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0417> [ALL/페르소나 기반] Persona F || Fine. (1)
◆2wTOlAOK9E
2020. 8. 13. 오후 10:41:11 - 2020. 8. 13. 오후 10: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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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2wTOlAOK9E (.kB1r2DmbY) 2020. 8. 13. 오후 10:41:11본 스레는 Persona F에 참여한 캐릭터들의 엔딩을 올릴 수 있는 스레입니다.
본 스레 엔딩 이후에도 자유롭게 엔딩을 올릴 수 있습니다.
자유롭게, 자유롭게 여러분들의 캐릭터의 엔딩을 집필해주세요. -
1 호시카와 남매 - 그 날의 기억을 마음에 품고 (.kB1r2DmbY) 2020. 8. 13. 오후 10:44:54호시카와 가문에 태어난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호시카와 가문의 피를 이은 이들이 짊어져야 할 사명이었다.
피를 나눈 우리들 중 사명을 짊어져야 하는 것은 나였다. 그것이 내가 호시카와 가문에 태어난 이유였고 수행해야 할 책임이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내가 아니고 저 애인거야?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단순히 태어나자마자 이런 사명을 짊어져야 하는 거지?
하나밖에 없는 그 애를 저주했었다. 저 애만 없었다면 그 힘은 나에게 있었을텐데.
모든 것을 체념했었다. 내가 수행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다 사라져버릴테니까.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렀을 때, 남아있던 것은 너무나 어두운 죄책감이었다.
내가 수행해야만 하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남아있던 것은 너무나 어두운 절망감이었다.
그렇기에 필사적이었다. 내 죄를 갚기 위해서, 두번이나 그 애를 버릴 순 없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거부했다. 그 어떤 것도, 내 누나의 손길마저도.
동료가 있었다.
동료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함께 한 동료가 있었기에 많은 것을 지킬 수 있었다.
나와 누나의 힘만으로는 어림도 없었던 운명을 뛰어넘어 세계를 구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래. 우리들에겐 동료가 있었다. 같은 배를 탄 정말로 소중하고 고마운 동료가.
"그 많은 사실을 다 기록하는 거야? 누나?"
"당연히 기록해야지. 모든 진실을 알려야 차후에 또 그 괴물이 와도 막을 수 있잖아. 무엇보다, 그 애들의 이야기는 무조건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그 애들이 없었으면 우리 남매도 끝이었을테니까. 너도, 나도 말이야."
나는 최근 책을 집필하고 있다. 우리가 겪었던 수많은 일을 이야기처럼 엮어나가며 하나의 소설처럼 써내려가고 있다. 솔직히 글을 쓰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체 신경 써야 할 것이 왜 이렇게 많은지. 귀찮아도 너무 귀찮아. 하지만 그렇다고 대충 할 순 없었다. 이 일만큼은 반드시 호시카와 가문의 다음 후계자의 이름을 걸고 완수할 생각이니까. 우리가 겪었던 이들, 그리고 하테노 시에 전해지는 전승의 모든 진실. 그리고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 그 모든 것을 지금 나는 주변에 알리는 중이었다. 가능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았으면 했다. 모두가 알지 못한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 그리고 평화를 누리던 이들의 뒤에서 있었던 일들. 그것은 필시 모두에게 알려져야만 했다.
절대로, 우리가 한 일을 잊게 할 순 없었다. 이 일을 하나의 전승으로 남겨 오랫동안, 정말로 오랫동안 남기고 싶었다. 어설프게 남아있는 전승이 아니라, 진짜 진실을 담은 이야기로서.
"그건 그렇고 너도 꽤 큰 결심을 했네. 괜찮아?"
"응. 괜찮아. 이미 결심했어. 누나가 말려도 다른 이들이 말려도 물릴 생각은 없어."
"...그래. 그게 네 결정이면 말리지 않을게. 하지만 무리하지 마. 알았지?"
아직 다른 이들에게 알리진 않았지만 나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갈 생각이다. 몇 몇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이 모든 사태가 일어난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어둠 때문이다. 다른 이들을 증오하고, 미워하고 저주하는 마음. 그것은 모로스의 말대로 인간이 반드시 가지고 있는 감정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니까.
없어지지 않을 감정을 우리가 없앨 순 없었다. 그렇다면 다른 감정을 증폭시키면 되지 않을까? 미워하고 저주하고 증오하는 마음 대신, 기뻐하고, 행복을 느끼며, 다른 이와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을 키우면 조금이나마 그 어둠이 줄어들지 않을까 나는 생각했다. 물론 바보 같은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 정도였다. 지금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그런 마음을 줄일 정도로 큰 엔터테이먼트 사업을 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나는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가서 전문적으로 배울 생각이었다. 엔터테이먼트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그 수많은 문화 사업도... 많은 것을 배우러 갈 생각이다.
"그게 네 길이라면 나는 응원할게."
"고마워. 누나. 누나의 그 기록도 잘 되길 바랄게."
"날 뭘로 보는 거야? 호시카와 가문의 다음 후계자야. ...이 정도 일도 못해서야 무슨 후계자라고 할 수 있겠어?"
모든 것이 끝을 맺었기에 엘리시온은 자연스럽게 해산하게 되겠지. 새 학기가 시작되면 자연히 흩어지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되겠지.
멀리 떨어지는 이도 있을테고, 여전히 가깝게 지내는 이는 이도 있을거야.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동료였어. 함께 절망을 넘어서서 종말을 막아내는데 성공했어.
그런 우리들에게 불가능한 일이 뭐가 있을까? 그것이 무엇이라도 우리는 가능하겠지. 우린 그렇게 믿었다.
"영원히 잊지 말자. 유우.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고, 함께 했던 그 순간을 말이야. 절대로."
"잊지 않을 거야. 그 애들이 있었기에, 나는 물론이고 누나도 무사할 수 있었잖아. 그리고 세계를 구할 수 있었고 호시카와 가문에게 걸린 저주도 풀릴 수 있었어. ...그 애들은 우리의 은인인걸."
우리들에게 주어진 어두운 절망. 그것은 판도라의 상자 속에서 나온 재앙들의 결합체였다.
하지만 동료가 있었기에 나와 누나는 그 재앙을 뿌리치고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그 날. 모두와 함께 했던 수많은 일들을. 각자의 길을 걸어가며 자연히 흩어지게 될 모두의 모습을. 우리들은 분명히 동료였고 세계를 구한 소중한 친구이자 동료이니까.
"그러고 보니. 누나. 그 책의 제목은 어떻게 할 거야?"
"설마 내가 정해두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응? 정해뒀어? 무슨 제목이야?!"
"Persona F."
그건 수많은 Fine의 집합체.
그리고 우리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을 이야기의 F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