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5121023> [1:1/NL] 좋아하는 마음 - 1 (54)
이름 없음◆Pp5qy9mbVo
2018. 8. 24. 오후 11:30:13 - 2018. 9. 18. 오후 8: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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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름 없음◆Pp5qy9mbVo (2815904E+5) 2018. 8. 24. 오후 11:30:13자다가 눈을 떴어
방안엔 온통 네 생각만 떠다녀
생각을 내 보내려고 창문을 열었어
그런데
창문 밖에 있던 네 생각들이
오히려 밀고 들어오는 거야
어쩌면 좋지
어쩌면 좋지 / 윤보영 -
1 희우 시트 (2815904E+5) 2018. 8. 24. 오후 11:32:141. 이름 : 이희우
2. 나이 : 22세
3. 성별 : 남성
4. 외형 : 187cm, 81kg. 밤하늘을 덧칠한 듯한 검은색 머리카락, 그와 같은 색의 눈동자. 다소 딱딱하게 굳은 눈매는 차가운 분위기를 주지만, 웃을 땐 굉장히 예쁘게 휘어져,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를 띄곤 한다. 어깨까지 살짝 기른 머리카락은 나름 멋을 낸 것. 하지만 바람에 흐드러지며 눈을 쿡쿡 찌를 때에는 귀찮다는 듯이 이마를 찡그리곤 한다. 잘라버리면 될텐데, 의외로 여태까지 기른 것이 아까워 못 자르는 것 같다.
이제 앳된 티를 겨우 벗은, 단정한 이목구비의 청년. 하지만 오른쪽 귀에는 피어싱 자국이 있다. 고등학교 때 뚫은 것 같지만, 구멍만 있고 한번도 피어싱을 한 적은 없다. 아마 지금은 구멍이 막힌 것 같다.
5. 성격 : 장난끼 많고 활달한 성격. 친구들은, '넌 말을 하지 마라. 깬다.' 라고 말하곤 한다. 눈치없는 척 상대를 찔러보거나, 일부로 살살 약올리는 듯 소악마적인 면모도 있다.
...하지만 겉보기와는 다르게 섬세하고 여리고, 감정적이고, 울컥하는 부분이 잦고, 마치 조증이라도 걸린 것 마냥 기분이 한 시간 마다 오르락내리락 한다. 울음도 많고 생각도 많아 땅파기를 숨 쉬는 것 마냥 하고 있다. 참고로 현재진행형.
6. 기타
- 가족관계는 수의사인 아버지, 사별한 어머니, 쌍둥이 여동생, 애완묘 딸기. 동생들은 고등학생, 오빠와의 사이는 그럭저럭. 오히려 딸기와 사이가 더 좋다.
- L대학 수의학과. 동아리는 없음.
- 단 것 보단 쓴 것, 더운 것 보단 서늘한 것, 채식보단 육신, 락 보다는 클래식을 선호. 신 것, 날 것, 해산물을 굉장히 싫어한다. 특히 좋아하는 음식은 분식류. 영화취향은 액션, 판타지. 개보다는 고양이파.
-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막장 드라마를 선호한다. 가끔 드라마 내에서 짝사랑 이야기가 나오면 눈물을 흘릴 정도로 공감하면서 보곤 한다.
- 술에 약해 2-3잔만 먹어도 골골거린다. 취하면 잔다. -
2 여은 시트 (2815904E+5) 2018. 8. 24. 오후 11:33:11이름: 백 여은
나이: 22
성별: 여
외관: 펌을 한 머리카락은 겨우 어깨에 닿을 정도의 길이. 색은 잿빛을 띠며, 금색에 가까울 정도로 밝은 갈색이다. 최근에 충동적으로 자른 것이다. 이전에 내렸다가 기르고 있는 앞머리는 귀에 걸어 넘기기도 하고 그대로 두기도 한다.
눈썹은 머리색에 맞춘 갈색. 완전한 일자 모양은 아니지만, 인상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솟아있지도 않다. 직선으로 곧게 뻗은 눈에는 제법 짙은 쌍꺼풀이 자리 잡았다. 끝이 뾰족한 코와 도톰한 입술까지 더해져 보통은 선명한 인상이라 느끼는 경우가 많다.
키는 165cm, 팔다리가 길고 마른 탓에 조금 더 크게 보는 경우도 있다. 뒤늦게 액세서리에 관심이 생겨 한해 전에 귀를 뚫기 시작했는데, 벌써 다섯 개나 뚫었다. 오른쪽에 두 개, 왼쪽에 세 개. 아프다고 다시는 안 한다고 우는소리 해놓고 또 가는 불나방 같은 스타일…….
손가락에도 반지를 여러 개 끼곤 한다. 종류나 개수는 그때그때 다르다. 마디는 드러나지만 손가락 자체는 가는 편. 손톱은 기르는 걸 좋아하지 않아 늘 짧은 길이를 유지한다. 목걸이는 차가워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몇 개 가지고는 있다.
액세서리만 보면 화려하게 꾸미고 다니는 걸 좋아할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옷은 편하거나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것이 많다. 편한 옷들은 주로 단색(그중에서도 무채색이 많다)에 사이즈가 큰 편이다. 품이 큰 검정 후드티와 또 품이 큰 체크 남방은 거의 교복 수준.
성격: 밝고 다정하다. 곧잘 웃기도 한다. 약간 조심스러운 면이 있긴 하지만, 조금만 친절히 대해주면 곧잘 좋은 사람으로 상대를 기억한다. 덕분에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붙이고 친근하게 굴 정도로 외향적인 사람은 아님에도 어렵지 않게 사람들을 사귀곤 한다.
친하다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평소보다 말을 더 많이 하고,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고, 종종 뻔뻔하게 굴기도 한다. 일단 벽을 하나 허물고 시작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타: * K대 인문대학 소속. 수능을 한 번 더 본 탓에 아직 2학년이다. 경영학과 안 갈래요……. 경제학과도 싫어요……. 숫자 웨에엑……. 사범대랑 교대도 자신이 없습니다……. 해서 골라 온 과인데, 생각해보니 졸업하고 난 뒤가 걱정이라 결국은 경영학과 복수전공 중이다.
*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 학교와 집은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 원래는 4살 터울인 오빠도 같이 살고 있었으나 얼마 전 혼자 살고 싶다고 자신의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랬는데!
* 단 걸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하고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초콜릿이나 과일 맛이 나는 건 좋아한다. 커피는 시럽을 안 넣은 아메리카노나 라떼만 먹고, 사탕, 젤리 같은 건 누가 먹자고 하지 않는 이상 제 손으로 사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가끔 단 게 먹고 싶을 때는 휘핑크림 조금에 초콜릿 드리즐이 잔뜩 올라간 프라푸치노를 먹거나 과일 스무디, 에이드류를 큰 사이즈로 먹는다. 같은 맥락에서 케이크도 그리 좋아하는 것 같진 않은데, 가끔 내킬 때가 있는 것 같기는 하다.
* 향기 나는 것들을 좋아한다. 향수는 대체로 늘 뿌리고 다니며, 향초도 방에 두고 종종 태운다. 향기도 달짝지근한 향기보다는 꽃향기나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 향기를 좋아한다. 날이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머스크 계열의 향수를 뿌리기도 한다.
* 딱히 편식을 하지는 않는데 닭다리는 별로 안 좋아한다. 치킨 먹을 때 인기 짱. 닭다리 두 개 다 양보한다. 양보보다는 나는 안 좋아하고 너는 좋아하니까 다 먹어! 에 가깝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건 과일류. 과일은 가리는 것 없이 거의 다 좋아한다.
* 음식 편식은 거의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책 편식이 심하다. 소설>>시>에세이>>>기타 비문학 계열 도서. 읽을 수 있는 비문학의 한계는 학창시절 비문학 지문이 끝이었습니다…….
* 음악 취향은 특별히 취향이라는 게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이것저것 다 듣는다. 플레이리스트의 비율 자체는 조용하니 편하게 듣기 좋은 노래쪽이 더 큰 듯.
*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나 액션 장르를 좋아한다. 잔잔한 영화도 곧잘 본다. 공포나 스릴러는 웬만해서는 잘 안 보는 편. 볼 때는 괴로워하는데 나와서는 조금의 후폭풍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아서 본인도 이게 무서워하는 건지 아닌 건지 헷갈려 한다. -
3 이름 없음◆yV.3PKD7UE (5289762E+5) 2018. 8. 24. 오후 11:51:27갸아아아아ㅏ아아 여은주 수고했어! 우리집이다 우리집! (붕방방) 너무 기대되고 떨려 흐햐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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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름 없음◆Pp5qy9mbVo (9602115E+5) 2018. 8. 25. 오전 12:04:08와, 우리집이다! 우리집! X)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래. 천천히 오래오래 같이 돌려보자! 히히
우리 첫 번째 상황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 그리구 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희우 머리카락은 단발처럼 긴 거야, 아니면 그 요즘 유행하는 것처럼 뒷머리만 기르는 느낌으로 긴 거야? -
5 이름 없음◆yV.3PKD7UE (6992908E+5) 2018. 8. 25. 오전 12:16:26단발이야! 그래서 가끔 꽁지로 묶거나 합니다!
