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4695523> [BL/1:1] CHASE (72)
쫓고 쫓기는◆YGvZSU.DcE
2017. 12. 31. 오후 1:45:13 - 2018. 2. 16. 오후 9:02:41
-
0 쫓고 쫓기는◆YGvZSU.DcE (1290882E+5) 2017. 12. 31. 오후 1:45:13
나는 그대의 벽을 핥는다
달디단 내 혀의 입맞춤에 녹아
무너져라고 무너져라고
나는 그대의 벽을 핥는다
/최승자, 나는 그대의 벽을 핥는다
* 본 스레는 17금입니다. 욕설, 선정적 표현, 폭력적인 묘사가 나올 수 있습니다.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으니 관전 시 유의해주세요.
* 스레에 등장하는 모든 인명, 기업, 단체의 이름 등은 픽션입니다. 현실에 있는 이름과 우연히 일치하는 경우 전혀 연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
1 태화주◆YGvZSU.DcE (1290882E+5) 2017. 12. 31. 오후 2:00:48태화주가 화려하게 안착! 동영상이.. 처음 재생할때 살짝 끊기는걸 그대로 가져왔더니 여기서도 끊기네. 재생바 앞으로 끌어다놓으면 정상적으로 재생돼! 새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딱 얘네둘 분위기가 생각나서 끌어와봤어.uu 그것보다 백업문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최근 50개까지는 저장을 해뒀거든. 그런데 그 전 레스들이.....후...진짜 오늘 터질줄 알았으면..진짜 시간을 돌리고 싶어 지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바빠서 중간에 한번들어와서 이주스레보고 응?! 인증서문제 해결됐네? 그럼 여기 있어도 되나? 아카이브는 천천히 떠야겠다! 했는데 지금 뒤통수 맞은 느낌이야..아무튼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답레는 내일 중으로 올릴게. 사실 아직도 실감이 안나. 숨이 턱턱 막힌다..
-
2 도윤주 ◆EKNnjDCuA2 (7996649E+5) 2017. 12. 31. 오후 3:15:33오ㅓ...일단 도윤주입니다ㅠㅠㅠㅠㅠㅠ 어 뭐지 막 스레더즈 들어갔다가 넘ㅁ무 당황해갖디고 무슨 말붙터 해야할지 모르갰다...일단 태화주가 그으 여기 난민스레? 에 남겨중 레스 확인했어.
나 찾아줘서 너무 고맙구 어 또 무슨 말하려했ㄱ지ㅠㅠㅠㅠㅠㅠ 헉 맞다 나나 어제 마지막 내가 올린 잡담 레스까지 메모장에 옿ㅁ겨둔거 있ㅇ어요!ㅠㅠㅠㅠㅠ 혹시 몰라서 전체 다 옮겨놨는데 오늘 새벽에 갑자기 사이트가 터질 줄은 ㅁㅎㄹ랐ㅅ어ㅠㅠ 물론 백업은 못했지만...
태화주가 원한다면 그거 여기다 옮겨줄 수 있엉요! 만약 옮기는게 좋다면 잡담ㄷㅎ 다 옮겨두는게 좋을ㄹ까? 아님 돌린 것만?
일단 나두 밖이어가지구 집에 돌아가면 작업 들어갈 수 있을것같ㅇ아요!ㅠㅠㅠ 으응ㅇ 일단 다시 만나게돼서 너무 다행이구 뱐갑구 그러네. 흑흑 나도 아직까지 심장 떨린다.. -
3 태화주◆YGvZSU.DcE (0915585E+5) 2017. 12. 31. 오후 6:17:14도윤주!!!!!흐엉헝헝헐ㄹㅎ렁ㅠㅠㅠ(와락)(도윤주:(정색)) 나 진짜 일어났는데 운영 종료 떠서 심장 떨어지는줄 알았다 진짜 오늘 만우절인줄 알았어ㅋㅋㅋㅋㅠㅠㅠ 헉 메모장에 처음부터 끝까지 저장해놨구나!! 스고이~! 나도 지금 밖이라 좀 늦게들어갈것 같아ㅠㅠ 잡담까진 번거로울 것 같고 지문만 복사해주면 도윤주님 감사합니다 사..사랑합니다.....흑..사랑해...진짜 못 만나는줄 알고 나혼자 스레세우고 북치고장구치고 김칫국 마시는줄 알았어...지금 밖이라 아무말보따리 터지기 일보직전이니까 말 줄일게ㅠㅠ엉엉ㅇ 잘왔어 도윤주 도윤주 편할때 지문 옮겨주라..고마워!!!!!!!
-
4 김태화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26:31"오랜만에 형사님 얼굴 보니까 X나 좋다... 더 예뻐졌네. 아직 애인 없는 거 맞죠?"
XX 기업의 재벌 2세. 언뜻 보기엔 드레스 코드를 맞추려고 검정색 정장을 입고 경찰서로 출석한 것 같지만 그 안의 넥타이의 색깔과 그 위에 달린 타이 악세서리는 오히려 그 구성원들을 기만하듯 화려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각종 비리 혐의로 경찰서를 들락거리다 그곳에 있던 당신에게 한 눈에 반해 홀리듯 저지른 살인 혐의.
어차피 뒷돈을 써서 금방 빠져나갈텐데 굳이 당신을 보러온 건 나에게 형식적이며 수고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남들과 달리 나를 볼 때마다 하는 짓이 너무 귀여워서 적당히 더 보다가 빠져나갈 예정이다.
드디어 같은 공간에 당신과 단 둘이 남게 되자 그가 꼰 다리를 푼 후 당신과의 거리를 좁히며 의자를 앞으로 당겨앉았다. 책상이 거슬린다는듯 발로 차면서 이거 치우면 안되나? 라는 소리까지 덧붙이며. -
5 이도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27:00한숨을 푹푹 내쉬며 머리로 책상을 툭툭 들이받는다. 목은 뻐근하고, 몸은 피곤한데 머리는 억지로 깨어있고, 몽롱한 기분에, 솔직히 말하자면 몸이 점점 망가져가고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다. 이 나이에 늙기라도 했나. 두통약과 위장약, 처방진이 있어야만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각성제가 생활 필수품이라니 슬프다. 그래도 근 한 달 정도는 어떻게든 버티고 있었는데 이젠 진짜로 힘든 모양이다. 내가 나를 너무 과대평가 한 걸까? 며칠 전만 해도……, 무겁게 떨어지는 눈꺼풀을 억지로 올리며 고개를 들었다.
손을 둥글게 굽혀 이마를 비스듬히 받치고서, 책상에 놓인 프로파일을 내려다본다. 번듯한 얼굴을 하고서 저지른 일이라고는 겨우 잠잠해진 메스컴을 다시 온동네 북치게 놔둘만한 살인 혐의였다. 몇 번이고 징그럽게 얼굴을 내비춘다 했더니,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었다. 제 바짓단을 붙들고 오열하고 소리치던 피해자 가족의 얼굴이 악몽처럼 떠나가질 않았다. …X발, 작게 욕짓거리를 하며 이마를 받쳤던 손으로 거칠게 목덜미를 문지른다. 앞으로 기울였던 상체를 등받이에 나른하게 기대 고개를 젖혔다. 그렇게 악바리를 치고 윽박질러도 윗사람들은 듣지도 않을 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돈만 있고 힘만 있으면 뭐라도 된 줄 아는 새끼들. 그런 뻔뻔한 낯짝으로 이번에도 잘도 정의구현이니 뭐니 떠들어댈 게 뻔하다. 그러자 무거웠던 마음은 한켠 가벼워졌지만 동시에 초연한 감각이 일어났다. 관둘까. 어차피 이렇게 혼자 X랄해봤자야, 이번에도──…,
피곤에 젖은 눈으로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고 있자니 벽가리개를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이름이 불렸다. 왜요. 소리가 난 쪽으로 쳐다도 보지 않고 대꾸하자 지금 그가 심문실에 있다 하더랬다. 이름만 들어도 속에서 신물이 느껴진다. 그제야 젖혔던 고개를 상체와 함께 똑바로 일으키며 부장을 짜증스럽게 올려다본다.
"근데 왜 제가 들어가요, 나만 담당자야?"
그러자 부장은 "그 새끼가 너 찾는데 그럼 X발 너 닮은 마네킹이라도 갖다 놓으랴? …반장 성격 알잖냐. 어? …참, 그리고 상대 봐가면서 적당히 하라니까…." 하며 으레 어르는 투로 벽가리개에 반쯤 기대 서있었다. 그 말에 차갑게 비소하며 몸을 느릿하게 일으켰다. 왜, 그 사람 뒷돈이라도 받았대요? 적당히?
"그럼 더욱 더 날 들이면 안 되지. 부장님이 더 잘 아시면서 그래요."
하긴, 이대로 그만둘 거였으면 애초에 시작조차 않았다. 습관적으로 두통약을 씹어먹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또 보네요, 김태화 씨."
그의 맞은편에 의자를 뒤로 살짝 당겨 자리에 앉았다. 한껏 곤두선 신경이 표정에 드러나지 않도록 찬물을 끼얹은 듯한 얼굴을 했다. 아, 또.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향이 희미하게 코끝을 스치자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다 말았다.
"남의 사생활엔 신경 좀 끄시고요. 지금부터 하는 말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법정으로 갈 일이나 있겠는지는 모르겠지만. 치미는 말을 억지로 삼켜내며 들어온 이래로 단 한 번도 그를 향한 적 없던 시선을 들어 그에게 가 멎었다. 그의 불만스러운 태도를 무시하고 입술을 뗀다.
"피해자를 해한 동기는 뭡니까? 당신에게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이라도 했던가요?" -
6 김태화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27:29미리 들어와있다가 문으로 들어오는 그에게 턱으로만 까딱 인사를 하고는 화색이 도는 얼굴로 상대가 맞은 편에 앉는 것을 바라본다. 상대의 대답에 점점 무표정으로 돌아온다.
"애인이 있든 없든 상관 없기는 해."
있으면 형사님 얼굴 몇 번 더 보고 그러는거지 뭐. 들릴락 말락한 볼륨으로 말했다가 지금부터 하는 말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말에 입꼬리만 올려 웃는다. 의자에 앉은 형사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가만히 눈을 마주쳐 온다. 진작에 그랬으면 얼마나 좋아.
어느 시점부터 동기가 무엇이냐는둥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했냐는둥 하는 형사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고 멀리 흘러간다. 미친, 상대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다 내뱉은 욕지거리가 불협화음처럼 대화를 자르고 들어왔다.
"표정 찡그리는것도 X나 야하네. 그 새끼가 형사님만 같았으면 살려두는건데. 나 오늘도 형사님 멀리서 걸어오는 거 보고 확 돌아버릴뻔한거 알아?"
새된 웃음이 비어져나왔다. 역시 자신을 동하게 하는건 이 남자밖에 없다. 왜 하필 남자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몸 안의 살아있는 온 신경이 그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충실히 따를 뿐이다. 그는 정상인과 달리 유난히 자신의 본능에 집착하는 괴물이었기 때문에. 이 와중에 항상 반듯하게 입었던 상대의 복장이 흐트러져 있고 머리칼은 어디에 문지르기라도 한건지 헝클어져 있는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가 일순 행동을 멈췄다가 몸을 숙여 꽤 가까운 거리에서 형사와 눈을 마주쳤다.
"안색이 안 좋네. 이런 모습도 나름 나쁘지 않긴 한데 그래도 내가 형사님 악착같이 기어오르는거 보는 맛으로 경찰서 오는거거든. 그런데 그렇게 눈가가 퀭해서는... 오늘 나 감당할 수 있겠어요?"
그 상태로 취조하다 피의자한테 잡아먹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당신의 앞에서 낄낄 소리를 내며 웃었다. -
7 이도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28:22대뜸 말을 자르고 한다는 말은 결코 정상인의 범주에 있지 않았다. 진짜 약이라도 빨았나. 너무 기가차서 결국 웃음기도 없이 웃는 소리를 냈다. 고개와 함께 반쯤 시선을 내리깔고는 손가락으로 나른하게 이마를 문지르며 천천히 실없는 웃음을 멈춘다.
"야."
어느샌가 냉랭하게 표정을 굳히며 환멸감을 담은 시선으로 눈동자만 움직여 날카롭게 그를 노려본다. 악착같이 기어오른다고? 솔직히 말이 안 통하니 이길 자신도 없다. 하지만 전에 없이 짧게 끝나는 어투를 쓰며.
"너 같이 아버지 빽도 있고 돈도 많은 새끼들은 지가 꼭 뭐라도 된 줄 알지. 그거 빼면 아무것도 아닐 것들이."
그렇게 살면 좋나? 숨 막힐 정도로 고루하게 살면 좋냔 말이야. 결국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손을 뻗어 가까이 있던 그의 멱살을 부여잡듯 잡아채어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반동으로 그가 의자에서 엉거주춤 일으켜진 상태가 되면, 빈손으로 테이블을 짚고 저 역시 상체를 가까이 기울인다. 아직도 감이 안 오나 봐. 감정을 배제하려 필사적으로 표정근육을 움직이며, 그를 보고 짓씹듯이 말했다.
"내가 너 같은 새끼랑 있으려고 없는 시간 쪼갠 사람으로 보여? 아니면 매일 밤 남자랑 침대에서 뒹굴 사람으로 보여?"
어느정도 마음을 사로잡는 짜증과 불안함이 멎어가자, 희미하게 웃어준다. 흘긋 문 밖을 응시하는 시선을 보이다, 다시금 그를 바라보며 밖에서는 들리지 않을만한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다시 생각해 봐. 네가 한 번만 더 그따위로 날 우롱하면, 이 의자로 네 머리통을 깨버릴 사람으로 보일 테니까. 그땐 밖에서 뭐라고 하든 난 진심으로 널 팰 생각이거든. …그러니까 너나 기어오르지 마세요, 새끼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멱살을 잡은 손으로 거칠게 그를 밀어내듯 놓아주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양 평소 같은 모습으로 다시 의자에 착석한다. 잠시 어질한 눈가를 한 번 문지르다 노트와 펜을 제 앞에다 두었다.
"이렇게 하죠. 김태화 씨가 내가 하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해준다면 나 역시 김태화 씨가 묻는 것에 제대로 대답해드리죠." -
8 김태화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29:03형사에 의해 별안간 멱살이 잡혀 끌어올려지자 놀랐다는 듯이 동그란 눈으로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그 시선이 손목을 훑는다. 손목은 X나 얇은데 힘은 꽤 세네. 다는 이야기를 하자 다시 형사의 얼굴을 본다.
"형사님이 특이케이스인거야. 세상은 90퍼센트가 돈이거든. 그러니까 바쁜 형사님도 이렇게 부를 수가 있는거지."
나랑 안 잤는데 매일밤 남자들이랑 침대에서 뒹굴었으면 안 되지, 같은 소리를 지껄이다 가슴이 확 밀쳐져 의자에 내동댕이 쳐지다시피 하자 윽 시X, 하고 작게 욕을 내뱉으며 부딪힌 허리를 펴보다가 당신을 말에 입을 동그랗게 모으며 환호성 비슷한 소리를 내었다. 그러고는 경박한 웃음을 터뜨린다. 자신의 머리를 보호하듯 감싸고는 그 사이 접은 눈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박력 있는데. 설 뻔했어."
이게 무슨 개소린가 하고 그를 바라보면 웃거나 말없이 눈꼬리를 휘어보일 것이다. 도윤이 제안을 하자 그가 다른 곳을 바라보며 코 끝을 문질렀다. 에이, 나한테 너무 불리하다. 난 당장 손가락만 까딱해도 형사님 가족관계부터 사귀는 사람 여부까지 알 수 있는데 내가 빵 들어갈거 감수하면서까지 형사님한테 물어볼 이유가 어디있담. 이런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하려고 했는데, 상대가 눈가를 문지르는걸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형사의 앞에 놓여있는 노트를 가져갔다.
"아... 강 과장 이 새끼 말하던거였구나. 둔기로 33회 가격, 내가 이만큼 때렸다고? 너무 오바하는거 아니야?"
cctv에 회사 주변에서 피해자를 빠루로 내려치는 그의 뒷모습이 뻔히 찍혔는데도 말하는 투는 이 모양이다. 그가 노트의 내용을 살펴보다 페이지를 넘긴다. -
9 이도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29:40그게 내가 당신을 싫어하는 이유고요. 딱히 그 이유뿐만이 아니더래도 혀끝까지 헛구역질처럼 밀려온 말을 뱉기라도 하면 진전이 되지 않을 게 뻔했다. 돌고 도는 추격자. 잡히지도, 잡혀지지도 않을 그런 무의미한 일련의 과정. 당신도 나도 잡힐 생각이 없으니 당연한 건가. 목에 가시라도 박힌 것처럼 삼켜내기가 힘들었지만 혀를 깨물고 억지로 말을 삼켜냈다. 짜증나는 새끼.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온 몸의 희노애락을 표하듯이 구는 그는, 그가 내비추는 반응과 말투만 아니라면 여전히 완벽하고 아름다운 모양새를 가지고 있었다. 단정하고 섬세한 선을 가진 얼굴과 다르게 큰 키와 넓은 어깨, 마르면서도 다부진 몸은 남자다운 느낌을 물씬 풍겼다.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은 경박하지 그지 없었지만. 뭘 세워? 그의 웃음기 어린 눈빛이 날카로운 송곳으로 변해 제 목을 정확히 찌를 듯이 다가오는 것만 같아 불쾌했다. 저도모르게 책상에 올린 손을 희미하게 움추리며 뒤늦게 대꾸했다.
"앞으로 이름이 아니라 또라이라고 불리고 싶으면 얼마든지 해보던가요."
마음대로 노트를 가져가 훑는 그를 바라봤다. 강 과장. 정확히는 강태균. 피해자의 이름이다. 꼭 남일마냥 얘기하는 그를 보며 자조적으로 입술 끝을 휘었다.
"그 이유는? CCTV에 버젓이 당신 뒷모습이 찍혔있는데. 내가 아니라고 떼쓰는 건 어린애라도 할 수 있어요. 당신이 지껄인 알리바이로는 부족해. 아니라면 그에 합당한 증거로 날 설득하시던가, 곱게 자수하고 감방에 들어가시던가. 개인적으로 난 후자를 추천하고요."
그럼 더이상 당신과 엮일 일도 없을 것 같거든. 악몽처럼 밤마다 날 괴롭힌 그 울음소리도, 젖은 얼굴도, 전부 다 사라질 것 같으니까. 그러니까,
"대답해요."
질질 끄는 건 당신도 싫을 거 아냐. -
10 김태화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29:57취조 받는 사람답지 않게 여유롭게 노트 아래에 손을 받친 채 팔랑거리며 다른 한 손으로 아까 도윤이 멱살을 잡는 바람에 구김이 진 재킷을 천천히 정돈하던 태화가 비시시 웃었다.
