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7977618> [1:1/HL] A Time For Us (71)
틸다 그리고 랭
2018. 9. 27. 오전 1:00:08 - 2018. 10. 5. 오전 2: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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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틸다 그리고 랭 (6748266E+5) 2018. 9. 27. 오전 1:00:08
나의 유토피아엔 너도 있었다.
사실 너만 있었다.
네가 있어야만 했다.
/백가희, 당신이 빛이라면 -
1 Laurence Lang Nevill (6748266E+5) 2018. 9. 27. 오전 1:04:05이름 : 로렌스 랭 네빌 (Laurence Lang Nevill)
성별 : 남
나이 : 18세
외모 : 짙은 남빛깔의 머리카락을 8:2의 비율로 정갈히 넘겨냈다. 덕분에 훤히 드러나는 이마에는 짙고 깔끔한 눈썹이 눈과 가까이 자리잡고 있으며 관리를 잘 하는 덕분인지 적당히 윤기가 도는 머리카락은 늘 단정하고 품위있다. 상대가 바라보기에 왼쪽을 향해 넘겨진 머리카락은 너무 높게 뜨지도, 낮게 가라앉지도 않은 적당한 모습이다. 말끔히 잘 다듬어진 얼굴형과 그 안에 오목조목 들어간 이목구비, 깊고 날카로운 눈매는 앞머리는 트여있고 끝이 날렵하며 약간 올라간 모양새로 이 덕에 첫 인상이 차갑고 날이 서 보이기도 했다. 회색빛 눈동자-정확히는 청회색-은 그의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빛나지는 않지만 또렷하고 분명하다. 속눈썹이 길어 눈매가 더욱 깊어보이지만 쌍꺼풀은 진하지 않고 얇은 편으로 탁 트여 시원해보이는 눈매이다.다만 나른한 듯 아주 살짝 감긴 눈꺼풀 덕에 무표정으로 있으면 차갑고 무심해보이는 인상이 되기도 한다. 그 밑으로는 남자답게 높고 곧게 뻗어내리는 코와 약간 도톰한 입술, 이제 막 성인기에 접어드려하는 소년의 선이 두꺼운 턱이 자리잡고 있다. 피부는 밀처럼 새파랗게 질린 듯 깨끗하고 새하얀 색이었으나 뺨에는 핏기가 돌아 살아있는 인간의 생기가 느껴졌다. 그래, 그 누가 그를 보고 미남이라 칭하지 않겠는가. 소년의 티는 벗어난, 그러나 아직 성인이라기엔 어딘가 부족한 그 미성숙한 남자의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자기 자신 또한 그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다.
키는 188cm로 꽤나 거대한 장신이다. 어딜 가던 늘 눈에 띄는 체격, 몸이 다부진 것은 아니었다만 귀족가의 자제로 자란 덕에 어릴 적부터 제 몸을 지키기 위한 간단한 무술 따위를 연마하며 얻어낸 약간 마른 몸에는 보기 좋은 잔근육들이 꽤나 붙어있다. 또한 타고난 체격이 좋아 어깨가 넓고 몸통이 넓으며 비율이 좋은 덕에 그 자체로는 마른 편이나 그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내비쳐보이더라. 손과 발이 크고 손가락이 길며 마디가 매끄럽다. 주로 아카데미에서 지급해준 제복을 입고 다녔으며 아카데미가 아닌 외부에서는 자보에 무채색 퀼로트만을 입거나 그 위에 프록 코트등을 걸치기도 했다. 제일 좋아하는 의상은 아카데미의 제복이었던 듯.
성격 : 괴팍하다 해야할지, 경계심이 많다 해야할지. 결코 좋은 성격이 아님은 분명했다. 분명 사춘기도 지났을 것이건만 어째서 그리 날카롭고 차가운 성격인건지. 공과사는 철저히 구분하며 제 감정을 절제할 줄 안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지만 사람에게 정을 잘 붙이지 않고 경계심이 심하다는 것은 크나큰 단점이었을 것이다. 냉철하고 딱딱한 사람이라 정의 내릴 수 있었을까. 다만 마음 속은 여려 쉽게 상처를 받곤 했다. 그렇기에, 때 모를 날 자신의 사람이 된 이에게는 여린 다정함을 보이고는 했다.
과거사 : 네빌(Nevill)가의 차남으로 가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보통 귀족 가문에서는 장남 대신 차남이 작위를 물려받는 일은 극히 드물다 못해 없는 사례였지만, 알렌은 이미 네빌가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형이었던 알렌은 어릴 적부터 총명하고 재능이 출중한 이었으나 아버지와의 견해 차이, 전쟁을 겪으며 변화된 가치관과 생겨난 트라우마등으로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쳐 후임자의 자리에서 처참히 떨어지고 말았다.
그의 아버지는 결코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애정을 쏟는 일이 없었고 오로지 자신의 권력과 지위만을 사랑한 인간이었다. 그의 어머니가 살아계시던 때까지는 그나마 사람답게 보이곤 했다만, 그가 7살이 되던 해 어머니가 병환으로 돌아가시며 그는 완전히 돌아서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았고, 돌보지 않았다. 그의 유모는 친절한 사람이었다만, 이따금 그에게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폭력을 멈출 수는 없었다. ‘품위를 위한 훈육’따위의 명목 하에, 그는 무참히 짓밟히고 굴러떨어질 뿐이었다.
자신의 형보다 잘 해내지 못한다면 자신 또한 가차 없이 아버지의 눈에서 나가떨어질 것이란 압박감과, 형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죄책감, 어릴 적부터 쌓여온 애정결핍. 그리고 자신의 형제에게 받는 멸시와 모욕을 참아내야하는 부담감에 심한 불면증을 앓고 있으며 한 없이 우울해질 때가 간혹 있다. 전체적으로 인생에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으나, 글쎄. 그는 보기보다 강인한 인간이었다.
기타 :
[ 네빌가 ]
아버지 : Duke of asteria, 아스테리아 공작
—하워드 헨리 네빌—(52세)
감정이 없다. 그 한마디면 될 것이다. 제 자식에게 온정을 나누는 일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지위와 명예만을 사랑하는 사람. 귀족이라는 신분 지위에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어머니 : duchess of Julia, 후작가의 영애
—줄리아 라일리 네빌—(사망 당시 28세)
품성이 온화하고 따스했던 사람. 비극적이게도 그녀는 병환에 의해 요절하고 말았지만, 제 아이들을 따뜻히 품고 사랑할 줄 아는 이였다. 그녀가 살아있을 적만 했더라도 하워드가 그리 매정한 인간은 아니었는데..., 하워드는 줄리아를 사랑했다. 언제나. 지금까지도.
장남 : Allen Royce Nevill
—알렌 로이스 네빌—(20세)
그는 일찍이 후임자 자리에서 밀려난 이였다. 이유는, 글쎄. 쓸데없이 온화하고 정이 많은 성격때문이었을까. 제 어머니가 생각나는 그 성품때문에 늘 아버지와는 많은 견해 차이를 지니고 있었다. 공작령에 거주하는 거주민들에 대한 생각과, 그들을 대하는 태도. 왕가에 대한 생각... 무엇 하나 아버지와 잘 맞는 일이 없었다. 동생인 로렌스와는 깊은 유대관계를 나누고 있다.
막내 : Peter William Nevill
—피터 윌리엄 네빌—(16세)
형인 로렌스와 사이가 좋지 않다. 오히려 싫어한다.
- 향락을 즐기지 않았다. 흔히들 마시는 술 따위도 입에 대는 일이 없었으며, 그 시간에 배움을 익히겠다는 입장. 어쩌면 후환이 두려웠던 걸지도 모른다.
- 왼쪽 목덜미와 쇄골 사이에 꽤나 큰 흉터가 자리잡고 있다. 어릴 적 아버지에게 맞아 생겨난 흉터… 라고 설명하곤 한다. 흉터가 보이는 걸 싫어한다.
- 어릴 적부터 무술로 단련해온, 또 아버지께 맞고 자라며 단련된 (…)육체 덕에 몸을 쓰는 일에는 제법 자신이 있다고 한다. 다만 제가 자라난 가문은 책을 가까이하고 머리를 써내는 직업을 가져왔기에, 지금은 오로지 학문을 넓히는 데만 집중한다고.
- 그의 방에는 자그마한 어머니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 사랑이란 감정을 모르고 살아오던, 막 사춘기가 끝난 소년. 아니 청년일까. 평생 그에게 사랑 따위의 감정은 없을 것만 같았다. 영원히, 그 누구에게도.
- 미들네임으로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특이하게도. 미들네임은 어머님이 지어준 이름이자 어머님이 ‘로렌스’라는 이름 대신 ‘랭’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부르곤 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저와 친분도 없는 이가 자신의 미들네임을 부르는 것은 극도로 싫어했으니, 이왕이면 성으로 부르는 게 안전할 것이다. -
2 Matilda Rosamond Ashworth (6748266E+5) 2018. 9. 27. 오전 1:05:07이름: 마틸다 로자몬드 애시워스 Matilda Rosamond Ashworth
성별: 여성
나이: 18세
외모: 168cm/52.9kg.
잘 벼려진 한 자루의 검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소녀였다. 여학생들 사이에 있으면 우뚝 솟은 듯이 보일 정도로 휜칠한 키를 자랑했으며, 낭창하고 갸냘파보일 정도로 말랐으나, 가느다란 몸 곳곳에는 자잘한 근육들이 탄탄히 짜여있었고, 크고 작은 흉터가 빼곡히 나 있어, 손목의 소매가 밀려올라갈 때면, 얼핏 작은 흉터가 보이기도 했다. 밤하늘처럼 새카맣다 못해 검푸른 직모는 풀어내리면 허리 언저리까지 내려올 정도로 길었고, 늘 깔끔하게 모아 낮게 묶어내렸으며, 앞머리는 7대 3의 비율로 가르마를 타고 있었다.
피부는 창백하리만치 새하얀 상아색을 띠고 있었고, 얼굴은 작지만 동시에 갸름하며, 턱선은 날카로웠다. 이목구비는 시원시원하리만치 뚜렷했지만, 깊게 파인 눈매는 날카롭게 치켜올라가 있고, 그 안에 자리한 눈동자는 짙은 장밋빛을 띠고 있었음에도 서늘한 느낌이 있었으며, 가지런한 눈썹이 그리는 선 역시 곱다기보다는 차라리 날카로워 차갑다 못해 험악해보이는 효과까지 주었다. 그녀는 언제나 교복을 단정히 입고 있었으며, 공식 석상에서 입는 드레스 역시 채도는 높되 명도가 낮은 색이나, 명도는 높되 채도는 낮은 색에, 심심하지만 않을 정도로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했다.
성격: 마틸다는 말수가 많지 않은 편이었다. 급우들과도 필요한 대화만을 나누었으며, 다가오는 사람을 막지는 않았지만, 자신 쪽에서 일정 거리 이상 가까워지지도 않았다. 그렇다 해서, 그녀의 성정이 매정한 것은 아니었다. 위태로워보이는 이가 있으면 신경을 쓰기도 했고, 적극적으로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그 모습이 살가움과는 거리가 멀어, 종종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또한, 그녀는 의외로 감정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결코 내보이지 않았고, 때로는 외면했으며, 가슴보다는 머리를 믿었다.
과거사: 마틸다는 애시워스 후작가의 영애로 태어났다. 그 말은 즉, 보통의 귀족 영애들의 삶과는 거리가 먼, 군인, 아니 병기로서 키워졌다는 이야기와 같으리라. 그녀는 8세의 어린 나이에 5살 연상의 오빠 에드가와 함께, 부친으로부터 어린 아이에게 있어서는 학대에 가까운 고된 훈련을 받으며 기사, 아니 군인으로 키워졌다. 아버지보다는 교관이나 상관에 가까웠던 부친에게도, 일찍이 부친의 영향을 받아, 점차 부친을 닮아가는 오빠에게도 마음을 기댈 수 없었던 마틸다가 기댈 곳은 상냥한 어머니 뿐이었으나, 어머니마저도 그녀가 13세가 되던 해에 요절하고, 그녀는 자신의 상태를 혼자, 라 정의했다.
