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4314> [1:1] 이방인 (750)
◆QuMdEQJ6Kc
2020. 11. 27. 오후 2:16:18 - 2021. 11. 16. 오후 8: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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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QuMdEQJ6Kc (/Kr4cbM/Pk) 2020. 11. 27. 오후 2:16:18내가 태어나던 순간을 떠올리려니 상당히 힘드오. 그 당시의 모든 사건들은 혼란스럽고 불분명하오. 기묘한 여러 감각들이 일시에 나를 사로잡았소. 그런 까닭에 나는 동시에 보고 느끼고 듣고 냄새맡았소. 사실,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다양한 감각 작용을 구분할 줄 알게 되었소. 조금씩 더 강렬해지는 빛이 신경을 압박해서 눈을 감아야 했던 기억이 떠오르오. 그렇게 눈을 감자 어둠이 몰려왔고, 나는 불안감에 사로잡혔소. 지금 생각해보니, 다시 눈을 떴고, 그때 내게 빛이 쏟아졌던 거였소.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中
>>1 벨리타 릭먼 Belita Rickman
>>2 클리프 Cliff -
1 Belita ◆QuMdEQJ6Kc (/Kr4cbM/Pk) 2020. 11. 27. 오후 2:18:06벨리타 릭먼 Belita Rickman / 26 / Lady
손 가는 대로 자른 것처럼 멋대로 층이 난 단발과 핏기없이 느껴지는 창백한 피부, 이따금 형형한 기색을 띠는 푸른색 눈동자만으로도 굳이 그녀에게 다가갈 마음이 들지 않을 이유는 충분하다. 거기에 더해 그녀가 이 년 전 사고로 약혼자를 잃은 불행한 사연의 주인공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다가가기는커녕 꽁무늬가 빠지게 달아나도 모자라게 느껴질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벨리타에게는 늘 엷은 우울이 함께 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단순한 피로감 정도로 여기고 멀어졌지만,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그걸 죽음의 그림자로 생각했다. 그들의 눈에 그 그림자는 전염되는 것이었던 모양이다. 벨리타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 완전히 고립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니,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벨리타는 보통의 사람이다. 지치고 힘든 순간에는 쓰러지지 않게 지지해줄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벨리타에게는 무엇도 없었고, 그런 순간 빈손으로 홀로 남겨진 사람은 높은 확률로 미치게 된다. 미쳤다는 말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벨리타는 비가 오던 날,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을 파헤쳤다. 썩은 것은 새것으로 바꾸고, 끊어진 건 다시 이어냈다. 자르고 기우는 작업의 반복이었다.
신이라는 작자는 어느 날 갑자기 벨리타의 삶에 커다란 악수를 두고 사라져버린 무책임한 자였으므로 기도는 하지 않았다. 벨리타는 온전한 자신의 힘으로 목적을 이뤄냈다.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었다. 그가 다시 눈을 뜨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벨리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삶에 스스로가 지독한 악수를 두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저 남자는 다른 사람이다. …아니, 사람이 아니다.
176cm, 평균 신장을 한참 넘는 키와 그에 알맞은 골격. 한때는 왜소한 소년에 가까운 체격이라는 인상도 주었으나 약혼자의 사망 직후부터 '그'의 완성 이후까지 계속해서 살이 내린 탓에, 지금은 체구 자체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비록 관리 되지 않음이 여실히 드러나는 머리카락이지만, 색깔만큼은 아름다운 밀빛이며, 흐릿하게 갈라진 코끝은 오똑하다. 눈썹 역시 짙고, 속눈썹도 길고 촘촘하여 유심히 보면 꽤나 미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한때는 길고 아름다운 갈색 머리카락과 푸른빛 눈동자가 사랑스럽던 시절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모두 한때이며, 그마저도 아득한 과거의 일이다. -
2 클리프주 ◆oSnT.Ehang (rGIWmAYeGU) 2020. 11. 27. 오후 2:24:29클리프 Cliff 24 189 정상 체중 Male
내 온몸은 사람의 손으로 빚어졌다.*
1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거웠고 시꺼맸다. 검은 머리카락은 이따금 햇빛이라도 받으면 흰색으로 이상한 빛이 났지만 그마저도 햇빛을 받을 때 뿐, 먼지가 진동하는 방 안에 있으면 사람인지 어둑발인지 쉬이 판단할 수 없다. 누구에게서 뜯어왔는지 모를 두 눈깔에도 이채 같은 건 서리지 않으니 판단만 어렵게 만든다. 사실 클리프의 신체부위는 상당수가 출처 불분명이지만 훌륭한 사람*의 손길 아래 정교하게 만들어졌으므로 거슬리는 곳은 찾기가 어렵다. 가까이 가서 손 따위를 잡아보고 비교하면 크기 차이 정도는 알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1-1 그늘과 등진 모습이 참으로 고요하니 풀벌레의 웃음과 울음을 들을 수 있다. 인상이 원체 흐릿하고 웃는 꼴이라고는 얇은 입꼬리를 힘없이 당기는 것 뿐이라 만인총중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괴물은 빛을 담아내지 못해 빛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선 역설적으로 눈에 띈다. 혹여 수많은 인파 속 다른 사람들은 사라지고 클리프만이 보인다면 괴물의 꾐에 넘어간 것이니 즉시 그 자리를 떠날 것. 희게 빛나는 머리와 검기만 했던 눈에 첨예한 금색*이 흐른다 해서 일망하지 말 것. 그저 비루먹은 괴물이니.
2 사람이라면 대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문장 하나 정도를 갖고 있는데 괴물은 그러지 않았다. 단 한 문장도 일구어내기가 어려웠다.* 그 사람에게 갈 편지를 쓰며 꽃 한 송이를 꺾은 짓이 다정한 건지 꽃의 생애에 관심이 없는 건지 조차도 명확하지 않았고 오묘한 낯짝으로 세상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일 또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강력하게 대표할 수 있는 이유도 뚜렷하지 않다. 단지 존재 자체가 환란인 괴물은 세상 모든 것에 관조를 즐겼고 살갗으로 닿는 새로운 것이 좋았다. 괴물이 가는 길마다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이치와 똑 맞아떨어져야 할 것들이 엇갈리니 천공이 크게 노해 벼락을 내릴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괴물에겐 더할나위 없이 화난한 하늘일 뿐이었다. 2-1 인간적임을 추구했다.* 사람의 손때가 묻은 몸으로 어찌 인간적인 것을 추구한다 할 수 있겠냐 만은 괴물에게 소망이라곤 그거 하나밖에 없겠다. 그저 남들과 조금 다른 박동을 가졌을 심장이 평범하게 뛰길 원했고 빛을 담아낼 수 있기를 바랐으며 생각과 감정, 모든 사고를 갈망했다. 죽음 직전까지도 악인의 덕목 중 하나인 욕심을 떨쳐내지 못할 운명이겠지만...... -
3 클리프주 ◆oSnT.Ehang (rGIWmAYeGU) 2020. 11. 27. 오후 2:26:35🥲🥲🥲🥰🥰🥰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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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Kr4cbM/Pk) 2020. 11. 27. 오후 2:36:18[B]
너는 "내가 만든" 괴물이야. 네가 끔찍해. 가장 후회하는 일을 묻는다면 주저없이 너를 만든 일이라 말할 거야. 하지만 네가 세상 밖을 떠돌며 손을 댄 모든 걸 망치는 꼴을 두고 볼 수만은 없어.
다시 돌아와. 아무것도 없이 돌아오라고 해봤자 듣지 않겠지. 조건을 걸게. 돌아온다면 무엇이든 네가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맹세할게. 네 반려 괴물을 만들어달라면 그렇게 할 거고, 네 손에 순순히 죽어달라 한다면 역시 그렇게 할 거야.
대신 나와 약속해. 어쨌든, 너를 만들었으니까 내게도 하나 정도는 요구할 자격이 있잖아? 네가 원하는 바를 들어줄 테니, 평생 내 곁에 있어. 내가 죽은 뒤에도 네가 만들어진 곳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해.
[???]
알았어요. 다시 곁으로 돌아갈 테니 초조해하지 마세요. 황급히 소원을 내건 것 보면 당신의 속이 요란한 게 느껴지는데, 제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없으니 머리를 굴리지 마세요. 반려 괴물도 당신의 죽음도 저에게는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도 요즘 세상을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보다 보니 흥미로운 건 하나 생겼어요. ‘이름’이요. 울부짖을 때도 사용하고, 아양을 부릴 때도 사용하고, 여러 방면에서 많이 쓰이던 걸 보았어요. 어떤 자에게 이름의 개념과 정의를 듣다보니 당신이 나를 지칭하는 ‘괴물’이 내 이름이라는 걸 어느정도 확신했지만 역시 그건 좀 별로네요. 이 괴물이라는 단어는 그리 좋은 곳에 쓰이지 않아요. 동화에는 무서운 것으로 묘사되고 사람들은 괴물이 나타났다고만 하면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가요. 저 배운 게 많죠? 하지만 역시 아직도 궁금한 건 당신이 그렇게 날 부르면서 느꼈던 기분과 감정이에요. 이상하죠. 아무리 추측하고 생각해도 목만 탈 뿐 당신이란 제게 미지와도 같아요. ‘끔찍하다’라는 말로는 턱없이 부족하니까 답을 알려주세요. 당신은 도망가지도 않았고 죽음까지 대범하게 입에 올리는 걸 보면 일반인과는 거리가 먼, 그러니까 괴물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 같은데 날 부르며 어떤 기분과 감정이 들었나요? 이 질문에 답해주고 이름을 지어주었으면 해요. 어떻게 아나요? 당신이 직접 지어준 이름이 최고의 족쇄가 될 지.
[B]
그래, 말한대로 배운 게 많은 모양이야. 네가 보낸 답장은 대강 보면 처음부터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교육받은 사람이 쓴 것처럼 보이니까. 하지만 네 본질은 괴물이야. 그건 내가 이름을 붙여도, 네가 그럴듯한 문장과 말로 자신을 꾸며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 당연한 소릴 더 해봤자 이야기만 길어질 테니, 네 요구에나 응하도록 할게. 초조한 건 사실이니까.
널 부를 때 어떤 느낌이 드냐고? 무엇부터 말해야 할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두려움에 거세게 뛰는 심장이야. 처음부터 네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네게도 심장이라는 게 있으니 심장이 뛰는 느낌은 알겠지. 뒤이어 긴장에 손발이 차가워지기 시작하고, 너와 눈이 마주칠 걸 생각하면 금방이라도 고개를 돌리고 싶어지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누가 목을 죄는 것처럼 괴로워. 이제 내 '끔찍함'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겠니?
넌 내가 괴물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 같다고 했지만, 네 말은 틀렸어. 나도 똑같이 괴물이 무서워. 남들과 다른 대단한 발명을 할 수 있을 거라 여긴 자만심이 두려움을 누르고 널 만들어낸 것뿐이야. 도망도 가지도 않고, 목숨까지 내놓고 널 부른 건 내 과오에 대한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어.
마지막으로, 네 이름은 클리프Cliff야. 뜻을 알고 싶어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덧붙이자면 '낭떠러지'라는 뜻이야. 부디 이 이름이 족쇄가 되길 바라. 난 약속을 지켰어. 그러니 이제 돌아와, 나의 클리프.
[C]
당신의 말대로 내가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좋았을 텐데. 아직도 가끔씩 바라는 소망이지만 이루어지지 않을 소망임을 알기에 매번 잔잔한 슬픔에 빠져요. 인간적이지 않나요? 진짜 인간처럼 눈물도 막 흘려보고 싶은데, 그러다간 당신에게 괴물이라 불리는 나를 까먹을까 봐 관두었어요. 하지만 이제 클리프라는 낭떠러지도 있으니 눈물이 나왔으면 해요. 당신의 앞에서 눈가가 붉어질 정도로 울면 그제서야 비로소 내 피와 당신의 피 색이 동일해질까? 그때도 당신은 나에게 끔찍함만을 느낀다면 안타깝게도 할 말이 없네요. 자만심이 두려움을 눌렀다고 말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역시 할 말이 없어요. 역시 언어와 문장은 아직도 어렵네요. 표현하고 싶은 건 많은데 반의 반도 담아내질 못 하겠어요. 역시 난 당신을 옆에 두고 많은 걸 배워야 했는데 이런 꼴이 나다니. 지금 첫번째 후회를 느끼고 있어요. 이 후회를 이겨내고자 부탁을 하나 드리고 싶어요. 어차피 나는 당신의 과오고, 죄책감의 이유라면 평생 같이 있어야 할 텐데 그곳에서 단둘이 있는 것 보다는 여행을 다니는 게 낫지 않겠어요? 낭떠러지와 함께 하는 여행도 꽤나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당신의 클리프는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B]
글쎄, 네가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날이 올까? 애석하게도 네가 말하는 슬픔은 도통 와닿지가 않아. 내가 너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네가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뱉는 것처럼 느껴져서야. 어디서 들은 것처럼 흉내낼 수는 있겠지. 하지만 너는 진짜 슬픔이 뭔지 모르는 것처럼 보여. 눈물을 흘리게 되더라도 그게 단지 신체의 반응인지, 진실된 슬픔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나는 네 눈물에 함께 마음 아파해 줄 자신이 없어.
네가 바라는 바는 감정에 대한 설명과 이름이 전부 아니었어? 이젠 네가 약속을 지킬 차례야. 후회와 부탁이라는 단어로 약속을 어기려는 생각은 말아줘. 너는 충분히 긴 여행을 했고, 네게는 여행이었던 시간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혼란과 공포의 시간이었어. 내가 할 말은 이것뿐이야. 내 곁으로 돌아와.
(뒷면에 동봉된 편지. 수신인은 다른 사람 같다. 군데군데 번진 흔적이 있다.)
미하엘, 당신이 말릴 때 그 말을 들었어야 했어요. 독선과 오만에 가득 찬 과거의 내 행동을 후회해요.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인 걸 알아요. 이제 나는 내 모든 과오를 인정하고, 내가 만든 실패작과 나를 영원히 유폐할 생각입니다. 그와 단 둘이 영원히 남기로 한 건 이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함도 있지만, 내가 계속 나로 남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에요. 당신이 옳았다는 말밖엔 더 할 말이 없군요.
…편지는 불태우고 모든 내용은 잊어주세요. 나와 괴물의 존재까지도요.
[C]
그렇담 둘만의 여행은 미뤄두는 걸로 해요. 기약 없이 천추로 미뤄지는 여행은 싫지만 언젠가 제가 길길이 날뛴다면 당신이 따라와 주겠죠. 협박은 아니고 그냥 해보는 말이니까, 벌써부터 밤잠을 설치지는 마세요. 농담이에요. 마침 제가 지나고 있는 길목 근처에 작은 꽃 하나가 있는데 당신이 생각나서 같이 보내요. 나를 만들어냈을 정도로 비상한 당신이라면 이 꽃의 서식지 정도는 단숨에 떠올리겠죠? 맞아요. 그 숲이에요. 혹시나 이걸 못 맞추셨다면 꽃이 내 손에 닿아 변색되었거나 가루가 되었다고 예상해 볼게요. 오랜만에 이 숲을 거닐어서 좋아요. 정말 당신이 머지않았고 집에 돌아간다는 것이 너무나도 생생하기에 좋아요. 어제나 그저께, 혹은 오늘 당신이 밟았을 흙을 저도 밟고 있어요. 정에 취하다 보니 속도가 느려졌지만 열심히 당신의 곁으로 돌아갈게요. 그리고 발신 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은데 미하엘이라는 이름 앞으로 보내진 것이 제게 왔어요. 저는 그걸 보고 당신이 제게 또다른 이름을 지어준 게 아닐까 했지만 내용을 보니 그건 아니더라고요. 혹시 마음대로 봐서 화가 나셨을까요? 당신의 곁으로 가서 지엄하게 혼이 나도 좋으니 답신으로 화내는 것만은 참아주세요. 그저 미하엘이 무엇인지 궁금했을 뿐이니까.
[B]
협박의 뜻을 모르는가봐? 아니면 알고서도 모르는 척하거나. 후자라면 내가 정말 대단한 걸 만들었다 생각해도 되겠어. 그게 최악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만 빼면. 언젠가 네 바람대로 여행을 하며 다니게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네가 '인간답다'고 느껴지는 날이 와야 가능할 거야.
다정한 클리프, 넌 정말 여러 방법으로 날 소름끼치게 하는구나. 꽃은 잘 받았어. 어울리지도 않는 정 같은 건 떼어내고, 쓸데없이 근처를 돌아다니지만 않는다면 곧 도착하겠구나. 도착하거든 문을 세 번 두드려. 인간이 숲 속에서 혼자 지내는 일은 위험해서, 다른 누가 아닌 '네가' 왔다는 사실을 구별할 게 필요해.
다른 사람에게 갈 편지를 네게 보낸 건 실수야. 내 실수니 네게 화내진 않겠어. 미하엘은 한때 내 동료이자 (잉크가 번져 알아볼 수 없다.)였던 사람이고, 널 만들겠다 한 나를 말린 현명한 사람이었지. 하지만 네가 신경 쓸 일은 아니야. 이제 그와는 아무 연관없는 삶을 살아갈 테니까.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어. 문을 두드려. 꼭. 세 번이야. -
5 벨리타주 ◆QuMdEQJ6Kc (/Kr4cbM/Pk) 2020. 11. 27. 오후 2:38:07어서오세요! 그리고 허락없이 편지 올려서 죄송해요 🥲... 미리 말씀드리는 걸 깜빡했는데, 시작 전에 올려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일단 합쳐서 올리게 됐어요. 불편하시면 제가 내릴 수 있으니까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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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클리프주 ◆oSnT.Ehang (rGIWmAYeGU) 2020. 11. 27. 오후 2:40:00헉 아냐아냐 나도 가져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빠릿하게 가져올 줄이야 🤣🤣 아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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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벨리타주 ◆QuMdEQJ6Kc (/Kr4cbM/Pk) 2020. 11. 27. 오후 2:45:16편지로 시작돼서 걸어두면 좋을 것 같다 생각했는데 비슷했나봐요 ㅋㅋㅋㅋㅋ 다행이에요!
이제 저희 뭐부터 얘기해야 할까요 🤔... 아, 하나 여쭤볼 게 있는데 클리프 눈동자색은 전부 검정인 게 맞나요? -
8 클리프주 ◆oSnT.Ehang (rGIWmAYeGU) 2020. 11. 27. 오후 2:50:51>>7 나도 그게 쪼꼼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 어쩌다보니 두루뭉실하게 써부렸네... 그냥 평소엔 검정인데 가끔씩 금색이 보인다고 생각해주면? 될 것 같아! 이게 무슨 눈인지 싶지만ㅠㅠ ㅋㅋㅋㅋ 그리고 둘이서 사는 집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그 건물이 숲 속에 있는 거로 되어버렸는데 어떤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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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벨리타주 ◆QuMdEQJ6Kc (/Kr4cbM/Pk) 2020. 11. 27. 오후 3:04:58신비롭고 예쁜 눈이네요 🤔...! 넵 그렇게 알아둘게요. 숲 속의 집은 진짜 숲 한가운데 있는 건 아니고, 숲을 지나서 있는 인적 드문 곳의 작은 저택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릭먼 가 진짜 집(?)은 도시 근교에 있고 숲 속 집은 별장 개념으로요.
원래는 여름 휴가철 보내는 용도라 북부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벨리타가 약혼자 사고 이후로 불운을 몰고 다니는 역병이나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아서 유배보내지듯 온 곳이라 지금 있는 건 벨리타랑 클리프뿐이겠네요. 사용인들은 벨리타가 온 지 얼마 안 돼서 다 쫓아냈을 거고요. 그래야 클리프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음, 이러면 자연스럽게 약혼자도 북부 출신이 될 것 같아요. 제가 시트에 무덤을 파헤쳤다는 얘기를 써서... 고향에 묻혀서 근처라는 설정으로...
여기까지 문제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아, 시트 보고 생각한 건데 클리프가 일으킨 사건들은 본인 의지가 아니고,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서 존재 자체가 환란이 돼서 생긴 일들인가요...? 🥲 -
10 클리프주 ◆oSnT.Ehang (rGIWmAYeGU) 2020. 11. 27. 오후 3:22:06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 벨리타주! 😍 아항 릭먼가 찐!! 집은 도시 근교. 숲 속 집은 별장 개념..! 약혼자도 그렇고 딱딱 맞춰지는 설정들이 있어서 신난다 💃🕺🕺💃💃 클리프가 발생시킨 문제들ㅋㅋㅠㅠㅠ은.. 본인 의지도 있고 벨리타주가 말한 것도 있어!! 뭔가 알고싶은 게 많은 애니까 본인 의지로 여러가지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 해보다가 사고 나거나.. 섭리에 맞지 않는 존재니까 가만히 있어도 사고는 날 듯 싶다!.. ! .. !! 사람들이 클리프를 보고 영향을 받아 이상행동을 할 수도 있는 거고 거리에 까마귀 같은 동물들이 떼죽음 당해 땅바닥에 널부러져 있을 수도 있는 거구.. 이정도면 벨리타가 세간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어 그리구 벨리타가 처음으로 클리프에게 이상함을 느낀 게 뭐였는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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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벨리타주 ◆QuMdEQJ6Kc (/Kr4cbM/Pk) 2020. 11. 27. 오후 3:38:00처음 이상한 점을 느낀 건 너무 미안해지는데 🥺... 아마 클리프를 정면으로 본 첫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최대한 비슷한 요소들을 찾아다 만들었다고 해도 약혼자와 똑같지는 않으니까 거기에서 첫 번째로 기이함을 느꼈을 것 같아요. 지가 만들어놓고... 😢 이후의 심리적 괴리감이 커진 것도 이 영향이 있을 거구요.
본격적으로 이상함을 느낀 건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느낄 만한 것들을 질문했을 때가 아닐까요? 편지에서 끔찍함에 대해서 질문한 것처럼요. 아무리 제 손을 거쳤다고는 해도 처음에는 똑같이 태어나 자란 사람이었고, 떼어다 만든 것도 사람의 것인데 전혀 모르는 것처럼 물어보니까 그때부터는 자기가 실수했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또, 떠나기 전부터 편지에서 나왔던 머리 굴리지 말라는 표현이나 벨리타가 여행을 거절한 것에 대한 답신에서 사용한 길길이 날뛴다면~ 같은 언사를 보였다면 그때부터는 공포심도 갖기 시작했을 거고요.
혹시 떠나기 전의 클리프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까요? 떠나있던 중에 일어났던 일이나 그 과정에서 변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도요! -
12 클리프주 ◆oSnT.Ehang (rGIWmAYeGU) 2020. 11. 27. 오후 5:02:21지가 만들어놓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흠 떠나기 전에도 지금이랑은 어마어마어마한 차이는 없었을 것 같지만 클리프는 현재를 더 좋아하겠지! 재밌는 것도 많이 보구 신선한 것도 많이 봤으니까. 🥴 클리프의 여행에서 있던 일을 생각하다 보니 벨리타가 클리프에게 바깥에 대하여 어떻게 설명했는지, 바깥과 완전 단절되어서 살았는지, 아니면 종종 심부름으로 왔다갔다 했던 건지 궁금하넹 아무튼 클리프는 여행 중에 진짜 진짜 다양한 걸 많이 경험했을 거야. 본인이 주먹으로 맞아보면 주먹으로 누군가를 때려보고 사기를 당하면 사기를 쳐보고 등등... 지금 예시는 별로 생각이 나지 않지만 굵고 넓게 많은 경험을 했다는 고런 느낌. (선행도 하고 악행도 하고) 이 경험들은 클리프의 궁금증을 많이 해소해줬을 거야~! 글구 다채로운 경험 중 이름은 아주 사소한 거지만 클리프에게는 되게 독특하고 따숩게 느껴졌어.🥺 여행 하면서 가명 같은 것도 많이 썼을 텐데 돌고돌아 벨리타한테 이름 지어달라고 말한 거 보면 여행을 하면서 벨리타 생각도 많이 했겠다. 뭐 자신을 만든 사람이고 유일하게 쓴소리 하는 사람이니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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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벨리타주 ◆QuMdEQJ6Kc (/Kr4cbM/Pk) 2020. 11. 27. 오후 5:43:04클리프가 스스로 현재의 행복을 찾아서(?) 다행이에요. 비록 나쁜 벨리타는 세 번 두드리라 하고 해칠 생각을 했지만... 🥲
처음엔 같이 정원(관리가 안 돼서 여기서부터 이미 약간 숲 같긴 했겠네요.)이나 가까운 숲 정도는 나갔을 것 같아요. 아직 미친 사람 취급받던 여파가 있어서 더 멀리 나가는 건 벨리타도 꺼렸을 거라서요. 그러다 클리프를 이상하게 느꼈을 때부터는 내보내지 않으려 하고 본인도 안 나갔을 거예요. 시선도 묘하게 겁 먹은 것처럼 바뀌기도 하고, 감시하는 것처럼 굴기도 하고요. 주기적으로 필요한 물건 가져다주는 사람이 있었을 텐데, 그 사람 올 때에는 책이나 다른 물건으로 시선 돌려서 못 마주치게 하는 등등 고립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요. 아니 써놓고 보니까 진짜 못 됐네...
아 ㅋㅋㅋㅋ 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공했나요...? 암튼 벨리타가 이러니 클리프는 저택 밖을 나가서 배운 게 더 많을 수밖에 없겠네요 🤔 헉 클리프에겐 이름이 따숩게 느껴졌다니... 애 이름을 낭떠러지로 지어놓고 벨리타아아악 😱!!!!! 클리프가 없는 동안 벨리타도 클리프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거의 클리프 생각뿐이었다고 해도 될 것 같네요. 비록 장르에는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
14 클리프주 ◆wm11gOdG8k (rGIWmAYeGU) 2020. 11. 27. 오후 6:10:11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떡해 ㅋㅋㅋㅋㅋㅋㅋㅋ 악 넘웃겨ㅜㅜㅜㅜㅠ벨리타아아악 외치는 저 표정도 넘 웃기다구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헉 둘이 숲정원(?)에 있는 거 좀 분위기 짱인 것 같다.. ☺️ 집에 그 사람 방문할 때 벨리타가 자꾸 자기를 숨기려는 것처럼 그러니까 둘 사이에 미묘한 기운도 흘렀을 것 같구.. 클리프의 바깥 호기심에는 더 불을 붙였겠구나.. 그래두 결국엔 서로가 서로를 생각했네.. ^_^ 지금 말하지만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벨리타주에게 감사.. 감사..👏 사기는 ㅋㅋㅎㅋ.. 성공했을 거야 ㅎㅎㅎㅋㅋㅋ... 아 벨리타는 클리프가 우힣힝 여행 중일 때 별장에서 혼자 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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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벨리타주 ◆QuMdEQJ6Kc (/Kr4cbM/Pk) 2020. 11. 27. 오후 6:32:22상처주려고 굳이굳이 뜻까지 알려준 거였는데 ㅋㅋㅋㅋ큐ㅠㅠㅠㅠ 저 지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정원에서는 벨리타가 클리프에게 꽃이나 나무에 대해서 물어보는 일이 있었을 것 같아요. 약혼자가 그쪽으로 박식했다는 설정을 주섬주섬 넣었기 때문입니다... 벨리타 입장에서는 그 사람 흔적이라도 찾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 같고, 클리프는 아마 몰랐을 것 같은데 그럼 본인이 알려주고 나중에 다시 물어보는 일이 몇 번 반복됐을 것 같아요.
클리프주 잘 말씀해주고 계신데요! 전 지금 제가 tmt 같아서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중인데 잘 안 되네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기 성공한 클리프 돈 좀 만졌겠는걸요... 바깥 생활 돈 없으면 힘든데 다행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는 클리프 찾아다녔어요! 처음에는 주변부터 찾기 시작해서 가까운 인가까지는 직접 가서 뒤져봤을 것 같아요. 한층 더 미쳤다는 소문만 퍼뜨리고 돌아왔겠죠...? 생각보다 멀리 갔다는 걸 안 뒤로는 신문이란 신문은 모조리 뒤져서 이상한 일 안 일어나나 찾아보다 짐작간 곳 몇 군데에 편지 보냈을 거예요. 보낸 것중에 하나가 클리프에게 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16 클리프주 ◆oSnT.Ehang (rGIWmAYeGU) 2020. 11. 27. 오후 7:34:54세상에... 다시 알려주고... 다시 물어보기ㅠㅠㅠㅠㅠㅠㅠㅠㅠ............... 쓰읍하아 너무 짠내다.. ,, , , 🥲 난 tmt인 벨리타주 좋으니까 자주 팡팡 터트려줘.. 그렇지 사기 성공 덕분에 거지꼴은 면했다! ✨✨✨✨✨ 앗 쪼꼼은 행복한 벨리타를 상상하며 클리프 없이 머했으려나~ ( ͡° ͜ʖ ͡°) 했지만 역시 클리프 찾고.. 소문만 커지게 하고 왔구나ㅜㅜ.. 혹시나 취미라도 있을까 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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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벨리타주 ◆QuMdEQJ6Kc (ezYKqJFIRQ) 2020. 11. 27. 오후 8:07:29ㅋㅋㅋㅋㅋㅋ 클리프 없이 클리프를 찾아다녔습니다... 원래도 정원 산책하기 좋아하고 방에 박혀서 책 쌓아놓고 읽는 거라 클리프 사라진 후에는 혼자 걷고 종류가 신문으로만 바뀐 게 되겠네요. 물론 신문은 일처럼 읽고 찾았겠지만요.
클리프의 여행과 무관하게 취미(?)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사격을 할 줄 알아요. 죽이겠다 마음 먹은 건 의사여서 날카로운 것과 신체 사이의 관계를 잘 아는 것도 있지만, 총을 다룰 줄 안다는 게 더 큰 영향이 있었을 것 같네요... 얘기하면 할수록 진짜 대박 못됐음... 🥲 -
18 클리프주 ◆oSnT.Ehang (rGIWmAYeGU) 2020. 11. 27. 오후 8:39:00뭔가 클리프 관련된 내용 같다 하면 표시해두고 접어둔 신문이 쌓여있을 책상을 생각하니. ,, 맘이 아푸다,, 오 사격!! 😲😲😲😲 멋있는 벨리타~! ㅋㅋㅋㅋㅋㅋㅋㅋ 못됐지만 클리프는 좋아해 줄 거야......! ^_^ 물론 나두😍 우리 이제 풀 거 다 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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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벨리타주 ◆QuMdEQJ6Kc (ezYKqJFIRQ) 2020. 11. 27. 오후 9:03:10벨리타 맘은 아직 모르지만 🥲... 저도 클리프 좋아합니다...!!! 저는 덜 푼 게 이상할 정도로 많이 풀었네요 ㅋㅋㅋㅋㅋ 저는 끝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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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클리프주 ◆oSnT.Ehang (rGIWmAYeGU) 2020. 11. 27. 오후 9:08:54ㅋㅋㅋㅋㅋㅋㅋ 사랑받는 클리프와 벨리타!! ✨✨🔥 스레는 벨리타주가 세워줘서 선레는 내가 들고올까 하는데 아마 내일 올라갈 확률이 크고.. 혹시 벨리타주가 생각한 게 있다면 선레 들고와도 되는데 어떻게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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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벨리타주 ◆QuMdEQJ6Kc (ezYKqJFIRQ) 2020. 11. 27. 오후 9:48:28앗 클리프주가 써주시면 기다릴게요! 감사히 넙죽 받겠습니다. 편하게 올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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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클리프주 ◆oSnT.Ehang (rGIWmAYeGU) 2020. 11. 27. 오후 11:16:40숲을 거닐며 같은 편지를 몇십 번 읽었다. 고질병 같지만, 이상하게도 벨리타의 편지는 달달 외울 정도로 봐야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게 한 번 읽으면 답신이라는 기쁨에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두 번 읽으면 마음에 드는 문장에서만 시선이 맴도니 최소 다섯 번은 읽어야 했다. 달콤한 글씨를 완벽하게 곱씹고 편지에 더이상 미련이 남지 않으면 찢어서 날려보냈다. 이 편지도 그렇게 했다. 그녀가 직접 만든 무언가를 찢는다는 게 꼭 자신을 찢는 것 같아 처음엔 어열로 터질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차츰 익숙해졌다. 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잘게 쪼개진 종잇조각을 봐도 지금은 저 삑삑대는 새소리가 거슬릴 뿐이다.
인간답다. 다정한 클리프. 내가 왔다는 사실. 널 기다리고 있다. 가는 길에 걸려넘어질 돌부리는 없는지 잘 살펴봐도 모자랄 판에 그녀가 적었던 말이나 중얼대다 그만 아이처럼 휘청했다. 땅을 보았지만 돌부리나 움푹 파인 곳은 없었다. 휘청일 이유가 없는데, 이제야 내 발목에 이름이 채워졌구나. 어째 더 무거워진 것만 같은 몸을 이끌고 익숙한 별장으로 걸어갔다. 작던 집채가 점점 커졌고 마침내 문 앞에 당도했다. 손을 들어올려, 낯설지 않은 문에 노크했다. 정확히 세 박자였다.
“벨리타.”
긴 여행 중에도 수없이 불렀던 이름이다.
*생각 보다 일찍 써져서 선레 올리구 총총✨ -
23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SSPDnAFPmQ) 2020. 11. 28. 오전 1:05:34벨리타는 폭우가 쏟아지던 날을 기억한다. 머릿 속에 있는 대부분의 날이 그러하듯 파편 같은 기억이 듬성듬성 남아있을 뿐이지만, 그때 느꼈던 감각만큼은 지금까지도 놀라울 만큼 생생했다. 시야가 뿌옇게 보일 정도의 빗줄기는 사람을 집에 처박히게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원래도 인적이 드문 곳은 비가 쏟아지자 완전히 숨이 멎은 것처럼 고요했다. 벨리타는 우산도 없이 밖으로 향했다. 돌아올 때는 혼자가 아니었다. 새파란 눈동자에 잠시 이채가 돌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완전히 미쳐버렸다는 소문에 살을 붙이기에 충분한 모습이었으나 본 사람이 없어 그럴 일은 없었다.
저택에는 한동안 약품 냄새가 진동했다. 계속해서 늘어가는 크고 작은 상처에도 개의치 않고, 벨리타는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다. 멍청하게도 낭만적인 재회를 꿈꿨다.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 영영 뜨이지 않을 것 같던 눈꺼풀이 천천히 움직였을 때, 벨리타는 그가 예의 다정한 미소와 함께 자신을 안아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눈이 마주친 순간, 벨리타는 직감적으로 알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그를 살려낸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을 괴물이라 부르다니. 속으로 몇 번이고 조소했으나 달리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벨리타는 그의 흔적이 없음을 확인할 때마다, 인간이라면 응당 느끼고 알고 있을 것이 결여된 모습을 볼 때마다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차라리 없던 일이라면 좋겠다고 몇 번이나 바라던 차에, 괴물이 자취를 감췄다. 괴물—아니, 이제는 클리프라 불러야 할 것은 그것을 여행이라 불렀다. 그리고 지금, 그 클리프가 돌아오고 있었다. 벨리타는 인간의 어디를 어떻게 찔러야 치명적인지 안다. 총을 사용한다면 더욱 간단하며, 약물을 먹인다면 이후의 지저분한 과정이 필요 없었다. 밑줄을 긋고 접어둔 신문 앞에서 벨리타는 생각했다. 어떤 방식으로 그를 죽일 것인가?
하나,
둘,
셋.
일정한 간격으로 울리는 노크 소리가 스산하게 느껴졌다. 천천히 고개를 돌린 벨리타는 시선에 걸린 날붙이와 총을 외면했다. 약물에 대한 생각도 접었다.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느리게 걸음을 옮긴 벨리타가 한층 느린 손길로 문을 열었다.
“…….”
잠시나마 제가 했던 생각이 끔찍해지는 순간이었다. 내가 네게 생을 선물했으니, 그걸 앗아가도 된다고 할 셈인가? 그렇다면 그 빌어먹을 신과 나는 무엇이 다른가?
“…클리프.”
밸리타는 혼자 몇 번이고 곱씹은 이름을 뱉으며 시선을 들어 클리프와 눈을 맞췄다. 역시나 닮은 구석을 찾기는 어렵다. 분명히 일부는 그의 것인데. 목소리는 이렇게나 비슷한데. 벨리타의 얼굴에 감출 수 없는 실망감이 스쳤다 사라진다.
“돌아온 걸 환영해.” -
24 클리프 - 벨리타 (39tjp/mAIY) 2020. 11. 28. 오전 9:34:37"야위었네요. 아닌가?"
벨리타가 제 이름을 말했을 때부터 꿈틀거리던 입꼬리가 완벽한 호선을 그렸다. 그녀와 눈을 맞추며 얘기하는 게 얼마 만인가. 여행은 긴 만큼 재밌고 풍부했지만 그 무엇도 저 새파란 눈동자를 대신할 수 없었다. 이렇게 보니 좋은 것을, 좀 더 빨리 돌아올 걸 그랬나 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심해에 언뜻 보였던 실망감도 뒤로 해, 벨리타의 한 쪽 어깨를 쓰다듬었다. 밥 좀 잘 챙겨 드시지. 작게 읊조렸다. 그리고 나서야 실내에 발을 딛었다. 삑삑대는 새 소리가 흐려졌다.
전등, 탁자, 전부 다 알고 있는 것들이다. 딱 한 가지 눈에 걸리는 점은 누군가 열심히 읽은 것 같은 신문 뭉텅이. 신문 뭉텅이가 있는 곳으로 조금씩 다가갔다. 그쪽으로 다가가다 날붙이와 총이 클리프의 눈에도 자연스레 들어왔지만 일순 시선만 주다 말았다. 저것들은 이전에도 봤던 것이니 낯선 뭉텅이 쪽을 택했다. 가까이서 본 신문은 꽤나 정성스럽게 접어져 있었고 밑줄도 쳐져 있었는데, 표시된 기사들의 공통점이 뭘까 하다가 이내 답을 알아차렸다.
"편지를 이렇게 보냈구나, 대단해요. 이건 나고…… 이건 모르겠고…… 아. 이건 확실히 아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기사들을 짚어보니 오래된 일들이 최근의 일들과 얽히고설켜 아스라하게 떠올랐다. 신문이 자신의 일을 세세하게 기록했으니 여기에 느낌 몇 마디만 쓰면 일기였다. 클리프는 가장 마음에 찬 신문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무래도 내 여행을 가장 길게 따라온 사람은 부모 잃은 아이도, 얼굴 벌건 취객도 아닌 벨리타겠구나. 신문을 구깃거리며 든 생각이었다. -
25 벨리타 - 클리프 (GSYeAJx74Y) 2020. 11. 29. 오전 1:54:59웃는 얼굴에서 기시감과 위화감을 동시에 느꼈다. 편지에 적힌 몇몇 문장과 그가 겹쳐 보였다. 그중 몇 개는 벨리타가 '인간적'이라 정의내린 것들이다. 단지 흉내에 불과하다고 여긴 건 잘못된 생각이 아니었나. 클리프Cliff는 그가 스스로 추락하길 바라며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지금은 도리어 제가 절벽 앞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다.
"…그런가? 잘 모르겠네."
결국 벨리타가 먼저 눈을 피했다. 어깨에 닿는 손길이 퍽 다정하게 느껴졌다. 클리프가 먼저 안으로 들어가도록 두고선, 미묘한 얼굴로 그의 손이 닿았던 자리를 쓸었다. 심장이 거세게 뛰고 손발은 차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누군가 목구멍을 틀어쥐고 있는 것처럼 괴롭다. 끔찍함이다.
그러나 지금의 끔찍함은 편지에서처럼 클리프만을 향하지 않았다. 멋대로 그를 괴물로 규정하고, 존재 자체를 없애려 애쓴 순간들을 떠올렸다가 다시 지워냈다. 오판의 가능성은 열어놓되, 자기혐오에 빠지는 일은 없어야 했다. 똑바로 보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해야 한다. 미세하게 경직된 얼굴이 평소의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새파란 눈에 기이한 빛이 들었다.
벨리타가 등 지고 서 있던 클리프를 향해 몸을 돌려 걸어갔다. 다시 날붙이와 총기 따위가 시선 안에 들어왔지만, 구태여 눈길을 주지는 않았다. 벨리타는 불친절한 신처럼 굴고 싶지 않다.
"네가 있을 것 같은 곳에 전부 편지를 보냈어. 여기는 절반 정도 확신했던 곳인데 틀렸다니 유감이네."
클리프가 틀렸다 일러준 신문을 집어들며 말했다. 이미 이전에 읽은 내용일 텐데, 시선은 글자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읽는 것처럼 움직였다. 그닥 길지 않은 기사에 빠져든 사람처럼 쳐다보던 벨리타가 돌연 클리프를 바라본다.
"…꽤나 긴 여행이었지. 그동안 즐거웠어?"
내용 자체는 평범한, 혹은 상냥하게 느껴질 법한 말이었으나 어조는 몰아세우는 사람의 것이었다. 다소 거칠게 신문을 내려놓은 벨리타가 클리프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여기는 안전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하지만 밖은 아니야. …대체 왜 떠난 거야? 내가 찾지 않았다면 영영 떠돌며 살아갈 생각이었어?" -
26 벨리타주 ◆QuMdEQJ6Kc (GSYeAJx74Y) 2020. 11. 29. 오전 1:56:44조용하게 늦어서 죄삼다 😢... 시간도 늦었구하니 주무시고 주말 잘 쉬시고 느긋하게 답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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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클리프—벨리타 (eBkKhLVTFA) 2020. 11. 29. 오전 10:51:24투박스레 신문을 내려놓는 벨리타의 행동이 당돌하게 느껴졌다. 말의 내용과 미묘하게 어긋나는 어조, 불쑥 다가오는 발걸음 하나하나 전부 당돌했기에 이해하지 못했다. 괴물을 앞에 두고 두려워하거나 꺼림칙한 기색 따위 눈 씻고 보아도 찾을 수가 없는데 괴물이 무섭다니. 벨리타가 느끼는 감정과 기분은 아직도 미지수였다. 물론 이것은 놈의 생각이기에 제 3자는 다 보았을 수도 있다. 그녀의 끔찍함을.
“당연히, 긴 여행을 충분히 즐기다 돌아왔어요.”
거짓 하나 묻지 않은 순수한 참말이었다.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단서는 언제나 그렸던 호선이지만 웃음은 만년 달고 다녔기에 썩 좋은 증거는 되지 못했다. 특히 자신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그녀에겐 혹여 짜증만 유발하는 입술의 경련이 아닐까 무의식적으로 괘념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또한 참이니 거짓된 괘념이다 거짓된 웃음이다 꾸짖기에 뭐하지만 여전히 빙글빙글한 얼굴이다. 웃는 얼굴에 침은 못 뱉더라! 긴 여행 중 광인에게 들었던 말이 걸걸한 목소리와 함께 뇌내에 퍼졌다. 딱히 벨리타에게서 듣는 비난이나 쓴소리가 두려워 웃는 것은 아니었지만 두려워하는 무언가를 廢 급급히 손으로 가려 형체라도 안 보이면 좋겠다는 이유가 있겠다. 반사적으로 나오는 모든 소태가 그러하다.
“벨리타가 그렇게 가리고 싶었던 것이 난지 바깥인지 궁금해서 잠을 잘 수가 있어야죠. 영영 떠돌며 살 생각은 없었고 이맘때 쯤 수소문에 성공해서 날 부르는 편지가 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직 배움에는 목이 마르지만 벨리타에게 간절히 바랐던 이름을 받았으니...... 떠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밀빛의 머리로 눈알이 굴러갔다. 머리칼을 매만지려고 올라간 손은 도중에 멈추며 다시 내려가는 듯 했다. 하지만 눈꼬리를 접으며 피로한 인상을 만들어 낸 클리프는 이렇게 말하며 손바닥이 보이게 손을 뒤집었다.
“피곤한 여행객인데 말로만 하는 환영 말고, 한 번만 잡아주세요. 포옹은 바라지도 않으니.” -
28 클리프주 ◆oSnT.Ehang (eBkKhLVTFA) 2020. 11. 29. 오전 10:52:35으이구 괜찮어 벨리타주 ✨😭 곧 11시고 점심 되어가는데 밥 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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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0B3l4d6og) 2020. 11. 30. 오전 2:04:58벨리타의 질문은 질책이나 나무람과 다르지 않았다. 그에 웃으며 대답하는 클리프를 보는 벨리타는 착잡한 마음이었다. 벨리타의 의도를 알고 했든, 단순한 질문으로 이해하고 진심을 말했든 곤란한 건 다르지 않았다. 벨리타에게 클리프는 제 손으로 만든 판도라의 상자였으며, 그가 세상 밖에 나간 일은 상자가 열린 일과 같았다. 신이 만든 판도라의 상자 밑바닥엔 희망이 있었다고 하지만,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에는?
"나를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궁금증에 대한 답도 알아냈니?"
벨리타는 그를 감추고 싶었다. 그 마음은 여전하며, 당사자인 클리프에게도 숨길 생각이 없다. 편지에 적었던 몇몇 문장은 거의 폭언이었으니 그가 알아채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그럼에도 다시 묻는 데엔 그를 들쑤시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다 알려줬다고 생각했는데. 나한테 말을 하지 그랬어. 더군다나 이름이라니. 그런 건 언제든 붙이면 그만이었을걸."
냉담하게 뱉고 나서 뒤늦게 후회했다. 모든 말과 행동에 화풀이성이 짙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짧게 얼굴을 찌푸린 벨리타가 움직이는 클리프의 손끝을 따라 고개를 들었다. 올라가던 것은 움직임을 멈추더니 이윽고 앞으로 다가왔다. 제 손으로 꿰매어 이었던 것이다.
"…부탁이 있어. 지금은 피곤할 테니 나중에."
말을 먼저 뱉고 제 손을 올린다. 자잘한 상처와 흉터를 달고 산 지는 오래고, 계속 종이를 짚어가며 글을 읽은 탓에 끝이 다 갈라진 손이었다.
"네가 밖에서 뭘 배웠는지 말해줘. 하루에 한 개씩이라도 좋아."
벨리타는 클리프가 이름에 의미를 두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가 말했듯 이름이 족쇄가 되어 영원히 이곳을 떠나지 못하리라 생각하지도 않으며,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훌쩍 떠나버릴 수도 있다고 여긴다. 따라서 벨리타에겐 이름이 아닌 또 다른 족쇄가 필요했다.
"대신 하나도 빼놓지 말고 전부 다 이야기해줘야 해."
벨리타는 상냥한 미소를 짓기 위해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말끝에 들어간 힘과 그를 올려다보는 시선이 그녀의 생각만큼 다정하게 느껴졌을지는 미지수이다. -
30 벨리타주 ◆QuMdEQJ6Kc (/0B3l4d6og) 2020. 11. 30. 오전 2:08:57끼니 챙기는 인사를 하기엔 너무 야심한 시간이네요 🥲... 어째 이상한 인사 같긴 한데 안녕히 주무시고 계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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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클리프—벨리타 (0FKiwyOv4Y) 2020. 11. 30. 오후 3:13:04다양한 것들을 배우기에, 궁금증에 대한 답을 알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이라 생각했다. 벨리타가 그렇게 감추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좋은 여행 덕에 확실히 알게 되었지만, 그 답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누구에게나 득이 될 대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익숙한 무언을 택한다. 정적이 강해질수록 당신의 요란함은 거세져 가고 내 웃음은 진득하게도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게 되지만 그런데도 계속해서 무언을 택한다. 서로 간의 고요함이 불어날수록 낭떠러지에서 추락을 배우는 우리는 서로 많이 닮아있지 않은가? 그녀와 그녀의 괴물인 내가.
성한 곳을 찾기 힘든 손이었다. 제 손도 그리 예쁜 편은 아닌지라 맞잡은 두 손에 위화감은 없었지만 지금 이 모습이 부자연스러워도 좋으니 상처 몇 개만 사라졌으면 좋겠다. 갈라진 부분이 연한 살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전부 클리프의 꾸물대는 응어리에서 나온 생각이었다.
“그런 부탁이라면야.”
벨리타의 손의 흠집 하나를 미미하게 쓸다 그녀의 미소가 보이는 순간 행동을 멈췄다. 밖에서 배운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알려달라니. 사람 냄새 하나 나지 않는 이곳에서 그렇게나 적적했던 것일까, 아님 다른 이유일까. 어찌 됐든 클리프는 전자를 바랐다. 이유는 없다. 그래도 막상 주위에 아무도 없이 먼지가 나뒹구는 곳의 쓸쓸한 뒤태를 그녀에게 대입하니 이건 이것대로 싫어 눈쌀이 찌푸려졌다. 정말이지 갈대 같은 놈이 따로 없다. 방금 제 눈이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의사를 드러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휴식이 있고나서 벨리타에게 얘기해 줄 여행 이야기들을 추려보기도 하고
“......아까부터 새가 자꾸 우는데 들리세요?”
짜증만 돋우던 새에게 비행을 배우는 터무니없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
32 클리프주 ◆oSnT.Ehang (0FKiwyOv4Y) 2020. 11. 30. 오후 3:14:33막레 느낌으로 가져왔어!! 벨리타주가 더 이어서 막레를 가져와도 돼 🥰 벨리타주 행복한 3시 보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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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클리프주 ◆oSnT.Ehang (0FKiwyOv4Y) 2020. 11. 30. 오후 3:15:56아 그리구 지금 물어보는 거지만 클리프는 본인을 벨리타가 만들었다는 거 당연히 알구, 혹시 약혼자 관련 내용도 알고있니?? 벨리타주가 전에 얘기해 줬나?🥲 기억이 안 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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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벨리타 - 클리프 (LdC3tJ2h4I) 2020. 11. 30. 오후 9:21:33어떤 행동은 사람 자체에 새겨진 채 영원히 존재할 수도 있는 걸까. 이미 흉터가 된 자리를 쓸어내는 손짓은 벨리타가 알고 있는 것이다. 클리프는 그였을 때의 기억이 없고, 제 손과 닿는 것 역시 다른 사람의 손인데. 기대를 다 버렸다고 생각한 순간에 익숙한 것이 고개를 처들고 존재감을 피력한다. 그 사이 벨리타는 찌푸린 얼굴이 과거의 무엇을 떠올리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본다. 후하게 쳐도 가능성은 바닥을 기었다.
길어져봐야 좋을 게 없는 환영 인사는 이쯤에서 끝내기로 한다. 벨리타가 천천히 손을 빼내고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둘뿐인 저택에 입 여는 사람이 없으니 적막하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였다. 그 사이로 작게 새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아, 그러네."
새가 우는구나, 작게 중얼거린 벨리타가 더 먼 곳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어딘가에 앉아 울고 있는 새를 찾아보기라도 할 셈인 양. -
35 벨리타주 ◆QuMdEQJ6Kc (LdC3tJ2h4I) 2020. 11. 30. 오후 9:26:52이 레스로 짧게 마무리 할게요~ ☺️ 행복한 3시 보내라고 해주신 덕인지 2시부터 행복했어요!
벨리타 약혼자 얘기는 저도 이번에 굴리면서 생각이 나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얘기한 적이 없네요 🥲... 벨리타는 매애애앤 처음에 클리프가 딱 눈 떴을 때 약혼자 이름 부른 것 빼곤 언급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한 건 여기까지라 나머지는 클리프주가 클리프에 맞춰서 정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
36 클리프주 ◆oSnT.Ehang (0FKiwyOv4Y) 2020. 11. 30. 오후 9:41:40고생했러! ✨✨✨🕺🕺 아항 그때 약혼자 이름 말한 것 빼고는 별다른 게 없구나! 그렇다면 클맆은 벨리타가 자기한테서 다른 누군가를 찾고있다는 고런 오묘한 느낌이 초반에만 들다가 최근에는 머.. 그렇게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 같고 나중에 궁금해지면 물어보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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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클리프주 ◆oSnT.Ehang (0FKiwyOv4Y) 2020. 11. 30. 오후 9:47:02잡담이나 하다가 다음 일상으로 넘어가자! 그리구 혹시 둘 사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만한 그런 사건이 생기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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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클리프주 ◆oSnT.Ehang (0FKiwyOv4Y) 2020. 11. 30. 오후 9:50:44뭔가 잡다하게 말이 길어지는데 이 둘 엔딩 여러 개가 생각나더라구.. 클맆이 다시 또 우히힣 여행 떠난다•클맆이 정말 죽고 나서도 옆에 있어서 숲에 괴물 산다는 소문만 난다•둘이 행복하게 산당•벨맅이 약혼자에게 남은 감정을 완전 갈무리하고 먼 곳으로 이사or여행 등등 아무튼 떠난다•둘 다 모종의 이유로 죽는다(??)•한 명만 죽는다 등등 등 등 등,, ,, 벨리타주가 생각나는 거 있어? 이거 그냥 심심해서 하는 질문이니까 아 그냥 클맆주가 심심한갑다 해조..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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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벨리타주 ◆QuMdEQJ6Kc (LdC3tJ2h4I) 2020. 11. 30. 오후 10:03:38클리프주도 고생하셨습니다 💃✨ 약혼자 관련 건은 그렇게 알아둘게요!
둘 사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만한 사건 🤔... 환경설정을 거의 고립에 가깝게 짜버려서 일상적인 사건으로는 부족할 것 같고, 오히려 외부에서 일상을 좀 깨줘야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드네요.
일단 벨리타에게 초대장이 오거나 릭먼 가에서 맘대로 고용인 하나를 보내는 상황은 평범하진 않아도 있을 법 하네요. 혹시 클리프가 여행 기간 동안 만난 사람 중이 찾아오는 상황도 가능한 선 안에 있을까요? 🥺 클리프가 저택 위치를 알려줬거나 알아낼 권력을 쥐고 있거나 집착적인 증세를 보일 정도로 집요해서 결국 알아냈거나 하는 이유로요. 많은 사람을 만났으면 그중 일부는 클리프가 보통 사람이랑은 다르게 느껴져서 흥미를 가졌거나 매력적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40 클리프주 ◆oSnT.Ehang (0FKiwyOv4Y) 2020. 11. 30. 오후 10:22:19클맆이 밤에 잠 안 와서 돌아다니다가 벨리타의 어떤 행동을 봐서 약혼자 그 분!에 대한 관심이 어ㅓ엄청청엄청 늘어날 수도 있겠네.,, ,) 오 초대장은 무슨 초대장?! 고용인이랑 클리프가 여행 때 만난 사람 찾아오는 건 엄청 좋다 벨리타주가 나한테 아이디어를 막 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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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벨리타주 ◆QuMdEQJ6Kc (LdC3tJ2h4I) 2020. 11. 30. 오후 10:33:27밤에 할 만한 행동이라면 숨겨뒀던 약혼반지 꺼내서 한참 만지작대고 원래 끼고 있던 자리에 다시 끼워보는 일이겠네요. 청승 중의 청승 🥲...
초대장은 사교모임 초대장을 생각했어요. 이제 슬슬 나와서 사람구실 하라는 의미로 본가에서 막지 않고 그대로 전달하는 걸루요! 아무래도 고용인은 제3자 입장에서 둘을 보게 될 것 같고, 클리프를 찾아온 사람이 있다면 클리프를 집중적으로 볼 테니까 흘러가는 상황 따라 원하는 거 골라 잡으면 될 것 같네요. 둘 다 써도 좋구요 💃✨ -
42 클리프주 ◆oSnT.Ehang (0FKiwyOv4Y) 2020. 11. 30. 오후 10:47:57오예 쌈바~!~!~! 🕺🕺🕺💃💃💃✨✨✨ 솔직히 맘 같아선 다 하구 싶다 와 완전 최고의 서사! 청승 중의 청승이라니 짠내가 난다 짠내가... .. ,, . (아 그리구 >>38 못 봤을까 봐 툭 던지구 감..) 그래 일단 머 좀 더 일상을 두 세번은 더 해야 할 것 같으니까 그렇게 생각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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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벨리타주 ◆QuMdEQJ6Kc (LdC3tJ2h4I) 2020. 11. 30. 오후 11:01:47어이구 진짜 못 봤네요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생각한 엔딩 저기 다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아직 초반이라 그런가 여러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하나 더 있긴 한데 좀 괴랄하다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 보시구 지뢰면 말씀해주세요. 숨겨놓을게요!
저는 벨리타가 사고든 뭐든 어떤 이유로 죽게 됐다가 클리프랑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생각해본 적 있어요. 자기가 제일 끔찍하다고 생각했던 방식으로 다시 살아가게 되는... 어떻게 보면 수미상관 엔딩이기도 하구요 🤔
맞아요 아직 일상 몇 번 더 굴려봐야 갈피가 잡힐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은 열린 문~🎤🎶 -
44 클리프주 ◆oSnT.Ehang (0FKiwyOv4Y) 2020. 11. 30. 오후 11:16:23우예~ 🎤🎙🎶🎵 사실 벨리타주가 말한 그 엔딩 ㅋㅋㅋㅋㅋㅋㅋㅋ 방금 생각하고 있었는데 딱 이렇게 써주네 ㅋㅎㅋ 짱 신기하당.. 이것보다 더 괴랄하고 그런 거 완전 좋아하니깐 서슴없이 말해달라!! ✊✊✊ 🥰 다음 일상 선레는 벨리타주가 가져올래!? 아님 내가 가져와두 갠찮구🐮 (아니 근데 그 엔딩도 짠내가 만만치 않네 휴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이거 진짜ㅠㅠ 휴 하 후 동네 애들이 숲 속엔 두 마리 괴물이 살아요~ 이러면서 막 뛰어다닐 것 같고 ㅍ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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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벨리타주 ◆QuMdEQJ6Kc (LdC3tJ2h4I) 2020. 11. 30. 오후 11:21:36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헐 진짜요? 신기하다... 저는 으; 하면서 지워달라고 하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ㅋㅋㅋㅋㅋ 선택지가 하나 늘었네요!
옆에 붙은 소 임티를 보니 이번 선레는 제가 써보고 싶어요. 다만 생각나는 상황이 없어서 🥲... 아니면 벨리타가 여행 얘기 해달라고 했으니까 듣는 상황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시간대랑 장소를 어떻게 설정할지 모르겠네요. 저 상황이 괜찮으시면 낮vs밤, 저택 내부vs정원(aka 쟈근숲)을 같이 정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46 벨리타주 ◆QuMdEQJ6Kc (LdC3tJ2h4I) 2020. 11. 30. 오후 11:23:04근데 진짜 벨리타 괴물엔딩도 짠내 대박이네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기억을 잃어서 0에서부터 시작해도 문제고, 기억 다 가지고 있어도 문제가 되는 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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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클리프주 ◆oSnT.Ehang (0FKiwyOv4Y) 2020. 11. 30. 오후 11:36:34소 임티를 보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 알겠어 소 임티를 많이 많이 써줄게!!.. 🐮🐮음🐮🐮머🐮🐮우르르 🐮🐮 흠 나는 밤이랑 쟈근숲? 이쁠 것 같아!! 🥰🥰✨ 상황은 같이 밥 먹는 거 소소하게 할 수도 있구 (이때는 저택 안) 클리프가 안 보여서 또는 벨리타가 안 보여서 찾으러 가는 것도 있구.. 나두 별로 생각은 없지만 상황 설정에 도움이 됐음 좋겠다.! ✊🐮🐮 아니그러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우리 눈물 무덤 판 거 아니냐구 ㅋㅋㅋㅋㅋ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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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벨리타주 ◆QuMdEQJ6Kc (LdC3tJ2h4I) 2020. 11. 30. 오후 11:43:30말씀해주신 거 바탕으로 써올게요! 저도 밤이랑 숲이 끌려서 아마 이쪽 배경이 주가 될 것 같네요. 근데 제가 지금은 잠이 와서 선레는 아마 내일 올릴 것 같아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어째 풀어놓은 설정들이 해피보다는 ㅋㅋㅋㅋ큐ㅠㅠㅠㅠ 저 아무래도 염전 주인이 꿈이었던 모양입니다...... ☺️ -
49 클리프주 ◆oSnT.Ehang (0FKiwyOv4Y) 2020. 11. 30. 오후 11:48:49엉 천천히 쓰고 좋은 밤 보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염전 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나도 벨리타주네 염전에서 뼈빠지게 일할 운명인듯 싶다..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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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Pc8ToHC/YM) 2020. 12. 1. 오후 9:19:39낡은 나무바닥을 걸어가는 발소리와 유난히 낡은 자리가 삐걱대는 소리, 이따금 책장이나 신문을 넘기던 소리 사이로 새로운 소리가 끼어들었다.
“클리프.”
낯선 이름이 이렇게나 빨리 입에 익다니 이상한 일이다. 이름을 부르는 일이 누군가 그 자리에 있음을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인데도 벨리타는 그를 무엇으로 명명하려 한 적 없다. 이름 같은 건 언제든 붙이면 그만이라고 말했지만, 그런 식으로 요구하지 않았다면 언제까지고 부르는 말 없이 두었을 것이다. 어쩌면 붙여진 이름이 누구에게 족쇄가 될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서였는지도 모르지. 벨리타는 이제 제가 낭떠러지 앞에 서 있으며, 언제 그 아래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이게 고르고 판판한 길로 변하진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오히려 마음은 편안하다. 쓸데없는 희망에 불을 지르고, 절대 같은 게 자라나지 않도록 그 자리를 헤집은 뒤와 같다. 끝은 구렁텅이로 떨어지거나 그 앞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것 말곤 없다.
복도를 걷던 벨리타는 그제야 창밖으로 시선을 둔다. 정리되지 않은 나무들은 햇볕을 받은 만큼 멋대로 가지를 뻗었다. 떨어진 이파리들은 그대로 말라 바람에 날리고, 무성하게 자란 풀은 듬성듬성 잘려 우스운 모양이다. 새파란 눈은 그 사이에서 단 하나만을 찾았다. 발견한 후에는 망설일 이유가 없다. 넓은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 계단을 내려간다. 빠르고 거침이 없는 움직임은 아래로 뚝 뚝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클리프.”
잠깐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에게 다가간 벨리타가 이름을 부른다. 숨이 찬 모양인지 호흡이 거칠었다.
“아무 데도 없어서 다시 가버린 줄 알았어.”
걱정보다는 강박적인 경향이 짙은 말이다. 한때 사랑했던 사람의 일부이고, 제 손으로 만들어 살려냈으니 애틋한 마음이 들 법도 한데. 벨리타는 클리프의 앞에 설 때마다 불안을 가장 크게 느꼈다. 무엇에 대한 불안인지 모르는 것도 불안의 요소가 됐다. -
51 벨리타주 ◆QuMdEQJ6Kc (Pc8ToHC/YM) 2020. 12. 1. 오후 9:21:02아니 옆 염전주인도 있는데 왜 🥲...!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벨리타가 쟈근 숲의 클리프를 찾으러 가는 선레예요. 답레 천천히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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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클리프—벨리타 (O3s671jKEY) 2020. 12. 2. 오전 9:06:28무성한 수풀 사이로 느껴지는 인기척에 주먹을 쥐었다. 불필요하게 많은 힘이 들어간 주먹은 붉은 손톱자국만 만들어냈다. 딱 핏방울이 맺히기 직전이었다. 바깥에서 있었을 때도 ‘경계심으로 인해 과한 힘을 주는’ 나쁜 습관이 늘 따라다녔는데, 저릿저릿한 고통이 있는 만큼 합당한 결과를 물어와 억울하지는 않았다. 그 습관 덕에 불구 하나 없이 무사하게 벨리타의 곁으로 돌아온 것이겠지. 물론 지금은 바깥이 아닌 집인 데다 인기척의 주인이 벨리타라는 것을 몇 초 만에 알았기에 합당한 결과 없이 욱신거리기만 했다. 둘만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상기시켜주는 통증이 억울하지는 않은 한편, 나쁜 습관은 그저 과거의 부산물이 되어 멀리 날아갔으면 좋겠다고 클리프가 조심스레 소망해 본다. 그것 또한 놈의 욕심일 뿐이란 걸 알 날이 언제쯤 올까. 욕심꾼은 이름이 불리자마자 입을 열었다. 듣고 있어요 벨리타. 불필요한 대답이었다. 숨을 토해내는 벨리타를 보며 구경하듯 눈알만을 굴렸고 거친 호흡을 귀로 들었다. 관조는 즐기는 것 중 하나였다. 그녀가 한마디를 내뱉자 관조는 망망히 깨졌지만
“전 여기 있어요. 여기. 바로 옆.”
얄따란 웃음기가 돌았다. 본인이 직접 이름까지 주었는데도 저렇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의 한마디는 벨리타에 관하여 기본적으로 깔린 의문들이 더 동요하고 더 불어나는 촉매제가 되었다.
“벨리타와 약속한 여행이 아닌 이상 훌쩍 떠날 생각이 없는데. 이 몸뚱이를 밧줄로 묶어놔야 그런 걱정이 덜 들까요? 밧줄은 아픈데. 여튼 갑자기 뛰쳐나오는 모습은 남들이 보기에 썩 좋지 못해요.”
클리프는 말을 마치고 한쪽 무릎을 땅에 붙여 상대를 올려다보았다. 하늘과 벨리타를 향하는 시선이 꽤 순종적으로 보였지만 어디까지나 겉으로만 보이는 모습이고, 속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확언하기에는 부족하다.
“제가 뭘 더 해야 안심하실까.” -
53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Mi4mBPKdPg) 2020. 12. 2. 오후 11:30:55쉽게 익숙해졌던 낯선 이름과 달리, 그에게 불리는 제 이름은 낯설게 느껴졌다. 이상한 일이다.
"…묶어두다니. 그런 비인간적인 짓은 안 해."
벨리타가 노골적으로 불쾌한 감을 드러냈다. 비록 벨리타는 그에게 이름을 붙이지도 않았고, 내보내려 들지도 않았지만, 클리프의 말대로 밧줄로 묶어두는 일은 비인간적이라 생각했다. 필사적으로 그의 존재를 감추려 들었으며, 사라진 그를 수소문한 끝에 다시 불러들이기까지 했지만말이다. 그뿐인가? 벨리타는 함께 하는 여행을 거절함과 동시에, 언제가 될지 모를 미래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신이 가장 경멸하는 쓸모없는 희망을 심어주기까지 했다. …이게 줄로 묶어두는 것과 무엇이 다르지?
순식간에 불안한 눈빛을 딴 벨리타가 고개를 가렸다. 손을 들어 입가를 가리고선 입술에 닿는 살을 꽉 깨물었다. 자국이 남을 정도로 물었다 놓곤 손을 떨어뜨렸다. 그 사이에 주변을 훑은 눈이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며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어차피 아무도 없는데 무슨 상관이야? 여행에서 '교양 없는 사람 비난하기' 같은 걸 배워서 내게 써먹고 싶은 거라면 더 해봐도 좋고."
벨리타가 맥없이 웃으며 말했다. 자조적인 기색이 뚜렷하다.
"내겐 시간이 필요해. 네가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는 걸 확인할 시간."
클리프는 벨리타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었다. 그가 더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는가? 벨리타에겐 단지 처음 생긴 약속에 그가 어떤 식으로 대처하는지 지켜볼 시간이 필요했다. 편지에 적고 말한 게 잘 짜여진 거짓인지, 순수한 진심인지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벨리타는 문득 시선을 들어 클리프의 두 눈을 바라본다. 고작 이따위 행동으로 무언가 알아낼 수 있을 리가 없지.
"혹시 기억하는 게 있어? …이곳의 나무 이름이나 풀 이름 같은 것." -
54 클리프—벨리타 (2pPQCAiuVU) 2020. 12. 3. 오전 12:57:02비인간적. 비인간적. 지면과 가까웠던 몸을 서서히 일으키며 똑같은 말을 조용히 되풀이했다. 주관적인 기준으로 입에 착 달라붙는 말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계속 반복했다. 뜻을 곱씹어 인간의 명확한 기준을 그어보려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당치도 않은 짓이다.
자신의 잘잘못을 남에게 들어 뭐 하겠어요. 귀만 아프고 말지요. 딱히 힘이 실려있지 않은 말투가 그녀의 기색과 어울렸다면 어울렸다. 클리프가 진짜로 여행 중에 그런 것을 배웠는지 아닌지는 깜깜했지만, 끝끝내 배움의 유무에 관해서는 일절 한마디도 덧붙이지 않았다.
“......제가 약속을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확인하려면 상당히 큰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 긴 세월 속에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시려고요?”
사람에게 시간은 절대적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각이 바뀌고 모습이 바뀐다. 가히 모든 것이 조금씩 틀어지고 변화한다 해도 맞는 말일 수 있는데 긴긴 시간 속에서 약속만을 일관하다 죽으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때문에 그녀가 말한 확인 시간이 최대한 짧기를 바라본다. ‘평생 내 곁에 있어.’ 편지에 적혀있던 문장이 자꾸만 염원을 유린했다. 평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갑갑할 일인지, 속이 탔다. 하지만 주위에 물 따위는 없었고 보이는 것은 시퍼런 눈동자뿐이니 물과 가장 비슷한 색의 그것으로 속을 달래본다. 와중에도 그녀가 제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되뇐다.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는 걸 확인할 시간은 낭비가 아닐지도, 어쩌면 그리 길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클리프는 사람의 불안과 시간의 상성을 너무나도 잘 익히고 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 모든 것을 말할 자신은 없었다. 지금도. 이전에도.
몇 발자국 움직여 벨리타와 가까이 있던 꽃 하나를 만지작거렸다. 쉽게 떨어지지 않는 입을 보니 제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받고 나서야 꽃의 이름을 대답할 생각인 것 같았다 톡. 잡고 있던 꽃잎 하나가 손길에 의해 끊어졌다. 일부러 상처를 준 것인지 알 길이 없다. -
55 벨리타주 ◆QuMdEQJ6Kc (/FWsW/WpSM) 2020. 12. 3. 오후 5:35:07제가 답레를 내일 올려놓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씀 드리러 왔어요 🥲... 좋은 저녁 보내시고 내일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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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클리프주 ◆oSnT.Ehang (2pPQCAiuVU) 2020. 12. 3. 오후 9:31:08벨리타주도 좋은 하루 보내 🕺 푹 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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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J6fJmox9L.) 2020. 12. 4. 오전 1:02:11크게 자란 침엽수와 눈 사이로 작게 머리를 내미는 꽃들이 주류인 북부의 숲과는 대조적으로, 릭먼 가 북부의 별장 정원에는 이파리가 넓적하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남부의 식물들이 자랐다. 별장의 자랑이었던 정원이 만들어진 과정은 어릴 적부터 지겹게 들어 아직도 외우고 있을 정도였다. 먼저 겨울이 시작되면 남부에서 들여온 묘목을 기르기 시작한다. 여름엔 자란 걸 정원에 옮겨 심은 뒤, 겨울을 견뎌낸 나무만을 그대로 두고 죽은 것은 골라낸다. 동시에 살아남은 사이에서 열매 맺은 것은 다시 온실에서 어린나무로 기르고, 여름이 되면 정원에 심어 겨울을 보내도록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일종의 품종개량이었던 셈이다.
시간이 흐른 정원은 화려하고 아름답기보단 조잡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띠었다. 지나칠 정도로 섬세하게 관리되어온 것들은 인간의 손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제멋대로 자라기 시작했고, 꽃들은 눈을 아프게 하기 위해 기이하게 선명한 색을 뽐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천천히 일어나는 클리프를 보며 벨리타는 숲의 나무를 떠올렸다.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뒤범벅된 이곳에서 유일하게 맞는 옷을 입은 존재는 그뿐인 것 같다.
"못 할 것도 없지."
줄곧 불안에 시달리던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삶을 통째로 불안 위에 올려두는 가정을 한다. 무심하게 내뱉은 사람 치고 예민함의 그림자가 들러붙어 있는 눈빛은 어딘가 모순적이다.
"하지만 그전에 더 알고 싶지 않아지거나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지는 날이 올 수도 있고."
이 말까지 하고 나서, 벨리타는 누구들의 말대로 제가 정말 미쳤거나 최소한 신경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행동과 말의 하나부터 열까지 일관성이 없다. 심지어 어떤 말은 사고의 속도보다 빨랐다.
"그때가 되면 아무것도 널 속박 못 해. 내가 붙인 네 이름조차도."
행동이라고 다를 것 없다. 벨리타는 무의식중에 팔을 뻗었다. 방금 클리프의 손을 지나친 꽃이 손가락에 닿자 그걸 그대로 쥐었다. 꽃을 꺾는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뜯어내는 행위에 가까웠다. 손안에서 덜 여문 꽃잎 일부가 짓이겨졌다.
"꽃 이름, 기억해?"
# 클리프가 꽃 이름 얘기하는 상황인 경우 아무 꽃 이름이나 대주셔도 돼요. 식물... 잘 모릅니다... 품종개량 더욱 모릅니다... 그러니 당연히 가상의 꽃도 괜찮습니다! 🌺✨ -
58 클리프—벨리타 (CDzCx17Ats) 2020. 12. 4. 오후 2:00:11못 할 것도 없다는 말에 입 안쪽 살을 꽈악 깨물었다. 전혀 예상 못 한 대답은 아니었다. 벨리타라면 응당 이렇게 나와야 했으니 만류 따위 하지 못했다. 긴 시간 속 잠잠히 있다가도 꿈틀대는 불안이 사람 속을 파먹는다 한들 그녀를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만, 클리프는 고개를 숙이는 바람에 보지 못했다. 벨리타의 모순을. 모순을 발견했다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그녀를 부정하지는 못해도 필히 그녀의 모순은 부정했으리라.
클리프는 자신의 발치에 있던 해골화를 밟았다. 스스로 엉성하게 핀 해골화는 밟히는 순간까지도 엉성했지만 밟은 놈은 무얼 밟은 지도 몰랐다. 몸이 바스러진 해골화는 억울했다. 맘 같아서는 이 괴물을 죽도록 패고 싶었지만 망가진 팔다리로 무엇을 할까.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촉촉한 땅을 느끼며 온갖 저주를 퍼붓는 것밖에 없었다. 이것으로 클리프는 또 원망을 샀다. 원망을 사든 말든 그녀가 말한 그 날이 조착하길 바라며 가무스름한 눈에 벨리타를 담기 바빴다.
자신의 발목으로 눈을 돌려 단단히 묶인 이름을 보았다. 동시에 저 밑에 밟힌 무언가가 보였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그저 벨리타의 말을 이해하려 애쓸 뿐이었다. 때때로 그녀가 자신보다 먼 미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머리가 아팠는데, 그럴 때마다 당장이라도 어깨를 붙잡아 그곳에 멈춰있게 하고 싶었다. 욕심이었다.
“......포인세티아.”
느릿하게 옮긴 시선이 향내가 진동하는 벨리타의 손에서 머무르다 이윽고 발간 꽃에서 멈췄다. 언젠가 그녀가 가르쳐주었던 꽃 중 하나였다. 분명 과거에는 많은 이름을 알고있었지만 조잡해진 환경과 긴 여행이 자꾸만 이름을 까먹게 했다. 절반 정도는 기억이 안 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니 다시 배울 생각에 소량의 기쁨을 느꼈다.
“틀렸다면 다시 가르쳐주세요.”
클리프는 이곳저곳 장성하게 성장한 초목을 둘러보며 관리가 필요할 것 같은데, 라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쨍한 꽃들을 보며 웃기도 했다.
#다 진짜 꽃 이름이야! 나도 식물.... 잘 모르는데, .. ,, ㅋㅋㅋㅋ ㅠ ㅋㅋㅋ -
59 클리프주 ◆oSnT.Ehang (CDzCx17Ats) 2020. 12. 4. 오후 2:01:52아 그리구 계절감이랑 몇 월인지 정도는 현실이랑 똑같이 따라가는 거 괜찮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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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벨리타주 ◆QuMdEQJ6Kc (NZQ9NICWno) 2020. 12. 4. 오후 8:39:15레스에서 정원 비중이 높아지니까 계절감도 같이 중요해지네요 🤔
혹시 지금보다 약간 앞선 계절도 괜찮으실까요? 가을 초입 정도라 일찍 떨어지기 시작한 것들이랑 버티고 있는 것들이 공존하는 시기 어떠세요? 아무리 강한 애들만 남겨놨대도 겨울에는 침엽수 빼곤 이파리랑 꽃들이 다 질 것 같아요.
