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094377> [1:1/일상] 너와 내가 머물던 마을 (477)
◆7H3gNryDQk
2020. 7. 30. 오후 4:32:47 - 2020. 8. 14. 오후 10: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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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7H3gNryDQk (2182193E+5) 2020. 7. 30. 오후 4:32:47지치고 힘들 때 반겨주는 그 곳.
내가 태어나고 자란 그 땅.
언제나 평화롭게 그 자리에 있는 너와 내가 머물던 그 마을.
>>1 강지은 시트
>>2 이다온 시트 -
1 ◆7H3gNryDQk (2182193E+5) 2020. 7. 30. 오후 4:33:12Picrewの「もっとももいろね式美少女メーカー」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euoezFnBam #Picrew #もっとももいろね式美少女メーカー
이름 - 강지은
나이 - 26
성별 - 여성
외모 - 그녀의 머리카락은 마치 밤하늘이 그대로 옮겨진 것처럼 티끌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깨끗한 검은빛이다. 검은 단발머리는 목을 타고 내려와 어깨뼈까지 곱게 내려왔으며 옆머리는 뺨을 타고 목이 있는 위치까지 내려왔다. 앞머리를 시스루뱅 스타일로 다듬어 눈썹을 살며시 가렸으며 두 귀는 머리카락이 가리는 일 없이 살며시 피해 곡선을 타고 쭈욱 내려왔다. 한올, 한올 내려오는 머리카락 결이 상당히 고운 편이며 전체적으로 곱게 내려오는 단발머리 스타일이다.
시골에서 쭉 자랐기에 그녀의 피부는 하얀 피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보기 좋게 그을린 색은 건강미를 잘 살려주고 있었으며 쾌활함을 가득 담은 두 눈은 동그란 모양새로 태양처럼 밝은 기운을 담고 있었다. 머리카락에 가려진 눈썹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얇은 편이었지만 눈가에 있는 속눈썹은 보기 좋게 자리를 잘 잡고 있어 눈매가 상당히 고운 편에 속했다. 동그란 두 눈의 검은 눈동자는 참으로 곱고 선명한 색을 지니고 있으며 두 눈의 가운데를 통과해서 내려오는 코와 그 아래의 붉은 입술은 조화로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밝고 쾌활한 이미지가 강한 미인형 얼굴이다.
162cm의 키는 여성 평균 키보다 조금 작긴 했지만 그렇게 티가 많이 나진 않았다. 나름 몸이 잘 잡혀있으며 연약한 체형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오히려 튼튼해보이는 체격을 지니고 있지만 목이 다른 이들보다 조금 얇았다. 이런저런 일을 돕고 있기에 그다지 손이 곱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부드러운 편에 속했다. 가끔 머리에 노란색 하트 모양 머리핀을 하고 있을 때도 있다.
성격 - 어릴 적에는 상딩히 조용하고 얌전한 편에 속했다. 허나 지금은 그런 모습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 정도로 쾌활하고 적극적이며 다른 이들보다 앞장서는 성격이다. 너무 깊게 생각하기보단 일단 부딪혀보는 것을 선호하며 상당히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정도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곤란한 사람이 있으면 자신의 상황이 허락하는 내에서 도움을 주며, 은근히 오지랖적인 면이 존재한다. 자신이 해야 할 말이 있으면 정말로 꼭 피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면 해야 할 말은 하고 보는 스타일. 물론 그렇다고 막말을 하거나 남을 상처주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기타
1.현 직업은 사과 과수원 주인. 대대로 이어지고 있는 과수원을 자신이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2.어렸을 때는 체력이 많이 약했지만 지금은 체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물론 농사일을 하는 남성들보다는 약하지만 적어도 도시에서만 쭉 산 사람들보다는 좋은 편에 속한다.
3.화려한 옷보다는 활동하기 좋은 옷을 선호하며 주로 입고 있는 옷들도 대부분 움직이기 편한 활동복이다. 여름이 되면 밀짚모자를 쓰고 돌아다니는 것은 그냥 일상.
4.무남독녀 가정이기에 따로 형제나 자매가 있진 않다. 물론 부모님은 건재하지만 지금은 따로 나와서 살고 있다.
5.꾸미는 것을 싫어하진 않기에 시간이 나면 엑세서리 가게 등에 가서 엑세서리를 구경하거나 구입하기도 한다. 그렇게 구입한 엑세서리들은 따로 통에 모아서 보관하고 있다. 다른 곳에 놀러가거나 일이 없거나 할 때 낄 때가 많다.
6.지금의 마을 분위기를 좋아하지만 때로는 약간의 지루함도 느끼고 있어 아주 가끔 버스를 타고 근처에 있는 다른 도시에 가기도 한다. 하지만 마을을 떠나거나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자신이 살던 고향을 너무나 좋아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
2 다온주 ◆mjOdhVdegI (2091303E+5) 2020. 7. 30. 오후 5:19:05이름 : 이다온
나이 : 26살 ( 생일 : 8.28 )
성별 : 남자
외모 :
그의 눈매는 날카로운 듯 보이면서도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고 있었고, 그 안에서는 밝은 갈색 눈동자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속눈썹도 분위기에 알맞게 자라 더욱 그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의 피부는 도시에서 오랫동안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새하얗고 관리를 잘한듯 잡티없이 깔끔했다. 과거에는 피부가 약했기에 햇볕에 그을려 지금처럼 새하얗지는 않았지만 도시로 이사를 한 후에는 시골에서와 다르게 밖에서의 시간이 많지 않은 듯 금방 새하얀 파부로 돌아왔다.
코는 오똑한 편이고, 입술도 자그마한 편이다. 입술은 관리를 하지 않으면 금방 갈라지는 편이라 평소에도 관리를 해서 불그스름한 보기 좋은 색을 띄고 있다. 그의 왼쪽 눈과 오른쪽 입꼬리 부근에 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봐서는 평범한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이목구비가 어우러져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종종 잘 생겼다는 말을 듣기는 하지만 본인은 그저 손을 저어보이며 부인을 하는 편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호감도에 따라서 좀 더 좋게 보이는 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키는 작지 않은 180cm이다. 다만 운동 자체를 전문적으로 하거나 자주 하던 편은 아니기 때문에 마른 체형을 유지하고 있어서 조금 더 커보이곤 한다. 그래도 군살이 없는 쪽이라 옷을 입었을 때 핏이 좋은 편이다.
( 출처 - 피츠메이커 )
성격 :
어렸을 때에는 마을의 골목대장처럼 남들 앞에서 앞장서길 좋아하는 활기 찬 아이였다. 어떤 일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그는 망설임이 없었고 자신감이 가득했다. 덕분에 어릴적 시골 마을에서도 꽤나 아이들을 이끌고 다니던 편이었다. 따돌리는 아이 하나 없이 모두 사이좋게 지내길 바랄 정도로 주변에 관심도 많고 배려심도 많았다. 다만 도시로 이사를 가면서부터 그는 변했다. 도시에 가서도 태어나고 자란 시골 마을에서처럼 친구들과 어울리려 했지만 이미 무리가 이뤄진, 그리고 시골에서 왔다는 것으로 도시 아이들과는 거리감이 있었고 그의 적극적인 성격이 좋은 영향을 가져오지 못 했다. 정의감 넘쳐서 행동하던 소년은 결국 조금씩 고립되기 시작했고, 도시에서의 학창시절은 그의 적극성과 정의감을 꺾어버렸다. 게다가 약간의 회의감을 갖게 되어서 비관적인 면도 갖게 되버렸다.
물론 기본적인 인간의 배경이 변해버린 것은 아니지만, 그의 자신감은 줄어들어, 예전처럼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꺼려하게 만들었고, 늘 앞장서던 그를 뒤로 물러나 바라보도록 만들었다. 다만 사람이 완전히 변해버린 것은 아니었기에 옛 모습을 아예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기타 :
# 대학은 군대를 다녀온 후 휴학한 상태다. 전공은 미술이고, 그림을 꽤나 잘 그리는 편이지만 자신이 느끼기에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상태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어 당장 학교를 다녀도 달라질게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도시 생활에 상당히 지쳐있다. 학창시절부터 줄곧 과거 시골을 잊은 적이 없었고 여러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그 마음이 점점 강해졌다. 다만 삶의 터전을 어렸을 때 옮겼기에 좀처럼 돌아갈 수 없었지만, 26살이 되고 나서 집에서 독립하기로 마음 먹은 후 시골로 돌아가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다.
#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지금은 본가에 맡겨두고 있지만 시골에 자리를 잡게 되면 데려올 예정이다.
# 과거의 친구들을 그리워 하곤 했다. 다만 괜히 걱정을 끼치거나 하고 싶지 않았기에 힘든 시절에도 연락을 하지 않았고, 그저 이따금 루억들을 꺼내어 보는 것으로 자신을 달래곤 했다.
# 차를 좋아한다. 이런저런 차들을 마시는 것을 즐겨하기에 은은하게 여러가지 차의 향들이 그에게서 풍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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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은주 (2182193E+5) 2020. 7. 30. 오후 5:32:49어서 와! 다온주! 일단 조율 전에 찔러줘서 고맙다고 인사부터 할게! 사실 소재를 올리면서도 찔러주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생각했었거든! 아무래도 일상물 계열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조금 덜한 편이니까! 앞으로 잘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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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온주 ◆mjOdhVdegI (669644E+48) 2020. 7. 30. 오후 5:34:59마침 나도 일상물이 돌리고 싶었던 참이었는데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지은이랑 좋은 이야기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나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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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은주 (2182193E+5) 2020. 7. 30. 오후 5:45:07그렇게 생각해준다면 다행이야. 아무튼 난 보통은 점심시간에 잠시, 그리고 저녁 이후에 시간이 나는 편이야. 물론 오기 힘들땐 미리 꼭 꼭 이야기할게. 무통보 잠수를 하거나 할 생각은 없어. 이야기가 힘들다 싶으면 차라리 그렇게 이야기하고 끊는 것이 낫지. 무통보 잠수는 너무 찝찝하거든. 계속 기다리게 하는 것도 미안하고.
그럼 캐릭터의 자세한 관계를 짜는 것이 좋을까? 일단 현재는 만나본 이후가 중요할테니까 과거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 그러니까 다온이가 이사를 가기 전 상황! 일단 지금 떠오르는 것은 두 사람의 집이 근처라서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보다 좀 더 친하게 지냈다 같은 것이 떠오르는데 다온주는 혹시 바라는 관계가 있니? -
6 다온주 (669644E+48) 2020. 7. 30. 오후 5:51:12나도 시간대는 지은주랑 비슷할 것 같으니까 동접도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아. 나도 혹여 못 오거나 한다면 미리미리 말해둘테니까 그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두 사람이 집도 바로 옆집이었고, 아예 어렸을 때부터 소꿉친구였다는건 어떨까? 옛 성격으로는 아마도 다온이가 먼저 지은이를 데리고 어디든 돌아다녔을 것 같은데. 어려서부터 옆집에서 살면서 붙어다녔다고 말이야. 그래서 왠지 오랜만에 만났는데 과거의 기억과 훌쩍 커버리고 달라진 서로를 보면서 어색해 하는거지. 어때? -
7 지은주 (2182193E+5) 2020. 7. 30. 오후 5:59:24꼭 동접이거나 할 필요는 없으니 그냥 편하게 이어가면 될 것 같아. 동접에 너무 집착하면 상황극 자체가 일처럼 변질될 가능성이 큰 것 같더라구. 그래서 나는 그냥 놀이로서 가볍게, 그냥 편할 때 이어가는 것을 선호해! 아무튼 그 점에 대해선 고마워!
보통 큰 도시가 아니라 작은 마을 정도니까 근처에 살고 있다면 소꿉친구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그렇기에 그 점에 대해서는 괜찮다고 생각해! 부모님이 친해서 자주 봤다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물론 그러지 않아도 자주 만났을 것 같지만. 아무튼 확실히 과거 모습을 보면 다온이가 앞장서고 지은이가 뒤를 졸졸 따라다녔을 것 같아. 그러면 자연히 그런 다온이의 모습을 보고 지은이가 나도 저렇게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 라는 식으로 약간은 동경했을지도 모르겠어. 어쩌면 지은이가 저렇게 변한 것은 다온이의 지분도 어느 정도 있지 않을까 싶고.
그리고 확실히 지금은 과거의 모습과 완전히 다르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확실히 어색해할지도 모르고 조금 말다툼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만 너무 보는 것은 조금 불쾌할 수도 있으니까. -
8 다온주 (669644E+48) 2020. 7. 30. 오후 6:09:39왠지 도시에서 돌아온 다온이를 보면 처음엔 지은이가 어라? 할지도 모르겠는걸. 이래저래 다온이는 도시에서 많이 위축되서 돌아온 상태라서 지은이가 알던 다온이랑은 다를지도 모르겠다. 뭐! 그런 것도 겪어야 할 과정이긴 하지만. 다온이는 반가우면서도 뭔가 부러워 하는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르겠어.
그러면 일단 두사람은 가깝게 지내던 소꿉친구로 잡고 시작하면 충분하겠다. 이야기의 시작점은 아무래도 돌아오는 시점이 좋겠지? 다온이가 먼저 연락을 했다는게 좋으려나? 아니면 우연히 만났다는게 좋을까? -
9 지은주 (2182193E+5) 2020. 7. 30. 오후 6:23:07반대로 말하면 다온이 입장에서도 지은이를 보면 조금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어릴 때와 지금의 지은이의 이미지는 확연하게 다르니까. 그 부분은 이제 캐릭터들이 만나보면 자연스럽게 정해질 거라고 생각해.
그럼 그렇게 잡으면 될 것 같아. 아무래도 돌아오는 시점이 첫 시작으로는 딱 좋을 것 같아. 그리고 다온이가 연락을 한다고 해도 지은이에게 전해질까 싶기도 하네. 일단 지은이는 지금 따로 집을 나와서 살고 있기도 하고, 십 년 정도나 연락을 안하고 지냈으니 다온이가 지은이의 연락처를 알 것 같지도 않거든. 그래도 어르신들에게 연락을 했다면 아마 지은이도 다온이가 돌아온다는 것 정도는 알긴 할 거야. 물론 시간이 오래 지나서 명확하게 기억하기보다는 흐릿한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을 확률이 크지만! -
10 다온주 (669644E+48) 2020. 7. 30. 오후 6:30:41그러면 딱히 연락은 하지 않고, 별 기대없이 시골로 도망치듯 내려온 다온이가 우연히 지은이를 만나는게 좋을 것 같네. 기억이 흐릿한 다온이가 시골에 내려와서 집값이라도 내려고 아르바이트라도 하려고 내려와서 알아보다 지은이네 과수원에 찾아간다는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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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지은주 (2182193E+5) 2020. 7. 30. 오후 6:39:37충분히 괜찮을 것 같아! 물론 과수원을 지은이 혼자서 경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 손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쁘진 않으니까. 아마 지은이 입장에서도 남자 손이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좋아할 것 같거든.
물론 그냥 일을 시켜주진 않고 어느 정도 면접을 보긴 하겠지만 그런 면접 과정에서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걸? 그러면 과수원 쪽으로 연락을 주는걸까? 다온이가? -
12 다온주 (669644E+48) 2020. 7. 30. 오후 6:46:07다온이도 그냥 아르바이트 모집글 보고서 별 생각없이 연락하고 면접보러 갔는데 알고보니 지은이였던거지. 아무래도 다온이가 먼저 연락을 하는 편이 맞는 것 같아. 일단 다온이는 도시에서 무작정 집만 구해서 내려온거니까 말이야. 그러면 다온이가 연락을 해서 면접 약속을 잡고 과수원으로 찾아가는걸로 첫 일상을 하면 좋을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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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지은주 (2182193E+5) 2020. 7. 30. 오후 6:52:20아무래도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면 미리 연락을 하는 것이 맞긴 하니까! 좋아. 그럼 첫 일상은 그렇게 잡으면 될 것 같아! 그러면 일단 스레의 내용 수위는 어느 선으로 잡을까? 보통은 15세? 아니면 17세? 그렇게 잡는 것 같지만 일상물이니 15세가 나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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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다온주 (669644E+48) 2020. 7. 30. 오후 6:57:54음.. 어떨게 될지 모르니까 널널하게 17세로 잡아두면 편하지 않을까? 널널하게 잡아두더라도 그런 상황까지 갈 일이 일단 많지는 않을 것 같아서!
일상의 시작은 누가 먼저 하는게 좋으려나? 이럴땐 역시 다이스려나? -
15 지은주 (2182193E+5) 2020. 7. 30. 오후 7:00:07그래도 일단 선을 잡아두는 것이 나중에 문제가 안 될 것 같거든. 생각도 못한 내용이 갑자기 훅 나올지도 모르니까? 아무튼 다온주 생각이 그렇다면 일단 17세 정도로 잡아볼게. 물론 그런 상황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일상은 다이스로 정해도 좋지 않을까? 누가 먼저 시작해도 별 상관 없을 것 같거든!! -
16 다온주 (5230437E+5) 2020. 7. 30. 오후 7:08:31응, 일단 17세로 해두고 시작하면 될 것 같아.
그러면 다이스 굴려볼게.
1. 지은이 2. 다온이
.dice 1 2. = 2 -
17 다온주 (5230437E+5) 2020. 7. 30. 오후 7:09:09내가 선레구나. 그러면 일단 연락은 해놓은 상태고 찾아가는 걸로 첫 선레를 가져와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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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지은주 (2182193E+5) 2020. 7. 30. 오후 7:19:24잠깐 밥을 먹고 오니 이미 다이스가 돌아갔구나! 응! 선레는 얼마든지 편하게 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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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다온 - 지은 (9871507E+5) 2020. 7. 30. 오후 7:35:28어디까지나 충동적인 선택이었음을 그는 모르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감정에 휘둘려서 결정한 고향으로의 이사는 제대로 준비가 되어있을리 만무했다. 다행히 마침 비어있는 집- 물론 시내와 그리 가깝다고 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이 있었기에 그는 바로 얼마 있지도 않은 짐을 정리해서 내려올 수 있었지만 그외의 것들은 백지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당장 돈을 벌 일자리도 없었고, 그렇다고 모아둔 돈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부모님에게는 통보나 다름없이 집을 나온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그가 할 일은 까마득하게 많았다. 그렇지만 그는 내려오고나서 하룻동안 가구 하나 제대로 놓아두지 않은 방 안에서 죽은 듯 잠을 잤다. 얼마만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잠을 자고 일어난 후, 그는 헝클어진 머리를 매만지며 휴대폰을 들었다. 이번달은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지만, 다음달부터는 빠듯하기 짝이 없는 처지였기에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부터 구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자그마한 시골이라 그런지 사람을 구하는 곳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도시에서 내려온 그에게 있어서도 딱히 끌리는 일은 없었다. 마음을 비우고 싶었다. 골치 아프게 무언가를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도망치듯 내려온 고향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생각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과수원에서 일손을 필요로 한다는 글이었다. 그는 아무 생각없이 몸을 쓴다면 머리를 비울 수 있겠다 싶어 바로 그 광고의 번호를 통해 연락을 했다. 휴대폰을 거쳐서 들려오는 전자음은 그가 상상했던 거친 일을 하느라 까칠해진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아닌 여성의 목소리였기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가볍게 면접을 위해 약속을 잡았다. 아직 가스도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차가운 물로 샤워를 마무리 한 그는 바리바리 옷을 챙겨온 가방을 열어 청바지와 새하얀 셔츠를 챙겨 입고는 집을 나섰다.
몸은 힘들지 모르겠지만, 머리를 비우고 싶었던 그는 부디 이번 면접으로 간단하게 채용되길 바랬다. 편의점이라던가 음식점 같이 몇개 없는 곳에서도 일자리가 있기는 했지만 그가 바라는 일을 하기는 힘들 것이 분명했다.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면 필연적으로 수없이 많은 일들이 일어날테니까. 그리고, 그는 모르는 사람들을 수없이 마주하기는 거북함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야, 도시에서 그게 무서워서 도망치다시피 내려온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과수원까지는 그리 멀지는 않았다. 걸어서 20분 내외, 아마 그가 시내에서 지냈다면 좀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거리도 나쁘지 않았기에 그는 터벅터벅 걸음을 옮겨 과수원으로 향했다. 좁은 도로의 한켠에 서서 걸어가고 있으니 어렴풋이 옛 기억이 떠오르는 듯 했다. 분명 몇번인가 오간 기억이 머물고 있는 도로였다. 자그마한 시골 마을이었으니까 쉼없이 돌아다니길 좋아했던 자신이라면 분명 하루도 빼먹지 않고 지났을지도 몰랐다. 그리 생각하니 예전에 살던 집으로도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그였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흐릿한 기억 속의 그 아이. 어렸을 때, 철없던 자신을 따라 다니며 오랜 시간을 보냈던 아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분명 헤어질 때에 언젠가 다시 만나자고 했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저 말없이 자신이 떠났던가. 기억이 흐릿해서 좀처럼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혹여라도 그 아이를 마주칠까 무서웠던 것이다. 도망치듯 내려온 자신을 그 아이가 어떻게 볼지 무서운 것은 어째서인지 몰랐다. 그저, 아무렇지 않게 맞이해줄 수도 있을텐데, 자신은 그저 막연하게 두려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습게도 느껴졌지만 차마 예전의 그곳으로 향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그야, 자신은 도망자였으니까.
" 여기가 맞나..? "
상념에 빠져 시골길을 걸어가던 그는 이내 휴대폰의 GPS가 멈춰선 곳에 서서 주변을 둘러본다. 시야 한켠에 왠지 어디선가 본듯한 미묘한 기분이 드는 과수원이 눈에 들어오고 나서야 자신이 올바르게 찾아왔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천천히 과수원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멀리서 들려오는 새 울음소리와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자아내는 풀잎소리를 음악삼아 과수원에 들어선 그는 휴대폰을 집어넣고 머리를 쓸어넘겼다.
" 아르바이트 면접 보러 왔는데요. 누구 계신가요? "
걸어오는 동안 말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갈라지는 목소리를 가다듬은 그는 안에 있을 누군가가 들을 수 있게 목소리를 냈다. 좋은 인상을 줘야겠다고 생각한건지 그는 부지런하게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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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다온주 (9871507E+5) 2020. 7. 30. 오후 7:36:05별 내용도 없는데 길어진 느낌이네! 이제 시작이라니 조금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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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지은 - 다온 (2182193E+5) 2020. 7. 30. 오후 8:02:25과수원는 수많은 인력을 필요로 했다. 물론 기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사람 손이 필요한 작업을 완전히 기계로 대체할 순 없었다. 약을 치거나 물을 주거나 하는 것은 기계로 할 수 있지만 재배를 하거나 상태를 살피거나 상품으로서 도저히 쓸 수 없는 구분하는 것 등의 관리는 반드시 사람 손을 필요로 했고 그 모든 일을 그녀 혼자서 하는 것은 힘들었다. 오래전부터 과수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추가로 조금 사람을 더 받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공고를 내고 며칠이 흘렀다. 연락이 한 통 들어왔고 그녀는 면접을 봐야 하니 과수원으로 찾아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오늘. 면접을 보기로 한 날이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어가자 그녀는 일하는 사람들에게 일을 부탁한 후에 발걸음을 옮겼다. 과수원 앞에 있는 사무실에 들어가 가볍게 땀을 닦아내며 더위를 식히기 딱 좋은 시원한 물을 냉장고에서 꺼낸 후에 마신 후, 그녀는 다시 냉장고 속에 물을 집어넣었다. 옷을 갈아입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을 하지만 어차피 면접이 끝나면 또 일을 하러 가야 하니 그녀는 옷맵시를 정돈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사무실 밖으로 나와 바람을 쐬면서 사람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와중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오려는 이의 얼굴이 보였다. 제법 키가 크지만 새하얀 피부, 그리고 마른 체형. 그녀의 눈에는 그리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물론 사람 대 사람으로서는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은 과수원에서 일 할 사람을 구하고 있었고 그 방향으로 사람을 볼 수밖에 없었으니까. 정말 여기서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미심쩍은 표정을 보였지만 겉보기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었기에 일단 면접을 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앞으로 나아갔다.
"아르바이트 면접 보러 왔다고요? 어서 와요. 이 과수원의 원장이에요. 자세한 것은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할까요?"
굳이 밖에서 면접을 볼 필요는 없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서로에게 편할테니 그녀는 따라오라는 듯이 그에게 손짓을 하며 뒤로 돌아선 후에 사무실 쪽으로 걸어갔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서 잠긴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책상 여러개와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커다란 소파 하나, 그리고 음식을 담을 수 있는 냉장고, 벽에 달려있는 TV, 그리고 그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에어컨 등의 모습이었다. 말 그대로 정말 작은 사무실의 분위기를 보이는 안으로 들어선 후에 그녀는 비어있는 의자에 앉으라고 그에게 이야기했다.
"이 근처에선 본 적 없는 얼굴이네요. 피부가 하얀 것을 보면 몸 쓰는 일을 하는 분은 아닌 것 같은데. 정말로 이 일 할 수 있겠어요?"
공격적인 어투나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꼼꼼하게 알아보고자 하는 어조를 담아 그녀는 그에게 그렇게 질문했다. 무작정 채용했다가 무단으로 일을 그만두거나 도망치거나 하면 결국 그 손해는 자신이 다 보기에 그녀는 그에 대한 답에 귀를 기울이려고 했다. 아무리 사람 손이 필요하다고 해도 무작정 뽑을 생각은 없었다.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바로 돌아가게 할 생각이었으니까.
//선레가 긴 길이어서 살짝 놀랐어. 물론 난 길이는 크게 신경쓰지 않으니까 별로 상관없긴 했지만 읽어보면서 나도 모르게 감탄했지 뭐야. 아무튼 이렇게 시작이니까 재밌게 놀아보자! 다온주! -
22 다온 - 지은 (303392E+52) 2020. 7. 30. 오후 8:32:27그가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을때,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려왔다. 인기척이 들려온 곳에는 한눈에 보아도 꽤나 당당함이 넘치는 여성이 서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을 하며 햇볕을 받아 보기좋게 그을린 피부나 자신감이 가득한 눈, 한눈에 보아도 과수원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왠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미심쩍어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일단 그는 걸음을 옮기며 차분하게 예의를 갖춰 인사를 했다. 어찌되었든 지금은 잘 보여야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나저나 왠지 모르게 흐릿한 기억이 자꾸만 여성의 목소리와 겹쳐지자 그는 그저 보이지 않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저 요즘 자신이 넋을 놓고 사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모양이었다.
" 네, 아르바이트 면접 보러 왔습니다. 다행히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네요. "
자신이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닌 것이 확실해지자 옅은 미소를 띈 체 여성의 말에 답하며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은 자그마한 사무실이었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관리가 잘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좋은 곳일지도 모르는 생각을 하며 여성이 앉으라고 권유한 의자에 조심스럽게 앉는다. 시선이 사무실로 향하려던 때에 차분하면서도 깔끔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다시 시선을 여성에게로 옮겼다. 여전히 자신을 훑어보며 미심쩍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자 그는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부디 말실수를 하지 않기를. 그는 그렇게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여기 온지는 오래 되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고향이기도 해서 크게 낯설지는 않고.. 이래뵈도 군대도 다녀왔거든요. 몸 쓰는 일, 잘 할 수 있어요. 정 못 믿으시겠으면 며칠 일을 시켜보셔도 괜찮습니다. 도망치거나 할 생각은 없습니다. 전혀요. "
아마도 그녀가 꼼꼼하게 캐묻듯 물어오는 것은 결국 과수원을 위한 물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을 쓰는 일은 그만큼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 도망치는게 대다수였을테니까. 그렇지만 그는 이미 몸이 힘들 것이라는 것 정도는 예상하고 왔으니까 그다지 문제는 없었다. 나름대로- 분명 기준은 그 나름의 기준임은 틀림없지만 - 일을 잘 할 자신이 있는 그였기에 대답을 하는데에도 망설임이 하나도 없었다.
" 아, 일단 이력서를 드려야겠죠? 준비해왔습니다. "
오랜만의 아르바이트 였기에 미리 준비해둔 이력서를 주머니에서 꺼내들고는 몸을 일으켜 여성에게 건냈다. 그다지 특별한게 적혀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여태껏 다녀온 초중고등학교의 이름과 휴학이라는 단어가 써있는 OO미술대학, 그리고 몇 안되는 아르바이트 경력이 적혀있을 뿐이었다. 주유소, 편의점, 서점, 공사장, 나름대로 다양하게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그였기에 조금이나마 그녀의 판단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건낸 것이었다.
" 그, 제 이름은 이다온이라고 합니다. 소개를 드리는 것도 깜빡했네요. "
// 응!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해! 혹시 진행하다 불편하거나 하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말해줘. 오랜만에 돌리는거라 어설픈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거든! -
23 지은 - 다온 (2182193E+5) 2020. 7. 30. 오후 8:59:26"말은 다들 그렇게 하더라고요. 하지만 과수원 일이 생각보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농사가 꽤 어렵다는 말 들어본 적 있죠? 이것도 농사거든요. 무엇보다 관리를 해야 할 것이 한둘도 아니라서 전에는 삼 일도 안 되서 그만두는 이도 있었고요."
일전에 귀농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자신만만하게 면접을 보던 한 남성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렇게 힘 쓰는 일은 자신이 있다고 하더니 결국 삼 일도 못 버티고 도망치지 않았던가. 지금 면접을 보고 있는 그가 그렇지 않으리란 법은 없었다. 물론 다른 사람을 의심하거나 미심쩍하게 보는 것을 그녀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금의 자신은 과수원을 책임지고 있는 원장이었기에 그녀는 일부러 무게를 잡으려고 했다. 헛기침 소리를 여러 번 내면서 그녀는 일어난 후에 냉장고에서 물을 꺼냈고 근처에 있는 하얀색 머그컵에 물을 따른 후 그 머그컵을 잡고 그에게 다가간 후에 그것을 내밀었다.
"우선 물이라도 좀 마셔요. 여기까지 온다고 힘들었을 것 같은데. 아무튼 이력서 확인을 해볼게요."
자신에게 내미는 이력서를 받아들면서 그녀는 그 내용을 확인했다. 초중학생의 이름에서 순간 그녀는 멈칫했다. 자신과 나이도 동일한 것도 그렇고, 초중학교는 자신과 같은 학교가 아니던가. 그러고 보니 이곳이 고향이라고 했었지? 그렇다는 것은... 가만히 이력서를 내려놓고 그녀는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 밑으로 이런저런 경력이 있긴 했지만 그녀는 그 부분을 더 보지 않았다. 그녀의 관심사는 오로지 그에게 향해 있었으니까. 이다온. 낯익은 이름이었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그녀의 눈빛이 살짝 멍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너무 낯이 익다 못해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이름이었다. 자신이 그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는가. 그 답은 지금 자신이 던질 물음으로 밝혀지리라.
"죄송한데 여기가 고향이라고 했죠? 이전에 어디서 살았어요?"
지금 주소가 아니라 옛날에 살았던 주소. 그 주소에 대해서 물으며 그녀는 그 답을 요구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답과 일치한다면 눈 앞에 있는 그는 틀림없이... 하지만 그런 우연이 다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표정이 그녀의 얼굴에 담아있었다. 그 애는, 그 애는...
//응! 나야말로 잘 부탁할게! 그런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야기할게! 다온주도 혹시 불편하거나 어색하거나 요청해야 할 것이 있따면 얼마든지 얘기해줘! -
24 다온 - 지은 (8564586E+5) 2020. 7. 30. 오후 9:16:19" 물론 그렇긴 하지만.. 아예 어떤 일인지 모르는 건 아니라서요. 어렸을 때도 본적이 있기도 하고.. "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보이는 여성의 말은 분명 설득력이 있었기에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오묘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이래저래 수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린 모양이라고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며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달라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도 나쁘진 않겠지만, 왠지 자신의 감은 여기서 일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자꾸만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풍경이 한몫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부디 좋은 쪽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일은 정말로 부지런히 하겠습니다. 그건 자신 있거든요. "
그는 머그컵을 건내주는 것을 조심스럽게 받아들며 옅은 눈웃음을 지은체 말했다. 분명 눈 앞의 여성이 그저 깐깐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느낄 수 있었으니까. 자신에게 트집을 잡듯 말하면서도 헛기침을 한다던지 그런건 평소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어색함을 느낀다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이력서를 꺼내서 살펴보는 것을 확인하고 물을 조금씩 홀짝이던 그는 어느샌가 이력서에 향해있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의아함이 담긴 눈으로 그런 여성과 눈을 마주친 그는 이내 들려오는 물음에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더니 기억을 되짚어가듯 잠시 눈을 감았다 뜬다.
" 그러니까 주소가... OOOO 이였어요. 아마 여기서도 그렇게 먼 곳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은 하는데.. 기억이 확실하진 않네요. 아무래도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기도 했고, 그동안 찾아오지도 못 했거든요. "
뺨을 손가락으로 살살 매만지면서 어렴풋이 기억나는 주소를 말한 그는 왜 그러냐는 듯 의아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뭔가 아는거라도 있는걸까? 그는 눈 앞의 여성이 자신의 흐릿한 기억 속에서 , 가장 덜 흐릿한 기억 속의 소녀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체 어리둥절하면서도 옅은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드라마처럼 극적인 만남이 자신에게 찾아올 것이라곤 추호도 상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는 도망자나 다름없었으니까.
// 응! 그치만 왠지 그런 일은 적을 것 같네! 지은주는 되게 읽기 좋게 써내려가는 것 같아서! -
25 지은 - 다온 (2182193E+5) 2020. 7. 30. 오후 9:37:57그의 주소를 들으며 그녀는 더욱 멍한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야? 정말 영문 모를 표정이 이어 그녀의 얼굴에 떠올랐다. 우연? 아니면...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그녀는 다시 황급하게 이력서를 펼쳐서 그 내용을 다시 읽어봤다. 거기에 적혀있는 내용과 흐릿하게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남자아이의 모습을 그녀는 비교했다. 뒤이어 그녀는 이력서를 다시 내려놓고 그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십 년도 이전에 마을을 떠나 어디론가 이사를 간 아이. 그 아이의 얼굴이 희미하게나마 기억에 남아있었다. 어색한 웃음소리가 곧 사무실에 작게 퍼져나갔다. 당연히 그 웃음소리는 그녀에게서 나오고 있었다.
"아.. 아하하. 진짜. 이게 뭐야."
정말 복잡한 생각을 가지며 그녀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뭔가 벅차는 심정이 올라오지만 그것을 애써 가라앉히려는 듯이 몇 번 더 심호흡을 하며 그녀는 눈을 천천히 떠 그를 바라봤다. 그의 이름 석자를 마음 속으로 읊으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가서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봤다. 그리고 조금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나. 누군지 모르겠어? 과수원 집 딸. 강지은. 너 맞지? 나랑 단짝이었던 다온이! 골목대장이었던 애! 그리고 도시로 이사 가서 연락 한 번 안하던 애!"
조금 감정에 벅찬 목소리를 내며 그녀는 괜히 자신의 단발머리 끝자락을 손으로 잡으면서 정리를 하다가 다시 손을 아래로 내렸다. 대체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이사 가고 연락 한 번 없고 소식조차 들리지 않던 이가 갑자기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여기로 오다니. 이게 무슨 소설 속 이야기도 아니고. 어릴 적에 자주 보던 순정만화 남주와 여주도 아니고. 대체 이게 뭐야. 속으로 투정을 부리면서 고개를 아래로 내려 그와 눈을 맞추려고 이야기했다.
"눈 피하기 없기. 서다온 맞지? 너? 물론 기억이 애매하긴 한데 분명 그 이름 맞을거야. 우리 집 근처인 그 집에서 살던 애가 그런 느낌의 이름이었어. 애초에 주소가 일치하니까 너 맞을거야. 나 기억 나? 안 나? 그것만 얘기해. 면접 같은 거 아무래도 좋으니까."
과수원 원장으로서 하면 안 될 말을 해버린 것 같지만 지금은 그녀에게 있어서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지금 그녀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지금 눈앞의 사내가 그 아이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으니까.
//앗. 좋게 평가해줘서 고마워! 다온주도 정말로 잘 쓰는걸! 마치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기분이야! -
26 다온 - 지은 (6103248E+5) 2020. 7. 30. 오후 10:03:19그러니까, 그가 흐릿한 기억 속의 소녀를 만났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물론 기쁨도 샘솟았다. 언제 이런 감정이 자신의 마음 속에서 퍼져나왔던가 떠올려보지만, 분명 오래전이라는 사실 하나 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갑자기 웃음소리를 내는 그녀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다 이어진 수많은 말들은 그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우습지도 않았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도 된 모양인지, 오래전의 소꿉친구가 눈 앞에 서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르바이트 면접을 하는 곳에서. 그는 무어라 말을 꺼내야 할지 머리가 정리가 되지 않는 듯 입술을 달싹거렸다.
" 그러니까... 기억해. 강지은, 옆집에 살던 여자아이. 되게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였는데. "
흐릿하기 떠오르던 기억이 점점 선명해져갔다. 흐릿하게 얼굴이 보이지 않았던 기억 속의 소녀와 눈 앞에서 반가움과 오묘한 감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그녀의 얼굴이 겹쳐졌고, 그제야 소년은 작게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사무실로 오면서 느끼던 그 편안한 감정에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기억 속의 모습과는 다르게 좀 더 적극적이고, 활발해진 지은과 눈을 마주하다가 이어진 질문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다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다행히 키만큼은 지은보다 훨씬 크다는 것에 안도를 해야하는걸까. 그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는지 뺨을 매만지다 어색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 건강해보여서 다행이다. 성은 틀렸지만, 이다온. 이름은 맞아. 용케 기억하고 있었구나. 나도 갑자기 생각나서 얼떨떨하긴 한데.. 잘 지냈으려나. 아무래도 이건 묻지 않아도 충분히 잘 지내고 있던 것 같지만. "
아까의 깐깐함은 온데간데 없이 어딘가 흥분한 듯한 지은의 모습에 그저 조용히 눈웃음을 지은체 답한다. 왠지 자신과는 다르게 제대로 목표를 갖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자신이 너무나도 뒤쳐져있는 모습으로 지은을 만나버린 것만 같았기에 도망이라도 쳐야하는걸까 하는 겁쟁이 같은 생각을 하고 마는 그였다. 그렇지만 이내 사람 좋은 웃음소리를 내며 머리를 매만지던 그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며 작게 속삭였다.
" 연락, 못 해서 미안해. 분명 그 때, 연락 꾸준히 하겠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거짓말쟁이가 되버렸네. 이러다 면접에서 떨어지면 어쩌지, 하하. "
도망칠 용기도 생기지 않았다. 아니, 도망친 후에는 두번 다시 눈 앞의 지은을 마주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도망칠 수 없었다는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솔직한 반가움을 담아서 나지막히 말했다. 이런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울 뿐이었지만, 그저 이순간 만큼은 오랜 친구를 만난 기쁨에 충실하자고 생각했다.
" ... 오랜만이다, 지은아. 보고 싶었어. "
// 지은이랑은 다르게 겁쟁이가 되어버린 다온이야. 물론 부끄러움 탓이 크긴 하지만! 그리고 좋게 말해줘서 고마워 ^_^ -
27 지은 - 다온 (2182193E+5) 2020. 7. 30. 오후 10:31:50"이, 잊을 수 있겠어?! 물론 조금 흐릿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애가 있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어! 나? 당연히 잘 지내지! 기억 나? 여기 우리 부모님 과수원이지만 이젠 내 꺼야. 정식으로 물려받고 내가 원장이다 이 말씀! 어때? 오랜만에 본 소꿉친구의 모습이? 엄청 멋지지?"
원장으로서의 체면이고 뭐고 이미 다 벗어던진 그녀는 그야말로 밝은 여성의 모습 그 자체였다. 방금 전까진 어색하게 무게감을 잡고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그도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은 원장이고 아르바이트를 지원한 사람의 앞에서 무게감이 아예 없을 순 없었으니까. 하지만 어색함이 있는 것은 그만이 아니라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시간이란 너무 가혹하게 지나갔고 자신의 소꿉친구는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거였으니까. 올해로 몇 년만에 보는 것일까? 십 년? 그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 같았기에 과거, 그의 이미지가 너무 흐릿했다. 아무리 선명하게 보려고 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그 모습이 괜히 야속하다고 느끼며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연락 꾸준히 하겠다고 했었어? 미안해. 그건 잘 기억 안 나. 아! 하지만 굳이 말 안했어도 우리 사이에 연락 정도는 할 수 있잖아! 내가 얼마나 연락 오는 거 기다렸는지 알아?! 우리 집 전화번호 알았을 거 아니야! 생각해보니까 갑자기 화나네. 대체 얼마나 잘 지냈기에 나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연락조차 한 번도 안했을까? 응? 이다온 씨?"
지금의 그녀는 과거의 얌전하고 조용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마치 과거의 그처럼 정말로 적극적이고 쾌활한 느낌에 가까웠다. 그녀 역시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어릴 때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크다보니 이렇게 된 것을. 아무튼 그런 것은 넘겨버리며 그녀는 다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면접 보는 중이었지.
"마음 같아선 통과시켜주고 싶지만 그래도 이런 것은 확실하게 해야 할 것 같아서. 아. 괜히 복잡해졌잖아. 됐어. 일 잘 할 수 있어? 없어? 내 얼굴 똑바로 보고 얘기해.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솔직하게! 잘 알고 있겠지만 진짜 힘들어. 이 일. 나 말이야. 친구라고 해서 적당히 봐주고 그럴 순 없거든? 돈을 주는 입장에서. 그러니까 편한 것만 시킬 수는 없다는 거 알고 있지?"
그래도 친구인데 너무 깐깐하게 보는 것은 조금 애매할까? 물론 혈연, 지연 그런 것은 없어져야 하겠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잘 아는 이와 같이 일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싶어 그녀의 기준은 조금 많이 깎인 상태였다. 물론 그조차도 채우지 못한다면... 그때는 조금 생각을 해야겠지만.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반가운 감정이 더 컸기에 그것에 조금 더 솔직해지기로 그녀는 마음 먹었다.
"나도. 바보 다온이."
//아앗. 오타가 있었구나!! 괜히 부끄럽다!! 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아무튼 지금 나오는 지은이의 모습이 지은이의 평소 성격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 물론 다른 모습도 있긴 하겠지만. -
28 다온 - 지은 (7771122E+5) 2020. 7. 30. 오후 11:02:40" 그렇구나, 기억하고 있었다니 기쁘네. 그나저나 너 멋지다, 솔직히 너라는 걸 알았을 때는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어. 물론, 몰랐어도 어린 사람이 대단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
방금전까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나이에 걸맞는 밝은 모습을 보이는 지은을 보며 다온은 살포시 미소를 머금은 체 답했다. 멋지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서 존경스럽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을텐데, 차마 그 말을 꺼낼 수는 없었기에 그저 지은의 말을 돌려주는 것이 최선이었다. 자신은 그저 도망치듯 시골로, 고향으로 돌아왔을 뿐이었는데 자신을 따라다니던 여자아이는 이미 어엿한 과수원의 원장이 되있다는 사실이 조용히 다온을 짓누르는 듯 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것을 드러낼 필요가 없었기에 그저 미소를 짓는 것으로 대신했다.
" 그러게, 내가 왜 그랬을까.. 도시에 가서는 조금 정신이 없었거든. 바쁘게 흘러가기도 했고.. 그래서 나중에 전화를 할까 생각해보니 번호를 적어둔게 사라져버렸지 뭐야. 미안해, 나도 연락을 할까 했었는데 막상 실행에 옮기진 못 했네. 다들 그렇잖아, 삶에 치이다보면 깜빡하기도 하고.. 물론 변명에 불과하니까 이렇게 다시 한번 미안하다고 사과할게. 그나저나, 연락을 안 한 건 지은이 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내가 도시로 가버리니까 바로 잊어버린거야? "
쾌활하게 말하는 지은에게 솔직하게 사과를 한 다온은 혹시나 분위기가 안 좋아질까, 장난스럽게 말을 덧붙이며 슬쩍 한걸음 더 다가가 눈을 마주한 체 물음을 던졌다. 자신이 연락을 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분명 지은이 연락을 하지 않은 것도 있으니까. 이건 나름대로 정당방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다온의 가벼운 합리화였다. 물론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그녀를 추궁하거나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저,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숨기기 위한 솔직하지 못한 그의 모습일 뿐이었다.
" 너한테 거짓말 안해. 네가 내 소꿉친구가 아니였어도 똑같이 대답했을거야. 일은 일대로, 친구의 정은 친구의 정 따로. 지은이, 네가 하고 싶은 말이 이거지? 그거라면 걱정하지마. 열심히 할게, 나. 물론 고생을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는건 아니니까 마음껏 부려먹어도 괜찮아. "
친구의 과수원이라고 허투루 일할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소꿉친구의 과수원이라니 말을 더 할 필요도 없었다. 지금도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이 부끄러움에 무언가를 더 얹고 싶지 않았다. 최소한 일이라도 열심히 해서 조금이라도 떳떳한 모습을 보이는게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마는 다온이었다. 그러다 보고 싶었다는 대답이 들려오자 그는 작게 웃음을 터트리곤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자그마한건 여전한게 어째 익숙하기도 해서 마음이 편하달까. 응, 잘 부탁해. 일도 한번 맡겨봐줘. 아예 실망을 안 시킬지는 장담 못 하지만.. 최선은 다 해볼게. 그러니까 이걸 뭐라고 해야할까, 소꿉친구 특전..? 뭐, 아무튼 그런거지."
나름대로 친근하게 농담을 던진 다온이었지만 어색한 듯 손짓을 하곤 허공에서 손을 쥐었다 폈다를 한다. 아무래도 얼마나 친근하게 굴어도 되는걸까 하고 둘 사이의 거리를 가늠하는 듯 했다.
// 아하하! 괜찮아! 실수할 수도 있지! 지은이는 상당히 귀여운 성격이구나. 무게 잡으려는 것도 그렇고, 바로 내려놓는 것도 그렇고.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걸. -
29 지은 - 다온 (2182193E+5) 2020. 7. 30. 오후 11:16:49"사과만 하면 되지. 뭘 또 거기서 말을 덧붙여서 매를 버실까? 응? 내가 어떻게 연락을 해. 네가 이사 간 곳의 주소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르는데. 넌 지금 내가 사는 곳 전화번호 알아? 참고로 나 지금 독립해서 다른 집에 살고 있으니까 우리 부모님 집 전화번호으로 백날 전화해도 나는 안 나오니까 그렇게 알아."
연락을 안 한 것은 자신 역시 마찬가지 아니냐는 그의 말에 그녀는 볼멘소리로 톡 쏘아붙였다. 물론 그가 진심으로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은 애써 그에게 느끼는 어색함을 좀 가라앉히기 위함이었다. 물론 그의 존재는 반갑고 오랜만에 보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예기치 못한 만남은 어색함을 느끼고 조금의 거리감을 주고 있었다. 일부러 그런 것을 표현하지 않기 위해서 평소보다 더 텐션을 높여서 이야기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어떨까. 꽤 오랫동안 오지도 않고 연락 한 번 안 한 이의 말을 믿어도 좋을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네가 하는 말이 맞긴 한데..."
문뜩 그녀의 시선이 다시 마른 체형인 그의 몸으로 향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저 체형으로는 과수원 일을 하기 힘들지 않을까. 그런 미심쩍은 표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체형이 마르다고 해서 힘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지 않던가. 무엇보다 도시에서 막 내려온 이라고 한다면 더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돌아가게 하기도 뭐한 일이었다. 냉정함이냐. 정이냐. 아. 그것이 문제로구나. 속으로 강하게 외치면서 울상을 짓지만 애써 표정으로 보이려고 하지 않으면서 그녀는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누가 작대. 누가. 네가 큰 거거든. 오랜만에 돌아오더니 키가 멀대같아서는. 아무튼 좋아. 그렇게까지 말을 하니까 한번 시켜볼게. 하지만 시원찮으면 바로 자를거야. 나도 자선사업하는 거 아니니까. 일을 잘 해야 월급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명심해. 친구니까 대충하게 한다거나 봐주거나 그럴 생각은 전혀 없어. 알겠어?"
물론 그가 그렇게 행동을 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다시 자리에 돌아가서 앉았다. 이어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가 괜히 자신의 단발머리 끄트머리를 잡고 엄지와 검지 사이에서 굴리다가 손을 놓았다. 그리고 조금 어색한 침묵을 지키면서 가만히 그를 조 금 더 바라보다가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면접은 이걸로 끝..인데. 돌아갈래? 아니면 일 끝날 때까지 있을래? 어차피 일은 다음주부터 시킬 거니까. 이것저것 너도 준비를 해야 할 것이 있을 거 아니야. 아무튼 그냥 돌아가게 하는 것은 좀 야박한 것 같고.."
이게 맞나?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데 바로 돌아가는 게 맞나? 조금 혼란스러움을 얼굴에 담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전혀 모르는 이라면 바로 돌려보냈겠지만 지금은 조금 애매한 일이었다. 바로 돌아가게 하기도 싫었고, 그렇다고 계속 있게 하기도 애매했다. 팔짱을 끼고 고개를 숙이고 고민을 하던 그녀는 고개를 홱 들어올리면서 그를 가리키면서 이야기했다.
"몰라. 네가 알아서 결정해. 일 끝날 때까지 있을 거야? 아니면 돌아갈거야?"
//그러는 다온이는 꽤 다정한 성격일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뭔가 조금 미안함이나 부끄러움, 열등감? 그런 것이 아예 안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은 일상을 돌리다보면 천천히 없어질 것 같으니까! -
30 다온 - 지은 (8516966E+5) 2020. 7. 30. 오후 11:33:03" 예전에는 되게 조용했던 것 같은데, 지금 보니까 너 되게 활기차다. 미안미안, 그냥 해본 말이었으니까 내가 너희 부모님께 계속 전화해서 네 전화번호 물어보기 전에 알려줘. 이번엔 꼬박꼬박 연락할테니까. 정 원한다면 모닝콜도 해줄 수 있고. 이래뵈도 일찍 일어나는 편이거든. "
다온은 볼멘소리로 쏘아붙이는 지은의 말에 그저 자연스레 미소로 흘려넘기며 답했다. 분명 저 쏘아붙이는 말이 온전히 진심이 아니란 것은 그 누가 듣더라도 알 수 있을테니까. 그저 둘 사이의 어색함을 조금이나마 없애려는 노력이 느껴졌기에, 그 또한 능청스럽게 농담을 던지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어색했지만 그만큼 반갑기도 했다. 어쩌면 자신이 이 낯설면서도 익숙한 고향에서 제대로 아는 단 한 명일지도 몰랐으니까.
" 믿어주면 믿어준 만큼, 아니 그 이상을 보여주려고 할테니까 한번만 믿어줘.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준다는데 내가 허투루 할리 없잖아? "
고민섞인 모습으로 하는 말에 다 이해한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보이며 지은을 바라보았다. 분명 친구로서의 지은과 원장으로서의 지은의 입장이 있을터였다. 믿음직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싶겠지만, 자신은 이미 한번 약속을 어긴 적이 있으니까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었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지은이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말했다.
" 그래, 다 이해해. 나도 친구한테 월급을 받으면서 대충 할 생각은 없으니까. 최대한 마음에 들 수 있게 열심히 해볼게. "
다행히 자신을 받아준 오랜 친구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이며 말하는 다온이었다. 이래서야 정말로 열심히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과연 머리를 비운 체 일하려던 목적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에 집중을 해야할 이유는 생긴 것이 그에게 없던 목표를 하나 만들어 주는 셈이 되었다. 대답을 하고 나니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는 지은과 자신의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는 것이 느껴지자, 이것이 지금 지은과 자신의 마음의 거리라는게 느껴지자 좀 더 노력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때, 조심스럽게 들려오는 물음에 눈이 조금 커진 그는 자신을 가리키며 말하는 것을 마저 듣고는 피식 웃으며 천천히 의자를 끌고 지은에게 조금 더 다가가 앉는다.
" 그러면 일 마무리 하고 밥이라도 한끼 먹을래? 여기 맛있는 음식점이 있나 모르겠지만 너라면 잘 알겠지. 어때, 혹시 나 만나줄 시간있어? 퇴근하기 전까지 나도 일을 거들게. "
의자를 거꾸로 두고 앉은 그는 등받이에 팔을 올린 체 지은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음을 던진다. 거리감을 줄이려면 자신이 좀 더 다가가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조심스럽게 식사 약속을 던져본 그는 왠지 모르게 자신이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속으로 쓴 웃음을 지으며 어딘가 새초롬한 지은의 답을 기다린다.
// 아무래도 사람과 어울리길 좋아하는 아이기도 했고, 그런 부분이 약해졌다고 해도 지은이니까 좀 더 그렇게 되는 것 같네. 아마 열등감 같은건 이야기가 진행되면 나아질거라 생각해! -
31 지은 - 다온 (2182193E+5) 2020. 7. 30. 오후 11:47:38"언제적 이야기를 하는 거야? 그렇게 따지자면 너는 그때보다 좀 더 많이 얌전해진 것 같은데? 물론 내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내 기억 속 너는 그렇지 않았어. 물론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 거니까. 그리고 됐어. 지금 와서 무슨 꼬박꼬박 연락이야. 누가 보면 내 남자친구인줄 알겠네. 모닝콜도 됐거든?"
무슨 소릴 하는거야. 작게 투덜거리면서 그녀는 볼멘 소리를 이어갔다. 오랜만에 본 자신의 친구는 뭔가 조금 짓궂은 면이 늘어난 것 같기도 하고, 차분함이 늘어난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애매한 기분이 그녀의 머릿속을 채웠다. 저런 아이는 아니었을텐데. 하지만 변한 것은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치 교차해서 변한 것 같은 느낌에 그녀는 이상함을 느끼면서 괜히 웃음소리를 풍겼다. 이게 뭐람. 정말 시간이 오래 지나면 사람이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걸까.
아무튼 저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니 그녀는 더 따지지 않고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도망쳐버리면 그건 이후에 생각하면 될 일이었다. 자신의 친구가 무작정 도망칠 거라고 확정짓고 생각하고 싶진 않았으니까. 그렇게 야박한 이가 되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자신이 아는 그는 그런 이였으니까. 아니. 어쩌면 믿고 싶은 것일까? 스스로도 알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거기서 더 생각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냥 그런 것으로 여기고 끝내기로 마음 먹으며 믿음을 살며시 키우기로 다짐했다.
아무튼 일을 마무리 한 후에 밥이라도 한 끼 먹겠냐는 물음에 그녀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하지만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은 분명하게 해야했기에 일부는 거절을 하기로 마음 먹으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네가 이후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모를까. 여기서 정식으로 일을 할 거라면 거드는 것을 받아줄 순 없어. 일은 다음 주 부터야. 네가 싫다고 해도 시킬 일이 한 가득이니까 일을 하고 싶다면 그때 실컷 해. 알겠지?"
자신과 그는 지금 친구임과 동시에 직원과 사장의 관계였다. 그런 점은 분명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하며 확실하게 이야기를 한 후에, 그녀는 이어 다음 문제점. 밥을 한 끼 할 것이냐에 대해서 잠시 생각했다. 자신이 일을 마치면 시간이. 그리고 그때 열릴만한 곳이. 그렇게 생각을 잠시 하던 그녀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나 해서 묻는건데 도시에서의 세련된 식당 같은 건 여기에 없는 거 알지? 스테이크라던가 파스타라던가 그런 것이 없으니까 그런 건 기대하지 마. 아무튼 수육 좋아해? 사줄게."
아. 술은 패스. 난 술 안 좋아해. 절대로 술은 먹지 않을 생각이라는 듯이 그녀는 그 부분은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그런 쓴 것을 뭣하러 마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그녀는 일단 그의 답을 기다렸다. 다른 것이 좋다면 다른 것을 먹으러 가면 될 일이었다.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주기엔.. 아무래도 조금 거부감이 있었다. 친구라고는 해도 아무래도 조금. 그 거리감 속에서 그는 애써 웃어보일 나름이었다.
//그럴려나? 지은이에게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하면 괜히 기쁘네! 뭔가 지은이를 조금 더 특별하게 생각해주는 것 같으니까! 아무튼 차후 다온이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지켜보겠어! -
32 다온 - 지은 (8433548E+5) 2020. 7. 31. 오전 12:00:45
" 농담이야, 농담. 사장님한테 모닝콜을 할 정도로 대담한 사람은 아니거든. 그나저나 변했나.. 하긴 너나 나나 못 본지 10년이나 됐으니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뭐, 지은이, 네 지금 모습도 보기 좋아. 어쩌면 너는 더 좋은 쪽으로 변했을지도 모르겠다. "
자기는 그렇지 않다는 것처럼 마지막엔 말끝을 흐린 그는 이내 아무렇지 않다는 듯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저 그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과는 다르게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좋은 방향으로 지은이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니까. 퉁명스럽게 말하면서도 기분좋게 웃는 지은을 보면 자신의 농담이 마냥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 모양이라고 생각한 듯 안도의 한숨을 포옥 내쉰다. 누군가와 이렇게 살갑게 이야기를 나눈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었으니까.
" 그렇게까지 말하면 어쩔 수 없지. 알았어, 오늘은 얌전히 있다가 다음주부터 열심히 일할게. 사장님 말 잘 듣는 직원이 될거라구. "
그래봐야 아르바이트생이지만. 다온은 그렇게 덧붙이며 작게 웃어보였다. 이래저래 공과 사는 철저한 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심 이것이 지은과 자신의 마음의 거리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는 그였다. 마음의 거리가 좀 더 가까웠다면 지은이 자신의 도움을 마다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 아무리 도시를 다녀왔다고 하더라도 여기에서 스테이크, 파스타 이런 걸 바라지는 않는걸. 나는 뭘 먹어도 상관없어. 뭐, 흔하디 흔한 김밥천국을 가도 딱히 상관은 없는걸. 수육도 나쁘진 않지만.. 사줄 필요까지는 없어. 물론 너도 내가 사준다고 하면 거절하겠지? 그러니까 둘 다 맘 편하게 더치페이하자. 그리고 술은.. 지금 한창 바쁠 때인 걸 아니까 말도 안 꺼내려고 했는데 먼저 꺼낼 줄이야. 걱정하지마. 나도 술을 즐겨하지는 않아서. "
권유를 하지 않겠다는 듯 양손을 들어보이며 걱정말라는 듯 말한다. 10년만에 만난 친구, 그것도 여자아이한테 술을 권유할 정도로 대담하지도, 몰상식하지도 않았다. 그저 밥이라도 같이 먹으면 이 어색함의 일부라도 떨쳐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한 권유였으니까. 물론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도 할 것이 없다는 이유도 있기는 했지만.
" 불편하면 말해줘. 오늘은 이대로 돌아가도 괜찮으니까. 그...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식사를 하거나 할 생각은 없어. 조금 들떴나봐, 요즘은 이렇게 말할 일이 없었거든. 하하. "
혹여나 자신의 권유가 불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말을 급하게 덧붙인 다온은 이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슬쩍 시선을 바닥으로 향했다.