마틸다는 애국과 충성에 미친 부친이나, 자신에게 고압적으로 굴며 이따금 손찌검까지 하는 오빠에게 반발심을 품었고, 자신이 가진 힘에도 염증을 느꼈다. 정체를 감추고서 목숨을 건 첫 가출을 감행하던 날, 그녀는 여러명의 강도에게 린치를 당하는 사람을 보았고, 깡패들을 부친과 오빠, 그리고 피해자를 자신에 겹쳐본 나머지, 생채기를 입어가며 강도들로부터 피해자를 구했다. 고맙다는 말을 들은 그녀는 어머니의 사후 텅 비어있던 마음이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 일을 계기로, 마틸다는 자주 가출을 감행하여,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영지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도왔다. 그렇게 지내면서, 무력을 통한 도움 뿐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이따금 가출을 들켜 체벌을 받을 때에도, 얻어맞을 지언정 두려워했던 아버지나 오빠를 향해 당당히 옳지 못하다, 고 일갈하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바뀌는 것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하루하루를 끝없는 싸움을 하듯 살아가던 마틸다는, 오빠의 뒤를 이어 에바델 아카데미에 입학하게 되었다. 어차피 가주 후계자로서 따로 교육을 받는 오빠와는 부딛힐 일도 없고, 당분간 지긋지긋한 부친으로부터 달아날 수 있다고 판단한 마틸다는 기사과에 지원했다. 제 오빠 대신, 다른 이와 부딛히게 될 것은 예상도 하지 못한 채.
기타:
- 애시워스 후작가에 대해
https://www.evernote.com/shard/s591/sh/475c11c7-ce0e-45dc-9a06-2b134a862801/8851059d3e0f8ed751d14451e4165078
-호불호
호: 어머니, 도움이 필요한 사람 돕기, 플루트, 좋은 음악, 고기, 감자
불호: 아버지, 오빠, 무례하거나 폭력적인 사람, 향이 강한 야채
-여담
*어머니 로자몬드에게는 틸리(Tilly)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마틸다는 가출 이후로, 몰래 가출, 혹은 외출하여, 변장하고 사람을 돕는 것을 취미로 삼았다. 검은 철과 비슷한 색의 가죽로 이루어진 경갑에, 경갑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가면 대용의 얼굴을 가리는 투구. 그것이 그녀의 변장이자 무장이었다. 그녀는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행동하기에 앞서, 정중하게 "도움이 필요하십니까?"라는 질문을 건넸고, 상대가 거절하면 깔끔히 물러났다.
*마틸다는 기사과가 아닌 궁정음악과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부친에게 보기좋게 한방 먹이기 위함도 있었지만, 사람 돕기 외에도 그녀가 얼마 안 되는 여가시간 중에 가졌던 취미 중에는 어머니에게서 배운 플루트 연주도 있었기 때문에다. 그러나 그랬다가는 입학 자체가 무산될 위험이 있었기에, 포기하고 기사과 교육에 있는 예술 과목으로 만족하기로 했다고.
*마틸다는 전쟁에 대해, 제 부친을 혐오하는 것과는 별개로 투항했어도 지옥도가 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식민지가 된 타국의 예를 들어 생각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는 게 낫다는 부친의 입장에는 고개를 젓고 있다. 여전히 언제 전쟁이 일어날 지 모르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았으나, 뾰족한 수는 떠오르지 않고 있다고. 다만 싸우게 된다면, 적어도 무력한 사람들을 지키며 싸우고 싶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
3 로렌스주 (6748266E+5) 2018. 9. 27. 오전 1:06:11참치어장 접속이 지연되면서 어장 개설이 늦어졌네... 미안해 마틸다주 8ㅅ8
이왕이면 로렌스 테마곡도 함께 올리구 싶었는데... 찾는데 실패했어 ;-; -
4 마틸다주 (6394614E+5) 2018. 9. 27. 오전 1:14:59보트 세워줬구나, 고마워 로렌스주! 그리고 미안하긴! 세워준 것만 해도 고마운걸:) 로렌스 테마곡이라니, 기대되는걸! 나도 나중에 마틸다 테마곡이랑 목떡 찾아야지... 시간이 시간이니까 첫 상황은 어떻게 할지랑 선레 누가 쓸지만 일단 정해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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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로렌스주 (6748266E+5) 2018. 9. 27. 오전 1:21:05음음, 첫상황은 입학식 어때?? 급하게 세워진 귀족 아카데미와 원수 가문의 자제가 같은 년도에 입학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로렌스와 마틸다가 입학생들의 입방아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주인공이 되고, 서로 그 부분에 대해 언짢게 혹은 부담스럽게 생각하다가 아카데미 안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첫인사—지만 약간의 신경전—을 나누는...!? 장소는 교실...?이나 도서관, 복도. 뭐 아무곳이나!
선레는 음음... 다이스로 할까? -
6 마틸다주 (6394614E+5) 2018. 9. 27. 오전 1:29:48>>5 그거 좋은 상황이다! 안 그래도 신경쓰이는데 학생들이 입방아 찧으니까 더더욱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태에서 점잖은 투닥투닥ㅋㅋㅋ
응 다이스로 하자!
.dice 1 2. = 2
틸리
랭랭 -
7 로렌스주 (6748266E+5) 2018. 9. 27. 오전 1:30:54하앗,,,!! 금방금방 써올게! 나도 휴일이 아니면 접률이 막 높은 편은 아니니 답에 천천히 써줘두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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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틸다주 (6394614E+5) 2018. 9. 27. 오전 1:32:24응응 로렌스주도 느긋하게 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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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Laurence Lang Nevill (6748266E+5) 2018. 9. 27. 오전 1:58:40“ 에바델... “
그 짧은 단어 하나가 로렌스의 입안을 몇 번씩이나 맴돌았을까.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그 이름을 되뇌이며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던 그가 걸음을 떼낸지 몇 발자국이 지나지 않아 정원 한복판에 우뚝 멈추어섰다. 걸음을 멈춤과 동시에 차가운 바람이 숨을 들이쉬는 그의 입 안으로 스며들었다. 가볍게 감았다 떠낸 눈꺼풀 앞으로는 꽤 사치스레 지어진 건물 하나가 그 위상을 드러내고 있었더라. 전쟁이 끝나고 황폐화 된 왕국에 갑작스레 세워진 귀족들의 학교, 전쟁으로 얻어낸 치욕과 굴욕을 지워내기 위해 화려하고 호사스럽게 지어낸 이 나라의 그림자.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수식어였다. 그토록이나 그의 가문에서 전쟁을 반대했건만, 짧게 혀를 차내며 멈춰낸 발걸음을 다시금 내딛자 이번엔 또 다른 이름이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고 말았다. ‘ 마틸다 로자몬드 애시워스. ‘ 그 이름이 떠오름과 동시에 깊은 한숨을 내쉬어낸 그가 다시금, 제 발걸음을 천천히 늦추었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저와 그 이름의 주인공이 이 아카데미에서 꽤나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주인공이란 것을. 암전이 된 무대에서 갑작스레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낸 듯 머리가 지끈이고, 눈써풀이 찌푸려졌다. 한 몸에 받아낼 시선과 웅성거림에 벌써부터 피로감을 느껴낸 그는 절레절레 제 고개를 설쳐내며 괜스레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고는 이전보단 빠른 속도로 걸음을 내딛어냈다. 그래, 높은 지위를 가진 원수 지간의 두 가문. 그들에겐 흥미롭다 못해 구미가 당기는 주제였을 것이다. 전쟁이란 단어 하나를 두고 가족과도 같던 가문들이 원수 지간으로 갈라섰으니, 관심이 가지 않고 배길까. 애시워스 후작가의 영애와 그가 동시에 에바델에 입학하게 된 것은 분명한 신의 실수였으리라.
오랜 고민에서 깨어나니 이미 그는 에바델에 발을 들이고도 한참이 지난 뒤였다. 각자 한껏 화려하고 사치스레 꾸민 귀족가의 자제들이 그의 눈을 이끌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다시금 그의 시선을 당겨냈다. 그는 저를 향한 시선들을 모조리 짓밟은 채 제가 입고 있는 제복 상의의 끄트머리를 툭툭 털어내며 1층 복도 끝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딱히 다른 이유보다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게 귀찮았기 때문이었다. 걸음을 내딛을 수록 적어지는 말소리와 시선에 숨통이 트이는 듯 크게 숨을 들이마시던 그는 느릿히 몸을 돌려 차가운 벽에 몸을 기대었다. 조금만, 머리를 식히고 들어가야 할 교양 수업에 출석해야지. 정말 조금만. 다가오는 인기척도 느끼지 못한 채로 그가 나지막히 중얼였다. -
10 Matilda - Laurence (3404485E+5) 2018. 9. 27. 오전 2:53:19지긋지긋한 아버지 슬하에서 벗어나, 드디어 독립을 향한 걸음을 내딛게 되었음에도, 마틸다의 기분은 언짢다 못해 불쾌함에 가까워져 있었다. 한 때는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절친했지만, 지금은 견원지간이라 불리우는 아스테리아 공작의 영식과 애시워스 후작의 여식이 같은 해에 입학하게 되는 커다란 대 사건 때문이었다. 제 아비의 일이라면 아무래도 좋았고, 따라서 가문의 일이라 해도 아무래도 좋았기에, 원수 집안의 자제가 자신과 함께 수업을 듣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 않은 마틸다였으나, 입학식 날부터 계속된 입학생들의 입방아로 인해 아득히 멀어진 평온한 학창시절과, 원수 집안의 자제가 올 해 입학한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뻔뻔히 자신을 입학시킨 제 아비의 술수에 놀아났다는 불쾌감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 핏빛 눈동자에서 상당히 살벌한, 요기라고 불러도 어색함이 없을 눈빛을 발하고 있었고, 내딛는 걸음이 평소에 비해 묵직했다.
마틸다는 잠시 멈추어서는 지그시 눈을 감고, 애써 자신을 다스렸다. 고정해라, 마틸다. 감정 하나 다스리지 못하고 이 곳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네가 가장 증오하는 자의 뜻대로 되는 것이니. 그 누구에게도 흐트러진 모습도, 속내 한 자락도 보여서는 안 된다. 네가 처신을 잘 한다면, 네가 염원하는 평온한 학창시절이며, 후작과 에드거로부터의 영원한 이별도 네 손에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자기자신을 타이르고, 또 타이른 덕일까. 마틸다는 강의실 앞에서 보기 좋게 - 자신과 더불에 입방아의 주인공인 로렌스 랭 네빌 영식과 마주쳤음에도, 눈썹 하나 깜짝 하지 않은 채, 평온한 표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 붉은 눈동자는, 한껏 감돌던 요기는 온데간데 없이, 그 색채에도 불구하고 호수를 연상케 할 만큼, 평온하고 잔잔했다.
그러는 중에도, 마틸다는 고민하고 있었다. 인사를 건네느냐, 무시하느냐의 선택에 기로에 선 것이었다. 본래의 계획대로라면 로렌스 역시, 다른 동급생들과 마찬가지로 필요한 대화만 나눌 뿐, 굳이 필요 이상의 말을 건넬 생각은 없었으나, 입학생들이나, 증오스러운 제 아비, 그리고 오라비가 자신들을 주시하고 있는 이상, 지나치게 날카롭지도, 친근하지도 않은 태도를 취할 필요는 있었다. 강의 시작까지는 한참 남았고, 마침 복도에는 학생들도 없다. 그렇다면 상대를 떠볼 기회는 지금이다. 마틸다는 강의실 문 옆 벽 - 로렌스에게서는 적당한 거리를 둔 위치에서 - 을 등지고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네빌 영식."
