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4932990> [1:1/NL] 시샘달 스물이레 (21)
이름 없음
2018. 4. 29. 오전 1:29:40 - 2018. 5. 2. 오후 9: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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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름 없음 (7531081E+5) 2018. 4. 29. 오전 1:29:40밤이 깊을수록 점점 밝아지던 눈빛, 그대만의 별을 찾아 헤메던 내 눈빛의 서러움, 그대는 들으소서.
- 최옥, 그대는 들으소서 -
1 이현 시트 (7531081E+5) 2018. 4. 29. 오전 2:00:49이름 : 백이현
성별 : 남
나이 : 20세
외모 : 옅은 갈색빛이 도는 머리칼은 그 결이 푸석푸석하고 윤기가 없다. 약간 곱슬기가 도는 앞머리는 눈썹을 덮는 길이이며 이마 중앙을 기점으로 약간 갈라진 애즈펌 스타일이다. 머리가 길어도 자주 자르질 않다보니 전체적으로 어딘가 관리가 덜 된 강아지털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뒷머리는 비교적 깔끔히 투블럭 스타일로 밀어 관리하고 있다.
깔끔히 정돈 된 눈썹 아래로 보이는 큰 눈은 눈매가 뚜렷하나 어딘가 시큰둥한 인상을 준다. 게다가 그의 눈꼬리는 날카로움과 동시에 약간 치켜 올라갔으나, 어딘가 힘이 없이 너른하다. 호박빛 눈동자는 햇빛을 받을 때면 늘 반짝이지만 어딘가 탁한 눈동자는 우울하며, 어둡다. 전체적으로 차갑고 덤덤해보이는 인상. 쌍꺼풀이 없고 시원하게 트인 눈매에다가, 왼쪽 눈가 옆에 작은 눈물점이 있다. 이목구비가 모두 뚜렷하고 깔끔한 미남으로 높고 곧은 콧대에 턱선 또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날렵히 떨어지니 어디 하나 부족한 곳은 없어 보이더라. 이따금 은색 둥근테 안경을 쓰기도 한다.
키는 184cm, 몸무게는 평균에서 약간 더 나가는 정도이나 꾸준히해온 운동덕에 생겨난 잔근육들이 많아 겉으로 보기에는 보통에서 약간 마른 체격으로 비추어진다. 주로 후드티를 즐겨입으며 왼쪽과 오른쪽 귀에 각각 피어싱이 한두개 있다.
기타 :
- 감정이 다양하지 못한, 흑백영화 같은 성격. 어딘가 우울하고, 아득한 감정들 투성이다. 말수가 적으며 낯선 환경을 싫어한다.
- 흡연자이다.
- 그의 생일날, 그는 1년 뒤 죽음을 결심했다.
- 현재 인서울권 대학 휴학 중이며, 자퇴를 고민중이다.
- 최근 서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 고등학교 1학년 중반, 수줍음이 많고 순수했던 소년은 돌연 집안으로 틀어박혀 바깥으로 나가기를 거부했다. 소년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데 얼마나 걸렸더라, 지금도 어딘가 불안정한 그의 모습을 보니 아직 막을 내리지 못한 길고 긴 이야기일 지도 모르겠다. -
2 연아 시트 (7531081E+5) 2018. 4. 29. 오전 2:01:46이름: 신연아
성별: 여
나이: 20세
외모: 열 아홉 살의 마지막 겨울날 가슴께까지 내려오던 새까만 머리카락을 어깨 위로 싹둑 잘라버렸다. 글쎄, 연말 저녁이라고 합정에 사람이 얼마나 많던지! 고작 머리 좀 볶고 지지는 데 인생의 절반을 날렸다니까. 조잘조잘 떠들어대는 여자애의 뺨에 보조개가 움푹 들었다. 이제 어른 된다고 큰 맘 먹고 해본 건데 어때, 좀 괜찮나? 그렇게 말하면서 그 애는 연갈색으로 물들인 머리카락을 쭉 들어올렸다. 굵은 모양으로 컬이 들어간 단발 머리는 결이 반질반질했다. 숱을 옅게 친 앞머리는 아침마다 공을 들인 양 봉긋하게 말려있고, 그 밑으로 큼지막히 자리잡힌 유순한 눈망울과 애굣살이 눈에 띄었다. 흑갈색의 눈동자는 햇빛이 쨍하게 비치면 밝은 금색처럼 빛났다.
