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0423> [1:1/gl] 해와 달 (115)
하연주 ◆1EvWgO.OI2
2020. 8. 14. 오전 12:33:06 - 2020. 8. 22. 오후 1: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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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전 12:33:06누군가를 좋아하면
시간을 둘로 나뉜다.
함께 있는 시간과
그리고
함께 있었던 시간을 떠올리는 시간.
'소년을 위로해줘' 中, 은희경
>>1 윤하연 시트
>>2 윤지아 시트 -
2 지아주 ◆.kZJiZ0DIE (yReG3ZKNC6) 2020. 8. 14. 오전 12:36:12
" 오늘도 좋은 아침이야, 오늘도 같이 학교 같이 갈거지? "
이름 : 윤지아
나이 : 18살
성별 : 여자아이
외모 :
본디 칠흑같이 어두운 검정색 머리를 종아리까지 늘어트리고 다니던 지아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기 며칠 전, 왠지 모르게 밝은 갈색으로 머리를 염색했다. 게다가 한평생 머리카락을 묶지 않고 생머리로 다니던 소녀는 양갈래로 머리를 묶고 다니기 시작했다. 누군가 소녀에게 갑자기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그저 수줍게 ' 요즘은 귀엽게 보이는게 좋다고 해서... ' 라고 답했다고 한다. 소녀의 눈매는 날카롭지 않고 둥글게 부드러워 보이는 인상을 주었고, 밝게 빛나는 초콜릿색 눈동자는 언제나 빛을 잃지 않고 반짝였다. 코가 오똑하고 입술이 자그마해서 한눈에 보아도 예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듯 했다. 게다가 입술은 체리라도 머금은 듯 붉은 빛을 띄고 있었고, 볼에도 복숭아처럼 분홍빛이 살짝 돌고 있었다. 키가 엄청나게 크지는 않았지만 163cm의 적당한 키를 가졌고, 전체적으로 선이 가늘어 꽤나 마른 느낌을 준다. 몸무게는 비밀이라곤 하지만, 한눈에 보아도 상당히 가볍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가늘지만 비율은 꽤나 좋아서 무슨 옷을 입더라도 보기 좋게, 잘 어울린다고 한다. 이런 외모 덕분에 남학생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소녀는 그런 시선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마치 다른 누군가에게 관심이 쏠려 있는 것처럼.
( https://picrew.me/share?cd=eTKB2fEAed )
성격 :
소녀는 늘 친구들의 입에서 오르곤 했다. 천사같은 아이, 마음씨 고운 아이. 소녀가 들으면 분명 부끄러워 할 것이 분명한 여러모로 다양한 별명들이 붙어있을 정도로 친구들을 사이에서 평이 좋다 . 늘 부드러운 분위기의 미소를 짓고, 좀처럼 미소를 잃지 않을 정도로 천성이 부드러웠고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가서 챙겨줄 정도로 친화력과 배려심이 좋았다. 물론 그런 성격 탓에 불만이나 혹시나 남에게 기분 나쁘게 다가갈 수 있는 말, 심지어 자신이 피해를 입는데도 그런 것에 싫은 말을 좀처럼 할 줄 모르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일 것이다. 그런 상처들이 쌓이고 쌓여서 곪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엄청나게 활발한 편은 아니여서 눈에 띄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맡은 일이나 하고자 하는 일은 꽤나 열정적으로 하는 편이기에 소녀의 친구들은 그런 소녀의 열정을 의외의 모습이라고 말하곤 한다. 물론 그러다보니 무리를 할 때도 있어서 주변사람들이 걱정을 하는 경우도 생기긴 하지만.
기타 :
- 뜨개질이나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종종 자그마한 인형이나 소품들을 만들곤 한다. 소녀의 방에는 그렇게 만들어진 인형이 깔끔하게 줄을 서서 침대 위에 앉아있다고 한다. 왠지 누군가를 닮은 인형들이 중간중간 껴있는 것 같지만.
-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 옆에서 요리를 도우면서 익히기 시작했고 지금은 직접 책을 사서 보거나, 너튜브에서 영상들을 보면서 관심있는 요리들을 익히고 있다. 때문에 양식, 중식 등 골고루 잘 하는 편이다. 물론 제일 잘하는 것은 가정식 위주지만. 요리를 할 때는 직접 만든 분홍색 앞치마를 언제나 착용하는 편이다.
- 외모에 크게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지만 나름대로 신경을 쓰는 편이다. 누군가의 관심을 위해 염색도 하고 머리 스타일도 바꿀 정도로. 요즘은 또래 친구들에 비해 키는 작지 않지만 발육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아 우유도 꼬박꼬박 마시고 있다고 한다. 좀처럼 바라는대로 잘 되지는 않는 것 같지만.
- 공부는 그럭저럭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아직은 목표를 정하진 않았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확실하게 정하지 못한 것도 있고, 누군가와 함께 대학을 가고 싶었기에 일단은 정하지 않고 살피는 중이라고.
- 운동 쪽은 쥐약이다. 좀처럼 몸이 따라가지 못해서 체육시간이면 종종 다치곤 해서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예의주시를 하며 지켜본다고 한다. 나름 잘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남는 건 상처들 뿐이라서 실망하곤 한다.
- 노래는 잘 부르는 편이다. 목소리가 가늘고 부드러운 편이라서 듣기 좋은 미성이 나와 듣는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물론 부끄러워서 남들 앞에서 노래를 자주 부르는 편은 아니지만, 공부를 하거나 무언가에 집중할 때면 조용히 노래를 흥얼거릴 때가 있다고 한다.
-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나래와 나비. 두마리 다 새하얀 먼치킨으로 암컷이다. 올해로 1살. 소녀의 휴대폰 사진첩과 SNS에 고양이 사진이 꽤나 많다고 한다. -
3 지아주 ◆.kZJiZ0DIE (yReG3ZKNC6) 2020. 8. 14. 오전 12:36:56와! 설렌다! 하연주 다시 한번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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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전 12:37:31어서와 지아주! 응 나도 다시 한 번 잘 부탁해.
그리고 시트 옮기면서야 눈치챈건데 둘이 성 씨가 같구나? 에고 시트 올리기 전에 눈치챘어야 했는데. -
5 지아주 ◆.kZJiZ0DIE (yReG3ZKNC6) 2020. 8. 14. 오전 12:38:54맞아, 나도 기다리면서 그 생각하고 있었는데! 신기하다~ 이 생각하고 있었거든! 뭐, 딱히 상관이 없지 않나 싶어! 윤씨도 꽤 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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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전 12:44:15하긴 그런가? 하연이 이미지엔 뭔가 윤씨다 싶어서 딱 골랐는데 겹칠 줄은 몰랐네 ㅋㅋㅋ 뭐 이건 이거대로 괜찮겠지! 성 씨가 같으니까 아마 어릴적에 귀여운 에피소드 같은 것도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 어린애들은 성씨가 같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신기해하곤 하니까.
그러고보니 지아주는 몇 시쯤 자러 갈 생각이야? 일단 오늘은 이미 12시가 넘었으니까 첫 일상을 어떻게 시작할지 구상 정도만 해둘까? -
7 지아주 ◆.kZJiZ0DIE (uMMU79XbZE) 2020. 8. 14. 오전 12:46:21어렸을 때는 막 숨겨진 자매 아니야? 꺄꺄 하면서 장난도 치고 그랬을 것 같아. 어린 아이들이었을테니까 ㅋㅋ
음.. 난 보통 2시 정도까진 깨어있으니까 첫 일상을 구상하고 천천히 돌려봐도 좋고, 하연주가 피곤하면 구상정도만 해도 괜찮아! -
8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전 12:51:24ㅋㅋㅋㅋㅋㅋㅋㅋ 왠지 진짜 그랬을 것 같아 귀엽다 ㅋㅋㅋㅋ 음 난 아마 한 시 반? 정도까진 깨어있을 것 같아. 컨디션에 따라 더 이르거나 늦어질수도 있긴 하지만.
그럼 일단 오늘은 시작만 끊어 놓는다는 생각으로 간단히 구상하고 가볍게 돌리기 시작해볼까? -
9 지아주 ◆.kZJiZ0DIE (2Rz/H2wQyk) 2020. 8. 14. 오전 12:52:35좋아. 그러면 일단 첫 일상 구상부터 해보자! 급할 건 없으니까 피곤하면 언제든 자러 가자구! 첫 일상은 어떻게 해보고 싶어? 혹시 생각해둔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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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전 12:56:25응응 그렇게 하자. 일단 둘이 2학년이니까... 시기를 어떻게 잡으면 될지 모르겠네. 내가 고등학교 다닐 적이랑은 좀 다를 것 같아서. 그러고보니까 고등학교는 이제 여름방학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현실 시간대로 따라간다면 방학 중에 만나서 논다던가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보트 내 시간은 현실 시간과 다르게 한다면 무난하게 학교에 같이 등교한다던가 하는? 뭐 이런 거 밖에 안 떠오르네. 지아주는 이렇게 돌려보고 싶다 하는 소재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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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지아주 ◆.kZJiZ0DIE (FFx6xvEi6U) 2020. 8. 14. 오전 12:58:30앗, 그거 좋겠다. 시작 지점만 현실 시간이랑 맞춰서 여름방학이라고 하고 같이 영화도 보고, 이것저것 하려고 놀러 나가는 일상도 괜찮을 것 같아. 서로 캐릭터에 적응도 하고 감정선도 맞춰보고 하기 좋을 것 같은 일상 소재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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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전 1:00:54좋다 그러면 방학 중에 같이 만나서 노는 걸로 시작해보자. 아 참, 물어보는 걸 깜빡했는데 혹시 지아주 평소에 글 쓸 때 선호하는 길이가 어떻게 돼? 난 아무래도 중문에서 중장문 정도의 길이에 가장 익숙해져 있긴 한데 지아주가 다른 길이가 더 편하다면 그쪽으로 맞춰보게.
선레는 다이스로 정하는 게 무난하겠지? -
13 지아주 ◆.kZJiZ0DIE (jkB6Hcr1jg) 2020. 8. 14. 오전 1:02:46나도 보통 그정도로 쓰는 편이야. 게다가 맞춰주는 것도 좋아하니까 그정도로 쓰면 될 것 같긴 해. 완전히 맞춰서 쓰는건 힘들기도 하고 길어질 때도 있으니까 중문에서 중장문 정도로 생각하고 해보자! 선레 다이스는 하연주가 굴려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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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하연주 ◆1EvWgO.OI2 (adjO601bok) 2020. 8. 14. 오전 1:04:20좋아 그럼 그렇게 하자! 내가 컨디션 따라 답레 길이에 기복이 좀 있을 수 있는데 너무 맞춰주려고 무리할 필요는 없으니까 편히 쓰자 :)
.dice 1 2. = 2
1 하연주
2 지아주 -
15 하연주 ◆1EvWgO.OI2 (adjO601bok) 2020. 8. 14. 오전 1:04:55앗 지아주가 걸렸네. 선레는 부탁할게. 천천히 써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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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지아 - 하연 ◆.kZJiZ0DIE (1llIZKcz9w) 2020. 8. 14. 오전 1:23:36향긋한 향이 물씬 풍기는 분홍빛 가득한 방에서 거울 앞에 서있는 밝은 갈색빛이 감도는 양갈래 머리를 한 소녀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옷을 고르려는 듯 옷걸이에 걸린 옷을 몸에 가져디대고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좀 더 어울리는 것을 입으려는 것일까 알 수 없었지만 소녀는 이것저것 옷을 꺼내서 몸에 가져다대는 것을 반복하다 연분홍색 테니스 치마와 얇은 흰색 셔츠를 고른 듯 시계를 보며 서둘러 옷을 입는다.
" 좋았어.. 이정도면 괜찮겠지? "
거울 앞에서 확인하듯 한바퀴를 돌아보며 살펴본 소녀는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짓고는, 서둘러 입술에 립클로스를 살짝 발라서는 뻐끔뻐끔 골고루 퍼지게 만들고는 힘내자는 듯 자그마한 두손을 모아 꼬옥 쥔다. 소녀가 이렇게 공을 들여 준비하는 것은 여름방학이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소중한 친구와 놀러나가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삶의 절반 이상을 함께 해온 소꿉친구, 그리고 남에게는 말하지 못 할 감정을 느끼는 친구. 언제부터 그랬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잘 보이고 싶었기에 그 어느때보다도 약속에 나갈때면 공을 들이곤 했다.
" 앗..! 늦으면 안되는데...! "
약속 장소는 집 앞이었지만 늘 소녀는 약속 시간보다 5분 먼저 나와 친구가 나오길 기다리곤 했다. 친구가 나오는 모습마저 두 눈에 담아두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 그것은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준비해둔 자그마한 에코백을 어깨에 메고 방에서 서둘러 달려나온 소녀는 계단을 아슬아슬하게 뛰어내려온다. 누군가 보았다면 위험하게 뛰어다니지 말라고 혼을 낼 것이 뻔히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그런 것은 아랑곳않고 그대로 현관을 향해 달려간다.
" 다녀오겠습니다! "
부엌에 있을 어머니에게 인사를 한 소녀는 신발도 재빠르게 신고는 후다닥 문을 열어 달려나간다. 열심히 뛴다기에는 느릿해보였지만 달려가는 소녀의 표정은 진지함이 가득했다. 그렇게 발을 열심히 움직여 바로 옆에 위치한 소중한 친구의 집 앞에 멈춰선 소녀는 뛰어오느라 흐트러진 머리와 옷 매무새를 한번 더 고치곤 입가에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곧 자신의 친구가 나올 것이라는 걸 아는 듯 환한 미소를 머금은 소녀는 문이 열리길 기다린다.
문이 열리는 순간 " 좋은 아침이야, 하연아 " 라고 부드러운 눈웃음을 더해 인사를 건네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
17 지아 - 하연 ◆.kZJiZ0DIE (1llIZKcz9w) 2020. 8. 14. 오전 1:24:09드디어 시작이네...! 가볍게 놀러가기 시작하는 것부터 써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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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하연주 ◆1EvWgO.OI2 (adjO601bok) 2020. 8. 14. 오전 1:24:59세상에 지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답레 써올게 느긋하게 기다려줘. -
19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전 1:29:40앗 지아주 미안한데 나 지금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해서... ㅠㅠ 미안하지만 답레는 내일 줘도 될까? 이왕이면 쓰고 가고 싶은데 눈이 계속 감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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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지아주 ◆.kZJiZ0DIE (1llIZKcz9w) 2020. 8. 14. 오전 1:29:53응응, 느긋하게 기다릴게! 맞다, 수위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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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지아주 ◆.kZJiZ0DIE (1llIZKcz9w) 2020. 8. 14. 오전 1:30:21앗, 졸리면 어쩔 수 없지. 답레는 푹 자고 내일 주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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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전 1:31:06아 헉 맞다 수위 정해야지 참.. 내일 수위 기준표 들고 와서 의논해보자.
응 미안 답레는 내일 줄게. 지아주도 잘 자 :) -
23 지아주 ◆.kZJiZ0DIE (1llIZKcz9w) 2020. 8. 14. 오전 1:31:52잘 자, 하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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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하연 - 지하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전 8:05:37소녀는 꼭 자신과 같은 차분함이 맴도는 방의 한 쪽 구석에 놓인 옷장을 활짝 열어둔 채 고민에 잠겼다. 정적이고 차분한 스타일의 옷가지들 사이사이로 보이는 밝고 귀여운 옷들 사이에서 고민하던 소녀는 머뭇거리다가 데님 청스커트와 흰색의 박스티를 꺼내들어 갈아입고는 전신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본다. 여성치곤 키도 큰 편인데다 비율도 좋고, 외모도 그럭저럭 봐줄만한 편인지라 입은 옷이 찰떡 같이 어울리는 것은 당연지사였으나 소녀는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리더니 스커트를 벗는다. 한숨을 내쉰 소녀는 다시금 제 옷장 앞에 서선 여름용 스키니진을 꺼내 입고는 박스티의 끝을 바지 안으로 예쁘게 밀어넣었다. 평소에 입지도 않는 옷을 꺼내 입는 건 너무 오바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하염없이 맴도는 탓에 내린 결정이었다.
소녀는 어느순간 부터인가 제 친구에게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감정을 품고 있었다. 그 때문에 오늘 같이 학교 밖에서 따로 만나는 날이면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꺼내 입어 보다가도, 혹여나 이 마음이 들킬새라 한숨을 내쉬며 평소와 다를바 없는 정적이고 수수한 옷들만 찾아입게 되는 것이었다. 거울 앞에 앉아 선크림을 바르고, 가장 기초적인 피부 화장 정도만을 한 뒤 입술에 립밤을 발랐다. 지나치게 하진 말자, 응. 소녀는 작은 사이즈의 검은 크로스백을 메고, 날이 더울 것을 대비해 머리를 낮게 묶는 것으로 준비를 마쳤다. 마지막으로 검은색 캡모자를 쓴 소녀는 왼손목에 차인 손목시계로 시간을 한 번 확인하고는 터덜터덜 계단을 걸어내려온다.
"이제 나가니?"
"네, 다녀올게요."
거실 식탁에서 책을 읽고 계시던 어머니께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건넨 소녀는 현관문 밖으로 나가기 전, 옆에 놓인 작은 거울로 제 모습을 한 번 확인한다. 흰색 컨버스를 신고 현관을 열고 나가자 마자 보인 것은 먼저 나와있던 제 친구였다. 소녀도 나름 약속시간에 잘 맞춰서, 그리고 때때로는 약속한 시간보다 빠르게 나오는 편이라고 자부했지만 지아는 늘 그런 소녀보다도 조금 먼저 나와있었다. 지아의 부드러운 눈웃음에 화답하듯이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지아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좋은 아침이야. 많이 기다렸어?"
소녀로서는 지아가 도대체 언제부터 나와있던 건지 알 수 없기에 조심스레 묻고는 지아의 대답을 기다렸다. "일단 갈까? 어디부터 갈래?" 소녀가 조곤조곤한 어조로 조용히 물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25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전 8:06:54답레 올려둘게 :) 나메에 실수로 지아 이름을 오타냈는데 그건 무시해줘... ㅠ
오늘은 나중에 시간 나면 수위기준표를 찾아놔야겠다. 좋은 하루 보내 지아주. -
26 지아 - 하연 (8ZTLF/u3cs) 2020. 8. 14. 오전 11:28:30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이렇게 설레는 일이라고 소녀는 사실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즐거운 일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가슴이 콩닥거리는 일이 될거라고는, 그것도 어릴 적부터 함께 한 하연에게서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될거라고는 분명 알지 못했을 것은 분명했다. 그렇지만 언제부턴가 하연의 옆에 있을 때마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어릴때부터 늘 함께 였기에 그러한 감정은 소녀에게 있어서 익숙하지 않은 이질적인 감정이었고, 그때문에 자신이 이상하게 된 것은 아닐지, 병에 걸린 것은 아닐지 고민할 정돌로 당황했었다. 그렇지만 하연에게 '네 곁에 있으면 가슴이 터질 것 같고 얼굴이 뜨거워져' 라고 말할 수는 없었기에, 서툰 솜씨로 인터넷을 뒤져가며 찾아낸 것은 사랑이라는 단어였다. 누군가의 곁에 있을 때 가슴이 콩닥거리고, 늘 함께 있고 싶고, 다른 사람과 있는 모습에 왠지 모르게 조바심이 나고. 그런 것은 모두 사랑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증상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소녀는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자각할 수 있었다.
