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1787839> 『BL / 1 : 1』 우리의 소년시대 (37)
이름 없음
2016. 8. 21. 오후 10:57:09 - 2016. 8. 31. 오후 10: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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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름 없음 (40918E+63) 2016. 8. 21. 오후 10:57:09
《조금은 어렸고, 조금은 서툴었던 소년들의, 우리의 이야기.》
◈ 1:1 스레입니다.
◈ BGM :: Good for you -
1 이름 없음 (40918E+63) 2016. 8. 21. 오후 10:59:07이름: 손지현
성별: 남성
나이: 고1
외모: 웨이브펌을 한 진한 블루블랙 컬러의 머리카락이 눈썹 바로 위까지 와있다. 신비한 색깔이라 좋아하는 여자 아이들도 있다고. 순한 눈썹과 맑은 눈을 가졌고 오른쪽 눈 아래에 눈물점이 인상깊다.
코는 길고 뾰족하진 않아도 적당히 날렵하고, 윗입술은 조금 얇고 아랫입술이 윗입술보단 약간 더 두꺼워 긴장되면 아랫입술을 무는 습관이 있고 입술 색이 강하다. 쉽게 말하면 주위에 있을 것 같은데 없는 잘생김. 청소년 드라마에 나오는 착한 주인공. 셀카를 찍으면 남친짤.같은 느낌일 것이다.
얼굴은 둥근 여우상에서 날렵한 강아지상의 중간정도이다. 무표정일때는 살짝 올라간 눈꼬리덕에 조금 날카로워보이지만 웃을 때는 순한 눈썹덕에 귀여운 천의 얼굴(자칭).
피부는 잡티없이 깨끗하다. 주말에 농구를 실외에서 하는데 원래 잘 타지 않는데다 선크림을 떡칠하듯이 써서 얼굴은 완전히 희고 팔은 남들 비슷한 정도. 덕분에 농구부원들이 신나게 놀려먹기야 하지만 말이다.
키는 그냥 남들 평균정도이다. 약간 정돈되거나 완벽한 것을 좋아해서 교복은 단정하고 깨끗하다. 다소 마른 감은 있으나 농구를 하는만큼 팔에는 잔근육이 골고루 있다.
교복을 입지 않을 때는 매번 옷이 바뀌지만, 전체적으로 농구할때는 검정 나시에 츄리닝 숏팬츠라던가, 축제때는 차이나카라에 진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그때그때 상황마다 입는 듯하다.
눈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평소 안경은 쓰고 다니지 않으며, 수업시간에도 교사 나름의 배려로 앞쪽에 앉기 때문에 안경을 쓰는 경우는 단 세가지, 1.시험기간 2.시험 당일 3.집에 있을 때 정도. 안경은 동그란 은테 안경으로 나름 잘 어울린다만은 본인은 동의하지 않을 듯. 특이사항으로 손발목이 얇다.
성격: 언제나 밝고 맑아, 친한 친구도 많고 입학하자마자 학교의 인기인. 유도리가 있다고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본인의 환한 미소등 여러 조건덕에 인기있어 자칫 자만할 수 있음에도 착하고 인사를 잘한다. 다만 악의없이 한 행동이 나쁜 행동이면 나쁘단걸 늦게 깨닫는 정도. 예를들어 처음부터 복도에 있었으면 뛰진 않는데 친구와 운동장에서 장난을 치다가 뛰어들어가면 자신도 따라들어간다던지.
기타:흔히 말하는 금수저로, 아버지는 지역의 정치인, 어머니는 중견기업의 이사인 외동아들이다. 또한 중학교시절부터 얼짱으로 인별그램에서 유명했다. 이름이 성별치곤 약간 특이해서 놀림받기도 한다.
밴드부 동아리와 스포츠 농구부에 동시에 소속되어 있다. 둘의 날짜가 달라 다행히도 함께 다닐 수 있다고 한다. 밴드부에서는 보컬로 교내 축제에서는 발라드, 락, 대중가요 모두 부른다. 농구부에서는 나름 에이스 슈터로 활약중. 반장인데다 성적도 중상~상위권에서 놀고 남들 가르쳐줄 정도는 된다고.