여자애의 속눈썹은 마스카라를 따로 칠하지 않아도 제법 숱이 많고 긴 편이었다. 쌍꺼풀이 연하게 진 눈꺼풀에 얹은 밝은 브라운 계열의 펄 섀도우가 은은하게 반짝였고, 말랑말랑한 입술에는 늘 코랄 핑크색의 립스틱을 발랐다. 이거 엄청 비싼 거야! 미자 탈출 기념으로 언니가 백화점에서 지갑 좀 털었다. 그 애의 웃는 얼굴은 꽤나 장난스럽고 짓궂었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인상탓이었는지 부드럽고 유한 구석이 있었다. 두 뺨은 연한 분홍색으로 살짝 물들여져 있었고 피부는 밝은 상아빛이었다.
여자애는 대체적으로 아담했다. 작은 머리에 꽉 들어찬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부드럽고 얇은 선, 작은 체구. 키는159cm로 굳이 따지자면 작은 키는 아니었으나 한 눈에 봤을 때 묘하게 자그마한 느낌이었다. 로맨틱 빈티지 계열의 옷을 입는 걸 좋아했다. 밝은 분홍색 혹은 하늘색의 하늘하늘한 베이비돌 원피스를 주로 입었고, 테니스 치마나 랩 스커트와 블라우스도 즐겨 입었다. 향수? 그건 집에 없는데 대신 헤어 미스트는 뿌려. 여자애의 말마따나 그 애의 머리에선 비누 향기가 은은하게 머물렀다. 액세서리로는 반짝반짝한 큐빅이나 진주가 달린 귀걸이를 착용하는 듯 보였다.
기타: 인서울권 컴퓨터 공학 전공. 합격 통지를 받고 여자애는 기뻐서 날뛰었다가는 이내 열받아서 날뛰었다. 세상에 그러면 앞으로 막 기계어 JAVA 그런 거 배워야 되는 거야? 내가 중학생 때 제일 싫어하던 과목이 정보였는데. 그 나잇대답게 쇼핑과 술자리를 매우 좋아한다. 고3 때 미치도록 공부했던 건 모두 합정 연남 홍대를 포기할 수 없어서였지. 해가 지면 내 주량은 무한대로 발산한다! 여자애는 맥주를 네 잔 정도 비웠을 때쯤 풀린 눈으로 집에 들어갈 때까지 이 말을 계속 반복했다. 분위기가 달아올랐을 즈음이면 죽지 않고 나오는 질문에는 연거푸 말을 돌렸다. 아, 첫사랑 같은 거 없다니까 그러네! 없어 없어 그런 거 없어. 죽었어. 그러면서 그 애는 뭐라도 회상하는 것처럼 탁자에 팔을 올리고 턱을 괬다.