잔잔히 쏟아지는 빗소리처럼 투명한 음색이었으나, 낮고 명료한 발성이며 딱딱한 말투와 짤막한 인사가 전부인 말의 내용은 어딘가 군인을 연상케 하는 느낌이 있었다. -
11 마틸다주 (2023343E+5) 2018. 9. 27. 오후 5:25:48이제 보니 자연스럽게 이름 알고있는 것처럼 해버렸..... 그치만 교양도 같이 들으니 이름정도는 알고 있으려나. 부자연스럽다 싶으면 말해줘! 정정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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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Laurence - Matilda (6748266E+5) 2018. 9. 27. 오후 10:53:30“ 애시워스가의 영애, 마틸다양. 반갑습니다. “
아, 하는 짧은 탄성이 터져나왔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터져나오는 그의 버릇이었다. 그와 동시에 무겁게 감겼던 눈꺼풀 또한 느릿히 떠올랐다. 암전이었던 시야로 천천히 스며드는 불빛과, 그 앞에서 일렁이는 실루엣들. 로렌스는 느릿히 눈동자를 굴려 투명한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내고는 그곳을 향해 가볍게 목례를 건넸다. 그녀가 먼저 아는체를 하리라곤 생각조차 못했던 그였기에, 그는 인삿말이 끝나자마자 벽에 기대었던 등을 떼내고 자세를 꼿꼿이 고쳐잡았다. 시선에 초점이 잡히며 두루뭉실했던 실루엣이 윤곽을 잡아냈다. 그는 당황스러움과 야릇함이 동시에 묻어나는 미소를 지어올리며 그가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그는 단박에 그녀 또한 학교에 떠도는 소문에 의해 꽤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ㅡ사실,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아마 그녀 또한 자신과 같았으리라. 짧은 인삿말이 오고간 뒤 내려앉은 검푸른 적막에 그가 잠시 제 뒷머리를 긁적이며 부드러운 ㅡ그러나 상투적이며 여전히 적대감이 녹아있는ㅡ 미소를 지어내며 말문을 터냈다.
“ 듣기로는 같은 강의를 수강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마틸다양. “
태연하게 말을 마쳐낸 그는 여전히 상투적인 미소를 지어내며 상대방의 대답을 기다렸다. 입꼬리는 부드럽게 말려있었으나 상대를 응시하는 두 눈만은 어떠한 감정도 실리지 않았다. 상대를 가만히 응시하는 짐승의 그것과 별 다를 게 없는 모습이었다. 인간과 짐승 그 사이의 묘한 위화감을 풍겨내며 그가 다시 눈동자를 바깥으로 굴려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그마한 인기척 또한 없는 걸 보니 이 근방에는 사람들이 없는 모양새였다. 첫 날부터 두 가문의 싸움이라던가, 어쩌던가 하는 호들갑들은 겪고 싶지 않았기에 그는 안도한 듯 천천히 숨을 내쉬며 제 앞의 여인에게로 시선을 돌려냈다. 그의 눈동자만큼이나 차가운 공기가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ㅡ나는 아버지처럼 되지 않을 것이다. 분명히, 그와는 달라. ㅡ나는, 달라. 처절한 울부짖음과 다를 바가 없었다. -
13 로렌스주 (6748266E+5) 2018. 9. 27. 오후 10:54:59아냐아냐 괜찮아! 첫 만남... 두근두근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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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Matilda - Laurence (4245089E+5) 2018. 9. 28. 오전 12:00:15괜찮다니 다행이다! 답레 이어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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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Matilda - Laurence (4245089E+5) 2018. 9. 28. 오전 12:01:02마틸다는 마주 건네어오는 인사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면서, 잔잔한 핏빛 눈동자로 상대의 얼굴이 빚어내는 감정을 읽어내듯 벽에서 등을 떼어내고 몸을 꼿꼿이 세우는 상대를, 자신 역시 자세를 바로잡으며 조용히 바라보았다. 당혹스러움과 야릇함. 그리고 미묘한 적대감. 마틸다는 눈 앞의 소년과의 평온한 학창시절을 위한 원만한 상생이 어렵지는 않으리란 작은 희망이 꽤나 순진무구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아직 미숙하구나, 마틸다. 네 아비와 오라바를 증오하고, 네 집안에 정 붙일 곳을 찾지 못한 너이기에 가문의 일은 아무래도 좋다고 판단할 수 있었던 것이지. 네빌 영식의 가족간 감정이 어떻게 되는 지는 모르나, 너에게 조금의 선입견도 없으리라는 발상은 안이하기 그지없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자기자신을 가볍게 질책한 마틸다는, 입가에 부드럽게 호선을 그리는 미소와, 무감정하게 저를 내려다보는 청회색 눈동자를를 덤덤히 마주하면서, 잘 부탁한다는 인사에 나직이 답했다.
"궁정음악과나 궁정건축미술과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교양 강의가 겹친다 하니, 대부분의 교양 강의를 함께 수강하게 되겠지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로렌스 영식."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다시 고개를 드는 작은 동작에도, 흐트러짐은 없었다. 그러면서도, 마틸다는 자신 역시, 주변을 한번 둘러보지 아니할 수 없었다. 눈 앞의 소년의 태도에서 미미하게 드러나는 적의는 적나라하지는 않았으나, 위험에 대한 가능성은 일찌감치 배제해두는 편이 좋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강의가 시작하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덕에, 복도는 여전히 고요했다. 그렇다면, 아직은 기회가 많이 남아있다는 뜻이 된다.
"이곳은 고요하니 편안하군요. 교사 바깥만 해도 소란스럽던데."
간접적으로, 당신 역시 학생들의 입방아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라는 뜻을 담아 운을 떼며, 마틸다는 여전히 담담한 얼굴로, 눈 앞의 소년의 눈을 응시했다. 그 눈동자속에 어떠한 감정도 담아내지 않으면서도, 기어이 시선을 피하지 않는 것은, 그녀 나름대로의 오기일 지도 몰랐다. -
16 Laurence - Matilda (4033703E+5) 2018. 9. 28. 오전 12:25:28마틸다의 눈동자와 로렌스의 눈동자가 같은 길을 마주했다. 진한 핏빛의 눈동자가, 아니. 장미빛이었던가. —그 진한 장미빛의 눈동자가 그의 청회색 눈동자를 빤히 응시했다. 그 시선에는 어떠한 동요도 없었다.
“ 편하게 부르셔도 괜찮습니다. 마틸다양. 동년배에 같은 강의를 듣는 사이이니, 그정도는 나쁘지 않겠지요. “
호의를 담은 말이었으나 온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 그 새파란 태생은 숨기지 못 하는 게지. 어느샌가 제 아비의 말버릇을 쏙 빼다닮고 있는, 그 또한 영락없는 소년이었다. —머릿속 신경다발이 팽팽히 당겨지듯 몸에 긴장감이 맴도는 게 느껴졌다.
동작 하나하나에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소녀를 빤히 내다보던 그는 이내 긴장을 약간 풀어낸 듯 꼿꼿이 펴내었던 자세를 고쳐섰다. 그녀를 향하는 시선에는 흐트러짐이 없었으나 두 팔은 허리 뒤로 돌려 뒷짐을 서 낸 모양새였다.
“ 마틸다양께서도 꽤나 신경이 쓰이시는 모양입니다. 그 소문에 대해서. “
그가 느릿히 고개를 돌리며 나직히 대꾸했다. 시선은 여전히 그녀를 향해있었다. 약간 틀어진 고개와 치우친 시선. 오묘히 말려올라가는 입꼬리 뒤로 이를 살짝 드러내며 지어낸 미소. 마치 그녀를 떠보기로 작정한 모양새였다. 어쩌면 그녀의 오기를 느꼈던 걸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 또한 아직 미성숙한 소년에 불과했기에, 남모를 경쟁심이라도 붙은 모양이겠지. 살짝 내려간 시선 끝에는 장밋빛 눈동자가 선명히 빛나고 있었다. 움직임이 없어진 입꼬리와 상대를 탐색하듯 깊게 파여진 눈매, 고르게 들려오는 희미한 숨소리. 미소가 사라진 그의 얼굴은 끔찍히도 차가웠다.
“ 에바델이 우리를 둘러싼 소문으로 떠들썩하니 말입니다. 신경을 쓰지 않을래야, 그럴 수가 없지요. “
살풋 미소를 그려내며, 그가 나직히 덧붙여냈다. -
17 Matilda - Laurence (4245089E+5) 2018. 9. 28. 오전 1:10:14"호의에 감사드립니다."
호의를 담고 있지만, 정은 느껴지지 않는 말에, 마틸다는 나지막이 호의에 대한 감사를 표할 뿐, 다른 말은 덧붙이지 않았다. 스스로도, 눈 앞의 소년도, 서로가 서로를 편하게 부를 관계는 아님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로렌스의 부친, 아스테리아 공작과는 친분도, 말을 섞어본 일도 없기에, 속단은 금물이었으나, 자신을 향해 느껴지는 미묘한 적의나, 친절함 속에 감추어진 냉담함의 출처를 대강 짐작할 수는 있었다. 아스테리아 공작을 포함해서, 제 아비가 미움을 산 사람들은 많이 있었다. 그의 딸인 자신이 초면부터 곱게 보이지 않는다면, 이유는 하나겠지. 제 아비와 똑같은 생각을 품고 있다고 보여지는 것은 조금도 유쾌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상대에게 제 속내를 모두 밝히는 위험한 짓을 할 생각은 없었다.
"당장 귓가에 닿아오는 소란스러움에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지요."
가볍게 대답을 돌려주며, 마틸다는 소년의 움직임을 두 눈에 담아냈다. 고개는 살짝 틀어지고, 시선은 이 쪽을 향해 쏟아졌으며, 그 미소는 무언가를 작정한 듯 싶다. 어느 순간 미소가 사라지고, 서늘하게 저를 탐색하는 청회색의 시선을, 단 한번의 깜빡임도 없이 마주하며, 그녀는 확신했다. 눈 앞의 소년과는 얽히지 않는 편이, 자신의 학창생활이 아주 조금이나마 고요해지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에게 한 수라도 접어주고 싶지 않은 미묘한 오기를 느꼈다. 그럴 수록, 마틸다의 표정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잔잔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요. 시간이 흐를 수록, 타인의 일과 같은 것에는 신경 쓸 겨를조차 없을 정도로, 자신을 수련하는 것에 오롯이 집중하게 될 수밖에 없을 테니 말입니다. 저 역시, 타인의 관심보다는 스스로를 갈고 닦는 것에 더욱 관심이 있기에."
자신의 말을 타인의 수군거림에는 아랑곳 않고 정진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지, 그 안에서 가시를 찾아낼 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계속된다 한들, 스스로의 집중력을 향상시킬 좋은 기회가 되겠지요. 생각하시는 만큼 마음에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염려에 감사드립니다." -
18 Laurence - Matilda (4033703E+5) 2018. 9. 28. 오후 6:45:47짤막한 대답에 로렌스가 제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제 아무리 동급생의 처지라고는 하나, 견원지간과 다름 없는 가문의 자제들이었다.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왜인지 모를 적대감과 경계성은 고스란히 물려받았으니. 로렌스는 아주 작게 혀를 차내며 제 아버지를 떠올렸다. 전쟁을 반대하던 이였지. 왕국이 몰락한다면 제 지위 또한 추락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이였으니까. 누구를 위한 선택이었지? ㅡ대답할 가치가 없는 질문이었다.
“ 지켜보는 시선들이 제법 있더군요. “
그의 등장과 그를 쫓던 눈동자들. 방금 전 상황을 되새기며 그가 가볍게 대꾸했다. 로렌스는 잔물결이 일듯 잔잔한 소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한치의 변화도 없는 표정과 속내를 쉬이 드러내지 않는 모습. 문득 뇌리를 스친 생각은, 그녀와 엮이지 않는 게 평탄한 미래를 위한 길이리라는 것이었다. 꾹 다물어진 입술을 가볍게 스쳐내며 그가 숨을 들이켰다. 복도는 여전히 고요했다.
