 어색하다고 해야할까. 그녀의 침실은 거실처럼 침실이라는 최소한의 용도만 만족하고 있었다. 옷을 보관할 수 있는 붙박이장과 작은 서랍을 빼면 덩그러니 놓여있는 킹 사이즈 침대는 ... 내가 보기엔 좀 삭막했다. 뭐 내 침실도 별 다를건 없는데 적어도 이것보단 뭐가 많으니까. 그녀가 먼저 침대에 올라가고서 옆을 두드린다. 여기서 자라는 것 같은데 ... 나는 결국엔 말없이 그녀의 옆에 눕는다.
- 이러다가 저녁도 같이 먹겠네.
지금 시간에 잠들면 분명 일어나면 저녁일테고 ... 점심도 안먹었는데 자고 일어나면 분명 배가 고플테니까 저녁까지 먹겠지. 아침의 싸움 결과가 이렇게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 옆에 누워있으니 조금씩 잠이 온다. 그녀가 잠들기까지 기다리려고했지만 소모한 심력도 있었고 평소에 잠도 제대로 못자는지라 나는 그렇게 금방 잠이 들어버렸다.
//그래도 답레는 올리고! 자러가겠습니다 ... -
569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전 1:01:35아니 아프다면서 답레를 써오다니.. 이러면 저도 답레 쓰고 자는 걸로(?) ㅋㅋ 아픈데 답레 올려줘서 고마워요~ 잘 자구 일어나면 안 아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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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 천월희 - 하세윤 (BoREqf23AA) 2021. 1. 6. 오전 2:24:02다친 것처럼 하고 나가볼까. 라는 그녀의 진담 같은 농담이 제법 섬찟하게 들렸는지 그가 그건 좀 봐달라는 말을 보여왔다. 그걸 보고 그녀가 보인 반응은 아하하, 라며 마치 못 본 것마냥 웃는 것이었다. 그걸 볼 세윤으로 하여금 괜시리 더 불안해지게 말이다. 그래도 그녀의 내심에선 그를 이 이상 곤란하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 어떻게든 붓기는 가라앉히고 출근해야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고맙긴~ 자다가 나 걷어차지나 마. 화낼거다?"
얼떨떨하게 고맙다고 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정말 그저 잠만 잘 거니 아무 걱정도 말라는 듯이. 뭐 그럴거긴 했지만. 그녀가 내준 자리에 그가 눕자 그녀도 누워 침대에 맞춘 크고 포근한 이불을 덮는다. 도톰한 깃이불은 적당한 무게감으로 둘을 덮었고 침대 역시 적당히 푹신해서 자기에 최적이었다.
"뭐어 배고프면 먹고 가던가? 대충 만들거지만... 어라."
벌써 잠들었네. 이번에도 눕자마자 마법이라도 걸린 것 마냥 빠르게 잠들어버리는 그를 보고 살짝 벙쪘다. 아무리 피곤하다고 해도 그녀는 아직 깨어있었는데. 두번이나 비슷한 현상을 보니 이쯤되면 관찰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아직은 버틸만 했던 그녀는 조심히, 아주 조심히 그의 옆으로 다가가 잠든 얼굴을 보았다. 전보다 낯빛은 괜찮은데 눈밑이 거뭇한 건 그대로인 걸 보고 이게 원인이구나 싶었다.
"흐응."
제 팔을 베고 엎드린 그녀는 작은 소리를 내며 생각했다. 혹시 그 날 이후로 잠을 못 자고 있는걸까? 잠 뿐만이 아니라 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는걸까. 좀더 자세히 보니 얼굴색만 나아졌지 수척해졌던 볼도 그대로다. 잠만이 아니라 식사도 문제가 있을지도. 그 생각에 미치자 낮에 점심 권유를 매몰차게 거절했던게 떠올라 혼자 시무룩해졌다. 낮에 들었던 말도 있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다 그녀의 잘못인거 같다. 그런 것들에 그는 거듭 그녀의 탓이 아니라고 했었지만, 왠지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이런 기분을 더 이어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 성질을 좀 죽여야겠다고 생각하고나자 그녀도 슬슬 졸려와 작게 하품을 했다.
"하-암... 좀 춥네.."
식어있던 이불 속은 약간이지만 서늘했다. 그래서 그녀는 이왕 가까이 간 거 조금더 그의 옆으로 붙었다. 마주한 방향이 다치지 않은 손 쪽인게 다행이었지. 그의 체온이 살짝 느껴질만큼 가까이 자리하고서 다시금 작은 하품을 낸다. 거듭되는 하품에 점점 시야가 몽롱해지고 의식이 가라앉아간다. 서서히 잠들어가는 그녀의 시야에 문득 그의 손이 보여, 소파에서 그했던 것처럼 그의 손을 그녀의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하얀 손 사이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체온에 의미 모를 안도감과 평온을 느끼며 그녀도 잠의 나락으로 툭, 떨어졌다. 그 뒤 몇시간은 두 사람의 고요한 숨소리만이 아주 조용하게 방 안을 흐를 뿐이었다.
//이것이 바로 손만 잡고 잘게 라는건가...음...(끄덕) -
571 하세윤 - 천월희 (8G59JttnPg) 2021. 1. 6. 오후 1:39:16의식이 돌아온다. 피부에 닿는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내 손이 무언가에 잡혀있는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꿈도 하나 안꾸고 푹 잤다. 이렇게 자본게 얼마만인지 ... 이대로 더 잠들고 싶었지만 여기는 남의 집이고 밤까지 자고가는건 아니라는 생각에 간신히 눈꺼풀을 들어올린다. 옆에선 월희가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면서 자고 있었다. 평소에도 눈을 감고 있어서 이게 진짜 자고 있는건가 싶었지만 숨소리륻 들으니까 자고 있는것 같다.
' 확실히 예쁘긴해. '
아무 말 없이 서있는거나 이렇게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면 진짜 아름답기는 했다. 매력적이라고 해도 괜찮고. 혹자는 눈도 감고 있는데 어떤게 예쁘다는거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도 그걸 콕찝어서 말하기는 힘들었다. 그냥 보자마자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내가 뒤척이면 그녀가 깰까 조심히 자세를 바꿔가며 그녀가 일어날때까지 자세를 유지해준다.
' 근데 몇시지? '
꽤 오래 잔 것 같은데. 어디에 핸드폰을 올려놨었는데 ... 근데 생각해보니 지금 한 손은 월희에게 잡혀있고 다른손은 깁스를 하고 있어서 자유롭지 못했다. 허허, 이대로는 시간 확인도 못하는걸까. 시간이 무슨 상관이겠어 그냥 이대로 있으면 되지. 나는 그렇게 잠자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그녀에게는 정말 고마운 것도 미안한 것도 많았다. 나중에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 일어나는걸까? '
그녀가 일어날 기미가 보이자 나는 다시 눈을 감는다. 내가 먼저 일어나서 보고 있었다는걸 알면 놀릴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일어나길 기다렸다가 조금 나중에 나도 일어난 척을 할 것이다.
//좋은 점심이에요~~ -
572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1:39:26좋은 오후에요~ 세윤주 몸은 좀 괜찮아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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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세윤주 (8G59JttnPg) 2021. 1. 6. 오후 2:08:23아침엔 좀 안좋았는데 지금은 나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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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4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2:22:14!! 나아졌다니 다행이에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조심하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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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 세윤주 (8G59JttnPg) 2021. 1. 6. 오후 2:24:00그럼요~~ 월히주도 요즘 추우니까 감기 조심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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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6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2:30:22응응 조심할게요~ 요즘은 아파도 병원에 쉽게 못 가기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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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 천월희 - 하세윤 (BoREqf23AA) 2021. 1. 6. 오후 3:39:20발밑이 꺼지듯 떨어진 잠의 나락은 특별히 어떻다, 라고 표현하기가 힘들다. 꿈이라도 다이나믹하게 꾸면 깬 뒤에 남은 여운이라도 있겠지만 그녀의 잠결은 한결같이 어둠 뿐이었다. 그래도 그녀 역시 꿈은 꾸지 않는 편이 좋았다. 꿈으로 되새겨질만큼 강렬한 경험은 대게 좋지 않은 것들 밖에 없었다. 그런 의미로 예정에 없던 이 낮잠은 매우 편안한 잠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 아무것도 보지 않고 듣지 않은 잠이었으니.
"...으응.."
그가 먼저 깬 줄은 전혀 모른 채, 그가 자는 척을 하고 조금 지나 그녀가 눈을 떴다. 아니, 잠에서 깨었다. 눈커풀은 그저 얕게 파르르 떨리기만 하고 열리진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어서일까. 희미하게 앓는 것 비슷한 소리를 내며 깬 그녀는 잠시 지금 상황을 파악하려는 듯 가만히 있었다. 고개를 살짝 들었다 내리기도 하고. 그러다 아직 눈을 감은, 그런 척을 하고 있는 세윤을 보고 작게 킥킥 웃는다.
"남의 집에서 잘도 자네. 내가 자라고 하긴 했지만."
작은 웃음소리만큼 작게 중얼거리더니 그의 손을 잡고 있던 제 손을 하나 떼어 살며시 들어올렸다. 무얼 하는가 싶더니 그대로 세윤의 머리칼 위에 사뿐 얹는다. 흰 손에 닿는 붉은 머리칼을 천천히, 천천히 쓰다듬다가 선을 타고 내려와 그의 얼굴을 살짝 감싸본다. 한손 뿐이었으니 감싸인 곳도 얼굴 한쪽에 불과했지만. 그녀의 손으로 선명히 전해지는 타인의 체온에 희미하게 웃으며 중얼거린다.
"따뜻하네에..."
나직히 중얼거리고 손을 움직여 얼굴을 한번 쓸어본 뒤에야 손을 떼낸다. 이제 일어나나 싶더니 그때까지도 잡고 있던 그의 손을 가져와 그의 손등에 제 볼을 댄다. 촉감이 선명히 느껴질만큼 말랑한 볼을 꼬옥 대고 역시 따뜻하다며 또 키득댄다. 그저 체온일 뿐인데 무엇이 그리도 좋아서 웃는건지. 잠시간을 그러고 있다가 그녀도 일어나야겠다 싶었는지 그의 손을 볼에서 떼었지만 잡은 걸 놓기까지는 또 약간의 시간이 흘렀다. 아쉬움인지 뭔지 모를 듯한 느낌으로 천천히 그의 손을 놓은 그녀는 일어나 앉아서 그를 살짝 흔들어 깨웠다.
"세윤아, 세윤아. 일어나. 나 배고파."
이제 집에 가야지. 도 아니고 배고프다며 깨우는게 그녀답다. 그가 눈을 뜰 때까지 이름을 부르며 깨우고 잠에서 완전히 깬 것처럼 보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싱긋 웃으며 묻는다. 잘 잤어? 라고. -
578 세윤주 (8G59JttnPg) 2021. 1. 6. 오후 4:08:05아 정말 ... 너무 설레는데요 어떡하죠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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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4:10:39ㅋㅋㅋㅋ 아직은 참으셔야 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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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 세윤주 (8G59JttnPg) 2021. 1. 6. 오후 4:19:36후 ... 참아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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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 하세윤 - 천월희 (8G59JttnPg) 2021. 1. 6. 오후 4:27:50그렇게 눈을 감고서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그녀가 깨어나는 기척이 들렸다. 약간의 신음소리와 함께 잠에서 깬 그녀는 나를 보고 한마디 하고서는 내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기 시작한다. 그 손은 머리에서 한동안 머무르다가 얼굴의 선을 타고 내려와 내 볼을 감싼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나는 감은 눈을 뜰 수 없었지만 조금 이상한 기분이었다.
그녀는 볼을 감싼 상태에서 따뜻하다는 말을 중얼거리고 다시 내 손을 잡는다. 그리고 손등에 자신의 볼을 내면서 웃는다. 아, 이거 좀 기분이 이상해. 지금이라도 일어나는 척을 해야하는걸까 ..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상황을 끊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이 시간이 조금 느리게 갔으면 어떨까 싶었지만 ... 그녀의 손이 내 손에서 떨어지고 곧 나를 깨우는 목소리가 들린다.
- 으음 ... 좀 오래 잔 것 같다. 잘잤어?
방금 일어난척하지만 사실 일어나고도 계속 누워있었으므로 기지개를 필때 온 몸에서 소리가 난다. 그래도 남의 집이라고 조금 불편하게 잔게 있긴 있었나보다. 핸드폰을 찾아서 그렇게 써놓고 그녀를 바라본다. 눈이 있었다면 머리카락처럼 보라색이 선명하게 빛이 났을까. 그렇게 그녀의 얼굴을 상상하다가 너무 뚫어지게 바라본 것 같아서 급히 시선을 돌리고선 시계를 본다.
- 확실히 오래 잤네 ... 저녁 먹으면 집에 갈 시간이겠는데.
시간은 오후 9시 정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저녁을 먹기에도 늦은 시간이기는 했지만 그녀가 배고프다고 했으니까 저녁까진 같이 먹어주고 갈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 뭔갈 해먹기에는 둘 다 방금 일어나기도 했으니 요리를 하기는 분명 귀찮을터. 오늘 병원비도 그녀가 내주었으니 저녁은 내가 살 생각으로 핸드폰으로 배달앱을 키며 말했다.
- 저녁은 내가 사줄테니까 뭐 먹고싶은거 있으면 시켜.
그렇게 써두고서 내 핸드폰을 그녀에게 건넨다. 나는 딱히 가리는건 없어서 뭐든 잘 먹는 편이었다. 물론 입맛이 있을때 한정이었지만. -
582 천월희 - 하세윤 (BoREqf23AA) 2021. 1. 6. 오후 7:25:22그녀는 그가 먼저 깨어있었을거라곤 의심조차 하지 않았으므로 그녀가 깨웠을 때 일어난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훅 잠들어버린 사람이 쉽게 깰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가 이제 일어난 척을 하며 기지개를 켜자 그녀도 팔을 들어 뻗으며 뻐근한 몸을 풀었다. 누웠다 일어나서 그런지 옷이 약간 흐트러져있어 어깨라던가 쇄골 아래쯤이라던가 무방비하게 드러난다. 그것들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지 주저앉은 채로 하품을 하고서 세윤을 보고, 풀어진 얼굴로 웃었다.
"나야 뭐~ 자고싶을 때 잤으니 잘 잤지?"
밤에 잘 때보다 유난히 더 잘 잔 듯한 기분이지만 그게 그와 함께여서 라고는 그녀도 몰랐다. 대답한 것처럼 그냥 자고싶을 때 자서 그런가보다. 그렇게 여기며 세윤 쪽으로 고개를 기울여 시간을 본다. 9시라는 시간을 보고 벌써라는 생각에 창문을 봤다가 커튼이 쳐진 걸 보고 아, 한다. 저러니 시간감각이 애매해지지. 애초에 낮잠을 이렇게 오래 자는 편은 아니었지만.
"어, 그럴까? 뭐 만들기도 귀찮고. 오늘은 얻어먹어볼까~"
그녀가 낮에 병원비들을 계산했던 건 잊었는지 왠일이래 라며 그의 핸드폰을 받아들었다. 갓 깬 직후라 식욕은 있지만 뭘로 해야할지 몰라 잠시 고민하다가 분식탭으로 들어가 떡볶이를 골랐다. 맵지만 맛있기로 소문난 가게에서 떡볶이와 튀김, 순대까지 들어간 세트를 선택하고 결제창이 뜨자 그에게 내민다. 그가 주문을 결제할동안 먼저 침대에서 내려가 방의 불을 켜고 말한다.
"난 옷 좀 갈아입을테니까 먼저 나가있어주면 좋겠는데. 뭐 구경하려면 해도 되지만?"
볼래? 라면서 안 그래도 살짝 말려올라가있던 스커트를 잡고 스윽 끌어올린다. 그러자 검은 스타킹으로 탄탄하게 감싸인 허벅지가 가감없이 드러나며 조명빛을 받아 은은한 광택이 흐른다. 보란듯이 몸을 살짝 틀며 더 아슬아슬하게 굴다가 제풀에 아하하 웃어버린다. 그러곤 스커트를 놓더니 얼른 나가보라는 듯 손을 휘적이며 말한다. 이 방 옆이 화장실이니까 세수라도 하려면 해. 그렇게 말하는 웃는 얼굴은 얄밉기 그지없었다. -
583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7:26:08답레 들고 갱신이에요~ 세윤주 좋은 하루 보냈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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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 세윤주 (UEZfdIe/VU) 2021. 1. 6. 오후 7:31:39좋은 하루 보냈는데 ... 인내심 테스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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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7:37:17ㅋㅋㅋ 자 과연 세윤이의 선택은?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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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세윤주 (UEZfdIe/VU) 2021. 1. 6. 오후 7:40:49선택은 별거 없겠지만 ... 뒷사람은 좀 애가 타거든요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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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7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7:44:29(사실 그게 목적이었다)(하하) 이런 애타는것도 좋지 않나요 호호 그 마음 세윤이 내면에 차곡차곡 쌓아뒀다가 나중에 봉인해제하는 걸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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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 세윤주 (UEZfdIe/VU) 2021. 1. 6. 오후 7:50:06월희도 애타게 만들어주겠다...!!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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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9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8:23:27하앗 저는 좋습니다 선생님! 제발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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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 세윤주 (UEZfdIe/VU) 2021. 1. 6. 오후 8:35:44근데 제가 압도적으로 불리하거든요 ... 쌓아둔거 봉인해제하면 월희는 밤에 잠을 못잘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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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1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8:46:10에이 아니에요 할 수 있어요 세윤주! 밤에 잠못자는 건 제가 아니라 월희니까 괜찮다는거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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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 세윤주 (UEZfdIe/VU) 2021. 1. 6. 오후 8:52:42세윤이는 그런거 할 줄 몰라요 ... 그냥 설레게 만들기는 가능할지도! 본편때처럼? 월희가 그렇게 잠을 못자면 어떤 반응일까 궁금하네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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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3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9:14:41스윗한거 밖에 못하는 세윤이...도 정말 좋네요~~ 그래 꼬리치는건 월희가 할게 세윤이는 할수있는거만 하는걸로~~ 음~ 일단 제대로 못 자서 투덜투덜 좀 하지만 그래도 그날은 평소보다 더 챙겨주고 그러겠네요! 그리고 틈만 나면 졸거나 졸려할거같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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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4 세윤주 (UEZfdIe/VU) 2021. 1. 6. 오후 9:18:26흐윽 월히가 넘 좋아서 죽겠습니다 선생님 ... 세윤이가 먼저 월히한테 반할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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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5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9:21:00먼저 반해도 아무도 뭐라 안해요...저질러버리는겁니다...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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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6 세윤주 (UEZfdIe/VU) 2021. 1. 6. 오후 9:22:14하지만 고백은 아직 아니에요 ... 좀 더 시간이 지나야죠! 근데 시간이 안간다구요!! (쓰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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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7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9:24:37시간이 ㅋㅋㅋㅋ 안가 ㅋㅋㅋㅋㅋㅋㅋ 오구오구 우리 세윤주 애타서 죽겠네~ (부둥부둥) 자자 좀만 더 참아봐요~ 시간은 계속 가고 있고 서사도 쌓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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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 세윤주 (UEZfdIe/VU) 2021. 1. 6. 오후 9:36:26이건 다 월히주가 도발해서 그런거에요 ... (책임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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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9:40:43저어는 아무것도 모르겠는걸요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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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세윤주 (UEZfdIe/VU) 2021. 1. 6. 오후 9:43:04내 편은 아무도 없어 ... 조만간 세윤월희 커플을 다시 만들꺼니까요!! 일상 한 다섯번 더 돌려야할 것 같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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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9:46:49아니 ㅋㅋ 세윤주 편이 왜 없어요! 저는 늘 세윤주와 세윤이 편인걸요! 얼매나 애끼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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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2 세윤주 (a4whFaJrUw) 2021. 1. 6. 오후 10:00:00저도 월히주도 월히도 아끼지만 ... 흑흑 가끔 애탈때마다 죽겠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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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10:04:28음~ 음... 그럼 애타게 할만한건 하지 말까요! 그러면 세윤주도 덜 힘들겠죠??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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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 세윤주 (SYSYsFR0cY) 2021. 1. 6. 오후 10:28:39아뇨 해주세요 ... 흑흑 월히주 절 너무 잘 다루시는거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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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10:37:11(흡족) 세윤주 허락도 받았으니~ 그럼 앞으로도 계속 하는걸로~~ ㅎㅎ 에이 잘 다루긴요! 좋은게 좋은거라구 그냥 받아들이는거에요 세윤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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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 세윤주 (SYSYsFR0cY) 2021. 1. 6. 오후 10:39:18그게 나중에 긍정적으로 돌아올거에요 ... 나중에 세윤이가 참아놨던걸 터뜨리면 월희는 감당 안될껄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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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 월희주 (BoREqf23AA) 2021. 1. 6. 오후 10:46:55호오오오 그거 너무 기대되는걸요! (반짝)0(반짝) 꼭 터뜨려줘야해 세윤아! 많이 많이 쌓아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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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8 하세윤 - 천월희 (SYSYsFR0cY) 2021. 1. 6. 오후 11:18:35그 나는 남자로도 안보인다 뭐 그런걸까. 방금 막 일어나서 그런지 그녀의 옷차림이 좀 흐트러져있었고 그 사이사이로 맨살이 보인다. 이 나이 먹고 그런걸로 얼굴 붉히거나 그런건 아닐테지만 너무 경계심이 없는 것 같아서 말해주려다가 그냥 잠자코 있기로 했다. 이런걸로 말했다가 또 꼬투리 잡혀서 이것저것 놀림 당할 것 같았으니까. 풀어진 얼굴로 웃는걸 보고 또 기분이 이상해서 고개를 돌리며 얘기한다.
- 잘잤다니 다행이네.
내가 뭐라도 시켜먹으라고 핸드폰을 던져주자 잘됐다는듯 음식을 고르던 그녀는 나한테 다시 핸드폰을 던져준다. 결제하려고 이것저것 누르고 있으니 방의 불이 켜진다. 그리고 그녀의 말이 들리자 나는 정말로 당황한다. 스커트 아래로 보이는 스타킹과 허벅지 그리고 ... 들려오는 것은 그녀의 웃음소리. 그녀의 나가라는 손짓에 살짝 정신을 차리고선 후다닥 방을 나간다.
' 정말 뭐하는 짓이람. '
하지만 한동안 그녀가 보여준 것들이 눈에 어른거려서 나는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얼른 잊어버리려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찬물로 세수를 한번한다. 이게 대체 무슨 기분인지 ... 겪어본적 있는 감정이지만 설마 그럴리가 없다고 나 자신을 부정하면서 소파에 가서 얌전히 앉는다. 그러자 곧 월희가 나오고 나는 그녀를 살짝 바라보았다가 눈을 감으면서 얘기했다.
- 오늘 일도 내가 미안해.
아까 종이에 적어둔 말이었지만 그녀가 읽지 않은 것을 아니까 다시 한번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같이 잠까지 잤는데 이제 와서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해야할 말은 해야했으니까. 그리고서 나는 다시 내 옆에 앉으라는듯 소파를 톡톡 두드린다. 어차피 음식 올때까지 할 일도 없잖아. -
609 천월희 - 하세윤 (BoREqf23AA) 2021. 1. 6. 오후 11:47:42그녀가 먼저 구경하겠냐고 하고 스커트를 들며 도발 비슷한 걸 하긴 했지만 세윤이 정말 보겠다고 나가지 않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제아무리 그녀라도 좀 당황하긴 했을거였다. 당황하고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는거지 하는 심정으로 정말 벗어버렸을지도. 급히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안심 반 아쉬움 반인 웃음을 흘렸다. 자꾸 그를 건드리고 싶어지는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싫지는 않았다.
"흐흐응."
방에 혼자 남게 되자 온종일 갑갑하게 죄고 있던 외출복들을 벗고 방에 딸린 작은 욕실에서 간단히 씻었다. 그 뒤 편안한 평상복으로 갈아입는 동안 절로 흥얼거림이 나왔다. 여기 와서 처음으로 기분이 좋다고도 생각했다. 왜일까. 혼자가 아니라서 그럴까. 아니면 그냥 방금 전의 장난이 그렇게도 재밌었던 걸까. 요즘따라 답을 내릴 수 없는 의문이 자꾸만 늘어가는데 답답하거나 하진 않은 것도 신기하네. 등등등. 무수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한가득 채웠다가 긴 머리를 한번 털어내는 손길에 같이 쓸려나간다.
나가기 전 붙박이장에 딸린 거울로 지금 입은 평상복-살짝 긴 반팔티와 티에 가려지는 짧은 반바지 차림을 보고 좀 추워보일까 싶어 보들보들한 가디건을 하나 걸친다. 소매가 조금 길어 손이 반쯤 덮였지만 반팔보단 낫겠지. 머리를 가볍게 땋아 한쪽으로 늘어뜨리는 걸로 마무리하고 거실로 나가자 세윤은 소파에 먼저 앉아있었다. 그쪽으로 다가가니 또 미안하다고 하길래 됐다고 받아쳐준다. 그와 만나서 미안하다는 말만 열번은 넘게 받은거 같았다.
"널 그렇게 만든게 나니까 결국 내잘못인데 뭐~ 내가 할 말 좀 자꾸 채가지 말아줄래? 할 말이 없어지잖아."
거실 한가운데쯤 서서 허리에 손을 척 얹고 말하는게, 잘못했다는 사람이 보일 행동인가 싶다. 뭐 저리 당당해. 라는 느낌이었을테니. 그가 부르지 않아도 그쪽으로 갈거였다는 듯 소파로 가서 그가 두드린 자리에 앉았다. 이번엔 옷도 편안하겠다, 앉아서 무릎을 굽혀 팔로 제 다리를 감싸고선 그를 보았다. 그의 손도.
"손, 잘 때 안 아팠어? 지금은 어때?"
자는 동안 아마도 그녀가 건드리는 일은 없었겠지만 세윤 자신이 움직여서 아팠거나 했을 수도 있으니까. 일단 자고 일어난 직후나 지금 봤을 때 괜찮은 듯 하니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역시 본인이 제일 잘 알지 않을까...하는 여러 복잡한 생각이 질문한 직후 그녀의 머릿속을 휩쓸고 지나간 건 그녀만 알 일이었다. 겉으로는 그저 그의 안위를 살피는 듯 보였겠지. -
610 하세윤 - 천월희 (/OIK7cdI5A) 2021. 1. 7. 오전 12:23:29방 밖으로 나오자 그녀가 씻는 소리가 들려온다. 물소리를 들으면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생각해보니 외주 취소를 하는 메일을 안보냈네. 그녀가 씻을 동안 나는 한손으로 열심히 내용을 작성해서 편집자들에게 보낸다. 위약금으로 들어갈 돈을 생각하니 속이 쓰리다. 보험금으로 받은 돈이 꽤 있어서 쪼들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쌩돈이 나가는데다가 함부로 쓰기도 힘든 돈이라. 그렇게 그녀가 씻고 나온 모습은 또 처음 본 모습이라 시선을 피한다.
- 그냥 할 말은 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어떻게 보면 그녀의 말대로 했으면 앞으로 회사생활이 편했을지도 모르고 .. 손이 이렇게 박살나는 일도 없었겠지만 왠지 그건 싫었다. 그래서 그렇게 고집까지 부려가면서 옥상으로 불러낸건데 ... 내 화가 그렇게 차있을지는 생각도 못했다. 몇년간 쌓였던 화가 한번에 터져나온듯 했으니까. 실제로 벽을 칠때는 손이 아픈지도 몰랐다. 옥상에서 내려갈때쯤에야 고통이 밀려왔으니까. 솔직히 그렇게까지 반응할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기도 하고 ...
- 안아팠어. 지금은 살짝 건드려도 안아플껄?
하면서 자신만만하게 다친 손을 콕 찔러본다. 그러자 짜릿한 고통이 전신으로 몰려와서 순간적으로 얼굴을 찡그린다. 음 ... 잘때 내가 잘 안뒤척이는게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손 때문에 몇번은 깼을꺼다. 그래도 아까 차에 탔을때처럼 어디에 살짝 닿는건 상관 없는 것 같아서 조금 더 운신의 자유가 생겼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러다가 나는 다른 손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 손.
원래는 이렇게 스킨쉽을 잘 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녀만큼은 이상하게 손을 잡고 있지 않으면 좀 허전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싫으면 어쩔 수 없지만. 원래부터 이렇게 잡고 있는게 맞다는 것처럼 허전했다. 나중엔 길 다닐때도 잡고 다니는게 아닐까 싶었다. 첫만남때는 팔짱까지 꼈었는데. -
611 천월희 - 하세윤 (kcV/4Y/hhM) 2021. 1. 7. 오전 12:54:15"하고싶은 말은 하는게 맞지만~ 할말이란 건 안 해도 될 때도 있던데. 그게 그거니까 똑같나?"
할 말은 하는게 맞다, 라는 그의 생각이라는 말에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며 말한다. 하고싶은 말이나 할 말이나 그게 그거인 듯 싶지만 막상 앞에 두고 보면 다른게 그 둘이지 않을까. 사람은 때가 되었을 때 해야 할 말을 못 하거나 하고싶은 말을 그저 눌러 삼키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곤 하다. 결국 하거나 못 하거나로 결과가 나뉜다는 점에서 그 둘은 같은게 아닐까. 라는게 그녀의 생각이었다만. 뭐 그건 개인차가 심한 얘기니 말이다. 깊이 파고들 필요는 없었지.
손은 괜찮냐고 물으니 자신만만하게 건드려도 안 아플거라고 하길래 오~ 하고 그의 손을 본다. 그가 콕 건드리는 걸 보고 그의 표정을 보자 눈에 띄게 일그러지는 얼굴에 그녀가 웃음을 터뜨렸다. 안 아프다매! 라면서. 감싸안은 무릎 사이로 얼굴을 묻고 큭큭거리며 여간 웃음을 멈추질 못 하는 걸 보니 그게 그렇게도 웃겼나보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눈물이 찔끔 나올 법도 한데 그녀는 얼굴이 조금 붉어지기는 했으나 눈물은 보이지 않았다. 눈이 없어 눈물도 없는 걸까.
"아~ 간만에 진짜 웃겼네. 그렇게 자신만만해놓고 아파하는게 이렇게 웃길 줄은."
너무 웃어서 배가 아프다며 농담 섞어 중얼거리다가 뒤늦게 그의 손을 보았다. 손. 이라는 짧은 말도. 그 말에 저도 모르게 한 손을 그의 손으로 가져가려다가 멈칫했다. 그의 손에 닿기 딱 직전쯤이었다. 멈춰서 잠시 고민하더니 손을 줄랑말랑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그 왜, 보리쌀 하는 손장난처럼.
"내가, 무슨, 강아지야? 손, 이 뭐야, 손이."
줄듯 말듯 내밀고 빼고를 반복할 때마다 뚝뚝 끊어 하는 말은 요컨데 그거였다. 그가 손, 이라고 한게 꼭 강아지들 훈련시킬 때 그것 같았다는 거. 그에 반발심이 생겼는지 쉽게 주지 않을 듯 손장난을 치다가 굽힌 다리롸 몸 사이로 쏙 숨기며 혀를 쏙 내민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난 강아지가 아니니까 손 안 할거다 뭐."
마무리로 흥. 하고 고개 돌리기까지. 뭐 고개야 금방 돌아왔지만 손은 숨긴 채로 다시 내주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행동이야 이렇게 보여도 그의 언행에 따라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게 그녀였지만. -
612 하세윤 - 천월희 (/OIK7cdI5A) 2021. 1. 7. 오전 1:13:12잘때 안아팠으니까 건드려도 안아플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뼈에 손상이 가서 그런 것 같았다. 하지만 깁스를 하고 있는데도 이렇게 아플줄이야. 그녀가 웃는 것을 보고 괜히 무안해져서 헛기침만 몇번 하고 싶었는데 목소리가 없으니 그런 것도 안나오고 그냥 손만 입에 가져다댈뿐이다. 그래도 저렇게 크게 웃는걸 보면 재밌었다는 뜻이겠지. 쌀쌀맞은 모습보다는 차라리 저런 모습이 좋아보였으니까.
- 싫음 말고.
본인이 싫으면 안하는거지 뭐. 손끝이 살짝 닿았어서 막상 안잡는게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본인이 싫다는데 굳이 잡을 필요는 없었다. 오랜만에 깊게 잠을 자서 그럴까 쉽사리 잠이 깨지 않았다. 원래 깊게 자고 일어나면 잠을 깨야하는게 정상인데 오랫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더니 몸이 한번 잠을 자고 나서는 쭉 자고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계속 잘 수는 없으니까 그냥 소파에 몸을 기대고서 눈을 감는다. 이렇게라도 쉬면 몸이 좀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 주말에 시간 있어?
핸드폰은 보지도 않고 칠 수 있는 경지에 올랐기 때문에 나는 눈을 감은채로 자판을 두드려서 원하는 말을 핸드폰 화면에 띄운다. 어차피 할 일 없으면 도시 구경이라도 나가면 어떨까 싶어서. 처음 만났을때 길을 잘 모르는 눈치였기 때문에 만나서 길이라도 알려주면 어떨까 싶었다. 그렇게 그녀와 대화를 하던 도중 초인종이 울린다. 아마도 음식이 온 거겠지?