" 아니, 나도 나온지 얼마 안됐는걸?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
문을 열고 나오는 하연을 보면서 언제나처럼 천천히 두근거리기 시작하는 가슴을 느끼며 수줍게 자신의 손을 꼼지락거리던 소녀는 천천히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낸다. 자신을 발견하곤 미소를 짓는 하연의 모습은 소녀가 볼을 복숭아빛으로 곱게 물들게 만들기 충분했고, 열이 오르는 통에 눈에 띄게 자신의 얼굴이 빨개진 것은 아닌지 속으로 걱정을 하고마는 소녀였다. 괜히 자신의 마음이 들키면 이 소중한 관계가 깨질까봐, 오래도록 하연의 곁에 있고 싶은 자신의 바램이 멀리 날아가버려 다시는 이룰 수 없게 되버릴까봐, 부디 자신의 얼굴에 두근거림이 너무 티가 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는 소녀였다. 그래도 오늘 아침 인사도 괜찮았지? 소녀는 자기 자신을 그렇게 다독이며 더욱 밝은 미소를 얼굴에 머금었고, 하연이 언제나처럼 조곤조곤 물음을 던지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자 그에 발을 맞춰 나란히 걷기 시작하며 고민하듯 자그마한 입술을 달싹인다.
" 이번에 재밌는 영화들이 많이 개봉했다니까, 시내에 나가서 시간에 맞는게 있으면 그걸로 골라서 보자. 영화 보고 나서는 맛있는 가게 찾아서 밥도 먹고, 극장 근처에 생긴 괜찮은 디저트 가게도 있다니까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시간 남으면 옷도 보러가구... 아, 내가 너무 들뜬 것 같지? 에헤헤. "
곰곰히 생각을 하던 소녀는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고개를 돌려 하연을 살짝 올려다보며 밝은 미소를 띈 체 이것저것 생각해둔게 많은 듯 할만한 것들을 꺼내둔다. 사실은 어젯밤부터 베개를 끌어안고 상상하고 또 상상하던 코스였지만, 소녀는 괜스레 부끄러워서 들뜬 기분으로 꺼낸 것처럼 말할 뿐이었다. 어깨가 닿을 듯 말 듯 붙어서 나란히 걷는 이 길이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소녀에게선 해맑은 미소가 떨어질 줄 몰랐다. 물론 그것은 자신의 바로 옆에 하연이 있었고, 오늘은 오직 자신과 시간을 보내러 나온 것이라는 사실이 기쁜 탓이었을 것이다.
" 근데 나는 하연이가 하자는거면 뭐든 좋으니까, 내가 말한 것 말고 하고 싶은거 있으면 말해줘. 그것도 같이 하러 가면 되니까. "
손을 잡은 체 나란히 걷고 싶었기에 슬쩍 손을 가까이 해보려던 소녀는 차분하게 말을 걸며 다가갔지만, 손끼리 가까워졌을 때는 괜히 솟아났던 용기가 금방 겁을 먹고 들어가버려 소녀의 손은 그저 하연의 손 주위를 맴돌 뿐이었다. 바보같아 정말 - 소녀는 자기 자신을 그렇게 새각하며 괜스레 울적해졌지만 옆에 하연이 있었기에 굳이 티를 내지 않고 밝게 웃으며 어떻냐는 듯 살며시 올려다볼 뿐이었다.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은 행복했으니까. -
27 지아주 ◆.kZJiZ0DIE (8ZTLF/u3cs) 2020. 8. 14. 오전 11:29:07오타야 어쩔 수 없는거지! 일단 나도 답레 올려둘게. 이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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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하연 - 지아 (6THXs16dmw) 2020. 8. 14. 오후 1:02:47"그렇다면 다행인데, 네가 늘 먼저 나와 있는 거 같아서."
돌이켜보면 그랬다. 지아는 소녀보다 늘 조금씩 이르게 나와서 소녀를 기다려주었고, 소녀는 지아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사뭇 좋아했다. 제 친구를 상대로 품게 된 마음은 과연 언제 그 불이 지펴지기 시작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처음엔 언제부터 그 감정이 피어났는지조차 알 수 없었기에 그저 지아가 너무나도 소중한 친구이기 때문에 이렇게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뿐이었다. 다른 친구들에게는 지아에게 느끼는 것과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평소엔 잘 읽지 않는 로맨스 소설을 읽다가 문득 알게 되었다. 아, 사랑이구나. 그리고 그 마음을 자각하게 된 순간 느낀 것은 '망했다'. 이 하나였다. 하필이면 짝사랑 상대가 동갑내기의 여자, 그것도 심지어는 까마득하게 어릴적부터 친구로 지내왔던 아이라니. 평소에는 평범히 다른 것에 정신을 두다가도 이렇게, 지아와 단 둘이 될 때에는 늘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 때문인지 소녀는 지아가 자신을 보면서 얼굴을 복숭아 빛으로 물드는 것 조차 보지 못했다.
"그래? 재밌는 영화가 시간에 맞으면 좋겠네. 난 영화는 잘 모르니까 선택은 지아 너한테 맡겨야 겠지만."
영화를 볼 시간에 공부를 하고, 드라마를 볼 시간에 독서를 하는 것이 소녀였다. 최근에 개봉한 어떤 영화가 재밌다더라-등의 이야기는 종종 듣는다지만, 그 내용까지는 알 수 없으니 오늘의 영화 선택은 전적으로 지아에게 맡겨야 할 것이었다. "아니야, 나도 오늘 상당히 들떠 있어. 여름방학이 시작하고 나서 둘이 놀러나오는 건 처음이잖아?" 겉보기에는 차분해 보이지만 그건 지아를 향한 속마음을 꽁꽁 숨기다보니 신나하는 모습까지 쏙 들어가 버린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 그보다 단둘이라던가... 이런 말 좀 이상하진 않았겠지? 친구끼린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잖아. 그렇지? 그런 생각을 짐짓 심각하게 하던 소녀는 이어진 지아의 말에 심장이 철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오래도록 친구로 지내왔다고는 하지만, 저런 무자각으로 내뱉는 것 같은 말을 들을때마다 심장이 두근 거리는 입장도 되어줬음 생각한 소녀는 차마 내뱉을 수 없는 한숨을 속으로나마 내쉬었다.
"음, 나도 딱히 특별한 계획을 세우고 나온 건 아니니까. 디저트 가게 가는 거 좋을 것 같다. 중간에 서점도 잠시 들릴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지만?"
단 건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이 나잇대 소녀들 중에는 안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것 같긴 했지만 말이다.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와 있고, 지아의 손이 제 손 바로 근처를 맴도는 것에 소녀는 괜히 더 더워지는 기분이 들어 모자를 조금 더 눌러썼다. 잠시 조용히 걷던 소녀는 지아에게 팔짱을 끼려 하고는 시선은 앞에 고정한다. "빨리 가자. 방학이기도 하고... 늦게 가면 재밌는 영화는 자리가 없을 수도 있잖아?" 친구니까 괜찮아. 동성친구들끼리 팔짱 정도는 자연스러운 거잖아. 학교에서 애들도 자주 하는 스킨쉽. 이상할 거 없어. 손을 잡는 것은 왠지 손바닥에 땀이라도 날 것 같아 꺼려졌지만 팔짱이라면 친구니까-라는 핑계를 대며 얼마든지 낄 수 있다. 긴장되는 것은 매한가지였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너에게 닿고 싶어, 지아야. 소녀는 계속해서 차분히 걸음을 옮겨 지아와 나란히 버스 정류장까지 향한 뒤 버스 전광판에 뜨는 시간을 확인한다. 잠시, 괜히 설레이는 마음을 다잡고 버스가 오길 기다렸다. -
29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후 1:04:25일단 나도 답레 올려두고 갈게. 이제부터 정신없이 바빠질 예정이라 다음 답레는 늦은 밤이 되어서야 줄 수 있을 것 같아. 아무라도 지아주도 그때 더 여유로워 질테니까 그때 수위 기준표 놓고 수위도 상의해보자.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래 지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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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지아 - 하연 ◆.kZJiZ0DIE (8ZTLF/u3cs) 2020. 8. 14. 오후 4:35:44" 나도 잘 아는 건 없지만, 분명 가보면 재밌는 걸 하고 있을거야. 애들도 그렇게 말했거든. 재밌는게 많아서 다들 보러가자고 그러더라. "
하연이랑 약속이 있다고 미안하다고 했지만 말이야. 소녀는 그렇게 덧붙여 말하며 따스하게 미소 지었다. 무엇을 하더라도 너와 함께라면 모든 것이 즐거울 것은 당연하다고. 언젠가 제대로 말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체 그저 입술을 부드럽게 끌어올려 따스한 미소를 짓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들떴다는 자신의 말에 다정하게 대답해주는 하연의 말에 잠시 놀란 듯 눈을 깜빡이던 소녀는 두손으로 입을 가린 체 기분 좋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 맞다, 하연이는 단 거 좋아했지? 꼭 빼먹지 않고 가야겠다. 나 완전 기억 해놨으니까 안 잊을거야. "
디저트 가게는 확실히 정해진 듯 하자 마치 이제야 생각났다는 것처럼 들뜬 목소리로 말한다. 물론 이미 어젯밤에 하연이 단 것을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곤 슬쩍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기에, 하연이 단 것을 좋아한다는 걸 까먹은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계획을 어느정도 짜뒀다는 것을 들키기엔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기분 좋은 듯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하연과 나란히 걸어가던 소녀는 옆에서 들려오는 말에 ' 알았어! ' 라고 대답하려다 이내 팔짱을 껴오는 것을 느끼곤 순간 숨을 들이킨다. 놀랐다는 걸 들키면 안될텐데, 걱정스레 눈을 조금 돌려 하연을 바라본 소녀는 다행히 시선을 앞에 고정한 체 집에서 나올 때보다 모자를 눌러쓴 하연을 발견한다. 다행이다, 소녀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팔짱을 낀 하연의 팔에 조금 더 자신의 팔을 얽히게 만들어 버스 정류장에 멈춰선다.
팔이 직접 맞닿아 느껴지는 부드러운 하연의 피부와 온기가 소녀를 괜스레 부끄러워졌지만 여자아이들끼리 팔짱을 하고 다니는 건 학교에서도 흔한 일이었으니까, 그저 하연도 평소처럼 익숙하게 해온 것 뿐이라고 자신을 타일렀다. 자꾸만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하연에게 들릴까 불안해 하면서도 막상 떨어지고 싶지는 않아서 둘이 가깝게 붙은 체로 버스를 기다린다.
" 아, 버스 왔다...! 얼른 타자. "
나름 일찍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꽤나 사람이 많은 버스 안에 서둘러 하연과 올라선 소녀는 자리가 적은데도 어떻게든 타려고 하는 사람들에 밀려 하연의 품으로 밀려선 품에 안긴 형태가 되어버린다. 사람이 가득 차서 옴싹달싹 하기 힘든 상태가 되어버린 상태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하연의 향기에 소녀는 귀까지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분명, 분명 얼굴이 빨개졌을거야, 귀도 빨개졌을거야. 소녀는 마음 속으로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애써 침착하게 품에 파묻혔던 고개를 들어 하연을 올려다본다.
" 불편하지..?! 미안해, 다른 사람들이 좀 내리면 금방 떨어질테니까... 지금은 꼼짝을 못 할 것 같아서.. "
소녀는 괜히 자신 때문에 하연이 불편해졌을거라 생각하는지 살짝 울상을 지으며 속삭였다. 물론 하연의 품에 우연히라도 안겼으니 기분은 좋았지만, 하연의 기분이 상하거나 불편하면 자신의 설렘도 아무런 쓸모가 없는 일이었으니까.
# 응응, 다녀와! 이따보자!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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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지아주 ◆.kZJiZ0DIE (RcBGckg7bc) 2020. 8. 14. 오후 10: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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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후 11:09:45갱신할게. 일단 답레는 써두긴 했는데... 지아주가 수위 기준표를 가지고 와줬으니까 그거 먼저 의논해볼까? 수위 정하고 나면 바로 답레 들고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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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지아주 ◆.kZJiZ0DIE (z5Wdqgcfkw) 2020. 8. 14. 오후 11:11:23어서와, 하연주. 먼저 의논하고 싶으면 그래도 상관없어! 하연주는 어느 정도로 할까 생각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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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후 11:14:40응 좋은 밤이야 :) 일단... 폭력이나 언어는 조금 더 기준이 널널한 것 같으니까 3등급으로 괜찮을 것 같네. 노출이나 성행위는... 묘사를 주의하면 3등급도 괜찮을 것 같긴 한데, 3등급이나 2.5 등급 정도? 생각중이었는데 지아주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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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지아주 ◆.kZJiZ0DIE (iPBnv15pH.) 2020. 8. 14. 오후 11:17:17으음. 나도 묘사만 주의하면 3등급으로 정하면 될 것 같아. 만약에 저렇게 될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두루뭉실하게 표현하거나 하면 괜찮을 것 같거든. 그러면 널널하게 3등급으로 잡아두기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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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하연주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후 11:23:32좋아. 그러면 다 3등급으로 정하고 묘사를 주의하는 걸로 하자. 그 정도면 될 것 같다. 그럼 금방 답레 들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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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지아주 ◆.kZJiZ0DIE (5Y5h.xyX2U) 2020. 8. 14. 오후 11:24:17알았어!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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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하연- 지아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후 11:27:23단 거 좋아했지? 라는 말에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젯밤에 어딜 가는 게 좋을까-하고 잠시 고민해 보았지만 생각나는 게 없어 그냥 평소 친구들끼리 가는 곳들 위주로 생각해 놓았다. 사실은 친구들끼리 놀러가는 곳들이나 연인들끼리 가는 데이트 코스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엔 의식하지 않기 위해 일부로 생각을 보류해 두었을 뿐이다. 필요 이상으로 생각해서 의식해 버리면 아무래도 곤란하니까. 소녀가 팔짱을 낀 것에 지아가 조금 더 팔을 얽히게 만들어 오는 것에 소녀는 지 심장이 미친듯이 뛰는 것을 느꼈다. 그래, 친구니까. 이 정도는 괜찮아. 속으로 이미 몇 번이나 되뇌었을 말을 다시금 되뇌이며 버스르 기다리다 도착한 버스에 지아와 함께 올라탄다.
앉을 자리를 찾으려는 것을 포기한 소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이 많을까 봐 일부로 약속 시간을 조금 이르게 잡았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방학이라 그런가, 사람이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결국 손잡이를 잡고 서있으려니, 자신보다 미묘하게 작은 지아가 제 품으로 밀려 들어와 버린다. 사람이 많아 크게 움직이기도 힘든 상황에서 이렇게 가까이 붙어있으려니 절로 귓볼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만 같아서 자신의 귀를 만지작 거려본다. 들키진 않겠지? 아직 아무도 제 붉어진 귀에 대해 물어보진 않았지만, 누군가 물어본다면 더워서 그런 거라고 대답하겠다며 미리 핑계를 떠올려 두었다. 소녀는 자신의 시선을 바로 눈앞에 고정시킨다. 키 차이가 그렇게 크게 나는 건 아닌지라 시선 밑쪽에서 지아의 모습이 얼핏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 고개를 내려서 제대로 마주보면 심장이 너무 떨릴 것 같아-
"응? 아니야 괜찮아 딱히 불편하지 않아."
-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울상을 지은듯한 속삭임에 소녀는 지아에게 달래는 듯한 어조로 작게 속삭이며 내려다 보았다. 살짝 빨개진 얼굴이나 귀가 눈에 들어오고, 그 이후엔 울상이 된 지아의 표정까지 너무 지근거리에서 보인다. "사람 많아서 위험하니까 지금은 떨어질 생각 말고 가만히 있어." 이대로 따로 움직여봐야 사람들한테 휩쓸려 다니거나 이리저리 치이기 딱 좋다. 물론, 정말로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아와 떨어지고 싶지 않다, 는 사심이 아주 담겨있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기에 양심이 조금 찔렸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어쩔 수 없었으며 자기위로를 해본다.
사람이 어느정도 빠지면 소녀는 살짝 뒤로 물러섰을 것이다. 여전히 가까운 거리지만, 적어도 서로 껴안는 모양새에서는 벗어난다. 더 닿고 있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아까 같은 자세로 오래도록 그러고 있다간 지아에게 본인의 심장소리가 들릴 것 같다는 불안감이 일컫어 내린 결정이었다. "... 오늘은 사람이 꽤 많네." 괜한 말을 던지며 작게 미소 짓는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면 소녀는 작게 헛기침을 하며 내렸을 것이다. 버스에 사람이 가득 차 있어서 고마워 해야할지 아니면 원망 해야할지, 상반된 기분이 뒤죽박죽 섞여 버린다.
"밥은 먹고 나왔지? 영화부터 보러 갈까?"
밥을 안 먹고 나왔다면 간단하게 뭐라도 먼저 먹는 편이 좋을테니까. 혹여나 제 친구가 식사를 걸렀을까-하는 걱정에 조곤조곤 질문을 던진다. -
39 지아주 ◆.kZJiZ0DIE (RcBGckg7bc) 2020. 8. 14. 오후 11:38:13" 그래...? 다행이다. 혹시 불편하면 언제든 말해줘야해? "
자신을 달래듯 말하는 하연의 말에 안도한 듯 한숨을 포옥 내쉬던 소녀는 수줍은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 체 하연에게만 들리게 속삭였다. 왠지 자신을 품어주는 듯한 하연의 품이 든든하기도 했고, 사실은 이렇게 안겨있는 형태가 된 것도 기뻤다. 합법적으로 하연이의 품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 불가항력으로 만들어진 모습이었지만 소녀는 조금만 더 욕심을 부려서 좀 더 오랫동안 이렇게 갈 수 있었으면 했다. " 응, 얌전히 있을게. " 굳이 움직일 생각이 없었던 소녀는 자신의 귀에 부드럽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품에서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며 느릿하게 숨을 들이마신다.
" 그러게, 우리도 되게 부지런하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방학기간이라고 들뜬 모양이야. "
아쉽게도 사람들이 조금 내려선 떨어지게 되었지만, 소녀는 자신의 심장박동이 엄청나게 커지기 전에 떨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살며시 미소를 지은 체 말을 걸어온 하연에게 조곤조곤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한다. 하연이 눈치 챘을지 모르지만 소녀는 버스 안에서 줄곧 하연과 눈을 마주하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하연의 예쁜 눈을 보는 것은 쉽게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었으니까. 물론 떨어지면서 아쉬움이 생겼지만, 자연스레 몸에 살며시 배어든 것 같은 하연의 향기가 소녀가 아직도 하연의 품에 있는 것처럼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고 있었다.
" 간단하게 먹고 나왔는데, 혹시 하연이는 안 먹은거야? 밥 거르면 몸에 안 좋은데... 하연이가 안 먹었으면 먹고 들어가자. 나 조금은 더 먹을 수 있어. "
시내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가느다란 팔로 손잡이를 잡고 서있던 소녀는 들려오는 물음에 괜찮다는 듯 말하다, 이내 살짝 걱정이 담긴 눈으로 하연을 바라본다. 두 사람을 아는 친구들이라면 깨가 쏟아지네, 하는 말을 했을법한 모습이었지만 그런 것은 잊은 체, 혹시나 하연이 밥을 걸렀을까 조심스럽게 바라볼 뿐이었다.
