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3586> [1:1/HL/애니멀☆커넥터/새침&먕먕] 여름 햇살과 냥냥 🐾 -1- (52)
후배주◆v4fWjcSOtU
2020. 11. 4. 오후 10:37:32 - 2020. 12. 6. 오후 3: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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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후배주◆v4fWjcSOtU (/mKruGwfYM) 2020. 11. 4. 오후 10:37:32우리는 왜 만났을까, 이 짧은 인생, 이 조그만 지구 위에서.
- (요시모토 바나나, 꿈꾸는 하와이) -
1 ◆ogHERrf7xY (Tmfp.BYve2) 2020. 11. 4. 오후 10:52:36"우냥, 가만히 좀 있어!"
이름: 오웬 서머스(Owen Summers)
나이: 28세
성별: 남
외모: 그다지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쓰지 않는 그는, 결 좋은 백금발을 마구잡이로 길러놓았다. 그것은 청회색 눈동자와 함께 파스텔 톤으로 부드럽게 어우러져 흰 도화지 위에 초여름 하늘을 칠해놓은 듯 보는 이로 하여금 선선한 기분이 들게 한다. 머리를 넘기면 환히 드러나는 이목구비 또렷한 얼굴은 보는 이에 따라 차갑고 날카로운 인상으로도 느껴질 수 있지만, 너드(nerd) 같은 머리가 그런 이미지를 가리고 있다. 신장은 177.5cm, 체중은 bmi 지수 20 정도.
성격: 본래는 온유하고 활발한 성격으로, 낯가림 없고 붙임성이 좋아 남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을 뿌듯하게 여겼지만, 과거의 일로 인간과 사회에 대한 불신이 잔뜩 쌓여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졌다. 그것은 나이가 들며 점차 굳어져 자신과 가족, 친구 이외의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선입견이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가 무작정 다른 이를 적대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에 무관심하고 자기중심적으로 비치는 모습들은 오히려 그가 일에 몰두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동물을 보호하고 관찰하는 직업에 대한 그의 열정을 돋보이게 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기타: 머리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과는 반대로 의상에는 약간 신경을 쓰는 편인데, 시내나 공항에선 캐주얼한 정장을 즐겨 입으며 커다란 캐리어 안에는 각종 장비들과 함께 작업복(주로 아웃도어)과 숙소 등에서 입을 평상복이 가득 들어있다.
평소 말수가 적고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주로 단답을 하는 사람이지만, 한 번 말문이 트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때가 있다. 보통은 당장 관심이 있거나 자신이 좋아하고 잘 아는 것을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 물론 희귀동물에 대한 이야기일 때가 많다.
만약 그의 심기가 불편하다면, 째려본다. 모니터를 째려보기도 하고, 밥그릇을 째려보기도 하고, 심지어 바닥에 떨어진 볼펜을 째려보기도 한다. 정말 부숴버릴 것처럼. 어쩌면 당신을 죽일 듯이 째려볼 수도 있다. 그런 경우, 대개 시간이 지나면 어련히 풀리기 마련이다.
사회에 대한 불만이 많은 그는,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정 금액 이상의 물건은 쳐다도 보지 않고 꼭 필요한 물품만 사는 것을 고집한다. 그런 성향은 특히 식생활 부분에서 더욱 심오하게 작용한다. 돈을 주고 음식을 사 먹는 행위 자체를 싫어하며 혹여나 외식을 하더라도 그의 입에서 호평이 나오는 일은 굉장히 드물다. 그에게 외식을 하자고 떼를 쓴다면 못 이기는 척 들어는 주겠지만, 나중에 쏟아지는 잔소리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다.
"으, 이러니까 장사가 안 되지. 돈값을 못 하잖아. 여기서 사 먹을 돈이면 차라리 직접 만들어 먹는 게 낫다니까."
- 음식점을 나서며
실로 그의 요리 실력은 수준급이며, 직접 식재료를 구매할 때만은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술을 좋아하고 주량도 약한 편은 아니나, 쓸데없이 말이 많아지고 스킨십이 거리낌 없어지는 등 주사가 좋지 못하다. 본인도 그것을 인지하고 있기에 알아서 자중하는 편. 가볍게 맥주 두어 병 마시는 정도는 문제없다. 야영 중에 과음을 했다가 캥거루 품에 안긴 채 깨어난 적도 있다고.
야생동물 포획, 생태계 복원, 멸종위기종 보호 등의 업무를 주로 하는 다국적 기업에서 오랜 시간 근무 중으로, 현재는 직속 후배 '우치링'과 함께 독립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업무 경력이 있는 만큼 여느 외국어 정도는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알며 아프리카 등지의 소수민족과도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단독으로 활동하던 때에는 야생동물 관찰, 조사 등이 주 업무였지만, 적응이 빠르고 신체 능력이 뛰어난 후배와 한 팀을 이룬 뒤에는 포획 등의 업무도 수월해져 활동 방식이 점점 바뀌고, 성과 또한 늘어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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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v4fWjcSOtU (/mKruGwfYM) 2020. 11. 4. 오후 11:07:02픽크루 출처: https://picrew.me/image_maker/229486 / https://picrew.me/share?cd=j72WKYDSAG
테마곡: https://youtu.be/nPzPKJ-61_k (코튼멜로우 - 고양이)
목소리 참고: https://youtu.be/_W-Vee1yblA
" 那麼 学长今天也拜託你了~ (그라모 선배- 오늘도 잘 부탁한데이~) "
이름: 우치링(呉七鈴)
나이: 26세
성별: 여
외형: 검은색 머리카락은 허리를 넘을정도로 길어 거의 온몸을 덮을 정도. 눈매는 아몬드형으로 둥글고 뾰족한 느낌. 속눈썹은 짙은 편. 겉눈썹 사이로 길다란 흰털이 가볍게 한두 올 튀어나와 있다. 눈동자는 자색. 렌즈가 붉은색인 색약 안경을 쓰고 있다. 조금만 입을 벌려도 작게 솟아오른 송곳니가 두드러져 보이고 하얀 솜털이 난 뾰족귀 한쌍과 두꺼운 꼬리를 늘어뜨리고 있다. 더듬이처럼 삐쭉 튀어나온 머리카락은 덤. 키는 174cm 몸무게는 66kg. 군살이 거의 없고 잔근육과 복근이 보이는 호리호리하고 탄탄한 체형. 의외로 피부는 보들보들 말랑말랑한 느낌.
성격: 평소 겉모습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보이지만 호감이 가는 사람에게는 장난기가 많아지고 활발해진다. 줄곧 무언가에 골똘히 집중하거나 사색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과묵해보이지만 어딜 가나 적응력이 빠르다. 하지만 성격이 조급하고 덤벙대는 구석이 있어서 항상 크게 곤욕을 치른다. 겉모습은 침착하고 냉소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천진난만 말괄량이 스테레오 타입. 겁이 많아 때로는 여린 모습을 보일때도 있다.
기타: 고양이 수인의 혼혈이며 그중에서도 체격이 큰 편에 속하는 노르웨이 숲종. 발군의 체력을 가졌고 추위에 강하다. 물론 추위에 강한만큼 더위에는 약하다.
불편해보일정도로 풍성한 머리카락과 통이 큰 옷차림 때문에 덩치가 있어보이지만 실제로는 길쭉하고 볼륨감있는 체형이다. 체격과 반대로 식탐이 많아 먹어치우는 양이 많은데 어마어마한 운동량으로 떼운다.
