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1622839> [NL/1:1/개그] 주문은 마왕입니까? 워킹! 제로부터 시작하는 서류작업 (60)
이름 없음
2016. 8. 20. 오전 1:07:09 - 2016. 8. 31. 오전 5: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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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름 없음 (67361E+48) 2016. 8. 20. 오전 1:07:09☞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
1 마왕님 시트 (67361E+48) 2016. 8. 20. 오전 1:07:33이름-르네.K.테라 (René Kahlua Terra) → 서양 표기법에 따라 테라가 성이고 르네가 이름.
성별-남
나이-영원한 17세 철학계……가 아닌 460대 마왕님★
외모-눈꼬리가 살짝 위로 올라가 자칫 날카롭다고 보일 수 있는 인상. 자기가 마왕이란걸 티내는 것인지 완전히 새카만 눈동자에 어깨 아래 날개뼈까지 내려오는 긴 흑발. 머릿결은 우월한 유전자로 대체로 좋지만 관리를 안해서 항상 부스스 떠있기 때문에 Fail. 키는 189. 인간 기준으로는 멀쑥하지만 마족 기준으로는 평균보다 작아서 콤플렉스라고 생각 중. 얼굴은 역시 유전자의 축복으로 잘생겼음. 허나 발록이나 괴수들을 제외한 어지간한 마족 대다수가(…)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공무 시에는 마왕하면 생각나는 그런 옷을 입고 처리하지만 그 외에는 편한 차림으로 지낸다. 오히려 너저분해 보이기까지 할 정도의 그런 복장으로.
성격-의외로 상식은 똑바로 박혔다. 마족 기준으로(쑻).
잔머리를 못굴리고 이상한 곳에서 고지식하며 게으름이나 농땡이도 자주 피우지만 의외로 인망은 나쁘지 않다. 부하들 왈, 그러니까 더 눈을 뗄 수 없다나 뭐라나(포옹력 9). 가끔가다 중요할때는 카리스마도 폭발해서 마족들 사이의 평판은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는 않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무겁고 진중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의외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란 의견이 대다수.
기타-쓴 것을 좋아한다. 가끔 중간계로 비밀특파를 보내 사치품인 커피를 공수해오는 모양. 단 것도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쓴 걸 더 즐긴다.
여러가지 전파를 많이 수신받는다. 사천왕(쑻)까지 포함해서.
능력적으로 낮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천왕이나 용사, 용사의 동료같은 초 굇수들 기준에서다. 재능은 철철 넘치지만 노력을 안해서(…). 일단 한다면 할 수 있다. 일반인 기준으로 보면 이녀석도 굇수.
철학……보다는 가끔가다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상대 안하는게 상책이라고 '마계관광 팜플렛-마왕성 투어 편-'에 서술되어있다
최근들어는 전쟁이라던가 하는 골치아픈 일들이 없기때문에 안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심심해 하는 중. 이번에 오게 될 공물에 대해 조금은 기대하고 있다.
중간계와의 전쟁을 하기 전 마계를 전부 통일했기에 현재 마계 유일 국가의 왕이자 유일한 마왕.
요리는 잘 못한다. 가사도 잘 못한다. 덕분에 40년전에 공물로 보내졌었던 메이드―아니, 현재는 메이드장이 쓴웃음을 짓는 중. 그 웃음을 보며 르네는 40년전에는 귀여웠었는데 하고 중얼거리기도 한다.
흥미가 있는게 아니라면 대체로 신경을 끄는 편.
덧붙여 삼단변신 가능. -
2 메이드 시트 (67361E+48) 2016. 8. 20. 오전 1:07:55이름-크리스티나 폭스 (애칭은 티나, 크리스틴)
성별-여
나이-17
외모-슬렌더한 체형에, 하얗고 동글동글하다 볼 수 있는 얼굴을 하고 있다. 눈도 동글동글하고, 확실한 쌍커풀에 눈꼬리가 쳐져 있다. 전형적인 강아지상. 홍채의 색은 보라색. 금발의 풍성하고 기다란 머리카락이. 끝으로 갈수록 한 움쿰씩 분홍색, 하늘색, 초록색 갈래로 변하고 있다. 한 머리카락에 색이 다양한 듯. 그냥 풀어해치기도 하지만 가끔은 땋아내리거나 하나로 묶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길러왔던 특이한 색의 머리카락이 자랑. 앞머리는 8:2로 넘겼다.
역시 자주 입는 옷은 마왕성의 메이드복(...) 아무래도 거주지가 곧 일터니 한시라도 벗을 틈이 없다고 한다. 다른 옷을 입는 것을 본 적이 있으면 잠옷, 그러니까 흰 원피스 정도려나.
또한 키가 작은 게 컴플렉스. 자신은 159cm이라고 주장하지만 글쎄...왜 실제로 재어 봤을 때는 3~4cm은 차이나보이는 것은 착각일까.
성격-상냥하고 꿋꿋하며, 가끔은 엉뚱하고 로멘틱한 사랑을 꿈꾸기도 하는, 그 나이대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소녀. 또래보다 훨씬 영리하고 맹랑한 구석이 있다. 오죽하면 집에 들은 도둑을 후라이펜으로 기절시켰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좌우명은 "호랑이에게 붙잡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라고, 마왕에게 공물로 갈 때도 애초에 생환을 목표로 갔다. 사실 마왕성 탈출 계획이라도 남 몰래 짜고 있는 듯하나...
기타-집이 가난한 편이다. 아니, 가난하다. 마왕성에 오기 전의 직업은 초짜 가정부. 약 1개월 정도 어느 귀족의 저택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그의 딸이 마왕성에 공물로 지목되자 (그 귀족의 딴에서는) 합당한 댓가를 치르고 대신 보내버렸다. 그녀 입장에서는 주인이 바뀐 셈. 덕분에 가사일은 능숙하다. 여담으로, 그 때는 하녀들에게 통일된 복장이 없었던 듯.
취향은 단것. 그리고 잠이 굉장히 많다. 주어진 기상시간은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런 제약이 딱히 없으면 계속 자다가 하루를 그냥 날려먹을지도 모른다. -
3 이름 없음◆i1AJJC0CUY (68616E+53) 2016. 8. 20. 오전 5:00:24탑승! 으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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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름 없음◆i1AJJC0CUY (0288E+51) 2016. 8. 20. 오후 4:09:36하, 핫산 일한다. 보트 띄웠다 핫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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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름 없음 (67361E+48) 2016. 8. 20. 오후 4:50:12오 망할 여기 너무 더워
거기가 더 더울 수도 있겠는데 여기도 더워
개학 얼마 안 남은 고딩은 세계에서 제일 불행한 고딩 -
6 이름 없음◆i1AJJC0CUY (86232E+54) 2016. 8. 20. 오후 4:55:28어서와! 오늘도 고생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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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름 없음 (67361E+48) 2016. 8. 20. 오후 5:06:01지금 새벽일텐데 너레더 괜찮아?
아닌가, 거기도 토요일이려나..........
대충 시차가 많이 나는 곳으로만 생각해둘게 -
8 이름 없음◆i1AJJC0CUY (86232E+54) 2016. 8. 20. 오후 5:14:47후하핳하. 주말이라 텐션이 날아다녀서 괜찮다!
지금 시작할 수 있어? -
9 이름 없음 (67361E+48) 2016. 8. 20. 오후 5:18:11주말이구나.
응, 나야 지금 시작할 수 있지. 서로 프롤로그 격에 해당되는 레스로 시작할까? -
10 이름 없음◆i1AJJC0CUY (86232E+54) 2016. 8. 20. 오후 5:19:53응응! 그렇게 하면 되겠지. 써서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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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크리스티나-프롤로그 (67361E+48) 2016. 8. 20. 오후 5:41:09고작 17세의 여자아이에겐 귀족집의 하녀로 일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저택은 아무리 동료가 많다고 해도 청소하기는 꽤 버거웠고, 시녀장 할머니의 잔소리 등등. 그래도 크리스티나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나름 적응해 나가고 있는 것 같으니 이 집에 눌러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하던 참이였다.