그녀가 음식을 받아오는 것을 보고 나는 주방에 가서 식기를 세팅한다. 처음 온 집이지만 식기 정도는 눈에 보이는 위치에 있으니까. 그리고는 먼저 식탁에 앉아서 그녀를 기다리다가 한마디 적어놓는다.
- 맛있게 먹어?
내가 산거니까 한마디쯤은 할 수 있잖아? -
613 천월희 - 하세윤 (kcV/4Y/hhM) 2021. 1. 7. 오전 1:34:46안 한댔더니 싫음 말고. 란다. 그가 아쉽지 않다면 그녀도 굳이 손을 내줄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 할 일이 없어진 손으로 다시 제 다리를 안고 무릎에 얼굴을 기대고서 세윤 쪽을 향했다. 눈을 감고 소파에 기대는 모습을 보니 어설프게 잔 낮잠으로는 피로가 다 가시지 않았나보다.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긴 했다. 그래도 그녀는 비교적 밤잠을 잘 자는 편이었는데, 그는 아닐거 같단 생각이 왜 드는건지.
"응? 주말? 어..."
가만히 그의 모습을 보고만 있다가 그가 손을 움직여 뭐라고 쓰길래 자연히 시선이 그리로 내려갔다. 주말에 시간 있냐는, 어찌 보면 흔한 호감형 멘트 같은 말에 잠깐 말끝을 흐린다. 주말에 뭐가 있었나... 머릿속으로 일정을 돌려보고 이번 주말은 딱히 할 일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 그래서 그렇다고 대답하려는데. 그 순간 띵동 하고 울리는 초인종 소리가 그녀를 불렀다.
"왔다!"
대답하려던 것도 잊고 마치 튕기듯 일어나 현관으로 빠르게 가버리는 그녀. 하긴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점심은 거르고 여태 있었으니 배가 앵간히 고팠을거다. 그러니 저렇게 반겨하지. 배달부로부터 음식이 든 봉투를 받아 부엌으로 가니 세윤이 먼저 가서 식기를 준비해두었더란다. 생각도 못한 부분을 챙겨준 그에게 웃으며 센스 좋다고 말해주고 봉투를 열어 음식들을 세팅한다. 다 펼쳐놓고서 컵과 앞접시를 두개씩 가져와 각자의 앞에 두고, 세트에 포함되있던 콜라로 잔을 채운다. 그런 뒤에 그녀도 자리에 앉아서 젓가락을 들고 그를 보았다.
"엄청 잘 먹을테니까 걱정 말고 세윤이도 맛있게 먹어~ 아픈거 빨리 나으려면 잘 먹어야 된댔어."
아까처럼 되지 않으려면, 이라고 얄미운 소리 하나 덧붙이지만 않았으면 참 좋았을텐데. 말끝에 키득키득 웃고 떡볶이로 먼저 손을 뻗는다. 빨간 양념이 먹음직스러운 밀떡들을 집어 접시에 담고서 입안이 데일라 하나씩 천천히 먹는다. 떡 몇개를 먹은 뒤엔 튀김도 하나 떡볶이 국물에 담갔다 꺼내서 접시로 옮겨놓고. 입맛이 살짝 없었는데 매콤달콤한 떡볶이는 꽤나 잘 들어갔다. 따라놓은 콜라도 홀짝이며 먹다가 아까 하려다 만 말이 떠올라서 잠시 입안을 비우고 말했다.
"나 이번 주말에 시간 비어. 할거 없어서. 그런데 그건 왜?"
주말엔 병원 아니면 혼자인게 보통이었기고 누가 묻는게 처음이라 그녀는 그 물음의 용건이 궁금했다. 그것도 궁금하지만 기다릴 여유는 없었는지 바로 적당히 식은 튀김을 물어 우물거리고 있었다. -
614 하세윤 - 천월희 (/OIK7cdI5A) 2021. 1. 7. 오전 1:53:20정말 저럴때 보면 완전 어린아이 같은데 말이야. 음식이 왔다고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모습을 보고선 뒤에서 웃어버린다. 어차피 소리 같은건 나지 않으니까 그녀가 내가 웃는걸 보지 못했을테지. 대충 세팅해놓고 앉아서 기다리니 그녀가 음식을 들고와서 식탁에 세팅한다. 그리고 내가 못찾은 컵과 접시를 꺼내온다. 여긴 남의 집이니까 내가 다 알 수는 없잖아. 콜라까지 잔에 따르고서 내 말에 대답하는 그녀를 보고 있다가 다시 한번 웃고서는 젓가락을 집는다. 하지만 내가 생각 못한게 하나 있었는데,
- ... 포크로 먹어야겠네.
내가 오른손잡이인데 오른손을 다쳤다는 것이다. 왼손으로 젓가락질 하다가는 떡이 튀어나가서 양념을 여기저기에 다 흩뿌려버릴 것이다. 너무 습관처럼 젓가락을 가져와버려서 나는 한숨을 내쉬고서 젓가락을 돌려놓고 포크를 가져온다. 그래 떡볶이는 포크로 먹는게 가장 맛있지. 라고 나 자신을 자기합리화하면서 앞접시에 덜은 떡볶이를 포크로 찍어먹기 시작한다.
- 데이트 하러 갈까?
장난 삼아 그렇게 써놓고서는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본다. 당황하는걸 한번쯤은 보고 싶기는 했지만 ... 이런걸로 당황할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튀김을 접시에 덜어놓은 떡볶이 국물에 찍어서 한입 먹고서는 적혀있던 말을 지우고 다시 써서 그녀 앞에 내려놓는다.
- 심심하잖아. 어차피 시내 잘 모르니까 같이 구경 가면 좋지 않아?
어떻게 보면 데이트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여사친이라고도 볼 수 있으니까 이렇게 같이 다니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거기에 목소리를 잃은 이후로 친구들과 연락도 다 끊어버려서 알고 지내는 사람 하나 없었으니까. 입사 동기가 있는 것도 운이 좋은거라고 사무실 사람들이 그러던데 이런걸 보면 좋은 것 같기도 하다. 그녀의 성격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이 좀 단점이기는 하지만. -
615 천월희 - 하세윤 (kcV/4Y/hhM) 2021. 1. 7. 오전 4:20:39너무나 자연스럽게 젓가락이 놓여있었고 늘 쓰던거니까 자연스럽게 들어서 눈치 못 챘다. 눈치채는게 늦어도 너무 늦었다. 그가 오른손을 다쳤다는 걸. 거칠 것 없이 바로 떡볶이에 손을 뻗는 그녀와 달리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걸 보고 응? 하듯 고개를 갸웃한다. 뭐 필요한가. 싶어서 보고 있으니 젓가락 대신 포크를 가져오길래 그제야 그녀도 앗, 했다. 음식에 정신이 팔려 잊고있었다니. 그가 알면 좀 서운해할...지도? 아닐수도 있지만.
포크를 가져와 먹기 시작하는 세윤을 보며 그녀도 속으로 이제 됐네 했다. 입에 음식을 넣고 말을 할 수는 없으니까. 당면이 가득한 김말이를 한입 가득 베어 우물거리며 그 사이 접시에 떡볶이를 덜고 순대도 몇점 가져온다. 순대 위에 국물 몇수저를 끼얹으며 그가 써놓은 말을 보는데. 예상 밖의 단어에 그녀의 동작이 일시정지했다. 누가 리모컨으로 눌러 멈춘 것처럼.
"...?????"
굳었던 움직임이 가장 먼저 풀린 건 얼굴이었다. 정확히는 표정이었고. 볼을 반쯤 부풀린 채 물음표 한가득 띄운 표정으로 그를 빤히 본다. 이럴 때 눈이 있었다면 좀더 생생히 표정이 드러났을 터인데. 없는 것을 아쉬워해봐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눈 없이도 충분히 이게 뭐야 하는 표정으로 세윤을 보며 멈췄던 손을 움직인다. 먹음직스럽게 덜은 접시를 앞으로 끌어오고 입안에 든 걸 삼키고. 목이 메이는지 콜라를 벌컥 들이키고서 다시 그의 핸드폰을 보니 새로운 말이 적혀있어 참나, 하는 헛숨 섞인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
"그런 거면 그렇다고 말하면 되지, 무슨 데이트야. 데이트는! 놀라서 내가 먹던 중이라는 것도 잊을 뻔 했잖아!"
눈에 띄게 큰 반응은 아니었지만 그녀 나름 놀람의 표현이었나보다. 방금전까지의 모습은. 몇마디 투덜대고 국물로 범벅된 순대며 식어가는 떡들을 집어먹는다. 그러다 입가에 국물이 묻자 혀로 날름 핥고서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일정 없다고 심심하진 않은데~ 기껏 먼저 말 꺼내줬으니까 어울려줄게. 이 근처나 회사 근처는 대강 알아뒀지만 모르는데가 더 많긴 하니까."
입사 전에 시간 날 때마다 돌아다녀서 길 잃지 않을 정도의 지리는 익혀뒀었으니까. 아직 파악되지 않은 부분도 언젠가 가보긴 해야 했으니 같이 갈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를 보며 싱긋 웃고 튀김 중 딱 하나 있는 새우튀김을 쿡 찍어 가져가며 덧붙인다. 먼저 말 꺼냈으니 길안내는 알아서 준비해둬. 라고.
//답레쓰다 뻗다니 수치스럽ㄷ..자다깨서 마저 올리고가요오... -
616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2:20:54좋은 오후~인데 너무 춥네요 오늘!! 추위 조심해요 세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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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세윤주 (uoLPzdQLBc) 2021. 1. 7. 오후 2:49:29갱신이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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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3:17:11어서와요~ 세윤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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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세윤주 (uoLPzdQLBc) 2021. 1. 7. 오후 3:18:27답레는 저녁에나 들고올 수 있을것 같아요! 데이트때 꼬셔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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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3:34:03엄머엄머 꼬신다니 벌써부터 기대ㄱ읍읍(끌려감) 응응 알았어요! 이따 느긋하게 들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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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3:48:53저는 참기 힘들다구요! 얼른 꽁냥 모드를 만들꺼라구요! (끌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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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3:54:42ㅋㅋㅋㅋㅋ 에에잇 저도 참기 힘든건 마찬가지라구요! 매일 급발진 하려는 내면의 저를 채찍질하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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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6:08:25저는 매 순간순간 급발진의 유혹을 참고 있습니다 ... 으 월히 넘 조아 어뜨케요 ㅠㅠㅠㅠ (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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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6:19:12워워 참으시라구요 세윤주~ 하 이런 주책맞은 세윤주도 넘 귀여워...더 도발하고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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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6:20:53이런 모습도 좋아해주시는 월히주야 말로 최곱니다 ... 제가 넘 오바하는게 아닌지 항상 걱정이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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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7:04:37오바라뇨 ㅎㅎ 저도 티만 안 낼 뿐이지 막...막 애타고 그러고 있으니까요!! 다 이해한답니다 그러니 걱정마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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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세윤주 (pJ5X5enHPI) 2021. 1. 7. 오후 7:05:40역시 월히도 월히주도 체고에요 ... 본편이랑 좀 다른 월히라 더 기대되는 것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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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7:18:37오홍 본편때랑 달라서 좀 낯설지 않을까 했는데~ 좋아해주시니 뿌듯하네요 ㅋㅋ 이대로 가면 본편 시점으로 갔을 때도 좀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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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 하세윤 - 천월희 (AnbjWBndtU) 2021. 1. 7. 오후 7:25:54장난 치길 잘했네. 저렇게 딱 굳어버린 모습은 처음이라 획기적인 장난이었다고 생각하며 웃는다. 조금은 진심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감정은 애써 무시하면서 앞에 놓인 음식들을 하나씩 집어 먹는다. 데이트라 ... 대학을 졸업하고선 여자를 만날 기회조차 없었기에 안해본지 꽤 오래 되었다. 친구들은 많았지만 다 연락을 끊어서 만날 사람도 없었고. 그래서 간만에 이렇게 놀러가는 것에 대해 답지 않게 재밌다고 해야할까. 나도 모르게 기대를 엄청 하고 있었다. 이게 단지 오랜만에 놀러가는 것 때문인지 그녀랑 같이 간다는 이유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그래도 어떻게 보면 데이트인데.
물론 친구 사이이기는 하지만 남자와 여자가 단둘이 돌아다니니까 데이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들은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 나는 마저 내 몫의 음식들을 다 먹어버리곤 포크를 내려놓고 콜라로 입가심을 한다. 여기 생각보다 맛있네. 가끔 시켜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계를 본다. 이제 슬슬 집에 갈 시간이네.
- 낮잠을 이렇게 자버려서 밤에 잘수나 있으려나 모르겠다.
오후 아홉시까지 자버렸으니 오늘 밤엔 다 잤네. 내일 컨디션은 완전 박살나겠다고 생각하며 작게 한숨을 내쉰다. 분명 본부장님도 내일 오라고 했으니까 크게 잔소리 들을텐데 ...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잔소리까지 들으면 내일 하루가 너무 힘들 것 같아 조금 우울해진다. 그래도 주말에는 데이트라는 이름으로 놀 수 있으니까 그걸로 된걸까.
대충 내가 먹은 것들을 정리해서 치우고 작게 하품을 하며 코트를 챙긴다. 집에 가서 씻고 침대에 누우면 ... 열한시에서 열두시쯤 되겠네. 손은 또 뭐라고 설명해야하나 .. 다음날이 되어가니 내일 있을 일에 대해서 머리가 또 아파온다. 그래 설마 죽이기야 하시겠어 그냥 몇마디하고 끝내시겠지. 그렇게 그녀가 다 먹기를 기다렸다가 손을 흔들며 말한다.
- 집에 간다. 나 없다고 울지말어.
그렇게 웃으면서 나는 밖으로 향하기 위해 현관으로 움직였다. 바로 옆이니까 한기가 스며들기 전에 얼른 뛰어가야겠다는 시답잖은 생각이나 하면서. -
630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7:26:40여기 월히는 좀 더 적극적인것 같아서요! 본편 시점까지 가기 전에 고백할것 같기는 하지만 ... 연애 스타일도 좀 더 다를것 같아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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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7:36:54다를지 어떨지는 그때가 되봐야 알것 같네요! 세윤이도 같은 듯 살짝 다른 느낌이라 월희도 그에 맞춰서 반응하고있어서! 무엇보다 본편에서 선관으로 넘겼던 부분을 직접 돌려서 관계를 쌓으니 달라질 수 밖에 없기도 하구요 ㅎㅎ 아 이번 일상은 요걸루 마무리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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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7:42:33그렇게 해요! 긴 일상 수고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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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3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7:43:08애초에 본편이랑 좀 다르게 주임 승진도 일찍 시킬 생각이고! 그럴 예정이니까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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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4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7:57:16세윤주도 일하랴 답레잇느랴 고생많았어요~~ 이번엔 세윤이 승진하면 승진 축하해줘야겠어요! 본편에선 이미 주임이었어서 못 해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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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5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8:10:01예전엔 월희 옆에서도 잘 못잤는데 이젠 월희랑 같이 있으면 잘잔다는 설정도 추가했는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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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6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8:12:35오! 예전보다 더 잘자게 됐군요! 앞으로도 살살 잘 꼬셔서 동침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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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8:15:42동침하면 사귀기 전에 먼저 ... 앗 아닙니다 (주워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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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8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8:18:47월희가 아파서 세윤이가 간호해주는 일상도 좋을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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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9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8:29:13(몬가 본거같지만 못본척 하는걸로) 간병일상이라면~ 다치는 건 맘아프댔으니까 감기나 몸살로 할까요? 몸살로 앓게하면 어리광도 조금 늘어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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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8:31:11사귀기전이랑 사귀고 난 이후의 반응이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하고 ... au 랑 오프레 같은것도 다 생각하면 돌릴게 너무 많아서 큰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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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8:40:36많은만큼 오래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냥 행복한걸요! 할게 많다는 건 좋은거 아니겠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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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2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8:47:18결혼하고서 신혼생활도 궁금하고!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어떨지도 궁금하고! if 상황이 마구마구 떠오르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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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3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8:50:44ㅋㅋㅋㅋㅋ 워워 세윤주 진정~ 진정하세요~ ㅋㅋㅋ 아직 멀었어요! 지금 너무 많은 걸 생각하면 해탈해버릴거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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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4 세윤주 (AnbjWBndtU) 2021. 1. 7. 오후 8:51:46해탈해도 너무 즐거운 상상이라 성불해버릴것 같은걸요 ... (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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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5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8:53:50하...그 주책 저도 너무 공감이긴한데.... 그래도 진정하자구요 ㅎㅎㅎ (쑤담) 썰 하나하나 아껴야 돌릴때 더 즐겁지 않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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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6 세윤주 (/OIK7cdI5A) 2021. 1. 7. 오후 9:12:21그럼요 그럼요! 아껴야 잘산다고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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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7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9:20:32그쵸그쵸! 이렇게 잘사나 저렇게 잘사나 잘 살기만 하면 되니까요!! ㅋㅋㅋㅋㅋ 아 할게 너무 많아서 진짜 메모로 정리해둬야하겠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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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8 세윤주 (/OIK7cdI5A) 2021. 1. 7. 오후 9:23:50그럼 다음 일상은 주말 데이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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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9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9:26:24음~ 네 그러면 될거같아요! 서로 첫레스에 본부장님한테 혼난거나 ㅋㅋ 주말전까지 어땠는지 간단하게 내용 좀 넣고! 그럼 되지 않을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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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세윤주 (/OIK7cdI5A) 2021. 1. 7. 오후 9:33:49그것도 괜찮네요!! 세윤이는 쪼끔 기대하고 나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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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1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9:44:11ㅋㅋ 뭘 기대하는 걸까요오~ 참고로 월희는 편한옷과 이쁜옷 중에 아직 고민중이지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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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2 세윤주 (/OIK7cdI5A) 2021. 1. 7. 오후 9:54:32이쁜 옷 ... 아니 편한 옷 ... 아니 이ㅃ.. 편하ㄴ... 으으으으으 저는 못고르겠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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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10:01:02그럼 일상 돌릴 때까지 잠시 비밀인걸로! 저도 몹시 고민중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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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4 세윤주 (/OIK7cdI5A) 2021. 1. 7. 오후 10:04:38세윤이는 좀 더 신경써서 입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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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5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10:21:06오호~ 기대하구있다구요~ 후드입은 세윤이도 셔츠입은 세윤이도 다 좋긴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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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 세윤주 (/OIK7cdI5A) 2021. 1. 7. 오후 10:56:22오늘은 피곤해서 먼저 자볼께요 ... 내일 봐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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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 월희주 (kcV/4Y/hhM) 2021. 1. 7. 오후 11:02:35앗 응응 알았어요! 잘 자요 세윤주~ 이쁜 월희꿈꿔요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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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12:54:21자다 깨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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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1:03:24엣 아니 ㅋㅋㅋ 자다깼다는데 반가워해버린 나란 인간 반성해라.. 일단 음~ 아예 깬게 아니면 살짝 눈감고 있어봐요! 지금 깨버리면 밤잠 설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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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1:05:53월희 보고싶네요오 ... 그런거 있잖아요 무릎위에 마주보고 앉아서 막 얼굴로 장난치고 그런거 ... 세윤이랑 월히는 키가 비슷하니까 세윤이가 얼굴을 좀 들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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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1:08:21잠결에 월희를 찾는 세윤주 넘모 귀엽고... 그런 상황 좋네요! 쪼끔 더 가까워지면 월히가 냉큼 해버릴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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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1:13:27그러다가 뽀뽀하고 키스하고 ... 월희 요리하는데 세윤이가 뒤에서 안아주면서 샴푸 냄새 맡고서는 향기 좋다고 냄새 맡느라 안놔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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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1:17:07(세윤주의 상태를 보니 급발진을 시켜야 하나 고민)(아냐 좀더 애타게 두자) 왠지 밥먹을때도 마주보고가 아니라 옆에 나란히 붙어 앉아서 먹을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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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1:19:32그럼 얼굴을 못보는데 ... 하면서 슬퍼할것 같네요 ... 밥먹기 싫다고 안먹는 세윤이 월희가 혼내면서 식탁으로 끌고가는 것도 보고싶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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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5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1:22:52세윤이 슬퍼하면 귀엽다면서 마주앉겠네요 ㅋㅋㅋㅋㅋ 음~~ 밥먹기 싫다는 세윤이라... 혼내기보단 살살 꼬셔서 데려가지 않을까요~ 먹여줄테니까 앉아있기만해~ 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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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1:32:49급발진도 너무 좋은데 그 썸탈때의 모먼트도 좋을것 같고 ... 근데 둘이 꽁냥대는건 보고싶고 ... (죽어간다) 세윤이가 먹기 싫다고 그러지는 않겠지만 ... 회사에서 후배들이랑 밥먹는데 도시락 여니까 완전 사랑가득이라 엄청난 부러움과 질투를 한번에 받는 상황도 좋을것 같은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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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1:41:33그 도시락 월희가 만들어줬다고 하면 후배들 여러의미로 놀라고 경악할거같은데 ㅋㅋㅋ 다 하면 되죠~ 우리에게 시간은 많은걸요! 사귀게 된 후에 싸워서 서로 틱틱대면서도 같이있다거나 어느순간 또 꽁냥대거나 이런 것들도 다 해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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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8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1:58:57시간은 많으니까요~~ 사귀고 난뒤에 싸우면 되게 사소하고 유치한걸로 싸울것 같은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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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9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2:05:41맞아요 되게 사소한 버릇이나 습관이나~ 음... 진짜 되게 별거 아닌걸로 가벼운 투닥투닥 많이 할거같아요 ㅎㅎ 크게 싸울 일은 딱히 보이지 않기도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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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2:08:44질투 땜에 다투거나? 다툰다기보단 삐치는거에 가깝겠지만요 ..! 월희가 남자후배랑 일하는데 일부러 질투유발해서 세윤이가 삐진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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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1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2:20:24삐지는거라.. 월희는 세윤이 좀 소홀해지거나 하면 그렇겠네요. 이럴땐 대놓고 삐진걸 티내기보다 말없이 혼자 있거나 잘때 최대한 떨어져서 자거나~ 굉장히 귀찮아질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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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2:25:37소홀해지는거면 역시 일때문이겠네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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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3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2:26:00월희 삐지면 달래는 것도 만만치 않겠는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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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2:30:36일때문에 바빠서 그런건 아는데 그래도 서운한건 서운한거라 대놓고 티내지는 못하고 조용히 조용히 혼자 삐져있고... 달래주기 팁을 드리자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안경 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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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2:31:27세윤이는 삐져도 월희가 애교 한번 부리면 다 풀리는 팔불출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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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2:37:18애교 한번이면 다 풀린다....적어둬야지... 애교는 귀여운거랑 오우야한거랑 어느쪽이 더 효과적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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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7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2:38:44후자는 삐진거 풀어줄땐 역효과에요~~ 후자는 월희가 원하는게 있을때 쓰면 되는 것 ... 월희도 세윤이가 와서 앵기고 그러면 풀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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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8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2:42:29!! 오 좋은팁이다 잘 적어두자.. 월희도 말보다는 행동을 더 좋아하니까 아무말없이 안아주고 앵기고 하면 거의 풀려요~ 아마 평소에도 말보다는 행동으로 애정표현을 더 많이 할거같기두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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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2:46:47흐으 넘 좋은 상황이야 ... 분발해라 하세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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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2:51:27월희는~~ 음~~ 상황 보고 분발하는걸로? ㅋㅋㅋ 월희는 연애를 해본적이 없어서 자기가 하는 행동들이 얼마나 세윤이(주)맘을 들었다 놧다 하는지 모른답니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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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2:57:03그게 더 나쁜것 같다구요! 고백으로 혼내줄까! (?) 전 정말 월희가 스타킹 신은게 파괴력이 강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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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2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3:02:12혼내주려다가 역관광 당해도 전 몰라요~ >< 본편에선 거의 여름이 배경이었으니까 스타킹룩을 할 수가 없었죠 ㅋㅋㅋ 하지만 지금은 겨울이니까! 마음껏 신을수있어! 거기에 가터벨트도 채ㅇ읍읍(끌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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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3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3:06:23고백으로 혼내주려다가 역관광 당하면 그건 뭐죠 ...? 개인적으로 스타킹룩을 좋아해서 말이죠! 월희가 먼저 유혹하는 모먼트도 재밌을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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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4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3:10:00어...어.....그건 저도 모르겠읍니다..? 유혹은 아마 한다고 해도 작정하고 하기보다 반쯤 재미로 할거같네요~ 이러면 어떻게 나오려나 하면서~ 의외로 그쪽(?)생각은 순수하기에! 남자로 보는 것도 아마 꽤 지나야 하지 않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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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5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3:13:07남자로 보는게 꽤 지나려면 고백도 꽤 지나야겠군요! 후우 ... 잘 참고 기다리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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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3:18:46과연 그때가 언제일지는 저도 가늠할수가 없지만요~ 세윤이 하기 나름일지도! 그리고 저어는 슬슬 자야겠다는거시에요.. 눈이 단춧구멍이 되써여... 담 일상은 제가 자고 인나서 선레 올려놓을까요? 데이트 하는 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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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7 세윤주 (cFMJ9IldCs) 2021. 1. 8. 오전 3:24:43그래쥬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히주무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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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8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전 3:27:11넹넹~ 아주 흐뭇한 선레로 가져올게요 ㅋㅋ 세윤주도 얼른 다시 자요~ 잘 자구 이따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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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 세윤주 (kKeBFOidbo) 2021. 1. 8. 오후 1:20:02갱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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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 천월희 - 하세윤 (tYJwyzxR5A) 2021. 1. 8. 오후 2:49:22늦은 저녁을 함께 먹은 뒤 그가 없다고 울지 말라는 말을 끝으로 세윤이 가버리고나자 그녀는 어쩐지 이 집안이 너무 넓게 느껴졌다. 어째서일까. 분명 혼자 지내기에 넓은 집인 건 확실했지만 지금 기분은 단순히 면적의 크기에서 느껴지는 황량함만이 아니었다. 왜 그럴까 하며 천천히 손을 가슴팍에 얹어보자 그 아래가 허하다는 느낌이 든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이 안이 무언가로 가득차 따뜻했었는데.
"흐응..?"
한참을 생각해도 답을 알 수 없는 기분에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이걸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사회에 나가면 여러가지 변화가 생길거라고 유월이 그랬었으니 이것도 그 중 하나겠지. 그거면 됐지 그 이상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때의 감정을, 기분을 저멀리 뒷전으로 밀어놓았다. 이런 불확실한 무언가보다 지금은 내일을 어떻게 넘길지가 더 문제였다. 어쩌지~ 어떡할까~ 건성으로 중얼거리며 해열팩을 찾아 볼에 대면서 그녀의 오늘은 마무리되어갔다.
그리고 다음날. 늘 지각하던 그녀가 왠일로 정시에 출근을 하자 사무실 사람들이 너나 할거없이 뭐냐는 눈으로 쳐다봐왔다. 바로 전날의 소동을 아는 사람은 알만하단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아직 세윤 이외에는 제대로 된 대화도 교류도 없어서 그들의 그런 시선이나 수군거림이 영 탐탁치가 않다. 자기들 할 일이나 하란 말이야. 작게 투덜대며 자리를 지키다가 출근한 그와 함께 본부장실로 간다. 그리고 정말, 정말, 호되게 깨졌다.
"........."
전날 업무 중 소란을 일으킨 것부터 그와 그동안 벌였던 자잘한 싸움들까지, 본부장은 아주 날잡았다는 듯이 설교를 해댄다. 그녀 성격상 한마디쯤 대들 법도 한데 그녀는 고개를 비뚜름히 기울인 채 한마디 말이 없었다. 입술을 댓발 내민게 불만이 아주 없지는 않아보였지만. 이런 건 조용히 있어야 금방 끝난다는 걸 알긴 알았나보다. 꽤 긴 설교 끝에 그녀와 그에게 각자 알맞은 벌을 내린 본부장은 나가서 일이나 하란 말로 둘을 내보낸다. 끝까지 잘 참나 싶더니 기어코 끝에 흥. 하고 숨을 내쉬며 나간 그녀는 자리에 앉아서도 한참을 투덜댔더랬지. 그래도 이날부터는 세윤에게 덜 틱틱대었다. 완전히 풀린 건 아니었지만 그전보다는 덜하다고 할까. 틱틱대는 것에 아마 다른 이유가 있지 않나 싶은데 묻지 않는 한 그녀가 먼저 말할 일은 없을거였다.
약간 변한 그녀와 함께 남은 평일은 별 마찰 없이 지나간다. 그 사이 그녀는 벌로 늘어난 서류를 처리하느라 조금 바빴다. 그 와중에 세윤의 일을 덜어주겠다고 몰래 그의 서류 일부를 제 쪽으로 가져오기도 하고 그래서 더 그랬다. 그렇다고 순순히 일만 했는가 하면 또 그건 아니라. 내키지 않는 날은 휴게실이나 어디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어 낮잠이나 한숨 자고 나와서 나홀로 야근을 하기도 했다. 야근을 한 다음날은 오후에 출근하는게 당연하다시피 했고. 태도는 변해도 안하무인함은 변하지 않는다고 보여주듯이 그녀의 행동은 제멋대로이기 그지없었다. 그게 덜한 상대는 사무실 내에서 오직 세윤 뿐이었다. 티가 났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그녀도 금요일만큼은 정시 퇴근을 하고 싶었는지 제때에 나와 딴짓없이 일을 했다. 아침부터 부지런한 모습은 또 평소와 달라도 너무 달라 낯설게까지 보인다. 그날만큼은 남기는 것 없이 일을 모두 해치운 그녀는 퇴근 직전 세윤에게 말을 걸었다. 주말에 보기로 한 거, 내일 아침에 보자. 점심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집앞에서 만나서 같이 가면 되잖아. 라고. 그렇게 약속 얘기를 하고 먼저 가버리는 그녀는 집으로 가는 방향이 아닌 쪽으로 가고 있었다. 그녀가 가는 쪽이면 아마, 이전날의 병원이 나왔을 듯 싶었다.
길게만 느껴지던 평일이 모두 지나고 드디어 토요일 아침. 출근하는 날조차 알람 없이 내킬 때 일어나던 그녀가 왠일로 알람을 끄며 일어났다. 누가 그녀 아니랄까봐 바로 일어나지는 않고 좀 밍기적대긴 했지만. 반쯤 비몽사몽하며 씻고 나오자 그때서야 정신이 좀 든다. 수건으로 머리를 문지르며 옷장을 열고, 옷 여러벌을 꺼내 침대 위에 늘어놓고서 뭘 입을지 고민하는데. 잠깐이지만 그녀가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긴 했다. 그냥 도시 구경 나가는 건데. 그래서 적당히 청바지에 셔츠를 입을까 하다가 그 옆에 놓은 진한 붉은색 니트 원피스로 손을 옮긴다. 편한 건 카페 갈 때 입어도 충분하니까.