// 지은이가 마음을 여는 것도 기대가 되네. 지금은 거리를 두지만 마음을 열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 -
33 지은 - 다온 (281616E+51) 2020. 7. 31. 오전 12:25:22"이럴 땐 받아줘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부담스러우면 어쩔 수 없지. 알았어."
그가 이사를 가지 않고 쭉 자신과 같이 있었으면 과연 지금의 제안을 거절했을까?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으로 보아 금전적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일테고 자신은 그에 반해서 금전적 여유가 있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났으니 자신이 사주겠다고 한 건데 거절을 하면서 더치페이를 하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물론 그가 부담스럽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것을 강요할 순 없었으니까. 그래도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과 조금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미소를 다시 지었다. 술을 좋아하는 이라서 술을 꼭 먹어야 한다면 아마 자신과는 잘 맞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불편하면 말해달라는 그 말을 들으며 그녀는 또 다시 침묵을 가만히 지켰다. 이어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표현 자체가 자신과 그의 거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분명히 자신과 그는 마을에서 정말로 친한 소꿉친구였을텐데. 못 본 시간의 흐름이 자신들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난 불편하다고 한 적 한 번도 없어."
조금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눈을 감고 다시 한 번 작은 숨소리를 냈다. 물론 어색한 것은 있지만 그것이 불편함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만약 불편하다면 바로 돌려보냈을 것이고 애초에 채용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반가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불편할 거라고 예상하는 것은 대체 무슨 이유에서 나온 말일까? 그녀는 그것을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들뜨면 어때? 오랜만에 만났잖아. 우리 둘 완전 친했잖아. 그러니까 들뜰 수도 있잖아. 그게 잘못된거야? 그렇게 따지면 지금 내 모습은 면접 보는 과수원 원장이야? 아니잖아. 친구끼리니까 조금 들떠도 되잖아. 있잖아. 나와 거리감을 두고 싶어? 그렇게 계속?"
결국 그녀는 직설적으로 말을 던졌다. 이 어색한 거리감이 묘하게 싫었으니까. 물론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피하고 싶진 않았따. 그 거리감을 인지하고 다시 친해지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눈을 감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럼 내가 물을게. 넌 불편해? 내가? 내가 식사를 하면 진짜로 널 불편해 할 거라고 생각해?"
//결국 지은이의 돌직구가 나오고 말았다. 미안해! 다온아!! -
34 다온 - 지은 (8433548E+5) 2020. 7. 31. 오전 12:43:19" 사주고 싶으면.. 어, 일 잘 하는 것 같으면 그때 가서 사주면 되지. 그때는 넙죽 받아먹을 생각이거든. 사장님이 사준다는데 그건 잘 챙겨야 하지 않겠어? "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으면 하는 모양인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가볍게 대답하는 다운이었다. 다음번, 그러니까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얻어먹는 것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조금이라도 지은의 신경이 덜 쓰이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 겁쟁이인 자신 탓인거라고 그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미소를 조금 더 짙게 만들었다.다행히 술 이야기에선 미소를 짓는 지은이었기에 조금이나마 마음을 놓는 그였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의 바보 같은 질문에 답답하다는 듯 말을 쏟아내는 지은의 모습에 멍하니 서있다가 입술을 달싹거렸다. 도시에서의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서 그런 것일까 괜스레 손을 들어 머리를 쓸어넘기던 다온은 천천히 숨을 뱉어낸다. 여긴 도시가 아니다. 좋지 못한 기억만 가득한 도시가 아니라 고향이었다. 그리고 눈 앞에 있는건 자신을 물어뜯으려 서슬퍼런 눈을 빛내는 도시의 사람들이 아니라, 소중한, 그리고 한없이 가까웠던 소꿉친구였다.
" ... 거리감을 두고 싶은 것도 아니야. 너랑 있는게 불편한 것도 아니야. 그냥, 습관 같은 말이 튀어나온거라서.. 절대로 그런건 아니야. 내가 같이 밥을 먹자고 한 것도 너랑 거리를 좁히고 싶어서.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어서 꺼낸 이야기였어. 그건 정말이야. "
차분해지자, 다온은 그렇게 마음속으로 되뇌이면서 조심스럽게 지은을 바라보았다.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은 것은 다온 본인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어쩌면 지은보다도 그 마음이 컸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자신이 가장 빛나고 행복했던 때는 그저 지은과 함께 시골 마을 이곳저곳을 뛰어놀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렇지만 도시에서의 기억이 자꾸만 그를 멈춰세우려 했다.
" 나는 너랑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어. 우연하게 마주쳤고, 이렇게 앞으로 같이 일하게 됐지만.. 역시 그 가깝던 친구 사이로 돌아가고 싶어. 나랑 같이 밥 먹으러 가주라, 지은아. "
두 사람의 거리감을 줄이려는 듯, 발을 움직여 몇걸음 다가간 다온이 지은의 눈을 피하지 않은 체 말한다. 왠지 모르게 손이 떨려와 두 손은 슬쩍 허리 뒤로 숨겼지만 똑바로 지은을 바라보며 다시금 물음을 던진다.
// 괜찮아! 다온이는 혼나야 정신차리니까! -
35 지은 - 다온 (281616E+51) 2020. 7. 31. 오전 1:06:59그의 말을 들으며 그녀는 조금도 입을 열지 않았다. 어디,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나보자 심보를 살며시 먹으며 그가 하는 말을 한 자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기울이면서 그녀는 가만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 말이 자신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그 말이 진심인지 파악할 정도로 그녀의 머리가 정말로 잘 돌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감언이설급의 말은 잘 구분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말은 아무래도 진실과 거짓의 구분이 힘든 것은 그녀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도시로 가더니 정말 너무 변했구나. 다온이 넌."
하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사람은 언제나 한결 같을 순 없는 거니까. 결국 자신이 이해할 수밖에 없겠거니 생각을 하며 그녀는 두 손을 올려 자신의 뺨을 가볍게 톡톡 쳤다. 그리고 다시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느 순간 자신에게 가깝게 다가온 그와의 물리적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마음적 거리는 여전히 멀었다. 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두는 것은 그녀의 성미에 그다지 맞지 않았다. 좋아.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다시 거리를 좁히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앉아있던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지금 당장은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서로 노력해보자! 그러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르잖아? 깊게 생각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더 편하더라. 이럴땐!"
그렇지 않아? 그에게 동의를 구하며 그녀는 자신의 핸드폰을 꺼낸 후에 그에게 내밀었다. 마치 사과처럼 붉은 케이스 안에 담겨있는 핸드폰 바탕화면은 계곡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담긴 셀카로 설정된 상태였다. 그 표정의 그녀처럼 환하게 웃으며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오른쪽 눈을 감아 윙크를 살며시 날리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번호 찍어. 아무리 그래도 여기서 계속 기다리게 하는 것은 미안하니까 일 다 끝나면 전화할게. 그럼 여기로 와. 그 후에 밥 먹으러 가자. 어때? 기대해. 이 누나가 정말 맛 좋은 곳에 데려갈테니까."
물론 자신과 그는 나이가 동갑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굳이 누나라고 자신을 지칭하면서 괜히 장난스럽게 웃었다. 지금 이 분위기를 조금 무마하고자 하는 나름의 장난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진실은 오직 그녀만이 알 뿐이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을게! 슬슬 자러 갈 생각이라서! 오늘 즐거웠어! 다온주! 앞으로도 잘 부탁해! -
36 다온주 (8433548E+5) 2020. 7. 31. 오전 1:09:31잘자, 지은주! 답레는 낮에 이어둘게. 앞으로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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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다온 - 지은 (1832373E+5) 2020. 7. 31. 오전 10:50:43“ 너도 많이 변했는걸. 예전엔 분명 이렇게 확실하게 생각을 말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
자신에게 말을 던지고는 뺨을 가볍게 톡톡 치는 지은을 보며 다온은 그저 옅은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도 이렇게 변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도시에 나가서 자라왔던 것처럼 해봤지만 돌아온 건 잊기 힘든 기어글 뿐이었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무거워진 입술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그저 미안하다는 듯 웃어보이며 대답을 해줄 수 밖에 없었다. 조금 더 노력하면 이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도시에서처럼 이 아이에게서도 멀어지게 되버리면 자신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런 무거운 마음이 여전히 그를 짓누르고 있었지만 그저 마음 속 깊은 곳에 꼭꼭 숨겨두고 외면해버리는 다온이었다.
“ 한번 해봤는데 두 번이라고 못 할리 없겠지. 나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둘이서 노력하면. ”
노력이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은 꽤나 기분 좋은 것이겠지만, 노력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그에 대한 보상이 돌아오는 것이 아님을, 노력을 함으로써 돌아오는 것이 그저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지만 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지은을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이번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무심코 생각하고 마는 다온이었다.
“ 알았어, 우리 누나한테 번호를 알려줘야 한끼 맛있게 먹겠네. 자, 여기. 내 번호야. 지워버리거나 하면 안된다? ”
지은의 배경화면과 지은을 번갈아 보던 다온은 피식 웃음을 터트리곤 고개를 끄덕이며 번호를 입력해준다. 자신의 핸드폰으로도 전화를 걸어 번호를 보내둔 다온은 윙크를 하고 있는 지은의 손에 다시 핸드폰을 쥐어주며 장난스럽게 지은의 말을 받아준다. 누나, 두 사람은 동갑이었지만 좀 더 어른스러운 것은 지은쪽이 맞는 것일지도 몰랐으니까 꽤나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마는 다온이었다.
“ 그럼, 연락 기다릴게. .... 그, 너무 무리하진 말고. 날씨 덥잖아? ”
너가 알아서 잘한다는 건 알 것 같지만. 다온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슬슬 돌아가려는 듯 문으로 걸어가다 돌아서선 조금 고민하는 듯 하더니 옅은 미소를 지은체 지은을 걱정하는 말을 한다. 주제넘은 걱정일지도 모르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로서 조심스럽게 건낸 말이었다. 혹시나 평소보다 들뜬 상태일지도 모르니까. 물론 자신이 지은의 기분을 가라앉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자각은 있는 그였다. 그래도 친구를 위한 걱정 한마디는 괜찮지 않나, 하는 합리화를 시켜버린 다온이었다.
“ 이따 보자. 아, 이젠 연락처도 안 남기고 사라지진 않을거야. 약속할게. ” -
38 지은 - 다온 (281616E+51) 2020. 7. 31. 오전 11:44:04"여기서 일하게 될 사람의 전화번호를 지우겠어? 일 안하고 도망치면 단번에 전화해야하는데? 각오해. 며칠동안은 쭉 볼테니까."
그의 번호가 저장이 된 핸드폰을 받아들면서 그녀는 전화번호부에 새로운 번호, 그의 번호를 확실하게 남겼다. 이다온. 별 망설임없이 친구란에 번호를 확실하게 저장한 그녀는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고 조금은 편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떻게든 되겠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보단 역시 직접 움직이는 것이 그녀로선 편했다. 앞으로도 쭉 어색하면 어쩔 수 없는 거고. 다시 거리가 좁혀지면 그걸로도 좋았다. 물론 아직은 거리감이 있어보였고 그건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바로 다가가기 힘든 것은 피차 마찬가지. 그렇다면 대체 어디서부터 노력을 해야할까. 가만히 생각을 하며 그녀는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 들려오는 말에 별 걱정을 다 한다는 듯이 그녀는 호쾌하게 웃었다.
"내가 과수원 일 하루이틀 하는 줄 알아? 괜찮아. 괜찮아.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충분히 무리는 안 하니까. 걱정해주는 마음만 받을게."
도시에서 돌아온 이에게 걱정을 다 들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기에 그녀는 더욱 웃음소리를 감출 수 없었다.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피부는 안 어울리게 하얗고, 체격도 마른 느낌이고. 적어도 그에게 걱정받을 정도는 아니지 않나 생각을 하며 그녀는 일부러 건강해보이는 미소를 내비쳤다. 이어 자신 역시 머그컵을 챙긴 후에 냉장고에서 물을 꺼냈고 그 물을 천천히 따랐다. 슬슬 돌아가려는 그의 모습이 문뜩 그녀의 눈에 보였고 그녀는 고개를 끄적이며 이야기했다.
"그러길 바랄게.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도 사정이 있는 걸테니까 깊게 묻진 않을게. 하지만 정말로 그러면 섭섭함 대폭발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 어서 가서 쉬어. 다시 돌아왔으면 이것저것 할 것도 많을텐데."
갑자기 그가 또 사라진다고 한들, 자신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친구인데 그렇게 행동을 하면 그건 조금 섭섭할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손을 흔들며 그를 배웅했다. 오늘 밤은 어쩔까. 다른 친구들을 부를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괜히 핸드폰을 만졌다. 저 애가 돌아온 것을 알면 아직 남아있는 아이들도 기뻐하겠지. 하지만 갑자기 부르면 너무 부담스러울까. 잠시 생각을 하지만 곧 다시 일에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그녀는 다시 일을 하러 발걸음을 옮겼다. 과수원 원장으로서 게으름을 피울 순 없었으니까.
//일단 첫번째 상황은 이렇게 막레가 되는걸까? 아무튼 잠깐 갱신하며 답레를 남겨둘게! -
39 다온주 (8433548E+5) 2020. 7. 31. 오전 11:53:08어서와, 지은주. 아무래도 막레로 하는게 깔끔하겠지? 두 사람 다 어색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아서 재밌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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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2:01:25그렇다면 저것으로 막레! 첫 상황 수고 많았어! 아무래도 어색해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절로 그려지는 것 같아서 괜히 귀엽더라!! 아. 맞아. 다온주. 아마 난 이번주 주말은 접속이 힘들지도 몰라. 조금 어디 가야 할 곳이 있거든.
공지를 보니 내일은 라이트 튜나 개편이 있어서 접속이 안 그래도 힘들 것 같기도 하고... 사실 그게 아니더라도 일요일 밤에 올 것 같으니 주말은 날 기다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 -
41 다온주 (0914194E+5) 2020. 7. 31. 오후 12:05:04이번주 주말은 바쁘다는거구나. 알았어, 그러면 다음 일상을 구상하는걸로 해볼까? 식사하는 것으로 넘어가도 졸을 것 같고 주말에 둘 다 거리를 줄여보려고 약속이나 잡을까 하면서 문자를 보냈는데 동시에 보내서 당황한다던지.. 아니면 일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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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2:10:23요즘 비가 오니 경우에 따라선 일정이 취소될지도 모르지만 그건 아직 모르는 거라서. 아마 일정이 없으면 취소되었다고 말하고 접속할거야. 그게 아니면 사실상 일정 때문에 바쁜거구!
앗. 셋 다 너무 재밌는 상황일 것 같아. 하나하나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2번째가 더 끌리네. 식사는 사실상 지금은 별로 나올 것이 없을 것 같고 일하는 것을 메인으로 삼을 필요는 없을 것 같거든. 물론 그런 것도 다 하나하나 일상 소재긴 하지만! 다온주는 더 끌리는 그런 것이 있니? -
43 다온주 (3556435E+5) 2020. 7. 31. 오후 12:14:01나도 두번째가 좋을 것 같긴 해. 왠지 마음이 통해서 기쁘기도 하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막상 만나니 어색하기도 한데 거리는 좁하고 싶어서 서투르게 서로한테 다가가는 모습이 재밌을 것 같거든.
현생 때문에 접속하지 못하는건 어쩔 수 없는거니까 부담갖지 말고 편하게 오도록 해줘. -
44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2:25:57지은이는 어색한 분위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아마 자신이 먼저 다가가려고 확 거리를 좁히려고 하지만 그게 다온이에게는 부담이 되어서 뒤로 물러서는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 그런 것은 상황을 돌려봐야 알 수 있겠지만!
어차피 상황은 나도 조금 있다가 밥 먹고 다시 일 보러 가야 해서 지금 당장은 돌리기 힘들 것 같으니 그냥 가볍게 썰이라도 나눠보지 않을래? 뭔가 첫 상황을 돌리면서 느낀 거지만 생각보다 둘의 사이는 매우 가까웠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나만 그런걸 수도 있겠지만. -
45 다온주 (644175E+47) 2020. 7. 31. 오후 12:37:50아마 다온이는 지은이가 부담스럽기 보다는 자기보다 해낸 것도 많고 빛이 나는 지은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자격지심 같은게 있어서 조금 헤매기도 할 것 같아. 이런건 도시에서 있던 일을 지은이에게도 알려주고 다시 마음을 열면서 저절로 해결이 될 것 같지만 말이야. 지은이가 먼저 다가오려고 하는 것이 분명 안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을거라는건 확실해. 다온이도 물론 가까워지려고 나름대로 다가가려 애쓰겠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해. 둘이 워낙 가까웠기 때문에 연락이 안되었다는 사실에 실망하면서도 다시금 그 관계를 복구하려는게 아닌가 싶어. 둘 사이에 과거에 있던 일 같은 걸 생각해보는게 좋으려나? 둘이서 놀러다니다 생겼던 일이라던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계기라던지. -
46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2:59:58그렇구나. 확실히 도시에서 상처를 많이 받고 지쳤으면 아무래도 조금 이런저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테니까. 일단 배경이 되는 마을과 도시는 확실하게 분위기 차이가 있을테고! 일단 지은이가 어떻게 행동할지는 역시 그때 상황에 따라서 조금 다르겠지만 아마 당분간은 어색함을 줄여보기 위해서 이것저것 시도하지 않을까 싶어. 그게 한계에 봉착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어릴 적부터 같이 다닌 시기가 많고 집이 가까웠다면, 거기다가 시골 마을이면 역시 많이 가까웠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겠지? 아마? 과거에 있었던 일 같은 것이 있으면 추억 이야기를 하기 좋을 것 같기도 해. 그러고 보니 다온이는 어릴 때 주로 어떤 곳을 다녔어? 지은이 같은 경우는 자신이 가기 정말로 힘든 험난한 길이 아니면 어지간하면 다온이 뒤를 졸졸 따라다녔겠지만. 그러고 보니 다온이는 그런 지은이를 은근히 귀찮게 여기진 않았을까 궁금하네. 어릴 때는 이성인 애가 졸졸 따라다니면 아무래도 조금 귀찮아하는 경우도 간혹 있잖아? -
47 다온주 (3008295E+5) 2020. 7. 31. 오후 1:13:24아마 두사람이 한계에 다달았을 때에는 다 털어놓을 것 같기도 해. 비밀을 공유하면서 좀 더 나은 모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다온이는 정말 활발하던 아이여서 산이든 어디든 열심히도 돌아다니곤 했어. 그리고 지은이가 졸졸 쫒아다녀도 귀찮아 하긴 커녕, 뒤쳐지거나 하면 오히려 손을 잡고서라도 데리고 다니거나 했을 것 같아. 다온이 입장에서도 힘들텐데 자기 뒤를 묵묵히 쫒아다니는 지은이를 싫어하거나 하진 않았을 것 같아. 오히려 하나라도 뭔가 보여주려고 손을 잡아서라도 데리고 다니곤 했을 것 같아. 그런 면이 지금은 많이 가라앉아있긴 하지만 아예 없어진 건 아니구. -
48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18:55사실 지은이 입장에선 힘들긴 해도 그냥 자기랑 친한 친구가 가니까 아마 졸졸 따라다녔을 것 같아. 다른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잘 맞고 집도 가깝고 가장 친하니까 같이 다니는 그런 케이스 있잖아? 딱 그런 느낌일 것 같거든.
아무튼 손을 잡고서라도 데리고 다니면 지은이 입장에선 더더욱 미소를 지으면서 힘내서 따라다니지 않을까 싶어. 여기저기 보여주려고 그러는 거라면 더더욱. 물론 힘들땐 힘들다고 칭얼대는 느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보자면 어릴 적의 지은이는 뭔가 약간 어리광이 많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물론 지금은 그런 모습이 전혀 없지만. 오히려 지금은 반대가 될지도 모르겠네. 어릴 때는 잘 다녔으면서 지금은 왜 이래? 이러면서 오히려 손을 잡고 어릴 적에 다녔던 산길로 데리고 간다던가 식으로 말이야. -
49 다온주 (8254362E+5) 2020. 7. 31. 오후 1:31:14맞아! 내가 생각한 것도 그런 관계였어. 분명 다른 친구들도 있긴 하지만 한명을 뽑는다면 단언컨데 이 아이다 하는 관계가 지은이랑 다온이의 관계였으면 했거든. 왠지 생각이 잘 통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지은이가 칭얼거려도 아마 다온이는 잘 달래가면서 놀러다녔을 것 같아. 진심으로 싫어서 그런게 아닌 것도 잘 알고, 자기와 노는 것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을테니까. 왠지 시간이 흐른 뒤에는 자기가 했던 것들을 지은이와 뒤바뀐 모습으로 이끌어진다면 다온이는 오묘하면서도 기분 좋게 따라갈 것 같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서. 지은이가 달라진 다온이를 보고 실망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물론 힘들다고 막 포기해버리고 그런 아이는 아니지만. -
50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38:02아마 지금의 지은이는 다온이가 막 조금 힘들다고 금방 포기하고 그만두려고 하는 것이 아니면 그렇게 막 크게 실망하고 그러진 않을 것 같아. 물론 장난스럽게 아. 옛날 다온이는 대체 어디 갔대? 이러면서 조금 놀릴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도시에서 계속 살았을테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긴 할 거야. 그래도 한동안은 계속 놀릴지도 모르겠네.
사실 처음 구할 때도 이런 조금 변해버린 모습이라던가 원래 살았던 곳이지만 다시 돌아오면서 낯설어하거나 그런 느낌의 분위기를 살려보고 싶었거든. 다온주가 그 분위기를 잘 맞춰주는 것 같아서 괜히 고맙기도 하고 그래! 아무튼 어린 시절에 그렇게 잘 달래가면서 놀러다녔으면 진짜 지은이에게 있어서 다온이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했을지도 모르겠네. 가장 친한 친구를 그려보세요. 라는 숙제가 나오면 망설이지 않고 다온이에게 찾아가서 숙제라고 하면서 그림을 그린다던가 식으로 말이야. 적어도 어릴 적에도 그런 표현은 바로바로 하는 아이였거든. 오히려 어리니까 더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이 레스를 끝으로 나는 점심을 먹고 일을 하러 가볼게! 나중에 봐! -
51 다온주 (8254362E+5) 2020. 7. 31. 오후 1:40:17지은주도 좋은 하루 보내고 나중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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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6:19:33왜 이리 날씨가 더운걸까. 갱신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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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다온주 (3454663E+5) 2020. 7. 31. 오후 6:29:01어서와, 지은주.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원래 에어컨 잘 안 키는데 오늘은 더워서 켜버렸어. 진짜 덥더라.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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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6:30:51안녕! 다온주! 맞아. 오늘 되게 더운 것 같아. 그런데 해가 떠서 더운 것이 아니라 습기 때문에 더운거라서 괜히 몸만 끈적해지는 것 같구. 이런 날씨 되게 별로인데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구. 아무튼 다온주도 더위 먹지 않게 잘 보내.
그래도 지은이와 다온이가 사는 마을은 좀 덜 덥지 않을까 해서 괜히 부러워. 시골은 은근히 시원한 곳 많던데. -
55 다온주 (5653259E+5) 2020. 7. 31. 오후 6:34:11주말 내내 비가 온다고 그래서 끈적할게 오래갈 것만 같은 느낌이야. 지은주도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하고, 물 자주 마셔줘!
시골에선 나무 그늘 아래에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시원하더라. 물론 벌레라던가, 벌레라던가 하는 문제는 있지만.. 왠지 지은이랑 다온이가 한참 일하다 점심 즈음 해가 뜨거워졌을때 둘이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온이가 지은이를 그려준다거나 (미대생) 하는 모습이 떠올랐어. -
56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6:49:32주말 내내 비가 오는 것은 싫은데. 그래도 내가 사는 곳은 비 소식은 없어. 그래서 나도 이번 주말에 어디로 가는 거고. 물론 그렇다고 놀러가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멀긴 하지만. 아무튼 다온주야말로 물 자주 마시기야! 이럴 때일수록 건강 조심하고!
앗. 맞아. 진짜 시원하고 좋더라. 특히 강원도 같은 곳이면 시원하다 못해 조금 추운 감도 있고. 물론 나는 강원도까지 갈 순 없지만 ㅠㅠㅠㅠ 확실히 그런 모습이 있기도 하겠다. 물론 지은이는 적어도 자기 과수원 일은 철저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빨리 일하라고 잔소리 할 것 같지만 그래도 가볍게 말하는 톤이 아닐까 싶어. -
57 다온주 (3763072E+5) 2020. 7. 31. 오후 6:52:23주말에 일이라니 지은주도 고생이네. 나야 옆에 물병 가져다 주고 잘 마시고 있는걸? 지은주야말로 건강을 지키기야.
지은이랑 다온이가 마음의 거리를 없앤 후에 투닥거리면서 장난도 치고 하는 모습도 보기 좋을 것 같다. 물론 어려운 일일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
58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6:58:25일과도 조금 거리가 멀어. 애매하네. 그냥 개인적인 볼일에 가까우니 그냥그 중간쯤 되겠다! 아무튼 내일은 라이트 튜나로 전환 날이었지? 내가 돌아온 후에 과연 참치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한걸?
글쎄. 그때부터는 또 다른 페이즈로 들어가지 않을까 싶지만 그건 두고보면 알겠지! 개인적으로는 이대로 마음의 거리가 많이 줄어들어서 정말 친한 친구로서 벽없는 그런 사이가 되는 것을 일단 희망하지만 그건 내가 바란다고 될 일은 아니니까! 항상 캐입은 오너의 마음과는 다르게 움직이더라구. -
59 다온주 (9583489E+5) 2020. 7. 31. 오후 7:04:59라이트 튜나라니 왠지 새로운 곳으로 옮겨가는 느낌이네. 무난하게 잘 진행되야 할텐데.
하긴 캐입이랑 오너의 마음이 완전히 일치하진 않으니까 앞으로 지켜봐야겠지. 이래저래 배경이 시골이고 그러니까 보고 싶은 모습도 많고 그러네. 지은주도 보고픈 장면이라던가 있으려나? -
60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7:08:01나? 나는 같이 별 보는 그런 거! 처음 구할 때도 약간 썰처럼 써보긴 했는데 지은이에게는 그 풍경이 일상이라서 정말 무덤덤하지만 다온이에겐 엄청 오랜만에 보는 풍경일테니 되게 둘의 감상이 다를 것 같거든. 물론 다온이는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만약 신기해하거나 예쁘다고 이야기를 하면 지은이는 저게 뭐가 예쁘냐고 하면서 나는 봐도 아무런 느낌도 안 든다고 태연하게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거든. 그런 시간의 차이라던가, 살아온 곳의 차이 등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 같은 것이 아무래도 조금 더 끌리고 재밌을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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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다온주 (2061777E+5) 2020. 7. 31. 오후 7:13:42확실히 서로 반응의 차이를 보는 것도 재밌긴 하겠다. 왠지 지은이가 산길을 잘 타니까 자존심 때문에 무리해서 지은이한테 핀잔을 듣는다거나, 별을 보면서 아무 느낌 안든다고 하는 지은이한테 다온이가 장난삼아서 농담같은 걸로 감수성 다 어디 두고 왔냐고 놀리기도 하고.. 정말 볼 수 있는 장면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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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7:55:19그렇지? 도시에서 살던 이와 시골에서 쭉 자란 이의 관점 차이라는 것이 그렇게 재밌을 거라고 생각해. 앗. 정말로 자존심 때문에 무리하는 모습이 보이면 정말로 지은이의 폭풍 잔소리 타임이 시작될지도 몰라. 아무래도 지은이는 그런 면에서는 다이렉트로 스트라이크를 꽂아버리는 애니까. 물론 상처줄 만한 말은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걱정팍팍 쏟아서 잔소리가 시작될 것 같네. 아무튼 뭔가 이런저런 장면은 많이 나올 것 같아. 일상물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니 당연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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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다온주 (7744306E+5) 2020. 7. 31. 오후 8:07:51뭔가 할 때마다 혼나는 다온이와 혼내는 지은이가 벌써부터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야. 관심도 없는 사람이면 잔소리도 안 할텐데 말이야. 일상물은 이런 소소한 즐거움들이 있어서 찾곤 하는 것 같아. 거창한 일이 없어도 즐겁게 굴러갈 수 있기도 하고 소재 찾기도 쉬우니까. 아무튼 앞으로도 부지런히 일상을 즐겨야 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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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8:11:42처음에는 아마 그렇게 혼내는 일도 많지 않을까? 아무래도 도시에서 있다가 온 다온이와 계속 시골에서 있으면서 과수원 일을 한 지은이의 관련 능력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도 다온이가 점점 발전하면 아마 기특하게 생각할거야!
응. 맞아. 그래서 나도 일상물을 정말로 좋아해! 너무 급하게 굴릴 것도 없고 천천히 이런저런 소재를 굴릴 수도 있고, 어느 한 일상에서 또 다른 일상 소재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거니까! -
65 다온주 (7744306E+5) 2020. 7. 31. 오후 8:14:43혼나는 것도 얼른 보고 싶은건 다온주의 욕심이려나. 혼나는 건 다온이니까 괜찮을지도 몰라. 다온이도 이래저래 일을 배우기도 하면서 점점 상처를 치료 받게 되는거겠지. 분명 보기 좋은 일상이 만들어질거야.
지은주가 일상물 좋아하는건 텍스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어서 잘 알겠어. 방금 레스에서도 좋아하는게 한눈에 보이네. -
66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8:21:48그렇다고 너무 일적인 것만 일상으로 돌릴 순 없겠지만 말이야. 응. 그런 것들도 차후에 하나하나 하면 될 것 같아. 일단 2번째 일상은 그렇게 서로 연락을 하려다가 비슷한 타이밍에 되어버려서 어색한 느낌이 되는 것으로 하기로 했고.. 거기서 정말로 외출을 해서 만날지, 그냥 안부만 전하고 끊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것이 또 한 재미하거든.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다온주도 일상물 좋아하는 거 눈에 보이는걸? -
67 다온주 (9158628E+5) 2020. 7. 31. 오후 8:28:00물론 여러가지 소재들을 섞어서 돌려야지. 일단 2번째 일상은 그게 좋을 것 같아. 진짜 만날지, 아니면 둘 다 안부를 전하는 통화로만 끝날지 모르지만 그건 일상을 돌리기 시작하면 알 수 있을테니까. 그때의 즐거움으로 남겨둬야겠네.
확실히 일상물이 시작하기도 편하고 소재도 주변에 많으니까 돌리기 쉬워서 좋은 것 같아. 그래서 지은주가 구하고 있을때 덥썩 물어버렸잖아. 좋은 아이디어를 내준 지은주에게 고마워 하고 있어. -
68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8:31:06너무 깊게 정해버리면 그건 대본을 짜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딱 그 정도 방향으로만 정하면 될 것 같아. 음. 사실 그때 먼저 찌른 사람이 무슨 캐릭터 성별을 할 건지만 묻고 바로 가버려서. 역시 별로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가 그냥 한 번 더 올려본 거였거든. 그때 찔러준 사람이 다온주였고. 나도 찔러줘서 고마워!
과거 썰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뭔가 둘이 자주 다녔으면 어렸을 때 시골 어르신들 눈에는 둘이서 한 세트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네. 그래서 혼자 다니면 막 다른 애는 지금 어딨냐고 물었을지도 모르겠고. 어르신들 중에서는 그런 짓궂은 사람들이 은근히 많으니 말이야. -
69 다온주 (9583489E+5) 2020. 7. 31. 오후 8:39:33맞아! 대본처럼 되는건 아쉬우니까 이정도면 가이드라인은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렇게 된거 앞으로도 오랫동안 재밌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
그러게, 아이들이 붙어다니면 확실히 그런 말을 많이 듣지. 게다가 이성친구라면 아무래도 어르신들이 짖궃게 장난을 치기에도 좋으니까 말이야. 다온이야 도시로 나갔으니까 못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지은이는 지겹도록 들었겠는걸. 그럴때 지은이의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하네.
이야기가 조금 진행되고나서 두사람이 일을 어느정도 갗이 하면서 같이 돌아다니니까 비슷한 말을 다른 과수원 직원들이나 시골 사람들한테 듣기도 하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구. -
70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8:47:57적어도 다온이가 이사를 간 후라면 어르신들도 그런 장난을 어지간하면 치지 않았을 것 같아. 하지만 가끔 장난을 치는 분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아무튼 이사를 간 후에 그런 장난을 친 사람이 있다면 괜히 울적한 모습을 보였을지도 몰라. 이제 못 본다는 것은 당연히 다온이도 알테니까. 어린 나이가 아닐테니 울거나 그러진 않고 그냥 조금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애써 괜찮은 척 했을거야. 아마. 그런 모습을 보여서 더 이상 그런 장난도 치지 않고 조용해졌을 것 같아.
과수원 직원들의 대부분이 일단 마을 사람들이니까 어쩌면 다온이를 알고 있을걸? 그래서 괜히 어릴때처럼 짓궂게 장난을 치는 이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은이 앞에서는 안 칠거야. 다온이에게만 친다면 모를까. 지은이 앞에서 그런 말을 했다간 절대 좋은 모습은 못 볼테니까. 그만큼 현 시점에서의 지은이는 조금 오버를 하자면 약간 왈가닥인 면도 있으니까. 그래서 아마 대놓고는 말을 못하지 않을까 싶어. 어르신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지은이가 아마 딱 잘라서 그냥 친구라서 같이 다니는 것 뿐이라고 선을 그을 듯 하고. -
71 다온주 (49041E+57) 2020. 7. 31. 오후 8:55:57지은주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사실 지은이가 마을의 실세(?)여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 사실 그 나이에 야무지게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능력도 충분한 것 같지만 말이야.
뭐, 가볍게 잠시 지은이가 자리를 비웠을 때 듣는다던지 하는 가벼운 소재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기억해둬야겠다. 다온이는 그저 웃으면서 불필요한 말을 하지않고 넘길 것 같아. 말조심은 기본이니까. -
72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9:05:14전혀 실세가 아니라 그냥 왈가닥 기질이 있는 여성일 뿐인걸. 그리고 과수원을 이어받았을 뿐이고! 미대까지 진학을 한 다온이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지! 아무튼 지은이는 그냥 어릴 때와는 다르게 그런 모습도 있다는 것이 포인트야!
아무튼 좋건 싫건 그런 물음이 나오면 언젠간 지은이의 귀에 들어갈지도 모르겠네. 물론 다온이 앞에서는 우린 나이를 먹고 먹어도 계속 그런 말을 듣는구나 하면서 장난스럽게 넘길 것 같아. 사실 본인도 그렇게 신경은 안 쓸 것 같고. -
73 다온주 (5047565E+5) 2020. 7. 31. 오후 9:10:07그렇구나.지은이의 포인트도 알았으니 오늘은 기분이 좋은걸. 다온이에 대해서도 뭔가 말해줄만한게 있으려나 모르겠네.
다온이가 도시에서 당한 건 알 수 있다시피 이지매라던가, 여러가지 괴롭힘이었어. 고등학교 생활 내내 그거에 시달렸고, 그 여파가 대학생활, 군대에서도 남아있었지. 어느정도 사람들을 꺼려하는 면이 생기기도 해서 가족들이나 몇 안되는 친한 동기나 친구들을 제외하면 지금 지은이랑 이야기 하는 것 같은 살가운 대화는 오랜만인 셈이야. 말그대로 회색빛 삶을 보내다 도망치듯 내려온거라서. 왜 고향으로 돌아왔는지는 모르겠다는게 다온이지만 살면서 제일 행복했던 시기가 시골 마을에 있을 때라서 무의식적으로 돌아오길 바랬던거구. -
74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9:30:15시트를 읽고 일상을 보면서 그런 느낌이 아닐까 했지만 이렇게 직접 들으니까 조금 쓴 맛이 느껴지네. 확실히 도시의 삶이 편한 것만은 아니니까. 물론 물질적으로 편할지도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조금 지치는 것도 있구.. 나도 일하다보면 그렇게 치일 때가 많아서 공감이 가.
아무튼 모처럼 내려온 고향이니까 다온이가 잘 보낼 수 있길 바라! 그래야 다온이가 좀 더 편안해지고 마음을 놓지. 일단은 다온이의 힐링이 제 1목표다! 라고 우겨보지만 다온이의 방향은 다온주가 정하는 거니까! -
75 다온주 (4490044E+6) 2020. 7. 31. 오후 9:36:49이지메를 받게 된 본격적인 이유는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던 다온이가 시골에선 없던 이지메를 보고 이지메를 당하던 아이를 도와주려다 역으로 당하게 된거였어. 그 당하던 아이도 이지메를 하는 아이들 틈에 껴서 같이 하게 됐고. 아무튼 그리 좋은 이야기는 아니겠지. 맞아, 꼭 이런 사연이 아니더라도 도시에서 살다보면 여기저기 치이는게 많아서 지치기도 하니까.
나도 힐링으로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지은이랑 함께 힐링 시킬 생각이니까. 많이 좋아질거라 생각해. -
76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9:44:36와. 그건 그 아이가 너무 악질이다. 도와주려는데 그것을 배신해서 같이 하게 되다니. 어떻게 그런 악질적인 애가 있을 수 있지?! 물론 현실에서도 그런 일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걸 다온이가 당했다면 당연히 변할 수밖에 없잖아. 나 같아도 배신감 완전 크게 느낄 것 같은데!! 지은이가 가서 혼쭐을 내야지. 저런 나쁜 이는!
아무튼 지은이가 그 사실을 알게 될 진 모르겠지만 아마 알게 된다면 자신의 일처럼 엄청 화를 낼 거라고 생각해. 물론 그렇다고 누구냐고 캐묻진 않겠지만 아마 그때 기분이 많이 나쁘지 않았냐고 하면서 아마 자기 일처럼 이런저런 말을 하지 않을까 싶어. 그러면서 힘들지 않았냐고 위로를 해주려고 할지도 모르겠고. -
77 다온주 (9913016E+5) 2020. 7. 31. 오후 9:49:06지은이 든든한걸. 아마 다온이가 들으면 조금 눈물이 날지도 모르겠네. 그런 말을 해주는 건 지은이가 한 게 처음이나 다름없을테니까. 가족들에게도 단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고 지냈으니까 말이야.
그래도 지은이를 만나고 나서 다온이는 안심했어. 지은이는 자기처럼 안 좋은 일 없이 잘 지냈구나 싶어서 말이야. -
78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9:55:48가족에게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상처였구나. 그 정도라면 아마 지은이가 알 수 있는 기회도 없지 않을까? 가족에게도 말을 안 하고 숨긴 건데 지은이에게 말을 할 리는 없을 것 같거든. 물론 다온이가 지은이를 많이 믿고 신뢰한다면 넌지시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아무튼 지은이도 많이 다온이를 보고 반가워하는 중이야. 다만 너무 오랜만에 봤고 이미지가 너무 달라졌고 자신을 너무 어색해해서 자신도 어색해하고 있고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는 일단 고민 중이지만 그래도 애써 티는 안 내려고 일부러 친한 척 하는 거고. 물론 속으로는 많이 고민하고 있어. -
79 다온주 (1573219E+5) 2020. 7. 31. 오후 10:01:49이야기를 이어가다 보면 털어놓게 되지 않을까 싶어. 시골에 돌아와선 정말 의지할 곳은 지은이 뿐이기도 하고.. 이건 좀 더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다온이도 이래저래 고민하는 중이야. 좀 더 편하게 대해주고 싶고,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서 지은이를 대하길 바라는데 좀처럼 자기 자신이 따라주지 않아서 답답해 하고 있어. 두번째 일상의 소재도 조금 더 노력해보자고 마음 먹고 연락한게 공교롭게 겹친거구. 그래도 둘 다 노력하는 중이니까 금방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 -
80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0:05:41사실 빨리 친해지건 조금 어색함이 길어지건 각각 재미가 있는 법이니까! 아무래도 오랜만에 만나면 느껴지는 그 어색함. 아무래도 분명히 친했던 기억은 있는데 너무 오랜만에 봐서 우리가 정말로 친했던 것이 맞나? 그때 어떻게 대했더라? 그런 어색한 느낌만은 어쩔 수 없더라구. 그렇게 보면 어쩌면 제로부터 시작하는 것과 가까울지도 모르겠네. 단지 서로의 존재를 알고 기억만 하고 있을 뿐인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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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다온주 (8238898E+5) 2020. 7. 31. 오후 10:11:14확실히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대할 때 그런 느낌이 강하지. 근데 또 막상 놀기 시작하고, 다시 어울리기 시작하면 점점 그 감각이 되살아나는 것 같더라. 아! 이래서 이 친구랑 노는게 즐거웠지? 그땐 이랬지, 저랬지 하면서 다시 가까워지는 것 같아. 그러니까 분명 둘도 만남이 계속 되고 추억의 장소도 다니고 하다보면 과거의 거리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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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0:20:50그렇게 되면 아마 당분간은 서로 추억 나누기에 집중할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 같이 다니면서 여기서의 일 기억나? 이러면서 말하는데 사실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은근히 달라서 야! 내가 언제 그랬어! 식으로 말이 나온다던가. 그런 것도 또 하나의 일상 소재가 될 수도 있겠는걸? 벌써부터 일상 소재 막막 터져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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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다온주 (901161E+55) 2020. 7. 31. 오후 10:25:03티격태격 하면서 자연스럽게 의식하지 않아도 가까워질 것 같아. 그런거 있잖아? 되게 낯선 사람, 어색한 사람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데 어느샌가 정신을 차려보니 잔뜩 친해져서는 헤어질 때 되면 아쉬운 감정이 들 때. 그런거랑 비슷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싶어.
일상 소재가 터져나오니까 일상 돌릴 의욕이 마구 솟아나는 느낌이야 ! -
84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0:29:22사실 나도 그렇다! 내가 내일부터 일요일 밤까지 일정 보러 가는 것이 아니면 2번째 일상 돌려봤을 것 같은데 일정이 그렇게 잡혀서 즐거움은 그때까지 미뤄두려고! 물론 꼭 실시간으로 일상을 돌릴 필요는 없지만 그냥 뭔가 일정이 있으니까 다 끝난 후에 돌리는 것이 좀 더 편할 것 같거든.
둘의 이야기는 천천히 즐겨보면 되는 거니까! -
85 다온주 (901161E+55) 2020. 7. 31. 오후 10:31:25나도 그렇게 생각해. 사이에 공백이 생기면 아무래도 흐름도 끊어지고 하니까 지은주가 해야할 일을 끝내고 온 다음 깔끔하게 돌리는게 좋을 것 같아. 지은주 레스를 읽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거든. 읽기 좋게 쓰는 거 부러워!
둘의 이야기가 어디 도망가 버리는 것도 아니니까 서두를 필요 없이 여유롭게 즐기면 되는걸. -
86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0:33:41응? 내 레스가? 그렇게 봐주면 고마워! 하지만 다온주도 정말로 잘 쓴다고 생각해! 뭔가 정말로 소설 한 페이지를 읽는 느낌이거든! 사실 잘 쓰고 못 쓰고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서도!
응! 그럴 참이야. 애초에 난 여유롭게 돌릴 참으로 구한 거기도 하니까! -
87 다온주 (901161E+55) 2020. 7. 31. 오후 10:37:56고마워, 덕분에 조금 더 자신이 생기는 것 같아.
맞아! 우리 시작할 때 여유롭게 돌리기로 하고 시작한거니까 말이야. 사정이 있다고 지은주가 말해주기도 했고 나는 얌전히 지은주가 오길 기다리고 있어야지.
체력 비축해뒀다 일상 돌릴 때 써먹어야겠어. -
88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0:41:07너무 기다리진 말고 다온주는 다온주 나름대로 할 것이 있으면 하는 것을 권할게! 너무 스레만 지키고 있으면 은근히 피곤하잖아? 거기다가 아무도 없는 스레라면 더더욱 말이야!
물론 기다려준다는 것은 고마워!! -
89 다온주 (901161E+55) 2020. 7. 31. 오후 10:44:11물론 내가 할 일도 해야지. 겸사겸사 스레를 지키겠다는 말이었어. 아마 내일은 제대로 스레에 있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업데이트 중엔 못 사용하겠지 싶기도 하구.
가끔 서로 독백을 써보기도 하면 좋을 것 같아. 일상에서는 알지 못할 속마음이라던가 독백을 통해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서! -
90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0:45:58그런 것도 확실히 괜찮긴 하지! 독백을 쓰면 본편에서는 보기 힘든 이런저런 뒷사정이라던가 뒷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는 거니까! 혹은 진단도 좋을 것 같고. 그런 것은 그냥 자유롭게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아무튼 내일은 확실히 업데이트니까 그 동안에는 사용이 힘들 것 같기도 하구.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갑자기 없어지진 않을테니까! -
91 다온주 (901161E+55) 2020. 7. 31. 오후 10:48:01물론 막 강요하거나 그러려는 건 아니었어. 그냥 생각날 때 한번씩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던거라서. 앞으로 나도 생각나는게 있으면 한번 해볼까 싶거든.
뭐, 갑자기 사라지거나 하진 않겠지.. 그런 일은 한번이면 족하기도 하고.. ㅠ -
92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0:57:53앗. 강요라고 느낀 것은 아니야! 그냥 나는 그런 부분은 자유롭게 하자고 이야기를 한거였어. 너무 틀에 박힐 필요는 없으니까. 그런 면에서 보자면 아마 다온주와 생각이 같을거야!
음. 적어도 참치어장은 없어진 적이 없으니까. 적어도 참치상판은. 다온주는 이주를 한 사람이로구나. 하긴 지금은 이주를 한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네. 아무튼 괜찮을거야!! -
93 다온주 (901161E+55) 2020. 7. 31. 오후 11:03:20그렇다면 다행이야. 혹시나 내가 말을 잘못한 건 아닌가 했거든. 안심했어.
맞아! 괜찮을거야! 바뀐 상판에 또 적응하고 재밌게 즐기기만 하면 될테니까. 맞다. 오늘은 언제쯤 자러 갈 걱 같아? -
94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1:17:20글쎄? 어제와 비슷한 시간대에 자러 가지 않을까 싶어. 일단 보통은 그 시간대에 자러 가거든.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빨리 자거나 조금 더 늦게 자러 갈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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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다온주 (901161E+55) 2020. 7. 31. 오후 11:23:08음, 그러면 자러가기 전까지 뭘 하면 좋으려나? 혹시 다온이에 대해 궁금한 점이라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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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1:26:14그런 점은 일상이나 그런 것을 통해서 천천히 알아가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야! 그래도 굳이 궁금한 점을 물어보자면 여러가지 들 수 있긴 한데 다온이는 어떤 음식을 좋아해? 어떤 색을 좋아해? 가장 좋아하는 풍경은 어디야? 이런 기본적인 정보 같은 것은 알고 싶어. 아무래도 저런 것은 일상으로만 풀리기는 조금 어려우니까.
그러는 다온주는 지은이에게 궁금한 것이 있니? -
97 다온주 (9117937E+5) 2020. 7. 31. 오후 11:37:58다온이는 매운 음식을 좋아해. 물론 대체로 다 잘 먹는 편이지만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할 때가 있어. 색은 하늘색을 좋아해. 이유는 단순한데 하늘색을 보고 있으면 고향의 하늘이 생각나서. 지은이랑 돌아다니면서 언제나 보았던 맑은 하늘이 생각나서 그런거야. 좋아하는 풍경은 특별하게 정해져 있진 않지만 대체로 고향이라면 어디든 좋아하는 편이야.굳이 뽑자면 나중에 함께 보게 될지 모를 밤하늘의 모습을 뽑을 수 있겠네.
나도 아무래도 기본적인 걸 물어봐야할 것 같으니 지은주의 질문을 그대로 돌려줘야 하겠는걸 ! -
98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1:42:45매운 음식, 하늘색, 그리고 고향의 풍경을 좋아하는구나! 이런 기본적인 것은 아무래도 답을 보기 힘들테니까 잘 기억해둬야겠어!! 음. 질문을 그대로? 일단 지은이는 전 종류를 좋아해. 파전이나 부추전도 좋아하고 명절 때 만들어서 먹는 그 전도 좋아해!
좋아하는 색은 녹색. 아무래도 가장 많이 보는 색이 녹색이기도 하고 괜히 평화로운 색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녹색을 정말로 좋아해. 좋아하는 풍경은 조금 사심이 들어가지만 사과가 많이 열려있는 과수원 풍경. 아무래도 과수원의 원장이라서 더더욱 그런 것이 있어. 마냥 순수하진 않거든. 그래도 도시 사람들보다는 조금 덜하긴 하지만. -
99 다온주 (7436947E+5) 2020. 7. 31. 오후 11:51:15지은이가 좋아하는 것들 다 머릿속에 입력해뒀으니 분명 필요한 곳이 생길거야. 확실히 지은이는 과수원에 애정이 강한 것 같네. 물론 완전히 순수하진 않겠지. 무언가를 운영하는 사람이 그러긴 힘든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그래도 도시 사람들보단 덜 할테니 괜찮은게 아닐까 싶어. 너무 순수하기만 해도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고, 정의감만 넘치던 다온이가 안좋은 일을 겪기도 했으니까 어쩌면 다온이가 안다면 안도할지도 몰라. 다행이라구.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게 많은데 일상으로 풀어나가는게 맞는 것 같은게 대부분이라서 참아야겠어. -
100 지은주 (281616E+51) 2020. 7. 31. 오후 11:59:11아무래도 집안 대대로 이어지고 있는 과수원이니 애정이 있을 수밖에 없어. 사실 시골에서 산다고 해서 완전히 순수한 마인드만 있을 순 없는 거니까. 지은이의 경우는 아무래도 경영을 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기도 하고! 적어도 사기에 쉽게 걸리거나 하진 않아. 물론 정말 교묘하게 숨긴다면 아슬아슬할지도 모르지만 과수원 직원들도 있고 다온이도 있으니 아마 괜찮..겠지?
그렇구나. 이것저것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물어봐도 괜찮은데! 그래도 그렇게 한다면 나도 일단 그렇게 알게! -
101 다온주 (8444255E+5) 2020. 8. 1. 오전 12:02:34다온이가 있으면 괜찮을거야. 어, 다온이가 순둥순둥 해보여도 그런 쪽에선 호되게 당해서 그런지 날카롭거든. 왠지 위험한 일상도 넣어보면 좋을 것 같네.
그, 혹시 지은이가 술을 싫어하는 이유 같은게 있어? 그리고 요리해주는건 그렇다는 서술이 거리감때문에 그랬던건가 싶어서..! 물어봐도 되는건가 싶었거든! -
102 지은주 (503638E+52) 2020. 8. 1. 오전 12:07:10그렇구나. 그럼 지은이가 정말 절묘하게 위험한 사기에 넘어갈 뻔 일상을 넣어도 괜찮을지도 모르겠어! 물론 지은이 입장에선 왜 갑자기 끼어들어서 훼방을 놓나는 식으로 날카롭게 말을 할지도 모르지만 모든 것을 알면 바로 사과하지 않을까 싶어.
술을 싫어하는 이유는 특별한 건 없어. 그냥 술 맛을 싫어하는 것 뿐이야. 취해서 알딸딸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 그리고 요리 관련은 아무래도 좀 많이 어색하기도 하고, 요리를 해주려면 일단 집으로 데리고 와야할텐데 뭔가 거리감도 있기도 하고 그래서 조금 애매하다는 의미였어. 아무리 친했어도 십 년만에 갑자기 나타났는데 바로 집에 초대해서 요리를 해주긴 좀 그렇잖아? 그냥 지은이가 느끼는 거리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 -
103 다온주 (1641109E+5) 2020. 8. 1. 오전 12:09:12다행히 중요한 걸 묻는 질문은 아니었네. 다행이다. 지은이를 멈춰세우는 일상도 머리속에 잘 기억해두고 다음 일상 구상할 때 꺼내봐야겠다. 진짜 소재거리가 많아서 행복하다.
물어본 이유는 혹여 약간 좋지 않은 쪽을 다온이가 건드린게 아닐까 싶었거든. 다온주가 걱정이 많아서 그만.. -
104 지은주 (503638E+52) 2020. 8. 1. 오전 12:18:51일상거리가 많으면 좋지! 적어서 곤란한 것보다는 나을테니까. 뭔가 이 이야기는 약간 우정물 쪽으로 흘러갈 것 같은 예감이 드네. 하지만 난 우정물도 완전 좋아하니까 문제 없어! 성별을 초월한 우정도 좋다고 생각하거든.
아. 그리고 그런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혹시 어쩌다가 건드려도 그런 것이 또 일상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오너적으로는 막 성희롱을 한다거나 직접적으로 지은이를 범죄조직에 팔아남기거나 혹은 정말 뜬금없이 죽이려고 한다거나 그런 것들만 아니면 전혀 문제 없어. -
105 다온주 (1001363E+6) 2020. 8. 1. 오전 12:25:44일단 마음의 거리를 극복하는 동안에는 우정물처럼 될 것 같긴 해. 그 다음은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물론 절대로 그런 일을 벌이거나 하지 않을거니까 혹여나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구. 애초에 그런건 생각도 못 했달까.. 지금도 지은이랑 다온이의 관계를 어떻게 복구하면 좋을까 생각하고 있거든. -
106 지은주 (503638E+52) 2020. 8. 1. 오전 12:31:43그 정도로 극단적인 일이 아니면 괜찮다는 의미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상황극인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도 그리 좋진 않다고 생각하거든. 정 애매하면 미리 물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
음. 아무튼 벌써 시간이 12시가 넘어버렸네. 은근히 시간이 빠르긴 빨라. -
107 다온주 (3564472E+5) 2020. 8. 1. 오전 12:35:12알았어, 혹시나 물어볼 일이 생긴다면 언제든 물어볼게.
진쯔 평일엔 은근히 시간이 느린데 주말만 가까워지면 빨라지더라.
그나저나 비가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했어. 엄청 오는데.. 주말 내내 온다는 것 같은데 지은주가 고생할 것 같네. -
108 지은주 (503638E+52) 2020. 8. 1. 오전 12:40:28그래? 여기는 딱히 비 소식이 없는데. 일기예보 앱을 켜도 강수확률도 1% 이 정도 수준이고.. 물론 일요일에는 비가 좀 온다는 것 같지만. 그래도 특별히 고생할 것은 없을 것 같아.
아. 비 해서 하는 말이지만 지은이는 봄 비와 가을 비를 좋아해. 그냥 가볍고 촉촉하게 내리는 비 있잖아? 그런 날씨를 좋아해서 그런 날씨가 되면 텐션이 높아지는 편이야. 이유는 비 소리가 고운 편이라서 좋아하기도 하고 과수원에 꼭 필요하기도 하니까. -
109 다온주 (3564472E+5) 2020. 8. 1. 오전 12:46:14그렇다면 다행이구. 여긴 물폭탄 떨어트리는 것처럼 내리고 있거든.
와! 그 부분은 다온이랑 겹치는거 알아? 다온이도 비내리는 날씨를 좋아해서 다온이의 작품에도 비내리는 풍경화가 많기도 하고, 비가 올때면 멍하니 창가에 앉아서 밖을 보곤 하는데. 둘이서 비내리는 것을 보는 모습도 보기 좋겠는걸.
혹시 지은이가 무서워 하는게 있어? -
110 지은주 (503638E+52) 2020. 8. 1. 오전 12:56:31여기는 지금 정말 비가 내리지 않아. 적어도 오늘은 한방울도 안 내린 것 같아. 비구름이 위쪽으로 올라간다고 하던데 정말로 올라간 느낌이야. 정말 그저께만 해도 엄청나게 비가 내렸거든.
앗. 다온이도 비를 좋아하는구나. 그러면 비 내리는 풍경화 같은거 보여주면 지은이가 엄청나게 좋아할거야. 관심도 보일 것 같고. 물론 지은이는 미술이나 예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일단 친구가 그린 그림이니까 일단 좋게 볼 것 같아.
지은이가 무서워하는 거? 음. 야생동물을 무서워하는 편이야. 다람쥐나 이런 애들 말고 막 사슴이나 멧돼지 혹은 들개 있잖아? 그런 야생동물들은 정말로 무서워해. 길고양이도 할퀴지 않을까 조금 꺼려하는 편이야. 그러는 다온이는 어떠니? -
111 다온주 (3564472E+5) 2020. 8. 1. 오전 1:00:22아아, 그쪽이 먼저 온 모양이구나.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지은이가 좋아할거라니까 왠지 일상거리가 하나 더 생긴 느낌이야. 비내리는 과수원 사무실에서 쉬면서 비 내리는 풍경을 보다가 비를 구경하는 지은이와 풍경을 가볍게 그려서 보여준다던지 하는 평화로운 일상 같은거.
야생동물을 무서워 하는구나. 씩씩한 줄 알았는데 그럴 수 있겠다 싶어. 아무래도 위험한 아이들도 있으니까. 다온이는 딱히 무서워 하지는 않아. 일단 군대도 다녀오기도 했고 원래부터 무서워 하지는 않아서. 여기저기서 일상거리가 샘솟는 것 같다. -
112 지은주 (503638E+52) 2020. 8. 1. 오전 1:06:48오히려 걱정인걸. 여기서 내렸던 그 비들이 위로 올라갔다고 생각하면 정말 장난 아닐 것 같은데? 나는 조금 아랫지방에 살거든. 여기는 비가 정말 엄청 왔었어. 진짜 무서울 정도로. 물론 내가 사는 곳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괜찮았지만.
이렇게 일상 거리가 쌓이는 것은 좋은 거 아니겠어? 좋아. 그런 평화로운 일상도 하나 세이브! 썰만 풀어도 일상 소재가 계속 나오는구나!
그리고 오히려 시골에 살기에 더 야생동물을 무서워하지 않을까 싶어. 위험한 것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 시골에서 멧돼지 한 마리만 떠도 아주 난리가 날 수밖에 없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은이는 과수원을 경영하니 그런 쪽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 같거든. 아무튼 다온이는 무서워하지 않는구나. 용기있다!! -
113 다온주 (3564472E+5) 2020. 8. 1. 오전 1:11:50안그래도 뉴스 봤어. 정말 난리도 아니더라. 그래도 여긴 그만큼 내린 것을 본 적이 없어서 괜찮지 않을까 싶어.
그러게, 썰이 우리 일상 소재 부족하지 말라고 툭툭 던져주는 것 같아.
용기도 용기인데, 다온이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생각하거든. 사실 지은이를 만나서 좀 편안하게 대화를 한거지 정말 처음 보는 사람이 있는 곳에 가면 아마도 정말 필요한 말 이외에는 다온이가 안 했을거야. 다온이는 처음보거나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좀 낮아서. 사람을 그냥 믿거나 하진 않거든. -
114 지은주 (503638E+52) 2020. 8. 1. 오전 1:15:23그 비구름이 다 올라갈 때의 이야기지만 말이야. 그래도 다 안 올라가고 중간에 없어진다면 좋겠다! 비로 괜히 피해보는 사람이 늘어나서 좋을 것도 없잖아.
