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2306074> [All/학원/일상] 호은 학교 | Ending (13)
하늘주 ◆yvn/.HIFck
2016. 8. 27. 오후 10:54:24 - 2020. 10. 28. 오전 12: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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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하늘주 ◆yvn/.HIFck (61369E+59) 2016. 8. 27. 오후 10:54:24본 스레는 호은 학교의 1번째 캐릭터 엔딩과 에프터 스토리에서의 캐릭터 엔딩을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 이외의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으니 그 점을 주의해주십시오. -
1 단비-끝 그리고... (05091E+58) 2016. 8. 28. 오전 1:25:35호은골을 돌아다니면서 우리가 지킨 풍경들, 동물들, 그리고 우리의 추억이 담긴 학교를 둘러보았다. 아름다운 밤이었다. 벌써 이렇게까지 시간이 지나버렸다니 믿겨지지가 않는다. 아름다운 별들이 하늘을 수놓았고 별똥별들이 하늘을 미끄러져갔다.
문득 무언가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곳을 바라보니 은여우가 있었다. 하지만 한 번 눈을 깜빡이니 그것은 사라져있었다. 이상했다. 낯설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장중요한 건 우리들의 노력으로 이 마을을 지켰다는 것이다. 그것만큼은 정말로 변함없는 진실이었고 우리들의 가슴속에 무언가의 교훈을 주었을것이다.
아이들과 작별인사를하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목에서 삼촌을 만났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회상하게 되었다. 도시에서 돌아와 호은골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았던 날, 하늘이 형을 만났던 날, 파자마파티, 자이로드롭이 인상깊었던 수학여행, 아이들이 들려준 고아원이야기, 이미 전학가버린 아이들의 이야기, 그리운 사람의 얼굴, 가족과의 갈등, 목장에서 있었던 이야기, 미국에 갔던 이야기, 지영이와 사귀게되었던 날, 추모식, 강토와의 만남, 그리고 그것들을 지나고 지나서 방금 전 까지 겪었던 호은학교의 위기.
삼촌은 아무 말 없이 맑은 하늘을 바라보았고 나도 마찬가지로 그 하늘을 올려다봤다. 삼촌은 그 누구보다도 나와 많이 닮아있었다. 그랬기에 지금 내 마음을 잘 이해하고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만큼은 아무생각도 하지말고 푹 쉬자.
고마웠어..
모두들 열심히 해줬으니까 학교를 지킬 수 있었어..
하지만...
눈을 뜬 다음날에는 모든게 어질러져있었다. 불안했다. 강토와 내가 이상한 가면을쓰고 선고한 날짜가 한참이나 지나있었고 아이들은 그걸 잊어버린 듯 했다. 아니 애초에 그런식으로 해버렸으니까 덮어질만하다. 하지만 정말로 걱정되는 건 그 아이에게서 오던 연락이 끊겼다는 것 이다. 강토도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고 했다. 그 아이의 집앞에서 문을 두들겨도 나오는 사람은 없고 자신은 타인이기에 계속 이런짓을 반복하다가는 좋은 꼴을 못본다며 더 이상 못하겠다고 했다. 그 아이가 사라진지 일주일 째, 나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못하고 있었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눈물이 흘러나왔다. 호은골은 지켰지만, 다른 건 지키지못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내가 만약 호은학교를 구하기위해 돌아다녔을 시간에, 자책하며 방안에 틀어박혔을 시간에 그 아이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신경썼다면 그 아이는 분명 강토와 같이 있었을거다. 나는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버려야하는 인간밖에 되지않는 듯한 느낌이들었다.
일주일째다... 나약하고 쓸모없는 나는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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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은 문을 열었다.
"누구시죠?"
"XX과 팀장 전대협입니다. 백단비라는 학생을 찾고있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내가 아니라고 했잖아!"
"내가 정신을 차렸더라면.."
"비밀번호.."
미궁이었다. 모든 건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아니, 아이가 실종된지 일주일째에요! 제정신입니까 진짜로!"
"미안.. 해."
아마도 멀지않은 미래에 생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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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아침을 맞았다. 강토에게서 연락이 왔고, 나는 그 연락을 받자마자 집을 뛰쳐나가 강토의 마을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아직 끝은 없었다. 호은학교를 지킨대가를 치를 시간이었다. -
2 김하늘 1st ending -떨어지는 별빛 아래에서 (58934E+61) 2016. 8. 28. 오전 1:48:30어디서부터 설명하면 좋을까? 나에겐 정말로 소중한 것들이 많다. 뭐, 가까운 걸로 보자면 우리집 귀염둥이 예롱이와 어머니와 아버지, 할머니가 있을테고 더 나아가자면 호은 학교에서 매일 보다시피 하는 친구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정말로 소중한 존재인 내 여자친구인 린비.
뭐 이렇게 들 수 있을것이다. 응. 뭐, 그렇게 들 수 있겠지. 아니..그렇다고 뭐, 다른 사람들이 소중하지 않은건 아니라고. 다른 사람들도 다 소중하니까! 그래도..역시 가까운 이들이 더 소중한건 어쩔수 없잖아! 안 그래? 나만 그런건 아니라고!
아무튼, 그렇게 소중한 것들이 나에게는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는 호은 학교 역시 나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소중한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이곳에 학교가 생긴다고 해서, 다른 곳에 있는 학교로 갈바에는 차라리 호은 학교에서 다니는게 낫겠다고 싶어서 입학을 선택했다. 뭐... 당시에는 외부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이 많았으니까. 특히 중학교때의 일이 결정적이었다.
그러기에, 차라리 호은골에서 친근한 이들과 학교 생활을 하는게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뭐..그리고 어쩌다보니, 외부에서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었고 호은 학교의 사람들은 점점 늘어만 갔다. 물론 그 중에서는 다시 호은골 밖으로 나간 이도 존재했다. 딱히 놀랍지도 않았다. 호은골에서 도시로 떠나는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아무튼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호은 학교에서의 학교 생활은...뭐... 그....즐겁다고 못해줄 것도 없었다. 아니..솔직히 말하자면 즐거웠다. 어릴적에 이사를 가버린 아이들도 다시 만날 수 있었고, 정말로 소중한 연인도 만들수 있었고, 그림을 당당하게 그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으며, 내 마음 속의 강박관념도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전부 호은 학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호은 학교.
그곳은 나에게 있어서 단순히 공부를 하는 장소가 아니었다.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주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된 아주 소중한 장소였다.