고등학교에 올라가기 전, 집안 문제로 지방 어느 대도시로 이사갔다가 연초에 홀로 다시 왔다. 서울에 살았을 적 인맥들과 같이 수도권 대학에 합격한 동창들 덕에 친구는 어느 정도 있는 편이었으나 집을 떠난 뒤로 많이 외로워한다. -
3 이름 없음 (7531081E+5) 2018. 4. 29. 오전 2:03:43일단 시트부터 옮겨뒀어 (๑•̀ㅂ•́)و✧ 수정할 건 각자 내킬 때 틈틈이 올리기로 하고 연아주는 이만 자러가볼게 오후에 봐 ( ˘ 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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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현주 (1949705E+5) 2018. 4. 29. 오전 9:21:12응응! 수고했어 연아주ㅠㅠㅠ 나도 그만 잠들어버렸네!!!ㅠㅠㅠㅠㅠ 흑 다시봐도 연아 너무 예쁘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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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연아주 (7531081E+5) 2018. 4. 29. 오전 10:36:13ㅠㅠㅠㅠ 이현이도 진짜 시트만으로도 넘 예쁘고 맴 찢어져서 벌써 벽 팔천 번 뽀샤버렷구 ㅠㅠㅠㅠㅠㅠㅠ (통ㅇ곡) 앗 이현주 그럼 우리 첫 상황은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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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현주 (1949705E+5) 2018. 4. 29. 오전 11:05:07>>5 음음... 이현이의 생일날 처음 우연히 만난 상황으로 돌릴까!? 나는 먼저 이현이랑 연아 독백을 각각 올린 다음에 서로의 하루를 각자 쭉 진행하다가 한 지점에서 서로 만나는...? 느낌으로 생각 중이야! 음음... 그런데 내가 오늘은 조금 바빠서 새벽에나 올 거 같아ㅠㅠㅠㅠㅠ 정말 미안해ㅠㅠㅠㅠㅠㅠ
첫 만남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
7 연아주 (7531081E+5) 2018. 4. 29. 오전 11:35:47>>6 앗 괜찮아 나도 아마 오늘은 저녁이나 밤쯤에 레스 올릴 수 있을 거 같어 ㅠㅠㅠㅠㅠㅠ 장소는 음 어디든 좋겠지만 이현이가 일하는 서점에서 만나는 게 제일 무난할 것 같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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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현주 (8670084E+5) 2018. 4. 29. 오후 12:00:20>>7 음음 좋아! 그럼 첫 만남은 서점으로 하자!
흑흑... 최대한 빨리 올게 연아주...! 그럼 오늘 밤에 첫 일상 하는 걸로 하자!! -
9 연아주 (7531081E+5) 2018. 4. 29. 오후 1:45:34>>8 나는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아마 여덟 시 안으로는 올 수 있을 것 같애 ^-T 이따 봐 이현주 기다릴게! (๑•̀ㅁ•́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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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연아주 (7531081E+5) 2018. 4. 29. 오후 8:10:50연아주가 갱신하면서 (ღˇ ˇ)。o♡ 나는 이제 새벽까지 프리할 것 같아 헤헤 기다릴 테니까 나중에 오면 불러줘! (방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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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이현주 (8670084E+5) 2018. 4. 29. 오후 11:11:56연아주 많이 기다렸지!!ㅠㅠㅠㅠㅠ 이제야 여유가 좀 생겼네 미안해ㅠㅠㅠㅠㅠㅠ
음음... 그럼 첫 일상 시작할까!!
연아주 혹시 선레 부탁해도 될까...?ㅠㅠㅠ -
12 연아주 (7531081E+5) 2018. 4. 29. 오후 11:18:42앗 이현주 어서와ㅏ!!(폭죽)) 선레는 독백 형식으로 간단하게 일상 얘기 적으면 될까...?? 두세 번째 레스에서 서점에 들리는 걸로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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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현주 (8670084E+5) 2018. 4. 29. 오후 11:46:42>>12 응응! 대충 일상 정도로만 써주면 될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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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연아-이현 (3172139E+6) 2018. 4. 30. 오전 1:55:34어두운 시야 사이로 눈부신 일광이 어른거렸다. 그 탓에 인상을 찌푸리며 짤막한 신음을 내뱉은 연아는 곧 습관처럼 몸을 길게 쭉 뻗다 말고 돌연 밀려오는 두통에 곧바로 머리를 쥐어 싸매야 했다. 아…… 갑자기 머리가 왜 이렇게 아픈 거야! 이마를 짚은 채 고통스러워 하던 그녀가 문득 전날 밤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기 시작했다. 어눅어눅한 주홍빛 조명, 달그락거리며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얼음잔, 뭉글뭉글한 거품 사이로 넘쳐 흐르는……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그녀가 소리없는 단말마를 질렀다. 환장하겠네! 그새 또 잔뜩 달린 거야? 한숨을 푹 내쉬는 그녀의 시선이 책상 위 벽 한 켠을 향했다. 눈 아픈 형광색 펜으로 강조선이 북북 그어진 커다란 글씨가 눈에 띄었다. ‘한 번만 더 퍼마시면 내가 사람이 아니라 개다. 개.’ 숙취의 고통을 호소하던 그녀가 불과 3일 전에 피눈물을 흘리며 쓴 글이었다. 미안하다. 나야. 나는 아무래도 사람이 아니라 개 맞나 봐. 속으로 두어 마디 중얼거린 그녀는 이내 다시 몰려드는 두통에 이불을 머리 끝까지 꼭 끌어올리고 몸을 웅크렸다.