그렇구나. 그러면 과수원 직원들과는 잘 소통을 하지 않는 거 아닐까 싶어지네. 물론 그 중에선 지은이의 친구도 있으니 다온이를 아는 이도 분명히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그냥 정말 외부에서 온 이라면 어떻게 대처할지 괜히 궁금해지네. -
115 다온주 (8515324E+5) 2020. 8. 1. 오전 1:17:51아예 소통을 하지 않거나 하는 건 아닌데 뭐라고 해야할까.. 신뢰를 하지 않아서 굳이 그 사람과의 관계에 진전을 생각하지 않고 거리를 둔다고 해야할 것 같네. 정말 일하는데 필요한 말 정도..? 물론 지은이의 친구가 있다면 어느정도 마음을 열긴 할 것 같아.
이게 사실 다온이의 방어 기제 같은거라.. 상처받기 싫어서 미리 방패를 드는 것 같은 모습이지. -
116 지은주 (503638E+52) 2020. 8. 1. 오전 1:25:41아무래도 이런저런 일을 당하면 어쩔 수 없는 거긴 하니까. 다온이의 상처가 회복되기를 기원하겠어! 지은이가 얼마나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
아무튼 벌써 토요일이네. 자고 일어나면 바로 공사하고 있으려나? 여기. -
117 다온주 (6534441E+5) 2020. 8. 1. 오전 1:29:52분명, 분명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 과거의 즐거웠던 기억들의 중심에 있는게 지은이니까 안될 수 없는겅.
그러게, 아침부터 공사하지 않을까 싶어. 참치라이더도 잠은 자야할테니까.
벌써 한시 반이네. 슬슬 자러가야겠다. 지은주 일 하는건 잘 하길 바래. 일찍 오면 일찍 오는데로 반응하고 그럴테니 여유롭게 다녀와. -
118 지은주 (503638E+52) 2020. 8. 1. 오전 1:39:28오전부터 한다고 했었으니까! 아무튼 잘 자! 다온주! 좋은 꿈 꾸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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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다온주 (4vdehNjbQo) 2020. 8. 1. 오후 5:01:28업데이트가 끝났으니까 갱신해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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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다온주 ◆mjOdhVdegI (y61ywpevzo) 2020. 8. 2. 오후 3:22:13비가 하루종일 오고 있네. 일단 올려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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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5:07:54얍! 돌아와서 갱신이야! 잘 있었니? 다온주? 나는 긴 운전을 막 마치고 지금 돌아와서 쉬는 중이야.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그래도 집에 돌아오니 좀 낫다. 물론 일정이 힘든 것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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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다온주 (N4ETXKpdUA) 2020. 8. 2. 오후 5:11:20어서와, 지은주. 나는 잘 있었지! 비가 너무 와서 밖에 못 나간 것도 있지만 말이야. 운전하느라 고생했어. 힘들었겠다.. 일요일이 많이 남은 건 아니지만 푹 쉬어야 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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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5:12:43여기는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어. 대신에 습기 가득찬 더위가 날 기다리고 있었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지금은 푹 쉬고 있으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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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다온주 (N4ETXKpdUA) 2020. 8. 2. 오후 5:16:00습기찬 더위가 비보다 더 무섭다.. 물난리가 나서 다른 곳도 엉망진창인 것 같은데. 큰일이야. 푹 쉬고 있다니 다행이다. 주말에도 고생했네~ 주말엔 좀 쉬어야 할텐데. 뭐, 지금이라도 푹 쉬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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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5:18:40집에 돌아왔고 지금은 푹 쉬는 중이야. 선풍기 강풍 틀고 쉬고 있으니까 노 프러블럼!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러고 보니 다온이는 다온이만의 여름내기 방법이 있니?
지은이의 경우는 시원하게 수박을 잘라서 먹으면서 얼음물이 담겨있는 대야에 두 발을 담그는 방식으로 더위를 식히는 편이야. 너무 과도해서 가끔, 정말로 가끔 감기에 걸릴 때도 있긴 하지만! -
126 다온주 (N4ETXKpdUA) 2020. 8. 2. 오후 5:23:14다온이는 아무래도 시골에 있을 때는 지은이랑 비슷한 모습이었을 것 같아. 도시로 간 후에는 아무래도 체력도 예전만큼 좋지는 못 하고, 전공도 미술 쪽이라서 실내에 오래 있는 편이다 보니까 할 일이 없을 때면 멍하니 선풍기나 에어컨 앞에서 늘어지듯 누워있는 편이야. 더위에 약해져버린 케이스라서 노력하면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약한 상태! 이것도 일상에서 소소한 요소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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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5:26:02역시 여름 보내기로는 선풍기와 에어컨 앞에서 늘어지는 것만큼 좋은 게 없어. 에어컨과 선풍기를 만들어준 분에게 오늘도 감사 기도를 보내야겠어!
아무튼 예전 모습이 아니면 어때. 지금의 다온이는 지금의 다온이니까. 물론 지은이는 너무 변해버려서 조금 당혹스럽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크게 신경은 쓰지 않을거야! 너무 나태한 모습을 보이지만 않는다면야. -
128 다온주 (N4ETXKpdUA) 2020. 8. 2. 오후 5:29:11아마도 나태한 모습은 아닐거야. 노력하려고 애쓰고 애쓸텐데 아무래도 단번에 메꾸기 힘든 부분들이 있어서 힘들어 하거나 탈이 나거나 할 것 같아. 애초에 과수원 지원한 건 머리를 비우고 일하려고 한거라 땡땡이를 치거나 대충 하거나 하지는 않을거야. 다온이 성격상 그런 건 힘든데다 지은이네 과수원이면 말할 것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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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5:40:10그렇다면 지은이가 변한 것으로 뭐라고 하진 않을거야. 아무래도 낯선 감은 어느 정도 있겠지만! 하지만 그건 엄청 시간이 오래 지났으니 지은이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어.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어색한 건 어쩔 수 없을테고 사실 이러니저러니해도 연락 한 번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섭섭함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 -
130 다온주 (N4ETXKpdUA) 2020. 8. 2. 오후 5:45:40그건 아마 다온이도 두고두고 미안해 할 것 같아. 자기 자신도 왜 그랬을까 싶기도 할거야. 그래서 앞으로도 그 미안함을 갚으려고 노력할 것 같네. 지은이의 마음이 풀리길 바라면서.. 물론 잘 할지는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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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5:53:30물론 지은이 입장에선 그 관련으로는 가끔 티격태격하게 되면 그때나 말을 할 것 같아. 아마 평소에는 그다지 언급을 안할 것 같지만 그건 또 상황마다 다른 거니까.
아무튼 조금 피곤하긴 하다. 그래도 집에서 푹 쉬니까 낫긴 하지만. 아무튼 지은이는 그걸로 완전 티내거나 하진 않을 거야. 그냥 가슴 속으로만 조금 섭섭함이 있을 뿐이지만 그것도 아마 그리 크게 신경 안 쓸 것 같고. -
132 다온주 (MAmRa7rM5s) 2020. 8. 2. 오후 5:58:10티격태격 하다가도 그거 꺼내면 다온이가 꼬리를 내려버리겠는걸. 바로 할말이 없어지니까 말이야. 물론 지은이 성격에 그걸 가슴에 품어두고 독하게 군다던지 그런 부분은 없을 것같긴 했어. 오히려 미안해서 소극적인 다온이에게 핀잔을 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피곤하면 낮잠이라도 자는게 좋을텐데 낮잠이라고 하기도 뭐한 시간대구나..! -
133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6:02:14지금 잠을 자면 백퍼 새벽에 깰 것 같은걸. 그러면 또 자기도 애매해서 곤란해. 그래서 자더라도 밤에 잘 생각이야! 삿길 이러면서도 이것저것 하면서 새벽 1시까지 깨어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무튼 일상은 내일부터 돌려도 괜찮을까? 지금은 내가 일상을 바로 이어서 돌리기가 조금 힘들 것 같아서. 피로도가 생각보다 커. ㅠ -
134 다온주 (MAmRa7rM5s) 2020. 8. 2. 오후 6:03:33그래그래, 피곤하면 일상보단 역시 휴식이 우선이지. 급하게 돌리거나 하진 않아도 되니까 말이야. 저녁 먹고 푹 쉬면서 또 한주의 시작을 준비해야겠네. 주말이 너무 빠르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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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6:12:54사실 나는 정말로 편하게 쉬고 있지만 말이야. 물론 더위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내가 갔다 온 곳이나 여기 습기 찬 더위가 심하네. ㅠㅠㅠ 그나마 여기가 조금 더 나은 것 같지만 오십보 백보 수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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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다온주 (MAmRa7rM5s) 2020. 8. 2. 오후 6:17:34확실히 더위는 온도도 온도지만 습도가 중요한 것 같아. 나도 버티다가 결국 에어컨으로 제습모드 해뒀어.. 너무 습하니까 샤워해도 샤워 안 한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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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6:20:09내 방은 에어컨이 없어서 그냥 선풍기로 버티는 중이야. 거실로 나간다면 나갈 수도 있지만 에어컨을 틀기에는 아무래도 좀 그렇기도 하구.
참고로 지은이네 과수원 사무실은 에어컨이 정말로 잘 나오는 편이야. 그 정도 재력이 지은이에겐 있어! 금수저는 아니지만 은수저? 동수저? 그 정도는 될거야. 아마! -
138 다온주 (MAmRa7rM5s) 2020. 8. 2. 오후 6:31:45에어컨도 잘 키는 은수저 지은이.. 다온이가 잘 보여야 할 필요성이 더 늘어났네! ㅋㅋ 뭐, 일단 다온이도 이번 여름은 어떻게든 에어컨을 킬 수는 있을거야. 나름 아르바이트는 하다가 내려와서 아직 잔고가 남아있긴 하거든. 이래저래 일을 해서 다음달 월급이 안 생기면 조금 아슬아슬하지만.
지은이는 취미생활 같은게 있어? 과수원 관리 말구! -
139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6:34:50시트에도 적혀있긴 한데 지은이는 꾸미는 것을 좋아해서 자신의 방에서 이런저런 엑세사리를 끼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야.그 외에는 동네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해.
그러다가 어르신들에게 개 산책 같은 거 부탁받으면 같이 하기도 하고 그래. 사실 다온이가 동네에서 지은이를 만나면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이 많지 않을까 싶어. -
140 다온주 (wBG//V2sOQ) 2020. 8. 2. 오후 6:44:47액세서리 말고도 산책을 좋아하는구나. 그마저나 어르신들 부탁도 들어주고 지은이는 천사네. 아마도 시골에서도 지은이의 인기도는 꽤나 상위권일게 분명해. 모두의 사랑을 받는 지은이는 왠지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네. 저렇게 살아왔는데 안 그러기도 힘들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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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6:46:59지은이의 인기는 낮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많지도 않을거야. 그래도 마을에서 쭉 살았으니 어르신들은 어릴 때부터 봤으니까 내가 업어 키운 아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
사실 시골인만큼 젊은 사람이 적을테니 그냥 젊은 사람 하나하나가 소중한 자원이기도 하고. 특히 마을을 떠날 생각조차 없으니.. 뭔가 생각보다 어르신들에게 사랑받는 조건만 모인 것 같지만 다온이도 충분히 사랑받을거야! -
142 다온주 (VK8/13sVEs) 2020. 8. 2. 오후 9:13:09어르신들의 워너비 1픽은 지은이 차지가 아닐까 싶을 정도야.
다온이도 노력은 하겠지 ㅋㅋ 아무래도 잘 적응하고 싶어할테니까. 그래야 지은이도 좀 마음에 들어할 것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난 왜 지은주 답레를 못 봤지. 지은주 쉬러간 줄 알고 멍때리고 있었는데 답레가 있었잖아..?! -
143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9:27:48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야! 지은이에게 너무 환상이 많은걸? 그리고 너무 지은이의 마음에 들 필요는 없어! 다온이는 다온이의 삶을 살아야지! 지은이의 마음에 들려고 하면 어떡해!
아무튼 그럴 수도 있지. 꼭 실시간 답레를 달아야 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 너무 여기만 보면서 멍때리고 있지 않아도 돼! -
144 다온주 (gWejd3GDmw) 2020. 8. 2. 오후 9:31:33일단 목표가 없던 다온이에게 지은이가 나타나면서 관계 회복이라는 목표가 생겼으니까! 물론 다온이는 다온이의 삶을 살거야! 그 중 관계 회복이 현재의 목표 중 하나인거구!
여기만 보면서 멍때리는건 아닌데, 그래도 여유있을때는 바로바로 답을 달아주고 싶거든. 특별히 하는 것도 없는데 미뤄두는 것도 그렇구. -
145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9:33:56그런 목표가 생기다니. 뭔가 지은이가 알면 괜히 낯간지러워할 것 같은데? 그래도 그건 충분히 가능할거야. 시간은 좀 걸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다온이가 좀 더 자신의 삶인 이것저것을 했으면 좋겠다! 사실 다시 친해지는 것은 지은이도 바라는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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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다온주 (aJwx4CEFbo) 2020. 8. 2. 오후 9:38:09아마 관계 회복을 하다보면서 다온이도 여러가지로 바뀔거야. 다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던지, 삶의 태도라던지.. 시골에 와서 여러가지를 해보면서 다시금 예전의 다온이, 아니 또다른 다온이로 탈바꿈 하는거지.
물론 다온주는 다온이를 아니까 이렇게 말하지만 지금의 다온이는 막연하게 지은이와의 관계를 예전처럼 돌려야 할 것 같네.. 하고 생각하는거긴 하지만. 금방 확실해지겠지. -
147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9:39:31그렇구나! 그렇다면 다온이가 점점 다른 다온이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겠어!! 시선이나 삶의 태도나 그런 것들! 뭔가 다온이의 힐링 스토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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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다온주 (9K3ttpFwu2) 2020. 8. 2. 오후 9:44:06다온이도 좋지만 지은이도 힐링해야하는걸? 그러고보니 지은이의 고등학교 생활도 궁금하네. 정확히는 다온이가 전학간 직후부터.. 아무래도 이건 일상으로 푸는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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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9:50:34지은이의 고등학교 시절? 사실 시골이다보니 학교도 그리 많지 않을테고 다니던 애들도 다 알던 애들이라서 무난하게 고등학교 생활을 했어. 하지만 지은이는 그렇게 공부를 잘 하는 편은 아니어서 조금 시험 점수는 낮은 편이야. 물론 잘하는 과목은 점수가 높게 나왔지만 못하는 과목은 좀 많이 심각한 수준? 그래도 교무실에 불려가거나 하진 않았어. 그리고 혼자가 되면서 점점 이제 조금씩 다온이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노력을 하면서 지금의 성격으로 성장하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야. 사실 별 내용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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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다온주 (sVYVOnrKm2) 2020. 8. 2. 오후 9:55:08노력파 지은이.. 잘 어울리는 것 같으면서 대단하네. 오히려 다온이는 제자리걸음을 하다못해, 뒷걸음질이었는데. 별 내용이 없다니.. 지은이 이야기라면 뭐든 다 들어둬야 하는 법이라구.
맞다. 두 사람 사이에서 과거에 있던 일들을 조금 구상해두는게 좋으려나? 일상에서 우리 ~ 했을 때 기억나? 하는 말을 할 수 있게.. -
151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9:57:37노력파 지은이라고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어린 지은이 눈에는 여기저기 적극적으로 데리고 다니는 다온이가 정말 멋져보였을테니까. 어쩌면 동경이었을지도 모르겠어! 아무튼 그런 다온이가 없으니 이젠 자신이 혼자서도 그렇게 노력해야겠어. 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클 것 같아. 아무래도 이건 환경 차이니까. 반대로 다온이도 시골에서 계속 지냈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걸.
두 사람 사이의 과거의 일은 천천히 구상해도 좋지 않을까? 그런데 사실 약 십 년 전 이야기라서 두 사람 사이의 기억이 조금 엇나갈 가능성이 클 것 같아. 전에도 말한 것 같지만! -
152 다온주 (yofyhVBF82) 2020. 8. 2. 오후 10:04:36다온이가 시골에서 지냈으면 아마 어릴 때 성격 그대로 자라지 않았을까 싶어. 실패도 겪지 않고 무난하게 올곧게 자라서, 대학 정도는 나가서 다닐지도 모르지만 아마 시골을 떠나지는 않았을 것 같아. 지은이도 있고, 다른 친구들도 있는 시골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떠나긴 그러니까 아마 힘들거를 무릅쓰고 통학을 한다던지 하지 않았을까. 대학도 무난하게 졸업하고 시골에서 화가 일을 하면서 지은이 일도 돕고..!
천천히 구상해도 되긴 하겠지! 급하게 할건 아니지만 일상을 진행하다보면 옛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리 없는데 어느정도 합의가 된게 있거나 하면 꺼내기도, 이어가기도 편하고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어. 기억이란건 아무래도 개개인이 다 다르니까 분명 느낀점, 그때의 감정들.. 이런 하나하나가 두 사람이 다를거라는 건 나도 그럴거라고 생각해 -
153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10:11:38환경의 차이라는 것이 이렇게 발생하는구나. 확 느껴지네. 하지만 시골에서 대학을 통학을 한다니. 그거 가능한거야? 아마 친구들은 물론이고 지은이도 고생하지 말고 대학이 가까운 곳으로 가서 자취를 하라고 할 것 같아. 그 후에 화가 일이라니. 뭔가 멋있다! 하지만 화가 일을 하면 지은이가 자기 일을 돕는다고 해도 화가 선생님이 무슨 과수원 일이냐고 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을 것 같아. 대신 사과 한 박스를 내밀어주고 다음에 내 그림이나 그려달라고 하지 않을까 싶어!
앗. 나도 그런 느낌이야. 그냥 천천히 필요할 때 정해보자라는 것에 가까운 말이었어! -
154 다온주 (XPDBVKKCJU) 2020. 8. 2. 오후 10:20:11다온주 친구도 차 몰고 통학했거든. 물론 힘들긴 하지만 말이야. 옆에서 그렇게 말해도 좀 고생하고 너희 자주 보는게 좋다고 말할테지만 말이야. 해피루트로 달려간 다온이는 지은이가 그렇게 말해도 고집부리면서 돕는다고 하다가 지은이랑 투닥투닥 하기도 하고 서로 하루는 져주는 생활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
응응! 지은주가 어떤 말을 하려던건지는 알고 있어! 아무래도 그런걸 혼자 막 정해두고 하는건 매너도 아니기도 하니까! 아, 이렇게 썰만 풀어도 돌리고 싶어져. 하나하나가 재밌을 것 같아서! -
155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10:26:02그래도 배경이 시골 같은 작은 마을이니까 다른 대학교에 가려면 차 몰고 통학을 해도 상당히 힘들지 않을까? 1교시 걸리면 되게 피곤하고 힘들 것 같은데. 사실 지은이가 그 관련으로 져줄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것은 이미 IF의 개념이니까! 어쩔땐 가끔은 도와달라고 할 수도 있겠지!
사실 지금은 지금의 관계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테니까! 사실상 제로부터 시작되는 서사 쌓기가 될지도 모르겠네! 말이 좋아 십 년이지. 사실 그 정도면 거의 남남이나 다를 바가 없잖아? 나도 십 년 전의 친구가 누가 있었는지 잘 기억도 안 나는데. 계속 만나는 애들 빼면! -
156 다온주 (XpAH8GidmY) 2020. 8. 2. 오후 10:36:28내 친구가 차로 두시간 걸렸었어. 물론 시간표 조절을 해서 안 오는 날도 섞여있어서 가능했지만! 손이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니까 그럴 때는 다온이가 절대로 안 빠졌겠지.
그렇긴 해. 나도 진짜 그때부터 만나던 친구들 빼고는 얼굴도 흐릿하고 기억도 잘 안나니까. 그래도 진짜 친하게 지내던 애들은 기억이 나니까 다온이도 나랑 비슷한 느낌으로 가보려고 하는중이야. -
157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10:38:23딱 그 느낌이라고 생각해! 지은이가 느끼는 느낌도! 사실 지은이가 다온이와 많이 친했으니 그나마 이름하고 어느 정도만 기억하는거지. 사실 그때의 다온이 얼굴을 그려보라고 하면 백퍼센트 이상한 모습일거야. 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은 잘 맞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
158 다온주 (mjTRHspM/c) 2020. 8. 2. 오후 10:47:47잘 맞는다니 나도 기쁘다! 오늘은 내가 일찍 자러가야할 것 같네. 지은주 오늘도 고생했고 내일은 두번째 일상 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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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지은주 (3uwz7cAQvY) 2020. 8. 2. 오후 10:51:33응! 잡담한다고 수고 많았어!! 잘 자! 다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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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지은주 (KUwpKARhTA) 2020. 8. 3. 오전 11:24:17오늘 날씨는 왜 이렇게 또 더운가 몰라.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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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다온주 (8DsGmxcP06) 2020. 8. 3. 오전 11:38:10지은주도 힘찬 월요일이 되길 바래!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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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지은주 (KUwpKARhTA) 2020. 8. 3. 오후 5:09:41왜 나는 이 레스를 못 본거지. 아무튼 갱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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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다온주 (e5A5u1JpzM) 2020. 8. 3. 오후 5:11:16어서와, 지은주. 오늘도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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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지은주 (KUwpKARhTA) 2020. 8. 3. 오후 5:12:58고마워! 다온주도 하루 고생했어!! 또 밖에는 비가 오고 있네. 지은이는 비오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는 이렇게 많은 비가 오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곤란해.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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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다온주 (e5A5u1JpzM) 2020. 8. 3. 오후 5:15:41나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 습한게 은근 괴롭기도 하고 밖에 나갈 때 불편하기도 해서 말이야. 지은이랑 다온이는 신나서 창가에 앉아있지 않을까 싶어. 옆에 가벼운 간식거리를 가져다두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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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지은주 (KUwpKARhTA) 2020. 8. 3. 오후 5:26:04글쎄. 다온이쪽은 다온주가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은이는 창가에 앉아있진 않을 것 같은데. 물론 비가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긴 하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매번 똑같은 페턴만 있을 순 없을테니까 창가에 앉아있는 날도 있을 수 있겠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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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다온주 (6rI/q8oybk) 2020. 8. 3. 오후 5:30:57뭐, 내키는대로 할테니까 반드시 그럴거라는건 아니었어. 그냥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고 상상한거니까. 어쩌다 한번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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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지은주 (KUwpKARhTA) 2020. 8. 3. 오후 5:32:44굳이 말하자면 지은이는 창가에 앉아서 구경을 하기보다는 조용히 내리는 비라면 오히려 우산을 들고 바깥을 산책하는 스타일이야! 과수원을 가볍게 둘러본 후에 동네를 한바퀴 돌지 않을까 싶어. 물론 거센 비라면 그냥 자신의 방에서 창밖을 바라보면서 구경을 하다가 아. 이렇게 너무 강하면 사과 다 떨어지는 거 아니야?! 하면서 걱정하면서 안절부절 못할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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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다온주 (C0b9ELiBxk) 2020. 8. 3. 오후 5:36:49지은주 레스보니꺼 태풍이라도 오는 일상이 생각나버렸어. 일상소재가 풍족해... 그런 비는 돌아다닐 기분이 나긴 하더라. 물론 다섯번 중에 한번 정도일 것 같아, 다온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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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지은주 (KUwpKARhTA) 2020. 8. 3. 오후 5:46:32태풍이 오면 지은이에게 있어선 최대의 위기 상황인걸. 아마 그 날만큼은 지은이에게 연락을 해도 잘 못 받지 않을까? 아마 우비를 입고 사과가 떨어지지 않게 과수원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지 않을까 싶어. 물론 직원들을 따로 부르진 않을 것 같고. 물론 전 날에 직원들에게 일을 좀 많이 시킬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나는 그런 비도 그다지 돌아다니고 싶진 않아. 물론 지은이는 별개지만. 아무튼 슬슬 2번째 일상을 돌리는 것이 좋을까? -
171 다온주 (C0b9ELiBxk) 2020. 8. 3. 오후 5:48:08그건 다온이가 걱정할 것 같네. 태풍이 오는데 연락이 안되고 그러면..
음, 지은주가 괜찮다면 다음 일상을 돌려도 좋을 것 같아. 시작은 누가 해보도록 할까? -
172 지은주 (KUwpKARhTA) 2020. 8. 3. 오후 5:59:46과수원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핸드폰을 볼 순 없을테니까! 지은이는 한창 일할땐 핸드폰을 잘 안 보는 편이거든. 아무튼 처음 선레는 다온주가 써줬으니까 이번엔 내가 시작해볼게. 천천히 느긋하게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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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지은 - 다온 (KUwpKARhTA) 2020. 8. 3. 오후 6:21:21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자신의 친구의 등장에 그녀는 곤혹을 느꼈다. 물론 아르바이트로 채용해달라고 해서 채용하긴 했지만 어떻게 대해야 할 지는 사실 막막했다.
말이 좋아 친구지. 사실 따지고 보면 큰 사건 이외에는 잘 기억도 안 나기에 더욱 그랬다. 물론 식사를 하긴 했지만 어색한 분위기는 자신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야 실제로 어색했으니까. 난 옛날에 어떻게 대했지? 정말 친하게 있긴 했는데 어떤 친한 분위기였지?
자신의 방 침대에 걸터앉아 생각을 했지만 영 떠오르지 않아 그녀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앞에선 정말 밝고 적극적이게 대하긴 했지만 막상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보통 답답한게 아니라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표정을 찡그렸다.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야!! 그렇게 괜히 짜증을 내지만 그렇다고 변하는 것이 뭐가 있을까.
"아. 몰라. 난 이렇게 고민하는 타입이 아니란 말이야."
핸드폰을 집어든 후 그녀는 저장된 그의 번호를 이용해 톡을 작성했다. [뭐하고 있어? 여기 생활 잘 적응할 것 같아?] 이 정도면 될까? 하지만 너무 딱딱한 메시지가 아닐까. 그렇게 고민을 하며 그녀는 괜히 핸드폰 화면을 톡톡 손가락으로 두들겼다. 하지만 그 이상 뭔가를 말해보려고 해도 영 떠오르는 문구가 없었다. 어떻게 지냈어? 라던가 혹시 이거 기 기억나? 라는 식으로 톡을 보내긴 또 엄청 애매했으니까.
"전부 다 그 바보 때문이야.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확 돌아와선."
괜히 토라진 목소리를 내며 그녀는 다시 톡 내용을 바라봤다. 그리고 싹 지운 후에 고민을 하다 [우리 다온이 뭐 해? 심심하면 누나가 놀아줄까?] 라는 문구를 완성했지만 곧 고개를 저으면서 다시 싹 지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벽이 없잖아. 걔는 나 완전히 어색해하던데!! 괜히 속으로 짜증을 내면서 그녀는 다시 메시지를 작성했다. [지금 뭐 해? 힘든 일 있으면 얘기해. 도와줄테니까.] 그 톡을 바라보며 이 정도면 좋을까 생각을 하며 그녀는 전송 버튼을 눌렀다. 물론 그것을 상대가 바로 읽을진 알 수 없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단지 읽고 무시만 안 하면 되는 거니까. -
174 다온 - 지은 (qMlHCdX4Qc) 2020. 8. 3. 오후 6:37:32자신이 언제부터 과거에 소홀했는지, 다온은 고민했다. 분명 도시로 간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시골에 남아있을 친구들에게 연락을 꼬박꼬박하기로 마음 먹었던 그였지만, 도시에 가고 나서부터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그로서도 제대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지 못 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사실 그때, 시골의 친구들이나 부모님께 제대로 하소연이라도 했었다면 분명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미 늦은 후회나 다름없었다.
어찌되었든 자신은 다시 시골로 돌아왔고, 아주 우연하게 면접을 보러간 과수원에서 과거의 소꿉친구를 만났다. 분명 흐릿한 기억 속에서는 둘이서 항상 붙어다녔던 것 같은데, 막상 눈 앞에서 그 아이를 마주하니 그 자리에는 어색하게 그 아이를 대하는 한심한 자신만이 남아있었다. 과연 그것이 어색해서 그런 것이었을까? 물론, 어색한 것은 사실임에 틀림없었다. 10년이나 제대로 연락도 하지 않았고, 찾지도 않았으니까. 오히려 아는 척을 해준 그 아이에게 감사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겠지. 자신도 어색할텐데 그렇게 친근하게 대해주던 모습은 그로서도 고마울 따름이었으니까. 다만, 그는 자신이 어색하게 군 것이 그저 오랜 시간동안 떨어져 있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저, 부끄러운 것이었다. 어엿하게 과수원을 이끌고 있는 소꿉친구와 다르게 자신은 도시에서 도망쳐 온 것 뿐이었으니까. 두사람이 걷는 길은 너무나도 다른 것처럼 보였다. 꿈과 목표를 정한 체 곧게 나아가는 지은과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면서 그저 이리저리 방황하는 자신은 너무나도 그 높낮이가 달랐으니까. 그렇지만 이대로 어색하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일을 같이 하게 되었기도 했고, 조금이라도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침대나 변변한 가구 하나 없는 방에 담요 하나 깔아둔 체 누워서는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러니까... 어, 지금 뭐 해? 내가 맛있는 거라도 사줄까? "
메세지 창에 중얼거리듯 말하며 입력하던 그는 이내 이건 아니라는 듯 고개를 홱 저으며 다급하게 지움 버튼을 눌러 입력했던 메시지를 지운다. 정말이지, 좀 더 제대로 된 말을 떠올리지 못하는걸까? 다온은 그렇게 자신을 채찍질하며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원래 다온은 문자를 할 때에도 그다지 길게 고민을 하거나 주절주절 늘어놓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필요한 정도로만 간단하게 작성해서 보내던 그가 지은에게는 왠지 모르게 조심스러워 하고 있던 것이다.
" 뭐 하고 있어? 심심하면 이야기라도 할래? "
고심끝에 꺼내든 메세지가 고작 이정도라는 사실에 절망하면서도 심호흡을 하며 다온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뜨며 메세지 전송 버튼으로 손을 가져갔다. 미치도록 어색한 관계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이 어색한 관계에서 한발자국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망설이던 손가락을 꾹 눌러 전송 버튼을 누른다. 톡에 메세지를 보낸 순간 갑작스레 진동이 울리자 누워서 휴대폰을 올려다보던 다온은 화들짝 놀라 휴대폰을 얼굴에 떨어트린다.
" 아얏... "
휴대폰이 떨어진 코를 부여잡으며 아픈 듯 소리를 내던 그는 이내 메시지 창에 보낸 시각이 자신의 것과 동일한 소녀의 메세지를 보며 놀란 눈을 한 체 그저 숨을 들이마실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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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지은 - 다온 (KUwpKARhTA) 2020. 8. 3. 오후 7:08:12"응?"
자신이 톡을 보내는 것과 비슷하게 톡이 도착하는 것을 바라보며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바라봤다. 뭐야? 벌써 답톡이 왔어?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은 물론 알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방금 막 보낸 톡에 바로 답장이 오겠는가. 거의 보내자마자 바로 온 상황인데 아무리 그래도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심심하면 이야기라도 할래? 라는 문장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괜히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
이 문장에 답을 해야할까? 아니면 저쪽에서 답을 하는 것을 기다릴까. 그런 고민을 할 필요 자체가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이런 일이 벌어지면 우선 행동하고 보는 스타일이었다. 괜히 심리전을 할 필요도 없었고, 이런 상황에서 밀당같은 것을 할 이유도 없었다. 애초에 자신은 그런 것이 잘 맞지 않았고 밀당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녀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일이었으니까. 그런 자존심을 세워봐야 뭘 하겠어. 그런 생각을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해야 더 맛있는 사과를 딸 수 있을지가 더욱 중요했다.
[이래보여도 과수원 원장으로서 심심할 일은 잘 없는데? 혹시 원장은 아무 것도 안하고 위에서 일만 시킨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 하지만 지금은 할 거 없으니 심심한 거 맞아.]
빠르게 자판을 톡톡 두들기며 그녀는 전송 버튼을 꾹 눌렀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고 그녀의 두 손가락은 빠르게 톡톡톡 자판을 두들기며 다음 메시지를 만들었다.
[그건 그렇고 내 방에 몰카라도 설치했어? 어떻게 이렇게 내가 보내는 타이밍에 톡을 보냈대? 설마 기껏 찾아온 소꿉친구를 신고해야 하고 그런 거 아니지?]
짓궂게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전송을 하면서 그녀는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심심하니까 적당히 이렇게 시간이라도 보내볼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괜히 웃었다. 그냥 톡으로 하면 이렇게 태연하게 대할 수 있는데. 그렇게 보면 심리적 거리가 그렇게 먼 것은 아닐까. 그렇게 그녀는 생각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편하냐면 그것은 아니었기에 괜히 그녀의 심정은 복잡했다. 역시 시간이란 엄청나구나. 그저 그렇게 생각하며. -
176 다온 - 지은 (qMlHCdX4Qc) 2020. 8. 3. 오후 7:21:37무언가 주르륵 흐르는 느낌이 나자 다온은 코 밑을 살살 매만져본다. 붉은 피가 나오는 것을 확인한 그는 한숨을 푹 내쉬며 휴지로 대강 코피가 나는 코를 막고선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린다. 자신이 놀라서 휴대폰으로 코를 학대하는 동안 지은에게서 답장이 오는 듯 진동이 울렸기 때문이다. 특별한 대답은 아니었지만 금방이라도 코 앞에서 지은이와 이야기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쾌활한 느낌의 문자에 그는 살짝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였다.
[ 뭐, 다른 과수원 사장님들이라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너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너는 직접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거든. 그나저나 심심한 것 맞네..! 아닌 척 하기는. ]
편안한 분위기로 온 메세지를 보며 키득거리며 웃어보인 그는 익숙하게 자판을 두드려 메세지를 보내곤 이어서 온 메세지를 확인한다. 몰카라니, 그것도 소꿉친구 몰카라니. 정말이지, 이세상에 10년만에 만난 소꿉친구한테 그럴 배짱이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한걸까. 아니, 세상은 워낙 넓으니까 없을거라고 단정은 못 하지만 애초에 자신은 지은이 머물고 있는 곳이 어딘지도 정확히 알지 못했으니까 그저 단순한 농담이었다.
[ 그런건 집이 어딘지 소개나 시켜주고 말해야 하는거 아니야? 난 내가 면접보러 간 곳 사장님이 내 소꿉친구일거라고 상상도 못한 사람이거든. 요 몇년새 본 공포영화 보다도 더 놀랐다니까. ]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 하는 것보다는 편안한 감정이 느껴지자 부드러운 눈으로 메세지를 보낸 체 톡을 본다. 진짜 얼굴을 맞대고도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좀 더 예전처럼 자신이 그녀를 다정하게, 친근하게 대해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소망을 갖으면서도 어느샌가 깃들어버린 부정적인 생각이 그를 깎아내려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그는 괜한 생각이 떠오르는 머리속을 비우려는 듯 고개를 휙휙 저으며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였다.
[ 너, 솔직히 말해서.. 나인거 알았을때 완전 어색하고 막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지? 어색해 죽겠어서 막 꿈이었으면 싶었을 것 같기도 한데. 아니야? ]
문자로는 조금이나마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지 다온은 조금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가기로 마음 먹은 듯 메세지를 보내곤 침을 꿀걱 삼킨다. 보내놓고도 혹여 ' 더이상 아는 척 하지 말자. ' 같은 대답이 돌아올까 무서운 듯 가슴팍에 휴대폰을 내려놓은 체 눈을 꼭 감아버린다.
// 확실히 톡으로 말하는게 조금 편한 때도 있지..! -
177 지은 - 다온 (KUwpKARhTA) 2020. 8. 3. 오후 8:09:27연속으로 들어오는 톡을 바라보며 그녀는 손을 더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일까 했지만 어색해 죽겠어서 막 꿈이었으면 싶었을 것 같기도 한데 라는 문구에 특히 그녀의 시선은 고정되어 있었다. 그 문구를 바라보며 그녀는 드러누운 몸을 이르킨 후에 가만히 노려보듯이 바라보면서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누가 어색해 죽겠다는 건지. 물론 어색하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닌데?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괜히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어 가만히 있던 두 손을 천천히 움직인 후에 그에게 톡을 작성했다.
[어라. 아무리 소꿉친구라도 일단 고용주인데 그런 말을 막 해도 되나 몰라? 실제로 그러니까 일하러 나오지 마. 라고 내가 보내면 어쩌려고 그러실까?]
물론 톡은 그렇게 전송했지만 딱히 그를 해고하거나 할 생각은 그녀에겐 없었다. 물론 그가 일을 정말로 심각하게 못하거나, 노력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면 가차없이 해고하겠지만 적어도 아직 그는 일을 시작하지 않았고 자신의 옛 친구에게 그렇게 매정하게 할 생각은 그녀에겐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편하게 해줄 마음도 없었다. 일은 일. 우정은 우정이니까. 하지만 그 우정이 괜히 멀게 느껴져서 그녀는 괜히 심통어린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누웠다.
[말해두는데 어색해보이는 표정은 네가 더 심했거든? 그리고 어색해도 어쩔 수 없잖아. 누구 탓이야. 누구 탓.]
괜히 그에게 살며시 책임을 떠맡기면서 그녀는 괜히 소리없이 웃었다. 이렇게 보면 뭔가 정말로 예전처럼 대화를 하는 것 같긴 했지만 사실 예전의 일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잘 지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확하게 떠오르는 것은 또 아니었으니까.
[있잖아. 왜 갑자기 돌아왔어?]
이어 그녀는 그렇게 질문을 하나 가볍게 던졌다. 딱히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소식이 조금도 없던 이가 갑자기 돌아온 것은 그녀에게 있어 조금 궁금한 일이었다. 도시로 간 이들이 다시 여기로 오는 경우는 드물었으니까. -
178 다온 - 지은 (2mkoY1kSg2) 2020. 8. 3. 오후 8:30:15[ 어, 그러면 바로 무릎 꿇고 간절히 빌어야지. 고용주님 제가 주제도 모르고 그만... 이러면서. 아마 어떻게든 묻고 물어서 집 앞으로 가서 동네가 떠나가라 용서해달라고 외칠지도 몰라. ]
지은이 보낸 메세지를 본 그는 피식 웃으며 자연스레 자판으로 손가락을 옮겨 빠르게 답장을 했다. 가진거라곤 아무것도 없는 다온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었다. 얌전히 빌어서 용서를 구하기. 그것말고 일하러 오지 말라는 사장님에게 다온이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는가. 물론 저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고, 그렇다고 일을 대충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장난에는 장난으로 받아치는 다온이었다.
[ 내가 그래서 도시에서 학교 다닐 때, 연극부에 들어갔다가 퇴짜 맞았어. 너 연기 진짜 못 한다고. 그래서 얼굴에 다 들어났나봐. 한번만 봐줘. 출근할 때는 진짜 반가운 미소, 여유로운 미소 '연습'해서 갈테니까. (웃는 이모티콘)]
자신에게 슬쩍 책임을 전가하는 메세지를 본 다온은 아니라고 부인할 수는 없었다. 좀 더 자신이 친근하게 대했다면 좀 더 나은 모습이 될 수도 있었을테니까. 그저 그 부분은 편히 누워서 쉬고 있는 지금도 지은에게는 미안할 따름이었다. 그래서 다음번에, 첫 출근을 할 때는 지은에게 좀 더 편안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물론 일은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었기에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 ... 글쎄. ]
미소를 띈 체 톡을 보고 있던 다온은 지은의 질문을 보고는 미소가 옅어졌다. 모든 것을 내려두고 돌아온 이유. 괴로움과 절망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던 도시에서의 자신을 떠올리던 다온은 문득 이렇게 웃어본 적이 언제인가 싶었다. 돌아온지 얼마나 됐다고 웃음이 자연스럽게 나오는걸까. 다온은 눈을 잠시 질끈 감은 체 손가락을 멈추었다. 무언가 망설이는 듯, 고민하는 듯 한동안 자판을 만지지 않던 그는 천천히 눈을 뜨고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 힘들었거든. 하루하루가. 그리고 그리웠어, 고향이. 너도 그렇고, 다른 아이들도 그렇고,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도. 그래서 반은 충동적으로 돌아왔어. 아예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온 건 아니지만. ]
메세지를 보내고 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이내 틈을 놓칠세라 자판을 더 누른다.
[ 기왕이면 너한테도, 다른 친구들한테도 자랑할만한 녀석으로 돌아오고 싶었는데, 그건 좀 힘들더라. 그래도 기뻐. 너를 이렇게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솔직히 어색함도 있었지만, 진짜로 기쁘기도 했어. 잘 살고 있었구나. 좋은 일이 가득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연락 안한 건 정말 내가 할 말이 없지만 말이야.. 이건 일을 열심히 하는 걸로 갚는 걸로 할게. 믿어줘 (엄지척 이모티콘)]
다운은 길고 긴 문장을 적어서 보내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과연 이런 메세지로 온전히 자신의 마음이 전해질까? 그건 너무나도 욕심이라는 걸 알기에 조금이나마 지은에게 자신의 미안함이 전해졌기를 바랄 뿐이었다. -
179 지은 - 다온 (KUwpKARhTA) 2020. 8. 3. 오후 8:41:43[부끄럽게 무슨 짓이래? 진짜 그러면 정말로 해고할거야. 진짜 하지 마. 완전 소름 돋아.]
물론 진지한 답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정말로 그가 그런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니 절로 그녀의 몸에 소름이 돋았는지 그녀는 저도 모르게 몸을 살며시 떨었다. 자신의 집을 찾아와서는 온 동네가 떠나가라 빌다니. 다음 날, 마을에서 무슨 소리가 들릴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어우. 작게 신음소리를 내며 그녀는 다시 한 번 몸을 떨었다. 물론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날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답이 그렇게 나온 이상 절로 그렇게 떠오르는 것은 저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이 보이자 그녀는 다시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힘들었고 반 충동적으로 돌아왔다고 말을 하지만 그 말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은 그녀 입장에선 힘들었다. 고향이 그립고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아이들까지 그립다고 말을 하지만 그럼에도 연락 한 번 없었던 건 다름 아닌 그였다. 힘드니까 겨우 생각이 난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진심으로 그리운 것이 맞을까.
조용히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뭔가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은건지, 아니면 다시 인정을 받고 싶은건지. 그가 쓴 문장을 다시 읽어보다 그녀는 두 손가락으로 톡톡 자판을 치면서 보낼 톡 내용을 완성했다.
[잘 살고 있었냐고 물으면 나는 늘상 살던 일상을 산 것 뿐이라서 애매하네. 하지만 못 산 것은 아니니까. 아무튼 화 안 낼 거니까 그렇게 내 기분을 맞추려고 할 필요없어. 솔직히 그런 말들을 들으면 나도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거든. 물론 친한 사이였지만 이미 엄청 오래전 일이잖아. 사실... 널 봐도 그때의 기분은 잘 안 느껴져. 물론 반갑고 다시 돌아온 것은 기쁘지만 그 이외에는 그냥 그랬었지 정도의 심정이야.]
반가운 것은 사실이고 친구가 돌아온 것이 기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상의 뭔가를 느끼냐. 가슴이 벅차냐라고 물으면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과거에 친한 친구였다고 한들, 자신에게 있어서 그는 갑자기 돌아온... 조금 낯선 존재 같았으니까. 그저 어느 정도 기억만 할 뿐. 그저 그 뿐이었다.
[조금 매정하게 느껴졌으려나. 하지만 미안해. 정말로 그래. 그러니까 굳이 내 신뢰를 사려고 한다거나 그러지 말고 그냥 원래의 너로 행동해줬으면 해. 그게 너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편할 것 같거든. 아. 하지만 그렇다고 친구였던 사실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건 아니야. 그냥 지나간 시간은 인정하자는 거야.]
아무래도 그게 조금 더 나을테니까. 자신은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은 잘 못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그를 대하는 태도는 역시 그것이 고작이었다. 한 번도 연락이 없었던 친구. 그렇기에 그저 기억 속에서의 존재. 어릴 적의 이미지를 그대로 찾아볼 순 없었다. 정작 자신도 어릴 때와는 너무 다르게 변해왔으니까. -
180 다온 - 지은 (yjS.lxjeaY) 2020. 8. 3. 오후 9:05:17[ 하지 말라니까 안 할게. 말은 잘 듣거든. ]
돌아온 대답에 다온은 가볍게 웃으며 대꾸했다. 그럴거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자신이 말한 정도로 행동을 하기엔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그런게 지금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으니까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웃어보였다.
[ 뭔가 오해하는게 있는 모양인데, 나는 너한테 잘 보이려고 애를 쓴다던지 하는건 아니야. 오랜만에 만났을 때부터 내가 말하는 것에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렴풋하게 느껴져서 하는 말인데, 너한테 뭔가 꿍꿍이가 있어서 아부를 한다던지, 어떻게든 좋게 보이려고 노력하는게 아니야. 그저 나는 너와 친구였고, 그 친구였던 기간이 길었으니까 서로 편해지려고 하는 것 뿐이지. ]
딱히 매정하다거나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자신이 지은에게 점수를 얻으려고 한다는 것처럼 메세지가 느껴졌기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킨 다온이 답장을 보낸다. 답답했다. 그런 의도라고는 없었는데 그저 자신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신뢰를 얻으려고, 점수를 얻으려고 한다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다온은 몸을 일으켜 창문을 열었다. 답답한 마음이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자 조금 나아지는 듯 했다.
[ 믿어달라는건, 그러니까 네 과수원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으니까, 어찌됐든 친구라는 입장에서 믿어주는 걸로 해서 일을 시작하게 된 상태니까 믿어달라고 한 것 뿐이야. 너한테 신뢰를 강요하려고 말한 것도 아니고 그냥 직원으로서 한 말이지. 원래의 나라니.. 원래의 나라는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어. 지금의 나는 원래의 내가 아니라는 말 같이 느껴지네. 이게 지금의 나인걸. 너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10 년의 시간을 무시하자는 것도 아니고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아. 그러니까.. ]
자꾸만 마음 속에서 뭔가 솟아나는 것 같아서 메세지를 입력하고 보낸 다온은 창틀을 잡고 천천히 주저앉듯 앉아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지러웠다.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잠시 숨을 고르던 다온은 천천히 메세지를 마저 입력했다.
[ 내 이름은 이다온, 26살이고, 여기서 살다가 도시로 이사를 간, 친구한테 연락도 제대로 못한 녀석이야. 돌아온지는 일주일도 안 됐고 곧 과수원에서 일을 할거야. 취미는, 그러니까 전공은 미술이고 풍경화를 주로 그렸어. 좋아하는건 매운음식, 싫어하는건 추운거. 키는 180cm에 솔직히 운동은 즐겨하는 편은 아니야. 솔직히 고향의 지리도 헷갈려서 혼자 어디를 돌아다니지도 못하겠어, 지금은. 완전 곤란해. 집에 침대도 하나 없거든? ]
자신의 인적사항을 주절주절 늘어놓은 다온은 이내 짧은 메세지를 덧붙여 보낸다.
[ 그러니까 앞으로 잘 부탁해요. 제 친구가 되어주세요.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 -
181 지은 - 다온 (KUwpKARhTA) 2020. 8. 3. 오후 9:22:26그가 하고자 하는 말은 문자로 어느 정도 전해졌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무슨 말을 해야할까? 눈을 감으며 그녀는 생각을 정리하려고 했다. 자시니 그를 믿지 않는 것처럼 전해졌을까? 굳이 믿어달라는 내용을 보낼 정도로? 굳이 그렇게 말을 해야 하는 것일까? 행동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면 안 된 것일까? 아니면 도시에선 굳이 믿어달라고 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냥 자신이 매정한 것일까? 복잡한 생각이 들어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기에 괜히 조금 더 낯설게 느껴졌다. 정말 오랫동안, 진짜로 오랫동안 보지 않았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굳이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을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갚겠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 책임을 그렇게 지겠다는 말로밖에 안 들리잖아. 그런 것보다 그냥 자연스럽게 대해줘. 지금 그러는 것처럼.]
명백한 사고의 차이. 그것이 조금 비틀리는 것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아니. 자신이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다가 다시 시작해보자는 그 말에 그녀는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결국 작게 웃으면서 두 손가락을 톡톡톡 움직이며 자판을 쳤다.
[있잖아. 친구로 여기지 않은 적은 없거든? 아무튼 좋아. 나는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리 좋아하지 않아. 넌 옛날에 나랑 정말 친했던 친구! 그리고 다시 돌아온 애. 그걸로 충분해! 물론 지금 당장 완전히 친해져라고 하면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그건 서로 잘 지내보면 어떻게든 될거야! 한 번 친하게 지냈는데 두 번은 못하겠어?]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면서 그녀는 조금 더 편하게 침대에 누웠다. 푹신한 베게가 기분이 좋은지 괜히 배싯 웃으면서 핸드폰을 더 바라보다 그녀는 웃으면서 톡을 하나 더 보냈다.
[참고로 나는 친구는 부탁해서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친구는 자연스럽게 되는 거야. 옛날도, 그리고 지금도. 어색하면 그 거리감은 다시 잘 지내면서 좁혀보자. 어떻게든 될거야. 난 그렇게 믿어.]
//여기서 확실하게 두 사람의 생각차이가 확 나는구나. 다온이의 입장도 너무 잘 전해지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지은이가 괜히 미안하다. ㅠ -
182 다온 - 지은 (twjakfyF2.) 2020. 8. 3. 오후 9:36:48[ 그, 드라마 같은데에서 이렇게 말들 하던데 영 아닌가. ]
생각의 차이가 느껴지는 것을, 살아온 환경이 달라서, 자라온 삶이 달라서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다온은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이어서 보내오는 수많은 답장들에 생각에 잠긴 듯 머뭇거리다 옅은 미소를 지으며 짧은 답을 보내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겪었던 그 어둡기 그지 없는 일들을 지은에게 털어놓고 싶지 않았다. 살면서 그 누구에게도 뱉어내지 않았던 그 기억들은 오로지 자기 마음 속에 밀어넣어 가둬두고 싶었으니까.
[ 그나저나 예전에는 되게 조용하고 얌전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정반대라서 솔직히 좀 놀랐다? 너도 내가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너도 내 입장에선 엄청 변한거 알지? ]
가벼운 분위기로 돌아가자. 친해지려면 무거운 말보단 가벼운 말로. 자신의 고통이나 고민은 오롯이 자기가 품어야 할 것들이니까. 지은에게는 그런 것 따위 없는 모습을 보여주자. 다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판을 두드린다. 어떻게 친구들과 놀았더라. 도시에선 늘 사람들에게 거리를 두기 바빴던 다온이었기에 꽤나 어색하고 서툴게만 느껴졌다. 그렇지만 왠지 이번 만큼은 쉽게 포기 하고 싶지 않았다.
[ 시간 되면 마을 구경이나 좀 시켜주라. 일하는 날에는 곤란할테니 쉬는 날에 말이야. 나 이것저것 필요한게 꽤 있거든. 가구라던지. 부탁해도 괜찮지? 물론 지은이, 네가 비는 시간이 있다면 말이야. ]
일단 친해지려면 자주 어울려야 한다는 사실 정도는 기억하는 다온이었기에 조심스레 약속을 잡을 수 있게 말을 던져본다. 횅한 자신의 방에는 짐이 담긴 캐리어만이 옷장을 대신하고 있을 뿐이었으니까. 겸사겸사 지은과도 어울려볼 시간을 만들어 보려는 다온이었다.
// 아무래도 지은이는 평탄하게 살아왔고, 다온이는 좀 굴곡진 삶을 살아서 그럴 것 같아. 다온이는 하도 사람들한테 데이니까 그러지 않으려고 애쓰는 타입이고, 지은이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이해하지 못 할 수 밖에 없지. 물론 앞으로 차차 나아지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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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지은 - 다온 (KUwpKARhTA) 2020. 8. 3. 오후 10:00:13[걱정되서 하는 말인데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 못하고 그런 건 아니지?]
아무리 그래도 드라마라니. 이건 생각도 못한 말이라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풋 하면서 웃고 말았다. 물론 지금 막 보낸 톡도 진심으로 걱정해서 보낸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 못하진 않을테니까. 물론 사람들 중에선 과몰입을 해서 구분을 못하는 이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친구가 설마 그럴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순수한 어린애들이라면 모를까. 그래도 성인인데. 그런 마음으로 그녀는 괜히 발을 동동 굴리면서 웃음을 겨우겨우 참아냈다.
[어때? 기억과 다르게 완전히 멋지게 변했지? 이제 더 이상 옛날처럼 누구 뒤를 졸졸 따라가는 애가 아니라 이 말씀! 마을 구경? 딱히 어릴 때와 차이는 없을텐데? 물론 아예 안 변한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급변한 것은 없지 않나 라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괜히 고개를 기울이며 생각에 빠졌다. 물론 돌아가신 어르신도 있고, 이사를 간 친구도 있고, 아예 텅 비어서 폐허처럼 되어버린 집도 있지만 마을의 분위기는 어릴 때와 그렇게 크게 변한 것은 아니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이 쭉 여기서 살아서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튼 딱히 상관없는데 정말로 나랑 가도 괜찮아? 어렸을 때 친구들도 남아있는데 걔들을 불러줄 수도 있어. 그러니까 남자들끼리 가는 게 좀 더 편할 수도 있잖아? 물론 내가 낫다면 그래도 상관없지만.]
많은 이가 떠났지만 그럼에도 떠나지 않고 남아있는 이도 있었다. 만약 그가 원한다면 그 애들에게 연락 정도는 해줄 수 있다는 의미로 그녀는 그렇게 톡을 전송했다. 물론 그래도 자신이 좋다면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안내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었으니까. 어차피 마을이 그렇게 크고 넓은 것도 아니고. 기왕이면 조금 변한 곳 위주로 소개를 하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아무래도 그런 환경 차이가 있으니까. 다온주가 생각한대로 지은이는 왜 굳이 이렇게까지 말하는거지? 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중이야. 도시에서 살아서 그런가? 식으로 막연하게 생각하는 느낌? 아무튼 그래! -
184 다온 - 지은 (C0b9ELiBxk) 2020. 8. 3. 오후 10:15:27[ 농담이네요, 농담. 정말이지~ 사람을 뭘로 보고~ ]
지은의 답장에 피식 웃어버린 그는 한숨을 포옥 내쉬며 답장을 보낸다. 어떤 표정을 지으며 이런 문자를 보냈을까 생각해보던 다온은 왠지 지은이라면 웃으면서 보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무실에서 본 지은은 분명 그럴 사람처럼 보였으니까. 유쾌한 사람, 분명 지은은 주변사람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고 다온은 생각했다.
[ 그래그래, 이젠 내가 네 뒤를 졸졸 따라다녀야 할 것 같아. 그나저나 10년이잖아, 10년.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어. 그러니까 둘러볼 필요는 있을거라구. ]
도시의 시간은 참으로 빨리 흐르곤 했다. 갑자기 건물이 들어섰다 사라지고, 새 도로가 만들어지고.. 그런 도시 속에서 살아온 소년은 자신의 고향 마을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조금이나마 바뀐 것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어렴풋이 대강은 알고 있었지만, 지은과 적당히 시간을 보내기엔 괜찮은 이유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지만.
[ 어.. 다른 애들을 만나는 건 좀 나중에 할까 싶어서. 그래도 제일 가까웠던 건 너였기도 하고, 나중에 좀 더 자리를 잡고 하면 만나볼까 생각 중이야. 너만 괜찮다고 해주면 그저 고마울 따름이지. 그러면 해주는 걸로 알고 있으면 되는거지? ]
다른 친구들을 만난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지은보다도 더 멀어진 아이들을 만난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이 가져다주는 부담감은 아직 다온이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그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지은과 좀 더 나아진 관계가 된 후에는 그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
// 서로를 알아가면서 그 간극은 점점 좁혀지게 되고! 간극이 좁아져서 맞닿는 순간 서로를 조금씩 이해할거라고 생각해! -
185 지은 - 다온 (KUwpKARhTA) 2020. 8. 3. 오후 10:29:08[아무리 그래도 스물 여섯이나 된 이가 졸졸 따라다니는 것은 별로거든? 어린애라면 모를까.]
물론 정말로 졸졸 따라다지니 않겠지만 굳이 그렇게 보내는 것은 나름 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서였다. 딱 장난스럽게 이런저런 장난을 치기에는 좋지 않겠는가. 애초에 그도 설마 정말로 졸졸 따라다닐 생각으로 그렇게 말할리가 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적어도 다시 본 그는 뭔가 어리광을 부리거나 남에게 의지하거나 의존하는 성격은 아닌 것 같았으니까. 그 점은 어떻게 보면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물론 자신의 생각이 맞을진 스스로도 알 길이 없었다. 어디까지나 예상만 할 뿐이었으니까.
[그래? 어차피 그렇게 하지 않아도 알아서 애들이 소식을 듣고 찾아갈 것 같은데. 알잖아. 이런 마을에서는 소문이 확 퍼진다는 거. 나중에 섭섭하다는 말 듣지 말고 먼저 찾아다니면서 인사드리는 것이 어때? 아. 물론 상관없어. 딱히 어려울 것도 없잖아.]
말 그대로였다. 딱히 어려울 것이 없었다. 마을 안내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려울까?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쭉 자란 마을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흔쾌히 승낙을 하면서 다시 침대에 좀 더 편하게 누웠다. 물론 잘 생각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침대 위에서 내려오는 것은 영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마치 애벌레가 꿈틀거리는 것처럼 좀 더 침대 속으로 파고들지만 그녀는 핸드폰을 조금도 떨어뜨리지 않았다.
[어딜 제일 먼저 보고 싶은데?]
당연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마을 전체를 하나하나 다 소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가 가장 가고 싶은 곳, 가장 보고 싶은 곳을 중점으로 소개를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그렇게 물었다. 물론 그가 지리를 잘 기억하고 있르지는 알 수 없었다. 모른다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태연하게 답을 기다렸다. -
186 다온주 (fFKzXY6w0c) 2020. 8. 3. 오후 10:34:49오늘은 여기까지 돌리고 킵해야할 것 같네..!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할 일이 있어서 11시 정도에는 자러갈 것 같거든. 문자로만 나누는 대화도 꽤 재밌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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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지은주 (KUwpKARhTA) 2020. 8. 3. 오후 10:45:48알았어! 그럼 여기서 킵하자! 오늘 일상 돌린다고 수고했어! 그리고 정말 재밌었어!! 잘 자! 다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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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다온주 (eDNHt03nGs) 2020. 8. 3. 오후 10:47:31내일 답레 들고 돌아올게! 지은주도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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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다온주 (lSwT4xpaTU) 2020. 8. 4. 오후 1:30:42점심에 갱신해두고 갈게! 현생 탓에 답레는 오후에 들고 올 것 같아. 이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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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1:47:49나도 잠시 갱신! 답레는 그냥 편할 때 올려줘! 현생이 중요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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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다온 - 지은 (AO66I4JXRI) 2020. 8. 4. 오후 5:38:13[ 졸졸 따라다니는게 싫다니.. 그럼 숨어서 쫒아다녀야하나. 이것도 그림이 이상한데. ]
자신과 별다를바 없이 농담을 보내는 지은의 메세지를 보며 다온은 작게 키득거렸다. 그래, 지금은 이정도로 만족하면 된다. 분명 이대로라면 충분히 두 사람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테니까. 물론 이 상황을 즐겨한다는 생각도 자신의 판단일 뿐이었지만, 지난번 마주 했던 지은이라면 즐기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마는 다온이었다.