"나 또라이 같아요? 근데 절대 욕 안 할 것 같던 사람 입술에서 욕이 나오니까 X나 야해. 다음에는 오빠라고도 한 번 해봐. 이뻐라."
그는 그렇게 말하며 예쁘게도 웃는다. 흔히 말하는 희롱의 선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투였다. 확실히 그는 이질적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걸까 틀린 걸까.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까지 흘리던 그가 도윤의 말에 대답했다.
"내가 자수를 왜 해. 다음 주 쯤에 그 날 내가 입고 있던 복장 그대로 입고 와서 나 대신 잡혀갈 애가 하겠지. 형사님이 좋아하는 알리바이까지 완벽하게 맞춰서. 근데 형사님이 나랑 같이 산다고 하면 들어가고요."
얼토당토않은 제안을 하며 한 쪽 입꼬리를 슥 올렸다가 표정이 곧 사라진다. 피해자의 울음소리, 젖은 얼굴, 절망, 도윤의 그런 복잡한 속내를 읽기라도 한건지 그가 별안간 상체를 불쑥 앞으로 내밀었다. 그렇게 간절한 얼굴로 날 보고 있으면 견디기 힘든거 알잖아. 그 간절함이 향하는 곳이 나와 떨어지는 것이라고 해도.
태화의 눈동자는 이미 새까만 욕망에 짙게 싸여 다른 것은 비추고 있지 않았다. 사람을 한계까지 무너뜨리는 것이 좋았다. 직업 의식, 양심, 긍지. 그게 무엇이 되었든간에 그 사람의 인생의 주축이 되는 것을 쾌락이라는 감각에 굴복시키고 무너뜨려 자신이 아니면 안 되게 되는 재기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 그때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감각이 그의 인생에 있어 유일한 유희거리였다. 현재 몸 상태도 좋지 않은 도윤은 그의 눈에 당장 입안에 집어넣고 씹어삼켜도 모자랄 더할 나위 없이 탐스러운 먹잇감으로 보였다. 덫이 아귀를 열듯 천박한 그의 입이 벌어졌다.
"또라이라고 불러도 되니까 그럼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거 형사님한테 다 해봐도 돼요?"
미친 소리였지만 선악과를 먹으라고 유혹하는 뱀처럼 소름끼치게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이브가 아니라 당신이었을 뿐. -
11 이도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30:13제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오는지도 모르고 아무말이나 갖다 토해내도 그 화살이 전부 저를 향한 말이라 생각하면 금방이라도 속이 뒤집힐 것만 같았다. 흉흉한 말이 나오는 곳은 다름아닌 정성들여 빚어진 듯한 아름다움이서였다. 사람 좋아보이는, 단아하고, 정돈된, 흠 잡을 곳 없는 그 미소. 그 순간 알 수 없는 이질적인 향이 제 몸 구석구석을 후비는 것만 같아 스스로를 질책하며 대꾸조차 않는다.
다른 사람이 대신 잡혀간다,고. 마냥 예상하지 못한 말은 아니었다. 당신 정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정신나간 사람이야. 그런 놈한테 진술 하나 받아내겠다고 이곳에 제발로 기어들어온 자신을 죽도록 패고 싶었다. 이딴 쓰레기한테 진술 하나 받아내겠다고. 자조적으로 실소하며 머리를 한번 쓸어넘긴다.
"결론은 그거네. 이번에도 돈으로 빠져나가겠다는 거. 모두가 알아도 모두가 침묵하지. 늘 그랬어. 죄 있고 돈 있는 놈들이 억울하다며 주머니 두툼하게 채워주면 윗사람들은 너그럽게 넘어가지. 그러니 대가를 치르는 사람은 당연히 죄 없고 돈 없는 사람들 몫이고. 당신 같은 새끼들때문에 평생을 손가락질 받으며 전과자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야. 미안하지도, 부끄럽지도 않아?"
하지만 시선이 박힌 곳은 그가 아닌, 아마 이곳을 지켜보고 있을 상사들이 있는 문 옆의 창 너머. 가라앉은 그 눈으로 창 너머를 노려보는 표정은 겨우 화를 내리누르고 있는 것처럼 아주 불안정했다. 덕분에 꼭 그에게만 답한 게 아닌 모양새가 되기는 했지만, 알면서도 그런 눈을 한 것일 터. 욕먹어도, 건방지다고 파일로 머리를 맞아도. 어차피 익숙한 일이었다. 당신은 즐거워? 난 아니야.
그 순간 불쑥 상체를 기우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 순간부터 눈을 피할 수 없어졌다. 박아넣는 듯한 눈동자, 끈질기고 질척했다. 감미롭고 달래는 듯한 목소리와 함께 바라보면 바라볼 수록 늪에 빠지는 감각. 순간적으로 등골이 오싹했다. 혹시라도 그에게 약점이 들킨 것만 같아서.
오래 마주할 자신이 없어 대답을 핑계로 시선을 피하며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난다. 답지 않은 초조함이었지만 겉으로는 표하지 않는다.
"여기 경찰서라는 거 잊었나 봅니다. 내가 당신 모르모트라도 돼요? 싫습니다. 그땐 또라이로 안 끝날 줄 알아요. 협조 감사하고, 아무쪼록 뒷통수 조심하면서 사시고요. 오늘을 마지막으로 다신 볼 일 없길 바랍니다, 김태화 씨."
그에게서 노트를 뺏어들며 도망치듯 의자에서 벗어났다. 허정하기 짝이 없는 인간.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냐. 이건 내 의도와는 달랐어. 하지만 세상이 항상 의도한 대로 흘러가는 건 아니지, 안 그래? -
12 김태화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30:28도윤이 머리를 쓸어넘기자 태화가 축축한 혀로 마른 입술을 쓸었다. 저 부드러운 머리칼이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으면, 저 숨기기 잘하는 표정이 여과없이 일그러져서 내 아래에서 흔들리고, 붉디 붉은 얼굴로 울음을 터뜨리면... 자꾸 목이 탔다. 입술 위를 유영하던 선홍색의 혀가 주인이 대답할 차례가 되자 다시 제자리를 찾아갔다.
"그랬으면 내가 여기 있었겠어? 순진하네, 멍멍이. 죄 없고 돈 없는 사람들이란 말은 그 자체가 성립이 안 돼요. 무전유죄란 말도 있잖아. 돈이 없는데 어떻게 죄가 없어? 이렇게 하면 한 명 인생 교도소에 꼴아박는 대신 안 펴질것 같던 주변사람들 미래가 피잖아요. 서로 윈윈이네. 좋다, 그쵸."
기브앤테이크. 서로에게서 원하는 것은 취하고 잃을 건 잃는다. 서로에게 보장되는 건 지금 그대로의 윤택한 생활과 어렸을때부터 쌓여왔던 빚청산, 궁핍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들딸의 해외연수까지. 서로가 잃을 것은 내 입장에선 소정의 돈과 남은 인생. 모두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도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의 양 입꼬리가 슥 올라가며 자리에서 일어난 도윤을 바라보았다.
"실험용 쥐 같은 거였으면 진작에 내가 사갔지, 그걸 말이라고. 형사님은 돈으로 살 수 없어서 너무 슬퍼. 재물욕에 눈 뜬 성격이었으면 지금쯤 눈도 맞고 배도 맞고 기분 째질텐데."
도망가는 듯한 영원히 앉아있을 것 같던 그가 따라 일어나 당신의 앞을 가로막고 선다. 허리와 고개를 살짝 숙여 의아하다는 눈을 하고 시선을 피한 눈동자를 부러 맞춰온다. 선연한 눈이 꿰뚫듯 당신을 바라본다. 도윤을 한참 바라보던 태화의 얼굴이 천천히 그의 얼굴 옆으로 옮겨갔다. 목덜미에 그의 숨결이 닿음과 동시에 그의 입이 열렸다.
"참고인 조사 때는 단 둘이서 보자, 도윤아."
낮은 목소리로 당신의 귀에 다음 기약을 읊고는 때리고 싶은 뒷통수를 보이며 구두굽 소리와 함께 문으로 걸어갔다. 문고리를 잡고 나가려는 도중 고개를 돌려 어깨 너머로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았다. 그가 코끝을 찡긋하더니 입을 열었다.
"다음에 만날 때도 오늘 썼던 바디워시 쓰고 와요."
사회에 갓 발을 들인 새파란 어린애치곤 능숙한 윙크를 날리곤 그에 의해 닫히는 문 사이로 아기를 어르듯 손을 두어번 쥐었다 펴는 그의 모습이 보인다. 달칵. 도윤이 들고 있는 노트를 펼치면 가장 최근에 썼던 노트의 옆장에 비서를 거치지 않는 태화의 직통 핸드폰 번호가 만년필로 적혀있을 것이다. 또라이라는 이름과 함께. -
13 이름 없음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35:08<clr darkslateblue indigo>----------시간선 정리----------</clr>
-
14 (절대 당황하지 않았읍니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39:37<clr darkslateblue indigo>----------시간선 정리----------<clr>
-
15 (당황했읍니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0:44색깔 어떻게 넣는 거지? 어흑 ㅠㅠㅠㅠㅠㅠㅠㅠ 레스 낭비 두 개나 미안해! 일단 다른 일상 때문에 시간선 정리겸 올리건데 안 될 줄 모ㄹ라따...무튼 나머지 올리겠읍니다 ㅇ(-(
-
16 이도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1:21그러게 말 좀 살살하라니까,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지…. 땅이 꺼져라 한숨을 토해낸 부장이 한 손은 허리에, 한 손으로는 이마를 긁적이며 골치아프다는 표정을 짓는다. 도윤을 향한 말이었다. 붉게 터진 왼쪽 입술 끝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더듬던 도윤은 그 말에 바람 빠진 소리를 냈다.
"그러는 반장님이 욱해서 다짜고짜 때리신 건 살살한거고요?"
도윤은 안 그래도 신경에 잔뜩 가시가 돋힌 상태였다. 반장님의 호출 탓이었다. 아니, 실은 그 전부터. 피해자 유가족을 찾았었다. 아니, 그들이 자신을 찾더랬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본인 능력껏 정리한 것이라며 건네준 파일 때문이었다. 이를 테면 피해자의 주변인, 상사, 대인관계, 감정과 행동변화, 미심쩍었던 말들, 잦은 외박. 그런 것들이 정리되어 담긴.
당신 딴엔 아무리 힘을 주어 잡았더래도 제겐 쉽게 뿌리칠 수 있는 여린 손이었는데, 이상하게 아려왔다. 고통의 잔여물이 맞닿은 피부를 타고 제게 스미는 것처럼. 그들의 얼굴을 오래 보고 있기가 힘들어 억지로 입술을 뗐지만, "노력하겠습니다." 이 말 외에 당장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조수석에 태운 노란 파일을 운전석에 앉아 손을 내밀어 쓸었다. 무척이나 엉성한 파일이었다. 지금에와선 전혀 도움이 되지도 않을. 그런데도 스스로도 뭘 망설였는 지 모르겠다. 그 얄팍하고 연약한 희망을 두고 모순적인 짓거리를 하면서도 아직까지 망설임 따위가 남아있던 모양이다. 그것도 아니면 여즉 손 끝에 그들의 한이 남은 탓일지도 모르고. 그리고 그즈음에 반장의 호출이 있었다. 그것이 발단이었다.
그날 둘이 있을 때, 또 뭐라던? "이미 들으셨으면서 뭘 다시 물어보십니까. 들으신 그대로죠." 그 말에 반장이 짜증스럽게 마른 세수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도윤, 이거 네가 처리 한다고 될만한 거 아니야. 무슨 말인지 알지. "압니다. 하지만 반장님 말씀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야, 이도윤. "김태화, 그 새끼 돈 먹여서 빠져나갈 거 뻔히 아시잖아요. 모르는 척이요? 언제까지 그래야 되는데요. 눈가리고 귀막으면 끝입니까? 아무것도 안 보고 안 들을거면 형사를 왜──…" 그리고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짝! 하는 날카로운 파장음이 말을 잘랐다. 워낙 손이 묵직해서 그런지 고개가 옆으로 홱 돌아가고서도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맞은 왼쪽뺨이 얼얼하다 못해 입술이 터진 것도 모를 정도로 뜨거웠다. 경악한 표정으로 옆에 서 있던 부장을 뒤로하고, 뒤늦게 턱을 감싸며 고개를 바로했다. 반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씩씩대며 윽박질렀다. "야 이 새끼야. 너만 경찰이야?!" 그 말에 도윤은 힘 빠진 미소를 잠깐 내비추고는 시선을 내리깔았다. 무슨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부장이 다급히 반장을 말리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그러는 반장님이 생각하는 경찰은 뭔데요. 아마 참지못하고 그말까지 했으면 그땐 그의 발길질에 저멀리 나가 떨어졌을 것이다.
훌쩍 저녁을 넘어서도 책상에 내려둔 노란 파일을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노라면, 대뜸 턱이 붙잡혀 돌아갔다. 씹…, 인상을 구기며 짧게 신음하자 부장이 "씨입? 어쭈, 이제 짬밥 좀 먹었다고 나오는 대로 내뱉지. 이제 육두문자도 날리겠다?" 농담이 다분한 목소리에도 입술이 따가워질까 제대로 웃지도 못했다. 짬밥이라도 먹었으니까 대들었죠. 실없이 대꾸하자 그가 인상을 찌푸리며 웃었다. 하여간에 벽창호 새끼, 라며.
약이라도 바르라는 그의 손길을 징그럽다며 완강히 거부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 오늘 따님 생일이잖아. 집이나 들어가요. 나 어차피 당직이에요. 끝까지 고집 부리려는 그에게 딸의 생일이란 걸 다시금 경각시켜주자, 그제서야 마지못해 발을 떼어낸다. 그러자 남은 건 저 혼자 뿐이었다.
그렇다 쳐도 뺨이 부어올라 괴상망측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냉팩 하나를 왼쪽뺨에 세로로 붙였다. 입술은 어느새 피딱지가 굳어있어 일부러 건드리지 않았다. 혼자 남은 사무실에서도 한동안 펜이 사각이는 소리가 이어졌다. 한참을 그러길, 점차 눈 앞이 흐려져서 글씨가 제대로 눈에 안 들어왔다. 눈은 꽤 좋은 편이라고 자부했는데. 이러다 근시가 올 지도 모르겠다. 열이 난 손바닥으로 눈가를 꾹꾹 눌러 문지르다, 의자 등받이에 걸쳐둔 겉옷을 주워들고 밖으로 나갔다.
이제는 제법 가을도 다 떠났지 싶다. 청동색의 베일이 하늘에 깔리는 걸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자, 어슴푸레한 입김이 입술 새로 흩어졌다. 짧은 감상은 여운도 남지 않는다. 담배 한 개비를 입술 끝에 걸치고서 불을 붙였다. 타는 가슴을 달래는 덴 담배가 제격이었다. 검지와 중지로 담뱃대를 잡아 깊이 빨아들이고, 입술에서 빼낸다. 느릿한 날숨과 함께 입안에 있던 연기를 한숨처럼 뱉어냈다. 난간에 나른하게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막연한 생각에 잠겼을 무렵, 주머니가 진동했다. 담배를 문 채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발신인, 모르는 번호. 당연히 누군지 알 리가 없다. 잠시 액정을 가만 내려다보다, 입술에 문 담배를 다시 바깥으로 빼내며 한손으로 액정을 밀어 귓가에 가져다댄다.
"네, 여보세요."
찬공기를 머금은 목소리가 연기와 함께 무심하게 흘렀다. -
17 김태화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1:39"서방니임, 오늘 지베에 나바께 업써요오..."
목에 빈틈없이 감긴 팔이 갑갑했다. 숨을 쉬려고 고개를 젖힌다. 들이마시는 호흡 안으로 섞여드는 오감을 자극하는 향수 냄새는 농염하고도 그 목적이 뚜렷해 노골적이었다. 태화가 소파에 머릴 받친 채 두 눈만 깜빡이며 목석 마냥 반응이 없자 그의 무릎 위에 앉아있던 여성이 끝내 단정히 정돈된 셔츠깃 위로 말쑥하게 튀어나온 태화의 목젖으로 입을 가져가려 했다. 그러자 주변인들이 그의 무릎 위에 앉아있던 여성을 뜯어말렸다. 같이 있던 무리의 여아이돌들이 죄송하다며 화사한 눈웃음을 날리며 술에 쩔은 여성을 데리고 룸 밖으로 나간다. 거의 업혀지듯이 부축을 받던 귀여운 얼굴상을 한 여성이 우욱, 하고 게워내는 추임새를 넣자 그 행동들이 한층 바빠졌다.
"미친년.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서방님이래."
김태화가 여자들이 나간 문을 바라보다가 웃으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계열사 사장이 저번 계약 성사 건으로 감사하다며 좋은 자리에서 대접한다길래 와봤더니만 오자마자 웬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여자가 품에 쏙 들어오더니 술이 좀 들어가자 갓 데뷔한 신인 주제에 잔뜩 꼬부라진 혀로 말끝마다 이사님에서 탈바꿈한 호칭인 서방님, 서방님하며 끼를 부려대는 것이었다. 자신을 이 방으로 불러들인 사장은 벌써 꽐라가 되서 부축을 받아 나간지 오래였다. 의도가 눈에 보이기는 했다. 이제 갓 데뷔한 신인이니 푸쉬해줄 사람이 필요했겠지. 지들끼리 열심히 견제하다 이미 밖으로 나갔지만. 혼자 남은 방안에서 그가 멍하니 천장 무늬를 바라보았다. 저 너머 스테이지에서 쿵쿵 울리는 클럽 음악이 닫힌 문 너머로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가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보며 온 연락과 연락처를 확인하다 누군가의 이름이 나오자 눈두덩이 위를 손가락으로 밀어올리다 말고 집중해서 액정을 바라보았다. 방 안에서 유난히 하얗게 빛나는 액정 위에는 최근에 저장된 이름이 떠 있었다. 이도윤. 사회의 부정부패가 씨알도 안 먹히는 청장도 아닌 일개 형사. 얼굴은 반반하지만 마른 몸과 다르게 우직하니 자신의 성정을 굽히지 않고 있는 남자였다. 거슬리는 새끼라고 생각했지만 처음 경찰서에 갔었던 날 범인을 심문하는 모습이 꽤나 섹시해서 강태균을 죽일 때 기쁘게 숨을 끊었더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또라이 새끼, 하며 치를 떨 형사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라 그의 손끝에 미미한 전율이 일었다.