// 아, 이전 레스에서 버스 타는 부분... 내가 왠지 완결형으로 써버린 것 같아서 조심할게! 미안! -
40 하연- 지아 ◆1EvWgO.OI2 (6THXs16dmw) 2020. 8. 14. 오후 11:57:37불편하면 언제든 말해주어야 한다는 말에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 보면 불편한 건 맞긴 한데, 그게 나쁜 의미의 불편함은 아니었다. 지아가 자신과 너무 지근거리에 있다는 사실에 심장의 두근거림이 심해서 혹시나 이 마음이 새어나갈까 불편했지만, 어쨌든 지아와 붙어있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기로 했다. "그런 모양이네. 조금 더 일찍 나올 걸 그랬나." 그랬으면 너랑도 더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었겠지, 라는 속마음응 내뱉지 않았다.
버스 안에서 지아가 계속해서 자신과 눈을 마주하고 있던 것을 소녀는 눈치채지 못할래야 못챌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지근거리였는데다가 소녀 역시 지아를 의식하고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그걸 또 아는 척 하기가 뭐했기에 소녀는 오로지 앞만을 응시할 수 밖에 없었다. 어렸을 땐 너랑 껴안고 가까운데서 놀아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그땐 어떻게 했더라-따위의 생각들이 두둥실 떠올랐다가 사그라든다.
"아니야, 나도 먹고 나왔어. 혹시 네가 거르고 나왔을까 봐 물어본 거야."
걱정이 담긴 눈이 이쪽을 향하자, 소녀는 괜찮다는 듯이 부드럽게 웃으며 조용히 대꾸한다. 아마 학교의 친구들이라면 이 모습에 너네 진짜 사귀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놀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기사, 오래도록 친구로 지내는 사이치고 지아와 소녀만큼이나 서로에게 조심스럽고 다정다감하게 대하는 것도 상당히 드물었을 테니까.
"지아 네가 먼저 뭘 먹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일단 갈까? 아니면 뭔가 가볍게 더 먹고 싶어?"
영화관 안에도 간식은 있으니까, 시중에서 파는 가에 비해 상당히 비싸긴 하지만. 소녀는 모자를 한 번 고쳐 쓰고는 다정히 물으며 버스에서 내려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뭘 먹든지 바로 영화관을 가든지, 어차피 영화관이 있는 상가 내에 이것저것 다 있을테니까 목적지는 그 곳으로 정했다.
// 아냐 괜찮아. 내가 상황을 이끌어 가거나 하는 걸 잘 못해서 상황을 끌어주면 오히려 고마우니까 편하게 써줘도 돼. 너무 억지스러운 상황만 아니라면 다 따라갈 수 있으니까. -
41 지아주 ◆.kZJiZ0DIE (A3IzXsDQ2Y) 2020. 8. 15. 오전 12:13:38" 그랬구나, 난 또.. 약속시간 지키려구 아무것도 안 먹고 나온 줄 알았지. "
괜찮다는 듯 부드럽게 미소 짓는 하연을 보며 안도한 듯 귀엽게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쉰다. 이미 소녀의 머릿속에선 다음 약속에선 간단한 샌드위치 도시락이라도 만들어 오는 것이 좋을까 하고 고민하던 중이었으니까. 아무튼 하연이 끼니를 거르지 않고 잘 챙겼다는 말에 잘했다는 듯 자그마한 손을 들어올려 엄지를 치켜세운다. 칭찬은 또다른 칭찬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걸 언젠가 책에서 본 기억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하연이 끼니를 잘 챙기길 바라는 소녀의 자그마한 바램이 담겨있는 칭찬이었다.
" 아냐아냐, 따로 뭘 먹고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영화관 가서 팝콘 먹으면 괜찮을거야. "
버스에 내려선 물음을 던지는 하연의 말에 괜찮다는 듯 부드럽게 고개를 저으며 답한 소녀는 자연스럽게 다시 팔짱을 끼고 영화관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사실 버스에서 내렸을 때, 다시 팔짱을 껴도 괜찮을지 수십번을 고민했던 소녀였지만 눈 딱 감고 용기를 내서 팔짱을 껴보려 한 것이었기에 내심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입가에선 수줍은 미소가 사라질 줄 몰랐다.
" 어디 보자, 무슨 영화가.............. 어라, 왜 공포영화 밖에 없는걸까아...?"
소녀는 그렇게 기분 좋은 걸음걸이로 하연과 영화관으로 향한다. 영화관에 도착해서 현재 상영중인 영화가 무엇이 있나 보려고 하며 멈춰선 소녀는 이내 눈 앞에 펼쳐진 수많은 공포영화의 향연에 얼음동상이라도 된 것처럼 멈춰선다. 딱딱하게 굳어버렸던 소녀였지만 옆에 있는 하연을 떠올린건지 어색하게 웃으며 중얼거린다. 기왕 하연과 영화관에 왔으니 영화가 보고 싶었지만, 평소에도 공포 영화라면 눈을 질끈 감고 도망가버리던 소녀였기에 눈 앞이 하얗게 변해버리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이대로 다른 걸 하러 가기엔 하연이와 영화를 볼 기회가 아까웠기에 애써 무서운 것을 꾹 참고는 그 중에서 바로 예매를 해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쥬온>을 자그마한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 에..엣헴, 우리 저거 보러 갈까? 시간도 딱 맞고 사람들도 많이 보는 것 같은데..! "
조심스럽게 하연에게 물음을 던진 소녀는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힘내자, 지아야! 할 수 있어! 속으로 자기 자신을 몇번이고 타이르며 하연을 올려다보는 소녀였다.
// 알았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그나저나 벌써부터 하연이 주접을 떨고 싶어서 큰일이야. (안됨)(퍽) -
42 하연- 지아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전 12:30:58"그럴리가. 오늘 지아 너랑 놀려고 잘 챙겨먹고 나왔어."
배고파서 힘이 없으면 안되잖아.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하는 지아를 보며 소녀가 작게 웃었다. 너무 어린애 다루듯이 다루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래, 영화관에도 이것저것 있으니까." 팝콘이라던가, 나쵸라던가. 아무래도 사람들이 영화를 보며 간식을 많이들 먹기 때문인지 영화관엔 간식 하나는 참 잘 구비되어 있었다. 지아가 자신에게 다시 팔짱을 껴오자 소녀는 팔을 조금 더 단단히 엮고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작게 숨을 내쉰다. 팔짱은 자주 껴봤잖아, 이 정도로 설레어 하면 어떡해 윤하연.
"아, 하긴 여름이고..."
영화관에 도착해 보인 것은 지금 상영 중인 수많은 공포영화들의 리스트였다. 하기사 여름방학 기간이니까. 더운 날엔 무서운 걸 봐야 시원해진다나 뭐라나, 그런 말이 있다보니 상당수의 공포영화는 여름 즈음에 개봉을 하곤 하였다. 그렇다고 쳐도 그 수가 상당히 많은데, 다들 작정하고 내보내는 걸까. 무서운 건 못 보는 편도 아니었고, 그다지 싫어하는 편도 아니었기에 소녀는 그저 평범하게 무슨 영화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난 괜찮긴 한데... 너는 괜찮아? 평소에 이런 거 안 보잖아?"
무서운 걸 잘 못 보면서도 굳이 공포영화를 찾아보며 공포를 느끼려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소녀의 기억속의 지아는 그런 류의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에, 지아의 선택에는 의아함이 들 뿐이었다. 그렇다고 공포 영화 이외에 다른 볼만한게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었지만. "영화는 다음에 봐도 되니까 무리하지 않아도 돼." 지아와 영화를 볼 수 없는 건 그야 아쉬웠지만 그래도 굳이 싫어하는 걸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정 뭣하면 다음에 다시 와도 되는 거고... 그런 생각을 하며 현재 상영 중인 영화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응, 공포 영화, 공포 영화, 공포 영화. 적어도 오늘 영화를 본다면 공포영화의 늪에서는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좋아해줘서 고마워 :) 나도 벌써부터 지아가 너무 귀여워서 큰일이야. 둘이 서로 삽질하는 것도 귀엽고. -
43 지아주 ◆.kZJiZ0DIE (hxsoka.0gY) 2020. 8. 15. 오전 12:51:28" 나? ㄱ, 괜찮아! 정말이야! ㅇ, 이런 공포영화 쯤은 아무것도 아닌걸...?! "
자신을 배려하는 말에 한순간 흔들리려 했던 소녀는 ' 그럼 다음에 보는걸로 하다! ' 라고 말할 뻔 했지만, 자신이 영화관으로 데려오기도 했고 하연이는 공포영화를 딱히 꺼리거나 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새어나오려던 말을 꾹 눌러담는다. 할수있다! 소녀는 속으로 몇번이고 되뇌이며 걱정말라는 듯 팔짱을 낀 체 웃으며 답한다. 사실은 무서웠지만 하연이와 볼 수 있다면 그정도는 참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 자, 얼른 예매하러가자. 이러다 시간 놓치면 안되잖아. 어서~ "
혹여나 자신의 결심이 흔들릴까 소녀는 살며시 하연과 팔짱을 끼고 있던 팔을 꼭 끌어안은 체 매표소로 향한다. 여전히 매표소로 향하면서도 떨려오는 마음이었지만, 그보다도 하연이와의 오붓한, 일단은 소녀의 계획 속에서는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는 소녀의 욕심이 조금 더 컸던 모양인지 기세 좋게 매표소 앞에 도착해서는 " 쥬온 2자리요! " 하고 외친 지아였다. 그런 지아와 하연을 보며 미소와 함께 표를 건내주었고 결연한 표정으로 그 표를 받아드는 지아였다.
" 하연아, 팝콘이라던지 먹을래? 아니면 간단하게 음료수만? "
표를 가방에 잘 챙겨둔 소녀는 들어가기 전에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들어갈까 싶었는지, 살며시 하연을 올려다보며 묻는다. 표를 사고 나니 맘이 조금 편해졌는지 소녀의 미소는 한결 편안해보였다.
// 하연이가 지아 받아주느라 고생하겠는걸. 그나저나 둘이 같은 생각이면서 숨기려는게 너무 귀여워 ㅠㅠ -
44 하연- 지아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전 1:06:50말을 더듬으면서 괜찮다고 외치는 지아를 보는 소녀의 표정이 미심쩍다는 듯이 바뀌었다. 아무리 봐도 괜찮지는 않아 보이는데. 진짜 괜찮으냐고 물어보려던 찰나에 지아가 팔짱을 낀 팔을 꼬옥 끌어안으며 매표소로 향하는 지아에게 끌려가다 싶이 한다. "무리하지 않아도 됐는데..." 라고 중얼거렸지만 지아는 이미 결연한 표정으로 영화표까지 받아든 상태였다. 한 번쯤은 괜찮겠지? 라는 생각에 소녀는 결국 작게 미소 지었다. 그래 뭐, 여름이니까.
"음-기왕 영화관까지 왔으니까 팝콘 사갈까? 음료수는 뭐 마실래?"
소녀는 잠깐만-이라는 말과 함께 팔짱을 풀어내곤 메고 온 검은 크로스백에서 지갑을 꺼내며 여러 종류의 간식들을 훑어본다. 팔짱을 풀어내는 건 아쉽지만 계산은 해야하니까. 그리고 간식을 들고 들어가려면 별 수 없이 풀어야 하긴 한다. 그러고보니 공포 영화 보다가 실수로 팝콘을 다 엎어버렸다던가... 그런 썰들을 몇 번인가 본 기억이 있었지만 아무렴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겠냐 싶어 고개를 내젓는다. 그리고 팝콘은 보통 광고 할 때 대부분 먹어버리잖아? 지아가 자신이 마시고픈 음료를 말해주었다면 소녀는 간식거리를 계산한 뒤 지아에게 음료를 건네주곤 본인이 팝콘과 콜라를 받아들 것이다.
"몇 관이야?"
지아가 워낙 빠르게 매표소에서 표를 사드는 바람에 제대로 확인을 못했었다. 지아가 상영관의 호수를 알려준다면 소녀는 지아와 함께 쥬온을 상영할 예정인 상영관으로 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 그치 ㅋㅋㅋㅋㅋ 서로 어쩔 줄 몰라서 발만 동동 구르는 게 귀엽다. 나중에 티는 못 내고 은근히 질투하거나 하는 것도 굴려보고 싶네. -
45 지아주 ◆.kZJiZ0DIE (LC1/LiU5KI) 2020. 8. 15. 오전 1:20:18" 음.. 나는 콜라! "
소녀는 하연의 물음에 망설임 없이 콜라를 외친다. 마치 극장=콜라 라는 공식이 있는 것처럼 낭랑한 목소리로 콜라를 외친 소녀는 종업원에게서 하연이 받아서 건네는 콜라를 자그마한 두 손으로 들고는 하연과 나란히 서있는다. 팔짱은 팝콘과 콜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풀었지만 꼭 붙어있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기분 좋은 콧노래와 함께 팝콘이 나오길 기다린다. 팝콘까지 모두 챙기고 난 하연에게 " 이따 디저트는 내가 사줄게! " 하고 속삭이듯 말한 소녀는 나란히 걸음을 옮겨 상영관으로 향한다.
" 몇 관이냐면 4관이야. 어, 그러니까.. 저쪽이다! "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상영관을 찾은 소녀는 한손으로 잽싸게 가리켜보이곤 하연과 함께 걸음을 옮긴다. 상영관에 가까워질수록 잊고 있던 공포가 스멀스멀 기어나오기 시작했지만, 애써 그것을 무시한 체 상영관 안으로 들어간 소녀는 이내 매표소 직원이 나름대로 센스를 발휘해서 배정해준 일명 '커플석' 앞에 멈춰설 것이다.
" 어.. 그러니까, 우리 자리가 여긴가봐...! "
화면과 소리가 잘 보이고 들릴만한 구석자리였기에 괜찮은 자리라고 할 수 있을테지만, 분명 이런 두좌석끼리 붙어있는 자리는 특정한 사람들이 자주 앉을 것이 분명해보였다. 소녀는 그것을 알아차리곤 얼굴을 또다시 붉히게 됐지만 영화관 안의 어둠이 다행히 그리 티가 나지 않게 해줬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하연을 돌아본 소녀는 다정히 물음을 던진다.
" 앉을까...? 곧 영화 시작할 것 같네..! 기대된다..! "
물론 설렘과 별개로 무섭긴 했지만 말이다.
// 지아는 아마 질투하게 되면 무어라 말은 못하고, 슬쩍 다가와서 하연이 옷자락을 꼭 잡고 안 놓아준다거나, 주변을 맴돈다거나, 괜히 콩콩하고 하연이의 등을 두드릴 것 같아. 표정도 보기 힘들게 뾰루퉁한 표정이 될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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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하연주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전 1:23:16생각만 해봐도 너무 귀엽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지아주 미안한데 난 이제 슬슬 자러 가야 할 것 같아. 답레는 한 번 더 주고 가고 싶은데 눈꺼풀이 무겁네. :( 답레는 내일 아침에 올려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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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지아주 ◆.kZJiZ0DIE (h5eQQvvjRQ) 2020. 8. 15. 오전 1:41:51괜찮아. 졸리면 자러가야지. 오늘도 즐거웠어. 아침에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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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하연 - 지아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전 9:38:38이따 디저트는 사주겠다는 말에 소녀는 "신경쓰지 마." 라며 미소를 지었다. 4관이라는 지아의 말에 소녀는 지아와 함께 4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자리에 앉기 전까지는 몰랐지만, 둘이 배정 받은 자리는 커플석이었다. 영화관에 자주 오는 건 아니었지만 척 봐도 이 자리가 커플석이라는 걸 알만한 위치에 자리였기에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커플석..." 소녀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가 헛기침과 함께 말을 흐렸다. 대체 왜 여자 둘이 왔는데 커플석을 배정해주었는가-하는 의문이 피어났지만 커플석이라고 해서 꼭 커플들만 앉는 건 아니니까, 라는 결론으로 잡념을 밀어낸다.
"응, 일단 앉자."
귓볼이 살짝 불그스름해졌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상영관 내부는 어두우니 잘 보이지 않을 것이라 자기 위안을 해본다. 소녀는 지아와 함께 자리에 앉아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영관 내부의 불빛이 전부 꺼지고 스크린에 영상이 띄워지기 시작한다. 시작은 당연히 광고였고, 오랜 광고 끝에 꽤나 많은 양의 팝콘이 위장 속으로 사라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기나긴 광고 시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아, 시작하려나보다."
소녀는 지아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고는 시선을 화면으로 보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바로 옆자리에 앉은 지아가 굉장히 신경 쓰였지만 티를 내고 싶진 않았다. 그러니까 영화가 기대되는 척, 영화에 집중하는 척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시킬 수 밖에 없는 거야. 으레 모든 공포영화가 그렇듯이 영화의 도입부는 비교적 평화로웠다. 평화롭다고 해서 기괴하지 않았건 건 아니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연출만 없다 뿐, 분위기 자체는 상당히 스산했다. 전반적으로 기괴하고 스산한 분위기이긴 했는데, 나쁘진 않았다. 적당히 몰입감 있고, 적당히 흥미롭다. 다만 공포영화를 못 보는 것이 아니다 뿐이지 그렇다고 해서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큰 재미를 느끼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소녀는 문득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 앉아 있을 지아의 상태를 확인한다.
"괜찮아?"
소녀가 작게 속삭였다. -
49 하연주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전 9:38:55답레와 함께 갱신할게. 좋은 아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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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지아주 ◆.kZJiZ0DIE (XwDiqXW0Vg) 2020. 8. 15. 오전 9:56:05자리에 앉는 것까진 좋았지만, 아니 그것도 사실은 하연이와 함께라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려서 이러다 가슴이 터져버리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설레이는 소녀였다. 그래서 그런지, 어떻게든 설레는 마음을 숨기려고 광고가 나오는 동안 최대한 마음을 다스리려 하며 팝콘만 우물거리는 소녀였다. 광고 소리보다 자신의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아서 힐끔힐끔 하연이의 얼굴을 살폈지만 다행히 들리지는 않는 듯 팝콘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일 뿐이었다. 문득 하연이의 옆모습을 바라보던 소녀는 " 예쁘다 " 하고 중얼거렸고 이내 부끄러운 듯 다시 팝콘을 오물거리기 시작한다. 미쳤나봐, 미쳤나봐, 내가 무슨 말을 한거야. 소녀의 마음 속에서는 다리를 바둥거리며 어쩔 줄 몰라하는 내적 갈등이 쉼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 그..그러네..시작한다.. "
영화가 시작하는 것을 알려주는 하연이의 말에 속으로 버둥거리던 소녀는 움찔하고 놀라더니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스멀스멀 겁쟁이처럼 공포심이 새어나오는 것을 느끼며, 애써 태연히 빨대로 콜라를 마시지만 미세하게 손이 떨려오는 것은 소녀가 엄청나게 긴장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하연이와 붙어있다는 것과 공포영화를 본다는 것. 소녀에게는 긴장할 이유가 너무나도 많았기에 그저 최대한 덤덤한 척을 하는 것이 소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공포영화는 일반적인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평화로운 듯 보이면서도 점점 긴장감이 옥죄여오는 형식이었고, 소녀의 목을 옥죄여오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더이상 콜라도 마시지 못한 체로 얼음처럼 굳어있던 소녀는 아마, 밝은 곳에서 보았다면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있지 않았을까. 아직 놀래키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을 뿐, 그런 것이 나오면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처럼 굳어있던 소녀는 갑작스레 옆에서 들려오는 물음에 화들짝 놀라고 만다.