실제 시간이랑 달라서 약간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괜찮으시다면 일단 저렇게 설정해두고 몇 차례 일상을 거치면서 계절 맞추고 싶어요! -
61 클리프주 ◆oSnT.Ehang (CDzCx17Ats) 2020. 12. 4. 오후 9:41:22앗 그러게 벨리타주가 말한 게 낫겠다!!~!~ 오케이 그러는 걸루 하자! 🐮🐮🖤 확실히 겨울은 남아나는 게 없겠네.. 🤔 지금은 복작복작한 정원이구 겨울 때는 뭔가 많이 죽은 ㅋㅋ..고런 느낌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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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915zR5VACc) 2020. 12. 4. 오후 10:03:46덜 여문 잎이라 생각했던 건 이미 만개했던 시절을 지나 수그러지는 중이었다. 문득 뺨에 닿는 공기가 차가워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계절이 바뀌었다. 여름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지 오래로, 이미 서늘한 바람이 그 빈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벨리타가 꺾은 건 냉기와 바람에도 끝까지 버티고 있던 한 송이였던 셈이다. 죄책감을 느껴야 했을까? 하지만 그대로 두었어도 며칠이면 자연스레 떨어졌을 것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제 손의 꽃을 응시하던 벨리타가 클리프가 말하는 소리에 시선을 들었다.
이윽고 천천히 고개가 기울어지며 눈이 감긴다. 호선을 그린 입술 사이로 소리없는 웃음이 샜다. 야트막한 행복에 잠긴 얼굴이다. 그 여운이 짙은 듯 흘러나온 목소리마저 다정했다.
“…디플라데니아.”
손을 살짝 기울이자 꽃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애초부터 버리는 데에 목적이 있었으니 아쉬운 기색은 없다. 비어버린 손에 이파리를 쥔 벨리타는 클리프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얼핏 보면 비슷하게 생겼지만, 디플라데니아 잎은 둥글고 윤이 나.”
남은 손으로 가장자리를 매만지며 차근차근 설명한 벨리타가 손에 쥔 걸 건넸다. 그가 잡지 않았다면 이파리 역시 꽃과 같이 떨어질 테고, 벨리타의 손은 무엇도 탐낸 적 없던 것처럼 굴 것이다.
“정원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할까?”
벨리타는 클리프를 따라 정원을 돌아보는 대신, 그가 보며 웃는 꽃에 눈길을 두었다. 과거의 어드메를 헤매다 돌아온 얼굴에서 물기가 마르듯 표정이 사라져갔다.
“네가 바란다면 내일이라도 편지를 써 정원사를 부를게. 사람이 오면 지금보단 나아질 거야.” -
63 벨리타주 ◆QuMdEQJ6Kc (915zR5VACc) 2020. 12. 4. 오후 10:06:05앗 소다 ㅋㅋㅋㅋㅋㅋㅋ 넴 아직은 복작복작한 느낌으로...! 겨울은 확실히 휑하긴 할 것 하겠지만 🥲,, 그래도 눈이 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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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벨리타주 ◆QuMdEQJ6Kc (915zR5VACc) 2020. 12. 4. 오후 10:08:15>>63 아니 말이 왜 이래... 겨울은 확실히 휑하긴 하겠지만이에요 ㅋㅋ큐ㅠㅠㅠㅠㅠ 할 것 같다는 말이랑 섞여서 웬 이상한 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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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클리프주 ◆oSnT.Ehang (CDzCx17Ats) 2020. 12. 4. 오후 10:09:54뭐야 나 자연스럽게 읽고ㅜ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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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벨리타주 ◆QuMdEQJ6Kc (UyfKrx4Vjk) 2020. 12. 4. 오후 10:21:31아 진짜요? 에이 괜히 말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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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클리프—벨리타 (CDzCx17Ats) 2020. 12. 4. 오후 11:14:29산산함은 사늘함으로 바뀐 지 오래였다. 꽃과 나무에 사정이 있을지언정 생명력은 약해지고 생의 종착역은 가까워져만 가니 그들은 미처 다 나누지 못한 그들만의 사랑, 우정, 은애를 아쉬워하다 미련 한 톨 없이 떨어질 것이다. 낙화할 것이다. 우리는 당연히 사람이기에 그들과 충분히 공감할 수 없다. 땅바닥에 떨어진 잎사귀나 꽃잎을 보며 온 마음으로 슬퍼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도 여름의 암애를 그리워하며 스쳐 지나가는 게 다수일 거다. 언젠가는 계절이 바뀌겠지, 라는 생각으로.
클리프는 가을이 시작됨을 느끼자 이 정원도 곧 메마르겠거니 했다. 특히 지금 벨리타와 정원에 있으면서 추운 계절의 위협을 조금이나마 실감했다. 이렇게 우렁차고 쨍한 꽃, 나무, 풀들이 어디로 사라질까 믿기지 않지만, 이전에도 몇 번 경험했듯이 눈이 내리는 건 금방이었다. 하얗게 변한 정원을 바라보며 봄이 올 거라고 말하는 건 인간다운 면모일까?
생각은 또 인간다움에서 멈췄다. 인간다움은 잘만 흘러가던 생각을 곧잘 방해하고는 했다. 하지만 이 순간에 방해요소는 인간다움 뿐만 아니라 그녀도 있었다. 벨리타의 입술 사이로 웃음이 샐 때 클리프도 웃었다. 항상 웃는 놈이 헤벌쭉하든 통곡하든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번만은 미묘하게 다른 웃음이었다. 여느 웃음과 같은 웃음이라면 생각을 방해하지는 않는다는 걸 근거로 내세울 수 있다.
클리프는 디플라데니아의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이파리를 건네받았다. 건네받는 순간에 꽃을 떨어트리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개의치 않았다. 디플라데니아를 말하고 웃는 모습이 그냥저냥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정원사는, 필요하겠지만......”
입이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안 가려도 돼요? 얘.”
이파리를 쥔 손으로 제 가슴께를 톡톡 쳤다. -
68 클리프주 ◆oSnT.Ehang (CDzCx17Ats) 2020. 12. 4. 오후 11:16:03ㅋㅋㅋㅋㅋㅋㅋ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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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dx4yuZrYCo) 2020. 12. 6. 오전 12:52:58흐려지는 말끝으로 시선이 따라붙었다. 이윽고 나온 말에 짧은 탄식을 뱉었다. 스스로 존재를 숨겨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생명이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그러나 배워 알고 있는 사실을 떠올리는 느낌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벨리타는 어떠한 감흥도 일지 않은 사람처럼 밋밋한 얼굴을 하고 서 있었다. 대답이라고 다를 건 없다.
"숨겨야지."
사실 벨리타는 누굴 가련하게 여기는 감정 따위에 취해있을 여유가 없었다. 무기질 같은 껍데기 아래로 생각들이 바쁘게 지나갔다.
사람은 단 한 명만. 직접 사람을 구하는 방법도 고민했으나 수도에 편지를 보내 사람을 구해 달라 부탁하는 편이 낫겠다 결론지었다. 별장에 홀로 틀어박힌 채 나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도 아직 잠잠하다는 건 언제든 사람을 보내 들쑤셔도 이상하지 않다는 반증이 되기도 했다. 참을 만큼 참았다는 이유를 대며 억지로라도 끌어내려 구는 꼴이 훤했다. 제가 쓴 편지를 받아본다면 적어도 사람 구실은 하고 있다는 확인은 될 테니, 귀찮은 일을 방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떠들 입이 늘어나는 건 곤란하다. 제 불행한 사건을 모르거나 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어야 했다. 애초에 아주 무심한 사람이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설사 있다고 해도 타인의 비극만큼 씹기 좋은 거리도 없지. 앞서 제시한 조건이 불가능하다면 타지에서 온 사람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가문을 거쳐 온 사람이라면 그쪽에 무언가 말할 여지가 있으니 오히려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더 좋을 수도 있고.
"가끔은 보이는 곳에 숨기는 게 괜찮은 방법일 때도 있어. 생각은 좀 해야 하지만."
여전히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사람의 행세를 해야 한다. 무심고 짚은 자리가 모조리 상처인 양 굴어야지. 섣불리 무언가 묻고 알아내지 못하게. 낮은 곳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나뭇잎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던 벨리타가 갑자기 고개를 치켜들었다.
"여행하는 동안 누구에게 네가 '만들어졌다'는 말은 한 적 없지? …있대도 믿은 사람 없겠지. 믿었다면 미친 사람일 테고."
손을 내저으며 얼굴을 찌푸린다. 세상에 없거나 제정신이 아닌 사람의 일이라면 신경 쓸 거리도 못 되었다. 이미 차고 넘치는 문제를 부러 만들어서까지 늘릴 필요 없었다.
"정원사가 오거든 그런 말 말고 인간인 척 굴어야 해. "
부디 밖에서 배웠다는 것 중 하나가 그거였음 좋겠는데, 벨리타가 중얼거렸다. -
70 클리프주 ◆oSnT.Ehang (ssl/Vx9Fh6) 2020. 12. 6. 오전 10:04:08답레는 천천히 가져올게 👏👏 벨리타주 일요일 잘 보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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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클리프—벨리타 (ssl/Vx9Fh6) 2020. 12. 6. 오후 6:59:05숨겨야 한다. 어떤 게 괜찮은 방법이다. 클리프는 벨리타의 말에 가만히 귀 기울이며 제 존재에 대하여 여러 번 생각했다. 상황에 따라 때때로 나 자신은 괴물, 사람, 클리프, 등등 여러가지로 해석이 됐지만, 지금은 완벽하게 짐짝이 된 것 같았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서는 안 될 고깃덩이. 길 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아 ‘넌 고깃덩이야.’라고 한다면 십 중에 팔은 치를 떨겠지만 클리프는 아무런 감흥이 없을 거다. 지금처럼.
‘누가 널 만들었냐!’라는 질문도 미친 사람이 아니면 하지 않았고 미친 사람 중에서도 현저히 드물어 만들어졌다는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또 누가 먼저 질문을 해오지 않는 이상 대화의 물꼬를 먼저 트지 않았기 때문에 사사로운 대화의 기록은 거의 여행에서 남지 않았다.
“네.”
상대방의 얼굴이 찌푸려질 때 생겨나는 모든 변화를 바라보다 인간인 척 굴라는 말에 즉각 대답했다. 대답한 뒤에는 이상하게, 심술이 났다. 어떤 짓을 해도 자신을 평생 인간으로 인정해주지 않을 것 같던 사람의 입에서 인간인 척 굴라는 당부가 기어 나오니 미묘했다. 놈의 심술은 이로부터 기인한 것이었다. 물론 이제 클리프에게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게다가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는 정원사와 관계를 유지하는 건 식은 죽 먹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인 척 굴다가 정원사한테 제가 남모르게 해코지라도 하면 어쩌실래요? 책에 보면 괴물은 막 사람 잡아먹고 그러잖아.”
방정맞게도, 장난끼 듬뿍 담긴 언투로 말을 마쳤다. 모든 것은 심술이었다. -
72 클리프주 ◆oSnT.Ehang (ssl/Vx9Fh6) 2020. 12. 6. 오후 9:36:36헉 재밌게 봐주는 참치가 있었구나 고맙다!!,, 🥰 알라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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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벨리타주 ◆QuMdEQJ6Kc (oSmMqlODBI) 2020. 12. 7. 오전 12:01:10재밌게 굴리고 있어서 넘 좋고 감사하다 생각했는데, 재밌게 봐주시는 분이 계셨나요? 감사합니다... 🥺(부끄러운 표정을 못 찾았어요 ㅋㅋ큐ㅠㅠㅠㅠ)
그리고 답레를 자고 일어난 다음에 올릴 것 같아서 미리 말씀드리러 왔어요! 오늘이 일요일이면 마저 써서 올리는 건데 월요일이라 🥲... 클리프주 안녕히 주무시고 내일 봐요! -
74 벨리타주 ◆QuMdEQJ6Kc (oSmMqlODBI) 2020. 12. 7. 오전 12:17:42엥 잠시만요 시간날 때 조금씩 쓴 게 거의 다 썼네요 ㅋㅋㅋㅋ 제 건 곧 올려놓을게요 💃✨ 답레는 늦었으니까 천천히 주셔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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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클리프 - 벨리타 ◆QuMdEQJ6Kc (oSmMqlODBI) 2020. 12. 7. 오전 12:24:57속으로 편지의 인사말까지는 적은 것 같다. 클리프가 고분고분하게 굴어준 덕분이었다. 이젠 제가 겪고 있는 슬픔을 지어내 써야 하는 차례였다. 고약한 장난 같은 말이 아니었다면,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에 대한 내용까지는 대충 그려볼 수 있었는지 모른다. 클리프, 달래는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그러지 말라고 미리 이야기하고 있잖아.”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라니! 벨리타가 짧게 한숨을 쉬며 얼굴을 찌푸렸다. 저택에 들일 계획이 있는 건 딱 한 사람뿐이다. 만일 클리프의 말대로 그로 하여 정원하가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다면, 미쳤다는 소문에 어떤 말이 더해질지. 상상만 해도 피곤했다. 또 다른 사람을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테고, 수도에서는 당장 마차를 보내 저를 짐짝처럼 실어 갈지도 모른다.
“난 널 '사람 먹는' 괴물로 만들진 않았어. …혹시 나 모르는 사이 식성이 바뀌었니? 그건 정말 난감한데.”
밸리타는 클리프가 정말로 허기를 지우기 위해 사람을 해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농담을 할 줄 안다면 그쪽에 가까울 것이다. 다만, 편지의 몇몇 문장에서 느꼈던 협박조가 느껴졌다는 점에서 벨리타에게 유쾌한 상황은 아니었다. 거짓말이 아니라면 최악의 상황일 테고. …클리프, 벨리타가 다시 이름을 불렀다.
“나를 곤란하게 만들 거야?”
그렇게 하고 싶어? 덧붙여 물으며 한 걸음 다가섰다. 시선을 맞추기 위해 들린 고개가 비스듬히 기울어졌다. -
76 클리프주 ◆oSnT.Ehang (FjiykoIf9s) 2020. 12. 7. 오전 9:03:22☺️☺️ 🕺🕺✨✨ 아주 좋와 ✨✨✨🐓🐮 벨리타주 우리 월요일 잘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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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클리프—벨리타 (FjiykoIf9s) 2020. 12. 7. 오후 1:58:34달래는 목소리에 속이 따끔따끔했다. 심술은 사그라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원인도 까먹은 채 거세져만 갔다. 그녀가 한숨을 뱉자 클리프는 눈썹은 움찔거렸다. 이 기분이 나으려면 정원사 발이라도 한 번 걸어 넘어뜨려야 분이 풀리겠다고 생각했다. 왜? 왜 애꿎은 사람 발을 넘어뜨려? 이런 질문은 눈꼽 만큼도 생각나지 않았다. 원인을 까먹었기 때문에.
본디 생선 뼈 발라 먹기도 싫어하는 놈이다. 뼈 많아보이는 인간 먹을 생각 추호도 없고 인간을 먹는다고 인간적으로 되는 것도 아니니 일말의 관심도 없다. 식성 또한 바뀌지 않았으니 작은 소리로 꿍얼거렸다. 아니요...... 정말이지 답답하고도 빡빡한 꿍얼거림이었다.
벨리타가 제 이름을 부를 땐 주춤거리다가 몸이 가까워지니 걸음을 뒤로 뺐다. 원래 같으면 거리가 좁혀지는 것을 좋아했겠지만 지금은 영 그런 상태가 아닌가 보다. 사실 클리프는 마음 같아선 정원을 벗어나고 싶었다. 물론 그러지는 못했다.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너무나도 많았다.
“정원사한테 절 뭐라고 얘기하실 건지 들어보고, 생각 좀 해볼게요.”
그녀의 고개가 기울어지자 클리프는 시선을 모로 돌렸다. 머릿속에는 인간이 만약 연체동물이었다면? 같은 잡념이 그득하다. -
78 클리프주 ◆oSnT.Ehang (FjiykoIf9s) 2020. 12. 7. 오후 2:00:08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주 나 이것도 지금 봤어 ㅋㅋㅋ 넘 기엽네 >>75 이름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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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6UAwYRW0UQ) 2020. 12. 7. 오후 11:23:13예상대로 식성이 바뀌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도 골이 지끈거리는 건 여전했다. 내용과는 별개로 들리는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클리프가 물러섰을 때는 정말이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벨리타는 클리프가 멀어진 만큼 따라붙었다.
“잘 들어, 클리프. 우린 지금 거래를 하는 게 아니야.”
위압적인 목소리로 말한 벨리타가 이를 악물었다. 처음부터 쉽다고 여긴 적 없지만, 점점 다루기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알았으면 전처럼 굴어봤자 소용이 없지. 벨리타는 상황을 악화시켜 또 다시 그가 말없이 사라지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번에는 운이 좋아 찾아냈으나 다음번에는 장담할 수 없다. 인정하기 싫어도 해야 했다. 클리프 본인이 알고 있는지 모르나 그는 계속 무언가 배우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도 꽤 빠르게. 벨리타가 저도 모르게 꽉 쥐고 있던 손에서 힘을 풀어내고 한 걸음 물러섰다.
“나는 평화가 좋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좋다고. 난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무작정 들이닥쳐 ‘우리’를 들쑤시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땐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벨리타의 얼굴이 걱정으로 어두워졌다. 질질 끌려가 방에 처박히는 상상으로 쉽게 침울해졌다. 클리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지만, 그를 본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연상할까 두려운 마음이 들 뿐 이상할 정도로 떠오르는 것이 없다.
“내가 널 어떻게 설명하든 다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거야.”
어쨌든, 제 침울한 상상이 실제가 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서 벨리타는 최선을 다할 작정이었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이제 더 무슨 일을 마다하겠는가? -
80 벨리타주 ◆QuMdEQJ6Kc (6UAwYRW0UQ) 2020. 12. 7. 오후 11:26:49저 사실 다시 보다 먼저 알았는데 이번엔 슬쩍 넘어가볼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들켰네요~!! 😇 ㅋㅋㅋㅋㅋ
들킨 김에 오타도 수정할게요... >>75에 정원하로 쓰인 부분이 있는데 당연히 '정원사'입니다 ㅋㅋㅋ큐ㅠㅠㅠㅠㅠ -
81 클리프주 ◆oSnT.Ehang (FjiykoIf9s) 2020. 12. 7. 오후 11:46:35근데 머.. 나두 점 안 찍구 오타 내고 그러니까.. ㅋㅋㅋㅋㅋㅋ ㅠㅠㅠ 아 오타 안 내는 손이 되었음🥲좋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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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벨리타주 ◆QuMdEQJ6Kc (MAnToeCckI) 2020. 12. 7. 오후 11:53:58우리 오타는 인간미로 생각하기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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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클리프주 ◆oSnT.Ehang (FjiykoIf9s) 2020. 12. 7. 오후 11:57:37ㅋㅋ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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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클리프—벨리타 (9I9RQbHXF2) 2020. 12. 8. 오전 12:34:02정원의 향이 폐를 가득 메웠다. 가라앉지 않을 것 같던 심술은 들숨 날숨 수백 번에 사그라들었다. 아직 조금 남아있던 것 같은 심술의 잔재도 거래하는 게 아니라는 말에 휭 날아갔다.
벨리타의 말에 절반 정도는 동의했다. 물론 이해에 기반을 둔 동의이다. 그녀의 말대로 외부인이 우리를 들쑤시는 건 클리프 본인도 유쾌하지 않았다. 오롯이 둘만 존재해야 만사의 해답과 배움을 찾기 쉽기도 했고, 사유지에 손때를 묻히는 건 돼먹지 못한 개나 하는 짓이기 때문에. 하지만 평화가 좋으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부분은 클리프로썬 이해가 어려웠다. 뭐 지금과 똑같은 흐름으로 사는 게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정체된 삶이 그녀에게 이로울지 해로울지 고민에 빠져들고 말았다.
“......알았으니까 이제 들어가요.”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당부받은 인간인 척 굴기였고, 두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발 걸어 넘어뜨리기였다. 왜 두 번째로 이런 게 떠오르는지 까먹었지만, 꼭 해야겠다는 간절함만이 손에 남은 괴물은 저택의 문으로 눈을 돌렸다. -
85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전 12:34:44막레 느낌이야! 🍖🐟 앞으로는 내가 별다른 말 없어도 벨리타주가 한 번 더 가져온 답레에서 끝내든 그냥 끝내든 편하게 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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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벨리타주 ◆QuMdEQJ6Kc (rS92o9bqgk) 2020. 12. 8. 오전 12:55:37이 담엔 같이 들어갔을 것 같아서 막레로 받을게요.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어요~
깨알같이 또 등장한 발 걸어 넘어뜨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엽네요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클리프가 하고 싶다면 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 -
87 벨리타주 ◆QuMdEQJ6Kc (rS92o9bqgk) 2020. 12. 8. 오전 1: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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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전 9:09:46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 클리프가 하고 싶다는데 머.. 🤷🏻
어멈나 벨리타 예전 모습!! 역시 이뿌긴 이쁘다.. 👅👅 내 머리에서 흐릿했던 이미지가 확고해지네 짱 매력잇어ㅜ.... 벨리타주도 좋은 화욜~ -
89 벨리타주 ◆QuMdEQJ6Kc (00Aewi.tDQ) 2020. 12. 8. 오후 1:48:22클리프주도 좋은 화요일 보내시고 시간 나실 때 천천히 담 일상 얘기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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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6:16:56클리프주 등장 🕺✨🕺 벨리타주 저녁 먹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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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 12. 8. 오후 7:09:49저도 등장합니다 💃✨💃 넵 저녁 먹었어요! 클리프주도 저녁 잘 챙기셨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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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7:14:48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이 임티도 넘 웃기네 🕺💃 나두 당근 먹었지!! 라면 좀 적당히 먹으려고 일주일 동안 안 먹고 있었는데 결국 먹어버렸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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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 12. 8. 오후 7:34:22ㅋㅋㅋㅋㅋㅋㅋ 임티 세트로 맞춰왔습니다... 땐쓰땐쓰 💃🕺✨ 그래두 일주일 참았으니까 괜찮다 괜찮다! 클리프주는 충분히 노력하셨어요 ㅠ 솔직히 끼니 챙기기 넘 귀찮구 라면 넘 쉽고 간편하구...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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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8:20:55😭😭😭ㅋㅋㅋ 고마우.. 벨리타주는 맛있는거먹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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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 12. 8. 오후 8:31:28전 그냥 집에 있는 거 모아서 먹었는데 맛은 그냥... 건강한 맛이었습니다 🥲... ㅋㅋㅋㅋㅋㅋ
저희 이제 담 일상으로 넘어가나요? 조사 없는 조사스레 같은가 싶기도 한데 ㅋㅋㅋㅋ 주제 정하고 넘어가기 전에 각자 얻은 정보 정리하고 넘어가는 건 어떤가 싶기도 하구요 🤔
같이 살다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거니까 전에 비해서 바뀐 점이나...참! 글구 제가 여쭤봐놓고 까먹은 걸 수도 있는데 혹시 클리프 떠나있던 기간이 얼마나 되나요? -
96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9:03:31건강한 맛!! 좋아 좋아,, 🔥 앗 ㅋㅋㅋㅋㅋ 확실히 정보 정리하는 게 필요하겠네! 음 엄 음 맞다 클리프 떠나있던 기간 얘기해 줄라 했는데 까먹었네... 일단 난 반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 🐮 전에 비해서 바뀐 점..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주 사소하고 작은 거로는 여행 뒤로 말하는 게 (쪼꼼) 매끄러워졌다랑 이렇게 헤헿 ☺️😆 웃는 모습 보다 🙂🙂 요런 웃음 느낌이 강해졌고.. 응 엄청 사소한 거야.. 쓰읍 그리고 벨리타에 대해서도 뭔가 바뀐 생각이 있을 것 같은데.. 🤔🤔🤔 고놈 속 참 어렵구만.. 말로 정리될 것 같으면 써보도록 할게..! ㅠㅠ 벨리타도 사소한 것도 좋으니까 막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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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9:04:46오와 곧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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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 12. 8. 오후 9:15:32헉 클리프 전에는 ☺️😆처럼 웃기도 했나요? 벨리타 그런 얼굴 보면 순간순간 멈칫 했을 것 같아요. 지금 웃는 모습은 어른이 된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성장의 증거!
벨리타는 혼자 있다보니 사회성이 떨어졌어요... 말투가 오락가락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래도 생각하다 말이나 행동을 멈추곤 했는데, 최근에는 생각의 밀도가 더 촘촘해졌어요. 결과에 집착하는 모습도 좀 강해졌고요.
아무래도 다른 사람과 큰 교류가 없었다보니 클리프를 대하는 태도나 생각에서 나타난 변화가 제일 많을 것 같아요 🤔... 예전에는 아예 아이 다루듯이 하거나 명령조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제는 그게 안 먹힐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예전에는 정말 사람과 먼 존재로 여겼다면 벌써? 싶긴 한데, 지금은 약간 애매하다 생각하고 있어요. 본인이 생각하는 인간적인 면을 오히려 클리프에게서 보고, 자기는 맹목적으로 결과를 위해 머리만 굴릴 때 느끼는 미묘한 감정이 있을 것 같네요. 아직 완전히 깨달은 상태는 아니지만요! 🥸✨ -
99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 12. 8. 오후 9:21:36헉 그러네요 99 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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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9:30:12서로 대화하면서 서로가 달라진 점을 느낄 수 있겠구나..
⁺◟( ᵒ̴̶̷̥́ ·̫ ᵒ̴̶̷̣̥̀ ) 나중에 짬이 나면 클리프가 여행 가기 전이라는 걸 배경으로 일상 돌려도.. 좋을 것 같다!! ㅠㅠ... ㅠㅠ... 눙ㅇ무ㅜㄹ이 앞을 가리지만 ⁺◟( ᵒ̴̶̷̥́ ·̫ ᵒ̴̶̷̣̥̀ ) ⁺◟( ᵒ̴̶̷̥́ ·̫ ᵒ̴̶̷̣̥̀ ) 행복해라 얘들아! 🥲 음음 애매한.. 앞으로 일상 돌리다 보면 애들도 성장하구 입체적인 모습을 그려낼 수 있겠지!.! 크으 역시 너무 멋있어.. -
101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9:30:27오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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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 12. 8. 오후 9:36:24여행가기 전 일상... 좋으면서 눈물나요 🥲... 레스 쓸 때마다 벨리타아아악하고 외치는 미래의 제가 보이는 것도 같구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 행복해라 얘들아! 22222...
이제 다음 일상주제 정할 때일까요! 정원사 얘기를 했으니까 사람 구한 상황도 있고, 구인기간 동안 하나 정도 더 다른 상황을 돌릴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
103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9:37:29(정리가 안대서 아무말이나 주저리하는 것 같지만 벨리타가 예전에 클리프에게 했던 아이처럼 다루기나 명령조 그런거를 지금 현재에 다시 하면 은근.. 먹힐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당 예를 들어서 벨리타가 여기 청소해! 하면 클리프가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론은 어영부영 한다는 그런.. 솔직히 지금 벨리타한테 하는 말대꾸나 반항?? 그런것도 간신히 한다는 느낌이 좀 있어서 아니 나도 내가 무슨 말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래서 편지도 몇 번 고쳤다 썼다 했을 것 같구 아무튼 그렇다.. 아이쒸 정리가 더 필요해.. 이 무슨 사춘기 소년 ㅠ . , ㅋ ㅋ ㅋ 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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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9:37:54구인기간 동안 다른 일상 돌리는 거 갠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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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 12. 8. 오후 9:47:48헉 아직 먹힌다니 벨리타도 저도 몰랐던 사실이에요! 🤭 ㅋ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는 클리프가 여행하면서 자아찾기...? 아직 마음으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 비슷한 흉내내는 중이라 생각하거든요. (벨리타아아악 😱) 그리고 오래 걸리지 않아서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하고... 클리프가 생각보다 더 똑똑한 것 같아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예상 밖이라 🥲... 이번에 말씀해주신 건 다른 의미의 예상 밖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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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벨리타주 ◆QuMdEQJ6Kc (9f9qX20JuE) 2020. 12. 8. 오후 9:49:13그럼 다른 일상을 하나 더 굴리는 걸로 해요! 무슨 일상이 좋을지는 클리프주께 먼저 원하시는 게 있는지 여쭤보겠습니다...... 저는 생각보따리에 빵꾸났네요 어디에 다 흘리고 온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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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10:24:48ㅋㅋㅋㅋㅋㅋㅋㅋ.. 음음 일단 정리해 보니까 클리프가 여행을 떠났던 이유는 •바깥이 궁금해서 •내 존재? 정체? 자아? 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많아서 등등 이런 것들이 있고, 여행하면서 많은 걸 배웠고 그중에 인간적인 것과 비인간적인 것이 중요한 키워드가 되겠지.. 인간인 척 하면 내 존재는 인간이 되는 걸까? 싶어서 벨리타주 말대로 비슷구리한.. 어설픈.. 어딘가 모자란 그런 인간 흉내를 냈을 거고 내고있는 거겠지.. 흉내 내면서 자기 딴에는 꽤 만족스럽고.. 재미.?를 느꼈으려나.. (오 이거 쫌 재밌넹?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벨리타와 같은 찐인간 되겟지~) 그렇게 한참 온갖 일 겪어보면서 희로애락 다 즐기다가.. 종종 자기 상식 밖의 일이나 모르는 일에 부딪쳤을 거고.. 답답하고 그러니까 재밌던 모든 일에 흥미를 잃고.. (이쯤부터 벨리타를 생각하는 빈도수도 증가) 딱 그 타이밍에 벨리타의 편지가 온 거겠지! 편지를 잡자마자 든 생각은.. ‘이제 슬슬 집으로 갈까?’ 암튼 편지 내용을 보고 답장 쓰면서 이름도 달라 그러고~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이것저것 쓰다보니 중간에 그런 생각이 든 거지. ‘난 아무런 말도 없이 오랫동안 바깥에 나와있었고 이런저런 짓을 저질렀으니까 벌이 필요하지 않나? 왜 길가에서 아이들이 부모한테 혼나고 그러던데.’ 그래서 벨리타가 직접 지어준 이름이 -> 내가 나에게 직접 주는 벌(이름 지어달라고 먼저 말했기 때문)이 됨과 동시에 자신을 만든 부모 같은 그런 존재와 가까운 벨리타에게 그 인간 아이와 똑같이 사람처럼 혼날 수 있는 게 아닌가... ,, (이름 지어준 사람 곁은 평생 못 떠날 것 같다고 생각했나봄) 그래서 낭떠러지라는 뜻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겠지.. 그리구 집으로 왔다 짠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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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10:29:39나도 이게 뭔 소린가 싶다.. 걍 흘려들어~!..~! 암튼 아이처럼 대하기나 명령조가 지금 클프에게 절반 정도 먹히는 이유는 떨어진 기간이 길었다고 하면 길었으니까.. 클리프 마음 절반은 과거 시절 느낌이 좀 남아잇지 않나..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것만 좀 바뀐 것 같고.. (말투나 웃는거..) ㅋㅋ 이것도 흘려들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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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클리프주 ◆oSnT.Ehang (9I9RQbHXF2) 2020. 12. 8. 오후 10:32:14그.. 정원 일상이 밤 맞았나? 무튼 밝을 때 벨리타가 정원사 구한다고 말햇으니까 곧 올거야~ 같은 말로 시작해서 새벽으로 전환한 다음에 그.. 청승.. 아니 맘 아프잖아.. 그렇게 해서 약혼자 관련으로 돌리는 것두 갠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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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벨리타주 ◆QuMdEQJ6Kc (12vulVDO0k) 2020. 12. 9. 오후 7:24:36어제 너무 졸려서 잠든지도 모르고 잠들었네요 🥲 게다가 그 사이에 절대 흘려들을 수 없는 정보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런 정보들 진짜 좋아해요...
방금 끝난 거 밤 맞구 제시해주신 상황 넘 좋네요! 선레는 제가 쓸까요? 오늘 늦게나 내일쯤 올리게 될 것 같아요! 💃✨ -
111 클리프주 ◆oSnT.Ehang (T6aeTXzfrE) 2020. 12. 9. 오후 9:11:24ㅋㅋㅋㅋㅋ ㅠㅠ ㅋㅋㅋㅋㅋ 앗 그래준다면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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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벨리타 ◆QuMdEQJ6Kc (RrsSLvK1ag) 2020. 12. 10. 오전 12:54:53“정원사는 내일부터 찾아볼게. 그래도 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거야.”
요구하는 조건이 많은 만큼 알맞은 사람을 구하기까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애초에 존재하기나 할지 의문이다. 그래도 비슷한 사람 정도는 구할 수 있겠지. 그것도 기다림은 피할 수 없겠지만. 클리프의 시선을 따라 저택의 문을 본 벨리타가 먼저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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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프가 사라진 동안 벨리타는 매일 밤마다 초조함과 죄책감에 시달려야했다.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아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날이 많았다. 결국 잠들기를 포기하고 신문을 뒤적이는 때도 있었다. 작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으려 같은 기사를 읽고 또 읽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가 돌아왔다고 해서 모든 일이 평탄히 굴러갈 리 없고, 오히려 새롭게 신경써야 하는 일들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일단 눈길이 닿는 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어느 정도는 안심이 되었다. 기분 좋은 정도의 몽롱함이 벨리타를 감쌌다. 눈을 감으니 잠들기까지는 순식간이었다.
깨는 데까지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을까. 벨리타는 눈을 떴다가 감기를 반복했다. 오랜만에 누리는 평화를 조금 더 길게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정신은 점점 맑아져갔고, 더 누워있는 게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결국 벨리타가 몸을 일으켰다. 커튼 새로 어슴푸레한 하늘은 아직 해가 뜨려면 몇 시간은 있어야 할 것처럼 보였다. 잠시 앉아 허공을 응시하다 초에 불을 붙였다. 서재 정리를 할 생각이었다.
서재는 전반적으로 너저분했다. 중간중간 책이 빠진 책장에는 꽂힌 책이 쓰러진 자리가 있었고, 원래도 책이 쌓여 있어 있던 책상에는 신문과 편지까지 합세해 면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엉망인 광경을 보니 사용인을 모조리 내보낸 데에 다시금 후회가 일었다. 짧게 한숨을 쉰 벨리타는 편지를 봉투에 넣는 일부터 시작했다.
받은 편지를 한데 모은 벨리타가 서랍장을 열었다. 여러 곳이 잡동사니로 꽉 차 있어 빈 곳을 찾다 무심코 열어본 자리에는 작은 상자가 하나 있었다. 부드러운 천을 덧씌워 만들어진 작은 상자. 벨리타가 천천히 몸을 낮췄다. 편지를 내려놓고 상자를 손에 쥐었다. 얼굴에 일순간 깃든 슬픔이 오래도록 떠나지 않고 머물렀다. 상자를 열어 안에 든 반지를 꺼낸 순간 슬픔이 짙어졌다.
“…앨런.”
반지에 입을 맞춘 벨리타가 작게 중얼거렸다. -
113 클리프주 ◆oSnT.Ehang (kw98UGPlJg) 2020. 12. 11. 오전 1:05:11좋은밤 보내라 벨리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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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벨리타주 ◆QuMdEQJ6Kc (LE3iS10BOk) 2020. 12. 11. 오전 9:05:51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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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클리프—벨리타 (kw98UGPlJg) 2020. 12. 11. 오후 4:46:54대부분이 눈을 붙이고 있을 야심한 시각. 대부분에 속하지 않은 클리프는 지금까지도 뜬눈이었다. 삐거덕삐거덕. 몸을 뒤척일 때마다 삐걱대는 소리가 빈번히 들려왔다. 처음엔 그리 거슬리지 않았지만 시간이 한 겹 한 겹 흐를수록 이 침대도, 자꾸만 몸을 움직이는 자신도 짜증이 났다. 분명 불면증이랄 것도 없는 건강한 몸이었건만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이렇게 답답하고 끓는 속에는 역시 냉수가 제격. 목적을 찾은 클리프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한결 가벼워진 몸으로 방문을 열어젖혔다.
복도를 걷다 보니 몽롱했다. 그 침대에는 졸린 기운을 다 흡수하는 성질이 있는 것 같았다. 아니,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침대를 떠난 몇 발자국에 이리 피곤해질 수는 없는 노릇! 이른 시일 내에 벨리타에게 침대도 부탁해 봐야겠다. 혹 애꿎은 침대의 문제가 아니라면 원인은 본인에게 있겠지만...... 클리프는 자신이 몽유병자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주 만약 제가 사실 몽유병자가 맞고 모든 게 꿈이라면, 현실과 꿈의 경계가 너무나도 모호해 영영 잠에만 빠져있을 수도 있겠구나. 현실을 보고 꿈이라 할 수도 있겠구나.
그녀의 방을 지나가는 건 순간이었지만 틈새로 보인 인영은 클리프의 발을 붙들기에 충분했다. 방의 주인은 자고 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벨리타가 어떤 행동을 취하고는 있는 것 같았지만 정확히 어떤 몸가짐인지 확인하기 어려웠고, 무어라 중얼거린 것도 같지만 뜻을 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가까이 가고 싶었던 클리프는 차디찬 숨을 내뱉어 인기척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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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eNrNib2vZg) 2020. 12. 12. 오전 12:58:46벨리타는 앨런이 그리웠다. 그러나 그를 생각할 때마다 느끼는 모든 감정을 그리움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사랑과 슬픔, 죄책감과 원망 같은 양가적인 감정이 떠올렸다. 그럴 때마다 어딘가 죄는 것처럼 아팠고, 언제부턴가 벨리타는 그 끝에 따라오는 미묘한 쾌감이 있음을 알아차렸으나 모른 척했다. 죄책감이 깊어졌다. 모두가 앨런이 죽었다고 말했지만, 벨리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묻어두고 추모해야 할 것을 벨리타가 파헤쳐 끄집어냈기 때문이다. 그는 완전히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상태로 존재했다. 단지 외형의 일부로, 이전의 기억이나 감정은 완전히 거세된 채로. …그래, 저렇게.
클리프를 발견한 벨리타가 수그린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무릎 위에 올라가 있던 편지 봉투 몇 개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피곤할 텐데 더 자지 않고.”
벨리타는 잠시 클리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손으로 하나씩 더듬어보듯 섬세한 눈길이었다. 앨런과 닮았다. 닮지 않았다. 매일매일 어느 쪽으로 저울이 기우는지 지켜보는 마음은 바짝바짝 말라가는 것 같았다. 시선을 거둔 벨리타가 빈손으로 바로 옆의 책상을 쓸었다.
“…서재를 기억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웬만한 책은 다 여기 있어. 너도 이 안에 있는 책 중 몇 권은 읽었을 거야.”
서재는 벨리타가 클리프를 숨겨두는 장소로 가장 자주 선택한 곳이기도 했다. 굳이 말로 하지는 않았다. 모두에게 유쾌한 기억은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게 벨리타의 예상 안에 있다는 전제하에서의 이야기이다. 책상에서 손을 뗀 벨리타가 클리프에게 손짓했다. 창밖을 한 번, 그를 한 번 바라보곤 망설이다 입을 뗐다.
“…부탁이 있어.”
손바닥을 펼쳐 제 손에 있던 반지를 보여준 벨리타가 계속해서 말했다.
“내 손에 이 반지를 끼워줘.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벨리타의 입술이 굳게 다물렸다. 단지 말이 끝났기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이젠 죄책감에 짓눌리는 것 같았다. 벨리타는 앨런이 그리웠다. 정확히는 자신이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느껴지던 시절이. 되돌리고 싶었던 건 ‘그’가 아니라……. 괴로운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뜬 벨리타가 클리프를 응시했다. 그는 앨런과 닮지 않았다. -
117 클리프—벨리타 (VPst.kmX9Y) 2020. 12. 12. 오후 3:44:10바닥에 무심히 떨어지는 편지를 보다 벨리타의 말 한마디에 맥없는 웃음소리를 냈다. 상대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피곤하지는 않았다. 어깨를 뭉근하게 짓누르는 잠기운이 —좋은 침대가 아닌 나쁜 침대는 숙면 대신 어설픈 잠기운만을 남겼다— 혼몽을 자아냄과 동시에 미약한 어지러움을 동반했지만, 그녀가 깨어있는 걸 확인한 순간에 굳이 잠들고 싶지는 않았다. 설령 지금이 꿈일지라도 둘이서 뜨는 태양을 본다면 웃길 것 같기도 했고, 이런 시간대에는 사람이 약해지는 법이니 응어리 속 절절한 얘기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싶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잊으라고 해도 못 잊을 장소가 서재였다. 어둠과 먼지에 질식하듯 있다가도 무료함을 달래려 책 몇 권을 뽑아 들어서 똑같은 장만 반복해서 읽던 나날들. 종이를 팔랑대다 그만 엄지가 베여 추도에 찔린 것처럼 흐르는 피를 봤던 날들. 흰 바탕에 검은 종이가 구역질이 날 때쯤에야 영영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문이 너무나도 쉽게 끼익 열리고 열리고는 했다. 빛과 함께 틈으로 보였던 그녀의 얼굴에 다양한 느낌이 들었지만 정작 중요한 표정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잊힌 것인지 잊으려고 안간힘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손짓에 몸을 가까이 한 클리프는 그녀의 요구를 잠자코 듣다가 반지를 집어 들었다. 왼손의 약지라.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는다면 분명 왼손의 약지는 사랑을 뜻했다. 왜 이런 부탁을 하는 건지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부탁을 들어주고 나서도 새벽은 충분할 것 같아 벨리타의 왼손을 조심스레 쥐었다. 그리고 말한 것처럼 지정된 손가락에 반지를 끼웠다. 그리고 나서야 클리프는 상대를 보며 이쁘다고 말했다. -
118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sRMCEZMhoQ) 2020. 12. 13. 오전 1:51:42벨리타는 무언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소망은 여러 가지 것으로 점철되어 있어 어떤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가장 사랑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일말의 희망 정도는 존재했으리라. 벨리타가 그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는 클리프가 끼워준 반지를 스스로 빼낸 데에서 알아낼 수 있었다. 자그마한 흔적이라도 찾아보려 애쓰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이젠 받아들일 때가 온 것이다. 때로는 여전히 그리워 가슴이 저미듯 아프더라도 그에 매달려서는 안 됐다. 다시 제 손바닥 위로 올라온 반지를 바라보던 벨리타가 입을 뗐다. "…예쁘지."
"예전에 약혼자에게 받았던 반지야. 그의 아버지가 청혼했던 반지래. 그 사람 어머니의 눈동자가 녹색이었거든. 그의 눈도 어머니를 닮아서 이렇게 예쁜 녹색이었어."
벨리타가 반지에 박힌 보석을 매만지다 고갤 들어 클리프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검었다. 이따금 검정과 전혀 다른 색채를 띠기도 했으나 벨리타가 찾는 녹색은 없었다. 닮은 구석을 찾으면서도 계속해서 체념하는 일을 반복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을 그대로 두는 게 나을까, 아무 의미 없더라도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게 나을까."
생각해본 적 있니? 덧붙인 벨리타가 쓰게 웃었다. 다시 반지를 바라본 벨리타는 그걸 그대로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언젠가 네게도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거든 저 반지를 써도 좋아. 내 곁에 평생 머물라 했지만, 그런 일이 생긴다면 널 보내주겠다고 약속할게. …편지에 썼던 것처럼 반려가 필요하다면 만들어주겠다는 약속도 아직 유효해."
그때쯤 되면 결국 벨리타도 클리프에게 '인간적인 면'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지 모른다. 한편으로는 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내려 애쓰던 머리는 우스울 정도로 한순간에 멈춰버렸다. 어쩌면 조금은 지쳤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새벽이고, 해가 뜨려면 아직 멀었다. 충동적인 생각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시간이다. -
119 클리프—벨리타 (KiU1bL2FWk) 2020. 12. 13. 오후 10:02:16기껏 끼운 반지를 금방 빼내다니. 이럴 거면 제게 왜 이런 부탁을 한 건지 의문이었다. 뭐 사람 속은 복잡하다고들 하고, 새벽이기도 하니, 파고들어 따질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반지에 얽힌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녹색의 눈, 청혼, 약혼자. 녹색의 눈은 몰라도 청혼이나 약혼 같은 것들은 접했던 기억이 드물어 낯설었다. 아까 반지를 그 손가락에 끼운다는 것만 해도...... 너무 낯선 행동이라 손이 떨리지는 않았는지, 어딘가 어설프지는 않았는지 신경 쓰였다. 뼛속까지 사람이라면 이런 것쯤은 척척 해낼 테니 말이다. 때문에 클리프는 벨리타의 눈에서 보이는 심기가 뒤틀리거나 갈라지지 않았는지 유심히 살폈다. 시선이 맞닿았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흠칫했다.
“당연히 눈에 보이는 쪽이 낫죠.”
다신 볼 수 없는 사람이라는 말은 클리프에게 잘 와닿지 않았다. 특정 인물이 보고 싶거나 필요한 일이 있으면 사용하라고 세상에 있는 게 이름 아닌가? 물론 이름을 불러도 그 사람이 무시하거나 죽었다거나 했을 때는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겠지만. 어찌 됐든, 벨리타의 질문에 대한 클리프의 대답은 눈에 보이는 곳에 두는 게 낫다였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을 보이는 곳에 둠으로써 ‘다시는 볼 수 없다.’라는 부분은 어떻게든 해결이 나버리니. 클리프는 책상 위에 반지를 올려두는 그녀를 바라보며 이 질문을 좀 더 생각했다. 하지만 뒤로 따라오는 말들이 가관이었기에 허, 하는 탄식을 뱉으며 대답을 시작했다.
“전 솔직히 평생이라는 단어가 겁나요. 평생의 시간을 다 할애한다 해도 당신을 전부 알 수 있을까 말까 하는데 평생을 함께하고픈 반려라니, 당치도 않아요. 지난날의 약속 같은 건 다 버리고 앞으로도 하지 마세요. 제 앞에서 약속하지 말라는 소리예요. 그냥 좀...... 저를 여기에 묶었으면 줄이나 꽉 잡고 계세요. 그리고......”
클리프가 제 눈앞에서 흔들리는 검은 머리칼을 뒤로 정리하며 말을 이었다. 대각선으로 시선을 두었다.
“절대 반지는 안 쓸 거예요.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데 저건...... 너무 작잖아.”
가장 솔직한 감상이었다. 그리고 다시금 질문을 던졌다.
“보고 싶은 사람이라도 있으세요?”
책상에 반지를 올려두던 쓴웃음이 꽤 마음에 켕겼는지 아까보다는 작아진 목소리의 물음이었다. 시선은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향하지는 않았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대충 알고 있기 때문일까? -
120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ZYQTj.ZxuY) 2020. 12. 15. 오전 1:30:14쏟아지는 대답에 벨리타는 잠시 숨을 삼켰다. 어떤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벨리타는 늘 클리프를 숨기기에만 급급했다. 그가 돌아온 뒤에도 들키지 않을 방법을 생각하는 일에만 골몰했으니,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리 전무했다. 그중에서도 ‘평생’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말은 기묘하게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심지어 꽤 섬세한 사람의 사고 같았다.
“그치만 내가 약속 말고 달리 네게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벨리타가 하는 말은 스스로 하는 질문이기도 했다. 벨리타는 정말로 클리프에게 무얼 해줄 수 있는지 몰랐다. 그를 숨기고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잡아두어야 함은 분명한데, 아무런 조건 없이 요구하기에는 불안이 너무 컸던 것이다.
“나는 네가 묶여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겠어. 설령 묶여있대도 그 줄을 잡는 법을 몰라. 네가 알려준 적 없으니까. …평생에 걸쳐도 나를 모를 것 같다고 했지. 나도 그래. 널 전혀 모르겠어.”
…처음부터 몰랐던 것 같아, 나지막이 덧붙인 벨리타의 표정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완벽히 돌려내지는 못했대도 한때 가장 가깝게 생각한 사람의 일부였다. 그게 낯설다 못해 완전히 다른 존재로 느껴지는 건 상상 이상으로 괴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 존재를 제 손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에 벨리타는 더욱더 절망스러웠다. 어떤 방식으로 속죄해도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벨리타는 클리프를 만들어 낸 이후의 어느 날, 삶에서의 구원을 완전히 포기했다. 생이 끝난 뒤의 구원에 대한 체념은 그보다도 빨랐다.
“사람들은 평생을 약속할 때 보통 반지를 선물해. …넌 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이것 봐. 또 모르잖아. 난 모르는 것 투성이야.”
인간적, 비인간적인 잣대를 들이밀며 클리프를 압박한 주제에 제대로 알고 있는 건 하나도 없다니. 그러면서도 그를 만들어냈다는 이유로 통제하고 멋대로 판단하며, 모든 언행 하나하나를 제한하려 들었다. 이래서는 그녀가 경멸하는 신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여전히 일그러진 표정으로 눈을 감은 벨리타가 자조적인 웃음을 뱉었다.
“…있지, 내게 반지를 줬던 사람. 앞으로도 계속 그리울 거야. 잊을 수 있는 법을 내 손으로 없애버렸거든.”
감았던 눈을 뜬 벨리타는 꿈결 속을 헤매이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늘 따라다니던 엷은 우울이 눈동자 위에 덧씌워진 듯했다. -
121 벨리타주 ◆QuMdEQJ6Kc (ZYQTj.ZxuY) 2020. 12. 15. 오전 1:36:48>>120 왜 수정할 건 올리고 나서 보이는지 🥲... 대사에서 약간의 어감 차이가 있는 것 같아서 수정하겠습니다.
[수정사항]
'…평생에 걸쳐도 나를 모를 것 같다고 했지.' ➡️ '…평생에 걸쳐도 나를 다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 했지.' -
122 벨리타주 ◆QuMdEQJ6Kc (ZYQTj.ZxuY) 2020. 12. 15. 오전 1:37:18참, 오랜만에 인사할게요. 좋은 꿈 꾸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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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클리프주 ◆oSnT.Ehang (8dYhl11epw) 2020. 12. 15. 오전 8:51:41원래 수정할 거는 올린 뒤에 더 잘 보이지 ㅋㅋ ㅠㅠ.. 화요일 잘 보내구 벨리타주 밥 잘 챙겨 먹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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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클리프—벨리타 (8dYhl11epw) 2020. 12. 15. 오후 8:00:25그녀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 클리프는 그 질문에 대하여 생각하고 생각했지만, 본인도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는 사실이 적잖이 충격이었다. 충격의 반동으로 인해 눈동자가 흔들렸다. 줏대를 잃어버린 눈동자는 푸른빛으로 향했다. 분명 늦은 시간대이니 생각을 떠올리기가 어려운 것이겠지. 침착하게 되뇌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다고 꿋꿋이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 생각은 절박함이 주를 이루었다. 절박함은 완성품을 더 망쳤다면 망쳤지 무언가를 구성할 때 좋은 재료가 되지 못한다. 예로 절박함에 사로잡혀 마구잡이로 의견을 내놓는 어린애에게 세 가지만 대보라 하면 으레 결심이 무너지듯 클리프의 절박한 생각 또한 그러하다. 푹 찌르면 녹아내릴 만큼 연하다.
줄을 잡는 방법이든 세게 당기는 방법이든 다시 묶는 방법이든...... 감정의 굴곡이 쉽게 바뀔 수 있는 지금 시간대를 죽인 뒤에 아침이 부활하면, 그때 천천히 가르쳐줘도 늦지 않는다. 자신이 잘 가르쳐줄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게 맞는지는 세상 그 누구도 모르지만, 허울 좋은 확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몰랐다고 하는 벨리타를 버적거리는 확신으로 가려보지만 무너지는 표정은 가리지 못했다.
단순히 반지의 크기가 제 눈에 차지 않은 것. 그게 다였다. 알고 모르고 할 것 없이 그게 다였는데. 클리프는 벨리타의 말을 듣자 하순을 씹었다. 혹여 이름도 모른다고 말할까 조금은 무서워졌다.
“그냥 그리워하며 살아가면 안 되는 거예요?”
지금 모든 것이 한낱 꿈이라면 좋을 텐데. 차라리 전부 꿈이었던 것으로 클리프는 묻어가고 싶었지만, 벨리타에게서 너무나도 잘 보이는 우울함이 자신을 호통하고 힐난하는 것 같았다. -
125 벨리타주 ◆QuMdEQJ6Kc (WGa1YwdH2k) 2020. 12. 16. 오후 1:37:39클리프주도 잘 챙겨 입고 잘 챙겨 드시고 예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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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클리프주 ◆oSnT.Ehang (7BvOwP8EDQ) 2020. 12. 16. 오후 6:18:51수요일도 벌써 끝나간다!! 👊💙🖤
그리구 사소한 궁금증인데 벨리타는 클리프한테 주로 무슨 얘기해?🤔 -
127 벨리타주 ◆QuMdEQJ6Kc (A4cwZuEaGU) 2020. 12. 16. 오후 10:56:07곧 주말이네요! 🥺🖤💙
음 클리프가 물어보는 것들에 대답하는 게 제일 많지 않았을까요? 그 다음으로는 잠깐 여기 있으라는 말이나 나오지 말라는 말...🥲(양심통) 그전에 뭔가 말보다는 지켜보는 일이 더 많을 것 같아요. 벨리타가 먼저 말 꺼내는 건 정원에서 풀, 나무, 꽃 얘기할 때였겠네요.
요즘은 여행에 대해서 물어보거나 이전 저택 생활에 대해서 기억하는지 물어봤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래도 역시 가장 비중이 높은 건 지켜보는 눈빛...... -
128 클리프주 ◆oSnT.Ehang (7BvOwP8EDQ) 2020. 12. 16. 오후 11:09:53ㅋㅋ ㅠㅠㅠ.. 앗.. ,, 🥲🥲🥲💙 눈빛으로 말해요~! 🖤
그리구 그 여기 배경에도 서양 근현대니까 크리스마스.. 있지!? 나중 일이지만 타이밍이 적절하다면 클리프가 벨리타 좋아하는 거 선물🎁로 주면서 시작하려 했거둥! -
129 벨리타주 ◆QuMdEQJ6Kc (pXqlbVOSxw) 2020. 12. 16. 오후 11:15:03저희 클리프🖤 벨리타💙 이렇게 임티 고정된 건가요 ㅋㅋㅋㅋㅋㅋ
크리스마스 당근 있지 않을까요! 선물이라니 클리프 이렇게나 착한데 🥲... 이렇게 된 김에 소박하게나마 트리꾸미기 같은 것도 해놓으면 좋겠네요. 사이버 세상에서나마 느끼는 크리스마스 분위기 🥺,,, -
130 클리프주 ◆oSnT.Ehang (7BvOwP8EDQ) 2020. 12. 16. 오후 11:33:38ㅋㅋㅋㅋㅋㅋㅋ 고정된 임티가 생겨버렸다..! 아주 좋아 좋아 💙💥🖤
클스마스에도 집에만 붙어있을 것 같네ㅜㅜ.. 사이버 세상에서 클스마스 분위기나 즐겨야지,, ㅋㅋ.. ㅋ.. ㅎ.. ㅠ 그래서 벨리타가 좋아하는 거 뭔지 물어보고 싶었어!! 둘이서 얘기하다 쉽게 나올 수 있는 주제 같았거덩.. 클리프가 여행 가기 전에 좋아하던 걸 말해줘서 그걸 선물해 준다는 것도 갠찮구 이번에 새롭게 좋아하게 된 것도~ 아주 좋와 -
131 클리프주 ◆oSnT.Ehang (7BvOwP8EDQ) 2020. 12. 16. 오후 11:34:19트리 꾸미기도 그때 하면 되겠당 분위기 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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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클리프주 ◆oSnT.Ehang (7BvOwP8EDQ) 2020. 12. 16. 오후 11:40:49>>130 그러니까 이 말이 클프여행 전에 벨리타가 클리프에게 좋아하는 걸 말해줘서 클스마스에 그걸 선물하는 거랑 클프여행 끝나고 벨리타가 클리프에게 좋아하는 걸 말해줘서 그걸 선물해 준다는 거랑.. 그런 말이엇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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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pXqlbVOSxw) 2020. 12. 16. 오후 11:51:57두려움을 감추지 않던 눈동자들은 꽤 오래전의 기억이다. 그 눈빛들에, 위로하는 척 밀어내는 목소리에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딱히 크게 아프지도 않았던 것 같다. 이미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 사람에게 크고 작은 상처 한두 개쯤 더 생긴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그러나 어떤 의미로든 꽤 인상적었던 건 맞는 모양이다. 이 순간 뜬금없이 생각나는 걸 보면.
제 말에 대꾸가 없는 클리프를 보며, 벨리타는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내 불행은 정말 옮는 것일 수도 있겠다. 내가 아닌 다른 자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너는 그럭저럭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지도.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그’로 기억되다 천당이든 어디든 가게 되었겠지. 이미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하는 이런 생각은 무의미한 잡념에 불과하지만.
클리프의 입에서 나온 말에 벨리타는 다시 웃었다. 잔뜩 찌푸린 눈가는 상대를 안타까워하는 건지, 치미는 울음을 삼키기 위함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그저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아주 나직하고 다정하다는 것만 확실했다. 아이를 어르듯, 자장가를 부르듯.
“너무 좋은 기억들은 사람을 슬프게 해. 떠올리는 순간에는 행복해도 결국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시절이란 걸 아니까.”
이런 건 배우지 않는 편이 나아, 벨리타가 읊조렸다. 다정의 온도가 순식간에 내려가 차가워진다. 제 처지에 대한 자조였다. 사방을 꽉 막고 있는 벽과 마주하고 있는 꼴이 우습다. 끔찍한 불행을 두고 본 신을 원망하고, 멍청한 소릴 지껄이는 타인들을 비웃었으나 결국 제게 가장 나쁜 일을 행한 건 자신이었다. 벨리타가 제 손으로 만든 가장 나쁜 것을 바라보았다. …아, 조금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것도 같다. 그에게도 가장 나쁜 존재는 자신일 테기에.
벨리타가 천천히 몸을 수그렸다. 흩어진 편지를 모아 서랍장 가장 아래 칸에 넣고, 빈 상자를 주워 반지를 넣었다. 반지가 담긴 상자는 두 번째 칸에 넣었다.
“…곧 해가 뜰 것 같아.”
원래대로 일어난 밸리타가 희뿌옇게 밝아지기 시작한 창밖을 보며 말했다. 새로운 날이 밝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끔찍하게도. -
134 벨리타주 ◆QuMdEQJ6Kc (aHr4oI2s0k) 2020. 12. 17. 오전 12:00:12이 레스를 막레로 받아주셔도 되고, 클리프주가 마무리하실 게 있다면 더 이어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벨리타 캐디를 제가 너무 모호하게 한 건지, 얘가 약혼자 사건 이후로 모든 욕구가 좀 죽은 건지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갖고 싶어하는 게 딱 떠오르진 않네요 🤔... 흐으음
책이나 신문 같은 서류 많이 볼 때 가끔 안경낀다는 tmi가 있어서 안경처럼 실용적인 물건 받아도 좋아할 것 같구, 옛날옛적에는 머리핀이나 목걸이 등등 장식품에도 관심 많았어서 이런 거 받아도 옛날 생각하게 될 것 같네요. 장갑도 예전에는 잘 꼈는데 요즘엔 그런 거 안 챙기니까 손 잘 얼고 터서 그쪽도 좋을 듯하구요.
사실 어느 물건이든 벨리타한테는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일단 클리프가 자기한테 무언가 선물해줄 거라고 예상 못했을 것 같아요.
선물이랑 트리꾸미기까지 완벽한 크리스마스네요...! 🎄🎄 그럼 저두... 클리프가 관심 가졌거나 갖고 싶다 말한 물건이 있었을까요? 벨리타 성격 상 굴리면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 혹시 일상에서 못 쓰게 되어도 저라도 알고 싶어서요,,, -
135 클리프주 ◆oSnT.Ehang (AeKFPCnByU) 2020. 12. 17. 오전 12:16:20다시 돌아올 수는 없는 시절,, 🎶.. 🥲 앗 오케이 요걸 막레로 받을게~~ 사실 나도 그렇게 활기차게 뭐가 막 떠오르지는 않아 ㅎㅎ.. 솔직히 저번에 생선 싫어한다는 것도 즉흥적으로 떠오른 거고 ㅋㅋ.. 욕구가 죽다니 우째ㅠㅠ... 📝📝 음음 실용적인 물건이랑 안경 등등! 꼭 기억하겠어!!@!@! 우리 벨리타 손ㅜ. ㅜ. 핫팩으로. 지져ㅜ줘야 하는.데.. ,,,,,,, ,, 후하 암튼 클리프가 좋은 선물을 고를 거야!.! 아 근데 생각해 보니까 여행 하다가 주워온 게 아니면 외출할 텐데 그때 벨리타 반응이 궁금하다🤔 앗 클리프가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거.. 음.. 약간 광고지에 '새로 나왔어요!' '신상품!' 이런 거 있으면 ㅋㅋㅋ 관심을 보일 것 같구.. 연극이나 공연 좋아할 것 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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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벨리타주 ◆QuMdEQJ6Kc (aHr4oI2s0k) 2020. 12. 17. 오전 12:31:19이번 일상도 고생하셨습니다! 🙂💙
시트를 느슨하게 짜면 아무래도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게 설정으로 중간중간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 그래도 그것대로 재미있으니까요! 클리프의 외출은 벨리타가 짱 불안해할 것 같네요... 선물 사러 가는 목적은 비밀로 하고 나가나요? 만약에 대놓고 나가려 들면 입씨름을 좀 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가지 말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차라리 같이 나가자고 하겠네요.
신상품에 관심 갖는 거 넘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새로운 게 궁금한 클리프,, 한창 그럴 때죠(?) 연극이랑 공연에도 관심 많다니 접수해두겠습니다.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 🥲...
다음 일상은 자연스럽게 성탄절 준비가 될까요? 아니면 트리 꾸미고 선물 사는 건 지금처럼 저희끼리 가볍게 얘기하고 성탄절로 넘어가도 될 것 같구요 🤔 -
137 클리프주 ◆oSnT.Ehang (AeKFPCnByU) 2020. 12. 17. 오전 12:51:19소소한 게 재밌긴 재밌지 ㅋㅋㅋㅎ👍 외출할 때는 아마 목적 당당!!하게 밝히고 나갈 것 같아! 아무 말도 안 하고 수상쩍게 나가기엔 쪼꼼 그렇고 클맆 본인도 벨리타가 막을 것 같다구 예상할 것 같아서.. 벨리타가 받을 선물 사러 갈 거예용 이런 느낌!~ 만약 이래두 같이 가겠다고 하면 본인선물사는데진짜따라나올거냐는표정,,으로 ㅋㅋ.. ㅋㅎㅎㅋ 장난치다가 같이 가든 혼자 가든 하겠지! 🎁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신상을 좋아하는 클맆.. 한창 그럴때 ㅋ ㅋ ㅋ ㅋ ㅋㅋㅋ 그렇지 역지 그런 거야!!@&! 클스마스 일상은 되도록 날짜를 비슷하게 해서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이 사이 기간 동안 뭘 해야 할지도 고민이네.. 요 사이 기간 동안 저번에 말했던 과거 일상을 돌려볼까도 했지만 더 숙성해 두고 싶은.? ? 이상한 마음이 든다 벨리타주가 말한 것처럼 일단 성탄절 준비는 힘 빼고 가볍게 얘기하구 싶어!! 🔥🔥 이래저래 생각이 많넹 난 이만 들어갈 테니까 벨리타주 좋은 밤 보내🎄✨ 의견 남겨주면 아침에 확인할게!! (그러고 보니까 정원사도 불렀었어!! ㅋㅋ ㅋ ㅋ ㅋㅋ ㅋㅋ 살짝 은은하게 잊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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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벨리타주 ◆QuMdEQJ6Kc (aHr4oI2s0k) 2020. 12. 17. 오전 1:01:30저도 막 잠이 오던 참이라 의견은 내일 남겨 놓을게요! 크리스마스 일상 얘기하면서도 아직 일주일 넘게 남아서 사실 저도 좀 아깝긴 했거든요 🥲... 고민 잘 해보다 의견 남길게요. 클리프주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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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벨리타주 ◆QuMdEQJ6Kc (D/mOHSNWG6) 2020. 12. 17. 오전 7:39:20당당하게 밝히고 나가는 클리프 ㅋㅋㅋㅋㅋㅋㅋ 전 보면 볼수록 벨리타가 클리프 경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되고... 아무리 봐도 귀여운 말랑콩떡 아닌지... 🥲
첨엔 같이 가려고 하다가 그 뒤에 (진짜따라올건지...)하는 표정 보면 시간제한 두고 이때까진 꼭 오라고 한 담에 보낼 것 같아요. 그때까지 선물 생각도 못한 벨리타는 클리프 보내고 나서야 부랴부랴 따로 나가겠네요. 클리프가 혼자 있는 건 궁금해서 약간 늦게 나간 벨리타가 집에 약간 늦게 도착했을 때 어떨지도 보고 싶구요 ㅋㅋㅋㅋㅋ
정원사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크리스마스는 둘이서 보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어차피 찐크리스마스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까, 벨리타가 사람 구해달라 부탁한 편지에 대한 답장이 왔다~ 정도의 말을 클리프에게 전하는 일상도 짧게 괜찮을 것 같구요. 너무 단조롭다 싶으시면 다른 거 같이 생각해봐요! 갠적으론 지금까지 일상에서 클리프 이야기가 전면에 드러난 게 없어서 그럴 만한 일상 하나 돌리고 크리스마스로 넘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140 클리프주 ◆oSnT.Ehang (AeKFPCnByU) 2020. 12. 17. 오전 9:27:54ㅋㅋㅋㅋㅋㅋㅋㅋ말랭콩떡 ㅋㅋㅋㅋ ㅋ🥲🥲 클리프는 벨리타도 어디 나갔나 하면서 첨에는 막 뒤져보다 (침대 밑과 옷장 안도 꼼꼼히 살피는,,) 진짜 없다고 느끼면 서재,,에서 시간 때우거나 요리조리 미적미적 돌아다니면서 기다릴 거야!
앗 그러면 정원사 답장 얘기는 우리가 이렇게 얘기하고, 클리프 이야기하는 일상을 좀 돌려야겠네 🤔🤔 대충 내가 "저 사기도 당해봤어요." 이런 말로 시작하는 선레를 가져오면 ㅋㅋ.. 되려나? 그리구 혹시 벨리타주가 생각하는 '클리프가 여행에서 겪은 것' 같은 거 있니!? 뭔가 스토리에 영향을 끼칠까 싶어서.,! (저번에 정원사 얘기하다가 나왔던 집착하는 사람이나 신문에 난 기사들 중에 벨리타가 특히 유심하게 봤을 사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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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벨리타주 ◆QuMdEQJ6Kc (D/mOHSNWG6) 2020. 12. 17. 오후 1:50:33침대 밑이랑 옷장 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말랭콩떡... 침대 밑 괴물이랑 벽장 속 유령 얘기 들은 적 없을까요? 암튼 귀엽네요 ☺️
넵 상황은 자유롭게 생각하구 가져와주시면 제가 맞춰 답레 쓸게요! 일단 여행 중 사건들은 웬만하면 클리프주가 생각하고 풀어주시는 쪽으로 따라가려고 하고 있어요. 집착하는 사람은 많은 사람을 만나다보면 한 명 정도는 홀리듯이 클리프한테 빠지기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는데, 이것도 이렇게 뼈대만 있습니다... 🥲
벨리타가 유심히 살펴봤을 만한 건, 일단 나가서 혼자 살려면 일을 해야 했을 거라 생각해서 서툰 조작으로 생긴 사고를 먼저 봤겠고, 무연고자 사망사건도 봤을 것 같고요. 살인, 폭행사건(이건 클리프가 가해자/피해자 둘 다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거예요.) 기사들이에요. 초반에는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내용 위주로 보다 점점 기사 내용에 기이한 사건들이 늘어가는 걸 보면서 이것도 설마 클리프 영향인가 싶어 나중에는 그런 것도 챙겨봤겠네요. 양으로 조지는(...) 편이라 지난 일상에서 클리프가 지적했듯이 엉뚱한 사건을 보는 경우도 꽤 있었을 거예요! -
142 클리프주 ◆oSnT.Ehang (AeKFPCnByU) 2020. 12. 17. 오후 2:07:37ㅋㅋㅋㅋㅋㅋㅎㅋㅎㅋㅎㅋ 헉 침대 밑 괴물이랑 벽장 속 유령..! 들어봤을 것 같다 👍
그러면 곧 선레를 가져올게! 와 이거 뭔가 크리스마스 전에는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약간의 초조함+타임어택 ㅋㅋㅋㅋㅋ ㅠㅠㅠㅠ 이번 일상은 힘 빼고 하자!!.. 집착이는 살이 붙을 날까지 보류해두고~!
일단 내가 생각한 사건은 사이비 종교랑 (요거를 약간 사기랑 연결해 보려구) 폭행이랑, 살인, 동물들 떼죽음 등등등.. 인뎅 엉뚱한 사건은 '거대 양 출현' '집단적 광병' 이런거 해야하나 ㅋㅋ 거대 양을 벨리타가 심각하게 보고있으면 ㅋㅋ ㅋ ㅋ ㅠㅠ ㅋ ㅋ ㅋ너무 귀엽나ㅋ ㅋ ㅋ큐ㅠ 무튼 점심 맛있게 먹어!! -
143 벨리타주 ◆QuMdEQJ6Kc (D/mOHSNWG6) 2020. 12. 17. 오후 2:53:29알고도 살펴보다니 용감한 콩떡 🥺...
ㅋㅋㅋㅋㅋㅋㅋ 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 생각하니 약간 초조한데 보통 힘빼고 해야 잘 되잖아요! 가볍게 쉬어가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굴려봐요~ 넵넵
헉 사이비 종교는 기사가 났더라도 설마 여기에까지 엮였으려고 하는 생각에 그건 오히려 보고 넘겼을 것 같은 ㅎㅎ,,, ㅋㅋㅋㅋㅋ 아 거대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심각하게 보긴 했을 텐데 이건 진짜 뭔가 싶어서 봤겠는데요 ㅋㅋㅋㅋㅋ
집단적 광병 얘기는 좀 흥미롭네요 🤔... 클리프가 한 사람이랑 제일 오래 시간을 보낸 게 벨리타인가요? 말이 좀 이상한데 뭔지 아시죠... ㅋㅋ큐ㅠㅠㅠ 암튼 클리프 영향으로 광병이 생겼는데 벨리타한테는 왜 영향이 없었는지두 생각해볼만한 소재 같아요! 이미 반쯤 미쳐있어서람 그럴 수도 있죠,,,🙄
힘 빼고 굴리는 일상이니까 선레 편히 주시고 클리프주도 맛있는 점심식사 하셨길 바라요! 또 저녁식사도 잘 하시구요💙 -
144 클리프—벨리타 (AeKFPCnByU) 2020. 12. 17. 오후 4:46:22“이상한 말을 무더기로 쏟아내더니 자기를 따라오라고 그랬어요.”
클리프는 자신이 여행 중에 겪었던 일 하나를 벨리타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창문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잠깐 눈 붙여도 좋을 오후라는 것을 일러 주고 있었지만, 나직한 음성으로 이야기하는 입은 쉴 것 같지 않아 보였다.
“갑자기 길을 막은 것도 골이 올랐는데 늘어놓는 말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도대체 저자가 나한테 말하고 싶은 게 뭘까 하고...... 따라갔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로 바보 같았던 짓이라는 것이 남에게 설명하는 혀끝으로 더더욱 뼈저리게 느껴졌다. 때문에 클리프는 말의 속도를 늘어뜨리며 듣는이의 눈치를 살폈다. 이쯤 되니 이 일을 얘기하기로 마음먹은 과거의 자신이 안타까웠지만 엎어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짓이었다. -
145 클리프주 ◆oSnT.Ehang (AeKFPCnByU) 2020. 12. 17. 오후 4:46:42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집 다 뒤지는 콩떡과 거대양 심각하게 보는 콩떡.. 아주 귀엽구 쫄깃한 콩떡들이야..
엉!! 맞아 가장 오랜 시간은 당근 벨리타지!! ㅌㅋㅋㅎㅎㅋㅋ 오 정말 좋은 소재다! 🤔 둘 사이에 뭔가 특별한 비밀이 있을 수도 있구 사실 클리프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 때문이었다는 사실 등등이 스토리의 중심이 될 수도 있겠구낭.. 반쯤 미쳐있다니 ㅋㅋ ㅠ, ㅠ,, ㅠㅜ 우럭,, 선레 두고갈게!!& -
146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k10owZDCHI) 2020. 12. 17. 오후 11:07:32클리프가 저택에서 자취를 감춘 뒤, 벨리타는 그가 타인을 해칠 걸 걱정했다. 견고하게 쌓인 악의보다는 천진한 구석에서 더 잔인한 행동이 나오곤 하기에. 그래서 클리프가 처음 말을 꺼냈을 때, 벨리타는 어딜 한 대 얻어맞은 표정을 하고 말았다. 앞서 한 생각이 틀린 건 아니었으나 그보다는 약은 사람들에게 당할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오로지 그를 ‘괴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르는 사람을 멋대로 따라가면 어떻게 하느냐는 책망을 하기엔 제가 밖에서 오는 모든 걸 차단해버렸다. 어쨌든, 클리프는 저와 한 약속을 지키고 있을 뿐이고 다시 돌아온 것도 사실이니 가만히 듣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일 것이다. 물론 약간의 착잡한 표정까지는 완전히 숨기지 못했지만.
“…계속 얘기해 봐.”
짧게 한숨을 뱉은 벨리타가 클리프를 쳐다보며 입을 뗐다. 손끝으로는 근처에 놓인 책을 펼쳐 책장 끄트머리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
147 클리프—벨리타 (zOdKZisnDE) 2020. 12. 18. 오전 11:22:32“......”
웃었다. 몇 날 며칠 웃음을 뒤집어쓰고 산 놈이기에 웃는 낯을 유심히 관찰하여도 무엇으로부터 기인한 웃음인지 단번에 알기 어려웠지만 단언컨대 지금은 멋쩍음에서 나온 미소였다. 클리프의 마음속에 그녀의 표정과 한숨이 쌓여갔다. 켜켜이 묵어가는 속이 참으로 답답했다.
“어두컴컴한 곳으로 끌고 가서는 신은 하나가 아니라 그러고. 또 뭐라 그러더라, 아. 지참금도 다 내라고 해서......”
클리프는 차마 뒷말을 직접 말하지 못하고 눈짓으로 얘기했다. 당시 여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라 가진 돈은 많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에게 무식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돈을 쥐여주지는 않았지만, 그 뒤로 고생했다는 느낌이 아직도 선했다. 참으로 모르는 게 많았던 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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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이름 없음 (pJmB2D/NxY) 2020. 12. 19. 오전 1:59:54신과 구원을 운운하며 사람을 꼬여내는 집단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들은 신도, 인간도 믿지 않으며, 오로지 돈을 믿는 자들이었다. 보통 그에 속아 넘어가는 건 궁지에 몰렸거나 간절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었다. …가엾기도 하지. 벼랑 끝에 선 제게 뻗어진 구원의 손길이라 믿었을 텐데. 벨리타는 그와 관련한 비극적인 이야기를 몇 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간혹 완전히 무지한 사람들이 얼결에 걸려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아마 클리프가 그러했으리라. 흐려지는 말끝에 뒤이어 벨리타가 고저 없이 말했다. 표정도 목소리를 따라가듯 담담했다.
“…다 줬구나.”
어떻게 엮이게 됐든 구질구질하게 들러붙는 꼴을 보는 일은 면치 못했을 것이다. 벨리타는 바닥을 친 인간이 얼마나 추잡하고 비열해질 수 있는지 알았다.
“클리프, 난 널 책망할 생각은 없어. 속은 사람이 잘못한 게 아냐. 속인 사람이 나쁜 거지.”
그가 난생처음 만난 질 나쁜 무리로부터 무사히 벗어난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비교적 온화한 태도를 취한 벨리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전부 얘기해도 돼.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여기 있을게.” -
149 벨리타주 ◆QuMdEQJ6Kc (pJmB2D/NxY) 2020. 12. 19. 오전 2:00:44이름칸 실수 수정합니다 🥲...
>>148 벨리타 - 클리프 -
150 클리프—벨리타 (LO3VqyFFpk) 2020. 12. 19. 오후 10:33:19속인 사람이 나쁘다고 말한 벨리타와 타인의 형상이 순간 겹쳐졌다. 그 타인은 여행 중에서 만났던 사람으로, 이 얘기를 했을 때 그걸 속냐며 배가 아프도록 웃고서는 속은 사람이 바보다! 라는 말도 친절하게 덧붙여준 인물이었다. 모르는 게 많았던 당시에는 무엇에 속은 것인지도 오묘하게 느껴졌다. 그 때문에 턱을 괴고 생각하고 있노라면 그 사람은 테이블을 탕탕 두드리면서 더더욱 웃었다. 그런 인연도 잠깐, 얼마 안 가 헤어진 사람인데 지금 그녀와 겹쳐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속은 사람이 나쁘다. 아니다. 라는 의견의 대비 때문에?
