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5750454> [1:1/좀비 아포칼립스] Why is the world FUCKED-UP? (75)
이름 없음◆q8ZRuUvaOI
2020. 7. 26. 오후 5:00:44 - 2020. 8. 5. 오후 8: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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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름 없음◆q8ZRuUvaOI (6384553E+5) 2020. 7. 26. 오후 5:00:44모든 상황은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사람을 무너뜨린다.
―관내분실, 김초엽
>>1 백영
>>2 박주태 -
1 이름 없음◆ZnbI/s2kXA (6384553E+5) 2020. 7. 26. 오후 5:01:54https://picrew.me/image_maker/395282/complete?cd=F9MoKvtPC2
이름: 백 영 (白 瀛)
나이: 19
성별: 여성
외형 : 새카만 흑발. 앞머리는 스스로 자른 듯 정돈되지 않고 들쑥날쑥한데다 눈썹 한참 위까지 바짝 올라왔다. 뒷머리는 깔끔한 칼 단발. 거치적거리는 것이 싫어 조금이라도 머리가 기르면 곧장 턱 바로 아래라지 잘라 관리한다. 세상이 세상인지라 관리를 제대로 못 해 머릿결 자체는 푸석하고 거친 편. 피부는 새하얗고 맑다. 좀비를 피해 활동한 탓에 햇빛을 잘 보지 못한 덕이다. 마른 체격에 작은 얼굴. 눈썹 숱이 짙고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눈꼬리가 살짝 올라간 고양이상 눈매에 쌍꺼풀. 눈이 크고 또렷한데다 눈동자가 짙은 검은색이다. 날카로운 눈매 덕에 원래에도 차가워 보이는 인상이었다만 늘 딱딱한 무표정을 짓는 탓에 더욱 차갑고 무뚝뚝해 보인다. 긴 속눈썹과 오른쪽 눈매 끝 아래에 나란히 있는 쌍둥이점 두 개. 오똑한 코에 앙다문 입술에는 연한 혈색이 돈다. 턱 끝에 걸친 마스크. 마음 같아서는 얼굴 전체를 가릴 방독면이나 복면이라도 썼겠지만,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었다.
키는 156cm, 몸무게는 40kg 정도. 체구가 무척 작다. 좀비 사태가 터지며 몸무게가 더 빠졌다. 옷은 대부분 활동성 좋은 티셔츠에 스포츠 브랜드 져지나 바람막이, 후드. 바지 역시 트레이닝 팬츠를 즐겨 입는다. 옷 안으로는 팔목이나 발목, 종아리 등에 테이핑을 해두었다. 신발 역시 발목까지 올라오는 워커류. 거의 제 몸집만 한 메신저 백 하나를 늘 들고 다닌다.
성격: ―시X, 한 번만 더 그딴 식으로 굴어봐. ―
세상이 망해도 솟아날 구멍은 있을까. 일말의 희망도 답도 없는 세상. 처음에는 무너진 세상에 좌절했다. 어차피 별다른 의미도 없는 삶이었으니 그냥 죽어버릴까 생각하다가도, 되짚어보니 억울한 것이다. 내 나이 19살에 이런 개죽음이나 당해야 한다니. 제 잘못에 의한 죽음이라면 할 말이 없겠지만, 이건 내 잘못도 아닌데! 이 세상이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다고. 그래서 그녀는 살기로 했다. 온 힘을 다해, 누구보다 오래, 보란 듯 살아갈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더욱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했다.
험난한 세상에 맞춰 다소 거친 성격과 입담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장착된 예의 없음과 불신. 좀비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그랬다만, 특히나 '인생은 혼자' 주의가 강한 탓에 다소 독단적이라 느껴질 수도 있다. 처음 보는 이에게 상냥한 편은 아니다. 이곳저곳 데인 게 많아 경계심이 심한 탓에 의심이 많고 남을 잘 신뢰하지 못한다. 하지만 혼자 지내온 기간이 일 년에 가까워지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인간에게 정을 주려는 본능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경계가 심하다곤 하나 어느 정도 신뢰 관계가 쌓이면 곧바로 경계가 풀려버린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양반은 못 될 팔자다. 제 처지도 궁핍한 마당에 정의감은 굶어 죽지도 않아, 연민이 많고 불의를 지나치려 할 때면 자꾸만 마음 어딘가가 쿡쿡 찔려온다. 때문에 손해를 보는 일도 많다. 저 스스로는 본인이 냉정한 사람이라며, 살기 위해서는 인간성을 버려야 한다 말하곤 하지만 막상 행동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책임감이 강해 자신이 벌인 일은 제 스스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또 인간에 대한 유대도 강해 누군가를 모질게 버린다든가, 속여 이용하는 일은 하지 못한다. 다행히도 버려진 세상에 답도 없을 성인군자 타입은 아닌지라 나름의 강단은 있지만, 어찌 되었든 계속해서 세상에 발목을 잡힐 성격임은 확실하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아니, 긍정적으로 볼 구석이 없는 세상이긴 하지만...
기타:
- 고등학교 3학년, 십 대의 마지막, 대입만을 보고 살아왔다. 아니, 사실은 성인이 되어 누릴 자유만을 보며 살아왔다. 그런데 좀비 사태가 터지고 세상이 망했다.
- 사탕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스트레스가 극심할 때, 사탕 하나를 까먹으며 진정을 취한다.
- 삼 개월 전, 길가에서 웬 권총 하나를 주웠다. 경찰관이 사용하던 것인 듯한데, 건실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총기를 접하는 것은 처음이라 거의 사용도 못 해보고 보관만 하고 있다. 협박용으로는 유용할 거 같은데...
- 가족은 부모와 오빠 하나였으나..., 죽었는지 산지도 모른다. 아마도 죽었을 것이다. 좀비 사태가 터진 이후 그녀는 텅 빈 집을 지켰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 부모님은 각각 차로 한 시간, 사십여 분 정도 걸리는 지역 직장에 다녔고 오빠는 서울권 대학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다. 좀비 바이러스가 한국에 들어와 대소동이 일어난 날 학교에서 뛰쳐나온 그녀는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족들을 기다렸다. 전화는 되지 않았다. 통신량이 마비되었단다. 가족들을 기다리기 시작한 지 삼 주 뒤 그녀는 모든 희망을 버렸다.
- 집에 구형 라디오가 있다. 평소 사용하던 것은 아니었고 아빠가 아끼던 물건 중 하나였다. 작동할 줄은 몰랐는데, 이따금 라디오로부터 소식이 들려온다. 안전지대가 형성되었다는 소식도.
- 생일은 12월 26일. 크리스마스 다음 날.
- 입이 조금 거칠다. 상대가 상처를 받음 직한 표현도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던진다.
소지품:
스포츠 브랜드 메신저 백 - 붕대, 연고, 반창고, 감기약, 진통제, 가정용 식칼, 과도, 몽키스패너, 막대 사탕 한 봉지
야구배트, 마스크, 장갑 -
2 이름 없음◆dXQXJU4j2g (1974002E+5) 2020. 7. 26. 오후 5:03:42이름: 박 주태
나이: 19
성별: 남
외형: 새카만 머리칼은 독특한 빛깔을 발산했다. 빛이 들면 색이 옅어보이는 것과 달리 그의 머리칼에선 반지르르한 윤기만이 돌았다. 정갈하게 정리된 쉼표 머리. 손질하기 귀찮은 날엔 머리칼이 이마를 덮을 수 있도록 자연스레 내버려둔다. 그때마다 눈을 찌를 정도로 길게 내려오는 제 앞머리가 갑갑한지 습관처럼 쓸어넘겼다. 손길에 맞춰 검은 비단실이 흩어지는 자태가 꽤 볼만했다. 예전에는 그랬다. 세상이 무너짐에 따라 거울을 마주보고 머리칼을 매만지는 빈도가 점차 줄어들더니. 현재는 관리조차 포기했다. 푸석하고 억센 머릿결이 가장자리를 타고 떨어져 목을 찌른다. 꼭 스테인드 글라스 속 새겨진 예수의 머리칼을 본뜬 것 같다. 아니, 그보단 산발에 가깝겠지. 이 모습을 과거의 자신에게 들키기라도 하는 날엔 분명 비웃음을 살 것이다. 정리해야지, 잘라야지 하는데 자주 가던 샵은 폐허로 변한지 오래. 머리칼을 다듬어줄 디자이너의 생사 또한 불분명하다.
앞머리 사이로 언뜻 비치는 눈썹은 머리칼과 같은 칠흑의 색. 초승달처럼 반듯하게 이마를 채워주지만 그 끝부분이 미세하게 쳐져 인상을 보다 유하게 꾸며준다. 반대로 뚜렷이 치켜 올라간 눈매는 끝이 날카롭게 벼려져 형태가 사납고 매서웠다. 흐릿하게 패인 쌍커풀. 길게 흐트러진 속눈썹이 산들바람에 흔들린다. 그 아래 새겨진 옅은 적안. 흐릿하고도 연한 붉은색이 마치 안개낀 빨간 유리구슬 같아서 그 속에 자리한 검은 동공이 부각된다. 각진 곳 없이 갸름하게 떨어지는 얼굴라인과 잡티없이 새하얀 피부. 그 중앙에 솟아있는 콧대는 높은 편이다. 유려하게 떨어지는 선이 제법 날렵하다. 오똑히 솟은 산맥 아래엔 도톰한 입술이 자리했다. 붉게 덧칠된 빛깔이 타인의 시선을 유린한다. 두께는 얇다. 이목구비를 조합하면 화려한 느낌이 강했다.
180cm / 66kg. 길게 떨어지는 팔 다리. 직선으로 쭉 뻗어난 키에 비해서 뼈대를 감싸는 살집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신 얄팍한 생활근육이 그 자리에 채워 균형있는 몸매를 이루었다. 전반적인 몸의 두께가 얇은 축에 속했고, 매끈하게 떨어지는 몸선이 가느다란 편이다. 치장에 관심이 많았다. 셔츠, 슬랙스, 코트. 의류 전반이 자신을 돋보이게 해줄 물품에 치중되어 있었다. 현재는 꾸밀 이유도, 보여줄 사람도 없다. 요즘은 몸에 달라붙는 츄리닝이 편하다. 때때로 품이 큰 바람막이나 점프수트.
성격: ㅡ요즘 좀 어때? 살만해?ㅡ
능청스레 던져진 말에는 단단한 가시가 박혀있었다. 입새를 통해 번져가는 언행은 건조했다. 그어둔 경계를 넘을듯 말듯, 애매하게 걸쳐진 문장에서 타인을 향한 호의 따위는 오래전에 소멸했다. 선을 넘어 희롱에 가까운 관심을 표하나 싶다가도 어느순간 무관심으로 일괄한다. 진심 그득한 대화보다 오늘을 단축시킬 의미없는 말장난이 편했다. 침체된 시대인만큼 마음맞는 누군가와 정을 교류한다면 하루를 버티는데 힘이 될 거라 생각한 날도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정을 버렸다. 이 시국에 믿을 사람은 오직 자기자신 뿐이다. 괜한 정 주다가 뒷통수 맞고 얼마 남지 않은 식량마저 빼앗긴채 개죽음 당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 미래도 희망도 존재치 않는 세상임에도 살고 싶었다. 죽어봤자 지금이랑 별 반 다를 바 없을테니. 살아야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렇기에 생존을 위한 불신이 뼛속까지 박혀있다. 살풋이 입꼬리를 올린채 얄궂은 낱말을 내뱉는 동안에도 의심을 곤두세운다. 생명에 경중은 없다지만 저울은 제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으니 거리낄게 없었다. 극박한 상황에 몰리면 타인의 목숨줄을 빼앗아서라도 삶을 연장한다. 무법지대로 변해버린 세상에서 윤리의식을 가져봤자 본인만 손해. 살기 위해서라면 수단에 개의치 않고 비도덕적인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른다. 궁지에 치닫았을때 폭력을 동원한 압제자가 된다. 폭력에 익숙치 않았는데, 지금은 그 무엇보다 능숙해졌다. 시대가 사람을 바꾼다.
좆같아? 어쩔 수 없지. 나도 좆같아.
기타:
- 사태가 반발한 직후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냥 평소처럼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서 공부하고 주말엔 잔뜩 멋을 부린채 친구들과 번화가를 나돌았다. 버티다보면 자연스레 사그라들 열병같은 존재라 생각했다. 몇주 후 친한 친구 하나가 결석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학교가 문을 닫았다.
- 양친 모두 근처 대학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했었다. 하지만 7개월 전 동태를 살피기 위해 외출하던 중 우연히 조우한 좀비의 손에 사망했다. 이후 돌아오지 않는 부모님을 마중나갔다가 아파트 근처에서 거칠게 찢겨진 두체의 시신을 발견하고 절망했다. 자그마한 희망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더 이상 살아갈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죽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그냥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 그 후 칩거생활을 이어가면 집안에 남은 음식들로 연명했다. 한정된 식량은 점차 바닥을 보였고 그 후 본격적으로 버려진 편의점 등지를 털기 시작했다.