첫 상황... 둘 다 조별과제로 고통받으며 같이 하교하는.... ㅇㅏ아아아니야 첫번째니까 좀 더 희망차고 반짝반짝한걸로 해야하는데..! 흑흑 혹시 생각해둔 것 있니? -
6 이름 없음◆Pp5qy9mbVo (9602115E+5) 2018. 8. 25. 오전 12:22:35앗 그렇구나!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 히히 여은이가 가끔 머리 묶자고 장난 칠 수도 있습니다... 기분 나쁘면 저리 비켯! 해주세요 순순히 물러납니다...
으음, 반짝반짝... 여은이는 학교 다닌 동네에서 아직 계속 살고 있는 걸로 하려고 하거든. 희우는 따로 자취해, 아님 본가에서 살아? 본가가 아직 같은 동네면 주말에 집에 혼자니까 심심하다구 놀러오라구 막 졸라서 같이 노는 거? 반짝반짝이랑은 거리가 먼가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
7 이름 없음◆yV.3PKD7UE (8773416E+5) 2018. 8. 25. 오전 9:54:57햐아아악 자버렸다! 미안! 머리묶으면서 장난... 기여어.. 여은이가 머리만져주는거 좋아해서 계속 기르고다닐 것 같아....
아, 그리고 희우는 집에서 통학합니다! 참고로 학교-집까지 거리는 자전거로 30분 정도라고 하네요!
주말에 집에 놀러 가는거... 아냐 반짝반짝해...! 막 희우가 반짝반짝하게 여은이 바라보다가 삽질하구 그럴 것 같애...... 귀요미들..... -
8 이름 없음◆Pp5qy9mbVo (9602115E+5) 2018. 8. 25. 오전 11:08:40>>7 앗 아냐 잘 시간이었는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옆집 수준은 아니어도 두 사람 집 30분 정도 걸린다고는 할 수 있겠구나 응응
ㅋㅋㅋㅋㅋㅋㅋㅋ 헉 그렇담 다행이구! 그럼 그렇게 시작할까? 그리구 미안한데 선레 부탁해도 괜찮을까요 8.8... 또 오늘 종일 밖에 있어서 답이 좀 늦어질 것 같아 ㅠㅠㅠㅠㅠㅠ 처음부터 미안해요 흑흑 -
9 이름 없음◆yV.3PKD7UE (8773416E+5) 2018. 8. 25. 오전 11:14:20>>8 에고고 힘내 화이팅! 그러면 희우가 심심해! 하면서 여은이 집에 쳐들, 아니, 놀러가는 쪽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흑흑 손이 많이 느린 편이어서 빨리 써오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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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름 없음◆yV.3PKD7UE (8773416E+5) 2018. 8. 25. 오전 11:56:10"딸기야. 이거 먹을 것 아니야."
냐-, 냐아! 딸기가 리듬을 타듯 울음소리를 토해내며 냥냥 앞발을 날렸다. 열심히 솜방망이 같은 앞발을 뻗어 오른손에 든 쇼핑백을 향해 삿대질을 해 보았으나, 케이지에 갇힌 상태로는 닿을 리가 없었다.
훗, 오른손에 든 쇼핑백에는 아버지가 일본갔다가 사오신 녹차가 들어있는데. 그것도 모르는 바보 딸기 같으니라고. 녀석을 놀릴려는 듯 오른손을 왼손 앞에 가져갔다가, 다시 멀리 떨어뜨리자 딸기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아마 저기에 맛있는 냄새가 나서 흥분하는 것 같지만, 애초에 이건 네 것도 아니란다. 차를 마시는 고양이가 세상에 어디있어.
딸기가 흥분 상태로 날뛰다보니 덩달아 케이지도 굉장히 흔들렸다. 아, 데리고 나오지 말껄. 워낙 따라나오고 싶다고 냥냥거려서 데려나왔더니만 짐이 는 것 같아.
"여은이한테 줄거라고. 그러니까 좀 조용히 있어라, 이 뚱냥아."
냐아악! 딸기가 성을 냈다. 그래, 네 욕 하는건 잘 알아듣네! 그럼 내 말 좀 알아들으면 안되냐!
"너 진짜 여은이 집에 버리고 간다?"
누가 보면 길거리에서 자기 고양이하고 싸우는 멍청한 사람이라고 오해할 만한 행동을 보이면서도 꿋꿋히 말을 거는 모양을 보니, 아마 제 친구의 집에 가는게 긴장되어서 저러는 듯 하다. 왜냐면 평소보다 주절거림이 많아졌으니까.
결국 여은이 집 앞에 도착해서 그 집에 버리고 간다고 말을 하고 난 다음에야 조용해졌다. 자기도 쌍둥이들 품을 벗어나기는 싫은가보지. 한숨을 포옥 내쉬며, 초인종을 눌렀다.
"백- 여- 은- 놀러왔어, 문 좀 열어줘."
그리고 선물도 (아버지가)사왔어어어- 문 열어어-
딩동, 딩동. 초인종 소리가 경쾌했다. -
11 이름 없음◆yV.3PKD7UE (8773416E+5) 2018. 8. 25. 오전 11:56:22아앗 늦었다 미안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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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백 여은 - 이 희우 ◆Pp5qy9mbVo (7604033E+5) 2018. 8. 25. 오후 2:38:08엄마는 어제 오늘 친구 만난다고 말했구, 아빠는…… 오빠랑 점심 먹는다구? 뭐야! 왜 나 안 데려갔지? 왜 나 안 깨웠지? 이씨, 이 집 하나뿐인 막내한테 너무 야박하네! 물론 지금이 오후 두시를 향해 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어날 때까지 깨웠어야지!
아이고, 삭신이야. 자는 동안 누가 나 때리고 갔나 봐. 온몸이 다 쑤시네. 눈도 다 못 뜬 채로 누워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던 여은이 꿈틀대며 몸을 일으켰다. 주말은 왜 이틀이지? 그리고 그 이틀 중 하루의 절반을 잠으로 날리다니, 이게 뭐 하는 짓이지?
느릿느릿 화장실로 가서 칫솔을 꺼내 치약을 짠 뒤 느릿느릿 양치질을 시작했다. …어떻게 해. 그렇게 잤는데 또 졸려. 끔뻑끔뻑 눈을 깜빡이다 치약 거품을 뱉고 입안을 헹궜다. 두어 번 헹구고 났을 때쯤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뭐지? 택배 올 거 없는데.
"잠시만요!"
현관문에 대고 소리치고 마저 입을 헹군 뒤, 확인하는데……. 엥. 어? 야, 잠깐만! 허둥지둥 화장실로 들어가며 다시 한 번 크게 소리쳤다. 대충 물세수를 하고 물기를 닦은 여은이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묶을까? 높이? 아님 그냥 낮게 막 묶어? 어떻게 하지. 어쩌지.
……뭐야, 나 왜 이러고 있어. 쟤가 우리 집 오는 거 하루 이틀도 아닌데. 묶던 머리를 놓고 대충 헝클어뜨리곤 다시 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
"웬일이… 아니, 이게 누구야! 내가 사랑하는 딸기 아니야!"
침착한 얼굴로 현관문을 열던 여은의 얼굴이 와르르 무너지며 환하게 웃었다. 활짝 문을 연 여은이 들어오라는 눈짓을 했다.
/ 아냐 내가 더 늦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마 이 다음은 밤에 다시 쓰게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희우주도 푹 쉬다가 한가할 때 답레 부탁해! -
13 희우-여은◆yV.3PKD7UE (8773416E+5) 2018. 8. 25. 오후 5:18:59뺨에 송골히 맺힌 물방울과 흐드러진 잿빛 머리카락.
태양처럼 환한 미소.
어쩜, 어렸을 때 부터 바뀐 점이 없는지. 조금이라도 바뀌었다면, 그랬다면 떨쳐내기 쉬웠을까. 씁쓸한 미소가 나오려는 것을 애써 수습하며 짐칫 엄한 어조로 딸기에게 말을 건냈다.
"딸기야, 넌 내가 좋아, 아니면 여은이가 좋냐."
냐아앙. 냥. 녀석이 갸르르 울며 케이지의 입구를 코로 쿡 찍었다. 여은이가 있는 방향이었다. 아니 이 자식이.
"내 동생들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나보다 딸기가 더 좋은가보다?"
장난끼 어린 표정으로 서운하다는 듯 말해봐도 하나도 무섭지가 않을텐데. 씩 웃으며 왼손에 든 딸기의 케이지를 여은이에게 내밀고, 오른손에 든 쇼핑백은 휙 들어올려 그녀의 머리 위에 살짝 꽁 부딧혔다. 푸른색 물방울무늬 쇼핑백이 흔들거리며 안에 내용물이 달칵달칵 부딧히는 소리가 났다.
그녀의 옆을 지나쳐 현관으로 한 발자국 내디뎠다. 그녀에게선 시원한 시트러스향이 났다. 비강을 훅 적시는 그 향기를 언제부터 좋아하게 된 건지 모르겠어.
"...집 여기저기서 네 냄새가 나."
물론 그녀의 집이니까 당연하겠지만서도.
홧김에 작게 중얼거린 말이 그녀가 들었을세라, 괜히 과장스러운 동작으로 말했다.
"아, 그건 아버지가 이번에 일본 여행가셔서 사온 녹차. 그리고 네가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 했는데 초콜렛 한 봉지 사오셨더라. 먹기 싫다고 다른 사람 주지는 마라?"
나름 고급품이야. 낄낄 웃으며 말했다.