- 당연히 일찍 들어왔지! 그럼. 열 시 안 돼서 택시 탔어. 어…… 열한 시에 편의점? 그, 그건 나도 모르겠는데. 거 참 대체 누가 그 시간에 카드를 썼담! …아, 알겠어, 미안해! 미안해! 앞으로는 진짜 집에 일찍 들어갈 거야. 아, 알았다니깐.
한 손에는 전화기를 든 채 다른 손으로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던 연아는 이내 물컵을 탁 소리나게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다시 침대에 쓰러지듯 몸을 거칠게 뉘었다. 이 놈의 숙취 더럽게 안 떨어지네! 아무래도 계획을 변경할 참인 양 싶었다. 원래 목표는 아침에 자취방 앞 카페에서 책을 읽고 번화로에 나가서 서점을 들린 후 오늘 개봉하는 모 배우 주연의 영화를 보는 거였지만…… 곰곰히 생각하던 그녀가 주먹을 불끈-물론 아직 몸이 잘 안 따라주는 관계로 속으로만-쥐었다. 일단 숙취부터 어떻게 해결한 뒤에 컨디션 보고 결정해야겠다!
- 여기 카라멜 프라푸치노 톨 사이즈에 자바칩 추가해서 갈아주시고요, 카라멜 드리즐, 모카 드리즐 추가에 헤이즐넛 한 펌프 뿌려주시구… 아, 그리고 휘핑 위에 자바칩 추가할 건데 그건 통으로 해주시고 그 위에 카라멜 드리즐 추가로 얹어주세요.
핸드폰을 보고 마치 공식 외듯 달달달 주문할 커피를 읊은 연아는 곧 자신이 원하는 커스텀의 음료를 직원에게서 받아들고서 두 눈을 빛냈다. 역시 해장에는 단 거! 물론 해장의 기본은 술 깨기 전에 술을 먹는 거란 관례가 있지만 술은 이미 진즉에 깨버렸으니 어쩔 수 없지. 훗날의 본인이 알면 기겁할 내용의 말을 곱씹으며, 그녀는 천천히 볕이 잘 드는 곳으로 걸어가 가방을 올려두고 자리를 잡았다. 그러고는, 핸드폰으로 무료한 듯 괜히 타임라인을 어제자부터 뒤적거리다 문득 스크롤을 급하게 멈췄다. 영화……. 차정환 나오는 거! 포스터를 응시하던 연아가 입을 딱 벌리고 마치 작은 화면 속을 비집고 들어갈 양 굴었다. 아악, 개봉일 맞춰서 보고 싶었는데! 벌써 예매까지 해놨는데애! 그녀가 금방이라도 드러누울 것처럼 울상 지었다. 여기서 머리가 진짜 조금만 덜 아팠으면 좋겠다. 자고로 최애 필모란 개봉일에 봐야하는 것이고 회전문이 아닌 이상 다른 날에 보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리라. 시무룩한 얼굴로 핸드폰을 곱게 내려놓은 연아는 여즉 가시지 않은 두통에 제 이마를 톡톡 두들기고, 가방 속에서 작은 책 한 권을 꺼냈다.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얼마 전 별일 없이 들른 대형 서점에서 분홍빛 예쁜 표지가 눈에 밟혀 충동적으로 사온 책이었다. 일본 영화 감성은 좋아하지만 소설은 별로 안 맞던데. 이 책은 어떠려나? 늘어져 내려오는 옆머리를 뒤로 넘겨 정돈하고, 빨대에 자바칩과 휘핑 크림을 잔뜩 떠서 입 안에 떠민 그녀가 돌연 두 뺨을 붙잡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헉…… 어떡해, 이거 진짜 달고 차갑고 느끼하고…… 완전 내 취향이다! 초콜릿 조각을 눌러씹은 연아가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술이 아주 확 확 깨는 맛인걸. 연신 감격하며 크림을 두어 번 정도 더 떠먹다가는, 이내 빨대를 다시 얼음잔 안에 깊게 꽂아넣고 음료를 빨아올린 그녀가 곧 산뜻한 표정으로 책의 첫 장을 넘겼다. 단 거 먹고 숙취나 빨리 떨어졌으면! 그러면 오늘 무사히 영화를 볼 수 있을 텐데.