자신을 보면 날을 세우며 어딘가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반응이 귀여웠지만 계속 이러다가 뒷 얘기라도 나오면 자신의 위치상 현실적으로 곤란했다. 죽일까? 예전부터 고려한 생각이었다. 그가 무언가 가만히 생각하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납치 후 감금? 갑자기 없어지면 티가 많이 나겠지. 왜 하필 직업이 경찰이람. 사실 이런 생각은 예의상 하는 것이었는데, 그에게 있어 답은 정해져있었다. 오롯이 자신의 의지로 복종하게 만드는 것.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자연스럽게 손에 볼을 부벼오는 강아지로 만드는 것. 내 말을 거부하는데 전율이 일게 하는 사람은 처음이다? 아니, 내 뜻에 이토록 완강하게 거부하는 사람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지. 길들이기 어려울수록 비로소 무너뜨렸을 때 오는 쾌감이 크다는걸 내 몸이 아니까. 뭐 하나 빠짐없이 완벽한 철옹성같은 환경에서 무서울 것 없이 자랐던 그에게 당당히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있을리가 없었다. 이의를 제기하거나 거부의 뜻을 나타내면 어느샌가 그의 주변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마치 이번의 강태균처럼. 상대를 정신적으로 무너뜨리느냐 육체적으로 무너뜨리느냐 중 그의 취향을 묻는다면 둘 다였다. 정신을 먼저 무너뜨리느냐, 육체를 먼저 무너뜨리느냐 중 취향을 묻는다면 단연 전자였다. 허나 허술한 듯 하면서도 융통성이 없는 형사에게선 틈이 잘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육체 쪽을 노리는게 낫겠다 싶을 즈음 머릿속에 방법이 스치듯 떠올랐다. 주변에 크게 아픈 사람이나 범죄자가 있으면 좋을텐데. 그가 주변조사라는 명목으로 굳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몇 번 신호가 가더니 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렸다. 네, 여보세요.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자 눈을 두어번 깜빡이다가 입을 천천히 열었다.
"지X 안 떨고 정상적으로 받는거 보니 내 번호 저장 안 했나봐."
평소와 달리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며 그가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딸기를 집어다 끝을 깨물었다. 딸기가 하얀 이빨 끝에 짓물러지며 그 안에서 나오는 즙으로 주체의 입술을 적셨다. 그가 입 안에 있는 내용물을 꿀꺽 삼키고는 말을 이었다.
"큰맘 먹고 준 건데, 서운하네."
눈을 내리깔며 남은 딸기의 윗부분을 접시에 갖다놓고 지그시 누르자 과육이 그의 손끝에서 으스러져 접시 위로 딸기의 과즙이 번져갔다. -
18 이도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1:57멈칫. 다시 입가에 담배를 가져가던 손이 우뚝 멈추었다. 도윤은 잠시 아무 말도 내지 못한 채 수화기 너머 들리는 낮게 파고드는 음성에 굳어버렸다.
처음엔 일진이 사나운 날이겠거니 했다. 어쩌면 되는 게 하나 없고 미뤄둔 일은 많고 당장 오늘 입은 옷도 별로였다. 그리고 그 일련의 스트레스 속에서 느껴지는 불안감. 무언가 자신이 잊은 것만 같은 기분. 하지만 언제나 알다가도 모를 게 사람 마음이라고, 평소처럼 지나가겠거니 하고 애써 무시하고 있었을 터다. …이 또라이 새끼, 내 번호는 어떻게, 도윤은 눈살을 찌푸리며 본능적으로 든 생각을 질책했다. 이사 정도 되는 사람이 일개 형사의 번호 하나 찾는 것 쯤은 숨 쉬는 것마냥 아주 쉬운 일이었다. 도윤은 담배를 쥔 채로 여전히 허공에 멈춰있는 손을 뒤로 뻗어 난간을 짚었다. 담배 끝에 맺힌 잿빛가루가 소리없이 추락했다. 마치 땅에서 안 보이는 손들이 올라와 발과 발목을 움켜쥔 것처럼 아래로 꺼지는 기분이었다. 주위는 모두 어둠으로 변했다. 이곳은 경찰서 옆 흡연구역이 아니라 끈적끈적한 검은 늪이었다. 간신히 사고를 되찾은 도윤이 뒤늦게 입술을 뗐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웬 더러운 게 묻어버려서 찢어버린 건 있어도."
기분과 달리 목소리는 아무렇지 않게 나왔다. 난간을 짚고 있던 손을 올려 다시 담배를 느리게 빨아들였다. 뒤채이는 속을 어찌저찌 달래며 도윤이 입술에서 담배를 멀리했다. 살짝 고개를 떨구며 날숨을 내쉰다. 그러자 들끓는 짜증이 연기와 함께 허공을 적셨다. 흩어지는 잔상을 잠시 내려다보다, 느릿하게 고개를 올리며 차갑게 대꾸했다.
"이사 씩이나 되는 분이 어지간히 시간낭비 하는 거 좋아하나 봅니다. 용건만 말해요." -
19 김태화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2:17서운하다. 마음이 모자라 아쉽거나 섭섭한 느낌이 있다. 사전 상의 뜻과 달리 그에게 있어 서운하다라는 단어는 '뜻대로 안 되어 유감이다'라는 그 이상 또는 그 이하의 단어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는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유감이라 좋았다. 형사가 그런 반응을 할수록 재미있으니까. 이런 느낌은 미국에서 어떤 여자를 목 졸라 죽인 뒤 처음이었다. 형사의 신상을 그의 입에서 캐내려는 그의 목적은 이미 저 뒤로 넘어가 있었다.
자신이 위험해질 것을 알면서도 도박을 쫓는 것은 본능이다. 자신을 절벽으로 몰아넣으며 품에 상대방을 안는 것. 본능이라는 이름의 가장 강한 촉매제에 휘둘리며. 일순 경련하는 다리를 꼬아 테이블 위에 올리며 소파에 파묻힌 몸을 일으켰다가 다시 파묻는다. 그가 제 손 끝에 으스러져 지금도 자신의 과즙을 진득하게 내뱉고 있는 테이블 위에 있는 딸기를 보며 말했다.
"그게 종이쪼가리가 아니라 동아줄이 돼도 더럽다고 안 잡을까?"
언젠가 내가 기필코 너의 수단이 되어줄테니. 쓰지 않으면 안되는 조커 카드가 되어줄테니까. 희멀건하게 뜨여있던 그의 눈이 나른하게 감겼다.
"형사님한테 전화하는게 왜 시간낭비야. 나도 없는 시간 쪼개서 전화하는건데."
평소 행실이 고삐 풀린 망아지 같아 일은 뒷전일 것 같지만 실제로 그러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눈 코 뜰 새 없이 서류가 밀려드는 바람에 이번 약속도 겨우 잡은건데 기껏 왔더니 신경써서 데려왔다는 여자들이 문득 떠오른 형사보다 못하다니. 문득 쌀쌀맞은 도윤의 말투가 들려오자 태화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전화기 건너편에서 짜증스러운 한숨 소리가 들려오자 한 쪽 눈썹을 들어올리던 그가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예민해? 그 날이에요?" -
20 이도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3:13태화의 말에 도윤의 눈썹이 실룩거렸다. 자신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한편으로는 순수한 감탄마저 들었다. 내 동아줄이 되고 싶은 건 아니고요? 대꾸하려던 말 대신 담배를 다시 빨아들인다. 어쩌면 약간은 당황스럽고, 한편으로는 불안한 느낌에 담배를 빨아올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반쯤 사라진 담배끝을 응시하다 그대로 스탠드 재떨이에 비벼 껐다.
자조적인 실소. 당신이 내게 도움이 될 수 있는게, 내가 당신을 필사적으로 찾을 날이 있을 리가 없지. 나는 그저 당신에게 거슬리는 형사새끼, 당신은 그저 내게 짜증나는 또라이 새끼,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닐 터였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그 틀이 변할 수는 없었다. 변해서도 안 되었다. 거칠게 목덜미를 문지르며 입술을 뗐다.
"몇 번이고 말하게 만들지 마요. 내가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때가 있다면 그건 지금이라도 당신이 옷 벗고 자수하는 것밖에는 없으니까."
그런 것 정도는 당신도 이미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요. 비아냥대듯 웃는 얼굴로 덧붙이다 저도 모르게 움찔한다. 입술이 터진 채라는 걸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쓰읍…, 도윤이 눈살을 찌푸리며 작게 신음했다. 손 끝으로 피딱지가 진 입술 끝을 조심스럽게 더듬었다. 고작 잠깐 입술끝을 올렸다고 다시 핏망울이 맺혀있더랬다. 하여간 예나 지금이나 손에 묵직한 추라도 달았는지 어딜 때려도 더럽게 아프게 때리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원인이 지금 자신과 통화를 하고 있는 그 때문이라는 걸 알기에 더 짜증이 치미는 것이었다.
예민? 그래, 말 한 번 잘했다. 가뜩이나 신경을 긁는 새끼가 한 명 있는데 그 새끼 때문에 되도 않는 귀싸대기를 쳐맞으면 기분이 단연 엿같아지지 않겠느냐는 말이 목까지 치밀었다. 도윤은 결국 휴대폰을 잠깐 아래로 내리며 개새끼, 진짜…, 하고 허공에 대고 욕짓거리를 작게 짓씹었다. 그리고는 다시 귓가에 가져다대고는 지껄였다.
"내가 그때도 말했지. 고작 지금 누리고 있는 것 가지고 기어오르지 말라고. 내가 예민해서 X랄하든 말든 그쪽이 상관할 바 아니고. 없는 시간 쪼개고 있는 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용건만 말하라고요. 내 말이 어려웠어요?" -
21 김태화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3:26"벗는 모습이 보고 싶어? 형사님 그렇게 안 봤는데 응큼하네. 다음에 만날 때 아양 잘 떨면 한 번 생각해보고 벗어줄게. 근데 나만 벗으면 불공평한거야. 알죠?"
도윤의 말을 들은 태화가 눈 전체를 슬쩍 휘며 웃었다. 옆에서 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저절로 탄식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였다. 절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얼굴로 그는 상대를 잡아먹을 계획을 호시탐탐 세우고 있었다. 상대가 동아줄을 잡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실행해야 할 계획을. ㅡ내 말이 어려웠어요? 오늘 엄청 섹시한데. 잠시 시간차를 두었다 한 층 격양된 말투로 쏟아내는 말의 끄트머리에 상대방의 얼굴을 상상하고 있던 태화가 대답했다.
"아니? 내가 왜 몰라, 병X도 아니고. 근데 형사님이 아까부터 내 심기를 슬슬 긁잖아. 현실을 직시해. 이번에 뒈진 새끼 핏덩이들 보다 와서 뵈는게 없나본데 지금 누가 기어오르는지, 그럼 누가 위험해질지 잘 생각하라고."
그는 도윤이 피해자 가족과 접촉한 걸 알고 있다는 투로 얘기했다. 도윤의 뒤에 붙인 사람이 있다는 건지, 경찰 사이에 정보를 전해주는 끄나풀이 있다는 건지 알 수 없는 말투다. 그 와중 상대의 없는 시간을 쪼갠다는 말이 걸렸는지 벽의 끄트머리에 걸려있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오늘 야간이라 시간 많은거 다 알아요. 주간 야간 주간 비번 비번 비번 야간. 아니야? "
평소에 외우고 있었기라도 한 듯 그가 높낮이 없는 말투로 빠르게 읊어낸 것은 형사의 요일별 스케줄이었다. 아무리 정해진 시간까지 근무를 한다고 해도 주어진 업무는 빨리 끝내는게 상책인 것을 알텐데도 요지부동인 태도이다. -
22 이도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4:06지 좋을 것만 골라 해석해서 듣는 꼴이 마음에 안 든다. 매번 그랬다. 지난번엔 뭐래더라. 범행동기를 물으니 뜬금없이 야하다니 뭐니 잘도 지껄이더랬지. 타이밍 좋게 쌀쌀한 밤바람이 뺨과 입술의 상처를 긁어내는 탓에 저도 모르게 인상을 와락 구겨버렸다. 그만 좀 해요, 웃기지도 않으니까. 가시 돋힌 말을 내뱉으려다, 그만 입술을 꾹 다문다.
어떻게 안 거지. 그래, 평소보다 예민해져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어디에도 제 행방을 알게 해줄만한 단서를 보인 건 아니었다. 특히나 그의 앞에선 제 생각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잠시 허공에 머문 차가운 눈동자에 파문이 일었다. 오늘 피해자 유가족을 찾은 건 부장밖에는 모르는 사실이다. 그것도 이미 다녀오고 난 뒤였다. 제 손에 못보던 파일이 들려있단 걸 깨닫고 말은 안 했지만 눈치껏 남들에게도 모르는 척을 해준 것이다. 그런 성정을 가진 사람이 제가 그를 지독히도 거북해한다는 걸 알면서도 말했을 리가 없다. 그럴만한 위인도 아니잖은가. 그럼 뒤를 밟혔나? 그는 언제든 사람을 돈주고 매수할 수 있으니까. ……괜찮아. 그래봤자 변하는 건 없어. 휴대폰을 쥔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을 주며 굳어있던 표정을 어색하게 풀어낸다.
"협박이라도 하는 겁니까?"
그거 권력남용이에요. 식은땀으로 축축해진 손을 억지로 외투 주머니에 숨기며 애써 여유롭게 입술을 뗐다. 꼭 돈만 있는 놈들이 마지막에야 '지금 당장이라도 여기서 짤릴 수 있어','가족이랑 오래 살고 싶지 않아?' 따위의 진부한 래파토리의 협박을 내놓더라고. 그것밖에 자기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아니까. 당신은 어때요. 당신이라면 어떨 것 같아. 당신이라고 다를 것 같아?
"그래서요, 거슬리는 면상 당신 앞에 대령시키고 싶으면 차라리 사람을 시키지 그랬습니까. 그런 거 잘 할 거 아냐, 당신."
아니면 이렇게 길고 긴 진부하고 날 선 대화를 하고 싶었나? 그건 또 없는 시간 쪼갰다는 사람 치고는 말이 안 맞지. 빙빙 돌려 말하는 것도, 행동으로 상대가 알아차려주길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죠. 그렇지 않나요? 한 마디면 끝날 것을 몇 년 몇 개월 동안 질질 끄는 거, 상대가 내가 아니더라도 당신 같으면 지겹지 않겠어요?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범인을 찾으려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 긴 시간조차도 하루처럼 짧겠지만 당신은 아니잖아.
"원하는 게 뭐예요."
어디 한 번 지껄여 봐. 서로에게 편하도록,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명확하고 깔끔하게 끝낼 수 있도록. -
23 김태화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4:23차라리 사람을 시키지 그랬느냐, 미행할 사람을 붙인 것을 비꼬는 듯한 말투였다. 제법인데. 지켜봐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사람인 이상 누구나 압박감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 사람에데는 지금 당장에도 어디서 지켜보고 있을지 모르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그런데도 이렇게 비꼴 수 있다는 건 둘 중 하나, 이 바닥에서 웬만큼 구른 베테랑이거나, 무서움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거나. 둘 중에 뭐지? 알고 싶어. 얼굴을 보고 얘기하고 싶어. 그가 충동적으로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있던 딸기를 한 움큼 쥐고 주물렀다. 이미 으스러진 그것들이 그의 손짓대로 손 안에서 으깨지고 본연의 모습을 잃어갔다. 하얀 셔츠 소매가 붉게 붉게 젖어들어가도 개의치 않는다.
"어휴, 형사님도 참. 누가 들으면 진짜 내가 죽인 줄 알겠어요."
흥미로운 표정으로 도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태화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진짜로 웃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입꼬리만 올라가서 웃음 소리를 내는 말그대로 인위적인 웃음이었다. 취조 때 그 새끼가 형사만 같았어도 안 죽였다는 말이나, 당시 여유로웠던 태도와는 사뭇 다른 태도다. 전화는 도청 위험이 있기 때문일까? 이유를 생각해보기 무섭게, 근데 그런 소리 해도 돼? 그렇게 말해주면 삘 받아서 그대로 실행할지도 모르는데. 그가 모르쇠로 일관하다 태도가 돌변해서는 전화기에 대고 속삭였다.
그 사이에 태화가 있던 방의 문이 조용히 열렸다. 이사님, 하며 입을 떼는 목소리의 주인은 아까 형사에게 전화를 걸기 전 무릎 위에 앉아있던, 연예인으로 갓 데뷔했다던 여성이었다. 나머지 두 사람은 어떻게 떨구고 온 건지 혼자 뿐이다. 이름이 뭐였더라. 그가 바라보고만 있자 문을 닫고 들어와 태화가 앉은 소파의 옆 소파에 다가와 앉는다. 젖어 과즙이 뚝뚝 흘러내리는 손을 내밀자 놀라는 기색도 없이 자연스럽게 입을 열어 제 손가락을 입 안에 넣고 잔여물을 핥아내기 시작했다. 목 울대로 깊숙히 손가락을 찔러넣어도 받아낼 뿐이다. 그러면서 욕망을 숨기지 않은 눈으로 올려다본다. 욕망일까, 야망일까. 태화는 그리 생각하며 깨끗해진 손을 입안에서 빼냈다.
"권력은 쓰라고 있는 거지. 근데 이건 협박하는게 아니라 협상하는 거."
검지 끝으로 눈썹 위를 톡톡 두드린다. 마치 자신이 권력 그 자체라는 것 같이.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리다가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자 취기가 덜 풀렸는지 품에 안기며 달뜬 숨을 뱉어낸다. 여자의 얼굴에 일시적으로 형사의 얼굴이 겹쳐져 한참을 바라보았다. 가슴팍에 놓여있던 여자의 조막만한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그가 제 머리를 헤집으며 대답했다.
"뭐긴 뭐야, 형사님이랑 그렇고 그런 관계가 되는거지."
간만에 그가 아이처럼 해맑게 웃었다가 한 쪽 눈을 일그러뜨리며 테이블에 올리고 있던 다리를 내렸다. 금속제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노련한 경영가는 상대에게 뭔가를 제안할 때 발화 전략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제안을 받아들였을때의 이득을 보여주는 것과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의 손해를 보여주는 방법이 있는데, 전자는 부드럽고 후자는 전자에 비해 강압적인 기질을 띤다. 태화가 둘 중에 뭘 쓸까 고민하던 도중 그의 입에서 짧게 끊어지는 듯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한숨 같기도 하고 어딘가 갑자기 아파서 낸 듯한.
태화가 도윤이 오늘따라 예민하다고 추측한 이유는 사실 별 거 없었다. 경험에 따른 직감. 태화가 물불 가리지 않고 어렸을 때부터 자의적으로 뛰어들어간 환경 속에서 길러진 그것이었다. 이따금씩 빨라지는 불규칙적인 숨소리와 미묘하게 낮아진 발화점. 아니, 이건 저번에도 그랬나. 하여튼 그런 것들과 오늘 도윤이 피해자의 유족을 접촉했다는 보고가 종합되어 이루어진 판단이었다.
"형사님은 원하는게 뭐예요? 그쪽이랑 노는게 재미있기는 한데 더 끌면 내가 곤란해져서."