옷을 고르고나니 그 다음의 준비도 일사천리였다. 머리를 말리고 옷 입고, 올이 나가지 않게 스타킹을 올려 신고서 옅게 화장을 한 뒤 머리를 어찌할까 고민한다. 올릴지 내릴지 하다가 작은 구슬 장식이 달린 머리끈으로 가볍게 반묶음을 한다. 머리 스타일링을 하고나면 양쪽 귀에 작은 보석이 박힌 귀걸이를 걸고 역시나 귀걸이와 한세트인 목걸이까지 달고 나면 준비는 모두 끝이었다. 나가기 전 거울 앞에서 코트를 걸치고 이리저리 매무새를 손본 다음 굽 낮은 메리제인 구두를 신고 현관을 나선다. 시간은 딱 약속시간보다 10분 정도 이른 시점이었을까. 계단을 내려가 각자가 사는 건물의 중간쯤으로 경쾌하게 걸어가는 그녀의 어깨엔 언제 걸었는지 모를 작은 핸드백의 끈이 달랑거리고 있었다. -
691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2:50:08ㅋㅋ 간단하게 적는다는게 점점 길어지고...길어져버렸ㄷ...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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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2:56:55엄청난 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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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2:58:23그래도 월히는 오늘도 예쁘네요~~~ >< 세윤이는 어떻게 입힐지 고민을 좀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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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3:17:18그럼요! 오늘도 세윤이와 세윤주 심장을 쥐락펴락 하기 위해 이쁘게 꾸몄답니다~~ 회사가 아닌 밖에서 보는거니까 행동도 좀더 대담해질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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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5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3:44:41오늘은 저도 빡세게 준비할테니까요!! (굳은 다짐) 답레는 퇴근하고 드릴께요! 회사에 나갈때랑은 좀 다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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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4:22:42넹넹 기대하고있겠어요! 그럼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고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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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7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4:24:36얼른 일상 돌리고싶은걸요! 잡담모드는 on 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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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4:41:26아앗 ㅋㅋㅋ 잡담 좋죠! 근데 일케일케 얘기하다가 세윤주 더 애타고 그러는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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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9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4:45:55제가 자초하는 법인거죠 ... 나름 대리만족이니까요~~ 좀 애타기는 하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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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5:04:47ㅎㅎ 뭐 답레를 기다리는 저도 아니라곤 못하지만요~ 그런 세윤주를 위한 작은 TMI 하나! 현시점에서 월희가 하는 모든 스킨십은 그냥 자기 편의를 위해서랍니다~ 감정 없이 어찌보면 세윤을 이용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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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1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5:11:17흑흑 냉정한 월히 ... 너무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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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5:49:38뭐 지금만 이런거지 차차 나아질거랍니다! 나아지고 있는 중이니까요 >< 이것도 본편에서 꺼낸적 없었던 과거 월희의 일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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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3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5:50:25과거 월히를 꼬신 세윤이는 대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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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6:00:09대체 그 비결이 뭐였을까요~~ 그건 이제부터 세윤주가 보여주시면 될것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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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6:03:02((자신이 없다)) 세윤이는 그냥 한결같은게 장점인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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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6:20:20아!!! 한결같음이 얼마나 큰 장점인데요! 본편에서도 월희가 가장 좋아하던 부분 중 하나였기도 했었잖아요~ 뭐야 비결 잘 알고있었네요 세윤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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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6:21:21좀 더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해요! 근데 또 생각해보면 그냥 한결같이 대하면 언젠간 마음을 열겠지, 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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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6:44:02흠흠. 어필할만한 수단이라면 역시 행동이 잘 통하겠네요! 적절한 타이밍에 효과적인 리드를 한다거나? 한결같이 대해도 언젠가 마음을 열겠지만 어필 여부에 따라서 걸리는 시간이 달라질 듯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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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9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7:05:44어렵다 어려워 ... (,_, 자신이 점점 없어지는 것이에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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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7:16:40에이 다 신경써서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뭐 어디까지나 이렇다~ 라는 정도니까요~ 지금처럼 서로 티키타카하면서 돌리는것도 충분해요~ 저도 즐겁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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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7:18:40그렇다면 다행이에요! 하지만 뭔가 욕심이 나는건 어쩔 수 없어서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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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7:23:08(쓰담쓰담) 전 세윤주 주책도 욕심도 다 수용할 수 있으니까~ 세윤주가 하고싶은대로 하면 되요~ 어차피 둘뿐이니 하고싶은 건 다 해보는게 좋지 않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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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7:26:16그건 그렇지만요! 관계 진전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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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7:32:53원래 급한만큼 돌아가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차근차근 나아가는걸로 해요~~ (쓰다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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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5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7:39:27((돌아가다가 사망하실것 같다)) 그래도 지금 월히도 보는 맛이 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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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7:42:35엨 사망은 아니되요! 돌아가는동안 썰 많이 풀면서 견뎌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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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7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7:46:36후후 그래도 월히주가 있으니 다행인걸요! 제 주책도 잘 받아주시고 ... 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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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7:55:43저도 같으면 같았지 다른 마음은 아니기에! ㅎㅎㅎ 주책이라해도 표현해주는거 너무 좋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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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7:58:06아마 이번 일상은 좀 달라진 성격을 보일것 같네요! 얘도 본편보다 좀 사나워져서 ... (본편에선 지 손을 부러먹을 친구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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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8:05:52본편과 지금은 시점 자체도 다르니까요~ 전 둘다 너무 좋답니다! 손 그랬을때는 놀라긴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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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8:08:57본편이었으면 열심히 제 의견 피력하다가 제풀에 지쳤을텐데 지금은 그런건 별로 없죠! 좀 터프해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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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2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8:16:27좋아요 좋아요! 할말 다 하는 터프한 세윤이! >< 그런 모습 보일 때마다 두근두근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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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8:21:24상냥하고 친절한건 베이스 성격이지만 좀 더 거를게 없어진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좀 더 충돌이 잦을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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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8:26:59충돌이야 잦아지겠지만 그런 부분이 월히의 변화를 이끌어내줄 좋은 요소가 될테니까 관계에도 큰 도움이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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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8:29:45그럼요 그럼요! 시간이 얼른 빨리 갔으면 좋겠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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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8:34:10후후 :) 시간은 지금도 가고있답니다~ 달달의 때는 점점 가까워지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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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8:38:12오늘은 또 무슨 상황이 벌어질까 기대가 된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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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8:43:56둘 다 나름의 각오(?)를 하고 만났으니!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지! >< 저도 기대만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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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9 세윤주 (i0PD7GiXjo) 2021. 1. 8. 오후 8:54:59이제 퇴근하니까 집가서 씻고 답레 가져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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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9:03:42응응 세윤주 오늘도 고생했어요! 집가는길 조심하는거에요 길조심 차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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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하세윤 - 천월희 (cFMJ9IldCs) 2021. 1. 8. 오후 10:45:28낮잠을 거하게 자버린 탓일까 그녀의 집에서 나와 우리집으로 갔을때도 한참동안 침대에서 뒤척이기만 했다. 분명 그곳보다 여기가 더 편해야하는데 어째서일까 밤새 뒤척인 나는 동이 틀때쯤 되어서 그냥 침대에서 일어난다. 잠을 자기엔 글렀으니까 여유롭게 회사 갈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출근 전 샤워도 느긋하게 즐기고 옷도 여유롭게 입는다. 출근룩은 항상 그렇듯이 면바지에 후드티였고 추운 날에만 안에 방한내복을 입고 나갔다. 후드티는 언제나 옳다.
출근하고서 어제 들었던대로 바로 본부장실로 불려갔고 그야말로 개박살났다. 욕을 듣거나 한건 아니었지만 장시간의 설교는 듣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월희가 설교를 듣다가 휙하고 나가버릴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는지 듣는내내 입만 댓발 내밀고 있을뿐이었고 알맞은 처벌을 받고서 본부장실을 나갈때 흥, 이라는 소리 하나로 끝냈다. 다시 불려들어갈까 걱정이었지만 그런 일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나는 바로 사무실로 가는 대신 회사 의무실로 향했다. 무슨 회사에 의무실이냐고 묻겠지만 여기는 일반적인 회사가 아니었으니까 그에 걸맞는 시설이 있었다.
의무실에서 내 손을 보더니 쯧, 하고 혀를 차고서는 자신들의 능력으로 치료를 해준다. 완전히 완치는 못해주고 회복속도가 빨라질테니까 주말쯔음에는 손에 무리가 없을 거라고 했다. 그래도 완전히 다 낫는 것은 아니니까 보호대를 차고 다녀야한다고 보호대까지 받았다. 그렇게 받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투덜대고 있는 그녀가 보인다. 혹시 그 불똥이 튈까 조심조심 자리로 돌아왔지만 날 보고서도 아무말 없는 것을 보면 오늘은 내가 타겟이 아닌거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주말까지의 시간은 평이하게 흘러간다. 나와 마찰을 빚지도 않고 제멋대로이기는 했지만 일도 잘 처리해주었다. 내 몫의 서류까지 가져가서 처리하는걸 알아서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몇번이고 말했지만 듣지를 않아서 나도 포기했다. 다만 그런 태도는 나 한정인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하무인이라는 말 그대로라서 몇번이고 그들의 구설수에 오른다. 종종 나에 대한 말도 들려오긴 했지만 깔끔하게 무시하니 그들도 재미가 없어졌는지 말은 없었다.
- 아 그래.
약속 전날에는 출근도 정시에 하고 일도 깔끔하게 처리하더니 정시 퇴근까지 해버린다. 그녀는 퇴근하기 전에 점심 조금 전에 만나자고 했고 집 방향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병원 방향인가 싶었는데 일전의 일 때문일까 싶었다. 나는 어떤 일인지 모르니까 그냥 고개만 으쓱하고선 퇴근 준비를 한다. 여전히 우리 집에서는 잠을 자기가 힘들었고 약속 전날이라 조금이라도 잠을 자두려고 술을 약간 먹어봤지만 꿈만 엄청나게 꾸고 잠은 잠대로 못자는 더한 부작용을 겪어버린다. 결국 또 동 틀때쯔음에 침대에서 일어난 나는 약속시간까지 한참 남았음에도 준비를 시작했다. 진짜 컨디션 최악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약속날 그렇게 있으면 분명 싫어할테니까 ...
깔끔하게 씻고나서 평소에는 그냥 말리기만 하는 머리에 드라이를 한다. 그냥 착 가라앉아있는 머리에서 약간 볼륨을 넣고 앞머리를 만져서 살짝 이마가 보이게 한다. 옷을 입기 전에 만져봤자 의미가 없으니까 대충 모양만 잡아두고서 어떻게 입을까 고민하다가 사두고 한번도 안입은 폴라티를 꺼내든다. 회색의 폴라티라서 그 위에 하얀색의 셔츠를 입고 베이지색의 니트 조끼를 입는다. 그리고 검정색 슬랙스를 입고서 셔츠를 앞에만 넣어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하얀색의 양말에 검은색 단화까지 준비해놓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머리를 한번 더 정리하고 스프레이로 고정 시키면 완료. 안경을 낄까 렌즈를 낄까 고민하다가 안경을 벗어서 케이스에 넣고 렌즈를 낀 다음 클러치백에 넣어버린다.
' 이 정도면 되겠지? '
시내 구경가는데 뭐이리 힘을 빡주고 나가나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대상이 월희라는 생각에 그러는 것이었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 싶어 씻느라 빼놓은 보호대를 오른손에 차고서 검은색 코트를 입고 마지막으로 은은하게 비누향이 나는 향수를 뿌린다. 그렇게 문 밖을 나가는게 약속시간 5분쯤 전이었고 오피스텔 건물 바깥으로 나가자 그녀가 서있는게 보였다. 클러치백을 옆구리에 끼고서 그녀에게 다가가며 크게 외치려고 했지만 내가 목소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냥 그녀에가 다가가서 어깨를 톡 건드린다.
- 미안, 많이 기다렸어?
이렇게 빨리 나와있을줄 몰랐네. 그렇게 말하고서 시간을 확인한다. 그래도 약속시간 전에는 나왔으니까 ... 오늘 갈 곳은 대충 정해뒀기 때문에 그녀에게 왼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 이제 가볼까?
// 뭐야 왜이리 길어졌지 ... -
732 천월희 - 하세윤 (tYJwyzxR5A) 2021. 1. 8. 오후 11:25:53주말 중 토요일에 보자고 한 건 일기예보에서 주말, 특히 토요일이 가장 맑고 따뜻할거란 예보가 있어서였다. 요즘은 구라청이라는 말이 붙을만큼 예보가 맞지 않는 일이 잦았지만 가끔 한번은 믿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서 토요일로 한 건데. 이번만큼은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는지 아직 오전인데도 햇살이 포근하고 공기가 그리 차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낮에도 코트만으로 충분할 듯 했다.
살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밝은 햇살이 제법 눈부셨다. 계속 볕을 쬐고 있긴 좀 그래서 돌아서 해를 등지고 서 있었다. 그러니 자연히 오피스텔과는 반대로 서서 세윤이 나오는 걸 볼 수 없었다. 그냥 시간 되면 어련히 나오겠지 싶어 앞머리만 살살 만지고 있는데. 뒤에서 어쩐지 들은 적 있는 발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이걸 어디서 들었더라- 생각하는 사이 발소리의 주인은 그녀의 등 뒤까지 와서 어깨를 건드렸다. 기척과 함께 슬며시 느껴지는 비누향이 왠지 누군가를 연상케해서 고개만 슬금 기울여보자 아니나다를까 세윤이었다.
"뭐야 뭐야~ 이제 나왔어? 나 10분 전부터 나와있었는데. 레이디를 기다리게 하다니 매너 실격이네~"
흔한 인사가 아닌 그녀 특유의 놀림 섞인 말투로 쾌활하게 말하고 키득 웃는다. 그러고 휙 돌아 그를 마주하자 일찍부터 준비한 그녀의 모습이 정면으로 드러났다. 연분홍색 슬림핏 코트 안에 딱 붙는 진홍색 니트 원피스가 은근히 바디라인을 강조해주고 가슴께에 가로로 벌어진 틈으로 살짝 부푼 속살이 빠끔히 보인다. 길고 늘씬한 다리는 애용하는 검은 스타킹으로 감싸여 오늘은 햇살을 받아 은은히 빛나고 있었고. 회사에 갈 때도 꽤나 꾸미는 축이었지만 지금은 딱 봐도 나 놀러간다! 아우라를 마구 뿜어내는 느낌이랄까. 분명한 건 그녀가 거리에 나서는 순간 시선이 몰릴 거라는 거였다. 감은 눈마저 매력적일 정도였으니.
"그래도 늦진 않았으니까 봐줄게~ 응. 가자. 어디 갈진 다 정해둔거지?"
그전날엔 손을 안 주더니 오늘은 그가 내민 왼손을 잡더니 깍지까지 껴버린다. 주말 시내는 사람이 많아 혼잡할테니 단단히 잡는 편이 좋을거라 생각한걸까. 귀걸이 목걸이들을 한 것치고 아무런 장신구 없이 깨끗한 그녀의 손이 그의 손에 맞대어 꼬옥 쥐었다. 이러면 완전히 데이트를 나가는 커플로밖에 안 보일텐데. 그녀는 아무 자각도 없는지 오늘 뭐할지 궁금하다며 재잘거리다가 문득 생각나 그의 오른손 쪽을 힐끔 보았다.
"손은 좀 어때? 저번에 의무실 갔었지? 거기도 스킬러가 있어서 병원보다 낫다고는 하던데~ 난 안 가봤으니까?"
혹시 아직도 많이 아프다면 오늘 다닐 때 여러모로 신경써야겠다고 생각하며 잡은 왼손을 조금 힘주어 쥐었다가 푼다. 손을 놓은 건 아니고 그냥 약간 힘을 줬다 뺀 정도일까. -
733 월희주 (tYJwyzxR5A) 2021. 1. 8. 오후 11:27:14ㅋㅋ 제 선레도 무지막지하게 길었는걸요~ 선레 쓸때 앞부분은 잘하면 일상 한번 돌릴 수 있지 않았었을까 싶었죠 ㅋㅋㅋ 하지만 데이트가 더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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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 하세윤 - 천월희 (cFMJ9IldCs) 2021. 1. 8. 오후 11:50:04나오기 전에 일기예보를 보고 나왔는데 오늘 하루는 맑고 쾌청하다고 했다. 실제로 하늘을 봐도 구름 한점 없이 맑았으니까 오늘 하루만큼은 예보가 맞겠지. 그녀를 톡 건드리자 뒤를 돌아보더니 오늘도 마찬가지로 놀리는듯한 말투로 말을 걸어온다. 그리고 돌았을때 그녀의 오늘 복장은 회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나 오늘 작정하고 꾸몄어요, 라고 말하는듯 했기에 난 작은 미소로 그녀에게 태블릿을 보여준다.
- 오늘 예쁘네.
이런 칭찬에 인색한 편은 아니라서 솔직하게 말해준 나는 왼손을 내밀자 깍지까지 껴오며 잡는 그녀의 손을 느끼면서 한층 기분이 좋아짐을 느낀다. 전날에 잠도 제대로 못잔것 치고는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고. 이렇게하고 다니면 커플처럼 보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무렴 어떠랴.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오해 받는 편이 좀 더 나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리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오늘 어디어디 갈지는 대충 정해놓았기에 나는 첫번째 갈 곳으로 발을 옮기려다 그녀의 질문에 답했다.
- 벌써 많이 나았어. 뭔가 쥐고 할 정도는 되는데 힘을 좀 주면 아파. 젓가락질까진 가능해졌어.
그녀의 앞에서 오른손을 들어보이며 저번보다 좋아진 것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병원이면 꽤 오래 걸렸을 치료인데 스킬 한번으로 이렇게 되다니 세상 참 좋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오늘은 주말이고 날씨까지 좋아 사람들이 꽤나 많을터. 앞이 제대로 안보이는 그녀에게는 별로 좋지 않은 환경이라고 생각하면서 시내로 나아간다. 시내까지 다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사람이 많이 보인다. 내 왼쪽에 서있었기에 나는 그녀를 내 오른쪽으로 옮기고 손을 내 팔로 옮겨준다. 인도 안쪽이 오른쪽이라 그랬고 손은 못잡으니까 팔이라도 잡고 다녀야지.
- 우선 아침도 안먹고 점심도 안먹었을테니 밥부터 먹으러 가기로 했어.
이 근처에서 굉장히 유명한 브런치 레스토랑을 알아놓았기에 그쪽으로 먼저 가기로 했다. 메인으로 먹을 것은 저녁이었고 점심엔 가볍게 먹고 움직이는게 좋으니까. 이 근처에서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기 힘들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서 약속을 하고 다음날에 일일이 전화로 예약을 해놓았다. 운좋게 자리가 있었지 자칫하면 예약도 못할뻔했으니까. 조금 비싸기는 했지만 룸으로 예약을 했기에 다른 사람들 시선도 신경 쓸 필요 없었다.
- 들어가자.
곧 도착한 레스토랑 앞에서 문을 열어준 나는 먼저 들어가라고 손짓하고 뒤따라 들어간다. 유명한 식당답게 사람은 벌써부터 엄청나게 많았고 곧 종업원이 와서 예약을 물어본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미리 태블릿에 써둔 예약번호를 보여주자 좀 이상하게 보기는 했지만 예정된 자리로 안내해준다. 룸 형태라서 종업원도 문을 열고 들어와야하는 곳이기에 딱 적당하다고 생각하면서 메뉴판을 그녀에게 건네주고서 나도 무엇을 먹을지 고민한다.
- 나는 파니니에 커피. 너는?
자릿세에 비해 좀 검소하다고 생각되었지만 부족하면 더 시키면 되니까. -
735 천월희 - 하세윤 (LBPd4phOAE) 2021. 1. 9. 오전 12:37:45그가 예쁘다고 해주니 그녀의 얼굴이 활짝 피어나듯 한가득 웃음을 띄웠다. 그야 안 쓰던 알람도 맞춰가며 일찍부터 준비한건데 이정도 칭찬 한마디도 없었으면 시작부터 짜증을 냈겠지. 하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고 오히려 한층 더 기분이 좋아졌다. 그 이유를 단순히 예쁘단 말을 들어서 그런거라고 그녀 자신은 생각하고 있었다.
"흐응. 역시 스킬이 좋긴 좋아~ 응. 빨리 나아서 다행이다. 이제 서류 더 안 도와줘야지~"
깁스와 붕대 대신 보호대만 남은 그의 오른손을 보고 장난스레 말하곤 그녀도 함께 걷기 시작했다. 가볍게 말한 거 치고 정말 다행이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손을 꼭 잡고 걷다보니 슬슬 시내가 보여왔다. 그런데 상점가나 번화가로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사람 많은게 그녀의 시야에도 선해서 순간이지만 그 자리에 멈추고 싶었다. 그가 없었다면 당장 뒤돌아서 돌아갔을게 분명했다.
"응, 응? 아 그래. 빈속이라 돌아다니기 좀 그렇긴 하네~"
인파 사이에서 조금씩이지만 신경이 곤두서던 중 그가 꺼낸 말에 조금은 기분이 나아짐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빈속이라 더한 걸테니 뭐든 먹으면 나아지겠지. 그러곤 그의 오른팔을 손 대신 바짝 잡고서 거리를 함께 걷는다. 그나마 이른 시간이라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치이진 않아서 갈만 했다. 그를 따라가자 그녀도 이름은 들어본 어느 레스토랑이 나왔다. 한번 오고싶긴 했는데, 예약이니 뭐니 귀찮아서 포기했던게 기억난다. 그런 곳을 일부러 찾아서 예약까지 해뒀다고 생각하니 그가 내심 오늘을 기대했나? 싶긴 하더라.
그이 손짓에 먼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자 종업원이 나왔고, 예약번호를 본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별실로 들어가게 되었다. 시끄러운 홀이 아닌 조용한 룸이라서 그녀의 긴장도 눈 녹듯 사르르 풀렸다. 코트를 먼저 자리에 걸어두고 앉자 어깨 위로 긴 머리가 살짝 흐드러진다. 조심히 손으로 모아 한쪽으로 넘겨두고 그가 건네주는 메뉴판을 받아들었다.
"난....음.. 아, 여기 아이스크림 와플 있네! 이거 맛있어보여~ 이걸로 할까?"
잠시 메뉴판을 들여다보더니 식사를 대신할 브런치를 고르는게 아니라 왠 호화스러운 디저트 세트가 맛나보인다며 이걸로 할까 한다. 아무리 그래도 아침에, 그것도 빈 속에 단것들은 좀 그렇지 않나. 그녀도 그걸 아는지 농담이라며 킥킥 웃곤 다시 제대로 된 걸 골랐다.
"치킨 파니니 세트로 할래. 이거 콥샐러드랑 커피도 있어서 딱일거 같아."
용케 그런 메뉴를 찾아내 얘기하곤 메뉴판을 탁 소리나게 덮어 테이블에 내려놓는다. 주문을 하고 나오는데는 시간이 좀 걸릴테니 그 사이 무슨 얘기를 할까. 하다가 여기 들어올 때 들었던 생각을 슬쩍 꺼내본다.
"여기 있지. 와보고싶었는데 예약이 귀찮아서 포기했던 곳이다? 그런데 세윤이가 이런데를 찾아뒀을지는 몰랐네~ 그것도 룸까지 예약해두고말야~"
웃으며 턱을 괴니 상체가 살짝 숙여져 원피스 가슴팍의 틈으로 골이 보일듯 말듯 하다. 의도한건지 신경도 안 쓰는지 모르겠다만. 싱글싱글 웃는 얼굴은 세윤의 대답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
736 하세윤 - 천월희 (N/D4FDopCg) 2021. 1. 9. 오전 1:19:01서류는 진작부터 안도와줘도 된다고 얘기했는데. 그래도 그녀다워서 웃어버렸다. 소리 같은건 들리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주말이기는 했지만 시간이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치이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내가 알아서 안치이게 이리저리 움직인 것도 있었겠지만. 같이 있는데 그녀가 짜증내는걸 별로 보고싶지는 않았다. 예약해둔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지정된 방에 들어와 주문을 하기위해서 메뉴판을 나눠가졌다. 아침부터 아이스크림 와플을 먹는다고? 물론 사진을 보니 호화스러운게 꽤 맛있어보이기는 했지만 ...
- 데이트인데 신경 써야지.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써놓고서 준비해준 따뜻한 허브차를 따라서 그녀의 앞에 놓아준다. 내 앞에서 한잔 따라서 놓고서 그녀를 흘끗 바라본다. 옷이 저래서 그런가 가슴의 골이 보일락말락해서 저걸 말해줄까말까, 하다가 그냥 모른척하기로 한다. 내 나이가 나이인데 저런걸로 당황할리도 없고 괜히 말했다가 놀림만 받을지도 모른다. 오늘따라 그녀는 더욱 아름다워보여서 사실 제대로 쳐다보기도 힘들기는 했지만. 평소보다 매력이 몇배는 더 샘솟는다고 해야할까 ..
- 여기서 밥먹고 근처 유원지로 갈꺼야. 오늘 날씨도 좋아서 딱 걷기 좋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길지는 않으니까 걱정 안해도 돼. 그녀에게 다음에 갈 곳을 얘기하고선 다시 차를 한모금 넘긴다. 저렇게 입고 왔으니 춥지 않을까 싶어서 주머니에서 미리 집에서 터뜨려온 핫팩을 그녀의 손에 쥐어준다. 아무리 날씨가 좋다해도 겨울이니까 찬바람은 계속 불고 있고 기온은 낮았다. 내가 쓰려고 가져온 것도 있었지만 그녀에게 주려고 가져온 것도 있어서 아직 안터뜨린 핫팩도 가방 안에 들어있기는 했고.
브런치 레스토랑답게 음식이 준비되는 속도는 빨라서 우리가 주문한게 금방 나왔다. 식기가 세팅되고 각자가 주문한 음식이 앞에 놓여진다. 종업원에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고서는 커피 한모금을 먼저 마신다. 피곤했던 몸이 카페인이 들어오는걸 느끼는지 조금 가벼워지는게 느껴진다. 카페인이 돌려면 아직 한참 남았는데 말이다.
- 맛있게 먹어.
오늘 대부분의 코스는 예약되어있었고 저녁은 아예 코스로 주문이 되어있어서 들어가자마자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돈은 미리 다 결제해놔서 딱히 막힐 일도 없고 줄을 설 일도 없었다. 사람들과 최대한 부대끼지않게 배려한 루트였기 때문에 그녀도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로스트 비프 파니니를 썰어서 한입 먹는다. 유명세에 비해서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은 안들었지만 ... 이 정도면 그래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같이 나온 코울슬로를 곁들인다. -
737 천월희 - 하세윤 (LBPd4phOAE) 2021. 1. 9. 오전 1:59:12그가 웃으면 소리는 없지만 어쩐지 얼굴로 시선이 갔다. 분명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데 금방이라도 웃음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표정이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처음 웃는 걸 보았을 땐 저렇게 웃는구나, 싶었던게 얼마나 지났다고 지금은 그냥 보게 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시선이 가니까. 눈에 들어오니까.
"데이트라~ 뭐, 좋은게 좋은거지~ 세윤이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는거고~"
데이트인데 라는 말에 오늘은 저번처럼 당황한 반응 없이 그러던가~ 하듯이 흘려넘긴다. 한번 걸렸던 건 두번은 안 통한다는 걸까. 태연히 중얼거리고 그가 따라준 차를 데이지 않게 살살 식혀가며 마셨다. 따뜻한 차가 흘러들어가자 빈속이 더욱 허하게 느껴져 밥을 먼저 오지 않았다면 꽤나 힘들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왠지 좋은 하루가 될 거 같았다.
차로 속을 데운 뒤 그가 준 핫팩을 받아 손 사이에서 만지작거리며 그의 말을 보았다. 미처 몰랐는데 이 근처에 유원지가 있었나보다. 아니면 그녀하고는 관련이 없을 거 같아서 잊은걸까. 어느 쪽이든 그곳도 이 카페와 마찬가지로 처음 가는 곳인 건 맞았다. 그럼 싫을 것도 없어서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거기도 처음인데 어떻게 알고 정했대? 이러니까 그 다음도 기대되는데~ 어떨려나아."
기대된다는 말만은 장난도 농담도 아니고 진심이었다. 겉으로는 다른 말과 마찬가지로 가볍게 그저 그렇게 흘려버렸지만.
잠시 대화를 하고 있으니 생각보다 빠르게 음식이 준비되었다. 그와 그녀의 앞에 놓이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보기엔 괜찮았다. 원래 브런치 카페는 플레이팅만 잘 해도 먹고 들어간다더니 딱 그 말대로 라고 할까. 검게 흔들리는 커피잔이 각자 놓이고나자 그녀가 웃는 얼굴로 종업원에게 고맙다고 한다. 원래라면 안 했겠지만 지금은 기분이 좋으니까. 그녀의 변덕으로 나온 인사에 젋은 남종업원은 놀란 듯 당황한 듯 하며 허둥지둥 룸을 나갔다. 그 모습을 보며 작게 키득인 그녀는 곧 세윤을 향해서도 웃으며 말했다.
"응응~ 세윤이도 맛있게 먹자?"
그리 말하고 그녀는 먼저 치킨 파니니에 나이프를 댔다. 커피는 너무 뜨거운 걸. 커피가 적당히 식을 동안 먹음직스런 살코기가 들어간 파니니를 썰어서 한입 먹고 같이 나온 콥샐러드도 조금 곁들여본다. 명성이나 유명세에 비하면 맛이 그럭저럭인게 조금 미묘했다. 이런델 굳이 예약까지 하면서 오는 사람들은 결국 SNS용 사진을 찍으러 오는거겠구나 하는 속물적인 생각도 들고. 그래도 같이 먹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가 괜찮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한김 식은 커피도 마셔보고 그럼 그렇지, 싶어 킥 웃어버리긴 했지만.
"응. 맞아. 나 빠르면 다음주부터 현장 나갈지도 모른대. 현장이래봐야 조사나 탐문 정도라는데. 보통 2인 1조라니까 아마 사무실 사람 중에서 같이 나가지 않을까 싶네~"
느긋하게 그녀의 페이스대로 먹어가다가 주중 들었던 얘기를 꺼내들었다. 이렇게 있긴 해도 그와 그녀는 일단 같은 회사 동기였으니까. 세윤도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아니더라도 늦던 빠르던 들을테니 미리 얘기해두면 괜찮겠지 싶었다. 일 늘어나는 건 귀찮은데 말야~ 라면서 그녀의 포크가 방금 자른 파니니 조각을 푸욱 찔러 입으로 가져갔다. -
738 세윤주 (N/D4FDopCg) 2021. 1. 9. 오전 2:28:18월히 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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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9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전 2:36:57ㅎㅎ 살짝 따로 임무나가는거 떡밥 깔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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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 세윤주 (N/D4FDopCg) 2021. 1. 9. 오전 2:39:00세윤이도 따로 임무 보낼꺼에요! 답레 써와야하는데 손이 얼어버렸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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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1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전 2:44:31으응 혹시 밖이에요..?! 손 얼었으면 일단 손부터 따뜻하게 해요~~ 굳은 손으로 타자치려면 힘들잖아요 ㅎㅎ 세윤이는 월희 임무나간거 볼수 있지만 월희는 못 봐서 걱정반 궁금반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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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 세윤주 (N/D4FDopCg) 2021. 1. 9. 오전 2:47:39집인데 넘 추워서 ... 장판에서 손 녹이고 있어요 ...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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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3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전 2:49:51허유ㅠㅠㅠㅠㅠ 너무 추워서 그런가봐요... 툭하면 바람도 엄청 세게 불고.. 손이 얼 정도면 몸도 추울거같은데 이불이라도 꼭꼭 덮구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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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4 하세윤 - 천월희 (N/D4FDopCg) 2021. 1. 9. 오전 3:21:34이 겨울에 무슨 유원지 산책이냐고 그럴수도 있지만 우선 나름대로 운치가 좋은 곳이기도 하고 오늘은 날씨가 좀 풀린데다가 바람도 강하지 않아서 그렇게 추운 날씨는 아니었다. 나름 걷기도 좋은 곳이고 사진 찍기도 좋은 곳이라서 이 도시에 오면 꼭 한번쯤 가보는 곳이라고 하니까 이왕 이렇게 된거 같이 가보면 어떨까 싶었기에 넣은 곳이었다. 기대된다고는 하지만 지나가듯이 말한 것이라 정말로 기대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정말로 한치 앞을 알 수가 없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파니니를 다시 한입 먹는다.
- 현장에?
생각해보면 현장업무도 꽤나 많은 편에 속한다고 들었다. 얼마전에 선배 한명이랑 커피를 마시면서 들었던 이야기긴 했으니까. 근데 그게 벌써 우리들도 나가게 되는구나.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부족한것 같았다. 스킬이 약한 사람들은 현장 업무는 안하고 어느정도 위력이 있는 사람들만 나가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처음부터 스킬의 위력이 강하게 측정을 받은 케이스였다. 조금 이례적인 일이라고들 하던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지금 알게 되어버렸다. 그래도 아직 신입인데 벌써부터 내보내다니.
- 나는 손 상태가 이래서 같이 못나가주겠네. 애초에 같이 안내보내겠지만.
사무실 사람들 중에서 같이 나간다면 아마 직속상사들 중에서 같이 나가지 않을까 싶었다. 신입의 첫 현장업무니까 알려줘야할 것도 많을테고 괜히 신입 둘이서 내보냈다가 사고라도 당하면 그들 입장에서도 뼈아플테니. 그녀가 나간다는 것은 나도 곧 나간다는 것이기에 조금 긴장의 끈을 잡을 필요가 있었다. 그래도 첫 현장은 보통 사전 정찰 같은 개념으로 간다고하니까 그녀가 위험할 일은 없겠지. 그래도 조심에 또 조심해야하는 것은 맞으니까.
- 그저께 손 때문에 의무실 가니까 거기 담당사원? 이라고 해야하나. 그 사람이 너 이름 물어보더라. 그래서 직접 물어보라고 친절하게 웃으면서 말해줬어.
그런거 하나 물어볼 용기도 안되면서 무슨. 코웃음 치면서 나는 어느새 마지막 조각이 남아버린 파니니를 한입에 넣는다. 그래도 꽤 맛있는 점심이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만족스럽게 커피로 입가심을 끝내고서 검색창을 켠다. 대충 어떻게 가는지는 아는데 그래도 한번쯤 지도를 봐두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한번 가는 경로를 스캔해두고서 다시 원래의 하얀 화면으로 돌려놓고서 거기에 작게 그림을 그린다. 선 몇번 그은것 같은데 순식간에 그림 하나가 완성된다. 귀여운 캐릭터가 와구와구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 계산은 내가 나가면서 할테니까 그냥 나가시면 됩니다.
