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7374266> [NL/1:1] 너를 향해 한걸음 더 - 01 (1001)
이름 없음◆F7pbmaUNlk
2016. 7. 1. 오후 8:57:46 - 2016. 12. 27. 오후 7: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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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름 없음◆F7pbmaUNlk (87942E+55) 2016. 7. 1. 오후 8:57:46☞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 위 스레는 옆동네에서 이주 해온 1:1 스레입니다. -
1 건우주 (87942E+55) 2016. 7. 1. 오후 8:58:07일단 스레를 만들어놓고서 갱신해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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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아주 (71564E+50) 2016. 7. 1. 오후 9:03:08주아주도 안착합니다! 와아... 뭔가 낯설지만 새로운 느낌이네요. 스레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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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건우주 (87942E+55) 2016. 7. 1. 오후 9:07:51어서와요! 주아주! 스레야 만드는 것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는걸요! 저도 여기에 처음 왔을땐 좀 신기한 느낌이었어요. 물론 제가 여기에 온 건 꽤 오래 된지라, 익숙하지만요. 그 관련 이야기는 굳이 할 건 없겠죠. 지금까지는 병행을 했었습니다만, 이제 옆동네로 돌아갈 일도 없겠네요. 음. 옆동네의 스레들이 정말로 무작위로 다 날아가는 것을 예상 못했거든요.
뭔가 정말 오랜만에 보는지라, 감회가 새롭네요. 하고 싶은 말도 많았지만, 반가워요. 한마디로 모든게 끝난다는 느낌이에요. 너무 귀찮게 하는건 실례니까 이쯤 할게요!
아무튼, 상황에 대해서 얘기라도 하는게 좋을까요? 꽃놀이 상황이었죠. 아마. 주아가 꽃잎을 잡았었고. 계속 이어가자니, 뭔가 기간이 오래 되기도 했고.. 그냥 적당히 끝을 내고 새로운 상황으로 가는게 좋을까요? -
4 주아주 (71564E+50) 2016. 7. 1. 오후 9:13:32저도 그렇게 옆동네의 스레들이 날아갈 줄은 몰랐거든요... 어쨌든 이 곳이라면 그런 걱정 없이 안심할 수 있겠네요.
여기로 오길 잘한 것 같아요. 건우주도 더이상 번거롭지 않을테니까요!
음, 아무래도 적당히 끝내고 새로운 상황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기간도 기간이지만 무엇보다 그 중간에 모든 것이 삭제되어버려서... 어차피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니만큼 새로운 상황이 더 좋을 것 같아요. 중요한 요소들은 다 돌리기도 했고 말이죠.
그럼, 무슨 상황을 해볼까요? 건우주는 원하는 상황이 있나요? -
5 건우주 (87942E+55) 2016. 7. 1. 오후 9:17:05번거롭진 않았어요. 저는 PC로만 하니까 딱히 문제 될 것도 없었으니까요. 옆동네에서 이주한 만큼 주아주에게 있어서 금방 적응이 되었으면 하는 바에요. 사용하다보면 적응이 되겠지만요.
음. 상황이라. 지금까진 3월 새학기 시즌이었으니까 슬슬 4월달로 넘어가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를 들면, 같이 중간고사 공부를 하는 상황이라던가, 혹은 건우가 몸이 조금 안 좋은것 때문에 학교를 결석해서, 주아가 문안을 와주는거라던가, 뭔가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상황은 많이 떠오르는데 정리가 잘 안되네요.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가.
주아주는 하시고 싶은 상황이라던가 있으신가요? -
6 주아주 (71564E+50) 2016. 7. 1. 오후 9:20:34네, 그래도 왠지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뭔가 익숙한 느낌이거든요!
앗, 말씀해주신 상황들 전부 다 좋은데... 저는 딱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네요. 오늘 하루가 조금 정신 없어서 그런가?
건우주가 하시고 싶은 상황을 하도록 해요. 저는 전부 다 좋아요! -
7 건우주 (87942E+55) 2016. 7. 1. 오후 9:24:05그렇군요. 그럼 오늘은 일단 상황을 정하기만 하고, 돌리는건 내일부터 다시 천천히 돌리도록 해요. 정신없는 상태에서 상황극을 돌려도 혼란스럽기만 하잖아요?
음. 저는 개인적으로, 주아의 문안을 받아보고 싶네요. 주아가 건우를 의식한 상태니까 슬슬 건우도 주아를 의식하는 단계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해서 말이에요. 남자들은 자신이 가장 힘들때 옆에 있어주는 여자에게 끌리게 되는 법이거든요.
사적 감정이 있냐라고 하면... 없을겁니다. 아마도요. 기분 탓일거에요! -
8 주아주 (71564E+50) 2016. 7. 1. 오후 9:30:03아니예요, 돌려도 괜찮아요! 금요일 밤이잖아요? 게다가 내일은 주말이니까요. 저는 돌려도 괜찮아요.
그럼, 주아가 문안가는 상황으로 할까요? 아무래도 이 기회에 건우에게 주아를 확실히 의식시켜야 할 것 같아요! 물론,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건우주의 사적 감정은 기분 탓으로 넘겨버리고 말이예요. ㅎㅎㅎ -
9 건우주 (87942E+55) 2016. 7. 1. 오후 9:35:05주아주가 피곤하지 않고 괜찮다면야 저도 문제가 될 건 없죠. 오랜만에 돌리는거라서 저도 뭔가 기대되고 말이죠. 그리고 사적감정은...괜히 말을 꺼냈나보군요! 이런!!
아무튼, 주아주도 그 상황으로 괜찮다고 하면 그렇게 가볼까요? 선레는 상황상 제가 먼저 쓰는게 맞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건우가 어쩌다가 몸이 아프게 되었는지도 서술할 필요가 있을테고 말이에요. -
10 주아주 (71564E+50) 2016. 7. 1. 오후 9:39:58왜요~ 사적 감정을 말하는 게 뭐 어때서요! 저번에도 말한거지만 건우주, 귀여워요! ㅎㅎㅎ
그럼 선레, 부탁드릴게요. 한 가지 걱정인 건 제가 퀄리티를 보장 못하겠네요... 오랜만이라. 그래도 최선을 다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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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최건우 - 방 안 (87942E+55) 2016. 7. 1. 오후 9:59:30"......하아..."
새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3월을 표시하고 있던 달력은 페이지가 찢겨져 나가, 4월을 표시하고 있었다. 슬슬 중간고사라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기에 시험공부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난 중간고사 공부는 커녕, 누워있는 침대에서 제대로 일어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바로 옆에 놓여있는 체온계를 겨우겨우 잡은 후에 입에 물어보았다. 삑 하는 소리가 난 후에 입에서 빼내고, 그 수치를 확인해봤다. 체온계에 표시되어있는 숫자는 39도. 누가 봐도 내 몸에서 열이 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수치였다.
역시 어제, 비가 올 때, 우산을 기다리지 않고 빨리 집으로 뛰어간 게 문제였던걸까?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과 번화가로 놀러갔다가 갑자기 비가 왔을 때, 나는 괜히 전화해서 데리고 오라고 하기도 뭐해서, 그냥 빠르게 집까지 뛰어갔다.
집에 오자마자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어젯밤부터 몸이 조금 안 좋아졌고, 결국 오늘은 학교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지금 이 순간까지 앓아누운 상태다. 어떻게든 일어나보려고 애를 써도 몸에는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지 않았고, 입에선 뜨거운 숨결만이 조금씩 새여나오고 있었다.
"지우는 대체 언제쯤 오는거야. 하아."
불평 아닌 불평을 하면서, 나는 해열제를 사기 위해서 약국으로 간 지우를 기다렸다. 평소에는 많이 티격태격하지만, 그래도 믿을 수 있는 건 동생 뿐이었다. 다만 약국이 조금 거리가 있다보니 언제 올 지 알 수가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라면 문제였다.
이 와중에 문뜩 떠오른 건 바로 내 소꿉친구인 주아의 얼굴이었다. 언제부턴가 하교는 같이 안 하더라도, 등교만큼은 언제나 주아와 같이 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매일 아침 등교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주아는 내 상태를 알고 있었다. 혹시나 기다릴까 싶어서 지우에게 오늘은 내가 몸이 안 좋아서 같이 등교할 수 없다고, 학교에 갈 수 없다고 전해달라고 했으니 모를리가 없었다. 지우가 그 사실을 숨길리도 없고, 숨긴다고 해도 주아라면 내가 나오지 않으면 바로 우리 집으로 올 애다.
괜히 걱정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쿨럭! 쿨럭! 쿨럭!"
입 안에서는 정말로 거친 기침소리가 세여나왔고 뜨거운 숨결 역시, 밖으로 조용히 세여나왔다. 제대로 독감에 걸렸구나 라고 느끼면서 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조용히 침대 위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것 뿐이었다.
"빨리 지우가 와야할텐데."
//저 역시도 오랜만에 쓰다보니까 퀄러티가 보장이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서로 편하게 즐기기로 했으니까요.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편하게 해주세요. 주아주도. -
12 주아 - 건우 (71564E+50) 2016. 7. 1. 오후 10:35:02"다음, 최건우?"
"건우는 오늘 독감 때문에 학교에 못 올 것 같대요."
"음, 요즘 날씨가 많이 변덕스럽긴 하더구나. 다들 감기 조심하렴. 건강 관리도 고등학생들의 필수 과제란다."
출석을 부르던 담임 선생님이 건우의 이름을 부르자 손을 들고 건우의 상황을 전한다. 잠시 고개를 끄덕이던 선생님은 건강이 안 좋으면 공부도 못한다면서, 가볍게 주의를 주곤 바로 다음 아이의 이름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지금 그런 선생님의 주의도, 이제 곧 시작할 수업도, 전부 자신의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이 신경쓰이는 것은 단 하나. 이 반의 안, 저 쪽에 유일하게 비어있는 건우의 자리였다.
언제나 등교를 같이 했지만, 오늘 아침, 자신이 만난 것은 건우가 아닌 지우였다. 지우는 반갑게 자신을 맞이하곤 건우가 어제 비를 맞곤 몸이 안 좋아져서 학교에 같이 갈 수 없다고 전해주었다. 정말 바보 오빠라는 말도 덧붙이면서.
그래서 오늘은 어쩔수 없이 혼자서, 학교까지 올 수밖에 없었다. 늘 똑같은 길이었지만, 건우가 없는 등굣길은 언제나 허전했다. 그런데 오늘은 건우가 아프다는 소식까지 듣자 그 길은 더욱 멀게만 느껴졌다. 당장이라도 건우에게 가서 간병이라도 해주고 싶었으나, 어쨌든 학교는 가야했기에 움직여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움직여서 어떻게든 학교에 도착해 이렇게 교실에 앉아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수업의 내용은 단 하나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오로지, 건우의 모습 뿐. 학교가 끝나고 바로 문안가야겠다는 다짐을 하자 수업 시간은 더욱더 더디게만 흘러간다. 도대체 언제쯤 학교가 끝날까.
그렇게 하루 온종일 학교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며 느리게만 흘러가는 시간을 어떻게든 견디고 담임 선생님의 마지막 종례까지 듣자마자 바로 가방을 챙기고 교실에서 뛰어나온다. 지금 자신이 바로 향해야 할 곳은 정해져있었다. 지금 자신이 할 일은, 바로 그 곳에 가는 것일뿐. 그래도 다만 그 전에, 잠시 들러야 할 곳들이 있었다.
그렇게 건우의 집에 곧장 가지 않고 먼저 약국에 들려서 해열제를 사고 그 다음으론 죽집에 들려서 호박죽을 하나 산다. 이미 건우네 집에 있을지도 모르는 것들이지만, 혹시 해열제가 없다거나, 건우가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여전히 학교 가방을 메고 교복을 입은 채로 한 손에 해열제와 죽이 담긴 봉투를 들고 건우네 집으로 달려간다. 자신의 집에 들릴 시간따위도 없었다.
"하아... 하아..."
그렇게 정신없이 달려 도착한 건우의 집 앞. 잠시 숨을 고르곤 봉투를 들지않은 손을 들어올려 손가락으로 초인종을 누른다. 울려퍼지는 초인종 소리. 누가 나올까? 역시 지우가 나올까? 너무 갑작스럽게 문병 온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들긴 했지만 비록 민폐라고 하더라도 어쩔 수가 없었다. 어쨌든 건우의 상태를 빨리 봐야만 했으니까.
/ 네, 말씀만으로도 고마워요! 건우주도 편하게, 즐겁게 해주세요. -
13 건우 - 주아 (87942E+55) 2016. 7. 1. 오후 11:01:29침대에 누워서 천장의 무늬를 반복해서 세고 있던 도중,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누가 오기라도 한걸까? 지우나 어머니, 아버지라면 초인종을 누를 것 없이 그냥 문을 열고 들어올 것이다. 그렇다는 건, 지금 초인종을 누르고 있는 건, 우리 집 식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집에 있는 사람은 나 하나 뿐이었다. 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 한 저렇게 초인종을 반복해서 누른다고 해도, 문이 열리는 일은 없다. 그러기에, 난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겨우겨우 이를 꽉 악물고 어떻게든 일으켜세웠다.
문을 열어줄지 말지는 별개로 치더라도, 일단 누가 왔는지 정도는 알 필요가 있었다. 만약 벨을 누르는게 잡상인이라면, 그냥 무시하면 되지만, 급한 볼일이 있다고 한다면 문 너머에서라도 나중에 와달라고 말을 해야할테니까.
"윽!"
침대에서 일어나, 발에 땅을 딛자마자,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몸에 열이 돌고 있어서 그런걸까? 움직이기가 너무나도 힘들었고, 사방이 뱅글뱅글 도는 것만 같았다. 겨우겨우 다시 일어서서, 앞으로 걸어가려고 해도, 내 발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비틀거리기 시작했고, 1분이면 걸어나갈 거리를, 나는 오랫동안 넘어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하면서 겨우겨우 이동할 수 있었다.
벽을 짚고 겨우겨우 방 밖으로 나온 나는, 초인종이 눌리면 작동되는 카메라를 통해서 밖에 서 있는 이가 누군지 확인했다. 놀랍게도 문 너머에 서 있는건, 다름아닌 주아였다.
"....왜 주아가..?"
아니. 이미 이유는 알고 있었다.
주아라면, 분명히 문안을 올테니까. 저 애는 어릴때부터 남들을 잘 챙기는 아이였다. 내가 몸이 아픈걸 알고 있는만큼, 당연하다는 듯이 문안을 올 애였다. 나를 생각해서 이렇게 찾아와 준 것은 너무나도 고마웠지만, 그와 동시에 너무나도 미안했다.
이대로 계속 기다리게 할 수는 없는만큼, 나는 천천히, 벽을 짚고서 문 쪽으로 나아갔다. 평소라면 바로 코앞인 거리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강한 현기증을 어떻게든 참아가며,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어떻게든 겨우겨우 이동시키고, 나는 문 근처에 도착한 후에, 조심스럽게 근처의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리고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애써 쥐어짜면서, 문 너머에 있을 주아에게 말을 걸었다.
"...아하하. 온거야? 주아야. 미안해. 지금 집에 나 말고는 아무도 없거든. 문 열어줘야 하는데,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질 않아서. 우리집 비밀번호, 너도 알고 있지? 그거 누르고 바로 들어와."
어릴적부터 관계가 쭉 지속된 소중한 친구인만큼, 비밀번호는 한번 알려준 적이 있다. 만약 그걸 기억하고 있다면, 문제없이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까먹었다고 한다면, 역시 어떻게든 일어서서 문을 열어줄수밖에 없겠지. 아무래도.
".....미안해. 걱정끼쳐서."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로, 문 너머에 있을 주아에게 사과하면서, 나는 다시 뜨거운 숨결을 내쉬었다. 어지럽다. 정말로. -
14 주아 - 건우 (71564E+50) 2016. 7. 1. 오후 11:27:35"...!"
갑자기 들리는 쿵, 하는 무언가가 넘어지는 소리에 놀라 몸을 움찔한다. 뭐지? 뭐가 넘어진거야? 계속되는 궁금증에도 여전히 문은 열리지 않았고, 집 안에 있을지도 모르는 누군가의 목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았다. 계속해서 드는 불길한 생각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문 밖에서 안절부절하고만 있을 무렵, 열리지 않는 문 너머로, 건우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지금 집에 자신말고는 아무도 없는데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아서 문을 열어줄 수가 없다며. 비밀번호를 누르고 바로 들어오라고 허락한 후 미안하고 사과하는 건우의 목소리가 점점 더 작아지자 깜짝 놀라 문 쪽으로 더 바싹 다가간다.
"거, 건우야! 잠깐만 기다려봐! 지금 당장 들어갈테니까...!"
건우네 집 비밀번호. 예전에 이미 건우가 알려준만큼 기억하고는 있었다. 다만, 방금 들린 건우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희미하고 작아서, 금방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 그것이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그 때문인지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가락은 덜덜 떨렸고, 계속해서 번호를 잘못 누르는 실수를 저질렀다. 정신차려, 유주아! 여기서 계속 이러고만 있을거야? 제대로 하라구!
간신히 마음을 부여잡고는 몇 번의 시도 끝에 비밀번호를 제대로 누르고 문을 열고 그 안으로 재빨리 들어간다. 그러자 어지러운지 문 근처의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뜨거운 숨결을 내쉬고 있는 건우의 모습이 보인다.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심각해보이는 모습. 그 모습에 깜짝 놀라 바로 그 옆에 바닥에 무릎을 대고 앉는다.
"...! 건우야! 너 괜찮아? 미안해, 너만 있는 줄 알았다면 그냥 바로 들어오는건데 괜히 나 때문에 여기까지 나온거지? 어떡해..."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건우의 이마에 자신의 손을 대본다. 완전한 고열. 그 뜨거움이 얼마나 지금 건우에게 힘들게 느껴질지는 말하지 않아도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건우의 이마에서 손을 떼고 건우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너 이마 엄청 뜨겁잖아... 많이 아픈거지? 일단 침대로 돌아가자. 아니, 일단 약부터 먹을래? 혹시 몰라서 오는 길에 해열제를 사왔거든."
부스럭. 자신의 옆에 있는 봉투 안에 손을 넣고 아까 산 해열제를 꺼내든다. 물이라면 내가 바로 가져다줄테니까, 라는 말도 덧붙이면서. -
15 건우 - 주아 (87942E+55) 2016. 7. 1. 오후 11:50:32삑삑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문 너머에서 주아가 빠르게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현기증 때문에 제대로 보기는 힘들었지만, 크게 걱정하고 있다는 것은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집 안으로 들어온 주아는 바로 내 옆에 무릎을 대고 앉은 후에 연신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저러다가 울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애써 주아에게 미소를 보였다.
"괜찮아. 우리 집에 나 말고 아무도 없는걸, 네가 알 수 있을리가 없잖아. 죽는 병 아니니까 괜찮아.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마."
안심시키듯이 애써 웃어보였지만, 그래도 어지러운건 피할 수 없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침대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그런 몸 상태로 여기까지 겨우겨우 왔다. 중간에 몇번을 넘어지고, 몇번을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주아를 그대로 두면, 정말로 누군가가 나올때까지, 집 밖에서 기다릴지도 모르니까 여기까지 나온 것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건 아니었다.
이마에 주아의 손이 닿는게 느껴졌다. 너무나도 부드러운 그 손에 내 열이 옮지는 않을까 걱정이 살짝 들었다. 물론 열을 쟀다고 해서, 열이 옮지는 않겠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고통을 주아에게 나눠주고 싶진 않았다.
이어 주아는 약을 먹을거냐고 물으면서 나에게 해열제를 꺼내서 보여줬다. 저건 또 언제 사온걸까? 지우가 걱정하면서, 해열제를 사러 나갔건만, 정작 해열제를 사서 가져온 건, 다름 아닌 주아였다. 정말 남을 챙겨주는 센스 하나만큼은 인정해줘야 한다니깐.
"그럼 조금만 부탁해도 될까? 일어서고 싶은데 좀처럼 일어설 수가 없어서 그러는데 일으켜줬으면 좋겠어. 그 후는 내가 어떻게든 돌아갈게. 침대까지 그렇게 멀리 있는 것도 아니니까. 물은 떠주면 고맙고."
입 안에 파묻혀버릴 정도로 작아지는 목소리를 애써 끄집어내면서 나는 주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여기까진 어떻게든 나오긴 했지만, 나오면서 너무 힘을 많이 쓴 탓일까? 몸이 정말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몸만 일으킨다면 어떻게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텐데 정작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서 나는 다시 한번 주아에게 진심을 다해서 사과했다.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지만 걱정을 끼칠수밖에 없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게 너무나도 미안했고, 나를 위해서 해열제를 사오고, 옷도 채 갈아입지 못하고 우리 집으로, 나에게로 온 주아에게 정말로 미안한 감정만이 들었다.
"미안해. 주아야. 이런 모습 보여서. 설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뭐야."
정말로 미안하기 그지 없었다.
걱정끼치고 싶지 않은데 저런 표정을 짓게 해버리는 나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한심했고, 그와 동시에 주아를 향한 미안함은 더욱 더 커져만갔다.
"걱정끼쳐서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
16 주아 - 건우 (41807E+54) 2016. 7. 2. 오전 12:21:15계속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자신에게 죽는 병 아니니까 괜찮다고 애써 미소짓는 건우의 모습에 더욱더 표정이 울상이 된다.
"그래도..."
비록 건우가 그런 표정 짓지말라고는 했지만, 저절로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누가 봐도 심각해보이는 지금 건우의 상황. 무엇보다도 아까 들었던 그 쿵하는 소리와 겹쳐져서 더욱더 걱정스런 감정을 일으킨다.
아까 그 소리, 그건 분명... 내가 초인종을 눌러서 건우가 몸을 일으키다 넘어진 소리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건우의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리기까지의 시간의 텀도, 그 밖에 다른 모든 것들도 전부 이해가 되었다. 지금 서있는 것도 힘겨워해서 이렇게 앉아있으면서, 어떻게 여기까지 나온거야? 여기까지 나오는데 도대체 넌 얼마나 넘어지고 비틀거린걸까.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에 손을 들어 건우의 이마에 대고 열을 재본다. 확실한 고온. 새삼 해열제를 사와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것을 건우에게 보여주자, 건우는 그럼 조금만 부탁한다며, 일으켜달라고 한다.
점점 사그라지는 목소리를 애써 끄집어내는 것이 바로 느껴져 더욱더 마음이 아파온다.
"...응, 알았어. 일으켜줄테니까, 물도 떠와줄테니까... 조금만 더 기운내줘, 응?"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본다. 응, 제발 조금만 더. 이어 들리는 건우의 끊임없는 미안하다는 사과에 아무말도 없이 그저 가만히 그를 바라만 본다. 어째서... 아픈 건 넌데 왜 네가 사과를 하는거야? 지금 상황에서도 건우는 자신을 걱정해주고 걱정끼쳐서 미안하다고 한다. 정작 어지러움과 고온에 스스로의 몸조차 가누지도 못하는 건 너면서. 네가 이런 상황인 줄도 모르고 있던 바보같은 내가 아닌, 어째서 네가 사과하는거야...
"그런 소리 하지마. 난 괜찮으니까. 응, 정말로 괜찮으니까 사과하지 마."
계속해서 가라앉아있던 얼굴을 펴고 간신히 미소를 지으며 들고있던 해열제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이어서 한 쪽 팔은 건우의 허리께를 감싸고 건우의 팔을 자신의 어깨 주위로 두르게 하여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돕는다.
"...계속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나 울거야. 마구 화낼거야.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하지마. 아픈 건 네 잘못이 아니니까 말야."
고개를 돌려 건우를 올려다보며 반은 농담, 반은 진담 삼아 애써 장난스레 얘기한다. 이걸로, 건우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줄 수 있다면.
"걸어갈 수는 있겠어? 뭣하다면 내가 침대까지 지탱해줄테니까. 응?"
비록 건우가 자신이 어떻게든 돌아가겠다고는 했으나, 무겁게 느껴지는 건우의 현재 몸으로썬 건우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아까도 그렇게 마구 넘어졌던 너니까 말야. -
17 건우 - 주아 (08122E+59) 2016. 7. 2. 오전 12:43:45도저히 일어서려고 해도 제대로 일어설 수 없는 몸을 일으키기 위해서, 나는 주아에게 일으켜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러자 주아는 그 작은 몸으로, 내 허리를 감싸고서, 내 팔을 자신의 어깨에 감싸게 해서 나를 천천히 일으켜세웠다. 그 와중에 보이는 건, 가라앉은 얼굴이 아니라, 희미하게 보이는 미소였다. 그리고 이 이상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울고 화내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이 들려왔다.
그 협박 아닌 협박에 나도 모르게 가볍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나를 크게 걱정하고 있는게 이렇게나 눈에 보이는데, 옷조차도 갈아입지 못하고 해열제까지 사들고 와서 우리 집으로 오는 수고를 했으면서도,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는거야?
어릴때부터 늘 그랬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로 남을 이렇게 신경써주고, 챙겨주고, 걱정해주는 주아의 모습에 가슴 속에서 뭔가가 살짝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정말로 주아는 너무나도 따뜻하다.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쭉...
"그럼 이제 사과 안할게. 네가 우는 모습을 보고 싶진 않거든."
주아가 그렇듯이, 나 역시도 애써 웃어보였다. 물론 지금 내 상태가 상태다보니, 그다지 티는 안 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걱정하는 모습을 덜어주고 싶어서 애써 나도 입꼬리를 올리면서 웃어보였다.
몸을 일으킨만큼, 천천히 침대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보려고 했지만 역시나 움직이는건 쉽지 않았다. 물론 힘을 꽉 주면 어떻게든 돌아갈 수는 있었다. 하지만, 분명히 여기로 올때처럼 몇번이고, 몇번이고 넘어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아라면, 내가 아는 주아라면 절대로 그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애가 아니었다. 분명히 여기서 괜찮다고 하고서, 앞으로 걸어가려다가 한번이라도 넘어지면 주아는 나에게 크게 화를 내겠지.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냥 순수하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화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 내가 넘어지는 것을 보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
"......그럼 조금만 도와줄래? 침대까지만."
혹시라도 닿을까, 몸의 열 때문에 뜨거워진 호흡을 최대한 적게 내뱉으면서, 주아에게 몸의 무게가 실리지 않도록 애써, 몸에 힘을 꽉 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다지 도움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몸의 힘은 그다지 들어가지 않았기에, 내가 할 수 있는건 애써 축 쳐지지 않도록 지탱하는게 고작이었다. 평소라면 잘 지탱할 수 있는 몸이 축 쳐지기만 하니, 마치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혹시라도, 조금이라도 방심해서 주아의 몸에 내 무게가 실리게 될까봐 마지막으로 힘을 꽉 주고서, 나는 다시 한번 애써 웃어보였다. 뜨거운 숨결이 밖으로 세여나오지 않도록 꾹 참고, 지끈거리는 머리의 현기증을 꾹 참고서, 살며시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네가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야. 정말로."
말을 끝내고서 천천히 침대로 걸어가기 위해서 앞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하지만, 힘이 없는 탓일까. 발을 헛딛고서, 살짝 넘어질뻔 했다. 주아가 바로 옆에 있어서 어떻게든 버티긴 했지만 정말로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
18 주아 - 건우 (41807E+54) 2016. 7. 2. 오전 1:19:30이 이상 계속해서 사과하면 울고 화내겠다는 자신의 말에 건우는 가볍게 웃으며 자신이 우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으니까 이제 사과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런 그의 말에 만족스러운 듯,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건우한테는 이 협박이 직격이었다. 원래 예전부터 자신을 걱정해주고 신경 써주던 건우였으니, 자신이 울거라고 얘기한다면, 자신의 말을 안 들을리가 없었다. 소꿉친구라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건, 때론 이렇게 유용하게 도움이 될 때도 있었다. 물론, 그만큼 서로를 아주 잘 알고있다는 뜻도 되지만.
건우는 애써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이며 일으켜진 몸을 가지고 움직여보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영 쉽지 않은 듯, 건우는 결국 도와달라며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응, 알았어. 도와줄게. 역시 건우 너, 지금 상태로는 혼자 걸어가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았거든."
고개를 끄덕이며 건우를 지탱하고 있는 팔에 조금 더 힘을 준다. 건우가 최대한 자신에게 몸의 무게가 실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으나,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질리가 없었다. 정말 제대로 독감에 걸렸는지, 살짝 닿은 건우의 몸에서는 뜨거운 열이 느껴졌고, 그의 몸이 축 쳐지려는 것도 느껴졌다. 그 상황에서도 건우는 어떻게든 자신에게 부담을 줄이려고 마지막으로 힘을 꽉 주곤 어지러움을 참아가며 자신을 바라본다. 자신이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라는 말과 함께.
그리고 이어서 건우는 발걸음을 내딛어보지만, 힘이 없는 관계로 헛딛곤 넘어질 뻔한다.
"...!"
자신이 순간 깜짝 놀라서 바로 힘을 주어서 어떻게든 버티긴 했지만, 정말로 큰일이 날뻔한 상황이었다.
"건우 너, 이럴 정도면서 혼자서 가겠다고 한거야? 왜 그런거야, 바보야! 좀 더 제대로 나한테 기대란 말야! 가뜩이나 몸에 힘도 안 들어가면서... 아프면 아프다고 편히 드러내란 말야, 숨기지 말고. 너 지금 몸도 뜨겁고 호흡도 거칠어. 충분히 아프다는게 느껴지니까 나한테 미안해하지 말고 그냥 드러내라구."
속상한 마음에 건우를 올려다보며 자신의 팔에 좀 더 힘을 준다. 그래, 자신은 건우에 비하면 키도, 덩치도 전부 작았으나 충분히 건우를 지탱해 줄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나한테 기대도 돼.
그리곤 좀 더 확실하게, 그러나 천천히 건우의 침대로 향하는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침대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지만, 그래도 건우에게는 충분히 멀게 느껴질 수 있을테니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몇 번의 넘어질 뻔한 상황도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침대에 도착하곤 조심스레 건우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팔을 풀고 그를 침대 위에 앉힌다.
"그럼, 난 물이랑 해열제를 가지고 올테니까 여기서 조금만 더 기다려줘."
잠시 허리를 살짝 굽혀 그와 마주보고 눈을 맞추곤 걱정스레 건우를 바라보다 이내 다시 똑바로 서서 뒤를 돌아 방 밖으로 나온다. 이제 자신이 할 일은 정해졌다. 최대한 빨리 물과 해열제를 건우에게 가져다 주는 것. -
19 건우 - 주아 (08122E+59) 2016. 7. 2. 오전 1:48:38"그럴 수 밖에 없겠네. 지금은. 하하하..."
힘없이 웃어보이면서 살며시 주아의 시선을 피했다. 바로 옆에서 화를 내는 주아의 목소리가 내 귓속으로 들려왔다. 속상한 마음이 가득 담겨있는 그 목소리에 내 고개는 살며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기대라고, 아프면 아프다고 숨기지 말고 드러내라고,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니까 드러내라는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들려올때마다, 마음속의 미안함은 더욱 더 커져만 갔다. 그리고 주아의 팔에 더욱 더 힘이 들어가는게 느껴졌다. 절대로 넘어뜨리지 않겠다는 마음과, 침대에 도착할때까진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 그 2개의 마음이 어느정도 느껴지고 있었다.
키도, 덩치도 나보다 작지만, 주아는 확실하게 나를 지탱하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넘어질까봐 신경쓰는게 제대로 느껴졌다. 대체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오는건지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허리에 감싸는 팔의 힘과, 찰싹 달라붙어있는 주아의 따뜻함을 느끼면서, 나는 살짝 주아에게 몸을 기댔다. 미안하다는 마음과 더불어서 고맙다는 마음이 함께 들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주아의 몸에 의지하며, 계속해서 걸어가다보니, 어느새 나와 주아는 내 방에 도착했고, 나는 침대에 겨우 앉을 수 있었다. 중간에 몇번 넘어질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아는 나를 놓지 않았다. 허리를 감싸는 팔은 계속해서 나를 지탱했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서 끝까지 나를 부축했다.
눈 앞에 있는 소꿉친구가 너무나도 다르게 보이는 건, 단순히 내 기분 탓인걸까? 아니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아는 이렇게 바뀌어버린걸까? 주변 아이들을 잘 챙기는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주아는 덜렁거리는 이미지가 있는, 내가 챙겨줘야 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지금의 주아에게선 그런 모습이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나도 믿음직스러워 보여서, 조금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주아야. 넌 대체....
"응. 부탁할게. 쿨럭...쿨럭...!"
물과 해열제를 가지고 온다는 말에,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금 방심한 탓일까. 내 입에선 기침소리가 크게 튀어나왔다. 뜨겁고 거친 호흡을 감추면서 기침소리도 애써 숨기려고 했건만, 결국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침은 튀어나오고 말았다. 걱정스런 눈빛이 내 눈과 잠시 마주치고, 주아는 뒤로 돌아서 방 밖으로 나갔다. 잠시 주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나는 침대에 조심스럽게 누웠다.
눈 앞에 보이는건 정말로 많이 세서, 이제는 세는 것조차 절로 질리게 되는, 천장의 무늬였다. 그 무늬를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바라보면서 나는 얌전하게 주아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이 침대 밖으로 나오는 순간, 주아는 또 나에게 크게 화를 낼테니까 나로서는 그저 조용히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많이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주아가 지금 이 자리에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느꼈다. 내 소꿉친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말로 대견하게 바뀌어있었으니까. -
20 주아 - 건우 (41807E+54) 2016. 7. 2. 오전 2:16:11속상한 마음에 건우에게 한소리를 하면서도, 건우를 지탱하는 팔에 힘을 풀지 않고 앞으로 천천히 걸어나간다. 건우를 제대로 지탱해주겠다는 자신의 마음이 닿은건지, 건우는 살짝 자신에게 몸을 기댄다. 그래, 이렇게 기대도 돼. 건우야. 너에게 있어서 나는 챙겨줘야하는 소꿉친구일 뿐일진 몰라도, 나도 네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말야. ...응, 적어도 너한테만은.
몇 번 정도 넘어질 뻔하면서도 끝까지 건우를 부축하면서 무사히 침대로 데려가 그 위에 그를 앉힌다. 그리고 물과 해열제를 가지고 오겠다고 말을 했으나, 건우는 부탁한다며 대답을 하다 결국 크게 기침을 해버린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의 얼굴이 다시 어둡게 변한다. 아마도, 자신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끝까지 참아왔을 기침. 그러나 이제는 그것을 참는 것도 힘겨워진건지, 아니면 건우가 약간 방심을 한 건지, 건우의 기침 소리는 크게 새어나와 버렸고, 그것은 자신의 마음을 속상하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
그래서 걱정스런 눈빛으로 건우를 바라보다 뒤로 돌아 방 밖으로 나가서 현관문 근처로 향한다. 그래도 해열제를 먹으면, 적어도 어지러움증만이라도, 고열만이라도 좀 나아지지 않을까?
그렇다고 한다면, 자신은 지금 당장 빨리 건우에게 물과 해열제를 가져다주어야 했다. 현관문 옆에 정신없이 아까 내려놓았던 해열제와 죽이 담긴 봉투를 집어들고 부엌으로 향한다. 일단 죽보다는 해열제가 더 시급하니, 죽은 식탁 위에 올려놓고 해열제를 챙겨들고 찬장에서 유리컵을 하나 꺼내어 정수기에서 물을 받는다. 비록 지금 이 곳은 건우의 집이었지만, 오랫동안 알고지낸 소꿉친구였던 만큼, 서로의 집 안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쯤은 이미 다 알고있었다. 새삼 그 점을 다행이라 여기며, 유리컵에 물을 반을 약간 넘게 채우고 그대로 유리잔과 해열제를 들고 다시 건우의 방 안으로 향한다.
다시 방 안에 들어가보자 건우는 얌전히 침대에 누워서는 천장을 바라보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기운없는 건우의 모습이 괜히 더 안타까워서 재빨리 침대로 다가가 침대 위에 살짝 걸터앉곤 건우에게 컵과 해열제를 내민다.
"건우야, 여기 가져왔으니까 좀 일어나봐. 혹시 못 일어나겠으면 얘기해줘. 일으켜줄게."
여전히 걱정스런 목소리. 괜히 마음 속으로 어제 내렸던 비를 원망해보기도 한다. -
21 건우 - 주아 (08122E+59) 2016. 7. 2. 오전 2:39:08침대 위에 누워서 또 다시 천장 위 무늬를 세고 있던 도중, 방 안으로 들어오는 주아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살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한 손에는 물이 들어있는 컵을, 또 한 손에는 해열제를 들고 있는 주아의 모습이 보였다. 역시 어렸을때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라서 그런걸까? 생각보다 주아는 빨리 나에게로 돌아왔다. 내가 누워있는 침대에 걸터앉고서, 나에게 컵과 해열제를 내밀고서, 걱정스런 목소리로 못 일어나겠으면 일으켜주겠다고 나에게 말하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난 천천히, 상반신을 들러올렸다. 몸에 힘이 없긴 하지만, 한 손은 바로 옆의 벽을 짚고, 또 한 손은 침대 매트리스를 짚고서 천천히, 정말로 천천히 일어날 수 있었다.
상반신을 들어올리고서, 나는 넘어지지 않도록, 벽에 등을 기대고, 주아가 나에게 내민 컵과 해열제를 받았다. 그리고 약을 입에 넣은 후, 컵 속의 물을 목 안으로 넘겼다. 몸의 열기 때문일까? 물은 평소보다 더 시원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준비해줘서 고마워. 지우가 해열제를 산다고 나가긴 했지만, 약국이 좀 멀리 있는 편이잖아? 쿨럭! 쿨럭!"
말을 하다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서 소매로 입을 막고서 나는 기침을 두어번 했다. 혹시라도 주아에게 옮으면 곤란했다. 나를 걱정해주고, 챙겨주는건 좋지만 그러다가 내가 앓고 있는 이 독감이 전염되기라도 하면 어쩌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전염성 독감이 퍼지고 있다는 뉴스는 없었으니까, 그냥 단순히 어제 비를 너무 많이 맞아서 생긴 독감인게 분명했지만, 그래도 혹시라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나는 기침을 하는 지금은 애써 주아와 거리를 조금 띄웠다.
"뭔가 입장이 반대가 되버렸네. 쿨럭! 쿨럭! 평소에는 내가 챙겨주는 입장이었잖아."
남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조금 덜렁거리는 면이 있다 보니, 나는 챙김받는 입장이 아니라 챙겨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입장이 역전되어, 내가 주아에게 챙김을 받고 있는 입장이 되버렸다.
하루아침에 역전되버린 그 입장을 느끼면서, 나는 애써 기침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다시 주아쪽으로 돌려서, 주아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기분 탓일까?
오늘따라 주아의 눈동자는 평소보다 더 예쁘게 보였다. 아까전에 느꼈던 살짝 낯선 느낌도 그렇고. 몸이 많이 약해져서, 그 때문에 주아의 도움을 받아서 그렇게 느끼는걸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저, 나를 바라보는 저 눈동자가 평소보다 더 따뜻하게, 그리고 예쁘게 보였다. 내가 아는 주아의 모습과는 또 다른 주아의 모습. 다른 애들에게 자주 보이는, 누군가를 챙겨주는 모습. 막상 내가 체험하게 되니까, 뭔가 기분이 너무나도 신선했다.