"...네. 고용주가 바뀌었다, 이 뜻인가요?"
"그렇게 되었어. 크리스틴. 밖에 널 데리러 온 사람들이 있을 거야."
크리스틴은 그에 슬쩍 창 밖을 돌려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일개 하녀를 데리고 오는 고용주는 없을 것. 순간, 크리스티나의 머리 속에 며칠 전에 엿들었던 이야기가 스쳐지나갔다.
백작 루덴베르크 3세의 가정부인 크리스티나 폭스와, 원래 일하던 곳의 영애인 크리스티나 루덴베르크의 공통점은 '이름' 이였다. 그러니까...
이제 이 세상 하직이구나. 그렇지만, 절망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갑을관계는 너무 확실했다, 장례 행렬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는 운명.
"호랑이, 아니 마왕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어..."
크리스티나는 생각보다 영리한 아이였다. 아, 마왕성 레이드를 돌고 올 것이냐고? 마음만 같아서는 그녀도 그러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정말로 평범한 인간이다. 약 몇백년 전의 용사들이 아닌 이상 그건 자살 행위. 그래서 그녀는 정말로 평범하게, 탈출을 꿈꾸기로 했다. 마왕성이 아무리 거대하더라도 설계도 즈음은 있을 법했다. 그것을 슬쩍하거나, 없으면 마왕성의 비밀 통로 하나까지 전부 외워내면 되는 것이다!
...약간은 절망적인 전개지만, 여기 사람이 올 때는 10년에 한 번. 그때 탈출해버리면 되는 것이였다. 그래서 (인간 입장에서는) 가기를 거부해서 죽어버리던가, 살아나오지 못 하는 곳에서 살아나오겠다는 거대한 포부를 안았다.
그래서, 백작 저택에서 마왕성으로 직장을 옮긴 그녀는 청소를 명분 삼아서 방을 들쑤시고 다니는 등의 행동을 일삼는 모양이다. -
12 마왕! (86232E+54) 2016. 8. 20. 오후 6:10:18
마왕…
'르네.K.테라'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남자는 무료했다. 무척이나 무료했다.
정해진 생활 사이클을 타도하기 위해 항상 해오던 땡땡이도 빼먹고 밑에서부터 올라온 서류들을 모두 처리해 보았다. 마음먹고 일을 하니 체 네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모든 서류가 테이블 위에서 사라졌다. 아마 서류랑 마왕의 땡땡이에 가장 고생했던 사천왕, 카심이 이 광경을 본다면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며 환희의 댄스를 췄을 것이다. 물론 지금 인상을 잔뜩 찌푸린 마왕은 그 사실을 모르겠지만.
지루함이 눈앞에서 아른거리며 도저히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할까. 이럴때 좋은 생각이 탁 하고 떠오르면 좋을텐데. 끄응.
"이거 전쟁을 일으킬 수도 없고."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사람들이 들으면 경악할 소리를 해대며 그는 푹신한 집무용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어째 마왕을 위해 금 따위의 귀금석을 떡칠하여 재작된 옥좌보다 이 의자가 더욱 편한건 기분 탓일까.
만약 전쟁을 일으킨다면 자연스래 마왕의 일이 늘어나는 것이 당연지사. 노력따위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일인 그에게는 전혀 반갑지 않은 시츄에이션이다. 배보다 배꼽이 커질것이 확실하게 보이는데 해야할 이유는 없다.
…
애초에 전쟁이라는 것이 '하아하아! 투쟁본능이 끓어오른다! 우어어어어어 전쟁이다아아! 흐리아아아압 ! !' 하고 쉽게쉽게 일으킬 수 있는게 아니다. 아니, 과거의 뇌근들―전대 마왕들―은 그랬던 것 같지만 저 바보들은 예외로 처야 한다.
비축된 물자가 충분한지, 무기가 충분한지, 쳐들어갈 곳의 기후는 어떤지 등등……고려해야 할 것도 많고, 많은 병력은 또 어디서 구할 것이며 쳐들어갈려면 지금은 인간계 뿐인데 인간계로 가기 위한 소환은 또 어떻게 하고 그 병력을 인간계로 끌고 올 준비라던지 그 와중에 신들이 지목할 용사라던지 말도안되게 귀찮아질게 눈에 뻔히 보인다.
이제 와서는 전쟁이라는 것도 비즈니스라, '내가 이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으면 저녀석을 맛깔나게 뚜까패도 반항을 하지 못하겠군?!' 이란 확신이 없다면 거의 일어나지 않는게 다반사다. ……아니, 마족들은 뇌근이 대부분이니 제외하자고.
"마스터. 식사준비가 다 됐습니다."
"……메리. 노크는?"
"했습니다만, 답이 없으셔서."
무단 침입이야. 중벌이라고. 그래서, 벌을 주실겁니까? …끙, 넌 나를 너무 잘 알아. 마왕의 힘빠진 대답에 거의 무표정에 가까운 표정이 살풋 미소지었다. 외견상으로만은 인간 기준으로 30대는 커녕 20대 중반에 다다라 보이는 그녀는 이미 40줄을 넘어 50줄에 가까운 사람이다. 검을 가르치는게 아니었는데. 마왕이 허탈하게 읊조렸다.
아마―거의 확실하겠지만 그녀는 마왕군에서도 꽤나 수위에 드는 실력자일 것이다. 처음 검을 잡아서 마나를 쓰게 될 때까지만 가르치고 그 후에는 전혀 그녀의 검을 본 적이 없지만, 마나로 인해 회춘을 할 정도면 어지간히 뛰어나지 않으면 안된다는것 정도는 상식이다.
생각이 다른길로 새어버렸다. 몸을 일으킨 뒤 작게 한숨을 쉬는 그를 바라보던 메이드장은 딱딱한 표정을 풀지 않고 혼잣말을 하듯이 그녀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내뱉었다. 아마 그가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었을 심심함을 해소해줄 정보를 말이다.
"그러고보니, 곧 이군요."
"응? 뭐가?"
"왜에. 있잖습니까. 제가 언제 왔었나요?"
"……아! 그러고보니 그렇군."
아이처럼 기뻐하는 그에게 보이지 않도록 조심하며 미소를 머금었다. 정말, 남다는 크든 작든 전부 어린이라더니. 다 큰 아이 하나를 돌보는 기분이다. 그녀가 이곳에 당도한 것이 정확히 40년 가까이 됐지만 그때로부터 변한 것이 하나 없다.
이번에 올 아이는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그녀의 얼굴 위에 그려진 웃음은 마치 어머니를 닮아 있었다.
#겍, 좀 늦었다. 미안해!
#폰이라 오타가 좀 많을지도 몰라! -
13 크리스티나 폭스 (67361E+48) 2016. 8. 20. 오후 6:38:26그녀가 이곳으로 오는 데 가져온 것은 입고 있는 옷가지와 작은 가방 뿐이였다. 그야말로, 펜이나 종이 없는 게 유감인 입장이였다. 아니, 하층민이 그런 걸 쉽게 구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 그러니까 전부 외워두는 수밖에 없는 거다. 여기로 오는 길부터, 탈출구와...그리고 유독 큰 문.
크리스티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문을 올려다보았다. 작은 체구였기에 더 거대하 보이는 문이, 앞으로 탈출로 향하는 고생길을 다 대변하는 것이였다.
그리고 보통 이런 곳은, 그야말로 '들어가면 큰일남' 이라고 떡 하니 붙여놓은 거나 다름없다. 하지만, 소녀는 홀리듯 문 앞으로 걸어나가 문을 열으려 했다. '마스터' 라고 칭해지는 남자와 '메리' 라는 여자의 대화가 겨우 (인간 입장에서는) '들어가면 마왕성 탈출이 아니라 이승 탈출' 임을 깨우치는 바람에 그만뒀지만.
