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1869661> [판타지/여정] GOLD RUSH : 황금광시대 1스레 (517)
Narrator
2020. 6. 11. 오후 7:00:51 - 2020. 9. 8. 오후 10:19:23
-
0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0:51시트 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69312/recent
햇살을 머금으면 무지개빛으로 빛나는 '반짝 미모사'는 피어보이 지방 고유의 꽃이다.
꽃에 매겨지는 높은 값을 탐낸 강 건너 씨앗꾼 아론은 최대한 많은 종자를 가로채고 남은 것들은 모조리 죽여 달아났다.
그리고 인적이 닿지 않는 강의 끝자락에 꽃을 피웠지만 결코 무지개빛을 발하는 일은 없었다.
- 거인의 친구 야그 리준 [백만 새싹의 자취] -
1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1:06골드 러시. 황금을 쫓아 머나먼 길을 쫓는 모험가들의 이야기. 드넓은 대륙 전역에 흩어진 보석 '솔'의 파편을 찾아 오늘도 그들의 여정은 계속된다.
- 시작 레스는 대륙 어딘가를 떠도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그려주시면 됩니다. -
2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1:22하루 일과의 시작은 언제나 청소로 시작된다. 사실 하루의 대부분을 청소와 관리에 쓴다. 거대한 신전을 홀로 관리하는 것은 고된 일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앞마당을 쓸고, 뜯어도 뜯어도 기어올라오는 외벽의 덩굴을 치우고, 호숫물을 길어 어제 청소하지 못했던 장서관으로 향한다. 정신없이 쓸고 닦다 보면 점심 시간이다. 통발을 확인하고, 올무를 확인하고, 먹거리를 손질해 제단에 올리고 향기나는 풀을 태우며 기도를 올린다.
"장서관 청소를 다 하면 저녁때가 되겠구나.."
듣는 이 없는 혼잣말을 하며 뼈를 발라낸 생선구이를 씹었다. 신전 앞, 햇빛이 잘 드는 자리에 의자를 놓고 식사를 하는 것이 그녀의 몇 안되는 휴식시간이다. 사람으로 치면 꽃같은 20대를 신전에 바치고 거의 30줄에 가까워진 그녀다. 힘든 삶이지만 신앙과 사명이 그녀를 버티게 한다. 이제 네가 대제사장이라는 부모님의 유언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빛 바래 잊혀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긍지라도, 그녀에겐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것이다. -
3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1:31빛나는 이즐리의 검이 되어 모든 악을 단죄하리라. 악의 길을 끊어내며 선의 길을 지키리라. 우리는 그 자체로 살아 움직이는 단두대. 단두대에 누운 이상 살아날 수 있는 건 선인 뿐이리. 우리는 무정한 칼날로써 무고한 백성을 지키리라. ..이즐리의 처형인이 하는 국가에 대한 맹세다. 자신의 미래를 이즐리에 두고 이 나라의 악을 무참히 끊어낼 것이라는 다짐이다. 역사도 짧고 그 태생도 귀족은 커녕 부랑아들도 존재하는 터라 같은 이즐리의 기사단에게는 무시당하기 일수인 처형인이 몇몇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건 이 말을 그대로 행하기 때문이겠지. 그렇게 맹세한 입장에서 카타크리스는 현 상황은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다.
왕의 명이긴 하니까 긴말 하지 않고 바로 여행길에 올랐다. 다만 어째서 국왕 전하가 솔을 찾는지는 알기 힘들었다. 솔을 찾아오라. 그리 명할 때도 별로 간절하지도 않고 욕심으로 눈이 희번뜩 거리지도 않았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의문이었다. 아무튼 그 실체가 어쩄든 카타크리스는 솔을 찾기 위한 여정에 올랐다. 평생 살아온 나라를 떠난다는 건 걱정보다는 기대가 앞서는 일이기도 해서, 카타크리스는 그냥 이번 일을 국외 여행 느낌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난생 처음으로 왕국을 나와 걷는 걸음은 가볍기 그지 없었다.
.....어디까지나 여담이지만, 카타크리스를 솔을 찾는 여정에 보낸 이유는 얘가 좀 멍청하기도 하고 아직 젊은데 아깝기도 하니까 세상을 돌아보고 오라는 뜻이기도 하다는 걸 카타크리스는 모른다. -
4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1:48- 테즈카코
찬란했던 과거는 허울 속으로 사라져 모두의 기억속에서 잊혀진 장소. 이곳을 기억하는 자는 오직 당신뿐이다.
기둥 사이를 뚫고 들어온 빛이 차갑게 식어버린 신전의 바닥을 비친다. 그러나 악시호루의 햇빛에선 더이상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미약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건만..
높은 하늘로부터 쇄도해오는 한줄기 붉은빛과 천지를 뒤흔드는 강렬한 굉음. 그것이 찾아온 이후로는 호수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어디서도 온기를 찾아볼 수 없었고 고요함은 적막함이 되어 홀로 남은 자의 공허함을 더해간다.
- 카타크리스
솔에 대한 이야기는 대륙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이즐리의 왕에게까지 전해졌다.
어리석게 느껴질지 모르겠으나 소원을 이루어주는 힘을 가진 마법의 보석을 탐하지 않을 자는 없다.
왕명을 받은 당신은 고향을 등진채 기나긴 여정에 올랐다.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 머나먼 길을 말이다.
왕국 영토의 끝자락에는 외부로 이어지는 광활한 사막이 당신을 반긴다.
언덕 너머로 노랗게 물든 지평선이 보인다. 이곳은 정도의 사막. 올바른 길을 알지 못하면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곳이다. -
6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4:50돌아오지 못하리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고 고향을 떠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카타크리스는 당당한 걸음으로 언젠다 다시 만날 이즐리에 인사를 하고 걸음을 내딛었다. 그렇게 마주한 것이 정도의 사막. 올바른 길을 알지 못하면 해메게 된다는 악명 높은 곳이었다. 물론 카타크리스는 알고 있... 알..알고... ..알고 있을..까? 평생 처형인으로써 살아온 이 남자는 아쉽게도 머리가 좋은 편은 빈말로도 아니었고(지능 5) 확실한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아마 길을 나오면서 이 사막을 어떻게 나아가야할지에 대해 듣긴 들었을텐데.. 그걸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느냐면 글쎄다....
하지만 이 카타크리스. 그런 것에 불안해할 사람이 아니다. 아니 좀 불안해해도 될 거 같지만. 별 걱정 없이, 느긋한 본래 성정대로 카타크리스는 걸음을 내딛었다. 미지의 세계로의 첫 걸음이었다. 그 미지가 과하여 길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게.... -
7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5:00습윤하고 서늘하다. 원래 이 지방은 이렇게 서늘하지 않다. 이글거리던 이클룹의 권능으로 공기마저 끓어오를 듯 무더운 곳이었다......라고 문헌은 말한다. 퀘찰족의 황혼기 끝자락에 태어난 그녀는 숨막히는 무더위를 모른다. 그럼에도 그녀의 옷은 더웠던 시절의 그것 그대로였다. 그래서 그녀는 자주 추웠다. 위에 뭔가 더 걸친다고 누가 욕할 일은 없다. 그래도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주신께서 힘을 잃고 계신다. 햇빛이 식다니, 그 붉은 빛과 천둥소리는 또 무엇이었던가."
종말의 때가 다가오는 것만 같다. 식사를 마치고 신전 안으로 돌아간 그녀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거대한 원형 석판에 새겨진 달력이 테즈카코를 내려다본다.
"변고로다...괴이한 변고.... 하루빨리 제대로 된 제물을 구해야 하겠구나."
내일. 내일이 되면 신전 밖으로 나가보자. 나가서 제물이 될 만한 자를 찾고, 겸사겸사 붉은 빛이 떨어진 곳을 찾아보자. 그녀는 생각했다. 사실 하려면 빛이 떨어진 그 날에 하는 게 맞았다. 제물을 찾는 것도. 하지만 신전 밖으로 나가기가 무서웠던 그녀는 관리를 핑계로 해야 할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내일 가자고 다짐은 하지만 막상 내일이 오면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 그것은 아직 모르는 일이다.
그녀는 평소처럼 장서관의 먼지를 쓸어낸다. 수백번 반복하였던 동작은 간결하고 효율적이다. -
8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5:14- 테즈카코
호수에 찾아든 이변에 잠시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당신은 얼마지나지 않아 책장 아래로부터 미세한 진동을 느낀다.
가지런히 꽂혀있던 서적들은 달그락 소리를 내며 앞뒤로 흔들린다.
"끼에에에에에엑ㅡ"
멀리서 거대한 짐승의 괴성이 들려온다. 흔들림이 거세진 탓에 천장에 쌓인 먼지덩어리가 후두둑 떨어진다.
낯설지만 당신은 저 포효의 주인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호수의 마법사의 벗이자 악시호루의 옛 주인이었던 큰뱀 르비칼. 그녀의 것이다.
호수의 마법사가 사라진 후 호수 깊은 곳으로 자취를 감췄지만 이따금 비명과도 같은 괴성을 지르며 땅을 뒤흔들고 잔잔한 호수에 소용돌이를 불러 일으킨다.
퀘찰족은 이러한 일을 죽음의 징조로 여겼다. 태양이 기울고 달이 차 그들이 섬기는 태양신 이칠룹의 힘이 나약해지고 위대한 인물의 숨이 멎고 말것이라 믿었다.
당신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크고 작은 변화의 바람이 반복되고, 이제는 그것이 당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흐름을 바꿀 것이라는 사실을.
- 카타크리스
사막과 숲의 경계선은 누군가 반으로 재어 잘라 놓은듯 무척이나 깔끔하게 나누어져 있다.
풀이 무성한 땅을 지나 메마른 모래를 밟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텁텁한 바람이 벌써부터 뺨을 게걸스레 훑어온다.
모래언덕은 길이 없는 허허벌판처럼 보일지 몰라도 수많은 상인들이 거쳐갈만큼 경로가 철저했다.
등진 방향, 높게 솟아오른 나무들 너머로 왕국 수도의 성벽이 비친다. 손을 뻗으면 닿을것만 같은 거리다.
그러나 당신이 향해야 할 곳은 강렬한 햇빛과 살이 익을듯한 더위로 가득한 모래사막. 그 뿐이다. -
9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5:27땅이 흔들리며 어디선가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입술을 깨물며 덜컹이는 책장을 잡고 버텼다. 그녀는 이것이 무엇인지 안다. 죽음의 소리, 파멸의 징조. 마지막 불씨는 시시각각 힘을 잃어만 간다. 그녀의 모습은 어린아이가 썩어가는 이빨을 외면하는 것 같았다.
"아아, 아....이것을 어찌해야...."
그녀의 두려움과 사명감이 머릿속에서 전쟁을 벌인다. 신전을 떠나서 어디로 가겠냐는 두려움, 그래도 뭔가 해야지 않냐는 사명감. 그녀는 청소도 잊고 해가 질때까지 한참을 서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영웅 서사시를 보았을 때. 마침내 마음이 한쪽으로 기운다. 그녀는 그것을 집어서 도로 책장에 넣었다.
"지금 갈 것이다. 청소는 나중에 해도 돼. 밤인 것도 상관없다. 지금 당장 갈 것이야."
지금 가지 못하면 영영 가지 못할 것 같다. 마음 먹었을 때 행동해버리기로 했다. 해가 거의 져버렸지만 개의치 않기로 했다. 그 때 붉은 빛이 어느 방향으로 떨어졌는지는 대강 기억한다. 테즈카코는 언젠가 꾸려놓고 잊고 있었던 가방을 낚아채듯 집었다. 신전의 꼭대기까지 올라 계략적인 방향을 확인하고는 커다란 날개를 펼쳤다. -
10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5:43- 테즈카코
홀로 남겨진 후로는 거의 최초의 날갯짓이 아니었을까.
신전 꼭대기에 위태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태양신의 흉상이 날개를 펼친 당신의 뒷모습을 지켜본다.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던 붉은빛은 우거진 숲 사이로 아스라히 사라졌다. 당신은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호수 어딘가로 사라진 빛을 쫓아 바람을 가르면 신전 인근의 경관이 한눈에 가득 들어선다.
큰뱀의 거친 몸짓이 만들어낸 물살은 호수의 경계를 범람해 나무줄기를 집어삼킨다.
하늘 아래를 내려다보던 당신은 잎으로 무성한 숲의 한가운데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일렁이는 모습을 발견한다.
고도를 낮춰 빛을 쫓아가면 로브를 걸친 이방인과 그의 곁을 떠다니는 작은 구체가 숲을 서성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11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5:55나아가자. 나아가도록 하자. 이 박리된 듯한 사막을 걷다 보면 언젠가 그 너머에 도착하지 않겠는가. 손에 든 상자 안에서 무기가 묵직하게 흔들리고, 마법사의 가호가 깃든 로브는 바람결에 따라 나부낀다. 염려 없이 길을 걷자. 여행길이 고될 것이라는 건 분명헸으나 겁이 나는 건 당연히 못되었다. 왕국 내부를 거니는 여정도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수목으로 이루어진 숲을 통과하는 여행길도 얼마나 위험한지 카타크리스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독이 있는 과일을 당당하게 베어물고 쓰러져 주위 사람들의 걱정을 샀던 경험은, 일단 한 손 가득 채울 만큼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허허벌판은 오히려 안전할지도 몰랐다. 뙤약볕과 열기로 인해 생기는 문제만 제외하면 그럭저럭. 적응하는 것도 문제긴 문제일 것이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것도 문제일 것이고.. ..사실 문제가 아닌 것이 없었다.
믿는 것이든 뭐든 이 멍청한, 정말로 멍청한 청년 혼자만 여행길에 보낸 것은 문제일지 몰랐다.
"하늘 맑다아. 그림으로 남겨두면 좋을텐데."
그 문제 많은 여행자는 지금 태평하게 하늘을 보며 그런 소리가 내뱉고 있었다. 평소 취미로 그림을 그리던 그가 할 법한 태평한 소리였다. 그는 지금 기분이 썩 좋았다. 사박사박, 밝히는 모래도 나쁘지 않았고.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이란 장관도 마음에 들었다. 아직 질리기 전이었으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아무튼 한발 한발 나오기 전에 조언 받은 대로 꾸준히 내딛으며 카타크리스는 웃었다.
-
12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6:08붉은 빛을 찾아 어려운 날갯짓을 했더니 눈에 보이는 건 푸른 빛이었다. 그래도 무시하고 지나칠 수는 없어 고도를 내려 보아하니 그것은 이방인과 알 수 없는 공이었다.
이방인이라. 퀘찰식으로 하자면 뵈는대로 붙잡아서 바로 제단행이다. 하지만 그녀는 퀘찰족 치고는 유순한 편이다. 전쟁을 경험한 적도 없고 남과 싸워본 적도 없다. 그래서 그녀는 '일단' 대화를 해 보기로 했다.
몸과 날개를 수직으로 세웠다. 밤에 쏜 화살같던 속도가 순식간에 줄어든다.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이방인의 근처에 착륙하자 세찬 바람이 분다. 녹색과 주황색의 깃털 몇 개가 하늘거리며 떨어진다.
대제사장으로서 언제나 품위를 잃을 수는 없다. 날개를 다소곳이 접고, 허리와 등을 곧게 펴고, 서둘지 않고. 이방인의 앞으로 걸어간다. 초승달 모양의 발톱 밑에서 풀 꺾이는 사박거림이 들린다.
"......."
그런데 이 사람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까? 그보다 무슨 말을 꺼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대화는 그녀에게 너무 낮설고 오래된 것이었다. 그녀는 실눈을 뜨고 멍하니 이방인을 쳐다본다.
이렇게 어색할 줄 알았으면 발톱으로 낚아챌 걸 그랬다. -
13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6:27- 카타크리스
휘몰아치는 모래바람에 옷자락이 거칠게 펄럭인다. 지도에 적힌 길을 따라 걷다보면 반대편에서 오는 나그네와 얼굴을 마주치게 된다.
"샬롬! 이즐리의 과객이여. 어디로 떠나는 길이외까?"
까무잡잡한 피부에 북슬북슬한 수염이 자란 사내는 끌고 있던 낙타를 잠시 멈추고 당신에게 말을 걸어온다.
의복과 생김새를 보아 상인의 나라 네자하브의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대륙을 떠돌며 온갖 희귀한 물건을 팔아 커다란 부를 축적하고 있다.
커다란 장이 열릴때면 이따금 볼 수 있는 얼굴이다. 이번에는 어떤 값진 물건을 가지고 왕국을 찾아온 것일까.
- 테즈카코
이방인은 그녀가 기억하고 있던 주변의 이민족들과 전혀 다른 생김새를 하고 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푸른색 백금발에 뾰족한 귀, 작은 체구 때문인지 앳되어 보이는 얼굴에 피부는 창백할 정도로 새햐얗다.
그는 푸른 구체에 무어라 속삭이더니 등을 돌려 나무줄기 옆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또다시 르비칼의 울부짖음이 시작되고 나뭇가지들이 거칠게 흔들린다.
"끼야아아아아ㅡ"
울거진 나뭇잎 사이로 큰뱀의 그림자가 비친다. 자취를 감추었던 호수뱀의 전신을 보는 것은 난생 처음의 일이었다.
수십 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뱀은 붉은 안광을 번쩍이며 주둥이를 찢어댄다. -
14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6:38"본디 근방에 사는 족속이 아니로구나."
"그나저나 ㄴ, 너 이놈. 어딜 가느냐. 이 몸이 이렇게 앞에 서 있는데. 응?"
이민족에 대한 도서 한 권만 읽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저 둥둥 떠다니는 공도 낮설다. 이민족이 매정하게 등을 돌려버리자 테즈카코는 당황해 뭐라 말을 하였다. 적어도 상대도 자기처럼 당황하거나 어색해할 것 같았는데, 깔끔하게 무시당한 느낌이이었다.
"냉큼 이리 오거라! 당장 발톱에 어깨죽지가 파이지 않은 것을 감사히 여기질 못할 망정, 어찌 이리 무례....."
벌써 말을 꺼낸 김에 더 못할 이유는 없다. 저 이방인이 알아듣든 말든! 하지만 그녀의 말은 오래가지 못하고 끊긴다. 또 다시 르비칼이 울부짖는다. 그것만으로 끝나면 다행일텐데, 이번에는 아주 호수 밖으로 튀어나와버렸다. 그녀는 할 말을 잊고 말았다.
르비칼의 몸뚱이는 그녀의 날개를 모기 날개처럼 작아 보이게 한다. 난생 처음 겪는 이 순간. 그녀는 얼이 빠져 날개를 펼치지도 않고 그저 르비칼을 올려다보고만 있었다. 도망쳐야 할지 아닐지도 생각하지 못하고서.
사람은 자기보다 조금 강하면 미워하고, 많이 강하면 두려워하고,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면 경외한다. 그녀에게 르비칼은 두려움과 경외 사이 그 어딘가에 있는 존재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
15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6:47안녕하세요!"
최소한으로 배운 예의대로 인사를 하고 카타크리스는 웃는 얼굴 그대로 잠깐 생각에 빠졌다. 지능 5 정도의 멍청이라도 주군의 명을 그대로 내뱉는다는 게 얼마나 무지한 일인지는 대충 알고 있는 듯, 멍하니 웃는 얼굴이 지나가고 뱉은 말은 아예 거짓말은 아니었다.
"여행 중입니다! 아직 정해둔 곳은 없네요!"
선의 수호자라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애당초 아무리 악인이라고 해도 사람의 목숨을 묵직한 칼날의 묻히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또한, 한 나라의 왕이 솔을 찾는다는 말이 나오면 무슨 이야기가 나돌지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카타크리스가 거기까지 생각하고 거짓말을 한 건 아니었을 게 분명하지만.
"네자하브의 상인이시죠? 저희 왕국에, 부디 좋은 물건을 팔아주세요."
카타크리스는 적의라고는 없는 태평한 얼굴로 베실베실 웃었다. 이 느긋하고 태평한 것이 카타크리스의 성정이었다. 로브에 가려진 지라 몸이 튼튼한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고.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짐을 든 채 걷고 있는 얇은 몸의 사내에 불과했다. -
16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7:00- 테즈카코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몇 발자국 앞서 있던 이방인은 고개를 돌려오며 말한다.
"오래된 뱀은 저 힘을 견뎌내지 못할거에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붉은 안광은 뱀의 비늘 곳곳으로 점차 번져가며 호수의 일부를 환하게 비추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한순간 강렬한 섬광을 일으키며 불살라져 그 잔해는 재가 되어 하늘을 붉은 잿빛으로 물들인다.
"안녕, 르비칼.."
소년의 눈동자에는 슬픈 감정이 서려 있었다.
- 카타크리스
"아하, 여행길이라기엔 짐의 무게가 상당해 보이는구려."
상인은 당신의 옷차림을 훑어보며 느긋하게 답해온다.
"이제 이 기나긴 사막을 가로지르게 되겠군. 잘 닦여진 길이지만.. 부디 조심하시오."
"사막은 머나먼 길을 떠나는 여행자에 시련을 안겨줄 것이오. 아사만의 점괘는 틀린 일이 없었으니."
모래뿐인 사막이지만 그는 조심하라며 경고의 말을 일렀다.
"그럼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사내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두 손가락을 구부리며 인사를 남기고 자리를 떠난다. -
17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7:12종말이로다. 종말이로세. 퀘찰은 몰락하고, 이칠룹은 힘을 잃고, 르비칼은 불타 사라진다. 그녀는 허어 하고 숨을 들이마시며 입을 가렸다. 눈물이 나올 것 같다.
"르비칼, 큰뱀 르비칼마저. 맙소사."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을 뜨고 붉은 재를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러다 무언가가 뒤통수를 후리는 감각에 이방인 소년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어깨를 붙들고 다그치듯 묻는다.
"그런데 네놈이 어찌 르비칼의 성명을 아느냐?! 어찌하여 르비칼과 친분이 있는 듯 말하느냐! 아무 상관도 없는 이방인이...."
당황한 테즈카코의 머릿속에 한 가지 가능성이 스쳐지나간다. 그녀는 소년의 어깨를 놓아주고 한 두 발자국 물러난다.
"...오...오..설마...설마 네놈이...아니 그대가 정녕...."
호수의 마법사인가? -
18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7:22"아하하. 그런가요!"
카타크리스는 마냥 웃었다. 순박한 미소였다. 이윽고 상인의, 조심하라는 말에도 카타크리스는 눈을 깜빡거릴 뿐 큰 리액션 같은 것은 없었다. 그저, 다시금 걱정 없는 웃음을 보였을 뿐이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하고 태평하게 감사인사를 했다. 딱히, 카타크리스가 상대의 점괘를 믿지 않는 건 아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미래에 일이라면, 당장 걱정해봤자 별 의미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카타크리스는 인사를 남기고 떠나는 상인에게 팔을 붕붕 흔들어 배웅하고 걷기 시작했다. 잘 닦여진 사막의 길을 혼자 걸어갔다.
그 앞에 무엇이 있을련지. -
19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7:41- 테즈카코
이방인은 초연한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볼 뿐이다. 어깨를 놓아주자 소년은 지팡이를 쥔 손을 하늘 위로 높게 들어올린다.
푸른 구체가 나뭇가지를 뚫고 올라가 어두운 호숫가를 밝힌다.
"호수의 진원지로부터 강한 힘이 느껴져요."
소년은 큰뱀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악시호루의 하피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거죠?"
그리고 제사장의 장신구를 두르고 홀로 나타난 당신에 상황을 짐작한듯 묻는다.
- 카타크리스
끝이 없는 모래 지평선과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서는 강렬한 햇볕이 내리쬔다. 모래바닥에선 후덥지근한 열기와 함께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평생 끝나지 않을 것만큼 기나긴 형벌을 받는듯한 느낌이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하지 않고 살을 따갑게 에워온다.
잡초도, 하다못해 콩알만한 벌레 한마리도 허허벌판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희미한 넋두리가 발걸음 소리에 덮혀버릴 무렵에 언덕 너머로부터 땅을 찧어대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온다. -
20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7:55이방인 소년. 아마 호수의 마법사가 만들어낸 푸른 빛이 그녀에게 쏟아진다. 그녀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추려서 그에게 전해준다.
대전쟁과 공멸, 황혼의 끝에 선 퀘찰족과 하루하루 다가오는 종말의 징조들. 어떤 것은 전해들은 이야기, 어떤 것은 직접 겪은 이야기였다.
"다른 형제들은 모두 명을 달리했거나 그에 준하는 곤궁에 처했을 것이나이다. 그들이 만약 살아 있다면 분명 호수로 돌아오지 않겠사오리까. 허나 저 홀로 대신전을 보살핀지 10년도 넘게 지났나이다."
테즈카코는 점점 풀이 죽어갔다. 위인의 귀환에 이렇게 비참한 모습밖에 보이지 못하다니.
"면목...없나이다...이 미천한 것들이 조금만 더 분투했다면...죽여주소서..."
밀려드는 죄책감에 짓눌려 그녀는 무릎을 꿇고 그에게 절을 올렸다. -
21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8:08카타크리스는 슬슬 사막길이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보이는 것은 모래요..또 모래고..또 모래와..또 모래다. 하늘은 쓸데없다 싶을 정도로 맑았고 햇볕은 뜨거웠으며 땅에서 솟아나는 열기는 살을 익히는 거 아닐까 싶었다. 방금 상인은 이 길을 그렇게 태연한 기색으로 지나온 걸까...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타크리스는 혼자 길을 걸으며 짜증나아 귀찮아아 하는 말이 입을 열고 새어나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 쯤이었다. 언덕 너머로부터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인가 싶지만, 사람이 낼 것 같은 소리는 아니었다.
그래도 마냥 아무것도 없는 지금보다 열 배는 낫겠지. 그렇게 생각한 카타크리스는 살짝 뛰기 시작했다. 사람까지는 기대하지 않고, 이 모래의 바다에서 다른 걸 발견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
22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8:26- 테즈카코
"퀘찰의 끝은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있던 일이었어요."
끝없이 이어지던 하피의 전쟁, 그를 관망하던 호수의 마법사는 어느날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숱한 생명의 희생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호수를 떠나기 전 악시호루의 하피들에게 한마디 예언을 남겼다.
전쟁이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밀림 어디에서도 하피의 깃털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호수를 떠나지 말아야했는데.."
소년은 고개를 떨구며 자조 섞인 미소를 흘렸다.
- 카타크리스
"찌익찍 찌이이이익"
언덕 위로 올라서자 허허벌판 아래로 사막 들쥐들이 부리나케 달려가는 모습이 펼쳐진다.
작은 것들이 수백, 수천 마리씩 날뛰자 모래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야생동물들이 떼를 이루어 움직이는 광경은 분명 좋은 징조가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그 뒤를 따르는 날카로운 소음에 시선을 돌리면 끔찍할 정도로 거대한 모래폭풍이 보인다.
주홍빛 먼지가 하늘 전체를 뒤덮어 무시무시한 속도로 당신쪽을 향해 날아든다. -
23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8:43"......."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그나마 퀘찰족이 그렇게나 치열하게 싸웠기에 그나마 더 오래 종족이 유지되었다고 생각했다. 인구 부양력이 바닥을 치는 밀림에서 문명을 유지하려면 다른 종족의 물자를 빼앗고 그 몸뚱이까지 식량으로 취해야먄 했다.
아마 전쟁을 멈춘다 해도 퀘찰족을 좋게 볼 종족은 없을 테고, 비축해 놓은 식량으론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장정들은 죽임당하고, 아녀자들은 겁탈당하고.
그들의 분이 풀릴 때까지 퀘찰족은 수백년간 노예가 되어 조리돌림을 당하리라. 그렇게 생각하니 차라리 긍지를 지키며 동귀어진한 게 더 낫겠다. 그녀는 생각했다. 흔한 전근대 종족의 사고관이다.
"하여간 어찌하여 이 곳에 돌아오셨나이까?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그나마 남은 것도 모두 스러져갈 이 곳에." -
24 밀림 설정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8:55한때 나후아 밀림의 종족들은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그 산물 중 하나가 바로 나후아 신화다.
나후아 신화의 세계관은 하늘을 10개의 구역, 즉 '토판'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각 토판마다 그곳을 관장하는 신이 존재했다.
첫 번째 토판은 메칠. 달과 구름의 하늘이다.
달의 신 마체풀루, 사랑의 신 틀라촐테오틀, 바람의 신 테후이칸, 천둥과 비와 땅의 신 툴랍의 영역.
농업과 풍요를 상징한다.
두 번째 토판은 치틀랄리옥. 은하수의 하늘이다.
별을 만든 쌍둥이 신인 치틀랄리쿠, 치틀랄토낙의 영역. 치틀라라 불리는 별자리의 신들과 첸촌이라 불리는 별의 무리를 다스린다.
점성술, 천문학, 역법, 예언을 상징한다.
세 번째 토판은 이칠납티욱. 태양의 하늘이다.
제5의 태양신 이칠룹의 영역. 이칠룹은 독수리의 신이기도 한데, 하늘을 가로질러 여행하는 태양의 모습에서 본딴 것으로 보인다.
전쟁과 남성성을 상징한다.
네 번째 토판은 후이츠틀란. 큰 별의 하늘이다. 여기서 큰 별이란 금성을 이르는 것이다.
금성신 후이츠칼판의 영역. 소금 제조법을 고안했다는 치후아틀과도 연관되어있다. 첫 번째 하늘과도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풍요와 평화, 여성성을 상징한다.
다섯 번째 토판은 마마로악코. 혜성의 하늘이다.
치틀랄린포포카, 치틀랄미나, 시후이틀과 같은 여러 혜성들이 끊임없이 솟구치고 가라앉는 곳. 두 번째 하늘의 일부였으나 혜성들의 난동을 견디지 못하고 분리되었다.
혼돈과 파괴, 불규칙함을 상징한다.
여섯 번째 토판은 츠야야욱코. 밤의 암녹빛 하늘이다
밤의 신 테츠카틀리포카의 영역. 테츠카틀리포카는 밤이 찾아오고 흩어지는 곳에서 영원한 명상에 빠져있다고 한다.
지혜와 이성을 상징한다.
일곱 번째 토판은 후쇼쇼아욱코. 여명의 푸른 하늘이다.
여명의 신 후이칠로의 영역.
생명과 윤회,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여덟 번째 토판은 나나츠카얀. 까각거리는 하늘이다.
죽음의 신 미틀란, 흑암과 재해의 신 콜리욱쿠이의 영역. 나후아 신화에선 그들을 까각거리는 기분나쁜 소리로 묘사한다.
죽음, 재해를 상징한다.
아홉 번째 토판은 테테오칸. 신좌의 하늘이다.
신들이 모여 연회를 가지거나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는 장소다. 테즈카틀리라는 신이 이 장소를 관리한다.
열 번째 토판은 오메요칸. 최초의 하늘이다.
부부 창세신 오메테쿠틀리, 오메치후아틀의 영역. 신들의 원천과 우주의 창조물, 존재하는 모든 것의 생성원리의 발상지다.
창조, 질서, 균형, 양립을 상징한다. -
25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9:07예에전에 읽은 적이 있다. 검을 휘둘러 산을 갈라버렸다던가 하는 전설 말이다. 카타크리스가 그 정도 되는 자가 아니고서야 자연재해에 거스를 수 있지는 않았다. 날아드는 모래폭풍에 맞서려다가는 그대로 휘말려 버릴 것이 확실했다. 이 정도 생각은 상식적으로 할 수 있는 카타크리스는, 대략 3초 만에 그 모든 생각을 하고 곧바로 몸을 돌렸다. 저 무시무시하게 들이닥치는 모래폭풍에게서 얼만큼 도망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느 방향으로 도망쳐야 저 모래폭풍의 범위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생존을 위해 발을 움직이는 게 삶을 바라는 인간이란 동물이다!
카타크리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뜨거운 모래사장을 입을 꾹 다문 채 식은땀을 흘리며 헤쳐나갔다. 카타크리스가 발을 움직일 때 마다 모래가 튀었다. -
26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9:25- 테즈카코
"커다란 이변이 생겼어요."
"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힘이 산산이 흩어져버리고 말았죠."
호수의 마법사는 지팡이를 쥔 손을 천천히 내리며 말한다.
"르비칼이 삼킨 붉은 조각. 저는 그 흔적을 따라왔어요."
"그만 일어나세요. 힘을 거두러 갈 때에요."
소년은 전설이 말하는 것만큼 위엄 있고 장엄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세는 낮았고, 눈빛으로부터는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엎드려 있는 당신에게 겉치레는 필요 없다는듯 이야기하며 앞장선다.
- 카타크리스
달아나던 사막쥐 떼는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공중으로 던져지듯 흩어진다.
모래폭풍은 순식간에 당신을 덮쳐 날카로운 모래바람이 온몸을 따갑게 스쳐간다.
떠밀리고 떠오르기를 반복하며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시야 속에서 한동안 길을 헤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풍은 멈췄지만 사막의 길과는 한참 떨어진 어딘가에 떨어지고 만다.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
27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9:35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힘? 이칠룹의 권능 말인가? 붉은 조각은 또 뭐고 흔적은 무슨 말인지. 대제사장의 장신구에 붉은 보석이 박혀있긴 한데.
빽빽한 밀림 속 신전에만 박혀 지내던 그녀는 마법사의 말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근래 붉은 벼락이 떨어지며 끔찍하게도 큰 천둥소리가 난 일이 있사옵니다. 그 이후부터 호수의 햇빛이 아주 식어버리는 이변이 일어났사온데."
"혹여 그것과도 관련이 있는 일이옵니까?"
그녀는 부스스 몸을 일으켜 마법사를 졸졸 따라간다. 총총거리는게 앵무새같기도 했다. 자기가 본 것과 마법사의 말을 합쳐 관련이 있어보이는 질문을 던졌다. -
28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09:49- 테즈카코
"그래요."
소년은 울거진 나무를 해쳐 지나가며 대답한다.
"붉은 황금 솔. 당신이 보았던 건 그 파편이 만들어낸 일부 힘에 불과해요."
"그건.. 단지 작은 조각 하나만으로도 소유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어줘요."
대화가 이어지며, 공중으로 솟아올랐던 푸른 구체가 마법사의 곁으로 돌아온다.
숲을 지나 옅은 안개가 낀 거대한 호수가 보인다.
소년은 물가 앞에 멈춰서 지팡이로 희미한 안개를 거둔다.
잔잔한 호수 위로 생긴 파동에 호수의 중심부로부터 일렁이던 빛이 가까워진다.
물가 위에 떠다니던 빛은 이윽고 소년의 손에 쥐어진다.
은은한 붉은빛을 흘리는 작은 돌조각. 그것은 마치 주변의 모든 것을 홀리듯 매혹적인 기운을 풍겼다. -
29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0:02"솔? 붉은 황금이라 하시면 태양석의 일종인 것이옵니까?"
퀘찰족은 붉은 보석은 전부 뭉뚱그려서 태양석이라 부르곤 했다. @@ 태양석, ** 태양석처럼 대략적으로 구분을 하긴 했지만. 하여간 남다른 태양 사랑이다. 한때 빛나던, 이칠룹의 태양 목걸이에 박혀있는 보석도 태양석인 셈이다.
하지만 작은 조각으로도 소유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뤄준다는 이야기는 장난처럼 들렸다. 이칠룹이 직접 쓰다듬으며 축복한 태양석이 아니고서야, 그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고 생각한 탓이다.
호수에서 태양석을 거두는 마법사. 그녀는 그를 뒤에서 잠자코 지켜보고 있었다. 마법사의 손 위에 얹힌 태양석은 지금껏 본 어느 태양석보다도 아름다웠다.
"확실히, 제가 보았던 어떤 보석보다 아름답사옵니다....호수에 저런 귀물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는데...."
저 태양석은 사람을 홀리는 듯 했다. 자제심이 조금만 더 모자랐어도 태양석에 멋대로 손을 뻗었을지 모른다. 자기도 모르게 말이다.
-
30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0:11자연에게서 벗어나려던 인간의 도전은 무위로 돌아가고, 결국 휩쓸려버린 청년은 결국...
길을 잃었다.
"........진짜?"
카타크리스도 이 사막에서 길을 잃는다는 의미를 아예 모를 정도로 무지한 사람이 아니다. 똑똑하다고는 빈말로도 못하겠지만 상식이 결여된 수준은 아니다. 그러니까, 길에서 벗어난 지금 자신의 미래가 어두컴컴하다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카타크리스는 자신이 꽉 쥐고 있던 상자가 멀쩡한 것을 확인하고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었다. 머리에 얹혀있는 모래도 휙휙 털어낸 카타크리스는 곧 한숨을 내쉬었다. 그 안에 욕지거리가 짤막하게 섞였다.
"어쩌지.."
카타크리스는, 멍하니 앞을 보며 중얼거렸다. 일단, 걸어가야하나? -
31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0:27- 테즈카코
"르비칼은 힘을 간직한채 긴 시간을 버텨주었어요."
호수의 마법사는 손을 쥐어 보석을 가린다. 빨려들어갈듯한 시선은 그제서야 그쳤을 것이다.
"호수가 죽어가고 있어요. 퀘찰도, 호수의 뱀도 모두 사라져버렸죠."
"이제 다시 혼자가 되겠군요."
소년은 큰뱀이 존재하지 않았던 때부터 이곳을 지켜왔던 것처럼 이야기한다.
"대륙 동쪽에서 주홍빛과 초록빛 깃털을 가진 하피를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남아있는 동족을 찾아 그들을 규합시키면 과거에 미치진 못할지언정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을거에요."
당신을 향해 시선을 둔 마법사는 새로운 소식을 알려준다.
호수를 떠난 동족의 일부가 다른 지역에 잔존해있다는 이야기였다.
- 카타크리스
펄럭이는 로브자락 너머로 끝없는 모래사막이 보인다.
당신의 발치 밑에는 사막쥐 여럿이 몸을 뒤집은채 입을 벌리고 죽어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지도가 가리키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이 펼쳐진 길이다.
불현듯 이 척박한 땅을 가로지르기 위해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막이 시작되는 길에서 만났던 상인의 경고가 현실이 되어버렸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바싹 마른 쥐포가 되기 전에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
32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0:38카타크리스는 처형인 동료 중 한 명인 펠리세스가 종종 입에 담던 험한 말이 나올 것 같았다. 상인의 말을 들었을 때, 카타크리스는 걱정하지 안핬다. 적이나 악은 칼날로 목과 몸을 분리시키면 되었다. 하지만 닥쳐오는 모래폭풍은 그럴 수도 없었다. 거기서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까나 싶었다. 카타크리스는 괜히 발치에 가득한 모래를 걷어차고는 상자를 바로 잡았다. 그리고 입을 다물고 걷기 시작했다.
이 모래사장을 지나가다 죽어버린 수많은 시체 중 한 명이 될 생각은 없었다. 아무튼 걷다 보면 지도가 가리키는 길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었다. 낙관적인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 수 말고는 없었다. 카타크리스는 입안을 돌고도는 많고많은 욕설들을 삼키고서 열기가 내리고 올라오는 사막길을 걸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 마다 체력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카타크리스. 몸을 쓰는 일이 특기라고 자부하는 그 답게 지친 기색은 적었다. -
33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0:49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환희였을까, 비탄이었을까. 자기 자신도 알지 못했다. 확실히 할 수 있는 건 묘사하기 힘들고 복잡한 감정이란 것이었다.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고 마법사에게 쐐기를 박힘과 동시에 동쪽 어딘가에 동포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외람된 말씀이지만 저와 함께 가실 것이옵니까?"