교실 자리는 둘째줄 창가자리이다. 철벽남이라 여성의 고백을 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는 소문이 있다. 적어도 고등학교에 오고부터는 수십번 모두 거절했으니 그럴만도 하지. 선생님들과 밴드부, 농구부 친구들에게는 애교가 넘치고, 친구들에게도 햇살미소 천사지만 고백하는 순간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과거에 사고날 뻔한 위기에서 구출된 적이 있다고한다. 친구들에게 이야기한 적은 없는데다 본인도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정도여서...이름이 겨울이었던가? 가을에 대한 기억은 점점 지워져간다. -
2 이름 없음 (40918E+63) 2016. 8. 21. 오후 10:59:33① 이름 서가을
② 나이 17
③ 성별 男
④ 외형
172cm, 평균에 조금 못 미치는 신장. 마른 체형 탓에 별 차이는 없어보이지만 신장은 또래 아이들처럼 매년 조금씩 크고 있다. 고등학교 별관 3층. 도서관 가장 안쪽의 햇살이 내리쬐는 창가 자리. 가을은 점심시간이나 방과후 시간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냈다. 그는 그곳의 모든 고요를 사랑했다. 시계의 초침이 째깍거리며 지나가는 소리. 유리창에 부딪혀 조용히 울리는 운동장의 소리. 종이가 팔랑팔랑 넘어가는 소리. 연필의 사각거림. 책을 고르는 아이들의 발소리, 그 사이의 속삭임. 마른 손이 책장을 넘긴다. 그는 항상 단정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잘 정돈된 짙은 밤색의 머리칼, 그보다 더 어두운 까만 눈동자. 곧은 콧대와 얇은 입술. 입술 밑에 조금 선명한 점이 유독 시선을 잡았다. 옷 매무새는 딱 보기 좋을 정도로 잘 만져져 있었고 깔끔한 자세와 움직임은 어디선가 교육이라도 받은 듯이 다듬어져 있었다. 그렇다고 눈에 띄는 존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한가지 짚어보자면 단연 평범한 행적 속에서 드러나는 외모였다. 뚜렷한 이목구비가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 자리했다. 이따금 그와 눈이 마주칠 때면 그는 햇살 같은 미소를 지어주곤 했다. 또한 전체적으로 색소가 옅었다. 흰 피부는 햇빛을 오래 보면 그을리기보다는 빨갛게 짓무르는 축이어서 그는 여름에도 저지를 걸치고 다니는 편이었다. 긴 손가락이 잘 매만져진 곡선을 지나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한마디로 모범한 이미지였다. 수려한 외모만큼이나 나쁘지 않은 성적을 자랑했다.
⑤ 성격
어찌보면 평범한, 남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저 또래보다 조금 더 성숙한 면이 있었을 뿐. 말이 특별히 많은 건 아니지만 가을의 빛은 잔인하리만치 공평하게 모든 이를 비추었다. 그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상냥했다. 누군가에게 웃어주는 것도,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것도, 그에게는 그닥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에게서 답을 얻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었다. 글쎄, 어떨까 … 너는? 빙빙 돌아가는 무수한 말 속에서 그는 자신을 능숙하게 숨기곤 했다. 상냥했지만, 그렇게 다정하지는 못했다. 그와의 관계는 항상 한 걸음 가까이에서 시작하고, 한 걸음 멀리에서 끝이 난다.
또한 상당히 뻔뻔한 구석도 있었다. 모든 것을 포용하며 사람들을 도닥이는 자상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타인이고 뭐고 자신의 길을 걸어갈 뿐인, 그 정도의 뻔뻔함이었다. 어느 때라도 자신은 항상 그래 왔다는 양 태연하게 굴었다. 그래서인지 가을은 어디에서나 존재감이 옅은 편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는 어디에서나 녹아들었다. 반짝 타올랐다가, 언제 있었느냐는 듯 사라지는 유성처럼. 그는 그렇게 반짝이다 사라짐을 반복했다.
⑥ 기타
주위에 흔히 있을 법한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 잦은 이사로 친구를 두루두루 사귀는 것에는 능숙했지만 주변을 건들고 가벼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바람의 성향을 닮게 되었다.
부모님은 평범한 공무원. 외근이 잦아 같이 저녁을 먹지 못한 건 언제부터였는지.
성적은 최상위권. 저혈압에 딱히 몸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술과 담배는 멀리한다. 물론 나이탓도 있겠지만서도.