'아, 여기는 아닌가 보다!'
죽고 싶지는 않으니 바로 유턴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 동네는 너무 스산했다. 무려 아무리 마왕인지 뭔지, 사람이 아니더라도 말을 할 수 있는 생물체가 살기에는 (역시 인간 입장에서) 절대 그럴 곳이 못 된다. 발을 돌리자 마자, 알 수 없는 소름이 등 뒤를 훑었다.
신은 아마 이 아이를 버렸나 보다. 아니, 애초에 버리지 않았으면 이 동네에 발을 들이게 할 이유가 없어.
그녀는 알 수 없는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고꾸라지게 되었다. 얌전히, 아무도 없는 곳에서 그랬다면 차라리 부끄럽거나 무섭거나 하지는 않았을 거다. 아무리 마왕성 문이였더래도, 열려라 참깨! 를 외치면 열리는 문이라던가, 아니면 너무 무거워서 도대체 사람의 힘으로는 열리는 문은 아닌가 보다. 많아봐야 50kg을 넘기지 못할 이 꼬마의 하중으로도 금방, 그것도 적막한 성에 매애애애우 커다란 소리를 내면서 열리게 되다니. 하지만 더욱 비참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딱 봐도 들어가서는 안 될 방 구경을 하게 된 것이다.
"....아. 그...그, 러니까요. 그...게요!"
하, 하, 하. 웃음이 다 나오네. 이미 아이컨텍은 피할 수 없구나. 대충 봐도'인간 아닙니다' 하는 누군가, 한 여자가 먼치에서 보였다.
"...일하러 왔어요."
그러니까, 사실대로 말하면 그래도 살려는 주겠지 하는 심산이였다. -
14 마왕! (86232E+54) 2016. 8. 20. 오후 6:46:11어느샌가 인간 탈출한 마리(5X)……아직 백살도 못채웠는데!
(´・ω・`) -
15 크리스티나 폭스 (67361E+48) 2016. 8. 20. 오후 6:50:25신참 눈에는 분명 인간으로 안 보일거 같아 메이드장님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엥 인간이였어요????? 하고 놀라는거겠지 -
16 마왕! (86232E+54) 2016. 8. 20. 오후 6:57:48화, 확실히. 일반 사람의 눈으로 보면 분위기가 장난아니겠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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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마왕! (86232E+54) 2016. 8. 20. 오후 7:08:39
문이 열렸다.
마왕과 메이드장, 둘 중 누군가가 연 것이 아니었다. 무언가 알아들을수 없는 단말마를 내뱉으며 쓰러진 소녀가 그 대상이었다. 정신이 없어 보이는 소녀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재빠르게 옆에 시립하고 있던 메이드장과 눈빛을 교환했다.
문 안잠궜어? 금방 나가실 것이라 생각하였기에. 에라잇 이런데서 깜빡하지 말란말이다. 죄송합니다.
빠른 아이컨텍트가 끝나고. 두명의 시선이 소녀에게로 쏠렸다. 분명 이 소녀가 오늘 찾아온다고 했을 그 소녀일 것이리라. 복잡한 마왕성에서 이 방을 용하게도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전의 문 열기의 임팩트가 너무 강해서 그런 대견함은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뻘줌한 공기가 주변을 감싸안았다. 아마 소녀도 소녀 나름대로 창피할 테고, 그도 그 나름대로 하려고 했던 말들을 다 까먹어 버렸다.
이렇게 어색할 때일수록 상황을 부드럽게 풀어 나가는 것은 유머다. 분명 언젠가 서적에서 봤었던 대목이 기억의 흐름을 타고 마왕―르네의 이성을 잠식했다. 조, 좋아. 평소에 부하들한테 하던것처럼 하면 되겠지. 어디어디.
양 팔을 집무용 의자의 팔걸이 위로 걸쳤다. 그리고 삐닥하게 다리를 꼰다. 이 두 공정을 완료했으니 이제 마지막 절차만이 남았을 뿐이다. 헛기침 한번 콧김 한번. 고개를 뒤로 젖히고 최대한 거만하고 우스꽝스럽게.
"어서와. 마왕성은 처음이지?"
엣헴. 나 이래뵈도 부하와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마왕이야. 괜한 자부심이 속에서 올라와 르네는 왠지모르게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그의 행동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게 된 메이드장은 밀려오는 황당함에 뭐라 말도 못하고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릴 뿐이었다.
이 한심하고 눈치없는 중생을 어찌해야할꼬.
#이번엔 좀 짧다! -
18 크리스티나 폭스 (67361E+48) 2016. 8. 20. 오후 7:23:22이건 100퍼센트 큰일난 게 맞다! 그야말로 죽기 일보 직전. 예를 들어 어느 도적떼가 보물이다! 하고 좋아라 하고 있는데 뒤에서 고블린 같이 짱 쎈 무언가가 몽둥이를 들고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을 때. 그런 상황이다. 심지어 지금 주마등 보이는 것도 착각인가. 왜인지 모르게 친구들이나 가족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아. 엄마 보고 싶다, 옛날 옛적 동화를 읽어주던. 사람을 삶아 먹었다던가, 사람들의 비명을 노래 삼는다던가...대략 이런 극악무도함을 강조한 마왕을 어느 용감하고 (아까의 고블린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를 않는) 짱 쎈 용사가 출현해 쳐부수고 전쟁을 끝냈다~ 같은 이런 이야기. 생각해 보니 지금 그 극악무도의 마왕이 딸내미를 죽인다던가, 죽인다던가. 그럴지도 모르는데 그냥 다른 집으로 고용처가 옮겨진 줄로만 알고 계실 텐데!
아.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는 인생이였어.
차라리 고통 없이 끝내달라는 듯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꽉 감았다.
...는 그 말도 행동도 다 취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자 천천히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상식 밖의 무언가를 보었다. 절대적인 힘? 그런 것도 아니고. 비명으로 노래를 만들기는 무슨, 아까의 엄격하고 근엄 진지한 '나 사람 아닙니다' 하는 남자는 온데간데 없고 웬 한량이 앉아있다.
머리를 굴리기에는 분명 저 남자가 마왕, 혹은 그의 준하는 존재일텐데...원래 마왕은 이런 사람이였어?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있었는지 모른다. 그나마 사람처럼 보이는 옆의 여자가, 손으로 얼굴을 쓰러내리듯. 이걸 보게 된 입장도 상당히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ㄴ,ㄴㅔ...네."
긴장이 다 풀려서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아니, 마왕성이 처음은 맞는데요. 그래서 무엇을 하면 될지 제발 누가 얘기해달라고 간절히 말하고 싶었다. -
19 르네.K.테라 (86232E+54) 2016. 8. 20. 오후 8:10:45
역시 내 유머가 통했군. 음음. 주저앉긴 했지만 뭔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해오는 소녀를 바라보며 그는 만족스럽게 미소지었다. 앞으로도 애용해야겠어. 유머.
"이런 껄렁한 녀석이 마왕이라 놀랐나?"
낄낄낄, 경박한 웃음을 흘렸다. 옆쪽에서 '체통을 지키시죠'라고 메이드장이 찔러왔지만 크게 상관치 않았다. 어차피 보는 사람도 딱히 없지 않은가. 굳이 이런곳에서까지 체면치레를 신경써야 할까. 권위와 품위르 지키고 어쩌고 하능것은 공무를 할 때 정도만 하면 충분하다. 마족도 가끔씩은 쉬어줘야지 말이야. 물론 이 말을 들으면 사천왕 카심이 뒷목을 잡고 쓰러지겠지만 어떨까. 어차피 마왕은 그고 이 곳에서는 그가 곧 법이었다. 불만있으면 자기가 마왕을 하라는 것이다. 반란을 일으키면 전력으로 즈려밟아 주겠지만.