털이 복슬복슬 통통한 꼬리 때문에 간혹 너구리 수인으로 오해 받는듯 하다. 겉모습은 몇가지 동물적 특성을 제외하면 인간의 모습에 가깝다. 뾰족 솟아오른 귀는 소리에 민감해 집중할때면 쫑긋거린다.
입을 크게 벌리면 날카로운 송곳니가 보인다. 겁이 많은건 아니지만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갑작스레 나타나면 전신을 곤두세우며 놀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목덜미를 잡히면 힘이 빠져서 축 늘어지고 꼼짝도 못한다. 이외에도 화가 날때 머리카락이 곤두서기도 한다.
묘하게 선을 두는 분위기 때문에 가까워지기 어렵지만 한번 가까워지면 굉장히 깬다. 먕먕 냥냥 이상한 콧소리로 노래를 흥얼거린다든지, 털털함을 넘어 진상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든가 귀찮게 달라붙거나 가끔 바보처럼 맹한 얼굴을 보인다. 절친이나 가족끼리는 우찌, 우먀, 우냥 같은 별명으로 불린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아예 별명을 본명처럼 부른다.
고양이 수인의 특징 때문인지 적록색약을 갖고 있어 이를 교정하기 위한 색약 안경을 쓰고 있다. 빨간색과 초록색을 구분하지 못해서 가끔 곤욕을 치르기도 했고 여러모로 작은 제약을 안고 살고있다. 안경은 렌즈색이 특이해서 간혹 선글라스로 오해 받는다. 현장업무나 그외 바깥에서는 거의 쓰고 다니는 편이지만 집안에서는 벗고 다닌다.
멋과는 거리가 멀어서 옷차림이 꽤나 촌스럽다. 현장직에 특화된 후줄근한 점퍼나 착용감이 편한 오버핏 의류를 선호한다. 그렇다고 해서 예쁜 옷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지 귀찮아서 신경을 못쓰고 있다.
중화민국 서부지방 출신이지만 유년기에 잠시 머무르다 홍콩으로 넘어가 그곳에 정착했다. 그 영향 때문인지 북경어와 광동어를 섞어쓴다. 하지만 아직도 모국어인 중국어를 제외한 다른 나라 말에는 거의 까막눈인 상태. 일에 치여 살다보니 억지로나마 영어를 조금 익히긴 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바디랭귀지나 엉터리 영어로 상황을 떼우고 있다.
야행성이라 새벽잠이 정말 없다. 가끔 업무에 지장이 갈 정도로 심해서 본인도 여러번 고쳐보려했지만 결국 못고쳤다. 그와 별개로 잠은 많아서 틈이 날때마다 졸아댄다. 노곤하거나 기분이 좋을땐 아주 드물게 식빵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입버릇과 손버릇이 안좋은 편이라 허울 없는 사이에게는 금방 입질을 보이거나 할퀴는 시늉을 한다. 무언가에 집중할땐 하얀 잔눈썹이 꼼실대거나 동공이 커져서 주변을 잊을만큼 온 신경을 집중한다.
개인영역이 확실해 까탈스러운 면도 있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서 절약정신이 제대로 박혔다. 좋게 말하면 알뜰하고 나쁘게 말하면 짠순이에 자린고비. 허투루 나가는 지출이 없도록 동전 한 푼이 새나가는 것도 칼같이 가계부에 기록한다. 그렇다고 해서 허리띠만 졸라매는 것은 아니고 쓸만한 곳에는 기꺼이 돈을 내놓는다.
기록을 남기는 습관이 있어서 매일마다 일기를 작성하고 매순간을 카메라에 담기 좋아한다. 그래서 현장에 나갈때는 곧잘 제대로 된 카메라를 빼놓지 않고 챙긴다. SNS도 활발하게 하고 있어 셀럽까진 아니더라도 활발하게 소통을 나누고 있다. 여러 SNS를 사용하고 있지만 아이디는 【喵喵 / @_miaomiao】로 통일.
항상 목에 초커를 차고 있다. 어렸을때 번화가에서 자주 길을 잃곤 하는 바람에 길을 잃어도 알아보기 쉽게 목에 이름표를 걸고 다녔다. 그뒤로는 목에 무언가를 걸고 다니는게 습관이 되었다. 깜빡하고 잊고 나오기라도 한다면 섭섭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찌마(芝麻)라는 이름을 붙인 실버그레이 햄스터를 한마리 키우고 있다. 계속해서 친해지려고 시도는 하고 있지만 겁이 많아서 아직도 어색한 사이. 주인을 닮아서인지 간식을 받아먹다가도 주인의 손가락을 깨무는 심술꾸러기다. 그래서인지 고양이와 쥐는 상극이기 때문에 찌마가 자신을 싫어하는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개박하 화분도 함께 기르고 있다. 하지만 고양이 수인들 사이에선 이런 행위를 평소에 잔뜩 쌓아둔 욕구불만을 다른 곳에 해소하는 것이라 보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에 손님이 집을 찾을때는 화분을 급하게 감춘다. 가족을 포함해 다른 사람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있지만 사실 개박하를 굉장히 좋아한다.
서쪽 출신이라 그런지 자극적이고 단짠단짠인 음식들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양꼬치와 맥주. 그리고 팔팔 끓는 훠궈. 디저트로는 탕후루와 에그타르트, 우유푸딩을 좋아한다.
야외에서 오랜시간 거친 일을 하다보니 입버릇이 좋지 않게 들었다. 자랑할거리는 아니지만 육두문자로 예술을 펼치는 수준. 다른 나라 말은 못알아들어도 욕하는건 귀신같이 알아챈다. 그래서 짓궂은 농담도 곧잘 받아들이는 편. 티를 내진 않지만 술과 담배도 거리낌없이 즐긴다.
풍성한 머리카락은 잘라도 금방 빠르게 자란다. 그래서 미용비를 아끼기 위해 정말 불편할때가 아니고서야 자르지 않고 묶고 다닌다. 취미는 동물 돌보는 것과 철저한 자기관리(패션쪽 제외).
장신에 둔해보이지만 보이는것과 달리 굉장히 날렵하다. 비록 고양이처럼 발톱은 없지만 수인의 특성 때문인지 유연성과 운동신경이 뛰어나다. 힘도 세서 웬만한 장정들에도 쉽게 안밀린다. 고양이 수인답게 고양이의 습성이 군데군데 남아있는데 높은곳에 곧잘 오른다던지 본능적으로 협소한 장소를 좋아한다. 가끔 감정이 격해지거나 놀라면 자기도 모르게 고양이 같은 울음소리를 내곤 한다.(본인은 이것을 굉장히 부끄러워한다.)