"나는 괜찮으니까 너무 오래 있진 마. 지금 가도 상관없어. 혹시라도, 정말로 혹시라도 옮으면 어떡해. 쿨럭! 쿨럭! 쿨럭!"
기침이 나오는 것을 느끼면서 난 빠르게 고개를 옆으로 돌렸고 다시 소매로 입가를 막았다. 기침이 나올때마다 머리가 띵해지는게 느껴졌다. 뭔가 생각하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절로 멍해지는 느낌을 느끼면서, 나는 몸의 힘을 살짝 빼고 좀 더 벽에 몸을 기댔다.
"......아니. 방금 말은 철회할게.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도 돼. 지우가 올때까지만 같이 있어줄래?"
왜 그런 말이 내 입에서 나왔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방금전에 너무 오래 있지 말라고 해놓고서, 다음으로 나온 말은 지우가 올때까지만 같이 있어달라는 말이었다. 왜 스스로 이런 모순적인 말을 하는건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머리가 띵해지자, 왠지 모르게 주아를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이기적일지 몰라도, 내 옆에 있어주는 소꿉친구와 같이 있고 싶었다. -
22 주아 - 건우 (41807E+54) 2016. 7. 2. 오전 11:17:40못 일어나겠으면 일으켜주겠다는 자신의 말에, 건우는 아주 천천히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앉는다. 온 몸에 힘이 없지만, 그래도 모든 힘을 쥐어짜내는 것이 한눈에 보인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서 무언가를 말하려 했으나 그냥 입을 닫고 건우가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해열제와 물을 목 안으로 넘기는 것을 가만히 지켜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고맙다는 건우의 말. 지우가 해열제를 사러나갔지만 약국이 여기서 좀 거리가 있는 만큼, 아직 돌아오지 않은 듯했다. 아아, 그래서 그렇게 온 몸이 뜨거웠는데도 해열제가 없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던 거였구나. 그제서야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가기 시작하면서 새삼 오는 중간에 약국에 들렸던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맙긴. 혹시 몰라서 사와봤는데 정말 다행이야. 네가 이 정도로 심한 줄 알았으면, 감기약이라도 더 사오는 건데... 급하게 오느라 그것까지는 미처 사오지 못했어, 미안해."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소매로 입을 막고 기침을 몇 번 하는 건우를 바라보며 정말 미안한 듯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건우가 자신과 조금 거리를 띄우는 것을 물끄러미 본다.
...이건 분명, 저가 지금 앓고 있는 독감을 나에게 옮기지 않기 위함이겠지. 애써 기운없는 몸을 움직여 거리를 두는 그 모습이 조금, 안타까웠다.
나는 상관없다구, 건우야. 왜 거리를 두는거야? 그러지 않아도 돼. 괜히 나를 걱정해서 그러지 않아도 된다구.
계속해서 입 밖으로 마구 튀어나올 것 같은 속마음을 애써 속으로 꾹 삼켜버리며, 평소에는 저가 챙겨주었는데, 지금은 입장이 반대가 되어버렸다고 얘기하는 건우를 향해 입을 연다.
"지금같은 상황에서도 그런 걸 신경쓰는거야? 지금만큼은 그냥 챙김을 받으라구. 건우 너, 적어도 지금은 도움이 필요하잖아?"
온 몸이 뜨겁고, 호흡이 거칠고, 기침을 하고, 몸에 기운이 없어 축 처지면서도 그런 것을 생각하는 건우의 모습이 조금, 속상하게 느껴진다. 아프면 그냥 아프다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도 괜찮아. 어째서 어리광부리지 않는거야? 어째서 계속 어른스럽게 행동하는거야? 적어도 나는...
기침을 애써 가라앉히고 고개를 돌려서 자신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건우와 그대로 눈을 마주친다. 그래도 건우를 안심시키려 밝게 웃어보이려 했으나, 이어지는 건우의 말과, 또다시 나오는 건우의 기침소리에 도저히 그럴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척봐도 전혀 괜찮아보이지 않으면서 혹시라도 옮으면 안되니까 지금 가도 상관없다는 건우의 말.
"......"
그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로, 그저 건우가 조금 지친건지, 몸에 힘을 빼고 벽에 좀 더 기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까와는 반대되는 모순적인 말.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도 좋으니까 지우가 올 때까지만 같이 있어달라며,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한 건우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연다.
"응, 있어줄게. 아플 때 아무도 없다는 것은 정말 외롭고 괴로우니까. 지우가 오더라도 계속 있을거야. 네가 이런 상태인데 어떻게 마음놓고 갈 수 있겠어? 안 갈거야. 절대 안 갈거야. 그러니까..."
잠시 말을 멈추고 건우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침대 위에 걸터앉아있던 몸을 움직여 건우의 옆으로 바짝 다가가 앉곤 그대로 건우 쪽을 향해 몸을 돌려 말을 잇는다.
"...나랑 멀리 떨어지지 말아줘. 가까이 있고 싶단 말야..."
조금 울상인 듯한 표정이지만 그래도 진심을 다해 건우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얘기한다. 응, 난 상관없어. 독감같은 건 전혀 무섭지 않아. 내가 가장 무서운 건, 너랑 거리가 멀어지는 거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나랑 거리를 두지 말아줘, 건우야. -
23 건우 - 주아 (08122E+59) 2016. 7. 2. 오후 12:04:36"그러다가 독감 앓아서 고생해도 난 몰라."
옆에 있어주겠다고 말해주는 주아의 말은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역시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었다. 유행성 독감은 아니라고 해도, 옮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그리고 그건 주아도 아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린 초등학교 어린아이가 아니니 모를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아는 내 옆에 계속 있어주겠다고 말하고 내 옆으로 바싹 다가와서 앉았다.
정말로 착하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바보같다고 해야할지. 이렇게 가까이 있다가 내가 앓는 독감이 옮기라도 해서 너도 아프면 어쩌려고 그래? 그러면 내 속이 얼마나 상할지 모르는거야?
하지만 지금은 몸이 약해진 것 때문일까? 머릿속으로는 주아와 거리를 둬야하는걸 아는데, 몸은 내 의지를 그다지 따라주지 않았다. 바로 옆에 바짝 다가가 앉은 주아를 향해서 살짝 몸을 기대고서, 나 역시도 주아를 바라봤다.
"언제 그렇게 변했냐? 정말 딴 사람 같아."
아니. 어쩌면 변하지 않은걸지도 모른다. 그저, 너무 가깝기에, 상대에 대해서 잘 알 정도로 너무나도 가깝기에 눈치채지 못한걸지도 모른다. 주아가 다른 애들에게 평판이 좋을 정도로 남을 잘 챙겨주고 신경쓰는건 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내 눈에는 그래도 내가 챙겨줘야하는 덜렁거리는 여자애로 비쳐지고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너무 가까워서 그리 보인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다란 나무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가까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조금 멀리서 바라봐야하는 법이다. 가까이서 보면 일부밖에 보지 못하지만, 거리를 띄워서 멀리서 보면 그 나무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어쩌면 그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럼 오늘은 달라보이는 주아에게 조금만 어리광을 부려볼까? 익숙치는 않지만."
기대는 몸을 조금만 바로 잡아서 주아의 어깨에 살짝 팔을 올린 후에 내 몸을 좀 더 바싹 주아에게 붙혔다. 말 그대로 완전히 주아를 잡고서 몸을 지탱하는 느낌이다. 혹시라도 주아에게 독감이 앓는다고 한다면, 완전히 내 책임이 되는 상황.
만약에 주아가 이 일로 독감을 앓기라도 한다면, 그땐 내가 문안을 가고 간호를 해줄 생각이다. 독감이 다 나을 때쯤엔 내 몸에 항체가 생겨 있을테니 또 옮아서 고생하고, 그 때문에 주아가 또 찾아와서 문안을 하다가 또 독감을 앓는 무한적 상황은 일어나지 않겠지.
머릿속이 다시 한번 띵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살짝 눈을 감았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소꿉친구의 숨소리조차도 다 들려오는 아주 가까운 거리. 바로 옆에 있는 주아의 존재가 너무나도 편안했고 안심이 되었다.
"나도 가까이 있고 싶어. 다른 애들이라면 모를까. 너와 거리를 두고 싶진 않아."
굳이 지금처럼 몸이 아프지 않아도 가까이 있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한결같다. 누가 뭐라고 하건, 나는 바로 옆에서 이렇게 나를 걱정해주고 챙겨주려고 하는 이 애가 소중하니까. 그러기에, 오늘은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어리광을 부려볼까라는 생각을 살짝 해봤다. 아주 잠깐이라면 벌 받는 일 없이 괜찮지 않을까? -
24 주아 - 건우 (402E+59) 2016. 7. 2. 오후 2:19:01"나는 독감 걸려도 괜찮아. 요즘 건강하게 지냈으니 한 번 아파볼 때쯤도 되지 않았을까?"
혹시나 건우가 자신이 독감에 걸리면 걱정할까, 싶어서 애써 장난스레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원래 단 한 번도, 조금이라도 아파본 적 없이 일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법이다. 가뜩이나 자신은 4월 정도된 지금까지 조ㄱ금이라도 아픈 적이 없었다. 그러니까 지금 독감이 옮겨져도 딱히 상관없었다. 어차피 아플 것을 앞당겨서 아픈 거라고 여기면 되니까. 물론, 건우가 무척 속상해할테니 겉으로 티를 낼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건우에게 바짝 다가와 앉자 건우도 살짝 자신을 향해 몸을 기대곤 저 역시도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신이 정말 딴 사람처럼 변했다는 말과 익숙치는 않지만 오늘은 달라보이는 자신에게 어리광을 부려볼까, 하는 말.
그 말에 약간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 네가 이렇게 아픈데 안 변할 수가 있니? 얼마든지 어리광 부려도 돼. 익숙하지 않으니까 나한테 해볼수도 있는거지. 안 그래?"
사실, 자신은 변하지 않은 걸지도 몰랐다. 예전과 달라진 것은 없었다. 단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저, 건우를 향한 자신의 마음 뿐. 예전에는 그저 친한 소꿉친구. 지금은...
그러나 자신의 생각은 건우가 자신의 어깨에 살짝 팔을 올리고 몸을 좀 더 바싹 붙이자 전부 멈춰버린다. 사실 속으로 조금은 건우가 또다시 자신에게서 거리를 두고 떨어지진 않을까, 불안하기도 했지만, 막상 건우도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와 기대자 새삼 자신들이 지금 매우 가까이 붙어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서로의 숨소리조차도 전부 들려오는 아주 가까운 거리. 그리고 이어서 건우는 살짝 눈을 감고 저도 가까이 있고 싶다며, 거리를 두고 싶진 않다고 얘기한다.
그 말에 아까부터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한 가슴의 고동이 좀 더 빨라진다. 두근두근. 숨소리조차 전부 들리는 이 상황에서 건우에게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자신이 아까 순간 무슨 말을 한 건가, 싶은 후회도 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얘기해버렸다. 좀 더 숨겼어야만 했는데. 어째서 그런 부끄러운 말을 내뱉어버린거야, 바보...
그러나 겉으로는 애써 모르는 척하고 여전히 건우의 옆에 바짝 붙은 채로 시선을 옆으로 슬쩍 피해버린다.
"그,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그치만 역시, 조금 불가능한 일이겠지...? 너한테는... 아니,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너한테는 내가 아닌 다른 애가 가까이 있어야만 할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마음 아픈 현실은 그냥 말 끝을 얼버무리며 마음 속 깊은 곳으로 넣어버린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그런데 너는 괜찮아? 괜히 내 체온때문에 더 더운 거 아냐? 안 누워있어도 괜찮겠어? 기대지 말고 편히 누워도 돼. 잠들어도 괜찮으니까."
짐짓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며 다시금 건우를 바라본다. 걱정스런 말투. 해열제를 먹었다곤 해도 여전히 아직은 몸이 뜨거운 건우였으니까 괜히 자신의 체온 때문에 더 아파하지는 않을지 걱정되었다.
만약에 건우가 좀 자기를 청한다면 건우를 침대에 눕히고 재운 후 자신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
25 건우 - 주아 (08122E+59) 2016. 7. 2. 오후 4:11:13서로의 숨소리가 들려오는 아주 가까운 거리. 어릴때는 이렇게 가까이 붙어있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나이를 먹으면서 천천히 이 정도로 가까이 달라붙는 일은 없어졌다. 아무리 내 옆의 소꿉친구가 소중하고 친한 존재라고는 하나, 나이를 먹게 되면 어릴때처럼 가깝게 달라붙어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정말로 오랜만에 짧아진 서로의 거리에 살짝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내 몸의 열기 때문인지, 아니면 부끄러워서 새로운 열이 오른건지, 나도 모르게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손은 어깨에서 내려가지 않았고, 내 몸은 주아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힘이 없어서 움직이지 못하는것과는 다른 개념이었다.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머리로는 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부끄러운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고, 아무리 친한 소꿉친구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가까이 붙어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정작 내 마음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무엇을 말하면 좋을지 알 수 없어서, 고개를 돌린채로 생각을 하던 도중, 주아가 나에게 뭔가를 말하려다가 마는 소리가 들려왔고, 난 다시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주아도 지금 이 상황이 부끄러운걸까? 방금전의 나처럼, 주아도 시선을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신경쓰이는건 방금전의 말. 나한테는... 나한테는 다음에 뭘 말하고 싶었던걸까? 주아와 내가 가까이 있는게, 거리를 두고 싶지 않은게 불가능한 일인걸까?
"그렇지 않아. 물론, 나이를 먹으면 확실히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에게 있어서 너는 가장 소중한 이인걸. 내가 널, 멀리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 지금도 너는.... 내 옆에 있어주잖아. 독감, 옮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다른 이들은 오지 않잖아. 와주는 건 너 하나 뿐이잖아."
머리가 띵한 탓일까.
평소라면 낯간지러워서 제대로 하지도 못할 소리가 입에서 나왔다. 늘 주아는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매일 아침 같이 등교할 일도 없고, 일부로 시간을 내서 놀러갈 일도 없고, 벚꽃놀이를 갈 일도 없고,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쭉 친구로서 지낼 이유도 없다.
하지만 왜일까? 지금 입에서 나온 말은,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른 개념의 말인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위화감을 생각해보려고 해도 역시 생각이 잘 나질 않았다. 생각하려고 하면, 마치 누군가가 생각을 방해하는 것 같았다. 띵한 머리 속은, 그렇게 자꾸 내가 생각하는 것을 방해했다.
이어 주아가 나를 바라보고, 자연스럽게 나와 주아의 눈이 마주쳤다. 자신이 옮을지도 모르는 건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끝까지 나를 생각해주는 한결같은 모습. 이렇게 직접 체험하니까 왜 주아가 그렇게 반 애들에게 평판이 좋은지 다시 한번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자는 건 정말로 질리도록 잤거든. 그래서 아마 당장 자거나 하진 않을거야. 몸이 아프니까 자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으니 말이야. 눕긴 누워야겠지만, 조금만... 조금만 이렇게 있게 해줄래? 물론 불편한다면 누울게."
부담을 줄 마음은 없었다. 이렇게 몸이 아플때, 나를 걱정해주는 주아에게 부담을 줄 이유가 나에겐 없었다. 물론 난 환자니까 눕는게 좋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조금 이렇게 기대면서, 바로 옆에 있는 주아의 따스함을 느끼고 싶었다.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숨소리와 따뜻한 체온을 느끼면서, 나는 또 다시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작게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고마워. 옆에 있어줘서."
//잠깐 외출했다가 비를 죽창 맞아버렸어요. 아까전까진 비가 안 왔는데 왜 외출하니까 비가 오는걸까요. 우산 안 들고 갔었는데. 역시 장마철은 방심할 수가 없어요. 이러다가 건우주가 건우처럼 되는건 아닐까 싶어서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답레 작성합니다! -
26 주아 - 건우 (41807E+54) 2016. 7. 2. 오후 6:22:23이렇게 오랜만에 서로 가까이 붙어있자 새삼 어릴 적이 떠오른다. 그 때는 서로가 동성이 아닌, 이성이라는 것도 생각하지 않고 꼬옥 붙어다니곤 했었는데. 그러나 사춘기가 오고, 비슷했던 키와 덩치도 점점 크게 차이나게 되면서, 매우 가까웠던 자신들의 거리는 너무 가깝지도, 그러나 너무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되었다. 아마 서로 본능적으로 그렇게 가까워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있었기 때문이겠지.
그렇게 여전히 친하게는 지냈지만, 어쩌다보니 자신들도 모르게 신체적 거리를 적절히 유지해왔었고, 그것이 더 가까워지거나 더 멀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도치 않았던 규칙이 깨졌고, 서로의 몸이 아주 가까이 붙은 채 기대게 되었다. 그 사실을 인지하게 되자 갑자기 부끄러움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서로의 숨소리와 건우의 몸의 열기, 자신의 체온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주위가 덥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자신이 얘기했던 속마음. 다행히 제일 마음 아픈 사실까지는 내뱉지 않고 직전에서 멈추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무언가가 마음 한 구석을 무겁게 차지한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받는다.
건우도 그런 자신의 말이 신경쓰였는지, 아니면 머리가 아파서인지, 평소라면 하지 못할 말을 해준다. 자신은 가장 소중한 이이며, 저가 자신을 멀리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고.
...건우는 지금, 자신이 한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알고는 있을까?
건우의 그 말에 괜히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져 여전히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못한 채로 아무말도 하지 못하다 간신히 입을 연다.
"...고, 고마워... 나한테도 너는 제일 소중한 아이야. 응, 정말로, 진심으로. 난 계속 네 옆에 있을테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작게 중얼거리듯이 전하는 자신의 진심. 정말로, 건우는 자신한테 너무나도 소중한 아이였다. 너무 소중해서, 언제나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 그래서 건우의 옆에 언제까지나 있고 싶었지만, 건우가 다른 여자아이를 만나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렇다면... 응, 건우의 옆에서 물러나고 그의 뒤에서,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그런 친구로 남을 각오도 되어있었다. 마음을 접는다는 것은 매우 아픈 일이겠지만, 건우를 위해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그래도 역시... 그런 생각은 싫어. 가능하다면 내가, 내가... 끝까지 네 옆에 있고 싶어.
애써 달아오른 얼굴을 가라앉히고 이어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와 눈을 마주친다. 아까부터 계속해서 느껴지는 뜨거운 온기에 혹시나 건우가 더워하진 않을까, 답답해하진 않을까, 자신에게 기대고 있는 것이 힘들진 않을까. 그런 걱정으로 건우에게 편히 누워서 잠들어도 괜찮다고 말을 하자 건우는 잠은 질리도록 많이 잤고, 눕긴 해야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있게 해달라며 얘기한다.
그리고 이어서 또다시 살며시 눈을 감고 작게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건우의 말에 작게 미소 짓고는 손을 들어올려 가만히 자신에게 기대있는 건우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그래, 하루종일 잠만 잔다면 질리긴 하겠다. 그럼 이렇게 있자. 난 불편하지 않으니까 네가 원할만큼 기대고 있어도 돼, 건우야."
따뜻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곤 쓰다듬던 손길을 조용히 거둔다.
"고맙다는 말도 그만해도 된다구. 옆에 있어주는 게 당연하잖아? 난 너의... 친구니까."
'친구'라는 단어에서 순간 멈칫하지만 어쨌든 간신히 얘기한다. 응, 나는 너에게 있어... 친구.
그 사실을 직접 입 밖으로 내뱉자 마음은 쓰라려온다. 그런 마음을 숨기려 짐짓 한 번만 더 고맙다고 하면 화낼 거라고 장난스레 웃으며 또다시 건우에게 협박 아닌 협박의 말을 하기도 한다.
/ 세상에... 지금은 좀 괜찮으신가요? 저는 오히려 반대로 우산을 챙겼지만 비가 오지 않아서... 제 쪽의 우산을 그 쪽으로 보내드릴 걸 그랬나봐요. ㅠㅠ 정말로 건우주가 건우처럼 많이 아프게 되는건 아니신지 걱정돼요. 주아주가 주아처럼 문안갈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예요... 최대한 몸을 따뜻하게 하시고 오늘 하루는 푹 쉬세요, 건우주! -
27 건우 - 주아 (08122E+59) 2016. 7. 2. 오후 7:05:03현기증을 조금 가라앉히고자, 눈을 감고 있던 도중, 뭔가가 머리에 닿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뭔가는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뒤이어 들여오는 따뜻한 목소리. 절로 마음이 편해져왔다.
혼자 있을때는 절로 답답하고, 괴롭고, 힘들었는데, 누군가가 이렇게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답답하고 괴롭고 힘든 느낌이 사라져간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방금전에 해열제를 먹어서 몸의 열이 가라앉는것은 절대로 아닐것이다.
내가 원할만큼 기대고 있어도 된다는 말에, 그저 조용히 미소만 지었다. 정말, 너무 어리광 부리게 하는거 아니야? 주아야. 지금 그런 말 하면, 정말로 계속 이대로 기대고 싶어진단 말이야. 정말로 너, 독감 제대로 옮을지도 몰라.
그렇게 속으로 작게 중얼거리면서,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옆에서 전달되는 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들려오는 말은 고맙다는 말은 그만해도 된다는 말. 그리고 자신이 나의 친구라는 말이었다.
친구. 그래. 나와 주아는 친구이다. 10년 이상을 알고 지낸 친구. 사소한 것도 많이 알고 있는 친구. 그리고, 지금처럼 내가 아플때, 그리고 주아가 아플때 아무런 망설임 없이 상대를 걱정하여 찾아가는 소중한 정말로 친한 친구이다.
하지만, 뭐인걸까. 뭔가가 살짝 아쉬운 느낌. 분명히 사실만을 거론하는 거인데, 왜 아쉬움이 느껴지는걸까? 평소라면 냉정하게 판단하여 결론을 끌어냈을텐데, 오늘따라 머리가 너무나도 띵해서, 아무런 결론도 지을 수 없었다.
"그래. ....친구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아쉬움을 느끼며, 살며시 입을 열었다. 작아지는 목소리는, 독감 때문에 작은건지, 아니면 다른 요인으로 작아지는건지 나로서도 알 수 없었다. 이 이상 계속 추론하고 떠올리려고 하면, 정말로 돌이킬수 없는 뭔가를 넘어설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기에 이 이상 떠올리는건 브레이크를 걸었다.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다. 이렇게나 다정하고 따뜻한 애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에 이 이상 생각하는 것을 정말로 그만두기로 했다.
"환자에게 그렇게 협박할거야? 고마운걸 고맙다고 하지. 뭐라고 하냐? 너도 고맙다고 느끼면 고맙다고 하잖아."
대신에 애써 장난스럽게 웃어보이면서 주아의 말에 대답했다. 아까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오늘따라 얘는 왜 이렇게 나를 협박하는걸까? 울겠다고도 그러고, 화내겠다고도 그러고. 올라가지 않는 팔을 애써 올리면서, 주아의 부드러운 머리결을 살며시 쓰다듬어보았다. 여자애라서 그런걸까. 정말로 남자인 나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하지만 역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던 내 팔은 힘없이 밑으로 툭 떨어지고 말았다.
조금 더 이대로 있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이 이상은 한계인 모양이었다. 괜히 무리하면, 주아가 또 화를 낼지도 모르기에 난 순순히 자리에 눕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슬슬 누울까 해. 꼴사납지만 조금만 도와줄래? 보다시피, 힘이 잘 들어가지 않거든."
혹시라도 울까봐, 혹시라도 화낼까봐 직접 입으로 꺼내진 못하고 속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한번 더 하면서 나는 조심스럽게 주아를 바라보고 부탁했다. 주아는 괜찮다고 하지만, 역시 너무 번거롭게 하는 것 같아서 너무나도 미안하기 그지 없었다.
괜히 미안해지는 기분을 가라앉히고자, 나는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대체 지우는 언제쯤 오려는건지. 하아."
//물론 괜찮아요! 들어오자마자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옷도 갈아입고, 지금도 따뜻하게 있거든요. 건우처럼 독감이 걸리는 일은 없을거에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이래보여도 건강한걸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거든요. 그건 그렇고 역시 주아가 너무나도 따뜻하고 다정하네요. 건우도 이렇게 조금씩 의식해갑니다. 무의식중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지만요. -
28 주아 - 건우 (41807E+54) 2016. 7. 2. 오후 8:15:19건우의 머리를 쓰다듬고 마음껏 어리광 부릴 수 있게 원할만큼 기대고 있어도 된다고 하자 건우는 조용히 미소짓는다. 그래도 마음은 편해졌는지, 아까보다 확실히 더 편안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말야,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구. 어쨌든 나는...너의 친구니까 말야.
맞는 말이었다. 건우에게 있어, 자신은 언제나 서로를 챙겨주는 오래된 소꿉친구였다. 자신이 아무리 건우를 좋아하고 있다고 해도, 자신들은 친구라는 그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그 친구라는 보이지 않는 벽같은 것은, 자신에게 있어 여전히 가장 소중하면서도 가장 마음 아픈 것이었다. 난 저것을 부술 수 있을까? 저것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저것을 건들 용기가 있기는 한걸까?
...알 수 없었다.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은, 건우에게 부담을 주면 안되었다. 그러니까 일단은, 잊자. 잊어버리자.
건우도 작은 목소리로 확실히 친구라고 얘기한다. 왠지 모르게 조금 아쉬워하는 것도 같았으나, 건우가 그럴리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건우는 지금처럼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장난스레 내 말에 대답해 주는걸.
"응, 협박할거야. 너는 내가 이러지 않으면 내 말을 들을 애가 아니란걸 적어도 나는 알고있잖아?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구. 그렇게 감사 인사 받을만한 일이 아니기도 하고 말야."
건우가 자신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는 것을 기분 좋은듯, 살짝 빨개진 볼로 얌전히 즐기면서도 역시나 건우의 말에 장난스레 대꾸한다. 하지만 완전한 농담까지는 아니었다. 정말로, 건우 너는 이렇게까지 말하지 않으면 들을 아이가 아니니까 말야. 예전부터 그래왔으니까.
그러나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손길은, 이내 힘이 다한 듯 밑으로 툭 떨어진다. 놀란 토끼 눈으로 건우의 얼굴을 바라보자 이어 들려오는 눕는 것을 도와달라는 건우의 말.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지만 마주치는 눈빛으로 전해지는 건우의 미안한 마음을 눈치채곤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아니야, 당연히 도와줘야지. 안 그래도 슬슬 너 너무 무리하는 건 아닌가, 싶었어. 그럼 잠깐 실례할게."
몸을 돌려 자신에게 기대고있던 건우의 몸을 살며시 떼내곤 한 팔론 건우의 등뒤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는 건우의 팔 부근을 잡고 그대로 천천히 건우가 침대 위에 누울 수 있게 도와준다. 건우의 머리를 베개 위에 편하게 눕히고 자신은 침대에서 일어나 침대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는 이불을 건우의 어깨 아래 부분까지 제대로 덮어주고는 건우의 머리 부근의 바로 옆에 바닥에 무릎을 대고 앉아 한 손으로는 자신의 턱을 받치고 다른 쪽 손으로는 건우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는다.
"많이 잤다곤 해도 너무 피곤하면 한숨 자도 돼. 푹 잠들고 푹 쉬어야지 독감도 다 나을테니까. 그 때까지 지우가 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야?"
키득키득 웃으며 건우의 투덜거림에 다정하게 대답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건우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길을 천천히 거두곤 말을 잇는다.
"그래도 나는 계속 이렇게 옆에 있어줄테니까, 안심하고 잠들어도 돼, 건우야."
/ 앗, 그렇다면 다행이지만요! 그래도 건강은 정말 잘 챙겨야해요. 저도 저번에 스스로 건강하다고 그다지 신경 안 썼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어서... 건우주는 절대 그러지 않기를 바래요.
그나저나 확실히 건우도 의식해 가기 시작했네요! 처음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의식한 것 같아요. 아직은 완전하진 않지만? -
29 건우 - 주아 (08122E+59) 2016. 7. 2. 오후 8:45:01"너무한 거 아니야? 쿨럭..! 그렇게 약점 잡아서 말 듣게 하기 있기야?"
미안하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못하게 만들어버리다니. 그럼 난 대체 무슨 말을 하면 좋은걸까? 둘 중 하나만이라도 얘기하게 해주면 정말로 무수히 많은 말을 할 수 있는데, 두개 다 못하게 만들어버리니,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미안함,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고마움. 이 두개를 미안하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 이외의 다른 말로서 표현할 방법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머리가 띵하지만 않았어도 바로 답을 생각할 수 있을텐데.
내 등 뒤를 받치고, 내 팔을 잡고서 주아는 천천히 나를 침대 위에 눕히기 시작했다. 이곳까지 나를 데리고 올때도 느낀거지만, 정말 행동 하나하나에서 나를 제대로 챙겨주는 따뜻한 마음씨가 제대로 느껴졌다. 이렇게까지 해주는 것에 고맙다는 말이 나올뻔 했지만, 고맙다는 말을 하면 화를 낸다고 했기에 꾹 참고서 입을 다물었다.
베개에 머리를 받치고, 이불까지 덮어준 후에, 주아는 나에게서 떨어져서 침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내 머리 바로 근처에 무릎을 대고 앉아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정말로 오늘따라, 왜 이렇게 이 손길이 부드럽게 느껴지는건지 알 수 없었다.
부드러운 미소와 부드러운 손길. 그리고 부드러운 분위기. 부드러운 마음씨. 너무나도 부드럽기 짝이 없다. 손길이 머리에 닿고, 장난끼가 살짝 섞이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가 가득 들어있는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아주 잠깐이긴 했지만 심장이 살짝 뛰는 느낌이 들었다. 부끄러워서 그런걸까? 18살이나 되서, 같은 또래 여자아이에게 쓰다듬어지고 있어서? 아니야. 그건 아닐지도 몰라. 다른 여자애가 지금처럼 머리를 쓰다듬어도 지금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럼 왜? 혹시 지금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게 주아라서? 왜 주아라서 순간 가슴이 뛴거지?
모르겠다. 그 답을 알려고 해도, 알 수 없었다. 띵한 머리는 나의 생각을 자꾸만 방해했다. 그리고, 그 답을 찾으려는 것을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서 거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째서인진 정말로 알 수 없었다.
나름대로 머릿속으로 어떻게든 답을 찾아보려고 아무도 알 수 없는, 혼자만의 갈등을 느끼는 도중, 주아의 손길이 멀어지는게 느껴졌다. 순간 몸이 멈칫하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변화에 나 자신이 엄청나게 놀랐다.
.....최건우. 너, 대체 얼마나 더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거야? 이 정도 부렸으면 됬잖아. 이 이상은 주아에게 민폐야. 어린아이도 아니고 어리광은 적당히 부려야지.
그렇게 속으로 중얼중얼거리면서, 나는 주아의 말이 끝난 후에, 살며시 말을 이었다.
"그럼 믿고 잘게. 그래도 너무 늦게까진 있지 마. 지우가 돌아오면, 그때부터는 지우에게 맡기면 되니까."
말을 끝내고서, 나는 눈을 다시 감았다.
편안하면서도 다정한 분위기. 그리고 너무나도 따뜻한 이 느낌. 방금전에 먹었던 해열제 때문이 아니다. 틀림없이 이 원인은 내 옆에 있어주는 주아 덕분이다.
어쩌면 말이야. 정말로 어쩌면 말이지. 이건, 정말로 만약에, 정말로 만약이라고 가정하고 한 이야기인데, 내가 느끼는게 만약에, 그거라고 한다면..? 물론 아니겠지만, 정말로 만약에 그거라고 한다면..?
나는 제대로 말할 수 있을까? 그 사실을 제대로 말할 수 있을까? 물론 어디까지나 만약이라는 가정이니까, 이렇게 추론해도 의미는 없다. 하지만, 방금 전의 주아의 손길이 너무나도 그리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아플때 내 옆에 있어주고,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자신에게 옮을지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나를 기대게 해주는 주아의 모습에 순간 두근거린 것도 사실이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난...
"........."
하지만 이 이상 생각은 나아가지 않았다. 머리가 너무나도 띵하고 어지러웠다. 침대 위에 누운채로 눈을 감자, 분명히 오래 잤음에도 불구하고 뭔가가 나를 잠의 세계로 다시 끌고 가려는 것 같았다. 몸에 아무런 힘도 없었기에 난 거기에 저항할 수 없었다. 깊고 깊은 어둠 속으로 몸이 가라앉는 것을 느끼면서, 내 의식은 조금씩 멀어져갔다.
"......역시.....고마워.."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 수 없는채로, 의식은 저 너머로 잠들어갔다. -
30 주아 - 건우 (41807E+54) 2016. 7. 2. 오후 9:24:59"응, 있기야. 내가 너를 본 게 몇 년인데 그런 소릴 하는거야? 너는 이런 방법이 아니면 아무리 말해도 안 듣잖아. 그러니까 어쩔 수 없어."
난 원래 너무한 애니까 말야. 가볍게 웃으며 건우의 말에 대꾸한다. 단지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 두 개를 하지 못하게 막아버렸을 뿐인데 건우는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한다. 그런 건우의 모습을 보며 새삼 제대로 잘 막아버렸다고 생각한다.
머리도 아프고 몸도 못 가누는 아이가, 말까지 계속 하려고 하면 어떡해. 가뜩이나 이렇게 기침도 하면서.
그러나 다행히 건우도 저의 몸 상태를 알았는지, 눕혀달라고 조심스럽게 부탁했고, 그 말에 건우를 천천히 침대 위로 눕힌다. 베개와 이불까지 제대로 편안하게 정리해주고는 건우의 옆에 무릎을 대고 앉아 가만히 건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건우에게 잠들어도 된다고 안심시킨다.
응, 난 떠나지 않을테니까 말야. 적어도 지우가 올 때까지는, 네가 잠들 때까지는, 계속 옆에 있어줄테니까 말야.
건우가 잠들 수 있게 그의 머리에서 손길을 치우고는 그럼 믿고 자겠다는 건우의 말에 여전히 미소를 띤 채 고개를 끄덕인다. 이어서 건우가 다시금 눈을 감고 조용히 잠드려고 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금방이라도 잠들 것 같은, 아까보다 훨씬 더 편안해진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마지막으로 고맙다는 말을 남긴 채 잠에 빠져드는 건우의 모습에 작게 한숨쉰다.
"하아... 정말이지. 화낼 틈도 안 주고 잠들어버리기야, 너? 하여간에 말을 안 듣는다니까, 정말. 응, 그래도..."
그렇게 고맙단 말을 하지 말라고 얘기했건만. 역시나 건우는 그 말을 하고서는 잠들어버렸다. 그래도 말야. 나는 그런 너의 모습도 좋아. 말하지 말라고 해도 결국은 솔직하게 고맙다고 말해주는 네가 너무 좋아.
"......"
잠든 건우의 숨소리만이 울려퍼지는 조용한 방 안. 지우가 오기를 기다리며 그저 조용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져든다.
나는... 용기를 낼 수 있을까, 건우야? 너도 날 좋아해주는 날이 오기는 할까? 그냥 이렇게 친구로 만족하는 것이 더 나을까? ...알 수 없어. 있지, 난 도저히 모르겠어, 건우야. 그래도 말야, 나는... 난...
"...네가 너무 좋아..."
잠들어버려 이미 듣지 못하는 건우를 향해 용기를 내어 조용히,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아마, 지금이라서, 네가 잠들어버렸으니까 말할 수 있는 거겠지. 평소에는 절대 말할 수 없을테니까. 도대체 어떻게 하면...
조용한 건우의 방 안, 잠든 건우의 옆에서, 쓰라리고 복잡한 생각은 자신의 머릿속과 마음속을 마구 헤집는다.
/ 그럼 여기서 막레하기로 할까요, 건우주? -
31 건우주 (08122E+59) 2016. 7. 2. 오후 9:33:24건우가 잠들어버린 만큼 여기서 막레를 하는게 좋겠죠. 역시. 상황 오랜만에 돌리신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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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주아주 (41807E+54) 2016. 7. 2. 오후 9:39:54건우주도 수고 많으셨어요! 오랜만에 돌려보는 거라 걱정했지만 뭔가 되게 익숙한 느낌이어서 다행히 금방 적응했네요. 게다가 이번 상황에서는 건우의 변화도 잘 보였고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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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건우주 (08122E+59) 2016. 7. 2. 오후 9:49:28저도 오랜만에 건우를 돌려보는 거라서 잘 돌아갈지 조금 불안했었습니다만.. 잘 돌아간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주아주가 어색해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아. 주아는 예전에 제가 기억하던 이미지 그대로였어요. 그래서 뭔가 더 몰입이 잘 되었던 것 같아요.
음. 건우도 이 상황으로 주아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바뀌게 되었으니까요. 아마 앞으로, 약간은 의식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물론 겉으로는 그다지 티는 안 내겠지만요. -
34 주아주 (41807E+54) 2016. 7. 2. 오후 10:01:08앗, 그러셨나요? 저도 건우가 예전이랑 똑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 그래서 덕분에 주아를 전처럼 돌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건우가 겉으로 티를 내지 않으면서 약간 의식한 채로 감정을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어한다, 라고 한다면 주아는 아마 좋아하면서도 용기가 나지 않아 함부로 다가갈 수 없다, 는게 맞는 듯하네요. 겉으로 티는 묘하게 날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럼, 이제 슬슬 다음 상황을 생각해볼까요? 건우주는 하고 싶은 상황이 있으신가요? -
35 건우주 (08122E+59) 2016. 7. 2. 오후 10:05:17뭔가 조금씩 변해가는 마음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도 있을 수 있겠죠. 역시?
음. 다음 상황 생각해봐야겠죠. 사실 꽃놀이도 그렇고 지금 병문안도 그렇고, 그 이전의 3번째 상황도 그렇고 다 제가 하고 싶은 상황을 하기도 한지라, 이번에는 주아주가 하고 싶은 상황을 하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주아주는 어떤 상황을 해보고 싶으세요? -
36 주아주 (41807E+54) 2016. 7. 2. 오후 10:16:08으음... 마음을 좀 더 확인할 수 있을만한 상황...
사실 제가 이런 쪽으로는 아이디어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 사람이라 잘 모르겠네요. ㅠㅠ 그 어떤 상황이어도 전부 즐거워서...
반 애들끼리 모여서 진실 게임을 한다고 해도 좋을 것 같고, 각자 다른 이성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신경써도 좋을 것 같고. 아니면 음악 수행평가로 2인 1조 합창이나 악기&노래 조합을 연습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말이죠.
건우주는 어떠세요? 아무래도 건우주의 의견도 중요하니까 말이예요. -
37 건우주 (08122E+59) 2016. 7. 2. 오후 10:23:22마음을 좀 더 확인할 수 있을만한 상황이라. 음. 역시 방향은 그렇게 정해지려나요?
음. 진실게임도 좋고, 다른 이성 친구들도 좋고, 음악 수행평가도 상당히 괜찮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다른 이성 친구가 얽히면 뭔가 되게 복잡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요?