가을은 이따금 어릴 적의 날을 꿈으로 다시 기억하고는 했다. 정확히는 우연히 제 손으로 구해줬던 그 아이를. 하지만 이젠 안개처럼 흐릿해져 가는 그 기억의 편린은 더 선명해지지 않을 나이였다.
누군가를 챙겨주기보다 누군가의 챙김이 필요한 일상의 나날들. 딴 생각을 하다 돌에 걸려 넘어진다던가, 공에 맞는다던가. 운동을 못 한다. 소질도 없고, 몸 쓰는 것에 능숙하지 못하다.
수족냉증.
유일하게 무서워 하는 건 천둥번개. 어릴 적부터 기댈 곳이 없어 늘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린 채로 귀를 틀어막은 소년이었다. -
3 이름 없음 (40918E+63) 2016. 8. 21. 오후 11:05:25혹시 첫 상황으로 원하는 거 있음 말해주길 바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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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름 없음 (07175E+60) 2016. 8. 21. 오후 11:15:18잠깐 씻고와서 조금 늦었네*^^* 개인적으로는 전학을 잘 다니는 가을이가 적당히 4월 중순쯤에 전학오는 것도 괜찮고, 아니면 학기초부터 같은반인데 누군진 잘 몰랐다던지 하는 것도 괜찮겠네.
전자면 청소하는게 어떤 계기가 될거고, 후자면 처음 서로를 인식하는 상황이 될건데... 이정도중에 하나가 어떨까? -
5 이름 없음 (40918E+63) 2016. 8. 21. 오후 11:18:19앗 전학 오는 것도 마음에 들어! 자리가 지현이 옆자리라던가, 앞자리라던가, 가까운 곳에 앉게 되면 좋겠다..! 가을이는 말이 별로 없는 편인데 지현이가 친근하게 다가와줬다던가 하는 건 어때? uV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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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름 없음 (07175E+60) 2016. 8. 21. 오후 11:20:40그렇구나. 그러면 선레는 나부터 하는거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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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름 없음 (40918E+63) 2016. 8. 21. 오후 11:22:24앗 그래주면 고맙지 ㅠ-ㅠ 응 그럼 부탁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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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손지현 ◆dpZ/0xc7Rk (07175E+60) 2016. 8. 21. 오후 11:41:19봄. 유난히도 길었던 계절이다. 4월초에 생일이 자리한 탓만도 아니고, 심록이 추위를 몰아내는 것을 사랑했기 때문만도 아니다. 고등학교 들어가던 해의 바로 4월 중순이 나에게 특별하고도 특별한 날이기 때문으로 그 계절은 나에게 소중한 것이다. 바람이 숨쉰 그 아침이- 바로 그날, 그날이 그리도 대단했던 것이다.
지현은 창밖으로 운동장을 내려다보았다. 약간 늦게 끌어간 꽃샘추위가 덜어진, 근 여덟달만에 겪는 따뜻한 아침이었다. 그 공기에 기분은 좋았지만 내심 교복 자켓은 집에 두고 올 것을 그랬다,하고 후회하던 그는 고등학교에 들어온 이후를 돌이켰다. 밴드야 이전부터 해오던 일이니 자원해서 신청했고, 마침 졸업한 선배의 메인보컬 자리를 빼앗아간 일. 같은 중학교에서 농구하던 아이들이 농구부에 그대로 있어 어찌어찌 동아리를 두가지나 하게 된 일. 수영과 벌레잡기 빼고는 못할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없는 자리를 만들기도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 그래, 없는 자리.
그가 진학하고 가장 기분이 상한 일은 입학부터 전학간 결번이 하필이면 자신과 같은 'ㅅ'자음의 성씨였다는 것, 그래서 자신의 옆자리가 개학 첫날부터 비었다는 것이었다. 학기초라 자리를 바꾸기도 뭐하고, 또 나름의 사명감으로 그는 옆의 빈자리를 빈자리로 놔두었다. 그런데,
"전체 차려, 인사. 안녕하세요."