- 버려진 편의점에서 참치 통조림 한캔을 두고 한 남성과 격돌하던 중 우연히 주운 군용 나이프로 그 사람을 찔렀다. 우발적인 첫 살인이었다. 며칠동안 악몽에 시달렸지만 비슷한 일을 반복할 수록 죄책감은 무뎌졌다.
- 건전지로 작동하는 구식 MP3를 보유중. 어릴때 재미삼아 구입했던 물건이 이토록 요긴하게 쓰일지 상상조차 못했다. 라디오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이를 통해 소식을 전해듣는다.
- 생일은 10월 10일
소지품: 군용 나이프, 탄환이 모두 떨어진 권총 한 자루, 구형 mp3 , 초콜릿 2개, 검은색 마스크 한 팩 -
3 백영주 (6384553E+5) 2020. 7. 26. 오후 5:04:46드디어 본스레가 생겼다~!! 어서와 주태주! 앗 주태주는 거꾸로 해도 주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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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름 없음◆dXQXJU4j2g (1974002E+5) 2020. 7. 26. 오후 5:04:55본스레다! 귀찮았을텐데 고마워! 난 얼른 설거지 하고올게. 조금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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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주태주◆dXQXJU4j2g (1974002E+5) 2020. 7. 26. 오후 5:26:52왔다! 주태주는 거꾸로 해도 주태주,, 사실 그 라임을 노렸어ㅋㅋㅋ영이주 시간 괜찮으면 슬슬 첫상황을 상정해볼까? 빨리 둘이 만나는 모습이 보고싶어 ㅜ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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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백영주◆q8ZRuUvaOI (6384553E+5) 2020. 7. 26. 오후 5:43:34ㅋㅋㅋㅋㅋㅋㅋ 좋아좋아~! 음 첫만남이라... 아무래도 근처 마트를 털러 나왔다가 마주치는 게 제일 무난하려나? 나도 어서 둘이 만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ㅠㅠ 주태주는 어때? 무난하게 가려면 근처 마트나 편의점에서 우연찮게 마주치거나,,, 음 아니면 길가를 돌아다니면서 먹거리를 구하던 영이가 실수로 주태를 좀비로 착각해 공격할 뻔 했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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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주태주◆dXQXJU4j2g (1974002E+5) 2020. 7. 26. 오후 5:53:40아무래도 그렇겠지? 좋아~ 나는 첫만남에서 둘이 투닥이다가 해당 장소에 침입한 좀비를 피해 도망가거나, 공격하는 내용도 함께 풀어보고 싶어. 약간 동일한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면 서로에 대한 경계가 미약하게나마 누그러들지 않을까? 아무래도 근처 마트에서 마주친 걸 보면 둘의 거주지가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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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백영주◆q8ZRuUvaOI (6384553E+5) 2020. 7. 26. 오후 5:58:38>>8 좋아! 그럼 우연히 마주쳐서 서로 내 구역이니 아니니 투닥투닥 하다가 갑자기 좀비 습격을 받는 상황으로 할까! 음 정확한 지역을 설정한 건 아니긴 하지만 같은 동네 정도는 될 거 같아! 1년 동안 집 근처 마트나 편의점을 털다가 이제 더 털 가게가 없으니까 조금조금씩 행동 영역을 넓혀서 만나게 되었다는 느낌이겠네! 음 그럼 선레는 누가 할까? 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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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주태주◆dXQXJU4j2g (1974002E+5) 2020. 7. 26. 오후 6:05:40>>9 너무 재밌겠다ㅋㅋㅋㅋ 그럼 선레는 다이스로 하자!
.dice 1 2. = 1
1.주태주
2.영주 -
11 주태주◆dXQXJU4j2g (1974002E+5) 2020. 7. 26. 오후 6:07:08내가 선레네! 조금만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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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백영주◆q8ZRuUvaOI (6384553E+5) 2020. 7. 26. 오후 6:30:42앗 좋아좋아! 기다리고 있을게! 진짜 넘 기대된다...! ᕕ( ᐛ )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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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주태주◆dXQXJU4j2g (1974002E+5) 2020. 7. 26. 오후 7:22:26선레 쓰다가 궁금한게 생겨서 잠깐 들렸어! 현재 상황 속 시간을 몇시정도로 지정하는게 좋을까? 개인적으로 저녁 시간이 끌리긴 하는데 영이주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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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백영주◆q8ZRuUvaOI (6384553E+5) 2020. 7. 26. 오후 7:44:32아구 늦게 봤네! ㅠㅠ 나는 저녁 시간도 좋은 거 같아! 주태주가 편한 대로 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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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주태주◆dXQXJU4j2g (1974002E+5) 2020. 7. 26. 오후 7:54:43고마워! 지금 열심히 쓰고있으니 좀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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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백영주◆q8ZRuUvaOI (6384553E+5) 2020. 7. 26. 오후 9: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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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박주태◆dXQXJU4j2g (1974002E+5) 2020. 7. 26. 오후 11:28:09세상이 뭉개졌다. '왜?' 라고 그럴듯한 물음을 던져보고 싶었지만 의미없는 문장은 소실됐다. 초기에는 그저 푹 자고 일어나면 말끔히 완치되어 있을 가벼운 열병이라 치부했다. 사태가 이토록 빠르게 창궐할 줄 예상치 못했다. 감기인줄 알았는데 암세포였다. 아니, 그보다 빠른 속도로 인간을 잠식시킬 참독한 질병이었다. 미리 검진을 받고 대책을 세웠다면 미래는 생환했을지. 익숙한 되물음을 반복하던 중 이젠 그마저도 귀찮아 대강 종결지었다. 아무리 뇌를 굴려대도 늘 그랬듯 동일한 결론이 도출된다다. 그냥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필연적인 종말이었다고. 그렇게 단정짓는게 편했다. 도화선에 갓 불이 붙었을 당시 정부측에선 사태를 뿌리뽑기 위해 발빨리 움직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세계적으로 촉진하던 재해였으니, 바이러스가 한국에 다다를 상황을 대비해 최선책을 준비해뒀으리라. 꼴에 바이러스를 잡아먹을 백신을 연구하고, 군을 파병해 시민의 안위를 보호했다. 그래서 결론은? 안타깝게도 그들이 쏟아부은 노력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꽃을 피워내긴 커녕, 수포로 돌아갔다. 지금 세상이 어떤 꼬라지를 하고 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라. 회색으로 물든 거리에는 썩은내가 진동을 하고 검은 파리가 시체를 갉아먹는다. 종말이란 비극적 단어에 어울릴 풍경이다.
고장난 시계 바늘이 언제나처럼 4시 13분을 가리킨다. 약속도 의무도 없는 세계에서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어 망가진채 방치해두었다. 시계는 멈췄지만 시간은 흐른다. 그 속에서 나름의 생활 패턴을 만들어야 했기에 노을이 지고 동이 트는 하늘을 바라보며 대강 시간을 유추했다. 얼추 7시가 넘었겠네. 어둑해진 실내를 응시하며 그리 중얼거렸다. 간만에 깊은 수면을 취했다. 여파로 이전과 달리 몸이 가벼웠다. 시국에 맞춰 신체리듬도 변한 건지. 이제는 푹신한 침대에서 열댓 시간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함이 없었다. 기상 뒤엔 항상 늪에 먹히듯 거북한 몸상태가 지속되었다. 수면시간은 길어졌지만 의식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모든 감각이 예민하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이 앞섰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만일 눈앞에 허공을 향하는 발판이 솟아나 있다면 그것을 밟고 높게 부유하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홀가분했다. 산뜻한 기분이 입맛을 돋군다. 마침 응결되었던 위장이 요동친다. 침대 옆 장식대 위에 놓인 촛대를 집어들어 심지에 불을 붙였다. 텅 빈 공간에 들이찬 어둠을 헤쳐 부엌으로 향했다. 이미 제 기능을 상실한 냉장고 문을 열어 불빛을 들이민다. 위태로운 불빛이 내부를 훔친다. 소량의 통조림 사이에서 골뱅이 통조림 하나와 입가심을 위한 복숭아 통조림을 집어 든다. 한끼에 필요이상 식량을 소비하는 건 낭비에 가까웠음에도, 달뜬 감정은 자제력을 걷어내고 공백 속에 사치를 이끌었다. 간만에 푹 자고 일어나서 어쩔 수 없었다. 라고 스스로를 합리화 시킨 후 그 자리에 대강 걸터앉아 포크를 우겨넣어 내용물을 헤집었다.
외로운 칩거 생활도 익숙해졌다. 더 이상 고독이 찾아오지 않았다. 전에는 죽을듯 아팠지. 주가 지나고 달이 바뀜에 따라 무던해졌을 뿐. 다만, 불과 몇달 전 까지만 해도 식사시간 만큼은 아득한 공허가 버거웠다. 수저질을 할때마다 부모님과 안락하게 모여 밥을 먹던 장면이 떠올라 내용물을 토해냈다. 지금은 그 마저 퇴색되어 식도 사이로 잘만 넘겨댄다. 통조림 속을 뒤적이던 포크가 예리한 마찰음을 표한다. 무른 살점과 맞닥뜨렸을 때 전해지는 촉감과는 달랐다. 허공에 머물던 붉은 시선이 기울어져 그 내부를 엿본다. 포크를 쥔 손이 입술과 통조림 사이를 왕복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바닥을 보인다. 어처구니 없는 얼굴로 다시금 포크를 휘젓는다. 날 선 끌림 사이로 짠내나는 액체가 찰랑인다. 되짚어 보아도 잔잔한 물결소리만 퍼질 뿐이다. 허기가 채워지자 식욕은 서서히 자취를 감춘다. 욕심내 가져온 복숭아 통조림은 제자리에 돌려 놓았다. 배도 부르겠다. 흡연욕 간절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담배를 접했다. 아버지가 그리워 당신이 하던 행동을 흉내내기 위해 입에 대었을 뿐인데. 그만 맛 들려 버렸다. 흡연 시 배출하는 회색 안개는 부정적 감정의 집합체였다. 감성이 만들어낸 하찮은 분술물을 연기에 담아 허공으로 흘려내고 나면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일시적이지만 낙원을 엿본 기분. 모든 순례를 버려두고 에덴을 거니는 만족감. 지금은 이 매캐한 연기에 원숙해져 낙원은 무슨. 줄담배를 태워도 별 감흥이 없다.
어제부로 남아있던 담배를 다 피워냈다. 이 시국에 무슨 기호식품을 찾냐 싶지만, 중독은 그리 쉽게 떨쳐낼 수 있는게 아니었다. 흡연은 기울어진 시대에서 자의로 탐할수 있는 몇 안되는 욕망이자 유흥거리였다. 그 정도로 큰 의미다. 그러니 개처럼 찾아나서는 수 밖에. 이왕이면 식량도. 머리칼을 손으로 대강 빗어 내리고 지저분하게 흩어진 머리를 한데 올려 묶었다. 서로 엉켜대고 시선을 가리는게 거슬려 잘라야지 잘라야지 하면서도 손재주가 부족해 지금까지 방치해두었다. 신기하게도 이 따위 몰골도 보다보니 눈에 익어 이제는 괴리감 없이 다가온다.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회귀를 바란다. 그리 생각하며 달라붙는 츄리닝 바지와 두꺼운 바람막이를 둘렀다. 도시는 죽어있다. 사람의 자취도, 소음도 매말랐다. 조각난 사체가 블럭을 어지른다. 검붉게 변색된 물감이 비릿한 악취를 자아낸다. 이토록 참담한 풍경을 매일같이 보다보니 안온한 세계는 전부 거짓이고. 원초부터 쇠망한 형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허망된 착각에 빠진다. 밑창이 지면을 두드리고 건조한 울림이 뒤따른다. 그에 맞춰 커다란 안주머니 속 권총과 나이프가 미동한다. 친숙한 가게들을 지나쳐 쉬지 않고 걸었다. 이 근방에서 더 이상 취할 게 없었기에 소득을 보려면 영역을 넓혀야했다.
어느 지점을 기점으로 풍경이 뒤바꼈다. 한 번도 눈에 새긴 적 없는 거리. 만찬장을 발견한 약탈자는 마른 침을 삼키며 품을 뒤적였다. 갈라진 손에 쥐어진 지저분한 칼날에 힘이 들어간다. 여유롭게 가게문을 밀고 들어가는 와중에도 경계를 거두지 않았다. 점지해둔 밥그릇에 손대는 무례한이 있다면 목을 뜯어야지. 특유의 대담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빛이 공기를 가른다. 그리고 한숨과 함께 나직이 중엉거렸다.