요즘 태화는 한 사람 때문에 나름대로 골머리를 썩는 중이었다. 상무 이사 정희림. 통통한 체형에 머리가 벗겨진 노년을 바라보는 나이인 그는 태화가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로 태화가 내뱉는 말마다 사사건건 딴지를 못 걸어 안달이었다. 회장의 수혜를 받아 하이패스로 어린 나이에 자기보다 높은 전무이사의 후보 자리에 앉은 태화를 아니꼽게 보았다. 상무이사가 되어 제 측근들과 함께 주주총회를 제맘대로 주무르려 했지만 태화가 숫자가 한정된 이사회 임원으로 들어오면서 절친이던 전 전무이사의 명예퇴직이 당겨져 그 자리에 태화가 들어온것에 심술을 부리는 것이었다. 태화의 눈에는 정이사가 초조해 하고 있는게 보였다.
강 과장은 정 이사 라인이었다. 정희림은 최근 강 과장을 해한 범인으로 저를 의심하는 것 같았다. 뭐, 맞지만. 그의 앞에선 적당히 비위를 맞춰주긴 했지만 그는 자기가 이런 싸이코인걸 눈치채고 있는 것 같았다. 무시할 수 없는 연륜과 사람의 속을 꿰뚫어보니 적으로 두기엔, 특히 겉과 다른 속내를 가지고 있을 때가 많은 태화로서는 기분 나쁜 남자였다.
정 이사는 제 앞에서는 느글느글한 웃음을 항시 짓고 있지만 아무리 회장 아들이라도 새파랗게 어린 놈이 입사하자마자 전무보를 해먹는다고 뒤에서 ㅈ나게 호박씨를 까고 있을게 틀림없었다. 그 비스무리한 보고를 들을 때마다 태화의 입가에 비실비실한 미소가 새어나왔다. 지도 사장 빽으로 들어온 주제에 육갑도 다채롭게 떠네. 요즘엔 회의에서 죽은 강 과장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실없이 자기를 대화의 중심으로 끌어들이질 않나, 굳이 옆을 지나가던 제 이름을 부르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유치하고 속내가 뻔히 보이는 행동에 심기가 불편한 상태였다. 봐줬더니 적당히 기어오를 줄 모르고. 퇴근길에 골목에서 실수로 뒤통수를 갈길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자신에게 은밀히 이목이 집중된 이상 그 후에 누가 의심 받을지는 불 보듯 뻔했다. 태화가 미리 자신에게는 손을 못 쓰게 하려고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을 친 것이다. 눈치는 X나 빨라가지고. 이러려고 지X을 떨었어, 그 X같은 노친네가.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태화는 이를 갈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21세기의 자본주의를 빙자한 계급사회는 약한자가 먹히는 세렝게티의 초원과 같은 것을. 이빨을 숨긴 육식동물의 기싸움이 벌어지는 곳이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예화 그룹의 주주총회였다.
"현금으로 육천 드릴게. 내가 지금까지 서운하게 형사님한테만 신경을 못 썼네. 전담형사를 당일날 바꾼거라서. 이해하죠?"
태화가 살가운 목소리로 다른 사람의 가격에서 1~2천 더 얹은 가격을 제시했다. 보통 순찰대에서 근무하는 경사의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였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형사와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도윤과 계속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 방법은 나중엔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인생의 오점이 되기 때문에 받아들인 이상 대상자를 필연적으로 끝없는 굴레에 빠뜨릴 수 있었다. 수사망도 피하고, 도윤을 제 손아귀 안에 두려는 태화에게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방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예화 그룹의 간부들에게 매수된 형사와 검사들이 서울 지천에 깔려있었다. 물론 도윤의 주변에도. 아마 윗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진행되던 일륜의 작업 중에는 도윤이 당한 일도 포함이 되어있을 것이다. 물론 '반장이 도윤에게 손찌검을 했다'는 구체적인 사실은 그에게로 올라가는 수많은 보고에 걸러져 태화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
24 이도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4:43도윤이 휴대폰을 가져다댄 쪽으로 눈동자를 굴리며 잠시 눈을 가늘게 좁혔다. 기민한 귀가 반응한 탓이다. 희미하게 들린 목소리는 분명 여성의 것이었다. 남자와는 다른 부드럽고 연약한, 가는 숨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진다. 과연, 이러니 바쁠만도 하지. 도윤이 비소했다. 한심한 새끼. 협상? 그렇고 그런 관계? 멈출 새도 없이 신랄한 웃음을 짧게 터뜨렸다. 겨우 피딱지가 굳은 한쪽 입술이 다시 찢어졌지만 개의치 않는다. 비릿한 맛을 혀로 감싸안으며 실없이 웃음을 멈추었다. 나른하게 머리를 한 번 쓸어올리며 입술을 뗐다. 언제부터 협박이 협상이라는 말로 바뀐거죠?
"말은 바로해. 결국 당신 앞에서 꼬리 흔드는 모습이 보고 싶은 것 뿐이잖아."
당신이 손수 만든 목줄을 목에 차고서 무릎이라도 꿇어야지만이 당신의 정복감을 채워줄 수 있는 것 뿐이잖아. 그것도 아니면 꼭두각시 인형이라도 필요했나? 아니면 지금 당신 품에 있는 여자를 대신할 사람을 원했나? 하루는 당신 품에서, 하루는 당신의 침대 위에서, 꼴리는대로 손안에서 굴리고, 그게 지루해지면 내다 버리는 패로 만들어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은 개새끼처럼 버리겠지. 어느 쪽이든 진부하기 짝이 없었다. 그 순간 귓가를 간지럽히는 짧은 신음. 하나가 아니다. 아까의 여성의 것도 섞여있었다. 무언가 억눌린 듯한. …X발……. 이런 인간 하나 때문에 뺨이나 맞은 스스로가 우스워졌다.
제 손에 들어오면 당장은 제 모든 문제가 풀리게 될 거라 말을 하지만 정작 그것이 손에 들어오고 나면 그것의 매력을 잃기 시작했다. 다른 욕망들이 고개를 들고, 다른 부족한 것들이 느껴지고 그렇게 어느샌가 조금씩 조금씩 원위치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식으로 당신들은 사람들을 우롱하고 있었던 거야. 이 개같은 일들이 얼마나 반복할 것 같아? 이미 한 번 겪어본 일이잖아. 누군가는 고갈되고, 누군가는 시력을 잃은 것처럼 갈피를 못 잡고 버둥거리며 모든 것을 망가트려. 결국 그것이 자신을 죽게 만들거라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않아. 누구 하나 죽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내가 모를 것 같아? 잠시 이질거리는 사고를 바로하며 도윤이 퍽 건조해진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김태화 씨, 감탄고토라고 알아요?"
지금까지 이어진 대화와는 어울리지 않은 질문이었다. 딱히 대답을 들을 생각은 없었는지 도윤이 곧바로 덧붙였다.
"아무리 달디단 말이라도 결속력이 없다면 고작 독밖에 안 되는 거예요."
내가 말이 더럽게 안 통하는 개새끼라는 건 그 날 이미 눈치챘을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우리 둘 다 마냥 순수한척 굴기는 늦은 나이 아니던가? 그것도 아니면 당신 혼자 그 시간에 멈춰있기라도 한 걸까. …그것도 아니면 왜 하필 당신인거야. 도윤이 난간을 짚고 있던 빈손에 손톱을 세운다.. 의식하여 한 행동이 아니었다.
"당신이 그 사람들한테 주는 돈, 권력. 다 당신한텐 별 거 아니잖아. 그것도 아니면, 당신한테 별 거라서 내가 감동이라도 할 줄 알았어요? 그딴, 손톱 만한 별 거 아닌 관심과 편애를 받으면서 순순히 당신한테 꼬리라도 흔들어줄 줄 알았냐고."
도윤은 난간에 걸터앉은 몸을 느릿하게 일으키며 흡연구역 밖으로 걸어나갔다. 왜, 마음에 안 들면 지금이라도 사람을 시켜 당장 날 죽이라고 해요. 당신은 여느때처럼 입만 싹 닦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권력에 휘둘리는 건 이제 신물이 났다. 그 가증스러운 입술로 누굴 낚았지? 내 뺨을 때린 반장? 그 사람도 당신이 시켰던가요? 너무 기어오르지 않도록 손 좀 보라고?
당신의 말은 내게 전부 독이에요. 그건 알아? 당신에겐 아무렇지 않을 말 한마디 한마디가 허공을 휘저을 때마다 난 당장 발을 내딛을 곳조차 사라진다고. 그러니 제발 내 인생에서──…. 도윤은 감정이 격양되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으며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지껄였다.
"지금쯤 당신 품에 안겨 있을 여자랑도 할 일이 많을 텐데, 그런 분을 귀찮게 붙잡고 있으면 안 되죠. 더 할 말 없으면 이만 끊겠습니다."
제 말로 인해 일어날 부당한 일들은 이미 뒷전이었다. 그의 앞에서 꼬리를 내리는 건 죽어도 싫었다. 통화를 끊고 사무실로 들어가는 뒷모습에서 짜증으로 얼룩진 공기가 배어나왔다. -
25 김태화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5:34"어, 맞아. 형사님한테만 먹이를 안 줘서 심술 부리는거잖아요. 형사님한텐 꼬리가 없으니까 내 위에 올라와서 허리라도 흔드는게 어떨까? 내가 훅 가게 해줄게. 형사님이 아래서 울어주면 XX이 싹 비워질때까지 할 수 있을것 같은데."
일부러 그렇게 말하라고 배우기라도 했는지, 남성의 외설적인 부위를 같은 곳을 지칭하는 단어라도 천박한 용어를 골라 언급하는 태화의 입술에 출처 모를 담뱃대가 끼워물려졌다. 금장 까르띠에 위에서 위태롭게 흔들린 불꽃이 담뱃잎으로 만든 종이의 끄트머리에 들러붙은 지 얼마 안 되어 방안에 묘한 향이 감돌기 시작했다.
도윤의 말을 들은 태화가 뭔가를 유추해내려 위로 치켜뜬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렸다. 감탄고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그의 인생의 당연한 모토였다. 쓴 걸 뱉는게 당연하지, 근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내 말이 달지 않아? 태화의 귀엔 상대에게 제 말이 진심으로 들리지 않아서 호의를 거절한다는 말로 들렸다. 물론 지금 이 상황에서 진심이라고 도윤이 받아줄 것 같진 않았지만.
결속력? 무엇들 사이의 결속? 설마 너랑 나? 아니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말들? 허허, 하고 실없는 호흡이 새어나왔다. 하하, 하하하. 어느 쪽이든지간에... 어이없는 웃음이 다 새어나오자 입을 넌지시 가린 손가락 사이로 태화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내가 예화 물산 경영권 형사님한테 넘기면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면서 받아서 운영할거야? 아니잖아, 씨X. 형사님은 날 빵에 처넣는게 제일 중요하지.
"미안하지만 나한텐 별거랄게 없어. 근데 형사님은 좀 별종이더라고. 살다 살다 처음이야."
그니까 내가 처음으로 별거 한번 가져보려고 이러잖아. 협조 좀 해줘. 뒤로 이어지는 말을 듣지도 않은 채 도윤 측에서 전화가 끊어지자 그의 손에 들려 있던 휴대폰이 벽으로 날아갔다. 무심코 던진 것으로 보이는데도 대리석 벽에 파괴적으로 부딪혀 액정이 산산조각나 잔해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태화의 돌발행동에 몸을 흠칫 떨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는 여자와는 달리 별 관심 없는 표정으로 응시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스크립트 좀 떠와봐. 하루에 담배 몇 갑 태우는지까지 X나 자세하게."
여기에 들어온 처음부터 뒤에 서 있던 비서가 무미건조하게 대답을 마치고 방을 따로 잡을까냐고 묻는다. 태화는 손사래를 쳐보이고는 대충 손을 휘저어보인다. 비서가 문을 닫고 나가자 허벅지에 걸터앉은 여성이 눈치를 보다가 그의 볼에 손을 얹고 느릿하게 쓸었다. ㅡ지금쯤 당신 품에 안겨있을 여자랑도 할 일이 많을 텐데ㅡ 도윤의 말을 곱씹던 태화가 겉옷을 벗기는 여성의 손짓을 어깨를 뒤로 젖혀 거들었다. 별 영향은 없겠지만 지켜볼 필요는 있지. 그의 입술에 물린 것이 어느새 여성의 손가락에 끼워졌다. 타들어가는 담뱃잎 종이에 싸인 그것의 연기 사이에서 부숴지는 흔하디 흔한 열락을 즐길 시간이었다. -
26 이름 없음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6:03----------- 시간선 정리 -----------
-
27 이도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6:57지난 밤에 한참 쏟아진 함박눈으로 온 세상이 창백하게 물들었다. 기상청 말 같은 거 잘 안 믿는데, 요새 눈 오는 건 귀신 같이 맞히더랬다. 누구도 밟지 않은 하얀 길을 보며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을 창문 너머로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는다. 저렇게 좋을까. 절로 바람빠진 미소가 샜다. 하지만 신호가 바뀌기 무섭게 도윤은 다시 부드럽게 엑셀을 밟았다.
군대 다녀오고 사회생활 하다 보니 이제 제 마음 속에서 눈은 그냥 하늘에서 내리는 폐기물 취급이다. 추워, 미끄러워, 길 막혀. 집에서 창문으로 눈 내리는 걸 보면서 예쁘다고 생각해 본 지가 꽤 된 것 같았다. 기껏해야 집에 놀러오는 동생이 눈 온다며 애처럼 웃는 모습을 보고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는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차장에 희뿌옇게 서린 김을 와이퍼로 닦아냈다. 세상이 희었지만 도로만은 녹은 눈으로 지저분했다. 곧 크리스마스였다. 하지만 사방에 내걸린 색색의 등은 때묻은 어른에게 더 이상 설렘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적막한 공기만 맴도는 차안에서, 도윤은 왼팔꿈치를 창가에 걸쳐 피딱지가 맺힌 입술 끝을 손끝으로 톡,톡 건드리며 빈손으로는 핸들을 움직였다. 그러다 문득 히터 위에 있던 휴대폰 거치대가 진동했다. 도윤이 휴대폰 액정에 뜬 이름을 눈동자만 굴려 확인하고 휴대폰을 거치대에서 빼내 액정을 밀었다. 같은 팀의 경사인 한 국이었다.
"어, 국아."
「형님, 어디쯤이십니까?」
"다 왔어. 무슨 일 있어?"
「부장님이 찾으시던데, 오늘 오전 반휴 내셨던 거 말씀 안 드리셨나 해서요.」
"무슨 소리야. 내가 저번주부터 얘기했는데."
「하이고, 그럼 요새 정신없어서 깜박 하셨나보네. 일단 제가 말씀은 드려놨습니다. 오시면 한 번 얼굴이라도 비추세요. 길 미끄러운데 조심히 오시고요.」
"그래, 알았어. 고맙다."
통화를 끊은 도윤이 익숙하게 한숨을 머금었다. 그래도 바쁜 일이면 직접 전화라도 했을 텐데, 부재중도 찍히지 않은 걸 보면 급한 일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건 그렇고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골치 아픈 거 더 떠앉기는 싫은데.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도윤은 마지못해 가던 길을 재촉했다.
아침 일찍 애들이 나와 눈을 치웠는지 경찰서 구석에는 수북히 밀려쌓인 눈으로 가득했다. 차갑게 언 손을 둥글게 말아 입가로 가져가고는 뜨끈한 입김을 불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부장이 저를 불렀다. 급한 일이면 전화라도 하지 그러셨어요. 코트를 벗어 행거에 걸며 말하자 아침부터 지X맞게 정신없어서 제가 반휴 낸 것도 새까맣게 잊었다며 부장이 익숙하게 푸념을 풀더랬다. 바쁘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었는지, 이번엔 멀리서 반장의 부름이 들려왔다. 부장을 찾는 소리였다. 먼저 반장실로 들어가는 박완태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욕짓거리를 한숨처럼 뱉어낸 부장 김강한이 조금 이따 얘기하자며 뒤따라 반장실로 들어갔다.
잠시 의아한 얼굴로 닫힌 반장실문을 바라보며 자리에 앉기 무섭게, 이번엔 옆에서 제 안부를 묻는 소리가 들렸다. "맞았다며, 얼굴은 괜찮냐?", 도윤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올렸다. 같은 직급의 서영식이었다. 앉아 있는 저를 서서 바라보던 그가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입에 물며 시선만 더 내려 제 입술을 바라봤다. 곧 알만하다는 듯한 실소가 소리없이 흘렀다. 이번엔 또 뭐때문에 그런 거냐며 묻기도 전에 도윤이 먼저 대화를 잘라냈다.
"안 괜찮으면 어쩌게요. 까라면 까야지."
대수롭지 않은 어투로 무심하게 대꾸하며 도윤이 데스크탑 전원을 켰다. 제 말에 잠시 말이 없던 그는 곧 어깨를 으쓱이며 맞네, 맞아. 하고 의외로 순순히 물러나주는가 싶더니, 머잖아 종이컵을 한손으로 구겨 휴지통에 버리는 소리를 내었다.
오후 네 시가 다 되어갈 즈음에 반장실에서 나온 부장이 저를 불렀다. 일이라도 분담하려하나 싶어서 다가가자 불쑥 파일철을 내밀더랬다. 파일철을 흘긋 내려다본 도윤이 다시 부장을 바라보며 무언의 눈빛으로 묻자, 제 시선을 눈치챈 부장이 저는 보지도 않고 빈 회실이 있는 쪽으로 고갯짓을 했다.
"저쪽 안 쓰는 회실 있지. 일단 이거 가지고 들어가있어라. 나도 하던 것만 끝내고 바로 들어갈 테니까."
아지랑이마냥 엉뚱한 대답을 내놓는 부장이 이상하다고 느낀 건 그즈음이었다. 답지 않았다. 잠시 석연찮은 눈빛으로 부장을 바라봐도, 부장은 안 가고 뭐하냐며 들고 있던 파일을 흔들거릴 뿐이다. 결국 마지못해 파일을 받긴 했지만 무언가 발목을 잡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리모델링 이후 사용할 일이 없던 회실은 크지 않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벽면엔 비어있던 책장 몇이 나열되어있었고, 유리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긴 3인 소파 두 개가 배치되어 있었다. 그래도 청소는 계속 하고 있던 모양인지 퀘퀘한 냄새는 나지 않는다. 도윤이 파일을 들고 소파 가운데 자리에 앉아 테이블 위로 스크립트를 내려놓았다.
문득 아까 반장실에 들어가서 꽤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던 게 머릿속을 스쳤다. 거기서 무슨 말을 들었던 게 분명하다. 젖은 낙엽마냥 불편하고 찝찝한 감각을 떨칠 수 없어 저도 모르게 입술 안 연한살을 자근자근 깨물어댔다.
도윤은 상체를 숙여 손으로 파일철을 펼쳤다. 그리고 펼치기 무섭게 거짓말처럼 움직임이 멈췄다. 입술을 짓씹어대던 것도, 파일철을 잡고 있던 손도. 뒷목에 핏기가 가시는 게 느껴졌다.