// 아악 어떡해 진짜 너무 늦었지 ㅠㅠㅠㅠㅠ!! 오랜만에 쓰는 거라 시간이 더 많이 걸렸나 봐....(눈물줄줄) 기다리게 해서 진짜 미안하구 답레 천천히 써
줘! ^-ㅠ -
15 이현주 (4550857E+5) 2018. 4. 30. 오후 7:00:45으악 너무 내려가버렸네...!ㅠㅠㅠㅠ 미안해 연아주 여유 생기면 바로 답레 들고올게!!! 。゚(゚´ω`゚)゚。 내가 평일 텀이 넘 느리다ㅠㅠㅠㅠㅠ 미안해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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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연아주 (3172139E+6) 2018. 4. 30. 오후 7:18:06>>15 헉 아냐 느긋하게 써줘...!!! 나도 한 텀 쓰는 데 시간 엄청 잡아 먹는걸.... (눈물퐁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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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이현주 (4550857E+5) 2018. 4. 30. 오후 10:16:45으악악 독백 쓰다가 다시 보니까... 휴학이라니... 나 얘 20살로 설정해놓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간상으론 아직 2월 후반대인데...!! 시트 수정해야겠다...!! (동공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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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현-연아 (4550857E+5) 2018. 4. 30. 오후 10:35:25커튼을 통해 비추어지는 햇빛에 눈이 시려왔다. 한껏 몸을 웅크려 침대 구석에 몸을 말아 눕고있던 그는 느릿히 손을 뻗어 제 머리맡에 있을 휴대전화를 찾아 한참을 더듬거리다, 툭 제 손가락에 걸리는 둔탁한 물체를 겨우 집어들 수 있었다. 무거운 눈꺼풀을 도저히 떠질 생각을 않고, 인조적인 휴대전화 액정의 불빛은 한참 어둠에 취해있던 그의 시야를 고통스레 밝혀주었다. 눈꺼풀을 한껏 찡그려내 읽어낸 숫자는 12와 38, 오전을 넘어선 시간이었다.
적막만이 감싸도는 그 어두운 방에서는 희미한 숨소리와 부스럭거리는 소음 외에는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제 몸을 둥글게 말고 있던 이불을 내던지고 밤새 눌린 제 머리칼을 몇 번이나 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그는 느릿히 제 발바닥을 차갑게 식어버린 바닥과 붙여 체중을 실어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차가운 방바닥의 감촉에 소름이 돋아오르긴 했지만, 곧 적응 된 것일지 이내 사라지는 감각일 뿐이었다.