"하. 먹고 살기 진짜 좆같네."
담배 피고 싶다. -
18 주태주◆dXQXJU4j2g (1974002E+5) 2020. 7. 26. 오후 11:38:17내가 너무 늦었지 ㅜㅡㅜ 오랜만에 쓰다보니 전반적으로 마음에 안들어서 수정에 수정을 더하다 보니 시간이 훌적 지나버렸네. 탈락된 픽크루도 엄청 이쁘다. 그림체 때문에 좀 더 앳된 느낌이네! 저것도 저장해야지~ㅋㅋㅋ답레는 느긋하게 이어줘! 영이 시트 다시 읽어보며 기다릴게! 픽크루도 한 번씩 더 볼거야 ㅎㅎ그리구 잇기 힘든 부분이 있으면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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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백영주◆q8ZRuUvaOI (3096344E+5) 2020. 7. 27. 오전 12:02:09헉 아냐아냐! 주태주... 완전 금손이구나....?! ㅇㅁㅇ 얼른 꼼꼼히 읽어보고 답레 가져올게! 앗 저 픽크루도 좋아해주니 다행이야ㅠㅠ 쪼오금 늦을 수도 있을 거 같으니 너무 안 온다 싶으면 기다리지 않구 자러가도 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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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주태주◆dXQXJU4j2g (2882204E+5) 2020. 7. 27. 오전 12:18:31내가 봐도 너무 두서없는 글인데 좋게 봐줘서 고마워 ㅜㅡㅜ 영이 픽크루 두개 다 너무 예뻐서 시트랑 번갈아가며 보고있어! 나도 엄청 오래 걸렸는걸. 부담없이 이어줘. 영이랑 함께 해보고 싶은 상황들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을게! 시간이 늦었는데 피곤하면 내일 이어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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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백 영 - 박 주태 (3096344E+5) 2020. 7. 27. 오전 12:52:31―야, 너는 지구가 멸망하는 날이 올 거 같냐?
―지랄이야.
―아. 좀 진지하게. 막 그런 거 있잖아. 운석 충돌이나, 외계인 침공이나, 좀비 바이러스.
―그런 일이 일어나잖아? 난 씨발 바로 뒤질거야.
영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다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입맛 나쁜 꿈을 꾼 탓이다. 지구가 멸망하면 바로 뒤질거라더니. 영이 겨우 제 몸을 덮고 있던 담요를 걷어내며 작게 욕설을 중얼였다. 뒈지기는 개뿔, 그녀는 바퀴벌레처럼 질기게도 살아있다. 배고픔을 느끼고, 감정을 느끼고, 외로움을 타면서. 이딴 식으로 지내온 시간이 어느덧 일 년쯤 되어가니 외로움은 어느정도 무뎌지긴 했다만. 지난 여름. 그녀는 죽겠다고 말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같이 뒤지기 전에. 그러니까 ‘먼저 선수 쳐 뒤지고 말겠다’고 말했다. ―야, 그딴 세상에서 아등바등 살아봐야 힘들기만 하지. 차라리 가장 덜 아픈 방법으로 죽을란다.― 그녀는 살아있다. 이렇게, 멀쩡히. 그때는 분명 별달리 미련도 없는 삶 깔끔하게 포기하겠다고 말했던 것같은데. 그렇게 미련이 없던 삶을 왜 이렇게도 아등바등 붙잡고 있는건지. 제 자신조차 모르겠다. 그 친구는 살아있을까. 영이 눈꺼풀을 천천히 깜빡였다. 죽었을 게 뻔했다.
반쯤 멍한 정신으로 침대에 걸터앉아 있던 영이 문득 고개를 돌렸다. 집 안이 어둡다. 벌써 저녁 시간대인 모양이었다. 전기는 애저녁에 끊기고, 집 안에 모아두었던 배터리는 몇 달 전 동이 나버려 그녀에게 존재하는 시간은 낮과 밤이 유일했다. 밝으면 낮, 어두우면 밤. 바퀴벌레처럼 끈질긴 생존을 위한 철칙은 간단했다. 낮에는 움직이고, 밤에는 조용히 쳐박혀있기. 나름대로 이유도 있었다. 낮은 밝으니 좀비를 확인하고 피해 움직이기 쉽지만, 밤은 조용하고 작은 소음도 선명하게 들려 좀비에게 들킬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었다. 마치 오늘처럼.
“ …아, 이런 미친. ”
영이 식탁 의자를 끌어와 그 위에 아슬아슬하게 올라서며 찬장을 열었다. 벌레 하나 없는 텅 빈 공간이었다. 분명 통조림 하나가 남은 걸 어제 확인해두었던 것 같은데, 아무 것도 없다. 영이 굶주린 배를 쥐며 찬장을 닫았다. 남은 식량은 초코바 열 개와 라면 다섯 개. 작은 생수병 다섯 개. 저번에 털어온 게 벌써 동나기 시작했나? 영이 아랫 입술을 잘근였다. 초코바는 건들면 안된다. 비상용으로 남기로 했으니까. 생라면은…, 어제도 생라면을 먹었는데. 영이 불안한 눈빛으로 베란다 너머를 내다보았다. 전에도 몇 번 저녁에 외출을 감행한 적이 있었다. 그 때마다 영은 무사히 돌아왔고, 두둑하게 채운 가방을 전리품처럼 끌어안았다. 나갈까. 영이 조심스레 의자에서 내려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죽어버릴 걸 그랬나. 죽고 싶은 마음은 추호에도 없는 주제에 습관처럼 내뱉는 말이었다.
사는 게 참 팍팍하다. 좀비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그랬다만. 영이 제 방 옷장 손잡이에 걸린 두툼한 후드집업을 꺼내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티셔츠 위에 져지를 입고 있는 차림새였음에도, 최대한 두툼하게 입어야 좀비에게 물려도 어찌저찌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으니, 닥치는 대로 껴입는 것이다. 조금 헐렁한 추리닝 바지를 입고, 도톰한 장갑을 끼고. 영이 그대로 방을 빠져나와 거실 한 복판에 내버려둔 메신저 백을 뒤적였다. 잡다한 물품이 가득 들은 메신저 백은 제 무게에 맥도 못추리고 풀썩 쓰러져 내렸다. 영은 그대로 메신저 백을 한 번 뒤집어 탈탈 털어내 마구 흐트러진 물건들을 하나하나 분류하기 시작했다. 혹시 모르니 식칼은 챙기고, 몽키스패너도 챙기고. 최대한 많은 물품을 담아와야하니 꼭 필요한 물품만을 챙기려는 것이었다. 영이 가방 앞주머니에 들어있던 과도를 꺼냈다. 혹시 모르니 몸에 지니고 있을까. 저번에 한 번 집 앞 편의점을 털러 갔다가 생존자를 마주친 적이 있었다. 영의 삶이 신파 감성을 가득 넣은 재난 영화였다면, 그 생존자와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오순도순 함께 했을지도 모른다. 서로 인간미 가득한 눈동자를 마주 빛내면서. 빌어먹을 세상은 현실이기에, 영은 그 날 제 몸뚱이가 난도질 될 뻔한 것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이건 챙기자. 영이 후드 주머니 안으로 칼집을 채운 과도를 챙겨넣으며 홀로 중얼였다. 모쪼록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만, 언제 한 번 인생이 내 마음대로 흘러간 적이 있던지.
아파트 단지는 조용했다. 영은 그대로 시선을 곧게 한 채 빠르게 걸음을 재촉했다. 아파트 단지 앞과 뒤에 있는 편의점은 털린지 오래고, 걸어서 오 분 정도 걸리는 건너편 단지의 편의점들도 마찬가지였다. 안 가본 곳은 걸어서 이십여분 정도 걸리는 주택 단지의 소형 마트. 벌써 털린 건 아니겠지. 영이 가방끈을 꾹 잡으며 보폭을 늘렸다. 뺏길 수는 없다.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후드 주머니 속의 과도가 쿡쿡 옷 안을 찔러댄다. 애써 그 감촉을 무시하려해도, 뭉툭한 칼집의 끄트머리는 계속해서 제 몸을 건들여댔다. 그냥, 호신용이니까. 영이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어 과도의 손잡이 부분을 한 번 쓸어내렸다. 죽음의 공포를 한 번 맛보았던 그 날처럼 이유 모를 위화감이 자꾸만 제 머릿 속을 쥐어흔드는 것이다. 어제나, 그제나, 오늘이나. 똑같은 하루의 연장일 뿐임에도. 그녀를 엄습한 불안감은 쉬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 … ”
*
영이 조심스레 가게문의 손잡이를 쥐었다. 그대로 힘을 가하자, 유리문이 살며시 입을 벌리는가 싶더니 이내 툭 막힌 듯 움직임을 멈춘 것이다. 영이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문을 밀었다. 땅바닥에 닻이라도 내린 듯 유리문은 꿈쩍도 하질 않는다. 오랜 시간 손님을 받지 못한 가게는 불청객을 환영하지 않았다. 영이 까득 아랫 입술을 깨물며 유리문에 어깨를 대고 몸을 밀었다. 그러자, 마치 그것이 거세게 저항이라도 하는듯, 낡은 경첩의 쇳소음이 가게 안으로 날카롭게 울려퍼지는 것이다. 아, 씨발. 예상치 못한 소음에 영이 제 입을 틀어막았다. 곧장 마스크를 올리려는 손길에 바짝 힘이 들어간다. 잔뜩 긴장한 듯 어깨가 팽팽하고, 머릿 속이 빠르게 움직인다. 소리를 듣고 그 누구도 나오지 않기를 바랬다. 좀비도, 사람도, 그 뭣도 없었으면. 영이 조심스레 문 안으로 몸을 밀어넣어 묵직한 유리문을 닫았다. 기척을 숨기고, 숨을 죽인 채, 영이 조심스레 메신저 백을 끌어안았다. 주머니 속의 과도가 다시 한 번 그녀의 옷감을 찔렀다. 온 몸을 진득하게 덮은 위화감이 뚝뚝 흘러 그녀의 발자국처럼 얼룩을 낸다. -
22 백영주◆q8ZRuUvaOI (3096344E+5) 2020. 7. 27. 오전 12:53:53두서없는 글이라니~!! 절대 아냐!! 주태주에 비하면 내가 오히려,,, ㅎㅁㅎ 아무튼 드디어 둘이 만나겠구나...! 팝콘 뜯어먹고 싶은 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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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주태주◆dXQXJU4j2g (6868165E+5) 2020. 7. 27. 오전 1:17:13영이주 엄청 금손이구나...! 문장 하나하나에 몰입해서 정신없이 읽었어. 현재 상황 진짜 긴장감 넘친다 ㅋㅋㅋㅋㅋ.영이두 홀로 버려진 상황에서 착잡하게 살아왔구나ㅠㅠㅠ 처음엔 둘이 티격대겠지만 나중엔 나름대로 의지했으면 좋겠다! 맞아,잡담하며 조금만 쉬다가 답레를 이어와도 될까? 이번에도 답레 텀이 꽤 길어질 거라 생각해. 오랜만에 글을 썼더니 뇌에 괴부하가 왔나봐ㅜ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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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백영주◆q8ZRuUvaOI (3096344E+5) 2020. 7. 27. 오전 1:31:02>>23 ㅋㅋㅋㅋ아냐ㅠㅠㅠㅠ 그렇게 말해주니 넘 고마워 주태주...8-8 주태도... 부모님 그렇게 되신 거 본 이후로 얼마나 고생했는지 마음이 너무 아팠어...ㅠㅠㅠ 맞아 둘이 의지도 하고 친하게 지내면서!! 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데 ㅎㅁㅎ 앗 그럼그럼!! 답레는 언제든 편할 때 주면 돼 주태주! 잡담은 언제나 재밌으니까 ㅎㅁㅎ!! 아구 무리하지 않아도 돼 주태주ㅠㅠ 주태주가 너무 금손이라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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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백영주◆q8ZRuUvaOI (3096344E+5) 2020. 7. 27. 오전 1:31:31악 앵커 다는 버릇이 자꾸 나오네ㅠㅠㅠㅠ 이거 언제 고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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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주태주◆dXQXJU4j2g (6868165E+5) 2020. 7. 27. 오전 1:44:56둘다 의지할 곳 없이 꾸역 꾸역 살아온게 느껴져ㅠㅠ 그러고보니 둘다 사태 터지고 가족없이 독립적으로 살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네! 다음에 영이주가 말했던대로 바다를 배경으로 굴려볼때 가족썰 같은것도 상대한테 풀어주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에 둘이서 텅빈 백화점 쇼핑하는 씬도 보고싶다. 영이 카트에 태운채로 막 뛰어다니고 싶어ㅋㅋㅋ!이해해줘서 고마워. 우리 금손 영이주ㅠㅠㅠ 내 텀이 너무 길어서 하루에 한,두레스 밖에 주고받지 못하는 날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괜찮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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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백영주◆q8ZRuUvaOI (3096344E+5) 2020. 