“ ... “
그가 가볍게 미소지었다. 기품있게 포장된 말꼬리 뒤에는 제법 따가운 가시가 숨겨져있었다. 그는 제 미래가 순탄치 못하리라는 걸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단지 어린 날의 치기일지. 쉬이 먼저 꼬리를 내리고 뒤를 보이기엔 이유 모를 오기가 피어오르고 말았다. 그는 가볍게 제 고개를 끄덕여내며 상대의 말에 긍정의 표시를 덧붙였다. 그의 얼굴에는 의무적인 미소조차 사라진 지 오래였다. 복도를 밝히는 전등이 푸르스름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 아닙니다. 피차 같은 상황이리라 싶어 말 한 것일 뿐이지요. 모든 건 에브리니아를 위함이니. “
밧줄을 팽팽히 당긴 듯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폐허가 된 영지를 재건하는 왕국과, 전쟁의 기로에 서있던 두 가문. 가문의 싸움과 그것을 보고 자라난 자제들의 조우. 모든 건 순조로웠다. 신의 장난일지, 선물일지 모를 이 무대에서, 그들은 주인공과 다름이 없었다. -
19 Matilda - Laurence (7871926E+5) 2018. 9. 28. 오후 10:17:14눈 앞의 소년의 뜻 모를 적대감 어린 분위기에 유쾌하지는 않은 기분인 것과는 별개로, 마틸다는 모든 것을 떠나, 이 상황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필 적대가문의 자제와 같은 연도에 입학하도록 둔 것부터가, 제 아비의 상정범위 안에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어디까지 의도하고 바라고 있는지는 모르나, 순순히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더 이상 제 아비로부터 잃을 것은 무엇 하나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이 소년의 도발처럼 느껴지는 태도에 괜히 오기를 품게 되는 것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제법 눈길이 갈 만도 하겠지요. 허나 그것도 학기가 지나고 과제가 늘어갈 수록 덜해지지 않을지."
그 말대로, 마틸다는 제법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상황이 마음에 안 드는 것과는 별개로, 인간이란 타인의 일에 관심이 많은 듯 하면서도, 의외로 무관심한 존재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스스로의 일보다도 남의 일에 더욱 신경쓰는 부류의 사람이 아예 없으리라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졸업하여 앞길을 도모하고 싶은 귀족 영애와 영식이 많은 이 곳에서라면, 손에 꼽히리라. 마틸다는 잡생각을 지우고, 로렌스의 표정을 관찰하듯 바라보았다. 제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나, 입가에 서려있던 형식적인 미소는, 곧 자취를 감춘다. 말 속에서 가시를 찾아낸 까닭인가. 푸르스름한 전등이 비추는 얼굴이, 자못 서늘해보였다.
모든 건 에브리니아를 위함, 이라...
그 형식적일 지도 모르는 한마디에, 마틸다는 무심코, 그 말마저도 진심을 담아 말하던 누군가가 생각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럼에도, 무기질적으로까지 보일 만큼, 담담히 고개를 끄덕여보이는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으나, 그녀는 직감했다. 이 소년을 상대로 오기가 생기는 것을, 자신은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하리라고.
"또한 각자의 미래를 위함이기도 하지요. 좌우간, 이곳에서 보낼 시간이 영식께도 값진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각자의 평온한 학창시절을 위해 손을 잡지는 못하겠지만, 가능한 한 너와도 부딛힐 일 없이, 평온한 학창생활이 이어지면 좋겠다. 그런 바람을 담아, 말을 마치던 마틸다는, 슬며시 시선을 움직여 복도 너머를 바라보다, 자연스럽게 벽에 걸린 시계에 시선을 주었다. 강의 시간까지 얼마나 남았나. -
20 마틸다주 (4245089E+5) 2018. 9. 28. 오후 10:21:03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상황으로 넘길까, 아니면 조금 더 투닥거리게 할까? 어느 쪽이든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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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로렌스주 (4033703E+5) 2018. 9. 28. 오후 10:49:58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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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로렌스주 (4033703E+5) 2018. 9. 28. 오후 10:51:31앗 중도작성...ㅠㅠㅠㅠㅠ 이정도면 마무리하고 넘겨도 될 거 같아!! 수고했어 마틸다주!! >\\< 마틸다 넘 쟈가운데 뭔가 유리장미 같고 막 또랑또랑한 얼굴 상상가고...!! (덕질중) 필력도 넘넘....(덕질)
흑흑 바로 다음 상황으로 넘어갈까!? -
23 마틸다주 (3904239E+5) 2018. 9. 28. 오후 10:59:37랭랭이야말로 그 막 큰 애가 점잖게 말하면서도 막 속으로는 미묘하게 오기도 느끼고 하는 모습이 막 연상되니까 넘모 귀여워 죽는줄 알았지 뭐야...ㅇ<-< 로렌스주 필력도 대단하구!
응응 그럼 다음 상황으로 넘어가쟈! 다음엔 어떤 상황이 좋을까? 하고 싶은 상황같은 거 있어?:) -
24 로렌스주 (4033703E+5) 2018. 9. 28. 오후 11:01:54으음...! 뭔가 바로 전에 말한 대련 상황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보고싶고, 각자 집안에서 스트레스 만땅으로 받아서 한참 신경 날카로워진 상태로 조우하는 것도 보고 싶고...!! 마틸다주는 어떤 게 좋은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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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마틸다주 (5415985E+5) 2018. 9. 28. 오후 11:07:30둘다 너무 좋아서 고민된다... 마침 나도 이번엔 점잖게 투닥댔으니까 막 언성도 좀 높여가면서 감정적으로 투닥거리는 게 보고 싶긴 했거든! 음 그러면... 먼저 대련 장면 어떨까! 투닥거리는 것도 투닥거리는 거지만, 집안 스트레스로 폭발하기 이전에 서로 하나씩 쌓아둔것까지 합해서 터지면 어떨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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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로렌스주 (4033703E+5) 2018. 9. 28. 오후 11:14:28좋아좋아!! 음음 대련은... 아무래도 검술이 좋겠지...?! 관련 지식은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 마틸다주 말대로 이렇게 약간 티키타카 하다가 빵 터지는 전개가 좋을 거 같아!! 잠시 원수 테크 타서 서로 마주치기만 해도 으르렁대다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이 역전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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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마틸다주 (4699561E+5) 2018. 9. 28. 오후 11:20:33맞아맞아 바로 그런걸 생각했어! 빵 터져가지고 호감도가 바닥을 찍어서 볼때마다 으르렁거리고 다시는 얘랑 말 섞나 봐라 하던 차에 랭랭의 약한 모습에 거짓말처럼 누그러지려고 해서 막 혼란스러워하고ㅋㅋㅋ
저번에 로렌스주가 선레 써줬으니까, 이번엔 내가 써올게! 괜찮을까?:) -
28 로렌스주 (4033703E+5) 2018. 9. 28. 오후 11:28:05으앙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아>\\\<!!!!! 앗 응응 그래주면 나야 너무너무 고맙지!! 부탁할게 마틸다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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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마틸다주 (4245089E+5) 2018. 9. 28. 오후 11:39:46막 맘에 안들었던 애가 짠하기도 하고 신경쓰이기도 해서 마이페이스 흔들흔들할 예정!ㅋㅋㅋ 응! 그러면 선레 써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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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로렌스주 (4033703E+5) 2018. 9. 28. 오후 11:43:02로렌스도 막 쟈갑고 단단하게 보이던 애가 갑자기 약한 모습을 보이니 당황+동질감+안쓰럽 해서 막 어쩔 줄 몰라하다가 점점 편견에서 벗어나 마틸다에게 다정하게 대해주고, 어쩌다보니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첫사랑에 빠지는...!!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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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틸다주 (2524406E+5) 2018. 9. 29. 오전 1:07:05>>30 헉 한시간이 넘어가고 있네...(우럭)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앙ㅠㅠㅠㅠ
어쩔 줄 몰라하는 랭랭 생각만해도 켜여울 것 같아...!! 안 그럴 것 같던 랭랭이 다정하게 대해주면 마틸다도 속수무책이겠다ㅋㅋㅋ -
32 Matilda - Laurence (2524406E+5) 2018. 9. 29. 오전 1:08:14적대 가문의 영식, 로렌스와 점잖은 대화를 가장한 신경전을 벌인 뒤로, 마틸다는 일부러 수련과 공부, 그리고 사람 돕기에 몰두하며 지냈다, 그 이후로는 그와 다른 교양 수업에서 마주칠 때도 서로 대화를 나눌 일도 없었거니와, 단 한번의 만남도 남들의 눈에 들킨 일은 없었으나, 같은 교실에 자리할 때마다 들리는 수군거림이나 쏠리는 눈빛은 여전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 곳에 쏠릴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린 것이었다. 그렇게 바쁜 하루하루 속에, 로렌스와 있었던 일들도 서서히 잊혀져가는 듯 했다. 내심 기대하고 있던 검술 강의에서 그와 다시 마주치기 전까지는.
검술에 대한 강의가 이루어질 연무장. 금욕적일 정도로 단정한 제복 차림이 아닌, 간편한 바지와 셔츠에, 검술 수업용으로 지급된 가죽갑옷을 착용한 모습의 마틸다는, 조금 일찌감치 나와 가볍게 몸을 풀다, 로렌스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한숨을 삼키며 자연스레 시선을 돌렸다. 행여나 가볍게 내뱉은 한숨마저도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이 그렇게 개탄스러울 수 없었다. 졸업하기만 해봐라. 번듯한 기사단에 들어가자마자 연을 끊고야 말리라, 미친 늙은이. 제 아비를 향해 속으로 점잖게 욕을 던져주면서 준비운동을 마무리하자, 곧 강의가 시작되었다.
교수가 스스로를 소개하고, 곧 바로 기본적인 동작을 몇가지 가르쳐주고, 자세를 봐주는 사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첫 강의에, 집안에서 검술 교습을 따로 받지 않은 학생들의 수도 적지 않았기에, 첫 강의는 기본기 위주로 나가나보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틸다는 능숙하게 교수의 시범을 모방함으로서, 기본기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제 아비에게서 검술을 배우는 것은 고문에 가까웠지만, 몰래 밖으로 나가 사람을 돕기 시작할 때를 계기로, 몸을 쓰는 일에 보람을 느끼게 되었기에, 잠시 로렌스나, 학생들의 입방아에 대한 일도 잊을 수 있었다. 물론, 그도 잠시 - 교수로부터 오늘 배운 내용을 점검하기 위해, 짝을 지어 대련을 해보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마틸다는 또 다시 한숨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아야 했다. 당황하지 마라, 마틸다. 필시 너처럼 누구에게 대련 신청을 할까 망설이고 있는 학우가 있으리라. 마틸다는 눈에 감각을 집중하고, 학우들의 얼굴을 살폈다. -
33 로렌스주 (9148514E+5) 2018. 9. 29. 오전 1:12:32헉 아냐아냐 괜찮아!! 편하게 써줘도 되는걸>^< 그나저나 랭랭이라니... 호칭 너무 귀여워ㅜㅜㅠㅠㅠㅠㅠㅠㅠ (사망) 나도 그럼 답레를 쓰러 다녀올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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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마틸다주 (8792144E+5) 2018. 9. 29. 오전 1:23:08다행이야88 그야 그것도 랭랭이 넘모 커여워서 나올 수 있었던 호칭이지! 옹옹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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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Laurence - Matilda (9148514E+5) 2018. 9. 29. 오전 1:34:21애시워스가의 영애를 처음 대면한 이후로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가문의 이름을 짊어지고 있다는 책임감일지, 서로 팽팽한 신경전을 주고 받은 이후로 어째서일지 더 많은 시선이 쏠린 기분이었다. 게다가, 점점 더 부풀려지는 헛소문과 그들의 뒷담화는 더이상 감내하기 힘들어질 정도였다. 그가 한 일이라곤 겹치는 강의가 많아 같은 교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것뿐이건만. 오히려 그 첫만남 이후로 어떠한 대화도 나누지 못 한게 그에게는 여간 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이 검술 연마 강의였던가. 로렌스가 천천히 연무장의 문을 열어젖혔다. 복작이는 사람들 사이로 부드럽게 눈동자를 굴려내던 그가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고는 그 짙은 눈썹을 잠시 꿈틀였다. 저와 같은 간단한 복장에 수업용 가죽 갑옷을 걸친 애시워스가의 영애. 순간 성가신 일이 생겨날 것같은 예감에 그가 숨을 들이켰으나, 그 텅 빈 숨을 함부로 내뱉지는 않았다. 시선이 많군. 대신에 그리 중얼이며 가볍게 발걸음을 내딛을 뿐이었다.