그는 지금 매우 기분이 좋았다. 메이드장이 뒤에서 나이프로 등을 꾹꾹 눌러왇 개의치 않을 정도로 말이다. 보라. 이 소녀의 반응을. 하나하나 신선한 반응이지 않은가! 마치 처음왔을때의 마리를 보는 느낌이었다. 왠지 옆에서 그녀가 앞의 소녀를 짠한 눈빛으로 보는건 기분 탓일까. 덕분에 앞으로 얼마정도는 심심하지 않을 것 같다.
멀뚱멀뚱 쳐다보는 소녀를 보며 그는 킥, 바람빠지는 소리를 냈다.
"따라와라. 해야할 일을 알려주고 그 후에는 마왕성 안내를 해주지."
뒤에서 메이드가 묘하게 침울한 목소리로'그거 원래는 제 일…'이라던가 뭐라고 말했지만 기분이 교양된 르네에게는 닿지 않았다. 결국, 소녀의 옆을 스쳐서 집무실을 빠져나간 그를 따라가는 것만이 그녀가 할 수 있던 유일한 일일 뿐. 소녀와 그녀를 겹쳐 보는 것으로써 오래된 과거가 오랜만에 플래시백되어 왠지 좀 서글퍼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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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르네.K.테라 (86232E+54) 2016. 8. 20. 오후 8:11:57꾹꾹 눌러왇→꾹꾹 눌러와도.
끙, 핸드폰 자판이 불편하다. 컴퓨터 쓰고싶은데 인터넷이 안되고…… -
21 이름 없음 (67361E+48) 2016. 8. 20. 오후 8:26:32히익 엄크떴다()
으아악 미안해 나는 이제 글렀어ㅠㅠㅠㅠㅠㅠㅠㅠ -
22 이름 없음 (86232E+54) 2016. 8. 20. 오후 8:43:11고통받는다! 우리 모두 함께! 으아아아.
…뭐어, 할 수 없나. 르네나 연성해야지 -
23 이름 없음 (42524E+62) 2016. 8. 21. 오후 1:44:31흐아아아앗! 떠올라라 보트여!(초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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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신참 메이드양 (25695E+54) 2016. 8. 21. 오후 4:49:57끝까지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 정신차려. 티나!
하지만, 껄렁하다는 질문에는...솔직히 말하자면 티나는 부정할 수가 없을 것이다. '네, 달라도 너무 다르잖아요.' 라고 그대로 말할지도 몰랐다. 그렇게 말하는 본능을 이성이 열심히 눌러서 그렇지. 그 정도의 눈치는 있다고 스스로 자부하며 그녀는 천천히 일어섰다. 따라오라는 말에,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더더욱 긴장하면서.
"청소, 빨래, 식사 준비....같은 거, 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키만 엄청나게 커다란 마왕 덕에, 저절로 위축된 탓인지 들고 있던 가방을 꼭 안았다. 상대의 딴에는 천천히 걷고 있는 거겠지만 보폭의 차이 덕인지 티나는 종종걸음으로 쫓아와야만 겨우 발을 맞출 수 있었다.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 한 어느 여자가 '그거 원래 제 일...' 이라고 말하는 것을 스쳐듣자,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소녀는 바로 발걸음을 재촉해 (제 딴에 보이는데는) 거인의 손목을 잡았다.
"잠깐만요."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 아까까지만 해도 '백번 조심해서 나쁠 것 없다' 라는 뜻으로 무엇이든 조심하던 크리스틴은 어디로 간건지.
"저 분은 누구에요?"
뭔가 일이 잘못된 것을 한참 후에서야 깨달았지만. -
25 이름 없음 (67429E+58) 2016. 8. 21. 오후 5:45:36왔구나! 기다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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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마왕! (67429E+58) 2016. 8. 21. 오후 6:46:37
으음, 표정이 애매한 것을 보니 내가 좀 많이 너절해 보이나 보군. 그의 삐뚤어진 질문에 대답하는 소녀의 반응을 보며 마왕은 소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침음성을 삼켰다. 평소에도 사천왕과 메이드장으로부터 자주 태도를 지적받았지만, 이렇게까지 와닿지는 않았다. 일상에서도 좀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나.
……역시 무리다. 그런거 가능할까보냐.
작심삼일도 아니고 작심삼초. 그 변덕스럽고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드래곤들도 이렇게 결심을 빠르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그걸 태연하게 하는 마왕이 이상한걸까. 아니면 마왕이기에 그런것일까. 대답은 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것이다.
"그렇지. 이제부터 하나씩 하나씩 인수인계 할거다."
성큼성큼 긴 복도를 걸으며 화제전환을 시도하는 소녀에게 대화를 맞춘다. 이 이상 똑같은 화제를 끌어봐야 괴롭힘밖에 더 되는가. 마리라면 맞춰줄 수 있을지 몰라도―그녀라면 오히려 마왕을 꾸짖고 설교를 하겠지만―이곳(마계)에 온 지 일주일조차 지나지 않은 소녀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일 것이다.
…
마계란 것은 일단 인간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척박하고 잔혹한 환경이 도사리는 곳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마왕쪽에서 여러모로 배려를 해줘야 한다. 첫번째 공물로 왔던 녀석이 어느날 갑자기 비실비실, 툭 하고 쓰러진 뒤로 내심 수십번 다짐한 그만의 룰이었다.
이전의 마리가 그랬고, 그 전대의 녀석도 그랬었고, 이제와서는 이 소녀의 차례.
"음……?"
그때였다. 겉보기에는 생각이 없어보였지만 나름대로 진지한 생각을 하며 걷고 있던 르네의 팔에 조그마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마리가 했을리는 없으니 소거법으로 손목을 잡은 것은 작은 소녀. 표정에 의문을 담아 발걸음을 멈추고 소녀를 돌아보자, 그녀가 르네를 향해 물음을 던져왔다.
"아, 그러고보니 아직 소개를 하지 않았던가."
홀끔 무표정하게 눈을 깜빡이는 마리를 쳐다보았다. 르네가 그녀를 소개한다고 해도 나중에 스스로 다시 소개를 하지 않을까. 어차피 이제부터는 같은 공동체에서 생활을 하게 될 테니 분명 그녀의 성격이라면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그렇다면 간략하게 알려주는것 정도만 참견하는게 낫겠지.
"이녀석은 마리. 이 성의 메이드장이다."
여러모로 간략한 마리의 소개. 하지만 이내 역시 설명이 조금…아니, 좀 많이 빈약했다고 생각했는지 그는 뒤이어 한마디를 덧붙였다.
"더해서, 인간이다."
그러니까 착각하지 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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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마왕을 그려보았다 (67429E+58) 2016. 8. 21. 오후 6: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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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마왕을 그려보았다 (67429E+58) 2016. 8. 21. 오후 6: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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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이름 없음 (25695E+54) 2016. 8. 21. 오후 9:04:02안돼 내일 개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가가ㅏㅏ각(절규
그래서 잠깐 어디 갔다왔어...흑 개학 준비는 빡세다
그리고 잘생긴 마왕님 그림 보느라 모니터 이케저케 돌려봤다 흐흐흐ㅡ.
기다려, 되도록 빨리 써 올게! -
30 마왕니임 (67429E+58) 2016. 8. 21. 오후 9:46:42내일 월요일+해가 뜰때까지 조금
=쿨럭(쓰러짐 -
31 마왕니임 (11993E+57) 2016. 8. 22. 오전 11:12:28참치체크! 참치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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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그랬다. 인간이 아닌 줄 알았던 것이다. (85789E+51) 2016. 8. 22. 오후 3:33:39아무리 생각해도 이 곳은 미쳐 돌아가고 있다! 소녀는 생각했다. 혹시 자신이 인신공양 행렬을 따라 마왕성으로 온 게 아니라,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에 온 걸지도 모른다는 그런 얼척없는 생각을. 아. 그럴 리가 없다. 이상한 나라면 숲 속, 초록색이겠지만 이곳은 보라색이지. 색깔로 그 모든 것을 표현할 수는 없다만 최소한 그랬다.