주아주가 내놓은 3개의 아이디어중에서 가장 끌리는건 역시 진실게임 쪽이네요. 주아에게 좋아하는 사람 있어? 라는 물음이 나오고, 주아가 그것에 쩔쩔매다가 답하게 되고 건우가 그것을 듣고 순간 동요한다던가 식으로 말이에요.
다만 이렇게 되면, 차후 건우가 살짝 거리를 띄우려고 하지 않을까라는게 조금 걱정이 된다고 해야할까요? 그 리스크를 안고서, 한번 해볼래요? -
38 주아주 (41807E+54) 2016. 7. 2. 오후 10:27:27으음, 역시 조금 걱정은 되지만 위험없이 무언가를 얻을 수는 없는 법이겠지요. 의외의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고 말이예요.
건우주가 진실게임이 제일 괜찮다고 한다면, 그걸로 하기로 해요. 그럼, 선레는 어떻게 할까요? -
39 건우주 (08122E+59) 2016. 7. 2. 오후 10:29:06선레라. 이번에는 부탁해도 될까요? 주아주가 제시한 상황인만큼, 주아주가 좀 더 계획을 잘 잡고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시간적 배경은 역시 중간고사가 끝나고 난 뒤가 좋지 않을까 싶네요. 시험이 끝나고, 모두가 머리를 식힐겸 그렇게 모여서 논다. 라는 식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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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주아주 (41807E+54) 2016. 7. 2. 오후 10:34:29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제가 선레를 써올게요.
다만 타자 속도가 느려서 조금 늦을수도 있어서... 천천히 기다려주세요, 건우주. -
41 건우주 (08122E+59) 2016. 7. 2. 오후 10:38:41물론 괜찮아요. 속도가 빠르건 느리건, 그게 그렇게 중요한건 아니잖아요? 서로에게 맞춰가면서 즐기면 되는거니까 말이에요! 천천히도 괜찮으니까 너무 무리하게 쓰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써주세요.
-
42 주아 - 건우 (41807E+54) 2016. 7. 2. 오후 11:16:27"쌤, 우리 수업하지 마요~ 시험도 끝났잖아요, 네?"
"강태현. 너 또 그 소리니? 넌 어째 수업하자는 날이 없구나."
"아, 쌤~"
폭풍같았던 중간고사가 끝나고 난 후, 담임 선생님의 교과 시간.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치고 선생님이 들어오시자마자, 18살 남자아이면서도 수업하지 말자며 애교를 부리는 태현의 모습에 선생님은 한숨을 내쉰다.
"그래그래. 어차피 선생님이 지금 좀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이번 시간 수업을 하지 못해. 그래서 이번 시간엔 자습을 주려고 했는데 왠지 다들 공부할 것 같지 않은 모습들이구나. 그럼 꼭 공부하지 않아도 되니까 조용하게 있어야 한다? 그리고 태현이 너, 결국은 네가 원하는대로 됐구나."
가볍게 교탁 바로 앞에 앉아있는 태현의 이마에 가볍게 딱밤을 때리고 선생님께서는 그대로 교실을 나선다. 교실 앞문이 닫히자마자 태현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방금전까지 선생님이 서 계섰던 교탁으로 튀어나가 반 아이들에게 외친다.
"놀자, 얘들아! 쌤이 허락해 주셨잖아!"
"뭐하고 놀건데?"
"그거야 당연히 진실게임이지!"
"미친. 강태현 네가 무슨 소녀냐."
태현의 말에 교실 여기저기서 웅성웅성거리며 다양한 반응들이 튀어나오지만 태현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잇는다.
"왜~ 꼭 소녀들만 진실게임하라는 법은 없잖아~ 하고싶은 애들만 하면 되지! 자, 진실게임할 사람들은 교실 맨뒤로 오셔!"
말을 마친 태현은 자신이 먼저 촐랑거리며 교실 맨뒤로 향한다. 그 모습을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지켜보고 있던 민주는 몸을 뒤로 돌려 키득거리며 바로 뒷자리에 있던 자신에게 말을 건다.
"하여간 강태현 저 녀석, 웃긴 건 알아줘야 해. 그치? 전생에 지가 무슨 소녀였나."
"그래도 태현이 덕분에 우리 반 분위기가 즐겁게 될 수 있는 거잖아~"
"뭐, 그건 인정. 뭐, 아무튼 그래서, 유주아 너도 진실게임 할거지?"
"응? 나?"
"그래, 너. 어차피 지금 할 것도 없잖아? 헐, 설마 너 공부하려고...?!"
"아, 아냐!"
민주가 충격받은 듯한 표정과 제스처를 취하자 당황해서는 손사래를 친다. 그러자 민주는 장난이었다며 키득키득 웃는다.
"뭐, 아무튼. 너도 하는거지? 그럼 가자~ 참, 최건우! 너도 와~"
"자, 잠깐만, 민주야. 건우는 왜?"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신에게 가자고 얘기한 후, 민주가 저 쪽에 앉아있던 건우를 소리쳐 부르는 것에 놀라서 민주의 팔을 잡고 당황스레 묻는다. 그러나 민주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니, 오히려 반 쯤은 장난스럽게 검지 손가락을 올리곤 좌우로 가볍게 흔든다.
"원래 네가 가면 쟤도 가야하지 않겠어? 둘이 소꿉친구라며? 그럼 더 같이 가야지. 안 그래?"
"소꿉친구란 건 맞지만..."
"그럼 됐네, 뭐. 아무튼 최건우! 유주아도 가니까 너도 꼭 와~"
민주는 건우를 향해 뒤로 오라는 손동작을 하고는 자신의 손을 잡고 먼저 교실 뒤로 향한다. 안절부절하며 민주와 건우를 번갈아보다가 민주에게 이끌려져서 교실 뒤로 향해지면서도 건우를 향해 돌아본다.
"오기 싫으면 안 와도 돼, 건우야!"
솔직히 건우의 진실된 마음도 조금 궁금하긴 했으나, 건우에게 부담을 주긴 싫었으니 오기 싫으면 안 와도 된다고 건우 쪽을 향해 얘기한다. 그래도 역시, 와주면 좋겠다. -
43 건우 - 주아 (99085E+56) 2016. 7. 3. 오전 12:04:54시간은 천천히 흘러갔고, 중간고사도 끝을 맺었다. 정말 중간고사 대비를 하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아마 전국의 학생들은 다 공감할 것이다. 시험기간. 정말 이거 하나 때문에 보통 스트레스를 받는게 아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나는 18살의 첫 중간고사를 무사히 넘기는데 성공했다. 성적은....솔직히 잘 봤다고는 할 수 없었다. 늘 그랬듯이 딱 중상위권 정도가 아닐까라고 예상중이었다. 주아는 분명히 이번에도 시험을 잘 쳤겠지. 다음 기말고사때는 정말로 주아에게 공부를 배우는게 좋을까? 조금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생각들을 잠시 머릿속으로 하는 도중, 우리반 아이 중 하나인 태현이가 선생님에게 시험도 끝났으니, 수업하지 말자고 애교를 부리면서 애원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절로 웃음이 새여나왔다.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저러는게 이제는 말 그대로 일상이나 다를바 없었다. 정말 우리반은, 개성넘치는 애들이 너무 많단 말이지.
그리고 평소와는 다르게, 태현이의 뜻은 정말로 이뤄졌다. 선생님은 공부를 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조용히 있으라고 말한 후에 밖으로 나갔고, 선생님이 밖으로 나가자마자 태현이는 바로 교실 뒤쪽으로 가면서 진실게임을 할거면 교실 뒤로 오라고 반 아이들에게 말했다.
"진실게임이라."
질문이 날아올때, 뭐든지 진실만을 말해야하는 게임. 확실히 시험이 끝난 후에 머리를 식히기 위한 차원으로는 적합한 게임이었다. 하지만 태현이가 진실게임을 입에 담는건 상당히 예상 밖의 일이었다. 보통 남자애들이 진실게임을 하자고 먼저 제안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편이니 말이다.
반 아이들 중 몇명이 태현이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교실 뒤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어쩔까라고 생각하고 있던 도중, 갑자기 민주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가만히 고개를 돌려 민주의 자리를 바라보자, 장난스럽게 손가락을 흔들고 있는 민주의 모습과 당황하고 있는 주아의 모습이 보였다. 둘이서 무슨 대화를 나눴길래 주아가 저렇게 당황하고 있는걸까? 아무래도 자리가 조금 떨어져있다보니, 둘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나로서는 알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평소 둘의 사이를 생각해보면, 또 민주가 주아에게 뭔가 짖궂은 짓을 한 건 분명해보였다.
이어 들려오는 민주와 주아의 대화에 내 입에선 절로 작은 한숨이 튀어나왔다.
"진실게임과 소꿉친구가 무슨 상관이야? 아무튼 진실게임은 참가할게. 그리고 주아 좀 적당히 괴롭혀. 애가 곤란해하잖아."
가볍게 한마디 해주고서, 난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천천히 교실 뒤쪽을 향해서 걸어갔다. 진실게임을 크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싫어하는 것도 아니었다. 반 애들이 이렇게 참가를 한다고 한다면, 나 역시도 심심풀이로 참가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물론, 완전히 그 이유만은 아니었다. 조금 신경쓰이는 것도 있었다. 그것을 확실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나는 참가해보기로 했다. 모든 것을 진실로만 말해야하는 게임. 그것에 참가하다보면, 어쩌면 마음 속에 걸리는 무언가의 정체를 알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으니까.
나를 포함해서 대다수의 아이들이 진실게임을 할 생각인지, 교실 뒤쪽에 모이기 시작했다. 적당히 애들 사이에 섞인 후, 나는 진실게임을 제안한 태현이를 바라보면서 한가지 질문을 던졌다.
"진실게임을 하는 건 좋은데 순서는 어떻게 할거야? 대답하기 싫은건 안한다는 룰이라던가 그런것도 있어? 예를 들면 벌칙이라던가 말이야."
질문을 던진 후,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 민주와 함께 있는 주아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서 태현이를 바라보면서 그 답을 기다렸다. -
44 주아, 태현 - 건우 (39329E+51) 2016. 7. 3. 오전 12:49:15"바늘 가는데 실 간다, 바로 이 뜻이지, 뭐~ 아무튼, 유주아는 좋겠네? 내가 한 번만 더 너 놀리면 쟤가 또 뭐라고 하면서 나 가만 안 놔둘 것 같단 말이지."
"민주 너도 참... 그런 거 아니라구."
먼저 교실 뒤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서 어쨌든 이 쪽으로 걸어오는 건우를 향해 민주는 키득키득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한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건우 몰래 바로 옆에 앉아있는 자신을 팔꿈치로 가볍게 쿡쿡 찌르며 소근소근 얘기하는 민주에게 손을 휘휘 내저으며 부정한다. 응, 절대로 그런 게 아닐테니까 말야.
왠지 모르게 실망해보이는 듯한 민주의 표정에 의아해하다가 건우를 포함해 반 아이들 중 대다수가 교실 뒤쪽에 자리를 잡고 앉는 것을 바라본다. 그 광경을 보자 확실히 시험이 끝나긴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시험 기간에는 그래도 다들 나름 고2라고 숨소리조차 죽이고 공부에 매진했었는데. 지금은 다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무슨 질문을 할지에 대해 각자 얘기를 나누며 즐거운 표정으로 앉아있다. 역시 시험이 끝나니까 성적에 상관없이 다들 표정이 밝아지는구나.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둘러보다 문득, 건우에게서 시선이 멈춘다. 그나저나, 건우는 이번 시험 잘 봤을까? 또다시 변함없는 결과를 받았을까? 내가 공부 좀 많이 도와줄걸 그랬나봐... 자신은 이번 시험도 다행히 그리 나쁘지 않게 쳤기에, 괜히 건우를 좀 도와줄걸, 하는 후회도 생긴다. 그러나 이미 끝나버린 일. 이미 모든 것이 끝나버린 이번 시험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기말고사를 많이 도와주면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 다음번엔 꼭.
그런 자신의 결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건우는 태현을 향해 진실게임에 관한 질문을 던졌고, 잠시 건우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당황하다가 건우가 태현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그에 따라 자신도 시선을 건우에게서 태현으로 옮긴다.
"순서는 내가 제안한 만큼, 내가 먼저 질문 시작할거고 이 물통느님을 돌려서 물통의 뚜껑이 향하는 사람에게 질문을 할거야. 그럼 그 사람이 다시 물통느님을 돌려서 또 질문을 하고. 이 형님이 니들을 위해서 내 물통느님을 희생시키는거야!"
태현은 어느새 챙겨온 자신의 물통을 좌우로 흔들흔들하면서 진실게임의 룰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약간의 물이 들어있어서 너무 가볍지도 않은 그 물통은, 생각보다 꽤나 돌리기에 괜찮아보였다. 짐짓 생색을 내며 자신의 물통을 흔들던 태현은 그것을 아래로 쿵, 내려놓으며 말을 잇는다.
"그리고 벌칙이라, 아주 좋은 질문! 사실 반드시 대답을 해야한다는 규칙을 넣으려 했지만, 그건 어린 희생양들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잖아? 그러니까 대신 그 아이 양옆의 사람들이 딱밤을 때릴거야. 단, 엄청 세게 때리지 않으면 무효처리하고 세게 때릴 때까지 시킬거니까, 제대로 해보라구~"
키득키득 웃으며 한 손으로 딱밤 때리는 시늉을 하던 태현은 왠지 모르게 매우 신나보인다.
"...악마 녀석."
옆에서 민주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애써 못 들은 척하며 태현이 물통을 잡는 것을 가만히 지켜본다.
"대신 흑기사, 흑장미 찬스가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셔~ 참, 흑기사, 흑장미를 해주면 대신 벌칙을 받는대신 소원 하나 빌 수 있는 거 다들 알지? 그럼 이 형님 먼저 시작한다! 가라!"
태현은 마지막으로 규칙을 설명해준 후에 지체 없이 바로 물통을 바닥 중앙에 가로로 눕히고는 뱅글, 돌린다. 찰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계속해서 돌아가던 물통은 서서히 속력을 줄이더니, 뚜껑이 정확히 건우 쪽을 가리키면서 따악 멈춰선다.
"앗싸, 럭키! 그럼 질문하겠어요, 건우 군~ 첫 질문은 일단 가볍게! 이상형이 뭔가요오~?"
신난듯이 손가락을 튕기며 좋아하던 태현은 이어서 능글능글한 목소리로 건우에게 질문한다. '좋아하는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그것에 근접한 질문. 자신도 모르게 괜히 긴장이 되서는 건우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건우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일까? -
45 건우 - 주아 (99085E+56) 2016. 7. 3. 오전 1:20:50내 질문에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태현이는 물통을 좌우로 흔들거리면서 룰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요컨대 물통의 뚜껑이 향하는 사람에게 질문이 가고, 그 사람은 사실을 말하던지, 아니면 양 옆의 사람들에게 세게 맞던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한다는 이야기였다.
엄청 세게 때리지 않으면 무효처리하고 다시 세게 때릴때까지 시킨다는 룰은 그야말로 악마가 정할법한 룰이었다. 저렇게 하면서까지, 대답을 듣고 싶은 이가 있는걸까? 아니면 그냥 단순히 게임의 분위기를 뜨겁게 하기 위해서 지어낸 룰인걸까?
어느쪽인진 알 길이 없었지만, 만약에 걸리게 되면, 그 사람은 고생 좀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곤란한 질문이라도 피하기 위해서는 세게 맞아야한다는 이야기니 말이다.
그나마 흑기사, 흑장미 찬스가 있다는게 대답하기 곤란한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구원인 제도일까? 하지만 이 또한 잘 생각해보면, 오해받기 쉽상인 제도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예를 들어서 이 참가자 중 어떤 여자애가 질문이 걸렸는데, 만약 어떤 남자애가 흑기사를 신청해버리면,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어쩌면 이런 것도 계산해서 넣은걸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태현이는 정말로 무시무시한 애라고밖엔 할 말이 없었다.
규칙 설명이 끝나자마자 태현이는 물통을 가로로 눕히더니 뱅글뱅글 돌아가기 시작했다. 안에 들어있는 물이 흔들리는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나를 포함해서 다른 모두의 눈이 전부 물병으로 향하는게 보였다.
1번째 질문. 그건 이 진실게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구나 그 질문의 대상자가 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물통의 속도는 점점 줄어가기 시작했고 머지 않아, 그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에 살짝 당황했다. 1번째 질문을 받는 대상자. 그건 다름 아닌 바로 나였다. 설마 이 많은 애들 중에서 내가 1번째로 걸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어, 어라. 나야?"
주변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게 느껴졌고, 태현이는 능글거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이상형이 뭔지를 물어보았다. 딱 진실게임에서 나올법한 질문 그 자체였다. 질문을 받고서 나는 살짝 고민했다. 답을 말할지, 아니면 딱밤을 세게 2번을 맞을지.
어쩌는게 좋을지, 아주 잠깐 고민하다가 나는 그냥 답을 말하기로 했다. 이상형을 말하는 것 정도는 딱히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기에 그다지 부끄러운 일도 아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모를까. 이상형 정도는 누구나 쉽게 잡담으로서 대화할 수 있는거니까.
"이상형이라."
살짝 머릿속으로 생각을 해봤다. 내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지. 사실 그다지 생각해본적이 없었기에 아주 잠깐의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잠시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 생각을 하다가 답을 조심스럽게 입으로 담아보았다.
"내 이상형은 별 거 없어. 내면이 착하다 그런건 당연하니까 넘어가고, 그냥 내가 힘든 상황이거나 곤란한 상황일 때 나를 저버리지 않고 내 옆에 계속 있어주는 사람이 이상형이야. 의지할 수 있는 사람만큼 편하고 마음이 가는 이도 없잖아. 안 그래?"
정말로 단순하기 짝이 없는 답이었지만, 나는 그 이상의 조건을 바라진 않았다. 그냥 내 옆에서 나를 지탱해주고, 내가 기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여자애. 그런 애가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최근 들어서 조금 심정이 복잡해진 상태였다. 물론 그것을 굳이 티내거나 하진 않았다.
만약 그것을 티내게 된다면, 나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말로 곤란하게 만들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물론 딱히 그 이유만은 아니었다. 여러모로 복잡한 실타레가 엄청나게 얽혀있다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래서 그 답을 찾기가 너무나도 어려웠다.
"그럼 이번엔 내가 돌릴 차례지? 참고로 내 질문은 내가 받았던 이상형이 누구냐는 질문이야. 똑같은 질문 하지 말란 룰은 없었지?"
룰에 따르면 이번에는 내가 물통을 돌릴 차례였다. 난 미리 질문을 공표한 후에, 물통을 잡고서 뱅글 뱅글 돌렸다. 내 질문 때문일까? 방금 전보다 주변의 시야가 더 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물통은 안에 차 있는 물로 인해서 천천히 그 속도가 줄어가기 시작했고, 머지 않아 멈춰섰다. 그리고 그 뚜껑이 가리키는 곳은.....
".....아..."
다름 아닌 내 소꿉친구인 주아였다. 설마 주아에게 멈출줄은 몰랐는데.
괜히 미안해져서, 나는 고개를 살며시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속으로 정말로 미안하다고 작게 중얼거렸다. 하필이면 주아에게서 멈추다니. 대체 이게 무슨... -
46 건우주 (99085E+56) 2016. 7. 3. 오전 1:50:28아주 살짝 옆동네를 보고 왔는데 말이죠. 거기에 세워진 2판 스레도 깔끔하게 지워져버렸네요. 정말로 참치로 옮기길 잘했다는 느낌이에요. 대체 무슨 생각인걸까요? 갑자기 저렇게 스레를 지우고 말이에요. 거기서 계속 있었다면, 또 뜬금없이 스레가 삭제될 위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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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주아, 태현 - 건우 (39329E+51) 2016. 7. 3. 오전 2:07:07"건우 군, 그게 뭔가요! 너무 교과서적인 대답이잖아! 내가 원했던 대답은 그런 게 아니라고! 자고로 여자는 좀 더...!"
"강태현, 시끄러워. 네가 대답하는 차례도 아니잖아? 최건우가 그런 여자애가 좋다고 하면 그런 거겠지, 뭐."
태현이 건우의 대답에 실망한듯, 왠지 모르게 흥분하며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민주가 가볍게 그 입을 막아버린다. 그 말에 태현은 뭔가 불만인 듯 꿍얼꿍얼 거리면서도 아까보다는 얌전해진다.
"하여간 저 녀석도 말 많은 녀석이라니까. 그나저나 주아 너, 축하한다! 가능성이 있게 되었네? 최건우가 다행히 키가 큰 여자가 취향이라거나 그런게 아니니까 말야~"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들면서 태현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민주는 이어 함박웃음을 지으며 소근소근 자신에게 얘기한다. 그 말에 자꾸 그런 소리 좀 하지말라며 입을 삐죽 내밀기도 하지만, 그래도 역시 민주의 말처럼 정말 다행이긴 했다.
만약 건우가 정말로 키가 큰 여자가 취향이라거나, 긴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가 좋다고 했다면, 자신은 도저히 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을 터였다. 아니, 머리카락까진 어떻게든 한다고 쳐도, 키는 성장판이 닫혀버린 지금은 도저히...
속으로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건우의 대답에 한 편으론 조금, 저번의 일이 신경쓰인다. 건우가 지독한 독감에 걸려서 자신이 문안을 갔던 날. 그 때 자신은 분명 건우에게 계속 옆에 있어주겠다고 얘기했던 적이 있었다. 혹시 그것이... 내 마음을 드러내 버린걸까? 그런 사람이 이상형인 건우에게, 자신이 그렇게 말해도 괜찮았던 걸까?
계속해서 이어지는 걱정과 의문점에도 진실게임은 여전히 이어져, 이번에는 건우가 자신의 질문을 미리 밝힌다. 이번 질문도 똑같이, 이상형이 누구냐는 것. 그 말을 듣자 얌전히 앉아있던 태현이 얼굴을 찌푸린다.
"쳇... 그 생각을 못했네. 하여간에 최건우, 쓸데없는 곳에서 예리해요!"
그러나 확실히 그런 규칙까지는 말하지 않았으므로 건우의 질문을 무효 처리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태현은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고, 건우가 물통을 돌리는 것을 지켜본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물통에 다들 전부 시선을 고정시키고 그 뚜껑의 끝이 누구를 가리킬지를 기대한다. 그건 자신 역시도 마찬가지여서, 기대 반, 걱정 반인 마음으로 물통을 바라본다. 그리고 점점 줄어지는 물통의 속도와 뚜껑의 방향과 건우의 작은 탄식이, 전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의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것을 가리킨다.
"...어?"
"이열~ 최건우, 나이스! 자, 그러면 주아 양? 대답을 해보실까요오~"
멍하게 그 물통만을 바라보고 있자, 태현이 건우를 향해 양쪽 엄지 손가락을 전부 치켜들며 까불거리곤 자신을 향해 짓궂게 묻는다.
그러나 순간 새하얘진 머리. 그렇다고 흑기사같은 것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그래, 이상형 쯤은... 얘기하자.
"...나는 그냥... 키가 크고,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 좋아. 으응, 그것 뿐이야."
그래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뭉뚱그려서 자신의 이상형을 표현한다. 건우는 뭔가 알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이 조금 들었기 때문에, 차마 질문한 건우 쪽을 쳐다보진 못하고 시선을 묘하게 회피하며 대답한다. 그런 자신의 상당히 광범위한 이상형 분포에 태현과 민주, 둘 다 무언가 불만스러움을 말하려 했으나, 그 전에 재빨리 물통을 잡고 입을 연다.
"자, 그러면 다음은 나지? 내 질문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야. 이상형을 물어봤으니 이 질문도 나와야하지 않을까?"
괜히 장난스레 웃으며 물통을 뱅글, 돌린다. 또다시 돌아가는 물통. 그 끝이 누구를 가리킬지는 알 수 없었으나 만약에, 혹시나 만약에 건우라면. 그렇다면... 왠지 모를 불안감에 양손을 꼬옥 마주잡고는 천천히 멈추는 물통을 바라본다. 완전히 멈춘 물통의 뚜껑의 방향을 따라가보자 그 끝에는... 자신의 예감대로 건우가 있었다.
도대체 왜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걸까.
"예에!! 최건우, 핫플레이스!"
또다시 흥분 상태가 된 태현과 마찬가지로 신난듯이 웅성웅성거리는 반 친구들의 소리에도 상관없이 당황스러움과 미안함이 섞인 표정으로 건우를 멍하니 바라본다. 왜 하필, 돌려도...
자신의 손을 탓해보아도 이미 보는 눈이 많은 만큼 어쩔 수 없는 노릇. 여전히 불안한 마음과 함께 안절부절 못하며 건우를 바라본다. 혹시나, 흑장미 찬스를 쓴다면, 그런다면. -
48 건우 - 주아, 태현 (99085E+56) 2016. 7. 3. 오전 3:00:11"교과서적인 대화라고 해도, 그런 사람이 더 끌리는걸 어쩌겠냐. 딱히 키라던가, 외모라던가 그런건 안 봐. 나는. 그저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여자애가 좋아."
투덜대는 태현의 말에, 나는 작게 한숨을 쉬면서 대답했다. 확실히 이상형에는 걸맞지 않는 조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키가 크고, 얼굴이 예쁘고, 혹은 귀엽고, 그런건 결국 언젠가는 변하는 요소다. 물론 나도 남자니까 얼굴이 예쁘거나, 귀여운 여자는 좋아한다. 하지만 난 좀 더 본질을 보고 싶었다. 내가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때 내 옆에서 나를 지탱해주고, 내가 의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여자. 그런 여자와 함께라면 정말로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거라고 난 생각했다.
그러기에, 조금 심정이 복잡해졌다. 그때는 머리가 띵해서 잘 몰랐다. 정말로 현기증도 나고 힘들었으니까. 그리고 그 와중에 주아가 나에게 보여준 일련의 모습들. 지금 와서 침착하게, 그리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 모습들은...
아니지. 지금은 이런걸 떠올릴 때가 아니지. 지금은 진실게임 중이니까 말이야. 즐겁게 놀려고 하는 게임에서 복잡한 생각을 하는건 좋지 않잖아?
내 차례가 되어 물병을 돌리자 뱅그르르 돌아가던 물병은 주아에게 멈춰섰다. 미안한 마음에 주아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아의 답이 조금 신경 쓰이는건 사실이었기에, 귀는 열어뒀다.
그리고 머지 않아 들리는 건, 키가 크고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라는 답이었다. 그 말에, 아주 살짝 움찔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상당히 뭉뚱그려진 표현이지만, 주아는 언제나 내 목소리가 좋다고 표현해왔다. 그리고, 내 키는, 아주 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큰 편이었다.
그 답을 듣고서, 살며시 고개를 돌려 주아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방금전에 내가 그랬던것처럼, 주아가 시선을 회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기분 탓일까? 묘하게 내쪽은 보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아마, 아니겠지만 저런 모습을 보니까 왠지 내 특징을 적당히 말한 것 같은 느낌이 아주 살짝 들었다. 아니, 물론 아닐 것이다. 키 크고 목소리 좋은 남자가 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그냥 적당히 둘러낸 답일수도 있으니까. 진실게임이라고는 해도, 모두가 진실을 다 말한다는 보장은 없다. 적당히 답을 둘러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들키지만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게 바로 진실게임이었다.
답을 한 주아는 이어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을 내세웠다. 장난스럽게 한 질문이겠지만, 주변 애들중 오오오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 것은 상당히 센 질문이었다. 누가 걸리던지, 상당히 당황할만한 질문이었다. 주변 애들의 반응이 커지는 것도 당연했다.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물병은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과연 누가 걸리게 될지, 나 역시도 괜히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인것처럼 보였다. 모두의 시선이 하나로 모이는 가운데, 물병은 천천히 멈춰서고 특정한 방향을 가리켰다.
그리고 동시에 웅성웅성 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태현이는 정말로 얄밉게도 기분이 고조된 것처럼 보였다.
그 모든 일의 원인은 다름 아닌 물병이 가리키고 있는게 나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설마, 내가 또 걸리다니. 이거 조작이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겠지? 아니, 물론 있을리가 없었다. 물병을 돌린건 다름 아닌 주아였으니까.
살짝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자 나에게 미안한 감정이라도 가지고 있는지, 크게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멍하게 바라보는게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은 곧 안절부절함으로 바뀌었다.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나를 향해 사과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살며시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렸다.
물병이 가리키는 것은 다름 아닌 나. 즉, 나는 맞거나, 상당히 강한 질문인만큼 흑장미를 쓰거나, 답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 질문이 보통 강한게 아닌만큼, 흑장미를 쓴다고 해도 쉽게 해줄 수 있는 이는 없을듯 보였다. 무엇보다, 내 답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을테니 쓰겠다고 손을 들 이도 없어보였다.
잠시동안 어떻게 해야할지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생각을 조용히 하다가, 나는 결정을 내리고서 앞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흑장미는 안 쓸게. 쓴다고 해도 손을 들 이도 없어보이는걸. 그리고, 맞는건 사절이야. 그러니까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할게."
나는....
그러니까,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진 모르겠어. 하지만, 신경쓰이는 사람은.......있어."
그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인진 알 수 없었다. 지금까지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이 없으니까,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복잡한 감정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감정이 정말로 좋아하는 감정이라고 가정해도, 난 그것을 입에 꺼내도 되는걸까?
고개를 그대로 한 채로 살며시 눈동자만 옆으로 옮겨, 주아의 모습을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바라보았다.
내 말에 애들은 놀라기라도 했는지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하기야, 지금까지 난 그런 이야기 한번도 한적 없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하지만 그런 소리는 조금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지금 내가 신경이 쓰이는 건 내가 앓아 누웠을때부터 어렴풋이 느끼게 된 이 감정과, 이 감정을 가지게 한 존재인 주아였다. 이 감정의 정체가 정확히 무엇인지 난 알고 싶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알고 싶지 않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알아버리는 순간, 돌이킬수 없는 뭔가가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불안감이, 살짝 마음을 옥죄는게 느껴졌다.
"그럼 이번엔 내 차례인거지? 하지만, 지금 다들 너무 흥분한 것 같으니까 잠시만 진정하자. 응? 너무 흥분하면 시끄러워지고, 그러면 선생님 오실지도 모르잖아. 안 그래?"
//어쩌다보니 건우의 입에서 먼저 말이 나와버렸네요. 이건 이거대로 재밌는 전개가 되겠죠. -
49 주아, 태현 - 건우 (39329E+51) 2016. 7. 3. 오전 11:35:16"예이예이, 어차피 대답은 네가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뭐... 인정하고 넘어갈게."
여전히 조금 불만인 듯한 표정이었지만, 어쨌든 태현도 고개를 끄덕이며 건우의 대답을 받아들인다. 민주가 또 뭐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으나, 소리가 너무 작아서 정확히 뭐라고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우의 차례. 건우는 미리 자신의 질문을 밝힌 후 물통을 돌렸고, 빠르게 돌아가던 물통은 서서히 속도를 줄이더니 완전히 정지하며 뚜껑의 끝으로 자신을 가리킨다. 당황스러움도 잠시, 어쨌든 규칙에 의해 자신의 이상형을 밝히기는 한다.
키가 크고 목소리가 좋은 사람. ...건우가 알아들었을까? 잠시 건우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회피한다. 자신에게 미안한지 고개를 돌리고있는 건우에게서 자신의 속뜻을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알아줬으면 하면서도 눈치 못 챘으면 했다. 스스로도 이 무슨 반대되는 마음인가, 싶었지만 어쩔 수 없는 진심이었다. 내 마음을 전하고 싶어, 너를 곤란하게 하고싶지 않아.
충돌할 수 밖에 없는 두 마음이 자신의 머릿속을 마구 헤집어놓는다. 그리고 그에 따라 확실히 결정을 내리지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어쨌든 대답은 한 것이었다. 다행히 이번 질문은 무사히 넘겼지만... 다음 질문부터는 자신이 무사히 대답하고 넘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일단 자신의 차례인 만큼, 게임에 집중하기로 하며 상당히 센 질문을 미리 밝힌다. 그에 따라 다른 아이들의 반응도 커졌고, 자신이 돌린 물통은 서서히 한 사람을 가리키며 멈췄다. 그리고 그 사람은... 또다시 건우였다.
태현이가 아주 신난듯이 크게 웃고, 지켜보고있던 다른 아이들도 흥분 상태가 되어서는 저들끼리 말을 주고받는다.
자신은 다만 미안함을 가득담아 속으로 끊임없이 건우에게 사과할 수밖에 없을 뿐이었다. 잠시 눈이 마주친 후, 건우는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린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건우는 이어서 흑장미도 안 쓰고 맞는 것도 사절이니 대답을 하겠다고 말한다.
그 말에 무연가 말하려 했으나 도저히 말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어버린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흑장미를 해주겠다고 한다면... 분명 분위기도 이상해지고 건우도 난감하겠지.
그래도 어쨌든 건우가 대답하기로 한 만큼, 불안한 마음으로 건우의 대답을 기다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경쓰이는 사람은 있다는 대답.
생각보다 더 엄청난 대답에 그 파장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이열~ 최건우, 남자다잉? 그래서, 누군데?"
"강태현, 이미 질문 끝났잖아. 다음번에 질문하라고."
웅성웅성 거리는 아이들 속, 태현이 까불거리며 스리슬쩍 누군지 떠보려고 했으나 민주가 또다시 가볍게 막아버린다. 그러나 쟤는 맨날 나한테 시비건다니까, 하는 태현의 불만스런 꿍얼거림도, 건우의 대답에 저들끼리 추측해보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다른 아이들의 목소리도, 전부 상관없었다.
다만... 신경쓰이는 사람이 있다는 건우의 대답. 그 하나만이 자신의 마음을 마구 찔러온다.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다행인걸까? 하지만 건우는 신경쓰이는 여자애가 있다고 지금까지 한 번도 말해오지 않았는걸. 그렇다면... 이미 누군지 모를 그 아이를 좋아하는 게 맞는걸까?
멍하니 건우를 바라보다 시선을 아래로 내려버린다. ...마음이, 조금 아파. 이런 상태에선 건우를 볼 수 없어...
"...야, 유주아. 최건우 쟤 지금 너 보고있는거 아냐?"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아무말없이 빤히 건우를 보고있던 민주가 작게 속삭이며 팔꿈치로 자신의 팔을 쿡쿡 찔러도 여전히 시선은 아래쪽을 향한 채,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응, 정말로 그럴리가 없잖아...
그런가, 하는 민주의 의심쩍은 목소리에도 여전히 게임은 진행되어 건우가 자신들의 흥분된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 형님들이 너의 대답에 열띤 토론의 꽃을 피우고 있잖냐! 하여간에 최건우, 자기가 불씨를 던져놓고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물 들이붓는 소리하고 있네."
"야, 최건우 말이 틀린게 뭐가 있냐? 또 쌤한테 딱밤 맞고싶어?"
"어우야, 그런 소린 하지 마라... 담임쌤이 보기와 달리 힘이 얼마나 쎄신데 그런 소릴 하냐? 뭐, 그럼 다들 최건우 말대로, 나처럼 맞기 싫으면 진정하자~"
"너만 진정하면 돼."
"저건 맨날 한 마디도 안 진다니까."
까불거리는 태현과 그에 태클을 거는 민주가 투닥거리는 것을 약간 웃으며 지켜본다. 그래도, 나름 사이 좋은 거겠지?
"뭐, 그럼 아무튼! 최건우, 빨리 게임이나 이어가셔~ 얘들아, 만약 오늘의 핫플레이스인 최건우가 다다음에 또 걸린다면, 질문은 정해진거야, 알았지?!"
태현이 건우에게 말한 후 다른 아이들에게도 외치자, 아이들도 키득키득거리며 알겠다고 대답한다.
...큰일이다. 정말로 다다음번에 또 건우가 걸린다면 그 때는...
조금 불안한 마음을 안고, 게임을 이어갈 건우를 가만히 바라본다.
/ 정말로 그렇네요. 뭔가 예상치 못한 전개가 되어버렸지만 재밌는 전개가 되겠죠! 그나저나 건우는 정말로 많이 걸릴 각오 좀 해야겠네요. 태현이를 비롯해서 모두가 가만히 안 놔둘 것 같으니 말이죠. -
50 건우 - 주아, 태현 (99085E+56) 2016. 7. 3. 오후 12:18:03단순히 재미로 시작된 진실게임은 생각치도 못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말았다. 물론 그 원인은 방금 전 질문에 대한 내 대답 때문일 것이다. 고요하기 짝이 없었던 호수 위에 내 손으로 돌멩이를 집어던진 셈이었다. 역시 그냥 맞는게 나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 주변 아이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는 조금씩 커져가기 시작했다. 일단 진정시키고자 말을 꺼내긴 했지만, 그 웅성거리는 소리는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누가 누군가를 좋아한다. 혹은 누가 누군가를 마음에 두고 있다. 이런 정보들은 한창 이성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할 시기의 우리들에겐 너무나도 크나큰 정보라는 건 나도 알고 있다. 스스로 함정을 팠다는 생각에 나는 그저 작게 웃기만 했다.
태현이와 민주의 투닥거림을 보면서, 저 둘은 정말 사이가 좋구나라고 느끼면서, 나는 주변의 분위기를 살폈다. 흥분된 분위기는 선생님이라는 단어 하나에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물론 그 와중에, 내 주변에 앉은 이들은 '야. 야. 누군데? 누군데? 나에게만 말해봐.' 라는 식으로 속삭이면서 내 옆구리를 콕콕 찌르긴 했지만 난 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내 자신도 아직 내 마음을 잘 모르는 판국에, 이름을 거론하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럼 슬슬 돌린다. 이번엔 누가 걸릴지 모르지만 가볍게 가자. 음. 그러니까 사귀는 사람이 있으면 가장 하고 싶은 것 정도로 가도록 할까?"
이 이상 분위기를 후끈하게 달아올랐다간, 차후에 내가 혹시라도 걸리게 될 때, 나에게 나올 질문이 대충 예상이 갔다. 애초에 태현이의 말도 그렇고, 그것에 동조하는 이도 그렇고, 내가 걸리게 될 때 나올 질문은 하나밖에 없었다.
아마도 신경쓰이는 사람은 누구? 라는 말이 나오겠지. 살짝 시선을 돌려 시계를 바라보았다. 아직 쉬는 시간이 되려면 시간이 많이 남긴 했지만, 확률적으로 계산을 했을 때 내가 걸릴 확률은 극히 드물었다. 애초에 2번이나 연속으로 걸렸는데, 또 걸릴리가 없잖아. 안 그래?
하지만, 만약에 걸리게 된다고 한다면, 그리고 정말로 그 질문이 나온다고 한다면 나는 뭐라고 답하면 좋을까? 답할 수 있을까? 만약 그걸 답하게 된다면, 나와 주아의 관계는 그 즉시 와장창 무너지는 건 아닐까? 아니, 그 전에 분명히 평범한 소꿉친구일텐데 왜 나는 이렇게까지 동요하지 않으면 안되는거지? 머릿속으로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도 난 애써 태연한척 작게 웃었다.