“이야기가 영영 안 끝나면 곤란하겠네요. 이 얘기는 여기서 마무리짓고......”
눈을 지그시 감아 겹쳐진 형상을 지웠다. 선명해진 벨리타를 보며 농담조로 던진 말 뒤로 선택지를 주었다.
“행복한 얘기를 할까요? 아님 무서운 얘기?” -
151 클리프주 ◆oSnT.Ehang (LO3VqyFFpk) 2020. 12. 19. 오후 10:35:20ㅋㅋㅋ ㅠㅠ 인간미~🎶 인간미~🎶 앗 벨리타주 혹시 요즘 듣는 노래 있으면 추천해 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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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w1V3DFGNk.) 2020. 12. 20. 오전 1:15:52가진 돈을 지참금으로 전부 내는 것으로 간단히 끝났을 상황은 아니었을 테다. 그런 무리와 깊이 엮여본 적은 없어도 들려오는 이야기 몇몇만 짚어봐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언제나 벨리타의 생각이 들어맞으리란 법은 없기 때문에, 예상 외로 쉽게 빠져나왔을 수도 있지만. 벨리타는 이에 대해 더 캐물어야 할까 잠시 고민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면 언젠가 때가 되면 말해주는 날이 올까? 하지만 그걸 듣는다고 해서 이미 지나온 일을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제가 하는 위로를 그가 이해할지도 의문이었다.
……위로라니, 이 얼마나 우스운 생각인가. 벨리타는 무심코 한 생각에 조금 놀라고 말았다. 그의 인간성을 부정함과 동시에 순간순간 평범한 타인을 대하듯 사고가 굴러갔다.
"그래, 딱히 유쾌한 얘기는 아니니까."
이제는 그의 존재마저 모호하게 느껴졌다. 인간의 부품으로 만들어졌음에도 인간이 아닌 끔찍한 존재라 여기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제 행동이 조금씩 길을 달리하는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를 인간으로 인정해버리면, 제 손으로 앨런의 존재를 없애버린 것이 되는 게 아닌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뜨는 사이, 벨리타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깊은 괴로움이 스쳤다 사라졌다.
"…행복한 이야기를 해줘."
책장을 덮은 벨리타가 클리프를 바라보았다. -
153 벨리타주 ◆QuMdEQJ6Kc (w1V3DFGNk.) 2020. 12. 20. 오전 1:21:45인간미 🥲🎶...
요즘 노래는 유튜브에서 플레이리스트 짜주시는 분들거 많이 듣는 편이고(...), 따로 많이 듣는 곡은 백예린-0415, 태연-what do i call you, nothing but thieves-impossible 정도 있는 것 같아요. 혹시 클리프주는 좋아하는 노래 있으신가요? 저도 추천받고 싶어요 🥺 -
154 클리프주 ◆oSnT.Ehang (h19u33CC9U) 2020. 12. 20. 오전 9:47:16와 백예린 새로 나온 앨범에 있는 곡이구나!! 아직 다 못 들어봐서 I'll be your family!랑 Hall&Oates만 듣고 있성는데 0415도 빨랑 들어봐야겠다✨✨✨✨ 태연도 타이틀은 안 들어보고 들불만 듣고있었는데 ㅎㅋㅎ.. 요것도 얼렁 들어봐야겠다 🥺🥺🥺 impossible도 잘 들을게 고마워!!~!~!~! 🎶 내 추천곡은.. 김성규 l'm cold랑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G.B.T.B. 리믹스도 추천할게..!! 그리고 심규선 노래도 최근에 나와서ㅠㅠ.. 짱 좋아💃🕺 좋은 노래들 많아서 행복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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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클리프—벨리타 (h19u33CC9U) 2020. 12. 20. 오전 11:17:48그녀의 말이 백번 맞았다. 전혀 유쾌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마치 까만 제 모습처럼 어두컴컴한 ‘여행의 일부분’이라 봐도 무방한 사건이었다. 해와 달의 위치가 달라지고 빛을 받는 부분도 달라지듯 여행의 양음은 조화롭지 못했고 이보다 더한 일과 덜 한 일들이 수두룩해 다사다난을 이루었다. 벨리타는 이 사건의 뒤를 더 물어보지 않았다. 마무리 짓는 이야기를 순순히 따라와 줬다. 하지만 두 개의 선택지 중에 행복한 이야기를 골랐기에 그 사건의 뒷일을 얘기해야 했다. 과연 행복한 게 맞는지 의문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떠오르는 행복은 그것뿐이었다. 책장을 덮는 소리를 신호탄으로 삼았다.
“행복한 이야기는 바로 이어져요.”
*돈이나 뜯기고 이상한 설교로 인해 두통만 얻은 클리프는 신도로 추정되는 사람 하나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클리프는 이 부분을 강조했다— 수상한 건물을 나오려 했다. 독실한 건지 나사가 빠진 건지, 그들은 자신들의 신도가 엉덩이를 걷어차이는 순간에 일말의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그저 손바닥을 연신 비벼대며 맨 앞의 동상을 향해 뭐라 중얼거리고만 있었다. 클리프는 도대체 무슨 동상인가 하고 눈을 찡그려 살펴보고 있었는데 엉덩이를 걷어차인 신도가 자신을 향해 눈을 부라리며 옷을 탈탈 털어 일어났다. 한 대 맞을 줄 알았던 클리프는 옆에 있던 양이 그려진 꽃병을 들었다. 여차하면 그걸로 때릴 생각이었다. 다행인지 뭔지, 신도는 앞의 대열로 이동해 합류했다. 멍해진 클리프는 저들이 외부인인 제게 정말 관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무사히 출구로 빠져나왔다. 정말 미친 집단이구나! 늦은 확신이었다. 한편 건물을 빠져나온 클리프의 양손에는 꽃병과 양이 눈을 감고 있는 조각상이 들려있었다.*
“세간에 이름을 알릴 정도로 유명한 악질 집단이라서, 제가 가지고 나온 물건에 열의를 보인 사람들과 거기에 불을 냈어요.”
불을 냈다는 건 작은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음성의 말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정의롭다?” 클리프가 살살 웃었다.
“그래도 건물 하나 죽었다고 완전히 소멸하진 않았어요. 워낙 곳곳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아서 그냥 저는 거기에서 나온 돈만 가지고 타지로 갔죠. 한동안은 좀 편했고...... 행복한 이야기 끝.”
# * 붙은 부분은 그대로 벨리타한테 설명한 부분이야! -
156 벨리타주 ◆QuMdEQJ6Kc (uevc2jRYus) 2020. 12. 20. 오후 7:56:56추천해주신 노래 다 들어봤어요! 김성규, 심규선 두 분 노래는 원래 좋아했는데 덕분에 신곡 나온 거 알게 됐네요 🥺 제가 또 매운맛 노래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아시구... 힘차게 아침을 깨우기 좋은 노래예요 ㅋㅋㅋㅋㅋ 저도 다 잘 듣겠습니다~ 💃🕺🎶
또 답레 쓰려고 읽어보다 여쭤볼 게 생겨서요! 클리프가 불냈다는 건 단순히 건물만 탄 건 아니구 사상자도 있는 거겠죠...? 거대양 출현사건 듣고 레스 읽는데 여기도 양이 있어서 묘했네요 🤔 -
157 클리프주 ◆oSnT.Ehang (h19u33CC9U) 2020. 12. 20. 오후 8:13:08일요일도 다 끝나간다ㅠㅠ🕺💃✨ 앗 맞아맞아 사상자 있는 거 맞구 거대양 사건이랑 잘 짜맞춰ㅜ보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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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jhhK0/qDlM) 2020. 12. 21. 오전 1:10:18처음에는 의외의 소득이라 생각했다. 굳이 캐낼 필요까진 없다고 해도, 스스로 말해준다면 듣고 전후상황 정도는 파악하는 게 좋을 것이다. 신문에 난 기사들은 때때로 너무 짧고 단편적으로 서술되었을 뿐더러, 대부분이 미제 사건으로 남아 클리프의 존재는 거의 배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벌어진 일을 파악하는 데 당사자의 말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었다. 벨리타가 깜빡이는 눈짓으로 듣고 있음을 알렸다.
클리프의 이야기를 듣는 벨리타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갔다. 오히려 아무것도 듣지 못했던 때보다 혼란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분명히 행복한 이야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조금 전 뱉은 제 말에까지 의심이 들었다. 그의 웃음에도 벨리타는 웃지 못했다. ‘정의롭다’는 말을 쉽게 반박하지도 못했다. 그들은 클리프에게 나쁜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다.
“…앞으로는 그러지 마. 타인을 해치는 일은 해선 안 돼.”
벨리타는 지금 제가 클리프에게 방관자 역할을 자처하라 권유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클리프는 별일 없이 빠져나왔다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접근해 비슷한 일을 저지를 게 뻔한 사람들이었다. 자책감의 뒷맛은 씁쓸했다. 그리고 마음 한 구석에서 다시 이질감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저건’ 사람이 아니야. 사람을 해치고도 그걸 행복한 이야기라 말하잖아.
“괴로운 마음이 들지는 않았니? 악몽을 꿨다거나.”
벨리타가 보는 클리프의 얼굴은 그림자 하나 없이 말갛게만 여겨졌다. 그게 어딘가 기이하게 느껴지면서도, 일말의 기대감을 품게 했다. 옅은 한숨과 함께 입가를 쓸어내린 벨리타가 말했다.
“무서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
159 클리프—벨리타 (.kXYUpf2f6) 2020. 12. 21. 오후 2:58:10“네.”
도덕에 어긋나기 때문에 타인을 해치는 일은 해선 안 된다. 어쩌면 클리프가 공식처럼 외우던 말. 예전에는 이 한 문장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도덕이란 대체 무엇이며, 도덕에 어긋나는 행동의 범위와 보편적인 기준선은 어디까지인지가 알고 싶었다. 욕심이었다. 그래도 최근에는 그런 욕구들이 사그라진 편이라 한평생 답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물음에 종지부를 찍으려 했다. 다만 새롭게 발생한 장애물은 세상을 불필요하게 많이 본 괴물의 눈이었다. 살아 숨 쉬는 것들이 이리 만건곤한데, 타인을 해치는 일에 예외라고 없을까. 하며.
“......잘 모르겠어요.”
괴로움에 신음 토하며 몸부림친 경험도 아직은 무無. 편안한 심신으로 어딘가에 누워 꿈이나 꿀 팔자는 아닌지라 지금까지 꿨던 꿈들은 손에 꼽았다. 더욱이 꿈을 꿨다 하더라도 눈 번쩍 뜨고 나면 내용을 순식간에 망각하기 바빠 벨리타의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했다.
“무서운 얘기는 싫은데. 안 할래요.”
이럴 거면 선택지는 왜 준 건지. 알다가도 모를 놈이었다. 무서운 얘기를 벨리타에게 건네면 그녀가 자신을 보는 눈빛이 바뀔 것만 같아 두려운 것인가. -
160 클리프주 (.kXYUpf2f6) 2020. 12. 21. 오후 3:00:31막레늣낌. 벨리타주. 월요일. 화이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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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hfJxw3BTqw) 2020. 12. 21. 오후 10:11:03판도라의 상자 아래에는 희망이 있다고 한다. 슬픔과 분노를 비롯한 모든 간악한 것들이 세상을 어지럽힌대도, 결국 밑바닥에는 어둠을 밝혀줄 빛이 하나 있는 것이라고.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나 이제 벨리타에게 그 이야기는 기만적으로만 느껴졌다. 차라리 아무것도 없다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말아버렸을걸. 처음에는 그를 닮은 모습을 찾다가 이제는 인간성의 흔적이라도 잡아내려 애쓰는 제 꼴이 우스웠다. 정작 자신도 그에 대해 잘 모르면서.
“그래, 네가 얘기하고 싶지 않다면 됐어.”
머리가 지끈거렸다. 차라리 아무 말도 듣지 않았다면 괜찮았을까? 클리프가 저택을 떠났을 때, 벨리타도 그곳을 떠나버렸다면? 그러나 이미 벨리타는 ‘영원’이라는 단어를 적은 편지로 클리프를 불러들였다. 그에 대한 담보로 제 영원을 내어놓고선.
“…얘기 끝났으니까 먼저 일어날게.”
벨리타가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사이 내려다본 발목이 어디쯤 묶여있는지 가늠해보다, 이내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
162 벨리타주 ◆QuMdEQJ6Kc (hfJxw3BTqw) 2020. 12. 21. 오후 10:11:32막레로 할게요! 일상도 월요일도 고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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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클리프주 ◆oSnT.Ehang (.kXYUpf2f6) 2020. 12. 21. 오후 10:39:29🖤🖤 이제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얘기나 하고 있으면 될 것 같다! Tmi지만 벨리타가 안경 가끔 낄 때 클맆이 옆에서 구경할 것 같어 👓 희귀한 모습을 구경하는 누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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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벨리타주 ◆QuMdEQJ6Kc (8M80XTTK2U) 2020. 12. 22. 오전 12:19:57시간 안에 끝낼 수 있을까 🥲... 했는데 예상 외로 엄청 여유있게 마무리했네요 ㅋㅋㅋㅋㅋ 넵 그래요!
클리프가 안경에 대한 관심이 높군요 🤔 도시 가서도 안경 낀 사람 보면 관심 보였을까요? 아님 오히려 사람이 많아지니까 인원도 늘어서 좀 덜 집중하게 됐나요? 사실 시간적 배경이 현대였으면 백퍼 블루라이트 차단안경 쓰고 일하는 현대인인 건데, 그런 요소가 다 빠지고 남은 안경은 신기한 물건일 수 있겠네요! 정말 드물게 끼기도 하니까 희귀한 모습도 맞구요 ㅋㅋㅋㅋㅋㅋ
벨리타는 오히려 그런 클리프를 신기하게 볼 것 같기도 해요.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왜 매번...? 😯 -
165 클리프주 ◆oSnT.Ehang (1PZvIkzHnI) 2020. 12. 22. 오후 2:26:39ㅋㅋㅋㅋㅋㅋㅋ 아 넘 기엽다
엉 아마 도시에서는 그냥 지나치면서 볼 것 같구 벨리타 안경 모습은 열심히 보겠지 👓 아 그리구 혹시 벨리타가 좋아하는 보석? 같은 거 있을까ㅜㅜ? 클리프가 크리스마스에 주는 선물 안경줄이 좀 괜찮은 것 같아서 그쪽으로 갈 것 같거덩 -
166 벨리타주 ◆QuMdEQJ6Kc (aAMbRvxFlI) 2020. 12. 22. 오후 5:03:26벨리타는 색깔 들어간 보석이면 뭐든지 예쁘다 생각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투명한 것보다는 어떤 색이든 색이 있는 쪽을 좋아해요! 안경줄이라니 예쁘겠네요 🤭... 클리프 똑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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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클리프주 ◆oSnT.Ehang (1PZvIkzHnI) 2020. 12. 22. 오후 8:42:45아주 좋아 아주 좋아 👍 벌써 9시 들어가네 갱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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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벨리타주 ◆QuMdEQJ6Kc (4PJLTGuIi.) 2020. 12. 23. 오전 12:04:02날이 바뀌는 타이밍에 갱신할게요! 클리프주 어제도 고생 많으셨고 오늘도 같이 파이팅해요 💃🕺✨
선물 고르는 클리프 생각하니 귀여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네요 🥲 이런 귀여운 모습과 가끔 보이는 천진하게 잔인한(?) 모습이 대비되는 면이 매력인 듯해요.
벨리타 선물은 두 개 놓고 고민중인데 결정은 일상 시작 직전에 하려구요 ㅋㅋㅋㅋㅋ 거의 한쪽으로 기울기는 했습니다 🤔 -
169 클리프주 ◆oSnT.Ehang (IYko7OtTzk) 2020. 12. 23. 오전 12:43:22ㅠㅠ 항상 응원 넘 고마워!! 🥰 벨리타주도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행복한 수요일 보내라 ✨ 🕺💃
앗 좋게 봐주니 고마울 따름.. ,, 🙇♀️🖤 눈물 닦을 휴지를 주고 싶지만 내가 벨리타 보면서 다 써버렸네,, ^^ 맘같아선 벌써 길거리에 -벨리타의 찐행복을 바랍니다- 표지판 들고 죽치고 있었어.. 아 클리프 선물 받으면 엄청 좋아하겠다,, 포장지 같은 것도 깊게 보고ㅠㅠ.. 그리구 클리프가 벨리타한테 주는 선물에 들어가는 편지는 그때 일상 끝나고 올릴게! (근데 이러고 내가 까먹을 수도 있거 ㅋㅎㅋ..) -
170 클리프주 ◆oSnT.Ehang (IYko7OtTzk) 2020. 12. 23. 오전 12:46:02휴 클리프가 벨리타한테 위로? 같은 거 해 주면 좋겠지만,, ,, 그럴 수가 없네 🥲🥲🥲 언젠가 그런 날 오면 참 신기할 것 같기도 하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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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벨리타주 ◆QuMdEQJ6Kc (3Pz81mgA0I) 2020. 12. 24. 오전 12:33:25메리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의 찐행복을 바랍니다 ㅋㅋㅋㅋㅋㅋ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평생 과거에 매여 사는 건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니까... 근데 사실 좋아하는 설정이긴 합니다. 종량제 봉투가 포근하네요 🙃
클리프 진짜 넘 귀여워요 약간 랜선조카 느낌으로 우쭈쭈하고 있습니다 🥲 편지까지 주다니 천사가 아닐 리 없다고 생각해요...
젤 궁금한 게 클리프가 감정을 못 배운 건지, 아님 아예 결여된 건지인데 시간 지나면 알 수 있을까요? 찐위로 해주는 날이 오면 그날이 바로 벨리타 석고대죄의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넌 틀렸다...... -
172 클리프주 ◆oSnT.Ehang (B7z3SizbCc) 2020. 12. 24. 오전 9:40:25메리 크리스마스 이브~~🎄
ㅋㅋㅋㅋㅋㅋㅋㅋㅋ종량제가 포근하다니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종량제 봉투 안에 있는 사람과 그 옆에서 표지판 들고있는 이상한 사람..
앗 클리프 새해에 돈 좀 만지겠는 걸 😎💵 일단 클리프 감정은 못 배운 거랑 아예 결여된 거, 둘 다 복합적으로 얽혀있을 것 같은데.. 🤔 시간이 지나면 그래도 알지는 않을까 싶네!! 뭐 그게 진짜 머리로 공부해서 완벽하게 익힌 건지 자연스럽게 안 건지는 모르지만 ㅋㅋ..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ㅋㅋㅋㅋㅋㅋ 석고대죄의 날..
슬슬 클스마스 일상을 준비해도 좋을 것 같다! 둘이서 선물 사는 로그를 하나씩 올린 다음에 크리스마스 당일부터 트리 꾸미는 일상을 돌리면 되는 건가?! -
173 벨리타주 ◆QuMdEQJ6Kc (r1CyCE4qTo) 2020. 12. 24. 오후 6:50:34크리스마스 겨울풍경이랑 잘 어울리는 듯 아닌 듯 미묘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설날에 마음으로 풍족한 용돈을 보낼게요...! 앗 그렇군요 그쵸그쵸 세상엔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가 훨씬 더 많으니까요! 공부와 타고난 것의 비중에 따라서... 생각이나 행동에 따라서 석고대죄의 강도가 정해지겠네요. 일단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런 절은 아니겠지만,,,)
클리프주 말씀대로 슬슬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로그 아마... 잠들기 전에 올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해도 평일은 얄짤없어서 슬프네요 🥲...... -
174 클리프주 ◆oSnT.Ehang (B7z3SizbCc) 2020. 12. 24. 오후 7:16:52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 뭐 산타랑🎅🏻 루돌프🦌 갖다두면 대충 봉투사람이랑 표지판사람 있어도 크리스마스로 봐주겠지!! ^_^ ㅋㅋㅋㅋㅋㅋ 근데 오ㅑ이롷게 자꾸 낡은 모습이 떠오르지 ㅋㅋㅋㅋㅋ ㅠㅠㅠㅠ ㅠㅠㅠ
벨리타의 석고대죄와 클리프의 정상인 프로젝트! 두구두구ㅜ둥둥둥둥
ㅠㅠ 증말 크리스마스 이브가 평일이라니. ! 이럴순없다구 휴 휴 휴 .. .. 앗 오케이 우리 촨촨히 즐기면서 하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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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클리프주 ◆oSnT.Ehang (B7z3SizbCc) 2020. 12. 24. 오후 7:51:09(그리구 저번에 벨리타는 선물 사러 나간 클리프보다 나중에 나간다구 했잖아? 뭔가 그런 장면이 생각났어 서로 이렇게 거리에서 스르륵 지나치는 고런.. 🤔 예를 들어서 한창 가게에 있는 클리프 뒤로 진열대 유리창..?에 벨리타가 숑 지나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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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벨리타주 ◆QuMdEQJ6Kc (y2ecQhOjpY) 2020. 12. 24. 오후 11:03:00돌아왔습니다...! 🤕🙂 웃는데 붕대 감고 있는 이모티콘은 없어서 아쉽네요 ㅋㅋㅋㅋㅋㅋ
(헉 그런 장면 넘 좋네요! 클리프 선물 고르는 중에 벨리타는 막 나와서 지나쳐 간다던가... 타이밍 맞추면 각자 로그에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 -
177 클리프주 ◆oSnT.Ehang (B7z3SizbCc) 2020. 12. 24. 오후 11:15:52이예~~~~~~ 🎶🎶🎶🎶🎶뚱땅뚱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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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정말로 사람 공장이 있지는 않겠죠? (B7z3SizbCc) 2020. 12. 24. 오후 11:56:00삼 할 이상이 새까매져 가는 심지처럼 지금 이 거리는 연말의 독특하고 아슬아슬한 분위기에 흠뻑 절여져 있었다. 각자의 동행인, 또는 혼자서 길을 걷는 사람들은 낭랑한 조명을 받으며 여유롭게 목적지로 향했다. 클리프는 그 중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러곤 잠깐 멍한 표정을 보이더니 앞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흑색의 머리에 여러 가지 조명 중 붉은 조명이 드리워져 마치 발화한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집 근처에 있는 거리라고, 몇 번 본 적도 없는 이곳에서 클리프는 낯섦 대신 친근함을 느꼈다. 다만 그뿐. 어디에 무슨 가게가 있고 어디로 가야 어떤 길이 나오는지에 대한 정보들은 무지했기에 주위 사람들과 비슷한 속도였던 클리프의 발은 점점 남들보다 느리게 땅과 만나기 시작했다.
——툭. 죄송합니다! 파도와 같은 인파에 제 몸을 똑바로 못 가누던 어린아이가 괴물과 부딪치고 말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클리프 혼자서만 다른 박자로 걸었으니까. 어찌 보면 충돌의 원인은 클리프에게 있을 수도 있겠지만 숨을 헉 들이킨 아이의 순수한 눈망울에는 거대한 사람과 충돌했다는 당황스러움이 역력해 조금이라도 더 건드리면 눈물이 방울방울 굴러떨어질 것 같았다. 그런 아이를 가만 바라보던 클리프는 천천히 멀어지며 웃는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다 사람들 틈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아이는 이상한 여운에 오랫동안 시선을 못 거두다 모친이 이끄는 손에 끌려갔다.
여전히 사람이 북적였다. 밑도 끝도 없이 어딘가로 들어가고 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근처에 사람 공장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실없는 상상이지만, 한 번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하자품이 된 느낌을 떨쳐내기가 힘들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완성품들 사이에서 길을 쭉 가다 보면 수거함에나 툭 떨어지는 게 아닐까. 그러면 그녀도 날 찾지 못하고. 하자품 분해를 위해 행차한 차가운 기계는 탄생의 과정을 비틀어버리겠지. 그래도 그녀의 손으로 직접. 잡생각. 요즘 들어 영양가 하나 없는 상념에 자주 빠지는 일이 잦았다. 재빨리 머리를 털어 찝찝한 기운을 쫓아냈다. 들숨과 날숨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분명 이곳에는 사람 공장도, 수거함도, 차가운 기계도 없다. ‘그 손’으로 직접 몸이 갈가리 찢길 앞일 또한...... 없다. 보이지 않는다. 그 형태를 廢 마주하기 무서워 눈 부신 태양을 가리듯 손으로 급급히 가렸으니까.
변함없는 속도로 걷던 클리프의 눈에 안경줄이 들어왔다. 실내 구석에 걸려있던 걸 어떻게 본 건지 표정이 서서히 밝아지며 곧장 그 가게로 들어갔다. —수거함에 안와할 뻔한 신세는 면한 것 같았다— 벨리타가 안경을 쓰는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저거라면 꽤 괜찮은 선물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가까이서 본 안경줄은 생각보다 더 만족스러웠다. 뽀얀 진주가 일정한 간격으로 장식된 것이었는데, 벌써 밀색 머리 위로 흔들릴 모습을 생각하니 기대가 부풀었다. 정신 사납다고 하면 어쩌지, 같은 생각도 아예 안 든 것은 아니지만 몇 분 뒤 클리프의 손에 푸른 리본이 묶여있는 회색 상자가 들리자 그런 생각은 거품처럼 빠져나갔다. -
179 벨리타주 ◆QuMdEQJ6Kc (vWchC7MAi6) 2020. 12. 25. 오전 12:09:27글분위기가 넘 좋습니다 🥲... 혹시 시간은 언제를 생각하고 쓰셨나요? 낮인가요, 저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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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클리프주 ◆oSnT.Ehang (zNnF5KTajY) 2020. 12. 25. 오전 12:26:27엉엉 고맙다 벨리타주 ㅜㅜ🥺 나도 모르게 저녁으로 생각하고 하긴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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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사람 공장은 없어도 가짜 별을 만드는 공장은 있지. (vWchC7MAi6) 2020. 12. 25. 오전 1:06:01머리 위에서 반짝이는 빛들은 별 같다. 한때는 바람에 작게 흔들리는 순간 소원을 빌면 이루어질 것 같다 느껴졌고, 지금은 별이 자멸하고 남은 흔적이나 제구실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온 조각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의 손으로 장식되어 다시 그 손으로 거두어지는 빛일 뿐이라는 건 모른 적은 없다. 벨리타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사람의 손으로 장식되어 다시 그 손으로 거두어지는……’ 생각이 지난 자리를 되짚어 보는 사이, 턱 아래 느슨히 묶어둔 줄이 풀리며 모자가 떨어졌다. 제각기 다른 이유로 바쁘고 즐거운 사람들 탓에 벨리타는 떨어진 걸 주울 새도 없이 그곳으로부터 밀려나고 만다. 벨리타는 찬바람이 낯선 사람처럼 모자가 사라진 자리를 손으로 더듬어본다. 아니, 제멋대로 잘려 나간 머리카락을 감추고 싶은 사람처럼. 불안이 어룽대는 눈동자가 인파를 살핀다.
어디 하나 찌푸린 사람이 없고, 가끔 천진한 웃음소리가 섞였다. 꼭 누군가 뿌려놓은 듯한 반짝임과 행복에 젖은 사람들에게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있을 리 없다. 더군다나 해가 지고 있으니 구태여 이곳까지 날 선 눈길을 보내진 않을 것이다. 벨리타는 그제야 안심하고 걷기 시작했다. 어느 가게의 창밖으로 새어 나온 빛이 지나간 얼굴이 파리하게 건조했다.
벨리타는 오늘 두 군데를 들렀다. 한 곳에선 장갑을, 또 다른 곳에선 연극 티켓을 샀다. 장갑은 사이즈를 고민하다 결국 큰 손에 맞춘 것을 샀고—자연스레 조금 더 작은 것과 큰 것 한 쌍씩을 사는 선택지는 버려졌다.—, 연극은 성탄절과 무관한 새해의 어느 날의 공연이었다. 성탄절 선물치곤 둘 다 엉성한 데가 있다고 생각했으나 벨리타로선 별도리가 없었다. 일전에 클리프에게 말한 대로, 벨리타는 그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오늘 같은 날 벨리타가 잘 안다 내세울 수 있는 건 딱 두 가지뿐이었다. 얼핏 찬란해 보이는 하늘의 빛은 그저 인공조명에 불과하다는 것. 그게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혹은 진짜 별처럼 보이는 순간은— 종종 어둠 속에서 타인의 눈동자를 통해 보는 순간이라는 것. -
182 클리프주 ◆oSnT.Ehang (zNnF5KTajY) 2020. 12. 25. 오전 8:33:33너무 좋다!!! 좋다구 ! !!!! !!!! 쾅쾅쾅,, 🥺🥺🥺
우왕 장갑이랑 티켓이구나.. 👍👍 최고야..
벨모닝 클모닝! 🎶 -
183 벨리타주 ◆QuMdEQJ6Kc (LJIjmTgk3E) 2020. 12. 25. 오후 6:08:30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벨리타입니다 ☺️(* 특: 딱히 많지도 않음)
벌써 저녁이 되어버렸네요... 크리스마스 일상해야 하는데 발동동 🥲 그래도 좋은 저녁이에요! 🎄🖤💙 -
184 클리프주 ◆oSnT.Ehang (zNnF5KTajY) 2020. 12. 25. 오후 8:29:31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얽 벌써 저녁이네.. 벨리타주도 좋쫀좋은 저녁!! 으악 나도 발동동 ㅋㅋ ㅠㅠ ㅋㅋ ㅠㅠ 어 움 일단 상황은 뭐가 좋을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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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벨리타주 ◆QuMdEQJ6Kc (LJIjmTgk3E) 2020. 12. 25. 오후 9:05:55허억 이제 밤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주말까지 크리스마스로 쳐도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붙어서 쉬는 날인데 🙄... 음 어 상황은 크리스마스 아침? 선물증정식...? 뭐가 좋을까욕 ㅋㅋ큐ㅠㅠㅠㅠ 아악 역질문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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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클리프주 ◆oSnT.Ehang (zNnF5KTajY) 2020. 12. 25. 오후 9:31:55그래 그럿게 생각하고 마음을 편하게 먹는 거야... ... 😶 어떡하지 떠오르는 상황이 진짜 없네 ㅋㅋ.. 음 딱 클스마스로 짧고 굵게 끝내려면 클리프가 벨리타한테 줄 선물 들고 벨리타 기다리다가 졸아버리고 귀가한 벨리타가 그걸 본다는 상황... 어떨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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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벨리타주 ◆QuMdEQJ6Kc (LJIjmTgk3E) 2020. 12. 25. 오후 10:25:09넵 편한 마음...! 여기는 시간이 잠깐 멈춘 걸로 해요 ㅋㅋㅋㅋㅋ 의외로 당일이 제일 정하기 어렵네요 🥲
저는 말씀해주신 상황도 좋아요! 선물 산 시점이 크리스마스 이브였을까요? 밤에 같이 있다가 자정 딱 되는 것도 낭만적인 것 같구 ㅋㅋㅋㅋ 급하게 설정에 소리나는 시계를 넣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
188 클리프주 ◆oSnT.Ehang (zNnF5KTajY) 2020. 12. 25. 오후 10:32:42와와 벨리타주가 덧붙여준 얘기 넘 좋다!! 역시 이런게 집단지성!! 😭😭 ㅋㅋㅋㅋㅋㅋ 고러면 대강 그런 느낌으로~! 선레를 가져올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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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벨리타주 ◆QuMdEQJ6Kc (LJIjmTgk3E) 2020. 12. 25. 오후 10:50:37헉 선레 감사합니다 🥺 편하게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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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클리프 (zNnF5KTajY) 2020. 12. 25. 오후 11:24:35집에 돌아왔으나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깊은 숲속 외로이 있던 집이라 원래도 따뜻한 정감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지만, 지금은 더욱이 쓸쓸한 분위기가 배가 된 것 같았다. 사람 하나 안 보인다고 이러다니. 클리프는 선물 상자를 소중히 든 채로 벨리타를 찾아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름을 크게 불러본다는 방법도 있었지만 혹시나 적막이 돌아올까 염려되어 직접 찾아 나서는 방법을 택했다. 적막. 부름 뒤에 오는 적막은...... 역시 좋아하지 않았다.
클리프는 열심히 걸어 다니다가도 슬며시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턱 턱 멈추고는 했다. 이유는 없었다. 다행히도 멈추는 시간은 짧은 틈이었기에 저택 전부를 돌아보는 것에 차질을 주지는 않았다. 다만 클리프는 가끔 이상행동을 보였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있지 않을 만한 곳을, 벨리타라면 더더욱 있지 않을 만한 곳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예를 들어 벽장 안. 침대 밑. 등등 괴물이나 유령이 산다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곳을 평범한 장소보다 오래 보고 오래 생각했다.
십 분 이상은 흘렀을까, 그제야 이곳에는 사람이 없다고 클리프가 인정했다. 크게 난 창으로 보이는 하옇게 변한 숲이 클리프의 시선을 빼앗았다. 침엽수 사이로 짐승이나 사람, 또는 괴물이 튀어나올 것 같은 경치였다. 명미했다. 그녀는 이런 경치를 좋아할까?
물처럼 흐르던 시간이 잠잠해진 후 클리프의 손에는 와인 하나가 들려있었다. 몇 시간 뒤면 크리스마스니, 날과 어울리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었던 건지 선물 못지않게 소중한 보물처럼 와인을 옆구리에 끼웠다. 그대로 문 근처의 벽으로 쭉 향했다. 벽에 기대어 앉아서는 선물과 와인을 만지작거렸다. 놈의 머리 위 오른편에는 아까 적당히 영탄하던 경치의 창문도 있었다. 귀가를 기다리기엔 괜찮은 위치라고 클리프가 생각하며 조용히 미소지었다. 새카만 눈이 졸음에 진 것은 언제인지, 정확한 때를 알 수가 없었다. -
191 클리프주 ◆oSnT.Ehang (zNnF5KTajY) 2020. 12. 25. 오후 11:25:12와 25일에 남기긴 남겼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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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nUqAyJzYkA) 2020. 12. 26. 오전 1:27:57선물만 사서 돌아가려 했던 벨리타는 애초에 마음먹었던 바와는 달리, 꽤 오래 시내를 돌아다녔다. 막 가게를 나온 직후 성탄절부터 연초까지는 주문한 물건을 빠르게 받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매해 있는 일이니 식자재나 생필품은 넉넉히 구비해 두었지만, 작은 소모품들까지 챙기기엔 어려웠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물건을 샀다가는 돌아가는 길에 곤란해질 테니, 최소한의 것만 살 생각이었다. 수도로 보낼 편지를 쓸 때 필요한 물건 같은 것말이다. 벨리타가 평범한 검정 잉크와 밋밋한 편지지를 골라 주인에게 내밀었다. 사실 골랐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주인이 간단한 셈을 거쳐 가격을 말했으니 이젠 벨리타가 돈을 지불하고 가게를 나설 차례였다. 모든 일은 누군가 미리 짜놓은 연극처럼 매끄럽고 빠르게 지나갈 예정이었다. 벨리타가 주인 뒤쪽의 스노우볼에 시선을 빼앗기지만 않았다면.
벨리타는 결국 그 스노우볼까지 사고 말았다. 물건이 담긴 종이봉투를 안고 가게를 나선 벨리타가 봉투 안쪽을 뒤적여 스노우볼을 꺼냈다. 빨간 지붕의 집 앞에 눈사람이 서 있는 모형. 작게 흔들자 위로 눈송이 같은 반짝이가 쏟아져 내렸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한 번 쳐다본 벨리타가 다시 스노우볼을 넣었다. 더 미적여서 좋을 게 없었다. 곧 상점들이 문을 닫고, 거리의 조명이 꺼지고 나면 이곳에서 별 같은 걸 기대하긴 어려워질 테니까.
집 앞에 도착해 문을 열기 전, 벨리타는 익숙한 적막을 먼저 떠올렸다. 다시 클리프가 사라졌더라도 놀라지 말 것. 혹시 또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벨리타는 스노우볼에 눈길을 빼앗겼던 것처럼 잠이 든 클리프를 바라보았다. 한참을 조용히 서서 그를 바라보던 벨리타가 테이블로 향했다. 안고 있던 봉투를 내려놓고, 그 안에서 클리프의 선물을 꺼내 올려놓는 순간 벨리타의 얼굴에 묘한 표정이 깃들었다. 그건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정말 이상한 표정이었다.
그 이상한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잠깐 사이 그녀로부터 휘발되었다. 결국 벨리타는 평소의 그—피로와 무미건조함 사이에 있는— 얼굴을 하고 다시 클리프 앞에 섰다. 무릎을 굽힌 벨리타가 잠시 망설이다 조심스레 그의 어깨를 짚었다.
"…클리프, 일어나."
나지막한 목소리였다. 트리에 둘러놓은 작은 조명이 짧게 점멸하길 반복했다. -
193 벨리타주 ◆QuMdEQJ6Kc (nUqAyJzYkA) 2020. 12. 26. 오전 1:29:12저의 느림에 비록 25일은 지나버렸지만, 둘의 성탄절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꿋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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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벨리타주 ◆QuMdEQJ6Kc (nUqAyJzYkA) 2020. 12. 26. 오전 1:58:40흐어어ㅓㅓ억 맞다! 마지막에 트리는 보통 크리스마스 당일 전부터 두니까 꾸미는 일상은 못했어도 결과물은 두고 싶다는 마음으로 추가했어요. 말씀 드린다는 걸 깜빡했네요 🥲
꾸밈여부(?)에 대해 쓸 일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없는 게 나을 것 같으면 과감히 삭제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때엔 제 마지막 한 문장도 없는 걸로만 해주셔요...! 🙏 -
195 클리프주 ◆oSnT.Ehang (IcwXDGz/ME) 2020. 12. 26. 오후 9:51:49앗 확실히 트리는 전날에 꾸미지 👍 좋아 좋아!!! 트리 관련은 나도 자유롭게 할게!!!! 답레는 천천히 가지구 올게🥰좋은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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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클리프주 ◆oSnT.Ehang (IcwXDGz/ME) 2020. 12. 26. 오후 10:08:37(꿋꿋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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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클리프—벨리타 (IcwXDGz/ME) 2020. 12. 26. 오후 10:49:28어깨에서 느껴진 손길보다는 귓가에 조용히 울리던 나지막한 목소리가 잠긴 눈꺼풀을 여는 데 한몫했다. 어찌나 깊게 잔 건지 처음 눈을 떴을 때는 시큰거리는 통증이 함께했고 두 번째로 눈을 떴을 때는 사방 분간이 어려워 수십 번은 감았다 뜨기를 반복했다. 무심결에 놓아버린 와인은 데굴데굴 굴렀다. 하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정신을 차린 뒤에는 이미 모든 신경이 상대방에게 쏠리고 모였으므로.
“아.”
참으로 얼빠진 말이 아닐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클리프의 머릿속은 조금 난잡했다. 벨리타가 지금 무슨 표정인지 알아내야 한다는 것에 필사적인 것부터 시작해 그녀에게 줄 선물상자의 리본이 제대로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까지. 다채롭지만 공통부분이 있는 생각들이 줄을 이룬 난잡한 머릿속은 삐걱대며 굴러갔다. 결국 최종적으로 나온 행동은 선물을 건네는 것이었다. 클리프는 반사적으로 선물을 든 쪽의 팔을 곧게 뻗었다.
분명 무슨 말도 덧붙이려 했지만, 트리에 걸린 조명이 계속 깜빡여 클리프가 하려던 말을 삼켰기에 열렸던 입은 천천히 다물어졌다. -
198 벨리타주 ◆QuMdEQJ6Kc (BeNtxLdgB.) 2020. 12. 27. 오후 3:35:08크리스마스 연말까지 연장되나요...? 🥲 저도 오늘은 천천히 이어둘게요 ㅋㅋ큐ㅠㅠㅠㅠ 편안한 일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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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벨리타주 ◆QuMdEQJ6Kc (BeNtxLdgB.) 2020. 12. 27. 오후 3:35:22(세 번째 꿋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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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클리프주 ◆oSnT.Ehang (locLM/6uEM) 2020. 12. 27. 오후 8:31:42꿋꿋...........!) 🥲🥲 벨리타주도 편안한 일요일 보냈으면 좋겠다 밥 잘 챙겨먹구,, 🍚
뭔가 가끔 하는 생각이지만 일대일 하는 참치들끼리 합의를 해서 서로의 캐가 만나면 재밌을 것 같어.. 할 수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캐릭터끼리 손 꼭 잡고 만나는 기분이라 넘 기엽잖아.. -
201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BeNtxLdgB.) 2020. 12. 27. 오후 11:20:23벨리타는 클리프가 눈을 뜨자마자 어깨를 짚었던 손을 떼어냈다. 꽤나 깊게 잠들었었는지, 여러 차례 눈을 깜빡이는 모습을 잠자코 보고 있었다. 옆으로 무언가 굴러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벨리타가 무심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손을 뻗었다. 들고 보니 와인 병이었다. 다시 클리프를 보았을 때, 그는 완전히 잠에서 깬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무언가를 건네고 있었다. 선물을 사러 가겠다고 말하고 나갔으니, 아마 이게 그 선물일 것이다.
"…고마워."
벨리타가 상자를 받아 들며 말했다. 해야 하는 순간에 당연한 말을 뱉는 일이 생경하게 느껴졌다. 새삼 제가 클리프에게 얼마나 야박하게 굴고 있는지 느낌과 동시에, 그가 말한 ‘정의로움’을 생각했다. 아무리 봐도 벨리타는 자신이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 대척점에 있다면 모를까. 그렇다면 언젠가 내가 빚어 만든 손으로 죽음을 맞는 날도 올까. 시선이 잠시 그의 손끝에 머물렀다. 한때는 죽음을 겁내지 않았던 때가 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므로. 그러나 이제는 죽은 자들의 땅에 찾는 그가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 죽음이 두렵다. 혹여나 그 존재의 소멸에 제가 가담했을까 봐. 여기도, 그곳도 아니라면 나는 당신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시선이 완전히 클리프로부터 떨어졌다. 벨리타는 창문에 비친 트리의 조명을 보다 몸을 일으킨다.
"나도 선물을 샀어. 저쪽에 같이 가서 열어보자."
—일어날 수 있겠어? 물어본 벨리타가 잠시 몸을 숙여 와인병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비어버린 쪽 손을 쳐다보며 잠시 머뭇대다 클리프에게 손을 뻗었다.
"힘들면 잡고 일어나도 돼." -
202 벨리타주 ◆QuMdEQJ6Kc (BeNtxLdgB.) 2020. 12. 27. 오후 11:24:10덕분인지 밥 잘 챙겨먹고 편안한 일요일이었어요! 곧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예요 🥲
헉 생각해본 적 없는데 재밌겠어요 ㅋㅋㅋㅋ 처음 보는 사람들에, 배경도 제각각이니까 낯도 가리고, 어디에서 오셨나요? 하는데 서로 사는 곳 전혀 몰라서 다시 서먹해져버리기... 🥸 여러모로 귀여운 상황이 펼쳐질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
203 클리프주 ◆oSnT.Ehang (xTCHQzI.qQ) 2020. 12. 28. 오후 4:54:39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 아웅 넘 기엽다.. .. .. 되는 일이라면 꼭해보구싶은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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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클리프주 ◆oSnT.Ehang (xTCHQzI.qQ) 2020. 12. 28. 오후 4:54:58뜬금 없지만 요즘 마라탕이 넘 좋더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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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벨리타주 ◆QuMdEQJ6Kc (JbsLDGFCmI) 2020. 12. 28. 오후 8:41:42저희 벨리타랑 클리프 관계 어느 정도 쌓이고 담에 조율해서 함 시도해봐요! 재밌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204 마라탕 맛있어요... 채소랑 고기 둘 다 있어서 왠지 건강식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 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라면 못 본 척 부탁드려요...🥲 -
206 클리프—벨리타 (xTCHQzI.qQ) 2020. 12. 28. 오후 10:29:00상대방에게 선물을 줄 때 건네면 좋은 말들과 크리스마스에 어울릴 법한 말들을 계속 생각했다. 이쁜 미사여구로 범벅된 한 마디 안 건네고 선물만 투박스레 들이밀면 못 배워 먹은 놈처럼 보일까 그랬다. 안 그래도 잠 덜 깬 머리. 몽롱한 열기도 식히지 못한 채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내느라 삐걱거렸다. 삐걱거리는 탓에 불필요한 힘이 선물을 잡고 있던 손가락으로 들어갔고, 영영 아무도 이 선물을 들고 가지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마저 들었다. 공기의 흐름에서도 긴장을 느끼길 몇 초.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토록 상자를 꽉 잡았나. 힘이 무색해질 정도로 벨리타가 선물을 받아 들자마자 전신에 힘이 쭉 빠지며 정점을 달음박질치던 내열이 식는 것을 느꼈다.
“뭘요.”
오랫동안 벨리타가 선물을 받고 나서 가장 먼저 어떤 말과 행동을 보일까 궁금했다. 선물을 사러 나갔던, 어쩌면 사람 공장이 있을지도 모르는 길거리에서도 그녀의 반응을 끊임없이 예측해 보았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어디 그녀를 자로 재고 예측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짓인가. 그것도 아직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내 창조주를. 끝내, 벨리타가 선물을 받은 직후 내뱉은 말은— 고맙다. 고맙다였다. 단조롭지만 명확한 의사를 내비치는 듯한 말이 듣기 좋았다. 다시 그녀와 눈을 맞추려 했을 때는 이미 상대의 시선이 다른 쪽으로 옮겨간 후였다. 착각일까, 여행 중에서 많이 봐왔던 잃어버린 누군가를 쉼 없이 찾는 얼굴이 지금 보였다. 착각이겠지.
와인병을 버려 자리가 생긴 손 위로 큰 손을 포갰다.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일어나기 힘든 상태는 아니었지만 찔끔 남아있는 잠기운을 구실로 천천히 일어났다. 머뭇대며 내민 손길을 쳐낼 정도로 악감정이랄 것도 없을뿐더러 좀 더 나중에, 얼룩덜룩 묻어있는 손때를 다 씻어내린 완벽한 사람이 된다면 이런 날이 생각날까 싶어 모난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몸을 일으킨 후에는 잡은 손을 놓을까도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트리 옆으로 가자는 의사를 담은 약한 힘으로 그녀의 손을 당겼다.
“제가 무슨 선물을 샀게요?” -
207 클리프주 ◆oSnT.Ehang (xTCHQzI.qQ) 2020. 12. 28. 오후 10:31:02와 와 넘 좋아ㅠㅠㅠ 우리의 계획 리스트에 추가해두자구 ✔️✔️ 맞아 마라탕 완전 건강식!!!!!! 정말 최고 다양한 영양소를 한꺼번에 냠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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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벨리타주 ◆QuMdEQJ6Kc (LUf/sGCLGs) 2020. 12. 29. 오후 3:46:03역시 마라탕은 건강식이 맞았어요 🤗 ㅋㅋㅋㅋㅋ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0칼로리 맞다...... 아무튼 맞음.........
오늘은 조용히 늦지 않으려고요. 제가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 답레를 내일 올려둘 것 같아요. 평소에 보면 제가 기본으로 밤 10시는 지나서 올리더라구요? 늦는 대신에 평소보다 빨리 올려둘게요. 기한이 있는데 자꾸 늦어지니까 초조하네요 🥲... 오늘 클리프주도 잘 쉬기고 내일 봬요! -
209 클리프주 ◆oSnT.Ehang (10SFFvDfOE) 2020. 12. 29. 오후 10:42:28ㅎㅋㅎㅋㅎㅎㅋ 맞아 맛있는 걸 어떡해ㅜㅠ 넓적한 그 당면 쵝고...
헉 몸이 좀 안 좋구나 벨리타주 😱😱 천천히 해 천천히!! 나도 요즘 손꾸락이 느려.. 재밌게 하는 거니까 항상 상쾌🍀한 기분으루 하자구!! 이 관계에서 상콤함을 찾자니 말이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ㅋㅋㅋㅋㅋ .. ㅋ.. ㅎ 엉 좋은밤! 💙🖤 -
210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xq31.UosoQ) 2020. 12. 30. 오전 10:53:59벨리타는 거부하는 기색 없이 클리프를 따라갔다. 잠깐 바닥에 버려진 와인병을 보긴 했지만, 이따 가져올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트리 앞에 선 벨리타는 나무 곳곳에 걸어둔 오너먼트를 찬찬히 바라보다 빨갛고 동그란 것에서 시선을 멈췄다. 다름이 아니라, 그제야 아직도 손을 붙잡고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글쎄…….”
자연스럽게 손을 놓은 벨리타가 상자를 작게 흔들어보았다. 상자 자체도 크지 않고 무게는 가볍다. 예상해볼 수 있는 범위가 확 좁아졌다. 벨리타는 액세서리가 아닐까 추측했다. 이 저택에 틀어박히기로 결심하고, 제 손으로 머리카락을 잘랐던 날부터 제가 쥔 반짝이는 것이라곤 그 반지뿐이었다. 아니, 몇 개가 더 있었던 것도 같지마는 의미가 없는 것들은 이미 다 팔아버린 지 오래였다. 하지만 여전히 선물로 가장 무난하게 생각되는 것 중 하나이니, 클리프도 적당히 그런 데서 골라왔으리라 예상했다.
“…목걸이나 팔찌?”
물론 확신까진 아니었다. 벨리타에게 클리프는 언제나 미지의 대상이었으므로, 예상 밖의 무언가가 튀어나온대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네 건 테이블에 올려뒀어.”
벨리타가 시선을 돌려 근처 테이블 위의 상자를 바라보았다.
“혹시 따로 받고 싶었던 건 없었어? 올해는 이미 지났지만, 내년에라도…….”
말을 하던 벨리타가 입을 다물었다. 너는 정말 영원히 그와 살 셈이야? ‘진짜’도 아닌 데다 사람인지도 불분명한 존재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하는 미래에 대한 기약은 기만이다. 벨리타가 클리프를 바라본다. 깜빡이는 불빛 탓에 그의 눈동자에선 별들이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하는 것 같다.
“나는 와인을 들고 다시 올게. 먼저 가 있어.”
시선을 피한 벨리타가 몸을 돌렸다. 제가 바닥에 두었던 걸 들어 올린 벨리타가 잠시 그 자리에 그대로 선다. 유리창에는 이제 트리와 클리프만이 비친다. 둘뿐인 그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테이블로 다가가 가장 가까운 의자를 빼서 앉았다.
“선물이 마음에 들지 모르겠어.” -
211 클리프주 ◆oSnT.Ehang (/Sg/g6Ceeg) 2020. 12. 30. 오후 10:07:262020도 하루 남았네.. 🥲 좋은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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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클리프—벨리타 (/Sg/g6Ceeg) 2020. 12. 30. 오후 11:15:02목걸이나 팔찌일 것이라는 예상을 가만 듣다가 미식미식 웃었다. 그 장신구들 또한 안경줄과 같이 선물 후보에 있었긴 해도 결국은 선택되지 못한 비운의 장식이었기에 틀렸다. 그녀는 틀렸다. 각각 허연 목이나 손목에서 반짝인다면 보기 좋았겠지만 고개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릴 그것을 생각하니 값어치는 오늘 제가 산 선물이 더 나은 것 같았다. 만약 그래도 나중에 목걸이나 팔찌 따위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불시에 선물해주면 되니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테이블로 시선을 돌리니 상자가 있었다. 벨리타가 확실하게 네 것이라고 말해준 뒤에야 정말로 내 선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감사해요. 받고 싶은 건 내년에 생기면 또 알려드릴게요.”
많은 것을 보고 느꼈던 올해는 다 져가고 그 끝자락에서 벨리타에게 선물도 받았으니 별다른 소망이나 비원은 조금도 남지 않았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또 어떤 욕심이 내 안을 채울까. 궁금증은 미루고 푸른 눈을 봤다.
벨리타의 말에 고개를 까딱인 뒤 테이블에 먼저 앉아 눈으로는 계속 그녀를 좇았다. 도중에 그녀가 우뚝 멈춰서자 의아했지만 열심히 좇던 까만 눈도 따라서 멈출 뿐 입 하나 벙긋하지 않았다. 그저 유리창을 보는 것인지 너머의 풍경을 보는 것인지 헷갈리기만 했다. 이어서 그녀가 의자에 앉은 후, 선물을 열었다. 장갑. 연극 티켓. 두 물건을 보자 눈이 조금 커졌다. 그러고 나서는 손가락으로 그것들을 슬쩍 만져보다 벨리타를 바라보며 생글거렸다.
“마음에 들어요.”
좀 더 자신에게 온 선물들을 지켜보다 벨리타에게도 열어보라는 듯 손짓했다. -
213 클리프주 ◆oSnT.Ehang (3NL6fSDRhg) 2020. 12. 31. 오후 11:04:46진짜 2020 얼마 안 남았다!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아 벨리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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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F6DxIwq09Y) 2021. 1. 1. 오전 1:45:26클리프의 웃음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놀라는 기색은 어디에도 없어, 벨리타는 어렴풋이 제가 뱉은 게 틀렸겠구나 생각했다. 물론 이 예상 자체가 틀렸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벨리타에게 클리프는 여전히 읽어낼 수 없는 무엇이다.
나중을 이야기하는 목소리에 가볍게 끄덕이고 나니 사위가 잠잠하다. 이 저택이 떠들썩하게 사람으로 가득 찬 것이 언제였던가. 아주 오래된 일도 아닌데, 이번 생의 기억이 아닌 양 아득하다. 침잠 같은 고요에 익숙해지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벨리타는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다. 선물을 열어보는 클리프의 모습을 조용히 살피기만 했다.
아무리 한 사람이 타인을 완벽히 이해하는 일이 어렵다고 해도, 선물을 받은 사람의 긍정적인 반응을 알아채는 일은 해낼 수 있다. 그게 진심이든, 상대를 위한 예의 차리기에 불과하든 의미 있는 반응은 맞았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두 사람의 관계가 호의적이라는 걸 대변하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에는 그저 가볍게 미소짓거나 다행이라고 말하면 됐다. 분위기를 조금 더 띄워보고 싶다면, 화사하게 웃으며 당신의 기쁨이 제 기쁨이라는 식의 말을 해도 좋았다. 그러나 벨리타가 뱉은 건 그 모든 것에 해당하지 않는 말이었다.
"…장갑이 조금 클지도 몰라."
그리고 뒤늦게 덧붙이며, 조금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마음에 들어 다행이야."
클리프가 제 선물도 열어보라는 듯 신호를 준 건 벨리타에게 감사한 일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어쩔 줄 모르는 서먹한 얼굴로 얼마 간은 굳어있었을 게 분명했다. 벨리타는 천천히 리본을 풀고 상자를 열었다. …목걸이 비슷한 것이긴 했다. 생긴 것만 닮았지, 용도는 전혀 달랐지만.
"안경줄이구나. 내가 틀렸네. 이건 생각 못 했어."
벨리타가 검지로 끄트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고마워. 선물도, …내 말대로 돌아와 준 것도."
진주알을 훑던 눈동자가 맞은편을 바라본다. 미미하게나마 웃어보려는 듯, 눈가와 입가의 단단함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
215 벨리타주 ◆QuMdEQJ6Kc (F6DxIwq09Y) 2021. 1. 1. 오전 1:49:21크리스마스나 해의 마지막 날, 첫 날처럼 이름이 붙는 날들은 오히려 집에서 바쁘네요 🥲 어김없이 지각을 하고 말아버렸습니다......
이제는 2021년이죠! 전 당분간 날짜 쓸 때 뒷자리 고치느라 애 좀 쓸 것 같네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클리프주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 좋은 밤 되세요! 🖤💙 -
216 클리프주 ◆oSnT.Ehang (x.wKQLtcPg) 2021. 1. 1. 오전 9:27:27이제 벨리타주 컨디션은 좀 갠찮은가 모르겠네!! 나도 당분간 2021에 적응하느라 시간 좀 걸리겠어 ㅋㅋㅋ 이런 게 새해의 맛이지! 💙🖤 좋은 아침이야!! 새해 복 많니 받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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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클리프—벨리타 (qzI/QzPaPA) 2021. 1. 2. 오후 2:17:00장갑을 하나만 왼손에 끼웠다. 누군가가 직접, 아니면 공장에서 대거 생산했을 이 장갑은 사람이 만든 손에 무섭게도 딱 맞았다. 손을 몇 번 쥐었다 펴니 느껴지는 감각을 토대로 오른손과 나머지 한 짝의 장갑의 상성을 계산해 볼 수 있었다. 확실히 오른손은 벨리타의 말대로 좀 클지도 모르겠다.
“가끔 편지를 무시하고 계속 돌아다녔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끝내 돌아와야 할 곳이 제게는 있으니까요. 고마워하지 마세요. 화를 내도 모자를 텐데......”
장갑을 낀 쪽의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벨리타의 얼굴보다는 끄트머리를 매만지는 손가락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 상태로 죽 말이 없었다. 견빙처럼 단단하게 굳은 듯한 몸은 어깨를 펴거나, 고개를 돌리거나, 다리를 움직이거나 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고 평소 같았으면 매끄럽게 움직였을 눈동자도 그곳에만 고정돼 결함이 생긴 인형의 눈 같았다. 그렇게 좋아하는 관조에 또다시 빠져버린 것인지 아니면 다음 여행의 계획 같은 헛된 것에 깊숙히 빠져 대화하고 있다는 상황을 까먹은 것인지 알 길이 없다. 후자는 높은 확률로 아니겠지만 괴물스러운 시꺼먼 속을 누가 알겠는가. 지금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오늘을 전부 꿀꺽 삼켜버린 뒤 숲으로 달아나도 이상하지 않다. 족쇄라고 했던 이름을 무겁게 단 채로 숲에서 떠돌다가 사냥꾼의 총에 맞아 죽어도 뭐 어쩌겠는가. 사냥꾼이 괴물의 배를 갈라 지금까지 삼켜진 것들을 구해주는 결말이 우리가 알고 있는 행복이다.
“......이제는 안 가요. 여행.”
어떤 생각에서 기인한 것인지 모를 갑자기 튀어나온 말이다. 모든 것이 멈춰있었으면서 혼자만 똑바르게 움직이는 입이 비웃음을 살지도 모르겠다. 저도 모르는 끝없는 미래의 어떤 행동을 제약하고, 단정 짓는 말이 과연 비웃음 살 입과 어울렸다. -
218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Uvv7bp3Rvs) 2021. 1. 2. 오후 10:12:44친한척살갑게구는꼴들이우습지도않았는데이젠날미친사람처럼봐요위로하는껍데기만쓰면그징그럽고끔찍한속내가가려질줄아는모양이에요사실은내가죽였다고생각하는눈들하고서는요내잘못이에요?나때문에앨런이죽었나요?아니잖아요어떻게내게아무것도하지말라할수가있어요?내가당신의어떤비밀을감춰줬는데!당신은그의친구자격으로내게충고하고있는게아니잖아요그저그를온전한당신의사랑으로남겨두고싶을뿐편지도찾아오는일도그만둬요당신말은아무것도듣지않겠어요날이해할생각도없잖아요난이제물러설곳도돌아갈곳도없어요*
돌아올 곳이라니. 아니, ‘돌아와야 할’ 곳이라고 했다. 돌아올 곳이라면 돌아오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돌아와야 할 곳은 조금 다르게 들리지 않는가. 어떻게든 피하고 유예하려 애를 써도 결국에는 닿게 될 곳. 벨리타의 입술이 작게 벌어졌다. 소리 없이 열린 입술의 양끝이 기묘한 호선을 그렸다. 웃음인가? 그렇다기엔 소름끼치는 얼굴이다.
“네게는 여기가 돌아와야 할 곳이니?”
새파란 눈동자가 집요하게 클리프의 시선을 좇았다. 벨리타는 마침내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았다.
“…내가 없어도?”
다만, 그게 장소의 문제인지 아닌지는 확인이 필요했다. 순간 클리프의 모습과 겹치는 얼굴에, 불현듯 떠오르는 비슷한 말에 벨리타는 환희에 가까운 얼굴로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뜬 밸리타가 클리프에게 묻는다.
“편지에선 여행을 좋아한다고 했잖아. 어떻게 그렇게 단언해?”
기대하는 대답이 없다고 할 순 없다. 벨리타는 이미 클리프에게서 원하는 걸 찾았고, 그걸 쥐고 있는 클리프가 ‘당연하게’ 내놓기를 바라고 있었다. 본래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펼쳐보이듯. -
219 벨리타주 ◆QuMdEQJ6Kc (Uvv7bp3Rvs) 2021. 1. 2. 오후 10:15:46*앞에 있는 건 벨리타가 2년 전에 미하엘에게 쓴 편지에요. 편지보다는 폭발물 같죠 🥲... 보내버린 편지라 저택에 남아있는 건 아닌데, 벨리타가 이번에 어떤 버튼이 눌린 상태가 돼서 약간은 설명이 될까 싶어 넣었습니다 ㅋㅋ큐ㅠㅠㅠㅠ
컨디션은 좋네요! 날짜는 계속 틀리게 적어서 고치고 있지만요! 조금 늦었지만 클리프주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에도 잘 부탁드려요 🥰 -
220 클리프주 ◆oSnT.Ehang (qzI/QzPaPA) 2021. 1. 2. 오후 10:22:02헉.. ,, ... 🥺🥲😭 🥺🥲😭
헉.. , ,
앗 컨디션이 좋다니 다행이다!! 몸 안 좋다고 했을 때 속으로 아이구 하고 있었거든 ㅎㅎ.. -
221 벨리타주 ◆QuMdEQJ6Kc (Uvv7bp3Rvs) 2021. 1. 2. 오후 10:30:16눈물이 아니라 충격과 공포의 이모티콘을 쓰실 줄 알았는데 🤭...!
앗 컨디션은 걱정마세요 ㅋㅋㅋㅋ 잘 먹고 잘 자기 실천중이라 더 많이 좋아질 예정이에요. 클리프주의 컨디션은 안녕하신가요,,,? 오늘 하루 튼튼하게 보내셨길 바라요 💃🕺 -
222 클리프주 ◆oSnT.Ehang (qzI/QzPaPA) 2021. 1. 2. 오후 10:32:31요즘은 이 눈물 이모티콘과 헉 여러개면 만사가 다 해결된다구! 👍 ㅋㅋㅋ ㅋ ㅋㅋ ,, 내 컨디션은 짱짱 좋아 요즘 놀고 먹기만 반복하고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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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벨리타주 ◆QuMdEQJ6Kc (Uvv7bp3Rvs) 2021. 1. 2. 오후 10:38:42아 그런가요? 제가 좋은 팁을 모르고 있었네요... 꿀팁 노트에 방금 메모했어요 🥸✨
원래 진짜 새해는 3월부터 시작되는 거니까요,,, 학생은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함께 하시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24 클리프주 ◆oSnT.Ehang (qzI/QzPaPA) 2021. 1. 2. 오후 10:43:34메모도 하다니 역시 벨리타주! 좋은 습관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엄지 5개!
맞아 한 두달 정도는 뭐 적응 기간이라 생각하구~,, 3월이 정말 정말 시작이지!!! 클맆주는 아직 학생이라 죄책감도 없. , 고! 아싸 오예~~,,,,~,,, 올해는 함께하는 벨리타주도 있네 정말 행 복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25 벨리타주 ◆QuMdEQJ6Kc (Uvv7bp3Rvs) 2021. 1. 2. 오후 10:50:54학생이시면 죄책감 가지실 필요없죠! 오히려 방학 때 잘 쉬어야 3월부터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전문가의 말이 아닙니다 너무 믿지 말아주세요)
오예~~~ 저두 함께 해주시는 클리프주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여기 엔딩 보기 위해 현생 드랍하지 않으려구요,,, 존중하며 버텨봅니다 🥲 -
226 클리프—벨리타 (qzI/QzPaPA) 2021. 1. 2. 오후 11:42:32고장났던 눈알이 드르륵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까 미래를 단정 지어버리며 혼자만 움직였던 입처럼 이번에도 흑구 같은 눈이 혼자서만 매끄럽고 유려하게 움직였다. 결함 덩어리인 인형이 제 신체의 감각을 하나씩 되찾으려는 것처럼 굴었다. 머리와 몸통을 잇는 부분인 목도 조금씩 기울어져 고개는 비스듬했고 마침내 시선이 끝까지 돌아간 곳은 상대의 눈이었다. 눈.
“네.”
언제나 잘만 구경하던 파란 눈이었지만 시선이 오래 머물지 못했다. 왜일까? 분명 보면 볼수록 마음이 편해진다고 좋아했던 기관이 아닌가. 심지어는 텁텁한 갈증에 도움이 됐던 일도 있지 않은가. 오래 머물지 못할 이유가 하늘 아래 어디에도 없다. 도대체 왜 무슨 연유로 시선은 호선을 향하나? 청목은 고사해 기묘한 섬뜩함만이 자리 잡은 얼굴의 눈이 뭐 그리 두렵다고...... 두려울 이유는 또 뭔가.
“아무래도 곁이라는 조건이 좀 더 중요해요.”
곁을 논할 때 벨리타의 눈을 슬쩍 보았다. 큰 기쁨이 역력한 얼굴이었지만 덩달아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환희가 북받쳐 오르지는 않았다. 당연했다. 왜 저런 얼굴인지 알지 못했으니.
“그럼 오늘부터 싫어할게요.” -
227 클리프주 ◆oSnT.Ehang (qzI/QzPaPA) 2021. 1. 2. 오후 11:44:50ㅋㅋㅋㅋㅋㅋㅋ 이 이모티콘🥸을 보니 신뢰감이 대폭 상승하는데?.?.? 역시 벨리타주!
서로서로 현생이든 벨리타와 클리프든 열심히 하는 거야 🔥 -
228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Jry8lQmsk) 2021. 1. 4. 오전 12:38:45짤막한 대답에도 입술에 피운 웃음꽃은 가시질 않는다. 반짝이는 불빛 아래 거리의 사람들과 비슷한 표정이다. 그들은 일행과 손을 잡고 있거나 대화를 하고 있었지만, 벨리타는 제게 건네진 선물을 매만지며 일방적으로 저 좋은 쪽으로 생각의 길을 트고 있었다. 돌아와야 할 곳. 속으로 몇 번 곱씹던 벨리타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드물게 높낮이가 가파른 목소리. 느릿하게 깜빡이는 눈에 잔잔한 만족감이 차올랐다. 다시 클리프를 바라본 벨리타는 일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마음대로 되니? 싫어하라고 강요할 맘은 없어."
고개를 저은 벨리타가 진주알을 매만지던 손을 떼어내고 의자에 몸을 기댔다. 벨리타는 먼 미래를 헤집어본다. 그려지는 그림은 온통 새카매 보이는 것 하나 없는데, 말만은 막힘없이 흘러나온다.
"언젠가는 같이 떠나게 될 날이 올 수도 모르잖아. 편지에 썼던 대로, 네게 있는 인간적인 면을 발견하게 되면.”
내가앨런을사랑하지않았다구요내마음을어떻게당신이판단하나요?당신이신이라도돼요?나에대해제대로아는것도없는주제에멋대로지껄이지마요정말사랑이아니었대도상관없어요나는앨런이필요해요아무것도못하는당신의그쓸모없는사랑보단그를살려낼지모르는내필요가더나을거예요*
“……뭔가 생각나는 건 없어?”
오늘따라 감정의 진폭이 거셌다. 벨리타는 금세 절박한 얼굴을 했다. -
229 벨리타주 ◆QuMdEQJ6Kc (/Jry8lQmsk) 2021. 1. 4. 오전 12:40:21*앞에 쓴 내용은 역시 이전의 편지 내용입니다! 예상했던 방향과 약간 다른 분위기로 일상이 굴러가고 있는 것 같은데 🤔...(평범한 크리스마스가 안드로메다로 떠나버림) ㅋㅋㅋㅋ큐ㅠㅠㅠ 혹시 너무 산으로 간다 싶으면 말씀해주세요! 좋은 밤 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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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클리프주 ◆oSnT.Ehang (J.nBS4stvo) 2021. 1. 4. 오전 8:45:26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갠찮아 갠찮아! 오히려 트리가 있는 분위기에 요런 대화 하니까 재밌구 분위기도 독특하고 적당히 미묘하고 섬찟하고,, 그런 느낌 👍🔥 아주 좋다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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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클리프—벨리타 (J.nBS4stvo) 2021. 1. 4. 오후 1:24:37여행을 끔찍하게 생각해. 상상도 하지 마. 그런 걸 애타게 바라지 마. 벨리타가 과거에 그랬듯이 단단한 명령조로 여행을 부정했다면 그것에 순응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잔잔하게 반항이 들끓다가도 며칠만 지나면 순식간에 좋은 여행이란 건 다 까먹고 없겠지. 괴물스럽다. 괴물스럽지만 태곳적 사지가 만들어질 때부터 그렇게 설계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지금은 이 대화에서 입과 혀가 갈리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대답해야 했다. 아까 은연중에 튀어 나간 오늘부터 싫어한다는 말에 돌아온 대답이 참 신기했다. 그게 마음대로 되냐며 퍽 공감하는 것처럼 들렸고 강요할 맘이 없다며 이해하는 것처럼 구는 것 같았다. “강요. 강요.” 웃긴 단어라 생각하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희망 고문이라도 하세요?”
딱히 인간적인 면을 발견하고 둘이서 여행을 가는 것이 희망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상대의 말에서 괴로움을 느끼지도 않았다. 따라서 벨리타의 말은 클리프에게 있어서 희망 고문이나 그 어떤 비슷한 것으로 치부될 수 없었지만 클리프는 굳이 희망 고문이라 칭하며 웃었다. 그리고 그녀를 슬쩍 보지 않았고, 힐끗 보지도 않았다. 제대로 봤다. 길길이 날뜀으로써 절정과 끝에 달한 인간의 면모를 보여줄 날이 앞으로 성큼 다가온 듯한 기분이다. 그때가 되면 당신은 주저앉아 있을까, 내 목을 잡고 있을까?
“저한테 뭘 바라시나요.”
주저앉는다면 저런 얼굴일까 싶었다. -
232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pjNChKFpM) 2021. 1. 5. 오전 1:17:06“너라도 널 믿어야지. 너는 네가 평생 괴물로 남을 거라 생각하니?”
제가 만든 존재에 온갖 폭언을 쏟아부어놓고 하기엔 위선적인 말이다. 그러나 클리프는 여전히 그를 잡아두는 법을 알려주지 않았고, 따라서 벨리타는 그가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앞에서는 듣기 좋은 말을 뱉어놓고 뒤로는 제멋대로 구는 일들은 얼마나 흔한가! 그런 면에서 클리프는 이미 인간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굳이 말로 하여 알게 하지는 않았지만.
제게 닿지 않는 시선에도 벨리타는 꾸준히 클리프를 바라보고 있었다. 웃음이 머물렀다 사라지는 얼굴을 보며, 벨리타도 조금 웃었다.
“말하면 네가 할 수 있을까?”
벨리타의 웃음엔 온화하거나 따뜻한 기색이 없었다. 행복에 젖은 얼굴은 사라진 지 오래로, 지나치게 현실에 발을 붙인 사람의 피로가 뒤섞인 신경질적인 웃음이었다.
“애석하게도 네가 할 수 없는 일이야. 내가 도와도, 다른 누군가가 도움을 준대도 못해.”
벨리타는 만지작거리던 것으로부터 손을 떼어냈다. 뒤늦게 좋은 날을 망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후였다. 주워 담는 일은 불가능하니 닦아서 없애는 수밖에 없겠지.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 벨리타는 규칙적으로 깜빡이는 트리로 시선을 돌렸다. 타이밍 좋게 정각을 울리는 시계 소리가 울렸다.
“……메리 크리스마스.”
간절함도, 자포자기도, 누굴 향하는지 알 수 없는 분노와 슬픔도 모두 묻어둔 채, 벨리타가 말했다. 속에 있는 것이 죄다 빠져나가 창백한 얼굴과 목소리로. 시선은 여전히 트리의 어디쯤을 헤매는 중이었다. -
233 벨리타주 ◆QuMdEQJ6Kc (.pjNChKFpM) 2021. 1. 5. 오전 1:18:11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 저도 섬찟한 느낌 좋아하는데 우리 꽤 통하고 있나봐요! 🖤💙 클리프주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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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클리프—벨리타 (rHtj3rLBoU) 2021. 1. 5. 오전 11:04:48분명 예전에는 인간을 흉내 내면서 수두룩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지 않고 어색해 보이지 않은 자신을 좋아했던 것 같다. 아니, 그랬다. 그때의 기억과 그때 느꼈던 재미와 만족감이 아직도 마음속에서 파도처럼 출렁거렸으니까 과거는 충분히 확신하고도 남았다. 인간인 척하면 인간인 걸까? 언젠가는 그녀와 똑같은 존재가 되는 걸까? 아무도 쉬이 답해주지 않았던 질문이 텅텅 빈 속에 쌓여가던 날들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파도는 더 출렁거리기 일쑤였고 다양하면서도 새로운 것들이 시야를 꿰차자 비로소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겠다고,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만물을 이해하려 장애물을 끊임없이 넘어가던 나의 발목에는 그녀가 턱턱 걸렸다. 그녀가 내뱉던 말들이 전부 귀로 흘러왔다. 또다시 그녀가 말한다. 네가 평생 괴물로 남을 거라 생각하냐고. 어쩌면 한 번쯤은 듣고 싶었던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듣고 싶었는데, 막상 들으니 파도가 출렁거리기보다는 울렁거린다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로 빙했다. 나라도 날 믿어야 한다지만 편지를 쓸 때부터 벨리타를 마주했을 때를 지나 이 순간까지 씁쓸하게 짠 파도에 내벽을 긁히며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건 역시 단순하고 악하면서도 괴물스러운 유흥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그냥 저 파란 눈이 괴물을 괴물로 보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는 걸. 지세가 뒤틀리며 공간이 일그러지는 듯한 시야는 퍽 어지러웠지만 이제서야 모든 것을 인정한 속내 탓이라 생각했다. 시원한데 답답했다.
꾸역꾸역 안고 있던 모든 것은 내려놓고 건너편으로 방관하던 모든 것을 인정하니 두려울 게 없었다. 할 수 없는 일은 없을 것 같았지만, 클리프 또한 무슨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정각을 울리는 시계가 어제는 확실히 타계했다고 신고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아무런 감정도 없다. -
235 클리프주 ◆oSnT.Ehang (rHtj3rLBoU) 2021. 1. 5. 오전 11:06:19막레로 할게🖤💙 이래저래 폭발했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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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벨리타주 ◆QuMdEQJ6Kc (66fcxeaFJ6) 2021. 1. 5. 오후 12:24:08예상과 다른 차가운 크리스마스가 됐네요... 🎄❄️ 맞아요, 이대로도 좋아요! 이번에도 고생하셨습니다 클리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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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클리프주 ◆oSnT.Ehang (rHtj3rLBoU) 2021. 1. 5. 오후 1:17:52벨리타주도 고생했어! 👍 적당히 사담이나 얘기하다가 다음으로 넘어가자구~
그리고 드라마 ost긴 한데 자넷서-In Silence 요거 좀 벨맅클맆 분위기랑 어울리는 것 같어.. 암튼 점심 챙겨 먹구!! -
238 선물 옆 조그만゚ (rHtj3rLBoU) 2021. 1. 5. 오후 3:52:00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편지를 써요. 이번엔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맹목적으로 전해야 하는 얘기도 없지만 어떤 사람들은 선물을 줄 때 편지도 같이 준다기에 저도 이렇게 쓰고 있어요. 제가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지도 며칠이 지났네요. 올해의 마지막을 누구와 함께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원래 이런 날은 가까운 사람과 함께 보내는 편이니까, 만약 아직도 여행하고 있었다면 특별한 인연이 생기지 않는 이상 길거리 걸인과 얘기나 하고 있었겠죠. 그거에 비하면 올해는 조금 더 따뜻하네요. 년도가 바뀌면 어디 적당한 곳으로 같이 여행이나 갈까요? 예전에도 계속 말했지만 여행이 좋아요. 여행이 만약 부담스럽다면 여행이라 부르기엔 조금 뭐한, 나들이해요. 바깥은 몹시 추워서 자칫하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니까 옷과 마음 모두 단단히 하고요. 여기에 대답할 의무는 가지지 마세요. 가면 가는 거고 안 가면 안 가는 거니까. 게다가 벨리타에겐 이 편지가 사람을 흉내 내는 것으로밖에 안 느껴져서 읽은 뒤에 불구덩이로 던져버린다는 상황도 생각하고는 있으니까요. 오늘따라 정말 사람이 되고 싶네요. 세상 사람들 모두가 제 존재에 감사했으면 좋겠어요. 혹시나 인사를 못 할까 봐 미리 해 둘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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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벨리타주 ◆QuMdEQJ6Kc (.pjNChKFpM) 2021. 1. 5. 오후 5:19:53헉 앞으로 저 노래 들으면서 레스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잘 어울리는 곡 추천 감사합니다 🥺... 클리프주도 점심 잘 챙겨드셨나요? 저는 저녁 잘 챙기시라는 인사를 할게요!