[ 뭐... 그때는 부끄러웠다고 사실대로 말해야지. 정 신경쓰이면 너한테 슬쩍 부탁할게. 전화번호라던가 살고 있는 곳이라던가 알려달라고 말이야. ]
별 것 아닌 일이었지만, 그래도 준비된 모습으로 만나고 싶었다. 사실은 지은마저도 준비된 상태에서 만났다면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으니까. 물론 지은을 만났다는게 별로라던가 그런 의미는 아니었다. 그저, 조금 더 나은 친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일 뿐이었다. 지은이 신경쓰는 것과는 별개로 다온의 개인적인 만족감이었지만.
[ 학교랑 우리가 예전에 놀던 뒷산 같은 곳? 바로 떠오르는 곳은 그런 곳들 위주로 떠올라서. ]
친구들과 놀러다니던 곳들, 지은과 함께 열심히도 돌아다니던 곳들. 이 고향에서의 추억의 기반은 모두 그런 곳들 뿐이었으니까. 시내가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다온에게는 감흥이 없지만, 추억이 남아있는 곳들이 변했을거라 생각하면 묘한 아쉬움이 생겨났으니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두 눈에 추억 속의 장소들을 눈에 넣어두고 싶었다.
[ 돌아다닐때 목마를지도 모르니까 시원한 음료수는 저 이다온이 제공하겠습니다. (웃는 이모티콘)] -
192 지은 - 다온 (Pi9JzSVNnE) 2020. 8. 4. 오후 5:53:50[왜 그냥 평범하게 걷는다는 발상이 안 나오는 거야? 숨어서 쫓아다니기만 해 봐.]
그 메시지를 적는 그녀의 눈빛은 묘하게 뚱한 느낌이었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정말로 그렇게 하는 모습을 살짝 떠올린 탓이었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괜히 이런 메시지가 오면 생각을 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는 절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옛날에 이렇게 장난을 치면서 놀았던가? 생각을 해보려고 했지만 그 당시에 무슨 대화를 주로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표정을 찡그리다가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다시 두 손으로 톡톡톡 자판을 쳤다.
[뒷산? 알았어. 딱히 크게 변한 풍경은 없긴 하겠지만. 그래도 보고 싶다면.]
도시 사람들은 시골에 오면 자신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걷는 길도 힘들어한다는 말을 들은 것 같지만 어린 시절, 그도 다녔던 곳이었으니 크게 문제는 없겠거니 생각하며 그녀는 긍정의 의사를 보였다. 애초에 자신도 쉽게 다니는데 그라고 못 다닐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물론 그 예측이 맞을지 알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근거는 그저 어릴 적에 그랬기 때문이라는 거였으니까.
[그래? 그렇다면 부탁할게. 기왕이면 사과 주스면 좋을 것 같아.]
괜히 웃으면서 그렇게 메시지를 보낸 후에 그녀는 조금 더 꿈틀거리는 움직임으로 침대로 파고들었다. 그 상태로 엎드려서 핸드폰을 편하게 내린 후에 내려다보면서 그녀는 다시 메시지를 톡톡톡 입력했다.
[다음 주 네가 쉬는 날에 안내해줄게. 근무표는 출근하면 그때 봐.] -
193 다온 - 지은 (2WPc.uVk7U) 2020. 8. 4. 오후 6:13:56[ 농담이었습니다. 얌전히 따라다니는 걸로 할게. ]
헛기침을 한 다온은 바로 말을 바꿔선 얌전히 굴기로 마음 먹었다. 자신도 모르게 조금 들뜬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자제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뭐, 지은이 크게 신경을 쓸 것 같지는 않았지만 뭐든 조심하는게 좋은 것은 맞는 말이었으니.
[ 고마워, 덕분에 편하게 보러갈 수 있겠네. ]
흔쾌히 자신의 부탁을 받아들여주는 지은의 답장에 살며시 미소를 지은 다온은 진심을 담아 감사의 메세지를 보낸다. 자신의 약해진 체력이 걱정되긴 했지만, 그때보다 나이도 먹었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은 안일한 생각을 하면서. 그저 어릴적 기억에 의존해서 동네 뒷산의 난이도를 꽤나 낮게 생각한 다온은 미래의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모른체 그저 즐거운 듯 웃어보일 뿐이었다.
[ 사과주스.. 좋아, 유기농 사과주스로 사갈테니까 맡겨줘. ]
이런 곳에 돈을 쓰는건 마다하지 않는 다온이었기에 이따가 연락이 마무리 되면 괜찮은 주스가 있나 알아볼까 싶었다. 아무튼 약속도 잡았고, 한걸음 더 발전한 느낌이 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한 그는 천천히 답장을 보낸다.
[ 알았어, 근무표 확인할게. 이렇게 시간 내줘서 고마워. 덕분에 많이 웃었어. ]
아무것도 할 생각 없이 그저 누워있기만 하던 때보다 활기가 도는 것이 느껴진 다온은 메세지를 보내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누워있는 방 외에는 따로 청소를 해두지 않았기에 미루지 말고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왠지 없던 의욕이 살아난 것 같아 묘한 느낌을 받으며 천천히 메세지를 덧붙여 보낸다.
[ 그럼, 출근해서 보자. 푹 쉬고.] -
194 지은 - 다온 (Pi9JzSVNnE) 2020. 8. 4. 오후 6:37:23[그냥 평범하게 동네 슈퍼에서 파는 사과 주스나 사 줘. 무슨 유기농이래.]
아무리 그래도 유기농은 조금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그렇게 자판을 쳤다. 물론 유기농을 사 준다면 몸에는 좋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받는 입장에선 조금 애매한 느낌이었다. 애초에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니고, 그냥 안내를 해주는데 유기농 사과 주스를 받기에는.. 조금. 물론 굳이 사준다면 거절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자신의 입에는 슈퍼에서 파는 그런 것이 더 잘 맞았기에 그녀는 그렇게 메시지를 완성한 후에 전송 버튼을 꾹 눌렀다.
출근해서 보자. 라는 그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메시지를 전송했다. [그래. 출근해서 봐. 푹 쉬어. 너도.] 그렇게 메시지를 완성한 후, 그녀는 꾹 전송 버튼을 눌렀다. 곧 톡이 전송된 것을 확인한 후, 그녀는 핸드폰을 손에서 놓은 후에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럼 슬슬 씻고 푹 쉴까. 내일도 일해야 하고."
창밖에서 보이는 저 너머의 과수원이 그녀의 눈에 정말로 평화롭게 비쳤다. 실제로 평화로운 분위기이긴 하지만 아마 당분간 날씨도 좋을 것 같기에 더더욱 그 평화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내일은 조금 더 빨리 출근해서 여기저기를 둘러볼까. 그저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자신의 방을 나가 샤워실로 향했다. 푹 쉬기 전에 샤워를 마치고 싶었으니까.
//상황상 이렇게 막레를 하면 될까? -
195 다온주 (rYfv4oJ40c) 2020. 8. 4. 오후 6:39:37고생했어, 지은주! 막레로 하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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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7:13:47알았어! 그럼 저것을 막레로 할게!! 일상 수고했어! 다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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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다온주 (/OBFvUqUOY) 2020. 8. 4. 오후 7:21:50일단 약속 하나 잡는데 성공했네. 다온이가 헥헥거리는 모습을 보고 지은이가 갸웃하는걸 볼 수 있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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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7:23:38확실히 그런 장면이 나올 수도 있겠네! 지은이가 거기서 무슨 말을 할지는 역시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아무튼 저녁은 좀 먹었어? 난 막 먹은 상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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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다온주 (2YBRVtEpwI) 2020. 8. 4. 오후 7:40:29나는 이제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어. 맛있는걸로 먹었으려나?
지은이의 반응을 보는게 하나의 즐거움이 되고 있어. 서로의 생각의 차이가 좁혀지는것도 보고 싶고! -
200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7:52:45그냥 집에 있는 것들로 가볍게 먹었지! 물론 엄청 맛있었어!!
지은이의 반응을 보는 것? 그렇다면 다행이야! 아무래도 처음에 구할 때 다른 환경에서 자랐기에 반응이 다르거나 생각이 다르거나 하는 그런 모습들을 좀 더 보고 싶었거든. 아무리 친하게 지냈다고 해도 살아온 환경이 다르면 결국 가치관이나 생각이 달라지기 마련이니까. -
201 다온주 (PtKZx1Jcuc) 2020. 8. 4. 오후 8:38:53잘 먹었다니 다행이네.
그렇지, 지금도 서로 생각하는게 완전 다르니까 말이야. 지금 다온이는 뭐라고 해야할까.. 맞아, 구겨진 종이같은 상태야. 구겨져서 동그랗게 말린 종이! -
202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8:53:00구겨져서 동그랗게 말려있다니. 그럼 이 마을이 다시 다온이를 펼친 후에 다리미질을 해서 짝 펴야겠는걸? 그래도 고향이니까 그 정도 역은 해줄 것 같아!
아무튼 그럼 자연히 다음 상황은 약속이 잡힌 그런 날이 되는걸까? 사실 과수원 일은 너무 메인으로 가면 복잡해질 것 같아서 그냥 가볍게 일상 소재 한 번 정도는 괜찮을 것 같지도 모르지만 너무 깊게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구. -
203 다온주 (/FSeN9Go..) 2020. 8. 4. 오후 8:55:23안그래도 진행하면서 서서히 펴지는 걸 생각하고 있어. 지은이를 보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과수원 일상은 음! 뭐라고 해야하지 일상에 있어서 양념처럼 중간중간 첨가만 되어도 좋을 것 같긴 해. 아니면 그저 과수원이 배경 정도만 된다던지 말이야. 배경으로 써먹기 좋은 곳인 것 같기도 해서. -
204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8:59:52딱 그 정도가 좋을 것 같아. 사실 과수원 일을 하는 애로 설정하긴 했지만 내가 과수원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까지 자세하게 아는 것은 아니어서. 그래서 딱 양념 정도면 괜찮을지도!
아무튼 사과 농사가 잘 되면 직원들에게 직접 재배한 사과를 한 박스까지는 선물해주지 않을까 싶어. 거기에 보너스도! -
205 다온주 (/FSeN9Go..) 2020. 8. 4. 오후 9:01:40하긴 진짜 일하는 사람이 아니면 잘 알기는 힘드니까. 양념 정도로 생각하자. 사과 한박스 ! 직원 복지도 좋은 것 같네.
다음 일상은 그러면 아무래도 둘러보러 가는 일상이 되려나? -
206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9:07:24과수원 일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육체 노동이 많이 필요할텐데 복지라도 좋지 않으면 다 도망칠 것 같은걸! 사실 지은이 같은 경우는 그런 계산적인 것보다 일을 열심히 했으니 그만큼 많이 준다.. 에 가깝지만. 막 복잡하게 생각하는 그런 아이는 아니라서!
아무튼 그러면 되지 않을까? 그냥 적당히 둘러보고 잡담 나누는 일상 정도? -
207 다온주 (hJcb9qUAX2) 2020. 8. 4. 오후 9:11:22음, 그러면 될 것 같아. 아마 그런 일상이 될 것 같네. 중간에는 지쳐서 다온이가 헥헥거릴 것 같긴 하지만 말이야. 다음 일상도 재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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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9:33:26그 모습을 보면서 지은이가 뭐라고 할 지는 차후의 즐거움으로! 아무튼 나도 재밌을 것 같아! 사실 일상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어지간하면 즐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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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다온주 (hJcb9qUAX2) 2020. 8. 4. 오후 9:37:26안그래도 지은주는 즐거워 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 혹시 재미가 없으면 어쩌지 싶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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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9:42:51음.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사실 너무 걱정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걸. 사실 잡담을 하면서도 아주 조금 희미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렇게 걱정을 너무 하진 않았으면 해. 사실 아무래도 그렇게 되면 조금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기도 하고.. 다온주는 1:1이 부담이 되거나 조금 힘들 것 같거나 그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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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다온주 (mSSBSEzGUE) 2020. 8. 4. 오후 9:45:29부담되거나 그런건 아니야. 그냥 내가 잔걱정이 많은 편이라 그래. 크게 걱정하거나 그런건 아니고 둘 다 기왕이면 즐겁게 돌렸으면 하는거니까. 지은주가 아니라면 나도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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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9:51:30그렇다면 다행이긴 하지만 그런 걱정어린 생각은 조금 놓아도 좋지 않을까 싶어. 나는 불편하거나 힘들면 바로바로 이야기하는 스타일이거든. 지금처럼.
사실 서로 맞춰가는 것은 좋긴 하지만 그게 지금같은 표현이 되어버리면 아무래도 내 쪽에서는 조금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나는 즐겁게 돌렸는데 혹시 내 표현 중에서 뭔가 실수가 있었던걸까? 하는 식으로 말이야. 갑자기 재미가 없으면 어쩌지라는 말이 되는 거니까. 차라리 걱정이 되거나 그러면 직접 물었으면 해. 그러면 그냥 의견을 묻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
213 다온주 (mSSBSEzGUE) 2020. 8. 4. 오후 9:53:45알았어 앞으로는 그렇게 하도록 할게. 지은주가 딱히 그런 건 없다고 했으니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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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9:59:10애초에 내가 구하기도 했고 나는 재밌게 즐기고 있는걸! 그러니까 돈 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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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다온주 (d.x/oVz0kE) 2020. 8. 4. 오후 10:00:55오케이, 돈워리! 다음 일상은 느긋하게 내일부터 시작해보도록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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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10:06:52그러는 것이 좋겠지? 다온주도 슬슬 잘 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고. 물론 오늘도 슬슬 가는진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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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다온주 (vivkLofTPw) 2020. 8. 4. 오후 10:14:37오늘까진 아마 11시 전엔 자러갈 것 같아. 이래저래 갑자기 생긴 일들이 좀 있어서.. 평일에는 다들 바쁘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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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10:19:06그렇구나.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잘 해결되길 바랄게!! 평일이 지나면 주말이 또 찾아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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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다온주 (vivkLofTPw) 2020. 8. 4. 오후 10:21:40막 중요한 일이거나 그런건 아닌데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할 일이라서 말이야. 요즘 같이 비 많이 올 때는 좀 곤란하지..ㅠㅠ 그래도 고마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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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10:26:32중요한 일이건 중요하지 않은 일이건 일단 일은 일인걸. 중요하지 않으면 번거롭지 않은 것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고생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그런만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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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다온주 (vivkLofTPw) 2020. 8. 4. 오후 10:30:49격려 고마워! 그러면 지은주, 내일 보자! 또 재밌게 일상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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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지은주 (Pi9JzSVNnE) 2020. 8. 4. 오후 10:35:02응! 잘 자!! 하루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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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지은주 (PkbqEq1c.2) 2020. 8. 5. 오전 11:22:16오늘도 날씨가 엄청나게 덥네. ㅠ 아무튼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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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다온주 (wSX/zy0JVw) 2020. 8. 5. 오후 7:26:32오늘은 일이 좀 생겨서 늦게 올 것 같아! 미리 말해두고 다녀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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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지은주 (PkbqEq1c.2) 2020. 8. 5. 오후 8:06:50밥을 먹고 오니까 다온주의 레스가 있었구나! 응! 현생 잘 챙기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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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다온주 (/oi.TiD/9U) 2020. 8. 6. 오후 12:48:32갱신! 저녁에 또 일상 돌리자! 점심 잘 챙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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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3:54:56오늘은 좀 빠르게 갱신!! 날씨가 너무 덥다. 비도 오고 습기도 높고.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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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다온주 (pMgIGt8SfA) 2020. 8. 6. 오후 5:05:26갱신할게! 후덥지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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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5:16:50그러게 말이야. 완전히 더운 것 같아. 암튼 안녕! 다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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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다온주 (pMgIGt8SfA) 2020. 8. 6. 오후 5:34:17어서와, 지은주. 주말이 보이기 시작해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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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5:46:12주말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주말은 주말대로 약속이 잡히는 날이니까. 그래도 평일보다는 낫긴 해! 아무튼 너무 덥다!! ㅠㅠㅠㅠ 무대의 시골마을에 가서 살고 싶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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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다온주 (pMgIGt8SfA) 2020. 8. 6. 오후 5:52:44아무래도 널널하니까 평일보다야 나은 편이지. 사실 요즘 시기에 시골을 가면 난리일 것 같지만 말이야. 제일 편한 건 집에서 시원하게 에어컨 켜두고 푹 쉬는게 최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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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6:06:12지역마다 차이가 있지 않을까? 우리 시골은 엄청 시원하고 좋던데. 물론 밤은 조금 덥긴 했지만! 하긴 집에서 시원하게 에어컨 켜두면 그게 제일 좋긴 해! 하지만 지은이가 사는 시골 동네에 가서 사무실에 들어가면 에어컨이 빵빵한걸! 그러니까 저기에 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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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다온주 (/oi.TiD/9U) 2020. 8. 6. 오후 6:27:54비가 너무 많이 와서 다들 고생하고 있는 것 같더라. 물론 평상시의 시골은 좋지. 느긋하게 쉴 수 있고.. 지은이랑 다온이가 있는 곳은 확실히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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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6:34:09안 그래도 강원도나 그런 곳은 엄청 심하다고 하니까. 그런 곳을 보면 괜히 걱정이 되더라. 물론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시골 배경은 그런 일이 없길 바랄 뿐이야!
물론 태풍이 아예 없거나 할 순 없겠지만. 그 이후의 지은이를 보면 넋이 나간 표정을 볼 수 있을지도 몰라. 뭔가 이러니까 살짝 속물 느낌도 나지만 그래도 지은이에게 있어서 과수원은 엄청 소중한 장소니까. -
236 다온주 (f8/3DMYSEc) 2020. 8. 6. 오후 6:45:27당연히 공을 들여서 가꿔낸 과수원인데 그렇게 되면 넋이 나가고도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럴 때는 다온이가 어설프게 다독여주려고 하겠지만 누가 완전히 그런 지은이를 이해해줄 수 있을까 싶기도 하네. 그런 일이 없으면 최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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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7:33:50식사를 마치고 오니 시간이 후딱 지나가네! 아무튼 다시 갱신! 아무튼 지은이도 1~2년 농사짓는 것이 아니니까 금방 이겨낼거야! 물론 조금 쓰린 감정도 있어서 버스 타고 근처 도시에 가서 맛있는 거 잔뜩 먹고 돌아올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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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다온주 (ou7pHDCqno) 2020. 8. 6. 오후 7:56:24밥 먹고 왔구나. 먹는 걸로 기분이 풀린다면 그래도 다행이지. 큰 상처가 되지만 않으면 극복할 수 있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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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8:06:33저녁 시간이니까! 다온주는 밥 먹었니? 아무튼 농사를 짓는 사람이 그런 것 하나에 상처를 받으면서 살아갈 순 없으니까. 무엇보다 과수원은 대대로 지은이네 집에서 했던 일이기도 하구!
망할 정도가 아니면 아마 어지간하면 괜찮을거야! 그리고 망할 일은 없겠지! -
240 다온주 (agEV0TC9AE) 2020. 8. 6. 오후 8:18:21나도 밥 이제 먹고 있어. 하긴 매년 해야할 일인데 매번 그런 것도 힘들긴 하겠다. 게다가 어깨너머로 본 것도 한 두번이 아닐테니 더욱 더. 지은이는 강한 과수원장이니까! (대충 다온이가 박수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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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8:23:28식사하고 있구나!! 맛있게 밥 먹길 바랄게! 당연히 매번 그럴 수야 없지. 농사가 매번 성공하는 것도 아니기도 하고! 하지만 이제 다온이가 직원으로 들어왔으니 더 열심히 일을 해야지. 그래야 다온이도 돈을 벌 수 있을테니까. 과수원이 풍년이 아니면 당연히 차후에는 인건비를 줄이게 되고 다온이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구.
물론 지은이가 그렇게 함부로 사람을 자르진 않겠지만. -
242 다온주 (IfFd//HK1A) 2020. 8. 6. 오후 9:01:11뒷정리까지 하고 오느라 조금 걸렸네. 뭐, 인건비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어쩔 수 없지 경력 없고 기간 짧으면 당연한 일이니까. 다온이가 풍작이 되라고 자기 전에 한번씩 기도하면 풍장이 될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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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9:17:01뭔가 그렇게 막 진지하게 기도하는 다온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정도 정성이 있으면 풍작이 들겠지! 그러면 다온이 월급도 오르는거고! 아무튼 식사는 맛있게 했어?
일단 이번 상황은 같이 돌아다니는 상황이었는데 학교에 산길 루트로 가면 될까? 혹은 다온이가 정말로 좋아했던 장소가 있다면 지은이도 거기에 갔을테니까 지은이가 안내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다온이는 어떤 장소를 가장 좋아했어? -
244 다온주 (80NZlA1U32) 2020. 8. 6. 오후 9:24:28응, 역시 맘편하게 먹는건 집밥이 최고인 것 같아. 뒷정리라던가 요리라던가 생각하면 비슷하겠지만.
음, 다온이는 장소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지은이랑 돌아다니던 그걸 즐겨했을 것 같아. 그니까, 혼자 가서 노는 것보다는 지은이랑 갔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 쪽? 그러니까 산길루트로 학교에 가도 괜찮을 것 같아. -
245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9:31:27지은이와 같이 노는 것을 다온이는 정말로 좋아했구나. 그러면 적당히 산길을 타다 보면 보이는 폭포 같은 곳으로 안내하는 것이 나으려나. 보통 시골 숲길을 걸어가다보면, 정확히는 계곡을 쭉 올라가다보면 폭포 하나 정도는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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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다온주 (gVjVlUZ8Bs) 2020. 8. 6. 오후 9:37:10그런 것도 좋겠다. 날도 더울테니 계곡이나 폭포애서 발을 담그고 쉬다가 다시 걷기도 하면 되겠구. 그러면 시작은 누가 하는 걸로 할까? 공정한 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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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9:39:08역시 다이스가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싶어! 딱히 누가 먼저 시작해도 상관없는 일상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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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다온주 (YQdBWU.uqo) 2020. 8. 6. 오후 9:41:53그러면 다이스 굴릴게!
1. 다온
2. 지은
.dice 1 2. = 1 -
249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9:47:27다온주의 선레로구나! 그냥 만나는 장소를 지정해서 기다리고 있거나 혹은 가고 있으면 알아서 지은이도 올 테니까 그냥 편하게 써주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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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다온 - 지은 (/EkS108YVk) 2020. 8. 6. 오후 9:50:01만나기로 한 과수원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 다온은 새하얀 박스티와 연청바지를 입은 체로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텅 빈 정류장의 의자 위에는 얼마전 약속했던 사과주스 두병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아쉽게도 괜찮아보이는 유기농 사과주스는 없었던 모양인지, 그래도 인지도 있는 회사의 사과주스를 사온 다온은 쨍쨍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는 태양을 올려다 보았다.
" 이야, 햇볕 따가운 것 봐. 일할 때보다도 따가운 것 같은데. "
선크림이라도 들고 올 걸 했나, 하는 별 것 아닌 생각을 하며 정류장의 시원한 그늘 속으로 숨어든 다온은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이번주 내내 어떻게든 지은의 과수원에서 뒤쳐지지 않으려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구른 덕분에 온 몸에는 근육통이 가득했지만 꽤나 성취감 있는 근육통이라고 다온은 생각했다. 그가 구른 만큼, 물론 꼭 그가 굴러서 그렇게 되었다는 건 아니겠지만, 쑥쑥 자라는 듯한 사과들을 보고 있다면 지은이 과수원을 좋아할 법 하다고 생각하고 마는 다온이었다. 물론 그것과 근육통은 별개의 문제이긴 했지만.
" 그나저나 오늘은 잘 할 수 있겠지, 정신차리자. "
자기만 들리도록 홀로 중얼거리며 자신을 다독이던 다온은 정신없이 흘러간 주중의 일과를 떠올렸다. 과수원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 덕분에 덜 어색하게 보냈던 것 같아서 자신감이 붙은 느낌도 났고, 재회 했을 때의 어벙한 모습은 보이지 않은 것 같아 안심했다. 다만 이건 그저 다온의 생각일 뿐 지은이 어떨지는 모르는 일이었지만. 아무튼 그는 오늘도 자신을 다독이며 지은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
251 지은 - 다온 (ZwH3dLJdHQ) 2020. 8. 6. 오후 10:11:27도시에 갈 일이 있으면 나름 예쁘게 꾸며서 가는 그녀였지만 오늘은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 정도였기에 그녀는 그냥 평소와 비슷하게 밖으로 나섰다. 다른 점이 있다면 노란색 하트 모양의 머리핀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였다. 그 외에는 그냥 활동하기 편하게 하늘색 반팔 셔츠에 진한 푸른색 바지를 입는 등, 일을 할 때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다. 사실 마을을 돌아다닐 때는 이렇게 편하게 입는 것이 제일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맨 얼굴로 나오진 않고 약간의 화장을 하고, 머리카락을 조금 더 곱게 하는 등, 어느 정도의 신경을 쓴 후에야 그녀는 집 밖으로 나왔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진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느긋하게, 하지만 그럼에도 조금은 빠른 발걸음으로 총총 걸어오던 와중 그의 모습이 정류장 속 시원한 그늘 속에서 보이자 손을 흔들면서 달려갔다.
"빨리 나왔네? 하긴, 먼저 이야기를 꺼냈는데 빨리 안 나오면 한 소리 들어도 어쩔 수 없긴 하지. 아무튼 안녕!"
언제나처럼 유쾌한 목소리를 내며 그를 향해 달려오던 그녀는 그의 앞에서 멈춰섰다. 이내 그의 옆에 있는 의자 위 사과주스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머. 진짜로 샀어? 물론 준다면 고맙게 먹을게. 땡큐."
확실하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그녀는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어서 달라는 무언의 행동을 보이면서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일단 묻는 건데, 가고 싶은 장소 생겼어?" -
252 다온 - 지은 (/EkS108YVk) 2020. 8. 6. 오후 10:24:50손을 흔들며 달려오는 지은을 발견한 다온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다온도 가볍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지은을 살폈고, 일을 할 때랑은 큰 차이가 없는 모습에, 자신이 차려입고 나왔으면 꽤나 놀림거리가 됐겠다고 생각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그저 무난하게 입고 나온 다온이었기에 안도를 하면서 지은을 바라보다 평소랑 다른 무언가가 보이자 눈을 몇차례 깜빡였다. 언제나처럼 유쾌하게 말을 걸어오는 지은에게 천천히 입을 열어 인사를 건낸다.
" 어서와. 당연히 빨리 나와야지. 부탁한 사람이 늦게 나오면 할 말이 없는데. 그나저나 머리핀 예쁘다? 잘 어울리네. "
다온은 평소와는 다르게 차고 나온 머리핀을 가볍게 칭찬하며 웃어보였다. 안그래도 늦지 않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준비해서 나온 다온이었다. 늦었으면 한 소리 들었을 생각에 역시 서두르길 잘 했다고 생각하며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마음먹는다. 일단 사과주스 이야기가 나오자 얌전히 사과주스를 들어선 지은의 손에 쥐어준다.
" 이런 걸로 빈말을 하거나 그러진 않는다구. 맛있게 마셔, 어제 마셔보니까 괜찮더라. "
그러다 물어오는 지은의 질문에 잠시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아, 하는 소리를 내며 환하게 웃어보인다. 아무래도 무난한 코스가 생각이 난 모양이었다. 기억이 오래 되어서 정확한 기억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보는 다온이었다.
" 그, 뒷산으로 해서 학교에 갈 수 있지 않았었나? 우리 그래서 뒷산에서도 자주 놀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그 코스로 해서 다녀오는건 어때? 내가 기억이 잘못 하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
오래된 기억이었기에 확실치 않은 다온은 지은에게 확인을 구하듯 말을 던지곤 지은을 바라본다. 여길 떠나지 않고 자라온 지은이라면 잘 알고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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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지은 - 다온 (ZwH3dLJdHQ) 2020. 8. 6. 오후 10:45:12"이거? 그렇지? 잘 어울리지? 역시 도시에서 살다 온 애들의 시선은 다르구나! 다른 애들은 뭘 머리핀이니 뭐니 그러거든. 이래보여도 근처에 있는 도시에 가면 꽤 인기 좋단 말이야. 나도."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허세를 부리며 그녀는 기분 좋은 듯 웃어보였다. 괜히 손을 올려 자신이 하고 있는 머리핀을 손으로 만지다가 아래로 내리며 그녀는 그가 쥐어주는 사과 주스를 잡았다. 이 사과 주스가 뭔진 자신도 알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꽤 맛이 좋은 주스였다. 센스 좋네.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뚜껑을 딴 후에 그 내용물을 천천히 마셨지만 다 마시진 않고 반 정도를 남겼다.
"좋은 센스인데? 앞으로 일을 할 때도 그 정도 센스는 꼭 발휘해줘. 아무튼 학교? 확실히 뒷산도 많이 갔었던 것 같은데.. 사실 나도 기억이 잘 나는 건 아니어서. 아. 하지만 확실하게 기억나는 곳 몇 곳은 있어."
그럼 거기로 가자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뒤로 돌아선 후에 앞장서서 천천히 걸어갔다. 물론 보폭이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었기에 따라잡으려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던 그녀는 순간 한 가지를 떠올렸는지 그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그러고 보니 너, 운동은 하고 있어? 그러니까 체력은 충분하지? 물론 어렸을 땐 엄청 잘 다녔으니까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도시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체력 약한 애들이..아무래도 좀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자신이 어릴 때의 그의 모습은 전혀 체력이 약한 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곳에 정말 오랜만에 돌아왔고, 그 이전엔 조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니 쭉 도시에서 살았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체력이 떨어진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가만히 그를 바라봤다. -
254 다온 - 지은 (/EkS108YVk) 2020. 8. 6. 오후 11:04:46" 뭐, 인기 없는게 이상할 것 같긴 하니까. 여기선 꾸미고 다닐 일이 적어서 조금 아쉽겠네? "
허세를 부리는 지은의 기분이 좋아보이자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인 다온이 쿡쿡 웃으며 답했다. 적당히 지은을 추켜세워주는 것도 꽤나 즐거울 것 같았으니까 슬쩍 띄워줄 생각인 듯 했다. 기분 좋게 사과주스를 마시는 모습을 보며 다온은 굳이 사과주스를 따지 않고 손에 들고 마시는 모습을 바라본다.
" 음, 이번주에도 나쁘지 않게 발휘했다고 생각하는데. 뭐, 앞으로도 노력 좀 하겠습니다, 사장님. 응, 학교. 아무래도 그나마 뚜렷한 기억이 그 쪽이라서 거기부터 가보면 좋을 것 같아. "
그나마 뚜렷한 곳부터 기억을 되살려나가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학교를 말한 다온은 먼저 앞장서서 걸어가는 지은의 뒤를 따라잡아 나란히 걸어간다. 나란히 얼마나 걸어갔을까, 자신을 바라보며 묻는 물음에 다온은 고민에 빠졌지만 뒷산 정도는, 어렸을 때도 뛰어다니던 뒷산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결론을 내렸는지 걱정말라는 듯 웃어보인다.
" 뭐, 뒷산 정도는 충분할거야. 어려운 산을 가는 것도 아니고.. 어렸을 때도 다니던 곳인데 별 일 없을거야. "
성인의 안일한 자신감일지도 몰랐지만 일단은 별다른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하며 태연하게 대답한 다온은 기분좋은 듯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렇게 나란히 걸어가던 소년은 지나가는 사람이나 차가 거의 없는 길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연다.
" 여기 오니까 뭐라고 해야하지 되게 마음이 평화로워졌어. 도시였으면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금방 피곤해졌을텐데.. 그래서 돌아오길 잘했다 싶네. 뭐, 오랜 친구를 만나서 덕분에 좀 편해져서 그런걸지도 모르지만. "
슬쩍 지은을 돌아보며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한 다온은 작게 웃음소리를 흘렸다. -
255 지은 - 다온 (ZwH3dLJdHQ) 2020. 8. 6. 오후 11:15:29"사실 주변 사람들이 다 어릴 적부터 알던 사람들이니까. 그래도 어르신들은 예쁘다고 해 줘.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라고 있는 애들이 문제지. 문제야."
말을 하면서 조금 토라졌는지 그녀는 그에게 약간 항의하듯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대부분은 자신이 기껏 꾸며도 잘 못 알아보거나, 혹은 어디 잔치라도 열렸냐고 묻는다던가, 친척이 놀러왔냐라던가. 그런 식의 말들 뿐이라고 투덜거리는 내용이었다. 물론 그것을 말하는 그녀의 표정은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애초에 깊게 생각을 하지 않는지 투덜거리면서도 장난스러움이 분명히 그 목소리에 녹아있었다.
아무튼 그의 입에서 충분할 거라고 이야기를 하는 말에 그녀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사자가 저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괜찮겠지. 아무리 그래도 어린애도 아니고 청년인데 설마? 그런 마음을 가지며 그녀는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그래? 그래도 나는 도시도 괜찮던데. 물론 여기가 조금 더 좋긴 하지만 여기서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어느정도 제약이 되어있으니까. 버스 타고 다른 도시에 가면 할 것도 많고 물품도 많고 그러잖아. 물론 조금 정신 없는 것은 있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니기도 하고."
오히려 그런 점이 조금 부럽다는 듯, 그녀는 가만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이곳은 도시와 비교하면 상당히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그것은 곧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하지만 그런 장점도, 단점도 나쁘진 않은지 그녀는 작게 휘파람을 불며 앞으로 계속해서 걸었다.
그렇게 걷다보니 보이는 곳은 산길 입구였다. 그렇게 넓지도 않고 좁지도 않지만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가기엔 조금 힘든 너비를 바라보며 그녀는 앞장서듯 먼저 나아갔다.
"자. 여기 길 기억나지? 학교 가려면 여기 넘어가야 하는 거. 물론 정상까지 갈 필요는 없고 그냥 중간에 빠지는 길목이 있어서 그렇게 어렵진 않을거야. 아. 하지만 무리하진 마. 정 힘들면 이 누나에게 말하면 조금은 챙겨줄게." -
256 다온 - 지은 (/EkS108YVk) 2020. 8. 6. 오후 11:25:13" 푸훗... 아하하, 하긴 다들 아는 사람들이면 그런 반응 밖에 안 돌아오겠네. 왠지 그 모습도 구경해보고 싶다. 꾸몄는데 못 알아차리는걸 보고 답답해 하는 모습이 왠지 재밌을 것 같아. "
항의하듯 꺼내는 말들에 웃음을 참던 다온은 이내 작게 웃음을 터트리면서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낸다. 정말이지, 이곳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모두들 매일 보던 것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니까, 작은 변화 정도는 크게 눈치를 못 채는 것도 이해하지 못 할 일은 아니었다. 애초에 지은도 깊게 생각하거나 한 것은 아닌 듯 했기에 다온은 그런 지은에게 장난스럽게 대꾸할 뿐이었다.
" 이런거지, 사는거랑 단기간동안 시간을 보내는거랑은 조금 다르달까.. 경험해보지 못하면 이해가 잘 안될지도 모르지만.. 느낌이 달라. 도시가 무작정 나쁘다는 말은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말고. 그저, 지금은 내가 평화로운 이 분위기가 좋다는거 뿐이니까. "
하늘을 바라보며 말하는 지은에게 도시가 꼭 만악의 근원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듯 어필하며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물론 그 안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았기에 그는 지금의 평화로운 일상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저렇게 말하면서도 지은 또한 이곳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았기에 굳이 긴 말을 이어가지는 않았다. 산길 입구에 다다라서 앞장 서기 시작하는 지은의 뒤를 따라 걷던 다온은 이어진 말에 왠지 뾰루퉁한 어린 아이같은 표정이 된다.
" 누나라니.. 정상 가는 것도 아닌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네요~ 누나한테 부탁할 일은 없을 것 같으니까 얼른 가자구요~ "
장난스럽게 툴툴거리는 흉내를 내며 대꾸한 다온은 부지런히 지은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자신만만하게 뒤쳐지지 않게 따라가기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안일한 생각이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하는 자신을 알아차리며 깨닫기 시작했다. 점점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말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다온은 자신의 부실해진 체력에 놀란 듯 했다.
" 끄응.. " -
257 지은 - 다온 (ZwH3dLJdHQ) 2020. 8. 6. 오후 11:49:49"그래? 하긴. 어릴 때도 잘 다니던 길이니까! 문제 없겠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 믿어보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태연하게 바로 앞에 있는 작은 돌들을 깡총깡총, 여유롭게 점프해서 넘어가며 조금은 가파를지도 모르는 산길을 손쉽게 여유롭게 걸어갔다. 매일매일 과수원 일을 하는 그녀에게 있어서 이런 길은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니었다. 산길을 한두 번 걸어본 것도 아니었고. 하지만 곧 점점 멀어지는 듯한 숨소리에 그녀는 잠시 발을 멈춘 후에, 뒤돌아서 그를 바라봤다.
"뭐야? 벌써 힘들어? 괜찮아?"
숨소리가 거칠어진 그를 바라보며 그녀는 걱정스럽게 그렇게 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빨리? 어릴 적에는 안 이러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하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그녀는 괜히 팔짱을 끼고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빠졌다. 하지만 곧 알겠다는 듯이 팔짱을 풀고 그녀는 그를 가리키면서 이야기했다.
"역시 도시에서 살다 오니까 체력이 많이 빠진거구나. 부탁할 일은 없을 것 같다더니. 벌써부터 이러면 어떡해. 아직 갈 길이 한참인데."
말은 그렇긴 했지만 그렇게 급할 것은 없었다. 조금 쉬엄쉬엄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평소 보폭보다 반 보 정도 낮춘 후에 앞으로 걸어가며 그에게 재촉하듯이 이야기했다.
"이 정도 속도면 괜찮아? 일단 멈추진 마. 멈추면 숨이 더 찰테니까. 숨이 차도 천천히 걸어야 뭐가 되는 법이야." -
258 다온주 (/EkS108YVk) 2020. 8. 6. 오후 11:53:33지은주, 슬슬 자러가봐야 할 것 같아서 내일 이어와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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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11:56:42물론이야! 답레는 꼭 동접때 이을 필요없이 그냥 편할때 이어줘! 자러가야한다면 당연히 자러 가야지! 잘 자! 다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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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다온주 (/EkS108YVk) 2020. 8. 6. 오후 11:57:37고마워! 오늘도 즐거웠어! 내일 답레 들고 찾아올게~ 지은주도 푹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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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지은주 (ZwH3dLJdHQ) 2020. 8. 6. 오후 11:58:03나 역시 즐거웠어!! 내일도 좋은 하루 기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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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지은주 (GTSqB66kQg) 2020. 8. 7. 오후 5:19:50아침부터 비가 엄청 내리네. ㅠㅠㅠㅠ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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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이름 없음 (B0SNUX2FXI) 2020. 8. 7. 오후 5:30:43" 대단하다.. 아닌가, 내가 영 아닌건가.. "
껑충껑충 잘도 뛰어가는 지은의 뒷모습을 보며 점점 숨이 거칠어지던 다온은 쓴 미소를 지으며 들리지 않게 중얼거린다. 다리가 점점 무거워지고, 숨이 거칠어지는 것이 자신이 꽤나 운동에 소홀했구나 싶었던 모양이었다. 이래뵈도 군대는 꽤 힘들법한 곳에 다녀왔기에 자신만만 했었는데 시간이 다온을 깎아먹은 것만 같았다. 그러다 다온이 뒤쳐진 것을 느낀 것인지 지은이 멈춰서서 돌아보자 머쓱한 듯 숨을 몰아쉬며 쓴 미소를 지어보인다.
" 어... 그러게, 괜찮을거라고 생각했거든. 고작해야 뒷산이지.. 하고. 근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체력이 많이 약해진 모양이야. 좀 당황스럽네, 나도.. "
일할 때에도 나름대로 쫒아가던 그였기에 딱히 체력에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막상 이렇게 뒷산에서 체력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니 곤란한 듯 답하는 다온이었다. 자신있게 말한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왠지 지은보다도 쳐지는 것이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나는 것만 같았다. 물론 그녀가 여태껏 시골에서 자신보다 힘든 일을 하면서 지내왔다고 하더라도 오묘한 자존심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래봐야 현실은 헉헉대며 지은의 뒤를 간신히 쫒는게 다였지만.
" 알았어, 고마워. 신경써줘서.. 아, 왠지 되게 부끄러워지는데. 자신만만 했던 내 모습이 눈에 선해. "
지은이 보폭을 줄여주자 한결 수월해진 듯, 여전히 숨은 거칠지만 좀 더 수월하게 뒤따라 걸으며 부끄럽다는 듯 중얼거린다. 이래저래 기왕이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지도 몰랐다. ' 사장님, 일할 때랑은 좀 다른거니까 개별 판단 부탁드립니다. ' 하는 장난스런 말도 덧붙이면서 지은의 보폭을 따라 걸어간다.
" 그래도 산에 들어오니까 시원하긴 하다. 역시 산은 산이라는건가. "
푸른 나뭇잎이 가득한 숲을 둘러보며 다온은 화제를 바꿔보려는 듯 미소를 띈 체 말한다. 얼굴은 왠지 살짝 분홍빛이 감돌고 있었지만. -
264 다온주 (B0SNUX2FXI) 2020. 8. 7. 오후 5:31:30써뒀던 답레와 함께 갱신! 집에 가서야 제대로 일상을 이어가겠지만 아무튼 지은주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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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지은 - 다온 (GTSqB66kQg) 2020. 8. 7. 오후 5:41:15체력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는 그의 말에 그녀는 뚱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거기서 더 무슨 말을 하거나 하진 않았다. 고작해야 뒷산이라니. 너무 얕본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을 하지만 오랜만에 돌아왔으니 그럴 수도 있겠거니 생각을 하며 그녀는 특별히 더 말을 하진 않았다. 더 말해봐야 그건 잔소리가 될 뿐이고, 아무런 의미없는 싸움이 될 가능성도 컸으니까.
"부끄러울 것이 뭐 있어. 힘들면 힘든거지. 힘든 것이 부끄러운 건 아니잖아? 물론 언제까지나 계속 그러면 곤란한 거 알지?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키워. 개별 판단? 글쎄. 하다보면 지금 이렇게 산길 오르는 것보다 더 힘든 것도 한가득일텐데."
장난스럽게 말을 하지만 마냥 장난은 아니었다. 자고로 농사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산길에 오르는 것보다 더 힘든 일도 많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말로 지쳐 쓰러질 정도로 힘든 일도 많았다. 예를 들어 재배를 할 때가 대표적이었다. 재배를 하게 되면 사과를 일일히 분류해서 상자에 넣어야 하고 그 상자를 계속 날라야 하지 않던가. 시골에서 쭉 일하는 사람들도 그 작업은 상당히 힘들어하는데 과연 그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 재배까진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기에 그녀는 더 말을 하지 않았따.
"그래도 역시 여기가 낫지? 도시보단? 근처 도시엔 숲도 안 보이고 산도 안 보이고 정말 아무 것도 안 보여서 괜히 삭막하거든. 이러니저러니 해도 난 여기 체질인가봐. 도시가 좀 더 편리하고 좋지만 이런 자연이 없는 것은 뭔가 안타까워. 평소에 등산 같은 것을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한대?"
괜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다시 태연하게 숨을 골고루 조절하면서 앞으로 걸었다. 그러다가 뒤를 바라보며 하나 둘 셋을 속으로 세며 셋 때 숨을 내쉬고 이어 또 하나 둘 셋을 세며 셋 때 숨을 쉬라는 식으로 조언했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다시 앞을 바라보며 걸어나갔다.
//앗. 안녕! 다온주! 집에 와서 천천히 올려도 괜찮을텐데. 너무 급하게 쓰지 않아도 괜찮아! 아무튼 조심해서 들어와! -
266 다온주 (B0SNUX2FXI) 2020. 8. 7. 오후 6:16:34" 알아.. 운동 해야지. 앞으로 일할 때도 힘을 많이 쓸게 분명하기도 하고.. 원래 이렇게 약한 녀석은 아니었다..? 진짜야. "
장난스럽게 대꾸하는 지은의 목소리에 잘 알고 있다는 듯 예전처럼 운동을 해볼까 생각하던 다온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듯 가볍게 말을 덧붙인다. 이래저래 과수원에서도 일을 할 때 체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괜히 일에 지장이 갈까 걱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좀처럼 믿음을 주지 못하는 자신의 몸을 가볍게 마음 속으로 탓하며 작게 한숨을 내쉰다.
" 여기가 확실히 낫지. 도시로 나가면 뭔가 답답하거든. 물론 대중교통이라던지 편하긴 하지만, 여기도 그렇게 힘든 편은 아니고, 맘도 편하고.. 다들 도시 외곽에 있는 산들로 놀러는 가던데 도시를 떠나는게 쉽지는 않은 모양이야. 아무래도 일자리라던가 그런게 얽혀있으니까. "
지은이 충고해주는대로 숨을 고르게 쉬며 나아가자 한껏 발걸음이 가벼워진 다온은 좀 더 수월하게 지은의 뒤를 쫒아 걷기 시작하며 지은에게 답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시골을 꿈꾸긴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들이나 이유들 탓에 도시를 떠나지 못하곤 하니까, 사실 시골을 좋아하는 이는 생각보다도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다온이었다. 자신은 충동적으로 오긴 했지만,충동적으로 떠나온 덕분에 돌아올 수 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면서.
" 왠지 물소리가 나는 것 같은데. 내가 잘못 들은건가? "
그렇게 얼마나 걷고 있었을까,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들 외에 어딘가 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는 느낌이 들자 다온이 잠시 멈춰서선 중얼거린다. 귀를 기울이는 듯 잠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던 다온은 혹시 자신이 들은게 맞는지 확인하려는 듯, 궁금함이 가득 담긴 눈을 깜빡이며 지은에게 물음을 던진다.
" 그러고 보니... 근처에 물장난 치던 곳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
// 고마워~ 틈이 나서 바로 올려버렸지! -
267 지은 - 다온 (GTSqB66kQg) 2020. 8. 7. 오후 6:38:34"옛날에 그랬다라는 것은 별 의미없는 거 알지? 그렇게 따지자면 나도 어릴 때는 공부 잘했...을거야. 아마."
스스로 그렇게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막상 정말이냐고 물으면 확실하게 그렇다고 하기는 힘들었다. 굳이 따지자면 그녀는 공부를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노력을 하지만 성적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는 아이의 대표주자가 바로 그녀였으니까. 하지만 이미 오래전 이야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년이나 흘렀으니 멀리멀리 날아가버린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애써 그렇게 뻔뻔하게 우겼다.
"그래? 그렇지? 그래도 여기가 낫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물론 놀 때는 도시가 훨씬 좋지만 말이야. 내가 말하기도 뭐하지만, 여긴 나 같은 사람들이 놀 곳이 압도적으로 부족하거든. 클럽이라던가 그런 곳도 없고. 아. 물론 그렇다고 클럽을 가는 것은 아니지만. 재작년인가 한 번 가본 적이 있긴 한데 너무 시끄러워서 그냥 나갔어."
그런 곳을 대체 왜 가나 몰라. 그렇게 불평을 하면서 그녀는 두 귀를 꾸욱 막으면서 표정을 찌푸렸다. 한 번은 갈지도 모르지만 두 번은 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온 얼굴로 표현을 하며 그녀는 다시 천천히 앞으로 걷다가 그의 말에 발걸음을 멈췄다. 물소리?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특정 방향을 바라봤다.
"그야 저쪽으로 쭉 올라가면 폭포가 있으니까. 우리 어릴 때도 아마 놀았을걸? 왜? 관심 생겨?"
그럼 거기 가볼래? 그렇게 물으며 그녀는 어쩌겠냐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어차피 안내를 하는 이상 그곳으로 가도 딱히 상관은 없는 일이었다.
//틈이 났다면 다행인거구! 아무튼 하루 고생했어! -
268 다온주 (B0SNUX2FXI) 2020. 8. 7. 오후 7:07:07" 뭐... 옛날 이야기는 크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나름의 위안이랄까, 그런거지.. 흠흠 "
지은의 말에 찔리긴 하는지 헛기침을 하며 대답하는 다온이었다. 물론 과거의 영광이 지금까지 남아있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기에 옛 이야기를 해봐야 좋을 것은 없었지만, 과거의 이야기를 끌고와 체면치레라도 할 생각이었던 그였다. 그래도 문득 떠오른 공부에 집중한 어릴적 지은의 모습이 지금의 지은과 겹쳐져 결국 작게 웃고 말았다. 웃음소리를 내고는 자신도 놀라선 입을 턱 막은 체 지은을 살폈지만.
" 클럽은 보통 다들 술이 좀 들어간 상태에서 노는게 대다수니까,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너나 나나 가봐야 시끄럽고 힘들 뿐이지. 나도 몇번 가보긴 했는데.. 어, 비슷했을거야. 아마. "
술에 약한 그도 몇번인가 클럽에 친구들에게 끌려간 적이 있었다. 물론 술에 약한 그가 필름이 끊기거나 하는게 대다수였기에 무어라 확실하게 말해주기는 힘든 부분이었지만, 그런 부분은 슬쩍 묻어둔 체 적당히 대답하는 다온이었다. 그 와중에 지은의 감정 표현이 풍부해진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 다온은 그런 지은을 왠지 모르게 흐뭇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다 물소리에 대해 답해주는 지은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 날도 더운데 발이나 담그고 쉬다가 가자. 사과주스도 마시면서 잠깐 쉬어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
눈치를 보면 지은의 잔소리를 듣게 된다는 사실을 며칠간 확실하게 배운 그였기에, 이번에는 쉬었다 가자고 주장을 확실하게 하면서 지은에게 다가온다. 물론 지은이 안내를 해줘야 갈 수 있겠지만, 지은이라면 자신의 부탁을 모른척 하지는 않을 것 같았으니까.
" 자자, 급할 것도 없으니 쉬었다 가자."
// 고마워! 저녁도 맛있는 걸로 먹어! 지은주! -
269 지은 - 다온 (GTSqB66kQg) 2020. 8. 7. 오후 8:00:52"왜, 왜 웃어! 갑자기?! 아무튼 그런 거야? 그냥 춤을 추고 놀려고 가는 거 아니야? 확실히 술을 먹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지만. 아. 몰라. 몰라. 어차피 다시 갈 생각도 없는걸."
작게 웃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괜히 움찔하더니 따지는 분위기를 보이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도시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많이 아는 것도 아니었다. 도시에만 있는 것들은 아무래도 많이 낯설었으니까. 많이 보는 것과 일단 아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이 아니던가. 그녀에게 있어서 도시란 그런 것이었다. 분명히 알고 있고 이용하라면 이용할 수 있지만, 그래도 막상 이용하면 조금 낯선 느낌이었고 클럽은 그 중 대표적인 것이었다.
아무튼 폭포로 가자고 하는 그의 말에 그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폭포로 가기 위해선 조금 더 올라가야 했지만 쉬엄쉬엄 올라가면 못 올라갈 것도 없었다. 애초에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기 전에만 내려오면 되는 거니까. 해가 지고 난 뒤의 산이 위험하다는 것은 의무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의 상식이 아니던가. 당연히 그도 알 거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확실히 주의했다.
"그러면 잘 따라와. 괜히 기억난다고 이상한 곳으로 가지 말고. 산에서 길 잃으면 찾기 힘들어."
물론 찾으라면 찾을 수 있지만 산짐승이 없는 것도 아니고, 괜히 더 나아갔다가 길이 엇갈리기라도 하면 정말로 못 찾을 수도 있었다. 그런만큼 분명하게 주의를 주며 그녀는 다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여기로 온 거 후회 안 해? 느꼈겠지만 도시보다는 생활이 불편하잖아? 도시 사람들이 여기서 오래 있다가 가는 것은 못 봤어. 귀농한다고 말은 많지만 다들 불편하다고 투덜거리는 사람이 많았고.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다지 진지하게 묻기보단 그녀 특유의 별 생각 없이 던진 말에 가까웠다. 대답을 하건, 하지 않건. 그녀에게 있어선 그리 중요하지 않은지 그녀의 말은 툭 던지듯, 흘러가는 느낌의 말이었다.
//얍. 식사를 다 하고 갱신! 물론 맛있는 거 먹었지! -
270 다온주 (ZI3Upe0r.E) 2020. 8. 7. 오후 8:20:55다온주도 밥먹고 와서 이어둘게! 느긋하게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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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지은주 (GTSqB66kQg) 2020. 8. 7. 오후 8:26:15늘 말하지만 답레는 그냥 편할 때 이어줘! 나는 나대로 항상 할 거 하면서 노니까! 식사 맛있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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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다온주 (B0SNUX2FXI) 2020. 8. 7. 오후 9:21:46" 아냐아냐, 왠지 어렸을 때의 너가 떠올라서 잠깐 웃었어. 아무튼 그런거야, 보통은 다들 반쯤 취기가 올라온 상태로 즐기는게 대다수니까. "
움찔거리는 지은을 보며 그저 재밌다는 듯 웃어보이는 다온이었다. 어린 시절의 모습이 겹쳐서 웃었다고 솔직하게 말한 것은 괜히 어설픈 말을 하는 것보단 이쪽이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뭐, 움찔거리는 것을 보고 장난을 칠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긴 했지만. 클럽, 분명 즐거울수도 있는 공간이지만 자신에게도, 그리고 지은에게도 그닥 맞지 않는 공간이구나 하고 생각을 한 다온은 앞으로는 소란스러운 장소는 피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기억해둔다.
" 기억나는건 폭포의 모습 뿐이니까 혼자 갈 생각은 없어. 걱정하지마, 잘 따라갈게. "
주의를 주는 지은에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잘 따라가겠다는 듯 말하며 천천히 걸어나가는 지은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오는 숲 속을 단 둘이 걸어가니 마치 이 세상에는 둘 밖에 없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역시 육체의 피로가 낭만적인 생각을 덮어버리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러다 툭하니 던져오는 질문에 눈을 깜빡이던 다온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 후회 안해, 오히려 오길 잘했다고 생각해. 아마도, 내려오지 않았다면 안 좋은 생각을 해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뭐, 대중교통이 불편하다고는 하는데 지금은 벗어날 일도 없고, 굳이 벗어날 생각도 안 들어서 상관없어. 지금은 대만족이야. 다시 한번 느끼는거지만 나한테는 도시보다 여기가 원래부터 잘 맞았던 걸지도 모르겠어. "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는 듯 망설임이라곤 한 점도 없이 술술 말을 뱉어낸 다온은 주변을 한차례 둘러본다. 평화롭게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는 숲 속은 도시에서 엉망이었던 다온의 마음도 잔잔한 호수처럼 만드는 것 같았으니까.
" 그래서 더욱 더 여기서 자리잡고 싶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서 예전처럼 다시 여기에 자리잡는거.. 지금은 그게 제일 하고 싶은거야. 그리고 예전처럼 지은이 너랑,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도 기분 좋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 지금의 목표는 그게 다야. 아, 일꾼 평가도 안정권에 올려두는 것도 목표지만. "
걸음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지은을 따라가며 부드럽게 웃어보이는 다온이었다.
// 밥 먹고 답레! -
273 지은 - 다온 (GTSqB66kQg) 2020. 8. 7. 오후 9:36:56자신의 물음에 대한 답을 들으며 그녀는 바로 앞에 있는 돌멩이를 깡총 뛰어서 가볍게 피하면서 산길을 올랐다. 앞에 있는 나뭇가지를 가볍게 발로 차서 길을 깨끗하게 하기도 하면서도 그녀의 귀는 쫑긋 열려 있었다. 후회를 하지 않는다는 저 말을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이긴 조금 힘들었다. 애초에 자신은 그가 왜 이곳으로 왔는지도 모르고 왜 저렇게 마음에 들어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야 다들 도시로 떠나갔으면 떠나갔지. 도시로 돌아오는 이는 없었으니까. 원래라면 그 역시 그런 사람일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돌아왔고 지금 이렇게 자리를 잡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궁금증이 커져가는 것을 막을 방도는 없었다. 그야 실제로 왜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지 그녀는 너무나 궁금했으니까.
"일꾼 평가는 그렇게 신경 안 써도 되는데. 그냥 돈 받을 정도로만 일해도 충분해. 나는 그렇게 사장과 직원의 분위기로 있고 싶진 않으니까.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해서 아르바이트를 받아주긴 했지만 평생 우리 집에서 알바하면서 살 건 아니잖아? 아무튼 그렇구나. 응.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냥 게으름만 안 부리면 된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옆에서 길게 뻗어온 풀을 발로 치우면서 나무 그늘 안으로 들어갔다. 어느 순간, 커다란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고, 물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이 폭포로 오는 것은 꽤 오랜만이긴 한데. 소리를 들어보니까 꽤 물이 차 있나봐. 다행이네. 비가 너무 안 오면 진짜 바짝 말라서 졸졸졸 흐를 때도 있거든."
그런 모습을 보이긴 애매하잖아?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저 앞쪽의 나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기만 지나면 폭포야. 옛날 기억은 좀 나?"
//어서 와! 다온주!! -
274 다온 - 지은 (ZI3Upe0r.E) 2020. 8. 7. 오후 9:52:12" 이건 돈을 받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 특히나 친구의 돈이라면 더 그렇지. 물론 너는 그리 신경쓰지 않겠지만, 뭐라고 해야할까.. 양심? 내 자존심? 돈 받는 만큼 어느정도 돌려주고 싶은거니까. 자기만족이라고 생각해도 돼. 물론 평생 이 일을 하진 않겠지만 하는 동안에는 말이지. 정 뭣하면 그림이라도 그려줄까? 과수원 홍보도 할겸 크게 하나 만들어서 과수원 앞에 광고판처럼 해둬도 좋을 것 같은데. "
그저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라고 둘러대며 다온은 웃어보였다. 물론 오랜 친구라는 것으로 일을 맡겨준 지은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지만, 분명 고맙다고 하면 지은은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할게 분명했으니까. 지금은 그저 자기 만족으로 해두기로 마음 먹는 다온이었다. 점점 물소리가 가까워지고 커다란 나무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머지않아 폭포에 도착할 것이라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 그래? 그러면 다행이네. 고생해서 올라왔는데 발도 못 담궈보고 가면 아쉬울 뻔 했어. "
그러다 지은이 나무를 가리키는 것에 시선을 돌린 다온은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듯 가볍게 박수를 친다. 어렸을 때는 자기가 앞장서서 지은을 데려왔던 것 같은데, 어른이 된 지금은 지은에게 이끌어져 이곳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오묘한 기분이 드는 다온이었다. 그래도 걸음을 서둘러서 폭포로 향한 다온은 지은을 보며 어린 아이처럼 기쁜 목소리로 말한다.