부장이 준 스크립트에는 익숙한 사람의 신상정보가 적힌 종이가 있었다. 반가운 얼굴은 아니었다.
"……하, 진짜."
김태화였다. 그 얼굴을 잠시 어색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린 채로 멍하게 내려다보던 도윤이 보기 좋게 허탈한 숨을 작게 흘렸다. 이거였어? 둘이서 얘기하던 게. 웃음기도 없이 웃는 소리를 냈다. 생각해보면 이상했다. 애초에 버젓이 다른 애들도 있었음에도 구태여 저를 불렀을 때 눈치 챘어야 했다. …X발 새끼들. 절대 가만히 내버려두는 법이 없지. 스크립트 안의 반질한 얼굴을 노려보며 한손으로 마른 세수를 할 때, 동시에 회실 문고리가 돌아갔다. -
28 김태화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7:13어지러워.
태화가 게슴츠레 뜬 눈을 끔벅였다. 창 밖으로 보이는 거리가 돌멩이를 던져 넣은 수면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오늘 뽕을 맞았나. 미룰까요? 앞좌석에서 비서가 하는 말에 태화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말했다. 아니, 갈래... 데려다 줘. 잠이 짙게 묻은 목소리였다.
해가 밝을 때까지 정줄을 놓고 유흥을 즐긴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후회가 될 정도로 8시간 동안 논스톱으로 이어진 회의는 꽤 고되었다. 광란의 밤을 보내고 곯아떨어져 회의가 시작한 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나 불순하게 놀다왔어요, 하는 향을 여과없이 풍기며 문을 열고들어온 태화를 이사들이 귀신보는 눈으로 쳐다보았었다. 그런 아들을 오랜만에 회의에 참석했던 회장은 어떻게 바라보았나. 기억나지 않는 것은 기억할 가치가 없는 거라고 태화는 생각했다.
이유비라는 이름이 연속으로 진동을 일으키자 태화가 카시트 위에 핸드폰을 뒤집어 놓았다. 저번 도윤과 통화가 끊어지고 나서 밤을 같이 보냈던 여성이었다. 그 이후로 연락이 끈질기게 들어와 심심할 때마다 한 번, 두 번... 그렇게 만남을 가지다 보니 매일같이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지경에 이르렀다. 밤을 보내는 횟수만큼 여자의 목을 비롯한 신체에 붉고 푸른 자국도 늘어났고. 크리스마스에 캐롤풍과 R&B 장르가 섞인 곡으로 데뷔를 해 마지막이라는 제목으로 음원 차트를 석권했고 크리스마스를 갓 떠나보낸 거리에는 그 곡이 수없이 나오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태화는 정작 본인은 그 노래가 무슨 노래인지도 몰라 그 쪽 거리로 시선도 주지 않은 채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렇지 않게 경찰서의 안쪽으로 들어가도 아무도 시선을 주지 않았다. 항상 보던 사람을 보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시선이 몇번 스쳐지나듯 머물렀을 뿐. 그 기이한 풍경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자리잡은 태화는 비서가 일러준 번호가 적혀있는, 처음 보는 회실의 문고리를 일말의 고민도 없이 잡아돌렸다.
"난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는데 아무 방 문고리나 잡고 들어오니까 형사님이 있네."
안녕, 형사님. 나 안 보고 싶었어? 비틀비틀 꺾이는 걸음으로 회실 안 쪽으로 걸어들어와 문을 무신경하리만치 쾅 닫고 도윤의 맞은편에 가까스로 앉은 태화의 입꼬리가 매끄럽게 올라갔다. 여성이 쓸 법한 향수 냄새와 호텔 방향제 향에 절은 자켓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3인용 소파에 길게 드러누워 회실 안의 공기를 들이켰다 내쉬며 입을 열었다.
"방은 잘 잡아놨네, 마음에 들어."
같은 방에 있으니까 정말 좋다. 저번엔 지켜보는 눈이 많아서 거슬렸는데. 감각이 예민한 코로 알코올 냄새가 들어와 머릿속을 휘저었다. 이 냄새는 밖에서부터 나는 냄새인가, 안으로부터 나는 냄새인가. 이 냄새 싫어. 몸을 반쯤 일으킨 그가 대뜸 도윤이 뒷목을 잡아당기며 목덜미에 깊숙히 얼굴을 묻고 냄새를 맡았다. -
29 이도윤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48:49열린 문 틈 사이로 피곤에 젖은 듯한 그가 보였다. 쾅 하고 문이 비명지르며 닫히기 무섭게 도윤이 저도 모르게 손끝을 움추렸다. 영영 다시 열리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건 왜였는지.
그래, 폭풍전야였다.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단단히 대비해두지 않으면 아차 하는 사이에 휩쓸려 가버릴지도 몰라. 단단히 붙잡아. 그것이 어떤 물체이든, 누구든. 안전한 것에 의지해야해. …그런데 이곳에 내가 붙잡을 것이 남아는 있었나?
그는 금방이라도 제 발에 걸려 넘어질 것 같이 휘청이면서도 용케 길을 찾아 제 맞은편 소파에 앉더랬다. 테이블에 대충 던져진 자켓으로부터 불쾌한 향이 진동했다. 처음 만난 날 맡은 건 아니었다. 그땐 조금 더……, 거기까지 생각을 멈춘 도윤이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좁은 방안에 방향제라도 뿌린마냥 퍼져나가는 알코올냄새는 마냥 낯선 것이 아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그게 제 앞의 사내에게서 나오는 거라면 얘기는 달랐다. 여자의 냄새가 났다. 호텔 특유의 방향제 냄새도 났다. 며칠 전의 통화. 도윤이 한심하다는 눈길로 유려한 미소를 마주했다.
당신의 아버지, 예화그룹 회장말이야. 당신을 알면서도 그 자리에 당신을 앉혔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지. 과거에 당신에게 잘못한 거라도 있어서 지금에서야 보상이라도 해주는 건가? 당신이 이런식으로 음주가무를 즐겨도 막아내지 못할 정도로 약점 잡힌 거라도 있어? 나오지 못한 말들이 함축되어 비아냥대듯 혼잣말처럼 흘렀다.
"예화그룹 회장이 아주 대단한 아들을 두셨군. 회사꼴 잘 돌아가겠어요."
그가 하는 말엔 대답조차 않았다. 길쭉한 몸이 소파에 나른하게 뻗은 모습을 보며 그제야 며칠전 취조실에서 그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참고인 조사 때는 단 둘이서 보자, 도윤아.
할 이유가 아직도 남아있었나. 당신들에겐 그저 필요상의 절차일 뿐. 안 그래? 이 인형극의 작가와 감독은 당신, 무대의 배우는 당신이 매수한 모든 자들. 그 안에서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홀로 동떨어진 나. 제목은 추격전. 누가 누굴 쫓는지, 누가 누구에게 쫓기는지는 모르겠지만 연출로는 정말 딱이지.
실없는 냉소가 입술 끝에 스미기 무섭게, 예상치 못한 손길을 밀어낼 틈도 찾지 못한 몸이 맥없이 홱, 하고 이끌렸다. 윽, 하는 작은 단말마와 함께 목을 끌어당기는 힘에 이기지 못한 몸이 테이블 위로 기울며 한쪽 무릎을 테이블에 올린 모양새가 되었다.
다행인 건 자신이 그나마 이 바닥에서 구른 경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길게 뻗은 다른 한쪽 다리를 반사적으로 아래에 뻗어 바닥을 짚고, 한 손으로는 테이블을 부여잡은 덕에 앞으로 고꾸라지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힘을 더 준다면 언제든 앞으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무척 위태로운 균형이었다.
"당신…!"
도윤이 빈손으로 그의 어깨를 부여잡으며 목울대를 울렸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욕짓거리가 터져나오지 못한 채로 어깨가 흠칫거린다. 그날과 달리, 목덜미에 완전히 얼굴을 묻은 채로 길게 숨을 들이마시는 숨결에 등골이 오싹했다. 알코올냄새 틈으로 일전에 맡아본 정체 모를 향이 후각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 향은 꼭 약이라도 한 것처럼 계속 들이키다간 중독될 것만 같은 데가 있었다. 인위적인 향이라면 질색을 하는 자신인데도 무심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치가 떨렸다.
그가 더 끌어당기기 전에 도윤이 먼저 어깨를 부여잡던 손으로 거칠게 그를 밀어냈다. 호흡을 틀어막힌 게 아닌데도 절로 숨이 흐트러졌다. 도망이라도 치는 사람처럼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본다. 차가운 입술은 금방이라도 욕짓거리가 튀어나올 것처럼 희미하게 씨근덕거렸다.
"실컷 뒹굴고 마실대로 마셨으면 잠자코 집구석에 처박혀있을 것이지 여기까지 와서 무슨 개수작이야. 참고인조사? X발 그 딴 거 이제와서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는 거 당신도 잘 알 거 아니야."
그것도 아니면 내가 그거 하나 붙잡고서 어떻게든 되돌려보겠다고 발악하는 모습이라도 보고 싶었나? 아니, 당신이라면 그러고도 남지. 네살 배기 어린아이마냥 제가 가질 수 없으면 결국 망가뜨려버리는 새끼잖아, 너.
아직까지도 젖은 숨결이 목덜미를 핥고 있는 것만 같은 감각에 그가 파묻었던 쪽의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감싸안았다. 어쩌면 손톱을 세웠나. 차가운 목덜미에 남은 온기. 끔찍했다. -
30 김태화 기타 정보 (잡담 추출) (1388716E+5) 2017. 12. 31. 오후 6:55:05▶재벌 3세
▶미국시민권자라 군대 안 감
▶아버지 : 예화그룹 회장
▶직급 : 전무보(이사)고 직책은 경영조정실장. 불리는 호칭은 이사님이나 실장님. 보통 사외에서는 이사님 사내에서는 실장님으로 불림.
▶전무>상무라서 희림씨가 엄청 견제하고 있어. -
31 이도윤 기타 정보(신상) (1388716E+5) 2017. 12. 31. 오후 7:01:221. 가족
▶이형욱(父/당시 52세, 10년 전 사망(이도윤 당시 19세)) : 가온주식회사의 사장이었으나, 급격히 경기가 나빠지며 주식부도로 인하여 사업이 망하고, 이후 알코올중독 및 도박, 가정폭력, 아동학대, 아동성폭행 등으로 재판에 넘어가 총 징역 5년을 선고받음.
출소 이후, 만취한 상태로 도로를 활보하다 승합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사망.
그가 생전에 빌린 돈으로 불어난 빚더미는 자연스럽게 가족에게로 돌아가게되었다.
▶서영희(母/당시 58세, 4년 전 사망(이도윤 당시 25세)) : 사업 부도 후, 남편 이형욱의 온갖 폭력에 시달린 피해자 중 한명.
수년간 빚을 값아나가며 두 아들과 살아가다 건강악화(암 말기)로 사망.
▶이서윤(동생/현재 19세) : 현재 수도권에 위치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으며 거기에 들어가는 온갖 학업비와 기숙사비, 생활비는 도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없는 형편에도 자신을 지원해주는 형에게 미안해서 본인이 알바를 하겠다고 했다가 도윤에게 혼이 나 덕분에 지금은 본인이 하고 싶은 학업에만 집중.
의대 지망생. 의사가 꿈이다.
서윤에게 있어 도윤은 친형을 넘어선 존재. 거의 도윤에게 키워졌다시피 자랐기 때문.
2. 행보
▶~13세 : 사립 초등학교 졸업 직후 아버지 이형욱의 사업 부도.
▶~18세 : 학업과 여러개의 알바를 병행하며 어머니 서영희를 도왔다. 새벽 알바가 끝나면 동생 이서윤을 깨워 아침을 차려주고 학교에 보낸 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저녁 6시까지 알바를 뛰고 집으로 돌아와 동생의 저녁을 차려준 뒤 다시 야간 알바를 나가기를 반복.
▶19세 : 아버지 이형욱의 사망. 형식적인 장례조차 치르지 않으려 했으나 어머니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화장하여 납골당에 안치해두었다.
▶20~21세 : 수석 장학생으로 졸업 후 군복무.
▶22~23세 : 제대 후 경찰공채시험 준비. 시험 준비를 하면서도 돈이 되는 일은 죄다 뛰었다. 들어오는 돈은 생활비, 동생 용돈 및 학비, 그리고 빚청산에 쓰였다.
▶24세 : 공채시험 필기 합격, 이하 신체검사, 체력섬사, 적성검사, 서류전형, 면접시험을 통과하며 경찰관 입직. 1년간 서울 중부권의 경찰서 지구대로 발령
▶25세 : 어머니 서영희 암 말기로 사망. 근무 중 인사발령으로 인산 형사과 강력계에 결원이 생기면서 추가 인원선발, 즉 보직 공모가 나와 응모하였다. 이후 면접 합격으로 강력계로 선발되면서 강력2팀으로 이동. 당시 팀에서는 가장 막내였다.
▶26~28세 : 프로파일러 준비로 수사경과를 통해 교육과정을 이수. 범죄심리학 전문으로 당시 단순히 본인이 원하여 범죄심리사 I,II 자격증 취득.
▶29세 : 해를 넘어가며 팀장으로 계급이 올라갔으나 호칭은 형사로 지칭한다. (내부:팀장님 / 외부:형사님)
3. 강력2팀 - 본인포함
▶박완태(男/50세/반장)
▶김강한(男/47세/부장)
▶서영식(男/35세/팀장-경위)
▶이도윤(男/29세/팀장-경위)
▶한 국(男/29세/경사)
▶박수용(男/28세/경사)
▶강 현(男/27세/경사)
▶도영태(男/27세/경사)
4. 이도윤
▶폭력과 학대에 익숙하다. 그렇다고 애정이 부족했다고 느끼진 않으며 특별히 정신치료를 받은 기록이나 눈에띄는 정신적 장애 및 애정결핍증상도 없다. 그냥 차갑고 신랄하며 예민한 면이 있을 뿐. 아버지 이형욱이 죽고 어머니 서영희의 보살핌에 의해서였는지, 애초에 애정과 사랑이라는 것 자체를 느낄 여유도 없이 자라서 무관심해졌는지 본인도 모르는 눈치. 어쩌면 그 자체가 정신적 장애일 가능성도 있겠다.
이도윤은 아버지에게 죽도록 두들겨 맞은 날이면 화장실에 가서 얼굴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작은방에 들어가 우는 동생을 달래곤 했다. 이 무렵부터 기억하기 싫은 사건에 대해서는 그냥 잊어버리거나 잊은 척 하거나, 다른 상징적 비유를 붙여 꿈 속의 일인양 치부하는 경향이 눈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가장 끔찍한 기억은 맞고 싶지 않아서 작은방으로 숨었을 때, 아버지가 열쇠로 문을 따고 들어와 동생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두들겨 패던 것. 그래서 본인의 개인 공간에 누군가 침범하는 것을 극도록 두려워한다.
▶멍이든 어머니의 얼굴과 우는 동생을 바라보며 처음 느꼈던 건 무력감, 절망감. 게다가 어머니와 동생이 자신만 바라보며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는 것을 보일 수 없었다. 그 이후부터 자신의 감정이 드러나면 자신을 약하게 볼 것이며, 그럼 언젠가 당할지 모른다는 강박증이 생겨 필사적으로 자신의 원초적인 감정을 억누르며 자람. 만약 이형욱이 사고로 사망하지 않았으면 언젠가 이도윤이 아버지를 죽였을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자기방어가 다른 사람보다 현저히 높다.
▶반장 박완태와도 처음부터 껄끄러운 관계는 아니었다. 이번 예화그룹 살인사건을 맡게 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함.
▶막내 강 현과 도영태는 서로 동기. 이도윤이 경위로 올라가면서 들어왔다.
▶강력1팀과 3팀 사무실이 같은 층에 붙어있어서 자주 대면하는 사이인듯. 원체 관계를 쌓아가는 타입이 아니라 사이가 좋고 막역하기보다 시덥잖은 대화 정도는 나누는 모양.
▶2층은 수사팀 전용. 한창 프로파일러와 범죄심리사 자격증을 준비할 때 그쪽 여팀장에게서 자료 도움을 받은 적이 있음.
▶현재 직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오피스텔에 산다. 둘이 살기 적당한 평수. 몇 달에 한 번씩 동생이 주말에 자고 갈 때가 있어 일부러 평수를 넉넉하게 골랐다.
▶차모델은 K3 -
32 도윤주 ◆EKNnjDCuA2 (1388716E+5) 2017. 12. 31. 오후 7:44:04후하후하 다 옮겼다 *''* 이곳에서 다시 태화와 도윤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다니 아직까지 실감이 안나 ㅠㅡㅠ 그대로 끝날거라고 생각했는데.. 흑흑
그리고 1레스에 첨부된 노래 넘나리 내 취향인것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디서 이런 노래를 알게된거니 태화주야ㅠㅠㅠㅠㅠㅠㅠ 깨질듯 아닐듯한 위태로움과 아슬한 잔잔함이 둘의 관계성과 너무 딱 맞는 것 같아 *-_-* 느므느므 좋다!ㅎㅎㅎ 좋은 노래 추천해줘서 고마워용! 히히 -
33 태화주◆YGvZSU.DcE (4989058E+6) 2018. 1. 1. 오전 12:00:02도윤주 새해복 많이 받아!!!!!!!!!! 사랑해!!!!!!
-
34 도윤주 ◆EKNnjDCuA2 (5477349E+6) 2018. 1. 1. 오전 12:33:17잠들기 전에 새해인사 남기고 싶어서 들어왔는데 먼저 남겨주고 갔구나 상냥한 태화주..*''* 그래도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는ㅇ데! 나 연습해왔는데!(?)
태화주도 새해 복 가득 많이 받고 올 한 해 행복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랄게~!! 나도 많이많이 사랑해 사탕해 애정해!!!*-///-* 남은 연휴도 즐거이 보내요! -
35 태화주◆YGvZSU.DcE (4989058E+6) 2018. 1. 1. 오전 1:37:2200:00:00을 맞추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아직 밖인데 12시가 얼마 안남아서 헐레벌떡 달려왔어. 10월부터 내 파트너 해주느라 너무 수고했고, 중간에 한 달의 여백이 있었음에도 그 자리에서 기다려줘서 너무 고마웠고, 고맙고, 앞으로도 고마울 것 같아. 이거 쓰는데 눈물이 나려고 하네.. 도윤주의 따뜻한 말씨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씨는 나를 언제나 감동시켰어. 말은 안 하고 있었지만 항상 느끼고 있어. 2018년도 도윤이와, 도윤주와 보내게되서 정말 기쁘다. 무지 부끄럽지만 진심이야8ㅁ8 흐엉억어엉 흐어어엉 진짜 부끄러워...(오열) 도윤주가 나를 위해 사랑한다는 말을 연습해왔다곸ㅋㅋㅋㅋㅋ진짜 나 운다...ㅠㅠ 다시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찾아와줘서 인연을 이을 수 있게 해준 도윤주한테도 너무 고마워. 지금 시작하는 이 해가 도윤주에게 행복할 해이길 진심으로 바라. 잘자, 도윤주. 도윤아 생일 축하해!
