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3372> [1:1/BL] My bitterish home (88)
로이드주 ◆scLi7m8TXA
2020. 10. 28. 오후 7:02:40 - 2020. 12. 27. 오전 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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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로이드주 ◆scLi7m8TXA (/pcRadjiNI) 2020. 10. 28. 오후 7:02:40현명한 사랑은 아니었지만 진정한 사랑을 했었다
- 셰익스피어, 오셀로
>>1 로이드 시트
>>2 에반 시트 -
1 로이드주 ◆scLi7m8TXA (/pcRadjiNI) 2020. 10. 28. 오후 7:03:46"자기야. 정말 아저씨랑 싸울 거야? 마음이 좀 많이 아픈데."
이름: 로이드 하디 Lloyd Hardy
빌런 네임: Puppeteer
나이: 32
외형:
(픽크루 출처: Picrewの「DECO男子メーカー」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O9V0iv6fvs / 금전적 이용을 요구하는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사용 가능.)
"걔 말하는 거 맞지? 처음에 32살이라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 지 몰라."
빌런 협회에서 처음 가면 벗은 모습으로 마주했을 때 제일 놀란 게 뭔지 알아? 하던거랑 다르게 순하게 생긴거에 동안이야. 난 20대 중반정도 됐겠거니 싶었거든? 그런데 30대 초반이래. 눈에 띄는 주름도 없고 어떻게 관리를 했대? 아무리 봐도 곱게 늙을 상이야. 둥근 안경 때문에 더 어려 보이는 건가?
그렇다고 뭐, 특출나게 쟤 연예인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잘생겼다거나, 예쁘다거나 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못난 것도 아니지. 학창 시절에 그런 애들 있었잖아. 일단 평범한데 모난 점이 없어서 어디 봐도 인물 괜찮고. 그래서 무리에서 좀 더 눈에 밟히는 애. 걔는 좀 여우상이라 야시시하게 생겼다 해야 하나, 아무튼 그래서 좀 눈에 더 밟혔던 것 같다. 그래도 그거 빼곤 특출나진 않아서인지 애가 좀 어디에나 녹아들기 쉽겠더라고.
머리카락은 조금 곱슬졌어. 반곱슬인가? 맞을걸? 뒤로 반 묶음 할 정도로 조금 길렀고…. 그래도 목은 안 넘었던 걸로 기억해. 색은 붉은 기 조금 있는 갈색. 이목구비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아, 사진 있다. 잠시만, 여기. 일단 코도 못난 편은 아니고, 입술도 보들보들하게 생겼어. 이제 보니까 꽤 귀여운 얼굴이네. 아, 그리고 눈. 아까 내가 여우상이라고 했잖아. 그게 아마 웃는 모습 때문인 것 같다. 눈동자가 정말 파랗거든? 안경에 가려져서 그렇지 눈 밑에 점도 있을걸? 속눈썹도 살짝 길어선 웃으면 진짜 장난 없더라.
키? 일단 평균이었을 걸? 175인가? 항상 신체검사 있는 날엔 째서 그런가, 키도 안 재고 그래서 나도 자세히는 몰라. 눈대중으로 봤을 때 175인 애랑 비슷하니까 그런 거로 치자. 몸무게도 아마 평균보단 덜 나갈걸.
걔 옷? 젊게 입는다고 해야 하나, 정장 말고 다른 게 어울려서 그렇게 입고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성격이랑 다르게 사람처럼 입으니까 다행이지. 어? 그거 말고 다른 것도 있다고? 아~ 반지. 걔 아직도 약지에 반지 끼고 다니더라? 이혼했다며. 그런데 왜 아직도 끼고 다니는지는 난 모르지.
(* 몸 곳곳에 남은 작은 흉터. 그 중에서도 매끈한 배와 등에 깊게 새겨진 자상과 왼쪽 팔을 훑어간 깊은 흉터가 유독 눈에 밟혔다. 모두 빌런 생활을 통해 생겨났으리라.)
성격: "태연하게 돌았다니까, 그 미친놈."
진짜 궁금하다. 뭐가 좋아서 결혼까지 했을까. 아니, 일단 아무것도 모르거나 남을 포용하는 능력이 아주 높으면 결혼할 법도 하겠다. 나도 걔 처음 봤을 땐 저렇게 모범적인 시민이 어떻게 빌런 협회의 한 자리를 꿰차나 싶었거든. 왜, 있잖아. 꼭 여자 무리에 남자 하나 끼어있는데 그 남자도 여자 못지 않은 케이스. 남의 이야기에 공감 잘 하고, 대화도 잘 하고, 텐션도 잘 띄워서 분위기 메이커에다 애교도 많고 자칭 앙큼발랄 그런거. 걔 빌런 아니라도 평범한 무리에 끼어서 잘 살았을 걸? 뭐, 태연하게 무단횡단을 하는 건 사람의 양심이라 치자.
그런데 잘 웃다가 갑자기 그 상태로 누구 하나 보내버리면 그때부터 지옥이거든. 태연하게 돌았어. 저번에 그, 신참 히어로랑 붙었을 때 봤어? 갑자기 도심지에서 깽판치다 갓 내린 커피 사오더니 히어로가 달려드니까 얼굴에 끼얹던 거. 그런데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난 몰라~ 하면서 앙탈 부리는데 누가 식겁을 안해. 결혼 해준 당사자도 진짜 강심장이다.
"자칭타칭 요망앙큼한 전남편이 걱정이라도 되는 거야? 왜 이렇게 쫓아다녀, 자기야. 오늘은 사고 안 칠게. 응?"
능력: 염사(*우리가 아는 그 염사가 아닌 念絲이다.)
손가락 끝에서 실을 만들어내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 이것으로 물건이나 생명체를 끌어오거나, 건물을 타고 다니거나, 조종할 수 있으며, 포박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활용도를 자랑한다. 피를 매개로 이용해 강도를 높여 무기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때 실의 색은 붉은 색으로 변한다. 덕분에 격렬한 전투 이후엔 빈혈증세로 골골대곤 한다. 점성이 있는지라 지나간 자리엔 미세한 흔적이 남는 편.
기타:
1. "이럴거면 우리 차라리 이혼해요. 이유는 자기가 더 잘 알잖아?"
히어로인 남편이 있었다.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다른 빌런의 만류에도 결혼까지 했다. 결혼 이후엔 성도 바꾸고, 다정하게 사랑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규모의 사건이 일어나자 남편은 사건의 주동자로 자신을 의심했고, 그런 남편을 견디지 못하고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
1. "자기, 또 나 잡으러 온거야? 이잉, 봐주라."
애교많고 살가운 성격의 또라이. 언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위험한 빌런. 세기의 로맨스를 찍었던 그는 이혼 이후 심술을 부리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활동 빈도가 높아졌는데, 사소한 범죄에도 가담하고, 크게 한 방 터뜨려 히어로 여럿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만나는 전 남편에게 봐달라며 남이 보면 기겁할 애교를 아무렇지도 않게 떨었다. 자칭 요망하고 잔망스러운 자신을 풀어주지 않을 리 없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2. "당신도 참 잔인해."
어떻게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그렇지만 그만큼 당신이 밉다. 언제부터 사랑과 증오가 공존했는지 모르겠어. 당신에게 지금까지 꺼내지 못한 그 말.
그거 알아? 내가 의심 당해도 상관 없어. 내가 제일 견디기 힘들었던 건, 당신이 날 사랑하는지 의구심이 들던 순간이었어. 자기, 날 사랑하긴 해?
꽁꽁 봉인된 말은 아집이 되어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3. "알아요, 나도 정상 아닌 거."
12년차 빌런. 20살, 그가 세상에 발을 딛었을 땐 그저 세상에 불만을 가지고 무작정 뛰쳐든 어린 빌런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바닥에서 무탈하게 10년 이상 굴러먹었다는 건 무시할 수 없다. 빌런 협회에서도 그를 흔히 말하는 '베테랑'으로 취급한다. 수년간 다져진 노련한 전투 센스도 그렇고, 단순하지만 그만큼 무시무시한 능력도 그렇고. 빌런 활동을 할 때는 새하얀 가면을 쓴다. 12년간 깨지고 부서져도 한 번도 디자인이 바뀌지 않은 가면. 단순한 스마일 가면이라 구하기도 쉬운 축에 속한다. :)
4. "아저씨는 이렇게 보여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거든."
빌런 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평범한 생활을 안위한다. 정확히는 이혼하고 따로 얻은 집이나 카페 구석에서 하루종일 노트북이나 두들기는 행동이지만.
좋게 말하면 범죄 스릴러 책을 출간하는 작가고, 나쁘게 말하면 자기 생활을 적당히 바꿔 소설로 집필하고 있다. 경험담인지라 생생한 묘사와 범죄자의 심리 묘사로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글쎄? 그렇게 자주 새 책을 발간하는 건 아니다.
5. "아저씨 싫어요?"
이혼은 했지만 지금도 마음은 남아있다. 본인이 아집이 있어서 굳이 사랑한다고 꺼내지 않는 것 뿐이지. 애증. -
2 에반주 ◆tAlRl.nnlg (sxIjZ5vMbg) 2020. 10. 28. 오후 7:05:05이름 : 에반
히어로명 : Storm
나이 : 26
외형 : https://picrew.me/share?cd=AzpHegXgat
날카로운 눈과 짙은 검정색 눈썹은 그의 심지가 굳건한지 보여주는 듯 했다. 그의 눈은 늘 빛을 잃지 않았고, 또렷한 갈색빛을 띄고 있었다. 높은 콧대와 갸름한 턱선은 얼핏 그를 판단하는데 있어, 히어로 같은 일을 할 것 같지 않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의 입술은 붉은 빛을 띄고 있었고, 새하얀 피부와 어우러져 마치 그가 소설 속의 뱀파이어 같은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머리는 늘 깔끔하게 포마드를 이용해, 깔끔함을 유지하고 있었고, 그의 피부도 잘 가꾸고 있는지 흐트러짐 하나 보이지 않았다.
키는 186cm 가량의 장신이었고, 그의 몸은 타고난 육체에, 그의 노력이 더해져 그 누가 보더라도 완벽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너무 우락부락 하지도 않았고, 호리호리한 체형도 아닌, 금방 모델을 시켜도 괜찮을 것처럼 핏이 좋았다. 현장에 나가지 않을 때에는 늘 깔끔한 검정색 정장과 흰 와이셔츠, 검은 구두를 깔끔하게 차려입는 것을 선호했다. 이것은 아무래도 깔끔함을 추구하는 그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되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노력이기도 했다.
성격 :
공과 사를 구분하려 하는 현실적인 히어로. 사랑은 사랑, 일은 일대로 해결하자는 것이 그의 모토였고, 그것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 것은 그의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격 때문일 것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격 탓에 차가워보이고 냉정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 자신이 아끼는 것에 대한 온화함도 종종 보여주곤 한다.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되도록이면 자기 자신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깔끔함을 유지하려 한다. 의외로 열정적일 때는 활활 타오르는 불과 같아서, 예를 들면 사랑을 하고 있을 때라던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열정적인 면을 보이기도 한다.
능력 : 화염
그의 화염은 업화와 같았다. 모든 것을 금방이라도 순식간에 집어삼켜 태워버릴만큼 강렬하고 뜨거웠지만, 그의 화염은 절제된, 잘 벼려진 칼날과도 같아서 불필요한 것은 태우지 않고, 그가 바라는 만큼, 그가 원하는 만큼만 불태웠다. 불을 다루는 이들은 종종 있었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도 불을 잘 다뤘고, 그로서 그 존재들 마저도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게 만들었다.
기타 :
1. " 솔직하게 말해. 그러면 받아들일게."
빌런인 배우자가 있었지만,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하지만 그의 성격과 그가 서있는 위치에서, 그가 내릴 수 밖에 없는 결정과 표현은 정해져 있었고, 단란했던 가정이 깨져버린 이후에도 그것은 변함 없었다. 그것이 에반이라는 사람이었으니까.
2. " 오늘도 너인가? 이젠 질릴 때도 된 것 같은데"
이혼 직후에 부쩍 활동 빈도가 늘어난 로이드를 만날 때면 그는 그저 눈을 감았다 뜨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제는 그만 좀 하라는 듯. 얌전히 자신에게 잡혀서 이 모든 일을 끝내라는 것처럼 언제나 나지막히 말을 건냈다. 그는 언제라도 로이드를 잡아서 이 모든 일을 멈추게 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3. " 수십년에 한번 나올지 모를 엘리트 히어로 "
그의 정의감과 능력은 히어로 협회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눈부셨다. 고등학교를 다닐 무렵인 18살에 데뷔해서, 수없이 현장을 누빈 베테랑들과도 뒤쳐지지 않고 활약한 그는 자연스레 눈에 띄기 시작했고, 그는 데뷔할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를 대하는 시선과 대우가 달라졌음에도 그런 것은 신경쓸게 아니라는 것처럼.
4. " 지금이라도 돌아오면 받아주지. "
이혼을 했다고 잊은 것은 아니었다. 아직도 그의 마음에는 꺼지지 않은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이것이 그를 로이드가 나타난 현장으로 걸음을 옮기게 만들고 있다. -
3 로이드주 ◆scLi7m8TXA (pMZzaS72kg) 2020. 10. 28. 오후 7:06:53정식으로 인사할게. 에반주 안녕! 앞으로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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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에반주 ◆tAlRl.nnlg (0D3BQARB6Q) 2020. 10. 28. 오후 7:14:19로이드주도 안녕~ 나도 잘 부탁해. 나도 이래저래 바빠서 자주 빠르게 오진 못하더라도 잘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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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로이드주 ◆scLi7m8TXA (eEeR61/7Io) 2020. 10. 28. 오후 7:15:49걱정 마! 나도 바쁘다보니 자주 오진 못하니까 서로 느긋하게 돌리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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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에반주 ◆tAlRl.nnlg (7rq52rpg8U) 2020. 10. 28. 오후 7:22:56좋아좋아, 느긋하게 느긋하게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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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로이드주 ◆scLi7m8TXA (1dsq1wLtmI) 2020. 10. 28. 오후 7:54:11그러고 보니 두루뭉실하게 세계관을 만들어두는게 일상 돌릴 때 편할까 싶다. 뭐 도시 분위기나 그런것 정도만. 나중엔 즉석? 으로 만드는게 더 낫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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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로이드주 ◆scLi7m8TXA (rDzrsQFf02) 2020. 10. 29. 오전 10:33:24에반주 좋은 아침이야! 갱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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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에반주 ◆tAlRl.nnlg (NOJPdlZf1A) 2020. 10. 29. 오후 4:17:07로이드주도 좋은 하루 보내. 아마 오늘은 저녁에나 밤에 올 것 같은데 어찌될지는 모르겠네. 그때 또 여러가지로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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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로이드주 ◆scLi7m8TXA (96AN1grQZ6) 2020. 10. 29. 오후 6:00:11리갱할게. 많이 바쁘구나? 괜찮아~ 기다릴게. 날이 추우니까 따뜻하게 돌아오길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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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에반주 ◆tAlRl.nnlg (xLflWmtbYU) 2020. 10. 29. 오후 8:58:56갱신할게. 세계관 이야기를 해봐야 하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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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로이드주 ◆scLi7m8TXA (66rStGFyWQ) 2020. 10. 29. 오후 10:30:08좋은 저녁. 세계관은 간단하게 이능력이나 히*빌 협회 정도로 해둘까 싶어. 나머지는 천천히 써가면서 만들면 되니까. 에반주는 어떻게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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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에반주 ◆tAlRl.nnlg (/T5oohJEqk) 2020. 10. 30. 오후 5:37:40>>12 나도 그게 좋을 것 같아.아마 세계관 구체적으로 짜기 시작하려면 시작하는 것도 오래 걸리고 힘들 것 같고, 아무래도 에반이랑 제이드의 이야기가 중심이니까. 첫 일상은 어떤 식으로 해보면 좋을 것 같아? 매번 답이 늦어서 미안해. 이번주가 월말이라 그런가 특히나 더 바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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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로이드주 ◆scLi7m8TXA (MifdC.bcDU) 2020. 10. 30. 오후 6:06:58>>13 아무래도 그렇지. 늘어지는 건 서로서로 지칠 것 같아. 첫 일상은
나야말로 늦어서 미안. 에반주가 월말이라 바쁜데 오히려 시간을 내주는 것 같아서 ㄴ -
15 로이드주 ◆scLi7m8TXA (MifdC.bcDU) 2020. 10. 30. 오후 6:09:54으악, 갑자기 전화 와서 잘렸다. 첫 일상은 이혼 이후로 2주정도 지나서 로이드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거나 아니면 활동을 여러번 한 이후 또 마주치는걸로 하고 싶은데, 에반주는 어때?