...좋아, 평소와 같은 장난끼 어린 짖궂은 놀림이다. -
14 이름 없음◆yV.3PKD7UE (8773416E+5) 2018. 8. 25. 오후 5:20:21여은이 귀엽다... 머리카락 막 조물조물거리면서 으아아아ㅏ아 하며 패닉에 빠진 모습이 막 상상되구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내가 왜이러지 하면서 풀어헤치는게ㅋㅋㅋ 너무 사랑스러워ㅓ어...!
이 와중에 딸기ㅋㅋㅋ 한테ㅋㅋㅋㅋㅋㅋ 예끼 희우 질투한다! ㅋㅋㅋㅋㅋ -
15 백 여은 - 이 희우 ◆Pp5qy9mbVo (5813577E+5) 2018. 8. 26. 오전 2:21:17아이구, 답답해쪄용. 딸기를 보며 말한 여은이 희우가 건네는 케이지를 받아들었다. 나만 고양이 없어. 세상 사람 다 고양이 있는데 나만 없어……. 그래도 딸기 있으니까 괜찮아. 귀여운 내 새끼! …는 아니지만, 딸기는 귀엽지.
조심스럽게 케이지를 내려놓은 뒤 문을 열었다. 뒤도 안 돌아보고 가는구나. 딸기 너는 내가 좋은 게 아니라 그냥 나가고 싶었던 거지? 그래도 괜찮아. 너는 귀여우니까. 평생 짝사랑만 하다 죽어도 난 행복할 거야.
……짝사랑? 뭐지, 갑자기 조금 기분 나빠졌어. ……아니야. 아닐걸? 내가 왜? 총총 멀어지는 딸기의 뒷모습을 보며 얼굴을 찡그린 여은이 휙 몸을 돌려 희우를 바라봤다.
"이제 슬슬 적응할 때 되지 않았어? 새삼스럽게."
짓궂은 얼굴로 씩 웃으며 말하고선 머리 위로 손을 뻗었다. 오, 웬 선물? 키 자랑한다고 뭐라고 하려 했는데. 내가 봐준다. 손에 닿은 쇼핑백을 팔에 건 여은이 희우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근데 진짜 이게 뭐지? 나 생일도 아닌데.
"뭐라고? 나 못 들었어."
궁금해서 뭐 들었는지 보다가……. 쏘리. 덧붙이며 머쓱한 얼굴로 웃었다. 뒤이어 따라온 희우의 말에 하나씩 물건을 꺼내본 여은이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우리 엄마랑 아빠는 하나뿐인 딸내미 빼놓구선 맛있는 거 먹으러 갔는데……. 우리 집 분발해!
"아저씨께 감사하다고 꼭꼭꼭! 전해드려. 나중에 뵙고서 내가 할 거지만, 그래도 미리. 초콜릿은 너 한 개도 안 주고 내가 다 먹을 거니까 걱정 마셔."
새침한 말투로 대꾸한 여은이 휙 몸을 돌렸다. 초콜릿과 차를 찬장에 넣어 정리한 뒤, 냉장고 앞으로 가 문을 열어 안을 살폈다.
"뭐 마실래? 물이랑 주스랑 커피 있는데. …아, 네가 가져온 녹차도."
/ 밤에 온댔는데 새벽에 와버렸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늦어서 미안해! 흑흑 천천히 이어주세요 8.8 ㅋㅋㅋㅋㅋㅋㅋ 앗 ㅋㅋㅋㅋㅋ 하지만 딸기 너무 귀여운 걸... 사심 만땅... -
16 희우-여은◆yV.3PKD7UE (1201814E+5) 2018. 8. 26. 오전 11:31:18좋아, 못들었다. 못들었으면 됬어. 못들었으면, 되는데, 정말 못들어도 괜찮은데, 말이야, 뭐라고 해야할까, 들었으면 좋았을껄, 이라고 해야하나. 아니, 조금은 그, 뭐라고 해야하나... 아, 근데 들었으면 좀...
딸기가 냐, 하고 울며 여은이 집을 제 집인 것 마냥 우다다다 달리고 있었다. 머릿속의 중얼거림을 내뱉지 않도록 한숨을 크게 후, 내쉬었다.
그리곤 장난스럽게 낄낄 웃으며 말했다.
"그거 칼로리 되게 높은건데? 다 먹으면 살 찔 걸?"
쇼핑백을 꺼내보는 여은이를 살짝 흐뭇히 바라보다가, 이내 우다다다 달리는 딸기 녀석의 발걸음 소리에 한숨을 폭 내쉬었다. 저러다가 뭐 밟고 미끄러지지.
음료를 내오겠다는 그녀의 말에 살짝 고민하다 대답했다.
"난 커피. 설탕은 넣지 말고."
야, 야, 딸기! 달리지 마, 이 자식아! 서둘러 딸기의 뒤를 쫓아가며 말했다.
"왜 우리 둘만 있는 것 같냐. 아저씨랑 아주머니는? 집에 안계셔? 형님도?" -
17 백 여은 - 이 희우 ◆Pp5qy9mbVo (5813577E+5) 2018. 8. 26. 오후 7:41:11장난스레 웃는 희우를 흘겨본 여은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런 걸로 협박하기 있음이냐. 이씨. 그러다 갑자기 활짝 웃더니 손으로 머리카락을 넘기며 말했다. 아주 뻔뻔한 얼굴과 말투였다.
"괜찮아. 난 그래도 예쁠 거야."
빨리 동의 안 하고 뭐 해? 반응할 때까지 빤히 희우를 쳐다보던 여은이 먼저 시선을 돌렸다. 왜 갑자기 열이 오르는 것 같지. 이런 장난 맨날 쳐서 더 민망할 것도 없는데. ……날이 더워서 그런가? 순간 열어둔 창으로 서늘한 바람이 들어왔지만, 그냥 모른 척하기로 했다.
냉장고에서 내려둔 커피를 꺼내고 컵을 두 개 내렸다. 컵에 적당히 얼음을 넣은 뒤, 커피를 부어 거실 소파로 가서 앉았다. 희우 몫의 커피를 테이블에 올려둔 여은이 딸기의 뒤를 쫓는 모습을 보고 작게 웃었다.
"아, 엄마는 친구들 모임 가셨구……. 아, 말 안 했나? 오빠 얼마 전에 집 나갔어. 자취한다구. 아빠는 오늘 오빠 만나서 밥 먹는대. 조금 늦게 일어났다고 나 빼고 간 거 있지. 너무하지 않아?"
커피를 한 모금 마신 여은이 입을 댓발 내놓고 툴툴댔다. 나 기분 엄청 상했어. 소중한 주말인데 일어난 순간부터 기분이 안 좋았다구. 그러니까……. 벌떡 일어나 제 방으로 쏙 들어갔다. 금방 나온 여은의 손에는 머리끈 몇 개가 들려 있었다.
"기분전환이 필요해. 빨리 여기 앉아봐. 언니가 머리 묶어줄게!"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한 여은이 제 옆자리를 팡팡 치고 활짝 웃었다. -
18 이름 없음◆Pp5qy9mbVo (5813577E+5) 2018. 8. 26. 오후 7:45:23아이구, 9월이 가까워 오니까 일이 점점 많아지네 8.8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처음 구할 때부터 텀이 길 거라고 이야기하긴 했는데, 계속 늦어져서 미안하다.
그런데 더 미안한 게 앞으로 텀이 더 길어지는 날들도 있을 것 같아 ㅠㅠㅠㅠㅠㅠㅠㅠ 혹시 빠른 진행을 원해서 불편하거나 하면 이야기해주세요.
심지어 오늘은 내가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답레는 내일 저녁~밤에 올리게 될 것 같아. 오늘 무슨 날이지 대체 흑흑 ㅠㅠㅠㅠㅠㅠㅠ 정말 많이 미안해 답레 느긋하게 주세요. 미리 좋은 밤! -
19 이름 없음◆Pp5qy9mbVo (5813577E+5) 2018. 8. 26. 오후 7:47:03앗 하나 더... 갑자기 날씨 쌀쌀해졌더라. 감기 들지 않게 조심하구 일요일 마무리 잘 하길 바라 오늘은 정말로 안녕!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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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희우-여은◆yV.3PKD7UE (1201814E+5) 2018. 8. 26. 오후 10:33:05그래, 예쁘지. 어렸을 때에도, 크면서도, 그리고 지금도, 넌 꾸준히 예뻤었어. 반사적으로 나오려는 대답을 꾹, 물고 삼켜버렸다.
겨우 붙잡은 딸기를 안고 거실로 향하며 시계를 바라보았다.
"2시인데?"
소파에 털썩 주저앉곤, 장난스럽게 킬킬 웃으며 덧붙였다.
"2시가 '조금 늦은 시간'은 아니지 않냐? 늦게까지 자는 습관 들이면 얼굴 둥글둥글해진다."
커피 한 모금 홀짝.
그리고 자기 몫도 달라며 우는 딸기에겐 주머니에서 꺼낸 간식 하나.
또 다시 한 모금.
"잘 끓였네. 맛있, 아니, 잠깐만, 뭐?"
언니? 누가 누구 언니야? 황망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를 잠시, 머리끈을 들고 제 옆자리를 팡팡 두드리는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며 심장이 두근 떨었다.
...내가 항상 제 웃음에 약하다는 것, 알고 저러는건가. 혹시 노림수인걸까.