그리고, 이 곳에 토끼라던가 모자 장수는 보이지 않아. 저쪽의 여성은 토끼 귀라고는 찾을 수 없으며, 이 키 큰 마왕도 모자를 쓰고 있지 않았다. 정말, 동화를 너무 많이 읽었는지. 소녀는 다시 한번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며 속으로 자신을 수없이 나무랐다.
"하나씩이라..."
그렇다면 이 넓은 성을 누군가 혼자서 관리해왔다는 건가. 아니, 역시 마법 같은 걸로 '스투페파이!' 한 번 외치면 청소가 싹 된다던가. 뭐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럼 제발 날 보내줘!' 라고, 크리스틴은 속으로 외쳤다.
하지만, 바로 그 새까만 눈동자가 자신을 쳐다보자 끓어오르던 반항기는 어디 갔는지. 그대로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잘못했다가는, 진짜로 변덕을 부리면 파리 목숨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여자의 이름은 마리. 그리고 이 성의 메이드장이라. 정말로, 여러모로 간략한 소개였다. 자신과는 공동체에, 그녀가 자신의 상관으로써 일하게 될 것이라는 걸 알기도 하고. 크리스틴은 바로 돌아서 약간은 수줍게 꾸벅, 하고 인사를 했다. 지금까지 그녀가 한 말은 사무적인 말 뿐이였으니. 하지만, 뭔가 이질적인 마왕의 생김새보다는, 굉장히 인간같이 생긴 그녀를 보며 의하함을 느끼던 찰나였다.
아. 인간이구나.
인간이구나.
"사람이요? 진짜? 살아있을 수 있어요?"
그 자리에서 놀라 토끼 눈을 하고선 마왕님 한번, 메이드장님 한번. 계속 번갈아 볼 뿐이다. 약간은 이 넓은 곳에 인간은 나 혼자라는 불안이 사라져 안도감이 들기도 하면서도, 사람이 살아있을 수는 있다는 희망. 그것보다 더 큰 건...그래. 사람이 사라있을 수 있다는 놀라움이였으니까! -
33 마왕니임 (38949E+52) 2016. 8. 22. 오후 4:10:02잠깐ㅋㅋㅋ스투페파이 기절마법이잖아ㅋㅋㅋㅋㅋㅋ청소마법은 '엑스필리아무스'라구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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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이름 없음 (85789E+51) 2016. 8. 22. 오후 4:32:07>>33 그렇다. "나는 마법과 5억광년은 떨어져 있습니다" 를 어필하기 위한 무언가의 수단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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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마왕니임 (38949E+52) 2016. 8. 22. 오후 4:46:09Q.E.D. 증명종료다!(빠밤
미안해! 쓰는게 늦었다! -
36 마왕니임 (38949E+52) 2016. 8. 22. 오후 4:54:33
으음, 생각보다 재미있는 반응을 보여주지는 않았군. '에에에에에에에엑?!' 같이 성이 떠나가라 놀라는걸 기대했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데굴데굴 표정이 바뀌는 소녀를 보며 마왕은 아쉬운 마음을 삼켰다. 너무 만화를 많이 본 것일까. 근근히 뒷쪽에서 돌아다니는 마왕이 마계 월간지의 만화, '산적왕 트리플 피스' 광팬이란 소문은 사실인게 여기서 여실히 들어났다. 물론 밖으로 커밍아웃하지는 않으니 메이드장인 마리는 가끔 집무실에 가득 들이찬 만화책을 불태우는 것으로 참고 있다. 물론 그때마다 마왕은 남몰래 화장실에서 운다.
…뭔가 이미지가 많이 깨진다고 하지 마라. 일단은 마계 대표라는 휘향찬란한 직책을 달고 있고, 강한 무력을 가졌기는 하지만, 마왕도 한 명의 마족이다.
화제가 너무 날아가 버렸나.
"응. 사람이지. 너처럼 인간쪽에서 이쪽으로 보내온 녀석이다."
……그래도 (여기서)살아있을 수 있어요? 는 너무하잖냐. 어이. 최대한 배려 해줄거라고. 아무리 마계가 척박하다고 해도 아예 인간이 들어오면 픽픽 쓰러지는 땅으로 아는건가. 이 아가씨는. 전쟁 시에는 틀린 사실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르네는 뭔가 하고싶은 말은 많았지만 그냥 목구멍 속으로 삼켰다. 어차피 스스로 차차 알게될거고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재밌는거 하나 알려주자면, 이녀석 지금 나이가 오십하고ㄷ……."
퍼억, 약간은 묵직한 소리와 마왕의 옆구리에 격통이 달렸다. 끄응, 여자의 나이는 금기라지만 진심으로 때리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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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마왕니임 (38949E+52) 2016. 8. 22. 오후 4:56:31에세이 그켬……나는 카톨릭 아닌데! 무신론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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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하! 신참은 아직 17세라고! (85789E+51) 2016. 8. 22. 오후 10:06:16'이쪽으로 보내진' 이라는 단어를 듣자 마자, 크리스티나의 논리 회로는 마리의 정체를 대충 끼워맞추듯 납득했다. 정말로 사람이 살아있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그와 동시에, 만약에 자기가 탈출하더라도 그저 마리는 자신이 오기 전으로 돌아갈 뿐, 딱히 이곳의 업무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다는 일종의 대비책까지 있는 셈이다. 아니, 대비책이라고 하니 표현이 이상한데.
어쨌든, 방금까지만 해도 살아가기는 포기하자는 크리스틴에게 다시 한번 삶의 의지가 솟아올랐다. 그녀의 성격에 한번 불을 붙이면, 한 번 불을 붙이면 이상한 곳까지 옮겨붙어 버린다는 게 흠이지만.
"좋았어요. 일 정말로 열심히, 팍팍 하겠어요! 맞겨만 주세요!"
아마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매사에 열심히인, 적극적인 아이라고 평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은 '고용처 탈출' 이라는 굉장히, 지극히 불순한 목적에서 시작한 게 맞았다. 하지만 좋게 보여서 나쁠 건 없다. 그리 말해줘도 통할지는? 글쎄다.
크리스틴은 그 자수정 색의 눈을 빛내며 둘을 번갈아서 보았다. 르네가 하는 한 마디 한 마디에, 고개를 끄덕끄덕 과한 리액션까지 섞어 가면서. 아무리 봐도 정말 부담스러운 눈빛이다.
"오호."
그래, 마리 님의 나이는 오십 하고도...
"오십이요?"
다시 한번 그 커다란 눈을 깜빡. 그리고 반복한다, 오십이요?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그리고 그때서야, 소녀는 마왕이 예상했듯 마왕성. 아니, 마계가 떠나갈 듯한 반응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
39 이름 없음 (85789E+51) 2016. 8. 22. 오후 10:07:55역시 학교 개학은 정신이 없어...
만약 하교 후 짬이 난다면 잠깐 4시~5시에 답레 하나를 올릴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역시 10시~1시 이정도가 한계다...........................
그렇다고 너 레더 절대 밤새면 안돼. 그냥 편한 시간에 하나 달아주면 늦은 시간이라도 답레는 꼭 올릴 테니까. -
40 마리씨 캐릭터 설정이 완벽한 메이드장 말고는 없으니 마음가는데로 써먹어도 된다! (56953E+63) 2016. 8. 23. 오후 3:25:02
"오. 열심히 해보라구."
