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2059074> [HL/1:1/하이틴] Was it a cat i saW? (870)
그 해 여름에는 고양이 하나를 주웠더랬다 ◆VjiyPjkTkc
2020. 6. 13. 오후 11:37:44 - 2020. 11. 14. 오전 2: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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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그 해 여름에는 고양이 하나를 주웠더랬다 ◆VjiyPjkTkc (0278206E+5) 2020. 6. 13. 오후 11:37:44“여기서 나가는 길을 알려주지 않을래?”
“그건 네가 여기서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어.”
“어디든지.”
“그럼 어디로든 가도 되겠네.”
“─그러니까 여기가 아닌 멀리 있는 곳으로 갔으면 좋겠어.”
“그거야 갈 수 있을 만큼 멀리 걸으면 되는걸.”
☞ 이 어장은 두 레스더의 상호교류 및 합의하에 세워진 1:1 스레입니다.
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
1 서이현 시트 ◆VjiyPjkTkc (0278206E+5) 2020. 6. 13. 오후 11:45:36이름 :: 서이현
나이 :: 18세
성별 :: 남
외모 ::
< 연못가 그늘에 비스듬히 피어있는 수선화 한 송이 >
- comment by 코디네이터
"어깨까지 길어진 저 잿빛 머리카락은 짧게 손봐서 투블럭을 해도 예쁠 텐데. 새치름한 눈매에 얼굴도 곱상하니 예뻐서, 댄스를 가르쳐서 보이그룹 센터에 세워놔도 사람 속깨나 태울 것 같은데 말야. 예쁜 애잖아. 그러니까 연못가 그늘에 비스듬히 피어있는 수선화 한 송이 같은. ...아니 방금 그건 너무 오바했나?"
< 얼굴만 보고도 뽑을 가치가 있었어 >
- comment by 기획사 프로듀서
"얼굴이 수준 이상이라면, 악보 보는 법 하나 몰라도 아이돌로 데뷔할 수 있지. 타고난 비주얼이 갖춰져 있다면 춤이나 노래같은 건 노력으로 극복가능한 부분이니까. 그것만으로도 '팔 수 있는' 상품이 되는 거야. 그런 면에서 이현이는 얼굴만 보고도 연습생으로 채용할 가치가 있었어."
< 신장 176센티미터, 체중 63.1킬로그램 >
- data by 학생건강기록부
"경미한 저체중. 신경쓸 정도는 아님. 좌안 시력 0.65, 우안 시력 0.67. 교정을 권장함. 이외의 별다른 특이사항 없음."
< 그래, 걔는 항상 애매모호했어 >
- comment by 학급 친구
"그래, 걔는 항상 애매모호했어. 표정이라던가, 눈빛이라던가, 눈의 초점이라던가. 흐리멍텅하다고 해야 되나."
성격 ::
< 고양이 같은데 고양이같지 않은 >
- comment by 기획사 프로듀서
"집고양이처럼 깔끔하면서, 들고양이처럼 자유분방한. 하지만 들고양이처럼 거침없지도 못하고, 집고양이처럼 단아하지도 못한. 조금 애매한. 분명 고양이 같은데 고양이같지 않은, 조금 이상한 고양이. 그야 그렇겠지. 걔는 이상한 나라의 고양이니까. 빙빙 돌며 히죽히죽 웃는. 내가 걔에게서 가능성을 본 것은 그 부분이었어."
< 누구도 걔가 언제 어디로 튈지 몰라 >
- comment by 기획사 동료
"변덕쟁이. 그래, 걔한테 붙이는 말로는 딱이네. 걔의 행동의 잣대는 자기 흥미 위주라고 봐도 돼. 문제는 걔 흥미가 시시때때로 변덕을 부리는 게 죽 끓듯 한다는 거지. 누구도 걔가 언제 어디로 튈지 몰라. 항상 예측불허에 제멋대로야. 멋대로 고개를 들이밀다가, 따분해지면 슬며시 사라져버리거든. 고양이처럼."
< 그러니까, 그래, 걔는 항상 애매모호했어 >
- comment by 학급 친구
"정을 붙이는 것 같다가도 겉돌고, 길을 찾아가는 것 같다가도 헤매어 버리고, 입을 앙다물고 눈을 빛나는 것 같다가도 느슨하게 풀어진 표정이 되어버려. 그러니까, 그래, 걔는 항상 애매모호했어. 한 꺼풀 너머 다른 세상에 있는 것같이. 아직도 난 걜 잘 몰라. 걔를 '안다' 는 애는 많겠지만, 걔랑 '친하다' 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야."
기타 ::
< 걔에게는 보이는 것 이상의 것이 있었어 >
- comment by 기획사 프로듀서
"그런데 말야, 얼굴 보고 뽑은 연습생의 색깔이라던가 '끕' 을 결정하는 건 결국 뭘까? 그건 그 연습생이 얼굴 이외에 갖고 있는 소질이지. 걔에게는 보이는 것 이상의 것이 있었어. 걔에게는 아름다운 목소리가 있었고, 자신만의 선율이 있었어. 발라드나 팝송, 어쿠스틱 같은 기본적인 것들부터 시작해서 레게, 힙합, 하우스, 덥스텝까지... 장르를 따라하는 정도가 아니라, 잠깐 몇 곡을 듣는 것만으로 그 장르를 완전히 이해하고 자신의 선율에 그것들을 입혀내는 재능이 있어. 그러니까, 반짝이길래 대뜸 집었더니 그게 주먹만한 다이아몬드 덩어리였다는 거야."
< 주목받는 화제의 신인, 론 >
- article by 포털사이트 "C" 음악 섹션
"두 번의 싱글로 음원 사이트 순위표를 석권해버린 주목받는 화제의 신인, 론. 첫 번째 정규앨범 <열대야, 달, 그늘, 발자국 하나> 는 발매한 그 주의 음원 차트를 올킬했다. 다양한 장르의 곡들로 여름의 정취를 듬뿍 담아낸 이 앨범은 이름대로 여름 밤에 잠을 이루기 어려울 때 감상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 무엇이건, 소리를 내는 것은 전부 다 걔의 일부 같았어 >
- comment by 기획사 연습생
"처음 기획사에 왔을 때는 기타랑 피아노를 다룰 줄 알았댔나? 그렇지만 남들은 몇 개월에 걸쳐 배우기도 하는 키보드라던가 이펙터라던가 하는 것들을 버튼 몇 개 눌러보더니 순식간에 자기 손발인 것처럼 부리더라고. 무엇이건, 소리를 내는 것은 전부 다 걔의 일부 같았어. 어디서 배운 걸까?" -
2 백도아 시트 ◆d4gP2gXPj. (753906E+55) 2020. 6. 13. 오후 11:50:42https://picrew.me/image_maker/187252
이름 :: 백도아 苩桃皒
나이 :: 18
성별 :: 여
외모 ::
– 도아요? 어... 토끼 같아요. 흰 토끼. 흰 아기 토끼.
– 오, 인정. 하얗고, 조그맣고, 순해 보이고, 눈도 핑크색이잖아.
– 그럼 머리 묶은 건 꼬리네.
– 조그맣고 하얀 애가 학교를 이리저리 뛰다니니 토끼 같죠.
156cm에 44kg으로 작은 키와 그에 걸맞은 조그만 몸을 갖고 있어. 손도 발도 작고, 조그만 등은 머리카락이 반 정도를 덮어버렸어. 여름 햇빛이 바다 물결에 내려앉아 반짝이는 것처럼 하얗게 부셔오는 머리카락이 구불거리며 아래로 흐르고 있지. 앞머리는 똑같은 색을 하고 있는 눈썹을 가리고, 기다랗게 뻗은 속눈썹 아래까지도 닿을 것만 같아. 곧잘 붉히곤 하는 귀는, 바로 마주 서면 소복이 쌓인 눈에 덮인 듯 모습을 감추고 있어. 옆머리를 끌어 묶은 흐름이 귀 뒤로 향하고 있고, 머리 뒤까지 따라 흘러가면 하얀 머리카락이 꼬리처럼 동그랗게 묶여서 흔들거려. 피부는 새하얀 머리카락 아래서도 어두워 보이지 않고 맑고 깨끗해. 보기에도 보드랍고 말랑해 보이는 뺨은, 햇빛의 열기가 뜨거워서, 찬 바람이 시려서, 아니면 두근거리고 말아서 쉽게도 붉게 물들고는 해. 그렇게 물든 색은 눈의 분홍빛과 닮아있어. 머리카락과 촘촘하게 뻗은 속눈썹으로 겹겹이 감춰져 있는 눈. 그 감춰진 눈을 바라본다 면면 복숭앗빛–혹은 엷은 꽃잎 색–의 당신이 맺혀 있을 거야. 노란빛이었다면 보름달 같아 보이진 않았을까 싶은 동그란 눈은 눈매마저도 둥그렇게 휘어있어. 한 성격 할 것으로 보이기에는 무리가 있는 인상이야.
– 볼에 있는 점 누르고 싶지 않아?
– 누르면 깜짝 놀라서 쳐다볼 듯.
– 도아라면 그냥 웃어줄 것 같은데.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 자리 잡은 코를 시계의 중심으로 잡는다면, 3시 방향에 점이 콕 찍혀있어. 그 아래로 내려오면, 당신이 불러준다면 언제든지 웃을 준비가 되어있는 입술이 기다려. 표정이 많은 편이지만, 보통은 웃고 있는 편이야.
성격 ::
– 하루에도 몇 번이나, 그냥 볼 때마다 인사를 한다니까요. 도아한테 인사 안 받아본 선생님이 없을 거야. 경비분한테도 인사하잖아요.
– 싹싹하게 잘 구는 게 얼마나 예뻐.
– 제가 뽑은 최고의 인재입니다. 다들 동아리 홍보나, 뭐 안내 영상 같은 거 찍기 싫다고 빼는데 도아는 잘해요. 방송부 놈들 들리냐~?
모난 구석이 없고 둥글고 밝아. 사랑받고 자란 티가 뚝뚝 묻어나는, 사람들과 곧잘 어울려 쉽게 호감을 사는 편의 성격이야. 사소한 것 하나에도 기분이 들뜰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해서, 그만큼 싫다는 표현이 없고 미운 말을 잘하지 못해. 평소에 어딨는지 찾아보면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있을 때가 많고, 혼자 있더라도 금방 누군가 찾아오거나 옆으로 다가가고 있지. 사람과 사람 사이 녹아드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니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에도 무리가 없고, 가까워지는 것에도 아무렇지 않아.
– 아, 백도아. 갑자기 뒤에서 놀래킨다고.
– 빨리 먹기 내기했었는데, 나 농구 하고 와서 배고파 죽는 줄 알았거든. 내가 지겠냐고. 덕분에 아이스크림 얻어먹음.
마냥 사람들에게 맞춰주면서 지내는 것처럼도 보이지만, 장난기도 있고 승리욕도 있는 편이야. 당하고 만 못 살아서, 장난에 당하면 똑같이 맞받아치며 당차게 굴기도 하고, 당해낼 자신이 없는 일–큰일은 아니고 장난 수준을 무심코 저지르기도 해. 그래서 제 말에 당해내지 못하고 장난에 역으로 당하고 마는 모습도 꽤 볼 수 있어.
– 아니, 학교 축구 리그 있잖아. 작년에 걔 옆 반이었는데, 우리 반이랑 걔네 반이랑 결승이었거든? 우리 반이 이기고 교실 올라갔더니 옆 반에서 웬 애가 울고 있는 거야. 뭔 일인가 했더니 지네 반 열심히 한 거 다 아는데 못 이긴 게 속상해서 울었다드라. 순간 진짜 죄책감 들었다.
공감을 잘하고, 자신보다 상대를 신경 쓰는 이타적인 부분도 있어. 어지간한 부탁은 거절하는 일이 별로 없고,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더라도 해결할 수도 있도록 도와주거나, 방법을 같이 생각해주고는 해. 돕는다는 것에 있어서 자신에게 득이 되는지 따지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어서 돕는다고 생각해.
기타 ::
1. 8월 31일생, 처녀자리, Rh+O형. 이름의 한자는 苩 성씨 백(꽃 파), 桃 복숭아 도, 皒 흰빛 아. 복숭앗빛 눈과 하얀 머리카락을 보고 부모가 직관적으로 지은 이름이야.
2. 특출나게 잘하는 것은 없지만 딱히 못 하는 것도 없어. 무엇을 하든 평균 즈음이고, 노력해서 A는 받아도 A+는 못 받는 정도야.
3. 동아리는 방송부로 2학년 아나운서이자 촬영을 겸하고 있어. 교내 공지 방송에서 들리는 여학생 목소리의 주인공이며, 점심시간 음악 방송에서 곡 소개도 해. 촬영으로는 각종 교내 행사 모습과 같은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갈 법한 사진과 영상을 담당하고 있지.
4. 잠이 많은 편이지만 소리에 민감해 학교에서는 잘 자지 못하고, 보통 그럴 틈이 없어. 쉬는 시간이나 점심 방송 당번이 아닌 날 점심시간에 보이지 않는다면, 방송부실에 숨어서 짧은 잠을 자고 있을 확률이 높아. 잠을 몰아내려고 입에 군것질거리를 물고 있는 경우가 많고.
5. 달리기가 빠른 편이야. 체력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라서 오래달리기는 무리지만 체육대회 여자 계주는 정해져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지.
6. 가방에 이것저것 많이 넣고 다녀. 교과서나 문제집, 프린트물, 공책, 필통–필통에도 여러 색의 형광펜, 색연필, 볼펜, 네임펜이 들어있고, 샤프와 연필, 컴퓨터 사인펜, 지우개와 수정테이프는 기본–, 헤어 액세서리함, 텀블러, 군것질거리, 손수건, 반창고, 휴지, 물티슈, 가위, 풀, 커터칼, 스카치테이프, 포스트잇, 인덱스 스티커 등등. -
3 이현주 (0278206E+5) 2020. 6. 13. 오후 11:52:48픽크루 링크를 다는 것을 잊었네. >>1 이현의 시트에 쓰인 픽크루의 링크는 https://picrew.me/image_maker/352743/complete?cd=fWZdKKVK1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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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현주 (0278206E+5) 2020. 6. 13. 오후 11:52:58어서 와, 도아주. 많이 기다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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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도아주 (753906E+55) 2020. 6. 13. 오후 11:54:36다시 한 번 세워줘서 고마워! 그리고 이전에 이었던 것들 옮겨왔으면 하면 옮길게. 메모장에 다 남아있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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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도아주 (753906E+55) 2020. 6. 13. 오후 11:55:33아냐, 기다리기는 이현주가 더 기다려줬다고 생각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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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현주 (0278206E+5) 2020. 6. 13. 오후 11:55:50일일이 다 옮기는 것보다는 차라리 에버링크를 만들어서 그걸 링크로 거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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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도아주 (753906E+55) 2020. 6. 13. 오후 11:59:07에버노트 말하는 거지, 응. 좋아. 일일히 옮기는 것보다 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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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현주 (8395489E+5) 2020. 6. 14. 오전 12:12:05옮기고 난 뒤에 말해줘. 첫일상 주제라던가도 이야기해 보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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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도아주 (8587688E+5) 2020. 6. 14. 오전 12:15:34이전 일상.
https://www.evernote.com/l/AZAk3w3XsnFHkI4QTVGV3QodOJiOKBs65fM -
11 이현주 (8395489E+5) 2020. 6. 14. 오전 12:18:36새삼스런 이야기지만 도아주 글을 정말 잘 쓰네... (녹아내림) 나 잠깐 틀에 좀 들어가서 냉동실에 있다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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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도아주 (8587688E+5) 2020. 6. 14. 오전 12:20:05링크 가져왔어 u.u 드디어 첫 일상 주제구나. >>10에서는 무사히 둘이 같이 하교했을까? 하교길로 이어도 괜찮고, 등교길에 찾으러 갔어도 괜찮겠다. 도아가 이현이가 계약 연애를 논할 상대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는 것도 있을 거고... 좀 더 몰라도 괜찮지만! ^*^ 이현주는 하고 싶은 것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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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도아주 (8587688E+5) 2020. 6. 14. 오전 12:22:24글 잘 쓴다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아. 고마워, 하지만 이현주도 글에서 이현이가 묻어나는걸. 이현주도 잘 쓰면서. 나도 얼음틀에 들어가 있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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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이현주 (8395489E+5) 2020. 6. 14. 오전 12:25:17'알고 보니 서로 가까운 곳에 살고 있으면 어떡해야 하지'
<SYSTEM : 도아는 이현의 집이 도아네 집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아주가 원한다면 뒤로 이어지는 하교길을 돌려도 되고, 아니면 다음날의 등교길을? 개인적으로 이현이가 뮤지션이라는 걸 알게 되는 건 두번째 일상~혹은 그 이후면 재밌겠다는 게 내 생각이긴 하지만, 도아주가 첫 일상을 그걸로 돌리고 싶다면 그걸로 돌려도 좋아. -
15 도아주 (57478E+59) 2020. 6. 14. 오전 12:30:56세상에. 15분 거리면 동네 쉽게 못 돌아다닐 거야... 집 앞에 잠깐 나갈 일 있을 때도 이현이 마주칠까봐 우왕좌왕거리겠지.
음, 하교길이니 등교길 중에서라면 하교길은 저렇게 마무리 된 것 같으니까 등교길로 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 이현이가 뮤지션인 걸 알게 되는 건 일상 거리를 생각하다 툭툭 튀어나온 거니까 괜찮아. 계약연애한답시고 이것저것 연애하는 것처럼 굴었다가, 이현두 말대로 나중에 알게되는게 더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
16 이현주 (8395489E+5) 2020. 6. 14. 오전 12:37:49(머릿속으로 이런저런 상황 정리) 그럼 그렇게 하자! 선레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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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도아주 (57478E+59) 2020. 6. 14. 오전 9:08:58미안해, 이현주... 말도 못 하고 어제 그대로 까무룩 잠들었네. 오타도 엄청 장난아니었구나... '-'... 기다리고 있었을까봐 걱정되네. 일단 선레는 내가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해. 선레는 써써 올려둘게. 좋은 아침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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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도아 - 널 기다리는 집 앞 (57478E+59) 2020. 6. 14. 오전 10:42:46아마 넌 모르겠지만, 나 엄청나게 잠이 많은 편이야. 근데 오늘은 널 생각하다 잠을 다 설치고 말았어. 어제의 나는 널 집까지 바래다주었고, 우리는 생각보다 엄청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고, 내일–그러니까, 오늘은 너와 같이 등교해야 했어. 평소에도 네가 가끔 톡 튀어나와 잠 못 이룬 적이 많았는데 어제는 말할 것도 없잖아. 하얀 캔버스 위에 팔레트와 붓을 들고 무엇을 그려야 했는지 몰라서, 네 이름만 몇 번 적어본 캔버스가 뚜렷하게 너로 채워진 거야. 어제 네가 나한테 무슨 표정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있어? 난 밤 동안 그게 꿈인지 아닌지 생각하고 있었어. 지금 잠들면 네 꿈을 꿀 거 같아 잠들지도 못 하고, 아니, 사실 이미 꿈속일지도 모른다고.
여름답게 선명한 푸른 하늘색이 분홍으로 물들어있는 기분이야. 잠을 설쳐서일까,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서 그런 걸까. 아마 너 때문일 거야. 등굣길이 다르게만 느껴져. 늘 입던 교복도, 늘 똑같이 묶던 머리도, 늘 매던 가방도, 늘 신던 신발도, 전부 하나같이 어딘가 맘에 안 드는 구석이 있어. 오늘 몇 번이나 거울 앞에 섰는지 나도 모르겠어.
이제 정말 잠시 걸어가면, 벌써 너와 헤어진 그 집 앞이야. 이 골목길만 돌면 바로 앞인데. 네가 혹시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내가 늦게 오지는 않았을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평소보다 훨씬 일찍 준비하고 나왔으면서도 그런 걱정을 하며 발을 떼지 못해. 아직 너에게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도 알 수 없어서 너의 집 앞으로 가지 못하는 이유로 대고 있는 핑계야. 계약 연애라는 어려운 관계는 뒤로하고, 내가 너의 등하굣길에 같이 하겠다고 엎질러버린 말만 기억해. 그럼 난 널 기다리게 할 수 없으니까.
너의 집 앞에 서서, 어디에 서 있어야 할지 헤매. 네가 나오자마자 내가 서 있는 걸 보고 놀라지 않을 자리에, 어제 널 마지막으로 본 자리에 멈춰 서. 손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가방끈을 꼭 붙잡았어. 네가 나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돼. 널 기다리는 시간이라면 아무래도 좋지만, 느리게 흘러가는 것만 같아. 네가 나올 방향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바닥만 바라보고 있어. 신발 끈은 역시 다시 묶고 나올 걸 그랬나 봐. 이러고 있는 사이 네가 나왔으면 어떡하지. 고개를 들었는데 네가 있으면, 무슨 말을 건네야 할까. 안녕, 이현아? 이현아, 안녕. 무슨 인사를 건네도 어색할 것 같아.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절대 꺼내지 못할 거야. 안녕, 현아. 잘 잤어? 난 네가 계속 생각나서 못 잤는데. 그러니까, 너도 나 때문에 잠을 설쳤으면 한다는 나쁜 생각 말이야. -
19 도아주 (57478E+59) 2020. 6. 14. 오전 10:48:16답레는 느긋이 줘도 좋아. 선레부터가 엄청 늦었으니까... '▿'... 캐조종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썼더니 선레가 조금 애매한가 싶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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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당신이 기다리는 그 작은 마당 딸린 집 (8395489E+5) 2020. 6. 14. 오후 12:39:23그러니까 그 조그만 마당이 딸린 이층집은 동네의 꽤나 후미진 곳에 있었더랬지. 빨간 벽돌로 지은 조금 오래된 것 같은 집. 그러니까 분명 빨간 벽돌집,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그런 크지 않은 이층집인데, 왠지 모르게 그 집은 너에게는 동화책 한켠에서 뜯겨져나와서는 이 곳에 떨어져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몰라. 달콤한 상상을 하면서 백일몽에 잠기기엔 이 집 대문 앞만큼 좋은 곳이 없겠지, 너에게는.
그렇지만 그 때 네 백일몽을 깨는 게 하나. 달카닥, 삐걱, 하고 네가 서 있는 커다란 문, 그 쟁반만한 은빛 손잡이가 달려서는 올록볼록한 철봉들을 이어붙여 만든 사립문이 열리는 소리. 아, 왔구나. 하고 문 너머에서 그 잿빛 머리카락의 체셔 고양이가- 아니, 아닌데?
대신에 문을 열고 나온 것은 근처의 중학교 교복을 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붕 떠 있는 무표정을 한 너보다도 눈높이가 한 뼘은 넘게 낮아보이는 여자아이. 그렇지만 왠지 익숙한 연갈색의 눈동자와 어깨를 넘어 내려가는 회백색의 머리카락은, 응, 네가 찾는 그 체셔 고양이와 똑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막 대문을 나서려던 것처럼 보이는 조그만 여자아이는 당신을 빤히 올려다보다가, 문득 너에게로 손을 내밀어오고 있어. 네가 누군지 안다는 듯이. 네가 왜 여기에 왔는지 안다는 듯이.
# 캐조종의 경우에는 행동을 서술한다던가 상황을 진행시킨다던가 하는 부분에서 불가피할 때 조금씩 하는 정도는 신경쓰지 않아! -
21 도아 - 작은 여자아이 (57478E+59) 2020. 6. 14. 오후 1:40:50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곳에 서 있는 게 네가 아니라 조금 안심했다고 하면 너는 어떻게 생각할까. 하지만 여전히 네게 무슨 말을 건네며 인사해야 할 지 정하지 못했는걸. 너와 많이 닮은 이 여자아이는, 분명 네 동생이겠지. 지금 일어난 일도 마음의 준비를 채 끝내지 못하고 너를 만나는 것 못지않게 당황스러워서, 여자아이의 눈을 피하고 말았어. 머리카락도, 눈도, 너와 정말 많이 닮았다고, 그렇게 쳐다보는 시선이 기분 나빴을지 모를 일이니까. 사과를 해야 하나? 인사부터? 올려다보는 시선은 여전해서 다시 여자아이를 바라보니 그 아이의 손이 내밀어져 있었어.
"........."
난 이 손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맞을까. 꿈꾸는 기분으로 찾아온 이 동화 같은 집에, 널 닮은 작은 여자아이의 손을 잡지 못할 이유는 없잖아. 무슨 이유로 내게 내밀어온 손인지는 알 수 없어서, 조금 머뭇거렸지만 결국은 한 발자국 앞으로 딛어.
"...안녕. 손, 잡으라는 거 맞지?"
살짝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지만, 자연스러웠을지는 모르겠어. 어색하지는 않았을까, 멋쩍어 보이지는 않았을까. 향기를 가득 품은 꽃들 사이에 숨어있는 가방끈을 잡고 있던 손들 중 하나를 아이의 손을 잡기 위해 뻗었어. 이 손을 잡으면, 나도 동화책 속에 퐁당 빠지게 되는 걸까. -
22 이현주 (8395489E+5) 2020. 6. 14. 오후 2:08:02앗, 늦은 점심 먹는 사이에 왔네... 금방 써올게. 조금만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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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여자아이가 데려온 집 안 (8395489E+5) 2020. 6. 14. 오후 2:38:41앨리스를 이상한 세계로 잡아끄는 건 토끼의 역할이었을 텐데, 이번에는 도마우스가 나왔네. 손을 맞잡으면, 새하얀 새앙쥐처럼 널 올려다보던 아이는 조그만 병아리마냥 작게 얼굴에 웃음을 띠고는 널 집으로 이끄는 거야. 당신은 누구냐느니, 나는 누구라느니 하는 이야기를 할 법도 한데, 그런 소개도 없이. 너와 손을 맞잡은 소녀가 살며시 이끌어가는 꽤 오래되어 보이는 집의 유리창 달린 현관문은 왠지 이십여 년 전의 어느 날에 동떨어져 있는 느낌일까. 문에 가까워질수록 흐릿한 선율이 들리는 것도 같아.
그리고 달칵, 하고 현관문이 열릴 때면 좀더 선명히 들려오는 소리. 그것은 피아노 소리였구나. 현관문을 열어주고 당신을 현관 안으로 데려온 소녀는, 이것으로 되었다는 듯이 여전히 미소를 띤 채로 네 손을 살며시 놓아주고는 다시 현관문 밖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거야. 참 평범한 집이지. 이런저런 신발들이 놓여있는 신발장이나, 현관 앞에 깔린 매트나, 거실 겸 주방에 놓인 식탁이라던가, 집 구석구석에 정리돼 있는 잡동사니라거나.
그렇지만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끄트머리에 있는 문에서 흘러나오는 어떤 희미한 선율이, 그 조금 낡고 오래돼 보이는 풍경을 이상하게도 동화책 속의 삽화처럼 보이게 하는 것 같아. 피아노 소리였구나, 그것은.
찾아가 봐야 할까. -
24 도아주 (57478E+59) 2020. 6. 14. 오후 2:56:52답레는 느긋하게 가져와도 괜찮아! 나도 느린 편이고... 그리고 답레가 엄청난데... 도아, 생각보다 빠르게 고장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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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도아 (57478E+59) 2020. 6. 14. 오후 3:35:18"저기, 잠깐…!"
손을 잡자마자 이끌려서 대문을 넘어 들어온 것까지는 상관없었어. 근데 거기서 발이 멈추지 않고, 현관문 앞까지 끌려가다 못해 열려버린 그 안으로 들어서게 된 거야. 등을 떠밀어주던 건 바람이었을까, 귀에 흘러들어오는 선율이었을까. 손을 놓고 발걸음을 돌려버린 여자아이에게 물음표를 던지기에는 이미 늦어버렸잖아.
"......저기요...?"
나지막이 귀를 간지럽히는 피아노 소리 말고는, 아무도 없어 보이는 집 안에 갈 곳 없어진 손은 다시 가방끈을 붙잡아. 두 가방끈을 꼭 쥐고 조금 몸을 기울여서 집 안을 들여다봐. 겁이라도 먹은 듯 꼭 깨문 입술과 동그랗게 뜬 눈. 이상한 나라에 떨어져 버린 앨리스는 성큼성큼 발을 옮겼지만, 난 진짜 앨리스가 아닌걸. 체셔 고양이를 만나려고 앨리스인 척하고 있는 것뿐이니까 조심스러운 거야. 진짜 앨리스가 찾아오기 전까지만 그 자리를 탐내고 있는 것뿐이니까.
결국은, 현관에 신발 한 켤레가 놓이고 말아. 저기 2층에서부터 흘러나오는 피아노 소리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라면 분명 누군가 연주하고 있는 것일 테니까. 아무도 없어 보이는 이상한 나라에서 체셔 고양이가 어디 있는지 찾으려면 누구에게라도 물어봐야 하잖아. 가지런히 신발을 벗어두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한 칸 한 칸 조심스레 밟고 올라가.
"실례하겠습니다...?"
계단 끝의 문에 조용히 손을 두드리고, 살며시 열고 들어가. 피아노를 치고 있는 건 이상한 나라의 여행을 도와줄 다른 친구일까, 아니면 찾으러 온 체셔 고양이일까. -
26 이현 - 도아 (4516544E+6) 2020. 6. 14. 오후 4:00:00
그러니까, 문 너머에 있던 건 체셔 고양이가 맞았어.
아침의 햇살이 밝은 노란빛으로 부서져 들어오는 2층 거실에는, 나뭇 바닥 위로, 러그 위로, 업라이트 피아노 하나가 놓여 있었지. 그리고 그 앞의 의자에 앉아서는, 연주를 하던 손가락 끝을 멈추고 당신을 돌아다보다, 문득 그렇게, 또 고양이처럼 미소짓는 하얀 머리카락의 소년이 있었어. 잿빛 머리카락들을 묶지 않고 늘어뜨린 채로, 하염없이 당신을 기다리다가, 마침내 도착한 당신을 보고 그렇게.
하지만 고양이는, 당신을 따라 가방을 챙기고 일어서는 대신에, 피아노 위에 놓인 네다섯 개쯤 되는 메트로놈들 중 하나로 손을 뻗었지. 실꾸리를 앞발로 뻗어 장난치는 것처럼. 그리고 건반 위에 손가락을 올리고는- -
27 도아 - 이현 (57478E+59) 2020. 6. 14. 오후 6:15:10인사말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어. 안녕이라는 말도, 네 이름을 부를 새도 없이, 넌 내게 웃어주고는 금방 다시 끊긴 선율을 새로 시작했으니까. 내가 어떻게 네 연주하고 있는데 다른 소리를 낼 수 있겠어. 건반 위에 내리는 손가락도, 피아노 앞의 네 모습도, 이어지는 음 하나하나조차도 기억하기에 바쁜걸. 꽃잎으로 만드는 책갈피처럼, 제일 예쁜 잎을 책 사이에 눌러두었다가 끈을 달아 마음을 사로잡은 페이지 사이에 꽂아두는 것처럼, 지금의 너를, 이 연주를 그렇게 담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제일 고운 색의 끈을 달아줄 텐데.
"예쁘다. 고마워."
"듣게 해줘서." 넌 모르겠지, 예쁘다는 말에 노래만이 아니라 너도 같이 숨겨둔 거. 난 네가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주인공이라고 해도 덥석 믿을 거야. 연주가 끝나고도 혹시 네 손가락이 다시 건반 위에서 새로운 춤을 추지는 않을까, 잠시 조용히 있다가 입을 열었어. 난 지금 아침을 좋아하는 사람의 연주로 시작해버린 거야. 예쁜 노래를 들었으니, 그 예쁨을 담은 기쁨이 표정으로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어. 작은 여자아이에게 웃어줬을 때는 어색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지만, 지금은 아냐.
"오늘 학교에 머리 풀고 갈 거야?"
늘어뜨리고 있는 머리카락들을 흘끗 바라보았다가 널 내려다보며 물어. 그러니까, 난 지금 네가 그대로 학교에 가겠다면 네게 손을 내밀려고 해. 손잡고 같이 학교에 가는 것 정도는, 아니, 사실 학교까지 계속 잡고 있지 않더라도 상관없으니까. 네가 분명 나한테 닿아도 된다고 했었잖아.
// 늦었다... 미안해. 잠깐 밖에 나갔다 왔어. 노래 정말 너무 예쁘다... 계속 들으면서 답레 썼어. -
28 이현주 (399654E+58) 2020. 6. 14. 오후 8:39:08답레 기다리다가 잠들어버렸네... 나갈 거면 나간다고 말을 해주지.
답레는 잇고 싶지만 나 조금만 다 자다 올게. -
29 도아주 (57478E+59) 2020. 6. 14. 오후 8:49:31미안해, 나도 갑자기 급하게 다녀오느라 연락 수단을 못 들고 갔어. 8-8
응, 푹 자다 와.
앞으로 기다릴 일 없게 미리 말하고 자리 비우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안 신경 쓰이게 평소 정해진 일정을 말해주자면, 월-토는 저녁말고는 늘어지게 붙어있기 어려운 편이야. 밤 되면 금방 잠들지도 모르고... 아마 저녁에 한 두세번 잇거나 다음날 오전~점심 즈음에 답레가 올라올거야. -
30 도아주 (6167925E+5) 2020. 6. 15. 오전 8:41:28출근길에 갱신해두고 갈게. 잘 잤을까? 피곤해보여서 그랬으면 좋겠다 좋은 하루되길 바라.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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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이현 - 도아 (5324843E+5) 2020. 6. 15. 오후 1:58:15드럼 대신에 물 흐르듯 잘깍잘깍잘깍 하고 흐르던 메트로놈 소리가 멈추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상한 고양이와 앨리스의 첫 번째 장이 시작됐다. 회색의 철문 너머 작은 마당을 건너 빨간 벽돌집 안의 이층 계단 너머에는 물 흐르는 숲 속 오솔길이 있었고, 뜻하지 않은 아침 산책은 좀더 빙 돌아서 태엽이 돌아가는 황동의 장난감 공장, 그리고 완성된 기계태엽 인형들이 춤추는 연회장을 거치고 나서야 다시금 이층집의 거실로 돌아왔다. 이현은 메트로놈을 멈추느라 뻗었던 손길을 거두며 업라이트 피아노의 뚜껑을 가볍게 닫았다. 그리곤 네가 건네온 예쁘다는 말에 언제나 그렇듯이 그 속마음을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고양이 같은 웃음을 히쭉 웃어보인다.
네 예쁘다는 말 속에 숨바꼭질마냥 숨어 있는 마음 한 쪽을 이 아이는 알아챘을까. 알아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네 그 순진한 미소 앞에 놓여있는 이 고양이처럼 웃는 얼굴 뒤에는 뭐가 숨어있는 것일까. 그렇지만, 가늘게 샐쭉하게 떠진 연갈색 눈에 네 그 어쩔 수 없는 마음 고스란히 담긴 미소가 비칠 때는, 똑같은 미소인데도 그 웃음은 조금 달라 보였다. 그러다 네 말에, 그는
"머리─"
하고는 그는 잠깐 손을 뒤로 뻗어서는 목덜미께로 늘어진 잿빛 머리카락들을 매만져보더니, 이내 바지 주머니로 손을 찔러넣고는, 이내 그 손을 네 손에 부드럽게 톡 포갠다. 네가 같이 가자고 내민 그 손을. 손 위에 뭔가 톡 떨어지는 감각. 소년이 네 손 위에서 손을 치우고 보면, 그 위에는 아무 장식 없는 까만 머리끈 하나가 있다.
"그렇지. 네가 묶어줄래?" -
32 이현주 (5324843E+5) 2020. 6. 15. 오후 1:58:49어젠 잠깐 잔다고 해놓고 아예 전원이 끊겨버렸네. 내 생각보다 피로가 더 쌓여있었던 것 같아. 미안해.
-
33 도아 - 이현 (5833931E+5) 2020. 6. 15. 오후 6:00:13"......내가...?"
예쁘게 묶을 자신이 없다는 거짓말이 통할까. 네가 머리를 묶는 방법은 나랑 같잖아. 너를 바라보던 눈을 눈꺼풀 아래로 한 번 숨겼다가 드러내. 내 머리는 묶을 줄 알면서 네 머리는 못 묶어주겠다는, 너무나도 얇아서 뒤에 숨겨둔 말이, 마음이 다 비쳐 보이는 그런 거짓말이 통할까. 하얀 꽃잎을 대더라도 그렇게 다 비쳐서, 분홍 꽃잎으로 보일텐데— 이 말을 비춘다면 빨갛게 다 새어 나와 보일지도 몰라. 숨길 수 없는 거짓말을 해야 할까. 네 머리를 묶어주는 건 생각보다 엄청나게 떨리는 일이란 말이야. 하지만 거절할 수 없어. 시든 꽃망울이 꽃대에서 떨어지듯, 힘없이 고개를 끄덕여. 응, 묶어볼게.
네 뒤로 돌아가서, 손에 쥐여준 머리끈을 버릇처럼 입술로 살짝 물어. 머리를 땋아야 하니까, 두 손이 필요하니까. 그럼 이제 네 머리카락을 묶어 주기만 하면 되는데, 떨리는 마음이 그대로 손까지 타고 흘러가서 네게 닿을까 봐 쉽게 움직이지 못했어. 한 번 손을 꾹 쥐었다. 피고서야 조심스레 네 머리카락에 닿아. 난 지금 네 머리카락을 땋는 기분이 아니라, 쉽게 잎이 흐트러지고 마는 꽃줄기로 화관을 엮는 기분인걸. 엉성하게 묶이지 않게.
이윽고 네가 평소에 하고 다니는 그 머리 모양이 내 손에서 완성됐을 때는, 네 앞으로 돌아가. "아, 예쁘다." 조심스러웠던 건 잊어먹고, 무심코 생각을 고스란히 말로 옮기며 웃어버렸어. 근데, 너한테도 예쁘게 묶인 걸까. 내가 보기에는 예쁜데. 사실 난 객관적인 판단이 되지 않잖아. 네가 하면 예쁘고. 귀여워 보일 거로 생각해.
"내가 보기에는 예쁜데. 너는 어때?"
교복 치마 주머니에서 손거울을 찾아내서 너를 비춰주려고 해. -
34 도아주 (5833931E+5) 2020. 6. 15. 오후 6:00:57괜찮아 u.u 푹 쉬었으면 다행이야. 피곤하면 언제든지 쉬러가도 좋으니까 무리하지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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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도아주 (7493156E+5) 2020. 6. 16. 오후 5:36:59갱신할게. 어제부터 바빠질 준비를 하더니, 오늘 정말 바빴어... 이번주 내내 바쁠 것 같은 느낌이야. 8-8 이현주라도 여유로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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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이현주 (1224974E+5) 2020. 6. 16. 오후 6:54:06그건 나도 그래... 오늘 오후에 답레를 주고 싶었는데 가외로 해야 할 일이 생겨서 답레를 못 썼어. 늦저녁쯤에야 답레 쓸 수 있겠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이번 주 내내 바쁘구나. 잘 알아둘게. 걱정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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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도아주 (7493156E+5) 2020. 6. 16. 오후 8:06:26응, 괜찮아. 지금 야근 중이라서... 8-8 퇴근하고 집 들어가면 10시 반... 11시쯤 될 것 같네. 이현주도 바쁘면 무리해서 답레 쓰지 않아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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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도아주 (7493156E+5) 2020. 6. 16. 오후 11:00:14퇴근이 생각보다 더 늦어졌네...... 아직도 회사야. 오늘 중에 답레 올려줘도 내일 늦게나 줄 수 있을 것 같아. 미리 미안해...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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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이현주 (1224974E+5) 2020. 6. 16. 오후 11:07:25그렇구나. 나도 이제야 집에 들어온 길이야... 대짜로 뻗었어... 답레는 느긋하게 써서 올려둘게. 마지막까지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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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도아주 (7493156E+5) 2020. 6. 16. 오후 11:12:24고마워... 난 이제야 퇴근할 수 있을 것 같아. 집 들어가면 12시 넘을 것 같네... 이현주도 많이 피곤하겠다. 말해뒀지만 답레 쓰는데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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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이현 - 도아 (7115305E+5) 2020. 6. 17. 오후 7:22:25"부탁해."
그러니까 이것은 쉽게 빨개지는 너를 위한 길들이기 과정이었다. 네가 날 길들이는 건지, 내가 널 길들이는 건지는 중요하지 않아. 길이 든다는 건 다시 말해 서로에게 익숙해져 간다는 뜻이니까... 한 발짝씩 차근차근 떼어나가는 거야. 네 손길에 나는 머리를 살며시 기울여 조심스레 기댔다. 따스하고 여린, 아직도 생소한 빨간색을 띈 손에. 모든 것이 의미없는 회색인데 그 가운데서 혼자만 너의 색깔을 띄고 있는 네 손에. 어쩌면 네 손길에 익숙해지면 내 머리카락도 네 색깔로 물들어버리는 걸까? 어느샌가 반듯하게, 평소보다 약간 낮게- 좀더 네 방식에 가까운 방식으로 묶인 머리를 매만지면서, 나는 그렇게 실없는 생각을 하는 거야.
잠깐 당신의 손길이 스쳐간 밝은 잿빛 머리카락을 매만지던 이현에게 당신의 질문이 조심스레 내밀어졌다. 이현은 당신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당신의 손에 들린 손거울에서, 당신에게로.
"예뻐."
그렇게 말할 때 소년의 눈은 당신의 손에 들린 거울이 아니라 당신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고 있었다. 그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연갈색 눈으로, 이빨을 드러내지 않고 입모양만 살며시 굽혀 웃어보이면서. 예쁘다는 맞장구만 담은 채로 뭐가 예쁘다고는 말하지 않고. 아까의 보복일까, 아니면 무의식적인 모방일까? -
42 이현주 (7115305E+5) 2020. 6. 17. 오후 7:23:31답레가 안 써져서 애를 좀 먹었는데 왠지 도아주 예쁜 레스에 미치지 못하는 레스가 자꾸 나오는 것 같아 고민이네... 늦은 저녁에 봐, 난 또 혐생에 몸을 던져야 돼 (☍﹏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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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도아주 (9178181E+5) 2020. 6. 18. 오전 7:08:50어제 너무 바빠서 못 왔어. 어제, 그저께 바쁜 덕분에 오늘은 조금 여유가 날 것 같아. u.u 답레 조금씩 써볼게.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거 같아 미안해. 일단 오늘 안에 답레 들고 오는게 목표야! '*' 좋은 하루 되길 바라.
그리고 답레 쓰는데에 부담 없으면 좋겠어. 길이라든가 예쁜 글이라든가, 꼭 예뻐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충분히 예쁘니까. -
44 이현주 (8127483E+5) 2020. 6. 18. 오전 11:01:01괜찮아 괜찮아. 혐생이 다 어쩔 수 없는 거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써줘. (나한텐 과찬이라 많이 쑥스럽긴 한데) 도아주 말대로 우리 부담없이 천천히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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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도아 - 이현 (942403E+49) 2020. 6. 19. 오전 8:51:58단 두 글자, 그 짧은 울림이 나한테 얼마나 컸는지 몰라. 크게 울려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아. 조금은 울상처럼 보이는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것도 모르고 널 바라봤어. 너무해. 나빴어. 내가 아까 했던 걸 따라서, 그래서 그러는 거야? 넌 나처럼 떨리지 않았잖아. 정말, 정말 너무해. 그런 생각을, 말로 옮기지는 못하고 입술을 꼭 깨물어. 그렇게 생각만 하다가도 더는 그 떨리는 시선으로 널 바라보지 못하게 됐어. 그래서 두 눈을 꼭 감아버려. 이제서야 바보 같은 얼굴을 숨기기 위해서 고개를 푹 숙여. 하얀 머리카락들이 내려오면, 그 아래에 빨간 내 얼굴은 네게 보이지 않을 수 있을까. 하얀 눈이 얼마나 더 쌓여야 붉음을 숨길 수 있을까. 나한테 한 말이 아닌 걸 알아도, 내 눈을 그렇게 바로 바리 봐주면 흔들리고 말아. 너한테 그렇게 보인다면 정말 기쁠 테지만. 떨리는 숨을 조그맣게 골라내고.
"그럼 다행이다."
"잘못 묶을까 봐 엄청 걱정했어. ..." 다시 고개를 들고, 네게 웃어 보여. 네가 날 좋아하게 할 방법은 전혀 모르겠지만, 찌푸려진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보다 웃으면서 널 바라보는 게 그 방법에 더 가깝지 않을까. 떨려서 예쁘게 못 웃더라도, 어색해도 그건 조금 봐줬으면 좋겠어. 네 앞에서 난 끝도 없이 작아지니까. 'Drink me'라고 적혀있는 종이가 걸려있는 병은 필요 없어지고 말았어.
"... 이제 학교 가자. 나 먼저 내려가 있을게."
지금은 도저히 너와 같이 내려가지 못하겠어. 더 작아져서, 다리에 힘이 풀려서 계단 위에 주저앉으면 어떡해. 절대 너와 같이 있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야. 아직 너를 감당하기에는 내가 너무 작아서. 사실 나 이런 아이가 아닌데, 왜 네 앞에만 서면. 열었던 문 사이로 다시 숨어들어 가서, 올라왔을 때만큼이나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가. -
46 도아주 (942403E+49) 2020. 6. 19. 오전 8:58:23쓰다 잠들어서 일어나자마자 이어 써왔어 8.8 길이 든다는 표현 너무 예쁜 거 있지... 도아가 길이 든다면 직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텐데, 아직은 생각만 하는데서 그치네. 생각을 언젠가 말로 옮길 수 있게 되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도 많을 것 같고... 기대된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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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이현주 (203897E+57) 2020. 6. 19. 오전 9:45:28직진... 얼마나 직진할 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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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도아주 (942403E+49) 2020. 6. 19. 오전 10:15:32잠깐 들렀다가 갱신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네. 직진은 도아 기준이라는 점이 중요하지 u.u* 도발이라던가, 그런 거에 쉽게 걸려드는 성격이기는 하지만 기준이 도아니까... 지금 직진한다면 얄미워서 볼 꼬집는 정도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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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이현 - 도아 (203897E+57) 2020. 6. 19. 오후 2:49:15굳이 눈이 쌓이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좋은데. 색깔 없는 삶은 충분히 살아왔는걸. 네가 그런 아이라도 그렇지 않은 아이라도 상관없어. 난 너와 함께 걸어가기로 작정했는걸. 네가 작아져도 따라 작아져서 너를 따라갈 테고 네가 커지면 네 어깨 위에 올라타서 너를 따라갈 거야. 그렇게 아방한 표정을 짓고 있어도 널 따라갈 거야. 그러기로 했잖아. 내게 더 많은 것을 보여줘. 나를 가르쳐줘.
"어떻게 묶어줘도 좋아."
이현은 해사하게 웃으며 자신의 머리카락에서 손을 떼어내린다. 낮게 묶어도, 땋아서 늘어뜨려도, 네가 묶어주는 것이라면 어떤 모양이든 좋아.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손을 살며시 뻗어 업라이트 피아노의 뚜껑을 소리나지 않게 닫았다. 그러나, 참이지 딱한 노릇이다.
"잠깐, 같이 가."
다리에 힘이 풀릴락 말락 하는 네 마음속을 모르고, 이현은 당신이 후다닥 돌아서서 나서는 모습을 보고는 피아노 옆에 기대어놓았던 가방을 집어들고는 네 뒤를 후다닥 따라붙었으니. 조금의 여유도 주지 않고.
"두고 가지 마." -
50 도아 - 이현 (8644534E+5) 2020. 6. 19. 오후 10:22:33있지, 네가 연주해준 피아노 소리가 날 붙잡는 너의 목소리 아래로 들려왔다고 하면 믿을 수 있어? 먼저 내려가 있겠다고 했어도 그렇게 부르면 난 멈출 수밖에 없잖아. 계단에서 내려가다 말고 목소리가 들린, 피아노 소리가 흘러온 등 뒤로 돌아보면 네가 두고 가지 말라며 쫓아와 있어. 아냐, "두고 간 거 아냐." 채 사그라지지 못한 얼굴이 아직 붉어서, 계단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너를 올려다봐. 그 잠깐새에 얼굴이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힘들어서 그래."
내 두 발로 서 있기가 힘들어서, 누구한테, 그러니까— "너한테 기대고 싶단 말이야."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지금 너와 나 사이를 정의하는 건 계약이잖아. 내가 너에게, 네가 날 좋아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로 하고 맺어진 거잖아. 뒤에 연애라는 말이 붙기는 했지만, 계약이니까, 네게 기대 있고만 싶다는 건 그냥, 그냥 내 욕심이잖아. 너도 알잖아. 내가 너한테 기대는 게, 네가 날 좋아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그러는 걸 리가 없잖아. 떨리는 목소리를 겨우 전하고, 다시 뒤돌아서.
"나, 네가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더 많이 너를 좋아한단 말이야."
이 말은, 너한테 기대고 싶다는 내 욕심을 말하는 것보다 더 부끄러워서, 도저히 널 바라볼 수가 없었는걸. 네가 살짝 닿아오는 것도, 내가 살짝 네게 닿는 것도, 너를 너무 많이 좋아하는 나는 힘들다는 거야. 그러니까, 먼저 내려가서 기다리게 해 줘. -
51 도아주 (8644534E+5) 2020. 6. 19. 오후 10:23:54정말... 크게 한 방 먹은 느낌이야... 냥냥펀치가 생각보다 엄청 아프다던데 그게 이걸까...? u.u... 답레보고 정말 쿵! 했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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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이현주 (5361788E+5) 2020. 6. 19. 오후 10:24:55...............(앓다 죽음) 짝사랑이 하고 싶으시다면서 이렇게 세게 들이받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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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도아주 (8644534E+5) 2020. 6. 19. 오후 10:33:27이현이가 먼저 세게 들이박았는걸 ^*^... 심장이 남아나질 않겠어, 정말. 아직 첫일상인데, 심장을 어떻게 여유분을 준비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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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이현주 (203897E+57) 2020. 6. 19. 오후 10:43:01(((나는 분명 도아랑 거리 너무 가까워지지 않으려고 심리묘사 자중하면서 애매모호하게 빙빙 겉도는 느낌으로 쓰려고 했는데)))
(((그렇게 느꼈구나)))
그러면 제대로 들이받아볼게 ^v^! -
55 도아주 (8644534E+5) 2020. 6. 19. 오후 10:48:57어떻게 묶어줘도 좋다거나 같이 가자고, 두고 가지 말라는 예쁜 말만 해주면서 심장에 들이박지 않을 수 있을 리가... 고양이 발자국이 아주 깊히 박혔어 ^*^ 애매모호 빙빙 도는 건 잘 느껴졌는데, 그런데도 그런 말만 해주고 말야... 도아 곧 119 부르겠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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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이현 - 도아 (203897E+57) 2020. 6. 19. 오후 11:15:35"알아."
네가 갖고 있는 마음이, 내가 생각하거나 상상할 수 있는 사고의 한계점 밖에 있다는 것을 잘 알아. 내 사고의 한계선이라는 집합과 단 한 치의 교집합도 없을 뿐더러, 저 사분면의 경계선을 한참 가로질러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 지금의 나로서는 어떻게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을 네가 갖고 있다는 걸 알아. 그런데 말야, 나는 그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무언가를 봤어. 내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무언가를 봤어. 그래서 나는 너를 따라나서기로 한 거야. 네가 그리로 데려다주기로 했잖아.
네가 얼굴을 붉히는 것, 가만히 노래를 들어주는 것, 빨개진 채로 쩔쩔매는 것, 머리를 묶어주곤 예쁘다고 해주는 것... 다른 사람이 했다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겨버렸을 그런 사소한 동작들 하나하나도, 네가 하면 그 의미가 달라. 그 모든 게 네가 날 좋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이야. 그게 '길들이기' 방법이야. 그러니까... 이기적이기 그지없는 부탁이지만, 힘들어도,
"힘들어도, 네가 좋아하고 싶은 만큼 마음껏 좋아해줘."
이현은 나직이 말하고는, 문득 네 뒤로 다가서서는 네 어깨를 살며시 붙들려 손을 뻗었다. 그게 닿도록 둘지, 피할지는 네게 달렸다. 어느 쪽이건 이현은 너를 존중해줄 거야.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내가 너를 네가 내게 품는 마음과 꼭 같은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그 뒤로도. 그게 우리 계약이야. -
57 이현주 (203897E+57) 2020. 6. 19. 오후 11:16:09(가능한 한) 힘껏 들이받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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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도아 - 이현 (4801232E+5) 2020. 6. 20. 오전 10:23:22알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네가 다가오는 게, 나한테 얼마나 괴로운지 알고 있다는 거잖아. 진짜 너무해. 너는 나를 좋아하지 않고, 나는 너를 좋아해. 날 좋아하지 않는데도, 너와 내가 닿을 수 있도록 허락해준 거, 정말 달콤한 독 같은 거 알아? 그 달콤함에 홀려서, 내밀어온 네 손을 덥석 잡아버린 건 나였지만, 벌써 중독돼서 이렇게 힘들단 말이야.
네 손이 어깨에 닿자, 난 걸음을 멈추고 다시금 뒤돌아서 너를 향해 서. 고개는 숙인 채 너를 바라보지는 못했지만, 어깨를 살며시 붙들고 있는 네 손을 잡았어. 네 손을 내 어깨에서 떼어내고, 남은 다른 손도 너의 손을 꼭 붙잡아. 두 손으로 꼭 붙잡은 네 손을 내게 끌고 오고, 고개를 좀 더 숙여서 이마를 살짝 부딪쳐. 내가 너무 뜨거워도, 떨리는 게 느껴져도 조금만 참아줘. 난 네 앞에서는 이 화끈거림을, 떨림을 늘 참고 있는걸.
현아,
"이현아."
그 이상한 관계가 우리 사이가 되고 난 후로 네 이름을 처음 입에 담아본 것 같아. 꾹꾹 눌러놓기만 했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기뻐서.
"힘들어도 좋아하는 게 아니야."
잡고 있던 네 손을 내리고, 고개는 들어서 너를 올려다봐. "좋아해서 힘든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잠시, 물끄러미 너의 눈을 바라보다가 두 손을 놓았어.
"그리고 이미 마음껏 좋아하고 있어."
네 앞에서 바보같이 넘어지고 싶지는 않아. 이미 바보 같은 모습은 많이 보여준 것 같지만, 그래도. 그래서 치마 끝을 꼭 잡았어. -
59 도아주 (4801232E+5) 2020. 6. 20. 오전 10:25:56도아가 터졌다! 라는 묘사 말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서 애먹었어…… u.u 쓰다보니 이현이 손을 마음대로 해버렸는데, 걸리면 말해줘. 캐조종은 어느 정도 괜찮다고는 해줬는데, 이 정도가 괜찮은 정도인지 모르겠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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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이현 - 도아 (3619016E+5) 2020. 6. 20. 오후 1:13:15이현의 이마는 차가웠다. 그 손도 묘하게 냉랭했다. 당신과 이마를 맞댄 채로, 차가운 이마 아래 부드러운 연갈색 눈동자를 담은 고양이처럼 샐쭉하고도 동그란 눈매가 살며시 휘면서 의뭉스런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이현의 '안다' 는 것은 '자신이 알 수 없는 것이 당신에게 있다는 것을 안다' 는 정도에 그친 것이었다. 그가 영영 닿지 못할지도 모를 머나먼 사분면의 너머에 있는 당신의 마음이 얼마나 달콤하고도 얼마나 괴로운지, 얼마나 쓰라린지 몰랐다. 힘들어도 좋아하는 것과, 좋아해서 힘든 것의 인과가 뒤집히는 것에서 나오는 차이를 몰랐다. 비극적인 무지였다.
너는 힘겹게 용기를 내어 한 발짝 내딛어, 멀리 떨어져 있는 소년을 네가 품고 있는 마음으로 데려오려고 갸륵한 한 발짝을 내딛었지만, 앞으로 얼마나 그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지 몰랐다. 가만히 고양이같이 웃고 있는 채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는 이 아이에게 좋아한다는 표현을 언제까지 건네주어야 이 아이에게 닿을지도 몰랐다. 긴 사랑이 될 것이다. 기약없는 사랑이 될 것이다.
"그렇구나."
지금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그뿐이었다. 네가 내게 가지고 있는 마음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이 미세하지만 선명한 떨림과 열기가 자신의 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에 내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 네가 나를 위해 그것을 품어주는 것만으로, 너를 따라갈 이유는 충분했다.
"기뻐."
고양이같이 살궂게 웃으면서, 이현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그러고 보면, 너와 이 소년의 물리적 거리는 네가 생각했던 것보다-아니, 네 생각대로인가- 엄청 가까워져 있었다. 서로의 숨이 닿을 만큼. -
61 이현주 (3619016E+5) 2020. 6. 20. 오후 1:14:44스킨십이라던가 애정표현이라던가 하는 부분에서라면 어떻게 해도 괜찮아 ^0^ 다만 준 만큼 되돌아올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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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도아 - 이현 (0172997E+5) 2020. 6. 20. 오후 7:54:14내가 널 좋아한다는 사실이 기쁘다는 거, 반대로 내가 더는 널 좋아하지 않게 된다면 넌 슬퍼진다는 뜻일까? 내가 너에게 그 정도 의미일까. 널 좋아하지 않는 나는 상상할 수가 없으니까, 이런 만약을 상상하는 건 전부 무의미한 일이지만. 어지러운 머릿속을 하얗게 지운 건 언제 이렇게 가까워졌는지 모를 우리 사이의 거리였어.
영화 속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감고 나서, 그다음 장면이 무엇이었는지 떠올리면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아서. 그래서 머릿속에 있던 게 다 사라지고 말았어. 그렇게 더 가까워져서 결국은 서로 닿고 마는 그런 장면들을 제외하고 나면 지금 이다음 장면으로 무슨 장면이 올 수 있는 거야?
그렇지만, 하지만. 결국, 내가 너에게 닿아야 한다면, 우리는 단 한 명만 사랑에 빠졌다는 차이가 있어서.
"...현아."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에 버티지 못하고 스러지듯이, 가볍게–네가 힘들까 봐 온전히 기댈 수는 없어– 툭 네 어깨에 머리를 기댔어. 온몸에 힘이 빠진 듯 떨려오는데, 그런 손을 뻗어서 네 손을 꼭 붙잡을 거야.
"이현아."
"우리 학교 가자." 이런 장난치지 말아줘. 가까운 만큼 작아진 목소리가, 애타는 듯한 목소리가 나지막이 흘러나와. 목소리를 일부러 줄인 건 아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걸. 귓가에 쿵쿵 울리는 내 심장 소리에 목소리가 묻히지는 않을까, 그래서라도 더 크게 소리 내고 싶지만, 이게 내 한계야. -
63 도아주 (0172997E+5) 2020. 6. 20. 오후 7:55:38u.u... 도아는 최선을 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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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이현주 (3619016E+5) 2020. 6. 20. 오후 8:33:36다독여주고 안심시켜주고 싶은데 이현이가 닿을 때마다 도아는 더 빨갛게 될 뿐이니까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 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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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도아주 (0172997E+5) 2020. 6. 20. 오후 8:59:17도아가 아직 계약 연애에 대해 갈피를 못 잡아서 그래 u.u 계약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어서, 거기에 얽매여서 연인들처럼 하면 안 된다고 생각 중이니까. 하면 안 되는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더 그런거야.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 아직 첫 일상이라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루즈한 것 같으면 어떻게 속도 좀 내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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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이현 - 도아 (2530171E+5) 2020. 6. 21. 오후 1:06:46그날 기쁘다는 말을 하는 법을 배운 나는 슬프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게 되겠지. 너는 내게 그 정도 의미가 아니라 유일한 의미야. 이 회색 세상에서 유일하게 빛을 띄고 있는 너는. 무슨 의미인지 아직 모를. 그 어느 것도 상상할 수 없는 내게 있어 너는 유일한 의미야.
어깨 위로 가볍게 떨어지는 네 머리를, 이 고양이는 가볍게 받아안았다. 한 손으로는 네가 내밀어온 손을 부드럽게 맞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들고 있던 가방을 발 옆치에 톡 떨어뜨려 두고는 어깨를 부드럽게 싸안고는 톡톡. 이현은 네가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올릴 때까지 하염없이 너에게 어깨를 내어주고 있었다. 네가 마침내 버거운 마음을 추스리고 고개를 들어올릴 수 있게 되어서야 그는 다시 발치의 가방을 집어들 것이다.
"응. 가자."
네가 가고자 한다면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어. -
67 도아 - 이현 (9337106E+5) 2020. 6. 21. 오후 9:12:56넌 이렇게나 상냥한데 난 나쁜 생각만 하고 있어. 지금 네게 기대고 있는 것도 엄청 부끄러운데, 이렇게 된 것도 너 때문이라고. 난 아직 이상한 우리 사이도, 마음의 준비도,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는데 네가 성큼성큼 다가오니까 내가 고장 날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이런 나를 도닥여주려 안아주고 있는 네 품속에서, 나는 네가 살짝 닿아와도 잔잔한 수면 위에 꽃잎이 톡 내려앉아 퍼지는 물결처럼 흔들리는데, 그렇지 않은 네가 얄궂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도, 네가 안아준 게, 손을 맞잡아준 게 따스해서겠지만— 그래도 난 나쁜 사람이니까. 진짜 앨리스를 대신 가짜 앨리스를 연기하기로 했으니까. 네가 부드럽게 맞잡아주는 손을 놓았어.
"...나도 너 괴롭힐 거야."
그 못된 마음이 새침하게 표정 위로 고스란히 드러났더라도 상관없어. 네게 기대고 있던 고개를 들어서 너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면서 말하고, 다시 한번 네게 기대. 아니, 이번에는 기댔다기보다는 끌어안았어. 너를 정말 잠깐이지만, 짧은 만큼 더욱 꼭 끌어안아. 나만 계속 이렇게 두근거리는 건 불공평해. 네가 두근거리지 않았다고, 아무렇지 않았다고 해도 괜찮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잖아. 그리고 혹시라도 너한테 붙잡힐까 봐, 이런 짓을 해버리고 너를 바로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바로 떨어져서 계단을 내려가. 앨리스가 아니라, 앨리스를 이상한 나라로 이끌어버리고 말았던, 그 바쁘디 바빴던 시계 토끼처럼 서둘러서.
"빨리 와."
먼저 신발을 신으면서, 내가 널 계단에 남겨두고 먼저 내려온 거면서도 난 그런 말을 해. -
68 도아주 (9337106E+5) 2020. 6. 21. 오후 9:14:46조금 엑셀 밟아봤어 u.u... 이현이가 도아가 떨어질 때 못 붙잡았다는
가정 하에 계단 먼저 내려와버린, 완결형으로 쓴 부분은 거슬리면 무시하고 이어도 괜찮아. -
69 도아주 (9337106E+5) 2020. 6. 21. 오후 9:18:36새삼스레 말하자면 이현이가 피아노로 연주해줬을 곡, 지금까지 답레쓸 때마다 계속 돌려듣고 있었어. 좀 더 이입되는 기분이라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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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이현주 (2530171E+5) 2020. 6. 21. 오후 9:24:23좋은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도아주 마음에도 쏙 든 것 같아서 다행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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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도아주 (9337106E+5) 2020. 6. 21. 오후 9:34:48응, 그 곡을 도아에게 연주해줬을 이현이 생각하면서 심장 박살내고 있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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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이현주 (2530171E+5) 2020. 6. 21. 오후 9:43:28이현주는 아직까지는 이현의 속마음 묘사에 제한을 (나름대로 어떻게든)두(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사실 >>31에는 "널 생각하다 떠올린 곡" 이라는 독백이 들어갈 예정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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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도아주 (9337106E+5) 2020. 6. 21. 오후 9:51:55세상에... 이현이가 도아를 생각하다 떠올린 곡이 이렇게 예쁘면 어떡해... 이현이 속마음 묘사는 제한적이라고 생각해! 사실 도아가 너무 자기 속마음을 탈탈 털어놓고 있어서, 둘이 비교하면 아무래도 그렇게 느껴질 수 밖에 없기도 하니까.
도아... 지금도 이렇게 사랑에 빠진 묘사만 하다가 후에 더 심해지면 어떻게 묘사해야하려나 벌써 걱정 중이야... u.u... -
74 이현주 (2530171E+5) 2020. 6. 21. 오후 9:55:36현이가 사랑이 뭔지 깨달을 때쯤엔 도아 마음이 다 닳아없어져버려 있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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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도아주 (9337106E+5) 2020. 6. 21. 오후 10:12:47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언젠가 둘이 양방향으로 사랑에 빠져있을 때가 더 기대된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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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이현 - 도아 (2530171E+5) 2020. 6. 21. 오후 10:13:29"괴롭힌다... 라..."
소년은 나직이 중얼거렸다. 네가 포옹을 풀고 후다닥 1층으로 도망치다시피 내려가는 그 순간, 구름이 태양을 가렸다. 아침햇살이 따사로이 비쳐들어 따스하게 부서지던 거실이 잠깐 차가운 공백에 휩싸였다. 연청색 하늘 빛깔의 그늘 아래에서, 이현은 문득 미소지었다. 그러니까, 고양이같은 그 웃음을. 그렇지만 차디찬 그 그늘 속에서 떠오른 그 웃음은 생기를 찾아볼 수 없는 고양이 조각상처럼 창백한 실루엣을 띠고 있었다. 괴로움, 하고 그는 미소지은 입으로 다시 한번 더 소리없이 중얼거려 보았다.
낯선 네게서 제법 낯익은 단어를 찾았어.
네 발그스레한 빛이 있다가 없어져버린 자리에서, 이현은 창백한 하늘색을 찾았다. 재밌네.
소년이 고양이같은 웃음을 한 채로 현관으로 내려올 때쯤엔 다시 구름이 비켜서 햇살이 눈부시게 났다. 현관의 모자이크 유리창 너머로 산산이 깨어져들어오는 햇살이 현관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는 이빨을 살며시 보이며 타박 반, 장난 반이 담긴 웃음소리를 키들키들 흘렸다.
"두고 가지 말라니깐, 참. 뭐가 그리 급한 거야."
신발을 신을 때 보면, 현관에 가지런히 놓인 신발 몇 켤레는 사이즈가 2종류밖에 없었다. 당신보다 조금 더 큰, 아마 저 소년이 신을 만한 크기. 당신보다 한결 작은, 아까전에 맞닥뜨렸던 소년의 동생이 신을 만한 크기. -
77 이현주 (2530171E+5) 2020. 6. 21. 오후 10:28:51닳아없어진다는 단어의 의미를 도아주는 조금 소프트하게 받아들인 것 같네
도아랑 이현이 마음이 언제쯤 마주보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현주도 힘낼게! -
78 도아 - 이현 (9337106E+5) 2020. 6. 21. 오후 11:09:25"안 두고 갔어, 여기 있잖아."
네가 내려올 동안 그새 신발을 다 신고, 현관에 서서 널 기다리고 있어. 그렇게 무모하게 너를 안았다가 도망쳐놓고, 조금은 뻔뻔하게, 퉁명스레 말하면서 웃어주는 거야. 너를 만나러 와서, 너를 두고 갈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고, 평소보다 더 부단히 등교를 준비한 건 전부 너를 위한 거였는데.
네가 신발을 신는 것을 기다려야 하는데, 신는 동안 너를 바라보기에는 아까 저질러버린 짓이 계속해서 떠오를 것 같아 시선을 신발치로 내렸어. 그리고 그제야 눈치채는 거야. 신발 크기가 두 가지뿐이라는걸. 모자이크 유리창을 넘어 들어와 알록달록한 햇빛에 물들어버린 현관 속 신발들을, 너와 함께 있었던 울림이 너무 커서 시야마저도 흐릿하게 울려버렸는지, 신발을 신고 있을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거야.
하지만 지금 떠오른 궁금함에 관해서 물어보기에는, 난 그럴 자격이 없잖아. 동생이 나가고 너밖에 없었던 이 동화 같은 집도, 두 가지뿐인 신발 크기에 대해서도 나한테 물어볼 자격이 있을까? 그저 우물쭈물, 자리에 서서 네가 신발을 다 신기만을 기다려야 할 텐데.
"기다리고 있으니까, 걱정 마."
"신발 신는 동안 안 도망갈게." 하고 싶은 말은 이번에도 숨겨두고, 다른 말만 에둘러 버리고 말아. -
79 도아주 (9337106E+5) 2020. 6. 21. 오후 11:14:26좋아하게 됐다가 결국 지쳐서 안 좋아하게 되버리면 너무 도아를 괴롭히나? 싶어서 그렇게 생각했었던 건데, 난 그런 것도 좋아 u.u 단방향으로 끝나거나, 엇갈린 양방향이 되거나, 뒤늦은 양방향 같은 거. 꼭 마주보지 않아도 괜찮아! 마주봐지지 않는데 억지로 마주보게 만들 필요는 없어. 짝사랑 하고 싶다! 하다가 시작된 거기도 하고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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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이현주 (4698559E+4) 2020. 6. 21. 오후 11:19:26뒷사람이 너무 호되게 치여버려서 어떨까 싶지만, 이현이는 분명 내 캐릭터인데 얘 마음을 나도 모르겠으니... 우선 굴러가는 대로 두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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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이현주 (4698559E+4) 2020. 6. 21. 오후 11:20:10도아주는 언제쯤 자러 갈 거야? 혐생이 엄청 바쁘다고 알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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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도아주 (9337106E+5) 2020. 6. 21. 오후 11:26:13아마 12시 넘으면 자러가지 않을까 싶어. 자러간다기보다는 어거지로 버티다가 잠에 든다는 게 맞을 것 같지만. 아마 이현주가 답레 올려주면 내일 오전이나 오후에 답레 써오지 않을까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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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이현주 (3975671E+5) 2020. 6. 21. 오후 11:29:38자정까지 버텨가면서 해야만 하는 일이 있나 보구나... 힘내.
이현주가 이제 슬슬 방전될 타이밍이라... 답레를 한숨 자기 전에는 도저히 못 쓸 것 같아서. 내일 천천히 써서 올려둬도 될까? -
84 도아주 (9337106E+5) 2020. 6. 21. 오후 11:31:57응, 나는 괜찮아. 답레도 당연히 내일 줘도 괜찮으니까, 오늘은 푹 쉬어. 잘 자고 좋은 꿈 꿀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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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이현주 (1505761E+5) 2020. 6. 21. 오후 11:34:32도아주도 오늘 하루 고생했어. 할 일이 빨리 끝나서 얼른 푹 쉴 수 있게 되길 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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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도아주 (4533747E+5) 2020. 6. 23. 오전 12:58:46너무 늦은 시간에 겨우 찾아왔네. 좋은 밤이길 바라.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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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이현주 (5671198E+5) 2020. 6. 23. 오전 1:06:04오늘 날씨 너무 더워서 손가락 하나 꼼짝 못하고 뻗어있었어... 도아주는 무사히 보냈을까, 오늘 하루. 답레는 해 뜨면 볼 수 있도록 써둘게...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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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이현 - 도아 (5671198E+5) 2020. 6. 23. 오후 6:56:20퉁명스레 톡 쏘며 웃어주는 너를 바라보며, 천천히 마주웃었어. 보채는 일 없이, 재촉하는 일 없이, 그저 네가 다가오는 대로 밀치지도 잡아당기지도 않고. 하지만 나를 만나러 온 건 너니까, 네가 나를 밀쳐내지 않는다면 나는 너를 따라갈 거야.