그곳을 우리는 지켜냈다.
물론 나는, 중간에 쓰러져서 병원에 가긴 했지만.. 솔직히 그때의 일은 잘 기억이 안 나긴 하지만..그래도, 어쨌든 나는 병실에 있었던지라, 완전히 끝까지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후에는 이렇게 모두와 함께 할 수 있었다.
내가 정신을 잃은 동안에, 아이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호은 학교를 지켜주는데 큰 도움이 되어주고, 나에게 있어서 큰 도움이 되어준 이들을 난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학교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소중한, 소중한 인연들이다. 한명도 빠짐없이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소중하고 소중해서 언제까지나 쭉 유지하고 싶은 인연들이었다.
하늘 위에서 무수히 떨어지는 아름다운 유성우. 그 유성우를 바라보면서 나는 빌어보았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무슨 의미냐고?
......말해주겠냐. 그런걸..! 아니..따, 딱히 부끄러운 내용은 아니라고! 벼, 별똥별에 빈 소원은 누군가에게 말하면 소원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서 그러는 것 뿐이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지..진짜라고?! 정말이라고!! 양심아!! 그러니까 콕콕 찌르지 말라고! 정말!! 오랜만에 깨어나도 이렇게 찌르기냐?!
양심이 콕콕 찌르는것을 느끼면서 나는 살며시 눈동자를 떼구르를 굴려서 지금도 내 손을 감싸고 있는 나의 소중한 연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아무도 모르게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다른 애들에게도 고맙다고 느끼지만 특히 너에겐 더 고맙게 느끼고 있어.
.....언제까지나..언제까지나 함께 가자.. 우리가 언젠가 저 학교를 졸업하게 될 그 날까지 말이야.
........따, 딱히 부끄러워서 말을 안한다거나..그런건 아니라구! 지, 진짜야!! 이, 이런건 마음으로도 전해진다구!! 아...아마도..!!
....뭐...그래도...
그렇다고 해도 말이야.....
이렇게 우리의 힘으로 지켜낸 호은 학교를 바라보니 기분은 좋은 것 같다. 뭐.....이제와서 다른 곳으로 전학갈수는 없으니.. 지키려고 한 거....인건 아니다. 정말 소중하니까.. 나에게 있어서 저 학교는 소중하니까..
정말로 소중한 장소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나는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또 다시 하늘의 유성우를 바라보면서 빌어보았다.
ㅡ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
3 이태양 - 엔딩 1차 (14099E+52) 2016. 8. 28. 오전 1:59:28'행복'
나는 이 단어에게서 미묘한 위화감이 들기 시작했다.
'회피'
그러자 내가 택한건 이런 무책임한 단어. 정말로 더러운 나의 신념, 신조, 결심.
「행복은 피한다. 나는 행복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나의 속죄의 길이고,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는 길이다.」
자기위안을 위한, 나는 나쁘지 않았다는, 나는 절대 잘못이 없다는, 설사 내가 범한 잘못이 있다고 해도, 나는 충분히 속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수 있었기에-어쩌면 반쯤 미쳐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런 썩어빠진 신조를 가진 기간이 있었다.
그러나. 조금 뒤 나에게 찾아온것은.
'또다른, 더욱 커다란, 전의 것과 비교할수 없는, 너무나도 다르고 본질적인 위화감'
나는 회피가 너무나 훌륭하고도 깔끔한. 그런 해결책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런 위화감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나의 신념을 수정하는 대신 택한것은, 아니 내가 완전히 미쳐버린채로 택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경계의 강화
점점 회피는 무조건적인 자기방어와 유보, 공격으로 이어졌다.
주변이 싫어서, 그저 관계와 유대, 인연이 싫어서.
주변에 해자를 파놓았던 나는, 그것도 모자라서 커다란 요새를 새우고, 무거운 갑옷을 입고 커다란 방패도 들고 다닌 셈이다.
너무나도 커다란 요새, 너무나도 무거운 갑옷, 튼튼한 방패. 이 세가지면 아무도 다가오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그렇게 혼자서, 그저 혼자서 눈을 감고 지내오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나의 요새를 부수려고 다가왔을 때. 나는 그들이 나를 위협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평안하고 조용한 일상을 부수려는 파괴자들.
도데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수가 있는건지.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바보같지만. 역시 미쳐있었나보다.
어쨌든 요새를 돌파하고 누군가가 최후까지 나에게 찾아왔을때. 나는 등 뒤에 숨겨둔 칼로 그를 찌르려고 했다. 그리고 그가 나에게 점점 다가오자...
아무것도 없었다. 요새도 갑옷도 방패도 칼도.
그저 나의 바보같은 자기방어는 온데간데 없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얼굴을 붉히고는 미소를 지으며 서있는 그와 나만 서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정말로 「행복」했다. -
4 1차 엔딩 (랑) (28686E+61) 2016. 8. 28. 오전 11:33:25이제.. 다 끝난거야.
꺼림직했던 수학여행도, 호은골을 노리는 태천그룹도. 끝나버렸어. 완전히. 회장님이 직접 보고 가셨으니 더 확실하겠지.
영호녀석은 어떻게 되었을지, 정말로 궁금했다. 일단 더이상의 승진은 불가능하다는것만은 확실하겠지.
해피엔딩이다. 내 모든것이 담긴 호은골을 지켰다. 해킹까지 했었다.
왜 이렇레 열심이냐고?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난 호은골에서 받기만 했다. 금연을 배웠고, 친구를 알았고, 진로를 향해 전력으로 질주할수 있었으며, 나에게는 과분한 여자친구까지 생겼다.
이제, 하나정도는 줄때도 되었었지. 그런 마음으로 달려왔다. 그렇게 혼자 생각하며 다같이 호은학교로 느긋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어느새 시간은 밤이 되어, 밤하늘을 감상하며 느긋해질수 있었다.
정신없이 달려온 거리, 트럭을 타고 온 거리..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추억으로 남아버렸다.
천천히 걸어다니니 이 거리, 분명 아름다웠다. 정말로 아름다웠다. 우리들이 지켜냈다.
오늘은 발 뻗고 푹 잘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문득, 회사를 하나 만들자고, 무의식중에 그렇게 생각했다. 게임 회사를 하나 만들자.
호은 게임즈 같은걸로. 내가 호은골에서 벗어나지 않고, 사람들을 모아올수도 있을것같다.
