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2688> [ALL/초단기/현판] 작전명 : 서울 엑소더스 - BAD END (3)
SYSTEM
2020. 10. 10. 오후 10:20:58 - 2020. 10. 11. 오전 2:24:56
-
0 SYSTEM (S8lF/12lAk) 2020. 10. 10. 오후 10:20:58※본 스레는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따릅니다.
- 유혈 있습니다. 17금일 예정입니다.
- 초단기(1일~3일) 안에 끝납니다.
-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묘사가 나옵니다.
- 진행 시간은 하루 종일 제가 쉬는 시간 빼고는 쭉 합니다.
- 이 스레는 먼 미래에 만들어질 게이트가 열렸다!!와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 게이트가 열렸다!! 의 시스템과 룰들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있던 일들은 게이트가 열렸다!! 와 연동되지 않으니 안심하십시오. 어디까지나 IF입니다.
- 제가 필력이 별로 안좋습니다. 그냥 열심히 할게요!
- 스레가 엔딩이 난 후에 캐릭터들의 상태창(구글 시트)는 삭제됩니다!
- 캐릭터들은 레디컬러로 시작합니다.
- 복잡해보여도 이 복잡한 건 제가 하지 여러분이 하지 않습니다. 복잡하다고 가지 마시고 차근차근 살펴보세요.
- 제가 서울 지리 잘 모릅니다. 태클 노노해.
- 많은 일상과 관심과 질문 요망함.
상태창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1Gk71SonPfy9GTibSaozSGTuEzju6AuU1Meb1wChLjs/edit?usp=sharing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2576/recent
1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2585/recent
2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2621/recent
3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2666/recent -
1 SYSTEM (S8lF/12lAk) 2020. 10. 10. 오후 10:22:21수도군단은 노량진 역을 점령하지 못했다.
영등포의 박쥐. 테리스는 수도군단의 본진을 사정없이 몰아쳤고 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수도군단은 그대로 괴멸한다.
이 모든 작전을 기획하고 끌어왔던 군단장은 몬스터들의 배 속으로 들어갔다.
그와 함께 비상 대책 위원회를 구성했던 인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몇몇은 노예로 끌려갔고, 몇몇은 먹이가 되었으며, 몇몇은 살아남아 도망쳤다.
군인들은 중심점을 잃고 와해되었다.
그 과정에서 뛰어난 군인들 몇은 자신 휘하의 부대를 이끌고 격전지를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수도군단의 노량진 진격 실패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더 이상 회생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마지막 남은 정통성과 군대의 소멸. 이제 살아남은 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도생을 도모한다.
한강 이북의 서울역에 모인 생존자들도 다를바 없었다.
그들은 시간에 맞춰 용산역의 한강철교까지 내려가지 못했다.
훗날 밝혀지길, 송곳니 늑대로 불리우는 몬스터들. 레드 몬스터들의 대규모 습격은 그나마 남아있던 서울의 생존자 대부분을 집어삼키기에 이른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친다.
그래도 거기에 인물은 있었다.
이후 구 대한민국 출신의 빌런이자 태양기사로 불리우는 백치헌은 자신의 무리들과 빠르게 몬스터들의 포위망을 돌파하는데 성공한다.
살아남은 생존자들 중 몇몇 무리는 그의 협박과 회유에 아래에서 보호받기에 이른다.
서울을 벗어나 동쪽으로 동쪽으로. 백치헌과 그 일당은 부천 인근에 자리를 잡고 간신히 세력을 보전하는데 성공한다.
그림자창 임지후는 그의 동료들과 끝까지 몬스터에 맞서서 싸웠다.
그는 죽을 뻔 했지만 능력있는 동료들 덕에 간신히 구출된다. 그의 영웅적인 행보와 안전을 보장받고 싶어하는 생존자들은 함께 움직여 인천 방면으로 도주한다.
모든 사람이 죽어 나자빠지기 직전.
북쪽에서 주황색 빛의 눈동자를 지닌 한 남자가 홀로 나타난다. 그는 몬스터들을 상대로 혼자 사냥을 시작했다.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마지막에 그의 등장에 환호했지만. 그는 딱히 영웅이 아니었다.
그는 도망치지 못하고 남아있던 모든 생존자들을 자신의 노예 또는 병사로 삼았다.
서울왕의 탄생이다.
그렇게 간신히 붙들려있던 인류 문명과 대한민국의 잔재는 부스러졌다.
시시각각 닥쳐오는 몬스터들의 위협.
살아남은 자들간의 견제와 싸움.
새롭게 선택받은 이들과 선택받지 못한 인류간의 갈등.
세상은 점점 더 미쳐 돌아가기 시작했으니.
살아남아 역사를 쓰게 되는 모든 사람들은 게이트의 등장, 튜토리얼. 그리고 수도군단의 와해까지를 신 시대와 구 시대로 구분했다.
그래.
우리는 모두 이 시기를 잊지 못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때를 바꾸는 것으로 역사를 가정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에 만약은 없으니.
서울이 몰락했다.