그리고 시간 내줘서 너무 고마워. 우리 같이 잘 해보자! 😊 -
16 에반주 ◆tAlRl.nnlg (E5CnZ47Kh6) 2020. 10. 30. 오후 7:24:28>>15 나도 고마워. 나도 해보고 싶은 이야기였으니까. 아무래도 다시 활동을 시작하고난 직후가 좋지 않을까 싶어. 그래야 두사림이 투닥거리기도 할테고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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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로이드주 ◆scLi7m8TXA (9PZ27azjv6) 2020. 10. 30. 오후 8:24:23>>16 활동 직후구나. 그러면 로이드가 잔뜩 심통 아닌 심통이 나서 이것저것 다 건드릴 것 같아. 아무래도 처음부터 크게 터뜨리긴 그렇고 은행 강도짓을 하겠다는 빌런(이것도 어떻게 보면 큰일이지만) 따라가지 않았을까 싶은데..로이드 인성이 이렇게 보니 평범한 사람이랑은 다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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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에반주 ◆tAlRl.nnlg (BTn37xfToM) 2020. 10. 30. 오후 9:45:57>>17 심통 아닌 심통이라니.. 그것도 귀엽다ㅡ. 에반을 보면 어떻게 굴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러면 첫 일상을 그걸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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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로이드주 ◆scLi7m8TXA (ANJNMUTas.) 2020. 10. 30. 오후 9:58:18>>18 좋아! 그러면 언제쯤 돌리는게 좋을까? 설정은 돌리면서 잡담으로 풀면 될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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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에반주 ◆tAlRl.nnlg (4PdAugVaOU) 2020. 10. 30. 오후 10:25:00>>19 혹시 로이드주에게 선레를 부탁해도 괜찮을까? 😁 지금 당장은 내가 쓰지는 못 할 것 같아서... 그래도 로이드주가 느긋하게 써두면 내가 틈틈이 써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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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로이드 (Rodfhwysvk) 2020. 10. 31. 오전 2:56:01알람도 울리지 않는데 눈이 게슴츠레 떠진다. 손을 뻗어 협탁을 더듬어 안경을 집어쓴다. 오전 6시 45분. 늘 그렇듯 알람시계 없이도 기상한다. 오차는 3분 내지 5분 정도. 그와 함께했던 나날 이후 굳어진 습관이다. 침대에서 일어나자 아직 풀지 않은 짐 상자가 몇 보인다. 그 위에 아무렇게나 놓인 리모콘을 들고 티비를 튼다. 원래 이 이후엔 일찍 일어나 먼저 깨어 있거나, 아니면 아직 달콤한 잠에 빠진 그의 뺨에 입을 맞췄으나 지금은 그가 없다. 이혼했기 때문이다. 뉴스는 히어로 협회에서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빌런을 아직도 수색 중이라는 사실을 보도한다. 갑자기 기분이 나빠서 티비를 냅다 꺼버린다.
그와 자신은 저 사건으로 인해 이혼했다.
그는 공과 사가 뚜렷한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인지 자신을 의심했고, 그는 하루가 멀다고 입씨름해야 했다. 아니라고 해도 자신이 다녀갔다는 증거가 있었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그의 의심이 더 커질 때마다 매번 크고 작은 말다툼이 일었고, 그러다 눈물과 감정 폭발로 끝날 때도 드물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먼저 이혼을 요구했다. 사실 아주 조금은 후회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끝난 일이지 않은가.
끝난 게 아닌가. 무언가 말을 뱉을 듯 입술을 우물대다 결국 포기하고 욕실로 들어간다. 일단 씻고 나면 개 같은 기분도 모두 씻겨져 내려가 오늘도 그러려니 하고 살 수 있게 된다. 남편이고 뭐고 이제 알 게 뭔가.
***
그가 씻는 동안 온 메시지는 총 2개였다. 하나는 빌런 협회의 친한 친구가 보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쓸모없는 스팸 메시지다. 수건으로 머리를 대충 털며 스팸 메시지를 재깍 삭제하고 친구의 메시지를 본다.
[시간 있어?]
그의 손가락이 바삐 움직인다.
[넘쳐나.]
시간이 넘쳐난다. 이제 가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남편과 함께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 또 독립하듯 살아간다. 그런 상황을 알면서도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걸 보니 어지간히 급한 일인가보다.
[오늘 자라나는 새싹 빌런의 첫 범죄라는데 서포트해 줄 사람이 없네.]
[원래 키스가 하는 일 아니었어?]
[병가.]
[걔가?]
[히어로랑 싸우다 뼈가 나갔다나 봐.]
[그렇다면야. 그런데 나 비싼 몸인데.]
[은행 터는 건데 알아서 빼가시지 그래?]
맨투맨을 입으며 웃었다. "그건 내 전문이지."
***
오전 11시 28분. 평화로운 도시였다. 적어도 인형사가 은행에 빌런 둘을 대동하고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사람들이 도망친 거리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 은행 속의 인질들은 보통 강도도 아닌 빌런의 등장에 몸을 떤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앉아 하얀 가면을 쓰고 두 빌런을 멀거니 쳐다본다. 좋을 때다. 저렇게 빌런 일을 하면서 치기 어린 웃음을 지었을 때가 언제더라. 일단 지금은 아니다. 속을 아는지 모르는 지 낄낄대며 웃는 모습이 유독 눈에 거슬린다. 아, 지금이라도 죽여버릴까. 손을 뻗어 실을 연결하려던 참이다. 조용하던 도시가 요란한 소음을 몰고 온다. 턱을 괴느라 굽혔던 허리를 편다. 그가 왔구나. 한때 무엇이라도 다 내려놓을 정도로 사랑했던 사람이. 그를 위해 목청껏 외쳐본다.
"좋은 오전! 슬슬 점심 먹을 시간인데, 점심은 먹었어?"
라고.
//선레가 늦어서 미안. 느긋하게 써주길 바라!
로이드는 지금 따로 집을 얻어서 살고 있어. 시트에도 썼던가? 아무튼간에. 히어로 협회에 대해선 터치하기 조심스러운지라 일단 뉴스 파트로만 적게 써봤지만 빌런 협회의 경우엔 단독 활동도 많지만 악당을 꿈꾸고 오거나 능력이 그런 쪽이라 어쩔 수 없이 온 신인들을 돕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싶어. 서로서로 상부상조 하면서 오늘은 네가 도와라, 오늘은 내가 돕겠다 그런 거. 그런데도 내부는 조금 혼란스럽겠네. 서로 암묵적인 서열이 존재하다 보니까. 나머지는 클리셰적이네. 보스(혹은 리더) 간부 협회원 이레귤러 등등. 히어로 협회는 어때? -
22 로이드주 ◆scLi7m8TXA (T87d6fa09c) 2020. 10. 31. 오후 2:07:16주말이야.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가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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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에반주 ◆tAlRl.nnlg (futDJ2ge9.) 2020. 10. 31. 오후 2:18:05째깍거리는 시계소리가 고요한 집안에 울려퍼진다.
정말로 필요한 가구들만 추려져 놓여있는 대리석이 깔린 새하얀 집 안은 시계소리와 이따금 들려오는 자그마한 숨소리만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창가에 쳐진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것처럼 쏟아지는 햇빛은 집 안을 형광등 대신 밝히고 있었다.
이윽고, 일어날 시간을 알리는 듯 강하게 울리는 휴대전화의 진동소리가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진동소리는 커다란 손에 덮여 더이상 새어나오지 못한다. 커다란 손은 익숙한 듯 휴대전화를 움직여 알림을 끈다.
몸에 덮혀있던 이불이 힘없이 흘러내리는 소리와 함께, 곳곳에 흉터가 남아있지만 잘 단련된 강철처럼 단단해보이는 몸이 들어난다. 단 한시도 자기관리를 허술히 한 것 같지 않은 완벽한 몸은 몸이 움직일 때마다 근육의 움직임을 선명히 드러내고 있었다.
" 아침인가. "
얼마전까지만 해도, 진동소리가 아닌 사랑했던 누군가가 깨워줬지만 그것도 이젠 없었다. 아마도, 자신의 실수와 그 사람의 실수가 겹쳐져 헤어져버렸기에 다시 예전처럼 홀로 보내는 시절로 돌아왔던 것이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했던 남자는 이내 망설임 없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미련은 갖지 않는다. 그가 선택했고, 자신이 받아들인 일이니까 지금은 멈춰서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을 그는 너무나도 잘 알았다. 밖에는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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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에 젖은 머리를 익숙하게 드라이하고는 깔끔하게 포마드를 이용해 넘긴다. 어차피 현장에 가면 조금이나마 흐트러질 머리였지만, 그래도 자신의 몸을 깔끔히 하는데에 들이는 노력을 그는 헛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은 히어로, 만인의 영웅. 어린아이들에게는 모범이자 꿈이, 성인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지켜줄 구원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몸가짐과 마음가짐은 언제나 올곧아야 하는 것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그는 너무나도 잘 알았다.
잘 다려진 와이셔츠와 검정색 정장, 그리고 넥타이까지 차려입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거울 앞에선 그는 지난 몇년간 앳된 티가 사라지고 성인이 되어있었지만 그것 외엔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그렇지만 얼마전까진 조금 더 미소 짓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뜬다.
[ OO은행, 빌런 3인조 강도 발생. 출동 바람. ]
옷을 다 갖춰입고 집을 나서려던 그때, 휴대폰이 울리고 익숙한 메세지가 떠오르는 것을 본 그는 망설임 없이 자신이 그곳으로 향하겠다고 알리고는 주차장으로 향한다. 아마도 자신이 간다고 한 이상 다른 히어로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단순한 히어로가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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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사람들과 소란스러운 소음들이 울려퍼지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차를 세운 그는 사건 현장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를 알아본 시민들의 탄성과 환호가 들려오지만 그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은 체 옷매무새를 고치며 나아갈 뿐이었다. 갓 인기를 얻기 시작한 히어로들이나 아니면 자신의 유명세를 즐기기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손도 흔들고, 팬서비스를 해줬겠지만 그에게는 현재 일어난 사건의 제압이 더 우선이었다. 인기는 상관없었다 그저 자신이 해야할 일을 하고자 할 뿐이었으니까.
그렇게 걸어가던 그에게 익숙하고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울려퍼진 것은 금방이었다.
우두커니 멈춰선 그는 이내 익숙한 가면을 쓴 자가 다른 빌런들과 함께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는 사람이었다. 저 가면을 쓰고 있어도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그야 당연했다. 그는 얼마전까지 자신과 함께 잠을 자고, 정을 나누던 사람이었으니까.
" 역시 복귀했나. 하긴 어쩌면 오래 걸린 걸지도. "
무표정한 얼굴에서는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는 듯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온다. 마치 생각 했던 것보다 늦게 나왔다는 것처럼, 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주머니에서 검정색 기능성 장갑을 꺼내서 양손에 끼며 준비를 마친 듯한 그는 목 근처의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 풀며 고개를 들어 자신에게 점심 인사를 건내는 남자에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
" 거기 셋에게 친히 히어로 협회에서 점심을 차려줄 용의는 있다. 다만, 거기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하겠지만. "
무뚝뚝하게 던지는 말과 함께 그의 주변에 화염이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무뚝뚝한 시선은 가면을 쓴 사내가 누구인지는 잘 알지만 봐주거나 할 생각은 없다는 듯 단호하게 보였다. 아마도 공과 사를 구별하는 그의 성격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조금은 손속을 둘지도 모르지만.
" 얌전히 잡히는게 좋을 것 같다. Puppeteer 과 그 아이들. "
마지막 경고를 하듯 읊조린 그는 대답이 들려오는 순간 움직일 생각인 듯 넘실거리는 화염 너머에서 지그시 바라볼 뿐이었다.
// 히어로 협회는 뭐라고 해야할까, 실적으로 인정받는 곳이라고 생각해. 물론 경력도 중요하지만, 실적이 있어야 제대로 대접을 받는다고 해야할까. 그걸로 등급을 매기고, 그냥 빌런의 제압에만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 모델이나 이런저런 엔터테이먼트 같은 분야에도 진출해서 얼굴마담도 하는 히어로도 있고 막 그런거지. 생활 곳곳에 파고들어서 영향력을 끼치려고 하는 편이라고 해야하려나. 그런 것으로 치면 에반은 꽤나 대접을 받고, 그에 걸맞는 능력과 실적도 있는 편이겠네.
아무튼 답레 늦게 줘서 미안하구, 나중에 보자. 좋은 휴일 보내길 바라. 😊 -
24 로이드 - 에반 (NDg2uhiDac) 2020. 10. 31. 오후 4:30:26자라나는 새싹을 짓밟는 것 만큼 나쁜 일이 없다. 하지만 빌런에게 나쁜 일을 하지 말라고 하면 그것만큼 재미없는 일도 없다. 늘 그랬듯 적당히 손 보고 서열을 위해 그랬다고 둘러대면 된다. 손을 뻗었다가 소음에 거둔다. 저 둘은 행운의 여신이 굽어 살폈는지 살아 남았다. 때마침 나타난 히어로 때문이다. 둘은 히어로에게 목숨의 은혜를 입었다는 걸 알지 못한다. 앞으로도 알지 못할 것이다.
"복귀는 한참 전에 했지만 나가기 싫어서 안 나왔을 뿐이네요. 왜? 나 보고 싶었어?"
다시금 허리를 굽혀 턱을 괸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앉아있기 때문에 당신을 올려다 본다. 가면에 가려졌어도 준비하는 몸짓 하나하나를 음미하듯 진득한 시선이다. 한참이 지나고 가면 뒤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오늘도 멋지네."
개인적인 감상이다. 예전엔 자주 봤지만 그때마다 감상평은 여전하다. 그는 멋있다.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을 만큼. 하지만 이젠 느낌이 다르다. 같이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거기서 점심 먹다가 체할 것 같은데."
노련하게 세월을 맞아 저런 모습에도 태연하게 행동하지만 다른 두 빌런은 화염을 목도하고 허둥댄다. 하나는 돈이 든 자루를 사수하려 한다. 다른 하나는 싸울 준비를 한다. 어리숙한 모습에 자연스레 시선이 간다. 아까 눈치 보지 말고 목을 꺾어버릴 걸 그랬다.
"보스는 이딴 애들을 잘도 받았네."
손을 뻗어 하나를 제지한다. 불쌍하게도 행운의 여신이 하나를 내다버렸다.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는 앞으로의 행동에 달렸다. 이내 태연한 모습으로 손을 뒤집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인질 무리를 가리킨다. 손등 때문에 접힌 손가락이 보이지 않지만, 손가락에서 손등까지 연결 된 실은 팽팽하게 빛난다. 빌런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빌런이 말썽을 부려 온 신경을 그곳에 쏟고 있지만, 언제 저 실이 빌런을 내팽개치고 인질을 향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저기 둘은 어리숙한 신참이고, 아저씨는 히어로 협회 알러지가 있어서 거기 못 가는데. 그러니까 한 번만 봐주면 안 돼요, Strom 씨. 응?"
앙큼한 목소리로 장난스럽게 묻는다.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은 없어보인다.
//답레야!
그렇구나. 실적이 있어야 대접을 받는다는 건 빌런의 악명이랑 비례하는 느낌이네. 생활 곳곳에 파고든다니 어쩌고 보면 제일 무섭기도 하다. 길 걷다가 잡지를 하나 샀는데 떡하니 에반이나 다른 애들 사진이 표지로 있을지도 모르잖아. 물론 전자면 로이드가 조용히 반품할 것 같지만.
에반이 능력이랑 실적이 있다니! 시트에서도 어렴풋이 눈치 챘지만 너무 멋지다. 절대 에반해. 무조건 에반해!😭
로이드는 그만큼 악명이 있을 것 같네. 빌런 협회 내부에서도 다른 빌런에게 복지랍시고 쟤는 건드리지 말라고 대우 내지 주의를 줄 것 같아. 복지가 어째 이상한 쪽으로 가는 것 같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5 로이드주 ◆scLi7m8TXA (d3l/s/w6uw) 2020. 10. 31. 오후 4: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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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로이드주 ◆scLi7m8TXA (d3l/s/w6uw) 2020. 10. 31. 오후 4:36:29>>25 Picrewの「B🌸🌸🌸」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9Np7PTVU3Y #Picrew #출처는 여기야. 할로윈이길래 픽크루 파츠가 추가 됐더라고. 로이드는 저렇게 유령옷을 입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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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로이드주 ◆scLi7m8TXA (B3YbKVoqEA) 2020. 11. 1. 오전 1:41:34자기 전에 끌올하고 가. 이제 보니 오타가 있었네. 부끄러워! 😳 그래도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줘! 앞으로는 오타도 없게 더 열심히 써야겠다. 쓰던 레스도 다시 보자!