날개뼈에 살짝 닿을 정도로 내려온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쓸었다. 샴푸... 쌍둥이들이 사준 시트러스향 제품으로 쓰고 올껄... 항상 늦은 뒤에야 후회를 한다. 향 밋밋한 제품으로 대충 감고와서 그런가.
"나한테 냄새 안나?"
결국 고민 끝에 툭 던진 질문이 그거였다.
왜, 그, 있잖아. 여자애들은 남자들한테 나는 냄새 싫어한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tv에서. -
21 이름 없음◆yV.3PKD7UE (1201814E+5) 2018. 8. 26. 오후 10:35:04에구구 많이 바빠진다니까 걱정이다ㅠ 안그래도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여기저기 감기가 난리친다는데. 게다가 컨디션이 안좋다니까 걱정되ㅠ 몸이 많이 안 좋은건 아니겠지? 그리고 난 손이 느려서(ㅋㅋㅋ) 느긋하게 진행하는걸 좋아하니까 걱정하지마!
여은주도 건강하게! 일요일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좋은 밤 되구, 푹 쉬길 바라! -
22 백 여은 - 이 희우 ◆Pp5qy9mbVo (3831332E+6) 2018. 8. 27. 오후 7:07:34"…주말은 원래 늦잠 자는 날 아냐?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 부지런한 거야."
은근슬쩍 눈을 피하며 대꾸한 여은이 툴툴댔다. 두 시면 적당한 시간이지. 해질 시간도 아닌데. 입술을 한 번 비죽이고선 얌전히 제 앞에 앉은 희우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겼다. 맞다, 얘 키 큰 거 깜빡했네. 아래 앉힐걸.
"음……. 잘 모르겠는데. 샴푸 냄새 쬐끔?"
갑자기 무슨 말이람. 여태 그런 거 신경도 안 쓰던 애가. ……헐, 얘 설마 관심 있는 사람 있나? 내가 모를 리가 없는데 그럼. 진짜면 약간 서운하려고 하는데. …아니겠지?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린 여은이 천천히 머리카락을 땋기 시작했다.
길이가 모자라 여기저기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고선 땋던 것을 멈추고 다시 빗었다.
"새삼 머릿결 진짜 좋다. 나도 탈색하지 말걸. 머리도 자르지 말걸. 괜히 잘랐다가 망했어……. 너 머리 자르면 안 돼? 잘라서 나 주라. 티끌 모아 태산이랬어."
그리고 줄 때 키도 3cm만 떼서 같이 주라. 가볍게 덧붙여 이야기하고 웃었다. 손가락으로 빗어넘기던 머리카락은 가르마를 타서 양 갈래로 묶었다. 한쪽은 빨간색 머리끈, 다른 쪽은 노란색 머리끈이었다.
아이구, 귀엽다! 아이구, 예쁘다! 짝짝 박수까지 쳐가며 말했다. 슬금슬금 번지던 웃음이 와르르 쏟아지기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휴대폰을 든 여은이 카메라를 켰다.
"이희우씨, 여기 보고 활짝 웃으세요!" -
23 이름 없음◆Pp5qy9mbVo (3831332E+6) 2018. 8. 27. 오후 7:10:13헉 그렇담 다행이구 ㅠ.ㅠ...! 혹시 불편해지면 언제든지 이야기해줘. 몸은 막 안 좋았던 게 아니라 어제 일찍 잤더니 금방 괜찮아졌어. 다른 게 아니라 잠이 부족했던 거라서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오늘 하루는 잘 보냈니? 날씨 정말 쌀쌀해졌더라. 건강 챙기구. 월요일 잘 마무리하고 내일 또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
24 희우-여은◆yV.3PKD7UE (185389E+63) 2018. 8. 27. 오후 11:22:26"그럴 줄 알았어. 나한테는 좋은 냄새밖에 안 나거든."
짐칫 잘난 척 하듯, 픽 웃으며 한켠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너는 지금 내가 왜 이렇게 묻는지도 모르지. 뒤에서 머리카락을 빗고, 땋고, 조물거리는 손가락이 머릿결에 닿을 때 마다 심장이 두근두근 떨렸다.
심호흡, 심호흡. 뒤에서 조물조물 움직이는 그녀의 몸짓에서 애써 시선을 돌리기 위해 작게 심호흡하다가, 그녀의 말에 퍼뜩 정신차렸다.
"고등학교 학주 쌤한테 2년 동안 갈굼당하면서 기른 머리를 가져가려고 하는건 너무 하지 않냐, 엉? 저얼대 안 잘라, 키도 절대 안 줘. 넌 그대로, 멈춰서, 나노 단위로도 성장하지 말아버려라."
절대로 변하지 말아라, 절대로. 마치 저주라도 걸듯 낄낄 웃었다.
"야, 그건 그렇고 이 머리스타일은 굉장히 너무하지 않냐? 쌍둥이들도 내 머리카락 이렇게는 안 가지고 놀았거든? 민아 선배도 이렇게까진 안 묶었, 아 카메라 치워, 치워. 딸기야, 저거 뺏어버려라."
카메라 어플을 켠 그녀의 핸드폰 앞에 딸기를 잡아 쭉 내밀어 딸기의 뺨을 부비적거렸다. 털 묻어라! 털 묻어라!
//에구구 일요일에 잠이 부족하면 얼마나 힘들었던거니ㅠ 그래도 괜찮아졌다니까 다행이다! 오늘 갑자기 비가 와장창 와서 깜짝 놀랬어! 여은주가 있는 곳은 부디 멀쩡했으면 좋겠다. 아침에 집에서 나가자마자 바지가 축축하게 젖는 거 보고 깜짝 놀랬어 진짜ㅋㅋㅋㅋㅋㅋㅋ
여은주도 잘자! 내일은 부디 맑은 날이길, 그리고 여은주에게 좋은 하루이길! -
25 백 여은 - 이 희우 ◆Pp5qy9mbVo (7097096E+5) 2018. 8. 30. 오전 12:59:04"저주를 너무 정성스럽게 하시네요."
흥.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 약간 상처받을 것 같다? ………뻥이지롱. 그치만 영원히 똑같은 건 싫어. 바꿀 수 없는 거야 어쩔 수 없다지만, 바꿀 수 있는 걸 그대로 두고 싶지는 않아. …실은 알고 있지. 내 마음 같은 건 진작에 알았어. 그냥 모른 척 하는 게 편했을 뿐이야. 모른 척 제쳐두면 적어도 나쁜 일은 안 생기니까.
그런데 요즘은 자꾸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지금까지야 그냥 지냈다지만, 언제까지 너랑 이렇게 지낼 수 있을까? 네 옆에 다른 사람이 생겨도 내가 괜찮을까? ……잘 모르겠어.
"사람이 가끔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해야지. …치사하게 딸기를 방패로 쓰냐?"
곱게 휴대폰을 내려놓고선 팔을 뻗어 딸기를 데려와 안았다.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던 여은이 무심한 척 입을 열었다.
"야, 근데 좀 서운하다. 민아선배가 누구야? 네 친구가 내 친구고 내 친구가 네 친구였던 거 아냐?" -
26 이름 없음◆Pp5qy9mbVo (7097096E+5) 2018. 8. 30. 오전 1:01:59아이구 생각보다 더 늦었네 미안해라 ㅠㅠㅠㅠㅠㅠㅠ 오늘...이 아니라 어제도 비 많이 오더라. 희우주 있는 곳은 괜찮았니? 여기는 내일까지는 비가 온대.
온도가 낮기도 하구 옷이 젖어서 에어컨 틀어진 곳 들어가면 춥더라. 감기 조심하고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 :) -
27 희우-여은◆yV.3PKD7UE (2685061E+5) 2018. 8. 30. 오후 3:53:01"'새로운 도전' 같은 희망 찬 말을 내 머리카락 묶는 데에 쓰고 싶냐?"
툴툴거리는 것도 빼먹지 않으며 갑자기 휴대폰에 머리를 부비게 되서 캭캭 거리는 딸기를 순순히 여은이 품으로 보내주었다. 이 놈 자식, 내가 너 잡아먹는다냐.
다시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시고, 여은이가 묶은 그 '새로운 도전'인 머리스타일의 한쪽 머리끈을 쭉 잡아당겼다. 여, 여은이가 해준거니까 조금 더 묶어놔도 괜찮지 않을까.
슬그머니 든 생각을 애써 구석으로 밀어넣으며 머리끈을 테이블 위로 올렸다. 한 쪽은 묶은 스타일, 다른 한쪽은 자유롭게 풀어진 묘한 스타일이 되었다.
"아, 이번에 복학한 선배. 아마 네가 우리 학교 왔을 땐 못 봤을껄? 워낙 신출귀몰한 선배라."
오전 내내 못봤다가 점심시간에 출몰하고, 오후에 잠깐 얼굴만 봤다가 그 뒤부터는 사라지는게 일상인 사람이었다. 원숭인지 인간인지 헷갈릴 정도로.
"자꾸 날 볼 때 마다 머리카락 가지고 장난치시는게 너하고 꼭 닮았어. 나중에 출몰... 하시면 소개시켜줄게."
대수롭지않게 덧붙이며 커피를 한 모금 더 홀짝거렸다.