지금은 야생동물 포획, 생태계 복원, 멸종위기종 보호 등의 업무를 주로하는 다국적 기업에서 근무중이다. 영어실력이 형편없었음에도 현장직 특채로 운이 좋게 입사했다. 아직은 입사한지 얼마 되지않은 햇병아리 신입. 하지만 본사 지사 개념이 모호할 정도로 파견 근무가 잦은 회사의 사정상 금방 해외로 내던져졌고 영어 한 자 모르는 중국어 네이티브였기에 처음에는 파견생활을 굉장히 벅차했다. 힘들고 지칠때마다 직속 사수에게 여러 도움을 받았고 지금은 타지생활에 어느정도 적응을 마쳤다. 선배와 친해진 뒤로는 대형(大哥) 선배(学长) 같은 장난스러운 호칭을 쓴다. 파견 기간 동안은 사측에서 제공하는 단독주택에서 지내고 있다. -
3 ◆v4fWjcSOtU (/mKruGwfYM) 2020. 11. 4. 오후 11:11:35드디어 스레에 안착..! ´͈ ᵕ `͈ 그럼 선배주 시트 먼저 찬찬히 읽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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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ogHERrf7xY (Tmfp.BYve2) 2020. 11. 4. 오후 11:17:17스레 세워줘서 고마워. 정말 예뻐 ◜◡◝
나도 후배 시트 꼼꼼히 보고 올게. 읽을거리가 많아서 행복해 -
5 ◆v4fWjcSOtU (.vvU2ilzbY) 2020. 11. 4. 오후 11:41:44시트 다 읽어봤어! 선배님 이야기도 풍성해져서 넘넘 좋았어 ꉂꉂ(ᵔᗜᵔ*) 특히 캥거루 파트!
어쩌다 우찌도 동료한테 캥거루썰 들었을 것 같아. 눈치없이 선배님 속도 모르고 므찌다~ 므찌다~ 카다가 매서운 눈빛 받고.. ( ´ω`) -
6 ◆ogHERrf7xY (ZS5p9CGfz6) 2020. 11. 5. 오전 12:14:11좋게 봐줘서 고마워 ˃͈꒵˂͈ 더 채워 넣기엔 우찌처럼 재미있고 캐릭터 특징을 잘 살려주는 썰들이 아니라서..!
캥거루.. 캥거루! 선배 혈압 오르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아. 그거 말고도 열받을 일 엄청 많을 것 같은데.. 부들부들 속 터져!
우찌는 레이저 포인터 같은 거에 관심을 가질까? 아무래도 같이 지내다 보니 우찌의 관심을 돌릴만한 해결책을 찾았을 것 같기도 해.
열은 받는데 이걸 한 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 매번 화내기도 지치고.. 이마 짚으면서 레이저 포인터 꺼내서 관심 돌리고 그러는 모습도 떠올라! -
7 ◆v4fWjcSOtU (EtUNl4i2dY) 2020. 11. 5. 오전 1:00:53아마 그렇게 되면 본능적으로 화악 손을 뻗다가도 자기가 앤줄 아냐고 태연한척 할것같아 ὸ‿ό 그래서 시작은 어떻게 끊어볼까 싶었는데 이미 구면인 사이니까 야외에서 시작해도 좋을 것 같아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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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ogHERrf7xY (ZS5p9CGfz6) 2020. 11. 5. 오전 1:24:24응. 그렇게 해도 좋을 것 같아. 처음 돌리는 거니까 목적은 가볍게 생태 조사 정도로 하면 괜찮을까? 막 떠오르는 거라면 '어디어디 초원의 무슨무슨 동물의 개체수 파악' 정도야. 후배주 생각도 편하게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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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v4fWjcSOtU (EtUNl4i2dY) 2020. 11. 5. 오전 1:46:56앗 기다리다 깜빡 졸았어 ㅠuㅠ.. 지금은 너무 졸려서 답레는 내일 줄게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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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ogHERrf7xY (ZS5p9CGfz6) 2020. 11. 5. 오전 1:55:30아냐 내가 답레 빠릿하게 못 해서 미안해. 오늘도 고마웠어. 잘 자구 내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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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v4fWjcSOtU (7xSL7A0XiI) 2020. 11. 5. 오후 5:08:49갱신!! 그럼 선배주 의견에 맞춰서 내용을 조금만 더 붙여볼까?? 생물종 다양성 파악을 위해 국립공원 현장으로 파견된 상황.. 이렇게 스타트 끊으면 좋을 것 같아! ᵔᗜᵔ
대강 의욕 충만한 우치링이 우다다 앞서다 경로를 이탈하는 바람에 팀원들과 거리가 뒤떨어져서 동행하던 선배까지 열심히 돌아온 길을 되돌아가는 중. 이런 느낌으로. -
12 ◆ogHERrf7xY (eOBfS5Ppbo) 2020. 11. 5. 오후 6:32:54국립공원 좋다..! 음음 우치링과 선배가 팀원들과 떨어져서 둘이 다시 돌아가는 상황이 맞을까? 어딜 가고 싶었던 거니, 우찌!
아참. 내가 답레 텀이 좀 긴 편이라 미리 양해 부탁할게. 이렇게 의논이나 잡담할 때에도 어쩌다 실시간으로 확인했는데 답레 쓰고 보면 일이십분씩 지나있고 그래.. 생각이 많아서 그런가..? 답장 되게 오래 걸려.. 그리고 늦은 시간에 오래 기다리면 피곤할 텐데 바로바로 답해주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피곤하면 일찍 쉬기도 하고 그랬음 좋겠어..! 어제도 기다리다 졸았다는 거 보고 되게 미안했거든 ( ͒ ́ඉ .̫ ඉ ̀ ͒) -
13 ◆v4fWjcSOtU (p9LC486/6M) 2020. 11. 5. 오후 8:45:45맞아 그런식으로! 원래는 흩어진 팀원들끼리 모여서 함께 가야하는데 여름&우냥쪽은 시간을 못맞춰서 뒤늦게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는 상황. 이마저도 더 뒤쳐질걸 선배 덕에 간신히 상황파악 마쳤을 것 같아.
아무튼 나도 답장이 빠른 편은 아니니까 괜찮아! 어제는 하던 얘기는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아서 조금 늦게까지 붙잡고 있었어. 오늘부터는 나도 많이많이 느긋해질테니까 안미안해도 돼 선배주~! -
14 ◆ogHERrf7xY (eOBfS5Ppbo) 2020. 11. 5. 오후 10:29:42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
있잖아, 시작하는 상황은 정말 마음에 드는데 의논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 우찌랑 선배는 이미 구면이고 같이 활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기간이나 서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등.. 그런 부분을 정리해보고 싶어.
이 시점이, 전에 이야기 나눴던 대로 선배는 우찌에 대해서 '서로 알고 지냈고 호감은 있지만 연애 상대로는 보고 있지 않은'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내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물어봐! -
15 ◆v4fWjcSOtU (EtUNl4i2dY) 2020. 11. 5. 오후 11:47:02응! 둘의 사이는 어느정도 일에 익숙해지고 있을 무렵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어 ❛⌄❛ 깊은 얘기는 안나눠봐서 선배에 대해서 자세히는 몰라도 외적인 성격과 다르게 이것저것 챙겨주는 모습에 상냥함을 눈치챘을 시점 정도일 것 같아. 좋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그게 연애감정으로까지 발전하지는 않은 시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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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ogHERrf7xY (j7Hwo5IteE) 2020. 11. 6. 오전 12:03:13그렇구나! 다행이다. 처음 조율할 때 이후로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나눈 게 없어서 긴가민가 했었거든! 사실 중간에 정신이 없어서 조금 헷갈리기도 했었구. 암튼 덕분에 제대로 정리된 것 같아!