그들이 여기에 올 것 같지는 않다. 일단 그녀가 가야 한다. 하지만 동쪽이면 아마 밀림의 밖. 미지의 영역이다.
그곳에 어떤 것, 어떤 위험이 있는지. 그녀는 눈뜬 장님이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두려웠다. -
34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1:40- 카타크리스
이글이글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무섭도록 내리쬐는 햇살.
옷깃은 이미 땀에 흠뻑 젖어버리고 말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잔인한 모래언덕은 당신을 집어삼킬듯이 거대하게 다가온다.
고개를 돌려보아도 푸르른 숲의 지평선은 물론 왕국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
해가 내려앉은 싸늘한 사막에서 밤을 지새고 무더운 낮을 헤매기를 반복한다.
허허벌판에 홀로 놓여 때로는 머리가 핑 돌기도 했지만 고작 이런 모래밭에서 길을 잃어 죽음을 맞이할 수는 없었다.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기던 당신은 저 멀리 무언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로브 사이로 무언가 반짝이고 있었는데 시체인 것마냥 꼼짝도 하지 않는다.
- 테즈카코
"누군가는 이 호수에 남아야해요."
소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한다.
마법사는 생명의 빛을 잃어가는 호수를 지키기 위해서 돌아온 것이다.
"기나긴 여정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죠. 하지만 두려워 할 필요는 없어요."
"대륙 어디서든 태양의 신이 당신을 인도해줄테니까."
당신의 감정이 표정으로 드러났는지 소년은 두려워 할 필요 없다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해온다.
"은하수의 하늘을 지나 푸른 여명이 빛나는 언덕 끝자락을 밟으면 밀림의 출구가 보일거에요."
"눈부신 햇살이 쏟아질때 당신의 여정이 시작을 알리겠죠." -
35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1:52마치 잘못을 저지른 꼬마가 부모 앞에 선 것 같은 꼴이다. 실눈은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통념이 무색하다.
그녀가 여기 계속 있어도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그녀가 해 왔던 일이 신전 청소 말고 또 있던가. 탐험가와 사학자, 고고학자나 좋아할 일이다.
덜덜 떨면서도 그녀는 이를 악문다. 다시 절을 올린다.
"하명하신대로, 동포들을 찾겠나이다. 동포들을 찾고, 호수를 되살릴 방도를 기필코 찾아서 돌아오겠나이다."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오나 부디 그 날이 올 때까지 만수무강하소서..."
그 말을 마지막으로 깃이 펼쳐졌다. 세찬 바람이 인다. 유일한 단서인 동쪽으로 기수가 향한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에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진다.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그것은 희망이었다. -
36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2:03사막을 방황하는 건 처음이었다. 당연했다. 애초에 카타크리스는 이즐리에서 나온 적 자체가 없었다. 타오르는 햇볕에 옷자락이 불타지 않을까 걱정한 적도 없었다. 갑자기 싸늘해지는 밤에 옷깃을 여민 적은, 없진 않았지만 이렇게 극단적이진 않았다. 자신은 생각보다 편하게 살아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카타크리스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다.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할 수 없었다. 자신은 이즐리의 단두대. 붉은 물감. 처형인, 카타크리스. 전장도 아닌 이런 곳에서 쓰러질 수야 없었다.
그러던 중이었다. 카타크리스는 쓰러진 무언가가 보였다. 로브로 보이는 것을 입고 있는 걸 보아하니 사람인 듯 했다. 카타크리스는 사람? 하고 고개를 갸웃하다가 얼른 그 쪽으로 달려갔다. 위험한 상황일지도 몰랐다. 식량이 다 떨어져 굶어 죽어가던 중일수도. 자신도 위급한 상황인 주제에 카타크리스는 먼저, 쓰러진 누군가를 먼저 걱정했다.
"괜찮아요-?!"
카타크리스가 쓰러진 누군가를 향해 외쳤다. -
37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2:25- 테즈카코
마법사는 호숫가로 등을 돌린다. 늘 그랬던 것처럼 소년은 호수의 빛과 함께할 것이다.
날갯짓이 지나간 자리로 주홍빛 깃털이 떨어진다. 하늘에 가까워질수록 따스한 햇살이 당신을 반긴다.
지쳐 쓰러질 정도로 날개를 펼치다 보면 어느덧 별의 영역에 닿게 될 것이다.
- 카타크리스
멀리서 외쳐보아도 돌아오는 반응은 없다.
조금 더 거리가 가까워지자 쓰러진 사람의 옷차림이 눈에 들어온다.
이즐리 왕국의 갑옷과 투구다. 왕국의 기사가 이런 곳에서 쓰러져 있다니 무슨 이유일까. -
38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2:36따지고 보면 그녀는 이교도들의 땅으로 향하는 것이다. 밀림 안에도 이단들이 득시글거리곤 했었다는데. 밀림 밖은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을 것이다.
하다못해 그 이단들과는 같은 종교적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단들이 이칠룹의 존재와 권능을 아예 없는 것으로 치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홋날의 영광을 위해 낮선 이교도들과 타협을 해야 할까. 아니면 영혼의 순수함을 유지해야 하나.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당연히 후자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일일지 계속해서 의심이 들었다.
불경한 의심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머리가 아파온 그녀는 일단 맞닥뜨리고 생각해보자고 속편한 결론을 낸다.
그녀는 기류를 타고 하늘로 솟구친다. 기류가 없는 곳에선 열심히 날갯짓을 하며 날아간다. 완전히 녹초가 될 때까지. 동으로, 동으로. -
39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2:45"..어.."
익숙한 장비에 카타크리스는 눈을 깜빡거렸다. 자신과 같은 이즐리의 검. 자신들 처형인이 악을 처형하는 단두대의 칼날이라면 이들은 왕을 수호하는 왕국의 검 같은 느낌이었다. 사이가 좋냐하면, 그건 아니었다. 왕국의 정기사단인 이들과 처형인들의 사이는 썩 좋지 않았다. 음. 그러면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볼까.
왕국 내 무력 단체라 하면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하나가 '왕궁 정기사단'. 이들은 다른 것 보다 왕의 수호를 중요시하는 왕의 방패다. 필요시에는 왕국 내 각지로 파견되기도 하지만 보통은 수도 아카토스 에서 수도의 치안 유지 및 왕가의 수호를 전담한다. 주로 귀족들이 이 정기사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라기보다 거의 전부 귀족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두 번쨰가 '처형인' 정기사단과 다르게 영토 곳곳에 파견되어 악을 처단하는 것이 일이다. 출신은 귀족의 사생아부터 이웃나라에서 들어온 전 노예(이즐리에는 노예제가 없다) 까지, 뒤죽박죽인데다가 대부분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들이다. 왕국 내의 버려진 아이들이 모이는 장소이기도 하며, 일반 시민에게는 인식 상 "고맙긴 하지만 직접 하고 싶진 않은 일"이라는 인식도 있어서, 아무튼 수가 적다.
그리고 마지막이 수도를 제외한 영지를 수호하는 '치안대'인데, 이들은 왕국 국경을 지키는 영지, 그러니까 국경 수비대(일단은 치안대 소속이다) 정도가 아니면 질이 좋지 않다. 보통 이들은 영지 내에서 일어나는 시시콜콜 한 사건들을 맡다가 큰 사건이 생기면 처형인에게 부탁을 한다.
대충 이런 사정상, 귀족들로 이루어진 '왕궁 정기사단'은 '치안대'와 '처형인', 특히 태생이 대부분 참담하며 하는 일 또한 거친 '처형인'을 곱게 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처형인들도 자신들을 무시하며 수도에만 박혀있는 일이 대부분인 '왕궁 정기사단'을 샌님들이라며 비꼬는 일이 많다.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런 걸 생각하는 것도 우습다. 카타크리스는 개인 감정은 접어두고 이름모를 이즐리의 기사를 불렀다.
"이봐. 정신 차려!" -
40 알레프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3:00인간을 배우고 오렴. 반론은 받지 않겠지만.
어머니의 말씀이 상기되면서 알레프는 눈을 부스스 뜬다. 잠깐 졸았나,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가며 주변을 슬쩍 둘러본다.
여기가 어디였더라- 아 맞아, 인간을 배우려고 인간들이 가장 많이 찾고있다는, 솔을 찾으려고 떠나던 길이었다.
솔이라는 것에 대단한 흥미는 없다. 그저 자신의 마을의 신앙처럼 누군가가 부풀리고 와전되어 만들어진 이야기일 뿐이겠지.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건 그걸 찾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 대해서 점차 배워나가는 것. 그것뿐이었다.
알레프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품을 하며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한다. 솔을 찾기 위하여. -
41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3:15- 테즈카코
동이 트고 하늘과 땅의 경계로부터 흐르는 빛이 변할때까지 비행은 계속된다.
퀘찰의 영역을 지나 끝이 보이지 않는 밀림을 계속해서 나아간다.
은하수의 하늘이라 불리우는 곳의 경계를 넘겨설 무렵, 눈에 보이지도 않을만큼 아주 작은 물체가 당신의 앞을 날카롭게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총성. 누군가 밀림 아래로 당신을 노리고 있다.
한발의 총성을 시작으로 무자비한 공격이 수 초 간격으로 이어진다.
- 카타크리스
매서운 태양빛은 불과 수 분만에 철제 갑옷을 달구기에 충분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아마 멀쩡한 상태는 되지 못할 것 같다.
정신을 잃은 상태인지 떨어진 상태로 불러봐야 반응은 돌아오지 않는다.
거리를 가까이 두고 쓰러진 자를 내려다 보게되면 멀리선 보이지 않았던 정기사단의 휘장을 확인할 수 있다.
가망이 없어 보이는 모습에 외면하고 등을 돌릴때즈음 불쑥 기사의 손이 발목을 붙잡아온다.
"무.. 무울.."
쉬어버린 목소리로 힘겹게 당신의 물을 요구해온다. 아직까지 살아있었던 모양이다.
- 알레프
언제부턴가 대륙에는 한가지 소문이 돌았다. 원하는 것은 모든지 이루어준다는 신비의 돌, 솔의 이야기.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로 치부했고(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이었다.) 그와 다른 이들은 신비한 힘을 간직한 보석을 찾기 위해 여정길에 올랐다.
당신의 여정은 엉뚱하게도 성인식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고향을 떠나고, 많은 길을 걸어왔지만 여행길은 따분할 정도로 순조로웠다.
인간에 대해 배우기 위해선 인간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로 향해야만 했다. 당신은 강아래 쉼터 모스 포이에 도착했다.
기나긴 여정에 지친 떠돌이들이 모이는 도시. 그 이름이 무색하게도 시골 마을과도 같은 풍경이었다. -
42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3:28아 졸린다. 좀 자고 싶은데 내려가긴 뭣하고. 날면서 잘 수 있을까? 한 번 해 볼까. 졸음비행에 시동을 걸던 그녀는.....
"힉!?"
무언가 작은 알갱이가 쐑 하고 앞을 지나가는 것에 깜짝 놀랐다. 물매로 던진 석탄보다도 훨씬 빨랐다. 이게 뭐야?
총에 대해서 일천한 그녀지만 누군가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저, 저 병법도 모르는 무뢰배 같으니. 쯧쯧."
테즈카코는 그냥 속도를 높여 이곳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마법 없이 하늘을 나는 적을 떨어뜨리려면 탄막을 빽빽히 만들던가, 명사수를 데려와서 단방에 쏴 맞추던가 둘 중 하나다.
자신들을 상대하던 밀림의 이민족들이 그런 거에 도가 텄다고, 퀘찰족의 병법서는 말한다.
그런데 땅에서 그녀를 공격하는 누군가는 둘 다 아닌 것 같으니.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43 알레프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3:42따분할 정도로 순조로운 여행길... 뭐, 어찌보면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았다. 오히려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고 휘말리면 그건 그거대로 무척이나 피곤할 테니. 알레프는 그렇게 생각하며 주변을 빙 둘러보았다.
" 오... 고향이 떠오르는데. 이런 풍경이라니. "
이름에 걸맞지 않은 작은 시골마을과도 같은 풍경. 하지만 알레프는 그 풍경에서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인간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도착했으니, 이제 인간들을 관찰하기 시작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한 그는 무작정 마을 안을 거닐기 시작한다. 누군가를 찾는 건 아니지만, 무언가 만남을 고대할지도, 아니면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는 걸 고대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
44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3:56- 테즈카코
불행중 다행으로 총잡이들의 사격은 모두 헛발이 되어버렸다.
퀘찰은 오랜 시간 인접해 있는 무리들과도 다툼이 잦았다.
그때문인지는 몰라도 당신을 무척이나 경계하고 있는 것 같다.
마음만 같아선 이곳을 금방 뜨고 싶겠지만 비행을 계속할 기력이 더는 남아있지 않다.
하피를 배척하는 땅에서 어떻게든 조용히 하루를 버티고 가는 수밖에.
- 알레프
노파는 옥수수가 익어가는 밭에서 물을 주고 머리가 벗겨진 사내는 식료품이 든 상자를 들고 골목길을 거닌다.
인간이라는 종족은 마력을 다루는 방법이 서툴뿐, 살아가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여행객들이 많이 지나치는 마을이니만큼 대륙의 갖은 소문들을 귀동냥하기에 좋은 곳이다.
기나긴 숲을 넘어오며 곯은 배를 채울 시간이다. 가까운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며 여러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
45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4:07갑옷과 휘장을 보아하니, 이 사람은 정기사단 소속이었다. 수도에서 나오는 일이 드문 정기사단이 왜 여기까지? 카타크리스는 머리를 열심히 굴려봤으나 모자란 지능으로는 정답을 유추해내지 못했다. 대신 짤막하게 기도를 올릴 뿐이었다. 이 기사는 가망이 없어보였다.
"어. 살아있네."
가망이 없어 보였기에 포기하고 가던 길을 재촉하려던 차에, 카타크리스는 발목이 잡혔다. 물을 찾으며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는 모습은 처절하다고 할까, 좀비같다고 할까.
그리고 카타크리스는, 곧 가방에서 남은 물을 꺼냈다.
"정신 차리고. 자."
기사를 잡아 일으키고 물을 먹이려 했다. -
46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4:18지난 번에 '그래도 밀림 밖 이교도보단 밀림 안 이교도가 낫다' 라는 식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 생각을 고쳐야 할 것 같다.
이교도는 적어도 그녀를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거나 덤벼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단들처럼 과거에 사생결단을 낸 적도 없고 이해관계도 전혀 없으니.
둘 중 어느 쪽이나 힘이 들 거라는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한숨을 푹 쉬자 뜨거운 공기가 얼굴에 훅 부딪힌다.
더 이상 날아가기엔 체력이 모자라다. 어디서 누가 튀어나올지 모를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녀는 고도를 내리며 적당한 곳이 없을지 아래를 내려다본다. -
47 알레프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4:29주변을 둘러보면 역시 자신의 마을과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단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사람들은 마력을 다루지 않는다는 점일까.
그런 점만 제외하고 본다면, 에인헤랴르의 마을의 풍경이나 인간의 마을의 풍경이나 비슷했다. 외모도, 생활 방식도, 말하는 것도 모두. 어머니는 어째서, 무엇을 위해 인간을 배우라고 하신 걸까. 어차피 우리들과 다를 것도 없어보이는데.
" ...뭐. 배나 채울까. "
어깨를 으쓱이고는 가까운 음식점에 들어가려고 한다. 어떤 음식이 있을지 궁금해하면서. -
48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4:47- 카타크리스
손에 잡히는 투구가 뜨겁다. 조금만 더 방치되었으면 아마 사막의 백골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물을 먹이기 위해 면갑을 들어올리고 나서야 상대가 여자인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기사는 물통에 든 물을 모두 빼앗아 마실 기세로 거의 얼굴에 붓는 것처럼 마셔댄다.
물을 마시고 나서 기운을 차렸는지 반쯤 몸을 일으켜 당신을 쳐다본다.
"어이, 고마워! 덕분에 살았네~"
하얀 머리에 구릿빛 피부, 청색 눈동자.. 왕국 땅의 핏줄과는 사뭇 다름 생김새다.
익숙한 얼굴은 아니다. 애초부터 서로에게 주어진 위치가 달랐으니까.
- 테즈카코
호선을 그려 저격수들을 따돌린 뒤에야 지상에 가까워졌다.
더이상 당신을 노려오는 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적어도 그들의 시야에선 벗어난 것 같다.
안전하다는 판단이 들어 바닥에 내려앉으면 퀘찰의 숲과 다르지 않은 숲의 일부가 드러난다.
높다란 나무 사이로 아침햇살이 새어들어온다. 몸을 숨기기에 좋은 시간대는 아니다.
지친 몸을 이끄는 중간에 별을 관장하는 땅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다.
이곳 숲의 주민들은 타고난 예민함으로 예지력과 통찰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그 특유의 민감함 때문에 경계심이 심했는데 잦은 전쟁을 벌였던 퀘찰에 대해선 더더욱 강한 적대심을 가질 것이다.
- 알레프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진 않아 입간판에 적힌 글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이곳의 음식점은 웬만한 건물보다 커보였는데 마을 주민들은 물론이고 이곳을 오가는 수많은 여행객을 모두 대접할 것을 생각해보면 전혀 과하지 않은 느낌이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의 행색이나 얼굴만으로도 이곳에서 자라난 사람인지, 잠시 거쳐갈 뿐인지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주문하시겠어요?"
빈 자리를 하나 잡고 앉으면 땋은 머리를 한 소녀가 당신에게 다가와 주문을 받는다.
종업원은 그날마다 올라오는 신선한 채소와 고기 따위로 선보이는 특선요리가 있다고 소개해준다.
보통 메뉴와 가격 차이는 얼마 나지 않았지만 액수가 마음에 걸린다면 스튜나 샌드위치 따위로 끼니를 간단히 떼워도 될 것같다. -
49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5:53"적당한 장소가 필요해."
어쩌면 사냥꾼들이 그녀가 착륙하는 것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지금쯤 그녀가 날아갔던 방향으로 추적해오고 있을 수도 있고.
걸어선 그들을 따돌리기도 힘들 뿐더러 다시 날아갈 체력을 회복하기도 애매하니 어딘가에 숨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하다못해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 위라도. 그냥 땅바닥보단 낫겠지."
그 커다란 날개와 주황색이 부분적으로 있는 깃털을 숨기는 게 쉽진 않겠지만, 또 마침 해가 뜨고 있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나을 터이다.
그녀는 터벅터벅 걸으면서 계속 상하전후좌우 주변을 살핀다. -
50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6:15여성. 이즐리의 핏줄과는 퍽 다른 외향. 처음 보는 얼굴.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같은 이즐리의 검이었다고는 하나 정기사단과 처형인은 그 행동 범위부터가 달랐다. 스쳐지나가듯 볼 뿐이었다. 뭐 아무래도 좋나- 싶어서 카타크리스는 방긋 웃었다. 얼마 남았는지 모르겠는 물통의 뚜껑을 닫고 집어 넣었다.
"살았다니 다행이야!"
카타크리스의 말은 진심이었다. 같은 이즐리의 검의 시체를 보면 마음이 편치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자기도 곧 저 꼴이 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지 않을까.
"그런데 왕궁 정기사단이 왜 여기에? 그것도 중무장을 하고?" -
51 알레프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6:25빈 자리를 하나 잡고 앉아있자 소녀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알레프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빙긋 웃어보였다.
" 그러면 특선 요리로 할게요. 술도 한 잔 주시겠어요? "
나긋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주변을 둘러보려고 한다. 웬만한 식당보다 큰 느낌의 건물에 걸맞게 들리는 사람도 많은 느낌이었다. 이런 곳이라면 소문 수집도 쉽지 않을까.
어차피 급할 것도 없겠다, 사치라고 하기에는 소박하지만 나름의 사치인 특선 요리를 기다리며, 알레프는 주변에서 들리는 소문들을 최대한 엿들으려고 했다. -
52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6:43- 테즈카코
격렬했던 첫 인사와 달리 숲 내부는 무척이나 고요하다.
발바닥 아래 밟히는 나뭇가지가 바스라지는 소리를 내며 긴장의 끈을 자극한다.
당신은 아직 알지 못했지만 신중함이 담긴 시선은 머지않아 발목을 붙잡게 된다.
팽팽해진 줄이 튕기는 소리와 함께 발을 내딛었던 땅이 순식간에 가라앉는다.
흙먼지가 튀고, 시야가 어두워진다. 숨이 턱 막혀오는 어둠 속에서 당신은 정신을 잃고만다.
- 카타크리스
"호기심이 많네~"
그녀는 면갑을 다시 내리며 중얼거린다. 당신을 길잃은 여행객 정도로 취급하는 반응이다.
무장만으로 기사단의 증표를 보이는 그녀와 달리 처형인은 은밀하게 자기자신의 정체를 숨겨야만 했으니..
"그건 알려줄 수 없어. 물을 나누어준 착한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야."
기사는 끝끝내 입을 다물었지만 아마 당신과 같은 이유로 수도를 떠났을 것이다.
그녀는 땅을 짚고 일어난다. 당신과 엇비슷하거나 조금 커보인다.
- 알레프
"탁월한 선택이세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앳된 종업원은 미소를 띄우며 자리를 옮긴다. 잠시후 술이 담긴 커다란 잔이 먼저 나온다.
열린 주방으로부터 음식을 지지고 볶는 소리와 근처 테이블로는 뭇사내들의 실없는 농담 따먹기가 들려온다.
진지하게 들을 가치가 있는 이야기는 없었다. 이렇게나 사람이 많은데 허탕을 친걸까..
십여 분 뒤에야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 소스를 끼얹은 바비큐와 신선한 야채가 지글대는 대접과 푹 끓인 민물게찜이 상 위를 채운다.
-
53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6:54피잉-
"..?!"
함정이다! 발밑 나뭇가지가 부자연스럽게 부러지고 줄 튕기는 소리가 그녀는 함정을 알아차렸다.
날개를 뒤늦게 펼쳐봤지만 말 그대로, 그녀는 뒤늦었다.
뭔가가 머리에 부딪히는 듯한 감각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만다. -
54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7:05"음...."
솔직히 카타크리스는 그냥 말할 뻔 했다. 너도 왕명을 받은 거 아냐? 하고. 하지만 카타크리스는 결국 입을 다물었다. 저 쪽에서 먼저 비밀을 만들었으니 아무리 카타크리스라도 함부로 입을 움직이는 건 안되겠다고 여긴 덕이었다. 눈치는 있었다. 어느 정도.
"...근데 이 사막에서 그런 갑옷 차림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
그래서 카타크리스는 말을 돌렸다.
"..........그리고 뭣보다 지금 길잃은 상태 아닌가아아아아..."
무엇보다 중요한 현재 상태도 되새겼다... -
55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7:20- 테즈카코
당신은 보았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찬연히 빛을 발하는 붉은 조각을.
손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닿을 것 같았지만 뻗으면 뻗을수록 조금씩 멀어져 애를 태웠다.
찰박, 미지근하고 축축한 무언가가 뺨을 간질이는 느낌에 당신은 서서히 눈을 뜬다.
"웜뭠뭄- 헱헱.."
다소곳이 침대에 누인채였다. 털이 눈까지 내려온 노견이 뺨을 핥아온다.
정신을 잃기 전 구덩이 따위에 빠졌던 일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곳은 별다른 특징조차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침실이었다.
- 카타크리스
"무슨 소리, 기사의 긍지와도 같은 무장을 쉽게 풀어해칠 수야 없지."
확실히, 옳은 말이다. 사막의 열기를 흠뻑 삼킨 갑옷은 상상하기도 힘들만큼의 더위를 선사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태도는 완고했다. 고지식하다고 해야할까, 다른 기사들과는 조금 독특한 구석이 있다.
과연 정기사단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고귀함이나 기품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들어오는 길이 있다면 반드시 나가는 길도 있는 법. 움직이자구 어서 움직여!"
성격이 낙천적인건지, 단순한건지.. 기력을 되찾은 기사는 당신의 어깨를 퍽퍽 두드리며 앞장서 걷는다. -
56 알레프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7:30" 뭐, 어쩔 수 없지.... "
커다란 잔을 들고는 나직히 중얼거리며 술을 홀짝인다. 들을 가치는 별로 없는 그렇고 그런 소문들. 싑게 들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이렇게나 사람이 많은데도 별로 소득이 없느누건 좀 아쉬웠다.
그러한 생각들을 하던 와중에 나온 요리들. 그렇네, 소문이 없으면 뭐 어떨까. 허탕을 쳤으면 뭐 어떨까.
" 일단 먹자! 그러다보면 뭔가 일이 생기겠지! "
일이 없으면 일이 없는대로 찾아나서면 된다. 일이 없으면 계속 먹고, 일이 있으면 그것을 쫓아가면 된다. 느긋하게 생각하기로 하였을까. 급할 것은 하나 없었으니. 알레프는 싱글거리며 음식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89 이름 : 테즈카코 2020/06/08 23:11:22 ID : xSJVe6pbDs8
꿈 속에서 태양석을 보았다. 마법사가 거두었던 그 태양석. 테즈카코는 하염없이 그 태양석을 닿을 듯 말 듯 쫒았다.
그렇게 정신이 팔린 와중 이상한 게 뺨을 건드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그녀의 기억을 되살렸다. 함정에 빠졌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신이시여!!"
눈을 뜨자마자 반사적으로 날개부터 펼쳐졌다. 모가지 잡힌 닭처럼 푸덕거리던 테즈카코는 자신이 실내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곤 그것을 멈춘다.
아무리 봐도 감옥은 아닌데. 어쨌든 여기 계속 있을 수는 없다. 테즈카코는 자길 햝던 개 옆을 슬금슬금 지나쳐 방문을 살며시 열어본다. -
57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7:40"와아...."
카타크리스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이렇게 완고한 녀석이 누가 있더라. 엘렌? 리쉐미? 리쉐미보다는 엘렌에 가까웠다. 밝고 긍정적이면서도 고집있었다. 그 때문에 죽을뻔한 걸 생각하면 독할 정도였다.
그런 의미에서 카타크리스는 자신의 복장이 로브인 것에 감사했다. 장갑을 걸치고 사막을 횡단하라면 카타크리스도 비슷한 꼴이 되지 않았을까.
"긍정적이네.."
기력을 되찾은 기사가 자신을 치며 길을 서두르는 것을 보고 카타크리스는 웃더니, 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긍정에 색을 덧칠한 느낌이네. 너." -
58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7:53- 알레프
맛있다! 집을 나온뒤로 오랜만에 밥다운 밥을 먹는 느낌이다.
이 가격으로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호사였다.
"이딴걸 음식이라고 내놓았나!"
행복한 식사 중간에 누군가의 고함소리가 끼어든다.
시끌벅적하던 식당 내부가 찬물을 끼얹은듯 조용해진다.
"무슨 일이신가요..?"
"고기 손질 하나 제대로 못해? 이거 어떡할거야?"
어린 종업원이 그들의 앞에 다가가 묻자 고함을 지른 사내는 씹다만 음식을 바닥에 뱉으며 성질을 부린다.
상황을 봐선 고기라도 씹다 이빨이 빠진 모양이다.
"죄송한데 음식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텐데요?"
"이래도?"
소녀는 살짝 위축된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꿋꿋이 대답을 한다.
그러자 사내는 거의 얼굴을 들이대다시피하며 이빨이 빈 자리를 보여준다.
사람이 많은 곳이라면 가끔씩 소란이 일어나곤 하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선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것이다. -
59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8:26- 테즈카코
층계 아래로 천장이 낮은 거실이 보인다. 화려하지도, 너무나 투박하지도 않은 평범한 집이다.
"뭠멈멈-"
문틈 사이로 신경을 기울이던 당신의 옆으로 북슬북슬한 개가 따라붙는다.
눈을 떴을땐 몰랐는데 이녀석 상당한 대형견이다. 주인이 잘 돌봤는지 털에는 윤기가 흘렀고..
사람을 좋아하는지 옆에서 질척거리며 아까부터 계속 귀찮게 굴어온다.
곧 아래쪽으로부터 무언가 달칵, 바닥에 내려앉는 소리가 들려온다.
"푸블럼!"
칼칼하고 높은 음성이다. 노인의 목소리였다. 탁자 옆으로 누군가의 그림자가 가까워진다.
"뭠뭠!"
그 목소리에 반응한 개는 신이 난듯 문을 박차고 뛰쳐나간다. 덕분에 문은 거친 소리를 내며 활짝 열리게 된다.
숨을 죽이고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당신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곤란한 상황이다.
결국 아래층의 주인과 눈이 마주쳤다. 익숙하진 않지만 이곳 숲의 다른 주민들과 다르지 않은 생김새다.
푸르딩딩한 피부에 땅딸막한 키, 머리는 벗겨졌지만 하얀 수염은 턱을 덮어 내려올정도로 길었다.
"왜? 몰래 날아갈 작정이었나?"
푸블럼은 노인의 옆에 다가가 얌전히 앉는다. 그는 태연한 표정으로 말을 내뱉곤 굽은 허리를 펴며 안락의자 위에 앉는다. -
60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8:37- 카타크리스
"응? 뭘 칠했다구?"
정말 순수하게 몰라서 묻는듯한 표정이다. 은유라고는 전혀 모르는 사람인 것 같다.
상인의 말을 떠올려보면 당신처럼 재수없이 모래폭풍을 만나 길을 잃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무게감이 전혀 없는 것도 그렇고 기사단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맹해보이는 느낌이다.
그런데도 수도 밖을 홀로 나서는 걸 보면 참 아리송할 따름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계속해서 걷고 또 걷는다. 드넓은 사막 위에 발자국 두 쌍이 끝없이 이어진다.
한참 앞장서 나가던 기사가 잠시 멈춰선다. 지쳐서 멈춰선건가 싶기도 잠시, 반대편 아래로 보이는 광경에 그녀가 왜 멈춰섰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모래벌판 한가운데, 수 미터는 되어 보이는 초록빛 줄기가 하늘 위로 곧게 뻗어있다.
줄기에서 뻗어나온 작은 줄기들로는 마치 그릇과도 같은 모습으로 움푹 패인 나뭇잎이 있어 그 안에 맑은 물이 담겨있다.
"물이야.."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줄기를 빤히 쳐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더니 미끄러지듯 빠른 속도로 언덕을 내려간다.
아까전부터 당신의 물통만 빤히 쳐다보던 모습이 떠오른다. 물통에 든 물을 절반 이상이나 마셔놓도고 여전히 목이 말랐었나보다. -
61 알레프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8:47" 하아... 이런 음식은 간만이네... "
신선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일 일줄은 몰랐다. 그동안 이동하면서 보존식만 먹었더니 신선한 음식이 꽤 그리웠을까. 요리를 할 줄 알아도 신선한 식재료를 들고다닐 수 없어 한계가 있고...
" ...응? "
편안한 자세로 술을 마시던 와중, 웬 소란에 슬쩍 시선을 돌린다. 남자의 행동을 보고 이야기를 엿들어보니 대충 고기를 씹다 이빨이라도 빠진 거겠지.
저런 놈들은 어딜가나 빠지질 않는다니까. 기분이 살짝 상했는지 얼굴을 미세하게 찌푸리며 그를 바라본다. 알레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소녀의 옆으로 다가간다.
" 보아하니 그쪽이 고기를 잘못 씹다가 이빨이 빠진 것 같은데, 조용히 먹지? 괜히 애 괴롭히지 말고. "
요리의 문제라기엔 내 요리는 전혀 문제가 없어서 말이야. 라며 피식 웃고는 눈 앞의 사내를 바라보려고 한다. -
62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8:57".....이젠 대놓고 날아가야겠구나."
저 망할 똥개가 다 훼방을 놓아버렸다. 테즈카코는 욱신거리는 것 같은 머리를 날개에 비비면서 퉁명스럽게 말했다.
함정을 저 사람이 놓았을지도 모르지만, 하늘을 나는 퀘찰을 함정으로 잡으려던 건 아닐 테고. 그래도 자신을 구해준 사람인데, 테즈카코의 태도는 쌀쌀맞기 그지없다.
"함정을 누가 놓았는진 모르는 일이지만. 적어도 이 몸을 노예상인에게 넘기지 않은 건 고맙게 여기도록 하지."
그거야 이 노인 -아마도 고블린 같은데- 은 아무리 봐도 나후아 밀림에 살던 이민족의 후예로 보였으니까. 자신의 긍지와 다르게 이민족들 사이에서 퀘찰족의 평판이 어떤지는 그녀도 잘 안다. 그 정도 사리분별은 당연히 할 수 있다. 침대에 쇠사슬로 묶이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
63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9:15- 알레프
상황에 끼어들자 사내의 눈빛이 바뀐다. 가뜩이나 더러운 성질이 더욱 독해보인다.
그의 뒤에 앉아있던 일행들이 따가운 시선을 보내온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주방에서 팬을 돌리고 있던 사내가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나선다.
"음식에 문제가 있었다니 사과 드리겠소. 돈을 모두 물어드리리다."
그는 가게 안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원치 않았는지 낮은 자세로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뭐라고?"
이빨 빠진 사내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당신에게 되묻는다.
주인이 잘못을 인정했으니 알아서 고개를 숙이라는듯이.
- 테즈카코
"노예로 넘기기엔 너무나 포악해. 차라리 없애버리는게 낫지."
노인은 키가 얼마나 작은지 의자에 앉았음에도 푸블럼의 머리가 거의 어깨까지 올라온다.
"하피가 경계를 침입해온 것은 얼마만인가.."
"덕분에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어. 아마 집안에 들였다는걸 알면 날 가만두지 않겠지!"
그는 탁자 위에 놓인 호두를 망치로 거칠게 두드리며 언성을 높인다.
"조용한 숲을 이토록 시끄럽게 만든 이유가 뭐야? 예전처럼 무리를 끌고 오기라도 할 생각인가!"
쇳소리같은 호통이 날아든다. 오래 산만큼 퀘찰과의 충돌 또한 여러번 겪어왔을 것이다. -
64 카타크리스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9:26"..아니. 응. 아무것도."
긍정적이라고 할까... 순수하다고 할까... 멍ㅊ
카타크리스는 재빨리 생각을 접어두고 그저 걸었다. 하지만 마른 사막길을 마냥 걷기도 지루했고, 말을 하자니 입이 마르고, 그러면 물이 부족해질 것 같아 재잘재잘 거리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정한 것이 풍경 위에 그림을 덧대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사막 위에 거대한 호수. 눈 내린 사막. 하얗게 솟아오른 사막 중앙의 성. 나중에 그 그림을 직접 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사막은 광활하고, 그만큼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영감이라고 하는 녀석이었다.
"응?"
멈춰선 기사를 보고 고개를 갸웃하던 카타크리스는, 곧 그녀가 발견한 것을 확인하고는 먼저 간 그녀의 뒤를 따랐다. 용케 이런 곳에 저런 게 있었다. 그림으로 그리기에 참 좋은 풍경이었다.
...물통의 반을 혼자 비우고도 만족하지 못했던 건가. 하는 생각에 살짝 등골이 오싹해졌다. -
65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9:35"교시가 내려왔다. 우리는 밀림 밖으로 떠날 것이야. 이 몸이 그 선발대지."
대답에 약간의 거짓이 섞였다. 우리라는 말.
노인의 노호성에도 테즈카코의 태도는 거만하기 그지없다. 영광이 쇠했다곤 하나 그것이 긍지를 버려야 할 이유는 될 수 없다.
"그 알갱이를 날리던 것도 네놈 족속의 짓이렷다. 네놈들이 굳이 원한다면 다시 한 번 힘을 겨룰 생각이 있으니."
"마침 제단에 심장을 올리지 못한 지가 오래되었구나."
그 긍지란 것이 지나치게 고압적이라는 게 문제지만. 테즈카코의 말투는 한없이 싸늘하다. 이 사람은 그래도 은인이라고 은인! -
66 크록 더 휘슬러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9:44질겨 뜯어지지 않는 육포를 멍하니 입에 문 채 크록 여사는 겹겹의 구름이 계단을 만드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 사람이 닦은 길을 벗어나 개활지로 접어든 지도 벌써 사흘 째 . 사람 사는 땅에 맞닿으려면 아직 한참 더 먼 거리를 가야만 했다 . 늙은 말의 네 다리로는 지금의 속도가 한계였기에 길을 서두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여사였다 . 밀려오는 지루함이 여사의 눈에서 총기를 앗아가고 있었다 . 여사의 정신은 소란과 소동을 향한 갈증으로 정상이 아니었다 . 어디서 무법자라도 나타나지 않으려나 . 보통 사람이라면 바라지 않을 소원을 나지막이 입에 담는 여사 . 딱딱한 마부석에 공연히 불평을 호소하던 여사는 얼마 못가 주변이 탁 트인 언덕에 마차를 세웠다
-
67 알레프 (9326506E+6) 2020. 6. 11. 오후 7:19:53눈빛이 바뀌어도 알레프는 그저 그 눈을 빤히 응시할 뿐,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 ..... "
그러다가 낮은 자세로 이야기하자, 알레프는 눈 앞의 남자가 희미한 미소를 짓는 것을 보고는 흘끔 가게 주인을 바라본다. 여기에서 소란을 피우기를 원하지 않는 거겠지. 그러면 여기에서 더 나서는 게, 오히려 민폐인가...
알레프는 다시 눈 앞의 남성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고개를 꾸벅 숙인다.
" 미안하다. 내가 오해를 했나보네. 사과하겠어. " -
68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20:09- 카타크리스
줄기에 가까워질수록 그 거대한 높이를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못해도 수도의 성벽이 이정도 높이는 되었을 것이다.
그녀는 말릴틈도 없이 줄기에 바싹 붙어 당차게 위로 기어올라가려 손을 뻗는다.
"멈춰!"
그때였다. 시선 반대편으로부터 낯선 자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챙이 넓은 고깔모자에 얇은 망토를 걸친 사내는 약간의 거리를 둔채로 줄기를 올려다본다.
"그 줄기 말이야. 나라면 가까이 하지 않을텐데."
그는 양손으로 지팡이를 짚으며 타이르듯한 목소리로 말해온다.
듣고나니 뭔가 이상하긴 하다.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사막 한복판에 물을 머금은 식물이라니..
"부탁, 들고 있어줘!"
줄기 위로 2미터쯤 올라간 기사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허리에 차고 있던 칼까지 아래로 떨어뜨리며 말한다.
"새로운 샘에 물이 차오르겠군."
그는 혀를 쯧차더니 등을 돌린다. 줄기를 기어오르던 기사의 옆으로 작은 줄기들이 스멀스멀 움직이기 시작한다.
"엥...?"
그녀는 뒤늦게 발에 묶인 압박감을 느끼고 시선을 아래로 향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꺄아아아악!"
기사의 위를 덮은 줄기는 점차 빠른 속도로 그녀를 옭아맸고 점차 높은 곳으로 들어올린다. -
69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23:06- 카타크리스
[ 전투에 돌입합니다. ]
붉은물감 카타크리스 HP 70/70
인간의 샘 HP 250/250 -
70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23:23- 테즈카코
노인은 말없이 당신을 응시한다. 그때, 현관쪽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뭠!"