7. 27. 오전 2:02:58흑흑 맞아... 8ㅁ8 헉 너무 좋다! 막 서로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도... 아픔도 공유하고... 더 친밀해지는 계기가 될거야! ㅋㅋㅋㅋㅋ 백화점 쇼핑 너무 좋다... 카트 태운 채로 막 뛰어다닌다니ㅋㅋㅋㅋ 백화점 밖에 좀비떼가 우글거리는 것만 빼면 이거 완전 하이틴인데ㅠㅠㅠ 얘들아ㅠㅠㅠ 막 마네킹 가지고 주태도 놀래켜보고 진열된 옷도 이것저것 입어보면서 웃고 떠드는 거 보고 싶다ㅠㅠ 그 날 만큼은 정말 애들도 현실을 잊은 듯 놀 거 같아ㅠㅠ 에이 괜찮아 주태주!! 나도 텀이 긴데다 참치에 잘 못 들어오는 날도 많을거야 T.T 우리 서로 여유롭게! 느긋하게 돌리자! 답레 쓰는 게 의무처럼 느껴지는 순간 그 어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생각나도 흥미가 확 식어버리고 말잖아ㅠㅠ 정말 오래오래 엔딩까지 보고 싶으니까 넘 부담 갖지 않아도 돼!! 하루에 한 레스가 뭐야 난 일주일에 한 레스를 주고받아도 괜찮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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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주태주◆dXQXJU4j2g (2882204E+5) 2020. 7. 27. 오전 2:31:12ㅋㅋㅋ아 너무 기대돼. 영이주랑 만난 뒤 부터 기대된단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 같아. 이야기를 주고 받을 때마다 파트너 정말 잘 구했다고 생각하는 중이고 ㅜㅜ 어둑한 밤바다를 앞에두고 서로 닿을듯 밀어낼듯 위태롭게 기댄채 얘기 나누는 거 떠올리니 벌써 행복해졌어! 얕은 해류에 발도 담궈보고 그랬음 좋겠다! ㅋㅋㅋㅋㅋ진짜 그쯤 둘의 관계랑 현재랑 비교해보면 온도차 쩔겠다. 다 잊은듯 재밌게 놀아도 현실은 별반 다를게 없다는 부분이 너무 마음아파..ㅠㅠ 영이가 마네킹 가지고 장난치면 챙넓은 모자 같은 거 가져와서 영이 얼굴에 푹 눌러씌운 뒤 카트 끌고 달아날 것 같아ㅋㅋㅋ 근데 또 한편으론 그런 착잡한 심정을 풀어가는게 되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영이주가 못오는 날엔 내가 스레를 딱 지키고 있을게. 재택근무 중이라 가끔 외출하는 걸 제하면 나름대로 여유로운 편이거든. 글 한 번 쓰고나면 기력이 다 떨어지는게 고질병이지만..ㅠㅠ 나는 지금 되게 편하게 굴리구 있으니까 영이주도 부담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무 잘 맞는 사람을 구해서 엔딩까지 꼭 함께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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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백영주◆q8ZRuUvaOI (3096344E+5) 2020. 7. 27. 오전 2:55:24ㅋㅋㅋ 나도 그래ㅠㅠㅠ 근데 정말... 주태주랑 나는 환상의 짝꿍 파트너인 거 같아,,, 썰 푸는 것도 너무 재밌고 일상도 벌써부터 너무 재밌고 막 그래ㅠㅠ 휴 1:1 스레에서 내가 빠르게 주태주를 찔러봐서 다행이야 >.0 으아아 자꾸 영이랑 주태의 이야기가 머릿 속으로 그려져... 어둑한 밤바다라니ㅠㅠ 둘이 모래사장에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도 하다가... 물길 따라서 나란히 걷기도 하다가... 헉 밤바다 해류에 발 담그고 노는 두 사람ㅠㅠㅠ 그림 진짜 예쁘다... 막 하늘에 별도 떠있구... ㅠㅁㅠ 맞아 지금은 완전 초면인데다가 약간 서로 으르릉 거리는 사이지만 쯤되면 동료애도 생기고 막 서로 보듬어줄 수 있는 사이겠지?? 빨리 서로 돈독해지는 시기가 왔음 좋겠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아주 길게 길게 오랫동안 영이와 주태의 이야기를 보고 싶은 이 마음,,, ㅋㅋㅋㅋㅋㅋ 모자 씌우고 도망가기ㅋㅋㅋㅋㅋ 영이 막 화난 척 쫓아가면서 잡히면 죽는다고 막 소리소리 지르고...! 백화점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잠시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향수에 젖었다가, 현실을 깨닫게 될 때의 그 망연자실함...ㅠㅠ 맞아 특히 끝장나버린 세상에 대한 심정과 청춘들의 위태로움을 고스란히 나타내는 이 감정선이 너무 좋은 거 같아... ㅜㅜ 앗 주태주는 자택근무를 하는구나! 나는... 평일에는 거의 밤에나 들어올 수 있어서... ㅠㅁㅠ 너무 슬프다... 마음 같아서는 하루종일 영이랑 주태 이야기만 떠들떠들댔어... 좋아좋아! 정말 꼭 엔딩까지 가는거야!! 막상 엔딩을 볼 때가 다가오면 엄청 아쉬울 거 같기도 하고 벌써부터 막 그렇긴 하지만... ㅜ.ㅜ 천천히 오래오래 잘 부탁해 주태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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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백영주◆q8ZRuUvaOI (3096344E+5) 2020. 7. 27. 오전 3:07:07앗 그리고 시간이 늦은 관계로... 나는 이제 슬슬 자러가야 할 거 같아 T.T 주태주 답레는 편할 때 써서 줘! 오늘 정말정말 즐거웠구 잡담 조차도 끊기가 너무... 아쉽다ㅠㅁㅠ 내일 다시 신나게 수다 떨러 올게! 주태주도 굿밤 보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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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주태주◆dXQXJU4j2g (2882204E+5) 2020. 7. 27. 오전 3:51:35지금도 풀고 싶은 썰이 머리에 그득해! 거기다 영주 문체가 담담한게 너무 좋아서, 흥미로운 상황에 취향의 글까지 곁들여지니 읽는 맛도 좋고 너무 행복하다. 남은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다 풀어가자! 그렇게 나란히 걷다가 장난끼 돋아서 가볍게 물장구 치는 것도 좋고 ㅜㅜ 아무래도 그렇겠지? 바다에서 써내려갈 이야기에 따라 둘의 서사가 본격적으로 뒤섞이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니 개인적으로 이야기가 조금 진행된 시점에서 찬찬히 시작해보고 싶어. 나도 그래. 영이를 오래오래 볼 수 있도록 사건을 많이 만들어가야겠어 ㅋㅋㅋ 주태는 그런 영이 반응 보면서 지 혼자 낄낄거리다가 쓱 다가가 나 진짜 죽일거야? 라며 되려 장난스레 떠볼 거 같고 ㅋㅋㅋ 진짜 향수를 느끼며 넋놓고 놀다가도 백화점을 나와 텅빈 거리를 다시 마주하는 순간 다시금 현실을 체감하게 되겠지 ㅜㅜ 영이주는 평일 일정이 꽤 빡빡한가보다. 의무감 같은 거 가지지 말구 여유 시간에 편하게 들러줘. 나도 마찬가지야 ㅜㅜㅜ 자기 전에 영이주 답레 한 번 더 읽고 자야겠어! 좋아. 엔딩까지 재밌게 놀자. 그래도 아직 풀어갈 이야기가 많으니 아쉬움은 나중으로 미뤄도 괜찮을 거야~ 나도 오래오래 천천히 잘 부탁할게! 답레는 조금만 기다려줘. 영이주 오늘 너무너무 재밌었구 좋은 밤 보내! 내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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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주태주◆dXQXJU4j2g (2882204E+5) 2020. 7. 27. 오후 2:18:14얍 갱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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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백영주◆q8ZRuUvaOI (3096344E+5) 2020. 7. 27. 오후 8:47:21얍얍 갱신! 주태주 오늘 좋은 하루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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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주태주◆dXQXJU4j2g (2882204E+5) 2020. 7. 27. 오후 8:53:26영이주 안녕! 마침 일을 다 마무리하고 답레 쓰던 중이었어.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서 작업만 했어 ㅋㅋㅋㅋ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게 날씨도 꾸물하고.. 영이주는 좋은 하루 보냈어? 저녁은 먹었고?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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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백영주◆q8ZRuUvaOI (3096344E+5) 2020. 7. 27. 오후 10:46:14으으 나는 오늘 하루종일 피곤해서 쓰러지는 줄 알았어... ㅠㅁㅠ 아앗 하루 종일 작업만... 8ㅁ8 맞아 날씨가 꾸물꾸물 대는게 오늘 엄청 습하더라! 마치 사우나에 들어간 것 같은 기분... 주태주도 오늘 하루 수고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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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박 주태 - 백 영 (2882204E+5) 2020. 7. 27. 오후 11:34:56진열대를 뒤지던 분주한 손길이 무언가 발견한듯 그 자리에 멈췄다. 목적을 달성했다는 쾌감에 그간 억눌렸던 웃음이 입새를 비집고 삐져나온다. 실소에 가까운 건조한 울림이 내부를 뒤적이다 곧 사그라들었다. 달뜬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고 손금 아래 놓인 보물을 나지막이 쥐었다. 손바닥 안을 가득 매우는 묵직한 부피감. 겉 표면은 견고했지만 조금이라도 힘을 가하는 순간 볼품없이 구겨질 거란 사실을 알았기에 종이곽을 어루만지는 행동이 퍽 조심스럽다. 담배갑을 감싼 비닐 조각을 부드럽게 벗겨냈다. 당장이라도 그것을 입술 사이에 쑤셔넣고 싶었지만, 정갈하게 정렬된 궐련이 주는 형용못할 질서에 일순간 몸이 경직되었다. 먹음직스런 행렬을 보고있자니 저절로 혀 아래 침이 고인다. 자제력을 상실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더 이상 참기 버거웠다. 손가락에서 가장 인접한 한 개비를 꺼내어 능숙한 손길로 입에 물었다. 위태로운 불길이 담뱃잎을 유린하는 어지러운 흐름에 맞춰 연기를 깊게 빨아당겼다. 숨을 들이쉬자 유독한 안개가 기도를 넘어 폐를 적신다. 고작 하루의 텀을 두고 담배를 빨아재낀 것 뿐인데, 연기가 오장을 휘젓는 묘한 자극에 맞춰 마치 마약이라도 쳐마신듯 혼몽한 기운이 정신을 지배한다. 간만에 찾아온 달콤한 쾌감. 이 느낌을 기다렸다. 통탄할만한 거리를 향해 무거운 걸음을 옮기는 와중에 이 해로운 목넘김이 찾아올 순간만을 기도했다. 이 시간에 만족하면서도 한편으로 이따위에 안도를 찾는 스스로가 너무나 사사로웠다. 고작 종이말이에 불을 붙여 연기를 흡입하는 행위가 뭐라고. 이 상황에 회한을 금치 못하면서도 안락함에 도취되었다. 벽면에 기댄 몸이 서서히 아래로 무너진다. 어렵게 구한거니 딱 세까치만 피고 접자. 나중을 생각해야지. 경솔한 맹세를 읊조리며 뿌연 호흡을 뱉어냈다.
필터에 다다를 수록 요요하게 흔들리는 불길을 멍하게 바라봤다. 마침내 끄트머리까지 도달한 불꽃이 위극하게 춤춘다. 손끝을 향해 전해지는 미약한 온도가 거슬렸다. 이 작은 신호는 자신이 머금을 수 있는 연기가 다 소비됐음을 의미한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둔 담배를 고쳐잡고 그대로 바닥에 비볐다. 작은 미동에 통통 튀던 잿불이 얼마 안돼 제 생명을 다했다. 주태는 다리를 길게 뻗으며 부드러운 틈 사이로 다시금 담배를 틀어박았다. 두번째 자극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방금 첫 흡연으로 느꼈던 쾌락은 잠깐의 간극을 통해 니코틴으로 부터 자유를 되찾던 몸이 제게 또 한번 유독물질을 주입시킨 주인을 향해 울부짖는 항소이리라. 그 여파로 이질적인 쾌감이 지나간 뒤에 뇌를 긁는듯 아찔한 두통이 자신을 헤집어 놨으니, 정상적인 자극은 아니었다. 무기질 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무기력한 연기가 밀폐된 공간을 채워나간다. 이미 독연에 익숙해진 검은 폐는 더 이상 메스껍다며 울지 않는다. 지금처럼. 이제 한까치만 더 피고 식량을 챙기자. 가게안에 널부러진 전리품들은 모두 자신의 소유였다.