그럼 슬슬 시작하는 걸까? 솔직히 상황극이 오랜만이라 후배주가 괜찮다면 선레는 부탁하고 싶어..! -
17 ◆ogHERrf7xY (j7Hwo5IteE) 2020. 11. 6. 오전 12:53:22오늘은 이만 들어가 볼게 •᎑<๑ 굿밤굿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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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v4fWjcSOtU (dRSCtjfTMQ) 2020. 11. 6. 오전 1:05:48앗 드디어 시작이구나!! ٩(๑˃́ꇴ˂̀๑)و 그럼 내일중으로 시간날때 선레 써보도록 할게. 그럼 내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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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우치링◆v4fWjcSOtU (dRSCtjfTMQ) 2020. 11. 6. 오후 12:44:16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머리카락 사이를 파고든 나뭇가지와 이파리는 잔털처럼 비쭉비쭉, 점퍼는 흙으로 잔뜩 얼룩이 져서 흙탕물에 뒹군듯한 꼬락서니가 됐다.
이런 적이 드물지는 않다. 무턱대고 앞서나가다 길을 잃거나 아니면 지금처럼 주변인까지 곤란에 빠뜨리는 일이 종종 있곤 했다.
오늘도 마찬가지. 주어진 경로를 이탈한 바람에 한동안 길을 헤맸고 다른 팀원들과 모이기로한 시간은 한참 지나서 해가 저물기 전까지 베이스캠프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우냥은 그런 자기 죄를 알아서인지 아님 선배의 차가운 시선이 무서워서인지 꾸역꾸역 앞장을 섰다.
“哼, 能抓得到.. (씨이, 잡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한동안 걷기만 하다가 슬그머니 뒤를 쳐다보더니 안경을 고쳐쓰며 꿍시렁댄다. 마치 들어달라는 듯이. 혼잣말이라기엔 조금 큰 핑계를 흘렸다.
길이야 금방 찾아 복귀하면 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다음 일정까지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럴때마다 책임을 무는 것은 책임자인 선배쪽이었다.
워낙 작은 사고들이 많아서 다른 팀원들도 어느정도 이해를 하는 눈치였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껴안고 있는 선배의 입장에선 충분히 화가 날만했다.
“서머-씨 다리 아파? 아직 화 안 풀렸어요?”
눈을 마주치면 또 싸늘한 시선이 날아들까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고 알랑방귀 가득한 말만 넌지시 흘려댔다. 잘못을 알아서인지 꼬물꼬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되어서 입술을 움츠린다.
장난칠 분위기가 아닌 걸 알아서 평소에 쓰던 가벼운 호칭도 꺼내지 않았다. 어눌한 영어발음이나 유아적인 단어선택이 꼬질한 모습에 더해 영락없이 나잇값 못하는 철부지처럼 비친다. -
20 오웬◆ogHERrf7xY (fQNyGUPQCQ) 2020. 11. 6. 오후 7:52:44작은 사고로 인해 합류가 늦어질 것 같다는 연락은 이미 해두었지만 한동안 길을 헤맨 탓에 캠프에 언제 도착할 수 있을지는 선배인 그로서도 짐작이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오늘 일정은 여기까지라는 것과 합류가 더 늦어진다 해도 팀장에게 따로 불려가 브리핑과 잔소리를 함께 듣는 것 정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입을 꾹 닫고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후배의 뒤를 따라 걷는 그의 시선은 자신의 발끝을 향해 있었다. 그는 뚱한 얼굴로 발에 밟히는 이파리며 나뭇가지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것은 그 나름대로 화를 삭이는 방법 중 하나였다. 후배인 우치링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들은 도무지 익숙해지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는 후배의 꿍시렁대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흙투성이가 된 그녀의 모습은 아주 엉망이었다. 그는 한숨을 쉬며 아까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멋대로 뛰어가지 말라고 했잖아!"
후배가 흙바닥에 나뒹구는 것을 본 그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였다. 그가 충격을 받은 이유는 그런 후배를 보고 자신의 입에서 나온 것이 괜찮냐는 말이 아니라 화가 가득 담긴 잔소리였기 때문이다. 물론 걱정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돌발적인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니 반사적으로 잔소리가 튀어나왔을 뿐이다.
그는 크게 다칠뻔한 후배에게 걱정 어린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것이 못내 미안해서 아직까지도 입을 굳게 닫고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화 안 났어."
퉁명스레 대꾸했지만 입을 여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이제라도 괜찮냐고 묻고 싶은 마음에 목구멍이 간질거렸지만 그것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후배는 가뜩이나 상심하고 있을 텐데 선배인 그마저 쳐진 모습을 보이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그는 앞서가는 그녀와 나란히 걷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먼 길을 급하게 돌아온 탓에 다리는 무거웠고 체력 좋은 후배는 그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치지도 않고 걸음을 내디뎌 따라잡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는 결국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불러 세웠다. 그러고는 지친 기색으로 장비가 든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 위에 걸터앉았다.
"링. 조금 쉬었다 가자. 그 머리도 좀 털고."
후배에게 이리 오라 손짓한 그는 손을 들어 제 머리를 털어내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가방에서 꺼낸 새 물병의 뚜껑을 열어 그녀 쪽으로 내밀었다. -
21 ◆ogHERrf7xY (fQNyGUPQCQ) 2020. 11. 6. 오후 7:56:09이제 곧 주말이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냈길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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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우치링◆v4fWjcSOtU (eGJxjgpc9k) 2020. 11. 7. 오전 2:11:05선배를 따라 멈추는 걸음. 그리고 처져있던 귀는 눈치를 따라 꼼실거린다. 괜히 흐흠 힛, 헛기침을 흘리면서 작은 거리를 앞에 두고 꼬리를 살랑였다.
“화 안났어 정말로? 정말로요?”
치링은 지친 기색이 가득한 선배의 옆에 어느샌가 다가가 눈을 깜빡인다. 물론 정말로 그 말을 믿어서 그런건 아니었다. 바보 후배가 일을 저지른 바람에 선배마저 멀쩡한 길을 놔두고 아주 먼 길을 돌아와야만 했으니까. 화가 나지 않을 리 없었다.
하지만 망설이는 눈동자와 다르게 건네오는 물병을 낚아채는건 순식간이었다. 목이 엄청 말랐는지 입까지 대고 벌컥벌컥 순식간에 절반이나 들이킨다.
“咔啊~ 因为饥渴觉得快要死了。学长棒棒哒!果然只有学长了~ (캬아~ 목말라서 죽을뻔 했는데. 선배 최고! 역시 선배밖에 없다~)”
헝크러진 머리 사이로 꽂힌 나뭇가지나 이파리가 볼성사납지만 이제야 좀 살 것 같다고 해맑은 표정을 짓는다. 화 안 났다고. 그 작은 한마디에 벌써 마음을 풀고 축 처져있던 귀도 파릇파릇 위로 솟아올랐다.
길을 잃기 전에도 혼자 한참을 앞서다 더워 죽겠다고 찡찡거리면서 챙겨온 물을 순식간에 동냈다. 그래도 칭얼거림 하나 없이 갈증을 버텨온걸 용하다고 해야할지.. 선배의 금쪽같은 물을 제것처럼 꼴딱이는 모습이 참 얄궂다.
“아! 미안요~ 나 아까 물 다 마셨어. 목 많이 말랐어요. 그래도 반절! 남겨놨어. 잘했죠?”
실컷 목을 축이고 나서 가벼워진 물병을 선배에게 돌려준다. 얼마 남지 않은 귀한 물을 꿀떡꿀떡 다 마셔버리곤 한다는 말이 고작 이것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똘망똘망해진 눈으로 잘도 얘기한다.
“해..양이 지기 전까지 캠프 도착할 수 있죠? 어두워지면 여기 위험해. 곰도 많고요.”