적당한 사담 전에, 저는 편지를 보고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 오늘따라 정말 사람이 되고 싶다니 세상에 세상에 세상에.............. 🥺😢😭........ 편지에 여행 좋다구 저렇게 썼는데 막상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싫다고 말해야 했던 클리프,,, 벨리타로부터의 안전독립을 기원하게 되어버리네요,,,,,, -
240 벨리타주 ◆QuMdEQJ6Kc (.pjNChKFpM) 2021. 1. 5. 오후 5:20:52그래도 벨리타가 저 편지 불구덩이에 던지지는 않을 것이랍니다...... 라고 작고 소심한 변호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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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클리프주 ◆oSnT.Ehang (rHtj3rLBoU) 2021. 1. 5. 오후 6:40:50어멈머 노래가 맘에 들었다니 다행이당 😎 삼시세끼 사람이 잘 먹어야 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주가 울다니 나도 같이 우럭야겠어.. 😭 ㅋㅋ 약간 눈물로 대화하는 사람들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 ㅋㅋㅋㅋ 아니 안전독립 기원은 또 머야 ㅋㅋ ㅠ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 웃기잖놔.. .. 안전이란 단어를 들으니까 뭔가 둘이서 꼭 안전했으면 좋겠네.. 벨주는 맛난 거 먹고만 있어 클주가 화재 사고가 나면 소화기로 췩챡챡 해주구.. 다른 사고도 해결하다 보면 벨리타 얘기가 하나씩 풀려도 울지 않는 강인한 사람 ✨ 되어있겠지.? 정말 의식의 흐름으로 쓰고 있긴 한데 암튼 둘이 행복하란 22 소리야.. >>240 ㅋㅋㅋㅋㅋ 작은소심변호라니 기엽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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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벨리타주 ◆QuMdEQJ6Kc (.pjNChKFpM) 2021. 1. 5. 오후 9:37:03아니 왜 같이 우시는 거예요 저는 우는 사람을 보면 또 눈물이 난다구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약에 클리프가 벨리타를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오면 안전독립만이 답이 아닐까 해서 ㅋㅋㅋ큐ㅠㅠㅠㅠㅠ 벨리타가 만들긴 했지만, 계속 옆에 있으라고 강요도 하고 있지만, 사실 본인이 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 생각하면 언제든 스스로 결단내릴 수 있는 거니까요.
저는 가끔 제인 에어 같은 엔딩도 생각해보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물론 거기서 벨리타의 포지션은 밤마다 이상한 소리를 내는 미친 (전)주인이겠죠... 🤔
저는 아무래도 강인한 사람이 되는 건 포기해야겠어요. 클리프의 말과 글에 마구 흔들리겠습니다... 🥲 전 준비됐어요! 클리프의 행복을 바라며,,, 그 행복이 나쁜 어른 벨리타도 끼워준다면 감사하고요 ㅋㅋㅋㅋㅋ -
243 클리프주 ◆oSnT.Ehang (rHtj3rLBoU) 2021. 1. 5. 오후 10:41:07그럼 나도 강인한 사람 포기,, ㅋㅋ ㅠㅠ.. 당근 벨리타도 행복 끼워줘야지ㅋㅋㅋㅋㅋ 👍
당분간은 클리프 사람한테 관심이 별로 없을 것 같당,, 😷 스스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날이 와도 안 와도 짱 슬프겠는걸 😭 너무 오랜만에 요런 분위기의 애들로 굴리는 거라 뭔가 더 곱절로 슬프네, , , 아니 뭐 계속 울고만 있는 것 같지 ㅋ ㅋ ㅋ ㅋ -
244 벨리타주 ◆QuMdEQJ6Kc (.pjNChKFpM) 2021. 1. 5. 오후 11:42:01포기가 넘 빠르신 거 아닌가요!(1등으로 포기한 사람)ㅋㅋㅋㅋㅋㅋㅋㅋ
헉 어떻게 해... 관심사를 뺏겨버린 건가요... 성탄절과 연말로 잊혀졌지만, 곧 정원사도 올 예정인데 클리프가 대할 방식이 궁금해지네요 🤔 벨리타는 성탄절 이후로 클리프와 약간 거리가 생겼다고 생각할 거고, 편지 읽어보고는 후회하면서 혼자 서먹하게 생각하고 있겠네요. 늘 후회하면서 같은 실수 반복하기 🥲,,,
정말 계속 울고 있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행 중의 클리프는 조금 더 밝은 분위기였을 것 같아서 생각하면 슬퍼지네요 😭 앗, 짜다! 이것을 소금이라 부르자! -
245 클리프주 ◆oSnT.Ehang (6Y9QBV.b7E) 2021. 1. 6. 오전 9:17:36(열정도 힘도 없는 포기만 빠른 사람, , )
우가우가! 소금이다 소금! 🧂촥🧂🧂촥🧂🧂 뭐 클리프는 성탄절 이후로 사람에 대한 관심 하락세고.. 그때 벨리타가 좀 묘했다는 걸 계속 기억할 것 같어. 아 ㅠ ㅠ 늘 후회하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다니🧂🧂🧂🧂촥🧂🧂🧂🧂 다음 생에는 꼭 후회 안 하는 걸로 (후회 안 하는 게 뭐 있지? 풀.....?) 태어나.. .. .. . 확실히 클리프 그때 밝은 분위기가 아니더라도 여행 중에 밝은 사람처럼 보여져야 했을 때도 있을 테니까 벨주 말대로 그랬겠네..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는데 좋았겠지 모 🧂 그리구 궁금한 게 있는데 정원사 오면 정원사 캐릭터 우리가 대강이라도 만들어서 굴려야 하는 건가? 두 명 정도 온다고 치면 나랑 벨리타주랑 한 명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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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벨리타주 ◆QuMdEQJ6Kc (YlQIJQKGHM) 2021. 1. 6. 오후 12:24:29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 다음 생에는 꼭 풀로...🌱🌿 클리프의 여행도 언젠가는 또 시작되길......! 🥲🧂 챱챱
아 맞다 정원사로는 몇 개 생각을 해봤는데요. 일단 정원사 후보군(?)이 있고 진짜 한 명이 오냐, 일 봐줄 사람 겸 두 명이 오냐가 있습니다.
1. 진짜 타지에서 온 사람. 아직 말도 잘 모른다. 벨리타네 가문 모름, 당연히 벨리타 약혼자 죽음이나 벨리타 평판 모름. 근데 일 받을 땐 혼자 살고 있을 거라 했는데 사람이 둘이네?
2. 타지에서 온 사람. 어눌한 감은 있지만 의사소통에 문제 없음. 벨리타네 가문 알고는 있음. 대충 안 좋은 일이 있었다는 건 아는데, 돈만 잘 주면 그만이지. 그게 무슨 상관이래? 근데 원래 두 명이 살고 있다고 했나?
3. 타지에서 왔다고는 하는데 출신지 모름. 사근사근 나긋나긋 비위도 잘 맞추고 평소에 쓸데없는 말을 하지도 않는다. 근데 사실 모든 걸 다 알고 있지롱! 여기 좀 재밌어보이네?
4. 3과 동일. 그리고 난 가문과의 연락통이다!
제가 생각한 정원사 성향이에요 ㅋㅋㅋㅋㅋ 클맆주가 생각하신 거 있으면 추가하셔서 골라도 좋고, 다 같이 생각나는 거 와르르 풀어놓고 그 안에서 섞어서 결정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정원사 한 명이 오면 둘이 같이 만들어서 적당히 굴려도 되고, 자율적으로 굴리고 싶어요! 하는 의견있는 사람이 굴려도 되구요. 일 해주는 사람까지 둘이라면 사이좋게 한 명씩 맡아 굴리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247 클리프주 ◆oSnT.Ehang (6Y9QBV.b7E) 2021. 1. 6. 오후 1:34:36세상에 이렇게 정리해 주다니.. 최고야 벨리타주. 🧂🌿 난 두 명이 온다고 하구 한 명씩 맡아서 굴리는 게 나을 것 같긴 한데.. 벨리타주는 어떻게 생각하려나 🤔 정원사 성향 목록은 벨리타주가 너무 잘해줘서 별로 더 말 얹을 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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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클리프주 ◆oSnT.Ehang (6Y9QBV.b7E) 2021. 1. 6. 오후 1:36:40(++그리구 만약에 가문과 연락통이면 벨리타가 평소에 뭐 하고.. 그런 거 보고하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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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벨리타주 ◆QuMdEQJ6Kc (YlQIJQKGHM) 2021. 1. 6. 오후 3:29:03사용인이랑 정원사 한 명씩으로 각각 맡아굴릴까요? 성향 목록이 마음에 드셔서 다행이네요 ㅋㅋㅋㅋ 그럼 정원사랑 사용인 성향은 저 안에서 골라봐요! 사람이 둘이니까 한 명은 다르게 구축해도 될 것 같아요. 이제 누가 뭘 맡아서 굴릴지 정해야 할까요 🤔
소식통은 >>248이 맞아요! 근데 안 좋은 쪽(?)의 감시보단 거의 본가랑 연 끊고 살고 있었으니까... '대체 얘가 어디서 뭐하고 살고 있나'를 받아보기 위한 연락통이라고 생각 중이에요! -
250 클리프주 ◆oSnT.Ehang (6Y9QBV.b7E) 2021. 1. 6. 오후 4:35:06앗 고런 느낌의 연락콩이구나!
좋아 좋아! 근데 그러면 사용인이랑 정원사도 저택 내부에서 지내는 걸까..? 아님 따로 근처에 거처가 있으려나? 🤔🤔🤔 벨리타주가 성향 같은 걸 너무 잘해왔으니까 먼저 선택해!! 🎉 난 적당히 케미가 괜찮을 것 같은 캐릭으로 할게!! -
251 클리프주 ◆oSnT.Ehang (6Y9QBV.b7E) 2021. 1. 6. 오후 4:35:26아이코 연락콩이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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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벨리타주 ◆QuMdEQJ6Kc (YlQIJQKGHM) 2021. 1. 6. 오후 5:27:24연락콩 🥜,,,
거처는 같이 고민해주시면 안 될까요 ㅋㅋㅋㅋㅋㅋ 아직 생각이 초기단계네요 🥲 사용인들 거처가 따로 1층에 있고, 2층에 클맆/벨 방이랑 서재가 있다고 해도 될 것 같구요. 사용인만 거처가 따로 있고, 정원사는 정원 구석에 거처 있음+이하 동일 이렇게 가도 될 것 같아요!
저 암시롱 생각이 없어서 ㅋㅋㅋㅋㅋ 진짜 먼저 고르세요! 클리프주 원하시는 캐릭터 따로 없으심 저는 다이스로 결정하겠습니다 🙃 -
253 클리프주 ◆oSnT.Ehang (6Y9QBV.b7E) 2021. 1. 6. 오후 8:11:46🥜🥜 ㅋㅋㅋㅋㅋ 앗 그러면 1층에 사용인 거처 있고 2층에 클방 벨방 서재 있고 정원사는 정원 구석탱이에 두면 되겠다!! 👍 그러면 난 1번으로 정원사를 굴려볼게!! 🥸 벨리타주도 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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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벨리타주 ◆QuMdEQJ6Kc (YlQIJQKGHM) 2021. 1. 6. 오후 10:12:51앗 같이 골라주시고 먼저 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는 2와 4 사이의 어디에 있는 사용인 굴려볼게요! 가문 알고 사건 다 알고 있지만, 자기는 돈만 주면 상관 없다 마인드+사실 소식통인 사람을 굴리게 될 것 같아요~ 🙃 -
255 클리프주 ◆oSnT.Ehang (6Y9QBV.b7E) 2021. 1. 6. 오후 10:16:45앙 당연히 같이 정해야 되는데 뭘! 벨리타주 좋은 밤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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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벨리타주 ◆QuMdEQJ6Kc (E0PBFQj5YA) 2021. 1. 7. 오전 12:11:05따로 시트를 쓸 필요까지는 없겠죠...? 🤔 필요하다 싶으면 필요한 부분만 간단히 적어보구요! 클리프주도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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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클리프주 ◆oSnT.Ehang (i3BNutqKMU) 2021. 1. 7. 오후 4:06:01나두 필요하다 싶으면 필요한 부분만 적으려구! 다음 일상은 그럼 새로 오는 사람들이랑 벨이랑 클이랑 대화하는 게 되려나 🤔 그래두.. 사람 오는데 분위기 쪼끔.. 밝아지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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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벨리타주 ◆QuMdEQJ6Kc (SmKGQ4zDy6) 2021. 1. 7. 오후 8:16:26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성탄절 같지는 않겠죠...? 시간도 조금 지났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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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클리프주 ◆oSnT.Ehang (ACEBzxADZs) 2021. 1. 8. 오전 8:11:44ㅋㅋㅋㅋ ㅠㅠㅠㅠ.. .. 무튼 다음 일상은 어떻게 진행할까!? 클-사용인 벨-정원사 이렇게 한 번씩 돌려야 하나? 🤔🤔🤔 물음표 성애자가 된 기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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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벨리타주 ◆QuMdEQJ6Kc (frhXmLoIa2) 2021. 1. 8. 오후 3:47:33지금 생각나는 건 수도에서 사람 구해 보냈다고 편지 보냈는데, 사람은 빨리 도착하고 편지는 늦게 도착해서 동시에 오는 상황이네요. 🤔
굴리는 건 일단 문 두드리고 열어주면서 시작되는 사자대면 방법도 있고, 클맆주가 말씀해주신대로 굴려도 좋을 것 같아요! 간단한 첫 만남이니까 가벼운 맘으로 굴려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
261 클리프주 ◆oSnT.Ehang (ACEBzxADZs) 2021. 1. 8. 오후 5:04:03오 벨리타주가 말한 그 상황 좋다!! 편지랑 사람이 한꺼번에! 사람이랑 편지를 동시에 보니까 웃길 것 같기두 하고 ㅋㅋㅋㅋ 사실 나두 사자대면을 원했긴 했는데, 그러면 어떻게 굴러가는 건지 헷갈려서잉.. 🥲 그냥 평소에 하는 거랑 비슷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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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벨리타주 ◆QuMdEQJ6Kc (frhXmLoIa2) 2021. 1. 8. 오후 5:31:31문 열어주는 걸 선레로 시작하면 각자 맡은 사람이 인사나 말을 잘 못하는 경우엔 짧은 행동하게 한 다음 토스하는 식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말이 너무 길고 이상한데 이해가 어려우시면 말해주세요... 엉엉 산타할아버지, 제가 말 잘하는 능력을 선물 받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
시작은 벨리타가 편지 열어보는 사이에 먼저 문 두드려서 클맆이 열어주는 상황, 벨리타가 편지 쥐고 열어보려다가 열어주게 되는 상황 등등이 있겠네요. 저번 선레 써주신 걸로 기억해서 이번엔 제가 쓰는 게 공평할 것 같은데 ㅋㅋㅋㅋ 괜찮으심 그렇게 할게요! 제가 쓰게 되면 방금 말한 것중에 후자로 쓸 것 같아요. -
263 클리프주 ◆oSnT.Ehang (ACEBzxADZs) 2021. 1. 8. 오후 5:54:16나도 잘 말하는 능력과 벨리타주가 임티로만 말해도 알아들을 수 있능 능력이 갖고 싶다.. 🥲 싼타~~~~..~,, 앗 선레는 고맙게 받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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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벨리타주 ◆QuMdEQJ6Kc (frhXmLoIa2) 2021. 1. 8. 오후 7:07:59산타 할아버지 어른도 선물이 갖고 싶어요~,,,🥲
지금 집에 있는 모든 게 얼어서 잠깐 녹이고 부수는 시간이 필요해서요... ㅋㅋ큐ㅠㅠㅠㅠ 선레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265 클리프주 ◆oSnT.Ehang (ACEBzxADZs) 2021. 1. 8. 오후 7:35:36헉 무슨 일이야.. 🧊🧊❄️❄️ 엉 편한 때에 남겨조.. 잘 녹이고 부수라고 임티를 잔뜩 두고 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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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벨리타주 ◆QuMdEQJ6Kc (/jPT1Ea0U6) 2021. 1. 9. 오전 1:02:52저 쓰면서 여쭤볼게 생겼는데 사람 와서 벨리타가 문 열어주고 들어오게 하는 동안 클리프 근처로 나와볼까요? 사용인이 클리프를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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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벨리타 - 클리프, 사용인과 정원사 ◆QuMdEQJ6Kc (/jPT1Ea0U6) 2021. 1. 9. 오전 1:21:41수도에서 편지가 왔다. 사람을 구했으니 며칠 내로 도착할 것이란 내용이었다. 무심하게 편지를 읽던 벨리타가 일순간 표정을 구겼다. 벨리타가 요청한 것은 정원사뿐이었으나 편지에 적힌 사람은 둘이었다. 벨리타는 수도를 통해 사람을 구한 걸 후회했다. 스스로 편지를 읽고 싶은 대로 읽고 해석할 여지를 주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다. 수도에서는 당장이라도 벨리타가 돌아가 예전처럼 멀쩡하게 제구실을 하리라 여길지도 모른다. 어떤 일을 지나온 사람들은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니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착각은 자유롭지만, 그에 따른 실망도 멋대로 짐작한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밸리타는 건강과 행복 따위를 기원하는 편지의 마지막 줄을 읽다 고개를 들었다. —잘못 듣지 않았다면—노크 소리였다. 창가에 기댄 채 내려다보니 사람이 두 명 서 있었다. 편지에 적힌 것도 둘, 문 앞에 서 있는 것도 둘. 부랴부랴 편지가 쓰인 날짜를 보니 이 주도 더 전이다. 목적지까지 잘 찾아온 걸 다행이라 해야 하나. 생각한 벨리타가 작게 중얼거렸다.
“…젠장 맞을.”
그럴 리가 있나.
클리프에게는 곧 사람이 올 거란 사실을 전하지 못했다. 겨우 편지를 다 읽자마자 사람이 도착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벨리타가 급하게 클리프를 찾았다.
“클리프, 사람이 왔어. 한 명은 정원사고…….”
그 사이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났다. 벨리타가 질린 얼굴을 했다. “둘이 있을 때 얘기할게.” 휙 몸을 돌려 문가로 다가갔다. 여전히 편지를 쥔 채 크게 숨을 들이켠 벨리타가 문을 열었다. 먼저 눈에 띈 건 저보다 한 뼘은 작은 여자였다. 이 여자가 사용인이겠지. 나머지 한 명은 정원사일 테고.
“안녕하세요, 아가씨.”
갓 성인이나 되었을까. 앳된 얼굴로 웃으며 인사한 여자는 벨리타가 비켜서길 바라는 눈치로 그녀의 너머를 살폈다. 혼자선 차라리 어린애 다루는 일이 쉬우리라 생각하고 보냈거나 작정하고 본인들이 시키는 일을 따르게 하기 위해 보냈겠지. 혹은 둘 다거나. 벨리타가 묵묵히 지켜보자 여자는 자신은 한나이며, 릭먼가에서 보낸 사용인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벨리타는 그제야 비켜서 사람이 들어올 자리를 만들었다.
“…벨리타 릭먼이에요. 아가씨보다는 ‘릭먼 씨’라는 호칭이 낫겠네요.”
“네에.”
어떤 목적으로 이들을 보냈든 그게 이루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 벨리타는 이 어린 사용인을 적극적으로 다룰 생각이 없었다.
“사용인 방은 일 층 왼쪽 끝에 있어요. 문 옆에 그림이 걸려 있으니 알아보기 쉬울 거예요.”
벨리타가 한나에게 말하며 방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
268 벨리타주 ◆QuMdEQJ6Kc (/jPT1Ea0U6) 2021. 1. 9. 오전 1:28:17정원사분 이름도 모르고 아직 모르는 게 많아서 일단 여기서 끊었습니다! 마음대로 클리프 찾아서 얘기하고 슝 가버린 상황이 돼서 죄송해요 🥲... 잘 못 들었거나 아예 벨리타를 못 본 걸로 하셔도 괜찮습니다!
사람이 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약간 복잡해진 것 같긴 하지만, 편하게 적어주세요......! 사용인의 대략적인 특징은 아래에 진짜 짧게 적어둘게요 ㅋㅋㅋㅋ
한나 / 20 / Lady
: 약 160cm, 긴 고동색 머리/눈동자, 콧잔등과 뺨에 옅은 주근깨, 서글서글하고 귀여운 인상, 약하게 남부 억양이 섞인 말투. -
269 클리프주 ◆oSnT.Ehang (VInnAJicKU) 2021. 1. 9. 오전 8:40:14어머 나도 정원사 대강 얘기해 준다는 걸 ㅠㅠ 까먹었네 여기다 얼릉 적어둘게! ㅋㅋㅋㅋㅋㅋ 앗 괜찮아 괜찮아! 🖤💙 확실히 사람이 많으니까 벌써 복작복작한 기분이 ㅋㅋㅋㅋㅋ 답레는 천천히 기다려 줘! 😷
호란 웨이티 / 20 / Male
: 등발 등안 어두운 피부 톤 맹한 인상 말재주 없음 저기 어디 동쪽에 있는 섬에서 올라왔다더라 -
270 클리프주 ◆oSnT.Ehang (VInnAJicKU) 2021. 1. 9. 오전 9:28:40>>266 아이쿠 내가 이걸 못 봤구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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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클리프주 ◆oSnT.Ehang (VInnAJicKU) 2021. 1. 9. 오전 9:51:45아 맞다 키도 까먹었네ㅜㅜ 호란이 키는 눈으로 봤을 때 벨리타보다 좀 작아보이는 정도? 173~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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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클리프—벨리타, 낯선 사람들 (VInnAJicKU) 2021. 1. 9. 오후 4:44:28분명 편지를 받은 건 방금이 아니었던가. 사람이 빠른 건지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이 편지가 느린 건지 궁금했다. 도대체 편지가 언제 쓰인 것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벨리타의 옆에서 열심히 기웃거리며 날짜 같은 것을 찾으려 애썼지만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시선은 곧장 문으로 돌아갔다.
“벌써요?”
창가로 어렴풋이 보이는 인영은 두 개였다. 모습을 좀 더 자세히 보려고 물끄러미 쳐다봤지만 두 번째로 들려오는 노크 소리가 벨리타의 질린 얼굴을 만들어냈다. 그런 얼굴을 보면서, 그녀의 손이 문을 열 때까지 인간인 척 굴어야 해. 인간인 척 굴어야 해. 인간인 척 굴어야 해. 특정한 말이 반복됐다. 어딘가 사람의 눈에 띄지 않을 꽉 막힌 인간인 척 굴어야 해. 곳이 필요했다. 이를테면 서재 같은...... 발은 쉽사리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몸이 조금 위축됐다. “저기, 벨리타.” 분명 제 옆에 있는 사람을 부르려고 내뱉은 말이었지만 귀에 대단한 능력이 있지 않은 이상 아무도 듣지 못할 정도의 음량이었다. 어찌 됐건 이미 사람 둘은 내부에 발을 디디고 있었고 그녀가 아가씨라는 호칭을 수정해 줄 뿐이었다. 클리프는 아주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그들과 눈을 바라봤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호란은 고개만 여러 번 까딱까딱 숙이며 별다른 말 없이 인사했다. 살갑게 웃으며 인사한 한나와는 크게 비교될 정도로 싱거운 얼굴이었다. “릭먼 씨.” 아까 수정된 호칭을 재빠르게 읊조리며 자신의 방도 가르쳐 달라는 의사를 내비치고 처음으로 만난 고용주를 자세히 관찰했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호란은 벨리타의 머리를 깔끔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자신의 첫인상이 어떻게 비칠지는 관심 없었다. 저쪽 옆에 있는 남자는 누군지 몰라서 제대로 보지는 않았는데, 슬쩍 보아하니 땅만 보고 있는 것이 인사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
273 벨리타 - 클리프, 사용인과 정원사 ◆QuMdEQJ6Kc (2ANk6c.jx6) 2021. 1. 10. 오전 2:34:28불행히도 벨리타의 신경은 완전히 낯선 두 사람에게 쏠려 있었다. 아까 문 앞에서부터 집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던 기색이 역력하던 한나는 이제 클리프가 궁금해 못 견디겠다는 얼굴이었다. 그러면서도 쉽사리 묻지는 못하고. 벨리타는 잠깐 고개를 돌려 클리프를 살폈다. 딱히 먼저 입을 열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 사이에 한나가 선수를 쳤다.
“혹시 저 분은…….”
한나는 최대한 거슬리지 않을 법한 말투와 목소리로 말했다. 눈에 보이는 얼굴도 아주 조심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신중함은 채 질문이 되지 못한 말을 듣는 벨리타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그게 어떤 영향을 주진 못했다.
“내 손님이에요. 사정이 있어 여기 머무는 중이고, 당분간은 계속 그럴 테니까 익숙해져요.”
한나는 여기서 더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무해한 얼굴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벨리타가 한 말을 잘 이해했으며 절대 심기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다짐과 같은 태도로도 보였다. 슬프게도 벨리타에겐 여전히 어떤 감흥도 없었다. 한나의 살갑고 섬세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벨리타는 차라리 묘하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정원사 쪽이 나을 수도 있다고 여겼다. 적어도 말을 붙이는 일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대체 뭣 때문에 이쪽을 보고 있던 건지는 모르겠다만. 벨리타가 호란을 보며 말했다.
“정원에 묵을 곳이 있어요. 안내할 테니 따라오면 돼요. …아.”
문을 열고 나가려던 벨리타가 고개를 돌렸다.
“이건 두 사람 다 알아둬요. 난 쓸데없이 말 옮기고 다니는 건 딱 질색이에요. 내 손님이나 나에 대해서 어디에도 말하지 않았으면 해요.”
간신히 부탁의 형태를 한 명령이었다. 한나는 지금껏 보인 것과 비슷한 반응이었고, 벨리타는 안에서의 볼 일은 모두 끝났다는 듯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순식간에 둘이 사라진 광경을 보고서 눈을 깜빡인 한나가 클리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저는 릭먼 씨만 계신다고 듣고 왔거든요……. 실례가 됐다면 죄송해요. 혹시 친구 분이신가요?”
눈썹을 팔자로 늘어뜨린 채 말한 한나가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외딴 별장에 혼자 사는 여자의 집에 가족들도 존재를 모르는 남자라니. 어느 쪽으로 생각해도 이상하다. 단순히 까탈스럽다 여기기엔 어딘가 찜찜한 태도까지.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아래로 넷이나 있는 동생들을 먹이고 키울 돈만 준다면야.
* * *
밖으로 나온 벨리타는 넓은 보폭으로 정원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멋대로 자란 나무와 풀들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처럼 앞만 보고 걸었다. 먼저 말을 거는 일 같은 게 있었을 리없다. 일정하게 빠른 속도로 성큼성큼 걷던 벨리타가 작은 문 앞에 멈춰서 열쇠로 문을 열었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문의 이음새에서 듣기 싫은 소리가 났다. 침대와 책상처럼 간단한 가구만 놓인 방이었다.
“…꽤 오랫동안 쓰질 않아서 간단한 청소는 해야겠네요. 두 사람이 온다는 편지를 오늘 받아서 준비할 틈이 없었어요. 청소는 한나에게도 말해둘게요.”
밖에서 안을 살펴보며 말한 벨리타가 속으로 천천히 놓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정리했다. 일하기 위해 온 건 저쪽들인데, 오히려 제가 바빠지다니. 한나와 클리프 둘만 남겨두고 왔다는 사실 탓에 마음이 초조하기까지 했다.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웬만한 물건은 옆에 이어진 창고에서 찾아 쓰면 될 거고, 필요한데 없는 건 말하면 구해다 줄게요. …물어볼 거 있어요?”
벨리타가 답을 듣기도 전에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이름을 못 들었네.” -
274 벨리타주 ◆QuMdEQJ6Kc (2ANk6c.jx6) 2021. 1. 10. 오전 2:36:48벨리타는 질색하지만 왠지 이제야 사람사는 집이 되어가는 느낌이네요 ㅋㅋㅋㅋㅋ 호란 정보도 적어주셔서 감사해요! 답레는 늘 천천히 주셔도 괜찮습니다. 클리프주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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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클리프—벨리타, 낯선 사람들 (44OBOvvgpM) 2021. 1. 10. 오전 11:22:44다른 이의 심기를 최대한 거스르지 않으려고 공을 들인 어조가 귀에 박혔다. ‘저분’이 지칭하는 게 누구인지는 본인 스스로가 잘 알았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이상 대답을 소리 내서 말해야 했다. 무수히 많은 단어 중에 어떤 것을 사용해 말을 해야 할까. 다양한 표정 중에 어떤 표정을 지으면서 상대를 봐야 할까. 목소리는 어느 정도로 내야 하지? 지금 여기서 인사의 의미로 손을 내미는 게 맞나? 성탄절 이후로 불필요하게 꼬리에 꼬리를 씹는 질문이 많아졌다. 분명 늘 하던 대로 하면 되는데, 신체가 각각 따로 표탕하는 기분이었다.
순간 벨리타에 의해 제 존재는 손님으로 명명되었다. 잡다한 생각이 한시름 덜어졌다. 다른 곳에서 찾아온 사람이나 지나가다 잠시 들른 사람을 높이는 말인 손님. 이처럼 정중하지만 가벼운 말이 또 있을까. 이제 벨리타는 타지에서 온 듯한 분위기를 마구 뿜어내던 정원사와 함께 나가고 없었다. 이제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 인간인 척 굴러야 해! 린 여자만 있었다. 혹시 친구분이시냐는, 질문이 들려왔다. 여기서 긍정을 할 수도 있었겠지마는 좀 더 많은 내용을 벨리타와 둘이 있을 때 얘기하기로 했으므로 말을 갖다 붙이지 않았다.
“궁금해요?”
클리프는 상대의 지척만큼 가까이 다가간 뒤에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유연하게도 올라가는 입꼬리부터 비롯된 아슬아슬한 웃음이 본래의 얼굴을 덮었다. “객일 뿐인데.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그렇게 저음이 내부에 퍼졌고 한쪽 눈썹을 느릿하게 치켜올렸다. 괴물의 입에서는 이전에 벨리타가 지어준 자신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클리프라고 해요.” 모든 행동과 말이 계산한 것처럼 매끄럽다. 정말로 이제 남은 일은, 그녀가 말한 것처럼 그들이 저에게 익숙해지는 것뿐일까.
*
호란 또한 말이 없었다. 아직 이쪽 사람들의 분위기나 행동이나 말 같은 것에 익숙하지도 않았고, 아까 한나와의 대화로 추정컨대 지금 대화를 시작해봤자 말재주도 없는 자신이 뭘 하겠냐며 저어되기만 했다. 토향하는 정원은 보편적으로 보기에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꽤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당도한 자신의 거처도, 이 정도면 살만했다.
“네, 감사합니다.”
빠르게 이어진 말 속에서 짤막하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호란 웨이티입니다. 아직 모르는 게 많아서,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로 불편함 없도록 하겠습니다.”
본인은 벨리타의 빠른 말과 어울리지 않게 느릿느릿한 투로 말을 마쳤다.
“제 전에 일한 분이 계셨나요?”
아까 문을 열릴 때 들었던 소리는 정말 오랜만에 열려 기쁘다는 문의 웃음으로도 들렸다. 아무렴 어떨까. 다수의 사람을 거쳐 갔던 곳보다는 이런 쪽이 나았다. 하지만 정원사의 거처가 하나가 아닐지도 모르니 조그만 궁금증을 상대에게 던졌다. 뭐 그렇게 중요한 질문도 아니고, 사람을 오래 붙잡을 생각도 없으니 릭먼 씨가 질문을 듣지 못하고 밖으로 나간다면 그러려니 하려 했다. -
276 벨리타주 ◆QuMdEQJ6Kc (2ANk6c.jx6) 2021. 1. 10. 오후 10:49:33와 요며칠 날씨가 너무 춥네요 🥲... 답레는 조금만 천천히 기다려주시면 올릴게요! 클맆주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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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클리프주 ◆oSnT.Ehang (44OBOvvgpM) 2021. 1. 10. 오후 11:57:40그러니까 넘 추워ㅠㅠ 벨리타주도 좋은 밤! 따땃하게 입고 다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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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클리프주 ◆oSnT.Ehang (xsTHFtc3To) 2021. 1. 11. 오전 12:44:40(아 그리구 tmi? 비슷하게 얘기하자면 예전에 일상 돌릴 때~ 클리프가 무언가를 두려워한다는 내용에 廢 요 한자를 사용했거든? 폐할 폐 버릴 폐 고런 뜻인데 나중에 답레 주고 받을 때 이거 관련 내용이 또 나올지 모루겠지만,, 무튼 벨리타가 직접!!!! ! 자기를 버리거나 폐하거나 이런 비슷한 여러가지 일을 두려워하는 게 쪼큼 있는 것 같어 아무래도 자기를 만든 사람이 자기를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게 무섭게 느껴지는거지 ㅋㅋ ㅠㅠ 새삼스럽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까 첫 일상에서 문 열 때는 일촉즉발 그런거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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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ngOVMBcU2) 2021. 1. 11. 오후 10:17:34한나는 클리프가 가까워질 때마다 조금씩 뒷걸음질을 치다 나중엔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움츠렸다. 한나가 예상한 것도, 실제로 돌아온 것도 위협적인 행동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그랬다. 한나는 클리프와 눈을 맞추지 않기 위해 애쓰며, 조심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아니요, 제가 어떻게, 궁금했던 건 아니구요…….”
귀한 객의 심기를 거슬러 미운털이 박히는 일이 달가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루도 안 되어 쫓겨나는 사용인이 어디에 있겠는가? 한나가 나름의 이유를 만들어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지우지 못한 채다.
“네에, 클리프 씨. …그럼 이따 다시 뵙겠습니다.”
한나가 제 짐가방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움직였다. 곧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다시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릭먼 가에서는 분명히 여자 하나만 살고 있을 거라 했는데. 남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둘 사이의 관계도 불명확하고.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말고는…… 저택을 조금 더 살핀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바닥에 가방을 내려놓은 한나가 그대로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지낼 곳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고, 이왕이면 오래오래 있고 싶었다. 주인과 손님이 어떤 관계이며, 릭먼 가에서 알고싶어하는 게 어떤 사실이든, 제게는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이었다.
*
“딱히 서두를 필요는 없어요. 혼자서 관리하기엔 말도 안 되게 엉망인 데다 넓기까지 한 정원이라는 걸 알 거든요.”
느릿느릿 이어지는 말투에는 이상한 전염성이라도 있는 모양인지, 벨리타의 말도 이전보다 안정적인 모양새를 띠었다. 벨리타는 의외의 질문이라는 듯 옅게 눈가를 찌푸렸지만, 말을 꺼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짧았다.
“있었죠, 꽤 오래전 일이지만. 혹시 예전 방식 때문이라면 신경 쓰지 말아요.”
초조한 듯 이따금 별장이 있는 쪽을 돌아보던 벨리타는 호란에게 말할 때만큼은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부엌이 본채에 있어 식사 때엔 어쩔 수 없이 움직여야겠네요. 그건 한나랑 상의하고…, 일단 짐 풀고 쉬어요. 난 다시 가볼게요.”
다시 말이 빨라졌다. 별장 전체를 관리하는 사람이 없으니, 해줄 말이라곤 ‘두 명이서 상의하라’는 것뿐이다. 두 사람이 오기 전에 벨리타가 한 관리라곤 식자재와 생필품을 주기적으로 주문해 대금을 치르고, 간단한 요리를 하는 게 전부였다. 정원은 방치했으며, 청소는 자주 쓰는 공간만을 가끔 쓸고 닦기만 했다. 그보다 더 한 일은 할 줄 모르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지금도 벨리타는 별도움 안 되는 말 몇 마디 뱉어놓고선, 다시 별장을 향해 가고 있었다. 워낙 큰 보폭에 다급함까지 더해지니, 웬만해선 잡을 수도 없을 것 같았다. 벨리타는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그를 찾았다.
“클리프.”
낯선 곳인 양 불안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벨리타는 아까 제가 한나에게 가리켰던 방향을 노려보듯 쳐다보고 서 있었다. 그러다 홱 몸을 돌려 계단 위로 올라선 벨리타가 말했다.
“서재로 가서 얘기해.”
*
서재에 들어서기까지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벨리타는 클리프가 들어온 뒤, 문을 닫고선 곧바로 물었다.
“나 없는 동안 무슨 얘기 했어?” -
280 벨리타주 ◆QuMdEQJ6Kc (/ngOVMBcU2) 2021. 1. 11. 오후 10:21:30벨리타가 혼자 급하고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어서 답레가 좀 흠 🤔...스럽네요 ㅠㅠㅠㅠ,,, 불편하거나 엉키는 부분은 무시하시고 클리프주 흐름대로 레스 작성해주세요!
헉 안 그래도 저 그때 한자 보고 어 익숙한데 뭐지 찾아봐야지! 했다가 까먹고 있었는데, 끄집어내서 답까지 알려주시니 감사하네요... 알고 나니 마지막 편지랑 첫 일상 진짜 ㅋㅋㅋㅋㅋㅋ 처음부터 제일 무서운 일 일어날 뻔했네요......🥲 -
281 클리프주 ◆oSnT.Ehang (xsTHFtc3To) 2021. 1. 11. 오후 10:46:30헉 오히려 벨리타주가 상황을 이끌어주는 것 같아서 고마운걸ㅠㅠ.. 벨리타주가 열심히 끌고있는 썰매에 타고있는 기분이야 ㅋ큐ㅠㅠㅠ 🛷🛷 뜬금 없지만 앞으로두 잘부탁할게!! 머 그렇게 엄청 엄청 엄청 심각하게 스토리에 영향 갈 행동만 아니면 캐릭터의 자유로운 모든 말과 행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 뭔가 그런 얘기가 나오니까 나중에 일상 소재 다 떨어지면 그거 해도 갠찮을 것 같아!! 완전 극단적으로 짧게 끝나겠지만 새로운 맛으로 ㅋㅋ.. ,, 무튼 할 건 많네! '과거일상'이랑 '똑똑똑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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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벨리타주 ◆QuMdEQJ6Kc (/ngOVMBcU2) 2021. 1. 11. 오후 10:53:22헉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다소 허접한 썰매 같기는 한데 루돌프처럼 열심히 끌어볼게요! ㅋㅋㅋㅋㅋ 길 잃었다 싶으면 잘 달래서 돌려주세요(?) 저도 자유로운 말과 행동을 좋아하는 편인데 다행이에요!
일상 장작이 많아서 올 겨울 춥지는 않겠어요 🔥 똑똑똑 꽥이라니 ㅋㅋㅋㅋㅋㅋ 심각한 상황이 너무 귀엽게 표현된 거 아닌지...... 그러고 보니까 클리프가 외상 입으면 보통 사람이랑 똑같이 죽거나 다치는지 아닌지도 관전 포인트네요 🤔 -
283 클리프주 ◆oSnT.Ehang (xsTHFtc3To) 2021. 1. 11. 오후 11:05:45허접한 썰매라니! 내게 있어선 최고의 썰매와 똑똑이 루돌프라구.. 🖤ㅋㅋㅋㅋㅋ알았어 돌려주고 나도 잘 따라가야지~, 💙 진짜 일상 장작 생각만 해두 마음이 든든하다.. ㅎㅎㅎㅎㅎㅋㅋㅋ 단어라도 귀엽게 보이고 싶었어 ㅎㅎ.. 똑똑똑 꽥 그날이 오면 벨리타🌿가 총을 사용하든 독을 사용하든 마음대로 마음껏 해조! 👍(엄지척) 악 사실 나도 그 부분은 엄청 생각하고 있는데.. 덜 다치거나 안 죽게 하자니 너무 판타지타지한 캐릭터가 되는 것 같고, , , 암튼 고민이 많어. (사실눈👀설정부터이미망한것같긴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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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벨리타주 ◆QuMdEQJ6Kc (b5a.kU.KPo) 2021. 1. 12. 오전 9:54:56아이구 그렇게 말해주시니 한결 마음이 편안하네요...🖤💙 저도 경로이탈 안 하게 최선을 다해서 다그닥다그닥 해볼게요! ㅋㅋㅋㅋㅋ 그쵸 날은 추워도 여긴 안 춥고 그래요(?) 그날이 오게 되면 흑 ㅠ 그렇게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아니아니 안 망했어요! 시작은 제가 했지만 완성은 클리프주가 하시는 거라 생각하구 있어서... 편안하게 짜고 싶으신대로 만들어주세요! 🥰 -
285 클리프주 ◆oSnT.Ehang (t5vRTJhEiI) 2021. 1. 12. 오후 2:04:18ㅋㅋㅋㅋㅋㅠ.. 푸념 들어줘서 넘 고마워..,, 🛷 앞으로도 둘이서 잘 가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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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클리프—벨리타 (t5vRTJhEiI) 2021. 1. 12. 오후 2:06:04고용인과 대망의 첫 대화는 이걸로 끝이 났다. 벨리타에게 자랑할 정도의 만족스러운 대화는 아니었지만 누군가 비명횡사하지 않았고, 누군가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지도 않았다. 주관적인 기준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리 부정적으로 끝매듭을 짓지는 않았으니 전체적으로 이 대화는 성공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쉬운 부분을 꼽아보자면 짧은 대화 시간과 상대와의 눈 맞춤 정도일까. 물론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점들이다. 만일 주변에 누군가 없었다면 혼자서 머리를 굴려 다음에 찾아올 대화를 완벽하게 끝내기 위하는 데에 있어 심혈을 기울였겠지만 지금은 혼자 있는 것도 아니니 모든 상황을 벨리타에게 설명하고 나면 조언이나 지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순간 이렇게 확신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나니, 아까 대화를 시작하기 전 여러 가지 걱정과 잡념에만 빠져있던 자신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와중에 고용인이 제 방으로 돌아가는 종종걸음이 눈에 띄었다. 끝까지 모습을 바라보았다. 분명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그곳에서 오랫동안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필경 웃음도 참지 못했다. 지금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아까의 자신이 그렇게 곱씹고 걱정했던 인간인 척 게 이리 여유롭게 끝날 굴어야 해! 대화라니. 웃기다.
*
“감사합니다.”
좀 더 다른 어구를 붙이고 싶었지만 자신의 말씨는 너무 느리니 상시 다른 사람들에게 짜증을 유발하지 않도록 주의하자는 말을 마음속에 박아넣고 살았고, 아까만 해도 약하게 느껴졌던 일종의 초조함, 불안이라 칭해도 될 그것이 상대의 겉면에서 진하게 느껴졌기에 그만 가보셔도 된다는 뜻으로 문을 열려 했다. 근데 어느 순간 느려터진 말씨 따라서 행동도 느려진 건지 아님 벨리타가 매우 초조한 건지 문을 열려는 행동은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녀가 할 말을 다 끝내고 나가는 건 정말······ 빨랐기 때문이다. 중요한 걸 어디에 내던지고 온 사람처럼. 이쯤 되니 고용주의 사정에 대하여 아예 안 궁금한 것도 아니지만, 일단은 정원을 좀 더 꼼꼼히 둘러보고 한나를 만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
불안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이 갓 태어난 새끼 양 같았다. 고용인이 들어 있는 방이 있는 쪽을 쳐다보는 행동은 새끼 양이 아직 처음 보는 세상에 대하여 적개심을 거두지 못한 것 같았다. 물론 벨리타는 갓 태어난 것도, 새끼 양도 아니니까 이 두 가지 행동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싶어 계속계속 고민하다 눈썹을 찡그렸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전미하게 되었다. 서재로 가자는 말에 고개를 휙 쳐들며 빙글 웃었다. 서재!
“무슨 얘기를 했냐면요. 걔가 저랑 벨리타가 친구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클리프는 상대의 지척만큼 가까이 다가간 뒤에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유연하게도 올라가는 입꼬리부터 비롯된 아슬아슬한 웃음이 본래의 얼굴을 덮었다. “객일 뿐인데.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그렇게 저음이 내부에 퍼졌고 한쪽 눈썹을 느릿하게 치켜올렸다. “클리프라고 해요.” 놀랍도록 아까와 똑같은 음정이다.
어쩌면 아까부터 원했을 장소 서재, 금방 들리는 문이 닫히는 소리, 대화에 관한 조언을 받기 적절한 때.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단전에서 올라오는 만족에 너무 들떴을까, 올바르지 못한 단어 선택이 있었던 것 같지만 눈알을 굴렸을 뿐 정정하지는 않았다. 일단 이 모든 것에 대하여 벨리타가 그녀의 목소리로 직접 내뱉는 모든 말을 들어야 했다.
“인간적······”
만족감에 사로잡혀 빠르게 얘기를 이어나가던 입은 뚝. 멈췄다. 공백이 꽤 길다.
“괜찮은 대화였을까요?” -
288 클리프주 ◆oSnT.Ehang (t5vRTJhEiI) 2021. 1. 12. 오후 2:06:35처음에,, 잘못올린건.. 마스크 부탁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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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벨리타주 ◆QuMdEQJ6Kc (b5a.kU.KPo) 2021. 1. 12. 오후 6:52:41푸념처럼 안 들렸어요! 저도 벨리타 얘를 어떻게 할까 🧐... 하는 고민 맨날 하거든요 ㅋㅋㅋㅋㅋ 마스크 처리는 완료했습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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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 클리프주 ◆oSnT.Ehang (/CY1KeSBRg) 2021. 1. 13. 오후 3: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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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벨리타주 ◆QuMdEQJ6Kc (zAmHwUcuFU) 2021. 1. 14. 오후 2:30:55소리없이 빠르게 오고 싶었는데 조용히 늦게 돼서 일단 레스 남기고 갈게요 🥲
일하는데 작은 이슈가 생겨서 그것만 처리하고 돌아오겠습니다... -
292 클리프주 ◆oSnT.Ehang (SCou1BRv7Q) 2021. 1. 14. 오후 3:02:15세상에ㅜㅜ 잘 해결되길 바랄게 👋 벨리타주가 소리없이 빨리 오든 뭐하든 난 우당탕 반겨줄 거야 () 무튼 목요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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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wZbKk93A5s) 2021. 1. 15. 오전 12:01:11벨리타가 바란 건 요약 정도였으나 지금 펼쳐지고 있는 건 상황의 재연이었다. 눈동자가 움직여 다가오는 클리프를 잡아냈다. 거리는 지나치게 가깝고, 저음으로 뱉는 말은 쓸데없이 의미심장했다.
“최악은 아니야.”
벨리타가 거리를 벌리며 말했다. 칭찬의 의도가 없으므로 무미건조하다.
“그렇다고 좋았던 것도 아니지만.”
클리프가 보통의 사람이 아니라는 건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건 애초에 벨리타가 클리프를 ‘손님’으로 규정하고 ‘짧게’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 아닌가. 벨리타가 듣기에 클리프가 한 말은 불필요한 상상력을 자극하기 좋은 것들이었다.
“접점이 생길 일은 최대한 피했으면 해. 말 없고 무뚝뚝한 사람처럼 보인다면 더할 나위 없겠어.”
벨리타는 대놓고 초조한 기색을 드러냈다. 두 사람 다 타지 출신은 맞는 것 같았다. 한 명은 억양에서 드러났고, 한 명은 말이 느려 알아챘다. 수도로 소식을 보낼 확률이 높은 건 사용인 쪽이지만, 정원사도 눈과 귀가 있으니 완전히 안심하긴 어려웠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생각은 결국 여기를 두고 다른 곳으로 떠나는 일에까지 이르렀다. 적당히 여행으로 둘러댄 도망. 하지만 외부에는 벨리타가 모르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고—.
“내가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라면 나한테 얘기해. 원래도 그랬잖아.”
…가족도 사용인도 없이 혼자 살던 여자가 갑자기 손님이라던 남자와 함께 사라지는 일이 가장 이상하지. 도망은 잠시 보류해두기로 한다. 나쁜 일들이 끊이지 않아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까지는.
“실제로도 크게 달라질 것 없어. 고작 사람 둘 들어온 게 전부니까.”
벨리타는 짐짓 여유로운 사람처럼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해 하는 말이라는 건,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계속 모르도록 감추는 일 정도야. 설사 누가 무언갈 알아채더라도 고작 둘이다. -
294 클리프—벨리타 (5BLGBC0OOk) 2021. 1. 15. 오후 6:54:30최악은 아니지만 좋은 것도 아닌 그 사이의 어디쯤. 벨리타가 내린 대화의 총평이었다. 그 대화가 끝난 직후 보완할 점들이 여럿 떠올랐으니 전혀 예상 못 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막상 직접 들으니 뱃속이 이상했다. 아마 무미건조한 목소리 탓일지도 모르겠다.
“네. 노력해 볼게요.”
확고한 모습은 없는 대답이었다. 듣기 좋은 노력이라는 단어로 상대를 안심시킴과 동시에 책임감이랄 것도 조금은 날려버릴 수 있는 단어. 여러모로 유용한 말이지만 클리프는 이를 위해서 노력해 보겠다는 말을 뱉은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감이 없을 뿐이었고, 그녀가 말한 두 가지 바람에 있어 확고부동하게 단언을 할 수 없는 것뿐이었다. 이유는 찾을 수 없었다.
“벨리타가 못 해결해 주는 문제면요?”
만약 정말로 그런 문제가 생긴다면 최대한 제 선에서 어느 정도 해결하거나 타협을 봐야 하겠지만 벨리타가 해결 못 하는 문제라는 가정이 걸린 지금, 그녀의 대답이 듣고 싶었다. 어쩔 수 없다거나 그런 일은 생각을 안 해 봤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언제나 그랬듯이 흐릿하게 웃을 것이고 다른 대답이 나와도 웃을 것이다. 으쓱이는 어깨가 퍽 애처롭다. -
295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wZbKk93A5s) 2021. 1. 15. 오후 11:52:39노력해보겠다니. 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결과가 어떻든 노력했다는 말 한 마디면 면죄부가 주어졌다. 알고 하는 말인지, 모르고 하는 말인지. 벨리타는 클리프의 표정을 살피지만, 이런 노력은 측량은 커녕 이행 여부도 알아낼 수 없다. 외관을 훑는 것으로 참거짓의 판단이 불가능한 게 당연하다.
“…말뿐만으로는 부족해.”
그러나 이미 클리프가 뱉은 노력이란 단어로 벨리타가 그를 비난할 기회는 사라지고 말았다. 벨리타에게는 제 간절함만을 더 내세우곤 입을 다물었다. 가장 마지막 선택지로 미뤄두었던 ‘도망’이 성큼 가까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못한다면 여기선 그 누구도 못해.”
벨리타가 옅은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표정과 말투에선 기묘한 자신감까지 묻어났다. 별장은 제 가문의 소유고, 클리프는 제 손으로 만들어 낸 존재다. 죽었던 사람이 다시 숨을 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이상 증명할 것이 있나? 클리프에게 다가선 벨리타가 비스듬히 웃었다. 천천히 올라가던 손이 어깨에서 멈췄다. 큰 이변이 없다면 가볍게 그의 어깨를 두드리고 떨어질 터였다.
“안심해.” -
296 클리프—벨리타 (AMrZ8vCmns) 2021. 1. 16. 오전 11:32:02정말 그녀다운 대답이었다. 자신감으로 범벅된 말에 웃음까지 흘리니 지금 상황이 어떻든 벨리타만 있으면 모든 게 괜찮을 것이라는 확신까지 들어버리고 말았다. 순간 상대의 모습이 일종의 신상으로 보였다. 허깨비겠지만, 아무렴 어떨까. 눈앞의 신상이 부족함을 느낄 수 없도록 맡은 바를 착실히 이행하면 되는 일이다. 그녀의 특정한 기준에 미달하거나 결여된 것이 있으면 그것들을 부숴서 없애고 찔러서 없앤다. 비로소 그녀에게는 완전함을 선사하고 지금 여기 이 세상에서 완벽함에 기한 위계를 선물한다. 이향이 흐르는 계획이었다. 어깨에서 시작한 진동이 곳곳으로 퍼지는 게 느껴졌다. 안심하라는 말은 단순히 덧붙이는 것일까 번번한 명령일까? 역시 후자인가? 클리프가 상대의 손이 내려갈 낌새를 보이자 휙 잡아본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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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클리프주 ◆oSnT.Ehang (AMrZ8vCmns) 2021. 1. 16. 오전 11:32:42막레 늣낌이야 👍 벨리타주 좋은 점심 보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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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벨리타주 ◆QuMdEQJ6Kc (RXC8jfXoKY) 2021. 1. 16. 오후 3:34:44막레로 하겠습니다 🙇🏻♀️ 클리프주 좋은 토요일 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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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클리프주 ◆oSnT.Ehang (AMrZ8vCmns) 2021. 1. 16. 오후 11:34:54벌써 토요일도 끝나가네 😭 벨리타주도 좋은 토요일 보냈겠지? 그랬으면 좋겠당! 그리구 새삼스럽지만 이번 일상 때문인지 ㅋㅋㅋ 벨리타가 더 대단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어.. 🌿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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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벨리타주 ◆QuMdEQJ6Kc (fa9Obr7G1k) 2021. 1. 17. 오전 12:21:54이제 일요일이네요 🥺 저도 좋은 토요일 보냈습니다!
ㅋㅋㅋㅋㅋ 헉 벨리타를 그렇게 보셨나요...? 굴리는 사람이랑 보는 사람은 입장이 다른가봐요 😂 저는 저거저거 또 허세부리지 또또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번 일상을 보고 변수가 꽤 늘어난 것 같아서 앞으로가 더 궁금해졌어요. 클리프가 한나랑 호란을 어떻게 대할지 예측할 수 없네요...! -
301 클리프주 ◆oSnT.Ehang (AiTuaJUW9E) 2021. 1. 17. 오전 12:29:15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구 ㅋㅋㅋㅋㅋㅋ 어쩔수없네 벨리타의 팬 1호는 내가하는수밖에.. 🌿🌿🌿🌿 사실 나도 예측할 수가 없다 ㅋㅋ..ㅋㅋ.. .ㅋㅋ 음 벨리타와 함께라면 어떻게든 되겠지 뭐!! 한나랑 호란이가 무사히 급료도 잘 받으면서 잘 생활할 수 있기를 ㅋㅋ ㅠㅠ 바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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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벨리타주 ◆QuMdEQJ6Kc (fa9Obr7G1k) 2021. 1. 17. 오전 12:33:24그렇다면 저는 클리프편에 서겠습니다 엣헴 🥸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예측할 필요 없지 않나요 흘러가는대로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
급여는 잘 받아야죠...! 넓고 엉망인 집이랑 정원 관리하는데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집주인도 이상하고 생각해보니 조건이 너무 열악하네요... -
303 클리프주 ◆oSnT.Ehang (AiTuaJUW9E) 2021. 1. 17. 오전 12:52:02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 편안한 마음으로 흘러가는 걸 봐야겠어~! 🏄♀️유후!🏄♀️🌊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휴 나 같으면.. .. 못 했어..,, 한나랑 호란이의 파란만장 근로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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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벨리타주 ◆QuMdEQJ6Kc (fa9Obr7G1k) 2021. 1. 17. 오전 1:07:31클리프주 이모티콘 찰떡같이 골라오시네요 ㅋㅋㅋㅋㅋ 저도 슬쩍 숟가락 얹어봅니다 🏄🏻♀️🏊♀️🌊 어푸어푸
돈보고 호기롭게 지원했다가 울면서 뛰쳐나올 근무환경 🥲 현대+기업이었으면 잡플래닛 악평 대박 아니었을지.... ㅋㅋㅋㅋㅋㅋㅋㅋ -
305 클리프주 ◆oSnT.Ehang (AiTuaJUW9E) 2021. 1. 17. 오전 1:22:02좋아 좋아 막 얹어!! 🌊유🏄♀️후!🌊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게 한편으로는 한&호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아니다 그냥 급여나 잘 받아라 하는 생각들이 ㅋㅋㅋ ㅠㅠㅠㅠ 클리프는 날이 갈수록 의존성이 높아지는 것 같네 무튼 일상 주제가 생각난다면 말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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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벨리타주 ◆QuMdEQJ6Kc (fa9Obr7G1k) 2021. 1. 17. 오전 1:45:12헉 그러네요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겠군요 🤔...! 일단 사람이 왔으니까 집도 좀 깨끗해지고 정원도 나름 정리되기 시작할 텐데, 과연 환경의 변화가 분위기의 변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겠어요
ㅋㅋㅋㅋㅋ 그냥 급여나 잘 받아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나가 가장 크게 바라는 부분이네요... 클리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건 의외예요 🤭 노력해보겠다는 말도 그렇고, 전 점점 자립심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막레에서 묘하게 벨리타를 신격화하는 것 같은 경향 생각해보면 🤔 뭔가 클리프가 태우고 나온 사이비 단체도 떠오르고 그렇네요
일상주제 분명히 몇 개 생각해뒀는데 적어두지 않았더니 다 날아가버렸네요 ㅋㅋㅋ큐ㅠㅠㅠ 찬찬히 다시 떠올려보고 말씀 드릴게요! 클리프주도 생각나는 거 있으시면 언제든 말해주세요~ -
307 클리프주 ◆oSnT.Ehang (AiTuaJUW9E) 2021. 1. 17. 오후 6:23:36그러니까!! 한나와 호란이의 작은 🐾발돋움.. ✨ ㅋㅋㅋㅋㅋ 진짜 한나는 동생들도 그렇구.. 꼭.. 돈이라도 잘 받아야 할 텐데ㅜㅜ.. 호란이도 돈 당연히 중요하지만 풀이나 나무나 꽃 같은 거 원체 좋아하는 애가 될 것 같아서,, 개성 넘치게 ㅋㅋ 자라고 있는 식물들 보면 열심히 일할 것 같당 아무래도 한나가 실내에 있으니까 벨•클 마주치는 횟수가 좀 더 많겠지..? 클리프 한나한텐 발 걸어넘어뜨리기 안 해도 호란이는 못 넘어갈 것 같은데 ㅋㅋㅋ 요거요거,, ✊🤨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ㅠㅠ 과연 클리프가 벨리타를 어떻게 생각하게 될 지~!..!.! 사실 벨리타 저번에 버튼 눌렸을 때 조금 짜릿(! 하기도 했어 ㅋㅋㅋ 나도 다음 벨리타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궁금하다 🧐 이번에는 초조리타가 많이 드러난 것 같구,, 무튼 다음 일상 주제는 천천히 떠오르면 돌리자구~ 좋은 저녁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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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벨리타주 ◆QuMdEQJ6Kc (fa9Obr7G1k) 2021. 1. 17. 오후 10:27:07식사준비나 청소 같은 잡일은 전부 한나가 하니까 아무래도 자주 마주치는 쪽은 한나일 것 같네요 🥸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한나도 의뭉스러운 데가 없진 않아서 그런지 호란은 순수한 면이 돋보여요...! 자기주장 강한 나무와 꽃들 때문에 고생 좀 하겠네요 🥲
ㅋㅋㅋㅋㅋㅋㅋ 클리프 결국 정원사 발 걸어넘어뜨리기 하나요 ㅋㅋㅋㅋ 호란이 어떤 사람이든 정원사라면 피할 수 없는 건지,,,
벨리타는 한나에게 따로 일 지시를 안 하고, 한나는 눈치껏 물건에는 손 안 대고 공간만 깨끗하게 하고 요리하면서 지내서 이번에 돌린 상황이랑 시간 차가 얼마 안 나면 비슷할 것 같아요. 경계와 불신 🤔... 다음 일상은 배경을 봄이 오는 시점쯤으로 잡을까요? 호란이랑 한나가 온지 한두 달 정도 되었을 때로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북부의 봄이라 좀 늦어서 꽃이 만개하고 따뜻한 바람이 불지는 않겠지만, 싹이나 새이파리가 돋을 기미 정도는 보이는 계절이요! -
309 클리프주 ◆oSnT.Ehang (AiTuaJUW9E) 2021. 1. 17. 오후 11:00:57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 한나 화이팅~,, 🥸 앗 확실히 한나의 의뭉스러운 부분과 호란이의 순수함이 대비되넹 보는 맛이 있다! ㅋㅋㅋ 그래두 벨리타주가 말한 그 초봄의 배경이면 개성 강한 정원은 아마 없을 거야 ㅋㅋㅋㅋㅋ 호란이의 땀이 일구어 낸 기적!! ✨ 다음 일상의 배경은 그게 좋겠네~!
휴 한나의 수난 시대.. 그래 괜히 막 건드렸다 한소리 들으면 안 되지ㅜㅜ 눈치 없는 사람 왔으면 진짜큰일날뻔했다 ㅋㅋㅋㅋㅋㅋ 만약 그랬담 매일매일이 살얼음판.. 🧊 -
310 클리프주 ◆oSnT.Ehang (AiTuaJUW9E) 2021. 1. 17. 오후 11:03:53아 정원에 관해서는 벨리타가 뭐 터치하는 거 없을까? 😎 이런 분위기로 해달라든가 이런 식물을 키워달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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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벨리타주 ◆QuMdEQJ6Kc (fa9Obr7G1k) 2021. 1. 17. 오후 11:15:16세상에 호란이 근면성실한 것 좀 봐 😭...!!!!!! 벨리타 그동안은 신경 안 써 몰랐지만, 클리프가 정원 얘기한 뒤로는 생각보다 더 엉망이라는 걸 알게 돼서... 아예 죽어 없어지는 것만 없게 해달라고 했을 것 같아요. 많은 요구를 하기에는 넓고 사람은 하나뿐인데다 얘기 들어서 안대도 자기가 전문가는 아니니까요 ㅋㅋㅋㅋㅋ 오히려 호란이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해냈네요!
매일매일이 살얼음판...... 상상만으로 심장이 쫄깃해지네요 😇 다들 눈치 빨라 다행이에요 ㅋㅋㅋㅋㅋ 하지만 한나는 그 사이에 수도로 편지 한 통을 보냈을 것 같긴 하네요. '아가씨 혼자가 아니라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아가씨는 손님이라곤 하셨지만,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있었고 지금도 살고 있다. 언제 떠나는지도 모른다.'의 내용에 클리프의 간단한 외형묘사 정도 추가된 편지일 것 같습니다 🤔 -
312 클리프주 ◆oSnT.Ehang (y8Ai6bbr9o) 2021. 1. 18. 오전 11:49:11앗 ㅋㅋㅋ.. 편지를 보내다니 심장이 다시 쫄깃해진다 왜 이렇게 반죽이 잘되는 심장인지 ㅋㅋㅋ ㅠㅠ 그러면 벨리타한테 뭐라고 뭐라고 편지가 오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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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벨리타주 ◆QuMdEQJ6Kc (Nrj.MW9LAk) 2021. 1. 18. 오후 4:19:21쫄깃한 심장... 벨리타한테는 아직 편지 안 갈 것 같구 한나한테 일단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고 좀 지켜보라는 답장이 갈 것 같아요! 🥸 ㅋㅋㅋㅋ 클맆주 좋은 월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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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클리프주 ◆oSnT.Ehang (y8Ai6bbr9o) 2021. 1. 18. 오후 8:29:02항상 느끼지만ㅜㅜ 벨리타주는 말을 너무 이쁘게 해.. 👍🌿 벨리타주도 좋은 월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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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벨리타주 ◆QuMdEQJ6Kc (jecKwXy6MM) 2021. 1. 19. 오전 12:17:50아이구 제가 뭘요 ㅋㅋㅋㅋㅋ 다들 할 수 있는 안부인사 덧붙인 게 고작인데요! 클리프주도 늘 같이 인사해주시잖아요 ☺️
초봄의 일상은 음 벨리타랑 클리프 말구 벨리타/호란이나 클리프/한나 조합으로 하나 골라 돌려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인사는 짧게 했으니까... 아님 사건을 하나 만들어보거나... 🧐 -
316 클리프주 ◆oSnT.Ehang (OKv6lN7JT2) 2021. 1. 19. 오전 12:40:33이방인 재밌게 봐 주는 깜찍참치가 또 있었구나!! 응원 고마워 ✊✊
앗 벨호 클한 좋아!! 벨리타주 말대로 사건 하나 만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은데 🥺🥺🥺 한 번 고민해서 생각나면 빠른 시일 내에 적어두고 갈게!! 그리구 요건 궁금한 건데 벨리타가 클리프 만들 때 사용했던 특정한 공간 같은 거 있어? 있든 없든 그냥 저택 전체적으로 썼든 썰 좀 풀어조 ✨ 좋은 밤! -
317 벨리타주 ◆QuMdEQJ6Kc (jecKwXy6MM) 2021. 1. 19. 오후 9:33:30엄맘마 꺅 응원 감사해요 🖤💙🖤💙
넵 저두 생각해볼게요~ 사건 생각 안 나면 벨호 클한 골라서 굴림 될 것 같아요!
클맆주가 물어봐주신 덕에 설정이 촘촘해지네요. 감사합니다 🥺... 벨리타는 1층 제일 구석에 있는 방을 썼어요. 사용인 방과는 정반대쪽의 구석이고, 지금은 안 쓰는 방이라는 이유로 잠가두었습니다. 한나랑 호란이에게도 그쪽 방은 치울 필요 없고 출입하지 말라고 얘기했을 것 같네요. 지금은 수술도구나 연장,,, 같은 것들이랑 관련 서적이 쌓여있어요. 도구랑 연장은 수상하게 뭐가 묻어있진 않구요 ㅋㅋㅋㅋ 그냥 정리돼서 어디 놓여있습니다. 정말로 안 쓰는 방이고 굳이 열어봤자 (벨리타에게) 좋을 거 없어서 잠가둔 방이에요. -
318 클리프주 ◆oSnT.Ehang (OKv6lN7JT2) 2021. 1. 19. 오후 11:29:41헉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야 🖤💙🦋 수상하게 뭐 묻어있는 건 아닌 방이구나!!ㅋㅋㅋ 뭔가 아예 배어버린 약품 냄새 같은 것도 아주 희미하게 날 것 같아..🧪앗 그럼 혹시 클리프가 벨리타한테 모종의 이유로 그 방 열어달라 그러면 벨리타가 열어줄까..!? (모종의 이유가 뭐가 있을까 해서 좀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클리프가 눈 딱 떴을 때 처음 본 방이구.. 관련 서적 같은 것도 보고 싶어할 것 같기는 한데 🤔) 요 방으로 사건 하나 해도 갠찮을 것 같네! 벨리타 생각에 맘 아프지만 ㅜ.ㅜ
사건은 여럿 생각해 봤는데 내가 지금까지 쓴 거 보니까 클리프를 잠깐 몸살? 감기? 그런 걸로 앓아눕게 해도 갠찮을 것 같구 (1. 이제 싹이 돋으려고 하는데 몸져누운 클리프) 정원도 깔꼬롬하니까 한 번 둘러보는 것도 좋고 (2. 개성있던 성장을 멈춘 정원 ~호란의 땀과 눈물~) 한나한테 더 지켜보라는 편지가 온 상황이면? 벨리타가 눈치를 까서 (한나가 눈치챌 수 있을 만한 건더기를 주려나 싶지만..) 일부러 더 수상하게 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한나 붙들고 대화하는 것도 좋구.. (3. 한나가 수상해!) 여기서 합쳐도 갠찮겠다. 2번은 짧을 수도 있으니까 1번이랑 합친다거나 그렇게? 솔직히 다시 생각해 보니까 그냥 클한 벨호 아무런 상황 없이 대화해도 재밌을 것 같기는 해 🤣
그리구 요건 다른 얘기인데 클리프가 만들어지고 얼마 안 됐을 때? 이상 행동을 많이 보였을 것 같거든 🤔 갑자기 막 주저앉거나 폭력성이 높아지거나 하루종일 눈물만 흘리거나 먹은 걸 죄다 게우거나.. 지금도 이상 행동이 완전 사라졌다고는 못 하겠지만 ㅋㅋ ㅠㅠ 초반에는 벨리타가 요거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것 같기두 해 이번엔 또 뭐가 문젠데! 같은 악에 받치는 심정.. -
319 벨리타주 ◆QuMdEQJ6Kc (jecKwXy6MM) 2021. 1. 19. 오후 11:41:27약품냄새 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열어달라고 하면... 먼저 이유를 물었다가 한나가 잠시 외출한 틈을 타서 열어주겠네요. 한나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다 살펴보고 나오라고 강조하구요! 왠지 다 안 된다고 했다가는 요즘엔 오히려 역효과가 나겠다 싶은 생각 때문에요.
호란의 땀과 눈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란이 정말 울었나요...? 과로로 울었다면 마음이 좀 아플 것 같아요 🥲 투철한 직업정신 멋지다 호란,,,! 저는 방에 들어가는 클리프랑 한나 언제 오나 살피고 호란 관심 돌릴 겸 밸호 조합을 합치거나, 클맆주 말씀대로 1+2의 상황도 좋네요.
헉 초반에 그런 일이......?! 🤭 지금이랑은 조금 다른 결의 불안이긴 한데, 엄청 불안해하긴 했겠어요. 특히 주저앉을 때는 클리프가 다시 죽을까봐 겁냈을 것 같네요. 폭력성을 보이거나 울 때는 자기가 약혼자를 살려낸 게 아니라 망쳤다는 사실에 절망하구... 여러모로 좌절감과 불안에 시달려서 몰아붙이기도 하고 애원도 해보고 말씀하신대로 뭐가 문제냐고 따져보기도 했을 거예요! 여행 이전의 상황 돌려볼 때는 이 소재 이용해도 재밌을 것 같네요 ☺️ -
320 클리프주 ◆oSnT.Ehang (RdlbcCeUdM) 2021. 1. 20. 오전 12:40:57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땀과 눈물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열심히 한..! 👍,,,, ㅋㅋㅋ ㅋㅋ ㅋ
앗 그러면 [1. 한나 언제 오는지 눈치 보며 그 방에 들어가는 클리프랑 벨리타•호란] [2. 정원 구경하다 몸이 안 좋아진 클리프] 요렇게 됐네!!! 나도 1번이 나을 것 같당 🛷 뭔가 다시 일상 주제 부자가 된 기분이야 ㅋㅋㅋ 과거 일상만 해도 벌써 3개네!! 좀 그래도 그나마 밝은 분위기가 될 것 같은 과거 봄 일상 하나랑 만약 클리프가 처음에 문 열고 죽는다면? 하나랑 방금 말한 소재 하나랑~ 우와 넘 좋다,, ,, ,, 진짜 배부르다!! 🍗 -
321 벨리타주 ◆QuMdEQJ6Kc (GnzvhFGrm.) 2021. 1. 20. 오전 1:55:42벨리타 대체 어떤 복으로 호란 같은 사람을 고용하게 되었는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넵 정리하면 그렇게 되겠네요! 그럼 이번 일상은 1번으로 굴리게 되는 거죠? 음 클리프가 먼저 말 거는 게 편할 것 같담 선레 주셔도 되고, 한나가 나가는 상황이 필요하면 제가 선레 쓸게요. 물론 언제나 옳은 다이스도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과거 일상 진짜 많네요! 곳간이 꽉 찼어요 심지어 분위기도 다양해요 ㅋㅋㅋㅋㅋ 클리프가 다시 죽는다면은 if인 거죠 😭... 벌써 눈물 좔좔 흐릅니다 흑 그와중에 저도 배는 부르네요 🍖,,, -
322 클리프주 ◆oSnT.Ehang (RdlbcCeUdM) 2021. 1. 20. 오전 10:26:48앗 그러면 선레는 내가 할게!! 🖤💙 벨리타주는 배부른 상태로 기다려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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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벨리타주 ◆QuMdEQJ6Kc (GnzvhFGrm.) 2021. 1. 20. 오후 1:02:40배부르고 감사한 마음으로 선레 기다릴게요! ㅋㅋㅋㅋㅋㅋ 천천히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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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클리프—벨리타 (vUZsMyPnzY) 2021. 1. 21. 오전 11:21:44“그 방문 좀 열어주세요.”
대화의 흐름에 있어서 뜬금없는 말이었다. 뜬금없음을 클리프 본인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눈을 몇 번 굴렸다. 항상 그 방은 불시에 생각이 나서 갑작스레 문을 열고 싶다고 강력히 바라게 만든다. 이상한 방이 아닐 수 없다. 어찌 됐건 지금으로선 벨리타가 이유를 물어볼 때 댈 수 있을 만한 적절한 구실을 선별해 놓는 것뿐이었다. 책을 읽고 싶어서.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그냥 들어가고 싶어서. 잃어버린 게 있어서. 아무래도 가장 괜찮은 이유는 책인 듯싶었다. 필요한 물건이 있다고 말하면 ‘도대체 그런 도구들을 어디에 쓰려고 저러는 거지?’ 같은 표정을 마주칠 가능성이 있었고 그냥 들어가고 싶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고집에 가까웠다. 또 잃어버린 게 있다는 소리는 거짓말 같은 냄새가 너무 많이 났다. 역시 책이 제일 낫다.
“책 때문에요.” -
325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7JUTemkVK2) 2021. 1. 21. 오후 11:56:30벨리타는 클리프의 말에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냥 보기엔 무시로 일관하고 제 할 일만 하는 것 같았지만, 속으로는 ‘그 방’에 대해 떠올리는 중이었다. 그가 말하는 곳은 일 층 구석에 있는 방이다. 클리프가 처음 눈을 떴던 방. 어떻게 그 방을 잊고 있었지? 괴물 대신 클리프라는 이름을 붙여준 순간, 그 방의 존재까지 떼어낸 게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의식 밖에 있을 리 없었다. 홀로 받은 충격을 소화하느라 벨리타는 클리프가 이유를 말할 때까지 그에게 어떤 답도 하지 못했다. 꺼내던 책을 집어넣는 손길에 안경줄이 작게 흔들렸을 뿐이다.
“…무슨 책?”
벨리타가 클리프를 돌아보며 물었다. 클리프가 깨어나고도 한동안은 열어두었으니, 그사이에 관심을 둔 책이 있을 법하긴 했다. 하필 왜 지금? 동시에 드는 생각엔 그냥 그런 때가 있다고 생각하니 납득이 됐다. 무엇이든 파헤쳐보지 않고선 못 견딜 것 같은 마음을 알았다. 그런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온다. 벨리타가 천천히 허리를 숙여 낡은 서랍을 열었다. “두 가지만 지켜.” 그 안에 덩그러니 들어있던 열쇠는 클리프에게 넘어갔다.
“한나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나와야 해. 또, 정원에 있을 테니 필요한 걸 찾은 뒤에는 다시 나한테 와.”
벨리타가 안경을 벗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벨리타에겐 밖으로 나가기 위한 채비였다.
*
기분전환을 이유로 나온 건 아니었지만, 안정된 환경은 꽤 좋았다. 정원은 완벽한 수준은 아니라고 해도 지금에서 이전의 모습을 상상하긴 어려울 만큼 정리되어있었고, 추위가 누그러진 덕에 바람도 서늘한 정도로만 느껴졌다.
천천히 걷던 벨리타가 막 돋은 듯한 연둣빛 이파리에 손끝을 댔다. 잠시 닿은 걸 보았던 눈동자는 이제 돌아올 사람과 돌아다닐 수 있는 사람의 기척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
326 클리프 (pmN.H0SqeM) 2021. 1. 22. 오후 10:24:18흔들리는 안경줄을 보니 역시 책 말고 다른 구실을 더 찾아볼 걸 하는 아쉬움이 허공에서 대롱대롱 흔들렸다. 지금 이곳은 흔들리는 것들이 참 많았다. 공기, 먼지, 밀빛의 머리카락이 계속해서 요예함과 동시에 기분과 마음도 좌우로 함께 흔들렸다. 무슨 책이냐는 물음이 들려왔다. 진실하고 참인 대답을 할 생각 없었건만 괜히 입을 열어본다. 하지만 열쇠는 이쪽으로 빠르게 넘어왔고 입을 꾹 다문 채로 언제나 그랬듯이 새물거렸다.
“네.”