두번째 담배가 반 정도 사그라들었을 즈음 주태는 허공을 배회하던 제 왼손을 바람막이 안으로 쑤셔넣었다. 낡은 경첩이 비명을 내지른다. 문을 지탱하는 철물이 바닥에 끌려 날카롭게 고함친다. 자신이 갓 점령한 영토에 침입자가 발을 들인 것이다. 침범을 알리는 작은 봉화를 듣고 털이 곤두선다. 송골송골 맺힌 경계심이 골격을 타고 흐른다. 바람막이 속 민소매가가 몸에 들러붙는 불쾌한 감촉을 애써 털어내며 품 안에 나이프를 꺼냈다. 오늘따라 단단한 손잡이가 유달리 시리다. 편하게 쭉 뻗은 다리를 거두고 몸을 일으켰다. 반쯤 타들어간 궐련을 미련없이 내팽겨쳤다. 지금 자신은 두가지 기로 앞에 서있었다. 첫번째, 침입자와 감동어린 화합의 시간을 가진 후 전리품을 나눈다. 두번째, 침입자를 죽이고 홀로 독식한다. 만일 제 삶이 일련의 신파극이었다면 주저없이 전자를 택했을 터다. 희망 넘치는 대화가 우리 사이를 왕복하고. 함께 암울한 세상 속에 홀로 남은 빛을 찾아 여정을 떠난다 어쩌구 저쩌구 하는 진부한 스토리. 현실은 픽션과 다르다. 비참하고 참학하다. 기약없는 세상에서 몫을 나눈다는 건 미친짓에 가깝다. 성인 군자들은 말하겠지. 그럴 수록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고. 씨발 진짜. 암만 생각해도 옛 성인들은 좆같은 소리만 골라한다.
결국 후자를 택했다. 죄를 논고할 검사도, 판정을 선고할 판사도 없는 세상에서 자신을 위해서라면 가릴게 없었다. 때마침 첫 살인의 편린이 뇌를 비집는다. 고개를 휘저어 머리속을 물갈이한다. 지금은 과거에 젖을 때가 아니다. 깔끔한 승리를 위해선 먼저, 침입자의 수를 확인해야한다. 탄환도 다 떨어진 지금 셋 이상의 남성을 상대하는 건 벅차다. 그 이하라면 정면으로 부딪혀도 승산이 있다. 진열대 뒤에 숨은 시선이 정문을 향한다. 한 여성의 인영이 붉은 유리구슬 속에 그려진다. 채 160에 도달하지 못한 키. 고양이상의 앳된 얼굴. 마른 체형. 내 취향이다. 세상이 이지랄만 안났어도 번호 따는 건데. 따위의 생각을 하며 안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냈다. 고양이를 사냥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예민한 오감이 채 반응하기 전에 숨통을 끊어두는 것. 다만 좁은 공간은 은밀한 행동을 허용치 않는다. 정면에서 부딪혀야 한다. 일단 총기만 소지하지 않았다면 손쉽게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상대는 이 권총에 탄환이 다 떨어졌다는 사실을 모른다. 이쪽에서 먼저 총을 겨눔으로써 상대의 행동을 봉쇄한다.
진열대 뒤에서 걸어나와 여자를 향해 미미하게 걸음을 움직였다. 탄환 없는 권총이 올곧은 시선으로 사냥감을 노려본다. 한 걸음. 두 걸음. 빠르게 간극이 좁혀질 때마다 감정이 옅어진다. 세 걸음. 네 걸음. 서슬퍼런 무심이 피어난다. 다섯 걸음. 여섯 걸음. 호흡이 가까워진다. 일곱 걸음. 여덟 걸음. 뽀얀 얼굴이 눈동자 속에 짙게 덧칠되었다. 아홉 걸음. 마지막 걸음. 당신이 눈 앞에 서있다. 총구를 당신의 머리에 들이밀며 천천히 그 뒤를 점했다.
"나갈래? 죽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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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주태주◆dXQXJU4j2g (2882204E+5) 2020. 7. 27. 오후 11:37:20오늘 많이 바빴나보구나. 이제 푹 쉬자. 이번에도 너무 오래걸렸지 ㅜㅜㅜㅜ 어떻게 행동할지 고민하다가 그만 선빵쳐버렸어 ㅋㅋㅋ 답레는 편할 때 이어줘. 혹시나 이해하기 힘든 부분 있으면 말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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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백영주◆q8ZRuUvaOI (7943192E+6) 2020. 7. 28. 오전 12:17:36흑흑 특히 오늘은 더 바빴던 거 같아... 멘탈 털리는 일도 너무 많았고 ~.~,,, 앗 아냐아냐!! 서로 편할 때 주고 받으면 되는건데 뭘! ㅋㅋㅋㅋㅋㅋ그니저나 세상이 이지랄만 안 났어도 번호 따는건데ㅋㅋㅋㅋㅋㅋ 나갈래 죽을래라니,,, 주태,,, 주태 초큼 무섭구나,,,ㅜㅁㅜ 나도 호다닥 할 일 해치우고 답레 이어오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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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주태주◆dXQXJU4j2g (2160104E+6) 2020. 7. 28. 오전 12:30:44빡센 하루였구나 ㅜㅜㅜㅜ 진짜 수고했어 멘탈 털리는 일도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내가 영이주 응원할게! ㅋㅋㅋㅋㅋㅋㅋㅋ벌써부터 영이 반응 기대중이야 ㅋㅋㅋㅋㅋㅋ 아마 깝깝한 상황인만큼 극단적인 행동을 보였을 거라 생각해 ㅠㅠ 느긋하게 이어줘! 너무 급하게 하지 말고. 나는 잠깐 잡담만 하는 것두 좋으니까. 그리구 영이 목떡 생각해둔 거 있어? 오늘 하루종일 궁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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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백영주◆q8ZRuUvaOI (7943192E+6) 2020. 7. 28. 오전 1:36:34ㅋㅋㅋㅋㅋㅋㅋ 고마워 주태주... ㅠㅁㅠ 주태주의 응원을 받아 현생을 더 열심히 이겨내야겠어! (๑•̀ㅂ•́)و✧ ㅋㅋㅋㅋㅋ 영이... 영이 반응은... 초큼 싸가지가 없을 수도~~,,, 앗 목떡... 목떡은 아직 생각해둔 게 없는데 슬슬 찾아봐야겠다!! 테마는 몇 개 떠오른 게 있는데 목소리는...ㅠㅠㅠ 혹시 주태는 생각해둔 목떡 있을까?! 목떡 얘기를 들으니 나도 갑자기 궁금해졌어! 그러고보니 영이 mbti 검사도 해뒀었는데... 까먹고 있었네... ㅎㅁㅎ... 사소한 TMI 이지만 영이 엠비티아이는 ISTJ가 나왔어! 주태도... 주태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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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주태주◆dXQXJU4j2g (2160104E+6) 2020. 7. 28. 오전 1:55:54내가 또 한 응원하지~ 나만 믿어 ㅋㅋㅋ 내일도 화이팅하는 거야. 약간 영이주 평일 내내 시달리다가 주말되면 녹초돼서 쓰러질 거 같아 ㅜㅜㅜㅜ 현생 힘내자! 솔직히 총겨누면서 위협하는데 한대 맞아두 할말없다 ㅋㅋㅋㅋ 헐 그 말 들으니 반응이 더 기대되기 시작했어. 둘이 티격태격하는 거 너무 좋아. 주태는 아마 https://youtu.be/V2m8DhPCyyQ 요고? 목떡 후보곡이 너무 많아서 겨우 추려냈어,,, 영이 테마두 궁금하고 목떡도 빨리 들어보고 싶다! 방금 ISTJ 특징 찾아보고 왔는데 영이랑 비슷하면이 있는 것 같아! 영이랑 더 많이 굴려보고 다른 면모고 얼릉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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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백 영 - 박 주태 (7943192E+6) 2020. 7. 28. 오전 2:01:59영이 늪지대에서 발을 빼내듯 느릿히 한 발짝을 내딛었다. 진득한 발자국이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듯 걸음이 무겁다. 영은 감이 좋았다. 아주 어릴 적부터, 저도 모르게 머리를 스친 불운은 기어코 그녀를 찾아오곤 했다. 예외는 없었다. 등줄기를 훑는 불안이 한 번 그녀를 스치고 나면 어김없이 불행한 일이 들이닥쳤다. 그녀는 감이 좋았다. 불행을 끌어모으는 재주가 있음을 그렇게 포장해왔다.
영이 숨을 멈췄다. 빳빳해진 어깨가 함께 움츠러들었다. 먼지가 잔뜩 쌓인 매캐한 공기, 적막, 그리고… 희미한 담배 냄새. 영이 작게 욕설을 중얼이며 재빠르게 메신저 백을 열었다. 쉼없이 욕설을 중얼이며, 몇 번이나 가방 속을 허우적댄 후 영은 가까스로 가정용 식칼의 손잡이를 바로 쥘 수 있었다. 영의 손이 잘게 떨려왔다. 누군가가 있다. 그 사실을 깨닫자, 순식간에 사방의 공기가 음흉한 안광을 반짝이는 천적의 눈동자처럼 싸늘히 식어내렸다. 영이 가방을 품 속으로 껴안으며 다시 걸음을 내딛었다. 입 안의 여린 살이 잘근 씹히고, 작은 입술은 연거푸 거친 욕설을 토해낸다. 생존자다. 인간이다. 영은 살아남은 인간을 마주한 반가움보다도 공포를 먼저 떠올린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 …거기 있는 거 다 알아. ”
바들대는 손에는 큼지막한 식칼이 들려있다. 영은 그것을 제 가슴팍의 높이에서 몇 번이나 휘두르며 소리쳤다.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진다. 먼지 가득한 공기가 영의 온 몸을 잡아당긴다. 식칼이 아니라 몽키스패너를 들 걸 그랬나. 대가리만 맞추면 한 방인데. 아니, 권총을 들고 올 걸. 그걸로 겁이나 주면서 쫓아낼 걸. 영의 눈길이 불안하다. 영은 생존의 철칙을 어기지 말았어야헸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어야했다. 그러니까, 어두울 때는 좀 집 안에 쳐박혀있지. 이 멍청한 새끼야. 약속을 어긴 대가는 냉정했다.
낯선 목소리는 뒷통수 바로 뒤에서 들려왔다. 동시에 영은 화들짝 놀라며 몸을 틀었지만, 그녀를 반긴 것은 생존자의 따스한 미소도, 반가움의 눈물도, 그 뭣도 아닌 새카만 총구였다. 제 이마를 향하는. 영이 재빠르게 팔을 뻗었다. 그 조막만한 체구로 칼을 들고 위협해보았자 기별도 안 가겠다만은. 영이 빠르게 눈동자를 굴렸다. 저보다 커도 훨씬 큰 남자다. 영은 남자를 훑어보던 첫 눈에, 자신에게 승산 따위 없으리란 것을 직감했다. 무슨 짓거리를 해도 이길 수 없다. 짙은 담배 연기를 풍기며 제 머리통을 겨누는 남자는, 척 보기에도 제 또래일 성 싶었다. 덥수룩하게 기른 머리 때문에 얼굴을 제대로 보기 힘들었지만 붉은 눈동자만큼은 선명하게 그녀의 뇌리에 찍히고야 만 것이다. 덜 마른 물감이 새하얀 도화지 위에 흔적을 그려내듯, 남자의 붉은 눈빛이 영의 눈길 사이로 스며든다. 그리고 총구의 새카만 시선도 함께. 세상이 이 난리만 나지 않았더라도 이렇게 칼과 총을 들이밀며 만나진 않았을 인연일 테다. 영이 제 눈썹을 꿈틀였다. 그래봤자, 지금은,
“ 왜, 그 총 쏘게? ”
영이 픽 웃음을 내뱉었다. 쓰디 쓴 비웃음이다. 어차피 상대를 제압하는 것 따위는 포기한지 오래다. 상대를 협박하는 것도. 그렇다면 이제 머리라도 잘 굴려야지.
“ 쏴 봐. ”
영이 가슴팍 앞에 두었던 팔을 가게 밖으로 향하게 기울이며 손목을 까딱였다. 날카로운 칼날 끝이 바깥을 향해 휘적인다. 총알이 있다는 가정 하에, 저 총을 쏘면 죽을 게 분명했다. 머리에 바람 구멍이 난 채, 이제껏 힘들게 버텨온 시간들이 물거품이 될 것이다. 버튼 하나를 잘못 눌러 게임 캐릭터가 죽어버리듯 아주 쉽게. 그렇게 죽겠지.