그리고 좋은 새벽 되길 바라. 잘 자! 😚 -
28 에반주 ◆tAlRl.nnlg (KnnB9.ImVE) 2020. 11. 1. 오전 11:38:34" 원래는 집에서 나가자마자 할 줄 알았으니까. "
턱을 괸 체 자신을 바라보는 당신을 보며 그는 덤덤하게 말한다. 그의 예상보다도 얌전해졌던 것일까, 아니면 정말로 휴식을 갖고 싶었던 것일까. 그로서는 알 수 없었지만, 현장에서 마주친 이상 더이상 할 필요가 없는 고민이라는 것만은 확실해졌으니까.
" 흠... "
그는 늘 칭찬에 인색했다. 멋지다는 감상에 무어라 답을 하지 않은 그는 그저 짧은 소리만을 낼 뿐이었다. 마치, 그런 칭찬을 할거면 왜 집을 나간거지? 라고 묻는 듯한 시선을 당신에게로 던지며 묵묵히 일을 시작할 준비를 하는 그였다. 보는 시선이 참으로 많았다. 너무 지체해서는 히어로의 이미지에 타격이 생긴다. 눈 앞에 있는 이가 자신과 이혼을 한지 얼마 안된 사람이었다고 할지라도 그로서는 더이상의 선택지가 없었다.
" 소화제까지는 무상으로 제공해주지. 히어로 협회의 복지는 꽤나 나쁘지 않다. 빌런에게도 말이지. "
그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을 하며 검정색 장갑을 낀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한다. 오늘의 컨디션은 좋음 상태였으니까, 딱히 제동이 걸릴 이유도 없었다. 솟아나는 화염들을 보며 당황하는 당신 뒤의 두명을 보고는 '역시나' 하는 눈을 한 체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 내가 봐줄 수 있는 건 히어로 협회에 연행된 후, 선처의 보고서를 적어주는 것 뿐이라는거. 너도 알고 있지 않던가? "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 덤덤한 대답을 남긴 그는 지금이라도 능력을 거두고 투항하라는 듯 바라본다. 그 와중에도 불꽃은 서서히 당신과 두 빌런을 감싸는 듯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그의 눈에선 불꽃이 튀어오를 것만 같았다. 그는 현장에서 봐주는 일이 없었다. 다만 그렇다고 과하게 진압하지도 않았다. 모든 것은 빌런이 하기 나름. 그 행동에 따라 처우가 결정된다. 공과 사가 확실한 그 다운 모습이었다.
" 그래서, 투항할건가 아니면 저항할건가. "
이 대답이 중요할 것이라는 걸 보여주듯 그가 솟아오르게 한 불꽃들이 더욱 더 맹렬한 기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집어삼킬 듯 커져버릴 것처럼 넘실대는 불꽃들 가운데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세사람을 바라보는 그는 정말로 '심판자'처럼 보였다. 어쩌면, 높아진 불꽃들이 잠시나마 시민들에게서 당신을 가려주는 것일지도 몰랐지만.
# 로이드 픽크루 귀엽다.. 늦었지만 해피 할로윈이 되었길 바라. 잡지 같은 곳에도 인터뷰라던지 모델로 나올거야, 아마. 히어로 협회의 목적은 사회 전반에 파고들어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는 것도 있으니까 말이야. 물론 에반은 그런 목적에 크게 관심은 없지만, 아무래도 위쪽 사람들은 다르니까 말이지.
유령옷을 입은 로이드.. 아마 둘이 함께 살고 있을 떄라면 퇴근한 에반이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았을 것 같네. 아, 맞다.. 우리 수위는 어느정도로 생각하면 좋을까?
일단 답레 남겨두고 갈게. 매번 늦는 것 같지만 로이드주랑 돌릴게 정말 기대돼. 나중에 보자! -
29 로이드 - 에반 (Onjsj37PUM) 2020. 11. 1. 오후 1:47:22"지금까지는 아저씨가 조금 게을러서."
나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속내는 아무도 모른다. 벌써 짜릿한 느낌이 등골을 몸을 훑는 것 같다. 당신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현장에서 마주한 것도, 빌런 활동을 재개한 것도 오랜만이다. 당신이 어떻게 대할지 기대가 됐다.
"그리고 여전히 딱딱해. 같이 있으면 무안할 것 같아. 힘들겠고."
집을 나간 이유를 말끝에 집어넣는다. 이쪽에서 감정 폭발과 눈물로 끝나던 말싸움이 떠오른다. 상냥하고 따뜻했어도 일과 관련되면 사람이 바뀐다. 처음엔 그 점을 사랑했지만, 화살이 이쪽으로 돌아올 땐 사랑한 만큼이나 아팠다. 그리고 당신은 지금도 나와 딱딱한 대치점을 놓는다. 이 점에 괜히 심통이 났다.
"지금 첫 출근인 애들한테 이직 권유를 하는 거야? 어머, 싫다. 인형사는 악덕 회사로 가기 싫어잉."
같잖은 애교를 부려본다. 앙탈에 가깝지만, 이 상황에 할 말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이런 가벼운 분위기를 유지했고, 결혼 이후에도 다르진 않았다. 오히려 더 매달렸다면 모를까. 그래서인지 지금은 심심한 수준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한두 번이어야지."
그제야 몸을 일으킨다. 자리에서 우뚝 서 손을 뻗자 실에 움직임을 제어 당한 한 빌런이 휙 끌려온다. 타이밍 좋게 불길이 서로를 가둔다.
"자기야. 아저씨는 저항하고 싶어. 그러면 자기랑 더 오래 있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무슨 소리예요, 선배. 이럴 땐..."
관절이 꺾이는 소리와 함께 묶여있던 빌런이 조용해진다. 뒤에 있던 돈 자루를 든 빌런이 작게 숨을 들이켠다. 이 장면을 시민에게 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다른 한 손으로 온전히 빌런이었던 것에 실을 연결한다. 이제 그는 인형사의 인형이다.
"어머, 난 몰라. 자기야… 아저씨 이런 거 너무 오랜만이라 무서워. 조금만 살살 해주라. 응?"
달콤한 목소리가 가면 뒤로 새어 나온다. 하지만 당신에게 선처를 바라는 눈치는 아니다. 늘 그렇듯이.
//그렇구나. 자세한 설정 고마워. 상부는 영향력을 키우길 바라는구나. 빌런 협회는 아무래도 정체를 꽁꽁 숨기는 쪽에 가까울 것 같아. 개중에 얼굴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빌런도 있겠지만 가면을 쓴 쪽이 더 많을 정도로. 그래서 빌런은 사회 어디에서나 녹아들어 있다는 공포심을 키울 것 같아.
내버려 두지 않는다니. 로이드 쪽에서 괜히 소매쪽을 팔락거리면서 은근슬쩍 더 부추길 것 같아. 자칭 앙큼발랄한 빌런이니까.
수위는 17금 정도로 둘까? 히히. 😋
늦어도 괜찮아. 원래부터 느긋하게 돌리길 바라고 있었고. 나야말로 앞으로 에반주랑 돌릴게 정말 기대 돼.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가 되길 바라! -
30 로이드주 ◆scLi7m8TXA (TdFmzMiXFY) 2020. 11. 2. 오전 2:00:36끌올!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가 되길 바라. 월요일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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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에반주 ◆tAlRl.nnlg (lcYXqADjOc) 2020. 11. 2. 오전 10:40:51" ... 딱히 변하지는 않았는데. 처음 만났을 때도, 예전에도, 지금도 나는 그대로야. "
집을 나간 이유를 말하는 듯한 당신을 바라보며 그는 작게 중얼거린다. 그는 정말로 변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한결같이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았다.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그 모습을 유지하는 것 또한 그의 인기를 상승시키는 요인 중 하나였다. 아무리 유명인사가 되고, 엘리트가 되어도 그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변치않는 그 모습이 독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는 변하지 않았다.
" 오히려 첫 출근일 때 마음을 고쳐먹기 좋다는 건 네가 잘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
왜냐하면 넌 나를 만나고도 변하지 않았으니까. 뒷말은 삼킨 체 그는 천천히 앞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너무 내버려두면 시민들이 공포에 빠진다. 히어로는 공포를 막아내는 사람이니까, 더이상 공포가 그들을 좀먹게 내버려둘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작게 숨을 뱉어낸다. 싸우는 것이 망설여지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자신의 권유를 받아들이고 돌아오길 바랬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눈을 감았다 뜬 그의 눈에 망설임이라고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지만.
" .... 너무 아프지 않게는 해주지. 흉터는 보기 안 좋으니까. "
그것은 그의 마지막 배려심일지도 몰랐다. 흉터가 생기지는 않게 해주겠다는 듯 나지막히 말을 뱉어낸 그는 주변의 화염을 맹렬한 불길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농담 따먹기는 여기까지 하겠다는 듯 그는 망설이지 않고 나아가기 시작했고, 불꽃들은 맹렬하게 로이드와 두 빌런들을 덮치려는 듯 달려들기 시작했다.
" 아직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로이드. "
그 말의 의미는 분명 로이드만 알아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 로이드에게 품었던 마음이 무엇인지는 그와 함께 했던, 그와 온기와 살을 섞었던 로이드였다면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는 자신의 본분을 버리지 않고 화염이 세사람을 덮지게 만들었다.
그것은 그가 해야할 일이었으니까. 좀처럼 버릴 수 없는 사명이었으니까.
// 어찌보면 히어로 전부가 그렇게 정의롭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지. 물론 두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한 만큼, 주요한 이야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앙큼발랄한 빌런씨를 밤새 괴롭히는 에반이 떠올라 버렸어. 음, 그러면 수위는 그정도로 해보도록 하자.
답레 남겨두고 갈게. 좋은 하루 되길 바래. 😊 -
32 로이드 - 에반 (vbf2L.3tKo) 2020. 11. 2. 오후 1:52:56당신은 늘 그대로다.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가면을 쓴 고개가 기울어진다. 변화하지 않는 당신이 독이 되었음을 알면서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 그 점에 눈이 예쁘게 떠지질 않는다. 그렇다고 고성을 내며 또 언쟁을 벌일 생각은 없다. 이젠 부질없는 일이라는 걸 알고,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당신과 언성을 높여 보았자 힘들던 일이 해결 되진 않는다.
"잘 알지. 아저씨가 우리 자기랑 몇년을 만났는데요."
당신처럼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살고 싶은 대로 살고, 마음을 고쳐먹지 않는다. 어쩌고 보면 당신과도 같다. 신념을 굳게 믿고 앞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방법과 성향이 다를 뿐이다. 당신의 권유를 받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집. 굳이 말을 하지 않고 뒤로 물러나 거리를 살짝 벌린다. 손가락 하나를 볼이 있을 부분에 댄다. 가면을 썼음에도 애교를 부리는 몸짓이 교태스럽다.
"이젠 내 흉터도 신경 써주는거야? 이잉, 자기는 너무 상냥하다니까."
맹렬한 불길이 덮쳐오자 손가락을 까딱인다. 눈도 감지 못하고 져버린 젊은 날의 잔해를 앞세운다. 다른 빌런은 겁을 먹었는지 움직이질 못한다. 잠깐 그런 빌런을 쳐다본다. 작은 숨을 내뱉는다. 이번 일은 항의해야겠다. 쭉정이는 거르는게 좋다. 팔을 뻗자 인형이 앞으로 다가간다. 부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아니다. 이제 보니 상냥하지가 않네."
인형이 잠깐 움직임을 멈춘다. 그의 말을 들어 동요했기 때문이다. 어떤 말을 들어도 다 괜찮았다. 하지만 이 말은 속을 깊게 헤집는다. 함께 했던 세월이 있다. 온기와 살을 섞었고, 정을 나누었다. 하지만 이제 알 게 뭔가. 불길이 덮쳐오자 손을 거칠게 위에서 아래로 까딱인다. 인형이 물불 가리지 않듯 그를 향해 달려든다. 미처 공격을 피하지 못한 빌런의 비명이 들린다. 그런데도 꿈쩍도 않았다.
"에반. 당신은 너무 잔인해."
목표가 고정 된 이상 신경쓰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이 신념이었다.
// 그렇구나. 맞아, 두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하니까. 😊
그것보다 밤새 괴롭힌다니, 그랬다간 로이드가 아침에 일어나지 못한다구! 로이드의 출근은 물건너가겠네. 이렇게 빌런 활동을 막다니, 우우, 치사하다!
좋아! 앙큼한 빌런 맛 볼 준비는 됐지? 😘
나도 답레 두고 갈게!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났긴 했지만 점심 꼭 챙겨먹구. -
33 로이드주 ◆scLi7m8TXA (8cJcioCIio) 2020. 11. 3. 오전 2:06:08자기 전에 갱신 해두고 가. 날이 쌀쌀하다. 따뜻하게 입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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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에반주 ◆tAlRl.nnlg (y/D7X9UHVg) 2020. 11. 3. 오전 11:54:57" 너 또한 변하지 않았겠지. "
남자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덤덤한 말투로 말을 이어간다. 자신도, 그리고 제이드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두사람 모두 바뀔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이 자리에 이렇게 서로를 마주보고 서있을 일이 생기지 않았을테니까. 두사람이 마주 보고있는 것은 그러지 못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나 다름 없는 일이었다.
" 그런가...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
딱히 부정을 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로이드가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다르니까. 그가 생각하는 것이 틀리다고도, 그렇다고 로이드가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도 생각할 단서는 너무나도 부족했다. 그렇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다. 아마도 집에서 말다툼을 할 때에도 그는 늘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이미 로이드의 인형이 되어버린 빌런이었던 것을 화염에 뒤덮이게 만든다.
" 그 방식은 그리 좋아할 수 없구나. 뭐, 애초에... "
변한 건 없나. 남자는 그렇게 말을 끊으며 인형처럼 겁없이 달려드는 나머지 빌런 하나를 바라본다. 분명 겁에 질린 얼굴을 보아하니 자의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빌런에게는 가차없는 남자였다. 일렁이는 불길이 다시 모여들어 자신에게 달려드는 빌런에게 쏟아지게 만든다. 화염은 그의 명령을 받아 맹렬하게 불타오르며 빌런을 뒤덮었고, 강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한다. 무언가 끊어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지만 더이상 빌런에겐 시선을 주지 않는다.
" 그래서, 복귀 해서는 이렇게 신참들을 써먹는건가? 그 사건에선 다르게 했던 것 같은데. "
결국은 의심을 거두지 못 한 것을 보여주듯, 일렁이는 불꽃 사이에서 그는 로이드에게 중얼거림을 던진다. 마치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을 하라는 것처럼.
//
그치만 애교쟁이 앙큼빌런이 그렇게 도발하는데 얌전히 내버려두긴 힘들 것 같은걸 😊
오늘도 답레를 남겨두고 가. 하루에 한번은 꼭 남길 수 있도록 노력 중이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래. -
35 로이드주 ◆scLi7m8TXA (NszAFeziPQ) 2020. 11. 3. 오후 2:14:41당신은 고개를 끄덕거린다. 아마 내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렇게 나오는 면이 얄미운 걸 알기나 할까? 심통을 부리자니 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사람이 불에 타는 냄새다. 숯과 불 냄새가 나겠지만 더 타들어가면 지방과 근육이 타는 냄새가 날 것이다. 흔히 말하는 고기 굽는 냄새가. 나중에 도착할 시체 처리반이 불쌍할 지경이다. 타들어간 시체도 그렇고, 녹아들어간 지방을 밟을 때의 느낌이 얼마나 소름 끼치는 지는 그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자기는 좋아할 수 없어도 받아주잖아. 지금도 받아주고."
하나 더 묶길 잘했다. 그렇지만 통하지 않았나 보다. 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들린다. 화염 속에 일렁이는 인영이 허우적대며 삶을 갈구한다. 이번 신입은 모두 행운의 여신에게 버림받은 존재다. 불길이 실을 타고 오자 손을 탈탈 턴다. 허무하게 실이 끊긴다. 더이상의 손속을 두지 않는다. 저 빌런은 살아남는다 해도 평생 흉터를 안고 살 테니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기야. 내가 안 했다고 몇 번을 말해."