어쩌다보니 중학교때 학생회장인 것이 알려져 얼떨결에 반장 자리도 맡은 그였다. 인사를 받은 담임선생님은 무언가 까먹은 것이 있는 듯 황급히 나갔다가, 단정한 소년을 데려왔다. 지현은 그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곧이어 담임은 지현 옆 자리가 비었으니 거기에 가방을 놓으라고, 반장이니 잘 알려줄 것이라고 하고는 그에게 자기소개를 시켰다. 지현은 크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내쉬었다. -
9 이름 없음◆dpZ/0xc7Rk (41573E+57) 2016. 8. 22. 오전 12:08:03일단 써봤는데 처음으로 해봐서 가을주가 쓴다는 중장문이 대강 어떤 길이인지 잘 감은 안오네... 이정도면 어느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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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서가을 - 손지현 (85E+61) 2016. 8. 22. 오전 12:10:51이제는 퍽 익숙한 일이었다. 제 몸을 뉘이고 있던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는 건. 제 삶과 선택은 양자가 매 순간 궤도를 바꾸는 것처럼 모든 교차로마다, 만남마다 새로운 잠재적 방향을 제시했다. 이제와서 놀라운 일도, 제 부모님께 서운할만한 일도 아니다. 제가 마음고생을 할까 제일 신경쓰고 있긴 하지만서도. 몇번이고 바뀌어온 교복들, 교제들, 집으로 가는 길, 학교로 가는 길. 단정하게 옷매무새를 더듬고서 학교로 걸음을 내딛었다. 이제와서 별 새롭지 않은 날인 것이다.
교무실에서 입학절차를 마치고 제 담당 선생님이 오기를 기다리자니 여러 선생님들과 안면을 트게 되더랬다. 어어, 네가 가을이구나, 반가워.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로 인사하는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에게 마찬가지로 느슨한 미소로 화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가을은 이것에 너무나도 익숙해져있었다.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그 나이에 맞지 않게 예의가 바르다는 그의 말에 조금 입 안쪽이 쓰렸다. 그 즈음에 급하게 교무실로 들어온 한 여선생님을 향해 가을이 몸을 돌렸다. 조금 가쁜 숨을 들이쉬던 그녀는 가을을 발견하고 미안하다는 듯 눈썹을 내리고 웃으며 다가왔다.
"내 정신 좀 봐, 어쩜 좋아. 미안해. 많이 기다렸지? 오늘 온다는 걸 깜박했지 뭐야…,"
"아뇨, 아뇨. 괜찮아요. 서가을이라고 합니다."
저를 데리고 교무실을 나가며 짧은 인사를 나누었다. 간단한 학교 소개나, 학교의 인지도나, 대기업에서 많은 후원을 받고 있다는 자잘한 이슈들. 짧았던 대화의 끝은 교실 문 앞에서 멎었다. 그녀를 따라 반으로 들어가니 예상했던대로 반 학생들의 시선이 제게 물끄러미 꽂혔다. 하지만 아, 전학생인가? 하는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의구심들이다. 가을은 자연스레 빈자리를 훑었고, 그 순간 그 옆자리에서 남색 빛깔의 머리칼을 뽐내며 앉고 있던 남학생과 시선이 마주쳤다. 여기는 염색도 허용되는 건가? 저 역시 가만히 그를 바라보며 심드렁히 생각하다가, 뒤이은 선생님의 말에 그가 곧 이 반의 반장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참, 자기소개. 잠시 입술을 달싹이던 가을은 뒤늦게 입술을 떼었다. 뒤따라 붙은 건 버릇과도 같은 해사한 미소다.
"서가을이라고 해. 있는 동안 잘 지냈으면 좋겠다. 잘 부탁해."
자기소개를 마치자 자연스럽게 미소가 멎어갔다. 평범하게, 이번에도. 속으로 되내이며 반장이라던 네게 다가가 그 옆자리에 앉았다. -
11 이름 없음 (85E+61) 2016. 8. 22. 오전 12:13:15>>9 앗 좋다고 생각해! 나도 컨디션에 따라서 길이가 좀 들쑥날쑥한 편이라 ㅠ-ㅠ 답레가 막히지 않을 정도로 내용이 없지 않으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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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손지현_서가을 ◆dpZ/0xc7Rk (41573E+57) 2016. 8. 22. 오전 12:36:09분명히 애매한 시기인 것은 아닌가. 바로 이 시기라는 것은... 저 아이가 명문 고등학교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 이곳에 왔을 확률은 그야말로 0에 수렴했다. 그러면 부모님이 직업상의 문제로 이사를 간 것이라거나, 그 외에 이유가 더 생각이 나진 않았다. 부모님이 이사를 가는 것도 본인의 경험이 아닌 친구들의 경험이었다. 그냥 그렇다고만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도 그럴것이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테니까. 지현은 직업때문에 이사를 간다는 것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유지에서 정치인으로 거듭나던 순간, 그래서 시에서 가장 비싼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시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가던 순간에 그는 어렴풋이 깨달았다. 직업과 이사의 상관관계는 대강 이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은 물음. 저 아이도 대강 그런 이유일것이지.