푸블럼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쪽으로 달려간다. 노인은 의자에서 뛰어내리듯 일어난다.
그는 당신에게 몸을 숨기라는듯 눈짓을 하며 조용히 문을 연다.
바깥에는 자신의 키보다 큰 총을 들고 있는 사수가 서있다.
"실례합니다 엥카네씨."
그는 가래 끓는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온다. 하지만 노인의 표정은 영 달갑지 않다.
"무슨 볼일로 찾아온게야."
엥카네는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상대에게 묻는다.
"글쎄요, 이런 외딴 곳을 찾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하피의 깃털을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대화로 미루어 보았을때 노인은 동족들과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것 같다.
"흥, 그 야만스러운 것들!"
"마지막으로 경계를 넘어선 것이 무려 60년 전의 일이야! 대체 무슨 말이 하고싶은겐가?"
상대의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도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딴청을 부린다.
"혹 그들의 흔적을 보게 된다면 푸른 강의 돌다리를 찾아주시지요."
"도움을 주신다면.. 어쩌면 신관님께 용서받을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죠."
사수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조소를 흘리자 노인은 몸을 파르르 떨어댄다.
"당장 꺼져!!!"
그의 호통 소리와 함께 문이 거친 소리를 내며 닫힌다.
푸블럼은 주인의 눈치를 보는듯 꼬리를 축 늘어뜨린다. 눈을 가리는 잔털 사이로 좁쌀만한 눈동자가 반짝인다. -
71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23:30- 크록
"푸륵, 히힝"
언덕 아래로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온다. 검은 말은 앞발을 살짝 구르며 꼬리를 살랑거린다.
이따금 들려오는 새의 지저귐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길을 밟고 있는 당신의 마음을 달래준다.
언젠가 이름 모를 떠돌이에게서 한 소문을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 준다는 신비의 보물 솔. 그를 찾아 헤매는 황금광의 수가 적지 않다 한다.
하지만 그를 쫓는 자들의 말로는 실로 비참하기 그지 없었다.
빈손으로 터덜터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대부분은 그 뜬소문을 바보같은 헛소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당신은..
"예레호디야- 무릎이 시려워! 예레호디야- 아이고 내 무릎!"
"멋드러진 배낭과 부츠도 소용이 없네!"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정확히는 꽥꽥거리는 소음에 가까웠지만..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굽이진 길 아래로 사람의 키만한 배낭을 이고 있는 사내가 보인다. -
72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23:40- 알레프
"오해라고?"
이빨이 빠진 사내는 눈을 뚱그렇게 뜨며 말하더니 와하하 웃음을 토해낸다.
"이 친구가 오해를 한거였군! 나는 그것도 모르고 말이야!"
그는 당신에게 삿대질을 하며 테이블에 앉아 있는 제 일행들에게 말한다.
그들도 사내를 따라 웃다가 이윽고 웃음소리가 잦아든다. 주방장은 불안한 표정으로 그들을 살펴본다.
"이 쬐그만.."
그는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로 커다란 손을 들어올리다 잠시 무언가에 막혀 멈칫한다.
키가 2m는 되어 보이는 거구가 그의 정수리에 손을 내려놓고 있다. 다른 한쪽 어깨에는 밀가루 포대를 짊어진채로.
덩치는 순식간에 이빨 빠진 사내의 머리통을 테이블에 꽂아버린다. 나무판자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사내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일행들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우르르 덩치에게 덤벼든다.
포대를 든 사내는 주먹을 휘두르고 포대를 집어던지며 한명한명을 압도하지만 수세에 밀려 뒤로 고꾸라진다.
식당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버렸다. 건달패들은 그가 넘어진 틈을 노려 발길질을 해댄다. -
73 Narrator (9326506E+6) 2020. 6. 11. 오후 7:25:06- 알레프
[ 전투에 돌입합니다. ]
마기아의 후손 알레프 HP 109/109 MP 68/68
모스 포이의 사냥꾼 필립 HP 149/150
이빨 빠진 부랑자 HP 80/120
부랑자 HP 70/70
부랑자 HP 70/70
부랑자 HP 70/70 -
74 테즈카코 (9326506E+6) 2020. 6. 11. 오후 7:25:22테즈카코는 뒤쪽으로 물러선다. 노인이 문을 열고 방문자를 맞이한다. 방문자에게 들키지 않도록 그를 슬쩍 내다보았다. 역시 이민족들이 그녀를 쫓고 있었다.
'장대? 몽둥이? 저게 뭐지?'
들고 때리는 무기라 부르기엔 어딘가 어색한 생김새다. 테크카코는 의문을 품는다.
그나저나 노인, 엥카네의 태도도 묘하다. 기껏 그녀를 거둬놓고 왜 왔냐고 화를 내다가 또 다시 감싸준다. 어떤 이유로?
"각설하고, 이 몸을 어째서 감싸는 것이냐? 네 놈도 우리를 썩 좋게 보진 않는 것 같다만. 뭔가 원하는 것이 있는가?" -
75 카타크리스 (0623309E+5) 2020. 6. 11. 오후 7:36:46"....하아."
카타크리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째 이즐리를 떠난 뒤로 영 일이 안 풀렸다. 그나마 사람 하나 구했다 싶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카타크리스 본인도 자칫 잘못하면 저 꼴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기사에 대해서도 굳이 뭐라 할 생각이 사라졌다. 대신 그는, 가방을 감싼 천을 펼쳤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기를 꺼내들었다. 상자가 열리고 단두대의 날이 들어올려진다.
"말을 들어보니, 너는 많은 생명을 잡아먹은 듯 하네."
그 '경고'는,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것을 뜻했다.
그러니
"너를 처형하겠다."
카타크리스는 빙그레 웃으며 몸을 날렸다. 인간의 샘을 향해 단두대의 칼날을 휘둘렀다.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귀를 찢는다. -
76 Narrator (0145882E+6) 2020. 6. 12. 오후 7:44:56- 카타크리스
.dice 1 100. = 34 -
77 Narrator (0145882E+6) 2020. 6. 12. 오후 7:45:36- 카타크리스
인간의 샘의 공격 .dice 1 100. = 48 -
78 Narrator (0145882E+6) 2020. 6. 12. 오후 7:50:39- 테즈카코
사수의 발소리가 사라지자 노인은 한숨을 내쉬며 안락의자로 돌아간다.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다. 어리석은 하피 같으니.."
그는 짧고 뭉툭한 담뱃대를 물고 척 깔린 눈동자로 당신을 노려본다.
방금전의 대화로 미루어보아 그또한 동족들과 떨어져 사는 신세처럼 보인다.
집안에 하피를 들였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노인도 무사하진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아까전부터 이상하게 겉이 허전하다. 장신구가 걸쳐져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있다.
- 카타크리스
거대한 식물의 줄기들이 당신을 향해 매섭게 쇄도해온다.
휘두른 칼날과 단단한 줄기가 충돌하며 거친 소리를 일으킨다.
마치 쇠로 만들어진 벽에 검을 내리치는듯한 느낌이다.
날카롭게 벼린 칼날도 튕겨나갈 정도로 실로 강력한 위력이다.
"우읍 우우우웁!"
기사는 발버둥을 치지만 입까지 덩굴에 막혀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
79 Narrator (0145882E+6) 2020. 6. 12. 오후 7:52:42- 카타크리스
붉은물감 카타크리스 HP 70/70
인간의 샘 HP 250/250 -
80 테즈카코 (7245565E+6) 2020. 6. 12. 오후 8:56:31"건방진 이단..."
"아마 이 몸의 패물에 감히 손장난을 치는 것도 '네놈을 위한 것'의 일환이겠지?"
노인과 맞부딪히는 테즈카코의 시선에는 노인을 한 수 아래로 깔고 들어가는 깔봄이 배어있다. 단지 종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헛 짓 하지 말고 이리 내거라. 감히 이단이 탐낼 만할 물건이 아니야."
테즈카코는 노인에게 한 발자국 걸어가며 말했다. -
81 크록 더 휘슬러 (1558673E+6) 2020. 6. 12. 오후 9:46:12>>66
겹겹의 구름이 계단을 만드는 하늘 아래 신이 건성으로 밟아 만든 평지가 수평선 너머까지 펼쳐지고 있다 . 부평초처럼 한 곳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여사가 자신의 늙은 말을 부추겨 이 개활지로 접어든 지도 오늘로 벌써 사흘 째가 됐다 . 단조롭게 지나가는 시간을 크록 여사는 질겨 뜯어지지 않는 육포를 입에 우물거리는 것으로 달래 보았다
" 어찌 된 게 쥐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아 . 내 눈이 이렇게 둔했던가 ? "
여사는 뼈마디에 스미는 지루함을 경계했다 . 사건성 부족한 여행이 자신의 오래된 몸을 녹슬게 하기에 메마른 정신에 단비가 될 신선한 자극을 바랐다 . 하지만 마차 당기는 노마는 태평하기만 해 젊은 말이 하루면 갈 거리를 이틀 들여 이동하고 있었다
사람 사는 땅에 맞닿으려면 아직 한참은 더 가야만 하는데도 말이다
늙은 말의 네 다리로는 지금의 속도가 한계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 여사는 속에 쌓인 체증을 스스로 삭혀야만 했다 . 마부석이 딱딱하다며 공연히 화를 내는 것도 그것의 일환이었다 . 불평을 호소하던 여사는 얼마 못가 주변이 탁 트인 언덕에 마차를 세웠다
>>71
마차서 내린 여사가 한 팔로 기지개를 켰다 . 느리게 부는 바람이 삼베로 짠 옷의 협소한 틈새를 지나 여사의 몸에 송글 맺힌 땀을 부쉈다 . 이름 모를 새의 독주를 따라 휘청휘청 휘파람을 부는 여사 . 불쑥 튀어나온 바위에 되는 대로 엉덩이를 내린 여사는 가만 쉬지 못하게 쑤셔오는 팔에 바락 인상을 찌푸렸다 . 하루가 무섭게 아픈 팔은 여사에게 과거를 잊지 말라는 경고처럼 느껴졌다
" 세월 참 빨라 . 내 나이 벌써 백이라니 "
책갈피 끼워놓은 추억을 열자 이름도 모습도 기억나지 않는 방랑자의 말이 여사를 반겨왔다 . 어떤 소원도 가리지 않고 이루어 준다는 신비의 보물에 관한 이야기가 여사의 머리를 지배했다 . 정말로 존재한다면 내 팔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 막연한 기대의 말을 입에 담는 여사 . 여사의 섬세한 손길이 가슴께 위를 춤췄다
두 팔 무사하던 시절 . 목장의 양치기 소녀였던 여사는 황금광이 되어 보화를 찾는 일확천금의 미래를 소망했었다 . 현실에 치이느라 잊어버린 유년기의 소원 . 그게 왜 이제 와서야 떠오르는지 여사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 새로 인생의 목표를 세우기에 백 살은 너무 늦었으려나 ? "
더는 움직이지 않는 팔에게 여사가 질문했다
" … 어디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
조잡하게 모아 만든 가사가 여사의 상념을 부쉈다 . 어떻게 사람이 되어서 저렇게 노래를 못 부르나 싶어 여사가 소리의 근원지를 바라보니 언덕의 아래에 거대한 배낭이 들썩들썩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 .. 거기 총각 ! 소리 좀 낮추지 그래 ! 소란시러워 잠을 못 자겠으니 ! " -
82 Narrator (0145882E+6) 2020. 6. 12. 오후 11:31:46- 테즈카코
"약조를 한다면 돌려주겠다."
노인은 한차례 말을 아끼고 대답을 한다. 파이프에서 하얀 연기가 흘러나온다.
"첫 번째, 경계를 넘어선 '진짜' 이유를 밝혀라. 둘째, 해가 저물면 이곳을 떠나."
입에 물고 있던 파이프를 떼어 당신을 가리키며 말을 잇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신관이 말했어. 태양의 가호가 퀘찰을 저버렸다더군. 그 말뜻이 무엇인지 말해다오."
두 번째까지는 납득이 될만한 이야기라 해도 마지막 질문은 조금 아리송할 수 있다.
그저 호기심이 많은 자인걸까?
- 크록 더 휘슬러
"와하하, 청년 소리 듣는 것도 오랜만이구만!"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빵모자를 눌러쓴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기품 있어 보이는 안경에 후덕한 뺨과 두툼한 뱃살.. 나이가 적지 않아보인다.
"에구구, 나 죽네~"
숨을 헐떡이며 언덕을 힘겹게 올라온 사내는 마차 옆 나무그늘 아래 풀썩 쓰러진다.
"마차를 좀 얻어타도 되겠소이까? 부인. 적당한 액수를 쳐드릴테니."
사내는 눈을 끔뻑이고 있는 흑마를 쳐다보고는 은근슬쩍 당신에게 말을 걸어온다.
물건이 잔뜩 들어있는듯한 배낭에는 여행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각종 조리도구들이 데롱데롱 매달려있다. -
83 테즈카코 (8028592E+5) 2020. 6. 13. 오전 12:09:09지금 무어라 했는가? 테즈카코는 눈을 떴다. 용광로 안에서 끓어오르는 쇳물같은 눈빛이다.
"이..이 불경한..! 냉큼 부복하며 흉참한 죄행을 고해해도 모자랄 판에, 감히 이 몸을 겁박해? 당장....."
말을 다 끝마치지 못했다. 숨을 훅 내쉬면서 고개를 홱 돌렸다. 몸이 같이 움직이며 가벼운 바람이 일었다.
당장. 당장 뭐? 심장을 오려내겠다는 건가? 하려면 못 할 일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장신구는 어디서 찾지? 시간이 늘어질 동안 이단들은 얼마나 포위망을 좁힐까?
퀘찰이 아직도 강성했다면 이런 좀스러운 고민 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이렇게 이단과 직접 마주하니 지금 자신의 처지가 피부로 와닿는다. 기력이 밑빠진 독처럼 빠져나간다.
".....동쪽 어딘가 새 터를 잡았다는 동포들을 확인하는 것이 그 까닭이며, 네놈이 가지 말라 매달려도 이 몸은 떠날 것이다."
그럼에도 테즈카코는 최소한의 진실만을 말했다. 밀림에 남은 퀘찰이 자기뿐이라는 걸 저들이 안다면...
" 존엄하고 고귀해야 할 태양의 대제사장이 이단, 그것도 한낱 평민에게 휘둘리고 있구나. 우리가 이토록 나약해진 것도 가호가 떠난 거라면 떠난 것이겠지...."
아마 노인이 이런 대답을 바란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틀린 대답은 아니니까. -
84 Narrator (2958918E+6) 2020. 6. 14. 오전 12:03:32- 테즈카코
"해가 저물면 약속대로 제기를 돌려주겠다."
노인은 당신을 묵묵히 쳐다보더니 이윽고 답을 내놓는다.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눈치다.
푸블럼은 자리에서 일어나 슬그머니 당신의 눈치를 보며 반대편으로 걸어간다.
한편 숲을 수색하고 있는 자는 무언가를 발견한듯 조심스럽게 허리를 수그린다.
그의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에 주홍빛 깃털 한올이 잡힌다. 하피의 깃털이다. -
85 테즈카코 (6624061E+5) 2020. 6. 14. 오전 1:01:23".....전쟁을 주관하시는 승리의 태양신이시여. 깨소서.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
"일어나시고 우리를 영원히 버리지 마소서. 어찌하여 스스로 얼굴을 가리시고 우리의 고난과 압제를 외면하시나이까."
"우리 영혼은 진토 속에 파묻히고 우리 몸은 땅에 붙었나이다. 일어나 우리를 도우소서. 주신의 권능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구원하소서..."
테즈카코는 바닥에 천천히 내려앉는다. 그리고 나지막히 기도문을 욺는다. 의식한 것이 아닌, 반사적으로 나오는 행동이다.
"이 몸도 하나 묻겠다. 객이 매고 있던 물건은 무엇인가? 창이라 부르기엔 날카롭지 않고 봉이라 하기에는 곧지 못하구나."
그래도 이 정도는 답해주겠지. 테즈카코의 생각이었다. -
86 Narrator (2958918E+6) 2020. 6. 14. 오전 2:54:54- 테즈카코
푸블럼은 촐싹거리는 걸음으로 다가와 노인의 앞에 밥그릇을 앞에 내려놓는다.
"이런, 밥을 깜빡했구나."
그는 의자에서 내려와 굽은 허리로 개에게 먹일 사료를 찾는다.
개는 밥그릇 안에 사료가 담기는 소리에 꼬리를 빠르게 흔들어댄다.
"총이라는 물건이다. 좁쌀만큼 작은 쇳조각을 빛처럼 빠른 속도로 쏘아내는 것이지."
노인은 당신의 물음에 조금 아리송한 표정을 짓지만 조용히 대답을 해준다. -
87 테즈카코 (6624061E+5) 2020. 6. 14. 오전 9:10:49"흥, 아해의 놀잇감이구나."
소낙비를 뿌리듯 쇳조각을 쏘아내는 거면 몰라. 그렇게 따꿍거리며 찔끔찔끔 쏴올려서 누굴 맞추려는 건지. 테즈카코는 비웃었다.
그리고는 딱히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조용히 해가 지길 기다린다. -
88 크록 더 휘슬러 (3750815E+6) 2020. 6. 14. 오후 6:42:20>>81
마차서 내린 여사가 한 팔로 기지개를 켜자 느리게 부는 바람이 삼베로 짠 옷의 협소한 틈새를 지나 여사의 몸에 송글 맺힌 땀을 부쉈다 . 이름 모를 새의 독주를 따라 휘청휘청 휘파람을 부는 여사 . 불쑥 튀어나온 바위에 되는 대로 엉덩이를 내린 여사는 가만 쉬지 못하게 쑤셔오는 팔에 바락 인상을 찌푸렸다
" 세월 참 빨라 . 내 나이 벌써 백이라니 "
나이를 상기시키는 고통에 그러지 않아도 안다며 여사가 볼멘소리로 투정했다 . 하루가 무섭게 아픈 팔이 과거를 잊지 말라는 경고처럼 느껴졌다 . 통나무 마냥 꿈쩍 하지 않는 팔은 아무리 쥐고 주물러 봐도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 … 이럴 때마다 정신 빠진 놈의 말이 사실이었음 싶구먼 "
이제 더는 이름도 모습도 기억나지 않는 방랑자의 말이 여사의 머리를 맴돌았다 . 숱하게 많은 황금광이 찾아 헤맨 신비의 보화 . 어떠한 소원이라도 이루어준다는 솔의 전설이 정말이라면 불수가 된 여사의 팔을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뜬구름 잡는 소리는 좋아하지 않지만 … "
인생의 황혼기까지 팔의 고통을 가져가기 싫은 여사였다 . 팔을 치료할 수만 있다면 천금도 아깝지 않으리라 . 비쩍 마른 손을 뻗어 하늘의 해를 움켜쥐는 시늉을 하는 여사 . 악인 선인 가리지 않고 모두를 비추는 태양의 눈부심에 여사가 입아귀를 비틀었다 . 어째서 누구도 태양을 소유하려 하지 않을까 . 손이 닿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하기에는 태양이 너무도 아름답지 않나 . 여사는 문득 자신이 지나치게 앞만 보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 … 어디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들리네 "
조잡하게 모아 만든 가사에 여사가 자리를 일어났다 . 어떻게 사람이 되어서 저렇게 노래를 못 부르나 싶어 소리의 근원지를 바라보니 저기 언덕의 아래에 거대한 배낭이 들썩들썩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 .. 거기 총각 ! 소리 좀 낮추지 그래 ! 소란시러워 잠을 못 자겠으니 ! "
>>82
" 아직 짱짱하지 않나 뭐 "
배낭의 주인은 나이깨나 있어 보이는 중년의 남자였다 . 귀청 때리는 호방한 음성에 만면의 주름을 한층 더 깊게 만드는 여사 . 흔하디 흔한 행상인이려니 생각해 여사는 남자를 경계하지 않았다
" 저 놈 다리가 워낙에 느려 걷느니만 못할 텐데 . 그래도 괜찮다면야 타시게 "
사람 나르려 산 마차는 아니었지만 언제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는 게 방랑자의 삶이었다 . 지쳐 숨을 헐떡이는 남자에게 여사가 우유 담은 가죽 주머니를 건넸다
" 요리사인가 ? "
쓰러진 남자를 여사가 바라보니 가득 찬 배낭에 국자니 뭐니 하는 조리 도구가 나무 열매와 같이 잔뜩 매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 방랑자라면 누구나 스스로 자신의 식사를 챙겨야만 하기에 조리 도구를 구비해 다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으나 여행의 짐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는 게 세간의 상식이다 . 거기서 벗어날 때는 특별한 이유가 있겠지 . 남자의 조리 도구에 호기심이 동한 여사가 두 눈을 빛냈다 -
89 카타크리스 (3844926E+5) 2020. 6. 14. 오후 6:59:15"단단해."
줄기와 칼날이 부딪히며 내는 소리와, 밀어내는 힘에 의해 밀려나며 카타크리스는 말했다. 칼날이 쉬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상대였다. 하지만 카타크리스는, 마냥 웃고 있었다. 붉은 눈을 반짝였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피를 머금었을지 모를 칼날이 사막의 빛을 받아 반짝인다. 카타크리스는 즐겁다는 듯 씨익 웃고서는 다시금 달려들었다. 단두대의 칼날에 달린 쇠사슬이 잘그락거린다. 휘둘러진다.
"목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카타크리스의 눈이 작아지며 삼백안이 되었고, 웃는 입이 벌어지며 소리를 낸다.
"네 목을 취하마!"
검이 휘둘러진다. -
90 Narrator (2958918E+6) 2020. 6. 14. 오후 8:28:54- 카타크리스
붉은물감 카타크리스의 공격 .dice 1 100. = 53 [ 40이상 명중 ]
인간의 샘의 공격 .dice 1 100. = 70 [ 50이상 명중 ] -
91 Narrator (2958918E+6) 2020. 6. 14. 오후 8:37:12- 카타크리스
붉은물감 카타크리스 HP 45/70
인간의 샘 HP 204/250
칼날이 줄기의 마디 사이에 꽂히자 나무를 베어내듯한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귀를 찢는듯한 날카로운 소음이 사방으로 솟구친다.
눈치챌 틈도 없이 옆구리를 파고드는 일격에 그만 중심을 잃고 튕겨져나가듯 뒤로 밀려난다.
내어준 자리로부터 엄청난 통증이 느껴진다. 쇠망치에 얻어맞은 기분이다. 뼈에 금이 갔을지도 모른다.
당신과의 격렬한 전투로 기사를 묶고 있던 속박이 아주 조금 허술해진다. 틀어막힌 입이 풀린 그녀는 목청껏 소리를 질러댄다.
"내 검! 잘 들고 있으랬잖아!!"
꺅꺅 비명을 질러대면서도 '살려줘' 가 아닌 무기를 찾는 말을 하는 걸 보면 그래도 나름대로 기사라 할만한 사람인 것 같다. -
92 Narrator (2958918E+6) 2020. 6. 14. 오후 8:37:45- 테즈카코
방 안은 고요했다. 괘종시계의 추가 좌우로 흔들리는 소리와 드문드문 책장 넘어가는 소리뿐.
보랏빛 노을이 사라져갈즈음 정각을 알리는 무거운 종소리가 거실을 가득 울린다.
"해가 저물었군."
엥카네는 작게 읊조리며 의자에서 일어난다. 그는 허리를 숙여 책장 옆 작은 문에 걸린 자물쇠를 푼다.
일반적인 문이라기보다 개구멍에 가깝다. 그마저도 푸블럼 같이 덩치가 큰 개들은 지나가기 힘들어보일 정도다.
융단 위에 얌전히 누워 있던 개는 어느새 날아오를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당신의 곁으로 다가온다.
"뭠물웜"
꼬리를 흔들며 당신을 올려다본다. 입에는 이빨자국 가득한 공이 물려있다.
- 크록 더 휘슬러
"오호, 친절도 하셔라. 신의 축복이 있을겁니다."
이마에 흥건한 땀을 닦아내던 사내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비비적댄다.
"푸륵"
검은말은 아련한 표정으로 찰랑거리는 가죽주머니를 쳐다본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아직 주방장이라 불리기엔 부족한 사람이지요."
"고향 사람들은 나를 이렇게 부르더외다. -재주 많은 죠 베스탕-"
우유를 한껏 들이킨 사내는 입가에 묻은 것을 모두 혀로 낼름거린 후에야 말을 잇는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불리기를 더 좋아하시요. -바스코티의 미식가 죠 베스탕-"
꽤나 특이한 사람이다. 마을 골목 어귀에서나 볼법한 얼굴인데 이런 외지를 홀로 떠돌고 있다니. -
93 Narrator (2958918E+6) 2020. 6. 14. 오후 8:38:43아니 오타가..
등장인물이 말하다 삑사리 낸거라고 칩시다 -
94 테즈카코 (5607227E+5) 2020. 6. 14. 오후 8:52:34아마 저기에 제기를 숨겨놨던건가. 저 노인이라면 모를까 테즈카코가 지나다니기엔 어려워 보인다.
그녀는 자물쇠를 푸는 노인을 잠자코 지켜보고 있었다.
"이놈. 네 주인에게 가라. 훠이."
어느새 옆에 다가온 개에게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푸블럼은 물러날 기색이 없어보였다.
결국 그녀는 못 이기는 척 하면서 낡은 공을 녀석의 입에서 꺼냈다. 그리곤 저 발치로 가볍게 던져준다. -
95 Narrator (2958918E+6) 2020. 6. 14. 오후 11:44:35결국 옆동네 상판은 문 닫나보네요.. 여러분들도 빨리 백업 해두세요
백업하면서 과거를 되짚어보는데
그간 신레딕 상판 몇년간 시트도 많이 내고 스레도 많이 꾸려봤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몇개 안나오네요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진건지~~ -
96 Narrator (2958918E+6) 2020. 6. 14. 오후 11:57:56어째 우리 스레는 사이트 문닫을 타이밍에 맞춰서 세워지는 것 같습니다..
-
97 Narrator (406839E+60) 2020. 6. 15. 오후 4:08:26- 테즈카코
마루 위에 공이 떨어진다. 개는 꼬리를 흔들며 공을 쫓아간다.
깊은 숲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반나절 이전 이곳에 지친 몸으로 내려앉았던 일이 떠오른다.
땅이 내려앉고 흙더미속으로 추락하던 그때. 흩날리던 깃털들이..
당신의 예민한 귀가 창밖으로부터 들려오는 어수선한 발걸음 소리를 눈치챈다. 하나, 둘, 셋.. 한명의 것이 아니었다.
창밖을 조심스레 살펴보면 낯선 그림자들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인다. 몸을 덮은 로브와 길다란 총까지.
안쪽에서 한참을 달그락거리던 엥카네는 뒤늦게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며 바깥으로 나온다.
온통 먼지투성이다. 그의 손에는 당신의 물건들이 쥐어져있다. -
98 테즈카코 (8186836E+5) 2020. 6. 15. 오후 5:46:33패물에 바람을 불자 먼지가 확 날렸다. 숨겨둬도 조금 깨끗한 곳에 둘 것이지. 이게 뭐람.
목걸이를 걸던 그녀는 일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아까 그 객이 패거리를 끌고 온 것 같다. 네 녀석까지 덤으로 죽이려 들 것만 같구나."
혹시나 혹시나 설마 하던 일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다. 테즈카코는 미간을 찌푸린다. 어떻게든 한 번은 부딪히는구나.
"싸움 좀 하느냐? -
100 Narrator (0280058E+6) 2020. 6. 16. 오전 7:52:19- 테즈카코
"으으음...!"
노인은 의자 위에 올라가 창밖을 살펴본다.
"더이상 소란을 피우는 건 내가 용납 못해!"
그는 직접적인 충돌을 일으키는 것을 언성을 높이면서 완고하게 거부한다.
"푸블럼!"
이름이 불린 개는 한걸음에 달려와 의자 위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못하는 주인을 도와준다.
"뒤편에 문이 있네. 언덕을 내려가 덩굴무리를 지나면 경계의 끝에 맞닿을거야."
"영역을 벗어난 자를 끝까지 쫓아가진 않을테니.."
바깥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노인은 당신의 반대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그 아이가 길을 안내해줄걸세."
커다란 개는 철없이 혀를 내민채로 꼬리를 살랑거린다. -
101 테즈카코 (852343E+53) 2020. 6. 16. 오후 2:51:06"아니, 저놈들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엥카네가 퀘찰을 도왔다는 건 이제 기정사실이 된 것 같다. 테즈카코는 그의 행동을 두 가지로 예측했다. 테즈카코가 쳐들어와서 어쩔 수 없었다고 꼬리를 자르거나 아예 그녀를 이용해 추적자들을 뿌리치는 것.
하지만 엥카네는 테즈카코를 보내고 자신이 남는다는 걸 택한다. 대체 어떡하려고!
"아무튼 고맙구나. 뭘 하려는진 몰라도 소란이 없다면 이쪽도 나쁠 건 없다. 그러니 꼭 성공하려무나."
아무리 봐도 안 될 것 같지만..뒷문을 여니 매복이 튀어나오지나 않을까 몰라. 테즈카코는 엥카네를 한 번 뒤돌아보고 뒷문으로 향했다.
-
102 Narrator (0280058E+6) 2020. 6. 16. 오후 4:55:55- 테즈카코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정적을 깬다. 엥카네는 당신에게 어서 가란 식으로 손을 흔든다.
"기다리게. 내가 거동이 불편해서.."
그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느릿느릿하게 문을 열며 시간을 번다.
뒷문으로 이어지는 길은 경사가 제법 높아 보인다.
앞장서 걷는 개는 길이 익숙한지 성큼성큼 발을 내딛는다.
당신이 떠난 뒤 노인의 집안으로 한무리의 푸른 귀들이 들어선다.
가장 앞에 서 있던 자가 후드를 내린다. 흉터가 진 한쪽 눈은 탁한 빛을 띠었다.
"오랜만입니다 영감."
그는 상대를 떠보는듯한 미소를 띄우며 엥카네의 앞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별일일세. 오늘은 유난히 객이 많구먼. 무슨 일인가?"
노인은 표정을 감춘채로 눈을 끔뻑이며 조용히 묻는다.
한쪽 눈이 먼 사내는 말없이 그의 앞에 작은 깃털 한올을 떨어뜨린다.
퀘찰의 하피만이 가진 색이다. 노인의 이마로 식은땀이 한방울 흐른다.
그는 떨어지는 깃털을 쳐다보다 등뒤로 시선을 돌린다.
어깨춤에 총을 거머쥔 자들이 뒷문을 박차고 나간다.
사내는 노인을 매섭게 노려보며 주먹을 휘두른다.
"허으윽.."
사내에게 배를 얻어 맞은 노인은 신음을 흘리며 힘없이 주저앉는다. -
103 리온 허트레인 (0804583E+5) 2020. 6. 16. 오후 5:47:56뜨거운 태양 아래 흩날리는 모래와 흙, 그것들 사이로 거센 소리가 울린다. 엔진 소리는 그 주인보다 먼저 흙먼지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리온은 그런 바이크를 타고 황무지를 가로질렀다.
"더럽게 덥군."
리온은 바이크를 멈추고 헬멧을 잠깐 벗었다. 안 그래도 낡은 것이 흙먼지를 계속 맞아 더 초라해보였다. 리온은 흙먼지를 털어내고 잠시 바이크의 상태를 확인했다. 마을까지 거리가 꽤 남았을 텐데, 기름은 모자랐다. 리온은 한숨을 쉬고 잠깐 쉬기로 했다. 바이크를 직접 끌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
104 카타크리스 (2264061E+5) 2020. 6. 16. 오후 10:43:40"애초에 자기 검을 남한테 맡기지 마!"
기사답지만, 솔직히 이 상황에서 짜증만 나는 목소리였다. 카타크리스는 아픔이 솟구쳐 오르는 옆구리에 인상을 쓰다가 목청껏 외치고, 눈을 내렸다.저 자도 기사라면 어떻게든 하겠지. 검이 있다면 말이야. 카타크리스는 그렇게 생각하고 눈을 내려 기사의 검이 있는 곳을 찾았다. ..대체 어떻게 되먹은 하루인지. 모래폭풍을 만나 길을 잃더니 정기사단과 만나고 이번에는 괴물같은 나무와 마주쳤다.
"나는, 할 일이 있는데..."
방해가 많아.
그러면서도 카타크리스는 몸을 숙이고 공격에 신경쓰며 기사의 검을 찾았다. -
105 테즈카코 (4173018E+5) 2020. 6. 16. 오후 11:21:08"아냐. 이건 아니야."
놈들은 코앞까지 다가왔다. 싸우는 건 불가피하다. 테즈카코는 저들이 제 멋대로 날뛰게 하기 싫었다. 어차피 싸워야 한다면, 그녀가 때를 정해야 한다.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충돌을 일으켰다고 엥카네가 화를 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미 그른 일 같고, 그런 거 신경을 쓸 정도로 테즈카코가 친절하지도 않다.
"이것이 바로 퀘찰이 사고하는 법칙이지. 아니 그러한가?"
테즈카코는 자신의 조상들과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잠자코 따라가던 푸블럼에게서 등을 돌리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높게높게 올라간다. -
106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전 3:18:06- 카타크리스
붉은물감 카타크리스의 공격 .dice 1 100. = 64 [ 40이상 명중 ]
인간의 샘의 공격 .dice 1 100. = 38 [ 50이상 명중 ]
(2턴 뒤 이즐리의 기사 하메리드가 전투에 참여합니다.) -
107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전 3:23:34- 리온 허트레인
엔진에서 힘없이 털털거리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새어나온다.
기름이 모자란 것도 한몫 했지만 엔진이 너무 과열되어서 제대로 속도가 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이런 덩치를 우직하게 끌고 다녔다간 1마일도 못가 퍼져버릴 것이다.
길도 없고 이정표도 없는 허허벌판 한복판에 멈춰섰다는 상황이 썩 달갑게 다가오진 않을 것이다.
이런 일이 언제는 없었겠냐만..
- 카타크리스
붉은물감 카타크리스 HP 45/70
인간의 샘 HP 158/250
거대한 식인 식물과의 결투. 극도의 긴장감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듯 했다.
이어서, 굵직한 줄기들이 사방으로 휘몰아쳐온다.
당신은 흐름에 따라 공격을 흘려보내거나 직관적으로 피해내며 본능적으로 적의 약점을 간파해낸다.
검이 바깥으로 돌출된 마디를 찍어내리자 끈적한 수액이 터져나온다.
쩌어억,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묶여 있던 기사 또한 밑으로 추락한다.
- 테즈카코
당신을 쫓는 자들이 벌써 뒷문을 비집고 나왔다.
"뭠! 뭠뭠!"
푸블럼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당신을 보고 놀라 짖는다.
총성이 여러 차례 울리지만 어두운 하늘 위를 가르는 날개를 쉽게 맞추지는 못한다.
이곳에 처음 닿았을때보다 방해꾼들의 수가 훨씬 많아 보인다. 밤이 아니었다면 저들의 공격에 금방 노출되었을 것이다. -
108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전 3:25:50카타크리스가 하메리드의 검을 찾는다는 묘사는 다음 턴쯤에 답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나레가 곧 시험기간을 맞기 때문에 답레가 조금 더 느려질 수도 있다는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히..
기말 치시는 분들 다들 잘 치세요~~ F 맞지말고 ^^^^ -
109 리온 허트레인 (2710026E+5) 2020. 6. 17. 오전 3:33:35이대로 끌고 가기에는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10년 정도 전에는 시도했을 법하군. 리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손으로 그늘을 만들어 무언가 보이는 것이 없나 살폈다. 그늘 아래라면 좀 더 빨리 식을 것이다. 과열된 오토바이도, 장갑과 부츠 아래 윙윙거리는 기계들도.
//나레도 시험 공부 잘해서 좋은 점수 받으세용~! -
110 테즈카코 (387352E+57) 2020. 6. 17. 오후 2:18:10땅바닥에서 반짝거리는 불똥이 보인다. 불똥이 보이고 총알이 근처를 지나가면 소리가 들린다. 불똥을 보고 공격하면 편할 것 같다.
하늘에서 땅을 주시하던 테즈카코는 몸을 뒤집어 급강하하기 시작한다.
놈들이 가장 많이 밀집한 곳은 어디일까? 그 곳을 휩쓸어버릴 것이다. 세찬 바람이 깃털 사이사이를 훑는다. 너무나 상쾌하다. 그녀는 소리친다. 주문을 영창한다.
우리의 적들이 굴러가는 검불 같게 하시며 바람에 날리는 지푸라기 같게 하소서.
삼림을 사르는 불과 산에 붙는 불길 같이 광풍으로 적들을 쫓으시며 폭풍으로 그들을 두렵게 하소서.
//이칠룹의 날개로 적들을 공격합니다. -
111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3:24:41잠시 레스 확인하고 갑니다~~ 테즈주께서 전투를 선택하셨으니 그쪽으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칠룹의 날개는 광역기가 아니에용
-
112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7:25:53- 리온 허트레인
리온 허트레인 .dice 1 100. = 29 [ 탐색 다이스 - 59이상 성공 ] -
113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7:30:20- 테즈카코
최후의 퀘찰 테즈카코 액티브 스킬 시전[이칠룹의 날개] .dice 1 100. = 41 [ 50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79 [ 53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95 [ 53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28 [ 53이상 명중 ] -
114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7:47:03- 테즈카코
최후의 퀘찰 테즈카코 HP 60/82 MP 95/11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응집된 마력이 거센 바람을 일으켜 주변을 거세게 뒤흔든다.
높게 솟아오른 나무의 가지가 부러지고 작은 체구인 적들의 중심을 흐뜨러뜨린다.
하지만 모두 상대하기엔 수가 너무나도 많았다.
눈먼 총알이 은하수가 펼쳐진 하늘로 쏟아지고 그 중 몇 개는 당신의 몸을 꿰뚫었다.
- 리온 허트레인
흔하디 흔한 회전초 하나 보이지 않는 척박한 땅에서 당신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주변을 살폈다.
그러나 여전히 답은 나오지 않았고, 걸음을 멈추기 무섭게 사막의 열기는 작열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속에서 당신은 발끝을 타고 전해지는 진동을 느낀다.
미미하게 느껴지던 진동은 점점 커져 온몸이 떨려올 정도가 되었다.
곧 당신의 눈앞에 한무더기 모래가 쏟아지며 땅에 숨어 있던 포악한 모래벌레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이크의 엔진소리를 쫓아 여기까지 따라온 모양이다. -
115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7:47:18- 리온 허트레인
황야의 총잡이 리온 허트레인 HP 145/145
모래벌레 HP 150/150 -
116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7:47:38>>109
ㄳㄳ -
117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7:56:47리온의 능력치가 이상해서 다시 수정하고 왔습니다
졸면서 했더니 엉망이네요 죄송.. -
118 리온 허트레인 (2710026E+5) 2020. 6. 17. 오후 8:02:03리온은 몇 십년을 바이크를 타며 이런 녀석들은 많이 만났다. 씨끄러운 엔진에 이끌려온 해수들. 다만 이렇게 엔진을 식히고 있을 때 찾아오는 녀석은 늘 골칫거리였다. 괴물들의 속도와 움직임에서 제대로 우위를 점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가 타야할 오토바이까지 지켜야 하니 신경쓸 것이 배가 되었다.