검술 연마 강의는 익숙하다 못해 따분할 지경이었다. 검술 교습을 채 배우지 못 한 학생들이 많다는 명목 하에 이루어진 기본기 다지기 수업. 수십, 수백 번은 반복했을 법한 동작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연습용으로 지급된 장봉을 휘두르던 그는, 짝을 지어 대련을 하라는 교수의 지시를 듣고는 곧장 제 행동을 멈추어냈다. 서늘한 공기가 한껏 달아올랐던 몸을 식히기 시작했다. 대련이라, 엉성한 자세들로 우스운 퍼레이드를 이어가는 학생들 사이에서 단연 그의 눈에 띈 건 애시워스가의 영애였다. 기본기를 넘어 상당히 실력이 쌓인 듯 보이는 자세와 동작. —역시 가문의 내력을 무시할 순 없군. 그가 작게 중얼이며 천천히 발을 내딛었다.
“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그저, 비슷한 실력대와 나이대를 가진 상대는 그대가 유일한 듯 하여. “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들었다. 탁한 청회색빛 눈동자는 연무장의 아이들을 재빠르게 훑고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이번에야 말로 이 이유 모를 경쟁심을 지워낼 기회일지 모르겠다고. 숨을 삼키며 머리를 굴려내는 그였다. 체온은 무겁게 가라앉아 이제는 연무장의 공기가 오싹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다시 체온으로 몸을 덮힐 순간이 온 것이었다.
“ 대련, 하시겠습니까. “
차분히 내려앉은 말꼬리가, 어쩌면 오기에 차올랐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
36 로렌스주 (9148514E+5) 2018. 9. 29. 오전 1:36:29로렌스가 커엽다니...! 마틸다가 훨씬 더더 커여운걸...8-8!! 으아아 나도 이제 틸리라고 불러야지...!! 틸리야!!!ㅠㅠㅠㅠㅠㅠ ((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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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Matilda - Laurence (2524406E+5) 2018. 9. 29. 오전 2:21:05먼저 말을 꺼내지 못해 머뭇거리던 몇명의 학우를 발견하던 찰나 - 귓가로 부드럽게 흘러드는 목소리에, 마틸다는 전혀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학우들에게 이야기꽃을 피울 주제를 선물해주고 싶어졌던 거니? 그러나 그것도 아주 잠시. 사태에 대한 파악은 빨랐다. 거절하든, 거절하지 않든, 달라질 것은 없다. 그렇다면. 마틸다의 장밋빛 - 혹은 핏빛을 띤 눈동자가, 로렌스의 청회색 눈동자를 똑바로 직시했다.
"영식의 뜻을 의심하지 않급니다.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좋습니다."
마틸다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주 잠시, 교수의 동작을 모방하는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대련다운 대련을 할 만한 상대는 눈 앞의 소년밖에 없다는 것을. 비록 대련다운 대련을 원하는 마음보다, 아무런 소란 없이 수업을 마치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대련 다운 대련이라도 행하고 강의를 마쳐야, 조금이나마 마음이 풀리리라는 생각에, 그녀는 선선히 로렌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가볍게 목례를 해보이고는, 돌아서서 몇걸음 정도 거리를 두고, 다시 그를 마주보았다.
기본기를 복습하는 모습이 퍽 지루해보여, 탄탄한 기본기의 소유자일 것이라는 정도의 감상은 있었으나, 그 이상의 정보는 없었다. 어떠랴, 상대는 아비나 오라비가 아니다. 물론 그들보다도 커다란 덩치의 소유자이나, 바깥에서는 수도없이 남자들과 맞붙어왔고, 그로 인해 제 아비나 오라비를 상대하는 것 역시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으니, 망설일 이유 따위는 없으리라. 자세를 잡은 마틸다는 로렌스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보이고, 짤막하게 말했다.
"먼저 들어오시지요."
차분히 내려앉은 말꼬리에서, 저를 내려다보는 청회색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전의의 화답하여, 장밋빛 눈동자에서 아주 잠시나마, 전의가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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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레스만 해도 점잖은 태도랑 내면의 갭때문에 귀염사할것 같은걸! 히히 틸리라고 불러주니 나두 기분 좋다`v` -
38 Laurence - Matilda (9148514E+5) 2018. 9. 29. 오후 6:01:57핏빛 눈동자가 저를 바라보는 순간, 그는 그제사야 자신의 실수를 알아채고 말았다. 뒤늦게 주위를 다시 살펴보았을 땐, 이미 수 많은 눈동자가 그들을 향한 뒤였다.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구나. 사실은, 매몰차게 거절해주길 바랬다만. 그녀 역시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니었다.
“ 그거 감사하군요. “
그가 짙은 눈썹을 움찔이며 맑게 미소지었다. 속으로는 저 자신을 자책하는 욕지꺼리를 내뱉었겠지. 로렌스가 저를 향해 목례를 건네는 마틸다에게 똑같이 가볍게 목례를 해보이며 그가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비록 제가 내려다보아야 할 정도로 작은 체구를 가진 여인이었으나,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었다. 기사과로 진학할 여인이다. 한 눈을 팔다가는 비웃음을 사게 되겠지. 교귀하신 귀족 자제분들의 부상을 염려해 대련용 검으로 날이 서있는 검 대신에 뭉툭한 목검을 지급해준 게 다행이었을까. 그는 묵직한 목검을 한바퀴 돌려올리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 그렇다면, 사양않고. “
애초에 질 생각은 없었다. 질 것이란 두려움 또한 없었다. 오히려 두려운 것은 이번 일이 제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게 되는 미래였다. 당당히 승기를 붙잡기라도 해야 체면이 서지 않겠는가. —잡생각을 끊어내며 그가 두어번 가볍게 발을 굴렀다. 목검을 잡은 손끝이 단단히 뭉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아주 잠시 그녀의 자세를 살피고는, 가볍게 칼을 들고 그녀의 갑옷을 향해 허공을 베어냈다. 가볍게 휘두른 견제 공격이었다. 이제는 주위에 몰려든 시선 또한 대수롭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이었기에. 그는 가볍게 숨을 삼켜냈다.
그는 칼을 내리침과 동시에 재빠르게 뒤로 빠져나와 자세를 바로 잡았다. 그녀의 공격이 들어올 때까지, 그는 조용히 숨을 고를 뿐이었다.
# 틸리야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멋있잖아....ㅠㅜㅜㅠㅠㅠㅠ -
39 Matilda - Laurence (2524406E+5) 2018. 9. 29. 오후 9:07:32"별 말씀을."
무슨 일이 있어도 말려들지 않겠다는 결심이 흔들린 지는 오래였다. 물론 머릿속 한 구석의 이성이, 적당히 훈훈한 대련의 그림을 그려내라고 타이르고 있었으나, 수군거림이 자신들을 향해 밀려드는 시선이 늘어나는 것을 느끼면 느낄 수록, 조금도 봐주지 않겠다는 호승심은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그녀는 가장 두려웠던 상대, 아버지와의 대련을 생각하며 호흡을 가다듬고는, 제 가슴팍 가까이에 상대의 검이 휘둘러짐에 따라 몇걸음을 물러났다. 물러날 필요도 없었다. 상대의 검끝이 배어내려 한 것은, 제 가슴팍이 아닌 허공이었으니까. 견제기라. 이어 맞부딛혀오는 목검에 제 목검을 맞대고는 흘려내고, 땅을 힘차게 박차고 빠르게 발을 음직여, 상대가 가까워지는 거리만큼 거리를 좁히며, 검을 높이 치켜들었고, 그대로 내려치는 듯 하다 - 얼굴 즈음에서 멈추어, 목검 끝을 겨누려 했다. 기본적으로는 그대로 머리를 내리치는 공격이었으나, 선을 지키라는 이성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받아들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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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에 집중하는 랭랭도 멋져! 아무래도 속도감? 이 중요할 것 같아서 길이가 반토막났는데 괜찮을까...!! -
40 Laurence - Matilda (9148514E+5) 2018. 9. 29. 오후 10:30:07로렌스가 가늘게 눈꺼풀을 흐렸다. 허공을 베어낸 검끝을 노려보고, 곧바로 상대방의 검끝으로 눈길을 돌려낸다. 견제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건지 여유롭게 뒷걸음질로 칼끝을 피한 그녀는 곧바로 땅을 박차며 검을 치켜올렸다. 본심이군. 그가 가늘게 웃음을 흘려냈다. 제 아무리 애시워스가의 영애라 한들 피어오르는 호승심은 가라앉힐 방도가 없었던 것같았다. 물론, 그또한 마찬가지였기에.
그는 곧바로 묵직한 목검을 고쳐들어 팔을 휘둘렀다. 제 얼굴 즈음에서 멈추려는 칼끝을 쳐내기 위함이었다. 간단히 몸을 움직여 칼날을 피할 수도 있었지만 그 방법은 여간 제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칼날의 말찰과 동시에 묵직한 목검의 무게감이 손목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었다. 적잖은 통증 덕에 손목이 아려왔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이 손목에 힘을 넣어쥐었다. 그리고 곧바로 그가 손목을 틀어 다시금 칼끝으로 허공을 베어냈다. 물론, 이번에도 속이 빈 견제기를 겨눈 것은 아니었다. 칼은 그녀의 목덜미와 어깨 사이를 조준하여 하강하고 있었다. 칼날이 그녀의 몸에 닿기 직전에 그것을 튕겨올릴 생각이었다만, —그가 느릿히 눈썹을 움찔였다. 그녀가 그 칼날을 받아치길 바라는 지도 모를 일이었다. 마음 속에서 묘한 희열감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긴장감이 고조되고, 심장은 급하게 펌프질을 해대고 있었다. 머릿속이 쿵쿵대며 시끄러운 파티장마냥 울려대고 있었다. 동시에, 그를 옥죄던 무언가들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연무장에는 오직, 그녀와 그 둘 뿐이었다. -
41 Laurence - Matilda (9148514E+5) 2018. 9. 29. 오후 10:30:50괜차나 괜찮아!! 속도감이 중요하니까!! 흑... 틸리 넘 머시써...(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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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Matilda - Laurence (8139908E+5) 2018. 9. 30. 오전 12:03:23히히 다행이다...`U`랭랭 짱짱 멋지다!(야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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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목재와 목재가 부딛히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검이 가로막히고, 장밋빛 눈과 청회색 눈이 마주쳤다. ...너무 도발했나. 마틸다는 속으로 덤덤히 제 행동을 돌아보며, 제 칼날을 밀어내고, 이번에도 허공 - 제 목과 어깨 어딘가를 조준하는 검끝이 선명하게 보였다. 진검이라면 이토록 담담하게 그 끝을 바라볼 수 있었을까. 마틸다는 서로 맞대어진 검을 쥔 손에 살짝 힘을 풀며, 그 진로를 방해하지 않는 듯 하다 - 이내, 손목의 스냅을 이용하여, 제 검에 맞붙은 상대의 검신을 받아쳐올리려 했다. 탁, 하는 소리가, 이번에는 조금 더 강하게 울렸던 것 같다.