이현은 발을 뻗어서 컨버스화에 폭 집어넣고는 현관에 쪼그려앉아 신발끈을 사락사락 묶었다. 네가 발견한 어쩌면 중대한 사안일지 모르는 사실도 이현은 그렇게 대수롭게 여기는 것 같지 않았다. 신발끈을 묶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방을 집어들고, 소년은 몸을 일으켰다.
"오래 기다렸지."
그리고 나머지 한 손은, 당연하다는 듯이 당신에게로 내민다.
"가자."
# ......(석고대죄) -
89 도아주 (4831169E+5) 2020. 6. 24. 오전 12:39:22지금에야 왔어... 어째 저번주보다 더 바쁜 느낌이네. 답레 늦는 거로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오늘도 어제도 정말 덥다. 시원하게 잘 수 있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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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도아 - 이현 (4831169E+5) 2020. 6. 24. 오후 12:13:40"절대 아니!" 이 정도 기다리는 건, 앞으로 내가 널 기다릴 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걸. 난 널 기다릴 거야. 하지만 손은 기다렸단 듯이 답싹 너의 손을 쥐었고, 너의 말에 대한 답도 또박또박 바로 튀어 나가고 말이. 꼭 쥔 너의 손이 아프지는 않게, 제일 아끼는 장난감을 소중하게 안고 있는 것처럼 잡아. 널 안아버리기까지 했으니까, 이제 손잡는 걸로 얼굴 붉히고 싶지 않은데. 나도 너처럼 손을 잡으면서 한 발자국, 네 옆으로 가까이 섰어.
"...깍지 껴도 돼?"
네게 닿는 것에, 좀 더 무던해지려고 해. 난 너와 가까워지고 싶으니까, 네가 내 마음에 널 심은 것처럼 나도 그러고 싶으니까. 언젠가, 내가 이 계약대로 너에게 날 좋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나면 네 마음에 내가 심어져 있을까. 그때는 너도 나처럼 닿을 때마다 붉은 물감이 번지게 될까. 아직 모를 일에 대한 기대를 조금, 너의 손에 깍지를 끼려는 떨림이 많이, 그걸 물어보고만 부끄러움이 반, 네가 거절할까 하는 걱정이 살짝. 그런 표정으로 너를 올려다봐. -
91 도아주 (4831169E+5) 2020. 6. 24. 오후 12:17:33도아한테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나하나 알려주는 기분이네... 손을 잡아봤으니까 이번에는 심화로 깍지를 껴볼까요?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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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이현 - 도아 (4115337E+5) 2020. 6. 24. 오후 2:03:35네가 나를 기다리듯 나도 너를 기다려. 네가 온다면 따라나설 거야. 너랑 같이 걸어가다 보면,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씩 바뀌겠지. 아침에 네가 언제쯤 뒤에 올지 시계를 한번 흘끔 올려다 보는 작은 습관 하나가 내 아침에 덧붙여지거나. 현관에서 신발을 신자마자 문 밖을 나서는 게 아니라 현관에 가만히 서서 너를 기다린다거나, 악상을 머릿속에서 가다듬다 말고 문득 복숭아처럼 빨개진 네 얼굴이 떠오른다거나. 너와 같이 걸어가는 이 길의 끝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색으로 너를 좋아하게 될까? 기대돼, 많이. 너와 같이 걸어가는 길이.
"응?"
너의 질문에 이현은 너를 돌아보면서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더니, 한 발짝 다가붙은 너에게 한 발짝 더 다가붙으면서 네 손에 쥐여있는 쪽 팔을 살며시 네 팔에 얽는 것으로 대답했다. 그리곤 네 손 안에 쥐여있는 하얀 손가락들이 부드럽게 움직이더니 네 손가락들 사이사이를 파고드는 것이다. 유려한 모양으로 희게 뻗은 그것은 서늘하고, 끝마디마다 굳은살이 배겨 있었지만 당신의 손에 순순히 안겨오는 움직임만큼은 조그만 소동물이라도 된 마냥 살갑기 그지없었다. -
93 이현주 (4115337E+5) 2020. 6. 24. 오후 2:04:07서이현(거리감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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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도아 - 이현 (4368748E+5) 2020. 6. 24. 오후 5:55:58네 고개가 갸우뚱 기우는 것이 나는 거절의 의미인 줄 알았어. 그래서 네가 한 발짝 다가온 게, 팔이 얽히는 게, 손가락들도 서로 겹쳐지고 마는 게,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 더 많이 놀랐다는 거야. 겉으로 놀란 게 드러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정말 드러나지 않을지는 모르겠어. 널 괴롭히겠다고 해놓고, 정작 괴로운 건 또 나라서. 더 많이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는 말이 이제야 실감이 나. 나는 너에게로 한 발짝, 두 발짝, 세 발짝도 다가가고 싶은데, 날 좋아하지 않는 네가 그렇게 한 발짝 다가오는 거야. 그럼 난 네가 정말 한 발짝 네게로 와준 건지, 제자리에서 걸음만 뗀 건지 몰라서 헷갈리고 말아. 계약 연애가 계약이 아니라 연애였던 거야? 연애가 아니라 계약이라고만 생각했단 말이야. 우리 지금 이러고 있는 거, 나만 두근거리고 있을지라도, 연인 같잖아. 그 사실이 계속 저려와서—
"...우리 학교까지 이러고 가는 거야?"
엉뚱한 질문을 하고 말아.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사귀는 줄 알면 어떡해."
그런 오해를 받아도 너는 괜찮아? 나는 너와 사귀고 있다고 떳떳이 말할 수 없단 말이야. 거짓말이잖아. -
95 도아주 (4368748E+5) 2020. 6. 24. 오후 5:57:32정말 짝사랑 실컷 할 수 있겠다... 답레보고 이마 짚었어, 진짜로. 그리고 이제야 계약 연애가 도대체 무엇인지 감을 잡아가는 도아... u.u 토끼가 아니라 거북이로 했어야 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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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이현주 (4115337E+5) 2020. 6. 24. 오후 6:25:44도아한테 상황파악 마구마구 시켜준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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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도아주 (8563471E+5) 2020. 6. 24. 오후 6:31:01말해줘서 고마워, 미리 심장 잡을 준비하고 있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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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이현 - 도아 (4115337E+5) 2020. 6. 24. 오후 6:33:18"계약부터 시작하는 연애라고 했잖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너로 인해 행복해지거나, 너로 인해 괴로워지는 법을 너한테서 배우겠다고. 그게 조건이었잖아. 앨리스 너를 따라가기로 한. 다른 앨리스는 필요없어. 네가 앨리스야.
그러니까, 네가 시작한 이 짝사랑에는 말도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너를 사랑할 줄 모르는 이 소년에게 너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계약의 내용. 그러니까, 비어있는 반쪽을 네가 만들어줘야 되는-다시 말해 만들어줄 수 있는 짝사랑. 너도 모르는 사이 너는 엄청난 계약을 해버리고 만 것 같다. 당신의 그 저릿저릿한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이 고양이같은 소년은 참으로 무신경하게도 말뚝을 박았다.
"조금 우스운 방식이긴 하지만- 난 네 고백을 수락했어."
아침햇살 속에서, 투명하게 빛나는 머리카락 아래로 연수정같이 반짝이는 눈이 담긴 눈매가 상냥하게 구부러지나 했더니 소년의 얼굴에 해사하고 천진난만한 미소가 방긋이 걸렸다.
"우리 2일째야, 도아야." -
99 이현주 (4115337E+5) 2020. 6. 24. 오후 6: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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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도아 - 이현 (5472705E+5) 2020. 6. 24. 오후 7:21:20"응, 계약 연애."
너의 말을 잘 듣고 있다고,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너를 올려다봐. 내가 너에게, 날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나면 그때부터 사귈 수 있다고,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백을 수락했다는 말에도, 바보같이 눈만 깜빡거리는 거야. 분홍빛이 숨었다가, 나타났다가, 이윽고 내 이름을 불러오는 네 미소를 마주했을 때. 온 얼굴 위로 분홍빛이 번지고 말았어. 아니, 붉은색일까. 새벽 사이 내려앉은 이슬을 잔뜩 머금고 피어난 듯한 네 미소도, 네가 부른 내 이름도, 이제서야 알게 된 사실도. 전부 하나같이 제대로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어버렸어.
"자, 잠깐만. 잠깐만..."
고개를 너에게서 돌리고, 너와 잡은 손마저도 조심스레 놓고 얼굴을 가렸어. 차마 다 가려지지 못해서 손 틈새로 붉은 칠이 새어 나왔지만, 그렇게 조금이라도 가리고 너의 말을 다시 한번,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되새겨보다가 드디어 네 말을 바로 이해하였을 때.
생각보다 아주 무덤덤하게, 계약 연애하자는 네 말에 너와 닿아도 괜찮냐고 말할 수 있었던 건, 너와 사귀게 됐다고 생각지도 못 해서. 나는 네가 말한 계약을 제대로 이뤄내야만, 그제야 너와 연애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단 말이야. 바보 같아. 네가 여태 나한테 닿아온 건 그래서였던 건데, 나는.
가리고 있던 손을 떼어내고 다시 너를 바라보았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너를 떨리는 눈으로 쳐다보기만 해.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아무것도 모르겠어.
"다시, 다시 안아도 돼?"
널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야. 이러다가 붉게 흘러내리고만 말 것 같아서 그래. 내가 어리광쟁이라서 좋아진다기보다는 되레 싫어져도 괜찮아. 바보 같은 짓을 하느라 네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던 앨리스가, 앨리스를 연기하고 있을 뿐인 지나가는 엑스트라인 줄 알았던 게 속상해서 그래. -
101 도아주 (5472705E+5) 2020. 6. 24. 오후 7:22:53심장이 터지고 말았어... 붙잡고 있는 건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예쁘게 웃으면서 사실 직시를 시켜주면 어떡하니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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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이현주 (6545123E+5) 2020. 6. 24. 오후 7:50:46도아는 왜 터지는 것도 저렇게 사랑스러워...?
답레는 저녁 늦게쯤에나 줄 수 있을 것 같아. 조금만 기다려줘. 예쁘게 꼭 안아줄게. -
103 도아주 (3389622E+5) 2020. 6. 24. 오후 10:27:38사랑스러운 사람 앞에 있어서 그런 것 같아 u.u 답레는 매번 말했지만 늦어져도 괜찮아. 이제야 집 들어가고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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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이현 - 도아 (4115337E+5) 2020. 6. 24. 오후 11:12:05나를 더러 사랑한다는 말을 한 사람은 많았어. 하지만 너처럼 선명한 색을 띈 말을 내게 해준 사람은 없었어. 나는 그 색이 다른 색과 다르다는 것을 알 뿐,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무 예뻐서, 그 색이 너무 예뻐서 널 이렇게 쫓아와버리고 만 거야. 내가 한 번도 발을 내딛어본 적이 없던, 너의 이상한 세계로.
소년은 네 손을 놓아주었다. 그리곤 네가 꽃봉오리처럼 오므라들면서 발간 물을 흠뻑 머금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너에게서부터 붉은 물이 퍼져나가 세상을 조금씩 붉게 물들인다. 화단의 제라늄에 한 줌. 잎사귀를 기어가던 무당벌레의 등딱지에 한 톨. 소년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너에게서 빨간색이 아닌 다른 색이 묻어날 때도 있겠지만, 소년은 빨간색을 시작으로 당신의 건네어주는 모든 색에 차차 익숙해져 가기로 했다.
그러니까, 이것은 짝사랑만을 갖고 완성된 사랑이었다. 네 사랑과, 나머지 반쪽 상대의 사랑이라는 자리에 대신 계약이라는 가설 뼈대가 들어차 있는. 그러니까, 그 빈 자리를 네가 채워넣어야 하는 불공정 계약으로 완성된 사랑이. 그러니까, 아낌없이 채워주자. 네 색깔로.
어렵사리 흘려낸 당신의 말에, 이현은 어떤 거리낌도 없이 살갑게 팔을 벌렸다. 그리고 네게로 다가와, 네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안았다. 미완성인 사랑일지언정, 너는 내 품에 얼마든지 기댈 수 있는 권리가 있어. 소년은 당신의 귓가에 대고 나직이 속삭였다. 새삼스럽지만,
"잘 부탁해." -
105 이현주 (4115337E+5) 2020. 6. 24. 오후 11:12:45비가 오니까 제법 밤바람이 차네. 도아주, 잘 때 환절기 이불 꺼내덮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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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도아 - 이현 (3948758E+6) 2020. 6. 25. 오후 4:23:16"......안아달라는 건, 아니었는데." 네가 어깨를 감싸 안아오자, 네 품 안에서 조그맣게 볼멘소리를 내었어. 절대 싫다는 건 아니지만, 단지, 너에게 선수를 빼앗긴 것 같아서. 아까 널 안은 건, 네가 얄미워서 그런 거잖아. 순수하게 네가 좋아한다는 마음으로 꼭 안아보고 싶었단 말이야. 그 작은 목소리가 흩어질 때, 너를 꼭 끌어안았어. 네 품에 파고든 것처럼 됐지만, 그것도 좋아. 그랬구나. 우리 이렇게 닿아도 되는 사이였구나.
"응, 좋아해."
네 품에 파묻혀있다가, 네가 나직하게 속삭이는 소리가 간지러워서 고개를 들어 널 바라봤어. 활짝 피어나지는 못하고, 이제 막 피어나려는 듯이 수줍은 미소로 답한 거야. 네가 속삭이며 말한 크기와 맞춰서, 똑같이 네게 속삭이면서.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이상한 나라에서 첫 발자국을 어떻게 내디뎌야 할 지도 몰라 헤매고 있었지만, 이제 알겠어. 가고 싶은 대로, 가고 싶은 만큼. 모르는 곳이니까, 내가 길을 만들어가면 되는 거야. 내가 가는 길에 꽃이 피어있을지, 낭떠러지일지 모르지만, 혹시라도 낭떠러지라면 영영 떨어지기 전에 다시 돌아가면 되니까. 겨울방학까지, 파란 나뭇잎이 색이 바라 떨어지고, 나뭇가지에 하얀 눈이 쌓일 때까지, 열심히 헤매볼게.
"나도 잘 부탁해."
너의 계약을 이뤄주기 위해서 힘낼게. 네가 날 좋아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도록. 널 열심히 좋아해서 내가 널 좋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네가 사랑스러운 만큼 나도 사랑스러워져서 네가 좋아할 수 있도록 해볼게. 하지만, 지금은 학교를 가야 하니까. 네 품에서 떨어져서 다시 네 손을 꼭 잡을 거야. "그럼, 진짜 학교 가자." -
107 도아주 (3948758E+6) 2020. 6. 25. 오후 4:34:27아직 도톰한 솜이불이 나와있어, 걱정 고마워. 이현주도 밤바람 조심해. 새벽은 아직도 춥더라. 도아는... 이제 심장이 터진 후라 남아날게 없어서 조금 직진한 느낌이네. u.u 직진하는 줄도 모르고 한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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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이현 - 도아 (3095304E+5) 2020. 6. 25. 오후 11:53:55"이것도 좋아할 거라 생각했어." 키드득, 하고 이현은 장난스레 웃었다. 다음 번에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먼저 옮겨보는 것도 좋겠다. 당신의 그 고운 빨간색을 알고 싶어하는 이 회색의 체셔 고양이는 당신의 어떤 모습이든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내게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네 마음을 배울 때까지, 좋아한다고 말하는 법을 배울 때까지, 그렇게 내 방식대로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그날까지 계속 나를 좋아해 줘.
그때까지, 같은 길을 함께 걸어가면서 열심히 헤매보는 거야. 우린 이제 첫 발짝을 떼어놓는 거야.
"응, 가자."
이현은 당신을 끌어안았을 때만큼이나 가볍게 풀어주고는, 내밀어오는 당신의 손을 살갑게 깍지끼어 맞잡았다. 그리고 한 발짝씩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109 이현주 (3095304E+5) 2020. 6. 25. 오후 11:55:11이현: 형.
매니저: 응?
이현: 나 계약연애하기로 했어.
매니저: ???????????????????(푸우우우우웁) -
110 도아주 (7911565E+5) 2020. 6. 26. 오후 4:21:11오늘내일 바빠서 답레를 언제 줄 수 있을지 모르겠네... 미안해 8.8
매니저씨 어떡하면 좋아... 와중에 도아는 이현이가 연예인이라는 사실은 알지도 못 하고... u.u... 스캔들 나면 어떡한대...... -
111 이현주 (8531056E+5) 2020. 6. 26. 오후 5:14:41괜찮아괜찮아 느긋하게 가자♪ 아직 여름은 기니까,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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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도아 - 이현 (6253445E+6) 2020. 6. 27. 오후 5:24:54"당연하지,"
"널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사람이 안아주는 걸 어떻게 싫어할 수가 있어. 이제 표현을 아낄 생각도, 숨길 생각도 없어. 네가 오로지 계약 때문에 내 억지에 어울려주는 거라고, 그래서 네게 나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내 마음이 너무 커서 네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너도, 나도 공범인걸. 네가 그만두고 싶어져도 난 모르는 일이야. 부끄러운 건 똑같지만, 그래도 조금 뻔뻔하게. 이제는 네게 두근거리는 걸 숨기려 하지 않아도 괜찮잖아.
"근데 나, 가끔은 같이 못 갈 거야."
"미안해." 등교도, 하교도, 학교 안에서도 난 너랑 같이 있고 싶은데. 긴 여름이 언제 한 여름밤에 꾸고 있던 꿈이었던 것처럼, 지나쳐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깍지끼어 맞잡은 네 손을 꼭 쥐어. 놓고 싶지 않아. 학교까지 가는 길은 유달리 짧게 느껴지고 말아. 네 걸음 크기에 맞춰서 발걸음을 따라 옮겨. 일부러 학교까지 가는 길을 멀리 돌아서 가고 싶어. -
113 도아주 (2073014E+5) 2020. 6. 27. 오후 5:28:17이제 도아는 이현이보고 공범이라고 할 수도 있어졌네 u.u 체육대회 같이
방송부 바쁜 날, 도아는 이현이 보고 싶어서 어떡한담... -
114 이현 - 도아 (4392216E+6) 2020. 6. 27. 오후 8:11:14"네가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조금 따뜻한 기분이 돼."
정말인걸. 햇살을 등지고 그림자가 드리운 소년의 얼굴에서, 눈웃음을 지은 고양이 같은 눈매 사이로 연수정같은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는 게 보였다. 상냥한 미소가 어린 입가에는 보조개가 폭 패어 있었다. 소년은 너에게서 배운다. 네가 네 솔직한 마음을 드러낸다면 소년 역시도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배운다. 조금 따뜻한 기분- 그러니까, 네가 품고 있는 그 진한 듯하면서도 상냥하고, 살가운 발간색에서 우러난 그것이 소년에게도 조금씩 퍼져가고 있는 게 솔직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다 네가 조금은 아련하게 건네는 사과에, 소년은 오히려 고개를 살래살래 젓는다.
"알고 있어. 항상 같이 있을 수는 없는 거니까. 너도 네 일로 바쁠 때가 있고, 나도 내 일로 바쁠 때가 있고."
아마 우린 그렇게 자주 함께 있지 못할지도 모르지- 방송부뿐만 아니라, 너도 네 학업이 있잖아. 그 이외에 네가 해야 할 일들이라거나, 이따금 네 친구들과 놀아야 될 때도 있고, 너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도 있겠지. 그러고 나면 남은 시간이 모자라거나 없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시간을 넘어서-
"네가 나를 좋아해준다면, 네 마음 속에 내가 남아있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이건 조금 이기적인, 어쩌면 주제넘은 바람일까. 내가 입에 올린 '네가 나를 좋아해준다면' 이 아직 무슨 소리인지 깨닫지 못한 내가 이런 말을 한다면. -
115 이현주 (4392216E+6) 2020. 6. 27. 오후 8:11:48도아가 이현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갖고만 있다면 언제건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그 마음만 있다면 이현이는 도아를 떠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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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도아 - 이현 (092688E+55) 2020. 6. 28. 오후 6:17:48"많이는 아냐?"
조금 따뜻해지는 기분이라는 네게, 몸을 살짝 네 쪽으로 기울여서 네 그림자 아래로 쏙 들어가. 그리고 반짝이는 눈을 올려다보면서 물어. 그림자 아래 드리워졌더라도, 말간 분홍빛 눈은 네 눈을 똑바로 찾아가. "그럼 더 열심히 좋아해야겠다." 네 말이 내게 따듯함을 안겨주는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내가 널 좋아해서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봐. 몸을 다시 세우고서 바로 앞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아닌 혼잣말인 척 걸음을 떼며 말해. 툭, 저기 뒤에 찍혔을 발자국 어딘가에 던진 듯 흘러가는 말인 척.
"난 안 충분해."
충분하다는 너를 흘끗 쳐다보았다가, 앞으로 딛어지는 발을 쳐다봐. 부끄러우니까, 다른 짓을 하는 체하려고 너와 발이 나가는 순서를 맞춰보려 하면서.
"같이 있지 않아도 당연히 좋아하고,"
"난 널 좋아하니까 같이 있고 싶고, 보고 싶은 거야." 그렇지만 네 말이 맞잖아. 네가 늘 나와 시간을 같이 보낼 수는 없잖아. 나는 코커스 경주를 끝낸 동물들에게 사탕을 상으로 나눠주러 갈지도 모르고, 다과회에서 찻잔에 차를 채워주고 있을지도 몰라. 붓을 들고 카드 정원사들이 흰 장미꽃을 붉게 칠하는 것을 도와주러 갈지도 모르지. 고양이가 얼마나 자유로운지는 나도 잘 알고 있어. 그러니까, 나랑 같이 있자고 하는 건 너무 큰 욕심이잖아. -
117 도아주 (092688E+55) 2020. 6. 28. 오후 6:23:21무슨 노래 좋아하냐고, 몰래 살짝 틀어줄 수 있다고 말할까 고민했지만 슬슬 학교에 도착해야 되려나 싶어서 넣어뒀어 u.u...
그리고 내일부터 평일은 9시~10시 넘어 올 거 같아 8-8 -
118 이현 - 도아 (1699096E+5) 2020. 6. 28. 오후 10:39:29"조금이라곤 해도 얼만큼이 조금인지 모르니까."
네가 그의 그늘 속에 숨어서는 그에게 톡 기대어올 때, 소년은 난처하다는 듯이 웃었다. 그러다 말고, 그 웃음이 무언가 뿅 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는 듯한 유쾌하고 장난기있는 웃음으로 변했다. 그리고 이현은 당신이 발걸음을 맞추어보려 할 때 문득 슬그머니 발걸음을 늦추면서 당신에게로 고개를 숙여내리고는, 살며시 톡, 하고 아기들 장난 같은 작은 뽀뽀를 네 뺨에 짓궂게도 떨어뜨려 놓았다.
"그러니까, 그만큼이야."
그것은 사랑에 대해서 이제서야 걸음마를 뗄락말락하는 아기나 다름없는 그의 철모르는 천진난만한 장난이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또한 이현이 너에게 건네준 명백한 애정표현이기도 했다. 너에게서 세상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빨간색을 찾아낸 순간부터, 이현 역시도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서서히 너에게로 기울어지고 있는 것이다.
"응. 네가 보고 싶어하면 불러줘. 같이 있고 싶으면 같이 있자. 항상은 아니지만, 시간이 나면 언제든."
선택의 여지 없는 자유는 방황이라고 부르지. 너와 함께 있는 것. 그게 내가 택한 내 자유야. 네가 나를 자유롭게 해. 누가 그러더라. 혼자서 떠돌면 방랑이지만, 둘이서 떠돌면 여행이래. -
119 이현주 (1699096E+5) 2020. 6. 28. 오후 10: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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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도아 - 이현 (3064698E+5) 2020. 6. 28. 오후 11:53:34"—!"
소리 없는 비명이 이런 것이 아닐까. '너, 너. 안 좋아하면서 뽀뽀하면 큰일 나!' 한없이 두근거림이 몰려와서, 말로 옮겨 담지 못 해 널 바라보는 눈빛에서 새어 나가는 작은 외침. 발걸음을 맞추려 하가, 문득 옆에 나란히 있던 발이 사라져서 나란히 속도를 늦추려던 그때. 네가 왜 그러는지 고개를 들었더라면, 그랬다면 뭐가 달랐을까. 체셔의 웃음을 내가 잡을 수 있었을까. 톡 떨어지는 꽃잎처럼 떨어진 입맞춤이 너무나도 짓궂어서.
"하나도, 하나도 안 조금이잖아."
네가 짓궂었던 만큼 작은 목소리로 겨우 대꾸해. 이게 어딜 봐서 조금이야. 어딘가 고장 나버린 게 고스란히 말에서도 드러나. 맞지 않는 퍼즐들을 이어 붙어 놓은 듯한 말을 하고, 네가 닿았던 뺨을 너와 잡지 않고 있는 손으로 덮었어. 꼭 데인 것 같이 화끈거려서. 깍지끼고 있는 손을 꼭 붙잡고 있다가, 내 쪽으로 끌어당겨. 괴롭히겠다고 했던 말 아직 취소 안 했어, 나. 네가 얌전히 괴롭히게 둘 생각 없어.
내가 끌어당겨서 네가 흔들리면,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너와 가까워지면, 발뒤꿈치를 들고 너와 똑같이. 큰 사고라도 치는 것 같아서, 뺨을 덮었던 손도 깍지끼고 있는 네 손을 잡고, 두 눈도 꼭 감고, 네게 살짝 입 맞춰. 그러고 발뒤꿈치를 내리기 전에 눈을 겨우 뜨고 말해.
"그럼 시간 날 때마다야."
얼굴이 너무 달아올라서 세상이 붉게 물든 것 같기도 해. 언젠가 이 붉음이 네 얼굴 위에도 칠해지면 정말 좋겠어. 네가 또 닿아올까 봐, 말을 끝맺으며 다시 학교로 발을 옮겨. 큰일 났다. 안 그래도 네 생각이 뭉게구름처럼 떠다니는데, 오늘은 더 심할 것 같아. -
121 도아주 (6326761E+4) 2020. 6. 28. 오후 11:59:03늘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는데, 돌렸는데도 오탈자가 있네... u.u
발걸음을 맞추려 하가 > 발걸음을 맞추려 하다 이거야.
동접이 느는거면 좋겠다 u.u 이현주 저런 폭발 사진 많이 저장해둬야겠다 싶기도 하고... 도아도 이현이 좀 터트려봐야 할텐데 u.u* -
122 이현주 (8225202E+5) 2020. 6. 29. 오전 12:14:52오탈자는 신경쓰지 않아도 돼. 나도 안 쓰는걸 (=ↀωↀ=)
터지는 게 너무 귀엽고 예뻐서 자꾸 못된 장난을 치게 돼... 아니 이현이 얘 장난꾸러기가 맞긴하지만 응...
터지는 거야, 뭐, 나중에 한꺼번에 몰아서 빠바방 터지지 않을까 싶고(?) -
123 도아주 (2049211E+5) 2020. 6. 29. 오전 12:28:25응, 고마워. 꼭 올리고 나면 수장하고 싶은 부분이 보이더라... u.u...
귀엽고 예쁘게 보인다면 다행이야. 이현이 장난치는 모습도 좋으니까 괜찮아! 고양이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 같아. 나중에 빠비빙인가! 이현이도 불꽃놀이 해주는건가! 역시 나중까지 힘내야 쓰겠다 ^-^* -
124 이현주 (8225202E+5) 2020. 6. 29. 오전 12:34:59학교 가면 자리 마구마구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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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도아주 (5872499E+6) 2020. 6. 29. 오전 12:49:51도아 : (고장)
일부러 수업 더 열심히 듣지 않을까 u.u 얄미워서 점심시간에 애들 밥 먹으러가고, 방송부 뭐 있다그래서 점심 먼저 먹고 잠깐 뭐 한 날 같은 때 이현이 자리에서 일부러 잘 지도 몰라 u.u 반 애들 오면 금방 깨겠지만. -
126 이현주 (8225202E+5) 2020. 6. 29. 오전 12:57:22눈떴더니 이현이가 옆에서 같이 엎드려 자고 있는거 보고 싶으시면 그러셔두 대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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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도아주 (7644046E+5) 2020. 6. 29. 오전 1:01:46^-^*... 이현이 연예인이라는 거 알게 됐을 때 도아는... 그냥 큰일이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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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이현주 (8225202E+5) 2020. 6. 29. 오전 1:03:54그런데 돌리다 보니 현이가 이미 터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 ^q^ 진도보다도 더 나간(?) 행동(?)을 한다던가 하는 부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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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이현주 (8225202E+5) 2020. 6. 29. 오전 1:09:23아, 그런데 혹시 도아가 입을 어디에 맞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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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이현 - 도아 (8225202E+5) 2020. 6. 29. 오전 1:25:48"그런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면서 소년은 킥킥킥 웃었다. 네 발그스레한 따뜻함에 대한 대답이 이 정도라면, 소년을 네 색깔로 칠하겠다는 너의 아슬아슬한 계획의 전망은 의외로 밝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고양이는 이미 그럭저럭 네 손에 길이 들어버린 모양이니까. 길고양이는 한번 길들여 버리면 손길을 기억하고, 손을 내밀어준 사람을 나름의 방식대로 졸래졸래 따라다닌다. 네게 떨어뜨린 그 입맞춤 한 장은, 아직은 그냥 아무 것도 모르는 고양이가 당신이 내민 손끝을 아프지 않게 살살, 꾹꾹 물어보는 입질과 같은 빛을 띄고 있었지만, 언젠가는- 언젠가는 그 입맞춤이 너와 같은 빛을 띄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장난같은 입맞춤으로도 허용량을 초과해버려 어딘가 나사 하나가 폭 빠져버린 듯한 네 모습마저도 반가운지, 소년은 방글방글 웃고 있었다. 그렇게 웃음을 띈 채로 이현은 당신이 손을 잡아당기는 대로 허리를 굽혀서는 당신에게로 끌려내려왔다. 그러다 마침내 네 입맞춤이 닿아버리자, 소년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네가 입맞춘 곳에서부터 퍼지기 시작한 온기가 너무 따뜻해서. 너무 간지러워서. 그러니까, 이제부터 무언가가 아주 크게 바뀔 거라는 그 선전포고에 가슴속에 생소한 감정이 조금씩 퍼져나가는 것이 너무도 벅차서. 아이같이 순진한 웃음이 조금 잦아들고 나서야, 이현은 입을 열고 네게 말을 건넬 수 있었다.
"귀여워."
# 일단 뺨에 했다고 생각하고 답레를 썼어! 아닐 경우를 대비해 정확히 어디에 입맞춤을 받았는지 쓰진 않았지만 만일 뺨이 아닌 다른 부위라면 레스를 다시 올릴게. ^·v·^ -
131 도아주 (902699E+54) 2020. 6. 29. 오전 6:28:04일어나자마자 확인하러 오고 잠이 달아났네 ^-^* 뺨에 한 게 맞아. 당연히 뺨이라고 생각해서 묘사를 잊었나 봐. 입술이었을 때가 궁금하지만 도아는 아직 입술에 할 수 있을 리가 없을 것 같고...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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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이현주 (5623331E+5) 2020. 6. 29. 오후 6:38:48TMI: 이현이를 마트에 데리고 가면 높은 확률로 장난감 코너에서 발이 묶일 거야
사달라거나, 무턱대고 카트에 집어넣지는 않지만 장난감코너를 구경하느라 시간을 조금 보내게 돼 -
133 도아주 (6818339E+5) 2020. 6. 29. 오후 11:29:58이제 들어왔어. 지금부터 답레 쓸 수 있을 것 같아... 8-8
티엠아이 너무 귀엽다...... 장난감을 좋아하는 걸까? 도아는 마트에 가면 헤어 액세서리 코너같은 곳에 멈출 것 같아. 꼭 헤어 액세서리가 아니더라도, 조그맣고 예쁘고 귀여운 코너라면. 필기구 코너같은데에도 멈출 것 같네. 필기구도 아기자기한 것들이 많으니까. -
134 이현주 (5702381E+5) 2020. 6. 29. 오후 11:51:45호기심이 많아서 재밌어 보이는 거면 눈길이 쏠리는데, 알다시피 장난감 코너는 그런 장난꾸러기 애들 시선 잡아끌기 최적화된 코너니까... 그런 데서 멈추면 현이도 따라 멈춰서는 도아 따라서 그런 거 막 둘러볼 거 같애. 막막 어린애나 할만한 방울 헤어밴드로 자기 머리 묶고 이거 어때? (๑ゝڡ◕๑) 이런다던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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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이현주 (5702381E+5) 2020. 6. 29. 오후 11:52:20밤이 늦었고 도아주도 쉬어야 할 테니 답레는 느긋하게 써도 좋아. 굳이 오늘 꼭 주지 않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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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도아 - 이현 (0688375E+5) 2020. 6. 29. 오후 11:56:12까르르 웃음을 터트리고 마는 너를 힐끗거려. 뭐가 그렇게 웃긴 거야. 나는 두근거려서 머리가 어지러운데. 묵묵히 학교로 걸음을 옮기기만 해. 학교랑 가까워질수록, 학생들도 많아지고, 교실에 들어가면 반 친구들이 가득 있을 거야. 선생님이 있을지도 모르지. 그럼, 그럼 더는 내게 안 닿을 거라고 그렇게 믿어. 나는 아직 무대 위로 오를 용기는 없단 말이야.
"...그러니까."
"안 좋아하면서 그러면 큰일 난다니까. ......" 웃음이 사그라들어서, 하얀 구름이 멀리 흘러가 파란 하늘이 탁 트여 보일 때, 너는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하지 말아 달라고, 이런 장난은 그만해달라고, 네가 너무나도 얄밉고 짓궂어서. 애타는 듯이 새어 나온 목소리가 흩어져.
"귀여우려고 한 것도 아니란 말야."
너도 나처럼, 두근거려서 아무것도 못 하게 됐으면 하고 입 맞춘 거란 말이야. 머릿속에 까만 펜을 든 선이 이리저리 마구잡이로 미로가 구려. 탈출구를 찾을 새도 없이 새까맣게 채워져 가는 미로는, 정리되지 않은 내 생각들과 같아. 네게 귀엽지 않고 싶은 건 아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일 탐스럽게 피어난 꽃 한 송이 같은 사람이 너에게는 나라면 좋겠어. 네게 귀엽지 못한 것보다 귀여운 게 낫잖아. 그렇지만 지금은 아냐. 나도 조금만 네게 짓궂게 굴어보고 싶단 말이야. -
137 도아주 (7434682E+6) 2020. 6. 30. 오전 12:01:55뭐가 어떻기는, 정말 많이 귀엽지... 어찌저찌 오늘 안에 답레는 가져왔네. 근데 지금 너무 졸려서 어떻게 될 지 모르겠어...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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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이현주 (5815028E+5) 2020. 6. 30. 오전 1:41:50이현주가 졸았다 ^q^ 아직까지 깨어 있진 않겠지, 얼른 자. 금방 잇지는 못할 것 같으니까.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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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도아주 (7434682E+6) 2020. 6. 30. 오전 1:43:25놀랍게도 방금 귀가해서 깨어있어... 자려던 참이야. 이현주도 잘 자. 비가 와서 그런지, 날이 춥더라. 따뜻하게 자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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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이현주 (5815028E+5) 2020. 6. 30. 오전 1:56:48방금.... 귀가......? 응, 오늘 밤은 비가 많이 와서 쌀쌀하더라. 도아주도 따뜻하게 해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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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도아주 (7580884E+5) 2020. 7. 1. 오전 11:43:47어제 정말 피곤해서 모르는새 잠들었던 거 같아 8-8 갱신하고 갈게.
요즘 날씨가 우중충한데, 예고 없는 비 소식에 현이랑 도아랑 같이 우산 쓰는 일도 있을까 싶고, 우산 디자인은 어떨 지 궁금해지더라. -
143 이현주 (6839678E+5) 2020. 7. 1. 오후 3:27:02그랬구나. 푹 쉬었다니 됐어. 오늘 하루는 조금 여유로운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현이 집에는 분명 언젠가 사놓은 평범한 비닐우산이 있긴 한데- 우산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후드집업의 후드를 뒤집어쓰고 맞고 다니거나 하지 않을까.
TMI지만 동생은 아예 레인코트를 선호하구. -
144 이현 - 도아 (2513261E+5) 2020. 7. 2. 오전 12:21:43모두가 하늘에 빛나는 별 하나를 우러러볼 때 별은 아무도 없는 밤하늘에서 홀로 외로이 빛나고 있었다. 회색으로 빛나는 별은 혼자서 혼자라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멍하니 빛나고 있을 뿐이었다. 몇 광년 밖의 누구인지 모를 이들이 이따금 밤하늘을 무대삼아 자신을 우러러본다는 사실도 몰랐다. 정작 별을 우러러보는 그 사람들도 그저 그것을 밤하늘 한가운데 쏟아져 빛나는 보석들 중 하나라 생각할 뿐, 그 누구도 그 빛나는 별이 어린 왕자의 처소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회색 별 위에서 회색밖에 모르고 우주를 방황하던 이 어린 왕자의 회색 별 한가운데 갑자기 당신이, 네가 홀로 뿌리를 내리고 발그레하게 피어난 것이다.
"그러면 널 좋아하는 법을 배워나갈래." 이현은 방긋 웃었다. 네 얼굴이 안쓰러울 정도로 빨개지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네 목소리를 조그맣게 떨리게 하는 그게 무엇인지 나는 정확히 몰라. 그걸 내가 알게 되었을 때 내가 그것을 어떻게 느낄지도 몰라. 그렇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느끼게 해 줄 가장 좋은 선생님은, 그런 발그레한 색도 있다는 걸 내게 알려준 너야. "그게 우리 약속이잖아? 너 말고 다른 누구한테는 함부로 이러지 않을게."
아무래도 소년을 벌써부터 뭔가 골려먹기는 틀린 것 같다. 아무 것도 모르고 있으니, 네가 기발한 발상으로 이현을 짓궂게 골탕먹인다고 해도 이 백지장같은 소년은 그게 골려먹는 건지 아닌지도 모를 테니. 그러니까,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길들여나가자. 원래 길냥이한테는 친밀도를 충분히 쌓지 않고 서툰 장난을 치면 본전도 못 거두는 법이다. -
145 이현주 (2513261E+5) 2020. 7. 2. 오전 12:23:47도아야 성급하지 말기^*^!!
사실 이 시점에서 이현이를 골탕먹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며칠 정도 사라져버리는 것이 있지만 과하면 이현이가 도아를 잊어버립니다 -
146 도아주 (6103759E+5) 2020. 7. 2. 오전 9:16:56도아는 성급하다기 보다는, 나는 고장났는데 너는 그렇지 않아서 얄미워! 같은 느낌이야. u.u
세상에 후드... 비 많이 오면 감기들기 쉽겠다 8-8 도아는 밝은 단색 우산 좋아할 것 같아. 노랑, 연두, 하늘 이런 색들. -
147 도아 - 이현 (6103759E+5) 2020. 7. 2. 오후 5:19:32"그럼 배울 때까지 이런 거 금지."
'이런 거'가 뭔지 모르는 척하면 안 돼. 너로 인해 붉게 물들어 있는, 네가 닿았다가 떨어진 그 뺨을 손가락 하나를 곱게 펴서 톡톡 건드려 보여줄 거니까. 여기에 네가 했던 거, 그런 게 금지라는 거야. 내 손가락이 톡톡 닿았다가 떨어지고,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 한 번 더 일러줘. '이런 거'. 네가 내 말을 들어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한테 좋아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전에 고장 나서 아무것도 못 하게 될지도 몰라. 태엽을 감을 수 없는 인형이 되어버리는 거야.
"그리고 이제 곧 학교잖아."
그러니까, 공공장소란 말이야. 공공장소에서 애정행각은 자제해야 하는 거 알지.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무슨 뜻인지 알지, 물어보는 것처럼 너를 흘끗여. 네게는 애정행각이 아니라 장난이라고 해도 절대 금지.
"...그러니까, 정말 정말 장난치고 싶으면."
"적어도 너랑 나만 있을 때 해." 금지라고 말해놓고도, 네가 해오겠다면 내가 당해낼 수 있을까. 난 붉은 하트 여왕의 명도 어길 수 있는 앨리스일 텐데, 체셔 고양이를 당해내지 못해. 내가 널 피해 다닐 수도 없잖아. -
148 도아주 (6103759E+5) 2020. 7. 2. 오후 5:26:52오늘은 이제 저녁 지나 밤에 다시 올 것 같아 u.u
한 본 도아 티엠아이같은 걸 생각해봤는데, 방송부 부장인 선배가 도아 머리 누르고 위에 턱 괴고 있는 걸 좋아한다,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아... 애초에 도아 티엠아이도 아니고 방송부 부장 선배의 티엠아이네. '-'... -
149 이현주 (5376789E+5) 2020. 7. 2. 오후 11:24:54오늘 하루도 잘 보내고 있어? 답레는 천천히 쓰는 중이야.
좀 괜찮아? -
150 도아주 (2807584E+5) 2020. 7. 2. 오후 11:38:59이제 막 귀가한 참이야, 걱정 고마워. 답레는 천천히 줘도 괜찮으니까.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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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이현주 (5376789E+5) 2020. 7. 2. 오후 11:42:52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 열심히 하고 왔구나. 이제 푹 쉬어...
이건 잡담이지만 도아네 선배가 저러는 거 보면 이현이도 보고 있다가 나중에 도아랑 둘이 있을 때 따라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 도아가 싫어하면 안 하겠지만. -
152 도아주 (2807584E+5) 2020. 7. 2. 오후 11:48:21벌써 침대에 누울 준비 중이야. ^-^*
따라하면 명확히 도아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어떻게 나오는지 볼 수 있지 않을까. 선배가 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고 할 일 그대로(자기가 움직여서 선배가 떨어지든 말든) 하지만, 이현이가 하면 빨갛게 물드는 건 기본이고 옴짝달싹 못 할 거 같네. 도아가 꽤 질투쟁이라고 할까, 성격란에도 승부욕같은 걸 적어놨다시피 반대로 자기도 하겠다고 그럴지도 몰라. 볼뽀뽀도 그런 맥락이었고. -
153 이현주 (5376789E+5) 2020. 7. 2. 오후 11:56:49아 도아주가 잠들기 전엔 답레 보여주고 싶었는데. 88
이현이도 지금 이모저모로 엄청나게 고장나고 있는 중이긴 한데 도아가 이걸 알아주려나~ 원래 타인에게 엄청 무관심한 애거든 얘는 -
154 도아주 (2853021E+6) 2020. 7. 3. 오전 12:00:58앗, 아냐. 누워도 아마 바로 잠들지는 않을거야. 보고 잘게! u.u
도아가 알아챌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저 자기 골려먹는게 재밌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는데다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확신 중이고, 이것저것 생각하기에는 지금 두근두근 너무 버거워서... 8-8 -
155 이현 - 도아 (9257632E+5) 2020. 7. 3. 오전 12:02:35"안 되는 거야?"
너와 발을 맞추어 걸으면서 이현은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얼굴에는 내가 무슨 실수한 거야? 하는 당혹과 정말로 안 돼? 하는 섭섭함이 조금씩 묻어 있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띄운 채로. 어느샌가 두 사람은 좁은 골목길을 지나 꽤 널찍한- 사차선 차로가 옆으로 지나가는 대로로 나왔다. 어느덧 대로를 거니는 행인들 중에 익숙한 교복을-너와 이 소년이 입고 있는 것과 같은 교복을 입고 있는 아이들의 비중이 많아졌다. 이어지는 네 말에 이현은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이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으응, 그런 이야기였구나. 알았어."
이현은 노리개를 대하듯 사람들을 대했다. 흥미가 있어 가볍게 다가섰다가, 흥미가 식으면 자유롭게 물러서버리곤 했다. 그런 이현에게 있어 너는 흥미가 아닌 다른 것이었다. 온통 노리개밖에 없던 이상한 나라에 비집고 들어온, 발그레한 드레스를 입은 앨리스가 안겨준 처음으로 느껴보는 낯선 감정. 그러나 이현은 그것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그것에 자신이 이끌리고 있다는 것만 알았고, 그래서 이현은 자신이 무언가에 이끌릴 때 자신이 할 줄 아는 유일한 행동- 짓궂은 장난으로 네게 다가오는 것이다.
"잘 참고 있을게."
사랑이라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어.
그러니까 나는,
얼른 너를 사랑하고 싶어. -
156 이현주 (9257632E+5) 2020. 7. 3. 오전 12:03:48좋아하지 않는다X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걸 표현하긴커녕 자기가 도아를 좋아하고 있다는 자각도 없다O
적어놓고 보니 무시무시한 상태잖아 이현이....... (이마 탁 치는 짤) -
157 이현주 (9257632E+5) 2020. 7. 3. 오전 12:07:02그러니까 자각이 없다기보단 자기가 도아한테 품고 있는 감정이 바로 좋아하는 감정이라는 걸 모르고 있다고 해야 하나
보통 이런 건 질투심 유발하기 좋은 이벤트라거나 좀 떨어져있게 되는 사건이라던가 있으면 확 급진전이던데(음흉) -
158 이현주 (9257632E+5) 2020. 7. 3. 오전 12:34:54기절잠했나 보구나 ㅋㅋㅋ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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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도아주 (2853021E+6) 2020. 7. 3. 오전 6:41:17일어나서 지금 봤어... 8-8 2분 새에 기절했다니 8-8
이현이가 벌써 퐁당 빠졌다니... 빠졌다니...! 어쩌다가 빠졌는지 엄청 궁금하다 ^0^* 아직 첫일상이라는게 안 믿기네 u.u -
160 이현주 (9257632E+5) 2020. 7. 3. 오전 6:49:58어쩌다 빠지게 되었는지는 매 답레에 꼬박꼬박 서술하다 못해 과시하고 있으니까 u︿u+
요컨대 도아의 사랑이 너무나 특별했던 나머지 감정불감증(?)이던 이현이의 마음 일부를 깨워버린 거라고 해야 할까 u︿u 된통 고장났다는 건 그 뜻이었어.
말이 감정불감증이지 직설적으로 말하면 소시ㅇ...읍읍 -
161 도아 - 이현 (8864414E+5) 2020. 7. 3. 오후 7:04:13그렇게 쳐다보면, 나는. 나는 계약을 했으니까, 그 계약대로 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란 말이야. 마음이 약해질 거 같아서 금방 네 시선을 뿌리치고 말아. 네가 하는 행동들은, 내가 널 좋아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짓궂은 행동도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단 말이야. 너를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깊숙하게 숨겨 둬. 너도 참아야 하겠지만, 나도 참아야 하는걸.
"... 열심히 참으면 선물 줄게. ......별거 아니지만."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앞을 향하도록 다시 메고 가방을 열어. 가방은 온갖 것들이 가득 들어차서, 어린아이가 소중하게 모아둔 보물함처럼 꽉 들어차있어. 가방 안에서 무엇을 찾는 듯, 바스락거리는 비닐 포장 소리기 가방 안쪽에서부터 들려와. 네 손을 높고 싶지 않아서, 한 손으로 찾아다니니 곧 손은 초콜릿과 사탕, 젤리, 그리고 작게 포장된 종류의 과자들이 버겁게 꾹꾹 채우고 있어. 먹으면 키가 커질까, 작아질까. 먹으면, 네가 사랑에 빠질 수 있다면 좋겠는데. 앨리스의 과자가 아니라, 헨젤과 그레텔을 과자집으로 이끌었던 마녀의 과자라면 어떨까. 마녀라면, 사랑의 묘약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어느 거 좋아해?"
열심히 참으면 주겠다고 말했지만, 네가 지금 먹고 싶다면, 지금 줄 수도 있어. 이상한 나라에 규칙은 필요 없어. 네가 세운 게 규칙이고, 내가 세운 게 규칙이고. 얼마든지 네가 좋다면 새로운 규칙을 만들 수 있어. 넌 내게 그런 의미야. -
162 도아주 (8864414E+5) 2020. 7. 3. 오후 7:09:24하나도 안 먹힌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u.u... 흥미 대상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도아야 뭐, 아직도 막막해하고 있고... 그냥 마음껏 좋아하기로 했고, 좋아하고만 있었으니까.
오늘 이후로는 학교에서 다들 사귀는 사실을 알게 되겠네 . u.u 점심 방송에 이현이 노래 틀고 아무것도 모르는 도아랑, 사귀는 티 낸다고 놀리려드는 방송부같은 상황도 생각나고 그런다 ^-^* -
163 이현주 (902651E+58) 2020. 7. 3. 오후 8:11:15도아의 좋아하는 마음은 그냥 끝도 없는 호수 아래로 흔적도 없이 가라앉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라앉은 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도아가 차근차근 던져넣는 마음은 결국 상황을 바꿀 거야.
음 글쎄, 도아가 비밀로 하자면 이현이도 비밀을 잘 지켜줄 테니 온 학교에 소문이 난다거나 하는 일은... 잘 모르겠다, 굴려보면 알겠지! ミ๏v๏彡 도아랑 친한 친구들이면 쉽게 알게 될 것 같기도 하지만. -
164 이현주 (902651E+58) 2020. 7. 3. 오후 8:12:04이현주는 지금 밖이라 ミ8v8彡 답레는 이따 밤에 천천히 줄게. 오늘은 답레를 일찍 줬네. 일찍 끝난 걸까? 푹 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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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도아주 (8864414E+5) 2020. 7. 3. 오후 9:40:28이현이가 유명세 있는 연예인이니까, 비밀 유지가 쉽게 안 될 거라 생각했는데... u.u 친한 친구들 한정이어도 방송부는 눈치챌 거 같네. 도아가 반을 제외하고 제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이니까...
일찍 끝난 건 아니고 시간내서 쓴 거라, 지금 집 가고 있어. 이현주도 천천히 주고, 이현주 말대로 집 들어가서 푹 쉴게. -
166 이현주 (9257632E+5) 2020. 7. 3. 오후 10:56:31틈틈이 답레를 써주는 것은 고맙지만 무리하지 않아도 좋아. 지금쯤이면 푹 쉬고 있겠지? 답레는 천천히 쓸게. 자정 전에 나올지는 불확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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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이현 - 도아 (2498559E+5) 2020. 7. 4. 오후 9:03:53"선물? 아-"
어느 거 좋아해? 라는 질문은 언제 받아도 어려워. 경우에 따라 누군가는 하나의 답을 바로 말할 수 있는 질문이고, 누군가는 대답 몇 가지를 놓고 고민할 수 있는 질문. 특별할 것 없는 그런 가벼운 질문인데, 나한테는 어려워. 나는- 그것을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니까. 뭔가를 딱히 "좋아한다" 는 말까지 쓸 정도로 좋아해본 적이 없는걸. 그나마 멜로디를 떠올리고, 그 안에 가사를 집어넣는 것은, 그래 그건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 그걸 묻고 있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난 네가 한 것 같은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렇게 대답하곤 했어. '아무래도 상관없어' 라고. 하지만 이번에는, 왜일까, 조금 다른 대답을 하고 싶어. 아무래도 상관없어- 라는 말이랑 별 다를 게 없을 것 같지만.
"네가 주는 거라면 무엇이든 좋아."
너의 따스한 노력과 갸륵한 사랑은 하나씩 던져넣을 때마다 바닥 모를 호수 속으로 가라앉는 것처럼 보였지만, 가라앉은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소년의 마음속에 가라앉은 네 마음들은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사라지지도 않고 차곡차곡 쌓여갈 것이고, 그것은 조금씩조금씩 상황을 바꾸어나갈 것이다.
"네가 주고 싶을 때라면 언제든 줘."
이현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네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눈을 가늘게 뜨며 웃는 고양이처럼 얄궂은 미소가 아니라, 들뜬 마음을 눌러담아 눈웃음을 지으며 건네는 그런 밝은 미소였다. 교문이 차차 가까워오고 있었다. -
168 이현주 (2498559E+5) 2020. 7. 4. 오후 9:04:34주말이라고 정신없이 때려자고 맛있는 거 먹고 푹 쉬었더니 이 시간이야 (´・ω・`) 늦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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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도아 - 이현 (0027479E+5) 2020. 7. 4. 오후 10:42:06"그러다가 내가 이상한 거 주면 어떡하려고 그래."
조금 툴툴거리듯이, 너와 같이 학교를 향하고서부터 깍지끼고 있던 너의 손을 조금 힘주어서 한 번 꼭 쥐어. 부끄럽게 하지 말라니까. 배울 때까지 금지랬잖아. "홍삼이나, 계피 맛 사탕 같은 거." 있지, 만약 네가 나한테 똑같은 질문을, 내가 방금 물어본 거랑 똑같은 질문을 했다면 난 네가 좋다고 했을 거야. 입안에 달콤함을 머금고 있는 것보다, 너를 한 번 더 끌어안는 게 좋아. 언젠가 너한테 그런 답을 들을 기대를 하고서 그런 질문을 한 거야.
"그럼 하교할 때 줄래."
그러니까, 괜히 심술부리는 거야. 난 너를 나처럼 똑같이, 붉게 물들이지 못하니까. 너한테 할 수 있는 짓궂은 짓이라고는 이런 것밖에 없잖아. 손을 가득 채우던 것들을 가방에 와르르 쏟아내고, 다시 가방을 바로 메고 보면 어느새 발은 교문을 넘어섰어. 교실까지 이 깍지낀 손을 계속해서 잡고 있을 수 있을까. 벌써 학교에 들어섰을지라도, 교문에서부터라도.
"...숨길거야?"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우리 사귀는 거 말이야. 너랑 사귄다는 게 거짓말이라고 해도 난 믿을 거야. 지금 너무, 너무 진짜 같은 꿈을 꾸고 있다고 해도 믿을 거야. 그만큼 지금 이 모든 게 와닿은 듯 와닿지 않아. 구름을 붙잡는다면 이런 기분일까. 나는, 그래서 숨기고 싶어. 너를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고, 우리가 사귀는 것도 사실이지만, 네게 날 좋아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는 것도 사실이라서. -
170 도아주 (0027479E+5) 2020. 7. 4. 오후 10:44:40늦어도 괜찮아 u.u
이제 슬슬 교실 도착하고 첫일상이 곧 마무리되겠다 싶네. 실컷 속앓이하는 도아 u.u... -
171 이현주 (2498559E+5) 2020. 7. 4. 오후 10:53:28도아주, 답레 받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나 정말 꿰여도 단단히 꿰인 것 같아...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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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이현주 (2498559E+5) 2020. 7. 4. 오후 10:58:48>>>내가 방금 물어본 거랑 똑같은 질문을 했다면 난 네가 좋다고 했을 거야<<<
나 이현이 대사 "네가 좋아" 라고 썼다가 캐붕이라 생각해서 고친 건데 도아가 내가 답레쓰고 있는 동안 지켜보고 있었던걸까 ʘ︿ʘ -
173 도아주 (0027479E+5) 2020. 7. 4. 오후 11:25:16도아가 열심히 바느질하고 있구나 ^-^* 도아는 사실 산타여서 다 알고 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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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이현주 (2498559E+5) 2020. 7. 4. 오후 11:31:58바느질....???? (어리둥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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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도아주 (0027479E+5) 2020. 7. 4. 오후 11:33:49꿰였다 그래서 바늘에 실을 꿰니까 바느질이 생각나서...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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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이현주 (2498559E+5) 2020. 7. 4. 오후 11:37:46아, 그런 의미였구나...!
그런 의미에서 난 사실 손뜨개인형이었던 것 같아...☆ -
177 이현 - 도아 (2498559E+5) 2020. 7. 4. 오후 11:51:46"그럼 입에서 홍삼 냄새 풀풀 나겠다." 이현은 킥킥댔다. "그런 것도 줄 거야?"
무언가를 좋아하는 법. 무언가를 마음에 담는 법. 무언가의 향기에서 무언가를 떠올리는 법. 회색 별에서 당신 옆으로 톡 하고 떨어진 이 어린 왕자에게는 가르쳐줄 것이 많다. 여태껏 그는 신하 없는 왕이나, 허영심 많은 남자나, 주정뱅이나, 사업가 같은 사람만을 만나왔을 것이다. 다만 원작과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신은 어린 왕자의 별이 아니라 지구에서 피어났고, 어린 왕자는 당신을 보고 자신의 별에서부터 당신의 옆으로 짧고도 긴 여행을 시작했다는 점일까.
이런 별난 사람을, 이상한 나라에서 살던 고양이를, 작은 별에서 혼자 살던 어린 왕자를 대한다는 것은 너에게도 어느 것이나 처음 겪어보는 일뿐이라 생소하고 낯설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 투성이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아무 것도 모르는 듯 천진난만한 얼굴을 급하게 몰아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언젠가 이 소년은 몇몇 부분에서 너를 닮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 여행길은 너와 이 소년 앞에 끝없이 뻗어 있다.
교문으로 다가설 때까지도, 이현은 쥐고 있는 네 손을 놓지도 않았고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네가 숨기고 싶으면 숨길 거야."
미소만 남기고 사라지는 체셔 고양이의 털은 구름같이 느껴질 법도 하겠지. 그렇지만 도아야, 나를 붙든 손을 놓지 말아. 아무 것도 붙들지 못한 것처럼 쥐어진 네 손 안에는 내가 잡혀있으니까. -
178 도아 - 이현 (4424599E+5) 2020. 7. 5. 오전 12:12:36"...약속 안 지키면. 그러면 줄 거야."
배울 때까지 금지. 그래도 계속, 너무 장난치고 싶으면 둘이 있을 때만. 이런 약속을 핑계로 대고 있지만, 네가 이 약속을 어기더라도 그런 것도 줄 리가 없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만 모아주기에도 바쁘니까.
"나는."
"나는 숨기고 싶어." 작은 목소리가 바닥으로 톡 떨어진다. 가는 빗방울처럼 떨어진 흔적조차 남지 않을 듯한 소리. 근데, 이현아. 네 손을 놓고 싶지 않아. 네 손을 잡고 있는 게 아픈데, 너무 아파서 가시 꽃을 꼭 쥐고 있는 것 같은데 놓을 수가 없어. 손을 이렇게 서로 맞잡고 있는 건, 깍지를 끼고 나란히 등교하는 모습은, 이상한 연애를 숨기기 위해서는 보이면 안 되는 모습일 텐데.
"현아, 많이 좋아해."
정말 많이 좋아해. 네 시선을 마주 바라보고 나지막하게 다시금 내 마음을 전해. 가는 빗방울이 바닥에 떨어졌단 흔적은 남기지 못했을 지라도, 그 자리에 싹은 틔울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나는 네 손을 놓을 수가 없으니까. "손, 놓아주라." 네가 놓아줘. 너는 날 놓는 게, 아프지는 않을 거 아냐. -
179 도아주 (4424599E+5) 2020. 7. 5. 오전 12:14:47원래 첫사랑은 짝사랑은 아픈 거라니까... 이렇게 사랑으로 앓고 있으니 도아는 사랑니 나겠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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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12:19:36"손, 놓아주라."
(대충 이현주 방안이 눈물바다가 됨) -
181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12:20:03이게 다 우리 아들이 불효자라서88888888 죄송합니다 사돈어른 88888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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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이현 - 도아 (1072177E+5) 2020. 7. 5. 오전 12:39:26조금 이상한 것은,
너와 얘 둘이 손을 잡고 교문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는데 누구 하나 너희 쪽을 보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현은 네 입에서 나직이 안타깝게 톡 떨어진 소리를 바라보았다. 웃음이 조금 사라졌다. 사랑에 아파하는 네 모습을 보고 있을 때, 소년의 가슴에는 네가 오늘 아침 소년에게 흘려넣어준 두번째 색깔, 성그런 파란색이 흐릿하게 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게 심장에 어느샌가 흘러들어와 있던 발그레한 색과 섞여서 보랏빛의 멍이 되었다. 생소한 고통에 이현은 눈을 깜박였다. 사랑하기에, 고통스러운. 사랑이 가져다주는 고통.
-이현은 사랑의 기승전결을 몇 차례인가 지켜본 적이 있다. 당사자는 아니고, 제삼자로서. 떠나온 이들이나 떠나보낸 이들이나 하나같이 다친 데도 하나 없는데 고통을 호소했다. 문득 이현은 그들이 어디를 다쳐서 오는지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많이 좋아한다고 또다시 고통 섞인 고백을 건네올 때, 입을 꼭 다물고 당신을 바라보는 이현의 연갈색 눈동자에 뭔가 아롱아롱 어리는 물기가 있었다.
이현은 잠깐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렸다가, 너와 맞잡은 쪽의 손을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저기. 손바닥 펴볼래?"
네가 소년의 말대로 했다면, 이 아이는 주머니를 뒤적여서 당신의 손 위에 온기 어린 금속성의 무언가를 톡 올려놓아 주었을 것이다.
가장자리가 올록볼록한, 이상하게 생긴 동전이다. 동전 표면에 새겨진 것 중에서 알아볼 수 있는 것뿐이라고는 10이라는 아라비아 숫자뿐, 나머지 글자들은 북실북실한 동물같은 것들이 저마다의 모양으로 옹송그리고 앉거나 드러누운 것처럼 생긴 글자들이다. 모양은 더 이상하다. 보통 동전이라면 하고 있어야 할 동그스름한 원형이 아니라, 가장자리가 올록볼록 들어갔다 튀어나왔다 하면서 마치 꽃 모양처럼 요철이 그려져 있다.
다만 여덟 군데가 올록볼록 튀어나와 대칭형의 꽃모양을 그리고 있었어야 할 그 동전의 한귀퉁이는 뭐에 쓸리고 긁혔는지 좀 닳아없어져 있었다.
"좋아한다는 말을 그렇게 아프게 하지 말아. 이별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 시작하는 거잖아." -
183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12:41:06이현이가 준 동전은 저것과 비슷하게 생긴 동전이야. >>182에 첨부한 이미지는 참고용으로 가져온 스리랑카 10센트고.
사실 스리랑카 10센트로 굳히고 싶었지만 스리랑카 10센트의 정확한 크기를 몰라서...
가장자리가 닳아있는 이유는 이현이가 저걸 기타칠 때 피크로 쓰기 때문이야. (그래서 스리랑카 10센트라고 정했는데 10센트 동전이 이현주 생각보다 크거나 작으면 곤란해서^q^..) -
184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12:56:14맞다‥ 도아주 오늘은 언제 자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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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도아주 (4424599E+5) 2020. 7. 5. 오전 1:12:03답레 쓰다가 깜빡 졸았어... 그래도 이번 답레는 올리고 갈 것 같아. 2시쯤 아닐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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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1:20:32깜빡 졸 정도라면 무리하지 않아도 좋으니 푹 쉬어줘. 그렇지 않아도 도아주 평소에 바빠서 잠 모자라 보이던데...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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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도아 - 이현 (4424599E+5) 2020. 7. 5. 오전 1:39:07너에게 나는 무슨 향을 남기고 있을까. 되도록 사랑에 빠지기 쉬운,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향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랐어. 근데 아무리 달콤할지라도, 입꼬리를 한껏 끌어올리더라도, 씁쓸한 향기가 맴돌 것만 같아. 네게 손을 놓아달라는 염치없는 부탁도 해버려서, 너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어. 네가 손을 조심스레 들어 올릴 때, 그제야 네가 왜 내 손을 들어 올리는지, 그것을 위해서라고 겨우 널 향해.
"... 주는 거야?"
닳아버린 동전. 꽃잎 하나가 떨어진 동전이, 네 말을 따라 손바닥을 펼쳐보니 그곳에 놓였다. 아직 따스함을 지닌 그 동전을 내려다보았다. 어쩌다 꽃잎 하나를 잃어버렸을까.
"응. ... 미안해."
그렇지만 말했잖아. 좋아하니까 아픈 거라고. 시작이어도, 끝이어도 상관없어. 아프게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네게 내 아픔까지 보여주고 싶지 않았지만, 널 좋아하기만 해도 내 마음은 여유가 없는데, 아프기까지 하다 보니까 새어 나오고 만 거야. 그래도 네 말대로 아프지 않게, 다시 그 고백을 속삭이려 입을 열었다가 꾹 다물어. 지금은,
"지금은 안 되겠다. 이따 하교할 때 안 아프게 다시 말할게."
여전히 내 웃음에서는 쓴 향이 맴돌지만, 웃어 보이기라도 해야 할 테니까. 있다가는 꼭, 사랑만 꾹꾹 담아서 말해줄게. -
188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1:41:34이제 자러 가는 거야? 자러 가는 거면 이현이 다음 레스 대사 하나 미리 보여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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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도아주 (4424599E+5) 2020. 7. 5. 오전 1:42:48오늘은 너무 많이 자서 그런 것 같아. 아까 낮에 시도때도 없이 잤거든... u.u 답레 쓰고 보니까 멀쩡해진 것 같기도 하고 u.u*
이현이한테 색이 늘어거, 근데 아픈 색이라 얼마나 찡했는지 몰라... 도아도 나도 같이 아려온다... 8-8...... -
190 도아주 (4424599E+5) 2020. 7. 5. 오전 1:44:28음, 아마 안 잘 것 같긴 한데... 미리 보여주기의 유혹이라니 잠든 척하고 싶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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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1:45:27세상에 빨간색만 있을 수는 없는 법이고, 이현이가 언제까지나 발그레한 색깔만 눈에 담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 달콤한 초콜릿도 씁쓸한 맛이 있어서 단맛이 살아나는 거기도 하고. 이현이는 도아로부터 차근차근 모든 색을 하나씩 배워나갈 거야.
...낮에 시도때도없이 잤다니 그거 생활패턴 망가져가는 전형적인 전조잖아 ^q^ 안되겠다 벌이다 다음 답레 대사 스포일러
"아니, 빌려주는 거야. 그걸 빌려주면 넌 그걸 나한테 돌려주기 위해 다시 나한테 와야 하니까... 약속이야." -
192 도아주 (4424599E+5) 2020. 7. 5. 오전 1:55:11심장이 잘 뛰어서 못 자겠다! ^-^*
사실 색깔 부분은 어떻게 해야 다른 색도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어. 예쁜 색은 많으니까... 파랑이랑 보라도 하늘의 푸른빛이나 보랏빛 꽃색으로도 다시 알려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
193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1:57:58사랑은 그 하나의 몸에 여러 가지 색깔을 띄고 있어. 기쁨, 슬픔, 질투, 고독... 잔인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좋은 면만을 똑 떼어서 가질 수는 없는 거니까. 그게 소중하다면 더더욱. 정말 소중한 사랑을 하고 싶다면 도아는 사랑의 아픈 면까지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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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이현 - 도아 (1072177E+5) 2020. 7. 5. 오전 2:00:07너에게는 어쩌면 비정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거나 누군가에게 사랑을 가르쳐줄 때에는 절대로 사랑의 좋은 면만을 가르쳐줄 수 없다. 특히나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정성을 들인다면, 더더욱. 사랑이 달콤하기만 할 수는 없다. 달기만 하다면 쉽사리 질려버린다. 이따금 씁쓸하기도 하고, 쌉싸름하기도 하고, 짜기도 해야 단 맛이 그 가치를 잃지 않는다. 그러니 소년에게 씁쓰름한 향을 남겼다고 씁쓸해하지 말자. 초콜릿도 쓰다. 떨어져 있는 동안 가슴을 아리게 한 보라색 멍은 이 아이가 다시 네게로 돌아오도록 하는 향수가 될 것이다. 香水, 鄕愁, 어느 쪽이건.
"아니, 빌려주는 거야. 나 그거 기타 치는 데 쓰는 거거든... 그걸 빌려주면 넌 그걸 나한테 돌려주기 위해 다시 나한테 와야 하니까... 약속이야."
네 손에 동전을 올려주고 나서야 소년은 네게서 손을 떼었다. 그것은 단순한 선물 같은 게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것은 소년이 이것이 자신의 손 대신이 될 수 있기를 빌며 네게 쥐어준 자신의 일부였다. 네게 목줄을 쥐어주는 것이었다. 너에게 기꺼이 묶여 있겠다는 마음으로, 네게 내린 닻이었다. -앞으로 이 동전은 얼마나 당신과 이 소년의 손을 오가게 될까?
"우리가 항상 같이 있을 수는 없는 것 정도는 이해해... 다른 곳을 보고, 다른 곳에 있어야 할 때가 있으니까. 그렇지만 우린 함께 가기로 약속했잖아."
"그러니까 이건 또다른 약속... 잠시 떨어지더라도, 네 사랑이 아닌 척하더라도 금방 돌아오겠다는 약속. 그러니까 그렇게 쓸쓸해하지 않아도 돼... 애초에 우리 같은 반이잖아. 자, 이제 올라가자, 도아야. 슬슬 종 칠 시간이야." -
195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2:06:50사실 이현주도 오늘 저녁 6시에 잤다가 8시 반쯤에 깨버려서 오늘 밤 어떻게 잠들어야 할지 난감한 처지라 도아주가 같이 있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만 평소에 너무 바쁜 도아주가 충분히 쉴 수 있으면 좋겠기도 하고... 에이 도아주 자러 갈 때 자러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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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도아주 (4424599E+5) 2020. 7. 5. 오전 2:07:24도아 생각은 이거야. 이현이한테 자신을 좋아하는 방법을 알려줘야하니까, 좋아할 법한 모습만 보이고 싶다. 아픈 면은... 지금 온몸으로 받고 있는 것 같네. 짝사랑인데, 사귀고 있고, 그냥 사귀는 건 또 아닌... 가시 꽃이 한아름 u.u...
그러고보니 이현주는 언제 자는걸까. 괜찮아? -
197 도아주 (4424599E+5) 2020. 7. 5. 오전 2:08:50앗. 일단 모르겠으니까 답레를 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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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2:09:28도아주가 일찍 자러 가면 다음 일상에 인용할 곡을 미리 포스트에 올려놓을까 생각하고 있어
도아주가 자고 있는 동안 올려놓고 일어나기 전에 하이드해야지(그야말로 악당) (...장난인 거 알지?) -
199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2:12:03너무 쉽게 사랑이 이루어지면 도아주가 금방 질려버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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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도아 - 이현 (4424599E+5) 2020. 7. 5. 오전 2:30:50"잃어버리면 큰일 나겠다."
널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장난스럽게, 조그맣게 웃으면서 너의 약속에 고개를 끄덕였다. 동전이니까 동전답게 지갑에 넣어야 할까, 아니면 너처럼 교복 주머니에 넣어둬야 할까. 닳아버린 꽃잎은 네가 연주하는 기타 선율 속으로 녹아들었구나. 어떻게 지니고 있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아서, 손에 놓인 채 그대로 꾹 쥐었어.