" 응..? 나 괜ㅊ... "
작아진 목소리로 자신의 상태를 걱정해주는 하연이의 물음에 눈을 돌리며 대답하려던 차에 스크린에서 갑자기 귀신이 튀어나와 배우 한명을 끌고 가면서 사라지는 장면이 나오자 삐그덕 소리를 내며 소녀는 굳어버린다. 이미 툭 건들면 울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버린 소녀는 한번 더 놀래키는 장면이 나오자 그대로 몸을 돌려 하연의 팔을 끌어안으려 하며, 하연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려 하며 살며시 떨기 시작한다. 간신히 훌쩍이는 소리를 참아내고 있었지만 커다란 효과음이 나올때마다 움찔거리는 것은 점점 커져간다.
" 우으... "
아마도 하연이 소녀가 매달리는 것을 허락해줬다면 더이상 화명을 볼 생각도 못 하고 하연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있을 것이었다. -
51 지아주 ◆.kZJiZ0DIE (XwDiqXW0Vg) 2020. 8. 15. 오전 9:56:47하연주 좋은 아침! 겁쟁이 지아와 함께 답레를 가져왔어! 어쩌면 하연이한테는 꽤나 좋은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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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하연주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전 10:02:28응 좋은 아침. 잘 잤어? 겁쟁이 지아 귀여워. 하연이는 공포와는 또 다른 의미로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을 것 같다. 일단 나 아침만 좀 먹고 와서 답레 써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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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지아주 ◆.kZJiZ0DIE (XwDiqXW0Vg) 2020. 8. 15. 오전 10:10:31응! 답레는 느긋하게 줘도 괜찮으니 아침 맛있게 먹고 와! :)
지아는 공포와 설렘의 이중으로 고생중이지만 말이야 -
54 하연 - 지아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전 10:49:47따로 볼 게 있는 것도 아니라 광고까지 진득히 보게 되었다. 평범하게 광고를 보며 팝콘을 먹고 있었더니 옆에서 작은 중얼거림이 들려와 집중이 깨져버린다. 진정해, 윤하연. 친구끼리 예쁘다는 말 정도는 자주 할 수 있잖아? 저렇게 옆에서 중얼거릴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본인에게서 별다른 말이 들려오지 않기 때문에 소녀 역시 지아의 말을 듣지 못한척 하였다. 길고 길었던 광고가 모두 끝나고, 영화가 시작되려니 가슴이 미친듯이 두근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남들에게 시선이 잘 닿지 않을 공간에서 지아와 단 둘이 되었다는 사실이 미친듯이 신경 쓰였기에 소녀는 고개를 한 번 저으며 잡념을 떨쳐내려 했다. 영화에 집중하다 보면 분명 괜찮을 테니까. 공포에 유약한 편은 아니라고 자부할 수 있는데도 자신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둥둥거리는 북소리마냥 크게 들려온다.
공포영화는-이라기보다 영화 자체를 자주 보지 않는 소녀였지만 영화가 공포영화의 기본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뭐, 그런 소재들이 인기가 있으니 계속 우려먹는 거겠지. 좋게 말하자면 다수의 수요에 맞춘 공급이었고, 나쁘게 말하자면 식상했다. 그래도, 영화에 집중하다보니 어떻게든 제 옆에 앉은 소녀에 대한 생각을 잠시나마 넣어둘 수 있었으니 그 점은 높게 쳐줘야겠다. 그리 생각하며 다소 진정된 마음으로 지아에게 말을 걸었지만, 아쉽게도 지아는 소녀만큼 안정된 상태가 아니었다. 어두워서 잘은 보이지 않지만 아무래도 자리가 가깝다보니 지아의 상태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얼음처럼 굳어있다가 말을 거니 화들짝 놀라고, 자세히 보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는 것 같기도 했다. 지아의 괜찮다는 누가봐도 거짓말인 것 같아 보이는 대답에 뭐라 답하던 소녀의 입이 막혔다. 물리적인 의미는 아니었다. 귀신이 갑작스레 튀어나오며 큰 효과음이 상영관 내부를 울리며 본인 역시 깜짝 놀랐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영화관이라 그런지 사운드가 크다-는 생각을 하려니 옆에서 약간의 무게감과 함께 온기가 느껴졌다.
"... 지아야...?"
팔을 끌어안다 못해 아예 자신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어버리는 지아의 행동에 소녀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영화 자체에는 아까의 큰 사운드에 한 번 놀랐을 뿐인데, 지아가 안긴 것 만으로 몸이 긴장한 것이 느껴지자 나도 참 어떻게 보면 쉬운 사람이구나-라는 비관적인 생각이 들어버린다. 무서운 장면이 나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스크린에 고정되어 있던 눈동자가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영화에 집중하며 겨우 다른 곳으로 생각을 돌렸는데, 이러는 건 조금 치사하잖아. 잘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로 괜히 지아에게 책임을 떠넘긴 소녀는 작게 헛기침을 하고는 팔을 뻗어 지아의 몸을 감싸듯이 안고는 등을 토닥여주려 한다.
"괜찮아? 잠깐 나가 있을까?"
목소리가 떨리고 있지는 않겠지? 그런 걱정을 하며 소녀가 다시 한 번 목소리를 작게 가다듬으며 지아에게 속삭였다. 소녀는 낮게 묶었던 머리를 슬쩍 풀어버리고는 흘러내린 머리로 붉어졌을 것이 분명한 자신의 귀를 가렸다. 아무리 어두워도 이 거리라면 귀만이 다른 색으로 물든 게 보일 것 같아서 택한 행동이었다. -
55 지아 - 하연 ◆.kZJiZ0DIE (qBPnLSQdW6) 2020. 8. 15. 오전 11:13:35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답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지아였지만, 겁을 너무 먹은 탓인지 한순간 말이 나오지 않아서 그저 매달리듯 하연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체 놀란 가슴을 달래려 애쓰는 소녀였다. 결심은 했지만, 그것이 한순간에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란 것을 소녀는 다시금 깨달은 것이다. 영화의 사운드는 금새 다시 잔잔하게 이어졌지만, 한번 겁을 먹은 소녀는 여전히 얼굴을 파묻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자신을 감싸안고는 등을 토닥여주는 하연이의 손길이 느껴지자, 순간 정신이 돌아온 듯 움찔하더니 상황 파악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그새 하연이에게 매달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어쩌자고 이랬을까 하는 후회를 하면서도 따스한 온기가 자신을 진정시키는 것을 깨닫는 소녀였다.
" 어...? 아냐..나 괜찮아.. 그, 근데 .. 영화 끝날 때까지만 이렇게 있어도 괜찮을까..? "
자신에게 다정하게 속삭여오는 하연이 너무나도 고맙고 기쁘면서도, 자신이 너무 대담한 일을 해버린 것 같아서 걱정이었지만 애써 최대한 떨림을 최소로 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답하는 소녀였다. 그러면서도 슬쩍 욕심을 부려서 반 합법적으로 이렇게 안겨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런 물음을 던져본다. 이러면 좀 더 하연이와 붙어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더이상 영화는 관심이 가지 않는 듯 품에 파묻었던 고개를 들어 하연이를 바라본다.
" ...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람... 불편할텐데. "
하연이를 보는 순간 다시 한번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살며시 몸을 떼어내려 하며 미안하다는 듯 중얼거린다. 정말이지, 영화관까지 와서 하연이를 귀찮게 굴다니 잠깐이지만 욕심이라도 과하잖아. 소녀는 자신을 자책하듯 중얼거리며 떨어지려 한다. 하연이가 떨어지는 것을 막지 않는다면 조심스럽게 소녀는 하연이에게서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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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하연 - 지아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전 11:31:03지아가 거의 매달리는 듯이 안겨오는 것엔 물론 긴장도 되었지만, 쿵쾅거리는 마음 너머에선 걱정도 들었다. 저렇게 무서워하는데 역시 다음에 보자고 할 걸 그랬다. 소녀는 딱히 공포영화 매니아인 것도 아니었고, 장르에 상관 없이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딱히 오늘 공포영화를 볼 필요는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지아와 같이 영화를 보는 건 좋겠다 싶은 마음에 못 이기는 척 넘어갔었는데, 공포영화를 못 보는 걸 알면서도 더 단호하게 말리지 않은 자기자신을 탓해봐야 이제와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아가 조용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것에 소녀는 그제서야 지아를 향한 걱정과 자신을 향한 자책에서 헤어나왔다.
"아, 응. 괜찮아."
작게나마 떨리는 숨을 내쉬고, 푸른 헤어밴드를 손목에 걸었다. 아까 상영관에 들어오면서 모자를 벗었는데 그냥 쓰고 있는 편이 얼굴을 가리기에 더 좋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무릎에 올려두었던 자신의 캡모자를 만지던 거리던 소녀는 지아가 제 품에서 떨어지려는 것을 느끼곤 안도와 아쉬움을 동시에 느꼈다. 안심한 것은 분명 이대로 붙어있으면 혹여나 이 마음이 들킬까 조마조마했기 때문일테고, 그러면서도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마음 한켠에선 지아와 계속 붙어있고 싶다는 생각이 그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소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지아가 거부하지 않는다면 아까 했던 것처럼 지아의 어깨에 제 팔을 두르곤 등을 쓰다듬듯이 토닥이려 할 것이다.
"영화 끝날때까지 이러고 있어도 괜찮아. 하나도 안 불편해."
조곤조곤 속삭이는 목소리가 괜히 다급하게 들릴까봐서 일부로 평소보다도 느릿하게 말을 내뱉었다. 자신보다 아주 조금 작은 친구를 잠시 말 없이 내려다보던 소녀는 어느덧 고개를 돌려 상영관의 스크린에 시선을 보냈다. 중간에 풀러버린 머리가 살짝 흘러내리며 옆얼굴이 가려진다. "... 영화 보자." 남들에게 폐를 끼칠새라 조용히 속삭이는 목소리에는 떨리는 숨이 섞여있었고, 소녀는 지아가 이를 눈치채지 않기만을 바랬다. 그보다 영화, 무슨 내용이더라. 침착해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머릿속은 이미 새하얀 백지 상태였다. -
57 지아 - 하연 ◆.kZJiZ0DIE (qBPnLSQdW6) 2020. 8. 15. 오전 11:43:04" 응... 고마워.. "
느릿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소녀는 구원을 받은 사람처럼 멍하니 하연을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얼굴을 파묻는다. 정말이지, 늘 착한 아이구나. 소녀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조용히 하연의 옷을 꼬옥 잡은 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고, 그렇게 숨죽여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하연에게 감싸진 체로 시간을 보낸다. 이미 영화 따위는 관심 밖의 일이 되어버린지 오래였고, 그저 오래도록 이렇게 시간이 가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하연에게 감싸져 소녀는 행복함에 눈을 감고 있었다. 중간 중간 영화에서 놀랄법한 사운드가 터져나왔지만 그때도 소녀는 여전히 하연의 옆에서 잔잔함을 유지한 체 안겨있었다.
" ... 영화 재밌었지..? 아하하.. "
영화가 끝나고 우르르 몰려나오는 사람들 속에서 하연과 나란히 걸어나오는 소녀는 애써 태연하게 아무 일도 없이 영화를 본 것처럼 말을 걸곤 웃음소리를 낸다. 자신이 생각해도 안에서 보여줬던 부끄러운 행동들이 하연에게 어떤 인상을 줬을지 생각하자니 부끄럽기 짝이 없는 소녀였다. 기왕이면 예쁜 모습, 보기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는데 정작 보여준 건 겁먹고 매달리는 모습밖에 없어서 조금은 풀이 죽을 것 같은 소녀였지만, 차마 하연에게 티를 낼 수는 없었기에 먼저 말을 걸어본 것이었다.
" 디저트..! 우리, 디저트 먹으러 가자..! 공포영화를 봤으니 역시 기분이 좋아지게 단 걸 먹어야지. "
왠지 어색해진 분위기를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던 소녀는 하연이 좋아하는 단 걸 먹으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했는지 눈을 반짝이며 말한다. 좋아하는 것을 먹으면 방금 전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을 잊혀지겠지, 하고 생각한 소녀는 지금은 서둘러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실행에 옮기려 했다. 하연이 거부하지 않는다면 하연의 손가락을 살며시 잡고 앞장서서 디저트 가게로 향하려 할 것이었다.
// 하연이... 은근히 부끄러워 하는거 너무 사랑스럽다...ㅠㅠㅠ -
58 하연주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전 11:46:33좋게 봐줘서 고마워! 부끄러워 하는 지아도 너무 귀엽다 ㅠㅠ 나 잠깐 설거지만 좀 하고 와서 답레 줄게 :) 오래 걸릴수도 있으니까 느긋하게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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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지아주 ◆.kZJiZ0DIE (qBPnLSQdW6) 2020. 8. 15. 오전 11:47:35응응, 답레는 언제나 느긋하게 줘도 괜찮은 걸? 지아도 예쁘게 봐줘서 정말 고마워. 하연주랑 하연이 마음에도 쏙 들 수 있으면 좋겠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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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하연 - 지아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후 12:28:56자신의 품에 지아가 안긴 상황에서 영화가 눈에 들어올 턱이 없었다. 소녀의 눈동자는 상영관 스크린에 향해 있다가도 금새 지아에게로 데굴거리며 굴러간다. 중간중간 놀랄만한 부분이 나올때에는 지아를 달래려는 듯이 조금 더 가까이 끌어안아 보려 하기도 했다. 사심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행위였다고는 할 수 없어서 양심이 따끔거렸지만 나는 너와 조금 더 붙어있고 너는 널 무서워할 수 있을테니 서로 윈윈이라고, 그렇게 멋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게. 생각했던 것보다 재밌었어. 그래도 다음에 볼 땐 공포영화 말고 다른 거 보자. 그땐 네가 좋아할만한 걸로."
계속 무서워하던 것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 부끄러워 할테니 살짝 돌려서 말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직하게 대답했다. 소녀는 상영관 밖으로 걸어나오며 풀었던 머리를 다시 낮게 묶었다. 붉어졌던 귀도 지금은 조금 진정되었으니까. 모자를 다시 눌러쓰며 소녀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사실 영화의 내용따위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나마 집중해서 보던 초반부의 이야기도 머리가 새하얘지면서 기억에서 전부 날아갔고, 지아가 안긴 이후부터는 영화의 내용 자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니 당연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어 태연하게 영화를 재미있게 봤던 척을 했어.
"응, 영화관 근처에 새로 생겼다고 했었지? 가자."
자신의 손가락이 잡히는 것에 소녀는 지아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소리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킨다. 응 그래, 괜찮아. 이 정도는 괜찮아. 소녀는 속으로 되내이며 자신에게 조금 더 편하게 지아의 손을 고쳐잡으려 하고는 지아의 뒤를 따라 디저트 가게로 향했을 것이다. 물론 소녀는 디저트 가게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으니 지아보다 반발자국 정도 뒤에서 따라가듯이 걸음을 옮겨야 했을 것이다. 디저트 가게에 들어선 뒤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자신의 후각을 부드럽게 자극하는 달달한 냄새를 만끽하였다.
"분위기 좋다. 뭐가 맛있으려나."
단 음식을 좋아하는 소녀의 입꼬리가 슬 올라간다.
// 하연이야 당연히 지아가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있고 나도 일상을 돌리면서 자꾸만 광대가 올라가게 되는걸 ㅋㅋㅋㅋ -
61 지아주 ◆.kZJiZ0DIE (A3IzXsDQ2Y) 2020. 8. 15. 오후 12:43:21" 으응.. 다음번에는 좀 더 잔잔한 걸로 보자. 또 같이 오는거다? "
하연의 말에 눈을 깜빡이던 소녀는 부끄러운 듯 웅얼거리며 답했다. 어떤 의미인지는 알 수 있었기에, 그저 다음번에는 영화 볼 때 방해가 된다며 같이 안오려고 하면 어쩌나 걱정을 하는 소녀였다. 굳이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 두근거리는 감정에 빠지게 되면 가벼운 생각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듯 했다. 그래도 온전히 한시간이 넘도록 따스한 하연의 품에 안겨있었던 것은 소소한 소득이라서, 공포영화를 아예 선택의 범위에 뺄지는 미지수였다. 이래저래 하연의 품이 꽤나 좋았던 소녀였으니까.
" 건물 나가서 조금만 걸으면 된다고 그랬어. 출발~ "
소심하게 손가락을 잡고 앞으로 걸어나가려던 소녀는 하연이 손을 고쳐잡자 다시금 두근거리려는 마음을 애써 외면하며 밝은 미소를 띈 체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나아간다. 손을 제대로 잡아준게 어쩌면 기뻐서, 발걸음으로나마 그것을 표현한 것일지도 모를 소녀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근처의 디저트 가게로 도착한 소녀는 슬쩍 고개를 돌려선 기분이 좋아진 듯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하연을 보며 환하게 웃는다.
" 역시 하연이는 단 걸 좋아하는구나? 나중에 시간 되면 집에서 초코머핀이라도 만들어줄까? 그정도는 할 줄 아는데. 아니면... 같이 만들어도 괜찮구..? "
자리를 잡으려는 듯 여전히 손을 잡은 체 걸어가 조용히 즐길 수 있을만한 구석진 자리로 향한 소녀가 자리에 앉으며 다정히 물음을 던진다. 여름방학 동안 조금이라도 더 하연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지 슬쩍 둘이서 시간을 보낼만한 약속을 잡으려 하는 것은, 나름대로, 아주 나름대로 소녀가 영악하게 굴어본 것이었다. 왠지 둘이서 간식을 만드는 풍경만 상상해도 얼굴이 살짝 분홍빛으로 물들어버리는 것은 소녀가 며칠전 로맨스 소설을 읽었기 때문이겠지만.
" 자, 메뉴 선택은 우리 하연이한테 맡길게! 나보다는 디저트는 잘 알테니까? "
// 그렇다면 기쁘네! 하연이랑 하연주랑 오래오래 돌리고 싶거든...! 뭔가 인생 어장의 느낌이 들어....! -
62 하연 - 지아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후 1:09:12"응, 물론이지. 정 극장에서 볼 영화가 없으면 집에서 넷플릭스로 봐도 되기도 하고. 그땐 볼 영화를 미리 골라놓는 게 좋겠다."
시간도, 볼 영화의 종류도 많다. 그러니까 그때는 무리해서 공포영화를 보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 소녀가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소녀는 기세좋게 출발을 외치는 지아를 따라 걸었다. 손을 제대로 맞잡은 채 시선만 이리저리 보내가며 주변을 한 번 확인해본다. 바로 길 건너에도 손을 잡고 수다를 떨며 시시덕거리는 여고생들이 있고, 바로 앞에도 팔짱을 낀 채 걸어가는 이들이 있다. 그래, 딱히 이상할 건 없어. 혹여나 자신의 작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서 이제는 버리지 못 할 정도로 커져버린 마음이 들킬새라 전전긍긍하는 소녀였다.
"그야 단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그리고 같이 만드는 거 좋다. 다음에 놀러갈 테니까 같이 만들자?"
우리 집은 도구가 없어서 아쉽네. 이렇게 된 더 몇 개 사두고 나도 베이킹을 시작해볼까. 따위의 생각과 함께 살짝 들뜬 낌새를 보이며 소녀가 대답했다.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든다. 꽤나 많은 이들의 로망이지 않은가. 단순히 긴장감에 두근거리는 것과는 또 다른 설레임에 절로 마음이 들뜨는 것을 소녀에게는 막을 방도가 없었다. 제 아무리 차분하고 또래보다 어른스럽다고 한들 결국엔 사춘기 소녀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이와 함게하는 시간에 설레이고 들뜨이며, 입안이 달아지는 것을 느끼는 것마저 아예 티가 나지 않을수는 없었다. 그나마 남들에게는 달디 단 디저트들을 눈앞에 두고 들뜬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소녀는 지아가 이끄는대로 가게의 구석진 자리에 앉아 빠르게 메뉴들을 훑었다.