그리고 물통을 잡고 뱅글뱅글, 아까보다는 좀 더 힘 있게 돌렸다. 힘을 준 만큼, 물통은 아까전과는 다르게 훨씬 더 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난 그 뚜껑이 향하는 곳이 어디인지 조용히 지켜봤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빠르게 돌아가던 물통은 천천히 그 움직임을 멈추고 어느 한 방향을 가리켰다.
혹시나 또 주아가 걸린게 아닐까라는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다행히도 뚜껑이 가리키는 건 아까부터 나를 공격하지 못해 안달이 난 태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센 질문으로 갈 걸 그랬나? 나도 진짜 운이 안 좋네. 기왕 이렇게 된 거 서비스 질문으로 치지 뭐!"
태현이가 걸릴 줄 알았다면, 방금전부터 나를 계속 공격한만큼, 좀 더 짖궂은 질문을 던져서 당황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지만 이미 돌리기 전에 질문을 한만큼, 질문을 철회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가 문뜩 나를 향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서 살며시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눈동자를 돌려보았다. 그러자 보이는건 나를 바라보고 있는 주아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황급하게 나는 눈동자를 옆으로 돌려서 다시 앞을 바라봤다. 눈이 마주쳤다거나 그런건 아니겠지?
괜히 들킬까 불안해져서, 나는 조금 과장하는 톤으로 태현이에게 말을 걸었다.
"참고로 다음번에도 내가 걸릴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아무리 그래도 3번 연속으로 걸리겠냐? 그 정도면 나는 당장 나가서 로또 사야하지 않겠어?"
살짝 동요되는 마음을 숨겨버리기 위해서 나는 장난스럽게 키득거리면서 태현이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주아에게 한번 더 할까 하다가 그러면 너무 작위적일것 같아서 태현이에게 가도록 해봤습니다.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결국 다음 질문은 건우에게로 돌아오겠죠. 아마? -
51 주아, 태현 - 건우 (39329E+51) 2016. 7. 3. 오후 1:21:51건우의 대답에 달아올랐던 분위기는, 다시금 건우의 말에 차차 어느 정도 가라앉기 시작한다. 확실히 매우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대답이긴 했다.
원래 이 나이 때 우리들에게 이성친구, 그것도 정말로 '좋아한다.'라는 감정을 품고 있는 이성친구가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비록 건우는 '좋아한다.'까진 아니고 '신경쓰인다.'라고 표현했지만... 원래 그런 표현도 잘 하지 않았던 건우이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엄청난 대답이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건우가 신경쓰인다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만큼,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확실하게 알게된다면, 나는 결정할 수 있을까? 그래도 끝까지 내 마음을 간직하고 노력할지, 아니면 마음을 접고 건우를 응원해줘야 할지.
...건우가 행복해질 수 있는 쪽이라면, 역시 나는 후자를 선택해야겠지. 어쩌면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지도 몰랐다. 조금, 아니, 많이 마음이 아프겠지만... 어쩔 수 없어. 나는, 난...
그래도 겉으로는 최대한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앉아있으면서도 복잡한 생각은 끊이지 않는다. 그러는 와중에도 게임은 계속 진행되어 건우는 또다시 질문을 미리 알리고는 물통을 돌린다. 아까보다는 좀 더 힘있게 돌려진 물통에 모두의 시선이 주목되었고, 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또다시 자신이 걸리면 어쩌나, 싶은 불안감도 있었지만 이번 질문은 다행히 그렇게 센 질문도 아니었고, 또다시 걸릴 확률이 그리 높지는 않았으니 왠지 이번에는 자신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또다시 그 예감은 들어맞아, 빙글빙글 돌아가던 물통은 서서히 멈추며 태현을 가리킨다.
건우가 아쉬운 듯 좀 더 센 질문을 할 걸, 하고 얘기하지만 이미 뱉어버린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
그런 건우를 여전히 조금,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살며시 돌린 건우의 눈동자와 그대로 따악 마주친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건우도 깜짝 놀랐는지, 황급히 다시 눈동자를 돌려버린다. 아... 어쩌지? 너무 빤히 바라봤나?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면서 속으로 전전긍긍한다. ...이미 내 마음을 알고있는 건 아니겠지? 응, 아닐거야. 그럴리가 없잖아.
고개를 좌우로 작게 저으며 애써 부정한다. 건우도 왠지 모르게 조금 과장하며 태현에게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것마저도 기분 탓일거야, 하고 넘겨버린다.
"캬아~ 최건우, 너 이 형님 너무 좋아하는 거 아냐? 나를 위해서 센 질문이 아닌 서비스 질문을 해주다니...! 그리고 오늘 너 로또 살 준비해라. 내 물통느님께서 그렇게 점지하셨어."
태현은 건우의 말에 아무렇지도 않게 능글능글 웃으며 대꾸한다. 그리고는 잠시 입가에 손을 가져다대고 고민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는 서서히 입을 연다.
"그럼 보자,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저 녀석 왠지 불안하지 않아, 주아야?"
"응? 뭐가?"
"저 녀석은 분명... 폭탄을 터뜨릴거야."
"당연히 스킨십이지! 사귀자마자 일단 손잡기와 포옹은 바로 해버릴거고, 그 다음엔...!"
"그만해, 이 미친 놈아!"
그 때까지도 가만히 있던 민주가 조용히 자신에게 말을 걸었고, 민주가 분명 폭탄을 터뜨릴거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태현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쭈루룩 말한다.
태현의 그 위험한 미래 계획에 결국 앉아있던 애들 중 한 남자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태현의 입을 막아버린다.
자신은 그저, 멍하니 그런 태현을 바라보기만 한다. 언제 저렇게 모든 계획을 짜놓은 걸까? 태현이랑 사귀게 될 여자아이가 조금, 안쓰럽게 느껴진다.
"하여간에 이 꼬꼬마들~ 그렇게 수줍음이 많아서 어쩌려고 그래?"
"됐고, 진행이나 해."
"네네~ 그럼, 의식을 시작해볼까? 최건우, 너 각오하라고!"
쯧쯧, 혀를 차며 어깨를 으쓱하던 태현은 이내 건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얘기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태현의 의식.
"아아~ 물통느님~ 부디 저 수상쩍은 영혼을 가리켜주세요~ 모든 힘을 다해 빕니다~"
이상한 주문을 중얼중얼 외우며 눈을 감고 물통을 흔들거리던 태현은 이내 눈을 뜨고 자, 간다! 라고 하며 물통을 뱅글, 돌린다.
기도하듯이 두 손을 마주쥐고 돌아가는 물통을 바라보던 태현은 이내 곧 멈춘 물통이 또다시 건우를 가리키자 마치 골 세레머니를 하듯, 오두방정을 떤다.
"예에!! 물통느님은 나의 편! 자아, 그럼 건우 군~? 이제는 밝힐 때가 됐죠? 그 신경쓰인다는 사람이, 누굽니까!"
마치 기자가 마이크를 건네듯한 포즈를 취하면서 태현은 한 쪽 눈을 감아 윙크한다.
...아아, 올 것이 와버렸다. 태현의 물통은 건우에게 원수라도 졌는지 다시금 건우를 가리켰고, 그 질문은 어김없이 건우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다른 아이들의 웅성거림도 점점 커진다.
그러나 중간중간 강태현 너 이 자식, 해냈구나! 하는 남자애들의 목소리도, 유주아, 긴장 좀 해야겠다. 하는 바로 옆의 민주의 목소리도, 전부 자신의 귓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자신의 시선은 오로지, 건우에게만을 향한다. 알고싶어, 그치만 알고싶지 않아.
무너져내릴 것 같은 마음을 감추려고 노력하며 건우를 바라보던 시선을 아래로 내려버린다.
/ 너무 둘만 걸리면 작위적이긴 하니까요~ 태현이를 즉석에서 만들긴 했지만, 만들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바로 짓궂게 물어볼 수도 있고 말이예요. 그리고 다음 질문은 당연히 다시 건우에게로! 어쩌다보니 건우가 좀 더 곤란할만한 상황으로 흐르게 됐네요.
그리고 건우주의 어제, 아니, 오늘 레스를 지금 봐서 옆동네에 갔다와봤는데 정말... 없어졌네요, 전부. 이제는 충격을 넘어서서 약간 체념의 기분이예요. 이 쪽으로 옮겨온 건 정말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안타까워요. 응, 조금 안타까워요. 그래도 처음 만난 곳은 거기였으니 말이죠. -
52 건우 - 주아, 태현 (99085E+56) 2016. 7. 3. 오후 2:30:09"가끔은 쉬어가는 코너도 있어야 하는 법이잖아. 안 그래? 그리고 로또 살 일은 없어. 확률이 그렇게 될 리가 없거든."
능글능글, 뭔가 재수없는 느낌으로 웃고 있는 태현이의 말에 나는 반격하듯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반은 진담이었다. 이후에 내가 또 걸리게 되면, 정말 나는 운이 억수로 좋거나, 혹은 운이 정말로 나쁜 것을 의미한다. 애들이 한둘도 아닌데, 3번 연속 걸릴 확률은 0에 가까웠다.
아무튼, 질문을 한 만큼 태현이가 무슨 답을 할지 궁금해져서 나는 가만히 태현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말은 정말로 딱 태현이다운 대답이었다. 중간에 참가하고 있는 애가 입을 가로막았기에 다행이지. 만약 그대로 진행되었으면 무슨 말들이 튀어나왔을까?
수줍음이 많다고 태현이는 말했지만, 지금 그 말 한마디로 반의 여자애들이 자신을 어떤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태현이는 조금 신경을 쓸 필요가 있어보였다. 남자애들끼리라면, 저런 말이야 얼마든지 아무렇지도 할 수 있다지만, 안타깝게도 이곳은 남자애들만이 있는 곳이 아니었다. 여긴 남녀공학. 여자애들도 있는 장소였다. 그런 곳에서 저런 말들을 하면 차후 자신의 이미지가 어떻게 될지 태연이는 생각조차도 안해본걸까?
실제로 몇몇 여자애들의 눈빛은 경멸까지는 아니더라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게 아주 살짝 살짝 보였다. 물론 자업자득이었기에, 내가 딱히 할 말은 없었다.
"그렇게 빌어도 확률상 내가 걸리진 않아. 그러니까 그냥 포기해. 태현아."
"야. 너 그러다가 또 걸리면 어쩌려고 그러냐?"
"이번에 건우가 또 걸리면 그냥 운명인거지! 뭐. 애초에 우리만 아니면 되는거 아니야?"
"야. 야. 그런건 안 들리게 얘기해."
태현이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뭔지 모를 주문을 중얼중얼 외우는 모습에 나는 작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그러자, 내 주변의 아이들이 나를 바라보면서 장난스럽게 키득키득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살짝 다른 아이들의 얼굴을 살펴보자, 대다수의 애들이 모두 한 마음 한 뜻이 된 것처럼 보였다. 저렇게까지 내가 걸리기를 바라는걸까?
하지만 나는 그다지 걱정이 되거나 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아까도 말했다시피 3번 연속으로 내가 걸릴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으니까.
물통은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태현이가 나를 지목하면서 기도를 해서인지, 주변 아이들의 시선이 몰리는게 느껴졌다. 살짝 시선을 돌려 주아를 바라보니, 주아 역시 물통의 움직임에 엄청나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물론 기분 탓일수도 있었다. 적어도 내가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니까.
확률은 0에 가까웠지만, 나 역시도 물통이 어디에서 멈추게 될지 잔뜩 긴장한 채로 바라보았다. 물통이 돌아가는 그 순간, 우리 반은 너무나도 조용하고 고요했다. 찰랑거리는 물소리만이 조용히 퍼지는 가운데, 뱅글 뱅글 돌던 물통은 멈춰섰다.
"......! 아, 아니. 자, 잠깐!"
뚜껑이 가리키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나. 순간 숨이 턱 막혀오는 기분이 들었다.
"와! 또 건우가 걸린거야?"
"오늘 완전히 건우, 날 잡았네!!"
"역시 질문은 그거겠지?"
주변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뒤이어 들려오는 건 역시나 내가 예상하고 있던 그 질문이었다. 신경쓰이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 분위기와 흐름상 그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태현이는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서 나를 지목하고서 기도까지 했었다. 전혀 이상한 흐름이 아니었다. 반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게 느껴졌다. 웅성거리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았고, 호기심이 가득 찬 눈빛은 내 몸을 콕콕 찌르기 시작했다.
"......"
선택을 해야만 했다.
흑장미를 쓰는 건 불가능했다. 분명히 이 상황에서 흑장미를 하겠다고 손을 드는 이는 없을 것이다. 반 아이 대다수가, 내 대답만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흑장미를 하겠다고 손을 들었다간, 엄청난 눈총을 받을게 뻔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흑장미를 하겠다고 손을 드는 이는 없을것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말한다, 혹은 묵비하고 딱밤을 맞는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 속에서 딱밤을 맞는다고 해도 태현이가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말한다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지금 이 상황에서는 내가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웅성거림이 되기 딱이었다. 그러기에 나는 고개를 고정하고, 눈을 살짝 감았다.
내가 여기서 이름을 대면, 나와 주아의 사이는 어떻게 되는걸까? 주아가 신경쓰이는 애라고 말해버리면, 필시 주아의 입장은 곤란해질 것이다. 나와 주아는 반 애들도 잘 알고 있는 소꿉친구. 그 소꿉친구가 신경이 쓰인다고 말을 해버리면, 반 아이들의 분위기는 아마 몰아가는 쪽으로 가게 될테고, 주아는 엄청나게 곤란해 할게 뻔했다.
사실 그걸로 끝난다면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부끄러움을 조금만 이겨내면 되니까. 하지만 그 이후 나와 주아의 관계는? 내가 주아가 신경쓰인다고 말하고 난 후에도 나와 주아는 예전처럼 서로 웃으면서 지낼 수 있을까? 매일 아침 같이 등교하고, 심심하면 불러내서 같이 놀고, 문자도 나누고, 전화도 하는 친한 소꿉친구로서 존재하는게 가능할까?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 속에서 나는 왼손에 차고 있는, 전에 주아가 나에게 선물해 준 팔찌를 오른손으로 잡았다.
주아야.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걸까? 난 너하고는 계속 친한 사이로 있고 싶어. 거리가 멀어지고 싶지도 않고, 어색해지고 싶지도 않아. 이런 상황 속에서 난 어쩌면 좋은걸까?
왜 나는 이런 알 수 없는 감정을 품게 된걸까? 차라리 이런 감정을 몰랐다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을까? 더 답답한건, 이 감정이 뭔지 정작 나는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형태가 보일듯 말듯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그것. 차라리 제대로 안다면 이렇게까지 답답하지도 않았을텐데.
"나는... 내가 신경쓰이는 애는..."
눈을 감은채로 말을 천천히 이어나갔다. 마음이 무언가에 의해서 꽉 잡혀있는 것 같았다. 숨이 절로 막혀가는 느낌. 이 느낌은 대체 뭘까?
대체 나는 무슨 말을 하면 좋은걸까? 왜 물통이 3번 연속 나에게 걸린걸까. 정말로 곤란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는 기분이었다.
"......미안해. 역시 이름은 말할 수가 없어. 우리 반에 있다는건 밝힐 수 있지만 실명만큼은 말할 수 없어."
결국 나는 이름을 입에 댈 수가 없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름을 대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것들이 망가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기에 내가 선택한 건 결국 묵비였다. 감고 있던 눈을 뜬 후에 살며시 뜨자 태현이의 얼굴이 보였다.
마음 같아서는 눈동자를 돌려서 주아를 바라보고 싶었지만, 차마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지금 주아를 바라보면, 정말로, 정말로 아주 큰 실수를 범할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한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주아와의 관계에 집착을 하는걸까? 물론 정말로 친한 소꿉친구이기에 소중한 존재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이상으로서 지금의 관계가 무너지는 것을 겁내고 있는 것 같았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아.
어쩌면, 나 말이야..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지. 아니, 정말로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지.
"벌칙을 받아야 한다면 순순히 받을게. 딱밤 맞는거였지?"
머리속에 떠오른 하나의 가설. 그 가설이 밖으로 세여나가지 못하도록 난 빠르게 말을 돌렸다. 그리고 당당하게 이마를 손으로 깠다. 엄청나게 아프겠지만, 그래도 여기서 실명을 밝혀서 뭔가가 엉망진창이 되는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와 동시에 뭔가 마음속이 복잡해진건, 잠시 미루는게 좋겠지. 아무래도?
//옆동네에서 스레가 사라지는것을 보고, 2판이 사라지는것을 보고, 그리고 시트스레조차도 사라져버린 것을 보고서 씁쓸한건 마찬가지에요. 정말로 많은것들이 사라져가는 기분이니까요. 주아주 말대로 저와 주아주는 옆동네에서 처음으로 만났고, 지금까지 그 연을 이어가고 있으니까요.
어쩔수 없다는건 알지만 아쉬운 감정이 커져가는 것도 사실이에요. 정말로, 피난민이 된 기분이네요.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죠. 이런다고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아닐테고요.
그건 그렇고, 이 상황 처음 하자고 할땐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는데 건우가 생각보다 빠르게 자신의 마음을 인식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건우가 신경쓰이는 이의 실명을 밝힐순 없겠죠. 역시! -
53 주아, 태현 - 건우 (39329E+51) 2016. 7. 3. 오후 3:17:51건우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대답이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할 것 없이 미친 놈 소릴 듣기 충분하다는 것을 태현은 조금도 신경쓰는 것 같지 않았다.
"내가 뭐랬니, 저 녀석은 시한폭탄이라니까? 입만 다물고 있으면 나름 괜찮을지도 모를텐데 꼭 지가 지 이미지를 스스로 망쳐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민주의 모습에 그냥 멋쩍게 웃어버린다.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저런 모습이 태현이의 매력이니까 말야.
실제로도 태현은 주위의 한심스런 눈초리에도 상관없이 게임을 이어서 진행한다. 건우를 향해 이상한 주문을 외우고 그 기운을 가득 담아 돌린 태현의 물통은 정말로 제 주인을 위하려는 듯, 정확히 건우를 가리킨다.
"...!"
그 모습에 놀란 것은 자신 뿐만이 아니었다. 주위의 모든 아이들이 환호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태현은 정말 얄밉게도 그 질문을 피해가지 않고 돌직구로 던진다. 그리고 그에 따라 모든 시선이 일제히 건우를 향한다. 그건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눈을 돌리려고, 건우 쪽을 바라보려고 하지 않았으나 도저히 몸이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조금 멍하니 그를 바라보는 것일뿐.
건우는 그 어디에도 눈길 하나 주지 않은 채, 그저 눈을 감아버린다. 그런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흑장미를 신청할까? 아니, 아니야. 그건 할 수 없어. 지금 상황에서 흑장미를 신청했다가는 건우는 더더욱 난처해질 것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렇게 생각하자 숨이 턱 막혀오는 기분이었다. 스스로가 너무나도 한심했다. 건우를 곤란하게 하고싶진 않았지만, 그래도 솔직히 조금은 건우가 신경쓰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다. 정말, 이기적이네. 나.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고 마음속으로 자조하는 동안, 건우가 천천히 말을 하는 것이 들린다. 그것을 듣고는 있지만, 차마 시선을 위로 올려 건우를 바라보지는 못한다.
지금 봤다간, 무너져버릴거야. 모든 것이. 지금 자신의 상태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이 가능할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건우의 진심을 마주할 시간. 피할 수가 없었다. 도망칠 수도 없었다.
그저, 그저, 조용히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뿐. 고개를 아래로 숙인 채 두 눈을 꼬옥 감아버린다. 이제, 나는...
...그러나, 대신 들려오는 건 이름이 아닌, 미안하다는 사과였다. 그에 놀라 멍하니 고개를 들고는 건우를 바라본다. 우리 반에 있기는 하지만, 실명을 밝힐수는 없다면서. 대신 벌칙을 받겠다고 이마를 까는 그를 그저 아무 말없이, 가만히 바라본다.
"아오!! 최건우, 너 진짜!! 그렇게 뜸들이다가 하는 말이 고작 그거야?! 우리 반에 있다는 걸로 끝내다니! 적어도 초성 힌트는 줘야지!"
"야야, 그래도 그 정도 정보라도 얻은 게 어디냐?"
"흐음, 그런가? 하긴 뭐, 우리 반 여자애들 다들 김칫국 좀 마시겠네~ 축하드리고, 이제 벌칙을 시행해볼까? 여봐라! 뭣들 하느냐! 지금 당장 저 죄인의 이마를 세게 때리거라!"
태현은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답답해하다가 옆에 있던 남자애가 달래자 나름 진정하고는 자신의 머리에서 손을 뗀다. 꺄르르 거리는 여자아이들의 웃음소리 속, 평소대로 돌아온 태현은 마치 사극 놀이를 하듯이 건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는 건우의 양 옆에 있던 남자애들에게 지시한다.
"야, 우리 너무 원망하지마라, 최건우."
"금방 끝나."
위로 아닌 위로를 건우에게 건네며, 건우의 옆에 있던 남자아이들은 차례로 한 대씩 건우의 이마에 딱밤을 때린다.
따악! 따악!
확실히 남자애들이라 그런지 파워 자체도 센 편이지만, 진심을 다해 때린만큼 그 소리도 장난이 아니었다.
"으하하, 만족스럽구만! 건우 군, 수고 많았어~ 그럼 이어서 진행해보실까?"
능글능글. 마치 등 뒤로 악마의 날개가 보이는 듯한 태현의 모습에 조금, 몸을 움찔한다. 태현이, 무서워... -
54 주아주 (39329E+51) 2016. 7. 3. 오후 3:20:41응, 맞아요.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요. 이미 삭제된 것을 어떻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이렇게 건우주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 정말 다행이예요.
그나저나 저도 이 상황이 이렇게 건우의 자각 속도를 높일 줄은 몰랐는데, 정말 알 수 없네요. 아직은 긴가민가 하겠지만,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건우도 정말 많이 인식하게 된 것만은 확실해요! -
55 건우 - 주아, 태현 (99085E+56) 2016. 7. 3. 오후 3:54:48질문에 대답을 하는 순간, 주변 반응은 실망 반, 그럼 그렇지 반 정도로 뒤섞인 것 같았다. 아니, 실망한 분위기가 조금 더 큰 것 같은 느낌이 어렴풋이 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실명을 입에 거론하는 순간, 나는 정말로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게 될테니까.
이 마음. 누구의 허락도 없이 내가 멋대로 가져버리고, 내가 멋대로 고민하고 있는 것이기에,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다. 특히 그 대상자인 주아에게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겁쟁이라고 불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직 즐거운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언젠가 주아의 옆에 그 애가 정말로 좋아하는 이가 서게 되고, 내가 물러나게 되는 그 날까지는 함께 즐겁고, 친하고, 가깝게 지내고 싶었다. 내가 여기서 입을 다물어버리면 그것이 실현될 수 있었다. 확실하지도 않은 마음을 기반으로 행동할 수는 없었다. 그건 너무나도 무책임한 행동이다.
대답을 하지 않았기에 나는 벌칙을 수행해야만 했다. 스스로 이마를 까고서 나는 딱밤이 날아오는 것을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머지 않아 태현이의 사극투 명령에 따라서 내 옆에 앉아있는 애 2명이 차례대로 내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
소리가 큰 만큼 그 파워도 장난이 아니었다. 이를 꽉 악물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비명이 세여나올 것 같았다. 눈물이 핑 도는게 이런 기분일까? 맞은 부분을 오른손으로 꾹꾸 누르면서 나는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비명소리를 애써, 입 안으로 꿀꺽 삼켰다.
대답 한번 안했다고 이렇게까지 아프게 때리다니. 아우. 아파라!!
"너희 둘 다, 내가 딱밤 때리게 되면 각오해. 진짜로!"
위협 아닌 위협을 해보면서, 나는 빠르게 물병을 힘껏 돌렸다. 다음에 누가 걸리던지 그다지 상관은 없었다. 지금 중요한건, 내가 어떻게든 위기를 넘겼다는 사실이었다. 돌아가는 물병이 아니라, 주아를 살짝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순간 놀라서 다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아까부터 자꾸 주아를 나도 모르게 바라보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은 아니겠지? 조심하자. 최건우! 들키지 않기 위해서 딱밤까지 맞았는데 여기서 들키기라도 하면 꼴이 말이 아니잖아?
혹시라도 흔들릴까 싶어, 나는 더욱 더 마음을 강하게 다 잡았다. 들키면 곤란하니까.
진실게임은 계속해서 진행되었고, 몇번의 질문과 답변이 오갔고, 몇번의 딱밤 역시 오갔다. 정말 별의 별 질문들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서 반 애들이 진심으로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아주 잘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어느새 쉬는 시간이 코앞이 되었다. 시간상으로 딱 마지막 한번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방금 전에 질문을 받은 민석이는, 시간을 보더니 아쉽다는 톤으로 모두에게 말했다.
"야. 시간 너무 빨리 지나가는거 아니야? 뭔가 아쉬운데?"
"어쩔 수 없잖아.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니까."
"그것도 그렇지! 그런고로 마지막 질문은.. 음.. 그냥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로 가자! 마지막인만큼 깔끔하고 좋잖아?"
처음의 나처럼, 질문을 미리 지정하고서 민석이는 물병을 힘껏 돌렸다. 마지막 질문을 안고 있는 물병은 팽이가 돌듯이 정말로 빠르게 돌기 시작했고, 마지막인만큼 주변의 시선이 그 물병에 모이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마지막 질문을 받을 이가 누가 될지 궁금했기에 가만히 물병을 바라보았다. 1초, 2초, 3초.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물병은 천천히 그 움직임이 느려지다가 그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그 뚜껑이 가리키는 곳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주아였다.
"오! 유주아! 너야? 좋아! 빨리빨리 대답하고 이제 이 게임 끝내자!"
"......."
신이 나서 싱글벙글 웃으면서 주아를 바라보는 민석이와는 다르게 나는 순간 몸이 움찔했다. 방금전에 민석이가 걸었던 질문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 이 질문의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을 하건 그 답이 밝혀질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없다라고 바로 말을 하면 문제가 될 게 없지만, 그 이외의 행동을 하게 되면 그것은 곧 있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내가 확실하게 답을 한 것도 바로 이 이유였다. 물론 이것말고도 다른 이유도 많았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내 시선은 주아를 향했고, 그대로 고정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닫혀있는 주아의 입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왠지 모르게 심장이 움찔하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주아의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사실, 전부터 이 사안에 대해서 생각을 안해본 건 아니었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둘이서 놀러갔을때도 어느정도 느꼈고, 벚꽃놀이를 갔을때도 어느정도는 느끼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추측. 실제로 주아가 답한게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내가 추측하고 있었던 답이 밝혀지려 하고 있었다. 주아는 대체 뭐라고 답을 할까? 없다고 말할까? 그게 아니면...
정신을 차렸을 땐 나도 모르게 내 왼손에 있는 팔찌를 오른손으로 잡고 있는 상태였다. 무의식중에 한 행동에 나도 모르게 당황해버렸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긴장하는거지? 주아 정도면 평판도 좋고, 나이도 나이니까 좋아하는 이가 있을 수도 있는거잖아. 그런데 어째서..? -
56 주아 - 건우 (39329E+51) 2016. 7. 3. 오후 4:46:10건우의 매우 미묘하게 핵심만을 피해간 대답에, 태현은 처절하게 응징해주겠다는 듯이 명령을 내렸고, 그에 맞춰 건우의 양 옆의 남자애들은 세게, 아주 세게 딱밤을 때린다. 울려퍼지는 강한 소리에, 건우도 맞은 부분을 손으로 꾹꾹 누르면서 나름대로의 위협을 해보기도 한다.
"어이구, 무서워라~"
"어디 한 번 최선을 다해봐."
건우가 힘껏 돌린 물병을 바라보며 건우를 때렸던 남자아이들 두 명은 짐짓 무서운 척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한다. 조금 심란한 마음을 뒤로 한 채 그런 그들의 모습을 살짝 웃으며 바라보다가 건우가 자신을 살짝 바라보다가 다시 빠르게 고개를 돌리는 것을 눈치챈다.
응? 방금 뭐야? 순간 상황파악이 되지않아 멍하니 건우를 바라본다. 왜... 갑자기 그렇게 고개를 돌려버리는거야? 평소에는, 그런적 없었잖아. 조금 이상하고 불안한 마음.
그러나 직접 입 밖으로 소리내어 건우에게 물을 수는 없었다. 용기도 없었거니와, 숨쉴 틈도 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진실게임이, 전부 자신에게 그럴 틈도 주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중간중간 살짝씩 건우 쪽을 바라보기는 했지만, 혹시나 오해를 받을까 싶어서 오래 쳐다보지는 않고 다시 고개를 돌려 게임에 참가한다.
정신없이 빠르게 이어지는 질문과, 대답과, 돌아가는 물통들. 웃고, 때리고, 맞는 와중에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은 건우가 신경쓰여 조금 불편하게 앉아있다. 물론, 겉으로는 전혀 티를 안 내고 태연한 모습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그러다가 어느새 곧 수업 시간이 끝나기 몇 분 전. 마지막으로 물통을 돌리게 된 민석은 깔끔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 로 질문을 정하기로 하고는 세게 물통을 돌린다. 빙글빙글. 이제 저것이 멈추고 누군가가 대답을 하게 되면, 이 게임은 끝이 나는 것이다. 그럼 이제 내게 남은 것은...
조금 기운없는 눈빛으로 서서히 멈추는 물병을 아무런 감정 없이 내려다본다. 지금, 물통은 자신의 눈 속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생각나는 것은 오로지, 건우가 신경쓰이는 사람이 우리 반 안에 있다는 것.
도대체 누굴까? 개성이 강한 자신들의 반이니만큼, 한번에 누군지 맞힐 수는 없었다. 혹시, 민주일까? 아니면 혜린이? 어쩌면 소은이일지도 몰라. 같은 반의 여자아이들을 한 명씩 떠올려본다.
그래도 말야, 조금은. 아주아주 조금쯤은.
...나였으면 좋겠다.
자신이 그렇게 생각을 마치는 것과 민석이를 비롯한 다른 모든 아이들의 환호 소리가 터져나온 것은 거의 동시였다. 자신에게 빨리빨리 대답하고 게임을 끝내자고 말하는 민석의 목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정확히 자신을 가리키고 있는 물통의 뚜껑을 내려다본다.
...자신이 걸릴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쩌지? 이젠 어찌해야하지?
"야, 유주아. 뭐하냐? 대답해야지."
"어? 어어? 으, 응. 나는..."
옆에서 민주가 팔꿈치로 쿡 찌르자 새하얘진 머리로 멍하니 입을 연다. 주위를 살짝 둘러보니 모든 아이들의 시선이 전부 자신을 향해있었고, 그 중에는 아주 당연하게도 건우의 시선도 있었다.
왠지 모르게 자신이 예전에 선물해준 팔찌를 다른 쪽 손으로 잡고 있는 건우의 모습을 아주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버린다. 어째서, 건우 너도...
겉으로 드러내면 선도부에게 걸릴까 싶어 와이셔츠 안으로 집어넣은 펜던트 부근을 양손으로 셔츠 위로 살짝 꾸욱 쥔다. 이 안에는 여전히, 그 때 넣은 벚꽃잎이 들어있었다.
나...도와줄 수 있나요? 말해도 될까요? 용기...내봐도 될까요?
눈을 감고 부적처럼 여기는 그 벚꽃잎과 펜던트에 마음 속으로 말을 걸어본다. 후우, 잠시 심호흡을 하고는 이내 서서히 눈을 뜨고는 민석을 바라본다. 그래, 이제는.
"응, 있어. 누구냐고는 안 물었으니까 안 밝혀도 되지?"
조금 빨개진 볼로 배시시 웃으며 폭탄발언을 한다. 건우처럼 우리 반에 있어, 라는 말도 할까, 하다가 그것은 말하지 않기로 한다. 이미 주위는 온통 웅성웅성하며 아수라장이 되었으니까.
"역시. 척보면 각이 나오긴 했다니까?"
"헐, 유주아 너! 누군데, 누군데?! 혹시 설마 이 형님?!"
"그건 비밀이라구, 태현아. 아, 종쳤다."
태현과 민주가 자신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더 캐내려고 했으나 마침 운 좋게도 그 때 딱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린다. 감사합니다, 타이밍 좋은 종소리에 속으로 감사 인사를 올린다. 자신의 대답에 여전히 저들끼리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진실 게임이 끝났으니, 모든 아이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헐, 이런건 널리널리 알려야 해! 5반 여러분~ 유주아가 글쎄, 좋ㅇ..."
"제발 입 좀 다물어, 강태현. 우리도 그만 돌아가자고. 주아야, 일어나자."
"응."
태현이 자리에서 일어나선 손나팔을 만들려고 하자 민주가 저도 몸을 일으켜서는 그런 태현의 등짝을 때린다. 그리고는 생긋 웃으며 자신에게 일어나자고 얘기한다. 그런 민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대답하곤 그제야 건우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우리도 그만 돌아가자, 건우야."
조금 신경쓰이는 마음은 한 구석으로 제쳐두고 작게 미소지으며 건우에게 얘기한다. -
57 건우 - 주아, 태현 (99085E+56) 2016. 7. 3. 오후 5:57:251초, 2초, 3초.
시간이 흘러가는게 정말로 느리게 느껴졌다. 마지막 질문인 좋아하는 이가 있냐를 답해야 하는 건 바로 근처에 앉아있는 주아였다. 여기서 흑기사를 자청해도 인정될리가 없었다. 나는 이미 이 질문에 대해서 답을 했으니 아마 그 누구도 나의 난입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침이 꿀꺽 넘어가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가 팔찌를 잡고 있는 것처럼 주아도, 내가 전에 사 준 펜던트를 양 손으로 꾸욱 쥐는 모습이 보였다. 눈을 감고 펜던트를 꾸욱 쥐는 모습에서 주아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 약간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마음이 움찔하는게 느껴졌다. 저 행동 하나에서 이미 주아의 답은 예상할 수 있었다. 바로 말하지 않는 모습. 그리고 펜던트를 꾸욱 쥐고서 눈을 감는 모습. 여기서 없다라고 답할 수 있는 이의 모습은 절대로 아니었다.
그렇다는 건, 주아는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
아니. 그래도 아직 확실하게 있다고 결정난 건 아니잖아? 진정해. 최건우.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일 뿐이잖아. 주아가 일부로 저런 모션을 취하는 걸 수도 있는거잖아? 갑자기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생긋 웃으면서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거잖아?
그렇게 마음 속으로 나도 모르게 중얼중얼거렸다. 혹시라도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세여나오는건 아닐까 싶어서 입은 일부로 꾹 다물었다. 왠지 모르게 시선을 피하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들었지만 그래도 난 시선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서는 주아가 무슨 답을 할지 꼭 듣고 싶었다.
그리고 마침내, 주아의 입에서 답이 나왔다. 주아의 답은 역시나 내가 예상한대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 그렇구나. 역시 있었구나."
절대로 저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진실게임이라서 확신하는게 아니었다. 배시시 웃는 모습. 그리고 빨개지는 주아의 볼. 그리고 특유의 분위기. 주아는 정말로 좋아하는 이가 있는 모양이었다. 사실 이전부터, 어느정도 짐작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그런게 아닐까 하는 모습을 나에게 주아는 보여줬다. 둘이서 카페에 갔을 때도, 그리고 3월초에 꽃놀이를 갔을때도, 주아는 몇번이고 나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내 가슴은 또 다시 뭔가에 의해서 강하게 조여오기 시작했다. 어째서? 주아가 누군가를 좋아하는게 잘못인 건 아니잖아? 오히려 나는 소꿉친구로서, 정말로 소중한 친구로서 주아의 사랑이 이뤄지기를 축복해줘야 하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조여오는거지?
숨이 턱 막혀오는 기분.
누군지 모를 이가 주아와 웃으면서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속에서의 주아는 너무나도 밝은 미소를 짓고 행복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절로 또 다시 가슴이 꾹 조여왔다.
아프다. 너무나도 아프다. 어째서 이렇게 아픈거지?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거리를 띄울 때가 다가왔기 때문일까? 주아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고 한다면 나는 더 이상 예전처럼, 가깝게 지낼수는 없는 일이었다.
소꿉친구. 그것은 정말로 친하고 소중한 관계지만, 반대로 말하면 오해를 받기 아주 쉬운 관계이다. 저렇게 밝게 배시시 웃을 정도면 주아의 마음은 틀림없는 진심이다. 누군지 모를, 주아가 좋아하고 있는 남자애에게 오해라도 받게 되면 그것만큼 주아에게 마음 아픈 일이 또 있을까? 주아를 위해서라도 이후, 나는 어느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만 할 것이다. 그래. 주아는 정말로 소중한 친구니까.
그 와중에 주아의 이상형을 떠올려본다. 키가 크고 목소리가 좋은 사람. 그 조건에 부합하는 이가 내가 아닐까란 생각을 살며시 하다가 나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어째서 나는 주아가 좋아하는 이를 듣고나서부터 이런 생각을 하는거야? 대체? 앞으로 거리를 둘 마음의 준비가 아직 덜 되어서 혼란스러운거면, 굳이 이런 생각까지는 안해도 되잖아? 그런데 어째서? 이런 생각을 하는거지?
"......아..."
한가지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까지 내가 동요하고 흔들리는 이유. 그리고 어렴풋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 그것은 어쩌면..... 하지만, 정말로 그런거라고 한다면, 나는 대체 어째야 하는거지?
"응? 아. 아. 응. 가야지."
머릿속이 너무나도 혼란스러운 그때, 나를 부르는 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서 제정신을 차리자, 어느샌가 아이들은 하나둘씩 자신의 자리로 이동하거나, 교실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주아는 나를 바라보면서 작게 미소지으며, 자리로 돌아가자고 말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태현이는 심하게 아파하고 있었고 몇몇 애들은 그 모습을 보고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넋을 놓고 생각을 한 모양이다.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정말로 길게 넋을 놓았던 모양이다. 이런 모습을 보이면 걱정할게 뻔했기에 나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짝 미소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쉬는 시간도 되었겠다. 자리로 돌아가야지. 언제까지나 놀 순 없으니 말이야."
애써 밝은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평소처럼 웃으면서 주아에게 말을 걸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늘 그랬던 것처럼 밝은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다.
있잖아. 주아야.
나, 정말로 말도 안되는 가능성을 떠올려버렸어. 그 가능성을 떠올리는건 좋다고 치는데, 그 이상 알기 위해서 생각하는 것은 무서워.
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잖아? 그런 상황 속에서 이 이상,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의 정체, 그리고 뭔지 모를 불안함의 정체. 그것을 더 이상 알기 위해서 들어갔다간, 정말로 너와의 모든게 끝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는 어째야 하는걸까? 이 알 수 없는 혼란감을 대체 어째야 하는걸까?
있잖아. 내가 혹시라도 너에게 이 모든걸 말하면, 그래도 넌 내 옆에 있어줄거야? 지금처럼 밝은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있어줄거야?
그렇게 말하지도 못할 말을 가슴에 중얼거리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늘 그랬듯이 밝은 미소를 짓고서.
//음. 일단 이렇게 막레를 하면 되는걸까요? 뭔가 엄청나게 여러가지 트리거가 작동되버린 느낌의 상황이었네요. 사실 이렇게까지 될줄은 몰랐거든요. 기왕 이렇게 된거, 건우도 좀 크게 자각을 시켜봤습니다! -
58 주아주 (39329E+51) 2016. 7. 3. 오후 6:14:39네, 여기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수고많으셨어요, 건우주!