"쓸쓸하지 않아. 너한테 미안한 거야."
나는 너를 좋아하니까, 너와 떨어져서 널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도 괜찮고, 혼자 있는 것도 괜찮아. 오히려 네게 고백하기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들이었으니까. 너를 저 멀리 떠 있는 별을 보듯 바라만 보는 게 전부였으니까. 그런 너를 좋아할 뿐인 나의 응석을 받아주는 게 고맙고 미안해서. 네게 나는 계약을 들어주는 것 말고는, 심지어 그 계약조차 엄청 서툴러서 어찌해야 할 지, 널 좋아하고만 있는걸.
"응, 지각하겠다. 가자. "
"지각하면 일찍 나왔는데 억울하잖아." 너의 손 대신 쥐여줬던 동전을 꼭 쥐고 교실을 향해. -
201 도아주 (4424599E+5) 2020. 7. 5. 오전 2:35:25생각해보니까 고등학교 이벤트(?)가 엄청 많네. 중간기말고사, 체험학습, 체육대회, 축제, 수련회/수학여행 같은 것 제외하고도 소소하게 학교 일상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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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2:36:15등교하는 씬만 쓰고 싶다면 여기서 막레+후일담이라던가 남겨도 되겠지만, 도아주는 교실에 가는 상황까지도(그러니까 이현이가 도아 짝꿍한테 자리 바꿔달라고 부탁하는 부분까지도) 돌려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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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2:37:52그게 하이틴 배경으로 일상 돌릴 때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 ミ๏v๏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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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도아주 (9733773E+5) 2020. 7. 5. 오전 2:44:50그렇게 되면 이현주의 잠이 증발하게 될 것 같아서 조금 걱정스럽다... u.u 자리가 바뀌는 건 후일담으로 들어도 괜찮을 것 같아. 이번 답레 쓰면서 막레스럽게 써졌다고도 느껴서, 아예 막레로 받아도 괜찮고.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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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이현 - 도아 (1072177E+5) 2020. 7. 5. 오전 2:49:28"응."
짧게 대답하고, 이현은 너와 약간 거리를 둔 채로- 그러나 너와 나란히 서서 교사 현관으로 향했다. 마치 쌍성이라도 된 것처럼, 그 아이는 너를 끝끝내 혼자 두지 않고 같이 반으로 올라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금 회색 세상에 발을 들이고 회색 일과를 시작했다. 어제와의 차이라면, 네가 물들여준 색이 그 아이의 일상에 함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다만 약간 당황스러웠던 점은, 이 말썽꾸러기가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너보다 먼저 와서 네 옆자리에 앉아 있던 짝꿍에게 형식적이지만 상냥하고 반듯한 미소와 함께 자리 좀 바꿔달라고 요청했다는 점일까. 그 맑은 미소 때문인지 네 짝꿍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을 수락해버렸고 너와는 대각선으로 두어 칸인가 떨어져 있던 그 새하얀 머리카락의 고양이는 그 날부터 네 옆자리에서 수업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런, 조그맣고 얄궂은 당황스러운 사건이 하나 있었다. -
206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2:50:23이렇게 마무리하면 될 것 같아. 첫 일상 고마워. 함께하고 싶다고 이곳에서도 날 찾아준 것도 고맙고. 그때 자유 상황극에서 만나서 정말 기뻐.
그럼 다음은 도아가 어떻게 이현이의 가수활동을 눈치채도록 하는 게 좋을까(사악) -
207 도아주 (4424599E+5) 2020. 7. 5. 오전 2:59:54어쩜 저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지...? 나야말로 고마워. 첫 일상 수고 많있고, 이현이 정체 밝히기(?)가 다음 일상인가! 도아가 점심방송 했다가, 이것저것 얘기하다보면 어찌저찌 되지 않으려나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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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3:11:51일단 이현주가 구상(?) 하기로는 도아가 점심시간에 틀 노래를 찾다가 론의 노래를 듣고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린데... 하면서 방과후까지 긴가민가하고 있다가, 같이 하교하는데 들렀다 갈 데가 있다고 다른 길로 빠지는 이현이를 따라가보니 으리으리한 빌딩에 도아도 이름 들어본(현실에 빗대자면 YG, SM, JYP 레벨의) 초유명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간판이 똭 걸려있고 하는 스토리를 생각해보고 있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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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도아주 (4424599E+5) 2020. 7. 5. 오전 3:22:36세상에... 도아 눈에 지진 일어나겠다... u.u... 아는 사람이 이현이 밖에 없어서 무의식적으로 꼭 붙잡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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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3:28:29혹시 생각나는 더 괜찮은 전개가 있다거나 하면 언제든지 말해줘.
오늘은 언제까지 깨있고 싶어, 도아주(=ↀωↀ=)? -
211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전 3:52:52자러 가라고 했다고 말도 없이 혼자 두지는 말아줘(=8ェ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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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도아주 (4424599E+5) 2020. 7. 5. 오전 11:17:53좋은 아침이야... 8-8 언제 또 까무룩 잠들었을까, 이현주도 푹 잤으면 좋겠는데 8-8 대책없이 기다리게만 만드는 거 같아서 미안해...
더 좋은 거라거나는 생각나지는 않았고, 아예 점심방송으로 이현이 노래를 내보냈다거나. 그러고는 왠지 네가 생각난다고 말한다거나... 그 정도 장면이 떠올랐어. 그러다가 이현주가 말한대로 기획사로 흘러가고... 그 정도.
그리고 도아는 생각보다 꽤 열심히 연애 사실을 숨길 것 같아. 열심히 숨기겠다! 하고 숨기는 건 아니고 원래 바빴던 만큼 바쁜 것 뿐이지만. 숨기지 않기로 했다면 학교에서 바빴던 만큼 현이 이름을 닳도록 불렀을텐데, 숨기기로 했으니, 도아는 같이 학교에 있어도 거진 자리비움이거나 누구한테 붙잡혀있거나 할 것 같네... u.u 대신 아예 엇갈려서 등하교도 같이 못하게 됐다가 만나면 엄청 어리광부릴 거 같기도 하고.
이건 티엠아이일까, 도아는 생각보다 이현이, 그러니까 좋아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닿는 거나 말하는 거에 둔감한 편이야. 다 장난이라고 생각해서 도아도 장난치거나 별 반응 없거나 해. -
213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후 3:54:37잠은 충분해? 충분히 쉬었어, 도아주?
응응, 그것도 괜찮겠다. 돌리는 재미가 있겠네 ^q^ "알고 있는 거 아니었어?" 하고 0v0 표정으로 눈만 깜빡이고 있을 이현이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ㅋㅋㅋ 도아가 열심히 숨긴다면 현이는 다른 사람들 몰래 도아랑 둘이서만 있을 수 있는 때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
>>>도아는 생각보다 이현이, 그러니까 좋아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닿는 거나 말하는 거에 둔감한 편이야<<<
이현이도 그런데... 도아주 이게 설마 그 천생연분이라거나 그런 걸까...?(?) -
214 도아주 (0223113E+5) 2020. 7. 5. 오후 7:35:27응, 푹 자고 지금 약속이 있어서 나와있어. 31가지 아이스크림 먹으러 왔는데, 이현이는 무슨맛 좋아할까 싶네.
이현이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도아가 연예인이란 걸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묻고 싶은데... 다음 일상에서 만나야하겠지. u.u
노력하는 거야? 8-8 어떻게 그런 사랑스러운 짓을 할 수 있담, 도아는 바쁜 와중에 이현이가 그런 때를 만들어주면 어리광부리는 건 똑같을 거 같네. 생각해보니 도아가 이현이랑 사귄다라는 사실은 숨겨도 연애 중이라는 건 못 숨길 거 같아. 바빠도 생기 넘친다거나 할테니까.
세상에... 맞는 것 같아. 근데 도아는 이현이가 그런 거 보면 질투나서, 아. 나도 이러면 안 되는 걸까...! 하고 어떻게 좀 안 둔감해보려고 노력할 것 같아. -
215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후 8:33:25그렇게 도아는 이현이에게 질투의 초록색도 가르쳐주게 되었습니다. 짝짝짝
푹 쉬었다니 다행이다. 항상 바빠 보이던데 주말 동안 충전하기야 0v0!
이현: BR31? 음... 그러니까... 지금은 애플민트랑, 아몬드봉봉봉!
글쎄, 그런데 이현이는 변덕스러워서 몇 시간 뒤에 또 무슨 맛이 좋냐고 물어보면 또 다른 대답을 할 거야. 이현이가 변덕을 부리지 않는 건 도아한테뿐이니까.
평소보다 갑자기 생기 도는 도아 귀여워. 마구마구 충전해줘야지(??) -
216 도아주 (0223113E+5) 2020. 7. 5. 오후 9:22:32응응. 꾹 충전해야지. 고마워 u.u
도아한테뿐이라는 말, 치명적이다... 도아는 오히려 마구마구 충전해버리면 방전될거야. 과잉충전(?)
다음 일상은 어떻게 할까. 아마 오늘 귀가하고 나서 한두시간쯤 붙어있을 거 같아. 11시면 집 들어갈 것 같은데. -
217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후 9:48:27기다리고 있을게. ミ๏v๏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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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도아주 (9733773E+5) 2020. 7. 5. 오후 10:05:26생각보다 일찍 귀가했어 u.u 바로 쉴 준비부터 끝내고 누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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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후 10:07:36((우다다다다다다다)) ミ๏v๏彡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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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도아주 (9733773E+5) 2020. 7. 5. 오후 10:10:44다행이다, 11시쯤으로 얘기해둬서 기달려야 하나 싶었는데.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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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후 10:18:22응 난 여깄어 (다리에 털묻히기 공격)
선레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할까, 도아가 점심시간에 곡을 고르는 장면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서 (아마 그 다음엔 내가 받아서 답레 쓸 때 '시간이 흘러서 방과후가 되었다' 정도의 전개로 받아야겠지만) 기다리고 있었어. -
222 도아주 (9733773E+5) 2020. 7. 5. 오후 10:23:55이번 하교 일상은 이전 등교 일상이랑은 다른 날인걸까? 아예 배경을 방과후로 잡아올게. 점심 방송 정도야 회상하듯이 집어넣어도 괜찮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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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후 10:27:28응응, 그래도 좋아. 저번 일상과 같은 날인지 다른 날인지는 도아주가 좋은 대로 해줘. (다른 날일 경우에는 이현이는 그동안 도아에게 앞서 말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 앞에선 타인인 척 데면데면하지만 이래저래 도아랑 같이 있을 시간을 최대한 만들어보려는 모습을 보였을 거야. 다만 스케줄 때문에 등하교길을 전부 도아랑 같이 할 수 있는 건 이틀에 한 번 꼴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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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후 10:28:25말하고 보니 이현이가 평소에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등교하거나 일찍 하교하거나, 아니면 아예 출석을 안 하는 경우가 잦은 걸 보고 도아가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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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도아주 (9733773E+5) 2020. 7. 5. 오후 10:35:51그래서 연예인인 걸 잘 모른다는 것에 타당성과 개연성을 주려고 도아를 바쁘게 만든건데... 그 부분은 아직도 어떻게 풀어야할 지 조금 모르겠어. 아무리 교실을 자주 비워도 반 친구 출석이 매우 자유로운 부분은 한번 이상쯤 신경 쓰일텐데, 좋아하는 아이가 그런다면 더 신경쓰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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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후 10:42:03난 며칠 동안 이현이의 매우 자유로운 출석 때문에 몇 번인가 이현이랑 함께 있지 못한 게 쌓여서 집에 가는 길은 항상 같이 가고 싶다고 이현이한테 찡얼(?)거리는 도아를 혼자 상상하고 있었어 ミ◑v◑彡 하긴 도아라면 생각이 깊을 테니 거기까지 생각이 닿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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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도아주 (2199667E+5) 2020. 7. 5. 오후 10:45:49찡얼거리지는 않고, 아마 부루퉁해져서는 계속 안고 있으려고 하지 않을까 u.u 이현이가 떨어질려고 해도 안 놓아줄 거 같아. 여태 못 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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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후 10:47:34아니 도아 귀여워(벽뿌숨
둘이서 있는 거라면 이현이가 떨어지려고 하지도 않겠지만... "왜 그래?" 라고 물어보기는 하겠다, 이현이라면. -
229 도아 - 교실 (9733773E+5) 2020. 7. 5. 오후 11:09:57"—먼저 가보겠습니다!"
아쉬운 소리가 계속해서 맴돌았지만, 손에 동전을 꼭 쥐고 자리를 떠난다. 방과 후가 시작될 때, 각 반 종례가 시작되거나 이미 이어지고 있을 때 갑작스러운 공지 방송을 부탁받아서, 방송부실에 와 있었다. 늘 6시, 매 순간이 차를 마셔야 하는 시간인 다과회와는 다르게 시간은 톡톡 흘러가고 있어. 내 시간과 네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더 많이 어긋나 있어서 오늘 같이 하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단 말이야. 같이 하교하자며, 놀자는 부원들의 말을 거절할 수밖에 없어. 못 본 만큼 보고 싶고,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있단 말이야. 그래, 가령 예를 든다면 오늘 점심 방송에 나온 마지막 곡이라던가.
– 오늘의 점심방송 마지막 곡은 론의 열대야, 달, 그늘, 발자국 하나에 수록된... ...
네가 오늘 점심 방송을 들었을까, 듣지 않았을까. 나는 오늘 마지막 곡을 소개하고, 틀어주고, 점심 방송을 마무리할 때까지 네 생각이 계속 뭉게구름처럼 떠다녔어. 왠지 네가 생각나는 곡이라고 말해주고 싶어. 그러니까, 방송부실에서 교실로 발을 바쁘게 옮겨야 해.
"현아."
아무리 발을 바쁘게 옮겼을지라도, 종례는 이미 끝났을 테고, 하교는 시작되어서 교실은 비어있겠지. 내가 너에게 처음 마음을 전했던 그날처럼, 너만 교실에 남아있지는 않을까. 너를 그리면서 교실 문을 열고, 네 이름을 입에 담아. -
230 도아주 (9733773E+5) 2020. 7. 5. 오후 11:13:41바로 교실에 이현이가 있었고, 바로 어리광부리는 걸로 썼다가 대폭 지웠어. 교실에 없을 수도 있고, 있다고 해도 꼭 안아버리고 그러면 캐조종 범벅인 선레가 될 것 같아서... u.u 그러다 늦었네, 미안해.
그리고 이현이의 물음에는 대답 안 해줄거야. 심통났거든 u.u 안 알려주고 꼭 끌어안고만 있을거야. -
231 이현주 (1072177E+5) 2020. 7. 5. 오후 11:16:15그런 스킨십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이현주는 아무렇지 않으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캐조종 같은 것 때문에 염려할 필요는 없어!
심통... 났구나 많이 달래줘야겠다 -
232 이현 - 도아 (1072177E+5) 2020. 7. 5. 오후 11:32:09
LONE의 앨범 '열대야, 달, 그늘, 발자국 하나' 의 다섯 번째 트랙, "밤바다". 곡의 이름은 밤바다면서, 정작 가사에는 밤바다가 단 하나도 나오지 않는 독특한 곡이었다. 그 대신 그 곡에는 불빛이 별처럼 박힌 도시의 공제선이라거나, 거울로 비치는 베란다 난간이라거나, 밤바다를 연상케 하는 은유가 담겨 있었다. 어딘가에 기대어서, 혹은 어딘가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노래로, 듣기만 해도 상쾌한 여름의 정취를 떠올리게 하는 타이틀곡 "열대야" 에 비해서는 아는 사람이 적었지만 음반을 산 사람이라면 잘 때 한 번쯤은 들어본다는 노래였다.
청소 당번인 아이들이나 주번마저도 이미 자기 일을 다 마치고 빠져나간 교실은 한산하고 조용했다. 아니, 한산하고 조용했어야 했다.
그러나 굳게 잠겨 있어야 할 교실의 교탁 위에 누군가 앉아서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듣는 사람도 없는, 누구에게 하는지도 모를 노래를.
난 외톨이야.
그 어느 곳도 돌아갈 곳이 없어.
난 외톨이야.
너에게로 돌아갈 길을 찾고 있어.
https://youtu.be/ALZHF5UqnU4 (원곡)
https://youtu.be/f3dzzOekoSk (기타 커버) -
233 이현주 (4874681E+5) 2020. 7. 6. 오전 12:26:21(=8ェ8=) 자러 갔으려나. 잘 자. 푹 쉬어. 내일 만나.
-
234 도아주 (9614048E+5) 2020. 7. 6. 오전 6:01:05왠지 답레받고 자거나 그전에 잠들 수도 있을 것 같아. 눈꺼풀이 무거워... u.u
라고 쓰고 달지도 못하고 잠들었어 8-8 어쩜좋아... -
235 이현주 (4874681E+5) 2020. 7. 6. 오전 9:20:16(=8ェ8=) 난 괜찮으니 너무 마음쓰지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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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이현주 (4310998E+5) 2020. 7. 6. 오후 4:16:54오늘은 되게 피곤해서 일찍 잠들 것 같아@@ 어제 일이 좀 있어서 밤을 꼴딱 새고 일정 소화하는 거라... 이런 말 전해주게 돼서 슬프지만 오늘은 못 올 수도 있겠다. 88 답레 남겨두면 보는 데로 답레 쓸게. 좋은 하루 보내고 있길 빌어. 아직 먹구름이 안 가셨는데 우산은 챙겨 나갔으려나..
-
237 도아 - 이현 (050544E+54) 2020. 7. 6. 오후 9:52:57"외톨이 아냐."
너의 노래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기타 줄을 퉁기던 네 선이 멈추면 너에게 다가가. 동전을 꼭 쥐고 널 찾아온 내가 있는데, 어떻게 네가 외톨이일 수 있어. 그런 노래를 하면, 널 이렇게나 좋아하는 내 마음이 꼭 거짓이라는 것처럼 들린단 말이야. 네가 그런 의미를 담지 않았어도, 서운한 마음에 젖어들어서 교복 끝자락에 물방울이라도 맺히는 것 같아. 안 그래도 너를 오랜만에 만나서, 그동안 너를 보지 못한 만큼 널 보고 싶은 내 마음은 무럭무럭 자랐는데. 이 교실 하나를 꽉 채우고도 복도로, 운동장으로 넘칠지도 모르는데.
"자."
동전 받고, 내려와 줘. 그렇게 말하듯이 교탁에 앉아있는 너를 올려다봐. 손바닥을 네게로 펼쳐 보이면, 꼭 쥐고 왔던 동전이 자리를 잡고 있어. 난 네가 돌아올 곳은 되지 못해도, 네가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 되고 싶어. 네게로 오는 길을 찾지 못해도 괜찮아. 내가 널 찾아갈 거야.
"안고 싶어."
그러니까 얼른 내려와. 다시 재촉하듯이 너를 바라보다가, 네 옷 끝자락을 다른 손으로 꾸욱 잡아. 내려와주라, 응? 하지만 너, 내려오기만 해야 해. 저번처럼 네가 먼저 안아버리면 안 돼. -
238 이현주 (2187224E+5) 2020. 7. 6. 오후 9:55:01(귀갓길에 오르려던 참이던 이현주 심장이 멈춰버리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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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도아주 (050544E+54) 2020. 7. 6. 오후 9:57:12오늘 잠들기 전에 보고 잘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렇게 쉽사리 붉어지던 도아가 이번에 그런 묘사가 없는 건 삐져서라는 티엠아이야. 그래봤자 엄청, 엄청 조금 삐진 거지만.
그리고 이번 노래도 잘 들었어 u.u 고마워. 원본 버전도 듣고, 기타 커버 버전도 들었어. 기타 커버 버전이 좀 더 와닿는 느낌이 있었고, 답레에서도 이현이는 기타를 치고 있었으니까 기타 커버 버전을 돌려들은 답레야. 잡담 하나만 하면, 마시멜로가 귀엽더라 u.u!
우산은 걱정 말아. 여기는 비소식은 없어. 먹구름은 남아있지만, 괜찮을 것 같아. 이미 잠들었다면 푹 자길 바라. 무슨 일정으로 밤을 샜는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오늘 더 푹 쉴 수 있길 바랄게. 좋은 밤 되기를 u.u -
240 도아주 (050544E+54) 2020. 7. 6. 오후 9:58:35세상에...'0'...... 좋은 밤이야, 이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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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이현주 (6824953E+5) 2020. 7. 6. 오후 10:04:59도아주, 나 잠이 싹 깨버렸어.
오늘은 언제 자러 갈 거야? -
242 이현주 (8968961E+5) 2020. 7. 6. 오후 10:06:55도아주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ミ๏v๏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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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도아주 (050544E+54) 2020. 7. 6. 오후 10:08:49어...? '0'...? 일찍 자는게 좋지 않을까, 걱정 되는데 8-8
오늘은 집 들어가면 10시 반쯤 될 것 같아. 12시 되어갈 즘 기절잠에 빠질 것 같기도 하고, 아예 1시까지 깨있을 것 같기도 하고, 몸상태를 잘 모르겠네... u.u... -
244 이현주 (5281704E+4) 2020. 7. 6. 오후 10:11:31딸내미를 그렇게 사랑스럽게 키우시랍니까 장인어르으으으으으은 어쩔거야 나 관통사 또 당해서 오늘밤 내 잠자리 십덕사한사람 전용 관짝 확정이야 관짝댄스 추게생겼어(폭풍 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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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이현주 (0707176E+5) 2020. 7. 6. 오후 10:12:45음...(주접 떨고나니 부끄러워 빨개짐) 1시 이전에는 자러 갈 것 같으니까 걱정마. 도아주 잘 때 같이 자러 갈 텐데 그럼 1시 이전엔 자러 가겠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답레부터 써야지.. ミ๏v๏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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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도아주 (050544E+54) 2020. 7. 6. 오후 10:16:38시부모님께서도 아들래미 정말 사랑스럽게 키우시고 계신데요... u.u... 저는 이미 저승에서 이승 구경 중이랍니다... ^-^*...
새삼스럽게 도아주의 음흉한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를 말하자면, 도아가 이현이한테 톡 기대서 잠드는게 있어. 잠꾸러기 백도아씨, 좋아하는 사람한테 기대서 잠들면 예쁜 꿈을 오래 꿀 수 있지 않을까. u.u -
247 이현주 (1939624E+5) 2020. 7. 6. 오후 10: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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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도아주 (050544E+54) 2020. 7. 6. 오후 10:21:02절대 무리하지는 말고, 졸리면 먼저 자도 괜찮아. 사실 이래놓고 내가 또 말도 없이 기절해서 사라질까 걱정되기는 하지만... 좀 더 일찍 자자고 꼬드기고 싶어라 u.u... 답레는 내일 줘도, 모레에 줘도 괜찮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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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이현주 (1939624E+5) 2020. 7. 6. 오후 10:21:58가슴속에 차오른 이 따뜻한 느낌을 글로 쓰지 않고는 잠들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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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도아주 (050544E+54) 2020. 7. 6. 오후 10:24:42u.u......... 이러다 정말 저승으로 가면 어떡할려고...
세상에... 둘이 나란히 잠들어버리면 그것도 귀엽겠다. 하교는 모를 일이고... () 누가 먼저 깰려나.
u.u...... 다음 답레는 조금 얌전히 써서 이현주를 재워야겠어...! -
251 이현주 (4874681E+5) 2020. 7. 6. 오후 10:30:17이현: 세상 같은 건 그냥 잊어버리고... 우리한테는 너랑, 나랑, 우리가 기대있는 여기만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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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도아주 (050544E+54) 2020. 7. 6. 오후 10:38:07집 가는 길거리에서 폰을 하는 위험한 짓을 하게 하다니... u.u 근데 왠지 도아는 싫다고 할 것 같아. 너랑 이곳저곳 가보고 싶은 곳이 많다고. 안 그래도 좋은 너랑 있으면 어딜 가든 좋은 곳이지만, 그래도 좋은 곳에 좋은 너랑 가보고 싶다는 그런 느낌으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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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이현 - 도아 (4874681E+5) 2020. 7. 6. 오후 10:45:51"이제 네가 있으니까, 응."
이 세상에서 오로지 너만 초대받은 작은 콘서트의 첫 곡이 끝났다. 소년은 통기타를 무릎에서 내려 교탁 옆에 기대진 기타가방 옆에 나란히 기대어놓았다. 손을 뻗어, 동전을 집어드는 소년의 손가락 끝이 스치는 감각이 네 손끝에 살며시 남는다. 받아든 동전을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왠지 네가 무슨 말을 할지 알 것만 같은 예감에 소년은 잠깐 기다렸다. 이윽고 네 제촉과 함께 옷 끝자락을 꼭 붙드는 손길이 다가오자, 이현은 네 손에 쉽게 이끌려 교탁에서 일어나서는 땅바닥에 가볍게 톡 내려섰다. 왜일까, 집사가 손짓하자 캣타워에서 내려오는 고양이 같다.
그리고는, 이현은 양 팔을 활짝 벌렸다. 그리고 네가 끌어안아오기를 기다렸다. 마주 끌어안는 정도는 괜찮잖아. 나도 네가 따스하게 안아주는 게 좋아. 좋아- 그래, 좋아.
"도아야."
네가 소년의 몸을 꼭 끌어안아온다면, 소년 역시도 활짝 벌렸던 팔로 너를 마주 싸안고는, 네 목에 그의 목을 기대고는 조용히 속삭일 것이다.
"참 신기해."
"학교는 말이지, 여러 가지 소리로 가득 차 있어. 애들 떠드는 소리, 책장 넘어가는 소리, 축구공 차는 소리, 음악실의 풍금소리, 선생님의 목소리, 발소리... 특히 오늘 하교길에서 들리는 소리는 참 소란스러웠는데..."
"이상하지,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고, 교실 쪽으로 다가오는 네 발소리가, 그 발소리만이 내 귀에 들리더라."
"...기다렸어, 도아야." -
254 이현주 (4874681E+5) 2020. 7. 6. 오후 10:47:18TMI: 이 소년은 아직 자신이 사랑이 뭔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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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도아주 (833961E+55) 2020. 7. 6. 오후 10:52:26세상에... 얌전한 답레를 쓸 수가 없잖아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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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이현주 (4874681E+5) 2020. 7. 6. 오후 10:52:39아 진도 나가자~ ^w^
이현: 너랑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
이현: 그러니까, 네 옆이 좋아. -
257 도아 - 이현 (1371128E+5) 2020. 7. 6. 오후 11:18:02"응, 내가 있으니까."
내 손에 이끌려서, 교탁 아래로 내려와 내 앞에 선 너를, 내가 안기 쉽도록 팔을 벌린 너를 꼭 끌어안았어. 네가 마주 안아오는 것도, 네가 조용히 속삭이는 소리도 간지러웠지만, 가만히, 잠자코 너를 꼭 끌어안기만 해. 여태 널 보고 싶었던 시간에 비하면, 지금 이렇게 닿아있는 시간은 짧기만 하잖아.
"나도."
기다렸다는 네 말에서야, 네 품속에서 조용히 입을 열어.
"나도 그래."
그리고 조그맣게 고개를 움직여서 너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다시 말해. 현아, 난 그 신기한 일이 널 좋아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어나고 있어. 너도 날 조금은 기다리고 싶어서, 그래서 내 발걸음 소리가 들렸나 봐.
"보고 싶었어, 현아." 기다렸다는 네 말에 보고 싶었다는 답을 돌려줘. 네게 활짝 눈웃음 지어 보이면서. 그러니까, "못 본 만큼 말할래." 다시 네 품속으로 빠져서 꼭 끌어안아.
"좋아해."
"사랑해."
네가 날 간지럽힌 만큼이나, 지금 내 목소리가 널 간지럽히면 좋겠다. 네 품이 너른 바다라도 되는 것처럼, 빠져들 것마냥 안고 있으면 이상한 착각이 들어. 오늘 점심방송 마지막 곡이, 네 방금 기타 소리와 맞물려서 귓가를 맴도는 것 같아. -
258 도아주 (1371128E+5) 2020. 7. 6. 오후 11:20:05답레 쓰면서 눈이 깜빡깜빡 감기는 느낌이 아무래도 1시 안에는 정말 사라질 것 같아. 이르면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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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이현주 (4310998E+5) 2020. 7. 6. 오후 11:31:04도아랑 돌리고 있으면 행복이라는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아.
눈이 깜빡깜빡 감긴다면 무리하지 말고 자자, 도아주. 나도 슬슿 졸리려던 참이야. -
260 이현 - 도아 (2604251E+6) 2020. 7. 7. 오전 8:07:57그리움을 담아 파고든 소년의 품 안은 묘하게 서늘하고, 기대기 좋게 탄탄하면서도, 끌어안기 좋게 안락했다. 소년은 무방비하게 네 품에 안겼다. 그리고는 더운 줄도 모르고 너에게 흠뻑 젖는다. 늦여름 하교 시간의 기세 꺾이지 않고 쨍쨍히 비치는 회색 햇살도 따갑기만 할 뿐 따뜻하지는 않던 이 아이의 피부에도, 네 발그레한 온기는 그를 놓치지 않고 촉촉히 파고든다.
이현이 너와 같은 이상한 일을 겪게 된 것은, 어쩌면 네가 이 소년에게 하나씩 하나씩 던져넣은 온기가 조금씩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년은 저항하지 않는다. 저항할 리가 없다.
"기뻐."
오늘 하루 내내 이러고 있으면 좋겠다. 너를 놓아줄 생각도 못하고 소년은 속삭였다. 나직이 속삭이는 소리가, 환청일까, 네가 오늘 점심에 송출했던 가수 론의 조곤조곤 노래하는 소리와 겹쳐 들리는 것도 같다. -물론 정말로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다. 집에 가야지. 어찌되었건 이 소년은 너와 하교길을 함께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고 너는 이 소년과 같이 하교하려고 교실로 돌아온 것이다. -
261 도아 - 이현 (7819955E+5) 2020. 7. 7. 오전 9:05:18"...얼마나?"
얼마나 기뻐? 내가 널 좋아하는 게, 사랑한다고 속삭인 게 널 기쁘게 만들었구나. 나도 네가 그렇게 해준다면 많이 기쁠까? 상상조차 할 수 없어서 네게 물어. 많이 기뻐? 널 끌어안고 있던 거리를 살짝 벌리고, 네 손 하나를 끌어와. 내 얼굴이 있는 곳까지 올려서, 네 한 손에 톡 얼굴을 기대. 그러면 내 뺨에 네 손이 닿아서, 느릿하게 눈을 깜빡거려. 거짓말이라도, 흉내라도 괜찮으니까 똑같이 말해달라고 하면 너는 해줄까. 그러면, 나도 너처럼 기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있지, 현아."
"오늘 점심 방송 들었어?" 뺨에 닿도록 한 네 손을 꼭 붙잡고, 여태껏 귓가에 맴도는 그 노래를 물어. 오늘 점심방송 마지막 곡, 널 닮았어. 론이라는 사람이 부른 거래. 네가 생각나. 속삭이듯 말하며 너를 올려다봤어. 갑자기 뜬금없이 점심 방송 이야기가 나와서 이상할까. 그렇지만 다른 이야기라도 하지 않으면 네게 이상한 말을 해버릴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어. 날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거짓말이라도 좋으니까 그렇게 말해달라고 할 것만 같단 말이야. -
262 도아주 (7819955E+5) 2020. 7. 7. 오전 9:12:33출근길에 보고 ^-^* 해져서 후다닥 써왔네. 그리고 오너도 몰랐던 이야기... 도아는 완전 플라토닉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모양이야. 생각보다는 스킨쉽이 많네... u.u...... 심통(?)나서 그러는 부분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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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이현 - 도아 (3924925E+6) 2020. 7. 7. 오전 11:50:26"모르겠어, 어느 정도인지. ...이런 느낌 처음이거든."
소년의 손가락은 곱게 뻗은 유려한 모양에 비해서 의외로 단단했다. 맨질맨질한 굳은살이 박혀있는 그것은 그의 삶의 방식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그러니까 온통 회색뿐인 세상 가운데서, 자신이 탐미할 수 있는 것을 즐겨온 흔적. 노래를 부르며 악기를 연주해온 흔적. 그 위에 말간 햇빛이 발그레 피어난 네 뺨이 내려앉을 때, 소년은 회색인 줄로만 알았던 햇빛이 좀더 따스한 색깔이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너랑 있을 때만 이런 느낌이 든다는 건 알겠어."
이현은 눈을 감고는 따뜻하네, 하고 중얼거렸다. 너한테는 어줍잖은 흉내 같은 게 아니라 제대로 배워서 말해주고 싶으니까. 내가 노래하는 걸 너도 들었잖아. 나는 너에게로 돌아가는 길을 찾고 있어.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줘. 너한테로 갈게. 뛰어갈게. 눈을 감고 있던 소년은, 네 질문에 눈을 떴다. 그것도 대단히 의외의 질문이라는 것마냥, 휘둥그레. 그리고는 눈을 깜빡인다. 왜일까. 그러나 그도 잠시, 이현의 얼굴에 문득 장난기 가득한 짓궂은 미소가- 너도 익히 아는 고양이같은 미소가 피었다.
"그 사람이 노래 더 잘해, 내가 노래 더 잘해?" -
264 이현주 (3924925E+6) 2020. 7. 7. 오전 11:51:08도아주가 그래버리면 나도 답레를 써버릴 수밖에 없잖아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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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도아주 (2272149E+5) 2020. 7. 7. 오후 12:26:03점심 시간에 확인한 내가 바보야... 밥을 먹을 수 있을까 u.u...
짓궂은 이현이 너무 사랑스러워... 대답이고 뭐고 뽀뽀해버리고 싶다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도아주의 의견이고 도아는 안 그렇겠지. 세상에서 이현이가 제일 귀엽다 8-8 -
266 이현주 (3720433E+6) 2020. 7. 7. 오후 12:42:59사랑하면 닮는다고들 그러더라 ^w^
뽀뽀... 해도 되는데(부추김)(?) -
267 도아주 (2272149E+5) 2020. 7. 7. 오후 1:01:27그렇지만 도아 마음이 허락을 안 해줘 u.u... 도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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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도아주 (2272149E+5) 2020. 7. 7. 오후 1:10:41지금 생각해보니까 좋아해달라고 애정표현 해달라고 도아 나름대로 어필한 것 같네...
얼마나 기뻐? –> 많이 기쁘다고 말해줘
손에 얼굴 갖다대기 –> 쓰다듬어줬으면 좋겠다
같은 뉘앙스가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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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이현주 (3720433E+6) 2020. 7. 7. 오후 3:02:36얼마나 기뻐? -> 겪어본 것 중 최고로 기뻐
까지는 대답했는데 쓰다듬어달라는 뜻이었구나. 앞으로 많이 쓰다듬어주라고 할게 도아야88... -
270 도아주 (2272149E+5) 2020. 7. 7. 오후 3:43:58도아가 말 안 했으니까 u.u 그리고 그러면 캐붕일 것 같아서... 아무리 사귀는 사이일지라도 날 좋아하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아이한테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으니까. 그리고 도아주는 도아를 열심히 구슬려보는 중이야. 다음 답레는 밤에 줄 수 있을 것 같고...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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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도아주 (2272149E+5) 2020. 7. 7. 오후 4:25:35"...그럼, 지금은 어때?"
이현주처럼 답레 미리보기 해보고 싶었어 u.u -
272 이현주 (9203598E+5) 2020. 7. 7. 오후 4:28:07도도도도도도아야 뭐하려는거니^q^...?
(연약한 심장 쥐고 호달달)
응, 답레는 항상 말하는 거지만 도아주가 여유될 때 줘. 음 좋아하지도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니 이현이가 아직 자기는 사랑을 자각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거랑 비슷한 맥락이구나 uwu -
273 도아 - 이현 (8325176E+5) 2020. 7. 7. 오후 5:40:52"좋아하는 거 말고, 좋아함을 받아본 적도 없어?"
많을 것 같은데. 네가 이런 느낌이 처음이라고 하는 말에 조금 고개를 갸웃였어. 네 손에 뺨이 닿아있어서 크게 갸웃거리지는 못했지만. 네 손에 조금 더 기대있다가, 눈을 깜빡이다가 그 손을 떼어내서 꼭 깍지를 꼈어. 그리고 널 안았을 때만큼이나 가까이 다가가서는, 조금 쭈뼛거려. 사귀는 사이라고는 해도, 좋아하지 않는 아이가 이러면, 싫지는 않을까. 하지만 너도 했었잖아. 네가 먼저 했었어. 난 모르는 일이야.
"...그럼, 지금은 어때?"
발뒷꿈치를 들어 올려서, 네게 살짝, 네 뺨에 입 맞추고 내려와서 물어. 지금이 아까보다 더 기뻐? 너한테 입 맞추는 건, 끌어안는 것보다 훨씬 더 용기가 필요한 일이야. 그런데 널 좋아해서 그만큼 용기를 낸 거야. 그러니까 더 기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너를 올려다보면서 묻고 있다 보면, 얼굴 위에 햇빛이 고스란히 떨어지기라도 하는지, 점점 붉어지는 게 느껴져. 널 간지럽히려 한 건데, 내가 간지러워지고 말아서. 태연한 척을 해보려고 해도 이미 고스란히 다 드러나고 말아서.
"응?"
네 질문에 그 사람의 노래와 네 노래를 떠올려. "네가 더 좋아." 네가, 네 노래가. 네가 방금 불러준 노래는, 나만 들었잖아. 나한테 특별한 노래는 네 노래야. -
274 도아주 (8325176E+5) 2020. 7. 7. 오후 5:43:57어쩌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일찍 써버렸네. 딱히 아무 일도 없었어 u.u! 뽀뽀는 역시 못 할 거 같아서 볼뽀뽀 한 번 정도가 있었지.
그야, 이현이가 한 번도 좋아해본 적이 없다고 했었으니까. 도아는 이렇게 금방 이현이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하고 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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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이현주 (2604251E+6) 2020. 7. 7. 오후 7:13:45이현주는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았어
1. 이현이의 함락이 예상보다 빠를 것 같다
2. 이현주는 지금 이 순간 또 죽었다
지금은 좀 바쁜 시간대라 답레는 밤이 돼서야 쓸 수 있을 것 같아 8w8 -
276 도아주 (5643684E+5) 2020. 7. 7. 오후 10:21:42이제 막 귀가 중이야. 11시반 넘어서 집 들어갈 것 같네 u.u... 답레보고 잠들거나, 답레 하나 주고 잠들거나 할 것 같아.
생각보다 훨씬, 도아가 이현이한테 많이 사랑스러운가 보다. 사랑에 빠진 걸 자각한 이현이... 보고 싶어라 u.u 도아는 이현이가 자길 좋아하는 줄 모르는데, 이현이는 깨달은 상태로 엇갈리는 거도 조금 보고 싶다. 그 때는 이현이가 애탈려나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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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도아주 (5643684E+5) 2020. 7. 7. 오후 10:23:04아, 물론 오늘 이련주가 답레를 못 줄 것 같다면 상관없어. 괜찮아 u.u! 너무 당연하게 이현주가 답레를 준다고 가정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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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이현주 (2604251E+6) 2020. 7. 7. 오후 10:25:23그건 아마 이현주가 방금 귀가했고 너무 당연하게 답레를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기 때문이 아닐까 ミ๏v๏彡
도아주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
279 도아주 (5643684E+5) 2020. 7. 7. 오후 10:26:41귀가하는 동안은 계속 붙어있을 거라, 잡담은 계속 가능해 u.u! 이현주 답레 컴퓨터로 쓰는구나. 허리 아프겠다... 쉬었다 써도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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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이현주 (2604251E+6) 2020. 7. 7. 오후 10:29:35핸드폰으로 쓰면 눈이 아파 ミ๏v๏彡 이현주는 키보드에 익숙해져 있어서 말야
도아주, 저런 답레를 받았는데 쉬었다 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vwv...... -
281 도아주 (5643684E+5) 2020. 7. 7. 오후 10:34:38눈과 허리인가... u.u... 그래서 내가 갑자기 잠들어 사라지는 일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 누워서 폰으로 쓰다보니까 그대로 스르륵 잠드나봐.
머리로는 쓰고, 몸은 쉬고 있다거나...... 음. 더 힘들 것 같네...... 어쨌든 무리하면 절대 안 돼.
바이러스가 아니었다면, 한창 체육대회로 시끌벅적했을 때라 그런지 체육대회 이야기가 계속 떠오르네. 이현이는 출전하는 종목이 있을까? -
282 이현주 (2604251E+6) 2020. 7. 7. 오후 10:36:14이현이의 경우는 몸도 꽤 건강하고 움직임이 엄청 잽싸서, 의외로 달리기 종목에 끌려나가거나 할지도 모르겠네. 그런데 그것보단 아마 덤으로 따라오는 장기자랑에 등떠밀리다시피 기타 들고 출전해서 올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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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이현주 (2604251E+6) 2020. 7. 7. 오후 10:37:07혹여나 그거 보고 꺅꺅대는 여자애들 있으면 도아 반응이 어떠려나. 착잡해하려나, 아니면 몰래 우쭐해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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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도아주 (5643684E+5) 2020. 7. 7. 오후 10:40:51이현이가 계주를 뛸 수도 있으려나. 도아는 나가니까, 도아 전 타자가 이현이거나, 이현이 전 타자가 도아거나 해도 귀엽겠다! u.u! 알게 모르게 둘이 뭔가 맞춘다거나. 그, 안에 철사가 들어서 구부러지는 헤어밴드 같은거. 누가 머리에 하고 있으면 다른 한 사람은 손목에 하고 있는다거나.
장기자랑이라면 도아가 진행을 하거나 촬영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사심 담아 촬영해버리면 어떡한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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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도아주 (5643684E+5) 2020. 7. 7. 오후 10:42:59잔뜩 삐져서, 끝나고 난 후에 둘이 있을 기회가 오면 이번 일상에서 보였던 모습을 또 보여주지 않을까. 이현이 탓이 아닌 걸 아는데, 질투는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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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이현주 (2604251E+6) 2020. 7. 7. 오후 10:45:47이현: (애들이나 할 만한 깜찍한 방울 머리띠) ミ๏v๏彡 (화려한 슈슈) ミ๏v๏彡
언젠가 기회가 되면 체육대회 일상을 돌려봐도 좋겠다 ^q^(사심하면 또 한 사심하는 이현주) 도아랑 이현이가 있는 세상에선 코로나 없었던 걸로 하고^w^ -
287 도아주 (5643684E+5) 2020. 7. 7. 오후 10:50:00도아는 체육대회 때 어떻게 꾸밀려나. 방송부 일로 바쁠테니까 그냥 안 꾸미려다가, 반 아이들한테 잡혀서 양갈래로 높게 묶일 거 같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 땋일 거 같기도 하고. 머리 땋인 거 보면 이현이 생각나서 거울도 못 볼 거 같네. 일해야 하는데.
응응, 기회되면 이것저것 해보자. 일상 거리는 넘치고 흐르는 걸. -
288 도아주 (5643684E+5) 2020. 7. 7. 오후 10:54:04방울 머리띠가 뭔지 검색해봤는데 완전 귀엽잖아... 어쩜 좋아...
-
289 이현 - 도아 (2604251E+6) 2020. 7. 7. 오후 10:58:44"─너처럼 선명하게 나를 사랑해준 사람은, 없어."
네가 유일해. 네 세상으로 끌려들어갈 정도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네가 좋아한다-는 말로 조심스레 내딛는 것을, 일부러일까, 소년은 굳이 사랑한다-는 말로 당신을 확 잡아당겨 버렸다. 사랑한다고 말했잖아. 둘이 있을 때는 사랑한다고 말해줘. 이현은 문장 하나를 마음 속으로 고이 접어서 종이비행기 날리듯 날렸다. 언젠가 진짜로 너를 사랑할 줄 알게 되면, 콩콩 튀는 심장 안에서 어쩌면 이 말이 멋대로 톡 튀어올라서는 입으로 날아나올지도 모르겠다고, 선명한 빨간빛을 띈 당신의 뺨을 살짝 주물러보며 그는 생각했다.
그러다가 네가 소년의 손에서 뺨을 떼자, 소년은 눈을 깜빡이며 너를 바라보았다. 소년은 너를 막지 않았고, 네 따스한 입술이 한쪽 뺨에 닿는 것을 허락하고 말았다. 왠지 상쾌한 멜론 향기가 나는 듯했다. 소년이 쓰는 샴푸나 화장품의 냄새일까? 그는 네가 입맞춘 자리에 가민히 손을 올리고 있다가, 이내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당신이 했던 그것을 당신의 뺨에 똑같이 되돌려주었다.
"응."
왠지 소년의 뺨은 예전보다 좀더 활기찬 혈색을 띄고 있는 것 같았다. 네가 흘려넣어준 온기로, 어느덧 소년의 피는 붉은빛을 띄기 시작했다.
소년이 직접 불러준 노래가
더 특별할 수밖에 없다.
<열대야, 달, 그늘, 발자국 하나> 는
소년이 당신을 알기 전에
발매되었다.
# 이 부분부터는 일상 상황 진도를 성급히 빼기 싫다면 반응을 미뤄도 돼!
"-이제 집에 가자, 도아야."
"아, 그런데 말야, 집에 가는 길에 잠깐 들러갈 데가 있는데- 조금 둘러가도 괜찮지? ◇◇동까지, 가야 되는데."
◇◇동이라면 아주 유명한 번화가들 중 하나다. -
290 이현주 (2604251E+6) 2020. 7. 7. 오후 11:00:14
-
291 도아주 (8846171E+6) 2020. 7. 7. 오후 11:04:56멜론향기라니 귀여워 8-8 사장님 저희 이현이 메로ㄴ 광고 따주세요 8-8
괜찮아, 머리끈도 머리띠고 귀여워 8-8 -
292 도아 - 이현 (8325176E+5) 2020. 7. 7. 오후 11:38:13응, 확신할게. "나보다 더 많이 너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네가 뺨을 살짝 주물렀을 때, 더해도 괜찮다는 듯이 살며시 눈을 감고 네 손에 조금 더 기댔어. 나는 네 손길도 좋아해. 나를 아껴주는 손길이라면 더. "정말 많이 사랑해." 조그맣고 나직이 흩어지는 목소리를 흘려. 조금만 더 거리가 멀었다면, 입 모양을 흉내 낸 것처럼 보일 정도로.
"...아."
"난 당연히 기쁘단 말야......" 난 네가 더 기쁜지 알고 싶었을 뿐인데, 나한테 똑같이 하면 어떡해. 힘이 빠지기라도 한 듯이, 네 어깨에 머리를 톡 기대. 네게서 풍기는 듯한 상쾌한 멜론 향기 위로, 다른 향기가 겹쳐져. 포근하고, 구름처럼 가볍고, 사탕을 입에 문 것 같다고 생각되는 달콤한 향. 그래, 꼭 솜사탕 같은 향이 내려앉아. 입술을 꼭 깨물고서, 기댔던 몸을 일으키면, 숨기 전보다 얼굴이 덜 붉을까. 안타깝게도 그
빛은 쉽게 바라지 않아서.
"더 기쁘면, 다행이고."
부끄러워서, 괜히 토라진 듯이 굴어. 하지만 집에 가자는 네 말에 곧이곧대로, 네 손을 다시금 꼭 깍지끼고 말아. 좀 더 말갛게 물든 네 뺨이 사랑스러워서일까.
"응, 괜찮아."
나는 너랑 같이 집에 가려는 거잖아. 근데 거기는 왜? 네게 궁금함을 가득 담은 시선을 보내. -
293 도아주 (8325176E+5) 2020. 7. 7. 오후 11:38:55집에 거의 다 왔어. 누울 준비하고 다시 올게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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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이현주 (2604251E+6) 2020. 7. 7. 오후 11:43:48집에 오는 길에 답레 쓴 거였구나 ^q^ 응, 얼른 씻고 누워. 푹 쉬어. 이현주도 답레를 쓰려고 노력하긴 하겠지만 12시 전에 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으니까 바로 자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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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도아주 ◆d4gP2gXPj. (468797E+61) 2020. 7. 7. 오후 11:52:14으음, 지금은 생각보다 안 졸려서. 조금 폰 만지작거리다 보면 금방 잠들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여기 있어볼게.
인증코드는 뭐였는지 갑자기 기억이 안 나서 해본거야! -
296 도아주 (468797E+61) 2020. 7. 7. 오후 11:54:21제대로 기억하고 있었네. u.u
그러고보니 이현이는 점심시간에 어떻게 해? 급식이나, 매점이나... 도시락도 있고. 식단관리같은 거 있으려나... 8-8 잘 먹어야 하는데. -
297 이현 - 도아 (2604251E+6) 2020. 7. 7. 오후 11:56:15"말로 하려니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이현은 방글방글 웃다가, 네가 어깨에 머리를 기대오자 그리로 고개를 기울였다. 자연스레 들이쉬는 숨에, 무심코 네 향이 코에 걸려 폐로 밀고 들어온다. 소년은 무심코 눈을 감았다. 네가 발그레한 얼굴을 가라앉히려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그 잠시 동안. 이 세상에게는 잠시였지만, 이 소년에게는 얼만큼의 시간이었을까. 소년은 네가 손을 뻗어올 때에야 아, 하고 매우 얕은 향수에서 깨어서는 네 손을 맞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짐을 챙기려 돌아섰을 때,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니까, 기타가 아직 기타가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옆에 나란히 세워져 있었던 것이다. 짐을 꾸리려면 한 손으로 하는 것보다 두 손으로 하는 게 월등히 빠를 것이다. 그러나 한쪽 손은 네 손을 붙잡고 있다. 이현은 잠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가방과 네 손을 번갈아 보다가, 차마 네 손을 놓는다는 선택은 못하겠던지, 아니면 거기에 생각이 닿지 못한 것인지 (´・ω・`) 같은 표정이 되어 당신을 바라보고 멍하니 섰다.
"응- 그러니까 잠시 연습실에 들러서 가져갈 게 있어서." -
298 이현주 (2604251E+6) 2020. 7. 7. 오후 11:59:20이현이는 점심식단도 제멋대로 변덕이야. 급식을 먹었다가, 매점을 가거나, 아니면 월담해서 편의점을 가버리거나. 지금까지 최고기록(?)은 점심시간에 월담해서 피자집에 간 거.(???) 그러니까 도아가 끌고 다니면서 길들이자^w^(?????)! 아침이랑 저녁은 그럭저럭 가정식으로 잘 챙겨먹는데, 이현이랑 아현이 두 사람 식사는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분업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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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이현주 (1658503E+6) 2020. 7. 8. 오전 12:21:31(=8ェ8=) 혹시 도아주가 레스를 써도 이현주가 응답이 없다면 기절한 것으로 알아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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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도아주 (8827342E+6) 2020. 7. 8. 오전 7:35:45도아주가 먼저 기절했어... 8-8... 반대로 도아가 끌려가면 어쩐담. 도아는 월담 못 하지 않을까. 무서워서... u.u... 걸렸을 때가 무섭기도 하고, 넘는다는 것 자체도 무섭고. 겁이 많다고 할까, 조심스러운 편이니까. 애초에 점심에 방송부 일 해야하는 날은 같이 밥 못 먹을테고 u.u...
그리고 손 못 놓는 이현이가 너무 귀엽다... 8-8 -
301 도아 - 이현 (4135167E+5) 2020. 7. 8. 오후 2:10:30"너도 나한테 뽀, ........."
말로 하려고 하니,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네 말의 바로 한 문장이 떠올랐고 바로 소리 내버리고 말았어. 그런데, 말하다 보니까 엄청 부끄러운 말을 서슴없이 하려 했다는 생각에 목소리가 뚝 끊기고 말아. 마녀에게 목소리를 빼앗긴 것처럼 입술만 달싹거리다가, 너를 올려다보던 시선이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
"... 뽀뽀하고 싶을 정도로, 그만큼 기뻤다고 말하면 되잖아......"
작아지고, 작아진 목소리가 다시 들려와. 새빨갛게 물든 얼굴에, 목소리는 달게 떨리고 있고, 시선은 차마 너를 맞추지 못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가, 이런 말을 떠올린 거야. 스스로에게도 의문을 가득 품고, 닿아있는 네 손을, 깍지끼고 있는 네 손을 꼭 붙잡아. 부끄러워. 내가 널 더 꼭 붙잡은 만큼, 그만큼이나 더 부끄러워졌어. 그러다가 네 시선이 느껴져서.
"아."
"미안...!" 내가 붙잡고 있어서, 그래서 기타를 못 챙기고 있는 거구나. 네 손에는 닿아야 할 것들이 많잖아. 난 네 손이 비었을 때, 그때 한 번 깍지를 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 그래서 순간에 깍지를 풀고 손을 떼어냈어. 그리고 꾹 입을 다물고는, 비어버린 손으로 얼굴에 바람을 일으켜. 조금이라도 가라앉으면 좋겠는데.
"연습실?"
피아노? 기타? 노래도 잘 부르니까, 보컬 트레이닝 같은 거일 수도 있겠다. 응, 가자. 같이 가게 해줘서 고마워. 오늘도 너 없이, 나 혼자 집에 갈 수도 있었던 거잖아. -
302 도아주 (4135167E+5) 2020. 7. 8. 오후 2:12:24네 말의 –> 네 말에
이거로 봐 줘... u.u... 오타 수정 전으로 올렸네. -
303 이현 - 도아 (1658503E+6) 2020. 7. 8. 오후 7:21:56"그러니까-"
소년은 잠깐 황금빛 햇살이 환히 비쳐드는 창밖으로 시선을 힐끗 돌렸다. 그리곤 햇살을 등진 채로, 방긋 미소지으며 네게 말해주었다.
"네 발그레한 입술이 뺨에 와닿는 그때에서야 오늘 날씨가 참 좋다는 걸 깨달았어요."
거품이 되어 까스러질까 봐 잘게 떨고 있는 토끼공주의 뺨에 뭔가 서늘한 게 와 닿았다. 입술은 아니었다. 면적이 그것보다 훨씬 넓었으니까. 이현은 짓궂게도 자기 뺨을 네게 기대고 있었다. 아직도 솜털이 가시지 않은 그것의 온도는, 네가 기억하는 것보다 조금 더 따뜻해져 있는 것도 같았다. 그제서야 소년은 네 손을 놓고서는 가방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음번에는 그렇게 말해볼게. 직접 해주는 게 더 나은 것 같지만..." 가방을 정리하는 이현의 손길이 분주했다. 원래 빠른 걸까, 아니면 오늘따라 서두르고 있는 걸까. 실수 없이 지퍼를 꾹 여미고 나서야, 이현은 기타 가방을 한쪽 어깨에 지고 일어섰다.
"기다렸지, 이제 가자."
이현은 활짝 웃으면서 네게 한쪽 손을 다시 내밀었다. -
304 이현주 (1658503E+6) 2020. 7. 8. 오후 7:22:59도아가 저렇게 귀엽게 굴 때마다 어떻게 예뻐해줘야 좋을까 항상 고민이야 ミuvu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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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도아주 (1673057E+6) 2020. 7. 8. 오후 9:30:25지금 집가는 길이고, 방금 확인했어. 오늘 안에 답레를 줄 것 같긴 한데,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다... u.u
답레에서 햇살을 등졌다는 묘사가 있을 때마다, 이현이 너머로 도아한테 햇빛이 살짝씩 쏟아지고 있을까 싶어서 되게 예쁜 풍경이라고 생각해. 이현이 그림자가 채 덮어버리지 못한 부분은 하얗게 부시는 채로, 이현이 그림자 안에 도아가 숨어있으려나 싶어서. -
306 이현주 (8741308E+5) 2020. 7. 8. 오후 10:13:49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을 테니, 도아주가 원할 때 답레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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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 도아 - 이현 (4135167E+5) 2020. 7. 8. 오후 10:37:22네가 닿아오지 않았다면, 목소리를 잃어보기까지 했던 나는 정말 물거품이 되어 바스러졌을지도 몰라. 서늘하지만, 기억하는 것보다 따뜻하게 닿아온 네 뺨에, 가슴 깊이 어딘가에서 쿵, 토끼굴에서 앨리스 말고도 하나가 더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서, 그래서 계속 두근거리다가 우뚝 멈춰버리는 소리였을지도 모르지. 다시 뛰기 시작하듯이 잔잔하게, 그리고 다시 점점 커지는 두근거림이 어지러워서. 두 눈을 꼭 내리감고는, 짓궂은 네게 나도 짓궂게. 네가 가까이 와서, 네가 닿아 온 거야. 난 고개만 돌린 것뿐이야. 다시 한번 네 뺨에 입술이 닿았다가 떨어져.
"응, 오늘 날씨 좋아."
오랜만에 너를 만났는데, 날씨가 좋지 않을 리 없잖아. 이렇게 햇빛이 부셔오는 여름 하늘의 하얀 구름에서 눈이 쏟아지는 이상한 날이더라도, 난 날씨가 좋다고 말했을 거야. 가까운 만큼 조그맣게 소리 내면서, 얼굴을 물들인 빛이 더 진할지, 아니면 내 눈이 담고 있는 색이 더 진할지는 모르겠지만— 떨리고 있을지라도 분홍빛을 선명히 담고 있는 눈으로 널 바로 바라봤어. 네 손이 날 놓아주고서는, 두 손으로 내 뺨을 감싸듯이 가렸어. 혹시라도 네가 닿아올까 봐서. 그리고 작은 목소리가 네게로 한 번 더 흘려 들어가. "다음부터는 직접 하게 안 둘 거야." 얌전히 안 있을 거야. 나도 너 괴롭히겠다고 했었던 거 잊으면 안 돼.
"...별로."
별로 안 기다렸어. 혹시라도 뺨에서 손을 떼어내면 네가 닿아오진 않을까, 하지만 네 손을 잡고 싶어서. 조금 머뭇거리다가 네 손을 톡 잡아. 머뭇거렸던 만큼 꼭 깍지를 끼면서. -
308 도아주 (4135167E+5) 2020. 7. 8. 오후 10:39:30도아주가 할까말까 했던 한 번이랑, 이현주가 부추겨줬었으니까 한 번 더야. u.u
뺨끼리 닿았으니까, 정말 고개만 돌리면 입 맞출 수 있는 자세라고 생각해버렸더니 그만... u.u... 그리고 이제 곧 집이니까, 이따 다시 올게. -
309 도아주 (4135167E+5) 2020. 7. 8. 오후 10:43:22음, 잠깐만. 303 이후로 더 보이지가 않아서 한 번 글 올려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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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도아주 (4135167E+5) 2020. 7. 8. 오후 10:44:09아, 됐다. 진짜 이따 다시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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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도아주 (8827342E+6) 2020. 7. 8. 오후 11:22:22자리에 누웠긴 한데, 곧 금방 잠들 것 같아. u.u... 이현주도 오늘은 일찍 자러간 걸까? 그렇다면 좋을텐데. 푹 쉴 수 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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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이현주 (1658503E+6) 2020. 7. 8. 오후 11:28:40이제서야 집에 왔어...(풀썩) 응, 기다리지 말고 푹 쉬어. 답레를 쓰기야 쓰겠지만 12시 전에 답레를 다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8w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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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이현주 (1658503E+6) 2020. 7. 8. 오후 11:29:22>>>목소리를 잃어보기까지 했던<<<
방금 전에 목소리가 기어들어간 게 아니라 혹시 정말로 실어증을 앓은 적이 있다거나...? -
314 도아주 (8827342E+6) 2020. 7. 8. 오후 11:49:08앗, 아냐. '목소리가 뚝 끊기고 말아. 마녀에게 목소리를 빼앗긴 것처럼' 이 부분을 그렇게 표현한 거니까 u.u...
놀랍게도 아직 잠들지 않았어. ^-^* 답레를 보고 잠들지는 미지수이지만. -
315 이현주 (1658503E+6) 2020. 7. 8. 오후 11:56:07어느 정도 써가고 있긴 한데 무리하지 말고 쉬어줘8ㅁ8!!!!!
-
316 도아주 (6312068E+6) 2020. 7. 9. 오전 12:00:50아냐, 무리가 아니라... 조금 이것저것 하고 있어. 겸사겸사라는 느낌이 아예 없다고는 못 하지만.
-
317 이현주 (8597283E+6) 2020. 7. 9. 오전 12:04:05도아가 혹시 어두운 과거가 있다거나 했나 싶었지. 그래도 그것 나름대로 스토리거리가 되기는 했겠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니 또 다행이다 ^w^ 좋은 일만 겪고 살아야해 도아야..
>>>나도 너 괴롭히겠다고 했었던 거 잊으면 안 돼<<<
(((이현이 뒷사람이 괴로워 죽는중)))
((어째서 사랑한다고 말하면 안되는거지)) -
318 도아주 (6312068E+6) 2020. 7. 9. 오전 12:09:52걱정마. 오너 입으로 못 박을게, 도아는 불행한 가정사나 과거랑은 관련없는 아이야. u.u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서 사랑스러움을 가득 머금고, 그것들을 톡톡 흘리고 다니기도 하고, 세상을 사랑스럽게 볼 줄 아는 그런 아이로 생각했거든.
도아의 괴롭힘은 이현주에게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구나 u.u...! -
319 이현주 (8597283E+6) 2020. 7. 9. 오전 12:16:21이현이가 도아를 만나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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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도아주 (6312068E+6) 2020. 7. 9. 오전 12:22:39이현이 과거 이야기는... 일단 눈물부터 모아두고 있으니까 걱정마...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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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이현 - 도아 (8597283E+6) 2020. 7. 9. 오전 12:25:18톡, 하고 다시 멜론향 한 모금이 네 입에 머금어진다. 첫 번째 입맞춤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더니, 두 번째 입맞춤에는 후후후, 하고 조용히 웃는다. 평소처럼 입을 활짝 벌리며 웃는 활기찬 웃음이 아니라 조금 쑥스러운 듯이 입으로 조그만 호를 그리며 나직이 웃는 그런 웃음이다.
"비밀로 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이현의 손이 뻗어왔다. 네 손이 네 얼굴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무 상관하지도 않고, 이현의 양 손이 네 손등을 착 감쌌다. 그리고 이현은 네게로 고개를 숙여서는, 네 이마에 자기 이마를 톡 기댔다. 달큰한 향이 감돈다. 네 솜사탕 향기와 이 아이의 멜론 향기가 너와 이 소년 둘이 가까이 있는 사이 너도 모르게 섞여서는, 뭐라 형용하지 못할 달콤한 냄새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소년의 연갈색 눈동자에 네 분홍색 눈동자가 비쳐서, 그 아이의 눈동자도 분홍색으로 보이는 것만 같았다.
"비밀로 할 거야. 네가 날 좋아하는 거, 나만 알고 있고 싶어."
그렇게 속삭이고 나서야 소년은 너에게서 이마를 떼고는, 네가 내밀어오는 손을 깍지껴 잡았다.
"가자, 도아야."
# 진행이 너무 빠른 것 같으면 이 부분은 반응을 다음으로 미루어도 돼!
◇◇동은 버스 세 정거장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었다. 번화가로 변해가는 길을 바라보며 산책하듯 걷겠다면 걸어갈 만한 거리였지만, 날씨가 너무도 좋았으니까. 늦여름 햇살이 따갑다. 걸어가면서 맞자니 힘들 것 같아, 소년은 도로가로 나와서는 지나가는 택시에게 손을 들어 택시를 잡았다. "택시비는 내가 낼게." -
322 도아주 (6312068E+6) 2020. 7. 9. 오전 12:28:18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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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이현주 (8597283E+6) 2020. 7. 9. 오전 12:28:36이현이 과거라고 해도 애가 학대당하거나 범죄의 대상이 되거나 한 적은 없었으니 걱정 말아. 그냥- 사정이 생겨서, 무심한 할아버지 밑에서 딱 집이랑 생활비랑 이런저런 행정처리에 대한 도움만 받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거라! 하고 자라온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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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이현주 (8597283E+6) 2020. 7. 9. 오전 12:29:31가드가 충분한 줄 알고 방심하고 있었구나 도아주ミ๏v๏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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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도아주 (6312068E+6) 2020. 7. 9. 오전 12:33:14일단 답레는 써볼게. 찬물 시원하게 들이키고 왔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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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이현주 (8597283E+6) 2020. 7. 9. 오전 12:40:59아니아니 답레는 쉬고나서 내일 줘도 되는데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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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도아주 (6312068E+6) 2020. 7. 9. 오전 12:52:40이현주가 했던 말이 이해가 가... 이런 기분으로 잠들 수 없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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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이현주 (8597283E+6) 2020. 7. 9. 오전 12:54:41이현이 보내서 도아 재워주고 싶다. 옆에 누워서 자장가삼아 노래 한 곡 조곤조곤 불러주거나, 무릎베개 해주거나, 머리 쓰다듬으면서 재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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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도아 - 이현 (6312068E+6) 2020. 7. 9. 오전 1:06:41너의 조용한 웃음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입술을 꼭 깨물어. 그래, 꾹 참고 있어. 기대하게 돼버릴까 봐. 왜 그렇게, 쑥스러운 듯이 웃는 거야. 괴롭히겠다고 말했지만, 여태 네 짓궂은 짓에 바람에 날린 풍선처럼 갈 곳 잃은 것도 나였고, 너를 따라 짓궂게 굴어봤다가도 되레 당해버려서 아무것도 못 하게 된 것도 나였는데. 달라. 다르잖아. 네 마음에, 발자국을 남기기는커녕 찾아가지도 못할 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웃어버리면 기대하게 되잖아.
"—...!"
네 두 손이, 내 손등을 감쌌을 때. 네게는 절대 말 못 하겠지만, 나는 네가 고개를 숙이며 그렇게 다가올 때, 입 맞추려는 줄로만 알고. 그래서 너무 놀라서, 두 눈을 꼭 감아버렸어. 내 생각과는 다르게, 입술이 아니라 우리의 이마가 서로 닿았을 때에서야 다시 눈을 떴어. 그런 부끄러운 생각을 해버리고, 얼굴은 물들지 않아. 물든 것보다 훨씬, 훨씬 더 진한 빛으로 붉게 칠해졌어. 이렇게나 가까워진 거리에 숨을 고르지도 못하고, 네 속삭임이 끝났을 때에야 단 숨을 내뱉어. 멜론 향기가 코끝에 맴돌고 있어.
"...응, 티 안 낼게."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걸 비밀로 하고 싶다면, 나만 조심하면 괜찮을 거잖아. 네 속삭임에 겨우,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네게 기대고만 싶은 것을 견뎌내면서, 살짝 웃으며 답해. 그리고는 깍지낀 손을 따라 걸음을 옮겨갔어.
"응?"
그렇게 멀지 않잖아. 햇살을 피하고만 싶은 거라면, 버스도 있잖아. 아니면 나도 택시비를 내게 해줘. 도로가에서 택시를 잡는 네게 의문을 가득 담은 눈빛을 보내. -
330 도아주 (6312068E+6) 2020. 7. 9. 오전 1:09:14세상에... u.u... 그러면 도아, 부끄러워서 못 잔다고 최대한 멀리 떨어지려 하다가 결국은 잠들거야. 학교에서 조용한 곳 찾아다 그렇게 해주면 안 잠들고는 못 배길걸 ^-^* 학교에서는 늘 거의 졸린데, 깨어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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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도아주 (6312068E+6) 2020. 7. 9. 오전 1:12:03도아주가 20분 이상 조용하다면 잠든거야... u.u 지금 말 안해두면 기절잠이 될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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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이현주 (8597283E+6) 2020. 7. 9. 오전 1:13:01>>>네 마음에, 발자국을 남기기는커녕 찾아가지도 못할 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웃어버리면 기대하게 되잖아.<<<
이현이가 들으면 처음으로 정색할 만한 한 마디를 남기셨네요(폭죽)
이현: 너보다 날 더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주려는 게 아니면 그런 말 하지 마.
이현: 그러니까, 두 번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마. 알았지? -
333 이현주 (8597283E+6) 2020. 7. 9. 오전 1:13:27아니, 이현주는 이제 자러 갈 거야uwu... 도아주도 이제 자러 가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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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이현주 (8597283E+6) 2020. 7. 9. 오전 1:23:36쩔쩔매는 도아가 귀여워서 잠들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답레 쓰는 꿈을 꾸거나 답레 상황을 꿈으로 꿔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ミ๏w๏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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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도아주 (5161628E+6) 2020. 7. 9. 오전 8:34:00이현이가 그러면 도아는 금방 울망해지겠네 u.u... 나는 너를 많이 사랑하지만, 너는 내게 마음을 줄 지 안 줄 지 모르고, 그래서 그렇게 말했는데 이현이가 정색하고 말하면... 심지어, 정말 만약에, 나보다 더 많이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나는 의미없어지는 건가, 아니, 의미가 있기는 했던가– 하고 울망해지겠지. 이현이 말에 고개는 끄덕거리겠지만 많이 울고 싶지 않을까.
도아주는 얌전히 잠들었다가 푹 자고 일어났으니까 걱정말아. -
336 도아주 (4418767E+6) 2020. 7. 9. 오전 8:49:53도아가 지쳐갈 때(언제 지칠 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도아한테, 도아가 이현이한테 하는 것처럼 도아가 좋다며 쫓아다니는 아이가 나타나면 어떻게 되려나 싶네. 도아 속앓이 엄청 하겠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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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이현주 (7039967E+6) 2020. 7. 9. 오전 8:57:43그러니까 "너보다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으니까" 라는 뜻으로 쓴 대사인데 도아라면 저렇게 오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앓다죽음)
어... 잠깐만 예? 이현이 망가뜨리신다구요? -
338 도아주 (073845E+58) 2020. 7. 9. 오전 9:22:48도아는 이현이가 자신을 좋아한다에 관해서는 한없이 부정적일 거야. 누군가는
고사하고 뭔가를 좋아하는 방법을 모른다는데, 그런 네 마음을 내가 어떻게 얻을 수 있겠어. 같은 느낌이지 u.u
앗. 어째서 이현이도 고장나는 거야... (뒷사람도 속앓이) -
339 도아주 (1779034E+6) 2020. 7. 9. 오전 9:35:07u.u... 일이고 뭐고 여기서 이현이랑 도아 이야기만 하고 싶어라.