현장에 실이 묻어있긴 했지만 맹세코 그런 일은 벌이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곳을 갈 리도 없다. 아직 죽지 못한 자의 비명소리와 이미 명을 달리한 시체의 타는 냄새가 어지럽게 뒤섞인다. 이 어지러움이 마치 당신의 의심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이 날 이렇게 의심하니 내 머리가 복잡하다.
"아저씨는 그때 자기가 퇴근하기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 일이 있는 지도 몰랐다고 몇 번을 말해?"
양 손가락을 맞댔다 떼니 실이 생겨난다. 손에 힘을 주자 손등의 핏줄이 툭 불거지고 손가락 끝에서부터 실이 붉어진다. 첫 복귀부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만 이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앗 ㅋㅋㅋㅋㅋ 로이드가 응큼한 이유가 있었네. 그냥 넘어가지 않는 에반이 최고야 😋
조금 늦어도 괜찮아. 나도 하루에 한 번 답레를 주기 위해서 노력중이기도 하고. 에반주도 오늘 좋은 하루 됐기를 바랄게 😚❤ -
36 로이드주 ◆scLi7m8TXA (NszAFeziPQ) 2020. 11. 3. 오후 2:15:02이름 실수! 로이드 - 에반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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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로이드주 ◆scLi7m8TXA (r9H0A36i7M) 2020. 11. 4. 오전 8:50:20아침 갱신 할게! 쌀쌀하지만 좋은 아침이야! 따뜻하게 입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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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에반주 ◆tAlRl.nnlg (fzc5JYmgyk) 2020. 11. 4. 오후 3:26:31이미 불꽃에 사그라드는 빌런들 너머로 서있는 로이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그는 걸음을 멂추지 않는다. 애초에 그 걸음에 망설임이 묻어있는지 조차도 알기 힘들 정도였다. 그렇지만 로이드의 말을 안 듣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실을 뽑아내는 로이드를 보고 멈춰선다.
" 그러면, 그 실은 어떻게 설명할거지? "
둘의 오해를 온전히 풀어내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 아마도, 로이드가 아니면 뽑아낼 수 있는 이가 있을까 싶은 그 실이 눈 앞에서 나타나는 것을 보며 덤덤한 목소리로 묻는다. 로이드를 잘 알고있는 그였기에 더욱 더 거둘 수 없는 의심의 근원은 현장에서 나온 한가닥의 실,로이드의 손 끝에서 피어나고 있는 그 실 한가닥 때문이었다.
" 나는 널 믿는다. 나는 널 잘 알고 있다. 그래서 - "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하라는 것이다. 뒷말은 삼킨 체 말을 끊고 점점 불꽃의 기세를 높여가는 에반은 공과 사의 중간에 서있다 서서히 기울어져 가는 듯 했다. 그가 서있는 위치는 더이상 사적인 감정을 넣을 수 없는 위치였으니까. 좀있으면 후속인원들이 몰려올테니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었다.
" 자, 널 데려가도록 하겠다. 그러니까... 내 사랑. "
이 말은 아마도 너무나도 작아서 귀에 와닿지는 않았겠지만, 분명 입모양으로 로이드는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었다. 매일 밤, 매일 같은 장소에서 그가 몇번이고 되뇌이며 속삭였던 말이니까. 표현이 참으로 적은 그가 유일하게 직접적으로 표현을 했던 말이니까.
불꽃은 주인의 부름에 응답하듯 맹렬하게 쏟아지려 하고 있었다.
// 답레가 오늘은 조금 늦었다. 날씨가 진짜 추워지는게 슬슬 겨울이 다가오나 싶어. 로이드주도 좋은 하루 보내고 따뜻하게 지내길 바래. 😋 -
39 로이드 - 에반 (qxMD5hZorM) 2020. 11. 5. 오후 5:27:25손을 내려다본다. 새빨갛게 물든 실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어지간한 칼 정도의 절삭력을 가지게 된 실이 어서 자신을 써달라 아우성이다. 그렇지만 실의 의지와 다르게 주인은 머뭇거린다. 설명. 자신도 모르는 일을 어떻게 설명할 지 모르겠다. 거짓말을 하면 되지만 그건 싫다.
"에반, 아저씨는 전혀 모르는 일이에요. 예전에 묻었던 게 아직까지 붙어있거나, 누가 붙였겠지. 모르는 일을 어떻게 설명하겠어?"
억울한 표정을 짓지만 가면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는다. 믿는다면서 당신은 불꽃의 기세를 높인다. 저게 어딜 봐서 믿는다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당신을 늘 이해하려 했지만 이럴수록 더 거리만 벌어진다. 불꽃에 실이 닿으면 사라질 게 뻔하다. 직접 공격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사무친다.
"젠장."
내 사랑. 당신이 그 말만 하면 나는 녹아내린다. 어쩔 수 없다. 당신을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당신은 잔인하게 내게 사랑을 고한다! 가면 속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코가 시큰하다. 눈물이 날 것 같다. 열정적인 사랑 만큼이나 맹렬하게 쏟아지는 불꽃에 팔을 내지른다.
"당신은 정말 잔인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불꽃을 막아보겠다는 양 단단하고 붉은 실이 주변을 감싸려 한다. 먹먹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다시 외친다. 목소리가 삑 하니 갈라졌다. 괜히 앙칼진 고성을 냈기 때문이다.
"날 좀 믿을 수는 없는 거야?"
// 답레가 너무 늦었다. 미안! 😭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냈기를 바라, 에반주!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 -
40 에반주 ◆tAlRl.nnlg (HXBWGzpRKA) 2020. 11. 6. 오전 9:18:37" .... 그런 의미 없는 말은 몇번이고 들었던 것 같은데. "
분명 로이드의 말이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 확률이 너무나도 낮은 일이었기에, 로이도 본인 또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래서 늘 그런 변명만을 꺼내는 로이드를 보며 답답함을 느꼈다. 로이드가 했다고 말을 한다면 그는 얼마든지 그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을테니까.
" 믿고 있기 때문에... 몇번이고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하는거다. "
믿고 있기에 솔직하게 말해준다면 얼마든지 용서하겠다고 그는 언제나 말했었다. 솔직하게 말해준다면 조금이라도 그의 구원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닐테니까. 처벌은 피할 수 없겠지만, 어떻게든 그 처벌의 수위는 낮아질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늘 로이드는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그 말을 믿고 싶었지만, 하필 현장에선 그의 흔적이 나와버렸다. 그렇기에 그는 히어로로서 증거를 믿을 수 밖에 없던 것이었다.
" 믿지 않았다면 .... "
진작에 잡아갔을거다, 그렇게 말하는 듯 붉은실로 화염을 막아내는 로이드를 보며 잔잔하게 말했다. 아주 잠시 슬픔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던 그는 한숨을 내쉰다. 문득 현장을 살펴보니 제대로 은행을 털지는 못 한 것 같았고, 자의로든 타의로든 이곳에 로이드와 왔던 두 빌런은 이미 의식불명의 상태였다.
" ...도망치려면 지금 뿐이야, 로이드. 이건 널 위해서 주는 기회야. "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도망가라는 듯한 말을 던지며 다시금 화염을 일으키는 그였다. 그로서는 좀처럼 하지 않는 일이었지만, 조금이나마 사심을 담은 말을 던진 그는 다음에는 아무래도 다칠지도 모르겠다는 경고를 하는 것만 같았다.
# 괜찮아, 나도 늘 늦는 것 같아서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나중에 보자. -
41 로이드 - 에반 (ggPoqtRVio) 2020. 11. 7. 오후 4:44:39답답하다. 죄를 인정하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사회생활도 수년차이고, 이정도면 곰곰이 생각 했을 때 용납하지 못하는 선은 아니다. 책임이 줄어들 것은 당연하고, 어쩌면 아예 무죄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없는 죄를 만든다는 사실 그 자체가 괜한 자존심을 긁는다. 어쩌면 상처를 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난 충분히 솔직해."
당신은 그럼에도 진의를 의심한다. 공과 사가 철저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 싶을 정도다. 몰아치는 화염을 막아낸다. 고개를 숙인다.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다. 당신이 여기서 다른 표정을 지어보이면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잠시 가면 사이로 숨을 고른다.
"자기는 어쩜 이렇게 사람을 놀라게 한담."
당신은 몰아붙여놓곤 놓아주려 한다. 이런 적이 거의 없어 혼란스럽지만, 이 다음부터는 봐주지 않을 것 같다. 일단 봐준다는 점이 기특하다. 혼란스럽고 슬픈 마음 사이로 장난을 쳐서 무마하자는 생각이 떠오른다. 늘 그렇듯이 살갑게 장난을 치면 될 것이다. 그러면 복잡한 마음도 사라질 것이다. 당신의 양 뺨을 손으로 감싸고 싶었다. 성큼성큼 다가가 손을 쭉 뻗으려 하며 가면 사이로 웃음을 흘린다.
"기특한 우리 에반. 너~무 예쁘다. 아저씨 감동 받았잖아. ... 그럼 자기야, 또 봐요. 아저씨가 다음엔 혼자서 기다릴게."
// 답레 두고 갈게. 느긋한 주말이야.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 -
42 에반주 ◆tAlRl.nnlg (8FsumhnYLk) 2020. 11. 8. 오후 11:02:47밖인데 답레가 있는 줄 이제야 봤어..😥 오늘 답장을 주지 못해서 미안해.. 대신 내일 아침에 답레를 꼭 가지고 올게. 거북이 에반주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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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로이드주 ◆scLi7m8TXA (rX1EtP1152) 2020. 11. 9. 오전 12:50:53이제 봤다. 에반주 아직도 밖이야? 어제가 입동이라 아주 추웠어. 어떤 이유로 나왔어도 밖이라면 조심해서 들어왔으먼 좋겠다. 놀고 있었다면 즐겁게 따뜻한 집으로 돌아오고, 일 때문이라면 지핀 몸 따뜻하게 녹였음 좋겠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답레 줘. 시간도 많고 그러니까, 기다리고 있을게! 우리 거북이 에반주 꼭 끌어안고 편~한 수조에 퐁당 넣어주고 싶다 히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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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에반주 ◆tAlRl.nnlg (jG21tZR0hw) 2020. 11. 9. 오후 2:58:59" ... 조용한 곳에서 만났으면 하는 군. "
마치 이렇게 사람 많은 곳은 피해달라는 것처럼 나지막이 읊조린 남자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듯한 로이드를 화염이 덮쳐 감싸버린 것처럼 연출한다. 그 누가 보아도 화염이 뒤덮어 로이드가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것처럼 요령껏 연출을 해서 그를 현장에서 내보낸다. 결과적으론 용의주도한 베테랑 빌런이 나머지 동료들을 내버려두고 탈출한 꼴이 되겠지만 어찌되었던 상관없다.
" 진압조 투입 - 두명 중상, 한명 도주 "
귀에 달고 있던 무전기를 눌러 그제야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던 진압조를 투입시킨다. 히어로는 아니지만 제각기 특수부대 출신들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그들은 히어로들이 하지못하는, 아니 하지 않는 일들을 처리하는 존재들이었다. 이글거리는 화염들의 잔재가 남아있는 곳으로 쏟아져 들어온 그들은 화상을 입은 체 의식을 잃은 빌런들을 제각기 후송해서 데려가기 시작한다.
" .. 도주한 빌런은 추적할까요? "
" 어차피 도망치는 것엔 도가 튼 빌런이라 잡지 못할 겁니다. 남아있던 두 빌런만 데리고 복귀하도록 하죠. "
이토록 판을 벌려주었다면 로이드가 알아서 잘 빠져나갔을 것이라 믿으며 에반은 손에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묻지도 않은 먼지를 털어낸다. 아마 위쪽에서도 이정도 결과면 충분히 만족할 거라는 생각이 든 에반은 잠시 현장을 바라보다 망설임 없이 빠져나간다. 윗쪽의 만족 같은 것은 아무래도 관심이 없었다. 그저 로이드가 진압조의 눈에 띄지 않길 바랄 뿐이었으니.
" ... 오늘은 술을 마시는게 좋을까. "
로이드와 함께 했던 때라면 일을 마치자 마자 그에게 찾아가 품에 안았겠지만, 지금은 혼자였기에 에반은 그저 작은 중얼거림을 남기며 터벅터벅 현장을 빠져나간다. 아마도 다른 호출이 없는 한 간단한 보고만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었다.
# 늦었다... 어쩌지 막레로 하는게 좋을까 아니면 로이드주가 마무리를 지어주는게 좋을까? 아, 에반주는 이미 로이드주한테 퐁당해있으니까 괜찮을걸?😁 -
45 로이드주 ◆scLi7m8TXA (BvoERWOzGU) 2020. 11. 10. 오전 2:30:59오늘 일이 바빠서 이제야 봤어. 에반 너무너무 다정하고 스윗한데 안타까워 😢 우리 짱짱멋진 에반이 술로 달래는 걸 생각하니까 처연한데도 퇴폐미가 있어서 로이드주는 울면서 야광봉을 흔들어요! ㅠㅠ 앗, 이대로 막레 하자! 로이드는 아마 도망치고 나서 빌런협회 출석은 커녕 집으로 튀어버렸을 것 같아. 그리고 생각해보니 의심한게 너무 얄밉다면서 베개를 팍팍팍 때리지 않았을까?
그으리고.. 느긋하게 다음 상황을 고민해야 할 것 같네. 그 이전에 캐릭터의 이것저것도 서로 이야기 해도 좋을 것 같고. ☺️
그리고 퐁당이라니! 에반주가 퐁당 들어와서 괜히 부끄럽다. 그래도 보듬보듬 쓰담쓰담 해줘야지!💞 우리 에반주 오늘도 좋은 하루! 수고 많았어요! -
46 에반주 ◆tAlRl.nnlg (tqQS8mw0UA) 2020. 11. 10. 오전 11:17:08바빴구나, 나도 매번 늦는데 괜찮아. 갑자기 든 생각인데 둘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우연히 마주쳐서 하룻밤 충동적으로 보내는 에피소드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베개를 팍팍 치는 로이드라니 너무 귀엽다. 그런거 알았으면 나중에도 은근슬쩍 놀려먹을지도 모르겠는걸. 일단 로이드주가 오면 차분하게 이야기 해보자.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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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로이드주 ◆scLi7m8TXA (mJtPkfNTNY) 2020. 11. 10. 오후 2:42:53잠깐 갱신하고 갈게, 그리고 이해해줘서 고마워. 에피소드 얘기 듣고 눈이 동그래졌지 뭐야! 😳 술집에서 마주쳐서 충동적으로 보내는 하룻밤이라니. 좋은 소재인 것 같아. 서로의 감정은 확인하겠지만 결합이 어렵다는 것도 있고. 😋 그것보다 놀리는 에반 귀엽고 너무해. 놀리면 로이드가 뚱한 표정으로 빤히 노려볼지도 모르겠네. 점심 맛있는 거 먹었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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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에반주 ◆tAlRl.nnlg (kgx/2qQs5.) 2020. 11. 10. 오후 6:13:39이야기를 좀 더 진행시키다 넣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어. 아무래도 둘 다 애증의 관계니까 애정이 사무칠 때도 있을 법 하니까. 뚱한 표정으로 노려보면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없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줄 것 같네 ☺ 로이드주가 좋은 하루 보냈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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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로이드주 ◆scLi7m8TXA (YsdHWHenmA) 2020. 11. 11. 오전 1:03:48에반주 말이 맞는 것 같아. 어느정도 진행하고 애정이 사무치겠거니 싶을 때 그 일상을 넣으면 될 것 같네.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망상썰 수북하게 쌓인다. 😋 머리를 쓰다듬는다면 아저씨는 애가 아니에요, 에반. 하고 나름 불만을 표출하다 결국 로이드 쪽에서 손에 머리를 부빌거야. 아무리 그래도 이길 수 없는 것이 있으니까. 좋은 새벽, 아침에 마저 이것저것 대화할 수 있음 좋겠다. 그것보다 오늘은 빼빼로데이야! 예전 같았으면 로이드가 직접 빼빼로를 만들어보고 슬금슬금 에반 주머니에 두개정도 포장해서 넣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집에서는 빼빼로를 물고 기다리지 않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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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에반주 ◆tAlRl.nnlg (O2.JhU08lE) 2020. 11. 11. 오후 4:11:13망상썰은 한번 떠올리기 시작하면 끝이 없으니까 말이야. 🤭 손을 부비는 로이드에게는 칭찬의 의미로 이마나 볼에 입을 맞춰줄지도 몰라. 빼빼로데이 기념으로 로이드가 빼빼로를 만들어주면 아마 혼자선 안 먹고 출근했다 돌아와서 로이드랑 알콩달콩하게 나눠먹었을 것 같다. 집에서 물고있던 걸로 부족하다면서 말이야. 알콩달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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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에반주 ◆tAlRl.nnlg (6xv82c6SRI) 2020. 11. 12. 오후 5:31:10오늘도 먼저 올려두고 갈게.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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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로이드주 ◆scLi7m8TXA (sVlfMhbs6Y) 2020. 11. 12. 오후 8:17:17이번주는 도저히 시간이 안 나네. 짬짬이 갱신이야. 답이 늦어서 미안해! 😭 에반 너무 스윗하다. 알콩달콩한 생활인게 눈에 선하네. 이렇게 보니까 더 애증이 깊은 것 같기도 하고. 그것보다 알콩달콩이 두 번이나 있는 이유가 뭐죠! 선생님! 이유를 들어야겠어! 🎤 그러고 보니 로이드와 에반이 사랑에 빠진 결정적인 계기가 뭘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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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에반주 ◆tAlRl.nnlg (sB0UAhuchg) 2020. 11. 13. 오전 10:16:51괜찮아 괜찮아. 바쁘면 어쩔 수 없는거지. 알콩달콩이 두번인 이유는..로이드주도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음...음... 로이드가 휴가처럼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다른 빌런이 벌인 일에 휩쓸린 걸 로이드가 크게 위험하진 않았겠지만 에반이 감싸면서 구해준걸로 시작됐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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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로이드주 ◆scLi7m8TXA (9iPk.sWHPw) 2020. 11. 13. 오후 11:15:21갱신할게! 에반..생각보다 더 불꽃같은 남자였구나..😳 로이드의 휴가 때 감싸주면서..그때는 로이드가 빌런인 걸 몰랐던 걸까? 알았든 몰랐든 로이드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나를 구한다고 oO?! 이런 반응을 가지다 흥미도 자연스럽게 가졌을 것 같아. 😊 그리고 결국엔 이렇게 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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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에반주 ◆tAlRl.nnlg (ph.G1j8ivY) 2020. 11. 15. 오후 4:14:39아무래도 로이드는 가면을 쓰고 활동하니까 몰랐을지도 모르고, 왠지 뭔가 팍하고 느낌이 와서 로이드를 구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 나중에는 빌런이라고 로이드가 밝혀도 일부러 모르는 척 해줬을지도 모르지. 물론 그게 사건이 터지면서 결국 헤어지게 되버렸지만 말이야. 바빠서 어제는 못 왔네.. 미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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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로이드주 ◆scLi7m8TXA (PhefXbvKdA) 2020. 11. 16. 오후 4:52:02나야말로 늦어서 미안, 갱신할게! 😭
쭉 읽어보니 에반이랑 로이드랑 사랑에 빠진 계기가 참 묘한 것 같네. 이게 바로 만드는 운명인 걸까 싶기도 하고. 이대로라면 다음 일상거리는 평화로운 것도 좋을 것 같아. 서로 평범하게 일상 생활을 이어가다 빌런에게 휘말린다거나? 그런 거.