어차피 예약도 내가 했으니 계산까지 다 해버릴 생각이었다. 뭐 오늘 쓴돈은 그냥 나중에 밥 같은거 몇번 얻어먹는걸로 퉁치면 되는거고. 쪼잔하게 오늘 얼마 썼는데 반으로 나눠서 나 얼마 줘야해, 이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월희 임무 나가면 세윤이가 보다가 위험해지면 도와줄꺼에요! -
745 천월희 - 하세윤 (LBPd4phOAE) 2021. 1. 9. 오전 6:12:31그녀가 입안 가득 우물거리는 사이 세윤이 되묻길래 고개만 끄덕였다. 그에겐 아직 말이 없었는지 벌써? 라는 생각을 하는 듯 했다. 그녀도 그 생각을 안 한건 아니었는데. 한번 사고친 전적이 있으니 하라는 대로 얌전히 해야지 별수 있나 싶었더란다. 어차피 해야 한다면 일찍부터 시작해버리는게 낫고 사무실의 서류 업무보다는 나았으니 망정이지.
"으응. 그 얘기도 하더라. 원래는 같이 시작해야 하는데 세윤이 손 때문에 따로 하게 됬대. 같이 한다고 해봐야 입사 첫날처럼 하는거라 별 의미도 없다더라구."
그래서 그냥 진행하는가봐~ 하고 커피로 입가심은 한 그녀가 담담하게 얘기하며 남은 파니니를 한입크기로 썰어버린다. 조각조각 나뉜 파니니를 포크로 이리저리 건드려보다가 한조각 찍어 입에 넣는다. 그녀는 씹어 삼키는 속도도 느렸지만 식사 중간에 저런 딴짓을 좀 자주 했다. 그것들이 모여 전체적인 식사시간을 늘리는 요인이 되었지만, 그녀 자신은 별로 고칠 생각이 없어보인다. 매 식사 때마다 저러는 걸 보면.
세윤이 먼저 마지막 조각을 먹고 그녀는 조금 남았을 때. 또 포크로 장난질을 치던 그녀가 세윤이 길게 써놓은 말에 시선을 주었다. 의무실의 담당사원, 이라고 해도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지만 왠지 가보면 누군지 알 수 있을 거 같다. 재밌는 걸 찾았다는 듯 씨익 웃음을 띄운 그녀가 딱히 숨길 생각도 없다는 듯이 혼잣말을 했다.
"조만간 가봐야겠네~ 의무실. 구실 만드는 건 쉬우니까아."
말끝에 따라붙는 키득임이 조금 오싹해보인다면 그건 기분 탓이 아닐 거다. 미리 그 담당사원의 명ㅂ, 아니 안부를 걱정해도 과하지 않을만큼이었을테니. 그 얘기로 좀더 즐거워졌는지 남은 음식들을 먹는 동안 더이상 딴짓은 없었다. 그래서 세윤이 커피를 다 마실 쯤엔 그녀도 다 먹고 마무리를 낸 후였겠지. 냅킨으로 입가를 닦고 거울을 꺼내 얼굴을 한번 살핀 후 식사하느라 지워진 입술을 살짝 손보고서 도로 넣는다. 누가 보면 웃긴 장면이긴 했을거다. 눈을 감고 거울을 보는 모습이었으니까.
다 먹었으니 나갈 일만 남아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세윤의 말에 눈길이 간다. 슥 읽고서 아 그래? 라며 순순히 일어선다. 사겠다는 걸 굳이 반반씩 내자느니 그녀가 내겠다느니 하며 귀찮은 실랑이를 벌이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얻어먹기만 할 건 아니고 그녀도 나중에 천천히 밥을 사주든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으니까. 앞날이 어찌 될진 몰라도 밥 몇번 사줄만큼은 알고 지낼거란 근거 없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게 식사를 잘 마치고 룸에서 나와 그가 계산을 마치길 기다렸다. 그는 먼저 나가라고 했지만 꼭 그럴 이유도 없었고 어쩐지 오래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다. 사방에 사람이 넘치니 불안해서 그런가보다. 고집스럽게 기다려서 같이 나온 후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의 오른팔을 감싸 안는다. 주말 거리에 넘쳐나는 여느 커플들처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게 명백한 현실에 그녀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녀의 관심은 앞으로 갈 유원지에 있었다.
"그럼 안내 잘 부탁할게? 길 조금 헤매도 오늘은 다 봐줄거지만~"
그의 팔을 꼭 잡은 그녀가 고개를 약간 들어 그를 보고 싱긋 웃어보인다. 내리쬐는 햇살에 그녀의 얼굴이 희게 비추어지고 옅은 화장 덕일까, 호선을 그리는 입술이 물기를 머금은 듯 반짝여 평소와는 다른 느낌을 내주고 있었다.
//ㄷ시..잔다.... -
746 하세윤 - 천월희 (N/D4FDopCg) 2021. 1. 9. 오후 12:24:15같이 나갔으면 좀 더 나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스치기는 했지만 나중에도 기회가 있을테니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그녀가 먹는 모습을 바라본다. 저번에도 같이 밥 먹을때 생각했지만 먹으면서 딴짓을 많이해서 그런가 먹는 속도가 느린 편이었다. 물론 나도 그런걸 신경 쓰는 편은 아니라서 내가 먼저 다 먹으면 그냥 느긋하게 기다릴뿐이었으니까. 의무실 얘기를 들은 그녀의 반응은 좋은 장난감을 물었다는듯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명복을 빌어줘야할 것 같은데.
- 가자.
계산을 마치니까 그녀가 나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니까 차라리 여기 있는게 나았겠지. 레스토랑 바깥으로 나오자 아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를 지나다니고 있었다. 얼굴을 살짝 찌푸린 나는 내 오른팔을 감싸안는 그녀를 좀 더 내 몸쪽으로 당겨오고서는 그대로 유원지를 향해 출발했다.
- 길은 안헤매니까 걱정은 안해도 괜찮아.
길은 원래 잘 찾는 편이었고 능력도 능력이라서 목적지에서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쉬웠다. 유원지로 향해갈수록 사람의 수가 조금씩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시내 안쪽이라 걷는 속도를 좀 늦추고 이리저리 사람들을 피해서 최대한 접촉이 없게 걷기 시작한다. 그동안 옆을 흘끗 바라보면 오늘따라 더 매력적인듯한 월희의 모습이 보여서 조금 설레기도 했고. 눈을 감고 있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다 쳐다볼 정도의 매력이었으니까.
유원지에 도착하자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들어가야했지만 나는 여기도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를 해두었기에 능숙하게 어플을 켜서 입장권을 보여주자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매표소 앞은 사람들이 줄 서있던데 유원지는 꽤 커서 사람들의 밀도가 낮은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는 않았다. 겨울이라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 밖에 남아있지 않았지만 호수와 같이 보니 꽤 운치가 있었다. 사진 찍기엔 나쁘지 않겠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산책로를 따라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 어때, 기대만큼이야?
사실 유원지는 그냥 걸으면서 얘기하거나 사진 찍으려고 오는 곳이니까. 뭔가 화려하고 그런게 있는 곳은 아니라서 좀 실망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들었다. 그래도 좋아해줬으면 좋겠네. -
747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2:06:36좋은 오후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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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 세윤주 (xFF1ZwToog) 2021. 1. 9. 오후 2:07:40좋은 오후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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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9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2:31:27잠을 잘못잤나.. 앉아있는데도 멀미마냥 속이 계속 울렁거려서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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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세윤주 (xFF1ZwToog) 2021. 1. 9. 오후 2:50:15헉 ... 오늘은 푹 쉬세요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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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 천월희 - 하세윤 (LBPd4phOAE) 2021. 1. 9. 오후 4:00:01그녀가 그의 팔을 잘 잡고 있기도 했지만, 그가 좀더 가까이 당겨주는게 기분적으로는 좋았다. 실제로 안정적이었고. 그렇게 붙어서 걷기 시작하니 아까보다 주변도 덜 신경쓰이고 어쩐지 편안하다. 사람은 아까보다 많아졌는데. 그런데 왜일까 싶었지만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그가 사람들을 피해가면서 가고 있어서였다. 그러니 따라가는 그녀도 같이 피해지고 덜 신경쓰였던거지. 문득 길거리에서 부딪혔던 때가 생각나 그녀는 소리없이 웃었다. 그다지 좋지 않긴 했지만 그 때도 그 덕분에 편했었다. 여러가지로.
그가 말한대로 정말 헤매지 않고 도착한 유원지는 입구부터 문전성시였다. 주말이니까 그럴만 하지. 매표소 앞 긴 줄을 보며 저기 서서 기다려야 하나 했는데 여기도 미리 표를 구매해뒀는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바로 입구를 거쳐 들어가자 북적이는 바깥과 달리 안은 한산했다. 원래 유원지는 북적여야 좋다고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이 정도가 딱이었다. 그렇다고 할까, 처음 와보는 곳이니 어떤들 좋지 않았을까만은.
"글쎄~ 지금은 잘 모르겠네~"
천천히 산책로를 걷던 그녀가 한 말은 건성인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그도 그럴게 유원지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역시 계절이 계절인지라 볼게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앙상한 나무들과 살얼음이 낀 호수는 마치 이곳만 동떨어진 세상처럼 보이게 만들었으니. 적긴 해도 주변에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겨울의 황량함을 덜어내고 있었으니까.
"지금 풍경도 나쁘지 않긴 한데. 응. 좀더 밝았으면 어떨까 싶긴 해~ 예를 들면~ 이렇게?"
느긋하게 걷던 그녀가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는지 씨익 웃으며 손가락을 한번 튕겼다. 따악! 하고 맑은 소리가 울리자 순식간에 메마른 나무들이 푸른 잎과 만개한 꽃으로 뒤덮이고 호수도 살얼음 대신 잔잔한 물결을 수면 위에 띄운다. 그 광경은 둘에게만 보이는게 아니었는지 주변 사람들도 모두 놀라 이게 무슨 일이냐며 탄성과 놀람의 소리를 터뜨려낸다. 마치 이 유원지만 순식간에 봄이 된 것 같은 풍경은 새들이 파드득 날아오르는 소리와 함께 빛부스러기로 흩어져 사라져갔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차가워진 유원지의 풍경에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녀가 작은 소리로 쿡쿡 웃었다.
"진짜 봄은 아니지만~ 나중에 진짜 봄이 왔을 때 다시 와보고 싶긴 하네~"
만족스럽게 장난을 친 그녀가 나중을 얘기하더니 세윤을 올려다보며 묻는다. 어땠어? 라고. 방금 본 풍경에 대해서인지 그걸 일으킨 것에 대해서인지 의도는 불분명했으나 그녀의 표정을 보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저 싱글싱글 웃고만 있을 뿐이니. -
752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4:00:54빈속이라 잠깐 그런거였나봐요~ 지금은 다 나았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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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 세윤주 (xFF1ZwToog) 2021. 1. 9. 오후 4:27:24다행이네오 .. 8-8 아프지마세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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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4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5:12:58응응! 오늘은 조금 바빠서 신경을 못 써서 그런거니까요~ 평소엔 안아프게 잘 하구있어요 ㅎㅎ 세윤주도 감기조심 몸살조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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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 세윤주 (xFF1ZwToog) 2021. 1. 9. 오후 5:18:27((이미 몸살에 고통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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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5:26:28ㅇㅁㅇ) ?! 아아닛 저번의 몸살조심이 복선이었던 건가요?! 이렇게 추운날 몸살이라뇨ㅠㅠㅠㅠ 으 세윤주 아프면 안되는데... 얼른 나아져라 몸살아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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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 세윤주 (xFF1ZwToog) 2021. 1. 9. 오후 5:43:10월희 뽀뽀 한번이면 다 나을 것 같은ㄷ... (사심) 그냥 약먹고 쉬면 나을꺼에요! 일하고 있는게 문제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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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6:36:56ㅋㅋㅋ 세윤주 사심이 보인거 같은데~~ 흠흠 아플땐 쉬어야 낫는데 일이라니... 에궁...퇴근후라도 푹 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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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9 세윤주 (N/D4FDopCg) 2021. 1. 9. 오후 6:39:53제 사심은 아주 거대해서 잘 보일테니까요! 저녁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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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6:54:47사실 그렇긴 해요! 그런 부분도 너무 귀엽구! 저녁은 곧 먹을거같아요~ 세윤주도 늦지않게 저녁먹기! 약도 챙겨먹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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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1 세윤주 (N/D4FDopCg) 2021. 1. 9. 오후 7:13:31ㅋㅋㅋㅋ 저를 넘 귀여워해주셔서 감사하고 ... 역시 다 받아주는건 월히주 뿐이에요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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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2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7:26:29저도 그만큼 좋아하는데 이정도도 못받아줄리가요! >< 세윤주 한정으로 맘 엄청 넓은 사람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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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3 세윤주 (N/D4FDopCg) 2021. 1. 9. 오후 7:42:40감동이에오 ... 저는 큰 감동을 받아버렸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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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7:57:01(뿌듯)(찡긋) 좀더 감동 받아도 된다구요~ 맘 굳게 먹고 돌아온거기도 하니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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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 세윤주 (N/D4FDopCg) 2021. 1. 9. 오후 8:08:03헉 그런건가요 ... 전 돌아오셨을때 엄청 기뻤는데! 엄청 놀랐고! 보고싶었다니까요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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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6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8:23:55좀더 일찍 오지 못해서 미안해요.. 이제는 계속 있을거니까요~ (부둥부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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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 세윤주 (N/D4FDopCg) 2021. 1. 9. 오후 8:28:10정말 기뻐요 ... 흑흑 월히 내 인생 최고의 앤캐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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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8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8:38:12저도 그래요~ 정말 이 이상의 캐미는 두번 다시 없을거란 생각이 들만큼 많이 좋아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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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9 세윤주 (N/D4FDopCg) 2021. 1. 9. 오후 9:54:51>< 월히 체고! 월히주도 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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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10:13:48에헷 에헷 부끄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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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1 하세윤 - 천월희 (N/D4FDopCg) 2021. 1. 9. 오후 10:53:07겨울에도 제법 갈만하다고 해서 왔는데 그녀의 눈에는 그닥 좋지 않은 것 같았다. 내가 보기에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봄즈음에 왔으면 더욱 좋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여기 와서 안가본 곳이 꽤 있어서 이번 기회에 가보자고 생각했는데 유원지는 아무래도 무리였던것 같다. 그래도 사람들이 꽤 있었고 다들 즐거워보여서 분위기 자체는 조금 살아있던게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러다가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와 함께 주변이 갑자기 화사한 봄 분위기를 풍긴다. 새가 날아가는 소리와 함께 사라져버리긴 했지만 잠시나마 봄 분위기를 맛보았다고 해야할까.
- 봄에 또 같이 오자.
그녀의 능력은 아무래도 환상 계열의 능력인것 같았다. 저번에 복도의 사람들이 놀랐던것도 그런 이유에서 그런 것이겠지. 그래도 이런 긍정적인 방향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주변의 사람들도 그 광경을 같이 본 것 같았지만 유원지 측의 이벤트로 생각했는지 다들 잠깐 놀란 것을 끝으로 관심이 없어진것 같았다. 원래는 스킬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밀이라서 이렇게 사용한 것만으로도 큰일이었겠지만 비밀로 하면 괜찮겠지.
- 그래도 기왕 왔는데 좀 걸어다닐까. 산책로가 그렇게 길지는 않다고 했거든.
물론 길게 걸을 수 있는 코스도 있기는 했지만 겨울에 그렇게 길게 걸을 필요도 없었고 유원지는 날 좋을때 돗자리 들고와 앉아서 한가롭게 얘기를 나누는 맛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짧은 코스를 선택했다. 이젠 사람이 좀 적으니까 내 팔을 굳이 안껴안고 있어도 되겠지만 그녀가 편한대로 알아서 다니겠지. 눈이 조금 왔을때 여길 와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산책로를 걷기 시작한다.
- 오늘은 그래도 좀 덜 추워서 다행이다.
별로 안춥다는게 또 기상청이 제대로 못맞춘거면 어떡하나 싶었지만 오늘만큼은 제대로 일을 해주어서 다행이다. 나도 그렇게 두껍게 입고 온 편은 아니라서 핫팩까지 여분으로 챙겨왔는데 딱 적당하게 입고 나왔고. 그녀가 조금 옷이 얇아보였지만 춥지 않다면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그렇게 산책로를 걸으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가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힌다. 길도 넓은데 굳이 왜 부딪히나 싶었지만 태블릿에 미안합니다, 라고 쓰고선 고개를 숙여서 사과했다.
" 뭐야, 말도 못하는 병X이야? "
하지만 상대방은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드는지 내 태블릿을 툭 쳐서 떨어뜨렸고 덕분에 태블릿은 얼마전에 새로 샀는데 바로 액정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하 ... 정말 짜증나게 만든다 싶어서 태블릿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나는 왼손으로 그 녀석의 얼굴을 주먹으로 강하게 때리고선 바로 발길질로 넘어뜨린다. 왼손이라서 힘이 제대로 안들어갔네.
- 이상한 잔챙이가 시비를 거네.
아이고 내 태블릿. 액정이 깨졌지만 다행히 기능은 멀쩡해서 나는 잘 보이는 쪽에 글씨를 써서 그녀에게 보여주고선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와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한다. 맞은게 꽤 아팠는지 뒤에선 쫓아올 생각도 안하고 욕만 엄청나게 하고 있긴 했지만 그건 신경 쓸 필요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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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월희주 (LBPd4phOAE) 2021. 1. 9. 오후 11:04:46!! 세윤이가 거칠어졌어! 이런 새로운 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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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3 세윤주 (N/D4FDopCg) 2021. 1. 9. 오후 11:16:35희희 좀 바꿔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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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4 천월희 - 하세윤 (wU5i9W8kYg) 2021. 1. 10. 오전 12:07:21기본적으로 바깥에서 스킬을 남발하는 건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아직 이곳은 스킬의 존재 자체도 비밀리에 감추는 상황이기에 더더욱 경거망동한 짓은 삼가는 편이 좋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늘 내킬 때마다 스킬을 썼다. 사무실이나 그와 함께하지 않은 다른 시간 다른 곳에서도.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이었지만 거기까지 생각이 닿을지는.
세윤이 봄에 또 같이 오자고 하자 그녀는 혀를 쏙 내밀며 누가 같이 오고싶댔냐고 종알댔다. 짜증을 낸 건 아니고 톡 튕기듯이 말했다고 할까. 솔직한 듯 싶으면서도 내심 다른 생각을 할 때면 겉과 속이 다르게 군다. 일부러일 때도 있고 저도 모르게 그럴 때도 있었다. 그리고 그건 세윤에게만 그랬다. 아직 자각은 없지만 말이다.
"나 걷는 거 좋아! 여기 한바퀴를 다 돌아도 좋을걸~ 아마도?"
지금도 저렇게 말하지만 또 한 반쯤 가서 지겹다고 투덜댈지도 모르는게 그녀였다. 이쯤 되면 변덕스럽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한 거 아닌가 싶다만. 일단 잘 걷고 있으니 괜찮지 않나 싶기도 하고. 덜 추워서 다행이란 그의 말에 추웠으면 안 나왔을거라며 키득거린다. 어느새 그의 팔을 놓고 한두걸음 앞서가는 그녀의 걸음은 마치 허공을 걷는 것처럼 가볍다. 한발짝 내딛을 때마다 코트 자락이 팔락이고, 반묶음의 긴 머리가 찰랑인다. 봄이었으면 좋았겠다고 말한거 치고 몹시 즐거워보이던 그녀를 멈춰 돌아보게 만든 건 왠 이상한 시비조의 말투 때문이었다.
"흐응?"
딱 봐도 누가 누구한테 큰 소리를 칠 만한 상황이 아니었는데. 세윤과 부딪힌 상대는 버럭 화를 내고 있었다. 앞서간 자리에서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그녀가 얼굴에서 웃음기를 사악 지우며 그 상대를 응시한다. 지금 저 사람이 그녀의 기분 좋은 일정을 방해하고 있다니 그냥 둘 수가 없었다. 하지만 뭔가 하기도 전에 세윤이 먼저 상대에게 대응을 했고 상대는 그걸로 의지가 꺾인 모양이었다. 고작 한대 맞고 저럴거면 왜 그랬을까. 그가 가까이 오길 기다렸다가 옆에 나란히 서서 걸으며 그제야 태블릿의 액정이 깬 걸 보게 되었다.
"그러게~ 별 이상한 사람이 다 있, 아, 이거 최근에 새로 산 거잖아!"
아깝다며 미간을 찡그린 그녀가 힐끔 고개를 돌려 뒤를 본다. 그녀의 시선 끝에 걸린 상대는 이제 막 털고 일어나려는 참이었다. 하지만 으아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허둥대다가 꼴사납게 넘어져 허둥댄다. 마치 뭔가를 쫓아내려는 듯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었지만 남들 눈엔 그저 왠 이상한 사람이 발작하는걸로 밖에 보이지 않았겠지.
"흥. 그러니까 눈 똑바로 뜨고 다녔어야지."
언젠가 했었던 거 같은 말을 하며 옆으로 온 김에 세윤의 팔을 다시 잡는다. 어설프게 잡는게 아닌 제대로 팔짱을 껴서 잡고 한방 먹여준 걸로 기분이 풀렸는지 다시 생글거리는 웃음을 띄우며 그를 보았다.
"세윤이 마냥 순진한가 했더니 그건 또 아니었네~ 다시 봐야겠는데? 아님 그냥 이대로가 좋을라나?"
그냥 이대로, 가 대체 뭔지도 모르겠는데 좋을건 뭐고 아닐건 뭐일까. 그녀가 물어놓고 작은 소리로 웃는 걸 보면 장난치려는 건가 싶기도 하다. 아마 그렇겠지만. 그러면서 대답은 들어야겠는지 그의 팔을 살짝 당겨 안으며 응? 하고 재차 묻는데, 아까보다는 확연히 끌어안은 팔이 그녀에게 닿고 있었다. 말랑하게 눌리는 감각과 함께. -
775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전 12:25:26아으 ... 월히가 넘 체고라서 답레를 ...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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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6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전 12:30:21아니 ㅋㅋㅋ 왜울어요 응? ㅋㅋㅋㅋㅋ (눈물닦아준다) 자아 심호흡 하구 답레 천천히 써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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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 하세윤 - 천월희 (k.7X/Ks5Ag) 2021. 1. 10. 오전 1:34:49그렇게 말해놓고 봄에 같이 가자고 하면 또 갈 것 같아서 나는 그녀의 말을 옅은 미소와 함께 흘려낸다. 가족들을 한번에 전부 잃어버린 충격을 그나마 이렇게 흘려보낼 수 있던 것은 월희와 보낸 시간들 덕분일지도 모른다. 그것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감정들에 휘말려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렸을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웃는 것도 그녀와 함께 있을때나 그런 것이지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거의 표정변화가 없었다. 그걸로 지적을 받기도 했었지만 ... 나도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저 알았다고 수긍할 수 밖에는 없었다.
- 그건 다음에 걷는걸로 하자.
계속 지켜본 결과 이렇게 좋아하다가도 걷는데 조금 불편하거나 다리가 아프다면 금세 투덜거리면서 이만 가자고 졸라댈 그녀일께 뻔해서 짧은 산책로를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이 뒤에 갈 곳도 있으니까 여기서 굳이 시간을 많이 쓸 필요도 없을테고. 머리가 반묶음으로 되어있는 그녀의 모습도 새로웠기에 나름 즐거운 주말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녀의 걸음에 맞춰서 걷고 있었다.
- 수리 맡겨야지 뭐.
그래도 집에 여분의 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개의치는 않았다. 저번 일로 태블릿이 한대뿐일때 그것이 사라져버리면 얼마나 불편한지 깨달아버렸기 때문에 좀 돈을 쓰기는 했지만 예비용으로 몇대를 주문해놓은 것이다. 하지만 괜한 시비로 한대가 깨져버렸다는 사실에 기분이 좀 안좋기는 했다. 돌아가서 수리비나 뺏어올까 싶었지만 한대맞고 뻗은 녀석한테 뭘 더 바라겠어. 그녀도 기분이 좋은지 아까보다 좀 더 팔을 꽉 껴안는데 아까보다 더 생생한 촉감에 나는 좀 당황스러웠지만 내색은 하지 않고 말한다.
- 글쎄 ... 난 지금이 더 좋은데?
그렇게 말하면서 다른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한번 살짝 쓰다듬은 나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산책로를 걷는다. 선배랑 커피 마시는중에 들었던 다른 선배의 흑역사부터 시작해서 예전에 그림을 배울때 있었던 재밌는 여러가지 이야기들. 그렇게 얘기를 해주다보니 어느새 산책로의 끝이 나왔고 그것은 유원지 탐방도 끝이 났다는 얘기였다. 밥 먹고 소화시킬겸 넣어놓은 코스라서 이 다음은 영화관으로 갈 예정이었다. 그녀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미리 영화 예매는 안해놨지만 지금 좌석을 확인해보니 대부분 널널해서 현장예매를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았다.
- 영화 보러 갈껀데. 보고싶은 영화 있으면 골라. 없어도 괜찮고~
태블릿에 지금 상영하는 영화를 띄워놓고서 그녀에게 보여준다. 한창 영화가 많이 나올 때라서 여러가지 장르가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좋아하는걸로 고르라고 이렇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만약에 보기 싫으면 갈 곳도 정해놨으니까 굳이 보고싶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가도 괜찮았고. -
778 천월희 - 하세윤 (wU5i9W8kYg) 2021. 1. 10. 오전 2:21:29간단한 말 한마디조차 이랬다 저랬다 하는 그녀라 상대하기가 참 까다로울텐데. 알고지낸지 얼마나 되었다고 세윤은 제법 그녀에게 잘 적응한 듯 보였다. 그녀가 성질을 조금 꺾은 것도 있었지만 그의 반응에 따라 점차 그를 대하는게 순해지고 있었으니까. 이조차 그저 오늘 기분이 좋아 그런 걸 수도 있지만 근며칠간을 생각해보면 달라지긴 달라졌다. 남들이 보기에 그래보이니 마냥 부정할 수도 없는 현실이었다.
그녀가 태블릿의 액정을 아쉬워하자 그는 수리맡기지 뭐 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금이 가긴 했어도 일단 쓸 수는 있어서 그럴까. 상대에게는 수리비 값 이상으로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해줬으니 그가 괜찮다면 그녀도 더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그의 팔을 꼬옥 안고 장난스레 재잘대다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한껏 기분 좋은 소리를 내었다. 그게 그렇게도 좋았는지 양볼이 은근하게 홍조를 띄우고 있었다.
"흐응. 그럼 특별히 세윤이 좋은 쪽으로 해줄게~ 나도 그게 편하니까~"
말하는 걸 보면 처음부터 다시 봐줄 생각은 있었는가 싶지만. 그게 또 그녀란 사람 아니겠는가. 그렇게 말하곤 그가 해주는 얘기들에 귀를, 아니 시선을 두며 다른 선배들의 흑역사에 웃기도 하고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에 흥미로워했다. 흑역사를 들을 땐 좋은 약점거리를 찾았다는 듯 키득키득 웃었지만 세윤이 그림을 배울 때의 얘기를 해줄 땐 살짝 진지한 모습도 보였다. 귀한 얘기를 듣는 것처럼. 그녀로서는 타인의 삶, 특히 보통의 삶이 마치 책 속 이야기처럼 느껴졌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즐거웠겠네..."
작게 중얼거린 말은 바로 옆인 세윤조차 웅얼거림으로 들릴만큼 작아서, 곧 지나치는 사람들의 말소리 사이에 묻혀버렸다. 그것을 노린 듯 그녀는 언제 무슨 말을 했냐는 듯이 고개를 들어 그를 보고, 그가 띄워준 영화목록으로 시선을 옮겼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상영중이라 고르기 어려운지 조심조심 목록을 오르락 내리락 해보더니 영화 하나를 골라 톡 누른다.
"이거, 이걸로 볼래! 재밌어보여~"
그녀가 고른 건 포스터부터 흉흉해보이는 호러물이었다. 웃으며 골라놓은 그녀를 보면 이런게 취향이었나 싶으면서도 어쩐지 그럴거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왠지 그녀라면 깔깔대면서 보지 않을까 싶은.실제는 어떤지 직접 가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이거 이거. 라며 액정을 손끝으로 토독토독 두드리고 혹시나 싶었는지 세윤을 향해 고개를 갸웃 기울이며 말한다. 안 돼? 라고. -
779 하세윤 - 천월희 (k.7X/Ks5Ag) 2021. 1. 10. 오전 3:11:26솔직히 첫만남에서 느꼈던 그녀에 대한 안좋은 감정들은 이미 다 없어진지 오래고 이제는 편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만이 들었다. 가끔은 대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그 정도는 어느 사람을 대할때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니까.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길이 좋은지 기분 좋은 소리도 내는 것을 보면 ... 친구로 지내도 정말 나쁘지 않은 사람이다. 그녀도 나를 그렇게 생각해주면 좋겠지만 그녀의 생각까지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하는 얘기에 재밌어하는 모습도 진지하게 듣는 모습도 약간은 새로워서 좀 더 재밌게 이야기를 하다가 그 이야기가 끝날즈음 그녀가 무어라 말하는걸 들은것 같았다. 하지만 지나가는 인파의 소리에 그 소리가 묻혀버려서 뭐라고하는지는 못들었고 작게 말한 것을 보면 나에게 한 얘기는 아닌것 같아서 그냥 흘려듣기로 했다. 그녀가 고른 영화는 딱봐도 무서워보이는 공포영화여서 나는 작게 눈을 찌푸렸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그걸로 보자.
자리를 확인해보니 널널하게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없는 곳으로 예매를 하고선 유원지를 빠져나간다. 유원지에서 다시 시내쪽으로 오면 올수록 사람이 많아졌기에 내 팔을 꼭 안고 있는 그녀를 아까처럼 다시 내쪽으로 살짝 당기고선 최대한 부딪히지 않게 피해다닌다. 물론 그녀가 인도의 안쪽으로 가게하는건 기본이었고. 이렇게 걷고 있으니 남이 보면 커플 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도 그녀도 그런 관계까진 생각하지 않았을터이다. 하지만 만약 커플이라면 ...
- 영화 보면서 뭐 먹어?
요즘엔 미리 다 주문도 해둘 수 있어서 굳이 줄을 안서고 그냥 가서 말하기만 하면 바로 나오는 시스템이 되어있었다. 예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지. 아까 보여준 화면에서 뒤로 넘겨서 다른 곳으로 들어가니 팝콘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음식들이 나온다. 밥 먹은지 얼마 안되었으니까 너무 많이 먹지는 않을 것 같았지만 우선 물어보는게 먼저니까. 아침에 먹은 커피의 카페인이 슬슬 효능을 다해가는지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때즈음 영화관에 도착했다. 모바일 티켓이 있으니까 발권도 할 필요 없고 그녀가 주문한게 있다면 그냥 가서 받아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 저번에 너네집에서 잔 뒤로 제대로 잠을 자본적이 없는것 같아.
영화가 시작되기엔 시간이 좀 남아있어서 테이블 하나를 적당히 잡아서 앉은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그때가 마지막으로 푹 잤을때고 그 이후로는 정말 악몽의 연속이라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
780 천월희 - 하세윤 (wU5i9W8kYg) 2021. 1. 10. 오전 5:46:44굳이 무서운 영화를 고른 건 괜히 놀린다던가 그런 의도 없이 그냥 목록 중에서 그게 제일 재밌어 보였을 뿐이었다. 탓하려면 선택을 그녀에게 맡긴 걸 탓해야 할 것이었다. 하지만 세윤은 별 불만 없이 그녀가 고른 영화로 예매를 한다. 잠깐이지만 살짝 표정이 찡그려지는 걸 보긴 했지만 별 말을 안하니까 그녀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기로 했다. 싫으며 싫다고 했겠지.
예매를 마치고 유원지를 나오자 다시 인파의 물결에 섞여야만 했다. 점점 많아지는 사람들을 보며 조금 전까지 편안했던 기분이 살짝씩 이지러지는게 느껴지던 중, 그가 당겨주는 손길에 언제 그랬냐는 듯 긴장이 슬 풀렸다. 완전히는 아니고 적어도 스치거나 소음에 신경이 곤두서지 않는 정도였다. 그렇게 같이 영화관을 향해 걸으며 그녀는 문득 생각했다. 그가 동행하고 챙겨주는 것에 너무 익숙해지면 혼자 나다니지 못 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
"그러면 곤란한데~"
이번엔 딱히 숨길 기색도 없이 중얼거리곤 태연히 그가 보여준 태블릿으로 관심을 옮긴다. 넘겨준 화면에 기본 팝콘부터 시작해 여러가지가 있는 걸 보고 신기한 듯 메뉴들을 구경한다.
"헤에. 요즘 영화관은 치킨이랑 맥주도 파네? 신기해~ 시키진 않을거지만~"
그녀가 마치 처음 본다는 것처럼 말하는 걸로 보아 아마 영화관도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일일히 말하기 귀찮았는지 이번엔 처음이란 얘길 안 하긴 했지만. 제법 다양하게 있는 메뉴들을 이리저리 건드려보더니 조금 특이한 팝콘을 고른다. 딱 봐도 꽤나 달달해보이는 캬라멜과 초콜릿으로 코팅된 팝콘이었다. 특이성 때문인지 맛 때문인지 그 팝콘은 작은 사이즈 밖에 없었지만 그 정도면 둘이 먹기엔 충분해보인다. 그 팝콘만 하나 고르고 음료는 세윤이 마시고 싶은거 있으면 해~ 란다. 저렇게 단 걸 먹는데 따로 마실게 필요할까 싶긴 하다만.