" 와, 우리가 때는 잘 맞춰서 왔나본데? 물도 많고, 딱 봐도 시원해보이고, 그늘도 있고... 오길 잘했다. "
반짝이는 눈으로 폭포를 둘러보며 들뜬 목소리로 말한 다온은 어느샌가 앞장서서 다가가 조심스럽게 손을 담궈본다. 시원한 폭포수가 손 끝에 닿자 정신이 확 깨어나는 듯 했고 다온의 미소는 좀 더 짙어졌다.
" 올 때 이럴 줄 알았으면 스케치북 같은거라도 가져올 걸 그랬네. "
오랜만에 손이 근질거리는지 주변을 둘러보며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는 다온이었다.
// 응! 지은주! 드디어 폭포에도 도착했네! 이따가 슬쩍 물장난을 걸어도 괜찮으려나? -
275 지은 - 다온 (GTSqB66kQg) 2020. 8. 7. 오후 10:16:33"그림? 음. 하지만 과수원에 그런 것을 달아둬도 홍보 효과는 없을 것 같은데? 어차피 우리 사과를 가져가는 납품처는 따로 있는걸. 나중에 직원들 초상화나 그려주면 어때? 시간이 나면 내 초상화도 좋아. 어디 돌아온 친구 그림 실력이 어떤지 구경이나 해볼까?"
과수원 주인으로서 과수원 앞에 광고판처럼 그림을 그린다고 해도 그다지 홍보 효과는 없을 거라고 그녀는 확신했다. 애초에 사과를 먹는 이들은 마트나 슈퍼 등에 가지. 과수원에 올 일은 잘 없을테니까. 대부분의 고객들은 자신이 재배한 사과를 사기 위해서 찾아오는 도매업자들이었다. 그런 도매업자를 상대로 광고판을 세운다고 한들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맛난 사과가 나는 것이 홍보 효과가 있으면 있었기에 그녀는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무튼 신이 난 것 같은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괜히 기분이 좋다는 듯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콸콸콸 쏟아지는 폭포수는 정말로 강하게 쏟아지고 있었고 그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더위가 싹 없어질 정도로 시원한 느낌이었다. 폭포 근처에서 느낄 수 있는 시원한 바람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스쳐 지나갔고 그 바람이 기분이 좋은지 그녀는 괜히 눈을 감고 그 바람을 즐겼다.
"뭔 소리래. 그냥 와도 힘들어한 애가 스케치북을 들고 어떻게 여기에 와. 나중에 체력 좀 쌓이고 혼자 편하게 올 수 있는 수준이 되면 그때 들고 다니던가 해."
괜히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근처에 있는 바위에 깡총 뛰어올라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신에게는 그다지 감탄이 나올 광경은 아니었다. 물론 시원한 것은 기분이 좋긴 하지만 자신에게 있어선 그냥 일상풍경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하지만 그의 눈에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신기하다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넌지시 그에게 물었다.
"그렇게 좋아? 이 폭포가? 음. 내 눈에는 그냥 폭포일 뿐인데."
//그러게! 폭포에 도착했어! 아. 얼마든지 걸어도 괜찮아! 다만 지은이 입장에서도 그냥 당하진 않고 아마 그대로 갚아주려고 할 거야. 그러니까 물을 뿌린 후에 빠르게 도망치는 것을 권장해! -
276 다온 - 지은 (B0SNUX2FXI) 2020. 8. 7. 오후 10:36:34" 그럴 떈 그냥 그러려니 넘기지. 하여튼.. 뭐, 초상화 그리는 것도 나쁘진 않지. 여기 좋은 모델도 있겠다.. 다음번엔 한번 그려줄게. "
나름대로 그림은 자신이 있는 듯 지은의 말에 가볍게 대답하며 얼마든지 그려주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그의 전공이기도 했기에 자신이 없으면 안되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간만에 잘 하는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겠다 싶은 생각도 하는 듯 했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만나서 제대로 무언가를 하는 모습을 몇번 못 보여준 것 같아서 이게 기회라고 여긴 다온은 의욕이 넘쳐보였다.
" 아니, 그렇게 사실로 때리면 내가 할 말이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스케치북 하나 더 생긴다고 더 힘들어지거나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아무튼 일단 길은 기억해뒀으니까 나중으로 미뤄둬야겠네. "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던 다온은 지은에게 쓴 미소를 지으며 답하면서도 열심히 눈을 움직여 폭포의 풍경을 두 눈에 담기 시작한다. 마치 하나라도 놓치면 아쉬울 것처럼 다온은 자연스럽게 폭포를 관찰하는 듯 했다. 미술을 하면서 생긴 몇 안되는 그의 습관이기도 했지만, 금방 풍경을 두 눈에 담은 듯 다시 지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 고향으로 돌아온게 또 실감이 된다고 해야하려나, 기억 속의 모습이랑 자연스럽게 겹쳐져서 시간을 거슬러서 온 것 같은 느낌이거든. "
신발을 차분히 벗어두며 지은의 물음에 답하던 다온은 천천히 바지를 걷어올리고 물에 발을 담근 체로 조금 들어가더니 지은이 있는 쪽으로 천천히 다가온다. 왠지 미소를 띈 다온은 무언가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 너랑 왔던 그 때 기억이 떠올라서 말이야. 그러니까 그땐... 막 이러고 놀았던 것 같은데! "
바위에 올라앉아있는 지은을 보며 느릿하게 말하던 다온은 물을 크게 퍼서는 몇차례 지은을 향해 뿌리기 시작한다. 예전에 왔을 때도 왠지 물 밖에 앉아있던 지은에게 물을 뿌렸던 것 같아서, 묘하게 하고 싶었던 다온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물을 뿌리며 웃기 시작한다. -
277 지은 - 다온 (GTSqB66kQg) 2020. 8. 7. 오후 10:59:40살아온 환경이 다르기에 저 폭포 하나도 둘에게는 다르게 보이는 것일까? 그저 별 감흥없이 늘 보던 풍경을 바라보는 자신과는 다르게 그는 정말로 이 풍경에 감탄하고 있는 것 같아 그녀는 신기하게 생각했다. 어릴 적에도 본 풍경이면서. 하긴 그에게는 너무나 오랜만에 보는 풍경일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앞뒤로 조심스럽게 두 발을 천천히 흔들었다.
기억 속의 모습. 그리고 물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이 그녀의 눈동자에 그대로 비쳤다. 고개를 갸웃하면서 가만히 바라보는 와중 들려오는 그의 말에 그녀는 아차! 하는 심정으로 당황하면 일어서려고 했지만 차가운 감촉이 몸을 덮치는 것이 먼저였다. 몇 차례나 물을 뿌리는 그의 공격에 그녀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옷이 살며시 젖었고 그녀는 아무런 말 없이 그를 가만히 바라봤다.
"......"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분명하게 얼룩져서 젖어버린 자신의 옷을 바라보는 그녀는 바위에서 껑충 뛰어내린 후에 물가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 상태에서 허리를 굽혀서 두 손으로 물을 펀 후 그녀는 정말로 상큼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를 바라봤다.
"물을 뿌렸으면 맞을 준비는 된 거겠지? 이다온!"
큰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는 빠르게 그를 향해 물을 뿌렸다. 맞았을지, 피했을진 모르겠지만 그녀는 정말로 빠르게 허리를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며 계속 물을 퍼서 뿌려댔다. 물론 뒤를 돌아보지 않고 그저 물을 뒤로 날리는 것 뿐이었기에 뒤의 상황은 그녀도 도저히 알 도리가 없었다. -
278 다온 - 지은 (B0SNUX2FXI) 2020. 8. 7. 오후 11:07:43자신이 잔뜩 뿌린 물을 맞은 지은이 젖은 체로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자, 왠지 모를 압박감에 움찔하고 마는 다온이었다. 예전 생각이 나서 조금은 무턱대고 물장난을 걸어버린 것인데, 혹시 기분이라도 상한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지 조심스럽게 옷을 바라보는 지은을 살핀다.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살펴보던 다온은 이내 바위에서 내려와서 천천히 걸어오는 지은을 보며 뒷걸음질 치던 다온은 이내 큰 목소리로 경고하듯 말하는 지은의 물줄기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흠뻑 젖기 시작했다.
" 당연하지...! 물장난이 다 그런거 아니겠어! "
왠지 물을 맞다보니 오기가 생긴 다온은 물을 맞아가면서도 지은에게 열심히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차가운 물이 쏟아지는 것이 차갑긴 했지만, 점점 과거로 돌아가는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해맑게 웃으며 지은에게 물을 뿌리고 있었다. 별 것 아닌 행동인데도 왠지 행복해지는 것 같아서 젖는 것에 아랑곳않고 신이 나서 지은에게 열심히도 물을 뿌린다.
" 후우.. 예전에는 이렇게 반격을 안 했는데 확실히 세월이 바꾸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네. "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기분 좋은 듯, 조금 높아진 목소리로 지은을 바라보며 말한다. 고작해야 물을 뿌리고 놀 뿐인데도 왜 이리 재밌는 것일까. 도시에서 넘쳐나는 오락거리를 해도 이런 기분이 아니었는데, 지은과 폭포에서 물을 주고 받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다온은 신기하게 생각했다.
" 항복하면 지금이라도 봐줄게! "
이미 서로 젖을만큼 젖었을텐데도 태연하게 봐준다는 말을 꺼내며 대답에 따라 다시 물을 뿌릴 생각을 하는 하온이었다. -
279 지은 - 다온 (GTSqB66kQg) 2020. 8. 7. 오후 11:22:52"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좋아! 여기서 쭉 자란 내가 그렇게 쉽게 당할 것 같아?!"
물을 뿌리며, 그리고 물을 맞는 그 모습은 물싸움과 다를 바 없었다. 하긴 물싸움을 상대가 걸었고 자신도 응했으니 이리 될 것은 뻔한 일이었다. 이대로 옷이 다 젖으면 조금 곤란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으려는 듯, 그녀는 웃으면서 계속해서 물을 뿌렸다. 등지고 있기에 옷 앞보다는 뒷쪽이 계속 차갑고 젖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으며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어릴 때 이렇게 놀았던가? 아니었던가.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가 친구라는 것은 기억나고 알고 있지만 그 세세한 것을 모두 기억하라고 하면 그녀는 기억할 수 없었다. 만화나 소설에선 조금만 계기가 있으면 팍 하고 떠오르는 모양이었지만 그녀에게는 그런 만화나 소설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신은 만화나 소설 속 주인공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을 하며 계속 물을 뿌리다가 그녀는 뒤로 홱 돌아서 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항복은 무슨. 말해두는데 난 절대 안 질거거든?!"
봐준다는 그 말에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그녀는 웃으면서 허리를 굽힌 후에 마치 강아지가 뒷발차기로 물을 뿌리는 것처럼 두 팔을 첨벙첨벙 휘둘렀다. 목표를 노리지 않고 계속 연속으로 물을 뿌리는 모습은 절대 그녀가 항복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했다.
"그건 그렇고 이렇게 젖어서 학교 가려고? 응? 항복을 해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너 같은데?"
이대로 다 젖을 참이야? 그렇게 물어보면서 그녀는 잠시 동작을 멈추며 빠르게 그와 거리를 두려고 했다. 너무 가까운 곳에 있는 것보다는 때로는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했으니까. -
280 다온 - 지은 (B0SNUX2FXI) 2020. 8. 7. 오후 11:28:44" 너나 나나 이미 다 젖어버린 것 같지만 말이야. "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와 옷을 한 체로 너털웃음을 지어보이던 다온은 거리를 두는 지은을 보며 항복이라는 듯 손을 들어보인다. 아무래도 어릴 때와 다르게 다 젖어버리면 지은이 난처해지기도 할테고, 자신도 이미 흠뻑 젖은지 오래였으니까.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는지 다온의 입가에선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 진짜 되게 오랜만에 물장난 한 것 같네. 재밌었다.. "
물가로 나와 털썩 앉은 다온이 흠뻑 젖은 상의의 물을 짜내며 지은에게 말한다. 정말이지, 잡다한 것을 다 잊어버리고 그저 물 뿌리기에만 열중하는 것이 이렇게 재밌을거라곤 생각치 못했기에 다온은 의외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단순하게 노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다시 생각하게 된 것처럼 보였다.
" 휴... 새삼스럽게 너가 많이 활발해진 걸 느꼈어. 그때는 이렇게 열심히 반격하고 그러지 않았는데.. 그때도 좋지만, 지금도 좋은 것 같네. "
물을 어느정도 짜낸 다온이 시선을 지은에게로 향한 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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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지은 - 다온 (GTSqB66kQg) 2020. 8. 7. 오후 11:41:37또 공격을 가할까. 아니면... 그렇게 생각을 하는 사이, 그가 손을 들어보이자 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천천히 물밖으로 나섰고 방금 전에 앉아있던 바위에 깡총 뛰어올라 그곳에 자리를 잡고 앉으며 두 발을 천천히 앞뒤로 흔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하늘이 아니라 그를 향해 있었다.
"오랜만이라면 몇 년? 일 년? 이 년?"
아무리 그래도 여름에 물놀이하기도 힘들 정도로 바쁘게 산 것일까? 교과서나 사회 상식적으로 도시의 삶이 바쁘다는 것을 배우긴 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이 마냥 한가한 것은 아니었다. 당장 자신이 일하고 있는 과수원도 바쁠땐 정신없이 바쁘지 않던가. 하지만 굳이 물놀이를 오랜만에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기에 그의 말은 조금 신기한 느낌이었다.
"언제적 이야기래. 아직도 내가 어릴 적의 그 모습으로 보여? 아. 그때의 내가 더 편해? 하지만 그때의 내 모습은 이미 온데간데없답니다. 지금은 어릴 때 너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활발한 지은이가 되었습니다! 짜잔!"
괜히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녀는 두 엄지를 올린 후에 자신을 가리키면서 소리 내어 꺄르륵 웃었다. 이어 두 손을 아래로 내린 후, 가만히 그를 바라보면서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어릴 때처럼 체력이 없으니 괜히 아쉽네. 네가 더 걸을 수 있다면 이 산의 정상에 데려가고 싶은데. 지금 당장은 불가능할 것 같고. 내년에나 시도해볼까. 물론 네가 정말로 내년에도 여기에 있다면 말이야."
그 말을 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살며시 아래로 쳐진 상태였다. 하지만 곧 미소를 되찾으며 괜히 젖어있는 자신의 옷을 바라보다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물기를 쭈욱 짜내면서 가볍게 툭툭 털었다.
"아무튼 조금만 말리다가 가자. 이대로 가기도 뭐하니까." -
282 다온 - 지은 (B0SNUX2FXI) 2020. 8. 7. 오후 11:50:51" ... 어, 그러니까.. 10년..? "
도시로 가고 나선 물장난을 한번도 쳐본 적이 없었다. 수영장을 가자는 말에도 멍자국들을 숨기기 바빠서 도망치듯 방으로 숨어드는게 다반사였으니까. 그저 멀리서 바라보거나, 아예 가지 않고 그림만을 그리는 날이 많았다. 한두번 그러기 시작하자 부모님들도 굳이 바닷가나 계곡으로 놀러가자는 말은 하지 않았고, 친구들이 놀러갈 때도 여러가지 이유로 둘러대며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고등학교 이후에는 가볼 법도 했는데 왠지 선뜻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은 왜 일지 모르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신나게 물가에서 놀아본 것은 사실상 여기를 떠난 후 처음이나 다름 없었다.
" 그때나 지금이나 지은이라는 건 달라진 게 없는걸. 지금도, 그때도 다 보기 좋으니까 말이야. "
엄지를 들어보이며 꺄르르 웃는 지은을 따라서 같이 양 엄지를 들어보인 그도 같이 소리 내어 웃어보였다. 이렇게 편하게 웃는 것이 얼마나 속 시원하게 만드는지 새삼스럽게 느끼면서.
" 말했다시피 도시로는 안 갈거야. 거기엔 이제 아무것도 없거든. 부모님이 계시긴 하지만... 부모님도 곧 은퇴하실 때가 되면 돌아올거라고 하셨으니까 그때가 되면 나에겐 여기 밖에 없거든. 그러니까 내가 운동 열심히 할테니 내년에는 정상으로 같이 가자. 거기서 음식도 싸가지고 가서 느긋하게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내려와서 여기서 오늘처럼 물장난도 치고... 노을이 질 무렵엔 같이 산에서 내려와서 집으로 돌아가는거지. 괜찮은 거 같지? "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인 지은에게 나지막이 이야기를 늘어놓던 그는 천천히 감고 있던 눈을 뜨더니 씨익 웃으며 동의를 구하듯 묻는다. 왠지 묘하게 방금 전의 지은이 쳐진 듯 보였기에 조심스레 지은을 살펴보던 그는 옷을 말리고 가던 길을 가자는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 학교도 많이 변했으려나? 지금은 다니는 애들도 줄어들었을 것 같긴 한데... 왠지 설레네. 묘할 것 같아, 너랑 가서 다시 거길 본다니까. "
잠시 물이 시원하게 내려오는 폭포를 바라보던 다온은 이내 다시 지은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말하곤 키득거리며 웃는다. -
283 지은 - 다온 (ngu4NFcPMw) 2020. 8. 8. 오전 12:00:02"10년?! 그건 오랜만을 넘어선 문제잖아! 너, 대체 도시에 가서 뭘 하고 산거야?"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제 무릎을 탁 쳤다. 아무리 그래도 십 년은 너무 안 간 거 아니야? 도시에 가면 물놀이를 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녀는 혼란스러운 눈빛을 그에게 내비쳤다. 아무리 그래도 오버가 아닐까? 생각을 하지만 표정을 보면 농담은 아닌 것 같았기에 그녀는 더더욱 혼란스러운 표정을 담았다.
"전부터 왜 자꾸 이렇게 아부를 한대? 그렇게 말 해도 월급 올려줄 생각 없거든? 그래도 듣기 나쁘지 않으니 칭찬으로 고맙게 받아둘게."
물론 자신을 칭찬해주는 평은 듣기 좋지만 그래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아무래도 조금 쑥스러운 면이 있었기에 그녀는 괜히 투덜거리는 어투로 이야기를 하며 바위에서 껑충 뛰어내려 착지했다. 그리고 가볍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물 속으로 뛰어들 생각은 없었지만 물 속에서 일단 물싸움을 하기는 했으니 스트래칭을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그녀는 그의 말에도 계속 귀를 기울였다.
"글쎄. 바쁘지 않다면 생각 정도는 해볼게. 무슨 소풍 가는 것도 아니고 이 산 정상 올라가는데 음식을 싸고 그래. 너, 정말 도시 사람 다 되었구나."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는 괜히 고개를 들어 산 정상이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이 산 정상에 올라가는데 굳이 도시락을 싸서 거기서 밥을? 소풍인가? 영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래도 일단 생각 정도는 해보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오른손을 들어 가볍게 하품을 하다가 다시 아래로 내렸다.
"애들이야 줄긴 했지만 그래도 학교는 있어. 선생님도 아직 계시는걸. 아. 하지만 지금은 안 계시겠다. 나중에 한 번 인사라도 드려봐. 그건 그렇고... 그렇게 감수성 넘치는 사람이었어? 여기 풍경 하나하나에 너무 감탄하는 것 같아서 괜히 낯설어. 그야 오랜만에 보면 조금 신기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에게 있어서는 여기는 그냥 매일 보고 그냥 내가 가고 싶으면 갈 수 있는 풍경일 뿐이니까. 집 뒷산에 굳이 도시락 싸들고 가진 않잖아? 딱 그런 느낌이야." -
284 다온 - 지은 (PEZtZpITBM) 2020. 8. 8. 오전 12:09:51" 아하하.. 그런가? 뭐, 그치만 사실인걸. 그래도 덕분에 재밌었어. "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라는 지은을 보며 어색하게 웃어보인 다온은 그저 웃음소리와 함께 어깨를 으쓱일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어둡고 좋지 못한 이야기는 굳이 지은에게 해주지 않아도 좋을거라고 생각하면서. 그건 자신만 알고, 마음 속에 묻고 살아가면 될 일 같았으니까. 물론 혼란스러워 보이는 지은에게 제대로 말을 해주지 않는 것은 역시 마음에 걸리는 일인 것 또한 마찬가지였기에 어색하게 젖은 옷을 매만질 뿐이었다.
" 예이예이~ 칭찬으로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월급까진 생각하진 못 했지만~ "
투덜거리는 말투로 돌아온 대답이었지만 다온은 그저 재밌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였다. 분명 지은의 표정이 나쁘진 않았고, 별다른 말 없이 몸을 푸는 것이 실수를 하거나 한 것이 아니라는 걸 확신하게 해주었다.
" 하긴 그런가.. 내가 들뜨긴 한 모양이야. 막 그런게 떠올라서 말해본건데.. 확실히 뒷산에 도시락 싸서 가는 사람은 없겠지. 나도 참. "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듯 대꾸하는 지은의 반응에는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래서 사람은 평소에 잘 놀러다녀야 한다고, 그저 들뜨기만 했던 다온은 자신이 어지간히 뭔가 뒤틀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입을 달싹일 뿐 별다른 말은 하지 못한다. 그저 자신이 들떠서 괜한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 그냥 도시 촌뜨기가 시골 와서 놀란다고 생각해줘. 그러면 좀 이해가 될지도 모르겠네. 뭐, 어찌됐든 선생님도 계신다니 다음엔 인사도 드리러 가봐야 겠네. "
다온도 천천히 몸을 일으켜선 기지개를 피곤 지은이 했던 몸풀기 동작들을 가볍게 해서 몸을 풀고는 벗어둔 신발을 다시 신기 시작한다.
" 자, 그러면 천천히 학교로 걸어가볼까? 걷다보면 옷도 마를테니까. " -
285 지은 - 다온 (ngu4NFcPMw) 2020. 8. 8. 오전 12:25:14"딱히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생각 정도는 해볼게. 간다고 해도 한 번만이야. 뭔가 진짜 이상한 기분이거든."
아무리 생각해도 이 산에 도시락을 싸들고 올라가는 것 자체가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는지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차라리 근처에 있는 도시로 가서 외식을 했으면 했지. 그의 말대로 도시와 시골의 관점 차이인 것일까? 하긴 자신도 생각해보면 도시에 가면 조금 신이 나고 들뜨는 분위기니 비슷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더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다온. 너 밤이 되면 막 하늘 보고 흥분하고 그래? 여기 별 말이야. 도시에선 그 정도로 안 보이잖아."
이 마을이라고 해서 별빛이 쏟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시의 밤과 비교하면 확연히 별들이 더 아름다운 편이었다. 물론 자신에게는 그 별하늘이 일상이고 도시의 별하늘이 이질적인 것이었지만, 그에게는 다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괜히 소리없이 웃어보였다.
"그래도 일 년 정도 지내면 너도 여기 풍경에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을걸? 그냥 일상이니까. 신기한 것은 못 본 풍경일테니까 그런 걸테고. 나도 도시에 가면 늘 그러니까. 아. 그래도 요즘은 조금 익숙해."
어깨를 으쓱하며 그녀는 다시 길을 가려는 듯 앞으로 천천히 걸었다. 폭포를 내려가서 다른 길목으로 가야했기에 다시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어서 따라오라는 듯이 손짓을 하며 그녀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
286 다온주 (c8wcqVwH5o) 2020. 8. 8. 오전 12:38:03지은주 슬슬 자러가야 할 것 같아! 답레는 내일 들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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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지은주 (ngu4NFcPMw) 2020. 8. 8. 오전 12:45:22앗.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되었구나! 응! 잘 자! 다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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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다온 - 지은 (PEZtZpITBM) 2020. 8. 8. 오후 3:10:50생각을 해본다며 대꾸하는 지은에게 고맙다는 듯 그저 웃어보일 뿐인 다온이었다. 왠지 소풍을 나온 것만 같아서, 너무나도 오랜만에 누군가와 놀러나왔다는 사실에 들떠버린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좀 자제할 필요도 있겠다 싶었는지 최대한 자기 자신을 덤덤한 모습을 만들어내려 애쓰는 다온이었다. 그래도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는 듯 입가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 어..어떻게 알았어? 여기 오고 나서 밤에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 "
지은이 무심코 던진 말에 화들짝 놀란 다온이 슬쩍 양팔로 몸을 가리는 시늉을 하며 놀랐다는 듯 지은에게 대꾸한다. 지은의 말대로 시골로 돌아와선 며칠 동안은 밤에 별을 보는 즐거움으로 시간을 보냈었던 다온이었기에, 혹시 지켜본 것 아니냐는 표정을 장난스럽게 지어보이며 지은에게서 떨어지는 척을 해보인다.
" 뭐, 익숙해지면 다 그런거니까.. 그래도 지금은 굉장히 신기해서 나도 모르게 들떠. 적응이란 다 무덤덤하게 만들어버리는 걸지도 몰라. 역으로 지은이 너가 도시에 가서 새로운 것을 봤을 땐 이럴테니까 나중엔 내가 널 도시로 데리고 다녀와도 되겠는걸. "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지은을 따라 걷기 시작하며 나중에는 지은을 데리고 큰 도시로 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듯 고개를 홀로 끄덕이는 다온이었다. 물론 그게 이뤄질지 어떨지는 알 수 없었지만.
" 여기서 학교까지는 그렇게 안 걸렸던 것 같은데.. 맞지? 기억이 흐릿하긴 한데.. 그래도 그다지 멀지는 않았던 것 같아서. " -
289 지은 - 다온 (ngu4NFcPMw) 2020. 8. 8. 오후 5:27:45"이런 산조차도 신나서 도시락을 싸려고 하는데 밤이 되면 뻔한 거 아니야? 역시 도시 사람들에겐 신기하구나. 이 풍경."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자신은 어떨까. 반대로 도시 풍경을 바라보면 자신과 그의 반응이 반대가 되지 않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결국 익숙하냐, 익숙하지 않냐의 차이겠거니 하면서 그녀는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도 그렇게 이야기를 했으니까.
"혹시 너하고 같이 도시로 갈 일이 있으면 생각해볼게."
그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을 그토록 좋아하는 것일까? 그가 하는 말들을 하나하나 생각하며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로 그가 자신에게 하는 말은 자신과 함께 하는 것, 혹은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많았으니까. 도시와 이곳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렇게 계속 누군가와 함께 하려는 생각이나 말을 하게 되는걸까. 가만히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대체 뭐 때문에? 그냥 기분 탓일까?
"그렇게 멀진 않지만 그래도 십 분은 더 걸어야 해. 그러고 보니 나도 학교에 가는 건 오랜만이네. 사과 재배를 하고 나면 박스 하나 들고 가볼까."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막 보이는 갈림길을 꺾어 안쪽으로 들어갔다. 근처에 있는 풀을 발로 치우며 천천히 걸어가던 그녀는 그에게 넌지시 물었다.
"이 마을에 대해서 어느 정도 기억나는 거 있어? 그러니까 여기서 산지 약간은 시간이 지났잖아?" -
290 다온 - 지은 (PEZtZpITBM) 2020. 8. 8. 오후 5:43:03" 정곡을 찔려서 할말이 없네. 부끄럽다, 하하. "
다온은 지은의 말에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매만진다. 왠지 자신이 그렇게 천진난만하게 굴었던 모양이라고 생각했는지 자제할 줄 아는 법도 다시 한번 익혀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하는 그였다. 물론 사람이 좋은 것을 티내지 않기가 쉽지 않겠지만. 게다가 오늘밤에도 결국은 별을 보며 잠들 다온이었다.
" 그래그래, 그럴 일이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내가 가이드로 확실하게 구경시켜줄게. "
지은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듯 그저 기분 좋게 팔짱을 낀 체 뒤따라 걸어가며 기분 좋은 듯 답한다. 아마도, 언젠가 도시에 가자고 말을 한다면 밤새서 계획을 짤지도 몰랐다. 할 때는 제대로 해야 속이 편한 그였으니까. 아무튼 기분 좋게 한결 가벼워진 걸음을 옮기며 뒤따라가던 다온은 이어진 질문에 고민을 하듯 흐음 하는 소리를 낸다.
" 어, 그니까... 뭔가 흐릿해. 아예 기억이 안나는건 아닌데.. 눈이 되게 안 좋은 사람이 안경을 벗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처럼 기억이 흐릿해. 근데, 조금씩 떠올리면 그 부분은 선명해져서 아! 하고 소리가 나오더라. 완전히 그때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조금만 돌아다니면서 익힌다면 예전처럼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무어라 표현해야 좋을지 고민하던 다온은 대강 지은이 알아들을 수 있게 비유를 해서 말하곤 고개를 홀로 끄덕인다. 지금도 흐릿했던 기억에 붓을 들고 선명하게 만드는 것 같았으니까. 아까의 폭포도, 지은의 과수원도, 하나 같이 다시금 덧칠해서 선명하게 만들어 가고 있었기에 틀린 말은 아니었다.
" 금방 여기 토박이처럼 행세하면 놀리면 안된다? 막, 세밀하게 찔러대면 허둥지둥할지도 모르니까. "
마지막 말은 그저 장난처럼 키득거리며 뱉어낸 말이었다. -
291 지은 - 다온 (ngu4NFcPMw) 2020. 8. 8. 오후 6:02:27"의외네. 나는 십 년 이상 떨어져있으면 그 지리가 그다지 기억이 안 날 것 같거든. 아. 우리 집 주변은 기억날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 이외에는 잘 모를 것 같거든. 기억력 좋구나. 너."
조금씩 떠올리면 그 부분이 선명해진다는 그 말에 그녀는 작게 감탄했다. 자신이 그 상황에 처하지 않았기에 뭐라고 하긴 힘들었지만 자신이라면 절대로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 그녀는 확신했다. 사실 지금만 해도 그가 정말로 친한 친구였다는 것은 알지만 그와 대체적으로 뭘 했고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는 명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았다. 흐릿한 것을 넘어서서 진한 안개가 모든 것을 가려버린 기분이 아니던가.
그냥 자신과 정말 친했던 아이. 그렇기에 정말로 친했었나. 하는 그런 감흥. 어떻게 보면 그냥 외부인과 다를 바가 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단지 그런 기록만이 남아있을 뿐이지. 역시 애매하다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실제 그 상황이 되지 않으면 이렇게 예상밖에 할 수 없었기에 더더욱.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찔러대진 않아. 찔러댈 이유가 뭐가 있어? 관심가는 애 괴롭히는 어린애도 아니고. 그럴 일은 없어. 아. 하지만 다른 애들이 그러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각오하고 있어. 이미 너 온 거 소문 다 퍼졌더라."
그리 크지 않은 마을. 어르신들의 네트워크는 절대로 얕볼 수 없었다. 도시가 아니라 시골이나 마찬가지인 이곳이기에 소문은 팍팍 퍼지고 있었다. 나중에 직접 느껴보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내리막길을 천천히 내려가며 그에게 이야기했다.
"내려올 때 조심해. 속도 잘 조절하고. 군대 갔다왔으니까 그 정도는 알지?" -
292 다온주 (Ea5s7oSaHs) 2020. 8. 8. 오후 6:16:11밥 먹고 와서 이어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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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지은주 (ngu4NFcPMw) 2020. 8. 8. 오후 6:21:14굳이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고 편하게 밥 먹고 와도 괜찮아! 나도 그러는걸! 아무튼 밥 맛있게 먹어! 다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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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다온주 (W2qbKnHzjQ) 2020. 8. 8. 오후 7:46:02" ..어, 그런셈이지, 뭐. 미술도 하고 그러니까 더 잘 기억하고 그런게 아닐까 싶네. "
차마 몇번이고 돌아오고 싶다고 학창시절에 되뇌였다고 말은 못하고 그저 미소를 지으며 대강 둘러대고 마는 다온이었다. 그시절 자신이 얼마나 여길 그리워 했던가, 그러면서도 연락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던 건 얼마나 바보 같았던 일인가 싶은 다온은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과거에 어찌됐던 지금은 돌아온 그였기에 아무래도 상관없는 과거의 일이었으니까.
" 진짜...? 확실히 소문이란게 빠르긴 빠르구나. 일하기 시작하면서 그럴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슬슬 애들 볼 준비도 해야하는건가 싶네. "
소문이 퍼지고 있다는 말에 예상은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복잡한 표정으로 놀란 듯 답한다. 아무래도 시골의 소식통이라는게 옆집 옆집 퍼져나가는 듯 했기에 자신이 돌아왔다는 것도 금방 퍼져나갈거라고 생각은 했던 다온이었지만 벌써 친구들에게 퍼졌을거라곤 생각을 못 한 모양이었다. 물론 친구들을 만난다는게 기쁘긴 하지만,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진 다온이었다.
" 그정도는 알거든요, 누나. 너무 걱정하신다~ 누나야말로 조심해요. 원래 익숙한 길에 안일해지기 쉬우니까. "
지은의 충고에 키득거린 다온이 장난스럽게 누나라고 부르며 대답한다. 말은 그렇게 해도 얌전히 군대에서도 하던데로 내리막길을 능숙하게 내려가기 시작한다. 다행히 이쪽에선 체면치레는 할 수 있는 정도는 되는 듯 했다.
" 왠지 낯이 익은 길인 것 같기도 하고.. 얼추 거의 다 오긴 한 모양이네 " -
295 지은 - 다온 (ngu4NFcPMw) 2020. 8. 8. 오후 8:04:19"아. 그래도 친구의 정을 생각해서 네가 사는 주소는 안 가르쳐줬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런 것을 내가 함부로 말하기도 뭐하잖아?"
이력서를 받을 때 이미 그가 사는 주소를 그녀는 파악해둔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남에게 뿌릴 수도 없었기에 그 점은 안심하라는 듯, 그녀는 괜히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마 조만간에 과수원으로 찾아오거나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고, 그를 찾겠다고 친구들이 알아서 수색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하고. 아마 계속 피하는 것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여유롭게 산길을 계속 지났다.
"걱정 안하게 생겼어? 반대로 너도 내가 도시로 가면 걱정 많이 할 거잖아. 아니야?"
아닌가? 말을 하고도 스스로 확신이 생기지 않는지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곧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천천히 내리막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며 그 끝에 도달했다. 산길을 완전히 내려가니 또 다른 길목이 보였고 저 너머에 작은 학교가 하나 그녀의 눈에 비치고 있었다.
"저기! 어때? 별로 안 바뀌었지? 물론 완전히 안 바뀐 것은 아니겠지만 큰 규모로 보면 구조가 거의 그대로일걸? 아. 하지만 시설은 조금 더 현대화 된 것 같았어. 물론 나는 잘 안 오는 편이라서 자세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마 맞을 거라고 가볍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살짝 속도를 내서 앞으로 달려갔다. 더 이상 산길이 아니고 평지였기에 그녀의 속도는 조금 더 빨라진 상태였다. -
296 다온주 (J5zuMBzS1k) 2020. 8. 8. 오후 8:17:14" 고마워, 아마도 애들이 찾으러 다니긴 하겠지만 그정도만 해줘도 고맙지. 덕분에 시간은 벌었네. "
작정하고 찾으려고 하면 당장 오늘도 찾아올 수 있겠지만 그들도 시간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바로 찾아오지 않으면 누구든 무언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것은 뻔했으니까. 아무래도 최대한 빨리 찾아가서 인사를 하긴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다온이었다.
" 맞지, 내가 직접 챙겨줘야 마음이 편할걸? 하긴 그렇게 생각하니, 너가 이해가 간다. "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 지은에게 아 하는 소리를 낸 다온이 바로 수긍을 해버린다. 지은을 아무것도 모를 도시 한 가운데에 던져둔다고 생각하면, 물론 성인인 지은이지만 걱정이 안될리 없었으니까. 금방 수긍을 해버린 다온은 멋쩍은 듯 뺨를 긁적일 뿐이었다.
" 와, 진짜네. 예전이랑 변한게 없는 것 같기도 하고....!!앗! "
지은을 뒤따라 내려오던 다온이 학교를 보며 한눈을 팔다 돌멩이를 밟고 비틀거리며 발을 헛딛는다. 비틀비틀거리며 아슬아슬하게 앞으로 넘어질 듯 움직이는 다온은 금방이라도 넘어질거라고 생각한 듯 눈을 꽉 감는다. -
297 지은 - 다온 (ngu4NFcPMw) 2020. 8. 8. 오후 8:51:50"자, 잠깐! 야!"
발을 헛딛은 그를 바라보는 순간, 그녀는 빠르게 그를 향해서 달렸다. 비틀비틀거리는 모습이 보통 아슬아슬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못 잡을지. 그건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넘어지게 둘 순 없지 않은가. 순간적으로 빠르게 달려 옆에서 잡아주려고 하는 그녀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겨우겨우 아슬아슬하게 그의 팔을 잡아서 지탱하려고 하며 그녀는 힘을 꽉 주었다. 이어 그 상태로 그대로 가만히 있던 그녀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따끔하게 말을 이었다.
"뭐, 뭐하는거야! 이런 곳에서 넘어지면 다치잖아. 그렇게 한눈을 팔면 어떡해."
어디까지나 주의하라는 어조로 이야기를 한 것이었기에 그녀는 크게 화를 내거나 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의를 확실하게 준 이후 그의 팔을 놓으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튼 다친 곳은 없어? 발은? 접지르고 그런 거 아니야?"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는 그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했다. 접질렀으면 아무래도 조금 도움은 주긴 해야 할 테니까. 학교 보건실이 열려있을진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어지간하면 닫혀있지 않을까 싶지만.. 일단 그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그녀는 가만히 그의 발목을 바라보려고 했다. -
298 다온 - 지은 (WeN3D4OIGg) 2020. 8. 8. 오후 9:02:03" 고..고마워... "
꼼짝없이 넘어질거라고 생각하고 눈을 감고 있던 다온은 자신의 팔을 잡고 지탱해주는 감각에 천천히 눈을 뜨며 들려오는 날카로운 목소리에 면목이 없다는 듯 중얼거린다. 정말이지, 잠깐 한눈을 팔자마자 이런 꼴이라니 부끄럽기만 한 다온이었다. 넘어지려는 자신을 붙잡아 주는 덕분에 둘 사이의 거리가 그대로 좁혀져 가까워지자 말을 더듬던 다온은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든다.
" 학교가 너무 오랜만이라 반가워서 그만.. 진짜 고마워, 덕문에 안 넘어졌네. 할 말이 없다.. "
다그치는 말에 딱히 할 말이 없어진 다온은 얌전히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며 중얼거린다. 어째 못난 모습만 보여주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과거의 자신이 지은에게 했을법한 모습이 그대로 반대로 나타나는 것에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모르겠는 다온이었다.
" 조금 욱신거리긴 한데, 걸을 수는 있을 것 같아. 가던 길 계속 가자. "
발이 부어오르는게 느껴졌지만 못 걸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 어색하게 웃으며 중얼거린다. 정말이지, 더이상 민폐를 부리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애써 태연하게 걸어보려는 다온이었지만 약간씩 절뚝거리는 걸음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양호실은 닫혀있을게 뻔했으니 좀 아프더라도 참고 홀로 걸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지은에게는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
299 지은 - 다온 (ngu4NFcPMw) 2020. 8. 8. 오후 9:18:09"다음부터 조금 조심해. 도시의 아스팔트만큼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여기 길도 상당히 딱딱하니까."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는 계속해서 그의 발목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겉보기로 어떻게 보이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는 듯 표정을 찌푸리던 그녀는 곧 욱신거린다는 그의 말과 절뚝거리는 걸음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봐도 전혀 괜찮지 않아보였기에 그녀는 그를 멈춰세우려고 하면서 그에게 다가가 그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두르려고 했다.
"무게 실어. 그런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뭘 걷겠다는거야? 내일 발 퉁퉁 부어서 집에만 있으려고 그래?"
그가 자신의 부축을 받아들일지, 거절할지는 알 수 없었다. 거절한다고 한다면 자신도 뭘 더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녀의 목소리엔 걱정이 가득 실려있었다. 정말 만일의 경우에는 내일은 일을 쉬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분명히 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내일 발 부었으면 일 나오지 마. 알았어? 발 부은 상태로 일을 하면 더 부어서 진짜 못 걸을 수도 있으니까. 그럴 바에는 그냥 푹 쉬는 게 나아."
억지로 출근하면 바로 돌려보내겠다고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고 난 후, 그녀는 가만히 그를 바라보면서 더 생각을 하다가 말을 이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이 상태로 더 걷는 것도 조금 애매할 것 같은데." -
300 다온 - 지은 (PEZtZpITBM) 2020. 8. 8. 오후 9:35:37" 알았어. 명심할게. "
면목이 없다는 듯 답하던 다온은 옆에서 들려오는 한숨소리에 쓴 미소를 지어보일 수 밖에 없었다. 정말이지, 걱정같은 것은 끼치고 싶지 않은데 어째서 이렇게 되는 것일까 하는 자책을 하면서 걸어가려던 다온은 이내 자신을 부축해주려 하는 지은의 모습에 놀란 듯 눈을 깜빡였다. 망설임 없이 다가와 자신의 팔을 어깨에 두르려는 지은의 모습에 놀란 듯 눈이 커졌던 다온은 이어진 지은의 말에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무게를 실어 부축을 받기 시작한다. 물론 지은이 힘들지 않게 완전히 무게를 실지는 않았지만.
" 아니아니, 내일은 일 해야지.. 그럴 생각은 아니었어. "
걱정이 가득 담긴 지은의 목소리에 괜히 양심이 아파오는 것을 느끼면서 절대로 일을 빼먹지는 않겠다는 듯 고개를 저어 답한다. 그리고 자신을 걱정해서 이어지는 말에도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면목이 없다는 듯 대답을 할 뿐이었다. 일하는데 차질을 주고 싶지도 않았지만,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이런 식으로 일을 빼먹고 싶지도 않았기에 자신의 몸이 내일은 부디 멀쩡해지길 바라는 다온이었다.
" ... 부탁할게, 학교를 보긴 봤으니까.. 자세히 보는건 다음에 선생님 뵈러 올 때 하는 걸로 해야겠네. 내일 일하려면 집에 가서 쉬는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
옆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지은의 향기가 코 끝을 간지럽히자 잠시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던 다온은 더이상 지은을 힘들게 하는 것도 마음이 쓰였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가는게 어떻겠냐는 지은의 생각에 동의한다. 더이상 민폐를 끼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조금이라도 더 민폐를 끼치기 전에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 힘들면 나 혼자 걸을게. 그렇게 막 아픈 것도 아니고.. "
남자로서의 허세인지 모를 말을 지은에게 부축을 받아 걸어가며 내뱉은 다온은 이내 힐끔 지은의 눈치를 살핀다. 괜히 허세를 부린다고 잔소리라도 들을거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이미 다온은 지은에게 꽉 붙잡힌 것처럼 보이는게 이상하지 않는 정도에 이른 것 같았다. 과거의 지은이 다온에게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
301 지은 - 다온 (ngu4NFcPMw) 2020. 8. 8. 오후 9:49:11"네 발이 붓지 않으면 일하러 와도 돼. 하지만 발이 부은 상태로 과수원 일을 하면 절대 못 버틸걸? 힘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라는 거 알잖아. 농사는 자신의 몸도 소중히 여겨야 해. 무엇보다 친구인 네가 발이 아픈데도 무리해서 일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분명하게 그 부분은 그녀는 딱 잘라 이야기했다. 일적으로도, 그리고 친구로서도 그 모습은 그녀로서는 굳이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었다. 몸에 힘을 줄 때 발목은 몸을 지탱하지 않던가. 그 발목이 퉁퉁 부으면 몸에 힘을 줄 수 없었고, 억지로 힘을 주면 발목은 더욱 붓기 마련이었다. 주의를 분명하게 주면서 그녀는 그를 부축한 채로 천천히 다시 산길로 천천히 움직였다. 당연히 처음 올 때보다 걸음 속도는 훨씬 줄어든 상태였다.
"그런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산길을 오르겠다는거야? 그런 모습을 내가 옆에서 그냥 보고 있을리가 없잖아. 여자인 나에게 부축받는게 좀 그러면 다른 애들에게 연락을 해서 도움을 청하던가 해."
적어도 절대로 혼자서 보낼 수는 없다는 듯이 그녀는 숨을 흡 죽인 다음에 산길을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천천히, 천천히. 당연하지만 남자 하나를 부축하면서 올라가기엔 조금 힘이 들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절로 이마에서 땀이 흘렀지만 그녀는 애써 모르는 척 하며 앞을 바라봤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건데 폐 끼친다고 생각하지 마. 원래 힘들 땐 도우면서 사는 거라고 하잖아? 마을 어른들도 다 그리 이야기했고 어릴 적에도 그렇게 지냈어. 그리고 우리도 그랬을 거야.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그랬을 거야."
괜히 허세부리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따. 무게를 지탱하면서 앞으로 걸어가는만큼 쓸데없이 힘을 낭비할 순 없었으니까. -
302 다온 - 지은 (PEZtZpITBM) 2020. 8. 8. 오후 10:04:05" 그렇게 심한 건 아니니까.. 무리할 일은 없을거야. 진짜. 거짓말 하는거 아니야. "
지금은 좀 이렇게 신세를 지게 됐지만. 면목이 없다는 듯 중얼거리면서도 절대로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는 듯 지은에게 말했다. 산길을 이렇게 부담을 주면서 걷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다온이었지만 분명 지은은 자신을 내버려두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기에 더 힘들게 하지 않고 얌전히 지은에게 몸을 조금 맡긴 체 걷는 다온이었다.
" ... 그러네, 분명 나도 너가 다쳤으면 너보다 체력이 안 좋지만 이렇게 널 데리고 갔을거야. 혼자 내버려 둘 수 있을리가 없잖아. "
묵묵히 땀을 흘리며 자신을 부축해서 걸어가는 지은을 힐끗 고개를 돌려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린다. 지은이 덜 힘들게 다치지 않은 발로 최대한 자신을 지지하고 걸어가려 하며 둘이서 묵묵히 산길을 걸어나간다. 분명히 힘들텐데도 지은은 묵묵히 걸음을 옮기는 모습에 다온은 잠시 바라보다 입술을 깨문다.
" 진작 너한테 전화할 걸 그랬어. "
그랬으면 내 학창시절도 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뒷말은 입안에 숨겨둔 체 자그맣게 말한 다온은 지은에게 조금이라도 무게를 덜어주려 한다. 그래도 용케 지은과 발을 맞춰 걷기 시작하며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나아가기 시작하는 것은 다행이었지만, 땀을 많이 흘리는 지은이 걱정되는 듯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 조금 쉬었다 갈까..? 힘들면 쉬다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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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 지은 - 다온 (ngu4NFcPMw) 2020. 8. 8. 오후 10:31:39"그건 내일 상태를 보고 이야기해. 지금 괜찮더라도 내일 또 퉁퉁 부을지도 모르잖아. 거짓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몸의 상태라는 것은 두고 봐야 알 수 있잖아. 아무튼 그건 내일 보고 판단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 발목이 부었는데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물며 육체노동이 주인 농사일은 더더욱 그러했다. 과수원 역시 이것저것 많이 몸을 써야 하는 일인데 그런 상태로 일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그녀는 판단했다.
조용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며 언덕을 오르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그녀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진작 전화라니. 이제와선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이었다. 그저 후회에 가까운 그 말. 그 말을 못 들은 척 할까. 들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눈을 감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제 와서 그런 것을 말해서 뭐하겠어. 지나간 일이잖아. 나는 신경 안 써."
당시에는 섭섭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고 지금도 조금은 섭섭하게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크게 화가 난다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그도 이 마을을 떠나 이 마을을 잊어버린 이. 그 정도의 감상이었다. 물론 그는 이 마을을 잊어버렸다고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은 그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그녀의 어리광에 지나지 않았다. 그저 마을을 떠난 이기에 가지는 감정일 뿐이었다.
"안, 안 힘들어. 걸을 수 있어. 적어도 산길은 넘어가야 쉬지. 산길에서 계속 쉬고 그러면 오히려 체력이 더 빠져서 못 걸어."
괜히 발끈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든 걸어가려고 했다. 걸음 속도가 조금 느려진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힘이 조금 빠진 것일까. 그럼에도 그녀는 조금 더 앞으로 걷다가 눈치를 살짝 보더니 발걸음을 멈췄다.
"3, 3분 휴식. 바, 바로 부축해서 그래!" -
304 다온 - 지은 (PEZtZpITBM) 2020. 8. 8. 오후 11:08:44" 알았어.. 일단, 지켜보고 말할게. "
지은의 말에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기에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다온이었다. 민페를 끼치기 싫었기에 말을 들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었고, 틀린 말도 하나도 없었기에 무어라 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기에 열심히 자신을 부축해주는 지은을 조용히 바라보며 최대한 덜 힘들게 바삐 발을 움직이는 다온이었다.
" .. 정말 신경을 안 쓰다면야 다행이지만 말이야. "
무어라 변명할 수 있을까. 너무 괴로워서 다 잊고 지냈다고 말한들 지은이 이해할까, 아니 정말 신경도 안 쓰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다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옅은 미소를 지은 체 중얼거렸다. 물론 섭섭함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자신도 그냥 그렇게 지나가면 되지 않을까 하고 정리해버리고 마는 다온이었다.
발끈하는 지은의 모습에 옅은 미소를 짓던 다온은 결국 멈춰서는 지은에게 알았다는 듯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의 사과주스를 건낸다.
" 목 마르지? 이거라도 마시면서 좀 쉬었다가자. "
자신의 옷으로 조심스럽게 지은의 땀을 닦아주려 하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내는 다온이었다.
" 너까지 다치면 곤란한데.. 무리하면 안된다..?" -
305 지은 - 다온 (ngu4NFcPMw) 2020. 8. 8. 오후 11:26:28"나에게 주려고? 하지만 괜찮아? 넌?"
자신에게 사과주스를 내미는 모습에 그녀는 어라? 하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의 몫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그녀는 우선 사양하는 모습을 보였다. 꼭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물론 목이 안 마르냐면 그건 거짓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것을 마시는 것은 조금 미안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태연하게 그의 손길은 받아들였다.
"안 다쳐. 안 다쳐. 여기서 쭉 자란 사람을 뭘로 보는 거야? 사과 박스를 들고 왔다갔다 한 적도 엄청 많아. 그냥 조금 쉬는 거야. 조금."
애써 허세일지도 모르는 그런 말을 하며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가 땀을 다 닦는 것을 기다리다 근처에 있는 나무에 살며시 등을 기댔다.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조금은 시원한 바람이 불었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아. 시원해. 혼잣말을 잠시. 이어 침묵을 지키다가 그녀는 다시 눈을 뜨고 그를 바라봤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손수건을 챙겨올 걸 그랬어. 그러면 물을 묻혀서 부은 곳에 묶으면 정말 효과가 괜찮은데. 아. 생각 해보니, 폭포가 있는 곳에 가서.. 아. 하지만 그러면 더 올라가야 하잖아. 안되겠네."
안 그래도 절뚝거리는 이에게 산길을 오르게 할 순 없었다. 자신이 부축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기에 더더욱.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는 가만히 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그러고 보니 집에는 혼자 들어갈 수 있겠어? 산길까지는 무조건 내려줄거지만 그 이후는... 힘들 것 같으면 얘기해. 물론 넌 괜찮다고 할 것 같지만." -
306 다온 - 지은 (FOCaZuWOGs) 2020. 8. 8. 오후 11:41:02" 난 그렇게 목마르지도 않고, 힘든거는 너잖아. 괜찮아, "
어라? 하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은에게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기왕이면 자기 대신에 지은이 마셔주길 바라는 듯 어색하게 웃으며 다시 받아달라는 듯 내밀어보이는 다온이었다.
" 그렇게 나도 생각하고 안심했었는데 다치더라. 그러니까 너도 조심해야지. 나때문에 다치면 진짜 면목 없거든. "
허세를 부리듯 말하는 지은의 땀을 다 닦아준 다온이 그런 말은 곤란하다는 듯 부드럽게 이야기한다. 바람을 쐬는 듯 눈을 살며시 감는 지은을 보며 살포시 미소를 짓다 이어진 말에는 괜찮다는 듯 발을 들어보인다. 얼얼하긴 했지만 힘들게 위로 왔다갔다 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 괜찮아, 그렇게 심하게 삐끗한 건 아니니까.. 지금은 다친지 얼마 안되서 그런거고.. 집에는... "
지은의 말에 대답하던 다온은 지은의 마지막 말에 찔린 듯 순간 입을 다물더니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뺨을 긁적인다.
" 그럼 집까지 데려다줄래? 아무래도 땀도 많이 나고 했으니까 가볍게 씻고 물도 마시고 가면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아, 물론 신경쓰이면 씻는 동안엔 집 밖에 있을테니까 그런 건 신경쓰지 말고...! " -
307 지은 - 다온 (ngu4NFcPMw) 2020. 8. 8. 오후 11:55:37"그렇게 말한다면..."
여기서 한 번 더 거절하면 그도 무안할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일단 주스를 받아들이고 딱 한 모금을 마셨다. 적당히 목을 축이는 것. 그 정도로 충분한 일이었다. 그렇게 한 모금을 마신 후, 그녀는 다시 그에게 주스를 돌려주었다. 자신이 다 마시는 것은 역시 미안한 일이었으니까. 마른 목을 축이는 것만으로 충분한 일이었다. 이내 들려오는 말에 그녀는 그저 작게 소리를 내어 웃을 수밖에 없었다.
"걱정해주는 것은 고마워. 하지만 실제로 나는 안 다쳤잖아? 네가 무게를 나에게 다 실어버리면 모를까. 적어도 그 전에는 그런 일은 없을걸?"
나름 자신만만하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다시 편안하게 자세를 취했다. 이어 어느 정도 휴식을 취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그를 부축하려는 듯 다가간 후에 그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올리려고 했다. 여기서부터는 쭉 내려가야 했기에 오르막길보다 훨씬 발목을 다친 이에겐 위험한 길이었다. 그렇기에 조금 더 힘을 주기로 다짐하면서 그녀는 곧 들려오는 말에 뭐래? 하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너네 집에서 씻을 이유가 뭐가 있어? 나는 바로 우리 집에 가서 씻으면 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건 사양할래. 땀을 완전히 닦아내려면 세면이 아니라 샤워를 해야 할 텐데 남의 집에서 샤워하고 싶지도 않고, 무엇보다 남자 집에서는 더더욱 샤워하고 싶지 않아. 나가있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야. 그러니까 마음만 받아둘게."
신경 써주는 것은 고맙지만 자신의 집이 그렇게 멀리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남의 집에 들어가서 샤워를 하는 것도 애매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분명하게 거절을 하며 그에게 말했다.
"입장 바꿔 생각해봐. 너는 여자 집에 가서 편안하게 샤워하고 그럴 수 있어? 집이 멀다면 모를까. 그렇게 멀지 않고 바로 갈 수 있는 거리인데?" -
308 다온 - 지은 (e7Hp2EEoHI) 2020. 8. 9. 오전 12:01:16" 아니, 나는 그냥.. 내가 혼자 간다고 그러면 신경쓰일까봐 했던 이야기였어.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집에는 혼자 갈게. "
다온은 혹시나 오해할까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전혀 사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신경쓰고 무리를 할까 싶어 했던 이야기에 뭐래?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지은에게 다급하게 답한다. 정말 믿어달라는 듯 반쯤 울것 같은 표정을 지어보인 다온은 꽤나 오해받고 싶지 않은 듯 했다.
" 미안해, 내려가는 것도 그냥 내가 할게. 괜한 소리를 했다. "
눈을 질끈 감았던 다온이 정말로 미안하다는 듯 자신을 부축하려는 지은에게서 떨어지려하며 나지막이 말한다. 그의 손이 떨려오는 것이 정말로 놀라고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물론 오해할 법한 말이기도 했지만.
" ... 바보같이.. "
자신을 책망하듯 중얼거린 다온이 쩔뚝거리며 나무를 짚고 천천히 내려가려고 했다. -
309 지은 - 다온 (ZcDIIjLD8U) 2020. 8. 9. 오전 12:13:53"야! 이다온!"
다급하게 고개를 젓다가 갑자기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그를 힘껏 불렀다. 내려가는 것도 혼자 하겠다니. 다리 불편하면서 대체 뭐라는거야? 가만히 바라보다 그녀는 그의 근처까지 빠르게 다가간 후에 한숨을 내쉬면서 그를 근처에서 바라보면서 그를 멈춰세우려고 했다.
"집까지는 데려다줄 수 있어. 하지만 거기서 씻고 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거야?"
어차피 집이 먼 것도 아니고, 집에 데려다주고 바로 돌아가겠다고 하는 것이 그런 표정을 지을 이유인걸까? 그녀로서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그냥 이 정도면 충분히 그냥 이야기할 수 있는 거 아닌가하는 혼란 속에서 손을 떠는 이유도 도저히 영문을 알 수 없어 그녀는 가만히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적어도 산길은 같이 내려가. 지금 그렇게 절뚝거리며 어떻게 내려가겠다는거야?!"
산길의 내리막길은 발목의 힘이 특히나 더 필요했다. 그런데 절뚝거리는 발 걸음으로 내려간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로 무리하는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아 그녀는 다급하게 그를 세우려고 했다. 혼란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친구의 발목이 먼저가 아니었던가. -
310 다온 - 지은 (hwCCElRb26) 2020. 8. 9. 오전 12:24:12떨리는 걸음걸이로 움직이려던 다온은 자신을 멈춰세우는 지은의 손에 저항하지 못하고 멈춰선다. 비틀거리다 멈춰선 다온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선 겁에 질린 사람처럼 지은을 바라본다. 헛된 소문들이 퍼지던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기라도 한 듯, 다온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 씻고 가지 않겠다는게 이상하다는게 아니라.. 그러니까, 내말은 내가 나쁜 의도가 있어서 그런 말을 한게 아니라는거야.. 나는 절대로 그런 짓을 할 생각 같은 건 없으니까.. "
마치 지은이 자신을 그런 녀석으로 생각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처럼 상당히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루종일 지은의 옆에서 편안히 짓던 미소를 찾아볼 수 없이 떨리는 얼굴로 더듬더듬 말한 다온은 두 손으로 나무를 단단히 잡는다.
" 내가 괜한 소리해서 미안해.. 여기서도 오해가 커져버려서 있을 수 없게 되면 안되는데.. "
입술을 꾹 깨물던 다온이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려는 듯 나무를 잡고 있던 손을 때어내며 중얼거린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지은을 바라본다.