“ 총 소리 나면, 넌 안전할 거 같아? 아주 떼로 몰려들텐데. ”
영이 남자의 붉은 눈동자를 노려보았다. 씨알도 안 먹힐 협박질이긴 했다만 지금은 별달리 선택할 방도도 없다. 다른 가게를 찾아나서기에 이미 시간은 너무 늦었다. 당장 이곳을 털고 나간다고 해도 촉박할 판에, 그녀에게 지리도 잘 모르는 동네를 헤매며 먹거리를 구할 배짱 따위는 없었다. 어떻게서든 이곳에서 승부를 봐야할 운명인 것이다. ―야, 난 혼자서는 안 뒤져. 영이 아까 전보다 커진 목소리로 외쳤다. 그녀는, 그 순간 제게 칼을 들이밀었던 남자가 떠올랐다. 날카로운 칼날을 들고서 제 몸을 찢을 기세로 달려들던 그 남자가. 잔뜩 겁먹어 도망치던 그 때는 살기에 휩싸인 눈이라고 생각했다. 피비린내가 날 것 같은 짙은 살기가 어려있노라 생각는데, 이제야 생각해보니 그것은 공포에 질린 눈이었던 것 같기도 했다. 이 남자에게 그녀의 눈빛은 어떻게 보였을까. 그 붉은 눈동자 속에서, 영의 눈은, 살기를 품고 있었을까 공포에 질려있었을까.
“ …야, 좋게좋게 가자. 너나 나나 씨발, 살기도 힘든데. ”
영이 힐금 바깥을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 귓가에 그르륵 대는 환청이 맴돈 탓이다. -
43 백영주◆q8ZRuUvaOI (7943192E+6) 2020. 7. 28. 오전 2:03:24헉 답레 올리자마자 주태 목떡이!! 재빠르게 듣고 와야겠어,,,! ㅋㅋㅋㅋ흑흑 우리네 현생 화이팅... ㅋㅋㅋㅋ맞아 이 둘이 티격태격 대는 거 너무 좋고 막... 더 싸워줬음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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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주태주◆dXQXJU4j2g (2160104E+6) 2020. 7. 28. 오전 2:14:11방금 나도 주태로 mbti 하구 왔는데 ENTP가 나왔네! 영이 반응 너무 좋다. 영주 글도 좋고. 진짜 재밌게 읽었어. 어제부터 생각한 거지만 영이주 완전 금손이야~!! 뭔가 어울릴 거 같아서 가져왔는데 곡분위기가 얘네 상황이랑 좀 차이나긴 한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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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백영주◆q8ZRuUvaOI (7943192E+6) 2020. 7. 28. 오전 2:32:45목떡 찾아본다고 막 유튜브 검색해보고 있었는데 https://youtu.be/olWvy0PiLfA 이 영상이 가장 영이 목소리랑 비슷할 거 같아! 헉 주태는 ENTP가 나왔구나! 딱 보고 바로 enfp 특징을 검색해보고 왔는데 entp 특징이 팔방미인이래!! ㅋㅋㅋㅋㅋㅋ 주태의 미모를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하고,,,! 헉 아냐,,, 금손이라니 주태주야말로 진짜 금손이지...!! 주태주 어쩜 그렇게 묘사를 멋있고 예쁘게 쓰는거야ㅠㅠ 표현이 진짜 고급져... 8ㅁ8 어휘력도 그렇구ㅠㅠㅠㅠㅠ 앗 주태 목떡 듣고 왔는데 주태 목소리 좋다!! ㅋㅋㅋㅋ노래 분위기가 정말 요 상황이랑은... 쪼금 다르긴 하지만... ㅎㅁㅎ 주태랑 잘 어울리는 거 같아서 계속 듣게 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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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주태주◆dXQXJU4j2g (2160104E+6) 2020. 7. 28. 오전 2:53:02영이 목떡 너무 잘 어울린다 ㅜㅜㅜ 노래도 좋아서 계속 반복재생 중이야,,ㅋㅋㅋㅋㅋㅋㅋMBTI 검사할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캐릭터 성격이랑 딱 맞아 떨어지진 않더라도 얼추 비슷한 부분이 나오긴 하는 거 같아. 팔방미인은 주태보단 영이에게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대화 지문만 봐도 매력이 철철 흘러 넘치잖아 ㅋㅋㅋ 맞아 오늘 답레쓰면서 생각한 건데 평범한 현대에서 만난 두 사람 이야기도 엄청 궁금하더라. 지금과 비교해보면 성격 부분에서 조금 차이가 나겠지? 아냐 난 영이주 레스 보면서 맨날 감동하는 걸,,,영이주에게 부끄럽지 않게 더 정진해야겠어! 그리구 답레는 내일 올라갈 거 같아! 오늘과 비슷한 시간즘 완성될 것 같으니 조금만 기다려줘! 좋아해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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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백영주◆q8ZRuUvaOI (7943192E+6) 2020. 7. 28. 오전 3:05:23ㅋㅋㅋㅋㅋ 나도 목떡 찾다가 딱 저거 듣고 이거다!!! 싶었어 ㅎㅁㅎ 맞아 그 캐릭터에 몰입한 채로 테스트 해서 그런가? ㅋㅋㅋㅋㅋ에이,,, 너무 과찬이야~~!! 주태도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매력적인걸...ㅠㅠㅠㅠ 헉 현대의 두 사람이라... 이것도 궁금하다! 나중에 AU 개념으로 돌려보면 재미있을 거 같아ㅋㅋㅋ 음음...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 당장 영이만 해도 현대에는 이보다 좀 더 유한 성격이었을테구... 세상이 영이를 요지경으로,,,, 앗 그렇다면 나도 더더 열심히 노력해서 글을 쓰도록 할게!! >.0 응응 답레는 편할 때 올려줘! 나는 이제 시간도 시간인지라... 이제 슬 자러 가야할 거 같아ㅠㅠㅠ 오늘도 즐거웠구 주태주 굿밤 보내길 바라! 오늘은 꿈에서도 주태랑 영이가 나올 거 같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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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주태주◆dXQXJU4j2g (2160104E+6) 2020. 7. 28. 오전 3:28:35우리 이야기가 좀 진행되면 오늘 말한 것들 포함해서 AU도 이것저것 해보자! 사실 영이주랑은 취향이 워낙 잘 맞아서 AU관련 썰만 풀어도 1년은 재밌게 놀 수 있을 거 같아ㅋㅋㅋㅋ! 아마 주태도 지금처럼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면은 대부분 사라지고 그냥 장난기 좀 많고 능글능글대는 남고딩? 같은 성격이었을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 좀 더 구상해봐야겠어. 현대 영이는 약간 내 뇌피셜론 겉으론 말투도 험하고 거칠지만 속은 깊어서 애들 잘 챙겨줄 거 같은 그런 느낌이야 ㅋㅋㅋㅋ 애들 AU나 썰같은거 계속 생각해봐야겠다 ㅜㅜ 좋아, 영이주 오늘도 좋은 밤 보내길 바라. 덕분에 오늘도 너무 재밌었어! 내일도 시간 맞으면 볼 수 있었음 좋겠다.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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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주태주◆dXQXJU4j2g (2160104E+6) 2020. 7. 28. 오후 2:48:52잠깐 짬이 나서 갱신하고 갈게. 영이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길 바라! 식사 꼭 챙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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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백영주◆q8ZRuUvaOI (7943192E+6) 2020. 7. 28. 오후 11:54:40으아아 갱신...! 주태주 오늘 좋은 하루 보냈어?! 또 12시가 다 되어서야 왔네... ㅠㅁㅠ 으으 계획대로 사는 건 너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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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주태주◆dXQXJU4j2g (160275E+59) 2020. 7. 29. 오전 12:08:05영이주 어서와! 나두 급한 일이 생겨서 방금 집에 들어왔어. 우리 타이밍 되게 잘 맞는 거 같아ㅋㅋㅋㅋ. 아 그리고 정말 미안한데 답레는 내일쯤 줘도 될까? 오후부터 하루종일 밖에 있느라 세문장 정도밖에 쓰질 못했어. 영이주랑 잡담하면서 천천히 써내려가긴 할텐데 내 텀이 워낙 길어서 미안해 ㅜㅜㅜ 오늘은 좀 어땠어? 무난한 하루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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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백영주◆q8ZRuUvaOI (946188E+61) 2020. 7. 29. 오전 1:00:05헉 12시에야 집에 왔다니 피곤하겠다ㅠㅠㅠㅠㅠ 앗 괜찮아 괜찮아!! 언제든 편할 때 주면 돼! >.0 나도 어장 찾아오는 빈도나 답레나 텀이 엄청 긴데 뭘!!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주태주! 오늘은 음... 쏘쏘....? 날이 조금 덥긴 했지만ㅋㅋㅋㅋㅠㅠㅠ 아침부터 아메리카노 파워를 받아서 그런가 완전 쌩쌩했어! 주태주는 오늘 하루 어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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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주태주◆dXQXJU4j2g (160275E+59) 2020. 7. 29. 오전 1:16:20그래두 영이주가 틈날때마다 찾아와줘서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몰라. 빨리 주고 싶은데 넘 미안해,, 열심히 쓰구있으니 천천히 기다려줘! 멘탈 깨지는 일 없어서 다행이다. 나는 오후부터 바빴다는 걸 제외하곤 무난무난했어. 맞아 요즘 너무 덥고 습해,, 영이주가 사는 지역엔 비 안와? 우린 지금 억수같이 쏟아진다.. 내일도 화이팅이야~! 많이 피곤하면 얼릉 쉬러가자! 맞아 영이주 내가 아까 영이랑 주태 썰 생각하다가 떠오른 건데, 둘이 나중에 폐놀이공원가서 노는 거 재밌을 거 같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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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백영주◆q8ZRuUvaOI (946188E+61) 2020. 7. 29. 오전 1:32:54더 많이 찾아오지 못해서 아쉽고 미안할 뿐야,,, 흑흑,,, 에이 미안해할 거 없어 주태주!! 첨부터 느긋하고 현생에 맞게 돌리기로 했으니까 >.0 앗 우리 지역은 아침에 좀 오는가 싶더니 오후부터는 안 오더라구! 헉 주태주 지역은 비 많이 오는구나...! 요즘 비 때문에 난리난 지역들도 많은데 호오옥시 모르니 주태주도 조심하구 ㅠㅁㅠ 아앗 우리 모두 화이팅! 내일도 화이팅! (๑•̀ㅂ•́)و✧ 헉 아니 폐놀이공원이라니....... 정말 주태주는 아이디어뱅크구나...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폐놀이공원 특유의 분위기랑 지금 우리 스레의 분위기가 정말 오묘하게 잘 맞아떨어질 거 같아... 전기가 끊겼다는 설정이긴 하지만 막 늦은 밤에 놀이기구들에 하나 둘 불이 들어와서 반짝반짝해진 폐놀이공원ㅠㅠㅠㅠ 그리고 회전목마 타는 둘ㅠㅠㅠ 이런 거~!! 망해버린 세상과 희망과 꿈의 아이콘인 놀이공원의 조합... 주태주는 정말 천재인 거 같아...... ㅠㅁㅠ 진짜 여태 스레에 나온 에유나 아이디어들 꼭꼭 돌려보자! 벌써 신나구 막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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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주태주◆dXQXJU4j2g (160275E+59) 2020. 7. 29. 오전 1:59:52아냐 영이주 지금 엄청 잘해주고 있는 걸 ㅜㅜㅜㅜ 이해해줘서 고마워. 영이주도 답레에 너무 부담갖지 말구 편하게 이어줘! 서로 피곤한 날엔 레스 안 잇고 소소하게 잡담만 해도 괜찮으니까. 영이주가 사는 지역은 비가 안오는구나!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하늘이 어두운 날엔 꼭 우산 가지고 나가자. 비 맞으면 감기걸려 ㅠㅠㅠ 내가 생각해도 아이디어 너무 잘 짠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 막 영이 회전목마에 태운 다음에 땅바닥에 떨어진 일회용 카메라 같은거 주워서 사진 찍는 시늉도 해보고 싶고,, 둘이 괜히 작동도 안 하는 관람차 안에 들어가서 밖에 보며 분위기 잡는 것두 이쁘겠다 ....ㅠㅠㅠ 영이주 생각도 너무 이쁘다,,, 이왕이면 말 하나에 함께 탔으면 좋겠어 약간 영이가 주태 앞에 앉은 구도로 ㅜㅜㅜ 진짜 우리 하고싶은거 다 해보자~! 글구 개인적인 사심으로는 나아아아중에 영이 머리 자란 것두 보고싶다. 단발취향이긴 하지만 뭔가 단발캐가 장발로 길었을때의 그 갭차이가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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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박 주태 - 백 영 (160275E+59) 2020. 7. 29. 오후 9:48:01일련의 적막이 공간을 지배한다. 지저분한 공기 속에 자리잡은 모든 것이 일순간 정지했다. 그 풍경은 마치 정체된 무대 같았다. 본인의 대사를 망각한채 침묵하는 배우들. 호젓하게 자리를 지키는 빛바랜 소품. 각각의 손에 들린 예리한 대본까지. 이 모든 음정이 한군데 어우러져 요상한 불협화음을 자아냈다. 주태는 입을 꾹 다문채 자신의 형상으로 채워지는 불투명한 검은 동공을 뚫어지게 파헤쳤다. 저 한쌍의 흑요석 안에 잠긴 감정을 엿 볼 심산이었다. 아쉽게도 공몽한 어둠 사에에서 상대의 형체를 뚜렷이 눈에 담는 건 불가능했다. 억지로 시야를 늘려 제 앞의 희끄무레한 얼굴에 끝끝내 시선을 고정시켰음에도. 눈동자 안에 박힌 감정은 커녕, 무엇하나 제대로 엿보지 못했다. 시선을 가리는 건 멀건 살가죽과 각각의 빛을 내는 이목구비 뿐. 침잠한 어둠이 점차 깊어짐에 따라 자욱한 안개가 낀 것 마냥 여자의 얼굴이 흐릿해진다. 무너진 초점을 제대로 맞추기 위해 눈을 깜빡였다. 시커먼 암전도 머지않아 익숙해질 터다. 그때 저 목광을, 윤곽을 찬찬히 뜯어 살펴도 족하다. 그냥 한때의 호기심이었다. 저 여자도 자신과 같이 무심한 안광을 가졌을지 궁금했다. 나머지는 그냥. 구미에 맞는 얼굴을 좀더 자세히, 천천히 들여다 보고 싶다는 소소한 욕심. 그게 다였다.