"응?"
영화관에 도착하고 홀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상영시간을 확인하는데. 그가 조금 뜬금없는 얘기를 해왔다. 물론 그녀 입장에서 그렇게 느낀거지 이상한 얘기도 아니었다. 그저 잠을 잘 못 잔다는 얘기였으니까. 그 얘기를 듣고 고개를 갸웃한 그녀는 그와 마주보고 앉아서 가만히 얼굴을 보았다. 이제 보니 눈밑이 약간 퀭한 것도 같고. 아침엔 괜찮았는데 브런치 때 마신 커피의 효과가 떨어졌나보다. 이 상태로 매일 출근하고 일을 했으니 주말쯤은 푹 쉬고 싶었을텐데. 그런데 굳이 외출 코스를 짜서 아침부터 지금 여기 같이 있는 그에게 뭐라도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생각해보니 여태 비용도 다 그가 내고 있었다.
...어라, 이거 왠지 잘못하고 있는 듯한 기분인데. 순간 양심의 가책이란 걸 아마도 난생 처음 느낀 그녀는 그가 얘기를 꺼낸 것 만큼 뜬금없는 제안을 꺼내버리고 말았다.
"음~ 그러면~ 그럼 말야, 이번 주말에 내 집에서 자고 갈래? 오늘내일 둘 다도 괜찮아!"
그가 말한 걸로 보아 그녀의 집에선 잘 잘 수 있었던 모양이니까, 주말만이라도 그러면 한결 편해지지 않을까. 오늘 쓴 비용을 돌려주는 건 그녀가 생각해도 좀 아닌 거 같아서 빠르게 잔머리를 굴려본 결과였다. 어차피 그녀는 혼자였고 누구의 눈치도 볼 일이 없었다. 응. 완전 괜찮아. 라며 고개를 끄덕이곤 세윤의 대답을 기다린다. 눈이 있었다면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는 듯한 표정으로. -
781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전 11:31:26좋은 아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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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2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2:25:20좋은 오후! 세윤주 오늘도 잘 보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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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3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3:45:53몸이 안좋아서 하루종일 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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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4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3:49:19!!! 몸살이 심한가봐요 어떡해 ㅠㅠㅠㅠ 약은 먹었어요? 오늘만이라도 무리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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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3:56:12오늘은 일 가는 날은 아니라 괜찮아요! 답레는 이어올 수 있으니까요!! >:3 우리 월히가 기다리는데 답레를 안써올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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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6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3:57:49월희는 좀더 기다려두 되니까 답레 천천히 써요! 전 월희보다 세윤주랑 세윤이가 먼저인걸요! (나쁜오너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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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7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3:59:48하지만 월희가 너무 예뻐서 참을수가 없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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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4:02:48ㅋㅋㅋ ㅋㅋㅋㅋㅋㅋ 몸살도 막을 수 없는 세윤주의 윌희 사랑..! 넘모 좋다는거시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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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9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4:03:55구럼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인데! 하고싶은거 다 해볼꺼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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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4:08:48응응 좋아요! 하고싶은거 다 해보자구요! 원없이 다 해보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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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1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4:13:41우선 목표는 결혼까지해서 회사에서 알콩달콩 분위기 보여주면서 다니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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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4:14:57결혼해서 알콩달콩.... 음.. 고지가 멀군요 선생님..! 이걸 하려면 일단 몸부터 챙기시죠!! 체력이 곧 일상력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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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4:23:26고지를 멀게 잡아야죠! 우선 커플이 되는게 1차 목표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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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4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4:27:08ㅋㅋ 하긴 아직은 커플도 멀긴 했죠 ㅋㅋㅋ 지금도 좋은데 커플이 되고나면 얼마나 더 좋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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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5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4:29:44커플은 언제쯤 될 수 있을까 ... 후우 ... 아주 애가 탄다구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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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6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4:38:17아직 멀었지만 차차 진행 중임다 선생님~ 너무 애태우지 마세요~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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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4:41:32매일 급발진을 하려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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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 하세윤 - 천월희 (k.7X/Ks5Ag) 2021. 1. 10. 오후 5:19:16- 뭐가 곤란한데?
사람들을 피해서 영화관으로 가고 있을때 그녀가 옆에서 중얼거리는 이번엔 정확하게 들렸다. 뭐가 곤란하다는걸까.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별거 아니겠지, 하고 생각하고서는 무사히 영화관에 도착했다. 오는 길에 그녀가 고른 팝콘은 정말 달다는 느낌이 엄청나게 드는 것이었기에 나는 그냥 탄산수 두개에 얼음만 추가로 달라고 해놓고 나초를 하나 주문했다. 발권하는 곳 바로 옆에 음식을 받아가는 곳이 있어서 미리 주문한 음식들을 받은 나는 테이블에 앉아 그녀에게 잠을 잘 못잔다고 얘기를 했고 돌아온 반응은 좀 의외였다.
- 어 ... 그거 괜찮아? 그래도 괜찮다면 나야 좋지만.
저번에도 아무일 없었다지만 우선 다른 여자의 집인데다가 남의 집에서 이틀이나 자는건 실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의 집에서 잘때 오랜만에 푹 잤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어서 갈등하던 나는 결국엔 수면욕에 져버리고서 그녀의 제안을 수락했다. 잠을 제대로 못자면 두통에 시달리는 일도 많고 일의 능률도 계속해서 떨어지기 때문에 한번쯤 리프레쉬를 해줄 필요가 있었다. 그걸 그녀의 집에서 한다는것 자체가 이상한것 같았지만 본인이 괜찮다면 괜찮겠지.
- 그럼 이따가 집에서 씻고 너네집으로 갈게.
그래도 여자 혼자 사는 집에서 씻는 것까지 하는건 좀 아니니까 우리 집에서 먼저 씻고 잠옷만 입고 가면 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었다. 뭘 더 챙겨가야하나 생각하고 있을때 표를 받는다는 소리가 들렸고 천천히 일어난 나는 음식들을 챙기고선 그대로 상영관으로 향했다. 같은 층에 있는 상영관이라 따로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괜찮다는 생각과 함께 모바일로 예매해둔 표들을 제시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개봉한지 조금 시간이 지난 영화라 그런지 내부엔 사람이 별로 없었고 덕분에 우리가 앉는 좌석 주변에는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 다행이네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나도 사람들이 많은건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다가 영화관에서는 주변에 사람이 없어야지 움직이는게 편해서 더 좋았다. 하 그런데 공포영화라니 ... 싫어하는건 아니었는데 놀라는 장면이 나올때마다 소리를 지를 수가 없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심적 부담감이 오롯이 심장으로 전달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녀가 보고싶다하니까 보러오기는 했지만. -
799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6:55:24갱신해요! 결국 수면욕에 져버린 세윤이 너무 귀여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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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7:04:08월희도 엄청 예쁜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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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7:07:31그야 세윤이 홀딱 반하게 하려고 작정했는걸요~ 당연히 예쁘죠! 물론 제맘이긴 하지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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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7:30:13월희도 세윤이한테 홀딱 반하게 해야하는데! 무능한 오너를 원망하렴 8ㅁ8) ... 월희는 정말 엄청나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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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3 천월희 - 하세윤 (wU5i9W8kYg) 2021. 1. 10. 오후 7:44:44숨길 생각도 없던 혼잣말에 그가 의문을 표했을 때. 그녀는 그저 웃기만 해보였다. 입꼬리를 한껏 올려 웃으며 어떤 말도 들려주지 않는 모습이 평소와 사뭇 남다르다. 그녀도 말을 아끼는 때가 있는 건가, 싶은. 받아들이기에 따라선 벽을 치고 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여기까지가 딱 선이라고 느껴지게끔 말이다. 뭐. 그것도 그녀가 하는 것이니 사실 선 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을지도.
세윤이 팝콘과 탄산수, 나초를 들고오자 몇개 집어 아작아작 씹어먹는다. 잇새에서 바스라지는 팝콘은 닿는 순간마다 혀끝이 얼얼할만큼 달았고 그녀는 그 맛이 만족스러웠다. 지금의 기분을 더욱 고양시켜주는 것만 같아서. 아직 굳지 않은 시럽이 손끝에 묻는 것도 개의치 않고 먹으며 그래도 괜찮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잠 좀 재워주는 걸로 오늘거 퉁치려는 거니까~ 부담갖지 말라구?"
정말 부담 갖지 말라고 하는 소린지 저것마저 의미 없는 소린지. 턱을 괴고 웃는 얼굴은 여전히 한치, 아니 한뼘의 속내도 들여다보기가 어렵다. 이러는게 하루이틀도 아니긴 한데 갈수록 짙은 안개 속으로 끌고가는 듯 하다. 그 속에서 무언가 찾을 수 있을지 어떨지는 그 속에 들어간 사람만이 시도라도 해볼 수 있을 터였다.
"편할대로 해~"
결국 오겠다고 답한 그에게 알아서, 편할대로 하라고 해주고 일어나는 그를 따라 같이 몸을 일으킨다. 그녀도 표 받는다는 직원의 말을 들었기도 했고. 음식 드는 걸 거들어줄까 했지만 트레이도 있고 어둑한 상영관 안에선 오히려 걸리적거리만 할테니 온전히 그에게 맡겼다. 직원에게 표를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가는 그를 따라가자 점점 어둑해진다. 안 그래도 불투명한 시야인데. 한발 앞조차 보이지 않는 순간이 되자 남몰래 입술을 살짝 물었다. 곧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자 광고가 나오는 스크린 덕에 앞이 제대로 보여서, 자리를 찾아가는 그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게~ 덕분에 주변 눈치 안 봐도 되고 편해졌네. 그런데 이건 좀 불편하다. 거슬려."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건 좋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양쪽에 있는 좌석 팔걸이가 영 불편한지 오늘 처음으로 그녀의 입에서 볼멘 소리가 나왔다. 한쪽은 음료를 놓아야 하니 어쩔 수 없다 쳐도 반대쪽까지 있을 건 뭐람. 작게 궁시렁대며 탄산수 하나를 바깥쪽 팔걸이에 두고 그녀가 골랐던 팝콘을 가져온다. 이미 3분의1 쯤 먹어서 빈 팝콘통을 잘각잘각 흔들어보고 그를 보았다.
"영화 재밌으면 좋겠네에. 그치?"
그의 심정이 어떤지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웃으며 하는 말이 참 얄밉기도 하고 다른 기분이 들 지도 모르겠다. 그래놓고 스크린 쪽으로 고개를 삭 돌리더니 광고가 지나가는 동안 팝콘을 야금야금 집어먹는다. 이윽고 시간이 지나 상영관이 어두워지고 음산한 배경음악과 함께 영화가 시작되자, 제아무리 그녀라도 분위기에 압도되는지 살짝 숨을 들이킨다. 팝콘을 먹던 손마저 멈추고 말이다. -
804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7:45:29세윤주도 세윤이도 잘 하고 있으니 걱정마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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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 하세윤 - 천월희 (k.7X/Ks5Ag) 2021. 1. 10. 오후 8:51:30그게 무슨 뜻인지 물어보았지만 웃기만 해보이는 그녀를 보면서 별거 아니었나 싶어서 관심을 끈다. 저렇게 단 팝콘을 저렇게나 먹을 수 있다니 여동생도 단 음식을 좋아했었는데 여자들은 다 달달한걸 좋아하나 싶었다. 애초에 단 음식을 그렇게 안좋아해서 그녀가 먹는 것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영화관으로 들어간다. 안쪽이 생각보다 어두워서 그녀가 잘 들어올 수 있을까 걱정이었지만 손이 꽉 차있어서 잡아주는게 불가능했다.
- 네네.
숙박비가 좀 비싸지 않나 싶었지만 애초에 뭘 받으려고 돈을 쓰는 것도 아니고 내가 그냥 쓰고싶어서 쓰는거니까 서로 윈윈하는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팔걸이가 불편하다고 투덜거리는 소리가 옆에서 들려왔지만 여긴 팔걸이가 올라가는 형태가 아닌 것 같아서 나도 살짝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들고있는 팝콘통을 슬쩍 보니 벌써 1/3 이 없어져있어서 그 사이에 그만큼이나 먹었다는 생각에 살짝 놀라지만 티는 내지 않고 내 몫의 나초를 하나씩 집어먹기 시작했다.
광고시간이 지나가고 상영관이 어두워짐과 동시에 영화가 시작된다. 처음부터 음산한 분위기로 시작한 영화는 그 분위기부터 남달랐다. 이렇게 초장부터 심장을 조여오는 영화라니. 영화관에서 졸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런 분위기라면 졸수도 없을것 같았다. 초반의 분위기답게 영화는 인터넷에서 호평받는 그대로 꽤나 무서운 것이었고 중간중간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물론 나도 깜짝깜짝 놀래서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질 못했고 결국 영화가 끝날때까지 몸만 들썩들썩거릴 수 밖에 없었다.
- 재밌긴했네.
영화가 끝나고서 작게 한숨을 내쉰 나는 반도 못먹은 나초를 몇개 더 집어먹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천천히 걸어가면서 잘 안보이는 그녀가 넘어지기라도 할까 조심조심 걸어가다가 바깥으로 나와 쓰레기를 처리하고서 그대로 그녀의 손을 잡는다. 아마도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겠지. 무서운걸 보고 나면 항상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리곤 했으니까. 아직도 진정이 안되는 가슴을 부여잡고서 크게 한번 심호흡한 나는 그녀를 바라보고 물었다.
- 다음 시간은 일부러 비워놨어. 혹시 여기와서 가보고 싶었던 곳 있어?
물론 그녀가 없다고하면 갈 곳도 정해두기는 했지만 내가 짠 루트로만 움직이는 것보단 중간에 그녀가 가고싶은 곳을 데려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일부러 넣은 시간이었다. 평소에 가고싶었는데 귀찮다거나하는 이유로 안가던 곳? -
806 천월희 - 하세윤 (wU5i9W8kYg) 2021. 1. 10. 오후 10:25:37영화가 시작되고 잠시 굳었던 그녀였지만 스토리가 나오는 초반쯤에는 별로 놀라거나 하는 것 없이 팝콘을 먹으며 잘 보았다. 봤다기보다 대사들에 귀를 기울였다 정도가 맞을까. 그녀의 시야에 스크린은 흐릿한 색덩어리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니 자연히 내용을 알 수 있는 소리에 더 집중하게 되고, 그만큼 소리에 더 놀라게 되는 이중 효과를 내고 말았다.
"흐이...힉! 꺄악! 뭐야, 싫어!"
본격적으로 무서운 전개에 들어가고나자 그녀는 팝콘도 잊고 팔걸이 너머의 세윤을 붙잡으며 갖은 비명을 질러댔다. 소리에 한번, 그가 들썩이는 것에 또 한번. 바로 옆에서 그러면 그의 귀가 남아나질 않겠지만 그 때의 그녀에게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있었을까. 그에겐 미안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녀는 그를 붙잡고 떨어질 생각을 않았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꼭 붙잡고 있다가 그가 일어날 때에서야 겨우 손을 놓았었지.
들어올 때처럼 그를 따라 나가는데 앞이 어두운지 발밑이 어떤지 생각할 틈이 하나도 없었다. 중간에 주저앉지나 앉아서 다행이었다. 어두운 복도를 지나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홀로 나오자 겨우 숨이 트이는 기분, 아니, 정말로 숨이 탁 하고 트였다. 하아. 그가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동안 먼저 심호흡을 한 그녀는 제 손에 그의 손이 닿자 잠깐이지만 움찔 했다. 조금 진정되기는 했어도 아직 여운이란게 남아있어서 말이다. 그 탓에 다시 심장이 쿵쾅대기 시작하자 그녀는 이걸 좀 가라앉혀야겠다고 생각했다.
"어... 어? 으응. 있긴 한데. 응. 나 잠시만."
그의 손을 꼭 잡은 채로 그에게 살짝 가까워진다 싶더니 예고없이 그의 품으로 폭 안겨든다. 안겼다기보다 그녀가 끌어안았다는게 맞다. 한 손은 그의 손을 잡고 있으니 남은 손을 그에게 두르고 바짝 붙어서 어깨에 툭 기댄다. 가깝게 느껴지는 그의 체온과 아침부터 은은히 느껴지는 향이 날뛰던 심장을 천천히 진정시켜간다. 점차 편안해져감에 안도한 그녀가 작은 숨을 내뱉고 가만히 고개를 들어 그의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본다. 그러고보면 그도 많이 놀랐었지. 영화 내내 소리도 못 내고 몸만 들썩이던게 생각났다. 그녀가 보지 못해 더 놀라했던 것처럼, 그도 그만큼 부담이 있었을거라 생각하니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그래도 공포영화를 고른게 조금 미안해졌다.
"뭐야~ 얼굴에 핏기 좀 돌려봐아. 또 시체마냥 하얘졌잖아~"
그래도 순순히 미안하다는 말은 않고 장난스레 말하며 싱긋 웃는다. 그에게 둘렀던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한번 쓰다듬고 손을 떼며 동시에 그녀도 그에게서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이 그에게 어떻게 느껴졌을지 생각이나 했을까. 물러서선 다시 그의 옆에 서서 조금전 하려다 만 말을 마저 했다.
"저기 있지, 나 전망 보기 좋은데 가보고 싶어. 다는 아니어도 이 도시가 어느 정도 보이는 높은 곳! 그런 곳 알아? 있으면 데려가줘. 응?"
언제 무서워했냐는 듯 잡은 손을 살살 흔들며 응? 응? 하고 그의 대답을 보채다가 다시 웃어보이는데. 이쯤되면 사실 꼬리 아홉 달린 여우가 아닐까 싶을지도. 뭐든 세윤이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
807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10:37:01월히야 ... 정말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내 맘을 ...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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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8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10:42:32(뿌듯함을 느끼며 눈물 닦아준다) 기습이 잘 먹혔나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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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10:43:16오늘 세윤이 꼬시기로 작정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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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10:49:38전 언제나 작정하고 일상에 임하고 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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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10:52:54하지만 아무런 감정 없이 한다는걸 더 잘 알기에 마음이 아플뿐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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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10:56:46그..음...자각하기 위한 단계를 쌓는 중이라는 변명을 던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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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10:58:10변명이라녀! 다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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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11:04:03!! 그쵸그쵸! 역시 세윤주 밖에 없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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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11:10:53다만 세윤이는 월히한테 마음이 생길것 같아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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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11:14:11그거 몹시 좋은 소식이군요! 원래 시작은 따로따로인게 국룰 아니겠나요~ 그래야 썸도 타고 질투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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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11:18:32썸은 서로에게 마음이 있어야죠! 세윤이는 질투해도 겉으로 티는 안낼것 같네요 속앓이만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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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11:25:54아앗...아... 미안하다 세윤아.... 조금만 참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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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9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11:28:47얼마나 참아야할지 아무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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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11:31:21ㅋㅋㅋㅋㅋ 얼마 안될거에요! 아마..도..?! 으아닛 혼란스럽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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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11:34:44어느 부분이 혼란스러운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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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 월희주 (wU5i9W8kYg) 2021. 1. 10. 오후 11:49:14빨리 급발진으로 진도를 빼라는 마음과 차곡차곡 진전해야 한다는 마음이 엉켜서 혼란 그자체라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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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3 세윤주 (k.7X/Ks5Ag) 2021. 1. 10. 오후 11:52:48헉 ... 저도 전자가 너무 좋은데 차근차근도 나쁘지 않은것 같아서 덩달아 혼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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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4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전 12:00:21이렇게 된 이상... 둘을 오가면서 진행하는 수 밖에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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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 세윤주 (zrNq0/ddlg) 2021. 1. 11. 오전 12:07:47급발진과 차근차근이 뒤엉키면 대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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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전 12:09:46그것은 그저 흐름에 맡길 뿐~~ 잡담으론 이렇게 혼란! 혼돈! 해도 일상은 확실히 이성의 끈 붙잡고 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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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 하세윤 - 천월희 (zrNq0/ddlg) 2021. 1. 11. 오전 12:20:32분명 영화 초반엔 딱히 무서울게 없어서 흥미롭게 잘 보는 것 같았는데 중반부부터 슬슬 공포영화의 본질이 나오기 시작하자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나를 붙잡는다. 나라고 안무서운게 아닌데, 그녀가 비명을 지를때마다 내가 더 놀랄때도 있었고 비명을 지를때마다 너무 옆에서 질러대는 통에 귀가 아플때도 있었다. 이렇게 무서워할거면 공포영화를 왜 보자고한걸까 싶지만 공포영화보고 안놀랄꺼면 애초에 보는 의미가 없으니까. 상영관 바깥으로 나와서도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되는지 심호흡을 하고 있던 그녀를 바라보고 가고싶은 곳이 있냐고 물어보자 갑자기 나를 껴안는다.
' 이게 갑자기 뭐지? '
갑작스러운 상황이라서 내 팔은 잠깐 굳었다가 안겨있는 그녀를 살짝 안아주고선 머리를 길게 쓰다듬어주었다. 내 어깨에 머리를 톡하고 기댈때는 향긋한 샴푸의 향에 정신이 아찔했다고 할까. 나에게서 떨어질때도 손으로 내 얼굴을 한번 쓰다듬고 떨어지는 행동은 정말 헷갈리기 그지 없었다. 그나마 그녀를 잘 알고 있는 나라서 이게 단순한 변덕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추스를수 있는거지 아니라면 진즉에 나를 좋아한다고 오해했을테니까.
- 얼굴에 핏기는 내 맘대로 되는게 아니라서.
잠깐 멍해져있던 정신이 그녀의 말이 들려오자 금방 원상태로 되돌아오고 얼굴이 그렇게 하얗게 질렸나 싶어서 몇번 심호흡을 한다. 아직 무서운게 안가셨나보다, 라고 생각하며 전망 좋은 곳을 가고싶다는 말에 생각나는 곳이 한군데 있어서 그곳으로 가는 길을 검색해본다. 다행히 여기서 멀지는 않아서 가는 길을 대충 머릿속에 넣어둔 나는 그녀의 손을 잡으면서 얘기했다.
- 백화점 옥상이 전망이 좋아. 이 근처에선 백화점이 가장 높은 건물이거든.
좀 더 나가면 아예 전망대를 지어둔 곳이 있었지만 거긴 거리도 꽤 있었고 야경은 시내 한가운데에 있는 백화점이 더 낫다는 생각에 그곳으로 정한것이다. 조금 설레고, 조금 두근대는 마음을 가까스로 진정시키면서 나는 그녀의 손을 꾹 잡고서 영화관을 빠져나온다. 저번부터 느껴지는 이 익숙한 감정은 아무래도.
이젠 어둑어둑해져가는 거리에는 아까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아무래도 그냥 날 잡고 가기엔 그녀가 사람이랑 부딪히는건 힘들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손을 들어서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고 그대로 거리로 나간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더 끌어안고 조금 널널해지면 다시 풀어주는 것을 반복하면서 능숙하게 백화점으로 향했다. 겸사겸사 백화점 구경도 하고 그러면 저녁 시간이 다가오지 않을까 싶었다. -
828 세윤주 (zrNq0/ddlg) 2021. 1. 11. 오전 12:20:56기대해보겠다구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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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 천월희 - 하세윤 (cxv7Zr5J42) 2021. 1. 11. 오전 1:19:41갑작스레 안긴 것. 그건 그저 잠깐의 안식처를 찾는 행동에 불과했다. 공포영화의 서늘한 여운을 달래기 위해 그의 체온과 체향을 마치 방향제 쓰듯이 이용한거다. 그가 그 사실을 알면 화를 낼까. 아니다. 어쩌면 그럼 그렇지 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을지도 모른다. 그조차도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넘길 것이 분명했지만.
"음~ 그건 나도 그렇긴 하지만?"
겉으로는 태연해보이는 그가 그녀의 말에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고 하자 그녀도 웃으며 역시 그렇지? 한다. 핏기나 혈색 조절하는 건 전문적으로 배우면 된다지만 그녀는 배운 적이 없었으니까. 앞으로도 배울 생각 없고 말이다. 그래서 마냥 웃는 얼굴로 심호흡 몇번 하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었다.
가고싶은 곳을 말하고 보채던 그녀가 잠시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는 동안 그는 옆에서 그녀가 말한 곳을 찾는 듯 했다. 바로 찾는 걸 보니 어디 생각난 곳이 있나 싶다. 찾기를 마친 그가 다시 손을 잡으며 말해오자 알았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뜬금없는 요구에 불만 없이 찾아준 곳이니 그녀도 도착할 때까진 어떤 말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가서 보고 별로면 그때 투덜대면 되니까.
"와.. 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서 나오는거지이..."
영화관 밖으로 나오자 낮보다 더 많아진 인파에 그녀가 못 참겠다는 듯, 질린다는 듯 중얼거린다. 역시 주말은 주말인가보다. 어두워져가는데도 오히려 사람이 늘어나는 걸 보면. 이 속을 어떻게 지나갈까 고민하던 그녀를 그의 손이 감싸안는다. 어깨를 두르는 손이 꽤나 듬직하게 느껴져 그녀도 자연히 그에게 몸을 기대었다. 잡을게 없어진 손으로 그의 허리께를 두르니 좀더 안정적인 거 같아 백화점으로 가는 내내 그러고 있었다.
"이럴까봐 주말밤엔 나온 적이 없는데~ 세윤이랑 같이 있으니까 이것도 나쁘지 않네?"
그의 능숙한 안내를 따라 걸으며 하는 말은 여유롭기 그지없었다. 그만큼 그가 그녀를 잘 챙겨주고 있다는 표시기도 했다. 그가 인파에 따라 팔에 힘을 주거나 풀거나 하는 것과 달리 그녀는 한결같이 그에게 꼬옥 붙어서 걸었다. 이렇게 편한데 굳이 떨어져야 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가다가 한번씩 세윤을 바라보고 시선이 맞았다 싶으면 익숙한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짓는다. 그녀의 행동 하나, 말 하나가 그의 속을 어찌 만드는 줄도 모르듯이.
사람 사이를 헤치며 걷다보니 백화점까지 다다르는 것도 금방이었다. 백화점 근처로 올수록 인파는 조금씩 풀어졌지만 그녀는 그가 다시 손을 잡거나 완전히 풀어줄 때까지 허리에 두른 손을 풀지 않았다. 그렇게 도착한 백화점은 입구에서부터 찬란한 조명빛이 쏟아져 나올만큼 빛이 환하게 켜져있었다. 흐릿한 그녀의 시야에도 눈이 부셨는지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풀곤, 그를 보며 묻는다.
"옥상 바로 올라갈거야? 아니면 중간에 어디 들를거야?"
그녀는 딱히 중간에 들르고 싶은 곳이 없는지 그건 세윤이 알아서 하라는 듯한 태도였다. 가고싶은 곳에만 가면 된다는 듯이. -
830 세윤주 (zrNq0/ddlg) 2021. 1. 11. 오전 1:26:44(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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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전 1:33:25!!! (부활스크롤 찢찢) 아직 주그면 안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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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 하세윤 - 천월희 (zrNq0/ddlg) 2021. 1. 11. 오전 1:52:06본래 밤의 거리가 더 재밌는 법이니까. 사람들은 밤새 술을 마시고 평일에 받은 모든 스트레스를 주말 밤에 다 날려버리기 위해서 거리로 나오는 것일테다. 예전엔 나도 그런 사람들과 다를바 없어서 주말만 되면 밤늦게까지 미친듯이 놀곤 했었지. 목소리를 잃고 나서는 그럴 일이 없게 되어버렸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은 아련한 추억이지 않나 싶다. 그녀가 부딪히지 않게 잘 배려해주면서 걷고 있으니 그녀도 많이 긴장하지 않았는지 장난스레 나에게 말을 건다.
- 필요하면 같이 나와줄께.
이 정도는 해줄 수 있다며 그녀에게 웃어보이는 순간 눈이 마주치고 그녀의 장난스러운 웃음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이 저렇게 예쁠수가 있나 싶을 정도의 웃음이라서 나는 재빠르게 고개를 돌려서 붉어질뻔한 얼굴을 수습했다. 하지만 중간중간 그녀가 잘 가고있나 확인하려고 바라보면 눈이 마주치고 그때마다 날아오는 미소에 정말 마음이 격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가까스로 백화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백화점은 바깥보다야 사람이 적었으니까 어깨를 풀고있던 손을 다시 그녀의 손으로 옮겨잡고서 그녀의 말에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바로 올라가기로 하고선 말했다.
- 딱히 할건 없으니까 바로 올라가자.
에스컬레이터와 엘레베이터. 옥상으로 올라가기 위해선 두가지 선택지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바로 올라가는건 엘리베이터가 좋겠지만 사람들이 많이 탄다는 단점이 있었다. 평소라면 엘레베이터를 타러 갔겠지만 오늘은 월희와 같이 있으니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에스컬레이터로 가자는 생각을 하고선 에스컬레이터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옥상까지 가는데에는 꽤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편하게 온건 사실이라서 마지막 층에 올라온 나는 그녀의 손을 잡은채 옥상으로 나가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 문을 열었다.
- 이젠 많이 어두워져서 더 예쁘겠다.
석양은 이미 저물어가고 있어서 하늘 끝자락에서 그 자취만 살짝 남기고 있었고 그 자리는 가로등과 건물들의 불빛이 대신하고 있었다. 건물들 사이로 지나다니는 수많은 인파들이 보이고 건물들의 창문에서 나오는 빛들은 그 갯수가 수백 수천이었는데 그것 또한 장관이었다. 작은 도시는 아니라서 도로에서 지나다니는 차들의 헤드라이트 불빛 또한 야경의 수려함에 일조하고 있었고. 잘 보이기 위해서 옥상의 가장자리로 가서 그녀의 손을 꼭 잡고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문득 월희는 시야가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서는 그녀에게 웃으며 말한다.
- 자, 잘 보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서 나는 옥상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주변이 보이도록 스킬을 사용하고선 그 시야를 월희와 공유 시켰다. 스킬로 보이는 풍경은 내가 보는 것보다 더 선명했기에 그녀의 입장에서도 더욱 잘 보일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렇게 천천히 주변을 보여준다. 그녀가 만족할때까지. -
833 세윤주 (zrNq0/ddlg) 2021. 1. 11. 오전 1:52:40하지만 우리 월히 넘 이뿌고 매력적이고 ... 눈웃음까지 지어보인다니 전 살아남기가 힘드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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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4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전 1:56:26ㅋㅋㅋㅋㅋ 어휴 이 귀여운 세윤주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세윤주 심장아 힘내! 너 앞으로 열일해야한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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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5 세윤주 (zrNq0/ddlg) 2021. 1. 11. 오전 1:58:13월히가 세윤이랑 꽁냥댈때까지 못 죽어요! 안죽어요! 꼭 후배들한테 도시락 자랑 할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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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 천월희 - 하세윤 (cxv7Zr5J42) 2021. 1. 11. 오전 2:26:38그녀의 말에 그가 필요하면 같이 나와줄게, 라고 했을 때. 그녀는 글쎄~ 라면서 일부러 대답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마치 그가 아니어도 같이 나올 사람 쯤은 있다는 것처럼. 그러면서 자꾸만 보여주는 말간 웃음은 그의 마음을 휘젓다 못해 들고 흔들기에 충분했으리라. 그럴 의도가 없었음에도, 그도 그걸 알았을텐데도.
백화점에 도착해 다시 손을 잡게 되자 피하지 않고 같이 꼬옥 잡는다. 잠시나마 비었던 손이 다시 그의 손으로 가득 차자 그게 그리도 좋은지 제 손을 쥐었다 펴길 반복하며 흐흥. 하고 기분 좋은 듯한 소릴 낸다. 마무리로 깍지를 껴 꼬옥 잡고서 역시 이래야 좋다며 중얼거리기도 하고. 그렇게 다시 손을 잡고 세윤을 보자 그도 딱히 들를 곳은 없었는지 바로 올라가자고 한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던 그녀는 평소처럼 가볍게 대답하며 그와 함께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어라, 그렇겠다. 별 생각 없이 말한건데~ 딱 좋은 시간대에 온거네?"
엘리베이터가 아닌 에스컬레이터로 올라와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며 그녀가 즐겁다는 듯 말한다. 전망 좋은 곳에 가고 싶다고 말할 때, 시간이라던가 그런 건 하나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낮이든 밤이든 어차피 그녀의 눈에 보이는 풍경은 지상에서 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을테니. 그래서 솔직히 지금도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흐릿하게나마 도시의 풍경이 보인다면 그걸로 만족할만큼 아무런 기대도, 바람도 없이 그를 따라 옥상으로 올라가 난간으로 향했을 뿐이었다.
"흐응."