우와... 뭔가 생각보다 훨씬 더 엄청난 상황을 만들어냈네요. 만약 건우가 자각을 한다 하더라도, 둘 다 용기를 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가 없네요. -
59 건우주 (99085E+56) 2016. 7. 3. 오후 6:27:12주아주도 수고하셨어요! 상황 돌리신다고 말이에요. 사실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습니다만, 역시 상황적 변화가 생기면 뭔가 크게 벌어지는 모양이네요. 이게 아마 6번째 상황이었던가요? 뭔가 착착착 진행되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사실 1:1을 하면서 6번째 상황까지 가본적이 없어서 뭔가 신기한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아마 건우라면 자각을 하게 되면 조금 갈등을 하다가, 모든걸 다 박살내버릴 각오로 부딪치지 않을까 싶어요. 뭐, 이미 엄청나게 많이 자각해버린 것 같지만요. 아직은 인정을 안하고 있지만요.
사실 건우보다는 주아가 너무나도 안쓰럽네요. 뭔가 이번 일로 마음 고생을 많이 할 것 같다는 느낌이에요. 서로간에 거리를 띄우려고 어색해지지 않을까 싶어지네요. 예를 들면 늘 같이 하는 아침 등교도 따로따로 하게 된다던가. 그러다가 서로 한숨을 내쉬고.. 음. 진실게임을 제안한 태현이가 나쁜걸로 칩시다!
음. 다음 상황을 한다고 한다면, 역시 언제까지나 어색한 분위기가 계속 될 순 없으니까 그 어색한 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뭔가가 필요하려나요? 주아는 잘 모르겠지만 건우라면 지금 상황에서는 확실하게 거리를 두려고 할테니까, 그것을 알아채고서 주아가 따로 불러낸다거나, 혹은 산책 도중에 만나게 되서 그 관련으로 대화가 오간다던가 식의 상황은 어떨까요? 아마 분위기에 따라서는 조금 크게 말싸움이 일어날지도 모르겠지만요. -
60 주아주 (39329E+51) 2016. 7. 3. 오후 6:38:31사실 저도 이렇게 오랫동안 1:1을 해본적이 없어서 정말 신기해요. 그것도 마치 앞에 길을 미리 놔둔 것마냥 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말이예요.
물론, 아직 건우가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아도 겪었던 과정이기도 하고 꽤 많이 자각한만큼 잘될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주아는...음, 마음고생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런 것을 각오하고 용기를 내어 밝힌 것이니까요. 어떻게든 이겨낼거라고 생각해요. 결론은 태현이 악마! 남캐는 잘 못 돌려서 주아주를 걱정하게 만들고는 건우와 주아 사이에 어색한 상황까지 만들어버리다니!
으음... 사실 둘이 크게 한 번 싸우는 상황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이게 이런 식으로 연결될 줄은 전혀 몰랐네요. 그럼 진실게임 이후로 어색하게 지내던 중 점심을 먹고 난 후 각자 따로 산책하다가 우연히 마주쳐 대화를 나누는 상황으로 할까요? -
61 건우주 (99085E+56) 2016. 7. 3. 오후 6:48:41이제와서 밝히는거지만, 정말로 마지막으로 1:1을 구하는 거였거든요. 그때 구할때. 그 이후로는 다시는 구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상태였거든요. 이번에도 초기에 깨지거나, 상황 3개쯤 돌리고 사라지면 그냥 운명이거니 하고 완전히 발을 땔 생각이었는데, 주아주같은 멋진 파트너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에요.
이왕 이렇게 된거 저나 주아주가 1:1의 멋진 사례로서 기억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수많은 1:1이 중간에 끊어지거나 사라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몇개 정도는 계속 이어져도 나쁠건 없잖아요? 새삼스럽지만 돌아와준거 정말로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요!
사실 싸움에 대한 것은 저도 한번 생각해 본 적은 있어요. 아무래도 소꿉친구라고는 해도 타인이니까 생각이 안 맞는걸테도 있을테고 삐걱대는 것도 있을테니까요. 이왕 이렇게 된거 이걸로 연결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뭐, 꼭 싸워야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늘 그랬듯이 상황에 맞게 돌리면 좋은 장면, 멋진 장면이 나오지 않겠어요? 주아주가 제안한 상황쪽으로 한번 해보도록 해요.
어쩌면 이런 장면 하나하나가 이후에 또 멋진 장면으로 연결될지도 모르죠. 음. 돌린다고 한다면 선레는 제가 쓰는걸로 할게요. 괜찮을까요? -
62 주아주 (39329E+51) 2016. 7. 3. 오후 7:01:25세상에... 잠시 저 좀 놀라도 될까요? 저도 정말로 마지막으로 1:1 구하는 스레에 들어갔던 거였거든요. 이번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1:1을 돌리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조금씩 생각해왔던 거지만, 건우주와 저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닮은 것 같아요. 정말, 진심으로요.
네, 우리 같이 꼭 멋진 1:1 사례로 기억되기로 해요.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건우주와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이렇게 기다려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릴게요!
확실히 건우주의 말대로 상황에 맞게 돌리다보면 멋진 장면이 나오곤 했지요, 지금까지도 전부 그랬던 것처럼 말이예요. 그럼, 선레는 부탁드릴게요, 건우주. 정말 고마워요! -
63 건우주 (99085E+56) 2016. 7. 3. 오후 7:10:57놀라는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마지막에 만난 인연이라니. 이런 인연도 다 있군요. 뭐라고 해야할까? 진짜로 놀랐습니다. 주아주 말대로 확실하게 닮은 부분이 많네요. 1:1을 할때마다 상대가 말 없이 떠나버렸고, 마지막으로 구해본 것도 그렇고 말이에요.
그 이외에 상대를 굳건히 믿는 것도 닮았다는건 약간 억지로 붙히는게 되는걸까요? 아무렴 어떤가요! 저는 좋은 파트너를 만나서 기분이 좋은걸요! 이 1:1이 저와 주아주에게 있어서 훌륭한 추억거리가 되길 비는 바에요.
그럼 천천히 써보도록 할게요! 이번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수도 있기에, 천천히 기다려주세요! -
64 주아주 (39329E+51) 2016. 7. 3. 오후 7:21:21아니요, 적어도 저는 억지로 붙이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부 맞는 말인걸요. 저도 이 1:1이 저희들에게 있어 멋진 추억이 되기를 바래요, 진심으로.
네, 너무 부담 가지지 마시고 천천히 써주세요! 사실 저도 이제부터 또다시 조금씩 답레가 늦어질 것 같아서... 그냥 둘 다 너무 부담 가지지 말고 즐겁게 즐겨요!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예요. -
65 최건우 - 학교 뒤쪽 (99085E+56) 2016. 7. 3. 오후 8:04:34평소와 다를바 없는 하루가 오늘도 시작되었다.
4교시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나는 교실 밖으로 빠르게 나간 후에 점심밥을 먹었다. 평소라면 주아와 같이 먹었겠지만 요 근래 나는 혼자 먹거나, 혹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서 점심을 먹었다. 그 이외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요 근래 있었다. 역시 가장 큰 변화는 요즘은 주아와 같이 등교하는게 아니라, 따로따로 등교를 한다는 것이었다. 요즘은 주아가 우리 집으로 오기 전에, 지우에게 먼저 갔다고 전하라고 시키고서 혼자서 학교로 등교하고 있었다.
그 원인은 다름 아닌 얼마전에 있었던 진실게임 때문이었다. 그 게임에서 주아는 확실하게 말했다. 좋아하는 이가 있다고. 그 배시시 웃는 표정과 빨개지는 볼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었다. 누가 봐도 진심으로 상대를 좋아하는게 잘 드러나는 표정. 만약에 그 모든게 연기라고 한다면 주아는 지금 당장, 배우의 길을 걸어도 무방할 것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지금 이 행동이 옳지 못하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다. 주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늘 함께였던 소꿉친구가, 정말 말 그대로 매일매일 같이 다니던 소꿉친구가 갑자기 거리를 띄워버린 셈이었다. 주아에게는 그야말로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버티기가 힘들었다. 언제나 함께였던 주아는 이미 좋아하는 이가 있다. 절로 배시시 웃을 정도로 좋아하는 이가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그 애를 축하해줘야만 한다. 그리고 그 애가 잘 되도록 뒤에서 도와줘야만 한다. 지금까지 늘 그렇게 생각해왔다. 이런 생각을 한두번 한것도 아니고 매번, 매번 해온게 다름 아닌 나다.
머릿속이 너무나도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다. 나에겐 좀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대체 내가 느끼는 이 혼란함은 무엇이며, 주아의 옆에 누가 서 있는걸 생각할때마다, 정확히는 그 누군지 모를 이에게 미소를 내보이고 행복해할 주아를 떠올릴때마다 아파오는 이 마음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아직 더욱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알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커져만 갔다. 힘들다. 너무나도 힘들다. 그리고 동시에 너무나도 아팠다. 정말로 모든 것이 쨍그랑하는 소리와 깨져버릴 것만 같았다.
이 혼란스러운 마음을 어떻게든 정리하고 싶어서, 나는 점심을 먹자마자 같이 먹은 애들에게 먼저 가본다고 말하고서 홀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학교 뒤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여름이 코 앞이라서 그런걸까? 조금씩 더워지는게 느껴졌다. 새학기가 막 시작되었을땐 너무나도 따뜻했는데 그 봄의 기운은 서서히 사라져가고, 여름의 손길이 점점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까진 따뜻함이 남아있었기에 땀을 흘릴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이 따뜻함도 앞으로 한달 정도면 완전히 사라져버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가 되면 내가 입은 교복도 하복으로 바뀌게 되겠지?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정처없이 걸어가면서 살며시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을 느껴보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옆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내 옆엔 주아가 있었을텐데, 지금은 내 옆에 아무도 없었다. 씁쓸한 미소가 입에서 흘러나오는게 느껴졌다. 먼저 거리를 띄워버린건 나면서, 왜 무의식중에 주아를 찾는걸까? 이제 주아의 옆엔 내가 있으면 안되는걸.
"하늘 아래. 펼쳐지는 너와의 거리가..."
나도 모르게 느껴지는 허무함을 달래보고자 조용히 입을 열어 노래를 불러보았다. -
66 주아 - 건우 (29637E+53) 2016. 7. 3. 오후 9:04:08"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유주아, 너 솔직히 말해봐. 최건우랑 싸웠어?"
"ㅁ, 뭐?"
이번에도 역시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맛없는 점심을 먹고 급식실을 나서서 교실로 돌아가던 중, 민주의 갑작스런 질문에 크게 당황해서는 민주를 향해 돌아본다.
"아니, 그렇잖아? 언제나 같이 등교하곤 했으면서 요즘 들어서는 건우 녀석, 혼자 먼저 교실에 들어오곤 했으니까. 게다가 요즘 들어 너네들 전만큼 붙어있지도 않고 말야."
"......"
꽤나 날카로운 민주의 분석에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러고보면, 확실히 그랬다. 이상하게 진실게임을 한 이후로, 건우는 미묘하게 자신을 피하고 있었다. 처음 한 두번은 착각이겠거니, 싶었지만 그것이 반복되고, 매일매일을 혼자 등교하게 되면서 건우가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 할 수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냥 정말로, 갑자기. 갑자기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었다. 건우가 자신을 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자신도 어쩌다보니 건우에게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뭐, 아무튼 인상 좀 풀어. 싸운 게 있으면 화해하면 되지! 뭘 풀죽고 그러냐?"
"으응... 고마워, 민주야. 저기, 나 잠깐 산책 좀 하고 올게."
"같이 가줄까?"
"아냐, 혼자 가고 싶어서 그래. 갔다 올테니까 먼저 교실 들어가 있어도 돼."
"...알았어. 그럼 갔다 와."
자신을 격려해주는 민주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후에 혼자 산책 가고싶다는 뜻을 밝힌다. 민주는 조금 찜찜한 표정을 하면서도 갔다 오라며 손을 흔들어준다. 민주가 걱정하지 않도록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똑같이 손을 흔들어준 후, 학교 건물 바깥으로 나온다.
"......"
타박타벅. 천천히 옮기는 발걸음. 복잡하고 답답한 기분이 들 땐, 산책이 제일이었다. 목적지는 정하지 않은 채, 그저 계속해서 발걸음을 내딛는다. 이대로, 나는 어디로 갈까. 길을 잃어버릴까? 학교의 끝까지 걸어갈까? 발걸음을 돌려 교실로 돌아갈까?
모르겠어. 난 전부 모르겠어, 건우야. 너랑 함께 있으면 무서울 것이 전혀 없는데, 지금은... 너무 불안해. 무서워. 두려워...
자신의 옆에 있지 않은 건우를 아무리 속으로 불러봤자,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정말, 정말로.
"...외로워."
가만히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조용히 중얼거린다.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보고싶어.
그리고 그 순간, 희미하게 한 노랫소리가 자신의 귓가에 들려온다.
"...!"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 언제나 들어왔던 이 목소리를 자신이 모를리가 없었다. 급하게 노랫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서서히 달린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폐가 터질 것만 같았지만, 상관없었다. 오로지, 목소리의 주인을 보고싶다는 마음 뿐이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서서히 노랫소리는 크게 들려왔고, 저 쪽에 아주아주 익숙한 한 사람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을 보자마자 눈물이 핑 돌 것 같았지만 울 수는 없었다. 대신, 조금 더 빨리 달리기 시작한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거리. 드디어, 드디어...
"건우야!"
...만났어. 그의 등을 가볍게 치며 건우의 이름을 부른다. 방금까지 뛰어와서인지 거친 숨을 내쉬면서도, 머리가 약간 헝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신경도 안 쓴다는 듯, 밝게 웃는다.
"너도 산책 중이었던거야? 같이 하자~" -
67 건우 - 주아 (99085E+56) 2016. 7. 3. 오후 9:40:57마음 속에 차오르는 허무감과, 머릿속을 괴롭히는 혼란. 그 모든 것을 날려버리기 위해서 노래를 부르자, 조금은 속이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에, 정말로 속이 시원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통해서 잠시동안, 적어도 노래를 부를 동안만 허무감과 혼란을 덮는것에 지나지 않았다. 한 소절, 한 소절. 멜로디에 맞춰서 천천히 부르는 동안 나도 모르게 가장 먼저 떠오른건 역시 주아의 얼굴이었다.
내가 이렇게 노래를 부르면 주아는 언제나 흥미롭게 들어줬고, 그에 대한 감상평을 말해주고, 진심으로 좋아해주고 응원해줬다. 아마, 지금도 내 옆에 주아가 있었다면 늘 그랬듯이 노래를 들어주고, 감상평을 말하고, 좋아해주고 응원해주겠지.
그렇지만 지금 이 노래를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당연히 옆에 있어야 할 애가 옆에 없었다. 들어주는 이 하나 없는 노래를 나는 그저 조용히 계속해서 불렀다.
없다는걸 알면서도 자꾸 옆을 보게 된다. 지금은 이 노래를 들어줄 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옆에서 들어줄 이를 찾게 된다. 정말로 익숙하다는게 이렇게까지 무서운건지는 이전에는 전혀 몰랐다. 지금 이곳엔 나 혼자밖에 없다는걸 잘 알고 있는데, 자꾸 무의식 중에 옆을 돌아보게 된다.
내 이름을 부르는 주아의 목소리가 문뜩 그리워졌다. 조금 거리를 띄우는게 좋다고 생각되서 등교를 같이 하는것도 그만두고, 학교에서도 살짝 거리를 띄우고, 밥을 먹을때도 혼자서 먹는 등, 나름대로 노력했다. 이상한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언젠가 있을 '떨어져야 하는 순간' 을 대비하고자 함도 있었다. 좋아하는 이와 이어지게 되면, 나는 자연스럽게 떨어져야만 했다. 그것이 기본적인 매너였다.
하지만 너무나도 많이 들어서, 정말로 오랫동안, 십년 이상을 들은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자꾸 귀에 익었다. 예를 들면 지금도....
"......?"
어라. 갑자기 진짜로 들린 것 같은 느낌이...
나도 모르게 주아의 목소리가 그리워진걸까? 분명히 생각만 했을 뿐인데 진짜로 뒤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어째서? 이 정도로 나는 주아의 목소리가 그리웠던걸까?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점점 커져오는 발소리, 내 등을 가볍게 치는 느낌, 그리고 익숙한 얼굴.
어느샌가 주아가 내 근처에 와 있었다. 한참을 뛰어온걸까? 주아는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고 머리가 살짝 헝클러져있었다. 대체 얼마나 뛰어왔으면 이렇게까지...
"....유주아?"
잠시동안 멍하게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 표정과는 반대로, 주아는 너무나도 밝게 웃고 있었다. 늘 보는 밝은 미소. 그래. 주아는 이렇게 내 옆에서 나를 보면서 웃어줬다. 그러면 나는 그 웃음을 보고서 덩달아 웃거나,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장난을 치고, 그러면 주아는 또 그에 대해서 반격을 하고 그렇게 즐겁게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었다.
바로 옆에 보이는 주아의 얼굴이 너무나도 반갑게 느껴졌다. 사실상 같은 반이라서 매일매일 보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반갑게 느낄 정도라니. 그만큼 나와 주아의 심리적인 거리는 멀어져 있었던걸까?
산책을 하자는 제안이 이어 들려왔다. 평소라면, 여기서 고개를 끄덕이고 노래를 계속 불러주면서 난 주아와 함께 산책을 즐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여기서 이 제안을 받아버리면 난 필시, 또 흔들리고 말 것이다. 언젠가 있을 떨어져야 할 시기를 위해서라도, 주아가 엉뚱하게 오해를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래서 나 역시도 힘든걸 감수하고 이렇게 거리를 두지 않았던가.
나는... 나는...
"음. 미안해. 지금은 혼자서 조용히 산책을 하고 싶거든. 다음번으로는 안될까?"
애써 가벼운 미소를 내보이면서, 살짝 손을 뻗어, 헝클어진 주아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정리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머리카락이 헝클어지게 하면 어떡하냐. 주아야. 누군진 몰라도 그 사람이 보면 정 떨어져. 그리고, 무엇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다른 남자애와 같이 다니면 오해 받아. 알고는 있는거지? 주아야?
"그러고 보니, 대화를 안한지도 좀 된 것 같네. 별일은 없는거지? 하하. 같은 반인데 이런걸 묻는것도 좀 이상하려나?" -
68 주아 - 건우 (42087E+54) 2016. 7. 3. 오후 10:14:40자신이 밝게 웃으며 건우를 부르자 건우는 잠시동안 멍하니 자신을 바라본다. 평소라면, 똑같이 밝게 웃어주며 인사를 해줄텐데. 왜 오늘은 이렇게 웃지도 않고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지 정말 알 수가 없었다. 혹시...혹시 말야. ...내가 싫어진거야...?
순간 드는 아주아주 불길한 생각에 표정이 서글퍼질 뻔했으나, 어쨌든 오랜만에 만난 듯한 반가움에 겉으로는 여전히 밝은 모습을 유지한다. 그리고는 같이 산책하자고 건우에게 제안한다.
대화를 나누며 걷다보면, 평소처럼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건우는, 예상치도 못하게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 말에 순간 조금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건우는... 웃고 있었다. 가볍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애써 짓는 표정이라는 것을 바로 눈치챌 수가 있었다. 그가 손을 뻗어 자신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정리해주는 와중에도, 멍한 표정은 풀리지 않는다.
아닐 거라고 부정해왔어, 건우야. 네가 냘 피하는 게 아닐 거라고 믿어왔어. 그런데... 그런데 어째서?
어쩌면 건우는 정말로, 혼자서 산책을 하고 싶은 거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평소와 너무 다른 느낌이야. 응, 여자의 감은 전부 다 맞는 것은 아니야. 그렇지만 지금은...
이어서 건우가 별일은 없냐고 가볍게 묻는 말에도 한동안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 없이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슬쩍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한다.
"...응. 별일 없어. 정말, 아무 일 없어."
거짓말. 자신은 예전부터 거짓말이 매우 서툴었다. 그동안 별일이 없을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제일 큰 변화가 바로 너인걸, 건우야.
"...저기, 건우야. 혼자 산책하려는 거 방해해서 미안해. 그렇지만 지금 잠깐만 같이 얘기할 수 있을까? 묻고싶은 것이 하나 있어."
와이셔츠 속에 넣고다니는 펜던트를 한 손으로 꾸욱 쥐고 여전히 고개로 돌린 채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건우에게 얘기한다.
물어도 될까? 건우나 나, 둘 다 상처받는 것은 아닐까? 용기를 낼 수 있을까? 혹시 건우와 다투게 되는 건 이닐까?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어색하게, 답답하게 있을 수만은 없어. 사귀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어. 적어도, 적어도. 친구로서라도 남아있고 싶었단 말야.
무언가 울컥한 감정이 북받쳐 올라올 것만 같았으나 최대한 꾹 참고 고개를 다시 돌려 똑바로 건우를 마주본다.
"...내가, 내가... 뭔가 잘못한거지...?"
조금 떨리는 목소리. 안돼, 유주아. 여기서 울면 안돼. 최대한 평소처럼 장난스레 물으려 했으나, 이미 자신의 표정과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도저히 평소처럼 웃을 수가 없었다. 그래, 전부. 전부 내가 잘못한 거일거야. 건우가 아무 이유 없이 저렇게 변할리가 없어. 전부...전부... -
69 건우 - 주아 (99085E+56) 2016. 7. 3. 오후 10:40:36"거짓말 하지 마. 너와 지낸 시간이 얼마인데. 거짓말 하는걸 모를리가 없잖아."
주아는 어렸을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거짓말을 하는게 너무나도 서툴렀다. 지금만 해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조금 거리를 두고 며칠 동안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눈에 훤히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게 중요하지 않았다. 나를 바라보는 주아의 표정이 더욱 더 신경 쓰였다. 마치 충격을 받은것처럼, 믿을 수 없는 것을 본 것처럼 멍하게 바로는 그 눈빛이 가슴에 푹 박혀오는게 느껴졌다.
살며시 내 시선을 피하는 모습. 평소의 주아라면 여기서 내 시선을 피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불안해하는 듯한 모습. 그 모습을 보고서 온 몸이 움찔했다.
이어 들려오는 말들 역시 전부 하나같이 내 가슴을 푹푹 찔러왔다.
자신이 잘못한거냐고 묻는 모습에서 나는 정말로 크게 놀랐다. 왜 이런 결론이 나오는거야? 주아야? 네가 잘못한게 뭐가 있다고? 넌 잘못한게 없는데 왜 잘못한게 있는거냐고 그러는거야. 잘못한거 없어. 너는.
그렇게 말해줘야하는데,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해줘야하는데, 입이 열리지 않았다. 전에 내가 사줬던 로켓 펜던트, 그것을 꾸욱 쥐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살며시 들어서 나를 마주보는 눈빛, 그리고 누가 봐도 떠는게 확실한 가려한 목소리. 가라앉아버린 표정. 마치 울기 일보직전이 아닐까 우려되는 분위기.
그 모든 것들이 내 가슴을 푹푹 찔러서 칼집을 내고 있었다. 너무나도 아팠다. 아파서 제대로 마주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시선을 피할 순 없었다. 주아는 저렇게 나를 마주보고 있는걸. 내가 여기서 시선을 피해버리면, 그건 정말로 비겁한 짓이었다.
적어도 나는 비겁한 남자가 될 마음은 없었다.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고, 힘들고, 쓰렸지만 나 역시도 주아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절대로 피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했다.
우선 어디서부터 대답하는게 좋을까?
일단은 주아에게 잘못한게 없다고 대답하는게 맞겠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건진 모르겠지만 잘못한거 없어. 누가 너에게 나한테 잘못한게 있다고 가르쳐준거야? 왜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일단은 그것부터 확실하게 다 잡기로 했다.
사실 어느정도 예상하는 건 있었다. 주아가 갑자기 이렇게 말할만한 이유. 그건 아마도 내가 주아와 조금 거리를 두었다는 변화 때문일 것이다. 자신이 잘못한게 있어서, 내가 실망해서 거리를 띄운다고 생각한걸까?
확실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긴 했다. 만약 그걸로 주아가 마음을 아파하고 있다면 그건 내 책임이었다. 그러기에, 절대로 그런게 아니라고, 너는 잘못한게 없다고 가르쳐주기로 했다.
"다시 말할게. 넌 잘못한게 없어. 그러니까 울지 마. 절대로, 절대로 잘못한게 없으니까 혹시라도 네가 잘못한게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을 버려. 내가 이런걸로 거짓말 하는거 본 적 있어? 없잖아."
그래. 주아야. 넌 잘못한게 없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게 잘못일리가 없잖아. 난 그저... 너를 위해서 그런것 뿐인걸. 그러니까 울지 마. 부탁이니까. -
70 주아 - 건우 (84053E+49) 2016. 7. 3. 오후 11:17:33"......"
역시나. 아무 일 없다고 하는 자신의 서투른 거짓말이, 건우에게 통할리가 없었다. 건우는 날카롭게 그것을 정확히 지적했고, 더이상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 직접 부딪혀보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몰라.
그런 생각으로 시선을 피하고는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마음 속에 품어왔던 자신의 질문을 그대로 건우에게 이야기한다. 조금씩 목소리가 떨리는 게 느껴졌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은, 울지 않으려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으니까.
그래도 최대한 침착하게, 담담하게 행동하려 펜던트를 꾹 쥐고는 고개를 다시 돌려 건우를 똑바로 마주본다. 건우와 눈이 마주친 순간, 또다시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지만 애써 꾸욱 삼켜버린다. 조금만 더 버텨, 유주아.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거, 네가 제일 잘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이어서 건우는 자신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며 자신은 잘못한게 없다고 얘기한다.
"......"
그런 그의 말에, 그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건우를 바라보기만 한다. 꾹 닫은 입은 여전히 열릴 줄을 모르는 듯이 떨어지지 않았고, 한 번 가라앉은 표정은 도무지 다시 밝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또다시 한번 더, 자신은 잘못한 게 없으니까 울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믿을 수 없어. 건우야. 내가 잘못 한 게 없다면, 네가 이렇게 변할리가 없잖아.
물론, 지금 자신을 위해주는 건우의 모습은 겉보기에는 변한 게 없어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은 알 수 있었다. 건우는... 더이상 예전의 그 건우가 아니야.
"...그럴리가, 없잖아."
건우의 말에 한참동안이나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간신히 입을 열어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내가 잘못 한 게 아니라면, 네가 나를 피할리가 없잖아... 사실 나, 알고있었단 말야. 네가 나를 피하는 거. 그렇지만 아닐거라고 믿어왔어. 그래서 이렇게 너를 만나서 얘기 해보려 했어. 그런데, 그런데... 지금도 너는 나를 밀어내려고 하고 있잖아..."
지금까지 속에 꾹꾹 담아 왔던 자신의 마음. 이렇게 건우에게 전부 다 밝혀도 될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제대로 된 이성적인 사고가 돌아가지 않았다. 오로지 제대로 생각할 수 있는 건,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건우 뿐이었으니까.
"괜찮아. 솔직하게 말해줘도 돼. 더이상 친하게 지내기 싫다고, 내가 싫어졌다고 솔직하게 얘기해도 돼, 건우야. 난 괜찮아. 화 안 낼게, 안 울게. 네가 그렇게 말해준다면 더이상 너를 귀찮게 하지도 않을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애써 밝은 표정으로 건우에게 웃어보인다. 응, 정말로.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깔끔하게 너의 옆에서 떨어질게. 더이상의 미련도 갖지 않고 내 마음을 정리할게. 네가 그렇게 말해주지 않는다면 난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너를 귀찮게 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네가 말해줘, 건우야. 네가 직접 말해줘. 절대 울지 않을테니까, 그러니까...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줘. -
71 건우 - 주아 (90267E+59) 2016. 7. 4. 오전 12:15:00잘못한게 없다고 말했건만, 주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입을 꾹 닫은채로, 계속해서 가라앉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주아의 모습은 계속해서 내 가슴을 찔러대기 시작했다. 왜 아무 말도 안하는건지 알 수 없었다. 내 말을 믿지 못하는걸까? 그래서 지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라앉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걸까?
한참이나 주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어색하면서도 답답한 분위기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가운데, 그 분위기를 깨버린 것은 다름 아닌 주아였다.
"......!"
그럴리가 없다는 한마디. 그 한마디가 주아가 내 말을 전혀 믿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주아의 말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말들은 또 다시 내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내가 자신을 피할리가 없다는 말. 자신은 그런게 아닐거라고 믿고 있었다는 말. 지금도 나는 자신을 밀어내려고 하고 있다는 말. 그리고 싫으면 싫다고 솔직하게 얘기해달라는 말.
그 모든 말에서 주아의 슬픔이 제대로 전해져왔다. 밝은 표정을 짓고 있지만 이건 애써 웃는 표정이었다. 나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애써 웃고 있는게 분명했다.
"......."
주아의 길고 긴 말을 들으면서 내 고개는 점점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확실히 나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주아와 조금 거리를 두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주아를 위한 행위였다. 좋아하는 이가 있기에, 그 애와 잘 되고, 행복해지길 바래서 내가 먼저 거리를 띄웠다. 어차피 주아가 누군가와 사귀게 되면, 좋아하는 이와 사귀게 되면 나는 떨어져야만 하니까. 언젠간 일어날 일을 조금 더 빠르게 수행한 것 뿐이었다.
하지만 그 행위의 결과. 주아는 금방이라도 꺼질것 같은 등불같은 모습을 나에게 보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모습. 하지만 울지 않으려고 애써 꾹 참는 모습. 그리고 내가 마음 아파할까봐 애써 웃어보이는 모습. 그런 모습들을 나에게 보이면서 내가 확실하게 할 것을 부탁하고 있었다.
난 잘못된걸까?
나는 그저, 주아가 행복해지길 바래서, 잘 되길 바래서 이렇게 한건데...
"친하게 지내기 싫을리가 없잖아. 싫어졌을리가 없잖아!"
정신을 차렸을땐 난 고개를 숙인채로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언성이 높은 목소리로 주아에게 말하고 있었다. 생각도 못한 그 목소리에, 나 자신도 놀라버렸다. 하지만 놀랐다고 해서 말을 여기서 끝낼수는 없었다.
난 비겁한 남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주아가 오해를 한다면 여기서 확실하게 오해를 풀면 될 일이었다. 물론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진 알 수 없었다. 애초에 나 자신조차도 내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그런 판국에 내 마음을 정면으로 충돌시켜도 되는걸까? 오히려 주아에게 민폐가 되는게 아닐까?
아니야. 뭘 고민하는거야. 당연히 충돌시켜야지. 주아는 지금 이렇게 힘들어하면서도 나에게 그 마음을 부딪쳐왔잖아. 그러면 나도 남자로서, 피할 순 없어.
고개를 들고서, 주아의 두 어깨를 꽉 잡았다. 그리고 살며시 내 쪽으로 끌어당기고, 품안에 살포시 안았다. 요 근래 거리를 둬서 그런걸까. 정말로 주아 자체가 너무나도 오랜만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상태에서 나는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널 싫어하거나, 친하게 지내기 싫을 일은 절대로 없어. 싫은 상대를 이렇게 안을 수 있을리가 없잖아. 일단 진정해. 주아야. 부탁이니까. 제대로 말 해줄테니까, 지금은 진정해줘. 응?"
가볍게 등을 토닥여주면서, 어떻게든 주아를 달래보래고 애썼다. 설명을 한다고 해도, 주아가 진정하고 난 뒤여야만 했다. 지금 어설프게 설명을 해도, 주아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실을 부정할 가능성이 너무나도 컸다.
"만약 이래도 내 말을 믿을 수 없다면, 날 밀쳐. 너에게는 그럴 권리가 충분히 있으니까."
거기서 말을 끊고서, 나는 주아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 나를 밀치건, 이대로 가만히 있건, 나는 모든걸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그것이 주아를 힘들게 해버린 내가 짊어져야 할 책임일테니까.
그거와는 별개로, 품 안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가 너무나도 편안하게 느껴졌다. 마치 혼란스럽고 허무함으로 가득찼던 내 마음을 살포시 안아주는 느낌이었다. 그 온기의 편안함에, 나는 애써 웃는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정말 너무나도 그립고 그리웠던 온기다.
//처음 기획은 싸움이었던걸로 기억하지만, 막상 돌려보니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로군요. 주아가 저러는것을 보니까 화를 못 내겠는걸요. 이러다가 건우 측에서 먼저 마음을 밝혀버리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어후.. 주아야. 내가 미안해!! -
72 주아 - 건우 (41857E+57) 2016. 7. 4. 오전 1:31:03길고 긴 침묵을 깨고, 조금씩, 천천히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한다. 스스로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성이 제어를 하지 않았다.
이 이상 더 말했다간 건우가 상처 받을지도 몰라. 지금 네가 뱉고있는 너의 말은 건우에게 충분히 상처를 입힐 수 있을만한 말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 척 하는거야?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탓하며 말을 걸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나도, 나도... 모르겠어. 지금 내가 왜 이러는지. 감춰야 하는데. 마음속으로만 생각해야 하는데.
자신의 말을 들으며 점점 고개를 아래로 내리는 건우의 모습을 보면서도, 도저히 말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미 한 번 터져나오기 시작한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말로써 밖으로 나왔다.
"......"
결국, 모든 자신의 생각. 특히, 싫으면 싫다고 얘기해달라는 말까지 내뱉고 나서야, 원망스러운 자신의 입은 다시금 꾹 다물어진다. 하하... 결국 전부 말해버렸구나. 정말 이기적인 아이야, 너. 결국은 너 스스로가 편하려고 건우에게 상처를 주는거잖아? 정말, 이기적이야.
겉으로는 애써 건우에게 미소를 보인 채로, 마음속으로는 스스로를 마구 비난한다. 이제 나는, 어떻게 될까. 건우는 뭐라고 대답해줄까. 자신은 건우가 그 어떤 말을 하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네가 싫어'? '더이상 가까이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 '미안해'?
그 어떤 것이라도 좋아. 난 괜찮으니까 말해줘, 건우야. 정말로, 나는 괜찮으니까. 그러나 자신의 말이 끝나고도 건우는 아무 말없이 그저 가만히 서있기만 한다. 왜 그러는거야, 건우야? 도대체 왜?
결국 무언가를 더 말하려고 달싹이던 입은, 갑자기 언성이 높아진 건우의 목소리에 그대로 멈춰버린다.
"...!"
건우가...떨고 있어.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로 떨고 있어. 이런 모습은...처음이야. 멍하니 그런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 스스로도 놀란듯한 모습. 건우가 언성을 높이는 일은 드물었다. 아니, 거의 없었다. 그런데, 그런데 지금은.
"건ㅇ..."
건우의 이름을 부르려던 그 순간, 건우는 자신의 양 어깨를 꽉 잡더니 그대로 저의 품 속에 자신을 안는다. 순간,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듯 멍하니, 가만히 그의 품 속에 안겨있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신을 달래는 건우의 말과 토닥이는 행동. 게다가 이래도 저를 믿을 수 없다면, 저를 밀치라면서 자신에게 선택권까지 준다.
"...나, 나는..."
다시금 떨려오는 목소리. 나를, 나를. 싫어하는게 아니야? 내가 뭔가 잘못해서 실망한 게 아니야?
자신을 안고있는 건우가 미소를 짓고있다는 것도 보지 못한 채, 그대로 건우의 품 속에 얼굴을 묻어버린다. 나는...나는...
"...차라리 솔직하게 내가 밉다고 해 줘. 왜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거야? 그동안 나를 피해다녔잖아. 먼저 가버리고, 먼저 피하고, 말을 걸어도 밀쳐내 버렸잖아..! 지금까지 10년이 넘게 잘 지내왔잖아! 근데 왜 갑자기 아무 말 없이 먼저 거리를 두는거야? 그리고는 왜 내가 지금 거리를 둘 수 있게 확실히 해달라고 하는 말에는 그렇게 말하는거야! 혼란스러워, 혼란스럽다구! 도대체 왜 그래!"
떨리는 목소리로 조용히 시작된 자신의 말은, 말을 계속 이어나갈수록 점점 더 울컥한 감정이 솟아올라 격앙된 목소리로 바뀐다.
마구마구 쏟아지는 지금까지 감춰뒀던 상처받은 자신의 속마음. 그러나 이것을 밖으로 내뱉는 순간, 이제는 건우에게 돌이킬 수 없이 상처를 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차라리 나한테 화를 내! 나에게 무슨 설명을 제대로 해주겠다는거야?! 그냥, 그냥, 날 달래주려고 입 발린 빈말을 하려는 거잖아!"
...정말 최악이다. 스스로가 너무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격앙된 감정은, 온전한 사고를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그것은 곧 건우에게 화를 내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때까지도 건우의 품 속에 얼굴을 파묻은 채 안겨있다가 건우를 밀치고는 울 것 같은, 그러나 분노도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본다.
"그런 말은 필요없어! 그딴 말은, 듣고 싶지 않아!"
실로 오랜만에 표출하는 내면의 분노는, 일단 진정하라는 건우의 말에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이제는, 정말 돌이킬 수가 없다.
/ 그러게요. 사실 건우와 주아, 둘 다 성격 상 쉽사리 화내지 못할 아이들이라... 그래도 주아는 이번에 꾹꾹 참아왔던 분노를 표출했지만, 건우가 걱정이네요. 똑같이 화를 내기는 커녕, 주아 때문에 상처받지는 않을지... 게다가 뭔가 정말로 건우가 마음을 밝혀버릴 것 같기도 하고 말이예요. 건우야, 나도 정말정말 미안해..! -
73 건우 - 주아 (90267E+59) 2016. 7. 4. 오전 2:31:43품 안에서 토닥토닥 달래주면서 진정시키려고 했다. 일단 진정시킨 후에, 천천히 모든걸 설명하려고 했다. 지금 나의 생각. 그리고 지금 내가 대체 왜 이러는건지, 모든걸 설명해주기로 했다. 의논 한번 하지 않은 나의 일방적인 행동. 그 행동이 주아에게 줬을 상처는 지금 주아가 보여주는 말과 행동, 그리고 표정에서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그렇게 마음 속으로 몇번을, 몇번을 중얼거리면서 토닥토닥 품 안에 안겨있는 주아의 등을 두들겨줬다. 그러자 품 안에 안겨있는 주아가 내 품으로 얼굴을 묻는게 느껴졌다.
"......!"
하지만 주아가 나에게 받은 상처, 그리고 그로 인한 분노는 내 이상인듯 했다. 내 품안에서 들려오는 주아의 목소리는 잔뜩 떨리고 있었지만 그 어조는 조금식, 조금씩 높아지고 어느새 격여된 톤으로 바뀌었다.
안겨있던 주아는 곧 나를 힘껏 밀쳐냈고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그러면서도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내 말을 듣고 싶지 않다고 강력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지금 주아의 눈동자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억지로, 억지로 눈물을 참으면서 화를 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미안한 감정만이 크게 솟구치기 시작했다. 고개가 점점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내 말을 믿어줬을 주아는 나를 밀쳐냄으로서 내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확실하게 의사를 밝혔다.