물론, 능력이 있어야겠지. 자본과 행운도. 어려울거야. 포기할수도 있고.
근데, 해킹한거 걸리진 않겠지..? -
5 겨울 - 1차 엔딩 (78691E+59) 2016. 8. 28. 오후 12:06:29호은 학교를 지켰다.
뭐랄까, 지켰다라는 표현은 좀 많이 과장한 표현이지는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따지면서 생각해보면 지켰다라는 표현은 절대로 과장한 표현이 아니고 오히려 제일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투표 결과에 만족하며 밖으로 나오자 겨울이 다가와서 밤이 길어진 탓인지 곧바로 밤하늘을 맞이할 수 있었고, 별들이 예쁘게 빛나는 거기에는 우리의 승리를 축하라도 하듯이 별똥별들이 쏟아져내려오고 있었다. 이런 걸 좀 더 유식해 보이게 말하자면 유성우라고 하는 건가. 뭐, 아무렴 어때. 저걸 뭐라고 부르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늘 내리는 저 유성우는 정말로 아름답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정말로 감정이 메말랐던 내가 이런 감성젖은 발언을 하면 남들은 좀 웃기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장난이 아니라 정말로,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그 뭐냐, 나도 가끔은 이런 평화로운 생각을 하면 안 되는 법도 없으니까...이유는 어찌됐든 앞으로도 계속 이런 평화로운 생각을 했으면 좋겠네.
혼자서 생각을 하다가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 쟤도 지금까지 수고가 정말로 많았지. 언제 단둘이 따로 만나는 날이 생기면...음, 좀 낯부끄러운 면이 있어서 내가 제대로 멋지게 해낼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지만...꼭 안아주면서 다정한 말을 건네주고 싶다. 아직 이야기를 못 들어봐서 자세히는 모른다는 게 흠이지만, 눈치를 보자니 뭔가 지금까지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아, 이 부분이라면 나도 좀 뭐랄까. 한 때는 완전히 우울해져 반쯤 포기해서 학교를 무단결석하고 완전 폐인스럽게 지내기는 했지만. 뭐, 병문안을 통해 김원태 아저씨를 만나고 이야기하다가 나무람을 받은 것을 통해 생각을 바로 고쳐먹어서 다시 학교도 출석도장을 찍고 이렇게 밝아지려고 스스로 노력까지 하기 시작했지...음, 정말로 이건 언제 한 번 감사인사를 해야할 것 같은데. 그으 뭐냐, 이거 진짜 못하겠다고. 감사인사하는 거. 아니아니, 어떻게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진심을 담아서 '고마워' 같은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진짜!
여튼간에 그러고 보니, 생각해보면 모두들이게 다 감사를 해야할 것도 같다. 으음, 실천할 수 있을련지 모르겠네. 에이, 일단 마음속으로라도 해야지. 그, 그 뭐냐. ㄱ...고...고...고, 고마워. 쌤들도 그으...ㄱ...고, 고맙다고요.
...듣는 여부는 알아서 하라고. 쌤들도요. 못들어도 내 알 바는 1도 아니야. 흥.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마음속으로 이렇게 감사인사를 한 사람들도 다 호은 학교 덕분에 만든 인연이란 말이지. 내가 이곳 호은골에 다시 돌아오면서 이쪽의 유일한 학교인 호은 학교에 전학을 오면서 만든.
에이씨, 이젠 학교에까지 고맙단 소리를 해야하는 거야? 그런 거야? 아, 진짜. 해야할 일이 뭐 이렇게 많아. 속으로 좀 툴툴대기는 했지만 곧바로 나는 마음속으로 진심어린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 모든 인연을 만들어준 이곳의 작은 학교에게.
...고마워.
뭐어, 세워진채로 가만히 서있기만 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고마워.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정말로 고맙다고.
으음...어째 무생물에게는 다른 것보다 훨씬 더 솔직해지는 기분인데, 이거 병인 건가? 그런 건가? 에이, 몰라. 될대로 되라지, 뭐.
이봐, 호은 학교. 들리냐? 뭐, 마음속으로 말하고 있기도 하고 설령 말을 목구멍 밖으로 꺼낸다고 해도 네가 들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나 있잖아, 너한테 빚 진짜 많이 졌다고. 나 빚지는 거 싫어하는 거 알고 있을련지 모르겠네. 뭐, 빚진 이유는...알겠지?
그런데 그 엄청난 빚 중에서 한 절반 정도는 갚았어. 오늘 말이야. 물론 나 혼자 한 일은 아니지만, 네가 폐교되고 무너져버리는 불상사를 막았다고. 가까운 것이 사라지는 것만큼 슬픈 일이 어디있냐. 네가 그 슬픔을 아려나.
...나는 겪어봐서 알아. 전에 몇 년을 나름 친하게 지냈던 소꿉친구들 중 한 명이 어느 날에 사라졌어. 그러니까...죽어서 더 이상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됐어. 사라졌다라는 엄청난 표현을 쓰기에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 그래. 온 세상이 다 무너지는 기분이지, 그거. 지금도 동화를 읽듯이 담담하게 생각을 못하는데. 그러고 보니, 나 사라져버린 그 녀석에게도 빚을 많이 졌어. 엄청 많이.
......그런데 그걸 1도 갚지 못했어. 끝까지. 미치도록 후회스러운 일이야.
...그래서 있잖아. 난 그걸 단 한 번의 실수로 끝내기로 했어. 더 이상의 실수는 만들어내지 않기로 했어. 노력할 거야.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 거야. 끝까지 친절하게 대해주지 못했던 그 녀석의 몫까지. 야, 곧 이 마음속으로 쓰는 편지 같은 거 끝낼텐데, 이 기회에 좀 응원해주라고. 아, 그러고 보니 그렇게 하면 빚이 더 쌓이지? 음...그래. 그럼 격려해주면 되겠네. 에? 그게 그거라고? 에이, 깐깐하기는.
그래, 편지라는 건 아무래도 밝게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야, 호은 학교. 그 뭐냐...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그래. 그럼 마음속으로 쓰는 편지는 여기까지.
그런데 타이밍 하나 대단하네. 이런 날에 이렇게 유성우가 기다렸다는 듯이 막 쏟아지다니. 우연이란 역시 엄청난 녀석 같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우연 이 녀석...진짜 많이 활약해줬거든. 긍정적으로는 물론...뭐, 부정적으로도. 어쨌든. 이번에는 긍정적으로 활약해준 날이네. 매일 이래줘라.