" 아까 집 이야기 했던 건 미안해. 진짜. 그렇지만 정말 나쁜 생각 따윈 추호도 안했으니까.. "
결국 힘이 풀린 듯 나무에 기댄 다온이 지은을 보며 웅얼거리듯 말하며 고개를 숙여버린다. -
311 다온주 (hwCCElRb26) 2020. 8. 9. 오전 12:29:32# 혹시나 지은주도 불쾌한 부분이었다면 미리 미안하다고 말해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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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지은 - 다온 (ZcDIIjLD8U) 2020. 8. 9. 오전 12:54:26"있잖아. 이다온."
그의 말을 끝까지 들으며 그녀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저리 떨면서 해명을 하는건지 도저히 그녀는 그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마치 오해받길 싫어하는 것처럼, 그리고 나쁘게 생각되기 싫어하는 것처럼. 그냥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을 하면 되는 것을 왜 저렇게 떨면서까지 저렇게 말을 하는것일까. 대체 뭘 보고 뭘 느끼는 것일까. 그것을 도저히 알 수 없어 답답함을 느끼면서 그녀는 다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이런저런 말을 엄청 해주고 싶거든? 나. 진짜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 나는.. 그러니까 그렇게 막 머리가 엄청 좋고 그렇지 않아. 솔직히 대학을 갈 성적도 안 나왔고 지금도 생각하는 것보다는 먼저 행동하는 것을 좋아해. 그런데 이건 꼭 말해야겠어. 여기서도 오해가 커져버려서 있을 수 없게 되면이 무슨 말이야? 너 도시에서 무슨 오해라도 받아서 쫓겨나서 여기로 온거야?"
그의 말 중에서 그 말을 그녀는 놓칠 수 없었다. 가장 이질적이면서 가장 생각도 하지 못한 말이니까. '도'라는 말은 중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던가. 다시 한 번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는 그를 바라보면서 분명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네가 도시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어. 그런데 나쁜 의도로 말한 거 아니잖아. 그럼 그렇게 그냥 말하고 끝내. 그러면 되잖아. 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 떠는건데? 아니. 됐고 도시에서 있었던 일을 가지고 여기서도, 나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마. 내가 언제 너에게 나쁜 생각했다고 그랬어? 불쾌하다고 그랬어? 마음만 받아둔다고 했잖아. 그럼 그걸 그대로 받아주면 되잖아."
자신이 잘못한 것일까. 아니면 그가 잘못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다른 복합적인 문제인걸까. 그런 것을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녀는 다시 그를 부축하려고 하면서 이야기했다.
"불편하면 이야기 해. 산길 내리막이니까 발목이 아프면 걷기 힘들거야. 그리고 말해두는데 방금 전 그건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어. 그냥 우리 집에서 씻는게 편할 뿐이야. ...무엇보다 아무리 친구라도 이성의 집에 들어가서 씻는 것은..좀 그렇단 말이야!"
//음. 나는 상황극이니까 별 감정은 없긴 하지만 적어도 지은이는 이번에는 좀 복합적으로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네. 아무래도 이성의 집에서 씻거나 샤워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 쭉 오랫동안 교류가 있었다면 모를까. 지금의 다온이는 지은이에게 있어서 십 년전에는 친구였지만 지금은 사실 좀 거리감이 있는 애기도 하고. 그렇기에 조금 당황하고 거절했다는 것에 가까워. 사실 캐는 캐고 오너는 오너라고 생각해서 별 상관없으니 노 프러블럼. 다만 지은이의 그 거리감 때문에 거절하는 것 때문에 다온이가 힘들지 않을까 그게 조금 걱정이 되네. -
313 다온주 (lnVv4XM9oI) 2020. 8. 9. 오전 1:03:31잠자코 떨리는 눈으로 지은을 바라보며 지은의 말을 듣고 있던 다온은 천천히 나무를 짚고 일어나 서서히 지은에게 다가가 얌전히 부축을 해줄 수 있게 자리를 잡는다. 그리곤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 일단 다 내려갈 때까진 네 도움을 받을게. "
떨림이 아예 가시지는 않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다온은 작게 한숨을 내쉰다. 자꾸만 떨려오는 자신의 몸을 진정시키려는 듯한 한숨은 작게 이어진다. 그러다 지은을 보며 조심스럽게 입술을 연다.
" .. 도시에서 꽤 많은 일들이 있었거든. 일단 네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니 다행이고.. 솔직히 안심했어. 응.. "
한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말을 이어가려던 다온은 천천히 하늘을 바라보더니 조심스럽게 지은이 부축하기 좋게 한팔을 올려보인다. 아무래도 더 늦어지면 자신을 도와주는 지은이 힘들 갓 같았으니까.
" 이야기가 좀 길어질테니까 내려가면서 이야기 할게.. 그래도 괜찮겠지? 다 내려가서도 상태가 애매하면 좀 더 도와달라고 그럴 것 같지만.. "
괜찮냐는 듯 물음을 던진 다온은 잔잔한 물결처럼 가라앉은 눈으로 지은을 바라본다.
# 다온이는 아무래도 거절하는 것 자체는 괜찮은데, 자기가 말한게 있어서 지은이가 안 좋은 쪽으로 오해를 해버릴까 두려워 하는 쪽이야. 과거에 괴롭힘 당하던 것 중에 여자애들 쪽으로도 이야기를 퍼트리고 다녀서 꽤나 시달렸거든. 아무튼 지은주는 괜찮다니 다행이야. 지은이도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 것 같고! -
314 지은 - 다온 (ZcDIIjLD8U) 2020. 8. 9. 오전 1:19:56"도움은 줄게. 하지만 네가 지금 이 분위기 때문에 입을 열려고 하는 거라면 지금은 됐어. 네가 정말로 이야기하고 싶다면 상관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다음에 이야기해도 괜찮아. 아니. 꼭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어. 네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잖아. 중요한 건 지금 여기서 문제없이 잘 사는 것. 그거라고 생각해."
이야기가 좀 길어질지도 모른다는 그 말에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분위기에 흘러가듯 이야기를 듣는 것은 또 그녀로서는 피하고 싶고 싫은 일이었다. 상대가 정말로 편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모를까. 분위기가 그래야 할 것 같으니까 그렇게 하겠다. 그런 것은 서로에게 힘들 뿐이었으니까. 무엇보다 자신은 그의 과거가 어찌되었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범죄자라면 또 모를까. 그런 것은 아닐테니까. 그러면 굳이 꼭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무슨 일이 있었건 그는 자신의 옛 친구였던 이였으니까. 단지 그것으로 그녀는 충분했다.
"상관없어. 말했잖아.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내가 그런 것으로 거짓말 할 것 같아?"
뭐래? 하는 표정으로 그녀는 태연하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적어도 자신은 사실을 이야기했으니까. 발을 다쳤다는데 집까지 데려다달라면 충분히 데려갈 수 있었다. 그 정도의 정은 있었으니까. 조심스럽게 다리에 힘을 꽉 주고 그녀는 산길을 천천히 내려갔다. 물론 속도는 방금 전보다 더 느렸다. 내려가는 만큼 발에 힘을 꽉 줘야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조심조심. 작은 돌이 데구르르 그녀의 발에 부딪혀 굴러갔고 그녀는 더더욱 다리에 힘을 꽉 줬다. 내려가는 길이기에 중력의 힘이 괜히 더 작용하는 것 같아 그녀는 숨을 약하게 내뱉었다.
"그렇게 벌벌 떨 정도의 일이라면 그냥 여기서 쭉 지내면서 잊어버려. 아픈 기억은 즐거운 기억으로 덧칠하면 된다고 하잖아. 맞나? 이 말? 몰라. 그냥 그런 어조의 말일거야. 아마."
//불쌍한 다온이.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네. 확실히 그런 괴롭힘이 있으면 되게 힘들 것 같아. 물론 내가 체험해본 적은 없지만... 아무튼 만약에 다온이가 저기서 자신의 호의를 무시한다는 식으로 목소리를 높인다거나, 강요하는 식으로 계속 말을 했으면 아마 진짜 화를 냈을지도 몰라. 진짜 싸늘해지는 느낌으로. -
315 다온주 (2Bohb4SFlw) 2020. 8. 9. 오전 1:24:43# 그랬구나. 분명 다온이는 힐링되고 있고, 방금처럼 갑자기 트라우마가 튀어나올 때도 있긴 하겠지만 차차 나아질거야. 지은이가 분명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 같거든. 지은이가 화내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무서운데.. 다온아.. 조심하자..! 답레는 아침에 가져올게! 슬슬 눈이 감기기도 해서 답레를 써도 만족스러울 것 같지 않거든..! 지은주 잘 자고 낮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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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지은주 (ZcDIIjLD8U) 2020. 8. 9. 오전 1:55:43실제로 무서울진 모르겠네. 물론 분위기가 많이 싸늘해지고 조금 언성이 높아질 것 같지만 대체로 화를 내면 다 그런 느낌이 아닐까? 아무튼 졸리면 자야지! 나도 슬슬 자러 갈 생각이었구! 아무튼 잘 자! 다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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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지은주 (ZcDIIjLD8U) 2020. 8. 9. 오전 11:48:40갑작스러운 일이 생겨서 오늘은 접속이 조금 힘들 것 같아. 다온주. 할머니집에 조금 문제가 생겨서 바로 내려가봐야 하거든. 오늘 하루 잘 보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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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다온주 (UgiFeBVFUs) 2020. 8. 9. 오전 11:58:58그렇구나..! 큰일이 아니면 다행인데.. 비 때문인걸까? 아무튼 조심해서 잘 다녀오고 나중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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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 다온 - 지은 (e7Hp2EEoHI) 2020. 8. 9. 오후 2:41:16" ....... "
지은이 단호하게 꺼내는 말에 잠시 말문이 막힌 듯 입을 꾹 다문 체 다온은 지은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자신은 분위기에 휩쓸려 말하려던 것일까, 아니면 지은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은 것일까. 고민을 하듯 지은의 말에 무어라 대답하지 못한 체 조심스럽게 지은과 함께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힘을 주는 듯 몸이 굳어지는 지은의 몸이 느껴져 지은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도록 자신의 멀쩡한 발에 자신의 무게를 실어 지탱하며 최대한 지은이 덜 힘들게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 내가 이야기를 하면 들어줄래? 여태껏 이 이야기는 아무한테도 한 적 없거든. 부모님한테도, 몇 안되는 친구들한테도.. "
깊은 심연 속의 이야기는 자꾸만 새어나와 그를 괴롭혔고, 방금전에도 그가 발작을 하는 것처럼 트라우마를 일으켰다. 그것을 털어놓는다고 할지라도 기분이 좋아질지, 아니면 더 엉망이 될지, 지은마저도 곁을 떠나게 될 지 알 수 없었지만 옛 소꿉친구에게 이것을 털어놓는다면 조금이라도 서로의 감정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은 희망을 살며시 부여잡아 보려 하면서 조심스럽게 물음을 던진다. 어쩌면 지은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도시로 향한 그 날부터 지금까지 쭉 그런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고.
" 듣고 싶지 않다면 나도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을거야. 이건 그저 분위기에 휩쓸려서 하려던 이야기는 아니니까.. 네가 듣겠다고 말한다면 난 숨김없이 다 말할거야. "
홀로 애쓰는 지은을 지탱해주려는 듯 조심스럽게 지은의 어깨에 올려졌던 팔로 지은의 어깨를 살며시 잡아주며 조용히 물음을 던진다. -
320 지은 - 다온 (ZcDIIjLD8U) 2020. 8. 9. 오후 9:46:02"그런 이야기를 나에게 해도 괜찮은거야?"
부모님에게도, 몇 안되는 친구에게도 한 적이 없는 이야기라는 말에 그녀는 더욱 의문을 품었다. 다른 건 몰라도 부모님한테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로 꽁꽁 숨겨뒀다는 의미가 아니던가. 그런데 굳이 자신에게? 생각보다 깊을지도 모르는 생각에 그녀는 조금 망설였다. 자신이 듣고 싶다고 그 이야기를 하게 해도 좋은 것일까. 그것은 단순히 이기심이 아닐까. 정말로 그는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침묵을 지키며 천천히 그를 지탱하며 균형을 잡았다.
"말한다면 들을게. 나한테만 하겠다는 이유가 있을테니까. 부모님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않은 이야기잖아. 그런 이야기를 나에게 굳이 한다는 것은 뭔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 하지만 미리 말하지만 어떤 이야기가 나와도 난 널 동정하지 않을 거야. 널 동정하는 순간, 너를 그 누구보다 비참하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다지 좋은 이야기가 아님을 분위기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굳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어떤 이야기가 나와도 너를 동정하지 않겠다고. 자신이 동정하는 순간, 그는 정말로 불쌍한 이가 되어버릴테고, 그것은 그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그녀는 확신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 그게 맞을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자신의 생각이 그러한걸.
"아무튼 산길 거의 다 내려왔어. 이야기할거면 해. 하겠다면 들어줄테니까."
선택지는 그에게. 자신은 들어도 상관없고, 듣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그가 과거에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면 그의 과거 이야기는 자신에게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가 이야기를 한다면 들어줄 뿐이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이었다.
//돌아오며 갱신! 하지만 하루만에 왔다갔다하니 피로도가 장난이 아니네. 그래서 오늘은 이 답레만 쓰고 더 상황극을 잇긴 힘들 것 같아. ㅠ -
321 다온주 (e7Hp2EEoHI) 2020. 8. 9. 오후 9:49:41힘들면 쉬어야지! 나도 답레는 여유롭게 이어둘게. 오늘은 고생했으니 푹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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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지은주 (ZcDIIjLD8U) 2020. 8. 9. 오후 9:51:59배려해줘서 고마워! 12시에 출발해서 쭉 일 돕다가 지금 막 도착한 참이거든. 아무튼 여유롭게 이어줘! 나는 지금 집이라서 푹 쉬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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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다온 - 지은 (DA4FfZuBrA) 2020. 8. 10. 오후 4:15:34"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너라서 말하려는 생각이 들었어. 애초에 도시에선.. 말할 생각조차 나지 않았으니까. "
이유는 잘 몰라, 그냥 너라면 입을 열 수 있을 것처럼 느껴져. 확실하게 그 이유를 말하지는 못해도 왠지 지은이라면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다온은 자신에게 말해오는 지은에게 조용히 중얼거리듯 말한다. 혼날 것은 혼나고, 위로 받고 싶은 것은 위로 받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분명 친밀하게 지내던 사람들에게 말한다면 무조건적인 걱정과 위로만 들을테니까. 어쩌면 과거에 친밀했어도 지금은 조금 거리가 있는 지은이라면 따끔한 말과 위로를 함께 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듯 했다.
" 역시.. 너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아마, 그래서 너한테 말하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이것도 아마.. 연락을 못한 이유에 대한 변명의 연장선일지도 모르지만... "
산길을 다행히도 크게 별탈없이 지은의 도움을 받아 내려온 다온은 옆에서 차분하게 들려오는 지은의 말에 그럴 것 같았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아, 어디서부터 이야기 해야할까. 다온은 그렇게 고민하며 점점 보이기 시작하는 도로를 눈에 담는다.
" 그러면 집까지 부탁할게. 무리를 안 해야 내일부터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이야기는 가면서 하는걸로 하고. "
고마워, 정말. 자신을 부축해주는 지은에게 다시금 고맙다고 속삭인 다온은 잠시 입을 다물고 지은과 함께 집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평지가 이어져서 그렇게까지 지은에게 무게를 실어 부축을 받지 않아도 될 것 같았는지 자신의 멀쩡한 발에 무게를 실으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 너랑 헤어져서 도시로 전학을 가자마자 시작됐어. 뭐라고 하더라, 일본 말로는 이지메, 우리나라 말로는 따돌림이라고 하는게 맞으려나. 아무튼.. 처음에는 괜찮았어. 여기서 하던대로, 자기소개도 열심히 하고, 애들과도 친하게 지내려고 하고... 그런데, 여기랑 다른게 있다는 걸 바보같이 몰랐던거야. 그 아이들 사이에선 사는 동네라던지, 부모님들의 직업, 집의 종류 이런 걸로 무리가 나뉘어 있다는걸 말이야. "
먼 곳을 바라보며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한 다온의 눈은 점점 가라앉아 빛을 잃은 듯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마치 심연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 월요일이라 바쁘다...! 일단 답레 올려두고 이따 올게! -
324 지은 - 다온 (ue5S2q6l..) 2020. 8. 10. 오후 5:07:14자신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 이유를 말을 하며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 고작 그런 이유로?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고작 그런 이유가 아닐지도 모를 일이었다. 평지에 도착하며 조금 무게감이 줄어드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힐끗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앞을 바라보며 뭔가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지 확인했다. 이력서에 쓰여있는 주소로 가려면 아마 이쪽 방향이었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그쪽 방향으로 몸을 틀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이지메와 따돌림. 그 말이 먼저 나오는 이유를 그녀는 나름대로 추측했다. 그러니까 따돌림을 받았다는 이야기일까. 그게 아니라면 굳이 저런 말을 꺼낼 이유가 없었다. 사는 동네와 직업, 집의 종류로 무리가 나뉘어있었다. 참으로 잔혹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자신이 살고 있는 이 마을에도 그런 것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따돌림의 이유가 되진 않았다. 정말로 심각할 정도로 사람들의 믿음을 배신하거나, 철저하게 개인주의적인 이들은 배척될지도 모르지만 그런 이유로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하진 않았으니까.
"따돌림을 받았다는 이야기지? 그거?"
그녀의 시점에선 그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부축을 하고 있는만큼 가깝게 붙어있은 것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 실실 웃거나 밝은 표정을 지을린 없었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다시 제대로 앞을 바라봤다. 근처에 있는 돌멩이를 있는 힘껏 걷어차며 괜히 이상해지는 기분을 휙 날려버리며 그녀는 숨을 작게 다시 내쉬면서 말을 이었다.
"그래서? 끝은 아닐 것 같은데."
동정은 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것에 철저했다. 물론 마음 아픈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어설프게 동정을 하진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니까. 적어도 자신은 친구인 그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었다.
//갱신! 갑자기 비가 또 엄청 많이 오네. 이젠 비가 지긋지긋하게 느껴질 정도야. 아무튼 하루 잘 보내! -
325 다온 - 지은 (DA4FfZuBrA) 2020. 8. 10. 오후 5:52:08" 응, 맞아. 따돌림을 받았다는 이야기야. 어쩌면 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
조용히 들려오는 지은의 목소리에 다온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소리를 흘린다. 어쩌면 흔할지도 모르는 이야기, 두사람이 이렇게 걸어가는 동안에도 어딘가에서는 자신이 겪었던 것처럼 고통받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걸 다온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고통을 주는 일은 바이러스처럼 언제 어디서든 퍼져나가곤 하니까.
" 처음에는 별거 아니었어. 시골에 있는 너희들에게 좋은 소식을 보내줘야지, 하는 정도로도 버틸 정도였거든. 물론 매일같이 학교에 가면 책상이 낙서라던지 쓰레기 같은걸로 더러워져있고, 쉬는 시간이면 무리지어서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거나 하는 정도는 버틸만 했어. 그때는 지금처럼 여기서의 기억이 흐릿하지 않았으니까.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했는데, 그게 점점 힘들어졌어. "
사소한 괴롭힘 정도로는 아무렇지 않았다.다온은 그정도로 부러질 정도로 약한 사람이 아니었고, 나름대로 심지 굳은 사람이었으니까. 그렇지만 그런 사람도 자꾸만 충격이 가해지면 서서히 금이 가고 마는 것은 자연의 순리나 다름 없는 일이었다.
" 나 말고도 괴롭힘을 받는 아이가 있더라. 난 그 와중에도 그 아이가 신경쓰였거든. 여자아이였는데 그냥 되게 조용한 아이였어. 늘 기가 죽어 있고, 소리도 잘 안 내서 신경이 쓰였거든. 차분하고 그런게 마치 시골에 있는 널 보는 것 같아서 그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우습게도 정의의 사도마냥 나서버렸어. "
그때는 자신감도 넘쳤다. 이런 괴롭힘 정도는 조금만 견디고 나면 충분히 끝낼 수 있을거라고, 그들도 자신을 인정할거라고 생각했던 다온이었지만 세상은 그리 녹녹치 않았고 시골에서 올라온 그에게 세상은 완전히 파악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 그 아이를 때리던 아이들을 말리고 끌어내는 것까진 좋았는데, 그게 기폭제 같은게 되었더라구. 그때부터 맞지 않는 날은 주말 빼곤 없었어. 늘 쉬는 시간이면 남자애들에게 끌려나가 맞고, 여자애들에겐 비웃음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렸어. 그래도, 그래도 나는 괴롭힘 당하는 여자아이를 도와주려고 했어. 내가 시작한 일이고, 그정도는 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 그런데, 어느날인가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라. ' O반의 다온이라는 애가 O반의 OO을 괴롭혔다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일을 했다 ' 라고 말이야. "
그때만 생각하면 눈 앞이 깜깜해지는지 한순간 다온의 몸이 파르르 떨려왔다. 지은의 어깨에 둘러진 팔에도 힘이 들어갔고, 다온의 호흡도 갑자기 빨라졌다. 하지만 이내 깊은 한숨소리와 함께 점점 작아지는 다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난 억울했어. 내 말을 아무도 안 믿었거든. 그래, 그나마 반에서 조용히 지내던 애들 한 둘은 내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대다수였으니까. 거기까진 내가 무언가 증거를 보인다면 밝힐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소문을 퍼트린 아이, 그러니까 나한테 괴롭힘을 당했다는 여자아이가 내가 도와주려던 그 아이더라. 그 아이가 날 보면서 비웃고 있었어. 아마도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다시 어울려주겠다고 했던 모양이겠지. "
저벅저벅, 천천히 집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다온은 잠시 입을 다문 체 말이 없었다. 그때 완전히 깨달았었다. 이 세상에 자신의 편은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그렇지만 부모님에게도, 고향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도와달라고 말할 수 없다고. 그 사람들에게는 착한 아들, 사이좋은 자랑할만한 친구가 되고 싶었으니까. 나락으로 떨어져버린 자신을 도와달라고 울고불고 도움을 청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고독해지는 것을 택했다.
" 그 녀석들에게 문자가 날아오는게 싫어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휴대폰도 없애달라고 했어. 부모님한테는 공부를 한다고 둘러대고.. 그때 연락처가 사라져서 제대로 연락도 못 했어. 그건 정말 미안해. 도와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그럴 용기가 없었어. 응, 그냥 잘 지낸다고 말하고 싶었거든. "
" 3년동안 지옥 같았어. 학교에 가기 싫다고 생각하게 될거라곤 단 한번도 생각 못 했는데.. 그때는 정말로 가기 싫었어. 내 자신이 정말 보잘 것 없다고 생각했거든. 대학을 고를 때도 사실 그녀석들과 마주치지 않을만한 곳으로 왔어. 그나마, 지옥같은 나날에서 버틸 수 있던 건 그림 뿐이었거든. "
눈을 질끈 감았다 뜬 다온은 허탈한 웃음소리를 흘린다.
" 그렇게 도망치듯 대학에 갔고, 거기서도 다른 사람들과 거의 교류를 안 했어. 정말 몇몇, 먼저 말을 걸고 다가와준 사람들이랑만 친해졌고 그것도 조금 거리를 둔 체 살아왔거든. 또다시 그때처럼 될까봐. 군대에서도...늘 평범하게 지냈어. 과하게 열심히 하지도, 그렇다고 눈에 띄게 안하지도 않게.. 누군가에 입에 오르락 내리락 하지 않을 수 있게 말이야. 그리고 제대를 했고... 복학을 할까 하다가...그냥 도망치듯 알바만 여기저기 하다가 지쳐서 돌아온거야. 응, 고향으로 돌아오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그리고 고향에 돌아와서 머리를 비우고 일할만한 걸 찾다가 과수원을 알았고 거기서 널 만난거야, 지은아. "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이야기가 끝난 다온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서 지은을 바라보았다. 어두웠던 자신의 과거를 친구에게 떠넘기려는 것 같아 무슨 표정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어색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
326 지은 - 다온 (ue5S2q6l..) 2020. 8. 10. 오후 6:14:11길다면 긴 그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망설였다. 생각보다 너무 무거운 이야기가 아니던가. 단순하게 따돌림을 당했다를 넘어서서 배신을 당하고 그것 때문에 정말 힘겹게, 지금까지 힘겹게 정신적으로 몰려있었다는 느낌이 아니던가.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부딪히지 않게 그렇게 살려고 하며. 물론 그 모든 것을 자신이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동시에 화가 난 상태였다. 무엇에게? 그 따돌림을 시켰다는 이들에게? 아니면 그에게? 그것도 아니면 아무 것도 몰랐던 자신에게? 어쩌면 복합적이었을지도 모른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에 고민을 하지만 역시 자신은 깊게 생각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말했다시피 널 불쌍하게 보지는 않을 거야. 사실 들으면서 이런저런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그래도 지금 내가 말을 해서 뭐하겠어. 이미 지나간 일이고, 너는 그다지 떠올리기 싫은 일들이잖아. 하지만 이것만큼은 말할게. 왜 그런 이야기를 나 이외에는 아무도 안 한거야? 바보 아니야? 그런 일이 있었으면 지금까지 참는 것이 아니라 너네 아줌마, 아저씨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어야 할 거 아니야! 누가 그렇게 참으면 알아준대? 네가 무슨 모든 비난을 짊어지고 사는 그런 사람이야?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멋진게 아니야! 그건 그냥 바보인거야!"
적어도 그것만큼은 답답하다는 듯, 그녀는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마구 쳤다. 이어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자신의 집에서 씻고 가라는 그 말이 순간 떠오르고, 그 이후의 말들이 절로 떠올랐다. 자신은 호의로 이야기를 하지만, 오해받는 것이 무서웠다 이거지? 그래서 그렇게... 모든 생각을 정리하며 그녀는 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확실하게 말해둘게. 난 너의 제안을 모두 다 받아들일 순 없어. 네가 호의라고 생각하는 일이더라도 나는 경우에 따라서는 거절하고, 마음만 받거나 혹은 그것도 거절할거야. 친구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받아줄 순 없잖아. 그런데 그때마다 네가 방금 전 이유로 미안하니, 죽을 죄인이 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도 난 싫어. 내가 곤란해서 거절하는건데 그때마다 널 달랠 수도 없어. 그건 너도 이해하지?"
이해가 안 되면 얘기하라고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앞을 바라보면서 단호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집이 있는 거리로 드나들면서도 그녀의 시선은 그를 향한 상태였다.
"네가 도시에서 일어난 일은 충분히 유감이야. 솔직히 내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지금의 나라면 그냥 다 엎어버렸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때의 일을 여기로 가지고 오지 말아줘. 나는 그 여자애가 아니고 여기 사람들은 그 도시의 사람들이 아니야. 네가 모두를 저버리지 않으면 다른 이들도 널 저버리지 않아. 살아가는 것이 그런 거잖아. ...맞나? 맞을거야! 우리 부모님이 비슷하게 얘기한 적이 있었어. 아무튼 그래! 의미는 알아들을 수 있지? 당장은 힘들더라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다가가봐. 너를 괴롭혔던 이들은 지금 여기엔 없어. 네가 살았던 곳다 아니고, 여기 어르신들은 너를 귀여워해줬던 그 사람들이야. 네가 모두를 저버리지 않는 한... 그 사람들도 널 저버리지 않아. 그게 정이란 거잖아." -
327 다온 - 지은 (DA4FfZuBrA) 2020. 8. 10. 오후 6:27:10지은의 대답을 묵묵하게 듣던 다온은 작게 웃음소리를 흘렸다. 정말이지, 많이도 변했다고. 어쩌면 예전의 자신이 지금의 자신을 보면 해줬을 말이 지은의 대답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마는 다온이었다. 역시 지은은 자신보다 몇걸음, 아니 그 이상을 앞서 나가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그녀는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구나 하면서.
" ... 지금의 너라면 나처럼 바보 같이 굴지 않았을거야.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네가 해준 말들도 다 이해해, 아까 내 반응이 더 이상했다는 것도 잘 알고, 네가 무슨 뜻으로 거절을 했는지도 잘 알아. "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은 체 자신에게 단호하게 말해준 지은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몇번이고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다온이었다. 분명,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자신을 격려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다온은 자신을 바라보며 충고하듯 말하는 지은과 눈을 맞췄다.
" 정.. 맞아, 사실 나는 그게 그리웠던 걸지도 몰라. 언제든 너희 집으로 찾아가서 '놀자!' 하고 외치면서 놀러다니던 것도, 길을 지나다니다 동네 어르신들에게 칭찬도 받고, 간식도 받고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던 그 시절이 그리워서, 그 정이 그리워서 돌아오고 싶었나봐. "
이제 자신을 괴롭힌 이들은 이곳에 없었다. 도시에 남아서 그들만의 삶을 계속해서 살아가겠지. 자신은 지금 고향에 돌아와있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아도, 끔찍한 기억들을 되살리지 않아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 ... 고마워, 저버리지 않는다는 말이 나는 정말 듣고 싶었어. 10년만에.. 10년만에 바라던 말을 들었어. 기쁘다, 진짜 기뻐. 솔직히 엉엉 울어버리고 싶은데 그건 부끄러우니까 참을래. 다리도 삐끗해서 이렇게 부축받고 있는데 엉엉 울어버리면 너한테 울보라고 놀림 받을지도 모르잖아. "
다온은 조금 여유가 생긴 듯 조금은 장난을 섞은 대답을 하며 걸음을 옮기자 어느덧 자그마한 그가 머무는 집 앞에 멈춰설 수 있었다. 집 앞에 도착하자 더이상 지은이 힘들지 않게 팔을 내린 다온은 지은과 마주보고 서선 옅은 눈웃음을 지어보인다.
" 너 덕분에 용기를 조금 더 낼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고마워. "
진심을 담아 고맙다는 듯 말한 다온은 뺨을 매만지며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홀로 저으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 나 부축하느라 힘들었지. 물 한잔 마시고 돌아갈래? 여기서 기다리면 얼른 들어가서 물만 떠올게. "
# 지은주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
328 지은 - 다온 (ue5S2q6l..) 2020. 8. 10. 오후 6:50:37"그런 것이 그리우면 그냥 전화 좀 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아. 어린 나도 나였지만, 너도 너야. 됐어.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
과거를 잊으면 안되지만 그렇다고 과거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그녀의 기준에선 충분히 미련한 짓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가 도시에서 무슨 일을 당했냐가 아니라 앞으로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냐였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지금 이곳에 그런 이들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물론 그런 이들이 찾아오면 바로 찾아가서 옆차기를 날릴 생각도 있었지만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는 그냥 조용히 넘겨버렸다.
"그렇게 매정해보여? 하지만 너도 남의 앞에서 울고 싶진 않을테니까 굳이 여기서 울라고 하진 않을게. 남 앞에서 우는 거 되게 힘들잖아? 나도 그런데 뭘."
그의 장난스러운 말에 그녀 역시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아마 집에 들어가면 펑펑 우는 것일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그 이후는 알아서 잘 하겠지. 적어도 그 정도로 약한 이는 아닐 거라고 그녀는 믿었다. 일단 지금은 모르는 척 하며 막 도착한 그의 집 앞에서 그녀는 부축을 천천히 풀었다.
"뭘 내 덕분이래. 네가 처음부터 그럴 수 있었던거지. 아무튼 도시의 일을 싹 잊고 그냥 여기서 잘 살아. 그럼 된 거잖아? 여기도 일자리 잘 찾아보면 여럿 있어. 물론 대부분이 육체노동이라서 꺼리는 이가 많지만, 그걸 돌려서 말하면 그만큼 일자리가 있다는 이야기! 아무튼 물?"
결국 여기서 또 권하네. 그렇게 생각을 하며 잠시 생각을 하던 그녀는 자신이 졌다는 듯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알겠어. 알겠어. 사과 주스도 먹어서 괜찮은데. 그렇게까지 말을 하는데 이것도 거절 할 순 없잖아. 그럼 조금만 줘. 어차피 우리 집. 별로 안 멀어서 그렇게 많이 먹을 필요는 없으니까. 집에 들어가면 바로 에어컨 켜고 누울거거든. 나. 아. 물론 그 전에 씻고."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다온주도 수고했어! -
329 다온 - 지은 (DA4FfZuBrA) 2020. 8. 10. 오후 7:10:40" 바보라서 그래, 바보라서. 이해 좀 해줘. "
지은의 말에 쿡쿡 웃으며 미안하다는 듯 대꾸하는 다온이었다. 지금의 다온이 그때로 돌아가면 아마도 망설임 없이 수화기를 들지 않았을까. 미안해 하면서도 분명 지은의 말을 들었던 다온이라면 그때는 도움을 청했을 것이다.
" 아무리 그래도 여자애 앞에서 펑펑 우는건 그렇잖아. 뭔가 애 돌보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피하고 싶은걸. "
집에 들어가서도 울 것 같지는 않다고, 다온은 느꼈다. 지금의 기분은 우울하기 보단 속 시원했고, 뭔가 든든하기까지 했다. 드디어 자신의 편이 생긴 기분. 아직 예전처럼 서로가 완전히 편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돕겠다고 든든하게 말해주는 지은이 있어서 울고 싶지도 않았고, 울 필요도 없었다. 웃기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으니까.
" 아무리 그래도 여기까지 부축해줬는데 그냥 보내긴 그렇잖아. "
조금만 달라는 말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던 다온은 지은이 덧붙이는 말에는 작게 웃으며 절뚝이는 걸음으로 서둘러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열려있는 문으로 보이는 다온의 집 안에는 가구라곤 하나도 안 보였지만 용케도 물 반 정도 채운 컵을 들고 나오는 다온이었다.
" 자, 이거 시원하게 마시고 집에 가. 도착하면.. 뭐, 여유 생기면 카톡이라도 하던지. 심심하면.. "
// 고맙긴~ 하루종일 비가 와서 괜히 지치는 느낌이네. -
330 지은 - 다온 (ue5S2q6l..) 2020. 8. 10. 오후 7:52:03"스물 여섯을 여자애라고 하는 것도 조금 그렇지만, 여자 앞에서 펑펑 우는 것이 뭐 그리 어려워? 울고 싶으면 울면 되지."
특유의 뭐래? 하는 표정으로 그녀는 가만히 그를 바라봤다. 적어도 자신은 더 이상 여자애라고 불릴 나이가 아니었고 왜 여자 앞에서는 못 운다는 걸지도 그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울고 싶으면 우는 거지. 물론 남 앞에서 우는 것은 힘들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말하면 남자 앞에서는 울 수 있단 말인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그녀는 더 이상 그 관련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그녀는 잠시 핸드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했다. 이내 그가 물을 가져오자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그녀는 시원하게 마신 후에 다시 텅 비어있는 컵을 그에게 돌려줬따. 나름 시원하다고 생각을 하며 손을 올려 머리카락을 정리한 뒤, 가볍게 손을 탈탈 털면서 그녀는 웃으면서 그에게 이야기했다.
"네가 심심한게 아니라? 이래보여도 가면 할 거 많거든? 과수원 일이 그렇게 적은 게 아니야. 들어가고 좀 쉰 다음에 또 전체적으로 둘러봐야지. 그러면 심심할 틈도 없을걸?"
쉬는 날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쨌든 자신에게 있어서 사과는 상품이었으니까. 어릴 적에는 이러진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이렇게 된 자신의 모습에 괜히 웃으면서 그녀는 몸을 돌린 후에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럼 가볼게. 푹 쉬어. 내일 일어나고 다리 아프면 오지 말고. 억지로 오면 강제로 쫓아낼거니까 그렇게 알아."
오히려 와봐야 다른 사람에게 방해만 되고 더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야기하며 그녀는 자신의 집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이렇게 막레하면 될까? 아무튼 일상 수고했어! -
331 다온주 (5YSSM09EIY) 2020. 8. 10. 오후 8:04:58일상 수고했어! 이렇게 또 일상 하나 끝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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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8:07:14그러게! 어떤 일상이라도 천천히 돌리면 끝을 맺기 마련이니까! 이번 것도 재밌었어! 물론 지은이 입장에선 조금 화가 난 것도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다온이가 생각보다 빨리 사정을 이야기한 것이 조금 놀랍네. 오너로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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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다온주 (eSY1pTUt3g) 2020. 8. 10. 오후 8:15:33나도 재밌었어. 원래라면 좀 더 뒤로 가서 풀려고 했는데 지금 푸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았어. 다온이도 노력은 하겠지만 단번에 트라우마는 없어지진 않을테고, 아마 그럴 때마다 지은이의 도움을 받는 것도 가능할테니까. 약간 기반을 다진 느낌이라고 하면 좋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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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8:35:16언제 어떻게 풀어서 서사를 전개할지는 다온주의 자유니까! 다온주가 그게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 괜찮은 거 아닐까 싶어. 물론 지은이가 늘 도와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도와주긴 하테니까.
뭔가 가면 갈수록 지은이가 은근히 좀 차가운 느낌이 되는 것 같네. 음. 이래서 캐입은 막상 들어가면 조금 신기하게 돌아갈 때가 있단 말이야. -
335 다온주 (wb4FdalP2U) 2020. 8. 10. 오후 8:38:12차갑다기 보다는 뭔가 똑부러지는 엄마 같은 느낌이랄까! 똑 부러지게 대해주는 느낌이라서. 약간 차가운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관심이 없거나 신경을 안 써주는 건 또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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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8:50:28적어도 똑 부러지는 성격만큼은 잘 표현이 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다른 건 몰라도 어릴 때와는 다르게 똑 부러지고 할 말이 있으면 얼버무리지 않고 확실하게 한다..라는 느낌을 살리려고 하고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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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다온주 (bFDZfrU0zw) 2020. 8. 10. 오후 8:59:18똑 부러지는 성격은 첫 일상부터 잘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해! 오히려 다온이가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서 중심을 잘 잡으려고 노력중이야. 오락가락 하는 느낌이 들어서. 지은이, 말은 그렇게 하면서 챙겨주려고 하는거 보면 되게 고맙기도 하고 !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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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9:02:39그렇다고 하면 더더욱 다행이야! 다온이는 충분히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해. 적어도 같이 일상을 돌리는 이로서는 말이야. 물론 다온주가 내면으로 조금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생각은 그래!
그야 지은이 입장에선 어쨌든 친구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니까. 다만 어릴때처럼 달라붙어서 지낸다거나, 늘 함께 한다거나 그런 것은 힘드니까 아무래도 어릴 때와는 좀 다르게 갈 수밖에 없기도 하구. 어릴 때 친구와 나이를 먹고 난 후의 친구는 아무래도 좀 다른 법이니까. -
339 다온주 (bFDZfrU0zw) 2020. 8. 10. 오후 9:07:05그럼그럼, 아무래도 둘 다 성인이니까 어릴때처럼 노는건 힘들지. 지금의 모습도 차차 나아가면서 더 보기 좋아질거라고 샹각해. 왠지 나중에 동창회 하는데 나 안 갈래를 연발하는 다온이를 지은이가 혼내면서 데려가는 모습도 상상해버렸구.. 지은누나 멋있어! 팬클럽 1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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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9:12:18다온이가 정말로 싫어하면 아마 지은이가 굳이 데려가진 않을 것 같아. 그런 상황이 되어도! 물론 나중에 조금 한 소리 할지도 모르지만 딱 그 정도? 하지만 그냥 단순히 부끄러워서 안 가려고 하면 가자고 계속 말을 할지도 모르겠어. 혹은 아직 마을에 사는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강제 연행할지도 모르겠구!
앗. 다온이가 더 섬세하고 자상한걸! 지은이에게 이것저것 해주려고 하는 모습이 얼마나 자상한데. 물론 지은이가 그런 것을 그냥 받지는 않아서 문제지. -
341 다온주 (eSY1pTUt3g) 2020. 8. 10. 오후 9:17:55막 강제연행 하려고 애들 데려오면 이럴 줄 몰랐다면서 울상을 지은 체로 지은이한테 뭐라고는 못하고 어쩔 줄 몰라하다가 얌전히 끌려갈 것 같아. 사실 이번 일상 때문에 아예 안 가려고는 안 하게 됐지만 말이야. 아마 망설이긴 할텐데, 가긴 간다고 할 것 같아. 가서 긴장하는거랑은 다른 이야기지만.
지은이가 다 착해서 그런거야! 그런 지은이가 사기꾼한테 당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다온이가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똑부러지던 지은이가 의외로 그런거에 넘어가려고 하면, 지은이에게 그런 면도 있구나 하면서 놀랄거야. 물론, 사기꾼은 처리한 후에 말이야. -
342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9:26:25원래 사기꾼은 상대의 마음을 잘 파고든다고 하잖아? 처음에야 경계를 하겠지만 아무리 경계를 해도 경제가 돌아가는 거라던가 그런 것에는 조금 약하기도 하고.. 일상에서 여러 번 나왔지만 지은이가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었거든. 그래서 사실상 말이 그럴싸하다 싶으면 혹할거야. 충분히!
그런 일상 후에 구해주면 지은이는 다온이에게 이런 면도 있구나 싶으면서도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리며 괜히 작게 웃을 것 같아. 왜 웃냐고 물어도 답은 안하겠지만! -
343 다온주 (FZhm/Fv1c2) 2020. 8. 10. 오후 9:29:02게다가 과수원에 대한 애정도도 높으니 그 부분을 건들명 혹할 수 밖에 없겠다. 애정도가 높으면 아무래도 잘 되게 해준다는 것에 눈이 안 갈 수 없을테니까.
왜 웃는지 말 안 해주면 옆에서 다온이가 왜 웃냐고 계속 개구쟁이처럼 물을지도 몰라. 물론 답을 들으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만 말이야. 지은이 활짝 웃는 모습도 보기 좋을 것 같아. 원래 예쁜 사람은 미소가 특히나 예쁘다고 했으니까 지은이도 그럴거야. -
344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9:47:11웃는 모습이 잘 어울릴 것 같은 것은 다온이 아닐까? 점점 나아지면서 많이 웃으면 마을에서 인기 엄청 얻을 것 같은데! 지은이는 아무래도 동네의 또래 남자들이 대부분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애다보니 인기라기보다는 그냥 친근함을 많이 느끼는 쪽으로 유명하구!
아무튼 그 부분은 천천히 해보면 되지 않을까 싶어. 아무튼 또 하루가 지나가네. 날씨 너무 덥다. ㅠㅠㅠㅠㅠ -
345 다온주 (FZhm/Fv1c2) 2020. 8. 10. 오후 9:52:40원래 다들 익숙해지면 잘 신경을 못 쓰는 법이니까. 그래도 앞으로 지은이가 꾸밀 때마다 다온이는 잘 캐치해낼 것 같아. 이래저래 눈썰미가 좋은 아이라서.
맞아, 나중의 즐거움으로 남겨두면 되는거지. 날이 더운 것도 더운건데 습해서 더 지치는 것 같아. 안그래도 중간중간 에어컨 제습으로 버티고 있어... -
346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9:59:50사실 지금 시점에선 귀걸이를 하거나 목걸이를 하거나 하기보다는 그냥 밀짚모자를 쓰고 돌아다닐 때가 더 많을거야. 농사일을 하니까 더더욱. 그래서 꾸민 모습을 보는 것은 은근히 어렵지 않을까 싶지만 일상에 따라서 다 다를테니까.
맞아. 맞아. 습한 것도 엄청 습해. 그래서 괜히 더 지치고 힘이 빠지고. ㅠㅠㅠㅠㅠ 나는 선풍기 틀고 버티는 중이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진심 너무 힘들어. -
347 다온주 (FZhm/Fv1c2) 2020. 8. 10. 오후 10:01:27선풍기 하나로 버티다니... 지은주는 진짜 힘들겠다.. 이게 더운게 온도는 크게 심하진 않은데 습도가 비때문에 높아져서 힘든 것 같거든... 에어컨 있으면 제습으로 한번 켜주면 좀 나아지더라..
다음 일상은 어떤 걸 해보는게 좋으려나? -
348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10:07:30내 방에는 에어컨이 없거든. 에어컨은 거실에만 있어서 자연히 선풍기를 틀게 되더라. 나 혼자 사는 것도 아니기도 하고.
아무튼 다음 일상이라. 글쎄. 어떤 것이 좋을까. 무난하게 과수원 근무 중 쉬는 시간도 괜찮지 않을까? 쉬는 시간 도중에 또 이런저런 말들을 할 수 있는 거고 마을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볼 수도 있을테고 잘 기억은 안 나겠지만 그래도 추억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테니까. 사실 마을 전체에서 물놀이를 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지만 3번째 일상이 조금 길었으니 이번엔 조금 가볍게 돌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구. 다온주는 하고 싶은 상황이 있니? -
349 다온주 (FZhm/Fv1c2) 2020. 8. 10. 오후 10:10:08아아, 그렇구나. 일상은 확실히 긴 걸 한편 했으니 가볍게 한편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마을 전체 물놀이 일상은 다다음 정도로 하면 좋을 것 같구. 쉬는 시간의 모습도 확실히 한편 해보고 싶긴 했어. 일 하는게 어설퍼서 쉬는 시간에도 지은이에게 교육받는 다온이라던지 볼 수 있는 모습이 많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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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10:13:05다온이의 교육은 지은이가 하기보다는 먼저 일하던 직원들이 하지 않을까? 사업장도 사장보다는 먼저 일하는 사수급 사람들이 교육을 하니까. 과수원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아. 물론 정말 답답하면 지은이가 가르쳐줄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지은이는 쉬는 시간엔 터치를 하지 않아. 쉬는 시간에는 쉬어야 한다가 모토거든. 물론 일 할 땐 일을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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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 다온주 (FZhm/Fv1c2) 2020. 8. 10. 오후 10:17:05앗, 그렇구나. 그점은 그저 다온주의 상상이었던걸로! 그나저니 지은이는 참된 고용주구나.. 지은이같은 고용주만 있으면 일하기 참 좋을텐데... 그러면 이번 일상은 쉬는 시간으로 해보는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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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10:26:24쉬는 시간이 아니라 일을 할 때 교육을 직접 할 수는 있을거야! 그때는 일을 하는 시간이니까! 그래도 지은이는 갈구기보다는 그냥 하나하나 익숙해질때까지 옆에 붙어서 가르치는 타입이야. 물론 농땡이 부리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바로 야!!! 이렇게 소리를 지르겠지만.
좋아. 그럼 다음 일상은 그렇게 잡자!! 이렇게 4번째 일상도 잡혀지네! 뭔가 나중에 엄청 친해지면 서로 상담 같은 것도 해주면 재밌을 것 같아. 가볍게는 그냥 사소한 일, 혹은 좀 크게 들어가면 서로가 이성 사이니까 이성 문제에 대해서 상담을 해보는 관계라던가? 물론 지은이는 그쪽은 조금 약해서 제대로 답은 못하겠지만. -
353 다온주 (7XzC.sSF6.) 2020. 8. 10. 오후 10:31:05지은이가 야!!!! 하고 소리지르는 날은 누군가 농땡이 핀 날이다. (메모)
뭔가 그것도 재밌겠다. 상담 같은거 하는데.. 어, 이건 혹시나 두 사람 사이에 어느정도 감정이 생겼다는 전제로 상상하자면 둘 다 의외로 이성 사이 관계에 약해서 남 이야기 하는 것처럼 물어보는데 서로에 대한 이야기라서 둘이서 서로 동상이몽 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다온주가 만약이라는 전제하에 꺼내본 상상이니까 그렇게 신경쓰거나 할 필요는 없지만...! 아무튼 둘이서 상담하고 점점 이야기를 나누는 깊이가 깊어질수록 재밌을 것 같아. -
354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10:37:31음. 상상이라고 해도 일단 어느 정도 마음이 있으니까 그렇게 말을 하는 것 같아서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지은이가 다온이에게 마음이 생길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어.
지은이는 아무래도 체력도 좋고 많이 든든한 사람이 취향이기도 하고.. 일단 오너부터 다온이는 덕캐로서는 최고지만 눈호관쪽으로는 그다지 올라갈 것 같지 않아. 세 번 돌렸지만 덕캐로서는 진짜 귀엽다! 라는 감정은 들지만 그 이상은 오르지 않을 것 같거든.
그래서 아마 지금으로서는 지은이는 다온이를 우정쪽으로만 바라볼 것 같거든. 혹시나 다온주가 장기적으로 연애적인 뭔가를 원한다면 지금 얘기해줬으면 해. -
355 다온주 (Svnt1mJgZ6) 2020. 8. 10. 오후 10:47:51지은주도 느꼈다시피 생각이 없던 건 아니야. 다만 지은주가 그럴 가능성이 없다니 내가 그렇게 하자고 하는 것도 사실 소용없는 일이기도 하고, 애초에 그런건 정말 눈호관쪽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니까. 정 힘들 것 같으면 우정쪽으로 가는 것도 상관은 없어. 지은주가 말하는 걸 보면 생각이 바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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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10:58:14음. 내가 맨 처음에 조율에 글을 올릴 때는 솔직히 연플이나 그런 것은 크게 생각을 하지 않았거든. 뭔가 특유의 분위기 쪽을 좀 더 즐기고 싶어서 그렇게 글을 올리기도 했고.
그래서 사실 처음에 연플 관련으로 생각을 물은 것이기도 했지만... 우정물 쪽으로 이야기를 진행해도 다온주는 괜찮겠어? 일단 연플을 정말로 크게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서 괜히 미안해지네... 만약 조금 힘들겠다고 생각이 되면 이야기하고 여기서 중단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 아무래도 사람마다 취향 이야기가 다를 수 있는 거니까. 물론 나는 다온주와 돌리는 것은 정말로 재밌어. 다만 다온주가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것은 조금 그렇다고 생각하거든. -
357 다온주 (Svnt1mJgZ6) 2020. 8. 10. 오후 11:02:45아냐아냐, 연플은 결국 스토리의 한갈래잖아. 굳이 그걸 하지 못한다고 해서 힘들거나 하지는 않아. 지은주도 다온이를 덕캐라고 해줬던 것처럼 나도 지은이가 덕캐야. 물론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걸 꼭 연플로 풀어나가야 하는 것만은 아니잖아? 충분히 두사람이 예전의 소꿉친구처럼 한없이 가까워지는 모습도 즐길 서 있는 요소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나는 계속해서 이어가도 상관없어. 나도 지은주와 일상이 재밌으니까. 지은주도 재밌다고 해줘서 정말 고마워.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기쁨이니까.
희생하는게 아니라 나도 지은이를 즐기고, 분위기를 즐기고, 지은주와 일상을 즐기는거니까. 지은주만 괜찮으면 이어갔으면 해. -
358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11:09:25나야 덕캐님 덕질할 수 있으니까 괜찮지! 그래도 뭔가 정말로 미안해지네. 내가 좀 더 잘하고 열심히 일상 돌려야겠어!! 그런데 진짜 다온이도 매력적인 캐라고 생각해! 그래서 덕캐님 덕질하고 있는거고.
아무튼 다시 한 번 다온주의 마음에 응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사과할게.
그런데 재밌다는 평 많이 받지 않아? 다온주는? 올라오는 레스들도 읽을거리가 많고 상상하기 정말로 좋던데.
아무튼 그렇게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나도 다온주가 괜찮다면 이어가고 싶어. 좀 더 이 분위기를 즐기고 싶고 두 사람이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거든. 개인적으로는 진짜 완전 절친 느낌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 성별을 초원한 우정 같은 거 있잖아?
물론 그게 정말로 이뤄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캐입이라는 것이 언제나 내 맘대로만 되진 않아서. -
359 다온주 (DeczcV.S8c) 2020. 8. 10. 오후 11:16:56매력적이라고 해줘서 정말 고마워. 나도 정말 열심히 돌려야겠어. 그래서 연플이 아니더라도 덕캐는 넘어설 정도로 지은주를 넘어오게 만들어 봐야지.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시작할 때 그럴지도 모른다고 미리 말을 해주기도 했으니까. 나도 그런 것 다 고려하던 부분이기도 하고.
재미란건 케바케니까,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으니까. 기왕이면 오래오래 같이 돌릴 사람이라면 재밌게 해줄 수 있는게 좋잖아. 그래서 그런거야.
나도 앞으로 두사람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바라는건 정말 두사람이 이사람한테는 걱정없이, 고민없이 달려가서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해.
이뤄지는건 둘 다 노력해보면 잘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해! -
360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11:27:10그 부분만큼은 확실하게 겹치는구나! 둘 사이에 오너가 너무 끼이면 안 될테니까 결국 뒤에서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겠지만 말야.
아무튼 일단 다음 일상도 적당히 정했고 또 천천히 돌려보면 되겠지. 아. 마을 잔치 같은 거 있으면 해보는 것도 재밌을지도 모르겠다! 지은이는 그때 사과를 재배한 상태면 사과 요리를 이것저것 만들어서 올리지 않을까 싶어지네. -
361 다온주 (RsuDIdC1IM) 2020. 8. 10. 오후 11:31:29마을 잔치도 좋다. 마을 축제라고 해도 괜찮겠는걸. 외지 사람들도 꽤 많이 와서, 지은이가 이것저것 해보려고 하기도 하고.. 외부인들이 오면서 뭔가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던지 하거나.. 아무튼 소재는 정말로 많은 것 같아. 그 사이에 두사람도 더 발전할 수 있을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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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11:44:01생각해보니까 그때 마을 축제가 있어서 찾아온 사람들 중에 사기꾼이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 과수원을 눈여겨보고 한몫 챙기려고 이후에 지은이에게 다가와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한다던가 식으로 말이야.
다온주가 말한 외부인들이 오면서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던지 부분에서 딱 떠올랐어! -
363 다온주 (DA4FfZuBrA) 2020. 8. 10. 오후 11:46:55아, 그러네! 딱 이어가기 좋을 것 같아. 지은이한테 과수원 관련해서 이것저것 해보려고 수작부리는데 다온이는 얌전히 지켜보고 있다가 슬쩍슬쩍 말려보려고 하다가 잘 안되고 그 뒤에 겨우겨우 좀 거친 방법을 써서라도 막아낸다거나.. 축제도 머리 속에 넣어둬야겠는걸!
이렇게 보니 지은이랑 다온이가 있는 곳은 사과가 유명하다고 해두면 특산물처럼 해도 괜찮겠다. -
364 지은주 (ue5S2q6l..) 2020. 8. 10. 오후 11:52:54생각보다 지은이의 과수원이 엄청 그 네임값이 커지는데?! 물론 지은이 입장에서는 당연히 환영받을 일이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해두면 사기꾼이 노리기 더 좋을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설정을 해도 좋지 않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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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다온주 (9G3xQn5d/I) 2020. 8. 11. 오전 12:00:52아하하, 물론 과수원이 지은이네만 있는 건 아니지만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거면 꽤나 괜찮은거 아니겠어? 젊은 과수원장이 자리잡고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괜한 녀석들이 접근할법한 위치라고 생각해. 다 지은이 능력이겠지만.
새 일상은 느긋하게 내일부터 시작하는걸로 할까. 시간도 시간이고! -
366 지은주 (L0YAaOxyrk) 2020. 8. 11. 오전 12:03:10천천히 느긋하게 시작해도 좋지 않겠어? 급할 것도 없고 지금 당장 빠르게 빨리빨리 일상을 돌려야 하는 것도 아닌걸. 느긋하게 쉬엄쉬엄, 그리고 자신이 원할 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1;1 스레의 장점이라고 생각해! 무엇보다 슬슬 다온주도 쉬러 갈 시간이 되지 않았어?
물론 저번 주인가. 11시에 들어가는 것은 그 날까지만 한다고 했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
367 다온주 (L6AwQRdgT2) 2020. 8. 11. 오전 12:19:22보통 1시 정도에 자러가는 편이거든. 지은주는 몇시에 자러가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게 1대1의 장점이지. 언제든 둘이 맞기만 하면 여유롭게 이어갈 수 있다는거. 오늘은 일상을 마무리 했으니까 조금 쉬고, 내일부터 또 새롭게 시작하는거지.
지은주는 보통 몇시쯤 자는 편이야? -
368 지은주 (L0YAaOxyrk) 2020. 8. 11. 오전 12:23:15나? 나는 그때그때 따라서 다른 편이야. 하지만 보통은 1시에서 2시 사이! 물론 조금 더 늦게 잘 수도 있고 더 빨리 잘 때도 있어. 그건 유동적이라서 뭐라고 하기가 힘드네!
아무튼 다온주는 그때 자러 가는구나. 참고하도록 할게! -
369 다온주 (L6AwQRdgT2) 2020. 8. 11. 오전 12:31:44나도 아마 1시에서 +- 되는 편이니까 서로 비슷할 것 같긴 해. 그러면 오늘은 이만 자러 가볼게. 오늘도 덕분에 즐거웠어. 내일도 즐겁게 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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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 지은주 (L0YAaOxyrk) 2020. 8. 11. 오전 12:35:15하루 수고했어! 잘 자! 다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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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 지은주 (L0YAaOxyrk) 2020. 8. 11. 오후 3:48:23오늘은 그나마 좀 선선한 편이네. 이러다가 또 더워지는 거 아닐까 모르겠지만. 아무튼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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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다온주 (8VG2G3E8lk) 2020. 8. 11. 오후 6:31:10갱신! 비가 덜 와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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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지은주 (L0YAaOxyrk) 2020. 8. 11. 오후 6:51:17안녕! 다온주! 여기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어. 아침엔 좀 덜 내렸는데 갑자기 콸콸콸 쏟아지네.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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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 다온주 (9G3xQn5d/I) 2020. 8. 11. 오후 7:51:48앗 거기는 비가 많이 오는 모양이구나. 여긴 낮에만 잠깐 오더니 아예 안 오거든. 습한 건 그대로지만.. 아무튼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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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지은주 (L0YAaOxyrk) 2020. 8. 11. 오후 8:05:22그래도 밥 먹는 동안에 조금은 그친 것 같아. 지금은 창밖에서 비소리가 안 들려. 물론 내일도 비가 올 것 같지만..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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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다온주 (9G3xQn5d/I) 2020. 8. 11. 오후 8:23:19뭐, 태풍도 없어졌다니까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네...! 벌써 수요일이라니 시간이 빠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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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 지은주 (L0YAaOxyrk) 2020. 8. 11. 오후 8:44:47정확히는 아직 화요일이지만 사실상 수요일이 코앞이니 수요일이라고 해도 되겠지? 아마? 시간은 은근히 빠르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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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다온주 (9G3xQn5d/I) 2020. 8. 11. 오후 8:48:46음, 그러면 일상을 돌려볼까? 이번엔 지은주가 다이스 굴려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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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지은주 (L0YAaOxyrk) 2020. 8. 11. 오후 8:57:21알았어! 그럼 굴려볼게!