이현이랑 사귀는 건 지금 비밀이니까, 도아를 좋아하는 아이가 생길 수도 있겠다 싶어서 생각한 거였어. 근데 그 때가 도아가 지쳐갈 때였고, 도아는 이제 아무것도 못 하면 속앓이 엄청 하겠다 싶어서... u.u... 도아도 해봤고, 하고 있으니까. 좋아한다고 말하는게, 좋아하는게, 그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좋아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u.u...... 생각하면서 도아한테 너무 잔인하지 않나 했는데 이현이도 고장나는구나... (가슴 찢어짐) -
340 이현주 (7039967E+6) 2020. 7. 9. 오전 9:36:36이현이는 "널" 사랑하는 법이라고 콱 찍어 말했는데 겁이 많은 도아는 자기 자신을 너무 불신하고 있구나... 가엾어라. 그걸 솔직히 털어놓으면 이현이가 괴로워하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현이에게 사랑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단시간에 빠르게 알려줄 수 있을 테니까. 다시 말해 겪어본 적 없는 생소한 감정들을 너무 빨리, 많이 떠안게 되니까. -
341 이현주 (7039967E+6) 2020. 7. 9. 오전 9:40:33하긴, 그럴 만도 하지... 이현이한테 얼마나 사랑을 던져넣어야 할지 기약이 없으니까 내성적인 도아는 그렇게 지쳐버릴 수도 있겠다. 도아주가 그런 전개를 원한다면 말리지는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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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 도아주 (1779034E+6) 2020. 7. 9. 오전 9:42:35"그런데 말야, 너 그거 알아? 난 누군가를, 아니 뭔가를 좋아하는 법을 몰라." 현이의 이 말로 고백이 거절당했다고도 생각했었으니까, 머리에 콕 박혀있는 거야. 네가 날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어도, 넌 뭔가조차 좋아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라고.
어떻게 하면 좋아... 8-8... 찢어지다 못 해 너덜너덜해져서 바닥에 떨어졌어 8-8 사랑도 잘 모르는데 사랑의 아픔이 밀고 들어오면, 응, 그렇겠다. 안쓰러워서 어떡하면 좋아...... 8-8...... -
343 이현주 (7039967E+6) 2020. 7. 9. 오전 9:50:05이현이도 마냥 강하지만은 않은 애라서.. 한계점이 있는데다 약점을 찔리면 엄청 빨리 꺾여버릴지도 모르니까.
이현이가 조금씩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어필은 진도에 맞춰서 넣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우리 일상의 텀이 길다 보니 도아주가 지친 걸까 -
344 도아주 (1779034E+6) 2020. 7. 9. 오전 9:54:09그런 흐름을 원한다기보다는, 그냥 문득 생각난 거였어. 이현이한테 도아같은
아이가, 도아한테도 있으면 어떠려나 하고. 이벤트성이라고 할까, 이런 일이 있으면 재미있으려나 싶은 정도. 도아가 지쳤을 때 이야기니까, 아직은 모를 일이지 u.u... 지금 도아는 지치기에는 좀 멀었으니까. -
345 도아주 (1779034E+6) 2020. 7. 9. 오전 9:56:59응? '0'...? 나는 엄청 멀쩡해...! 따지자면 그저 도아를 괴롭히려 굴었던 나쁜 오너일 뿐이야 u.u...... 그리고 그 부분은 충분히 자신해도 좋아. 여기에 쓰고 있지는 않지만 속으로 내적비명지르면서 이불 먼지 많이 털었으니까...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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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 이현주 (7039967E+6) 2020. 7. 9. 오전 10:00:44도아가 이현이에게 품는 만큼의 어마어마한 사랑을 도아에게 품고 있는 다른 남자애라...
도아주의 예상보다 약★간 더 스펙타클한 이벤트가 되리라는 것만 말해줄게.
알에서 갓 태어난 병아리는 눈꺼풀이 붙어서 눈이 감겨 있는데, 눈꺼풀 너머프로 희미한 빛에 익숙해지면서 조금씩 눈을 뜬대. 그런데 이때 눈꺼풀에 너무 강한 빛을 비추면 눈이 멀어버린대.
질투에 눈이 멀어버린 이현이는 도아가 생각하는 것만큼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로만은 남지 못하게 될 거야.
도아가 지치는 게 먼저일지, 이현이가 함락당하는 게 먼저일지... 앞으로도 잘 부탁해. uwu -
347 도아주 (1779034E+6) 2020. 7. 9. 오전 10:12:52세상에... 엄마야... 어떡하면 좋아... 이현이는 괴롭히기 싫은데 8-8 나중에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고 다시 얘기해보자. 하면 재미있으려나~ 하고 가볍게 생각했던게 눈물바다가 될 것 같아서 8-8 나만 재미있어도 안 되고, 이현주도 재밌어야 하니까.
응응, 앞으로도 잘 부탁해. 오늘 하루도 힘내고! 도아주는 아침부터 일 안 하고 이러고 있지만... u.u...... -
348 이현주 (7039967E+6) 2020. 7. 9. 오전 10:19:40이현이가 초탈한 고양이신선처럼 굴 수 있는 건 뭔가 인간의 범주를 초월해서 해탈했기 때문이 아니라, 뭔가 결여돼 있어서 그런 거니까.
좋은 월급루팡이야 uwu 이현주도 오늘 오전은 한가해서 답레 천천히 쓰고 있어. -
349 이현 - 도아 (7039967E+6) 2020. 7. 9. 오전 10:39:35이 소년은 너에게서 사랑을 배우며 너를 닮아가고 있었다. 너는 네 사랑에 이 소년을 품으면서 그를 닮아가고 있을까? 언젠가 또다시 이 소년이 네 양 뺨을 상냥하게 감싸쥐는 순간이 온다면, 다음에는 이마를 기대는 게 아니라 입맞춤을 건네어주게 될까?
"기사 아저씨, 죄송한데 트렁크 좀 열어주실 수 있나요..." 트렁크에 기타 가방을 조심스레 부려넣은 이현은 다시 너에게로 돌아와서는 택시 뒷좌석 문을 당겨서 열었다.
"주차장까지 들어가야 돼서 그래."
그 아이는 너더러 먼저 타라는 듯이 택시 뒷좌석 안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네가 택시 뒷좌석에 먼저 타건, 소년더러 먼저 타라고 하건, 택시에 누가 먼저 타냐가 달라질 뿐 소년은 네 옆에 앉게 될 것이다. 네가 마음만 먹으면 그 아이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거나, 그 아이의 머리를 매만지거나, 그 아이의 무릎에 어깨를 올려놓을 수 있는 옆자리에.
소년은 주머니를 뒤적여서는 지갑을 꺼내 학생증 내지 출입증과 비슷하게 생긴- 그렇지만 네가 갖고 있는 학생증과는 확연히 다른 모양의 플라스틱 카드 같은 걸 꺼내서 기사님께 건네어드렸다. "거기 있는 데로 가주세요. 주차장까지 들어가주시는데, 그거 보여주시면 들어갈 수 있을 거에요."
그는 지갑을 주머니에 착 접어넣고는, 네 머리로 손을 뻗어서는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려 했다. "-그러니까, 신경쓰지 말아. 응?" -
350 이현주 (7039967E+6) 2020. 7. 9. 오전 11:14:25무릎에 어깨를 -> 무릎에 머리를
오타 미쵸 ^w^!!! -
351 도아주 (2925917E+6) 2020. 7. 9. 오후 12:27:56월급루팡하기 무섭게 바빠졌네... u.u 오후는 성공적인 월급루팡 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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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 이현주 (7039967E+6) 2020. 7. 9. 오후 12:30:19앗... 혐생 별탈없이 지나가길 바랄게. 힘내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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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 도아 - 이현 (1779034E+6) 2020. 7. 9. 오후 5:44:03네가 트렁크까지 갔다 오는 동안 우물쭈물, 택시에 타지도 못하고 서 있기만 했어. 뒷좌석 문이 네 손에 의해 열렸을 때도, 다시 돌아와 준 너와 택시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어. 진짜 타? 주차장까지 들어가야 해서 그렇다는 네 말을 듣고서야, 머뭇거리며 안쪽으로 향해. 안녕하세요, 택시 기사님께 인사를 하고서, 쭈욱 네가 가리킨 방향대로 택시 안쪽으로 들어가 창가 자리에 톡 앉았어.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앞으로 끌어안고 있으면, 그새 너는 옆자리에 앉아와 있어서.
"...연습실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어?"
저 카드가 뭘까. 보여줘야 들어갈 수 있는 카드가 뭐가 있을까. 나는 너를 안아도 봤고, 네 볼에 입을 맞춰도 봤지만, 새삼스럽게 이 거리가 너무 가깝다고 느껴져서. 교실에서 혼자 해버린 그 생각이 쫓아와서. 그래서 애써 이야깃거리를 찾아서 물어봐. 그 생각이 날 더 쫓아오지 못 하고 흩어질 수 있게.
“그렇지만 많이 나오면 어떡해, 택시비."
네가 쓰다듬는 손길을 막을 리도, 피할 리도 없어. 하얀 머리카락이, 네가 쓰다듬는 손길을 따라 흐르고, 향기가 일어나. 글쎄, 그 달았던 향기는 샴푸 향이었을까. 포근하고 달았던, 구름 같은 향기가 일어나서 네 코끝을 간지럽힐 거야. 나는 너를 흘끗 올려다봤고, 나도 내게 해주면 안 되느냐고 눈으로 물었어. 아니면, 네가 택시비를 내주는 만큼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있을까. -
354 도아주 (1779034E+6) 2020. 7. 9. 오후 5:44:36월급루팡 실패야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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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이현 - 도아 (4374493E+5) 2020. 7. 9. 오후 7:46:25"우리 회사는 출입증이 필요하거든..."
회사라니 무슨 소리일까? 이현은 그렇게 말하며 네 머리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 몸을 기울여서 고개를 네 머리에 살며시 기댔다. 고양이가 으레 무릎 위에 올라타는 것처럼, 쓰다듬어 달라는 것처럼. 네 머리카락에서 흩뿌려진 달큰한 향기 사이로 묘한 멜론 향이 또다시 살며시 섞여온다. 이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이러는 걸까? 아니 적어도, 지금까지는 당신은 그가 다른 누구에게 당신에게 하는 것처럼 살갑게 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내가 필요해서 들렀다 가자고 한 거잖아."
그러니 더 신경쓰지 마, 응? 하고 이현은 네 어깨에 기댄 채로 네게로 힐끔 연수정색 눈을 돌렸다.
어느샌가, 당신과 소년을 태운 택시는 블록 몇 개와 교차로 몇 개를 지나가서는 건물 하나로 곧장 달리기 시작했다. 명백히 그 건물이 목적지라는 것처럼.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8층짜리 건물. 작다면 작은 건물이지만 건물 정면에 딱 박혀 있는 YW라는 거대한 로고는 주변의 그 어떤 경관보다도 눈부셨다. Your Wonderland Entertainment. 그러니까, 연예계에 전혀 일자무식인 문외한이라도 이름만은 알고 있다는 3대 기획사 중 하나다. 기라성과 같은 숱한 아이돌들과 아티스트들을 배출해낸, 그 중에서는 그래미나 빌보드 같은 국제 무대에 이름을 올리며 이른바 "K-팝"을 선도하는 월드클래스 스타들도 즐비한... 무대에서 노래부르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망해 마지않는 회사였다.
"저기, 사람 많이 몰려있는 정문 쪽 말구요... 저 모퉁이 돌아서 우회전하신 다음에 쭉 가시면 하역장 입구 같은 게 있을 거에요. 그리로 가주세요."
팬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무리와, 영화에서나 볼 줄 알았던 핸즈프리를 낀 새까만 양복 차림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장을 피해 택시는 아무도 신경쓰는 사람 없는 뒷편의 한적한 공간으로 돌아간다. -
356 이현주 (4374493E+5) 2020. 7. 9. 오후 7:46:55이현주도 늦었어...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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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도아주 (9688449E+5) 2020. 7. 9. 오후 10:18:29지금 귀가길에 올랐어. 답레는 집가면서 쓸 것 같아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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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 이현주 (7834501E+6) 2020. 7. 9. 오후 10:21:41집에 가는 길에 핸드폰 들여다보면 위험할지도 몰라. 지하철이나 버스라면 괜찮겠지만... 급하게 말고 천천히, 틈틈이 시간나면 쓰다가 집에 와서 느긋하게 마무리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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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 도아 - 이현 (2774247E+5) 2020. 7. 9. 오후 11:14:50"회사?"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동그란 두 눈을 깜빡거리다가 되물어보았어. 그러다가도 네가 손을 떼는 게 아쉬워서, 고개를 살짝 너를 향해 기울이다가— 먼저 기대오고 있던 너와 콩. 서로를 향하고 있었다는 게, 조금은 기뻐해도 괜찮지 않을까. 조그맣게 웃음소리를 내면서 웃다가도, 기사님이 룸미러를 통해 볼까 봐. "응, 신경 안 써볼게. 근데 우리, 둘이 있을 때만 하기로 했잖아." 내 어깨에 기대고 있는, 연수정빛 눈동자에, 네게 속삭이고. 그리고는 좀 더 창가 쪽으로, 그러니까 네 반대 방향으로 몸을 조금 움직이려 해. 지금은 안 돼. 네가 혹시라도 다시 기대올까 봐, 네 어깨에 손을 조심스레 딛으려 하고.
"이따가."
이따가 다시 기대줘. 많이 좋아한다고 속삭이면서 쓰다듬어줄게. 나는 그런 것밖에 모르는걸. 내게 기대다가, 조금 흐트러졌는지 귀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몇 가닥을 네 귀 뒤로 넘겨주고는 미소지어. "연습실에는 언제쯤 도착해?" 도착하고 나면, 둘이 있을 곳이 있을지도 모르지. 그렇게 창밖으로 보이는, 눈길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는 건물이 하나가 있어서 그 건물을 보고 있었는데, 네가 너무나도 익숙한 듯이 기사님에게 길을 알려주고, 택시는 계속해서 그 건물과 가까워지고 있는 거야. 건물에 있는 로고를 보고서는, 연습실, 우리 회사, YW, 단어가 하나씩 머릿속에서 이어져가. 설마, 설마. 네 피아노 소리, 기타 소리, 노랫소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점심 방송으로 내보냈던 그 노래까지. 네가 고양이처럼 웃으면서 물어왔던 그 순간을 떠올려. '그 사람이 노래 더 잘해, 내가 노래 더 잘해?' 너, 설마.
"......현아. 네 노래야?"
오늘 내가 점심 방송으로 내보낸 그 노래 말이야. -
360 도아주 (2774247E+5) 2020. 7. 9. 오후 11:16:29지하철이야. u.u... 그리고 아직도 귀가길이고. 지하철에서 앉아만 있으니까, 답레쓰면서 시간 보내기 좋은걸. 걱정말아, 귀가길이 꽤 긴 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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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도아주 (6312068E+6) 2020. 7. 9. 오후 11:45:19방금 귀가하고 누웠어 u.u 아직 안 잘테지만 좋은 밤 되길 바라,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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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 이현 - 도아 (8597283E+6) 2020. 7. 9. 오후 11:46:36마침 너와 이 소년이 서로에게 머리를 기댔을 때는 기사님은 코너를 돌면서 차가 돌아가는 방향을 주시하고 있느라 룸미러를 올려다볼 틈이 없었다. 그 사이 네 손이 떠미는 대로 가볍게 밀려난 이현은, 하역장 입구로 들어서면서 차 안이 그늘이 드리울 때 들려온 네 질문에 너를 바라보면서 검지손가락을 살며시 들어다가 입가에 세워 보이며 히죽 웃었다. 쉬잇, 하는 소리를 내려는 것처럼. 그러나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오로지 부드러운 엔진 소리뿐이다.
하역장 한켠에는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슬로프와 관리실이 있었다. 기사님이 아까 이현에게 건네받았던 카드를 내밀자, 경비 아저씨는 카드를 받아들고, 고개를 기울여서는 뒷좌석의 이현을 힐끔 보더니-그는 당신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카드를 다시 기사님에게 건네주고는 차단봉을 올려주었다. 이내 널찍한 지하 주차장이 나왔다. "저기 저쪽 엘리베이터 앞에 내려주세요."
지하 주차장을 가로지를 때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들도 있었지만, 중간중간에 딱 봐도 귀해 보이거나 신기하게 생겼거나, 사진에서나 몇 번 봤거나 하는 특이한 차들이 돋보였다. 이내 택시는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섰고, 이현은 다시 지갑을 꺼내 다른 카드 한 장을 기사님께 건네드렸다가 잠시 뒤 두 장의 카드를 받아들고는 문을 달칵 열고 뒷좌석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너를 위해 손을 내뻗어주었다. 만일 네가 그 손을 잡고 차 밖으로 나온다면, 택시는 금방 떠나갈 것이고, 지하 주차장엔 너와 이 소년만이 남을 것이다.
"난 네가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현은 숨을 골랐다. 그러니까, 이건 네 연애사업이 네 생각보다 훨씬, 훨씬, 어마어마하게 난이도가 높을 것이라는 불길한 선고였다.
"사람들은 나를 론Lone이라고 불러."
그는, 불특정 다수가 한 개인에게로 쏟아내는 한 사람이 평생 다 받지도 못할 만큼의 막대한 양의 사랑에 매일마다 휩쓸리며 살아가는 뮤지션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더라도... 이 소년에게는 욕심을 부리고 싶은 일이 딱 하나 있었다.
"그렇지만 너한테는 네 견습 애인 서이현이야." -
363 이현주 (8597283E+6) 2020. 7. 9. 오후 11:47:02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uwu 이제 자러 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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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 도아주 (6312068E+6) 2020. 7. 9. 오후 11:52:04아니요! u.u! 답레 써볼거야!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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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이현주 (8597283E+6) 2020. 7. 9. 오후 11:53:33...(걱정)오늘은 언제쯤 잘 거야 도아주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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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도아주 (6312068E+6) 2020. 7. 9. 오후 11:54:20답레가 써지면 u.u? 걱정 안 해도 괜찮아, 안 졸리니까 답레 쓰는 것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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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 이현주 (1763671E+5) 2020. 7. 10. 오전 12:00:43응응, 그렇구나, 도아주 잠올 때까지 같이 있어줄게. 자장가를 불러주고 싶지만, 그건 안되니까 그 대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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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도아주 (8881697E+5) 2020. 7. 10. 오전 12:08:41u.u... 내 생각보다 훨씬 도아 감정선이 격하네. 저릿해졌어 u.u......
그래도 이현주가 졸리면 자러가야 해. -
369 이현주 (1763671E+5) 2020. 7. 10. 오전 12:22:14도아 감정선이... 격하구나. 솔직히 각오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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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 도아 - 이현 (8881697E+5) 2020. 7. 10. 오전 12:23:05네가 검지를 들어 올려 보였을 때, 이미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어. 순식간에 파도가 밀고 들어온 것처럼,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져서, 너에게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밖에 하지 못해. 얼마나 생각이 많았느냐면, 내가 어떻게 택시에서 내렸는지도 모르겠어. 네가 뻗어준 손을 붙잡고 내렸던가? 여기는 어딜까. 여기까지 내가 어떻게 오게 된 거야? 지하 주차장을 채우고 있는 차들은 시선을 끌지 못했어.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어서.
"알고 있었을 리가 없잖아, 알았으면...!"
알았으면, 너한테 절대 고백하지 않았을 거야. 내가 지금 이
말을 너에게 할 수 있을까. 너는 무슨 표정을 지을까. 이 이상한 계약은 12시에 사라져버린 요정의 마법처럼, 사라져버리고 마는 걸까.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조차 모르겠어. 엄청 아파. 아파, 현아. 웃을 수 없어. 울지 않는 게, 그게 최선이 되어버렸어.
그리고 결국, 네 입으로 확실한 답을 들었을 때. 나는 차라리, 차라리 네가 거짓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었을지도 몰라.
"현아, 나..."
"나 자신이 없어." 모르겠어.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너를, 내가 제일 좋아한다고 말한 자신도, 네가 날 좋아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줄 자신도. 이 사실을 알기 전에도 자신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 힘들어도 좋아해 달라는 네 말이 지금 떠올라. 난 지금 좋아서 힘든 것인지, 힘들어도 좋아해야 하는 건지 순간 헷갈렸어. 조금은, 네 뺨이 따뜻해졌다고, 고운 분홍빛이 덧칠해졌다고 기대했었는데. 그 기대가 사실은 신기루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쉿. 들으면 어떡해."
난 너를 현이로 대할 수 있을까. 론으로 대하고 싶지 않은데, 네가 론이라는 사실이 막아서. 네 입에 손을 올려서, 쉬잇. 조심하자고 말하고 싶지만, 차마 그러질 못 하겠어서. 바닥으로 가라앉을 듯이, 조용하게 말하는 거야. -
371 이현주 (1763671E+5) 2020. 7. 10. 오전 12:28:12이현주가 각오했던 것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아프다... 도아야... 도아야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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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도아주 (8881697E+5) 2020. 7. 10. 오전 12:28:14울리진 않았어. u.u... 아냐, 쓰고보니 그렇게 격한것 같지는 않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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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이현주 (1763671E+5) 2020. 7. 10. 오전 12:30:12뭐라고 말해줘야 좋을까...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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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 도아주 (8881697E+5) 2020. 7. 10. 오전 12:32:46으음, 무슨 답레가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이현주가 받게될 답레는 지금 답레보다 훨씬 힘들어하지 않을까 싶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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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이현주 (1763671E+5) 2020. 7. 10. 오전 12:57:40솔직히 도아가 괴로울 것은 예상했는데... 이현주랑 이현이가 괴로울 것은 전혀 예상못했어...
특히 이현이... 도아랑 일상 두 번 돌렸을 뿐인데 이현주도 눈치 못채는 사이 도아가 이현이 마음속에 엄청 깊이 들어와있었구나. -
377 이현주 (1763671E+5) 2020. 7. 10. 오전 1:28:15이현주가 오락가락하는 상태에서 답레를 적어서 좀 아무말이 되었을 수 있는데 ミ@ ~ @彡 한숨 자고 일어나서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이현이... 이현이를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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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이현주 (1763671E+5) 2020. 7. 10. 오전 2:42:42어쩌면 답레를 새로 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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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도아주 (8881697E+5) 2020. 7. 10. 오전 7:19:128-8 마음 아파서 어떡하지 8-8 도아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잔인하게 굴 지도 모르겠어. 답레 다시 쓰겠다면 말해줘,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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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 이현 - 도아 (8741557E+5) 2020. 7. 10. 오후 1:56:20이 소년이 살고 있는 원더랜드는 그저 회색빛의 세계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 원더랜드가 이렇게 말도 안 되게 거대하고, 말도 안 되게 화려한 세계라고는 너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왜 다른 학우들이 이현이에 대해 언급할 때 왠지 모를 경외심을 가지고 거리를 두는지, 연예인에게나 품을 만한 팬심을 보이던 아이들이 있는지 이제서야 해답이 나온 듯했다. 당신이 사막에서 마주친 그 길잃은 체셔 고양이 같았던 소년은, 높은 하늘의 별에 살고 있는 어린 왕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저 하늘 위에서 높게 빛나는 별도, 그 어떤 궁전보다 화려하게 빛나는 원더랜드도 소년에게 있어서는 그저 매한가지 회색 일변도로 점철되어 있는 삭막한 세상일 뿐이었다. 그 무엇도 소년에게 안식이나 구원이 되어주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난데없이 피어난 장미마냥 찾아온 것이 당신이었다. 세상에서 처음 보는 아름다운 발그레한 빛을 띈 채로. 누구보다 빛나는 별들 중 하나로 홀로 반짝이고 있던 어린 왕자는, 당신 옆에서 그저 체셔 고양이이고 싶었다. 그렇지만 너에게는 어린 왕자가 짊어지고 있는 것들이 너무 크고 무섭게 보이고 있는 모양이다.
소년은,
자신이 버려진다는 것을 직감했다.
"도아야, 나는─"
소년은 차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 연수정빛 눈동자로 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너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조금이라도 눈을 감으면, 눈앞에서 네가 신기루처럼 픽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런 건 이제 싫어. 이럴 줄 알았더라면 비밀로 할 걸 그랬는데. 너랑 계속 같이 걸어갈 수만 있다면 그냥 이런 거, 이런 커다랗고 어지럽기만 할 뿐인 회색 짐짝 같은 거 그냥 아무 미련없이 버릴 수도 있는데. 그렇지만, 갑자기 한순간에 몰아닥쳐오는 파국의 앞에서 소년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저 다시 한 번 도아야, 하고, 어쩔 줄도 모르고 불안하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버리지 말아줘, 라는 뒷마디마저 꺼내기가 두려워서 꺼내지도 못하고. -
382 이현주 (8741557E+5) 2020. 7. 10. 오후 1:56:42새로 써왔어. 도아주가 마음에 드는 쪽으로 답레 써주면 다른 쪽을 하이드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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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도아주 (9035324E+5) 2020. 7. 10. 오후 2:17:06어떡해... 마음 아파서 어떡하면 좋아...... 8-8 정말 어쩌면 좋아...... 억장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이럴 때 쓰는건가봐......8-8 8-8 8-8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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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이현주 (8741557E+5) 2020. 7. 10. 오후 2:25:46오늘 아침 유달리 바빠서 답레 새로 쓰고 싶었는데 쓰기는커녕 새로 쓴다고 말도 못해주고 기다리게 했네 8w8...
그래, 모든 사랑에는 위기가 필요한 법이니까. 그렇지만 그걸 도아가 이겨낼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온전히 도아주에게 맡길게... -
386 도아주 (9035324E+5) 2020. 7. 10. 오후 5:43:57u.u... 도아가 너무 아파하는데 글로 다 담아내질 못 하겠네.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찢어지고...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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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도아주 (9035324E+5) 2020. 7. 10. 오후 6:00:27아, 읽어보면 알겠지만 다시 써온 답레로 받았어. 이현주가 새로 써왔다는 건, 그만큼 이전 답레보다 이번 답레가 마음에 들어서 그렇게 한 거라고 생각해서 u.u... 먼저 써왔던 답레를 하이드하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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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 도아 - 이현 (9035324E+5) 2020. 7. 10. 오후 6:13:49눈을 깜빡이지도 못하고, 흔들리는 연수정 빛 눈동자를 마주 보았을 때. 말을 채 이어가지도 못하는 너에게 나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떨지 말아, 네 손을 붙잡고 싶어도, 안아주고 싶어도, 나는. 아까 전, 학교에 있었을 때가 까마득하게 멀게만 느껴져서. 네가 중얼거리는 내 이름이 낯설어. 아니, 사실은 네가 떠는 이유조차 모르겠어. 내가 이제 널 좋아하지 않을까 봐, 그게 걱정돼서, 그게 겁나는 거야?
"그때, 왜 받아준, ......"
내가 널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네가 날 좋아하게 만들겠다고 바보 같은 고백을 했을 때. 네가 론이라는 걸, 내가 몰랐어도, 알았어도. 넌 연애하는 게 위험한 위치잖아. 좋아하지도 않는 아이의 마음을 받아주면 안 됐잖아. 그때 받아주지 말았어야 했잖아. 차라리 매몰차게 굴어주지 그랬어. 그렇게 생각해서 꺼낸 말이었는데— 넌 내 마음을 받아준 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을 끝맺지 못했어. 우리, 그냥 연애하는 사이가 아니잖아. 연애라고 해도, 사귀는 사이라고 해도, 나만 널 좋아해. 겨울 방학까지 네가 날 좋아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계약도 있지. 넌 단지, 나한테 어울려주고 있던 걸지도 몰라. 좋아해 본 적이 없는 넌, 내가 널 좋아하는 마음이 신기해서 옆에 두고 싶었던 걸까. 마음을 받아준 게 아니라, 받아주는 모습을 흉내를 냈던 것뿐이지는 않을까.
"무슨 말이라도 해 줘, 현아."
목이 메서, 이제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힘들어졌어. 목소리를 내려고 하면 울어버릴 것 같아. 울렁이는 파도 위에서, 종이배를 타고 있는 것만 같아. 목소리가 나오질 않아서, 겨우 낸 목소리에는 물기가 어렸어. 내 이름만 부르지 말아. 괴로워. 힘들어. 아파. 울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아파서 눈물이 맺히고 말았어. 어떻게든 울음을 참아보려 입술을 깨물어. 네 앞에 서 있노라면 붉어지던 뺨 대신 눈가가 붉어졌어.
"너, 정말 나빴어."
하지만 기어코 덧붙이듯이 내뱉은 한 마디에, 눈물도 같이 새어나오고 말아. 좋아해서 힘든 거라고 했었잖아. 내가 이만큼이나 힘든 건, 아파하는 건, 이렇게나 괴로운 만큼 너를 좋아한다는 뜻인데, 너는 왜. 정말 네가 지금 떠는 이유가, 내가 이제는 널 좋아하지 않을까 봐 겁내는 거라면 가만있지 말아. 머리카락과 똑같이 하얗게 뻗은 속눈썹이 눈물에 젖었고, 맺혀있던 눈물은 후두둑 떨어지고, 빈자리는 새로 눈물이 맺히면서 차지해버려. 눈물로 흐려진 시야에, 너도 같이 흐려져서, 시선을 내렸어. 널 바라봐도 네가 보이지 않으니까. -
389 도아주 (9035324E+5) 2020. 7. 10. 오후 6:15:19맞춤법 검사기를 바꿨는데... — 이 특수문자를 ?로 인식해버렸네. 이전에 올렸던 답레는 하이드해줄 수 있을까? 나란히 답레 하이드되겠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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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 이현주 (8741557E+5) 2020. 7. 10. 오후 7:32:45응, 말한 대로 처리해뒀어!
그리고.. 이현이는... (반쯤 써진 답레를 본다) 이대로 써버린다면 캐붕이지만...... 그렇지만 그렇더라도......8w8!!
답레가 올라오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사유: 혐생) 느긋하게 기다려줘. -
391 도아주 (4550125E+5) 2020. 7. 10. 오후 8:07:20아냐, 아냐. 뭐 때문인지 몰라도 캐붕까지 낼 정도라니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 8-8 하이드해준 건 고마워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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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 도아주 (427419E+54) 2020. 7. 10. 오후 10: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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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 이현주 (8741557E+5) 2020. 7. 10. 오후 11:10:21오자마자 쐐기를 박아버리네 도아주...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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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 도아주 (8881697E+5) 2020. 7. 10. 오후 11:51:42앗... 8-8 고의는 아니었어...! 도아, 울리거든 쓰고 싶은 묘사가 있었거든. u.u... 오너가 못 됐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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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 이현주 (7915266E+5) 2020. 7. 11. 오전 12:04:59도아주, 오늘은 언제쯤 자러 가? 답레 쓰는게 좀 늦어질 것 같아서. 집에 오자마자 해야 될 일이 한가득이라 이제야 컴퓨터 앞에 앉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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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 도아주 (3689995E+5) 2020. 7. 11. 오전 12:12:04오늘 금요일이니까, 좀 늦게 잘 것 같아. 희망사항으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늦게 잠드려고 해. u.u 답레는 느긋하게 줘도 괜찮은 거 알지! u.u! 피곤하면 잠들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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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 이현 - 도아 (7915266E+5) 2020. 7. 11. 오전 12:13:44"모른 척하기에는, 네 눈동자가 너무 예쁘더라..."
네가 빨간 뺨과 분홍색 눈동자를 하고 나를 사랑한다고, 내가 널 좋아하게 만들겠다고 말한 그 순간 나는 그것을 거부할 수가 없었어. 아무리 내가 유명한 가수라고 해도, 돈이나 명성 같은 것으로는 내 마음을 채울 수 없었어. 나는 길 잃은 떠돌이였고, 양철 나무꾼처럼 텅 빈 껍데기만 남아 있었어. 그런데 네가 빨간 비단을 갖고 있었어. 내 가슴속을 채울 심장을 만들어줄 수 있는.
"거기에서 낙원을 봤어, 도아야..."
나는 내 등에 짊어지워진 것 때문에 네가 그렇게나 부담스러워하고 무서워할 줄은 몰랐어. 그냥 내가 짊어지면 짊어지고, 언젠가 지겨우면 내려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네가 생각하기엔 아니었나 봐. 네가 이것 때문에 나를 사랑하지 못하겠다면, 나는 이딴 것 따위 그냥 내다버릴 수 있는데.
"나 이럴 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그렇지만 이런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널 잃기는 싫단 말야..."
소년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샌가 당신이 자신의 가슴에 깊이 뿌리내렸음을, 당신을 좋아하게 되었음을 이 소년은 모르고 있다. 이제 당신이 소년의 가슴속 깊이 찔러넣었던 뿌리를 잡아뽑으려 할 때, 소년의 가슴속이 깊은 내부에서부터 찢겨져나오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음에도- 그것이 당신을 좋아하게 되어서임을 모르고 있다. 이현은 떨리는 손으로 기타 가방을 뒤져서는, 티슈 몇 장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네 눈가에서 뺨으로 빛나는 선을 뚝뚝 그리는 눈물들을 닦아주려, 당신의 눈가를 콕콕 두드려주며 눈물을 닦으려 했다... 그러나 그것도 몇 번 못하고, 그 손길은 멈추어버리고 말았다.
"네가 날 사랑해서 고통스러운 거라면, 그냥 널 보내줘야 하는데..."
티슈를 쥔 손을 네 눈가에 기대어놓고는, 그것을 닦지도 못하고, 감히 눈을 들어 너와 시선을 맞추지도 못하고 흑흑 흐느끼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생소한 고통에 눈을 질끈 감은 채로 꾹 감긴 눈꺼풀 사이로 하염없이 눈물만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렇게 못 하겠어..." -
398 도아주 (3689995E+5) 2020. 7. 11. 오전 12:49:38u.u 답레 쓰다가 잠들 것 같네.
못은, 박혔을 깨보다 빼냈을 때 흔적이 잘 보이지. 마음 아프다... 8-8 -
399 이현주 (7915266E+5) 2020. 7. 11. 오전 1:05:27이현주도 지금 자려고 누워있는 참이니까, 피곤하면 답레는 내일 줘도 좋아.
응, 마음 아프겠지만... 그렇다고 쉽게 이루어져 버리면 금방 질려버릴 거잖아. -
400 도아 - 이현 (4796332E+6) 2020. 7. 11. 오전 11:55:00"...... 지금도 보여?"
그 낙원은 네가 좋아서 웃고 있는 게 아니라, 네가 좋아서 울고 있는 지금도 보일까. 눈물이 시야를 가득 지워버릴 정도로 차올랐다가, 꼭 분홍빛 눈동자에서 그 색을 앗아온 듯 분홍빛으로 어려서 흔들리다가 뚝 떨어져. 네가 예쁘다고 해준 그 눈동자, 지금은 눈물에 흐려지고 말았어.
"현아, 나, ...... 너를, 좋아해."
여전히 나는 너를 좋아해. 그때, 맑은 햇빛이 들어오던 교실에서 처음 네게 내 마음을 말하기 전부터 난 너를 좋아했고, 지금도 그래. 울음이 녹아들어서 뚝뚝 끊어지는 고백은, 눈물과 함께 발밑으로 가라앉았어. 네가 유명한 가수라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다고 해서 내가 널 좋아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 내가 좋아하는 넌, 나한테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빛나고 있었구나, 넌 역시 반짝반짝 빛나는구나—하고 더 좋아졌으면 모를 일이야. 하지만, 좋아하기 때문에 아파지는 건,
"... 너무 아파서, 그래서 널 좋아하기 싫은데, 근데,"
"그게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 네가 날 좋아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난 너를 좋아하지 않는 방법을 모르겠단 말이야. 네가 눈물을 닦아주는 손길에서야 고개를 들었어. 뺨 대신 발갛게 번진 눈가는, 네가 닦아줘도 금방 다시 젖어 들어서. 네가 그 손길을 멈추었을 때, 조심스럽게 네 손을 붙잡았어. 넌 너무 커다랗고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라서, 그 앞에 나는 너무 작아서, 네게 다가갈 수가 없어. 그래서 네가 닿아온 지금을 붙잡은 거야.
"울지마, 현아. 울지 말아..."
눈물을 계속 떨어트리고 있는 내가 이런 말을 했을지라도, 그쳐줘. 네가 울면 나는 더 아프단 말이야. 네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이 화살이 돼서, 가슴에 콱 박히는 것만 같아. 난 네가 꼭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내가 너에게 '가장 좋아하는'이란 꾸밈이 붙을지는 모르겠지만–을 빼앗기는 어린 아이 같아서, 한 번 달래보는 거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울지 말아. 나 어디 안 가. 보내주지 않아도 돼. 오히려 붙잡아 줘. 지금 가슴이 아려오는 게, 저릿거리면서 숨이 막히고 마는 이 고통이, 네게서 떠난다고 사라질 게 아니라는 건 난 알아. 오히려 네 곁이 아니라서 더 아플지도 몰라. 그러니까, 계속 아파야 한다면, 난 네 옆에서 아프고 싶어. 혼자 너를 그리며 아픈 것보다, 좋아하는 네 옆에서 있을래. 다른 한 손도 마저 네 손을 붙잡았어. 눈물을 닦아주던 네 손을 두 손으로 꼭 쥐고, 눈도 꼭 감아버리며 다시금 속삭여. "울지 마..." 작아진 목소리는, 꼭 감은 눈에서 떨어진 눈물과 섞여서 흐느끼는 것 같기도 해. -
401 도아주 (4796332E+6) 2020. 7. 11. 오후 12:00:39벌써 점심이네. u.u... 좋은 하루 보내고 있으면 좋겠다. 푹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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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 이현주 (7915266E+5) 2020. 7. 11. 오후 5:05:05...결혼식 끌려갔다 왔어(너덜너덜) 좋지 않아. 좋지 않다구... 도아주 나 쓰다듬어줘... 고생했다고 해줘...
이현이가 캐붕이 났다고 느낀 게, 이현주가 냉정히 생각하기론 지금 이 시점에서는 이현이는 그냥 도아가 우는 거 무표정하게 데면데면 바라보다가 자 여기 하면서 티슈 내밀고 저기, 왜 그렇게 울어? 내가 론인 게 네 사랑에 그렇게 지장이 되는 일이야? 나는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데. 하고 좀 부자연스럽게 무덤덤한 모습으로 서술했어야 하는데... 이현이 마음에 도아가 생각보다 너무 깊숙하게 박혀 있었어... 8ㅁ8 -
403 이현주 (7915266E+5) 2020. 7. 11. 오후 6:01:22오늘은 피곤해서, 낮잠 조금 자고 나서 답레를 써오던가 할게. 아마 많이 늦어질 거고, 어쩌면 오늘은 답레를 못 줄 수도 있을 것 같아... 8ㅁ8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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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도아주 (4796332E+6) 2020. 7. 11. 오후 7:14:47이현주...... 나도 내일 결혼식에 가... 이게 무슨 우연이야 8-8 수고 많았어, 랜선으로 힘내라고 꼭꼭 쓰다듬고 있어. 나보다는 도아가 나을 거 같은데, 도아라도 보내주고 싶어라... u.u 시부모님한테 효도해야지(?)
이현이가 그렇게 나왔으면, 도아는 티슈 못 썼을거야. u.u... 소리없이 꾸욱 울다가 고개를 저으면서 응, 네 말대로야. 아무 문제 없어. 하고 웃었을지, 일단 그 자리를 피하려고 집에 가고 싶다고 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8-8 도아는 자기가 이현이 그렇게 괴롭히고 있는 줄도 모르고... 심지어 이제 더 심해졌을거야, 이현이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 도아 입으로 자신없다고도 했었고... 삽질과 속앓이의 행렬이네 u.u...
그리고 답레는 괜찮아. 푹 쉬어야지!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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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이현주 (7915266E+5) 2020. 7. 11. 오후 10:44:27(고롱고롱고롱고롱)(???)
앗... 8n8 도아주는 무사히 갔다오길 바래...
그럼 이젠 이대로 갈라졌다가 도아가 이현이랑 같이 등교하러 오지 않기 시작하고 이현이는 등교 거부하고 두문불출하기 시작하는 전개가 되는 걸까... 그런데 그렇다고 쉽게쉽게 나 너 좋아해, 라고 이현이 입으로 말할 수도 없는 게 그래버리면 전개가 빨리 시시해져 버릴 테니까, 어쩌면 좋아... 어쩌면 두 사람 사이에 먹구름이 되게 오래 껴 있을지도 모르겠다. -
406 도아주 (3689995E+5) 2020. 7. 11. 오후 11:08:53도아는 계속 이현이랑 같이 등교하러 갈거야. 이현이가 없으면 나오길 기다리다가 혼자 가겠지 u.u... 이파도 옆에 있겠다고 했으니까, 안 가지는 않을거야.
이현주 피곤한 건 괜찮아? u.u? -
407 이현주 (7915266E+5) 2020. 7. 11. 오후 11:12:42조금 자고 일어나서, 이제 답레 천천히 쓰고 있어.
첫 번째 일상처럼 훈훈달달한 분위기는... 한동안, 어쩌면 계속 불가능하겠구나. 좀 맵고 짜게 될 거라는 건 감안하고 이현이가 가수라고 설정한 건데, 이현주의 미스였던 것 같다8-8... -
408 도아주 (3689995E+5) 2020. 7. 11. 오후 11:28:07피곤하면 언제든지 다시 쉬러 가기야. u.u
도아가 너무, 너무 힘들어할 것 같아서 차라리 바빠지게 만들까 고민 중이야. 할 일이라도 많이 있으면, 바쁘면 도아는 억지로라도 밀어내고 있을 거거든. 혼자 집 돌아가는 길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u.u... 바빠질려면 교내 행사 하나 정도를 끌어와야하니까 생각만 하고 있지만.
그리고 음, 그 부분은 도아주는 괜찮아. 처음부터 짝사랑이 하고 싶었던 건 도아주고, 짝사랑으로 붕 떴다 가라앉았다, 오르락내리락하고 속앓이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으니... 근데 이현이까지 아프게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 8-8 아니, 언젠가 이현이도 아파지더라도 좀 지나고 나서일 줄 알았는데... 어쩌다 그렇게 파고들어간 거야, 도아야 8-8 -
409 이현 - 도아 (7915266E+5) 2020. 7. 11. 오후 11:33:16"여기. 아직도 여기 이렇게 느낄 수 있는걸."
보이고, 들리고, 느껴져. 네가 조심스레 붙든 손을 그대로, 이현은 자신의 가슴팍으로 천천히 잡아당겼다. 당신의 손이 끌려온다면 당신의 손을,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손을 가슴팍-명치에서 조금 위, 그러니까 늑골의 중심에 얹었을 것이다. 무언가 느껴지는 것이 있을까. 당신의 손이 그곳에 얹어졌다면, 느껴지는 것이라고는 근육과 살 아래로 도드라지는 늑골 접합부의 감각과 당신보다 조금 낮은 소년의 체온, 그리고 손끝으로 흐릿하게 어렴풋이 전해지는 심박 소리...
"그런데 여기가 이렇게, 누가 커다란 송곳을 꽂았다 뽑은 것처럼 아파..."
소년의 머리 위에 떠있는 거대한 별을 빼놓고 보면 이 소년은 역시나 당신과 다를 게 없는, 조금 떠돌이이고 이상한 나라에서 살아왔기에 조금 이상한 체셔 고양이일 뿐이었다. 어쩌면 그것이 당신을 더 괴롭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소년이 괴로워하고 있는 것은, 당신이 자신에게 품고 있는 사랑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소년이 괴로워한다는 사실은 당신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었고. 한순간에 찾아온 고통스럽기 그지없는 악순환이었다. 사랑이라는 것에 서툴기 그지없는 소년의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가 없었다.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할 뿐인데 왜 아파해야 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 애석하지만, 둘 다 틀렸다. 정답은 '유일한', '친구'. 그리고 앞으로도 유일할, 연인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 이따금 네가 놀러올 수 있도록, 앨리스가 되어 차 한 모금 마시며 쉬어갈 수 있도록, 인어공주가 되어 노래 한 소절을 부를 수 있도록, 장미 한 송이가 되어 피어날 수 있도록, 오즈의 마법사보다도 더 훌륭한 마법사가 되어 빨간 비단으로 예쁜 심장을 빚어 채워줄 수 있도록.
"나는 왜 지금 이렇게 아프다고 느끼는 거야?"
그러나 지금 그 모든 것이 아주 사소하고 별것 아닌 이유 하나로 찢겨나가려고 하고 있었다.
"이게 좋아해서 괴롭다는 거야?"
"도아야, 나 하나도 모르겠어..."
"가지 마."
"난 너 보내주기 싫어." -
410 도아주 (3689995E+5) 2020. 7. 11. 오후 11:41:50이번 일상은, 답레 받을 때마다 곡소리가 나네...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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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도아주 (3689995E+5) 2020. 7. 11. 오후 11:44:49도아야 8-8... 이현이는 너 그렇게 생각 안 한다잖아 8-8... 장난감 아니라잖아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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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이현주 (3445944E+5) 2020. 7. 12. 오전 12:05:45ミ8-8彡 항상 달기만 하면 금방 질리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아직은 쓴맛이랑 단맛 조절이 많이 어렵다..
도아주는 오늘은 언제쯤 자러 갈 거야? -
413 이현주 (3445944E+5) 2020. 7. 12. 오전 12:07:49장미 한 송이가 되어 피어날 수 있도록, 오즈의 마법사보다도 더 훌륭한 마법사가 되어 빨간 비단으로 예쁜 심장을 빚어 채워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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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한 송이가 되어 피어날 수 있도록, 오즈의 마법사보다도 더 훌륭한 마법사가 되어 빨간 비단으로 예쁜 심장을 빚어 채워줄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준 유일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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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중요한 대목인데 이게 어쩌다 빠졌...? (흐릿) -
414 도아주 (515367E+54) 2020. 7. 12. 오후 5:09:02방금 집 들어왔어 u.u.. .낮잠을 잘 것 같기도 해서, 답레는 늦게 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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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이현주 (1453E+53) 2020. 7. 12. 오후 6:56:45응. 푹 쉬고 천천히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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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도아주 (515367E+54) 2020. 7. 12. 오후 11:55:55자다 깬 건 10시였는데, 코피가 나서 뒷처리를 했더니 지금 시간이야 u.u... 너무 늦어진 거 같아, 미안해 8-8 이현이 보듬어줘야 하는데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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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 이현주 (8065926E+5) 2020. 7. 13. 오전 12:26:01코피가 얼마나 크게 터졌길래... 많이 피곤한가 보구나. 답레는 느긋하게 줘도 되니까 푹 쉬어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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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도아 - 이현 (4901136E+6) 2020. 7. 13. 오전 1:15:52천천히 잡아당기는 손길에 분명 손만 이끌려가야겠지만, 난 그러기 싫었어. 힘없이 끌려간 척, 발을 네게로 디뎌서 너와의 거리를 조금 더 좁혔어. 아프지 말아, 어떻게 해야 할 지 알 수 없어서 너를 안아주고 싶은데. 내가 감히, 네게. 많은 사랑을 받았을 테고, 지금도 사랑받는 너는 앞으로도 더 많이 사랑받을 거야. 그러니까, 그런 네게 품은 내 마음은 너무 작고 초라해서, 별 볼 일 없잖아. 길가를 걷다 보면 간혹 발에 채는 그런 돌멩이처럼. 네가 나처럼 선명하게 널 사랑해준 사람은 없다고 했지만, 현아. 너한테 함부로 다가간 게 나뿐이어서 그랬을지도 몰라. 난 네가 봤다는, 아직도 느껴진다는 그 낙원을 모르겠어.
아프다고 하는 네 목소리가 귓가에서 맴돌아. 어떻게 해야, 어떻게 해야 아프지 않을까. 네가 아픈 이유조차 알 수 없어서, 짐작조차 할 수 없어서 눈물만 떨어트려. 손끝에서 흐릿하게 느껴지는 네 온도와 규칙적으로 울려오는 울림에서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아픈 건 신경 쓰지 조차 못 하게 되었어. 내가 네 옆에 있을 때 아픈 거야 만다면, 차라리 아픈 줄도 모르는 게 나을 텐데. 네가 아프다고 하는데, 내 상처가 보일 리가 없잖아. 지금 이렇게, 가시 뭉치가 굴러다니듯 쿡쿡 찔러대는 아픔도 느껴지지 않으면 좋을 텐데.
"닿지 않아서 그래."
내가 널 좋아해서, 너를 좋아할 뿐인데 아픈 이유는 그것이야. 나는 벅찰 만큼 너를 사랑한다고,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너에게는 닿지 않아서. 종이비행기 위에 태워서 네게 날려 보내도, 쪽지 사이에 숨겨두어도, 내 마음은 네게 닿질 않아서. 내가, 너무 욕심을 내고 있는가 봐. 내가 좋아하기에는 넌 너무 과분한 사람인데, 내가 좋아하고 있어서 그런가 봐. 그렇지만,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 게 내 마음대로 되질 않는 게 어쩔 수 있겠어.
"나도, 나도 모르겠어."
고개를 힘겹게 저으며 말했어. 네가 아프지 않으면 좋겠어. 왜 네가 아픈 거야. 좋아해서 괴로운 건, 내가 그래. 넌 날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아픈 건 아냐. 내가 너를 좋아하지 않을까 봐? 아니면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해놓고 너를 나쁘다고 해서? "내가 잘못했어, 현아." 하나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 탓으로 하자. 아니, 정말 내 탓일지도 몰라. 내가 너를 좋아해 버려서, 우리가 이렇게 돼버린 거잖아. 근데 현아, "미안해." 내가 너를 좋아해 버린 게 이유라고 해도, 널 싫어하고 싶지 않아. 아무리 초라하고 별 볼 일 없을지라도, 난 널 좋아하고 싶어.
"나도 가기 싫어."
"내가, 내가 아파해도 놓지 말아줘."
"나, 버리지 마..."
널 좋아하다가, 결국은 고장 나고 너덜너덜해져도 버리면 안 돼. 우리의 이상한 계약, 겨울 방학까지잖아. 그때까지만, 그때까지만이라도 버리지 마. 다른 장난감은, 나중에, 내가 모르게 해줘. -
419 도아주 (4901136E+6) 2020. 7. 13. 오전 1:19:42크게라기보다는, 일을 커졌어 u.u... 이불이랑 매트리스 커버를 걷어내야 했거든. 바닥에 자국도 남아서 의도치 않게 청소를 거하게 해버려서. 이현주는 이제 자러 갔을까? 이현주도 피곤하지 않게 푹 쉬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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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도아주 (4901136E+6) 2020. 7. 13. 오전 7:22:58아픈 거야 만다면, –> 아프고야 만다면,
오타가 있었네 u.u... -
421 이현 - 도아 (8065926E+5) 2020. 7. 13. 오후 5:47:48"그러면,"
그저 바라기만 한다고 해서 닿을 길은 없다. 소년이 네게서 보았다는 낙원에 소년과 함께 손을 잡고 도달하려면, 소년의 손을 놓지 않고 계속 걸어가야만 한다. 소년은 네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 네가 걸어가면 걷고, 네가 멈춰서면 멈춰설 것이다. 그마저 그저 보기만 했을 뿐 당신에게 무엇이라고 알려줄 수 없는 그 낙원을 향해서, 당신과 소년과 함께 걸어갈 '이상한 길' 은, 때로는 걸려넘어지고 때로는 쓰러지기도 하면서 걸어가게 될 그 길은, 이제서야 초입에 들어섰다.
"닿을 때까지,"
장미꽃이라면 어느 것이나 붉다. 그러나 어린 왕자에게 있어서 특별한 장미꽃이라곤 한 송이뿐이었다. 너의 그 발그레한 붉은색은 가수 론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년 서이현을 위해 피어있는 것이었으니까. 이현이 가수라는 이름의 화려한 금관을 쓰고 있지 않더라도, 그가 노래가 아니라 운동이나 공부를 잘했더라도, 혹은 딱히 잘하는 것 없이 무난한 삶을 살아가는 그저그런 평범한 십대 소년 중 하나였다고 하더라도 너의 빨간색은 그를 향해 피어있을 것이었으니까.
"나, 열심히 배울게."
그래서, 소년은 그 따뜻함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함께하고 싶었다. 함께 행복하고 싶었다. 행복이라는 것을 배우고, 나누고 싶었다. 네 그것과 꼭 같은 발그레한 마음을 피워내고 싶었다. 그런데- 별 생각 없이 쓰고 있었던. 다른 이들이 씌워주기에 무심코 쓰고 있었던 이 화려한 금관 때문에 네가 이렇게나 두려워하고 마음아파할 줄은 몰랐기에.
"너는 내가 가수가 아니었다고 해도... 내가 나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그렇게 진심으로 좋아해줬을 거잖아."
"그게 깜짝 놀랄 정도로 따뜻해서, 지금껏 살면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을 만큼 선명하게 빨개서... 그래서, 나도 너를 그렇게 좋아하고 싶었을 뿐이야, 도아야."
"그러니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말아... 너는 하나도 잘못 없어..."
"...저기,"
"안아줘." -
422 이현주 (8065926E+5) 2020. 7. 13. 오후 5:50:09>>>다른 장난감은, 나중에, 내가 모르게 해줘.<<<
이거 한 방에 가슴에 구멍이 뻥 뚫려서 뭐라 적어야 할지 모르고 멍하니 하루종일 유령처럼 보내다가... 이제야 간신히 답레 적어... 88888888 도아주 정말 글로 사람 마음 잘 쥐어뜯는다... 그 대가로 이현이가 도아를 절대로 놔주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거부는 거부해 -
423 도아주 (2813651E+6) 2020. 7. 13. 오후 9:17:47세상에 8-8... 도아가 자기를 장난감이라고 하는 건, 이현이에게 흥미가 떨어지면, 그러니까 내 사랑이 너에게 특별하지 않으면 난 필요없다고 생각해서야 u.u... 흥미를 잃으면 버려지는 건 장난감이랑 같으니까. 그러니까 다른 장난감은, 나보다 너를 특별하게 사랑할 누군가겠지...
답레를 언제부터 쓸 수 있을 지는 모르겠네. 오늘 안에 줘보려고 노력할게. -
424 이현주 (0650994E+5) 2020. 7. 13. 오후 9:29:06이현이를 머릿속으로 그릴 때 이성간의 사랑에 관심을 딱히 두지 않고 살아와서(오히려 환멸할 만한 사건을 두어 번 구경한 적이 있어서) 좀 서투르지만 천진난만한 철부지같은 애- 라고 내심 정해두긴 했지만, 도아나 도아주는 이현이의 그런 태도를 자기를 장난감 갖고 놀듯 하는 거라고 받아들이고 있었구나.
미안해.
나 그때 자유 상황극 스레에서부터 첫단추를 단단히 잘못 끼워버린 것 같네.
답레는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줘. -
425 도아주 (2813651E+6) 2020. 7. 13. 오후 9:37:56학, 아냐. 도아주는 별로 그렇게 생각 안 해. u.u... 오히려 도아가 너무 속앓이하면서 이현이를 그런 아이로 생각한 점을 불편하게 느낄까 걱정했는걸. 갖고 논다기보다는,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없으면 네 옆에는 없을 수 없다라는 느낌이였어. 사과는 오히려 도아주가 하고 싶은 걸... 8-8...
응, 답레 너무 기다리지 말아줘. 현생에 문제가 조금 생겨서... 시간이 없는 건 아닌데,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못 쓰는 중이거든. -
426 도아주 (2813651E+6) 2020. 7. 13. 오후 9:47:24없을 수 없다가 무슨 소리래... 있을 수 없다야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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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이현주 (7945856E+6) 2020. 7. 13. 오후 10:02:43무슨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도아주 마음에 상처나 앙금 남는 일 없이 잘 끝났으면 좋겠다. 응, 도아주가 필요한 만큼 마음 추스리고 마음이 편해졌을 때나 이현이가 보고 싶어졌을 때 돌아와줘. 우선은 푹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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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이현주 (2256501E+5) 2020. 7. 13. 오후 10:12:38추신.
장난감 이야기를 직접 도아 입으로 운운하면 그 자리에서 눈빛이 죽어버리는 이현이를 볼 수 있습니다 -
429 도아주 (4901136E+6) 2020. 7. 13. 오후 11:45:41방금 귀가했어. 천천히 답레 써보려고 해.
도아... 이현이 괴롭힌다더니 정말 톡톡히 괴롭게 만드는 생각만 하고 있었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더 잔인하게 군다고는 하지만... u.u... -
430 이현주 (1428223E+5) 2020. 7. 14. 오전 12:08:37답레를 써주는 것은 고맙지만, 무리하지 말고 졸리다 싶으면 쉬어줘. 이현주도 지금 잠 쏟아져서 자려고 누워 있어. 코피 엄청 흘러서 이불이랑 침대보까지 갈아야 했다면서...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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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 도아 - 이현 (8527048E+6) 2020. 7. 14. 오후 9:23:25응, 응. 난, 나는 열심히 가르칠게.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가는 소리 내 울어버릴 것만 같아서, 지금 느껴지는 아픔을 토해내고만 말 것 같아서, 그래서 고개를 크게 끄덕거렸어. 자신 없는데도, 나는, 가르쳐볼 거야. 화살이 박히고 박힌 가슴은 부서져서, 무너져 내릴 만도 한데, 방금 네 말 한마디가 꼭 움켜쥐고 그렇게 두지 않아. 응, 계속 그렇게 붙잡아줘. 알 수 없는 여행길에 발에 가시가 박히고, 치맛자락이 찢겨나가지 않으리라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 단지 너와 함께 하는 여행길이라서, 모른 척, 오직 너만을 보고 여행을 시작한 거야. 그러니까, 앞으로는 아픈 티 내지 않을래. 네가 좋아서 아픈 나는, 네 옆에서 아프기로 했지만— 혹시라도 내가 아픈 것을 보고 여행을 그만두고 싶어지지 않게, 난 그 아픔에 익숙해질게.
지금 그렇잖아. 네가 너라서, 가수라는 건 알지도 못했는데도 널 좋아했고 좋아해. 너에게 그 정도 확신도 주지 못했구나, 싶어서 아랫입술을 물었어. 널 올려다보다가, 눈물이 떨어져서 다시 시선을 내리고. 익숙해져야 하는데, 그렇겠다고 했는데 너무 아파.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처럼 나를 좋아하고 싶었다는 네 말도 너무 아파. 아프다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가 되고 만 것 같아. 떨어지고 떨어져서 웅덩이를 만든 눈물 아래로 가라앉아서,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돼버린 것 같아.
"...나도. ...... 나도 너를 좋아하고 싶었을 뿐이야, 현아. ......"
"그리고," 그리고. 조금 더 욕심부려서, 내가 정말 네게 날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어서—
"너한테 사랑받고 싶었어."
울음이 새어 나오려는 목소리를 너무 참아서, 아니면 부끄러워서. 무슨 이유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얼굴이 빨갛게 물들고, 몸은 조금씩 떨려와. 작은 목소리는 내뱉어지는 숨에 섞여 나왔지만, 물기가 너무 많이 어렸는지 가라앉을 것만 같아. 네 가슴팍에 끌려갔던 손을 가져와서, 눈물을 닦아내. 응, 미안하다고 하지 않을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보니, 그러다 보니 네가 안아달라는 목소리가 들려서.
"...응?"
나 이렇게 눈물에 젖어서, 네 옷도 젖을지도 몰라. 눈물로 엉망이 되고 말았을 얼굴을 가릴 생각도 하지 못하고, 널 올려다봐. 네 말대로 해주고 싶은 마음과 네 옷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부딪혀. 그래서 우물쭈물, 안고 싶지만 안지 못하고 있어. -
432 도아주 (0236922E+5) 2020. 7. 14. 오후 9:32:12>>>그래서, 나도 너를 그렇게 좋아하고 싶었을 뿐이야, 도아야.<<<
현생에 치여서, 이현이 말이 너무 가슴 아파서 답레를 너무 늦게 가져왔네... 미안해. 8-8 그리고 좋은 이유는 아니지만 이번주 내내 아무 일정도 없는 채 연차를 써버려서, 여유로울 것 같아. 되려 잠만 자다 못 올까봐 걱정되네. u.u...
이번 답레를 쓰면서 계속 생각난게 두가지 있어. 말려서 빛이 바랜, 바스라지기 쉬운 드라이플리워랑 유리구슬. 속이 비어있는 유리구슬인데, 안이 빨갛게 찰랑이며 채워져있는 유리구슬이 생각나더라...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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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 이현주 (9381106E+5) 2020. 7. 14. 오후 10:49:34다녀왔...어.........(해안가에 밀려온 해파리 상태)
(그 상태로 도아주의 답레에 노출되어 또 눈물을 흘리고 있음) -
434 도아주 (0381747E+5) 2020. 7. 14. 오후 11:05:13오늘 하루 힘들었나보구나 8-8 오늘 하루도 고생많았어, 푹 쉬어... 8-8 다시 바다로 돌아가야하는데 더 눈물을 흘리면 어떡한담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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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 이현주 (9381106E+5) 2020. 7. 14. 오후 11:24:35바다보단 도아주랑 도아랑 같이있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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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도아주 (0381747E+5) 2020. 7. 14. 오후 11:43:01그러면 이온음료를 가져와야겠네 u.u! 혹시라도 답레 쓰고 있는거라면, 피곤해보이는데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해둘게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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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 이현 - 도아 (3790373E+6) 2020. 7. 15. 오전 12:03:30"사랑받고 싶었어, 가 아니라 사랑받고 싶어, 라고 말해줘."
네가 떠나가버릴 것처럼 들리잖아. 이제 막 너랑 같이 몇 발짝 내딛었을 뿐인데, 갑자기 이제 헤어져야 해, 라고 말하려는 것 같잖아. 치맛자락이 찢겨지면 내가 기워줄게. 발에 가시가 박히면 내가 뽑아줄게. 쓰러질 것 같으면 붙들어줄게. 아파하면 보살펴줄게. 슬퍼하면 네 이야기를 들어줄게. 길을 잃어버리면 같이 찾아보자. 나는 태어난 이후로 지금까지 쭉 헤매왔기 때문에, 헤매는 데에는 자신있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혼자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버린 나를 혼자 두지 말아줘.
"아프게 만들어서 미안해..."
소년은 몰랐다. 네가 모르고 있는 줄도 몰랐고, 자신이 짊어진 별 때문에 네가 두려워하거나 아파할 줄도 몰랐고, 얼마나 아파할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소년은... 당신이 아파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대한 별의 그늘에 잠긴 네가 남색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차가운 색들이 있기에, 따뜻한 색들이 돋보이는 법이다.
"그렇지만, 그러니까, 아프면 나한테 말해."
현은 조심스레 팔을 벌렸다. 너를 끌어안을 수 있도록, 네가 끌어안을 수 있도록. 눈물 자국이 옷에 남는다고 해도, 어쩌면 네 화장 자국이 옷에 남는다고 해도 소년은 별 개의치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것은 옷을 넘어서 그의 마음에 아름다운 무늬로 새겨져 남을지도 모른다. 너의 슬픔을 나눈 흔적으로.
"내가 도와줄게..."
아픈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잘못이 아니야. 누구나 아파하고, 무서워할 수 있어. 그러니까 욱신거리는 가슴에 눈물이 흐르는 자기 자신을 미워할 필요 없어. 애써 그것을 숨길 필요도 없어. 그렇지만, 네가 슬프거나 아플 때, 너를 위해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줘. -
438 이현주 (3790373E+6) 2020. 7. 15. 오전 12:04:52빨리 쓰려고 했지만... 결국 12시를 넘겼구나...(널부렁)
쉬었으면 좋겠다니, 지금 쉬고 있잖아? 도아주랑 같이. u︿u -
439 도아주 (6652142E+6) 2020. 7. 15. 오전 12:10:228-8 답레보면 마음이 욱씬거려서 정신이 또렷해지는 것 같아... 8-8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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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 이현주 (3790373E+6) 2020. 7. 15. 오전 12:14:09다른 색이 아픔으로 채워질수록 행복으로 채워진 색은 더 아름답게 빛나겠지. 일장일단이 있는 거야. 위험한 게 어느 쪽이냐 하면 색을 잃어버리는 쪽이지...
사실 어떤 색이 어떤 감정으로 채워졌냐에 따라 엔딩이 여러 가지로 변화... 농담! 이현주는 캐릭터들이 굴러가는 대로 두는 걸 좋아하는데다가 또 성실한 거랑은 거리가 멀어서 그런 성실하게 구성해야 하는 정형적인 엔딩 시스템은 무리니까☆ -
441 이현주 (3790373E+6) 2020. 7. 15. 오전 12:15:28그래도 혹여나 마음아파할 도아주를 위해서, 이현이는 하나의 색에서도 여러 가지 감정을 배우게 될 거라는 걸 귀띔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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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 이현주 (3790373E+6) 2020. 7. 15. 오전 12:44:39아 근데 내가 >>438 같은 말을 했다고 해서 도아주 피곤한데 여기 있지 않아도 되니까... 글 쓰는 게 피곤하면 언제든 쉬러 가도 좋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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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 도아 - 이현 (6652142E+6) 2020. 7. 15. 오후 9:40:15그렇게 말하면, 난 네게 사랑받을 수 있어? 말했잖아, 자신 없다고. 널 그저 같은 반 친구 서이현으로 생각하고 싶어도, 네 그림자는 별의 그림자인걸. 네가 큰 사람이라는 걸 모른 척, 네게 사랑받겠다고 말할 수 없어. 하늘에 떠 있는 별은 많고, 그중에 제일 빛나는 별이 너인데, 하늘을 올려다볼 뿐인 나는 그렇게 말할 수 없어. 내가 너만큼 커질 수도, 반짝일 수도 없잖아. 그렇게 말해달라고 하면, 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시금 독 사과를 한 입 베어 문 것처럼 온몸에 퍼지고 만단 말이야. 그래서 말할 수 없어. 네게 사랑받고 싶지만, 너에게 말할 용기는 없어.
"네 탓 아니잖아. 사과하지 말아..."
도화지 위에 물감을 칠하고 덧칠하다 못해, 이제는 종이가 찢어지는 것만 같아. 도화지에는 너를 처음 알게 됐던 날의 하늘이, 네게 마음을 전했을 때의 뜨거운 여름 햇살이, 너와 같이 등교하던 날의 구름 한 조각이, 지나가다 언뜻 만났지만 예쁘게 피어있기에 네게 주고 싶었던 꽃송이가, 너를 생각하고 있었던 교실의 활기찬 소리를, 모두 담아놨었는데. 검은 물감이 흩뿌려져서, 다시 되돌리려고 한 것뿐이었는데. 사과하지 말아, 나도 그러지 않겠다고 했잖아. 내 탓이 아니면 네 탓도 아냐, 현아.
"...... 사랑해줘."
걸음마를 처음 떼는 아이보다 서툴게, 팔을 벌린 너를 안았어. 너를 어떻게 안았었더라. 서투른 걸음마 그 끝에, 너와 제일 가까워진 거리에서 네 마음에, 네 가슴에 이 한 마디가 닿기를 바라면서 부탁을 읊조려. 네게 사랑받고 싶어, 사랑해줘. 지금이 아니어도, 언제가 되어도. 내가 네게 사랑한다 하면, 네가 똑같이 사랑한다는 말을 돌려줬으면 해. 나는 내가 부족하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알지만, 크기도 모양도 온기도 제각각인 그 사랑들을 가득 품에 안고 있어도, 난 네 사랑을 욕심내고 말아. 내가 아프지 않을 방법은, 이것밖에 모르겠어. 더는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방법은 생각해보기조차 싫어. 그러니까, 지키겠다고, 해내겠다고, 그렇게 약속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내가 힘들어 보이면, 내가 널 붙잡으면 떠올려줘. 내가 그런 부탁을 했었지, 하고 기억해서 한 번만 안아줘. 그럼 네 품속에 숨어서 아픔을 꺼낼게. -
444 도아주 (6652142E+6) 2020. 7. 15. 오후 9:45:10너무 늦었네... u.u... 답레가 써지지 않아서, 오늘 하루종일 보면서 먹먹해서 큰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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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 이현주 (3743093E+6) 2020. 7. 15. 오후 10:09:06그런데도 필력은 여전하구나, 도아주. 도아 애틋한 마음이 이현주를 녹이고 있어.... 집에 가면 답레는 천천히 써야겠다. 오늘 하루도 잘 지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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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 도아주 (6652142E+6) 2020. 7. 15. 오후 10:27:30못 써진 거 같아 고민이었는데 다행이다...! u.u 이현이가 녹인 마음을 그대로 답레에 풀어내고 싶었으니까. 아직 귀가길이구나, 조심히 잘 들어가고. 오늘... 갓난아기처럼 잠만 잔 것 같아. u.u... 주말에 도아가 이럴려나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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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 이현주 (5133865E+6) 2020. 7. 15. 오후 11:08:50나도 오늘 잠이 엄청 쏟아져서 곤란했는데 도아주 잠이 옮아서 그런 거였는지도 모르겠다. 응, 평소에 도아주 보면 항상 혐생에 너무 격렬하게 치이던데 이번 기회에 푹 쉴 수 있었으면 좋겠어. 주말에 도아가 이러려나 하고 말하니까 도아랑 이현이랑 둘이서 쿠션이며 방석이며 베개같은 거 쌓아놓고 기대서 둘이 손잡고 영화같은 거 보다가 나란히 잠드는 장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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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 도아주 (6652142E+6) 2020. 7. 15. 오후 11:16:32아이코 8-8 졸려서 힘들었겠다, 오늘 푹 잘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응, 난 푹 쉬었어. 이래도 되는걸까 싶을 정도로 오늘 엄청 늘어져있었으니까.
8-8 너무 귀여운 상상이야... 푹신푹신 엄청 쌓아두면 하나 정도는 도아가 끌어안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둘 다 부시시해져서 일어나는 모습도 귀여울 것 같아. 언제 잠들었더라하는 u.u... 영화는 이미 끝나 있겠다. -
449 이현주 (5133865E+6) 2020. 7. 15. 오후 11:21:48이현이 진짜 ミ3v3彡 모양 돼있을지도 모르겠다...
이현: 저녁은... 먹고 갈래? (부시시 모드) (생각보다 요리 잘함) -
450 도아주 (6652142E+6) 2020. 7. 15. 오후 11:29:50이현이네였구나 u.u...!!! 도아는 잠이 많은 만큼 헤어나오는 것도 오래 걸리는 편이라 조금 비몽사몽한 상태일 거야. 이현이가 그렇게 물어보면, 평소라면 응? 응? 그래도 괜찮아...? 하고 말하고 어떻게
뭘 도와줘야하나 설거지를 해야하나 고민하겠지만, 자고 일어난 직후라면... 그냥 안 먹겠다면서 이현이 폭 안을지도 모르겠다. 더 자겠다고... u.u... -
451 이현주 (5133865E+6) 2020. 7. 15. 오후 11:33:55이현이네가 될 수도 있고, 도아네인데 이현이가 방금 깨서 비몽사몽하다가 실언했을 수도 있고 UwU 그보다 도아... (심장 부여잡고 쓰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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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도아주 (6652142E+6) 2020. 7. 15. 오후 11:39:24비몽사몽 너무 귀엽다 8-8 도아도 눈치 못챈다는 점이 u.u... 도아네였다면 저녁을 먹든, 아니면 조금 더 자고 일어난 후든 이현이 집에 보낼 때 같이 갈 거 같아. 바래다줄거라고, 가깝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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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 이현 - 도아 (5133865E+6) 2020. 7. 15. 오후 11:51:33도아야, 나는 겁쟁이야. 그것도 이기적이고 무력한 겁쟁이야. 네가 그렇게 말해주지 않으면, 내 마음이 시들고 말라버릴 것만 같아. 내 별에 빨갛게 피어난 내 마음이 이대로 시들지 않을 거라고 말해줘. 네가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네가 심어주는 네 마음은 내 별에 계속계속 더 피어나서 마침내 내 별을 온통 꽃들로 뒤덮어버릴 테니까. 크고 빛나고 있기만 할 뿐 무미건조한 회색이던 내 별은, 오직 너에 의해서, 너만을 위해 아름다운 색들로 뒤덮이게 될 거야.