지평선을 향해 빠르게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벌써부터 석양이 지는 것을 걱정한다. 지친 기색을 알아채기라도 한건지 앉아서 쉬고 있는 선배의 주변을 여러번 맴돌다가 짐이 무거워 보인다고 작은 한마디를 건넨다. -
23 ◆v4fWjcSOtU (eGJxjgpc9k) 2020. 11. 7. 오전 2:12:34내일은 주말 ^0^ ..이지만 여전히 바빠서 아쉽다 ㅠuㅠ 시간만 된다면 하루종일 상황극판에 상주할텐데!! 선배주도 좋은 주말 보내길 바라~ 답레는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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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오웬◆ogHERrf7xY (9QvZyzTjPM) 2020. 11. 7. 오후 7:45:49"병원에서 돌아온 고양이 같네. 겨우 풀려났다고 안심하는 것처럼."
후배가 시원하게 목을 축이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선배는 머릿속으로 LOL(Laugh out loud)이란 단어를 그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목이 많이 탔을 텐데 여태 칭얼거리지 않고 버텨온 것이 대견하다.
그래, 잘 했다. 한 마디 하고서 물병을 받아든 그는 가볍게 입술만 적시고 그것을 가방에 도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꼬깃하게 접힌 지도를 꺼내어 펼쳐들었다.
"정상 루트로 돌아간다면 곰과 마주칠 일은 없겠지만, 만약 그전에 운 없이 마주쳐서 잡아먹힌다면 지옥에서 널 원망할 거다."
손끝으로 지도를 톡톡 두드리며 말을 잇던 그는, 대뜸 손을 뻗어 후배의 이마에 대고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아프지는 않을 정도로.
"그리고, 위험하다는 걸 아는 녀석이 그렇게 막무가내로 뛰어나가냐? 그러면 돼, 안 돼? 넌 일단 캠프에 돌아가고 나서 따로 좀 보자."
후배에게 꾸중과 으름장을 늘어놓긴 했지만 그의 목소리나 어투는 누그러져 있었다. 제 실수로 마음 쓰고 있는 아이를 다독이는 것처럼.
"짐은 신경 쓰지 말고. 너무 늦어질 것 같으면 지프로 데리러 오라고 할 거니까 일단은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
주먹으로 허벅지를 몇 번 두드리며 다리를 풀던 그는 무릎을 짚고 일어서서 다시 걸을 준비가 되었다는 얼굴로 후배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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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ogHERrf7xY (9QvZyzTjPM) 2020. 11. 7. 오후 7:56:17아쉬운 만큼 더 소중하게 느껴져서 좋아. 티엠아이나 썰 풀고 싶은 거 있음 언제든 이야기 들려줘! 나도 그럴게 ( ᵘ ᵕ 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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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우치링◆v4fWjcSOtU (OYQcXNDlPU) 2020. 11. 7. 오후 10:15:46‘《병원 고양이..? 내는 병원 안 갔는데.. 무슨 말이제? 모리겠다.. 도통 모리겠다..》’
선배의 비유에 고개를 갸웃한다. 무슨 말일까 싶어서. 하지만 나쁜 표정은 아니니까 좋은 뜻이겠구나. 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미소를 따라 지었다. 활짝 펼쳐진 지도 옆에 얼굴을 들이민다. 시선은 선배의 손끝을 따라간다. 방심하고 있던 차에 이마로 날아든 손가락을 피하지 못하고 콩 찧었다. 그닥 세게 맞은 것도 아닌데 '아이얏!' 소리를 지르면서 엄살 가득한 눈빛으로 선배를 쏘아본다.
“《체, 그거랑 이거랑은 다른긴데.. 순 억지다. 완전 잔소리꾼이다!》”
누그러진 선배의 얼굴과 달리 치링은 불만 가득한 표정이다. 선배가 자리에서 일어날동안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혼자 꽁알거렸다. 자신의 노력을 몰라주고 혼내고 타이르기만 하는 목소리가 가끔 서운하게 들려왔다. 치링의 토라진 얼굴이 선배와 마주친다. 엉망진창인 몰골로 뚱한 표정까지 지으니 정말로 볼만했다. 짐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었지만 고집스럽게 뺏어들어 꾸역꾸역 앞쪽으로 배낭을 맨다. 두꺼운 겉옷 위에 앞뒤로 빵빵한 배낭이 묶여서 새침해진 표정도 마냥 욕심많은 심술꾸러기 같다.
“그래도! 나 때문에 멀리 돌아온거니까 내가 들래요.”
시간에 쫓겨 앞만 보고 걸어왔지만 선배의 걸음이 점차 더뎌지고 있는 것을 아까 전부터 알고 있었다. 괜찮다고 말해도 보는 눈에 비치는 선배의 모습은 그렇지 못했다. 혹시나 쓰러지기라도 할까봐 걱정이 돼서 반강제적으로 짐을 빼앗았다. 물론 약간의 흑심조차 섞이지 않은 호의는 아니었다. 짐을 덜어준다면 캠프로 돌아가 잔소리를 덜 듣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이 조금은 덮여 있었다. 그렇게 선배의 잔소리가 날아들기 전에 도망치듯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27 ◆v4fWjcSOtU (OYQcXNDlPU) 2020. 11. 7. 오후 10:16:17오늘의 답레 쪄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중국어 나오면 괄호로 필터링하기로 할게 ㅠuㅠ 옮겨적기가 여간 쉬운게 아니어서. 아무튼 TMI라면.. 우찌는 선배랑 반대로 요리치라서 중화요리 배달주문이나 레토르트 같은 걸로 거의 끼니를 떼울 것 같아. 그래서 선배가 이게 요리냐!! 혹평 날릴때마다 당황해서 한번씩 흘끔흘끔 쳐다보지 않았을까? 자긴 맛있게 먹고 있는데 옆에서 화내니까.. ( ´ω`) 아마 서로 친해지게 된 계기도 이런 작은 헤프닝이 사소하게 쌓이면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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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오웬◆ogHERrf7xY (8mC03riM6.) 2020. 11. 8. 오전 12:50:34잔소리꾼.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여지껏 그녀의 열의 가득한 행동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기보다는 제지하고 쓴소리만 해왔으니까. 하지만 누구는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아나, 이게 다 저를 생각해 하는 말인데. 선배는 제 속도 모르고 투덜거리는 후배를 앞에 두고 쓴웃음을 지을밖에 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마저도 가방을 챙긴다며 고개를 돌려 가려버렸지만. 일련의 대화가 서운했는지 입을 비죽 내민 그녀의 얼굴이 뇌리에 남아 가슴을 쓰리게 만들었다.
"… 고집은."
평소 같았다면, 그 안에 든 장비가 얼마짜린데 너 같은 덜렁이한테 맡기냐며 당장 이리 내놓으라 잔소리를 늘어놓았을 텐데, 지금은 그럴 기운조차 남아있질 않았다. 더구나 짐을 덜어 가벼워진 발걸음으로도 앞서가는 그녀를 따라가는 것조차 힘겨울 지경이었으니. 그는 덜 풀어진 미숫가루 같은 감정을 속으로 저으며 잠자코 걸음을 옮겼다.
그가 캠프에 연락하기 위해 위성전화를 꺼내든 것은 발간 노을이 지평선 아래로 꺼져갈 무렵이었다. -
29 ◆ogHERrf7xY (8mC03riM6.) 2020. 11. 8. 오전 12:51:52//쓰다 보니 막레 느낌으로 나왔어..! 이 상황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이야기 나눈 후에 다음 상황으로 굴려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혹시 더 잇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면 수정해올게! 상의 없이 멋대로 끌고 가서 미안해.