내 멋대로 해버린 행동 하나. 그 행동 때문에 주아는 내가 상상도 못할 상처를 받았겠지. 정말 말 그대로 미안하다는 말을 수십번, 수백번, 수천번을 해도 모자를 지경이었다. 스스로가 너무나도 한심스럽기 그지 없었다.
신경쓰이는 여자애라고? 신경쓰이는 여자애를 저렇게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만든거야? 최건우. 최악이다. 너. 정말로 최악이야.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정이 조금씩 올라오는게 느껴졌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거기다가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주아는 듣지 않으려고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말해야만 했다. 일이 이렇게 된 건 전부 내 탓이다. 그렇다면 그 마무리도 확실하게 지어야만 했다. 설사 이것 때문에, 주아와 나의 관계가 완전히 박살나는 한이 있더라도 해야만 했다.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이건 너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한 사과표시야. 그리고 또 미안해. 지금 이건, 지금부터 네가 듣고 싶지 않다고 말해도, 멋대로 말하는 것에 대한 사과표시야. 네가 듣고 싶지 않다고 해도 난 내 멋대로 말할테니까 알아서 해."
일방적인 선전포고를 내리고서, 나는 작게 심호흡을 쉬었다. 조금 길어질지도 모르는 말인만큼, 일단 내가 먼저 진정하는게 중요했다. 진심을 다해서 말할 내용을 혹시라도 실수하면 안되니까 말이다. 눈을 감고서,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마음이 가라앉는 것을 확인하고서, 고개를 들어 너무나도 힘들어보이는 주아의 눈동자에 내 눈을 맞췄다.
"나 말이야. 네가 좋아하는 이가 있다는걸 알고서 생각했어. 부정하지 마. 진실게임에서 네가 확실하게 밝힌거니까."
그래. 모든 시작은 바로 여기서부터다. 내가 주아와 거리를 둔 것은 전부 이것 때문이었다. 지금도 주아의 그때 그 표정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배시시 웃으면서 좋아하는 이가 있다고 말할때의 그 모습. 너무나도 행복해보이고, 진심으로 상대를 좋아하는 것이 확실히 드러나는 그 표정을 보고서, 나는 주아가 행복해졌으면 해서 거리를 띄웠다. 그리고 그 결과, 돌이킬수 없는 큰 상처를 주아의 가슴에 새기고 말았다.
"좋아하는 이가 누군진 몰라. 하지만, 우리 둘은 10년 이상을 알고 지낸 소꿉친구잖아. 우리 둘이 아니라고 해도, 주변에서는 쉽게 오해할 수 있는 사이잖아. 실제로 그 관련으로 놀리는 애도 있었잖아."
당장 나만 해도 몇번을 들은적이 있다. 너, 지금 주아와 사귀냐고. 물론 그때마다 난 아니라고 부정했다. 그 정도로, 우리의 사이는 쉽게 오해받을 수 있는 사이였다.
"난 네가 좋아하는 이와 이어져서 행복해지길 바랬어. 좋아하는 이에게 오해를 받는것만큼 슬픈 일도 없잖아. 안 그래?"
미안하다는 마음이 점점 켜져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천천히 말을 다시 이어나갔다.
"그러기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거리를 띄웠어. 어차피 언젠간 일어날 일이니까. 그게 널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거리를 띄웠어. 그리고...그리고..."
이 뒷부분은 정말로 말해도 좋을지 알 수 없어서 나도 모르게 말을 머뭇머뭇 거렸다. 이 부분은, 정말로 모든 것이 와장창 무너져내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주아가 나를 정말로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그나마 화해의 소지가 있는 지금보다도 더욱 더 일을 심각하게 만들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입에서 꺼내는게 망설여졌다. 말하는게 좋을까? 아니면 숨기는게 좋을까? 그것도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걸까?
커져가는 내적 갈등 속에서 아직은 따스함이 남아있는 바람이 나와 주아의 머리를 살며시 건들고 가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바람이 살며시 사라질때, 나는 결심을 하고 입을 열었다.
"내 마음을 포기하기 위함이었어."
진실게임에서도 밝힌적이 있는 사실. 좋아하는진 알 수 없지만, 신경쓰이는 여자애는 있다. 그래. 지금도 그 애는 내 눈 앞에 서 있었다.
//이쯤에서 적당하게 커트! 여기서 건우도 화를 내버리면 정말로 돌이킬수 없는 지경으로 빠질듯 하고.. 이렇게 되면, 건우 측에서 먼저 말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사실 더 쓸까 했지만 그랬다간 정말로 대책없이 길어질테니까요. 사실 그 이전에,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건우가 잘못한 사안이라서 화를 낼 수가 없는 상황이네요. 물론 건우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주아를 위해서 한 행동이지만, 그게 주아에게 큰 상처가 된 것도 사실이고 말이에요. -
74 주아 - 건우 (98671E+54) 2016. 7. 4. 오후 8:02:59정말, 최악이다. 모든 것이 정말로 최악이었다. 물론 그 중에서도 가장 최악인 건 자기자신이었다. 이기적으로, 일방적으로 건우에게 지금 마구 화내놓고서는, 이제는 눈물까지 쏟아버릴 것만 같은 자신의 모습이, 자신의 말이, 전부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자신이 건우를 밀치고 평소와 달리 강하게 거부 의사를 밝히며 분노를 표출하자 건우의 고개는 다시금 아래로 내려간다.
그런 모습을 보고서도, 왜 나는 멈추지 못하는거야? 왜 심한 말을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지 못하는거야? 이걸로 좋아? 만족해? 이제 후련해, 유주아?
마음속에서 자기자신을 비난하는 소리가 들려와도,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다시는 주워담을 수 없는 법이었다. 자신의 가시 돋힌 말은, 건우를 사정없이 찔렀을 것이며, 매우 깊은 상처를 남겼음이 틀림없었다. 도대체 왜 너는, 너만 생각하는거야? 네가 상처 받았다고 건우에게도 똑같이 상처를 주려는 거야? 정말로...못됐네.
그러나 여전히 겉으로는 그저 아무말없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본다. 굳게 다문 입술은, 도무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 침묵 속에서, 먼저 입을 연 것은 자신이 아닌 건우였다.
두 가지의 미안하다는 사과. 하나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그리고 또 하나는, 내가 듣고 싶지 않다고 해도 멋대로 말하려는 것에 대해. 그 사과에 대해 무언가를 말하려고 떨어진 입술은, 건우가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을 하려는 것을 보고서는 다시금 다물어진다.
여기서 내가 아무리 듣고싶지 않다고 해도, 건우는 분명 말할 것이었다. 응, 건우는 한다면 하는 아이니까. 그렇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조용히 건우가 말하는 것을 듣는 것뿐이었다.
듣고 싶지 않아. 그렇지만 네가 이렇게 필사적으로 나에게 말해주려 하고 있어. 그렇다면...
마음을 가라앉힌 것처럼 보이는 건우는 이내 자신의 눈동자에 눈을 맞추고는 말을 이어간다. 그 내용은, 저번에 진실게임에서 자신이 밝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듣고서는 생각을 했다는 것, 자신들은 오래 알고 지낸 소꿉친구이니만큼 주변에서 오해를 사기 쉽다는 것, 그리고 그런 오해를 받으면 자신이 슬퍼할까봐 거리를 두었다는 것이었다.
"......"
그 말을 듣고는 조금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확실히, 자신들은 주위에서 오해받기 쉬운 관계이기는 했다. 매일 같이 등교하고, 주말에 같이 놀러나가고, 아프면 서로의 집에 직접 찾아가서 걱정해주고. 그렇게 서로 붙어있는 일이 많다보니 종종 둘이 사귀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밝힌 시점에서, 건우가 자신을 위해 거리를 두기로 결심한 것도 어찌 생각해보면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건우는 언제나 날 위해주었는걸. 그랬던 건우니까 이렇게 자신을 위해 스스로 먼저 멀어지기 위해 준비했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건우야. 너는 한 가지를 모르고 있어. 내가 좋아하는 아이. 그게 누군지 너는 모르고 있잖아. 만약 내가 그게 너라고 솔직히 밝혔다면... 너는 나랑 이렇게 멀어지려고 하지 않았을까? 아니, 어쩌면 더더욱 멀어지려고 했을까? 나는, 나는 말야. 건우야, 나는...
도무지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는 마음과 함께 약간 가라앉은 표정으로 말을 머뭇머뭇하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지금까지 쭉 잘 말해놓고 갑자기 조금 말하기를 망설여하는 그 모습에 조금 이상해하며, 불안해하며 여전히 그를 바라본다.
왜 그러는거야, 건우야? 무엇을 말하려고 그렇게 고민하는거야?
그렇게 누구 하나 먼저 입을 여는 사람 없이, 아직은 따스한 바람만이 자신들을 훑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언제나 자신들을 쓰다듬어 주고 가곤 했던 바람. 건우와 함께 있을 때면 그 바람도 언제나 부드럽게 느껴지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불안해, 건우야. 이 따스한 바람도, 전부, 아파. 마음이 아파...
자신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 그 바람이 사라지고 자신들의 머리도 다시금 차분히 내려앉을 즈음, 건우가 한참만에야 결심한 듯이 입을 열었다.
"...뭐...?"
그 내용은, 저의 마음을 포기하기 위함이었다는 것. 순간 슬프게 가라앉아있던 표정도 전부 멍한 표정으로 바뀌어서는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진심이다. 단 한 치의 거짓말도 지금 건우의 표정에선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건우가 왜...?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그럴리가 없었다. 응, 절대로 그럴리가 없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왜 네 마음을 포기해? 너한테는 이미..."
신경쓰인다고 했던 아이가 있잖아. 애써 설마, 설마하는 마음을 제쳐두고 건우에게 묻는다. 그럴리가 없어. 그게 나일리가 없어. 왜냐하면 건우는, 건우는...
다시 되물어도 될까, 하는 걱정과 불안도 있었지만 먼저 크게 결심하고 말을 한 건우에게서 자신이 도망칠 수는 없었다. 그건 먼저 용기를 낸 건우에게 정말 미안한 행동이 되는거야. 더이상 건우에게 상처를 주면 안 돼. 그러니까, 도망치지마. 제대로 건우를 마주 봐. 절대 눈을 돌리지 마. 건우에게서 그 어떤 말이 나오든... 받아들일 준비를 해.
자신도 모르게 양손으로 건우에게서 받은 펜던트를 꾸욱 쥔다. 용기를, 내 봐. 제대로 건우의 말을 듣는거야.
/ 끊는 실력이 드라마 뺨치시네요! 때로는 서로를 위해 한 행동이 커다란 상처가 되어 돌아올 수도 있는 법이니까요. 그나저나 정말로 싸울 수가 없어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건우가 먼저 말을 하게 될 상황으로 흘러버려서. 정말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네요. 정말로. -
75 건우 - 주아 (90267E+59) 2016. 7. 4. 오후 9:06:36말해버렸다. 마음의 각오를 다지고서 나는 결국 말해버렸다.
주아와의 관계를 위해서, 어쩌면 무덤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도 끝까지 지켜야만 할지도 모르는 그 사실을 나는 입에 담고 말았다. 내 말에 제대로 놀랐는지, 주아는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이해가 안 간다는 것처럼 나를 멍하게 바라보는 주아의 모습에 나는 씁쓸한 미소를 내비쳤다. 그래. 그렇겠지. 아마 내가 너의 입장이어도 똑같이 그런 표정을 지었을거야.
지금 내가 말하는 건, 원래는 숨기려고 했지만 네가 네 마음을 나에게 진지하게 부딪치고 화를 냈기에 말하는거거든. 원래대로라면 말할 생각은 없었어. 이대로 거리를 조금 띄우고 천천히, 천천히 마음 저너머로 묻어버릴 생각이었어. 내 마음의 정리를 나조차도 아직 제대로 못했기에, 티를 안 내고 숨겨왔는데 네가 그걸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리가 없잖아. 안 그래?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면서 대체 무슨 소리냐면서 주아는 나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한 손으로 쥐고 있던 펜던트를 양 손으로 꾸욱 쥐는 모습 속에서 주아가 진지하게 내 말을 들으려고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어차피 이제 와서 말을 없었던 걸로 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 되면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딱 한가지 뿐이었다. 이대로, 이대로 계속 말을 일어나가는 것 뿐이었다. 설사 그것 때문에 나와 주아가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된다고 치더라도, 이제 와서 돌이킬 순 없었다. 왼손에 차고 있는 팔찌를 손으로 잡고서 마음을 가다듬고 용기를 내기로 했다.
"내가 신경쓰이는 사람. 그건 너야. 유주아."
살며시 오른손을 들어 내 앞에 서 있는 주아를 가리켰다. 마음 속에 꾸욱 담아두고 있던 실명을 입에 올려버린 이상, 여기서 사실 장난이었어, 혹은 놀랐어? 농담이야. 라는 말을 하면서 웃어넘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제 앞으로 나아가는 것 뿐이었다.
나와 주아 사이에 존재했던 커다란 장벽. 소꿉친구라는 이름의 장벽. 이제 이것은 와장창 무너지게 될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렇게 입으로 담아버린 이상, 더 이상 예전의 사이로 돌아갈 순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었다. 적어도 난 비겁하게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았다.
"언제부터냐고 물으면 모르겠어. 사실 그게 가장 크게 의식이 된 건, 전에 내가 몸이 아플때 병문안을 왔을 때였어. 몸이 약해진 상태에서, 머리가 띵한 상태에서 뭔가 이런 저런 말을 많이 했었지. 나. 전부 진담이야. 사실 그 이후에 살짝 이불킥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진담이었어. 전부. 나는 너와 가까이 있고 싶고, 계속해서 친한 사이로 있고 싶어. 하지만, 그와 동시에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껴버렸어. 그게 뭔지...고민했어. 티는 안 냈지만 쭉 고민했어. 혼란스러웠으니까. 하루 아침에 느낀건 아닐거야. 분명히 너와 알고 지낸 10년 이상의 시간 속에서 계속해서 쌓이고 쌓였지만, 너무나도 가까웠기에, 너무나도 친했기에, 눈치를 채지 못한걸지도 몰라. 그리고, 그 감정들이 병문안 때 내 옆에 있어주는 너의 모습을 보고, 나를 피하지 않고 나를 의지할 수 있게 해주는 너의 일면을 보고서, 터져나올걸지도 몰라."
그것 이외에는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단순히 그 일 하나 때문에, 주아를 의식할 정도로 이 마음은 가볍지 않다. 10년 이상의 시간. 그 시간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 같은 결과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아니. 필시 그럴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내가 가지는 이 마음은 너무나도 충동적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절대 그럴리가 없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내가 계속 네 곁에 있는건 너무나도 힘들어. 너의 이상형. 키가 크고 목소리가 좋은 남자도 그렇고, 네가 나에게 대하는 모습도 그렇고, 지금까지의 사이도 그렇고... 나도 모르게 착각을 하게 돼. 혹시나 하는 마음을 먹어버리게 돼."
그것이 가장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기대를 하게 되는 마음. 그 마음을 억누르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렇기에, 이 마음이 더 커져서 분에 넘치는 기대를 하게 되기 전에, 내가 거리를 띄우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언젠가.. 그래 언젠가는 이 마음이 가라앉을테니까. 그리고 그때쯤이면 주아도 누군지 모를 그 남자애와 사이가 진전이 될테니까. 거리가 조금 멀어지지만, 그래도 그때쯤이면 웃으면서 다시 이야기를 하는게 가능할 거라고 믿었다. 어찌되었건 나와 주아는 10년 이상을 알고 지낸 소꿉친구니까. 만나는 횟수도 줄어들테고, 아침 등교를 같이 하지도 못할테고, 대화하는 시간도 줄어들겠지만, 그럼에도 친하고 소중한 친구 사이임은 변함이 없었다.
물론 지금 그 사이를 산산조각 내버리려고 하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다. 이 모든 말들을 다 없던걸로 만들고 돌이킬수는 없었다. 그러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하지만 어차피 이렇게 된다고 한다면, 차라리....
"이왕 이렇게 된 거, 확실하게 할게. 유주아. 지금 내가 느끼는게 순간적인 혼란과 환상에 지나지 않는거라고 해도 상관없어. 나 말이야. 널 이성으로 보게 되었어. 좋냐, 싫냐로 답하라면 좋아해. 이성으로 좋아해. 물론 내가 누군가를 좋아해본 경험이 없어서 이게 정말로 좋아하는 마음인진 모르겠는데 그래도 네가 좋아하는 이가 있다는걸 듣고서 마음이 흔들렸거든. 나. 그렇다는건 분명히 나는 널.. 좋아한다고 생각해. 아니. 생각해도 아니야. 좋아해. 그러니까 거리를 띄운거야. 이 마음이 필시 너에게 폐가 될 테니까."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 씁쓸한 미소를 짓고서, 주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모든걸 다 입으로 내뱉고 나니까, 뭔가 마음이 편해지는게 느껴졌다. 방금전까지 혼란스럽고 되게 허무하기 짝이 없었는데, 시원하게 말하고 나니까, 속이 막힌게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았다.
그렇구나. 나는 이 정도로... 그 사실을 인지하고 나서부터 나도 모르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 웃음을 언제까지나 유지할 순 없었다.
"내가 할 말은 이걸로 끝이야. 혼자 있게 해주지 않을래? 지금은 혼자 있고 싶어. 그거와는 별개로 미안해. 정말로."
혼자 있고 싶다는 말과 사과를 주아에게 전하고서 나는 살며시 뒤로 돌았다.
모든 것이 와장창 깨져버리는 순간. 어쩌면 이전보다 더욱 더 어색한 사이가 될지도 모른다. 그 와중에 나도 모르게 기대를 하게 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엿보고서 정말로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들면, 아침 등교는, 1주일에 3번 정도는 생각해볼게. 하지만, 그 이상은 내 입장도 고려해줬으면 좋겠어."
//사실은 이 분량까지 전부 쓰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너무 길어지는거에요. 아. 이건 아니다 싶어서 결국 중간에 끊은거였지요. 하지만, 확실히 끊은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드네요. 뭐 원래는 싸우려고 했어도 이렇게 된 걸 보면, 이게 건우와 주아의 운명인거겠죠. 정말 어렸을때부터 되게 사이 좋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 둘은. 이런 소꿉친구가 없었기에 절로 부러워지네요. 주아 같은 소꿉친구 어디에 없을까요? 진짜 잘해줄 자신 있는데 말이에요. -
76 주아 - 건우 (87461E+61) 2016. 7. 4. 오후 10:22:51설마, 설마. 아닐거야. 응, 그럴리가 없어.
건우의 마지막 말에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똑바로 그를 마주보고 그에게 설명해주기를 요구한다. 건우에게서 선물받은 펜던트를 꼭 쥐고 있는 양손이 조금씩 떨려오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 자신에게 제일 중요한 건, 이제 곧 이어질 건우의 대답이었다.
잠시 자신이 준 팔찌를 손으로 잡고 마음을 가다듬던 건우는 곧이어 오른손을 들어 자신을 가리키곤, 정확히 자신의 이름을 언급하며 자신이 바로 그 신경쓰이는 사람이라고 밝힌다.
"...어...?"
순간, 모든 것이 멈추었다. 자신의 사고도 멈추어버렸고, 혼란스럽기만 했던 마음도, 전부 신기루였던 것처럼 한 번에 훅 사라져버렸다.
그럴리가 없다고 계속해서 부정해왔던 일이, 정말로 일어났다.
내가 잘못 들은걸까? 건우가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장난을 치는걸까?
...아니야. 절대로 그건 아니었다. 지금 자신의 앞에 서있는 건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분위기였고, 그런 그의 표정에서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건우는 지금, 정말로 진심인거야.
이어서 건우는, 저가 스스로의 감정을 인식하게 된 이유를 차분히 설명해주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알고 지낸 10년 이상이라는 시간 동안 조금씩 쌓여왔던 마음이, 지난번의 병문안 때 터져나온 걸지도 모른다고. 그 말에 여전히 아무 말도 못한 채 멍하니 이어지는 그의 말을 듣는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저도 모르게 착각을 하게 되어버려서 계속 자신의 곁에 있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다는 말. 그 말에 어찌하면 좋을지 모른 채 그의 이름을 부르려고 입을 열다가 다시금 이어지는 건우의 말에 다시 조용히 입을 다문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확실하게 하겠다며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그의 모습에, 그의 씁쓸한 미소에, 조금은 슬퍼보이는 그의 웃음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오로지... 그런 그를 바라보는 것 뿐.
말을 마친 건우는 혼자 있고 싶다며, 자신의 고백에 대한 사과를 전하고는, 뒤로 돌아버린다.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끝까지 자신을 배려해주는 건우의 말. 그의 넓은 등이 조금, 아니, 매우 서글퍼보인다.
지금 이렇게 자신에게 고백을 하기까지 건우는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얼마나 괴로워했을까. 자신이 차마 건들지도 못한 채 바라보고만 있던 소꿉친구라는 장벽을 깨뜨릴 각오를 하기 위해, 얼마나 큰 용기를 냈을까. 지금 건우의 모습은 그 장벽을 부수고는 피 맺힌 손을 감추고 자신에게서 뒤돌아선 듯한 느낌이었다. 아마 지금 건우의 마음은 그 파편들이 마구 박혀있어서 매우 아프겠지.
나는, 나는... 나는 말야, 건우야.
잠시 다시금 조용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건우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혼자 있게 해달라고는 했지만, 그 부탁을 들어줄 수는 없었다. 응, 미안해, 건우야. 너의 부탁, 이번만큼은 들어줄 수 없어. 왜냐하면 나는, 나는.
펜던트를 꼭 쥐고있던 양손을 놓고는 건우의 등 뒤로 달려가 그대로 그를 꼬옥 안아버린다. 그러고는 자연스레 그의 등에 얼굴을 묻고는 조용히, 입을 연다.
"...멀리 떨어지지 말아달라고 했잖아. 밀치지 말아달라고 했잖아. 그런데 지금도 넌, 나를 밀쳐내려 하고 있어. 그런데 그거 알아, 건우야? 나는 말야, 네가 나를 아무리 밀쳐내도...네가 너무 좋아."
오랫동안 꼭꼭 숨겨왔던 자신의 이 마음을, 드디어 입 밖으로 말한다. 천천히, 차분히. 바람은 또다시 불어왔지만 더이상 아프지 않았다. 너무... 따뜻했다.
"네가 신경쓰이는 사람이 있다고 했잖아? 그런데 나는...좀 더 예전부터 네가 신경 쓰였었어. 정확히 언제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런데, 아마 그 때였던 것 같아. 네가 혜인이에게 고백받았던 날. 사실 그 때 나는 이미 전부 알고있었어. 그래서 마음은 너무 아팠지만 그런데도 네가 그 애랑 행복해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네 곁을 떠날 생각이었어. 너는...행복해져야 했으니까. 그런데 너는 고백을 거절하고 더 아파했었지. 그런 너를 보면서, 나는 도저히 혜인이처럼 용기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이미 고백을 거절하고 아파하는 너에게... 나의 고백은 너에게 무시무시한 고통을 줄 것이 뻔했으니까."
가볍게 불어오던 바람이 멎는 것을 느끼며 잠시 숨을 고른 후 말을 이어나간다.
"그래서 속으로만 간직하려고 했어. 영원히 소꿉친구로서라도 남아있고 싶었어. 그런데... 벚꽃잎을 잡았지. 정말로. 어쩌면 정말로 미신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믿고 싶었어. 아직 나에게도 가능성이,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싶었어. 그래서 너에게 조금씩 더 다가가려고 했어. 너의 곁에서, 조금씩, 한 걸음 더."
정말 오랫동안 감추어왔던 자신의 진심. 이제는 전부, 꺼내놓는거야. 펼쳐놓는거야. 건우에게 전하는거야. 너는, 너의 마음은...나와 똑같다고.
"...너도 알다시피 내 이상형은 키가 크고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야. 그렇지만 사실 이건 거짓말이야. 내 이상형이 이런 사람이라 네가 좋은 게 아니야. 내가 좋아하는 너를 표현한 것이 그런 사람이라 그게 내 이상형이 된거지."
잠시 길었던 말을 멈추고서는 건우를 안고있던 팔을 살며시 풀고 조금 그에게서 떨어진다.
"그러니까, 착각해도 돼. 기대해도 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지금 내 앞에 있는 최건우니까."
드디어 말했다. 전부 다 말했다. 정말 오랜 시간 동안 가져왔던 마음을, 드디어 고백했다. 마음 속으로 무너진 소꿉친구라는 장벽을 만져본다. 그렇지만 무섭거나 괴롭거나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했다.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 속, 실로 오랜만에 제대로 된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 적절한 끊음이었다고 생각해요! 상황이 좀 더 부드럽게 흘러갔으니까요. 그리고 정말 뭔가 이 둘은 어렸을 때도 큰 싸움 한 번 한 적 없이 자랐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오히려 싸웠어도 서로가 너무 미안해서 먼저 사과하고 화해했을 것 같아요. 정말 운명이라는 것이 있나봐요. 저도 건우같은 소꿉친구 어디 없을까요? 진짜 제 곁에 있다면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할 것 같은데 말이예요. -
77 건우 - 주아 (90267E+59) 2016. 7. 4. 오후 11:43:37모든걸 말하고 나니까 정말로 신기하게도 모든게 후련해졌다. 단지 마음에 걸리는게 있다면 이후의 나와 주아의 관계이다. 산산조각 내버린 소꿉친구로서의 관계. 10년 이상의 시간동안 쌓아온 그 관계는 지금 이 순간, 내 손으로 완전히 박살이 나버렸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어차피 삐걱거리는 관계였다. 이런 것을 계속 유지해서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될바에야 차라리 이 벽을 박살내버리고 어색한 거리가 되는게 나았다. 그렇게 하면 최소 "친구"라는 관계는 유지될 수 있을테니까. 당장은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고, 어색함이 사라질 정도로 시간이 지나게 되면, 다시 예전처럼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사이가 될 지도 모르니까. 물론 이 벽을 박살내기 이전처럼은 무리겠지만, 그래도 친구로서 있을 수 있다는게 어디인가.
혼자 있고 싶었다. 지금은 잠시 혼자 있고 싶었다. 아니. 혼자가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주아만 없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좋았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주아를 마주 볼 자신이 없었다. 모든걸 말했지만, 그 이후 찾아올 어색한 분위기를 직시하고 싶지 않았다.
조용히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서 천천히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주아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진다. 내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때마다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지금은 뒤로 돌아서있기에, 주아와의 거리가 얼마나 멀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물리법칙에 의해서 나와 주아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주아는 멈춰있고, 나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 나와 주아의 거리는 0가 되어버렸다. 어느 순간, 뒤에서 주아가 나를 꼬옥 안았고, 내 등에 얼굴을 묻는게 느껴졌다. 정말로 깜짝 놀라서, 생각도 못한 주아의 행동에 내 두 발은 그 자리에 멈췄다.
길고 긴 주아의 말.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나를 뒤에서 안고 있는 주아의 온기. 지난달에 내가 한창 아파서 힘들어할때 주아에게서 느꼈던 그 따뜻함을 느끼면서 조용히 듣기 시작했다. 정말로 길고 긴 말들이었다.
내가 아무리 밀치고 거리를 띄우려고 해도 내가 좋다는 말.
예전부터 나를 신경쓰고 있었다는 말.
혜인이에게 고백을 받은 것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말.
자신은 도저히 용기를 낼 수 없었다는 말.
그리고 벚꽃잎을 잡고서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싶었다고, 나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싶었다는 말.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아의 입에서 나올때마다 내 가슴 속에서 순간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것은 절대로 나를 그냥 잡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내가 멀어질까봐 두려워서, 어떻게든 잡아보기 위해서 내 말에 적당히 맞추서 하는 말이 아니다.
내가 아는 주아는 절대로 그런 애가 아니다. 만약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면 이미 말을 꺼내는 시점에서 바로 들통이 난다. 그러니까 이 말은 한치의 거짓도 없는 진실이라는 이야기다. 그 사실을 인지하면서,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뛰는게 느껴졌다.
나는 이 상황에서 대체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대체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걸까? 뭔가 말을 해야하는건 알겠는데 정작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뭔가가 내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꽉 잡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곧 주아는 내 몸을 놓고서, 살짝 나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확실하게 쐐기를 박아버렸다. 자신이 좋아하는 건 바로 나, 최건우라고.
나는 물론이고 주아의 마음이 전부 밝혀지는 순간, 나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저 앞에서 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오는게 느껴졌다. 마치 바람이 나와 주아를 축복해주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렇게 말하면 나, 정말로 착각할거야. 그리고 기대할거야."
간신히 닫혀있는 입을 여는데 성공했다. 그러자 내 입에선 상당히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도 모르게 내 오른손은 왼손에 차고 있는 팔찌로 향했다. 차게 된 이후로 잘 때 이외에는 단 한번도 푼적이 없는 주아의 선물을 손으로 꾹 잡으면서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생각을 정리할 것도 없었다. 너무나도 확실하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살며시 뒤로 돌았고, 주아를 있는 힘껏 내 품 속으로 끌어들였다. 절대로 놓지 않기 위해서 두 팔로 꼬옥 잡고 내 품 속 깊숙히 끌어안았다.
"멀리 떨어지지도 말고, 밀치지도 말라고 했지? 그렇다면 이렇게 있어줘. 이렇게 하면 너와 내 거리는 0가 되잖아? 이보다 더 가까운 거리는 없어. 거리에 -1, -2는 존재하지 않잖아?"
품 안에 안긴 주아와 나의 거리는 말 그대로 0이다.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다고 마음 먹고서, 꽉 안고, 더욱 더 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그간 거리를 두고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지낸것들을 전부 날려버릴 정도로, 가까이, 가까이, 더 가까이 이렇게 있고 싶었다.
누군가가 볼지도 모른다. 지금은 둘만이 있는 곳이 아니라 학교니까. 물론 뒤쪽이라서 못 볼 가능성도 크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이 0인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은, 나 때문에 상처받은, 너무나도 소중한 나의 소꿉친구, 아니, 이제는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르는 여자애를 달래주고, 끌어안아주는게 먼저였다. 남들의 눈치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은 지금 이 시점에서 남들의 눈치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또 화낼지 모르겠지만 말할게.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미안해와 고마워라는 두 단어에 함축시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보다 더 확실하게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없었다.
"쭉 이렇게 있어줘. 더 이상, 더 이상 멀어지지 않을테니까. 밀치지 않을테니까. 대신 이렇게 끌어당길테니까 말이야."
주아가 나를 향해서 한 걸음 걸어왔듯이 나는 주아를 향해서 한 걸음 걸어나갔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서 한 걸음씩 걸어갈때 생기는 거리 0를 느끼면서, 나는 정말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
78 주아 - 건우 (71608E+62) 2016. 7. 5. 오전 12:46:18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걸어나가는 건우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다가 그대로 건우를 향해 달려나간다. 망설일 것도 없었다. 주저할 것도 없었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밝히고 나서 모든 것을 박살내버렸다는, 그 씁쓸해 보이는 뒷모습이 멀어져가는 것을 그냥 가만히 서서 지켜볼 수는 없었다. 전해야 했다. 너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내 마음을.
그렇게 건우의 뒤를 향해 달려가서는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대로 그를 꼬옥 안아버린다. 그리고 그에 따라 멀어져가던 건우의 발걸음도 그 자리에 딱 멈추어 선다. 건우의 등에 얼굴을 묻어버린다. 정말, 듬직하고 따뜻해. 정말로, 너무 따뜻해.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단 하나였다. 너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것.
천천히 그동안 혼자서만 품어왔던 자신의 마음을 한 마디씩 입을 열어 얘기한다. 정말로, 오랜 시간이었다. 지금 이 순간을 그동안 얼마나 기다려왔는가.
이런 순간이 평생 오지 못할 줄 알았다. 영원히 소꿉친구로서만 지내게 될 줄 알았다. 그리고...어떻게든 그것에 만족하려 했다.
그러나 자신은 결코 뛰어넘지 못한 그 장벽을, 건우는 먼저 박살내어 주었다. 그리고 먼저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밝혀 주었다. 자신도 그동안 말하지 못한 '좋아한다'라는 마음을.
건우가 먼저 그렇게 가까이 다가온 이상, 자신도 더이상 도망칠 생각은 없었다. 나도, 나도 부딪혀 보는거야. 저 부서져버린 벽을 넘어서서, 건우에게 다가가는거야.
그런 생각으로 서서히 건우를 안고있던 팔을 푼다. 그리고는 확실하게 못박는다.
내가 좋아하는 건, 바로 건우 너야.
자신이 말을 마치자마자 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온다. 언제나 불어왔던 바람이었지만, 오늘은, 지금 이 순간만큼은, 평소의 그 바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여전히 뒤돌아서있는 건우가 입을 열어 얘기한다. 평소와는 달리 상당히 떨리는 목소리. 자신이 선물해 준 팔찌를 손으로 잡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작게 미소짓는다.
"얼마든지 착각해도 돼. 그리고 기대해도 돼. 정말로, 진심이니까."
그래, 정말 조금의 거짓도 없는 순수한 진심이었다. 이것을 말했다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너무 행복해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어서 무언가를 더 말하려는 순간, 건우가 뒤를 돌더니 그대로 있는 힘껏 자신을 품 속에 끌어안아 버려서 나오려던 말은 속으로 쏙 들어간다. 아까 밀쳐내 버렸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얌전히 그의 품 속에 안겨있으면서 그의 말을 듣는다. 건우와 자신이 만들어낸 자신들의 거리 0. 정말로, 정말로 행복한 거리가 아닐 수가 없었다.
학교 뒷쪽. 누군가가 보게 된다면 두말 할 것 없이 묘한 소문이 나게 될 자신들의 모습. 그러나 상관없었다. 소문, 날 테면 나라지, 뭐. 건우와 함께라면 자신은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다.
이어지는 건우의 미안하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 그리고 더 이상 멀어지지 않고 끌어당길 테니까 이렇게 있어달라는 말. 하나하나 전부 진심이 가득한 따스한 그의 말에 살며시 미소 짓고는 마찬가지로 팔을 뻗어 그의 품 속에서 그를 꼬옥 안는다.
"정말이지, 내가 또 화낼지 모르겠다면서 왜 자꾸 말하는지 모르겠단 말야. 그래도 지금은 봐줄게. 더 이상은 멀어지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밀쳐내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나를, 끌어당겨 주고 있으니까."
한 걸음. 자신이 다가온 만큼, 건우도 한 걸음, 자신 쪽으로 다가온다. 이제 혼자서 속으로만 가슴앓이하던 시간은 끝났다. 다가와준 만큼, 똑같이 다가가 만들어낸 자신들의 거리. 멀어지는 일은 이제 더이상 없을거야.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거야. 너의 옆에서, 행복하게 웃으면서 있을거야.
건우가 행복하게 미소 짓는 것처럼, 자신도 처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밝혔을 때처럼 조금 빨개진 볼로 배시시 웃는다. 가만히 불어오는 바람과 따스한 건우의 품 속, 그리고 맞닿은 자신들의 마음이 전부 한데 어우러져 너무나도 행복해 가슴이 벅차오른다.
꿈만 같은 지금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길, 이뤄지기 힘든 소원이었지만 지금이라면 이것도 가능할 것만 같았다. 가만히 자신의 펜던트 안에 여전히 들어있는 벚꽃잎을 떠올린다.
정말, 고마워요. 정말로, 정말로, 이루어졌어요.
따뜻한 바람이 자신들을 훑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면서 그대로 가만히 눈을 감는다.
/ 으음...이 쯤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나을까요, 건우주? -
79 건우주 (3432E+57) 2016. 7. 5. 오전 12:56:44이쯤에서 마무리를 짓는게 확실히 괜찮겠죠? 수고하셨어요! 주아주. 역시 상황이라는건, 항상 예상치 못하는 부분으로 흘러가게 되는군요. 설마 여기서 이렇게 흘러가게 되다니. 저는 그다지 상관없지만요. 단지 조금 놀랐다는 감정이 좀 더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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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주아주 (97419E+57) 2016. 7. 5. 오전 1:05:36건우주도 수고 많으셨어요! 우와... 정말로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어요, 정말로. 어쩌다보니 확실하게 서로에게 고백해 버렸네요. 저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정말 신기하네요. 뭔가 진실게임에서부터 누군가가 부스터를 달아놓은 기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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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건우주 (3432E+57) 2016. 7. 5. 오전 1:10:22아무래도 역시 진실게임이 엄청나게 컸다는 느낌이네요. 사실 마음을 좀 더 자각시켜버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상황으로 하자고 했지만, 이렇게 연결되다니. 그만큼 10년의 세월이라는게 크긴 큰가보네요.
하긴 실제로 저런 상황을 보면 저도 속으로는 빨리 사귀라고 이것들아 하면서 중얼거렸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상황이 저게 아마 7번째 상황인걸로 기억하니까.. 나름 전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뭐 더욱 더 질질 끈다면 질질 끌수도 있겠지만 그랬다간 주아의 가슴이 점점 더 타들어갔을지도 모르고..
정말 말 그대로 제목대로 너를 위해 한 걸음이 되어버렸네요. 여담이지만 주아주의 필력 정말 엄청난것 같아요. 답레를 볼때마다 저도 모르게 멍하게 계속 읽게 되더라고요. -
82 주아주 (02468E+58) 2016. 7. 5. 오전 1:22:14그러게나 말이예요. 진실게임이 정말 커다란 전환점이 된 것만 같은 느낌... 태현이가 의도치 않게 큐피트가 되어주었네요.
사실 저도 저 옆에 있었다면 그냥 직접 나서서 연결해 버렸을지도 몰라요. 누가 봐도 확실한게 뻔한데 계속 부정하고 있는 것이 답답하니까요! 7번째 상황이라. 뭔가 되게 행운의 숫자스러운 느낌이예요. 전개는 저도 괜찮다고 봐요. 나름 제대로 갈 길을 가고 있었으니 말이예요.
사실 답레를 작성하려는 순간 우리 스레 제목이 떠올랐지 뭐예요? 처음 건우주께 얘기했다 싶이, 정말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적절히 그 요소도 넣었죠.
앗... 그리고 칭찬해줘서 고마워요! 사실 별로 잘 쓰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건우주에게 미안해하고 있던 참이었거든요... 오히려 저는 건우주의 필력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거 비밀로 하려 했는데 저도 건우주의 답레 몇 번이나 반복해서 계속 읽었거든요. 문체가 너무너무 예뻐서.
으으...막상 말해놓고 보니 창피하네요... 그래도 이왕 밝히는 거, 솔직하게 밝힙니다! -
83 건우주 (3432E+57) 2016. 7. 5. 오전 1:35:54칭찬 감사합니다! 그리고 별로 잘 쓰는 편이 아니라니요! 잘 쓰시고 계세요. 주아의 심리도 정말로 잘 표현되고 있고.. 묘사하시는 것도 엄청 멋지신걸요. 위에 밝혔다시피 계속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답레를.
음. 제 문체가 예쁜지는 잘 모르겠네요. 스스로는 조금 지저분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주아주가 예쁘다고 해주니까 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주아주도 문체 정말로 예뻐요! 이거 진심입니다. 전 이런걸로 거짓말 안하는 사람이에요.