"응. 그럴게. 그러니까..."
언젠가, 네가 먼저 나가고 뒤에 남겨진 방의 그늘의 파란색 위에, 네가 이 소년을 처음 알게 되었던 날의 파란색을 덧칠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공허한 파란색과 따스한 빨간색이 섞여 만들어진 멍과 같은 외로움의 보라색 위에, 보라색 안개꽃의 고운 빛을 얹어줄 날이 올 것이다. 너도, 이 소년도, 먼저 가르쳐주는 이 없이 서로에 의지하며 걸음마를 떼어놓는다. 당신에게도 이 소년에게도 그것은 첫사랑이기에. 첫사랑을 위해 펼쳐진 캔버스는 보기보다 질겨서 붓질을 잘못해도, 색을 잘못 섞어도 몇 번이고 덧칠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 누구도 단숨에 완벽한 그림을 그려내지는 못하니까.
"너도 나를 놓지 말아줘."
내가 너를 사랑하게 해줘. 소년의 몸이 네 품에 끌어안길 때, 소년의 팔이 네 어깨를 차분히 감싸안을 때 소년은 당신이 빌었던 그 소원을 메아리처럼 되풀이했다. 아직 어떤 모양으로 빚어내야 할지 모르는-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는 따스한 감정들이 그의 흉골 안에 한가득 고여서 찰랑이고 있었다. 그것들 모두가 네가 소년에게 흘려넣은 것들이다. 여지껏 너 이전의 그 누구도 소년에게 그런 온기를 안겨주지 못했었는데. 어쩌면 소년을 끌어안은 네 품에도, 예전보다 조금은 네 체온에 가까워진 소년의 체온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내가 너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로도. 그것은 일종의 약속이었다. 네가 나를 놓아주기 전에는 너를 놓아주지 않겠다는. 네 마음속에 비어 있는 마지막 조각이 되어주겠다는. 그러니, 이제 모든 것은 네게 달렸다. 너라는 꽃이 소년의 가슴속에 만개할 때까지, 너는 이 소년을 붙들고 있을 수 있을까.
소년은 감정의 너울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당신을 하염없이 끌어안고 있었다. -
454 이현주 (5133865E+6) 2020. 7. 15. 오후 11:52:48이현: (도아 어깨에 뺨 기대고는 볼부비부비)
이현이랑 몇 번 더 돌려보면 눈치챌 수 있겠지만, 이현이는 이런저런 잔 스킨쉽이 많을 거야(도아 한정으로). -
455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12:01:17보라색 안개꽃 꽃말 알고 쓴걸까...? 8-8 검색해봤는데 '당신의 품에서 영원히 잠들고 싶다'라는 뜻이래서 눈물이 멈추질 않아요, 선생님... 8-8 꽃 이야기를 빼놓더라도 너무 마음
아프다... 도아야... 도아야...! 꼭 달이랑 지구 같아, 서로 곁에 있고 바라보고 있는데 가까워지지는 못 하고 주위만 맴돌고... -
456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12:06:07당연히 알고 썼지요 ミ๏v๏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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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12:09:31오늘 각잡고 안 자려고 노트북 켰어... u.u 답레가 금방 써지면 좋을텐데. 이현주는 피곤하다면 자러가야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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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12:15:02푹 쉬었다니 말리지는 않을 거고, 이현주도 오늘 너무 자버려서 도아주를 기다리겠지만... 저번처럼 코피 날 정도로 무리하진 말아줘(도아주 옆에 붙어앉음)ミ๏w๏彡 (꼬리 흔들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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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12:16:09그런데... 그냥 영영 맴돌게만 둘 참이야......? (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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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 도아 - 이현 (4883351E+5) 2020. 7. 16. 오전 1:01:49"놓지 않아."
네가 나를 좋아하고 싶었을 뿐이라는 그 말이 또렷해서, 네가 나를 사랑하겠노라 답해줬으니까, 절대 놓지 않을 거야. 네가 나를 좋아할 수 없다고 해버린다고 해도, 난 한동안 혼자서 놓지 못하고 있을지도 몰라. 놓아야 하는데, 놓아야 하는데 그렇게 바보같이 되뇌면서 놓지 못할 거야. 계속 붙잡으려고, 손에 쥐고 있으려고 했던 걸 순간에 놓아버릴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몰래 너를 그리다가, 그리다가 지금 아픈 것보다 훨씬 더 아프고, 달이 차고 흘러내리는 몇 밤의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나서야, 그제야 너를 조금씩 지워볼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그렇게 지독한 마음이야.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자국을 남겨서, 쉽게 지울 수 없는 마음.
"그러니까 기다릴 거야."
날 좋아하게 만들겠다던 바보 같은 고백도, 네가 날 좋아하는 방법을 가르쳐달라던 이상한 계약도, 나도 널 괴롭힐 거라는 짓궂은 통보도. 다 하면서 기다릴 거야.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은 믿지 않아. 휘몰아치는 파도에 휩쓸려 헤매다가도, 잔잔해진 바다에 비치는 별을 세며 발을 담글 거야. 네가 어깨를 감싸 안을 때, 너를 조금 더 힘을 주어 안으며 네 품에 톡 기댔어. 기약 없는 기다림이 조금이라도 빨리 끝날 수 있게 노력해볼게. 그렇게 흔들리던 마음을 조용히, 네 품속에서 잠재워. 쏟아지던 감정이 고요하게 흐르기 시작하면, 얼마나 기대고 있어도 계속 기대고만 싶은 네 품에서 떨어져. 눈물이 흐르지 않을 때, 눈가에서 물기보다는 따가움이 느껴지는 때. 살며시 기대고 있던 품에서 떨어져서 너를 올려다봐. 네 앞에서 울었던 사실을 모른 척하고, 그러니까, 우리가 여기 왔던 이유가.
"…… 연습실, 안 가도 괜찮아…?"
가져올 거 있다면서. "기다릴게, 다녀와." 그렇게 눈물을 쏟아냈던 게, 울음에 잠겨있는 목소리가, 이제 부끄럽게 느껴져서 쭈뼛거리며 말을 건네. 네 시간을 너무 뺏지는 않았을까. -
461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1:04:41맞춤법 검사하다가 날려서... u.u 정말 안 그래도 안 졸린데 잠이 확 깼어...
놀면서 무리하면 코피 안 나 u.u! 그리고 영영 맴돌게 둘 생각은 전혀 없어. 우주선에 태워서 날려 보내든 해야지. 제대로 잘 도착할지, 다른 곳에 불시착이 될지는 몰라도 영영 맴돌기만 하면 도아 말려죽이는 것밖에 안 될 것 같은걸... 좋은 오너는 아니지만 그렇게까지 잔인한 오너는 하고 싶지 않아 () -
462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1:06:32사실, 이건 TMI지만, 연습실로 이동하던 중에 (현실에 빗대자면 유ㅎ열 같은 느낌과 인지도의) 인자해 보이는 가수 아저씨랑 마주치는 씬을 넣을 예정이었어.
그 아저씨가 이현이에게 "저번에 내가 진행 맡은 음악방송 나와보라고 했는데 그거 아직 생각 있니?" 하고 물어보고, 이현이가 그걸 상쾌하게 "그거, 죄송하지만 안 나가기로 했어요." 하고 대답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었는데 도아가 이걸 보면 어떻게 반응하려나... -
463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1:09:03>>놀면서 무리하면 코피 안 나 u.u!<<
이현주: ........OwO? (잠깐 사고정지)
도아는 낙원에 도착할 거야. 이현주가 열심히 끌고 갈게. 도아가 탄 우주선이 빗나갈 것 같으면 이현주가 이현이를 밀어서라도... 8w8 오늘밤은 도아주가 잠들 때까지 있어줄 생각 하고 있었는데 오래 있을 수 있겠다. -
464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1:10:01일단 이현이랑 손을 잡고 있다거나 그랬다면 얼른 놓고, 인자해보이는 가수 아저씨한테 인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u.u 가수 아저씨가 사라진 이후에는 왜 안 나가는지 물어볼까 말까 고민할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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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 이현 - 도아 (0789229E+5) 2020. 7. 16. 오전 1:38:08"고마워."
꼭 너를 사랑해 보일게. 너의 빛을 닮아 너에게 어울리는 행복한 사랑을 줄게요. 그 마음은 지독하고 또 지독한 것이어서, 너에게뿐만 아니라 소년에게도 자국을 남겼다. 어쩌면 평생토록 예쁜 무늬로 남을 자국을. 소년은 네가 뿌리를 내리도록 허락했고, 너는 소년에게 뿌리를 내리기로 했다. 너와 이 소년에게 급작스레 찾아온 소나기가 그치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아니, 생각보다 오래 걸렸던가. 소년도 정확히는 모른다. 하나 확실한 것은 소년과 네 마음은 거의 같은 지점에 있었고, 소나기가 떠나가는 것도 거의 동시였다는 점 정도다. 소년은 네 어깨를 끌어안고 있는 팔을 풀어주기 조금 주저했지만, 이내 지금은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팔을 풀어주었다.
"음..."
소년은 네 질문에 조금 고민했다. 그러다가, 질문을 건넸다.
"...같이 갈래?"
그게, 혼자 갔다오기 싫어서. 너를 혼자 두기 싫어서. 같은 말을 소년은 굳이 덧붙이지 않았지만, 굳이 덧붙이지 않아도- 고개만 비스듬히 돌린 채로 눈만 네게 두고 있는 소년의 모습에서 그런 말들이 묻어나오는 것 같다.
"가기 싫다면... 굳이 안 가도 되니까, 그냥 집에 가도 괜찮아." -
466 도아 - 이현 (4883351E+5) 2020. 7. 16. 오전 1:50:16"응?"
네 시선과 내 시선이 또렷이 마주치고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같이 가기를 권하는 짧은 물음에서, 네 목소리가 더 들려오는 것만 같아서, 잘못 들은 게 아닌가 하고. 나도 같이 가고 싶어, 혼자 있기 싫어. 그런데도 네게 먼저 기다리겠다고, 다녀오라고 말한 건. 같이 가자고 말하지도 않은 건.
"내가 같이 가도 괜찮아…?"
출입증이 있어야 들어올 수 있는 곳에, 너와 같이 한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아닌 내가 함부로 덥석 발을 들여도 괜찮은 곳이야? 나는 너와 같이 있다가 네게 흠이 생길까 봐 무서워. 네가 일하는 곳에 가고 싶지 않을 리가 없잖아. 내가 모르던 네 부분을, 조금 더 알아갈 수 있고 가까이서 볼 수 있는데. 그리고 집에 같이 가겠다고 말했었잖아. 혼자 가도 괜찮다고 하지 말아줘. 너는 혼자 집에 가도 괜찮아? 난 네가 오랜만이라서, 언제 또 같이 갈 수 있을지 모르니까 괜찮지 않은데.
"…나는 같이 가고 싶어."
네가 괜찮다면 같이 가고 싶어. 느릿하게 손을 뻗어서, 네 손을, 아니, 손가락 하나의 끝을 잡았어. 그러니까, 쉽게 놓을 수 있게. 네가 혼자 가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놓을 수 있게. -
467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1:58:46그냥 집에 가도 괜찮아 ≠ 너 먼저 집에 가
그냥 집에 가도 괜찮아 = 그냥 연습실 들리지 말고 같이 돌아가자
였는데... (머리 싸쥐는 도자기맨 짤) -
468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2:05:19아이고 도아주야 8-8...... 당연히 연습실에 들리러 왔으니까 바로 같이 집가는 루트는 생각도 못했어... 도아 혼자 돌아가라는 줄 알았어..... 8-8 의도치 않은 도아 괴롭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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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2: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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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2:19:54아니 이건 애매하게 적은 이현주 잘못이기도 해... 88 다음 레스에서 좀더 확실히 말해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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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2: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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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2:25:03아고 모기있구나 8-8... 화이팅이야... 혹시라도 모기 물리면 물린 부위 바로 비누로 씻어봐,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러면 모기 독이 사라져서 안 가렵다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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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 이현 - 도아 (0789229E+5) 2020. 7. 16. 오전 2:42:45"그러니까, 연습실 굳이 들리지 않아도 되니까, 집으로 같이 돌아가자구."
그냥 악보 하나 새로 쓰면 되니까, 멜로디는 머릿속에 다 있고. 하고 고개를 주억거리던 소년은 네가 조금 말을 더듬다 덧붙이자, 비스듬히 내리깔고 있던 연수정색의- 주차장의 창백한 조명 때문일까 조금 보라색이 어린 듯도 한 눈동자를 다시 들어올리며 네게 시선을 맞추어온다.
"물론이지. 네가 가고 싶다면."
흠집은커녕, 네 마음이 내 가슴에 아름답게 꽃필 수만 있다면 내게 떠 있는 별이 산산이 부서진다 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걸.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러니까...
"그러니까..."
소년의 손이 움찔거렸다. 그리고는 손가락 끝에 간신히 걸쳐져 있던 네 손으로 뻗어와서는 네 손을 꼭 붙들었다. 소년은 잠깐 시선을 비스듬히 피해내렸다가, 한 번 깜빡이고는, 다시금 눈을 찬찬히 들어 너와 눈을 맞춘다. 그리고, 나직이 한 마디 속삭인다.
"너랑 떨어져있기 싫어서 그래."
그리고 나선 소년은 황급히 엘리베이터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 덕분에, 왠지 익숙한 발그레한 색깔이 부드럽게, 파스텔로 사락 문지른 듯, 퍼프로 톡 찍은 듯 퍼져 있는 게 네 눈에 잘 보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소년은 그것도 모르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네 손을 살며시 잡아끌 뿐이다. -
474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2:43:15이제 겨우 두 번째 일상인데 답레 당도가 너무 높다 아이고 아이고 8w8...
물론 도아주가 좋다면 나도 좋지만. -
475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2:48:58으악 808 으악 8-8 으악 808 으악
으악......... 이렇게 달아도 되나는 첫일상때도 생각했었는데, 응... 응... 달달한거, 늦추고 싶다면 늦춰도 좋아. 나도 상관없는데, 그, 도아야 너 달면 안돼라고 말해도 도아가 들어줄지가 의문이라...... 백도아씨... -
476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2:55:22아니 난 도아주가 당도 상관없다면 나도 상관없어서 0w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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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2:56:03...솔직히 요 며칠간 쓰다 못해 쓰라렸는데 뒷맛은 좀 달아도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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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 도아 - 이현 (4883351E+5) 2020. 7. 16. 오전 3:18:16“아."
"그럼 좋아...! 같이 갈래!" 그 뜻이 아니었구나, 하는 화색과 너와 같이 갈 수 있다는 기쁨이 두 뺨을 물들여. 붉게 번졌던 눈가랑은 전혀 다른 이유로, 전혀 다른 색으로. 네가 말을 바꿀 리는 없겠지만, 꼭 말을 바꾸기라도 할까 시선을 맞추어오는 너를 바라보면서 덥석 답한 거야. 눈물을 그렇게 떨어트리던 눈은, 이제는 둥그렇게 휘어져서 웃음 지어. 그리고는 대답만큼이나, 행동도 덥석, 손가락 하나가 아니라 네 손을 잡으려고 했어. 하지만 네 손이 움찔거려서 멈칫거리다가— 선수를 빼앗기고 말아. 네가 먼저 손을 잡아 오고 만 거야.
무슨 말을, 그러니까.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몰라서, 시선을 피해 내렸다가 다시금 눈을 맞춰온 네가 속삭인 한 마디에 대답을 못 하고 있어. 네가 움찔거리고는 손을 잡아준 것에 두근거릴 새도 없이 너는. 아. 이래서 나는 네 옆에서 아프겠노라고, 널 놓지 않겠다고 말한 거야. 네가 너무 좋아. 네가 기쁘다고 했을 때, 이런 느낌이었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엉망진창으로 말들이 차올라. 아까까지만 해도 여기가, 가슴이, 그 깊숙하게 안쪽 어딘가가 너무 아팠는데 지금은 아냐.
"현아, 현아."
네가 이끄는 대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는, 몇 발자국을 더 옮겨. 네가 엘리베이터 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려서, 내가 그쪽으로 가는 거야. "나랑 떨어져 있기 싫어?" 너와 눈을 맞추려고, 네 앞에 서서는 그렇게 물어봐. 내가 혼자 상상해버린 건 아닐까 싶어서 다시 물어봐. 사실은, 네가 그렇게 말해주는 걸 다시 듣고 싶다는 욕심이 녹아들어 간 물음이기도 해. -
479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3:19:06이현이 너무 사랑스러운 거 아냐...? 어떡하지...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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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3:19:55우리 이현이 목소리도 잘생겼다... 방 안에서 멜론냄새 난다... 8-8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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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1 이현주 (9910039E+5) 2020. 7. 16. 오전 3:31:55...... (답레를 읽고 심장이 멎어야 되나 흐물흐물 녹아야 되나 고민하다 둘 다 동시에 해버린 이현주, 답레 하나에 두 번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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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 이현주 (9910039E+5) 2020. 7. 16. 오전 3:32:39저기요 도아 왜이리 귀여워요......? 짝사랑 앓고 싶으시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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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3:38:47
그래서 현이 목떡 가져왔어 ^w^ -
484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3:39:03도아주는 아무짓도 안 했어요... 이현이가 너무 사랑스러운 탓이야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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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3:39:2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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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3:40:57이거 나중에 이현이랑 아현이 아침에 같이 노래부르고 있는 장면 나오면 갖다쓰려고 애끼고 또 애끼고 꼭꼭 낑궈놨(?)던 건데 >>480같은말 해버리면 들려줄 수밖에 없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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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3:48:55헛소리하길 잘했다... 정말로... 8-8...
도아 목떡은... 찾아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 u.u 찾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이현이 목떡을 듣게 되서 힘내볼게 8-8 이현이 목소리 잘생겼네 맞네 8-8 -
488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3:52:43아니 천천히 찾아... 이현주는 애초에 당시 자유상황극 스레에서 저 노래 들으면서 도아주 답레 받아준 거라서 금방 가져온거니까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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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 이현 - 도아 (0789229E+5) 2020. 7. 16. 오전 3:56:32"응, 어디든 같이 가자."
우리 그러기로 약속했잖아. 소년은 눈을 감고 대답하며, 종종 쫓아오는 너와 발을 맞추어주었다. 네 손을 꼭 잡은 채로. 발그레한 색을 퍼프에 찍어 두드린 듯한 귀를 한 채로. 그렇지만 눈을 돌리는 것도 잠시, 결국 소년은 네가 쫓아와서는 눈을 맞추자 더 이상 피하지 못하고 다시 네게로 시선을 돌린다. 넌 그렇게 날 바라볼 때가 예쁘더라. 그래. 그게 내가 너에게서 배웠던 기쁨이야.
-그러나 왠지 소년은 이 말을 입밖으로 내어놓기 싫었다. 아직 이 말은 불완전하다. 좀더, 좀더 너에게 솔직한 마음을 품는 법을 배울 때까지, 보류. 그저 마음 속에 또 말 한 마디를 더 차곡 포개어놓는 것뿐이다. 그 대신에- 소년은 허리를 비스듬히 숙이며 당신에게 고개를 다가붙였다. 멜론을 떠올리게 하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문득 네게 찬찬히 퍼져왔다. 뺨에 착 달라붙는 말랑하고 따뜻한 감촉과 함께. 그 뒤를 소년의 속삭임이 뒤따랐다. 너에게만 닿았으면 하는.
"너랑 떨어져있기 싫어. 나 떠나지 마."
그제서야 소년은 네 머리 곁에서 고개를 살며시 빼어서는, 손가락을 뻗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텅 비어있던 엘리베이터의 문은 금방 열렸다. -
490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4:01:278-8 8-8 8-8 8-8 8-8 8-8 심장이 두근두근 쿵쾅쿵쾅 와장창 와그작빠그작 됐다고 묘사할 수도 없고 이걸 어떡해 8-8 8-8 8-8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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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4:24:42이현이는 애정도가 올라갈수록 잔스킨쉽이 엄청 많아질 텐데 어떻게 버티시려구... 도아주는 오늘 언제 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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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 도아 - 이현 (4883351E+5) 2020. 7. 16. 오전 4:34:47너랑 나랑 같은 색이야, 현아. 네 귀 끝이랑, 내 뺨에 올라온 색이 같아. 어쩌다가 물들었을까. 누가 네게 꽃잎을 따다 놓았을까. 울다가 웃으면 안 된다고들 하던데, 지금 나와 같은 상황에서 웃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응, 엄청 기뻐." 수줍게, 피어나려는 꽃봉오리 같은 웃음. 톡 건들면 웃음꽃이 피지는 않을까, 그렇게 수줍음을 머금고 웃다가.
"......반칙. 반칙이야...!"
웃음꽃 대신에, 세상에서 제일 붉은 꽃이 피어버리고 말아. 아까도 내가 먼저 손잡으려고 했는데. 규칙을 정한 적도, 심판도 없지만, 너 반칙이야. 기습 공격이잖아. 지금도 느껴지는 말랑하고 따뜻한 느낌이 간지러워서, 뺨을 다른 손으로 감싸고 눈을 꼭 감으며 말했어. 난, 그저 네가 해준 말이 너무 기뻐서 다시 들어보고 싶었던 것뿐인데.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크게 울려서, 지하주차장에서 메아리치기라도 하는 것만 같아서 고개를 떨어트려. 다만, 네가 붙잡은 손은 그만큼이나 꼭 잡아.
"이렇게 꼭 잡고 있는데 어떻게 떨어져. 안 떠나."
절대 못 떠나. 떨어졌던 고개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서야 다시 앞을 향해. 붉은 꽃은 그새 더 피었는지, 하얀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귀 끝마저 붉어지고 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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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4:37:30잔스킨쉽이 아닌데요 8-8 절대 '잔'이 아니잖아 8-8 진짜 답레 써야하는데 험한 말로 귀엽다고만 적어놓고 10분은 멍때린 거 같아......
오늘 잠...? 이현이가 다 가져갔는데요...? 햇님이랑 같이 잠들게...... u.u...... -
494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4:42:17잔스킨쉽 목록: 손가락 아프지 않게 콕 깨물기, 손 집어다 자기 머리에 얹기, 볼부비부비, 무릎베개 유도, 무릎베개 시도, etc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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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4:43:11오늘 햇님이랑 잠드는 건 좋은데 햇님이랑 잠드는거 버릇하면 도아주 휴가끝났을때 힘들지도 모르는데88 버릇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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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6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4:46:39
여태 찾은 것중에 제일 마음에 들어서... 도아 목떡일지도 모른다고 톡 올려두기 u.u 나중에 더 마음에 드는 거 찾으면 슬쩍 올려둘 지도 몰라. -
497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4:48:18도대체 어떻게 저 목록이 '잔'스킨쉽인거야...????? 도아주가 졸려서 진을 잔으로 보고 있나...???
하루...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창문 밖으로 보이던 별이 사라지기는 했네. 하늘이 좀 밝아진 거 같기도 하고... u.u -
498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4:50:48밝아진 것 같은 게 아니라 먼동 터오고 있자녘ㅋㅋㅋㅋㅋㅋ크닐나따^q^
진 스킨쉽이요? 그건 이현이랑 도아랑 친밀도 많이 올라가면 보게 될 것0w0+ -
499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4:52:47나중에야 그렇게 될 거 같지만... 이현이의 스킨쉽이 계속 되다보면 도아도 따라할거야. 나만 당하고는 못 사는 백도아씨... u.u... 그렇게 될려면 일단 이현이가 했을 때의 부끄러움을 꾹 참아내고, 똑같이 따라하려고 했을 때 부끄러움까지 총 두번 참아낼 수 있어야 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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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4:55:51앗. 새 지저귄다...! u.u!
친밀도...... 어떡하지... 여분 심장을 더 준비해야겠다 u.u... -
501 이현 - 도아 (0789229E+5) 2020. 7. 16. 오전 5:15:11그러니까- 그것은, 일종의 반작용이었다. 네가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짧고도 길었던 불안이 사라지자, 비어버린 자리를 다시금 네 온기로 칠하려는 것이다. 조금씩 개화하는 봉오리같이 웃는 네게 떨어뜨린 짧은 입맞춤에는 너를 붙들려는 듯한 간절함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년은 예상보다 좀더 빠르게 네게 물들어갔다. 또다시 입안에 한 모금, 네 향기가 담기고 칠해진다. 소년은 조금 통통거렸다.
"...너랑 같이 있을 수 있으면 반칙이라도 할래."
그러고 나서야 소년은 너와 함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 누른 버튼은 5층이었지만, 엘리베이터는 잠시 3층에서 멈추어서 누군가를 실었다. 이현은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사람을 알아보더니 안녕하세요 형, 하고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해보였고, 2~30대로 보이는 이목구비가 뚜렷하니 무서워 보이는 인상에 가죽재킷과 비니캡 차림의 남자는 Yo, 하면서 유쾌하게 아는 체를 하더니 이빨에 낀 화려한 그릴을 드러내고 미소지으면서 이현과 브로피스트를 했다. 그러니까- 혹시 네가 전국민 힙합 오디션 방송에 관심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워낙에 요즘 생각지 않은 곳에서 이 사람이 나오는 광고나 이 사람이 부른 노래가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니 어쩌면 얼굴이라거나 저 특이한 그릴 정도는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아마 전설이 된 저번 시즌의 우승자였던가.
그런데 그 사람이 갑자기 네 심장을 덜컥 내려앉게 만들지도 모를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옆에 걔는 누구냐?"
이현은 너를 힐끗 보다가, 씨익, 하고 하얗고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보이며 웃으면서, 집게손가락을 세워 입가로 가져갔다.
"비밀친구요."
남자는 오, 하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현이 한 것과 똑같이 집게손가락을 세워 입가로 가져가선 고개를 끄덕였다. 톡 튀어나온 눈동자는 공범의 눈빛을 하고 있다. 그는 덕담 한 마디를 남겼다.
"둘이 되게 친해 보이네. 사이좋게 지내라."
띵, 하고, 엘리베이터는 5층에 도착했다. "형, 저 이제 내려야 돼요." "오냐. 오늘 하루도 잘 보내고. 나는 8층까지 가야 되거던." -
502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5:15:30거북하거나 곤란한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줘 Uw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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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전 5:16:38오, 하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현이 한 것과 똑같이 집게손가락을 세워 입가로 가져가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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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하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현이 한 것과 똑같이 집게손가락을 세워 입가로 가져가 세워보였다.
겹말이 됐어^q^...!! (머리싸쥠) -
504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전 5:21:38답레는 보았지만... u.u... 지금 자러가볼려 해. 조금 손에서 힘이 빠지는 거 같기도 하고. 이현주도 그럼 이제 자러가는 걸까? 좋은 밤......은 아니네. 좋은 잠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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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 이현주 (9910039E+5) 2020. 7. 16. 오전 5:26:13응응, 이현주도 슬슬 자러 가보려던 참이야.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푹 쉬어.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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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후 8:41:14낮밤이... 이렇게 확 바뀔 지는 몰랐는데. 이제 답레 써보고 있어... u.u...
>>496 이거 도아 목떡, 확정일 거 같아. 어제 가사도 이현이랑 도아 생각이 나는 것 같다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다시 들어보니 완전 그렇더라... 이 부분, 이 부분이 그렇게 느껴졌다라고 가사를 긁어올라했더니 그냥 전부 긁어오게 되네. -
507 도아 - 이현 (4883351E+5) 2020. 7. 16. 오후 9:25:33"...나도 하게 해줘."
나는 못 하잖아. 엘리베이터에 타버려서, 언제 누가 탈지 모르니까, 너한테 입 맞춘다거나 할 수 없게 됐어. 왜 너만 해, 나도 반칙하게 해줘. 너와 같이 있을 수 있다면 반칙이라도 할 수 있는 건, 나도 그렇단 말이야. 엘리베이터 안에서 조그맣게 네게 투덜거렸어. 너만 해서 싫다는 티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가, 네가 누른 층이 아닌 다른 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네게 조금 가까워져. 멀어져야 하는 게 맞을 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이곳에서 아는 사람은 너뿐이라.
누군지는 몰랐지만,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너와 같이 떠 있는 별 중 하나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는 너를 보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너만 꼭 잡았어. 어떡하지. 나도 인사를 해야 하나. 내가 인사를 해도 괜찮은 걸까. 무섭다고 생각하면 실례인데. 그 누군가의 무서운 인상도, 지금 낯선 곳에 덜컥 발을 들였다가 만나게 됐다는 상황도 겁을 먹기에는 부족함이 없어서. 인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 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그 고민이 순식간에 하얗게 번져버리고 마는 질문이 들려왔어.
그러니까,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게 되었어. 네가 그 질문에 어떻게 답했었는지도 모르겠고, 엘리베이터가 5층에 도착하며 난 소리에 지금 내려야 한다는 것만 생각해낸 거야. 너와 같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엘리베이터 안에 남아있는 그 사람에게 꾸벅 인사했어. "...안녕히가세요...!" 어떡하지, 그냥 네게 쓰러지고 싶어. 근데 안 되잖아. 나랑 같이 있었다는 게, 닿았던 게, 네가 괜찮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너를 흠집 내려고 할지도 모르는데.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나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부렸던 투정이 떠올라. 그럴 때가 아니었는데. 널 잡고 있었던 손에서 힘이 빠져.
"......... 손잡아도 돼...?"
나는 별을 내 옆으로 끌어내리고 싶은 게 아냐. 그 옆에 있고 싶은 것뿐이란 말이야. -
508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후 10:44:00나 원래는 YW 가로질러가면서 도아가 TV에서나 보던 사람들이 옆집 이웃마냥 슥슥 지나가고 스쳐가는 장면 서술하려고 했는데, 그거 써버리면 도아 푸스스 무너져버릴지도 모르겠다8w8...... (쪽지 몇 개 주머니에 꽁기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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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후 11:19:16u.u 나중에 좋게 좋게 잘 되면 보고 연예인 봤다고 신기해하고 마는 날도 오지 않을까...!
옆에 이현이 있으면서 다른 연예인들만 신기해하고 연예인 실물로 봤다고 들떠하면 이현이는 어떠려나 궁금하기도 하다. -
510 이현주 (5298284E+5) 2020. 7. 16. 오후 11:27:22이현: 저기 저 쎈언니 이미지로 유명한 화장 강하게 한 래퍼 누나 있지. 사실 저 누나 취미가 봉제인형 만들기다?
이현: 저 발라드 가수 형, 되게 사람이 온순하고 무해해 보이잖아. 그런데 우리 소속사 사람들 사이에선 별명이 투페이스야. 운전대 잡으면 사람이 싹 바뀌거든.
그리고 시작되는 이현이의 TMI 썰풀이 -
511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후 11:29:488-8 귀여워..................... 티엠아이 털리는 소속사분들도 귀엽고 이현이도 귀여워 8-8 애기가 유치원 다녀와서 오늘 뭐 했고 이거 했다고 종알종알 말하는 거 같아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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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후 11:38:01사실, 이현이는 대인관계에 있어서는 유치원 애기만큼이나 미숙하니까 그렇게 보이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닐지도 몰라. Uw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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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 도아주 (4883351E+5) 2020. 7. 16. 오후 11:48:40언젠가... 일하는 이현이 기다리면서 래퍼 언니랑 봉제인형 키트 같은 거 만지작거릴 수 있을 거라고 행복한 상상 중이야 u.u...
이현이 마음 아파할 때가 정말 애기같았어 8-8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을 빼앗기는 어린아이 같다는 게 정말... 분명 도아가 작은데, 이현이가 더 작아져서 꼭 붙잡고 있는 것 같았어. -
514 이현주 (0789229E+5) 2020. 7. 16. 오후 11:58:55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이 아니라, 유치원에서 만난 풋풋한 첫사랑 아닐까요... 그러니까 장난감 아니라니까(복장)(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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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12:03:25도아는 아직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걸... (쪼그라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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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이현 - 도아 (8444439E+5) 2020. 7. 17. 오전 12:12:28"좀 있다, 우리 둘만 있을 때."
기대해도 되지? 우리한테 시간은 많으니까, 하고 소년은 속살거렸다. 그래, 지금은 누가 탈지 모르는 엘리베이터 안에 있어서 함부로 그런 장난을 치면 안 될지 몰라도, 너와 소년의 발자국은 오랫동안 먼 거리를 겹칠 것이다. 그 발자국들 중에는 소년과 너 단 둘이서만 내딛는 발자국도 많을 테고. 그러니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소년은 네 손을 부드럽게 꼭 붙들었다. 다만 그 래퍼 형이 들어왔을 때는 이현은 자기도 모르게 네 앞으로 살짝 발걸음을 내딛었다. 너를 등뒤로 가려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엘리베이터가 5층에 도착하고, 네가 엉겁결에 건넨 인사에 그 기가 세 보이는 얼굴로도 어째 조금 늘어진 듯한 느슨해보이는 미소를 지으면서 마주 손을 들어 "잘 가라." 하고 인사해주는 모습이, 어찌 보면 실크햇 대신에 비니캡을 쓴 엉뚱맞은 모자장수 같기도 하고. 그러고 보면, 이 곳은 원더랜드였다. 체셔 고양이가 원래 살고 있던. 사람들을 별로 만들어주는 이 곳은 오히려 역설적이게도, 다른 이들에게는 거대한 별과도 같던 사람들이 거대한 별을 내려두고 한 사람으로서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곳이다. 그렇지만 역시나 평범한 세상에 살던 너에게는 조금 무섭고 조금 으스스한 곳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네 마음을 읽기라도 한 건지, 네 힘빠진 손잡아도 돼?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네 손을 잡고 있던 이현의 손가락들이 네 손을 좀 더 힘있게 그러쥐었다. 너도 나를 놓지 말아달라는 네 부탁을 소년은 아주 잘 기억하고 있었다.
"여기 형이랑 누나들은 다들 좋은 사람들뿐이지만, 역시 낯선 사람들한테는 비밀로 하고 싶지- 저기 말야, 도아야, 우리 아무도 모르게 다녀갈까?"
그러면서 소년은, 너를 돌아보며 싱긋, 하고 장난꾸러기의 웃음을 웃었다. -
517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12:18:03u.u... 오늘도 노트북 앞으로...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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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12:19:478w8...... (몬스터 캔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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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12:21:14헉 아냐 8-8 이현주 피곤하면 자러가...! 얼른 쉬러가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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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12:31:55아니, 이현주도 어차피 기상시간을 좀 늦게 미뤄야 해서 Uw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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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도아 - 이현 (6014398E+6) 2020. 7. 17. 오전 12:57:03"기대하면 안 할래."
네 속삭임과 같은 크기로 답을 돌려주고는, 널 바라보던 시선을 내렸어. 난 아직 네가 나한테 기대할 만큼의 무언가가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있다고 해도 기대한 만큼 돌려줄 자신이 없단 말이야. 그래도, 아까 택시 안에서 안 한 거는 할게. 이따, 우리 둘만 있을 때 하겠다고 말했으니까. 네 등이 앞을 가렸을 때, 네가 일부러 날 가려주려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뒷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안아버릴 뻔했어. 이만큼 너를 좋아하는 마음을 담으면, 조금은 네 기대에 미칠 수 있을까.
인사를 하자는 생각도 없이, 머리가 멈춰버려서 나온 인사였는데, 그 인사를 받아준 모습에 조금 긴장이 풀렸을지도 몰라. 그래서 그 사람에게, 누군지도 모르지만 유명하기 때문에 알고 있는 그 사람에게 웃어주고. 다음번에 만날 일이 있을까, 이 낯선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먼저 인사를 해봐도 괜찮을까. 그러니까, 네가 있던 이 낯선 곳을 너를 쫓아 여행해도 괜찮을까.
"...아무도 모르게 갈 수 있어?"
이 이상한 계약은, 너와 나 사이는, 낯선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싶어.
기다리겠다고 할 걸 그랬을까, 아니면 집으로 돌아가자고 해야 했나. 뒤늦게 생각해보지만 이미 발을 들여버렸어. 장난꾸러기처럼 웃는 너를 보고, 힘이 빠져버린 내 손을 쥐고 있는 네 손을 바라봐. 그냥, 단지 그렇게 바라. 네가 나를 좋아하면 좋겠다고. 힘이 빠졌던 손에 다시 힘을 주어서, 네 손을 쥐었어. 네가 내 손을 잡기로 해서,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고. -
522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12:57:328-8...... 그래도 졸리면 자러가기야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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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1:04:16>>>네가 나를 좋아하면 좋겠다고. 힘이 빠졌던 손에 다시 힘을 주어서, 네 손을 쥐었어. 네가 내 손을 잡기로 해서,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고.<<<
(이현주가 자기 눈물에 녹아버렸다는 소식)
이현아 너 얘 사랑할 생각 없니...
이현: 그래서 걔가 알려주는 거, 모두 배우고 있어.
이현: 여기, 이거 봐... 지금 내 가슴 안쪽이 이렇게나 따뜻하잖아. -
524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1:14:43앗. 이번에는 별로 안 슬프다! 하고 썼는데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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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1:28:04심하게는 아니고, 가벼운 감기 같은 거 걸리면 도아는 이현이 피해다닐 거 같아. 이현이가 학교 안 나올 때면 감기 걸렸다는 말, 아예 안 할 거 같고 u.u... 같이 등교나 하교해야 된다면 감기 걸려서 같이 못 간다고 말 하고, 혼자 먼저 등교하거나 천천히 방송부에서 할 것 좀 하다 혼자 하교할 거 같고.
갑자기 무슨 얘기냐면, 선풍기 틀고 있다가 추워서 끄다가 든 생각이야... u.u... -
526 이현 - 도아 (8444439E+5) 2020. 7. 17. 오전 1:34:47이현은 당신을 가만 바라보다가, 뭐라고 말을 하려 입을 벌리다 말고, 그 말이 목구멍에서 혓바닥으로 올라올 때쯤 슬쩍 말을 바꿨다.
"기대하는 게 안 되면... 그럼 기다릴래."
그리고선 천진난만하게 그는 웃었다. 그 미소가 왠지 모르게 얄궂었다. 글쎄, 그가 얌전히 기다리기만 할지 모를 일이다. 사람 손에 길이 든 아기고양이는 손만 보여도 쫓아다니는 게 보통이다. 그리고 그 손 위에 머리를 얹어놓던가 쓰다듬어 달라고 들이밀던가 하는 것이다. 소년이 처음으로 배운 사랑의 기법은 조금은 유치하게 살랑거리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서, 네 손을 깍지끼어서 꼭 잡고 있는 것 같은 것들 말이다. 아무도 모르게 갈 수 있냐는 네 말에, 소년의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같은 미소가 체셔 고양이같은 미소로 바뀌었다.
"조금 빙빙 돌게 되겠지만... 많이는 아니니까."
그러고 보면 체셔 고양이는 미소만 남겨놓고 사라질 수 있었더랬지.
"가자."
그렇다고 해서 정말로 이 소년이나 네가 그림자처럼 스르륵 사라지는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소년이 네 손을 꼭 잡고 너를 이끌며 YM 엔터테인먼트의 복도를 나아갈 때 너는 이 5층이 생각보다 조금 미로같은 구성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는 복도를 얌전히 직진하는 게 아니라, 난데없이 코너에서 방향을 꺾거나(정말로 같은 구간에서 빙빙 돌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복도에서 갑자기 어느 방으로 들어가더니 그 방의 다른 문으로 나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너와 이 소년은 차근차근 어딘가에 점점 가까워져 가면서도 그 누구도 마주치지 않았다. 그저 이따금 뒤를 돌아보면, 너와 소년이 자기들 뒤에서 나타났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하는 듯이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이따금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조금 긴 복도를 가로지르고 있을 때- 소년은 갑자기 구석에 있는 조그만 창고같은 문을 열었다. 그 너머에는 1평 정도 될 법한 아주 작은 방이 있었다. 방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것이 그건 청소도구나 잡동사니 등을 넣어놓는 작은 창고에 가까웠다.
"잠깐 이리 들어올래?" -
527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1:39:16이현이의 어떤 신체적 특징(비설)을 생각해보면 이현이한테 아무 말 하지 않고 이현이를 피해다니는 건 조금 어려운 일일지도.. 도아가 가벼운 감기에 걸린 거 알게 되면 달달한 사탕이라던가 과일주스라던가 사서 도아네 집에 병문안 오거나 그럴 수도 있겠다.
(한편 선풍기를 끄자니 묘하게 덥고 키자니 묘하게 추운 딜레마에 빠진 이현주)
(((왜 내 선풍기는 출력이 좀 극단적인가))) -
528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1:40:35TTTTTMI인 한데 이현주가 쓰는 선풍기는 출력이 정지/약/중/강이 있다고 한다면 정지가 0인데 약이 10, 중이 11, 강이 12 정도 되는 느낌이야... 전원 넣는 순간 왕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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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 도아 - 이현 (6014398E+6) 2020. 7. 17. 오전 2:03:47"...그럼 열심히 기다려줘."
우리 둘만 있을 곳이 생각보다 없잖아. 그러니까 많이 기다려야 할 거야. 아무도 안 보이는 길거리라고 해도, 이제는 훨씬 더 조심스러워졌으니까 안 할 거고, 못 하게 할 거란 말이야. 얄궂은, 천진난만한 네 미소에 조금은 새침하게 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열심히 기다리면 마시멜로가 두 개가 되는 마시멜로 실험처럼, 기다리지 않았을 때보다 네게 더 많이 닿을지도 모르잖아. 너만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나도 기다리고 있는걸.
가자는 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너를 쫓아다니고 얼마 안 되었을 때. 내가 이곳에 혼자 널 찾으러 올 일이 있을 것 같지도 않지만, 그랬다가는 이 건물에서 길을 잃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복도로만 다니지도 않고, 갑자기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가 다른 문으로 나왔을 때는 정말 앨리스라도 된 것만 같아서. 이러다가 멋대로 몸이 작아졌다 커지는 일까지 겪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네 손을 꼭 잡고 이끄는 대로 다니다 보면 마주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나타난 사람들이 뒤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저 사람들한테는 우리가 정말 체셔 고양이 같을 거야.
"여기도 다른 문이 있어?"
네가 문득 구석에 있는 조그만 문을 열었을 때, 조그만 문만큼이나 작은 공간이 보였다. 나는 네가 또 방을 하나 가로질러 가려는 줄로만 알아서, 고개를 갸웃이다가도, 다른 문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공간에 눈을 깜빡이다가도, 이곳을 잘 모르니까. 작아지고 나서 작은 문 하나를 열고 지나갔었던 앨리스처럼, 체셔 고양이에게도 숨은 문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래서 그 작은 공간에, 네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고 들어가는 거야. -
530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2:08:14방송부에 꼭꼭 숨어있어도 안 되려나 u.u... 보통 방송부는 방송부 제외 출입금지 구역같은 느낌이니까, 들켜도 못 들어가서 피하게 되버리는 쪽으로. 병문안 u.u...... 감기 옮을까봐 피해다니는 건데 집까지 와버리면 도아는 어쩔려나. 문전박대를 시킬 수도 없고 u.u.....
선풍기를 틀고 이불을 덮자 u.u! 지금 도아주가 그러고 있어. 선풍기가 겨울 바람같아... -
531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2:21:06앗 그런 방법이... (이불둘둘) (송충이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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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2:22:39그런데 도아 생각보다 별 거부감없이 들어오는구나. 딱 두 사람이 끼어들어갈 공간밖에 없는데ミ๏v๏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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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2:30:061평... 검색해봤는데 생각보다 커서... 들어간거였는데...!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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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2:32:12엩 (황급히 다시 검색해봄) (이미지를 잘못 본 거였음) 엩 (홍당무) (를 넘어서서 비트) (비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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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 이현 - 도아 (8444439E+5) 2020. 7. 17. 오전 2:33:50네가 들어오고 소년이 문을 탁 닫자, 잡동사니들 사이로 두 사람 정도가 들어갈 공간이 있을 뿐 전등도 없는 그 조그만 창고는 흐릿한 어둠에 휩싸였다. 비쳐드는 불빛이라고는 창살이 촘촘하게 가로로 쳐진 조그만 통기구를 통해 바깥에서 비쳐들어오는 복도 형광등 불빛뿐이었다. 불빛 안에서 어스름히 소년의 실루엣이 드러났다. 그는 검지손가락을 들고는 쉬잇, 하며 웃었다. 그리고 네게도 점점 그 소리들이 가까워지는 게 들리기 시작했다. 신발 밑창이 활기차게 또박또박 하고 복도 바닥을 두드리는 대여섯 명은 될 것 같은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와, 밝게 재재 떠드는 딱 네 또래 소녀들의 목소리.
그러니까,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유명 걸그룹인 "캐러멜하트" 가 지금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제각기 수다를 떨며 이리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 소년을 따라 이 창고에 숨지 않았더라면 아마 정면으로 맞닥뜨렸겠지. 너는 모르겠지만, 정면으로 마주쳤더라면 너는 꽤나 속이 타는 경험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이 소년은 어떻게 저 아이들이 이리로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 그녀들이 재잘대며 창고 옆을 스쳐지나갈 때, 이현은 네게 고개를 비스듬히 숙이고는 속삭였다. 눈을 가늘게 뜬 채로.
"지금 여기, 우리 둘이야."
-저 소녀들의 발자국 소리에 정신이 팔렸다면 미처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당신은 이 좁은 창고 안에서 이 소년과 단 둘이였다. -
536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2:34:59이 답레 쓰면서 인형이랑 아이를 단둘이 두지 말라는 그런 부류의 괴담이 좀 겹쳐보였어... ミuvu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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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2:37:43그 괴담은 인형이 아이를 위험하게 만드는 괴담인데 이쪽은... u.u... 도아 심장 쿵쾅쿵쾅 와그작빠그작 와장창...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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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8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2:44:16도아야 죽지마 ミ8v8彡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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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9 도아 - 이현 (6014398E+6) 2020. 7. 17. 오전 2:58:59생각보다 좁았고, 어두웠고. 다른 쪽으로 나가는 문 같은 건 보이지 않아서, 문을 닫은 널 바라보려니 너와 내 거리도 아주 가까워서. 네가 검지손가락을 들어 보이지 않았다면 바로 목소리를 냈을지도 몰라. 쉬잇, 하는 소리 뒤로 발걸음 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섞여서 들려오고, 그 소리 위로 내 심장 소리가 들려. 누군지 모를 유명인들과 마주칠 뻔해서, 아니면 지금 너와 너무 가까워서. 심장 소리가 너무 커서, 두 눈을 꼭 감았어. 그만, 들리겠어. 귓가에서 울려대는 이 소리가, 너한테도 들릴 것만 같아. 어두워서 놀랐었지만, 차라리 지금은 어두워서 다행이야. 어두우니까, 새빨갛게 물든 건 보이지 않을 테니까.
"잠깐, 잠깐만......"
"......너무 가깝잖아..." 밖으로는 새어나가지 않게, 너한테만 들리게. 조그맣게 말하고는 너와 거리를 벌려보겠다고, 뒤로 발을 디뎌. 디딜 공간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이렇게 가까이 있다가는 계속 두근거리는 이 소리가 너한테 들릴 거 같단 말이야. 그러니까 더 다가오지 말아.
"...맞아?"
느릿하게 손을 뻗어서, 네 머리 위로 톡 올려. 머리카락이 헝클어지지는 않도록 조심스럽게 네 머리를 쓰다듬었어. 아까 택시에서, 내가 밀어냈었잖아. 지금 여기 우리 둘뿐이라고 말한 이유, 둘만 있게 되면 하겠다고 했던 거 해달라고 말한 거잖아. -
540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3:00:02죽지 않았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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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1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3:00:56이현이 심장도 쿵쾅쿵쾅 와그작빠그작 와장창 해줘야 하는데...... u.u... 도아야 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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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3:07:36이제 와서 말이지만 이현이는 와장창 망가지기보단 들이대는 걸로 행복감을 더 표시하는 편이야.. ◑◑ 심장이 와그작빠그작 와장창해도 당황해서 물러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도아 손에 머리를 더 들이대거나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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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3:11:44u.u... 도아주도 도아도 심장한테 인사하고 올게... 미리 알았으니 작별인사 해야지...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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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 이현 - 도아 (8444439E+5) 2020. 7. 17. 오전 3:30:58이현의 머리카락이 네 손에 부드럽게 감겨온다. 명주실처럼 부드럽고 포근하게 사락사락, 하고. 네가 이 아이의 집에 처음 찾아갔던 날 그의 머리를 묶어주었을 때의 그 감촉 그대로다. 이현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선 채로, 네 손길에 고양이마냥 머리를 맡겼다. 그리고 그 옆을 또각또각 하는 발걸음 소리들과 제각기 재재 떠드는 목소리들이 다가와서는, 바로 옆을 지나 점점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딱히 문을 열고 나가거나 하지 않고, 당신의 손끝에 머리를 더 기대기를 택했다. 숫제 머리를 쓰다듬는 당신의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밀어넣는 것처럼도 느껴졌다. 어디서 골골대는 소리까지 나는 것 같았다. 정말이지 그는 당신 손에 길이 잘 든 고양이 같았다.
"모두 다 맞아."
하고 소년은 나직이 중얼거렸다. 네가 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았으니까. 소년이 내어줬던 반쪽짜리 가설 뼈대 위에는 당신이 호수로 던져넣은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그 소녀들은 이제 멀리 지나갔는지, 복도에는 인기척이 없이 조용하다. -
545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3:31:32아니 지금은 딱히 도아주가 기대할 만한 대목이 아닌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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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3:36:24앗 아냐 u.u 지금 말고 나중에 얘기였어 u.u! 지금부터 그러면 큰일나...... 많이 큰일나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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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7 도아 - 이현 (6014398E+6) 2020. 7. 17. 오전 4:05:55"...조용해졌어."
발걸음 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다가왔다가 멀어져갈 때까지도 너를 쓰다듬었어. 완전히 지나가고 나서, 밖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에서야. 아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는 않았어. 이제는, 두근거리는 소리가 이 좁은 공간을 가득 채워버린 것만 같아. 너한테도 들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박동 소리가 이곳을 가득 채웠을 때에서야 난 천천히 쓰다듬던 손을 멈춰. 느릿하게 손을 내리고, 그리고 조금 고민해. 네게 입 맞출까, 말까. 심장이 너무 뛰어서, 지금 네게 입 맞췄다가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서. 연습실에 가야 할 텐데, 널 붙잡게 되어서. 너도 내게 우리 둘만 있을 때라고 얘기했었어서. 이제 밖은 조용해졌으니까, 나가도 괜찮을 텐데, 그럼 둘만이 아니게 되니까. 그러니까.
"현아."
"나갈 거야?"
난 나가기 싫어. 네 머리를 쓰다듬다가 내린 손으로, 네 손을 살며시 잡아. 나가지 말아. 심장 소리가 너에게 닿더라도, 네가 반칙 한 번 했으니까, 나도 똑같이 반칙 한 번 해야 맞는 거잖아. -
548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4:07:14.................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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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4: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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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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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1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4:11:35도아주 카운터펀치 맵다 엄청 맵다 잠이 확깬다 @@@@@@@@ (정신못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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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 이현 - 도아 (8444439E+5) 2020. 7. 17. 오전 4:13:52"나는,"
네 귓가에 울리는 콩닥콩닥거리는 소리를 이 소년은 들을 수 있을까. 모른다. 이 소년은 그저 콩닥대는 소리가 들리는 곳 위에 있는 네 눈동자 안에, 자신이 고양이처럼 얄궂게 웃는 모습만을 비추어주고 있을 뿐이다. 소년의 손이 네 안에 부드럽게 잡힌다. 여전히, 그것은 조금 서늘하다. 그렇지만 네 손에 가지런히 잡히는 그것은, 이제 네 손에 조금 익숙해졌을지도 모른다.
"널 따라갈 거야."
널 따라갈 거야. 너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네가 날 사랑했듯 널 사랑할 거야. 그게 우리 약속이잖아. 통기구를 통해 비쳐드는 어슴푸레한 빛 가운데서, 소년의 미소는 네게도 잘 보였다. -
553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4:24:05짧은데, 저것말고는 못 쓰겠어...8w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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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4:47:50으아 u.u... 깜빡 졸았어... 답레 길이는 신경쓰지 말아, 도아주도 만만치 않게 들쭉날쭉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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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4:50:14이현주는 도아주가 자러 간 줄 알고 누워있었는데... 88 도아주 도아주, 꾸벅꾸벅 졸지 않아도 되니까 해 뜨고 푹 쉬고 나서 마저 놀자. 이번 주는 시간 많잖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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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6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전 4:55:17응, 아무래도 안되겠다. 계속 조는게 자야할 거 같아... 이현주도 누웠으면 푹 자자. 이따 일어나서 답레 가져올게. 잘 자,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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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전 5:02:41응응. 잘 자. 푹 쉬어. 이따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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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 도아 - 이현 (6014398E+6) 2020. 7. 17. 오후 12:30:01아직 우리는 여기 둘 뿐인 공간에 있어. 가지런히, 부드럽게 잡힌 네 손에 슬며시 깍지를 끼고, 다른 손은 네 다른 쪽의 팔을 살짝 붙잡았어. 그러고 나서 까치발을 딛고, 네 미소 위에 바로 입 맞출 수는 없어서, 비스듬하게. 네 뺨 위에 짧은 입맞춤을 떨어트려. 이제 나도 반칙, 너도 반칙. 나란히 반칙이지만, 난 한 번 더 반칙하고 싶어서. 짧게 입 맞췄을 때 머금은, 나랑은 다른 네 온기와 향기가 아쉬운가 봐.
"...키 컸으면 좋겠다."
그래서 너를 끌어안고, 그렇게 속삭였어. 키 크면, 널 내 품에 안는 것도, 입 맞추는 것도, 네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조금 더 쉬워질 거 아냐. 너랑 가까워지고 싶어. 나도 네 어깨를 끌어안아 보고 싶어. 발꿈치를 들지 않아도 네게 입 맞출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아쉬운 만큼 너를 꼬옥 끌어안고 있다가, 온종일 너를 안고 있으라고 해도 상관없을 거 같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까.
"연습실은 이제 거의 다 왔어?"
끌어안고 있던 팔을 풀면서 물어봐. 이제 나가기 싫지는 않으니까. -
559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후 12:36:58도아가 뺨에만 입맞추는 이유는
도아: 나는 현이 많이 좋아하지만, 현이는 아니잖아. 사귀고 있다고는 해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게 맞으니까...
도아: ......볼뽀뽀나 안는 건, 외국에서는 인사로도 하잖아. ... .
그냥 뽀뽀는 나쁜짓하는 기분이래 u.u -
560 이현주 (1682099E+5) 2020. 7. 17. 오후 9:53:38지금 집으로 가고 있어. 머릿속이 튀겨진 것 같아..(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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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1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후 10:02:07오늘 똑같이 늦게 자지 않았어...? 8-8 오늘 들어가서 푹 쉬어, 답레는 몇번이나 말한만큼 괜찮으니까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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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 이현주 (4021772E+5) 2020. 7. 17. 오후 10:29:52늦게 잔 건 맞는데 달랑 4시간 자고 눈이 떠지더니 오늘 하루종일 내내 좀비모드였어... ^q^
킬링포인트는 올 때 졸면서 걸었는데 컴퓨터 전원버튼을 누르니까 갑자기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있다는 거야. 왜일까 -
563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후 10:31:50이현주... 8-8 8-8 안 되겠다, 오늘은 둘 다 일찍 자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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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후 10:34:28답레 쓰고 잘래 UwU 어차피 내일은 토요일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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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후 10:52:08이현: 볼뽀뽀나 안는 건...
이현: 도아한테만 받고 싶어. -
566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후 11:06:04언젠가 이현이가 어려졌다! AU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ミ๏v๏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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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 이현 - 도아 (8444439E+5) 2020. 7. 17. 오후 11:10:17네가 뭘 하려는지 알았을 때, 소년은 다소곳이 허리를 숙여 네가 소년의 뺨에 닿기 좋도록 너와의 눈높이를 비슷하게 맞추어주었다.
보통 말야, 그림을 그릴 때 사물에 어두운 그늘이 진 부분을 묘사할 때는 마냥 명도만 낮추는 게 아니라 채도도 같이 낮춘대. 사람의 눈은 빛이 미세하고, 약하고, 어둑어둑할수록 그 빛의 색깔을 분간하지 못하게 된대. 한밤중에 물건들이 까만색 아니면 거의 회색으로 보이는 건 그래서래. 그런데, 도아야, 이 어두운 창고 안에서 네 발그레한 색깔은 전혀 바래지 않고 선명하게 빛나고 있어.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한 네 달콤한 샴푸 향기만큼이나. 내 뺨에 한 조각 떨어진 온기만큼이나.
이런 기쁜 기억들이 영영 바래지 않고 나한테 계속 남아 있으면 좋을 텐데.
왜인지, 네가 한 입 깨문 멜론을 떠올리게 하는 향긋한 단내 사이로 소년의 속마음이 언뜻 느껴진 것도 같았다. 소년은 허리를 피곤 네 포옹에 응해 네 어깨를 끌어안았다. 당신의 속삭임에 "왜?" 라고 나직이 대답하면서. 어쩌면, 네가 이 소년의 어깨를 싸안게 될 때가 있겠지. 어쩌면, 네가 이 소년의 머리를 품에 품고는 입맞추거나 쓰다듬어줄 때가 있겠지. 이 소년이 네게 기대어오는 순간도 있겠지.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시공은 차곡차곡, 잘 이루어져 가고 있다.
"이제 저 코너만 돌면 되니까."
소년은 잠깐 시선을 위쪽 어딘가로 돌려놓고 바깥의 소리를 조심스레 들었다. 그리고는 나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창고 문을 조심스레 밀었다. 어둠에 익숙해져 있던 눈에 복도의 불빛이 눈부시다.
"가자." -
568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후 11:17:13어려진 AU...... 엄청 귀엽겠다...... 8-8... 이현이가 원래대로 돌아왔더니 도아가 어려져버려도 재밌겠다 u.u (나쁜 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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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9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후 11:25:01이현이 여동생 X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진짜루 되게 귀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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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 이현주 (8444439E+5) 2020. 7. 17. 오후 11:33:13도아주는 이제 자러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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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 도아 - 이현 (6014398E+6) 2020. 7. 17. 오후 11:56:58"너랑 더 가까워지려고."
네가 눈높이를 맞춰주는 게 좋아. 내가 널 안으니까, 너도 마주 안아주는 게 좋아. 네가 좋아하는 만큼 가까워지고 싶은 거야. 키가 조금 커지는 것같이 사소한 것부터, 네 등하굣길 옆에 내가 있다거나 하는 것까지도. 나직이 물어오는 네게 당연하단 듯이, 생각해보는 듯한 잠시의 시간도 없이 바로 속삭였어.
"네가 작아질 수는 없잖아."
조금 장난기 섞인 듯, 웃음소리가 살짝 묻어나. 근데, 있지. 현아, 그거 알아? 넌 갑작스럽게 했었잖아. 그래서 내가 반칙이라고 했던 건데, 난 하나도 안 갑작스러웠던 거 같아. 나란히 반칙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네게서 완전히 한 발자국 더 멀어지기 전에, 아까 입 맞췄던 쪽이 아니라 반대쪽에, 다시 한번 입 맞췄어. 아까보다는 조금 더 길었을지도 몰라. 너무 짧게 입 맞춰서, 반칙이 아니라고 봐줬을 수도 있잖아.
"응, 가자."
네가 창고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을 때, 복도의 불빛이 눈부셔서 그랬을까, 눈웃음을 지으면서 널 따라 밖으로 나가. 사랑에 빠지면 예뻐진다는 말,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 네 앞에 있어서 물드는 뺨이, 내가 물들일 수 있는 색 중에서 제일 고운 색이니까. -
572 도아주 (6014398E+6) 2020. 7. 17. 오후 11:58:02맞춤법 검사기... u.u...... 또 날렸었어 8-8... 급하게 다시 써왔는데, 이현주가 자러갔을 수도 있겠다. 자러갔다면 잘 자길 바라, 오늘 무리한 것 같은데 푹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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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이현주 (1537525E+6) 2020. 7. 18. 오전 12:03:17아니아니 이현주 아직 여깄어88888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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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4 도아주 (2808124E+6) 2020. 7. 18. 오전 12:04:08>>569 이현이는 도아가 어려져도 확실히, 여동생 있으니까 잘 할 지도 모르겠다 u.u... 도아는 동생이 없어서 서툴지도 모르겠네. 어떻게 안아줘야할 지도 몰라서 허둥일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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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 이현주 (1537525E+6) 2020. 7. 18. 오전 12:04:27(그리고 답레에 흐물텅 녹아내려버린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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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6 도아주 (2808124E+6) 2020. 7. 18. 오전 12:05:01앗, 있구나 8-8 기뻐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모르겠다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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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 이현주 (1537525E+6) 2020. 7. 18. 오전 12:07:39쓰다듬어주면 됩니다 ミ๏v๏彡
도아주는 오늘 언제쯤 자러 갈 거야? -
578 도아주 (2808124E+6) 2020. 7. 18. 오전 12:10:45응, 오늘은 일찍 일어나야해서... 2시에는 자러 가볼려고. 한번 밤 새서 이렇게 낮밤이 바뀌어버리다니... u.u...
어려진 이현이 방송부실에 데려다두고, 방송부 일 있는 척, 바쁜 척 어린 이현이랑 노는 거 보고 싶다. u.u... 얼마나 어려지는 거려나. -
579 이현주 (1537525E+6) 2020. 7. 18. 오전 12:16:26그때 도아주랑 오랫동안 놀 수 있어서 좋았긴 했지만, 역시 적당히 해야 했어... ミ8v8彡
>>얼마나 어려지는 거려나<< 앗 그거 아직 안 정했는데. 도아가 데리고 놀기 좋은 나이로 맞춰볼게 ミuvu彡 -
580 도아주 (2808124E+6) 2020. 7. 18. 오전 12:20:498-8 현생이 눈치껏 이현이랑 도아랑 놀게 빠져주면(?) 좋을텐데 8-8
앗. 앗... 아예 확 어려져서 유치원생 쯤이여도 귀여울 것 같고, 초등학생 쯤이여도 귀엽겠다. 중학생 쯤으로 어려지면 분명 어려졌는데 눈높이가 비슷하다거나 할 수도 있으려나 u.u... 도아는 확 어려지는 거 생각했었어. 그럼 이현이랑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속상해할
거 같아서... (못됨)
그러고보니 도아는 아직 키 크는 중이야. 정말 티엠아이지만 u.u... -
581 이현주 (1537525E+6) 2020. 7. 18. 오전 12:26:24>>>이현이랑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속상해할 거 같아서<<<
4살 터울 여동생을 두고 있는 오빠를 얕보고 있구나 도아주 -
582 이현 - 도아 (1537525E+6) 2020. 7. 18. 오전 12:49:06"네가 손짓만 해도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을 텐데-
그렇지만 네가 더 가까워지면 나는 기쁠 것 같아."
소년은 당신의 손을 꼭 붙든 채로 벽장 문을 열고 나왔다. 복도는 언제 시끄러웠냐는 듯이 조용했다. 너와 소년뿐이었다. 소년은 네 손을 꼭 잡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쭉 뻗은 복도를 가로질러서, 모퉁이를 돌아, A-2라고 적혀 있는 커다란 나무 문 손잡이를 돌리고. 그 나무 문은 평범한 나무 문에서 볼 수 있는 그런 것들보다 한결 무거워보였다. 노래하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니, 방음 처리가 되어있는 것이겠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문간에서 소년은 익숙하다는 듯 손을 뻗어 어두운 문 안쪽의 벽의 어느 지점을 짚었고, 이내 형광등이 켜지면서 불빛 아래 연습실의 모습이 드러났다. 왠지 수련회를 가면 묵곤 하는 방만 달랑 있는 숙소를 생각나게 하는 그곳은, 그렇지만 이런저런 녹음설비와 음향설비, 악기의 스탠드 같은 것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이현은 그 중에서도 한쪽 벽에 기대어져 있는 벽장을 보고 다가갔다. 이런저런 책들이며 노트들이 책장 한 줄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두번째 줄도 그것과 비슷한 것들로 절반 가까이 메워져 있었다. 그는 두 번째 줄로 손을 뻗었고, 손때묻은 노트 한 권을 집어들었다.
"여기 있었네."
-그것으로 끝이었다. 왠지 입구에서 엄청 마음고생을 한 것치고, 소년의 용무는 굉장히 허탈하게 끝났다. 택시에 내리고 나서부터 짊어지고 있던 기타가방에 노트를 집어넣은 이현은 한시름 덜었다는 상쾌한 표정으로 당신을 돌아보았다.
"이제 집에 가자." -
583 이현주 (1537525E+6) 2020. 7. 18. 오전 12:49:56쓰는 동안 살짝 비몽사몽이었다 ミ@v@彡 이현주는 이제 누우려고 해. 도아주도 얼른 잠들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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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 도아주 (2808124E+6) 2020. 7. 18. 오전 12:55:33응응, 나도 지금 눈꺼풀이 무거워져서... u.u... 2시리니 스스로 과대평가 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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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 이현주 (1537525E+6) 2020. 7. 18. 오전 12:55:58오늘 하루도 놀아줘서 고마워.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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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이현주 (5130289E+6) 2020. 7. 18. 오후 10:17:13좋은 하루 보내고 있었으면 좋겠네.이현주는 지금 깨서 좀 많이 당황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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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7 도아주 (2808124E+6) 2020. 7. 18. 오후 10:28:26방금 귀가했어 u.u... 야금야금 쓰고 있었으니까, 곧 가져와볼게. 그리고 어쩌다 생활패턴이 그렇게까지 망가진 거야... 8-8 여기서 너무 열심히 놀았나봐 8-8...... 오늘 밤에 잘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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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 도아 - 이현 (2808124E+6) 2020. 7. 18. 오후 10:58:36"우유 많이 마셔야겠다."
네가 기쁘다고 하면 그래 볼게. 난 네가 기쁘면 같이 기뻐하는, 행복해지는 사람이니까. 쭉 뻗은 복도를 네 발걸음 따라 옮기면 내 뒤로 남은 발자국에는 웃음이 고여 있을 거야. 조용하기만 한 이 복도에 메아리처럼 언뜻, 작은 웃음소리를 흘리고 말아서. 모퉁이를 돌고 나면, 그 발자국에 고인 웃음소리에서 꽃이 필지도 모르지. 이곳에서는 네 옆자리에는 내가 없을 날이 더 많을 테니까, 그러니 네 발걸음에 그 꽃잎들이 따라 앉기를 바라. 내가 없어도, 문득 따라 앉은 꽃잎이 네 눈앞에서 나뒹굴어서, 스쳐 지나가듯이 라도 내가 생각나게.
커다란 나무문 손잡이를 돌리고, 무거운 문이 열리면 익숙하게 그 문 너머의 어둠 속으로 손을 뻗는 너를 보고 생각했어. 나는 오늘에서야 처음 네 왕관을 보았지만, 넌 오랫동안 그 왕관을 쓰고 있었구나. 그리고 눈을 꾹 감으며 고개를 조금 저어. 더 생각했다가는 다시 저려올 것만 같아서,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불빛이 들어오며 드러난 연습실을 눈에 담으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밀어내.
"... 밴드부랑 방송부 합쳐 놓은 거 같아."
아예 낯설지만은 않았지만, 낯선 풍경에 눈을 깜빡거리며 바라봐. 지금은 멈춰있지만, 여기가 네가 일하는 곳이구나. "신기해." 조그맣게, 너에게까지 들렸을지도 의문인 목소리를 흘렸다. 언젠가, 네가 여기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는 날도 있을까. 가지러 왔다던 것을 찾은 듯한 네 목소리에, 뒤늦게 너를 바라봐. 네 손은 노트를 집고 있었고, 그 너머로 벽장이 보여. 그 노트도 벽장을 메우고 있는 저 사이에 꽂혀있었던 거야? 새삼스럽지만, "현아, 너 엄청 멋있는 거 알아?"
"응, 집...... ... 우리 택시 타?"
어떻게 나가, 여기서. 택시 안에서 봤었던, 이 건물 앞에 몰려있던 인파가 생각나서. 분명 그중에는 널 보러온 사람도 있을 거 아냐. -
589 도아주 (2808124E+6) 2020. 7. 18. 오후 10:58:58전혀 '곧'이 아니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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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 이현주 (1537525E+6) 2020. 7. 18. 오후 11:13:14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UwU!
이현주도 금방 답해주지는 못했는걸. 그리고............................... (오늘도 여지없이 답레에 한번 죽고 마는) -
591 도아주 (2808124E+6) 2020. 7. 18. 오후 11:29:36어떻게든 안 될 수도 있지 않을까 u.u................
이번 답레는... 다 쓰고 올리고 나서까지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좀 고민이었는데, 이현주가 죽었다니까(?) 나쁘지는 않은가보다 u.u 다행이야.
도아가 마냥 좋아할 수 없는데, 이현이가 좋은 상황에서 어쩌지도 저쩌지도 못 하고 모르는 체 하는 걸 녹이고 싶었어. 근데 그게 어렵더라...... -
592 이현주 (1537525E+6) 2020. 7. 18. 오후 11:39:11아니 지금 그게 마음아파 죽었어... 괜히 가수라고 설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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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3 이현 - 도아 (7855531E+5) 2020. 7. 19. 오전 12:11:26"사실 어느 쪽이건 상관없어. 키가 커도 작아도 모두 너니까..."
이 소년이 너의 모든 삶의 매 순간을 함께 누릴 수 없듯이, 너 역시도 이 소년의 모든 삶의 매 순간을 함께 누릴 수는 없다. 네가 이 소년과 서로 연인이 되기로 했더라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존재하는 법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은 변화한다. 너는 그의 왕관을, 그의 원더랜드를 이제야 처음 보지 않았는가. 너는 알 길이 없겠지만, 이미 소년은 네게 많은 부분이 물들었다- 문득 따라앉은 꽃잎이 나뒹군다고 표현할 만한 영역을 넘어서, 그는 이제 네가 남겨준 그림자에서 악상을 찾고 있었으니까. 왕관을 쓰고 있던 왕자님은 체셔 고양이가 되어서 너와 같이 걸어가고 있다. 아직 앨리스가 한 번도 내딛어본 적 없던 이 또다른 원더랜드도 언젠가 네 빛깔에 물들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낙심하지 말기를. 모든 상황은 변화한다.