배달 음식을 시켰을 때, 선배가 투덜거리긴 하겠지만 그건 우찌에게 화내는 게 아니니까. 그러는 게 옆 사람 불편하게 만드는 건 있지만 적당히 자기 얘기, 자기 편 들어주는 걸 바라고 떠드는 걸 거야. 같이 욕해주면(정말 욕한다는 건 아니구) 기가 살아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하며 음식에 대해 떠들지 않을까 싶네. 후배주 말처럼 그런저런 일들이 쌓이면서 편해지게 되었을 것 같아!
아참. 나 궁금한 거 있어! 우찌는 사측에서 제공한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고 했는데, 선배랑 한 집에서 사는 걸까? 다른 방 쓰면서! 아님 옆집 산다던가~ 그냥 뭔가 되게 궁금했어! -
30 ◆ogHERrf7xY (GvFjogy9Ms) 2020. 11. 8. 오후 4:34:01날이 추워서 그런가, 벌써 겨울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따끈하게 데워진 야채 호빵이랑 우유가 생각나 ´͈ ᵕ `͈
또 궁금한 거 생겼어~ 우찌는 고양이처럼 혀도 까끌까끌할까? 그리고 좋아하진 않겠지만 꼬리를 잡아당긴다면(살짝!) 어떤 반응일지 굼금해! -
31 ◆v4fWjcSOtU (U924rTRxhY) 2020. 11. 9. 오후 12:49:16괜찮아 나도 장면별로 군더더기 없이 끊는 거 좋아해 ❛ν❛ 그럼 느긋하게 이야기 나누면서 천천히 다음 장면 생각해볼까?
첨엔 으악 TuT 입 짧은 선배님이다.. 싶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그런 모습도 느긋하게 이해할 것 같아. 가끔 투덜투덜인 선배 몫까지 호로록 뺏어 먹기도 하고 ꉂꉂ(ᵔᗜᵔ*) 관사는 혼자 사용하고 있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어! 선배주가 생각한 그림이 있다면 여기서 좀더 바꿔도 상관은 없을 것 같아.
혀는 약간 까끌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어. 아이스크림 햝아 먹을때 엄청 편리하겠지? 핫.. 얘기하면서도 엄청 TMI인 것 같다 ❛ัᴗ❛ั 꼬리는 먼지털이처럼 풍성- 오동통해서 아마 잡아당겨도 흠칫 놀라거나 하진 않을거야. 둔하다고 조물조물거리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겠지만.
선배님은 휴일에 외출이 잦은 편이야? 아니면 전형적인 집돌이? 우찌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집순이라 휴일 날에는 달력의 붉은색 뒤에 숨어서 잘 안나오려고 해. 그리고 운동신경 수준이 어느정도인지도 궁금해 ˊᵕˋ 후배의 텐션을 감당 못할 정도라고 얘기해줬는데 같이 필드에 나갈 정도라면 절대로 나쁜 체력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서. -
32 ◆ogHERrf7xY (DpRwsU6tBk) 2020. 11. 9. 오후 7:19:58오늘도 안녕! ' w')/ 혼자 사는 거구나.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 굼금했던 거라 바꾸지 않아도 괜찮아! 까끌이 혀랑 오동통 꼬리.. 완전 고양이잖아..! 완전 귀여워...
선배도 우찌 못지않게 집돌이야! 아예 밖에 나갈 일 없게 휴일 되기 전에 장도 다 봐놓고 술이나 담배도 미리미리 사두고 그래. 운동신경은.. 운동 안 하는 사람이 5, 운동선수가 10이라고 한다면 선배는 7~8쯤? 생각하고 있었어. 밀림이나 오지를 돌아다니기도 하니까 일반인 중에선 체력도 좋은 편이 아닐까 싶어.
우찌의 텐션을 감당 못할 것 같다고 했던 건 체력적인 부분보다는 선배가 상대적으로 텐션이 떨어지는 타입이라 생각해서 그랬어! TMI지만.. 횡단보도 초록불이 깜빡일 때, 뛰면 충분히 건널 수 있지만 정말 긴급 상황이 아니라면 절대 뛰지 않고 다음 신호를 기다린다던가.. 그럴 것 같았거든.
다음 장면이라면~ 난 캠프에 도착해서 브리핑을 듣고 각자 휴식을 취하는 시간 정도가 떠올라. 노지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야영이라니 상상만 해도 찝찝해..! 'n') -
33 ◆v4fWjcSOtU (C8V3yWdqjA) 2020. 11. 10. 오전 10:18:15하이하이!! ᵔᗜᵔ 집에 콕 박혀 있는 쪽으로는 동류였구나. 선배님은 침착텐션에 의젓한 태도라서 만약 수인이었다면 군견 느낌의 대형견? 이었을 것 같아. ( ´ω`) 옆에서 냥펀치 성가시게 날려대도 얘 뭐하니.. 되게 하찮은 눈으로 쳐다볼 것 같고. 그리고 선배님은 후배랑 다르게 자기관리도 철저할 것 같은 느낌? 집에 가면 고가의 운동기구들이 반듯이 세팅되어 있을 것 같아. 그럼 다음 상황은 식사 중일때로 해볼까 아니면 식사 후로 잡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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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ogHERrf7xY (yDaHN6gRLQ) 2020. 11. 10. 오전 11:16:57늦은 아침~ 'w' 선배가 수인이었다면 은퇴 군견 느낌의 셰퍼드였을 것 같아. 자기관리가 철저하지는 않지만 꾸준히는 하고 있는 편이야. 후배주가 짐작한 대로 홈 트레이닝 위주! 기구들이 그렇게 고가는 아니겠지만~
식사 중이라면 야외에서 모닥불 피우고 보존식 등을 먹고 있을까? 식사 후라면 어디 조용한 데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것 같아. 후배주가 끌리는 상황이 있다면 말해줘. 이번에는 내가 선레 써올게 :3 -
35 ◆v4fWjcSOtU (bXELeS5Mzk) 2020. 11. 10. 오후 2:50:02모닥불 앞에서 간편식 까먹는 것도 낭만적이다. ˊᵕˋ 글램핑 시설 느낌 나는 베이스캠프는 어때? 완전 오지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국립공원 내에 어느정도 시설이 갖춰져 있을 것 같았거든. 저녁은 바비큐와 맥주로! ٩(๑˃́ꇴ˂̀๑)و 지각생들은 막 식사 시작할 무렵에 도착했을 것 같아. 처음엔 식사에 늦어서 조금 정신 없을 것 같고 대충 식사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때쯤으로 시작하는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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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ogHERrf7xY (FbaP//15fg) 2020. 11. 10. 오후 4:45:24우와..! 글램핑 느낌 정말 좋다 ' w'!! 그런 생각은 못 했는데. 난 국립공원이래도 막연하게 아무런 시설 없는 자연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럼 캠프는 거점이나 산장(별장?) 느낌이겠네~ 바비큐에 맥주도 넘 좋구!! 제시해 준 상황도 좋아 보여. 후배주는 이번 일정에 함께하는 인원이 몇 명 정도라고 생각해? 우찌와 선배를 포함해서 10명 남짓? 아님 그 이상? 알아두면 분위기를 떠올리는 데에 좋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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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v4fWjcSOtU (x0X78rfgns) 2020. 11. 10. 오후 5:31:5710명 남짓 정도가 좋을 것 같아. 선레는 천천히 이어줘도 괜찮아!!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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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ogHERrf7xY (iY9sGapqwc) 2020. 11. 11. 오후 10:36:14어제오늘 너무 바빴어 ' n').. 천천히 이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그래도 미안해. 후배주, 오늘 하루 무탈하게 지냈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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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v4fWjcSOtU (W4HdvMTXMk) 2020. 11. 12. 오후 12:09:35괜찮아~!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으니까 여유 될 때 이어줘! ʻ̑ ˙̫ 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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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오웬◆ogHERrf7xY (iEATZ1M6bI) 2020. 11. 12. 오후 10:56:25두 사람이 캠프에 도착한 것은 해 저물 무렵이었다. 도시에서와는 달리 탁 트인 지평선 끝에 걸린 해는 빠끔 내민 고개마저 수줍은 듯 금세 모습을 감춰버린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하늘의 색이 변해가는 것이 선명해, 이제야 마주하는 안도감에 긴장이 풀려 잊었던 피로가 몰려온다.