"날이 더운데다 나중에 점심도 먹어야 할테니까... 조금 시원하고 가벼운 게 좋으려나. "
파르페는 점심 전에는 조금 부담될테고. 셔벗이나 수플레, 아니면 재료가 적게 올라가 있는 크레페도 괜찮다. 열심히 고민하던 소녀는 옅은 미소와 함께 제안을 건넸다. "바바루아라고, 무스랑 비슷한 푸딩 있는데, 그거 먹어볼래?" 보니까 맛도 딸기라던가, 녹차라던가, 요거트 등등, 상당히 다채롭다. 시원하고 맛도 새콤달콤하니까 너무 부담되지는 않을텐데. 소녀가 어떠냐는 듯이 지아를 바라본다.
// 나도 오래오래 돌리고 싶어...! 일대일만 구하면 자꾸 상대가 사라져서 조금 의기소침해 있었는데 뭔가 기쁘다 :) -
63 지아주 ◆.kZJiZ0DIE (A3IzXsDQ2Y) 2020. 8. 15. 오후 1:31:57" 응! 나 열심히 할게! 완전 열심히! "
살짝 들뜬 기색이 묻어나는 하연의 대답에 기쁜 듯 소녀는 눈웃음을 지어보인다. 그 눈웃음에서 정말로 행복하다는 느낌이 뿜어져나와 소녀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녀가 충분히 기뻐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참에 예쁜 앞치마를 만들어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소녀는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가는 듯 기분좋은 듯 하연과 맞잡은 손을 힘주어 잡는다. 이 부드러운 손을 당당하게 잡고 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덤이었지만.
" 바바루아? 푸딩? 음, 나는 잘 모르지만 하연이가 추천해준거니까 한번 먹어볼래. 분명 맛있을거야. "
자신을 바라보며 물음을 던지는 하연과 소녀는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하고는 부드럽게 답한다. 마치, 하연이 무언가를 말한다면 대부분은 받아들이겠다는 것처럼 한없이 신뢰가 담겨있는 소녀의 눈이었다. 분명, 맛없는 디저트를 일부러 소녀에게 먹이려고 거짓말을 하더라도 의심 한 점 없이 믿을 것처럼 보였다. 아무래도 주문할 것이 정해졌다고 생각한 것인지 자리에서 일어난 소녀는 베시시 웃어보였다.
" 그러면 주문하고 올게, 하연이는 쉬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
소녀는 기분 좋게 하연에게 말을 하고는 카운터를 향해 사뿐한 발걸음을 옮긴다. 데이트, 사실 이건 데이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자 발을 동동 구르며 부끄러움과 행복함을 표현하고 싶은 것을 아주 조금 발을 동동 구르는걸로 참아낸 소녀는 자꾸만 지어지는 미소를 가리려는 듯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체 줄을 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녀의 차례가 되었기에 소녀는 낭랑한 목소리로 바바루아와 초코케이크 한 조각, 그리고 간단하게 곁들일 음료까지 주문을 해서는 금방 쟁반 위에 주문한 것들을 올려서 돌아온다.
" 짜잔~ 주문하신 바바루아 나왔습니다! 손님~ "
장난스럽게 눈을 찡긋거리며 하연에게 말한 소녀는 키득거리는 웃음소리를 내며 자리에 앉는다. 그리곤 맛있게 먹으라는 듯 바라본다.
// 잘 부탁해 진짜!!! 앞으로 잘 해나가보자..! 나도 진짜 오래 가고 싶어! 하연이한테 푹 빠져버릴 것 같거든... 하연이 막 부끄러워하게 지아가 들이대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고, 오히려 역으로 하연이의 공세에 지아가 속절없이 밀린다거나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으면 좋겠고.. 아무튼 막 이래...! -
64 하연주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후 1:36:50나도 다시 한 번 정말 잘 부탁해 :) 어쩔 땐 지아가 들이대서 하연이가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또 어쩔 땐 하연이가 들이대서 지아가 부끄러워한다던가... 응, 앞으로 돌리면서 이런 모습도 많이 보고 싶다. 일단 답레 쓰러 갈건데 오늘도 일이 좀 있어서 아마 이번 답레만 주고 나가봐야 할 것 같아 ㅠ 이후에 접속 시간은 아마 어제 밤에 왔던 시간이랑 비슷할테고... 조금 더 오래 붙어있고 싶은데 현생이 놔주질 않네... 일단 답레 쓰러 다녀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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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하연 - 지아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후 1:55:31눈웃음을 지으며 열심히 하겠다는 지아의 말에 화답하듯이 소녀 역시 눈웃음을 지어보인다. 맞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지자 다시금 속에서 긴장감이 피어오르지만 애써 태연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보이는 것도 이제 벌써 몇 년이나 해온 일일텐데 왜 익숙해지질 않는지. 그런 비관적인 생각을 하면서도 한없는 신뢰가 담긴 지아의 말에는 웃으며 반응했다. "그럼 그거 하나랑... 지아 네가 먹고 싶은 거 하나 시켜서 나눠먹어보자." 처음 와보는 곳이기도 하고, 이것저것 맛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 응 고마워. 다녀와."
지아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주문을 하러 가자 소녀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잠시 기기를 만지작 거렸다. 딱히 무언가 흥미로운 것을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것에라도 시선을 돌리지 않으면 괜히 주문하러 간 지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할 것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에 별 수 없이 꺼내든 듯이었다. 소셜 미디아를 멍하니 훑어보던 소녀는 주문한 디저트들을 쟁반에 올려 돌아온 지아를 미소로 맞이했다.
"고마워요 웨이터 씨."
손님-이라는 호칭에 소녀는 작은 웃음을 흘리며 농담으로 받아쳤다. "잘 먹을게." 라고 덧붙이며 소녀는 테이블 위에 놓인 디저트를 감상했다. 작고 투명한 컵에 담긴 흰색의 푸딩과 그 위에 얹어져 있는 새콤한 과일들. 그릇에다 내오는 경우도 있던데 여긴 컵이구나. 하긴 외관상으로는 컵이 더 아기자기하고 예쁠지도. 머릿속으로 조용히 감상평을 늘어놓은 소녀가 휴대폰으로 디저트의 사진을 찍은 뒤 같이 나온 작은 스푼으로 푸딩을 떠서 입으로 가져간다. 적당히 달고, 새콤하기까지 한 차가운 푸딩이 입안에서 녹아 사라진다. 무스만큼 부드럽진 않지만 이 정도면 입안에서 나름 부드럽게 녹아 사라지는 편에 속했다.
"이거 맛있다. 초코케이크는 어때?"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소녀가 지아에게 물었다. 일단 이 바바루아는 완전 합격점이다. 전에 먹었던 거랑 맛이 살짝 다른데, 요거트가 들어간건가. 생각없이 집어먹던 팝콘과는 다르게, 나름 느릿하게 먹으며 맛을 음미하던 소녀는 지아에게 당연하다면 당연한 제안을 던진다. "너도 먹어봐." 아까 먹어보지 않겠느냐고 묻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다른 한 쪽은 초콜렛 케이크였기 때문에 스푼은 본인이 쓰던 한개뿐이 없었다. 더 달라 하면 주겠지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는 못했는지, 소녀는 자연스럽게 푸딩을 한스푼 떠서 지아의 입 근처로 가져갔다. 아 잠깐, 근데 이거 내가 쓰던 스푼이잖아. 달디단 디저트를 먹느라 정신이 팔린 탓에 눈치채는 것이 너무 늦었다. 이제와서 스푼을 내릴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소녀는 입술을 다문 채 소녀가 바바루아를 받아먹길 기다렸다. -
66 하연주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후 1:55:53이제 슬슬 나가봐야 겠다. 오늘 하루 잘 보내길 바래. 나중에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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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지아주 ◆.kZJiZ0DIE (A3IzXsDQ2Y) 2020. 8. 15. 오후 2:17:14" 고맙긴요~ 얼마든지 불러주세요. "
작은 웃음을 흘리며 농담으로 받아치는 하연의 말에 꺄르르 맑은 웃음소리를 내며 웃은 소녀는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눈을 반짝이며 푸딩을 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겨있는 하연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딱히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하연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소녀였기에, 혹시나 하연이 눈치챌까 조용히 두 눈에 하연을 담아둔다. 마침 푸딩을 입에 한술 떠서 넣는 하연을 보곤 소녀도 포크로 케이크를 작게 잘라 입에 넣자 사르르 녹는 감각에 미소를 더욱 짙게 만들었다.
" 초코케익도 괜찮은 것 같아. 여기 빵은 되게 부드러워서 살살 녹는 것 같네. "
만족스러운 듯 미소짓고 있는 하연이 말을 걸어오자 소녀도 굉장히 만족스럽다는 듯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부드러운 빵의 감촉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신기하다는 듯 케이크를 콕콕 찔러보던 소녀는 갑작스레 건내진 제안에 눈을 깜빡이다 익숙하다는 듯 아~ 하고 입을 벌려선 받아먹는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탓에 서로 먹여주고 아는 것도 한 두번이 아니었던 소녀였기에 아무 생각없이 받아먹었지만 먹고 나서 생각해보니 왠지 입술을 다문 하연이 눈에 들어왔다. 그, 그러니까 이런걸 간접키스라고 하던가!? 순간 자신이 하연의 입에 닿았던 스푼으로 받아먹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자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이 바로 느껴졌다. 정말이지, 나 왜 생각을 못 했지!? 하는 외침을 속으로만 연신 외치며 어쩌지 하고 고민을 하다 케이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선 포크로 집어 이번에는 하연에게 건낸다.
" 자, 나만 뺏어먹으면 미안하니까 하연이도 먹어봐. 꽤 부드럽고 달달해서 마음에 들어할 것 같아. "
별 것 아닌 이유를 둘러대며 자신이 사용하던 포크로 케이크를 건내는 소녀였다. 마치 간접키스 같은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처럼 그저 태연하게 먹여줬기에 자신도 케이크를 먹여준다는 것철머 말을 건 소녀는 자신도 모르게 하연의 입술을 바라보다 슬쩍 시선을 하연의 눈으로 돌린다. 왠지 자꾸만 얼굴이 화끈해져서 큰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애써 태연히 미소를 지어보려했다.
" 이것도 웨이터의 서비스랍니다~ 대신 자주 찾아주셔야 해요~ "
부끄러움을 덮어보려고 애쓰는 말을 던지며 소녀는 하연의 입가로 케이크를 내민 체 기다리기 시작했다. 하연이 케이크를 받아 먹는다면 한손은 살짝 자신의 볼을 덮은 체 고개를 살짝 기울여 수줍게 웃어보일 것이 분명했다.
// 다녀와, 하연주! 이따 보자! -
68 하연 - 지아 ◆1EvWgO.OI2 (ZwSP7GP/YM) 2020. 8. 15. 오후 11:31:40"이것도 바바루아치고는 상당히 부드러운데... 여기 괜찮다. 다음에 또 올까?"
종종 오고 싶어질 정도로, 분위기도 잔잔하니 바로 근처에 극장도 있고, 꽤나 좋은 곳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비록 디저트는 바바루아 밖에 안 먹어보긴 했지만 초코렛 케이크도 맛있다니 실력이 없는 가게는 아닌 것 같았다. 아마 다른 것도 입맛에만 맞으면 상당히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푸딩을 받아먹는 당신을 보며 괜히 설레이는 마음을 다스렸다. 봐, 윤하연, 지아는 아무렇지도 않아 하잖아. 친구끼리 이 정도는 당연한 거야. 그런 생각을 하자 가슴이 쿵 내려앉는 기분과 함께 머리가 차게 식었다. 너의 별 거 아닌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내 기분이 이렇게 왔다갔다 요동을 치고 있다는 걸 넌 알고 있을까? 모르겠지, 우린 친구니까. 그래, 친구. </spo>그 벽을 허물 순 없을 거야.</spo>
"응, 케이크도 맛있어 보인다. 그럼 어디..."
심장이 가라앉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든 뒤에는 비교적 차분함을 유지할 수 있어서, 마치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테이블 너머로 상체를 조금 뻗어 포크에 꽃힌 케이크 조각을 받아먹었다. 몇 번 씹지도 않았는데 케이크가 눈 녹듯이 입안에서 그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케이크는 분명 단데, 괜히 입안에 쓴 맛이 맴돈다.
"후후, 이곳의 웨이터는 서비스가 좋네요. 팁이라도 줘야 할 것 같은데."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음료수로 입가심을 하자 그래도 조금은 기분이 나아진다. 단 음식을 섭취하면 뇌에서는 일시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낮추는 대신에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활발하게 분비해준다. 그 때문에 단 음식을 먹으면 잠시나마 기분이 나아지는 것과 같은 착각에 휩싸이는 거야. 요컨대, 착각이나 다름없어. 내가 느끼는 행복은 결국 모두 뇌의 신경세포들이 전달해주는 정보에 따른 반응이자 착각이야. 하지만 착각이어도 좋아. 난 지금 내 친구와 단둘이 놀러나와서 좋아하는 디저트를 먹는 거니까. 지금 이 기분이 뇌의 착각이라면, 나는 기꺼이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 그 착각에 속아넘어갈거야. 그러지 않으면 롤러코스터를 탄듯이 위아래로 요동치는 이 감정이 또 언제 밑으로 훅 꺼져버릴지 몰라. 그리고 난 너와의 시간은 단 1분 1초도 흘리지 않고 즐겁게 보내고 싶어. 입안을 맴도는 단 맛을 음미하며 속으로 자기 자신을 달래다보니 어느새 훅 가라앉았던 기분은 다시 조금씩 평소대로 돌아온다.
소녀는 먹는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어서, 작은 사이즈의 디저트임에도 상당히 느긋하게, 시간을 두고 천천히 먹었다. 바바루아가 담겼던 컵이 그 바닥을 보이면 소녀는 냅킨으로 입 주변을 닦은 뒤 손목시계로 시간을 한 번 확인할 것이다. "방금 디저트를 먹은 데다 점심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있고..." 아침 일찍 나온데다가 영화가 그리 긴 편은 아니어서인지 아직 점심 먹을 시간은 아니기도 했고, 무엇보다 방금 디저트를 끝매친 참이니 제대로 식사를 하려면 소화를 좀 시키다가 이른 오후 즈음이나 되어야 밥를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쇼핑을 하면서 소화를 좀 시키다가 밥을 먹는 편이 좋을까. "쇼핑 하다가 중간에 밥 먹을까?" 쇼핑몰에는 푸드코트도 있을테니 동선을 생각해도 그 편이 가장 무난하긴 했다. 그렇게 제안하며 소녀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 별 거 아닌거에 기분이 널뛰기를 해버리는 하연이를 보니까 엄청난 삽질의 예감이 와버렸어. 답레랑 함께 갱신할게 :) 근데 내가 오늘 좀 피곤해서 이 답레만 올리고 자러 가야 할 것 같아... 미안. 답레 천천히 올려주면 나도 내일 답레 올릴게. 잘 자. -
69 지아주 ◆.kZJiZ0DIE (LG2O7F0Uz.) 2020. 8. 15. 오후 11:50:38" 응? 응! 나 또 올래, 하연이랑 자주 올거야, 여기! "
왠지 자주 오자는 말이 둘만의 시간을 가지자고 돌려 말하는 것 같아서, 물론 그것이 자기 좋을대로 합리화를 하는 것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괜스레 들뜬 목소리로 서둘러 답하는 소녀였다. 너와 함께라면 다시 공포영화를 보러 간다고 해도 좋아! 너랑 함께라면 뭐든 좋아! 차마 지금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말을 그저 속으로 열렬하게 하연을 바라보며 외치는 소녀는 겉으로는 그저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하연이 내미는 푸딩을 받아먹고는 오물거리며 간접키스를 했다는 사실에 수줍어하던 소녀는 왠지 조금 텐션이 낮아진 듯한 하연의 모습에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무언가 달라진 건 없지만 미묘하게 분위기가 바뀌어서 그저 자신이 잘못 느낀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는 소녀였다.
먹었어, 하연이가 내가 먹던 포크로 케이크를 먹었어! 소녀는 아마 혼자였다면 주위를 방방 뛰어다니며 기뻐했겠지만, 꽤나 손님이 많은 가게였고, 눈 앞에 하연이 있었기 때문에 그저 꾹 눌러담은 체로 별다른 말을 하지 못한 체 미소를 지어보이는게 최선이었다.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을 벌렸다가 환호성이 튀어나올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신이 났던 소녀는 이내 덤덤한 하연의 반응에 한껏 들떴던 기분이 조금 가라앉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다. 전혀 특별한 반응이 없는 하연은 차분하게 입으로 들어간 초코케익을 맛 볼 뿐이었고, 그 이상의 반응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역시, 자신만 신난거라고, 자신만 별 것 아닌 것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소녀는 옅은 미소를 지어보일 수 밖에 없었다. 역시 매력이 부족한걸까, 자신은 좀 더 하연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없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왠지 우울해지려고 까지 한 소녀였지만 이내 들려오는 하연의 목소리에는 다시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 팁 말인가요? 그러면 앞으로도 저랑 시간을 보내주시면 된답니다? 그거면 충분해요! "
정말로 그거면 충분해, 네 마음을 얻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영원히 이렇게 함께 지낼 수 있다면... 소녀는 그렇게 입 안에 뒷말을 삼킨 체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말이지, 자신이 구질구질한 사람처럼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하연이 미친듯이 좋았으니까, 다른 누군가가 하연의 옆에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자꾸만 가슴 한켠이 칼로 찔린 것처럼 아파왔으니까 이대로, 그저 이대로, 하연과 함께 하고 싶다고 소녀는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보다도 밝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하연의 농담에 답했다.
" 음, 아무래도 그게 좋을 것 같아! 이참에 하연이 예쁜 옷도 고르고 그럴까? 하연이도 예쁜 옷, 귀여운 옷 다 잘 어울릴거야! "
준비만반이라는 듯,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체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흘린 소녀가 눈을 반짝이며 말한다. 아무튼 지금은 함께니까 이 시간에 충실하자. 소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하연이에게 귀여운 옷들을 잔뜩 입힐 생각인지 금방이라도 일어설 것처럼 말한다. 그러다 결국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소녀가 가방을 챙겨서는 하연의 옆으로 가서 손을 잡으라는 듯 기분 좋게 손을 내민다.
" 한벌이라도 더 보려면 서둘러야겠다. 자, 얼른 가자, 하연아! "
// 피곤하면 푹 쉬는게 좋지! 나도 답레 남겨둘게, 푹 자고 내일 보자! : ) -
70 지아주 ◆.kZJiZ0DIE (GikSwfJ9sg) 2020. 8. 16. 오전 1:01:02살며시 올려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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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하연 - 지아 ◆1EvWgO.OI2 (ku0uLbt82.) 2020. 8. 16. 오전 9:15:13웃으며 자주 오자고 대답해주는 지아의 모습에 소녀는 살며시 웃는다. 그렇지, 너는 늘 그런 식으로 내 의견에 잘 따라주었어. 그것도 상당히 기쁘다는 듯이. 그 덕분에 네가 사실은 싫으면서도 내게 억지로 맞춰주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은 넘칠듯이 출렁거렸다가도 금새 증발해서 저 대기권까지 사라져버려. 지아가 준 케이크를 한 입 맛본 뒤 흘러내린 옆머리를 귀뒤로 쓸어넘긴 소녀는 지아가 환한 미소와 함께 하는 말에 웃음을 흘린다.
"그건 손님인 나한테 더 큰 서비스가 되는 것 같은데."