음. 시간도 늦은만큼 다음 상황을 정하고 오늘은 해산하는게 좋을것 같네요. 고백도 해버렸으니까 아마 건우와 주아는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었겠죠. 저기서 서로 좋아하는거 확인하고서 다시 친구로서 친하게 지내자 할리는 없을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연인으로서의 등교를 한번 해보는건 어떨까 싶어요. 맨 처음 장면이 소꿉친구로서, 새학기를 등교하는 장면이었잖아요? 왠지 그거와 비교되면서 뭔가 풋풋한 느낌이 엄청 살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주아주는 어떠신가요? 혹은 다른 상황을 하고 싶으신게 있으신가요? -
84 주아주 (07208E+54) 2016. 7. 5. 오전 1:43:00그렇게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건우주도 문체 전혀 지저분하지 않아요! 진짜 볼 때마다 감탄하곤 했는걸요. 저도 정말, 진심이예요. 저도 이런 걸로 거짓말 하지 않는 사람이니, 믿어보셔도 돼요!
앗, 저는 건우주의 제안 되게 좋은 것 같아요. 뭔가 정말 풋풋하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확실하게 알게 된 상태이니 매우 귀여운 장면도 나올 것 같고 말이죠. 그럼 다음 상황은 그걸로 하기로 해요.
그럼 선레는 어떻게 할까요? -
85 건우주 (3432E+57) 2016. 7. 5. 오전 1:46:20>>84 음. 일단은 제가 지금은 좀 더 여유로운 상황이기도 하고, 첫 장면이 건우가 주아를 데리러 간 장면이었으니까, 이번에도 제가 써볼까 해요. 건우가 주아를 데리러 가는 장면으로 말이죠.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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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주아주 (07208E+54) 2016. 7. 5. 오전 1:49:47네, 전 좋아요! 언제나 고마워요, 건우주.
그럼 졸음이 몰려와서 죄송하지만 저는 이제 그만 자러 가볼게요... 건우주도 안녕히 주무세요! -
87 건우주 (3432E+57) 2016. 7. 5. 오전 1:52:00안녕히 주무세요! 주아주! 선레는 저도 일어난 다음에 천천히 쓰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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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최건우 - 아침 시간 (3432E+57) 2016. 7. 5. 오후 12:42:33"잘 먹었습니다!"
아침밥을 평소보다 빨리 먹고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평소라면 좀 더 느긋하게 먹었겠지만 오늘따라 밥이 빠르게 목 안으로 넘어갔고, 그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식사를 끝낼 수 있었다. 그 때문에 나와 밥을 먹고 있던 지우는 무슨 일이냐는듯이 눈을 멀뚱멀뚱거리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헐. 오빠. 오늘 왜 이렇게 밥 빨리 먹어? 무슨 일 있어?"
"일은 무슨 일. 그런거 없어."
"그럼 왜 그렇게 밥 빨리 먹어? 평소에는 더 느긋하게 먹었잖아."
"아니, 그냥 어쩌다보니까 밥이 빨리 넘어간 것 뿐이야. 가끔은 이럴때도 있는거잖아?"
"흐~~음. 왠지 수상한데?"
수상하다는듯이 바라보는 지우의 눈빛을 살짝 피하면서, 나는 그런거 아니라고 다시 한번 말하고서 양치질을 하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 평소보다 치약을 좀 더 짠 다음에 더 꼼꼼하게 양치질을 하고, 다시 거울을 보면서 혹시라도 머리가 헝클어지진 않았는지, 뭔가 이상한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를 했다. 양치질을 끝낸 후에는 거울 앞에서 크게 입을 벌려 혹시라도 이빨 사이에 뭔가가 끼진 않았는지 다시 한번 체크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평소라면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체크를 하진 않는다. 물론 기본적인 체크는 하겠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2배, 3배 더 신경써서 체크했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확인하고서, 빗으로 다시 한번 머리를 빗은 다음에 나는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이유는 단 하나, 어제부로, 소꿉친구가 아니라 내 연인이 된 주아 때문이었다. 그래도 연인이 되고 나서 첫 날, 같이 등교하는건데, 이상한 부분을 보이고 싶진 않았다. 물론 등교를 하는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년 이상의 긴 시간동안 주아는 언제나 내 옆에 있었고 학교 등교도 늘 같이 했었다. 우연인지, 아니면 필연인진 알 수 없지만 초등학교도,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전부 같았기에 같이 등교를 하는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더 이상 소꿉친구로서의 등교가 아니다. 연인으로서의 등교다.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단어만 바뀌었을 뿐인데 뭔가, 엄청나게 긴장이 되고 이것저것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조금의 흐트러짐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소꿉친구인 시절에는 이렇게까지 신경쓰지 않았는데 연인이 되자마자, 이렇게 바뀌게 되는걸 보면 정말로 관계라는 단어에는 뭔가 특별함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어제 있었던 일을 다시 한번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정말로 꿈 같은 상황이지만 절대로 꿈이 아니었다. 단단했던 소꿉친구라는 벽은 허물어지고, 좀 더 가까워진 우리들은 연인으로서 다시 출발하는 것이다.
"좋아. 최건우.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는거야. 화이팅!"
스스로에게 강하게 기합을 넣고서 나는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방으로 간 후에 정말로 빠르게 교복으로 갈아입고, 책가방을 챙기고, 혹시 모를 손수건도 교보 주머니 속에 넣은 후에 방 밖으로 나왔다. 평소보다 더 빠르게 준비하는 내 모습에 지우는 정말로 놀랐는지, 눈이 휘둥그래져서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눈만 깜빡이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했는지 나에게로 천천히 다가왔다.
"오빠. 오늘 진짜 무슨 일 있어? 뭔가 기분도 좋아보이고, 오늘따라 준비 엄청 빨리 했는데?"
"그냥 어쩌다보니까 빨리 한 것 뿐이야. 기분 좋은 일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헐? 무슨 일인데? 나한테만 살짝 가르쳐주면 안돼?"
"음. 생각은 해볼게. 하지만 지금 당장은 곤란해."
어제 고백을 하고, 주아와 사귀게 되긴 했지만, 아직 그 사실을 다른 이들에게 말할지에 대해서는 얘기를 해보지 않았다. 나는 별로 상관없지만, 주아의 생각이 어떨진 알 수 없었기에 일단 지금 이 순간은 비밀로 하기로 했다. 조금 있다가 같이 등교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내가 확실하게 대답하지 않자 지우는 답답하다는 듯이 손으로 가슴을 쾅쾅 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살짝 귀엽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사이가 그렇게 좋은건 여동생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동생이라서 그런지 정말 이런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졌다. 아니면 내가 오늘 기분이 좋아서 이런 투정도 귀엽게 느껴지는걸까?
"나중에 꼭 말하기야! 그건 그렇고, 주아 언니 말인데, 정말 기운 없어보이던데 그냥 같이 등교하는게 낫지 않아? 물론 오빠는 너무나도 못 미덥지만, 그런 오빠라도 있는게.."
"오늘부터 같이 등교할거야. 그럼 난 간다. 너도 너무 늦장부리지 말고 빨리 학교 갈 준비해."
"왈! 왈!"
"응. 아롱아. 학교 갔다오고 놀아줄게."
지우의 말을 중간에 끊고 나에게 다가와서 놀아달라고 보채는 아롱이를 쓰다듬어준 후에, 나는 문 밖으로 빠르게 나섰다. 뒤에서 지우가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깔끔하게 무시하고 밖으로 나온 후, 나는 문을 닫았다.
6월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서인지, 이제는 조금 날씨가 더워지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오늘따라 이 더위도 살짝 기분 좋게 느껴졌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너무나도 평범하게 보이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이고 있었다.
평소와 다른게 있다면 나와 주아의 관계가 바뀌었다는 것 뿐이다. 단지 그런 차이밖에 없는데 모든게 새롭게 보이는 이 순간이 너무나도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어제만 해도 나는 바로 학교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겠지만, 오늘부턴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었기에, 나는 몸을 옆으로 돌려 주아의 집 쪽으로 향했다.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에 위치한 주아의 집에 도착한 후, 나는 초인종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예전 같았으면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초인종을 눌렀겠지만 오늘따라 이 초인종을 누르는게 조금 긴장되기 시작했다. 심장이 살짝씩 뛰는것도 느껴졌다. 주변으로 내 심장소리가 울러퍼지는건 아닐까 괜히 긴장이 되어 몸을 움찔하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나는 크게 심호흡을 2~3번 내뱉었다.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었다. 잠시 동안 그렇게 있다가 나는 초인종을 꾹 눌렀다.
"......."
평소라면 주아에게 학교를 가자고 밖에서 말했겠지만 오늘따라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인것도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시 조금 긴장된다는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정말로 이런 변화들이 스스로도 너무나도 신기하다고 느꼈다.
//살짝 시간을 내서 건우주가 선레를 써놓고 다시 사라지도록 하겠습나다! -
89 주아 - 건우 (87106E+52) 2016. 7. 5. 오후 8:23:43"......"
평소에 일어났던 것보다 훨씬 더 이른 시간. 멍하니 눈을 뜨고서는 옆에 놓여져 있는 스마트폰으로 손을 뻗고 화면을 켜서 시간을 확인한다. 자신의 생각보다 더 일찍 눈이 떠져버렸지만 다시 잠들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래서 그대로 상반신을 일으켜서는 멍하니 침대 위에 앉아 있는다.
도대체 어제 무슨 일어났던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꿈인 것만 같아서 여전히 멍한 상태로 자신의 오른손으로 볼을 꼬집어본다. 그러나 생생하게 전해지는 아픔이, 꿈이 아니었다고 확실하게 알려준다.
길고 길었던 짝사랑이 끝나는 순간. 그 순간을, 절대로 잊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그 짝사랑이, 실은 짝사랑이 아니었다고, 건우도 자신과 같은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게되는 순간, 너무나도 행복했었다. 정말로, 너무나도 행복했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야...
부끄러워..!! 이불을 양손으로 잡고 고개를 숙여 그 위로 고개를 파묻어버린다. 소리 없는 부끄러움의 비명을 지르는 동안, 문득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라면 분명히 또다시 무언가를 빼먹고 덜렁댈 터. 그러나 오늘만큼은, 적어도 오늘만큼은 그럴 수는 없었다. 어차피 일찍 일어난 거, 준비를 오래, 완벽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불 위로 파묻었던 고개를 들어올리곤 재빨리 침대에서 나온다.
화장실로 달려가 머리를 감고 드라이기로 빠르게 말린 후, 세수도 하고 양치도 한다. 아쉽지만, 오늘 아침밥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별로 먹고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고, 그것마저 먹게 된다면 다른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것은 뻔했기 때문이었다.
수건을 목에 두른 채 화장실에서 나오자 아침밥을 차리고 계시던 엄마와 눈이 딱 마주친다. 실로 오랜만에 딸이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 모습을 보셔서인지, 놀란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여신다.
"세상에.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니? 벌써 일어나서 다 씻었네."
"헤헤, 오늘 그럴 일이 좀 있거든요~"
"어제부터 헤실헤실 웃더니, 좋은 일이라도 생긴거야?"
"그렇게 티 났나? 실은, 있어요. 그것도 엄청엄청 기쁜 일!"
"뭔지 궁금은 하지만 절대 안 알려줄 것 같은 표정이네. 그럼 그건 나중에 물어보기로 하고, 그렇게 다 씻고 나왔다는 건 오늘 아침밥은 거르겠다는 거지? 정말, 언제쯤 먹고 갈래? 계속 빵만 먹으면 건강 해치는 거 알아, 몰라?"
"엄마, 그래도 오늘만큼은 좀 봐줘요, 네? 오늘은 정말 중요한 날이라서 그래요."
"내가 못 살아, 정말. 그럼 얼른 준비하기나 해."
"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는 엄마께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고는 그대로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 수건을 내려놓고 잠옷에서 교복으로 갈아입는다. 거울을 보며 제대로 와이셔츠를 정리하고, 넥타이를 바르게 매고, 빗으로 머리를 빗는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검은색 머리끈을 집어들다가 잠시 멈칫한다. 그래, 오늘만큼은.
곧 그 머리끈은 아래로 내려놓고 하얀색 작은 리본이 달린 머리끈을 집어들고는 머리를 반묶음 해서 묶는다. 잠시 거울로 예쁘게 묶여졌나 확인하고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아직도 조금 남은 시간. 다행히 가방은 어제 다 싸놨기에 지금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면... 내 모습을 한 번 더 확인하자.
거울 앞에 놓여져있던 건우에게서 선물받은 펜던트를 이제는 익숙하게 목에 차고는 와이셔츠 안으로 집어넣는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교복 치마 상태를 확인하고, 와이셔츠의 소매를 확인하고, 거울을 보며 다시 한 번 와이셔츠의 깃과 넥타이를 점검한다. 좋아. 교복은 완벽했다.
교복 확인을 마치고는 거울을 통해 머리카락을 다시 한 번 정돈한다. 벼머리를 해볼까? 아냐, 그건 조금 부끄러운걸. 너무 들뜬 것 같잖아. 그냥 평소와 크게 다른 것은 없지만, 조금 달라보이게.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정돈하고는 잠시 그대로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누가 봐도 조금 들뜬 얼굴. 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배시시 웃어버린다. 정말, 유주아. 너 너무 행복해하는게 티나는 거 아냐?
좋아. 모든 점검은 끝마쳤다. 다행히 덜렁거리거나 빼뜨린 것은 없었다. 다시 한 번 시간을 확인해본다. 이제 남은 것은, 건우를 기다리는 것. 아직은 조금 이른 시간이니 만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기다림도 즐거워서 미소 짓던 중, 초인종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책가방을 챙기고는 방을 나와 현관문으로 달려나간다.
"유주아, 뭐가 그렇게 급한거야?"
"그럴 일이 있어요, 엄마! 그럼 다녀올게요~"
"잠깐...!"
평소와 달리 재빠르게 신발을 신고 문을 나서는 뒤로 엄마가 무언가를 물으려 하셨지만,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기에 인사를 드리고는 현관문을 닫고 밖으로 나온다.
그러자 자신의 앞에는 소꿉친구, 아니지, 오늘부로 연인이 된 건우가 서 있었다. 연인. 생각만 해도 뭔가 간지러운 느낌. 그렇지만 기분좋은 그 간질간질함에 밝게 웃으며 건우에게 인사한다.
"안녕, 건우야~ 좋은 아침! 이거 봐봐, 나 오늘 일찍 일어나서 준비도 완벽하게 다 했다? 하나도 안 덜렁거렸어, 잘했지?"
양 팔을 옆으로 활짝 펼치며 마치 칭찬해주기를 바라는 강아지처럼 건우를 올려다본다. -
90 건우 - 주아 (3432E+57) 2016. 7. 5. 오후 9:24:58평소보다 이른 시간. 분명히 주아는 준비를 다 못했을 것이다. 평소에도 내가 이렇게 데리러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이른 시간에 준비를 다 했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별로 상관없었다. 준비를 다 할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행복하고 즐거울테니까.
하지만 내 예상은 완벽하게 산산조각 나버렸다. 내 예상대로라면 주아는 아직 준비를 다 못 끝내고 나에게 기다리라고 말하면서 이제야 허둥지둥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문 뒤에서 나온것은 교복까지 전부 차려입은 주아의 모습이었다.
순간 이것이 꿈이 아닌가 해서 나는 멍하게 주아를 바라봤다. 하지만 바로 눈 앞에서 양 팔을 활짝 펼치면서 웃고 있는 주아의 모습을 보면서 이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완벽하게 다 했다고 칭찬해달라는 듯이 올려다보는 주아의 모습에 나는 가만히 주아의 모습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하얀색 작은 리본이 달린 머리끈이었다. 주아가 평소에 하는 것은 검은색 머리끈인데 오늘은 평소와는 다르게 하얀색 작은 리본이 달린 머리끈을 하고 있었다. 스타일을 조금 바꾼걸까? 그 이외에도 평소보다 좀 더 신경 쓴 듯한 면모가 너무나도 눈에 띄었다. 새학기 첫날에 살짝 헝클어졌던 옷가짐과 비교해보면 이번엔 정말로 트집을 잡을래야 잡을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말 그대로, 주아가 말한대로 완벽한 준비 상태였다.
"좋은 아침이야. 주아야. 안녕. 응. 오늘은 정말로 준비가 완벽한데? 솔직히 조금 놀랐어. 평소라면 뭔가 한가지는 빼먹을때가 많았으니까. 머리끈은 새걸로 바꾼거야? 이전 것도 잘 어울리지만 지금 것도 잘 어울려."
정말로 순수하게 생각한 그대로를 주아에게 말하면서 방긋 웃어보였다. 눈 앞에 있는 이는 더 이상 내 소꿉친구가 아니라, 나의 여자친구였다. 그래서일까? 평소보다 더 예쁘게 보이고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정말로 혼란스럽고 힘들었는데 그때 느낀 감정이 마치 거짓말처럼 싹 사라진게 너무나도 신기했다.
살짝 오른손을 올려 너무나도 귀엽기 짝이 없는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어보았다. 평소보다 좀 더 부드럽게 느껴지는건 단순한 기분 탓일까? 아니면 주아도 나처럼 평소보다 좀 더 신경을 쓴걸까?
"평소보다 이른 시간인데 힘들지 않았어? 나는 어쩌다보니까 빨리 일어났거든. 하하하하. 살다 보니까 정말 별 일이 다 있다고 해야하나."
어제의 일이 너무나도 두근거려서 잠을 제대로 못 잔 것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딱히 피곤하거나 하진 않았다. 분명히 평소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일어났건만 정신은 너무나도 맑고 상쾌했다. 오늘 같은 컨디션이라면, 수업시간에 한번도 졸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아침밥은 제대로 먹은거야?"
문뜩 궁금해져서 주아에게 아침식사를 했는지를 물어보았다. 만약에 아침식사도 말끔하게 해치웠다면, 정말로 주아답지 않게 완벽하게 이 이른시간에 모든 준비를 끝낸 셈이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좀 더 칭찬을 해줘도 괜찮겠지?
주아의 답을 기다리면서 나는 계속해서 웃으면서, 주아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살며시 쓰다듬어주었다. 얘가 이렇게 강아지 같은 느낌의 아이인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정말로 귀엽다니깐. 마음 같아서는, 반 애들은 물론이고 가족에게도 자랑하고 싶었다. 이 귀여운 소꿉친구가 이제는 나의 여자친구라고. -
91 주아 - 건우 (68925E+56) 2016. 7. 5. 오후 10:00:43아무래도 자신이 제대로 준비를 마친 것이 정말 놀라운 일이었는지, 건우는 멍하니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하긴, 생각해보면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그동안 10년이 넘도록 자신이 건우에게 보여줬던 덜렁거리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지금 자신의 모습에 건우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놀라는 것도 잠시, 건우는 자신의 인사를 받아주며, 자신이 새롭게 바꾼 머리끈을 칭찬해준다. 방긋 웃으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그의 손길에 조금 빨개진 볼로 기분 좋은듯이 미소짓는다.
"오늘은 나도 건우, 너처럼 어쩌다보니까 눈이 일찍 떠졌거든. 다시 잠도 안 오길래 그냥 일찍 준비해봤어. 나도 할 땐 하는 아이니까! 그나저나 이 머리끈, 용케 알아봐줬네? 잘 어울린다고 해줘서 고마워. 사실 바꿀까 말까 고민했었거든."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건우에게 감사 인사를 표현한다. 건우, 너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머리끈도 바꿨다는 건...안 말할래. 응, 말하지 않을거야.
괜히 말했다가는 스스로가 더 부끄러워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렇게 마음 속으로 결심한다.
그나저나,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자신만이 이런 것은 아닌 듯하다는 것이었다. 살다보니까 별 일이 다 있다며 일찍 일어났다고 말하는 건우의 모습도, 자신처럼 평소와는 조금 달라보였다. 확 눈에 띄게 변화를 준 것은 아니었지만, 평소보다도 더 단정하고 깔끔한 그의 모습이, 건우가 오늘 아침에 등교 준비를 할 때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건우 너도 오늘 뭔가 좀 달라보여. 평소에도 단정하고 깔끔했지만, 오늘은 조금 더 신경쓴 거 맞지? 난 깔끔한 사람, 좋아!"
순간 자신이 말해놓고 자신이 놀라서는 양 손으로 입을 가린다. 그러나 이미 밝혀버린 마음. 사실, 건우라면 깔끔하든, 단정하지 않든 큰 상관이 없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닌, 건우라는 사람, 그 자체였으니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드는 부끄러운 마음에 애써 화제를 돌려 건우의 질문에 대답한다.
"아하하...그, 그게 말야. 머, 먹었어."
스스로 거짓말을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기서 안 먹었다고 솔직하게 대답하면 건우가 걱정스레 한숨이라도 내쉴까봐 애써 먹었다고 대답하며 슬쩍 시선을 피한다.
아마 건우라면 이미 다 눈치챘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늘만큼은, 덜렁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진 않은걸. 완벽하게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단 말야.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주는 건우의 목소리를 조금 더 듣고싶은 마음에,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한다.
"자자, 그건 둘째 치고 슬슬 출발하자구. 아직 여유는 있다지만, 혹시 모르는거잖아?"
애써 화제를 돌리며 건우에게 웃어보인다. 이제는 내 남자친구가 된 소꿉친구. 정말 묘하면서도 믿기지 않는 기분에 몇 번이나 볼을 꼬집어볼까 했지만, 자신의 눈 앞에 서있는 건우의 모습이 현실이라는 것을 일깨워줘서 그것은 그만 두기로 한다. 그래도 역시...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행복해. -
92 건우 - 주아 (3432E+57) 2016. 7. 5. 오후 10:37:35"하하하. 역시 들켰네. 음. 그래도 앞으로는 소꿉친구라는 관계에 연인이라는 관계가 합쳐진 관계잖아. 그러니까 앞으로는 좀 더 신경쓰려고. 같이 다니면서 부끄러운 일은 없어야하니까."
스스로 말하면서도 왠지 낯간지러워서 괜시리 고개가 살짝 돌아갔다. 평소라면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지만, 자꾸 주아가 연인이라는게 의식이 되서 그런걸까? 평소보다 좀 더 쑥쓰러운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테고, 변해버린 관계를 아주 쉽게 받아들이게 되겠지만 아직까지는 조금 부끄러웠다. 그래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좀 더 신경 썼다는 말은 일부로 하지 않았다. 물론 주아라면 은근히 눈치를 챌지도 모른다. 설사 그것이 입에서 나온다고 해도 나는 부정할 생각이었다. 고집을 부리고 싶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조금 부끄러운건 사실이었으니까.
그건 그렇고, 대체 주아는 이 부드러운 머리결을 유지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신경을 쓴걸까? 평소에도 부드러운 편이지만 오늘은 한결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정말로 많이 신경을 썼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아는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해내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아침식사를 했냐는 내 질문에 주아는 정말로 티가 다 날 정도로 말을 더듬으면서 아침밥을 먹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의 이유는 대략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집 밖으로 나오면서 나에게 하나도 덜렁거리지 않았다고 웃으면서 말한만큼, 아침식사를 하지 않은 것을 스스로의 입으로 말하게 되면 완벽하게 준비한게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입으로 밝히는 셈이었다. 아마 주아로서는 내가 이 부분을 캐물어도 쉽게 인정하려고 하지 않을게 뻔했다.
그랬기에, 나도 그것을 굳이 깊게 캐묻지는 않기로 했다. 이렇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덜렁거리는 모습을 숨기려고 하는만큼, 나도 모르는척하기로 했다. 나름대로 남자친구로서 배려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 정말로 대단한데? 유주아. 완전히 다시 봤어."
가볍게 웃으면서 나는 출발하자는 주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몸을 돌려 천천히 학교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 옆에서 따라올 주아가 뒤쳐지지 않도록 걸음을 맞추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다가 나는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러고 보니, 나 아직, 배가 덜 찼거든. 버스 타고 내린 후에 근처 편의점에 들려서 빵과 우유라도 사서 먹으려고 하는데 너도 같이 안 먹을래? 혼자 먹으면 좀 쓸쓸하잖아. 아무래도."
역시 아침밥을 굶은게 조금 걱정이 되었기에, 살짝 말을 돌려서 제안을 해봤다. 이렇게 하면 굳이 아침식사에 대해서 캐묻지 않아도 되고, 배가 고플지도 모르는 주아의 배를 조금은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창 성장할 성장기인만큼, 밥을 먹지 않는건 차후 엄청난 고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컸다. 특히 주아같은 여자애라면 더욱 더 크게 돌아올 가능성이 컸다. 누가 뭐라고 하건 배가 고픈건 보통 힘든게 아니다.
그러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주아가 배고파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음. 그리고 그거와는 별개지만, 음.....손 잡을래?"
소꿉친구 상태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잡은적이 몇번 있지만, 연인이 되어서 그런걸까? 왠지 잡는다는 것 자체가 조금 쑥쓰럽게 느껴졌다. 마치 이전에는 그런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는게 거짓말인것처럼 손을 잡는다는 생각만 해도 아주 살짝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나, 아무래도 정말로 주아에게 크게 빠져버린 모양이었다. 괜찮은걸까. 이거.
그래도 지금은 주아에게 있어서 멋진 남자친구로 보이고 싶었기에 나는 애써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추면서 태연한척,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면서 미소지어 웃어보였다. -
93 주아 - 건우 (54325E+54) 2016. 7. 5. 오후 11:18:09"그, 그건 그렇지만... 나는 네가 같이 다니기 부끄럽다고 느낄 때는 결코 없을거야! 그래도 나도 앞으로 좀 더 신경쓸게."
건우도 쑥쓰러운 건지, 고개를 살짝 돌리며 자신들의 관계를 직접 입 밖으로 내어 말한다. 그래, 소꿉친구이자 연인. 그것이 앞으로의 자신들의 새로운 관계였다. 정말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꿈만 같은 관계. 이런 날이 올거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새삼 건우가 말해준 덕분에 그런 자신들의 관계를 다시금 깨닫게 되자, 자신도 덩달아 부끄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약간 말을 더듬으면서도 솔직하게 건우에게 말한다.
나는, 네가 부끄럽다고 느끼지 않을거야. 네가 그 어떤 모습을 하든지 말야.
그래도 건우도 저렇게 먼저 말해준 이상, 자신도 그에 뒤처지면 안되었다. 멋지게 꾸민 건우에게 맞춰서 자신도 앞으로는 조금 더 예쁘게 보이도록 신경을 써야겠다,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이어지는 건우의 아침은 먹었냐는 물음에는, 먹었다고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차마 솔직하게 못 먹었다고 말해서는 안되었다. 그럴 수는 없었다. 자신이 거짓말을 매우 못 한다는 것을 알아도, 일단 거짓을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건우도 이미 자신이 거짓말을 못한다는 것을 알고있는 이상, 눈치챘음은 틀림없었다. 그럼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솔직하게 인정을 해야할까?
그러나 전전긍긍하던 자신의 걱정과는 다르게, 건우는 정말 대단하다며, 다시 봤다고 칭찬해준다. 그 말에 순간 멍하니 그를 바라본다. 어라...? 정말로 속은거야? 정말?
건우가 자신을 위해 모르는 척 해주는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가득 차올라 밝게 웃으며 입을 연다.
"응, 대단하지! 나도 한다면 한다구!"
괜히 뿌듯한 마음으로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다가 이제는 같이 천천히 학교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자신에게 걸음 보폭을 맞춰주며 걷던 건우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며 아직 배가 덜 차서 빵과 우유를 사먹으려고 하는데 혼자 먹으면 쓸쓸하다며 같이 먹자고 제안한다.
그런 그의 말에 순간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난건가, 걱정하다가도 평소보다 이른 시간이니 밥을 덜 먹고 나왔을 수도 있겠다, 싶어 고개를 끄덕인다.
"응, 알았어. 같이 가자! 오늘은 시간적 여유도 있고 말야."
다행이다, 싶은 마음은 속으로 감춰버린다. 아무것도 안 먹은 만큼, 게다가 이미 먹었다고 건우에게 거짓말을 한 만큼, 배에서 소리라도 나면 그건 그것대로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지만 다행히 건우가 제안해준 덕분에 자연스럽게 아침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마음속으로 건우에게 몇 번이나 고맙다고 전하던 중, 건우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며 손을 잡자고 제안하는 말에 순간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태연하게 미소짓고 있는 그 모습은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지만, 뭔가, 뭔가 모르게,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한다.
멋있어. 오늘따라 건우의 작은 미소도,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하나도 전부, 멋지게만 느껴졌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티내기 싫어. 부끄럽단 말야...
"건우 너, 예전엔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덥석덥석 잡더니, 이제는 그렇게 물어보는거야? 에잇, 그럼 내가 먼저 잡는다?"
짐짓 장난스런 목소리로 말하며, 자신이 먼저 건우의 한 쪽 손을 잡아버린다. 두근두근거리는 심장 고동소리가 들릴까봐 불안했지만, 막상 먼저 잡아놓고 뒤늦게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빨갛게 달아오른 볼을 애써 모른 척하며 키득키득 웃는다. 오늘따라 걸어가는 발걸음이 매우 가볍기만 하다. -
94 건우 - 주아 (5311E+52) 2016. 7. 6. 오전 12:03:29주아가 아침식사를 못 먹어서 배가 고플까봐 살짝 걱정이 되어 말을 돌려서 편의점에 가서 빵과 우유를 먹자고 제안을 하니, 주아는 너무나도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 모습을 보고서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 의도를 알아챈건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설사 못 알아챘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지금 중요한건 주아가 이렇게나마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소중한 여자친구가 굶어서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병문안때는 그렇게 믿음직스러웠던 주아였지만, 결국엔 또 다시 내가 이렇게 챙겨주게 되는 사실을 보면서 변하지 않는 것도 확실히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상관없었다. 주아를 챙겨주는건 어릴때나 지금이나 내 몫이었다. 주아가 나를 챙겨주듯이, 나도 주아를 챙겨주면 서로의 빈틈을 확실하게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정말로 이상적인 관계가 아닐까?
요 전번의 일을 통해서 나는 주아가 없으면 안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나의 잘못된 행동을 주아는 확실하게 얘기해줬고, 내가 몸이 아플때, 정말로 힘들땐 주아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나에게 다가와줬다. 거리를 띄우려고 했지만 결국 나에게 다시 다가와서, 나와의 거리를 0로 만들어버린 여자애. 그 소중한 여자애가 지금 내 옆에서 걷는 것을 보면서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다가, 손을 잡자는 제안을 살짝 던져보자 주아는 장난스런 목소리로 자신이 잡는다고 선언하더니 갑자기 기습적으로 내 손을 꼬옥 잡았다. 순간 느껴지는 부드러움에 깜짝 놀라버렸다. 이 느낌은 한두번 느껴보는게 아니다. 어릴때부터 손을 잡으면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느낀 부드러움이다. 하지만 왜일까. 지금은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자, 살짝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서 두근거리는건 나뿐이 아니라고 느끼면서 조금은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 보수적일지도 모르지만 난 그래도 남자니까, 멋진 모습만을 보이고 싶었다. 물론 못난 모습도 주아는 좋아해주고, 이해해줄것 같지만 그럼에도 역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다른 남자아이들에 비해서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다고 해야할까? 좀 복잡했다. 심정이.
키득키득 웃는 얼굴에 다시 한번 미소 지으며, 나는 살짝 손을 다시 잡아서 주아의 손과 깍지를 끼어보았다.
"이쪽이 좀 더 좋지 않겠어?"
살짝 얼굴에 열기가 도는 것을 느끼면서, 애써 태연한척 말을 해봤다. 손을 잡기는 했지만 이렇게 깍지를 끼어보는건 처음이었다. 처음하는 경험은 곧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 신선함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강한 원동력이 되었다. 지금의 내 심장소리를 들킬까봐 불안해서 나는 빠르게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그, 그러고 보니까 우리들 사귀잖아. 이거, 모두에게 말할거야?"
집을 나서기 전에 잠깐 생각해봤던 사안을 주아에게 꺼내봤다. 이 부분은 확실하게 정해두는게 좋을 것 같았다. 물론 정말로 숨긴다고 한다면, 철저하게 숨길수도 있었다. 나와 주아는 정말로 친한 소꿉친구였다. 같이 다니는 일도 많았고, 오해를 받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런만큼 이번에도 소꿉친구니까 그러는거라고 하면 다른 이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길 것이다.
하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말하자면 나는....
"나는, 숨기지 않고 싶어. 조금 질투라고 해도 좋아. 뭐라고 해야할까? 당당하게 네가 내 여자친구라는 것을 밝히고 싶거든. 너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남자애들이, 너에게 다가오는 거..솔직히 보고 싶지 않아. 음. 확실히 질투야. 질투긴 한데, 그래도 역시 보고 싶지 않은건 보고 싶지 않은거니까."
없을리가 없었다. 분명히 우리 반에서도 몇 명은 주아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고 주아의 마음을 얻으려고 생각하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것이다. 소꿉친구 사이라면 모를까. 이제는 연인인만큼, 나는 그 애들이 주아에게 친구로서라면 모를까. 그 이상의 관계를 원하고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질투라고 해도 좋았다. 난 이런 감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솔직할 생각이니까. 숨겨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모든것을 전부 솔직하게 밝히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야. 너는 어때? 네가 부끄럽다면, 그리고 싫다면 나도 밝히진 않을게. 친구한테도, 가족한테도, 지우한테도 말이야." -
95 주아 - 건우 (09115E+50) 2016. 7. 6. 오전 12:44:36건우가 자신을 위해 해 준 제안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오늘 건우가 밥을 적게 먹고 왔구나, 라고만 생각한다. 하기사, 평소보다 훨씬 더 이른 시간이기는 한 만큼, 충분히 그럴만도 했다. 지금 당장 자신만 보더라도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니까. 그래도 다행이다. 덕분에 아침을 먹을 수 있게 됐어. 그것도, 혼자서가 아니라 둘이 같이 말야.
자신이 다시금 평소처럼 건우에게서 챙김을 받고있다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채, 손을 잡자는 그의 제안에 먼저 나서서 직접 잡아버린다. 정말이지, 그동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먼저 잡곤 했으면서. 이제와서 그렇게 일일이 물어보려고 하는거야?
짐짓 평소처럼 장난스레 그의 손을 먼저 잡기는 했지만, 막상 잡고나자 부끄러움이 몰려오는 것은 사실이었다. 빨개진 볼. 그러나 깜짝 놀란 후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건우한테서 고개를 돌릴 수는 없었다. 그러면 내가 창피해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되어버리니까.
스스로 먼저 잡아놓고 부끄러워 할 수는 없다고 결심하며, 키득키득 웃으며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장난스런 웃음도 오래 가지 않았다. 이 쪽이 좀 더 좋지 않겠냐며 깍지를 껴서 잡은 손.
"...!"
자신의 손과 건우의 손이 깍지를 통해 얽히게 되자, 깜짝 놀란 표정으로 웃음기는 싹 가신다. 대신, 아까보다 훨씬 더 달아오르는 얼굴에 고개를 조금 돌려버린다.
"...건우, 바보..."
본인도 얼굴에 열기가 돌면서도 태연하게 말을 하는 그의 모습에 조금 입술을 내밀고 작게 중얼거린다. 그 모습이 조금 얄미우면서도, 그래도 매우 남자답게 느껴져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소리가 더 빨라진다.
확실히, 이 쪽이 좀 더 좋기는 했다. 그냥 잡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많이 해왔지만, 이렇게 깍지를 껴서 잡는 것은 처음이었으니. 그나저나, 건우 너. 언제 이렇게 남자가 된거야? 자신을 리드하는 그의 모습에 속으로 질문 아닌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슬쩍 시선을 돌려 매우 가깝게 맞닿아 있는 자신들의 손을 바라본다. 듬직한 건우의 그 손이, 너무 좋으면서도 그것을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말하면, 기대고 싶어질 것 같단 말야.
애써 자신의 심장 소리를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며 이어지는 건우의 말을 듣는다. 자신들이 사귀는 사이라는 것을 모두에게 말할 것이냐고 묻는 그 소리에 잠시 고민한다.
건우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건우의 말을 들어보니, 건우는 예상 외로 아주 솔직하게 질투라고 해도 좋다며 다른 남자애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이 싫으니까 밝히고 싶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생각을 물어보며, 건우는 말을 마친다. 잠시 고개를 돌려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연다.
"응, 부끄러워.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부끄러워. 그렇지만 말야, 나도 너랑 마찬가지야. 다른 여자애들이 네게 다가오는 게 싫어. 너는 엄청 다정한 아이니까 그 애들에게 잘 대해줄 거잖아.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아. 나는 질투쟁이니까, 그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네가 나한테만 잘 대해 줬으면 좋겠어, 하는 말까지는 차마 하지 못하고 슬쩍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한다. 그리고 이어서 입을 연다.
"...그러니까...밝히자. 모두에게 얘기하자. 부끄러워서 죽는 한이 있어도, 네가 다른 여자애랑 웃고 있는 것을 보는 게 더...싫어."
솔직한 자신의 마음. 건우가 먼저 밝힌 만큼, 자신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네가 질투나는 것처럼, 나도 질투 나.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건우가 지금은 밴드부를 하지 않는 것이 다행이었다. 만약에 밴드부를 해서 노래를 불렀다면, 더 많은 여자아이들이 건우에게 반했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그럴 바에야 솔직하게 밝히는 편이 나았다. 그 부끄러움은 한순간일테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우랑 민주에게는 꼭 얘기해주고 싶은걸. 그 누구보다도 응원해줬던 애들이거든. 아, 태현이는... 조금 걱정이지만 말야."
반 아이들에게도 전부 밝혔을 때, 지우랑 민주는 분명 축하한다고 해주겠지만, 태현이는... 알 수 없어서 불안했다. 그래도 뭐, 건우가 같이 있으니까 괜찮을거야.
곁에 건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함을 느끼며 살짝 미소짓는다. 계속해서 앞으로 향하던 자신들의 발걸음에, 어느새 저 앞에는 버스 정류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
96 건우 - 주아 (5311E+52) 2016. 7. 6. 오전 1:39:27깍지 낀 손의 따스함과 부드러움. 이 신선하기 짝이 없는 따스함과 부드러움은 내 심장을 계속해서 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보인, 살짝 입술을 내민 주아의 모습에 또 다시 움찔해버린건 나만이 평생 간직할 비밀이었다. 한때는 이성으로서 인식하지 않은 애였지만, 이성으로서 인식하고 그 관계가 연인으로 바뀌게 되면서 이전까지 이런 애를 그저 친구로서 두기만 한 나 자신이 정말로 한심스러워졌다.
어쩌면 반의 아이들 중 일부도 나를 그렇게 한심스럽게 생각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게 애들이 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면, 나는 솔직히 할 말이 없었다. 나는 주아의 마음은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으니까. 전에 주아의 마음을 들었을때의 말들로 추정해보면 주아는 꽤 오래전부터 나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 같았으니까. 그 긴 시간동안 나는 그 마음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서 거리를 두려고 했었다. 혼자 있는 시간동안 주아가 느꼈을 외로움. 나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기에 그 모든것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주아를 당당하게 모두에게 얘기하고 싶었다. 물론 그 이유만은 아니었다. 조금 남자로서 어떨까 싶지만, 주아에게 마음이 있는 남자애들이 다가가는 것은 역시 싫었다. 친구로서가 아니라 그 이상의 단계를 노리면서 다가오는 이들을 전부 차단해버리고 싶었다. 주아는 내 여자친구다. 나의 여자다. 그렇게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서, 확실하게 선을 긋고 싶었다.