그리고 로이드주의 작은 선물이 있다네요~ 뭘까뭘까! 😊 -
57 에반주 ◆tAlRl.nnlg (OfThoYUbDE) 2020. 11. 16. 오후 7:08:26로이드주 왔었구나? 어서와. 그치, 그 묘함에 두 사람 다 빠져서 서로를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어. 다음 일상은.. 둘 다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서 괜히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 마주치는데, 괜히 로이드가 에반을 놀려주려고 막 유혹하는 척 하는데 얌전히 에반이 따라주니까 로이드는 당황하면서도 그날 하루만큼은 예전처럼 보내려고 한다던지...?? 어떠려나? 😊 그나저나 선물이라니, 뭐지?? 감이 안 잡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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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로이드주 ◆scLi7m8TXA (r3gbrn.eF.) 2020. 11. 17. 오전 3:07:05헉, 좋다. 그 상황 좋다고 생각해! ☺️ 놀려주려다 당황한 로이드의 얼굴이 선하네. 앙큼하게 다가갔다 되려 앙큼하게 홀랑 낚여버리다니, 분발해라 로이드! 그렇지만 에반을 생각하면 넘어가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
선물은~ 두구두구두구, 작게나마 커미션을 받아왔어.
컴션주분께서 추가로 아네모네도 그려주셨고...애증에 걸맞는 꽃말이더라! 😳
파일이 커서 안 올라간다...링크로 올릴게! 😊
https://i.postimg.cc/kgC45kyN/Evan-Lloyd.png -
59 에반주 ◆tAlRl.nnlg (H8mVBlbGeI) 2020. 11. 17. 오후 4:23:37그러면 다음 일상은 그걸로 하고, 선레는 다이스로 정해볼까? 😁
그나저나 선물보고 깜짝 놀랐어. 너무 멋있고 예쁜거 있지? 이런 걸 막 받아도 되는건가 싶고.. 해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은데 너무 고맙고... 아무튼 진짜 소중히 간직할게. 앞으로도 잘 해보자, 우리! 😊 좋은 하루 보내~ -
60 로이드주 ◆scLi7m8TXA (3l6d/J58vM) 2020. 11. 18. 오전 3:13:34좋아, 다이스는 내가 굴릴게! 내가 선레라면 오늘 점심에는 줄 수 있을 것 같아..
.dice 1 2. = 1
1. 로이드
2. 에반
그리고 마음에 든 것 같아서 다행이다. 해줄 수 있는게 많지 않다니! 이렇게 같이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난 기뻐. 😊 응응. 앞으로도 우리 서로 잘 해보자! 에반주도 좋은 하루 보내~ -
61 로이드 (ncihfA55hU) 2020. 11. 18. 오후 3:13:59전남편과 싸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상부에서 호출을 받았다. 신입 빌런 둘을 조종하고 버렸다는 이유 때문이다. 난데없는 근신 명령이 떨어지자 당연히 항의했다. 약한 쭉정이를 걸렀다는 이유를 대자 납득하고 근신은 대충 넘어가는 눈치긴 했지만, 여전히 기분은 나빴다. 이번에 협회 내부에서 또 악명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바닥에서 악명이 높을수록 좋은 빌런이라는 뜻이지만,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바닥을 기니 나를 인간적으로 대하는 사람이 없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진짜로 평범하게 살기는 글렀다.
"젠장."
괜히 욕을 내뱉고 멀쩡한 문을 발로 툭 차고 나온다. 옆에서 기다리던 키스가 머뭇거리다 다가온다. 그녀는 결혼을 벌써 세 번이나 했고,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매력적인 여성이다. 물론 그런 여성도 로이드에게 있어 좋은 친구일 뿐이다. 그 이상의 관계는 서로가 질색하며 싫어할 정도니까.
"미안, 내가 다치지 말았어야 했는데."
퍽 가능성 있는 소리다. 다치는 게 당연한 삶에서 무슨 침도 안 바른 소리를. 괜히 그녀의 팔을 팔꿈치로 쿡 찌른다.
"미안하면 밥이나 사. 아저씨 가난해."
"위자료로 많이 받지 않았어? 그 남자, 돈도 많이 벌고 그랬잖아."
"쓰기가 싫어."
"돈 얘기에 눈 돌아가는 애가 무슨 소리래?"
"키스, 그냥 넘어가면 안 돼?"
"세상에!"
미적지근한 반응에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호들갑을 떤다. 등을 손바닥으로 연신 두들기며 혼자 이죽대며 웃는다. 질색하며 뒤로 물러나자 이젠 호탕하게 웃는다. 복도를 걷던 빌런의 시선이 한 번씩 그녀를 향한다. 그녀는 한참 웃다가 대뜸 고개를 내밀었다,
"너 그 남자 못 잊었구나?"
"뭐? 아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와 자신은 이혼했고, 잊기로 했다. 그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제 자신은 예전처럼 히어로와 빌런의 관계로만 남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을 난데없이 애처가로 만들다니. 이게 당최 무슨 소린가!
"그럼 왜 그렇게 죽상인데?"
"몰라, 이제 깔끔히 잊을 거야."
"어휴, 로이드. 그러니까 나처럼 포르말린에 담그지 그랬어. 그러면 싸울 일도 없을 텐데."
"진지하게 말하는 거지만 네 취향 진짜 역겨운 거 알지."
"전남편 못 잊고 밤 지새우는 돌싱보단 낫지."
"몰라, 나 갈래."
"그래, 그래. 남편 만나고 어땠는지 문자 줘!"
"안 만난다니까!"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온다. 그녀는 여전히 음흉한 미소로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뒤를 돌았다가 눈을 마주치자 발걸음이 괜히 빨라진다. 저 레이더에 더 걸렸다간 속내가 전부 드러나 협회 게시판에 달릴 것 같다. 아, 에반. 당신이 나와 그때 마주치지만 않았더라면! 괜히 또 억울함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우뚝 멈춰 서 짧게 숨을 고른다. 이젠 뭐든지 당신이 문제다. 커피라도 한 잔 마시면 진정이 될까. 그렇지만, 카페 안으로 들어가고 몇초 지나지 않아 그 결정을 후회했다.
"…안녕, 자기? 오늘 비번인가 봐?"
당신이 여기 있었으니까. 빌어먹을 말은 오늘 왜 이리 또 잘 나오는지! 당신을 모른 체 하려 해도 그렇게 혼자 우두커니 있다면 넘어갈 수 없었다.
// 얍, 선레야! 요약하면 마음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카페에서 마주친 정도겠네. 천천히 답레 주길 바라! 😊 -
62 에반주 ◆tAlRl.nnlg (j2A6GDhJQ6) 2020. 11. 18. 오후 7:53:55카페에서 마주친 상황으로 써와줬구나! 고마워, 나도 아침에 늦지 않게 답레를 가져올게. 오늘은 저녁에 약속이 잡혀서 바로 써오기는 무리일 것 같거든. 그래도 로이드가 보자마자 인사를 거는게 귀여워서, 에반도 분명 로이드를 놀려주고 싶어할 것 같아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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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에반주 ◆tAlRl.nnlg (q4PkYqp/kw) 2020. 11. 19. 오후 4:09:53비번인 날, 남자는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정장이 아닌 깔끔한 흰셔츠와 검정색 슬랙스를 걸치곤 집을 나선다. 아침은 언제든 해먹어도 상관이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오늘은 카페에 가서 간단하게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집에서 나온 김에 가볍게 산책을 할 생각으로 좀 더 멀리까지 걸어온 남자는 이내 눈에 띄는 카페를 발견하곤 망설임없이 걸음을 옮긴다.
카페에 들어가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한 남자는 옆에 놓여있던 누군가 두고간 오늘자 신물을 집어들곤 한장한장 넘기며 대강의 뉴스들을 파악한다. 사실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히어로 일을 하면서 이런 사소한 정보들도 가볍게 머리속에 넣어두는 것은 꽤나 도움이 되곤 했기에 신문을 볼 기회를 굳이 놓치지는 않는 남자였다.
그리 오랜 시간이 되지 않아 커피와 샌드위치가 나왔고, 남자가 천천히 손을 뻗어 커피잔을 집어들곤 한모금 입에 머금었을 때, 어딘가 낯이 익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 ...로이드. "
자신과 연인이었던, 하지만 지금은 멀어져버린 로이드가 현장이 아닌 카페에서 자신을 부르고 있는 것을 남자는 천천히 눈을 돌려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린다. 이제 한모금 마신 커피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며 고개까지 완전히 돌려 로이드를 눈에 담은 남자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비어있는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킨다.
" 비번이니까 앉으려면 앉아도 좋은데. 너만 괜찮다면. "
빌런으로서 온 것이 아닌, 그저 로이드로서 온 것으로 보였기에 남자는 딱히 망설임을 갖지 않은 체 차분한 목소리로 권유를 한다. 어쩌면 로이드가 놀랄 법한 일이었지만 굳이 비번인 날까지 로이드와 투닥거릴 생각은 없는 남자였다. 쉬어야 할 떄는 쉬어야 한다. 그것이 남자의 가치관 중 하나였으니까.
" 싫다면.. 굳이 무리 할 필요는 없다. " -
64 로이드 - 에반 (rXfXPri7Mc) 2020. 11. 21. 오전 1:44:01입이 방정이다. 당신이 혼자 있는 걸 보고 나온 인사가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결혼한 이후로 늘 당신의 이름을 불렀다. 그만큼 당신의 안부를 묻는 것이 익숙하다.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 법이고, 시간이 지나 입을 다물 수 있게 되거나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지 않는 한 이런 날은 계속 될 것이다. 문득 당신이 내려놓은 커피잔에 시선이 간다. 커피와 샌드위치. 다행이다. 아침은 잘 챙기는 것 같다. 나는 또 버릇이 들어 당신의 식사를 생각한 것이다. 괜히 그 생각에 자기 자신이 무안해지는 느낌이 들어 장난을 칠까 했더니, 당신은 차분하게 합석을 권유한다.
"정말? 후회 안 하겠어?"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당신과 이혼했기 때문이다. 서먹한 사이가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차분할 줄이야!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고는 짧은 고민을 끝마친다. 야살스러운 미소가 얼굴에 어린다. 이럴 때 공격 안 당하고 실컷 놀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오늘의 찜찜한 기분도 풀리지 않을까 지레짐작한다.
"그럼 나도 주문하고 올게요, 자기. 자기가 옆에 앉으라는데 누가 싫어하겠어?"
당신을 향해 미소를 흘리고는 계산대로 가 능숙하게 커피를 주문한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에 헤이즐넛 시럽 추가. 간단하지만 하루를 시작하기 딱 좋은 커피다. 카드를 받은지 얼마나 됐다고 금세 커피가 나온다. 따뜻한 잔을 손에 쥐고 당신에게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나이를 아무리 먹었어도 여전히 이런 면에서는 아이처럼 조심스럽다. 자칫하다 커피를 쏟지는 않을까 커피에 온 시선을 집중한 결과,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온다. 바로 당신의 옆자리와 깨끗하고 흰 머그잔이다. 잔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는다.
"우리 자기, 아저씨랑 같이 있고 싶었나 봐요?"
턱을 괴곤 당신을 향해 장난스레 웃는다. 안경 사이로 은근한 시선이 비쳤다. -
65 로이드주 ◆scLi7m8TXA (rXfXPri7Mc) 2020. 11. 21. 오전 1:47:22늦게나마 갱신하고 갈게. 갑자기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이불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기 싫어지기 시작했어. 날씨가 너무 제멋대로인 것 같네. 😅 로이드도 이런 제멋대로인 날씨에선 빌런 활동이 하기 싫다고 투덜대다가 결국 활동을 하러가지 않을까 싶어. 예전에는 겨울마다 에반에게 달라붙으려 하지 않았을까..? 당신 능력이 참 따뜻하다면서..ㅋㅋㅋㅋ... 에반주 감기 조심하고 따뜻하게 입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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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에반주 ◆tAlRl.nnlg (gjFlNW57Sw) 2020. 11. 21. 오후 5:39:06새벽에 갱신했었구나. 맞아, 날이 많이 추워졌더라. 20도까지 올라가더니 또 오늘은 한겨울이 되어버린 것 같아. 😁에반이야 추위에는 크게 아랑곳 하지 않겠지만 말이지. 만약에 달라붙었다면 그만큼 춥지 않게 예뻐해주지 않았을까? 로이드가 추워할 새도 없이 말이야. 오늘은 답장을 못 줄 확률이 높을 것 같아. 이래저래 약속이 생기니까 바쁘네. 그래도 주말 중에는 꼭 답장을 주도록 할게. 로이드주도 감기 조심하고 나중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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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에반주 ◆tAlRl.nnlg (tocMouD53E) 2020. 11. 22. 오후 12:57:25" ..... "
남자는 후회를 하지 않겠냐는 로이드의 물음에 별다른 말없이 고개만을 끄덕여보인다. 딱히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쉬는 날이기도 했고, 로이드에 대한 남자의 인식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으니까. 어쩌면 마음 한구석은 예전과 변함이 없을지도 몰랐다. 단지, 이혼이라는 벽이 둘 사이에 세워지고, 그것을 하나의 사건이 둘러싸고 있을 뿐일지도.