P.S. 태화는 오늘 하얀 셔츠에 푸른기가 더 도는 듯한 네이비색 쓰리피스 수트를 입고 왔어! 그 위에 심플한 은색 넥타이핀. 저번엔 검은색 원버튼 재킷에 스트라이프 패턴의 회색 조끼, 자주색 넥타이로 포인트를 주고 그 위에 얇은 체인형 타이 액세서리를 하고 왔어. 족쇄 줄 같다고 본인도 좋아해.(...) 자주색 넥타이 자체도 꽤 화려했어.
사실 편한 사복을 선호하는데 회의나 공적인 일이 있을땐 이미 스타일링이 되어서 걸려있는 옷을 입고 다른 날엔 사복을 입어. 사복 입는 날이 극히 드물겠지만ㅋㅋㅋ 사복이거나 정장은 입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날티가 난다 싶으면 그날은 태화가 알아서 입고온 날이야.
태화도 도윤이같이 칠흑같은 검정색 머리야! 가끔 객기 부려서 갑작스레 백금발 같은 머리를 하고 오긴 하는데, 형식상 차분한 이미지를 보여야 하니 검은색 머리를 하고 있어. 그래서 그런지 햇빛에 비추면 카키색이 감돌아. 하지만 트리트먼트를 받아서 결은 무지 좋은 편.
도윤주가 마지막으로 물었던게 이 정도였나..? 도윤주 마지막 잡담이 나한테 없네ㅜㅜ 혹시 있으면 보여주라. -
36 도윤주 ◆EKNnjDCuA2 (5477349E+6) 2018. 1. 1. 오후 7:20:28내가 어제 얼마나 정신이 없었으면 무슨 생각으로 태화 생일을 그냥 지나쳐버렸을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태화야 너무 미안해 따흑...;_; 그리고 늦었지만 태어나줘서, 존재해줘서 고마워! 너란 남자 때문에 매일이 심장이 해로워..이젠 병원에서도 안 받아준대 어떡할거니(태화:(정색)) 무튼 태화도 생일 축하해~!-///-
나..몰랐다...장문편지...올라올 줄...이렇게... 태화주는 예고 없이 이렇게 사람 울리는 레스 써주면 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진짜 해준 것도 없는데 나는 태화주한테 예쁜 마음과 감정을 너무 많이 받아서 나도 막 눈물나려고 하네. 내 유리멘탈...우리 가치우까..?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아니 정말 이건 반칙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 다 말해버리면 나는 무슨 말로 보답해야할지 모르겠어 ;ㅡ; 고맙다는 말로는 너무 부족한 것 같아서 고맙다는 말보다 더 고맙다는 표현은 왜 없는건지 세종대왕님께 투정부리고 싶어져(아무말)
으윽 부끄러워하는 태화주가 너무 예뻐서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은데도 자꾸 부끄러워하는 모습 보고 싶어진다 *-_-*(보둥보둥) 나도 늘 고맙고 또 고마워요. 처음에 다가간 나를 허락해줘서 고맙구 연말을 같이 보내게 해줘서 고맙구 또 태화와 도윤이의ㅇ 이야기를 같이 이어가게 해줘서 고마워요! 아악 신년 감수성으로 괜찮을 것 같았는데 나도 넘 부끄럽ㅂ습니다...ㅇ(-( 나에겐 특별한 해야. 태화주랑 태화랑 함께 시작했으니까 u.u 태화주에게도 올 한 해 말이 다가와도 올 한 해가 참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생각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늘 바랄게~ 고마워!
허억 그리고 태화 흰셔츠에 네이비색 쓰리피스 수트.... 은색 넥타이핀......하하 하하하아아하하으흐흐그그규ㅠㅠㅠㅠㅠㅠㅠ(웃다가 운다) 느므느므 예쁘겠ㄷ다....걸어다니기만 해도 화보겠네 우리 태화 ^^* 아악 그리고 취조실 때 태화 복자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미친거 아닐까.....여기 내 무덤일거야 아주 행복한 나날들이었어...(곱게 누우며) 체인형 타이 액세서리 나 진짜ㅠㅠㅠㅠㅠ치입니다ㅠㅠㅠㅠㅠㅠ 하.....정말 더 말을 잘 하고 싶은데 지금 내적상태는 엄머 태화양ㅁ;ㅣㅏ널 ㅏㅇ;ㅣ마ㅓㅏㄴ더;리 이 상태라 겨우겨우 심장을 부여잡고 눈물만 흘리고 있어... 태화야 고맙습니다(?) 요정이야(?) 역시 이 세상 미모가 아니라구ㅠ_ㅠ!!
헉 태화 흑발에 빛비추면 카키색 맴도는 거 넘나리 섹시한거.... 아니 아 근데 계속 태화 복장 상상하니까 오늘 잠은 다 잤어ㅠㅠㅠㅠㅠ으흑흑
앗 아니야 내가 질문한 거 다 대답해주었어요!ㅠ_ㅠ 태화주의 상냥한 마음씨에 또 한 번 녹아내리고...!!! 사실 잡담의 대부분이 다 태화랑 태화주 앓이글이라 다시 보여주ㅈ기가...ㅋㅋㅋㅋㅋㅋ 느므 부끄럽습니니다...ㅇ(-( 무튼 덕분에 나도 캐이입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_+ 꼬마어! -
37 도윤주 ◆EKNnjDCuA2 (5983994E+5) 2018. 1. 3. 오후 8:46:28도윤주가 갱신해둘게 *''*
-
38 태화주◆YGvZSU.DcE (5099649E+5) 2018. 1. 3. 오후 9:23:29태화주야! 수면 사이클이 엉망이 되서 하루종잉 몽륭하다@@ 두개 다 거의 완성됐는데 검토하고 올리는데 시간이 좀 걸릴것 같아ㅠㅠ 도윤주 갱신해줘서 고마워!
-
39 김태화 (7107787E+5) 2018. 1. 6. 오전 2:24:30그 사람에게서 밀쳐진 어깨가 등받이에 느릿하게 안착했다. 김태화의 앞에선 그 누구도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 누가 그의 앞에서 아버지 이야기를 비롯한 업무에 관련한 이야기에 왈가왈부할 수 있겠는가. 도윤의 몸에서 느껴지던 바디워시 향으로 좋아졌던 기분이 급작스레 X같아졌다. 잠깐 사이의 가벼운 실랑이로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채 도윤을 향해 치켜뜬 눈은 초점이 잡혀있지 않았다. 태화도 그러했다. 방 풍경 사이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도윤에게 초점이 잡히지 않았다. 몸이 이물질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미간을 누르고 있던 태화가 목소리를 내리깐 채 지껄였다.
"말했잖아, 형사님이 마음에 든다고."
경계심 가득한 눈이 마음에 든다. 간만이었다. 이 향도. 저 얼굴을 현실에서 보는 것도. 마약을 하면 떠오르던 신기루의 끄트머리에 느즈막히 떠오르던 그의 얼굴이 그의 향기에 덧입어 자신에게 손을 뻗고 있었다. 잔뜩 날이 선 그의 표정은 그것을 깨뜨리듯 뇌리에 박혀든다. 그동안은 지나치게 우직한 공권력의 멍멍이로만 보였는데, 오늘은 꼭 고양이같네. 금방이라도 도망칠 것 같은 위치로 물러난 도윤이 태화의 눈에 확연하게 들어왔다. 눈 앞에 있는 상대방을 향한 불쾌한 감정을 여지 없이 드러내고 있다. 털을 잔뜩 세운 고양이. 나 당신 경계해요, 라고 광고하는 것 같다고 태화는 생각했다. 꼬리라도 달려있었으면 꽉 쥐어서 내 입맛대로 가지고 논 다음에 팔에 칭칭 감아놓는건데. 그 상태로 당기면 표정이 꽤 볼 만 할거야. 오랜만에 실감나는 상상을 하며 굳이 가리지 않고 티나게 입맛을 다시던 태화가 덧붙였다.
"형사님이 나랑 안 놀아주니까 그렇지. 네 일과 보니까 이이일 잠 이일 잠의 반복이던데. 그래서 김태화가 없는 시간 쪼개서 형사님 업무시간에 맞춰서 온 거잖아. 아, 형사님이랑 뒹굴면 나 당분간은 웬만한 강아지들은 눈에 안 찰 것 같은데."
등받이에 기댄 채 상대의 말에 대꾸하던 그가 허리를 굽혀 깍지낀 손 위로 턱을 안착시킨 채 시선만 흘끔 올려 도윤을 바라보았다. 그 다음에 흘러나오는 말은 입가에 실실 배어나오는 웃음과 달리 강압적인 말투였다. 당신은 이제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무고한 사람을 절벽 끝에 몰아 넣은 사람의 미소를 지으며.
"앉아요 형사님. 누워도 되고." -
40 2017.12.31 (7107787E+5) 2018. 1. 6. 오전 2:55:02적정량을 복용한 것 치고는 퍽 정상적인 걸음걸이였다. 혈관을 타고 날뛰는 미친 흥분제의 향연이 발을 앞으로 내딛게 했다. 평소엔 뽕을 맞고 질펀하게 노는 것을 선호했지만 오늘은 길거리를 나돌아다니고 싶었다. 정각이 다 되어가는지 생기를 잃어가던 거리가 언제 그랬냐는듯 인파로 붐비기 시작했다.
해의 마지막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오늘은 빌어먹을 자신의 생일이었다. 모른척 넘어가려 해도 주변 사람들에 의해, 매체들에 의해 강제로 확인할 수 밖에 없었고 태화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번 생일에도 사람들은 한 해가 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가는걸 무력하게 볼 수 밖에 없겠지. 코트를 입은 여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재잘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한 살 더 먹는 느낌 너무 싫어~"
"맞아. 으, 몸도 예전같지 않아."
"야, 이제 스물 한살인데 벌써 그런 소리가 나오냐?"
"진짜 무릎이 아프다니까? 비 오는 날엔 죽음이야. 여기서 멈춰도 괜찮으니까 더 안 늙고 싶어. 2018년 오지 마. 다시 가버려!"
술기운에 고성방가를 지르는 여성을 태화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지나치려던 차에 여자들의 끄트머리에 있던 여성이 불쑥 말을 꺼냈다.
"난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좋겠어!"
귀에 꽂히는 듯한 음성에 태화가 고개를 돌려 그들에게, 정확히 말하면 그녀에게 눈길을 주었다. 그 눈길을 눈치채지 못한 귀도리를 쓴 여자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만 빠른이라 술집 화장실에서 숨어있었던거 기억나냐? 완전 서러웠어."
잠시 정적이 흘렀다가 웃음꽃이 피었다. 그 상황에 대한 위로와 왜 그녀를 화장실에 두고 술집에 들어갔는지에 대한 변명이 섞인 담소를 나누며 멀어져갔다. 자리에 못 박힌듯 멈춰있던 그가 다시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약기운이 도는 모양이었다. 까만 아스팔트에 늘어진 가로등 불빛이 기형적으로 늘어나 눈을 찌른다. 눈 앞이 노래졌다. 동맥을 통해 흘러나온 피가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것처럼 시간이 거꾸로 흘렀다.
-
그 조각상은 나를 향해 미소 짓지도 나를 외면하지도 않았다. 억겹의 세월동안 불변히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것 같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였다. 그래서 죽였다. 아. 그였던가? 그녀였나, 그 아이였나, 그였나, 그 새끼였나. 뭐였지
-
시카고에 있는 집이다 낡은 벽지가 보인다 피가 고여 있는 시트 위로 그녀의 시체가 누워 있 다 그가 크리스마스 선물 늦었니 그럼 네 생일 선물 하하 농 담이다 그런 짓지 표정 말아 함께 가자 한테 마지막 인 사 하렴 안녕히 계세요.
-
시간이 다시 현재로 돌아왔 다 왜 내 가 누워 있 는 걸까? 눈이 감기고 발 소리가 들 뚜벅뚜벅 -
41 2017.12.31 (7107787E+5) 2018. 1. 6. 오전 3:04:35신경자극제를 과다복용한 것 치고는 퍽 정상적인 걸음걸이였다. 혈관을 타고 날뛰는 미친 흥분제의 향연이 발을 앞으로 내딛게 했다. 평소엔 뽕을 맞고 질펀하게 노는 것을 선호했지만 오늘은 길거리를 나돌아다니고 싶었다. 정각이 다 되어가는지 생기를 잃어가던 거리가 언제 그랬냐는듯 인파로 붐비기 시작했다.
해의 마지막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오늘은 빌어먹을 자신의 생일이었다. 모른척 넘어가려 해도 주변 사람들에 의해, 매체들에 의해 강제로 확인할 수 밖에 없었고 태화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번 생일에도 사람들은 한 해가 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가는걸 무력하게 볼 수 밖에 없겠지. 코트를 입은 여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재잘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한 살 더 먹는 느낌 너무 싫어~"
"맞아. 으, 몸도 예전같지 않아."
"야, 이제 스물 한살인데 벌써 그런 소리가 나오냐?"
"진짜 무릎이 아프다니까? 비 오는 날엔 죽음이야. 여기서 멈춰도 괜찮으니까 더 안 늙고 싶어. 2018년 오지 마. 다시 가버려!"
술기운에 고성방가를 지르는 여성을 태화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지나치려던 차에 여자들의 끄트머리에 있던 여성이 불쑥 말을 꺼냈다.
"난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좋겠어!"
귀에 꽂히는 듯한 말에 태화가 고개를 돌려 그들에게, 정확히 말하면 그녀에게 눈길을 주었다. 그 눈길을 눈치채지 못한 귀도리를 쓴 여자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만 빠른이라 술집 화장실에서 숨어있었던거 기억나냐? 완전 서러웠어."
잠시 정적이 흘렀다가 웃음꽃이 피었다. 그 상황에 대한 위로와 왜 그녀를 화장실에 두고 술집에 들어갔는지에 대한 변명이 섞인 담소를 나누며 멀어져갔다. 자리에 못 박힌듯 멈춰있던 그가 다시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약기운이 도는 모양이었다. 까만 아스팔트에 늘어진 가로등 불빛이 기형적으로 늘어나 눈을 찌른다. 눈 앞이 노래졌다. 동맥을 통해 흘러나온 피가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것처럼 시간이 거꾸로 흘렀다.
-
그 조각상은 나를 향해 미소 짓지도 나를 외면하지도 않았다. 억겹의 세월동안 불변히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것 같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였다. 그래서 죽였다. 아. 그였던가? 그녀였나, 그 아이였나, 그였나, 그 새끼였나. 뭐였지
-
시카고에 있는 집이다 낡은 벽지가 보인다 피가 고여 있는 시트 위로 그녀의 시체가 누워 있 다 그가 크리스마스 선물 늦었니 그럼 네 생일 선물 하하 농 담이다 그런 짓지 표정 말아 함께 가자 한테 마지막 인 사 하렴 안녕히 계세요.
-
시간이 다시 현재로 돌아왔 다 왜 내 가 누워 있 는 걸까? 눈이 감기고 발 소리가 들 뚜벅뚜벅 -
42 태화도윤 유치원생AU (7107787E+5) 2018. 1. 6. 오전 3:06:30햇님반 군주 태화와 달님반 경찰 도윤이
도윤이는 어렸을때부터 나능 커서 경차리 되꼬야! 이러고ㅠㅠㅠ흐아ㅠㅠㅠㅜㅠㅠㅠ(씹덕사) 그런 도윤이를 벌써부터 어른들의 세상에 쩔은 뒷세계 미소로 바라보는 태화... 태화는 어렸을때부터 소유욕이 완전해서 태화는 커서 뭐 되고 싶어? 하면 다 가지쑤 잇는 사라미 대꺼에여. 하면 그래? 그럼 돈 많아야겠네? 이러면 응 우리집 돈 마나. 이러고..(인성) 그때부터 싸이코끼 낭낭해서 유치원에 있는 장난감 서로 가지고 놀겠다고 싸우다가 시러! 내꺼야!하고 상대 팍 밀쳐서 와앙 울리겠지... 유치원 선생님이 태화야 그러면 안돼. 친구끼리 양보해야 되는거야. 이러면 내가 왜그래야돼 하는 싸가지 없는 태화...^^ 가끔가다 태화가 다른 애기들 때리려고 하면 도윤이가 보고있다 쪼르르 달려와서 안대! 하지마! 하고 양팔로 가로막고 설 것 같다.. 그러면서 애기들 주제에 기싸움 지릴것같다.. 근데 이게 다 노랑모자에 노랑클로스백에 원복 입은 맨 쪼꼬미들ㅋㅋㅋㅋ 이 쪼꼬미들이 자라서 이렇게 배틀피플이 됩니다 라는 유치원 AU였습니다.. 얼마안되서 도유니는 태화꺼야. 태화가 가져. 하면서 손 꼭 붙잡고 안 되면 옷 끝자락이라도 잡고 기어코 따라다닐듯..화장실까지...(?) -
43 태화주◆YGvZSU.DcE (7107787E+5) 2018. 1. 6. 오전 3:24:13도윤주! 너무 늦어서 미안해8ㅁ8..!! 답레와 태화 생일때 올리려고 했던 글을 이제야 올리네..레스를 올리고 다음날 술모임이 있었어서ㅠㅠ 정신차렸더니 이번주를 좀비인 상태로 날렸어..예고 없이 늦어져서 미안하다.. 그리고 부끄러워하는 태화주를 더 보고 싶다니 더 부끄러워진다 (광광) 그리고 40번 레스는 태화 생일 글이었는데 앞에 소소한 오타가 있어서 수정해서 올렸는데 다 너무 길어서 보기 힘들까봐 숨김처리 해놨어.