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그리 생각했다.
" 야, 이겨울 씨!! "
" 으왓, 뭐야. 갑자기 뒤에 나타나서 머리를 때리려고 하고... "
" 내가 오늘 일로 속이 다~ 시원해서 이 시원함을 좀 공유하려고 한다! 뭐, 누가 들어도 이건 핑계지! 그나저나 되게 잘 피하네? "
" 웃기지도 않은 핑계네. 아, 잘 피하는 건 당연하지. 아, 그러고 보니까 진호는? "
" 아, 문진호 씨? 걔 중간에 간식 산다고 빠졌는데 어디 가셨대...그런데 아이고, 어느새 이겨울 씨가 자뻑을 하기 시작하셨네! ...아하하! 에이, 장난인 거 다 안다고 이 자식아!! "
" 와, 들켰네. 아니, 근데 남의 머리를 막 헝끄러뜨리냐. 되게 자연스럽게 그러네. "
" 그럼! 11년이나 알고 지냈는데 형제 같지! "
" 그래그래......응? 뭐라고? 형제? "
" ??? ...아! 아, 아니아니아니!! 남매남매! 아이고, 내 입이 방정이지!! "
" 푸하핫- 대단하신 강수민이 말실수를 하셨네- 남자인 거 인정하는 거야? "
" 아니아니!! 무슨 개소리야! 너 일로와! "
" 스민~ 겨우루~ 내가 너히드루 몫 과자카지 사왓...두루이서 수루래잡기 하나봐? "
" 어, 진호왔냐? 아, 그래. 술래잡기지. 너도 같이 하지 그래? 으음, 정...말로 재미있거든. 하하, 와아 재미있다- "
" 응~ 나도 하루래! "
" 자고로 술래잡기는 술래 역할이 제일 여유로운 법!! 문진호 씨, 일로와! 우리 둘이서 같이 술래해서 이겨울 씨를 잡자고!! "
" 하~이~ "
" ...에? 뭐야, 그거 반칙이잖아! "
" 우리들 사이에 언제부터 공평이라는 게 존재했는지 궁금한 걸, 이겨울 씨?! 자, 추격전이다!! "
.
.
.
...평화롭네.
이 평화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한다면 그건 너무 주제 넘은 말인 걸까.
그런데도 나는 지금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평화가 그치지 않고 언제까지나 계속되기를. -
6 연새 <1차 엔딩> (54634E+59) 2016. 9. 26. 오후 10:38:09" 오늘도 나갈 거야? "
" 나가야지 그럼. "
" 연새야. 엄마 말 좀 들어 봐. "
" 얘기해, 듣고 있어. "
" 구연새. 엄마 말 들어. "
" 듣고 있잖아. "
" ...... "
" ...... "
" 연새야. "
" ...... "
" 엄마가 걱정해서 그러는 거야. "
" 마음만 받을게. "
" 연새야, 제발. 네 친구 아직까지 의식불명이라며. "
" 걔 친구 아닌데. "
" 어쨌든... 엄마 아빠가 하루하루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아? "
" ...... "
" 연새야. 다른 학교로 가자. 더 좋은 학교가 있을 거야. "
" 아 진짜. 누가 학교에 미련 남아서 이러는 줄 알아? "
" 그러면? "
" 그래, 까놓고 말하자. 나 여기 전학 온 지 반 년도 채 안 됐어. 당장 내일 학교가 무너지든 말든 하나도 신경 안 써. 그런데 진짜 열 받는 게 뭔지 알아? "
" 뭔데 그래? "
" 그 돈에 미친 놈들이, 권력으로 자유를 찍어누르려 드는 거. 그것만큼은 내가 도저히 못 봐줘. 타인의 권리를 건드리면 돈이고 뭐고 다 개털이라는 걸 보여줄 거야. "
그랬었지.
끼이익-.
" 연새야! 괜찮아? 별 일 없었어? "
" 예, 뭐. "
" 어떻게 됐어? "
" ...... 졌어. "
" ...... "
" ......그렇구나. "
" ...누가 졌다고는 말 안 했는데. "
한국어는 주어를 잘 생략하는 게 특징이잖아?
" ......아니 뭐라고? "
" 연새야. "
환호성을 지르며 엄마 품에 뛰어들었다.
" 그놈들이 졌어!! 꼴 좋게 졌다고!! 내가 일장연설로 발라버렸어!! "
" 어유, 이 기지배가! "
엉덩이를 한 대 맞았지만 즐겁다.
" 봤지, 엄마? 엄마가 어떤 사람을 낳았는지 봤지? "
" 그래, 잘 하는 짓이다. "
엄마 목소리에 울음기가 서려 있다.
엄마가 마음 고생 하신 거 안다. 또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속 끓으신 거 안다.
그렇다고 내 삶의 신념을 저버리긴 싫었다. 조금의 미련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전혀 두렵지 않았다.
원래 내 목숨은 다리 한쪽이 날아갔을 때,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이미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러니까 하루하루를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가는 거야. 미련 없이. 두려움 없이.
" 여보. "
" 왜? "
" 아무래도 연새는 영웅 기질이 있는 것 같네요. "
" 영웅은 무슨. 그냥 지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불나방이지. "
" 그래도 자랑스럽죠? "
" ...안 자랑스러워도 되니까, 위험한 짓은 그만 했으면 좋겠어. "
" ...... "
" 저런 영웅 같은 딸을 낳아놓고, 이렇게 소시민적인 환경이라 미안하네. "
" ...... "
" ...... "
" 연새는 당신을 많이 닮았어요. "
" ...그래서 많이 아파했지. "
" ...... "
" ...... "
- Mid-ending -
7 박시원 - 1차 엔딩 (18627E+57) 2016. 9. 28. 오후 10:47:15[참 좋은 날이구나. 지금은 말이야. 몇년 후에 이 날에는 어떤 날씨인지는 잘 모르겠구나. 그래도 좋은 날씨이기를 빌면서 파일을 남긴다.]
날씨? 죽여주게 좋아. 겨울이라 추운 것만 빼면.
[거긴 3년정도 되었을려나? 내가 죽은지 말이야. 허허허!]
그런거 그렇게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하지 말라고...
[그래. 그래서 어떤 일들이 있었냐? 내가 죽은 이후에 말이야. 시원이 네가 호은골에 가서 지낼거란건 잘 알고있다. 그 이후 이야기를 좀 들려줄래?]