클리프는 벨리타가 안경을 벗어두고 나간 뒤 십 분 정도가 흐르고 나서야 몸을 움직였다. 분명 아까만 해도 거침없이 문을 열어버리고 싶었는데, 원인 불명의 두려움이 엄습해 지조를 져버리게 만든 듯했다. 그래도 클리프는 겉으로 어떤 반응을 드러내 보이진 않았다. 그저 그곳을 생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제가 처음으로 눈을 뜬 곳. 처음으로 그녀를 본 곳. 지독한 약품 냄새가 아직도 한을 풀지 못하고 머무는 곳······. -
327 호란—벨리타 (pmN.H0SqeM) 2021. 1. 22. 오후 10:27:32호란은 나무 한 그루 앞에 있었다. 원래 이맘때쯤 자신의 고향에서 활짝 개화했을 꽃을 생각하다가도, 뺨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바람에 새삼스럽지만 북부에 올라왔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했다. 그래, 여긴 서늘한 봄이 존재하는 곳이다. 허리께를 짚던 호란의 손이 나무의 겉껍질로 옮겨갔다. 차가웠다. 이곳에 처음 와서 봤던 정원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파 원래 있던 것들을 되도록 쳐내지 않는 쪽으로 작업했기에 혼자서만 눈에 띄는 초목이 가끔 나왔다. 이 시꺼먼 나무처럼. 나무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냉한 기운은 평생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근처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호란이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나무에 있던 손도 자연스레 떨어지는 바람에 냉기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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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클리프주 ◆oSnT.Ehang (pmN.H0SqeM) 2021. 1. 22. 오후 10:30:26클리프랑 호란이를 따로따로 올릴게!! 호란이야 물론 벨리타랑 만나고 있는 거니까 답레는 꼬박꼬박 올 거고 클리프 상황 답레는 띄엄띄엄 주려구 해!! 벨리타랑 호란이 대화가 끝나면 클리프가 한나 온 거를 봐서 방에서 나오는 걸로 일상을 끝낼게~~!! 좋은 밤 보내 벨리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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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벨리타주 ◆QuMdEQJ6Kc (1E3BD5i/.M) 2021. 1. 24. 오전 12:26:33제가 또 조용히 늦고 있어서 시끄럽게 다녀갑니다 💥💣🧨💥...
대화 답레랑 상황 답레 따로 주시는 거 넘 기발하고 좋아요 🥲 곧 답레 가져올게요! 클리프주도 좋은 밤 되세요🖤💙 -
330 벨리타주 ◆QuMdEQJ6Kc (Kdywu0E9cg) 2021. 1. 26. 오후 2:48:15클리프주 제가 최근에 무거운 걸 잘못 들어서 허리를 삐끗했어욯... 저도 이게 뭔 상관인가 싶은데 오래 누워서 진통제를 먹어서 그런가 하루종일 졸려서 하나에 집중하기가 어렵네요 🥲...
괜찮으심 조금만 더 편한 맘으로 기다려주실 수 있을까요 🥺 답레는 퀼트 조각 붙이듯이 천천히 쓰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331 클리프주 ◆oSnT.Ehang (MH6gjv6S7o) 2021. 1. 26. 오후 4:48:08세상에나 벨리타주 무슨 일이야ㅜㅜㅜㅠㅠㅠㅠ 💣💣💣💣 천천히 회복해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ㅠㅠ.. 응 쫀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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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tkqhXh0pvA) 2021. 1. 28. 오전 2:04:22이 별장은 숲에 둘러싸여 있긴 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시내로 나갈 수도 있었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처럼 말이다.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대도 꽤 넓은 정원이 있었고, 조금만 더 걸어가면 더 긴 숲길이 펼쳐졌다. 벨리타는 언제든 바깥에 나가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실제로 벨리타는 자주 정원을 거닐었다. 비록 그 걸음이 사람이 붐비는 곳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아무튼, 벨리타는 갇힌 적 없었다. 그렇다면 이 산뜻함은 어디서 온 걸까. 꼭 어딘가에 오래 갇혀 있다 문이 열리는 걸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문 너머엔 누가 있을까. 앨런? …그럴 리 없지. 그는 이미 죽었으니까.
벨리타는 호란의 시선이 완전히 제게 닿을 때까지 조용히 서 있었다.
“정리가 빨리 됐어. 기대 이상이네요. 처음부터 기대한 적 없으니까 이건 틀린 말인가.”
혼잣말로 시작한 말은 칭찬으로 이어지다 다시 혼잣말로 끝났다. 벨리타는 방금 뱉은 말로 제 사회적 능력의 일부는 완전히 끝장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클리프가 있긴 했지만, 그는 좋은 말 상대가 아니었다. 애초에 벨리타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 클리프에게 하는 말은 대부분 일방적으로 뻗어 나가기만 했다.
“지내는 데 불편함은 없어요? 일은요?”
이러다 누구도 듣지 않는 말을 혼자 지껄이는 미친 사람이 될까 싶어 화제를 돌린다. 어쩌면 말을 적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클리프에게 강조한 행동을 벨리타 자신도 지킬 필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건네는 말은 상대에 관한 물음이었다…. 동시에, 벨리타는 이 말을 보다 이전에 클리프에게 물었어야 했는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너무 늦었으므로 묻는 일은 아마도,
질문하고 금세 입을 닫은 벨리타가 호란을 기다린다. -
333 클리프주 ◆oSnT.Ehang (30iB9ZO1oc) 2021. 1. 28. 오후 1:28:28퀼트 조각처럼 이어 붙여진 답레가 간신히 도착했당.. 💣😭 답레도 끝냈겠다 늘 하는 말이지만 푹 쉬어!! 이번엔 허리도 아프니까 요령껏 ㅋㅋ ㅠㅠ 쉬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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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벨리타주 ◆QuMdEQJ6Kc (CZDcgYRGV6) 2021. 1. 28. 오후 9:33:50안 따끈따끈한 답레 도착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ㅋㅋㅋ큐ㅠㅠㅠㅠ 안 그래도 오늘 일하고 병원 다녀와서 잘 쉬었어요 🛏🙃👍
오늘 눈폭탄에 돌풍까지 날씨가 아주 매섭네요,,, 누가 머리 잡고 흔드는 줄 알았어요,,, ㅋㅋ큐ㅠㅠㅠㅠ 클맆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당 푹 쉬세요! -
335 클리프주 ◆oSnT.Ehang (NGZe7KNV4w) 2021. 1. 29. 오전 11:54:53“······예. 감사합니다.”
이 정도의 규모와 각 개체의 개성을 자랑하는 정원이 빠르게 정리된 지금 이 광경은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놀라웠다. 또한 그 과정이 제 손을 거쳤다는 사실도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연하거나 질긴 것들을 쳐내고 다듬던 날들. 갖가지 도구들이 뒤엉켜 만들어내던 잡음과 일상을 함께한 시간. 식시를 대충 건너뛰거나 생략하며 풀 한 포기를 더 뽑고 있을 때 사다리와 부딪혀 보기도 했던 경험. 바득바득 이를 갈며 철야에 힘쓰다 얼굴 위로 일각이 쏟아지자 까무룩 자버렸던 일······. 다채로운 과정들만이 머리를 훑고 지나갔다. 완벽에 기한 끝에 달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정원에 있어 부푸는 기대는 사실이었지만 상대는 그런 기색이 별로 없어 보였다. 그래도 최종에는 기대 이상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니 괜찮은 평일 거다.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어요.”
언제나 그랬듯 느리디느린 대답을 마친 호란이 벨리타를 한 번 흘끗 보다가 다시 문제의 시꺼먼 나무로 눈을 돌렸다. 아까부터 이 나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하여 생각하고 있었고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였다. “이 나무는 어떻게 할까요?” 지금까지 별다른 요구를 받지 않고 척척 해왔지만 그녀와 마주친 지금 같은 때에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시꺼먼 나무는 따로 보면 고고했지만 거의 정리가 다 되어가는 정원 속에서는 혼자서만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했다. 북부지만 그래도 봄이랍시고 아주 조금은 훈기를 뿜는 식물이 늘어났는데 이 나무는 차가워도 너무 차가웠다. 사실상 호란의 생각은 거의 한쪽으로 기울었다. 벨리타가 별다른 말이 없다면 외로운 나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
336 클리프주 ◆oSnT.Ehang (NGZe7KNV4w) 2021. 1. 29. 오전 11:56:32아이쿠 이름칸.. 🤓 앗 맞어 정말루 어제는 날씨가 굉장했지 ㅋ ㅋ ㅋ 나무에 쌓인 눈이 바람에 날리면서 뿌옇게 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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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벨리타주 ◆QuMdEQJ6Kc (MB1LFDyc.k) 2021. 1. 30. 오전 1:07:53조만간 퀼트 2탄을 가져오겠습니다...! 클맆주 주말 잘 쉬시고 죤꿈 꾸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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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무거운 발걸음이 마침내 멈췄다 (KDLpOJBztI) 2021. 1. 31. 오후 9:54:15벨리타에게 받은 열쇠는 너무나도 쉽게 그 문을 열어버렸다. 무심결에 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나?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아득한 옛것이면서도 친숙한 약품 냄새였다. 달고 어지러운 향이 뇌내를 어지럽혔다. 확실히 핑 도는 느낌은 예전보다 덜했지만, 덜하다고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냄새든 기억이든 뭐든 아직도 모든 것이 뿌리 깊게 박혀있었다. 왼편에 있는 다양한 도구들이 그 뿌리를 한층 더 견고하게 만들었고 오른편에 있는 여러 자료가 그것을 도왔다. 기분이 이상했다. 도대체 왜 이곳에 왔던가? 모든 과거가 추억이라고 한다면 이곳에서의 추억을 돌아보려고? 아쉽지만 추억이랍시고 떠오르는 것은 그녀의 초용과 이 신체에 적응하는 데에 있어 느껴졌던 벌레 같은 감각이 전부다. 하늘과 광명 그 어디쯤을 바라보며 회상할 추억은 하나도 없다는 거다. 그렇담 아무 이유 없이 이곳에 온 것이었나? 뭐가 됐던 그녀에게 댄 핑계는 책이다. 책장으로 손을 뻗었다.
얇은 책 한 권 펼쳐서 몇 장 넘기다 보니 갑작스레 폐부에서 간질거리는 무언가가 차올랐다. 턱을 매만지던 손이 덜덜 떨리며 그 무언가를 막으려고 입을 덮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맥없는 웃음이 손아귀 틈으로 뚝뚝 떨어졌다. 그 상태로 양소했다. -
339 클리프주 ◆oSnT.Ehang (KDLpOJBztI) 2021. 1. 31. 오후 9:54:56클리프 올려두고 다시 사라질겡 조은밤 벨리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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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벨리타주 ◆QuMdEQJ6Kc (p/wm8z.lkI) 2021. 2. 1. 오전 12:56:05흔들의자에 앉아서 바느질하는 할머니처럼 답레 쓰고 있답니다 홀홀 👵🏻🪡
클리프의 방 탐사도 굉장히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어요! 웃었다 웃었다 왜 웃었지 뭘 봤지?! 🤭 하는 시청자의 마음이라고 할까요 ㅋㅋㅋㅋㅋㅋ
참 저번 크리스마스 선물에 티켓이 있었잖아요. 공연보는 걸 일상으로 굴리기엔 짧게 끝날 것 같기도 하고, 지금 계절도 바뀌어서요! 밸리타가 고른 극은 '맥베스'였습니다. 짧게 tmi 쓰고 저는 마저 답레 기우러 갈게요~ 클리프주 좋은 밤 되세요! -
341 클리프주 ◆oSnT.Ehang (KEn3ssnvSI) 2021. 2. 1. 오후 6:22:28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ㅋㅋㅋㅋ할머닛~!,,~,,
아 맞다 클리프가 웃은 이유는 '자신과 관련된 연구 실패 기록' 또는 '가져온 신체 출처(..)' 요런거 할 것 같은데 혹시 벨리타주가 따로 생각해 둔.. 머라 그래야 되징. . 책? 서류? 기록? 일지? (아니면 클리프가 책은 넘기기만 하다가 다른 물건을 봤을 수도 있으니까 물건도 조와) 그런거 있을까..? ! 🤔 없다면 그냥 위에서 말한 예시같은 거로 하려구!
앗 tmi 냠뇸냐냠뇸념 😋😋 만족스러운 저녁이당 벨리타주도 맛있는 저녁 먹어!! -
342 벨리타주 ◆QuMdEQJ6Kc (p/wm8z.lkI) 2021. 2. 1. 오후 9:44:56ㅋㅋㅋㅋㅋㅋㅋ 아이구 우리 손주왔니 👵🏻🪡(열심히 바느질중입니다...)
와 클리프주가 말씀하신 거 다 있어요! 아마 한 노트에 출처-일지-실패기록-출처-일지-실패기록(반복) 이런 식으로 썼을 거라 한 번에 다 보는 것도 가능하겠는걸요 🤔
나중에 혹시 연극얘기도 하게 될까봐 급하게 풀어본 tmi였습니다... 맛있는 저녁 드셨다니 할머니는 맘이 좋네요! ㅋㅋㅋㅋㅋ 오늘도 고생하셨구 굿밤되세요~ -
343 벨리타 - 호란 ◆QuMdEQJ6Kc (3lxdQcn7as) 2021. 2. 4. 오전 3:05:53“다행이네요. 내가 모든 걸 소상히 살필 수는 없어 먼저 알아채지는 못할 거예요. 그래도 이전에 말했다시피, 개선을 요구하면 노력은 해볼 테니 너무 어렵게 생각은 말아요.”
너그러운 주인 같은 말을 뱉는 사람치곤 표정이 건조했다. 이따금 바삐 움직이는 눈동자 탓에 어딘가 쫓기는 듯한 기색을 비치기도 했으나 머무른 시간은 아주 잠시였기 때문에, 메마른 사람처럼 보이는 건 여전했다. 벨리타는 호란이 말한 문제의 나무로 눈을 돌렸다. 기억 속의 아름다운 정원에 이런 나무가 있었던가?
“…그냥 두기로 해요.”
뿌리에 가까운 부분부터 가지 끝까지 뜯어보듯 살핀 벨리타가 답했다.
“어울리진 않아도 희소성 하나만으로 가치가 올라가는 건 흔한 일이니까.”
제가 뱉은 말이지만, 참으로 우습다고 생각했다. 희소성이 언제나 높은 가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런 모습의 나무는 불행의 징후나 후유증처럼 여겨질 확률이 높았다. 그럼에도 벨리타가 굳이 이 나무를 남겨두기로 한 건, 이보다 이곳의 본질과 가까운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별히 공을 들일 필욘 없어요. 없애지 않고 남겨두는 거로 충분해요.”
벨리타가 천천히 손을 뻗어 나무 기둥에 손을 댔다. 가장 먼저 인지한 건 퍼석한 껍질이었고, 그 다음으론 다가오는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냉기가 느껴졌다. 검고 차가우며, 때때로 죽음의 경계선 위에 놓인 것처럼 보이는 존재. 벨리타는 무의식적으로 클리프를 떠올렸다가, 이내 말끔하게 지워냈다.
“이왕 남겨두기로 했으니 죽지 않고 오래 버틴다면 더 좋고요.”
손을 떼어낸 벨리타가 호란에게 말했다. 손끝에 머물렀던 냉기는 꽤 오래 머무르고 있었다. -
344 벨리타주 ◆QuMdEQJ6Kc (3lxdQcn7as) 2021. 2. 4. 오전 3:07:38저 여태 이름칸 잘못 쓰고 있었네요...? 호란이 미안 🥲 저녁 맛있게 드셨다는 것도 tmi 얘기였다는 걸 이제 알았고... 여러모로 민망한 새벽입니다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클맆주 좋은 꿈 꾸시고 내일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
345 클리프주 ◆oSnT.Ehang (y4vhG8ozDk) 2021. 2. 4. 오후 1:08:26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 그럴수도있징!! ㅋㅋㅋㅋㅋ 벨리타주도 따땃한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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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 호란—벨리타 (8ovlllCqcI) 2021. 2. 5. 오후 9:41:10따뜻한 사람으로 느껴지는 말이었다. 하지만 건조한 표정이 떠오른 뒤엔 그냥 치레구나, 싶었다. 그냥 고용주가 고용인에게 내비쳐야 하는 관심과 예의 중간쯤의 적정선이 지켜지는 말······. 지금 이 자리에 만약 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면 딱딱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물론 그 생각에 공감은 가지 않았다. 따뜻하다고 형용할 수 있는 말을 듣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희소성, 네. 알겠습니다.”
그냥 두기로 하자는 말부터 남겨두는 거로 충분하다는 말까지 고개를 옅게 끄덕였다. 이 나무는 정말로 운이 좋았다. 지금 정원의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모습을 대놓고 드러내면서 사라지는 운명을 면하다니. 일순 상대의 말로 그 가치가 조금이나마 올라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벨리타가 냉기의 잔해를 느끼고 있을 때쯤 호란은 따뜻한 색의 눈을 두세 번 깜빡이고 있었다. 그 차가움은 호란 본인도 잘 아는 것이었다. 시꺼먼 나무가 필사적으로 내뿜는, 아주아주 찬 기운. 음로를 연상케도 하는 나무를 숙람하고 있자니 어두운색의 타인 또한 떠올라버렸다.
“혹시, 클리프 씨와······”
어두운 사람. 이름의 발음조차 낯설었다. 분명 상대가 이 이름에 관하여 캐묻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 관심을 가지는 걸 기피하고 무언가 단단히 숨기려고 한다는 것 등등 모든 것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인지하고 있었고, 그 모든 것의 끝엔 겉으로 살짝살짝 보이는 초조함이 들러붙어 있다는 걸 잘 알았지만 이렇게 묻는 이유는......
“······아닙니다. 손님이라지만, 클리프 씨가 좋아하는 화초 같은 건 뭐가 있을지 물어도 될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는 없었다. 멍청한 이유라도 대보라면 이전에 들었던 ‘호기심은 독이야.’라는 말에서의 호기심. 이마저도 일말. 결국 말끝을 모로 돌려 치레의 말을 뱉었다. 후회가 밀려온다. -
347 벨리타 - 호란 ◆QuMdEQJ6Kc (VR/PCf6eIQ) 2021. 2. 7. 오전 1:09:28‘클리프’라는 이름이 호란의 입에서 나온 순간, 벨리타의 눈동자가 굴러 그를 향했다. 부자연스러운 끊김과 느린 속도 탓에 누군가 손으로 직접 굴리고 있다 해도 그럴듯하게 들릴 정도였다. 동시에 줄곧 건조하던 얼굴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중이었다. 미세한 근육들이 조금씩 움직이며 표정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는데, 눈가와 입가가 따로 노는 결과물은 어딘가 기이해 보였다. 설명서에 적힌 마지막 단계인 양 굳게 다물린 채 있던 입술이 천천히 벌어졌다.
“아.”
소리는 짧고 높낮이가 없었다. 기계적인 반응과 달리, 벨리타는 태어나 처음 보는 걸 갓 인지한 어린애처럼 뚫어지게 호란을 쳐다봤다. 이따금 한 번씩 깜빡이는 걸 제외한 움직임은 없었다. 내내 시야를 뿌옇게 가리던 막이 한 꺼풀 벗겨진 것 같다. 그래, 이런 것도 있었지. 일순 시선을 위로 돌리곤 웃음을 뱉었다.
“못 보던 거라면 뭐든 관심은 보이겠죠.”
잘 모르는 걸 대수롭지 않은 일을 대하듯 말했다. 지극히 사소해 신경 쓸 필요도 없다는 듯이. 초조한 기색은 확실히 잦아든 태도였다.
“정 궁금하면 나중에 물어보고 전해줄까요. …뭐, 직접 묻는 것도 나쁘진 않겠어요.”
벨리타는 다시 주변을 넓게 둘러보았다. 아직 다른 인기척이 없는 걸 확인한 후엔 다시 호란을 보고 웃었다. 미소가 머문 시간은 역시 찰나였다. -
348 클리프주 ◆oSnT.Ehang (L96EAvm9tw) 2021. 2. 8. 오후 11:13:22잠깐 들렸다 갈겡 좋은 밤이야 벨리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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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호란—벨리타 (L96EAvm9tw) 2021. 2. 8. 오후 11:50:53이곳에서 일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봄은 제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고, 각자 다양한 목소리를 내던 이곳 정원은 염정히 노래했다. 이 저택에 발을 붙이고 있는 네 사람도 서로가 서로에게 아주 조금은 익숙해졌다 생각했지만, 대화와 행동이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했지만······. 지금 상대의 표정은 동떨어진 미지의 것처럼 기이했다. 등허리가 서늘하기까지 했다. 시꺼먼 나무의 냉기가 잠시 스며들었다 사라진 것도 같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지만 물어봐 주시면 안 될까요?”
그 분은 절 달갑게 여기시지 않는 것 같아서.
어딘가 엉성한 느낌의 이유를 붙였다. 왜 엉성한 느낌이 드는가 하면, 이유의 이유를 붙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란은 이유의 이유인 어째서 그렇게 생각했는가에 대한 말을 하려고 하지도 않고 문장을 뚝 끝냈다. -
350 벨리타 - 호란 ◆QuMdEQJ6Kc (hjmrzL73Ug) 2021. 2. 9. 오후 11:52:46“그렇게 느꼈을 줄은 몰랐네요. 조금 의외이기도 하고요.”
벨리타는 속으로 웃으며, 겉으로는 작게 놀란 기색을 표했다. 하지만 그건 벨리타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손끝으로 쓸어내린 입가가 호선을 그리고 있었던가?
“정원사가 필요할 것 같다 말한 건 내가 아니었거든요.”
벨리타는 클리프를 그냥 두고 싶었으나 온 신경이 그에게 쏠리는 일은 불가항력이었다. 그가 눈을 뜬 순간부터 벨리타는 그의 존재를 비밀에 부치고 싶었으며, 그의 여행 중 벌어진 괴이현상들은 세상 속 수많은 이상한 일 중 하나가 되길 간절히 바랐다. 신문 구석에나 작게 실려 미처 읽히지 못한 기사가 되거나 한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다 마는 의미 없는 말처럼. 클리프가 저택 밖을 떠나는 일을 막는 것과 고용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 모두 그 바람을 위해 이루어지는 일들이었다. 폐기할 수는 없으니 흐릿한 존재로나마 만들 수 있기를.
지금 호란이 한 말에 의하면, 클리프는 벨리타의 말에 잘 따라주고 있는 셈이었다. 웃음이 났다. 아주 짧게 스쳤다 사라지고 말았지만.
“묻는 건 내가 하기로 하죠. 전달은 직접 하든 한나를 통해서 하든…….”
끝을 얼버무린 벨리타가 멀리 시선을 던졌다.
“한나는 언제쯤 올까요?”
지나가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역시나 대상에 대한 일말의 애정이나 관심은 없다. -
351 벨리타주 ◆QuMdEQJ6Kc (Ao.qHcCmlY) 2021. 2. 10. 오전 12:10:2212시 넘었으니 연휴전야네요! 클리프주 좋은 밤 되시구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복도 많이 받으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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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 클리프주 ◆oSnT.Ehang (NvKmDeiFUA) 2021. 2. 10. 오후 8:59:43코로나 때문에 뭐 움직이지도 못 하구ㅠㅠㅠㅠㅠㅠㅠ..... 응 벨리타주도 즐거운 연휴 보내구 복 많이 받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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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 호란—벨리타 (CEdZGBZ/xM) 2021. 2. 11. 오후 10:47:48그가 저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고 느낀 데에 있어 구체적인 이유는 없었다. 그 검은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느꼈던 찜찜한 덩어리가 추측으로, 추측에서 확신으로 발전하는 과정 사이사이엔 오롯이 심증만이 존재했으니 상대에게 이렇다 저렇다 할 말이 없었다. 쳐다보는 느낌이 이상해요. 대화가 미심쩍어요. 의중을 알기가 어려워요. 다 하나같이 유치하기 짝이 없다.
벨리타의 말에 호란은 눈을 둥글게 떴다. 의외로 정원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호란의 뇌내 한가운데로 톡 떨어졌다. 그로 인해 생긴 파동으로 앙다문 입은 더더욱이 말을 뱉기가 어려워졌다. 수십 초가 흐른 뒤에야 열린 입은, 금붕어처럼 뻐끔거리기를 반복할 뿐 어떠한 음절을 소리 내면서 진전할 기미는 없어 보였다. 금붕어는 사실 그의 눈에서 봤던 금빛을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감사합니다. 아까 밖으로 나가는 것 같긴 하던데······, 잘 모르겠네요.”
단순한 혼잣말일지도 모를 그것에 호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느릿하게 올라간 시선은 저만치 하늘을 향한다. 그리고 벨리타에게 고개를 까딱인 뒤 발걸음을 돌린다. -
354 클리프주 ◆oSnT.Ehang (CEdZGBZ/xM) 2021. 2. 11. 오후 10:49:22벨리타주가 요걸 막레로 받아주거나 막레를 써주면 방에 있는 클리프 한 번 더 쓰구 마무리할게~~ 👏👏 허리는 갠찮은지 모르겠네ㅠㅠㅠㅠㅠ... 쫀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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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벨리타 - 호란 ◆QuMdEQJ6Kc (eXDns5eqK2) 2021. 2. 12. 오전 1:50:29벨리타는 호란의 입에서 말이 나오기까지 기다린다. 기다리고는 있지만, 딱히 기대하는 대답은 없다. 방금의 대화로 벨리타는 호란이 클리프와 가까워질 생각이 없다고 판단했다. 내내 벨리타를 괴롭히던 불안이 잠시 잦아들었다. 동시에 머리는 백지처럼 하얗게 비워진다. 숨죽이곤 제 것 아닌 소리에 귀 기울였다. 신경이 다시금 곤두서며 생각들을 찍어냈다.
한나가 어느 방향으로 향하던가요? 낯선 사람과 접촉하는 낌새는 없었나요? 오늘 어디에 가 누굴 만날 예정이다, 혹은 무언가 사러 간다는 가벼운 언질도? 정말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가버렸어요? 표정은, 걸음은, 뒷모습은 어떻게 보이던가요? 이런 말 하는 내가 이상한가요? 그럼 보통은 무슨 말을 해요? 뭘 캐물어선 안 되고 뭘 감추면 이상한가요? 이런 질문도 비정상인 것처럼 들리나요?
벨리타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속에서 들끓는 말은 한마디도 뱉지 않았다. 관조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벨리타가 말했다.
“곧 돌아오겠죠.”
적당히 맞장구치는 듯한 말은 스스로 거는 암시 같기도 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벨리타는 가만히 서 있는 것 외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아, 뒷모습들은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똑같은지.
뒤돌아 걸어간 호란이 꽤 멀어졌을 때쯤, 벨리타도 몸을 돌렸다. 곧 한나가 돌아올 것이다. 아마도, 곧. 벨리타는 이제 열쇠를 돌려받아야 했다. -
356 벨리타주 ◆QuMdEQJ6Kc (eXDns5eqK2) 2021. 2. 12. 오전 1:58:55막레 가져왔습니다! 천천히 클리프 레스 적어주시면 이번 상황도 마무리가 되겠네요. 이번에는 잔잔해 보이는데 물밑에서 여러 일들이 일어난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일단 클리프가 노트를 발견해서 앞으로의 행보가 어떨지 궁금하고, 호란이 클리프를 생각하는 방식이 변화할지도 관전포인트고요 🤔
저 답레 텀이 전보다 조금 빨라지지 않았나요? 아니라면 제 착각이겠군요,,, 허리가 많이 좋아져서 정신이 돌아왔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어요 ㅋㅋㅋㅋㅋ 진료는 끝나서 이제 운동으로 셀프강화할 때가 왔네요... 🥲
이동이 불가능해서 명절 분위기 체감은 힘들지만 달력의 빨간색으로나마 특별한 기분 느끼시는 연휴 되세요! 굿밤입니다 🖤💙 -
357 클리프주 ◆oSnT.Ehang (xi1FmmmFjU) 2021. 2. 12. 오전 10:02:35그러게 다들 잔잔해 보이는데 속은 우당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맞아 빨라졌어!! ㅋ ㅋㅋㅋㅋ 이제 그 퀼트 할머니 속도가 아니라구.. 👵 나아진 것 같아서 다행이다ㅜㅜㅜㅜ... ㅋㅋㅋㅋㅋ 운동도 파이팅해...........! 나는 천천히 레스 쓰고 있을겡 맛있는거 많이 먹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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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 클리프주 ◆oSnT.Ehang (xi1FmmmFjU) 2021. 2. 12. 오후 6:56:04++ 먼가 갑자기 벨리타 필체?가 궁금해졌어!!! 얘기좀해주세용 할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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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 벨리타주 ◆QuMdEQJ6Kc (MNWhgKdtXY) 2021. 2. 12. 오후 7:35:00넹 답레 천천히 주시고 클맆주도 맛있는 거 많이 드세요~! ☺️
할머니 부르셨나요 👵🏻🪡,,, ㅋㅋㅋㅋㅋ 벨리타 글씨는 꺾임도 부드럽고 능숙하게 슥삭슥삭 써낸 필기체라고 생각해주심 될 것 같아요! 점 같은 거 안 빼먹고 꼭꼭 잘 찍고... -
360 클리프 (xi1FmmmFjU) 2021. 2. 12. 오후 8:19:05양소의 원인인 책은 고약한 미로에라도 빠진 것처럼 비슷하지만 다른 내용의 글들로 페이지가 반복됐다. 아득한 날짜와 낯선 이름들. 그 밑으로 늘어지는 하루의 기록과 번번이 보이는 실패. 유쾌한 내용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지만 괴물의 얼굴 전면, 위태로운 번순은 계속 이어졌다.
책의 모서리를 매만지는 손가락.
좋게 말해서 이 책은 클리프가 클리프로 눈 뜨는 데까지에 있어 다양한 것을 말해주는 물건이었지만 아니꼽게 보자면 자신을 괴물이라고 일컫는 손짓에 첨언하는 종잇조각이었다. 상관없다. 뭐가 됐든 이 책 또한 결국 이 방에 있던 물건 중 하나. 클리프의 손이 책을 올바른 곳에 끼워 넣고 천천히 내려왔다. 아까 이 손은 본디 누구의 것이라고 했더라. 생각 많은 시선에 들어오는 것은 수지 여섯 개. 하나둘셋넷다섯여섯.
아무리 세어 봐도 변함없는 숫자에 시큰거릴 정도로 눈을 감았다가 떴다. 가락은 확실하게 모두 다섯. 숨을 길게 뱉은 뒤 다른 손으로 제 손목을 감쌌다. 여전히 뛰고 있는 맥박이 이 와중에 느껴졌다. 이 와중에? 살아있다면 당연히 뛰어야 하므로 이 와중에 느껴졌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못하다. 쿵쿵. 어느새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심장 소리가 두 쪽 난 귀를 꽉 메웠다. 사방에서 심장이 뛰는 끔찍한 공간의 흐름이 사지를 옭아맸다. 꼭 나가지 말라는 거처럼. 끝내 몸을 웅크렸다.
밭은 숨, 흉측한 괴물이 본연과 어울리지 않게 소동물처럼 몸을 말고 있기를 한참. 어느덧 잠잠해진 귀에 적력이 파고들었다. 창문을 두드리던 수준의 물방울은 비가 되어 심장 소리를 대신했다. 빗소리의 틈새로 벨리타의 것이 아닌 희미한 인기척이 느껴지니 클리프는 이제 열쇠를 돌려줘야 했다. -
361 클리프주 ◆oSnT.Ehang (xi1FmmmFjU) 2021. 2. 12. 오후 8:22:09이번 일상두~ 끝!! 🎊
헉 글씨 보기 넘 편하겠다.. 벨리타가 그러면 뭔가 클리프는 악필이란 설정을 넣고 싶어지네 ㅋㅋ ㅋ 이게 청개구리 심보...? 그래두 머 벨리타가 한소리 했거나 자기가 고쳐야겠다! 맘 먹었거나 하면 벨리타가 쓴 글씨로 연습했을 것 같기두 하구.. 그렇게 되면 비슷한 글씨체겠네!! -
362 클리프주 ◆oSnT.Ehang (xi1FmmmFjU) 2021. 2. 12. 오후 8:24:14나중에 벨리타주가 클리프가 본 책의 내용 써두 재밌을 것 같다!! 내가 하는 거는 구경뿐이지만 ㅋ ㅋ ㅋ ㅋ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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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벨리타주 ◆QuMdEQJ6Kc (MNWhgKdtXY) 2021. 2. 12. 오후 9:29:07이번 일상도 고생하셨습니다~ 대화하면서 동시에 다른 상황 진행되는 일상은 첨이었는데 덕분에 재밌게 굴렸어요! ☺️ ㅋㅋㅋㅋ
클리프는 악필이어도 되구 고쳐도 되구요! 근데 악필시절에 지나가듯이 글씨 쓰는 게 힘드냐고 물어봤을 것 같긴 하네요 😇 ㅋㅋㅋㅋㅋㅋ 아니라고 했음 그냥 악필이구나... 글씨체도 안 따라오는구나(?)... 했겠지만요!
>>362 헉 재밌을 것 같아요 조금씩 써서 잊힐 때쯤 들고와볼게요!!! 📜🖋✨ -
364 클리프주 ◆oSnT.Ehang (LhJvf0/zrA) 2021. 2. 13. 오후 7:19:37ㅋㅋㅋㅋㅋ글씨 쓰는 게 힘드냐고 물어봤으면 걍 고개만 저었을 것 같당 그리구 연습해서 악필에서 -> 뒤틀린벨리타글씨체로 바뀔 것 같네!!! 글씨체도 안 따라오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 먼가 웃긴데 슬프다 ㅣㅠㅠ........ 엉 벨리타 일지 기대하면서 잔잔하게 까먹구 있을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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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벨리타주 ◆QuMdEQJ6Kc (7W.wJsSnEQ) 2021. 2. 14. 오전 12:12:21노력파 클리프...! 클리프 글씨 보고 급하게 휘갈겼을 때 자기 글씨랑 비슷해서 미묘하게 느껴졌을 것 같기도 해요 ㅋㅋㅋㅋㅋ 편지 주고받을 때가 절정이었을 것 같구... 아 이번에 열어본 일지에 적힌 게 클리프 글씨랑 유사했겠네요! 뒤로 갈수록 훨씬 엉망이었겠지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잔잔하게 까먹어주신다는 말에 맘이 편해졌어요... 개미처럼 조금씩 멈추지 않고 적어보겠습니다 🐜💦 영차영차 -
366 클리프주 ◆oSnT.Ehang (d5rdJFfIbU) 2021. 2. 14. 오후 9:02:47🐜 파이팅!! 🍪
먼가 다음에는 일상 말구 벨리타주가 일지를 하나씩 올리면 나도 무언가를? 하나씩 올리는 것도 생각해 봤는데 그 무언가가 생각도 안 나구.. 그러넹 -
367 클리프주 ◆oSnT.Ehang (d5rdJFfIbU) 2021. 2. 14. 오후 9:05:30아니면 숙성해둔과거 일상 3개 중에 하나 써도 될 것 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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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클리프주 ◆oSnT.Ehang (d5rdJFfIbU) 2021. 2. 14. 오후 9:08:02위에 보니까 3개가
1 클리프 여행 전 봄 일상
2 처음에 문 열 때 꽥
3 클리프 만들어지고 초기에 이상행동 -
369 벨리타주 ◆QuMdEQJ6Kc (pDVxAn.mLg) 2021. 2. 14. 오후 10:39:51일지랑은 클리프 여행이야기 중에 큰 거 몇 개 골라서 하나씩 올려주셔도 되지 않을까요? 그럼 첨에 벨리타가 여행 얘기 해달라는 약속 받은 것도 이뤄지구요!
과거 일상중에서는 3번이 젤 궁금하네요 ㅋㅋㅋㅋ 클리프의 쌩처음(?)이라 일지쓸 때 참고될 것 같기도 해요 🤔 -
370 클리프주 ◆oSnT.Ehang (d5rdJFfIbU) 2021. 2. 14. 오후 10:54:52아 그러면 되겠구나 ㅋ ㅋ ㅋ ㅋ ㅋ 좋았어!! 그러면 이번 일상을 3번으로 하구 3번 끝나면 일지랑 여행이야기를 올리는 거루 할까..? 어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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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 벨리타주 ◆QuMdEQJ6Kc (pDVxAn.mLg) 2021. 2. 14. 오후 10:58:50좋아요! ☺️ 그 이상행동 보이던 초기 시점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계세요? 완전 눈 뜬 직후부턴가요, 조금 지난 다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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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클리프주 ◆oSnT.Ehang (d5rdJFfIbU) 2021. 2. 14. 오후 11:10:01좀 고민해봤는뎅 조금 지난 다음이라고 해도 이틀~ 삼 일~ 일주일~ 이럴 것 같아서 눈 뜬 직후? 에 좀 더 가까울 것 같긴 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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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클리프주 ◆oSnT.Ehang (d5rdJFfIbU) 2021. 2. 14. 오후 11:11:02앗 근데 눈 딱 떴을 때도 재밌을 것 같긴 하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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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 클리프주 ◆oSnT.Ehang (d5rdJFfIbU) 2021. 2. 14. 오후 11:15:18뭐지 내가 말이 이상했네 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지금 생각은 조금 지난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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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벨리타주 ◆QuMdEQJ6Kc (pDVxAn.mLg) 2021. 2. 14. 오후 11:23:42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아하 그렇구나에서 헉 진짜 재밌겠다를 거쳐 다시 아하 그렇구나로 돌아왔습니다,,,
진짜 첨 눈 뜬 순간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 나중에 일지처럼... 샤샥...... 사심이랍니다 흘려들어주세욬ㅋㅋㅋㅋㅋ
한 3일 정도면 될까요? 정확한 날짜는 편하신대로~ 혹은 좋아하는 숫자로~(ㅋㅋㅋㅋㅋ) 정해주세요! 일단 첫날부터 클리프 방은 알려줬을 거예요! 벨리타는 동일인이 아니라는 걸 이미 알면서도 부정하는 어떤,,, 부정기를 겪고 있을 것 같네요 ㅋㅋㅋ큐ㅠㅠㅠㅠ -
376 클리프주 ◆oSnT.Ehang (d5rdJFfIbU) 2021. 2. 14. 오후 11:37:08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쿠ㅋㅋㅋㅋㅋ ㅜㅠ ㅋㅋㅋ (사심냠냠)
앗 그래그래 11월 20일에 일어나서 3일 지난 11월 23일인 걸루~!~!
📝부 정ㅠ기 라니. . ㅠ 📝 근데 생각해보니까 일지랑 여행 이야기 하다가 일지가 11월 20일에 오면 그때부터 역극을 돌리는 게 나으려나..? 먼가 그런 생각이 드네,,,, -
377 벨리타주 ◆QuMdEQJ6Kc (pDVxAn.mLg) 2021. 2. 14. 오후 11:43:45저는 역극 먼저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일지 23일을 마지막으로 해서 역순으로 올리면 그럭저럭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을까요 🤔 23일, 20일, ... 이런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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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클리프주 ◆oSnT.Ehang (d5rdJFfIbU) 2021. 2. 14. 오후 11:43:52헉 미칭미친 그리구 벨리타 처음에는 클리프 머라구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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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클리프주 ◆oSnT.Ehang (d5rdJFfIbU) 2021. 2. 14. 오후 11:44:14아 역순!!! 오케 좋다 좋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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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벨리타주 ◆QuMdEQJ6Kc (pDVxAn.mLg) 2021. 2. 14. 오후 11:51:58눈 떴을 때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앨런이라 불렀을 거고, 그 뒤로 뭔가 이상한데 단순히 기억이 없어졌을 거라고 합리화 중일 때 당신이라고 부르고 존댓말을 썼을 것 같아요. 그리고 사이사이에 침투하는 주입식 앨런교육(,,,)
23일의 벨리타는 말할 때는 당신과 앨런을 번갈아가면서 사용하고, 일지에는 약간 다른 단어가 등장할 것 같아요! 아직 직접 괴물이란 단어를 뱉는 시점은 아니랍니당 -
381 클리프주 ◆oSnT.Ehang (R4./eCK09k) 2021. 2. 15. 오전 12:02:31ㅠㅠ (뭐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이방인 스레에서는 짠내가 나지 않을까 싶어...)ㅋㅋㅋㅋㅋㅋ.. 헉 주입식 앨런교육 ㅋ ㅋ ㅋ ㅋ 되게 기대된다!!(!) 클리프는 몰라도 클맆주는 매우 관심이 많은 교육....ㅋㅋㅋㅋ 좋당 좋아 👍👍 이만큼 얘기하고 정해서 그런지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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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 벨리타주 ◆QuMdEQJ6Kc (gBaJ.RGAno) 2021. 2. 15. 오전 12:09:57여기가 그 광활한 염전인가요 🥲... 짭짤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벨리타도 한참 예민할 때라 용과 호랑이의 기싸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많이 정했네요! 저도 벌써 든든합니다 ☺️ 저번 선레 클리프주가 써주셔서 이번에는 제가 시작하는 게 도리에 맞을 것 같은데, 초반의 클리프는 보통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나요? 이렇게 말하니까 포켓몬 같네요... -
383 클리프주 ◆oSnT.Ehang (R4./eCK09k) 2021. 2. 15. 오전 12:24:29기싸움!! 단어만 들어도 짜릿하고 짭짤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ㅋㅋㅋㅋㅋ ㅋㅋㅋ 음 저택이랑 많이 떨어진 깊은 숲 야외 (벼랑 근처도 갠찮을듯) 도 갠찮을 것 같다!! 앗 근데 선레가 클리프가 편하긴 하겠네.. 혹싱나 시작이 어려우면 꼭 말해!! 다시 정리해보자면 클맆 초기증상은 갑자기주저앉기 갑자기눈물좔좔 폭력성⬆️ 구토 섬망 불면 경련 발작 충혈 등드등등등.. 잡다하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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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벨리타주 ◆QuMdEQJ6Kc (gBaJ.RGAno) 2021. 2. 15. 오전 12:45:04벼랑 근처 구미가 확 당기네요 😋 말없이 갑자기 사라져 그쪽으로 향했을 확률이 높겠죠? 벨리타가 미친 사람처럼 저택과 정원을 뒤진 다음 숲까지 헤집다 발견한 상황으로 써보려고 해요! 혹시 약간 다른 상황을 원하시면 짧게 언질 주셔도 좋아요~
허어억 종류가 다양하고 화려해서 벨리타 정신혼미해지기 딱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짠내는 나지만... 굴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보다 재밌을 수 없음입니다...... -
385 클리프주 ◆oSnT.Ehang (R4./eCK09k) 2021. 2. 15. 오전 12:50:21알겠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그렇지,, 애들 볼 면목은 없지만 음식도 짭짤한 게 맛잇다고 굴리면 굴릴 수록 넘 재밋는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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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클리프주 ◆oSnT.Ehang (R4./eCK09k) 2021. 2. 15. 오전 12:52:40쪼은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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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벨리타주 ◆QuMdEQJ6Kc (gBaJ.RGAno) 2021. 2. 15. 오전 12:54:31오늘은 시간이 이래서 답레는 아마 낼 가져올 것 같아요! 천천히 기다려주시면 슬쩍 올려놓겠습니다...
클리프주 오늘도 같이 얘기해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설정도 천천히 구체화 되어가고 굴려보고 싶은 상황도 끊임없이 생기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고생 많으셨고 푹 주무세요~ 😌🖤💙 -
388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gBaJ.RGAno) 2021. 2. 15. 오후 10:42:56벨리타는 몇 개의 문을 거칠게 열어보다 견디지 못하고 저택을 뛰쳐나왔다. 정원을 가로지르는 발걸음엔 여유가 없고, 더 빨리 걷기 위해 스커트 자락을 꽉 쥔 손엔 핏기가 없다. 발소리라곤 제 것밖에 들리지 않는 정원. 바람과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가 주변을 맴돌지만, 그 사이에 사람의 것은 없다.
허공을 보며 눈을 깜빡이던 벨리타는 더 빠르게 걸어, 뛰어 저택으로부터 멀어졌다. 정원을 빠져나와 침엽수가 자란 숲을 끝도 없이 달렸다. 무릎이 꺾여 그대로 바닥을 구르고서도 멈출 생각은 않았다. 돌아갈 생각은 더더욱 하지 않았다. 벨리타는 다시 뛰었다. 옷은 흙과 마른 풀이 묻어 엉망이고, 드러난 살갗은 벗겨져 피가 흐르고 있었으나 여전히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이제 벨리타는 숲이라 부를 수 없는 곳까지 도달했다. 달리기를 멈추자 쿵쿵 뛰는 제 심장 소리만이 울렸다. 그 소릴 들으며 벨리타는 짧게 죽음을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혹은, 벼랑을 앞에 두고 선 ‘그’를 바라보고서.
“…한참 찾았어요. 왜 여기에 있어요.”
벨리타는 한 걸음 다가섰으나 그 이상 가까이 가진 못했다. 잘못 디뎠다가는 주변이 모두 무너져 끝도 없이 추락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물론 벨리타와 벼랑 끝은 아직 멀고, 멀쩡한 땅이 갑자기 무너질 리 없지만. 벨리타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위험하니까 이쪽으로 와요. 그리고… 같이 돌아가요.”
여전히 심장은 바쁘게 달음박질치고 있었다. 호흡이라고 고를 리 없다. 말 사이사이 헐떡인 벨리타가 조금 지친 기색을 비쳤다. -
389 클리프—벨리타 (867o/Hk6Ww) 2021. 2. 16. 오후 1:59:43누군가가 뇌를 좀먹는 듯한 통증에 방바닥에서 구르길 십여 분. 차마 밖으로 내뱉지 못한 신음은 들끓는 속으로 삼켜져 뭉개졌다. 도와달라는 소리도 하지 못하는, 결함 투성이인 목이 필요한 이유가 몇 개나 있을까. 독을 한껏 품은 손가락이 서서히 올라가 하얀 목을 긁어내렸다. 희던 살갗이 시뻘겋게 물드는 건 너무나도 빨랐다. 여기는 곧 무너질 거야. 총준해 보이는 누군가의 속삭임이 귀를 파고들었다. 핏발 선 눈깔은 추잡하게 창문 밖으로 굴러갔다.
성상처럼 번쩍이는 문을 열고 담황색 바다를 건너 광활한 측루를 가로지르니 숲이었고 벌레가 득시글거리는 하늘을 밟아서 향화를 비껴 지나가다 보니 벼랑 근처였다. 아래에서 들리는 북소리가 양옆에서 들리는 트럼펫 소리, 위에서 들리는 심벌즈 소리와 합쳐져 고약한 연주를 해 댔다. 하지만 휑한 벼랑에 겁이라도 먹었는지 지금은 잠잠했다.
“왜 여기에 있냐니.”
분명 똑바로 전달됐을 게 확실한 벨리타의 목소리가 놈의 머릿속으로 들어오자마자 소음과 함께 나부꼈다. 이것이 고약한 연주를 대신했다. 대답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놈은 미간을 찌푸리거나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용케 소음 속을 뒤적여 말의 내용을 찾아냈다. 그리고 하던 말을 이었다.
“거기가 무너진다고, 해서 여기로 온 건데.”
어설프게 나오던 말은 뚝 끊어졌다. “같이 돌아가요?” 벼랑을 뒤로한 채 고개를 돌리니 그 시선의 끝이 벨리타를 향했다. “어디로? 벨리타?” 균등하게 분배한 것도 아닌데 상대보다 숨이 고르다. -
390 벨리타 - ??? ◆QuMdEQJ6Kc (Xi8NWTYSKE) 2021. 2. 17. 오후 11:38:52그가 처음 입을 떼고 다음 말을 하기 전, 벨리타는 이미 숨을 고르고 난 후였다. 심장이 원래의 박동을 찾아가자 멋대로 날뛰던 머릿속도 차츰 정리되고 있었다. 어떤 이유로 이곳에 있든 다시 돌아가면 그만일 뿐이다. 깨어난 지 고작 삼 일이니, 혼란을 겪는 건 당연했다. 당연한 일인데……. 벨리타의 표정이 천천히 굳어갔다. 장난이라면 도를 지나쳤고 사실이라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누가 당신에게 그런 말을 했지? 저택에는 우리 둘뿐이었는데.
“…나쁜 꿈을 꿨겠죠. 다른 소리를 착각했거나.”
벨리타는 이상한 점을 집어 묻는 대신, 침착한 얼굴을 가장하며 한 걸음 다가갔다. 금방이라도 발아래가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다. 아니, 어쩌면 그런 일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애써 묻어둔 의심이 다시 고개를 쳐든다. 앨런이 아니야. 기억을 잃은 게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그럼 지금 이건 뭐야? 벨리타가 웃는다.
“우린 원래 같이 있었잖아요.”
그에게 손을 뻗지만, 더 다가가지는 못했다. 않는다.
“어디긴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죠.”
손을 뻗은 채 가만히 서 있던 벨리타는 초조한 얼굴로 덧붙였다.
“……앨런.” -
391 ???—벨리타 (KeVpbMgy0s) 2021. 2. 19. 오전 1:04:15놈의 눈에 엉망이 된 옷과 선혈이 들어찼다. 나쁜 꿈을 꾼 사람의 몰골을 고르자면 적어도 그녀 쪽이라고 생각했다. 그 속삭임은 나쁜 꿈도 뭣도 아니다.
깜깜한 머리칼이 바람과 맞닿아 흐트러진다. 찬 바람이었다. 이 바람이 깊숙한 곳까지 냉기를 심어서 끔찍한 기분을 끝내주길 바랐는데, 계속해서 뭉쳐지는 몸 안의 불쾌한 덩어리는 죽기 직전까지 은거할 모양인가 보다. 덩어리의 불만과도 같은 더운 숨을 아슬하게 뱉었다. 그녀가 한 걸음 다가오자 놈은 후미에 가까워졌다.
원래 같이 있었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까처럼 모든 말은 잡음에 휩싸여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지만 앨런이라는 단어만큼은 이상하리만큼 뚜렷했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소음에 아무리 휩싸여도 인지하는 것에 불편함이 없었다. 듣고 싶든 아니든 어쩔 수 없이 들리는. 그런 이상한 단어. 이상한 단어를 벨리타가 왜 자꾸 제게 말하는지 구체적인 연유는 모른다. 착각도 역시 그녀 쪽이 더 가까운 걸까.
“나쁜 꿈도 그렇고, 착각도 그렇고,”
자신보다는 벨리타에게 어울리는 것 같다며 잔화만큼의 여력이 남은 애매한 표정이 말을 마쳤다. -
392 벨리타 - ??? ◆QuMdEQJ6Kc (0rHbtzeczM) 2021. 2. 19. 오전 2:01:52벨리타가 내밀었던 손을 떨어뜨렸다. 더 이상 그에게 다가가지도 않았다. 회유하든, 억지로 끌고 오든 그를 데려가려던 것처럼 굴던 벨리타는 한순간에 모든 걸 포기했다. 그러더니 돌연 웃음을 터뜨렸다. 무대 위라도 작위적이라 비난받을 법한 웃음이었다. 입술 양 끝만 찢긴 듯 올라간 얼굴로, 벨리타가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뭘?”
새파란 눈이 그를 노려보듯 응시했다.
“난 아무 문제 없어요. 멀쩡한 저택이 무너질 거라는 헛소리를 들은 적도 없고, 하루아침에 모든 기억을 죄다 잃어버리지도 않았거든요.”
그를 보는 눈에는 비난의 기색이 역력했다. 거기에 약간의 경멸과 원망, 비참함이 섞여 탁한 색을 자아냈다. 벨리타는 그에게 내밀었던 손을 제 눈가를 쓸어내리는 데에 썼다. 눈물을 흘리는 대신,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선.
“내가 바란 건 이런 게 아니야.”
벨리타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조금은 바뀌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맞잡으면 적당한 온기가 느껴지던 손도, 다정한 녹색 눈동자도, 늘 비슷한 박자로 뛰던 심장까지 다른 사람의 모양을 하더라도 결국은 앨런이라면.
“…나를 기억은 해요? 당신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이 질문이 벨리타 자신에게 최악의 수가 되리라는 건 이미 짐작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에게선 절대로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없을 테니까. 한 걸음 뒤에 어깨를 붙잡은 절망이 서 있다. -
393 ???—벨리타 (KeVpbMgy0s) 2021. 2. 19. 오후 11:36:08실밥이 다 터진 싸구려 인형 같은 미소가 놈 안의 덩어리를 마구잡이로 찌르고 갈라서 살점을 도려냈다. 비명을 내지른 덩어리는 빠르게 용솟음치며 이 신체의 주인을 더더욱이 괴롭히기 시작했다. 시야로 보이는 것은 어째 정전이 잦은 세상. 온몸의 피가 끈적끈적해지고 순환에 있어 속도가 느려지는 것만 같았다. 결국 손이 목 위로 올라간다. 처음으로 눈을 뜬 지 얼마 되지 않아 개념조차 제대로 박히지 않은 죽음. 그것에 대한 감각이 시기적절인지 뭔지 날카롭게 선 손톱 끝으로 스며든다. 이 감각을 발판으로 삼아 여러 차례 빠져나간 더운 숨이 덩어리의 불만을 개괄했다. 끝까지 호흡을 멈추지 않고 있는 아무개의 시선은 어딜 향하는가? 느껴지는 모든 것을 다 열거하기도 어렵고 무어라 형용하기도 어려운 파란 눈이다.
“······크게.”
뜬금없이 소음의 자리를 꿰찬 불명의 클래식 탓에 그녀의 입 모양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놈이 주먹을 꽉 쥐었다. 대단한 것이라도 말할 줄 알았더니 고작 입에서 봇물 터지듯 나온 건 ‘크게’라는 말뿐. 다른 건 없었다. 특이 사항이 있다면 목소리가 갑자기 커져 불시에 들었다면 깜짝 놀랄 만한 정도라는 점? 목청이 큰 거야 좋다고 하면 좋겠지만 목청에 실린 내용이 너무 빈약한 탓에 말을 크게 하라는 건지 클래식의 볼륨을 올리라는 건지 명확하지가 않았다. 클래식은 보란 듯이 소리가 커졌다.
클래식으로 귀먹은 놈은 운 좋게도 벨리타의 마지막 물음을 들은 것인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벼랑과는 조금 멀어졌다. 앞으로 가면서, 상대와 가까워지면서 돌을 하나 들었다. 완전히 벨리타의 앞으로 온 놈은 그녀의 어깨를 옆으로 밀어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돌을 내던졌다. 돌이 맥없이 흙바닥 위로 굴렀다. 놈은 벨리타의 어깨를 붙잡고 있던 교사자를 죽이고 있다 생각했다. 식은땀이 흐르는 이마. 팔을 모로 휘두르고 휘청대길 반복하는 사이 의외로 입에선 대답 비스름한 것이 나왔다. 누구야. 몰라. 알 리가 없잖아. 꺼져! 놈의 상태가 워낙 비정상인 데다가 정확히 지칭된 대상이 없으니 이걸 대답으로 칠지 말지는 온전히 듣는 이 마음이겠다. -
394 벨리타 - 클리프 ◆QuMdEQJ6Kc (zZgR18uYhI) 2021. 2. 20. 오전 2:02:06원래의 벨리타였다면 놀라고 말았을 것이다. 앨런은 쉽게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없었고, 맹세나 다짐의 말마저 낮게 건넸던 사람이기에. 그러나 지금 벨리타는 웃는다. 고개를 젖힌 채 파안대소를 하던 벨리타가 천천히, 천천히 뱉어내던 웃음을 다시 삼켰다. 꽉 다문 채 열리지 않는 입술 대신, 목울대가 조금씩 움직였다. 삼키고 있는 것이 웃음만은 아닐 테다. 그가 눈을 뜨지 않았다면 영영 몰랐을 것들이라, 감히 이름 붙일 생각은 하지 못한다. 안에서 잘 녹아 없어지기만을 바랄 뿐이다.
벨리타는 벌겋고 번들대는 눈으로 다가오는 그를 보다 그대로 밀려난다. 돌이 바닥을 구르는 소리가 들으며,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상상했다. 바닥에 피 흘리며 쓰러진 몸, 그대로 차게 식어가는 몸, 천천히 느려지다 결국엔 완전히 멎고 마는 숨. 벨리타의 심장이 홀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호흡이 가빠지며 목 뒤가 뻣뻣하게 굳는다. 방금 그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악의를 가지고, 명백히 죽이거나 다치게 할 목적으로 한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벨리타에겐 허공일 뿐인 곳에서 허우적대는 모습과 거칠게 뱉는 말. …저걸 멀쩡한 사람의 것이라 볼 수 있나?
앨런은 죽었다. 그리고 벨리타는 그를 살려내고자 했다. 무언가 눈을 떴으나 앨런과는 영 딴판이었다. 그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앨런과 다른 몇몇 죽은 사람들의 몸. …이런 존재를 인간이라 부를 수 있나? 불현듯 등골이 서늘해진다. 아, 내가 무슨 짓을. 충격에 젖은 얼굴을 한 벨리타가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래, 모르는 게 당연하지. 나도 이제야 알았으니까.”
초점이 흐린 시선이 갈피를 못 잡고 이리저리 흔들렸다.
“너는 앨런이 아니야. 다른 사람일 리도 없지.”
한차례 커다란 충격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저 무無. 후회와 허망함마저 사치일 뿐.
“……괴물.”
벨리타가 중얼거렸다. -
395 벨리타주 ◆QuMdEQJ6Kc (zZgR18uYhI) 2021. 2. 20. 오전 2:03:43이름칸... 벨리타 - ??? 입니다 🥲...(컨셉에 충실하고 싶었는데 실패해 슬퍼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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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 클리프주 ◆oSnT.Ehang (khtfs41WXU) 2021. 2. 20. 오후 9:31:26ㅋㅋ큐ㅠㅠㅋㅋㅋ아이쿠.. 나메 컨셉은 쪼꼼 실패했지만 저녁을 컨셉있게... ㅋㅋㅋㅋㅋ 먹었다면 만회할 수 있지!! 👍 맛있는 저녁 먹었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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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 ???—벨리타 (khtfs41WXU) 2021. 2. 20. 오후 10:04:36놈이 그렇게 죽이고 싶어 했던 교사자는 맞아 죽었을까? 아님 돌에 즉사했을까? 안달 난 몸으로 추태를 보인 놈을 포함해 그 누구도 모르니 참으로 불분명한 생사다. 사기가 극에 달한 몸짓이 멈췄다. 불분명한 생사의 교사자가 허깨비라는 것을 이제야 안듯 귀신처럼 몸을 떨기 시작했다. 분명히 그것은 기지사경이었는데! 자신이 눈을 깜빡일 때 홀라당 사라진 교사자를 원망하고 원망했다. 한편으론 또다시 나타날까 봐 두려움에 찌든 마음이 쿵쿵 전신을 울렸고 벼랑에서 피철갑을 한 채로 올라와 자신을 끌어내린다는 만일의 상황에 있어 긴장해야 했다. 뒷골을 움켜쥐었다. 제게로 떨어지는 시선을 타고 올라가니 어떤 여자가 있었다.
무엇을 이제 알았다는 걸까? 낯설기만 한 얼굴은 아니니 찬찬히 바라보았다. 곧이어 나오는 앨런이라는 소리에 벨리타를 기억해냈다. 벨리타를 기억해내니 그녀가 아까까지만 해도 교사자에게 어깨를 붙잡혀 있었다는 사실이 머릿속으로 딸려 들어왔다. 클래식의 피아노가 부서진다. 고개를 움츠린 놈이 무슨 소리냐며 물음을 던졌다. 허락된 질문도 아니고 말을 한 마디 한 마디 내뱉는 것조차 놈에겐 가당치 않지만 머뭇거림은 없었다. 몇 초 후 상대의 어깨에 닿으려고 올라가는 오른손. 그녀의 중얼거림과 동시였다. -
398 벨리타 - ??? ◆QuMdEQJ6Kc (yMPdBsQAm2) 2021. 2. 21. 오전 2:07:24벨리타는 그가 무언가 두려워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게 큰 관심사가 아니었을 뿐. 그가 뱉는 모든 말과 행동은 이제 벨리타에게 비정상의 범주에 속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세상에 정신 나간 자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일단 벨리타는 아니었다. 이미 충분히 지치고 피로했다. 이런 데까지 쓸 여력 같은 건 남아있지 않다.
어깨 위로 올라온 손을 끌어내려 붙잡는다. 어디까지나 관찰을 위한 행위로, 벨리타는 잡은 손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무연고자의 시신으로부터 나온 손. 벨리타가 어느 밤 마구 휘갈겨 썼던 글씨를 떠올렸다.
“심장이 뛰고 숨을 쉬니 살아 있다곤 해야겠지.”
그의 질문을 완전히 무시하고 나오는 대로 뱉는 말이었다. 손에 박혀 있던 시선이 천천히 올라갔다. 새파란 눈이 검은 눈동자를 바라본다. 이것도 다른 사람의 것. 벨리타가 허공에서 그대로 손을 놓는다.
“하지만 이미 죽어서 땅에 묻힌 걸 꺼내고 또 다른 자의 몸뚱이를 잘라 붙인 것에 ‘인간’이라 이름 붙이는 건 너무 과분한 처사 아닌가?”
벨리타는 자신이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가 눈을 뜬 순간부터 어렴풋이 느껴온 감각을 끊임없이 부정하고, 애써 바라는 모습을 덧씌우는 걸 포기하기로 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정상이 아닐 법도 하지.”
다 말라 버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앨런은 이제 영원히, 누구에게서 무엇도 받을 수 없다. 추모도, 그리움도 덧없이 맴돌다 흩어지고 말겠지. 그의 명예로운 이름이 적힌 비석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고, 벨리타는 그를 살려내지 못했다. 눈앞에 서 있는 건 누구도 아닌 괴물 하나. 나는 이제 어디에 속죄해야 하나.
“미친 짓을 하려거든 얼마든지 해. 단, 밖에서는 안 돼. 저택으로 돌아가. 내겐 네게 명령할 자격이 있고, 넌 그걸 따라야 해.”
그러나 속죄에 대한 생각도 잠시, 초조함이 벨리타의 뇌리를 잠식한다. 존재해선 안 되는 것을 다름 아닌 제 손으로 만들어냈다. 이 사실은 누구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며, 이것이 세상 밖을 휘젓게 두고 다닐 수도 없었다. -
399 벨리타주 ◆QuMdEQJ6Kc (WYhC0GVWpw) 2021. 2. 21. 오전 2:13:51벨리타가 잘만 했으면 클리프가 듣는 빠라바빰 쿵쾅쿵쾅 소리들도 없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 새벽이네요... 첨부터 네가 잘했으면 됐잖아...... 🥲
어제 저녁의 컨셉은 <코끼리도 초식동물이다>였다고 합니다... 성공인지 아닌지 긴가민가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늦었지만 클리프주도 멋진 저녁 드셨길 바라고 좋은 꿈 꾸세요~! ☺️👍 -
400 클리프주 ◆oSnT.Ehang (HXkv.8mMGI) 2021. 2. 22. 오전 10:07:23400 뇸냠
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클리프 이눔시끼 이래서 운동을 많이 하고 음식을 골고루 먹고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병이 안 나지~~~~~!!!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끼리도 초식동물 ㅋ ㅋ ㅋ ㅋ ㅋ ㅋ.... 내 생각엔 성공인 것 같당 👍 월요일 파이팅~! -
401 클리프주 ◆oSnT.Ehang (HXkv.8mMGI) 2021. 2. 22. 오후 10:04:45답레 좀 늦어질 것 같아성 후딱 들리고 갈겡 쫀밤쫀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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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 벨리타주 ◆QuMdEQJ6Kc (.tjg.zsitA) 2021. 2. 22. 오후 11:08:28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00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규칙적인 생활 규칙적인 식습관 운동,,, 우엥 안 할래요 🥲🥲🥲
이번 주 월요일 고되네요...... 2월의 마지막 월요일이라는 사실은 아주 놀랍구요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늦었으니 저는 화요일을 위한 파이팅을 하겠습니다!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
403 ???—벨리타 (FeHcw9x5Fw) 2021. 2. 24. 오후 2:20:59붙들린 손은 본디 제 것이 아닌 듯했다. 벨리타도 이 손을 그렇게 대했다. 관찰에 의거해 찬찬히 뜯어보는 시선은 여전히 손을 향하지만 손을 보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망설여진다. 징그럽게도 요동치는 심장과 계속해서 이어지는 숨. 붙들린 손이 자유로워지자 어째 심장은 자유와 멀어진다. 클래식은 이미 명을 다한 지 오래. 잘게 잘게 조각난 벨리타의 말이 머릿속, 아니 그보다 더 깊숙한 곳에서 돌고 돌았다. 정상인이라면 한낱 말 따위 의미만을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졌을 텐데 놈이 어디 정상이던가. 조각들은 너무 불필요하게 많이 돌았다. 귓속을 가르는 험한 쇳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놈이 입을 열었다.
“그럼 난 뭐지?”
‘나’가 아니라 ‘우리’라고 일컬어야 맞는 말인가?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누구에게서 파왔는지 모를 눈알과 짝짝이인 손. 그리고 발. 다리. 어쩌면 뼈나 내장까지. 이 중에서 당당히 드러낼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놈이 목을 더듬었다. 몸 곳곳에서 구더기가 들끓는 것 같았다.
“자격은 무슨.”
날서 있던 상태는 좋아질 기미가 없었다. 두 개의 다리는 벨리타의 명령과 달리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대로 어디론가 도망가면 그녀는 쫓아올까? 반항적인 의문이 동동 떠오른다. 곧이어 눈썹이 슬쩍 올라간다.
“앨런은 뭐지?”
앞뒤 다 잘라먹고선 그 단어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함부로 그걸 발음한다. 반응을 구경하고픈 마음 조금. 앨런의 뜻을 알고 싶은 마음 적당히. 비정상인 상태가 제멋대로 입을 놀린 것이니 이거다 싶은 연유는 없다. 삐이익. 조성에 흠칫한 놈은 주위를 힐끗거릴 뿐 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
404 클리프주 ◆oSnT.Ehang (FeHcw9x5Fw) 2021. 2. 24. 오후 2:24:56휴 뚱땅뚱땅 답레 만들어왔다..(올리고 보니까 먼가 맘에 안 드네🤔) 2월도 잘마무리해보자구! 사실 저 3개는 나두 잘 안 하지,, ㅋㅋ 다 지키는 사람 보면 정말루 신기해,, 와 이제 곧잇음 난 개학이야.... 즐거운 시간.. 다 갔구.. 아자아자..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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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벨리타주 ◆QuMdEQJ6Kc (thHIFbGTgo) 2021. 2. 26. 오후 8:58:52답레가 조금 걸려서 먼저 들렸다가 가요! 헉 곧 3월이라...... 🥲 클맆주 남은 2월 알차게 쪼개 노셔야 해요! ㅋㅋㅋ큐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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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클리프주 ◆oSnT.Ehang (xa2zMXX3So) 2021. 2. 27. 오후 4:32:332월도 하루이틀 남았네ㅜㅜ.. 상큼하고 멋있는 토요일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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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벨리타주 ◆QuMdEQJ6Kc (OT8cucB4SU) 2021. 3. 1. 오후 7:59:06일단 갱신 먼저 할게요! 클리프주 좋은 저녁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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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 클리프주 ◆oSnT.Ehang (mvtwLkUC9w) 2021. 3. 1. 오후 10:48:25오랜만의 춤 임티다! ✨💃🕺🕺💃 뿡빵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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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 벨리타—??? ◆QuMdEQJ6Kc (OT8cucB4SU) 2021. 3. 1. 오후 11:26:05“···괴물.”
벨리타가 짧게 말했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사람이라 할 수 없는 것. 보통의 사람이 알고 느끼는 걸 모르는 것. 달리 어울리는 호칭이 어디에 있을까. 괴물 아닌 다른 것이 있을 리 없다.
“내가 아니면 누구에게 자격이 있지? 스스로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너에게?”
속에서 알 수 없는 것들이 들끓었다. 날카로운 형상을 한 것들은 벨리타의 안을 굴러다니며 통증을 유발했다. 벨리타는 그중 하나가 제 어딜 찔렀다고 생각하며, 잠시 제 목을 움켜쥐었다. 동시에 그의 물음이 귀에 꽂힌다. 헛웃음이 나왔다. 다소 거칠게 내뱉은 호흡에도 보이는 것이 없다. 벨리타는 제 속을 찌른 것이 아주 깊이 박혔는가보다 여긴다. 다시 웃는다. 예리하게 찔리는 고통이 지끈대는 것으로 변모한다.
“너는 평생 될 수 없고 감히 알아낼 수조차 없는 것.”
혹독한 기억이라곤 없는 유년 시절. 늦은 시간까지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 잠이 들던 기억. 나이가 차자마자 정해진 약혼자에 제 의사는 개입되지 않았지만, 큰 불만은 없었다. 오히려 운이 좋은 편이 아닐까 했다. 비슷한 가문, 비슷한 나이, 자세한 모습은 몰라도 모임에서 짧게 마주쳐 인사한 기억 속에 큰 결함은 없었다. 사랑으로 시작하는 결혼이 얼마나 된다고. 남들과 비슷한 출발을 하게 되는 것뿐이다. 어쩌면 사랑하게 될 수도 있지. 사랑은 아니더라도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은 있을 것이다.
불가해한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견고하고 단단해 보이는 것이 쉬이 무너지는 일은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난다. 벨리타가 속절없이 앨런을 사랑하게 된 일처럼. 그는 다정하고 온화했으며, 관계에 대한 책임을 아는 사람이었다. 대화는 즐거웠고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줄 아는 사람은 얼마나 귀한가!—그의 친구들은 곧 벨리타의 친구가 되었다. 벨리타는 앨런과 함께할 수록 발 딛고 있는 세계가 넓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벨리타는 사랑을 확신했다. 누군가는 아니라고 했지만.
“···빨리 돌아가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 이 이상은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으니까.”
벨리타가 치켜뜬 눈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불어오는 바람에 마른 풀냄새가 섞여 나는 것 같지만, 착각일 것이다. 바람이 쓸고 지나간 발아래서 작게 흙먼지가 일었다가 가라앉았다. -
410 벨리타주 ◆QuMdEQJ6Kc (OT8cucB4SU) 2021. 3. 1. 오후 11:27:33오랜만에 춤 좀 춰봤습니다 💃🕺🎵🎶➰➿ 얍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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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클리프주 ◆oSnT.Ehang (mvtwLkUC9w) 2021. 3. 1. 오후 11:46:39춤 실력 아직 녹슬지않앗군! 좋은밤 보내구 답레는 천천히 기다려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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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벨리타주 ◆QuMdEQJ6Kc (OT8cucB4SU) 2021. 3. 1. 오후 11:54:33아니 이렇게 귀여운 말로 받아주시다니 감사해요 ㅋㅋㅋㅋㅋㅋㅋ 네 답레 천천히 기다리고 있을게요! 까만날 화요일 흑흑 쉬는 날은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 저희 둘 다 힘내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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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벨리타 (mcTum1HyZ6) 2021. 3. 2. 오후 8:14:47시뻘게진 눈알이 가만있지를 못했다. 그렇게 사방팔방 흔들리던 시선은 괴물이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고정되는 듯 싶었지만 완전히 흔들림이 멈추지는 못했다. 어두운 숨이 입 밖으로 내뱉어진다. 점점 더뎌지는 눈두덩이가 참을 수 없이 거슬렸다. 긁어내리고 싶었다.
최대한의 침묵.
돌아가자. 향화를 비껴 지나가고 벌레가 득시글거리는 하늘을 밟아 숲으로 간 뒤 광활한 측루를 가로질러서 담황색 바다를 건너자. 문을 힘껏 당겨서 열고 원래 있어야 할 곳에서 조용히 숨죽이고 살아가는 것이··· 도의적 일. 누가 말하는 거지? 괴물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고 나서 천천히 발을 움직였다. 발걸음 소리가 바람과 함께 퍼져갈수록 벼랑과는 거리가 생겼다. 흙먼지가 일었던 근처를 지날 때도 괴물은 그 어떤 것에 신경을 쏟지 않고 걷기만 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추측과 어림짐작이 앞으로도 계속 놈을 물고 늘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점차 괴물의 속에서 진실이라 불릴 수 있는 것들은 소멸할 테고 낭설과 비슷한 것들이 빈속을 채워가겠지. 먼 어느 날엔 괴물이라 부르기에도 맞지 않은 존재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반드시 올 그날을 기다릴 것. 나가지 말 것. 이름을 갈구하지 말 것. -
414 클리프주 ◆oSnT.Ehang (mcTum1HyZ6) 2021. 3. 2. 오후 8:15:58막레막레~~ 벨리타주가 막레 가져오거나 일지로 넘어가면 될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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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B의 일지 ◆QuMdEQJ6Kc (32vRg1FrkM) 2021. 3. 3. 오전 1:43:31(빛바랜 와인색 양장 표지의 노트. 어지럽게 여러 내용이 적혀 있는 페이지, 몇 글자 적다 말아 텅 비어있는 페이지가 뒤섞여 있다. 따로 날짜는 적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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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젖어 우글우글한 종이.)
부패한 뺨, 잘려나간 —(잔뜩 번져 알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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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받았다. 무연고자의 것. 미하엘로부터.
‘정말로 그를 사랑한다면 다시 생각해 봐요.’
놀라울 만큼 원래의 크기와 흡사하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붙여놓고 보니 원래의 손과는 약간의 크기 차이가 있다. 그래도 이 정도 차이쯤이야.
*
애써 구한 안구는 눈동자가 검정이다. 원래의 색과 비슷한 것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이미 색이 탁해지기 시작했거나 부패가 심해 쓸 수 없었다.
(사용한 잉크가 달라진다. 급하게 휘갈겨 쓴 듯한 글씨.)
앨런과점점달라지고있다여전히그는죽어있고눈을뜰지도확신할수없다이대로죽어버리면어쩌면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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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얼굴을 재건하고, 피부를 이어붙여도 눈을 뜨지 않는다. 살을 가르고 도려내고 다시 기우고···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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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심장을 교체했다.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의 것. 이름은 리처드 톰슨.
*
내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틀리지 않았다.
가장 먼저 심장이 뛰는 게 느껴졌고, 그다음으로 눈을 떴다. 기억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곧 돌아올 것이다.
마주친 눈동자는 검정. 앨런과는 다른 분위기. 이질감이 들지만, 달라진 모습에서 느끼는 낯섦일 것이다. 천천히 모든 게 제자리를 찾겠지.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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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뭐라고 불러야 하지? -
416 B의 일지 ◆QuMdEQJ6Kc (32vRg1FrkM) 2021. 3. 3. 오전 1:44:55(앞의 몇 페이지는 공백이다.)
11/23
괴물. 실패작. -
417 벨리타주 ◆QuMdEQJ6Kc (32vRg1FrkM) 2021. 3. 3. 오전 1:46:04일지로 마무리할게요! 이번 일상도 고생하셨습니다~ 푹 주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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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클리프주 ◆oSnT.Ehang (j2W.Mwpubg) 2021. 3. 3. 오후 6:26:18벨리타주도 고생했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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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벨리타주 ◆QuMdEQJ6Kc (Auio8oayvA) 2021. 3. 4. 오전 12:24:19모두모두 고생하셨습니다~!!! 🎇🎆
벨리타는 클리프가 환청이랑 환영에 시달리는 것도 모르구... 벨리타 너 똥손이야 바부야 🥲 하고 말해주고 싶은 걸 얼마나 참았는지 몰라요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클리프 지금은 환청이나 환영에 시달리지 않나요? 증말 사소한데 존댓말 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네요(,,) -
420 클리프주 ◆oSnT.Ehang (1SKkE3izSU) 2021. 3. 4. 오후 7:08:36ㅋㅋㅋㅋㅋㅋㅋㅋ 규칙적인 식습관 꾸준한 운동 바른 자세 올바른 생활습관.. .. .. ^_^..
요즘엔 거어어어어어어의 정말 안 그러징 👍 안심해두돼
사실 존대 반대는 ㅋㅋㅋㅋㅋㅋㅋ 역극 시작할 때에도 고민이 많았는데.. 이게 존댓말하기도 좀 그런데 반말을 하기두 싫어서 ㅋㅋㅋㅋ.. 두루뭉실하게 쓰다가 결국 반말 비스무리한 게 되어버렸다.. 벨리타가 클리프한테 말과 대화에 있어서 터치를 했다면 그 영향으로 그렇게 됐을 수도 있을 것 같구~ 안 그랬다면 '너는 평생 될 수 없고 감히 알아낼 수조차 없는 것' 요런 말? 그런 거 듣고 자기 말투를 고쳐보려고 그랬다거남.. 🤔 -
421 벨리타주 ◆QuMdEQJ6Kc (mz8BzCwBIc) 2021. 3. 5. 오전 2:01:51왜 제가 데미지를 받는 걸까요 🥲... 바른 자세가 불편하다니 세상사 너무 불합리하다 ㅋㅋㅋㅋ큐ㅠㅠㅠㅠ
아하 클리프가 한 말은 완전한 반말(?)이 아니라 끊어진 말의 조각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네요 🤔➰ 벨리타가 말투를 문제 삼진 않았을 거예요 ㅋㅋㅋㅋ 일단은 유교걸이 아니니까,,
시야를 벗어나거나 상식 밖의 행동(일상에서처럼 허공에 돌을 던진다거나 상황과 안 맞는 말을 하는 등)에만 좀 예민하게 굴었을 듯 합니당 🍬 -
422 클리프주 ◆oSnT.Ehang (.6HpcErQe.) 2021. 3. 6. 오후 2:52:34즐거운 토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유교걸... 앗 딴 얘기 하나 하자면 난 유교걸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카딥비 노래 듣고 그만 쓰러질 뻔 했어 ㅋㅋㅋㅋㅋ ㅠㅠ..