이미 정비를 마친 팀원들은 식사 준비가 한창이다. 석쇠를 달구는 화로의 발간 불빛과 숯내, 그리고 수프가 끓는 구수한 냄새가 지각생들을 마중한다. 험궂은 일정으로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자 오늘도 무탈히 지나갔다는 자축으로 달뜬 분위기는 그렇게 무르익고 있었다.
그런 자리에서 이목을 끌고 싶지 않았던 선배는 여태 제 것까지 짐을 지고 온 후배에게 식사 준비를 하라는 말만 남기고서 석연찮은 표정으로 지휘부 텐트로 향했다.
그가 몇 장의 문서와 두 사람 몫의 음식을 들고 후배가 있는 테이블 앞에 선 것은 그로부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만약 다가오는 그를 눈여겨보았다면 어정쩡한 걸음걸이로 한쪽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았을 수도 있겠다. 눈썰미가 있는 편이라면 그것이 보란 듯이 의도적인 행동이라는 것 또한.
"고생했다."
그는 테이블에 놓인 맥주 두 병을 따, 한 병을 후배에게 내밀었다. 썩 밝아 보이는 표정은 아니었지만 무언가 곤란하거나 심기가 불편해 보이지는 않는다. -
42 ◆ogHERrf7xY (iEATZ1M6bI) 2020. 11. 12. 오후 11:04:45선레 쪄왔어 ' w') 많이 늦었지..? 기다리게 한 만큼 퀄리티가 좋진 못하네.. 그래도 예쁘게 봐줬음 좋겠다! 그리고 항상 고마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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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우치링◆v4fWjcSOtU (Zk6hdH3jSQ) 2020. 11. 14. 오후 9:21:05엇나간 길을 뚫고 개활지에 다다라서야 지각생을 마중 나온 지프차를 만날 수 있었다.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달려오는 동료들이 반가웠는지 여기 있다고.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통통한 꼬리도 기분에 맞춰 살랑살랑 흔들린다. 차에 올라 돌아가는 길에도 지치지 않는지 혼자만 신나게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깨방정을 떠는 모습에 팀원들도 처음엔 질색을 했지만 이제는 사이가 많이 가까워진듯 밝은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오간다. 그러다 지쳤는지 어느새 차창 옆에 머리를 기댄채 새근새근 잠에 빠져버렸다. 창밖으로는 석양이 아슬하게 걸린 하늘이 펼쳐진다. 노랗게 물든 들판 사이로는 한무리의 들소떼가 어딘가를 향해 바쁘게도 달려간다. 소떼의 묵직한 발걸음 소리에 접혀있던 귀가 파르르 반응한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해가 지평선 너머로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베이스캠프에 간신히 도착했다. 엔진소리가 멎고 자길 깨우는 목소리에 부스스한 눈으로 웅크린 몸을 펼친다. 입이 크게 긴 하품을 할때면 숨겨져 있던 뾰족한 이빨이 흘긋 나타난다. 맹한 얼굴로 차에서 내리기 무섭게 코를 꿰뚫어오는 고기 냄새에 눈이 번쩍 트인다. 조금만 늦었어도 저녁 시간에 못 맞출 뻔했다. 선배는 표정 없는 얼굴로 먼저 가라는 말만 남긴채 자기만 덩그러니 내버려두고 사라져버렸다. 너무 갑작스럽게 가버려서 처음에는 눈만 깜빡이다가 곧 뾰족한 눈매가 되어선 못마땅한 표정이 되어 입을 비쭉인다. 또 혼자 독박 쓰려고! 거짓말 하려고! 사실대로 말하면 둘 다 엄청 혼날테니까 또 대충 둘러대려고 하는 거. 다 알고 있다.
아무튼 엉망이 된 꼴을 대충 정리하고 빈 자리에 앉아 테이블 위에 놓인 과자를 야금야금 먹고 있을때쯤일까, 어디론가 사라졌던 선배가 양손 가득 먹을 것을 들고 나타났다. 오늘은 무슨 변명을 했길래 다리까지 저는 시늉을 하는걸까. 김이 서릴만큼 시원한 병맥주를 건네왔지만 어쩐지 치링의 표정은 굉장히 뚱해있다.
“써머씨도 고생했어.. 라고 얘기하고 싶은데 나 그전에 물어볼 거 있어요. 혼자 가서 뭐라고 했어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덤덤한 목소리에 색약 안경을 벗어 가디건 앞소매에 꽃아 놓는다. 먹음직스럽게 익은 바비큐를 눈앞에 두고 째릿 날카로운 눈동자로 선배를 추궁한다. -
44 ◆v4fWjcSOtU (Zk6hdH3jSQ) 2020. 11. 14. 오후 9:21:32일대일 스레인만큼 항상 여유롭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런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 ᵕ `͈ 요즘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는데 연말까지 감기 조심해 선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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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오웬◆ogHERrf7xY (t4pYFuQ4/I) 2020. 11. 16. 오후 10:48:12치링의 부루퉁한 표정이 참 볼만했다. 가끔은 덤벙거리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곤란한 일이 벌어질 때도 있지만 업무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난, 천진하지만 속 깊은 햇병아리 후배. 이럴 땐 또 눈치가 빠르다니까.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자리에 앉은 선배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서 손가락으로 눈 밑을 긁적이며 운을 뗐다.
"뭐라고 했긴..."
조금 전, 오웬은 복귀와 업무 보고를 위해 지휘부 텐트로 향했었다. 복귀가 늦는다 미리 연락을 취했었기에 얼굴을 비추자마자 폭탄 같은 잔소리가 날아들 것이라곤 그도 예상하지 못했다. 후배 관리 똑바로 안 하냐는 말부터 온갖 쓴소리를 잠자코 들어야만 했다. 이번 일정의 지휘자가 평소 그와 사이가 좋지 않던 사람이라 더 그랬다.
복귀가 늦은 것에 대한 변명거리는 미리 머릿속으로 몇 가지 생각해 두었지만 말할 틈조차 주지 않고 쏘아대는 상사에게 그는 결국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발을 헛디뎌서 발목을 접질렸다고. 다른 팀원에게 피해가 갈까 봐서 어떻게든 저희끼리 복귀하려 했다고. 어차피 오늘 일정은 거기까지 아니었냐고.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우르르 쏟아내었다. 자신을 꾸중하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후배에 대한 쓴소리가 그 상사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복귀가 늦는 이유에 대해선 묻지도 않았으면서.