"방송부 부실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었어. 엄밀히 말하면 다르긴 한데 확실히 비슷하게 생긴 기재들이 있지..."
예를 들어 저 녹음 부스 옆에 달려 있는 마스터링 장치라거나, 녹음 부스 안에 설치되어 있는 마이크라거나. 이현은 기타가방에 노트를 반쯤 집어넣다 말고, 네 말에 너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에는 왠지 모르게 개구진 미소라고 해야 하나, 고양이같은 웃음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 그것과 비슷하지만 평소에 짓는 고양이같은 미소와는 조금 다른- 그래, 뭔가 "자기가 생각하기에 아무튼 좋은 무언가" 를 너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열 살짜리 장난꾸러기 꼬맹이같은 웃음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할 것 같다.
"신기한 거... 그러면, 나갈 때 이야기는 나갈 때 하고... 여기서 나가기 전에 신기한 거 하나 보여줄까?" -
594 이현주 (7855531E+5) 2020. 7. 19. 오전 12:11:42엄청 늦었다... 도아주는 자러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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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5 도아 - 이현 (2723233E+5) 2020. 7. 19. 오후 10:01:04"......그렇게 말 안 해도 이미 좋아해."
키가 작아도, 커도, 나라서 괜찮다는 것처럼 들려서, 부끄러워져서 툴툴거리듯이 조그맣게 말했어. 난 너랑 더 닿고 싶어서, 가까워지고 싶어서 키가 크고 싶다고, 내 욕심을 이유로 그렇게 말했는데. 네가 그렇게 말하면, 그런 이유로 키가 크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부터, 나라면 상관없다고 들리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일지 생각해보다가 설레고 마는 것까지, 난 하나같이 부끄러워질 수밖에 없잖아. 하지만, 그래도 좋아. 네 말 한마디에, 손짓 한 줌에, 웃음 한 조각에 흔들리고 마는 게. 네 옆에서 널 좋아할 수 있기 때문이잖아.
"진짜?"
"언제? 언제 왔었어?" 왜 서운한지 모르겠어. 너랑 난 분명 같은 반이고, 지금은 이렇게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데도. 내가 자주 있는 곳에 네가 왔었다는 데도 난 그런 기억이 없어서, 괜히 서운해져. "다음번에 올 일 있으면, 그때는 나 있을 때 와." 같이 조금 놀자. 부장 선배한테 들키면 혼나겠지만, 안 들키게 몰래 놀자.
"신기한 거?"
네가 웃는 게, 어딘가 조금 다르다는 걸 눈치채고는 고개를 잠깐 갸웃거려. 그리고 금방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거야. 네가 그렇게 웃음 짓도록 만든 그 신기한 거 하나가 궁금해. -
596 도아주 (2723233E+5) 2020. 7. 19. 오후 10:02:00어째서 주말이었는데도 바빴는지 모르겠어 8-8 어제 기절잠해서 사라진 것부터, 늦게 온 것까지 미안해...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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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7 이현주 (7833394E+5) 2020. 7. 20. 오전 12:13:28괜찮아 괜찮아. 이현주는 3시에 낮잠 잔다고 누웠다가 지금 깼는걸... 3.3 지금쯤이면 잠들었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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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 이현 - 도아 (5695908E+5) 2020. 7. 21. 오전 12:03:33
네게 조그맣게 툴툴대는 소리에, 소년은 뭐라 더 군소리를 붙이지 않는다. 다만 방싯, 하고 웃으며 너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다. 자기의 옆에서 자기를 가만히 좋아해주는 너를. 그 온기가 마냥 좋아서. 좋다는 느낌을 조금씩 알아가는 게 좋아서. 그러다 자신이 별 생각 없이 덧붙인 말에 네가 놀란 기색을 보이자, 소년은 고개를 갸우뚱 기울인다. 차라락 하고 하얀색에 가까운 잿빛 머리카락이 흐른다.
"글쎄- 자세한 건 잘 기억 안 나."
그때 네가 거기 없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어. 소년은 자신이 관심없는 것에는 병적으로 무심했고, 건망증에 가까운 속도로 그것을 빨리 잊어버렸다. 그저 네가 말을 꺼냈기에 망각의 파편에서 미처 덜 깨어진 것들 중 네 빛깔과 엇비슷한 것을 주워올리는 데 성공했을 뿐이다. 그 방문은 소년에게는 별 특별한 의미가 없었다. 사막여우가 밀밭을 아무것도 아닌 그저 그런 풍경들 중 하나로 여기듯이 말이다. 하지만 어린 왕자가 다녀가자 사막여우는 밀밭을 보고 금발머리를 떠올리게 되었더랬지.
"그러면 다음번엔 네가 데려가줘."
나한테는 네 세상이, 네가 원더랜드야. 소년은 그렇게 웃었다. 그것이 소년을 웃게 하는 것이었다. 네가 소년을 웃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손을 뻗어 녹음 부스 옆에 놓여있던 컴퓨터를 켰다. "잠깐만 기다려줄래." 컴퓨터가 부팅되는 데 걸리는 1분 남짓의 시간 동안, 소년은 분주하게 이런저런 장치의 전원을 넣었다. 2분 정도에 걸쳐 그렇게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는, 소년은 마침내 준비를 끝냈는지 키보드 앞에 앉았다. 그리고, 차근차근 반주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이 체셔 고양이가 밀밭이 너의 머리카락처럼 하얗게 빛날 때 느낀 것들을 노래로 엮은 것이었다. -
599 이현주 (5695908E+5) 2020. 7. 21. 오전 12:04:09오늘 하루는 잘 보냈을까. 3.3 답레가 많이 늦었지, 미안해. >>597 써놓고 또 한참을 푹 자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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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이현주 (3916125E+5) 2020. 7. 21. 오후 8:47:00갱신해둘게! 잘 지내고 있으려나... 이현주는 바쁘게 보내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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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 도아주 (6669143E+5) 2020. 7. 21. 오후 10:35:29저번주에 탱자탱자 놀았던 여파를 몰아받고 있어...... 이번주 내내 정시퇴근은 꿈의 이야기일 거 같아 8-8
저 노래 플레이리스트에 들어있는데, 들을 때마다 이현이 생각나서 과몰입인가보다 했는데 공식이 됐네... u.u... 답레는 써볼거지만 응, 잠들 지도 모르겠다. -
602 이현주 (0615964E+5) 2020. 7. 22. 오후 4:31:42>>601 그래도 이제 수요일이잖아, 절반쯤 왔으니 조금만 더 힘내 8︿8
어쩌면 저 노래를 도아주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이네. 답레를 쓰지 못하고 잠들었다고 기죽지 않아도 좋아. 포기하지 말아, 나도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도아주가 다시 놀아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거니까. -
603 도아 - 이현 (2177392E+5) 2020. 7. 22. 오후 7:50:07"응, 둘이 놀자."
원래 다른 학생들은 아무렇게나 들여주면 안 되지만, 사랑에 눈이 멀었다고 할래. 틀린 말도 아니잖아. 둘이 몰래 놀려면 아마 방과 후에만 같이 있을 수 있을 테지만, 네가 그래도 좋다면, 난 당연히 좋아. 햇빛이 너무 강해서, 여름 하늘이 너무 높고 푸르러서, 장맛비가 거세서. 너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이유는 무엇이든지 좋아. 혹시라도, 그저 집에 가기 전에 나와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어서라면, 그렇다면 제일 좋겠지만. 네가 웃는 것을 보고 따라 웃으면서 말했어.
응, 기다릴게.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너를 지켜보았어. 네가 장치들에 전원을 넣을 때, 키보드 앞에 앉을 때. 쉽게 짐작할 수 있었어. 노래하려는 거지. 네가 쓰고 있는 왕관이 신기했고, 네가 지내는 성이 신기했어. 하지만 내가 신기해하기만 바랐다면 다른 노래를 골랐어야지, 현아. ‘널 사랑하게 해달라’고 말해오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신기해하기만 할 리가 없잖아.
"...... Let you love me."
노래를 듣는 동안, 입술을 꼭 깨물었어. 울렁거리는 기분을 밀어내려고, 올라오지 못하게 하려고. 네 노래가 끝났을 때에서야 입술을 달싹이다가 말해. ‘널 사랑하게 해달라’고 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뿐이잖아. 날 사랑해줘. 고개에 힘이 빠진 듯, 떨궈지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
"...집에 가자, 현아."
그리고 덧붙이면서, 손을 네게로 내밀어. 녹아내리기 전에 잡아줘. -
604 이현주 (0615964E+5) 2020. 7. 22. 오후 11:51:48씻고 나면 결국 이 시간이구나... ^q^ 도아주는 오늘 하루도 무사히 넘겼을까. 지금쯤이면 집에서 선풍기바람 쐬면서 쉬고 있겠지? 답레는 천천히 써둘게. 좋은 밤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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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 이현 - 도아 (0444603E+5) 2020. 7. 23. 오전 12:31:46둘이 놀자, 같이 놀자. 그가 당신에게 불러준 노래에는 당신이 나직하게 남겨준 그 한 마디가 불러일으킨 설렘이 담겨있었다. 다시 말해, 그것은 일종의 대답이었다. 비가 쏟아지는 하늘의 우중충한 빛깔도 너와 함께 보낸다면 둘만의 시간을 덮어주는 아늑한 장막이 될 테고,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따갑게 내리쬐는 늦여름 오후의 태양도 당신과 함께 있는 창가로 부서져들어올 때는 둘만의 추억에 아름다운 장식으로 남을 것이다.
나는 보여주고 싶었어. 네가 신기해하다 못해 두려워하던 이것들도, 이 커다란 별들도- 네가 뿌린 빨간색 씨앗들이 형형색색의 꽃을 피워낸다면 모두 네 것이 될 거라는 걸 말야. 그러니 포기하지 말아줘, 포기하지 않을게. 내가 너를 사랑하게 해줘. 연주가 끝나고도 소년은 잠깐 눈을 감고 있었다. 반주의 마지막 울림은 네 나직한 말을 덮어버렸을까, 아니면 그것을 실어다가 소년의 귀에 얹어주었을까. 소년은 그저 연주를 마치고 기타를 다시 가방에 집어넣을 뿐이다.
그리고 이현은- 내밀어진 네 손을 받아들고는, 부드럽게 움직이며 네 손을 깍지끼어 쥔다. 마치 손길에 익숙해진 고양이가 네 손에 와서 쓰다듬어 달라고 머리를 톡 부딪는 것 같다. 그에게 정말로 꼬리가 달려 있었더라면 지금이면 기분좋게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응. 가자."
소년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직 이런저런 전자기기들이 켜져 있긴 했지만, 사실 켜놔도 별 상관없긴 했다. 매니저 형이 보게 되면 전기 아껴쓰라고 잔소리를 할 게 뻔하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으니까. 소년은 기타 가방 앞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볼캡을 꺼내서 콕 눌러썼다. -
606 도아주 (6537154E+5) 2020. 7. 23. 오후 7:27:14답레... 내일 밤에 줄 수 있을 것 같아. 노랴ㅕㄱ해 볼게...u.u 오래 기다리게 만들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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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 이현주 (0444603E+5) 2020. 7. 23. 오후 10:57:41도아주가 돌아오겠다고 말하기만 하면 나는 언제까지고 여기에서 기다릴 수 있어. 우리 둘 다 서로 혐생이 바쁜 건 잘 알고 있고. 상판은 취미생활을 하러 오는 곳이잖아? 그러니 너무 부담이나 죄책감 갖지 말아줬으면 해. 그 대신에 다시 생활에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되면 못 놀았던 만큼 재밌게 놀면 되는 거야.
그리고 오늘 밤 도아주가 시간이 난다손 쳤어도 방금 이현주가 역대급 물싸다구를 맞으면서 집으로 돌아온 관계로 오늘은 못 돌렸을 거야... xx -
608 도아 - 이현 (4447781E+5) 2020. 7. 25. 오후 7:54:03마냥 좋을 수만 있다면 좋겠어. 손가락 사이로 네 손이 깍지끼고 있는데도, 울림이 가라앉질 않아서 애틋하게 네 손을 그러쥐었어. 좋아해서 아프다는 건, 너무 잔인한 일이잖아. 누가 사랑을 그렇게 아름답고 예쁘게만 노래했을까. 네가 내 심장이 쿵 가라앉게 만들고, 눈물을 머금게 해. 하지만, 내 웃음꽃을 피우는 것도 너라서. 너로 아파졌으니까, 너로 아프지 않을 거야.
"내일은 같이 학교 갈 수 있어?"
"하교는?" 사실, 무슨 답이 돌아오든 상관없어. 난 하늘에 높게 뜬 구름을 붙잡으려고 하는 것만 있는 것 같아서, 아직 잡을 수는 없다면 물들여볼 생각이야. 구름은 하늘색도 되고, 분홍색도 되고, 먹색도 될 수 있잖아. 네가 조금이라도 날 생각할 수 있게, 난 구름 옆까지 닿을 수 없으니까. 단지 이 질문은, 물감을 언제 칠해야 할 지 고민하는 것뿐이야.
"...켜놓고 가도 돼?"
그러면 엄청나게 혼나는데. 방송부는 혼나. 마냥 낯설지만은 않은
기계들이 켜져 있는 게 괜히 눈에 밟혀서 물어봐. 아니, 사실은 너랑 여기 더 오래 있고 싶어서 그런 걸지도 몰라. 네가 모자를 쓴 이유가 뭘까, 별빛을 감추려고 일까. 네가 별이란 걸 이제서야 알아서, 별과 함께 길에 오르기 겁내고 있는 거야. -
609 도아주 (4447781E+5) 2020. 7. 25. 오후 7:56:51훨씬 늦었네......... 아직 8월도 아니지만, 9월즈음부터 무지 바쁠 예정이야. 지금은 프로젝트 마감 중이고, 9월에 신규 프로젝트 투입이니까... 이렇게 바빠서 어떡하지. 최대한 틈내서 써보겠지만, 혹시라도 이현주가 너무 기다리기 지친다면 언제든지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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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도아주 (4447781E+5) 2020. 7. 25. 오후 7:58:41오늘 몸은 괜찮았을까? 가족 중에, 비가 너무 거세서 우산이 무의미하게 다 젖었는데 열이 올랐거든. 비 많이 맞은거 같아서 걱정된다... u.u... 이틀이나 지나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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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 이현주 (5978115E+5) 2020. 7. 25. 오후 8:07:11도아주는 그래도 계속 이현이랑 놀고 싶어? 그러면 상관없어. 기다릴게. 갱신하면서 답레를 들고 오지 않아도 좋으니, 근황만 짤막하게 전해줘도 돼.
이현주도 지금 밖이라 답레를 바로 쓰지는 못하겠지만... 늦저녁쯤에 돌아가니까, 그때부터 답레 느긋하게 써둘게. -
612 도아주 (6303114E+5) 2020. 7. 26. 오전 7:19:56그래도 놀고 싶어. 이현주한테 몹쓸짓하는 기분이야... 8-8 바쁠 때는 갱신이라도 꼬박꼬박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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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이현 - 도아 (4418669E+5) 2020. 7. 26. 오후 8:27:18"응, 내일은 시간이 많이 있으니까... 쭉 같이 있을 수 있어."
학교 끝나고도 같이 있을까? 이현은 철모르고 웃는다. 좋아하기에, 좋아하는 마음이 닿지 않는 빈 자리가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런 고통이 있기에 사랑이 더욱 절실해지는 것이다. 그림자의 존재로 빛이 의미를 갖듯이, 동전에 앞면과 뒷면이 있듯이. 소년으로 인해 아픈 마음을 보듬어주기 위해, 너로 인해 아픈 마음에 다독임을 받기 위해 이 소년은 네 옆에 있다. 조금이라도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고자 하는 네 질문에 소년은 고개를 살래살래 가로저었다.
"어차피 끄려면 금방 꺼지는 것들이니까... 그냥 켜놓고 가버릴래."
그러니까 매니저 형은 내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많이 해. 이런 전자기기들을 끄는 것을 깜빡했을 때도 잔소리를 하고, 그것보다도 밖에 나다닐 때면 이 볼캡을 좀 쓰라고 잔소리를 해. 내가 어느 정도 활동을 시작하고 난 이후로는 항상 나하테 이 볼캡을 눌러씌우면서 눈 많은 데로 가면 쓰라고 고집을 부렸지. 구부러진 챙 그늘 아래로 나를 감추라고. 어째서 그래야 하는지 몰랐어. 아니 딱히 관심을 갖지 않았어. 그런데 알겠어. 너 때문에, 텅 비어있던... 원래 텅 비어있어야 되는 것인 줄 알았던 내 생활의 어느 빈 자리에 톡 뛰어들어와서는 내 비어있던 자리를 온통 너로 채워주고 있는 너 때문에 알게 됐어. 나를 왜 이 챙 아래에 감추라고 했는지. 그렇지만 너와 계속 함께할 수 있다면 이런 모자를 쓰는 것 정도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해.
저기, 그거 알아?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네가 내 세상에 칠해주고 채워주는 것들은 나로서는 전혀 본 적 없던 것들이야. 그렇지만 그게 너무 좋아서, 너무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러니까, 나도 너와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고 싶어.
"저녁은 우리 집에서 먹고 갈래?"
그러니까, 이현이 아무렇지 않게 이렇게 톡 꺼내버린 한 마디는, 아마 마음속에 꼭꼭 눌러담고 있던-그것 말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너를 향한 마음 중 일부가 흘러나온 것일 테다. -
614 이현주 (4418669E+5) 2020. 7. 26. 오후 8:28:54함께 있어주기로 약속한다는 것만으로 내게는 다행이니 그런 자책감 갖지 않아도 돼... 말없이 떠나가버린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가슴아픈 일일 거야. 앞서 말했듯이 부담 갖지 말고. 도아주가 같이 있고 싶다면 내가 해야 되는 일들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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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도아주 (0471676E+6) 2020. 7. 28. 오전 7:32:57응, 말없이 떠나지 않아. 꼬박꼬박 갱신하러 올 거고, 불가피하다면 여기 말 남길 거니까... 야근이라도 없으면 답레 쓸텐데. 오늘 가져오는 게 목표지만, 응.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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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 이현주 (4749517E+6) 2020. 7. 28. 오후 3:02:11두 번씩이나 버림받고 싶지는 않지만... 도아주가 바쁜 일들부터 먼저 차근차근 처리해 줘. 잘 기다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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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도아 - 이현 (3927659E+5) 2020. 7. 28. 오후 6:53:54그럼, 물감은 내일 칠할래. 그렇게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거려. 옆에 있을 때는, 우리가 같이 있을 때는 내가 그 색을 띠고 있을 테니까 물감을 칠하지 않아도 괜찮잖아. 내가 없어도 나를 떠올릴 수 있는 흔적으로, 구름을 물들여 색을 입히려는 거니까.
“응, 네가 그렇다면.“
네가 그러고 싶다면, 나는 또 한 번 말할 수 없어. 좋아하는 사람이, 그래. 그런 거야. 모든 생각에, 느낌에, 감정에 네가 녹아들어서 하루가 너로 가득 차올라. 문득 네가 생각나고, 너를 어떨까 싶어져서, 네 생각만 하다가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고 거멓게 칠해져. 잠자리에 들려는 밤하늘에 별 하나로 널 생각하고, 눈을 꼭 감아버려도 그 까만 시야에 네가 덧칠해지고. 그러니까 네가 그러겠다고 하면, 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어. 다만 하나 바라는 건, 이 일로 혹시 네가 책잡히지 않으면 좋겠다고. 나 때문에 네게 좋지 않은 일 생기는 건 싫어.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일을 주지는 못하고, 그 반대로 해버린다는 건 슬프잖아.
“...응?”
있지, 나 오늘 하루가 엄청나게 길었어. 그래서, 너와 헤어지면 이불 속에 빠져 있을 생각이었어. 혼자 다시 한번 베갯잇에 눈물을 떨어트릴지도 모르고, 그러고 싶지 않아서 눈을 감아버릴지도 모른다고. 그럴 줄 알았는데, 네가 톡 꺼낸 말 한마디가. 어쩌면 좋아. 네 앞에서 그렇게 펑펑 울고, 지금 뻔뻔하게 같이 있는 거로도 모잘라서— 네 집에서 저녁까지. 이렇게나 길게 느껴진 하루가, 아직 그만큼 더 남아있을 줄은. 네 물음에 난 당연히.
“그래도 돼? 동생은...?”
그래도 괜찮다고만 한다면, 난 좋아. 놀람을 섞어 동그랗게 떴던, 깜빡이며 당황의 신호를 보내던 눈을 조금 접어서, 살짝 눈웃음 지으면서. 엷은 붉은 빛으로 뺨은 익어버렸고, 그리고,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여. -
618 도아주 (7811898E+6) 2020. 7. 28. 오후 6:58:50목표 달성이야. u.u!
이번 일상, 슬슬 마무리 짓고 건너뛰어 저녁 일상으로 넘어가도 괜찮을 거 같다라는 생각이야... u.u 이현주가 하교길부터 저녁식사까지 잇고 싶다면 상관없지만. 그냥, 백업할 겸 답레 쓰는 메모의 길이가 어마무시해서 든 생각이야.
그리고 이현이네서 저녁식사하면... u.u... 도아는 내일 학교에서 꾸벅꾸벅 졸겠다. 잠이 많은 애가, 밤잠 설칠 예정이고... 학교는 시끌시끌해서 제대로 못 잘테니 꾸벅꾸벅. -
619 이현주 (1031718E+6) 2020. 7. 28. 오후 8:17:10여전히 가슴아플 정도로 귀엽네 도아... 근데 이현이 옆자리인데 꾸벅꾸벅 졸면 이현이 어깨에 머리 기대게 되는데 도아 깨고나서 많이 당황하지 싶고
지금은 많이 바빠. 답레는 천천히 쓸게! 이연이가 가자고 문 열고 나가는 장면에서 끊고 바로 이현이네 집 앞에 도착한 장면으로 쓰면 되겠지...? -
620 도아주 (2588323E+6) 2020. 7. 28. 오후 8:42:08u.u...!!!!....!!!!!....!!! 5x5 배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짝꿍이었구나...!!! 이목 집중되게
만들면 안 되니까, 소리없이 깜짝 놀라지 않을까... 왜 안 깨웠느냐고 조금 억울해할지도 모르겠다. 자기 탓이지만 말이야.
답레는 이현주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난 상관없으니까. -
621 이현주 (1031718E+6) 2020. 7. 28. 오후 9:13:47아직 이현이네 학군엔 학생들 머릿수가 충분한 걸로...^q^(?) 왜 안 깨웠냐고 해도 도아가 흠칫 놀라서 깨서 이현이를 갈구(?)려고 해도 아마 이현이도 꼬박꼬박 졸고 있지 않을까. 고양이는 잠이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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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 이현주 (4191434E+5) 2020. 7. 29. 오후 5:20:49"동생? 무슨 소리야?" 라고 되묻는 장면을 쓰려고 했지만 꾹 눌러참은 이현주(feat. (구)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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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 이현 - 도아 (4191434E+5) 2020. 7. 29. 오후 5:46:58소년은 네 손을 꼬옥 쥐었다. 그는 네 손을 맞잡지 못할 때, 그 대신으로 네게 한쪽 면이 닳아버린 동전을 쥐어주곤 했지만, 너는 소년에게 발그레한 온기를 대신 쥐어주곤 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마음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사랑에 좋은 일만이 따라올 수는 없는 법이다. 사랑과 함께하지 못하는 날 밤이면 네가 종종 해오던 것처럼 사랑이 있었던 차디찬 빈 자리를 움켜쥐고 이를 악물며 악몽으로 이어질 게 뻔한 기약없는 잠을 억지로나마 청해야 하는 순간도 있을 것이고, 네 조그만 마음이 고양이의 머리 위에 뜬 별과 충돌해버릴 수도, 혹은 어쩌면 이 고양이와 충돌하는 순간도 있겠지. 사랑은 항상 뒷면에 날선 이빨을 숨겨놓고 있어 그것을 쥐는 데에는 각오가 필요하다. -네가 각오가 되어있다면, 거울처럼 너를 따라하며 배우는 이 소년도 각오를 갖게 될 것이다.
"아현이를 만나봤구나?"
별개의 이야기로, 당신은 동생 쪽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오늘 저녁당번이 아현이인데... 너랑 같이 간다고 톡 보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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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마련된 지하도로를 지나서 YW 엔터테인먼트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엉뚱한 지하상가의 출구로 나오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거야. 이상한 나라로 빠져드는 토끼굴..." 애초에 그냥 이리로 올걸. 버스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이현은 실없이 웃었다. 때맞춰 온 버스를 잡아타자, 너와 소년은 금방 익숙한 동네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래된 집들이 차곡차곡 미로처럼 쌓인 골목길 한가운데 있는 그 빨간 벽돌로 된 이층집은 이제는 당신에게 퍽 낯익은 모습이 되었다. 이현이가 나오기에 앞서 당신보다 한 뼘은 작을 듯한 조그만 여자아이가 살갑게 눈인사를 하고 지나가기도 했고, 이따금은 그 아이의 입에서 이현이의 부재 소식을 듣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벽돌집이 저녁 노을에 잠겨있을 때 이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을까? 문득 코에 구수하고 달큰한 냄새가 걸린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걸까?
"어서 와." 하고 이현은 석양에 물든 것인지 다른 물이 든 것인지 모를 살며시 발그레한 뺨으로 눈웃음치며, 너와 맞잡은 손을 흔들어보인다. -
624 도아주 (521144E+53) 2020. 7. 30. 오후 7:39:41답레 보았어... 월루를 못 해서 단 한글씨도 못 썼네. 답레든, 잡담이든 말이야. 지금 도아주를 제외하고 회사분들이 다 퇴근해서 일거리 잠시 미뤄두고 들어와 봤어. 그렇지만 답레를 쓸 수 있을 지는 모르겠어. 내일은 회식이고, 남은 일들은 내일까지 끝내야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어서. 힘내볼게...
동생이 저녁 당번일 줄이야...... 도아의 밤잠, 안녕. 학교에서 꾸벅꾸벅 조는 정도가 아니라, 수업시간 같이 조용할때라면 누가 소리내서 깨우지 않는 이상 안 일어나겠다. 일어나도 쉬는 시간에는 몽롱하게 시끄러워하고 있지 않을까. 자고 싶고, 귀에는 소리가 울리고... 하지만 할일은 해야겠지... 바쁜 도아 u.u... -
625 이현주 (3414339E+5) 2020. 7. 31. 오후 4:48:25괜찮아. 천천히 해줘.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일 끝내고 회식이라니... 엄청 고생중이겠구나. 동생이랑 오빠가 번갈아서 식사당번을 맡는데 오늘 당번은 아현이였던 거야. 이현이가 식사당번인 날에 초대받으면 더 큰일나겠네 ^q^ 그리고 졸린데도 할일은 꼬박꼬박 하는 도아에게 이현이의 농땡이 유혹(?)이 들어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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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 이현주 (.2i.8ni9FM) 2020. 8. 2. 오후 5:56:52너무 떠내려가 있어서, 갱신해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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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도아 - 이현 (D3Y.2yPq3I) 2020. 8. 2. 오후 7:05:09네 손을 잡고 발을 딛고 있으면, 발을 디딘 보도블록이 하얀 구름이 되는 것 같아. 구름 계단을 차곡차곡 밟아 다니다 보면, 어느새 밤하늘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새벽하늘 위로 올라가 있기도 해. 은하수를 건너고, 별빛에 홀려 있다 보면 어느새 구름 계단은 꽃잎이 되어 있지. 아냐, 작은 이슬방울이었던 거 같기도 해. 그러니까, 토끼굴에서 버스, 버스에서 동화 앞으로 도착한 이 길이 꿈속 같아. 많이 졸린 걸까, 아니면 덧없게만 느껴져서일까. 꿈 한 자락에 취해서일까.
"...동생이 정말 괜찮대...?"
벌써 이 앞까지 와버려 놓고는, 한 번 더 재차 확인하는 건 사실 내가 괜찮지 않아서야. 큰일 났단 말이야. 나는 얼마나 뻔뻔해져야 하는지 모르겠어. 아냐, 내가 생각이 짧았던 걸지도 몰라. 당연히 너만 생각했던 내가 바보야. 저녁을 같이 먹자는 건, 누군가 준비를 해야 할 텐데, 그게 너일 거라고만 생각했던 내가 바보야. 동생이 불편해하면 어떡하지. 동화 속에 끼어 들어가, 내 자리는 거기에 없다는 것을 잘 아는데. 벌써 식사 준비 중일까, 코끝에 걸린 냄새에 더 알 수 없어져. 지금이라도 돌아가 봐야 하지 않을까. 네가 준비해주는 것도 감당할 수 없겠지만, 네 동생이 해주는 것도 그렇단 말이야. 난 그 아이에게 아침에 늘 찾아와서 널 찾는, 누군지 모를 사람일 텐데. 차라리 너처럼, 같은 반 친구라도 되면 미안함이 덜 했을 거 같아서.
속은 그렇게나 알 수 없이 휘몰아치는데, 네 눈에 걸린 웃음은 여느 적 그러지 않았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을까, 마음에 자욱을 남겨서. 지우지 못할, 지우지 않을 자욱이 선명해서 웃을 수밖에, 웃는 것밖에 몰라서. "응, 어서 왔어." 웃는 거야. -
628 이현주 (.2i.8ni9FM) 2020. 8. 2. 오후 7:07:51도아주 왔구나!
이번 일주일도 많이 힘들었지. 고생했어. -
629 도아주 (D3Y.2yPq3I) 2020. 8. 2. 오후 7:09:05특근... 안 하고 돈 덜 받고 싶어 8-8 늦어져서 미안해. 갱신이라도 하러와야하는데.
그리고 놀랍게도 도아는 이현이가 당번일 때 덜 고장나. u.u 그래도 이현이가 더 친하고 편하고, 좋은 건 두말할 것 없고.
농땡이 유혹... 과연 어떤 유혹일까 u.u! 무슨 유혹이냐에 따라 도아, 생각보다 안 넘어갈 수도 있어. -
630 이현주 (.2i.8ni9FM) 2020. 8. 2. 오후 7:23:28혐생이 다 바쁜 걸 어쩌겠어. 와준 것만으로도 기뻐. 다만 도아주가 너무 혹사당하는 게 아닌가 싶어 조금 걱정될 뿐이야... 88
그러면... 아현이랑도 친해지면 되겠네 이제 (=ↀωↀ=)
농땡이 유혹? 음... 말보다는 제스처의 비중이 더 클 거라는 것만 말해둘게 uωu(?) -
631 이현주 (.2i.8ni9FM) 2020. 8. 2. 오후 7:24:47아, 그리고 이현주 이제 저녁 먹느라 기입이 잠깐 끊길 거야. 금방 다녀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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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 도아주 (D3Y.2yPq3I) 2020. 8. 2. 오후 7:38:21응, 괜찮아. 맛있게 먹고, 제스처...... u.u 그 상황이 되어야 알 수 있겠다. 잘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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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3 이현주 (.2i.8ni9FM) 2020. 8. 2. 오후 7:57:22제스처라기보단 응석...? 땡깡...? 앵김...? 도아주가 집사 경력이 있으려나 모르겠는데 친밀도 많이 올라간 고양이(그것도 아깽이 티 막 벗은 애) 생각하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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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4 이현 - 도아 (.2i.8ni9FM) 2020. 8. 2. 오후 8:58:09네 우려대로 이것은 정말로 한여름 밤의 한 자락 꿈으로 끝날 수도 있다. 이 저 혼자 다른 세상에서 뚝 떨어진 이상한 고양이 같은 아이와 함께라면 더더욱 그것은 덧없는 일장춘몽처럼 느껴질 수 있다. 손으로 붙들 수 없을 것 같은. 그저 우연히, 바람에 불어 스쳐가는 곳이 네 눈길 닿는 곳이었던 한 조각 구름 같은. 그러나, 네가 네 마음을 열어보여 주었던 그 날의 간절한 소원을 꼭 쥐고 있을 수만 있다면 이 아이는 계속 네 곁을 맴돌며 너에게 남아있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고. 이현은 그렇게 선택했기에.
"이상하지. 걔 사람 되게 가리는데... 너는 괜찮다더라."
티파티가 아니라 저녁 식사가 되었지만, 앨리스는 또다시 이상한 초대장을 받게 됐다. 그 철문이 삐각, 하고 익숙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슬며시 기울어가는 늦은 오후의 태양이 크지 않은 앞마당을 예쁜 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현관문을 향해 깔려있는 말갛게 빛나는 포석들 위로 그는 거리낌없이 네 손을 잡아끌며 발걸음을 옮겼다. 왜인지 소년과 함께 등교하려 그의 집에 온 첫 아침, 난데없이 튀어나와 네 손을 붙들던 소녀의 모습이 겹쳐보이는 것도 같다. 이현은 친절하게 덧붙였다.
"아현이가 제일 잘하는 건 닭고기덮밥인데, 자기가 본 레시피가 3인분 레시피라고 3인분밖에 못 만든대. 그래서 항상 1인분이 남아."
너의 자리와 너의 자격을 걱정하는 네게 그럴 필요 없다고 해주는 듯한 대답이었다. 참으로 이상하게도, 이 소년에게는 항상 비어있는 자리가 있었다. 아니 많았다. 그 소년은 여기저기 많은 곳이 비어 있어, 현실에서 한 발짝 비껴난 꿈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빈 자리들은 항상 너에게- 너에게만 내어지곤 하는 것이었다. -
635 이현주 (.2i.8ni9FM) 2020. 8. 2. 오후 9:11:14이현주도 어제 일이 조금 있어서 수면부족 상태라... 혹시 도아주 레스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자러 갔다고 생각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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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6 이현주 (gtaws9qHaA) 2020. 8. 3. 오후 10:02:14일을 하다가 잠이 너무 와서 에너지드링크를 아침에 한 캔, 오후에 한 캔 마셨는데 오늘 과연 제때 잠들 수 있을까... 아무리 봐도 피곤해서 기절잠이라도 잘 것 같은데 정작 잠에 들지는 않는 딜레마에 빠져서 새벽까지 눈 깜빡이고 있을 것 같아. 88 도아주는 이런 거 마실 필요 없이 느긋하게 보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갱신해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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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 도아주 (zAbVOOD.is) 2020. 8. 3. 오후 11:08:46놀랍게도 어제 기절잠하고, 방금 귀가한 참이야... 답레 쓸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요 며칠새 일하느라 잠도 끼니도 못 챙겨서... 어제 픽 잠들었던 거 같아. 그리고 생각보다 도아가 굴을 깊숙히 파고 들어갔네. 아직 두번째... 주제가 바뀌었으니까 세번째라고 봐도 되려나. 세번째
일상인데 도아는 어디까지 파고 들어가려나... u.u...! -
638 이현주 (H4nsFEOxhk) 2020. 8. 3. 오후 11:14:17잠이랑 끼니를 못챙기면 안되는데 8△8 항상 말하지만 도아주가 바라기만 한다면 난 아주 오래 기다릴 수 있으니까, 부담갖지 말고 차근차근 도아주 할 일 하다가 여유가 생겼을 때 이현이 생각이 나면 돌아와주면 돼. 픽 잠들다니... 오늘은 자면서 이현이가 무릎베개해주는 꿈 꾸길 바래8︿8
도아는 어디까지 도달하게 될까? 나는 이현이 굴러가는 대로 내버려둘래... uu -
639 이현주 (In71rbQTh6) 2020. 8. 5. 오후 2:37:03너무 떠내려가 있네.. 갱신해둘게. 날씨가 더운데 도아주는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도아주네 동네에는 아직도 비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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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 도아 - 이현 (902R6.sERw) 2020. 8. 5. 오후 7:32:20"...자주 봐서 그런가 보다."
내가 잡고 있는 손을 놓아버리면, 넌 내 손을 잡아주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러니까 꼭 잡고 있을 수밖에 없잖아. 내가 아침에 찾아오지 않으면 네가 날 놓아버릴까 봐 무서워. 사랑의 묘약은 사실 독약이니까, 달콤한 향에 끌려 들이킨 묘약이, 두근거릴 때마다 아프게 만들어.
"아현이, 귀여운 거 같아."
요리가 남아서, 그 이유가 조금 풀어지게 해. 조그맣게 웃음을 얼굴 위에 띄워놓고, 머릿속에서는 바쁘게 노를 저어. 그래도 설거지라도 하겠다고 하면, 아냐, 오히려 불편해할지도 몰라. 그럼 정말 저녁만 먹고 자리를 비켜도 되는 걸까. 지금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늘 갖고 다니는 군것질거리는 성의 없잖아. 그 나이대, 중학생 즈음의 여자아이는 뭘 좋아하더라. 너는 뭐를— 아. 나는 네게 중요한 걸 물어보지 않았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
"...현아, 싫어하는 거는 있어?"
그러니까, 네가 좋아하는 건 뭔지 모르니까, 네가 좋아할 만한 부분을 가꿀 수 없으니까,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니까. 네가 싫어하는 것이라도 피할래. 네게 점수를 얻을 방법은 모르겠으니까, 점수라도 깎이지 말자고, 0점일지라도 -1점은, 더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게.
"그냥, 이건 절대 안 돼! 같은 거."
사소한 거도 좋아. -
641 도아주 (902R6.sERw) 2020. 8. 5. 오후 7:35:07그저께부터인가 에어컨을 틀었어. 비는 정말...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 같아. 내일도 비 소식이 있던데, 이현주네는 먹구름이 가신걸까?
매번 갱신해줘서 고마워... 8-8 내일은 회사에서 시간이 날지도 몰라. 윗분들이 죄다 여름휴가로 자리를 비우거든. -
642 이현주 (4WfOX36KSU) 2020. 8. 5. 오후 8:16:04비는 안 오는데 먹구름도 안 가셔. 찜통 뚜껑 꽉 닫아두고 돌 눌러놓은 것 같아xx
내가 좋아서 갱신해두는 거지만, 도아주도 좋다니 다행이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도아주가 놀러오고 싶을 때 놀러오되 무리하지는 마. 항상 무리한 일상을 보내는 것 같아 조금 걱정되고..
점수... 도아는 모를 거야, 이현이 옆에서 이현이에게 다가가고 싶어 고민하고 쩔쩔매는 그것만으로 점수가 올라가고 있다는 걸...
>>>내가 잡고 있는 손을 놓아버리면, 넌 내 손을 잡아주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러니까 꼭 잡고 있을 수밖에 없잖아. 내가 아침에 찾아오지 않으면 네가 날 놓아버릴까 봐 무서워.<<<
그리고 이 대목 너무 와닿는다. 와닿다 못해 가슴아파88도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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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3 이현주가 밖이라 답레는 못 쓰고 대신 쓰는 TMI (4WfOX36KSU) 2020. 8. 5. 오후 8:48:50너 지금까지 이현이가 노래를 쓰면서 노래 가사에 사랑을 묘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거 알아?
별난 일이지. 팝 가수, 특히나 2010년대 이후의 케이팝 가수의 노래에서 사랑은 떼어놓을래야 뗄 수가 없는 필수요소잖아. 뮤지션은 감성을 노래하는데, 사랑은 대단히 다양한 감성의 원천이니까.
그런데 걔는 평온한 마음을 노래하거나, 듣는 사람을 위로하거나, 아니면 별것 아닌 일상 이야기를 노래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냥 스캣 몇 개를 적당히 섞어서는 신나는 나날들을 노래하는 신나는 노래를 만들거나.
걔가 노래하는 감성에서는 사랑이 빠져 있어. 팝 가수보단 래퍼의 감수성에서 자의식과 허영심이 빠진 버전이라고 하면 되려나?
걔한테 직접 물어봤는데, 그러더라고. 나는 내가 모르는 것을 노래할 수는 없겠더라고.
그런데 이게 걔가 이번에 나한테 보여준 가사야.
(매니저는 너에게 공책을 보여주었다. Let me love you라는 문장이 도드라진다.)
너를 책망하거나 압박하거나 그만두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냐. 오히려 난 너희를 믿고 너희 둘의 편을 들어줄 거야. 그러니까 그 전에, 그냥 이현이에게 네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내 의견을 말해두려는 것뿐이야. -
644 이현주 (SDqGF6XfAY) 2020. 8. 7. 오후 5:26:16비가 엄청나게 온다. 우리 동네 비 안 오기로 유명한 동넨데 십몇 년만에 어디 구역이 침수됐대. 그래도 이현주가 사는 곳이랑은 거리가 좀 있고 이현주는 상대적으로 고지대인 곳에서 살고 있으니 그것까진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열대야가 슬슬 오려고 시동걸던 날씨는 빗발에 한풀 꺾였어.
답레는 오늘 늦저녁쯤에야 올릴 수 있을 것 같아. 도아주는 별탈없이 잘 지내고 있어? -
645 도아주 (2MZJZX5uns) 2020. 8. 7. 오후 8:16:24도아 매니저 분이랑 대화도 했구나... u.u.....!! 정작 도아는 달달달 떠느라 제대로 반응 못 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매니저가 떠나고 나서야 겨우 생각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u.u... 겁쟁이야.
비 쏟아지는구나. 여기는 이제 사그라든 것 같아. 혹시라도 위험하지 않게 조심하고, 응. 나는 바쁜 것만 뺀다면 괜찮아. -
646 이현주 (RSBJdFtOI2) 2020. 8. 7. 오후 8:47:05아마 그렇지 않을까- 하고 if로 쓴 거긴 하지만, 매니저는 이현이가 연애를 시작했단 말을 듣고 당연히 그 상대를 만나보고 싶어하긴 하겠지. 이현이는 좋게 말하면 순진하고 나쁘게 말하면 어수룩한 면이 있는 애니까 이현이 잘되도록 하는 게 일인 매니저도 정작 많이 불안해하고 있을 거야... 도아를 만나본다면 바로 한시름 놓겠지만.
내가 사는 곳은 아직 위험할 수준까진 아냐. 다시 알아보니까 내기 사는 도시에서 좀 멀리 있는 교외 지역이 침수됐다고 하더라고. 거기다 우리 집은 지면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토대가 다른 집들보다 좀 많이 높아) 그럴 걱정은 더욱 없고.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주말은 좀 한가하게 보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88 -
647 이현 - 도아 (WVufWUuUmc) 2020. 8. 8. 오후 8:30:46"아현이도 네가 좋은가 봐, 원래 걔 사람 되게 까다롭게 가리거든..."
네 손에 얌전히 붙들려 있는 하얀 손이 네 손을 꾸욱 쥔다. 네가 잡아오는 손길에서 이현은 다른 사람의 손을 마주쥐는 방법을 배운다. 네가 계속 이 소년을 찾아와서 손을 쥐는 법을 알려준다면, 머잖아 그도 네 손을 맞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너를 바라는 법을 이 소년에게 알려주는 셈이다.
"기뻐, 도아야. 우리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아서."
동생을 더러 귀엽다고 칭한 네 말에서 소년이 느낀 것은 그랬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던 삶에 네가 조금씩 배어들어오고 있었다. 너의 그 선명한 붉은색을 눈에 담았던 날 이후로, 너로 인해 자신이 알던 세상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그 순간 하나하나, 소년은 놓치지 않고 있었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네가 조심스레 건넨 질문에, 현관문 도어락 커버를 올리던 소년은 잠깐 손을 멈추고 당신을 돌아보았다.
"싫어하는 거?"
이현은 눈을 깜빡이다, 곧, 하얀 이빨을 내보이며 웃는다. 순진하기 짝이 없는 말간 미소에는 행복이 한 가득 담겨 있다. 마치 다섯 살짜리 어린애가 가질 법한, 어떤 모양도 잡히지 않은 가장 기본적인 '좋아한다' 는 감정 그 자체가 담겨있는 말간 웃음이 네 뺨처럼 발그레한 노을에 물들어 수선화처럼 핀다.
"-글쎄, 너랑 같이 있으면 그런 거 못 떠올리겠어."
소년은 그렇게 실없이 웃으며 도어락 비밀번호를 쿡쿡쿡 눌렀다. 도어락 커버를 탁 닫자, 문고리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
648 이현 - 도아 (WVufWUuUmc) 2020. 8. 8. 오후 8:32:04많이 늦었지... 8-8 주말 어떻게 보내고 있어? 이현주는 잘 보내고 있어. 오늘 하루종일 장대비가 때려부었는데, 오늘은 나갈 일이 없어서 다행이야. 대신 이런저런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하긴 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입을 모아서 여기에 이렇게 비가 때려붓는 건 생전 처음 본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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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9 이현주 (WVufWUuUmc) 2020. 8. 8. 오후 8:32:17이름칸 실수했다 88888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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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도아주 (3uwcGEIrAc) 2020. 8. 9. 오후 9:35:40좋은 하루야. 윗분들이 다 휴가라 놀 줄 알았던 건 착각이었어... 내가 죄 맡아버렸네. 내일 주간회의 준비하느라... 이현주는 잘 보내고 마무리 중일까? 늦은 건 괜찮아.
비, 여기는 좀 사그라들었어. 어제 또 장댓비가 내리기는 했는데. 아침 즈음에 다시 그쳤어. 강이 범람하고 그래서, 저번주는 출근을 하니마니 난리였거든. 이번주는 괜찮을 거 같아. 이현주 다행이라니 다행이다... -
651 이현주 (7POkhCRueE) 2020. 8. 9. 오후 10:53:16느긋하게 보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또다시 날씨가 찌뿌둥해지는 게 느낌이 좀 안 좋긴 하지만 더운 것보단 나을 것 같아. 그렇게 길게 비가 쏟아졌는데, 오늘 하루 잠깐 볕이 난 동안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무지무지 더웠거든... 이 비가 끝나면 나는 타죽겠지...... 도아주도 항상 조심이야. 위험한 데는 가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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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5 도아 - 이현 (iSmTKgdzrs) 2020. 8. 10. 오후 7:45:53네 여자친구라고 알고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 그런 말이 두둥실 풍선처럼 떠 올랐지만, 바늘로 콕 찔러서 터트려버려. 따갑다. 하지만 말하면, 그게 더 아플 것 같아. 내 입으로 그렇게 다시 한번 내 발밑을 알려주고 싶지 않아. 너와 같이 구름 위로 올라와 있다고 믿고 싶어.
“나도. ...나도 기뻐.”
다행이다. 기뻐서 다행이야. 너와 나 사이 거리가 좁혀져도 괜찮아서, 내가 조심스럽게 내디딘 한 발자국에 네가 다시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지 않았다고 느껴져서, 흐린 안개 속을 무턱대고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방향이 옳은 방향이어서. 언젠가, 언젠가 너도 한 발자국 정도는 내게 디뎌줄까. 네 손을 잠깐 놓는 게, 네 공백이 두려워지지 않는 날이 올까.
“응, 싫어하는 거.”
나는 갑작스러운 거 싫어해. 네가 쉽게 톡 얘기할 수 있게, 하나 정도 말해봐. 늘 바빠서 그럴까, 겁이 많아서 그런 걸까. 예상 못 한 일들이 일어나면 싫어져. 조곤조곤, 별거 아니지,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네 웃음에 입술을 꼭 깨물어.
“노,”
“놀리지 마...” 아, 또 가. 또 시큰거려. 두근거리려는데, 억지로 붙잡아서 그런 걸까? 두근거리고 싶어서 울컥거리고 있는 걸까. 네가 그렇게 웃으면, 나는 울고 싶어져. 네가 활짝 피어나서 그럴까, 나는 오므라들어 버린 꽃송이처럼 고개를 숙여버려. 그게 붉어진 얼굴을 가려줄지는 모르겠지만, 네 그 웃음을 더 볼 수 없으니까. 네가 날 좋아한다는, 그 신기루 같은 말을 믿어버려서 지금보다 더 아플까 봐. 아예 곪아버릴까 봐, 놀리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하는 거야. -
656 도아주 (iSmTKgdzrs) 2020. 8. 10. 오후 7:50:16이번주말부터 휴가 계획이 있어서 더 바쁠지도 모르겠어... 오늘밤 비가 엄청 쏟아진대. 내일 외출 계획 있으면 조심하고, 위험한 곳... 회사만 안 가면 안전할 것 같아...... u.u...... 8-8............
그리고 이제 발견했네. 또 가. 이거, 또야. 였어. 아, 또야. 또 시큰거려. 라고 적었었는데, 맞춤법 검사기가 오탈자로 수정해버린 모양이야... u.u...... -
657 이현주 (WrZFej93fs) 2020. 8. 10. 오후 7:54:00('또 가' 의 의미를 놓고 사전 뒤적이며 혼란에 빠져있었던 이현주) 아하 맞춤법검사기의 트롤이었구나. 혹시 고쳐두고 싶다면 새로 올려둬도 좋아. 집에 돌아가서 하이드처리 해둘게. 응, 태풍 또 온다더라... 도아주도 문 꼭 닫고, 이제 도아주가 휴가 보낼 차례야? 잘 됐네. 푹 쉬어줘.
그런데 우리 동네는 태풍이 급 드리프트 꺾으면서 피해가는 동네라 어찌될지 모르겠다^q^ -
658 이현주 (nuxhKGsfrA) 2020. 8. 10. 오후 8:00:41태풍 장미 소멸.. 이젠 아예 태풍이 그냥 사라져버리네 ^q^ 비만 온다니까 밤새 창문만 잘 단속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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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 도아주 (iSmTKgdzrs) 2020. 8. 10. 오후 8:05:41응, 오탈자 하나 정도로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아. 괜찮아... u.u! 응, 이번주 지나면 휴가야.
영상이 뜨려나. 이거, 왠지 도아 생각이 나서. -
660 이현주 (nuxhKGsfrA) 2020. 8. 10. 오후 8:11:13(골골이 준비)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괜찮은데.
그리고... 아직 집에 가려면 조금 남았는데 노래 전주 부분 잠깐 듣고 흐물흐물하게 녹았어. 오늘 집에 가는 길은 행복하겠다. 고마워. -
661 이현 - 도아 (6yUa6Z7W7g) 2020. 8. 12. 오후 7:39:53너는 입을 열지 못할 수밖에 없었고, 소년은 알지 못하는 마음에 닿을 수 없었다. 그렇게 또 갈피가 잡히지 못한 마음이 한 발짝씩 엇갈렸다.
이 마음은 네게로 곱게 피었건만, 네게 닿으려면 아직 한참 먼 모양이다. 아직 기나긴 길이 우리 앞에, 우리 사이에 놓여 있다. 사랑을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시큰거리는 아픔으로 안아버리는 너를 보며, 이현은 문득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허무함을 느꼈다. 머나먼 삼만 리 길을 눈앞에 둔 아기가 된 기분이다. 한 걸음부터 뻗는다고 내가 죽기 전까지 네게 닿을 수나 있을까?
"놀린 거 아닌데."
축 처지려는 눈매를 붙잡는다. 시무룩해하는 것보다는, 장난이 들통났다는 듯이 웃는 게 조금 나을 것 같아서, 헤헤 웃고 있던 입가를 샐쭉하게 찢어 고양이같은 웃음으로 만든다. 그러나 결국 소년은 문고리에 올려놓았던 손으로 문을 열지 못하고는 그저 네 손을 꼭 쥐고는, 고개를 숙여버린 네게로 돌아서고 만다. 등 뒤에선 삐리릭, 하고, 문이 열리지 않은 걸 인식한 도어락이 자동으로 잠기는 소리가 난다. 그렇지만 애써 만든 가짜 미소는, 고개를 숙여버린 네 앞에서 시무룩하게 빛을 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나 정말이지, 많은 것을 몰라. 너랑 같이 있으면 몇 발짝 떨어져 걸어야 할지, 얼마나 붙어서 걸어야 할지 모르는 바보라는 게 다 들통나버려. 너랑 나 사이의 거리를 잊어버리고 말아. 그러니까 너한테 내가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방금처럼, 나를 밀어내줘."
스스로의 갈피잡히지 못한 마음을 붙들고, 소년은 칼날을 깨무는 심정으로 너에게 나직이 한 마디씩 말을 건네주었다.
내가 싫어하는 것 하나를 알았어. 너한테 닿지 못할 신기루같은 말만 하게 되는 내 스스로가 싫어.
어떤 색도 띄지 못한 굴복의 꽃이 한 송이, 소년의 별에, 피었다. -
662 이현주 (6yUa6Z7W7g) 2020. 8. 12. 오후 7:40:49답레로 갱신해두고 갈게. 회사만 아니면 안전하긴 하겠지...88 그래도 이 장마도 슬슬 끝을 고하려는 것 같아. 도아주는 잘 지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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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 이현주 (cyEtBs9SJg) 2020. 8. 12. 오후 7:48:43며칠 동안 피곤한대 잠은 안 오는 기현상을 겪었다가 낮잠을 엄청나게 자고 나서 적은 거라 레스가 좀 아무말파티일지도 몰라. 집에 가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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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 이현주 (fY7A22GDhw) 2020. 8. 14. 오전 6:39:56갱신해둘게. 아니 별 건 아니고 도아주가 이걸 한 번 봤으면 해서...
https://picrew.me/image_maker/11897
너무 뽀시래기같아서 도아가 저절로 생각났어 ㅋㅋㅋㅋㅋ -
665 도아주 (QAEFS3RjKo) 2020. 8. 14. 오전 10:46:16갱신할게. u.u... 아마 답레는 오늘 내일 중으로 줄 수 있을 거 같아. 그리고 주말부터, 화요일까지는 갱신만 할 수 있을 거 같고... 여행을 가니까. 바쁜 거 말고는 늘 잘 지내고 있어. 끼니도 조금씩 챙겨보고 있고... 쪽잠도 자고 그래.
이현주도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해... 잠을 못 자면 금방 축나니까. 답레는 수정할 부분 없는 걸까? 그럼 그대로 받아올게.
찾아준 픽크루 너무 귀엽다... 도아가 저런 귀여운 토끼를 탐내도 되려나. 그래도 이현주가 찾아와줘서, 고마워서 한 번 도아토끼라고 생각하고 만들어봤어. 도아는 사람으로도 작은 편이니까, 도아 토끼는 토끼 중에서도 조그맣지 않을까 싶다. u.u! -
666 이현주 (mNn.LIS8Ac) 2020. 8. 14. 오후 8:21:26(도아토끼 보고 그만 폭신폭신해서 녹아내림) 쪼끄마한 도아토끼...
아무래도 저기에 뭔가 덧대거나 뺄 수가 없더라. 답레는 휴가 보내고 와서 써줘도 좋으니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써줘. 그리고 미리 여행 떠난다는 말 해줘서 고마워, 그렇지 않았으면 오늘은 나 못 잠들었을 테니까..
그렇다고 잠을 충분히 자지 않는 건 아니니 걱정마. 다시 잠만보가 됐어. -
667 도아주 (pxRIbuH636) 2020. 8. 16. 오후 7:50:25겨우 갱신하고 갈게... 여행에 힐링하며 죽어가고 있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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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8 이현주 (ewK83e26X2) 2020. 8. 16. 오후 7:52:34푹 쉬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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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9 이현주 (TVrtHYKMfw) 2020. 8. 18. 오후 11:55:41너무 밑으로 떠내려가 있네. 갱신해둘게! 휴가는 잘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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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 도아주 (9lz.lgJsFw) 2020. 8. 19. 오후 12:51:03갱신할게. 휴가는 어제 잘 마무리했어.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을까 걱정되네... 그래도 이번주부터는 교대로 자택근무를 해야하는데, 도아주는 오늘만 출근하면 이번주 내내 자택근무야. 자택근무하면서 월급루팡 열심히 해보려고.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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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1 이현주 (IYuQdRAQPg) 2020. 8. 19. 오후 5:08:01휴가 잘 보냈다니 다행이다. 요즘은 날씨도 날씨고 전염병도 잠잠하다가 또 다시 극성이니, 시원하고 안전한 집에서 조심히 지내야 돼. 요즘 문밖은 진짜 위험하더라uu... 기다리게 하는 건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솔직히 가끔 쓸쓸할 때도 있지만, 도아주가 한 마디 남겨줄 때는 기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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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 도아 - 이현 (rExQO4uzJc) 2020. 8. 20. 오후 5:52:20“......맞다고 해주라.”
놀린 게 맞다는 그 말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어, 현아. 나는, 네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 짐작조차 할 수 없어서, 절대 기대하지 않으려고 해. 기대했다가, 그 기대가 봄날 눈송이처럼 녹아내려 흔적조차 남지 못하게 되면, 난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될 거야. 언젠가 좋아함을 알게 된 네가 날 좋아하게 될지 안 될지도 모르잖아. 너를 좋아해서 흘린 눈물에 발목이 잠겼어. 언젠가 목 아래까지 차오를지도 모르니까, 그 속에 잠겨버릴지도 모르니까. 조금이라도 눈물을 아끼고 싶어.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어서야 고개를 들었어. 분명 열리는 소리가 들렸는데,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는 건 네가 문을 열지 못했다는 거잖아. 그래서 너를 바라보려고 하면, 넌 이미 날 향해 돌아보고 서 있어.
“가까이 다가와도 괜찮아.”
네가 좋은 만큼 성큼성큼 다가와도 괜찮아. 당연하잖아, 난 널 좋아하니까. 네가 좋은 만큼, 네가 가까이 다가와서 줄어드는 거리 만큼 두근거리고 있을 뿐이야.
“난, 그냥, … 네가 다가오는 이유를 모르겠어서, 그래서 밀어내는 거야.”
미안, 이상하지. 네가 좋은데, 왜 네가 가까이 다가오는 게 아플까. 네가 다가오는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돌아올 대답이 무엇일까 겁이 나. 그래서 달싹이던 입술을 꼭 깨물었어. 널 바라보던 눈은, 그새 하얀 속눈썹이 덮여서, 파들거리는 하얀 속눈썹 아래로 분홍빛이 어릿어릿하게 숨었어. -
673 도아주 (rExQO4uzJc) 2020. 8. 20. 오후 5:55:09답레랑 갱신해두고 갈게. u.u!
응, 전염병 덕분에 집이 있는 곳부터 직장이 있는 곳까지 난리야... 이현주도 조심해야 해. 대중교통 꼭꼭 조심하고. -
674 이현주 (9mGgVyddYo) 2020. 8. 20. 오후 6:19:47도아야... 도아야... 88 (눈물바다) 이현이가 진주 품는 조개마냥 마음 속에 쌓아가는 것들이 전부 다 도아를 위해서라는 걸 이현이는 언제쯤 도아에게 말해줄 수 있을까. 도아는 언제쯤 그걸 알아줄까. 나 도아가 저렇게 마음아파하는 느낌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더 이입돼..
이현주가 있는 곳은 아직 잠잠하지만, 마스크도 빼놓지 않고 항상 철저하게 조심하고 있어. -
676 이현 - 도아 (rm9fz1tqD2) 2020. 8. 21. 오전 6:18:53쿡쿡. 소년은 대답 대신 자신의 가슴팍에 손끝을 올려 쿡쿡 눌러보았다. 아팠다. 깨물어삼킨 칼날이 가슴속까지 내려간 것 같았다. 무언가에 마음을 두는 것을 게을리한 대가는 가혹했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가 열여덟 살에서야 어울리지 않는 한살배기 젖먹이마냥 떼어놓은 첫 마음에 돌아온 것이라곤 불신과 의심뿐이었다. 마녀로 몰린 너댓 살배기처럼, 이현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만큼은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어렴풋한 느낌만으로도 고통은 충분히 선명했다.
아, 이런 거 느껴본 적 있어. 엄마가 편지를 써두고 멀리 떠나셨을 때, 할아버지께서 엄마가 떠났다고 말해줄 때. 그렇지만 그땐 이렇게 선명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그는 고양이처럼 웃는 것도 잊고 조금 시무룩한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께를 손끝으로 살며시 쓸었다. 너는 가까이 다가와도 좋다고 허락했지만, 너에게 이끌리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한 너에게 아무리 힘껏 다가가려고 애를 써도 단 한 치도 가까워질 수 없이 너를 아프게만 만든다는 것을 그는 눈치챘다. 너에게 가까이 다가가야만 너에게 다가가고 싶은 이유를 알게 될 것 같은데, 잔인한 딜레마였다.
"그건 나도 모르는걸."
너는 소년에게 사랑을 조금씩 가르쳐주면서 사랑의 아픔도 가르쳐주는 데에 성공했다. 너의 아픔과 꼭 닮은 아픔을. 맞물리지 못하는 사랑의 아픔을. 도아야. 너도 날 생각하면서 이렇게 아팠어? 이현은 이젠 눈마저도 마주치지 못하는 네게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곤 조금 흐릿하게 안개꽃처럼 웃었다. 흐린 웃음이 옅은 나무그늘 아래서 서글펐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가까이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 그게 너일 뿐이야."
그러나 끝끝내, 소년은 네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네가 자신 때문에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고, 아파하는 너를 보며 아파하고 싶지도 않았다. 언제까지고 맞물리지 못하고 헛돌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도아야... 같이 찾아줄래? 그 이유."
무리한 부탁인 거 아니까, 거절해도 돼. 내가 떨어져나가야만 네가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것 같다면... 그렇게 할게. -
677 도아 - 이현 (g9PRVIKQ/6) 2020. 8. 22. 오전 11:46:35너에게서 떨어진 시선은 바닥으로 떨어지지도 못했다. 놓지 않고 있는 네 손과 내 손에 떨어져서 거기 머물러 있어. 내가 널 좋아하지 않는다면, 난 아프지 않을 수 있을 거야. 지금 이 손을 뿌리치고, 그대로 돌아서서 집으로 돌아가 버리면 될 거야. 그리고 학교에서 널 모른 척하게 되겠지. 난 학교 안에서 늘 그렇듯 뛰어다닐 거고, 너는 학교 밖에서 날아다닐지 몰라. 그럼 안 아플 텐데, 안 아플 수 있을 텐데, 그러고 싶지 않아.
나는 바다 아래로 조개껍데기를 던질 거야. 파도에 쓸려갈지언정 모래성을 지을 거야. 답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네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 너와의 순간들을 꿈으로 남기고 싶지 않아. 단꿈을 꾸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
“응, 같이 찾아보자.”
바늘이 찌르고 있는 것 같아. 웃었지만, 그렇게 웃으면서 네게 답했지만, 알고 있어. 지금 웃는 것, 웃음이 나와서 지은 웃음이 아니라는 거. 교실에서 반 친구들이랑 장난치며 놀 때 지은 웃음이 더 자연스럽고 예쁠 모양새야. 현아, 웃음이 아니라 그 노력을 봐줘. 네 앞에서 웃어 보이려고 애쓴 마음을 갸륵하게 여겨줘. 네가 좋지 않아서 웃지 못하는 게 아니야.
“대신 찾으면 바로 알려주기야.”
네 부탁을 들어주는 대신 이 정도는 괜찮지? 나는 찾는 걸 도와줄 뿐이지, 찾은 그게 무엇인지는 너만 알 수 있잖아. 네가 내게 가까이 다가오고 싶은 이유를 알게 되면, 그게 나한테 달아도 써도 알려줘. -
678 도아주 (g9PRVIKQ/6) 2020. 8. 22. 오전 11:55:17어제 답레 올리고 잔 줄 알았어... u.u...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이현주. 그러고보니 이현이랑 도아네도 아직 한창 여름이겠지. 이현이는 더위 잘 타려나. 도아는 더위에 약한 편이야 u.u
-
679 이현주 (7KLI0ioci6) 2020. 8. 22. 오후 1:41:39답레를 이렇게 금방 써줄 줄 몰라서 깜짝 놀랐어. 도아주는 오늘 하루 잘 보내고 있을까? 그래도 오늘 하루는 의외로 오전에는 꽤 선선했어서, 날씨는 좋았어. 오후가 되니까 다시 도로 더워지기 시작했지만... (대충 에어컨 키는 소리) 이현이는 체온이 좀 낮아서 더위를 쉽게 느끼긴 하지만 더위 때문에 뻗거나 하는 일은 잘 없어. 도아가 더울 때면 이현이 손을 들어다가 이마에 얹어두면 시원할지도(주책)
>>661부터 이상하게 답레가 조금씩 우울하게 써진다 싶더니 어째 분위기가 너무 앵스트해져 버렸네... 그래도 언젠가는 이현이도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도아에게 웃어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금방 빠져버리면 재미없으니까 완급조절을 해야만 한다는 건 아는데, 왜인지 이현이 완급조절이 요즘 들어서 힘드네. 그렇지만 힘내볼게. -
680 이현 - 도아 (ZIXv8U.29w) 2020. 8. 24. 오후 1:45:43이현의 첫 걸음마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서툴고, 어설퍼서, 이따금 삐끗하고 이따금 휘청하면서 이따금 쿵 하고 엉뚱한 곳을 들이받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익숙해지기까지 얼마나 이런 실수를 되풀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현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따금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오고, 이따금 멍이 든 곳을 부여쥐고 칭얼거릴지언정, 네가 계속 함께 있어주기만 한다면 이현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포기하기엔 그것이 너무도 아름답게 빛났기에. 여태껏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아니 그런 것이 있다는 것도 몰랐던 그 발그스레한 붉은빛이, 네가 함뿍 머금고 다가온 그 빛이 너무도 예뻤기에. 그 빨간 빛의 손을 잡아준다면, 너와 같은 색으로 물들어준다면 네 빨간색은 그만큼 옅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화사하고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라는 예감이 들기에. 어쩌면 사랑이라는... 모두가 노래하는 그것에 닿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기에.
그러니, 나를 잡아줘. 놓지 말아줘. 그 예쁜 빛깔을 잃지 말아줘.
"꼭 찾아낼게."
소년은 네 손을 꼭 쥐었다. 그리곤 가슴팍에 올려놓았던 손을 들어 자기 눈가를 훔쳤다. 그리곤 네게 고개를 숙이고, 네 이마에 자기 이마를 톡 기댔다.
"찾아내서, 너한테만 알려줄 거야."
너를 위한 이유니까, 우리를 위한 이유니까.
네가 밀어내거나 떨어져나오거나 하지 않았다면, 소년은 네 이마에 약간의 시간을 더 기대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 들어가자, 밥 다 식겠다." -
681 이현주 (ZIXv8U.29w) 2020. 8. 24. 오후 1:47:05답레와 함께 갱신할게 u︿u
한편 태풍은 이번에도 그런 거 없었다... 가을까지 이젠 더운 나날들밖에 남지 않은 것 같아. 도아주는 아직도 재택근무 중이려나? 오늘 하루도 조심하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랄게. -
682 도아 - 이현 (HgvO2Wx0Vs) 2020. 8. 24. 오후 7:20:18서로 맞물리지 못 하고 헛돌고 있는 줄도 모르고, 건들이면 톡 터져버리고 마는 봉숭아 씨앗을 품고라도 있는지 조심스럽기 그지없어서. 손톱에 고운 봉숭아물을 들이려 꽃잎을 따려다보니, 잘못 건들인 씨주머니에서 씨앗이 튀어서 놀라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움츠려서 네 마음은 살펴보지를 못 하고, 사랑만 외울 뿐이었다. 사랑이 서투른 것은 매한가지라서, 내 마음도 살피지 못하고 네 마음을 살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응, 기다릴게.”
어차피 난 늘 널 기다리고 있는걸. 네가 그 이유를 찾는 것을 도와주기로 해도, 네가 찾아낼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널 사랑하는 동안, 네가 날 사랑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하면 되는 일이야. 해바라기꽃을 그리는 동안, 꽃잎이 하나 늘어도, 씨앗이 하나 늘어도, 해바라기가 해를 바라보고 있다는 건, 내가 너를 바라보고 있다는 건 변치 않잖아. 다시금 내게 되뇌여. 익숙해지기로 했잖아.
네 이마와 내 이마가 맞닿아 있는 동안, 하고 싶은 모든 말을, 내가 네게 내고 있는 욕심을 꾹꾹 눌러 담아 한 마디를 속삭여. 욕심이라는 것을 알아서, 네 욕심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서. 네 옆에서 마음을 말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욕심을 내버렸다는 걸 알아서. “사랑해.” 이 한 마디에 모든 것을 숨겨. 가끔은 문득 정신을 차리고보면 네 시선의 끝이 나였으면 좋겠어. 내가 사랑한다고 했을 때, 메아리처럼 네 목소리가 사랑한다고 되돌아오면 좋겠어. 예쁜 것을 보았을 때 자연스레 내가 생각나서 놀랐면 좋겠고, 정신없는 와중에 갑작스레 내 생각이 나서 한 번쯤 곤란해지는 것도 경험해보면 좋겠다. 자주는 네가 힘들어지니까 한 번만. 이만큼 사랑하는 너에게, 그만큼 사랑받고 싶어. 그래서, 그러니까 기다릴 수 있어. 네가 날 사랑하려다 지치더라도 힘낼 수 있으면 좋겠어. 내가 아파해도 놓지 않기로 했잖아.
“...그러게. 아현이가 기다리겠다.”
네가 떨어지고 나면 언제 고개를 숙였냐는 듯이, 피어나있는 웃음으로 마주했어. -
683 도아주 (nrup5uU.7M) 2020. 8. 24. 오후 7:27:18답레랑 같이 갱신할게. 교대 재택근무라... 내일은 출근이야. 오늘은 조금 열심히 월급 루팡했어... u.u
도아는 아무리 더워도 이현이 손을 들어다 얹지는 못 할거야. 이현이 손이 책상에 올려져있다거나 하면, 책상에 엎드리며 톡 기대는 정도일 것 같아.
그리고 답레 쓸 때마다 완급조절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u.u 이현주가 괜찮을 만큼만 해줘. 재미없을까봐 걱정되는 거라면, 도아주는 충분히 재밌고 마음 절절해하고 있어. 되려 이현주가 재미는 없고 힘들기만 할까 걱정스러워... 8.8 -
684 이현주 (7Ooia16msQ) 2020. 8. 24. 오후 8:43:07도아주가 주는 답레는 항상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집에 가는 대로, 시간 나는 대로 답레 천천히 써서 줄게.
아참, 이현이네 집안에 다시 들어와보고 싶어? 혹시 장면을 바꾸거나 새 일상을 시작하고 싶다면 이야기해줘! (어디까지나 도아주가 그렇게 생각한다면이야) -
685 도아주 (abwTCqov1A) 2020. 8. 25. 오후 6:52:51답레는 늘 서둘러 주려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현주가 기다린 시간만큼은 물론, 그 이상도 기다릴 수 있는 걸. u.u 갱신하고 갈게.
이현이네 다시 들어가보고 싶냐는 물음은 이해를 못 했어... 여기서 끊고 다음 일상으로 넘어가자는 이야기인 걸까? 식사 장면을 건너뛰자는 뜻일까...? u.u...? -
686 이현주 (B1v.Ag8yyE) 2020. 8. 25. 오후 10:02:47정말로, 고마워.