분명 교수는 대련을 통해 기본 동작을 연습하라고 했다. 대결이 되어서는 안돼. 마음 속에서 이성의 목소리가 또 한번 강하게 메아리쳤다. 그러나, 지금 와서는 그것이 의미가 있을까. 교수는 물론, 각자의 대련을 하는 학생들마저도, 자신들의 눈에서 빛나는 무언가나, 강하게 맞닿는 검신과 검신의 마찰음에서 무언가를 느끼기에는, 이미 충분했을 지도 몰랐다. 받아친 채로, 대치하고 있던 칼날을, 손목에 힘을 빼고, 검신의 방향을 트는 것으로 흘려내고, 가벼운 스텝으로 한발짝 뒤로 물러선 뒤, 복부 부근을 향해 목검을 가볍게 내지르려 했다. 결코 느리지 않은 속도였으나, 어떠한 방해를 받지 않더라도, 가볍게 톡 와닿는 정도에서 끝나도록. -
43 Laurence - Matilda (9559647E+6) 2018. 9. 30. 오전 12:24:34검날이 맞붙는 소리가 다시금 울려퍼졌다. 이번에도 제 검을 가로막은 것이었다. 기본기를 다지라던 교수의 목소리는 잊혀진지 오래였다. 그저 한기가 도는 청회색 눈동자로 그 진한 핏빛 눈동자를 노려보며, 어떻게 칼을 휘둘러야할 지에 대해 고심할 뿐이었다. 진지하게 임할 생각은 없었건만. 그는 위로 튕겨진 검을 내려 고쳐잡고는 숨을 들이켰다. 제 땀방울이 왼편 뺨을 흘러 내려가는 듯 싶었지만, 아무렴 상관은 없을 일이었다.
손목에 힘을 풀고, 가볍게 스텝을 밟아, 뒤로 물러선 뒤, 목검을 질러낸다. 그는 그녀의 모든 행동을 청회색 눈동자로 매섭게 노려볼 뿐이었다. 피한다면 주도권을 빼앗긴다. 그는 피하는 대신에 칼을 올려들었다. 문득 이 검이 진검이었다면—이란 상상이 떠오르긴 했다만, 제 복부를 향해 다가오는 칼은 뭉툭한 목검일 뿐이었으니. 가죽 갑옷과 목검의 칼날이 맞부딪히는 감각이 복부로 전해졌다. 묵직한 울림이 잠시 느껴졌으나, 그는 아랑곳 않고 곧바로 그녀의 팔을 향해 칼을 내리쳤다. 그 또한 가볍게 그녀의 어깨부분을 스쳐낸 심산이었다. —대련은 대련일 뿐이다. 괜한 피해를 일으킨다면 상황은 곤란해져.
문득 제 아버지께 버림받은 제 형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조용히 제 아랫 입술을 깨물어낼 뿐이었다.
# 헉헉 긴장감....!! (팝콘) 틸리 이겨!! 꼭!! -
44 Matilda - Laurence (8139908E+5) 2018. 9. 30. 오전 12:58:57어깨를 향해 질러들어온 칼날이 가볍게 옷깃을 스치는 것을 느끼자마자, 자연스레 몸을 틀어내고는 검을 고쳐쥐어, 상대의 검을 막아내면서도, 마틸다의 두 눈에 실린 눈빛은 더욱 짙어졌다. ...실전이었다면 옷깃을 배일 수도 있었다. 이런 작은 공격 하나하나 허용하게 된다면,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심장마저 내어주게 될 테지. 그저 실수해도 되고, 기본기만 연습해보면 그것으로 의미는 모두 달성하게 되는 대련일 뿐임에도, 마틸다는 무심코 - 맨 처음 제 오라비와 맞붙었을 때를 떠올리게 되었다. 체격과 경험의 차이로 잔혹할 만큼 두드려맞았고, 밥도 먹지 못한 채 추가적인 수련까지 받아내야 했던, 지금까지도 떠올리면 피가 식어내리는 기억을.
가까스로, 마틸다는 냉정을 유지하며 다시 서로 대치를 이룬 상대의 검날을 자연스럽게 흘려내고는 자신의 빈 곳이기도 하자, 상대의 빈 곳이기도 한 - 반대편의 가슴팍 부근을 노리고, 검끝으로 목표를 긁어내듯 움직이려 했다. 과거의 일이 생각나 심란한 것과는 별개로 평정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거리를 계산하여, 갑옷 표면을 목검 끝으로 스치도록 하는 것이, 그녀의 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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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막막 쓰면서 목이 바짝바짝 탄다...!:)(팝콘) -
45 Laurence - Matilda (5476674E+5) 2018. 9. 30. 오후 2:08:39칼 날이 분명히 상대의 어깨를 스쳐냈다. 칼날과 옷깃이 맞닿음과 동시에 몸을 틀어내는 상대를 보며 그가 목검을 쥔 손에 힘을 넣었다. 마주하는 눈빛이 짙어졌다면 그의 착각이었을까. 그가 가볍게 흘려내는 칼날을 노려보았다. 그녀의 몸이 움직이자 그는 재빨리 두어걸음 뒤로 물러서며 그녀의 눈을 맞추었다. 가슴팍인가. 역시나 애시워스가의 영애다운 판단이었다. 그는 가볍게 미소를 흘려내며, 칼을 들어올려 상대의 칼을 막아섰다. 시리도록 차가운 그녀의 태도가, 그의 마음 한 구석을 건들였다.
“ 그리 제 사정을 봐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
짤막한 한 마디를 내뱉은 그가 손목을 틀어내며 칼을 밀어냈다. 그리고는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다가가, 자시금 자세를 잡아내는 것이었다. 그가 칼을 고쳐들었다.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번진 상태였다.
“ 전력으로 다해주시지요. 애시워스가의 영애여. “
오만한 미소가 새어나왔다. 제 아버지를 닮은 미소였다. 묘한 도발을 건네는 그 눈빛이 별안간 반짝였다.
# 랭랭은 나대야 제 맛.......!!(아님) -
46 Matilda - Laurence (8139908E+5) 2018. 9. 30. 오후 5:15:06호락호락하게 가슴팍을 긁혀주지 않으리라는 것은 어느정도 상정하고 있었기에, 검이 가로막혔음에도 마틸다의 표정은 잔잔한 호수와 같았으나, 로렌스의 입에서 내뱉어진 짤막한 도발에, 그녀는 저를 밀어내는 힘에 따라 가볍게 물러나며, 마찬가지로 자세를 바로잡고는, 나직이 대답했다.
"...영식께서는 그리 받아들이셨군요."
그녀의 표정에는 조금도 변화가 없었으나, 자세를 바로잡으며 그를 빤히 바라보는 눈빛은, 평소의 나른하리만치 무덤덤한 눈빛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마틸다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대화를 나누었을 때부터 미묘하게 자신을 적대하는 듯 했고, 오늘은 기어이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만 눈 앞의 소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과는 별개로, 교수가 의도했던 - 복습 목적의 훈훈한 대련으로 상황을 이끌어, 수군거림을 멎게 하고 싶은 미련이,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었음을. 그리고 눈 앞의 소년이 보인 오만한 미소에, 그마저도 어디론가 사라졌음을.
"그리 말씀하신다면야. 바라시는 대로."
미묘하게 짧아진 듯한 대답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땅을 박차고 과감히 스탭을 밟았다. 매섭게 공기를 가르는 소리 끝에, 딱, 하는, 조금 전보다도 거세가 목검과 목검이 맞부딛히는 소리가 들렸다. 짧은 교착상태, 눈빛과 눈빛이 얽힐 때, 붉은 눈동자가 시린 핏빛으로 번득였다. 잠깐의 힘겨루기 이후, 상대의 검에 가하던 힘을 슬며시 풀어낸 마틸다는, 재빠르게 검을 고쳐쥐며 빈틈을 노린다. 그녀의 손에 들린 목검의 끝이 향하는 곳은, 그의 목줄기 바로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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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랭랭 귀엽멋있어...!(야광봉 붕붕붕!) 힘내라 랭랭! -
47 Laurence - Matilda (9559647E+6) 2018. 9. 30. 오후 5:37:59청회색 눈동자가 진한 핏빛 눈동자를 마주했다. 언제나 나른하고 덤덤하던 눈동자는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 그는, 자신이 내뱉은 말을 기점으로 평탄한 학교 생활따위는 물건너갔음을 직감했다. 그럼에도 그 오만한 미소를 잃지 않은 건, 이것이야 말로 그가 원했던 것이기 때문이리라.
“ 만만히 보셔선 안되실겁니다. 마틸다양. “
돌변하는 태세에 그가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웃었다. 살짝 드러난 송곳니가 보이는 미소, 이미 점잖은 척은 벗어낸지 오래였다. 목검이 부딪히고, 그가 빠르게 발을 굴러 뒤로 물러선다. 검을 고쳐쥐는 손을 노려보던 그는 스텝을 틀어 좌측으로 빠진 뒤, 제 목을 향하는 목검을 끝까지 노려보며 검을 빠르게 들어올려 목검을 쳐내었다. 탁, 초반과는 무게감이 다른 소리가 연무장 내로 울려퍼졌다. 약간은 가팔라진 숨이 몇 번이나 토해졌을까. 그가 재빠르게 발을 굴러 땅을 박차올랐다. 칼을 높이 처든 뒤 단숨에 허공을 베어낸다. 칼날은 그녀의 목덜미부터, 허리까지 길게 기울어 베어내도록. 칼날이 그녀의 어깨와 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 아냐 틸리가 이겨야해..!.! 눈빛 달라진 틸리ㅠㅠㅠㅠㅠㅠ 나 주거ㅠㅠㅠㅜㅜㅠㅠㅠ 진짜 이세상 멋있음이 아니야ㅠㅠㅠㅠㅠㅠ -
48 Matilda - Laurence (8139908E+5) 2018. 9. 30. 오후 6:33:03검을 휘두르면서도, 마틸다의 눈은 로렌스의 청회색 눈동자를 집요하게 쫓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제 손으로 향하는 것을 본 순간, 그녀는 그가 자신의 공격을 막아내리라는 것을 직감했고, 교착상태를 이루지 않고 제 검신을 쳐내자,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나며 충격을 줄였다. ...확실히,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그런 판단이 머릿속을 가득 매웠음에도, 오만하게 웃는 눈 앞의 상대를 만족시켜주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기에, 그에 응하여 내뱉어지는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하고 서늘했지만, 도발적인 구석이 있었다. 자신의 평온하고 고요한 학창시절을 날려버린 것에 대한 약간의 복수이자, 심술이었다.
"...원하신다면 말씀이 아닌 검으로 보여주시지요."