"머리 쓰지 마."
살고 싶나보다. 저를 노리는 시퍼런 날붙이를 피해 두어걸음 물러서며 그 따위 생각을 떠올렸다. 생존욕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작은 벌레새끼들조차 명맥을 유지하고 싶어 몸을 끊임없이 꿈틀댄다. 전신이 뭉개지는 찰나에도 인생을 거머쥐려 발버둥 친다. 끊어지기 직전의 동앗줄마저 움켜쥐기 위해 애쓴다. 삶에 대한 욕구는 생명이라면 무조건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능에 인접한 욕망이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생존을 갈구하진 않았다. 지금, 세상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존재한다. 존립을 기도하며 명을 이어나가는 인간. 참담한 현실에 짓눌려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인간. 이게 끝이 아니다. 재밌는 진리는 이 구획에서 더욱 세밀한 분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먼저 고단한 현실에도 인간성을 구별하는 이. 반대로 인간성을 분리하는 이. 자신은 후자에 가까웠다.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렇게 믿고있다. 이윽고 암전에 익숙해진 시야는 여자의 인영을 점차 선명히 담아내기 시작했다. 흐트거진 가시거리가 차곡히 정돈된다. 그로인해 짙은 수면 속에서 반짝이는 검은 시선이 뚜렷이 다가왔다. 저 여자는 아직 살인을 경험하지 않았다. 타인의 몫을 숱하게 약탈해온 이는 촉기부터 다르다. 비정상적으로 날이선 눈빛. 그들은 대체로 사납고 대담한 기류를 풍긴다. 반대로 저 여자는 달랐다. 자신이 보기에 저 한쌍의 원석 안에 담긴 감정은 공포심에 가까웠다. 방금전의 위협도 짐승들이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괜히 몸을 부풀리듯, 동일한 방어작용이 적용된 거라 생각한다.
수쓰는 거지? 그렇지? 머리 속에서 떠도는 단어들을 규합해 전방을 향해 느른히 뱉어냈다. 냉랭한 목소리가 공간을 두드린다. 뒤이어 총구를 조금 더 바싹 갖다대는 시늉을 하다 순순히 팔을 거두었다. 주태의 입새에서 바람빠지듯 허황한 실소가 흐른다. 짧은 웃음이 멎고 연이어 허공을 가로지른 손가락이 여자의 뺨 위에 폭 안착한다. 창백한 살결을 꾹 꾹 눌러보던 팔은 이윽고 아래로 힘없이 늘어졌다. 뺨을 찔러본 행위에 별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잠시 욕망에 패전했을 뿐이다.
"쫄지마. 안 잡아먹어."
살의를 가지지 않은 상대에게 적의를 드러낼 필요는 없다. 자신이 살인에 심취한 미치광이도 아니고, 원만한 해결책이 있음에도 구태여 상황을 파국으로 몰고가는 건 멍청한 짓이다. 주태는 경계를 풀며 한숨을 내쉬었다. 총구를 거둔 것으로 모자라 여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총을 품 안에 쑤셔넣었다. 고작 눈빛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기 이르지만, 언제든 저 여자를 손쉽게 제압할 자신있었기에 내릴 수 있는 판단이었다. 저 여자는 총기를 소유하지 않았다. 총기를 지니고 있었다면 저 손에 들린 건 칼이 아닌 방아쇠였을 것이다. 만약 저 메신저 백 안에 검은 총구가 잠자고 있을지라도 허튼 행동을 보일 시 이쪽에서 먼저 찔러버리면 그만이다. 저 백을 열고 총을 꺼내는덴 약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니, 언제든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겁먹고 소리치는 꼴이 꼭 하악질하는 고양이 같아. 귀엽다."
하나 문제가 있다면 전리품의 분배. 본인의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겠지. 원만한 해결책을 통해 돌아오는 대가는 뼈아팠다. 그냥 뒷통수를 치고 모든 물품을 취할까 싶었지만. 그리 행동한다면 마지막 남은 인간성 마저 소멸해버릴 것 같았다.
창밖을 향해 시선을 움직였다. 무언가 그르릉대는 불결한 소음이 들려온다. 환청인가 생각했지만, 곧이어 질질끌리는 이질적인 발걸음 소리가 동반된다.
"아 씨발. 좆됐네."
나이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
57 주태주◆dXQXJU4j2g (160275E+59) 2020. 7. 29. 오후 9:51:26답레와 함께 갱신할게. 이번에도 너무 늦었다,, 혹시 잇기 힘든 부분 있으면 편하게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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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백영주◆q8ZRuUvaOI (3933005E+5) 2020. 7. 30. 오후 5:17:50으아아악 어제 미처 어장에 들어오질 못했다... 미안해 주태주ㅠㅠㅠㅠㅠㅠ 어제 밤에 갑자기 약속이 잡혀서 쪼금 늦게 들어왔더니 그대로 뻗었어... 주태주는 좋은 하루 보내고 있을까?? 담주만 지나면 스케쥴도 훨 편해질테니 더 자주 오도록 노력할게 주태주... T.T 넘 미안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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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주태주◆dXQXJU4j2g (6904437E+5) 2020. 7. 30. 오후 6:44:11바쁜일 마무리하고 갱신할게! 아냐 아냐! 애초에 느긋하고 여유로운 텀으로 돌리자고 사전에 상의해두고 시작한 스레잖아. 일정때문에 바빠서 못들어 올 수도 있지. 너무 자책하지마 ㅜㅜㅜ 부담두 갖지 말구 서로 시간 맞을때 재밌게 놀면 되지. 영이주 오늘 되게 피곤했겠다 ㅜㅜㅜ 좋은 하루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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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백 영 - 박 주태 (369672E+56) 2020. 7. 31. 오전 1:15:07영이 작게 몸을 움찔였다. 머리를 쓰지 말라는 그 한 마디가 그렇게 거창하게도 다가온 것이다. 영은 대답 대신 마주한 눈을 흘기며 아랫 입술을 잘근였다. 찔러야할까? 반복되는 질문이 영의 머릿 속을 새까맣게 채운다. 영은 이제껏 살아오며 단 한 번도 살인을 결심해본 적이 없었다. 생각지도 않았다. 그럴 깜냥도 되지 않았거니와 살인이라는 단어와 자신의 인생은 거리가 무척이나 멀어보였다. TV 뉴스 속에서 연행되는 살인범들의 모습을 보며 대수롭지 않게 밥을 먹었다. 가끔은 ―저 미친놈. 하며 욕을 하기도 했다. 가볍게 쓰고 버릴 표현으로 죽여버린다! 라는 말을 썼고 “ 만약 어떤 사람이 너희 가족을 죽였어. 너가 그 살인범을 만나면 어떻게 할거야? ” 라는 가당치도 않은 질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 바로 죽여야지. ” 라며 웃곤 했다. 그런 그녀가 지금 서슬퍼런 칼날을 쥐고 한 남자를 죽일 듯 노려보고 있다. 두 손으로 손잡이를 부여잡은 채, 양 어깨를 잘게 떨고 있다. 죽여야할까? 문장따위가 이토록 무거운 것은 처음이었다. 그동안 가볍게 뱉어왔던 죽음은 모조리 가품이었다. 진실로 담아낸 죽음이란 이토록 무거운 것이었다.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벅차 몸이 바르르 떨리고, 숨이 모잘라 턱 끝까지 호흡이 부치는 존재. 영이 칼의 손잡이를 고쳐잡았다. 새까맣게 채워진 머릿 속이 연한 회빛으로 번져간다. ―아니. 나는 못 해. 모순되게도 두 손에 꼭 힘을 주며 속으로 그렇게 되뇌이는 것이었다.
영은 순간적으로 칼을 쥔 손을 뻗었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마주 잡은 두 손을 쭉 펴냈다. 하지만 영은 그것이 곧 총구를 들이미는 시늉에 불과했단 것을 알아챘고, 그대로 뻗어낸 팔을 끌어 접으며 제 뺨에 손가락을 갖다대는 남자의 얼굴을 응시했다. 뭐지, 이새끼는? 영의 얼굴에 황당함이 비친다. 하마터면 찌를 뻔했다. 사람을 찌를 뻔했다. 영은 마음이 복잡하게 얽혀 목구멍에 가시가 돋은 바람에 좀처럼 입을 열 수 없었다. 영의 뺨에 온기가 닿았다. 살결의 느낌이 닿았다. 영은 그제야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 … ”
영이 다시 한 번 아랫 입술을 잘근 깨물며 팔을 거두었다. 힘 없이 축 처진 오른팔은 곧장이라도 칼을 놓칠 듯 위태롭다. 영은 그대로 남자가 총을 품 안으로 감추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영은 가방 안으로 칼을 넣지 않았다. 그저 최대한 강하게 칼의 손잡이를 쥐고서 물그럼 남자를 바라볼 뿐이었다.
“ …이건 무슨 개… ”
영이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황당함에 이어, 이제는 당혹스러워하는 얼굴이다. 뭐? 고양이? 하악질? 영의 머릿 속으로 잔뜩 등을 굽힌 채 상대를 위협하는 고양이가 떠올랐다. 내가, 고양이같다고.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이지. 영이 그제야 한숨을 토해내며 잔뜩 경직된 어깨를 툭 떨어트렸다. 긴장이 풀린 것이다. 어처구니 없게도 하악질 하는 고양이같다는 그 말 한 마디가 순식간에 팽팽한 긴장감을 풀어버렸다. 그래, 상대에게는 고작 그정도로 느껴졌을 수 있겠지. 키도 무슨 반토막만 해서는 별로 위협적이지도 않았을 테니. 영이 속으로 그리 생각하며, 손에 쥐고 있던 식칼을 집어넣으려던 그 순간이었다.
“ 씨발… 야, 숙여! ”
환청이 아니었다. 두 발이 딱딱하게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르륵대는 소음과, 살덩이들이 아스팔트에 쓸리는 불길한 소리. 영이 고개를 틀어 남자에게 작게 소리쳤다. 세상은 단 한 번도 내 마음대로 움직여준 적이 없었다. 마치 제 속을 뻔히 들여다보고도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반대로 행동하는 것만 같았다. 영이 재빠르게 몸을 숙여 진열대쪽으로 등을 붙여앉았다. 소리만 들으면 한 놈. 어쩌면 두 마리일지도 모르겠다만. 영이 가게 유리문의 아래틈을 노려보며 숨을 골랐다. 운이 좋으면 지나갈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일말의 희망이라도 남아있다면 그럴 수 있다. 허나 영은 그것이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분명 소란을 듣고 찾아온 놈일 것이다. 놈은 우리가 이 안에 있다는 것을 안다.
“ 너 좀비 죽여본 적 있냐? ”
영이 가방을 뒤적이며 남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다시 생각해보니 멍청한 질문이었다. 좀비 한 마리도 처리해본 적 없이 일 년을 생존해왔을 리가 없다. 영의 손 끝에 차가운 쇠의 감촉이 닿았다. 몽키스패너. 영은 곧장 그것을 잡아채듯 쥐어 가방을 던져내고는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유리문 너머를 둘러보았다. 악취가 풍겨온다. 새카만 칠흑에 감싸인 바깥은 그 무엇도 보이질 않는다. 그르륵대는 소리가 오른쪽에서 나는 것 같기도, 왼쪽에서 나는 것같기도 했다. 발바닥이 맨바닥에 끌리며 핏자국을 남기는 소리가 선명하다. 소리의 근원이 가게에 가까워질수록, 욕설을 반복해 중얼이는 영의 목소리가 빨라지기 시작한다.