//에구 여기는 비가 많이 안왔어! 대신 날씨만 계속 꾸물꾸물... 이러다가 저녁에 쏟아질 것 같은데.... 흑흑ㄱ 그래도 이번 비를 끝으로 날씨가 좀 시원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ㅠ; -
28 백 여은 - 이 희우 ◆Pp5qy9mbVo (7470553E+5) 2018. 8. 31. 오전 2:28:34어쨌든 도전이지. 차별하지 말라구. 뻔뻔스러운 말투로 말한 여은이 커피를 쭉 마시며 텔레비전 리모컨을 들었다. 전원을 켜 대충 채널을 돌리며 묶어 놓은 머리를 푸는 희우를 흘긋흘긋 쳐다보았다. 엄청 싫어하는 것 같더니 한쪽은 남겨뒀네. 이러니까 내가 그만두지를 못하지.
즐거움과 한숨 사이의 묘한 웃음을 내뱉고선 리모콘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덤덤하게 선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으나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뭐가 문제인지도 알고 있었다. 그냥 싫었다. 제가 모르는 가까운 사람의 존재 자체가. ……짜증 나.
"됐어. 농담이었네요. 바쁘신 분 같은데 그럴 필요 없어."
진정해, 백 여은. 아무리 그래도 네가 쟤 인간관계에 이렇다 저렇다 할 권리는 없어. 짜증이 날 건 또 뭐야? 정신 차리자. 아………, 진짜 다른 사람이라도 만나봐야 하나. 내가 얘랑 너무 오랫동안 같이 있어서 미치기라도 한 건가. 괜히 휴대폰을 들어 단톡방을 뒤적거렸다.
아, 나 미팅 들어올 학년은 아니지. 이젠 정말로 소개팅뿐인데 자신 없어……. 갑자기 머리 아파. 왜 갑자기 와서는 사람 골치 아프게! 물론 그게 쟤 잘못은 아니지만! 얼굴을 구긴 여은이 딸기를 꼭 안은 채 희우를 꾹꾹 밀었다.
"줄 거 다 줬으면 너 이제 가. 딸기는 우리 집에서 산대."
/ 여기도 어제는 비 안 오더라. 오전에만 조금 왔나봐! 날씨도 예전으로 조금 돌아온 것 같더라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막 시원하진 않아... 그래도 전보다는 나으니까! :D
일교차 있으니까 감기 조심하구, 푹 잘 자고 있길 바라. 일어나선 좋은 하루 되길 바랄게! 언제나 늦는 나를 기다려줘서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 흑흑흑 ㅠ.ㅠ... 앗, 상황은 슬슬 마무리해도 괜찮을 것 같고 더 이어도 좋아! -
29 희우-여은◆yV.3PKD7UE (0980909E+5) 2018. 9. 1. 오후 8:53:37질투인가?
질투인건가?
질투 맞나?
질투일까?!
...는 아니겠지. 질투를 할 리가 없지. 틀림없이 자신과 쌍둥이들의 전유물인 머리카락을 왜 함부로 만지게 놔두느냐, 뭐 이런 생각에 의한 행동이었겠지, 응. 점점 암울해지도록 굴러가는 생각을 겨우 누르며 말했다.
"아 밀지마!"
꾹꾹꾹꾹. 밀어내는 손길이 조금 짜증을 담은 것 같아 괜히 심장이 조마조마해졌다. 뭐 잘못했나, 내가.
"너 삐졌어?"
이 손길은 굉장히 삐진 손길인, 음. 설마 질투인가.
"..."
...진짜 질투인가? 맞나?! 정말인건가?! 아니, 김칫국은 아니겠지. 내가 여태까지 김칫국 드리킹을 수십만번 했었는데! 아, 아닌가? 맞나? 진짠가?
점점 혼란으로 과포화되기 시작하는 뇌를 진정시키기 위해 커피를 벌컥벌컥 마신 뒤, 나를 꾹꾹 미는 여은이의 손목을 잡아챘다. 손목이 가늘다.
"딸기가 여기 산다면 나도 여기 살지, 뭐. 매일 네 얼굴 보고 재밌겠네."
//아으으 친구 결혼식 때문에 너무 피곤해서 어제 못왔다 너무너무 미안해ㅠㅠㅠ 날 대신 희우의 멱살을 잡아주세요(?)ㅠㅠㅠ (희우:?! -
30 백 여은 - 이 희우 ◆Pp5qy9mbVo (4675655E+5) 2018. 9. 3. 오전 1:15:04헹! 싫어, 더 밀 거다! 희우에게 잡힌 손목을 빼내고 두어 번 꾹꾹 더 민 여은은 곧 반대방향으로 늘어져 컵을 들었다. 심장 쿵 떨어지는 줄 알았어……. 심호흡 하자. 숨을 크게 들이쉬며 커피가 든 컵을 흔들다 희우의 말을 듣고선 고개만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잠시 아무 말도 않던 여은이 눈썹을 한껏 들어올리며 어깨를 으쓱였다. 어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내가 왜?"
……익숙한 사이라는 게 이게 안 좋아. 아닌 티도 좀 나고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안 돼. 차라리 다행인가. 괜히 티나서 어색해지는 것보다는 이게 더 나은가. 티나지 않게 한숨을 쉰 여은이 딸기를 꼭 껴안았다. 딸기야, 너는 쟤가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아니?
"…저기, 집 주인 의사는 왜 안 물어보시는지? 싫거든요."
미치지 않고서야 내가 허락할 리가 없지. 매일매일 심장이 뛰어서 기절하고 싶을걸. 얼굴 보면 좋았다가 또 조금만 생각하면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다가……. 네가 짝사랑을 알아? 아냐구, 이 짜식아. 딸기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은 여은이 다시 희우에게 딸기를 안겼다.
"너 이제 진짜 가. 나 과제해야 돼. 마감 내일까지야……."
테이블 구석의 노트북을 끌어오며 얼굴을 찌푸렸다. 진짜 급하긴 급하니까. 괜한 핑계만은 아니다, 뭐.
/ 처음 상황은 이쯤에서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슬슬 마무리 하게 썼어. 이걸 막레로 해도 괜찮구 다음에서 마무리해도 좋아!
아냐, 나도 자주 늦으니까 ㅠㅠㅠㅠㅠㅠㅠ 이번에도 늦었구 ㅠㅠㅠㅠㅠ 피곤했을 텐데 잘 쉬었어? 지금은 자고 있겠다. 좋은 꿈 꾸고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 -
31 이름 없음◆Pp5qy9mbVo (4675655E+5) 2018. 9. 3. 오전 1:16:22앗 그리고 쓰다보니까 희우 행동이랑 묘하게 타이밍이 안 맞는 부분이 생겼어 ㅠㅠㅠㅠㅠㅠ 수정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 흑흑 너무너무 미안해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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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이름 없음◆yV.3PKD7UE (9817755E+5) 2018. 9. 3. 오전 11:19:35응 이걸로 막레하면 될 것 같다! 여은주도 수고했어ㅠ;
나야 잘 쉬었지! 잘 먹고 잘 놀고, 응... 어쨌든 잘 놀았어! 헤ㅔ헷 괜찮아 재들 둘이 꽁냥거리는 모습이 답답하면서도 귀여워서ㅠ 나도 쓰면서 행복했다 정말ㅠㅠㅠ -
33 이름 없음◆Pp5qy9mbVo (9434991E+5) 2018. 9. 3. 오후 2:31:29잘 쉬었다니 다행이다! XD 이 둘을 언제 어떻게 연결시켜줘야 할지 고민이네... 그치만 둘이 삽질(...)하는 것두 귀여우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덕분에 재밌게 돌렸어 히히
그럼 이제 다음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해봐야 할까? 다음은 뭐가 좋을지 고민이다. 혹시 생각나는 거 있어? -
34 이름 없음◆yV.3PKD7UE (8209572E+5) 2018. 9. 3. 오후 9:18:02당분간은 꽁냥거려도.. 괜찮을 것 같아요! 삽질해라 둘! (희우/여은:?!
다음 상황... 음..... 서로 학교에서 만나는거? 아니 이건 너무 이벤트가 없지 않나... 음..... 서로서로 두근두근하게 해주거나, 질투하게 해주거나...? 아니면 서로간에 너무 익숙해진 모습도 보고싶어! 막, 빵 같은거 먹다가 목을 만지작거리면 우유나 물을 자연스럽게 턱! 내밀어주고, 막... 다른사람들은 너 오늘 되게 기운차다? 라면서 깔깔 웃어주는데 둘은 서로 만나자마자 너 아프지? 어디아프냐? 이렇게 막 물어주기도 하고.... 아니 잠깐 이건 마치 유사부부인ㄷ... -
35 이름 없음◆Pp5qy9mbVo (4675655E+5) 2018. 9. 3. 오후 11:42:50그럼 일단은 학교에서 만나야 할까? 이번에는 여은이 쪽에서 희우 학교로 가는 걸루. 희우주가 말한 상황 여러 개 섞는 거 좋은 것 같아. 희우 컨디션 별로인데 여은이만 알아채고, 뭐 같이 밥 먹거나 하는데 은근슬쩍 챙겨주는 거?
-
36 이름 없음◆yV.3PKD7UE (5793183E+5) 2018. 9. 4. 오후 7:55:20아앗 늦게봐서 미안해요! 응 그리고 스토리는 그렇게 잡으면 될 것 같아! 그러면 선레는 누가할지 다이스를 굴려볼까?