좌측으로 빠지는 상대의 움직임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빈틈을 감추고, 그녀는 시선을 서서히 높이며, 로렌스의 움직임을 찬찬히 살핀다. 땅을 박차고 도약하여, 높이 쳐든 칼을 이 쪽으로 휘둘러온다. 대각선, 가장 먼저 닿을 곳은 자신의 목덜미 어딘가. 정면으로 받아내는 것은 자살행위이며, 팔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그렇다면... 마틸다는 그의 검을 그대로 받아치려는 듯이 자세를 잡다 - 검과 검이 맞닿기 직전, 검의 방향을 틀어, 상대의 검을 측면에서 강하게 쳐내며 궤도를 흐트러뜨리려 했다. 이어, 그녀는 상대의 손목에 시선을 집중했고, 그대로 검을 들어, 그의 손목을 가볍게 쳐내려 했다. 손에서 검을 놓치기만 할 정도로,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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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틸리가 이기기로 했지만 다음엔 랭랭이...!! 그것도 그렇고 송곳니 미소라니 틸리주 심장 터지겠어...!!O>-< -
49 Laurence - Matilda (9559647E+6) 2018. 9. 30. 오후 6:36:59음음 이제 슬슬 대련을 끝낼까하는데 마지막은 교수님이 막는 씬으로 마무리할까 마틸다주??! >//< 개인적인 사심으로는 마지막에 약간 분에 못 이겨 씩씩대는 랭을 넣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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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Matilda - Laurence (8139908E+5) 2018. 9. 30. 오후 6:39:57>>49 응응 그렇게 하자! 씩씩대는 랭랭이라니 벌써부터 귀염사 아니며 코피사할 것 같아... 미리 유언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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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Laurence - Matilda (9559647E+6) 2018. 9. 30. 오후 7:02:17가볍게 응수한 그녀의 말에 그가 으득 이를 갈며 웃어보였다. 아주 어릴 적부터 갖고 있던 습관이었다. 자신의 감정은 숨기고, 대신에 미소를 보인다. 그녀의 한 마디에 이미 이성적인 판단은 흐려진 상태였다. 이제는 어떻게 되던 상관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그가 가볍게 제 입술을 훑었다. 다음에는 어디를 노릴거지? 머리? 목? 가슴? 배? 재빠르게 휘감기는 생각들과 민감해진 오감.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았다. 불규칙적인 숨소리가 그의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 —그만!! ‘
아. 그가 짧게 탄성을 내질렀다. 예상치도 못하게 제 검을 내쳐내 허공을 가르는 칼날은 제 손목을 향하고 있었으니. 충격량이 상당할텐데, 그걸 쳐내? 짧은 물음이 그의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더이상 머리를 굴릴 여유 따위는 없었다. 칼과 제 손목 사이의 거리가 너무 좁아 피할 수 없음을 직감한 그가 팔을 빠르게 내빼려하는 순간—, 다급한 교수의 목소리가 둘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마틸다의 목검이 그의 손목에 닿았다. 차갑고 묵직한 감각이 전해져, 그는 손의 힘을 풀고 목검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딱딱한 바닥과 목검이 부딪혀 커다란 마찰음을 터트렸다. 주변이 소란스러웠던가, 적막으로 가득 찼던가. 적어도 그의 주변은 음산한 적막으로 가라앉았다. 다행일지 그녀의 의도였을지. 목검은 손목에 살짝 닿았을 뿐 큰 충격은 없었다. 곧바로 교수가 무어라 외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의 귀로 들어오진 않았다. 그는 격양된 호흡을 몰아쉬며 제 앞의 상대에게로 시선을 돌릴 뿐이었다. 가볍게 깨물은 아랫 입술에 통증이 느껴졌다. 그는 바로 손목을 뒤로 빼어 정자세를 잡아내고는 가볍게 목례를 건넸다. 차분히 가라앉은 눈동자와 얼어붙은 얼굴. 이전의 여유로운 미소는 빼앗긴지 오래였다.
“ ... “
그는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았다. 다만 이전까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 서려있던 일말의 호의감마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의 눈은 갖가지 부정적인 감정이 뒤섞인, 무어라 형용할 수 없을 섬뜩함으로 가득 차올라있었다. 그가 가볍게 제 손목을 털어냈다. 자세를 굽혀 그녀 가까이로 떨어진 목검을 천천히 쥐어들었다. 목검을 두어번 휘두르던 그는 다시 천천히 자세를 다잡아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 가면을 쓴듯한 이질감이 그를 감싸안았다. 그는, 미소짓고 있었다.
“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틸다양. “
시리도록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는 잠시 시선을 돌려 주변을 둘러보고는, 다시 그녀의 눈동자를 마주했다.
“ 다음에, 다시 만나길 기대하죠. “
서슬퍼런 날이 세워진 한 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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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Laurence - Matilda (9559647E+6) 2018. 9. 30. 오후 7:02:46어쩌다보니 웬 또라이가......((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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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Matilda - Laurence (8139908E+5) 2018. 9. 30. 오후 7:31:29상대의 손목에, 제 목검에 의도했던 세기로 와닿지, 이것으로 끝나겠군, 이라고 생각하며 낮은 한숨을 쉬던 마틸다는, 교수의 일갈에 바로 검을 내리며 무심코 교수를 향해 시선을 주었다가, 자신의 바로 앞, 그것도 위에서 서늘히 내리 꽂히는 시선에 다시 로렌스를 올려다보았다. 착 가라앉은 눈동자와, 얼어붙은 듯한 무표정. 무어라 질책하는 교수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어째서인가, 섬뜩하리만치 차가운 청회색 눈동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아니, 눈을 떼고 싶지 않다는 것에 가까울까. 고개를 젖히고도 불편한 내색 없이, 담담히 상대의 눈을 마주 보는 붉은 눈동자는, 조금 전의 귀기가 가시지 않은 채, 핏빛으로 요요히 빛나고 있었다. 한겨울의 칼바람처럼 시린 목소리가 불어와 가슴에 서늘함을 남겼지만, 마틸다는 예의 평온하리만치 덤덤한 목소리로 그에 답하여 인사를 건넸다.
"로렌스 영식이야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좋은 승부였다, 라는 말이 오고 갈 분위기는 아니었다. 주변은 물론,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차디찬 기류 역시. 속전속결로 끝내는 것을 원했건만, 교수로 인해 중지된 대련이며, 상대의 서늘하다 못해 섬뜩한 분위기, 그리고 앞으로 더욱 소란스러워질 동급생들의 수군거림까지. 결코 마음에 드는 결말은 아니었다. 다시금 서슬퍼런 날이 세워진 목소리가 날카롭게 귓가를 파고들자, 마틸다는 몇 초간 침묵을 지키고는, 덤덤히 내뱉었다.
"그렇습니까. 제게는 여기까지였으면 좋겠군요."
무감정한 목소리로, 감정이 드러날 법한 말을 툭 내뱉고 돌아서는 것 역시, 열여덟살이라는 성숙하다면 성숙한 나이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부려본 심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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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잉 틸리 요 심술쟁이... 수고 많았어 랭랭주! 긴장감 넘치고 더욱 투닥투닥도 넘치는 멋진 대련 씬이었어!(0u<)bb
다음이 본격적인 말다툼 장면이었지! 다음 상황으로 넘어갈까?:) -
54 Matilda - Laurence (8139908E+5) 2018. 9. 30. 오후 7:33:25그리고 우리 귀여운 랭랭이 또라이라니 그럴리가!!(빠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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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Laurence - Matilda (9559647E+6) 2018. 9. 30. 오후 8:23:58틸리주도 고생 많았어!! >_< 나도 정말 팝콘을 가득 튀겼던...!! (팝그작) 응응 좋아! 말싸움이라...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할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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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Matilda - Laurence (8139908E+5) 2018. 9. 30. 오후 8:31:27음 대강 지난번에 얘기했던 대로... 이번 대련 일로 서로 날이 선데다 얼마간 같은 강의에서 만나고 찬바람 쌩쌩 불었는데, 마침 집안이나 가족 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한거지! 틸리의 경우에는 또 학교가 자와자와 + 아버지한테서 쪼는 편지가 온데다 운 나쁘게 오빠랑 마주쳐서 스트레스 +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가 될 것 같구...;) 그래서 머리 식히려고 인적이 드문 곳을 찾는데 하필이면 둘이서 딱 마주쳐버린다던가... 그런 걸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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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Laurence - Matilda (9559647E+6) 2018. 9. 30. 오후 8:42:57응응!! 그럼 저번에는 마틸다주가 선레를 줬으니 이번에는 내가 선레를 가져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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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Matilda - Laurence (8139908E+5) 2018. 9. 30. 오후 8:44:34응응! 선레 고마워!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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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Laurence Lang Nevill (9559647E+6) 2018. 9. 30. 오후 9:14:41차가운 바람이 로렌스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가만히 눈을 감고 고개를 젖히고 있었다. 차갑고 건조한 감촉이 얼굴을 감싸안음과 동시에 그가 느릿히 제 눈꺼풀을 떠올렸다. 온통 나무와 풀로 둘러쌓인 공간, 그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을 것만 같은 공간. 주위의 적막함과 고요함을 확인한 그가 다시금 눈꺼풀을 덮어내렸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얼굴이 다시금 끈적히 그의 눈 앞을 다가오고 있었다.
—로렌스, 실망이 크구나.
—소란을 피우는 건 좋지 않다고, 내가 분명 말하지 않았더냐?
—...그래, 어디 한 번 네 마음대로 해보거라.
그의 오른손에 힘이 들어갔다. 주먹을 꽉 쥐어낸 손은 피가 몰려 붉게 물들고 있었다. 머릿속은 이미 어린 아이의 작은 다락방마냥 어질러진지 오래었다. 불안하고 메스꺼운 감정이 그를 집어삼켰다. 자신 스스로를 잃어가는 기분이었다. —그가 제 발밑의 하얀 돌멩이를 새카만 구두로 있는 힘껏 걷어찼다. 지난 번 대련을 가장한 기싸움은 분명한 그의 잘못이었다. 상대를 도발하고, 오만으로 가득한 주제에 결국에는 교수에게 제지를 당하고 말았으니. 그 날의 일은 결국 아버지의 귀에까지 닿고야 말았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그의 두 손이 얼마나 떨렸던가. 그가 다시금 눈을 떠 살며시 고개를 돌렸다. 뒤에는 단단한 건물벽이, 앞에는 푸른 풀숲이, 제가 기대어 앉아있는 나무 의자는 세월을 제법 겪은 듯 낡고 볼품이 없었다. 땅에 닿은 발에 힘을 주고 제 몸을 밀듯이 움직이자 의자가 비명을 질러냈다.
이번에는 진정으로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지칠대로 지친 몸과 정신으로는, 버티질 못 해. 문득 애시워스가 여식의 얼굴이 그의 뇌리를 스쳐지났다. 그가 낮게 숨을 몰아쉬었다. 제발, 오늘만은, 마주치지 않기를. 그녀의 얼굴을 마주하고도 점잖은 척 정상적인 대화를 이어갈 자신따위는 없었다. 다리를 주욱 뻗고 팔은 제 뒷목을 감싼다. 한껏 젖혀진 머리와 감긴 눈꺼풀 위로 그의 한숨이 피어오르다, 사라졌다. -
60 Matilda - Laurence (8139908E+5) 2018. 9. 30. 오후 10:15:59탁. 땀에 흠뻑 젖은 검술 수련용 가죽갑옷을 다소 난폭하게 벗어던지는 소리와 함께, 질끈 묶은 새카만 머리칼이 땀에 흠뻑 젖은 채 흩날렸다. 흐트러진 앞머리 사이로, 불길한 귀기를 한껏 머금은 핏빛 눈동자가 살벌하게 빛났다. 아스테리아 공작의 둘째 아들, 로렌스 랭 네빌과의 대련이라는 탈을 쓴, 교수마저도 뜯어말릴 정도의 살벌한 신경전을 벌인 이후로, 마틸다의 스트레스와 분노는 한계선을 아슬아슬하게 건드리고 있었다. 로렌스와의 대련이 그 날의 일로만 끝이 났더라면 다시 가까이 가지 않으면 된다고 스스로를 타이르고 털어버렸을 터였으나, 그 대련이 요 며칠간에 걸쳐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져온 후폭풍은, 제법 잔혹한 것이었다. 그 날의 대련이 있었던 뒤로, 자신이 지나가기라도 하면 거짓말처럼 분위기가 식으며 수군거리거나, 로렌스와 같은 강의를 듣기라도 하면 평소의 몇배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동급생들의 시선과 수군거림 속에 이틀간을 보내고 있을 때, 그녀는 본가로부터 온 편지 한 장을 받았다. 작은 봉투 안에 든 작은 편지지에 쓰인 내용은, 달랑 한 줄이 전부였다.