“ 어쩔거야. 빨리 말해. 도망갈거야, 처리할거야. ”
그냥 뒤질 건 아니잖아. 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
61 백영주◆q8ZRuUvaOI (369672E+56) 2020. 7. 31. 오전 1:18:58흐으아악 답레 세이프!! 늦어서 미안해 주태주... T.T 이해해줘서 정말 고맙구... 오늘... 오늘은 택배도 도착하고 신나게 보낸 거 같아! 주태주는 오늘 하루 어땠어?! 헉 그리고 영이 장발...! 좋아좋아 주태주를 위해서라면 삭발도 가능하니까!! >.0 으으 놀이공원 썰... 정말 너무 강력해 카메라라니... 주태주 역시 뭘 좀 아는 사람... 휴 난 나중에 현대 버전으로 좀비 사태가 터지기 전에 영과 주태가 만났다면? 요것도 돌려보고 싶어!! ㅋㅋㅋㅋ주태가 세상이 이지랄만 안 났어도 번호 딴다 그랬으니... 이 둘의 첫 만남은 번따인걸까~~~! 흑흑 둘이 교복 갖춰입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영화도 보고 놀이공원도 가는 그런 모습... 슬프지만 정말 예쁠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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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주태주◆dXQXJU4j2g (076226E+54) 2020. 7. 31. 오전 2:02:15영주 쫀밤이야! 택배 오는 날은 너무 신나지 ㅋㅋㅋ 뭔가 아침에 오늘 중으로 택배 발송된다는 문자 같은 걸 받고나면 그날은 하루종일 들뜨는 것 같아. 재미난 하루 보낸 것 같아서 다행이다! 나두 오후에 조금 바빴던 걸 제외하면 무난무난하게 보냈어. ㅋㅋㅋㅋㅋ삭발한 영이도 이쁘겠지만,, 우리 애들의 머리카락은 지켜주자 ㅋㅋㅋㅋㅋ 으 너무 좋다. 아마 둘의 거주지가 조금 떨어져있긴해도 일단 한동네 사람이니 오고가며 몇번 마주친적 있지 않을까? 물론 본인들은 기억 못하겠지만. 뭔가 횡단보도나 정류장 같은 곳에서 자주 마무쳐서 주태가 번따했다는 설정두 좋다! 만약 주태가 번호 물어봤다면 영이는 경계했으려나? 쉽게 건네주진 않았을 거 같아 ㅋㅋㅋㅋㅋ 맞아,,, 막 팝콘 먹으면서 사소한 장난도 치고,, ,, 영이는 학원 다녔으려나? 학원 끝나고 같이 포장마차나 분식집에서 떡볶이 먹는 장면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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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백영주◆q8ZRuUvaOI (369672E+56) 2020. 7. 31. 오전 2:28:09주태주도 쫀밤! 맞아ㅠㅠㅠ 심지어 택배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만 봐도 즐겁다니까ㅋㅋㅋㅋ 오후에 조금 바빴구나...! 그래도 무난무난하게 오늘 하루가 잘 지나갔다니 다행이다! 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어쩌면 건너건너 친구끼리 아는 사이일 수도 있고! 헉 풋풋해ㅠㅠㅠㅠ 막 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리고 있는데 주태가 번호 따는 순간 기다리던 버스는 가버리고... 하이틴 드라마같은 그 순간~~!! 음 아무래도 영이는 왜?? 날??? 이런 느낌이 강할 거 같아ㅋㅋㅋㅋㅋ 막 첫 만남에서도 저요? 왜요...? 이럴 거 같고 막...ㅋㅋㅋㅋㅋ 몇 번 의심하다가 겨우겨우 주지 않았을까~~! ㅠㅠㅠㅠ으으 넘 좋다... 청춘물같아ㅠㅠㅠ 영이는 다녔을거야! 영수 정도만? 그래도 공부를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애... ㅎㅁㅎ 헉 학원 끝나고 떡볶이ㅠㅠㅠ 그리고 막 집 아래 놀이터 그네에 앉아서 서로 조잘조잘 얘기하는 모습도 보고 싶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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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주태주◆dXQXJU4j2g (076226E+54) 2020. 7. 31. 오전 2:43:5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 택배에 택짜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기 시작하고,, 진짜 살면서 택배 싫어하는 사람은 한명도 못본거 같아...벌써 금요일이네! 와 영이주 천재야?? 그런 설정 넣어도 재밌을 거 같아. 막 친구의 친구라거나.. 둘이 다니는 학교는 달랐겠지? 아니면 같은 학교에 다른 반이라는 설정두 잼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영이 반응 너무 너무 귀엽다.. 당황한다니 약간 영이라면 되게 까칠하게 거절할 줄 알았거든. 의외의 반응에 심장이 폭싹 터져버렸어 ㅜㅜㅜㅜ주태는 그쪽 얼굴이 자기 취향이라서 물어봤다고 진짜 당당하게 말할 거 같아. 하 이렇게 AU썰 풀다보니까 넘 풋풋하다.. 현실은 비참 그자체지만... 참 그리구 답레는 내일 중으로 이어올게! 조금만 기다려줘! 글구 방금 둘이 학원 뒷자리서 장난치는 모습 떠올려버렸어...막 샤프나 펜 뒤쪽으로 장난스레 쿡쿡 찌르고.. ㅠㅠㅠㅠ구도 진짜 이쁘다 막 재미삼아 그네 밀어주는 것도 되게 풋풋할 거 같지 않아? 와 써놓고 보니까 완전 청춘물이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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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주태주◆dXQXJU4j2g (076226E+54) 2020. 7. 31. 오후 8:04:59요즘 오후에 일이 많네,, 급한 거 얼른 마무리하고 답레 이어와야겠다. 영이주는 좋은 하루 보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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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주태주◆dXQXJU4j2g (7603375E+5) 2020. 8. 1. 오전 1:53:35저녁에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 나갔다 오니 벌써 새벽이 다 되었네,, 영이주 미안하지만 답레는 내일 꼭 올려둘게 매번 늦어져서 정말 정말 미안해 ㅜㅜㅜㅜ 오늘도 좋은 밤 보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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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주태주◆dXQXJU4j2g (621yCduiXQ) 2020. 8. 1. 오후 7:57:54주태는 좀비와 맞딱드린 이 순간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되려 익숙하게 다가왔다. 일 년을 생존하며 좀비와의 조우를 피해가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기에,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좀비와 상면했고 그들을 죽였다. 떼로 몰려와 대치가 힘든 상황에서는 나름의 기지를 부려 어떻게든 현실을 타파했다. 그럼에도 최초로 그들과 마주했던 당시에 느꼈던, 매서운 긴장감이 아직까지 온 몸에 잔류하고 있었다. 혈관을 난도질하듯 흥분감이 피어오르고 머리 속을 붉게 물들이던 생소한 이질감. 난생 처음 마주하는 본질적인 공포에 억눌려, 급동하던 심장이 옹송그리던 그 순간을 똑똑히 기억한다. 뒤이어 뭉퉁한 칼날이 연한 조직을 파고들 때 전해지던 이질감까지. 그 날의 경험을 잊을래야 잊을 수 없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무수히 반복함에 따라 노련해졌을 뿐. 아직도 그들과 마주하는 순간이 들이닥치면 손끝에서 그 때의 감각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좀비의 무른 살결을 가르는 건 복숭아를 자르는 행위와 비슷하다. 썩어 문드러진 겉표면은 손쉽게 찢어지지만 어떤 지점에 도달하면 더 이상 날이 들어가지 않는다. 두꺼운 뼈대를 만난 것이다. 그렇다고 초조할 필요는 없다. 손에 힘을 주어 단단하게 응고된 부분을 끊어내면 수월하게 좀비의 신체를 절단낼 수 있었으니, 단순한 요령의 차이다.
여자를 따라 몸을 수그렸다. 불결한 소리가 점차 가까워진다. 대책을 세워야한다. 시멘트 너머에서 전달되는 뭉퉁한 파동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보폭소리로 보아 일단 한 마리. 한 마리 정도는 수월하게 제압할 수 있었다. 문제는 소란을 듣고 몰려온 타 개체들. 그들이 알아채기 전에 저 놈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이 곳을 떠야한다. 긴장감은 이미 제 곁을 떠났다. 공포도 속 깊이 묻어뒀다. 그냥. 그냥 어서 저 놈을 죽이고 이 곳을 빠져나가 푹신한 침대에 몸을 뉘고 싶었다. 소원이 있다면 그것 뿐이다. 정말 사소하기 그지없다. 아니, 애초에 외출을 결심한 이유부터 사소했다. 고작 담배를 피우고 부족한 식량을 구하기 위한 사소한 발걸음. 다만, 그 끝에 마주친 잔학한 수채는 전혀 사소하지 않았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극에 치달았다. 내가 거창한 걸 바랬나? 그 대가가 이건가? 인간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하는 현실이 혐오스러웠다. 희미한 한숨소리가 간극을 채워나간다. 주태는 날카로운 자극이 손끝에서 피어나는 것을 느끼며 작게 심호흡했다.
"머리를 노려. 그게 가장 효율적이야."
주태는 대담하게 머리를 번쩍 치켜들고 유리벽 너머를 훑었다. 암흑에 잠긴 거리는 무뚝뚝하고 불친절해 눈을 깜빡여 보았자 침침한 칠흑만이 가득 담길 뿐이었다. 시발, 하나도 안 보이네. 작게 읊조렸다. 오직 청각에 신경을 쏟아 놈의 접근을 인지해야 한다. 암전을 응시하던 시선이 여자에게로 옮겨간다. 여자의 손에 들린 몽키스패너와 제가 쥔 나이프 이 두가지 도구를 실용적으로 사용한다면 별 문제없이 저 놈을 처리할 수 있을 터. 불쾌한 소리가 완전히 인접하자 주태는 벌떡 일어서 여자에게 가늘게 손짓했다.
"문을 열자마자 달려들 거야. 내가 놈을 찌른 틈을 타서 그걸로 대가리를 갈겨버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더러운 살뭉텅이가 다가온다. 주태는 침을 꿀꺽 삼켰다. 경첩이 이끌리는 낡은 마찰음과 함께 유리문이 기분나쁘게 미동한다. 손바닥을 여자의 앞에 내밀어 카운트 다운을 세며 하나씩 접어보였다. 신호가 끝남과 동시에 유리문이 사이의 틈이 갈라지고 놈이 발을 들인다. 주태는 망설임 없이 뛰어가 놈의 목에 나이프를 꽂았다. 지저분한 칼날이 살결을 찢고 안을 헤집는다. 격통으로 인한 충격에 놈이 휘청인다. 그 틈을타 목을 짓찢던 나이프를 뽑아 복부에 박아 넣었다.
"야, 빨리 내려쳐."
성급한 음성이 찰나를 채운다. 주태는 양손에 힘을 주고 나이프를 깊게 밀어넣었다. 칼끝에서 불순함이 전해진다. -
68 주태주◆dXQXJU4j2g (621yCduiXQ) 2020. 8. 1. 오후 7:58:57답레와 함께 갱신할게! 바뀐 디자인 뭔가 적응이 안된다 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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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백영주◆WFyKIdKAio (d46bbWy5rM) 2020. 8. 2. 오전 12:17:24헉 오늘 오전에 써둔 레스 날아갔네! 나두 갱신할게! ㅋㅋㅋㅋㅋ그러게 디자인 적응 안 된다ㅠㅠ 인코도 날아가서 이게 맞는지... 가물가물해...ㅠㅁㅠ 헉 빨리 답레 읽고 써야겠다! 주태주 오늘 좋은 하루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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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백영주◆q8ZRuUvaOI (d46bbWy5rM) 2020. 8. 2. 오전 12:18:38헉 인코 이거... 아니네....?! 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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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주태주◆dXQXJU4j2g (pN4uU24ZE2) 2020. 8. 2. 오후 3:10:02좋은 주말! 갱신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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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주태주◆dXQXJU4j2g (pN4uU24ZE2) 2020. 8. 2. 오후 11:37:51주말인데 하루종일 잠만 잔 느낌이야 ..ㅠㅠㅠㅠ 영이주는 좋은 주말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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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주태주◆dXQXJU4j2g (lTqS/MdkMA) 2020. 8. 3. 오후 3:37:26갱신하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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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주태주◆dXQXJU4j2g (XnTmoL1h9M) 2020. 8. 4. 오후 9:32:46너무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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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주태주◆dXQXJU4j2g (KYZsOit1TE) 2020. 8. 5. 오후 8:16:47올려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