힘내겠다는 그녀의 발언을 흘려듣고 대충 대답했다. 힘내겠다는데 뭐, 지켜봐야지. 어차피 르네가 소녀를 가정부로 임명했던건 한순간의 변덕이었을 뿐이니 빼어나게 잘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잘하면 좋은거고 못하면 마는거지. 그는 그렇게 인간들의 옛날 이야기 속에서나 나올법한 쪼잔한 마왕이 아니었다. 지고나서 '두고보자아아아!'라고 도망치는것이 아니라 지고나면 쌍욕을 퍼붓는……응? 이게아냐?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는 마왕과 마리를 바라보는 소녀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마치 치킨을 시켜먹은 마족을 바라보는 애완용 라이칸슬로프의 눈빛같았다. 마치 눈에서 레이저라도 뿜어져 나올 것 같군. 반짝반짝반짝반짝 맹렬하게 빛나는 눈동자에서 르네는 눈을 돌려 회피하는것들 선택했다. 저런 맑은 눈빛을 계속 마주하면 마왕인 그 마저도 정화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마왕씩이나 되어서 천사들이랑 쎄쎄쎄 하면서 놀면 정말로 좋은 소리를 듣겠군. 음. 일단 마계 최상층부 쪽에서는 천사들도 그렇게 깨끗한건 아니라고 알고 있지만. 결국 신의 하수인일 뿐이니.
…
방금 전 마리에게 얻어맞은 옆구리가 쓰라렸다. 마왕인데, 제 상관인데 상관않고 이렇게 막 패도 되는거냐. 갖가지 불평불만이 입 막으로 터저나올 것 같았지만 말했다가는 더 맞을것 같아서 참았다. 어째선지 마왕으로써 매우 서글퍼진 느낌이었다. 어쩌겠나. 결국 여자의 역린을 건드린 그가 잘못한 것이지.
그리고 잠시 후. 마왕의 예상한 소녀의 성격 상, 예정된 수순인 강렬한 반응이 나타났다.
"오, 좋은 반응."
예상했던대로 재미있는 아이였어. 그렇지? 닥치세요. …넵.
마리가 차가워어. 침으로 눈물을 찔끔 찍어내는 완페마(완전 폐품 마족. 이 경우는 완전 폐품 마왕이다)를 징그러운 벌레를 바라보듯, 경멸의 눈빛으로 한번 쏘아본 그녀는 작게 한숨쉬었다. 분명 아직 늙을 일은 없을텐데, 매일매일 늙어가는 느낌이었다.
"…뭐어. 아무튼. 성을 안내하다가 말았던가."
계속 안내해 줄 테니 따라와.
어느샌가 완전부활한 마왕이 태연한 얼굴로 소녀에게 말하며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지오르크(*)라도 쓴걸까. 마족이라 쳐도 경의적인 회복력이다. 왠지 심통이 난 마리는 방금 전에 때린 그곳을 한번 더 강하게 두드릴까 생각했지만 결국 그만뒀다. 힘 낭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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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웨건 (56953E+63) 2016. 8. 23. 오후 3:32:48*지오르크 : '갓슈벨'에서 등장하는 마법. 효과는 자가치유.
걱정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어차피 밤에 할 일이 많아서 새벽 두시는 예약이당!
( T ^ T )
그냥 편하게 하면 돼. 심리학 전공이라 셀프 카운셀링 정도는 하고 있어. 나는 영원히 고통받아야 하는 운명이니…으아아아.
난 자유의 모미 아냐. 요태까지 고래와꼬. 아패로도 꼐속! -
42 이름 없음 (38498E+55) 2016. 8. 23. 오후 5:39:06크리스티나는 열심히 해보라고 하던 말던, 글쎄. 그냥 자기가 내키는 대로 열심히 할 아이기는 하다. 어느샌가 이 곳에 적응이 되어버린다면 그대로 눌러앉아 탈출의 ㅌ자마저도 잊어버리지 않을까 싶은. 하지만 사람의 미래를 감히 누가 내려다볼 수 있을까! 그녀는 평범하게 시키는 일 다 하고 인상만 좋게 쌓아둔 다음에 여기서 탈출하고 싶던 것 뿐이였다.
물론, 마왕씩이나 되어서 인간에게 맞고 있다고 생각하니 사실 그가 마왕이 아니라 마왕의 대리, 혹은 마왕이라서 긴장했는데 알고 보니 뭔가 한량(...)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 뿐이다. 이러니까 탈출이 쉽겠다느니 뭐니 이런 소리를 한 것이겠지. 어쨌든, 무엇이든 실없는 생각이다.
"..."
마왕이 뭔가 피식, 하고 웃어버리는 게 놀리는 것 같아서. 솔직히 이렇게 놀라는 것도 약간은 서럽지만, 지금 사람 놀리냐고 쏘아붙이고 싶었기도 하다. 고개만 푹 숙이고 혼자서 꿍얼거리는 게 전부겠지만...
"너무해요. 나이를 그렇게 쉽게 말해버리다니!"
사실, 그냥 딴으로는 마리도 20대로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을 법도 하다...같은, 혼자만의 생각이였기는 했다. 그리고, 솔직히 마왕이 한대 더 맞아주길(...) 비는 것도 있었고. 왜냐하면 사람을 그대로 놀렸으니까! -
43 이름 없음 (38498E+55) 2016. 8. 23. 오후 5:41:01어디선가 들어봤다 했다(........)
아이고 이 사람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는 자유의 모미 아냐. 요태까지 고래와꼬. 아패로도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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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Mㅏ왕이 아니야! (48532E+58) 2016. 8. 23. 오후 8:30:49
"이봐, 잠깐. 겨우 화제를 돌렸크헉!"
다시한번 옆구리에 충격. 당연하겠지만 첫번째보다 훨씬 아팠다. 아픔이 배가 된것이 아니라 제곱이라도 된 것 처럼. 잠깐만! 이거 신체강화 하고 때렸잖아?! 아파!! 뼈맞았어! 마치 삼류 싸움꾼같은 정해진 래퍼토리를 내뱉으며 그가 맹렬하게 항의했지만, 매서운 눈초리로 한번 노려봐지자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
크윽. 이거 분명 노린거야. 잊지 않겠다아아!
들리지 않을 마음속의 절규가 금방으로 입밖으로 튀어나올듯 웅웅 휘몰아쳤지만, 르네는 어떻게든 참았다. 참아냈다. 후후후. 그래. 나는 쿨한 마왕이지. 신사는 이런걸로 화를 매지 않는다.
…뭐, 결국 남자의 유치한 자존심이란 녀석이지만.
붉은색, 보라색으로 차장된 복도가 휙휙 지나갔다. 꽉 문이 닫힌 여러개의 방을 설명도 않고 지나쳤지만, 어차피 쓰지 않는 방일 뿐더러, 지금은 창고로만 쓰고 있을 뿐인 장소를 소개해봐야 소녀에게도 마왕에게도 이득이 없었기 때문이다.
걷고걷다보니, 어느샌가 넓고 기다란 복도는 끝이나고 양쪽으로 갈라진 갈림길이 나왔다. 그리고 그 갈림길 중앙에 떡하니 붙은 거대하고 단순한 문. 그렇게 어렵게 만든 것도 아니고 예산은 단 1도 차감돠지 않은그런 싸구려 문이지반, 르네는 이곳에 서기만 하면 어째선지 속이 쓰린 느낌이었다.아니, 옆구리 말고. 아마 숙취를 몸이 기억한 걸가.
"끄응…아프군. 아무튼 좋아. 여기가 대연회장, 그리고 그 옆의 작은 쪽문이 부엌으로 향하는 통로다."
집무실의 문과 마왕성 꼭대기, 옥좌가 있는 방(용사전용 최종 스테이지)의 문만큼 커다란 갈색 문. 고풍스러운 무늬같은건 없고 투박하게 대퉁 깎여진 모습이다. 처음 만들 때에는 무언가 여러가지 아름다운 조각도 무늬도 있고 그랬지만, 연회를 열 때마다 누군가의 술주정에 문짝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날가 버리는 일이 속출했기에 그냥 대충 만들어서 갖다붙였다는 사정이 있다. 물론, 그 모든것은 연회를 열 때마다 모두가 필름이 끊길 때 까지 끝내지 않는 마왕의 탓이 크다.