대한민국이 몰락했다.
모든 희망은 바스라져 조각만 남아 사람들의 가슴 속에 파고들어 연명한다.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는 실패했고, 패배했다.
- 작전명 : 서울 엑소더스 실패 -
그래.
이것이 바로.
너희들이 그렇게 귀에 딱지 앉도록 들어왔던.
서울의 몰락이다.
- BAD END : 서울의 몰락 - -
2 유현성 엔딩 ◆ztOfzCqEiU (Ma1dpjvEMQ) 2020. 10. 10. 오후 10:57:01인류에게는
정녕 희망이 없을까.
"살려주세요... 제발, 아이만이라도...!"
한 무리의 덩치들이 어린 아기를 팔에 안은 젊은 어머니를 위협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비쩍 마른 여성은 목조차 가누지 못하는 어린 자식을 필사적으로 지키려 했다.
"아아아아아악!"
그리고,
정의라는 개념이 물화하기라도 한 듯, 아름다운 성휘를 온몸에 두른 기사는 그 광경을 외면하고 지나쳤다.
쇠와 돌이 부딛히는 차가운 소리만이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공간을 메울 뿐이었다.
"하......."
세상 모든 것이 제노의 음모라 외치던 미친놈이 하나 있었다.
제노의 뇌파공격에 인간들이 따뜻한 마음을 잃어간다고, 인간을 세뇌시킨 제노들이 이 지구를 지배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너도, 나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 제노 때문에 미쳐가고 있다고.
태양의 성휘를 온몸에 두른 기사, 김민우는 버석하게 마른 얼굴로 웃었다.
말도 안 되는 미치광이의 헛소리였지만, 세상이 이렇게 된 지금. 그걸 미치광이의 헛소리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김민우!"
"예, 예. 갑니다!"
백치헌의 목소리에, 원한 가득한 눈먼 칼에 뒈져버린 미치광이를 추억하던 김민우는 상념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달려가며 생각했다.
씹새끼.
내가 형이었는데. -
3 선우소정 (Xi3tdnwx.2) 2020. 10. 11. 오전 2:24:56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간의 인지는 얼마나 나약한가. 자신의 의심을 실체로 맞닥뜨린 상황에서 인간의 신념은 얼마나 허술한가. 상식이 무너지고 이성은 표백된다. 티 하나 없이 하이얀 머릿속을 이계에서 온 색채들이 끈적하게 물들인다. 한때 옛 신을 모시던 나의 사명은 고스란히 새로운 주인에게로 이전되었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나는 심장이 터져라 도피의 길 위를 달렸다. 피부에선 점차 혈색이 사라지고 호흡에선 온기가 식어갔다. 그리고 머리카락은 희게 세어버렸다. 내 몸에서 색이 남아있는 곳은 오직 눈이었다.
"서울왕의 눈이 초록인 것을 확인했다. 오늘 새벽에 진군한다."
"인디고께서 서울왕의 목을 취하시도록 우리가 앞길을 닦는다."
어두침침한 막사 안. 커다란 타블렛의 액정이 빛난다. 서울 지도 위에 이런저런 기호와 화살표들이 그려져 있다. 문득 내게로 향하는 빤한 시선을 느꼈다. 1918년생의 미국인이다. 웃고 있었다.
"질문 있나?"
"정말 자신 있어? 쉽지 않을텐데."
"예언과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
"너 처음 봤을 때 생각 나네. 어미랑 떨어진 새끼고양이처럼 발발거리던게 아직도 기억나는데. 이제는 서리 낀 갑옷을 입고 기사단의 아름다운 오라클 나이트 노릇을 하고 있으니."
"발언의 요지를 모르겠다."
"밤에 잠 못 자고 예수님 예수님 하던 거 생각하면 아직도......"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깜박이지도 않으며 미국인을 5초보다 더, 6초보다 덜 주시하였다. 시리다 못해 따가운 초록빛 압력은 그녀를 조용하게 하였다. 나의 발언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이미 승리한 전쟁이니 주저할 이유는 없다. 싸움은 윈터게이트 정복 때보다 더 빨리 끝날 것이니."
"제장들은 휘하 병사들을 추스르고 개시 전까지 만전을 기하도록. 이상, 해산한다."
나는 홀로 막사 밖으로 걸어나왔다. 한때는 12월의 서울을 한없이 차게 느꼈으나,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원래라면 성탄절 준비로 바쁠 철인데 저 멀리 서울에 그런 생기는 보이지 않는다. 높은 롯데타워의 실루엣만이 어렴풋하다.
"꼴사납게 살 방법을 구걸하던 네가 아직도 생생하군. 네 악업의 굴레를 끊을 때가 왔다."
시선과 목소리에 한껏 경멸을 담아서 언행을 마치 침을 뱉듯 하였다. 내 입에서는 입김이 나오지 않았다. 이내 나는 뒤돌아 걸어가며 수많은 막사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흰 나무를 수놓은 깃발들은 숲처럼 빼곡하며, 마치 하늘을 찌를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