그는 총을 꺼내들고 우선 한 방 먹이기로 했다. 녀석이 바이크를 덮치기 전에 내게 주의를 쏠리게 할 심산이었다. -
119 리온 허트레인 (2710026E+5) 2020. 6. 17. 오후 8:02:37>>117 얍! 확인했슴다 싸우기 전에 발견됐으니 다행이네요
-
120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8:08:51- 리온 허트레인
황야의 총잡이 리온 허트레인의 공격 .dice 1 100. = 85 [ 26이상 명중 ]
모래벌레의 공격 .dice 1 100. = 80 [ 68이상 명중 ] -
121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8:16:34- 리온 허트레인
황야의 총잡이 리온 허트레인 HP 124/145
모래벌레 HP 87/150
괴물은 당장이라도 당신을 한입에 집어삼킬듯 주둥이를 벌려온다.
당신은 침착하게 사격을 가한다. 총알이 주둥이 옆으로 자라난 눈을 꿰뚫는다.
급소를 관통당한 벌레는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몸을 마구 비틀어댄다.
모래먼지가 사방으로 피어오르고 벌레는 몸을 마구 비틀어댄다.
거대한 몸뚱이가 격렬히 꿈틀거리며 뭉툭한 꼬리의 일부가 당신을 냅다 후려친다.
자칫 잘못하면 놈의 몸부림에 바이크까지 휘말릴 판이다. -
122 리온 허트레인 (2710026E+5) 2020. 6. 17. 오후 8:27:17모래벌레가 날뛰자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리온은 아픔을 참아가며 다시 녀석의 몸뚱이에 총구를 겨눈다. 아픔에 녀석은 계속해서 날뛸 것이고, 그러다 오토바이를 망가뜨리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그는 찬찬히 바이크에서 떨어뜨리는 처음의 작전을 버리고, 속전속결로 끝내기로 한다. 그 편이 리온과 바이크에게 좋은 일일 것이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저 벌레에게도 그럴지 모르지. 그 생각과 함께 리온은 총알을 연거푸 쏘아댄다.
//속사를 사용하겠습니다 -
123 테즈카코 (387352E+57) 2020. 6. 17. 오후 8:35:12"읏!"
꼭 불덩이같다. 망치로 한번 후려치는 듯 하더니 달군 쇠로 지지는 느낌이다.
테즈카코의 공격은 빗나간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계속해서 내리꽂는다.
태양을 미는 독수리여 그대는 나의 갑주이시요 나의 영광이시요 나의 날개를 드시는 자이시니이다
내가 찢어지는 호루라기로 부르짖으니 그의 성좌에서 응답하시는도다
피를 보고 말리라. 테즈카코는 다짐했다.
//태양신의 고동 사용 -
124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8:41:53>>123
액티브 스킬로 강화 후 바로 공격이 가능합니다
공격 다이스도 같이 돌려볼게요 -
125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8:45:28- 리온 허트레인
황야의 총잡이 리온 허트레인 액티브 스킬 시전[속사]
연사 횟수 .dice 2 4. = 3 -
126 테즈카코 (387352E+57) 2020. 6. 17. 오후 8:46:07>>123 옛서
-
127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8:46:36- 테즈카코
최후의 퀘찰 테즈카코 액티브 스킬 시전[태양신의 고동]
최후의 퀘찰 테즈카코의 공격 .dice 1 100. = 55 [ 41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52 [ 53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67 [ 53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81 [ 53이상 명중 ]
- 리온 허트레인
속사! .dice 1 100. = 52 [ 26이상 명중 ]
속사! .dice 1 100. = 22 [ 26이상 명중 ]
속사! .dice 1 100. = 85 [ 26이상 명중 ]
모래벌레의 공격 .dice 1 100. = 67 [ 68이상 명중 ] -
128 Narrator (6817791E+6) 2020. 6. 17. 오후 8:58:57- 리온 허트레인
조약돌만한 총알이 모래벌레의 부드러운 살을 꿰뚫고 지나 누런 체액을 뿜어낸다.
숨이 끊어질때까지 발악을 하듯 몸을 비틀어대던 녀석은 땅에 머리를 여러번 찍어댄다.
움직임이 둔해진 상태로 수 초간 파르르 몸을 떨다 마침내 움직임을 멈춘다.
이런 녀석이 사람을 덮칠만한 곳이라면 오늘 안에 인적이 있는 곳에 닿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 숙련도가 3 상승했습니다. ]
- 테즈카코
최후의 퀘찰 테즈카코 HP 58/82 MP 65/110
[ 효과: 태양신의 고동(3턴간 마법 공격력 수치의 절반만큼 근접무기 공격력이 향상하고 물리 방어력이 10만큼 강화된다.) ]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0/5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당신을 향해 수많은 총알들이 날아들지만 마력으로 감싼 깃털을 뚫지 못한다.
뭇 퀘찰의 하피들이 그러하듯 당신도 같은 방식으로 적을 몰아세운다.
마력으로 강화된 발톱을 휘두르자 적이 쥐고 있던 총은 두 동강이 나고 로브는 찢어진다.
하지만 은하수의 사수들은 물러서지 않고 당신을 향해 총을 겨눠온다. -
129 리온 허트레인 (2710026E+5) 2020. 6. 17. 오후 9:08:34"후... 일진이 사납군."
리온은 온 땅에 흩뿌려진 체액을 피하며 다시금 바이크의 상태를 확인했다. 벌레가 이놈만 있으리라는 법도 없다. 자리를 옮기긴 해야할 것이다. 어차피 움직일 예정이었으니 좀 더 고생하는 건 괜찮았으나 사람 닿는 곳까지 못가는 것이 아쉬운 눈치였다. 바이크를 못 탄다면 끌어야 할 것이다. 리온은 내일을 위해서라도 부지런히 다리를 옮기고 바이크를 점검했다. -
130 테즈카코 (387352E+57) 2020. 6. 17. 오후 9:39:18주신이시여 높은 곳의 조상이시여 저를 지켜보소서. 마력이 흐르고 가슴을 북채로 후려치는 듯한 고동이 울려퍼진다.
날개와 꽁지깃을 활짝 펼치고 발톱을 내세운다. 사수 하나를 그대로 내리꽂으며 덮쳐버린다. 무언가 와그작하는 진동이 느껴졌다.
"맞아, 기억났다. 별쟁이 녀석들. 오랜만에 보니 반가움에 몸 둘 바를 모르겠구나. 네 녀석들도 그러하느냐?"
마법사의 탄식과 자조는 어느샌가 잊혀졌다. 테즈카코는 날개를 휘둘러 공기를 밀어내며 달려든다. 커다란 달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근접공격 -
131 Narrator (4761631E+6) 2020. 6. 18. 오후 12:43:47- 리온 허트레인
다행히도 어디 크게 망가진 구석은 없어 보인다.
단지 뜨거워진 엔진 때문에 언제 퍼져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뿐.
최악의 경우에는 바이크를 버려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런 쇳덩이를 끌고 달궈진 모래벌판을 오래 걸을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 테즈카코
최후의 퀘찰 테즈카코의 공격 .dice 1 100. = 87 [ 41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49 [ 53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30 [ 53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77 [ 53이상 명중 ] -
132 Narrator (4761631E+6) 2020. 6. 18. 오후 12:45:37어차피 전투의 결과가 정해져있는 상황인지라.. 빨리 끝내보겠습니다
-
133 Narrator (4761631E+6) 2020. 6. 18. 오후 12:45:59- 테즈카코
최후의 퀘찰 테즈카코의 공격 .dice 1 100. = 59 [ 41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77 [ 53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6 [ 53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99 [ 53이상 명중 ] -
134 Narrator (4761631E+6) 2020. 6. 18. 오후 12:55:59- 테즈카코
짧은 혈투가 끝이 나고 당신은 포위망을 넘어 조금 자유로워졌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마치 이 순간을 위해 살아온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은하수 하늘의 주민들은 퀘찰의 하피들만큼 전투에 능하지 못했다.
그러나 당신이 완전히 물러날때까지는 추격을 멈추지 않을 것만 같다.
[ 숙련도가 3 상승했습니다. ] -
135 테즈카코 (6590081E+5) 2020. 6. 18. 오후 1:26:56멱살을 잡고 있던 발톱에 힘을 풀었다. 사수의 몸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더운 숨을 훅 뱉어내며 깃털에 묻은 것들을 털어냈다. 글로만 보던 전투의 환희를 직접 체험하자 그 느낌이 남달랐다. 이대로 날아서 도망가면 그들을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엥카네 그 놈. 분명 곤궁에 처했겠지."
하지만 엥카네가 계속 눈에 밟혔다.
안 그래도 따돌림당하던 사람 같다. 퀘찰을 도왔다는 것까지 더해지면 아마 처형당할지도 모른다.
비록 이민족이지만 신의를 아는 자였다. 감히 자신에게 거래를 하려 든 게 괘씸하지만...그래도 다른 이민족과는 다르게 생각해야지 않을까.
잠깐 고민하던 테즈카코는 엥카네의 집으로 잠깐 가 보기로 한다.
아, 그 전에 혹시 이 세 명에게서 뭔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혹시 루팅..가능합니까?? -
136 Narrator (4761631E+6) 2020. 6. 18. 오후 1:42:10>>135 가능할때 말씀 드릴게요~~
-
137 테즈카코 (6590081E+5) 2020. 6. 18. 오후 1:45:00그럼 그냥 엥카네한테 갈게요!
-
138 리온 허트레인 (9434479E+5) 2020. 6. 18. 오후 5:14:24부품을 갈 때가 왔다는 신호가 분명했다. 지난번 수리가 머릿속에서 가물거리긴 했지만 아직 여유는 있었을 것이다. 리온은 갈수록 짧아지는 주기에 한숨을 내쉬고 다시 헬멧을 썼다.
어쩔 수 없군. 퍼지기 전에 제대로 쉴만한 그늘이 나오길 바라는 수밖에. 바이크를 버린다는 선택지는 그에게 있을 수 없었다. 벌써 년도로만 따지자면 30년 가까이 함께한 물건이었다. 그는 바이크에 타고 시동을 걸어보았다. 최근 이렇게 간절했던 적이 없을 것이다. -
139 카타크리스 (9422657E+5) 2020. 6. 18. 오후 5:36:03돌출된 곳을 검으로 찍어버렸다. 벤다기 보다는, 벌목을 하듯 휘둘렀다는 표현에 걸맞았다. 박혔던 칼을 빼내고 카타크리스는 몸을 가볍게 놀렸다. 모래바닥이 조금 어색하지만 움직이는 데에 큰 문제는 없었다. 아직은. 몸을 낮추고 눈을 부릅떴따. 카타크리스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조금 광기어린 웃음이 자리했다.
"자.자.자."
신명나기 시작했다구. 통해서.
다만 아직 해야할 일은 있었기에 카타크리스는 붉은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검을 찾기 위해. -
140 Narrator (202208E+62) 2020. 6. 20. 오전 4:18:08답레가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빨리 남겨놓도록 할게요
그리고 크록주는 오늘까지 별다른 레스 남겨주시지 않으면 참여의사가 없는 걸로 간주하고 시트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
141 Narrator (3912533E+6) 2020. 6. 22. 오전 12:34:32- 카타크리스
붉은물감 카타크리스의 공격 .dice 1 100. = 11 [ 40이상 명중 ]
인간의 샘의 공격 .dice 1 100. = 25 [ 50이상 명중 ]
(1턴 뒤 이즐리의 기사 하메리드가 전투에 참여합니다.) -
142 Narrator (3912533E+6) 2020. 6. 22. 오전 12:42:55- 테즈카코
한바탕 난리가 지나간듯 노인의 집은 문이 활짝 열린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파수꾼 일부가 당신을 쫓는동안 나머지는 벌써 자리를 떠난 것 같다.
노인이 저들에게 잡혀갈때 큰 저항이 없없는지 집 내부는 온전한 모습이었다.
"뭠! 뭠!"
엥카네의 집으로 돌아오자 뒷문으로부터 푸블럼이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개는 집안을 두리번거리더니 노인에게 일이 생긴걸 아는지 낑낑거리는 소리를 낸다.
- 리온 허트레인
[ 드르륵 터더더덕. ]
무언가 둔탁하게 갈리는 소리와 함께 엔진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완전히 퍼져버려서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게 잠시 당황스러움에 젖어 있을때 멀리서 바퀴가 모래를 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참을 달려오던 지프차는 차체를 출렁거리며 벌레 사체 앞에 멈춰선다.
차에서 내린 여자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커다란 몸뚱이를 올려다본다.
"이거 당신 짓이야?"
머지않아 당신을 발견했는지 말을 걸어온다.
- 카타크리스
붉은물감 카타크리스 HP 45/70
인간의 샘 HP 158/250
다른 곳으로 팔린 시선에 하마터면 식인 나무의 줄기에 깔려버릴뻔 했다.
한차례 한차례 채찍처럼 휘몰아치는 줄기의 무게는 상당했다. 마치 커다란 둔기로 내려찍어오는 것처럼..
몸을 허우적거리던 기사는 불쑥 손에 잡히는 무언가에 몸을 지탱하며 일어선다.
그녀의 손에 잡힌 것은 자신의 검이었다. 모래 안에 처박혀 있던 것을 우연찮게 찾았다.
"찾았어!"
소중한 것을 찾은양 환한 목소리로 외치며 칼집에 든 장검을 뽑아쥔다. -
143 테즈카코 (1522117E+5) 2020. 6. 22. 오전 1:09:03"싸움엔 소질이 없나보군. 딱한 일이야."
집 안을 둘러봐도 저항의 흔적이 없었다. 테즈카코는 혀를 쯧쯧 찼다.
"아무리 이단 이민족이라지만, 퀘찰을 돕다가 곤궁에 처한 이 아닌가? 이를 내칠 수도 없으니..."
건방지긴 했지만. 그래도 이민족으로서 테즈카코를 감싸준 공은 적지 않았다. 관용을 베푸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너는 무엇 하느냐? 서둘러 네 주인을 찾거라!"
밤하늘이 어둡다지만 날아오르면 금방 다시 포착당할 것이다. 놈들이 모르고 있을 때 번개처럼 찌르고 들어가 엥카네와 푸블럼을 데리고 빠져볼 생각이다.
테즈카코는 푸블럼의 엉덩이를 슬슬 떠민다.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런지. -
144 리온 허트레인 (7368075E+5) 2020. 6. 22. 오후 4:54:23리온은 끄덕여 답하고 그녀의 지프차를 쳐다보았다. 그가 치안대를 떠나간 이후로는, 아니 치안대에서도 보기 드물었던 것이다. 그의 기억 속에서 지프차는 오랜 유랑 세월 속에 모습도 가물가물한 물건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 타고 온 사람이 있다니, 놀랄 일이었다.
"벌레들이 오고 있소?"
잠시 그렇게 쳐다보던 리온은 오토바이 때문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긴 했다는 생각에 되물었다. -
145 Narrator (7924067E+6) 2020. 6. 23. 오전 5:48:06- 테즈카코
개는 혀를 낼름거리며 당신을 빤히 쳐다본다. 곤란스러운 눈초리로 꼬리를 살랑거린다.
이미 파수꾼들에게 당신의 존재가 알려진 상황이니만큼 단신으로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는 것은 위험한 판단이다.
이 시점에서 노인은 이 땅의 사람들에게 완벽한 반역자가 되었다.
엥카네는 처음 봤을때부터 동족들과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는 단번에 파수꾼들의 의심을 샀다. 예전에도 이와 비슷하거나 혹은 더 심한 일이 있었던 것 같다.
- 리온 허트레인
"응, 아니? 최근에 본 건 이게 전부야."
여자는 벌레의 사체 위에 손을 기댄채로 이야기한다.
탱크탑과 자켓, 짧은 반바지까지. 시원해보이는 옷차림이다.
괴물을 쫓는 용병이나 사냥꾼은 아닌 것 같다.
"땅을 파헤치고 다녀서 골칫거리였는데 멋지게 해치워주셨네."
그녀는 뒷좌석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며 말한다.
잠시후 당신쪽으로 견인줄이 날아든다. 덩그러니 놓인 바이크에선 여전히 연기가 새어나온다. -
146 리온 허트레인 (1661708E+5) 2020. 6. 23. 오전 8:09:07"별 걸 다 가지고 있군."
리온은 바닥에 떨어진 줄을 잡으며 말했다. 그녀의 지프차와 이 줄 모두 겨냥한 말이었다. 아무래도 저쪽은 제대로 준비가 되어있는 모양이다. 다른 이를 위한 물건이 구비된 저쪽을 보고 리온은 작은 부러움을 느꼈다.
줄을 잡은 손을 들고 리온은 잠시 망설였다. 황무지의 인연을 믿어도 되는가? 하지만 이대로는 황무지의 모래바람을 맞게 될 뿐이었다. 찾아온 작은 행운이라 믿으며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밖에. 곧 리온은 바이크에 견인줄을 연결하기 시작했다. -
147 테즈카코 (4865796E+5) 2020. 6. 23. 오전 9:36:47"이놈아. 안 가느냐? 응?"
역시 알아듣지 못한다. 이러면 곤란한데. 주변에는 아까처럼 총 든 놈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있을 것이다.
푸블럼의 안내를 받아 엥카네에게 일직선으로 가도 불안하다. 테즈카코가 직접 여기저기 쑤시며 엥카네를 찾을 수는 없었다.
"뭐, 이 정도로도 대강 성의는 보인 것일까..."
어느정도 돕겠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정말 목숨까지 걸고서 도울 각오는 없었다.
이기적이라도 테즈카코의 입장에서는 일단 자기가 살아야 했다. 자기가 죽으면 아무 소용 없다. 자신에게는 사명이 있었다.
"넌 여기 계속 있던지, 주인을 찾아가던지. 마음 가는 대로 하거라. 그렇다고 이 몸을 따라오진 말고."
테즈카코는 주변을 살피며 집 밖으로 몸을 내민다. 이번에는 높게 말고 낮게 날아보자. 그러면 적어도 멀리 있는 놈에게까지 테즈카코의 모습이 보이진 않을 테니. -
148 테즈카코 (500248E+55) 2020. 6. 24. 오후 8:22:42갱신
-
149 이름 없음 (6811873E+5) 2020. 6. 25. 오후 9:07:01ㄱㅅ
-
150 Narrator (6875244E+6) 2020. 6. 26. 오후 8:43:29시험기간이라 답변이 계속 늦어지고 있습니다 쏘리쏘리
-
151 이름 없음 (0606086E+5) 2020. 6. 26. 오후 10:13:24공부가 우선이죠 천천히 해주세요~
-
152 Narrator (8583456E+6) 2020. 6. 30. 오전 7:03:28- 리온 허트레인
운이 좋게도 차를 빌려타게 되었다.
지프차는 육중한 바퀴를 굴리며 모래를 가로지른다.
차 뒤편에 묶인 오토바이는 바닥을 기듯이 딸려온다.
"총 쏘는 실력이 좋던데 어디 가는 길이야?"
운전대를 잡은 여자가 넌지시 물어온다.
- 테즈카코
개는 부산스럽게 몸을 움직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당신을 숲 밖으로 내보내라는 노인의 말 때문일지도 모른다.
바깥은 무척이나 고요하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낮게 날아 주변을 살피자 사수들의 행렬과 그 사이에 끼인 노인이 보인다. -
153 리온 허트레인 (5588739E+5) 2020. 6. 30. 오전 7:31:24바이크를 고정하고 지프차에 올라탔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걸을 때나 바이크를 탔을 때와는 다른 꽤 낯선 것이었다. 리온은 감각이 없는 왼손으로 총을 만지작거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다 목소리를 냈다.
"목적지는 없었소만 저 녀석이 저꼴이니 수리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지."
결국은 구체적인 목적지가 없다는 말이었다. 이 마을 저 마을을 전전해가며 떠도는 여행자에게 그런게 있다면 더 신기한 것일지도 모른다. 외진 마을에서는 톱니 하나 구하기 어렵겠지만 그런 것은 운에 맡기는 수밖에.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었소. 이런 걸 몰고." -
154 테즈카코 (4148402E+5) 2020. 6. 30. 오전 8:54:15사수들과 노인을 포착하자마자 테즈카코는 날갯짓을 딱 멈췄다. 날개를 넓게 펼치고 각도를 조절하면서 날갯짓을 최소화하려 했다.
너무 함부로 흔들면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나니까. 테즈카코는 부엉이가 아니었다.
"저것들을 어찌 요리할 것인가. 아니면...."
엥카네의 말대로 그냥 무시하고 도망쳐버려? 이미 셋을 죽였지만. 테즈카코는 아래의 상황을 내려다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
155 Narrator (4830024E+6) 2020. 7. 4. 오전 4:38:46상태기(?)가 오는 바람에 진행을 안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풀고 복귀하도록 하겠습니다.. -
156 테즈주 (3839112E+5) 2020. 7. 4. 오전 6:27:32알겠워요~
-
157 이름 없음 (9603495E+5) 2020. 7. 4. 오후 12:08:27넹 한동안 쉬다오셔요
-
158 Narrator (4354944E+6) 2020. 7. 6. 오후 11:17:39>>154
- 테즈카코
진행 다이스 .dice 1 100. = 48 [61이상 성공] -
159 Narrator (4354944E+6) 2020. 7. 6. 오후 11:36:37- 리온 허트레인
"벌레를 쫓고 있었어. 근방에서 워낙 말썽이라."
불행중 다행으로 주변에 정착지가 있었나보다. 이런 불모지에서 용케도 살아가는 모양이다.
"흐음~ 아까 잠깐 상태를 봤는데. 그냥 두고 가는게 낫지 않겠어?"
"고치는데만 적어도 3000몰렛은 나올 것 같은데."
그녀는 룸미러로 딸려오는 바이크를 쳐다보며 말한다. 떠돌이에게는 당치도 않은 액수다.
- 테즈카코
선두에 선 사수의 시선이 곧장 하늘을 향한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그의 예리한 눈길을 피할 수 있었다.
아무튼.. 비탈진 길 위에서 상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수다. 함부로 접근할 순 없을 것 같다.
그들의 일에 간섭할만큼 가치가 있을까? 숲을 벗어나는 것보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다. -
160 테즈카코 (1103521E+6) 2020. 7. 7. 오전 12:04:46마음같아선 엥카네 빼고 전부 발톱으로 조각을 내는 게 맞다. 감히 주제넘게 퀘찰에게서 이칠룹의 가호가 떠났니 뭐니 떠벌리던 별쟁이 신관까지 함께.
하지만 그러기엔...너무 힘들다. 총알에 맞은 곳도 욱신거리고, 피도 아직 멈추지 않았다. 저들을 모두 상대하다간 산 채로 잡혀 깃털을 쥐어뜯길 게 분명하다.
곧 퀘찰이 다시 출현했다는 소문이 쭉 퍼질 것이다. 밀림에서 나가려면 한참을 더 날아야 한다.
"한 번 저것들을 뚫고 집까지 구하러 갔으면 되었지."
"엥카네, 이칠룹의 이름으로 그대를 축복하노니 이방인 된 자로서 영광인 줄 알거라. 이방인의 몸으로 이칠룹의 축복을 받은 자가 역사상 몇 명이나 있었겠느냐?"
여기까지가 테즈카코가 해 줄 수 있는 전부인가보다. 그녀는 결국 기수를 돌렸다. -
161 리온 허트레인 (3276043E+5) 2020. 7. 7. 오후 9:41:42"...돈 벌 거리를 찾아봐야겠군."
리온은 그녀처럼 바이크를 힐끔 쳐다보고는 말했다. 거의 한숨과 같은 목소리였으나 몇십 년을 함께한 동료를 두고 하는 말처럼 분명한 애정이 담긴 말이었다.
"근처에서 수리할 수 있는 건 확실하오?"
바이크에서 시선을 떼고 그녀를 바라보고 물었다. 불안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괜히 확답을 받고자 되물은 것이다. -
162 이름 없음 (4316449E+5) 2020. 7. 14. 오후 4:30:36갱신
-
163 이름 없음 (4964247E+6) 2020. 7. 18. 오후 12:09:04갱신
-
164 이름 없음 (0638587E+5) 2020. 7. 21. 오후 6:56:18갱신
-
165 이름 없음 (6184437E+5) 2020. 7. 23. 오후 9:19:45갱신
-
166 이름 없음 (3775434E+5) 2020. 7. 26. 오후 4:41:47갱신
-
167 이름 없음 (6357777E+5) 2020. 7. 27. 오후 7:19:46갱신
-
168 이름 없음 (5175446E+6) 2020. 7. 28. 오후 7:09:24갱신
-
169 이름 없음 (630706E+58) 2020. 7. 29. 오후 6:18:08갱신
-
170 이름 없음 (1684877E+5) 2020. 7. 30. 오후 8:04:56갱신
-
171 이름 없음 (785989E+54) 2020. 7. 31. 오후 7:50:26갱신
-
172 이름 없음 (MPAT4Q4HPE) 2020. 8. 1. 오후 9:03:27갱신
-
173 이름 없음 (8b0gI/G.Xs) 2020. 8. 3. 오후 10:22:12갱신
-
174 이름 없음 (wRx2i65xOc) 2020. 8. 7. 오후 8:57:46갱신
-
175 Narrator (VCJuVCUbkM) 2020. 8. 8. 오전 10:57:33악 갱신밭
ㅎㅇ 오랜만입니다 -
176 이름 없음 (xx0i5Pqgdc) 2020. 8. 8. 오후 2:28:24오랜만입니다 레주~~ 오랜만에 보니 더 반갑군요
-
177 테즈주 (ibrwo5GVPA) 2020. 8. 8. 오후 6:05:06돌아오셨군요 캡. 다시 진행을 하시는 건가요?
-
178 Narrator (VCJuVCUbkM) 2020. 8. 8. 오후 10:52:14>>176 >>177
ㅇㅇㅇ 슬슬 진행해야지요 -
179 Narrator (VCJuVCUbkM) 2020. 8. 8. 오후 10:57:39쉬는동안 앞으로 진행 어떻게 할까 짬짬이 생각해봤는데
짜봐야 의도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안되니 그냥 그때그때 맞춰서 뇌빼기로 하는게 좋겠다~ 라는 결론이 나오더라구요 판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보니까..
이래저래 준비 해봤는데 안될 것 같아서 싸그리 갈아엎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한 건 그대로 가고 앞으로의 진행은 백지장인 상태올시다
그래도 진행하는데는 별로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하하 -
180 Narrator (VCJuVCUbkM) 2020. 8. 8. 오후 11:09:50어차피 스레도 띄엄띄엄 갱신하고 있으니 천천히 이어봅시다 ^^^^
-
181 테즈주 (ibrwo5GVPA) 2020. 8. 8. 오후 11:21:37
-
182 Narrator (VCJuVCUbkM) 2020. 8. 8. 오후 11:38:07- 테즈카코
어둠이 깔린 하늘 아래로 좁쌀만한 털뭉치가 꾸물꾸물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푸블럼 녀석이다. 한동안 망설이더니, 결국 주인의 뒤를 따라가는 것이다.
찜찜하게 남는 감정을 뒤로한채 당신은 숲의 끝으로 방향을 틀었다.
똑같은 풍경과 지독한 적막은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잡념을 떠오르게 한다.
악시호루는 빛을 잃었다. 호수의 마법사가 돌아왔지만 그의 힘이 과연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까.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그또한 홀로 외롭게 그곳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 리온 허트레인
"아하, 차까지 덥썩 얻어타놓고는 의심하기까지야?"
그녀는 콧방귀를 끼며 가벼운 목소리로 대답한다.
차체가 거칠게 흔들린다. 자갈이 가득한 비탈길을 지난다.
뒤편의 바이크로부터 이따금 돌부리에 찍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머지않아 먼지가 끼인 지평선 너머로 작은 건물들의 형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흙으로 쌓여 단단하고 각이 졌다.
운전대를 잡은 여자는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 사내에게 손을 흔든다.
잠시후 어느 건물 앞에 이르러 차가 멈춰선다. 배기구로 검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셔터가 열린 창고 안으로 수많은 폐품과 기계부품들이 쌓여 있다. -
183 테즈카코 (Xaq4/rHfPI) 2020. 8. 9. 오전 10:32:09테즈카코는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저었다. 날개를 더 힘차게 저었다.
"고작 이방 늙은이와 개 한 마리 때문에 주저할 수는 없어. 내겐 막중한 사명이 있으니..!"
테즈카코는 코웃음을 치며 엥카네를 버릴 만큼 모질진 못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언제나 의무와 사명을 내세우는 것이었다.
주홍빛 깃털 하나가 나풀거리며 지나간 자리 위로 떨어진다. -
184 리온 허트레인 (TvoH8CrjHs) 2020. 8. 9. 오후 12:55:25리온은 차에서 내리며 창고를 바라보았다. 저 정도면 수리할 부품 몇개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멋지군. 저런 것들은 어떻게 구했나?"
바이크에 묶인 견인줄을 풀 겸 다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프 뒤로 돌아가며 물었다. -
185 테즈주 (SHRK2HTRlQ) 2020. 8. 11. 오전 12:34:29갱신-
-
186 이름 없음 (KTgZmmAJ.E) 2020. 8. 15. 오후 9:01:59갱신
-
187 이름 없음 (XU0kd.Gz.E) 2020. 8. 20. 오후 12:41:06갱신
-
188 이름 없음 (zVhZdo9A9U) 2020. 8. 23. 오후 8:38:26갱신
-
189 Narrator (FmQ4b1qXkQ) 2020. 8. 29. 오후 11:12:33- 테즈카코
은하수의 땅을 지나 여명이 밝아온다.
하늘을 뒤덮은 구름 아래로 연녹색 평야가 펼쳐진다.
밀림에 둘러싸인 고원은 깊은 시름을 잠시 잊을만큼 웅장했다.
가까운 곳으로부터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날개를 곧게 편 새 한 마리가 보인다.
바람의 전령이라 불리는 메칠의 거대 독수리다.
새는 당신의 존재를 눈치챘지만 잠시 눈길만 보낼뿐 다가오지는 않는다.
곧 넓은 호선을 그리며 지상으로 내려앉는다.
- 리온 허트레인
바이크의 차체는 오는 길에 뒤집히고 돌부리에 치여 더 엉망이 되었다.
모래먼지를 뒤집어쓴데다 곳곳엔 깊은 흠이 났다.
"모래가 휘몰아치는 자갈밭 속에서-"
그녀는 당신이 바이크에 걸린 사슬을 풀어낼동안 차 트렁크를 열며 말한다.
드넓은 황무지에는 버려진 물건들이 많다.
이곳의 사람들은 폐품을 활용해 자급자족하며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
"마침 공방에 손이 부족한데, 급전이 필요하댔지?"
그녀는 처음부터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능청맞게 말을 걸어온다. -
190 Narrator (FmQ4b1qXkQ) 2020. 8. 29. 오후 11:20:32코로나가 2.5단계로 격상했군요..
꼼짝없이 집에 갇혀있게 생겼습니다 아~~ -
191 Narrator (FmQ4b1qXkQ) 2020. 8. 29. 오후 11:21:13아마 당분간은 자주 들락날락 할 것 같습니다
두 분이 아직 계시다면요! -
192 이름 없음 (QqLqM875Vo) 2020. 8. 30. 오후 1:33:28예쓰 남아있습니다. 거리두기 2.5단계로 많이 답답하시겠네요~
이쪽은 아직 2단계이긴 한데 어찌될까.... 불안불안합니다
-
193 리온 허트레인 (QqLqM875Vo) 2020. 8. 30. 오후 1:40:33몸을 낮춰 바이크를 두드리며 먼지를 털어냈다. 아직 남아 바이크를 더럽히는 흙먼지와 찌그러진 차체는 황무지를 구른 세월을 보여주고 있었다. 바이크를 바라보던 리온은 일어나 입을 뗐다.
"정확히는 수리가 필요하지. 무슨 일을 해야하오?" -
194 테즈카코 (agMySgj6sw) 2020. 8. 30. 오후 2:04:00평생을 밀림에서 살았는데 정작 이런 곳에 와 보는 것은 처음이다. 지도와 글로만 본 곳. 사실 하루 정도는 신전을 떠나서 이곳저곳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그 바람은 어떻게든 이뤄진 것 같다. 조금 원숭이 손 같긴 하지만.
"저걸 사냥할까. 말까.."
힘겨운 싸움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몸을 격하게 움직이고 피를 흘리니 기운이 조금 빠진다. 뭔가를 먹고 몸을 회복하면 좋겠다. 테즈카코는 연녹빛 평야 위를 빙빙 멤돈다. 꼭 저 독수리가 아니더라도 뭔가 사냥감을 찾고 싶었다. 적당한 게 없다면 저 독수리를 노려봐야겠지.
//저도 있워요~~~ -
195 Narrator (qKqM3p.ido) 2020. 8. 30. 오후 4:17:09- 리온 허트레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당신에게로 쇳덩이 하나가 날아든다.
"일단 짐부터 옮길래?"
그녀는 녹이 슨 철물을 들어올리며 느긋한 목소리로 말한다.
곧, 지프에 실린 짐을 창고에 모두 내려놓고 잠시 숨을 돌릴 틈이 생겼다.
공방의 주인은 낮은 의자에 앉아 테이블 위에 다리를 올려놓는다.
"자, 이제 정산을 해볼까?"
"있는 돈 다 털어내보세요~"
그녀는 수고인사 한마디 없이 대뜸 돈 얘기를 꺼낸다.
- 테즈카코
평생토록 밀림을 지켜왔던 당신에게는
울창한 숲으로 가려진 하늘이 더욱 익숙할 것이다.
그래서 이 풍경이 더욱 이질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드넓은 평야, 풍요의 상징으로 불리는 메칠은 그와 대조되게 무척이나 고요했고,
그래서인지 어딘가 모르게 쓸쓸해보였다.
공중을 맴돌자 지상으로 반짝, 빛이 튀어오른다.
누군가 당신쪽으로 망원경을 겨누고 있다.
푸른 평야와 대조되는 흰 천옷을 둘러 금방 눈에 띈다. -
196 리온 허트레인 (QqLqM875Vo) 2020. 8. 30. 오후 5:03:56리온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며 찡그렸다. 갑작스레 들려온 그녀의 말은 몇가지 생각을 떠오르게 했다. 그러나 이제와서 버텨봤자 바이크는 망가진 채로 땅에 나뒹굴 뿐이다. 결국 리온은 돈을 꺼냈다.
"500 몰렛이오. 더는 없소." -
197 Narrator (qKqM3p.ido) 2020. 8. 30. 오후 5:15:07- 리온 허트레인
"정말 이것뿐이야?"
그녀는 당신이 내민 액수를 보고 불신의 눈초리를 보낸다.
하루이틀이나 묵으면 금세 사라질 액수였으니..
"좋아. 그럼 남은건 2500정도니까."
"하루이틀만에 그렇게 큰 액수를 줄 순 없고.."
곰곰히 생각하듯 눈을 위로 굴리며 혀를 찬다.
"당분간 일하면서 지낼 곳도 필요하잖아?"
"숙박비, 식비, 기타 등등 떼고 일당 100몰렛. 어때?"
어딜봐도 옆에 두고 헐값으로 굴려먹을 생각이다. -
198 테즈카코 (agMySgj6sw) 2020. 8. 30. 오후 5:32:22어딜 가나 멈추지 않는 무수한 악수의 요청....은 아니고, 적어도 밀림 안에서만큼은 존재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이들이 바로 퀘찰족 아닐까. 어찌보면 조상들이 저지른 패악질의 업보를 그녀가 나눠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망원경을 든 저 사람을 그냥 두고 갔다간 뒤통수가 불안하지 않을까. 테즈카코는 한 자리에서 정지비행을 하며 알 수 없는 사람을 주시한다.
우선은 적대적인 상대라고 가정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뭔가 허튼 짓을 하진 않는지 아래를 노려본다. -
199 리온 허트레인 (QqLqM875Vo) 2020. 8. 30. 오후 5:34:03리온은 그 말을 듣자 작게 한숨 쉬고 고개를 몇번 내저었다.
"하루종일 부려먹는 건 좋소. 그걸로 수리할 값이 빨리 모인다면야."
단순히 계산해봤을 때 25일이 지나야 한다. 조급하게 행동할 생각은 없었으니 한 달 정도의 시간은 괜찮다하더라도 25일 간 분명히 있을 거라 짐작되는 부당한 처우와 감봉은 시간을 더 늘릴 것이다. 리온은 보여주듯 홀스터를 매만지며 그녀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게 제대로된 값이어야 할 거요. 부당한 값이 주어질 때 가만있을 생각은 없으니까." -
200 Narrator (qKqM3p.ido) 2020. 8. 30. 오후 5:58:54- 테즈카코
독수리가 망원경을 쥐고 있는 이에게 다가온다.
원근이 잘못되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을 훌쩍 넘어서는 크기다.
천옷을 입은 여자는 독수리를 올려보더니 망원경을 거둔다.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잔디밭이 살랑거린다.
- 리온 허트레인
"으.. 이래서야 살떨려서 같이 일할수 있겠어?"
그녀는 살짝 움찔하고 당황스러운 눈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당분간 같이 얼굴 마주볼 사이니까 표정 풀어~"
"난 캔더스 주스야. 여기 위츠라인의 기계들은 다 내 손을 거쳐가."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며 이곳의 유일한 기술자임을 드러낸다. -
201 리온 허트레인 (QqLqM875Vo) 2020. 8. 30. 오후 6:45:53"앞으로 신세를 지겠군. 리온 허트레인이오. 뭐... 잘 부탁하지."
캔더스 주스, 이곳의 유일한 기술자라는 걸 보니 바이크도 그녀에게 맡겨질 것이다. 캔더스의 말대로 한동안 마주볼 사이고 하니 괜히 더 위협해서 불편하게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리온도 이름을 밝히고 짧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한다.
"이 마을... 위츠라인이라고 하나? 좀 더 소개를 받고 싶은데." -
202 테즈카코 (agMySgj6sw) 2020. 8. 30. 오후 7:12:40"달려들기만 해 봐라. 아주 깃털을 다 뽑아버릴테다."
테즈카코는 침음성을 내며 자그마한 소리로 뇌까렸다. 밀림에서 나가려면 아직도 멀었고 눈에 보이는 사람마다 일일히 신경쓰기엔 여유가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상대의 정체를 확인하고 그 상대가 자신을 공격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 말고는 없었다.
테즈카코는 다시금 지평선을 향해 날기 시작한다. 이따금씩 뒤를 돌아보면서 -
203 Narrator (qKqM3p.ido) 2020. 8. 30. 오후 7:38:41- 리온 허트레인
"편하게 주스라고 불러. 허트레인씨."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름떼 묻은 장갑을 벗는다.
"슬슬 식사때가 되었나.."
"아, 비스트로에 가볼까? 다른 일거리를 더 찾아볼수도 있을걸."
어딜가나 소식통을 듣거나 대화 나누기에 식당만큼 좋은 장소가 없다.
그리고 소소한 일거리를 구하는데도.
- 테즈카코
은하수 하늘의 사람들처럼 공격적으로 쫓아오는 일은 없다.
다만 영역간을 넘나드는 긴 비행에 몸이 지쳤을 뿐.
이따금 작은 언덕과 키 작은 나무가 평원 한구석을 차지하지만 단조로운 풍경은 계속된다.