휴대전화를 만지작 거려도 연락이 올 곳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괜스레 휴대전화의 전원 버튼을 몇 번이고 눌러대며 수시로 액정을 들여다보았다. 거실 쇼파에 길게 누워, 보지도 않을 예능 프로에 채널을 맞추어두고 사람들의 웃음 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이상한 괴리감으로 얼룩진 현실에서 그는 두 눈을 꿈뻑였다. 햇빛은 생기가 돌았고 거실 창문에 쳐진 암막커튼은 우울하기 짝이 없었다. 회색빛이 도는 커튼에서는 생기라곤 찾아볼 수도 없었으며 그저 죽은 생명의 쇳소리만이 간간히 들려올 뿐이었다. 익숙한 하루였으니, 소름 끼쳐 할 것도 없었다만.
3시가 되면 그는 제가 일하는 서점으로 출근을 해야했다. 어쩌저찌, 부모님의 도움을 얻어 구한 오래 된 아파트에서 거주 중인 그에게 일정한 수입이라는게 있을 리 만무했고 마냥 부모님을 바라볼 수도 없을 노릇이었다. 이제 스무살, 겨우 학생을 벗어난 나이였다. 학교와 부모님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 첫 걸음을 딛어야 할 나이. 고작 달력 몇 장을 넘겼을 뿐인데 자신이 성년이 되었다는 사실의 오묘한 쾌감이란, 동시에 몰려드는 의미를 알 수 없을 불안함이란. 바싹 말라붙은 제 입맛을 다셔내며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검은색 후드티와 검은 바지, 대충 새하얀 마스크로 제 얼굴을 가리고 나면 어느덧 시간은 2시를 넘겨 3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익숙히 이어폰을 꽂아 플레이리스트를 둘러보다 대충 눌러낸 곡을 들으며, 아직도 찬바람이 불어오는 바깥으로 그는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어냈다. 새파란 하늘과 적당히 건조한 공기, 모든 것이 아름다울 조건을 갖추었건만 그 어여쁜 그림을 망치는 제 존재가 어찌나 부끄럽던지. 완성된 그림에 검은 잉크를 떨어트린 것과 같았다. 어울리지 못하고, 그들을 가려내는 존재. 이 어여쁜 세상에 자신은 불청객일 뿐이었다.
코가 약간 시큰해져 바라본 하늘에 떠오른 구름은 참으로 맑았다. 아마도 그때였을까,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신의 생일날, 일년 뒤의 죽음을 떠올렸다. 쓸쓸하고, 외롭고, 불쌍한 저의 마지막을. 이리 끝날 줄은 몰랐던 제 인생의 마침표를. 한때나마 해피엔딩을 바랬던 이야기의 끝을 이리도 덤덤히 정해낼 줄은 몰랐는데. 그가 고개를 숙였다. 하늘을 바라보고 싶지 않았다.
걸어서 대략 이십분거리에 위치한 서점은 그다지 규모가 큰 곳은 아니었다. 대충 한 눈에 가게가 모두 보일 정도의,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서점은 그런대로의 매력이 있었다.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그에게 서점 아르바이트는 나쁘지 않은 직장이었다. 알듯말듯 풍겨오는 종이 냄새와 책들로 둘러쌓인 카운터에 앉아있는 그 순간은 참으로 편안하고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손님이 많지 않은 시간대에는 느긋히 새로 들어온 책들이나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다. 느릿히 눈꺼풀을 감았다 떠내자 서점 앞 신호등 앞이었다. 붉은 빛을 내뿜는 신호등을 너른히 바라보며, 그는 마음 속으로 서점 주인에게 이른 사과 편지를 부쳐냈다. -
19 이현주 (1572795E+5) 2018. 5. 1. 오후 7:44:07얍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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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연아주 (7454887E+6) 2018. 5. 1. 오후 8:21:18헉 연아주 갱신할게 ^-T!! 많이 늦었지 얼른 답레 써올게 ㅠㅠㅠㅠㅠㅠㅠ!!(와장창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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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이현주 (5748837E+5) 2018. 5. 2. 오후 9:54:04얍얍 연아주 천천히 와! ;) 이현주 갱신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