너랑 보내는 시간은 내게 의미있고 소중한 시간들이니까. "그래도, 그걸로 괜찮다면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해요 웨이터 씨?" 너는 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는 그 서비스에 맞춰 너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팁을 지불하는 구조인걸까. 왠지 나만 이득을 보는 것 같은 구조라는 생각이 들어 양심이 콕콕 찔리지만, 네가 그걸로 괜찮다 하니 내가 굳이 나서서 이 구조를 바꿀 생각은 없어. 비겁하다고 해도 좋았다. 소녀는 비겁한 수를 써서라도 지아의 곁에 오래도록 남아있고 싶었으니까.
"그런가? 내 옷을 그렇게 많이 볼 생각은 아니었지만... 지아도 분명 뭘 입어도 잘 어울릴거야."
소녀는 본인의 외모가 평균 이상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다. 애초에, 늘 자신의 외모를 어느정도 관리하는 것이 소녀였다. 소녀는 자신의 외모가 평균이하였다 하더라도 꾸준한 관리를 통해 평균으로는 끌어올릴만큼 자기관리에 열심히였다. 그러니 모를래야 모를수가 없었고, 어지간한 옷들은 어울릴 것이라는 걸 본인 역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입고 돌아다닐 수 있느냐는 별개의 이야기. 오늘 아침에만 해도 치마를 입었다가 옷장 안으로 다시 집어넣었다. 평소엔 잘 입지 않는 스타일의 옷들인지라 왠지 너무 신경 쓴 것 같아 보일까 봐. 오늘, 오늘 너랑 옷을 사러 가서 귀엽고 예쁜 옷들을 산다면 그걸 핑계로 너와 만날 때 더 예쁘게 꾸미고 나올 수 있을까. 이 마음을 티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지아에에 잘 보이고 싶다는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는 소녀의 마음속은 얽힌 실타래와 같이 복잡했다.
"그래, 가자."
소녀는 제게 내밀어진 지아의 손을 부드럽게 맞잡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근처에는 이것저것 죄다 몰려 있으니 쇼핑몰도 걸어서 갈 수 있는 장소에 위치해 있었다. 소녀는 지아의 손을 맞잡은 채 걸음을 옮겨 근처의 쇼핑몰로 향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방학 낮이라 그런지 사람수가 상당히 많다. 음, 사람 많은 곳을 못 견뎌하는 건 아니라지만 오늘 집 가면 지쳐 쓰러질 것이 분명했다. "역시 방학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네. 오늘은 옷 입어보고 하려면 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피팅룸이라던가, 사람 많을 때는 보통 줄이 길게 늘어서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괜찮아. 네가 있으니까 기다리는 시간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소녀는 지아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끌곤 쇼핑몰 건물 안쪽으로 향하려 한다.
// 갱신할게. 오늘도 열두시나 한시즈음에 나가서 밤이나 되어야 돌아올 것 같아. 아마 당분간은 계속 이런 스케쥴일 것 같네... -
72 지아주 ◆.kZJiZ0DIE (JLgOQRLMQU) 2020. 8. 16. 오전 10:27:57" 글쎄, 과연 그럴까? "
너랑 보내는 시간은 나에게 보물이나 다름없는걸. 꼭 하연이, 너만 이득인게 아니야 라고 말하고 싶은 소녀였지만 그저 두루뭉실하게 대답하며 베시시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언제쯤이면 이 마음을 그대로 전해줄 수 있을까. 자신은 그렇게 용감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분명 언젠가 한번쯤은 자신이 용기를 낼 수 있는 날이 다가오지 않을까 하고 바랄 뿐이었다. 지금처럼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니까, 물론 갈수록 커져가는 이 마음이 지금처럼 의지에 따라줄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모를 일이었지만.
" 그런가..? 히히, 하연이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자신감이 막 솟는데! "
하연이의 말에 그저 기분이 좋은 듯 베시시 웃어보이며 고맙다는 듯 볼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소녀였다. 하연이에게 저런 말을 들어버리면 늘 그렇게 자신을 보며 저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왠지 몸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오늘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을까, 어쩌면 예쁘다고, 어쩌면 갖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렇게 망상을 키워가던 소녀는 이내 조금 차분해진 미소를 지어보였다. 너무 자신에게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그저, 자신의 망상일 뿐인데 하연이가 그럴거라고 너무 단정해버리는 건 아닌가 싶어서 결국은 들떴던 미소가 차분해지고 마는 소녀였다.
" 후우.. 사람이 되게 많다.. 아마 하연이 없었으면 못 돌아다녔을거야. 하연이랑 같이 있어서 다행이야, 정말. "
한손으로 손을 잡은 체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며 소녀는 기분 좋은 듯 말하더니 두 손으로 혹시라도 하연의 손을 놓칠까 꼭 잡고선 환한 미소를 짓는다. 평소 같았으면 이렇게 사람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는 잘 안 왔을텐데, 오늘은 하연이 있어서 피하지 않고 그 사이를 헤치고 나가는 소녀였다. 이리저리 치이다보면 소녀는 늘 지치기 일쑤였으니까. 그렇게 둘이서 여성복이 있는 건물 안쪽에 도착했고, 하연의 한손을 두손으로 꼬옥 잡은 체 두리번거리던 소녀는 이내 하늘거리는 새하얀 원피스를 발견하고는 장난스런 미소를 지어보인다.
" 하연아, 저런거 입어보면 어떨 것 같아? 하연이는 뭐라고 하지... 저렇게 하얀걸 입으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을 것 같아! " 글쎄, 과연 그럴까? "
너랑 보내는 시간은 나에게 보물이나 다름없는걸. 꼭 하연이, 너만 이득인게 아니야 라고 말하고 싶은 소녀였지만 그저 두루뭉실하게 대답하며 베시시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언제쯤이면 이 마음을 그대로 전해줄 수 있을까. 자신은 그렇게 용감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분명 언젠가 한번쯤은 자신이 용기를 낼 수 있는 날이 다가오지 않을까 하고 바랄 뿐이었다. 지금처럼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니까, 물론 갈수록 커져가는 이 마음이 지금처럼 의지에 따라줄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모를 일이었지만.
" 그런가..? 히히, 하연이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자신감이 막 솟는데! "
하연이의 말에 그저 기분이 좋은 듯 베시시 웃어보이며 고맙다는 듯 볼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소녀였다. 하연이에게 저런 말을 들어버리면 늘 그렇게 자신을 보며 저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왠지 몸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오늘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을까, 어쩌면 예쁘다고, 어쩌면 갖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렇게 망상을 키워가던 소녀는 이내 조금 차분해진 미소를 지어보였다. 너무 자신에게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그저, 자신의 망상일 뿐인데 하연이가 그럴거라고 너무 단정해버리는 건 아닌가 싶어서 결국은 들떴던 미소가 차분해지고 마는 소녀였다.
" 후우.. 사람이 되게 많다.. 아마 하연이 없었으면 못 돌아다녔을거야. 하연이랑 같이 있어서 다행이야, 정말. "
한손으로 손을 잡은 체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며 소녀는 기분 좋은 듯 말하더니 두 손으로 혹시라도 하연의 손을 놓칠까 꼭 잡고선 환한 미소를 짓는다. 평소 같았으면 이렇게 사람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는 잘 안 왔을텐데, 오늘은 하연이 있어서 피하지 않고 그 사이를 헤치고 나가는 소녀였다. 이리저리 치이다보면 소녀는 늘 지치기 일쑤였으니까. 그렇게 둘이서 여성복이 있는 건물 안쪽에 도착했고, 하연의 한손을 두손으로 꼬옥 잡은 체 두리번거리던 소녀는 이내 하늘거리는 새하얀 원피스를 발견하고는 장난스런 미소를 지어보인다.
" 하연아, 저런거 입어보면 어떨 것 같아? 하연이는 뭐라고 하지... 저렇게 하얀걸 입으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을 것 같아! 어때? 입어볼래? "
// 좋은 아침이야, 하연주!!!! 그렇구나... 일단 알아둘게! -
73 하연 - 지아 ◆1EvWgO.OI2 (mNkylua7mg) 2020. 8. 16. 오전 10:52:03과연 그럴까? 라는 말에 소녀는 작게 웃으며 그 이상 묻지 않았다. 저렇게 말하면 마치 네가 나와의 시간을 그만큼 소중히 여겨주는 것 같아서, 계속 기대하게 될 거야. 그러니까 가능성 없는 기회를 품게 되기 전에 알아서 입을 다물자. "지아는 귀여우니까. 비율도 좋아서 어지간한 옷은 다 어울리지 않아?" 귀엽게 생겼고, 키도 소녀보다 작다 뿐, 한국 여성의 평균 신장이다. 예쁜 옷이 안 어울릴래야 안 어울릴수가 없는 외모 아니었을까. 그리 생각하며 소녀는 문득 오늘 지아의 차림을 다시 한 번 찬찬히 훑어보았다. 늘 그랬듯이, 오늘도 귀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만 말할거야. 동성친구들끼리 너 예쁘다던가, 하는 등의 칭찬을 건네는 것에 이상할 것이 뭐 있겠느냐만은, 기본적으로 소녀는 칭찬을 그렇게 많이 하는 편이 아니었다. 칭찬에 박한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와 끝없는 칭찬 릴레이를 즐기는 편도 아니었기 때문에, 여기서 끊지 않으면 아마 다른 애들에게 하는 것과 무언가 명백히 다르다는 것이 티가 나버리고 말아.
"인파가 많이 몰려있는데선 서로 헤어지지 않게 손 꽉 잡고 있어야 겠네."
능숙하게 인파 사이를 이리저리 헤쳐 지나가며 소녀가 말했다. 장난을 치는 듯이 건넨 말에는 확실히 사심도 담겨 있었어. 여성복 매장에 도착해서야 소녀는 지아의 손을 슬쩍 놓아주곤 옷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손을 놓는 순간 아쉬움을 밀려들어왔지만, 매장 안에서까지 손을 잡고 있는 건 네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그리고, 어차피 옷을 고르려면 손을 놓긴 해야하니까. 소녀는 자신이 평소에 입지 않는 하늘하늘하고 귀여운 스타일의 옷들에 시선을 보낸다. 다만 그 옷들을 보며 본인이 입어볼 생각을 하기 보다는, 지아에게 입히면 잘 어울리겠다, 따위의 생각이 그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응? 아-음... 평소에 잘 입는 스타일은 아니긴 한데..."
지아가 새하얀 원피스를 보며 장난스런 미소를 짓자 소녀가 그 근처로 다가섰다. 하늘거리는 새하얀 원피스. 뭐랄까, 이런 표현은 조금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딱 여름이네, 라는 느낌. "그리고 선녀까지는 조금 오바하는 거라고 생각해." 소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못생긴 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말이지. 그래도 선녀까지는 역시 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마냥 싫지는 않았는지, 귓볼이 미세하게 분홍빛으로 물든다. 바로 앞에서 저런 칭찬을 들으면 누구라도 부끄러워 할 거야.
"그래도 예쁘긴 하다. 한 번 입어볼까..."
소녀는 고민에 빠진듯이 미간을 찌푸리며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원피스를 바라본다. 이걸 입으면, 넌 내가 예쁘다고 생각해줄까? 아까 말한 것처럼 선녀 같다고, 그렇게 생각해줄까? 닫지 않을 물음은 소녀의 머릿속을 시끄럽게 어지럽혔다.
// 응 지아주 좋은 아침. 마음만큼은 하루종일 보트에 붙어있는 건데 말이지... :( 현생이 개의치 않으니 일대일을 구한 거긴 하지만 자꾸 아쉬워지는 건 어쩔 수가 없네... -
74 지아주 ◆.kZJiZ0DIE (JLgOQRLMQU) 2020. 8. 16. 오전 11:21:11" 응, 하연이랑 떨어지기 싫으니까.. 아니, 그러니까 떨어지면 안되니까! "
인파를 앞장서서 헤쳐나가는 하연이를 그저 손을 꼭 잡은 체 따라가던 소녀는 순간 본심을 중얼거리다 화들짝 놀라선 가볍게 말을 덧붙이며 애써 태연하게 웃어보인다. 인파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보니 조금 피곤해져서 잠깐 멍해지자 한순간 이성이 붙잡지 못한 것이 비집고 세어나온 것이었다. 소녀는 귀를 살짝 빨갛게 물들인 체, 혹시나 하연이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노심초사하며 얌전히 손을 잡고 따라갈 뿐이었다. 여성복 매장에 도착해서 손을 놓을 때는 너무나도 아쉬웠지만 그저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그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매장 안에서도 손을 놓지 않을 필요가 있는 사이였다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애써 달래며 미소를 지어보이려는 소녀였으니까.
" 원래 이런 곳에 오면 색다르게 입어보기도 하고 그러는거지~ 그리고 오버 아니거든! 내가 본 사람 중에서는 하연이가 제일 예쁘니까 틀린 말은 아니라구. "
곤란하다는 듯 웃으며 대답하는 하연에게 고개를 저으며 정말이라는 듯 눈을 반짝이는 소녀였다. 하연이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다. 자신이 아는 사람들 중에서 저렇게 분위기가 좋은, 행동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아이가 있었던가 하면 절대로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소녀였다. 그래서, 소녀는 늘 하연이를 선망의 대상을로 바라봤고, 지금은 고백할 수 없는 마음을 품고 있었으니까. 분명 소녀의 말은 빈말이라던가, 호감을 얻기 위한 아부가 담긴 말이 아니었다.
" 응, 이참에 한번 입어보자! 대신, 하연이만 입으면 부끄러울지도 모르니까 나도 똑같은 걸로 입어볼게. 그럼 입어보기 편하겠지? "
고민에 빠진 듯 미간을 찌푸린 하연을 바라보던 소녀는 자신의 사이즈와 어림잡아 봤을 때 하연이에게 맞을법한 사이즈, 2벌을 골라들고는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하연이를 올려다본다. 이거 완전 커플룩 하자는 말 아니야?? 소녀는 속으로 발을 마구 동동구르며 부끄러워 하고 있었지만, 이런 걸 변명거리 삼아서 커플룩처럼 입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정말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고 희망을 가져버리고 마는 소녀였다.
" 나... 하연이랑 입어보고 싶어. "
어쩌면 하연이가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만들지도 모를 말을 던지며 수줍게 올려다 보며 눈을 마주한 소녀의 두 볼은 복숭아처럼 연한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 아쉽다는건 하연주도 즐기고 있다는 이야기겠지? 왠지 기쁘네.. 나도 하연주랑 오래오래 자주자주 돌리면 좋겠지만 하연주 현생이 어쩔 수 없다니 아쉽네...! 그래도 언제든 기다릴게! -
75 하연 - 지아 ◆1EvWgO.OI2 (HAV1B7EUlw) 2020. 8. 16. 오전 11:39:21지아가 작게 중얼거리다가 황급히 말을 바꾸는 것에 소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떨어지기 싫다는 건 너도 나랑 같은 마음이라는 걸까. 한순간 정도, 그런 생각을 했다가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예상 외의 인파에 정신을 차리려 고개를 내젓는 것 정도로 보일거야. 그렇지?
“으, 아무리 그래도 그건 조금 지나치다고 생각하는데...”
소녀가 수줍게 귓볼과 볼을 물들이며 중얼거렸다. 당장 tv만 틀어도 아름다운 연예인들은 많아. 아니, 당장 고개만 돌려도 예쁜 여자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곤 한다.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지아가 말해주는 것처럼 본인이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난 예쁜 걸로 치자면 지아 네가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진지하게 중얼거려진 말은 농담도, 장난도 아니었다. 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지아야.
본인도 같은 옷을 입겠다는 말에 소녀는 잠시 멈칫거린다. 그러니까, 같은 옷? 일순 커플룩 같다는 생각이 들어 머리가 새하얘진다. 윤하연,진정해. 친구끼리 비슷한 옷을 맞춰입는 경우가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 지아도 분명 커플룩 같은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닐거야. 소녀가 작게 숨을 들이마쉬며 자연스럽게 옷을 다시 보는 척 하며 고개를 돌려 지아에게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지금 내 얼굴엔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이 떠올라 있을 것이 분명하니까. 소녀는 사이즈를 골라내며 어떻게든 표정을 평소대로 되돌린 뒤 같은 디자인의 원피스를 두 벌 꺼내든다. 키는 얼마 차이 안 나니까 같은 사이즈로 괜찮을 것이다. 더 작은 사이즈를 입어야 한다 해도 큰 차이는 없을거야.
“같은 옷도 괜찮겠다. 응, 같이 입자.”
소녀는 웃으며 지아에게 원피스를 건네고는 피팅룸을 찾는 척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사실은 그저 지아의 얼굴을 마주볼 수가 없어 급하게 이리저리 둘러보는 것 뿐이었지만 말이다. 피팅룸을 찾아낸 소녀는 “갈아입어보자.” 라고 제안하며 지아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 피팅룸으로 이끌려고 했다.
// 기다려주겠다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러네. 최대한 자주, 그리고 오래 와보려고 할게. 물론 오지 못하거나 하는 날은 사전에 말해둘테니까 같이 느긋하게 오래도록 돌려보자 :) -
76 지아주 ◆.kZJiZ0DIE (JLgOQRLMQU) 2020. 8. 16. 오전 11:51:55" 지나치긴, 나는 진심이라구. "
귓볼과 볼을 물들이는 것을, 똑같이 설레고 있는 탓에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소녀는 그저 해맑은 목소리로 답할 뿐이었다. 오히려 이어서 들려오는 말엔 귀엽게 놀라는 소리를 내며 당황한 듯 우물쭈물 할 뿐이었다. 진짜로 자신을 그렇게 보고 있던걸까, 혹시 지금도 자신을 진지하게 예쁘게 생각하고 있는걸까 하고 생각하면 자꾸만 몸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아 어쩔 줄 몰라하는 소녀였다. 물론 그저 자신의 칭찬에 빈말로 돌려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저 하연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 하나로도 소녀에게는 충분했다.
" 와...! 좋아좋아...! 같이 입자...! "
미소를 지으며 같이 입자고 말하는 하연의 말에 한껏 기분이 업된 소녀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러던 중 자신의 손목을 잡고 피팅룸으로 이끄려 하는 하연의 손에서 슬그머니 손목을 빼낸 소녀는 손목이 아닌 자신의 손을 하연의 손에 다시 넣어선 꼬옥 잡고 하연을 따라간다.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하연의 부드러운 손을 꼭 잡은 소녀는 그렇게 피팅룸으로 함께 들어간다.
피팅룸에 들어서자 한칸만 비어있을 뿐, 나머지 칸은 다들 손님이 들어가있는 듯 문이 닫혀있었다. 소녀는 원피스를 한 손에 든 체 두리번거리다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하연을 올려다보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 어쩌지, 한칸 밖에 안 남아있는 것 같은데... 먼저 들어갈래..? 아니면.. "
뭐가 됐든 하연의 말에 따르겠다는 듯 그저 하연을 올려다보며 방긋 미소를 짓고 있는 소녀였다. 그런 소녀를 보고 있으면 소녀가 자신을 믿고 따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소녀는 하연이 하자는대로 움직이려는 것처럼 보였고 분명 그럴 것이었다.
// 미안하긴~ 나도 이어가고 싶은거니까 당연히 해야하는걸~ 응응, 그래주면 고맙지. : ) 나도 꼬박꼬박 오도록 해볼게! -
77 하연 - 지아 ◆1EvWgO.OI2 (ku0uLbt82.) 2020. 8. 16. 오후 12:06:46진심이라는 지아의 말에 소녀는 수줍게 웃으며 "고마워." 하고 대답한다. 이 이상 아니라고 부정해도 들어주지 않을 분위기네. 물론 지아가 그렇게 봐준다고 한다면 소녀야 고맙고 설레일 뿐이었기에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지아의 손목을 잡아 이끌자 지아는 손목을 빼내고는 손을 맞잡았다. 소녀는 심장의 박동수가 다시금 높아지는 것을 느끼며 느릿하게 숨을 내쉬는 것으로 떨려오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한다.