.dice 1 2. = 2
1.지은주
2.다온주
이렇게 굴리면 항상 내가 걸리는데 어떠려나. -
380 지은주 (L0YAaOxyrk) 2020. 8. 11. 오후 8:57:41의외네. 내가 안 나온 것은 또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 선레는 그냥 편하게 쓰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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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 다온주 (9G3xQn5d/I) 2020. 8. 11. 오후 9:05:18쨍한 햇살이 눈부신 하늘 아래에서, 다온은 밀짚모자를 눌러쓴 체 열심히 사과 나무 아래에서 맡은 일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 나름대로 잘 적응하고 있었고, 지난번 삐끗했던 다리도 조금 붓기가 남아있다 사라져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날씨가 조금 덥다는 것만 빼면 일하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고, 앞으로 체력만 좀 더 붙으면 제대로 한사람 몫 정도는 간신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다온이었다. 어느덧 쉬는 시간이 되자, 멀리서 들리는 알람 소리에 숙이고 있던 허리를 피며, 시원하게 기지개를 편다.
" 읏차... 쉬러 가볼까. "
이마와 뺨에 흐르는 땀을 셔츠로 아무렇지 않게 닦아낸 다온은 밀집모자를 목에 아무렇게나 건체로 중얼거리며 터벅터벅 사무실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다. 제각기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휴식을 위해 모이는 것을 흘끔 바라보며 대충 사무실 앞 그늘에 털썩 앉아버린다. 그늘 아래에서 땀 좀 말린 후에나 사무실로 들어갈지 말지 생각할 모양이었다.
" 아, 전 좀 이따 들어가려구요. 먼저 들어가세요. "
지나가던 어르신들이 말을 걸자, 사람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살갑게 답을 한 다온은 목에 건 밀집모자를 들고는 살살 자신을 향해 부채질을 하기 시작한다.
// 소박하게 시작을.. -
382 지은 - 다온 (L0YAaOxyrk) 2020. 8. 11. 오후 9:34:42여름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은 역시 밀짚모자였다. 잘 어울릴지, 안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오늘도 밀짚모자를 쓰고 전체적으로 과수원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대로 날씨가 잘 맞고 태풍이 오지 않으면 올해 농사도 풍년이 들 거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과수원 원장으로서 가장 좋은 일은 과수원이 풍년이 드는 거였으니까. 쉬는 알람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바로 일을 놓았다. 지금부터는 완전히 쉬는 시간이었다. 일을 할 땐 일을 하고, 쉴 때는 쉬러 가고. 그것이 바로 그녀의 방침이었다.
"오늘도 다들 수고했어요! 조금만 쉬어요! 우리!"
큰 목소리로 주변 사람들에게 다 들리도록 이야기를 한 후, 그녀는 쭉 두 팔을 뻗으면서 뻣뻣한 몸을 풀려고 했고 망설임없이 사무실로 향했다. 지금 딱 이 타이밍에 에어컨을 틀고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을테니까. 말 그대로 푹 쉬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빠르게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려다가 밀짚모자를 목에 걸고 있는 그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수고가 많네. 일 안 힘들어? 너무 힘들면 다른 일 알아봐도 뭐라고 하진 않을 건데."
그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는 것은 전에 마을을 안내하고 돌아다닐 때 대충 느꼈기에 그녀는 괜히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의 체력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정말로 힘들어서 다른 일을 알아본다고 해도, 딱히 자신은 상관이 없었다. 그림을 그린다고 했으니 어쩌면 이 일보다 다른 일이 어울릴지도 모르는 거니까. 일손이야 잘 찾아보면 여럿 있기도 했고. 물론 과수원 원장의 입장으로서는 조금 그렇긴 하지만 친구로서는 그것도 방법 중 하나니까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바로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고 에어컨 버튼을 꾹 눌렀다.
위이잉. 작동하는 소리와 함께 시원한 바람이 뿜어져나오자 그녀는 그야말로 천국에 온 것처럼 기분 좋게 웃으면서 자신의 자리에 앉아 느긋한 목소리를 냈다.
"역시 완전 시원해!! 여름엔 에어컨이 최고야!" -
383 다온 - 지은 (9G3xQn5d/I) 2020. 8. 11. 오후 9:43:53" 뭐, 안 힘든 일이 어디 있겠어. 이제 좀 할 줄 아는게 늘어나니까 할만 한데... 익숙해지니까 보내려고 하는거야? 너무하네. "
자신을 보며 말을 걸어오는 지은을 보며 몸을 일으킨 다온은 들려오는 말에 웃음을 터트리며 너무하다는 듯 말한다. 물론 그 말이 장난이라는 것도 알고, 자신이 힘들까 배려하는 것도 알고 있기에 딱히 진심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으니까. 게다가 나름대로 일도 재밌다고 생각하던 그였기에 당분간 무언가 큰 일이 일어나는게 아니면 그만둘 이유는 없을 듯 했다. 지은을 따라 사무실로 들어온 다온은 에어컨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바람에 상쾌한 듯 머리를 쓸어넘긴다.
" 그러게, 역시 에어컨이 최고긴 하네. 방에도 에어컨을 달까 생각 중이야. 뭐, 이번달 식비가 좀 줄겠지만. "
에어컨은 커녕, 가구도 제대로 없는 방을 떠올리며 다온이 곰곰히 생각하는 듯 입술을 매만진다. 그나마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선풍기만 중고로 사다둔 상태였는데 점점 더워지는 날씨 탓에 에어컨이라도 하나 장만할까 싶은 모양이었다. 열대야는 휴식을 취하는데 꽤나 방해가 되는 장애물이었으니까. 사무실의 의자에 털썩 앉은 다온은 셔츠를 팔랑이며 바람이 통하게 한다.
" 사과들은 잘 자라고 있는거지? 아직 내가 잘 모르니까, 열심히는 하는데 잘 되어가는지는 모르겠어서. 뭐, 표정이 좋은 걸 보면 별 문제는 없는 것 같긴 한데. "
나름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배우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던 다온이었기에 궁금하다는 듯 물음을 던진다. 일을 하기 시작하니 왠지 사과에도 점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그래봐야 초짜 중의 초짜였지만. -
384 지은 - 다온 (L0YAaOxyrk) 2020. 8. 11. 오후 10:08:15"내가 볼 땐 아직 한참 멀었거든? 농사일이 그렇게 쉽게 익숙해질리가 없잖아? 그리고 친구니까 이렇게 말하지. 아니었으면 상대조차 안했어. 이래보여도 난 일은 꽤 깔끔하게 선 긋는 여자거든."
그의 반격에 그녀는 다시 한 번 반격을 하듯 그렇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마냥 거짓말은 아니었다. 만약 그가 친구가 아니었다면 굳이 돈을 주고 쓸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직 그녀의 눈에는 그는 그리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상할 것은 없었다. 도시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이가 농사일을 완벽하게 마스터하고 제대로 한다면 그게 어디 사람이겠는가. 그런 천재가 있다는 것은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이 여름에 에어컨도 안 틀고 산단 말이야? 선풍기는 있지? 물론 에어컨을 틀면 전기비가 많이 나가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아끼다가 병 나면 그 병원비가 더 나가."
대체 얼마나 돈이 적길래 에어컨을 좀 틀었다고 식비가 준다는거야?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다시 에어컨 바람에 집중했다. 역시 시원해.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두 발을 살짝 들어올려 앞뒤로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다가 들려오는 그의 말에 그녀는 한쪽 눈만 살짝 뜨고 오른손을 올려 무슨 걱정이냐는 듯이 가볍게 휘저었다.
"나쁘지 않아. 태풍만 올라오지 않으면. 태풍이 올라오면 다 끝이거든.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열매가 다 떨어지고 아주 난리가 난다니까. 나무가 꺾이는 일도 있고. 하지만 올해는 태풍 소식이 없어서 다행이야. 너희 월급 주려면 나도 많이 벌어야지. 어떻게 보면 이것도 한 철 장사인데."
사과가 일 년 내내 열리는 것도 아니고 재배철에 많이 따서 파는 식이니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올해는 어떻게 될까. 작년의 수입을 생각하며 그녀는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다시 눈을 감았다. -
385 다온 - 지은 (9G3xQn5d/I) 2020. 8. 11. 오후 10:24:54" 정말이지, 이럴 떈 힘 좀 내라고 빈말도 해주고 그러는거야. 나름 열심히 배우려고 하고 있다구. 아저씨들도 칭찬해주셨다? "
반격을 하듯 돌아온 말에 윽하는 소리를 낸 다온은 너무하다는 듯 말하면서도 이내 키득거리며 웃어보인다. 그게 현실이었으니까 딱히 부인할 생각은 없는 다온이었다. 자신은 초짜중의 초짜고, 지은은 고생하면서 과수원을 가꿔왔으니 분명 자신이 만족스럽게 보일리 없을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저 좀 더 노력해서, 조금이라도 지은이 자신을 인정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넘어갈 뿐이었다. 그게 잘 될 수 있을지는 그의 노력 여하에 달렸지만.
" 선풍기는 저어기 시내에 나가서 중고로 하나 사왔지. 그것도 없으면 아마 열대야에 녹아내려서 출근도 못 했을걸? 안그래도 휴대폰으로 괜찮은거 있나 알아보고 있어. 기왕 사는거 제대로 사야지. "
급하게 내려오느라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은 결과로 더위에 시달리는 다온이었지만 선풍기로 근근이 버틸 수 있었다. 물론 그것도 슬슬 한계여서 적당한 가격의 에어컨을 알아보고 있었지만. 굳이 아끼려고 에어컨을 안 쓴 것은 아니었기에 어색하게 웃으면서도, 이내 에어컨 바람을 쐬며 발을 흔드는 지은을 재밌다는 듯 구경한다. 깐깐한 모습과 저렇게 아이같은 모습이 공존하기도 힘들텐데, 하는 자그마한 상념을 머리 속에 넣어두면서도 자신도 바람을 쐬며 지은을 따라하듯 발을 움직인다.
" 하긴 태풍...태풍이 오면 큰일이긴 하겠네. 확실히 요즘은 소식이 없다만 갑자기 생기는 것도 태풍이니까 잘 지켜봐야겠네. 월급 못 받으면 큰일이잖아. 아, 물론 친구 과수원이니까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
근 며칠간 기상예보에선 태풍이란 단어는 보이지 않았기에 딱히 걱정이 되진 않았지만, 혹여나 태풍이 찾아오면 어쩌나 싶어 좀 더 자주 예보를 봐둬야겠다고 생각하는 다온이었다. 그야, 일터이기도 하지만 친구의 소중한 보물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기왕이면 자신도 그것을 지키는데 힘을 보태주고 싶었다. 금전적인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 작년엔 어땠어? 풍작? 작년에도 크게 태풍이 피해가 크다거나 그러진 않았던 것 같은데. "
잠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멍하니 앉아있던 다온이 궁금하다는 듯 연이어 질문을 한다. 마치 공부를 열심히 해서 칭찬을 받으려는 모범생 아이마냥. -
386 지은 - 다온 (L0YAaOxyrk) 2020. 8. 11. 오후 10:55:12"뉴스로 보는 것과 완전히 차이날걸? 일단 태풍이 와서 열매가 떨어져서 깨지면 팔 수 없고 먹을 수도 없어서 다 치워야하는데 그게 또 엄청 힘들거든."
자신이 한 번 직접 본 풍경을 떠올리며 그녀는 생각도 하기 싫다는 듯이 몸을 떨었다. 완전히 깨져버리고 흙탕물로 범벅이 되어서 먹기도 찝찝한데 안의 과즙까지 흘러 나오면... 정말 끔찍한 광경이 따로 없었다. 올해는 제발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며 태풍이 절대로 올라오지 않기를 바라며, 오더라도 이곳은 피해주길 바라며 그녀는 다시 눈을 감고 에어컨 바람을 조용히 쐬며 숨을 내쉬었다.
"아. 하지만 태풍 당일 날에 걱정된다고 출근하면 큰일난다. 너. 태풍이 부는 날에는 일터로 오는 거 아니야. 진짜 잘못해서 나무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병원에 실려가는 것으로 안 끝날지도 모르니까. 나무 무게가 엄청 무겁거든."
잘못해서 깔리기라도 하면 만화처럼 그냥 잠깐 으아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허리가 아작 날 수도 있다는 의미로 그녀는 자신의 허리를 콕콕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찌르면서 꺄르르 웃었다.
"작년? 풍작이었어. 이래 보여도 젊은 피가 운영하는 과수원은 아직 쌩쌩하다 이 말씀이야. 주변 어르신들이 많이 걱정을 하긴 했지만 어릴 적부터 일을 많이 돕기도 했고, 어떻게 하는지도 다 아니까 문제 없어. 왜 그리 어르신들은 걱정을 많이 하나 몰라."
자신이 과수원을 물려받을 때 힘든 일을 어떻게 하냐고 만류하던 마을 어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정말 왜 그리 걱정투성이인건지. 자신이 어린애도 아니고. 괜히 불평을 토하면서 그녀는 편하게 책상에 엎드리며 마치 수업 도중에 잠을 자는 어린아이처럼 자세를 취했다.
"넌 장차 화가가 될거야?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하니까." -
387 다온 - 지은 (9G3xQn5d/I) 2020. 8. 11. 오후 11:12:23" 그건 엄청 고생이겠네... 속이 속이 아닐 것 같은데.. "
한 해 가꿔놓은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 그 주인에게는 얼마나 큰 아픔이 몰려올지 다온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공든 탑도 무너지게 하려면 금방 무너져버리곤 하니까, 막을 길 없는 자연재해 앞에서 그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하는 고민을 하던 차에 이어서 들려오는 말과 꺄르르 웃으며 허리를 찌르는 지은을 보곤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고통을 감내해야 할 사람이 저렇게 해맑으니 고민을 하려다가도 할 수가 없게 되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 정말이지, 잔인한 말을 아무렇게나 하네. 하긴 허리가 중요하긴 하지. 태풍 당일에 너는 나올거잖아, 안그래? "
상상만 해도 아프다는 듯 고개를 저어보인 다온은 이내 팔걸이에 팔을 걸친 체 턱을 괴곤 고개를 기울여 지은을 바라보며 묻는다. 위험하다면서 나오질 말라고 하는 지은은 왠지 과수원을 둘러보러 나올 것 같았으니까. 다온은 해맑게 웃는 지은이 저래뵈도 과수원에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일할 때의 지은은 진지함 그 자체였으니까.
" 뭐, 어르신들은 하도 오래 해오셨으니까 일이 힘든 것도 알고.. 너는 여자니까, 아저씨들한테도 힘든 일을 오래 해나갈 수 있을까 걱정되서 그러신 거라고 생각해. 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몇번 쯤은 널 말렸을걸? "
그래도 풍작이라니 다행이네. 아, 그 덕분에 취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나? 이야기를 덧붙이며 말한 다온은 부드럽게 웃으며 불평을 늘어놓고는 엎드린 지은을 바라본다. 말은 저렇게 해도, 어르신들의 충고 같은 것은 분명 다 챙겨들었을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과수원에 대한 지은의 애정이 얼마나 큰지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지금 그녀에게 있어서 커다란 비중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 으음.. 그러게, 그림 그리는거 좋아했는데. 사실 제대로 안 그린지 좀 됐어. 슬럼프처럼 흐릿하게 그려져서 펜을 놓고 알바만 전전했거든. 그래도 다음주에는 집에 두고 온 도구들이 택배로 오니까 다시 한번 그려볼까 생각중이야. 주변에 있는 것들 부터 천천히 그려보려고. 일하면서 그림도 그리고 하다보면 내가 뭘 할지 윤곽이 잡히지 않겠어? "
다시 말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듯 말한 다온은 태연히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도 전과는 다르게 한결 가벼워진 미소는 분명 속에 쌓아두던 이야기를 지은에게 털어둔 것이 영향을 끼친 것은 확실했다. 다온은 그날 이후로 조금 변했으니까. 그저 머리를 비우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라도 미래를 위해 해보려고 노력해보는 것으로 변했고, 무언가를 해보려는데에 망설임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덕분에 아저씨들과도 친하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다른 고향 친구들을 만나기는 오묘한 듯 나중으로 미뤄두고 있었다.
" 나중에 시간 나면 모델이라도 해볼래? 얌전히 앉아있어야 해서 힘드려나? " -
388 지은 - 다온 (L0YAaOxyrk) 2020. 8. 11. 오후 11:38:47"응? 아마 나오지 않을까? 어차피 우리 집 이 근처라서 잠깐 둘러보는 것은 가능하니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 날에 일을 하진 못 해. 물론 사과도 중요하지만 내 몸도 중요하니까. 그냥 상태를 살펴보고 정말로 위험할 것 같은 것만 손 보고 다시 집으로 갈걸?"
아무리 자신이라도 태풍 속에서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물론 하려고 하면 어떻게 할 수야 있겠지만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괜히 자신이 다치면 그는 물론이고 자신의 가족도 아주 난리가 날테니까. 괜히 잔소리 들을 짓은 하고 싶지 않다는 듯 단호하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그녀는 다시 바람을 즐기면서 표정을 풀었다. 또 다시 두 다리를 올려 앞뒤로 가볍게 천천히 흔들면서 그녀는 장난스럽게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럼 내가 그 말을 듣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겠지? 지금의 나라면 말이야."
그것만큼은 절대 양보 못한다는 듯이 그녀는 일부러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한편, 들려오는 그의 말에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귀를 기울일 뿐이었다. 그러니가 그림을 그리긴 하겠지만, 그때처럼은 하기 힘들다는걸까? 하지만 그게 무슨 문제인건지. 실력이 줄어들면 다시 실력을 키우면 될 일이 아니던가. 아닌가? 그림은 다른가? 그 관련은 잘 모르겠다는 듯이 그녀는 괜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나? 내키면 생각 정도는 해볼게. 하지만 나보다 다른 그릴 것이 넘쳐날걸? 그래도 정 그리고 싶다면 한 번 정도는 해줄게. 애초에 내가 모델감은 아니잖아?"
그래도 친구의 부탁이니까 생각 정도는 해볼 수 있다는 듯, 그녀는 정말로 가볍게 말을 넘겼다. 오히려 그런 것이 저금 낯간지럽다는 듯 괜히 웃으면서 그녀는 살며시 고개만 들어올려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아래로 쏙 내렸다.
"어르신들에게 그림 그려준다고 하면 완전 좋아할거야. 한번 돌아다녀보는 게 어때? 휴일에." -
389 다온 - 지은 (9G3xQn5d/I) 2020. 8. 11. 오후 11:54:08" 뭐... 그정도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위험을 무릅쓰는 성격은 아니구나? 왠지 안심이 되는데. "
지은의 대답을 들은 다온은 굳이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똑부러지는 성격이라는 것 쯤은 이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고, 본인이 위험을 무릅쓸 생각이 없다는 말을 들었으니 더이상 무어라 말할 필요도 없었다. 오히려 겁없이 그녀를 돕겠다며 집에서 뛰쳐나올 자신을 제대로 컨트롤 할 생각이나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마는 다온이었다. 의외로 위험을 무릅쓰는 쪽은 자신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 그래그래 ,내가 지금의 너를 알고 있는 상태라면 절대로 안 말렸을거야.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능력있는 원장이니까. "
단호하게 말하는 지은에게 자신은 전혀 말릴 생각이 없다는 듯 키득거리며 답한다. 지금의 자신이 왜 지은을 말리겠는가. 본인이 즐거워 보이고 활기가 넘친다면 그녀를 도와줬으면 도와줬지, 하지 못하게 말리지는 않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도 얼마든지 도와줄 일이 생긴다면 무엇이 되었든 도와줄 마음이 있었으니까. 그것은 물론 지은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할 때의 이야기였지만.
" 그릴게 넘쳐나서 순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거야. 인물화랑 풍경화는 조금 다르기도 하고.. 감을 되살릴겸 그려보는게 될테니까 해주면 고마울 따름이지. 기왕이면 다양하게 그려보는게 좋거든. 감을 되살리기도 그렇고, 실력을 늘리기에도 그렇고. 네가 말한 것도 괜찮긴 하겠다. 왠지 부탁드리면 꼼짝없이 어르신들한테 잡혀서 하루종일 머물게 될 것 같지만 말이야. 정 힘들 것 같으면 사진이라도 찍어가서 그걸로 그려봐도 좋을 것 같고.. "
의자에 늘어지듯 앉은 다온이 어느정도 계획이 있다는 듯 주저리 주저리 말을 늘어놓다 에어콘 바람이 자신 쪽으로 오자 입을 다물곤 에어컨 바람을 만끽한다. 서늘한 바람이 스쳐지나가자 언제 뜨거웠냐는 듯 시원한 감각이 찾아왔고, 그 감각이 기분좋아 살며시 미소짓던 다온은 감고 있던 눈을 뜬다.
" 그나저나 다른 애들은 뭐 하고 있어? 다들 집에서 하던 걸 이어받은건가? "
다른 친구들 소식이 조금 궁금해진 듯 혹시나 지은이 아는게 있을까 물음을 던진다. 이것도 다온이 나름대로 친구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준비의 일환이었다. 그 준비의 일환이 너무나도 짧은 걸음이라는게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
390 지은 - 다온 (vgDYnGh9MY) 2020. 8. 12. 오전 12:23:04"아. 그건 그럴걸? 사실 그것보다 좀 많이 든든하게 먹고 가라고 이것저것 만들어주는 어르신들이 더 많을지도 몰라. 요즘 인터넷아 믾이 돌잖아? 배부른대도 계속 주시는 어르신들의 모습. 나는 정 많은 모습 같아서 너무 개그처럼 쓰이는 것은 별로지만 말이야."
물론 가벼운 정도라면 모를까. 그게 조롱으로 쓰인다거나 하는 것은 역시 영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그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부정적인 생각을 내비쳤다. 여전히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이면서 제대로 휴식을 취하는 와중에도 그녀의 두 발은 쉬는 일 없이 허공을 가르며 계속 흔들렸다. 하지만 그러다가 천천히 멈춰섰고 그녀는 괜히 고개를 빼꼼 위로 들었다. 마치 두더지가 구멍 속에서 고개를 내미는 것처럼.
"집에서 하는 거 이어받는 이도 있고, 그냥 새롭게 농사짓는 이도 있고, 혹은 선생님이 된 이도 있고 그래. 아. 청년회장을 하는 애도 있고. 시집 간 애도 있었지. 참."
소꿉친구 중에 둘이 결혼한 애도 있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하나하나 손가락을 접어가며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래도 대부분은 다 자기 할 일을 하고 잘 살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다시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이어 그 상태에서 그녀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나에게 묻는 것보단 직접 가서 어떻게 지내? 하고 묻는 게 낫지 않겠어? 남에게 소식을 전해듣고 그 이야기를 꺼내면 걔들도 섭섭해할걸. 네가 멀리 사는 것도 아니고 같은 마을 사람인데."
자신이라면 필시 그랬을 거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시원한 바람에 완전히 녹아내렸다. 그러다가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근처에 있는 냉장고로 걸어가 문을 열었고 그 안에서 물을 꺼냈다.
"너도 마실래? 물?" -
391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전 12:26:58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계속 눈이 감기네.. 아무래도 일찍 자러가야 할 것 같아. 답레는 내일 이어오도록 할게. 오늘도 즐겁게 돌렸어. 지은주도 푹 잘 수 있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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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전 12:36:21그러면 당연히 자야지! 피곤한데 무리하게 돌리면 안되는 거니까! 아무튼 잘 자! 다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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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5:55:02" 난 그런거 좋아해. 뭔가 정이 넘치는 모습이잖아. 사실 요즘 옆집 할머니께서 반찬을 자주 주셔가지고 요즘 집에 갈 때는 간식거리라도 사가지고 간다니까. "
지은의 말에 동의하듯 미소를 띈 다온은 언제나 웃으며 반찬을 가져다 주시는 옆집 할머니가 떠올랐는지 쿡쿡 웃으며 말한다. 그도 그런 정 있는 모습들이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것은 도시에서 보기 힘든 모습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은 그것을 웃음거리로 다루는 것만 같았으니까.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테니 너무 열을 내고 싶지는 않은 다온이었다. 그래도 지은을 이해한다는 듯 미소를 짓는 것은 아마도 생각이 같기 때문일 것이다.
" 결혼...!? 빠..빠르네..확실히 자리를 잡고 살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 이것저것 하는 것 같은데 결국은 다 잘 지낸다는 말이네. 다행이다. "
결혼이라는 이야기에 놀란 듯 괴고 있던 턱을 떼어낸 다온은 이내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지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결국은 생활이 안정되고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일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 싶은 듯 했다. 놀라긴 했지만 가볍게 마음 속으로 정확히 누군지는 모를 친구에게 행복을 빌어주던 다온은 이어진 지은의 말에는 쓴 미소를 짓는다.
" 안 그래도.. 최대한 빨리 한명씩 돌아가면서 찾아가서 인사를 할까 계획 중이었어. 진짜다? "
다온도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기에 마음으로 계획 정도는 짜던 중이었다. 다만 그것이 바로 실행에 옮겨지지 못해서 아직 찾아가지 않은 것 뿐이지만. 분명 해야할 일이었고, 미루면 미룰수록 좋지 않다는 것도 알았기에 이번 주말이 찾아오면 하나 둘 찾아가서 인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 물? 좋지. 아, 그러면 오늘 일 끝나면 메신저로 주소라도 좀 알려주라. 그정도는 도와줄 수 있지? 대신 같이 찾아가달라고 하지는 않을거니까. 이런 건 나혼자 해야지. "
물을 권유하는 지은에게 미리 고맙다는 듯 손짓한 다온은 조금은 마음을 다잡은건지, 슬쩍 친구들의 주소라도 알려달라는 듯 덤덤한 목소리를 가장해서 말한다.
// 답레와 함께 갱신해두고 갈게! 이따봐! -
394 지은 - 다온 (vgDYnGh9MY) 2020. 8. 12. 오후 6:31:08"사실 분위기도 어느 정도 있을걸? 어르신들은 나이가 차면 빨리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려야한다고 은근히 말이 많으니까. 나도 몇 번을 들었는지 몰라. 겨우 스물 여섯에 그런 말을 들어야 하나 싶지만."
사람의 생이 백 년이고 자신은 그 중 26년을 사용했다. 그런데 벌써부터 결혼이나 그런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언젠가 인연이 생기면 모를까. 적어도 지금은 그녀는 그다지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결혼을 한 제 친구들의 모습이 그리 나쁘지 않은 것을 보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녀는 잠시 생각했다. 하지만 곧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지금은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럴 상대도 없었다. 애초에 연인도 없는데 결혼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었다.
"주소? 그냥 톡에 초대해줘? 우리 애들 모여있는 곳에? 일단 네가 꺼려하는 것 같아서 지금까지 언급은 안했지만 원하면 초대해줄게. 아. 귀찮은 거 아니야. 절대로."
자신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 후에 가볍게 흔들다가 그녀는 다시 핸드폰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애들이었기에 당연히 채팅방 톡 정도는 있었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초대해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천천히 물을 따랐다. 이어 시원한 물이 담겨있는 컵을 그에게 내밀고 다시 돌아간 후, 그녀는 새로운 컵에 자신이 마실 물을 천천히 따랐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속에서 물을 마시니, 절로 기분이 상쾌해지는지 그녀는 정말로 상쾌한 표정을 지으며 물을 다시 냉장고 속에 넣었다.
"슬슬 물 말고 다른 음료들도 추가해볼까 생각하고 있긴 한데, 너는 무슨 음료가 있었으면 좋겠어? 아. 술은 안돼. 우리 과수원에선 술 금지야."
다른 것은 몰라도 술은 절대로 허용할 수 없는지 그녀는 일부러 술에 포인트를 주면서 강조했다. 이어 냉장고 문을 닫고서 그녀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후에 다시 푹 엎드리며 차가운 바람을 쐬면서 두 발을 동동 굴렸다.
//나 역시 답레와 갱신! 오늘 왜 이렇게 더운지 몰라. 한증막에 있는 것 같아. 창문을 열어도 바람 한 점 불고. 완전 더워. ㅠㅠㅠㅠㅠㅠ -
395 다온 - 지은 (7yN/gIyBZ.) 2020. 8. 12. 오후 7:02:16" 하긴 어르신들은 그런 말씀 자주 하시지. 나도 돌아온지 얼마 안 됐는데 그런 말 들었는걸. "
아예 틀린 말도 아니었지만, 맞는 말도 아닌 말이었기에 다온은 그런 말을 들을 때면 그저 웃어보일 뿐이었다. 그야, 자리 잡기도 못 한 자신이 그런 것을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이른 걱정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혼보다도 지금은 온전히 돌아온 고향에 자리 잡는 것이 우선인 만큼 그저 가볍게 대꾸하며 웃어넘기는 것이 몇 안되는 방법이었다.아마도 지은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하고 다온이 생각하게 된 것은 고개를 도리질 치는 지은이 눈에 들어왔기에, 그녀가 같은 생각이란 것을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 톡에..!? 그러면 한명씩 찾아가는게 소용이 없어지는데..으음.... 뭐, 너가 귀찮은 것 같으니까 아무래도 상관이 없긴 하지만. 알았어, 무슨 일이야 생기겠어. 이따가 일 끝나고 초대해줘. "
그 전에 심호흡도 해두고 해야지, 다온은 마지막 말을 그저 입안에 꾹 담은 체 피식 웃어버렸다. 어차피 만나야 할 아이들 아닌가, 굳이 겁낼 필요까진 못 느끼는 다온이었다. 물론 막상 톡방에 들어가서 쏟아지는 메세지를 받게 될 그는 고생을 좀 하겠지만, 미래의 일을 그가 알 턱이 없었다. 모르는게 약이라고 조금은 태평하게 생각하고 있는 다온이었으니까.
" 왜 내가 술을 말할거라고 생각하는거야. 나도 술 잘 못 마신다구. 애초에 일하는 곳에서 술 마시긴 좀 그렇지 않나!? "
지은이 건내는 컵을 받아들고 시원하게 들이키던 다온은 이내 들려오는 지은의 말에 콜록거리더니 억울하다는 듯 중얼거린다. 헛기침을 몇번인가 하고 난 다온은 어깨를 으쓱이며 자신도 술에 약하단 걸 말하면서 그렇게 강조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 답한다. 그건 그거고, 지은의 물음에 답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고민하듯 고개를 좌우로 까닥거리며 잠시 침묵을 하던 다온은 천천히 입술을 연다.
" 이온음료 위주로 하자. 우리도 그렇고, 아저씨들도 땀들을 많이 흘리시니까 어중간한 음료수들보다 이온음료가 나을 것 같아. 다들 탈진하고 그러면 안되잖아. "
햇빛이 쨍쨍한 밖을 바라보던 다온은 아무래도 이온음료가 제일 나을거라고 생각했는지 엎드린 지은에게 말한다. 그러더니 눈 앞 테이블에 보이는 자그마한 종이를 집어들고는, 종이비행기를 접어 장난스럽게 지은의 머리를 향해 던져 맞추려 한다.
" 힘들면 좀 더 쉬다가 나오던지. 오늘 작업 속도는 괜찮은 것 같던데.. "
엎드린 지은이 혹여 힘든 것일까 싶었는지, 신경쓰듯 물음을 던진다.
// 맞아.. 지금 사실 밤 11시 모드인 것 같아.. 더우니까 지친다 지쳐... 지은주 고생했어, 오늘도! -
396 지은 - 다온 (vgDYnGh9MY) 2020. 8. 12. 오후 7:39:48"그러니까 안 귀찮다니까. 증명해줘? 하나하나 다 보내줄까? 지금이라도 다 보내줄 수 있는데?"
귀찮아하는 것 같다는 말에 그녀는 발끈 고개를 홱 올려서 빤히 그를 바라봤다. 두 볼에 바람을 살짝 넣었다가 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던 그녀는 찌릿찌릿 시선을 보냈다가 다시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앞뒤로 흔들던 두 다리가 살며시 멈췄고 살며시 고개를 아주 조금 위로 올려 그를 찌릿찌릿 바라보는 시선을 그녀는 계속 유지했다.
"의외로 많이 먹으려고 해. 막걸리라던가. 일을 한 이후엔 막걸리라나. 물론 나도 막걸리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터는 안 돼. 절대 안 돼."
그녀의 말은 마치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는 그런 어조의 말이었다. 마치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절대로 술을 허락할 수 없어! 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며 그녀는 괜히 고개를 다시 아래로 푹 숙였다. 시원한 바람이 마음에 드는지 마치 고양이가 뒹굴거리는 것처럼 책상 위에서 가볍게 고개를 뒹굴거리며 그녀는 이온음료를 말하는 그의 말에 응. 하는 짧은 대답을 하면서 나른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던 도중, 갑자기 자신의 머리에 콕 뭔가가 찍히자 그녀는 깜짝 놀라 고개를 위로 올렸다. 그리고 자신의 앞으로 종이비행기가 툭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 종이비행기와 그를 번갈아 바라봤다. 어째서 갑자기 종이비행기가? 생각할 것도 없었다. 세상 모든 것에는 다 원인과 결과가 있는 법이었으니까.
"내가 힘들어보여? 그냥 시원한 바람에 몸을 식히는거야. 기분 좋잖아. 여름에. 아무튼 무척 기운이 넘치나봐? 이런 종이비행기까지 다 날리고."
상큼하게 웃으면서 그녀는 종이비행기를 구깃구깃 구긴 후에 근처에 있는 쓰레기통에 쏙 집어넣었다. 이어 웃는 표정을 유지하며 그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창고에 있는 비료박스 다 밖으로 옮겨줄래? 그 정도로 기운이 넘치면 말이야."
//맞아. 더우면 절로 지치는 것 같아. 그래서 지금도 선풍기 강풍 틀고 있어. 오늘은 에어컨을 틀어야 할지 고민중이야. 이러다가 틀겠지. 아마두. 아무튼 고생한 건 없지만 일단 고마워! -
397 다온 - 지은 (7yN/gIyBZ.) 2020. 8. 12. 오후 8:32:53" 알았어, 믿을게. 전혀 귀찮은거 아닌데, 내가 부탁해서 톡방에 초대해주는거야. 그럼그럼. "
발끈한 듯 고개를 홱 올린 지은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씨익 입꼬리를 끌어올린 다온은 능청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지은의 말에 맞장구친다. 장난스러움이 다분하게 들어가있는 대답이었지만, 다온은 그저 재밌다는 듯 자신을 찌릿찌릿한 시선으로 보는 지은을 재밌다는 듯 바라볼 뿐이었다. 당당하게 팔짱까지 낀 다온은 지은에게 보란듯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딴청을 피운다.
" 아아.. 뭔지 알 것 같긴 하다. 어르신들은 새참 같은거 좋아하시니까 말이야. 옛날에도 어른들이 새참 드시는 걸 본 게 기억나. "
단호한 지은의 말에 원장 말은 어쩔 수 없지 하는 표정을 지으며 가볍게 대꾸하는 다온이었다. 술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에 딱히 사무실의 냉장고에 막걸리가 들어가기를 바랄 일이 없던 다온이었기에 그러거나 말거나, 지은의 뜻대로 되면 족한 것이었다. 이온음료에는 알아들은 듯 자그마한 대답이 돌아오자 그거면 충분하다는 듯 다시 기분 좋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는 다온이었다.
" 기분 좋지, 응, 기분 좋은데.. 어째.. "
너는 아닌 것 같다..? 라고 말하려던 다온은 이내 들려오는 지은의 목소리에 멍한 표정을 짓더니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아무래도 지은의 신경을 건드려버린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얌전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다. 이래저래 좋게 끝나려면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게 좋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다온은 내려뒀던 밀집모자를 다시 집어들어 머리에 쓰고는 컵에 남아있던 물을 한번에 들이킨다. 차가운 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것을 느끼며 컵을 내려놓은 다온은 장난스럽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뒤돌아 나가려 한다.
" 원장님이 심부름 시킨거 하고 오겠습니다~ 아, 다음엔 좀 더 예쁜 비행기로 접어줄게. 겸사겸사 꽃도 접어주는건 덤이다? "
// 난 결국 에어컨을 켰어.. 안키면 안되겠더라... 고맙긴! 더위를 이겨낸 것만으로도 고생한거지! -
398 지은 - 다온 (vgDYnGh9MY) 2020. 8. 12. 오후 8:46:06누가 봐도 도망치는 것이 명백한 그의 움직임을 그녀는 정말로 빤히 바라봤다. 만약 시선만으로 구멍이 뚫린다면 아주 제대로 구멍이 날 정도로 정말로 빤히. 적어도 분위기 파악은 한 것 같다고 생각을 하는 와중 들려오는 장난인지, 아니면 진지하게 하는 말인지 모를 그의 말을 들으며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비행기를 접더라도 내 쪽으로 날리지 마! 꽃은 또 뭐야!!"
애초에 지금 자신이 이렇게 화를 내는 것도, 기운이 넘치니까 일을 지시한 것도 따지고 보면 종이비행기로 자신의 머리를 콕 찔러서인데 저렇게 말을 하는 것은 또 뭘까. 정말 못 말린다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직은 쉬는 시간이었으니까.
"나가는 건 상관없는데 일은 하지 마. 지금은 쉬는 시간이야. 일하는 시간 되면 일해. 난 그렇게 악독한 원장님이 아니니까."
일을 할 땐 일을 하고, 쉴 때는 쉬고. 그 원칙만큼은 절대로 바꿀 생각이 없다는 듯 그녀는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며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이후 그가 나가더라도 그녀는 딱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꿀 같은 이 쉬는 식나을 즐길 생각이었으니까.
"으응. 좋아. 좋아. 에어컨 완전 좋아."
마치 고양이가 냥냥 거리듯이 그녀는 다시 발을 앞뒤로 천천히 굴리며 웃었다. 지금 이 시원한 분위기에서 절대로 나가고 싶지 않다는 듯, 눈을 감으며 그녀는 조용히 바람을 즐겼다.
//상황상 이게 막레가 되는걸까? 그리고 그걸로 고생이라고 하기는 좀 애매하지만..아무튼 고마워! -
399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9:12:30아무래도 그럴 것 같네! 그나저나 냥냥거리는 지은이 귀엽잖아. 새로운 지은이의 모습을 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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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9:17:07이번 일상도 수고했어! 이게 4번째 일상이었던가? 아무튼 다온이도 장난치는 모습 귀여웠어!! 물론 지은이는 잘 쉬는데 종이비행기에 머리를 콕 찔려서 빠직하긴 했지만 그건 지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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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9:21:58원래 다온이는 장난꾸러기에 활기찬 아이니까 조금씩 옛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고 해야할지도! 고양이 지은이도 앞으로 자주 보면 재밌을 것 같네. 은근히 다온이가 옆에서 깐죽깐죽거리는거지. 짧은 일상이지만 좋은 걸 얻었어! 지은주도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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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9:36:31옆에서 보면 그냥 지은이는 푹 쉬겠다고 책상에 엎드려서 다리만 동동 굴린 것 뿐인데 그게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 그래도 다른 좋은 것을 얻었다면 얻은 걸 수도 잇겠지만!! 아무튼 다온이는 원래 저런 느낌이었구나. 그러면 지은이가 아주 조금 남아있는 기억에 의존해서 어릴 때 모습을 봤다고 괜히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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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9:39:31물론 단톡방에 들어가서 쏟아지는 메세지 세례에 어쩔 줄 몰라 하긴 하겠지만 그건 다온이 몫이니까. 뭔가 씩씩한 모습만 보여주다 그런 모습도 보여줘서 새롭다고 해야하려나. 일하는 것에는 칼같은건 여전했지만! 나중에는 은근히 옆에서 지은이한테 깐죽거리는 다온이도 할 수 있으면 좋겠네! 그것도 재밌을 것 같거든! 뭐, 놀린만큼 혼이 날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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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9:52:36아무래도 일만큼은 어쩔 수 없는 것이 다른 사람 것도 아니고 자기 거니까. 자기 수입과 직결되는 것이기도 하고. 조금 속물적인 모습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완전 순수하게 살 수도 없는 거 아니겠어?
확실히 그런 느낌이 있다면 재밌을지도 모르겠네! 물론 지금의 지은이는 어릴 때와는 달라서 당한 것은 어떻게든 갚아주는 편이야. 지금도 장난을 치자마자 바로 일을 시켰잖아? -
405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9:57:37물론이지. 어른이 되어서도 너무 순수하면 그건 그것대로 곤란하기도 하니까 말이야. 특히나 과수원 같은걸 경영하면서 말이지.
그런 부분은 좋다고 생각해.
원래 깐죽거림으로 즐겁게 놀려면 깐죽거린 만큼 갚아주는게 있어야 재밌는거니까 역시 대환영이야. 깐죽거리고 응징하고, 또 깐죽거리고 하는게 재밌으니까 앞으로 어떻게 깐죽거릴지 생각 좀 해봐야겠네. -
406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0:14:45그럼 나는 어떻게 갚는 전개를 만들어야할지 고민을 해봐야겠어! 뭔가 이런 면에서는 지은이와 다온이 합이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아무튼 너무 더워서 결국 에어컨을 켰어. 키고 나니 완전 신세계네. 올해 처음으로 켰어. -
407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0:17:53후후, 에어컨의 맛을 보면 더이상 참을 수 없게 되버리지... (악역풍)
둘이 그렇게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사이좋게 지내기도 하면서 자연스레 예전처럼 친근한 사이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물론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을지는 오너들도 알기 힘들지만 말이야!
나중에 동창회 같은데 가서도 아이들 틈에서 은근히 지은이한테 장난치는 다온이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해. 한마디씩 거들기도 하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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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0:22:27과연 동창회 때 다온이가 지은이에게 장난을 걸 수 있을까? 지은이는 지은이 나름대로 친한 친구들과 더 있을 것 같은데. 물론 다온이도 부르긴 하겠지만 과연 만인 앞에서 다온이가 장난을 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걸?
아무튼 에어컨 좋긴 해. 전기세만 낮으면 참 좋을텐데. -
409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0:25:29뭐... 아마 맨정신은 아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동창회에 남자애들한테 오랜만에 봤다고 붙잡히고 뭐하면... 아니면 그 전에 어느정도 회복을 한 상태라면 옆에서 깐죽거리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맞아.. 전기세만 낮으면 자주 킬텐데 싼 것도 아니라서 정말 참다 참다 안되겠을 때 키곤 해. 요리하거나, 요리하거나... 불 앞에 있으면 안그래도 더운데 진짜 찜처럼 익어가는 느낌이라.. -
410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0:27:26요리할 때 키는구나! 확실히 그때 너무 덥긴 해.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일부러 손이 많이 안 가는 요리를 자주 먹는 편이야! 음. 아무튼 환경을 생각해보면 잘 안 켜는 것이 맞긴 한데 그래도 매일 켜는 것이 아니라 가끔 켜는 정도라면 괜찮겠지. 아마?
아무튼 그런 자리라고 해도 아마 지은이의 응징이 이어질 것 같아. 지은이는 딱히 눈치 보고 이미지 챙기겠다고 참고 그런 애는 아니니까. 오히려 친구들도 다 알고 지내던 애들이니 지은이는 여전하네. 이렇게 생각할 것 같구. -
411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0:34:23응, 아마 우리가 안 켜도 펑펑 트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별로 의미가 없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일단 우리 더위부터 생각하고 키는 수 밖에!
뭐, 응징 당하는게 또 재밌는거니까! 어쩌면 친구들은 두 사람이 처음엔 어색했는 줄도 모르고 십년이나 못 봤는데 여전히 친하네~ 싶기도 할 것 같네. 지은이랑 다온이도 본인들이 즐겁기만 하면 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야.
우리 다음 일상은 물놀이로 하자고 했었던가?? -
412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0:37:23일단 그렇게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었지? 마을 전체에서 놀러가는 그런 거로 말이야. 근처에 있는 나름 깊이가 있는 계곡 같은 곳에 가면 딱 좋을 것 같네.
물론 그렇게 되면 다온이 입장에선 다른 친구들을 반 강제로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조심스러워지긴 해. 둘이서만 따로 놀러가는 것은 아무래도 지금 시점에선 지은이가 거부할 것 같고. -
413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0:48:08둘이 가자는 건 다온이도 아마 지금은 안 꺼낼거야. 지난번 일도 있고.. 음, 간단하게 어르신들이 가려는 걸 다온이랑 지은이가 돕게 되서 갔다는 건 어떨까? 완전한 물놀이라고 보긴 힘들겠지만... 아니면 그냥 친구들 몇명을 강제로 만나게 되도 지금의 다온이라면 그정돈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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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0:50:23마을 전체에서 놀러가는 거니까 굳이 그런 거 없이 마을 행사에 참여한다는 느낌으로 가도 좋지 않을까? 어르신들이 가려는 것을 굳이 다온이와 지은이가 함께 돕는 것은 조금 개연성이 없을 것 같거든.
그냥 마을 행사 차원에서 가는 거니까 자연히 두 사람이 볼 수도 있을거고. 물론 다온주가 그 상황이 좋겠다 싶으면 그 상황으로 해도 상관은 없지만 아마 지은이 입장에선 조금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르겠네. -
415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0:51:51그러면 마을 행사에 참여한다는 느낌으로 가자. 그게 좋을 것 같네! 사실 앞에 제시한 건 나도 조금 안 맞는다 싶긴 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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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0:53:28응! 그럼 그렇게 잡자. 그러면 지은이 수영복을 어떤 것으로 입혀야 할 지 조금 생각을 해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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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0:57:33좋아좋아! 다온이는 아마 래쉬가드를 입을 것 같긴 한데. 그러면 이번엔 내가 다이스를 굴려보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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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0:58:55그러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지금 당장 돌리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다이스를 돌려도 나쁘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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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0:59:54.dice 1 2. = 2
1. 지은
2. 다온 -
420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1:00:30삼연속 선레라니. 괜찮아? 다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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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1:00:53주사위가 다온주를 좋아하는 느낌이네... 되게 자주 걸리는 느낌이야 ㅋㅋ ! 다갓의 총애를 받고 있는건가!
일상은 내일 내가 선레를 들고 오면 되려나?? 아무래도 그게 편하겠지? -
422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1:01:24다..다온주....! 선레....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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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1:09:06힘들면 내가 선레를 써도 상관없어. 어차피 선레를 누가 먼저 써도 상관없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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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1:11:20크게 힘들거나 한 건 아니야! 그냥 다갓의 선택을 자주 받길래 !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하고....!
가끔 복권 살 때나 이렇게 걸려주지.... ㅠㅠ -
425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1:12:34그 다이스 운. 내가 자주 체험해봐서 알아. 꼭 나만 걸리는 느낌이 있더라구. 아무튼 괜찮다고 하니까 일단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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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1:14:11일단 시작은 계곡에 도착한 걸로 시작하면 되겠지? 아니면 가는 것부터 시작하는게 좋으려나?
그러고 보니 지은이는 운전 할 줄 아는거지? -
427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1:16:17운전은 할 수 있긴 한데 사과를 나를 때 쓰는 트럭 정도만 있고 승용차는 없어. 그래서 항상 도시에 갈 때도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거고! 그리고 도착한 것으로 써도 괜찮고 가는 것부터 써도 괜찮을 것 같아. 그 스타트는 그냥 편하게 해주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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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1:18:36그렇구나! 그러면 선레는 내일 써오도록 할게.
이렇게 된거 어떤 친구들을 등장시킬지 살짝 생각을 해봐야겠네. 뭐, 사실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두사람의 친구가 처음 등장하는거니까 말이야. -
429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1:25:18선레는 늘 말하지만 그냥 편할 때 천천히 써 줘. 일댈이니까 급하게 쓸 것도 없고 급하게 이을 것도 없고!
그냥 친구들은 적당히 이런이런 느낌으로 가볍게 등장시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애초에 그 애들이 메인이 될 순 없는 거니까. 물론 부캐 식으로 해서 좀 깊이 있게 다루고 싶다면 깊게 다뤄도 상관이야 없겠지만! -
430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1:28:37하긴 그렇겠지? 나도 크게 비중을 주거나 할 생각은 아니었거든. 왠지 그 아이들에게 비중을 주려고 하다보면 다온이가 흐릿해질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거든. 다온주의 역량이 아직은 ... 아무튼 그러면 가볍게 등장시키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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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1:31:27응! 딱 그게 좋을 것 같아! 어디까지나 NPC나 엑스트라 같은 애들이니까! 너무 깊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물론 다온주가 편한대로 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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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1:36:06그러면 오늘은 일찍 쉬러 가는 걸로 할까? 오늘 푹 쉬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달리는거지. 다음 일상은 좀 길어질 것 같기도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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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1:41:51그래도 괜찮을 것 같아! 애초에 동접을 꼭 해야하는 것도 아니니 그냥 쉬고 싶으면 쉬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선레를 쓰면 나도 편할 때 천천히 답레를 써서 올릴 듯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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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 다온주 (7yN/gIyBZ.) 2020. 8. 12. 오후 11:45:26그래, 그러면 오늘은 좀 일찍 쉬러가볼게! 지은주도 푹 쉬고 내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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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 지은주 (vgDYnGh9MY) 2020. 8. 12. 오후 11:54:39응! 잘 자! 다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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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다온주 (8zuW.yK9Tw) 2020. 8. 13. 오후 5:25:09다온은 물놀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겁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아니, 물놀이 자체는 정말로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그저 재밌긴 하겠다, 하는 단순한 생각 뿐이었지만 문제는 같이 물놀이를 가는 사람들 중에 그동안 제대로 인사조차 하지 못한 고향 친구들이 껴있다는 것이 고민거리라면 고민거리였다. 물론 지은에게 단톡방에 초대받아서 메세지로는 엄청나게 인사를 주고 받았지만, 역시 메신저와 현실의 만남은 좀 다르게 느껴진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는 터였다. 다행히 차를 몰 줄 아는 다온은 마을 물놀이를 도울 겸 트럭으로 짐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하느라 시간을 벌 수 있었지만 물놀이가 시작되면 결국은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 ... 뭐, 괜찮으려나 "
트럭을 몰고 천막 같은 공용물품을 챙겨서 계곡으로 향하며 다온은 홀로 중얼거렸지만, 표정이 마냥 어둡지만은 않았다. 오랜만의 친구들이라, 다들 자신보다 잘 지내고 있던 모양이지만 괜히 설레기도 하고, 오묘한 감정이 되는 다온이었다. 좀 더 자랑할만한 것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별 것 아닌 생각을 하면서도 이제와서 어쩌나 싶어 고개를 휙휙 저으며 운전에 집중한다. 아마도 지은은 어르신들과 먼저 가있겠지 하는 잡념을 끄집어내며 그리 멀지 않은 계곡에 도착한다.계곡에 도착을 해선 기다리고 있던 아저씨들과 짐을 나른 다온은 아무도 안 보이는 곳으로 가서 검정색 래쉬가드로 갈아입는다.
" 괜찮은가? 제대로 입어본 적이 없으니 잘 모르겠네. "
나름대로 몸의 형태는 좋은 다온이었기에 핏 좋게 입혀진 래쉬가드를 이리저리 살피며 터벅터벅 내려와선 벌써부터 왁자지껄해진 어르신들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짓는다. 다들 즐거워 보이니 다온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모양이었다. 조금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방법도 없었기에 다온은 지은을 찾으려는 듯 계곡 근처를 걷기 시작한다.
// 선레 올려두며 갱신! 이따 봐! -
437 지은 - 다온 (.kB1r2DmbY) 2020. 8. 13. 오후 5:47:33더운 날씨에는 물놀이만큼 좋은 것이 없었다. 마을 근처에 커다란 계곡이 있었기에 시기가 되면 단체로 물놀이를 하러 가곤 했고 그 행사는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되었다. 하얀색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있는 그녀는 계곡 앞에서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다. 물론 본격적으로 수영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일이었다. 일단 깊이가 어느 정도 되는만큼 몸을 풀어서 나쁠 것은 없었으니까. 머리에서부터 발목까지 확실하게 돌리며 몸을 제대로 푼 그녀는 마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확인한 후, 전체적으로 계곡의 모습을 둘러보았다.
이미 물 속으로 들어간 이들도 있었고, 저 편에서 다이빙을 하는 이도 있었다. 엄청 시원하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녀는 굳이 다이빙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냥 안전하게 물에 몸을 담그고 노는 것이 제일 좋았으니까. 아무튼 준비운동을 마친 그녀는 조심스럽게 발부터 시작해서 허리까지 천천히 물 속으로 들어갔다. 조금 더 들어가면 가슴까지 물이 올라오겠지만, 아직 거기까진 가지 않으며 숨을 작게 내쉬며 그녀는 두 손으로 물을 떠올린 후에 제 몸이 가볍게 뿌렸다. 시원한 감촉이 더위를 식히기에는 딱 좋은 상태였다.
"응?"
잠시 그렇게 물 속에서 몸을 식히는 도중, 그의 모습이 보였기에 그녀는 가만히 그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조금 늦게 출발하는 것 같더니 그래도 오긴 왔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그를 향해 소리쳤다.
"야! 이다온! 왔어? 여기 물 완전 시원해!"
들어올거면 들어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다시 돌아선 후에 두 손으로 물을 떠올리고 가볍게 자신의 몸에 물을 뿌렸다. 역시 보통 시원한 것이 아니었다. 올해도 이렇게 더위를 식히고 개운하게 집으로 돌아가면 되겠거니 생각을 하며 그녀는 조금 더 들어가며 제 가슴 부위까지 올라오는 수위까지 향했다.
//갱신할게! 오늘도 날씨가 너무 덥네. 일단 나도 답레를 남겨둘게! 더워서 그런지 기력이 영 안 차오르네. 다온주도 얼마든지 편할 때 이어줘! -
438 다온주 (8zuW.yK9Tw) 2020. 8. 13. 오후 6:19:21두리번거리며 지은을 찾고 있던 다온은 옆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하얀 원피스 수영복을 입은 지은이 환학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이지, 오늘도 힘이 넘치네 - 다온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어 보였다. 저런 점은 분명 배워야 할 부분일거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물가로 향한 다온은 어색하게 준비운동을 하며 몸을 풀기 시작한다. 지은은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가슴 부근 깊이까지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다온은 준비운동으로 풀린 몸을 천천히 물 속으로 움직인다.
차갑게 느껴지는 수온이었지만, 들어오고 나서는 점점 시원함으로 바뀌는 것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줬다. 아마도 더운 날씨가 한 몫 하는 듯 했다.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은 체 바라보며 걸음을 옮겨 지은이 들어와있는 곳까지 들어온 다온은 장난스럽게 손을 모아서 물총처럼 만들어 물을 지은에게 살짝 쏘고는 키득거리며 웃는다.
" 수영복 예쁜 걸로 입고 왔다? 옷이 날개네, 날개야. "
다온은 지은의 수영복을 칭찬하며 슬쩍 농담을 붙여 말한다. 지은에게 꽤나 잘 어울리는 수영복이었기에, 괜히 장난을 치고 싶었던 다온이었다. 물론 장난에는 무언가가 돌아오기야 하겠지만 그런 것 때문에 장난을 포기하기는 아쉬운 그였다. 이런 걸로 장난을 치는 것이 멀지 않은 곳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수준 같았지만 둘이서 노는건데 괜찮지 않나 하는 합리화는 덤이었다.
" 썬크림은 가져와서 바른거지? 이런 곳에서도 살탄다? "
다온은 미리 어느정도 물에서 버티는 선크림을 바르고 온 상태였기에, 어쩌면 평소보다 좀 더 하얗게 보일지도 몰랐다. 나름대로 피부에도 신경을 쓰는 그였기에, 지은도 안 바르고 왔으면 빌려주겠다는 듯 말을 걸며 미소를 지어보인다.
// 맞아.. 진짜 덥더라... 지친다, 지쳐... -
439 지은 - 다온 (.kB1r2DmbY) 2020. 8. 13. 오후 6:37:42자신에게 물총처럼 물을 쏘는 그를 바라보며 그녀는 웃은 후에 두 손으로 물을 담은 후에 힘껏 그를 향해 뿌리려 했다. 물론 맞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자신에게 먼저 공격을 한 그를 그냥 보낼 수는 없었으니까. 당한 것은 그대로 갚아주는 것이 바로 그녀의 방식이었다.
"그렇게 칭찬해도 나오는 건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고마워. 나름 디자인이 마음에 들거든. 이거. 너도 괜찮다고 생각해."
힐끗 그가 입고 있는 수영복인 레쉬가드를 바라보던 그녀는 웃으면서 그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물론 검은 것보다는 조금 밝은 색이 그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하긴 했지만 그의 취향이 저런 색이라면 딱히 자신이 뭐라고 할 생각은 없었다. 결국 색은 자신의 취향인 거니까. 애초에 지금 자신이 입고 있는 원피스 수영복 역시 자신의 취향이 아니던가. 가볍게 물을 뜬 후에 자신에게 가볍게 뿌리면서 시원한 감각을 마음껏 느끼며 눈을 감았다.
"탈거면 타라고 해. 그런 거 전혀 신경 안 쓰니까. 이번 기회에 조금 태워도 좋을테고, 어차피 내 피부는 하얀색과는 거리가 멀거든?"
농사를 하기에 자연히 태양과 많이 만나게 되고, 그 때문에 그녀의 피부는 하얀빛과는 거리가 멀었다. 굳이 말하면 그을린 빛깔이었기에 딱히 상관없다는 듯, 그녀는 태연하게 이야기했다. 다시 한 번 손으로 물을 뜬 후에 자신에게 뿌리면서 그녀는 그를 가만히 위에서 아래로 빤히 바라보더니 태연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는 너는 꽤 발랐나봐? 하얀 피부가 더 하얗게 보이는데? 자기 관리를 잘하는 남자는 인기가 좋대. 나도 그런 사람이 좋으니까 대체로 그렇지 않을까?"
//응. 맞아. 완전 더워. 그래도 어제보다는 조금 낫긴 하지만.. 그래도 더운 것은 어쩔 수 없네. ㅠㅠㅠㅠ -
440 다온주 (8zuW.yK9Tw) 2020. 8. 13. 오후 6:54:10" 하여튼 져주는 법이 없다니까. "
다온은 두손으로 물을 뿌리는 지은의 행동에 얌전히 얼굴로 그 물을 받아내곤 잠시 콜록거리더니 젖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피할 수 있었지만 왠지 피하고 싶지 않았기에 얌전히 얼굴로 맞은 다온은 몸이 좀 더 시원해지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젓고는 능청스럽게 말한다. 그 부분이 재밌는거지만, 이라는 사소한 말은 그저 마음 속에 묻어두기로 하면서.
" 딱히 뭘 바라고 한 건 아니거든? 그래도 다른 사람들한테는 못 들었을 것 같아서 내가 선수 친거야. 어라, 나도 칭찬해주는거야? 고마워. 사실 급하게 주문한거라 색도 못 고른거라서 어떨지 몰랐거든. 너한테 그런 말 들었으니 오늘 걱정할 건 없겠다. "
다온은 자신의 칭찬에 대꾸하는 지은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고는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며 말한다. 그러다 들려오는 칭찬에는 고맙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하듯 말한다. 이틀 전에 재고가 없어서 급하게 아무거나 주문했던 것인데 칭찬을 듣게 되니 이득이나 다름 없었으니까. 게다가 괜히 물놀이 안 와본 티를 내는 것처럼 어색하진 않은 모양이었으니 그가 만족하지 않을리가 없었다. 물에 젖은 앞머리가 살며시 내려오자 그것을 다시금 손으로 쓸어넘긴 다온은 이어진 말에 키득거리며 입을 연다.