아항 그럼 예민하게 구는 그런 거랑 두 번째가 합쳐져서 그리 됐을 것 같네!! 행복한 토욜 보내 벨리타주 🍬 -
423 벨리타주 ◆QuMdEQJ6Kc (wqqzTfJAz.) 2021. 3. 7. 오전 12:51:35이제 즐거운 일요일이네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저도 그 노래 알아요 ㅋㅋㅋㅋㅋㅋ 사실 들어본 적은 없는데 대충 어떤 내용인지 들은 것만으로도 넘 놀랐던 기억,, 현지에서도 충격받은 사람 많다고 하더라구요 😇〰️
앗 넵넵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클리프주도 행복한 토요일 보내셨길 바라고 남은 일요일도 재밌게 보내세요~!!! 또 괜찮으시담 천천히 다음 일상 이야기 나누거나 필요한 설정 풀이 해보아요 🤗 좋은 밤 되세용 -
424 클리프주 ◆oSnT.Ehang (xs3tL25WkA) 2021. 3. 8. 오전 8:33:52좋아좋아!!! 그 원래도 이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썰이나 잡담이나 하면서 다음 일상은 2주 뒤쯤에 가능할까ㅜㅜ.. 별거아니긴 한데 신경을 써야 할 일이 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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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벨리타주 ◆QuMdEQJ6Kc (bz2KkclYM.) 2021. 3. 8. 오후 6:33:43앗 네네 다음 일상은 잡담이랑 썰 좀 풀며 보내다 천천히 시작해요 🙆🏻♀️➰ 저한테는 좋은 재정비시간이 될 것 같네요. 클리프주는 일 잘 보시구요~ 또 좋은 저녁,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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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클리프주 ◆oSnT.Ehang (gT1IJ4KqrM) 2021. 3. 9. 오전 9:07:39🙇♀️감사합니당
갱신갱신 벨리타주도 화요일 파이팅해!! -
427 벨리타주 ◆QuMdEQJ6Kc (4bSmEGjF82) 2021. 3. 11. 오후 8:28:03클리프주 좋은 목요일 보내셨나요~! 썰 풀 거리 가지고 오고 싶은데 평일이라 그런지 정신이 없어서 머리가 굳었나봐요... 그저 자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생각나는 거 있으면 정리해서 조금씩 가져와볼게요~! 클리프주도 편하게 가져와주시고 나중에 제가 가져온 것도 편할 때 생각날 때 조금씩 얘기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같이 뜨개질 하는 할머니처럼 도란도란 얘기 나눠봐요 홀홀 👵🏻☕️ -
428 클리프주 ◆oSnT.Ehang (Az8UwK3drw) 2021. 3. 12. 오후 1:49:32곧 주말~!~!~! 다음주 정도에는 일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넹 💃🕺
ㅋㅋㅋㅋㅋ ㅋㅋ ㅠㅠㅠ ㅠ 맞아 평일에는 걍 움직이는 기계 되는 거지 ㅋ ㅋ ㅋㅋ...... 조아 할머니들의 끈끈한 우정 다져보자구! 💙🖤 -
429 벨리타주 ◆QuMdEQJ6Kc (LFmlyQYTt6) 2021. 3. 13. 오후 10:41:05주말입니다~!~!~💃🕺 근데 벌써 하루가 끝나가네요... 금 같은 내 주말아...... 헉 일이 빨리 끝나셨나요?! 보시고 바쁘시면 첨 말씀하신대로 한 주 더 있다가 시작해도 되니까 살펴보고 말씀해주세용
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평일에는 움직이는 기계 되고 주말에는 누워있는 기계 되는 기분이에요...... 앗 좋습니다 끈끈한 우정 🍭🍬🍯 -
430 클리프주 ◆oSnT.Ehang (mScyAo6kk6) 2021. 3. 15. 오후 8:55:43월..요..일.. (어제가 화이트데이였다니!)
응 이제 다 끝났어~!~!~!~!~!~~!~ ❤️❤️🎊🎊 생각나는 일상 주제가 없다면 더 딩가딩가해도 갠찮을 것 같앙 -
431 벨리타주 ◆QuMdEQJ6Kc (9EZU5ES46M) 2021. 3. 17. 오후 2:17:16이제 수요일이네요... 헉 그렇네요?! 말씀해주신 덕에 화이트데이였던 거 이제야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 이제 00데이는 전설 같은 느낌이네요 다 까먹고 뒤늦게 구전설화처럼 들어버리기 😇...
와아 축하드려요 🎉🎉 마지막 현재(?) 일상이 클리프가 방이랑 일지 둘러본 건데 거기서 더 뻗어나갈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아님 새로운 이벤트 만들기 🤔...? 우리 딩가딩가하면서 천천히 얘기해봐요~! -
432 클리프주 ◆oSnT.Ehang (F7eRYRoNM.) 2021. 3. 18. 오후 11:09:47분명 난 기념일 같은 거 오면 잘 기억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
딩가딩가 🎵 들렸다가 갈겡 생각나면 들고 오겠어!! 👍👍 좋은 밤 보내 벨리타주~!~! 🖤💙 -
433 벨리타주 ◆QuMdEQJ6Kc (VLbTltN2BE) 2021. 3. 19. 오후 3:26:24기념일 모를 때도 잘 살았으니까 지금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변명해봅니다 🙄... 아주 어린이 시절엔 아무것도 몰랐는데 잘만 지냈으니까...... 물론 지금은 어린이 아니지만......
이벤트는 자꾸 사람 추가되는 것밖엔 생각이 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다 별장에 사람 더 많아지면 독립(?)한 의미가 없는데! 😇➿ 클리프주도 좋은 하루 보내시구 밤에도 푹 주무세요~! -
434 클리프주 ◆oSnT.Ehang (zZCrNoIsCE) 2021. 3. 21. 오후 8:10:58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 헉 좋은 생각이 났는데 우리가 계속 클벨만 붙잡고 있기에는 너무 늘어질 수도 있으니까 다른 캐릭터들로 이야기를 뻗어나가도 넘 재밌겠다ㅠㅠㅠ 좋은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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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 벨리타주 ◆QuMdEQJ6Kc (n9..3hedfk) 2021. 3. 22. 오후 3:11:21헉 클리프주 똑똑해요 🤭👍...! 다른 캐릭터 둘이나 있으니까 둘 관계도 재밌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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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클리프주 ◆oSnT.Ehang (GG.bsh.aBw) 2021. 3. 22. 오후 9:55:58스마트한 나! 💪💪 스마트한 벨리타주! 💪💪
그럼 오랜만에 제대로 캐설정이나짜볼깡.. 🤔 난 지금 클리프 뭐 하나 쓰고 있는 게 있어서 그거 다 하고 호란이를 제대로 가져오든가 할게!!! 🎸🎸🎸 -
437 ... (GG.bsh.aBw) 2021. 3. 22. 오후 10:28:24벌레의 아우성을 헤집어 제 자리라도 만든 것인지 클리프는 미동도 하지 않고 서 있기만 했다. 바람이 불거나 야생동물이 지나가도 눈길 한 번 주는 법이 없었다. 숨은 쉬는 건지 안 쉬는 건지, 산 것인지 죽은 것인지, 시꺼먼 머리부터 시작해 몸뚱이를 반으로 가른다면 모든 해답이 울컥 쏟아져나오겠지만 부도덕한 일이다. 그저 몽상으로 남겨두어야 지금 이 숲에 이로울 것이다. 좋은 보금자리인 숲마저도 괴물이 빨리 사라지길 바란다면 어쩔 수 없지만. 「…….」 클리프는 그 절벽으로 갔다. 언젠가 이 절벽이 다 메워지는 꿈을 꿨던 것 같은데. 현실은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답답했다. 뼛속에서 버글대는 오묘한 느낌에 슬퍼해야 하는지 화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한 눈은 절벽의 끝과 마주했고 그 순간 복잡하던 모든 것은 어디론가 쑥 사라졌다. 동시에 벨리타의 얼굴이나 머리카락이나 팔다리 따위가 그날의 상태로 뚜렷하게 생각났다. 화가 많이 났던 것 같다. 저기 절벽 너머 이쪽을 노려보는 토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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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 클리프주 ◆oSnT.Ehang (GG.bsh.aBw) 2021. 3. 22. 오후 10:30:11휴 이제 좀 클리프 감각이 돌아오고 있어!!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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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 벨리타주 ◆QuMdEQJ6Kc (8J6shyxHt6) 2021. 3. 23. 오전 12:07:42클리프 이야기를 쓰고 계셨다니 자기 전에 들러보길 잘했어요! 제가 굴려서 그럴 수도 있지만 ㅋㅋㅋㅋ 벨리타는 목적성이나 특성이 비교적 투명하게 보이는 것 같은데, 클리프는 늘 알아가는 느낌이라 좋아요. 나는 행운아 😭🖤💙
이제 귀여운 호란이를 자세히 볼 수 있겠네요... 🔍 편하게 가져와주세요~ 그동안 저도 한나 캐릭터를 조금 더 구체화 시켜볼게요 💪💪 -
440 벨리타주 ◆QuMdEQJ6Kc (EUyndM8Kto) 2021. 3. 26. 오전 10:21:11조용히 한나를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갱신 겸 왔다갈게요. 클리프주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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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클리프주 ◆oSnT.Ehang (fy5JLqxVYM) 2021. 3. 26. 오후 7:16:26나도 조용히 만들고 있었다구 말하고 🍭 싶지만.. 손도 못 댔다는 충격적인 🍀 상황ㅠㅠ........... ❤️🎵 상큼한 임티를 붙이면 좀 괜찮아 보이겠지? 🎊🐶 ㅋㅋ..ㅋㅋ..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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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 벨리타주 ◆QuMdEQJ6Kc (MrLOI9rWP6) 2021. 3. 27. 오전 7:43:08한나 / 20 / Lady
- 159cm. 긴 고동색 머리와 눈동자. 콧잔등과 홍조 어린 뺨에 어린 옅은 주근깨. 서글서글하고 귀여운 인상. 약하게 남부 억양이 섞인 말투.
- 열다섯부터 귀족 가문에서 일을 하다 반년 전부터 릭먼 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앳되어 보이는 인상에서 연상되는 성격과는 다르게 눈치가 빠르다. 나쁘게 말하면 약삭빠르고, 좋게 말하면 머리 회전이 빨라 때에 따라 적절한 처신을 하는 편.
- 릭먼 가에서 소식통으로 보낸 사람. 일한 기간이 짧고 약한 남부억양이 남아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벨리타와 관련한 일과 그로 인한 평판을 알고 있으나 별생각은 없다. 한나의 관심사는 양쪽—릭먼 가와 벨리타—에서 주는 돈을 얼마나 오래 챙길 수 있을지에 대한 것뿐이므로. -
443 벨리타주 ◆QuMdEQJ6Kc (MrLOI9rWP6) 2021. 3. 27. 오전 7:48:31악 이름칸 바꾸는 걸 까먹다니... 🥲 전보다는 약간 자세해진 한나 프로필입니다! 가족사까지 넣었다가 뺐는데 별로 달라진 게 없어서 역시 썼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천천히🪴 해요🌱 우리🍀☘️✨ 클리프주 여유되실 때 편하게 올리시면 되는 거니까요! 🌼🌸🌻🌿 상큼한 이모티콘을 쓰니까 싱그러운 기분이 드네요 ㅋㅋㅋㅋㅋ 좋은 주말 보내세요~ -
444 클리프주 ◆oSnT.Ehang (UE8Wqn5gWo) 2021. 3. 28. 오후 11:33:41🍀🍀🩲🍀🍀🍀
(헉 가족사..! 궁금하니까 풀어조) 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주도 좋은 주말 보냈으면 좋겠다!! 월욜 파이팅 -
445 벨리타주 ◆QuMdEQJ6Kc (EAyJnL.cI6) 2021. 3. 29. 오후 12:37:53가족사 되게 사소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남부 출신이고 부모님은 농부였고 6남매중 둘째라는 설정이었습니다...! 클리프주도 월요일 파이팅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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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 클리프주 ◆oSnT.Ehang (jtZ1Y2Nr22) 2021. 4. 1. 오후 6:16:446남매중둘째 ㅋㅋ ㅋ ㅋ ㅋ ㅋ 아 말만 들었는데 왤케 빡빡하징
잠깐들렸다갈겡~ -
447 벨리타주 ◆QuMdEQJ6Kc (CoEqz2.2w2) 2021. 4. 2. 오전 9:33:31ㅋㅋㅋㅋㅋ 빡빡한 설정이었답니다... 너무 갑갑할까봐 뺐던 내용이었나봐요 😇 ㅋㅋㅋㅋㅋㅋㅋㅋ 벌써 4월...! 클리프주 오늘도 파이팅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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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 클리프주 ◆oSnT.Ehang (JIfp8B5M0E) 2021. 4. 5. 오후 8:24:05파이팅 4월 🎊
이제 증말 시험기간이라 뜸하게 들어올 것 같어.. 🥲 그렇다고 공부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지만.... 휴. ㅜ 4월 파이팅 벨리타주! -
449 벨리타주 ◆QuMdEQJ6Kc (GDHkKSionU) 2021. 4. 6. 오전 12:31:17자기 전에 왔다가 가요! 🙋🏻♀️🙋🏻♀️
헉 시험기간이시군요... 시험기간은 원래 공부량과는 별개로 내내 맘이 초조하잖아요 🥲 여긴 잠깐 내려두리고 열심히 준비해서 원하는 결과 얻으시길 바랄게요!
미리 얘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클리프주 좋은 밤 되시고 좋은 4월 보내세요🖤💙 -
450 벨리타주 ◆QuMdEQJ6Kc (YG0Cwx6fD.) 2021. 4. 11. 오후 8:46:56잠깐 들렸다가 가요~
클리프주 시험 준비 순탄하게 하고 계시길 바라고, 결과도 좋길 바랄게요. 시험 잘 보세요! 파이팅 🙌 -
451 클리프주 ◆oSnT.Ehang (KrST2ehKwA) 2021. 4. 12. 오후 8:31:10고마워!!!!!!!!!! 🎸🎸🎸🎸🎊💥
벨리타주도 막힘 없이 모든 일이 잘 되길 바랄게!! 👍💙🖤 -
452 벨리타주 ◆QuMdEQJ6Kc (uL5ue5KhD.) 2021. 4. 18. 오후 8:23:17오늘도 들렀다가 가보겠습니다 🥸
감사해요 클리프주! 요즘 날씨도 조금 쌀쌀한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이번 주도 파이팅하세요🖤💙 -
453 클리프주 ◆oSnT.Ehang (qCZBYPVWpw) 2021. 4. 23. 오후 11:31:42요즘에 뭔가 더웠다 추웠다 하는 것 같아... 🤔
인사 받으니까 마음이 든든하다! 5월이 되면 호란이를 데리구와볼겡 🤘🦕 -
454 벨리타주 ◆QuMdEQJ6Kc (.F3wN7idYc) 2021. 4. 26. 오후 11:15:27해 떨어지면 좀 추운가? 싶은데 낮 되면 어김없이 덥네요... 감기 조심해야 할 날씨예요!
인사 하나로 마음이 든든해지신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요 ☺️🖤💙 이번 주도 힘내시구, 5월과 함께 올 호란이도 기대할게요~ -
455 클리프주 ◆oSnT.Ehang (dS6xS8dkZc) 2021. 4. 30. 오후 10:15:26시험기간 끝.....! 멘탈도 탈탈 털리고 전부 털렸어................ 이제 죄책감 없이 맘껏 놀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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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 클리프주 ◆oSnT.Ehang (dS6xS8dkZc) 2021. 4. 30. 오후 10:16:08이방인 스레를 불태우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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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 벨리타주 ◆QuMdEQJ6Kc (3/JeVzX5QE) 2021. 4. 30. 오후 10:31:33앗 환영해요 클리프주! 고생 많으셨어요...! 🫂🫂🫂🫂🫂
저도 작은 불씨 하나 보태보아요 🔥🔥🔥 -
458 클리프주 ◆oSnT.Ehang (dS6xS8dkZc) 2021. 4. 30. 오후 10:35:33고마우엉!! ㅠㅠ 충격에 멘탈이 탈탈 털리기는 했는데 그래두 이렇게 하다 보면 뭐라도 성공하겠지라는 마인드로... 살고 있어!! ㅋㅋ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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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 벨리타주 ◆QuMdEQJ6Kc (3/JeVzX5QE) 2021. 4. 30. 오후 10:37:13아이구 당연하죠! 언젠가 꼭 많은 성공을 쟁취하실 거예요 제가 장담합니다...!!! 🍀🍀🍀 일단 시험 끝났으니까 그동안 못 쉬신 거 다 푹 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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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 나한테 위해만 가하지 않으면 착한 거 아닌가? (dS6xS8dkZc) 2021. 4. 30. 오후 11:09:43등발 등안 그을린 피부 맹한 인상 말재주 없음 저기 어디 동쪽에 있는 섬에서 올라왔다더라
호란 웨이티/20/Male (신장은 170초 중반, 사실 키를 잰 지 오래돼서 본인도 정확히 모른다) •••그리고 조그만 낱말 사전.
저택에 발을 들인 뒤 나름 사람 셋과? 함께 잘 살아가고 있다. 시꺼먼 사람(클리프)을 처음 봤을 때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정원을 관리하느라 바빴던 것도 있고, 북부의 환경과 언어에 적응 등등. 여러 요소가 호란에게 숨 돌릴 틈을 주지 않아 시간은 금방 갔다. 너무나도 빠르게 흐른 시간의 틈 그 속에서 변화한 클리프의 이미지는 그냥 착하다 정도. 솔직히 벨리타와 한나도 다 착한 것 같다고 생각 중. 가장 큰 일이었던 정원 정리가 끝나고 난 뒤에는 한가로운 노인네처럼 식물에 물이나 주고 영양제나 꼽아주고…… 그렇게 산다. 가끔 고향의 섬에서 먹었던 과일을 그리워한다. -
461 벨리타주 ◆QuMdEQJ6Kc (3/JeVzX5QE) 2021. 4. 30. 오후 11:16:41호란이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ㅋ 다 착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니... 벨리타랑 한나... 으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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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클리프주 ◆oSnT.Ehang (dS6xS8dkZc) 2021. 4. 30. 오후 11:23:10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쓰면서 얘가 원래 좀 기여운 맛이 있었나?? 싶었엉.. 뭐 깜찍하면 좋지!!!! ...벨리타랑 한나.... 나도 으응... ㅋㅋㅋ ㅠㅠㅠ..
클리프가 호란이 발 걸었을 때는 아마 클리프가 얌체처럼 사과를 빨리 해서 착하다고 생각했을 것! -
463 클리프주 ◆oSnT.Ehang (dS6xS8dkZc) 2021. 4. 30. 오후 11:24:21(벨리타랑한나는 안 착해도 갠찮아 다 뿌셔버리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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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벨리타주 ◆QuMdEQJ6Kc (3/JeVzX5QE) 2021. 4. 30. 오후 11:28:06귀여운 건 언제나 옳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서 가장 티끌 없는 사람이 아닐까 싶은 ㅋㅋㅋㅋㅋ 정원정리 끝내고 하는 일도 무해하구 🥲💚
아 ㅋㅋㅋㅋㅋㅋ 호란이 정말 꼬인 데 없이 선한 친구네요 ㅋㅋㅋㅋ 사과했다구 바로 착한 사람으로 생각하다니...! 과연 이 집이 좀 이상하다는 걸 언제쯤 눈치챌까도 관전 포인트겠는걸요 🤔 -
465 벨리타주 ◆QuMdEQJ6Kc (3/JeVzX5QE) 2021. 4. 30. 오후 11:31:07(사실 다 안 착해도 돼요 사람이 어떻게 착하게만 살어! 얘들아 손해보지 말구 즐겁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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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 클리프주 ◆oSnT.Ehang (dS6xS8dkZc) 2021. 4. 30. 오후 11:33:49그러겡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계속 살아가도 문뜩문뜩 초반의 쌔한 느낌은 계속 기억할 것 같다!! 음 벨리타가 뭐 허점같은 걸 보이거나 클리프가 괜히 입만 안 털면ㅠㅠ.. 한나는 몰라도 호란은 진짜 걍 정원사로 살다가 죽을 것 같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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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 클리프주 ◆oSnT.Ehang (dS6xS8dkZc) 2021. 4. 30. 오후 11:34:14>>465 너무나도 맞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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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 벨리타주 ◆QuMdEQJ6Kc (3/JeVzX5QE) 2021. 4. 30. 오후 11:37:45호란이 뼛속까지 멋진 정원사... 노동의 가치를 알고 열심히 일하는 당신의 땀방울을 존경합니다 🥺👏👏👏
호란이 눈치채냐 안 채냐는 벨리타랑 클리프한테 달렸네요 ㅋㅋㅋㅋㅋㅋ 한나는... 어느 쪽으로 붙을지, 아님 누구의 편도 아닌 채로 남을지 진행하다보면 결정될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많은 돈을 원하는 노동자입니다... -
469 클리프주 ◆oSnT.Ehang (dS6xS8dkZc) 2021. 4. 30. 오후 11:44:52ㅋㅋㅋㅋㅋㅋ 고백할 게 있는데... 난 가끔씩..,,, 한나가 노조를 만드는 걸 상상해... ㅋㅋㅋㅋㅋㅋ ㅠㅠㅠ ㅋ ㅋㅋ ㅋㅋㅋㅋ 진짜 조금이라도 의를 저버리는 일이 있으면 바로 그냥.....! 실행. 한나한테 일확천금을 안겨주고 싶당 💰
생각을해봤는데 역극 스타트를 한나나 호란이 벨클의 비밀을 알게 되는 걸로 시작해도 갠찮을 것 같아!! (넘 빠른가...? 아직 못 한 과거도 많으니까 그거 먼저 해도 되고 아님 잠깐 평화롭게 넷을 굴리는 걸 먼저 해도 될 것 같당... 이방인에서는 희귀한 평화의 시간.) -
470 클리프주 ◆oSnT.Ehang (dS6xS8dkZc) 2021. 4. 30. 오후 11:46:28아 그리구 이건 좀 장기적이고 나중의 일이기도 한데 참치에서 이렇게 잘 맞는 사람 만나기가 넘 어려워서ㅠㅠ.. 혹시나 이방인 끝나고도 새로운 소재가 있으면 언제나 연락 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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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 벨리타주 ◆QuMdEQJ6Kc (3/JeVzX5QE) 2021. 4. 30. 오후 11:48:42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 의외로 가능성 높아서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정의보다는 자기 이익에 민감한 친구지만... 정의와 이익이 직결된다면 정의의 사도가 될 수도 있겠는걸요 🤔
앗 그것도 괜찮네요! 과거랑 평화는 잠깐씩 시점 옮겨서 해도 되니까 오랜만에 시작을 빵 터지는 사건으로 하는 것도 좋아보여요. 아앗,, 희귀한 평화 🥲 ㅋㅋㅋㅋ 평화가 AU처럼 되어버렸네요...... -
472 클리프주 ◆oSnT.Ehang (TQjgPBWcwg) 2021. 5. 1. 오전 12:07:36그래서 그런가 항상 한나 하면은 억울한 표정이 생각나네!! ㅋㅋㅋㅋㅋ 🥲
앗 괜찮다니 다행이야~!! 한나랑 호란이 중에 알아차리는 걸 한 명으로만 정하면 한나가 어떨까 싶은데.. 🤔 만약 한나가 호란이한테 말하거나 아니면 호란이도 어찌저찌 해서 둘다 알게된 방향으로 해도 갠찮을 것 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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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 클리프주 ◆oSnT.Ehang (TQjgPBWcwg) 2021. 5. 1. 오전 12:08:12이방인.. 평화 AU! 가치가 높다ㅠㅠ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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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 벨리타주 ◆QuMdEQJ6Kc (tjWRKclyWc) 2021. 5. 1. 오전 12:13:52저도 둘 중에 한 명이면 한나가 알아채는 게 빠를 것 같아요! 문이 덜 잠겨서 클리프가 만들어진 방을 보게 됐다는 식이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구... 한나 입장에서는 청소 목적으로도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
한나가 알게 되면 아마 호란이한테는 말 안 할 것 같고... 벨리타나 클리프한테도 들키지 않는 이상은 아무 말 안 할 것 같네요. 이게 언제 자기한테 유리하게 작용할지 모르니까...! 때를 노리는 맹수처럼 🐯🦁🐻 -
475 클리프주 ◆oSnT.Ehang (TQjgPBWcwg) 2021. 5. 1. 오전 12:22:14맹수 임티 넘 기엽다.. 🐯🦁🐻 좋아좋아! 그럼 선레를 어떻게 잡을까? 바로 한나가 들어가는 걸로 생각해봤는데 때노맹이 된다면.. 너무 쓸 게 없어질까 싶기도 하고.. 나머지 셋 중에 아무나 잠깐 나오는 게 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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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 벨리타주 ◆QuMdEQJ6Kc (tjWRKclyWc) 2021. 5. 1. 오전 12:27:54아무나 한 명 잠깐 등장해서 한나랑 얘기해주면 좋을 것 같긴 해요! 아니면 지난 번에 클리프가 방 발견했을 때처럼 다른 두 명이서 대화하고 한나가 방 둘러봐도 되겠구요. 또 멀리서 누가 보고 있는 무시무시한 상황도 좋구요 ㅋㅋㅋㅋㅋㅋ
저 일단 이것저것 던져두고 자러 가볼게요...! 클리프주 다시 한 번 고생 많으셨구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 -
477 클리프주 ◆oSnT.Ehang (TQjgPBWcwg) 2021. 5. 1. 오전 12:31:05역시 이것저것 연결하고 생각하다 보면 다양하고 재밌는 상황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 벨리타주도 4월 넘 고생 많았어!! 💙🖤 좋은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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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 벨리타주 ◆QuMdEQJ6Kc (tjWRKclyWc) 2021. 5. 1. 오후 4:43:05집단지성의 힘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전 역시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는 같이 얘기나눌 때 이것저것 떠오르는 것 같아요. 늘 함께 이야기해주시는 클리프주께 감사를 전합니다 🥰
저는 다른 두 명이 대화하는 중에 한나가 방을 둘러보거나 누군가 지켜보는 상황이 좋은데, 만약에 누가 본다면 그게 벨리타는 아니었음 하고 있어요. 벨리타에게 들키면... 한나는...... 🥲 -
479 클리프주 ◆oSnT.Ehang (TQjgPBWcwg) 2021. 5. 1. 오후 7:44:05벨리타한테 들키면 상황이 너무 와장창이려나..? ㅋㅋㅋㅋㅋㅋㅋㅠㅠ... 만약 그렇게 되면 한나는 어떻게 돼? 😥😥😥
역시 머리 하나보다는 둘이 낫다!! 👍💙🖤 음 그러면 클리프가 지켜보는 걸로 할까? 앗 한나가 비밀을 알고 바로 클리프 보면 충격이 상당하겠는데 ㅋㅋ ㅠㅠㅠ.. -
480 벨리타주 ◆QuMdEQJ6Kc (tjWRKclyWc) 2021. 5. 1. 오후 9:19:42처음에는 쫓아낼 것 같았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까 나갈지 있을지 정하라고 할 것 같네요 🤔... 어차피 네가 알고 있는 거 말해봤자 누가 믿겠냐고, 나가서 떠들면 미친 사람 취급이나 받을 거라고... 협박식으로... 선택권은 주는데 결국은 남게 만드는 식으로 둘 듯해요 😇
클리프가 보는 것도 좋아요! ㅋㅋㅋㅋㅋ 좀 이상한 사람이다 생각하긴 했는데 이쪽으론 상상도 못해서 놀라긴 하겠네요... 한나의 우당탕탕 근로일기... -
481 클리프주 ◆oSnT.Ehang (TQjgPBWcwg) 2021. 5. 1. 오후 9:28:17헉 그렇구나.. 뭔가 그 얘기를 들으니까 한나 벨리타가 보고 싶어지넹... 뭔가 마음이 오락가락하는데 한나가 비밀을 알고 벨리타가 그걸 지켜보고 다른 쪽에서 호란이랑 클맆이 대화하는 걸로 갠찮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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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 클리프주 ◆oSnT.Ehang (TQjgPBWcwg) 2021. 5. 1. 오후 9:29:21우당탕탕 근로일기 ㅋㅋㅋ큐ㅠㅠ.. 오늘도 노조에 성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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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 벨리타주 ◆QuMdEQJ6Kc (tjWRKclyWc) 2021. 5. 1. 오후 10:05:03앗 좋아요! 저희가 각자 캐릭터 굴리는 거니까 선레 여부 굳이 안 정하고 써지는대로 올려도 되겠는걸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나야 근무환경이 이래서 미안해... 고용주가 이래서 미안해...! 🥲🥲 -
484 클리프주 ◆oSnT.Ehang (TQjgPBWcwg) 2021. 5. 1. 오후 10:39:33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덩달아 미안해지네... 💰💰💰💰
그러면 각자 템포대로 하는 걸루! 좋은밤 보내 벨리타주~! 🌱 -
485 벨리타주 ◆QuMdEQJ6Kc (tjWRKclyWc) 2021. 5. 1. 오후 11:00:48근데 사실 전 이런 거 좋아해요~! 😇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레스 몇 개로 나눠서 올리려고 해요. 혼자 일상 굴리는 것처럼 ㅋㅋㅋㅋㅋ 완성되는대로 차례차례 올려볼게요! 클리프주도 편하게 올려주시구요, 좋은 밤 되세요~ 🌙⭐️✨ -
486 작고 가벼운 발걸음이 안으로, 안으로. (FpU5GTaqk2) 2021. 5. 2. 오후 7:25:28한나가 스스로 저지른 실수 중 가장 큰 것을 고른다면 그날 그 방에 들어간 것을 고를지도 모른다.
*
한나는 바닥을 쓸다가 문득 늘 잠겨있던 문이 아주 조금 열려있는 것을 본다. 관심이 없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 틈은 꼭 운명처럼 한나의 시선에 걸렸다. 그래, 운명처럼. 한나는 조용한 걸음으로 문 앞까지 다가선다. 이 집은 이상하다. ‘손님’으로 칭해진 사람은 도무지 돌아갈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애초부터 손님인 적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무도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꼭 금지된 이야기라도 되는 것처럼.
한나는 낡은 문의 어딘가가 고장 난 것 같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어쩌면 저 안에 정체 모를 이상함의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벨리타가 2층에 올라간 지 얼마 안 되었다. 보통 한두 시간 정도는 있다가 내려오니, 한나에게는 여유가 있었다. 한나는 잠시 숨을 죽이고 가만히 선다. 위는 잠잠하다. 무언가를 바쁘게 찾는 소리도, 서두르는 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한나는 문을 향해 손을 뻗는다. 삐걱거리는 문이 열린다.
어둡고 침침한 방이었다. 빛이라곤 작은 창에서 들어오는 것이 전부. 모든 것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으나 위로 쌓인 먼지는 버려진 공간 같다는 인상을 주었다. 날카로운 것 위로, 원래는 은색으로 반짝였을 것 위로 쌓인 뿌연 먼지를 손으로 훑어본다. 회색 먼지가 묻어난 걸 털어내고서, 한나는 책장을 본다. 몇 권을 꺼내보던 한나는 열린 틈을 발견했을 때처럼, 아주 조금 더 나와 있는 노트를 한 권 발견한다. 어두운 붉은색의 표지는 군데군데 젖은 흔적이 있었다. 그걸 빼 든 한나는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긴다.
*
아,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일인데. -
487 찬 바람 ① (iQnTveGAe.) 2021. 5. 3. 오전 11:49:45“바람이 차요.”
쭈그려 앉아있는 호란에게 클리프가 걱정을 내비쳤다.
“걱정 감사합니다. 그래도 좀 적응이 된 것 같아요.”
호란은 자신의 위로 드리운 그림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작게 솟아난 이파리를 만지작거렸다. 전에는 몇 분마다 손을 비비고 더운 숨을 불어 조금이라도 열을 끌어올리려고 애썼는데, 이제는 다 옛날 일처럼 느껴지는 걸 보니 적응이 됐다는 건 사실이 맞았다.
“잘됐네요.”
항상 웃는 얼굴. 호란의 시선은 이파리에 고정돼 있었지만 클리프의 표정은 쉽게 추측했다. 클리프는 자신에게 오는 시선이 없자 심술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찰나의 감정 탓에 나무껍질을 하나씩 긁어서 뗐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다섯 번은 들렸을까, 고개 하나가 돌아갔다. 추측대로 클리프는 웃는 낯이었다. 언제부터 웃고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호란은 전에 어디서 왔다 그랬죠?”
“아, 동쪽 섬이요.”
클리프가 자신의 손에 나무껍질을 더 모았다. 호란은 그 행위의 연유를 알 수가 없어 똥그란 눈을 껌뻑거리기만 했다. 벌레라도 있는 것인가?
“궁금한 거라도 있으세요?”
예의 바른 질문에 대답으로 나온 것은 끄덕이는 고개. 도대체 클리프는 호란이 나고 자란 섬이 왜, 뭐가 궁금하다고 저러는 걸까. 호란은 그가 질문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껍질이 야금야금 벗겨지고 있는 나무를 살폈다. 확실히 박피가 필요한 부분이 있기는 있었지만 클리프는 생뚱맞은 부분을 긁어내고 있었다. 곧 그의 손에 모였던 껍질이 떨어지고, 캄캄한 입이 열렸다. 제가 예전에 밖으로 많이 돌았거든요. -
488 낡은 문이 열린다. (smR/XiXB3.) 2021. 5. 3. 오후 1:48:08벨리타는 계단을 올라간다. 이따금 삐걱대는 소리를 내는 계단을. 한나는 아래에서 느리게 바닥을 쓸고 있었다. 한동안 청소가 이어질 것이다. 벨리타는 이런 오후를 평화롭다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정해진 역할이 있는 것처럼, 고요하게 제 할 일을 해나가는 시간. 2층에서 내려다보는 정원은 이제 말끔한 모습이었다. 홀로 차가운 나무만이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어색하다. 벨리타는 그 나무에서 파생된 생각 몇몇을 더듬는다. 그러다 돌연 모든 것을 지워버린다.
생각이 길어지기 전에 걸음을 옮긴다. 벨리타가 향한 곳은 서재였다. 더는 읽어야 하는 것도, 읽고 싶은 것도 없는데 벨리타는 자꾸만 서재로 갔다. 테이블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조용히 과거를 생각했다. 그 시절은 이상할 정도로 눈이 부시다. 삶에서 겪을 수 있는 행복의 총량을 그때 모조리 받았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다. 다음으로는 미래를 생각했다. 그것은 이상할 정도로 까맣다. 단순한 어두움보다는 공허에 가깝다. 예상할 수 없는 것이 나중의 일이라지만, 기이할 정도로 손에 걸리는 것이 없다.
불안한가. 벨리타는 스스로 묻는다. 불안하다. 그러나 그런 불안이 특별한 건 아니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난 벨리타는 서재를 나선다. 고요한 복도를 지나 제 방문을 연다. 한 번 둘러보고선 걸었던 길을 되돌아간다. 다시 계단을 밟는다. 이따금 낡은 소리를 뱉는 계단을. 마지막 계단이 유독 삐걱거린다는 생각을 하며, 벨리타는 1층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작게 열린 문틈을 발견한다. 관심이 없다면 지나칠 정도였지만, 벨리타는 누구보다 그 공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언제부터? 왜? 문 앞에 선 벨리타가 손잡이를 당긴다. 벨리타는 천천히 다가오는 불안의 그림자를 예감한다. -
489 문답 ② (iQnTveGAe.) 2021. 5. 3. 오후 11:16:47껍데기가 바람에 밀려 휭 날아갔다. 본디의 운명이라면 나무에 찰싹 달라붙어 있을 것들이 웬 말썽꾼 탓에 피해를 보니, 안타까웠다.
호란은 날아가버린 억울한 피해자들에 대하여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방대하고 엄청난 피해를 준 것도 아닐뿐더러 누구나 습관적으로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이니 굳이 대화의 주제를 틀지 않았다. 그가 지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제 이야기였다.
“제가 살았던 데를 아세요?”
밖으로 많이 돌았다는 건 오랫동안 여행이라도 했다는 것인가? 우리 섬에 방문했었나? 관광지로 유명한 곳은 아닌데. 호란의 말 못지않게 느릿느릿한 생각이 원을 그리며 돌았다.
클리프가 샐쭉거렸다. 둘의 대화는 의미 없는 문답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는 적어도 잠깐의 흥취가 되었다. 그렇다고 최고의 대화는 아니다. 하지만 최악도 아니다. 그냥저냥 차악 정도. 이 기준은 매일매일 바뀐다. 괴물에게 보편적인 잣대가 중요하면 얼마나 중요하다고.
차악의 대화를 만끽하고 있는 클리프는 사실 호란의 고향에 관해 아는 게 없었다. 지금까지 들러본 섬의 정보들을 합해 보편적인 특징을 만들어서 정말 가본 것처럼 말할 수는 있겠지만, 너무 실없는 행동이다. 그리고 거짓말은 좋지 못한 것이다! 클리프가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아, 그럴 만해요. 엄청 작아서.”
다시 호란은 이파리에 신경 썼다. -
490 클리프주 ◆oSnT.Ehang (iQnTveGAe.) 2021. 5. 3. 오후 11:18:18쓰다가 생각났는데 뭔가 나중에 저택 근처에서 시신 나와도 재밌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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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 문이 열렸다. (8QofK3b9QQ) 2021. 5. 4. 오후 1:21:47한나는 노트에 적힌 내용을 보며 얼굴을 찌푸린다. 일단 글씨가 엉망인 데다 내용도 엉망이었다. 몇몇 글자는 완전히 번져 알아볼 수 없었다. 읽기에 서툰 한나에겐 꽤 골치 아픈 기록이었다. 하지만 한나는 쉽사리 노트를 덮을 수 없었다. 여기에 무언가 있다. 분명히, 무언가가. 노트를 몇 장 넘겨본다. 엉망인 건 마찬가지다. 사람의 이름, 손, 팔, 눈, 이어지는 실패…… 괴물.
…….
말도 안 돼.
“한나.”
한나는 목소리가 들린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동시에 손에 쥐고 있던 노트를 떨어뜨렸다. 이 상황이, 제 행동이 촌스러운 연극 같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굳기라도 한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벨리타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말했다.
“여기까지 치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을 텐데.”
문이 고장이 난 것 같아서요. 죄송합니다, 깜빡했어요. 핑곗거리는 많았으나 어떤 걸 대도 소용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한나는 말을 잇지 못하다 입술을 꾹 깨물었다. 곧은 시선으로, 계속 한나를 바라보던 벨리타가 높낮이 없는 말투로 묻는다.
“그래서, 궁금한 건 알아냈어?”
한나는 벨리타와의 거리감이 순식간에 좁혀졌다고 느낀다. 줄곧 적당한 예의를 차린 말투를 쓰던 평소의 벨리타와 지금의 벨리타가 상당히 다르게 느껴졌던 탓이다. 그러나 거리가 줄었다는 게 언제나 긍정적인 것을 의미할까? 한나는 이 노트를 펴서는 안 됐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보다 애초에 이곳에 발을 들이지 말았다고 생각한다.
“아가씨, 아니, 릭먼 씨… 그게…”
한나는 애써 웃어보려 하지만 언제나 노력이 좋은 결과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걸 대변하는지,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있다. 말을 잇지 못하는 한나를 보던 벨리타가 고개를 쳐들고 천장을 바라본다.
“나가고 싶니?”
벨리타가 툭 던지듯 말했다. 시선은 어느새 한나를 향하고 있다. 한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꺼낼 수가 없다. -
492 벨리타주 ◆QuMdEQJ6Kc (8QofK3b9QQ) 2021. 5. 4. 오후 1:22:46헉 좋은데요 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가 쓰고 남은(...?) 시신일 것인가 누군가가 범죄를 저지른 흔적일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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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 클리프주 ◆oSnT.Ehang (cBGTQase62) 2021. 5. 5. 오후 7:25:03언젠가 그거로 넷이서 굴리거나 아님 클벨만 해도 재밌을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
헉 한나 들켜버럈다 ㅠㅠㅠㅠㅠㅠㅠ........ -
494 클리프주 ◆oSnT.Ehang (cBGTQase62) 2021. 5. 5. 오후 7:26:12혹시 한나랑 벨리타 얘기는 좀 많이 남았을까? 얼마 안 남았으면 호란이랑 클맆은 저렇게 싱숭생숭하게 끝내도 될 것 같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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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 벨리타주 ◆QuMdEQJ6Kc (97VpPv5pls) 2021. 5. 5. 오후 7:39:00앗 ㅋㅋㅋㅋㅋ 좋아요! 넷이서 굴리면 호란이랑 한나한테는 공포로 장르가 바뀔까요 ㅋㅋㅋㅋㅋ 일상 목록에 추가해두겠습니다 🤗
한나랑 벨리타도 한 레스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496 문이 닫힌다. (kWO5/kPzW6) 2021. 5. 5. 오후 8:23:52벨리타가 한 걸음 안쪽으로 들어서며 등 뒤로 문이 닫힌다. 이제 들어오는 빛이라곤 작게 난 창에서 흘러들어오는 것뿐이다. 길이 나듯 뻗은 빛 사이로 떠다니는 먼지가 보였다. 왠지 매캐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소독약 냄새와 함께.
“아니면 여기 이상한 것들이 있다고 떠들어대고 싶거나.”
벨리타가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시선은 은색으로 반짝이는 것에 잠깐 머물렀다가 다시 한나를 향했다. 시선을 피하고 싶었지만 두려워서 눈을 뗄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걸, 한나는 태어나 처음 알게 되었다. 어떻게 입에 올려야 할지도 모를 이야기였다.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데. 그제야 한나는 제가 조금 떨고 있다는 걸 느낀다. 빛이 잘 들지 않아도 추운 곳은 아니었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 네 자유를 내가 어떻게 막겠어.”
벨리타가 느리게 눈을 깜빡인다. 벨리타는 조금 웃는다. 지금 막 손을 놓은 사람의 얼굴을 하고선. 한나는 아니라는 말 대신 고개를 젓는다. 말하지 않겠다는 뜻인지, 제 자유가 귀속되었다는 뜻인지 의미가 모호해진다. 벨리타는 개의치 않고 계속 떠들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누가 믿을까. …너도 몰랐잖아. 상상조차 못한 일이잖아.”
벨리타 자신도 믿지 못 하는 얼굴이다. 미미한 웃음이 입가에 걸려있다. 얼핏 자조적인 기색이 스친다. 한나는 저를 빤히 바라보는 푸른 눈이 이상하게 빛이 난다 생각했다. 이전에 이런 눈을 본 적이 있다. 벨리타는 다소 기이하게 보일 정도로 뻣뻣하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연다.
“정리하고 나와요, 한나.”
말투만큼은 아주 다정했다. 다시 문이 닫히고, 혼자 남은 한나가 소리 없이 울음을 터뜨렸다. -
497 클리프주 ◆oSnT.Ehang (cBGTQase62) 2021. 5. 5. 오후 8:33:315월 첫 역극도 잘 마무리했다..! 👍🎸🎸🎸 한나.. 우네ㅠ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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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 벨리타주 ◆QuMdEQJ6Kc (kWO5/kPzW6) 2021. 5. 5. 오후 8:48:00아무리 눈치 빨라도 어리니까 무서웠을 것 같아요... 으이구 벨리타 결국 애를 울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도 고생하셨습니다 재밌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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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 클리프주 ◆oSnT.Ehang (cBGTQase62) 2021. 5. 5. 오후 10:35:01한나.. 눈물 멈추는 시간은 빠른 편일까 느린 편일까......? 😢 벨리타주도 고생햇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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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벨리타주 ◆QuMdEQJ6Kc (kWO5/kPzW6) 2021. 5. 5. 오후 10:58:59아주 오래 울진 않았을 거예요 정신차리고 나가야 하니까...! 한나 그래도 강하니까요...! 근데 왠지 클리프를 제대로 못 보고 벨리타는 당분간 조금 피할 것 같네요 🤔 벨리타는 무뚝뚝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무서운 사람이었다고 생각하고, 클리프는 정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를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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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 클리프주 ◆oSnT.Ehang (cBGTQase62) 2021. 5. 5. 오후 11:32:27앗 500이다!!
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 한나 강하다.! 다음엔 한나랑 클리프 돌려도 재밌겠다 한나는 노잼이겠지만 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 -
502 벨리타주 ◆QuMdEQJ6Kc (kWO5/kPzW6) 2021. 5. 5. 오후 11:41:44500 잘 먹었습니다 🙋🏻♀️
한나 생존력 강하니까요! 어디서든 잘 살아남을 사람... 무서워서 좀 울었고 여전히 무섭지만 곧 어디에 붙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나랑 클리프 조합 재밌겠어요! 둘이 대화하는 게 직접적으로 나온 건 한나가 맨 처음 왔을 때라... 다 알고나서 마주치는 건 어떨지 🤔 -
503 클리프주 ◆oSnT.Ehang (BxNGmySpIY) 2021. 5. 6. 오후 10:42:37좋다 좋아!!!!! 그럼 다음 역극은 고걸루.. 👍👍 주말이나 금요일 밤 그쯤엥 시작하면 될 것 같다!!! 쫀밤보내 벨리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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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 벨리타주 ◆QuMdEQJ6Kc (MaspUFZ5ag) 2021. 5. 7. 오후 8:54:54한나랑 클리프로 새 일상 좋아요 👏👏👏 클리프주 이번 평일도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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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 클리프주 ◆oSnT.Ehang (aI1mmoE3s.) 2021. 5. 8. 오후 8:52:31그러면 이번에두 한나-클리프 재밌게 굴려보자!! ❤️🔥 장소는 저택 안으로 하고 시간대는 새벽.. 어때!?
그리구 혹시 지금 계절감이 봄~ 여름 맞을까? -
506 벨리타주 ◆QuMdEQJ6Kc (ona54CWd26) 2021. 5. 8. 오후 9:10:06좋아요 ❤️🔥❤️🔥❤️🔥 저택 안이랑 시간대도 좋습니다! 계절감도 완벽하게 말씀해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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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 클리프주 ◆oSnT.Ehang (AT6ZSpCrT.) 2021. 5. 9. 오후 2:58:42선레는 내가 천천히 써올게! 좋은 일욜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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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 벨리타주 ◆QuMdEQJ6Kc (lBYFDXDgqo) 2021. 5. 9. 오후 5:22:55앗 감사합니다...! 천천히 써주시구 클리프주도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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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 클리프—한나 (AT6ZSpCrT.) 2021. 5. 9. 오후 6:50:24눈이 일찍 떠진 클리프는 저택 안을 배회했다. 오전 5시는 되었을까? 깊은 잠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이에게는 익숙한 시간대다. 사실 클리프는 깊은 잠을 맛보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만약 죽은 뒤에야 깊은 잠을 경험할 수 있다면? 비록 죽음을 시작으로 삼아 눈을 뜬 클리프지만 그것은 괴물에게도 미지의 것이니, 깊은 잠과 죽음의 관계에 대한 이해는 미뤄두기로 한다. 클리프가 계속해서 걸었다. “거베라. 모스플록스.” 언젠가 그녀에게 들었던 꽃 이름을 외우며. 그리고 인기척에 뒤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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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한나 - 클리프 (bqzrIjlZ4o) 2021. 5. 9. 오후 7:34:20깊게 잠드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다. 침대에 걸터앉은 한나가 생각했다. 자다 깬 얼굴은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꿈에서는 책이 쏟아졌다가,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손이 목을 졸랐다가, 가족들이 주저앉아 울었다가…… 무슨 꿈을 꾼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막연히 두려웠다.
벨리타와는 다시 평소의 거리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따금 그녀가 한나를 훑듯 쳐다보는 일만 빼면. 기이한 평화였다.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지독한 불안이거나. 소매로 땀을 훔쳐낸 한나가 일어났다. 침대 프레임에서 낡은 나무가 삐걱대는 소리가 들렸다.
바람이라도 쐴 작정이었다. 찬 바람을 맞으며 정신을 차리고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어쨌든, 한나는 이곳에서 살아야 했다. 어디서든 살아남으려면 이곳을 견뎌내야 했다.
옷을 갈아입은 뒤, 문을 열고 주방으로 향하던 한나의 걸음이 우뚝 멈췄다.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를 존재가, 우두커니. 벨리타는 그를 괴물이라고 했다. 손님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을 클리프라고 했다. 숨죽이고 있던 한나는 그와 눈이 마주친 뒤에야 간신히 입을 열었다.
“왜 나와 계세요? 더 주무시지 않고요…….” -
511 클리프주 ◆oSnT.Ehang (AT6ZSpCrT.) 2021. 5. 9. 오후 8:03:07아 맞당 혹시 벨리타가 한나 얘기 클리프한테 말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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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 벨리타주 ◆QuMdEQJ6Kc (bqzrIjlZ4o) 2021. 5. 9. 오후 8:13:24직접 너 한나한테 들켰다! 하고 말하지는 않구 주어 없이 애매하게 들키지 않게 조심하라는 말만 지나가듯 한번 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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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 클리프—한나 (AT6ZSpCrT.) 2021. 5. 9. 오후 8:23:59클리프가 여행을 하던 중 잠깐 들렸던 마을에서 바보라고 소문난 아이가 저를 괴물이라고 부르며 울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아이의 눈빛이 잠깐 생각났다 사라졌다. 너무 오래전 기억이라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클리프는 의아했다. 왜 하필 지금?
“눈이 일찍 떠졌네요.”
한나의 행동이 뭔가 어색한 것 같으면서도 평범해서 클리프는 별말 없이 순순하게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는 한나는요?” 그리고 질문을 돌려주었다.
“원래 잠을 못 자셨던가?” -
514 클리프주 ◆oSnT.Ehang (AT6ZSpCrT.) 2021. 5. 9. 오후 8:25:05아니 ㅋㅋㅋㅋㅋㅋㅋ 클리프랑 호란이 왜 이렇게 중화된 것 같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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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 한나 - 클리프 (bqzrIjlZ4o) 2021. 5. 9. 오후 8:59:35평범한 대답이다. 돌아오는 질문까지도 이상한 점 하나 찾아볼 수 없다.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걸까? 똑같이 숨을 쉬고 있는데. 제 심장이 뛰듯—비록 한나의 심장은 불안으로 뛰고 있지만— 클리프의 심장도 뛰고 있을 텐데. 그러나 한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의 기원을 쫓아가면 사람이 나올 테지만, 그의 기원은 아마도 땅속일 테다.
“저도요. 일어난 김에 일을 일찍 시작할까 싶어서.”
“오늘 할 일이 많거든요.” 묻지도 않은 말을 덧붙이며, 한나가 쾌활한 척 웃었다. 원인 모를 두려움으로 굳은 얼굴은 어딘가 어색해 보였을지도 모른다. 한나의 웃음에 서린 뻣뻣함이 전면에 드러난 건, 클리프로부터 새로운 질문을 받게 되었을 때였다. 한나는 클리프가 무언가 알고 있는 건 아닌가, 문득 생각했다. 벨리타는 전부 알았고 모두 말할 수 있었다.
“요즘은 일찍 일어나게 되네요.”
그러나 한나는 적당한 얼버무림으로 상황을 무마하는 쪽을 택했다. 더 파헤치고 궁금해해서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보았어도 못 본 것처럼, 들었어도 못 들은 것처럼.
“해가 길어져 그런가 봐요.”
“…계절이 바뀌고 있잖아요.” 한나가 중얼거렸다. 한나는 계절의 변화를 기민하게 느꼈다. 씨앗이 싹을 틔우는 계절을 지나, 줄기와 이파리가 점점 단단해지는 계절이 오고 있었다. 줄어든 밤만큼 낮이 길어지는. -
516 벨리타주 ◆QuMdEQJ6Kc (bqzrIjlZ4o) 2021. 5. 9. 오후 9:00:07저번에 호란이랑 대화해서 말랑함이 옮겨갔나요...! 🤭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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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 클리프주 ◆oSnT.Ehang (99VZXg/FLA) 2021. 5. 11. 오후 9:33:57작지 않은 규모의 저택에 고용인 둘이면 바쁜 건 사실. 게다가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 둘이서 숨죽여 살고 있었으니 산더미처럼 밀린 일은 또 얼마나 되었을까. “그래도 처음에 왔을 때보다는 괜찮아져서 다행이에요.” 클리프는 눈썹을 기울여서 안타까운 표정을 보였다. 적당한 거리감과 어울리는 예의에 성공한 것 같았다.
클리프가 끄덕이며 한나의 얘기를 경청했다! 원래 제 기분 상태에 따라 못 들은 내용과 들은 내용의 비율이 날마다 바뀌고는 했는데, 오늘의 상태는 좋기라도 한 건지 한나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담았다.
“곧 놀러가기 좋은 날씨가 되겠죠.”
계절이 바뀌고 있다. 한나의 중얼거림마저도 클리프는 귀신처럼 잡아냈다.
“아, 이거 얘기해야지.”
둘 사이의 거리가 좁혀진다. 그리고 클리프가 웃는다. 어쩌면 아마 한나가 예전에 보았을 웃음.
“……좀 더 낮이 길어지면 여기를 떠나려고요.” -
518 클리프주 ◆oSnT.Ehang (99VZXg/FLA) 2021. 5. 11. 오후 9:34:47(이름칸실수ㅠㅠ)
호란이는 그냥 말랑해지고 클리프는 이상하게 말랑해진듯... 벨리타랑 한나도 옮지 않게 조심해 ㅠㅠ 🥸 -
519 한나 - 클리프 (akTw/1BX8I) 2021. 5. 12. 오후 6:29:39한나는 클리프의 반응이 꽤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적당히 예의를 차린 말과 표정은 아주 그럴 듯했다. 그가 무엇인지 몰랐을 때라면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였을 텐데, 한나는 무의식적으로 클리프의 말과 행동을 재단하고 있었다.
“맞아요, 지금은 훨씬 낫죠. 처음 왔을 때는 할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요.”
한나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한구석에선 계속 조각난 생각들이 떠다녔다. 눈도, 손도 다른 사람의 것. 죽었다가 깨어난 것. 그러나 이전과는 다른 것. 한나의 눈이 무의식적으로 클리프를 훑다가, 다시 그의 눈으로 돌아왔다.
“그렇네요. 나들이 가기 좋은 날씨가 되겠어요.”
적당히 맞장구를 친 한나는 클리프의 다음 말에 얼굴을 조금 굳히고 만다. 벨리타는 그를 손님이라 했다. 그러니 떠난다는 말이 이상한 건 아니지만.
“…릭먼 씨도 알고 계신가요?”
당신은 손님이 아니잖아요. -
520 벨리타주 ◆QuMdEQJ6Kc (akTw/1BX8I) 2021. 5. 12. 오후 6:31:05ㅋ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는 여전히 말랑한 구석이라곤 없고 한나는 긴장했으니까 말랑해질 수 없을 거예요... 😇
헉 근데 클리프 떠난다니... 깜짝 놀랐어요 ㄴㅇㄱ -
521 클리프주 ◆oSnT.Ehang (5WYeWoXODU) 2021. 5. 14. 오후 11:18:49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담 다행이다... Cool
ㅎㅎ 사실 먼저 말해주자면 그짓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답레는 주말에 가져와보도록할겡 -
522 벨리타주 ◆QuMdEQJ6Kc (x60b1HIHxw) 2021. 5. 15. 오전 12:49:44오너의 특권으로 진실을 알게 됐네요 ㅋㅋㅋㅋㅋㅋ 거짓말이었다니... 2차 ㄴㅇㄱ입니다...
답레 천천히 주시구 좋은 밤 되세요~! ☺️ -
523 클리프—한나 (WDQAXI2Ke2) 2021. 5. 17. 오후 10:40:54“아마도 모를 거예요.”
클리프가 턱을 짚었다. 생각하는 척을 하는 것이다. 척. 겉으로 꾸며내는 거짓 태도. 거짓이라기엔 허점 하나 없어 진실에 가까워 보인다. 아마 클리프 본인만이 참과 거짓을 밝힐 수 있겠다. ···모든 것이 장난이고 거짓이며 어딘가에 흐를지도 모르는 낭설··· 사람과 괴물 그 사이, 하필 애매한 중간. 중간인 놈의 머리는 깨끗한 것을 끄집어낼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이다.
한나만 아는 사실이라며 클리프가 신나게 얘기한다. 공기도 잠잠한 이른 아침에, 사람과의 대화로 저리 해맑게 웃을 수 있는 클리프는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게 맞다. 빗나가고 어그러진 그런 존재. 과연 누구 작품일까!
누군가의 작품은 모든 행동을 멈추고 입만 움직였다.
“농담인데 뭐 그렇게.” -
524 한나 - 클리프 (A41maj/rT6) 2021. 5. 17. 오후 11:52:24한나는 클리프를 보며 고민한다. 벨리타에게 이 사실을 말할 것인가, 함구할 것인가. 그 방에서 노트를 보고 무언가를 알게 되었다고 이들 사이에 간섭할 권리가 주어지는가? 그러나 모른 척하는 건 배신 같았다. 그렇다고 말하자기엔 역시 주제 넘은 짓 같고.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나의 얼굴은 모르는 사이 창백해져 갔다. 즐거운 듯이 말하는 클리프와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말씀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릭먼 씨가 서운하실 수도 있고, 놀라실 수도 있고……. ” 뒤늦게 자질구레한 이유들을 덧붙여 가며 제 허술한 말에 살을 붙이던 한나는 일순간 세상이 멈춘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오로지 움직이는 건 ‘그것’의 입술 하나.
“왜 저한테 그런 농담을 하시구…….”
한나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등줄기를 따라 낯선 감각이 올라왔다. 이름을 붙인다면 아마도, 공포. -
525 클리프—한나 (/032rYCgPc) 2021. 5. 19. 오후 11:21:14웃으라고 한 농담이라며 클리프가 한나의 어깨를 두들겼다. 농담은 서로가 웃어야 좋은 농담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만약 알고도 그런 거라면 성깔 고약한 놈이 확실하다.
“이제 가서 볼일 보세요.”
세상만사 미련이 없다기보다는 관심이 다른 데로 옮겨간 듯한 말투였다. 한나를 보며 웃기만 하던 눈도 이제는 없었다. 어떻게 보면 희극적인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대화를 가장 즐기던 사람이 일방적으로 만들어낸 단락. 여기서 당황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
526 클리프주 ◆oSnT.Ehang (/032rYCgPc) 2021. 5. 19. 오후 11:21:33막레막레 🍀 좋은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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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 벨리타주 ◆QuMdEQJ6Kc (uQIPxtsJnY) 2021. 5. 19. 오후 11:34:21이번 일상도 고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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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 클리프주 ◆oSnT.Ehang (uSE6u7CFug) 2021. 5. 20. 오후 7:29:06벨리타주도 고생했어 👍👍👍 하고 싶은 말은 한나 파이팅뿐.... ㅋㅋ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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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 벨리타주 ◆QuMdEQJ6Kc (CuK0U9QhZM) 2021. 5. 20. 오후 10:18:30클리프도 한나가 알고 있는 걸 눈치챈 걸까요 🤔... 어느쪽으로 붙을지 고민이 극심해지겠는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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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클리프주 ◆oSnT.Ehang (uSE6u7CFug) 2021. 5. 20. 오후 10:34:01ㅋㅋㅋㅋㅋㅋㅋㅠㅠ 클맆 머리 정도면 벨리타가 했던 말이랑 한나 태도로 봐서 눈치챘을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나중에 한 번 벨리타한테 확실하게 물어볼 것 같당. 저에 대해서 안 사람이 있나용? 이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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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클리프주 ◆oSnT.Ehang (uSE6u7CFug) 2021. 5. 20. 오후 10:35:04결국 승리자는 식물이랑만 놀고 있는 호란......?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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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 벨리타주 ◆QuMdEQJ6Kc (ZAAaXuzLIc) 2021. 5. 20. 오후 11:10:54똑또기 클리프가 물어봤음 벨리타 그냥 한나가 알고 있다고 얘기했을 것 같네요 🤔...!
>>53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ㅋ 호란의 평화는 끝까지 지켜지길 바라야 하나요...! 🌱🌿☘️🍀🌲🌳 -
533 클리프주 ◆oSnT.Ehang (apjNRcIDSo) 2021. 5. 21. 오후 11:41:18헉 그럼 이제 확실하게 아니까 ㅋㅋㅋㅋㅋ 한나한테 대놓고 물어볼 수도 있겠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 방금저이상했어요? 이렇겡....... 호란의 평화 좋지!!.. 🍀🍀🍀 3명 대화에 못 끼더라도.. 🥲 (요걸로 넷이서 일상 돌려도 재밋겠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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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 벨리타주 ◆QuMdEQJ6Kc (hScG2S8sSA) 2021. 5. 22. 오전 12:11:55ㅋㅋㅋㅋㅋㅋㅋ 헉 클리프 직구...! ㅋㅋㅋㅋㅋ 한나 엄청 당황하겠어요... 한나 힘내...!
호란만 모르는 저택의 비밀이 되어버리는 건가요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가끔은 모르는 게 더 나을 때도 있지...(앗 그러게요 속닥속닥) -
535 클리프주 ◆oSnT.Ehang (DfJ71vklgk) 2021. 5. 22. 오전 12:18:34-파이팅, 한나 호란!-
(속닥쏙딱) 벌써 이방인 세워진 지 반년은 지났다.. 😎😎🍷 축배를 들자구! 🍷 이쯤 돼서 다시 물어보는 질문! 벨리타주는 엔딩 생각나는 거 있어!? -
536 벨리타주 ◆QuMdEQJ6Kc (hScG2S8sSA) 2021. 5. 22. 오전 12:23:03헉 그러네요! 반 년 동안 함께 해주신 클리프주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쨘쨘
엔딩은 여전히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긴 한데요, 요즘은 어쩌면 처음 클리프가 편지에 쓴 것처럼 같이 여행을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537 클리프주 ◆oSnT.Ehang (DfJ71vklgk) 2021. 5. 22. 오전 12:33:18🥂🍾🍾🥂 진짜 나두 정말정말 고맙워 벨리타주 😚
음음 뭔가 나도 엔딩은 편지 내용에 든 거랑 관련있게~ 연결되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긴 했어! 요걸 여행 쪽으로 생각해보면 클리프가 진짜 다시 나가려나 싶었는데 ㅋㅋㅋ 역시 앞일은 모른다고.. 역극 돌리면서 (벨리타를) 안 떠나는 쪽으로 못이 거의 박혀서... 벨리타가 따라와주려나🥲 <-요랬는데 벨리타주 말 보니까 놀랍다!.! 👏👏 마음이 동한 계기가 있게 될까? 아님 걍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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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8 벨리타주 ◆QuMdEQJ6Kc (hScG2S8sSA) 2021. 5. 22. 오전 12:45:44벨리타의 결정적인 계기는 아마 한나가 알게 된 거겠죠...? 둘만 살던 곳에 사람이 비집고 들어온 이상 언제까지고 혼자 감추고 사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차라리 사람 사이에 섞이는 걸 택하는 쪽으로!
소소한 계기로는 인간적인 면과 비인간적인 면의 차이가 뭔가... 클리프를 만들고 비난하고 가둬두려 애쓰는 자기는 얼마나 인간적인가... 하는 고민도 있었을 것 같고요.
클리프가 벨리타를 안 떠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 계기도 궁금해지네요 🤔...!! -
539 클리프주 ◆oSnT.Ehang (DfJ71vklgk) 2021. 5. 22. 오전 1:07:22그렇구나! 📝 이제 다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클맆은 진짜 겉보기에는 무채색이구 잔잔하지만 속에는 막 펑펑 튀고 복잡하고 어떻게될지모르고 그랬거든..? 그래서 아마 내가 이것저것 다 써먹었을 거야 ㅋㅋ.. 호기심 충동 순수 악 숭배 정신이상 장난 거짓 허무 등드등등등등,,,, 암튼 뭐가 있고 얼마나 많든 결국 얘는 괴물이냐 아니냐! 인간이냐 뭐냐! 이거니까 클리프도 요런 고민을 하다가... 초반에는 인간이 되고 싶어했고, 중반에는 다 포기한 것 같고, 최근에는 '중간'이라고 했지!! 이제 벨리타 곁에 있어야겠다~ 한 거는 솔직히 처음부터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 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진짜로 이름이 클맆에겐 엄청났을 수도 있고.. 무튼 떠나지 말아야겠다 하는 건 초중반부터 확실해졌을 거야. (+저 이상했나요?나 곧 떠날 거예요 같은 한나한테 하는 말들은 다 순도 100% 그짓부렁..) 클리프는 나도 잘 모르겠어서 이렇게 중간에 말을 해야..... 편하네... 🥲 -
540 클리프주 ◆oSnT.Ehang (DfJ71vklgk) 2021. 5. 22. 오전 1:14:42나도 내 캐를 모르면 안 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좋은밤 보내 벨리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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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1 벨리타주 ◆QuMdEQJ6Kc (hScG2S8sSA) 2021. 5. 22. 오전 1:15:06맞아요, 클리프 되게 종잡을 수가 없더라구요...! 다음 행동이 예측이 안 되니까 일상 굴리면서도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됐어요 ㅋㅋㅋㅋㅋ
이름이 진짜 족쇄가 됐던 걸 수도 있겠네요 🤔... 어쩌면 처음 눈 떴을 때 본 게 벨리타니까 집 같은 존재로 인식됐을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약간... 다 무너져가는 집이긴 한데...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한나한테 하는 말은 다 거짓말이었다니...! 한나 난이도 최상의 직장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어떻게 너무 안쓰러운데 웃기고 ㅋㅋㅋㅋㅋ 저도 벨리타를 완벽하게 알지는 못하는걸요! 일상 굴리다보면 캐릭터들이 잘 움직여두겠죠 😎...!!! -
542 벨리타주 ◆QuMdEQJ6Kc (hScG2S8sSA) 2021. 5. 22. 오전 1:15:32클리프주도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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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 클리프주 ◆oSnT.Ehang (DfJ71vklgk) 2021. 5. 22. 오전 1:19:40ㅋㅋㅋ ㅠㅠ 다 무너져가는 집이라니 귀여운데 슲프다.. 앗 그리고 벨리타주가 괜찮다면 올해 3분기 내로 엔딩을 내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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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 벨리타주 ◆QuMdEQJ6Kc (hScG2S8sSA) 2021. 5. 22. 오후 9:36:08넵 좋아요! 일상 굴리면서 엔딩 천천히 조율해서 마무리까지 잘 달려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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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5 클리프주 ◆oSnT.Ehang (DfJ71vklgk) 2021. 5. 22. 오후 11:25:14그래그래👍👍 엔딩이 빨라지든 느려지든, 어떻게 굴렸든, 우리 재밌자고 하는 거니까 참치 역사에 오래 남을 일대일로!!! ㅋㅋㅋㅋㅋㅋ 만들어보자구🐟🎣 다 끝나도 가끔씩 썰 풀고 얘기하고 놀면 재밌을 것 같아!!(>>470)일대일에서 잘 맞는 사람 찾기 어려운데 벨리타주를 만났으니 난 너무 행복한 사람.. ⭐️
전에 얘기했던 일상 주제 목록이.. ①과거 2개 정도가 남은 것 같구, ②저택 근처에서 시신 나오는 거랑, ③호란이 빼고(ㅠ) 셋이서 묘한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대화? (이건 ②랑 합쳐도 되겠당) ④평화au 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고 귀여울 것 같아.!! -
546 벨리타주 ◆QuMdEQJ6Kc (DVAdj5w8P2) 2021. 5. 23. 오전 12:24:59맞아요! 재밌자구 하는 거니까! 엔딩까지 잘 낸 일대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 좋아요! 엔딩 후의 소소한 설정풀이, 썰풀이 재밌죠! (>>470 놓친 거 찝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클리프주도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저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흑흑... 와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
앗앗 남은 일상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3은 2랑 가는 게 확실히 좋을 것 같네요! 평화는 결국 au가 되어버렸고 ㅋㅋㅋㅋㅋㅋㅋ 잠깐 과거 풀고 다시 현재로 오는 게 좋을까요? 만약에 시신이 클리프와 벨리타하구 관련있다면, 과거에서 그 얘기 다뤄봐도 좋겠어요! -
547 클리프주 ◆oSnT.Ehang (ptfu8LgLJw) 2021. 5. 23. 오전 12:34:56오오!! 과거로는 그 얘기 나오고 현재로 와서 호란이가 정원에서 딱 발견하고... 오 대충 얘기 잡히는 것 같다!!!! 🔥🔥🔥 완전 좋은 것 같어!!!!!! 결국은 시신이랑 클리프랑 벨리타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중요해지겠네 🤔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클리프의 일부로 사용된 사람ㅋㅎ.. 아 생각해 보니까 꼭 사람일 필요가 없겠구낭 만약 벨리타가 실험에 동물도 썼으면 동물 사체일 수도 있을 거라구 생각.. 이 경우엔 좀 더 기괴해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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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 벨리타주 ◆QuMdEQJ6Kc (DVAdj5w8P2) 2021. 5. 23. 오전 12:42:37그쵸 아무래도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클리프의 일부(?)죠... 벨리타가 동물을 썼다면 아마 클리프한테 직접 붙이기보다는 죽은 동물 먼저 살려보려고 하다가 안 됐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네요! 실험에 처참하게 실패해서 좀 기괴하게 합쳐진 동물 시신이 있지 않을까..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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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 클리프주 ◆oSnT.Ehang (ptfu8LgLJw) 2021. 5. 23. 오전 12:48:48📝📝 기괴하게 합쳐진 동물.. 괜찮당!! 클리프가 그 동물 보는 시선도 좀 재밌을 것 같구!!! 그러면
[과거 벨리타 지문] -> [호란 동물 발견 지문] -> 넷이서 대화!
이렇게 가면 될 것 같은데!!! 어때!? 😎🔥 -
550 벨리타주 ◆QuMdEQJ6Kc (DVAdj5w8P2) 2021. 5. 23. 오전 12:51:23흐름 좋은걸요 😉👍
제가 내일쯤 뚝딱뚝딱 써서 벨리타 지문 올려놓을게요! 어떤 동물들을 어떻게 조합할지 잘 생각해봐야 할 것 같구... 🤔 -
551 클리프주 ◆oSnT.Ehang (ptfu8LgLJw) 2021. 5. 23. 오전 12:53:56오케잉이 🍾🍾 파이팅 파이팅! 좋은 일요일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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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 벨리타주 ◆QuMdEQJ6Kc (DVAdj5w8P2) 2021. 5. 23. 오전 12:56:05응원 감사합니다! 클리프주도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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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 한때의 수집 (DVAdj5w8P2) 2021. 5. 23. 오후 4:29:27* 잔인하게 느끼거나 불쾌하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벨리타는 어느 날부턴가 종종 주변을 떠돌던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음을 인지한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날씨는 어떤지 따위는 생각도 않고 지내던 나날들이었다. 그런데 그 사소한 변화를 알아차린 것이다. 벨리타는 방문을 열고 복도를 걷는다. 창을 통해 쏟아지는 햇볕이 남긴 자국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한 걸음씩.
문을 열고 완전히 바깥으로 나온 벨리타가 마른 풀밭을 걸었다. 마르고 엉킨 채 흉한 꼴이었지만, 어디 제 모습만 하랴. 엉망으로 잘린 머리카락을 넘기던 벨리타는 저택 주변을 반 바퀴쯤 돌았을 때 멈춰 선다. 고양이가 죽어있었다. 조용했던 건 이것 때문이었나. 벨리타는 뻣뻣하게 굳은 검은색 몸을 들어 올린다.
벨리타는 조금씩 바깥을 걷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죽은 새를, 배를 뒤집고 있는 개구리를, 다리를 다친 채 홀로 떠도는 개를 발견했다. 개는 데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숨이 끊어졌다.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병 들고 죽은 것들을 수집했다. 절뚝이던 개의 다리에는 유연한 검정 다리가 붙었다. 개구리에게는 없던 날개가 생겼으며, 새는 날개를 잃은 대신 새로운 심장을 얻었다. 그러나 그중 어느 것도 다시 눈을 뜨지는 않았다.
벨리타는 어느 밤, 정원의 나무 아래에 모든 것을 묻었다. 그 기억까지도. -
554 벨리타주 ◆QuMdEQJ6Kc (DVAdj5w8P2) 2021. 5. 23. 오후 4:30:27정원의 나무는 그때 호란이랑 잠깐 얘기한 차갑고 까만 나무를 생각하고 적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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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 클리프주 ◆oSnT.Ehang (hjCXjoWgvo) 2021. 5. 24. 오후 11:09:32오케잉 👌👌 발견해버린 호란이 천천히 들구올게!! 좋은 밤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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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6 발견 (.JXliKALqU) 2021. 5. 25. 오후 9:43:55※
남들이 놀러 다닐 때 호란은 작업에 몰두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제 본분을 망각하지 않은 채 열심히 뛰어다녔으므로, 그의 일상에서는 항상 흙냄새가 진동했다. 물론 화초와 나무도 떼어낼 수 없을 만큼 그와 징그럽게 엉겨 붙어 있었다. 억지로 뜯어낸다면 피가 철철 날 만큼.
아직은! 피 볼 일 없이 살아온 호란. 오늘도 새벽같이 나와 자연물을 정리정돈한다. 남들이 보면 매일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하겠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클리프와 한나가 대화 중인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호란은 왠지 모르게 희귀한 장면이라 생각했다. 시간대 탓인 걸까?
어느덧 해는 꼭대기를 찍었다. 호란은 미열을 머금은 뒷덜미와 저로부터 늘어지는 그림자로 시간을 대충 어림짐작했다. 간단한 끼니로 빈속을 채워야 할 때가 왔다. 호란은 배고프지 않은 사람처럼 여유롭게 걸었다. 그러던 중 저번의 차가운 나무, 정확히는 그 밑에 무더기로 피어있는 해골화에 시선을 빼앗겼다. 정원사의 손이 또다시 한번 흙으로 갔다.
호란은 다 뽑아버릴 기세로 흙을 파헤쳤다. 이게 원래 여기 있었나? 속으로는 의문 하나가 뚝심 있게 솟아오르지만 “뿌리 참 길다.” 하며 꽃에 집중했다. 사실 굳이 뽑아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호란은 계속 땅을 파냈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계속 파내다가, 금수의 눈알 같은 것을 보았고, 날개나 다리 같은 것도 보았다. 악취가 느껴지자 호란은 이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어디선가 새 소리가 들려온다. 뺨에도 손에도 흙을 묻힌 호란은 청렴하고 깨끗한 얼굴로 세상만사에 결백한 사람 같았다. 사체를 앞에 둔 이 순간에도··· 꼬르륵. 때를 잘못 맞춘 소리가 기이한 상황과 맞물렸다. -
557 클리프주 ◆oSnT.Ehang (.JXliKALqU) 2021. 5. 25. 오후 9:46:43이제 호란이 애들한테 알렸겠다~! 내가 해골화(산하엽)가 너무 이뻐보여서 자주 써먹고 있는데 ㅋㅋㅋㅋ 뿌리가 긴지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는 하나도 모르니까 넘 신경쓰지는 말구... 암튼 넷이서 얘기하는 건 굳이 이름칸에 00-oo 안 하고 자유롭게 해도 되겠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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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 클리프주 ◆oSnT.Ehang (.JXliKALqU) 2021. 5. 25. 오후 9:58:22(그리구 너무 판타지인가 싶어서 좀 고민했던 클리프와 관련된 이상현상!! 호란이가 파낸 꽃이랑 잘 연결하면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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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9 어느 시절에 대한 망각 (cFg95cslK.) 2021. 5. 25. 오후 11:26:44벨리타는 그날을 거의 잊고 있었다. 실패한 것에 신경을 쏟기엔 너무나 절박한 상황이었기에. 제 손으로 만든 기이한 죽음들이 고요하게 썩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은 흐려지다 못해 지워진 기억에 가까웠다. 그래서 한나가 사색이 된 한나를 마주했을 때도, 벨리타의 얼굴에는 무기질적인 피로와 권태만이 어른거렸다.