지현은 눈을 한번 감았다가 떴다. 왜 나를 쳐다보는 걸까? 내가 영 눈에 띄기야 하지만 그래도 계속 이쪽을 볼 이유는 없는데... 그가 자신을 보며 약간 다른 생각을, 예컨대 머리카락 생각을 할 줄은 몰랐던 지현은 가을이 자기소개를 하는 것을 들었다. '있는 동안 잘 지냈으면 좋겠다'라니. 이런, 아무래도 이번 짝도 오래 같이 앉을 신세는 못 되는 것일까? 아니지. 그냥 흘러가는 말일지도 모르는 법이기에, 지현은 자신의 옆자리로 다가오는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안녕, 나는 지현이라고 해. 손지현. 이름 신기하지? 너는 이름이..."
워낙에 상투적인 상황에 처했던 학기초라 상투적인 질문을 이미 질문에 대한 답을 한 상대에게 할 뻔 하였다. 뭐가 이런가. 이미 서가을이라고 가장 처음에 말했는데 말이지. 지현은 그의 눈과 입을 제대로 이용한 미소로 무마하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가을이지. 정말 좋은 이름인 것 같네. 궁금한 거 생기면 물어봐도 좋아. 지금도 괜찮고 나중에도 얼마든지.
물어볼게 생각이 안나면 내가 먼저 물어볼까? 취미같은거 있어?"
이정도면 실수한 줄은 모르겠지. 사람도 파스텔톤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그 아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지금보니 참 이지적인 아이이다. 이런 아이가 더 차밍할 수도 있는 법이다. 어디, 어떤 성격인지 알아내고 시작할까? /// 사실 그는 웬만해선 상대를 가려 말했다. 성격에 따라 비위를 맞춰 적당히 이야기한다던지. 친한 친구에게만 본인의 성격대로 이야기했다. 아니면 지금처럼 상대방이 정말 괜찮다고 느꼈을때만 그랬다. 가을은 괜찮아보인다. 그렇다손 쳐도 우선 말을 좀 해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
13 이름 없음 (85E+61) 2016. 8. 22. 오전 12:42:38지현주 미안한데 이 다음은 좀 자구나서 이어도 될까? 무지 졸려...ㅠ-ㅠ 잘 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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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이름 없음◆dpZ/0xc7Rk (41573E+57) 2016. 8. 22. 오전 12:44:09>>11 그렇구나...텀이 좀 길어지면 내용도 더 풍부해질 거니까. 다행이다.
앞으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방법이라던지, 더 이야기할 것 많을 것 같아.
>>13 안그래도 이제 월요일이니까. 잘까 생각하던 참이었어. 굿나잇! -
15 서가을 - 손지현 (85E+61) 2016. 8. 22. 오후 12:55:04누구에게 물어보지 않아도─물어볼 이유도 없겠지만─ 네가 이 반, 혹은 이 학교에서 눈에 띄는 존재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이쪽으로 집요하게 모인 시선은 저를 향한 것처럼 보여도, 실은 그 너머의 너를 바라보고 있던 탓이다. 제게 꽂힌 시선들은 대부분이 부럽다는 양 아쉬운 눈빛에 스몄으니까. 나이에 맞지 않게 화려하고 잘생긴 외모인 건 사실이지만 가을은 조금 난해한 감정을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아이 옆에 앉기보다, 차라리 멀찍이 떨어져서 무던하게 일상을 보내는 삶을 원했기 때문이다.
제게 인사하며 친근하게 말을 건네오는 네게 그제야 시선을 옮겼다. 너는 그러니까…, 그런 아이겠지. 전학 와서 반 분위기에 아직 적응하지 못할 무렵에 다가와주는, 아마 신경을 써주는 거겠지.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에 햇살이 내려앉았을까. 확실히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미소와 성격이었다. 손지현. 가만히 입안에서 중얼이고는 가을 역시 느슨하게 입술을 휘며 말문을 텄다.
"좋은 이름인 건 너도 마찬가지야. 응, 잘 부탁해."