그런걸 어떻게 다 말해... 3년이다 지났는데... 일단 추려서 말해줘야 하나? 학교... 어쩌면 대한민국 최고 츤데레 하늘이도 만났고, 츤데레 여친 린비, 그 뒤를 잇는 겨울이랑, 육체 최고 현우, 나랑 같은 프로그래머인 랑이, 망할 거인 단비, 거인 여친 지영이, 사기캐릭터 다혜.... 되게 많네. 아, 그리고 이번엔 학교를 구했어. 아니, 호은골을 구했어. 친구들이랑 다같이. 나는 별로 한게 없는것 같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꼈어.
[그랬구나. 네가 재밌는 시간을 보내는것 같아서 다행이다.]
......다 들은것처럼 말하지 마.
[넌 이쯤에서 다 들은것처럼 말하지 말라고 하겠지? 허허허허!]
......놀리지 말라고. 망할 할아버지.
[시원아.]
왜.
[너는 대단한 아이란다.]
.........
[넌 크게 될 아이야. 네가 어렸을때 기계를 만지던걸 보고 알았단다. 프로그램이든 기계든. 원하는 걸 선택해서 하려무나. 후회없이. 알았냐?]
응. 알았어. 그럴게. 후회없이. 멋진 일을 해낼테니까, 위에서 잘 보고있어.
[할아버지는 위에서 잘 보고있으마. 너는 천천히. 할 일을 모두 끝내고 오거라. 조금이라도 일찍 오면 꿀밤먹인다?]
그래. 할아버지는 나중에 나 못알아보지나 말고.
[그럼 이만 가보마. 병원에 갈 시간이구나.
- 과거의 할아버지가, 미래의 시원이에게.]
......야, 캔.
[네?]
넌 할아버지가 이거 프로그래밍 해둔거 알고 있었냐?
[........아뇨.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지금 자동실행되어 녹음파일이 재생된것 뿐.]
망할 할아버지. 사람 놀라게 하는데는 뭐 있다니까...
[저도 감정이 있었다면 놀랐다는 표현을 하고 있었겠죠.]
...뭐, 여튼간에. "대단해지려면 장난을 쳐라." 라는 좌우명. 또 실현하러 가야지?
[....이번엔 또 뭡니까?]
말하면 믿을래?
[........그냥 보고 믿도록 하죠.] -
8 하늘주 ◆yvn/.HIFck (88412E+52) 2016. 11. 20. 오후 9:00:10지금부터 호은 학교 2차 엔딩, 즉 완전한 캐릭터 엔딩을 낼 수 있도록 열어두겠습니다. 본 스레는 어디까지나 엔딩의 공간으로 만들어 둔 곳이기에 일체의 잡담을 금합니다. 캐릭터 엔딩을 내시고 호은 학교의 자신의 엔딩을 내주시고 싶으신 분들은 지금부터 집필하시면 되겠습니다.
기한은 앞으로 쭉입니다. 참고로 시트가 내려가거나 시트를 내리신 분들도 원하신다면 자신들의 캐릭터의 엔딩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하겠습니다. -
9 김태민 (21225E+46) 2016. 11. 21. 오후 10:00:01"형님! 이거 짐이 좀 많은데,좀 도와줍쇼!"
27살의 김태민. 모두의 예상을 깨고 ,태민은 지금 격투가로 일하지 않고 있다.
18살 때에 호은골을 떠나는 도중에 교통사고로 무릎이 다쳐서 운동을 그만뒀다.
"......."
뭐,지금은 다 나았지만..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지.
고등학생 때는 열심히 공부했다.
내신은 이미 운동하느라 글러먹은 상태였기에..수능을 봐서 서울에서 알아주는 대학교로 들어가고 경영학을 전공했다.
"무슨 짐이 이렇게 많아..아 형님 빨리 좀..!"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21살에 군대를 가서 23살에 제대하고, 학교에 복학하지 않았다.
"미안하다 태민아..! 똥 싸느라 늦었다!"
남자는 태민이 드는 짐을 같이 들어준다.
지금 태민이는 뭐하냐고? 대학교에서 만난 형님과 함께 창업을 하고 있다.현재 주류 쪽으로 하고 있는 중이지.
둘이서 힘들게 술과 안주 재료들을 나르고,가게가 문을 열기 전에 담배를 피며 대화한다.
"형님..근데 이게 진짜 맞는 길인가요?"
"맞겠지. 우리 그래도 생각보다 수익은 좋잖아?"
"맞겠지라뇨..언제 망하는 게 모르는 것이 사업인데...."
"그러면 둘 중 한명 콩팥 팔고 다시 시작하면 되지. 킥킥."
"아 형님 쫌."
- END - -
10 김하늘 2nd ending - 행복을 가득 담아 너를 사랑해. (26618E+55) 2016. 11. 26. 오후 9:59:17
여우의 은혜를 받은 마을, 호은골. 나는 이곳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자랐고, 그리고 지금도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내 할아버지가 그랬고 내 아버지도 그러하듯이 나 역시도 이곳을 떠날 마음은 없었다. 언제까지나 이곳에서 뼈를 묻고 살아갈 생각이다. 도시로 간다고 해서 좋을 것도 없고, 공기만 나빠서 숨쉬기만 힘들 뿐이다. 그러기에 나는 이곳에서 앞으로 쭉 살아갈 생각이다.
처음에는 학교조차도 없던 호은골에 학교가 생겼다. 그 학교의 이름은 호은 학교. 고작 2층밖에 안되는 전형적인 시골 학교지만, 그 존재는 호은 학교에서 같이 시간을 보낸 이들에게는 학교 이상의 존재로서 와닿고 있었다. 그곳은 단순히 학교로 칭할 수 없었다. 우리들의 인연을 상징하는 상징물이다.
인연. 호은골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우리는 지금도 그 선이 얇건 두껍건, 길건, 짧건, 우리는 확실하게 인연의 끈으로서 맺어져있다. 그리고 그 끈 중 가장 두껍고 긴 끈으로서 묶여져있는 이는 지금도 나와 함께 있다.
"그..뭐냐..힘들지 않겠어? 딱히 무리하지 마. 다음에 할 수도 있는거니까."