전망을 보기 위해 마련된 난간 앞에 서자 그녀의 생각 그대로인 풍경에 아무런 감상도 나오지 않았다. 난간 너머 멀리까지 퍼진 어둠 사이로 색색의 빛덩어리들이 움직여대는게 고작이었다. 처음부터 기대는 없었으나 그럼에도 약간의 씁쓸함은 느껴진다. 그래서 이만 가자고 하려는데 그의 말이 한박자 빨랐다. 잘 보고 있으라는 말에 의아함을 느끼며 고개를 갸웃하던 중 갑자기 눈 앞이 환하게 밝아져온다. 그 빛에 놀라 흠칫하기도 잠시, 생전 처음 보는 풍경에 그녀가 할말을 잃었다. 그저 짧은 탄성을 내지르며 제 시야에 비치는 풍경을 보느라 잠시 넋이 나갈 정도였다.
"와아...!"
옥상보다 높은 고도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풍경은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수많은 불빛과 불빛 사이로 인파가 일렁이고 꺼지고 켜지길 반복하는 조명들은 마치 밤하늘의 별 같았다. 무엇보다 달리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하나마저도 선명히 보일 만큼 깨끗한 풍경이었다. 태어나 이런 건 처음이라서, 그녀는 한동안 말도 행동도 없이 세윤이 보여주는 풍경에만 빠져있었다. 그 풍경이 사라지고 나서야 겨우 정신이 든 듯 잠시 멍해 있다가 제 옆의 그를 확 끌어안으며 기쁨으로 가득찬 목소리를 높였다.
"나, 나 이렇게 예쁜 풍경은 처음이야! 지금까지 한번도 이렇게 본 적 없었는데! 진짜, 진짜 너무 예뻐서 계속 보고 싶을 정도였어! 한순간이지만 지금 죽어도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세윤이 스킬 대단해! 엄청 좋아하게 될거같아!"
이미 마음에 들어버렸지만! 하고 잔뜩 들뜬 기색을 여실없이 드러내는 목소리가 백화점 옥상에 울려퍼졌다. 그녀와 그 말고도 몇몇의 사람들이 더 있어서 그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지만 지금의 그녀에겐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마냥 기분이 좋은 웃음소리를 내면서 그를 꼬옥 안았다가, 휙 놓곤 한두걸음 물러서 마치 춤을 추듯 한바퀴 빙글 돌며 정말 있는 힘껏 즐거움을 표현해낼 뿐이었다. -
837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전 2:27:51ㅋㅋㅋ 세윤월희 버킷리스트 꽉꽉 채워두시라구요~ 꽁냥꽁냥 하면서 다 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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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8 세윤주 (zrNq0/ddlg) 2021. 1. 11. 오전 2:32:03역시 우리 월히 넘 이쁘네 ... (아빠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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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9 하세윤 - 천월희 (zrNq0/ddlg) 2021. 1. 11. 오전 2:50:04저 미소 하나하나가 내 맘을 들었다놨다하는 것 같다. 그녀에게는 그 어떤 의도도 없을텐데, 아니 있다고 하더라도 그냥 장난 그 이상의 의미는 없을텐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짝사랑은 학생때 이후로 해보지 않았는데 그녀에게 다시금 감정이 싹터버렸다. 짝사랑 그 자체로도 고통이거늘 하필 그 대상이 천월희라는 여자라는 것에 나는 약간은 아린듯한 마음을 가질 수 밖에는 없었다. 손을 뻗어도 잡지 못할테니까. 내가 잡으려들면 빠져나갈테고 그대로 다시 어색해져버릴테니까.
- 그렇지.
딱 지금이 야경이 아름다울때다. 옥상으로 올라와 야경을 구경하는데도 그녀는 별 감흥이 없어보였다. 야경이 제대로 보일리가 없을테니까 당연한 반응이다. 왜 야경을 보러오자고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에게 잘 보고있으라고 말한뒤에 스킬을 사용해서 야경을 보여준다. 시큰둥한 얼굴이던 그녀는 내가 보여주는 것에 놀라더니 한동안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가 보지 못하던 세상을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기에 나는 웃으면서 천천히 다른 곳들도 보여준다.
- 좋았다면 다행이야.
야경을 다 보여주고나자 그녀의 반응은 엄청났고 목소리도 옥상에 다 울려퍼질 정도라 시선이 다 이쪽으로 쏠린다. 그녀는 그런 시선에 상관 없이 기쁜 마음을 여실없이 표출하고 있었다. 날 끌어안기도하고 제자리에서 한바퀴 돌기도 하고. 날 끌어안을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상관없이 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다시금 손을 잡아준다. 찬바람에 조금 차가워진 손이었지만 놓기는 커녕 더 꼭 잡아주면서 말했다.
- 보고싶은게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해.
필요하면 같이 가줄께의 연장선이었지만 그녀가 알아챌리가 없고 알아챈다고해도 별 반응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벌써 시간은 저녁이고 슬슬 레스토랑의 예약시간도 다가와서 이제 저녁 먹으러 갈 시간이라고 띄운 태블릿을 보여준 뒤에 1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것만큼 내려가는 것도 시간이 걸렸고 백화점 바깥의 세상은 아까처럼 또 복작했으니 다시 한번 그녀의 어깨에 손을 두른다.
- 가자.
그렇게 문을 열고 나가서 아까 봐둔 지도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혹여 누군가라도 부딪힐까 이리저리 피해다니며 길을 걷고 주변의 가게 같은 것들을 보면서 길을 찾는데 정말 정신이 없었지만 그 와중에도 그녀가 부딪히지 않게 꼭 끌어안는 것은 잊지 않았다. 그렇게 도착한 레스토랑은 또 사람이 많았지만 역시나 룸으로 예약해뒀기에 안내를 받아서 방으로 들어간다. 코스도 다 주문해둬서 우리가 들어가자마자 바로 어뮤즈부쉬로 시작되는 코스 요리가 나온다. -
840 천월희 - 하세윤 (cxv7Zr5J42) 2021. 1. 11. 오전 3:23:42잔뜩 들뜬 그녀의 기분은 좀처럼 가라앉을 줄을 몰랐다. 저대로 두면 밤잠마저 설치지 않을까 싶을만큼. 찬바람이 스치는 옥상임에도 그녀는 하나도 춥지 않았다. 찬 공기에 손이 식은 것도 그가 손을 잡아주고서야 알았다. 찬 손에 닿는 크고 따뜻한 온기에 하늘 높이 치솟던 기분이 살며시 내려와 진정된다. 그럼에도 약간은 남아있어서 그녀의 두 볼에 홍조는 여전했다.
"응! 나중에 다른데 가서 또 보여달라고 할래!"
그의 내심은 1도 모른 채 부탁하라는 말에 해맑게 대답한다. 아까는 튕기더니 이번엔 순순하고. 정말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었다. 그녀라는 사람은.
이내 세윤이 저녁 얘기를 해와서 손을 꼭 잡고 옥상에 1층으로 내려간다.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그녀가 자잘한 장난을 몇개 쳤다. 일부러 그의 뒤에 서서 폭 하고 기대 안는다거나 에스컬레이터가 내려가는 동안 그의 손등에 볼을 대고 온기를 느낀다거나 그에게 기대서 기분 좋은 듯한 소리를 흘리거나 등등. 하나같이 잔망스럽고 마음에 파문을 일으킬만한 행동들이었다.
길고 긴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백화점 밖으로 나오자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로 얹어졌다. 그리고 그녀의 팔과 손이 그의 허리를 감싸안았고. 가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 답하고 그와 걸음을 맞춰 사람들 사이로 섞여든다. 아까와 달리 가는 내내 그가 꼭 안고가준 덕에 그녀는 몹시 편안했다. 부딪히는게 최소화되니 이 소음도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세윤이 미리 찾아둔 레스토랑은 역시나 인기가 많은 곳인지 안에 사람이 복작였다. 빈 테이블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 자리가 있긴 한걸까 싶었는데 이번에도 룸으로 예약했는지 시끌한 홀과는 멀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안내받은 룸으로 들어가 코트를 정리하고 자리에 앉으니 따로 얘기할 것도 없이 코스요리가 시작된다. 첫 요리로 앙증맞게 한입크기로 담긴 요리가 나오자 그게 꽤 귀여웠는지 그녀가 키득 하고 웃었다.
"이런거부터 나오는데는 흔치 않은데~ 오늘 코스 아주 작정하고 준비했었나 봐? 아침부터 내내 그렇게 생각하고 있긴 했지만~"
거리를 걸으며 맞은 찬바람에 남은 열기마저 식었는지 더이상 들뜬 그녀는 없었다. 하지만 웃는 얼굴이나 말투는 평소와 크게 다를게 없어서, 그저 보통때로 돌아왔구나 정도의 느낌만 준다. 오히려 차분하게 가라앉은 모습이 식사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린다. 마주 앉은 세윤을 보며 옅게 웃음지은 그녀가 깔끔한 손짓으로 첫 접시를 비워냈다.
그 뒤로 이어진 요리들을 먹는 모습도 하나같이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그렇다고 기계적인가 하면 전혀 그렇지도 않고. 길게 늘어놓은 식기 역시 헤매이지 않고 차례로 사용하며 하나 하나 나오는 요리를 즐기는 것이 이런 쪽이 익숙한 듯 보인다. 그녀의 배경이 어떤가 생각해보면 납득이 갈지도. 아니면 그저 배웠나보다 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 중요한 건 브런치 카페와는 달리 이곳의 음식이 마음에 드는 듯 새로운 걸 맛볼 때마다 얼굴에 한가득 기쁨의 미소가 번지곤 했다는거다. -
841 세윤주 (zrNq0/ddlg) 2021. 1. 11. 오전 11:50:09월히 정말 너무해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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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 세윤주 (0DREzYslVU) 2021. 1. 11. 오후 12:57:18사람 마음 뒤흔드는데에는 선수에요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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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3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2:14:37저 왔어오~ ㅋㅋ 너무하면 얌전해지게 만들까요?? 장난도 덜하구 스킨십도 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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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 세윤주 (X9Pf9PYJj.) 2021. 1. 11. 오후 2:17:38절 너무 잘 아시는군요 월히주 ... 당연히 아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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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2:27:38ㅎㅎㅎ 그럼 안 줄이는걸로~ 세윤주와 세윤이 마음 열심히 뒤흔드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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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6 세윤주 (X9Pf9PYJj.) 2021. 1. 11. 오후 2:29:06억울하다 억울해! 8ㅁ8)) 나중을 기다리겠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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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2:38:55저도 나중을 기대하구있다구요~ 지금의 세윤이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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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 하세윤 - 천월희 (X9Pf9PYJj.) 2021. 1. 11. 오후 3:06:48옥상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내내 그녀가 나에게 하는 행동들은 하나 같이 내 맘을 뒤흔들기에는 충분했고 그렇기에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웃기만 할 수 밖에 없었다. 백화점을 빠져나가서 그녀를 껴안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동안 긴머리에서 느껴지는 향긋한 향기와 함께 사람들을 피하고 길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레스토랑에 도착했을때는 좀 멍한 기분이 들어서 안내받은 룸으로 들어갔을때는 벽에 머리만 기대고서 그녀만 바라보고 있다가 음식이 나오자 그때서야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 오늘은 저녁 먹고 끝이야.
내가 준비해둔 곳은 여기까지 였다. 지금도 여섯옥상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내내 그녀가 나에게 하는 행동들은 하나 같이 내 맘을 뒤흔들기에는 충분했고 그렇기에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웃기만 할 수 밖에 없었다. 백화점을 빠져나가서 그녀를 껴안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동안 긴머리에서 느껴지는 향긋한 향기와 함께 사람들을 피하고 길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레스토랑에 도착했을때는 좀 멍한 기분이 들어서 안내받은 룸으로 들어갔을때는 벽에 머리만 기대고서 그녀만 바라보고 있다가 음식이 나오자 그때서야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 오늘은 저녁 먹고 끝이야.
내가 준비해둔 곳은 여기까지 였다. 지금도 여섯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고 이것도 다 먹으면 일곱시쯤 될테니까 ... 그 이후에 더 가고싶은 곳이 있으면 가겠지만. 조금 더 기다리니 본격적으로 코스가 시작되는지 에피타이저가 나오기 시작한다. 사실 레스토랑에 들어오자 피로가 몰려온데다가 아까부터 계속 감정 소모가 생겨버려서 피로가 더욱 몰려온 상태였다. 이대로면 어디에 머리만 뉘이면 잘 것 같았지만 막상 잠들면 보기싫은 악몽이 계속되는지라 어떻게든 깨있어야했다.
- 그냥 오늘은 우리집 가서 잘께.
이 이상으로 그녀와 같이 있으면 내 마음만 심란할께 분명했기에 그냥 집에서 자기로 마음 먹었다. 그녀 입장에서는 별로 신경 안쓸테니까. 막상 집에 혼자 있으면 잠도 제대로 못자니까 그냥 커피나 마시면서 밤새 작업을 좀 하고 자기로 했다. 그래도 기절하듯이 잠들면 조금이나마 잘 수 있었으니까. 에피타이저가 몇개 나오고서 본격적으로 메인디쉬가 나온다. 무난하게 스테이크로 시켰고 굽기는 메인이 나오기 전에 어떻게 구워줄지 물어봤기에 미리 알려준대로 나왔다.
- 오늘 즐거웠어?
그렇게 태블릿에 적어두고 말없이 스테이크를 썰어서 입에 넣는다. 그녀가 즐거웠다면 오늘의 목적은 달성한 것이니까. -
849 천월희 - 하세윤 (cxv7Zr5J42) 2021. 1. 11. 오후 4:18:51설마 이 이후에 뭔가 더 있을까 싶었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여기가 끝이라는 말이 그에게서 나왔다. 정말 아쉬웠지만 오늘 내내 그녀를 챙기고 다녔을 그를 생각하면 이쯤이 적당하다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일정은 여기서 끝이어도 잘 때까지 같이 있을거니까. 그것 때문에 끝이라는 말에도 그녀가 얌전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없어진다면?
"어?"
에피타이저를 즐기던 중 느닷없이 나온 그의 말에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듯한 소리가 튀어나온다. 그 한마디로 그나마 괜찮다고 여겼던 기분에 잔금이 파사삭 하고 퍼진 걸 그는 알런지. 딱 한번만 더 건드리면 오늘 하루 쌓아온 즐거움이 전부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면 될 것에 왜 이리 예민하게 반응하는가 싶겠지만, 그게 그녀라면 그럴만도 하다 싶을거다. 여러번 여러날도 아닌 단 한번으로도 그녀의 변덕이 고개를 들기에 충분했으니.
아무튼 갑자기 날벼락 같은 소리를 본 그녀는 눈에 띄게 표정이 죽었다. 메인디쉬가 나오고 그가 즐거웠느냐 물을 때까지도. 조금전까지 즐겁게 손을 움직여 식사를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잘 익은 스테이크를 고무타이어 써는 것 마냥 느릿느릿 칼질하고 있을 뿐이다. 절묘하게 익은 분홍빛 단면을 한 스테이크는 분명 맛있을게 분명한데. 그녀의 입에 들어간 건 이게 뭐지 싶다. 그의 물음에 대답은 않고 한동안 스테이크만 우물거리다가 볼멘소리를 툭 내뱉었다.
"왜 갑자기 말을 바꾼거야? 제대로 못 잔다매."
결국 제 성질을 이기지 못 하고 튀어나온 말은 가시가 잔뜩, 날이 한가득이었다. 불만스런 소리를 낸 거 치고 표정은 왠지 시무룩하다. 이런 말 하면 안 되는 걸 아는데 기어코 해버린게 미안한 것처럼. 스테이크를 썰던 손도 멈추고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고 있다가 조용한 룸 안에 겨우 울릴만치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기대하고 있었는데."
듣는 이에 따라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그 말은 의미를 따지고 보자면 그냥 같이 밤잠을 자는 걸 기대했다는거에 뷸과했다. 저번처럼 짧게 낮잠을 자는게 아니라 긴긴 밤을 같이 잘 뿐인 것에 그녀는 오늘 하루 종일 들었던 기대를 은근히 품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넓디 넓은 침대에 혼자가 아니어도 된다는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는데. 그게 깨져버렸으니. 하지만 오늘 내내 그녀를 챙기고 데리고 다녀준 그에게 보채거나 따박따박 따지고 들기엔 아무리 그녀라도 미안했는지 그 이상의 말은 없었다. 잠시 멈췄던 손을 다시 들어 느릿하게 스테이크를 썰어 입으로 가져갈 뿐이었다.
//월희 : (희무룩) -
850 세윤주 (X9Pf9PYJj.) 2021. 1. 11. 오후 4:22:42(억장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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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 하세윤 - 천월희 (X9Pf9PYJj.) 2021. 1. 11. 오후 4:41:47아무래도 즐거운 일정 끝에서 내가 꺼낸 말은 그녀의 기분을 망친 것 같았다. 그냥 하루종일 같이 있을때도 이렇게나 감정 소모가 있는데 밤새 같이 잔다면 그것부터가 나한테는 힘든 일이라서 꺼낸 것이겠지만 눈에 띄게 실망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아픈 것이었다. 결국엔 기대하고 있었다는 그녀의 말에 나는 결국 내가 한 말을 번복할 수 밖에는 없었다. 차라리 내가 힘든 것보단 그녀가 즐거운게 더 나았으니까. 왜 이런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버린걸까. 속으로 한탄을 하면서 나는 태블릿에 쓰여있던 말을 지우고서 다시 써서 보여준다.
- 아니야. 그럼 같이 자자.
그렇게 말하고선 웃으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했다. 내가 자기 싫다고해서 그녀의 마음이 바뀌었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거지만 어쨌든 저렇게 시무룩하게 있는걸 보고 있으면 나에게도 별로 좋은건 없었으니까. 눈에 띄게 먹는 속도가 느려진 그녀를 보면서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하면 그녀의 기분이 풀릴까 고민해보았지만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 결국엔 아무런 답도 못낸채로 태블릿에 새로운 말을 써넣었다.
- 오늘 잘때 안아주고 잘께.
나한테는 정말 힘든 일이겠지만 그녀라면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던져본 말이었다. 싫다고하면 그냥 평소처럼 자면 되는 일이니까. 스킨쉽조차 작은 변덕에 불과한것 같았지만 그래도 잠깐이나마 기분이 풀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 얘기였다. 저렇게 시무룩해있는걸 보면 정말 내가 잘못한것 같잖아. 누가 보면 내가 큰 잘못을 한 것 같았다. 그냥 아무말도 하지말껄. 괜히 얘기했다고 후회하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웃어주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 내가 있으면 너가 잠을 잘 못잘까봐 그랬어. 내일까지 같이 있어줄테니까.
그러니까 다시 기분 좋아졌으면 좋겠어,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려고 했다. -
852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7:00:06(무너진 세윤주 억장을 주워담을 답레를 작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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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 세윤주 (EfrQ3fzXpQ) 2021. 1. 11. 오후 7:01:36(기대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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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 천월희 - 하세윤 (cxv7Zr5J42) 2021. 1. 11. 오후 7:22:41그녀가 생각을 바꾸면 풀릴 기분이었지만 한번 금이 간 그것은 그녀 스스로도 되돌리기가 어려웠다. 되돌릴 생각이 없어 그러려고 하지 않으니 어려운 것이었다만. 고집 아닌 고집을 부리며 맛있는 식사를 깨작거리는 그녀에게 문득 부드러운 온기가 와닿는다. 그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있어서 손이 오는 걸 못 봤기에 머리에 닿는 손길은 조금 놀라게 되면서도 그녀가 다시 그를 보게 하는데 좋은 효과를 주었다.
"...정말?"
고개를 든 그녀가 다시 적힌 그의 말을 보고 되묻는다. 짧은 말끝에 약간의 기대가 어리는 것이 너무나도 선명하다. 밤이 되어 고개를 숙였던 꽃봉오리가 조금씩 밝아오는 하늘에 서서히 고개를 드는 것처럼. 시무룩히 가라앉았던 얼굴에 조금씩 화색이 돌아오는가 싶더니, 이어진 그의 말에 활짝 만개한 꽃 같은 미소가 피어오른다. 언제 침울해 했냐는 듯이 환히 웃으며 다짐을 받듯 재차 물어댄다.
"진짜지? 또 말 바꾸기 없다? 응? 또 말 바꾸면 세윤이랑 얘기도 안 할거니까?"
삐진 애들이나 할 법한 소리를 어쩜 저렇게 기쁜 얼굴과 들뜬 목소리로 할 수 있는걸까. 몇번이고 정말이냐 진짜냐 확인을 하고 나서야 성에 차는지 순해빠진 웃음을 흘린다. 단지 그녀의 기분이 바뀌었을 뿐인데 룸 안의 공기마저 변한 듯한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얼굴에서 빛이 난다는게 어떤건지 실감할 수 있을만큼 너무나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그랬으면 내가 먼저 얘기하지도 않았을 걸? 내가 나서서 나 불편할 일을 할거 같아 보였어? 세윤이 아직 멀었네~"
그렇게 평소의 그녀로 돌아와 장난스러운 말투로 재잘거리니 그 모습이 그에겐 만족스러웠을지 어땠을지. 어쨌거나 겉보기에 기분이 좋아진 그녀는 좀전과는 정반대, 그러니까 처음 식사를 할 때처럼 즐겁게 남은 식사를 이어갔다. 깨작거리지도 않고 평소처럼 딴짓을 하지도 않고 식사에 몰입해 즐기는 모습은 갓 피어난 꽃 한송이마냥 활기가 넘쳤다. -
855 세윤주 (EfrQ3fzXpQ) 2021. 1. 11. 오후 7:25:08흑흑 넘 이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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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7:28:52ㅎㅎㅎ 뿌듯하네요~ 하지만 이대로 끝나진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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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7 하세윤 - 천월희 (EfrQ3fzXpQ) 2021. 1. 11. 오후 7:47:49겨우 내 말 하나하나에 저렇게 일희일비한다니 정말 어쩔때보면 어린아이 같다. 지금도 어린애들이나 할법한 말을 하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그녀의 변덕은 어린 아이들의 변덕과 다를바가 없지 않나, 하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좋은게 좋은거라고 어쨌든간에 그녀가 다시 활기를 되찾았으니까 안심이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서 잠을 잘 자는 것도 나한테 이득이 되는거니까 나쁜 일은 아니라고 되뇌이며 식사를 계속 한다. 평소의 그녀로 돌아온 것을 보고 마냥 웃기만 하면서 식사를 하다보니 어느새 디저트가 나와있었다.
- 그래서 오늘 즐거웠어?
아까 물어본 질문에는 대답도 안해서 다시 물어본 나는 디저트로 나온 과일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입가심을 하고서는 식기를 내려놓았다. 나오는 음식들의 양이 꽤나 적어보여서 배는 안찰것 같았는데 막상 다 먹으니까 꽤 배도 부른게 비싸기는 하지만 돈값은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다 먹기를 기다리면서 메일로 뭐라도 보내놓을까, 하고 태블릿을 들었다가 그래도 단 둘이 있는데 그런걸 하면 싫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다시 내려놓고서는 그녀를 웃으면서 바라보다가 가끔 손을 뻗어서 머리를 쓰다듬어보기도 한다.
- 다 먹었으면 갈까?
월희가 식사를 끝내고 마무리까지 한 것을 본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녀를 향해 말하고서는 손을 내민다. 여긴 계산까지 예약할때 다 끝냈기 때문에 몸만 나가면 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식사는 맛있게 하셨냐는 물음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 나는 그대로 그녀의 손을 잡고서 거리로 나온다. 조금 늦은 밤이 되었지만 아직도 사람은 북적북적했고 그렇기에 나는 아까처럼 다시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고서 그대로 집으로 그녀와 함께 걷기 시작했다. 시내에서 조금씩 벗어날수록 사람의 수는 줄어들었지만 나는 계속해서 그녀를 안고 있었다. 그녀가 이젠 괜찮다고 할때까지만 이라도 이렇게 안고 있고 싶었다. 시내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그렇게 멀지 않아서 금방 집앞에 도착한 나는 안고있던 팔을 풀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 그럼 씻고 옷갈아입고 올께.
한 30분 정도 걸릴거라는 말과 함께 나는 그녀가 집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서 우리 집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옷을 벗어서 세탁바구니에 던져놓고 샤워를 시작했다. 샤워하는데 10분 정도 소요가 되었고 머리를 말끔히 말리고서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에 얇은 가디건까지 입고서 슬리퍼를 신고 그녀의 집 앞으로 향했다. 이렇게 얇게 입고 나오니 상당히 추웠지만 그래도 그녀의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그녀가 문을 열어줄때까지 가만히 서있기로 했다. -
858 천월희 - 하세윤 (cxv7Zr5J42) 2021. 1. 11. 오후 8:43:06천월희, 그녀는 변덕이 무엇인지 보여주고도 남고 언행은 나이에 한참 못 미치는 듯 하면서 상대하는 이를 제 손아귀에 쥐고 놀듯이 구는 사람이었다. 오만방자하며 안하무인한 그녀를 그가 어째서 이렇게까지 대해주는지 아직 한번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잘 대해주니 아무런 거리낌도 사양도 없이 그것을 이용할 뿐. 훗날 그런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지금 당장은 전혀 고민조차 않았다. 마치 후회 따윈 절대 하지 않을 것처럼.
마저 이어간 식사의 끝은 달콤한 아이스크림에 과일이 예쁘게 장식된 디저트였다. 이대로 장식해 놓아도 손색이 없을만큼 예쁜 디저트는 보기만큼 맛있기도 해서 식사의 마무리에 아주 제격이었다. 무엇보다 그녀의 기분이 금간 그대로였으면 이 디저트의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 했겠지만. 천천히 아이스크림을 맛보던 중 먼저 식기를 내려놓은 그가 아까의 질문을 다시 하자 스푼을 입에 물고 그를 빤히 바라본다. 잠시 대답을 고르는 듯 가만히 있더니 좋은 생각이 났는지 씨익 웃으며 대답을 하는데.
"너무 당연한 걸 물어보니 대답을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걸~ 그걸 굳이 말로 해줘야지 아는거야?"
당연한 거, 라고 하니 즐거웠다는 건가 싶은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싱글싱글 웃는 얼굴을 보면 그런거 같기도 하고. 참 이런거 하나쯤은 속 시원히 말해줘도 되지 않나 싶지만 바란다고 순순히 그렇게 해줄 그녀는 절대 아니었다. 대답을 그래놓고 남은 디저트를 유유히 즐기다가 그의 손이 머리를 쓰다듬자 고개를 돌려 그의 손바닥에 제 볼을 슬쩍 부빈다. 틈만 나면 장만을 부리는게 그를 얼마나 갈등하게 하는지 전혀 모르는 채로.
디저트까지 마친 뒤 그의 손을 잡고 일어나 같이 레스토랑을 나왔다. 계산은 미리 했는지 나가는데 멈추거나 할 건 없어서 좋았지. 식사에 대한 직원의 물음에 그녀도 웃는 얼굴로 맛있었다고 해주고 밖으로 나오자 이젠 당연하게 손을 풀어 그의 허리에 감는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올라온 것처럼. 시간이 제법 되었는데도 거리엔 아직도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집 쪽으로 갈수록 인파는 눈에 띄게 줄어들어 더이상 서로의 어깨와 허리를 안고있을 필요가 없어져갔다. 그랬음에도 그녀는 집 앞에 도착할 때까지 팔을 풀지 않았고 오히려 더 꼬옥 붙잡고 있었다. 놓기 직전까지 말이다.
"으응. 갔다와. 기다릴게?"
그의 쓰다듬을 받으며 기분 좋게 대답한 그녀는 그 길로 곧장 집으로 들어가 보일러부터 켰다. 집에 온기가 도는 걸 확인하고서 씻으러 들어간다. 찬바람에 고생했을 온몸을 따뜻한 물로 풀어주고 머리도 말끔히 감고나니 한 30분 정도 흘렀을까. 저번과 비슷한 평상복에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나오자마자 초인종이 울린다. 얼른 현관으로 가 문을 열자 아마도 잠옷 차림일 그가 바로 보여서, 그녀는 베시시 웃으며 그의 팔을 잡아 안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아직 덜 마른 머리에서 물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것보다 눈앞의 세윤이 더 중요한 것처럼.
"나 방금 막 나온거 어떻게 알고 이렇게 딱 맞춰서 왔대~ 이거 잠옷이야? 밖에서 보는 거랑 완전 달라~ 흐흥~"
그의 잠옷차림이 그렇게 재밌는지 상의 여기저기를 만지작댄다 싶더니 키득키득 웃는다. 여전히 제 머리는 관심 뒷전으로 두고 헤실헤실 웃으면서 묻는다. 바로 잘래? 아님 뭐 할래? 라고. -
859 세윤주 (EfrQ3fzXpQ) 2021. 1. 11. 오후 8:45:57(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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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8:49:42(뿌듯~)(부활스크롤로 세윤주 부활시켜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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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1 세윤주 (EfrQ3fzXpQ) 2021. 1. 11. 오후 8:50:48정말 애타게하는데 뭐 있으시군요! 이러다간 지칠께 뻔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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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2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9:21:17지칠 땐 또 살짝 쉬엄쉬엄하면 되는거 아니겠나요~ ㅎㅎㅎ 급발진을 원하시면 말만 하세요 언제든 해드릴게요!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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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 세윤주 (EfrQ3fzXpQ) 2021. 1. 11. 오후 9:23:46((갈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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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4 세윤주 (EfrQ3fzXpQ) 2021. 1. 11. 오후 9:25:37뭐랄까 약간 공략하는 기분이긴한데 너무 간질간질해서 말이죠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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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5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9:26:31(((갈등을 돋구는 깃털로 간질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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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6 세윤주 (EfrQ3fzXpQ) 2021. 1. 11. 오후 9:31:15((간질간질 공격에 당해버림)) 정말 월히주 리스펙합니다 .. 그래서 더 죠아하는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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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7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9:44:34세윤주기때문에 이렇게까지 할수 있는거랍니다~~ 그만큼 많이 애정하고 아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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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8 세윤주 (EfrQ3fzXpQ) 2021. 1. 11. 오후 9:47:28그렇게까지 말해주셔서 정말 다행이네오 ... 8-8) 월희랑 얼른 꽁냥해야하는데 이 갈등이란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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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9:48:53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고생 끝에 낙이 오는 법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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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0 세윤주 (0DREzYslVU) 2021. 1. 11. 오후 10:02:15참다가 터지면 어떡하나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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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10:12:33터질거 같으면 터뜨리세요! 다 받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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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 세윤주 (zrNq0/ddlg) 2021. 1. 11. 오후 10:27:34이미 터질것 같은데 ... 제가 지금 월희한테 뽀뽀하고 싶은걸 몇번이고 참아내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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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10:30:05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팁을 하나 드리져 선생님... 자고있을 때 몰래 뽀뽀 한번쯤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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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4 세윤주 (zrNq0/ddlg) 2021. 1. 11. 오후 10:34:49자고있을때 하면 제가 더 감질날것 같은데!!!! ((죽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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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5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10:36:39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구야 ㅋㅋㅋㅋㅋㅋㅋ 저는...저는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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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6 세윤주 (zrNq0/ddlg) 2021. 1. 11. 오후 10:50:33ㅋㅋㅋㅋㅋ 저의 엄청난 주책입니다 ... 너무 징징댄것 같으니 답레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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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7 월희주 (cxv7Zr5J42) 2021. 1. 11. 오후 10:57:41저 주책마저 귀여우니 이거슨 절대콩깍지가 씌어버린거시에요~~ 하 진정하고 답레를 기다리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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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 하세윤 - 천월희 (zrNq0/ddlg) 2021. 1. 11. 오후 11:24:25샤워를 하는 도중에도 몇번이고 한숨이 나왔지만 짝사랑은 원래 하는쪽이 불리한 법이긴 했다. 다 씻고 옷까지 입고서 그녀의 집 앞에 가서 초인종을 누르자 머리를 덜 말렸는지 물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그녀가 내 팔을 잡고서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전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저런 모습만 봐도 설레니 정말 회사생활은 어찌해야하나 한숨만 나온다. 어릴때면 마냥 좋았겠지만 지금은 나이도 있고하니 이게 감정소모가 얼마나 심할지도 자연스레 알고 있으니 미래가 걱정되는 것은 당연했다.
- 머리 아직 덜 말랐는데 말려줄까?
바로 자는 것도 괜찮겠지만 저렇게 안마른 머리로 침대에 누우면 침대가 다 젖어버릴테니 내가 말려주겠다고 제안한다. 여동생도 머리가 길었으니 말려주는건 능숙하기도 했고. 사람 마음을 저렇게 뒤흔들수 있는 것도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월희의 스킬은 다른 사람 감정을 조작하는걸까 싶었지만 아까 보여준 환상을 생각하면 그게 월희의 능력일테니 이건 그냥 천성이겠지. 조금 무섭다는 생각도 하면서 그녀의 집안으로 들어갔다. 저번에도 왔었기에 이젠 어디가 어딘지 대충 눈에 들어온다.
- 머리부터 다 말리고 자자. 나 졸려.