.dice 1 2. = 1
1 희우
2 여은 -
37 이름 없음◆yV.3PKD7UE (5793183E+5) 2018. 9. 4. 오후 7:58:34항상 굴린 사람이 다이스에 걸린다는 그 법칙.... (아련)
그래도 일단 희우 상황을 표현해야지 여은주가 그에 따라 답레를 할 수 있을테니까 적절한 것 같기도 하구.. 진짜 다갓님이 강림하신건가! (뜨든) 우선 써오겠습니다 ;) -
38 희우 - 여은◆yV.3PKD7UE (5793183E+5) 2018. 9. 4. 오후 8:45:12둔하다고 혀를 차도 할 말이 없겠지만, 정말 문뜩 알게 되었다. 내 몸 상태가 별로 안 좋다고.
웃기게도 자각하자마자 몸이 차게 식는 듯한 느낌이 들며 시야가 일그러지고, 속이 울렁울렁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감기몸살 같은데. 어제 야자한다며 늦게 귀하하던 쌍둥이들을 데리러 반팔로 나갔던게 화근이었던게 분명하다. 하지만 겨우 그 정도로 몸살이라니, 나도 허약해진게 분명해. 요즘 아무리 가혹한 일이 많았다지만. 예를 들면 조별과제라던가, 조별과제라거나, 조별과제같은.
“…”
생각할 수록 빡이 치네. 클럽에서 봤다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뭐가 부모님 교통사고요? 진짜 그 놈 멱살을 잡아서 도로로 쳐넣을까보네. 쓸대없는 생각을 하며 쿵쿵 뛰는 심장을 진정시켜보려고 했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해일처럼 닥쳐오는 현기증에 벽에 머리를 박고 천천히 심호흡을 내쉴려는 찰나, 뒤에서 신나게 바디 어택을 걸어오는 커다란 인간 때문에 그것도 실패했다. 인생이란.
“여어, 후배님! 뭐해요?”
“…아 좀, 달려드는 것 좀 하지 말라고요. 나이먹고 그러고 싶어요?”
그러자 그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표정이 왠지 짝사랑 10년 된 남자의 애환을 보는 듯한 표정이라.”
…아픈데 슬프기까지 한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정확히 말하면 9년이지만.
생각해보면 9년이든 10년이든 거기서 거기다. 10년 채운다고해서 짝사랑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표정이 우중충하다못해 칙칙하게 변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내게 바디어택을 건 저 망할 선배와, 그 뒤에서 덩달아 낄낄 웃던 선배들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진짜냐?”
“아, 좀! 선배 저리 가요!”
“진짜구나, 불쌍한 새끼. 이리와, 오늘 이 선배가 술을 사주지. 10년 외사랑 중인 순정파 후배님을 위해서.”
“10년 아니거든요! 그리고 저 지금 몸 상태 안좋아서 안 마실겁니다!”
“어디가 안 좋아, 어디가. 사기 칠래? 평소하고 다를 바 없는 얼굴이구만!”
아니 이 선배가 진짜! 힘만 무식해서는! 목을 꾹꾹 조르는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며 악을 썼다. 평소에는 신출귀몰한 인간이 이럴 때만 눈치 빠르게 출몰하기는! 누, 누구든 좀 구해줘. 다른 사람들도 좀 보고있지만 말고! -
39 이름 없음◆Pp5qy9mbVo (6883087E+5) 2018. 9. 5. 오후 3:40:43헉 선레까지 써줬구나 미안 어제 너무 바빠서 미처 확인을 못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갑자기 폰까지 망가져서 바꾸느라 난리였다 흑흑 ㅠㅠㅠㅠ 오늘도 밤까지 바쁠 것 같아서요... 내가 내일 밤까지 답레 써올게!
오늘은 신경쓰지 말고 푹 자요 8.8 아니 9월 땡하자마자 이러기냐 흑흑 ㅠㅠㅠㅠㅠㅠ 남은 하루 잘 보내구 푹 쉬고 내일 밤에 만나! -
40 이름 없음◆Pp5qy9mbVo (4737548E+5) 2018. 9. 6. 오후 9:27:38희우주 오늘 잘 보냈니? 다름이 아니라 내가 이번 주가 계속 정신이 없어서 아직 답레를 못 썼어 ㅠㅠㅠㅠㅠㅠㅠㅠ 내일은 집에도 못 들어갈 것 같다... 흑흑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그래서 말인데 답레를 일요일에나 가져오게 될 것 같아. 미안해 진짜루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잘 자구 남은 이번 주 잘 보내길 바라! 주말에 보자 8.8 -
41 이름 없음◆yV.3PKD7UE (5874278E+5) 2018. 9. 7. 오후 5:51:23아이구 여은주 많이 바쁘구나ㅠ; 천천히 써와도 괜찮아! 나도 많이 느린 편이니까...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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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백 여은 - 이 희우 ◆Pp5qy9mbVo (6318631E+5) 2018. 9. 9. 오후 7:51:34날이 갑자기 쌀쌀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갗에 닿는 바람이 이젠 제법 서늘했다. 팔뚝을 슥슥 문지르던 여은이 문득 생각했다. 이희우 불러서 쌀국수나 먹자고 할까? 희우와의 메시지창에 들어간 여은이 예전에 받아둔 희우의 시간표를 보다 창을 껐다.
…내가 훨씬 일찍 끝나네. 그럼 뭐 깜짝 놀라게 할 겸 내가 가지, 뭐. 어차피 하루이틀도 아니니까 별로 놀라지도 않을 것 같다만. 강의를 마친 여은은 후다닥 가방을 싸서 강의실을 나섰다. 붙잡는 사람들에게 선약이 있다고 대충 이야기한 후 계단으로 서둘러 건물을 빠져 나갔다.
정문까지도 빠른 걸음으로 걷던 여은은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야 숨을 골랐다. 희우의 학교까지 가는 버스가 오기까지는 3분 정도가 남아 있었다. 그 시간이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발끝으로 바닥을 툭툭 치던 여은이 괜히 휴대폰을 들어 SNS를 들어갔다가 다시 메시지창에 들어갔다가 의미없는 행동을 반복했다. …오늘은 어째 메시지 한 통도 없냐. 바쁜가? 그치, 얜 바쁠 만도 하지.
입술을 한 번 비죽인 여은이 곧 오는 버스를 보고선 씩씩하게 올라탔다. 버스로 20분 정도 달려 희우의 학교 앞에 내린 여은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지금쯤이면 강의 끝났을 텐데. 전화라도 해볼까? 성큼성큼 캠퍼스 안으로 들어가던 여은이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이제는 거의 뛰는 것에 가까운 걸음이었다.
막 희우에게 전화를 걸던 여은이 곧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멀지 않은 곳에 희우가 있었다. …썩 유쾌해보이진 않았지만.
"야, 이 희우!"
외친 여은이 희우가 있는 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가볍게 고갯짓으로 인사한 여은의 얼굴은 희우에게 가까워질수록 어두워졌다. 뭐야, 얘 상태 왜 이래? 완전 안 좋잖아.
"너 어디 아파? 병원도 안 가고 뭐 했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희우의 팔뚝을 잡아 가볍게 끌어낸 여은이 다그치듯 물었다. 이게 또 바쁘고 귀찮다고 아무것도 안 했지, 또. 혼날래? -
43 이름 없음◆Pp5qy9mbVo (6318631E+5) 2018. 9. 9. 오후 7:52:43안녕, 일요일 잘 쉬고 있어? 내가 많이 늦었지 ㅠㅠㅠㅠㅠㅠㅠㅠ 기다려줘서 고맙구, 오늘 마저 잘 쉬구!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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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희우 - 여은◆yV.3PKD7UE (6332136E+5) 2018. 9. 10. 오후 2:12:10숨을 컥컥 거리면서 신나게 발버둥을 쳐 봤으나 나보다 키가 큰 건강한 남자의 힘을 뿌려치기는 어려웠다. 어디까지나 난 지금 연약한(?) 환자였으니까. 이 상태에서 대들어봤자 곰 앞에 선 햄스터 꼴이 아닌가.
“…”
아 젠장, 내가 햄스터라니. 내가 저 곰같은 선배 앞에서 내가 햄스터 꼴이 되어야 한다니! 화딱질이 났으나 어쩔 수가 있겠는가. 일단 따라가준 뒤 나중에 슬쩍 빠져나오던 해야지. 야자하느라 늦게 오는 쌍둥이들도 데리러 가야 한단 말이야.
갈게요, 간다구요, 하며 신경질적으로 대답하기 전에 날 붙잡고 잡아당기는 작은 온기가 느껴졌다. 차갑게 식은 손바닥에 마치 햇빛을 잔뜩 머금은 조약돌을 쥐어주는 것 같은, 따뜻한.
내 이름을 빽 소리친 낮익은 목소리를 향해, 몸이 당겨지고, 시선이 흘러갔다.
“네가 여긴 왜 왔냐?”
…걱정하는 얼굴이 훤히 보이는데에도 내뱉는 소리란.
내가 여은이의 학교에 간 적이 적은 것도 아니고, 그녀가 내 학교에 온게 한 두번이 아님에도 새삼스레 얼떨떨하는 것도 웃기지만, 솔직히 말하면 새삼스러운 반응을 할 정도로 표정이 많이 멍청했었다.
“아, 아니, 온게 이상하다는게 아니라. 그리고 아프긴 뭐가 아파, 바보야. 너 점심 안 먹고 왔냐?”
정말 잘 숨길 자신 있었는데, 대체 얘는 어떻게 알아차린건지.