"어쩔래. 한번 들어가 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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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Mㅏ왕이 아니야! (48532E+58) 2016. 8. 23. 오후 9:05:56미안해! 졸면서 써서…! 지금보니 오타가 장난 아니네! 투명드래곤을 써 버릴듯한 맞춤법이야!(두드러기)(안구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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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투명드래곤보다는 투명마리...... (20442E+50) 2016. 8. 24. 오전 12:04:41그랬다. 일부러 아픈 곳을 들춰내는 악랄한 작전이였던 것이다. 아까까지만 해도 마족을 승천시켜 저 하늘 위 천사랑 강강술래 한번 하고 돌아오게 만들 것만 같던 그 순진한 애는 없다. 애초에 그 순진함이라는 게, 동기가 불순했으니 순진함을 같다 붙이는 건 역시 잘못인가.
크리스티나는 애써 웃음을 참는다. 만약에 웃었다가는 저 주먹이, 아무리 때리는 사람이 다르다 해도 자신에게 날아들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 모든 이야기에서 그렇지. 도둑이라던가, 한량이 지나가던 은둔고수에게 삥을 뜯고 까불다가 한방에 쓸려나간다! 아니. 근데 저거 맞으면 얼마나 아플까? 이런 호기심은 제발 넘어가고.
"초록색은 없어요, 와. 그런데 보라색이 참 잘 어울려요."
지금까지 지나온 복도에 대한 짤막한 감상이였다. 애초에 마왕성에 초록색을 기대하는 게 잘못이라니까! 쓰지도 않는 방에 설마, 고문기구라던가 시체라던가 그런 게 즐비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데... 어쨌든, 이건 크리스틴에게 굉장히 골치 아파지는 일이다. 왜냐하면 이 커다란 성의 설계를 자기가 전부 외워 탈출하기로 다짐해버렸거든. 과거의 나 명치 대.
"...아."
거대하고 단순하다. 정말로 쓸데없이 크기만 하다. 그녀는 그런 문이 싫었다. 저걸 열다가 그대로 문에 깔려버릴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대연회장의 모습을 보자마자, 티나는 인간계에서 자신이 고용된 지 단 1주일만에 열린 연회를 회상했다. 일도 일이였지만...제일 무서웠던 것은...
'부어라! 마셔라!'
'호랑나비~한마리가~'
어느 남작이 팔이 여섯게 달린 거 마냥 술잔을 던져대어, 그를 피하기 위해 집안의 하녀 전부가 미친듯이 사투를 벌인 기억이다. 아, 그 남작 어떻게 되었냐고? 후라이펜 풀스윙 맞고 기절했다.
"한번 들어가 볼게요."
정확히는, 주방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지만. -
47 마왕의 취향은 고양이다! 만약 부엌에 들어간다면 원하는데로 묘사해줘! (71836E+57) 2016. 8. 24. 오후 3:07:17
"인테리어는 어쩔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화사한 핑챙으로 하고싶었는데 말이야."
소녀의 복도에 대한 감상에 르네는 아쉽다는 감정을 듬뿍 담아 대답했다. 나참. '마왕성이면 위입감있게 보라색이지! 뭣하면 피색으로라도 물들이자고!'라는게 성을 건설했던 초대 마왕이 지론이라. 이제와서 인테리어를 싹 바꿔버리기엔 인력과 자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기각됐다. 쩝. 그때 조금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면 안 될 것도 없었는데.
초록색, 응. 그래. 반란군에 의해 한번 슬라임 장마가 내려서 마왕성이 죄다 초록색으로 물든 적은 있었다. 원재가 쓸데없이 단단해서 녹아내린곳은 전혀라고 해도 될 정도로 없던것이 다행일까. 그걸 보고 또 마족들이 '과연! 초대마왕님의 선견지명은…!(생략)'하고 날뛰는 것을 보고 위에 구멍이 하나 뚫렸었지. 아니. 이 성을 지을 재료를 갖다가 갑옷을 만들고 무기를 만들었으면 천마대전에서 이겼을 거 아냐. 이게 무슨 자원낭비냐.
그걸 또 좋다고 만들어 댄 마족이 가장 문제지만! 근데 내가 마족이잖아? 으아아. 이건 망했어요.
결국 르네는 암담한 마계의 미래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난 후에야 상념에서 벗어났다.
…
소녀에게서 돌아온 것은 승락의 대답이었다. 표정이 애매모호한 것을 보니 아마 무언가 과거회상이라도 하는 걸까. 마왕에게는 아쉽게도 독심술이라는 편리한 권능따윈 따라오지 않기 때문에 르네는 그저 대충 예상할 수 밖에 없었다. 천사들은 죄다 기본옵션으로 달고 있는건데. 마왕은 왜 이러냐. 캬약. 마신님 명치 때리고 싶다.
불평해봐야 소용 없나.
"열려라."
말한다, 라는 간단한 과정만으로 발동하는 마법. 아마 드래곤들의 용언 마법이 이것에 가깝지 않을까.
…물론 수준은 용언쪽이 수천배는 높다. 이건 그냥 마법을 개량해서 실행어만 쉽게 뽑아낸 것 뿐. 쉽게 설명하면 즐겨찾기 비슷한 거다. 애초에 일상에서 언령을 난사하고 다닌다니 어느나라의 먼치킨이야 그거. 신도 호이호이 때려잡을 정도겠구먼. 그리고 그게 용사였다. 우아ㅏㅏ아아아아ㅇ아(트라우마 스위치 작동)
이무튼. 본제로 돌아가서.
커다란 홀. 여려개의 탁자가 놓여있고, '나 상석이요'라고 말하는 듯 대놓고 화려한 의자도 있다. 높은 천장에는 빛나는 금속제 샹들리에가 달려 있었고, 연회장을 지탱하는 기둥들은 하나같이 아룸다운 조각이 되어있었다. 색상은 대체로 고풍스러운 보랏빛과 옅은 흰색.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마라. 마족중에 백마법사도 있는 와중에 흰색 좋아하는 마왕이 있으면 안되는가. 어째선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였지만 르네는 대충 납득하고 뻔뻔하게 얼굴에 철면피를 깔았다.
"일단 여기가 연회장이고, 반대편에 보이는 작은 갈색 문이 부엌."
작다고 해도 2m에 가깝지만. 마족 기준이니. 이 소녀에게는 좀 커다랄 것이다. 뭐어, 들어가려고 하면 마리가 열어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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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이름 없음 (20442E+50) 2016. 8. 24. 오후 11:51:23안녕 나는 레스주야
오늘 뭘 잘못 먹었지...
하여간 지금 장난이 아니다 학교도 못갔어ㅠㅠㅠㅠㅠ으아ㅏ아아 레스를 쓸 여력이 되지가 않네. 미안해, 오늘은 잠깐... -
49 이름 없음 (33393E+52) 2016. 8. 25. 오전 4:04:29히에에에엑. 몸은 괜찮아?! 꼭 레스를.쓸 필요는 없으니까, 푹 쉬어!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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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결국 아침에 먹은 우유가 상해있던 걸로 판명났다. (0072E+51) 2016. 8. 25. 오후 4:38:59화사한 핑크라. 그러면 마왕성이 아니라 정말로 동화 속에 어느 분홍색을 사랑한 왕의 성이 되어버리지 않았을까 싶었다. 아무리 봐도 그런 취향을 가지고 있는 자는 못 될 것 같은데...의외네.
"그런 취향이였어요?"
아마 핑크색 슬라임을 마구 터뜨리면 성이 죄다 분홍색으로 물들지도 몰라요! 라고, 마왕성에 있던 그 참담한 슬라임 장마는 꿈에도 모른 채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게, 이 소녀의 약간은 핀트 나간 정신상태를 보여주었다. 아니, 청소는 모두 이 친구의 몫인데. 아마 여기 있는 마리도 물론, 이런 애가 공물로 왔다는 말을 듣고 (크리스틴은 그의 존재를 모르지만) 사천왕 카심이 뒷목을 잡을 게 뻔했다.