둘 다 말한 거야! 혹시 너무 루즈하게 느끼지 않을까 걱정돼서. 그렇지 않다면 계속 장면을 진행할게. -
687 도아주 (u6A9/6ylk6) 2020. 8. 26. 오전 7:11:42이번 일상에서, 이현이네 안에서, 이현주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끝이라면 끊어도 상관없고 장면을 넘겨도 상관없어. 답변이 늦어서 미안해. 어제 답하고 자겠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글을 써놓고 그대로 잠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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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8 이현주 (5WNpXkd3VM) 2020. 8. 26. 오후 8:08:08괜찮아, 그럴 수 있는 거지. 요즘도 잠이 모자라? 넉넉하게 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답레는 쓰는 데 조금 지체가 되고 있는데, 내일은 볼 수 있도록 오늘 힘내서 써둘게. 기다려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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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 이현 - 도아 (dhcWm/K2k2) 2020. 8. 27. 오후 5:42:30언제까지고 기다리겠다는 참을성과,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다는 조급함은 항상 그렇게 맞물릴 듯이 헛돌곤 했다. 네가 한 발짝 내딛으면 소년이 한 발짝 물러서고, 소년이 한 발짝 내딛으면 네가 한 발짝 물러서는 너와 소년의 거리는 단 두 발짝. 그러나 언젠가는 작은 기적이 일어나, 너와 소년의 마음이 맞아떨어져 함께 한 발짝을 서로에게 내딛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네가 조용히 읊조리는 고백에, 소년은 나직이 대답한다. 메아리처럼은 아니지만, 호수에 손끝을 담갔을 때 일어나는 물결처럼. "행복해." 하고.
다만, 그저, 너무 늦어버려서, 네게 사랑한다는 메아리를 들려줄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메아리가 울리는 곳에 그저 사랑했었다는 흔적만이 남아있는 일만큼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욕심에 가득차 섣불리 내딛어서도 서로 부딪혀버리고 말겠지만, 너무 조심스레 서로에게 발을 내딛으려다 서로가 이미 다른 방향으로 꽤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아버리는 것도 그 못잖은 비극일 테니까.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소년은 착실히 너의 색깔로 물들어가고 있었으니까.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아니, 좋은 쪽과 나쁜 쪽을 구별하는 것도 의미없는 일이다.
"─예뻐."
문손잡이로 손을 뻗기 전에, 언제나처럼 곱고 화사한 분홍색으로 피어난 너를 바라보며 소년은 네 옆머리로 조심스레 손을 뻗어 너를 쓰다듬어보려 했다. -
690 이현주 (dhcWm/K2k2) 2020. 8. 27. 오후 5:42:56답레가 너무 늦었다 8▽8 많이 기다렸지, 미안해.
-
691 도아 - 이현 (YBFMyQdNYM) 2020. 8. 28. 오후 10:19:20내 한 마디가 네 마음에 행복이라는 울림을 줄 수 있다면, 난 그 대답만으로도 힘낼 수 있어. 내가 널 사랑한다는 사실이 네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긴 기다림에 위로가 돼. 너의 대답에 짧게 고개를 끄덕거려. 응, 네가 행복해하는 동안, 행복해하지 않더라도, 난 우리 계약이 끝날 겨울이 될 때까지–아니, 사실은 그보다 더 오래일지도– 변치 않을게.
“응?”
너의 그 말에 내가 어떻게 멈칫거리지 않을 수 있겠어. 지금 내 얼굴이 무슨 색일까. 분홍색이었을까? 그랬다면 분명 새빨간 색이 됐을거야. 눈이 휘둥그렇게 떠지고 숨이 잠시 멈췄어. 눈꺼풀이 내려와 눈이 감겼다가, 다시 눈을 떴다가. 깜빡거리면서 시선이 아래로만 향해가. 손이 닿으면 부끄러워 움츠리고 마는 미모사같이, 네 그 한 마디에 부끄러워 숨고 있는 거야. “예쁜 건, 너잖아.” 그 말을 네가 나한테 하면 어떡해.
네가 뻗어온 손길에, 평소였더라면 그래도 된다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을텐데. 네 손에 기대기라도 하듯이 머리를 기댔을거야. 하지만 지금은 그랬다가는 심장이 펑 터져버릴 지도 몰라. 이미 네게서 그 말을 들은 것만으로도, 난 닿으면 바스라지기라도 할 듯이 떨고 있으니까. 그래서 가만히 있을 뿐이야. 심장이 터질지라도 네 손길을 피하고 싶지 않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
692 도아주 (YBFMyQdNYM) 2020. 8. 28. 오후 10:21:59괜찮아 u.u... 자택근무가 연장됐는데, 프로젝트 시작인지라 거의 의미없는 자택근무가 되었어. 주 3-4일 출근이야... 그리고 잠이 와서, 사라질 지도 모르겠어. 요즘도 잠이 부족한 가봐. 재택이랑 출근을 번갈아하면서 생체 리듬이 조금 깨진 모양이야. 더위 조심하고, 건강 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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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 이현주 (.O4KRue.gw) 2020. 8. 28. 오후 10:37:30고생했어, 오늘 하루도.
도아주 일하는 곳은 왜 그렇게 빡세...? 건강은 잘 챙기고 있는 거지? 언제나 말했지만 난 항상 여기서 기다리면서 느긋하게 답레 쓰고 있을 테니까, 도아주 혐생이랑 건강 먼저 챙겨, 응? -
694 도아주 (yf5KM1OrLc) 2020. 8. 30. 오후 6:08:10괜찮아, 건강은 챙기고 있어. 늘어지게 자고, 하고 싶었던 게임도 해보고, 먹고 싶은 것도 먹고 말야.
노래는 왠지, 가사가 도아 생각이 나서. 어떻게 될 지 모를 앞 이야기들 중에 저런 이야기도 있을테니까 u.u... -
695 이현주 (AK2v/rIbvM) 2020. 8. 30. 오후 11:12:57오늘 내가 바쁘지만 않았더라도 동접이었을지도 몰랐는데... 88 노래는 잘 들을게.
-
696 이현 - 도아 (AK2v/rIbvM) 2020. 8. 30. 오후 11:30:15무언가가 헛돈다는 말은 두 물체가 서로 밀접하게 닿아있을 때에 쓸 수 있는 말이다. 그 어느 것과도 가깝지 않은 소년에게 네가 가장 가까웠기에 서로 맞물리거나 헛돌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이따금 헛돌고 이따금 비뚤어질지언정, 그래도 너는 여기까지 왔다. 소년은 네 옆머리를 가볍게 살며시 매만지기만 하고는 손을 뗐다. 네 설레다 못해 불안하기까지 한 그 미세한 떨림을 바로 알아챘기 때문이다. 네 고통과 기쁨은 그렇게나 밀접하게 붙어있구나. 네가 나로 인해 기뻐할 때마다 동시에 네가 아파하는 거구나.
네게 고통 없는 행복만을 안겨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모르겠어.
"나를 예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아..."
이현은 방긋 웃어보였다. 확실히 그 소년은 다른 이들보다 남들의 눈이 더 많이 닿았다. 당신이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그 소년의 고운 얼굴을 보고 무어라 말이 나오는 일이 있었고, 당신이 모르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올 말까지 합하면 더 많겠지.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소년에게 부질없는 것이었다. 그런 말들은 소년의 삶에 어떤 의미로 와닿거나 하는 말들이 아니었으니까. 마치 겉치레 공치사 같았다. 소년도 딱 그만큼 보기에 좋은 미소만을 지어보이거나 손을 흔들어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할 뿐이었다. 그러나 네가 해주는 말은 달랐다.
"그런데 그 중에서 와닿는 건 네가 해주는 말이 유일해, 도아야."
너는, 나를 정말로 웃게 해.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해. 네가 품고 있는 아름다운 색깔들이 흔들릴 때마다.
"그래서, 나는 너한테만 예쁘다는 말을 돌려줄 거야."
이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다시 현관문 비밀번호를 눌러 도어락을 풀고 문고리를 덜커덩 당겼다. 해거름의 금색 햇살이 비스듬히 비껴 현관에 놓인 신발들과 나무 마루를 비추고 있었다. 아까부터 코끝에 걸려 있던 달짝지근하면서 고소한 냄새가 좀더 선명해졌다. 간장으로 양념을 한 고기 같은 걸 만들어놓은 모양이었다. 닭고기덮밥이랬었던가?
"들어갈래?" -
697 이현주 (AK2v/rIbvM) 2020. 8. 30. 오후 11:38:53노래의 감상이 답레에 좀 많이 실렸어 u.u...
동접을 놓친 건 아쉽지만, 그래도 도아주가 푹 쉬고 느긋하게 보냈다니 그건 다행이다. -
698 도아 - 이현 (5sPggIEvdA) 2020. 8. 31. 오후 8:01:40매만지고 나서 떨어지는 네 손에,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달콤한 독에 좀 더 목을 축이고 싶었을까, 독이 너무 아파서 괴로웠을까. 날 사랑하지 않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은 잡아당기지도, 밀어내지도 못해. 네 손이 떨어질 때 나는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떨어지는 벚꽃잎을 아쉬워했을까, 꽃잎이 다 떨어지도록 만든 빗방울을 야속해 했을까. 아니면 채 즐기지 못한 꽃놀이에 억울해했을까. 내가 날 쓰다듬었더라면, 심장의 터지고 남은 자리에 눈물이 고였을 거라고.
“…그러니까,”
“예쁜 건 너야, 현아.” 내가 아니라 너란 말이야. 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마는 내게, 그림자에 숨어 보이지도 않을 내게 그러지 말아. 아픔을 꼭꼭 씹어 삼키고도 아파서, 이를 꾹 물어. 내가 너에게 예쁘다고 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나를 예쁘다고 하는 거라면 그러지 말아. 내 어느 구석이 네게 예쁘게 느껴지지 않았다면 그러지 말아.
이제서야 고개를 들어 올리고, 너를 보았어. 너는 웃고 있었고, 문을 열고 있었어. 그래서 나도 다시 웃었어. 응, 들어갈래. 고개를 끄덕이고는, 먼저 들어가라는 뜻일까, 조금 머뭇거리다가 발을 디뎌. 금색 햇살이 부서지고 있는 그 안으로 들어서. -
699 도아주 (5sPggIEvdA) 2020. 8. 31. 오후 8:05:06길이가 짧은데, 이것말고는 써지지 않아 8.8 좋은 저녁이길 바라, 그리고 내일부터는 9월이라 응, 저번에 말한대로 바쁠 예정이야... u.u...
그리고 이현주가 말한대로 식사 부분을 건너뛰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졌어. 이현주 맘대로지만, 내 텀이 너무 길어질 수도 있다보니, 이현주가 루즈해질 수도 있겠다 싶어서. 저녁식사 끝나는 부분으로 옮겨도 되고, 이걸 막레로 받아 새 일상을 해도 좋아. -
700 이현주 (RnkUhFkgac) 2020. 8. 31. 오후 9:31:518월에 내가 바쁠 게 뭐람... 좀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8-8 모쪼록 몸 잘 챙기고, 쉴 수 있을 때 푹 쉬고. 도아주가 돌아오고 싶다면 나는 기다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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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1 이현주 (vNI66zuums) 2020. 9. 1. 오후 8:36:37답레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 어떻게 다가가려 해도 부서져 버리니까, 조금씩 부스러져가는 조각상을 만지는 것 같아서... 현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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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 이현 - 도아 (mYqooe61S.) 2020. 9. 2. 오후 2:07:48아무리 너와 같은 크기를 하고 너와 같은 보폭으로 걷고 싶어도, 너에게 다가서면 한없이 커져버리고 마는 내가, 내 스스로가 원망스럽고 미웠다. 네 마음이 담긴 그 따스한 빨간색이 너무 좋아서 너에게 이끌리는데, 내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그 빨간빛은 아픔에 한 번 바래고 그 아픔을 감추려는 미소에 두 번 바랜다. 내가 너에게 다가가면 그 빨간색이 더 아름답게 피어날 거라 생각했는데, 그 반대다. 나는 네게 독일 수밖에 없는 걸까. 언제까지고 '나를 마셔요' 라는 라벨이 붙은 병일 수밖에 없는 걸까. 네 그 좋아하는 마음이 함뿍 담긴 빨간색을 기억하는 내 마음은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걸까.
그냥 고양이처럼, 다른 사람 대할 때처럼 웃어너길 수 있다면 차라리 좋을 텐데, 그것마저도 안 된다. 시큰대는 가슴을 쥐고 아파하며, 어떻게든 그것을 숨기려는 너를 보고 있으면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네 아픔이 그대로 옮아와 함께 아파버리고 만다. 이상한, 이상하기 그지없는 상호속박이다.
네게 손을 내밀며, 소년은 이번 여름, 자신이 전에 없던 정말로 지독한 열병에 걸려버리고 말았다는 것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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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을 막레로 생각해도 좋아! 혹여나 잠깐이라도 이 레스를 보았을 때 시간이 좋을 때가 있다면 남겨줘. 다음 일상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고 싶고.. -
703 도아주 (wUiUqovK7A) 2020. 9. 2. 오후 7:43:41도아가 겁내고 있는 건, 이현이가 애정표현같은 말과 애정행각같은 행동을 자신이 그대로 받아들일까봐야. 이전에는 장난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장난이 아니라고 생각해버렸거든. 단순히 애정행각을 흉내내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은걸. 그래서, ‘장난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넌 날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생각 끝에 이현이가 하는 말과 행동에 기대해버렸다가, 아니라고 알게되면 크게 무너질 것 같아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느낀거야. 난 무너져버리면 안 되니까, 무너지더라도 겨울까지 널 좋아해야하는데. 무너지고 나면은 누굴 탓하지도 못 하고 오로지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할 거라, 조심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이현이를 좋아하고, 계속 좋아하고 싶어서 그러는 건데... 이현이는 되려 그래서 다가가기 어렵겠구나, 응. 이건 묘사가 적었던 도아주 탓이 큰 것 같아. 도아가 어느 상태인지에 대해서 말이야. 그래도 다시 마음 단단히 먹었으니까. ‘다시금 내게 되뇌여. 익숙해지기로 했잖아.’라고 했으니까... 그렇지 않았더라면 들어가겠냐고 물었을 때, 미안하다며 집으로 돌아갔을거야. 먼저 가보겠다고, 내일 보자는 말도 없이.
지금 시간이 나는데, 저녁 대신 조금 쪽잠을 잔 상태라 위에 한 말도 지금 하는 말도 조금 비몽사몽 헤롱헤롱해. @.@ 오타도 보이는대로 수정은 하고 있는데,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 일상은 혹시 하고 싶은 게 있을까? 아예 학교 배경으로 돌린 일상은 처음 자유 상황극 때 방과후 고백으로 시작한 그 한 번 뿐이라 학교 배경으로 돌려보고 싶기는 해.
그리고 이현주가 괜찮다면, 만약 학교 배경으로 돌리게 된다면 이현이도 도아도 학교에 있는데 도아가 바빴으면 하는 바람이 조금 있어. u.u... 지금 도아가 닿을 거리에 있고 분명 보이는데도 닿지 못 하는, 사라지진 않았지만 사라진 것 같은 그런 상황이면 이현이가 어떨까 싶어서. 도아야 저번 잡담으로 풀었던 것처럼 이현이한테서 충전하겠지만, 이현이한테 도아도 충전이 될까 싶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다른 쪽으로, 이현주가 돌려보고 싶어 했었던 것 같은 기억이 희끄무리하게 남아있는 체육대회같은 걸 끌고와도 상관없어. 방학이라거나, 기말고사라거나... 이현이랑 도아네가 아닌 여기 시간은 2학기 중간고사랑 9모지만...... -
704 이현주 (MIw9J2wm26) 2020. 9. 2. 오후 8:14:51지금은 이현주가 밖이라 자주 레스를 남길 수가 없어... :-:
>>지금 도아가 닿을 거리에 있고 분명 보이는데도 닿지 못 하는, 사라지진 않았지만 사라진 것 같은 그런 상황<<
지금까지 보셨잖아요...(⊙_☉)?!
물론 더 보고 싶다면 도아주가 원하는 대로 하자. 도아주 말대로 처음 말고 학교 배경으로 돌리지 못하기도 했고, 내가 생각하기도 흥미로운 주제고.. 다만 이현이의 반응이 예전같지는 않을 거야. 이현이는 도아랑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솔직하게 애정표현을(본인은 애정표현인지도 모르고) 해나갈 텐데, 그러면 그럴수록 도아가 아파한다는 걸 깨달았고, 이젠 섣불리 그러지 못할 테니까. -
705 이현주 (MIw9J2wm26) 2020. 9. 2. 오후 8:19:17생각해보면 이현이가 모처럼 간만에 학교에 나왔는데 도아가 안 보이면 점심시간쯤에 스케줄 핑계대고 탈주할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1주일 정도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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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 도아주 (yQF4b0M.fw) 2020. 9. 2. 오후 8:45:42도아주가 너무 매운 맛을 생각했구나...! 지금 상황은 그래도, 대화는 하니까... u.u...... 이건 도아주가 너무 못됐었네. 학교 배경인게 괜찮다면 학교에서 뭐할지만 정해도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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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 이현주 (fVy2CdFqfc) 2020. 9. 2. 오후 8:50:47도아주가 매운맛을 원한다면 난 아무래도 괜찮으니까 도아주가 원하는 대로 마구 못되게 굴어줘. 어찌됐건 함께할 시간이 잘 겹치지 않는 두 사람이니, 어떤 상황이라도 좋을 것 같아. 음, 기말고사 직후나, 아니면 기말고사 이후의 학교축제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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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 도아주 (p1WyezqZPo) 2020. 9. 2. 오후 9:13:27아냐, 괴롭히고 싶지 않아 8.8 기말고사면 1학기를 말하는 거겠지? 축제 준비 중이어도, 축제 중이어도 도아 열일하고 있을 것 같네 u.u... 이현주가 좋다면 난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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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9 이현주 (iQTnMCPIqE) 2020. 9. 2. 오후 9:36:25이현이는(참다 못한 이현주가 개입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같은 애라서, 혼자서는 길을 쉽게 찾지 못할 거야. 힘들겠지만, 도아가 잘 붙들어줘야 돼. 기왕에 도아가 욕심도 부릴 줄 알면 좋겠다는 게 이현주의 생각이지만 어디까지나 이현주는 제삼자니까.. ^q^ 응, 그러면 그렇게 하자. 도아주가 바쁘니까 선레는 내가 준비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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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도아주 (p1WyezqZPo) 2020. 9. 2. 오후 9:57:46도아는 욕심쟁이야 u.u... 다만 엄청 꾸욱 참고 있는거야. 이현이한테 미움받고 싶지 않고, 이현이한테 폐끼치고 싶지 않고. 연애라고 해도 조심스러웠을텐데, 계약 연애니까. 심지어 이현이가 유명인이다보니까, 사랑해줄 사람만큼 상처낼 사람도 많다고 생각해서... 자신이 이현이에게 흠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금 있어. 도아주도 도아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
응, 선레는 부탁할게. 고마워. u.u... -
711 이현주 (46H3NFXBwQ) 2020. 9. 2. 오후 10:03:47다가가도 도아가 아파하고 멀어져도 도아가 아파하는데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조그만 힌트라도 88888888
집에 가려고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인데 빗방울이 수평으로 날아다니네 ^q^...... -
712 도아주 (p1WyezqZPo) 2020. 9. 2. 오후 10:13:50애정행각이라고 해야하나, 애정표현이 아니라면 다가가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u.u... 다가가는 방법은 여러 개라고 생각하니까. 장난도 아니고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러면 어떡해 8.8 라고 하고 있었으니까...
바람이 많이 부나보구나. 여기는 바람은 잠잠해져서, 비가 아래로 내리기는 해 u.u... 귀가 안전히 하길 바라. -
713 이현주 (dQYmmho00w) 2020. 9. 2. 오후 10:24:40(생각중)
(옆에 붙어앉기라던가)
(어깨에 머리 기대기라던가)
(손 살며시 쥐고 정수리에 올려놓기라던가)
(((틀렸어 다 애정행각이잖아)))
방금 들어왔어 ^q^ (물에젖은 고양이꼴) 얼른 씻고 선레 써야겠다... 축제 전날 축제준비 하는 학교를 배경으로 써오려고 하는데 괜찮지? 점심시간이 좋을까, 방과후가 좋을까?
※답레가 오늘 밤 중으로 나오진 못할 것 같아 yy -
714 도아주 (p1WyezqZPo) 2020. 9. 2. 오후 10:33:43@.@ 친구들이랑 할 수 있는 정도면 이정도는 괜찮다고... 도아도 생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도아야 나한테만이라도 알려줘 8.8...
선레가 늦어지는 건 전혀 상관없으니까, 감기들지 않게 젖은 것부터 어떻게 하자 u.u...! 축제전날이면 방과후든 점심시간이든 도아는 똑같이 바쁘겠다 u.u 별로 상관없을 것 같아. 단지 저번에 딱 한 번 돌린 학교 일상이 잔잔한 방과후였으니까, 이번에는 시끌벅적한 점심시간이면 어떨까 싶네 u.u! -
715 이현주 (JTtTvq1woA) 2020. 9. 2. 오후 10:46:40"너를 사랑하는 법은 언제 알려줄 거야?"
"나는 '너를' 이라고 했어."
이번 일상에선 직구를 좀 꽂아야... (?????)
응, 그러잖아도 지금 씻으려고 준비중이야. 큰맘먹고 레슨까지 째고 학교를 왔는데 도아는 안보이고 다른 애들 등쌀에 시달리다가 결국 후다닥 도망쳐나온 시무룩 이현이를 쓰면 되겠는데 장소는 어디가 도아랑 마주치기 좋을까... -
716 도아주 (K8WWI9R4p.) 2020. 9. 3. 오후 12:56:43점심시간 막바지에 들렸다가 가. 도아야 축제 전날 축제 준비중인 학교 점심시간이라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바빠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을거야. 그래서 어디여도 상관없을테지만, 출몰률이 더 높은 곳이라고 하면 역시 방송부실 근처나, 무대가 있는 강당 근처 아닐까 싶어 u.u...
그리고 직구가 꽂힌 도아 반응은... 일상에서 만나. u.u! -
717 이현 (kzZPM4D9I.) 2020. 9. 4. 오후 5:40:53"학교 축제니까."
하고 빙그레 웃으며 뒤돌아서는, 눈 앞에서 대놓고 도망치는 하얀 머리카락의 소년을 매니저는 차마 잡지 못했다. 고등학교 학교축제는 세 번이지만 고등학교 2학년의 여름의 학교축제는 한 번뿐이잖아- 하는 말장난에 가까운 설득에 넘어간 것은 아니었다. 매니저가 그에게 단호하게 굴지 못하게 만든 것은 그 미소에 담긴 어떤 색이었다.
서이현이 레슨을 어떤 핑계로 땡땡이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었다. 그 소년은 한 군데에 붙들어두기엔 상당히 자유분방하고 자기주관이 뚜렷한-그리고 엉뚱한- 영혼이었으니까. 또한 그에게 레슨을 지나치게 강요할 필요도 사실 없었다. 예술가의 마음 속에 담긴 예술은 기술을 통해 세상으로 펼쳐지는데, 레슨은 주로 그런 기술을 갈고닦는 훈련이었지만, 이현은 그런 기술에 있어서는 어떤 경지를 이루었달지 천부의 소질이 있다고 해야 할지 완성에 한없이 가까운, 프로로서 충분하고 넘치는 수준이었기에.
그래서 이현의 레슨 시간은 레슨 시간이라는 이름만 빌린 개인 연구 시간으로 흘러가곤 했고, 매니저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찌되었건 아티스트가 주어진 스케줄을 성실하게 소화하도록 하는 것은 매니저의 소임이기에, 매니저는 여태껏 멋대로 땡땡이치려는 이현을 잡아다가 레슨실에 집어넣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이현의 미소에 결국 매니저는 그를 눈앞에서 놓아줘버리고 말았다. "대신에 다음 오프 빼고 보충레슨 할 줄 알아." 하고, 이젠 그 소년의 귀에 들리지도 않을 쓴소리를 흘릴 뿐이었다. 색 없이 투명해서 이따금 공허해보일 정도의 미소만을 지을 줄 알던 그의 얼굴에 어느덧 애틋하게 무르익어가는 자줏빛이 살며시 끼어드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의 예술가로서의 감성이 무르익도록 하려면, 레슨실에 집어넣는 것보다 놓아보내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저 그것이 무르익을 때를 놓쳐버리지만 않기를 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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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고등학교는 축제 준비로 분주했다. 학교 축제라는 게 학교마다 제각기 그 시기가 다르지만, 이 학교는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직후부터 2주간 준비기간을 갖고 축제를 여는 것으로, 공부할 생각이 싹 달아나버린 학생들에게 학기 마지막을 놀자판(?)으로 장식해주는 것을 선호했다. 계절이 여름의 한가운데로 달려가면서, 1학기의 끄트머리로 곤두박질쳐가는 오늘은 축제 전날이었다. 이 2주간, 이현이 학교에 얼굴을 비추는 빈도가 유독 늘었다는 것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야깃거리로 오가며 학교가 바야흐로 축제철을 맞이했다는 것을 판단하는 척도로 쓰였다. 정작, 이현은 축제 같은 것에는 '매니저 형한테 하는 변명' 이상의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지만. 이현에게는 축제보다도 더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 만남은 며칠째 성사되지 못하고 있었다.
너를 따라 방송실에 기웃거려도,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너는 항상 어디론가 바쁘게 달려가거나, 이미 떠나고 없거나, 아니면 다른 누군가와 바쁘게 이야기하고 있었었다. 축제 때는 모든 부서며 동아리들이 다 바빴고, 그 바쁜 동아리들을 모두 케어해줘야 하는 방송부는 더욱 바쁠 수밖에 없었다.
그 대신 이현은 학교에 얼굴을 자주 내밀기 시작함에 따라 그에게 쏠리는 불필요한 관심에 휩쓸려다녀야 했다. 6교시로 끝내는 단축수업 이후에, 축제 준비에는 관심없는- 부서활동을 하지 않는 반 친구들이 PC방에를 가자고 제안을 한다거나, 네가 아닌 다른 방송부 아이가 이현의 장기자랑 출전 여부나 취재 등등의 명목으로 그에게 말을 걸어왔고,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는 이현이 자신의 반의 학우들과 잘 어울리고 있는지 염려어린 관심을 기울이는 선생님이 그를 불러세우기도 했다.
보통이라면 그는 같은 반 친구들이 꾀는 대로 PC방에를 따라가서 게임을 하며 노닥거리거나, 방송부 아이를 붙들고 곡 몇 개를 들려주며 짐짓 이 중에서 한 곡을 골라 장기자랑에 출전할 것처럼 뭐가 제일 좋냐고 물어본 다음에 장기자랑엔 출전하지 않을 거라고 말해서 아연실색하게 만들거나, 아니면 담임선생님과 복도에서 축제 이야기를 가지고 몇 시간이고 즐겁게 떠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축제 전날의 점심시간인 지금에 이르러서는 도저히 그럴 여유가 없었다. 소년의 가슴속에 피어난 자줏빛이 시큰시큰하게 졸아들 지경이 되어 있었기에.
친구들의 PC방을 가자는 제안에는 오늘은 레슨을 더 이상 뺄 수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정작 오늘치 레슨은 학교를 가야 된다고 핑계를 대고 빠졌는데-, 칩칩스레 달라붙는 방송부 아이를 응, 장기자랑 출전할 거야, 하는 한 마디로 뿌리치고, 상냥한 담임 선생님께는 고맙지만 지금은 축제 준비로 바빠서요, 하고 말씀드린 뒤에 소년은 계속 학교 안을 정처없이 헤맸다. 그렇지만 결국 오늘도 너를 만날 수는 없었다.
이현은 문득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문득 소년의 귀에 환청이 울리는 것 같았다. 나, 너를 좋아해. 날 좋아하게 만들게.
그때 그 이야기를 들었던 그 교실이, 그때 그 눈부신 햇살을 머금은 채로, 산들바람을 머금어 커튼이 나부끼는 그 풍경 그대로 창문 너머에 놓여있었던 것이다. 어찌나 그 풍경이 그 날 그 때와 똑같았던지, 소년은 문득 창문 너머에서 토끼같은 분홍색 눈을 한 소녀가 고양이같이 웃고 있는 소년을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은 딱히 그의 가슴속에 느껴지는 영문모를 고통을 가라앉히는 데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것이 더 선명해지게 만들었다.
이현은 입을 꼭 다물고, 다시 종종걸음을 쳤다. 그의 발길은 어느덧 그가 요 며칠간 몇 번이고 가로질렀던, 이젠 거의 습관이 되어버리다시피 한 곳으로 향했다. 방송부실이 있는 복도였다. 또 다시 여기네. 하고, 소년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마침내 그 발걸음마저 멎었다. 소년은 입을 다물고,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산들바람이 불어들어오는 창가로 말간 여름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
718 이현주 (kzZPM4D9I.) 2020. 9. 4. 오후 5:41:53초... 초장문 무엇..........?? (자기 분량에 동공지진) 도아주, 항상 하는 말이긴 하지만 혹시 본다면 답레는 도아주가 쓰고 싶은 분량만큼만 써서 줘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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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 도아 - 이현 (BImbR/x3T2) 2020. 9. 5. 오후 4:45:23톡톡. 어깨에 집게손가락이 노크를 두 번. 내 어깨 위로 닿은 울림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하얀 속눈썹은 여전히 내려앉아 분홍빛 눈동자를 감추고 있었어. 내일이면 무대가 되어줄 강당에서, 얼마나 졸렸으면. 내일은 축제를 즐겨야 하니까, 그 전날 방과 후인 지금 마지막 리허설을 위해서 학생들–무대에 오를 학생들과 그들의 무대를 꾸며줄 방송부–이 강당에 꽤 모여 있었는데도. 그리고 그곳에서 난 시트를 보면서, 진행을 맞춰주고 있었는데도. 댄스부의 리허설 공연으로 어둠이 찾아온 강당에서 무대 조명만이 반짝거리고, 스피커에서 노랫소리가 쿵쿵 울리는데도. 반짝이는 조명이 밤하늘 별만 같고, 스피커의 노랫소리가 바람 소리같이라도 들렸었나 봐. 부장 선배가 내게 댄스부 다음이 밴드부가 맞느냐 묻는데도 잠잠하게 답이 없어서 살펴보니, 까무룩 잠에 빠져 있었던 거야.
도아야. 기어코 어깨를 살짝 흔들리고 나서, 퍼뜩 잠에서 깨어나 눈을 깜빡거렸어. 원래도 잠이 많았지만, 축제를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방송부가 바빠져서–그중에서도 이 소녀가 제일 바빴더랬다. 방송부 홍보를 맡아서 했기에 방송부라고 하면 이 소녀가 떠오르는지, 각종 방송에서의 목소리 주인이 이 소녀라서 그런지, 그저 잘 나서서 도와주기 때문인지. 그리고 그 사실을 방송부장도 알고 있었다. 도아를 많이 시켜 먹기는 했다고. 내일 장기자랑에서 진행을 맡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리허설에도 데려온 거였는데, 깜빡 꾸벅이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도아야, 부실에서 조금 쉬다 와. 그냥 집에 가도 되고. 멘트 수정 같은 거 있으면 알려줄 테니까. 너 내일 촬영도 있고 진행도 있는데, 그때 이렇게 졸고 대형사고 칠래? 그러면 소녀는 할 말이 없어져서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조금만 쉬다 다시 올 거예요! 부득 다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축제 전날이래도, 방과 후는 방과 후인가 봐. 한창 시끌벅적하던 학교는 나름 조용해져서, 조금 잔잔해진 내 속에 네가 떠올라. 이곳저곳 축제 분위기가 물씬, 복도마다 화살표와 발자국 모양 종이를 테이프로 붙여 각자의 반으로 향하도록 하고 있어. 네게로 향하는 건 없을까. 괜히 발자국 모양 종이를 한 발자국씩 따라 밟아. 이것저것 학교를 꾸미고 있던 학생들도 사라져가고, 학교를 가로질러 다니다 보면 여러 목소리로 들려오던 네 얘기를 떠올려 봐. 네가 요즘 학교에 자주 온다더라, 장기자랑에 나온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을 들었어. 정작 난 너를 보지 못했는데. 지금이면 집으로 돌아갔을까, 조금만 방송부실에서 자다가 다시 강당으로 돌아가야겠다.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데, 방송부실에 가까워져 가니까 네가 보였어. 내가 널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런 상상을 한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다른 사람을 잘못 본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아. 내가 얼마나 널 좋아하는데, 널 못 알아볼 리가 없잖아. 잠깐 빠졌던 잠에, 느릿하게 옮겨지던 걸음을 보챘어. 종종걸음으로 네게 다가가.
“현아!”
이쪽, 이쪽 봐줘. 널 부르면서 네 옷자락을 살며시 꾹 쥐려고 했어. 오랜만이야, “보고 싶었어.” 창가로 들어오는 바람이 간지러웠을까. 바빠서 지쳤던 것도, 방금 깜빡 졸아버렸다는 것도 까먹고 함박웃음을 지어버리는 거야. -
720 도아주 (BImbR/x3T2) 2020. 9. 5. 오후 4:49:18@.@ 요즘 피곤해서 그런가 글이 마음에 들게 써지지 않아. 이현주를 마냥 기다리게 하고 싶지도 않고, 하지만 답레가 영 만족스럽지도 못 하고 그래서 큰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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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 도아주 (BImbR/x3T2) 2020. 9. 5. 오후 4:52:16그리고 사실, 창가로 들어온 햇빛이 그 웃음에 반짝거렸다… 같은 묘사를 쓰고 싶었는데, 너무 자기캐 이뻐하기 아닌가 싶어서 그만뒀어. 그치만 사랑에 빠져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그 정도 웃음은 지을 수도 있지 않나 라고 속으로 욕심부리며 이렇게라도 말하는 거야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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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2 이현주 (0l5zzvKcpI) 2020. 9. 5. 오후 5:17:42이현주가 미리 생각해두던 답레 내용이 있었는데 도아 함박웃음 공격 한 방에 날아갔어 @.#
그런 묘사를 써도 뭐 어때, 도아는 귀엽잖아. 나도 이현이가 잘생겼다고 시트에 써뒀으니 마구마구 미사여구 붙이고 있는걸!
글이 마음에 들게 써지지 않는다고 해도 조급해하지 않아도 돼, 난 충분히 기다릴 수 있고, 글을 쓰고 싶은 기분이 아닌 날이면 그냥 잡담만 해도 마냥 좋으니까. -
723 이현 - 도아 (sb1hlDTFDY) 2020. 9. 6. 오전 10:42:15잘못 보았을 리가 없다. 그 곳에 서 있는 것은 네가 너무도 잘 아는 그 소년이었다. 가만히 창가에 서서, 디디와 고고가 기약도 없이 고도를 기다리며 국도의 작은 나무에 서 있던 것처럼 그는 그렇게 서 있었다. 소년은 고도가 언젠가는 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디디의 편에 설까, 아니면 고도가 오지 않을 것이라 비관하는 고고의 손을 들어 줄까? 그러나 이 작은 연극은 《고도를 기다리며》와는 영 다른 전개를 맞이했다. 소년이 그렇게 찾아헤메고 기다리던 네가, 마침내 돌아와서 그 목소리로 그를 불렀으니까.
"어..."
자신도 모르게 나직이, 조금 멍청하게 들리는 소리를 흘리며 소년은 너를 돌아보았다. 그 회백색 머리카락과 마찬가지로 표정이 없던 얼굴에 문득 순수한 놀람이 꽃망울이 톡 터지듯 퍼진다. 가늘게 떠져 있던 눈매가 커지고, 입이 조금 벌어질 때쯤, 놀람은 더 화려하게 기쁨으로 가득찬 미소로 활짝 피어나려 한다. 네가 지금 웃고 있는 그 함박웃음과 닮아있는 그런 웃음으로.
그렇지만 소년의 뺨에 혈색이 돌기 시작할 때쯤, 너에게로 향해진 연수정색 눈동자를 담고 있던 눈매가 샐쭉하게 가늘어진다. 기쁜 웃음이 피려던 입은 새침하게 앙다물고, 토라진 것처럼 소년은 시선을 살짝 내리깔았다. 네가 손을 뻗어서는 옷자락을 꾹 쥐는 것까지 막지는 않았지만, 이 소년은 명백히 어딘가 토라진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 손만큼은, 네 그 반가움이 한가득 묻어 있는 손만큼은 도저히 외면하지 못하겠는지 소년은 토라진 얼굴을 하고라도 네게 옷깃을 잡힌 쪽의 반대쪽 손을 들어 네가 옷깃을 쥐고 있는 손을 꼭 싸쥐는 것이다. -
724 도아 - 이현 (dJcG1B3Npg) 2020. 9. 7. 오후 10:33:23네가 놀라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런 표정으로 나를 돌아봤을 때. 내가 짓고 있던 웃음이 짙어졌다면 짙어졌지, 옅어지지는 않았어. 하지만 네 표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이 놀람이 아니게 되어서, 그래서 옅어지고 만 거야. 웃고 있던 눈은 네가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어서, 네게 궁금하다는 신호를 보냄과 동시에 네 기분을 살피려고 바쁘게 깜빡거려. 웃고 있던 입은 꾹 다문 채, 웃을 수 없지만 웃고 있어.
“현아...?”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네가 내린 시선을 쫓아가 보지만, 여전히 네가 그러는 이유에 대해서는 짐작조차 가지 않아서. 네 옷자락을 꾹 쥐고 있는 내 손에, 네 손이 닿았을 때는 떼어내려는 줄로만 알고 손에서 조금 힘이 빠졌을지도 몰라. 하지만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려고, 입술이 떨어지기 전에 네 손이 그대로 꼭 내 손을 쥐어서. 네가 왜 이러는지 이제야 어림짐작을 해. 내가 널 보고 싶어서, 널 오랜만에 만난 내가 했던 행동들이 문득 떠올라. 있지, 설마.
“……… 보고 싶었어?”
네가, 나를 말이야. 잠에 취해서 너무 멋대로 생각해버리고 너무 멋대로 말해버리진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는 이미 너에게 말해버린 후라서. 뒤늦게, 그리고 다시금 입을 꾹 다문 채로 너의 답을 기다려. -
725 도아주 (dJcG1B3Npg) 2020. 9. 7. 오후 10:42:03요즘 날이 확 쌀쌀해졌어, 조심하길 바라 u.u 답레 두고 들어가볼게... 우산을 써도 비에 쫄딱 젖어버린 것 있지. 머리카락 끝이 젖고, 그대로 옷에 닿아서 축축해지고 @.@
이현이는 잘생겼으니까! @.@! 도아는 귀엽다고 예쁘다고 해도 일반인 범주 내라고 생각하는걸... 그리고 도아는, 일상 속 내일 사이드업을 할 것 같아. 일명 토끼꼬리(?)가 뒤가 아니라 옆에 달리게 되겠지. 물론 자의는 아냐 u.u... 어차피 일하느라 잘 못 놀텐데 그냥 평소같이 있어야지 < 이게 도아 마인드. 그리고 도아와 친분이 있는 모브들의 마인드가 놀지도 못 하면 기분이라도 확실히 내야지! 라서. -
726 이현주 (UIdpW2JJWw) 2020. 9. 7. 오후 10:45:55(고로롱고로롱고로롱고로롱)
나는 날씨가 선선해지니까 오히려 숨이 탁 트여서 좋던데. 물론 환절기 감기는 조심해야겠지. 도아주도 환절기 이불 꼭 꺼내덮고 춥지 않게 자. 이 시국에는 감기 걸리는 것도 고역이니까. 응... 나 그거 알아... 빗방울이 수평으로 날아다니더라... 고생 많았어. 얼른 따뜻한 물에 씻고 푹 쉬자!
그리고... 암살시도야? 도아주? 그거 이현주 암살시도야? 내가 혹시 도아 친구들에게 무슨 실례라도 한 걸까? -
727 이현 - 도아 (ruNJsFbVDY) 2020. 9. 8. 오후 9:19:53보고 싶었어? 하는 그 말은 확실히 성급하긴 했다. 샐쭉하고 가늘게 떠져 있던 소년의 눈매가 떨리고, 내리깔려 있던 시선이 수줍게 튀어올라 당황과 고민으로 뒤흔들렸으니까. 소년의 눈가와 뺨에 피어 있던 발간 꽃의 색깔은 한겹 더 진해지고.
그렇지만, 네가 건넨 그 말은 성급할지언정 정답이었다. 소년도, 너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마음을 어느 한 쪽은 조금씩 자각해야 하니까. 그래야 다른 쪽에게 알려줄 수 있으니까.
소년은 빨개진 얼굴로 뚱하게 너를 빤히 바라보다- 허리를 숙이나 싶더니, 네 뺨에 가볍게 콕, 하고 입맞춤을 남겼다. 말랑하고 따스한 게 와닿는 감촉이 선명하다. 그러고 나서야 이현은,
"그게 대답이야."
하고 데퉁그라진 소리를 내며 시선을 다시 돌려버린다.
# 오래간만에 암살시도 -
728 도아 - 이현 (E5QFn6fuDk) 2020. 9. 11. 오후 10:18:00네가 닿아올 때마다 선인장을 꼭 끌어안고 있었어. 언제 꽃이 필 지도 모르고, 가시가 찔러오면 너무 아팠지만, 그 꽃이 피는 게 보고 싶어서. 내가 너에게 무슨 의미일지 모르는 채로 네가 닿았을 때 울리는 심장 소리가 어지럽고, 두근거리는 감각이 시큰거려서. 네가 날 좋아하게 만들겠다고 말해버리고,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몰라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되려 미움만 사게 될까 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는데. 내 한마디에 빨갛게 진해져 버리면, 나도 네 반응에 놀라버려서. 날 빤히 바라보는 너를 떨리는 눈으로, 겨우 마주 보아. 놓아버리지도, 다시 붙잡지도 못하는 네 옷자락을 쥐고 있는 손마저 떨렸을 것만 같아.
하지만 아무리 떨렸을지라도, 네가 입 맞췄을 때 뚝 끊어졌을 거야. 현아, 네가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 정말, 정말 엄청 바빴어. 그래서 방금도 일하다가 깜빡 졸아버렸단 말이야. 근데, 이렇게, 이렇게 갑자기 네가 입 맞춰버리면, 네가 날 좋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버려서, 선인장에서 꽃망울을 발견해버렸다고 생각해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어떻게 할 수도 없어. 사고가 정지하고, 몸은 굳어버리고, 고개만 삐걱 움직여. 시선을 돌려버린 너를 올려다보았다가, 갈 곳 잃은 시선은 어중간하게 바닥으로 내려오다가 내가 눈을 감아버려서 흩어지고 말아. 나도 지금, 너 못지않게 빨간빛을 띠고 있을까.
“…응.”
그래서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입을 벙긋거리다가, 할 말을 골라내지 못하고 짧게 대답했어. 어떡하지. 어떡해. 네가 날 생각하는 마음이 내가 널 생각하는 그것과 같지 않더라도, 보고 싶었냐는 내 말에 네가 얼굴 붉힌 입맞춤으로 답한다면, 조금은 기대해버려도 괜찮지 않을까 무심코 떠올리고 말아. -
729 도아주 (E5QFn6fuDk) 2020. 9. 11. 오후 10:20:36성공적으로 암살당했어. u.u... 많이 늦었네, 미안해. 다음주부터는 아예 재택도 끝날 모양이야. 재택이라 해도 거의 출근했어서 별로 다른 느낌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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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이현주 (gzqoOo8612) 2020. 9. 11. 오후 10:56:50도아주한테 배운 솜씨니까...... uu 늦어지는 걸 미안해하지 않아도 좋아. 그래도 아직 불안불안한데 그나마 재택근무마저 재택이라고 읽고 출근이라고 쓰는 근무였다니... 도아주 건강 괜찮을까 모르겠다 88 항상 충분히 휴식 취하기. 응? 답레는 천천히 써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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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이현 - 도아 (xhSzXijP8I) 2020. 9. 13. 오전 11:51:31"...피곤해 보인다. 많이 바빴나 보네."
토라져서 고개를 팩 돌리는 것도 잠시, 소년은 이내 결국 네게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떨지마저 못하고 발갛게 익어 눈을 꼭 감고 있자면, 어느덧 소년이 네 팔목을 잠깐 놓고 네 머리를 사락사락 쓰다듬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명백히, 그것은 너를 향한 아직 형태 잡히지 않은- 그래서 불순물 없이 순수한 애정이 담겨 있는 손짓이었다. 그 손끝이 만나고 싶었어, 하고 하소연하는 것마저도 같았다. 거기에 한 방울 한 방울, 네가 가시에 찔려 흘린 핏방울이 가시를 타고 조금씩 섞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들은 그 선인장에 조금씩이지만 극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소년의 마음에는 어느덧 빨간 꽃봉오리 하나가 틔워져 있었다.
"너 쉬어야 할 것 같아... 조금 쉬자."
눈을 꼭 감고 있는 너를 내려다보며, 그는 나직이 말했다. 아무리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서 반가움에 잠깐 섭섭함이 섞여 토라진 모습을 보였을지라도, 네 상황을 외면한다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렇게라도 같이 있어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고 소년은 생각하는 것이다.
"-방송부실에서 쉴래? 아니면 내가 아는 다른 데로 갈 수도 있어."
아예 네가 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우릴 찾지 못하게. 하고 이현은 문득 조금 짓궂게 웃어보였다. 가자. 다른 사람이나 다른 일 같은 건 잠깐 뒤에 내버려두고. 네 옆머리를 가볍게 다독이듯 쓰다듬던 손을, 이현은 네가 옷깃을 쥐고 있는 손께로 다시 내렸다.
"...손. 손 잡아줘." -
732 도아주 (eXuFXHr7b.) 2020. 9. 17. 오전 6:51:32답레랑 같이 오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무리인가봐. 요즘 퇴근하면 픽 잠드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어. 더 늦어지기 전에 갱신하고 가려고 왔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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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3 이현주 (GMq.QVOysw) 2020. 9. 17. 오후 10:56:27>>732 되게 바쁘게 보내고 있나 보구나. 9월에 바빠진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나 고생할 줄은 몰랐는데... 88 내 마음이 다 아프다. 하루빨리 조금이라도 한가한 날이 다시 돌아왔으면. 내가 여기 있기를 원한다면 늦어지는 건 없어. 그러니 할 일 하고... 열심히 한 만큼 푹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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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 이현주 (GMq.QVOysw) 2020. 9. 17. 오후 11:10:26>>733 늦어지는 건->늦는다는 건
말이 조금 이상하게 써졌네...! -
735 도아주 (sDdzW7aI8M) 2020. 9. 24. 오전 1:46:47갱신하고 갈게. 바쁘니까 시간 가는지도 모르겠어... 추석 지나면 외근을 나갈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연휴 때는 답레를 들고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 u.u 상냥하게 말해주어서 고마워. 8.8
아이들 시간이랑 현실 시간대랑 꽤 벌어졌네. 여름방학 때 뭐할까 궁금해졌어. u.u... -
736 이현주 (JDbKOeATXY) 2020. 9. 24. 오전 2:30:44다만 여기보다도 더 놀러가기 좋은 곳이 생겨서 내가 더 이상 필요없어진다면 그때는 꼭 말해주길 바라.
글쎄. 이현이는 스케줄 소화하느라 정신없지 않을까. 도아랑 같이 있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서 같이 하려고 하겠지만, 도아가 너무 마음약하고 착해서 이현이가 자기랑 있으려고 스케줄 바꾸거나 쪼개는 거 알면 불안해할지도 모르겠다. -
737 도아주 (j1pHxqAvWE) 2020. 9. 24. 오전 2:49:468.8 내가 떠날 것 같이 보인다면 말할 부분이 없어. 잘 들어오지도 못 하고 있으니까. 이현주도 지친다면 꼭 말해줘. 하염없이 기다리는 건 지치는
일이라는 거 알고 있으니까.
u.u 이번 일상 이후로라면, 시간 쪼개서 같이 있으려는 이현이에게 불안해한다기보다는 걱정할거야. 너무 무리하고 있지 않은가 싶어서. 그리고 그 때는 이현이를 따라하지 않을까 싶어 u.u... -
738 이현주 (yIiuBfYyw6) 2020. 9. 24. 오전 3:01:26왜 아직 여깄어. 바쁘다며. 얼른 더 쉬어.
난 아무리 지쳐도 도아주를 떠나겠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아. 나 못됐지...
이현이가 워라밸 하나는 똑부러지게 챙기는 애인데, 그럴 수 있다면 도아랑 하루만이라도 좋으니 좋은 휴일 보내줘야겠다. -
739 이현주 (sBInS7saQ6) 2020. 9. 24. 오전 3:04:14그리고 내가 >>736 같은 말을 꺼낸 건 단지 도아주가 잘 들어오지 않아서뿐만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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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 이현주 (Zidt.2ZMh6) 2020. 9. 24. 오전 3:13:46도아주랑 도아는 나한테 좋은 놀이 상대 그 이상의 일을 해줬어. 그래서 나도 그만큼 돌려주고 싶었을 뿐인데, 도아주한테 좋은 파트너가 되어주고 싶은데 마음대로는 안되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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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1 이현주 (4rKGQTfYVA) 2020. 9. 24. 오전 3:22:44밤에 잠도 못 이루고 뒤척대고 있으니까 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나네. 푹 잠들어. 좋은 꿈 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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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 도아주 (u.U6x/KuMY) 2020. 9. 24. 오전 3:43:12평소라면 자고 있을테니까 u.u... 동접이라고 생각되니까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하고 싶었어. 그리고 그건 못 됐다고 말할 부분이 아닌걸. 지치게 하는 쪽이 문제라고 생각해... 8.8 이현주도 시간이 늦어서 졸리면 어서 자러 들어가.
이현이가 좋을 수 있다면. u.u 도아는 그래도 방송부라서 바쁜 거니까 방학에는 안 바쁠텐데, 이현이는 늘 스케쥴이 있을테니까. 그런 이현이가 시간을 같이 보내준다면, 그걸 원한다고 하면 도아는 당연히 기뻐해.
내가 이현이랑 도아 이야기를 재미없어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면 사과할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이현주가 내가 쉽게 질린다거나 하는 걸 신경쓰고, 일상에서도 그걸 생각하고 있었던 걸 알아. 그래서 이번 답레도 계속 고민하고 있었어. 도아가 눈치를 채도 될까, 하고. 처음에 자유 상황극에 남긴 것도 그냥 단순히 아, 짝사랑하면서 앓아보고 싶다 였으니까 짝사랑이 아니게 되면 이라는 부분을 신경쓰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 부분에서 지쳤을 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시작은 그랬어도, 이제 적어도 이현이랑 단순히 알콩달콩 연애만 하고 싶지 않아. 그렇기에는 이현이는 너무 매력적인 아이니까, 이현이의 이야기가 있고, 도아도 도아의 이야기가 있겠지. 잡담을 섣불리 하지 못 하는 이유도 일상에서 둘이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었어. 마지막으로 이현주가 힘들기만 하다면, 힘들다고라도 말해줘. 떠나겠다고 말 못하겠다고 했으니까, 끝내자고 말할게.
말이 너무 횡설수설이다. 그러니까 미안해. 이 말부터 했어야 싶은데 마지막에 나왔네. -
743 도아주 (u.U6x/KuMY) 2020. 9. 24. 오전 3:46:25횡설수설이어도 말을 정리한다고 정리한 건데, 그러다보니까 너무 길어지고 늦어졌나보다. u.u 잠 못 이루고 있는 거였구나. 따뜻한 물이라도 한 잔 마시고, 이미 잠들었다면 응, 좋은 꿈 꿀 수 있으면 좋겠다. 도아랑 나를 좋게 생각해줘서 고마워.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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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4 이현주 (yIiuBfYyw6) 2020. 9. 24. 오전 3:48:17그게 그럴 수가 없어. 이따금 이렇게 엄살을 부려도, 도아주랑 함께 있으면 정말로 즐겁거든... 말했잖아. 도아주랑 도아는 나랑 이현이에게 좋은 파트너 그 이상이 되어주었다고.
도아주가 아직 이 곳으로 돌아오고 싶기만 하다면, 그걸로 충분해. 그러니 미안해하지 말아. -
745 이현주 (GwSs5zXND.) 2020. 9. 24. 오전 3:52:16그러니까, 이따금 내가 정말로 도아주에게 괜찮은 파트너인지, 아니면 도아주가 즐거움보다는 의무감 때문에 이곳에 오는 건지 불안해지곤 하거든. 그뿐이야. 오히려 미안한 건 내 쪽이야. 괜히 불안하게 만든 게 아닐까...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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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 도아주 (qtfSfF25q2) 2020. 9. 24. 오전 4:01:11의무감만 남았다면 출퇴근길에 노래를 들으면서 이현이를 생각할 일도 없었을 거야. u.u 이현이 음원이 이런 느낌일까 생각하기도 하고, 한국은 사랑 노래가 많은 편이잖아. 생각날 수 밖에 없어. 그리고 하나도 불안하지 않아. 말해주어서 고마워. 엄살이라고도 생각하지 않고. 내가 여기에 답레 아니면 갱신만 남기고 사라지는 걸. 이 이야기에 애정이 없어보이게 비춰질 모습이잖아. 말해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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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 이현주 (yIiuBfYyw6) 2020. 9. 24. 오전 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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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8 이현주 (yIiuBfYyw6) 2020. 9. 24. 오전 4:09:15다만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뿐이니까... 오늘, 이렇게 새벽에나마 거짓말처럼 마주쳤을 때 그걸 말해줘서 고마워.
시간이 너무 늦어버렸네. 내가 도아주가 쉴 시간을 너무 잡아먹은 거 아닐까.. 조금이라도 도아주가 휴식을 충분히 취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는데. 지금이라도 자러 가. 좋은 꿈 꾸길 빌어줄 테니까. -
749 도아주 (2if0VfjDP.) 2020. 9. 25. 오전 12:57:24방금 귀가해서 갱신하고 갈게. 오늘 야근하면서 답레를 써보려 했는데, 일거리가 쉽게 줄어들지 않더라... 얼른 이현이 안아주고 싶은데 너무 졸립다. 머리도 몸도 아득히 붕 뜨는 느낌이야. x.x 아, 어제는 잘 잤으니까 걱정말아. 오늘도 깊게 잠들 것 같아. 이현주는 잠 잘 설치는 것 같아 걱정 돼... 내 잠을 덜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축제 전 날 일상이니까 조금 생각해봤는데, 축제날 도아가 데코라나 키치하게 머리핀을 꽂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머리가 옆으로 묶이는 걸 당하면서 같이 당했지 않을까 싶어서. 이현이랑 있기 되면, 하나씩 똑 떼어다가 이현이한테 해줘도 귀엽겠지... 처음에 이현이를 마주하게 되면 꼭 숨으려 할 거 같지만 말이야. u.u... -
750 이현주 (nakKoEwS9c) 2020. 9. 25. 오후 11:27:28엊그제도 간밤에도 푹 쉰 것 같아서 다행이다. 잠이라도 잘 자야 돼 88 잠은 정말 오는 만큼 자야 돼... 이현주는 그게 안 돼서 슬프지만. 머리장식 다닥다닥 달린 도아... 말만 들어도 정말 사랑스러울 것 같아. 이현이도 도아가 자기 머리에 뭐 달아주려고 하면 까르르 웃으면서 어울려줄 것 같다. 도아 손이 머리카락을 스칠 때면 이따금 도아 손길에 머리 부비면서 어리광도 피고. 도아가 숨으려 하면 이현이가 쫄래쫄래 따라갈 테니까,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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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 이현주 (gWZ9k1xtao) 2020. 9. 30. 오후 8:20:23연휴 첫날 잘 보내고 있을까. 이현주는 오늘 하루종일 전 굽느라 바빴어. 추석은 첫날 한정 휴일이 아니라는 것읏 잠깐 간과하고 있었다... ^0^ 도아주는 평소에도 항상 바쁜데, 연휴만큼은 넉넉하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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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 도아 - 이현 (FvqBKm7v5k) 2020. 10. 1. 오전 3:28:20네 손길이 너무 달아, 현아. 알고 있어? 입안이 아릴 정도로 달지 않을까. 네 손길에서 녹아내려 온 달콤함을 그대로 머금으면, 새빨갛게 익은 사과 같은 빛깔을 띠게 되어. 네가 토라졌는데, 그게 날 보고 싶어서라면 어떻게 해야 네가 토라진 걸 풀어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네가 먼저 닿아올 줄은 당연히 몰랐단 말이야. 깜빡, 놀라서 널 쳐다보았다가 그 손길에 고개를 살짝 기울여 기대. 이래도 되는 걸까, 네가 싫어할까. 자신감 없이 시선은 다시 네게서 아래로 향했지만.
“너랑 있으면 괜찮아...!”
퍼뜩 그 시선은 다시 올라와. 네가 내 눈앞에 있어서 괜찮아. 네가 보고 싶다고 해줘서 괜찮아. 쉬고 싶은 건 맞지만, 너랑 같이 있는 게 나에게는 쉼이야. 좋아한다는 게 그렇잖아. 아프게 하는 만큼 아픈 것도 잊게 만들어버리는 거잖아. 네 생각만 해도 그럴 텐데, 지금 같이 있잖아.
“네가 아는 곳. 네가 아는 곳으로 갈래.”
네가 아는 곳을 나도 같이 알고 싶어. 짓궂게 웃어 보이는 것을 보고, 똑같이 장난기 어리게 히 웃어. 아까 했던 말은 취소해야겠다. 강당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야. 방송부실에서 가방만 챙기고, 그대로 너랑 같이 갈래. 쓰다듬던 손이 옷깃을 쥐고 있는 내 손께로 내려오자, 난 네 말대로 답싹 바로 네 손을 잡았어. 그리고 한 발자국 네게 다가가서, 다른 손으로 너를 꼭 끌어안아 보는 거야. 한 손에는 너를 꼭 안고, 다른 한 손에는 네 손을 꼭 깍지끼고. 네가 너무 좋아서 그래. 내 두근거리는 울림이 그대로 전해졌으면 좋겠다.
“나 가방만 챙겨올게.”
아직 너를 안은 채로, 그대로 너를 올려다 봐. 난 네게로 활짝 웃고 있어. 말갛게 물든 뺨이 도드라지게, 분홍빛 동그란 달이 반달이 되도록. -
753 도아주 (JZgnAkHLlU) 2020. 10. 1. 오전 3:40:31장 보고, 전 부치고, 송편 빚고... 그리고 잤어. 몰아 잔 것 같아. 그래서 한밤중에 깨서, 답레 적을 수 있었는데 아직도 잠이 모자른지 아직 잠에 취했는지 잠이 쏟아져서 답레가 잘 써졌는지 모르겠어. u.u 지금 이 잡담을 적으면서도 꾸벅거리네.
이현이 너무 사랑스럽다... 새삼스럽지만. 도아가 이현이랑 이현주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야. 도아보다 이현이가 한 뼘은 넘게 큰데, 도아한테 어울려주거나 하는 거 상상하면 역시 너무 귀여운 거 있지.
그리고 이건 다른 이야기지만, 이현이 생각이 나서 체셔고양이 뱃지를 샀어. 주책이다 싶지만 생기기도 예쁘게 생겼고... 괜찮지 않을까 싶어. u.u -
754 이현주 (Gcw5b9olT6) 2020. 10. 1. 오전 4:02:52왠지 자다가 중간에 깨더라니 도아주가 부르고 있었구나. 88 추석 첫날 보내느라 고생 많았어. 연휴 나머지는 느긋하게 쉬면서 보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꾸벅거리고 있다니 지금쯤이면 다시 잠들었겠구나. 나도 지금 당장 답레를 쓸 수는 없을 것 같으니까. 마저 자고 일어나서 답레 써둘게.
항상 말하지만 도아가 사랑스러우니까 이현이가 그만큼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 난 오히려 이렇게 한 뼘 정도 키차이 나는 게 좋더라. 서로 조금만 고개 들고 내리면 눈맞출 수 있는 높이고. 한 뼘 작은 키로 살랑거리며 돌아다니는 도아 생각해보면 이현이가 그렇게 푹 빠진 게 당연하다고 생각도 돼.
체셔고양이 뱃지...(심장 멎어버림) 도아주 저번에 3연속 으악 했을 때 무슨 심정이었는지 알 것 같아...... 나도 토끼 모양 악세사리를 하나 살까? -
755 이현주 (Gcw5b9olT6) 2020. 10. 1. 오전 4:03:23그런데 만일 도아주가 지금 있다고 한다면
1. 얼른 자라고 보챌 것이다
2. 답레는 지금 당장 쓸 것이다 -
756 도아주 (zPi3mMY1RQ) 2020. 10. 1. 오전 4:22:51u.u... 자는 척 하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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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 이현주 (Gcw5b9olT6) 2020. 10. 1. 오전 4:26:19(이불내던지고일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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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 도아주 (OUs5xWr5fU) 2020. 10. 1. 오전 4:32:55다시 자려고 했는데 모기 때문에 u.u... 그래도 이현주가 무리하는 건 절대 바라지 않으니까.
응, 도아주도 한 뼘 정도 키 차이를 좋아하는 편이야. 까치발하면 작은 쪽이 큰 쪽에 입 맞출 수 있는 키차이라고 하더라. 도아가 그럴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u.u...!
체셔고양이 뱃지... 야광 뱃지라서 불 끄면 그 웃는 표정만 빛난대. u.u 토끼 모양 악세사리라니 귀엽겠다. 어쩌다보니 토끼가 앨리스를 차지해버렸네 u.u! -
759 이현주 (Gcw5b9olT6) 2020. 10. 1. 오전 4:36:22나쁜 모기!! 나쁜 모기!!!!!
이현주 쪽도 모기가 극성이라서, 자기 전에 한 번은 방 안을 모기스프레이로 가득 채운 다음에 환기시키고 있어... 그런데 그래도 나오더라구. 오늘 잠에서 깬 건 그거랑은 상관없지만.
응, 무리하지는 않을래. 항상 도아주가 무리하는 걸 걱정하는 판에 내가 무리해버리면 면목이 없으니까. 그런데 답레 하나 정도는 괜찮잖아? (중구st)
그런 날이 올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게. 그럴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 체셔 고양이는 토끼가 아니면 싫다는 모양이야. 0.< -
760 이현 - 도아 (Gcw5b9olT6) 2020. 10. 1. 오전 4:49:49너를 사랑하고 싶어.
너를 사랑하게 해줘.
소년과 함께하는 시간을 휴식으로 여겨주는 너를 위해, 소년은 네 옆에 함께 있고자 했다.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덧 조금씩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소년은, 그러나 사랑이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진 못했다. 그러나 그만큼 네 옆에 있고자 했다. 축 처지던 네 시선이 톡, 하고 튀어올라올 때, 그와 함께 가슴속에서 톡 튀어올라온 이 느낌은 뭐라고 해야 할까. 알려줘.
"그러자. 우리 둘이 떠나버리자."
네가 히, 하고 웃으며 손을 잡아올 때, 소년은 짓궂은 미소를 띤 채로 맞장구를 쳤다. 네가 한 발짝 다가서서 그의 품 안에 폭, 하고 몸을 기댈 때면 소년의 가슴은 너와 같은 맥박으로 피어 있었다. 너로부터 꽃피고, 너로부터 색을 얻고, 너로부터 아름다운 세상을 소년은 살고 있었기에.
"메모라도 한 장 남겨둘까? 도아 데려갈게요- 하고."
네가 떨어져나갔던 자리에 네가 되돌아오자, 비어 있던 며칠이 그렇게 시큰거리고 아팠던 게 거짓말만 같다.
장난스레 웃다가, 네가 올려다보며 반달처럼 활짝 웃자 소년은 눈을 깜빡인다. 그리곤 너를 따라서, 눈매를 곱게 휘며 웃어보인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에 네 웃음을 본 기쁨이 실려, 그렇지 않아도 고양이처럼 가늘었던 눈매는 반달이라기보단 초생달처럼 휘었지만. 그러다 네가 잠깐 다녀오겠다고 하자. 소년은 눈을 깜빡인다.
"잠깐. 같이 가..."
너를 품 안에 기대어놓고 있는데, 너와 깍지낀 손을 꼭 잡고 있는데, 그 잠깐을 이기지 못하고 이현은 칭얼댔다. 그러나 이내 이현은 도아가 그런 말을 꺼낸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머리로는 납득을 하려고 하지만, 목소리가 한 톤 가라앉아 약간 풀죽은 소리가 되어버리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가수가 자기 목소리를 마음대로 못하면 큰일인데. 이현은 속으로 웃었다. 상관없으려나.
"아, 방송부원이 아니면 방송실에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되려나. 그러면 문 밖에서 기다릴게." -
761 이현주 (Gcw5b9olT6) 2020. 10. 1. 오전 4:51:35뭘 했다고 다섯 시야... 이현주는 다시 누워볼게. 답레랑 이 레스는 도아주가 푹 잠들어서 해뜨고 난 뒤에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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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2 도아 - 이현 (wYbSqrCbY.) 2020. 10. 3. 오전 1:02:27
“응, 같이 도망가버리자.”
작은 기대를 하나 품어서, 그래서 생긴 물음표들을 물어봐도 괜찮을까. 너무 멋대로 말해버리지는 않았을까 싶은 그 질문의 꼬리를 물고, 그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물어봐도 괜찮을까. 왜 얼굴이 빨개진 거야. 왜 대답 대신에 입 맞춘 거야. 왜 보고 싶었어. 전부 물어보고 싶지만, 네가 내게서 느끼는 감정을, 감히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난 물어보지 않을 거야. 네가 처음 느껴보는 그 감정을, 그 무엇도 좋아해 본 적도 없다는 네가 처음 좋아함을 느낀다면, 그렇다면. 난 내가 품은 작은 기대가 새싹에서 눈치 없이 무럭무럭 자라서, 날 칠해버릴 만큼 큰 그림자를 가진 나무가 될 때까지 기다릴 거야.
“그럼 방송부실 문에 대놓고 붙여두자!”
메모지도 펜도, 방송부실 안에도 있었고, 그 안에 덩그러니 놓여있을 가방 속에도 있어서. 평범하게 생긴 네모난 포스트잇과 하트 모양 포스트잇을 내밀면 네가 어느 쪽을 고를까 생각해. 아무 의미가 없어도 하트 모양을 골라주면 좋겠다고.
가방만 챙겨오겠다고 말한 이유는 하나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네가 내 옆에 있고 싶어 할 거라고, 떨어지기 싫어할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지를 못해서. ‘너랑 떨어져 있기 싫어. 나 떠나지 마.’ 이미 네 목소리로 직접 들은 적이 있었는데, 안 떠난다고도 답했었는데. 네가 토라졌던 이유도 알고 있으면서. 단지 내가 너한테 그런 의미라는 게 실감 나지 않았던 거야. 그래서, 너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다는 배려만으로 혼자 다녀오겠다고 말해버렸던 거야.
“아냐, 몰래는 괜찮아! 코 앞이고, 잠깐이고, 나 방송부에서 권력도 있어.”
소곤소곤, 나쁜 짓을 하려는 것도 아닌데 꼭 그러는 어린아이처럼 목소리가 작아져. “그러니까 같이 가자.” 네 품에서 떨어지고, 깍지끼고 있는 손을 살랑살랑 흔들었어. 같이 가자는, 지금 갈 거라는 신호를 보내기라도 한 듯이.
그리고나서 방송실로 향하면, 이미 방송실에 다다라있었으니 오래 걸릴 것도 없었다. 한 손으로 자물쇠를 풀고 나서 문을 열면, 방송실이라기보다는 보통의 교실보다 반절 남짓한 공간이 나타난다. 익숙하게 벽에서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켜면, 방송실이라고 기대할만한 모습은 그 건너편에 있었다. 퍽 아기자기하고 포근한 분위기인 이 공간은 굳이 따지자면 방송부실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방송부 면접을 보기도 하고, 회의가 진행되기도 하고, 방송부원들이 쉬기도 하는 곳. 마지막 용도가 제일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는 듯했다. 한쪽 벽면의 화이트보드에는 벌점 표와 월간과 주간 일정표를 그려놓았지만 아기자기한 스티커와 낙서가 구석에 자리 잡았다. 교내에서 잃어버린 물건들을 보관하는 캐비넷 두 개에도 스티커 자국이 남았다. 테이블 위에는 한두 개씩 남은 간식이 몇 가지, 담요와 쿠션 몇 개, 그리고 가방 더미가 우르르. 의자에 앉혀두기도 했고, 바닥에 그냥 툭 던져놓은 것도 있었다.
“그래도 여기 들어온 거 비밀이야?”
네가 따라 들어오고 나면, 네 뒤에 있을 문을 닫고나서 너를 바라봐. 쉬잇. 검지를 하나 입술 위로 갖다대고 꼭 비밀을 지켜줘야 한다는 듯이 웃어. -
763 도아주 (.n89T63dHo) 2020. 10. 3. 오전 1:08:08생각해보니까 추석이었는데. 이현이는 추석 어떻게 보냈을까? u.u 한복 입은 거 보고 싶기도 하고, 도아가 장난친답시고 이현이 머리 양갈래로 땋아버리는 것도 귀여울 것 같아. u.u... 음악과 악기에 능한 고양이 선비님이라니 엄청나...
그리고 답레 늦어서 미안해 8-8 12시 전에 주고 싶었는데, 손도 느려진 것 같고 잠도 몰아자고 난리도 아니야... 8-8 -
764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1:20:15머리 땋는 거 재밌겠다. 이현이는 추석 때마다 할아버지네 댁에서 지내왔어. 엄격한 할아버지셔서 그렇게 좋은 경험은 아니지만. 도아도 아마 친척집에 갈 테니까 이현이는 그냥 도아랑 사진 같은 거 카톡으로 주고받으면서 지내겠지만... 만일 도아네 집이 원래 추석을 친척집에 안 가고 가족끼리 보내는 스타일이거나, 도아가 친척집에 안 가기로 하잖아? 이현이도 할아버지네 댁에 스케줄 핑계 대고 안 갈 것 같아.
아, 물론 거짓말은 아니지. 도아랑 스케줄이 한가득 잡혀 있는걸(이현이 머릿속으로)!
그리고 그 점은 괜찮아. 도아주가 오고 싶어도 못 올 때가 있다는 걸 아니까... 8.8...... -
765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1:20:32도아주가 아직 있다면 좋겠는데.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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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6 도아주 (8ipdxq20cE) 2020. 10. 3. 오전 1:29:32앗, 아직 있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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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 도아주 (nYm6a..zFY) 2020. 10. 3. 오전 1:35:25도아는 친가쪽 외갓쪽 둘 다 막내 손주라, 응. 도아도 내려가겠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한복 차려입고 내려가고 그랬을 거 같은데, 고등학생은 모르겠네. u.u 카톡으로 사진... 무슨 사진일까... 마구 엿보고 싶어라.