아무튼, 선배는 그런 이야기를 "발목 삐었다고 했어."라는 한마디로 요약해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다리를 저는 시늉까지 했던 건 지켜보겠다는 상사 보라고 그런 것도 있지만 성질이 나서 바닥에 굴러다니는 조금 큰 돌멩이를 힘껏 차버려 발끝이 얼얼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선배는 됐지? 하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맺고는 바비큐가 담긴 접시를 후배 쪽으로 약간 밀어놓는다.
"고기 식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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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ogHERrf7xY (t4pYFuQ4/I) 2020. 11. 16. 오후 10:49:09답레 쪄왔어 ' w')/ 연말이 다가와서 그런가 일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후배주도 항상 따뜻하고 건강하게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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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v4fWjcSOtU (iVkg9cXpZc) 2020. 11. 22. 오후 11:14:33얼마만의 갱신이지? 거의 일주일만인것 같아. 아무 기별 없이 갱신 늦어서 미안해 TuT 기말고사도 머지 않았고 어학자격증 시험때문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네. TMI 덧붙이자면 오늘도 시험 보고 와서 바로 독서실로 직행했거든. 주말에는 반드시 답레 가져오겠다고 결심했는데 이번주를 거의 통째로 날려버리고 말았네. 😭 여유가 생기는대로 바로 레스 남길테니까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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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ogHERrf7xY (1Ie5k.K7JM) 2020. 11. 23. 오전 11:04:52기말고사에 자격증 시험 준비까지 정말 바쁘겠다. 미리 알았다면 응원이라도 한마디 해줬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워. 어제 시험은 잘 보고 온 걸까? 열심히 공부한 만큼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믿어! 앞으로 남은 시험도 후회 남지 않게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성적 거둘 수 있길 바랄게. 일주일에 한두 번 가볍게 안부만 남겨줘도 좋으니까 지금은 어장이나 답레는 잠시 미뤄두고 공부에 집중해도 괜찮아. 나 어디 안 가고 얌전히 기다릴게. 공부 잘 하고있다, 시험 잘 봤다 하는 소식들 기다리고 있을게! 날도 바짝 추워지는데 항상 옷 따뜻하게 입고 끼니도 든든히 잘 챙겨. 항상 좋아하고 응원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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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우치링◆v4fWjcSOtU (E/CEMWPMHc) 2020. 11. 25. 오전 12:11:01바보같았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어도 눈에 보일만큼 답답해서. 시원치 않은 대답에 불만스러운 시선은 쉬이 거두어지지 않았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자세히 알진 못했지만 적어도 자기가 알고 있는 선배는 대처가 유연하지 못했으니까. 상관하고 엄청 부딪쳤을게 분명했다. 티를 내지 않는다고 해도 사소한 눈짓이라든지 가공된 것처럼 무덤덤한 목소리가 오히려 내막을 알기 쉽게 만들었다. 치링은 그런 선배의 모습이 썩 내키지 않아 입을 비쭉 내밀었다.
“하나도 안 고마워! 하나도 안 멋있어요!”
그러다 입가에서만 맴돌던 말이 결국 밖으로 튀어나와버렸다. 뱃속에서는 정신없이 꼬르르 소리가 울리지만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기와 차가운 맥주도 외면한채 눈에서 레이저를 쏘아댔다.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 같았다. 태연한척 하는 저 얼굴을 꼬집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한동안 빤히 쳐다보다가 끓어오르는 속을 달래려 맥주를 꼴깍꼴깍 들이켰다.
“캬아- 흐.. 다음에는 그런 거짓보고는 하지 말아요. 써머씨, 내 보모 아니에요.”
한참동안 야단을 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즐거운 시간을 깨고싶지 않았다. 오는 길에도, 베이스 캠프에 도착해서까지도 갖은 고생을 해야만 했던 선배를 다그치고 싶지도 않았고. 그래서 괜히 꼬리만 정신사납게 흔들어대면서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심술 가득한 표정도 점차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며 청승맞게 풀려버렸고 테이블에 빈 맥주병이 늘어날수록 신이 나서 혼자 ‘간뻬이!’ ‘간뻬이!’를 외쳐대기만 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 기분좋게 취기가 올랐는지 선배의 접시에 담긴 음식을 쏘옥 빼앗아먹기도 하고 느긋한 표정으로 골골거리는 소리를 낸다. -
50 ◆v4fWjcSOtU (E/CEMWPMHc) 2020. 11. 25. 오전 12:11:18이해해줘서 고마워 선배주 ᵘ ᵕ ᵘ 학생 주제에 연말에 스케줄이 빵빵해져서 곤란하게 만들어버린것 같아서 미안해 ㅠㅠㅠㅠ 밸런스 깨지지 않을 선에서 한번씩 들를테니까 우리 느긋하게 돌려보자!!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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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ogHERrf7xY (AlBnFxcUmc) 2020. 11. 27. 오후 6:53:31유아적인 언사와 입이 댓 발 나온 얼굴은 평소에도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는 치링을 더욱 어린애로 생각게 하는 데에 한몫했다. 겉보기엔 그래도 알맹이는 과년한 처자인데, 모르겠거니 하고 뒤에서 감싸고돌았던 것들이 딴에는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다. 그랬던 것을 그녀가 눈치채지 못했으리란 보장도 없을뿐더러 그녀의 말대로 보모도 아닌데 과잉보호를 하려 들었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었다. 그녀가 언짢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지만, 일련의 행동들의 이유와 명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었다.
치링의 말에는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었고, 입속에는 '다들 내가 네 보모인 줄 알고 있을걸?'이나 '조금 더 어른스럽게 행동하던가'처럼 하나같이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는, 마음에도 없는 말들만 한가득 웅얼거리고 있어서 입을 꾹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것도 잠시, 맥주를 마시고 고기를 씹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누그러졌는지 치링은 풀어진 표정으로 연신 건배를 외쳐댄다. 그런 후배와 잔을 맞춰주기도 하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기도 하며 느긋한 마음으로 안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게 다 어디로 들어가냐. 쉬엄쉬엄 마셔."
맥주가 두어 병 들어가니 슬 취기가 오르기도 했고 점점 쌓여가는 빈 병에 나중이 우려되지 않았던 것도 아니라 시답잖게 농을 던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릎 쪽의 건빵 주머니를 주섬주섬 뒤적이는 것이 영락없이 담배를 찾는 모습이다. 아무리 생각이 무딘 그라고 해도 후배에게 태연히 담배를 권하기엔 영 마음이 불편했던지라 치링을 돌아보며 슬쩍 눈짓만 보낼 뿐이다.
치링이 따라오건 따라오지 않건 선배는 빈 의자 하나를 끌고서 테이블에서 몇 발짝 떨어지지 않은 한가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궐련에 불을 붙인다.
// 곤란할 것 전혀 없으니 마음 쓰지 않았으면 해. 나도 항상 기다리게 하는 쪽인걸. 시험도 좋은 결과 있길 바라고, 연말에 즐거운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어.
응. 느긋하고 편안하게 돌려보자!! ' w')/ -
52 ◆ogHERrf7xY (chvTNK6iQc) 2020. 12. 6. 오후 3:21:28새해부터 새로운 계획이 생겨서 아무래도 이야기를 더 못 이어갈 것 같아. 나한테는 참 중요한 일이지만 후배주에겐 미안한 이야기네. 만난 시간은 짧았지만 정말 즐거웠고 고마웠다 말하고 싶어. 앞으로 하는 일이 모두 잘 풀리기를 소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