딱히 제 이름이 좋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서 네 칭찬이 조금 낯간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너는 어딘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오묘한 것이 있었다. 저 역시 그걸 느끼고 있었지만 어느 반에나 한 명씩은 있지 않은가. 너 같은 좋은 아이가. 거기에 새삼 마음이 동하지는 않았기에 그저 자연스럽게 네게 호의를 표하며, 너를 인정하며, 그렇게 언제나처럼 일찍이 단정을 지어버리는 것이다. 대뜸 취미를 물어오는 것에 잠시 입술을 달싹였다. 무릎에 내려놨던 손가락을 희미하게 꼼지락거리며 난처하다는 듯 눈사위를 휘었다.
"…딱히 취미라고 할만한 건 없는데…, 너는?"
너는 많을 것 같은데. 덧붙이며 너를 바라본다. 잘 하는 것도 많을 것 같고, 따르는 사람도 많을 것 같고, 자신감도 넘쳐 보이고. 열정에 견줄만한 건 없다고들 하니까. 너는 어떠니. -
16 손지현 _ 서가을 ◆dpZ/0xc7Rk (41573E+57) 2016. 8. 22. 오후 9:10:54내심 기쁘지 않아할 수가 없었다. 입학 후 상당히 큰 헛점들중 하나가 첫날 옆에 둘 목석조차 없다는 현실이었으니 말이다. 옆자리에 앉은 것은 대단히 그의 취향에 부합하는 아이였으니 기쁨은 배가 되었다. 결국 기다림 끝에 어중간한 학생들이 아닌 상당히 좋은 아이가 앉은 것이 아닌가. 그가 졸업한 중학교는 나름의 재미는 있었으나, 더 좋은 아이들보단 덜 좋은 아이들이 옆자리에 앉았던것이다. 지현의 옆에 앉아있는 소년의 곧고 자연스러운 콧날과 얼굴형은 그를 앞에서보나 옆에서보나 아름답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정도였다. 전학 온 아이를 한시 빠르게 친구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따름이었다. 나중에 복도에 같이 나가서 다른 반 아이들도 이 아이에 대해 알게 만드는 것이 기다려졌다.
아까는 약식으로 훑어본 이 아이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물론 대놓고 보는 성격은 아니다. 그 아이가 충분히 기분나빠할 수 있으니까... 되도록 사람의 많은 부분을 자신의 눈과 마음에 담고 싶어하는 소망이 담긴 행동으로, 슬며시- 예를 들자면 아련하게 바라보는 듯이 말이다. 잘 부탁한다고 말한 소년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이름이 좋아? 히히, 그런 이야기 들어본 적은 없어서 신기하네."
폼새가 영 문아한 가을에게 말했다. 다음 번에 기회가 되면 더 이야기할 수 있겠지 싶다. 바로 옆에 앉았으니...그것은 그렇다 치고,
상당히 아름다운 이름이다. 둘 모두. 자신의 이름이라 잘 모르는것일 따름으로 실제로 가을과 지현은 모두 괜찮은 이름이 아닌가.
선물이라도 주어야할까. 아니 처음부터는 좀 그렇다. 내 자신과 이 아이가 아주 가까운 사이인 것도 아닌데다가, 진심이 아닌 것은 나도 알고 가을도 알 것이 분명했다.
"아, 그런가... 나? 나는 뭐 노래하고, 여행가고, 농구나 축구같은 것도 좋아하고, 아 반아이들끼리 하는 건 거의 좋아하지. 영화나 음악도 좋아해.
되물을줄이야! 뭐 대답이 어렵지는 않잖나. 급식 먹는 것도 싫어하지 않고 계속 하는 것이니 취미고, 딱히 잘하고 좋아하는 것만 취미가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밝은 톤, 그러나 음량은 그렇게 크지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약간 낮은 편이면서도 밝은 톤이 나오는 그의 목소리도 특징중 하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긍정적 생각 외에도 '너는 많을 것 같은데'라는 말 덕분에 여럿 말한 것일지도 모르지. -
17 ◆dpZ/0xc7Rk (41573E+57) 2016. 8. 22. 오후 11:20:25글 갱신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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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름 없음 (85E+61) 2016. 8. 22. 오후 11:23:08에구 미안 지현주 내가 지금 들어와서 답레는 내일 주어도 될까? 뿌엥..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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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dpZ/0xc7Rk (41573E+57) 2016. 8. 22. 오후 11:43:27그래 가을주. 내일 이어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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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서가을 - 손지현 (69195E+65) 2016. 8. 23. 오후 6:26:50가을은 되도록 시선을 오래 마주하지 않으려 했다. 되도록 대화를 이어가지 않으려 했다. 자리에 앉아서, 이렇게 크지 않은 목소리로 서로 대화를 하면 할 수록 제게 꽂히는 시선이 썩 달갑게 느껴지지 않은 탓이다. 전학생이라 도움을 받는 건 당연하겠지만, 네 존재감이 충분히 피부로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묘한 빛깔을 내며 저를 흘끔거리는 듯한 네게서 시선을 피해 가만 허공으로 옮긴다.