" 피부는 관리하기 나름이야. 나중에 관리하려고 애쓰면 힘들다? 미리미리 관리해야지. 이따가 나가서 살짝 바르자. 살짝. 와, 그거 OO마을 과수원장 강지은 양의 공인된 평가지? 이거 자신감 있게 돌아다녀도 되겠네. "
지은의 연이은 칭찬에 눈을 깜빡이던 다온은 이내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과장된 제스처와 함께 말하고는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낸다. ' 아~ 앞으론 걱정할 거 없겠다~ ' 다온은 그렇게 능청스럽게 덧붙이며 옆에 지나가는 마을 아이에게 지은이 칭찬을 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 휴, 우리 원장님이 칭찬해주니까 기분이 다 좋네. 이번주 운은 다 쓴 모양이네. 하하 "
// 오늘도 결국 에어컨을 켰어.. 어제 잘 때도 결국 뒤척이다가 켜버렸는데... 아무튼 오늘도 둘 다 수고했네! -
441 지은 - 다온 (.kB1r2DmbY) 2020. 8. 13. 오후 7:25:46"내가 너에게 져야 할 이유가 있어? 다섯 가지만 대면 생각해볼게. 아무튼 칭찬을 들었는데 칭찬을 안해줄 순 없잖아? 그 정도로 매정하진 않거든. 난. 어릴 때의 나도, 지금의 나도 마찬가지야. 잘 어울리니까 잘 어울린다고 하지. 그래? 내년에도 여기에 있으면 그땐 천천히 골라봐."
그렇다는 것은 그는 딱히 검은색은 좋아하지 않는걸까? 그런 궁금증을 살며시 품지만 그녀는 굳이 그 의문을 입에 담지는 않았다. 굳이 중요한 궁금증은 아니었으니까. 무엇보다 검은색도 이렇게 보면 나름 그에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곧 그의 입에서 피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녀는 특유의 뭐래?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어 가볍게 두 손으로 물을 뜬 후에 제 피부에 살며시 뿌리면서 그는 시원함을 마음껏 만끽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방금 전 그의 말에 대답했다.
"네가 걱정해줄 사안은 아니야. 스물 여섯이나 먹었으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건 그때의 이야기잖아? 내가 선텐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미 물에 들어와있으니 괜찮아. 괜찮아."
그건 그렇고 자신이 한 말을 뭘 저렇게 좋아하는지. 그 모습이 조금은 귀엽다고 느끼며 그녀는 물 속에 잠겨있는 바위에 살며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세가 낮아진만큼 물은 그녀의 목까지 잠겼고, 전신에서 느껴지는 시원함에 그녀는 기분이 좋은지 눈을 감고 숨을 작게 내쉬었다.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내가 칭찬해줬다고 무슨 운을 다 썼대? 지럼 지금부터 불운만 계속 있을 거란 거야? 너, 도시에서 돌아오더니 은근히 오버하는 경향 생긴 거 알아? 그게 지금의 너라면 거기에 익숙해져야겠지만... 역시 그런 모습을 보면 은근히 다른 사람 같아. 나라고 남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아닌가? 어릴 때도 그랬나? 어릴 때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했지만 역시 영 떠오르는 것이 없었기에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을 굳이 생각하려고 한들, 떠오를 것이 뭐가 있을까.
"그건 그렇고 의외로 차분하네. 완전히 신 나서 수영을 즐길 줄 알았는데."
//나는 그래도 어제 에어컨 틀고 끈 이후로 쭉 문을 안 열었기에 냉기가 집에 오래 남아있어서 상쾌하게 잘 수 있었어! 그 때문인지 집의 열기가 많이 빠진 것 같기도 하구. 아무튼 고마워! 다온주도 고생했어. -
442 다온주 (8zuW.yK9Tw) 2020. 8. 13. 오후 7:50:50" 아니, 꼭 그런 의미로 말한 건 아닌데 말이야. 그나저나 칭찬을 해줘서 한거면 진짜 칭찬이 아닌건가. 뭐야, 그거 기뻐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애매한데. "
지은의 대답에 곤란하다는 듯 웃어보이던 다온은 이어진 말에는 쓴 미소를 지으면서도 최대한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려는 듯 중얼거린다. 뭐, 아무렴 어떠한가. 칭찬을 받았으면 된거지. 속으로 그렇게 합리화를 한 다온은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하며 다시 기분 좋게 웃어보일 뿐이었다.
" 그래그래,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지. 그냥 친구의 충고라고 생각해. 들어도 되고, 안들어도 되는거. 뭐, 그정도의 말인거지. "
팔짱을 낀 체 지은의 대답에 가볍게 대꾸한 다온도 지은을 따라 몸을 물 속으로 좀 더 담구며 시원한 듯 풀어진 얼굴을 한다. 역시 에어컨도 좋지만 자연스럽게 시원해지는 것도 좋구나, 하는 자그마한 상념에 몸을 맡긴 체 시선을 다시 지은에게로 돌린다. 지은도 눈을 감고 숨을 작게 내쉬는 모습에 이런 건 누구나 다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며 조용히 그런 지은을 바라본다.
" 그야, 오버하는거지. 재밌잖아. 기왕이면 웃는게 좋지. 그리고 바뀐 건 나만 그런게 아니거든. 예전의 너는 이렇게 안 지려고 하지도 않았고, 좀 더 얌전했다고 할지... 아무튼 너나 나나 많이 바뀐 것 뿐이야. "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지은을 보며 남말 할 처지는 아니라는 듯 대답한다. 바뀐 것으로만 따지면 다온도 지은에게 할 말이 많았으니까. 기억 속의 지은은 지금과는 텐션 자체가 다른 아이였으니까. 물론 굳이 그 말을 길게 하진 않은 다온은 지은을 따라하듯 일으켰던 몸을 다시 목까지 물 속으로 잠기게 하며 기분 좋은 한숨을 내쉰다
" 나도 그럴 줄 알았는데. 저기 애들이 내 몫까지 신나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걸 보니까 너처럼 여유롭게 즐기자 싶었거든. 이러나 저러나 물놀이는 물놀이니까. 그나저나 다른 애들은 안 보이네? 아직 안 온건가? "
분명 친구들을 볼 것이라 생각했던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지은에게 말한다. 물론 두리번거린다고 해봐야 얼굴을 한번에 알아볼 수 있을리가 없었다는 점은 조용히 넘어가는 다온이었다.
// 그럼 다행이구. 이제 또 푹 쉬고 내일도 힘내면 되겠다. -
443 지은 - 다온 (.kB1r2DmbY) 2020. 8. 13. 오후 8:35:55"알고 있어. 애들도 가끔 그러는걸. 넌 어릴 때와 지금이 너무 다르다고 말이야. 하지만 어떡해? 이렇게 자란 것을. 따지고 보면 너처럼 되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적어도 내 기억에 남아있는 너는 언제나 적극적이고, 지금의 나와 비슷한 느낌이었으니까."
흐릿한 기억을 애써 끄집어내려고 하지만 역시 안개처럼 가려진 기억 속 이미지는 잘 잡히지 않았다. 그저 그런 느낌이 아니었던가. 그렇게 생각을 할 뿐이었지만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린 시절의 자신은 분명히 그를 동경했었다. 저런 멋진 이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아마 그 생각이 자신의 성장배경에 분명히 어떻게든 작용했을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이 이렇게 될 리가 없을테니까. 솔직하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며 그녀는 시원한 물의 흐름을 느꼈다. 역시 이 순간이 너무 좋아.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녀는 숨을 작게 내쉬었다.
"그래? 그건 자유니까. 수영을 못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으니까 다행이네. 사실 수영을 못해도 그냥 편하게 몸나 담궈도 보통 시원한 것이 아니거든. 다른 애들? 아마 흩어져서 놀고 있을걸? 아까 저 편에서 다이빙 하던 애도 있었는데. 네 뒷자리에 늘 앉았던 남자애. 기억 날진 모르겠지만."
이름을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며 특징만 이야기하는 것은 그녀 나름대로의 짓궂음이었다. 어디 한 번 떠올릴 수 있으면 떠올려봐. 그런 느낌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보이며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온 몸에 묻은 물이 방울 맺혀 뚝뚝 떨어졌고 그녀는 약하게 숨을 내뱉으며 자신의 몸의 물기를 손으로 탈탈 털었다.
"알다시피 이제 다 어른이잖아. 그러니까 어릴 때처럼 굳이 한 자리에 다 모여서 놀고 그러진 않아. 그냥 자유롭게 놀지. 어린 시절엔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이런 분위기를 좋아했는지 잘 모르겠어. 물론 그렇다고 싫은 건 아니지만. 아. 저 밑으로 너무 내려가진 마. 물살이 세지는 구간이 있는데 휘말리면 그대로 쭉 떠내려가니까. 나도 그건 못 구해줘."
아무리 자신도 빠른 물줄기를 뚫고 구하러 갈 순 없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괜히 두 손으로 물을 뜬 후에 자신의 얼굴에 뿌렸다.
//그러고 보니 또 주말이 다가오네. 이번 주말은 크게 어디 갈지는 않을 것 같지만 어쩌면 연휴니까 하루 정도는 어디 놀러갈지도 모르겠고..좀 애매하네. 만약 가게 되면 미리 이야기할게. -
444 다온주 (8zuW.yK9Tw) 2020. 8. 13. 오후 8:59:45" 그랬던가. 확실히 그랬던 것 같긴 하네. 왠지 뿌듯하네, 너한테 도움이 되긴 된 모양이야. "
지은의 말에 놀란 듯 눈만 깜빡이며 잠시 말이 없던 다온은 머리 끝까지 물에 담그고는 몸을 일으키며 중얼거리듯 말한다. 물에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기분 좋게 웃어보인 다온의 볼이 조금은 붉게 물들어 있을지도 몰랐다. 그는 왠지 볼이 화끈거리는 것 같아서 괜스레 물 속에 머리를 담궜으니까.
" 으음.. 알 것 같아. 누군지.. 하긴, 어릴 때야 뭉쳐서 놀고 그러지 어른되면 그렇게 놀긴 힘들겠지. 그나저나, 너가 구하러 오는게 기정사실처럼 되어있는 것 같다? 혹시 모르지, 내가 널 구하게 될지. 세상살이 모르는 법이잖아? 안그래? "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일으킨 지은이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하던 다온은 물에 빠지면 구해주지 못한다는 말에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애초에 저기까지 갈 일이 있을까 싶기는 했지만, 만약 가더라도 물에 빠지거나 할 걱정은 없었다. 몸이 가볍기도 했고, 나름 예전엔 수영을 잘 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 얍, 기습이다~ "
두 손으로 물을 떠선 얼굴에 뿌리려는 지은을 유심히 바라보던 다온은 물을 뿌리자 그대로 지은의 얼굴에 물을 마구 뿌리고는 도망치듯 물기슭으로 돌아서 달려나가려 한다. 아무래도 지은이 응징할 것이 뻔했기에 미리 도망치려는 모양이었다. 왠지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라 그 뒤의 결과야 어찌됐던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웃음소리를 낼 뿐, 부지런히 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 그러게, 방심하면 안된다구. "
// 그러고보니 연휴구나. 잊고 지냈네.. 뭐, 연휴면 놀러 다녀올 수도 있는거지! 미리 말해주면 고마운거구~ 일단 알았어! -
445 지은 - 다온 (.kB1r2DmbY) 2020. 8. 13. 오후 9:19:32"네가? 나를? 일단 체력이 좀 더 강해진 후에 얘기하면 그 가능성도 생각해볼게. 애초에 나는 위험한 곳은 안 가. 어설프게 뛰어드는 것도 싫어. 그건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고 둘 다 위험해지는 길이잖아."
물론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만약 그가 정말로 떠내려가면 어떻게 될까? 그녀도 차마 장담을 할 수 없었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은채 그대로 뛰어들까. 아니면 다른 이에게 도움을 요청할까. 그것도 아니면 발만 동동 굴릴까. 두 번째일 가능성이 높다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어쩌면 첫번째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자신은 생각보다 행동을 먼저 하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많이도 바뀌었다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괜히 고개를 저었다.
"...!"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는 도중 갑자기 자신에게 물을 뿌리자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을 꽉 감았다. 쿨럭. 쿨럭. 갑자기 들어온 공격에 그녀는 차마 대처를 하지 못하고 기침소리만 가득 냈다. 코에 들어가기도 했는지 괜히 힘들어하던 그녀는 겨우겨우 손을 올려 얼굴에 잔뜩 묻은 물을 닦아냈다. 그러자 기슭으로 도망치는 그의 모습이 보였고 그녀는 가만히 찌릿 그를 바라봤다.
"그래? 방심하지 말라고 했지? 그래. 그 말. 너에게 그대로 돌려줄게. 방심하지 마. 절대로. 알았지?"
싱긋 웃어보이며 그녀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상큼한 미소를 입에 가득 머금지만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가만히,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지금 당장 움직일지, 아니면 나중에 움직일지, 그것도 아니면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움직일지. 그건 오로지 그녀만이 알 수 있었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그녀는 괜히 손을 들어올린 후에 있는 힘껏 물의 경계선을 내리쳤다. 철퍽! 커다란 물소리가 주변으로 풍겼고 그녀는 싱긋 웃으면서 다시 그를 빤히 바라봤다.
"응. 네 말이 맞아. 방심하지 마. 절대로. 알았지?" -
446 다온주 (8zuW.yK9Tw) 2020. 8. 13. 오후 9:30:13" 뭐, 나도 굳이 무리해서 위험한 곳에 가거나 하진 않는다고.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야.. "
다온은 지은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라는 듯 팔짱을 낀 체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사실 아직은 지은의 체력을 뛰어넘는다고 말하긴 그런 상태였기에 무어라 말을 덧붙이기도 애매한 상태였고, 이어진 지은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그저 만약의 경우에라도 그런 일이 생기면 자신이 지은을 구할 수 있을까 싶긴 했지만 그때가 된다면 어떻게든 해내지 않을까 하는 낙관적인 생각으로 대강 마무리 지어버리는 다온이었다.
" 하하하, 방심하면 안된다니까. "
쿨럭쿨럭 기침소리를 내는 지은을 돌아보며 장난스럽게 말하며 기슭으로 향하던 다온은 이내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움찔거리며 멈춰선다. 자신을 보며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체로 상큼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지은에게서 왠지 모르게 아우라 같은 것이 보이는 듯 해서 다온은 삐걱거리며 돌아서선 지은을 바라본다. 힘껏 물의 경계선을 내리치는 모습에 헛기침을 한 다온은 잠시 거의 다 도착한 기슭을 돌아보다 조심스럽게 빤히 자신을 바라보는 지은과 눈을 맞추며 슬그머니 지은에게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 어, 그러니까.. 지금은 상황을 보면.. 도망치는 것보단 얌전히 돌아오는게 좋은거지? 그치? "
다온은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왠지 등에 식은 땀이 나는 것만 같은 감각을 느끼며 무거운 발걸음을 지은에게로 옮긴다. 한걸음, 한걸음 지은에게 옮길 때마다 싱긋 웃고 있는 지은의 미소가 오싹하게 느껴지는 듯 침을 꿀꺽 삼키는 다온이었다. 그렇게 천천히 지은에게서 다섯걸음 정도 떨어진 곳까지 도착한 다온은 살며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 짜...자잔..! 이렇게 제 발로 이다온이 왔답니다. 이야, 우리 지은이 미소가 아주 곱네. 고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
어색하게 아부를 하듯 말한 다온은 다가올 미래를 직감하는 듯 움찔거렸다. -
447 지은 - 다온 (.kB1r2DmbY) 2020. 8. 13. 오후 9:51:31"어머. 왜 돌아와? 좀 더 잘 도망가야지. 안 그래?"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의 모습을 그녀의 눈빛은 조금도 놓치지 않았다. 어색한 미소를 짓는 그와는 다르게 그녀는 생글생글 웃는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매의 눈빛처럼 조금도 빗나감없이 정확하게 표적을 노리는 그 시선이 참으로 날카로웠다. 점점 가까워지는 거리를 바라보며 그녀는 더욱 생글생글 웃었다. 그 때문인지 그녀의 몸 역시 가볍게 왼쪽, 오른쪽으로 흔들렸다. 마치 여유롭게 춤을 추기라도 하는 양, 흔들흔들거리지만 그 움직임은 가벼운 느낌은 아니었다.
"내 미소가 곱다고? 어머. 고마워. 그런데 왔으니까 뭐 어쩌란거야?"
지금 공격을 가하면 분명히 물을 맞출 수 있겠지만 그녀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뭐 어쩌란거야? 그런 의미를 담은 눈빛을 오로지 그에게 보내며 그녀는 계속해서 미소를 유지했다.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모습 속에서 그녀의 흔들림 역시 가볍게 멈췄다.
"설마 내가 여기서 너에게 물을 뿌릴 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왜 내가 그래야 해?"
일부러 압박을 가하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참으로 얄궂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곧 그녀는 한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린 후에 쿡쿡 웃다가 손을 아래로 내렸다.
"됐어. 정말로 물 뿌리거나 하지 않을 거니까. 공격할 마음도 없어. 하지만 두 번은 없어. 장난을 치는 자. 그 보복을 받을 각오를 해라는 말이 있잖아? 나에게 한다면 난 돌려줄거야. 그대로. 어릴 때처럼 그냥 순진하게 당하고 울상을 짓는 그 지은이는 이제 없답니다."
아쉬워도 어쩌겠냐는 듯이 가볍게 장난스럽게 웃어보이면서 그녀는 물을 뜬 후에 자신의 몸에 가볍게 뿌렸다. 정말로 신경을 쓰지 않을 생각인지 그녀는 순수하게 몸에서 느껴지는 시원함에만 집중했다. -
448 다온 - 지은 (8zuW.yK9Tw) 2020. 8. 13. 오후 10:00:46" 어, 아냐아냐. 사실은 금방 돌아오려고 했어. 시늉만 한거야, 시늉만. "
매섭게 자신을 바라보는 지은의 눈을 보며 침을 꿀꺽 삼킨 다온은 들려오는 물음에 고개를 저어보이며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시선이 자신에게서 떨어질 줄 모르자 단단히 노리고 있구나 싶었는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다온이었다. 뭐가 되었든 달게 받고 끝내야 겠다고 생각하면서 흔들리는 지은의 몸을 조심스럽게 바라볼 뿐이었다.
" 아니아니, 뭐 해야한다는 건 아니고~ 그냥 왔다는거지, 뭐. 하하 "
계속해서 미소를 유지하는 지은을 보며, 지금 지은의 옆에 보일리 없는 게이지가 꽤 올라가 있는게 아닌가 싶은 다온은 머리를 매만지며 능청스럽게 대꾸한다. 이내 다가오는 동안 보이던 흔들거림 마저 사라지자 곧 무언가가 들이닥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듯 작게 숨을 고르는 다온이었다.
" 그렇지? 하긴, 네가 한번 쯤은 기회를 줄거라고 생각해서. 모름지기 한번은 기회를 주라는 말도 있잖아? 역시 잘 알고 있구나 싶네. 그나저나 어릴 때 내가 괴롭힌 것처럼 말한다..? 딱히 그런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아무튼 돌려준다니, 잘 알겠어. 명심할게, 하하. "
명심은 하지만 장난을 안 칠 생각은 없는 다온이었기에 장난스런 미소를 지어보이며 능청스럽게 말한다. 조금 여유가 돌아왔는지 다시 팔짱을 낀 다온은 자신의 몸에 물을 뿌리는 지은을 보며 안심한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줄 거라고 생각했는지 슬슬 다온의 경계심도 풀리고 있었고, 슬쩍 주변을 돌아볼 정도로 여유가 돌아온 듯 보였다. 물론 속으로는 다시 한번 어떻게 장난을 치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는 다온이었지만.
// 물놀이에 사건 같은 걸 넣어보면 좋으려나? 아이들 중 한명이 위험해진다던지... 뭐,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여러가지이긴 하지만! -
449 지은 - 다온 (.kB1r2DmbY) 2020. 8. 13. 오후 10:22:53"갑자기 생각이 바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바로 앞에서 엄청 얄밉게 이야기를 하는 그를 바라보며 그녀는 두 손으로 물을 천천히 떠올렸다. 금방이라도 뿌릴 것처럼 자세를 잡지만 그녀는 결국 두 손의 물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말이라도 못하면 밉지라도 않지. 갑자기 왜 저리 능청스러워졌나 몰라.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저었다. 저런 아이였던가. 아니었던가. 몇 번인지도 모를 과거 떠올리기도 이젠 아무런 효과도 없었기에 그녀는 빠르게 회상을 멈췄다. 안개 속을 계속 바라보는 것도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었다.
"괴롭혔을거야! 지금도 괴롭히잖아! 하나도 안 변했을 거야! 이건!"
괜히 성을 내면서 다리를 힘껏 움직여보려고 하지만 당연히 물 속이었기에 공격이 되진 않았다. 그저 물을 가르는 소리만 시원하게 이어졌을 뿐이었다. 괜히 심통이 난 표정으로 그녀는 자신이 앉았던 바위까지 돌아간 후에 그 자리에 털썩 자리를 잡고 앉고 다시 눈을 감았다.
"다른 애들이라도 찾아보는 것이 어때? 계속 나하고만 있겠다면 상관은 없지만 애들이 이상하게 볼걸?"
물론 어디까지나 이건 심통이 난 목소리였기에 그리 진지한 어투는 아니었다. 홱 저리 가버려! 이런 느낌의 어조에 가까웠다. 그러다가 오른쪽 눈을 살며시 뜬 후에 그녀는 가만히 그를 바라보면서 괜히 넌지시 그에게 물었다.
"내가 널 기억 못했다면 어쩔 생각이었어? 아. 그러면 너도 날 기억 못했을까? ...그건 조금 섭섭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긴 해. ...솔직히 말하자면 나에겐 여전히 너는 친구였었구나..정도의 생각밖에는 안 드니까. 그래도 그런 기억 때문에 외부인들보다는 조금 더 빨리 친해진 것 같기도 하고. 아. 진짜 결국 다 네 탓이야! 네 탓!"
심통 난 목소리를 내면서 그녀는 다시 눈을 감고 입을 꾹 다물었다. 결국 아무런 의미도 없는 성내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야 진지하게 성을 낼 이유가 뭐가 있을까? 그냥 친구이기에 이 정도 투정도 부릴 수 있는 것 뿐이었다.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둘 다 수영을 정말로 잘하는 것은 아닐테니까 물살에 쓸려가는 아이를 구하는 것은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고... 그냥 둘이서 수영 내기를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결과는 다이스에 맡기는 걸로 해서. -
450 다온 - 지은 (8zuW.yK9Tw) 2020. 8. 13. 오후 10:44:01" 음, 그 부분은 역시 내가 잘못한 게 맞다고 생각해. 하하. 죄송합니다아. "
지은이 물을 두 손으로 떠올리자 얌전히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히 사과하는 시늉을 하는 다온이었다. 정말이지, 눈치도 빠르네. 다행히 물을 뿌릴 생각은 없어졌는지 금방 물을 떨어트리는 지은을 보며 안도하던 다온은 그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지은을 바라볼 뿐이었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을 때는 의아한 표정을 짓긴 했지만.
" 괴롭히다니 누가 들으면 오해할라. 난 그냥 장난을 친거지 괴롭히려고 그러는 건 아니다? "
다온은 다리를 힘껏 움직여보려다 허탕을 치는 지은을 보며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꾹 눌러담은체로 최대한 덤덤하게 답하며 어깨를 으쓱인다. 깐죽거림이 괴롭힘이라면 분명 괴롭히는게 맞지만 서둘러서 괴롭힘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건 그가 꽤나 장난꾸러기 기질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듯 했다. 어쩌면 눌려있던 것이 슬금슬금 고개를 드는 것 같기도 했지만
" 애들이 이상하게 본다고? 그럴게 뭐가 있담. 이상하다고 그러면 내가 혼쭐을 내줄테니까 걱정마셔. "
다온은 심통이 난 표정으로 바위에 털썩 앉는 지은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걱정말라는 듯 대꾸를 한다. 그러다 한쪽 눈만 살짝 뜬 지은이 꺼내는 말에 잠시 눈이 동그랗게 변했던 다온은 피식 웃으며 슬쩍 지은에게 다가가 옆에 자리를 잡는다.
" 글쎄, 너가 날 못 알아봤더라도 아마 내가 먼저 알아보지 않았을까? 어쩌면 너보다 내가 옛 기억이 좀 더 남아있는 것 같은데. 그러면 알아차린 순간, 그때부터 너한테 아는 척을 했을 걸? 그러니까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구. 이건 너한테만 하는 이야기인데, 뚜렷한 기억은 너 뿐이고 다른 아이들은 정말 흐릿한 기억 뿐이니까. "
투정을 부리며 입술을 꾹 담은 지은을 보며 작게 웃음소리를 흘린 다온은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는 듯 미소를 띈 체 조곤조곤 속삭인다. 정말로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하게, 지은에게만 들리도록 말한 다온이었다.
" 근데 나 되게 기뻤어. 너가 먼저 기억해줘서. 그래서 좀 더 미안하긴 했지만...아무튼 네가 기억하지 못 했다고 하더라도 섭섭하진 않았을거야. 내 잘못도 있으니까 말이야. "
팔꿈치로 기분 풀라는 듯 지은의 팔을 톡톡 건드리며 다정함이 담긴 말을 던진다.
// 아, 그럼 수영 내기 같은 걸 하기로 하자~ 그것도 재밌을 것 같아. -
451 지은 - 다온 (.kB1r2DmbY) 2020. 8. 13. 오후 11:04:34"그건 그거대로 복잡한 심정인걸."
자신 이외의 기억은 흐릿하고 자신의 기억은 뚜렷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을 달래려고 하는 말 같았기에 그녀는 입술을 더욱 삐죽 내밀다가 다시 입술을 쏙 집어넣었다. 그러다가 괜히 소리 없이 웃었다. 대체 어린애도 아니고 이게 뭔지. 스물 여섯이나 먹었지만 아직 어린애같은 느낌이 남아있었던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괜히 두 팔을 모아 첨벙이며 물장구를 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말에 계속 귀를 기울였다.
"정작 이렇게 말하는 난 그냥 네 이름과 네가 친구라는 것 정도밖에는 기억이 안 나. 솔직히 흐릿한 기억이 대부분이고. 그러니까 고마워할 거 없어."
이런 것으로 감사를 받아도 심정이 복잡할 뿐이었다. 소설이나 만화에선 보자마자 바로 모든 것을 다 떠올리면서 추억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던데 자신은 그러지 못했으니까. 아무래도 자신은 소설이나 만화 주인공은 아닌 모양이라고 생각을 하며 그녀는 괜히 쓴 웃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툭툭 건드리지 마. 넘어지잖아."
툭툭 팔을 건드는 그의 팔꿈치를 피하려는 듯, 그녀는 두 팔을 위로 올렸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서 그를 바라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가볍게 지었다.
"애초에 화 그렇게 안 났거든? 뭘 그렇게 기분 풀어주려고 하고 그래. 정말 도시에 갔더니 애가 변해도 너무 변했어. ...아마 그랬을거야. 그럴 거야."
//좋아!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자! -
452 다온 - 지은 (8zuW.yK9Tw) 2020. 8. 13. 오후 11:16:37" 그럴 수 밖에 없지. 내가 연락을 안 했으니까.. 넌 너 나름대로 살아가는 동안 연락 한통 없는 사람을 언제나 기억하고 있을 수는 없을테니까. 고마운 것도 내 마음인걸. 이건 어쩔 수 없네요~ "
다온은 쓴 웃음을 지으며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는 지은에게 크게 신경쓰지 말라는 듯 웃으며 대꾸한다. 어차피 자신이 제대로 연락을 했다면, 잊지 않았을 그녀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미안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그저 자신이 부족했던 탓이고 지금이라도 노력하면 다시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다온은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 넘어트리려고 한 건 아닌데, 덕분에 좋은 걸 알아버렸네. "
두 팔을 위로 올리는 지은을 보며 쿡쿡 웃어보인 다온은 팔꿈치로 팔을 들어서 비어버린 옆구리를 향해 움직일 것 처럼 시늉을 해보인다. 분위기를 좀 더 나아지게 하려는 장난임에 틀림없었다. 진짜로 옆구리를 찌를 생각은 없어보였으니까.
" 너도 많이 변했다니까. 너 정말 많이 변했어, 변했다고 해도 너무 변했어.. "
마지막에는 지은을 따라하듯 고개를 저어보이며 말투까지 흉내를 낸 다온은 ' 역시 웃는게 잘 어울린다니까 ' 하고 덧붙여 말한다. 지은의 기분이 좀 나아졌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장난을 치던 다온은 이내 뭔가 떠올리려는 듯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 그러고 보니, 우리 어렸을 땐 물놀이로 뭘 했더라..? 어차피 둘이 놀고 있으니 뭐라도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기왕 계곡까지 왔으니까 말이야. "
// 알았어! -
453 지은 - 다온 (.kB1r2DmbY) 2020. 8. 13. 오후 11:33:46"말해두는데 내가 물 속에 풍덩 빠지는 순간, 너도 빠뜨릴거야. 내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빠뜨릴 거니까 그렇게 알아."
절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듯이 그녀의 목소리는 묘하게 진지했다. 정말로 건드려서 자신을 넘어뜨리면 피의 보복을 할지도 모르는 분위기를 확실하게 세운 후에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된 것이 요즘 갑자기 장난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단 말이야. 당분간 조금 상황을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알아. 나 변한 거."
자신은 스스로가 생각해도 확실히 변한 상태였다. 어릴 적의 자신의 모습과는 딴판이라는 말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들었으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녀는 태연하게 그렇게 대답했다. 딱히 변하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닌데 그것을 부정할 이유도 없었다.
아무튼 갑자기 자신에게 어릴 적에 뭘 했는지를 묻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영 생각이 안 나는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 면목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실제로 그다지 떠오르지 않았으니까.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에게 말해도 전혀 떠오르는 것이 없으니까 기대는 하지 마. 하지만 물에서 놀면 수영이나 물싸움이나 그런 것을 하지 않았을까? 어린애인데 다이빙을 하거나 리프팅을 하거나 하진 않았을 거 아냐. 애초에 따지고 보면 다른 애들도 끼워서 놀았던 것 같은데. 역시 기억이 안 나."
도저히 안 떠오르는지 다시 한 번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와중, 그의 입에서 뭐라도 해보면 좋겠다는 말에 그녀는 빤히 바라보면서 괜히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말하면서 또 뭔가 장난을 칠 생각이지?" -
454 다온 - 지은 (8zuW.yK9Tw) 2020. 8. 13. 오후 11:42:22" 안 빠트린다니까. 정말이지, 누가 보면 내가 빠트리려고 애쓰는 줄 알겠네~ "
묘하게 진지한 어조로 말을 꺼내는 지은이었지만 다온은 그저 태평하게 팔짱을 끼곤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아예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묘하게 가만두지 않게다는 듯한 분위기였기에 꼬리를 숨겨두기로 마음 먹은 다온이었다.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지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자신에 대한 것일거라 생각한 듯 기분 좋게 웃음소리를 낼 뿐이었다.
" 크게 뭔가를 기대하고 물어본 건 아니지만 말이야. 하긴 애들이 할 게 몇개 없긴 하네. 뭐야, 왜 그렇게 봐? "
다온은 갑자기 경계하듯 자신을 바라보는 지은을 보며 잠시 생각에 빠져있다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다 이어서 들려온 말에는 씨익 웃으며 양손을 들어 손가락을 움직이며 슬금슬금 다가가는 시늉을 한다. 오늘은 왠지 장난칠 욕구가 한가득인 모양이었다. 물론 진짜로 하면 그대로 지은이에게 응징을 당할테니 금방 손을 내렸지만.
" 그러면 수영 대결이라도 해볼까. 내기는 소원권 하나 정도로 해두고 .. 어때? 여기서부터 저기 사람 없는 쪽까지 누가 먼저 가는지 해보는거야. "
다온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한다. -
455 지은 - 다온 (.kB1r2DmbY) 2020. 8. 13. 오후 11:58:19"스스로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지 그래?"
여기에 오고 나서 자신에게 장난을 건 횟수가 몇 번인지 세보라는 어조로 그녀는 그의 물음에 그렇게 대답했다. 실제로 자신은 갑자기 공격을 받기도 햇고, 방금 전엔 살짝 넘어뜨리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가. 경계를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가만히 그를 빤히 바라봤다. 물론 보복이야 하겠지만, 그래도 이 나이를 먹고 당하는 것이 그렇게 유쾌한 것도 아니었다. 어린 나이라면 모를까. 벌써 제 나이가 스물 여섯이지 않던가.
"수영 대결? 그리고 소원권 하나를 걸고? 조금 걸리는데."
물론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말했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만약에 자신이 지기라도 해서 소원권으로 이상한 일이라도 하게 된다면? 그땐 거부를 할 수 있긴 한걸까? 여러 리스크를 생각을 하는 것이 딱 과수원을 경영하는 원장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가볍게 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그녀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상한 반칙만 하지 않는다면 내가 질 가능성은 적을테니까. 옛날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나도 체력이 많이 붙었고."
얼마든지 상관없다는 듯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앉아있던 바위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출발할 것처럼 천천히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럼 준비되면 이야기해. 바로 시작할테니까."
//다온주가 다이스를 굴려서 승자가 누군지 결정하면 될 것 같아! 이런 것은 미리 승자를 정해둬야 할테니까. -
456 다온주 (SdS8kKzR5g) 2020. 8. 14. 오전 12:08:24일단 다이스!
다온 .dice 1 100. = 53
지은 .dice 1 100. = 19 -
457 지은주 (k3xXMuNxVE) 2020. 8. 14. 오전 12:10:30아앗. 다이스 값이 낮으면 지는건가! 그렇다면 지은이의 패로구나!
-
458 다온주 (clAQ6Cl4hk) 2020. 8. 14. 오전 12:12:55아직 결정하기엔 이르다구!
1. 높은 쪽이 승리!
2. 낮은 쪽이 승리!
.dice 1 2. = 1 -
459 지은주 (k3xXMuNxVE) 2020. 8. 14. 오전 12:13:23결국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잖아!! 물론 누가 이겨도 딱히 상관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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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 다온주 (clAQ6Cl4hk) 2020. 8. 14. 오전 12:14:29확실하게 다온이 이긴게 되버렸네...! 답레는 다온이가 이기는 걸로 써와야겠다. 오늘도 피곤해서 일단 킵을 해둬야 할 것 같긴 한데.. 오늘 다온이가 지은이를 날잡아서 놀린 것 같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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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 지은주 (k3xXMuNxVE) 2020. 8. 14. 오전 12:20:25애초에 시간이 너무 늦었잖아? 그냥 편하게 자러 가도 괜찮아!! 고생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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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다온주 (Lqq0sjRmpM) 2020. 8. 14. 오전 12:22:56내일은 오늘보단 좀 더 일찍 올 것 같네! 답레 들고 돌아올게! 지은주도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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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 지은주 (k3xXMuNxVE) 2020. 8. 14. 오전 12:25:14시간은 너무 연연하지 말기! 그냥 현생에 맞춰서 달아주면 될 것 같아! 사실 너무 실시간으로 빠르게 빠르게 달고 너무 빨리 주려고 하는 것도 지속되면 조금 피곤할 수 있으니까.
아무튼 잘 자!! 좋은 밤 되구! -
464 다온 - 지은 (cNkTIC9HEs) 2020. 8. 14. 오전 10:30:33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는 지은의 말에는 태연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능청스럽게 휘파람을 불기 시작하는 다온이었다. 확실히 오늘은 꽤 장난을 많이 치긴 했으니까 그럴 수 밖에 없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옛날로 돌아간 것 같지 않나 싶어 재밌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물론 응징을 당하기야 하겠지만 그건 자업자득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지은에게 그저 밝은 미소를 지어줄 뿐이었다.
" 막 이상한 걸 시키는 건 아니니까 걱정말라구. 친구한테 그런걸 시킬 정도로 안하무인은 아니거든..? "
뭘 걱정하는지 한눈에 보인다는 듯 어깨를 으쓱인 다온은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정말 가벼운 소원 정도로 할 생각이었으니까 그런 오해를 받으면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물론 그녀로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 자신만만한데? 좋았어, 이 기회에 한번 이겨볼까. "
다온은 사실 이겨도 왠지 그냥 그렇고, 지면 본전도 못 찾는게 아닐까 싶긴 했지만 친구와 노는데 그런 것까지 생각할 게 있을까 싶었는지 씨익 웃으며 몸을 풀기 시작하는 지은에게 말한다. 다온도 지은을 따라 몸을 풀고는 어느정도 준비가 됐는지 자세를 잡기 시작한다.
" 그럼 하나 둘 셋 하면 출발하는거다? 하나...둘...셋...! "
천천히 자세를 잡은 다온이 지은에게 잘 들리게 숫자를 세고는 셋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간다. 어째 생각했던 것보다 몸이 잘 따라주진 않았지만 아슬아슬하게 신장 차이 같은 몇몇 요소로 앞서기 시작하자 안도한 듯 미소를 짓는다. 힐끔힐끔 지은이 뒤쫒아오는 것을 살피면서 빠르게 팔과 다리를 움직이던 다온은 점점 숨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역시 운동부족인가 싶었지만 왠지 이번에 이겨서 소원권을 얻어둬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애써 꾹 눌러참으며 더욱 더 열심히 다리로 물을 차서 앞으로 나아간다.
손 끝에 목표로 정했던 바위가 닿는 순간 다온은 숨을 몰아쉬며 일어섰고, 그 직후에 지은이 바위를 건드리며 도착하는 것을 보곤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래저래 이기긴 이겼으니 기분이 좋긴 했지만, 왠지 놀릴거리가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미리 즐거운 듯 보였다.
" 후, 내가 이겼네? 지은아, 고생했어. 소원권은 아껴두고 아껴뒀다가 써먹을게. 그래도 괜찮지? 아, 물론 진짜로 이상한 걸 시키거나 하진 않을거니까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그건 진짜야. "
다온은 도착해선 몸을 일으키는 지은에게 말을 하곤 어떻냐는 듯 지은을 바라본다.
// 답레 남겨두고 다녀올게! 이따봐! -
465 지은 - 다온 (k3xXMuNxVE) 2020. 8. 14. 오전 10:59:24하나, 둘, 셋! 하는 타이밍에 맞춰 그녀는 앞으로 몸을 던졌다. 풍덩하는 소리와 함께 열심히 수영을 하면서 그녀는 팔을 휘젓고 다리를 열심히 움직였다. 쭉 한 자리에서 자랐고 체력을 쓰는 일을 했기에 체력에는 나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대의 체력이 조금 더 높았던 것일까. 아니면 신체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놀다보니 자신의 체력이 조금 떨어진 것일까.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괜히 오기가 생겨 더욱 빠르게 나아가기 위해 그녀는 팔과 다리에 힘을 조금 더 강하게 줬지만 그럼에도 상대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내가 수영이 약했나? 그런 혼란스러운 표정을 애써 감추며 그녀는 어떻게든 빠르게 움직이려 애썼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아무래도 그녀의 편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정말로 아슬아슬하게 그녀는 그에게 졌고 바위를 건드리며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숨이 조금 차는지 헥헥거리면서 그녀는 숨을 골랐고 가만히 고개를 올려 웃고 있는 그를 바라봤다.
"뭐, 뭐야. 수영 한 번 이겼다고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야?"
조금 분한지 괜히 토라진 목쇨를 내며 그녀는 두 손으로 물을 받은 후에 자신의 얼굴에 가볍게 뿌렸다. 수영을 하면서 올라온 열기를 식히기 위함이었다. 소원권은 아껴두다가 써먹겠다니. 대체 어디에 쓰려고 굳이 저렇게 아끼는지 알 수 없어 그녀는 가만히 그를 바라봤다.
"이상한 곳에 쓰기만 해 봐. 그냥 확! 아무튼 이겼으니까 알았어. 그건 네 마음대로 해."
대체 무슨 소원을 쓰려는진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가 이긴 것은 이긴 거니까 그 점에 대해서 더 말은 하지 않으려는 듯,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러다 그를 바라보며 축하한다는 말을 살며시 하며, 그녀는 눈을 감고 바위에 걸터앉았다. 이젠 움직이지 않고 조금 쉬려는 모양이었다.
"아. 과수원 원장 체면이 말이 아니네. 그래도 체력은 나름 자신 있었는데."
//나도 답레를 남겨둘게! 하루 잘 보내길 바라! -
466 다온 - 지은 (cNkTIC9HEs) 2020. 8. 14. 오후 6:03:04" 그렇게까지 막 좋아하고 그런 건 아닌데 말이지. 그렇게 보였으려나? "
뭐, 조금 신이 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사실 안도하는 감정이 더 큰 다온이었다. 그야, 여기서까지 져버리면 자신이 얼마나 나약해져버렸는지 뼈저리게 느꼈을테니까. 다행히도 승부에서는 이겼기 때문에 한숨 돌릴 수 있었고, 아무래도 좋아하는 부분은 그 부분이었을 다온이었다. 물론 분한 듯 토라진 목소리를 내는 지은을 보고 있으니 놀리고 싶어지는 것은 본능 같았지만 일단 꾹 참기로 했다.
" 어차피 이상한 데 쓴다고 해도 그대로 얌전히 시키는 대로 하지도 않을 사람이란 건 잘 알거든요. 아무튼 소원권은 아껴뒀다 잘 쓰도록 할게. 고마워. 하하. "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는 지은에게 결국은 장난기 가득한 답을 돌려준 다온은 쿡쿡 웃어보였다. 왠지 굉장히 아쉬운 듯 보였으니까. 소원권은 잘 아껴뒀다 정말 급할 경우에 쓸 생각이었다. 이래저래 앞으로 지은과 지내다보면 써야할 때가 자신의 업보 때문에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는 다온이었다. 그야, 지금도 슬쩍 깐죽거리고 있는 것을 보면 증거없는 걱정은 아닌 모양이었다.
" 내가 키가 좀 작고 그랬으면 졌을지도 모르겠는데. 체격도 능력 중 하나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 "
눈을 감은 체 바위에 걸터앉은 지은을 보며 슬쩍 지은을 띄워준 다온은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키가 조금만 작았어도 이기는 것은 지은이 아니었을까 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중 아이들이 가지고 놀고 있던 공이 눈을 감고 있는 지은에게로 날아오자 눈이 커진 다온이 놀라선 점프를 해서 바보같이 얼굴로 공을 받아낸다. 윽, 하는 단말마를 내며 그대로 뒤로 자빠지듯 물에 넘어진 다온은 얼굴을 매만지며 물을 뱉어낸다.
" ..아야,.. 안 늦어서 다행이다. "
얼얼한 듯 얼굴을 매만지던 다온은 아이들이 뛰어오며 사과하자 괜찮다는 듯 손짓을 한다. 느릿하게 움직여 공도 아이들에게 던져준 다온은 그래도 눈 감고 있던 사람이 맞은 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포옥 내쉰다. 물론 다온의 코에서 나온 빨간 점 하나가 뚝하고 물 위로 떨어졌지만. -
467 지은 - 다온 (k3xXMuNxVE) 2020. 8. 14. 오후 6:18:06"그렇게 겸손하게 말하면 내 입장이 더 비참해지거든? 그러니까 지금은 그냥 순순히 이긴 것을 기뻐해. 챙겨주는 것은 고맙지만 그것도 상대가 너무 겸손하면 되게 비참하다. 너."
이겨놓고 자신의 체격이 더 큰 덕이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삐죽 입을 내밀었다. 이겼으면 그냥 이긴 것으로 좋아하면 되지. 뭘 저렇게 띄워주려고 하는 건지.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지만 너무 신경 쓰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자신을 생각해주는 마음은 잘 알겠지만,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을 다 받아주긴 애매하기 그지 없었다. 무엇보다 지금 같은 순간엔 더더욱.
"어?!"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눈앞에서 퍽하는 소리가 들리고 갑자기 풍덩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모르겠지만 깜짝 놀란 그녀는 감고 있던 눈을 뜨고 눈앞의 상황을 확인했다. 공이 물에 떠 있었고 아이들이 사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물을 뱉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안 늦어서 다행이라는 말. 모든 것을 파악하는 와중 붉은 점 하나가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확인하며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뭐가 다행이야!!"
크게 화를 내는 모습은 아마 흔치 않았으리라.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면서 물 밖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이야기했다.
"어서 나가서 지혈해!! 코피 나잖아! 잘 놀러와서 그러면 어떡해! 얼굴에 맞았어? 애초에 안 늦어서는 뭐야. 안 늦어서는. 그것 때문에 코피가 났는데! 어르신들에게 가서 코피 났으니까 휴지 좀 달라고 하고, 눕지 말고 코를 꽉 잡고 있어! 알았어?!"
빨리 나오라는 듯이 그녀는 물 밖을 향해 천천히 나가면서 그에게 손짓했다. 만약 오지 않으면 강제로라도 끌고 갈 기세였다.
//갱신! ...하긴 하는데 지은이가 제대로 화가 나는 장면이 되었네. 나도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아무튼 오늘도 날씨가 정말 더운 것 같아. -
468 다온 - 지은 (cNkTIC9HEs) 2020. 8. 14. 오후 6:46:00지은의 말에 미안하다는 듯 가볍게 손을 모으며 웃어보이는 다온이었다. 살짝 놀리려는 의도가 있긴 했으니까 나름대로 성공이라면 성공인 결과였으니까.
" 아니, 그렇게 화낼 일은 아닌데... "
애들이 공을 가지고 놀다 보면 실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다온이었고, 얼굴로 받아낸 건 순전히 순발력 부족에서 일어난 결과였지만 화를 내는 지은을 보며 당황한 듯 바라보더니 일단 얌전히 지은을 뒤따라가며 코를 살며시 잡는다. 그리 크게 나는 것도 아닌 것 같았지만 지은의 반응에 얼떨떨한 모양이었다.
" 무방비로 있는 사람이 맞으면 진짜 크게 다칠지도 모르니까 나도 몸이 모르게 나간 것 뿐이야. 그리고 코피도 얼마 안 나니까 그렇게 화낼 것까진 없는데... "
이래저래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듯 일단 진정을 시키려는 다온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무래도 소원권을 빨리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지은과 물 밖으로 나와선 잡고 있던 코를 놓으니 얼추 멎기 시작한 듯 느릿하게 한방울 씩 흘러갈 뿐이었다. 근처의 노인에게서 다행히 휴지를 바로 받을 수 있었기에 감사를 표하며 휴지로 대강 코를 막은 다온은 슬쩍 지은의 눈치를 본다.
// 어서와, 지은주! 공에 맞는 건 다온주 실화에서 바탕한거랄까, 그냥 가벼운 일로 넘기려고 했는데 화가 나버렸네.. 다온이가 소원권은 두고두고 저축해둘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금방 사용하겠는걸. -
469 지은 - 다온 (k3xXMuNxVE) 2020. 8. 14. 오후 7:30:41"뭐가 화낼 일이 아니야. 도와준 건 고맙지만 네가 다쳤으면 의미가 없잖아!"
지금 상황을 다행이라고 표현한 것이 가장 화가 나는지 그녀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도와준 것은 분명히 고마운 사실이었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코피를 흘리면서 어떻게 다행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그건 어디까지나 도와주는 사람의 만족일 뿐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도움을 받은 이의 입장에선 이렇게 미안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상황이 다행이라니. 그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그의 말대로 화를 낼 일은 아닐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용납하기 힘든 것을 어쩐단 말인가. 그녀는 근처에 등을 기댄 후에 가만히 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다른 이가 다치면 아무런 의미도 없고 다행인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 결국 다친 이가 다른 이로 바뀐 것 뿐이니까."
정말로 다행인 것은 아무도 다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녀의 목소리는 확고했다. 물론 그녀의 생각이 모두 진실인 것은 아니고 그가 그녀의 생각을 받아들일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 자신은 그렇게 생각했다. 다친 이가 바뀌어봐야 다행인 것은 아니라고.
"아무튼 코피도 나니까 쉬고 있어. 물에 들어오지 말고. 계곡에 핏방울 떨어뜨려서 좋을 것도 없으니까. 근처에 있는 수박이라던가 먹으면 되겠네."
//안녕! 다온주! 앗. 다온주도 저렇게 다쳤던거야? 아무튼 지은이 입장에선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니까. 자신을 지켜주려다가 다친 거기도 하고. 그런데 그것을 다행이라고 말을 하니까 당연히 지은이 입장에선 아무래도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 일상에서 몇 번 나오기도 했고 바로 전에도 나오기도 했지만 지은이는 남을 돕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희생시키거나 대신 다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거든. 그래서 떠내려가도 자신이 직접 구하러 갈 순 없다고 직접적으로 말하기도 했고. 아무튼 그런 일환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 -
470 다온 - 지은 (cNkTIC9HEs) 2020. 8. 14. 오후 7:38:42" 으음.. 그런 의미에서라면 할 말이 없긴 하네.. "
지은이 어떤 부분에서 화를 내는지 알아차린 다온은 머쓱하니 머리를 쓸어넘기며 중얼거린다. 사실 좀 더 깊게 생각 했으면 , 그리고 몸이 좀 따라줬다면 자신도 다치지 않고 공을 어떻게 했겠지만 한동안 운동을 제대로 해두지 않은 몸이 따라줄 리가 없었다. 일단 휴지로 코를 막은 다온은 등을 기댄 후 자신을 바라보는 지은에게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 알았어, 나도 조심할게. 원래 내 머리속에선 두 손으로 잡아낼 생각이었는데.. 어, 솔직히 좀 부끄럽기도 하고. 뭐, 아무튼 어떤 생각인지 알겠으니까 반성하고 있어. "
확고하게 말하는 지은에게 자신도 제대로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작게 한숨을 내쉰다. 이래저래 마음처럼 안되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듯. 수박이야기에 겸사겸사 지은의 몫까지 가져올까 하며 잠시 걸음을 옮기려던 다온은 생각이 났다는 듯 돌아선다.
" 기왕 놀러온거니까 너도 다시 웃어. 내가 잘못한 건, 반성문은 좀 그렇고.... 아무튼 잘못했으니까 놀러와서 얼굴 찌푸리면 안 좋잖아. 수박, 네 몫까지 잘라온다? "
// 정확히는 친구2가 친구1 뒤통수를 맞추려고 하던 걸 지나가려던 다온주가 맞은거지만..! 으음, 아무튼 다온이도 반성하고, 다온주도 얌전히 반성 중이야. 저녁은 먹고 온거야?? -
471 지은 - 다온 (k3xXMuNxVE) 2020. 8. 14. 오후 7:55:59"너. 정말 자연스럽게 내가 같이 있을 것처럼 이야기한다."
정말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붙임성이 좋은건지, 아니면 넉살이 좋은건지. 물론 어린 시절에는 그와 한 세트로 같이 늘 다녔던 것 같지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었다. 꼭 같이 있을 이유도 없었고 여기까지 데리고 나왔고 괜찮은 것도 봤으니 자신이 어디로 가더라도 그건 자신의 마음이었다.
"그럴 때는 수박을 먹을 거냐고 물으면 되잖아. 내가 안 먹으면 어쩌려고 내 몫까지 잘라온대. 챙겨주는 것은 고맙지만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니까 그렇게까지 다 챙겨주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
애초에 먹고 싶으면 자신이 직접 잘라서 먹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정해줄 필요는 없었다. 필요하면 물어보면 되고, 도움이 필요하면 그때 해주면 될 일이었다. 자신은 늘 그렇게 해왔으니까. 그의 눈에는 자신이 어린애처럼 보이는 걸까. 아니면 어릴 때 그랬으니 지금도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오른손으로 턱을 괴며 뚱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던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물론 날 생각해주는 마음 자체는 고마워. 수박은..됐어. 조금 이렇게 있다가 다시 물에 들어갈 거야. 그런데 뭘 먹기는 애매하잖아. 나중에 완전히 나오면 그때 먹지 뭐."
네 몫으로 많이 먹으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러다가 그 대신 그에게 부탁 하나를 했다. 수박은 됐으니까 물병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 가능한지의 여부를 그에게 확실히 물으며 그녀는 그를 바라봤다. 만약 힘들 것 같으면 자신이 직접 가면 되니 딱히 거절해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안 다쳤다고 하면 다행이지만 그럴 때는 조심, 또 조심이야! 아무튼 어쩌다보니 이번 일상에선 지은이가 싫어하는 것이 하나하나 밝혀지는 그런 일상이 되고 있네. 그래도 화가 났다기보다는 그냥 이런 것은 싫어한다 정도로 이야기하는 거니까. 저녁은 먹었어. 조금 있다가 또 나가볼 것 같지만.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고. -
472 다온 - 지은 (cNkTIC9HEs) 2020. 8. 14. 오후 8:23:16" 꼭 그런 건 아니었는데.. "
지은의 말에 다온을 잘 모르겠다는 듯 중얼거린다. 마지막엔 먹을건지 확인차 물어본거였으니까. 어찌됐든 지은은 안 먹는다는 것 같으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저렇게 반응할 이유가 있을까 싶긴 했지만, 지은은 지은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는 것이겠지 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뚱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지은을 보고 있자니 무슨 말이라도 할까 싶었지만 마땅히 할 생각은 들지 않는 듯 가볍게 눈을 마주할 뿐이었다.
" 물, 알았어. 가져올게. "
지은의 부탁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다온은 어깨를 으쓱이며 물과 수박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챙겨주면 좋은게 아닌가 싶은 다온이었지만 지은은 그런 것을 싫어한다고 기억해두기로 한 듯 했다. 어차피 말이 길어져 봐야 서로의 가치관만 부딪치는 결과가 나올 뿐이니까. 그저 존중하고, 이해하려 할 뿐인 다온이었다. 자신이 먹을 수박 한 조각과 적당히 얼어있는 찬 물병을 아이스 박스에서 꺼내온 다온은 물병을 내민다.
" 자, 반밖에 안 얼어서 괜찮게 마실 수 있을거야. "
한손에는 수박, 한손에는 물병을 들고 터벅터벅 돌아온 다온은 왠지 꿍한 분위기가 되어버린 지은에게 물병을 건내곤 털썩 그 옆에 앉아 수박을 오물거린다. 수영을 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어쩐지 다시 첫날로 돌아가버린 것 같은 느낌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수박을 오물거린다. 수박은 단 맛을 입안에 감돌게 했고 그덕분에 오묘한 표정이 되어버린 다온이었다.
// 뭐, 그런거구나. 그럼 다행이지만. 불금이라 약속이 있는 모양이네~ -
473 지은주 (k3xXMuNxVE) 2020. 8. 14. 오후 8:28:28불금 약속이 아니라 조금 사러 가야 할 것이 있거든. 일단 딱 지금 나가봐야 할 것 같네. 일단 좀 갔다올게!! 너무 늦진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시간은 걸릴 것 같아. 다녀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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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 다온주 (cNkTIC9HEs) 2020. 8. 14. 오후 8:30:16응~ 조심해서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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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 지은주 (k3xXMuNxVE) 2020. 8. 14. 오후 10:42:19일단 다녀왔어! 일단 이것저것 사면서 조금 생각을 해봤어. 그리고 조금 고민을 하게 되더라. 이런 것은 굳이 돌리지 않고 바로 말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야기를 할게. 이 이야기를 계속 이끌어갈 자신이 조금 없어진 상태야. 사실 캐릭터가 생각보다 잘 안 맞는 것도 있긴 하지만... 오늘 이어진 내용 중에 공 사건이 조금 결정적이었던 것 같아. 사실 나는 올라온 거 보자마자 엄청 놀랐거든. 사실상 지은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공에 맞을 뻔 했다는 것을 완결형으로 쓴 거였잖아? 그리고 다온이는 그걸 그냥 바로 얼굴로 막고 코피를 흘린 거고.
사실 완결형 자체를 그렇게 막 엄청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에 다온주가 내가 다온이를 보는 시각을 덕캐는 넘어올 정도로 만들어보이겠다고 한 것이 떠올랐어. 그래서일까.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지은이의 호감도를 올리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 아닐까 혹은 지은이가 다온이를 챙기고 걱정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어. 물론 이건 내가 순간 생각한거고 다온주의 본의는 달랐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전에 딱히 둘이서 썸 타는 것도 아니고 연플을 확정짓자고 합의를 본 것도 아닌데 둘이서 서로 호감도를 쌓아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서로 못 알아들어서 라는 썰을 이야기한만큼 조금 당황스러웠어. 차라리 공이 날아간다는 것만 묘사했고 내가 이후에 눈치를 채지 못했다..라는 전개로 잇고 지키려다가 다쳤다..식으로 이었으면 아마 당황스러운 것은 없지 않았을까 싶더라.
사실 난 이것도 하나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해. 다온주만의 스타일. 하지만 난 연플을 하기로 확정짓지 않는 상황에서 그렇게 했던 것은 조금 부담스럽고... 지금같은 것도 조금 부담스러웠어. 그래서 괜히 지은이로 나도 모르게 벽을 세워버린 것 같고. 그래서일까. 조금 이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자신감이 조금 떨어진 상태야. 다온주의 잘못이 아니라 그냥 우리 둘의 스타일이 잘 맞지 않아서가 아닐까 생각해. 어쩌면 나와 다온주가 바라보는 선이 처음부터 너무 달랐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결론은 난 이 이야기를 여기서 끝냇으면 해. 하지만 다온주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 두 사람이 바라보는 선이 너무 달랐구나싶어. 나도 분명히 다온주에게 잘못한 것이 있을테니까. 그런 점은 내가 사과할게. 캐입이라고 해도 지은이로 조금 쌀쌀맞게 군 것은 사실이니까. 이 점은 진짜 미안해.
아무튼 난 무통보 잠수로 사라지는 것은 너무 싫거든. 다른 이가 그러더라도 나는 절대로 그러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이렇게 레스를 올릴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냈으면 해. 다온이는 정말 귀여운 덕캐였기에 아쉽지만.. 그래도 더 이어가긴 조금 힘들 것 같아. 이대로 이어가면 언젠가 나하고 다온주가 정말로 싸우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거든. 스타일의 차이나 방식의 차이로 말이야. 다인스레라면 그냥 서로서로 잘 안 맞겠거니 생각을 할 수 있지만 1:1 스레는 그게 아니니까. 이런 말을 꺼내서 정말로 미안해. 다온주. -
476 다온주 (cNkTIC9HEs) 2020. 8. 14. 오후 10:45:34지은주가 그렇게 생각하고 느껴지게 했다면 어쩔 수 없지, 지금이라도 말해줘서 고마워. 지은주와 돌릴 수 있어서 즐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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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 지은주 (k3xXMuNxVE) 2020. 8. 14. 오후 10:47:00응. 나도 짧지만 즐거웠어! 다른 좋은 인연이 함께 하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