이곳은 이칠룹의 땅이나 은하수 하늘처럼 특정한 세력이 자리잡지 않은 것 같다.
머지않아 초원 아래로 작은 풍차와 집 한 채가 보인다.
바로 옆 울타리 안으로 곡식과 채소를 심은 밭이 딸려있다. -
204 리온 허트레인 (QqLqM875Vo) 2020. 8. 30. 오후 8:03:52"그러지, 주스. 어느 쪽에 있나?"
리온은 바이크를 흘끔 보고 끄덕였다. 일거리가 많을 수록 수리 시간이 앞당겨질 것이다.
그리고 허기가 느껴지기도 하고. 공방에서 몇걸음 물러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
205 테즈카코 (agMySgj6sw) 2020. 8. 30. 오후 8:11:16날개가 지친 테즈카코는 조금씩 땅으로 떨어지다 마침내 착륙한다. 날개에 쥐가 날 것 같다. 그녀가 내려앉은 곳은 풍차와 밭이 딸려있는 집이었다. 목장이 아닌 건 아쉽지만 지금은 너무나 힘들고 지쳤다. 푸성귀라도 입에 넣고 하룻밤 쉬고 싶다.
"빈집이어라 빈집이어라..."
그럴 리가 없다. 풍차를 짓고 채소까지 심어놓고는 빈집이라고? 그럴 리가! 하지만 테즈카코는 헛된 희망을 품는다. 그녀는 밭을 지나 몸을 낮추고 살금살금 다가간다. 창문을 통해 안쪽에 사람이 있나 엿보려 한다. -
206 Narrator (qKqM3p.ido) 2020. 8. 30. 오후 8:39:18내일 이어서 할게요~~
-
207 리온 허트레인 (QqLqM875Vo) 2020. 8. 30. 오후 8:56:31넹 수고하셨습니다~~ 리온은 오늘 취업 성공!
-
208 테즈카코 (agMySgj6sw) 2020. 8. 30. 오후 9:16:29수고하셨습니다~
-
209 Narrator (pW2fcgiIsI) 2020. 8. 31. 오전 12:19:19- 리온 허트레인
공방 앞 '참 비스트로'에 도착했다. 고작 5분거리쯤 될 것이다.
"어서와라 캔디!"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모이기라도 한듯 작은 가게 안에는 손님들이 북적인다.
"안녕! 스튜 두 그릇만 줄래요?"
주스는 좁은 테이블 사이를 지나치며 카운터를 보고 있는 늙은 여인에게 말한다.
"딱 알맞은 시기에 왔네."
"삼시세끼를 모래벌레 스테이크로 연명할때도 있거든."
그녀는 빈테이블에 앉아 당신에게 손짓하며 장난스레 말한다. -
210 Narrator (pW2fcgiIsI) 2020. 8. 31. 오전 12:24:36- 테즈카코
공들여 꾸민 밭에는 다양한 채소들이 종류별로 예쁘게도 심어져 있다.
당근, 감자, 각종 허브류, 약재로 쓰이는 꽃까지..
안에는 아무도 없는것 같다. 작은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누군가 사는것은 확실한데.. 잠시 자리를 비운것 같다.
부엌 한가운데 놓인 테이블 위로 노르스름하게 맛좋아 보이는 빵 한 덩이가 눈에 띈다.
쫓기고, 쉬지 않고 날기를 반복해서 지치고 허기진 당신에게는 진수성찬처럼 느껴질 것이다. -
211 테즈카코 (Geeyk2pSRU) 2020. 8. 31. 오전 12:40:25내일...확실히 내일이긴 한데....
-
212 테즈카코 (Geeyk2pSRU) 2020. 8. 31. 오전 12:54:57"...비었다!"
사람이 사는 것 같지만 그래도 당장은 빈 집이었다. 풍차에서 일을 보던 잠깐 멀리 외출했건 그건 알 바가 아니다. 중요한 건 저기 부엌에 놓인 빵 덩어리다. 원래라면 '퀘찰족의 대제사장이 이런 좀도둑 꼴을..' 하면서 이러쿵저러쿵 궁상을 떠는 게 보통의 반응이다. 그러나 지금은 싸움에 장거리비행에 지칠 대로 지친 테즈카코다. 그래서 일단 먹고 나서 궁상을 떨든 하겠다고 그녀는 결심했다.
주변에 아무도 없겠지? 착륙하면서 가볍게 보긴 했지만 혹시나 해서 대강 한 번 더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참새처럼 총총거리면서 집 현관문으로 다가간다. 만약 현관문이 잠겨있다면 창문이나 문짝을 아작내고 들어갈 각오가 테즈카코에게는 있었다. -
213 Narrator (pW2fcgiIsI) 2020. 8. 31. 오전 1:11:15- 테즈카코
자물쇠가 없는 문이다. 외부인이 출입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걸까?
집안은 겉보기와 바르게 정갈한 모습이다.
그곳에 들어간 정성을 엿볼수 있을만큼.
엥카네의 집에 들어섰을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그때와는 다르게 주인의 허락 없이 들어선 것이니까.
테이블 위에 놓인 빵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듯이 윤을 낸다.
만든지 얼마 되지 않아 손을 가까이 하면 온기가 느껴진다. -
214 Narrator (pW2fcgiIsI) 2020. 8. 31. 오전 1:11:27>>211
하 하 -
215 테즈카코 (Geeyk2pSRU) 2020. 8. 31. 오전 1:55:54남의 집에서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다가 큰 망신을 당할라. 테즈카코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빵 말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손을 뻗어서 빵 덩어리를 잡았다. 빵은 깃털이 풍만한 부엉이처럼 부드럽고 푹신푹신했다.
"한 입만, 지금 한 입만 먹어볼까."
목표를 달성했으니 당장 줄행랑을 쳐야 할 판국이다. 하지만 그녀는 또 다시 배고픔과 타협하고 만다. 테즈카코는 빵의 작은 일부를 부욱 찢어서 자신의 입으로 밀어넣는다. 빵 조각을 입에 넣고 숨을 쉬자 뜨뜻한 빵 냄새가 코로 들락날락했다.
짜릿해 늘 새로워 맛있는게 최고야! -
216 Narrator (pW2fcgiIsI) 2020. 8. 31. 오전 2:27:40- 테즈카코
주변을 잊어버릴만큼 급히 허기를 달래고 난 뒤 정신이 한층 맑아졌다.
빵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주인에게 광경을 들킬수도 있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배를 채우고나서야 뒤늦게 집안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수수하지만 옅은 허브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곧 창밖으로 독수리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아까 그 녀석일지도 모른다. -
217 테즈카코 (Geeyk2pSRU) 2020. 8. 31. 오전 4:04:40하아아. 테즈카코는 탁자에 손을 얹고 기대어 숨을 골랐다. 빵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몰랐다.
가능하다면 여기서 하룻밤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엄연히 집 주인이 있는 마당에 그럴 수는 없었다. 당장 빵도 갓 해낸 것처럼 따뜻했으니까.
이제서야 자제를 되찾은 테즈카코는 허브향을 맡다가 독수리 소리에 놀라 몸을 떤다. 그리고 아주 짧은 찰나의 시간에 곧장 행동하기 시작한다.
떨어진 깃털 따위 주울 시간은 없었다. 어차피 한 번 들렀다 다시는 오지 않을 생각이니 미련은 없다. 그녀는 집 밖으로 튀어나가 힘차게 날갯짓하기 시작한다. -
218 Narrator (pW2fcgiIsI) 2020. 8. 31. 오후 6:42:32ㅎㅇ
-
219 Narrator (pW2fcgiIsI) 2020. 8. 31. 오후 7:02:09- 테즈카코
하늘로 날아오르는 찰나, 수직으로 낙하하는 독수리와 마주친다.
거대한 날개가 펄럭이자 당신은 풍압에 중심이 뒤틀려 지상으로 가볍게 떨어진다.
독수리의 등에 탄 여자는 풀밭에 살며시 내려 당신의 앞으로 다가간다.
하얀 천옷과 대조되는 구릿빛 피부, 은색 머리카락은 어깨를 넘지 않았다.
"태양의 땅, 그곳의 퀘찰이지?"
그녀는 허리를 굽혀 묻는다. 적개심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눈동자다. -
220 테즈카코 (Geeyk2pSRU) 2020. 8. 31. 오후 7:02:15ㅣ)
ㅣㅇ)
ㅣㅅㅇ)
ㅣㅇㅅㅇ) -
221 리온 허트레인 (8I14B4XRQI) 2020. 8. 31. 오후 7:07:36"모래벌레 스테이크, 그거 끔찍하군."
피식 웃고는 리온도 의자를 당겨와 앉아 눈에 띄는 사람이라도 있나 식당을 살폈다. 소란스럽고 웅성거리는 식당 자리, 한때는 익숙했던 북적임이 옛날을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마땅히 이뤄야할 복수도. 리온은 저도 모르게 의수를 꽉 쥐었다. -
222 리온 주 (8I14B4XRQI) 2020. 8. 31. 오후 7:09:59새벽에 나타나시다니... 내일이라는 말에 자러간게 아쉽네요
-
223 테즈카코 (Geeyk2pSRU) 2020. 8. 31. 오후 7:20:53세상에, 무슨 바람이 이렇게! 테즈카코는 5미터 정도를 겨우 날아올랐다가 독수리의 날갯바람에 눌려서 다시 가라앉아버렸다. 아무리 싸움에서 체급이 깡패라지만 거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절벽에 머리를 박고 픽 떨어진 새 꼴이 된 테즈카코는 허둥지둥 일어났다.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는 여자에게 호들갑스럽게 외쳤다.
"그, 그 이상 가까이 다가오지 마라!"
다행히도 이 여자는 퀘찰을 보고 이를 갈면서 독수리에게 찢어먹으라 명하는 부류는 아닌가보다. 하지만 그것이 이 여자를 경계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나는 이칠납티욱의 퀘찰이 맞다. 그리고 우리가 상호간에 호의적이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거리를 두는 것이 어떠한가." -
224 Narrator (pW2fcgiIsI) 2020. 8. 31. 오후 7:35:22- 리온 허트레인
잠시후 허여멀건한 국물이 담긴 그릇이 눈앞에 놓인다.
기름이 둥둥 떠다니고 작은 뿌리식물과 정체모를 고기 건더기가 전부다.
그러나 이조차도 부족해 벌레 살점을 구워먹는다니,
이곳 사람들에게는 나름 만족스러운 저녁거리로 통할것이다.
옆 테이블에선 떠들썩하게 포커를 치고 있다.
사내들은 돈이 될만한 물건들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침이 튀도록 소리를 질러댄다.
"어디로 가는 길이었어?"
주스는 숟가락으로 국을 휘휘 저으며 당신의 행선지를 묻는다.
- 테츠카코
"얼마전 또다른 퀘찰이 이곳을 지나갔다."
당신의 말이 끝나자 독수리가 말한다. 머릿속을 울리듯한 목소리다.
"응, 하피들이 혼자서 다니는 일은 없지?"
몇걸음 뒤로 물러난 여자는 독수리의 날개를 쓸어내리며 말한다.
"입에 부스러기."
그녀는 손가락으로 당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미처 지우지 못한 흔적을 알려준다.
밀림의 사정과는 동떨어져 사는 이들인지.. 경계를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225 Narrator (pW2fcgiIsI) 2020. 8. 31. 오후 7:36:17>>222
히히 오늘은 일찍 자러갈거에요
이제 슬슬 개강이니까 ㅠㅠㅠㅠ -
226 Narrator (pW2fcgiIsI) 2020. 8. 31. 오후 7:39:32>>224
아 이거 주스가 저번에도 묻긴 했는데 또 묻는건
제가 깜빡하고 쓴게 아니라 어디서 뭘하던 사람이었냐고 말 흘리는거에요
그냥 그렇게 알아주십쇼 ^^^^^ 흐흫ㅎ -
227 리온 허트레인 (8I14B4XRQI) 2020. 8. 31. 오후 8:01:03"기름 찾아 기름 쓰던 시절 전에는... 치안대였지. 지금은 박살난."
"그래서 솔을 찾고 있소. 처참히 죽어간 동료들의 복수를 위해. 날아간 내 팔다리를 위해."
수프를 한숟갈 뜨려다 주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리온은 그녀를 힐끔 쳐다보고 대답했다.
치안대의 내전은 오래 이어졌다. 그동안 팔다리를 의체로 바꾸게 되었고, 자신의 팔다리가 나뒹구는 모습을 그는 아직 기억한다.
그와 함께 도망친 동료들, 서로 의지하던 친구들 또한 얼마가지 않아 쫓아온 추격대에 죽어버렸다. 이후로는 바이크에 의지하며 돌아다녔다.
그리고 솔의 소문을 들었다. 이제는 그 소문에 마음을 의지하고 있는 것이다.
>>226 ^^7 -
228 테즈카코 (Geeyk2pSRU) 2020. 8. 31. 오후 8:14:33"다른 퀘찰이 지나가? 어느 방향으로?"
독수리가 말하는 것보다 다른 퀘찰이 지나갔다는 게 그녀에겐 더 놀랄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테즈카코는 놀라서 빽 소리를 지르거나 오이와 맞닥뜨린 고양이처럼 튀어오르지 않았다. 다급하고 절박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괜찮다면 내게 알려주지 않겠...아."
나름 침착을 유지하며 계속 말하던 테즈카코는 여자의 손가락을 보고 자신의 얼굴을 더듬었다. 무안하고 창피했는지 에이잇 하는 신음소리를 내면서 제 날개에다가 얼굴을 북북 문질렀다. -
229 Narrator (pW2fcgiIsI) 2020. 8. 31. 오후 8:19:45좀 이따 올리게슴다
-
230 리온 주 (8I14B4XRQI) 2020. 8. 31. 오후 8:29:52넹 잠깐 쉬다오셔요
-
231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전 1:43:46- 리온 허트레인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지나온 거친 삶을 느낄 수 있겠지만,
당신의 이야기에 주스의 표정이 살짝 숙연해졌다. 괜한걸 물어보기라도 한 사람처럼.
"그럼 그 손은.."
그녀는 장갑으로 가려진 의수를 쳐다보며 말꼬리를 흐린다.
자연스러운 움직임 때문에 가짜 손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한번 봐도 될까?"
불현듯 기술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인지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묻는다. -
232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전 1:52:16- 테즈카코
"여명의 하늘, 여명의 하늘로 향하고 있다고 했어."
그녀는 생각을 곱씹듯 말을 반복하며 이야기한다.
밀림의 끝이자 시작인 그곳으로 향한 이유는 당신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호수가 빛을 잃은 후 태양의 땅을 떠난 일부 무리가 있었다.
아마 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기억하는 것보다 시기가 조금 늦긴 하지만.
"첸촌의 냄새가 나는군. 그곳을 지나쳐 온건가?"
독수리는 마치 부리에서 울리듯한 목소리로 묻는다.
쫓고 쫓겨 엉망이 된 당신의 모습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아차릴 것 같다. -
233 리온 허트레인 (4sLj7HpqD.) 2020. 9. 1. 오전 4:37:35"직업 정신이 투철하군."
그는 곧 수저를 내려놓고 장갑과 재킷을 벗었다. 걷어 올린 팔에 보이는 의수는 제대로 점검해본 적도 없었다. 기껏해야 바이크 상태 확인과 간단한 수리 정도만 해왔던 리온에게 의체의 점검은 힘든 일이었다.
"실력 좋은 기술자가 있었지. 지금은 어떻게 됐나 몰라."
그 난리통에 리온과 함께 빠져나왔던 것은 한 손에 꼽는다. 그리고 그중에 그 기술자는 없었다. 죽었을 거라고 짐작하지만 혹시하는 생각이 리온을 쭉 붙잡았다. 리온은 중얼거리며 왼팔을 주스에게 보였다. -
234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전 6:15:25- 리온 허트레인
주스는 마치 원래의 것처럼 자연스레 움직이는 의수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아무리 손재주가 뛰어난 기술자라 할지라도 마학이 접목된 기계를 이해하긴 쉽지 않은 모습이다.
"뽑아낼수도 있는거야?"
호기심이 동했는지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뜯어보기라도 하고 싶은걸까.
그녀가 의수를 만지작거리며 자세히 관찰하고 있을무렵 옆테이블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이 사기꾼 놈아!"
덩치가 큰 사내가 말라깽이의 멱살을 쥐여잡는다.
카드가 우수수 떨어지고 잔에 든 술이 엎어진다.
"어디서 굴러먹다 온 놈인데 손장난을 쳐?"
"풀 하우스가 연속으로 세번이나 나오는게 말이 돼?"
멱살이 잡힌 사내는 숨이 막히듯 컥컥 소리를 낸다.
오고가는 대화로 미루어보아 이 마을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같이 카드를 만지던 사람들도 죽일듯한 분위기로 그를 노려본다.
"내버려둬~ 곧 잠잠해질거야.."
의수에서 손을 떼고 상황을 지켜보던 그녀는 질린듯한 표정을 지은채로 당신에게 말한다. -
235 리온 허트레인 (4sLj7HpqD.) 2020. 9. 1. 오전 6:38:20"10년 넘도록 뽑힌 적은 없소."
그가 년도 세는 법을 잊은게 아니라면 치안대가 무너진지 10년은 이미 지났다. 그리고 의체는 떨어진 적이 없다. 리온도 의수를 이리저리 눈으로 뜯어볼 때 들린 소란은 집중을 깨버리기엔 충분했다.
"...저자는 누구요. 여행자인가?"
험학한 분위기, 그러나 익숙하다는듯 태평한 그녀의 말에 자신도 편하게 앉아 멱살잡힌 그를 가리켰다. -
236 리온 주 (4sLj7HpqD.) 2020. 9. 1. 오전 6:44:50시트스레에 관심가지시는 분 계시더라구요~
-
237 테즈카코 (dVY4UJuY5c) 2020. 9. 1. 오전 9:01:09"여명의 하늘이라. 그렇군."
여명의 하늘 후쇼쇼아욱코. 어째서 그쪽으로 가는지 짐작이 간다. 밀림 밖으로 나가려면 그곳을 지나야 한다. 그곳의 부족들은 다른 하늘의 부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퀘찰에게 유순할테니, 마지막으로 몸을 추스를 수 있지 않을까? 전쟁에는 죽음이 따라오고, 죽음을 가까이 둔 자는 윤회를 바라는 법이다. 퀘찰이 그나마 외교관계를 맺었던 곳이 후쇼쇼아욱코였다. 그런데 한참 전에 떠난 것 아니었나?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별쟁이들. 뭘 바라겠나? 무슨 애들 장난감 같은 걸 가지고.."
사실 애들 장난감이라 하기엔 테즈카코의 꼴이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
238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1:19:16- 리온 허트레인
"응, 초면인데.. 가끔씩 지나는 사람들이 있긴 하거든."
주스는 김새는 표정으로 스튜를 떠올리며 궁시렁댄다.
"케켁, 카드를 전부 훑어봐요. 겹치는게 있나-"
말라깽이는 허여멀건한 얼굴에 작은 키라 더욱 얼빵해보였지만,
멱살을 잡힌채로 기 하나 죽지 않고 할말을 끝까지 내뱉는다.
"오냐, 너 잘 걸렸다. 하나라도 겹치는게 있다면 아주 죽을줄 알아!"
사내는 으름장을 놓으며 말라깽이를 내버려두고 떨어진 카드들을 줍기 시작한다.
이윽고 테이블 위에 수십 장의 카드가 차례로 깔리고 사내는 놓인 것들을 차례로 살펴본다.
"없냐!? 이게 다야?"
하지만 같은 카드는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다. 사내는 살짝 당황한 목소리로 옆사람에게 되묻는다.
"거봐요, 내가 없다고 했죠."
"긴말 안하겠습니다. 망가진 테이블 값은 알아서 변상하시고, 이 돈은 다 제겁니다?"
말라깽이는 보란듯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험악한 사내들은 순식간에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
수를 쓰든 쓰지 않았든 보통내기는 아닌 것 같다.
- 테즈카코
"잘못된 선택을 했군 젊은 퀘찰이여."
"그들은 섬세하지만 끔찍이도 집착스러운 구석이 있지."
독수리는 말한다. 그러나 다그치거나 화를 내는 목소리가 아니다.
마치 예상하고 있던 일을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만일 그들의 목숨을 해했다면 밀림의 끝까지 자네를 쫓아올거야."
첸촌은 전투적인 민족이 아니었다. 자신들의 영역에 박혀 깊은 생각에 잠기기 좋아하는 이들이다.
그래서 영역을 벗어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집요한 구석이 있었다.
당신이 지치고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을때, 그들은 소리없이 나타나 당신을 벼랑 끝으로 내몰것이다.
"하지만 누루는 사이가 나쁘지 않았잖아?"
천옷을 입은 여자가 독수리에게 묻는다. 이곳을 지나간 퀘찰을 말하는 것 같다.
"첸촌과 퀘찰은 본래 사이가 좋지 않아."
"특별한 이에게 의탁을 한 것이지. 그새 잊었구나 일리아."
독수리의 날카로운 눈동자가 하늘을 향한다. 하늘 위 짙게 낀 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
239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1:20:17>>236
오 그래요? 확인해볼게요 -
240 테즈카코 (dVY4UJuY5c) 2020. 9. 1. 오후 1:21:29개강 싫어..사이버지만 암튼 싫어..
-
241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1:22:56>>240
아 맞다 ㅡㅡ 개강
그나마 줌강의 안들어서 천만다행입니다.. -
242 테즈카코 (dVY4UJuY5c) 2020. 9. 1. 오후 1:48:01"그럼 그 놈들이 달려드는데 얻어맞고만 있으랴. 올 테면 와 보라지. 놈들의 허리를 접어서 안 그래도 작은 키를 또 절반으로 줄여버릴 것이다."
그들이 두 발로 하루종일 뛴다 한들, 자신이 한 시간동안 날아간 거리도 따라오기 힘들 것이다. 테즈카코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뭐? 누루는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 접때 봤다던 그 퀘찰 이야기 같다.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니. 그럴 수가 있다. 테즈카코는 퀘찰과 첸촌이 손을 잡는 광경을 생각하기 어려웠다.
"아무튼 여기서 밍기적대긴 싫어. 혹시나 그 놈들이 따라오면 일이 귀찮아질테고, 오늘 해가 지긴 전까진 꼬박 날아야 한다. 나랑 싸우는 데는 관심이 없어 보이고. 혹여 다른 용건이 있나?"
혹시 빵 값 내놓으라 하는 거 아냐? 그 소리 하면 냅다 날아서 도망쳐야지. 테즈카코는 저도 모르게 발을 움직거렸다. 푸른 잔디가 밟히면서 사그작거린다. -
243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2:18:16- 테즈카코
"곧 만월이 뜬다."
독수리는 하늘에 시선을 고정한채로 묵묵히 이야기한다.
아직 밤이 되기에는 이른 시간이지만 그는 그렇게 말했다.
"여명이 걷히고 달이 떠오르면 초원의 주인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달빛이 기울기 전까지는 힘을 아껴라."
달이 뜨면 종적을 감췄던 맹수들이 하나둘씩 나타난다는 것이다.
언뜻 평화로워 보이는 땅이었지만,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
244 테즈카코 (dVY4UJuY5c) 2020. 9. 1. 오후 3:12:10"산 넘어 산이군.. 명심하겠다."
자연과 즐기며 산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자연과 살아본 적 없는 사람 뿐이다. 날것의 자연은 목가적도 전원적도 없는, 삶과 죽음이 뒤엉킨 요지경의 아수라장인 법이다.
"차라리 지금 쉬었다가 밤에 움직이는 게 더 나을지도."
밤낮이 바뀌어 피곤하긴 해도, 맹수의 안광과 그르렁 소리에 파묻혀 밤을 보내느니 차리리 그 때 깨어서 움직이는 게 안전할지도 모른다. -
245 리온 허트레인 (4sLj7HpqD.) 2020. 9. 1. 오후 5:04:16"혹시 저자...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길인지 알고 있소?"
펼쳐지는 카드와 당황한 사내들, 그들을 비웃듯 돈을 챙기는 말라깽이를 수프를 먹으며 바라보았다. 정말로 운이 좋았던 건지 약간의 장난질이 들어간 건지는 몰라도 저 태도와 배짱은 주목할만하다. 어쩌면 솔에 관한 걸 알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
246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5:05:13- 테즈카코
"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군."
"메칠의 달은 해가 물러서길 기다리지 않아."
구름이 걷힌 사이로 거대한 달의 일부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달은 태양을 완전히 가려 흐릿한 어둠이 사방을 뒤덮는다.
달빛이 언덕 위로 스며들자 독수리는 몸을 움츠린다.
괴로운듯 신음을 흘리며 몸을 파들파들 떤다.
"집으로 들어가!"
일리아는 무수한 깃털이 떨어지는 독수리를 끌어안으며 당신에게 외친다. -
247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5:11:33- 리온 허트레인
"초면이라니깐~ 저렇게 가끔 시비가 걸리는 사람이 있긴 해."
주스는 소란스런 분위기에 살짝 기분이 얹짢아진 목소리다.
말라깽이는 정장 위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내곤 테이블에 있는 돈을 모조리 쓸어담는다.
"자~알 놀다 갑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떨떠름하게 서 있는 사내들 사이를 비집고 나오며 말한다.
문을 나서는 사이 당신과 잠시 눈이 마주치지만 대수롭지 않게 지나간다.
"옷차림은 말쑥한데.."
그녀는 당신을 살짝 쳐다보며 중얼거린다. -
248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5:12:06얹짢다 -> 언짢다입니다
쏘리 -
249 리온 허트레인 (4sLj7HpqD.) 2020. 9. 1. 오후 5:24:53"그래, 초면이랬지."
척 보기에는 여행자로 보이지 않는 차림이다. 황무지를 떠도는 이들 중 사연없는 이 없다지만 저자는 뭐 때문에 여정을 시작했을까. 연이 닿으면 말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도박은 안 해야겠군. 저런 녀석이 있으니."
마음에도 없는 말을 농담으로 던지고 남은 수프를 마저 먹기 시작했다.
-
250 리온 주 (4sLj7HpqD.) 2020. 9. 1. 오후 5:28:07아~~ 도박이 마음에도 없다는 식으로 쓰려했는데 수정하다보니 좀 요상하게 된 느낌이네요
-
251 테즈카코 (dVY4UJuY5c) 2020. 9. 1. 오후 5:35:21뭐라고? 테즈카코는 되물었다. 그리고 머지않아서 독수리의 말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일식을 말하는 거였구나. 일식이 일어난다. 부정한 일식이.
"이런 불경한! 맙소사!"
테즈카코는 소스라치게 놀라 집 안으로 후다닥 뛰어들어간다. 집구석에 옹송그리고 앉아 창 밖을 보니 독수리의 깃털이 물에 불린 메추리처럼 떨어지고 있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하는 일마다 마가 끼는 것 같다. 이건 모두 주신의 권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정말 밀림에서 나가는 여정이 순탄하지 않을 모양이다. -
252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5:47:59- 리온 허트레인
"참~ 소개시켜줄 분위기가 영 안되네.."
주스는 한순간 썰렁해진 분위기에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식사를 명분으로 촌락 사람들과 말을 붙여줄 생각이었나보다.
"그래, 노름꾼들은 끝이 안좋다니까."
그녀는 빈그릇을 내려놓으며 말한다.
목소리가 조금 컸는지 방금 돈을 잃은 사내들의 따가운 눈초리가 날아든다.
식사가 끝난 후 별볼일 없이 공방에 돌아왔다.
"당분간 여기서 지내. 나쁘진 않을거야."
그녀는 공방 내부에 딸린 작은 단칸방을 소개해준다.
커피포트 따위와 침낭밖에 없는 썰렁한 공간이다.
- 테즈카코
어둠이 내리자 멀리서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정체모를 낮은 음정이 언덕을 조용히 뒤흔든다.
일리아는 누군가를 부축하며 급하게 집안으로 들어선다.
헝클어진 금색 브릿지가 있는 흰색 머리칼에 갈색 멜빵차림을 한 장신의 사내다.
둘의 체격 차이가 상당한 바람에 사내의 다리가 바닥에 질질 끌린다.
"하아.. 하아.."
그녀는 가까스로 현관의 걸쇠를 걸어잠그고 정신을 잃은 사내를 침대에 던지듯 눕힌다. -
253 리온 허트레인 (4sLj7HpqD.) 2020. 9. 1. 오후 6:00:43"바이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별다른 수확없이 다시 돌아왔다. 숙소도 생겼으니 내일부터... 이르면 오늘부터 일을 하겠지. 어쨌든 의미없는 질주보다는 나을 것이다. 짐이랄 것도 없는 짐을 던져두고 다시 주스에게 물었다. 기왕이면 지금부터 작업을 시작해줬으면 좋겠지만 받은 돈이 없으니 나중에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할말은 없다. -
254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6:12:28- 리온 허트레인
"걱정마, 엔진을 들어내고 망가진 차체를 조금 손보기만 하면 되니까."
별것 아닌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대다수 부품을 교체하게 될 듯하다.
얼마나 걸릴지, 언제쯤 수리를 시작할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약속을 어길 생각은 없을테니 믿음으로 기다리는 수밖에..
"내일부터는 많이 바쁠테니까 푹 자둬~"
그녀는 당신의 재촉을 피하기라도 하듯 급하게 인사를 마치고 자리를 떠난다.
도박꾼처럼 한탕만 칠 수 있다면 금방 마을을 떠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은 그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을 당신은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다. -
255 리온 허트레인 (4sLj7HpqD.) 2020. 9. 1. 오후 6:25:46"방에서 자는 것도 오랜만이군."
바이크와 함께한지는 몇십년이 지났다. 쉽게 고칠 수 없을 거란 건 리온 자신이 더욱 잘 알고 있다. 계속 걱정한들 바이크가 빨리 고쳐지는 것도 아니니 마음을 느긋하게 먹는게 좋을 것이다. 치안대의 몰락 이후 다져온 복수심은 기다림을 배운지 오래다. 리온은 벽에 기대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
256 리온 주 (4sLj7HpqD.) 2020. 9. 1. 오후 6:27:17오 시트 빨리 들어왔네요 벼르고 계셨나봐요
-
257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6:36:25- 리온 허트레인
비록 작은 단칸방이긴 하지만 노숙을 할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마음이 놓인다.
조금 썰렁하긴 하지만 기름 찌든 냄새가 풍기는 걸 빼면 나쁘지 않은 곳이다.
잠을 청하려 할때쯤 옆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낯선 소년과 눈이 마주친다.
"아저씨는 누구에요?"
선반 아래서 기어나온 아이는 코를 후비며 말을 걸어온다. -
258 테즈카코 (dVY4UJuY5c) 2020. 9. 1. 오후 6:39:24"이건 또 누구냐. 메칠의 독수리가 사람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테즈카코는 달에게 먹힌 해를 바라보다가 뒤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일식이 시작되자 깃털이 우수수 빠지는 모습에서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사람으로 변할 줄이야.
"혹여 이 일식이 얼마나 오래갈지 아느냐? 보아하니 여기서 오래 살아온 것 같으니 이 일도 여럿 겪었을 것 아니냐." -
259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6:40:48>>256
확인하고 있슴둥 -
260 리온 허트레인 (4sLj7HpqD.) 2020. 9. 1. 오후 6:49:04"선반 아래서 애가 기어나올 거란 말은 못들었는데."
태연하게 모르는 사람에 말 걸다니 배짱도 좋은 꼬마다. 벽에 기댄 등을 떼고 소년을 빤히 쳐다봤다. 누구냐고 물을 땐 먼저 자기가 누군지부터 들어먹어야 대답해줄 맛이 나는 법이다.
"여기서 일할 사람이라고 해두지. 넌 누구냐 꼬마야." -
261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6:49:17- 테즈카코
일리아는 지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숨을 돌린다.
"하아, 으응.. 잠시만.. 그러니까."
"가장 길게는 초하루가 될때까지."
거의 한달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다.
호수의 빛은 꺼져가고 은하수 총잡이들은 쉬지 않고 뒤를 쫓고있다.
이곳에서 긴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완전한 전령이라고 볼 순 없어. 피의 일부가 섞였을 뿐이니까."
"팔라롯은 조금 있으면 깨어날거야."
그녀는 침대에 쓰러진 사내쪽을 쳐다보며 말한다. -
262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6:55:45- 리온 허트레인
"어~ 난 왕재수 아줌마네 얹혀 살고 있는 앤데."
아이는 부드럽다고 말하기 어려운 인상과 분위기에도 쉽게 말을 붙여온다.
주스에게서 다른 애가 있다는 소리를 듣진 못했는데..
애가 있었다면 식당에 같이 데리고 갔을법도 한데 그러지 않았다.
"그럼 아저씨는 빚쟁이인거네?"
"그것도 위츠라인 최고 짠순이한테 붙잡혀선."
소년은 '일할 사람'이라는 말에 잠시 눈을 굴리더니 조금 엉뚱한 답을 내놓는다.
-
263 리온 허트레인 (4sLj7HpqD.) 2020. 9. 1. 오후 7:04:59"허, 재미있는 표현이군. 부정하진 않으마."
빚쟁이에 위츠라인 최고 짠순이. 빚쟁이가 아니라기에는 이 마을에 들어서고 지금까지 행동은 빚쟁이와 별로 다를 것은 없다. 짠순이도 주스가 보여준 모습으로는 얼추 들어맞는다. 리온은 피식 웃으며 꼬마에게 다시 물었다.
"그쪽은 어떤 빚을 져서 얹혀 살고 있나?" -
264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7:22:26- 리온 허트레인
"음.. 뭐랄까, 가족이라는 빚?"
닮은 구석은 없지만 어느정도 혈연으로 맺어진 사이인가보다.
'아줌마'라고 웬수처럼 부르는 걸 봐선 친자같아 보이진 않지만.
"아무튼 아줌마한테 내 얘기는 하지마!"
"집 나간줄 알고 있으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방에 몰래 숨어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모양이다.
까불까불하게 생긴 얼굴이 참 말 안듣게 생겼다. -
265 리온 허트레인 (4sLj7HpqD.) 2020. 9. 1. 오후 7:37:43"평소에도 거기에 숨어있나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몇번 끄덕이고 꼬마가 나온 선반을 들여다본다.
안이 좁을 것 같은데 쭉 저곳에서 있는걸까? 아니면 뭔가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통로라도? -
266 Narrator (Lmno9h3cQw) 2020. 9. 1. 오후 7:40:34나중에 이어둘게요~~
-
267 리온 주 (4sLj7HpqD.) 2020. 9. 1. 오후 7:44:55넹 쉬다 오셔요
-
268 리온 주 (4sLj7HpqD.) 2020. 9. 1. 오후 8:27:28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aJ8smNzODG6kR-hO4x8utzLELHdnwJiTpHHdbNqaBTM/edit?usp=sharing
자동화? 시트에 오시리스를 추가해놨습니다 추가하면서 보니까 스탯 총합이 5+20+6+14+9+5=59 더라구요~
또 소지품 같은 거 오류나 수정사항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바로 고치겠슴당 -
269 테즈카코 (dVY4UJuY5c) 2020. 9. 1. 오후 10:02:37길면 초하루? 아주 그냥 여기서 살림을 차리지 그래! 1분 1초가 아까운데 여기서 초하루나 있을 수는 없다.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만전의 상태로 첸촌 추격대를 맞이해서 혹시 모를 후환거리를 완전히 치워버릴 게 아니라면.....
"....생각해보니 그렇게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구나."
테즈카코는 조용히 혼잣말한다. 가능하다면 이런 일식의 땅 같은 무시무시한 곳 말고. 최적의 환경에서 최적의 상황으로 추격대를 끌어들이는 게 더 나을 터이다. 그들을 뿌리치고 강행돌파하는 것에 비해 느리긴 하겠지만 그것도 방법은 방법이다. 테즈카코는 우선 그 선택지를 염두에 두기로 했다. 마음에 조금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다.
그나저나 일리아, 팔라롯. 한쪽만 독수리가 되는 걸 보니 가족은 아닌 것 같고. 하필 이런 위험한 곳에 자리잡고 사는 이유가 뭘까. 일단 당장 몇 시간은 쉬어야 하니 말이라도 걸어볼까 했다. 하지만 아직 이민족 대하기가 어색하고, 괜히 개인사를 캐묻는 게 될 것 같아 질문을 살짝 바꾸기로 했다.
"맹수가 들끓는다면서. 이런 집으로도 괜찮은 건가? 덩치가 있는 놈이라면 문이고 창문이고 모두 깨부수고 들어올 것 같구나."
테즈카코가 그러려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
270 오시리스 (QxP4kymjz6) 2020. 9. 1. 오후 11:12:47푸르른 자연 속에서 오시리스가 걸어가고 있다. 오시리스는 자연을 좋아한다. 자연 한가운데에 있다면 무언가 거대한 일부가 된 듯한 기분이 들며 활기찬 생명력과 순리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적어도 그가 보기에는 그렇다. 왜냐하면 오시리스 자신은 스스로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같은 곳에서 다른 이가 이 풍경을 바라본다면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죽어야 할 때에 죽지 않은, 자연의 순리에서 추방당한 오시리스가 뻔뻔하게도 서있기 때문이다. 이 미련한 추방자는 죽음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면서도 모든 것이 죽고야 마는 세상에 집요하게 존재하고싶어 한다.
"푸른 하늘이군."
그러나 그의 손은 방금 자신이 생명을 빼앗아간 자의 피가 묻어 푸르르지 않았다. -
271 오시리스 (QxP4kymjz6) 2020. 9. 1. 오후 11:17:00p.s 안녕하세요 신입 오시리스주입니당. 골드 러쉬에 참여하게 돼서 매우매우 기쁩니다. 함께 즐겁게 플레이해봐용 ㅎㅎㅎㅎㅎ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는데, 보니까 여기 캐릭터들 평균 연령이 70대네요 허허허 이런 늙은이들!
>>268 우왕 자동화스레도 있다니 매우 신기하네요. 남는 스텟 1은 지구력에 투자하도록 하겠읍니다. -
272 테즈카코 (dVY4UJuY5c) 2020. 9. 1. 오후 11:22:04
-
273 Narrator (rKclaT7sgA) 2020. 9. 2. 오후 4:16:21- 리온 허트레인
"눈 피할 수 있는데라면 어디든지."
소년은 양반다리로 앉아 팔짱을 낀채로 말한다.
"애초에 이런 먼지구덩이에서 평생을 썩어 지낸다는게 맘에 안든다고!"
하소연을 늘어놓듯 조심스럽던 목소리가 커졌다.
어느 누구도 황무지 한가운데에서 삶을 연명하길 원하진 않을 것이다.
"아저씨, 망가진 바이크가 있지?"
잠시동안 말이 없던 소년은 넌지시 당신에게 물어온다.
"내가 몰래 고쳐줄게. 그럼 여기서 일 안해도 되잖아."
"한가지 부탁만 들어준다면.."
- 테즈카코
"아하하.. 조금 바보처럼 보이겠구나?"
"걱정마, 만월의 기운에 취해 눈치채지 못할거야."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답했다.
길게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특별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달의 야수가 가득한 이곳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곧 일리아는 당신에게 맑은 물이 담긴 잔을 건네준다.
살짝 불투명한 색에, 풀비린내가 난다. 나무따위의 수액인것 같다.