곤란한 표정으로 선배들에게 짧게 목레를 건낸 뒤, 여은이를 잡아끌어 휴게실 뒷편 인적 뜸한 곳으로 향했다. 그 와중에 히죽히죽 웃으며 순순히 보내주는 그들의 등 뒤에 엿을 날리고 싶은 것을 겨우 참았다. 나이 거꾸로 먹었지, 진짜.
“오면 온다고 말 좀 하지 그래. 지갑 두고왔냐?”
…추태를 보였는데다가, 아픈 걸 참는 것까지 들키면 굉장히 쪽팔릴거야.
생각해보면 정말 쓸대없는 자존심이었다. -
45 백 여은 - 이 희우 ◆Pp5qy9mbVo (6244947E+5) 2018. 9. 10. 오후 5:59:15내가 못 올 데 온 것도 아닌데 반응이 왜 이래? 생각과는 다른 희우의 반응에 여은의 얼굴이 묘하게 굳었다. …지금 컨디션도 안 좋은데 그럴 수도 있지. 내가 진짜 엄청 갑자기 오기도 했구. 스스로 생각하던 중 희우의 대답이 들려왔다.
바닥과 희우의 신발 사이 어디쯤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던 여은이 갑자기 고개를 확 들었다. 잔뜩 얼굴을 찡그린 채로. 아프지 않다는 듯한 희우의 말이 대한 반응이었다.
"누가 누구 보고 바보래, 지금? 너 딱 몸살 직전이구만 몰랐어? 몰랐던 거면 네가 바보거든!"
자기 몸 상태 하나도 모르는 게 누구한테 바보래! 분한 듯 씩씩대던 여은이 다시 차분해지려 애썼다. 아픈 애잖아. 화 내지 말자. 화 내면 안 돼. …그래도 속상해. 조금 침울한 얼굴을 했다. 곧 씩씩한 얼굴로 바뀌었지만.
"그래! 오늘 오전 수업 하나라 너랑 점심 먹으러 왔는데, 지금 밥이 문제야? 따라 와. 병원 가게."
여은이 다시 희우의 팔을 잡아 이끄려던 중, 도리어 그에게 끌려 가기 시작했다. 일단은 군말없이 따라갔다. 조용히 이야기 하고 싶은 걸 수도 있고, 정말 바쁠 수도 있는 거고, …각자의 사정이 있기 나름이니까. 쟤는 이제 나랑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이 다니던 친구이기만 한 게 아니니까.
그런데도 막상 희우가 하는 말을 들으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그럴 때만 이희우 찾았냐구. …그렇게 얘기하니까 꼭 내가 너 귀찮게 하는 것 같잖아.
"나는 그냥 너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예전에도 온 적 있잖아. 나 지갑 있어. 그런 거 아니야."
입술을 내민 채 여은이 작게 말했다. 나한테 숨기는 거라도 있어? 소중한 거야? 뭐, 내가 뺏고 흠집낼까봐 걱정이라도 되니? 한 번도 그런 적 없잖아. 그런데 왜 꼭 뭐 숨기는 사람처럼, 보여주기 싫은 사람처럼 그래? 하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단 한 개도 꺼낼 수 없었다.
일단 제게도 그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이 있었으므로. 꺼내서 보여주면 넌 아마 기절할걸. 나도 이게 내 거구나 하는데 엄청 오래 걸렸는데.
"나랑 밥 안 먹어도 되니까 병원이나 가. 그냥 뒀다가 진짜 며칠 고생한다, 너." -
46 이름 없음◆Pp5qy9mbVo (6244947E+5) 2018. 9. 10. 오후 6:03:35헉 이거 쓰다가 생각났는데 나중에 한 번쯤은 싸우게 되는 상황도 좋은 것 같애! 지금까지 엄청 오래 알았구 자매처럼 형제처럼 ㅋㅋㅋㅋㅋ 이었으니까 싸우기도 많이 싸웠겠지만, 그때는 야 떡볶이 먹을래? 같은 말도 금방 풀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말 붙이기조차 힘들고... 네 그런 거... 설명 마무리가 안 되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은 월요일이지 ㅠ.ㅠ... 주말까지 좋았는데 흑흑 남은 월요일 화이팅이야! 마저 좋은 하루 보내~ :) -
47 이름 없음◆yV.3PKD7UE (6332136E+5) 2018. 9. 10. 오후 6:48:52아 맞아 뭔가 알 것 같아! 친할수록 싸우면 더 화해가 어렵고 하잖아. 걔 성격은 이렇지. 근데 난 이런 말을 했어. 어떻게하지? 걔는 이런 말을 하면 항상 이렇게 반응하곤 했는데. 막 이러면서 희우는 계속 땅팔 것 같고ㅠㅠㅠ 희우는 땅파기 잘 합니다 더불어 제 무덤도 잘 파죠(???
일하면서 쓰고 있어서(!!) 나도 실시간 답변이 어렵다 많이 미안해ㅠㅠㅠㅠ 최대한 자주 들어오면서 올릴려구 노력하는 중이야! 그리고 월요일... 응... 많이 힘들지... 흑 그래도 월요일만 지나면 남은 날들은 무난하고 또 다음 주 토요일부턴 추석 연!! 휴!! 가!! 시작된다! 나도 그 떄에는 더 자주 들어올 수 있을거야! 응응 빨리 답레 써 올게! 그리고 여은주도 화이팅이야! 추석 연휴까지(!!) 힘내자ㅠㅠ XD -
48 희우 - 여은◆yV.3PKD7UE (6332136E+5) 2018. 9. 10. 오후 8:21:49“어, 어어?”
귓가를 꺄꺄 후려치는 목소리에는 오직 걱정만이 그득했다.
내 아무런 뜻도 없고,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저 자존심 하나 내새우려고 내뱉은 말에도 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내가 알던 것과는 조금 달라서, 새삼스럽게 걸음이 멈추어졌다.
그녀를 잡아 끌던 행동을 덜컥 멈추곤 뒤로 빙그르르 돌렸다.
“놀랐어, 놀랐지, 진짜로. 아 진짜 놀랐다니까? 안 놀라서 그렇게 화내는거야? 그게 그렇게 서러워서 그래? 너 비 맞은 토끼처럼 축 쳐져있어. ”
…비 맞은 고양이 아니었던가? 아니, 축 처진 머리카락 길이가 토끼의 귀와 같은 길이여서 그만.
작은 목소리로 답하는 그녀를 보며 한숨을 폭 내쉬었다. 뭐 때문에 저렇게 풀이 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가 됬든 나 때문이라는 건 알겠다. 설마 아픈걸 자꾸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서 그런 걸까, 숨기려고 해서 그런 걸까. 뭐가 되었든 내 행동에 대한 납득부터 필요하겠지.
“내가 내뱉는 말처럼 네가 가볍게 답해줄 것 같았고, 내 행동처럼 장난스럽게 대꾸해줄 것 같았어. 그래서 일부로 가볍게 대답했는데 그게 기분을 상했다면 미안해. 그… 알잖아, 어머니가 몸이 약하셨고, 그러다가 돌아가셔서, 우리 집 사람들은 전부 아프면 과하게 걱정하는거. 그것 때문에 아픈 걸 참는게 습관되서 그래.”
그래서 참을 수 있을 줄 알았다고.
“놀란 건 진짜야. 넌 항상 내가 아플 때를 골라서 만나는 것 같다니까. …내가 아픈 거, 어떻게 알았어? 대체?”
마지막 문장은 장난스럽게 낄낄 웃으면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장난치며 말했다. 손 끝에 얽히는 머리카락이 예쁜 빛깔을 띄었다.
…알아차려줘서 고마워. 차마 하고싶은 말은 하지도 못하고, 괜히 그런 장난스러운 말만 지껄였다. 이희우 이 바보 멍청아아아… -
49 백 여은 - 이 희우 ◆Pp5qy9mbVo (6244947E+5) 2018. 9. 10. 오후 11:34:32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왜 이렇게 축 쳐진 건지.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너 때문이야. 아니, 너는 아무것도 안 했지. 그냥 내 문제야. 내가 혼자 삽질하고 있는 거야. 나는 내가 이렇게 땅을 잘 파는 사람이란 걸 여태 모르고 살았는데. 너랑 같이 있으면서 정말 별걸 다 알게 된다.
마주 보게 되었음에도 희우의 눈을 보지 않던 여은이 조심스레 시선을 들었다. 한숨소리 때문이었다. 저를 보는 희우의 눈은 퍽 다정했다. 예전부터 그랬으니 별로 다를 것도 없었다. 달라진 건 제 마음뿐이었다.
"그래, 안 놀라서 그랬다. 이 바보야. 근데 화난 게 아니라 서운했던 거거든? 놀랐다니 마음이 좀 풀리네."
장난스레 대꾸하곤 작게 웃었다. 나는 앞으로 죽도록 노력해야겠지. 너랑 이렇게 편하고 좋은 친구로 지내려면. 나는 절대 편하지 않을 거고, 때때론 너랑 아는 사이로조차 남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든 날이 오겠지만……. 그래도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이기겠지. 새삼 되게 징그럽네, 나. 것봐, 알게 되면 넌 기절할 수도 있다니까.
희우가 차근차근 설명하는 말을 듣던 여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 이해할 수 있는 말들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기도 했다. 그동안 매일매일 보아왔던 것들이니까. …괜히 예민하게 굴어서 아픈 애 신경쓰게 한 것 같아서 싫다. 내가 싫다. 여은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참지 마. 가족들한테 말하기 그러면 나한테라도 도와달라고 하면 되잖아. 어차피 이렇게 빨리 들킬 거 대체 숨기긴 왜 숨겨?"