"아, 역시 사람이 많네..."
아까의 인파를 보고 예상한거긴 하지만 말이야. 그렇다고 같이 들어갈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동성끼리, 그것도 친구끼리 뭐가 문제야?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같은 피팅룸에 들어갔다간 분명 심장도 머리도 터져버리고 말거야.
"그럼 미안하지만 내가 먼저 들어갔다가 금방 나올게. 다른 룸 비면 바로 들어가고, 아니면 나 나올때까지 기다려줄래? 나중에 입어보고 나와서 서로 보여주자."
사실 지아를 먼저 보내도 되긴 한다. 하지만 커플룩이라던가, 맞잡은 손이라던가, 소녀로서는 지금 가슴이 지나치게 두근거려대는 탓에 한시라도 빨리 혼자가 될 수 있는 공간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들어가서 옷도 갈아입고, 마음도 가라앉히고, 머리도 정리하자. 그렇게 정한 소녀는 조곤조곤한 어조로 지아에게 양해를 구하곤 피팅룸 안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흰색의 하늘하늘한 원피스는 소녀의 몸에 꼭 맞았고, 객관적으로 보아 미녀라 부를 수 있는 소녀에겐 퍽이나 옷이 잘 어울렸다. 검은색 캡모자도 잠시 벗어두고, 머리를 풀러 자신의 모습을 피팅룸 안의 거울에 이리저리 비춰본 소녀는 만족한듯한 미소와 함께 피팅룸 밖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지아야?"
피팅룸에 들어갔을까, 아니면 아직 자리가 나지 않아 기다리고 있을까. 소녀는 주변을 둘러보며 지아를 찾았다.
// 응응. 나도 기본적으로 텀이 빠른 편도 아니라 막 1주일 내내 한 마디 없거나 한 것만 아니라면 신경쓰지 않으니까, 서로 부담갖지 말고 느긋하게 하자. -
78 지아주 ◆.kZJiZ0DIE (2G3rdgaGDw) 2020. 8. 16. 오후 12:25:46" 알았어, 그러면 먼저 들어가서 갈아입어봐! 난 기다릴게. "
사실 같이 들어가자고 하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는 것은 소녀도 마찬가지였다. 같이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다보면 심장이 쿵쾅거리다 터져버려서 폭주를 해버릴지도 모르니까 내심 같이 들어가자고 하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던 차에 먼저 갈아입겠다는 하연의 말에 안도한 듯 웃어보였다. 다행히 옷을 갈아입고 나올 하연을 보고 미친듯이 뛸 가슴을 어떻게든 대비할 시간은 얻어낸 것이었기에, 하연이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마음의 준비를 하기로 하는 소녀였다.
" 잘 어울리겠지... 하연이는 몸매도 좋고, 아무튼 예쁘니까. 히히, 원피스가 눈에 들어와서 다행이야. "
키는 비슷하긴 하지만 빈약한 자신에 비해서 하연이는 모든 부분이 완벽했으니까 분명 잘 어울릴거라고 소녀는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다른 피팅룸이 비어도 들어가지 않고 그저 하연이가 들어간 피팅룸을 바라보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원피스를 입은 하연의 모습을 가장 먼저 보고 싶다는 욕심에서 나오난 모습이었다. 그정도 욕심은 부려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듯, 자기 자신을 합리화시키며 얌전히 두손을 모은 체로 하연이 나오길 기다린다.
" 응! 하연아! 다 갈아입었어? "
어디 갈아입은 것 좀 보여줘! 하고 덧붙여 말한 소녀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방긋 웃어보인다. 하연이 들어갈 때 서있던 그 자리, 그곳에서 그대로 두손을 모은 체 서있던 소녀는 설레임에 얼굴을 분홍빛으로 조금 물들이곤 피팅룸의 문이 열리길 기다린다. 이미 머리속에서는 몇십, 몇백번을 봤지만, 역시 실제 두 눈으로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를테니까.
" 후후, 기대된다~ "
// 응! 느긋하게! 둘이 삽질하다가 꽁냥거리는 것도 보고, 질투를 하는 것도 보고.. 가능한 부분인지 모르겠지만 둘 다 소유욕을 발휘하는 것도 보고 싶으니까! -
79 하연주 ◆1EvWgO.OI2 (ku0uLbt82.) 2020. 8. 16. 오후 12:33:08답레 쓰던 중이었는데 슬슬 나가봐야 할 것 같아... 답레랑 잡담은 나중에 밤에 같이 들고 올게. 나중에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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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지아주 ◆.kZJiZ0DIE (b/SD7fhZS6) 2020. 8. 16. 오후 12:36:32어, 그래 :> 이따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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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지아주 ◆.kZJiZ0DIE (ZNRb81sUUo) 2020. 8. 16. 오후 5:11:42시간 난 김에 갱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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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지아주 ◆.kZJiZ0DIE (7TgTDSbd3M) 2020. 8. 16. 오후 9:47:20올려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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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하연주 ◆1EvWgO.OI2 (8LNAipQnIU) 2020. 8. 17. 오전 12:00:52갱신할게. 그리고 지아주 미안한데 내가 지금 컨디션이 영 별로라... 답레는 내일 들고 올게.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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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지아주 ◆.kZJiZ0DIE (T8Z/t0MlsM) 2020. 8. 17. 오전 12:15:41그렇구나. 몸조리 잘하고 내일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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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하연주 ◆1EvWgO.OI2 (qTrDuHJoyQ) 2020. 8. 17. 오전 7:16:25나가기 전에 갱신해두고 갈게. 오늘은 오전부터 일이 좀 있고... 무엇보다 트위터 보니까 오전 중에 서버 정리하느라 서버가 잠시 내려간다더라. 언제 시작하는지도 모르고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겠어서 답레는 깔끔하게 오늘 밤에 들고 오도록 할게. 좋은 하루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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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지아주 ◆.kZJiZ0DIE (92dQm46Dac) 2020. 8. 17. 오후 12:26:10갱신해둘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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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지아주 ◆.kZJiZ0DIE (92dQm46Dac) 2020. 8. 17. 오후 9:13:47갱신해둘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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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지아주 ◆.kZJiZ0DIE (uqTOLIUac2) 2020. 8. 17. 오후 11:42:04휴.. 밤이 되도 덥네.. 갱신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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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하연 - 지아 ◆1EvWgO.OI2 (NhYgCxJwoE) 2020. 8. 17. 오후 11:44:40소녀는 긴장된 마음을 안고 피팅룸으로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은 뒤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보며 생각을 정리하자 그래도 마음이 차분히 진정되어 가기 시작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거울 앞에서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정돈한 소녀는 피팅룸 밖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고, 지아가 아까 그 자리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었다.
"아직 다른 피팅룸 안 비었어?"
소녀가 묻고는 흘러내린 자신의 옆머리를 귀뒤로 한 번 쓸어넘기며 조심스럽게 피팅룸 밖으로 나온다. "너무 기대하면 실망할텐데." 소녀는 장난스럽게 말하며 한 손은 제 가슴께에 올리곤 자리에서 한 번 빙글 돌아보인다. 하늘하늘한 드레스 자락이 소녀가 빙글 돌아보임과 함께 파도를 타듯이 일렁였다.
"어때?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다고는 생각하는데..."
다시 말하지만, 소녀는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이 없는 편이 아니었다. 자신의 외모가 평균 이상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소에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길거리를 활보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었기에 조금은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자각을 하는 것과 자존감이 높은 것은 다른 것이었다.
// 소유욕이라. 아직은 첫일상이기도 하고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는 않지만 그런 것도 재밌을 것 같아. 물론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는 캐릭터들에게 맡겨야 겠지만 말이야 :) 갱신할게. 좋은 밤이야. -
90 지아주 ◆.kZJiZ0DIE (uqTOLIUac2) 2020. 8. 17. 오후 11:53:11" 어..? 으응! 다른 분들도 일행이 있는 모양이더라구. "
거짓말 해버렸어, 그저 자신은 그 누구보다도 먼저 하연이가 갈아입은 모습을 보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지 못하고 대강 둘러대버린 소녀는 마음 속으로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조금은 욕심을 내도 괜찮은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도 아니었고, 정말로 나쁜 거짓말은 아니었으니까. 머리를 쓸어넘기며 피팅룸 밖으로 나오는 하연을 보게 되었을 때는 한순간 숨을 멈춰버린 소녀였다. 예쁘다. 정말 예쁘다. 기대하면 실망할텐데 하고 말하는 하연의 말에도 무어라 답하지 못한 체 멍하니 바라보던 소녀는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 완전 잘 어울려... 진작 하연이랑 원피스 사러 올걸 그랬나 싶을 정도로 잘 어울려... 예쁘다, 하연아. "
소녀는 멍하니 바라보던 것을 깨닫고는 이내 환한 미소를 애써 지어보이며 엄지를 들어보였다. 그 누가 보아도 잘 어울린다고 단번에 말할 하연의 모습을 그 누구보다도 먼저 봤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소녀였다. 자신이 입어도 저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도 어떻게든 눈 앞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머리 속에 기억해두려 노력하는 소녀였다.
" 하연이는 잘 어울리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내 예감이 틀리질 않았네. 앞으로는 원피스나 치마 쪽도 자주 보자. 하나하나 다 잘 어울릴 것 같아... "
소녀는 자신이 갈아입을 원피스를 쥔 손까지 가슴팍에 모아선 들뜬 목소리로 쏟아내듯 말하다, 이내 정신을 차린 듯 수줍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무래도 흥분해버리고 만 모양이라고, 소녀는 생각하며 망설이다가 천천히 입을 연다.
" 그.. 나도 입어볼까? 하연이만큼 어울리진 않겠지만... "
// 어서와, 하연주. 하긴 첫일상이니까 아직은 확실하게 잡히지 않았으니 그럴 수 있지. 그냥 상상거리 중 하나였어! 아무튼 좋은 밤! -
91 하연 - 지아 ◆1EvWgO.OI2 (aJJEMjzOmI) 2020. 8. 18. 오전 12:04:17다른 분들도 일행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는 지아의 말에 소녀는 그러냐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모든 룸이 아직도 차있는 건 조금 의아했지만 우리도 같은 피팅룸을 쓰려고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으리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피팅룸 밖으로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지아의 모습에 소녀는 조금 움츠러들었으나 겉으로 티내지 않기 위해 평소처럼 바르고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음, 별로인걸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지아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고, 소녀는 그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다. 어울리지 않을까 봐 걱정했어."
사실 본인 스스로는 나름 어울린다고 생각했지만, 소녀에겐 자신의 의견보다는 지아의 의견이 더 중요했다. 소녀 본인이 어울린다 느껴도 지아가 그렇게 느끼지 않으면 소용 없다고 느끼는 건 내가 그만큼 널 좋아해서 그래. 그래도 저런 반응을 보니 오늘 그냥 치마를 입어도 됐었겠다는 생각이 들어 괜한 아쉬움이 남는다. "칭찬해줘서 고마워. 조금 쑥쓰럽네." 앞으로는 원피스나 치마 쪽도 자주 보자는 말에 소녀가 쑥쓰러운 듯이 웃으며 귓볼을 붉게 물들인다. 외모에 대한 칭찬은 나름 여러번 들어봤고, 또 나름대로 익숙해져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상대가 네가 되면 또 그게 아닌가 봐.
"응, 지아도 분명 잘 어울릴거야. 어서 입어보고-"
말을 하던 소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자신의 차림새를 한 번 확인한다.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겠구나. "아-그 바로 입어보고 오라고 하고 싶은데... 나 옷부터 먼저 갈아입고 올게. 미안." 계산을 하더라도 일단 옷을 벗긴 해야한다. 소녀는 급히 피팅룸으로 되돌아가 원피스를 벗고 오늘 입고 나왔던 자신의 사복으로 갈아입었다. 지아가 어울린다고 해 준 옷을 갈아입는 건 무척이나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정 그렇다면 구매했다가 다음에 만날 때 입고 나오자. 피팅룸 밖으로 나온 소녀는 지아의 손을 살며시 잡고 피팅룸 가까이에 끌어들인뒤 등을 부드럽게 밀어 안으로 들여보내려 한다.
"자, 네 차례야. 천천히 입어보고 나와 봐."
// 응 좋은 밤. 중간중간 확인해보니까 1시 즈음에는 서버가 아예 내려갔었던 것 같네. 오전이라 하길래 보류해두고 있었는데 그렇게 늦게 닫힐 줄 알았으면 답레를 올리고 갈 걸 그랬어.
참고로 지금은 별 수 없이 벗어두지만 하연이는 다음에 지아 만나거나 할 때 잠시 고민하다가 저 옷 입고 나올 것 같다. -
92 지아주 ◆.kZJiZ0DIE (rNhyW9Ls7g) 2020. 8. 18. 오전 12:20:41" 괜한 걱정을 했네. 난 이미 갈아입으러 들어갔을 때부터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는걸. "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하는 하연의 말에, 무슨 말이냐는 듯 맑게 웃어보이던 소녀는 걱정할 필요없다는 듯 낭랑하게 말한다. 아마도 소녀가 하연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일은 거의 없을거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것은 오로지 자신의 소중한 소꿉친구를 사모하는 마음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였지만. 소녀는 그것이 부끄럽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이 마음을 전할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었다.
" 서두를 필요는 없는데.. 알았어, 기다릴게. "
잘 어울린다고 해주는 하연의 말에 수줍어하던 소녀는 이내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하연이 서두르자 수줍음을 감추고 자연스런 웃음을 보여주며 말한다. 1초라도 더 느긋하게 움직인다면, 그만큼 더 오랫동안 원피스 차림의 하연을 볼 수 있는 것인 만큼 소녀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왠지 하연을 보고 나니 자신감이 줄어들어서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생겼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했으니까.
" 으응...! 조금만 기다려줘.. "
손에 떠밀려 피팅룸에 들어간 소녀는 조심스레 짐을 내려놓고 입고있던 옷을 스르륵 벗는다. 거울에 비친, 하연과는 다른 빈약한 몸에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도 밖에서 기다릴 하연을 떠올리곤 서둘러 원피스를 입기 시작한다. 원피스를 입고 난 후 묶고 있던 양갈래 머리도 정리를 한 소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알 보곤 에 하는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왠지 양갈래 머리까지 하고 있어 키만 조금 큰 어린 아이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쩌지 하고 망설이며 거울을 기웃거리다 조심스레 묶고 있던 머리를 풀자 길다란 밝은 갈색의 머리카락이 비단처럼 쏟아진다.
" 이정도면...되겠지...? "
소녀는 몇번이고 거울을 보자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돌아서서 피팅룸을 나온다. 눈 앞에 하연이 보이자 왠지 부끄럽고 걱정이 되어서 조금 웅크러든 소녀가 두손을 맞잡곤 가슴팍에 모은 체로 하연을 수줍게 바라본다.
" ...어..어때, 하연아? "
어색하게 하연을 따라 한바퀴 돌아본 소녀는 그저 귀만 좀 더 빨갛게 물들었을 뿐이었지만, 한바퀴를 돌며 흩날리는 머리카락과 원피스 자락, 그것이 어우러진 소녀의 모습을 보며 하연이 어떻게 생각했을지는 모를 일이었다.
// 뭐 예상보다 점검도 늦게 시작했으니까 어쩔 수 없지! 그나저나 하연이 입어주는구나... 그 사실을 알면 지아가 잠도 못 잘텐데. 설레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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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하연 - 지아 ◆1EvWgO.OI2 (Vo9AHV7hcY) 2020. 8. 18. 오전 12:47:14지아의 칭찬이 부끄러웠는지 소녀는 손으로 제 팔을 매만지며 어색한 반응을 보였다. 남들이 외모를 칭찬해줄때와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그건 평소에 잘 입지 않는 원피스를 입어서 그런 거라고 그렇게 변명하기로 했다. "그랬어?" 하고 묻기는 하지만 딱히 대답을 바란 물음은 아니었다. 난 네가 잘 어울린다고 해준 것만으로도 기뻐 지아야.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나온 것은 지아의 원피스 차림을 보고 싶어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아가 아까 자신이 입었던 것과 같은 원피스를 입고 머리까지 푸른 상태로 나온 것을 본 소녀의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그야 잘 어울릴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저렇게까지 잘 어울릴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 역시 나보다도 너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가 가라앉는다. 지아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이 방금 자신이 입었던 것과 같은 디자인의 옷이라는 걸 자각하고 난 뒤엔 괜히 부끄러워져 귀가 달아오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직 머리를 묶지 않은 채였기에 소녀는 머리를 살짝 내려 귀를 가린다. 잠시를 멍하니 지아를 바라보던 소녀가 웃으며 대답한다.
"역시 정말 잘 어울려 지아야. 예쁘다."
소녀의 말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있었다. 성격상 온갖 미사어구를 붙여 칭찬해주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그 누가 듣더라도 지금 소녀의 말은 백퍼센트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앞으론 이런 옷들도 자주 봐야 겠는걸." 덧붙이는 말과 함께 작게 지어보인 미소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지아도 그 옷 마음에 들면 우리 같이 이 옷으로 살까? 난 마음에 드는데."
태연하게 제안을 건네보았지만 속으로는 나름대로 긴장하고 있었다. 너와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고 싶어. 네가 전에 말했던 커플룩처럼 말이야. 그게 아니더라도 네가 예쁘다고 해 준 옷을 또 입고, 네 앞에 나타나서 다시 한 번 칭찬을 듣고 싶어. 어린아이와 같은 유치한 마음이 스멀스멀 새어나왔지만 소녀는 지아에게 그 마음이 들킬새라, 그저 태연한 미소를 지으며 답을 기다린다.