내키지 않지만 마시면 몸이 풀릴 것이라고 그녀가 권해온다.
- 오시리스
솔의 흔적을 쫓아온지 많은 세월이 흘렀다.
무성한 소문을 따라 그 존재를 확인하기도 했건만,
결국 당신의 손에 돌아오는 것은 없었다.
숲은 고요했다. 가끔씩 멀리서 들려오는 짐승의 울음소리를 뺀다면.
생각에 잠겨 발걸음을 옮기기에 나쁘지 않은 형편이다.
깊숙한 오솔길 사이를 걷던 당신은,
어디선가 흘러들어오는 음식 냄새를 맡았다.
고개를 돌리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
274 Narrator (rKclaT7sgA) 2020. 9. 2. 오후 4:16:57>>270
ㅎㅇ 어서오십쇼
>>271
헐 고맙습니다 고쳐놓을게요 -
275 테즈카코 (eXx.7.CfU.) 2020. 9. 2. 오후 5:06:38'이거 설마 산제물에게 먹이는 약...'
테즈카코는 당치도 않은 생각을 한다. 퀘찰족이 제단에 심장을 바칠 산제물에게 먹여 함부로 난동을 부리지 못하게 하는 약을 연상해버렸기 때문이다.
안절부절하며 일리아의 눈치를 보는 테즈카코는 잠깐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그리고 마침내 혀 끝에 겨우 한 두 방울을 묻혀서 먹는다.
단순히 편식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우선 조금만 먹고 수상한 약이 아닐지. 이상한 느낌이 드는지 기다려 보자. -
276 리온 허트레인 (5IfeItBs0o) 2020. 9. 2. 오후 5:06:41"말해봐."
리온은 갑작스러운 제안에 앉아있는 소년을 쭉 살폈다.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만 이쪽도 나름 기술자인 모양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당당하게 이런 제안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마을로 데려가 달라고 하겠군. 그는 짐작했다. 떠나고 싶어하는 소년에게 찾아온 탈것과 운전자. 소년에겐 기회일 것이다.
"...이곳을 떠나는 걸 도와달란 부탁이라면, 거절하지."
다음 마을까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소년이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때까지 꼬마와 다니는 건 커다란 짐덩이를 매달고 다니는 것과 같다.
//오시리스 주 반가워요~~! -
277 Narrator (rKclaT7sgA) 2020. 9. 2. 오후 6:40:50- 테즈카코
혀끝으로 은은한 단맛이 올라온다. 살짝 점성이 느껴지는 액체다.
잠시후, 쓰러져있던 팔라롯이 신음을 흘리며 눈을 뜨자
일리아는 기다렸다는듯 그를 부축해 일으키며 당신과 같은 것을 건넨다.
사내는 당장이라도 목이 타들어갈 것같은 사람마냥 잔을 순식간에 비운다.
"매번 신세를 지는구나.."
아직도 온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듯 당신과 일리아를 번갈아보며 중얼거린다.
- 리온 허트레인
"아아니~ 왜!?"
소년은 당신의 대답에 크게 실망한듯 소리를 높인다.
반짝이던 눈이 금세 사그라들어 불만 가득한 표정이 된다.
때마침, 바깥으로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문이 열리고 주스가 침낭을 든채로 안을 기웃거린다.
"누구랑 얘기하고 있었어?"
얘기 소리가 바깥까지 조금 흘러들어갔나보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소년은 모습을 감췄다. -
278 리온 허트레인 (5IfeItBs0o) 2020. 9. 2. 오후 7:14:14"기도나 뭐 이것저것. 이젠 황야보다 방이 익숙치 않군."
소년이 사라진 자리를 잠깐 보다가 주스의 질문에 적당한 변명거리를 댔다. 아무래도 소리가 저쪽까지 들렸던 모양이다. 앞으로 좀 더 목소리를 낮추는 것이 좋겠다. 꼬마가 다시 나타난다면 말이다.
"곧 잘 테니 걱정 마시오."
소년의 제안도 거절했으니 이제는 진짜 일할 체력을 보충해야한다. 리온은 소년이 다시 올까 고민하며 벽에 편한 자세로 기댔다. 와도 이제는 몇 마디 못 나누고 잠을 청할 것이다.
-
279 Narrator (rKclaT7sgA) 2020. 9. 2. 오후 7:29:16- 리온 허트레인
소년의 목소리를 듣기라도 했을까, 심상찮은 눈초리다.
"??.. 방에 있던 게 낡고 해져서 새걸로 가져왔어."
그녀는 벽에 기대고 있는 당신의 앞에 새 침낭을 던져준다.
방구석에 있던 얇고 색이 바랜 것보단 훨씬 나은 것 같다.
주스가 돌아가고, 다시 혼자가 됐지만 소년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
시간은 흘러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늘은 중요한 작업이 있다며 당신을 재촉한다.
트렁크에 자잘한 부품과 공구를 싣고 마을의 외곽에 도착한다.
다른 건물들과 조금 동떨어진 장소에는 키 낮은 철탑이 하나 세워져 있다.
무거운 공구와 짐을 드는것은 순전히 당신의 몫이었다.
"캔디!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는줄 알았네-"
"아하하, 새로운 일꾼이 잠이 좀 많아서요~"
주스는 가벼운 손으로 털레털레 탑 아래 기다리고 있는 늙은 인부에게 인사를 건넨다. -
280 테즈카코 (eXx.7.CfU.) 2020. 9. 2. 오후 7:35:04괜찮겠지. 단맛이 느껴지는 독이라는 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그리고 저 팔라롯이라는 사람이 마시는 것과 똑같아 보이니까. 일리아가 구밀복검의 술수를 부리는 건 아닌 모양이다. 아마도?
"감사인사는 저 자를 보면서 하면 된다. 이 몸 말고."
테즈카코는 조신하게 잔을 기울여 음료수를 한 모금 한 모금 마시기 시작한다. -
281 리온 허트레인 (5IfeItBs0o) 2020. 9. 2. 오후 8:03:21"그래서, 중요하다는 작업에서 내가 해야할 게 뭐지?"
리온도 늙은 인부에게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 저 철탑과 관련 있는 일일까? 그런 생각이 들자 리온은 철탑을 바라보았다. 뭐하는 용도인지 척 보고 말하기에는 망설임이 드는 건물이다. -
282 Narrator (CNlNsYDlPw) 2020. 9. 3. 오후 4:49:18땡땡땡! 개장이요 개장!!
-
283 Narrator (CNlNsYDlPw) 2020. 9. 3. 오후 4:53:51- 테즈카코
풀비린내가 가득한 수액은 목넘김이 그닥 좋지 않았다.
일리아는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 창밖의 하늘을 바라본다.
머리를 부여잡고 있던 팔라롯은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발견하고 입을 꾹 다문다.
허리를 숙여 무언가를 바라보던 그는 당신의 앞에 멈춰서 무언가를 흩뿌린다.
눈앞으로 화악 알록달록한 깃털들이 날아든다.
"자신이 추적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건가?"
"첸촌의 사수들이 쫓아오는 건 시간문제겠군.."
그는 표정을 찡그린채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직도 정신이 혼미한지 의자 등판을 부여잡고 간신히 서서 버틴다.
- 리온 허트레인
철탑으로부터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언제부터 세워진 것인지 모를 구조물에는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다.
마치 종잇장이 찢겨나간듯 탑을 감싸는 구조의 일부는 뜯어진채 방지되어 있었고,
그 흔적 사이마다 내려앉은 모래먼지는 단단하게 굳어 자리를 잡았다.
"눈빛이 마음에 드는 친구구먼."
늙은 인부는 당신을 훑어보더니 너스레 웃음을 흘린다.
"보수를 도울 기술자를 구했다고 하지 않았나?"
당신이 할 일을 묻자 노인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주스에게 되묻는다.
"워낙 철저한 사람이라서~ 궁금한 게 많나봐요."
그녀는 당신을 흘깃 째려보곤 억지스럽게 높아진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뭔가 다른 얘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
284 Narrator (CNlNsYDlPw) 2020. 9. 3. 오후 4:56:07방지가 아니라 방치입니다
오타 쏴리~~ -
285 리온 허트레인 (AnKrehPqd.) 2020. 9. 3. 오후 5:14:51노인의 반응을 보면 아무래도 할 일은 수리, 철탑의 수리인 듯하다. 그리고 주스는 리온을 기술자로 소개해뒀다. 보수 작업에는 단순히 힘쓰는 인부도 분명히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자신을 기술자로 소개했을까, 단순히 평범한 외부인에게는 보여주기 힘든 곳이라면 설명이 되지만 주스가 왜 외부인을 철탑에 데려가려 하는지 다시 궁금증이 돋는다.
리온은 별말 하지 않고 어깨를 으쓱하며 주스나 노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주스가 자신에 대해 뭐라 설명해둔 이상 더 입을 놀리는 건 방해만 될 것이다.
//하이하이~~~ 반가워요 나레이터 -
286 테즈카코 (XXH7ZkTrXw) 2020. 9. 3. 오후 5:15:25풀 비린내...뒷맛을 느끼며 입맛을 다시던 테즈카코는 별 거 아니라는 듯 팔라롯에게 답한다.
"그놈들이 하루 종일 달려도 이 몸이 한 시간 날아간 것보다 짧을테니 걱정 말거라. 두 다리와 두 날개의 격차를 너도 알 것 아니냐?"
추격대는 아마 이곳까지 올 것이고 이들과 대화를 나눌 것이다. 지금 그녀의 말과 행동은 모두 추격대에게 전해지리라. 그래서 테즈카코는 일부로 생각이 단순하고 짧은 것처럼 말했다.
"조금만 더 쉬다가 떠날테니 걱정 말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지금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보다 격렬하고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기를 모아야 한다 -
287 Narrator (CNlNsYDlPw) 2020. 9. 3. 오후 6:08:14- 리온 허트레인
"그래, 궁금할 법도 하지."
"대륙 어딜가도 쉽게 접하지 못할 진귀한 물건이니-"
그는 웃음을 흘리며 탑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아아아, 쉽지 않은 작업이니까 빨리 시작하는 게 좋겠어요!"
"허트레인씨. 물건 들고 따라와요."
일장연설이 시작되려하자 주스는 황급히 화제를 돌린다.
그녀는 살짝 눈짓을 주며 자신을 따라오라 말한다.
잠시후, 탑과 넘어지면 코가 닿을듯한 거리에 와서야 발걸음을 멈춘다.
- 테즈카코
"그들이 대제사장의 징표를 지니고 있는 당신을 가벼이 내버려둘까?"
팔라롯은 당신을 내려다보더니 나지막히 말을 잇는다.
그는 당신이 지닌 장신구가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이곳을 떠나줘야겠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창가에 있던 일리아가 둘의 가운데를 막아선다.
"그만해!"
"여긴 내 집이야. 그리고 아무도 떠나지 않을거야."
그녀가 사내쪽을 노려보며 다그치자 그는 아무말 없이 뒷걸음을 치며 의자에 앉는다. -
288 리온 허트레인 (AnKrehPqd.) 2020. 9. 3. 오후 6:24:19주스를 따라가며 탑을 보았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철탑은 가까워질수록 더 기묘해 보이는 듯하다. 대륙 어딜가도 쉽게 못 접하는 건물이라니 이게 무엇일까. 늙은 인부에게서 다 듣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조용히 입을 뗐다.
"내가 기술자라... 많은 설명이 필요해 보이는군." -
289 테즈카코 (XXH7ZkTrXw) 2020. 9. 3. 오후 6:43:29"천만인이 나를 에워싸 진 친다 하여도 나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 주신께서 나의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으시리라."
테즈카코는 팔라롯의 눈을 올려다보며 경구를 인용한다.
"대제사장의 징표를 공기놀이로 따는 줄 아느냐. 첸촌의 모든 전사들을 끌고 와도 이 몸을 붙잡지 못할 것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조금 몽롱해져 있었다. 내가 더러워서 빨리 회복하고 떠나고 말지. 테즈카코는 허세를 떨며 고개를 푹 숙였다. -
290 Narrator (CNlNsYDlPw) 2020. 9. 3. 오후 7:07:19- 리온 허트레인
탑은 특이하게도 위로 향할수록 넓어지는 구조로 되어있다.
주스는 몇가지 연장을 챙긴채 사다리에 매달려 오른다.
그녀는 당신에게 따라오라는듯 가벼이 손짓을 한다.
"신호 주면 전원을 내리겠네!"
"미리 말을 해두었으니 놀라진 않을거야!"
아래쪽의 노인이 점점 위로 향하는 둘을 향해 소리를 친다.
이윽고 탑의 전력이 차단되자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완전히 잦아든다.
- 테즈카코
설전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약의 효능이 서서히 퍼져나감을 느낄 수 있다.
곤두서있던 마음이 진정되고 몸의 기운이 서서히 돌아온다.
"어리석구나 젊은 퀘찰아."
"네 동족에게서 호수의 빛이 사라졌음을 전해들었다."
사내는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보내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한다.
둘의 목소리가 오가는 가운데.
짐승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해야할 바깥이 어째서인지 고요하기만하다. -
291 리온 허트레인 (AnKrehPqd.) 2020. 9. 3. 오후 7:29:51주스의 신호에 그녀를 따라 사다리를 탄다. 인부의 고함 소리를 끝으로 이 기묘한 탑에 고요가 찾아온다. 주위를 둘러보면 처음보다는 꽤 커진 탑이 보인다.
"이 탑에서 무얼 해야 한단 거요?"
무엇을 목표로 오르는지 알지 못한 채 눈에 비치는 철탑의 모습은 계속해서 의문을 자아냈다. 말없이 사다리를 타던 리온은 다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물었다. -
292 테즈카코 (XXH7ZkTrXw) 2020. 9. 3. 오후 7:38:33"그 자식, 할 말 못 할 말 구분을 못하고 쫑알대는군."
테즈카코는 씹듯 말하며 창 밖을 내다보았다. 만나기만 하면 혼꾸멍을 내 줘야지. 첸촌과 친하게 지낸 것도 모자라 퀘찰의 치부까지 함부로 말하고 다니다니.
그런데 아까부터 들려오던 짐승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테즈카코는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내다보았다. -
293 Narrator (CNlNsYDlPw) 2020. 9. 3. 오후 7:59:00밥 먹고 와서 잇겠슴둥
다들 맛저~~~ -
294 테즈카코 (XXH7ZkTrXw) 2020. 9. 3. 오후 8:06:59맛저~~
-
295 리온 허트레인 (AnKrehPqd.) 2020. 9. 3. 오후 8:09:12모두 즐거운 저녁되세요!
-
296 Narrator (CNlNsYDlPw) 2020. 9. 3. 오후 11:16:30- 리온 허트레인
"별 거 없어, 그냥 일만 좀 거들어주면 돼!"
반대편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다보면,
낡은 사다리가 당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뒤틀린다.
쇠가 끊어지는 소리와 동시에 사다리 일부가 떨어져나간다.
하마터면 수 미터 아래로 떨어질뻔 했다.
고작 100몰렛 일당이라기엔 굉장히 위험한 일 아닐까..
꼭대기에 다다른 뒤에야 주스와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 테즈카코
일리아가 '누루'라고 말했던 퀘찰은 꽤 특이한 구석이 있었다.
무리를 이루지 않고 홀로 고향을 떠나 숙적인 첸촌의 땅을 쉽게 거쳐왔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퀘찰, 은하수 하늘을 지나온지 얼마나 지났지?"
잔잔한 어둠이 내린 밖은 미동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팔라롯은 고개를 들어올리더니 당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
297 테즈카코 (XXH7ZkTrXw) 2020. 9. 3. 오후 11:30:35"어제 밤에 치틀랄리옥을 거쳤었고. 밤새 날아 해가 뜰 때 즈음에 이곳에 도달했다."
테즈카코는 눈알을 도로 데굴 굴려서 팔라롯을 보았다. 집 안에서 날개를 오므리고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은 꼭 깃털 망토를 두른 것처럼 보였다. 녹색과 주황색의 깃털 망토.
"왜 그러지? 추격대가 쫓아왔나?"
창문에 얼굴을 딱 붙이고 밖을 살핀다. 테즈카코는 바깥에 뭔가 특이사항이 있는지 꼼꼼히 찾아보려 했다. -
298 오시리스 (MHgspcJdUU) 2020. 9. 3. 오후 11:47:16생각해보면 배가 꽤나 고프다. 깊은 숲에서 튀어나온 후드를 쓴 2m 거한에게 과연 음식을 나누어 줄지는 모르지만, 오시리스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오시리스의 머릿 속에는 남의 의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힘이 더 강하여 그리 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중요할 뿐.
-
299 리온 허트레인 (AnKrehPqd.) 2020. 9. 3. 오후 11:52:11"우선 사다리가 이 탑과 좀 더 어울리는 모양이 됐다는 걸 알려줘야겠군."
주스는 일을 거들어주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그것은 리온이 원하던 답은 아니었다. 그는 투덜거리며 주스가 있는 곳까지 올라가 박살난 사다리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녀는 리온보다 위에 있었으니 당연히 보았을 것이다. 리온은 굳이 그 사실을 알리며 주스의 대답을 요구했다. 설마 탑 꼭대기까지 올라서도 설명을 안 할까 싶은 의구심이 들었다. -
300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전 1:15:46아~~ 졸았습니다 죄송
이따 계속 이어서 하겠습니다 -
301 리온주 (t1cnVDN16E) 2020. 9. 4. 오전 1:21:44푹 주무세요 다들 좋은밤!
-
302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4:05:07안녕
하세요
~~~ -
303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4:05:22- 테즈카코
"야수들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일리아는 당신의 옆에 서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이상하지 않아?"
"원래는 달빛에 취해 해가 뜰때까지 울음을 그치지 않거든."
그녀는 불안한듯 목에 걸린 펜던트를 꼭 쥔채로 말한다.
곧 먼 곳으로부터 높고 날카로운 피리소리가 들려온다.
얇고 흐릿했지만 무척이나 또렷했다.
"마녀, 마녀의 피리소리.."
팔라롯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몸을 웅크린다.
저 피리소리가 달의 야수들을 모조리 쫓아낸 모양이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팔라롯 또한 저 소리에 영향을 받고 있다.
언덕을 감쌀만큼 거대한 달 위로 난쟁이 박쥐떼가 비친다.
첸촌이 퀘찰에 대항하기 위해 길들여진 토착생물이다.
그 위에는 첸촌의 사수들이 올라타 있다. -
304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4:05:35- 오시리스
냄새를 따라가니, 머지않아 모닥불이 피워진 작은 장소가 나온다.
불 위에는 적당한 크기의 냄비가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끓고 있다.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사이로 튼실한 건더기들이 보인다.
제대로된 조리도구를 가지고 있는 걸 보아 혼자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조심성이 없는 건지 주변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불가 옆에는 썰린 빵과 식기들이 놓여있다. -
305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4:06:05- 리온 허트레인
"그래그래, 어르신이 오르기엔 위험하다니까-"
주스는 해명을 요구하는 당신의 목소리에 능청을 떤다.
"왜에~? 표정 좀 풀어!"
"일 끝나면 공방에서 가장 좋은 엔진으로 달아줄게."
공구를 꺼내던 그녀는 당신의 얼굴을 보고 괜히 목소리에 앙탈을 섞는다.
-
그녀는 일이 시작된 이후로 말을 아꼈다.
당신에게 많은 일을 시키지도 않았다.
도구를 건네주거나 자잘한 일 정도만 옆에서 거들어주는 것이 전부였다.
탑 최상단 컨트롤 박스를 뜯어내자 복잡하게 얽힌 내부회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용도조차 알 수 없는 난해한 부품들이 차례로 분리되고,
사람의 몸이 절반이나 들어갈 깊이까지 파고든다.
주스는 기계 내부로 허리까지 밀어넣고 한동안 엉덩이를 들썩인다.
내부로 무언가를 두드리고 내리치는 소리가 계속된다.
"아, 찾았다!"
잠시후 그녀는 신이 난 목소리로 외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왠지 모를 당황스러움이 섞인 몸짓으로 발을 구르기 시작한다.
"어떡해? 몸이 끼었나봐!"
기계 안쪽으로 먹먹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
306 테즈카코 (8WOpuKKqWE) 2020. 9. 4. 오후 4:24:54눈이 휘둥그레졌다. 놈들한테 저런 것도 있었나? 왜 그 때는 저걸 꺼내들지 않은 거지?
"접때는 저런 거 안 쓰길래 죄다 구워먹었나 싶었는데..빌어먹을."
저놈들은 아마 이 집에 들를 것이다. 적어도 한 사람은 땅으로 내려온다는 뜻이다. 떼거지로 우르르 내려오면 더 좋겠지만. 아무튼 한 놈을 인질로 잡으면서 싸움을 시작해보자.
그들이 압도적인 고도 우위를 가진 상황이니 인질 정도도 없으면 정말 힘든 상황이 되겠지. 그녀는 생각했다. -
307 리온 허트레인 (t1cnVDN16E) 2020. 9. 4. 오후 4:29:17답답한 소일거리나 하고 있자니 좀이 쑤신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용도를 알 수 없는 탑의 기계가 널부러져 있을 뿐이었다. 슬슬 지루한 일에 체념할 때 쯤 주스가 기계에 끼였다. 리온은 버둥거리는 주스의 모습을 보고 곧바로 다가갔다. 그러나 그는 그녀를 돕지 않고 멈춰섰다. 그에게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는 잠시 가만히 서있다가 말했다.
"거기 좀 끼여있으면 내 질문에 답할 마음이 들겠소?"
//하이하이~~ 반가워요! -
308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5:09:35- 테즈카코
"얘길 나눠봐야겠어."
일리아는 당신을 흘깃 쳐다보더니 문을 열고 나간다.
곧 박쥐떼가 집 근처를 에워싼 모습으로 하나둘씩 땅에 내려온다.
- 리온 허트레인
"진짜 허리 끊어질 것 같애! 빨리 꺼내달라니까!?"
주스는 화가 섞인 목소리로 대꾸해온다.
당신의 의도를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
309 테즈카코 (8WOpuKKqWE) 2020. 9. 4. 오후 5:24:34"이야기는 무슨. 저들은 분명 이 몸의 깃털을 본 적 있냐고 물어볼테고..."
일리아나 팔라롯은 여기 있다고 말하겠지. 그리고 쌈박질이 벌어지겠지. 대표 하나만 착지하는 게 아닌, 박쥐들이 줄지어 착지하는 걸 보니 상황이 나쁘게만 돌아가진 않아보인다.
어깨를 돌리자 뚝뚝거리는 소리가 난다. -
310 리온 허트레인 (t1cnVDN16E) 2020. 9. 4. 오후 5:26:13"여기는 무슨 용도로 사용하는 곳이오? 지금 무슨 일을 하는 거지?"
허리가 아프다고 화내기 시작하자 대충 그녀를 돕는 둥 마는 둥 시늉을 하며 질문을 시작한다. 가장 궁금했던 철탑에 대해 먼저 물었다. -
311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5:48:24- 테즈카코
현관은 굳게 닫혔고, 일리아는 박쥐에서 내린 사수와 얼굴을 마주한다.
가장 앞에 서 있는 자가 후드를 내린다.
눈에 흉터가 진 얼굴, 엥카네의 집에서 본적이 있다.
그는 총을 어깨에 짊어진채로 몸을 굽혀 예를 갖춘 인사를 해온다.
"내 친구에게 선물한 물건을 왜 당신들이 갖고 있죠?"
일리아는 내려앉은 목소리로 그를 추궁한다.
"허락 없이 영역을 침범한 일은 사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오해가 있을까 말씀드리지만.. 엥카네씨에게선 흔쾌히 수락받은 것입니다."
"순교자의 피를 위해서 말이지요."
하지만 엥카네는 당신을 숨겨줬다는 죄목으로 끌려간지 오래다.
- 리온 허트레인
"좀 더 세게 당겨봐!"
"아, 아아악!! 아파!"
기껏 도와주는 당신에게 발길질을 하며 야단법석을 피운다.
단자에 옷이 좀 끼었을뿐 그렇게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
다만 엄살이 심했을뿐..
가까스로 빠져나오고 나서야 그녀는 거친 숨을 내쉬며 손에 쥐어진 것을 보여준다.
벽돌 두께정도 되는 직사각형 형태의 부품이다.
"수명이 거의 다 됐거든. 매번 손보지 않으면 고장나."
중요한 물건인지 공구가방 안에 그것을 밀어넣으며 말한다.
"하아.. 우선 자리 좀 옮겨서 얘기할래?"
당신의 집요한 물음에 그녀는 결국 백기를 든다. -
312 오시리스 (6jTEzM.of6) 2020. 9. 4. 오후 5:50:45주변에 별 위험은 없는 것 같다. 섣불리 행동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오시리스는 모닥불의 주인을 기다린다. 운좋게 깔끔히 얻어먹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점심에 싱싱한 영혼이 하나 추가될 뿐이다.
-
313 리온 허트레인 (t1cnVDN16E) 2020. 9. 4. 오후 6:05:41수명이 다 됐다는 부품을 보여주는 주스지만 그게 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답답한 것이 풀리는 듯 하다. 리온은 발길질을 맞은 옷을 털고 고개를 끄덕였다.
"앞장 서시오." -
314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6:14:29- 오시리스
얼마나 기다렸을까,
반대편 풀숲으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빵모자를 눌러쓴 퉁퉁한 사내가 숨을 헐떡이고 있다.
어울리지 않게 기품 있어 보이는 안경에,
두툼한 뱃살만큼이나 후덕한 뺨까지.
중년에 가까워 보이는 나이다.
"에구.. 나 죽는다.."
그는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불 근처에 바구니를 내려놓는다.
이때까지 당신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듯 태연한 모습이다.
들고 온 물건에서 시선을 떼고 나서야 간신히 당신과 눈이 마주친다.
"으엉..? 뉘슈?"
뒤늦게 당신을 발견하고 흠칫 놀라 묻는다.
- 리온 허트레인
"상태는 어떻던가?"
탑에서 내려오자 늙은 인부가 당신과 주스를 반긴다.
"나쁘지 않아요~ 조금만 손보면 몇년은 더 쓸 수 있겠는데요?"
그녀는 사다리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오며 답한다.
"운이 좋았지, 이런 좋은 인재를 만나고 말이야."
"네~ 조금 고집 센 것만 빼면 좋을텐데.."
당신을 힐끔 쳐다보며 들릴듯말듯한 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래. 일도 치렀겠다."
"제대로된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은데. 어떻겠나?" -
315 테즈카코 (8WOpuKKqWE) 2020. 9. 4. 오후 6:22:42문 밖에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가증스러운 놈들. 그녀는 사뿐히 걸어 현관 앞에 섰다.
심호흡을 하면서 두 다리를 앞뒤로 벌린다. 다리를 굽히고 자세를 낮춘다. 그러나 테즈카코의 고개는 꼿꼿하다. 끝까지 당겨진 강궁의 시위처럼, 언제든 앞으로 뛰쳐나갈 준비를 갖춘다. -
316 리온 허트레인 (t1cnVDN16E) 2020. 9. 4. 오후 6:29:46"글쎄, 아직 배는 안 고프다만."
뒤따라 내려온 리온은 노인의 제안에 고개를 젓는다. 들어야할 이야기를 방해받고 싶지 않은 것도 있다. 그러나 식사를 하며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면 금방 리온이 기술자가 아니란 걸 알아챌 것이다. 말을 끝마친 리온은 주스에게 자리를 뜨자고 눈짓한다. -
317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6:36:57쫌 딴것좀 하다 올게용
-
318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8:28:56- 테즈카코
"저희는 한 퀘찰을 쫓고 있습니다."
"멋대로 영역을 침범해 동포들을 해치고 달아났지요."
눈에 흉터가 난 첸촌인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당신의 친구가 그 퀘찰을 숨겨주었습니다."
집안에 있는 당신에게 들으란듯이 목소리가 커진다.
"다른 토판에서 일어난 갈등을 이곳에서 해결하겠다는 이야기인가요?"
로브를 두른 사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리아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유감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엥카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 끝나는 동시에 그는 뒤편의 사수들에게 수신호를 보낸다.
그러자 총을 뽑아들고 하나둘씩 집 앞으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일리아는 어깨를 지나치는 이들을 그저 지켜만 볼수밖에 없었다.
- 리온 허트레인
"아직 남은 작업이 많기도 하구요-"
"보수가 끝나면 그때 부탁드릴게요. 지금은 마음만 받기로?"
주스는 당신의 시선에 억지스럽게 밝은 목소리를 쥐어짜낸다.
"아, 그런가.. 이거 아쉽게 됐구먼.."
"그래. 나중에 다시 보자고. 나중에."
노인은 눈웃음을 지으며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공방에 오기까지 그녀는 아무말 없이 운전대를 잡았다.
생각에 잠긴듯 하면서도 조금 무거워 보이는 표정이다.
곧 공방 앞에 차가 멈춰선다. 그녀는 말없이 차에서 내린다.
굳게 잠긴 공방 문을 열고 한숨을 푹 쉬며 당신쪽을 훽 쳐다본다.
"아! 정말 별거 아닌데~ 뭐가 그렇게 궁금한건데?"
"탑의 용도가 궁금한거야? 그냥 마을의 생명줄 같은 곳.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돼."
그녀는 짜증스러운 미소를 지은채로 투덜거리며 대충 얼버무린다. -
319 테즈카코 (8WOpuKKqWE) 2020. 9. 4. 오후 8:39:49닥치고 공격...하기 전에 질문! 문을 부수고 그 너머의 적을 공격하려면 문을 공격한다는 선언이 따로 필요한가요?
-
320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8:41:26>>319
ㄴㄴ 그런거 없이 그냥 선제공격으로 전투 시작됩니다 -
321 테즈카코 (8WOpuKKqWE) 2020. 9. 4. 오후 8:55:58발톱에 힘을 꽉 주고 있어서, 어쩌면 지금 집 바닥에 흠집이 움푹 생겼을지도 모른다. 테즈카코는 속으로 숫자를 센다. 하나..둘..
"죽어라-!!"
그녀는 발리스타에 몸을 맡긴 것처럼 튀어나간다. 문짝따위 가볍게 아작내고 그 뒤의 첸촌인들을 향해서! 감히 거짓을 떠벌리고 감히 대제사장을 모독하려 한 죄는 네놈들의 뼈와 살로 갚게 되리라!
일대 다수의 싸움이니 돌격해 놈들의 진형을 마구 헤집어놓고 인질을 잡아 이탈하는 것이 테즈카코의 계획이었다.
//태양신의 고동 사용하고 공겨억 -
322 리온 허트레인 (t1cnVDN16E) 2020. 9. 4. 오후 9:17:52"마을의 생명줄이라... 그런 건 추측으로도 알 수 있소."
늙은 인부는 아주 자랑스럽다는 듯 탑에 대해 말했다. 정확히는 말하려고 했다. 대륙 어딜가도 쉽게 접하지 못할 어쩌구. 전력 생산에도 연관이 있어 보이는 이 탑이 마을의 생명줄이라는 것은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묻고자 하는 것은 왜 외부인인 나를 그곳으로 들였나 하는 거요."
"그것도 거짓을 말해서까지."
주스는 외부인인 그를 기술자라고 소개하며 마을의 생명줄인 철탑으로 데려갔다. 그것은 그만큼 중요한 일이기에, 그가 필요했기에 데려간 것이라고 추측했으나 실상 그곳에서 한 일은 별것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왜 굳이 리온을 탑으로 데리고 향했는가. 무언가 석연찮은 기분에 그는 계속 캐물었다. -
323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9:55:47>>322
대화 다이스 .dice min max. 57이상 성공 -
324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9:56:11에고
.dice 1 100. = 81 -
325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08:48- 테츠카코
최후의 퀘찰 테즈카코 HP 82/82 MP 110/110
[ 태양신의 고동 - 3턴간 근접무기 공격력 25 | 물리 방어력 10 강화 ]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 리온 허트레인
"위츠라인에는 제대로 된 기술자가 없다고 했잖아?"
"믿음직한 사람이 둘이라면 조금 더 안도할 수 있을거라고.."
태연한 말투로 이야기를 하던 그녀는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그러고는 공방의 문을 열어젖혀 갑자기 개수대 위의 수도꼭지를 돌린다.
하지만 물은 단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다.
"탑이 멈추면 물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사라지고 말아."
전기시설 정도나 될 줄 알았는데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시설이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사람이 버티고 살 수 있었던 이유다.
"허트레인씨, 이곳에 버티고 있는 건 위츠라인뿐만이 아니야."
"물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거든."
"그중엔 물을 독차지하고 싶어하는 사람까지도."
생명과 직결되는 열쇠를 쥐는 순간 엄청난 권력을 손에 넣게 됨은 당연한 이치다. -
326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10:08- 테츠카코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9 [ 54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25 [ 54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79 [ 54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68 [ 54이상 명중 ]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74 [ 54이상 명중 ] -
327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12:22최후의 퀘찰 테츠카코의 공격 .dice 1 100. = 50 [ 41이상 명중 ]
-
328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14:22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7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51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50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92 -
329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14:51최후의 퀘찰 테츠카코의 공격 .dice 1 100. = 51
-
330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15:06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5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52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83 -
331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15:23최후의 퀘찰 테츠카코의 공격 .dice 1 100. = 48
-
332 테즈카코 (8WOpuKKqWE) 2020. 9. 4. 오후 10:20:31(덜덜)
-
333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25:15- 테츠카코
선두에 서있던 첸촌인이 당신의 기습에 나가떨어진다.
사수들은 바로 반격에 나서지만 마력이 깃든 깃털을 뚫지 못한다.
무용지물이 된 무기로 용감하게 맞서 싸우지만 하나씩 차례로 쓰러진다.
얼굴에 흉터가 진 사내가 당신을 매섭게 노려본다.
몇 남지않은 이들이 그의 뒤로 물러선다.
"멸한지 오래되었더래도 본성은 여전하구나."
"토판을 넘나들며 피를 뿌린 죗갚을 치뤄주마!"
그는 얼어붙은 일리아쪽을 잠시동안 쳐다본다.
그러고는 당신의 앞에 서 최후의 일갈을 날린다. -
334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25:33- 테츠카코
최후의 퀘찰 테츠카코 HP 75/82 MP 80/110
명사수 라글리 HP 65/12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
335 리온 허트레인 (t1cnVDN16E) 2020. 9. 4. 오후 10:36:45"일면부지의 사람을 잘도 믿었군."
마을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자신을 기술자로 소개했다. 그런 얘기를 주스는 하고 있었다. 마을을 유지하는 근원이 탑이었다. 그런데 탑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 뿐이라니, 절대로 좋은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리온은 이곳의 기술자를 한 명 더 알고 있다. 주스와 혈연이 있다던 가출 소년. 리온은 고개를 내저으며 어제 그 소년을 보았음을 말해준다.
"...어제밤 당신 가족을 보았소. 붙잡아둘 걸 그랬어." -
336 테즈카코 (8WOpuKKqWE) 2020. 9. 4. 오후 10:40:20"어쩜 시간이 지나도 이리 변함이 없을까. 예나 지금이나 네놈들은 우리 적수가 못 돼!"
주황색 깃털은 주홍색으로 물든지 오래다. 날개를 부르르 떨자 붉은 점들이 떨어져 비산흔을 그린다. 테즈카코의 눈빛은 바짝 연마한 바늘처럼 뾰족하다. 전투의 흥분이 몰아닥치자 일리아와 팔라롯은 안중에도 없어진다. 오직 적과 자신뿐이다.
"감히 이 몸을 선제공격한 대가는 그 심장으로 값게 되리라."
나는 발톱으로 너네를 조진다! 내 손에는 내가 죽인 놈들이 한가득! 그래, 이게 척추구만! 누가 진짜 퀘찰이냐? 나야! 내가 X나 퀘찰이다! 얼마나 X나? X나게 X나! 나는 10점 만점에 12점인 진짜 퀘찰! 총 따윈 필요없어! 총은 겁쟁이들만 쓴다고!
테즈카코는 날개를 활짝 펼친다. 그 커다란 날개로 허공에서 중심을 잡으며 곡예를 하듯 뛰어든다.
//태양신의 고동 너무 좋아...일단 그거 한번 더 쓰고 은하수사수들부터 공격하겠습니다. -
337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41:08- 리온 허트레인
"아무도 믿을 수 없거든. 이곳에선.."
물을 독차지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마을 안에도 그에 동조하려는 이들이 있을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마을의 사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를 데리고 온 이유가.
"잠깐, 뭐라고?"
"키 요만하고 앞니 없는 애?"
주스는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 흠칫 놀라더니 손을 어깨 밑으로 하며 묻는다. -
338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41:50명사수 라글리의 공격 .dice 1 100. = 97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60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86 -
339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42:40최후의 퀘찰 테츠카코의 공격 .dice 1 100. = 93
-
340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48:09- 테츠카코
가슴을 꿰뚫듯 날아들던 총탄이 마력의 힘에 튕겨나간다.
남아있던 한명도 순식간에 쓰러지고 수의 차이가 점차 좁혀진다.
동료들이 쓰러지고 있음에도 얼굴에 흉터가 진 사수는 조용히 당신을 겨눠온다.
총성이 울림과 동시에 갑옷처럼 단단했던 깃털 일부가 바스라지듯 떨어진다.
평범한 탄환은 마력의 힘이 깃든 깃털을 뚫지 못한다.
쓰러진 첸촌인들과는 다른 것을 쓰고 있는듯 하다. -
341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48:27- 테츠카코
최후의 퀘찰 테츠카코 HP 64/82 MP 50/110
[ 태양신의 고동 - 2턴간 근접무기 공격력 25 | 물리 방어력 10 강화 ]
명사수 라글리 HP 65/12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50/50
은하수 하늘의 사수 HP 0/50 -
342 리온 허트레인 (t1cnVDN16E) 2020. 9. 4. 오후 10:54:27"잠깐 얘기를 나눴소. 방에 있던 선반 아래서 기어나오더군."
"생김새는 잘 모르겠지만 당신과 가족이라는 말을 한 건 확실하오."
리온은 어제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 꼬마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그 인상 정도는 알고 있다. 그리고 주스의 설명에서 느껴지는 인상은 그와 비슷했다. 리온은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바이크를 고쳐주는 대신 밖으로 데려가달라고도 했으나 거절했소. 그녀석이 지금 어디있는지는 모르겠군." -
343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0:58:46- 리온 허트레인
반응을 봐선 집을 나간다고 한지 많은 시간이 흐른것 같다.
그녀의 당황 가득한 표정이 곧 싸늘해진다.
"그때였구나..?"
전날 새 침낭을 건네주었을때 무언가를 눈치챈 얼굴이었다.
"왜 말 안해줬어?"
꽤나 배신감을 느꼈는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어온다. -
344 테즈카코 (8WOpuKKqWE) 2020. 9. 4. 오후 10:59:35사수 하나를 발톱으로 붙잡고 공중제비를 돌며 땅바닥에 내리찍었다. 체중을 실어 꽉 누르고 있던 와중 총성이 귀를 후벼판다. 무시하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까까지의 총알과 달리 깃털이 깨졌으니까. 테즈카코는 몸으로 전해져오는 질량에 뒷걸음질쳤다.
"범이 고기를 뜯는 것은 범의 책임인가. 아니면 범 앞에 고기를 던진 자의 책임인가."