머릿속에 도아랑 스케줄 한가득이라니 너무 귀엽다 8-8 -
768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1:35:28있구나! 답레는 늦지 않게 써서 줄게. u.u 오늘 하루는 좀 어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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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9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1:37:44(한편 답레에서 이현이가 매우 오그라드는 행동을 해버려 당황한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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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1:41:32아, 도아가 꺼내서 내민 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한 거였네. 다시 읽고 깨달았어. 그러면 이 행동은 좀 있다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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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1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1:43:49오늘은 잔 거 말고 기억이 안 나. 친척 분들 배웅해드리고, 벌써 금요일이라고 슬퍼하다가 잔 것 같아... 이렇게 잠이 많은데 회사를 어떻게 다니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말이야. u.u...
이현주는 잘 보냈어? 이현주도 잠이 부족한 느낌이라 8-8
답레에는 무슨 일이 ◐.◐ -
772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1:48:32다다음 답레에서 볼 수 있겠구나 u.u... 이제 다다음 답레까지 받고 자는 게 목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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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3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1:48:55(토닥토닥) 벌써 금요일이라도, 잠이 많아도, 일주일 중 언제건, 잠에서 깨서 오건 나는 도아주를 위해 여깄을 테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아. 응?
난... 잠이 부족할 정도는 아냐! 잠 잘 시간은 충분해. 그냥 잠자리에 누워도 잠이 안 들어서 좀 오랫동안 눈이 말똥말똥해 있을 뿐이야. 그런데 오늘은 정말 쉽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아. -
774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1:52:30이건 유튜브에서 떠돌아다니며 노래 듣다가, 아. 이현이가 론이라는 걸 알고 사랑에 빠졌다면 도아가 이랬겠다. 싶은 노래여서 가져와봤어. u.u. 잔잔해서 지금 시간에도 듣기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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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5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1:56:01답레 쓰면서 들어볼게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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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6 이현 - 도아 (f6/PUuntoc) 2020. 10. 3. 오전 2:00:56자기야, 밤인데 드라이브나 가자.
Baby, let's drive into the night
일어나서 가자, 우리 세상은 뒤에 내버려두고.
Just get up and go, leave our worlds behind
네 조그만 수긍에, 소년은 나직한 노래소리로 대답했다. 고양이는 친밀한 이와 함께 있어 기분좋을 때 골골대는 소리를 낸다는데... 이것은 그의 방식대로의 골골이일 것이다. 네가 심어놓은 씨앗과도 같은 의문들이 자신의 가슴에 아름답게 피어날 때까지, 토끼의 옆에서 기다리는 고양이가 꼬리를 살래살래 흔들면서 하는 골골이. 잘 자라고 있나, 하고 흙을 헤쳐보아도, 언젠가는 싹을 내밀겠지, 하고 물만 주어도- 네가 그것을 버리지 않기만 한다면, 그것들은 변함없이 아름답게 자라나 너와 이 소년을 뒤덮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거였다. 놓아주기엔 네 손이 너무 따뜻했고, 시선 밖으로 보내주기엔 네 얼굴이 너무나 반가웠다. 마음속에 따뜻한 것이 한가득 들어차서, 놓기가 힘들 정도였다. 네가 하나씩 물 아래로 차곡차곡 던져내린 조약돌이며, 소라껍질이며 하는 작고 조그만 것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아름다운 무언가로 서서히 지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멋지다."
남들 몰래 짓궂은 장난을 치려는 아이처럼 낮아지는 네 목소리. 목소리를 낮출 것까지 감안하고도 같이 있어주겠다는 목소리. 네가 내려준 허락에 소년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문득 고개를 숙여서는 자기 코끝을 네 코끝에 꾹 누른다. 그러고 나서야 살랑살랑 흔들리는 네 손을 따라 방송부 안에 발을 들여놓았다.
언젠가 이 소년이 자기 작업실을 너한테 보여주었을 때 너는 어떻게 반응했더라. 소년이 너에게 보여준 것처럼, 이제는 너도 소년에게 네가 머무르던 곳을 보여준다. 소년은 포근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방송부실을 보며, 여전히 속삭임에 가까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아 네가 지내는 곳답다." 저 스티커와 낙서들 중 어느 것이 네 손끝에 실려 내려앉았을까? 너는 여기서 네 친구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호기심 많은 고양이처럼, 이현은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그한테 고양이귀라도 달려있었더라면 여기저기 여러 방향으로 쫑긋거리느라 정신없지 않을까. 그러다 네가 비밀이야, 하고 나직하게 다짐을 받아내려 하자, 그는 너를 따라서 입술 위에 손가락을 세워서 올리고는, 싱긋 웃는다. 너와 똑같은, 공범의 웃음이다.
"응. 우리 둘의 비밀이야." -
777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2:02:33모기가 얼굴로 달려들었는데 잡지 못 했어... `.´
그랬구나. 그래도 오늘은 쉽게 잠들 수 있을 거 같다니 다행이야. -
778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2:03:23도아가 이 노래 들려주면, 이현이 운다... 말없이 눈물만 뚝뚝뚝 흘리면서 도아 꽉 끌어안고 안 놔준다...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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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9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2:04:29난 못 자. 못 잔다... 저 답레를 받고 누가 잘 수 있겠어. 모기가 잠을 깨워주러 왔었나 봐. 모기야 고마워...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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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2:04:46나도 아까부터 자꾸 모니터 앞으로 모기 한 마리가 알짱대는데 에프킬라에 손 올리면 이미 사라지고 없어. 그냥 자기 전에 방안을 한번 모기약으로 가득 채워야겠다...
응. 도아주 덕분이야. (골골골 -
781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2:05:59항상 말하지만 도아주가 좋아해줘서 정말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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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2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2:06:25도아한테 공부 못 한다는 설정을... 영어 못 한다는 설정을 넣어야 했어...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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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3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2:11:45도아가 알아들은 게 포인트였구나... ミ๏v๏彡 (부비부비고롱고롱 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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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4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2:13:35다른 두 포인트들은 어떻게 당해낼 방도가 없어서...... x.x 세번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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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 이현주 (f6/PUuntoc) 2020. 10. 3. 오전 2:16:02세 번이나... 다음 답레에선 한 번만 죽여줄게 ミ๏v๏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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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6 도아 - 이현 (WjJdSIk7rc) 2020. 10. 3. 오전 3:07:25“밤 아냐, 낮이야. 그리고 면허 없잖아.”
그러니까, 부끄러워서 둘러대는 말 뿐이었어. 네 노랫소리에 어떻게 답해줘야 할 지 모르겠단 말이야. 조금 엉뚱할지는 몰라도 그래, 가사 단어 하나에 꼬투리를 잡고 있어. 부끄럼이 어렸을 게 분명한데도, 널 흘끗였다가 다시 돌아온 시선은 널 바라보고 있지 않지만 널 향해있어.
멋지다는 네 말은 이해하지 못했을 지도 몰라. 방송부에서 권력 있다는 말이 멋있었던 걸까, 생각해보면 넌 유명하고 실력 좋은 가수인데. 그래서 눈을 깜빡거리다, 네가 코끝으로 코끝을 꾹 누를 때는 눈도 꾹 감아버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얼굴에서 열기가 느껴져서 하려던 말을 순간 까먹을 뻔하고 말아.
“...네가 더 멋져.”
그래서 원래 하려던 한마디에 한 마디가 덧붙어서. “네가 예쁘고 잘 생기고, 노래도 잘하고, 악기들 잘 다루는 것 말고도, 나 좋아해 주려는 것까지, 나랑 만나고 처음부터 끝까지.” 네가 멋진 점을 늘어놓자면, 난 기어코 네 눈 색마저도 멋지다고 해버리겠지. 널 처음 보았던 날 구름이 멋졌다고 말할지도 몰라. 내가 널 좋아하는 만큼 신뢰도가 없게도 느껴질 수 있는 말이겠지만, 그만큼 진심인 말이야. 눈 깜빡할 동안 가까워졌던 거리에 놀라서 붉힌 얼굴이라 차마 널 바라보지는 못하고 덧붙인 말은, 더 나열해버리기라도 할까 봐 입을 꼭 다물었다.
“나?”
내가 지내는 곳답다는 말을 듣고서, 나를 검지로 가리키면서 너와 눈을 마주쳐. 그리고 방송부실을 바라봤다가, 다시 너를 보고. 소리 내서 무슨 뜻이냐고 묻지 않았지만 그렇게 물어보기라도 한 것처럼 너를 바라보았어. 머릿속에서 방송부실이랑 나랑 비슷한 점을 찾아보지만, 여기저기 둘러보는 네 시선을 쫓아가 보기도 하지만, 찾지를 못해서 멀뚱거릴 뿐이야.
“곧 세 개 되겠다.”
너랑 나랑 계약 연애 중인 거, 방송부실에 너를 데려와 버린 거, 그리고 이제 가게 될 네가 아는 그 장소까지. 그리고 그 장소로 가기 전에 해야 할 일 하나. 의자에 덩그러니 앉아있던 가방을 챙기면서 포스트잇을 하나, 화이트보드 아래 서랍장에서 포스트잇을 하나. 방금 했었던 장난을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펜과 함께 포스트잇들을 건네. “메모 쓰고 가자.” 평범한 네모 모양 포스트잇과 하트 모양 포스트잇. 일부러 포스트잇을 두 가지나 내민 이유를 너는 알아챘을까? -
787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3:09:12맞춤법 검사 페이지가 새로고침되서 또 날렸어 x.x 자러 갔을 지도 모르겠다. 1시간이나 흐른데다, 3시니까... 그렇다면 좋은 밤 되길 바라.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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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3:10:52그럴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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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9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3:12:27나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어요... 도아 꼭끌어안고 마구마구 쓰담쓰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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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3:18:08나는 모기 잡고 있을게 u.u... 방금 한 마리 잡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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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1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3:18:50나도 방금 한 마리 잡았는데!
이현: ...나 생일 지나면 제일 먼저 면허부터 딸래. (입 삐죽) -
792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3:23:52귀여워. x.x 귀여워 8-8 그러고보니 이현이 생일은 언제일까? 도아는 바쁘다고 까먹고 지나가버렸어... 8월 31일... 9월 직전...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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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3:29:56>>792 스레 내에선 아직 안 지나갔어 (=ↀωↀ=)!!!
이현이 생일은 11월 8일이라고 생각해두고 있어. (메모장 파일 다 뒤져보고 오는 길) 도아 생일이 이현이보다 앞이구나. 누나라고 부르라고 하면 진짜로 누나라고 부르니 조심!(?) -
794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3:34:26여름 방학 전이니까 아직 안 지나긴 했겠다, 8월 31일이면 2학기니까. u.u 이현이 생일은 11월 8일이구나. 기억하기... u.u... 나는 몰랐어도 도아는 알고 있었을 거야. 론이라는 거 알고나서 한 번 (이상) 검색해봤을테니까. 누나... 라고 부르라고 말할 일이 있으려면 이것도 엄청 기다려야 있을 일이겠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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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5 이현 - 도아 (R9FAhgyTBE) 2020. 10. 3. 오전 3:36:19"나 생일 지나면 바로 운전면허부터 딸래."
네가 톡, 하고 방패를 내세우자, 이현은 샐쭉하게 눈을 흘기며 대답했다. 그러나 그도 잠시, 샐쭉하게 흘기던 눈은 왜인지 아련하게 추억을 헤집는 눈이 되었다.
"그러니까... 그거야. 아직도 선명한 옛날 기억이 있어. 옛날 어렸을 적 어느 봄비 내리던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며 가던 날. 빗방울이 매달린 창문, 빗방울에 보석처럼 부서져서 쏟아지는 가로등 불빛, 차창문을 때리던 빗소리, 차각차각 하고 규칙적으로 흔들리던 와이퍼 소리... 네가 같이 도망가버리자고 하니까, 그걸 너랑 함께 느껴보고 싶다고, 생각해버렸어."
그래서 그 노래를 흥얼거린 거야. 너랑 같이 정말 낭만적인 여행길이 될 것 같아서, 너무 설레어버려서. 이 뒷말은, 소년이 자기 코 끝으로 네 코 끝에 키스를 남겼을 때 입으로만 달싹거리는 말이 되었다. 너에게 전해졌을까. 네가 전해받았다고 하면, 전해졌을 것이다. 소리는 들리지 않더라도 너와 이 소년은 같은 심박수를 공유하고 있으니까.
"네가 날 이렇게 만들어주었는걸... 만져볼래?"
소년은 네 하나 남은 손마저 살며시 쥐더니, 자기 뺨 위에 톡 올려놓는다. 따스하다. 너를 닮은 온기다. 그래. 네가 멋있다고 여겨주기에 이 소년은 멋있을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이목구비의 생김새가 빼어난들, 악기를 잘 다룬들, 목소리가 고운들 그것이 네 마음에 닿지 않는다면 모두 소용없는 것이다. 네가 그것들을 마음에 담아주었기에, 멋있다고 말해주었기에, 사랑해주었기에 소년은 멋있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네게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는 금방 네 손을 놓아준다. 그야, 너는 네 가방을 찾으러 이 곳에 들어왔고, 가방을 집어들 손마저 묶어버리면 여기서 나가지를 못하니까. 그러니까 딱 뺨 위에 얹어놓기만 했다. 그 뺨에서 손을 떼는 것은 네 몫이지만. 소년은 네 손을 놓아주고는, 네가 가방을 챙기기를 기다리며 방송부실 내를 거닌다. "응. 아기자기하고, 포근하고, 안락하고... 너는 어느 자리에 앉을까, 네가 쓴 글씨는 어느 것일까, 네가 붙인 스티커는 어느 것일까..." 여기의 이 풍경, 어쩌면 평생 못 잊을지도 모르겠어. 하고 소년은 중얼거린다.
그러다 네가 포스트잇을 양손에 내밀자, 소년은 가만히 네가 내민 두 가지 모양의 포스트잇을 가만 보다가- 정사각형의 포스트잇을 손가락으로 짚는다.
"저기, 여기에 써도 돼?" 그리고는 하트 모양 포스트잇을 눈짓하며, 한 마디 덧붙인다. "...여기에 썼다간 방송실 문이 아니라 너한테 붙여버릴 것 같아. 서이현 꺼, 라고 써서."
이현은 이내 네가 건네어주는 포스트잇을 받아들고는-그 손에 들린 게 어느 포스트잇인지는 너에게 달렸겠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너에게 한 마디 건넸다.
"더, 더 많이 만들어나가자." 그리고 눈을 가늘게 뜨고는, 고이 웃어보인다. -
796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3:37:29한 번 죽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ミ๏v๏彡 도아주가 그리웠으니까, 그 그리움을 모두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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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3:42:34다답레는 여기 있어... 이제 자러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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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3:44:50도아주 안에 익룡이 살고 있어... 굉장한 포효를 참아냈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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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3:48:10(고로롱고로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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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4:07:57안 자고 답레 쓰고 있는 거야? (지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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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4:16:26한 반절 정도 쓴 것 같아. u.u 졸리면 자러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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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4:18:46괜찮아.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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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3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4:19:23항상 도아주 올 때마다 도아주가 갈 때까지 있는 게... 지금 보내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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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 도아 - 이현 (WjJdSIk7rc) 2020. 10. 3. 오전 4:35:17“생일 아직 멀었잖아.”
네가 샐쭉하게 눈을 흘겼을 때, 조금 밉보였을까 생각하면서도 말은 장난기가 어린 채 그대로 톡 튀어나왔어. 아니, 그래도 조금은 조그맣게 톡 흘렸을까. 이제 나는 너한테 이만큼 장난을 쳐도 괜찮을 거로 생각하게 됐나 봐. 네가 너에게 이만큼 장난으로는 날 미워하지 않을 만큼의 의미가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 거야. 하지만 틀린 말도 아니잖아. 네 생일보다 내 생일이 더 빠른걸.
“뒷좌석... 그럼 내가 면허 따야겠다. 기다려!”
네가 면허를 따면, 넌 운전석에 있어야 하니까. 내가 면허를 따고 운전을 해야 하는 거잖아. 뒷좌석에서 같이 꾸벅꾸벅 졸고 싶어도, 그러면 운전하는 사람이 없는걸. 운전하는 사람이 생기면 둘만 있지 않으니까. 그런 단순한 생각이었고, 생일도 너보다 더 빠르니까. 면허를 딸 자신이 있다는 듯 당당함을 두 조각, 그리고 조금은 장난기를 한 숟가락 녹녹히 녹여서, 그리고 기다리라면서 네게 웃어 보이면 밉보였을지도 모를 부분이 덧칠해질까.
“아니.”
“꼬집을래.” 볼 뽀뽀를 당해서, 볼 뽀뽀를 했었어. 괴롭힐 거라고 말했던 것도 유효하고, 아까는 코로 꾹 코를 누르기도 했잖아. 그러니까 꼬집어도 돼. 그렇게 말해놓고, 까치발을 올렸어. 정말 볼을 꼬집을 거였다면 할 필요가 없었을 거야. 네가 내 손을 끌어다 올려놓은 뺨의 반대쪽에 온기를 한 모금 떨어트려 놓고 내려와. 똑같이 코로 꾹 눌러주고 싶어도, 난 아래에서 위로 해야 하니까. “그럼 더 멋져질 부분이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더 열심히 할게!”
네 뺨에서 손을 떼기 전에 말한 대로 살짝 꼬집고, 아무 일도 없었던 척 가방을 챙겨. “자리랑 글씨랑 스티커?” 가방을 올려놓았던 의자가 자신이 앉는 자리였고, 글씨와 스티커는 수업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필기할 때, 플래너를 적을 때 보면 답이 나오기 쉬웠다. “그럼 나중에 또 몰래 같이 오자. 그때 맞춰주기.” 내가 날 좋아하게 돼서, 내 글씨체 정도는 알아볼 수 있게 됐으면 해. 수업 시간에 네 교과서로든, 공책으로든 인사하러 가야겠지.
“응? 맘대로 해야,”
말을 끝맺기에는 네가 덧붙인 말이 쿵 내려앉아 버렸어. 어쩌지를 못하고 귀 끝까지도 빨갛게, 네게 건넸던 하트 모양 포스트잇의 분홍색보다 진하게, 그런 색을 띠게 되어서 하트 모양의 포스트잇은 손에 남길 수 밖에 없었어. 네가 정말 하트 모양을 건넸을 때, 그렇게 적어서 나한테 붙이겠다면 나도 똑같이 그 포스트잇에 ‘백도아 꺼’라고 적어 네게 붙이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생각밖에 할 수 없어서. 그래서 네 손에는 네모난 포스트잇이 들렸을 테고, 난 그 하트 모양 포스트잇을 두 손으로 붙잡아. 숨지도 못할 그 하트 뒤에 숨어서 고개를 끄덕거려. 응, 더 많이 만들어나가자. -
805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4:38:37이현: ...음...
이현: 너랑 같이 있을 수 있으면, 운전석도 뒷좌석도 상관없는걸.
이현: 조수석도 좋아.
이현: (활짝 웃음)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하자. 그게 제일 좋을 것 같아. -
806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4:39:438-8 일요일은 다음날 출근해야 하니 못 오거나 답레 하나 정도 남길 것 같고, 토요일은, 그러니까 오늘은 또 이렇게 밤에 오지 않을까 싶어.
도아 장난기, 20% 정도 풀리지 않았나 싶어 u.u... -
807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4:40:37그렇구나. 말해줘서 고마워. 도아주 오기까지 답레 차곡차곡 준비해둘게... 이제 자러 가자. 토요일은 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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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8 도아주 (WjJdSIk7rc) 2020. 10. 3. 오전 4:44:4712시즘에 약속이 하나 있어. 그래서 조금 늦게 자도 괜찮아서... u.u 지금도 아직 안 자도 괜찮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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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4:47:10@.@ 답레를 주고 싶은데 기력이 없어..
생일 하니 문득 이현이 생일날에 팬클럽이 지하철광고 건 거 도아랑 이현이가 가다가 발견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못된심보 작렬) 물론 이현이가 도아만 바라보기로 하면, 얼굴 노출되는 활동을 줄이고 싱어송라이터가 될 테니까(아마 조만간일 것 같아) 그런 모습은 보지 않아도 될 수 있겠지만. -
810 이현주 (R9FAhgyTBE) 2020. 10. 3. 오전 5:04:09도아주는 자러 간 걸까. 그렇다면 잘 자. 좋은 꿈 꾸고.
도아주가 자러 가는 모습 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이현주가 한계야... @.@ 자러 가는 길에 이거 두고 갈게. 오늘 밤에 다시 만나.
이현: 나 전부터, 내가 잠들 때 마지막으로 보는 게 너였으면 했어.
이현: 재워줘. -
811 이현주 (C3dHcE/d76) 2020. 10. 4. 오전 2:45:58분명 올려놨는데 내 답레 어디갔어 8ㅁ8!!!
다시 받아적어야겠네. 잠깐만... -
812 이현 - 도아 (C3dHcE/d76) 2020. 10. 4. 오전 2:53:34"내 생일, 알고 있었어?"
소년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모르는 모양이다. 포털 검색창에 자기 예명만 입력해도 자신의 생일과 혈액형을 포함해 차곡차곡 잘 정리된 활동자료에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하다. 소년에게 있어 이 세상에 의미있는 것이라곤 없으니까. 아니, 없었었으니까. 어찌되었건, 소년이 지금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네가 그것을 어떻게 알았느냐가 아니었다. 네가 그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지. 조금 놀란 표정이던 이현의 표정은, 이내 옅지만 분명한 미소로 바뀌어간다. 기쁨이 담긴 미소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 사람이 짓곤 하는 그런 미소로. 그러나 그도 잠시 소년은 눈을 깜빡이다 제정신을 차린 듯이 부러 삐진 표정을 꾸며내어 볼을 북 하고 복어마냥 부풀린다. 그러고는 떼를 쓴다.
"...불공평해. 도아 네 생일도 말해줘."
그러나 뺨에 바람을 넣은 것도 무색하게, 네가 뒷꿈치를 들어 소년의 뺨에 온기 한 줌을 꽃잎 모양 스탬프마냥 꽁 하고 찍었을 때는 소년의 뺨네서 바람이 죄다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바람이 빠진 자리에는 과즉 온기가 들어찬다. 네 입술이 닿은 곳에서부터 발갛게 소년의 봄이 피어난다. 계절은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달음질치고 있는데 소년에게는 여름도 봄이다. 영영 봄이겠다. 이래서야 소년이 기한으로 못박아놓았던 겨울이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다. 소년이 '몇 월' 이 아니라 '겨울방학' 이라고 기한을 제시한 것은 이렇게 될 운명을 직감으로라도 알고 있었던 걸까? 소년은 얼굴이 발개져선 네가 마지막으로 꼬집고 간 자리에 손을 올린 채로 너를 빤히 바라보며 중얼거릴 뿐이다.
"이렇게 사랑스럽게 꼬집는 거 처음 당해봐."
소년이 입에 사랑을 올리기 시작했다.
좋은 징조다.
이제 이 소년에게 좀더 확실하게, 너를 향한 사랑을 가르쳐도 될 성싶다. 글씨체는 어떠며, 좋아하는 스티커는 어떤 것이고, 방송실에서의 네 자리는 어디인지, 이 소년의 삶에서 네 자리는 어디인지. 네가 그것을 모르겠다면 이 소년에게 물어보면 될 것이다. 네가 모르면 이 소년이 알고 이 소년이 모르면 네가 알 테니까. 그러다 보면 서로가 서로의 자리를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 설레임 섞인 부끄러움이 가득한 침묵은, 어색함이 아니라 따뜻한 추억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 같다. 소년은 네가 내민 네모난 포스트잇을 받아들고는, 말끔한 흘림체로 "도아 데려갈게요 ^^" 라고 쓰고 그 아래에 익살스럽게 디폴메된 고양이 얼굴 하나를 그려놓았다.
"자. 가자." -
813 이현주 (C3dHcE/d76) 2020. 10. 4. 오전 3:01:47지금쯤이면 푹 자고 있으려나? 모쪼록 푹 잠들 수 있는 좋은 밤이 됐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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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 도아 - 이현 (RhiYxN0EEo) 2020. 10. 4. 오후 1:34:09동그랗게 떠진 네 눈을 바라보다가 살짝 웃어. 놀란 네 표정이 귀여워서, 고개를 두 번 짧게 끄덕거리고 교복 치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어. 토독, 론이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는 프로필. “응, 여기.” 화면에 띄운 프로필을 네게 보여주면, 내가 네 생일을 알고 있는 이유야. 생일 말고도 나이, 네 키도 적혀있고, 본명도 적혀 있는 그 프로필은 네가 론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 검색해봤어. 네 표정이 미소를 스쳐서, 삐진 표정을 그리면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꼭 안아주고 싶어져서. 계속 간지럼을 태우는 바람인지 모를 것에 볼을 물들이며 웃어버리는 거야.
“8월 31일이야.”
사랑스럽게. 발갛게 물든 네 중얼거림에 이번에는 내가 눈을 동그랗게 떴어. 네게 방금 내가 사랑스러웠다면, 그렇다고 한다면. 날 바라보는 네 시야 속에서 난 또박또박, 네가 사랑스럽다는 말을 웃음에 녹여내서 웃어.
“나도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 처음 봐.”
많은 단어 중에 사랑스럽다고 표현해주어서, 얼굴이 발갛게 번진 그 색이, 빤히 바라보는 그 눈 자국이, 내가 꼬집었던 뺨에 올려둔 네 손이 전부 사랑스럽다는 거야. 너도 방금 내가 그렇게 느껴졌어?
네모난 포스트잇에 적힌 ‘도아 데려갈게요 ^^’라는 메모를 보면, 네 글씨체는 말끔해서, 혼자 적어놓고 갔다는 의심을 받기는 어렵겠다–소녀의 글씨체는, 따지자면 악필이었다. 보기에 무슨 글자인지 읽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삐뚤빼뚤한 아이 같은 글씨체였기 때문에 방송부원들이 오해할 일은 없을 테다.–고 잠깐 생각해. 그리고 하는 생각은, 글씨체도 멋있다는 생각이랑 고양이 낙서가 귀엽다는 생각.
“... 응!”
대답하기 전에 잠깐의 틈은, 네 손을 잡아도 될까 말까 고민했던 시간. 가자는 네 말에, 방송부실에 들어왔을 때처럼 네 손을 잡아도 될까 하고. 네가 손을 내밀지 않았지만, 내 손이 네 손을 잡아 왔어. 네 손을 꼭 쥐고, 들어왔을 때랑 반대로. 벽의 스위치를 끄고, 닫았던 문을 열고 나와서, 네가 나오고 나면 다시 문을 닫고. 자물쇠까지 툭 걸고 나면 잡은 네 손을 또 살랑살랑 흔들어.
“어디로 가?”
네가 말한 곳이 어디일까, 학교 안일까, 밖일까. 어디여도 좋아. -
815 도아주 (RhiYxN0EEo) 2020. 10. 4. 오후 1: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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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 이현주 (/12l7yNe8U) 2020. 10. 4. 오후 1:39:568.8!!!!!! 그런 줄 알았으면 저녁에 그것부터 쓸걸 난 왜 일감 따위를 손에 잡았을까...
도아 손 살랑살랑 흔드는 것도 귀엽고 글씨체도 너무 귀여워. 도아가 이현이를 멋진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표현을 레스에 썼었는데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해. 저렇게 사랑스러우니까 그만큼 이현이를 도아가 사랑할 수 있는 아이로 묘사하려고 공을 들이게 되거든. -
817 이현 - 도아 (/12l7yNe8U) 2020. 10. 4. 오후 2:24:54"이런 게 있어?" 하고, 소년은 눈을 깜빽이며 그걸 빤히 내려다본다. 그러다가 뭔가를 발견하고는 재밌다는 듯 웃었다. "-키 조금 더 컸는데 반영이 안 돼있네. 여기 올라간 숫자보다 1센티미터 더 큰데." 완전하게 일치하지 않은, 숫자 하나 어긋난 프로필이 올라가 있는 것이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 건지. 그것은 소년이 손을 내밀어 네 손을 맞잡으며 싱끗 웃을 때 드러났다.
"론의 프로필이 아니라 서이현의 생일이랑 키를 아는 건 이제 우리 가족 빼면 너뿐이네. 그렇지?"
생각보다 간단한 이야기였다. 그는, 네 앞에서는 론이라기보단 서이현이고 싶었던 것이다.
"내 예명, 론Lone... 무슨 단어인지 알고 있어?"
Lone
1. 형용사: 혼자인, 단독의 (=solitary)
그 단순한 한 마디 단어에 무슨 의문이나 수수께끼를 찾아볼 수 있기나 할까? 네가 있기 이전에, 이 어린 왕자는 이 세상 어떤 것에서도 의미를 찾지 못하고 별들 사이를 혼자 떠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그가 찾아낸 게, 한 송이 장미처럼 활짝 빨갛게 피어난 너였다. 너한테는 론이 아니라 이현이고 싶어.
"날 사랑해줘."
이기적인 날 위해, 내가 너를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가슴 속에 꽉꽉 들어차 눌러담긴 정제되지 않은 발그레한 색의 감정을 끌어안은 채로, 소년은 속삭였다. 그리고 깍지껴 맞잡은 네 손을 부드럽게 당겼다. 그리고는 발걸음을 옮겨서는 방송실 밖으로 너를 따라나온다. 체셔 고양이가 미소만 남겨놓고 사라지기 전에, 앨리스는 체셔 고양이를 붙들었다. 네가 자물쇠를 걸자 한 손으로 그 얄궂은 포스트잇을 방송실 문손잡이 옆에 꼭 눌러붙이던 이현은, 살랑살랑 흔들리는 손끝에 네게 고개를 돌린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그 손짓마저도 괜히 사랑스러워서, 그는 다시 허리를 숙여 아까 네가 그랬던 네 방식대로 네 뺨을 꼬집는다. 곱게 물든 뺨에 보조개가 살며시 패인다.
"대단한 곳은 아니지만... 편히 쉴 수 있는 곳. 음악부실 한켠에 아무도 안 쓰는 비품창고가 있는 거 알아? 음악부 애들은 음악실 비품창고를 쓰거든..."
그렇게 말하며, 소년은 주머니를 뒤적여서는 반짝이는 열쇠 한 쌍이 매달린 고리를 꺼내어 고양이 방울 딸랑이는 것마냥 짤랑, 흔들어보이고는 네 손을 살며시 이끌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가면 음악실과 음악부실 방향이다. 그러고 보면 음악부 아이들은 지금 모두 강당에 있겠지? -
818 이름 없음 (/12l7yNe8U) 2020. 10. 4. 오후 2:32:24고구마 상황이 되면 직구를 던지려 했으나 고구마는 무슨, 도아가 너무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워서 받아주는 데만도 바쁘네. 비품창고에 가서 던져야겠다.
안 쓰는 부실 비품창고는 이현이가 음악선생님 허락 하에 긴 소파랑 탁자랑 이것저것 가져다놓고 비밀 작업실로 잘 쓰고 있었습니다 -
819 이현주 (/12l7yNe8U) 2020. 10. 4. 오후 2:32:42앗 이름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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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 도아 - 이현 (giHcguFebs) 2020. 10. 8. 오전 12:02:23“그럼 계속 1센치 작게 놔두자.”
프로필 수정하지 말자. 그렇지, 하고 물어오는 네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고, 나직하게 속삭였어. 지금보다 1센치 작은 이 프로필은 언제 써진 걸까. 고작 1센치 차이가, 그 1센치가 만들어낸 이 작은 비밀이 즐거워서 네가 웃을 때 같이 입꼬리가 올라가. 무엇이 즐거운지 알고 있어. 너라서, 네 이야기라서. 그래서 웃음이 나는 거야.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였다면, 그랬구나하고 말았을 이야기.
“응, 알아. 지금은 론 아니잖아.”
내가 옆에 있잖아. 너와 내가 꼭 닿아았는 손에, 힘을 조금 뺐다가 다시 그만큼 힘을 주어서 잡아. 여기, 네 손을 잡고 내가 너랑 같이 있어. 난 너를 좋아하니까, 네가 하는 노래들도 다 좋아할 거야. 하지만 나한테 네가 외톨이라거나, 혼자라는 노래를 들려주면 속상할 지도 몰라. 아니, 속상할 거야. 네가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옆에 같이 있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할 때 나를 찾아줬으면 좋겠어. 네 시야에 머물면서, 네 손을 잡아 온기를 전해주면서, 두근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 옆에 나란히 앉아 네 것이 아닌 소리를 흘리면서 네가 혼자가 아니란 걸 알려줄 거야.
그리고 네 속삭임에, 눈을 깜빡거려. 네가 맞잡은 손을 당길 때도, 방송실 밖으로 나올 때도 눈을 깜빡깜빡.
“부족해?”
내가 널 사랑하는게, 부족해? 내 마음이 너에게 얼마나 닿고 있는 지 궁금해서, 종이비행기에 꼭 실어담아 너에게로 날려보내. 종이비행기 끝에 가득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몰래 숨어 탔을지도 모르겠어. 네게 꼬집히고 나면, 그러지 않아도 발그레하게 물들어있던 나는 더 진해지고 마는데. 이렇게 쉽사리 네게 품은 마음을 고스란히 내비치고 있는데도 부족하다면, 이 마음을 어떻게 네게 전해줘야 할까. 네가 닿아와도, 내가 닿아도 아프지 않으니까, 네가 해서 두근거렸던 모든 행동을 따라해보면 알 수 있을까.
“아. 몰랐어!”
음악부실 한 켠에 있는 아무도 안 쓰는 비품창고. 음악부 아이들을 찾으러 다닐 때 음악부실이 아니라 음악실에 있었던 게, 음악부실 비품창고 대신 음악실 비품창고를 써서 그랬을까. 언젠가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 음악부 아이들을 찾겠다고 음악부실 비품창고에 들어갔더라면, 너를 만났을까.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 때 나는 어떻게 했을까. 너는 날 음악부실에 숨겼을까, 밖으로 보냈을까. 네가 이끄는 대로 발을 쫓아가면서 아직 모를 음악부실 비품창고의 모습을 상상해. -
821 이현주 (5rdbp./fBI) 2020. 10. 8. 오전 12:05:28변함없이 뽀송뽀송 사랑스럽네... 어서 와, 도아주. 오늘 하루도 고생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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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 도아주 (giHcguFebs) 2020. 10. 8. 오전 12:08:15방금 귀가했어. 밤은 많이 추워. 기다려줘서 고마워. u.u... 그리고 이번달은, 다음주까지 바쁘고 다다음주부터는 숨 돌릴 수 있을 지도 몰라...
도아 글씨체 귀엽다니 다행이다. 조금 노렸다고 할까, 도아가 생긴 거나 색감이나 이현이 앞에서나 차분하다고 할까 얌전한 편이니까 글씨체는 그렇지 않으면 귀여울까 하고. 요즘은 이현이 앞에서도 장난기 조금씩 꺼내고 있지만.
이현주랑은 반대구나. 난 도아가 얼마나 이현이한테 애정을 품고 있는지 묘사하는데 애써. 언제 한 번 도아가 얼마나 이현이를 짝사랑했는지도 얘기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u.u... 단순한게 첫만남, 고1이려나. -
823 이현주 (1UIohxvs7E) 2020. 10. 8. 오전 12:27:14그렇구나. 그럼 이제 자러 가는 거야?
도아가 이현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묘사는 충분하다 못해 넘칠 정도야. 매번 답레를 받을 때마다 기쁘다 못해 이렇게 기뻐도 되나? 싶을 정도거든! 그래서 이현주도 노력하는 거야. 이현이가 도아에게 좋은(착하다, 는 의미 말고 더 복합적으로) 애인이 되어줄 수 있도록. -
824 도아주 (giHcguFebs) 2020. 10. 8. 오전 12:39:54아직 깨어있기는 한데, 모르겠어. 이러다가 픽 잠들 것 같아. x.x...
다행이다. 도아도 이현이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게 보이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지는 따뜻한 사람. -
825 이현주 (FKoOdXgIig) 2020. 10. 8. 오전 12:45:05너무 무리하게 깨 있지 않아도 돼... 답레는 예쁘게 천천히 써둘게. 몇 번이나 말했지만, 함께 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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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 이현주 (FKoOdXgIig) 2020. 10. 8. 오전 12:58:37>>>옆에 같이 있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할 때<<<
(앓다가 쓰러짐) -
827 이현주 (FKoOdXgIig) 2020. 10. 8. 오전 1:06:36>>>언제 한 번 도아가 얼마나 이현이를 짝사랑했는지도 얘기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도 많이 기대된다... 천천히 답레쓰고 있을게. 충분히 휴식 취하면서, 느긋하게 지내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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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 이현 - 도아 (DyBbOHKT/c) 2020. 10. 10. 오후 8:46:06"그럴래. 나중에 더 크더라도 내 키에서 딱 1센티미터씩만 작게 놔둬야지."
하고 이현은 킥킥 웃었다. 그냥 빙그레 웃고 말 웃음이 네 미소와 공진해서 조금 더 커진다. 너와의 비밀이라는 이름으로 너에게 조금씩 결속되어 가는 이 순간이 너무 기뻐서, 너므 따뜻해서.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이 이렇게 기분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손끝으로 전해져오는 네 심박이 옅게 섞인 온기가 너무 달다.
나는 지금껏 삶에서 '누군가와 함께' 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어.. 그렇지만 지금 너와 함께 있을 때 느껴지는 이 온기 가득한 두근거림이, 말로는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는 이 따뜻함이 그런 감정이라면 나는 너를 놓지 않을래. 그렇게 생각하며, 소년은 철부지 어린애처럼 자기 손에 쥐인 네 손을 조심스레 들어다 자기의 뺨을 기댄다. 손길을 탄 고양이가 사람의 손에 쓰다듬어달라고 머리를 쿡 들이미는 것 같은 움직임이다. 깜빡깜빡, 하고 움직이는 네 눈꺼풀과 함께 뛰는 심박을 느끼며, 그는 나직이 대답했다.
"부족하다고 말해서 네가 계속 날 사랑해준다면, 부족하다고 말할래."
그러니까 소년이 바라는 것은 사랑을 더 주는 것이 아니라, 계속 주는 것이다. 어린 왕자의 장미꽃처럼. 그러나 이 고양이에게 가시는 없다. 네 손끝에 내밀어줄 것이라곤 부드러운 솜털과 따스한 체온과, 네 것과 같은 박자로 뛰는 심장박동뿐이다. 어느덧 음악부실의 문에 다다라, 이현은 음악부실의 문을 열었고, 이어서 음악부원들은 쓰지 않는 음악부실 비품창고의 문이 열렸다.
그 곳에는 긴 소파와 탁자가 놓여 있었다. 탁자에는 연필 몇 자루가 지우개 두어 개와 함께 담긴 필통도 있었고, 오선지를 즉석에서 그려 메모해둔 악상과 개구진 낙서들이 동화책 삽화마냥 어지럽게 섞여 있는 A4지도 몇 장인가 놓여 있었다. 소파에는 쿠션 두 개와 잘 개켜진 담요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철제 책장에는 파일들과 악보들과, 탁자 위에 놓인 것과 비슷한 종이들이 동화책 몇 권(<어린 왕자>, <그린치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는가> 등)과 함께 어지럽게 쌓여 있었다. 창가에 쳐진 커튼으로는 오후의 햇살과 산들바람이 느긋하게 부서져들어왔다. 그러면서도 건물 구석의 음지에 있는 방이라, 냉방이 없이도 꽤 서늘했다. 구석에 놓인 전기 히터는 겨울 때 꺼내어 키는 것이겠지. 그 옆에는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놓여 있었고. 그 곳은 론의 작업실이 아닌, 이현의 작업실이었다.
"나 말고 다른 누가 들어와본 건 네가 처음이야."
음악선생님을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던 그 비밀 아지트에 네가 발을 들였더라면 그것이야말로 운명의 장난이 아닐까. 체셔 고양이가 아무의 눈길도 닿지 않는 그 곳에서 영위하고 있던 한가롭고 공허한 일상에 문득 티파티에 가지 못하고 길 잃은 토끼가 톡 떨어졌더라면, 그것은 그것대로 이 소년과 너의 기묘한 티파티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이래도 좋고 저래도 상관없다. 너는 지금 이 곳에 초대받아 온 거니까. 우연히 굴러떨어지는 것도 특별한 만남이겠지만, 초대받아 온 것도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네가 원한다면 점점 평범한 시간이 되어갈 수도 있을 테고.
이현은 긴 소파 끄트머리에 먼저 앉아선, 자기 허벅지를 툭툭 친다. 그리곤 방긋 웃는다.
"여기 누울래, 아니면 어깨에 기댈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
829 이현주 (DyBbOHKT/c) 2020. 10. 10. 오후 8:47:00답레가 좀 늦어졌고... 그 김에 도아주 현생이 요즘 바쁠 거라 생각해서, 기왕 쓰는 거 힘 빡 주고 무릎베개 ON이야 uu! 도아(주)가 좋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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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 도아주 (ozgj1phpDM) 2020. 10. 16. 오전 7:19:02갱신하고 갈게... 8.8 안 바쁘길 바랐는데, 마감이 연달아 있어. 답레 고마워. 도아는 이현이랑 푹 쉴 수 있어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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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이현주 (mNg387SWHg) 2020. 10. 16. 오후 10:21:09많이 바쁘나 보구나. 힘내. 항상 응원하고 있어. 도아주도 얼른 여유로워져서 픅 쉴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나는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을 테니, 부담 갖지 말고 도아주 바쁜 일이 다 끝나면 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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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 도아주 (Wm6V4V1UTc) 2020. 10. 22. 오후 3:23:38일주일마다 갱신하는 꼴이라니... 8.8 면목이 없어. 계속 기다려주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이번주가 지나면 그래도 숨 쉴 틈이 날 지도 몰라. 났으면 좋겠다. 기다림이 지친다는 건 잘 아니까, 여태 말해왔지만 꼭 말해줬으면 좋겠어.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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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3 이현주 (Xva3zceGaM) 2020. 10. 22. 오후 5:50:21현생이 바쁘고 벅차면 그럴 수도 있는 거야. 지금까지 자주 말해왔잖아? 이 곳에는 놀러 오는 거니까. 나는 도아주랑 놀고 싶어서 아직 여기 있는 것일 뿐인걸. 어히려 도아주가 아직도 나랑 현이를 마음에 담고 있어줘서 기뻐. 그러니 괜시리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마음넣고 도아주가 먼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해줘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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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4 이현주 (5Qh2dEQPHA) 2020. 10. 27. 오전 1:37:45그래도 역시, 보고 싶어.
오늘은 이만 잘게. 도아주도 잘 자. -
835 도아 - 이현 (wfpinZ2Uyc) 2020. 10. 27. 오후 10:37:16내가 생각보다 장난기가 많다는 거, 알고 있을까. 내 손에 네 뺨이 기대졌을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냐면, 한 번 더 입 맞출까 생각하고 있었어. 지금 서로 1:1이잖아. 그래서 내가 2를 해보려고,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네가 그 고민에 마침표를 찍어줬어. 네 나직한 대답에, 나도 모르게 발 뒤꿈치가 이미 들린 거야.
"그럼, 말 안 해도 돼."
계속 사랑할 거야. 네게 소곤소곤 귓속말을 하려던 것처럼, 속삭이면서 답을 전해주고는 내려오지 않아. 마침표를 콕 찍어야 해서, 내 손에 기대고 있는 뺨의 그 반대쪽에 콕. 그리고서야 들렸던 발 뒤꿈치가 내려와서 바닥에 닿아. "둘 다 따뜻하겠다." 한쪽은 방금 콕 찍었고, 다른 한 쪽은 내 손이 닿아있으니까.
음악부실, 음악부실 비품 창고. 제일 먼저 눈길을 끈 건 탁자 위의 낙서여서, 그 낙서가 귀여워서 웃음이 조금 새어버렸다. 여기서 네가 뭘 하고 있었을까, 하면 오선지에 음표를 그리다 말고 낙서를 하고 있었겠구나 싶어서.
"마지막도 내가 할래."
널 제외하고 이곳에 들어온 사람,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고 싶어. 내가 이렇게 욕심을 부리면, 넌 어떻게 생각해? 여름 햇빛에 눈이 부실 때마다 날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네가 욕심쟁이는 별로라고 하면 어떡하지. 조심스레 욕심을 내비치고는 너를 깜빡 바라봐.
"어... 응?"
탁자에 가방을 내려놓다가, 네 말에 갈 길을 잃어서 그저 멀뚱히 서 있기만 해. 너를 바라보았다가, 소파를 바라보았다가, 다시 너를 바라보고, 그만 갈 곳 잃은 시선이 어딜 향하는지도 몰라. 죄 없는 교복 치마는 또 어쩔 줄 모르는 두 손에 쥐어져서 괴롭혀지고. 치맛자락이 아니라 꽃잎이었다면 이미 찌그러졌을 것이고, 낙엽이었다면 바스러졌을 테고, 눈 한 움큼이었다면 녹아내려 버렸을 거야.
"그, 나. 그냥 앉아도 괜찮아...! 다리 저릴 거고, 그, 어깨도 불편할 거고, 그리고,"
네가 다 괜찮다고 해도 내가 안 된다고 할 이유. 부끄러워. 얼굴이 너무 뜨거워서일까, 횡설수설 점점 작아져 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는 잃어버린 길을 찾아가. 네가 차지한 끄트머리의 반대편, 그 구석에 폭 앉아 버렸어. 그러고서 너를 흘끗거리는 거야. 네가 서운해하면 어떡해야 하지. 하지만 네 무릎을 베고 눕는 것도, 어깨에 기대는 것도, 그러고 있으면 바보가 되어버릴 거 같단 말이야. 오히려 많이 충전하면 방전되는 것처럼, 너무 많이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아픈 것처럼 되어버릴지도 몰라. 그러니까 안 돼. 너랑 그러고 있다고 상상만 해도 난 픽 고장 나버려서 눈을 꼭 감았다 뜨잖아.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난 욕심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걸까. -
836 도아주 (wfpinZ2Uyc) 2020. 10. 27. 오후 10:39:40늦은 답레랑 갱신할게. 늦은 만큼, 오랜만인 만큼 사랑스러울 수 있게 노력해봤는데 u.u... 의도한 대로 됐을 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소파 길이는 한 서너명 앉을 길이라 생각하고 맨 끝에 앉힌거야. 혹시 그것보다 더 길다면 한 두칸 떨어져 앉은 거라고 생각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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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7 이현주 (VXzke0JHsA) 2020. 10. 27. 오후 10:40:47오늘도... 이렇게 또 심멎사를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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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8 이현주 (VXzke0JHsA) 2020. 10. 27. 오후 10:44:45맞아. 세 명쯤 앉을 길이니까. 도아는 항상 조금 겁먹어 있는 토끼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것마저도 참을 수 없이 귀여워... 이현이가 냅다 와락 끌어안게 시키고 싶지만 얘가 리드를 억지로 하는 성격도 아니고 무엇보다 그러면 도아가 펑 터져버릴 것 같으니까. 어떻게 귀여워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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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9 이현주 (VXzke0JHsA) 2020. 10. 27. 오후 11:04:40이현: (그냥 내 옆에서 푹 쉬어주었으면 했는데...)
이현: (그것마저 버거워할 정도로 날 좋아하는구나.)
이현: (기뻐.)
이현: (하지만, 너한테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너한테 당연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건 역시 아직 먼 이야기겠지.) -
840 이현주 (VXzke0JHsA) 2020. 10. 27. 오후 11:14:44도아주는 답레 올리고 쉬러 간 걸까? 나도 답레 천천히 써서 내일쯤 올려둘게. 좋은 밤 되길 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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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1 도아주 ㄷ?@;4 (uH0i1yQl/.) 2020. 10. 28. 오전 7:56:56세상에. 바로 잠들어버렸어. 동접이었구나. 동접이었구나...! u.u...!
이현이가 냅다 끌어안는 경우를 가정하면, 이현이 품 안이니까. 덜그럭거리는 고장난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지지 않을까.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냐면, 마주 안으려고 움직이는 거야. 지고(?)는 못 살지, 도아가... u.u... 폭 이현이 안아주고는 눈 꼭 감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도아한테 이현이가 당연한 사람이 되려면... u.u 아직 확신이 부족하니까, 도아는. -
843 이현 - 도아 (nn9wU28kIw) 2020. 10. 28. 오후 12:47:05고양이와 어울려 노는 데에는 고양이와 엇비슷한 장난기가 필요하다. 네 옷자락을 물고 늘어지고, 킁킁 냄새맡고, 다리에 자기 몸을 슥 부비고, 애교삼아 툭 깨무는 그런 비슷한 장난기. 네가 뺨 위에 툭 남긴 짓궂은 온기에, 소년은 눈을 깜빡이다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다만 뺨이 헤실헤실 풀어져서는 흐물흐물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풀어져버린 미소를 한 채로 네 손에 뺨을 부비는 것이다.
"응."
네 욕심 가득한 대답에,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닫는다. 네가 내비친 욕심에 소년은 별로라거나 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아니, 할 수 없었다. 그저 얼굴에 아직도 떠올라 있는 미소 위에 흐릿하고 발간 홍조를 수줍게 덧씌우며, 네 손을 맞잡은 손에 꼬옥 힘을 줄 뿐이다. 네가 그렇게 욕심을 부린다는 사실이 못내 기뻤던 거야. 그렇지만 어떻게 표현할지는 몰라서, 그저 얼굴만을 붉히며 말할 뿐이야. "그렇게 될 거야. 너만 들여보낼 테니까..." 그러고 나서야 소년은 소파에 앉았다.
모리츠 폰 슈빈트가 그렸다는 고양이 악보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까? 그 소년이 오선지 위에 해놓은 낙서는 그것과 비슷했다. 오선지 위를 차분히 걸어가다 오선지에서 뛰쳐나와 여기저기 콩콩 뛰쳐다니는 긴털이 복실복실한 고양이들의 그림이 연속적으로 그려져 있었다. 다만 세간에 알려진 고양이 악보와의 차이점이라면, 이 악보에는 두 번째 소절부터 조그맣고 하얀 토끼가 고양이 옆에서 뛰놀기 시작했다는 점일까. 주변에는 메트로놈이나, 피아노 건반이나, 한쪽 이파리가 달아난 이상하게 생긴 동전 같은 것들이 동화의 배경마냥 자잘하게 남아 있었다. 네가 그것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너는 그 낙서들이 너에 대한 기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소년에게, 너는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건 전혀 신경쓰지 않아..." 네가 손사래를 치며 소파 반대편으로 도망가버리자, 눈을 깜빡이던 소년의 입에서 어째선지 조금 풀죽은 목소리가 나왔다. 네 예상대로의 이야기를 꺼낸 소년은, 이내 네 예상보다 더 엄청난 것을 덜컥 이실직고했다... "사실, 그냥 내가 너랑 가까이 붙어있고 싶어서 그랬어."
그러면서 소년은 눈을 내리깐다. ...너의 것을 빼닮은, 욕심이다. 욕심이라 불러주기에도 너무 풋풋한, 아직 너무 여린, 갓 틔어난 새싹과도 같은 욕심. 네가 소년의 마음속에 심은 씨앗의 눈이 틔어 된 욕심. 소년은 시선을 들며, 조심스레 물어왔다. "저기, 안돼?" -
844 이현주 (nn9wU28kIw) 2020. 10. 28. 오후 12:47:54그래 동접이었지! 애교폭탄 하나 던져놓고 갈게 0.< 이현주는 다시 혐생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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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 도아 - 이현 (n.5MwUCHbM) 2020. 11. 3. 오후 11:03:26"마음이 간질간질해?"
그러니까, 네 녹아버린 미소랑 그 행동을 보고 기분이 좋으냐고 묻고 싶었어. 하지만 아직은 몰라서, 고민하다가 물어보는 거야. 그런 기분이야?
하품이 옮는 것처럼, 울음이 번지는 것처럼 네 얼굴의 그 붉은 색도 나한테서 옮아간 걸까. 아니면 네가 스스로 그렇게 번지고 말아버린 걸까. 네 붉음 한 조각을 이번 여름과 함께 기억하고 싶어. 책갈피 사이에 끼워두는 거야. 내 18살의 여름은 눈부신 햇빛에 잿빛 그림자가 지었고, 잠이 들며 흐린 시야에 달빛이 부셨고, 아침에 붉은 꽃잎이 인사했었더라고.
네 오선지 낙서 위에 나도 낙서를 할 수 있다면, 방송실 문 위에 붙은 그 포스트잇을 그릴 거야. 네가 그렸던 그 고양이를 따라 그릴래.
네 이실직고에,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내가 신경 쓰니까 안 된다고, 나도 너랑 가까이 붙어있고 싶다고. 두 말이 너무나도 모순되어서 그런 말을 하나도 하지 못하고, 눈을 내리깐 모습을 가만 바라보는 거야. 저 옆으로 내가 갈 수 있을까. 가까이 붙어있을 수 있을까. 조심스럽게 물어왔을 때는 입술을 꼭 깨물어. 시선을 들어 올린 너와는 반대로 내 시선이 아래로 향해버리고.
"너무해."
내가 안 된다고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쭈뼛쭈뼛, 조금은 어색한 움직임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러고 나서 네 말대로 가까이 붙어있는 모습을 그렸냐면, 그건 아냐. 아까보다는 가까이, 하지만 붙어있지는 않은. 네 옆자리에 다가가서 숨을 한 번 고르고, 한 뼘 정도 떨어진 그 거리를 남기고 앉은 거야. 이번에는 숨을 고르지도 못하고, 숨을 참아버렸어. 꾹 참은 숨과 함께 조심스레 네 손을 쥐어. 두 손으로 붙잡은 네 손을, 널 흉내 내서 내 뺨에 닿도록 끌어오는 거야. 내 두 손에 네 손 하나가 끌려와서, 기어코 내 뺨에 닿으면 그제야 소리도 없는 숨을 조그맣게 쉬어. 공포 영화에서 무서운 장면이 나올까 긴장하는 것처럼, 그만큼이나 긴장하고 있었나 봐.
"난 간질간질해."
이만큼만. 난 더 못 하겠어, 네 어깨에, 네 무릎에 기댈 수가 없어서. 떨어져 있던 시선이 올라와서 너를 향하면, 눈이 마주칠까 봐서 네 손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갈지도 모르겠어. -
846 이현주 (FPD4nRt1B6) 2020. 11. 3. 오후 11:07:46답레 고마워.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 정말 고생 많았어.
도아주는 아직도 너무 바빠? ...나랑 같이 있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도아주의 삶이 여유로웠으면 좋겠는데. -
847 도아주 (QC1uaBWCcY) 2020. 11. 3. 오후 11:08:32좋은 소식 좀, 안 바쁘다는 소식 좀 전해주고 싶은데 그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x.x... 도아주가 속한 부서에서, 도아주 위로 퇴사하시는 분이 3분이야. 아래로는 아직 1년차도 채 안 된 신입들이라, 인수인계 받고 적어도 2인분은 해야할 거 같아. 빈 자리를 신입으로만 채운다던데, 이미 있는 후임들까지 포함해서 가르치고 하면 정신이 없을 거 같아. 아니, 이미 정신없어... 지금도 회사에서 남기는 글이야. 야근이 정말 잦을 것 같아. 프로젝트 하나 마무리 짓나 했더니 이런 일이 터질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 했어. 자고 있을까, 기다리고 있을까, 좋은 하루였길 바라. 잠이 달았으면 좋겠다...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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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 이현주 (FPD4nRt1B6) 2020. 11. 3. 오후 11:15:21아니. 매일 밤마다 도아주를 기다리고 있어.
그렇지만... 그러면 졸지에 도아주가 부서 최고참이 되어버리는 거잖아. 고생 정말 심하겠다 88 너무 힘빼지 말고, 시간 날 때마다 쉬어가라고 해주고 싶지만 도아주 말을 들어보면 그럴 수도 없겠네... 어쩌면 좋아. 도아주에게 좀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는데. -
849 도아주 (D5XVd/OlIA) 2020. 11. 3. 오후 11:19:24있었구나. 고마워... u.u 바쁘다고 답할 수 밖에 없는게 답답할 지경이야...
음, 조금 귀여운 이야기를 하자면 이번 달이 벌써 11월이야. 달력을 넘겼다가 11월 11일을 보고 이현이랑 도아 생각이 난 거 있지. 둘은 아직 여름이지만, 어떨까 궁금했어... 이현이는 역시 다른 아이들한테 많이 받으려나. 도아는 이현이가 빼빼로를 많이 받을거라 생각하고 아예 빼빼로 말고 다른 걸 준비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도아도, 익명의 빼빼로 하나 정도는 받지 않을까 싶고. u.u... -
850 이현주 (FPD4nRt1B6) 2020. 11. 3. 오후 11:22:50응. 도아주가 돌아오고 싶어한다면 난 항상 여깄을 거야. 꼬박꼬박 갱신같은 거라도 해야 되지 않나 싶을 때도 있지만, 독촉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도아주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uu 대신 매일 밤마다 한 번씩 들러보다가, 도아주가 오면 이렇게 따라나오는 거야.
이현이한테 온 수많은 빼빼로들은 매니저들이 처리했으니 안심하라구(음식 관련된 명절에 스타들에게 보내지는 음식들의 흔한 말로) 그나저나 이현이는 직구밖에 몰라서 도아 눈앞에서 건네줄 텐데. 한 명 누구지. (질투심의 불길) -
851 도아주 (HG/jNr.upM) 2020. 11. 3. 오후 11:31:498.8 고마워. 정말로. 가끔 갱신할까 들어왔다가, 희망고문처럼 느껴질까봐 하지 못 하고 나가고는 해. 내 사담을 하는 편도 아니고, 이현이랑 도아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할 말도 고르지 못 하고. 갱신은 부담스럽지 않아. 다만 이현주가 힘들까 걱정 돼. 기다린 적이 많으니까,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은데.
u.u...! 세상에. 도아는 속없이 그냥 받았으니까 먹어야지 하고 오독오독 먹어버릴텐데. 받은 사실을 들키고 말겠네. 도아주도 그 한 명은 누군지 모르지만, 정말 한 명쯤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직구... 도아도 안 지려고 대뜸 줄 수도 있겠다. 아마 도아는 선택지가 있을 것 같아. -
852 이현주 (FPD4nRt1B6) 2020. 11. 3. 오후 11:36:18그럴 수밖에 없잖아. 미안해하지 말아. 나는 정말로 정말로 괜찮으니까, 그런 거 익숙하니까
도아주도 모르는 그 한 명...... 괜찮아, 아니 좋아! 때론 질투심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해 주는 좋은 촉매가 되기도 하니까! 도아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평소처럼 방실방실 웃다가, 도아 없는 곳에서는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화를 내면서도 이 화를 어찌 풀지 몰라 어쩔 줄 몰라서 발은 동동 구르면서 자신이 왜 화가 나고 늑골 속에 불이 붙은 것처럼 쓰라린지 전혀 짐작이 안 돼서 어리둥절한 모습이 저절로 그려지네... 좋은... 좋은 그림이다(?) -
853 도아주 (yQDWif8Qjw) 2020. 11. 3. 오후 11:49:44익숙하다는 말이 더 슬픈걸... 8.8
다른반 반장이라거나, 어느 동아리 부장이라거나, 방송부 후배라거나... 도아가 만나는 사람은 많으니까 u.u... 아이들이 빼빼로데이를 맞을 때도 그런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도아는 이현이가 준 빼빼로는 오히려 아까워서 못 먹을 거 같아. 익명의 빼빼로는 안 아까우니까... 이현이 화 어떻게 푼담. 없는 곳에서 그러면, 도아는 정말 모를텐데 어쩌면 좋나... u.u... 도아가 알아도, 도아는 진정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면 꼭 안아주는 것 밖에 할 줄 모르지만. -
854 이현주 (FPD4nRt1B6) 2020. 11. 3. 오후 11:56:49오늘 밤은 너무 늦었으니 답레를 쓰긴 곤란하겠지? 도아주도 늦지 않게 자야 될 테고......
도아 친구나 이현이 주변 사람이 "도아가 다른 사람이랑 잘 지낸다거나 사귄다거나 하는 상상을 해봐. 기분이 어때? ㅋㅋ" 하고 등 떠밀어주면 효과 만점일 것 같다. ^p^ 사랑도 질투도 몰라서 어리둥절한 이현이... 도아 앞에서 필사적으로 유지하던 포커페이스가 무너질지도. 혹여 무너지지 않아서 이현이 속이 빼빼로 하나로 새까맣게 타들어간 걸 도아가 모르더라도 나중에 도아를 좋아하게 된다면 도아한테 다 말해줄 테니, 그 때 다독여주면 된다고 생각해! -
855 이현주 (rUl.QO26bk) 2020. 11. 4. 오전 12:08:26이번 일상은 짧게, 도아가 이현이 무릎 위에서 까무룩 잠드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상정하고 썼었는데 도아가 이현이에게 다가오는 것마저 버거워할 줄은...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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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 도아주 (WHu9znOaj2) 2020. 11. 4. 오전 12:09:52집 가면 2시쯤 될 거 같아. 아마도 답레를 받기만 하고 또 잠들겠지... u.u... 사실 지금 회사에서 자고 싶은 심정이지만.
잡담도 더 하고 싶지만, 일하러 가볼게... 2시쯤에 집에 가려면 가야할 거 같아. 그리고 왠지, 아마도... >다른 사람이랑 잘 지낸다거나<는 이미 이현이 앞에서 보이지 않았을까 싶어... u.u... 반에서 다른 애들이랑 서스럼없이 논다거나 하는 모습도 있었을테니까. 이현이 어깨에는 기대지도 못하면서, 다른 애들 머리위에 턱 괴며 장난친다거나 하는... 쌍방 되면, 도아 열심히 다독이기 해야겠다...! 3.3...! -
857 이현주 (rUl.QO26bk) 2020. 11. 4. 오전 12:10:39어, 그래? (답레 조금 수정함) (악마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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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8 이현주 (rUl.QO26bk) 2020. 11. 4. 오전 12:11:03조심히 다녀와, 도아주... 답레는 천천히 써둘 테니까, 천천히 읽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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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9 이현주 (rUl.QO26bk) 2020. 11. 4. 오전 12:11:47아니 그보다..... 집 가면 2시쯤이라니 어떻게 된 회사야. 그거 이상해. 너무 이상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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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 이현 - 도아 (rUl.QO26bk) 2020. 11. 4. 오전 12:21:07그 해 여름에는, 고양이 하나를 주웠더랬다. 자신의 마음을 말하는 일 없이. 너를 보며 아웅, 하고 울거나, 네 손길에 정답게 머리를 들이밀고 부벼오거나, 골골대는 소리를 내며 네 옆에 붙어앉는 회백색 털과 연수정빛 눈동자를 가진 한 마리 고양이를. 좋아하는 마음이 담긴 네 따뜻한 손길에 이끌려와서는, 좋아하는 마음인 줄도 모르고 좋아하는 마음을 네 손길에 기대오는, 조그만 한 마리 고양이를.
"간질간질하다고 해야 할까?"
이 느낌을. 하고 이현은 나직이 중얼거렸다. 네 조그만 손길에 이끌려서, 따뜻하고 말랑한 네 뺨이 손끝에 살며시 닿을 때 이현은 감히 손을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하고 네가 네 뺨에 가져다대는 대로 네 뺨에 손끝을 살며시 붙이고 있을 뿐이다. 주로 맥박을 재는 귀 뒤나 손목 같은 곳과는 거리가 있는 뺨인데도, 왜인지 손끝에서 어딘가 익숙한 맥박이 느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거야?"
이거 말하는 거야? 하고, 이현은 남는 손 하나를 자기 가슴팍에 얹어보았다. 이 박자, 어딘가 익숙하더라니. 하고 이현은 이 기시감의 출처를 찾아냈다. 그러나 거기까지... 소년을 사랑해주는 지금 이 소녀가 다가올 수 있는 한계는 여기까지다. 소년도 그것을 알아챈 듯하다. 아니, 진작에 알고 있었던 듯하다. 더 욕심을 내고 싶다. 더 욕심을 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네가 고장나 버리기라도 할까 봐, 부서져 버리기라도 할까 봐, 다가오지 못하고 발발 떠는 너를 그저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나 따뜻한 마음을 발그레하게 머금고 있는 네가 너무도 소중했으니까.
"나도, 다른 애들이 하는 것처럼 도아랑 가까이 있고 싶었어... 그렇지만, 아직이구나."
네 뺨끝에 닿은 손을 보며, 이현은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러다, 그는 무언가 다짐이라도 하듯이 덧붙였다.
"이 거리가 다 줄어들면... 그 때는..."
그렇지만 그 끝말을 차마 맺지는 못하고, 소년은 너를 연수정빛 눈으로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조금은 애틋한 표정을 하고. 조금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
"...지금은 쉬자. 여기서 낮잠 잠깐 잤다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집으로 돌아가는 거야." -
861 도아주 (DhdZfnkKOI) 2020. 11. 4. 오전 1:42:23답레 잘 읽었어. 지금 택시 잡고 퇴근하러 가는데, 너무 졸렸는데 추워서 잠이 다 깼어. 이현주 따뜻하게 자길 바라. 손 시려서 오타가 정말 장난 아니다. 오늘 후드티만 걸치고 나온 내 잘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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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2 이현주 (rUl.QO26bk) 2020. 11. 4. 오전 1:45:07세상에 11월 새벽에 후드티.....?? 아 어떡해 내 야상이랑 롱패딩이랑 방한장갑 다 꺼내다주고 싶다... 88 감기걸리면 어떡해. 도아주도 얼른 들어가. 들어가서 있는 대로 따뜻하게 해서 자. 알았지?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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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 도아주 (zPtuySc9uc) 2020. 11. 4. 오전 2:31:30잠자리에 누웠어. 지금은 졸려서 오타난다... u.u 그래도 택시가 따뜻해서 잘 왔어. 이불 꽁꽁 덮고 있어. 정말 자러 갈게. 그리고 아래는, 이번 답레에 꼭 써야겠다 싶은 말.
"그럼 같이 자."
"숨겨줘." -
864 이현주 (rUl.QO26bk) 2020. 11. 4. 오전 2:39:28따뜻하게 집에 들어왔다니 다행이다. 잘 자. 좋은 꿈 꿔.
답레는 언제나 말했지만 천천히, 도아주 형편 될 때 써줘! -
865 도아주 (49CfO5DKjk) 2020. 11. 12. 오후 3:43:23잠깐 갱신하고 갈게. 신입이 한 분 들어왔어... u.u... 실무능력이 거의 없다시피하셔서 한동안 케어해줘야 하는 상황이 되었어. 내년에라도 실무에 투입할 수 있으면 다행이야. 그래도 오늘 안에 답레를 올릴 수 있을 것 같아.
이번주가 너무 지쳐서, 요즘따라 보고 싶은 거 있지. 잘 흘러가는 나날 보내고 있으면 좋겠다. -
866 이현주 (nfHEDDfN2k) 2020. 11. 12. 오후 4:06:36사람을 어떻게 뽑길래... (아찔)
도아주가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 나는 여기 있으니, 보고 싶다면 언제건 레스 남겨줘. 오늘 답레 남길 수 있다니 기쁘지만 그래도 무리하면 안돼? 88 -
867 도아 - 이현 (AEJ.mX79GA) 2020. 11. 14. 오전 12:28:02"응, 그거."
간질간질.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다시 시선을 내리지 않고 너를 바라봤어. 내 손에 끌려온 네 손이, 네가 좋아. 그래서 간질간질하고 있어. 너도 그래서 간질간질한 거라면, 그럼 내 마음은 간질간질이라고는 다 담아내지 못하게 될 거야. 지금도 넘칠지 모르게 담겨 있는데, 그때는 어쩔 새도 없이 넘쳐흐르고 말아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게 되겠지.
"그건...!"
다른 애들이 하는 것처럼, 너랑 내가.
"...... 서운해?”
네가 특별하지 않아서, 너보다 그 애들이 좋아서가 아냐. 그 반대야. 누구랑 손을 잡아도, 어떤 장난을 치면서 거리가 가까워져도, 너랑 같이 있을 때처럼 두근거리지 않는데. 네가 좋아서, 그만큼 떨려서, 소중해서. 내 뺨까지 끌고 왔던 네 손을 내려놓고, 그 손만을 내려다보면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겁쟁이라 미안해."
꼭, 있는 힘껏. 부끄러운 만큼, 내가 겁내는 만큼 너를 꼭 끌어안아. 하나, 둘, 셋. 속으로 느리게 센 숫자가 3에 도착하면 끌어안았던 팔을 풀고 너를 올려다봐. 그러니까, 무슨 말이 하고 싶냐면. 자칫 잘못 손을 뻗었다 깨트릴 수도 있는 예쁜 보석처럼, 네게 혹시나 미움받고 싶지 않아서 네게는 한없이 조심스러웠던 거야.
"아주 가까웠으면 좋겠어?"
"그럼 같이 자." 네 어깨에 기댈게. 그러니까, 같이 자고, 같이 쉬고, 같이 돌아가자. -
868 도아주 (AEJ.mX79GA) 2020. 11. 14. 오전 12:29:44미안해, 어제 올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8.8 괜히 기다리다 잠 설치게 했을까 걱정돼. 지금 퇴근 중이고, 한동안 이동해야 해서 잠들 수도 있을 것 같아. 졸리기도 하고. 몇번이고 말했지만, 정말 고맙고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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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 이현주 (d0K9PQkvSE) 2020. 11. 14. 오전 1:43:58내가 이걸 놓치다니 믿을 수가 없어.
지금쯤이면 들어갔을까. 잘 들어갔어? 지금쯤이면 쉬고 있겠지? 잠 안 설쳤으니까 아무 걱정 하지 마.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
870 이현 - 도아 (d0K9PQkvSE) 2020. 11. 14. 오전 2:13:23"응."
아니, 라고 하고 싶었어. 그렇지만 가슴이 시큰거려서 어쩔 수가 없었어. 다른 애들과는 스스럼없이 손잡고, 웃고, 떠들던 네가, 내 옆에서는 웃음을 잃어버리고 쭈뼛거리는 게... 내가 너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게, 좋은 의미가 아닌 것 같아서. 잘 알면서도, 네 입으로 나를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그게 너무 아파서.
"그렇지만 네 탓이 아냐. 넌 충분히 용감했잖아... 미안한 건 바보같은 나야."
네가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는데도, 내 주변으로 쉽사리 다가오지 못하는 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바보같은 내 잘못이야. 그러니까, 답답하더라도 조금만 내게 더 시간을 들여줘.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가르쳐줘. 네가 왜 다가오지 못했는지. 내가 너에게 다가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도 가깝지만, 너한테 더, 더,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어.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 되는지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서."
네가 이현을 끌어안았을 때는 이현도 너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마치 너와 함께 하나, 둘, 셋 하고 입을 맞춰 세기라도 한 듯이 그는 너를 품에서 놓아주었다. 너는 이 보석이 조금이라도 흉이 질까 한없이 조심스러워했지만, 네 옆에 있는 이것은 보석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길을 원하는 한 마리 고양이였다.
"그래서... 결국에는 익숙해졌으면 좋겠어. 이건, 내 욕심이야..."
소년은 품을 벌렸다.
"응. 이리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