일단 좋게 생각한 것인지 로이드가 미소를 흘리고는 커피를 주문하러 가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남자는 커피를 한모금 더 머금는다. 씁쓸한 커피의 뒷맛이 입안을 감도는 것을 느끼며 예전의 자신은 쉬는 날을 어떻게 보냈던가 기억을 되새김질 한다. 분명, 아침부터 로이드를 가만히 내버려두지는 않았던 것만 같았다. 평소에 딱히 욕망을 내비치지 않는 그가 욕망을 내비치는 몇 안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 같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너도 마찬가지 아닌가? "
턱을 괴곤 자신을 향해 장난스럽게 웃어보이는 로이드의 의도가 빤히 보이는 것만 같았다. 놀리고 싶고, 장난치고 싶은 것이겠지. 남자는 예전의 로이드를 떠올리며 대강은 저 말의 의도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을까, 남자는 커피잔을 든 체 잠시 생각을 하다 조심스럽게 잔을 내려놓는다. 그리곤 망설임 없이 로이드를 향해 손을 뻗는다.
뻗어진 손은 망설임 없이 턱을 괸 로이드의 뺨에 내려앉으려 하며 뻗어나갔다. 그리고는 커다란 손이 로이드의 뺨에 내려앉았다. 나비가 내려앉는 것 같은 사뿐함이 느껴졌을 것이다.
" 아니라고는 못 하겠군. 쉬는 날이라 너와 함께 보내고 싶다는게 솔직한 말이라 생각한다. "
남자의 손가락이 천천히 로이드의 뺨을 타고 쓸어내린다. 그 손은 투박하지도 않고, 어딘가 부드러워서 어쩌면 역으로 남자가 로이드를 유혹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흔들리는 로이드의 마음을 뒤흔드려는 것처럼.
" 그래서 너는 ? " -
68 로이드 - 에반 (iaAqGaC7YY) 2020. 11. 22. 오후 2:51:34당신은 늘 후회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묻는 후회의 기준은 고작 놀림당할 각오를 묻는 것이지만, 다른 상황에서도 같은 태도를 고수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원망하거나 하지 않는다. 당신은 지금 히어로가 아닌 일반 시민 에반일 뿐이고, 이혼이라는 명분 하에 서로 갈라진 사이일 뿐이니까.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역시 약간의 장난은 필요하다고 해야할 지.
"자기는 아저씨가 같이 있길 바라는 것 처럼 보여요?"
홀랑 떠날지도 모르는데. 입술을 작게 벌려 또 장난스러운 말을 흘린다. 턱을 괴지 않은 다른 손은 컵의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훑는다. 당신의 반응을 기다린다. 당황하지 않을까, 아니면 무시할까. 뺨에 닿는 손은 기대하던 것과 전혀 달랐다. 당신의 손은 여전히 큼직하고, 따뜻하다.
"에반, 지금 유혹하는 거야?"
당신의 손가락이 뺨을 천천히 쓸어내린다. 기어이 머그컵의 가장자리를 훑던 손이 멈추더니 바르르 떨린다. 그렇지, 이런 휴일 때는 아침부터 자신을 가만히 두질 않았던 불꽃 같던 남자인데. 이 사실을 왜 간과 했을까. 당신의 물음에 턱을 괴던 손을 떼곤, 양 손으로 당신의 팔을 감싸안으려 했다. 온전히 당신의 손길에 뺨을 맡기며 제법 앙큼하게 미소를 짓는다.
"우리 꼬맹이 눈길을 보니까 아저씨 의견은 중요한 것 같지 않은데."
어지럽던 마음에 결정적으로 당신이 파고든다. 애정에 대한 갈구와 당신을 향한 증오심이 뒤흔들리고 서로 섞인다. 오늘 하루 정도는 자신에게 관대한 날이 되리라.
// 갱신이야! 이제 정말 겨울이 다가온다는 사실에 서둘러 전기장판을 깔았어. 이불과 전기장판, 슬슬 귤도 쟁이고 따뜻하게 있을 날만 남았네. 😊 춥지 않게 예뻐해주다니. 역시 불꽃 같은 에반이라니까.. 그것보다 아침부터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는 묘사를 보고 로이드주는 두 눈이 동그래졌지 뭐야. 😳 로이드도 아침부터 에반에게 아저씨 오늘은 좀 쉬고 싶은데! 하면서 파업을 선언하려다 결국 에반에게 더 매달렸겠지...🙄😋 현생이 더 중요하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답레 줬음 좋겠어. 서로서로 힘내자! ☺️ -
69 에반주 ◆tAlRl.nnlg (Abl/TOxZ56) 2020. 11. 22. 오후 3:09:55"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겠지. "
장난스러운 말을 흘리는 로이드를 바라보며 남자는 덤덤하게 읊조린다. 언제나 장난스럽게 다가오는 로이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것이 없었고, 그런 로이드를 바라보는 남자 또한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바뀐 것이 있다면, 둘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던 단어가 아주 조금, 바뀌었을 뿐이었다.
" ... 그건 네가 어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렸지. "
남자는 확답을 해주지 않는다. 아니, 지금은 로이드에게 확답을 해줄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언제나 비슷한 남자의 무덤덤한 시선에 바르르 떨려오는 로이드의 손가락이 들어온다. 그런가, 어쩌면 자신만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확신이 생기기 시작한 남자였다. 몇년간 생겨난 습관을 단숨에 떨쳐낼 수는 없을테니까. 자신의 팔을 감싸안은 체, 유혹하듯 앙큼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로이드의 뺨을 매만지며 들려오는 목소리에 자신의 팔에 달라붙은 로이드에게로 고개를 가까이한다.
미지근한 열기를 머금은 남자의 숨결이 로이드의 귓가와 뺨에 와닿는다. 자그맣게 들려오는 그 숨결은 로이드에게 느껴지지 않을리도, 들리지 않을리도 없었다. 너무나도 가까웠으니까. 순간 남자의 입술이 로이드의 귓볼에 내려앉으려 했다. 로이드가 남자를 밀어내지 않았다면 분명 남자는 입술로 로이드의 귓볼을 아주 잠시 오물거렸을 것이다.
" ... 이번에는 의견을 들어주도록 할까, 그럼. 올건가, 로이드? 나를 따라서? "
살며시 고개를 떼어낸 남자는 이내 로이드와 눈을 마주한 체 마지막으로 던지는 질문이라는 듯 나지막이 뱉어낸다. 로이드의 뺨을 매만지던 손은 어느샌가 턱으로 내려가 살며시 손끝으로 문지르며 로이드의 답을 재촉하는 듯 했다.
" 네 선택이야, 로이드. "
// 어서와, 오늘은 시간이 좀 남아서 바로 답레를 썼어. 물론 이후에는 밖에 나가봐야 하긴 하지만.. 😊 왠지 에반 쪽에서 들이대보고 싶어서 들이대기 시작했는데 로이드주가 부담스러운게 아닐까 싶어서 걱정이야. 혹시나 불편하거나 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줘... 조금 로이드주랑 돌리는게 즐거워서 들뜬걸지도 몰라. 😋 -
70 로이드 - 에반 (WB65d5oCv2) 2020. 11. 23. 오전 1:08:39귓가에 내려앉는 미지근한 숨결. 어떻게 생각하냐고 해도 당신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한없이 물러진다. 그 목소리에, 깊은 시선에 뇌까지 흐물흐물 녹아버리는 느낌이다. 이혼한 이후로 늘 부정하고, 오늘 아침에도 부정했다. 그런데도 당신의 이런 행동에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되려 속 깊은 곳에서 느낄 수 있다. 당신을 여전히 사랑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 사이의 깊은 벽을 부수고 나서야 그걸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음 또한.
"…많이 컸네."
귓볼을 오물거렸던 순간이다. 작은 목소리였지만 당신에겐 확실히 전달됐을 것이다. 명백한 도발. 평생 어린아이인 줄 알았던 당신은 어느새 이렇게 훌쩍 커버렸다. "그런데도 아직 혈기가 왕성하고." 당신이 고개를 떼어낸 뒤 제법 앙큼한 미소 사이로 목소리를 흘린다. 나지막이 뱉어낸 말에 애간장을 태우듯 느긋하고 천천히 눈을 굴린다. 시선은 당신의 손을 향했다가, 눈을 들어 당신의 눈을 향한다.
"따라가면 키스 해줄래요?"
새파란 시선이 가늘게 휜다. 팔을 안았던 손을 풀어 당신의 뺨을 향한다. 당신의 양 뺨에 손을 얹어보려 하며, 느릿하게 한 글자씩 입술을 뗀다.
"이 정도 의견은 괜찮지?"
// 얍, 나도 답레야. 지금쯤 집에 들어왔을까?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면 조심히 돌아와! 에반쪽에서 들이대는 건 괜찮아! 나야 환영인 걸. 😘나는 되려 에반주가 부담스러울까 걱정이 돼. 😂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나야말로 언제든지 말해줘. 나도 두근두근 들떠서 계속 풀악셀을 밟으려 하거든..😂 이건 반칙이야, 에반이 너무 섹시하고 치명적이잖아! -
71 에반주 ◆tAlRl.nnlg (9qT/WiJiL2) 2020. 11. 23. 오후 4:54:15" 원래부터 더 컸던 것 같지만. "
귓볼을 오물거리며 자극한 순간 작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귓볼에서 입술을 떼어낸 남자는 아주 작게 웃음소리를 흘리곤 차분한 목소리로 답한다. 물론 로이드가 말한 것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겠지만, 여러모로 의미가 다양하게 다가갈 대답이었을 것이다. 자신을 애간장 태우려는 듯 느긋하게 눈을 굴리는 로이드를 바라보며 남자는 여전히 잔잔한 눈을 한 체 바라볼 뿐이었다.
" ... 키스만 해줄 것 같아? 뭐, 그것만 바란다면 - "
그것만 해주겠지만. 남자는 자신의 뺨에 양손을 가져다대는 로이드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아주 살짝 입꼬리를 올릴 뿐이었다. 이것은 도발이자, 로이드를 낚아채기 위한 하나의 미끼. 그렇지만 분명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미끼일 것이라고 남자는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점점 달라붙지 않았을테니까. 남자의 탄탄한 팔이 로이드의 몸과 로이드가 앉아있는 의자의 등받이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곳으로 파고들어 강하게 허리를 감싸안으려 한다.
" 계속 쓸데없는 말로 시간을 끌면 아쉬울지도 모르는데. 의외로 하루는 짧으니까. 좀 있으면 오후가 되기도 하고. "
마지막 제약을 로이드에게 남자는 선사했다. 남자가 비번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은 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 로이드가 알 수 있는 것은 그에게 주어진 시가는 오늘 하루, 그것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간 하루라는 것을 남자는 속삭임으로 알려준다. 마치, 즐기고 싶으면 떠보는 시간을 아껴야 할지도 모른다는 듯 경고를 하는 듯한 말을 남긴 남자는 빈 손을 뻗어 커피잔을 들고 남아있는 커피를 단숨에 삼킨다.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식어버린 커피는 단숨에 삼키기에도 무리가 없었고, 커피를 마신 남자에게선 부드러운 커피향이 은은하게 퍼져나왔다. 로이드가 뿌리치지 않았다면 강하게 감싸쥐고 있었을 팔을,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레 풀어버린 남자는 몇번 먹다 만 샌드위치는 내버려 둔 체 자리에서 일어선다.
자리에 일어서서 출입구로 걸어가려던 남자는 더이상 물음도 던지지 않은 체 힐끗 로이드에게 시선을 줄 뿐이었다. 이제부턴 로이드의 마음이라는 듯.
// 얍, 답레야~ 로이드주도 괜찮다면 나도 괜찮아. 오히려 로이드가 자제하던 것이 풀리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 로이드주의 풀악셀 감상할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말이야. 로이드는 참 귀엽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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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로이드 - 에반 (6zZNhXi1bU) 2020. 11. 25. 오전 1:13:22당신이 하는 말이 언제부터 이렇게 많은 의미를 담았는지! 괜히 느긋하게 당신의 구미를 당기게 해보려 했다 역으로 당했다. 그 사실이 온 몸에 소름을 돋게 만든다. 이 다음엔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당신의 도발은 흔치 않다.
"아저씨는 욕심이 좀 많은데. 우리 꼬맹이도 잘 알잖아?"
당신과 같이 있던 사람이다. 설마 욕심이 없을까 싶을 정도다. 느릿하게 자신의 아랫 입술을 혀로 훑는다. 의도가 다분했던 미소가 사라지고 파란 시선이 가늘게 떨려왔다. 당신의 미소가 되려 나를 애타게 만든다. 지금이라도 당신의 붙잡은 뺨을 당겨 입을 맞추고 싶지만 명색이 카페니 참으려 한다. 그렇지만 당신이 끌어안자, 하나 남은 이성은 비명을 질렀다.
"빡빡하기도 해라. 하긴, 근무중에 흐트러질 자기가 아니지."
당신의 뺨에서 손을 떼어낸다. 시선은 당신이 끌어안은 허리로 향한다. 물끄러미 허리와 당신을 한 번씩 바라본다. 그리고 당신의 자연스러운 행동에 평정심을 되찾는다. 당신이 이렇게 기회를 주는 이유를 떠올리니 안달이 나던 마음이 한결 진정된다. 당신도 나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당신을 따라 일어선다.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제몫의 커피를 잠깐 바라봤지만 그것도 잠시다. 달콤한 시럽이 담긴 커피는 식었으니, 뜨거운 사랑을 향해 가야 할 시간이다. 당신의 뒤를 따르며, 옆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당신에게 팔짱을 끼려 했다.
"이렇게 달라붙는 게 싫은 건 아니지?"
// 새벽답레 놓고 갈게. 자제하던 걸 풀게 만들려 하다니, 에반주..보통이 아닌 걸? 😳 나도 질 수가 없네. 에반이 자제하던 것을 풀길 기대해야겠네. 😊 에반주랑 쿵짝이 잘 맞아서 악셀도 밟게 되는 것 같아. 😚 에반은 여전히 멋있고...음~ 😋 -
73 에반주 ◆tAlRl.nnlg (lI.yMMnQ3g) 2020. 11. 25. 오전 10:02:40남자는 눈 앞의 로이드가 전율하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전부터 이런 것을 좋아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더 이런 것을 해줄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 두 사람은 이혼을 했고, 지금 하는 것은 일종의 일탈이나 다름없었기에 그저 마음 한켠에 기억해두기로 할 뿐이었다.
" 잘 알고 있지. 늘 그 욕심의 끝에선 나 혼자 깨어있었다는 것도 말이야. "
입술을 훑으며 여유가 있던 미소가 점점 사라지는 로이드를 바라보며 남자는 차분하게 말한다. 욕심이 많은 것은 알지만, 자신에 비할바 못된다는 것같은 말을 남긴 남자는 애를 태우듯 허리를 감싼 손의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여 로이드의 옆구리를 천천히 훑어내린다. 마치 로이드의 무언가를 시험하듯 남자의 손가락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뱀처럼 부드럽게 움직였지만, 여전히 남자의 표정은 평온함 그 자체였다.
" 오히려 시간 제한이 있는 것이 좋을 때도 있지 않나? 시계바늘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걸. "
네게 그런 여유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남자는 자신의 뺨에서 손을 떼어내곤 물끄러미 바라보는 로이드에게 자그맣게 속삭여 덧붙이곤 자리에서 일어난다. 더이상 음식이 입에 들어갈 것 같지도 않았다. 로이드도 방금 사온 커피를 한모금도 마시지 않았지만, 더이상 마실 생각이 없어보였으니까. 자신의 뒤를 따라 나온 로이드가 팔짱을 껴오는 것을 남자는 내버려둔다. 오히려 이제야 달라붙냐는 듯 덤덤한 눈빛만을 보일 뿐이었다.
" 그럴거였다면 네게 제안을 안 하지 않았을까? "
바보 같은 질문이라는 듯 로이드와 함께 지내던 집으로 향하는 걸음은 평소와 별로 다를 것이 없었다. 발걸음은 차분했고, 팔짱을 낀 로이드와 걸으면서도 별다른 말은 없었다. 과묵한 평소의 모습대로 거리를 걸어 집에 다다른 남자는 천천히 손을 뻗어 현관의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비밀번호는 로이드가 집을 나간 그 이후에도 변화가 없었다. 분명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으로 로이드도 비밀번호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로이드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선 남자는 현관문이 닫히는 순간 로이드가 거절하지 않았다면 옆에 서있던 로이드의 안경에 손을 뻗어 벗기려 했을 것이다.