"잠자코 있었으면 더 이상 피를 볼 일도 없었겠거늘, 기어코 너는 내 앞에 고기를 던졌구나."
깃털 몇 개 따위, 없어도 아무 문제 없고 또 금방 다시 자란다. 위축되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테즈카코는 총알을 막거나 도탄시키기 위해서 양 날개를 ㅅ모양으로 겹쳐서 몸을 가린다. 이윽고 흉터가 있는 사수에게 돌진한다. -
345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1:05:21명사수 라글리의 공격 .dice 1 100. = 21
은하수 하늘의 사수의 공격 .dice 1 100. = 30
최후의 퀘찰 테츠카코의 공격 .dice 1 100. = 54 -
346 테즈카코 (8WOpuKKqWE) 2020. 9. 4. 오후 11:08:22다이스가 되게 잘 뜨네요!
-
347 리온 허트레인 (t1cnVDN16E) 2020. 9. 4. 오후 11:16:14"꽤 오랫동안 나가 있었나 보군. ...미안하오. 젊은 날의 치기 정도로 생각했소."
"아마 집안 쉽게 눈 닿지 않는 곳에 숨어있을 거요. 개조를 한 듯 한데."
많이 놀라 보이는 표정에 말이 많아진다. 그저 혈기왕성할 때 저지르는 짧은 반항이라고 생각했건만 제대로 한 건 했던 모양이다. 리온은 나름대로 소년의 위치를 추측하며 그녀를 돕겠단 의사를 보인다. -
348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1:23:06- 테츠카코
당신은 총구를 겨누고 있는 사수에게로 몸을 던졌다.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총은 두동강이 나 부러지고 피를 흘린채 뒤로 밀려난다.
함께 자리를 지키고 서 있던 이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부축한다.
지금껏 길을 막아온 자들을 쉽게 쓰러뜨려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만해!"
당신이 싸움의 끝을 내려할때 일리아의 처절한 부르짖음이 들려온다.
대지는 그녀의 감정을 읽어내듯 거칠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중심을 잃을 정도로 격한 진동이 전신을 타고 전해진다.
뒤에 묶여있던 박쥐떼도 놀라 위로 펄쩍 뛰어오른다.
밝게 비추던 만월 위로 작은 먹구름이 한두점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
349 Narrator (7lrJ6O/uV2) 2020. 9. 4. 오후 11:23:20- 리온 허트레인
"어떻게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가 있지.."
"아무리 상황을 몰랐다고 해도 그렇게 애를 보내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당신의 해명에 그녀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난듯 거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아니, 신경 쓸 필요없겠다."
"아쉬우면 자기가 제 발로 걸어오겠지. 그렇지?"
함께 찾아주겠다는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손사래를 치며 공방 안쪽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나 참.. 가장 중요한 걸 내버려두고 내가 무슨.."
탑에서 빼낸 칩을 손에 쥔채로 중얼거리며 작업실 안쪽으로 사라진다. -
350 리온 허트레인 (t1cnVDN16E) 2020. 9. 4. 오후 11:35:02"이런..."
주스는 이것저것 말하다 리온을 내버려두고 작업실로 들어갔다. 중요한 작업 전에 괜한 소리를 해 마음을 어지럽힌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지금 더 말을 걸면 방해가 될 것이다. 리온은 저 혼자라도 방안을 뒤져보기로 작정하고 전날의 선반으로 향한다. -
351 테즈카코 (8WOpuKKqWE) 2020. 9. 4. 오후 11:37:02'좋아 끝이다....아?'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어렵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 하던 것처럼 달려들어서 두 조각을 내면 된다. 추격대를 섬멸하고 시간을 번다. 가능하면 그 누루라는 녀석을 찾아서 밀림 밖으로 빠져나간다. 앞으로의 계획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분명 그렇게 되어야 했을 텐데...
"지, 지진?!"
테즈카코의 발톱이 싸악 하는 소리와 함께 허공을 가른다. 갑자기 땅이 흔들려 중심이 흐트러지고 말았다. 그 정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하마터면 꼴사납게 넘어질 뻔 했다. 테즈카코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낮게 날아올라 정지된 비행을 한다.
"일리아! 이게 무슨 짓인가!" -
352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2:28:41- 리온 허트레인
방으로 돌아가 한켠에 놓인 선반을 살펴보면
아래쪽에 난 작은 개구멍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을 통해 안팎으로 들락날락거린것 같다.
단칸방의 벽을 넘어서 바깥을 조사하면 바닥에 깔린 철망이 보인다.
그것을 들어내면 집안으로 이어지는 좁은 통로가 드러난다.
집을 오고가며 움직이는 걸보면 마을 곳곳을 쏘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마을이 크진 않으니 금방 수소문하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353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2:35:37- 테즈카코
"그 어떤 명분을 내세워서든지.."
"이 땅을 더럽히는 짓은 더이상 용서하지 않겠어."
일리아는 당장이라도 땅을 갈아엎을 기세로 쏘아붙인다.
그 틈을 노려 상처입지 않은 첸촌인이 부상당한 동료를 탈것에 태워 날아오른다.
그녀는 피로 얼룩진 앞마당을 쳐다보고 고개를 떨군다.
만월을 가리던 구름이 다시 걷히고 달빛이 언덕을 비춘다. -
354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12:45:39그렇게 리온의 애찾기가 시작됐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숨을 만한 곳을 뒤지고 사람을 볼 때마다 주스가 리온에게 했던 것처럼 "키는 이만하고 앞니 빠진 꼬마 봤소?"하며 사람들에게 묻는다. 꼬마 때문에 뭔 고생이냐며 한숨을 내쉴 때도 있지만 발을 멈추지는 않았다.
-
355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2:50:56조사 다이스 .dice 1 100. = 86 [ 57이상 성공 ]
-
356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12:54:08어유 테즈카코 주 말씀처럼 오늘 주사위가 잘뜨네요
-
357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12:55:33여기서 두 명 더 해치운다고 더 더러워질 구석이 있냐고 말하려다가...말았다. 테즈카코는 이번 싸움에서 선전했지만 그건 그녀가 멀쩡하다는 뜻이 아니다. 테즈카코도 그들의 공격을 피하거나 받아내며 상당한 체력을 썼다. 싸움을 끝내야 하는 지금 적을 또 만들면 매우 곤란해질 것이다.
"그리하도록 하지. 일리아."
어쩌면, 조금 비꼬는 기색이 느껴졌을지도. 하여튼 저놈들을 놓칠 수 없다. 놈들이 소굴로 돌아간다면 첸촌인들은 즉시 2파를 보낼 것이다. 결코 그런 일을 허용할 수는 없다.
테즈카코는 즉시 날아가는 박쥐를 추격하려 한다. 이 땅을 더럽히지 말라 했으니 이 고원 밖에 내다버리면 되겠지 뭐. 뭣하는 사람이길래 그리 강력한 지진을 일으켰을까. 땅의 정령이라도 되나. 그녀는 툴툴거리며 날개를 바삐 놀린다. -
358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2:57:34- 리온 허트레인
"테이시 말인감? 그놈 아직도 집에 안들어갔구만!"
"장터에 자주 들락날락하긴 하는데 말만 걸면 꽁지빠지게 도망을 쳐서.."
"모래벌레 튀김이 단돈 50몰렛!"
여러 목격담이 있는 것으로 보아 마을 곳곳을 자주 쏘다니는 것은 확실하다.
분명 주스도 아이를 찾아 이런 일을 몇날며칠간 계속했을 것이다.
그래도 찾지 못한 걸보면 눈치 하나는 대단한 녀석인 것 같다.
이정도라면 대놓고 마을을 활보하면서도 집에 들어가지 않고 꿋꿋이 버틴다는 것인데..
공방을 떠난지 거의 반나절 정도가 지났을까?
행인들 사이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아이의 모습이 언뜻 스쳤다 사라진다. -
359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2:58:26여.. 테츠카코는 뼛속까지 전투광이네요
항상 확실하게 끝을 보는 타입이군요 -
360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00:04추격 다이스 .dice 1 100. = 35 [ 61이상 성공 ]
-
361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1:06:29갸아악
-
362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07:49- 테즈카코
서둘러 도주하는 첸촌의 사수들을 쫓지만 격차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난쟁이 박쥐는 무척이나 재빠른 생명체다.
비록 오래 하늘을 날진 못하지만, 한번 날기 시작하면
퀘찰의 전사들조차 쉽게 따르지 못할 정도였다.
첸촌은 이런 박쥐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거듭되는 퀘찰의 침공에도 맞서 싸울 수 있었던 것이다.
하루종일 저들을 쫓아가면 붙잡을 수 있겠지만
다시 은하수 하늘로 접어들게 될테니 추격에는 큰 의미가 없다. -
363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08:46에고 다행이다
가는 애들 줘패면 그나마 중립적인 애들까지 돌아서게 되니까..
저번처럼 잠깐 투닥거리다 지나치고 이렇게 될까봐 맘 졸였슴다 -
364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1:10:40"저기 있군."
반나절, 아마 이정도 시간이면 꼬마 찾기의 주인공... 테이시도 리온이 자기를 찾는다는 걸 알아챘을 것이다. 그런 때에 녀석의 꼬리를 밟을 수 있는 것은 큰 수확이다. 리온은 조심스럽게 그 소년이 사라진 곳으로 이동한다. 곧 추격전이 일어날 거라는 생각이 든다. -
365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1:12:35이거시 바로 퀘찰의 정신...
-
366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13:41- 리온 허트레인
소년을 쫓을때가 왔다는 것을 느낀 순간 아이는 이미 저 멀리까지 떨어져 있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곤 자길 붙잡으러 올 줄 안 것 같다.
사람들 사이로 숨어들며 꽁무니를 빼던 아이는 골목 모퉁이로 몸을 쏙 숨긴다. -
367 리온 주 (puQj4Jmlvo) 2020. 9. 5. 오전 1:14:34전투종족의 집요함은 무섭군요 ㄷㄷ
-
368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1:17:21"에, 에라이. 박쥐답게 동굴 안에나 있을 것이지!"
결국 테즈카코는 기수를 되돌려야 했다. 저것까지 쫓아가서 잡으려면 진짜 탈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돌아가면서 긍정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다. 해치운 놈들에게 그 이상한 피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놈들이 타고 온 박쥐를 테즈카코가 노획해 다룰 수 있다면 당분간은 여정이 꽤 편할 것이다.
"설마 일리아가 시체는 파묻고 박쥐는 풀어준 건 아니겠지. 그럼 안되는데..."
불길한 예감이 들어 그녀는 서둘러 되돌아갔다. -
369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1:20:23"서라 꼬마야!"
결국 시작됐다. 소년은 달리고, 리온도 그를 쫓아 달린다. 테이시가 숨어든 골목으로 다급하게 향한다. 사람을 쫓는 것은 얼마만의 일인가. 이전에는 무법자들을 잡으려 도시를 뛰어다녔지만 몰락 이후로 그는 쫓는 쪽이 아니라 쫓기는 쪽이 되었다. 오랜 관계를 다시 뒤집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리온은 예전의 감각을 떠올리려 애쓰며 테이시를 쫓았다. -
370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24:45- 테즈카코
당신이 우려했던대로 일리아는 홀로 시신을 수습하고 있었다.
묶인 박쥐들은 전등 앞의 벌레마냥 의미없는 날갯짓을 계속한다.
"...왜 돌아왔어?"
집 앞에 돌아오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싸늘한 목소리로 물어온다.
하얗던 원피스는 피로 얼룩져 붉게 물들어버렸다.
주변은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아 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
371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26:01- 리온 허트레인
급히 골목 안으로 들어서지만 소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어디 또 개구멍 같은 곳으로 숨어들어간 것인가..
"악!"
골목 안쪽으로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돈 다 뱉어내라. 손가락 잘리기 싫으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심상치 않은 대화가 오감을 알 수 있다.
구석에 가까워지자 한 사람을 에워싼 사내들이 보인다.
"하, 선생님들.. 제가 무슨 사기를 쳤다고 이러십니까?"
"그저 제가 운이 좀 더 좋았을 뿐이라고요. 그렇죠?"
어디서 들어본 듯한 목소리다. 말끔한 양복차림에 비쩍 마른 사내.
어제 식당에서 봤던 그 도박꾼이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은 어제 돈을 탕진했던 자들처럼 보인다.
"흐하하하, 네가 그렇게 운이 좋아?"
"그러면 이 손가락에는 칼이 들어가지 않겠네? 이봐, 칼좀 줘봐!"
"아아아- 자, 잠깐만.."
사내는 말라깽이를 발로 차 넘어뜨리고 옆에서 구경을 하고 있던 자에게 나이프를 건네받는다. -
372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1:37:34"쯧, 발 빠른 녀석일세."
익숙치 못한 곳에서 그곳을 쏘다니는 사람을 쫓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지만 강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게 고개를 젓고 있을 때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도 역시 저 말라깽이가 게임을 크게 이긴 모양이다. 말라깽이가 사기를 쳤고 도박사들의 규칙을 행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리온에게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봐, 노름쟁이들. 참 재밌는 게임을 하고 계시는군."
"칼 넣고 얌전히 자리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요."
돈을 잃은 이들에게는 눈에 뵈는 게 몇가지 없다. 카드, 돈, 총. 그리고 리온은 허리춤에서 총을 뽑아 들어 나이프를 든 사내를 겨눴다. 일단은 위협용이었지만 장전은 되어있다. 달려든다면 쏠 각오도 되어있다. 그런 것들은 이미 오래전에 준비해둔 것들이다.
-
373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1:37:50"반쪽짜리 승리라도 승리는 승리니. 전리품을 취해야지. 잠깐 기다려."
다행히 아직 수습이 끝나지 않았다. 박쥐도 잘 묶여있고. 패물이 되었건 노예가 되었건 단순 기념품이 되었건, 전리품을 취하는 것은 승자의 권리다. 테즈카코는 널부러진 시신들을 뒤적거리며 그 피리를 찾으려 한다. -
374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54:15- 리온 허트레인
대뜸 총을 겨눠오자 사내들은 화조차 내지 못하고 손을 들어올린다.
"뭐야, 이 놈하고 한패야?"
사내는 터무니없다는 표정으로 툴툴거리지만 칼을 떨구고 슬그머니 발을 뺀다.
한명이 달아나자 나머지도 그를 뒤쫓아 꽁무니를 뺀다.
"으.. 어.."
바닥에 쓰러진 말라깽이는 정신이 오락가락한듯 눈을 굴린다.
한쪽 눈이 부어오를 정도로 안죽을만큼 두들겨 맞은 것 같다. -
375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1:54:34- 테즈카코
"손대지마."
수습된 시신에 손을 뻗자 그녀가 강한 어조로 쏘아붙인다.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복잡해보이는 표정이다.
"너에겐 한낱 고깃덩이처럼 느껴지겠지만.."
"나에게는 친구와 같은 사람들이었어."
원수를 진 사이 중간에 끼어 있음에도
사수의 리더가 경어로 대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이 싸움에서 어느 누구의 편에도 서고싶지 않아."
"하지만.. 하지만.. 너는 너무 못된 것 같아.."
일리아는 피가 흥건한 손으로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뺨을 가로막는다.
그녀에게서 홀로 빛이 꺼진 호수를 지키고 있을 소년의 모습이 겹쳐보인다. -
376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2:00:05오늘 토요일이네?
아싸~~~ -
377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2:04:17와자뵤~~
-
378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2:04:54그렇다고 레스를 더 많이 남기겠다~
이 말은 아니올시다
하하 -
379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2:07:18"걸을 수 있겠소?"
엉망진창으로 당해 쓰러져 있는 말라깽이를 부축해 일으켜 세워준다. 예상대로 도박꾼들은 별말하지 않고 돌아갔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는 혹이 하나 더 붙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게 적당히 하지 그랬소."
"...묵고 있는 곳이 어디요?"
도박꾼들이 다시 나타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그는 테이시를 쫓는 일은 내버려두고 우선 그의 숙소에 데려다줄 심산으로 재촉하듯 물었다. -
380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2:08:57주말은 원할때까지 자도 돼서 정말 좋네요~~!
-
381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2:12:18- 리온 허트레인
"으윽.. 누구십니까..?"
정신이 조금 돌아왔는지 걸음을 비틀거리며 당신을 쳐다본다.
"으으음, 그때 그 식당에서 봤던 그.."
잠깐 눈을 마주쳤을뿐인데 어떻게든 당신을 기억하고 있다.
"에휴, 거금을 걸어온 건 저쪽이라고요.."
"자꾸 시비를 걸어오길래 심술이 나서 그만.."
푼돈도 아니고 거의 1만 몰렛정도 되는 거금이 오갔으니,
손가락이 잘릴 위기까지 처한 것이다.
뭐, 그의 말마따나 운이 따라줘서 그렇게까지 되진 않았지만.
"묵고 있는 곳은 없습니다. 오늘 떠날거거든요."
"어느정도 경비도 챙겼고 말입니다.." -
382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2:20:18어느 정도의 경비라,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걸 보면 항상 이런 식으로 돈을 모은 모양이다. 그것도 1만 몰렛 씩이나. 사기 기술이 뛰어난 건지 운이 기막히게 좋은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목숨 보전할 운은 있어 보인다. 리온은 그가 곧 떠날 거라는 말에 안심하고 말했다.
"그럼 혹시 꼬마 못봤소? 이 골목으로 들어왔고, 키는 이 정도에 앞니가 빠졌소."
이제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문장이다. 맞고 있던 그가 제대로 보았을지는 모르겠지만 물어서 나쁠 건 없다. -
383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2:21:45"...."
테즈카코는 시신 앞에 쪼그려앉은 채 말이 없었다. 자신에게 죽일 놈이라고 욕하고 죽이려고 무기를 겨누는 사람은 봤어도, 그저 울면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은 처음 봤다. 왜..왜 미안한 것 같지? 내가 잘못한 것 같지?
"...나는 대제사장이지만, 부모님 외에 다른 퀘찰은 만나지도 못했다."
"큰뱀 르비칼마저 쓰러진 것을 아느냐? 최근의 일이다. 네가 르비칼을 알고, 르비칼이 쓰러졌다는 의미를 알진 모르겠다만."
몸을 일으키자 딱지가 굳은 깃털이 버석거린다.
"종말이 임박했다. 우리는 물러날 곳이 없다. 나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종말의 날을 밀어낼 것이다."
"호수의 마법사께서도 돌아오시어 이 몸 대신 호수를 지키고 계신데 이 몸이 무슨 일을 마다할소냐."
테즈카코는 으르렁대는 호랑이같았다. 감정이 북받치고 악이 받친다.
"일리아. 이 몸은 초하루까지 기다릴 수 없다. 메칠을 지나기 위해서, 놈들의 피리와 박쥐가 필요하다." -
384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2:26:39- 리온 허트레인
"음, 잘 모르겠는데.."
역시나 실컷 두들겨 맞느라 제대로 보질 못한 것 같다.
"그런데 혹시 말입니다.."
"제가 사람을 좀 잘 볼 줄 알아서요. 한가닥 좀 하시는 분이죠?"
그는 기운을 차렸는지 뜬금없는 소리를 해온다.
"저는 세상에서 운이 가장 좋은 사람이라 자부할 수 있지만.."
"그래도 혼자 다니기에는 세상이 너무나 넓고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말인데.. 행선지가 녹록치 않으시다면 같이 가보시겠습니까?"
"경비는 제가 다 대드리도록 할테니.."
결국은 옆을 지켜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조금 심상찮지만 경비를 모두 대준다는 말이 당신의 마음을 붙잡는다.
그의 수중에 있는 돈이라면 하루아침에 바이크 수리 대금을 마련할 수 있다. -
385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2:29:00밖에서 고라니 우는 소리가...
-
386 리온 주 (puQj4Jmlvo) 2020. 9. 5. 오전 2:33:38오우 돈 준다니까 엄청 혹하게 되네요 어떻게 해야할까...
-
387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2:42:34- 테즈카코
"빛이 사라져가는게 느껴져.."
"모든 토판의 순환이 멈춘 순간 밀림의 끝은 예견되어 있었어."
토판을 수호하는 존재만이 강대한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녀 또한 르비칼과 호수의 마법사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고향을 잃은채 머나먼 여행을 떠나는 한 퀘찰을 봤어."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 안에선 깊은 상처가 느껴졌지."
"퀘찰이 호전적인 종족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어."
"그렇지만, 가엾어서.. 그래서 감싸줄 수 있었던걸까?"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의 의문형으로 끝을 맺는다.
첸촌과의 상황을 알면서도 당신을 받아들인 것은
이전에 이곳을 오갔던 '누루'라는 퀘찰 때문이었나보다.
엥카네 영감이 당신을 받아들인것도 어쩌면..
"미안하지만 피리는 넘겨줄 수 없어. 주인에게 돌려줄테니까.."
비록 엥카네에게 선물로 준 것이지만 피리의 주인이 따로 있었던 모양이다.
"야수들은 네가 떠나기 전까지 몸을 웅크리고 있을거야."
"그러니까, 네게 사명이 있다면 더이상 뒤도 돌아보지말고 멀리 날아가버려.."
피리의 힘은 대단해 달의 야수들을 오랜 시간 잠재울 것이다.
그녀는 쓰러진 첸촌인의 얼굴에 천을 덮어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
388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2:43:13>>385
에에엑!! 에에에에에에에엑!!!!
>>386
하하 선택은 레스주의 몫입니다~~ -
389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2:51:34뭔가 이상하다. 이런 게 영웅 서사시였던가? 영웅 서사시는 분명 적을 무찌르고 세상을 구해서 찬사를 받는 것이 주된 골자였을텐데. 테즈카코가 생각했던 모습은 이런 게 아닌데.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테즈카코는 조용히 등을 돌려 박쥐들에게 다가갔다. 가능하면 최대한 많이 끌고 가고 싶다. 박쥐가 지치면 갈아탈 수 있도록. 하지만 박쥐 다루는 법을 그녀가 알 리가.
테즈카코는 조심스럽게 한 박쥐를 풀어본다. -
390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2:54:07이 남자의 제안은 아주 매력적인 것이었다. 당장이라도 수락하고픈 욕구를 느낄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그는 이 마을을 지나칠 수 없었다. 주스는 일면부지의 그를 마을 사람들을 위해 기술자로 포장했다. 25일이라는 긴 기간 또한 그것을 위해서일 것이다. 이대로 바이크를 고쳐 훌쩍 떠나버리는 건 배신이라고 여겨졌다. 그렇다면 그들을 위해 적어도 소년을 찾아야하는게 아닐까?
"지금은 아까 말한 꼬마를 찾고 있소. 그건 내 빚이오."
"미안하군. 하지만 아주 매력적인 제안이었소." -
391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3:04:35- 테즈카코
박쥐떼에 가까워지자 녀석들이 당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피비린내에 반응하듯 날개를 펄럭인다.
박쥐의 등에는 첸촌인의 크기에 딱 맞는 안장이 놓여있다.
체구가 작은 이들이나 타고 다니던 것이 제 힘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삐, 삐삐- 삑!"
묶여있던 것들중 가장 덩치가 큰 놈이다.
생김새와 다르게 울음소리는 꽤 귀여운 녀석이다.
- 리온 허트레인
"그럼 그 꼬마만 찾으면 같이 가주시겠단 이야기죠?"
확답을 한것도 아닌데 어째서인지 이런 결론이 나와버렸다.
그는 당신의 부축에서 벗어나 찢어진 정장 상의를 훌렁 벗어던진다.
"그럼 찾고 빨리 갑시다! 이 마을에 더는 볼 일 없으니-"
그는 넥타이를 조여매며 의욕적으로 앞서간다.
서둘러 마을을 떠나려 함은 아까와 같은 불상사를 어서 피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지도.. -
392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3:12:04오~ 돌아보니까 오늘 엄청 많이 돌렸네요
진짜 오랜만이다 이렇게 길게 돌리는거 -
393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3:12:27"도와주는 건 좋다만 너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는 마시오."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하려고 하는 걸 보니 어지간히도 협박에 시달린 모양이다. 그와 같이 갈지 마음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협력은 아주 반가웠다. 테이시를 찾으면 이래저래 해야할 말이 많겠지만, 우선은 그를 찾아야 한다. 말라깽이처럼 의욕을 다지고 다시 수색을 개시한다. -
394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3:13:42얘는 너무 작고. 얘는 애매하고. 아, 얘는 탈 수 있겠다. 테즈카코는 퍼덕거리는 박쥐들 중 하나를 골라잡았다. 그녀가 탈 수 있을만한 박쥐는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얘를 어떻게 써먹을까. 그냥 하루종일 지쳐 나가떨어질 때까지 날게 하다가 적당한 때에 공중에서 방생하는 법도 있고, 아니면 적당히 완급조절을 하면서 계속 데리고 다녀도 된다. 그런데 진짜 한평생 뭘 타볼 일이 없었으니 그 완급이란걸 잘 모르겠네.
"자! 날아보거라. 어서."
안장에 올라타서 등을 콕콕 찌른다. 답지않은 박쥐의 울음소리에 기분이 조금 풀린다. 얘 주인을 본인이 슥삭하긴 했지만.... 어차피 얘는 그냥 동물이니까. 뭘 알겠어? 괜찮겠지 뭐... -
395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3:13:48헐 벌써 3시네요 언제 이렇게 됐데 ㄷㄷ
-
396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3:14:15>>392 으아아-- 그렇네요 벌써 3시 넘었고
-
397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3:16:07오늘 기승전결중에 '전'부분 해서 그런가봅니다~~
'기' '승'까지는 좀 루즈하자네~~
암튼 오늘은 여기까지 하기로
히히 -
398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전 3:20:27넵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들 좋은 밤 되세요!
-
399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전 3:21:16나중에 봅시다요~~
-
400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전 3:25:06모두 담에 봬요~~
-
401 오시리스 (6Cq5J7kkwA) 2020. 9. 5. 오후 12:49:18"반갑소. 지나가는 나그네인데, 얻어먹을 수 있을까하여 기다리고 있었소."
산적이나 나무꾼이겠거니 예상했건만, 나름 차려입은 신사의 모습에 흠칫 놀란다. 이런 숲 속에 어떤 목적으로 차려입고 온 것인지 궁금해진 오시리스는 음흉한 의도를 감춘 체 천연덕스럽게 행동한다. -
402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후 3:33:40- 리온 허트레인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소년을 찾기 시작했지만,
자길 붙잡으러 왔다는 걸 눈치챈 이상 더 깊숙히 숨어들었을 것이다.
"잠깐.."
마을 곳곳을 뒤지는 와중에 말라깽이가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온다.
혹시 사라진 소년의 흔적을 발견하기라도 한 것일까?
"그러고 보니 통성명도 안하고 있었네. 하하..."
아니다. 그냥 쓸데없는 얘기였다..
"전 셴이라고 합니다. 셴 베어드. 대륙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승부사죠."
"선생은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바빠 죽겠는데 자기소개나 하고 앉아있다. -
403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후 3:44:43- 테즈카코
"끼엑, 삑- 삑-"
당신이 올라타자 안장이 밑으로 훅 내려앉는다.
1m도 되지 않는 난쟁이들이 다뤄온 가축이니 그럴만도 하다.
억지로 날개를 퍼덕이긴하는데 뭔가 굉장히 불안한 느낌이다.
하늘에 제대로 오르기까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린다.
언덕을 삼킬듯 거대한 만월이 눈안에 들어선다.
참혹했던 풍경은 달빛에 가려 순식간에 잊혀진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박쥐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필사적으로 날개를 휘젓는다.
본래는 굉장히 날쌘 동물이지만 당신의 무게 때문인지 제대로 된 속도를 내지 못한다. -
404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후 3:50:16- 오시리스
사내는 콧구멍을 살짝 찡그리며 코를 삼키는 소리를 낸다.
평범한 과객이라 하기엔 설득력이 없었나보다.
건장한 체격과 풍기는 분위기에서 도저히 용납이 안됐던걸까.
"그럼 마침 잘 되었소! 늘 혼자 해치우기엔 양이 많았거든."
그래도 낙천적인 사람인지 크게 경계하지 않고 당신을 받아들인다.
그는 바구니에서 주변에서 캐온 허브를 한줌 꺼내 냄비 안에 쓸어넣는다.
노상에서 홀로 떠도는 사람이라기엔 무척 약해보인다. 정말 혼자일까? -
405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후 3:55:59"오냐. 천천히 해라 천천히..."
역시 지칠 때까지만 쥐어짜다가 풀어주는 게 맞는 것 같다. 몇 분만 더 이러고 있으면 탈진해서 떨어지려고 하겠네. 체력을 좀 아낄 수 있을까 했더만 별 쓸모는 없겠다.
테즈카코는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다 해를 가린 만월과 눈이 마주쳤다. 어쩐지 뼛속이 오싹한 기분이 들어서 몸을 떨었다.
"기분 나쁜 곳이야 정말."
그녀는 툴툴거리면서 언제쯤 가야 박쥐가 탈진할지 머릿속으로 셈을 해 본다. -
406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후 4:00:46"리온 허트레인, 당신은 이번에 저쪽을 둘러보시오."
남자는 바쁜 와중에 통성명을 시도한다. 셴 베어드, 앞으로 같이 다닐 사이라 이건가? 리온은 그의 이름을 대충 머리속에 넣어두고 짧게 답했다. -
407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후 4:27:34- 테즈카코
은하수의 하늘과 메칠을 지나 토판과 토판 사이의 경계점에 맞닿는다.
만월의 영역이 끝나는 지점,
네 영역이 맞물리는 신들의 경계는 신비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화려한 황금빛으로 빛나는 도시, 큰 별의 하늘 후이츠틀란.
한치의 빛조차 없는 어둠의 영역, 죽음의 토판 나나츠카얀.
끊임없이 요동치는 혜성의 하늘 마마로악코.
그리고 만월이 떠오른 달과 구름의 하늘까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칼로 자른듯 엇갈린 영역들에
수많은 풍경이 한데 겹쳐 놀라운 장관을 이룬다.
- 리온 허트레인
"리온 허트레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이름일거라고 생각했죠-"
그는 손가락으로 당신을 가리키며 억지스러운 웃음소리를 낸다.
거의 해는 저물어가는데 테이시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어디에 숨어 있는 것 같은데.."
성하지 않은 몸으로 앞장서던 셴도 슬슬 지쳐가는 얼굴이다.
대체 무슨 이유로 테이시는 주스를 그토록 피하게 된 것일까.
아이를 찾는데 정신이 팔려 잊고 있던 주스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이곳에 버티고 있는 건 위츠라인뿐만이 아니야...'
'...물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거든...'
일면식조차 없던 당신을 이 일에 끌어들여야만 했던 이유.
탑의 일부를 보물처럼 쥐고 있었던 이유는.. -
408 오시리스 (6Cq5J7kkwA) 2020. 9. 5. 오후 4:47:57"나와 같은 무례한 이에게 음식을 내주다니, 정말 고맙소. 그대는 친절한 이로군."
오시리스는 능청스레 선한 나그네 연기를 이어가며 말했다. 그러면서 눈치 못채게 조심해서 손에 묻은 피를 닦아낸다.
"나는 동 쪽에서 온 오시리스요. 본래 유목민족의 후예였는데, 지금은 가족을 잃고 방황하고 있지. 나는 이렇게 홀로 다니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당신같은 신사가 어찌하여 이렇게 홀로 다니는거요? 혹 실례가 안된다면 말씀해주구려."
물론 거짓말이다. 동쪽에서 온 것은 맞지만, 그는 유목민족도 아니고, 가족도 원래부터 없었다. 그저 그를 기만하며 쓸만한 정보를 캐내기 위한 수작이었다. 유목민족이라 하면 큰 덩치도 특이한 문신도 이해받을 테니 말이다.
오시리스는 그에 대해 알아본 후, 도움이 되지 않으면 혹여나 자신의 이름이 퍼질 것을 염려해 죽일 작정이다. 비록 거짓말을 했지만, 솔을 얻기까지는 자신의 정보를 드러낼 생각은 없다. 숲을 홀로 거니는 노신사의 모습이 운 나쁘게도 그의 호기심을 끌어, 그가 이런 거짓말과 음흉한 계획을 짜게 이끈 것이었다. -
409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후 4:52:10"아무래도 공방으로 가봐야겠소."
서로가 지칠 때쯤 떠오른 주스의 말은 불길하게 느껴졌다. 마을에도 분명히 물을 차지하려던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스는 탑 가동의 중요한 부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도 그걸 알겠지. 리온은 홀스터에서 총을 뽑아들고 성큼성큼 걷기 시작한다. -
410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후 5:27:06"후이츠틀란 쪽으로 가야겠지. 조금 돌아서 가는 한이 있더라도."
나나츠카얀은 사신, 마마로악코는 크툴루. 두 하늘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이다. 원래 저 곳에 자리잡고 살던 반쯤 정신나간 종자들이 아니고서야 누가 저기로 들어가려 할까.
"이거 원, 경로가 너무 뻔해. 2파가 온다면 깃털을 찾을 필요도 없겠어."
아마 2파 추격대도 마마로악코나 나나츠카얀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본의아니게 마음속을 남에게 읽히는 기분이다. -
411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후 6:20:51- 오시리스
"저런.. 유감이군."
"한그릇 받으시게. 따뜻한 걸 먹으면 기분이 좀 나아질테니-"
거짓 이야기라는 걸 모르는지 안타까운듯 혀를 차며 스튜가 담긴 그릇을 건네온다.
비록 간단한 요리지만 웬만한 식당에서 내놓는 것보다 훨씬 모양새가 좋다.
"난 서쪽의 바스코티에서 오는 길이외다."
"수십 키로미터 길이의 넓은 언덕이 가히 장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지요."
그는 당신의 반대편에 앉아 그릇을 든채로 이야기한다.
"동쪽 못지않게 척박한 땅이어서. 살기 녹록치 않소만. 후루룹 쩝."
"요리를 사랑하는 자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곳이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릇을 입가에 가져가며 말을 이어간다.
"대륙 곳곳에 숨어있는 수많은 맛들을 쫓다보니 어느새 이곳까지 오게 됐소."
생김새만 봐선 걷는것조차 싫어하게 생겼는데, 나름 근성이 있는 사람인가보다. -
412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후 6:21:18- 리온 허트레인
"어딜 간다고요?"
살짝 분위기가 달라진 당신의 모습에 셴은 불길한 목소리로 물어온다.
주스는 탑을 노리고 있는 이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눈치였다.
마을 사람들조차 믿지 못하고 이방인을 끌어들이기까지 했다.
마을의 생명줄을 노리고 있는 이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유일하게 탑에 접근할 수 있는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두었을리 없다.
그녀는 생각보다 커다란 무게를 홀로 짊어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이를 찾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비웠음을 깨닫지만 이미 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공방의 출입문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다. -
413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후 6:22:04- 테즈카코
어둠의 땅과 혼돈의 땅을 피해 접어들 곳은 큰별의 하늘 밖에는 없었지만..
풍요의 땅으로 이름난 그곳은 은하수의 하늘과 마찬가지로 옛부터 퀘찰의 침공이 잦았던 토판이다.
다만 치틀랄리옥처럼 침략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조용하고 섬세한 첸촌인들과는 다르게 무너지지 않는 황금의 기사단이 지키고 있는 곳이었기에
그들을 굴복시키지 못하고 매번 그곳을 물러나야 했으니까.
잦은 침략의 역사에 이를 갈아대던 첸촌인들을 생각하면 저곳을 통과하는 일도 그리 순탄하진 않을 것 같다. -
414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후 6:29:41아참 테즈카코주
배경 주셔서 간단하게 살 붙이고 있는데
맘에 안드는 부분 있으면 말씀해주세용 -
415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후 6:40:11"싸움이 있을 거요. 어디 숨어 있으시오."
리온은 혀를 찼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망가진 공방의 입구는 그것을 증명하는 듯 했다. 도망치듯 사람을 떠나고 황무지의 척박한 모래, 거대한 해수보다 더 악독한 것이 사람이라는 걸 어느새 잊은 모양이다.
아까 전까지 맞고 있던 셴이다. 싸움에는 도움이 안될 것이다. 그에게 피해있으라 조언하고 리온은 공방 문을 걷어찰 작정으로 걸어갔다. -
416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후 7:03:05"흐으으음."
분명 황금기사단이 후이츠틀란을 지킨다고 읽었는데. 이런 비리비리한 박쥐를 타고 느릿느릿 날아간다면.....붙잡혀서 황금으로 만든 단두대로 끌려가겠지?
"에휴, 그냥 내가 직접 날고 말지."
주민들이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낮게 날아서 빠르걱 돌파하자. 시도할 때마다 잘 안 된 것 같긴 하지만.
테즈카코는 박쥐의 등에서 훌쩍 뛰어내려 날개를 펼친다. 박쥐는 따라오건 도망가던 마음대로 하겠지. 내버려두자.
//알겠워요~ -
417 Narrator (bfwc/zVy2M) 2020. 9. 5. 오후 7:34:14좀 이따 잇겠슴둥
-
418 테즈카코 (hYm3qrAIdQ) 2020. 9. 5. 오후 7:50:56넹
-
419 리온 허트레인 (puQj4Jmlvo) 2020. 9. 5. 오후 8:05:16네 쉬다 오세요!
-
420 Narrator (ciXe5HXmbs) 2020. 9. 6. 오전 5:03:16테즈주 리온주
나중에 시간 되실때 잠시 임시스레로 와주세요
여쭤볼게 있습니다 -
421 Narrator (ciXe5HXmbs) 2020. 9. 6. 오전 5:03:46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66884/recent
임시스레 링크입니다. -
422 Narrator (ciXe5HXmbs) 2020. 9. 6. 오후 5:29:00- 리온 허트레인
"어어.."
셴은 망가진 대문을 보고 상황파악이 된듯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흘린다.
덜렁거리는 출입구를 젖혀 들어서자 엉망이 된 내부가 보인다.
선반에 빼곡히 쌓여있던 부품들은 바닥에 흩어졌고 곳곳이 헤집어져 있다.
공방 작업실에는 격렬한 저항이 있던 흔적과 핏자국이 남아있다.
주스와 탑의 부품 모두 사라졌다. -
423 Narrator (ciXe5HXmbs) 2020. 9. 6. 오후 5:31:03- 테즈카코
"끽!"
반동을 받은 박쥐는 비명소리를 지르며 날개를 퍼덕인다.
복잡하게 얽힌 갈래길을 벗어나 황금의 땅으로 접어든다.
이곳 토판은 메칠의 광대한 평야와 닮아있다.
지평선 너머로 기나긴 성벽이 보인다.
해가 저물기 시작했지만 성채는 여전히 찬란한 광채를 발하고 있다. -
424 테즈카코 (hNjVhruQ.w) 2020. 9. 6. 오후 6:42:18이번에는 미리 숨을 곳부터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이곳 사람과 마주치지 않도록 말이다.
아무리 퀘찰이라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싸우는 건 건강에 좋지 않다.
테즈카코는 박쥐를 내버려두고 날개를 접으면서 착지한다. 해가 지고 있는데, 황금 성채는 아직도 눈이 부시다. -
425 리온 허트레인 (/5CSncEnBU) 2020. 9. 6. 오후 6:59:14거세게 문을 열고 들어간 공방을 돌아다닌다. 그러나 알 수 있는 것은 그가 이미 늦었다는 것뿐이다. 기술자와 부품 모두 데리고 떠났다면 예상가는 곳은 철탑이다. 그는 곧바로 공방을 나와 셴에게 물으며 지프차가 있던 곳으로 향한다. 단체로 마을 외곽까지 이동하기에는 차만큼 편한 것이 없을 것이다.