앞으로 마계의 미래가 인간 하나에 의해서 말릴지도 모른다...
아마도.
"아, 프라이팬..."
뜬금없이 프라이팬을 찾는 소녀. 왜냐하면, 프라이팬으로 남작을 기절시킨 건 티나였기에! 과거의 일을 떠올리면서, 무의식적으로 오른손을 쥐락펴락. 하며 중얼거리는 게 무어라고 해야 할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면 정말 얘가 정신이 나갔나 의심해봐야 할 것 같았다.
우와, 문 열렸다. 열려라 참깨!
어차피 자신과는 별 연이 없는 그런 화려한 풍경이라고 해야 하나. 아마 또 일하려면 죽어나가겠지. 예쁘다는 생각보다는 이런 생각을 먼저 하는게, 뼛속까지 직업병에 시달리는 것 같아서 자신의 처지가 뭔가 슬퍼졌다.
찰나에 이 소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있었다. 만약, 정말로 이 문을 열려고 하는데 방법을 몰랐던 사람은 부수고 들어왔을까? 싶었던. 왜, 아까 보았던(그러나 들어갈 수 없었던) 화려한 문들과, 안의 화려한 인테리어를 대조해보면 그 쓸데없이 무식하게 커다란 문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것이 크리스티나의 이론이였다.
아니 그건 넘어가고, 부엌이나 보러 가자! 라고 결심해 잠깐 한눈을 팔았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분명 닫혀 있던 문이 열려 있었다. 아. 누굴까? 어차피 메이드장님이나 마왕님, 둘 중 한 명이겠거니 하고 조심스레 부엌으로 들어가 보았다.
의외...라기보다는, 어차피 인간이 생활하는 공간이니만큼, 정말로 인간 위주의 인테리어. 아니면 이 역시 마왕의 취향인지, 흰색이였다. 의외로 정감가는 부분이 있었기에...약간 슬퍼지는 것은 왜일까. -
51 마왕의 취향은 고양이다! 만약 부엌에 들어간다면 원하는데로 묘사해줘! (1842E+53) 2016. 8. 26. 오전 4:30:31으아아. 어제 밤 새서 노트정리하다가 깜빡하고 못봤다! 미안! 오늘 갔다와서 써 놓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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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뭔가 잘못 먹으면 일주일 전에 먹었던 반찬까지 다 기억나(경험담) (92296E+52) 2016. 8. 27. 오전 11:24:05
"적어도 보고 있으면 괜히 우울해지고 자살하고 싶어지는 색 보다는 바보천치같더라도 좀 밝은 색이면 좋잖아? 취향은 존중해야하는거야."
그래. 사천왕 중 누군가가 잘 때는 여자애가 그려진 커다란 베개를 껴안고 잔다고 소문내면 안 되는것 처럼 말이야! …에? 벌써 소문났어? 무슨소릴까? 난 전혀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딱히 마왕성 인사부랑 신문사에 짧고 굵은 편지와 사진 한장을 동봉하는 짓 따위는 안했단 말이지(국어책).
영문을 모르겠어. 정말로.
……으헤헤.
일반이 보면 수상쩍다 못해 '여기에요! 당장 이 범죄자를 잡아가세요!'하고 외칠 정도의 굉장한 표정을 하던 그는 침을 닦는 시늉을 하며 손으로 입술을 쓸었다. 쓰읍. 흘리지는 않았군. 왠지 기분이 교양되는데 말이지.
"후라이팬은 거기 오른쪽 위에서 두번째. 커다란 서랍을 열어보면 종류별로 있다."
르네가 휘휘 연회용 파티홀을 돌아보고 있자 어느새 소녀는 부엌의 문을 열어재꼈다. …뭐어. 마리가 열어준건가. 만능이구먼. 역씨 쓰기가 편해.
방금 실시간으로 소녀가 '아, 프라이팬…'하고 중얼거리는것이 르네에게 들려왔기에 뭔가 말하려던 마리를 재치고 먼저 후딱 말해버렸다. 음음. 남의 말을 끊으니까 기분이 상쾌하군. 뒤에서 뿌득뿌두득 손가락으로 뼈소리를 내는 마리는 무척 무섭지만 말이야.
크킄. 내 안의 잠들어있던 가학본능이 깨어나는 느낌이군. 흐하하핳하
"어때. 상상 이상으로 너희들(인간)이랑 비슷하지 않나?"
어차피 삶이란 것이, 살아간다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긴데 뭐. 심장에 빵꾸나고 머리에 바람구멍이 뚫리면 천사든 마족이든 재생특화가 아니라면 그냥 다 죽는거다. 너도한방 나도한방. 이게 진리지 다른것이 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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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늦어서 미안해! (92296E+52) 2016. 8. 27. 오전 11:27:21미, 미안해..? 때리지만 말아주라(덜덜
……명치 때리고 싶다아아아! 으아아아아앙! 심리학과라고 궁예처럼 '이 중에 누군가 기침을 하였어!!'하고 관심법을 쓰는것도 아니란 말이야! 얼굴 한번만 보고 심리상태를 맞춰보라니 단순히 괴롭히는거잖아!?(트라우마) -
54 동생 폰 잠깐동안 뺏어서 쓰는중 (07954E+51) 2016. 8. 27. 오후 7:39:34헉 ㅁㄴㅇㄹ 그런 의도는 아니였는데ㅠㅠㅠ 아이고 미안해 명치는 좀 아프니까 나를 패시오()
더 미안한 건 지금은 잠깐 내려와 있어.
아마 일요일날 늦게 집으로 돌아올 것 같아서 많이 기다리게 해야 할 것 같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오기 싫었는데 왜 고딩을 끌고 오셔서() -
55 궁예학과 아니다(궁서체) (81695E+56) 2016. 8. 28. 오전 11:32:58기다릴게에..늦어도 괜찮아! 시간은 많으니까.
느아아아! 궁예학과 아니라고 망할 친구 짜식들아아아아!(분노) 으아아아아후하흐하아앙아!! 안그래도 진로때문에 심란한데에!(하소연) -
56 그/아/아/앗 (50838E+58) 2016. 8. 30. 오전 10:10:10보트적추우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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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이름 없음 (95687E+50) 2016. 8. 30. 오후 11:45:25아 진짜 이러면 안되는데...
어, 정말 안좋은 소식 전해주게 되어서 미안해.
그러니까 모종의 사고로
팔 부러짐. 깁스했어. 아 이건 아닌ㄷ....
진짜, 앞으로 깁스 하는 기간동안 1주에 한번 정도밖에 레스 올리지 못할 것 같아.
만약 원한다면 돌리는 거 그만두고 다른 사람이랑 이어가도 괜찮아... -
58 이름 없음 (95687E+50) 2016. 8. 30. 오후 11:45:27아 진짜 이러면 안되는데...
어, 정말 안좋은 소식 전해주게 되어서 미안해.
그러니까 모종의 사고로
팔 부러짐. 깁스했어. 아 이건 아닌ㄷ....
진짜, 앞으로 깁스 하는 기간동안 1주에 한번 정도밖에 레스 올리지 못할 것 같아.
만약 원한다면 돌리는 거 그만두고 다른 사람이랑 이어가도 괜찮아... -
59 이름 없음 (40765E+56) 2016. 8. 31. 오전 5:32:59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나도 졸업때문에 좀 바빠져서…일주일에 한번정도는 기다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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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이름 없음 (40765E+56) 2016. 8. 31. 오전 5:37:44그것보다 너참치도 몸 관리 잘해야해. 혹시 힘들면 그만둬도 되고. 나참치는 시간이 오래 걸리든 말든 괜찮지만 아픈 참치한테도 글을 쓰게 할 만큼 나는 못되먹지 않았다!(엄격)
혹시 힘들면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