짐짓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하던 여은이 제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는 손길에 잠시 멈칫했다. ……이런 것 좀 하지 말라구. 심장이 발끝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오는 기분을 네가 알아?
"놀랐다고 그렇게 말 안 해도 되거든? 그건 다 아는 법이 있어요. 오늘 아니래도 병원은 꼭 가. 아님 내가 지금 같이 가 드려요, 이 희우 어린이?"
슬금슬금 올라가던 입꼬리는 이내 짓궂은 웃음으로 변했다. 손끝으로 희우의 어깨를 콕콕 찌른 여은이 활짝 읏었다. …어쨌든, 이런 건 내가 제일 잘하는 거니까. 아무렇지 않은 척. 아닌 척. -
50 이름 없음◆Pp5qy9mbVo (6244947E+5) 2018. 9. 10. 오후 11:40:44뭔가 싸우고 나면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어떻게 잘 버티면 괴롭더라도 평생 가족처럼 가까운 친구로라도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얘랑 영영 못 볼 수도 있겠구나, 돌아간다고 해도 예전 같지는 못하겠구나 싶은? 히히 이 상황 돌리게 될 날도 기대된다.
나는 이 이야기의 결말은 둘이 딱 이어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 그래서 아주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은데... 희우주가 괜찮다면 아주 마무리하기 전에 둘의 고등학생 때랑 사회인이 되었을 때의 시점으로 짧은 외전을 돌려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 물론 아직은 한참 나중의 일이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
벌써 다다음주가 추석이구나. 시간 진짜 빠르다 ㅠ.ㅠ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나는 아직 학생인지라 그때 과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나도 최대한 많이 와보도록 할게. 늘 기다려줘서 고맙구! 희우주보다 늦는 건 늘 나니까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오늘 푹 쉬고 내일 또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 이번 주도 화이팅이야! :D -
51 희희◆Xz229hs.6w (8546915E+6) 2018. 9. 11. 오후 10:55:59병원을! 같이! 가준다고! 여은이가!!
심장 안에서 간질간질하던 박동이 쿵쿵쿵 크게 울리기 시작했다. 괜히 병원에 따라가줘서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혹은 병원에 가서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서 감기 걸리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그런 오만가지 생각을 들이민 것은 이성이었고, 내게 같이 가라면서 악마같은 속삭임을 속살거린 것은 본능이었다. 누가 그랬던가, 인간은 마음 속에 늑대같은 본능이 있다라고. ...아무도 말한 적 없나? 아님 말고.
"가, 같이, 같이...!"
병원 같이 가 주는건 그런거지? 그, 가서 '어머 여자친구에요?' 하는 이벤트가 있다거나! 그런거! 근데 우리 동네 병원은 쟤하고 내가 어렸을 때 부터 갔었잖아? 의사하고 간호사들이 전부 다 우리 둘 알던데? ...안될꺼야, 아마...
1시간, 아니, 1초 단위로 기분이 오르락과 내리락을 반복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우면서도 삽질로만 그득했다. 고민하다가 이내 숨을 탁 뱉으며 그녀의 어깨에 몸을 기댔다.
"같이, 안, 가줘도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조금만 기대게 해줘라. 응?"
여은이의 정수리에 뺨이 닿아.
부드럽고, 따뜻하고, 좋은 향기가 나고 있어.
손발이 차게 식었고, 덜덜 떨렸었고, 힘이 없이 흐늘거렸었는데, 그게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
그렇게, 오늘도 고백하지 못할 감정 조각들을 하나하나 그러모아 마음 속 보물상자 안으로 꾹꾹 집어넣었다.
"이렇게 누르고 있으면 나도 편하고, 네 키도 성장 안하고, 일석이조 아니겠냐."
일부로 꾹꾹 누르면서, 짖궂게 놀리는 것도 잊지 않고.
//고등학생 때! 으아아아ㅏ아 개인적으로 기대된다, 고등학생 떄! 음.. 희우는 아마 졸업하고 아버지하고 같은 동물병원에서 일할 것 같아. 아마 지금하고 큰 차이 없을지도.. (먼산) 내가 애를 너무 재미없는 설정으로 잡았구나... 흑ㄱ흑 흰 가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어, 내가아ㅏ아ㅏㅏ...! 근데 외전을ㅋㅋㅋㅋ 돌릴려면ㅋㅋㅋ 일단 저 둘이 이어져야하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아 삽질이 너무 재밌다! 그래서 다ㅏㅇ분간은 삽질을 좀 더 보고싶다! (?!) 헤ㅔ헿
여은주도 잘자! 좋은 꿈 꿔:) -
52 백 여은 - 이 희우 ◆Pp5qy9mbVo (132509E+56) 2018. 9. 13. 오후 11:41:52답지 않게 왜 말을 더듬지, 얘가. 진짜 많이 아픈가? 조금 더 심각한 얼굴이 된 여은이 희우를 보았다. 확실히 컨디션이 안 좋아보이기는 했지만, 막 이럴 정도는 아닌 줄 알았는데. 빨리 병원 가야 돼. 얘 이러다 갑자기 쓰러지면 어떻게 해! 큰일 나!
막 희우를 이끌고 나가려고 하려던 때, 희우의 대답이 들려왔다. 바보야, 내가 의사야? 나한테 기댄다고 뭐가 좋아지는 게 아니라구. 자기가 더 잘 알 거면서 왜 그래! 그리고, 다시 잔소리를 시작하려고 할 때에 희우가 몸을 기대왔다.
바로 혀끝에 매달려 있던 말들인데. 한두 개도 아니고 엄청 많았는데. 매일 귀찮다고 몸 안 챙기는 거, 그러면 안 된다고, 이번에는 정말 따끔하게 이야기 해줄 생각이었는데.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니, 그대로 속마음을 뱉어버릴 뻔했다.
너, 내가 너 좋아하는 건 알고 이러고 있는 거니? 아님 그냥 습관 같은 거니?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까, 오랫동안 많은 것들을 함께 했으니까 우리는 서로에게 습관이나 다름 없잖아. 그런데 혹시 다른 사람한테도 이렇게 해? 너는 정이 많은 애이기도 하니까…….
방금 습관이라고 말해놓고서 이런 생각하는 거 알면 너는 웃겠지? 자기 습관도 모르는 바보가 어디에 있어.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 바보 여기 있네. 나도 내가 이렇게 바보가 될 줄은 몰랐어. 누굴 좋아하는 일이 이런 거라니. 여태 아무 말 없이 입술을 꾹 밀고 있던 여은이 작게 꿈틀댔다.
"비켜, 바보야. 무거워."
자꾸 받아주면 안 되겠어. 심장에 안 좋아. 그리고 기분도 안 좋아. 쟤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나만 좋다고 심장 콩콩 뛰는 것도 미안하구……, 자꾸 딴 사람한테도 저러나 싶은 이상한 생각이 들잖아. 아주 약하게 희우를 밀어낸 여은이 그의 품에서 빠져 나와 조금 거리를 두고 섰다.
"…내가 키 안 크는 건 너한테나 좋지. 나는 키 크고 싶거든요! 180 넘어서까지 크고 싶거든요!"
뭐라고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고 말을 내뱉은 여은이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봤다. 얘가 시간이 얼마나 있지…….
"너 다음 강의까지 얼마나 남았어? 병원 갈래, 밥 먹을래? 당연히 지금 안 가도 다음에라도 병원은 가야 돼. 다녀와서 나한테 검사 받아."
팔짱을 끼고 선 여은이 진지한 얼굴과 단호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 나도 고등학생 때가 기대 돼! 사회인 버전은...... 여은이는 뭐할지 고민해봐야겠다. 사실 사회인 버전에서 해보고 싶었던 건 이때부터 사귀기 시작해서 n년 사귄 둘이 권태기든, 뭐든 잠깐 헤어졌다가 다시 붙는 게 보고 싶은 이유가 큽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내 개인적인 희망사항이니까 꼭 하지 않아도 괜찮구.
이번에도 레스가 좀 늦었지 ㅠ.ㅠ... 미리 이야기는 했지만 늘 미안하다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흑흑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라... 그리고 어쩌다보니 레스가 대부분 생각위주로 가는데, 그래서 잇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 혹시라도 어려움이 있다면 이야기해주길 바라. 불편한 것도 같이 해결해보자!
벌써 이번 주도 내일이 마지막 평일이야! 그동안 고생했구 내일 하루 쪼끔만 더 견뎌보자. 잘 자고 좋은 하루 보내~ :) -
53 이름 없음◆Pp5qy9mbVo (132509E+56) 2018. 9. 13. 오후 11:43:03잠이 와서 그런지 말이 조금씩 이상하네...... 다음부터는 정신 잘 차리고 쓰겠습니다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그럼 진짜루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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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이름 없음◆Pp5qy9mbVo (1229355E+5) 2018. 9. 18. 오후 8:55:14희우주 잘 지내고 있니? 조금만 버티면 벌써 다음 주가 추석이야 ㅠ.ㅠ...! 빨리 쉬고 싶다. 많이 내려간 스레 올릴 겸 안부 글 남겨. 그럼 오늘 하루 마무리 잘 하고, 푹 쉬길 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