『아스테리아 공작의 영식의 도발에 보기 좋게 말려들었더구나. 원한다면 다시 집으로 돌아오너라. 네가 맡을 다른 역할은 아직 남아있으니.』
미친 늙은이같으니. 이미 기숙사 방 벽난로에 불타 없어진 편지를 떠올리며, 마틸다는 무심코 지그시 주먹을 움켜주었다가 가까스로 주먹을 풀었다. 그 편지를 받고 불태운 뒤로, 운 나쁘게 제 오라비와 만나, 비아냥거림을 듣고 무시하며 지나친 기억이 있었지만, 이미 부친의 편지로 인해 머리 끝까지 화가 난 그녀에게는 약간의 자극도 되지 않았다.
마틸다는 문득, 등과 뒤통수가 미묘하게 따가운 것을 느끼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연무장의 학생들의 시선이, 대부분 자신을 향해 있었다. 그녀는 그 시선들을 털어내듯 단호히 고개를 돌려, 가죽갑옷을 집어들고 깊이 숨을 내쉬었다. 진정해라, 마틸다. 이대로 분노에 사로잡혀버린다면, 또 다시 네 아비에게 모욕을 들을 것이니. 네 자신으로 있어라. 신선한 공기라도 마시기 위해, 교사 밖으로 향하는 뒷문을 향해 걸으며, 마틸다는 끝없이 자기자신을 타일렀다.
뒷문을 통해 교사 뒤편으로 나오자, 서늘한 바람이 뺨을 어루만지며, 숲에서 불어온 듯한 싱그러운 향기를 전해주었다. 그녀는 폐부 가득, 그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시고는 내뱉었다. 그러고는 무작정, 어스름이 드리워 어둑어둑한 숲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마틸다는 찬찬히 생각을 정리했다. 찬바람에 머리를 식히니, 그간 있었던 일들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아직 학기는 반의 반도 지나지 않았고, 제 아비나 오라비가 무어라 하든, 그것은 자아도취한 늙은이와 젊은 꼰대의 헛소리일 뿐이었다. 무사히 졸업하면 그들과도 정식으로 절연할 수 있으니, 분노에 사로잡히는 것보다는, 사로잡히지 않는 편이 더욱 이득이리라. 그렇게 분노가 식어내리려는 찰나 - 마틸다는 우뚝 멈추어섰다. 간신히 식어내렸던 붉은 눈동자에 아로새겨진 것은, 올 해 만난 가장 큰 악연의 상대의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신께서는 저보다는 영식의 편에 서 계신듯 하군요."
다시금 머릿속에 잠식한 분노가 빚어낸 말이었으나, 뜨겁고 날카롭다기보다는, 싸늘하고 무덤덤했다. 마틸다는 연무장에서는 주체하기도 어려웠던, 핏빛의 안광마저 없이 차게 식은 핏빛 눈동자에, 상대의 모습을 담아냈다. 내뱉지 않았어도 될, 다소 유치한 심술은, 억양마저도 옅게 느낄 정도의 고저 없는 목소리에 담겨 가만히 울리고는, 또 다시 서늘한 공기속에 흩어졌다.
"애석하게도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만, 기대에는 차셨는지." -
61 틸리주 (2539157E+5) 2018. 10. 1. 오후 9:41:19"배우고 싶은 외국어 있어?"
마틸다: 없습니다. 외국으로 망명까지 해야 한다면 모를까, 아직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군요.
"난 포기할 거야. 다 관둘 거라고."
마틸다: 그렇습니까. 귀하의 선택은 귀하의 몫입니다만, 제 눈에는 가능성이 보이는 지라. 애석하군요.
"내가 졌어. 너에게 이길 수 없었어. 그게 다야. 할 말은?"
마틸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도 대련하게 된다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혹시 진단같은 거 좋아하려나? 그냥 갱신하기 심심해서 한번 해봤어:) 틸리주 갱신! -
62 틸리주 (5915016E+5) 2018. 10. 1. 오후 10:57:25아, 그리고 잇기 어렵다거나, 이 대사는 좀 아니다 싶거나 한다면 부담없이 말해줘! 본격적인 말다툼 씬인것도 있고 해서 대사가 저렇게 나온거긴 하지만 그래도 노파심에...8w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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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랭랭주 (1026662E+5) 2018. 10. 1. 오후 10:58:04흑흑 틸리주... 미안해 내가 오늘 너무 바빴어서ㅠㅠㅠㅠㅠ 답레가 늦어질 거 같다... 이제야 겨우 좀 숨 돌리게 됐어... 정말 미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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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틸리주 (0774443E+5) 2018. 10. 1. 오후 11:02:10>>63 헉 타이밍신!
아냐아냐 미안은! 평일엔 접률이 높지 않다고도 들었었고 월요일이니까 바쁘겠구나 했었는걸.(토닥토닥) 지금처럼 늦어질것 같으면 생존신고라도 해주면 오케이니까 미안해하기 금지! 고생 많았어 랭랭주8^8(토닥토닥) -
65 랭랭주 (1026662E+5) 2018. 10. 1. 오후 11:06:32>>64 헉헉 타이밍...!! 응응 이해해줘서 고마워 ㅠㅁㅠ 너무 막 늦어지진 않을거야!! 고마워 틸리주 틸리주도 오늘 하루 수고 많았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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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틸리주 (4758696E+5) 2018. 10. 1. 오후 11:11:04고맙긴! 현계랑 랭랭주가 먼전데 당연한 거지!>:) 피곤하면 무리하지 말구 푹 쉬어! ( 0v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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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Laurence - Matilda (1026662E+5) 2018. 10. 1. 오후 11:48:18적막을 깨트리고 느껴지는 인기척에 그가 가느다랗게 뜨여진 눈꺼풀 사이로 청회색 눈동자를 굴려냈다. 차가운 바람과 생명의 싱그러움은 그대로였으나 제 주위는 어딘가 이질적으로 뒤바뀐 분위기로 가득 차오른 상태였다. 차가운 분노가 뒤섞인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그가 느릿히 미간을 찡그리며 온기를 잃은 숨을 내쉬었다. 바람에 짙은 남색의 머리칼이 부드럽게 흩날렸다. 그는 가볍게 미소를 지어 올리고 몸을 약간 틀어 시선을 돌려냈다. 새카만 머리칼을 질끈 묶어내린 소녀의 눈동자는 차게 식어내리고 있었다.
“ ...아, 글쎄.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느끼신다면야. “
그가 가볍게 응수하며 고개를 까딱였다. 호의와 친절따위는 진작에 덜어내린, 적의와 증오가 담긴 새카만 한 마디였다. 섬찟 소름이 끼치는 눈빛이었다. 차갑게 식은 핏빛 눈동자는 저에 대한 적의와 분노를 품고 있었다. 다만, 그의 회청빛 눈동자 또한 빈정거림과 식어내린 분노로 가득 차올랐으니, 그 독기가 여간 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게 얼어 붙어있었다. 마치 날카로운 고드름이 상대의 가슴에 내리꽂히듯, 공격적이고 날이 선 말투였다. 그가 잡초를 짓이기며 가뿐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다시금 저와 그녀의 눈동자를 맞추며 천천히 제 미소를 훔쳐내기 시작했다. 봄에서 겨울이 찾아오듯, 진눈깨비가 눈보라가 되듯, 채 눈치를 채기도 전에 끝나버린 순간이었다.
“ 무엇이? 다시 만나게 되어 비통한 것은, 저 또한 아니겠습니까. “
그가 가볍게 고개를 까딱이며 되물었다. 어딘가 위압적인 그 모습은 역시나 제 아버지를 닮은 모습이겠지. 그가 익숙히 제 주위를 살피고는 야릇히 제 입꼬리를 말아내며 가볍게 미소를 지어냈다. 제 이를 으득 갈아내던 그는 제 몸을 몇 번 기웃이며 주위에 인기척이 없음을 다시 확인하고는 숨을 한 번 삼켜냈다. 그리고는, 그 붉은 입술을 달싹이며.
“ 애시워스가의 영애께서야 말로, 만족 하셨습니까. 그리 감정을 숨기지 못하셔서야. “
—그 자신에게 하는 말과 진배없는 한 마디였다. 어린 아이처럼 제 분에 못 이겨 마음을 숨길 줄 모르고 날 뛰는 건, 그가 아니었던가. 그가 다시금 숨을 들이쉬었다. 차갑게 식어내린 공기가 그의 폐부를 가득 채워들었다.
# 얍얍 답레!! 하나뿐이래도 꼭 주고 가고 싶었어!! -
68 틸리주 (4372666E+6) 2018. 10. 2. 오후 3:10:39피곤할텐데 이어줘서 고마워!8ㅅ8 쓰다 잠드는 바람에 지금 마감했네, 간다 답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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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Matilda - Laurence (4372666E+6) 2018. 10. 2. 오후 3:11:04"아니라 생각하신다? 지난번 검술 강의에서 기어코 구설수를 만드셨음에도 만족하지 못하시던 분은 어느 가문의 어느 영식이셨는지."
상투적인 호의나 친절조차도 가신 채, 차게 빈정거리는 목소리에도, 얼어붙은 강물과 같이 서늘하고 날이 선 회청색 눈동자가 제게 보내는 차디찬 분노 어린 시선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은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맞받아친 마틸다였으나, 그녀가 조금 더 감정에 솔직했더라면, 가볍게 혀를 찼을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분노에 사로잡힌 와중에도, 상대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으로 그 의중을 파악하는 습관은 여전했기에, 그녀는 제 목소리에 인상을 찌푸리며 한숨을 쉬던 모습을 통해, 로렌스의 상태가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의자에 앉아있던 로렌스가 몸을 일으켜 자신을 내려다보며 시선을 맞춰오자, 마틸다는 부친이나 오라비를 정면으로 상대할 때면 언제나 느꼈던, 눈높이와 체구의 차이로 인한 위압감을 느꼈으나, 조금도 개의치 않고 당당히, 앙칼지게 보일 정도로 고개를 든 채, 내리꽂히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맞받아치듯 응시했다. 자신을 노려보는 회청색 눈동자에 담긴 분노의 감정이 서늘하다 못해 섬뜩하다는 감상은 들었으나, 감상을 압도하는 것은, 눈앞의 상대에 대한, 서늘하면서도 강렬한 분노의 감정이었다.
"만족이라,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다만 이리 마주침으로써 영식께 일말의 비통함이라도 안겨드렸다니, 조금이나마 성이 차는군요."
마틸다는 여전히 언성을 조금도 높이지 않고 받아칠지언정, 더는 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자신과 로렌스가 있는 곳이 인적이 드문 숲이라는 이유도 영향을 행사했지만,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라도 얻고 싶었던, 졸업하는 날까지 평온한 학창시절이란, 이미 멀리 떠나가 버렸음을 알았기에, 구태여 학우들이나 오라비, 나아가 부친의 눈치를 보면서까지 제 감정을 감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그녀의 이성이 흔들리고 있기에, 아니 희박해졌기에 내릴 수 있는 결론이기도 했다.
"또한, 그 말씀은 영식 스스로께 하셔야 하는 말씀이 아닐는지요. 영식께서 제게 대련을 청하신 저의를 그 자리에 있었던 모두가 짐작하지 못하리라 판단하신 겁니까."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적대가문의 이미지에 흠집을 내라는 아스테리아 공작의 뜻인가, 라고 의심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 의심은 오래 가지 않았다. 피해 없이 상대의 이미지를 깎아내는 방법이란 차고 넘치거니와, 가장 큰 이유로는 그날의 로렌스의 태도와 눈빛에 있었다. 그것은 이기려 하는 자의 것이었지, 곤궁에 빠뜨리려 하는 자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진의를 파악할 수 없음이 답답하기 이를 데 없었다. 내가 적대가문의 여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것 뿐인가? 무슨 말이든 듣고 싶었기에, 마틸다는 덧붙임 없이, 분노와 빈정거림이 일렁이는 청회색 눈동자를 직시한 채, 대답을 기다렸다. -
70 틸리주 (0549691E+5) 2018. 10. 3. 오후 6:33:35올라가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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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틸리주 (0421757E+6) 2018. 10. 5. 오전 2:27:44인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