실제로 지금 엄청난 피로에 시달리고 있었다. 계속 서있고 앉아있었으니까 깨어있는거지 누워있었으면 진즉에 잠들었을테다. 물론 한시간 정도 지나면 바로 깨버렸겠지만. 소파에 앉아서 작게 하품을 계속하면서 손짓으로 드라이기를 달라고하다가 태블릿에 '드라이기' 라고 크게 써서 그녀에게 보여준다. 그녀가 드라이기를 들고오면 능숙하게 머리 끝을 살짝 말려서 물이 떨어지지 않게하고서 뿌리부분부터 차근차근 말리기 시작한다. 엉키지 않게 중간중간 손빗질도 해주면서 그렇게 그녀의 머리를 말려주고선 다 말리자 다시 한번 크게 하품이 나온다.
- 자러갈까 ...
이젠 정말 한계다. -
879 천월희 - 하세윤 (biERQeCRj6) 2021. 1. 12. 오전 12:04:21잔뜩 지친 그와 달리 그녀는 아직도 기운이 쌩쌩해보였다. 집에 와서 씻고 하니 그새 회복이라도 된 건지. 바로 자러가자도 아니고 뭐 할래? 라는 선택지를 꺼내놓은 걸 보면 밤새 놀 수도 있어보인다. 그가 졸리다고 하지 않았으면 정말로 밤새도록 깨어 얼마나 더 그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을지 짐작이나 될까.
"응? 머리? 아. 잊고 있었네~"
그가 말해주고서야 기억났는지 제 젖은 머리를 만져본다. 이대로 누우면 베개고 이불이고 죄다 젖어서 찝찝해질게 분명했다. 말려줄까 하는 그를 보고 고개를 끄덕거리고, 방에서 드라이기를 찾아 소파 가까이의 콘센트에 꽂고 앉아있던 그에게 가져다준다. 그러곤 냉큼 그의 옆에 앉아 가만히 드라이질을 받았다.
미지근한 드라이기 바람과 함께 그의 손가락이 머리카락 사이를 쓸고 지나갈 때면 간지러운 듯 어깨를 살짝 움츠린다. 어쩌다 목 근처의 살갗을 스쳐도 반응은 똑같았다. 간지러움에 약한걸까. 좋은 약점이 될지도 모르지만 피로와 졸음 사이에 겨우 깨어있는 그가 눈치챌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있는 사이 그녀도 슬슬 졸음이 오는지 드라이기를 끌 때쯤엔 그를 따라하듯 제법 크게 하품을 했다. 그를 향해 느릿느릿 돌아앉아서 가러가자는 말을 보고 그러자고 하고 그의 손에서 드라이기를 치워준다. 라고 해도 빼서 소파 한쪽에 둔 것 뿐이었지만.
"응응. 이제 머리 다 말렸으니까 자자아. 졸리다.."
눈에 띄게 팍 가라앉은 목소리는 잠기운이 스며든게 분명했다. 자자, 응, 같은 말들을 중얼거리며 세윤의 손을 꼭 잡더니 소파에서 일어나 그녀의 침실로 데려간다. 가는 사이 그녀의 손이 움직여 거실과 부엌을 비추던 불을 끄자 한순간 시야가 암전된다. 그녀는 그게 익숙한 듯 헤매지 않고 방문을 찾아 열었는데 미리 켜두었는지 은은한 보조등이 문틈에서부터 새어나와 잠시나마 어두워졌던 시야를 밝게 해주었다.
"아 맞아.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세윤이 오기 전에 이불이랑 시트랑 다 세탁했다? 그래서 지금 엄청 폭신해~"
연한 주홍빛이 가득한 침실로 들어가며 졸린 목소리로 재잘대는 그녀. 그를 보며 맹하게 웃더니 잘 정리되어 있던 이불을 들추고 먼저 그 안으로 스윽 들어간다. 그렇게 침대 한쪽을 차지하고서 남은 한쪽을 손으로 두드린다. 어서 오라는 듯이. 그러더니 그가 비어있던 자리에 누워 이불을 덮자마자 품 안으로 얼른 파고든다. 이때만큼은 그의 손에 대한 것도 까먹었는지 와락 하고 안겨선 그녀의 팔로 그를 꼬옥 안고 그의 품에 볼을 살살 부빈다. 작은 움직임이었음에도 가까이 있는 탓인지 그녀의 샴푸향과 세탁한 침구의 향이 섞여 둘의 주변에 가득했다.
"따뜻해... 좋다아.."
그녀도 누우니 잠이 오는지 반쯤 잠에 빠져든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다 잊은게 생각나 잠들려는 정신을 붙들고 고개를 들어 세윤을 본다. 그대로 베시시 웃으며 속삭인다. 잘 자, 세윤아. 좋은꿈 꿔야해? 라고. -
880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12:05:11또 죽을것 같습니다 센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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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12:09:17견디셔야 합니다.... 이건 약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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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2 하세윤 - 천월희 (N1.O37fKcU) 2021. 1. 12. 오전 12:20:58머리를 말려주다보니 손끝이 몸을 스칠때마다 살짝 움츠러드는게 간지러운거에 약한가 싶었다. 의외의 약점을 알아내긴했지만 나쁜 의도로 쓸 생각은 없었으니까 어느새 생겨버린 천월희 데이터베이스 한 구석에 잘 저장해둔다. 머리를 다 말려주니 아까 집에 왔을때의 쌩쌩함은 어디가고 졸림 가득한 목소리만 남아있다. 여동생도 내가 머리를 말려주다보면 곧잘 졸곤 했는데 그녀도 똑같은 것일까. 재밌다는 생각이 들어서 웃고 있으니 그녀가 내 손을 잡고서 침실로 데려간다. 이 장면만 본다면 영화의 한 장면 같기는 하네.
- 그래서 이불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구나?
섬유유연제의 냄새가 옅게 풍겨오는 침대엔 그녀가 먼저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저번처럼 자기 옆자리를 톡톡 두드린다. 천천히 다가가서 이불을 덮고 누우니 내 품안에 안겨들어서는 날 꼭 껴안고서 볼을 품에 부빈다. 진짜 심장 떨어질뻔했네. 심장의 두근거림이 그녀에게 전해지질 않기를 빌면서 나는 그녀를 품 안에 안아준다. 중간에 손을 부딪혀서 좀 아프긴 했지만 지금 티내기엔 상황이 너무 좋잖아? 그녀의 샴푸 냄새가 진하게 느껴지는 지금 상황은 좀 아찔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오랫만에 느껴보는 행복감이기도 했다.
' 너도 잘자. '
안겨있으니 내 태블릿을 볼 수가 없을테고 그러면 써봤자 의미가 없으니 그냥 미소만 지어주면서 속으로 말할뿐이었다. 머리만 대면 누울거라는 내 생각과 다르게 그녀가 내 품안에 안겨있다는 생각에 한동안 잠에 들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 자신과 싸우고 있을때 어느새 그녀의 숨소리가 고르게 바뀌고 잠에 들었다는 확신이 들었을때 살짝 고개를 내려서 그녀를 바라본다. 이렇게 안겨있다고해도 그녀와 내 키는 비슷하니까 얼굴은 나와 비슷한 위치에 있었기에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볼 수 있었다.
' 아오 진짜 예쁘게 생겨갖곤. 사람 마음을 아주 뒤흔드네 흔들어. '
이게 일부러라면 나는 그녀에게 단단히 당해버린 것이고 일부러가 아니더라도 그건 그것대로 불운한 일이다. 그녀가 잠든걸 확인하고서 나는 마음 속에서 크게 갈등하다가 결국엔 그녀가 잠든 것을 끝까지 확인하고서야 그녀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한다. 그리고선 혹여나 깰까 숨죽이고 그녀의 동태를 살피지만 애초에 그녀가 깼는지 안깼는지 내가 알 길은 없었기에 될대로 되라, 하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선 바로 잠에 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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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눈을 떴을땐 비몽사몽해서 여기가 우리집인줄 알아서 핸드폰을 찾기 위해서 손을 여기저기 휘적였다. 하지만 내 옆에 누군가 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 .. 어제 월희 집에서 잤구나, 라는 것까지 생각이 미쳐서 작게 하품을 하고서 그녀가 일어날때까지 껴안고 있어주었다. 사실 내 사심을 채우기 위해서가 맞지만, 지금이라도 마음껏 껴안아야지 좀 속이 풀릴것 같았기 때문이다.
' 26살이나 먹고 이게 뭐람. '
며칠 전까지만해도 25살이었는데 새해가 지나버려서 한살 더 먹어버렸다. 이 나이 먹고 짝사랑으로 고통 받는 날이 올꺼라곤 누구도 생각 못했겠지. 내심 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그녀가 깰때까지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며 안아준다. -
883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12:23:49(흐뭇함에 광대승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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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4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12:31:23저도 흐뭇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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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5 천월희 - 하세윤 (biERQeCRj6) 2021. 1. 12. 오전 1:05:32태블릿으로 전하지 않아도 그의 마음을 알아들은 듯 에헤헤.. 하고 웃더니 고개를 내려 품에 기댄다. 낮잠을 잘 때 미약하게 느꼈던 체온이 이렇게 가까이, 온몸으로 느껴지는데 정말 너무 좋았다. 매일매일 이랬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마음과 머리 모두에 흘러넘칠 정도로. 차고 넘치는 마음이 반영된 듯 그녀의 손이 그의 잠옷을 꾸욱 쥔다. 못가게 하려고 잡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가지말라고 붙잡는 것 같기도 한 손짓이었다.
전과 달리 그녀가 먼저 잠들어버려서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알지 못 했다. 그가 걱정했을 입맞춤에 대한 것도 그녀는 까맣게 몰랐다. 한번 잠들면 그대로 깰 때까지 푹 잠들어버리다보니. 말 그대로 업어가도 모르는 상태에서 있었던 일을 어떻게 알까. 그가 제발 저려 이실직고라도 하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게 작은 비밀이 생긴 밤이 조용히 지나간다. 밤하늘의 달조차 숨을 죽인 밤이 지나고 느즈막히 떠오른 해가 세상을 비추기 시작하니. 그 빛은 두 사람이 잠든 침실의 커튼 사이로도 선명하게 비쳐들어 아침이 왔음을 알려주었다.
"....으응.."
오늘도 먼저 깬 그가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전날밤 잠들었던 그대로 그의 품안에 있었다. 그가 움직이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가 깨어나 움직인 것에 반응하는 건지 작은 소리를 내며 세윤을 안은 팔에 힘이 살짝 들어가고 그만큼 둘의 몸도 더 가까이 붙는다. 어제 낮에도 느꼈을 말랑함이 이제는 한겹 너머에서 상당히 리얼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조금만 시선을 내려보면 뽀얀 살갗이 헐거운 티셔츠 사이로 보일 것도 같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의 다리에 제 다리를 겹치며 정말 자고 있는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움직이더니 급 얌전해진다. 어이없을 정도로 고른 숨을 내쉬며 다시 한번 깊숙히 잠에 빠진 그녀가 겨우 깬 건 제법 시간이 흐른 뒤였다.
"..ㅇ..응..? 아, 세윤이다.."
몸을 움찔이며 정신이 든 그녀가 비몽사몽간에 그를 알아보고 다 풀린 얼굴에 웃음부터 띄웠다. 일어나자마자 그를 보니 그렇게도 기분이 좋은가보다. 맥 빠진 웃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들더니 그의 목덜미에 제 따끈한 볼을 대고 문질거린다. 살과 살이 맞대이는 감촉이 마음에 들었는지 한참을, 혹은 그가 막을 때까지 그러다가 헤에 웃으며 그제야 묻는다.
"좋은 아침이야~ 잘 잤어? 나는 엄청 잘 잤다..? 엄청, 엄청 기분 좋은 꿈도 꾸고~"
역시 아직은 잠이 덜 깨어 웅얼거리면서 한 손을 움직이더니 그의 손을 찾아 꼬옥 쥔다. 천천히 손가락 하나하나를 움직여 깍지를 끼고서 엄지로 그의 손을 살살 쓸어내는 행동이 정말 어디까지 잔망스러울까 싶다. -
886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1:06:05어떤 흐뭇을 원하십니까! 말만 하시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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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7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1:10:55(결국엔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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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1:11:10이러다간 급발진할것 같습니다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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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1:18:00!! 저는 언제나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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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1:19:34하지만 월희는 아직 마음이 없으니까 갑자기 해버리면 큰일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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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1:22:20그렇죠! 그렇게 세윤주의 마음은 더 타들어가고~~ 세윤이도 힘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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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2 하세윤 - 천월희 (N1.O37fKcU) 2021. 1. 12. 오전 1:34:17내가 일어났을때 살짝 움직인 것에 반응한 것인지 그녀의 몸이 더욱 달라붙어온다. 어제도 그렇게 팔에 느껴져서 곤란했는데 더 얇아진 옷에 이젠 완전히 느껴지는 촉감에 나는 정말로 난감해서 결국엔 무념무상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도 무색하게 시선을 조금만 아래로 돌리면 살짝 올라와있는 살결이 보여서 나는 결국 눈을 살짝 감고서 나는 아무것도 안느껴진다를 머릿속으로 되뇌인다. 그러다 그녀의 다리가 내 다리 위로 올라오는 것도 느껴져서 그녀가 깰때까지 나는 참고 또 참는 인내의 시간을 가질 수 밖에는 없었다.
- 잘잤어?
시간이 좀 흐르자 그녀가 일어난다. 아니 그렇게 웃지 말라니까. 저 웃음마저 예뻐보여서 나는 시선을 돌리고 싶었지만 결국 손을 들어서 약간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준다. 이러고 있으니까 정말 연인 같잖아. 일어나서 내 목덜미에 뺨을 부비는 그녀를 느끼며 온갖 충동이 다들었지만 내 인생에 이렇게 참아본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끝까지 참아내는데 성공했다.
- 나도 잘잤어. 꿈도 안꾸고.
이렇게나 푹 잔건 저번에 월희네 낮잠 자고서 처음이니까 ... 매일 그녀와 같이 잔다면 이렇게 깊은 잠을 잘 수 있겠지만 이런 상황을 매번 극복해야한다는건 그것 이상으로 스트레스 받는 일이 될 것 같아서 그만둔다. 내 손을 그녀의 손이 잡아 손가락 하나씩 겹치는 것을 느끼며 그냥 웃어보이기만 한다. 결국 이런 관계 이상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이니까. 마음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가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웃는 것뿐이다. 나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한참을 그렇게 누워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 오늘도 자고가?
주말 내내 자고 가라고 했지만 혹시나해서 물어본다. 그렇게 되면 아마 하루종일 여기 있게될것 같은데 그건 내게 정말 힘든 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녀가 자고 가라면 그래야지. 어쩌겠습니까 제가 을의 입장인 것을. 흐트러진 머리도 이렇게 잠에서 깬 모습조차 사랑스러운걸 제가 어쩌겠냔 말입니다 ... 마음 속으로 그렇게 한숨을 내쉬며 기지개를 편다. 그래도 나름 잘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평소보다 컨디션이 괜찮다. 남녀 둘이서 한침대에서 이렇게 달라붙어서 자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도 참 바보같은 일이다.
- 아침은 먹을거야?
안타깝게도 내가 할 수 있는 아침은 계란 후라이 밖에 없어서 그녀에게 물었다. 그럼 평소에 아침 해결은 어떻게 하냐면 그냥 안먹거나 출근하면서 편의점에서 대충 때우고 집에 간다.
// 언제쯤 이 애타는 마음이 해소될까요 ... -
893 천월희 - 하세윤 (biERQeCRj6) 2021. 1. 12. 오전 2:04:57그의 속이 타고 또 타들어가는 걸 단 한끗도 모른 채 구는 그녀가 이쯤 되면 원망스러워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녀의 눈이 없는 것도 어쩌면 스킬이 아닌 이런 잔망스러움을 얻기 위해 잃은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한데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만큼,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그것도 무자각인 상태로.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주며 손이 스치자 그 손에 닿으려는 듯 고개짓을 한다. 필사적이진 않고 그저 장난스럽게, 곧 키득이며 웃을 정도로만. 그러곤 태블릿의 화면을 보며 그의 말을 읽고 대답하는 보통의 시간이 이어졌다. 어디까진 그녀 기준으로 보통이었다는거다. 낮잠도 아닌 한밤을 같이 자고 깬게 처음인데도 꼭 늘 그래온 거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말이다.
"흐흥. 거봐~ 잘 자니까 얼굴도 이렇게 보기 좋아졌잖아?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손은 잡고 있어서 못 쓰겠는지 고개를 살짝 높게 들어 그와 볼을 맞대고 부빈다. 간밤에 그 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꿈에도 모른 채. 볼을 떼고 물러가는 사이 아주 살짝, 사알짝이지만 그녀의 입술이 그의 볼에 스쳤다. 그녀도 신경쓰지 않을만큼 살짝이었는데. 그에겐 어땠을지.
"나는 그랬으면 좋겠는데~ 세윤이가 싫으면 어쩔 수 없구~"
일부러 그러는건지, 오늘도 자고 가냐는 말에 발랑 누워서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더니 슬쩍 그의 잠옷을 잡는다. 그거면 제 의사표현은 충분하단 듯이 더 말을 않고 웃기만 하다가 그녀도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잠시 잡고 있던 옷을 놓고 두 팔을 위로 쭈욱 뻗으며 기지개를 켜는데 접혀 올라간 옷 아래로 매끈한 허리가 빼꼼 드러났다 감춰진다. 입가를 가리며 큰 하품도 한번 하고서야 아침 얘기를 보곤 으음~ 하는 소리를 흘리더니 그의 옆으로 바짝 다가와 어깨에 투욱 기대며 종알거린다.
"출근하는 날은 간단하게 먹는데, 휴일은 그날 그날 달라~ 먹기도 하구 안 먹기도 하구. 세윤이 먹고 싶으면 가볍게 해줄게. 토스트에 베이컨이나 계란 볶음밥 정도는 금방 하거든~"
의외로 생활력이 있는지 먹고싶으면 해줄게 라고 얘기한 그녀. 얘기하는 사이 기대는 걸론 부족했는지 그의 뒤에서 팔 아래로 제 손을 슥 밀어넣더니 어느새 앉아서 백허그를 하는 자세가 되버린다. 그의 등에 폭 기댄 건 물론이고. 그 상태로 어깨에 턱을 대고서 말만 해~ 라며 천하태평하게 굴고 있었다.
//언젠가...그때는 꼭 옵니다..! -
894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2:14:27저는 못기다릴것 같습니다 ... 선생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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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5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2:15:29ㅠㅠㅠㅠ 저도 그렇지만... 그렇지만~~ (같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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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6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2:17:13저런 잔망스러움을 어찌 이긴단 말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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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7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2:20:16어... 어.. 일케..일케 잘 해서요...?! (노답오너의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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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8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2:23:27이젠 힘들어서 못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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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9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2:30:52?! 그 그렇다면 잔망을 줄이면 버틸 수 있으시겠나요!! 선생님 고지를 눈앞에 두고 포기하시면 안됩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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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2:32:24고지가 눈 앞에 있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선생님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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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2:38:03(뜨끔) 그러니까~~ 이번 일상만 넘기면 괜찮을거에요! 응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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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 하세윤 - 천월희 (N1.O37fKcU) 2021. 1. 12. 오전 2:41:19이런 일련의 행위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제 3자가 보면 연인이겠네 싶을 것이고 회사 사람들이 본다면 경악할 지경일 것이다. 이 모든 스킨쉽들이 그녀가 아무런 자각도 없이 한다는게 이제 놀랄 곳도 없어서 허탈할 지경이니까. 내가 머리를 쓰다듬자 그 손에 닿으려고 고개를 드는 것도 그렇고 내 볼에 자신의 볼을 부비다가 입술이 스치는 것도 그렇고 내 심장은 하나하나에 반응하기에도 지쳤는지 이제는 하루종일 쿵쾅대고 있다. 지금이라도 이 집을 박차고 나가서 우리 집에 들어가서 침대에 몸을 뉘이고 진정시켜야하나 싶지만 그러기엔 그녀가 실망할 표정이 보기가 두렵다.
- 덕분에 잘 잤어.
그래도 그녀 덕분에 잘 잔건 사실이니까. 사실 지금도 많이 피곤하기는해서 조금 더 자고싶었다. 지금 일어난건 그냥 평소처럼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난것 뿐이고 ... 하루종일 자라고하면 잘 수 있을 것 같은 몸상태이기도 했으니까. 자고 가라는 말은 없었지만 살짝 내 옷자락을 잡는 것을 보면 자고 가라는 뜻이겠지. 이 어찌 아무런 뜻이 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 새삼 하늘이 원망스럽다. 아침을 만들어준다는 말을 하면서 백허그를 하는건 차라리 날 죽여! 하고 외치고싶다. 이럴땐 목소리가 없는게 참 다행이다. 실수라도 이런 말이 나올 수가 없으니까.
- 그냥 좀 더 잘래. 잠들때까지만 옆에 있어줘.
내 어깨에 머리를 대고서 있는 그녀에게 태블릿을 보여주고서는 몸을 휙 돌려서 그녀를 내 옆에 눕히면서 바라본다. 그냥 내가 잠이 들때까지만이라도 옆에 있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안을까말까 조금 망설이다가 결국 나는 그녀의 손을 잡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곤 그녀의 눈을 바라보고선 웃어보인다. 그래 그냥 이런 관계라도 어쩌면 좋을지도 모른다. 다시 머리가 베개에 닿자 졸음이 몰려온다. 일어났을때도 아침일지 아니면 점심이 훌쩍 지났을 시간일지는 알 수 없지만, 일어나서도 그녀가 요리를 해준다고 하면 그때 말하자고 속으로 생각한다.
- 내 인생에서 큰 불행이 오고나서 제일 큰 행운도 같이 온 것 같아.
라고 태블릿에 써놓은 나는 잡은 손을 들어서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살짝 찌르고서 숨을 한번 크게 내쉬고선 눈을 감았다. 몰려오던 졸음은 내가 눈을 감자마자 득달같이 몰려들어서 날 의식의 아래로 끌어내린다. 그렇게 나는 그녀의 침대에서 그녀 옆에서 잠이 든다. 그렇게 잠에서 깰때까지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서 ...
// 이번 일상만 넘기면 뭐가 좋아지는걸까요... -
903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2:44:25그래도 일상을 돌리면서 느끼는건데 제가 월희를 엄청 좋아하네요 ... 평소에도 계속 생각났는데 일상 돌린거 보러가면 더 보고싶어질까봐 일부러 안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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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4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2:50:31세윤아 미안하다악...! >ㅁ< ㅎ ㅎㅎㅎ 저도 평소 세윤주 주책 보면서 엄청 느끼고 있었답니다 ㅎ 진짜 너무 좋아해주니까 그만큼 저도 고마워서 좀이라도 더 잘해보고싶구 막 그래요~ 세윤이도 많이 좋아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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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5 천월희 - 하세윤 (biERQeCRj6) 2021. 1. 12. 오전 3:05:46그가 뭐든 먹고싶다고만 하면 다소 무리하더라도 만들어줄 의향이 있었다. 정말로 잘 자서 컨디션도 기분도 몹시 좋았으니까. 기분만 좋으면 그녀는 한없이 살갑고 순해졌다. 물론 모두에게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이건 아직 그녀조차 깨닫지 못한 부분이었다.
"응? 더 자게?"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뭘 말할까 기다리던 그녀를 잠시 멍하게 만들었다. 그 탓에 그가 그녀를 눕힐 때 아무런 저항도 없이 휙 누워버렸고. 일어난지 얼마나 됬다고 다시 누워버린 상황이 이상했지만 몸을 감싸는 침구는 너무나 포근했고 손에 닿는 체온은 몹시 따뜻했다. 에라 모르겠다. 그녀도 옆으로 돌아누워 그를 보았다. 그의 얼굴에 웃음이 올라오자 그녀도 따라 웃는다. 커튼 사이로 희미하게 비쳐들어오는 햇빛이 둘 사이를 비춰 어딘가 신기루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그 행운 설마 나야? 흐흥. 날 행운이라 부른 건 여태 세윤이가 처음인 걸."
그의 태블릿에 쓰인 한줄을 보고 나직히 중얼거리는 말은 조금 씁쓸했지만 잠에 빠져들어가는 그가 눈치챌만큼은 아니었다. 그 한줄을 쓰고, 그녀의 볼을 콕 찌르고 눈을 감은 그는 거짓말처럼 다시 잠들어버렸다. 그래. 제대로 못 잔게 며칠이니 잠이 고팠을 수도 있지.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 다시 이불을 올려 덮고 조심히 그에게 다가간다. 그가 안아주지 않았으니 그녀가 안기려다가 몸을 재차 움직여 이번엔 그녀가 그를 안았다. 한 손을 꼭 잡고서 남은 손으로 그를 안고 뒷머리를 살살 쓸어주며 작게 읊조렸다.
"잘 자. 세윤아."
그리고 그녀도 다시 눈을 감았다. 세윤이 그랬던 만큼은 아니지만 서서히 다시 몰려오는 잠에 정신을 내맡기며, 조용히 휴일의 아침을 잠결에 실어 흘려보내었다...
//이것으로 막타ㄹ 아니 막레로 하죠! 핳핳 어우 급발진 참느라 고생하셨슴다 센세 >< !! -
906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3:05:51정말 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월희 만난건 정말 행운이에요. 월희 체고 월히주도 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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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7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3:10:09저야말로 찾아주신데다 그렇게 늦게 왔는데도 받아주신게 얼마나 감사한대요 ㅠㅠㅠㅠ 제가 표현을 아낄 뿐이지 정말...주책 오브 주책급으로 세윤이 애껴요... 세윤주도 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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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8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3:16:45ㅠㅠㅠㅠ 감동이에오 ... 앞으로 알콩달콩하게 잘 굴려보자구요! 세윤월히! :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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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9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3:23:13그래야죠!! 할것도 많으니 꽁냥꽁냥하게 잘 해나가봐요 ㅎㅎ 일단 지금은 좀 자야할것 같지만요 ㅋㅋㅋ;; 음 자기 전에 다음 일상은 뭘로 할지 정해둘까요? 이번 일상이 좀 극과 극이었으니 다음은 담백하게~ 임무 나가는 거나 회사에서 같이 일과 보내는거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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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3:31:59이런 잔망스러움 다음이 담백이라니 너무 싱거울것 같네요! :3 ... 임무 나가는건 같이 나가는게 아니면 의미가 없을것 같으니 일과가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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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3:38:36다음 일상은 월희 세윤이가 따로따로 임무를 나갔다온 다음의 회사 일과가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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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전 6:43:24진도 팍팍 뽑았으니(?) 한타임 쉬어가는거죠~ 그럼 각자 첫 임무 겸 현장실습 나갔다온거 짧게 붙여서 담 일상 시작해볼까요? 시간은 한 일주일쯤 넘기면 적당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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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전 10:27:40그게 좋을것 같네요! 또 잔망스러움이 없어진다니 아쉬운게 사람 마음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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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4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2:35:02ㅋㅋ 세윤주가 너어무 아쉬워하는거같으니~ 잔망 스위치를 올려볼까나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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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 세윤주 (91rnxB3Buo) 2021. 1. 12. 오후 2:35:44((갈등)) 좋은 점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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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6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2:48:31응응 세윤주도 좋은 오후! (부둥부둥~~) 갈등이 끊이지 않는 세윤주도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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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7 세윤주 (sHqC17SHkU) 2021. 1. 12. 오후 2:53:25사실 확 저지를까 갈등도 했다구요! 잘 참아냈지만오!! 잔망스러움이 좋지만 고통스럽다고 해야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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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8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2:56:45ㅋㅋㅋㅋㅋ 고통스럽지만 끊을 수 없는 잔망스러움~~ 나중에 제대로 되갚아주세요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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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3:13:00되갚아주기엔 넘 월히가 사랑스러워서 안댐미다 ... 아마 세윤이가 진성 사랑꾼일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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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3:33:06ㅋㅋㅋ 이거 월희가 잡고 살지 않아도 세윤이가 알아서 잡혀줘버리는거 같은데~ 기분탓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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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3:34:52기분탓이 아닌걸요! 물론 막 져주거나 그러지는 않겠지만 정말 사랑스러워 죽겠다고 그러는 정도? 회사에서 티는 안내지만 술먹으면 월희 자랑만 늘어놓는 정도?
아예 월희한테 같이 살자고 제안할까봐요! -
922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3:37:16ㅋㅋㅋㅋㅋㅋㅋ 주변 직원들이 눈꼴시려 하는 모습이 선하네요~~ 어멋 벌써 같이 살자 그러면 저는... 너무 좋아서 그만...! (사망)(?) 슬슬 담스레 필요할거 같아서 미리 세워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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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3:39:30아니면 잠이라도 같이 자자! 라고 하던지 ... 잠을 잘 못자니까요 :3 ... 앗 담스레 감사합니다!
세윤이가 월희를 얼마나 좋아하냐면 ... 가족들을 잃은걸 월희가 커버치고도 남을 정도? -
924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3:42:29헛 그정도라니.. 제일 큰 행운이라고 했을 때 그렇지 않을까 했는데! 아 잠자는건 세윤이가 말하지 않아도 수시로 건드릴 예정이래요~ 주말에 모해? 나랑 놀구 같이 자자~ 그럼서 ㅎㅎㅎ 꼬리 아홉개 달구 살랑살랑 흔들겠죠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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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3:52:17그러다가 진짜 클나요 클나! 언제쯤 월희의 찐애정을 받아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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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6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4:03:26이런 요오망한 월희는 한번쯤 클나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세윤이 한정으로요! 찐애정 받을 날 역사 차근차근 오는 중이니까 여유를 갖고 기다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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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4:07:01((여유가 없다)) 그래도 세윤이는 월히가 넘 소중해서 클나게 못한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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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4:12:53(((사실 본인도 없었다))) 하 세윤이 정말 너무 찐사랑이라서 좋다.. 어서 애정에 눈을 뜨자 월희야 이러다 진짜 클나겠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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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9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4:20:06애정에 언제쯤 눈을 뜰지 아무도 모른다 ... 고백은 누가 먼저 할지 모르지만 왠지 월희가 세윤이한태 고백하게 유도 시킬 것 같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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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5:08:59고백 부분은 아마 본편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애정에 눈을 뜨고 세윤을 향한 마음을 알았지만 쉽게 표현은 못 하고~ 거기서부턴 진짜 아슬아슬하겠죠! 누가 먼저 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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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1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5:14:29제가 먼접니다 (진지) 언제쯤 깨닫냐가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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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2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6:53:34그게 언제쯤이 될거같냐면~~ 음~~ 일단 세윤이 월히 보고 제일 큰 행운이라 해준게 시작점이 되주긴 할거같아요! 장난치고 편한 대상에서 조금 다르게 보게 됬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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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3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6:54:11그게 시작점이라니! 진행을 촉진시킬 무언가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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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4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6:54:17앗 맞다 다음 일상 선레는 세윤주가 해주시면 좋겠는데~ 안 되요? (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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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5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6:55:28지금은 일하고 있어서 퇴근하고 드릴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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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6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7:08:48넹넹 알았어요~ 진행을 촉진시킬만한거는 음... 월희 근처에 잘 들이대는 사람이 있으면 될거같네요! 세윤보다 적극적이고 추파도 심심찮게 날리는 그런 사람으로? 아니면 세윤을 자꾸 의식하게 만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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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7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7:10:59월히한테 접근하는 사람 ...! 근데 그러면 세윤이는 아마 방관자가 되지 않을까 ... 기본적으로 연인이 아니니까 지나친 간섭이라는 생각을 할 것 같네요!!