“정원에서 이상한 게 나왔다고 해서요….”
한나가 말끝을 흐렸다. 호란에게 이야기를 듣고 따라가 본 것은 태어나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상한 것들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이런 게 자연적으로 세상에 태어날 리가 없으니까. 한나는 어두운 방에서 맡았던 소독약 냄새를 떠올렸다. 어쩌면 얼굴에 역시나, 하는 표정이 스쳤을지도 모른다.
타인의 표정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는 듯, 벨리타는 읽던 책을 덮어두고 한나를 지나쳐 성큼성큼 걸어갔다. 계단을 지나서 문을 열고 정원으로. 호란과 클리프가 서 있는 곳. 꽤나 깊게 파헤쳐진 자리가 보인다.
“이상한 게 나왔다면서요.”
얼기설기 오려낸 뒤 엉성하게 꿰맨 자국이 역력한 것들. 벨리타는 잠깐 클리프에게 시선을 두었다가 새하얀 꽃 무리로 눈을 놀렸다.
“…원래 심겨 있었던가요? 저 꽃들.”
뒤늦게 내려온 한나가 벨리타 뒤에 서서 셋을 관망하듯 쳐다보고 있었다. 그다지 끼고 싶어 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
560 벨리타주 ◆QuMdEQJ6Kc (cFg95cslK.) 2021. 5. 25. 오후 11:28:24설정들은 조금씩 바꿔서 돌려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저도 전부 알고 하는 건 아니라... 이상하고 틀린 부분이 있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
(>>558 좋아요 좋아요🖤💙) -
561 클리프주 ◆oSnT.Ehang (Hm3IQq1hrk) 2021. 5. 27. 오후 6:15:05💙🖤🔥🔥
답레는 주말 정도에 가져와볼겡! 좋은 목욜~~ -
562 벨리타주 ◆QuMdEQJ6Kc (gqNzs4tTns) 2021. 5. 28. 오후 10:00:54네 시간나실 때 이어주세요~! 좋은 금요일 되셨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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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3 수면 위로 (l1nrIusJq6) 2021. 5. 29. 오전 12:03:14“네. 좀 이상한 동물 사체…”
호란은 방금의 부사를 ‘많이’로 정정하고 싶었지만, 득도 실도 없는 말이 될 것 같아 입을 더 움직이진 않았다. 그리고 혼자만 다른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한나를 봤다. 자리가 좁아서 거기에 있는 거라고 단단히 착각한 그는 제 몸을 틀어 공간을 넓혔다. 발은 게으른 혀보다 쓸데없이 부지런했다.
꽃은 원래 있던 것이냐는 그녀의 질문에 정원사는 고개만 저었다. 언제, 왜, 누가 심었는지 모를 꽃들. 의문투성이인 현 상황은 그 갈피마저 잡히지 않는 것 같았다. 호란은 적어도 그랬다.
“꽃은 아마도 저 때문인가 봐요!” 클리프가 혼란을 틈타, 손가락으로 저를 가리키며 확신에 가까운 추측을 벨리타만 들을 수 있게 속삭였다. “그치만 저건 제 탓이 아닌 것 같은데.” 검은 동자가 괴상한 동물들을 슥 훑는다. 만약 저들이 숨을 다시 쉬게 되어 벌떡 일어나 춤이라도 춘다면— 분명 서커스를 보는 것 같겠지. -
564 벨리타주 ◆QuMdEQJ6Kc (useh2SIc7.) 2021. 5. 29. 오전 12:23:52아 ㅋㅋㅋㅋㅋㅋㅋ 호란이 비켜주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의 귀여움 포인트 1번이네요... 꽃 자기 때문이라고 속닥속닥해주는 클리프는 2번이구요... 세상에 얘들아 너희 너무 귀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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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 클리프주 ◆oSnT.Ehang (l1nrIusJq6) 2021. 5. 29. 오후 2:01:21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Cute... 큩하니까 좋네..... ㅋㅋㅋㅋㅋㅋ 👍👍👍👍👍 에잇 다 귀여워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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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 떠오르는 것들 (H3EhuXnU76) 2021. 5. 30. 오전 1:53:48처음에 한나는 호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딛고 있는 자리가 불편해 자세를 고친 줄로만 알았을 뿐. 자신을 위해 자리를 비켜준 거라는 걸 알았을 땐 한 걸음 정도 다가서긴 했으나 여전히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애석하지만 고마운 마음도 들지도 않았다. 한나는 여전히—아마 앞으로도— 이 무리에 끼고 싶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알게 된 벨리타와 클리프는 한나의 상상 밖 존재인 탓에 두려웠고, 호란은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였다. 그러니 저 괴상한 것들을 두고도 저런 반응이겠지!
한나는 직감적으로 저것들이 벨리타의 작품이라는 걸 알아챘다. 부패가 시작되어 온전한 형태는 아니었으나 보편적으로 멀쩡하다 불리기엔 기이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잘라다 붙여놓은 꼴이었으니까. 이 중에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곤 벨리타 하나뿐이었다.
“다시 묻어두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한나가 벨리타를 흘끔 보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벨리타는 클리프의 말을 듣고 있었다.
“꽃에 대한 건 둘이 있을 때.”
벨리타가 작게 읊조렸다. 몇 걸음만 떨어져 있어도 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소리였다.
“저건… 네가 아닌 걸 알아.”
벨리타가 느리게 눈을 감았다가 떴다. 어느 시절의 절박함이, 비참함이 머릿속을 헤집어놓고 사라졌다.
“한나 말대로 하는 게 좋겠어요. 어차피 썩어 없어질 텐데, 굳이 뭘 해야 하나 싶네요.”
뒤늦게 벨리타가 얘기했다. 제 의견에 동조하는 말을 들은 한나의 얼굴이 조금 밝아졌다. 여전히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꽃은… 어디서 씨앗이라도 날아온 모양이죠. 그것도 그대로 둬요. 보기에 나쁘지 않네.” -
567 아직도 가라앉은 것이 남았나? (D7JgqjPHSo) 2021. 6. 1. 오전 12:08:52“네. 그럴 줄 알았어요.”
비밀 대화를 하느라 벨리타의 옆에 붙어있던 클리프는 ‘둘이 있을 때.’를 듣고 알겠다는 듯 거리를 두었다. 여기서 둘이란 당연히 저와 벨리타를 일컫는 말이란 걸 알았다. 자신의 얘기가 넷이 모여있을 때 얘기하기에는 좋지 못한 주제라는 것도 잘 알았다. 그러니까 결론은, ‘둘’이 좀 더 매력적이고 편하다.
호란은 잠깐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다 그냥 묻자는 말과 꽃은 놔두자는 말이 나오자 고개만 끄덕였다. 보기에 나쁘지 않다니, 오늘 제 고용주의 취향을 알게 된 것은 뜻밖이었다.
괜히 사람을 모았나? 정원사는 남의 시간만 동냥한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래, 악질적인 애들이 장난쳐둔 듯한 동물들이 뭐라고. 후회를 삼킨 호란은 다음부턴 사람을 신중하게 불러 모으자고 다짐했다.
“꼼꼼하게 잘 묻어주세요. 괜히 또 누가 파낼라···.”
잘 익은 미소가 클리프의 얼굴 위로 덧씌워진다. 실개천 같은 입술의 곡선이 담백했다. 잠깐 그를 깊게 응시하던 호란은 멋쩍게 웃었다.
“죄송한데 한나, 저 조금만 도와주실래요?”
거칠거칠한 손의 끝이 괴상한 것들을 향했다. -
568 기다리다 (ZHoR9GjRrw) 2021. 6. 2. 오전 12:23:41벨리타는 두 가지 지시를 내린 뒤엔 상황을 관망하듯 조용히 서 있기만 했다. 무리와 조금 떨어진 한나보다 멀리 있는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입을 여는 클리프를 잠시 바라보았다가 호란을 보고선, 침묵을 지키는 한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새삼 기묘한 조합이라는 생각을 했다. 제가 모은 것들인데도.
한나는 클리프의 미소를 보고 어쩐지 꺼림칙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클리프가 ‘보통의’ 인간인 줄 알았어도 그렇게 느꼈을까? 문득 든 생각에 제대로 답을 내리진 못했지만, 그보다 먼저 치고 들어오는 생각이 있었다. ···클리프와 파헤쳐진 것들은 얼마나 다른가?
“···네?”
한나는 전혀 예상치 못한 듯 화들짝 놀랐다. 제 생각이 읽히기라도 했을까 심장이 쿵쿵 뛰었다. 동그랗게 뜬 눈을 깜빡이던 한나는 곧 앳된 얼굴을 해 보이며 곤란하게 웃었다.
“제가 딱히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은데······.”
한나는 저 괴상한 것들—어느 순간부터는 이 저택의 모두인 것 같기도 했다.—과 엮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제가 고용주의 손님이 할 부탁을 듣지도 않고 거절할 수는 없었기에,
“어떤 일을 도와드릴까요?”
하고 묻는 수밖에 없었다. -
569 벨리타주 ◆QuMdEQJ6Kc (ZHoR9GjRrw) 2021. 6. 2. 오후 10:58:52(>>470 관련해서 조금 이르지만... 제가 멀쩡하지 않은 관계를 좀 많이 좋아해서 😇ㅋㅋㅋㅋㅋ 불행이나 죽음처럼 초월적인 존재랑 인간의 조합도 좋을 것 같네요... 써놓고 보니 요즘 방영하는 드라마 중에 비슷한 게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그거랑은 다르게 로맨스든 아니든 약간 매운맛이 아닐까 싶긴 하구요,,, 까먹을까 봐 일단 하나 던져놓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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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 클리프주 ◆oSnT.Ehang (EQp9NuAfJc) 2021. 6. 3. 오후 7:48:18어멍머 혹시 어느날 현관 멸망 말하는 건가!? 좋아 좋아 막 던져~~~ ⚾️⚾️⚾️ 언제나 그런 관계는 보는 맛이 넘 좋징 👍 최고.. 최고! (클리프 굴리고 있어서 그런지 평범한 인간이 넘 그리워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앗 얘기 나와서 물어보는 건데 혹시 벨리타주는 HL BL GL 다 좋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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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 벨리타주 ◆QuMdEQJ6Kc (HmwiVDmy06) 2021. 6. 3. 오후 10:56:06앗 맞아요! 띄엄띄엄 본 게 전부이긴 한데 초월자 or 불멸자랑 필멸자라는 공통점은 있더라구요 ㅋㅋㅋㅋ 던졌는데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앗 인간이 그리우신가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 넵 저는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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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 클리프주 ◆oSnT.Ehang (EQp9NuAfJc) 2021. 6. 3. 오후 11:20:41나두 엄청 열심히 챙겨 보지는 않았어 ㅋ ㅋ ㅋ ㅋ 암튼 재밌을 것 같당! ⚾️😉찡😉😉긋😉 벨리타주는.. 📝가리는.. 커플링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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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개굴개굴 팔랑팔랑 (EQp9NuAfJc) 2021. 6. 3. 오후 11:27:31“정원사님이 무서워하시는 것 같아서, 제가 대신 묻으려고요.”
옆에서 불쌍한 동물들을 위해 기도만 해주세요—. 전부 다 말 같지 않은 소리다. 호란의 안색은 평범하기만 하고 기도야 본인이 직접 하면 될 텐데 남의 시간을 기어코 뺏는다. 저를 무서워하는 사람을 단순히 놀리고 싶은 건지, 더러운 두 손으로 합장해봤자 쓸모없는 짓이라는 걸 잘 아는 건지 뭔지.
졸지에 겁먹은 정원사가 된 호란은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저것들이 꺼림칙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렇게 겁을 먹은 얼굴이었나? 호란이 자신의 입꼬리, 뺨, 눈가를 순서대로 더듬었다. 하지만 근육이 변한 곳은 하나도 없었다. 착한 호란은 이 점에 대하여 굳이 따지고 들지 않았다. 그래, 날개 달린 개구리는 확실히 별로였으니까…
만약 호란마저 비밀을 알게 된다면 날개 달린 개구리와 클리프 사이의 어마어마한 공통점에 놀라 자빠질지도 모르겠다.
이제 클리프는 쪼그려 앉아서 행동을 시작했다. 연민과 동정이 가득 담겨 금방이라도 긍휼할 것 같은 눈빛이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전소를 염두에 두기도 하고 짜증도 냈다.
호란은 맨손인 클리프를 보고 깜짝 놀라 황급히 장갑을 건넸다. 당연하지만 그 장갑은 벨리타가 준 것이 아니었기에, 클리프의 마음에 쏙 들 수 없었다. 그래도 클리프는 군말 없이 받았다. -
574 때때론 내키지 않는 일도 해야 해요 (yJtXqgXqho) 2021. 6. 4. 오전 12:41:14클리프의 말에 벨리타와 한나가 동시에 호란을 바라본다. 조용히 서 있던 벨리타는 얼굴 한쪽을 찌푸리며 의아한 기색을 표했고, 클리프의 부탁으로 머릿속이 엉망이 된 한나는 이도 저도 못한 채로 난감한 표정만 지었다. 두 사람의 반응은 달랐지만, 하는 생각은 같았다. —도대체, 호란의 얼굴 어디에 두려운 기색이 있는가?
그러나 벨리타는 구태여 클리프의 행동을 막지 않았다. 어쩌면 그냥 두는 게 빠른 상황 종결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이 괴상한 것들을 묻어내고 나면 갑자기 생겨난 꽃에 대해서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곤란한 건 한나뿐이다. —어디까지나 한나의 입장이다.— 호란은 두려움을 강요당하긴 했으나 더는 저것들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한나는 차라리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고 싶었지만, 클리프가 정확히 저를 지목한 이상 그를 도울 수밖에 없었다. 호란이 클리프에게 장갑을 건네자 한나가 조금씩 구덩이를 향해 다가갔다. 여전히 찜찜한 얼굴인 와중에, 용케 근처에 있는 모종삽은 챙겼다.
“어떻게… 흙을 덮을까요?”
한나가 클리프를 보며 물었다. 저것들에 안쓰러운 마음이라도 느끼는 건가? 짧게 이런 생각도 했을 것이다. 그럼 스스로에 대해서는……? 영원히 답을 알 수 없을 질문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적당히 정리해요.”
금세 무심한 얼굴로 돌아와 상황을 지켜보던 벨리타가 툭 던지듯 말했다. 그 말로 한나의 마음에 한 줄기 빛이 들기 시작했다. -
575 벨리타주 ◆QuMdEQJ6Kc (yJtXqgXqho) 2021. 6. 4. 오전 12:43:54날개달린 개구리가 제일 별로였던 착한 호란... 🥲
클리프주도 재밌을 것 같은 소재 있으면 편하게 던져주세요 😉✨✨ 클리프주는 커플링 어떤 거 좋아하시구 어떤 거 어려워하시나요? -
576 클리프주 ◆oSnT.Ehang (.2aYJiBUmY) 2021. 6. 4. 오전 8:48:27🐸깨굴
오키오키 ⚾️ 음 나도 셋 다 좋아하기는 하는데... 찝어내 보자면 HL이랑 BL을 더 많이 보고 좋아하는 것 같아!! -
577 벨리타주 ◆QuMdEQJ6Kc (tjkaNTovNI) 2021. 6. 4. 오후 12:06:07앗 감사합니당 🕺💃 ✨ 저도 잘 메모해둘게요! HL과.. 📝📝B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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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 빛이 들어오지 못한 (.2aYJiBUmY) 2021. 6. 4. 오후 11:58:44평소에도 클리프는 남의 속을 뒤집어까서 보고 싶을 만큼 궁금증이 많았다. 다행인 건 아직 괴물에게 까발려진 사람은 없다는 거다. 겉과 속이 바뀐 시체가 나온 적이 없으니까. 그런 일은 없어야 하는 것이 세상 평화에 좋고, 만약 발생하더라도 알려지지 않아야 하겠지만, 어찌 됐든 지금 클리프는 찜찜한 얼굴의 한나를 보자마자 그녀의 속생각이 궁금해졌다. 궁금증— 역시 클리프에게 궁금증은 삿된 마음이다.
기껏 나온 동물들은 난데없이 나타난 괴물 탓에 다시금 흙 위로 안와했다. 클리프는 한나의 질문에 제 손을 휘적거리며 내용을 전달했다. 골고루. 잘. 쉽사리 파낼 수 없게. 뭐 대충 그런 내용일 거다. 눈치가 빠른 한나는 알아듣기 쉬운 손동작. 호란은 부가 설명이 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적당히 정리하라는 말이 들리자 클리프는 눈만 접으면서 웃어 보였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마음에 선미한 빛이 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얼굴만 보면 꼭 본인이 빛을 받은 사람 같았다. 그렇다면 지금 빛을 받은 사람은 2명인가? 2명이 맞다. 고지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 호란도 잠깐 빛을 봤기 때문이다. 아마 호란의 생각은 적중할 거다. 클리프도 농땡이를 피우지 않을 거고 한나도 누구처럼 느릿하게 손을 움직이지 않을 것이니. -
579 클리프주 ◆oSnT.Ehang (.2aYJiBUmY) 2021. 6. 4. 오후 11:59:34이제 벨리타랑 클리프만 쏙 빠져도 되려나..? 🤔 어떻게 이을 예정이야 벨리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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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 벨리타주 ◆QuMdEQJ6Kc (YhL0aNhXiE) 2021. 6. 5. 오전 12:09:24클리프가 알려준대로 한나가 슥슥 정리하면 각자 일 보라고 한 다음에 벨리타가 클리프한테 산책하자고 하는 식으로 답레를 써보려구요. 😉
산책 장소는 예전 과거 일상 때 돌렸던 숲 지나 절벽까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581 은폐, 혹은 (YhL0aNhXiE) 2021. 6. 5. 오전 12:27:31한나는 처음으로 클리프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가 보통의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후에는 의식적으로 시선을 오래 두는 일을 피했고, 그전에도 그의 요청이 있거나 식사 등을 챙길 때엔 섬세하고 부드러운 태도를 보이긴 했으나 별로 귀담아듣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최대한 빠르게 그의 의중을 알아내야 이 상황이 끝날 것이므로.
클리프를 보던 시선은 곧 구덩이로 처박혔다. 한나는 약간은 허술한 모종삽으로 흙을 파냈다. 깊게. 더 깊게. 그 누구도 발견할 수 없도록. 묻은 자리를 삽으로 두드려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도 잊지 않았다. 제 몫의 일이 아님에도—한나에게 정원은 완전히 호란의 영역이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다니! 어딘가 억울한 마음이 번지는 것 같다가도,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무리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한나의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했는지, 벨리타는
“잘 해결되었으니 돌아가도 좋아요.”
하고 얘기하기까지 했다. 한나는 사근사근 웃으며 대답하곤 서둘러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삽은 호란이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적당한 곳에 두고서.
벨리타는 잠시 구덩이였던 자리를 쳐다봤다. 파헤쳐졌다는 티는 났지만, 곧 바람 타고 날아온 씨앗들이 터를 잡고 자라면 이곳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모르게 될 것이다. 모든 죽은 것은 썩어 없어지기 마련이니,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누군가 다시 헤집는다고 해도 남아 있는 건 없겠지.
“…클리프.”
벨리타가 나지막이 그를 부르고선 별다른 말 없이 앞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만일 클리프가 따라오지 않는다면 뒤돌아 그를 바라볼 테고, 따라온다면 계속해서 걸을 것이다. -
582 벨리타주 ◆QuMdEQJ6Kc (YhL0aNhXiE) 2021. 6. 5. 오전 12:54:39맞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 요즘 시험기간으로 알고 있는데 많이 바쁘시지 않은지 걱정이에요... 🥲 답레 주시는 거랑 스레 들러주시는 거 다 부담없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며칠, 몇 주 정도 쉬었다 가는 게 편하면 말씀해주시구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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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 클리프주 ◆oSnT.Ehang (ydcgUc7mSI) 2021. 6. 5. 오전 1:09:39ㅠㅠㅠㅠㅠㅠㅠㅠ 고마워.. 😭😭😭 진짜 짱이야 고마우어 ㅠㅜㅜ ⭐️⭐️⭐️⭐️⭐️ 벨리타주도 편하게 건강을 챙기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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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 벨리타주 ◆QuMdEQJ6Kc (YhL0aNhXiE) 2021. 6. 5. 오후 9:40:58아이구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 이번 시험도 파이팅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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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 … (ydcgUc7mSI) 2021. 6. 5. 오후 10:34:47호란은 한나의 삽질이 야무지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물론 흙을 파고 무언가를 묻고 단단하게 하는 것은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는 과정이겠지만, 저택의 ‘안’ 일에도 바쁜 한나가 삽을 든 모습을 보니 괜히 대단하고 그랬다. 이상한 부분에서 감동한 호란은 한나가 적당한 곳에 두고 간 모종삽을 챙겼다. ‘가는 뒷모습이 좋아 보인다.’ 남은 두 명에게 간단히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제 호란은 잠깐 배를 채운 뒤에 ‘밖’의 일을 시작할 것이다.
한나와 호란에게 손까지 흔들던 클리프도 흙이 막 솟아오른 곳을 바라보았다. 만약 저 동물들이 숨 쉬게 된다면 서커스 같을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이 일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정확히는 또 저런 것들을 파헤치기가 싫었다. 저런 해괴망측한 무덤이 이곳에 몇 개나 남았을까? 오늘 본 한 개가 끝이라면 다행이겠다.
아니. 그래도 한편으로는 저런 무덤이 더 나왔으면 했다. 계속 나와서 과거가 끊임없이 들추어지고, 우리가 망각할 수 없게 만들고 부단히 자각하게 되어 단말마적 비명을 내지를 때까지… 음. 그러면 좋은 점이 있나? 클리프는 머릿속이 난잡해 종잡을 수 없는 이 생각을 관두었다.
클리프는 오랫동안, 아주 깊게 벨리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뒤를 따랐다. 벨리타가 이름을 부르고 클리프는 그 부름을 받았으니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괴물은 목적지가 어디인지 묻지 않았다. 왜 가는 것이냐고 묻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 나란히 걷지도 않았으며, 시시콜콜한 얘기조차도 꺼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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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깜빡이는 조명 아래에서 (YhL0aNhXiE) 2021. 6. 5. 오후 11:42:43벨리타는 천천히 걸으며 과거를 생각했다. 벨리타의 과거는 대체로 눅눅했고, 그래서 물에 번진 것처럼 흐렸다. 벨리타는 손이 엉망이 되도록 흙을 파헤치던 때를, 연고 없는 사람에게서 ■■■을 ■■■■ 했던 때를, 흔적을 지우기 위해 다시 땅을 파헤치던 때를 떠올렸다. 그러나 장소가 어디였는지는 기억이 흐리다. 화사한 꽃이 피는 정원 어딘가일 수도 있었고, 창고 옆일 수도 있었으며, 지금 걷는 이 길 어딘가에 누운 자도 있을 법했다. …그러나 아무도 모를 것이다. 누군가 파헤치지만 않는다면. 자신이 그렇게 만들 테니까.
자기도 모르게 손을 꽉 쥐고 있던 벨리타는 문득 주변이 고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새소리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같은 건 들렸지만, 벨리타가 예상했던 소리는 아니었다. 걸음을 멈춘 벨리타가 뒤를 돌았다. 가만히 서서 클리프를 바라보던 벨리타가 클리프에게 물었다.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질문이었다.
“…힘드니?”
그리고 벨리타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방금 뱉은 말은 클리프에게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말이다. 뒤늦게 어색함을 느낀 벨리타는 졸지에 무대에 오르게 된 어설픈 연극배우가 된 듯한 기분이 된다. -
587 숲에 누가 있는지 알면 나무나 새들은 다 도망갈 텐데 (nqg2148Oxc) 2021. 6. 6. 오후 5:23:21오랜만인 것 같기도,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한 산보. 상당한 길이의 둘 사이를 메꾸는 것이라곤 정적뿐인 숲. 클리프는 벨리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렇게 가다가 떨어지거나 넘어지면, 같은 시답잖은 걱정을 했다. 행진하는 듯 당당한 걸음도 아니고 구체적인 목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어찌 보면 당연한 걱정일지도 모르겠다. 걱정. 과연 정말로 클리프가 하는 건 걱정이 맞을까? '저렇게 가다가 떨어지거나 넘어지면...' 이걸 걱정이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단순히 후일을 상상해보는 것일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만약 걱정하는 게 사실이라면... 꼴에?
새, 바람, 나뭇잎! 벨리타가 듣는 소리를 클리프도 들었다. 문득 클리프는 이 숲에 동식물의 수가 몇이나 있는지 궁금해졌다. 새소리는 여기로 돌아온 후부터 지겹게 들었으니 엄청나게 많을 것이고, 나무도 똑같이 많을 것이다. 이참에 클리프는 새의 수만 세어보려 했지만 그들의 날개가 너무 빠른 탓에 금방 포기하고 굉대한 나무들의 수만 셌다. 한 그루. 두 그루. 세 그루. 그러다가 앞에서 들린 질문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힘들다 하면 멈추시게요? 괜찮아요. 계속 가요."
클리프는 그 질문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네 그루. 다섯 그루. -
588 바람에 꽃이 흔들흔들 (SeqomaQUyo) 2021. 6. 6. 오후 9:35:31벨리타는 잠시 생각한다. 클리프가 힘들다고 하면 멈출 생각이었나? 쉬었다 가는 게 좋은지는 물어보았을 것이다. 벨리타가 원래 알고 있는 방법은 그런 것이었으므로. …벨리타는 방금 어설픈 예의를 차린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클리프에게, 그가 정말로 제 손님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우습기도 해라! 벨리타가 맥 빠진 웃음을 뱉었다. 그건 웃음보다는 한숨에 가까운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래.”
짧게 대답한 벨리타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벨리타가 향하는 방향에 있는 거라곤 낭떠러지뿐이다. 그런 곳은 누군가의 목적지가 될 수 없는 곳이다. 잠시 머물렀다 가기에도 좋지 않다. 산책로로 삼기에도 위험한 곳인데, 벨리타는 익숙한 사람처럼 그곳으로 향했다. 일말의 희망이 있었던 때, 그 희망을 버려야 했던 때. 어쩌면 그 기억을 찾으러 가는 걸까.
땅이 끝나는 지점이 보이기 시작하자 벨리타는 걸음을 늦추다 완전히 멈춰 섰다. 그리곤 돌아서 클리프를 보고는,
“꽃이 네 탓이라니?”
하고 물었다. 정원에 있던 시간을 떼어다가 붙였다고 해도 믿을 만큼 자연스러운 물음이었다. -
589 클리프주 ◆oSnT.Ehang (jeZyia86LU) 2021. 6. 9. 오전 12:18:09작은 소재 같기는 한뎅 뭔가 치정으로 시작하는 일도 재밌을 것 같다 👍 던져두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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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 벨리타주 ◆QuMdEQJ6Kc (RMAhxvhlgk) 2021. 6. 9. 오전 12:36:43치정으로 시작하는 얘기...! 아주 좋아합니다...... 치정극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있죠 😎✨
크게 기립박수치며 잠깐 다녀갑니다! 클리프주 좋은 밤 되세요🖤💙 -
591 복수 선택 (2eF2GbYX2M) 2021. 6. 10. 오후 11:23:27그냥 힘들다고 할 걸 그랬나. 클리프는 날아가버린 기회가 아쉬워서 눈가를 비볐다. 연한 살이 붉어질수록 선택은 왜 하나만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클리프는 여러 개의 선택권을 갈망하기 시작했다. 욕심보다 더한 그 이상의 것이었다.
낭떠러지가 보이자 클리프는 그날의 기억이 날 듯 말 듯 아리송했다. 방금까지는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지금 기억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머릿속에서 흐릿한 기억이 낭인처럼 떠돌아다녔다.
"제 영향을 받은 거죠. 아마?"
클리프도 본인의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어떠한 조건과 상황이 있어야 그런 일이 생기는지조차도 알지 못했다. 신문에 실린 기사들로만 자신의 영향을 체감했다 해도 틀린 말이라고 할 수 없었다. 쨍쨍하던 날도 먹구름이 잡아먹게, 모이를 잘만 쪼아먹던 새들도 사멸하게, 지금 기억나는 것들을 추려보니 대강 그러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클리프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큰일은 아니라 다행이에요. 꽃 밑에 있던 그게 좀 이상했던 거지." -
592 늦은 후회 (ZQo/j.33kk) 2021. 6. 11. 오후 5:59:54벨리타는 클리프의 눈을 바라봤다. 무언가를 찾아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집요한 시선이었다. 물론 클리프가 작정하고 숨긴다면 벨리타가 알아낼 길이란 영영 없을 테지만. 어느 순간부터 벨리타는 클리프가 제 손 밖에 있다고 느꼈다. 아니, 원래부터 그랬던 걸 뒤늦게 깨달은 걸지도. 벨리타가 클리프를 찾아 다시 불러들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운과 그의 의지였던 것이다.
벨리타는 무겁고 진득한 무력감이 천천히 발 아래로 고이는 걸 느꼈다. 클리프가 말한대로라면 갑자기 생겨난 정원의 꽃무리도 기사에서 봤던 기현상과 같은 종류라는 말이었다. 벨리타는 그런 일을 의도한 적 없었다. 의도한 적 없으니 막을 방법도 알지 못했다. 일순간 느껴지는 두통에 얼굴을 찌푸렸다.
“그건 내 거야.”
어쩌면 그 이상한 것들이 눈 뜨지 않았을 때쯤에 그 정신나간 짓을 멈췄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앨런과 다른 사람인 걸 알았을 때, 다시 돌아와 노크를 했을 때에는. 바닥을 보며 파란 눈을 불안하게 굴리던 벨리타가 급하게 덧붙였다.
“신경 쓸 필요 없어. 다시 묻었고 그걸 다시 파헤치는 멍청한 짓을 할 사람은 없으니까.”
……지금은?
벨리타가 고개를 들고 클리프를 바라본다.
너무 늦었지.
“…신경 쓸 필요 없어.”
벨리타가 조용히 읊조렸다. -
593 겨우 잘랐는데 누가 다시 붙이면 안 되니까 (fAZk0NYoIg) 2021. 6. 13. 오후 10:16:14"네에."
클리프가 한나의 말투를 흉내 냈다. 모조와 복제에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는 클리프였지만 지금 말투는 조금 묘했다. 딱 들으면 한나가 떠오르긴 하는데, 평소의 한나보다는 웃음기가 많고 더 밝은 어조였다. 클리프의 안에서 한나는 이렇게 해석되고 있는 걸까? 역시 괴물은 인간을 완벽히 따라 할 수가 없다.
"그렇게 말하면 신경을 쓰고 싶어지는데요."
땡그란 눈이 벨리타를 향했다. 클리프는 워낙에 심보가 이상해서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개입해야 직성이 풀렸다. 청개구리? 청개구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제 누가 뭐라고 하든 클리프는 오늘 일에서부터 시작될 앞으로의 모든 문제에 끼어들 것이다.
"혹시 땅속에 그런 것들이 더 있나요?"
공연히 발 장난을 하던 클리프가 벨리타에게 물었다. 의중을 살피려고, 대답을 예측하려고, 클리프는 벽수의 눈을 흘낏 쳐다보았다. 그리고 앞으로 걸었다. 방향은 절벽. 클리프는 아직 대답도 듣지 않았는데 이렇게 말을 붙였다. "호란이 못 파헤치게 손을 잘라서 버려둘까?" 그림자가 절벽 끝에 걸렸다. -
594 보통은 다른 걸 먼저 얘기할 텐데 (2fUneM1X9w) 2021. 6. 14. 오후 8:02:33“네가 무슨 자격으로?”
표정을 구긴 벨리타가 코웃음을 쳤다. 어처구니가 없다. 나는 뭘 살린 거지? 아니, 살렸다고 할 수 없지. 저건 앨런이 아니니까. 앨런은 죽었다. 제가 한 일은 그를 재료 삼아 새로운 걸 만들어 낸 것이다. 후회하느냐 묻는다면, 우습게도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 기회를 놓치기 전에 끝냈어야 했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 저택은 내 거야. 거기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내 관할이고. 네가 끼어들 자리는 없어.”
벨리타가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신경증이 도지기라도 한 듯 날카롭게 머리를 찌르는 통증이 일었다. 거슬리는 감각에 눈가를 찌푸리기도 잠시, 클리프의 질문에 벨리타가 천천히 눈을 들어 그의 눈을 바라본다.
“있다고 해도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지.”
잔잔하게 일렁이는 푸른 눈. 그것은 곧 괴로운 얼굴로 바뀐다. 벨리타는 제가 완전한 제정신이라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란 걸 안다. 그리고 동시에 완전히 미치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어정쩡한 위치에서 어디에도 발 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 마.”
지금 뱉은 말은 상식적이다.
“정원사가 필요하다 한 건 너였잖아.”
지금의 것은, 상식적인가? -
595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 (MJVUzv.pOM) 2021. 6. 17. 오후 6:53:56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한 클리프는 금방이라도 절벽으로 굴러떨어질 것 같은 고개를 돌려 벨리타를 봤다. 상관없는 일이라는 말 한마디로 클리프와 저택의 모든 것 사이에는 벽이 생긴 듯 했지만, 괴상한 동물들로 향하는 클리프의 공감은 가로막히지 않았다.
아. 또 머리가 아픈가 보다. 눈가를 잠시 찡그린 벨리타를 보고 클리프는 그렇게 생각했다. 환하게 웃는 얼굴보다는 살짝 찌푸린 얼굴이 더 자연스러운 (적어도 클리프에게는) 벨리타였으니까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 클리프는 언제부터 그녀에게 두통이 달라붙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1번,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2번, 주위에 차차 익숙해지고 있을 때. 3번, 이상 증세가 심해졌을 때. 4번, 저택에서 나왔을 때. 0번, 자신을 만들 때. 클리프는 이에 관하여 한번 물어보고 싶었지만 말을 아꼈다. "......"
확실히 클리프도 손 없는 정원사라면 싫었다. 마땅히 식물을 어루만지고 도와줘야 할 정원사가 두 손이 없다니... 끔찍하다. 물론 방금 손의 절단에 관하여 얘기한 건 자신이 맞지만, 그거랑 이거는 다르다! 진담으로 한 말이 아니었으니.
그래도 정말 만약 호란에게 두 손이 없어진다면, 입이나 발 따위로 식물을 보살펴줄 사람이 호란이라는 게 클리프의 생각이었다.
"그랬어요?"
벨리타의 말이 거짓이든 비상식적이든 클리프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결국 저만 가만히 있으면 다 괜찮겠네요." -
596 이방인 (TnReEQw22A) 2021. 6. 17. 오후 8:02:09침묵이 머무는 동안 벨리타는 모든 것을 불태우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는 상상을 한다. 아, 활활 타는 것들이 재가 될 때까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럴 만한 시간은 없겠지. 상상 속의 벨리타는 누군가에게 쫓기는 사람처럼 쉬지 않고 달렸다. 목적지는 먼 곳. 기왕이면 바다가 있는 곳이라면 좋겠다. 해가 오래 뜨는 곳도 좋다. 나무가 무성한 곳은 피하고 싶다. 이제 벨리타에게 숲은 거대한 무덤처럼 느껴졌다…….
클리프의 물음에 벨리타는 고개를 끄덕인다. 정원사의 필요에 대해 말하도록 유도한 건 자신이었지만, 어쨌거나 그렇게 말을 한 건 클리프가 아닌가.
“원래부터 그랬고 계속 그럴 거라고 얘기하면,”
벨리타는 클리프와 눈을 맞췄다. 느리게 눈을 깜빡인 벨리타가 입을 연다.
“어떻게 할 거니.”
벨리타의 말은 클리프를 모든 것으로부터 배제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뻔한 불행을 보여주며 묻는 일이지만, 클리프가 아무렇지 않게 수긍한다면 벨리타에겐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클리프를 영원한 객客으로,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떠돌아다닐 이방인으로 만드는 일. 벨리타는 그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 생각했다. 이미 본인부터가 그러했으므로. -
597 벨리타주 ◆QuMdEQJ6Kc (oLQiZOVVK.) 2021. 6. 19. 오후 5: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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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 클리프주 ◆oSnT.Ehang (ZIKaaOOEog) 2021. 6. 19. 오후 8:30:16우와오아.... 내가 생각한 숲이랑도 어느 정도 들어맞는 것 같아!!!!!!! 👍👍 평소에 우리 이방인 스레 속 도시 모습은 구체적인 상상 이미지가 없었는데... 도시 그림 보니까 딱 정리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덕분에 머리가 깔꼬롬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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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 클리프주 ◆oSnT.Ehang (ZIKaaOOEog) 2021. 6. 19. 오후 8:30:49>>597 왼쪽의 삐죽빠둑한 나무 넘 좋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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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벨리타주 ◆QuMdEQJ6Kc (.vAfsv92ns) 2021. 6. 20. 오후 5: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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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 클리프주 ◆oSnT.Ehang (td72vMfsTM) 2021. 6. 22. 오후 9:41:22앗 도시 그림 너무 촉촉꾸덕해.. 👍👍👍
검은 나무 진짜 딱 ㅋㅋㅋㅋ 분위기 맞는 멋있는 그림 보니까 기분이 좋닥 🍾🍾 -
602 벨리타주 (WBujmvAe9g) 2021. 6. 24. 오후 3:05:10적당히 어둡고 반짝반짝하고 촉촉하죠...! 뭔가 크리스마스 때 벨리타가 돌아다닌 거리는 저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돼서 >>596에 답레가 있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소곤소곤합니다... 재촉은 아니구 혹시 못 보셨을까 봐 말하는 거니까 바쁘시면 일 보시고 충분히 쉬신 다음에 답레 주세요.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클리프주! -
603 클리프주 ◆oSnT.Ehang (VlZlMIJlts) 2021. 6. 25. 오전 12:00:58앗 고마워!!! 🔥🔥 답레는 주말 내로 가져와보께
담주가 시험도 끝나고 여름방학만 기다리면 돼서 좀 더 상태가 나아질 것 같아 ㅋㅋㅋㅋㅋ 벨리타주도 6월 마지막주 무사히 마무리!! 🍔 -
604 (VlZlMIJlts) 2021. 6. 25. 오전 12:44:43땅벌레 하나가 클리프의 발치를 아슬하게 기다 절벽으로 떨어졌다. 클리프는 벨리타의 물음을 곱씹었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가만히? 미동 없이? —정적? 쉽게 답이 나오지 않자 클리프는 스스로가 매욱스럽게 느껴졌다. 분명 이곳은 뻥 뚫린 절벽인데, 주위에 답답한 벽이 있는 것 같았다.
클리프는 지금부터 행동을 시작하기라도 한 것인지 굳게 서 있기만 했다. 입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좋아하던 웃음도 보이지 않았다. 꼭 얼굴에 경련이라도 난 것처럼 찡그리는 눈이 약스러웠다. 클리프는 이것으로 벨리타의 말에 제대로 된 대답을 한 것일까? 하면 한 거고 안 한 거면 안 한 거다. 몽매한 분위기 속 사실 클리프의 속생각은 이랬다. 저게 정말 대답이 필수불가결한 질문인가?
새들은 다 어디로 날아갔나, 우리의 숲은 원래부터 조용했구나! 이제 클리프는 언어도 까먹고 욕구도 까먹고 죄다 까먹어버린 기분마저 들었다. 까먹은 것을 정말로 먹어버린 거라고 치면 배는 부르다. 하지만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평생 온전한 곳에 자리 잡지 못할 객이 배불러서야 쓰나. 극심한 허기에 몸부림쳐도 모자랄 판에.
결국 놈은 실쭉 웃어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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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 클리프주 ◆oSnT.Ehang (VlZlMIJlts) 2021. 6. 25. 오전 12:48:12>>603~ 막레로 해도 될 것 같당 금요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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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 벨리타주 ◆QuMdEQJ6Kc (kynrBUV.oY) 2021. 6. 26. 오후 1:54:33아니 클맆주 아직 학기 안 끝나신 거였나요 😭...... 바쁘셨을 텐데 막레 고생하셨구 감사합니다!
클리프..... 벨리타가 이래서 언제나 미안해..........🥲 -
607 클리프주 ◆oSnT.Ehang (YBJGpC29HE) 2021. 6. 26. 오후 8:27:10벨리타주도 고생했솨! ㅋㅋㅋㅋㅋㅋ큐ㅠ 슬픈 얘기긴 한뎅 내가 폰을 30분 덜 봤다고 해서 30분 더 공부하지 않더라구 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익 둘다 고생이 많다...! -
608 벨리타주 ◆QuMdEQJ6Kc (C.6kYkthj6) 2021. 6. 26. 오후 8:51:01제가 너무 자주 놓쳐서 자연스럽게 놓치셨나보다 했네요... 시야가 좁은 건 저뿐이었음을 😇......
아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뭔지 알 것 같아서 슬퍼요 🥲 하기 싫은 일은 그냥 집중이 안 되더라구요... 그래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 파이팅입니다! 방학아 빨리 클리프주 향해서 달려와 줘~!
벨리타의 고생... 본인은 고생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클맆 만든 건 벨리타니까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견뎌! 😠 -
609 클리프주 ◆oSnT.Ehang (YBJGpC29HE) 2021. 6. 26. 오후 11:23:28ㅋㅋㅋㅋㅋㅋㅋㅋ 나두 시야 넓어졌다 좁아졌다 하는데 멀...🤦♀️ 벨리타주도 여름에 알찬 휴식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
견뎌! 😠 <- 이거 너무 기엽잖아!!! 벨리타주가 호되게 나간다면... 난 벨리타에게 따뜻한 어깨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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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벨리타주 ◆QuMdEQJ6Kc (0MYMGcyw4c) 2021. 6. 27. 오후 9:22:38여름부터 조금 바빠야 할 예정인데 그래도 짬내서 잘 놀아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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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 벨리타주 ◆QuMdEQJ6Kc (0MYMGcyw4c) 2021. 6. 27. 오후 9:24:15아니 중도작성...🤦🏻♀️ ㅋㅋㅋㅋㅋㅋㅋ 클리프주도 즐거운 여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방학이니까 푹 쉬시고 하고 싶었던 재밌는 일들 많이많이 경험하시구요 ☺️
벨리타는 저보다 클리프주를 좋아하겠네요...... 그렇다면 맨날 잔소리하는 벨리타 대신 제가 클리프를 업겠습니다(!) -
612 클리프주 ◆oSnT.Ehang (52M//awmdQ) 2021. 6. 29. 오전 8:21:21오예잉 🦀🦀🦀 ㅋㅋㅋㅋㅋㅋㅋㅋ 클리프 누가 업으면 질질 끌릴 것 같다 ㅋ큐ㅠㅠ
무튼 다음 일상도 얘기해보구.. 난 주말만 보고 달리면서 들락날락할게!! -
613 벨리타주 ◆QuMdEQJ6Kc (kq6iWqSl3o) 2021. 6. 30. 오후 8:05:33클리프 워낙 키가 커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록 성장기는 지났지만 우유 마시고 키 커볼게요... 클리프 업어줘야 하니까...! 🥲
넵 천천히 얘기해봐요~! 주말까지 화이팅이에요! -
614 벨리타주 ◆QuMdEQJ6Kc (ljC9AfloEU) 2021. 7. 3. 오후 4:25:46드디어 주말이에요...! 클리프주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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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클리프주 ◆oSnT.Ehang (kvhVxFUEKo) 2021. 7. 3. 오후 5:13:42끝났다..! 🥲🥲🥲
이번주도.. 고생했어!! 🍾 다음 일상은 멀로 하면 좋을까?
딴 얘기지만 난 지금까지 쌓인 레스들 읽어보면서 독백이나 하나 쓰려구 했거든... 🤔 -
616 벨리타주 ◆QuMdEQJ6Kc (qQAhl.H95M) 2021. 7. 3. 오후 5:22:18고생하셨습니다! 자유의 몸이 되신 걸 축하드려요~!
새 일상은 벨리타가 저택에 없는 상황도 생각나고 그렇네요 🤔... 한나 통해 받은 편지가 있으니까 본가에서 벨리타 수도로 불러 자세한 얘기 들으려고 할 것 같고... 네가 안 오면 우리가 간다 식의 얘기 들었으면 벨리타가 갈 것 같아서요 ㅋㅋㅋㅋㅋ
헉 클리프 독백...! 엔딩 분기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구 그렇네요,, 과연 어떤 엔딩을 향해 가고 있는지 궁금하구,,, -
617 클리프주 ◆oSnT.Ehang (kvhVxFUEKo) 2021. 7. 3. 오후 5:41:27오! 벨리타 없는 저택... 재밌어 보인당 🙌 그러면 벨리타주는 거기에 간 벨리타를 하거나 남아있는 한나를 하거나 둘다 하면 되겠다!!!
담고 싶은 걸 독백에 다 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함 열심히 읽으면서 연구해볼게!! 🧪👩🔬🔬🧫 이방인 파잇팅 -
618 벨리타주 ◆QuMdEQJ6Kc (qQAhl.H95M) 2021. 7. 3. 오후 5:55:52와아 🙌🙌 클리프가 한나랑 접촉이 있을 예정이면 둘 다 굴려볼게요!
저도 독백 하나를 느릿느릿 쓰고 있었으니까,,, 마저 느릿느릿 쓰면서 클리프주 독백을 기다려 볼게요 😉 파이팅~! -
619 이름 없음 (ZXqokEdaFU) 2021. 7. 6. 오후 11:36:20‘달콤한 글씨를 완벽하게 곱씹고 편지에 더이상 미련이 남지 않으면 찢어서 날려 보냈다. 이 편지도 그렇게 했다. 그녀가 직접 만든 무언가를 찢는다는 게 꼭 자신을 찢는 것 같아 처음엔 어열로 터질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차츰 익숙해졌다. 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잘게 쪼개진 종잇조각을 봐도 지금은 저 삑삑대는 새소리가 거슬릴 뿐이다.’
여행이 끝나고 저택으로 돌아갈 때 밟았던 숲길 쪽으로, 클리프가 걸음을 옮겼다. 예전에 찢어서 날려 보냈던 편지 조각을 찾을 심산이었다.
다정하지 못한 손은 수풀 이곳저곳을 파헤쳤다. 애꿎은 동물들은 저게 웬 괴물이냐며 나 살려라 도망갔다. 클리프는 쥐뿔도 신경 쓰지 않았다. 잠깐 저것들을 놀려주는 것보다는 조각 하나 더 찾는 게 이롭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클리프의 손이 이윽고 멈추었다. 얼마나 열심히 뒤진 건지 손의 바닥과 등에는 찔리고 긁힌 상처가 수두룩했다. 클리프는 상처를 대강 훑었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보통은 자신이 노력한 것에 비해 흡족한 결과를 얻지 못해서 한숨이라도 쉴 텐데… 텅 빈 손이 축 늘어졌다. 클리프는 나무에 몸을 기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편지를 다시 읽으면 뭐라도 나올 줄 알았니? 구름이 그렇게 말하며 클리프를 비웃었다. 하지만 클리프도 구름을 비웃었다. 그가 편지를 찾아보자고 마음먹은 이유는 뚜렷하게 없기 때문이었다. 나무에 둥지를 짓던 새는 비릿한 웃음의 클리프를 보자마자 송연해져 후루룩 날아갔다.
객.
변덕이 죽 끓듯 하는 클리프는 돌연 생각을 바꿔 자신의 처지를 가늠해 보았다. 가늠하는 건 생각보다 심오하고 어려운 일이었다. 열심히 사색에 빠지던 클리프는 결국 제풀에 지쳐 저택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반대쪽을 바라보았다. 순간 멍해진 클리프는 반대쪽으로 걸음을 옮기려 했다. 휘청. 혼탁하던 정신이 바람이라도 맞은 것처럼 개운해졌다. 그래. 클리프의 발목에는 아직 낭떠러지가 온전히 존재한다.
클리프는 몸을 돌려 저택을 향해 엉금엉금 나아갔다. 미처 보지 못한 편지 부스러기가 그의 발에 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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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 클리프주 ◆oSnT.Ehang (ZXqokEdaFU) 2021. 7. 6. 오후 11:43:51막상 이렇게 쓰고 보니까 별 내용은 없넹.. 🤔 벨리타 독백 올라오면 다음 일상으로 벨리타 없는 저택 돌리든가 해야겠다!! 🔥🔥 이제 장마인데 우산 잘 챙기구 다녀 벨리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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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 다만 고요한 평화가 (mrnxzE8c8k) 2021. 7. 8. 오전 12:02:24벨리타는 눈을 깜빡인다. 언제부턴가 삶이 눈 뜬 채 꾸는 나쁜 꿈 같았다. 깰 방법도 없는, 아주 지독한 꿈.
그래서 오히려 지금의 평화가 꿈처럼 느껴졌다. 아주 고요한 새벽이었다. 어둠은 벨벳 천처럼 모든 것을 덮고 있다. 벨리타는 그것을 덮고 눈만 깜빡인다. 저택에 살아 있는 것이라곤 저뿐인 것처럼 느껴진다. 적막에 가까운 고요. 눈꺼풀을 움직이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그러나 여전히 들리는 거라곤 멀리서 우는 풀벌레 소리가 전부.
벨리타는 천천히 이불을 걷어내고 누워 있던 몸을 일으킨다. 침대 위에 걸터앉아 창밖을 본다. 말끔히 정리된 정원이 보인다. 호란의 작품이다. 벨리타는 문득 이곳이 다시 사람 사는 곳처럼 변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어땠는가, 사람이 머물고 지내는 곳보다는 누군가를 유폐시킨 곳에 가까웠지. 혹은 거대한 무덤, 검은 칠 된 관.
벨리타는 견고한 정적을 발소리로 깨뜨렸다. 이따금 낡은 바닥이 내는 소리와 함께. 느리지만 규칙적인 걸음으로 움직이던 벨리타는 문득 다시 생각한다. 이상할 정도로 평온한 새벽이다. 꼭 아무도 없는 것처럼. ···그래, 꼭 다시 홀로 남은 것처럼.
벨리타는 다소 다급한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간다. 아까의 평화는 여전히 벨리타에게 들러 붙어있다. 그것은 깨지지 않는다. 성큼성큼 걸어간 벨리타는 한나의 방문을 연다. 비어 있다.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 다시 계단을 올라간 벨리타는 클리프가 있을—있어야 하는— 방을 찾았다. 역시나 아무도 없다. 창밖으로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정원은 난잡하다.
어느새 벨리타는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있다. 손에는 촛불이 타고 있는 촛대 하나가 들려 있고. 벨리타는 그것을 던진다. 초가 구르며 바닥에, 늘어진 천에 불꽃을 옮긴다. 벨리타는 뒤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간다. 계단을 내려간다. 저택의 문을 열고 엉망인 정원을 가로질러 내달린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고, 또 달리고.
그리하여 벨리타는 사라졌다—,
—는 결말로 끝이 났다면 좋았겠지만.
벨리타는 눈을 뜬다. 시야에 걸리는 건 익숙한 천장. 몇 번 눈을 깜빡이고서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침대에 걸터앉아 창밖을 본다. 잘 가꾸어진 정원이 보인다.
고개를 떨어뜨린 벨리타는 목구멍에서 치받는 걸 참지 못하고 뱉어낸다. 웃음인지 울음인지 분간 안 되는 것이 입에 걸렸다. -
622 벨리타주 ◆QuMdEQJ6Kc (mrnxzE8c8k) 2021. 7. 8. 오전 12:07:457일까지 올리기가 목표였는데 몇 분 차이로 실패했네요 띠흑 🥲
원래 독백이라는 게 그렇지 않나요! 하지만 아주 귀중하고 소중하며 쓰고 읽는 사람이 즐거우니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다익선... 클리프주 여유 있으신 때에 천천히 다음 일상 시작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장마도 어김없이 지독하네요. 물폭탄이나 찜통 중 무조건 하나는 당첨이라니,, 😇 클리프주도 우산 잘 챙기시고 쾌적한 하루 되세요~! -
623 벨리타주 ◆QuMdEQJ6Kc (mrnxzE8c8k) 2021. 7. 8. 오전 12:10:25그나저나 클리프 독백... 첫 일상 부분이 나와서 아주 반가웠어요 ㅋㅋㅋㅋㅋㅋ 편지를 아직까지 기억하는 거랑 이름에 대한 것도...!
저희 3분기 안에 엔딩 보기로 했었죠? 지금까지의 일상과 앞으로의 일상이 어디로 데려가줄지 상당히 기대됩니다 🤔 -
624 클리프주 ◆oSnT.Ehang (ltw8Cfv5.Q) 2021. 7. 8. 오후 9:50:39다다익선! 아후ㅠㅠ 벨리타ㅠㅠㅠ,,, ,,, ,,, ,,, 진짜는 아니지만 화르륵하는거보니까 먼가 속이 다 시원하네!! ㅋㅋ ㅠㅠㅠ 엔딩의 날을 향해~~~~
난 지금 여유 만땅이라 바로 해도 갠찮을 것 같아₊̣̇.ෆ˟̑*̑˚̑*̑˟̑ෆ.₊̣̇. 선레 부탁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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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벨리타주 ◆QuMdEQJ6Kc (lteicM6E8A) 2021. 7. 8. 오후 10:23:36그쵸...!🔥🔥 우리 엔딩까지 열심히 달려가봐요~! 🏃🏻♀️💨
고럼 바로 새 일상 들어가요! 선레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오늘은 못 올릴 것 같구.. 내일이나 모레 안으로 가져올게요! 짐싸서 떠나는 벨리타,,, -
626 클리프주 ◆oSnT.Ehang (ltw8Cfv5.Q) 2021. 7. 8. 오후 11:52:26오케잉 👌👌 벨타주 파잇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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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벨리타 - 클리프 (gw13urtdyE) 2021. 7. 10. 오후 11:27:30벨리타 앞으로 편지가 도착했다. 무심하게 편지를 뜯는 벨리타의 표정과 달리, 한나의 표정은 어딘가 초조해 보였다. 벨리타에게 편지를 전한 건 한나였다. 따라서 한나는 누가 벨리타에게 편지를 보냈는지 알고 있었다. 읽어볼 수 있는 일은 영영 없겠지만, 한나는 거기에 어떤 내용이 적혀 있을지 대충은 짐작했다. ‘손님’에 대한 언급이 있겠지. ···아니, 시간이 꽤 흘렀으니 없을지도. 그때 벨리타와 눈이 마주쳤다. 한나는 편지에 클리프에 대한 내용이 있음을 직감했다. 벨리타는 조용히 한나를 바라보다 2층으로 올라갔다. 한나는 오히려 불안해졌다.
벨리타는 곧장 방으로 올라갔다. 침대 아래 대충 처박아놓은 가방을 끄집어내 보이는 옷부터 담았다. 머릿속이 시끄러웠다. 분노가 끓었다가 차게 식었다. 다음으로 밀려오는 건 불안이다. 미동도 없이 자리를 잡은 불안은 벨리타의 손길을 급하고 거칠게 만들었다. 옷장 손잡이에 손등을 부딪혀 찌푸리기도 잠시, 급하게 몸을 돌린 벨리타가 다시 방을 나갔다. 가방은 여전히 입을 벌리고 있다.
“클리프!”
큰 보폭으로 걷는 벨리타가 클리프를 불렀다. 클리프 앞까지 성큼성큼 걸어간 벨리타는 여전히 불안이 일렁이는 얼굴로 말했다.
“수도에 가야 돼. 넌 여기 있어.”
빠르게 눈동자를 굴린 벨리타가 다시 클리프를 본다.
“떠나지 않겠다고 말해.”
이제는 뭐에 시달리는 사람 같은 표정이었다. -
628 클리프 - 벨리타 (0SJ4CgJb.Q) 2021. 7. 11. 오후 11:01:00조그만 거미가 저택 내부를 활보했다. 저택에 구경할 게 많은 것도 아닌데 8개 난 다리는 바쁘게 움직였다. 클리프는 그것을 가만히 응시했다. 집중하고 있으니 거미가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미묘한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그 소리는 유리를 밟을 때 더욱 미묘하게 들려 새까만 눈동자를 잡아끌었다.
결국 클리프는 손을 들어 조심조심 거미에게로 다가갔다. 커다란 손바닥이 거미를 그림자로 감쌌다. 하지만 압사는 발생하지 않았고,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거미는 허겁지겁 달아났다. 왜 이런 결과가 생긴 걸까? 아마도 그 이유는 클리프가 부름을 들었기 때문에.
"수도?"
클리프의 얼굴은 불안함이 곳곳을 기워버린 얼굴과 대조적이었다. 사실 대조적이라는 말도 부족했다. 두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긴가민가했으니. 어쨌든 클리프는 입술 끝에서부터 웃음기를 톡 터뜨렸다.
"기다릴게요."
기다리겠다. 지나치게 살가운 말이었다. -
629 벨리타 - 클리프 (V1sAGY4WAI) 2021. 7. 14. 오후 10:27:10이 말을 믿어도 될까? 고개를 든 의심에 오래 눈길을 두진 못 했다. 시간이 없었다. 벨리타는 클리프와 눈을 맞춘다. 여전히 그가 뱉은 말이 진심인지 알 수 없지만, 고개를 끄덕인다. 다시 방으로 돌아간 벨리타는 엉성하게 싼 가방을 들고 계단을 내려간다.
“한나, 마차를 불러줘요.”
무심코 말을 뱉은 벨리타는 한나의 난감한 얼굴을 본다. 이런 곳에 부를 만한 마차가 있을 리 없지. 기차역까지는 걸어가야 했다. 그대로 나가려다 멈춰 선 벨리타가 한나에게 말했다.
“하루 이틀 정도 없을 거예요. 내가 필요한 일이 생가면··· 클리프가 대신하게 해요.”
넓은 보폭으로 걸어간 벨리타는 순식간에 저택을 빠져나갔다. “다녀오세요, 릭먼 씨!” 하는 한나의 외침이 멋쩍어질 만큼 빨리. 따지고 보면 저를 지켜보는 눈이 하나 줄어든 것인데, 어째 조금도 홀가분하지가 않다. 오히려 찜찜한 마음이 든다. 제가 쓴 편지가 벨리타를 수도로 몰아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는 짓을 했다. 무슨 일이 생기든 모르쇠로 일관했어야지! 뒤늦게 곱씹으며 후회한 한나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
630 클리프 - 한나 (JXi.e/H3Bo) 2021. 7. 15. 오후 11:41:31벨리타가 계단을 내려갈 때부터, 한나와의 짧은 대화를 지나, 저택을 빠져나갈 때까지. 클리프는 모든 것을 어딘가에서 지켜보았다. 빛발이 무성한 양지가 아니라 어두운 음지에서 느긋하게. 이때 클리프가 어디에 있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클리프가 양지로 나왔다. 인사 소리가 크게 울렸던 곳으로 갔다.
“벨리타는 왜 수도로 가는 거예요, 한나?”
이상한 타이밍에 기이하게 물었다. 클리프가 독특한 시선으로 한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다 알면서 묻는 것 같다가도, 정말로 모르는 것 같기도 한 시선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붙박은 시선을 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제대로 된 대답을 듣는다면 모를까. -
631 한나 - 클리프, 그리고 벨리타 (YdjA3weZNk) 2021. 7. 15. 오후 11:56:14알면서 묻는 건지, 정말로 몰라서 묻는 건지. 어느 쪽이든 있을 법한 일이라—벨리타는 말이 없었고, 클리프는 의중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쉽사리 판단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제 처지가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지금 한나가 해야 하는 일은 하나였다. 적당한 웃음을 지으며, 적당한 대답을 골라 내놓는 것. 단, 무성의하지 않을 것.
“글쎄요…, 저도 자세하게는 듣지 못해서요.”
거짓말은 아니었다. 어림짐작일 뿐, 벨리타에게 명확한 이유를 들은 적은 없으니까. 비록 그 짐작 속에 제 지분이 어느 정도 있기는 해도, 그걸 말로 꺼내 실체화하는 것과 묻어두는 건 달랐다. 짧은 침묵이 지난 뒤, 한나는 한 마디를 덧붙인다.
“수도에 릭먼 씨 가족들이 계시는데… 그것 때문 아닐까요?”
클리프를 바라본 한나가 눈을 끔뻑였다. 머리를 스치는 의문 하나. 저 사람은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나?
그 시각, 벨리타는 걷는다. 불규칙하지만 빠른 걸음으로. 기차역을 향해 걷고, 또 걷고. 계속해서 걷는다. -
632 클리프 - 한나 (q7Wq4IFaMQ) 2021. 7. 16. 오전 1:35:36'그건 나도 아는데.'
클리프는 한나가 뱉어낸 말들을 대답으로 인정했다. 솔직히 인정하기 싫었지만, 저를 바라보고 있는 한나의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염증이 나서 그랬다. 붙박힌 시선이 끝내 맥아리 없이 떨어졌다. 자신이 남을 보는 건 괜찮지만 남이 자신을 볼 때 문득문득 거부감을 느끼는 클리프. 이상한 놈이었다.
......
인사를 까먹은 것처럼 클리프가 한나의 앞을 쌩! 지나갔다. 원래부터 대화 같은 건 한 적도 없다는 태도였다. 예의라면 달달 외운 것들로 빠삭할 클리프가 도대체 왜, 상대방이 무안해질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걸까.
그래도 아주 조금은 양심이랄 것이 남았는지 얼마 못 가 멈췄다. 그리고 뒤돌아서 고질처럼 웃었다. -
633 클리프주 ◆oSnT.Ehang (q7Wq4IFaMQ) 2021. 7. 16. 오전 1:39:13앜 한나 반응 너무 궁금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 벨리타주 혹시 이제 어떻게 진행할 생각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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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4 벨리타주 ◆QuMdEQJ6Kc (G0UbUOa/oQ) 2021. 7. 16. 오전 11:46:22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나의 노조 설립욕구가 이렇게 또...! ㅋㅋㅋㅋㅋ
앞으로 진행은 한 레스 안에 나눠서 대화/벨리타 이렇게 적어보려구 하는 중입니다..! 이거 물어본 거 맞으실까요 😮 -
635 클리프주 ◆oSnT.Ehang (q7Wq4IFaMQ) 2021. 7. 16. 오후 4:21:15아 그렇구낭 그렇구낭 만약에 한나랑 클맆 대화가 요거로 끝나면 클리프가 저택 안에서 깽판 좀 부리려고 ㅋㅋ.. 좋은 금요일 보내!! ⋆͛*͛ ͙͛ ⁑͛⋆͛*͛ ͙͛(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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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6 벨리타주 ◆QuMdEQJ6Kc (G0UbUOa/oQ) 2021. 7. 16. 오후 7:57:47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대화 잇고 끊는 건 클리프주가 보시구 편하게 결정해주시면 저도 좋아용 ☺️ 이번 주도 고생 많으셨어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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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 한나 - 클리프, 그리고 벨리타 (G0UbUOa/oQ) 2021. 7. 16. 오후 8:18:43한나의 눈동자가 클리프를 따라 움직이다 멈췄다. 한나가 시선을 둔 곳은 그가 멈추리라 예상한 곳. 그러나 클리프는 멈추지 않고서 지나갔다. 한나의 시야에서 클리프가 완전히 사라진다. 처음부터 지나가기 위해 이곳에 온 사람처럼. 먼저 말을 붙인 게 한나의 착각이라는 듯. 한나 역시 이대로 아무 일도 없던 척 지나가고 싶지만, 한나는 그럴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고개를 움직여 클리프를 본다. 웃고 있는 클리프를 보며 한나 역시 따라 웃는다. 내키지 않아도 묻어두고 웃는 것. 한나가 가장 잘 하는 일이었다.
*
벨리타는 마침내 기차역에 도착했다. 역 특유의 들뜬 소란 사이에서 벨리타만 고요히 침잠하는 듯하다. 엉망으로 자른 뒤로 자라기만 한 머리를 질끈 묶었다. 깔끔하진 않아도 방금 전보다는 나으리라 생각한다.
곧 뿌연 증기와 함께 기차가 들어오고, 벨리타는 가까워지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수도로 가는 기차가 도착했다. -
638 벨리타주 ◆QuMdEQJ6Kc (G0UbUOa/oQ) 2021. 7. 16. 오후 8:20:13참 그냥 한 레스에 적고 있기는 해도 저택에서 일어난 일과 벨리타에게 일어나는 일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닙니다...! 🥸 속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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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9 클리프주 ◆oSnT.Ehang (q7Wq4IFaMQ) 2021. 7. 16. 오후 9:49:25오케잉 요 흐름으로 자유롭게 해보자!! (ว˙∇˙)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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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 아수라장, 개판 (q7Wq4IFaMQ) 2021. 7. 16. 오후 10:46:07모두가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클리프는 벨리타가 없는 저택에서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녔다.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나타나서 사람 둘을 놀라게 하는 건 기본. 호란이 열심히 가꾸어둔 꽃을 몽땅 밟아버리거나 한나가 청소를 할 때 유리를 깨트리는 건 덤. 하나같이 사람을 피 말리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행동들이었다. 클리프가 이와 같은 난동을 부리고 있을 때 느꼈던 감정으로는 여러 개가 있다. 하지만 그 수는 너무 여럿이라 전부를 나열하기엔 벅차다. 그렇다고 일부만 나열하자니 안 그래도 꼬여버린 클리프의 심사를 더 비틀어버리게 된다. 결론! 클리프는 그냥 좆같이 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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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프 씨는 최근 이상했다. 내가 정원에서 장시간 일을 하고 있으면 그 모습을 오랫동안 주시하다가 사라지기도 했고, 동서남북에서 난데없이 튀어나와 자꾸만 사람을 놀라게 했다. 여기까지는 나름 괜찮았다. 실내에서 일하시는 분은 어떨지 몰라도 결국엔 내 일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여기서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는 흔해져 버린 납작이 꽃과 풀. 아직 정원 대부분이 망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당장 내일이라도 피해 규모가 불어날까 봐 조바심이 났다. 흉강이 답답했다. 이곳으로 올라와서 처음으로 고향이 보이는 꿈을 꾸기도 했다. 난 돌아가고 싶은 건가? 그렇다기엔 손에 든 화분을 빨리 옮겨 물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난 단순히 지금의 상태를 피로라고 치부했다.
언제는 대놓고 클리프 씨에게 어디 불편하시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이랬다. '제가 이러는 게 처음이 아니거든요. 예전 기억을 되짚어 보고자 이러는 거예요. 물론 예전에는 좀 회까닥한 상태였고 지금은 맨정신이지만... 벨리타가 돌아오기 전까지만 이러고 있을게요. 괘념치 마세요!' -
641 벨리타! 벨리타! (G0UbUOa/oQ) 2021. 7. 16. 오후 11:52:17한나는 벨리타가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생전 바라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해본 것이다. 그 이상한—이제 와 생각해보니 정말 이상했다.— 웃음을 보았을 때부터 예상해야 했던 일일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한나는 제 잘못을 찾을 수 없었다. 결론은 계속 같았다. 클리프는 이상하다. 확실히 이상해졌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나거나 서 있는 일로 한나를 놀라게 하는 일은 그런대로 넘길 수 있었다. 클리프는 한나가 예측할 수 있는 부류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런 건 너무하지 않은가. 치워도 치워도 끝이 나질 않았다. 하루가 이렇게 짧았나. 새삼 느끼며 한숨을 쉬었다. 한나가 부지런히 쓸어내는 바닥에선 유리가 절그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참다못한 한나는 결국 한 소리하고 말았다. 호란에게말이다. 간식을 챙겨준다는 핑계로 호란에게 접근한 한나가 아주 비밀스럽게 속삭였다. “클리프 씨가 이상해진 것 같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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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에 도착한 벨리타는 피로감을 느꼈다.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한 걱정에서 기인한 피로도 클 테지만, 지금 느껴지는 건 마치 오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사람에게 찾아갈 법한 것이기도 했다. 벨리타는 제가 밀지 않아도 열리는 문으로 들어가 드디어 가족들을 마주했다. 벨리타는 버석하게 메마른 얼굴로 서 있었고, 그녀의 어머니가 먼저 다가와 벨리타를 끌어안았다. 그제야 벨리타의 얼굴에 뒤늦은 슬픔이 번졌다. 어떠한 안도감 같은 것도 함께. -
642 호란 - 한나 (AcF/K2IC4w) 2021. 7. 17. 오후 11:09:17공감을 다분히 느낄 수 있는 말에 호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지고 있던 꽃도 뒤로 제쳐두고 한나에게 대답했다. "그러니까요. 지독하게 이상해지셨어요." 항상 느렸던 호란의 말이 이번에는 유독 빨랐다. "사실 저번에 봤는데... 클리프 씨가 유리 깨트리는 거." 호란은 안타깝다는 표정이었다.
"대응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건 하고 계세요?" 물음을 던진 호란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실 저번에 대놓고 한 번 물어봤는데, 자기가 뭐 이러는 게 처음이 아니다. 예전 기억을 살려보려고 그러는 거다. 벨리타가 오기 전까지만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 어쩌고저쩌고. 호란이 전에 있었던 얘기를 늘어놓았다. 힘없는 음성에 꽃이 시들대는 것 같았다. -
643 한나 - 호란, 그리고 벨리타 (AQT3XdX9cU) 2021. 7. 18. 오후 3:39:50‘지독하디’는 말에 웃음을 터뜨릴 뻔한 한나는 유리창 얘기가 나오자 진저리를 쳤다. 유리 조각은 쓸어도 쓸어도 계속 나왔다, 다 치웠나 하고 돌아보면 발아래로 무언가 밟혔고, 또 뒤돌아보면 바닥이 작은 유리 조각으로 반짝거렸다.
“아뇨. 도무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대놓고 한숨을 쉰 한나가 호란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대놓고 물었다는 게 아주 의외였기 때문이다. 잠자코 호란이 하는 말을 듣던 한나는 다시 한숨을 쉬고 말았다. 벨리타가 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지내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릭먼 씨가 올 때까지는 이렇게 지내야겠죠.”
역으로 놀라게 하는 방법도 잠시 머리를 스쳤지만, 괜히 자극해 더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리란 생각에 바로 던져버렸다. 한나는 그냥 참고 견디기로 했다. 영영 떠난 것도 아니고 벨리타는 곧 돌아올 테니. 휑한 창문을 잠깐 돌아본 한나가 착잡한 얼굴을 했다. …그런데요, 그 기억이라는 게, 무심코 말을 꺼낼 뻔했다. 황급히 입을 다문 한나가 평소처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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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타는 엉망진창으로 자란 머리를 정리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리당했다. 가방에 들어있던 볼품없이 낡은 옷은 버려지고, 깨끗한 새 옷이 빈자리를 채웠다. 식사는 매 끼니 벨리타에게 과한 양이 제공됐다. 절반 정도만 먹고 마는 벨리타에게 안타까운 눈길이 쏟아졌다. 날카로운 질문을 예상하고 온 벨리타는 오히려 그런 대우가 겸연쩍은 모양이었다. ‘손님’에 대한 말을 먼저 꺼내고 말았으니.
벨리타는 수도에 도착한 이틀째 저녁, 저택―정확히는 별장이었던 곳―의 생활에 대해 얘기했다. 한나와 호란, 정원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왔다. 건조한 얼굴로 안정과 편안함에 대한 벨리타는 마지막에 클리프를 얘기했다. 예전 동료의 친척이라는 말로 얼버무렸다. 동료에게 큰 도움을 받은 적이 있어 외면하기 어려웠다는 답과 함께 벨리타는 입을 다물었다. 벨리타에게 무언가 더 묻는 사람은 없었고, 저녁 식사는 침묵 속에 마무리됐다. 벨리타는 내일 오후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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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4 클리프는 불면, 호란의 응원 (FIhHNxVjUA) 2021. 7. 19. 오전 12:27:50밤. 클리프는 오늘도 모든 계획을 마치고 만족스럽게 소파에 기댔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열진 않았지만 열린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코에 닿았다. 잔뜩 짓이겨둔 풀에서 나오는 끈적끈적한 냄새도 같이 닿았다. 유쾌해진 클리프는 번순했다.
괴망한 클리프. 이런 짓을 벌여놓고도 사람과 괴물 사이에 선 클리프는 상상 하나를 해보았다. 만약 벨리타가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면? 기다림이 길어진다면? 가장 먼저 드는 예상은 그만큼 이곳이 망가지는 정도가 심해질 거라는 것. 호란과 한나가 골머리를 앓는 기간이 늘어날 거라는 것. 두 번째로 유쾌해진 클리프는 또 입술을 짓눌렀다. 그러다가 목을 긁었다.
턴테이블에 놓인 엘피가 클리프에 의해 재생되었다. 자고 있을 사람 생각은… 딱히 하지 않았다.
이게 자신이 예전에 그렇게 싫어하던 클래식이라니. 클리프가 코웃음을 쳤다. 지금 돌이켜보니 ‘예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습지 않은 게 하나도 없었다. 클리프는 왜 사람들이 추억을 기리는 일에 심혈을 기울이는지 알게 된 것 같았다. 재밌으니까.
클리프는 한동안 감상을 즐겼다. 하지만 변덕 탓에 엘피를 내동댕이쳐버리는 결말은 끝내 도래하고 말았다. 클리프가 낭떠러지애 대고 말하는 것처럼 기분 나쁘게 중얼거렸다. 그냥 다 때려치울까.
그래도 클리프는 하루만 더 기다려보기로 한다. 어지러워진 이곳을 마주한 벨리타의 얼굴을 상상하며, 며칠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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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란은 목에 붕대를 두른 클리프를 목격했다. 오늘은 또 어떤 해괴한 일이 일어날지 궁금했다. 궁금하지 않았다. 하늘이 무너질 듯한 한숨을 내쉰 호란이 삐걱삐걱 걸었다. 한나를 찾아냈을 때는 간략하게 응원만 건넸다. -
645 클리프주 ◆oSnT.Ehang (FIhHNxVjUA) 2021. 7. 19. 오전 12:31:49(오마이갓 며칠만 더가 아니라 하루만 더가 맞아!!! 😭😭😭😭😭)
벨리타.. 맛잇는 거 많이 먹고 힘을 잘 저장해둬야 돌아왓을 때 클리프를 뚜들겨팰수있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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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6 한나, 그리고 벨리타 (lxqUikJtmU) 2021. 7. 20. 오후 3:03:10한나가 피곤한 얼굴로 저택을 돌아다녔다. 빌어먹을 음악 소리 때문에 도무지 깊게 잠들 수가 없었다. 겨우 잠들었다 싶으면 노래가 들렸다. 잠에 들었다가도 중간중간 들리는 현악기 소리에 묘한 거슬림을 느끼며 깨어났다. 그야말로 불면의 밤이었다. 한나의 숙면 여부와는 무관하게 아침은 똑같이 찾아왔으므로, 한나는 일어나 일을 시작했다. 어제 치운 게 무색하게 엉망진창이 된 바닥을 쓸고 닦고 식사를 준비하고 다시 치우고… 호란의 응원에 덩달아 응원의 말을 건넨 뒤로는 똑같은 일의 반복이었다. 클리프의 목에 붕대가 감겨있는 건 보았으나 너무 피로해 걱정하는 기색조차 내비치지 못했다. 한나가 길게 하품했다. 푹신한 곳만 있다면 어디든 누워 그냥 잠들고 싶었다. 그게 풀이 난 정원 바닥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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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타는 다시 북부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벨리타의 걱정과는 다르게, 가족들은 벨리타가 다시 떠나기 직전 언제 돌아올 것인지만을 물었다. 그러나 벨리타는 그 하나뿐인 질문에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벨리타는 대답 대신 어색한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까. 움직이기 시작한 기차 안에서 생각했지만, 벨리타는 결국 답을 내리지 못했다.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벨리타는 제가 돌아가야 할 곳을 모른다. -
647 벨리타주 ◆QuMdEQJ6Kc (lxqUikJtmU) 2021. 7. 20. 오후 3:06:04(😉)
다음 레스에 벨리타를 돌려보낼 예정이라 혹시 벨리타에게 대화를 시도할 칭구가 있다면 말 걸어주셔도 좋아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뚜들겨 패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 클리프의 비글화......🐶 클리프가 예전에도 이런 식의 말썽(?)을 부린 적이 있었나요? -
648 클리프주 ◆oSnT.Ehang (ywzYop5KQA) 2021. 7. 20. 오후 11:47:40앗 오케잉! 🙆♀️
>>388 딱 요기쯤에! 그냥 과거에 있었던 이상 행동에 요런 말썽도 뭉뚱그려서 치기로 했어 ㅋㅋㅋ.. -
649 벨리타주 ◆QuMdEQJ6Kc (ybx2dY8DWw) 2021. 7. 21. 오후 11:50:13앗 이상행동에 말썽도 포함되는군요! 소중한 정보 감사합니다 😉 ㅋㅋㅋㅋㅋㅋㅋ 집에 돌아온 벨리타... 왠지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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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클리프 - 벨리타 (4bZ/kx0BRQ) 2021. 7. 22. 오후 10:55:50호란이 자리를 비운 사이, 클리프가 풀 한 포기를 짓이기려고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생명 하나가 이승을 뜨려는 순간- 모든 행동을 멈춘 클리프는 저쪽에 보이는 인영 하나에게 시선을 갖다 바쳤다. 그리고 조금씩 걸어갔다. 진실에 도달하고 있는 사람처럼 기이한 표정이었다. 자신과 그 사람, 그러니까 벨리타가 가까워지고 난 뒤 클리프는 혼곤함을 게워내고 웃었다. 기다렸어요. 잠긴 목이 내는 소리는 무척이나 유약했다.