나는 호은 학교에서 수많은 인연을 만났다. 그리고 그 인연의 대부분과 연락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물론 연락이 안 되는 이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과도 인연의 끈은 연결이 되어있다고 믿는다. 그 많고 많은 인연 중 가장 소중한 인연은 처음엔 그렇게 소중하지도 친하지도 않은 인연이었다. 하지만 호은 학교가 세워지고, 우리들을 묶은 붉은색 인연의 실은 점점 서로를 얽매었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함께 하기로 약속했고, 그 약속은 깨지는 일 없이 이뤄졌다. 이 모든 것이 호은 학교가 있기에 가능했다. 호은 학교는 단순한 학교가 아니다. 인연을 맺어주고 그 인연을 강화시켜준 축복의 상징이다.
"아니..뭐,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알았어. 그럼 최대한 빠르게 그릴게."
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스케치북을 펼치고 이젤 위에 올려놓았다. 그림을 그릴 때 쓰는 스케치용 연필과 채색을 할 때 사용하는 물감과 파렛트. 그리고 기타 그림을 그릴때 사용하는 도구를 옆에 깔아두었다.
언제나 그림을 그릴 때 마시는 사이다를 딸깍 따고서 한 모금 마셨다. 시원한 탄산의 맛.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그 느낌을 느끼면서 작게 캬야- 하는 소리를 내면서 나는 사이다를 내려놓았다.
천천히 연필을 쥐고서 스케치북에 선을 그어나간다. 천천히, 천천히... 그 어떤 작품보다도 더 예쁘게, 아름답게 선을 그려나가면서 나는 눈 앞의 '2명'을 바라보았다.
지금 내 앞에는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여성이 2명이 있다.
한명은 내가 사랑하는 여성. 나와 서로 사랑을 나누고, 영원히 함께 인생을 걸어가기로 약속하고 지금은 완전히 인생의 동반자로서 함께 하고 있는 나의 아내.
그리고 또 한명은 나와 내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사랑의 결실. 그리고 나와 아내에게 있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인 우리의 딸.
오늘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 두 사람의 모습을 스케치북으로 담는 날이었다. 내 아내는 오늘도 어김없이 배시시 웃으면서 우리의 딸을 품 안에 안고 있었고 우리의 딸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지 못한채, 자신의 엄마의 품 속에서 곤히, 정말로 곤히 자고 있다.
호은 학교가 막 만들어졌을땐 장난끼가 강하고, 누구보다도 활발하고, 수다를 떠는 것을 좋아하던 수다쟁이였던 그녀는 이제는 한 아이의 어엿한 어머니가 되어 자상한 모습을 비치고 있다.
그리고 솔직하지 못하고, 틱틱대기 바쁘며, 책임감에 시다릴며, 그 무거운 짐을 혼자서 짊어지려고 한 나는, 이제는 한 아이의 어엿한 아버지가 되었다.
아버지.
그 무게는 보통 무거운 것이 아니었다. 나와 내 아내 사이에서 나온 소중한 결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말로 예쁜 우리의 딸이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나는 아버지라는 직위를 얻게 되었고 그 어떤 순간보다도 더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처럼 그 책임감을 혼자서 짊어지진 않는다. 아이의 보호자는 2명이다. 나, 그리고 나의 아내. 2명이 함께 짊어지고 이 아이를 돌보기로 약속했다. 우리들의 가장 소중한 보물, 우리들의 가장 소중한 존재인 이 아이를 나와 내 아내는 계속해서 키워나갈 생각이다.
언젠가, 언젠가 이 아이도 커서 어엿한 여성이 되면 우리의 곁을 떠나가게 되겠지. 하지만 그것은 아주 멀고 먼 미래의 이야기. 벌써부터 생각할 필요는 없잖아?
나는 지금 행복하다.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다.
그 행복의 마음을 색으로 담아 이 스케치북에 그리고 있다. 언젠가, 우리의 딸이 좀 더 나이를 먹고 크면, 이 행복의 색으로 가득한 그림을 보여주고 네가 어릴 때 그린거라고 웃으면서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그 그림을 보면서 지금 이 순간을 추억하고 싶다. 이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행복. 그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한때 정말로 불행했을지도 모르는 삶을 살았던 어린 소년은, 이제는 아버지가 되어 그 누구보다도,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사용하는 이 스케치북에 행복을 담아서 나는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나갔다.
"....세삼스러울지도 모르겠는데 말이야. 린비야."
손을 멈추지 않고 이젤 뒤로 보이는 그녀를 바라본다. 그리고 확실하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사랑해. 정말로 사랑해. 나에게 이런 행복을 선물해준 너를 정말로 사랑해. 이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너를 사랑해. 린비야."
몇번이고, 몇번이고 말한다. 난 너를 사랑한다고. 내 고백을 받아주고, 나와 연애를 하고, 나와 사랑을 나누고, 나와 결혼하여, 그 결실까지 세상에 태어나게 한 너란 여자를 정말로 사랑한다고..
호은골에서 만나게 된 너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해. 오린비.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
11 박시원 Ending - 또 다시 시작 (86613E+51) 2016. 11. 26. 오후 10:29:10뭐랄까, 지금 나의 기분을 나타내기란 힘든 일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오랜만에 이곳에 다시 와서 동창회까지 했다. 끝난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끝났다는 기분을 느꼈다. 동시에, 무언가가 시작되는 조짐도 느꼈다. 나같은 과학자는 이런 예언같은 일들은 믿지 않는다. 미신이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이번엔 믿어보기로 한다. 사실 이걸 믿든 저걸 믿든... 개인의 자유이며, 그걸 믿는다고 해가 될건 없으니까.
뭐.... 여튼. 난 이곳에서 무얼 했나. 잠시 돌이켜본다. 생각해보면 정말로 해낸 일이 많다. 로봇, 바주카, 호버크래프트.... 모든 것이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나, 박시원은... 중학생의 암울했던 박시원은 이제 더 이상 없었다. 지금은 성공자 박시원이 있을 뿐. 어때 할아버지? 나 엄청 성장했지? 엄청 멋있지? 이제 걱정 하나도 없이 푹 쉴 수 있지? ......그지?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렇겠지만. 그저 한번 더 다짐해본다.
아, 이제 와서 말하는건데, 나 옛날에 좋아했던 애 연새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좋아한다' 라기 보다는 '호감' 이었으려나. 내 감정을 확신하려고 네가 없는 그때, 매일같이 정자로 가서 별을 보곤 했었는데.... 벌써 그게 10년이네. 시간 진짜 빠르다.