듣기 좋은 톤의 목소리가 웃음기를 머금고서 다시금 찾아올 때야 가을은 느릿하게 너를 바라보며 눈사위를 곱게 접는 것이다. 이름이야 잘 언급되지 않기는 하지만, 이름보다 외모가 더 눈에 띄는 탓일지도 모르지. 다이아몬드가 태양 아래에서 더 빛날 수는 없는 법이니까.
"할 줄 아는 거 많네. 하긴, 좋아할 게 많은 나이긴 하지."
푸스스, 너를 따라 가벼이 웃으며 짧게 답했다. 그 즈음에 선생님이 수업 준비하라는 말과 함께 교실을 벗어나자, 잠시간의 쉬는 시간이 찾아왔다. 그제야 무어가 그리 즐거운지 의자에 찰싹 붙어있던 엉덩이를 떼어내고 서로 말장난을 하는 반 아이들의 숙덕거림이 점차 그 크기를 키웠다. 아, 맞다, 교과서…, 칠판 옆에 붙어있는 시간표를 확인하고는 가방에서 교과서를 꺼냈다. 처음 온 전학생에게 다가오는 아이들은 드물었다. 그래, 이게 당연하긴 한데…. 펜을 손안에서 빙글빙글 돌리던 가을은 지현을 흘긋 바라보다 이내 관두었다. 수업종이 울린 건 머지 않아서였다.
//늦어서 미안해 : ( 여기서 점심시간으로 넘겨도 좋구 끊어도 좋구..? 지현주가 편한 데로 해줘! x ) -
21 이름 없음◆tfQqZJ/yX. (69195E+65) 2016. 8. 23. 오후 6:27:39앗 나두 인증코드 만들어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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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dpZ/0xc7Rk (67168E+61) 2016. 8. 23. 오후 10:03:26윗층 화단이 기대보다 덜 튀어나온 탓에 햇빛이 내 팔께에 애매하게 들어왔다. 교복이 조금 뜨거워지는것을 느꼈지만 어떻게 하지는 않았다. 커튼이 완벽하게 열을 맞추어 있어 규칙을 흩뜨리기 싫었던데다, 어차피 바이타민 D를 합성하려면 햇빛이 닿는 것도 어느정도는 필요하다. 다행히도 빛살이 목 아래만 비추니 농구를 하지도 않을 때에 선크림을 바를 이유는 없었다. 유난을 떤다고들 하지만 흰 얼굴은 그에게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가장 친한 친구, 그러니까 지금까지 말이다. 가장 친한 친구는 땡볕에서도 농구를 하여 구릿빛 얼굴을 가졌다. 그도 나쁘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깨쪽과 얼굴의 색이 달라지게 만들고 싶진 않다.
"하하. 너 꼭 어른인것처럼 말한다? 너는 아니냐, 뭐."
전두엽이 상당히 발달한 아이일거다. 어른인 척에서는 나올 수 없는 말이 나왔으니까. 이 아이는 상당히 재미있다. 아침에 일찍 도착해 순서대로 걸상서랍에 정리해놓은 교과서중 가장 위에 올려놓은 것을 꺼냈다. 오느라 무거웠겠다. 저 많은 교과서를 다 챙겨왔을테니... 학교에 와서 새로 받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필통을 꺼내어 모두에게 친숙한 0.3mm 볼펜, 샤프펜슬을 교과서 바로 옆에 붙여두었다. 교과서로 수업을 하는 학교지만 교사진의 열성어린 수업으로 양질의 교육이 제공되고 있는 우리 학교.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수업 종이 울리고, 자신의 자리 근처에서 다른 친구와 이야기하던 지현은 자리로 돌아갔다.