적당한 인사말을 끝낸 클리프가 벨리타의 입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과연 그녀는 무슨 말을 내뱉을까? -
652 벨리타 - 클리프 (iRtVvvSrTo) 2021. 7. 23. 오후 4:04:44역에서 내린 벨리타는 걸었다. 역에서는 마차를 부를 수 있었지만, 그냥 걸었다. 특별한 이유 같은 건 없다. 갈 때 걸었으니 돌아갈 때도 걷는 것뿐이다. 벨리타는 역 앞의 상가를 지나, 비교적 한산한 주택가를 지나, 숲에 도달했다.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침엽수 가운데 놓인 흙길을 따라 걸었다. 서두르는 기색 없이, 일정한 속도로.
멀리서 익숙한 저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익숙한 인영도 보였다. 벨리타는 더 서두르는 기색 없어 같은 속도로 걸어 클리프 앞에 섰다. 겨우 며칠 비웠을 뿐인데, 유리창 하나는 박살이 나 있고 군데군데 풀이 짓이겨진 흔적이 있었다. 조용히 주변을 둘러본 벨리타가 짧게 뱉었다.
“엉망이네.”
바닥에 가방을 내려둔 벨리타가 클리프를 본다. 기다렸다고 말했으니, 전처럼 아무 기억도 없는 건 아닐 테다.
“…대체 뭐가 문제야.” -
653 클리프 - 벨리타 (ycU0YqL6V6) 2021. 7. 23. 오후 8:13:03"그렇게 엉망이에요?"
그래도 불이나 물난리는 안 났는데. 클리프가 꾸물거리며 말했다. 정상인이 보기엔 괴상한 기준이었다.
"..."
쉽사리 대답하지 못한 클리프가 멍하니 멈춰있었다. 탁한 시선이 벨리타를 삼키는 것 같기도, 바닥을 뒹구는 것 같기도 했다. 투박한 손이 바닥에 안착한 가방을 들었다. 클리프가 앞으로 갔다. '앞'이 저택과 반대 방향이라면 곤란했겠지만, 다행히도 클리프는 똑바로 저택의 문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발걸음은 꽤 빠른 편이었다. 그렇다고 벨리타와 엄청난 거리를 일방적으로 만들어내지는 않았다.
"저기 벨리타, 지금은 많이 피곤하죠?"
난데없는 질문. 뒷말이 생략된 것도 같다. 클리프의 입을 출구로 삼은 것은 하나같이 괴상하다. "부탁이..." 아주 작은 소리로 읊조렸다. 자신이 상대방의 질문에 온전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깡그리 잊어먹은 모양이었다. -
654 벨리타 - 클리프 (gsgFnT8p..) 2021. 7. 23. 오후 10:41:14어디선가 풀냄새가 났다. 으깨진 풀냄새가. 잠시 서 있는 바닥을 본 벨리타가 나지막히 말했다.
“엉망은 엉망이야.”
침묵이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의미하지 않는 걸 알면서도 벨리타는 더 묻지 않았다. 클리프의 입에서 어떤 말이라도 나올까, 가만히 응시하다 저택을 향해 가는 클리프를 따라 걷기만 한 게 전부다. 몰아세우거나 어떤 답이라도 내놓을 때까지 묻지 않았다. 벨리타는 클리프에게서 무언가 억지로 얻어내는 걸 멈추기로 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질문으로 하다니. 이상한 일이지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한 질문에 대한 답은 듣지 못하고 질문만 끝없이 쌓여가는 일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그를 저 좋을 대로 휘둘러—애초에 그런 일이 가능할 것 같지도 않았다.— 답을 받아내는 방법을 택할 생각은 없었으므로,
“말해 봐.”
벨리타가 물었다. 클리프가 아주 작은 소리로 이야기했기에, 묻는 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다정했는지도 모른다. -
655 클리프 - 벨리타 (/vjf547X0c) 2021. 7. 25. 오전 1:19:28가방을 든 손이 떨렸다. 클리프는 곧 자신의 입에서 튀어나올 말을 인지하고 있는가? 인지하고 있어서 손이 떨리고 있는 거라면 그나마 나을 텐데, 안타깝게도 인지를 못 해서 떨리는 쪽일 것이다. 클리프가 황급히 최근의 일들을 돌이켜보았다. 벨리타에게 부탁하려던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기 위해서였다. 찰나의 회상. 하지만 수확은 없다. '예전'이 또다시 우스워지고 말았다. 저 깊은 숲 어딘가에서 새의 비명과 함께 타버릴 듯한 음악이 들려왔다. 괴이한 클리프에게만.
"오른쪽 눈을,"
버리고 싶어요. 오른쪽 눈을 버리고 싶어요. 빼주세요. 파서 꺼내주세요. 안 될까요? 다시 짐가방이 땅바닥 위로 안착했다. 클리프는 숨도 안 쉬고 말하다가 미뤄두었던 호흡을 한꺼번에 끝냈다. 부탁을 직접 말하고 나서야 인지가 활달히 돌아갔다. 왜 이런 부탁을 했지?
"왜 그러냐면..."
이유를 설명하려는데 회의감이 드는 건 또 무슨 이유인가.
“그냥이요.”
그냥은 참 편하다.
“어제 직접 하려고 생각했지만, 제 몸이 완벽하게 제 것도 아니고, 제가 만든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나름의… 예의?”
물어보지도 않은 이상한 것만 구구절절 얘기했다. -
656 벨리타 - 클리프 (v7Wt.iHcZ.) 2021. 7. 26. 오전 12:44:44당장이라도 뭔가 쏟아낼 것 같던 입은 꽤 오랫동안 열리지 않았다. 숨을 고르듯 서 있던 벨리타가 말했다.
“···그런 걸 예의라고 부를 순 없지, 클리프.”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감정을 최대한 죽이려 했지만, 일그러지는 표정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상식 범위 밖의 부탁이었다. 이유마저도 이해할 수 없다. 눈 하나를 없애서 얻는 이득이 무엇이 있다고. 벨리타는 도무지 알 수 없다. 사실 알고 싶지 않기도 하다. 벨리타는 클리프를 바라본다.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눈가를 살핀다.
“듣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명확하게 얘기해.”
다정하기보다 집착적인 어조다. 내키든 내키지 않든, 벨리타는 이 말도 안 되는 부탁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아야 했다. 어느 날 갑자기 눈 하나가 없어진 채로 나타날지도—혹은 사라질지도— 모를 노릇이니.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말해.”
낮게 말했다. -
657 클리프주 ◆oSnT.Ehang (i/98op2yHw) 2021. 7. 29. 오후 5:42:44잠깐 들렸다 갈게!! 좋은 목욜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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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 벨리타주 ◆QuMdEQJ6Kc (hIioqmxKMc) 2021. 7. 30. 오후 9:31:08금요일이네요! 이번 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당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659 클리프 - 벨리타 (mvHObdB6vo) 2021. 8. 2. 오전 9:46:21“아파서요. 없애면 좀 나을 것 같은데.”
클리프가 눈가를 더듬었다. “좀 더 일찍 없앴다면 좋았을걸. 예전에 이상한 거 보고선 헛소리하고 그랬으니까…” 혼잣말인 듯 입 앞에 둥그렇게 만 손을 가져다 대고 얘기했다. 요즘의 클리프는 옛적의 일이 주 관심사인가보다. 그렇지만, 뭐가 어찌 됐든, 벨리타가 클리프의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헛소리로 받아들인다면 소용이 없다. 이 얘기 또한 공염불로 취급될 테니.
“…안 믿으실 거죠?”
퍼뜩 겁이라도 난 건지 클리프는 그렇게 물어버렸다. 자신이 원치 않는 상황을 미리 그리고 있으면, 그 상황이 닥쳤을 때 마음은 덜 무거워질 수 있으니까. 나름 사람다운 도피, 또는 대처였다.
“저 같아도 안 믿어요.”
집착이 묻어나는 어조와 다르게 클리프의 말은 조금 답답했다. 클리프는 만약 자신이라도 믿지 않을 말을 상대가 신뢰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클리프가 마침내 입을 멈췄다. 클리프의 속은 바빴다. 벨리타가 어떻게 아픈지 질문을 해온다면 구체적으로 대답할 내용을 계획하고 있어 바빴다. 옛날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증상과 아픔의 정도를 세세하게- 언제부터 그랬던 것인지, 잠자코 있던 병이 오늘에 이르러 다시 시작된 것인지 뭔지- 클리프가 멋대로 생각해본다.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지만 얘기를 다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상황. 아! 그녀의 납득을 위해.
#많이 늦어부렀다 일찍올려두고가께ㅠㅠ.. 맛잇는 거 많이 먹고 월요일도 뿌셔!! 👊👊🥁🫂 -
660 벨리타 - 클리프 (KDn56Bfa1M) 2021. 8. 4. 오후 10:07:42벨리타는 다 내던지고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억눌러야 했다. 눈이 아프다는 말도 끔찍했지만, 믿지 않을 거라 예상하는 물음도 그만큼이나 끔찍했다. 잠시나마 느꼈던 안정감이 신기루처럼 손안에서 사라져간다. 아니, 그런 걸 느꼈다고 생각한 게 착각일까. 벨리타가 이마를 짚었다.
“안 믿는 게 아니라, 아프다고 눈을 없애는 게 말이 안 돼.”
클리프가 하는 생각의 흐름을 도통 따라갈 수가 없다. 옛날과 눈의 통증과 눈을 파서 버리는 행위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건지. 사실은, 알고 싶지 않았다. 요구에 정당성이 생겨버리면 벨리타는 어쩔 수 없이 그걸 들어줄 수밖에 없다.
“보통은 치료 받을 생각을 해. 눈을 버리는 과정도 고통스러울 거야.”
고통은 비단 클리프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었다. 벨리타에게도 끔찍한 일을 다시 행해야 하는 고통이 따라오는 것이다.
“···다시 깨어난다고 장담할 수도 없어.”
벨리타가 애매하게 클리프의 시선을 피했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다. -
661 벨리타주 ◆QuMdEQJ6Kc (KDn56Bfa1M) 2021. 8. 4. 오후 10:09:20클리프가 하는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 거짓말이면 일단 저는 속았네요...
저도 빠르다고 할 수 없는 속도인걸요 😇...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잘 자면서 이번 주 마저 뿌셔보아요! -
662 클리프 - 벨리타 (prfKKDNBi2) 2021. 8. 7. 오후 12:26:34클리프는 세 번씩이나 똑같은 높낮이로 괜찮다고 말했다. 다 덮어두고 말하는 ‘괜찮다’는 쉬운 것도 아니고 세 번 정도면 많이 말한 것이니 괜찮다는 말은 여기서 끝이 날 줄 알았다. (나야 했다) 하지만 클리프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괜찮다는 소리를 했다. 언제? 벨리타가 클리프의 시선을 온전히 받아내지 못하는 그 순간에. 이 괜찮다는 말은 이전과 다르게 공백도 있었고, 높낮이도 상이했다.
“피곤할 텐데 들어가서 쉬세요.”
본인이 피로감을 더 짓눌렀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니까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663 클리프주 ◆oSnT.Ehang (prfKKDNBi2) 2021. 8. 7. 오후 12:26:53막막레
사실 그짓말인지 사실인지는 내가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있어! (무책임한엄지척) ㅋ ㅋ ㅋ ㅋ ㅋ ㅋ.. 클리프는 이렇게 굴려야 되더라구! 👍(다음에는꼭평범한캐를굴리자)🙂 싱..긋.. 미래의 내가 알아서 정리해주겟지 모..
지금 와서 말하지만 벨리타가 돌아가야 할 곳을 모른다는 내용 보고 쪼꼼.. 슬펐어.. 🧂🧂 예전에 버튼 눌렸던 벨리타의 모습도 흐릿하게 생각이 나구.. -
664 클리프주 ◆oSnT.Ehang (prfKKDNBi2) 2021. 8. 7. 오후 12:58:58내가 막레를 너무 성급하게 했나.. 예전에두 말했지만 당연히 뭔가 더 나올 것 같다면 꼭 써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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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5 벨리타주 ◆QuMdEQJ6Kc (HrHrz5yyYQ) 2021. 8. 7. 오후 4:50:49벨리타 도망치듯이 안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막레로 받을게요! 감사해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괄호 속 말들이 너무 웃기네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클리프의 부탁에 무한 물음표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거짓인가 진실인가 도대체 진짜 이유는 뭔가... 그건 미래의 클리프주가 정해주시겠죠! 🙄
벌써 8월에, 입추에, 주말이에요. 즐겁고 편안한 날 되세요~! -
666 클리프주 ◆oSnT.Ehang (MVFfb20hfQ) 2021. 8. 9. 오후 11:56:57세상에나 벌써 시간이 그럭케..... 이번 일상도 고생했어 벨리타주 얍얍 👊👊🧂🥁🥁🥁
이방인도 얼마 남지 않았구만! 처음에 편지를 주고받던 때가 벌써 그렇게 오래 됏다니... 점점 스레도 완결각이 나구 있나? 나랑 클리프는....... 모르겠워😭😭😭😭😭 -
667 벨리타주 ◆QuMdEQJ6Kc (o0pLMg5z3Y) 2021. 8. 10. 오후 8:44:39시간 진짜 오래됐죠 ㅋㅋㅋㅋㅋ 이방인 시작한 게 작년 겨울이더라구요... 클리프주도 고생하셨어요! 🥰
완결각이 서고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벨리타는 몇 번의 분기점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일상할 때마다 엔딩이 바뀌려고 해서 저도 잘 모르겠네요 🥲 하지만 기한 정해두면 그 안에는 잘 낼 수 있겠죠...! 마감일 정해두면 어떻게든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
668 클리프주 ◆oSnT.Ehang (GYI5FDn6/U) 2021. 8. 12. 오후 2:59:18우리 9월달 안으로 끝내기로 했던 거 맞지!? 음 이제 어떡해야 되려낙... 🤔🤔🤔🤔🤔🤔 촉박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또 많이 남은 것도 같고...? 일단 일상이나 새롭게 돌릴까? 클리프가 그런 부탁을 했으니까 일상 주제가 있긴 할 것 같어.. 😹 아니면 독백이 나으려나.. 아님 호란이랑 한나 한 번 정리하고 가야 하나..? 그리구 내가 이 얘기 했던 것 같기는 한데 저번에 벨리타 독백에서 저택이 파이어🔥될때 쫌 시원했어!!!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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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9 벨리타주 ◆QuMdEQJ6Kc (QfQ4Hiiog2) 2021. 8. 12. 오후 3:28:59넵 3분기 안 엔딩이 목표니까! 새 일상 돌려도 좋을 것 같아요 😉 벨리타가 클리프 따로 불렀을 것 같거든요... 개인면담 시간...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클리프 담임이 너 오래~!
ㅋㅋㅋㅋ 알죠알죠 저번에 얘기해주셔서 혼자서 아주 뿌듯해했습니다 😎...!! 사실 벨리타 독백은 엔딩 후보 중에 하나였고, 모티브는 제인 에어의 버사 메이슨이에요. 제가 미치광이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좋아해서(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썼네요. 언젠가 얘기하고 싶었는데 돗자리 깔아주셔서 냉큼 말해봅니다 ㅋㅋㅋㅋㅋㅋ 혹시 클리프주도 숨겨진 얘기 있으면... 때가 되면... 꼭 풀어주시기...! -
670 클리프주 ◆oSnT.Ehang (n31Jb5QkCM) 2021. 8. 13. 오후 11:20:3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인 면담 시간이라니 클리프 쫄아서 가야겟다..! ^_^.. 벨리타가 클리프 부르묜 벨리타주가 선레 쓰는 게 더 편하려남? 🤔
내가 두 번이나 얘기했구나 .....많이 시원했나바 ㅋㅋㅋㅋㅋㅋㅋ 나두 미치광이 조아해!! 그러니까 약간 클리프 같은 (벨리타랑은 다른 느낌의 미침이지만) 애 만들고지금이악물고잇는거겟지.. 할 거면 벨리타주처럼 꼼꼼하게 디자인해야겠어 휴.. 😔 !! 새로운 정보 냠냠 😋 오케잉 나도 꼭 끝나기 전까지는 다양한 얘기 많이 해보께!! 추석을 지나 9월달까지~!!!! 파이팅해보자구 -
671 벨리타주 ◆QuMdEQJ6Kc (K/hHyKfJ.g) 2021. 8. 16. 오후 2:17:19선레 제가 써올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번이나 말씀해주셔서 두 번 좋았답니다... 칭찬은 벨리타주를 춤추게 한다 💃🕺✨ ㅋㅋㅋㅋㅋ 아니 이 악물고 계신다는 말 때문에 웃겨서 눈물 찔끔... 사실 저도 꼼꼼하게 짠 건 아니라 같이 이 악물고 있습니다 🥲 그리고 클리프 매력덩어리예요! 계속계속 궁금해지는 캐릭터라구 할까요... 클리프주가 풀어주실 보따리 기다리고 있을게요~! 둘 다 파이팅 이방인 파이팅 ✊✊✊ -
672 벨리타 - 클리프 (LaY4inVgvA) 2021. 8. 16. 오후 6:30:39벨리타는 불안하게 서재를 오갔다. 클리프의 괜찮다는 말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그 괜찮다는 말이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면 좋으련만. 그럴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벨리타가 느끼기에 클리프의 ‘괜찮다’는 ‘상관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고통스러워도 상관없다. 깨어나지 못해도 상관없다.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라도, 그 상관없음은 벨리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일 테다. 벨리타의 상상 속에서 클리프는 몇 번이고 죽었다. 한쪽 눈이 없는 채로말이다. 벨리타가 웃었는지 울었는지는 그 자신도 모른다.
불현듯 방법을 떠올린 벨리타가 느리게 몸을 틀었다. 급할수록 천천히. 서두를수록 일을 그르치기 쉬운 법이다. 일 층으로 내려간 벨리타는 잠가두었던 문을 연다. 여전히 먼지 자욱한 방엔 약품냄새가 유령처럼 부유했다. 구석에 처박힌 나무상자를 끌어왔다. 은색으로 빛나는 날카로운 것을, 낡은 노트를, 책을 모조리 담았다. 상자는 절반쯤 찼다. 벨리타가 허리를 굽혀 상자를 잡고 질질 끌었다. 문을 열고 나오는 벨리타와 마주친 한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릭먼 씨, ···도와드릴까요?” 벨리타는 아무 대꾸도 않고 저택을 빠져나온다.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한나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벨리타의 기행을 지켜봤다. 뒤로 돌아간 벨리타는 상자를 바닥에 쏟아버린다. 물건들이 흙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졌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저택으로 돌아가는 벨리타의 걸음엔 어딘가 경쾌한 구석까지 있다.
벨리타는 이제 클리프의 방 앞에 서 있다. 가볍게 노크한다. 대답은 기다리지 않고 문을 열었다.
“클리프, 할 얘기가 있어.”
역시나 대답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제 나는 네 눈을 어쩌지 못해.”
벨리타가 웃었다. 홀가분해 보인다.
“나한테는 이제 아무것도 없거든.” -
673 클리프 - 벨리타 (qE2Y7iWoD2) 2021. 8. 18. 오후 8:24:46창가 언저리, 비스듬한 그림자에 몸을 놓아둔 클리프는 잠깐 졸았다. 아주 짧은 꿈이 클리프를 절벽으로 빠뜨렸다. ············끝을 알 수가 없는 칠흑이 누더기 몸을 계속해서 삼키고 있을 때, 클리프는 꿈에서 빠져나왔다. 추락하는 악몽은 클리프도 싫었던 걸까? 그게 아니라면 날카롭거나 투박한 물건들이 한데 뒤얽히는 소리에 깬 걸지도 모르겠다.
참 아쉽다. 쭉 떨어져 땅바닥에 처박혔다면 눈알이라도 튕겨 나갔을 텐데.
클리프가 기벽이 도져 목을 긁었다. 손톱의 끝이 새빨갰다. 시선이 거기에서 놀았다. 하지만 노크 후 열리는 문 뒤에 벨리타가 있어 그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클리프는 그녀가 하는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귀에 담고서는 저도 모르게 실소했다.
“아무것도······?"
입에서 실소가 다 쏟아져 나온 뒤의 얼굴은 슬펐다가 화났다가 행복했다가를 반복하며 묘하게 구겨졌다. 구겨졌다는 표현보다는 섞갈리다, 꼬이다, 혼합되다, 등등이 나은 표현인 것도 같았다. 애초에 클리프를 설명할 때 낫고 올바른 표현을 찾으려 애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결국엔 삶의 종지부를 반드시 찍을 놈이니 살아있는···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주어야 한다.
여전히 얼굴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벨리타의 홀가분한 표정을 보다 이쪽을 보면 머리가 다 아파질 지경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게 뭐가 그리 좋다고." 클리프가 중얼거렸다.
"······손을 망가뜨린 게 아니라면, 눈은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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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 벨리타 - 클리프 (XKIFZNUfbg) 2021. 8. 21. 오후 5:48:59제 할 말 다 뱉은 후에야 클리프의 상처가 눈에 들어온다. 벨리타의 인상이 희미하게 구겨진다. 클리프의 얼굴 위로 다른 사람의 얼굴이 덧씌워졌다. 그립지만 클리프와는 닮지 않은 얼굴. “하지 마.”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시선이 붉은 손끝을 향했다. 그의 목덜미에 이 이상의 흠집이 나는 건 원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낮게 읊조린다. 클리프의 실소 사이로 벨리타의 미소가 섞여들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의 표정과는 달리 벨리타의 얼굴은 조각상처럼 애매한 웃음을 머금고서 굳어있다. 평화로운 한때를 떼어다 굳혀놓은 표정이다. 얼핏 꿈속을 지나는 것도 같다. 어느 시절을 걷고 있는지. “그러게.” 중얼거리는 소리에 대꾸한다.
“이렇게 가벼울 줄 알았다면 진작 전부 버렸을 텐데.”
이제 벨리타는 거의 황홀경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채로 번들거리는 눈. 눈동자 위로 치솟는 불길이 어른거리는 것 같다.
“내 손이 망가지지 않으면, 기어이 눈을 어떻게 하겠다고?”
한순간 싸늘해지는 온도. 눈을 치켜뜬 벨리타의 시선이 클리프에게 꽂힌다. -
675 클리프주 ◆oSnT.Ehang (iqGXAJ8gJw) 2021. 8. 24. 오전 10:55:24잠깐들룟다 갈겡 주말까지 파이팅하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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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 클리프 - 벨리타 (0N1m56Hmss) 2021. 8. 26. 오전 12:01:37만약 벨리카가 거대한 황홀경을 보고 있는 게 맞는다면 클리프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일단 황홀경은 아닐 것이다. 황홀경과 반대되는 것이라면 몰라도.
클리프는 벨리타를 바라볼수록 밑으로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목이 긁고 싶었지만 하지 말라고 했으니 긁을 수도 없었다. 수지가 짧게 경련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쑥 빠질 것 같다는 불안함이 클리프의 목을 슬며시 쥐었다. 새까만 눈이 탁해졌다. 설마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면 빨리 깨어나야 할 텐데.
“당연하죠.”
숨을 확 들이마신 클리프가 방긋 웃었다. 다행히도, 아득한 꿈에 갇히거나 무서운 구멍에 빠지진 않은 듯싶었다. 오늘따라 휘영청한 입꼬리에서 힘이 느껴졌다.
벨리타가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자 클리프는 고개를 좀 더 올린 뒤 모로 두었다.
“왜, 싫으세요?”
클리프의 웃음이 팡 터진다. -
677 벨리타 - 클리프 (/CBgSkQQJA) 2021. 8. 26. 오후 5:20:26클리프의 대답에 벨리타의 눈이 느리게 감긴다. 둥글게 호선을 그리는 입가, 태어나 처음 뱉는 것 같은 부드러운 숨결. 곧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한다. 벨리타가 고개를 숙였다. 정리된 머리카락이 앞으로 쏟아진다. 벨리타는 아주 우스운 소릴 들은 사람처럼 웃었다.
한순간에 멈춘 웃음과 함께 벨리타가 시선을 들어 올린다.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눈이 흉지고 굳은살 박인 제 손을 훑는다.
“···손을 망가뜨리는 편이 나을까.”
“그편이 공평하겠지.” 낮게 읊조리는 소리. 이제는 클리프인 몸에 칼을 댄 적 있으니 제게도 그렇게 하겠다는 단순한 사고.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속죄가 가능하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 고통은 잠시뿐, 마음의 평화는 영원이니.
“클리프.” 벨리타가 낮게 그의 이름을 부른다.
“더 이상 널 만든 걸 후회하게 하지 마.”
난 지금도 충분히 진창에 있으니까. -
678 벨리타주 ◆QuMdEQJ6Kc (/CBgSkQQJA) 2021. 8. 26. 오후 5:23:249월이 가까워오고 있어서 생각해봤는데 만약에 다른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배경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 배경은 그대로 가지고 가고 캐릭터만 새로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
벨리타 약혼자 사망 소식이나 클리프로 인해 일어난 사건들이 실린 기사가 다른 일상에서 언급되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해서 ㅋㅋㅋㅋㅋ 같은 세계관 다른 사람들...! -
679 클리프주 ◆oSnT.Ehang (0N1m56Hmss) 2021. 8. 26. 오후 9:35:59앗 안 그래두 클리프 때뭄에 일어나는 사건 잘 못 써먹어서 아쉬엇는데 😢.. 세계관을 고대로 하면 되겠구나......! 조은 벨리타주 의견 듣고나니 깨달음 얻어버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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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 클리프주 ◆oSnT.Ehang (0N1m56Hmss) 2021. 8. 26. 오후 9:39:47++답레는 확인햇사! 그리고 나 아주 소소한 걱정이 하나 있는데...
이방인 스레가 슬슬 700을 찍잖아..? 그러면 엔딩까지 내용이랑 다음 캐릭터들 얘기하는 걸 300 안으로 해야 깔꼼한데... 갠찮으려나 ㅜㅜ -
681 벨리타주 ◆QuMdEQJ6Kc (DSXq71pcC.) 2021. 8. 27. 오후 4:36:03클리프로 인해서 일어난 사건 되게 궁금했는데 다음 상황에서도 쓸 수 있을 것 같아 좋네요 🥰...! 헉 그러게요 곧 700인데... 어떻게 맞춰보려면 맞출 수도 있지 않을까요 🥲 너무 속 편한 생각일까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아니면 진행이랑 엔딩 얘기하면서 슬슬 다음 얘기 주제랑 캐릭터 같이 짜보는 것도 적은 레스로 많은 내용 상의할 수 있을 것 같구요! -
682 클리프 - 벨리타 (1HSKEJ.Mc2) 2021. 8. 29. 오전 1:02:43클리프가 아무런 말 없이 벨리타의 손을 살짝 잡았다가 놓았다. 당최 의미를 알 수 없는 행동이었다.
“……”
저런 말을 들었을 때 피조물은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가. 클리프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사실 저 말에 반드시 어떤 생각을 품어야 하는지도 의문이었다. 그도 그럴 게 피조물은 정말 만들어지기만 했을 뿐이라 모두의 생각과 다르게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것은 클리프에게도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다. 클리프는 생각보다 엄청나지 않다. 클리프가 무슨 말을 하든 희로애락을 어떻게 드러내든······. 그냥 다 만들어진 것이다. 모든 것은 사람의 손에 의해 빚어졌다.
클리프가 벨리타의 옆을 가볍게 지나가면서 갈색 머리칼을 매만지다 놓아주었다. 그리고 저택 안 어딘가에 있을 한나를 크게 불렀다. 한나! 벨리타가 안 좋아 보이는데 방까지 부축 좀 부탁드려요, 라고 말하며.
“네. 그래도 일단 후회는 쉬고 나서 생각해요.”
당신이 진창을 뒹군다면 난 아마도············ -
683 클리프주 ◆oSnT.Ehang (1HSKEJ.Mc2) 2021. 8. 29. 오전 1:06:51그러게 걍 마음 편하게 있고... 알뜰하게 레스 잘 쓰다보면 뭐! 갠찮을 것 같네!! 👍👍 이방인 엔딩은 음.. 벨리타 꿈대로 저택 파이어하고 둘이서 어디로 떠나도 될 것 같고.. 지금 살짝 여러 방면의 엔딩이 마구마구 생각나섴ㅋㅋㅋㅋㅋ 와 이건 진짜 아닌데?? 싶은 엔딩을 찾는 게 더 빠를 것 같긴 해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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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4 벨리타 - 클리프, 호란 (u.Rvv34ARU) 2021. 8. 29. 오후 5:55:21클리프의 모든 행동에서 어떠한 의중도 읽을 수 없다. 애초에 그런 게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그럼 여태 저는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고, 무엇에 휘둘렸는가.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물은 적 없으므로. 클리프의 말에 가벼운 발소리가 가까워진다. 한나의 것이다. 벨리타는 실소한다.
“지금은 괜찮아요, 한나.”
벨리타의 말에 한나가 혼란스러운 티를 내며 눈동자를 굴린다. 말하는 사람 둘이 전혀 다른 소리를 하고 있으니 어느 쪽을 따라야 할지 알 수가 없다. 한나가 무어라 입을 뗄까 고민하는 사이 벨리타가 몸을 돌려 한나와 클리프를 지나쳐갔다. 계단을 내려가 문을 열고 정원에 발을 디딘다.
“호란!”
넓은 보폭으로 걸어가며 크게 호란을 부른다. 웃음이 터지려는 걸 간신히 막은 얼굴은 도리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꺾을 게 있어서요. 뽑거나··· 부수는 건가. 아무튼, 좀 치워야 할 게 생겼어요.”
횡설수설 말을 늘어놓은 벨리타가 덩달아 정신없이 움직이던 시선을 호란에게 고정한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게 있으면 좋겠는데.”
삽시간에 단정하게 정리된 표정. -
685 벨리타주 ◆QuMdEQJ6Kc (u.Rvv34ARU) 2021. 8. 29. 오후 6:00:23엔딩은 진짜 둘이 어디 떠나는 걸로 끝나고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럼 다음 얘기에도 깜짝 등장 가능해지고 🤔... 대신에 불 지르기 전에 한나랑 호란 해고하기... 최근 답레에서 클리프가 한나 부르는 거 보고 둘 관계가 역전되는 것도 재밌겠다 싶었구요! 만약에 그러면 관리자? 보호자? 역할이 바뀌게 되겠네요 ㅋㅋㅋㅋㅋㅋ
다음 얘기는 가볍게 치정(로맨스)o, x랑 가벼운 분위기, 무거운 분위기처럼 대략적인 스케치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해요 ☺️ -
686 클리프주 ◆oSnT.Ehang (1HSKEJ.Mc2) 2021. 8. 29. 오후 8:36:23🔥❤️🔥 오케잉 오케잉! 호란은 해고당하면 쪼꼼 슬프겟지만😢.. 한나는 그래도 마음이 조금은 나아지겟다 ㅋㅋㅋ ㅠㅠ..
난 저번에 말한 커플링대로 로맨스 있었으면 조켓다!! 분위기는 이방인 덕분에 가벼운 분위기가 고파졌디만😢.. 솔직히 둘다 조와!! 그리구 분위기는 캐릭터 프필 다 하고 역극 돌리다보면 자연스럽게 정해지기도 할 것 같구..
저번에 벨리타주는 초월자랑인간느낌 좋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일단 여기까지만 말하구 가께 내일 월요일인데 파이팅해 🎺 -
687 벨리타주 ◆QuMdEQJ6Kc (fqqknBA/lc) 2021. 8. 30. 오후 8:27:50앗 호란 슬퍼하나요 🥲... 그럼 한나를 잠깐 심부름 보내서 빈 집에 불 내면 되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저번에 그렇게 얘기하긴 했는데 이방인 결말에 가까워오니 사람이랑 사람이 꾸려가는 얘기도 재밌겠다는 생각 드네요 ^^... ㅋㅋㅋㅋㅋㅋ 일단 가볍게 굴리기는 정략결혼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구요, 나머지도 더 생각해볼게요! 월요일 고생하셨습니다 ☺️ 푹 쉬세요~! 저도 쓰러지러 가볼게요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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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8 클리프주 ◆oSnT.Ehang (DV.w2plNww) 2021. 9. 1. 오전 12:21:41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이렇게 웃긴데슬프디.. 이방인은 정말 우리에게 많은것을주엇다...... 움움 정략결혼! 📝 나도 틈틈날때마다 생각해보께! 푹 쉬어 👍 답레는 오늘중으로 올려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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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 방, 정원 (grSmcnidyc) 2021. 9. 2. 오전 8:40:28벨리타를 보내버린 클리프는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저 한나가 제 시야에 들어오자 입술만 바짝 끌어당길 뿐이었다. 그러다가 돌연 클리프는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졌다. 벨리타처럼.
*
호란은 어딘가 뜬 구석이 있는 벨리타를 마주했다. 깨질 것 같은 푸른 눈은 호란을 이상한 기분에 빠지게 했다. 그녀의 이런 모습이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지금은 좀··· 호란이 흙 묻은 장갑을 벗고 맨손을 드러냈다. 뻘쭘한 손이 등 뒤에 놓였다.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바뀐 벨리타의 모습에 호란의 눈이 동그래졌다.
"치울 게 있으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역시 이 정원은 치울 것이 많다. -
690 한나 - 클리프, 벨리타 - 호란 (UrVBtKaUYc) 2021. 9. 6. 오전 12:02:45한나는 도망가고 싶다. 며칠 조용한가 싶더니 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분위기. 차마 제정신으로 있을 수가 없다. ‘지긋지긋한 집구석!’ 언젠가 들었던 말이 제 입에서 터져 나올 것만 같다. 그러나 한나가 하는 일은 그저 얌전히 웃으며 상냥한 질문을 던지는 것.
“더 도와드릴 게 있을까요?”
*
벨리타는 고심하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서 있었다. 무언가에 대한 처분을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그런 척이다. 나고 자라며 교육받은 것이 묻어난 것이다. 거절할 때는 약간의 시간을 두되 단호하게 할 것. 상대방이 불쾌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도 의사 표현은 확실히.
“아니요,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서요.”
벨리타가 입가를 조금 더 끌어올렸다. 의도한 건 분명 웃음이었을 텐데. 차라리 누가 억지로 잡아당겼다고 하는 편이 자연스럽겠다. 그 어색한 표정을 유지하며 벨리타가 입을 연다. “아, 바쁜가요?”
“그럼 어디에 있는지만 알려줘요. 내가 찾아갈게요.” -
692 방, 정원 (wX6lsqHlg2) 2021. 9. 8. 오전 2:04:09"괜찮아요."
상대와 비스름하게 웃은 클리프가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림자와 대등할 정도로 어두운 시선이 정박한 곳에는
"여기······ 많이 역겹죠?" 한나의 눈이 있었다. 클리프는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처럼 말했다. "나였으면 진작에 도망갔다." 음성은 점점 고요해지고 작아졌다. 마치 한나의 겉가죽 어딘가에 났을지도 모를 구멍으로 파고들려는 것처럼.
벨리타는 지금쯤 ······ 했을까?
*
마지못한 호란이 창고를 슬그머니 가리켰다. 아직도 영 내키지 않는 눈빛이었지만 벨리타가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하는 수 없었다.
“무리는, 안 하셔도······.”벨리타의 표정보다는 자연스러운 저속의 말이었다. 호란은 이것을 마지막으로 걱정을 끝마칠 예정이다. 팔자 좋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쓸모없는 걱정을 내비출 여유는 확실히 없기에. -
693 벨리타주 ◆QuMdEQJ6Kc (Ws5vHibr5A) 2021. 9. 11. 오후 8:43:30벨리타 손을 어째야 해야 할지 고민하느라 답레가 좀 늦고 있어요 🤔... 웬만하면 오늘 안에, 늦어도 내일은 답레 올려둘게요! 좋은 주말 보내시고 푹 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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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 클리프주 ◆oSnT.Ehang (urqNLkxpcA) 2021. 9. 11. 오후 11:44:31안 그래두 그럴 것 같았어.. 😭😭 9월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편하게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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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5 방, 정원, ??? 그리고 문 앞 (UH42Gnx.YM) 2021. 9. 12. 오후 11:19:30한나는 클리프의 말에 어색하게 웃는다.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역겨울 정도인가? 이어지는 말엔 저도 모르게 울적한 기색을 내비쳤다. 방금의 말로 한나는 제 위치를 다시금 상기했다. 제게는 도망갈 데가 없다.
“도망은요.”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온 한나가 말한다. 도망도 믿을 만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나 갈 수 있다. 어차피 여기가 아니라도 비슷비슷한 곳을 전전하게 될 텐데 굳이 기운 빼고 싶지 않았다.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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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란의 말에 벨리타가 입가에 웃음을 띄웠다. 도통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이다. 호란이 가리킨 창고를 향해 간 벨리타는 문을 열고 물건을 꺼낸 뒤, 정원을 가로질러 걸었다. 목적지가 확실하거나 애초에 그런 것 따위 없는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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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에서 완전히 자취를 지운 벨리타가 다시 나타난 건 해가 넘어갈 때쯤이었다. 두 손 모두 비어있다. ···손? 잘게 떠는 오른쪽 손끝에서 핏방울이 떨어져 궤적을 남긴다. 눈물로 젖었다 마른 듯한 얼굴과 낮게 가라앉은 눈. 도무지 말 붙이고 싶지 않은 꼴이다. 비척이는 걸음으로 문 앞에 선 벨리타가 온전한 손을 올린다. 문을 두드린다. 정확히 세 번이었다. -
696 문 (2inuum.Ff.) 2021. 9. 15. 오전 12:26:45질려버린 것도 아닌데 대답이 물렸다.
클리프는 수수방관한 표정으로 그대로 한나를 지나쳐 저택 어딘가에 틀어박혀 있다가, 벨리타의 숨소리를 듣고 문앞에 섰다. 문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들려오는 핏방울의 소리에 숨을 죽였다. 어느 쪽 손이지? 둘 다? 오랜만에 조바심을 느낀 클리프는 노크가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투박한 손으로 문손잡이를 괴롭혔다. 문은 조금 산만하게 열렸다. 두 번째나 세 번째의 노크는 볼품없이 뭉개졌을지도.
보고야 만 클리프의 표정은 이상했다.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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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꽃이 아쉽다는 듯 호란의 손에 제 이파리를 부딪치다가 말았다. 호란은 천천히 일어나서 저쪽에 보이는 창고의 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지금쯤이면 벨리타는 필요한 것을 찾아 돌아갔을 것이다.
#당연한소리일지도 모르겟지만 혹시 벨리타 머 창고에 엄청난 변화를 주거나 그러진 않았징?? 벨리타주가 알려주는 거 토대로 호란이 쪼금만 쓰려구 👍 -
697 벨리타 - 클리프 (fm3GT94K7.) 2021. 9. 19. 오전 1:25:31세 번째 노크는 형편없이 뭉그러진다. 중심을 잃은 몸이 작게 앞으로 휘청였다. 피 범벅인 손도 덩달아 흔들렸다. 상처가 깊은 건지, 어디가 으스러진 건지. 끔찍한 몰골이라 오래 살피기도 힘들었다. 다친 건 손뿐인데 통증은 전신을 괴롭힌다. 눈을 감았다 뜨는 지극히 일상적인 행위마저도 힘들고 어렵기만 하다. 다시 저택으로 돌아온 건 기적일지도 모른다. 고작 이따위 게 기적이라니. 새삼스레 불행한 삶이다.
초점 안 맞는 눈으로, 아주 느릿느릿 눈꺼풀을 움직인 벨리타가 눈동자만 들어 올린다. 클리프의 표정은 어떤 의미를 띠고 있는가. 하지만 이제 와서 그게 중요한가. 눅눅한 속눈썹과 대조적으로 바싹 마른 입술이 열린다.
“···만족해?”
건조한 입술이 가로로 긴 호선을 그린다. 말라있던 얇은 입술이 결 따라 찢어지며 피가 비쳤다. 벨리타의 눈동자는 미동도 없이 클리프를 본다.
# 네~ 필요한 거 하나만 쏙 집어서 갔을 거예요 ☺️ 클리프주 좋은 주말,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
698 썩은 동아줄? (alvuq1bock) 2021. 9. 22. 오전 12:24:34호란은 창고 문을 열어 대충 둘러보았다. 달라진 건 크게 없는 것 같으니 벨리타가 한 일은 정말 별거 아니었나 보다. 호란이 숨을 푹 뱉고 문을 조심스레 닫았다. 덜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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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프는 피칠갑을 한 벨리타의 얼굴을 보았다. 너무나도 예상외의 모습에 눈을 다섯 번은 더 깜빡였는데, 다행히 평범한…… 벨리타가 보였다. 헛것을 본 모양이었다. 하지만 손은 진짜였다.
“……만족?”
속에서 불씨가 튀는 것 같은 느낌이 만족이 맞다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클리프는 이런 느낌이 만족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혹시, 제가 만족하는 것처럼 보여요?” 누군가 남의 얼굴을 막 휘저어서 장난을 쳐둔다면 이런 표정이 나오는 걸까.
먼저 시선을 피한 클리프가 최대한 피가 묻지 않도록 벨리타의 손목, 그 어디쯤을 잡았다. 아까 쉽게 잡았던 손을 이제는 잡지 못한다니. 참 슬픈 희극이었다.
“피라도 닦아요.”
클리프는 정신을 놓치지 않으려고 벨리타를 동아줄처럼 잡았다.
#벨리타주도 행복한 추석 보냉!! 🎺 -
699 벨리타 - 클리프 (ZQfH03Ha86) 2021. 9. 25. 오후 11:57:30되묻는 말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혓바닥이 마른 입술을 한차례 쓸고 지나갔다. 아주 느리게 눈을 감았다가 더 느리게 눈을 뜬 벨리타는 그 어느 때보다 피로한 사람처럼 보였다.
“아니.”
숨을 내뱉은 벨리타가 고개를 젓는다. 만족한 사람이 저런 표정을 하고 있을 리 없지. 웃음의 파편조차 찾아볼 수 없는 얼굴. 벨리타는 처음 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 생경한 광경에 놀라지도, 즐거워하지도 못한 채 잡힌 쪽 손끝을 잘게 떨었다.
“사람이라고 해도 믿겠어.”
입가가 애매하게 일그러진다. 웃음인지 통증에서 기인한 찌푸림인지 분간이 어렵다. 벨리타가 고개를 숙인 채 숨을 고른다. 머리에 심장이 있는 것처럼 지끈거린다.
“···아파.”
잘라내서 편해질 수 있다면 당장 그렇게 하고 싶을 정도였다. 눈을 없애고 싶다던 클리프의 말을 이제야 이해한다.
“아직도 눈이 아파?”
벨리타가 클리프를 보며 묻는다. 아프다고 해도 이젠 정말 어쩌지 못하는데. 묻는 이유는 스스로도 알 수 없다.
# 이제 9월이 일주일도 안 남았네요... 슬슬 엔딩각을 잡아봐야 하는 걸까요 🤔...! -
700 클리프 - 벨리타 (XZLmVI0xYo) 2021. 9. 28. 오전 12:21:47···사람이······도······믿겠···어······
괴물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아요. 잡념의 살촉은 자신이 아닌 벨리타를 향했다.
아프다는 소리에 잡았던 동아줄을 놓았다. 그리고 벨리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면서, 할 말을 고르고 골랐다. 만족한 표정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니 됐지. 이제 놈은 벨리타가 찾지 못한 파편을 깜냥깜냥 긁어모아서 얼굴 위로 웃음을 두었다.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지진 않았어요.”
불그죽죽해진 손바닥에도 개의치 않아 보였다. 대신에 놈은 눈을 잠깐 빛내더니, 이상한, 보통의 분위기로 입을 열었다.
벨리타는 여기가 좋아요? 죽을 때까지 여기 있을 거예요? 그냥 이제 나가요 여기로 돌아오지 말고 여기서 좀 멀리 가면 사람 없는 마을이 있어요 제가 예전에 봤거든요······ 저택에 남아서 좋을 게 없는 것 같아요 아니 없어요 같이 가요! 클리프, 같이 가자, 라고만 하면 되는데
추잡한 투였다. 말하는 놈은 부정확하고 엉성한 존재였지만 그 입에서 나온 말의 의미만큼은 확실했다. 나가자!
“혹시 몰라요. 제 광증도 떠나면 나아질지.” 그렇다고 해서 긴 여행 동안 정상으로 살지는 않았다만.
“솔직히 벨리타도 미쳤잖아요. 손까지 이렇게 하고.”
나갈 거지? 오랜만에 빛무리가 드는 듯한 시선. -
701 클리프주 ◆oSnT.Ehang (XZLmVI0xYo) 2021. 9. 28. 오전 12:22:40음.. 일단 엔딩각 하긴 했는데 🤔.......
..
뒤는 맡길게! 👍 ㅋㅋ..ㅋㅋㅋ -
702 벨리타주 ◆QuMdEQJ6Kc (aL2xy39dSg) 2021. 10. 2. 오후 11:23:20예상하셨을지도 모르겠는데 저도 엔딩각 재보려고 고민하느라 늦어지고 있습니다 🥲...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늦어도 월요일에는 올라갈 거예요 ㅋㅋㅋ큐ㅠㅠㅠㅠ 왜 벌써 10월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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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3 클리프주 ◆oSnT.Ehang (yUDPzivBdM) 2021. 10. 3. 오전 1:07:53엔딩각 이거 은근 어려워! ㅋ ㅋ ㅋ ㅠㅠㅠㅠ 파이팅벨리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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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 벨리타주 ◆QuMdEQJ6Kc (XcxVZ4Da2.) 2021. 10. 5. 오후 8:00:22제가 오늘까지 너무 바빠서 계속 답레를 못 쓰고 있어요 🥲... 내일은 그래도 쉬는 날이라 개인적인 일 보고나서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길 바라구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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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 클리프주 ◆oSnT.Ehang (bY0a8kZyMA) 2021. 10. 5. 오후 8:43:00나두 시험기간 막바지라 불사르고 있어 🔥🔥🔥 편하게 써조📝 좋은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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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 벨리타 - 클리프 (S74dlJ6v7U) 2021. 10. 7. 오전 12:52:10나아지지 않았다니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차마 제 손을 잘라낼 수는 없어 ———하는 것에 그쳤대도, 이제 더는 섬세한 작업 같은 건 할 수 없을 텐데. 더군다나 눈이라니. 벨리타가 픽 웃는다. 한쪽 손이 엉망이 된 사람과 한쪽 눈이 엉망이 된 ■■. 상상만 해도 우스운 꼴이다. 벨리타는 천천히 침잠했다. 제 앞의 눈동자가 빛을 내는 것도 모르고. 시선을 들어 올린 건, 순전히 길어지는 클리프의 말 때문이었다.
벨리타는 침묵을 지킨다. 그리고 처음으로 생각한다. 자신은 이 저택을 사랑하는가? 평생 이곳에서 살다 죽고 싶을 만큼? 답은 빨리 나왔다. 벨리타는 이곳이 끔찍했다. 이곳에 있는 동안 있던 좋은 일이라곤 타인의 손길이 닿은 공간이 정돈되는 것을 보았던 순간뿐이었다. 그것말곤 죄 끔찍한 일이었다. 벨리타는 이곳에서 앨런을 완전히 없앴고, 반쯤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클리프를 지켜보고, 그가 떠난 사이 그의 흔적을 찾고···. 그가 돌아온 이후에는 불안에 떨다가, 모든 걸 들키고, ···아주 잠깐 돌아갈 곳이 있다고도 생각했으나. 아마 생각한 곳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그래, 어쩌면 나도 미쳤는지도 모르지.”
사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랬는지도 모른다. 단지 늦게 깨달았을 뿐. 벨리타는 클리프 등 너머의 저택을 한 번 둘러본다. 아쉬움이 묻어난 눈길은 아니다. 그냥 존재하는 것을 훑어보는 것에 가까운 눈.
“가자, 클리프. 꼭 거기가 아니라도, 여기만 아니면 돼.”
벨리타가 핏물이 굳어가기 시작하는 손을 내밀었다. 고통으로 찌푸린 사이로 보이는 미소는 얼핏 울음을 참는 듯 보였다. -
707 클리프주 ◆oSnT.Ehang (/Vnf8p61CY) 2021. 10. 8. 오후 10:36:01와 드뎌~!~!~! 끝!!! 🎺🎺🎺🎺🎺🎺
고생햇어 벨리타주 ㅠㅠㅠㅠㅠㅠ... 🔥🔥🔥🔥🔥
여기서 끗해도 조을 것 같고 뒷얘기나 뒷정리는 우리끼리 얘기해도 조을 것 같아!! -
708 벨리타주 ◆QuMdEQJ6Kc (O6oWnoHTss) 2021. 10. 9. 오전 12:32:26와 고생하셨습니다! 1년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꾸준히 함께 달려주셔서 감사해요... 감동 🥲🤍🤍🤍
뒷얘기 가볍게 해볼까요? 어차피 다음 캐릭터들 얘기에서도 종종 언급될 것 같기도 해서 ㅋㅋㅋㅋㅋㅋ 일단 둘은... 역시 떠났겠죠 🤔 -
709 클리프주 ◆oSnT.Ehang (lh1JOFkKI2) 2021. 10. 9. 오후 5:58:07🥂🍾🥂
클리프가 말한 마을이든 어디든 확실히 떠나겟지 ㅠㅠ.. 근데 먼가 개인적으로는 둘이서 좀 오래 떠돌다녓음 좋겠다 ㅋㅋㅋ 분위기가 있어..! 새벽 어스름에 쫄래쫄래 이동하다가 막 동이 틀 때까지 걸어다녀서 인파 속으로 슬쩍 사라지는.. 👤👤👤👤👤👥👤👤👤
한나와 호란이는.... 😭 벨리타가 말하고 갔을가? -
710 벨리타주 ◆QuMdEQJ6Kc (U4RVH1htzc) 2021. 10. 11. 오전 12:24:37어쩌면 영원히 안 돌아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벨리타는 그냥 어느날 갑자기 휙 떠나자고 했을 것 같아서 한나랑 호란도 모르고, 가족들도 모를 것 같습니다...🤔
헉 그런 분위기 좋아요 🥲...! 눈 마주치면 왜 지금까지 몰랐지? 할 정도로 이질적인 둘인데, 왠지 인파 속으로 사라지면 영영 못 찾을 것 같죠... 본인들이 스스로 나타나길 원하기 전까지는 남들이 존재감을 잘 못 느낄 것 같아요! -
711 클리프주 ◆oSnT.Ehang (JA1/P6goZE) 2021. 10. 13. 오후 8:45:30헉.. 😭😭 그래두 호란이랑 한나는 똑똑이들이니까 자기 앞가림잘해나가겠지..!
맞아맞아ㅠㅠㅠㅠㅠㅠㅠ........ 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 혹시 클리프랑 벨리타랑 같이 찍은 사진 있었나? 그냥 지나가던 사람이 길거리 모습을 딱 찍었는데 거기에 조그맣게 벨리타랑 클리프가 찍히는 거지.. 근데 둘이서 같이 나온 사진이 그거뿐이라면... ... 😭 진짜 스레 제목대로 결말이 나와버렷군..
암튼 이렇게 얘기하다 캐릭터도 슬슬 짜면 되겠지 🤔 난 대충 다음 캐릭터 핵심은 잡혔는데 벨리타주는 어땡? -
712 벨리타주 ◆QuMdEQJ6Kc (Gy2UM4K.86) 2021. 10. 14. 오전 12:12:06앨런이랑 찍은 건 있는데 클리프랑 찍은 건 없었을 것 같아요 🤔...! 헉 그런 거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사진 신문 구석에 작게 실렸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네요... 하지만 벨리타와 클리프를 아는 사람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을... 제목 따라간다는 말 진짜인가봐요 😇 ㅋㅋㅋㅋㅋ
벨리타가 클리프를 정착하게 해주지 못하고 결국 함께 이방인으로서 살아가게 된 엔딩으로 보면 될까요... 벨리타 자체가 정착할 곳을 잃은 사람이니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기에 좋은 사람은 아니었죠 🥲... 그래도 이제 둘이니까 좀 덜 외로웠으면 하는 ㅠㅠㅋㅋㅋㅋ
저 새 캐릭터는 대략적인 배경구상이 된 다음에 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대략적으로 그려둔 건 있는데 아주 대략적이라 완전 뒤바뀔 수도 있습니다 ㅎㅎ... 클리프주는 어떤 배경/이야기/컨셉으로 돌리고 싶은지 결정하셨나요? -
713 클리프주 ◆oSnT.Ehang (5HUhj3p0wA) 2021. 10. 14. 오후 1:46:52ㅠㅠㅠㅠ 그러니까.. 얘들아, 이제는 싸우지말고 잘 지내야한다~ 😇 약간 동물농장 톤으로 말하구싶네 ㅋ ㅋ ㅋ ㅋ ㅋ
음 내 캐가 전에 말햇던 거대양🐑🐏 같은 그런 사이비에 이용당하거나 잡혔거나 해서 벨리타주 캐릭터가 이 일에 뛰어드는..? 아직 이야기 흐름은 요정도밖에 생각이 없네.. 좀 분위기 기엽게 될 수도 있으려나 ㅋ ㅋ ㅋ 암튼 난 지금 엄청엄청 평 범 하 고 멍충한 캐릭터가 굴리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 -
714 벨리타주 ◆QuMdEQJ6Kc (xJ4ABJPN4E) 2021. 10. 15. 오후 5:29:57싸우기는 하지만 어떻게 잘 지낼 거라고 믿어봅니다.... 얘들아....... 🙄
헉 재밌겠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거대양 사이비면 좋겠는데요! 이방인 얘기랑도 겹치니까 다 못 풀었던 설정도 풀 수 있구... 동화 눈의 여왕이 생각나기도 해요! 이런 스토리면 제 캐릭터는 좀 밝고 씩씩한 아이가 될 것 같아요 🤔...! -
715 클리프주 ◆oSnT.Ehang (87SL/v7SKM) 2021. 10. 17. 오후 11:36:59오 눈의 여왕...! 예전에 동화로 봤던 기억이 있다 ㅠㅠ
ㅋㅋㅋㅋ밝고 씩씩한 캐라니 귀하다........! ㅋ큐ㅠㅠㅠ
거대 양이라는 걸 좀 기여운 느낌으로 갈지 말지 고민이다... 나머지 얘기는 내일 들려서 올리고 가께! 조은밤 보내 🔥🔥 -
716 클리프주 ◆oSnT.Ehang (QPcag.NcuE) 2021. 10. 19. 오후 8:56:58++) 내 캐는 약간 부잣집 도련님(아가씨) 고런 느낌일 것 같다.. 근데 또 엄청 가난한 집안이어도 갠찮을 것 같고..?
의외로 먼가 새로 시작하면 엄청 바쁠 줄 알았는데 그래도 이방인에 이어서 두 번째라고 ㅋㅋㅋㅋ 내공이 생긴 느낌이야 ㅎㅎ.. 💖 -
717 벨리타주 ◆QuMdEQJ6Kc (nHGKr7KQIw) 2021. 10. 20. 오전 1:00:54나이는 어느 정도가 좋을까요? 🤔... 제 캐는 그냥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을 것 같아요! 막 유명한 가문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럭저럭 평범한 가정에서 그럭저럭 평범하게 자란...!
제 캐 성격은 살짝 손을 봐서 ㅎㅎ 주변사람 잘 챙기긴 하는데 다정하고 말랑하기보단 진짜 동생 챙기듯이 잔소리하면서 챙겨주는 타입이 될 것 같고, 씩씩하고 선한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긴 하는데 겁이 없는 것도 아니라 무서울 때는 울면서 ㅋㅋㅋㅋㅋㅋ 애쓰는 캐릭터가 될 거 같아요! -
718 벨리타주 ◆QuMdEQJ6Kc (nHGKr7KQIw) 2021. 10. 20. 오전 1:02:14+ 저도 두 번째라고 계속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짬나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ㅋㅋㅋㅋㅋ 이런 게 경력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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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 클리프주 ◆oSnT.Ehang (eC.mJQgf4s) 2021. 10. 23. 오후 12:10:05헉 그렇구나 그렇구나.. 난 나이는 둘다19살이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
벨리타주 캐릭터 설명 보니까 왤케 빛을 보는 듯한 기분인지.. ㅋ ㅋ ㅋ ㅋ ㅋ... -
720 벨리타주 ◆QuMdEQJ6Kc (tmii.W0mF2) 2021. 10. 24. 오후 11:40:5819살 좋아요! 마침 저도 동갑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소꿉친구거나 작은 아씨들의 조-로리 관계성 정도도 재밌을 것 같구요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 캐릭터 저번이랑은 많이 다르죠......✨ -
721 클리프주 ◆oSnT.Ehang (VKIq/Em.Ao) 2021. 10. 25. 오후 8:14:17벌써부터 넘 기여울 것 같아........ 앗 근데 그 관계성 좀 더 설명해줄수잇을가? 🐏 궁금해져버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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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2 벨리타주 ◆QuMdEQJ6Kc (0/3Tjydr2A) 2021. 10. 25. 오후 10:49:48조-로리 관계성 말씀하시는 거죠? 약간 티격태격해도 죽이 잘 맞는 짱친이라 생각하고 말씀드렸어요! 나중에 로리가 조한테 고백하는데 이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계속 친구로 남는... 대충 이런 관계성입니다 ㅋㅋㅋㅋㅋ 저는 "티격태격해도 죽이 잘 맞는 짱친"이나 "짱친"쪽에 방점을 두고 말씀드렸어요!
집이 가까워서 친구가 됐거나(조랑 로리도 옆집이거든요 😉) 소꿉친구거나 등등해서 둘이 조금 각별한 친구사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어요. 진짜 조금이라도 얘는 나를 더 이해해줘, 다른 애들보다는 친해, 하는 생각을 공유하면 좋겠네요 ☺️ -
723 클리프주 ◆oSnT.Ehang (dsnWdljnc2) 2021. 10. 27. 오후 11:27:22어머나 기여운 관계 🤭..❤️
짱친 느낌은 생각을 못 하고 있었는데 꽤 갠찮은 것 같당!!!! 각별한 친구 사이... 어감도 좋네 ㅜ.ㅜ
그럼 집 가까운 소꿉친구 느낌..?으로갠찬을까. 그러면 아마도 내 캐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캐는 벨리타주 캐뿐일곳같아ㅎㅎ.. -
724 벨리타주 ◆QuMdEQJ6Kc (Qlw9fa1utQ) 2021. 10. 28. 오후 10:39:47넵 근처 사는 소꿉친구 느낌으로! 헉 그럼 나머지 친구들은 다 이용하려고 하는 건가요... 아니면 속으로 질투하거나 🥲... 둘은 몇 살 정도쯤부터 친구가 됐을까요? 한쪽은 토박이고 한쪽은 이사와서 적응하는 중에 챙겨주고 말 붙이고 하다가 친해진 것도 좋을 것 같고, 부모님 매개로 친해지는 것도 좋겠어요 ㅋㅋㅋㅋㅋ
혹시 거대 양 종교(?)에 대해서는 생각해두신 게 있나요? 궁금합니댜... 전부터 궁금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
725 클리프주 ◆oSnT.Ehang (dyFSM2Y9yQ) 2021. 10. 29. 오후 7:47:29맞아맞아 내 캐가 만난 애들 중 깨끗하고 착한 애들은 머.. 거의 없을듯해. ㅋ ㅋ ㅠ
요거 좀 고민이 되넹 음... 만약 우리 배경이 번잡한 도시 말고 좀 한적한 산마을...? 이면 내 캐가 건강문제 그런걸롴ㅋㅋㅋ 요양하러 이사왓다고 하면 될 것 같은데!(벨리타랑 클리프도 여기 잇으려나ㅋㅋㅋㅋ)이러면 벨리타주 캐가 토박이가 되겠징🧐 난 둘 다 토박이는 아닌 것도 갠찮을 것 같아! 둘이서 이방인처럼 마을에 들어와서 같이 적응해가는 기간...? 생각해보니까 역극 진행을 성장하면서 해도 될 것 같구... (ex 10살 -> 18살 -> 20살)
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처음엔 이 거대양을 기여운 이미지로 가야 하나 시리어스하게 가야 하나 고민을 좀 햇는데 요즘엔 시리어스쪽으로 맘이 기울엇어!! ㅋㅋㅋㅋ 스레를 영화 포스터로 만든다고 했을 때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녹빛 동산에 캐릭터가 서있고 거대한 양 그림자에 드리워져 있는.....? 요런거 때문에 좀 뽕이 차오르더라구 ㅋ ㅋ ㅋ -
726 클리프주 ◆oSnT.Ehang (dyFSM2Y9yQ) 2021. 10. 29. 오후 7:54:02+) 거대양 종교 관련 내용으로는 생각해둔게1도업네 ㅎ.. 그냥 그 종교에 속한 사람들의 목표는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거대양이 있는 동산에 올라 거대양을 만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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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 벨리타주 ◆QuMdEQJ6Kc (OQSTJNfBo2) 2021. 10. 30. 오전 12:08:59도시 말고 한적한 동네면 둘 다 토박이 아닌 쪽이 더 재밌어보여요 ㅋㅋㅋㅋㅋ 이방인처럼 겉돌다 어느 순간 각자 아이들무리에 편입된 모습 보이면 괜히 뿌듯할 것 같고 그래요 ☺️ ㅋㅋㅋㅋㅋ 역극 진행하면서 성장하는 것도 좋아요! 대신 너무 어린 친구들은 제가 이제 감이 안 와서 ㅠㅠㅋㅋㅋㅋ 15세부터 시작을 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영화 포스터로 말씀해주시니까 이해가 편하네요! 시리어스한 분위기...... 시리어스한 요소를 조금 더 넣으면... "세계가 멸망하는 날, 동산의 거대 양을 만난 사람만이 구원받는다." 정도의 교리? 같은 걸 추가하면 될까요 ㅋㅋㅋㅋ 어쨌든 목적은 거대 양 만나기...!! 그래서 동산을 찾으려면 어떤 고행을 해야 한다거나 기부를 해야한다거나(당연히 사기...) 하는 식으로 사람들을 괴롭히고 꼬여내는 방식으로 나쁜 사이비... -
728 클리프주 ◆oSnT.Ehang (XGe.4GG076) 2021. 10. 30. 오전 9:46:57좋아좋아!!!&🥰💙🖤🥰❤️❤️🥰 15세->1n세->20세 해서 성장하는 단계를 밟아보자구! 중간에 끼는 1n세는 빼거나, 성인 되기 전까지 며칠 안 남았어! 라는 느낌으로 1번 정도만 역극 돌려두 될 것 같당🥳
내가 한적한 동네나 시골 같은 분위기에서 무서운 일 생기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두근두근하다!!! 거대양의 교리도 마음에 들어버렷어. ❤️🔥❤️🔥
음 이제 뭐 더 얘기해야 되지!? 🤔🤔 캐릭터 프필 같은 거 가져오면 되려나..? -
729 클리프주 ◆oSnT.Ehang (XGe.4GG076) 2021. 10. 30. 오전 10:05:12+거대양 얘기 어디 있나 했는데 여기 있었다! >>155
왜 이렇게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 내용을 좀 다듬어 볼게🤔
마을이 설립되는 과정에서 거대양 사람들의 기여가 좀 있었음.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젊은층은 거대양 사람들에게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이가 꽤 있으신 분들은 대다수가 거대양 사람들을 좋아함. (이걸로 자연스러운 포교가 성공한 경우도 多) 근데 세간에 알려질 정도로 악질적 집단인데 왜 사람들은 의심하지 않는가? -> 언론 매체로 퍼진 정보가 100% 맞는 게 아니라서 콱 의심하기가 쉽지 않음. 게다가 조용한 마을이니까...(만약 우연히 어떤 사람이 그들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해도 거대양에서 사람 하나 슥삭하는 것 정도는🔪🏚) 그리고 이미지도 좋은 사람들을 의심할 수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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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벨리타주 ◆QuMdEQJ6Kc (OQSTJNfBo2) 2021. 10. 30. 오후 11:18:03겉은 평화롭고 조용한 동네인데 은근하게 쎄한 분위기가 감도는 거 좋아요... 저희 분명히 처음에 가볍고 귀여운 거 얘기하려고 했던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5세부터 20세까지 성장하는 거 좋아요!
거대양 종교 사람들의 기여는 노동력이랑... 아무래도 금전적인 부분이 크겠죠? 그쵸, 슥삭하는 것 정도는...... 네...... 🙄 ㅋㅋㅋㅋㅋㅋㅋ 왠지 웃고 있는 실눈캐 청년이 떠오르네요...
이제 슬슬 캐릭터 시트 짜도 될 것 같아요! 일단은 15세 기준으로 작성하는 게 맞겠죠 🤔 -
731 클리프주 ◆oSnT.Ehang (XGe.4GG076) 2021. 10. 30. 오후 11:33:16ㅋ ㅋ ㅋ ㅋ 웃고 있는 실눈캐 ㅋ ㅋ ㅋ ㅋ ㅋ너므욱기다..........
좋앗좋아 고럼 15세 시트 가져와보자!! 🔥🔥🔥🔥 -
732 벨리타주 ◆QuMdEQJ6Kc (5kPgB1J1KU) 2021. 11. 4. 오후 11:09:31저 여태 531이 저인줄 알고 있었어요 으헝 🥲...
시트는 쓰는 중이고 이번 주 주말 안으로 올라갈 것 같아요! -
733 클리프주 ◆oSnT.Ehang (86P3fLpQOs) 2021. 11. 5. 오후 8:12:27🫂🫂
나더 주말에나 올릴것같아!!!!!!!! 이번주 고생많았어!!!!~~ 🔥🔥❤️🔥❤️🔥 -
734 클리프주 ◆oSnT.Ehang (/PA3V08Gd6) 2021. 11. 7. 오후 5:02:37지금 쫌쫌따리 써보고있는데 그럼 15살 때부터 시작하눈 거니까 둘다 동네로 이사 온 것도 15살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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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 벨리타주 ◆QuMdEQJ6Kc (Cv/L.TkiBw) 2021. 11. 8. 오전 12:07:40앗 제가 너무 늦었네요 😭... 그래도 좋구 조금 더 일찍 이사왔다고 해도 좋구요! 생각해두신 설정 있으면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주시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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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 클리프주 ◆oSnT.Ehang (7fwC7WHKOs) 2021. 11. 8. 오전 7:08:13결국 주말에 올리기 실패.. 😭😭
오키 알았어!! -
737 벨리타주 ◆QuMdEQJ6Kc (nKMMOWwLzM) 2021. 11. 8. 오후 10:52:02저 내일은 진짜 올릴 수 있어요~! 🥲 가정환경이나 성격은 앞서 말씀드렸던 데서 거의 변화 없을 것 같고, 열다섯에 이사 온 걸로 할 거고, 이름이랑 외관은 성별 놓고 고민하고 있어서 아마 시트 올리며 공개하게 될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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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 클리프주 ◆oSnT.Ehang (gzFrzDhbG.) 2021. 11. 9. 오후 11:21:38👌👌👌 먼가 설렌다... 난 아직 반도 못 써서 좀만 더 기다려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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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9 벨리타주 ◆QuMdEQJ6Kc (NI8MEz5nSA) 2021. 11. 10. 오전 12:25:42릴리벳 허니포드 Lilibet Honeyford / 15 / ♀
“그 애, 분명히 동생이 있을걸.” 하는 주변의 추측은 잘만 들어맞았다. 릴리벳에겐 동생이 둘이나 있었으니까. —지금도 어리지만—더 어렸을 때에는 남들 예상에 딱 들어맞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 것만 같아 언짢기도 했지만, 지금의 릴리벳은··· 글쎄. 특별한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동생들이 제 방 문을 벌컥벌컥 열어젖히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은근하게 세심한 구석이 있다. 머리 위로 조용히 떨어진 낙엽을 떼어주거나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손에 묻은 흙을 호호 불어주는 일을 쉽게도 했다. 그대로 조용히 한 번 씨익 웃어주었다면 제법 신비한 구석이 있는 여자애로 기억이 될 수도 있었겠다. 그러나 릴리벳은 참지 못하고 꼭 한 마디씩을 덧붙였다. 잔소리로 여겨 질린 얼굴을 하는 걸 보고서도 말은 목구멍 뒤로 넘어가질 않았다. 딱히 각 잡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도 은연 중에 제 말 받아치곤 까르르 웃어주는 애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살던 곳을 떠나 한적한 곳으로 이사온 지 겨우 한 달. 생일이 지나기도 전에 낯선 곳에 떨어진 탓에 미묘하게 심기가 불편하다. 가끔은 이번 생일은 외톨이로 보내야 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하지만 다섯 살이나 어린 동생이 아프니 입을 꾹 다물어보기로 했다. 불안할 때에는 눈물도 나지 않으면서 코를 한 번 훌쩍이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또 넘어진 우는 아이에게 손을 뻗고, 칠칠치 못하게 물건 흘린 아이 불러다 가방까지 잠가주고 나면, 또 제가 던진 한 마디에 웃어주는 한 명쯤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153cm, 그닥 크지 않은 체구와 아직 앳되어보이는 얼굴 탓에 한두 살 어리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 보통은 단정하게 땋아내린 고동색 머리카락과 선명한 호박색 눈. 짙고 선명한 눈매 덕에 똘똘하게 생겼다는 말도 꽤 많이 듣곤 한다. -
740 클리프주 ◆oSnT.Ehang (HZhnsA1A8s) 2021. 11. 11. 오후 11:14:44루힐 빌르레튼153C15♂
부모의 품 안쪽에서 금지옥엽으로 자랐다. 남이 떠먹여주는 것을 삼켰고, 남이 가리키는 것을 바라보았고, 남이 느끼는 것을 느꼈다. 커다란 저택에서 루힐은 몇 년간 그렇게 컸다. 그리하여 완성된 은빛 머리에 황금을 품은 듯한 두 눈. 루힐의 외양은 마치 부호가 소장하고 있을 것 같은 인형 같아서, 성질이 못돼먹은 몇몇 종들은 지 부모가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 은을 발라주고 눈에 넣을 수 있는 귀한 금덩이를 구해다 준 거라며 조롱했다. ……그럴 때마다 루힐은 자기 연민으로 빈속을 유장히 채워나갔다.
모종의 이유로 루힐은 비복 다섯과 함께 공기 좋고 한적한 마을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적응도 덜 된 채 어영부영 흘러버린 하루, 이틀. 아직 곳곳을 다 둘러보지도 못한 루힐은 우렁잇속 같은 마음에 켕기는 것이 하나 있었다. 기차를 타고 이곳으로 오고 있을 때, 귓가에서 들린 목소리. 혹시 도련님은 양을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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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1 클리프주 ◆oSnT.Ehang (HZhnsA1A8s) 2021. 11. 11. 오후 11:15:57릴리벳 입 근질근질한 거 못 참고 잔소리하는 거 상상하니가 기엽다 ㅋㅋㅋㅋ 루힐 프필은 나중에 스레 세워지묜 수정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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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 벨리타주 ◆QuMdEQJ6Kc (/9XT2Qp35g) 2021. 11. 12. 오전 12:21:07아 루힐 예쁜데 안쓰러워서 🥺... 하다가 마지막 문장보고 완전 놀랐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서운데... 무서운데...... 재밌을 것 같아요! 벌써 흥미진진하네요 ㅋㅋㅋㅋㅋ
저는 아마 그대로 올라갈 것 같아요! 저희 일단 15세 공유했고... 이제 남은 일이 스레 세우는 건가요? -
743 클리프주 ◆oSnT.Ehang (QKNdeQkaUA) 2021. 11. 12. 오전 10:00:47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 ㅎㅎ.. 나두살짝설레기시작해버렷어.
그러게 이제 진짜 스레 세워야겠다! 스레 제목이랑 본문에 들어갈 내용만 정하구 가자! 이번 스레는 내가 세울게!! 🔨🔨🏚🏚
스레 제목 생각해둔 건 '동산으로'..? 본문은 잘 모르겠네.. 다른 작품에서 가져오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직접 스레 내용을 관통하는 문장 같은 걸 만들어도 좋을 것 같구.. 🤔 좋은아이디어 잇을가!? -
744 벨리타주 ◆QuMdEQJ6Kc (2MJr8U0k76) 2021. 11. 13. 오후 10:20:52헉 제목 좋아요 ㅋㅋㅋㅋㅋㅋ 본문은 제가 생각하려면 좀 걸릴 것 같아서 일단 여러가지 분위기로 몇 개 뽑아와봤어요! 당연히 만들어도 좋답니다 ☺️
삼단논법: 다른 사람들은 죽는다,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다, 그러므로 죽지 않는다. _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창백한 불꽃』
“그렇다면 도대체 이 세상은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졌을까요?” 캉디드가 말했다. “우리를 화나게 하려고요.” 마르틴이 대답했다. _볼테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사랑은 바이러스처럼 침입하기도 한다. 그것은 우리 안에 틀어박혀 조용히 머물러 있다가 어느 날엔가 우리가 충분히 저항력이 떨어지고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고 생각될 때, 그때 불치의 병이 되어 터져 나온다. _모니카 마론, 『슬픈 짐승』
모든 것은 사랑받기를 원해. 우리는 사랑받으려고 노래하고 춤추고 갖가지 표정을 지어 보이고 꽃다발을 주는 거야. 나무들도 우리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 걷는 것 빼고 다 한다는 거 알아? _앨리스 워커, 『컬러 퍼플』 -
745 클리프주 ◆oSnT.Ehang (Wbu8lriBXs) 2021. 11. 14. 오전 12:47:42아니 벨리타주 증말 요런거 잘 찾는구나.. 🤦♀️..🖤
난 1번이랑 3번 조으다!!! 음 우리가 본문 만드는 건 쪼꼼 고민이 많아질 수도 있으니까 걍 이것증에 선택하는 게 나을 것 같기두하네.. 스레 내용을 관통하는 문장을 만든다는 게 참 ㅎㅎ.. 🥲 -
746 클리프주 ◆oSnT.Ehang (Wbu8lriBXs) 2021. 11. 14. 오전 12:57:55아 그리구 이방인 스레 0번처럼
>>1 벨리타 릭먼 Belita Rickman
>>2 클리프 Cliff
요렇게 통일하구 싶은데 내가 루힐 스펠링을 안 정해둬서..
>>1 그곳에 다다르면
>>2 볼 수 있는 것
약간 이런 거 생각하고 있는데 어때? 벨리타주가 루힐 스펠링을 가져와줘두 너무 좋아ㅠㅠ.. 😭😭 -
747 벨리타주 ◆QuMdEQJ6Kc (jTPTbvkKV6) 2021. 11. 15. 오전 12:38:14거대 양 서사를 중심에 두고 약간 시리어스한 분위기로 가면 1, 둘 사이 감정선을 주요하게 다루면 3이 좋을 것 같은데 어떤 쪽이 더 나을지는 고민이네요... 🤔
헉 두 번째로 말씀해 주신 거 진짜 좋아요~! 이름은 어차피 본문에도 나오니까 그렇게 쓰면 더 재밌을 듯 합니당 ☺️ -
748 클리프주 ◆oSnT.Ehang (x3t8nojZBI) 2021. 11. 16. 오후 4:14:25이번엔 좀 사랑 그득 담아서 3번으로 가볼까!? ㅋ ㅋ ㅋ ㅋ..
대답 남겨주면 스레 세울게!! 🔨🔨🔨🔨 -
749 벨리타주 ◆QuMdEQJ6Kc (FFJENVdvjw) 2021. 11. 16. 오후 4:49:30넵 좋아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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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클리프주 ◆oSnT.Ehang (x3t8nojZBI) 2021. 11. 16. 오후 8:00:54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370074/recent
요기... 근데 나 아무 생각 없이 실수를해버렷네 ㅋ ㅠ ㅋㅋㅋㅋ ㅋ ㅋ 아우거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