남는건 추억이랑 사진밖에 없네. 어렸을 때 동영상이라던가 사진이라던가... 많이 찍어두길 잘 했어. 이제와서도 이 0과 1의 데이터에 불과한 사진, 영상들을 이렇게 생생하게 보잖아. 너희들의 얼굴, 너희들의 행동, 너희들의 추억. 절대 잊지 않을게. 언제든 찾아와도 좋아. 너희 자식들을 데려와서 인생 상담을 시키든, 따로 만나서 신나게 파티를 열든, 고민 상담을 하든... 언제든 불러만 주라구! 일이고 뭐고 다 제껴놓고 먼저 나갈테니까! 우리의 학교생활은 이제 정말 끝이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은 끝나기엔 멀었으니까. 알겠지? 친구들?
" 자, 그럼 이젠 뭘 할지..... 아, '그건' 어때? "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내가 언젠 가능한걸 만들었었냐? "
[그것도 그렇지만요, 이건... 정말....]
" 어때? 넌 나 믿잖아? "
[맨날 보고 나서야 믿었잖아요. 제 몸통도 그랬고.]
" 아, 아. 그럼 이번에도 열심히 도와줘서 결과물을 보고 믿어봐. "
[.....알겠습니다.]
" 그럼 일단 얼마 안남은 프로젝트는 잠~시 팀원들한테 맡겨 놓고, 우리는 먼저 시작하고 있을까. "
[부품을 준비해오겠습니다.]
" 좋아. 그럼 나는 설계도와 넓은 공간을. "
" 작업, 시작! "
[작업, 시작!]
타임머신....... 이라...... -
12 랑 [Ending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04527E+54) 2016. 12. 2. 오후 10:34:56
모든 사람은 같은 꿈을 가질수 없다.
미래를 위해. 가족을 위해. 흥미를 위해. 친구를 위해. 각각의 이유로 우리는 어른이 되면 헤어질 수 밖에 없다. 그건 너무나도 아쉬운, 사실이었다.
" 안녕 꼬맹아. 뭐? 우리가 전설의 세대냐고? "
어느날 들은 당돌한 질문. 씨익 웃으면서 머리를 쓰담쓰담해주었다.
" 당연하지. 참. 이야기 하나 해줄까? '그 일'이 있던 뒤 내 이야기야. 왜 해주냐고? 글쎄.. 누구라도 알아줬으면 좋을것 같아서. 이왕이면 어린 애들이. 무리한 요구일지 모르겠지만 미래까지 기억해주겠니?
하하하.. 이자식. 듣고 결정한다니. 너 세상 좀 아는구나? 그래. 들려주지 뭐.
난 프로그래머였었다? 그것도 꽤나 천재라고 불렸었지. 하지만 난 큰 기업을 가지 않았어. 돈에 춤추는건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하고싶은 일도 있었으니까. 대신 원래 있던 블랙 클라우드에 뼈를 묻기로 했지.
블랙 클라우드의 멤버들은 진심으로 게임을 사랑했단다 이정도면 남을 이유는 충분했지.
호은골에서 합숙하며 프로그래밍 배틀에 참여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행운이 찾아온건지 1등을 하며 이름도 날리고...
지금까지의 게임들도 자동으로 광고되고 동시에 재평가를 받으며 상당히 잘 팔려서, 이걸 노려 기획중이던 게임을 밤샘으로 퀄리티를 올려 빠르게 출시하기로 했어.
노력의 성과였나봐. 숨은 진주라는 칭호와 함께 우리는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돈을 벌어들였단다!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좋아해주었고, 인터넷으로 리뷰 방송도 해주고.
단순한 스토리 게임이었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물론 아니었어.
그 게임 이름이 뭔지 알아? [호은 학교]야. 영호에 맞서 싸우는, 우리들의 이야기. 호영이란 가명을 씌우긴 했지만.. 너도 아마 해봤을 것 같은데? 날 찾아올 정도니까.
외모는 실제 인물들의 동의를 받고 그대로 그리거나, 혹은 비슷한 분위기의 그림으로 대체하기도 했지.
결국 주인공이 누구냐고 하면 나겠지만. 물어보는것보다 경험하는게 더 크니까. 하지만 외모로 동의를 받을때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반영했어. 많은 지원 아래 수많은 시점으로 상황을 볼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그걸 최대한 구현하는데 몰두했지. 전 세계 언어로 번역해 동시 출시를 감행했어.
출시날. 결과는 대성공. 유료게임이었지만 인디 스토리게임치곤 많이 팔렸고 막대한 이득을 얻었어. 그 돈으로 호은골..에는 아니지만, 근처에 블랙 클라우드라는 멋진 게임회사를 차렸고.(호은골은 인터넷 등등 많은게 부족했어)
물론 작은 사무실 하나였지만! 원한다면 견학이라도 올래?
그래, 공부가 바쁠수도 있지. 이해한단다. 그래.. 기억해주렴. 그럼 잡담은 여기서 끝! 난 이만 일하러 가야되거든. "
랑은 몸을 털며 일어나다 히죽 웃었다.
" 이정도면 만족하려나... 여우님? " -
13 겨울 - Ending : 행복 (12709E+61) 2016. 12. 9. 오후 11:25:18
때는 동창회가 끝나고 꽤 지난 서울에서의 어느날, 정도로 할까.
- 딸각 딸각.
오른손에 든 빨간 볼펜으로 수능 때 누구나 거슬려하는 소리를 내면서 잠을 깨우려했다. 이런 소리로 잠이 제대로 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보다 더 큰 소리는 이 늦은 시간에 내기 좀 곤란하니 말이다. 어쨌든, 기말고사의 답안지를 채점하다가 무심코 그만 잠시 졸아버린 모양이었다. 뭐, 어제도 그제도 제대로 못 잤으니까 말이다. 이러다 다크서클이 생길지도 모르겠어. 실없는 혼잣말을 장난조로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어이쿠, 이 기상천외한 답안지는 뭐람. 1번의 답인 청각적 심상을 '아 뭐지 그 심상 밖에 생각 안 나'라고 쓴 것도 그렇고. 그런데 그것보다 이 녀석이 서술형 5번에 쓴 게...
- 쌤 사랑해요ㅎ
......미안하다. 너의 그 애교는 못 받아주겠어. 빨간 볼펜을 찍하고 긋는 소리가 작게 울렸다. 그나저나 아, 이 녀석의 객관식 답안은 더욱 기상천외하네.