"혹시 차 소리 못들었소?" -
426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2:29:31- 리온 허트레인
"무슨 차소리요?"
차는 제자리에 그대로 있다.
망가진 부품을 가지고 곧바로 탑으로 향하진 않았을 것이다.
최소한 마을 안을 활보하고 다니진 않을 것이다.
문을 부술 정도로 큰 흔적을 남긴 것으로 보아 큰 소란이 있었을테니
주변에 있던 눈들에게 상황을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
"안에서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셴을 당신의 옆에 서서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온다.
다만, 부어오른 눈 때문에 조금 웃겨 보인다. -
427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2:34:01- 테즈카코
높은 언덕 위에 둥글고 깊은 형태의 길다란 성벽이 보인다.
수백 년간 퀘찰의 침공을 견뎌낸 철통같은 곳이다.
켕기지는 않지만 밀림을 벗어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관문이다.
이곳이 아니라면 혜성의 하늘과 까각거리는 하늘을 뚫고 가야한다.
어느 길을 택하든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위험한 선택이다. -
428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전 12:44:12"할 수 있다..이 몸은 할 수 있다.."
황금 도시의 성벽. 가히 통곡의 벽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얼마나 많은 전사가 저 벽을 넘지 못하고 스러져 갔나.
하지만 테즈카코에게도 승산은 있다.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테즈카코는 단지 성벽을 지나가기만 하면 된다. 성벽을 점령할 필요도 없고 지키는 병사들과 싸울 필요도 없다. 지금은 침공을 위해 온 게 아니니까.
그녀는 날지 않고 걸으면서 오늘 밤 몸을 숨길 곳을 물색한다. -
429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2:45:27.dice 1 100. = 53 [ 61이상 성공 ]
-
430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2:48:38- 테즈카코
이곳은 아침이 밝으면 금방이라도 정체가 발각될만한 개활지였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말썽이 일어나진 않았다.
성벽 바깥은 버려진 땅과 같았다.
그래서인지 메칠의 고요한 평야와 닮은 구석이 있었다.
야수의 위협을 받거나 몸을 의탁할 곳이 없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
431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전 12:56:33넓은 개활지. 없는 은신처. WOW. 하다못해 토깽이가 파놓은 토굴마저도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이 개활지에는 있으면 안돼. 빌어먹을."
테즈카코는 참새처럼 총총 뛴다. 여기서 뭉그적대다가 아침이 되면 정말 큰일난다! -
432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2:59:14- 테즈카코
이곳에는 흔하디 흔한 들짐승도, 민가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는 장소에 홀로 덩그러니 놓인듯한 느낌이다. -
433 오시리스 (efjYsHRaPo) 2020. 9. 7. 오전 1:00:49"당신도 먼 길에서 오셨군. 이런 잘 만든 음식은 처음 보오."
그릇을 들고 그를 쳐다보며 말한다.
"여행 이야기가 궁금하구려. 진기한 보물 이야기라던가, 모험담이 많을 것 같소. 혼자 다녔다면 꽤 위험했을테니 말이오."
먼 곳을 여행했다는 말에 오시리스는 그가 솔에 대해 알고있는 지 궁금했다. 오시리스는 우선 그와 더 천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부디 그가 쓸모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기를. 오시리스가 쓸모없다고 판단하지 않도록 말이다. -
434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전 1:05:19"주신님...."
테즈카코는 풀이 죽은 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사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자존심이 상해서 그렇지.
"날개를 달고 태어나선 땅이나 파는 이 못난 놈을 용서해주소서."
자기가 직접 땅을 파고 숨는 것이다. 먼저 맨 위에 덮을, 잔디가 뿌리내린 얇은 흙 층을 오려내고 본격적으로 땅을 벅벅 판다.
벼력은 티 나지 않게 주변에 잘 뿌려놓고 구덩이에 들어간 다음 잔디를 이불처럼 머리 끝까지 덮으면 되겠지. 발톱을 쓰면 될 것 같다.
테즈카코는 한숨을 쉬곤 생각한 바를 실행한다. -
435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07:57- 오시리스
"그래 많은 일들이 있었지!"
"마석 광산의 괴암괴석과 침묵하는 늪의 식인귀들을 만났을때는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사내는 눈 깜짝할 사이 그릇을 비우고 새로운 그릇을 국자로 퍼담으며 말한다.
"그리고 소문으로만 들은 이야기지만..."
"소유한 자의 모든 바램을 들어준다는 신비의 보석에 대해서도 들어봤소."
이 자도 솔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최고의 맛을 내려하는 나의 꿈도 이룰 수 있을까?"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양손으로 그릇을 들고 스튜를 삼켜댄다. -
436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13:45- 테즈카코
호수를 떠난 뒤로는 최초의 노숙이다.
신전에서 한세월을 보냈던 당신에게는 익숙지 않은 일이지만,
엉성하게나마 하루를 보낼 자리를 만들어낸다.
만들어진 자리에 몸을 대고 누우면 하늘에 수놓인 별들이 눈 안에 가득 들어찬다.
주변의 고요함에 며칠간 지나왔던 시간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속을 알 수 없었던 괴팍한 엥카네 영감과 그의 유일한 벗 푸블럼,
한쪽 눈에 커다란 흉터를 지닌 첸촌의 사수.
만월이 차오른 언덕을 지키고 있는 일리아와 팔라롯,
빛을 잃은 호수 가운데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을 소년까지도. -
437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전 1:19:27흙이 찹다. 그녀는 더욱 몸을 웅크렸다.
"난 잘못이 없다. 모두 대의를 위한 일이야."
그 애꾸눈은 본거지에 돌아갔겠지. 일리아와 팔라롯은 시체를 모두 묻었을테고. 마법사께서는 신전에 계시려나. 엥카네와 푸불럼은 뭘 하고 있을까. 어쩌면 지금쯤 목이 떨어졌을지도.
지금껏 한평생보다 요 며칠 사이 더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졌다. 막상 들이닥쳤을 때는 몰랐지만 지금 와서 보면 조금 버겁다. 잠을 자자. 잠들면 생각할 필요가 없다. 지친 몸도 추스르고.. -
438 오시리스 (efjYsHRaPo) 2020. 9. 7. 오전 1:21:34나레이터 질문이 있읍니다... 플레이하면서 살인 시도는 제 마음대로 해도 되는건가요? 물론 지금 갑자기 할 건 아닌데, 오시리스 성격상 그럴 일 많을 것 같은데 좀 고민이 되서... 그리고 오시리스의 흑마법 특성과 강탈 마법의 체력 흡수는 중첩되는 건가요??
-
439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26:53>>438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갑자기 이야기 전개가 이상하게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요
갑자기 사이 좋은 동료를 살해한다든지 우호적인 세력에 적대적인 행동을 보인다든지.. 이러면 이야기 자체가 강제로 종료되고 다른식으로 시작이 되겠죠??
백지장 같은 배경이라 자유로운 행동을 권장하고는 있지만 저도 난처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슴다
글고 중복됩니다~~~ -
440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30:10- 테즈카코
첸촌의 사수들과 격전을 벌였던 것이 바로 몇시간 전의 일이다.
그래서인지 쉽게 눈이 감기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달이 물러나고 이른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잔디에 몸을 가려도 알록달록한 깃털은 금세 바깥으로 드러난다.
긴밤동안 맺힌 이슬 때문에 잠자리가 조금 축축하다. -
441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36:05>>439
냉혈한 캐릭터라는게 나쁘다는 건 아녜요~~
다만 티키타카가 잘 돼서 꼬이는 일이 없도록 하는게 좋겠다는 취지로 드린 말씀입니다 -
442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전 1:38:31잔디 흙이 자꾸 바스러진다. 날개가 밖으로 삐져나온다. 어차피 숨을 곳도 없겠다, 내일 밤까지 계속 여기 틀어박혀 있으려 했는데, 그 짓도 더 이상은 어렵겠다.
"자 그래서. 어떻게 놈들을 무릅쓰고 성첩을 넘을테냐."
첸촌인들처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무작정 뚫으려 했다간 피곤해지겠지.
테즈카코는 멀리 성벽을, 그리고 주변을 유심히 본다. 분명 방법이 있을 것이다. -
443 오시리스 (efjYsHRaPo) 2020. 9. 7. 오전 1:45:04나약한 인간의 나약한 꿈이로군. 오시리스는 영생을 이룰 수도 있는 보석으로 그런 일을 하는 모습이 하찮아 보였다. 솔에 대한 정보만 얻어서 적당히 자리를 뜨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꿈을 이루어주는 보석이라... 흥미롭소. 더 이야기해줄 수 있겠소?" -
444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46:26- 테즈카코
황금 성채는 태양빛을 머금고 전날보다 더욱 찬란한 빛을 내뿜는다.
이 광경을 두 눈에 담으니 과거의 퀘찰들이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이유를 알 것같다.
앞서 지나간 퀘찰도 이곳을 어떻게든 통과해야만 했을 것이다.
꿈만 같은 비밀통로나 엥카네와 일리아 같은 은인을 만나는 것은 지금으로써는 무리다.
어찌됐든 저들을 정면으로 맞이하는 수밖에는.. -
445 오시리스 (efjYsHRaPo) 2020. 9. 7. 오전 1:48:15>>441
답변 감사합니다 나레이터! -
446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55:19- 오시리스
"아직 솔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있구만!"
그는 당신의 말을 순진하게 믿고 웃음을 터트린다.
"그것은 어떠한 종류의 마법보다 훨씬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소."
"아름답게 타들어가는 불꽃처럼 강렬한 빛을 내며-"
"완전한 힘을 이루게 되면 대륙을 지배하는 자가 될 수도 있다고 하지요."
자신의 이야기에 심취해 표정과 손짓까지 더해가며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도 이야기만 들어봤지 실제로 본 적은 없소."
"혹시 모르지요. 기적같은 일을 좇다보면 솔의 힘에 근접해질지도." -
447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1:55:30>>445
^^^^^^ -
448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전 1:56:39아까 했던 말 취소. 역시 방법이라 해 봤자 쌩 지나가는 것 말고는 없겠구만! 테즈카코는 쓴웃음을 짓는다.
"그러면 성벽 멀리서 고도를 높인 다음에 하강하면서 속도를 붙이고, 그렇게 얻은 속도로 성벽 위를 빠르게 지나간다."
오늘은 멀리 가지 않는다. 성벽을 넘고 추격을 뿌리치는데만 집중하자. 아니 뿌리치려면 멀리 가야 하나? 이런 젠장.
"나후아가 넓긴 정말 더럽게 넓구만. 이때쯤이면 밀림 밖까지 나갈 줄 알았거늘."
테즈카코는 하늘로 오른다. 높게 더 높게 -
449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전 2:02:53"사람이 납치됐소. 이 마을을 유지시켜주는 근원과 함께."
"주위에 무슨 일이 있었나 수소문해주면 고맙겠소."
그들은 차를 타진 않았다. 그것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어쨌든 멀리가진 않았군. 리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큰 소란에 사람들은 다 숨어버렸겠지. 셴에게 짧은 부탁을 하고 자신도 같은 일을 시작했다. 인기척이 느껴지는 건물의 문을 두드리며 공방에 있었던 소란을 묻는다.
//어유 자다 깼는디 새벽부터 달리고 계셨군요! -
450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2:05:55- 테즈카코
눈이 닿지 않는 곳까지 날갯짓을 반복하고 있는 사이에도,
성채로부터 쫓아지는 빛에 쉬이 눈을 뜰수가 없다.
죽음마저 관통했다는 강철의 날개 도론야치조차 정복하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다.
눈을 빼앗긴채로 공세를 치러야 했으니 몹시나도 불리한 형세였을것이다.
당신은 머지않아 구름을 뚫을만큼 높은 하늘에 다다랐다. -
451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2:06:12>>449
ㅎㅇ 저도 12시에 일어났어요 망함 -
452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전 2:09:41저는 이제 자야겠슴다. 개강싫어.. 모두 좋은밤..
-
453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2:10:59- 리온 허트레인
"뭐, 사람이 납치됐다고요??"
셴은 겁을 지레 먹은 사람처럼 소스라치게 놀란다.
당신의 부탁에 알겠다는 대답을 하고 자리를 뜨지만 발을 빼는것은 아닐지..
"뭐야, 오늘 장날인가? 왜 이렇게 시끄럽지!"
"대체 누군데 내 소중한 시간을 방해하는거냐?"
가까운 곳의 문을 두드리자 잠시후 색안경을 낀 장님이 나와 신경질적으로 말한다. -
454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2:11:25>>452
대면강의 하십니까?? 낼봐요 테즈주~~~ -
455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전 2:19:40"앞으로는 더 시끄러워질 거요. 이 앞 공방의 기술자, 캔더스 주스가 잡혀갔소."
리온은 문이 열리자 보이는 색안경에 고개를 젓는다. 보는 것은 정보를 얻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장님에게 묻고 있다니... 그는 셴이 도망치지 않고 잘 해주길 바라면서 입을 뗐다.
"요전 시끄러울 때 누구 목소리가 들렸고, 어디로 간다든가 하는 말 못들었소?"
//테즈 주 푹 주무세요 좋은밤! -
456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2:27:58- 리온 허트레인
"누구? 그 기계 만지는 아가씨 말하는건가?"
"가뜩이나 땜질하고 쇠 자르는 소리 때문에 평소에도 시끄러워 죽겠는데!"
장님은 당신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듯 화풀이를 늘어놓는다.
이참에 평소에 쌓인 것을 토해내듯이 말이다.
"그래, 오늘은 유난히 손이 많은 것 같더만."
"사람이 자주 오가는 거리가 아닌데 골목 앞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어."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귀는 밝나보다.
"그래서 내 한마디 했지."
"야이 (심한말) 들아 썩 꺼지지 못할까!!!"
말의 끝에는 마치 당신에게 들으라는듯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댄다.
"그러니까는.. 생각해보니 저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나?"
당신이 찾는 답에 대해선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혼잣말을 늘어놓다가,
갑자기 뭔가 떠오른듯 짚고 있던 지팡이를 탁탁 두드린다. -
457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전 2:34:58"말해주시오. 무슨 일이 있었지?"
장님의 말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리온은 얼굴을 찡그린다. 그가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다. 곧 그는 장님의 말을 끊으려 했다. 그에게서 말이 튀어나오기 직전 '비슷한 일'이라는 말을 하며 장님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면 지금과도 긴밀한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는 장님을 재촉한다. -
458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2:39:13- 리온 허트레인
"문제가 많은 아가씨야."
"딸린 애가 하나 있는데 3주 전쯤인가? 그때 집을 나갔다고 야단법석이었지."
테이시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이게 지금 일이랑 무슨 연관이 있다는걸까.
"마을 근처에 건달같은 놈들이 자리를 깔고 있거든."
"그 놈들이 예전부터 공방 아가씨한테 엄청이나 집적거렸을거야."
"꼬마애가 그것 때문에 여기서 살기 싫다고 우리집에 와서 울고불고 하는걸 달래주고 그랬어."
"으음. 생각해보니 목소리가 비슷하구만, 싸가지 없이 툴툴대는 것도 똑같고."
장님이 말하는 건달패는 주스를 예전부터 집요하게 괴롭혀왔다고 했다.
그 일로 인해 테이시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모양이다.
전날 밤 당신에게 마을을 떠나게 해달라고 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었나.
아무튼 그의 증언에 의하면 예전부터 그녀를 괴롭혔던 패거리가 이곳을 다녀간 것이 분명하다. -
459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전 2:46:38"...그놈들은 보통 어디에 있소."
테이시도 어린 생각만으로 집을 뛰쳐나간 것은 아니었나보다. 건달들이라니... 지금은 없는 왼팔, 왼다리가 근질거리는 듯 했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갈듯한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장님의 대답이 향하는 곳이 총알의 과녁이 될 것이다. -
460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2:51:36- 리온 허트레인
"마을 들어오는 길목 어디에 진을 치고 있을텐데-"
"그놈들이 있는 곳에 가봤어야 알지."
장님도 귓동냥으로만 그들이 위치한 장소를 들었는지 자세하게 이야기를 못한다.
"아무튼 그 아가씨한테 좀 더 먼데로 가게를 옮기든지 조용히좀 하라 전해줘!"
그는 더이상 말할 힘이 없는지 서둘러 대화를 마치려 한다.
"에이그, 불쌍한 녀석. 진짜 제 어미가 누군줄도 모르고.."
문을 닫는 사이로 중얼거리는 소리가 새어나온다. 혹시 테이시 얘기일까. -
461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전 2:59:13"다른 곳을 알아봐야겠군."
너무 마음을 조급하게 먹은 모양이다. 하긴 장님이 여기까지 말해준 것만으로 용하다. 어느새 꽉 쥐고 있던 주먹을 풀고 다른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장님의 말은 뭐였을까, 테이시도 자신과 주스가 모자 관계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어 보였다. 문득 의문이 들었지만 급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리온은 발을 더 빨리 놀렸다. -
462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3:11:21- 리온 허트레인
급히 발걸음을 옮기던 중간 반대편에서 튀어나온 누군가를 미처 보지 못하고 몸을 부딪친다.
"악!"
누군가 싶었더니, 셴이었다. 좀 세게 부딪혔는지 코를 감싸고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한다. -
463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3:11:40오늘은 여기까지만 합시다~~~~
-
464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전 3:12:53넵 마저 자야겠네요~~
나레이터도 좋은밤 되세요! -
465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전 3:14:08ㅃㅃㅃ 낼봅시데이
-
466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전 8:37:28올라오고 나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성벽 위는 이 높이에서 그대로 지나가고 어느정도 멀어졌다고 보이면 그 때 고도를 낮춰야지. 이게 좀 더 괜찮은 방법 같다. 지금 내려가면 속도는 빨라지겠지만 쓸데없이 놈들에게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그나저나 정말 재수없는 성벽이로군. 어느 미친 놈이 성벽에 황금을 뒤집어 씌울 생각을 한 건지!"
그런 사치는 퀘찰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럴 돈이 있었으면 식량이나 더 구했을 것이다.
아무튼 그녀는 높게 높게 날아올라 성벽을 넘어간다. 숨 쉬기가 조금 힘든 것 같지만 괜찮을 것이다....아마도?
//이 날씨 이 시국에 대면강의 시키는 대학이면 진작에 자퇴했습니다! 사이버수업이지만 어쨌든 개강은 싫어요.. -
467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3:00:08- 테즈카코
성벽 경계를 넘어서자 광활하게 펼쳐진 도시의 전경이 드러난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화려하기 그지없다.
높이 솟아올라 관문을 통과하려는 계책은 잘 맞아떨어지는듯 했다.
메칠의 독수리들이 당신을 쫓아오기 전까지는.
역시나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성의 경비병을 태운 거대한 독수리들이 당신을 향해 빠른 속도로 접근해온다. -
468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3:00:43>>466
오
저도 그래요
그냥 듣는것도 귀찮아~~ -
469 테즈카코 (vgi6EbZVdk) 2020. 9. 7. 오후 4:54:24뒤에서 따라오는 게 팔라롯인가? 팔라롯...들? 아니구나! 여기 경비병들이다!
"태양을 등에 업고. 적보다 높은 고도. 적보다 높은 고도를!!"
테즈카코는 공중전의 금언을 되뇌이면서 덩달아 더 위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싸우든 도망가든 적보다 높이 있어야 한다.
이 더러운 졸부 부자들아! 저리 가! 진짜 죽여버리는 수가 있다! -
470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후 5:05:12"...이런, 미안하오."
거의 넘어지다시피한 셴을 부축한다. 부딪힌 걸로 저렇게 아파하는 모습을 보자하면 맞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너무 무리한 부탁을 한 건 아닌가 싶다.
"뭔가 알아낸 건 있소?"
그가 다시 리온과 만났다는 것은 뭔가 그에게 할 말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냥 가려다 우연히 만난 걸 수도 있고. 어쨌거나 리온은 그에게 기대를 가지고 물었다. -
471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5:27:47- 테즈카코
당신의 뒤를 맹추격해오는 독수리들은 팔라롯만큼이나 커다랬다.
순식간에 주변을 에워싸 위협적인 날갯짓으로 당신을 저지한다.
두꺼운 투구에 가려 상대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진다.
바로 공격해오지 않는 것으로 봐선 당신을 산채로 붙잡아가려는듯 하다.
- 리온 허트레인
"아아니.. 괜찮습니다."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눈빛은 그렇지가 않다.
"애를 찾았어요. 그래서 급하게 달려왔죠."
영리한건지 멍청한건지.. 발견한 아이를 내버려두고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아이에게 섣불리 다가가선 안된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
472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후 5:40:53"무슨 일이 있나보군. 이동하면서 말하지."
만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리온이 보기에 셴은 지금껏 쫓던 아이를 그냥 보내줄 사람은 아니었다. 테이시에게 무슨 일이 생겼든 그 애를 다시 찾아갈 수 있기에 그렇게 행동했다고 여기며 되물었다. 어쩌면 건달들을 만났을지도 모른다. -
473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6:07:07- 리온 허트레인
셴을 따라 다시 장터에 접어들었다.
날이 거의 저물어 아까보단 조금 한산하다.
"저기에서 풀빵을 몇개 사서 골목으로 빠지더라고요."
길 한복판의 노점상을 지나 가게와 가게 사이로 보이는 골목을 가리킨다.
그의 말을 따라 향한 곳에 소년의 뒷모습이 보인다.
쪼그려 앉아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있다.
"잠깐만요."
"저 꼬마랑 아까 그 공방과 무슨 관계가 있는겁니까?"
긴박한 순간, 그가 당신의 어깨를 붙잡으며 흐름을 끊는다. -
474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후 6:18:28이 몸을 생포하려는 건가? 테즈카코는 발끈했다. 자신을 만만히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
어쨌든 잡혀줄 생각은 결코 없다. 붙잡혀 있다가 첸촌의 추격대에게 따라잡히면 그건 정말 완전한 무방비상태가 아닌가!
'가축이 없으면 날지도 못하는 놈들이 감히.'
테즈카코는 몸을 수직으로 세우며 깃을 쫙 펼쳐 속도를 급격히 줄인다. 경비대가 제 속력에 못 이겨 튕겨나가게 말이다. 그리고 즉시 하강 가속을 시작하며 10시 방향으로 빠져나가려 한다. -
475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후 6:53:19"이곳의 탑은 이 마을을 유지시켜준다는군. 물을 만들지. 그 덕에 탐내는 이들이 많소."
리온은 그 질문에 고민했다. 어떤 설명이 가장 좋은 대답이 될 수 있을까, 생각나는 답들은 모두 다른 의문을 자아내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리온은 지금껏 들은 얘기들을 재구성하며 설명했다.
"그래서 질 나쁜 녀석들은 탑을 고칠 수 있는 공방을 괴롭혔소. 괴롭힘을 못견딘 꼬마는 가출했소."
"건달들은 결국 기술자를 납치했고, 그게 지금이오."
길어지는 자신의 얘기에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빠르게 설명을 마무리하고 셴이 본래 물었던 질문의 답을 말한다.
"저 꼬마는 납치된 자와 가족이오. 기술자지. 어쩌면 저 애도 위험해질지 모르오."
-
476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7:14:14- 테즈카코
호기 있게 그들을 따돌려보지만 순식간에 당신의 옆을 따라붙는다.
메칠의 독수리들은 덩치와 맞지 않게 무척이나 빨랐다.
마치 당신이 지치기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상대는 퀘찰이 정복하지 못한 땅의 주인들이다.
손아귀에 놀아나듯한 기분에 당신의 자존심이 꿈틀댄다.
- 리온 허트레인
"아니 그런 일을 왜 이제야 말하는겁니까!?"
말을 섞은지 얼마나 됐다고 버럭 화를 낸다.
셴의 고함소리가 소년에게까지 닿았는지 흠칫 놀라 당신쪽을 쳐다본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급하게 반대편으로 달아난다.
풀빵을 나눠먹고 있던 길고양이가 펄쩍 놀라 튀어오른다.
그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소년을 쫓기 시작한다. -
477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후 7:34:05리온 또한 정확한 일을 안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어쨌든 제대로 알아듣고 화내는 걸 보면 설명은 잘 된 모양이다. 그덕에 테이시가 도망치기 시작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리온도 셴을 따라 황급히 달리며 소리친다.
"테이시, 알고 있나? 주스가 건달들에게 잡혀갔다는 거!" -
478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후 7:59:20"이것들이?"
기분이 쎄해진다. 금방이라도 저 건방진 병사들을 쳐서 땅으로 떨어뜨리고 싶다. 하지만 그녀는 평정을 간신히 되찾는다. 한번만 더 참자.
테즈카코는 한번 더 곡예를 시도한다. 날개를 작게 접고 땅을 향해 쐐기처럼 곤두박질친다. 이른바 담력 대결이다. -
479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8:03:58.dice 1 100. = 11 [ 61이상 성공 ]
-
480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후 8:04:38하지만 ㅋㅋ 어림도 없지...
-
481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8:06:04- 리온 허트레인
당신의 목소리가 닿지 않았는지 소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간다.
막다른 길에 접어들어 이제야 끝이 보이나 싶었지만 밑바닥에 패인 구멍으로 쏙 들어간다.
"꼬마야 잠깐만!"
셴은 벽을 더듬거리다 구멍 사이로 고개를 처박는다.
"안되겠다, 흩어져서 찾아봅시다."
그는 손을 가만두질 못하며 다른 길목쪽으로 달려간다. -
482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8:09:49- 테즈카코
거친 바람과 함께 지상으로 가까워진다.
뒤편으로 독수리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점점 거리를 좁혀가던 새들은 날개로 당신을 후려쳐 중심을 잃게 만든다.
몸의 중심이 흐트러지는 순간 탄력을 받은 속도에 더해 빠르게 추락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당신이 도심 한복판에 떨어지기 직전 한쌍의 독수리가 당신을 받아낸다. -
483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후 8:23:24테이시는 상황을 아는건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도망쳤다. 개구멍이라니... 마을 토박이와의 추격전은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난다. 멈추기 위해 말도 걸었지만 듣지도 못한 듯하다.
이제는 셴 또한 다급하게 아이를 찾아주고 있으니 더 찾기 쉬울 것이다. 리온도 빨리 발을 놀리기 시작했다. 셴과 반대 방향으로 뛰쳐나가며 다른 길목을 찾는다. -
484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후 8:23:33이 야비한 놈들이! 전장에선 이기는 것만이 정의라는 걸 테즈카코는 절절히 느낀다.
중력과 거센 바람에 날개가 반쯤 까뒤집혀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 줄 싶었다. 하지만 주신께서는 아직 너는 여기 올 때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듯 그녀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러나 테즈카코는 이 정도로 은혜를 느끼는 위인이 아니다. 엥카네에게 그리했듯... 그녀는 온통 이 상황에서 빠져나갈 생각뿐이었다.
"으아아아!"
자길 받아준 한 쌍의 독수리에게 마력을 실어 맹렬한 바람을 날리는 테즈카코. 그 놈들을 공격함과 동시에 그 반동으로 다시 튀어오르려는 모양이다.
//은혜 파괴자 테즈카코! 가라 이칠룹의 날개! -
485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11:46엄...
-
486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13:03잠만요 잠시 생각좀 하고요
-
487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후 9:13:35여기서 공격하는 게 아니었나... 구해줬다고 순순히 잡혀갈 것 같진 않아서 그만...
-
488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19:27- 리온 허트레인
테이시는 발 빠르게 자리를 피했지만 얼마 가지않아 당신의 눈에 바로 밟힌다.
더이상 길을 막을 행인조차 없으니 금세 눈에 띄고만것이다.
소년은 다급한 마음에 거리에 세워진 기물들을 넘어뜨리며 달려간다.
하지만 거리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앗!"
달아나던 소년은 무언가에 부딪쳐 뒤로 콰당 넘어진다.
한무리 사내가 앞을 가로막으며 나타난다.
하나같이 총이 든 홀스터를 차고 있다. -
489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20:35>>487
아직도 테즈의 성격이 잘 파악이 안되네요 죄송..
생각나는대로 바로 이어보겠습니다. -
490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26:40테즈 스타일이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보다 그냥 본능에 따라 싸운다! 라는 느낌이라
그냥 이부분을 스킵하고 넘어가야할지 계속 해야할지 고민이거덩요
후이츠틀란 부분은 스킵하고 지나갈까요? -
491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30:12사실 메칠하고 치틀랄리옥에서도 몇번 갈아엎어서 너무 갑자기 끝나버리고 이래버렸거든요..
이러면 테즈주한테도 좀 곤란할 것 같고 해서 앞으로는 조금 캐릭터성에 원활하게 맞아 떨어지는 진행으로 바꿀까 생각하고 있긴 했슴다
함 편한대로 말씀해주세용 -
492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후 9:30:54대의를 위해 모든 걸 짓밟고 지나가는 폭주기관차 느낌도 나고..캡 말대로 본능에 의존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럼 일단 스킵하는 걸로 합시다. -
493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31:17아 마따
예스스킵이시면 바로 탈출하는 걸로 보고, 노스킵이심 어떻게든 이어서 진행해보도록 할게요 -
494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32:40ㅇㅋㅇㅋ 그럼 일단 스킵하고,
후이츠틀란 부분이 한 2~3주 분량이라 지금 있는게 따로 없걸랑요
좀 머리좀 굴려보겠습니다 -
495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후 9:39:29"당신들은 누구요."
테이시의 질주를 멈춘 것은 리온이 아니라 총 든 사내들이었다. 척보기에도 이 마을의 주민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사내들은 소년을 넘어뜨렸다. 아직 총을 뽑아선 안된다. 그러나 그대로 두어서도 안된다는 생각에 테이시의 곁으로 향하며 뻔히 답이 예상되는 질문을 던진다.
//리온도 뭔가 파악이 안되는 부분이 있어 불편하다 하시면 말씀해주세용 -
496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46:42테즈가 어떤 명분을 갖고 달려나가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만 이야기 진행에 있어 대화가 필요한 부분이나 상황 파악이 필요한 부분에도 무조건 전투로 가신다면 이래저래 상황이 얽힌 이야기는 풀어내기가 어려워요..
레스주 캐릭터가 우위에 있도록 하는 것이 1순위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잠시 뒤로 물러나거나 생각을 접어둬야하는 상황도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퀘찰이 호전적이고 타 영역을 자주 침범했던 전투민족이라지만 무조건 맞서 싸운다기보다 때로는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때를 기약하기도 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홀로 남긴 했지만 그래도 대제사장의 자리를 형식적으로나마 유지하고 있을만큼 어느정도 뜻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잖아요.
캐릭터보다 강자인 인물을 앞세워 저지하거나 이런 건 웬만하면 자중하려고 합니다. 레스주들 기분이 좋을리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강자가 나와 캐릭터를 제압해야 될 것만 같은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제 기분이 상해서 그렇다는게 아니라 맥락에 따라 그런 부분이 필연적으로 나타나야 개연성이 맞다.. 라는 겁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원활한 진행을 위해 최대한 잘라내고 잘라내고.. 하다보면 어떻게 진행을 해야할지 가닥이 안잡혀버리는 상황이 발생해버리거든요.
지적은 아니구요.. 그냥 제가 진행하는데 좀 힘들어서 그래요 그런 부분들이..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씀드리는겁니다.
웬만하면 말씀 안드리려고 했는데 길게 얘기해서 죄송합니다. -
497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49:32그리고 혹시나 오해의 소지 있을까 덧붙여 말씀드리지만
저는 이야기를 완전히 정해놓고 여러분들이 그 판 안에서 꼭두각시처럼 움직이기를 원하는게 아닙니다.
대략적인 이야기를 짜놓고 그에 맞는 여러 변수를 생각해두기도 하고 있으니까요.
뭔가 전개가 다른 방향으로 간다면 다시 전체적으로 수정해서 진행에 써먹습니다.
다만, 가끔씩 힘들때가 있어서 그래요.. 갈아엎는게 여러번 반복되니까 조금 벅차서 그럽니다 이해좀 해주십쇼 -
498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54:26혹시나 본인이 생각하고 계신 캐릭터성에 양보가 안되신다면 거기에 맞춰서 최대한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가뜩이나 밖에 비랑 바람 미친듯이 부는데 갑분싸 되는 얘기 해서 미안해요 -
499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58:00- 리온 허트레인
테이시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본다.
"얘야. 오랜만이구나~ 삼촌한테 인사해야지."
사내중 한명이 소년을 반강제적으로 일으키며 능글맞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면 댁은 누구길래 우리 조카와 그리도 즐겁게 술래잡기를 하는거요?"
그는 버둥거리는 소년을 잡아채며 심드렁하게 되묻는다. -
500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9:59:07>>495
제가 이렇게 말했다고 괜히 눈치 안보셨음 좋겠습니다
아~~ 마음 무거워 -
501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10:00:40테즈주 답변 듣고 진행 계속하도록 할게요~~
-
502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후 10:13:24
-
503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10:14:42>>502
아 저거 다른 진행도 스탑하겠단 얘기 아녜요
테즈주것만 잠시 멈추는걸로.. -
504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후 10:15:05"우선 공방 인부라고 해두지."
리온은 얼굴을 찡그렸다. 피로 이어진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건 예상보다 많이 껄끄러워 보이는 관계이다. 자신이 테이시의 삼촌이라고 한 사내가 소년을 막 대하는 모습은 둘의 관계가 정상이 아니라는 반증이었다.
"세상에는 이런 부류가 있소. 가깝기에 더욱 소중히 대하는 쪽과, 가깝기에 자기 소유라고 여기는 쪽."
"그쪽은 어느 쪽이오?"
그는 한걸음 더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에이 아님니다 서로 조율하는게 좋은거죠~ 편하게 말하시고 편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
505 Narrator (EAqq7iJM9E) 2020. 9. 7. 오후 10:18:50>>504 증말 없사와요~~ 잠시 씻고오겠슴다
-
506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후 10:30:51앞으로 명심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테즈를 굴릴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냐면 멸망이 다가온다는 조급함과 간간히 언급되던 고전적인 영웅서사시 같은 걸 꿈꾸는 철이 덜 든 사람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년만화처럼 평면적인 선악관과 문제를 호쾌하게 쳐부숴서 해결하는 걸 동경하는?
퀘찰은 무조건 착한 사람 이민족은 무조건 나쁜 사람 찢고 죽인다 이런 사고관을 가지고 있다가 신전 밖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변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 엥카네한테는 무조건 죽여버린다 우쒸 하면서 강압적으로 나갔었습니다.
하지만 엥카네를 보고 이민족이라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켠에 담아두다가 일리아 팔라롯한테는 일단 거리를 두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고
너는 나쁜놈이다 하면서 우는 일리아를 보면서 내가 착한 편 아니었어? 하면서 혼란스러워하기도 하고
그래서 이번에 독수리들을 상대할 때 한 번은 참았지만 추락으로 패닉 상태에 빠지자 바로 공격하려 드는..아직 미숙한 모습을 보였죠.
이런 생각과 논리로 테즈를 굴리고 있었습니다. 로그를 다시 보니까 필력이 달려서 전달을 제대로 못 드린 것 같네요 죄송시럽습니다..
앞으로 이런 모습이 더 잘 드러나고 납득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507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10:50:22- 리온 허트레인
"낯선 얼굴인데."
"하루종일 정성들여 애를 찾아다니시더구만."
그는 코웃음을 치며 당신을 스윽 쳐다보고 말한다.
언제부터 당신을 감시해온지 알 수 없지만 당신의 발자취를 잘 알고 있는 눈치다.
"아이를 납치하려드는 연고 모를 이방인."
"누가 그 자의 말을 믿을까?"
그가 말을 이어가는 사이 어딘가에서 외마디 총성이 울려퍼진다.
"같이 다니던 카드쟁이는 어디갔을까?" -
508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10:53:29
>>506
명심하지마시고 이해만 해주세요. 제가 무슨 훈계하는 사람도 아니고~~ 핵부담스럽슴다..... ^^^^^
암튼.. 표면적인 행동밖에 보이지 않는다면 제 입장에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을 하는지 가늠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호기있고 열정적인 모습을 비치는 것은 가히 무리가 아니지만 이야기 진행에 있어 버거운 부분이 꽤 있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테즈주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저도 이해했구요. 앞으로는.. 좀 많이 생각좀 해봐야겠네요. 흐름이 뚝 끊겨서 갈피가 안잡히거든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
509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후 10:56:38넵 알겠습니다...
-
510 Narrator (Q54OvgTtYQ) 2020. 9. 7. 오후 10:58:39후이츠틀란의 큰 이야기를 기점으로 밀림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전개로 진행할 생각이었는데 일단 스킵하시기로 결정하셨으니까..
그냥 밀림 밖에서부터 시작하도록 할까요? -
511 테즈카코 (e5CpyedKBY) 2020. 9. 7. 오후 11:06:27좋습니다!
-
512 오시리스 (efjYsHRaPo) 2020. 9. 7. 오후 11:08:23"흠... 놀라운 일이오. 보석 하나가 그런 일을 벌인다니..."
더 알고 있는 것은 없는 듯 하다. 아직 생명도 남아있고, 죽일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음식 고마웠소. 난 이만 가보겠소. 좋은 여행 되시오. 운이 좋은 하루로군."
오시리스의 변덕이 자비를 베푼, 그에게 있어 정말 운이 좋은 하루였다. -
513 오시리스 (efjYsHRaPo) 2020. 9. 7. 오후 11:19:05헉 하루동안 일이 있었군요. 오시리스는 꽤 변덕적인 친구라서 제 레스도 잇기 힘드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워낙 파격적인 행보가 있을 수 있으니 최대한 주의하고, 스레주님과 적극적으로 상담하겠습니당.
-
514 리온 허트레인 (ofo1qDS0V.) 2020. 9. 7. 오후 11:25:47"제대로 저질러주셨군."
마을을 통제할 거라는 녀석답게 감시를 뿌려뒀던 모양이다. 셴에게도 패거리가 다가와 총을 쐈을 것이다. 그가 맞고 있던 걸 보면 셴은 죽었을 것이다. 아니더라도 치명상을 입은게 분명하다. 그걸 가감없이 알려주는 것을 보아 곧 그도 처리할 것이다. 리온은 총을 빼들었다.
"주스는 어디있소." -
515 Narrator (J8v0zA6nRw) 2020. 9. 8. 오전 12:14:21역량에 한계를 느껴서 진행은 잠정중단하겠습니다.
더이상 진행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저번에도 한번 관두고 괜히 판 다시 깔아보겠다고 설쳐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번복하는 일 없이 깔끔하게 스탑 달도록 하겠습니다.
시트 내주신 분들께는 진심으로 죄송하단 말씀 올립니다. -
516 오시리스 (2oCZ9GM8Oc) 2020. 9. 8. 오전 12:38:22많이 힘드신가봐요... 저는 괜찮으니 힘내십셔 스레주 ㅠㅠ...
잠깐이지만 진행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517 리온 (uJKWj2r/.c) 2020. 9. 8. 오후 10:19:23진행에 많은 압박감을 느끼신듯해 안타깝군요. 오랫동안 재미있었고 정말 즐거웠다는 말 진심으로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