"전체 차려, 인사"
//궁금한거나 이야기해야할거 있음 끊구 아님 넘어가자. 가을주 하고싶은대로 -
23 이름 없음 (69195E+65) 2016. 8. 23. 오후 10:24:32앗 그럼 여기서 끊을까? : ) 혹시 하고 싶은 상황 있니? 점심 시간이나 방과후로 넘어가거나 지현이 친구들이랑 말 트는 것도 좋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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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dpZ/0xc7Rk (67168E+61) 2016. 8. 23. 오후 10:50:24따로 정리해야할거나 하는거 있나? 몇살때 구해줬는지 그런거나 하는거? 점심때로 가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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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dpZ/0xc7Rk (67168E+61) 2016. 8. 23. 오후 11:18:09>>24 지금보니까 말 되게 이상하게해버렸다...ㅠ
그런거 정리할거면 하고 아니면 점심떄로 가자는 이야기였어 -
26 이름 없음◆tfQqZJ/yX. (69195E+65) 2016. 8. 23. 오후 11:29:56>>24-25 음 어느정도 사리분별은 가능한 나이였으면 좋겠는데..초등학교 3~4학년 즈음은 어때?
응 나도 점심 때 좋아! ㅋㅋㅋㅋㅋ 선레는 누가 할까? 내가 해도 좋구 : ) -
27 ◆dpZ/0xc7Rk (67168E+61) 2016. 8. 23. 오후 11:47:28역시 그렇지? 4학년정도면 괜찮겠지. 선레는...어떤 상황인지따라 좀 다르지 않을까? 가을이가 점심 먹으러 갈때 지현이가 말 걸거나 지현이가 먼저 가자고 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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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이름 없음◆tfQqZJ/yX. (05232E+59) 2016. 8. 24. 오전 12:26:08응 그럼 4학년 정도로 하구. 막 그런 건 어때? 사고 당일 날 둘이 놀이터 같은 데서 우연히 만나서 잠깐 대화도 했다는 거 ㅎ///ㅎ 그리고 헤어지려던 찰나 구해준?
앗 그럼 가을이가 먼저 점심 맛있게 먹으라고 하구 지현이가 말 걸어주는 건 어때? -
29 ◆dpZ/0xc7Rk (20756E+56) 2016. 8. 24. 오전 12:32:29대화하고 헤어지려다가 구해주는...그런거 좋다. 기억났을때 더 뜻깊기도 하고. 투더문처럼 아련한 느낌도 줄거같아
가을이가 얘기하고 지현이가 말 걸어준다는게 두명 말 사이에 시차를 약간 두는거...언가? 우선은 괜찮으면 그렇게 해줘! -
30 이름 없음 (05232E+59) 2016. 8. 24. 오전 12:43:37앗 투더문은 못해봤는데 ost가 넘 좋아... uVu 앗 응 지현이가 그러지 말고 같이 먹자는 식으로..? 일단 편한데로 이어줘! 선래는 내일 올릴게. 지현주 잘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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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dpZ/0xc7Rk (20756E+56) 2016. 8. 24. 오전 12:48:59그러자 그럼! 가을주도 굿 나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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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이름 없음 (20756E+56) 2016. 8. 24. 오후 9:49:43글 올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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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이름 없음◆tfQqZJ/yX. (60747E+60) 2016. 8. 25. 오후 5:32:40가을준데 어제는 못 들어와서 미안 ㅠ-ㅠ 개인적인 일로 좀 빠듯해져서 선레는 내일이나 내일 모레까지 올리게 될것같아.. 조금만 느긋하게 기다려주면 고마울거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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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이름 없음 (78388E+57) 2016. 8. 25. 오후 9:38:50그래 기다릴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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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이름 없음 (3438E+57) 2016. 8. 27. 오후 11:46:58갱신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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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이름 없음◆tfQqZJ/yX. (27432E+60) 2016. 8. 30. 오후 7:07:32가을주야. 오랜만에 와서 이런 미안한 소리 하게돼서 정말 미안하지만 더 돌릴 수 없을것같아.. 계속 기다려줬는데 정말 미안해. 다른 파트너 구해도 괜찮아. 무책임하게 굴어서 미안해. 그동안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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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이름 없음 (07797E+56) 2016. 8. 31. 오후 10:38:34>>36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가을주 나름의 사정이 있을거고... 짧게나마 돌리느라 좋았어. 나중에 기회 닿으면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