그게...전부 1로 찍어놓다니 말이야.
뭐, 그런데 그런 답안지를 보고 있자니 어렸을 적의 자신이 떠오른다. 공부에게서 등을 완전히 돌려 나 몰라라 했던 적이 나에게도 있었으니까. 음, 그게 말이지, 실은...나도 전부 1로 찍은 적이 있거든. 투표를 할 때도 '모르겠으면 기호 1번!'이라는 소리가 간혹 있으니까. 아무튼 지금은 흑역사라고도 할 수 있는 추억이다. 기상천외한 답안지의.이 녀석도 이 흑역사를 마구 질질 끌지 않기를 바래야겠다. 이 녀석 인생 알 바는 아니지만, 뭐어...일단은 제자니까. 다른 의미는 1도 없다.
하여튼 그 답안지 덕분에 예전 일이 떠올랐으니,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예전의 그 일들을 되짚어볼까? 뭐, 많은 일들이 있었지 정말로. 사소한 일도 복잡한 일도...엄청 다양하게 말이다.
가만히 생각하고 있으면, 중간중간에 내 비뚤어진 길이었던 내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크게 좌우한 일들도 많은 편이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역시...
...호은 학교에 들어간 것이 제일 크려나.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 나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음이 살짝 나왔다. 정말로 대단하단 말이야, 우리 학교. 살면서 단 두 개의 학교에 재학해본 내가, 유일하게 감사하고 있는, 정이라고 한다면 너무 들어버린 모교. 그 학교 덕분에 우울증 등의 병도 고치고, 많은 인연들도 만들고, 그 전에는 남 같았던 가족과도 같이 웃을 수 있게 되고...뭐랄까, 그 학교에는 빚을 너무 많이 저버린 것 같다. 예전부터 그러했듯이 나는 빚지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이렇게 교사로 지내면서 제자들을 진심으로 신경 써주어서...악마처럼 빚을 물려주는......아, 알아...! 이거 핑계라는 거 안다고! 뭐, 제자들 신경 써주는 게 죄라도 돼? 아니잖아. 안 그래?
여튼, 좀 난데없는 발상일지는 모르겠지만 호은 학교에게 좀 멋진 말을 붙여주자면...'인연의 학교'겠다.
나중에 들어보니, 어렸을 적의 자존심 높았던 그 병에게 굳이 명칭을 붙이자면 애정결핍증에 가까운 성격장애였던 것 같다고 한다. 그게 서서히 우울증으로 발전한 것이고. 그걸 고쳐주고 인연을 만들어준 매개체는 호은 학교이니...분명 '인연의 학교'라는 말은 틀린 소리가 아닐 것이다.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나는 대체 어떻게 되었을까...그런 생각도 간혹 들고는 한다.
보다시피, 나는 현재 교사다. 고등부에 올라가기 전에 진로를 이쪽으로 정하고 밀린 공부를 열심히 하여, 올라가고 나서부터는 언제나 최소한 상위권에는 머물러서 결과적으로는 원하던 인서울 대학에 진학했던 것이다. 그러한 관계로 서울에 올라가게 되었는데, 짐을 챙기는 동시에 호은골을 돌면서 지인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돌렸었다. 그랬더니 어떤 분은 호은골에 경사가 났다며 조금 과장스럽게 말씀하셔서 내가 어쩔 줄을 몰라했던 기억이...
아무튼, 대학을 다닌 후에는 시험까지 한 번에 무사히 통과하여 이렇게 교사 일에 몸을 담게 된 것이다. 그리고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도 그렇지먼 그들과 소통한다는 점도 너무나도 좋았다. 동창회 후에는 학교에서 방학을 하면 호은골로 돌아가는 일을 더욱 자주하기 시작했다.
" 아, 걱정은 1도 마시라고. 2반 거, 얼마 안 남았으니까 곧 잘 거야. "
키득키득 장난스러운 투로 말하는 동시에 작게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하였다.
'그녀'가 누구냐고? 에이,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나온다고 한다면 여간 섭섭한 것이 아닐 것이다. 당연히, 10년 전부터 누구보다도 가깝고 두터운 인연을 이어왔던 나의 사랑스러운 아내, 태양이잖아.
뭐라고 할까, 처음에는 그저 좀 귀찮은 여자애로밖에 안 보였었는데, 나중에 가서 점점 태양이를 신경 쓰인다고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였고, 알고 보니 그 감정이 실은 '사랑'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처음 깨달았던 날...하하, 엄청 안절부절 못했었지. 하지만 점점 관계가 발전해나가 어느날부터 연인이 되고, 나중에는 약혼을 하게 되고, 이제는 결혼식까지 올려서 부부로서 지내게 되었다. 인생이 곧 드라마라더니. 그 말이 맞았다. 단지 너무나도 행복한 전개의 드라마일 뿐.
" 후, 2반 거 끝났다. 애는 자고 있는 거지? 이제 우리도 슬슬 들어가야하나. "
눈치 챘겠지만 우리 둘은 딸을 가지게 되었다. 아직은 어린 나이이지만 충분히 사랑스럽고도 남는. 이걸 굳이 문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인연이 또 다른 인연을 낳는다'일까. 나는 어렸을 적의 내 자신에 대해서 현재도 엄청 후회하고 있다. 그래서 나와 태양이가 낳은 인연은 반드시 후회할 일 없이 행복하게 키워주기로 다짐하였다. 그런 아빠의 마음을 알아들은 걸까, 잘 크고 있어서 너무 기쁘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잘 커주었으면 한다.
" 바빠보인다고? 그야 그렇지. 난 언제나 네 생각하기 바쁜 걸. "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애정어린 투로 말해주었다. 생각해보면 예전의 나 같았으면 이런 낯간지러운 말을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입에 담기 힘들어했을 것 같다. 이렇게 보면 '사람이 역시 많이 달라지기는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 언제나 하는 소리지만, 사랑해 태양아. 뭐, 이런 말은 역시 다다익선 아닐까? "
언제나 말하는만큼, 언제나 사랑하는 거지. 안 그래?
낯간지러울지도 모르는 소리를 덧붙이고는 자연스레 웃었다.
" 이제 슬슬 잘까? "
행복하다. 한 때는 행복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았는데, 나는 지금 너무나도 행복하다.
그리고 나는 지금 간절히 바라고도 있다.
이 행복이 그치지 않고 언제까지나 계속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