세윤이를 의식하게 만들만한건 잘 모르겠는걸요 ... 그냥 잘 챙겨주는게 좋은가! -
938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7:14:53꾸준히 챙겨줘서 약간 세윤이 없인 뭔가 허전하게 만드는거죠~ 평소에 같이 하던 걸 혼자 하면 생각나고 그런 느낌으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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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9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7:16:14아니면 세윤이한테 접근하는 여자가 있다던지하는건! 우선 세윤이도 설정상 미남이긴 하거든요 :3c
후우 어렵다 어려워 ... 너무 어렵습니다 ... 이게 사실 마음이 조급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요. -
940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7:25:10오 그것도 좋네요! 같은 사무실이나 회사 여직원이 접근하는 걸 보여준다던지 하면~ 정색하고 쳐내려할거 같아요 ㅋㅋ 그렇게 마음에 눈을 떠가고~ 후후 전 그 어려움마저 너무 좋습니다~~ 힘들긴 해도 이 너머에 꽃길이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 즐겁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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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7:26:50꽃길까지 가기전에 지쳐쓰러질까 두렵습니다 8-8).. 그래도 열심히 노력해봐야겠네요! 월희주 옷자락 꼭 잡고 따라가야겠어요 :3
이번 회사 일상에서는 그럼 세윤이랑 같이 일나갔던 사원이 여자인걸로 하고 ... 치근덕대고 그런 상황을 중간에 넣어볼까요?! -
942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7:29:56쓰러지시면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걱정마세요 (찡긋) 넹 그런 상황 넣는거 좋아요~ 그 여직원이 월희 불러다가 세윤이한테 꼬리치지 마!(따귀)라던가 하는 상황으로 이끌어낼 수도 있을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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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3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7:54:54호오옥 ... 월희가 여직원을 때리는게 아니라 그 반대군요!! (흥미진진) 세윤이는 영문도 모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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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4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8:07:35선방을 치는게 사회적으로 유리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ㅋㅋㅋ;; 뺨을 내주고 스킬로 여직원의 정신을 쏙 빼놓겠죠! 그러면서 속으로는 자기가 세윤이를 생각보다 많이 의식하고 있다는걸 알게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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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5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8:10:41아주 죠아요!! (의지가 불타오름) 그래놓고 월히가 맞은거 알면 세윤이가 화나서 그 여자 찾아갈수도 있다구요! 성격이 예전같지 않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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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6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8:12:44그래주면 더 좋죠~ 자기가 맞았다고 화내주는 세윤이를 보고 새삼 두근거릴 수도 있을거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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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7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8:17:22호오오옥 퇴근이 얼마남지 않았으니 ... 좀만 기다려주셔라!! 오늘도 일상 돌릴 생각하니까 넘 기쁜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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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8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8:28:07저도 기대치 풀로 채워놓고 기다리는 중이지요~~ 오늘은 또 어떤 잔망을 부려ㅂ읍읍(끌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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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9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8:30:50오늘은 잔망을 부리면 세윤이도 가만히 있지 않을꺼에요! (굳은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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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8:41:25!! 그거...그거 너무 기대되는데요...! 잔망 스위치 올려버려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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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1 세윤주 (Zla9ejHzQE) 2021. 1. 12. 오후 8:47:02회사에서도 부리려나요! 단 둘이 있을 상황이 잘 안나올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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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2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8:51:04상황은 만들어내면 되는 법! 저에겐 다 계획이 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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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3 세윤주 (sHqC17SHkU) 2021. 1. 12. 오후 9:03:56헉 기대해볼께요! 이번에도 얼마나 잔망잔망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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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4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9:07:37그렇게 기대하던 세윤주의 미래는 고통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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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 세윤주 (sHqC17SHkU) 2021. 1. 12. 오후 9:08:16((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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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6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9:12:05ㅋㅋㅋㅋㅋㅋ 핵귀여워요 진짜 ㅋㅋㅋ (안고 둥기둥기 해줌) 고통이 싫으시면 잔망을 줄이겠습니다~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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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7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후 9:23:45왜 항상 그런 이지선다를 제시하시는거죠! ((울먹)) 나는 행복할수가 업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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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8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9:44:35그야 세윤주가 줄여달라고 하면 정말로 줄일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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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9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후 9:52:22잔망스러움도 보고 싶은데 ... 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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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0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9:53:28그러면 고통을 감수하고 잔망을 보셔야겠습니다...후후....(안경 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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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1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후 9:56:36((의욕이 없어짐)) 그래도 퇴근했으니 선레 가져오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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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2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후 10:09:49혹시 저번 일상의 다음 주말도 월희랑 같이 보냈다고 해도 괜찮으까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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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3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10:12:21에엣 안돼 의욕아 살아나...! 응응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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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4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후 10:13:59희희 월희만 있으면 제 의욕은 만땅이라구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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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5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10:15:37ㅋㅋㅋㅋㅋ 의욕이 춤추는 세윤주도 귀엽다...(일기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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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6 하세윤 - 천월희 (N1.O37fKcU) 2021. 1. 12. 오후 10:28:31주말을 그녀의 집에서 보내고서 새로운 일주일이 시작 되었을때는 주말 내내 잠을 잘 자서 그런 것일까 몸이 가뿐했다. 역시 수면은 정말 중요한 것이라는걸 다시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월요일에 출근하자마자 현장을 나갈것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나와 월희는 예상대로 다른 조에 편성이 되어서 각자 현장을 다녀왔다. 그녀는 누구랑 다녀왔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다른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어떤 여자분이랑 다녀왔다. 나보다 한살 어린 사람이었는데 성격도 나쁘지 않고 처음 볼때부터 사근사근 말을 걸어와서 나쁘지는 않았다. 오빠라고 부르는게 여동생이 생각나기도 했고.
처음 나갔던 현장은 그냥 사전 정찰 수준에 불과해서 그렇게 어렵지도 않았고 사전에 나눠주는 통신기로 지령이 계속 들어왔기 때문에 시키는대로 하기만 하면 그렇게 큰탈이 나는 수준도 아니었다. 수요일 하루를 그렇게 현장 업무로 보내고서 저녁에 잠깐 월희의 집 앞으로 가서 퇴근했을 그녀의 얼굴을 잠깐 보고 집으로 들어가서 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평범하게 가는듯 했지만 목요일부터 좀 성가신 일이 생겼다. 같이 외근을 나갔던 여자가 점심시간마다 찾아와서 같이 밥을 먹자고 하는 것이었다. 목요일엔 친한 사람 한두명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같이 갔지만 그때 그 여자의 기류가 좀 심상치 않아보여서 금요일에는 간신히 거절했다.
주말이 돌아와서 나는 다시금 그녀의 집에서 주말을 보냈다. 역시 평일까지 그녀의 집에서 신세지는건 민폐 같아서 주말에만 찾아가고 있었는데 역시나 주말 내내 조금 괴롭기는 했지만 나름 행복하게 보내는데에 성공하긴 했다. 토요일은 못잔 잠을 몰아서 잔다고 침대에서 벗어난 기억이 별로 없긴하지만 일요일은 그래도 잘 논것 같으니까. 그리고 다시 새로운 일주일이 시작되는 월요일, 오늘이 돌아왔다. 일요일에서 월요일 넘어가는 날 밤에는 월희네에서 자기 때문에 나는 조금 일찍 일어나서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고서 우리집으로 건너갔다. 그녀 집에 내 옷이 있는건 아니니까. 그렇게 준비를 금방 끝내고 사무실까지 출근했을때의 시간은 언제나처럼 정해진 시간의 30분 전이었다.
- 좋은 아침.
먼저 출근해서 내 몫의 서류와 그녀의 서류를 다 인쇄해서 각자의 책상에 올려놓은 나는 그녀가 출근하자 아침 인사를 건넨다. 일어났을때도 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사무실에서 안하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한번 더 인사를 하는 것이다. 작게 하품을 하고서 오늘의 일을 시작하려고 펜을 들었을때 사무실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와서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린다. 누군가 싶었더니 저번의 그 여직원이었다. 솔직히 객관적으로 봤을때는 미인이기도 했지만 좀 부담스럽긴해서 오늘은 피해다니려고 했는데 먼저 선수 맞았네.
- 안녕하세요.
그래도 웃으면서 인사를 건넨 나는 무슨 일로 찾아왔는지 궁금했는데 나에게 커피를 건네주면서 귓가에 작게 오늘도 점심 같이 먹으러가자고 소근댄다. 거기에 눈웃음까지 치는게 평범한 남자였으면 홀라당 넘어갔겠지만 아쉽게도 난 이 분야의 최강자를 알고있었고 그 사람에게 여러번 당해보기도 했기때문에 그 정도는 별거 아니었다. 하지만 별로 좋아하는 상황은 아니라서 나는 그녀의 눈에 안보이게 월희를 톡톡 건드리며 SOS 신호를 보냈다. 나 좀 구해줘어어. -
967 세윤주 (N1.O37fKcU) 2021. 1. 12. 오후 10:28:52희희 월희도 월희주도 좋아한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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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8 월희주 (biERQeCRj6) 2021. 1. 12. 오후 10:36:22나 좀 구해줘어어 <<<< (귀여워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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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9 천월희 - 하세윤 (MpuGDUiO3A) 2021. 1. 13. 오전 12:09:57세윤과 함께한 주말은 그 근래 들어서 가장 즐거운 주말이었다, 물론 그녀 기준으로 그런거였지만. 혼자 그 집에 살게 된 이후 누군가와 함께하는 주말은 처음이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뭘 하든 마냥 즐거웠고, 그래서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밤이 너무나 아쉬웠다. 시간이 그대로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잠들기 직전까지 생각할 정도로.
아쉬워하는 그녀의 마음도 모르고 새로운 주간은 밝은 아침과 함께 시작되었다. 역시나 정시에 출근한 그와 다르게 그녀는 한결같이 저 내킬 때 출근해 그보다 조금 늦게 현장 임무 얘기를 전해들었다. 둘이 미리 얘기했던 것처럼 각자 다른 선배들과 조를 짜서 나간다고 했다. 그는 수요일, 그녀는 목요일이었다. 날짜도 파트너도 각자 다른게 살짝 마음에 안 들었지만 크게 티는 내지 않고 알았다고만 대답한다.
그렇게 수요일이 되자 간만에 그녀 혼자 일을 하다 퇴근했었다. 전에도 이랬던 적은 있는데 어쩐지 그 날은 유난히 옆의 빈자리가 신경쓰였다. 이게 바로 든자리 난자리의 차이일까. 종일 비어있는 자리를 힐끔대다 일도 건성으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와버렸다. 집에서도 싱숭생숭한 기분이 가라앉지 않다가, 현장에서 바로 퇴근한 세윤이 찾아와 그의 얼굴을 보았을 때서야 비로소 진정되었다. 그게 무엇 때문인지는 생각도 않은 채 그저 편안해진 것에 마음을 놓을 뿐이었지.
다음날은 그녀의 현장 임무로 그가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을 배웠다. 정찰과 약간의 탐문 정도였다. 그녀의 파트너는 같은 사무실의 남자 주임이었는데 말수는 적지만 성격이 좋고 무엇보다 꽤나 잘 생겨서 다른 여직원들 사이에서도 인기있는 사람이었다. 그 주임은 폼으로 주임이 아니라는 듯 그녀를 꽤나 잘 구슬려가며 일에 집중시켰다. 많은 말을 하지 않는데 은근히 챙겨주고 그녀의 기분을 잘 다루니 그 결과 퇴근할 쯤엔 제법 그 주임과 친해졌다. 친해졌대도 뭐, 까칠하게 대하지 않는 정도일까. 그 덕에 기분이 좋았는지 그녀는 퇴근 후에도 세윤을 찾지 않고 홀랑 집으로 가버렸었다. 정말 매정하기 짝이 없지 않은가.
그 주의 주말도 세윤과 함께 보내게 되었을 때. 그녀의 기분이 얼마나 좋았을지는 말해 무엇할까. 저번주처럼 빠릿한 일정을 보내는 건 없었지만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 좋았다. 주말을 함께 보내며 그녀는 주임과 나갔던 현장 얘기를 몇번 했다. 라고 할까 현장 자체의 얘기보다 그 주임과 무슨 얘기를 했고 상황이 어땠고 이런 류의 얘기들이었지만. 마냥 재밌었다는 듯이 하는 얘기들을 듣는 그의 심정을 그녀가 알 리 없었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 내심 속에서 그녀는 그 주임과 있을 때와 세윤과 함께할 때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었다.
다시 한번 아쉬움으로 가득찬 밤을 보내고 다시 돌아온 월요일이었다. 먼저 출근하는 그를 잠결에 배웅하고 그녀는 좀더 자고서 그보다 한시간은 늦게 나갔다. 늦게 나갔으면서도 사무실에 들어갈 때는 당당하기도 했지. 그런 그녀가 익숙하다는 듯 인사를 받아주는 사무실 사람들을 제치고서 제 자리로 가니 먼저 와있던 세윤이 그녀에게 인사를 해온다.
"응! 세윤이도 좋은 아침이야?"
그의 인사를 받을 때만은 활짝 웃는 얼굴로 받아주고 자리에 앉자, 그가 미리 뽑아다 준 서류들이 제일 먼저 보인다. 일은 싫지만 그래도 그가 대신 갖다놔준 것엔 감사해야겠지. 이따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해야겠다 생각하며 슬슬 서류들을 훑어보며 오늘 해야 할 것과 미뤄도 되는(...) 것들을 나눠놓던 중이었다.
"응?"
서류들 중에 내용이 흥미로운게 있어서 그것에 집중하고 있느라 주변은 잠시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누가 톡톡 건드는 느낌에 고개가 살짝 들렸다. 뭐지 하며 고개를 돌리자 그제야 그의 옆에 못 보던 여직원이 와 있는 걸 눈치챈다. 그리고 그 너머의 곤란해보이는 그의 얼굴도 똑똑히 봤다. 흐응. 상황을 파악한 그녀가 평소와 달리 입꼬리를 아주 살짝만 올렸다. 잠시 이걸 어떻게 쫓아낼까 생각해보다가 일단 그의 옆에서 떼어내기로 했다. 그래서 아무 서류나 한장 들고 의자 째로 그에게 다가가며 아주 자연스럽게 그 여직원이 물러나게 만들어버렸다. 그러곤 태연하게 말을 걸었지.
"세윤아~ 이거랑 이어진거 네 쪽에 있는 거 같은데~ 응? 어라~ 너 옆 사무실 사람 아닌가? 왜 업무시간에 여기서 이러고 있대애?"
그녀의 목소리는 의도적으로 사무실에 울릴 만큼 컸다. 크고 또박또박한 말은 근처의 사람들이 이쪽을 보게 만들기 충분했다. 딱 봐도 그 여직원이 업무시간에 사적인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에 적절했다는거다. 그녀의 행동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여직원이 세윤에게 준 커피를 냉큼 들어 떠밀다시피 돌려주면서 은근히 비웃듯이 말했다.
"오늘은 나랑 점심 먹고 커피 마실거니까 따로 필요 없거든? 그리고 세윤이 그 커피 안 좋아하니까 도로 가져가주라~ 그리고 앞으로도 가지고 오지 말아줘. 민폐잖아~ 같은 사무실도 아닌데~"
아하하. 하고 짧게 웃으며 손사레를 치는데 여직원을 무슨 잡상인 취급하는 느낌이 명백했다. 그러면서 여직원에게만 환각으로 한껏 재수없는 비웃음을 날려주고서 겉으론 아무 것도 안 한 척 세윤의 옆을 지켰다. 애꿎은 서류만 뒤적뒤적하면서 말이다.
//헉헉... 왜...왜 손이 멈추질 않는거야...! -
970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12:22:52세윤이 억장 와르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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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1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12:24:21ㅋ...ㅋㅋ.....미안하다 세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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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12:28:30이쯤되면 왠지 즐기시는것 같은걸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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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12:37:47(뜨끔) 음...어... 그...그럴리가요! 기분탓이에요 기분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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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12:38:50그러므로 세윤이를 아프게 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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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5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12:41:54!!!!! 어...아니 선생님...아니이... (충격으로 말을 잃음)(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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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6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12:42:24물론 그런 육체적인 상처는 아니니까 걱정마셔라!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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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7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12:47:18그거 다행...인건가요...?! 지금도 맴찢한 세윤이를 더 맴찢하게 만든다니 세윤주우우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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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 하세윤 - 천월희 (HJVwjVouR.) 2021. 1. 13. 오전 12:51:02그녀랑 현장을 나갔다온건 같은 사무실의 남자 주임이었다. 수요일엔 일부러 시간까지 내서 그녀를 보러 갔었는데 목요일에 그녀가 현장을 갔다왔을땐 내 얼굴도 보지 않고 휙 집으로 가버렸다. 그때는 나도 바쁘게 일하고 있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주말에 그녀와 함께 보낼때는 그 남자 주임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는 꽤나 즐거워보였다. 그 주임은 사무실에서 평판도 나쁘지 않고 얼굴도 잘생겨서 인기가 많은 편이기는 했다. 그녀가 그에 대해서 얘기를 할때 나는 웃으면서 경청하는 척했지만 사실은 그냥 속으로 쓴웃음을 참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이런 말도 못하는 애보다는 그런 사람이 더 낫겠지. 나는 그냥 그녀의 변덕의 일부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자 조금 많이 서글퍼졌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예전부터 티내지 않는 것은 누구보다 잘한다고 자부했으니까. 이 놈의 스킬이 생기고나서 생기는 좋은 일은 하나도 없었다. 망할.
월요일에 출근을 할때 그녀의 얼굴을 보고 웃으며 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그녀를 볼때마다 가슴이 아파서 제대로 바라보기도 힘들었다. 아무래도 이 감정을 무시하려면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나야할것 같았고 그 시간동안 고통 받을 생각에 벌써부터 퇴사가 하고 싶었다. 퇴사는 안받아줄테니까 사무실이라도 옮겨달라고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일을 준비하고 있을때 옆 사무실의 그 여자가 찾아왔고 이런 상태가 된 것이다. 하지만 내가 도움을 택한 상대가 천월희라는걸 깨닫게 되는 것은 정말 잠깐의 시간이 지난 다음이었다. 월희의 말을 들을때마다 여자의 얼굴은 조금씩 일그러져갔고 결국엔 아무 말도 안하고 그냥 사무실을 나가버렸다. 물론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커피는 두고 나갔지만.
- 덕분에 살았네. 고마워.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고 말했지만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주임의 얼굴과 그에 대해서 얘기할떄의 월희의 표정 같은 것들이 기억이 나서 금방 얼굴을 돌리고 내 자리로 돌아갔다. 그냥 그날 나도 집에 같이 있었으면 가족들은 괜찮았을수도 있는데.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 스킬은 나에게는 저주나 다름 없었다. 살면서 나쁜 짓도 안하고 살았는데 저주도 이런 끔찍한 저주가 없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감정이 복받쳐올라서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것 같아서 나는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다고하고 10분 정도 감정을 정리하고 돌아왔다. 그녀와 나는 그냥 친한 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라고 내 자신에게 계속 되뇌이면서.
- 서류 좀 줄래?
아마도 나한테 필요한 서류가 그녀에게 있는듯하여 나는 필요한 서류의 이름을 써서 그녀에게 보여주고선 해당 서류를 받아왔다. 머릿속이 혼잡할때는 그냥 일만 하는게 가장 효과가 좋았다. 저번주였으면 이것저것 조금씩 잡담도 하면서 일을 했겠지만 오늘은 그럴 틈조차 주지 않기 위해서 계속해서 서류를 검토하고 제출하고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눈이 뻑뻑해서 인공눈물도 넣고 렌즈를 빼고 안경을 쓰고선 다시 일에 몰두한다. -
979 천월희 - 하세윤 (MpuGDUiO3A) 2021. 1. 13. 오전 1:27:37그녀가 그렇게 대했으니 뭔가 불만이나 그런게 최소한 한마디는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꿋꿋이 세윤의 옆에 붙어서 언제든 무슨 말이든 받아쳐주려고 기다렸는데. 여직원은 맥 빠지게 아무 말도 안 하고 얼굴만 잔뜩 찡그린 채 가버렸다. 그 뒷모습을 보며 근성도 없는게 어딜 넘봐. 라고 생각했다가 순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한건가 싶다. 뭘 넘보고 말고가 있나? 그녀는 그저 그가 곤란해 보여서 도와주려던 것 아니었나. 문가를 보며 멍하니 있다가 그가 고맙다고 하자 정신을 다시 붙잡았다. 괜히 월요일 아침부터 일진이 사납다고만 넘겨버리면서.
"고맙긴~ 세윤이니까 도와준거다? 다른 사람이었음 어림도 없었어~"
웃는 얼굴로 그리 말하곤 자리로 돌아가려다가 그 여직원이 끝끝내 두고 간 커피가 눈에 들어왔다. 저대로 두면 세윤이 마실거라 생각하니 왠지 뱃속이 살짝 아파오는 느낌이 든다. 고통은 불쾌함이 되어 그가 저 커피를 마시는 꼴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니 어쩌겠나. 그에게 한마디 설명도 않고 대뜸 그 커피를 가져다 분리수거도 않고 일반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렸지. 눈앞에서 커피가 사라지자 기분이 풀려서 가볍게 자리로 돌아가는데, 같은 사무실의 여직원이 그녀의 그런 행동을 보고 있었다. 그걸 보자마자 핸드폰으로 빠르게 누군가에게 연락을 보내는게 어쩐지 심상치가 않더라.
그녀만이 홀가분하게 자리로 돌아와 다시 조용히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녀는 평소처럼 오늘 내로 해야하는 것들만 설렁설렁 하면서 간간히 딴짓도 했는데. 옆자리의 그는 아니었다. 그가 넘겨달라는 서류를 찾아 넘겨준 후부터 지켜보고 있으니 기분 탓이라고 할 수도 없게 일에만 파고들고 있었다. 급기야는 렌즈를 빼고 안경까지 쓰길래 그렇게도 아까의 일이 그렇게도 불쾌했나 보다 싶었다. 그게 아닌데. 그것도 모르고 눈치 보기를 몇번 하다가 그의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간다. 그가 눈치를 챘든 아니든, 서류를 든 그의 손 위로 제 손을 슬쩍 올려 덮더니 살며시 감싸쥐며 그에게만 들리게 소곤대었다.
"서류랑 그만 놀구 나랑도 놀아줘~ 응? 오전에 다 하면 오후엔 뭐하려구~"
그의 손에서 서류를 놓게 하려는 듯 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살살 움직여 그의 손을 편다. 돌아보면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그를 보는 그녀가 있고. 서류를 빼내고 대신 제 손을 쥐어주려 하며 다시금 그만 듣게끔 작게 종알거렸다.
"내가 좀전에 도와주면서 한 말도 있으니까, 점심 같이 먹는거다? 세윤이랑 같이 가려구 근처에 새로 생긴 우동집 알아뒀다? 갈거지이, 응?"
회사라는 것도 개의치 않는 행동이었지만 그 정도로는 그녀의 성에 차지 않았다. 따로 앉은 의자만 아니었다면 주말 내내 그랬던 것처럼 그에게 좀더 가까이 붙을 수 있었을텐데. 그게 아쉬워 그나마 잡을 수 있는 그의 손만 만지작거리며 어깨에 투욱 기대본다. 그러자 출근할 때 뿌린 달콤하면서도 진하지 않고 오묘한 향수의 향이 머릿결을 타고 세윤의 쪽으로 흘러갔다. 잔잔한 물결이 발목을 적시듯이. -
980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1:30:54반응을 어케 해야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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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1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1:37:10(불안 반 기대 반으로 심장 터지기 일보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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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2 하세윤 - 천월희 (HJVwjVouR.) 2021. 1. 13. 오전 1:47:43그렇게 말하지마. 라고 말하고싶었지만 그렇게 태블릿에 적을 용기가 나에게는 없었다. 그녀는 내 책상에 올라와있는 커피도 무언가 맘에 안들었는지 통채로 쓰레기통에 버려버리곤 돌아왔다.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나한테 고통스럽단 말이야. 당장이라도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지만 얼마전에 둘이 한참을 싸울때를 생각하면 오늘마저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사무실 사람들에게 실례였다. 결국 나는 일에나 집중하자는 생각에 오전 업무시간은 전부 서류를 처리하는데에 쓰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다짐을 방해하는 것은 내 옆자리에 앉아있는 그녀였다. 어느새 다가와서 내 손가락 하나하나를 펴더니 그 자리에 서류 대신 자신의 손을 넣고서 쥐게한다.
- 회사에서 이러지마.
하지만 난 손을 뒤로 빼면서 얘기하고서는 그대로 다시 서류를 잡았다. 그래 이렇게라도 선을 그어놓지 않으면 나중에 더 아플 것은 나였으니까. 하지만 그녀가 어깨에 기대오면서 하는 얘기는 내 의지를 순식간에 흔들리게하기 충분했다. 향수의 향기가 은은하게 맡아져서 더욱 아찔했고 흔들리는 의지는 마지막 펀치를 맞아서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하지만 타이밍 좋게 사무실 주임이 다가와서 월희에게 말을 걸었다.
" 오늘 점심이나 한끼 어때요? "
그래 차라리 다행이다. 좋은 타이밍에 오셨네요 주임님. 이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인다. 그래 차라리 저쪽이 월희에게 더 잘 어울리는 상대겠지. 이런 기계 없이는 의사소통도 못하는 병신이 바로 나인데, 누구랑 어울리겠다고. 나는 그렇게 태블릿에 월희에게 할 말을 적어서 보여주고선 다시 서류에 열중하려고 했다.
- 그래 주임님이랑 먹어. 나는 오늘 점심 안먹을꺼라서.
그렇게 다시 일에 집중하려는 순간 점심시간이 되었는지 사무실이 어수선해진다. 아마 그걸 알아채고서 주임님도 오신 것이겠지. 나도 그 어수선함에 편승해서 그대로 사무실을 나가서 휴게실로 향했다. 그래 차라리 나에겐 이게 나은 처사다. 계속해서 이렇게 희망을 가져봤자 나는 그녀의 변덕의 일부분에 불과했다. 이제 그 변덕의 대상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기를 빌면서 휴게실로 가려던 나는 이 시간에 휴게실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서는 어딜로 가야할지 고민했다. 문득, 입사 첫날 그녀와 함께 발견한 빈 사무실이 기억난 나는 몸을 틀어서 그쪽으로 향했다. 태블릿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채로. -
983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1:47:56하세윤 방어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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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4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1:54:09아이고 아이고... 세윤아아아.....그로지 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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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5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1:55:04하지만 세윤이의 반응은 ... 지극히 정상이라구요! :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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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6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1:56:09정상인데...그럴만 한데... 제 억장이 너무 무너지는걸요...(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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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7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1:57:00허억 ... 안돼요 8ㅁ8) (안아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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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8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2:18:09아무래도 세윤이가 너무 강하게 나간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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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9 천월희 - 하세윤 (MpuGDUiO3A) 2021. 1. 13. 오전 2:30:38그를 만나 여태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하면 세윤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그녀를 봐줄 줄 알았다. 차가운 서류 대신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점심 먹고 산책이나 하고올까 같은 평소 같은 얘기를 해줄 줄만 알았다. 갓 한달이 될까 말까한 시간 동안 그녀가 봐온 하세윤이란 사람은 그랬다. 적어도 그녀에게만큼은 그랬을 터였다.
"어, 어..."
손을 잡아주기는커녕 냉정히 내치길래 그녀는 잠시 할 말을 잃었었다. 내치는 손길이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왜, 라는 물음이 튀어나오려는 걸 막으며 그냥, 그냥 지금 기분이 나빠서 그런거야. 그런 걸거야. 라고 넘기려 했다. 그녀가 어깨에 기대 소곤대는 것도 막지 않아서 그래 그냥 한순간이었을거야. 라고 넘기려고 했다.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세윤의 대답을 듣기 직전쯤. 주임이 와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점심 같이 먹자는 권유였다. 물론 그녀는 갈 생각이 없어 칼같이 거절하려고 했는데, 그보다 세윤의 말이 빨랐다. 그녀보고 주임이랑 먹으라며 밀어내더니 때마침 나가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그렇게 나가버린다. 그가 그렇게 밀어낸 것에 놀라 말도 생각도 잊고 가만히 있으니 그 주임이 어깨에 손을 얹으며 괜찮냐고 물어왔다. 다정한 물음이었음에도 그녀에게는 한없이 심기를 건드리는 말이어서, 어깨의 손을 따갑도록 세게 내치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 괜찮아요. 그러니까 혼자 먹던지 말던지 하세요."
할 말만 하고 나가버리는 그녀의 뒤로 주임이 아니 잠깐,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돌아가지도 않았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복도를 거침없이 지나가 휴게실 쪽으로 먼저 향했다. 하지만 곧 생각났다. 그가 이렇게 붐비는 시간에 휴게실에 갈 리가 없다는 사실을. 그것 역시 그동안 봐온 세윤의 모습 중 하나였다
가려하던 곳을 잃자 그가 그랬던 것처럼 복도 한중간에 멈춰서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고민했다. 휴게실은 전부 사람이 많고, 점심 안 먹는댔으니 나갔을 리는 없고. 그럼 옥상에 갔을까 싶었지만 왠지 옥상은 아닐 거 같았다. 이 시간에 아무도 없는 곳, 없을만한 곳이면서 이 회사 내인 곳... 그녀의 머릿속에 후보 몇개가 지나갔지만 거의 그녀만 아는 곳이었고 딱 한군데만 세윤과 접점이 있었다. 입사 첫 날 찾았던 빈 사무실. 그곳이 떠오름과 동시에 그녀의 구두가 바닥을 박찼다.
그렇게 또각이는 소리가 점점, 점점 안쪽으로 향한다. 다급히 가는 그녀를 잡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방해 없이 마침내 그 사무실이 있는 복도에 다다랐을 때 그녀는 조금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를 너무 급히 온 탓일까. 그래도 겨우 보인 세윤의 모습에 힘든 것도 잊고 그를 향해 한발짝을 다가섰다. 느릿하게 걸음을 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그렇게 가는게 어딨어~ 응..? 내가 점심 같이 먹고 싶은 건 세윤인데, 주임하고 먹으라니. 왜 그래~ 아까 일이 그렇게 짜증났어...?"
왜, 왜 한발짝 나아가는게 이렇게도 무거울까. 복도에 들어서 세윤을 발견하고 멈췄던 발은 어쩐지 잘 나아가지지 않았다. 마치 가까이 가는 것을 두려워하듯이. 두려워, 뭐를? 뭐가 두려운데? 단 한번도 없었던 혼란이 그녀의 속에 휘몰아치기 시작하니 어쩐지 더 걸음을 떼기가 어렵다. 안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머리로 다그쳐도 움직여줄 생각을 않는 발이 원망스럽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그에게 닿을 수 있건만. 왠지 모를 기분을 애써 외면해가며 간신히 웃는 얼굴로 그를 불러보았다. 세윤아....? 라고. -
990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2:31:41제 억장은 무너졌지만 월히에겐 좋은 채찍질이 되었습니다.. 그래 월히도 고생 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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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1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2:32:50안대에 월히주 억장도 무너지시면 안대요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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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2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2:35:07(이미 무너진 억장이다) ㅎㅎ 괜찮아요 일상을 잇다 보면 다시 복구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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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3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2:36:05((대역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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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2:39:08그렇게 따지면 저도 대역죄인이죠....ㅋㅋㅋ...잔망으로 업보를 쌓았으니 그걸 청산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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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5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2:41:04월희주는 죄가 없다구요!! 다 제 잘못이라구요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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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2:43:54아니에요 아니에요...제가 죄가 많으니 세윤주 몫까지 전부 짋어질게오....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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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2:44:24제가 죄인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세윤이는 단단히 삐졌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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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 월희주 (MpuGDUiO3A) 2021. 1. 13. 오전 2:52:37아아앗... 하지만 삐진 세윤이도 너무 좋습니다.. 후... 기운내서 공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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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 하세윤 - 천월희 (HJVwjVouR.) 2021. 1. 13. 오전 3:12:06사무실에서 뛰쳐나와서 간 곳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빈 사무실이었다. 입사 첫날 그녀와 회사 안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곳은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지 못한듯 우리가 발견한 그날과 전혀 달라진게 없었다. 잠겨있지 않은 문까지도. 점심시간의 복도는 구내식당으로 향하는 사람들과 바깥으로 나가는 사람들로 붐볐지만 이 사무실만큼은 그곳과 동떨어진듯 고요했다. 책상과 소파에 쌓인 먼지를 손가락으로 훑고 있으니 멀리서부터 익숙한 구두굽소리가 들려온다. 이제 나가는걸까 싶었는데 그 소리는 어느새 이 사무실 앞까지 와있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고 그 앞에는 조금 불안한 기운을 월희가 서있었다.
- 헷갈리게하지마.
웃는 얼굴로 내 이름을 부르는 그녀를 향해서 나는 괴로운 얼굴로 말했다. 저번엔 그렇게 즐거워하더니 어째서 오늘은 또 웃으면서 나를 찾는거야? 내가 선을 긋고 멀어지려고 했는데 왜 너쪽에서 다가오는건데? 사무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나와 그녀 사이를 정확히 비추고 있었다. 내가 선을 그은것처럼 명확하게. 그녀에게는 상처주고 싶지 않았는데 이런 상황이 되면 뭐든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 너의 그 변덕때문에 나는 얼마나 마음 졸이는줄 알아? 너의 그 말, 손짓, 몸짓 하나하나 전부 ...
입술을 깨물고서 그녀에게 내 심정을 토로한다. 설렜던, 헷갈렸던 마음을 모두 담아서 글자 하나하나에 새겨넣는 느낌으로. 이렇게 해도 내 감정이 해소되지 않을 것을 잘 알지만 그만큼 지금의 나는 절박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감정마저 글자로 써넣으면서 담았던 감정을 곱절로 느끼는 이런 느낌도 느끼고 싶지 않았다. 저번처럼 충동적으로 태블릿을 박살내기 위해서 손을 들었지만 이번에는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키고서 계속해서 써내려갔다.
- 나한테 아무런 마음도 없으면서 왜 그러는거야? 괜히 사람 마음 갖고 뒤흔들지마. 너를 볼때마다 아파 죽겠으니까. 널 좋아하게 만드는게 목적이라면 이미 성공했으니까 ... 이제 그만해줘 제발 ...
그렇게 무너지듯 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 망할 저주는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고 괴롭히고 또 괴롭혔다. 태블릿과 펜이 손에서 미끄러져나가고 나는 결국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
1000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3:12:22쓰다보니 발진해버렸네 ...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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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세윤주 (HJVwjVouR.) 2021. 1. 13. 오전 3:12:31우선 담판으로 갈꼐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