// 하연이는 지아한테 잘 보이고 싶으니까 지아가 예쁘다고 해줬던 옷들은 나중에 한 번씩이라도 무조건 입고 나올 것 같아 ㅋㅋㅋㅋㅋ 은근 칭찬 기대하면서. -
94 지아주 ◆.kZJiZ0DIE (gua7T9asGA) 2020. 8. 18. 오전 12:52:43졸려서 잠시 썰이라도 나누다 가야할 것 같다.. 답레는 아침에 가져올게! 아마도 지아는 커플룩으로 챙겨입게 되면.. 아마도 이번 일상에서 원피스를 사서 다음 약속때 약속한 것처럼 둘이 입고 나온다면 어떻게든 사진을 찍어서 액자에 잘 정리해둘 것 같아. 이건 하연이한테 비밀이지만 지아는 하연이랑 찍은 사진들을 앨범을 따로 만들어서 정성껏 모으고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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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하연주 ◆1EvWgO.OI2 (Vo9AHV7hcY) 2020. 8. 18. 오전 12:58:29앗 응응. 졸리면 답레는 내일 줘. 잠깐 잡담 하다가 자러 들어가자. 앗 그거 귀엽다 ㅋㅋㅋㅋ 혹시 앨범이 손에 닿기 쉬운 위치에 놓여있을까? 그렇다면 하연이가 지아네 집에 놀러갔다가 앨범을 발견한다던가... 하는 상황도 재밌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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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지아주 ◆.kZJiZ0DIE (xh2DBnwzVU) 2020. 8. 18. 오전 1:04:33아마 하연이가 꺼낼 수 있는 위치일거야. 아무래도 지아가 좀 더 작기도 하고, 가끔 단순한 면이 있어서 몰래 해두는건데도 의외로 찾기 좋게 숨겨두기도 하고 해서! 하연이가 발견하면 막 혼돈의 도가니에 빠지려나?? 막 이게 마음이 있는걸까, 아니야 이건 그냥 소꿉친구니까 해놓는거야..근데 나는 없는 사진이 있는데?! 막 이러면서!!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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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하연주 ◆1EvWgO.OI2 (Vo9AHV7hcY) 2020. 8. 18. 오전 1:06:5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엄청 귀엽다. 다음에 이걸 소재로 일상 돌려봐도 괜찮겠다. 하연이가 지아 집 갔다가 앨범 찾아서 무심결에 봤더니 사진들이 막 있고 이러면... ㅋㅋㅋㅋㅋ 둘이 같이 혼란에 빠질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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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하연주 ◆1EvWgO.OI2 (WP3RC6a0g2) 2020. 8. 18. 오전 7:41:47어제 나도 그냥 잠들어 버렸나보다. 갱신해두고 갈게. 답레는 천천히 주고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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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지아주 ◆.kZJiZ0DIE (X/yDDU005A) 2020. 8. 18. 오전 9:27:21" ... 잘 어울려? 다행이다. 못난 모습은 아니라서.. "
특별한 미사어구가 붙은 말은 아니었지만, 소녀는 하연의 말을 듣고는 눈이 동그랗게 커지더니 이내 정말로 기쁘다는 듯 베시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연이가 말을 길게 하는 스타일이라는 것 정도는 아주 오랫동안 옆에서 봐온 소녀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짧게 말하는 하연의 말에도 얼마나 진심이 담겨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하연에게서 그런 말을 들은 것이 소녀는 너무나도 기뻤고, 행복했다. 마치 엄청나게 큰 일을 해낸 것만 같은 그 느낌은, 이내 부끄러움으로 변해서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소녀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 진짜...?! 좋아..! 난 좋아! 이걸로 하자! 안그래도 물어보려고 했는데...! "
같은 디자인의 옷을 사자고 하려면 무어라 말하는게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소녀는 이내 들려온 하연의 말에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기쁜 듯 말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었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소녀는 조금 더 하연에게 다가가 올려다 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 역시 하연이랑 놀러오길 잘한 것 같아. 안 오면 후회할 뻔 했어 "
정말이야, 안 그랬으면 이렇게 같은 옷도 못 샀을테니까. 뒷말은 꺼내지 못했지만 그저 눈을 빛내며 말한 소녀는 " 일단 옷 갈아입고 나올게 " 하고 말하면서 도망치듯 피팅룸으로 들어간다. 왠지 너무나도 들뜬 자신이 부끄러워진 소녀였다. 피팅룸 안에서 화끈해진 얼굴을 손부채질로 다급하게 식히며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머리도 원래 하고 나왔던 것처럼 묶었다. 다시 밖에 나가서 하연을 볼 생각을 하니 간신히 식혔던 얼굴이 다시 뜨거워지는 것 같았지만 애써 미소를 지으며 원피스를 들고 피팅룸을 나온다.
" 그..이제 계산하러갈까? 원피스 되게 마음에 들어서.. "
피팅룸을 나온 소녀가 쪼르르 하연의 옆으로 가선 괜스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둔 체 슬쩍 팔짱을 끼며 중얼거렸다.
// 밤에는 그새 잠들었네 .. 일단 답레 올려둘게! 밤에 말한 건 일상으로 해봐도 좋겠다!! -
100 하연주 ◆1EvWgO.OI2 (6ycXvlzKHI) 2020. 8. 18. 오전 9:55:04그러게 그건 다음에 기회되면 일상으로 돌려보자! 그리고 내가 오늘 오전부터 왜 이렇게 정신이 없나 모르겠다 답레는 밤에 들고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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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지아주 ◆.kZJiZ0DIE (yT8H3hQEvc) 2020. 8. 18. 오후 12:10:06알았어! 느긋하게 기다릴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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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하연 - 지아 ◆1EvWgO.OI2 (WP3RC6a0g2) 2020. 8. 18. 오후 11:28:59정말 기쁘다는 듯한 지아의 모습에 소녀 역시 흐뭇하게 웃어보였다. 가끔은 생각해, 내가 이럴 때 더 예쁜 단어들로 내 말을 장식해서 네게 해줄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성정은 문과 계열 과목들에 더 맞으면서도 이상하게 말을 예쁘게 장식하고 꾸며내는 것을 어려워하는 소녀는 그게 늘 아쉬웠다.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에게 더 예쁘고 좋은 말들을 자주 해주지 못하는 것. 비록 친구 관계일 뿐이라곤 하지만, 너에겐 늘 예쁘고 고운 말들만 들려주고 싶은데, 이런 딱딱한 성격은 어떻게 해야 고쳐지는 걸까. 요새 유행한다는 웹소설이나 로맨스 소설들을 읽다 보면 감을 잡을 수 있게 될까?
"그렇다니 다행이다. 제안해놓고 사실 네가 마음에 안 들었으면 어쩌나 했어."
물론 지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했더라도 지아가 예쁘다 해주었으니 소녀는 이 원피스를 구매했을 것이다. 네가 예쁘고 잘 어울린다 해주었으니 다음에 만날 때 입고 나와서 다시 한 번 너의 칭찬을 듣고 싶어. 유치한 욕망이 피어오른다. 지금 피어오르는 이 감정이 보기 싫은 잡초가 되어버릴지, 아니면 한 줄기 꽃이 될지는 자라날때까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후회할 것 까지야. 집도 가깝고 방학이니까... 언제든지 또 놀러오면 되잖아?"
물론 너와 매일 시간을 보내도 그 매일이 색다르고 소중해. 하지만 오늘 보지 못했다고 가슴 앓이 할 필요는 없어. 우리는 원하면 언제든 서로를 볼 수 있는 관계였으니까. 비록 친구라는 이름 아래에서, 였지만. 지아가 옷을 갈아입고 피팅룸에서 나와 팔짱을 끼자 소녀는 태연한 척, 차분한 미소를 지으며 지아와 발을 맞춰 계산대로 향했다. 역시 줄이 좀 있네. 잠시 줄에서 기다리던 소녀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옷을 계산하곤 쇼핑백을 받아들었다. 괜히 아쉬운 기분이 드는 것은, 선물이랍시고 지아의 옷을 사줘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네가 내가 사준 옷을 입어주고, 그럴때마다 내 생각을 해준다면 기쁠 것 같아서. 하지만 소녀는 아직 부모님에게서 용돈을 받는 고등학생이었고, 아무리 억소리 나올 정도의 비싼 가격이 아니라곤 해도 같은 옷을 두 벌이나 구매할 정도로 지갑 형편이 넉넉하진 못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머리끈 같은 악세사리라도 하나 사서 선물하자고 속으로 다짐하며 소녀는 원피스를 산 의류 매장에서 지아와 함께 빠져나온다.
"혹시 사야 하는 거 있어? 나는 가을 대비 가디건을 좀 봐둘까 싶었는데... 사야하는 거 있으면 오늘 다 사두자."
그렇게 제안하며 소녀는 지아와 함께 몰 내부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둘이 배가고파져 늦은 점심을 먹어야겠다 결정할 때까지 쇼핑을 즐겼을 것이다. 점심 전에 디저트를 먹긴 했지만, 돌아다니다보면 그 정도는 금방 소화가 되어버리니까.
// 갱신할게. 오늘은 12시 반? 정도 되면 자러 들어가야 될 것 같아... 미리 알려둘게. -
103 지아주 ◆.kZJiZ0DIE (OJFS7DvqB2) 2020. 8. 18. 오후 11:33:57어서와, 하연주! 오늘은 나도 할 일이 있어서 바로 답레를 주긴 힘들 것 같아. 그러니 혹시 그전에라도 잠이 온다면 편하게 자러 가도 괜찮아! 하연이는 오늘도 참 사랑스럽구나..! 눈이 다 즐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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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하연주 ◆1EvWgO.OI2 (WP3RC6a0g2) 2020. 8. 18. 오후 11:35:59오늘 비를 좀 맞아서 그런가 평소보다 몸이 무겁네 :( 응응 오늘은 좀 일찍 자러 가게 될 것 같아서... 지아주도 할 일 부터 여유롭게 끝내고 답레는 천천히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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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지아주 ◆.kZJiZ0DIE (MF1gWb5QeQ) 2020. 8. 19. 오전 9:06:32" 그럴리가 없는걸. 내가 입어보자고 하기도 했고... 하연이도 좋다고 했으니까..! "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듯 소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띈 체 고개를 저어보인다. 정말로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애초에 소녀가 하연이 좋아하는 것을 싫어할 일이 있을까, 소녀는 절대로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둘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더욱 더 없을거라고, 자신은 이 기회를 잡으려고 어떻게든 노력할게 분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 물론 그렇긴 하지만 오늘 하루는 딱 오늘 하루 뿐인걸? 흘러가면 돌아오지 않으니까 소중한거야. 헛되게 보내지 않았으니까. "
하연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만약 하연과 오늘 나오지 않았다면 이 날 이 시간에 이렇게 둘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일은 없었을테니까, 그러면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 생길거라고 알 수 없었을테니까 정말로 후회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하연을 좋아하지만, 하연은 어쩌면 맘에 담아둔 사람이 따로 있을지도 모르니까 조금이라도 더 하연의 곁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래야, 혹여 찾아올 아픔에 대비할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괜스레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선 소녀는 마음이 아파왔지만 티를 내지 않고 미소를 머금었다. 그걸 산상하면 눈물이 바로 나올 것 같았지만 아직은 울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팔짱을 낀 체 걸어나오던 소녀는 들려오는 말에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 응!!! 같이 고르자!! 미리 사두면 편할테니까! "
그렇게 미리 가을에 입을 옷까지 쇼핑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한 소녀는 한손에 쇼핑백을 든 체 기분 좋게 걸음을 옮긴다. 슬슬 배고플 때가 되었기에 한손을 잡고 멈춰선 소녀는 슬쩍 하연을 올려다본다.
" 하연아, 혹시 먹고 싶은거 있어? 슬슬 배고플 것 같아서. "
소녀는 조금 고민을 하는 듯 망설이다가 얼굴을 살짝 붉힌 체 시선을 이리저리 굴린다. 그러더니 결심한 듯 입술을 꾹 깨물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하연을 바라본다.
" 그, 괜찮으면 재료만 사가서 내가 요리해줄까? 엄마도 일하러 나가셔서 집에 아무도 없거든...!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힘들었으니까 편하게 집에 가서 먹고 느긋하게 쉬어도 될 것 같구...! "
용기를 내어 말한 소녀는 어떨지 모르겠다는 듯 하연의 눈치를 살핀다.
// 답레 올리면서 갱신! 그리고 용기를 내는 지아야! -
106 하연주 ◆1EvWgO.OI2 (vOy2x/mMTM) 2020. 8. 19. 오전 10:58:07지아 귀여워 :) 답레는 밤에 들고올게. 좋은 하루 보내고 나중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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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지아주 ◆.kZJiZ0DIE (708mV5J48.) 2020. 8. 19. 오후 10:49:11갱신해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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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하연 - 지아 ◆1EvWgO.OI2 (l8WnJLCVzk) 2020. 8. 19. 오후 11:36:43그럴리가 없다는 말에 소녀는 안심한듯이 미소 지었다. 지아는 늘 이렇게 밝고 크게 반응을 해줘서, 옆에서 보다보면 내가 했던 걱정들이 모두 부질 없는 것이었다고 느껴져버려. "그건 그렇지. 하지만 내 말은 우린 언제든지 만날 수 있으니까 후회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었어. 오늘 못 만나면 오늘을 후회하기보다 다음을 기약하는 게 낫지 않을까?" 소녀는 부끄러운 소리를 사뭇 진지하게 내뱉는다. 아주 가끔, 가뭄에 콩나듯이 저런 말을 내뱉는 걸 보면 확실히 문과가 맞을지도 모른다. 그야 나도 오늘 너와 놀러 나오지 않았다면 아쉬웠겠지만, 그래도, 너와의 관계에 있어 후회는 남기지 않기로 정했어. 너와의 추억과 기억은 모두 반짝 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것으로만 간직하고 싶으니까. 너와의 추억에 후회라는 이름의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아.
"좋아. 그리고 원래 계절옷은 그 전 계절에 싸야 제일 싸니까, 가자."
에어컨은 겨울에 싸둬야 싸게 먹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 물건이 필요없어지는 시즌에는 당연히 그 값어치가 낮아진다. 그러니 한계절 정도는 미리 옷을 사두는 게 좋겠지. 지아와 함께 쇼핑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만족스럽게 쇼핑을 마친 소녀는 지아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젓는다. "음-확실히 배가 고프긴 한데... 딱히 먹고 싶은 건 없으려나." 뭘 먹으면 좋으려나. 배가 고프다곤 해도 단 걸 먼저 먹어버려서인지 무언가 간단하게 먹고 싶다는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기름진 건 별로 좋아하지 않고... 잠시 고민에 빠져있던 소녀는 지아의 제안에 멈칫한다. 지아의 집에서 단 둘이? 물론 어렸을 때부터 친구로 지내왔으니 이제껏 그런 일이 전허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긴장이 안되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 엄청나게 긴장해 버릴거야. 하지만 거절할 명분도, 이유도 없는데다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데 더 가보고 싶은 곳이 없다면 그렇게 하자. 그리고 받아먹기만 하기도 미안하니까 나도 도울게."
요리는 잘 못하지만-하고 어색하게 덧붙이는 것은 소녀는 요리와 거리가 먼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식사 준비를 하는 어머니를 좋아 국을 휘젓거나 야채를 씻은 적은 있어도 제대로 된 요리를 해본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다못해 집에서 엄마와 하듯이 가볍게 보조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더니 소녀는 문득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아, 하는 소리를 흘린다.
"집에 가는 건 좋은데 중간에 서점 좀 잠시 들러도 될까? 사야하는 책이 있어서."
어지간한 건 2학년이 되기 전에 미리 사뒀지만 여름 방학이 끝난 이후를 대비할 새 문제집이나 참고서가 몇 권 필요했다. 사둬야 할 건 미리 리스트를 뽑아뒀으니 오래 걸리진 않겠지, 일부로 사야하는 책들로 생각을 돌리는 것은 지아의 집에 간다는 것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면 태연하지 못한 모습을 보일까봐서였다. 친구 집에 놀러가는데 당황하고 긴장하는 건 이상하잖아, 그러니까 최대한 태연하게,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 갱신할게. 오늘 조금 바빠서 미안한데 이게 오늘 내 마지막 답레가 될 것 같아... 요새 답레가 자꾸 늦어져서 미안 :( 현생이 왜 이렇게 정신 없는지 모르겠다. -
109 지아주 ◆.kZJiZ0DIE (fJik.9rDRw) 2020. 8. 20. 오전 11:55:03왠지 진지한 분위기로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듯 말하는 하연의 모습에 한순간 멍하니 바라보던 소녀는 핫하는 소리를 내더니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이지, 저렇게 멋있는 말을 갑자기 내뱉으면 어쩌자는거야. 소녀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달래며 괜스레 속으로 투덜거린다. 정말이지, 넋이 나간 모습을 하연이 눈치챈 건 아닐지 노심초사하면서도, 이렇게 멋있는 말을 할 수 있는 건 하연뿐이지 않을까 하는 전형적인 사랑에 빠진 사람의 생각을 하고마는 소녀였다. 소녀에게 있어서 이렇게 멋있는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은 하연 뿐이었다. 말그대로 소녀의 세상에서 하연은 하나의 별이 아니었을까.
" 하연이도 괜찮다니까 기쁘네. 일단 크게 생각나는 건 없는 것 같으니까 메뉴는 장보면서 고르면 될 것 같네. "
사실 소녀도 딱히 생각해둔 메뉴는 없이 반쯤 충동적으로 집에서 해먹자고 제안을 했던 것이기에, 흔쾌히 좋다고 말하는 하연의 말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개구쟁이처럼 제자리에서 폴짝 폴짝 뛴다. 그리곤 해맑은 미소를 지은 체 하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얼마든지 생각해보자는 듯 부드럽게 답한다. 너와 함께라면 무엇을 먹어도 맛있을거야, 메뉴는 사실 중요하지 않고, 너와 함께라면 뭐든.... 소녀는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그 말을 그저 속으로 열렬히 하연에게 외치며 하연의 팔을 좀 더 강하게 끌어안는다.
" 응? 그래주면 고맙지! 그러면 같이 해보는거다? "
왠지 둘이서 요리를 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티비였는지 아니면 영화였는지, 기억이 제대로 나지는 않지만 커플이 오순도순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것과 비슷한 모습으로 떠올라서 얼굴이 빨개질 것만 같았지마 내색하지 않고 하연의 말에 소녀는 힘차게 대답했다. 사실 물을 묻히지 않게 하고 싶긴 했지만, 여기서 거절하면 왠지 거리를 두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줄 것 같아서, 그리고 사실은 나란히 주방에 서서 요리를 하는 모습을 현실로 만들고 싶어서 그저 수긍하는 수 밖에 없는 소녀였다.
" 책? 알았어. 그러면 책 사고 장봐서 돌아가면 되겠다. 그럼 서점으로 가자! "
이미 집에 가서 단 둘이 데이트 하는 것처럼 요리를 해먹을 생각에 신이 난 소녀는 더이상 그 무엇도 망설여지지 않는 듯 하연의 팔을 끌어안은 체 앞으로 먼저 나아가며 해맑은 목소리를 냈다. 발걸음이 점점 가벼워져서 마치 날아갈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행복감에 젖어가고 있기 때문일까.
// 현생이 힘들면 어쩔 수 없지...! 일단 답레 와 함께 갱신해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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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하연주 ◆1EvWgO.OI2 (b1sq4kdxZQ) 2020. 8. 20. 오후 11:21:02갱신하고 답레는 내일 들고 올게... 내가 아직 밖이라 도저히 답레 쓸 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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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지아주 ◆.kZJiZ0DIE (yNmqsu4eIc) 2020. 8. 21. 오후 12:19:05갱신해둘게! 답레는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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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지아주 ◆.kZJiZ0DIE (ySEnAU30PQ) 2020. 8. 21. 오후 11:15:42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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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하연주 ◆1EvWgO.OI2 (MohEO9uWD6) 2020. 8. 21. 오후 11:48:57안녕. 하연주야. 오늘은 좀 안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이상 두 아이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게 어려울 것 같아. 처음에 사람을 구했을때는 물론 현생에 여유가 있었기에 그렇게 한 거였지만 최근 들어선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줄줄이 터지면서 바쁜 건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내몰려있는 상태거든. 이 이상 이어가면 텀이 상당히 늦어질거고 무엇보다 나 본인에게 부담이 클 것 같아. 내가 일방적으로 끊자고 말하는 거니까 이 레스에는 답해주지 않아도 좋아. 또 지아의 시트나 이 보트의 설정을 채용해서 다른 사람을 구해도 돼. 지아도 지아주도 너무 좋았고 오래오래 하고 싶었는데 내가 한 말을 못 지켜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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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지아주 (58iSJwSWd.) 2020. 8. 22. 오후 1:36:45할말이 좀 있는데 그냥 일대일이니까 넘어갈게. 좋은 상판 생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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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이름 없음 (J.YS0z/u1U) 2020. 8. 22. 오후 2:09:56그리고 기왕 바꾸고 다니려면 잘 바꾸고 다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