벼르고 있던 au를 올렸는데 사실 도윤이 신상 듣기 전에 삘받아서 풀은거라서..도윤주가 도윤이는 사립 유치원 출신이라고 했는데..헤헤 본편과는 상관없는 au로만 보자...그리고 왠지 나는 도윤이 신상을 보면서 사명감보다는 생계 쪽에 더 중점을 두고 진로를 정한 것 같았어. 어렸을때부터 진로를 그쪽으로 정했고, 수석으로 졸업할 실력이면 경찰대에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 헉. 혹시 일반대가 아니라 경찰대니?!(...) 그..래서 든 유치원생인 도윤이한테 물어봤어도 꿈이 경찰이라고 말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소소한거니까 부담 안가져도 돼!!(붕방)
으으 넘 졸려서 글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 것 같다..^-ㅠ 도윤주는 자고 있을테니 잘자고 좋은 꿈 꾸고 답레는 천천히 주길 바라!u.u♡ -
44 태화주◆YGvZSU.DcE (7107787E+5) 2018. 1. 6. 오전 3:38:52>>14 앗 레스를 쭉 훑다보니 구제받지 못한 불쌍한 시간선이..(측은) ----------시간선 정리----------
이렇게 하면 될거야! 도윤주가 쓴 식은 clr와 색깔 이름 사이에 스페이스바가 두번 들어가고 뒤의 clr 앞에 슬래쉬가 안 들어갔네^0^!!
ex. <clr darkslateblue indigo☆>여기서 별을 빼면 이렇게</clr>
이렇게,
잘자 도윤주!♥️ -
45 도윤주 ◆EKNnjDCuA2 (1886047E+6) 2018. 1. 6. 오후 7:32:21우선 태화주에게 배운걸 실천해본다
-
46 도윤주로 변장한 태화주◆YGvZSU.DcE (7107787E+5) 2018. 1. 6. 오후 8:39:16나는 이 구역의 귀염둥이다!
-
47 도윤주 ◆EKNnjDCuA2 (1886047E+6) 2018. 1. 6. 오후 9:12:57태화 어쩐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서 너무 좋구..여전히 멋있구..예쁘구..섹시하구..^ㅡ^ 생일 독백은 어쩐지 안개낀 오후 같은 느낌이네. 우울하다는 것보다, 세상은 시끌한데 그 안에 태화만 꼭 다른 공간에 있는 것처럼 고요하고 어스름한 느낌을 받았어 u.u 왠지 묘한 분위기라 읽는내내 태화가 무슨 표정을 하며 길을 걸었을까 재밌게 상상했다 히히 왠지 나른한 표정으로 길을 걷는 장면이 떠오르네▷◁ 특히 마지막 문장! 너무 인상깊구 묘하구 약에 취해서 침대에 누워있으며 몽롱하게 잠겨 있는 것 같아ㅠㅠㅠㅠㅠㅠㅠ 혹시 떡밥인가요..풀어주세요..
그!!리!!고!!! 40번 레스 비번 풀어주세요ㅠㅠㅠㅠㅠㅠ어흑흑 읽고 싶어서 막 기능 찾아서 감춘레스 풀고 싶었능ㄴ데ㅜㅜㅜㅜ 비번 틀리다고 막 거부 당했어.. 읽고 싶어요(쿨쩍쿨쩍)
-
48 태화주로 변장한 도윤주 ◆EKNnjDCuA2 (1886047E+6) 2018. 1. 6. 오후 9:16:49나는 우주제일섹시한 태화주다
-
49 태화주◆YGvZSU.DcE (7579998E+5) 2018. 1. 6. 오후 10:09:23태화 오랜만에..ㅇ<-< 먀나다... 방학도 했으니 칼답하는 태화주가 될게..(라고 곰손이 말했다...) 헉 맞아, 다른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세계에 있는걸 표현하고 싶었어! ㅎㅎ그리고 마지막은 길가다가 약을 치사량에 가까이 먹어서 길가에 쓰러진 태화야..() 본인은 모르지만 저 크리스마스~연말이 힘들어하는 시기야. 도윤이하고 만날때 술에 절어서 들어온 이유도 어느 정도는 여기 있어!*''* 헤헤 도윤주 보니까 좋다. 헉 아니 정말 앞에 사소한 오타인데.. 도윤주가 원한다면..! 으음, 왠지 나만 비밀번호를 알고 있으니까 본의아니게 권리 행사를 하는 느낌인데..() 도윤주한테만 알려줄수도 없고 난감하네ㅠ0ㅠ 제일ㅋㅋㅋㅋㅋ섹시한 태화주ㅋㅋㅋㅋㅋㅋ도윤주 내 유혹을 받아줘!(섹시)(도발)(귀여움)(?)
-
50 도윤주 ◆EKNnjDCuA2 (9223054E+6) 2018. 1. 7. 오전 1:14:50허억..(40번레스를 읽고 관에 들어가는 도윤주다) 태화주 필력은 너무 중독적이야ㅠㅠㅠㅠㅠ 사소한 내용이라도 태화주의 레스를 더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 ㅇㅅ< 그리구 띄엄띄엄 반응해서 너무 미안해 한꺼번에 대답하고 싶은데 사정이 그러지 못하네 으흑흑...
태화도윤이 유치원AU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왜케 기엽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능 커서 경차리 되꼬얔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도윤이는 그렇다 치고 태화 말투 씹귀.... 다 가지쑤 잇는 사라미 대꺼에여 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다가져 태화 하고 싶은 거 다 해ㅠㅠㅠㅠㅠㅠㅠ(귀염사) 옷 끝자락 잡고 따라다닌대....후하후하 태화 어린시절 너무 위험하다 삼인칭 말투 너무 좋아 후하후하ㅇ(-((철컹철컹) 선생님들은 둘 사이가 너무 귀엽게도 보일듯... 둘이 사이 너무 좋다~^^ㅎㅎ 이러면 도윤이는 아닝데여 따박따박 투덜거릴 것 같아 ㅋㅋㅋㅋ
아니 설정이 너무 귀엽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 둘이 동갑이라는 설정 하에 계속 같은 학교 다니게 되면 좋겠다 ^^... 배틀ㅎㅁ...
그리고 태화의 캐해석에 잠시 놀랐다..!! 응 맞아 도윤이는 사명감보다는 생계 쪽에 더 중점이 되어있었고 그그 도윤이 신상에 보면 만약 도윤이 아빠가 사고로 죽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도윤이가 죽이게 됐을지도 모른다고 써놓은 부분이 있는데 약간 얘가 응... 그런 모순적ㅇ니 부분도 있고 돈 없다고 배척당하고 누명받고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는 걸 못 참게 된 부분도 있는 것 같아▷◁ 기본적으로 돈 많은 사람들 별로 안 좋아하고 본능적으로 가시를 세운다고 해야하나, 약간 고정관념이나 강박관념이 있는 애라서 유독 태화한테 더 날을 세우는 것도 그런 것 같아.
>>49 아닛 그리고 마지막 대목이 길거리에 쓰러진 장면이라니...... 괜찮아 태화야 내가 간호할게 ㅠㅡㅠ (태화:;;) 근데 왜 생일날 힘들어할까ㅠㅡㅠ 아버지와의 관계성도 궁금하고...생일에 안 좋은 경험이라도 했을까 너무 궁금한게 많은데 차차 돌리면서 풀렸으면 좋겠다 ㅎ_ㅎ
태화주 귀여워 ㅠㅠㅠㅠㅠㅠ태화주의 유혹 아주 잘 받았ㄷ듭니다!U///U (꼬옥)(부비작)(태화주:제발 저리가..)
답레는 천천히 주어도 됩ㄴ니다ㅠㅠㅠㅠ그런 의도로 말한게 아니어쒀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자기 전까지 태화주 답레 읽고 또 읽고 행복하게 잠들러갈게 히히 거마워! 남은 주말도 즐거이 보내용 ㅇㅅ<
-
51 태화주◆YGvZSU.DcE (5702296E+6) 2018. 1. 7. 오전 2:12:34>>50 앗 40번레스 별로 바뀐것도 없는데 도윤주가 너무 좋아해주니까 황송하기가 그지 없다ㅋㅋ 맨 앞에 적정량을 보급한 것 치고는 퍽 정상적인 걸음걸이었다.가 신경자극제를 과다복용한 것 치고는 퍽 정상적인 걸음걸이었다.로 바뀌었어! 도윤주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다 아닝데여 너무 기여워8ㅁ8 미친.... 아 그리고 3인칭은ㅋㅋㅋㅋㅋㅋㅋ유치원생이 넌 내꺼야. 내가 가져. 하면 너무 살벌할 것 같아서 연령에 맞춰 귀엽게 바꿔보았어..^^() 헉 동갑 너무 좋아 청게청게하다...아무 썰에나 넣어도 다 잘어울리네ㅠㅠㅠ노네 내가 많이 사랑한다..
역시 그랬구나! 돈없다고 배척당해서 받아온 것을 못참아서 그랬다니ㅠㅠㅠ 도윤이 서윤이 꽃길만 걷자....아 죄책감 지렸따리...(넋부랑) 그리고 그렇게 모순적이지만은 않은게 세상엔 살인충동을 느끼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경찰 생활을 하다보면 그런 사람을 더 많이 만나게 될 것 같고!!(태화: 불렀어?) 아니 그리고 태화가 도윤이한테 대하는걸 보면 날을 안 세우는게 더 이상해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
헉 도윤주...!?! 아냐 바쁘면 일일히 리액션 안해줘도 돼ㅠㅠㅠㅠ(황송) 헉 답레 올렸는데 내가 너무 연성을 많이 올려서 착각했구나ㅠㅠ얼른 정리해올게!
답레는 >>39
태화 생일 자축전(숨겼다 꺼냄) >>40
태화 생일 자축전 수정본 >>41
태화도윤 유치원생 AU >>42
이상이야! 한번에 글을 네 레스 연달아 올리다니 끔찍해...왜그랬을까..ㅎ 왠지 도윤주한테 지문 가져올때는 되게 칭찬받을 생각에 설레서 선생님한테 공들인 숙제를 제출하듯이 헐레벌떡 가져와. 이번에는 양이 너무 많아서ㅋㅋㅋㅋㅋ헷갈렸나부다..미안....() 태화 과거사는 완전히 잡히진 않았는데 틀이 잡히는대로 위처럼 써놓고 있어! 태화는 태생이 싸이코라 풀려도 안 돌아갈 가능성이 커서..또륵...그리고 평소엔 아무렇지 않아! 사실 과거에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에 그렇게 영향을 많이 받지도 않았고.(아이러니)(흠좀무)
컥(부비작에 심쿵ㅇ<-<) 도윤주가 자기 전에 내 답레를 읽고 행복하게 잠들러간다는게 사실이니...^-ㅠ 그 말이 근 일주일간 가장 보람찼던 말인 것 같아. 앗 도윤주야말로 답레 천천히 줘도 되고^^!(장난) 잘자 도윤주! 도윤주도 좋은 주말 보내길 바라~(///´▽`///) -
52 태화주◆YGvZSU.DcE (1200374E+6) 2018. 1. 7. 오후 9:11:54갱신할게! 답레는 >>39에 있어!u.u~♡
-
53 도윤주 ◆EKNnjDCuA2 (7868809E+5) 2018. 1. 8. 오후 9:41:41밀쳐지는 순간까지도 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사람마냥 심해안의 유영하는 무언가처럼 나른하게 소파에 몸을 묻는다. 그 혼자만 다른 세상에 떨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눈 앞에 그를 두고도 잡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내 일은 당신을 잡는 것인데, 당신을 잡을 수 없다는게. 당신이 무슨 손 안에서 빠져나가는 아지랑이인줄 알아? 흩어지는 모래? 왜 가만히 내버려두지 못해 안달이야. 제발 그만 좀 해, 내 일에 집중을 할 수 없잖아! 도윤이 딴곳을 바라보며 미간을 좁혔다. 찌든 술냄새는 불쾌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착하지, 도윤아. 투박한 손은 다정하다가도 매서웠다. 그때마다 자신은 끌려가기도 했고 얻어맞기도 했다. 도망치긴 했었나. 도윤이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아니야. 케케묵은 과거의 언저리에서 저를 끄집어낸 건 그의 목소리였다. 도윤이 다시금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바람빠진 웃음을 실없이 냈다. 천천히 목에서 손을 떼어내며 입술을 떼었다.
"그래서요. 마음에 든다 하면 두 팔 벌려 환영이라도 해줄 줄 알았습니까?"
그런 식의 대답이라면, 알지 않을까. 나 역시 비슷한 값의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아니 그런 대답을 할 거라는 걸. 이도저도 아닌 모호하고 중의적인 표현. 강아지의 신음보다 조악한 시. 우스운 말. 그저 그뿐.
그의 시선은 덫이었다. 발을 내딛는 순간 붙잡혀 버둥거릴때마다 이빨을 더 깊이 박아넣는다. 일전의 그와 통화를 했을 때와 비슷한 감각이었다. 흐린 눈을 하다가도 무언가에 짙게 쌓인 눈빛으로 자신을 꼼짝 못하게 바라보았다. 미소 뒤에 느껴지는 진지한 경고는 아무래도 진심 같았다.
그 모습을 희미하게 깨물려진 짜증과 무심함이 섞인 눈으로 한참을 마주하다, 주머니를 울리는 진동에 손끝을 움틀댔다. 잠시 몸을 반쯤 돌려 휴대폰을 꺼내 액정만 살폈다. 이서윤. 도윤은 발신인만 확인하고 볼륨버튼을 눌러 무음처리를 하였다. 다시 휴대폰을 집어넣고, 짜증스러운 한숨과 함께 느릿하게 소파에 엉덩이를 붙였다. 도윤은 테이블 위에 있던 스크립트를 가져오며 한쪽다리를 꼬았다.
"없는 시간 쪼개서 꼬시기라도 하려고요."
시선을 그의 스크립트에 둔 채로 의미없이 물었다. 가볍고 단순하고 장난스럽고 조금도 진중해보이지 않는. 예상했던 수순. 준비했던 말. 글쎄. 당신은 날 개 이상으로 보고있지도 않잖아. 나의 기묘한 확신을, 당신은 그저 엉터리로 치부하겠지. 그러기 위해선 우리 관계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들 필요가 있어. 조금도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한 번도 당신은 내가 가진 환멸에, 나는 당신의 흥미에 흔들린 적 없는 것처럼.
스크립트 너머로 도윤이 시선을 들어 그를 다시 마주했다. 펼쳐진 스크립트 아래쪽을 한손으로 잡고 있다가, 손목에 힘을 풀어 스크립트를 살짝 내려보인다. 그 스스스로를 기대조차 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꼬실 거면 좀 더 제대로 꼬셨어야지.
"여자보다도 눈에 들어오고 싶다면, 평소와 같은 차림새로는 도저희 무리죠. 뭔가 다르게, 평소보다 열 배는 예뻐 보이게 하고 온다던가. ……이런 말이라도 듣고 싶었어요?"
칭찬을 바라는 어린아이라도 될 셈인지. 아니면 있지도 않은 내 뒤의 꽃다발을 기대라도 하고 있나? 도윤이 시선을 내리깔며 나른하게 실소했다. -
54 이도윤(53번레스 수정) (7868809E+5) 2018. 1. 8. 오후 9:49:47밀쳐지는 순간까지도 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사람마냥 심해안의 유영하는 무언가처럼 나른하게 소파에 몸을 묻는다. 그 혼자만 다른 세상에 떨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눈 앞에 그를 두고도 잡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내 일은 당신을 잡는 것인데, 당신을 잡을 수 없다는게. 당신이 무슨 손 안에서 빠져나가는 아지랑이인줄 알아? 흩어지는 모래? 왜 가만히 내버려두지 못해 안달이야. 제발 그만 좀 해, 내 일에 집중을 할 수 없잖아! 도윤이 딴곳을 바라보며 미간을 좁혔다. 찌든 술냄새는 불쾌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착하지, 도윤아. 투박한 손은 다정하다가도 매서웠다. 그때마다 자신은 끌려가기도 했고 얻어맞기도 했다. 도망치긴 했었나. 도윤이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아니야. 케케묵은 과거의 언저리에서 저를 끄집어낸 건 그의 목소리였다. 도윤이 다시금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바람빠진 웃음을 실없이 냈다. 천천히 목에서 손을 떼어내며 입술을 떼었다.
"그래서요. 마음에 든다 하면 두 팔 벌려 환영이라도 해줄 줄 알았어요?"
그런 식의 대답이라면, 알지 않을까. 나 역시 비슷한 값의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아니 그런 대답을 할 거라는 걸. 이도저도 아닌 모호하고 중의적인 표현. 강아지의 신음보다 조악한 시. 우스운 말. 그저 그뿐.
그의 시선은 덫이었다. 발을 내딛는 순간 붙잡혀 버둥거릴때마다 이빨을 더 깊이 박아넣는다. 일전의 그와 통화를 했을 때와 비슷한 감각이었다. 흐린 눈을 하다가도 무언가에 짙게 쌓인 눈빛으로 자신을 꼼짝 못하게 바라보았다. 미소 뒤에 느껴지는 진지한 경고는 아무래도 진심 같았다.
그 모습을 희미하게 깨물려진 짜증과 무심함이 섞인 눈으로 한참을 마주하다, 주머니를 울리는 진동에 손끝을 움틀댔다. 잠시 몸을 반쯤 돌려 휴대폰을 꺼내 액정만 살폈다. 이서윤. 도윤은 발신인만 확인하고 볼륨버튼을 눌러 무음처리를 하였다. 다시 휴대폰을 집어넣고, 짜증스러운 한숨과 함께 느릿하게 소파에 엉덩이를 붙였다. 도윤은 테이블 위에 있던 스크립트를 가져오며 한쪽다리를 꼬았다.
"없는 시간 쪼개서 꼬시기라도 하려고요."
시선을 그의 스크립트에 둔 채로 의미없이 물었다. 가볍고 단순하고 장난스럽고 조금도 진중해보이지 않는. 예상했던 수순. 준비했던 말. 글쎄. 당신은 나를 강아지 이상으로도 보고 있지 않잖아. 나의 기묘한 확신을, 당신은 그저 알만하다는 듯이, 어쩌면 엉터리로 치부할지도 모르지. 그러기 위해선 우리 관계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들 필요가 있어. 조금도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당신은 내가 가진 환멸에, 나는 당신의 흥미에 한 번도 흔들린 적 없는 것처럼.
스크립트 너머로 도윤이 시선을 들어 그를 다시 마주했다. 펼쳐진 스크립트 아래쪽을 한손으로 잡고 있다가, 손목에 힘을 풀어 스크립트를 살짝 내려보인다. 그 스스로를 기대조차 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꼬실 거면 좀 더 제대로 꼬셨어야지.
"여자보다도 눈에 들어오고 싶다면, 평소와 같은 차림새로는 도저희 무리죠. 뭔가 다르게, 평소보다 열 배는 예뻐 보이게 하고 온다던가. ……뭐어, 이런 말이라도 듣고 싶었어요?"