" .... 오래 참았다. "
집에 들어선 남자의 말은 단 한마디 뿐이었다. 그것이 무언가의 선언인 것처럼 로이드의 귓가에 울려퍼졌을 것이다. 남자는 자신의 팔을 껴안은 로이드의 턱을 살며시 붙잡아 입술을 겹치려 했다. 모두의 시선에서 벗어나 단 둘이 된 순간 더이상 참을 필요가 없다는 듯 로이드를 현관의 벽으로 밀어붙이며 오랜만의 입맞춤을 할 생각인 것처럼. 남자의 입맞춤은 거칠지만 달콤하면서 뜨겁고 황홀하게 로이드를 덮쳐올 것이었다. 로이드가 그를 밀어내지 않는다면.
# 기회는 있을때 잡으라고 하더라 😊로이드와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에반이나 에반주가 놓칠리 없잖아? 😚로이드가 도망가버리면 어쩌지 싶을 정도로 에반이 풀릴지도 몰라~ ㅋㅋㅋ 좋은 하루 보내고 답레 기다릴게~ -
74 로이드 - 에반 (e3AHgG6jD6) 2020. 11. 26. 오후 2:46:26이쯤 되니 실감이 난다. 당신은 이혼이라는 이름의 벽 사이에서도 아직 나를 사랑한다. 만약 혼자 있었더라면 눈물을 펑펑 쏟았을 것이다. 필사적으로 부정하려는 나와는 다르다. 그래서인지 당신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우리가 가는 길은 익숙해서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곳이다. 익숙한 풍경이 지나간다. 집으로 가는 길. 우리는 그 길을 걷고 있다.
문 앞. 당신은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았다. 당신의 성격대로라면 변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그건 아닌가 보다. 당신을 따라 들어간 이후 시야가 흐려진다. 콧대가 가벼운 걸 보니 안경을 벗긴 것 같다. 흐린 시야로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이 안경을 벗기는 순간은 단 하나 뿐이다.
당신이 나를 집어삼킨다. 그리고 밀어붙인다. 거칠고도 달콤하다. 그러면서도 당신은 늘 황홀하다. 뜨겁고 거친 욕망을 모를리 없다. 이것은 일탈이다. 어느 날의 기점이 될 지도 모르는 거친 일탈. 당신에게 밀착하며 양 팔을 뻗는다. 당신의 목을 휘감듯 안으려 하며 까치발을 든다. 오늘도 당신을 이기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 당신이 깨있고 나는 잠들겠거니 싶다. 잠깐 입술을 뗴어내고 숨을 몰아쉬며 한쪽 입술만 비틀듯 휘어 올린다.
"당신도 참 성급해."
당신을 살짝 끌어당기려 하며 이번엔 먼저 입을 맞춰볼까 한다. 선명하고 푸른, 그리고 앙큼한 욕망을 담은 시선이 당신에게 꽂혔다.
# 놓치면 큰일이긴 하지! 😋 로이드가 도망갈 생각을 품을 정도라면 어느 정도일지 두렵네~ ㅋㅋㅋ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네. 좋은 하루 보내! 늦어서 미안, 나도 답레 기다리고 있을게. 😚 -
75 에반주 ◆tAlRl.nnlg (36lV1mnBL.) 2020. 11. 27. 오후 12:26:12로이드는 남자의 갑작스러운 행동에도 피하지 않고 얽혀온다. 하지만 남자는 그것마저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망설임 없이 로이드를 탐하고 또 탐한다. 오랜만에 맛보는 그 달콤함에 남자는 예전보다도 좀 더 거칠게 로이드를 다룬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밀착해 양팔을 뻗어, 자신의 목을 휘감고 몸을 맞대는 로이드가 싫지 않았다. 아니, 사실 이렇게 되기를 남자는 바라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
이렇게 이야기를 아주 잠시 나누는 사이에도 시간을 흘러간다. 멈추지 않고 세찬 물살과 함께 흘러가는 강물처럼 시간을 흘러간다. 과연 내일도 로이드와 이런 식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아마도, 자신이라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을 로이드는 알고 있었다. 휴일이 아니라면, 다시 히어로로서 돌아가야 하는 날이 된다면 남자는 이렇게 로이드를 탐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자신은 히어로, 로이드는 빌런. 두사람이 결혼을 했을 때는 그정도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이젠 다르다. 둘은 남이 되버렸으니까. 그러니까 남자는 조금이라도 더 일탈을 즐기고자 했다.
앙큼한 욕망을 담은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남자는 알고 있었다. 목에 감은 팔을 끌어당기는 것도 온전히 느껴졌다. 저항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 지금도 신체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은 자신이었으니까. 하지만 저항하지 않는다. 단지 입을 맞춰오는 로이드를 품에 안은 체 망설이지 않는 걸음으로 방으로 향할 뿐이었다. 문을 닫을 필요는 없다. 이 집에 올 사람은 없으니까. 베란다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언제나 커튼을 치고 지내니까. 온전히 눈 앞의, 입을 맞춰오는 로이드에게 집중하면 된다. 남자는 그렇게 생각을 마친 순간 망설임 없이 다시금 로이드와의 입맞춤에 집중했다.
" 하고 싶은 말, 있어? "
남자는 로이드를 침대에 눕히려 하며 나지막히 물었다. 아마도 집중하기 시작하면 제대로 이야기조차 나눌 수 없을지 모르니까. 지금이라도 말을 들어주겠다는 듯 남자는 언제나의 말투로 물음을 던진다. 그런 와중에도 로이드의 옷 속으로 파고드는 손과 로이드의 귓가로 향하는 입술은 멈출 줄 몰랐지만.
# 사실 나도 긴장이 되긴 하네. 😋상판이니 만큼 적당히 생략도 해야하고 조절도 해야하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 로이드를 기쁘게 해주고 싶은 건 사실이지만. 좋은 하루 보내~ -
76 로이드 - 에반 (Ww2QyJTEB6) 2020. 11. 28. 오후 10:25:17끝없이 탐하는 당신을 받아들인다. 황홀함이 물밀듯 쏟아진다. 예전에도 이렇게 거친 남자였나? 아니다. 당신은 이렇게 거친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과 그때를 비교해 생각해보면 당신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뜻이었다.
"정말이지."
당신의 말에 그만 웃어버렸다. 당신의 성격을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오늘이 지나 히어로의 삶으로 돌아가면 내게 이런 시간을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부부의 삶을 계속 산다면 모를까, 이혼의 벽이 둘을 갈랐으니 더더욱. 그러니 오늘의 일은 일탈이다. 연륜있는 히어로와 빌런이 잠깐 눈이 맞아 저지르는 불장난. 누가 안다면 큰 파장이 번질 행위.
당신의 품에 안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하고 포근한 냄새가 났다. 당신의 체취와 우리가 지내던 방의 냄새. 얼마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눈물이 날 정도로 그립고도 정겨운 풍경. 그래서인지 당신에게 더 달라붙는다. 이 순간을 더 간직하고 싶어서였다.
"……."
푹신한 침대에 뒤통수가 닿고 당신을 반쯤 풀린 눈으로 바라본다. 멈출 줄 모르는 당신의 행동에 잠깐 숨을 삼킨다. 달뜬 숨과 함께 당신을 향해 팔을 뻗고는 응큼한 푸른 시선으로 눈웃음을 쳤다. 이 거친 분위기 속에서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내가 무너질까 두렵다. 그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붉게 달아오른 입술을 뗐다.
"오랜만이라고 봐줄 필요 없어요, 여보."
# 지금부터 정신을 확 차려야 할 것 같네. 쓰다가 정말 아슬아슬 하다는 걸 깨달았어. 응큼한 로이드... 😋 나도 에반을 기쁘게 하고 싶지만..! 늦어서 미안, 좋은 하루 보내! -
77 에반주 ◆tAlRl.nnlg (Nz2BbCXLQs) 2020. 11. 30. 오후 1:12:28자신을 풀린 눈으로 바라보는 로이드를 아주 잠시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거친 숨을 내쉬면서도 서로의 시선은 떨어지지 않아, 얼마나 서로를 바라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남자는 아주 잠시 생각했다. 그러다 응큼한 시선으로 눈웃음을 지어보이는 로이드를 발견하고는 아주 잠시 미소를 머금는다. 망설임 따위는 없다, 봐줄 생각도 없다. 그러기엔 두사람에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망설이는 잠깐의 찰나도 아까울 따름이었으니까.
" 애초에 그럴 생각 따윈 없었으니까 "
걱정하지마, 남자는 그렇게 속삭이곤 다시 거칠게 입을 맞춘다 두 손은 바쁘게 로이드의 옷을 벗기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지만, 입을 맞추는 그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황홀한 이 감각을 만끽하려는 듯 거친 듯 하면서도 부드럽게 로이드에게 파고 들어간다. 얼마나 더 입을 맞추었을까 , 흐트러진 로이드와 남자 사이에 이어진, 두 사람의 인연이 아직 끊어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듯한 새하얀 실을 발견한 남자는 천천히 입술을 혀 끝으로 훑어낸다.
" 귀엽네, 로이드. 그리고 - 사랑스럽구나 "
남자는 천천히 자신의 셔츠의 단추를 풀곤, 거칠게 벗어서 아무렇게나 던져버린다. 지금 자신과 로이드 사이엔 저런 거추장스런 것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온전히 마음을 부딪치며 서로안에 싸인 욕망을 보여주는 것 뿐이었으니까. 흉터로 가득한, 튼튼한 상체를 들어낸 남자는 다시금 로이드와 몸을 겹치곤 귓가에 속삭인다.
" ... 예전처럼 귀여워 해줄게. "
남자의 손은 로이드의 몸을 향해 뻗어나갔고, 남자가 말했던 것을 지키려는 듯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로이드를 끝없는 황홀함 속으로 몰아넣기 위해, 오직 두사람만을 위한 공간이었던 곳에서.
# 적당한 선에서는 생략을 해야할 것 같지만 말이야. 귀여운 로이드를 예뻐해주는 에반이 되어야 할텐데 😊나도 늦어서 미안~ 좋은 하루 보내! -
78 로이드 - 에반 (ItJnc6tQGU) 2020. 12. 2. 오전 3:04:19당신을 사랑하지만 이제 가까이 있기는 두렵다. 그러나 욕심이 있다. 확실하게 정의할 수 있다. 당신을 원한다. 당신이 깊게 입을 맞출수록 정신은 아득해져간다. 속삭이는 목소리가 등골을 짜릿하게 만든다. 몸이 가벼워진다. 큰 흉터가 새겨진, 매끈한 배가 드러난다. 숨이 가빠져서야 당신이 입술을 뗀다. 가쁜 숨결 사이로 웃음을 흘렸다.
"이런 아저씨가 어디가 귀엽다고 그래."
예전엔 질리도록 들었지만, 지금은 조금 부끄럽다. 남이 되어서도 어느정도는 있지만, 그로 인해 나이를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쁨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나이다. 그렇지만 당신은 늘 사랑을 속삭이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당신의 흉터투성이인 상체를 향해 손을 뻗었다. 당신을 안으려는 듯. 그리고 생각했다. 이런 당신의 온정을 다시 느낄 날이 오기나 할까?
"에반."
그게 마지막 말이었다. 아직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지 두 사람을 위했던 공간에서 더이상의 말은 없었다. 있었다면 힘들다며 베개에 머리를 박고 울었던 것 뿐이다. 그 외에는 어떤 말도 없었다. 결국 지쳐서 잠들었을 때도.
//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다 묘사를 굉장히 많이 생략해버렸네. 그래도 아직 어린 애들도 볼지도 모르니까 이정도로 두는게 좋을 것 같다. 어..그런데 이정도는 괜찮겠지? 아무 일도 없었던거야! 없었던..거야! 나머지는 우리의 마음 속에 함께 하는걸로 하자. 우리 에반 아주아주 멋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 에반주! -
79 에반 - 로이드 (e2JfCf15g.) 2020. 12. 3. 오전 9:34:44커튼이 쳐진 어두운 방은 열기로 가득했다. 두사람이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누었던 것을 보여주는 듯 입고 있던 것들이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는 방에 놓여진 침대에서 눈을 뜬 남자는 천천히 옆을 바라본다. 요 몇달 간은 비어있던 자리가 지금은 로이드가 채워져 있었다. 잠시 멍하니 바라보던 남자는 한두시간 전까지 서로의 몸을 맞대던 기억을 떠올리며 느릿하게 숨을 뱉어낼 뿐이었다. 천천히 손을 뻗어 휴대폰을 확인하니 아직 하루가 지나가기 전까지는 두세시간 정도 남아있었다.
"... 일어나서 씻어야겠네. "
남자는 작게 중얼거리며 로이드가 깨어나지 않게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침대에서 일어난다. 둘의 열기 탓에 한껏 땀을 흘렸던 남자는 시원한 물로 몸을 씻어내고 싶었다. 그리고 아직도 남아있는 욕망의 불씨를 식혀야 했다. 안그러면 또다시 로이드에게 자신의 욕망을 풀어내려 할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지쳐서 잠든 로이드를 괴롭히는 것은 그다지 끌리는 일은 아니었기에 남자는 욕실로 들어가자마자 차가운 냉수를 쏟아지게 했다. 뜨거웠던 머리가 식어간다.
" 일탈인가. "
아니면 사실 로이드가 언제나 저렇게 옆에 있기를 바라는 것일까. 사실 함께 있으려면, 지난 날의 오해를 자신이 없던 것으로 하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른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선택지를 고르는 것은 남자로서는 힘들다는 것을 본인이 제일 잘알고 있었다. 그 오해가 풀리기 전에는 자신은 로이드를 다시 예전처럼 옆에 둘 수 없다. 하지만 오늘 로이드를 탐한 것은 자신의 이기적인 모습일지도 모르겠다고, 남자는 냉수를 맞으며 생각한다. 한없이 이기적이다.
얼마나 씻었을까, 차갑게 식은 몸을 대강 물기만 닦고선 가운을 걸치고 나온 남자는 물기가 남아있는 머리를 한 체 두잔의 커피를 내린다. 새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잔을 들고 방으로 돌아온 남자는 천천히 잠들어있는 로이드에게 다가간다. 스탠드가 놓인 서랍 위에 잔을 올려놓고는 천천히 손을 뻗어 로이드의 뺨부터 목덜미까지 조심스럽게 손 끝으로 쓸어내린다.
" 로이드, 일어나. 커피 타왔어. "
눈을 뜬 로이드를 보고 싶다는, 아주 작은 욕심마저 이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남자는 잠들어 있던 로이드를 꺠우려 했다.
# 생략했으니까 괜찮을거라고 생각해 😁아마 로이드가 더이상 힘들다고 할 때까지.... 에반이 괴롭혔을 것 같지만..흠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로이드주~ -
80 로이드 - 에반 (176tkR86JU) 2020. 12. 6. 오전 4:09:28지쳐 쓰러져 잠들 줄은 몰랐다. 과거엔 얼마 안 되는 휴일마다 정열적인 그를 받아주는 것이 익숙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비워둔 자리는 안락했고, 금세 익숙하지 않게 되어버린 일탈에 체력이 모조리 빠져 잠들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그가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는 것도 모른다. 베개에 고개를 뉘고 엎드려 잠든 그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라는 말이 걸맞는 모습이었다. 아마 누가 깨우지 않는 이상, 이 하루를 꼬박 넘겨세워 잠들지도 모를 일이다.
"…으응."
그런 달콤한 꿈도 여기까지다. 뺨부터 목덜미까지 닿는 느낌에 짧게 응석을 부리고는 이불을 쥐어 몸을 웅크린다. 지친 몸을 달래는 잠은 달콤했고, 깨는 것은 싫었다. 그렇지만 이 다음에 그가 어떻게 행동할지도 모르고, 커피라는 단어가 들리면 싫어도 눈이 떠진다.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다가도 시야가 흐린지 잠깐 눈살을 찌푸린다.
"커피..?"
몸을 일으키려다 힘이 빠졌는지 짧게 앓는 소리와 함께 베개 위로 엎어진다. 그리고 엎어진 자세 그대로 꼼짝도 하지 않는다. 고개만 돌려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더니 이불로 드러난 어깨를 가렸다. 어딘가 불만스러운 시선이다. 당연하다. 잠도 깼고, 허리는 아프고, 이와중에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자기야. 커피로 아저씨 허리가 아픈 걸 용서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마 정답일 것이다. 커피잔을 향해 시선을 옮기고는 그가 다시금 몸을 일으켰다. 이번에도 앓는 소리를 내긴 했지만 일어나는 것에는 성공했다. 이불로 몸을 한 번 감싸고는 커피 잔을 향해 손을 뻗으려 한다.
"정답이야. 자기는 날 너무 잘 알아."
// 12월이 되니 갑자기 미친듯이 바빠지네. 에반 요 무서운 남자 같으니라고! 언젠가는 로이드가 깨있고 에반이 잠드는 경우도 있..겠지? 설마 없을리...흠흠. 답레가 늦어서 미안해. 오늘도 좋은 하루! -
81 에반 - 로이드 (jahHeX8ki2) 2020. 12. 7. 오후 3:50:31" 하루 이틀 보는 것도 아닌데 당연하지. "
남자는 이불을 둘러쓴 체 손을 뻗는 로이드의 말에 덤덤하게 말하며 잔을 쥐어준다. 로이드가 잔을 받아들자 남자는 익숙하게 자신의 잔을 입가로 가져가 커피를 머금는다. 보통 이렇게 사랑을 나누고 나선 커피를 마시곤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친 몸도, 열이 올랐던 머리도 커피를 마시고 쉬다보면 한없이 잔잔해지곤 했다. 지금도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기에 달아오른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었다.
" 보일러, 켜뒀으니까 씻는데 불편하진 않을거야. "
무심한 듯 로이드에게 말을 던진 남자는 그대로 방에 놓인 의자에 털썩 앉아선 물끄러미 로이드를 바라본다. 마음 같아선, 아니 본능으로는 아직도 로이드와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두 사람을 둘러싼 세상이, 그리고 둘 사이에 남아있는 일이 이젠 로이드를 보내줄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것을 알기에 그 씁쓸함을 커피의 씁쓸함으로 애써 덮으며 머리를 비우는 남자였다.
" 밥 먹고 갈거면 간단하게 해주고. "
친절한 말투는 아니었다. 아니, 확실하게 무뚝뚝한 말투였다. 하지만 그 안에서는 혹시라도 지쳤을 로이드를 배려하는 남자의 마음이 묻어나고 있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휴일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사용할 수 있게 해주려는 것처럼.
" 불편하면 그냥 씻고 돌아가도 상관없지만.. "
선택은 네가 하는거야, 라고 말하고 싶은 듯 마지막으로 말을 던진 남자는 이내 시선을 커피잔으로 향하며 입술을 닫을 뿐이었다.
# 그러게나 말이야. 바쁘다 바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
82 로이드 - 에반 (vboMeO/XU2) 2020. 12. 10. 오전 1:18:54잔에 담긴 커피를 머금는다. 미미한 단맛이 스친다. 당신은 쓰기만 한 블랙 커피보다는 설탕을 한 티스푼만 넣어 미미한 맛을 내는 것이 좋다는 내 취향을 기억하고 있다. 말 없이 커피를 마신다. 따뜻한 커피, 아직 남은 몸의 열기와 달리 머리는 차게 식는다. 조금 있으면 이 관계도 끝이 난다. 다시 당신은 히어로가 되어 나와 싸울 것이다. 운이 나쁘다면 어느 한쪽이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위험한 줄타기나 마찬가지다.
"음."
친절하다고 할 수는 없는 말투였지만 그 안의 배려심을 알 수 있었다. 당신과 함께 한 나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때의 눈치는 쓸데없이 또 안을 헤집어 다잡은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한참동안 말을 잇지 않고 커피만 마신다. 속에 따뜻한 커피가 들어차고 커피가 반쯤 남았을 때. 고개를 들어 당신을 마주한다.
"나 파스타 먹고싶어."
오늘 하루만이다. 이 하루만 우리는 함께하고 그 이후로는 다시 돌아갈 것이다. 물론 당신을 적대시 하는 것이 아니기에 장난을 치는 태도는 변함이 없겠지만 이젠 더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 생각이다. 입술을 부비거나 하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고, 친구처럼 지낼 것이다. 다시금 커피를 입에 머금는다. 슬슬 바닥을 드러내려는 커피는 남은 설탕 때문인지 단맛이 진했다. 마지막 한 모금까지 깔끔히 마신 뒤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불이 벗겨지고 잠깐 오한이 드는 기분에 몸을 떨었지만 그것도 잠시다.
"그럼 아저씨는 씻고 와도 괜찮지? 자기."
# 답레 올리고 갈게. 갑자기 확진자가 확 늘어서 어디 나가기가 겁이 날 지경이네...에반주도 조심해! 이번주에 기온도 뚝 떨어져서 엄청 춥다고! 이럴수록 로이드가 에반에게 딱 달라붙을 것 같은데..히히🥰 -
83 에반주 ◆tAlRl.nnlg (EELEvg5GSI) 2020. 12. 11. 오후 4:38:31" 파스타... 간단하게 해주지. "
남자는 로이드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숙여 재료가 있는지 떠올리더니, 적당히 만들 정도는 있다는 것을 떠올리곤 고개를 끄덕인다. 밥 정도는 먹이고 돌려보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것은 남자가 로이드에게 물러진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오늘 자정이 지나면 또다시 모습을 감춰버릴 것이라는 것을 남자는 잘 알고 있었다. 아마 그럴 것이라는 건 로이드도 충분히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겠지만.
" 씻고 와. "
남자도 로이드가 몸을 일으켜 욕실로 가려는 것을 보며 주방으로 가려다 걸음을 멈춰선다. 그리곤 성큼성큼 다가가 로이드를 끌어당겨 거칠지만, 부드러운, 그리고 깊은 입맞춤을 한차례 더 나눈다. ' 오늘의 마지막이야.' 남자는 그렇게 중얼거림을 남기곤 더이상 무언가를 할 생각은 없는 듯 주방으로 향한다. 재료가 있는 걸로 만드려면 크림 파스타 뿐이었지만 가볍게 배를 채우기엔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곤 냉장고를 뒤적여 재료를 꺼낸다.
재료를 꺼내는 것은 평상시에 정리정돈을 잘 해놓은 덕분에 금방 끝이 났고, 남자는 능숙하게 팔을 걷어붙여선 파스타를 만들기 시작한다. 면이 삶아지는 냄새, 소스가 만들어지는 향이 점점 주방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남자는 요리를 하는 것이 익숙한 듯 솜씨 좋게 파스타를 만들어 그릇에 보기 좋게 담는다. 자신의 몫과 로이드의 몫. 예전에는 둘이서 맞춘 그릇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양이 다른 접시 두개에 나뉘어 담길 뿐이었다.
" ... 그릇도 바뀐건가. "
로이드가 씻고 나오길 기다리며 묵묵히 앉아 그릇을 바라보던 남자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중얼거릴 뿐이었다. 단순한 그릇만으로도, 방금전까지 열정적으로 몸을 섞던 자신과 로이드가 갈라섰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시간이 찰나의 유흥이라는 것을 되새김질 시켜주듯.
# 코로나가 심해져서 걱정이야. 얼른 줄어들어야 할텐데. 로이드주도 조심해~ 에반한테 로이드가 달라붙으면 쉬는 날이라면 따뜻하게 안아줄지도 ~😚 -
84 로이드 - 에반 (lKRZkHLloo) 2020. 12. 14. 오전 2:06:33당신은 재료가 있는지 가늠한다. 그 모습에 눈이 좋게 뜨이지 않는다. 당신은 어느 순간부터 내게 너무 물러진 모습을 보인다. 아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원래라면 슬슬 공과 사를 구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자정이 지나는 유예기간을 준다. 당신이 나를 그리워하는 것이 여기까지 느껴질 정도로. 이불이 벗겨지고 바닥에 발을 딛는다. 방 안은 따뜻하지만 이불 안보다는 아닌지라, 어색하게 서늘한 공기가 조금씩 몸을 스쳤다.
"어머, 끝까지 사리사욕 챙기는 것 좀 봐, 응큼하긴."
당신과 입맞춤을 나누곤 작게 코웃음을 친다. 사랑스러우면서 증오스러운 당신에겐 여전히 귀여운 구석이 있다. 그 점이 참 얄밉다. 언제라도 다시 당신에게 넘어갈까 경계할 것이 생겼다는 뜻이니까. 그래서인지 당신을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욕실로 들어가버린다.
욕실 안의 샤워기를 틀자 따뜻한 물이 머리 위로 쏟아진다. 문득 샴푸로 머리를 감으며 생각한 것은, 오늘은 그나마 씻을 정도의 체력이 남았다는 것과, 당신과 내가 함께 했다는 것을 이 샴푸가 증명한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내일은 밖에 나가지 말아야 할까 잠깐 고민한다. 같은 샴푸의 향이 나는 히어로와 빌런. 다른 사람들이라면 겹치겠거니 생각하겠지만 다른 빌런이 안다면 분명 풍문이 일어날 것이다. 한숨을 물에 섞어 뱉어 내고는 몸을 씻기를 계속했다.
수건으로 몸을 닦고, 머리를 털며 밖으로 나온다. 한 사이즈 큰 옷을 걸치고는 부엌으로 미적미적 향한다. 당신이 보이자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좁히며 걸어온다. 안경이 없으니 도통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파스타가 식어버리면 맛이 없을 것이 뻔하고, 어쩔 수 없겠거니 싶어 자리에 앉았다. 안경을 찾는 건 나중 일이다. 멀리서 봤을 땐 그렇게 흐리더니 가까이 앉은 지금은 분간이 갔다. 그릇이 다르다. 테이블에 턱을 괴고 당신과 파스타 그릇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픽 웃었다.
"바뀐게 꽤 많지?"
그니까 잘했어야지. 어쩌면 그런 뜻일수도 있을 말을 꺼내고는 포크를 들어 보였다.
"이러다 식겠다. 어서 먹어요, 자기야."
// 늦어서 미안! 코로나가 더 심해졌어...로이드주도 조심하길 바라. 이러다가 쉬는 날마다 로이드가 에반한테 갈 수도 있겠는데, 괜찮겠어? ㅋㅋㅋ! -
85 에반 - 로이드 ◆tAlRl.nnlg (Qr8jWIiPDQ) 2020. 12. 15. 오후 8:53:29" 늘 무언가가 바뀌기 마련이니까. 오히려 멈춰있는 것이 이상하지. "
로이드의 말에 턱을 괸 로이드에게 시선을 옮기던 남자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로이드의 말을 돌려주듯 중얼거린다. 그릇이 바뀐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서도, 여러모로 뒤섞인 감정을 가진 두사람이 이상한 것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그것이 온전히 전해졌을지 모르지만 남자는 그리고 나선 묵묵히 파스타를 먹기 시작한다.
" 돌아가는건 어떻게 할래? 택시, 불러줄까? "
어두운 창 밖을 바라보며, 로이드의 귀가를 생각해주는 것인지 반쯤 비운 그릇에 포크를 내려놓으며 무뚝뚝한 말투로 물음을 던진다. 기왕 집에 데리고 온 김에 귀가까지 신경써주려는 모양이었다. 데려다주는 것도 좋겠지만, 그러다 누군가에 눈에 띄면 곤란한 관계에 있는 두사람이었기에 그럴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평소엔 차에 관심이 없엇지만 이럴 떄는 한대정도는 구비해두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남자여싸.
" ..... 이렇게 집에서 둘이 먹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은 것 같네. "
불편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남자는 더이상 입맛이 없는 듯 파스타를 남겼지만 기분은 썩 괜찮은 듯 중얼거림을 남긴다. 로이드가 그 말을 듣고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남자에게 있어서 상급의 표현인 것은 확실했다. 애초에 표현이 서툰 남자였으니까.
# 늦어서 미안!! 그러게... 코로나도 심해지고 날씨도 추워지고 고생이야, 정말. 괜찮지. 에반도 거절하지 않을걸? 오히려 더 뜨거워질지도 몰라. -
86 로이드 - 에반 (kASQt/K4l2) 2020. 12. 20. 오전 3:13:43"자기 성격엔 그렇겠네."
같아도 그러려니 사는 사람이었다. 당신의 뜻은 이해를 하고 있지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의 감정은 이상하지만 그 원인을 보면 타당하다 느껴지니까. 그 원인을 타파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언제까지고 이 감정의 평행선을 걸을 것이다. 커브길이 있어 돌아선다 하더라도 만날 수 없는 길. 우리의 길이 마음을 쿡쿡 찌른다. 이런 잡생각도 떨치고 싶어 괜히 파스타를 돌돌 말아 입에 넣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 당신이라 그런지 맛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럽다. 아, 에반! 당신이란 사람은! 당신이 먼저 입을 열기 전까지 묵묵히 그릇을 비웠다. 달그락거리는 소리만 드문드문 들리는 정적이었다.
"됐어. 요즘엔 택시도 위험한 걸."
택시는 의외로 정보를 많이 퍼나른다. 눈에 띄면 곤란한 관계인데, 이것저것 묻는 택시는 사절이다. "알아서 걸어갈게. 위험할 것도 없으니까." 짧게 답하고는 당신을 흘끔 바라본다. 파란 시선이 휘어졌다.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당신을 향해 웃었다.
"역시, 많이 컸네."
파스타가 조금 남았지만 이미 배가 부르다. 더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 당신만 빤히 바라보기로 했다. 표현이 서툰 당신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한참 당신을 기특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나서야 만족스러운듯 입을 열 수 있었다.
"하지만 자주는 안 돼."
단호하지만 완곡한 의미였다. 예전처럼 지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언젠가 시간이 또 난다면 오늘처럼 지내보자는 뜻. 당신을 향한 시선을 거두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한다.
"그럼 아저씨는 슬슬 가야할 것 같은데. 그치, 자기야?"
# 연말이 다가오니까 일거리가 마구마구 쌓여온다. 세상은 혼란스러운데 살아가는 건 똑같아서 더 비현실적인 느낌이구먼..ㅋㅋ 늦어서 미안해. 로이드주는 아주 나쁜 죄인. ㅠㅠ 더 뜨거워지는 에반이라니, 이러다 로이드가 쉬는 날=뜨거운 날로 인식하게 생겼는데?? 😳 -
87 에반 - 로이드 ◆tAlRl.nnlg (eyPQvKGEgA) 2020. 12. 22. 오후 3:37:02"... 그런가. 확실히 몇번인가 들은 적 있는 것 같지만. "
그럼 편한대로 해, 남자는 자신을 흘끔 바라보며 답하는 로이드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 시선이 마냥 싫지만은 안아서 그저 묵묵히 그 눈길을 받아들일 뿐이었다. 앞으로 언제 또 이렇게 서로를 마주보고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모를 일이었으니까.
" 로이드는 나이를 먹었다는 말을 들려주길 바라는건가? "
남자는 기특하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며 하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퉁명스러운 말을 돌려준다. 아무래도 방금 전 몸을 섞고, 식사까지 한 덕분에 어느정도 남자가 풀려있던 것은 확실했다. 본인도 그것을 깨달았는지 그것을 무마하려는 듯 괜히 물이 든 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간다.
" 알고 있어, 너도 나도 이젠 남이니까. "
둘은 이제 부부가 아니었다.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갈라섰고, 이대로 집을 나선다면 다시 만났을 떄는 서로에게 능력을 겨누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저, 다음 이런 기회가 돌아올 때까지 자신이 로이드에게 손을 대지 않을 일만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몸을 일으키는 로이드를 따라 몸을 일으킨 남자는 배웅을 해주려는 듯 현관으로 같이 향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 .... 가기 전에, 이별의 선물이라도 해주는게 좋으려나."
남자는 현관 앞에 멈춰서선 문을 열어주기 전에 돌아서더니 한걸음 로이드에게 다가가 턱으로 손을 가져가며 나지막이 말한다. 마치 다음 기회까지 참을 수 있을 인내를 달라는 것 같기도 한 말이었다.
# 늦어져서 미안해! 일이 바쁘니까 정신이 없네.. 뭐, 그것도 나쁘지 않지?? ㅋㅋㅋㅋㅋ 로이드주도 따뜻하게 잘 입고 다니구! -
88 로이드주 ◆scLi7m8TXA (dQ672Kz/do) 2020. 12. 27. 오전 2:07:28그동안 현생 일이 너무 바빠서 오지 못했네. 늦게 갱신해서 미안. 그리고 좋은 소식도 아니라서 더 미안해.
아무래도 현생 일이 더 바빠지는 것도 있지만, 로이드라는 캐릭터가 점점 내 손과 괴리감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 어느 순간부터 점점 글을 쓰기 어려워졌어. 그렇게 됐네...
더이상의 일대일이 불가능 할 것 같아. 정말 미안해. 절대 에반주의 탓이 아니니까 너무 상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새로운 캐릭터를 시도해보다가 이렇게 된 거니까...
날이 많이 춥다. 따뜻하게 입어..다시 한 번 미안해.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