칭찬을 바라는 어린아이라도 될 셈인지. 아니면 있지도 않은 내 뒤의 꽃다발을 기대라도 하고 있나? 도윤이 시선을 내리깔며 나른하게 실소했다. -
55 도윤주 ◆EKNnjDCuA2 (7868809E+5) 2018. 1. 8. 오후 10:01:18>>51 앗 죄책감 내껀데 왜 태화주가 가지고 이쬬 어서 내나요ㅠㅠㅠㅠㅠㅠ 아니야 나는 오히려 도윤이가 태화 과거사 관련으로 상처주는 말 할까봐 죄책감이 따흐흑ㄺ...근데 너네 서로 상처입으면서도 엉겨붙는게 너무 좋ㅇ아ㅠㅠㅠㅠㅠ...오너가 이모냥이라 먀남다...(도윤:(험한말))
아앗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본격 도연주 선생님썰 오구 우리 태화 어린이 이번에도 너무 예쁘구 사랑스러운 레스예요 ㅠ///ㅠ (실상은 존잘님 관음하는 소비러)
태생이 싸이코인 태화를 사랑하는 모임, 줄여서 태싸태사모 ^ㅡ^* 그래도 역시 아버지는 수상타 88!! 앞으로 주의깊게 보게써 태화 상처준 거면 가망ㄴ앙둬
태화주는 오늘 하루 잘 보냈을까 uu 나는 오늘 아침에 다른 날 보다 안 추워서 오! 했다가 갑자기 함박눈이 내려서 돌아올 땐 호달달하면서 왔어. 주변에 독감 걸린 사람이 너무 많은데 태화주는 꼭 독감 조심하구 아프지 말구 독감도 옮지 마요 8ㅡ8 -
56 도윤주 ◆EKNnjDCuA2 (7868809E+5) 2018. 1. 8. 오후 11:24:18>>55 헉 마지막 지문에 도저희가 아니라 도저히 입니다...
-
57 태화주◆YGvZSU.DcE (0394477E+5) 2018. 1. 9. 오후 10:27:08도저희 귀여우어ㅠㅠㅠ 도윤이의 섹시함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태화가 제정신이었다면.....너무 졸려서 답레는 내일 올릴게 미안해ㅠㅠ 그 머시지 물어보고싶은게 있었는데
그!!!!!!
도윤이가 지금 자포자기한 상태인거야 태화한테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가는거야? 중요한간 아닌데 궁금해서...대답안해줘도 괜탆아...(쮸그리) 잘자..잘...자..도윤주가 궁금해하는걸 지문에 다 담아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시퍼..여기도 눈 많이 내렸어 너무 춥더라 내 동생도 독감걸렸는데 난 아주 튼튼해 도윤주도 조심해8ㅁ8(폭) -
58 도윤주 ◆EKNnjDCuA2 (8334951E+5) 2018. 1. 10. 오후 1:13:24답레는 천천히 주어도 돼요 편하고 느긋하게 주어 'ㅇ`* 앗..쮸그리가 넘 귀엽지만 태화주가 궁금하다는데 당연히 알려주어야지ㅠㅠㅠㅠㅠㅠ 으흑흑...
도윤이 상태는 아직 자포자기까지는 아니구 후자인 태화한테 어느정도 적응을 하려는 상태야! 도윤이는 지금 태화가 정상이 아니라는 건 알겠다는 느낌이에요. 첫만남때도 멀쩡해보이지만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다는 촉이 왔지만 긴가민가 했는데 저번 취조할 때 확신했어! ㅋㅋㅋㅋ
도윤이가 자포자기할 땐 거의 이성을 잃고 나오는대로 쏘아붙이다가 생각하길 그만둘때...? 이젠 스스로도 어찌해야할지 모를때 체념과 자포자기가 같이 들 것 같아 아마..? 자세히 구상해두진 않아가지구 나도 돌리면서 캐이입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나나나나도 궁금한 거 있었는데.. 태화는 지금 도윤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도윤이는 그냥 태화가 말한대로 이해하고 있거든. 그냥 취향이 특이해서 자기랑 원나잇 하려고 접근한거라고 생각해!
그리구 태화주 필력을 세젤로 사랑하는 사람이 요기 이뜸ㅁ다..!!ㅠㅠㅠㅠㅠㅠㅠㅠ태화주는 넘넘 매력적인 필력을 가지고 있어가꾸 내가 많ㅇ이 분발하겠읍ㄴ니다 히히♡
허억...동생분 얼른 쾌차하길 바랄게 ㅠ.ㅜ 눈 많이 내렸구나! 길 많이 미끄러울 텐데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구 나도 튼튼해요 걱정 고마와 예쁜 태화주야*^ㅡ^*(꼬옥) -
59 도윤주 ◆EKNnjDCuA2 (6711522E+5) 2018. 1. 16. 오전 10:40:00요즘 너무 정신없었네@_@ 도윤주 갱신해둘게요!
-
60 태화주◆YGvZSU.DcE (7667317E+5) 2018. 1. 17. 오전 4:07:17태화주 갱신할게. 저번주에 올린다고 했는데 내 핸드폰이 이상한가 오류 걸려서 못 들어오고 그 와중에 내 개인적인 일까지 겹쳐서 잠수를 타버렸네ㅠㅠ 속 태워서 미안해 도윤주. 태화 캐이입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스트레스로 입 병난상태에서 레스를 쓰려니 무리였어..흑.....ㅇ>-< 태화는 자유상황극 스레에서 한번 나 편한대로 글리고 말 애였던 애라서 별 생각없이 툭툭 던지는 식으로 레스를 써왔었거든. 그런데 장기로 굴리려니 설정이 이리저리 충돌하고 있어서 오류가 보여도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진 말고 찔러줬으면 좋겠어..(지레 찔렸음) 태화는 처음엔 도윤이가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어. 지금까지 범죄를 저지른 자기를 소소하게 걸고 넘어지는 사람은 몇명 있었고 준수하게 생겨서 다른 사람들보단 몇 번 더 보게 되는 정도? 간절하지 않았어. 도윤이의 위치도 위치고 잘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이런식의 자잘한 플러팅을 툭툭 도윤이에게 던지지. 태클이 들어오긴 하는데 자기가 건드릴때마다 미미하게 반응해. 목소리가 떨려. 눈빛이 흔들려. 그런 모습이 자꾸 보이자 태화는 도윤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 그래서 무의식중에 자기 산하에 두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돈으로 매수하려고 해. 그런데 도윤이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돈으로 매수가 안되는 사람이 제일 골치 아픈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해. 다른 사람과 있을 때도 도윤이가 생각나는거야. 다른 사람하고 술을 마셔도, 누가봐도 완벽한 외모의 여자 연예인과 진득하게 살을 부벼도 자신과 대화할때 간간히 거칠어지던 형사의 숨이 생각나. 심지어 자신의 생일과 크리스마스에 걸친 연말에도 계속 생각나! 이게 뭐가 뭔지, 어떻게 되어가는지 자기도 자신의 감정이 뭔지 모른채 도윤이를 만났어. 단둘이 보자고 던지긴 했지만 정말 단둘이 보게되서 기분이 좋아. 단둘이 못봐도 되게 만들었을테지만. 그리고 현재는 술과 약기운이 도는 상태라 자제력이 한껏 결여된 상태야. 야호^ㅁ^!(???)
태화의 상태를 정리해봤는데 너무 클리셰인것 같다....하지만 그것만큼 좋은게 없지.(코쓱) 뜬금없는데 쓰면서도 도윤이 너무 예뻐...내꿈에 태화말구 도윤이 나와주라..도윤아..... 이번주 안에는 꼭 가져올게 도윤주야...ㅠㅁㅠ 88 내가 증말 미안해요..금요일에 사랑니 빼니까 그 안엔 정말 꼭 가져올게. 잘 자요 도윤주. -
61 태화주◆YGvZSU.DcE (7935374E+5) 2018. 1. 19. 오후 5:49:41환영이라도 해줄 줄 알았냐는 말에 그가 한 쪽 눈썹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내렸다.
"아니, 저번에도 말했잖아. 난 형사님 기어오르는거 보는 맛으로 오는 거라니까."
전화를 받으려 비틀리는 자켓 사이로 가려지는 도윤의 허리 라인을 대놓고 노골적인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자리에 앉는 상대를 발끝에서부터 죽 올라오며 바라보았다. 어느새 완전히 맑아진 것 같은 눈과 정신으로 쇼파에 기댔던 몸을 앞으로 숙여 책상의 무늬를 가만히 바라보며 손 끝으로 긁는다. 당신의 하는 말을 듣는둥 마는둥, 그나마 당신이 말하는동안은 위로 치켜뜬 싸늘한 삼백안으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말의 내용을 한 박자 늦게 이해함과 동시에 자신의 복장을 힐끔 바라보고는 얼마 시간이 지나자 다시 당신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여자랑만 자봤구나, 우리 형사님은. 나도 남자랑은 처음인데. 지금 형사님 다리 꼰거 ㅈ나 꼴리는데 여기서 ㅅ이나 뜰까?"
모르는 사람이 그의 표정을 보았다면 아직 안 드셨으면 점심이나 같이 먹으러 갈까요? 한 것이라고 말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그의 표정에는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 여기 CCTV는 설치되어있나? 잘 작동하고 있나? 라고 생각하고 있을때면 그가 손으로 당신의 스크립트의 윗부분을 잡아 천천히 내리며 당신의 눈을 바라본다. 한 손으로 자기가 찬 넥타이 매듭을 느슨하게 풀고 있다.
"아니면 우리집으로 갈래? 우리집 좋아." -
62 태화주◆YGvZSU.DcE (7935374E+5) 2018. 1. 19. 오후 6:04:02태싸태사모 너무 웃겨 도윤주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태싸태사모라는 단어가 너무 찰떡..조은 작명해주신 도윤주에게 달다구리라도 손에 쥐여주고 싶다ㅠㅠ
음음. 확실히 태화는 정상이 아니지! 이런애한테 적응이 되어가는 도윤이한테 미안한걸ㅠvㅠ....하...태화는 너므 민폐캐야...어쩌다 이런애가 재벌 총수가 되어가지고ㅋㅋㅋㅋ..진짜 실제인물이었으면 세상말셐ㅋㅋㅋㅋㅋ나오는대로 쏘아붙이다가 그만둘때ㅋㅋㅋㅋㅋㅋㅠㅠㅠ 안쓰러운데 귀여워....좋아...(도대체) 그리고 >>60에 추가로 계속 도윤이만 생각나는 상태라 처음엔 원나잇도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였는데, 지금은 몇변이고 해도 좋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태야. 도윤주가 바꾸고 싶다고 하면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어!
하 지문이 너무 짧은데.. 또 태화 캐입을 놓고 있었더니 대사 후보만 몇십개로 늘어나고 묘사는 줄어드는 기현상이..발생했읍니다..../\ 처음에는 중문 정도로 빠르게 핑퐁하던게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ㅋㅋㅋㅋㅋㅋㅋ 앗 동생은 깨끗하게 나았고 지금은 내 주변 사람들 모두 건강해!^ㅁ^ 사랑니도 빼고 왔는데 의외로 괜찮아서 놀랐다!!! 도윤주도 많이 바쁜 것 같은데 답레는 도윤주 편할때 주고 다음주부터 다시 추워진다는데 단단히 입고 다녀! 참, 매년 1월 20일날은 미래의 남편이 꿈속에 나타난다는 성 아그네스 기념일 전야제래!!! 태화도윤 20일날 서로의 꿈만 꾸길^0^~!!!!!(도윤:(끔찍)) -
62 태화주◆YGvZSU.DcE (7935374E+5) 2018. 1. 19. 오후 6:05:10>>60에...! 아미친 뭔 태화주야 이름에 김태화...!!! 김태화...!!!!!(줄줄)
태싸태사모 너무 웃겨 도윤주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태싸태사모라는 단어가 너무 찰떡..조은 작명해주신 도윤주에게 달다구리라도 손에 쥐여주고 싶다ㅠㅠ
음음. 확실히 태화는 정상이 아니지! 이런애한테 적응이 되어가는 도윤이한테 미안한걸ㅠvㅠ....하...태화는 너므 민폐캐야...어쩌다 이런애가 재벌 총수가 되어가지고ㅋㅋㅋㅋ..진짜 실제인물이었으면 세상말셐ㅋㅋㅋㅋㅋ나오는대로 쏘아붙이다가 그만둘때ㅋㅋㅋㅋㅋㅋㅠㅠㅠ 안쓰러운데 귀여워....좋아...(도대체) 그리고 >>60에 추가로 계속 도윤이만 생각나는 상태라 처음엔 원나잇도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였는데, 지금은 몇변이고 해도 좋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태야. 도윤주가 바꾸고 싶다고 하면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어!
하 지문이 너무 짧은데.. 또 태화 캐입을 놓고 있었더니 대사 후보만 몇십개로 늘어나고 묘사는 줄어드는 기현상이..발생했읍니다..../\ 처음에는 중문 정도로 빠르게 핑퐁하던게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ㅋㅋㅋㅋㅋㅋㅋ 앗 동생은 깨끗하게 나았고 지금은 내 주변 사람들 모두 건강해!^ㅁ^ 사랑니도 빼고 왔는데 의외로 괜찮아서 놀랐다!!! 도윤주도 많이 바쁜 것 같은데 답레는 도윤주 편할때 주고 다음주부터 다시 추워진다는데 단단히 입고 다녀! 참, 매년 1월 20일날은 미래의 남편이 꿈속에 나타난다는 성 아그네스 기념일 전야제래!!! 태화도윤 20일날 서로 꿈만 꾸길^0^~!!!!!(도윤:(끔찍)) -
64 태화주◆YGvZSU.DcE (7935374E+5) 2018. 1. 19. 오후 6:09:40...?? 안올라가길래 다시 올렸는데 두개 올라가있다..?(의도치 않은 수치플..)
-
65 이도윤 (4517846E+6) 2018. 1. 20. 오후 4:24:52내가 어디까지 기어올라야 내 얼굴이 보기 싫어질 것 같은데요. 목까지 치민 말 탓에 식도가 다 아파왔다. 당신이라면 이미 눈치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얼마나 변덕스러운지, 얼마나 제멋대로인지, 얼마나 이기적인지, 얼마나 더럽고 역겹고 추악하고 혐오스러운 사람인지. 그의 낮은 목소리는 나른함에 잔뜩 취해있었다. 불분명하던 초점도 온전하게 저를 향해있다는 걸 알았을 땐 이미 제 눈동자엔 희미한 파문이 일었으리라. 이곳엔 CCTV가 없었다. 그가 알고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도윤은 억지로 입술 끝을 휘었다.
"마음은 편하겠어요. 그렇게 상도덕도, 잘잘못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살면."
당신은 당신의 과거를 버리기라도 했을까. 잃었나, 혹은 잊었나. 아니면 잊은 척 하는가. 채 치우지 못한 과거의 잔여물이 밀려오는 듯한 느낌. 그걸 당신이 알기는 해?
이형사님. 이도윤. 도윤아. 도윤아. 도윤은 무심코 시선을 내리깔았다. …지랄하지마.
"난 당신이랑 달라요."
허무함을 담아 명멸하는 빛과 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난 아니라고. 난 싫다고. 당신처럼은 안 살거라고. 느릿하게 눈을 꿈벅이던 도윤은 뒤늦게야 고개를 들어 겨우 그를 마주했다. 어딘가 지독한 데가 있는 냉소였다. 한손으로 스크립트 윗부분을 잡고 있던 그의 손을 건드린다. 제 손이 차가운지, 그의 손이 차가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분명히 말하지만, 김태화 씨."
몸에 밴 습관처럼 부드럽게 그의 손을 밀어내며 무미건조한 어조로 금이 간 벽을 다시 메우려하였다.
"내가 빠지고 싶은 사람은 당신이 아닙니다." -
66 도윤주◆EKNnjDCuA2 (4517846E+6) 2018. 1. 20. 오후 4:46:16이제야 접속을 하다니...으흑흑(무릎질질) 아닛 태화주야 괜찮은거니? 입병이라니 그 아픈걸 ㅠㅠㅠㅠㅠㅠㅠ 스트레스가 많이 생기고 피로가 쌓이면 입병이 난다고 하는데 진짜 많이 바쁘고 피곤했을 것 같아 넘 걱정이야 ;_; 아니야 나는 걱정만 했을 뿐 답레를 보채거나 할 생각은 없었어요 하루라도 빨리 호전되기를 진심으로 바랄게 ㅇ(-(
앗 사실 나도 그냥 한번 돌린다는 기분으로 편하게 굴렸더니 사실 자잘자잘하게 설정이 부딪히는 일이 생기더라구ㅠㅠㅠㅠㅠㅠ 그래서 그냥 진지하게 고민 안하구 앞으로도 편하게 굴렸으면 싶습니다! ^ㅡ^ 고민도 캐붕이 나지 않을 정도로만 하는게 이래저래 좋을 것 같았어(...)
클리셰만큼 좋은게 없지2222 나도 태화꿈 꾸고 싶다..제발 꿈에 나와줘 태화야 젭알.. ㅠㅡㅠ
사실 생각해보면 도윤이도 그렇게 좋은캐가 아니라서 그런지 태화랑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ㅋㅋㅋㅋㅋㅋ(도윤:당신 잠깐 나 좀 봐요)
앗 그리고 지금 태화의 상태 수정된 거 잘 봤어요! ㅇㅅ< 조정하지 않아도 되니 걱정말아!
그리고 중장문으로 핑퐁하는 거 너무 좋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 사실 내가 집중하면 집중할 수록 캐붕에 가까워지는 경험을 해서 그런지(필력이 못난것도 변함없어숴) 캐이입도 적당히 해서 편하게 굴리려고 노력중이야. 그래도 그게 태화랑 태화주에 대한 애정이 식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니깐 오해는 말아주세요 흑흑 ㅠㅡㅠ 나진짜 태화랑 태화주 쪼아해..사..사..사랑해!ㅋㅋㅋㅋㅋ 그러니까 태화주도 편하게 써주기를 바라요. uu♡ -
67 태화주◆YGvZSU.DcE (4422911E+6) 2018. 1. 23. 오전 3:29:00자야겠다...답레는 오늘 안에 올릴게.8ㅅ8 도윤이가 하는 말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아. 태화도 그럴까?
-
68 도윤주 ◆EKNnjDCuA2 (6324189E+5) 2018. 1. 23. 오전 10:18:35태화주 3시에 잠든거 실환가..?8ㅁ8 많이 피곤하겠ㅅ다 푹 자구 오래 자구 좋은 꿈 꿨으면 좋겠다*''*
태화의 말은 태화주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도윤이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많으누스 -
69 도윤주 ◆EKNnjDCuA2 (6324189E+5) 2018. 1. 23. 오전 10:19:33중도적ㄱ성 모다...?ㅠㅠㅠㅠㅠㅠ(수치플) 먾은 생각을 하게 한다구 말하고 싶었ㅇ서요!!어흑ㅎ흑 좋은하루봄내..
-
70 도윤주 ◆EKNnjDCuA2 (4503484E+5) 2018. 1. 28. 오후 9:17:03한주도 정신없이 지나갔네ㅠ.ㅜ 태화주도 바쁘게 보냈을까?
일단 도윤주 갱신해둘게*''* -
71 도윤주 ◆EKNnjDCuA2 (1270683E+5) 2018. 2. 3. 오후 8:44:48도윤주 갱신할게^*^
-
72 도윤주 ◆EKNnjDCuA2 (7404706E+5) 2018. 2. 16. 오후 9:02:41도윤주 오랜만에 갱신할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