내 말을 들은 주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대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남자로서 속이 좁다고 생각하는건 아닐까? 이제 와서 너무 치졸하다고 말하는건 아닐까? 그런 불안감이 들어, 괜히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초조함을 애써 감추면서 주아의 입이 열리는 것을 기다렸다.
그리고 닫혀있던 주아의 입이 열리자, 내가 듣고 싶었던 답들이 한마디 한마디 흘러나왔다. 자신도 다른 여자애들이 나에게 다가오는 건 싫다고 얘기한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다면서 자신은 그런 모습은 보기 싫다면서, 모두에게 얘기하자고 말을 했다. 그 모습에 나는 잠시 침묵을 지키고 주아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주아의 말대로 나는 가능하면 애들과 다 사이좋게 지내는것을 좋아하기에 왠만큼 미운 털이 박힌 애가 아니면 다 잘해주는 편이다. 물론 그것이 주아에게 있어서 가슴 아픈 일로 받아들여질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그저, 반의 아이들과 모두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것 뿐이니까.
깍지를 낀 손에 살짝 힘을 주고는 진지한 눈빛으로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름 진지한 분위기를 내비치면서 닫혀있는 입을 열었다.
"다정한 아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가능하면 반 아이들과는 친하게 지내자라는 주의라서, 아마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그만두는건 못할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말이야. 주아야. 그 애들과 너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어. 그게 뭔지 알아?"
어쩌면 불안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 이전에 가지고 있었을 불안감을 해소시켜보고자 나는 다정한 목소리 톤으로 바꿔서, 그러면서도 그 두 눈은 진지하게 바라보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내가 신경쓰게 된 건 너고, 좋아하게 된 것도 너고, 사귀게 된 것도 너야. 다른 애들은 절대로 넘볼 수 없는 위치를 너는 가지고 있는거야. 맹새컨데, 내가 널 차거나, 버리는 일은 없어. 네가 날 버리거나 찬다면 모를까. 그러니까 넌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나의 여자친구라는 자리에 있는 이야. 반 친구들과는 달라. 다른 애들보다 네가 더 소중하니까. 다른 애들에게 잘해주는 것보다 너에게는 10배, 100배, 아니 그 이상 더 잘해주고 챙겨줄거야. 그러니까 불안해하지 마. 응?"
나름대로 안심시키듯이 말을 하면서 생긋 주아의 얼굴을 보면서 웃어보였다. 그리고 확실하게 의사를 밝혔다.
"밝히자. 지우에게도, 민주에게도, 반 애들에게도 말이야. 며칠은 놀리겠지만 금방 가라앉겠지. 그리고 우리들이 잘못한건 아니잖아? 그런데 지우도 그렇고, 민주도 그렇고 다 알고 있었던거야? 네가 날 좋아하는거? 전혀 몰랐네. 아. 하기사 민주는 묘하게 나와 널 묶으려고 한 것 같기도 하지만.."
예를 들면 진실게임을 들 수 있었다. 주아가 나가니까 나도 당연히 나가야된다고 했던가? 그때는 왜 그러는가 싶었는데 이런 것 때문이었을까? 자기 나름대로 도움을 주려고?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정말로 감사를 전해야할지도 모르겠는걸?
그런 말들을 나누면서, 앞으로 나아가다보니, 저 앞쪽에서 버스 정류장이 보였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버스가 언제 올지 알 수 없는만큼, 조금 빨리 가서 기다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오랜만에 뛰어볼래? 정류장까지?"
가볍게 웃으면서 제안을 해봤다. 새학기 첫날때처럼 한번 뛰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절대로 놓치 않겠다는 생각을 보여주듯이 깍지 낀 손을 꽉 잡았다.
응. 절대로 놓을 마음이 없었다. 이 손은 나와 주아가 연결되어있는 소중한 증표이니까. 절대로 놓을 생각이 없었다. -
97 주아 - 건우 (52687E+53) 2016. 7. 6. 오후 7:12:15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있는 남자아이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게 싫으니까 솔직하게 밝혔으면 한다는 건우의 말. 그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돌려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정말, 정말 달라졌다. 아주 어릴 적부터 보아왔던 때의 건우와, 자신이 혼자 짝사랑하던 때의 건우와 비교한다고 했을 때, 지금 자신에게 솔직한 저의 마음을 이야기해주는 건우는 정말 달라졌다. 더이상은 그저 친한 소꿉친구가 아닌, 남자친구로서 건우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제는 건우도 자신을 저의 여자친구로서 확실하게 하고 싶어하는 남자친구가 되었기 때문일까.
어느 쪽이었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의 건우의 모습은 매우 남자다워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동안은 남자다움보다는 다정함의 비중이 더 크게 느껴졌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정말로 저절로 심장이 두근두근거릴 정도로, 정말 남자답게 느껴진다.
...네가 이렇게 솔직하게 질투의 마음을 밝혀주었으니 나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낫겠지?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결심하곤 천천히 입을 연다. 나도, 다른 여자애들이 너에게 다가오는 것이 싫어. 그러니까, 밝히자.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모든 곳에 알려버리는거야.
자신의 말이 끝나고도 건우는 침묵하더니 잠시 자신을 가만히 바라본다. 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거야? 내가 생각보다 훨씬 더 질투쟁이라서 실망한거야? 너무 나에게만 신경쓰길 바라고 있어서 정이 떨어진거야?
괜히 너무 솔직하게 말했나, 싶은 걱정스런 마음으로 자신도 아무 말없이 그를 바라본다. 하긴, 입장을 바꿔 자신이 이런 소릴 들었다고 생각해보면 너무 옭아매는 느낌에 질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정말...끝까지 이기적으로 내 생각만 하는구나.
그러나 자신의 걱정과는 달리, 깍지를 낀 손에 힘을 주며 진지한 분위기로 말하는 건우의 입에서 나온 말은, 자신의 예상을 빗나간다.
오히려 자신이 불안해할까 걱정하며, 반 아이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그만두지는 못하겠지만 그 아이들과 자신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서 그게 뭔지 아냐고 물어오는 건우의 질문에 가만히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모르겠어. 난 모르겠어, 건우야. 그 아이들과 나는,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거야? 똑같은 여자아이고, 똑같은 반 친구잖아.
그런 자신의 행동에 건우는 다정한 목소리로, 그러나 진지한 눈빛으로 자신에게 그 차이를 설명해준다. 다른 이들은 넘볼 수 없는, 저의 여자친구 자리에 자신이 있다면서. 다른 이들보다 자신이 더 소중하니까 훨씬 더 잘해주고 챙겨줄테니까 불안해하지 말라는 그의 말에 그저 가만히 건우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렇구나. 나는, 너에게 있어서 나라는 존재는.
곧이어 잔잔히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안심시켜주려는 듯이 웃는 건우에게 얘기한다.
"...불안하지 않아. 이미 그렇게 믿고 있는걸? 너라면 난 언제나 믿고 있으니까.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해. 괜히 그렇게 말했나봐. 반 친구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것이 즐거운 학교생활의 꽃인데 그것을 방해하려고 했으니까. 미안해."
아마 건우 뿐만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해당될 법한 이야기. 남녀 공학인 이상, 동성 친구하고만 친하게 지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니까, 반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도 괜찮아. 너무 나 때문에 신경쓰지 않아도 돼.
이어서 반 아이들에게도 다 밝히자고 말하며 자신이 저를 좋아하는 것을 지우와 민주도 알고있었던 거냐고 묻는 건우의 말에 여전히 웃음 띤 얼굴로 대답한다.
"아~니, 그건 아냐.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어. 민주는 원래 눈치가 빠르니까 알아챘을지도 모른다고 쳐도, 지우는 절대로 아냐. 오히려 네가 방해된다고 생각하던걸? 앗, 이..이거 지우에게 비밀로 해 줘, 응?"
혹시나 지우와 둘이서만 나눈 이야기를 건우에게 말해버렸다는 사실을 지우가 알게 되면 실망할까 싶어 건우에게 부탁한다. 정말, 말조심 좀 하라구, 유주아...
속으로 자신을 탓하다 저멀리 보이는 버스 정류장과 깍지 낀 손에 힘을 주며 오랜만에 정류장까지 뛰어볼래, 하고 물어오는 건우의 모습을 보고서는 똑같이 손에 힘을 주어 건우의 손을 꼭 잡는다.
"응! 그럼 나도 오랜만에 말해보는 거지만, 넘어지게 하면 화낼거야?"
키득키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 건우라면 절대 그렇게 할리가 없겠지만, 그래도, 처음 등교할 때처럼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
98 건우 - 주아 (5311E+52) 2016. 7. 6. 오후 8:08:00혹시라도 불안해할까봐, 나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모든 것을 주아에게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엄청나게 낯뜨거운 말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숨길 수는 없었다. 주아가 무언가로 인해서 불안함을 느낀다면 난 그것을 해소시키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불안해하지 말라고, 네 옆엔 내가 있으니까 안심해도 된다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말할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내 말에 안심이 되었는지 주아는 불안하지 않다고, 이미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해줬다. 불안해하지 않는 모습에 나 역시 안심이 되어 아무런 말 없이 웃어보였다. 미안하다는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그러지 말라고 의사를 밝혔다.
이전까지 나와 주아는 그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친구 관계였다. 우리 둘은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그래도 연인으로서의 스타트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서로간에 맞춰가면서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고 싶었다. 불안해하는 일 없이,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서로를 보고 웃으면서 즐겁게 지내고 싶었다.
그것이 너무나도 큰 욕심이라고 한다면 나는 과감하게 욕심쟁이가 될 생각이었다. 물론 그게 욕심이 되진 않겠지만...
"민주는 그렇다고 쳐도, 지우는 내가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단 말이지? 이 녀석. 물론 비밀로 하겠지만 왠지 모르게 얄미운데? 나중에 얘기해주면 정말 엄청 놀라서 기절하는건 아닌가 모르겠네."
대체 지우와 언제 그런 말들이 오가는 대화를 나눈걸까? 내가 모르는 사이에 지우와 얘기라도 나눈걸까? 그건 그렇고 내가 방해가 된다니. 지우, 걔는 대체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아니. 물론, 나 스스로도 내가 옆에 있으면 주아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서 거리를 띄우려고 했지만, 그래도 지우는 나와는 달리 여자애잖아. 그러면 주아의 마음 정도는 같은 여자로서 눈치챌 수 있어야 하는거 아니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방해가 된거라면서 내 뒷담을 은근히 깠다 이 말이지?
좋아. 나중에 집으로 돌아온 후에, 살짝 지우에게 짖궂은 장난이라도 쳐볼까? 어디까지나 살짝 복수하는 느낌으로 치면 나름대로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이어, 주아에게서 넘어지게 하면 화낼거라면서 키득키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첫 등교를 할때가 다시 한번 떠올랐다. 그때도 지금처럼 손을 잡았고, 버스 정류장까지 뛰어갔고, 넘어지게 하면 화낼거라고 주아에게 말을 들었지.
데자뷰라는게 정말로 별 거 없었다. 지금 이 순간이 데자뷰, 그 자체였다.
"그럼 화 안 내게, 넘어지게 하지 말아야겠는데?"
안심시키듯이 웃으면서 주아가 넘어지지 않도록 신경쓰면서 앞으로 천천히 달려나갔다. 그 발걸음이 나와 주아의 행복한 나날을 향한 발걸음같은 느낌이 들어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오늘 아침, 주아와 만나고 나서부터 정말로 미소가 입에서 끊이지 않는 것을 느끼면서 나와 주아가 이렇게 되는 것은 어쩌면 운명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나 편안하고 행복한 느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애가 아니라, 잘 알지도 못하는 애와 사귄다는건 역시 생각하기 힘들었다.
넘어지지 않도록, 주아의 발걸음에 맞춰주면서 손을 절대로 놓치 않겠다는 마음으로 꽈악 쥐고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버스 정류장까지 천천히 달려나갔다.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닌만큼, 버스 정류장에는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역시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버스 정류장에는 사람들이 그다지 없었다. 당연하지만 우리와 같은 교복을 입고 있는 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없는 것을 보니, 오늘은 버스에서 너무나도 손쉽게 자리에 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손은 여전히 꼭 잡고 있는 상태에서, 나는 주아에게 한가지 부탁을 했다.
"버스가 언제 쯤 오는지 확인 좀 해줄 수 잇을까? 보다시피 난 이렇게 손을 꽉 잡고 있어서 보기가 힘들거든.
잡고 있는 오른손을 바라보면서 살며시 웃어보였다. 본다면 볼 수 있겠지만 핸드폰을 꺼내기 위해선 손을 놓아야만 했기에 어쩔수 없이 주아에게 부탁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언제가지나 계속해서 잡을 순 없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놓고 싶진 않았다.
적어도 버스가 올때까지만, 그때까지만은 이렇게 꼬옥 잡으면서 부드러움과 온기를 느끼고 싶었다. 욕심쟁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이 부드러움과 온기는 충분히 욕심을 낼만한 가치가 있었으니까. -
99 주아 - 건우 (09151E+53) 2016. 7. 6. 오후 9:01:09자신이 불안하지 않게 안심시켜 주려는 건우의 말과 행동. 그 하나하나에서 자신을 생각해주는 건우의 마음이 느껴져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정말, 스스로는 자신이 다정한 아이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너지만, 그래도 말야. 적어도 나한테는, 그 누구보다도 다정한 아이가 너야. 건우야.
그런 마음을 가득 담아 불안하지 않다고, 이미 믿고 있다고 건우에게 얘기한다. 사실 나중에 돌이켜보면 매우 창피해하며 이불 속에서 소리라도 지를 것 같은 말들이었으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전혀 창피하지 않았다. 건우도 그것을 무릅쓰고 자신을 안심시켜 준 만큼, 자신도 똑같이 건우를 안심시켜줘야 했다.
다행히 자신의 진심이 통했는지, 건우는 아무 말 없이 웃어보이며 자신의 사과에 대해 고개를 젓는다. 분명 자신에게 그러지 말라고 한 행동이었겠지만... 그래도 미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우의 말. 민주는 그렇다 처도 지우는 왠지 모르게 얄밉다는 그의 말에 키득키득 웃는다.
"지우에게 너무 뭐라고 하지 마~ 좋아하는 사람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내 탓이지, 뭐. 지우는 날 위해서 그렇게 말해준거니까 지우에게도 솔직하게 밝히고 싶어. 네 말대로 정말 깜짝 놀라서 기절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지우가 그렇게 말한 것에는 건우의 여동생이니만큼 더더욱 겉으로 티가 나지 않게 행동하려 한 자신의 탓도 있었다. 그렇지만, 역시 지우에게 말하지 않았던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짓궂은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중에 솔직하게 밝혔을 때 지우의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고싶었기 때문이었다.
지우라면 뭐라고 말할까? '축하해!'? '왜 하필 우리 못난 오빠인거야?'?
상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지우의 목소리와 표정이 눈앞에 있는 것만 같아서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그 어느 쪽이었든 지우라면 결국은 축하한다는 말로 자신들을 축복해줄 터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동생이니까.
이어서 자신이 다시금 처음 등교를 했었을 때처럼 넘어지게 하면 화낼거라고 말하자 건우도 덩달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화 안 내게, 넘어지지 않게 해야겠다며, 앞으로 천천히 달려나가는 건우의 손을 꼬옥 잡는다.
"응, 그럼 믿을게!"
다시금 처음 그 때처럼. 그러나 그 때와는 다른 분위기로. 똑같은 사람, 똑같은 길거리, 똑같은 대화였지만, 그 때와는 달랐다. 이제는, 이제 자신들은. 그저 단순한 친구를 넘어서서 서로의 연인이 되었으니까.
어느새 금방 도착한 버스 정류장. 평소보다 이른 시간이니만큼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며 속으로 안도한다. 이럴 정도면 버스 안은 분명 한적하겠지? 그럼 자리가 있을테니까 다행이다, 정말로.
아침 버스 안은 언제나 등교하는 학생들과 출근하는 직장인들 때문에 바글바글했으므로 이런 사소한 것으로도 기뻐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손을 잡고 있어서 보기가 어려우니 대신 버스가 언제 쯤 올지 확인해달라는 건우의 말. 정류장을 바라보던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 후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정말이지, 알았다구, 알았어~"
그럼 손을 놓으면 되잖아? 라는 말 따위는 절대 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이렇게 가깝게 꼬옥 맞닿아있는 손을 떼고 싶지 않은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여전히 왼손으로는 건우의 손을 꼬옥 잡은 채, 건우의 손을 잡지 않은 자신의 오른손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버스 도착 예정 시간을 확인한다.
"앗, 지금 진입이래!"
럭키! 속으로 외치며 건우를 향해 돌아보며 웃는다. 정말 그 때처럼, 모든 것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
오늘 왠지 그 때만큼, 아니, 그 때보다 더 운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저 멀리서 버스 정류장을 향해 달려오는, 자신들이 타야할 버스를 바라본다.
"그럼 탈 준비하자, 건우야."
스마트폰을 집어넣고 손가락으로 버스를 가리킨다. 이제는 손을 놓아야 했지만...왠지 그러고싶진 않아 말로는 탈 준비를 하자고 하면서 괜히 손을 놓지 않고 뭉그적거린다. -
100 건우 - 주아 (5311E+52) 2016. 7. 6. 오후 9:58:29"어? 그래? 럭키인데? 그때도 이런 식이지 않았나?"
내가 기억하는게 맞다면, 2학년 첫 날에도 이렇게 버스가 우리가 딱 오는 시간에 맞춰서 들어왔었다. 문뜩 그때의 광경이 떠올랐다. 그때는 정말로 여러 행운이 연속으로 일어나서 기분이 좋았었다. 오늘도 그때처럼 여러 행운이 일어나려는걸까?
응. 분명히 그럴 것이다. 설사 아무런 행운도 찾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내 최고의 행운은 바로 이렇게 옆에 있는걸. 이 최고의 행운을 옆에 두고서 다른 행운을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주아의 말이 끝나고 나서 얼마 안 가서, 저 앞에서 버스가 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주아에게서 탈 준비를 하자는 말이 들려왔다. 그 말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위 아래로 끄덕였다. 당연하지만 이제는 손을 놓아야만 하는 순간이었다.
이 부드러운 손을 놓는게 너무나도 아쉬웠다. 하지만 안 놓을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사람이 없다고는 하지만, 손을 잡고 버스를 타는건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았으니 말이다. 그렇게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지만 좀처럼 놓을 수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땔 듯 말 듯, 하면서 머뭇머뭇거렸다.
하지만 그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주아 역시 나와 손을 놓고 싶지 않았는지 손을 때지 않고 뭉그적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뿐만이 아니라 주아도 아쉬워한다는 것을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나만이 아니구나. 나만 아쉬워하는게 아니구나.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난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어보였다.
"나중에 자리에 앉으면 다시 잡자. 지금은 조금만 참자. 너도, 나도 말이야."
그렇게 말을 하고서, 나는 주아의 손을 겨우겨우, 때놓았다. 부드러움이 조금씩 멀어지는게 느껴지면서, 너무나도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조금만 참기로 마음먹었다.
버스가 도착하기 전에, 미리 지갑을 주머니속에서 뺀 다음에 교통카드를 준비했다. 그리고 버스가 멈춘 후에, 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서 나는 주아와 함께 버스에 탑승했다. 그때는 사람이 많아서 미리 줄을 섰지만, 지금은 사람이 적은만큼 미리 줄을 설 필요는 없었다.
ㅡ학생입니다.
카드를 찍은 후에 흘러나오는 음성을 들으면서 난 버스 안의 모습을 바라봤다. 평소보다 이른 사람이라서 그런지, 버스 안에는 정말로 자리가 많이 비어있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여유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 나는 천천히 뒤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비어있는 자리 중 나란히 붙어있는 두 자리로 다가간 후에 주아를 불렀다.
"주아야. 여기 앉자. 여기."
새학기 첫날때처럼 나란히 비어있는 두 자리. 정말로 오늘따라 그때의 일과 너무나도 비슷하게 상황이 돌아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해졌다. 정말 이런 일도 있을수 있구나 싶었다. 자리를 확보한 뒤에, 나는 안쪽 자리를 오른손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안쪽에 앉아. 나는 바깥쪽에 앉을테니까."
역시 소중한 여자친구를 바깥쪽에 앉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그때처럼 주아에게 안쪽 자리를 양보했다. 물론 안쪽 자리건, 바깥쪽 자리건 크게 차이는 없긴 하지만 바깥쪽 자리보다는 안쪽 자리가 좀 더 편한건 사실이었으니까.
자리를 양보한 다음, 나는 창 밖 풍경을 바라봤다. 오늘도 날씨가 너무나도 맑은게 마치 저 태양이 나와 주아를 축복해주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자꾸 이런 생각을 하는걸 보면 내가 주아에게 단단히 빠져도 빠진 모양이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좀 더 빠져도 괜찮지 않을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지낼 사이니까 말이야. -
101 주아 - 건우 (78477E+50) 2016. 7. 6. 오후 10:37:04"응, 이런 식이었지? 그 때도."
건우가 신기해하며 묻는 말에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굳이 정확히 어떤 때인지는 말할 필요가 없었다. 꼭 그렇게 입 밖에 내어 말하지 않아도, 건우와 자신이 같은 때를 떠올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마음이 통한다는 것. 생각이 통한다는 것. 스스로가 아닌 다른 사람과 그러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알고있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건우라면 얘기는 달라졌다. 그저 이렇게 옆에 있어주기만 해도 행복한 사람. 더군다나 그 사람이 자신과 매우 잘 통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을 생각해주는 사람이라면, 자신은 그 어떤 곳이든지, 그 어떤 때라도 행복하게 웃을 수 있을 터였다.
먼저 나서서 탈 준비를 하자고는 했지만, 막상 손을 놓으려니 밀려오는 아쉬움에 손을 놓지 못하고 뭉그적거린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놓을 듯 말 듯 머뭇머뭇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정말, 이런 것까지 닮았구나. 우리는.
그러나 안 놓을 수는 없는 노릇. 건우는 생긋 웃으며 지금은 조금만 참고 나중에 자리에 앉으면 다시 잡자면서 겨우겨우 손을 뗀다. 순간, 자신이 아쉬워하는 게 그렇게 티났나, 싶다가도 왠지 모르게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너무, 너무 겉으로 티내면... 안되는데.
그래도 역시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듬직하고 따스한 건우의 손을 잡고 있으면 안심되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이렇게 기대면 안되는데.
그러나 남자 친구로서 건우를 바라보자 보이는 그의 남자다운 모습에 한편으로는 기대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두 가지의 상충되는 마음. ...아직은 나도 잘 모르겠어. 그렇지만 내 마음이 어떻든지간에, 네가 좋은 건 변함이 없어, 건우야.
건우와 손을 떼고 그와 마찬가지로 지갑에서 교통 카드를 꺼내서 버스에 탈 준비를 한다. 교통 카드를 꺼내면서 또다시 그 때처럼 떨어뜨릴 뻔했지만, 다행히 다시 잡는다. 그래, 오늘만큼은 덜렁거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었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다행히 한 고비를 넘기며 건우의 뒤를 이어 버스에 오른다. 자신보다 먼저 카드를 찍은 건우는 평소보다 한적한 버스 안을 둘러보더니 뒤쪽으로 걸어가 비어있는 두 자리 옆에서 자신을 불렀고, 그에 따라 교통 카드를 찍고는 건우가 부르는 쪽으로 향한다.
정말로, 그 때처럼 나란히 비어있는 두 자리. 혹시 누군가가 세트장을 꾸며놓은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똑같은 풍경이었다. 그 모습에 신기해하며 안쪽 자리를 자신에게 양보하는 건우에게 빙긋 웃는다.
"고마워, 건우야. 잘 앉을게."
괜찮다고 사양할까 했지만, 건우의 호의를 거절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너랑 실랑이 하고 싶지도 않으니까 말야.
자신이 먼저 안쪽에 들어가 앉자 건우도 뒤이어서 바로 옆자리에 앉고는 창 밖을 바라본다. 그런 그를 따라 똑같이 창 밖을 한 번 바라본다. 너무나도 맑은 날씨. 마치 자신들의 마음을, 분위기를 대변해주는 듯한 날씨였다.
그렇게 창 밖을 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행복해지는 사람. 그 사람이 지금 자신의 바로 옆에 앉아있다. 믿기지 않아. 그렇지만...
곧이어 방긋 웃더니 그대로 자신의 머리를 옆으로 하여 건우의 어깨에 살며시 기댄다. 정말이지, 운동 쪽으로 진로를 잡아놓은 것도 아니면서. 듬직하게 느껴지는 그의 어깨에 기댄 채로 가만히 눈을 감고는 천천히 입을 연다.
"...있지, 반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밝힐 생각이야? 그냥 바로 앞에서 말해버릴거야?"
막상 말해놓고 보니, 막상 건우의 어깨에 기대고나니, 왠지 모르게 부끄러움이 밀려왔지만, 일어나거나 묻는 말을 철회하고 싶지는 않았다. 애써 조금 달아오른 볼을 모르는 척하며 태연하게, 자연스럽게 건우의 대답을 기다린다. -
102 건우 - 주아 (5311E+52) 2016. 7. 6. 오후 11:40:32혹시나 그때처럼 교통카드를 떨어뜨리는건 아닐까 싶어서 걱정이 되어 카드를 찍은 후에 나는 주아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번에는 떨어뜨리지 않았다. 조금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전처럼 교통카드를 떨어뜨리지 않고 제대로 카드를 찍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약간 아쉬움과 우려감이 마음 속에서 떠올랐다.
이전처럼 덜렁거려도 상관없는데 완벽해보이고 싶어서 너무 무리를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네가 완벽하건, 덜렁거리건 내 눈에는 네가 변함없이 주아인걸.
그러니까 무리는 하지 마. 주아야. 네가 덜렁거려도 난 너에게 실망하지 않고 늘 그랬듯이 널 챙겨줄테니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만큼은 널 끝까지 챙겨줄테니까 말이야.
살짝 속으로 중얼거린 다음에, 나는 뒤쪽의 자리를 발견하고서 주아를 불렀다. 그리고 주아에게 안쪽 자리를 양보했다.
그때처럼, 주아는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서, 그 자리에 앉았다. 주아가 앉은 것을 확인한 다음에 나는 그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딱히 의도한건 아니지만 새학기 첫날과 비슷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
어쩌면, 이건 하늘이 나와 주아에게 준 기회 같은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학기 첫날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때와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줘서 그때 느끼지 못한 기분을 지금이라도 맛보라고 도와주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왠지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그쪽이 좀 더 행복하고 기분이 좋으니 말이다.
내가 자리에 앉자 버스는 천천히 출발하기 시작했다. 창 밖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내 어깨에 무게감이 살짝 실리는게 느껴져서 시선을 주아 쪽으로 돌려보았다. 어느샌가 주아는 내 어깨에 기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또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원래는 손을 잡을 생각이었지만, 생각을 바꿨다. 팔을 뻗어서 주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 상태로 나도 몸을 좀 더 옆으로 옮겼다. 나에게 기대는 주아에게 나 역시도 다가가서 더 찰싹 밀착했다.
순간 얼굴이 빨개지는게 느껴졌다. 이전이라면 여유롭게 나에게 기대라고 언제든지 내줬을텐데. 부끄럽거나 한건 아니다. 그냥 이 행복함이, 절로 내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주아가 지금 눈을 감고 있다는게 정말로 다행이었다. 지금 이 모습을 보면 웃으면서 나를 놀렸을지도 모르니까. 물론 그런 주아의 얼굴도 나처럼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방금전에 나에게 한 질문인 어떻게 밝힐거랴는 물음을 조금 부끄럽게 느껴서일까? 그 모습이 또 귀여워서 웃어버렸다.
"그러게. 들어가자마자 바로 앞에서 말하는게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의외로 장난치는거라면서 안 믿을 확률도 클지도 모르겠는데?"
아마 나라도 그러지 않을까 싶었다. 나와 주아가 사이가 좋다는건 반의 아이들이라면 다 알고 있다. 그런만큼 말로는 아마 믿지 않을 가능성도 크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행동을 보이는 것도 조금 그랬다. 구경거리가 되고 싶진 않았으니까. 애초에 내가 누구 좋으라고, 나와 주아의 사이를 구경거리로 만들겠는가? 절대로 그런 일만큼은 피할 생각이었다.
"그냥 교실에 간 후에 내가 모두에게 선언해버리고 믿을 이는 믿고, 믿지 않을 이는 믿지 말라지 뭐. 그 이후의 리퀘스트 같은건 깔끔하게 무시해버리고 말이야. 예를 들면 뽀뽀해라던가 말이야."
하기 싫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충동적으로 하고 싶진 않았다.
소중한 이와의 소중한 경험. 충동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좀 더 둘만이서 있을때, 정말로 분위기가 무르익었을때 하고 싶었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하게 될 날도 오지 않을까? 그런것들을 생각해보니 괜히 나도 모르게 또 얼굴이 달아올랐다.
지금 내 모습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풋풋하다고 웃지 않을까? 그래도 역시 좋은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기에 좀 더 밀착하고 싶었다. 기분 좋게 웃으며 어깨에 닿는, 주아의 머리를 느끼면서 나는 살짝 웃어보였다.
"너는 데이트를 한다면 어디서 하고 싶어?"
학교 근처에 도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그러기에 지금 이럴때, 정말로 아무도 방해하지 않을때 이런저런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소꿉친구로서의 대화가 아니라 연인으로서의 대화.
그 자체의 울림만으로도, 뭔가 엄청나게 다름이 느껴지자 왠지 모르게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이래서, 사랑이라는걸 하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거와는 별개지만, 역시 널 좋아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너보다 더 이렇게 편안한 느낌의 여자애는 없을테니까. 적어도 나한테는 말이야."
정말로 솔직한 감정을 계속해서 말해보았다. 다른 이들 앞에서는 조금 그렇지만, 주아와 있는 곳에서는 전혀 부끄러울게 없었다. 앞으로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렇게 애정표현을 할 생각이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말을 해도 부족했으니까.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내가 얼마나 널 아끼는지 확실하게 그 마음에 새겨주고 싶었다.
".......새삼스럽지만, 고백해줘서 고마워." -
103 주아 - 건우 (101E+61) 2016. 7. 7. 오전 12:34:18건우가 자리에 앉자 서서히 학교를 향해 출발하기 시작하는 버스 안. 원래대로라면 다시금 손을 잡을 생각이었지만, 자신의 바로 옆에 앉아있는 건우를 보니, 그 든든한 넓은 어깨를 보니, 왠지 모르게 기대고 싶다는 마음이 커진다. 기대도...될까?
건우에게 물어볼까, 했지만 그런 생각을 하기도 전에 이미 자신의 머리는 건우의 어깨 쪽으로 기울어져서는 그대로 그에게 기대버린다. 미안해, 건우야. 지금은 아주아주 잠시만이라도 좋으니까, 이대로 있고싶어.
그러나 이런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었는지, 건우는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자신에게 더 가까이 붙어온다. 다시금 가까워진 자신들의 거리. 그 거리에 자연스레 느껴져오는 행복감에 가만히 눈을 감고는 건우에게 물어본다. 자신들의 관계를 어떻게 밝힐 것이냐고.
혹시나 자신의 빨개진 볼을 건우가 눈치챘을까 싶어서 걱정되었지만 건우는 다행히 그 관련으로는 얘기하지 않고 잠시 웃어버리더니 들어가자마자 바로 앞에서 말하면 의외로 안 믿을 확률이 클지도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생각해보면,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자신들은 10년이 넘도록 알고 지낸 아주아주 친한 소꿉친구. 그런 만큼 자신들이 가깝게, 사이 좋게 지내는 모습은 같은 반 아이들이라면 전부 보아왔던 장면이었다. 애초에 진짜로 사귀기 전부터 사귀냐는 소리를 들어왔던 만큼, 진짜로 사귄다고 발표해봤자 들려오는 대답은 '장난 치지 마라.'나 '오늘 만우절 아니거든?' 같은 말밖에 없을 터였다.
그러나 어떻게든 그 사실을 밝히기는 해야할 터. 감았던 눈을 조용히 뜨고는 어찌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자신의 귀로 건우의 말이 들려온다. 그냥 저가 교실에 가서 선언해버리고는 믿을 사람은 믿고 이후의 리퀘스트같은 것은 무시해버리자는 말. 그래, 거기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자신을 당황스럽게, 또, 아주아주 부끄럽게 만든 것은 그 이후에 건우가 제시한 리퀘스트의 예였다.
"뽀, 뽀뽀라니...! 말도 안 돼, 그, 그게 무슨...!"
순식간에 새빨갛게 귀까지 달아오른 얼굴. 난 몰라, 어떡해...! 결국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여전히 건우에게 기댄 채,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서 가려버린다. 아냐, 반 친구들이 그렇게까지 짓궂을 리가 없잖아...
애써 부정을 하던 그 순간, 자신의 머릿속에 저번에 진실게임 때처럼 사악하게 웃고있는 태현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아주아주 확실하게 그런 소릴 하며 자신들을 놀릴만한 이가 떠오르자 걱정스런 마음이 든다. 물론, 싫다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자신의 처음을 건우와 함께 한다는 것은 오히려 아주 기쁜 일이었다. 다만, 다만... 남들 앞에서 그러기가 창피할 뿐.
그러나 수만 가지 걱정들은, 이어지는 건우의 질문에 전부 사라져버린다. 대신,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온 단어는 단 하나였다.
'데이트'. 속으로 중얼거려 보기만 해도 뭔지 모를 감정이 마구 솟아오른다. 응, 이제는 정말 데이트였다. 단 둘이서 놀러가는 것이, 이제는 전부, 데이트가 되었다.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살짝 아래로 내려서 눈만 보이게 한 후에 조용히 입을 연다.
"...나는 너랑 같이라면 어디든 좋아."
여전히 조금 달아올라 있는 얼굴. 매우매우 낯뜨거운 말이었지만, 정말로 진심이었다. 자신은 건우와 함께라면 놀이공원이든, 카페든, 오락실이든, 산책로든, 그 어디라도 전부 좋았다. 그 어디라도 행복했다.
이어서 건우가 솔직하게 자신을 좋아하게 되어서 다행이라며, 고백해줘서 고맙다고 자신에게 전하는 목소리를 듣는다. 그의 말에 정말로 마음이 따뜻해져 오는 것을 느낀다. 매우 말하기 낯뜨거운 말일텐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해주며, 저의 마음을 자신에게 확실하게 전해주려 하는 건우의 모습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물론 좋아하게 된 건 내가 먼저라고 쳐도, 엄밀히 말하자면 고백은 네가 먼저 했잖아? 그러니까 그런 말은 내가 해야지."
키득키득 웃으며 장난스레 그에게 얘기한다. 사실이었다. 아마 건우가 먼저 나서서 소꿉친구라는 벽을 부수고 고백해주지 않았다면, 자신은 아마 끝까지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그저 벽 너머를 바라만 봤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까, 그런 고마움은, 자신이 표현해야했다.
"고마워, 건우야. 먼저 고백해줘서. 있지, 나 말야...으응,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천천히 손을 아래로 내리면서 다시금 눈을 감는다. 나는 말야, 네가 정말 너무너무 좋아, 하는 뒷말은 얼버무려 버리면서. 표현을 할까, 하다가 그만두기로 한다. 어차피 건우라면 지금 자신이 띠고 있는 볼의 홍조만으로도 그 뒷말을 알 수 있을 터. 미안하지만, 건우야. 아직은 자주 말해주기엔 부끄러워서 그만둘래. 그치만 곧 너에게 맨날맨날 말해줄게. 좋아한다고. 정말로, 좋아한다고. 너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내 마음을 말야. -
104 건우 - 주아 (17565E+57) 2016. 7. 7. 오전 1:24:43"진정해. 진정해. 하자는게 아니야. 그냥 그런 리퀘스트가 나올지도 모른다는거지. 당연히 거기선 안할거니까 걱정하지 마."
가장 많이 나올법한 리퀘스트를 입에 담자마자, 주아는 너무나도 부끄러운지, 양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려버렸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난감하게 웃어버렸다. 설마 이렇게까지 크게 반응할줄은 몰랐는데. 정말 교실에서 이런 리퀘스트가 나오자마자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내 옷자락만 잡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물론 그렇더라도 내가 옆에서 잘 챙겨줄 생각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건 내가 할 일이니까. 다른 아이들을 신경쓰고 챙겨준다고 자신을 미처 챙기지 못하는 주아를 챙겨주는건 누가 뭐라고 하건 내 일이니까. 그 포지션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었다. 물론 서로 돕는건 좋은거니까 그 정도는 신경쓰지 않을거지만, 그래도 필요 이상은, 역시 보고 싶지 않았다.
아무튼 부끄러워하는 주아의 어깨를 안심시키듯이 천천히 토닥여줬다. 그런게 아니라고. 나도 모두의 앞에서 할 생각은 없다고 그렇게 계속해서 옆에서 말을 했다. 누구 좋으라고 그런걸 남들 앞에서 하겠어?
이어 들려오는 말은 데이트 장소에 대한 주아의 답이었다. 나와 함께라면 어디든지 좋다는 말이었다. 얼굴을 가리는 손을 살짝 내려 눈만 보이게 한 모습이 정말로 귀엽다고 느끼면서 나는 주아의 말에 답했다.
"그러면, 내가 좀 더 고민해봐야겠는데? 어디든지 좋다고 했으니까, 나중에 불평하기 없기다."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렇게 말을 해봤다. 물론 정말 어디든지로 할 생각은 없었다. 데이트 장소를 어디든지로 하는 남자친구가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집에 가서 조금 시간을 내서 이것저것 알아볼 생각이었다.
지우라던가, 혹은 같은 반 아이들이라던가, 혹은 아직 얘기하면서 지내는 중학교 시절, 밴드부 멤버들에게도 물어보는 식으로 이곳저곳 정보를 찾아볼 생각이다. 아마 나보다 많이 알고 있을테니 정말로 큰 도움이 되겠지.
그 다음 들려오는 말은 키득키득 웃으면서 먼저 고백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말. 그리고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는 말이었다. 생략된 말이 뭐인지 정확하게 아는건 불가능했지만 어느 정도 추측은 가능했다. 굳이 억지로 캐물을 마음은 없었다. 10년의 세월. 주아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정말로 어느정도는 추측이 가능했으니까. 물론 내가 생각하는 것과 주아의 생각이 동일할지는 알 길이 없었다. 주아는 아마 말을 하지 않을테니까.
억지로 캐묻는 대신, 나는 어깨에서 손을 살짝 풀고서 주아의 부드러운 머리결을 살며시 쓰다듬으면서 주아를 향해서 말을 했다.
"나도 그래."
좋아한다는 말은 정말로 신기하다. 부끄럽지만, 그 말을 함으로서, 정말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정말로 따뜻하고 따뜻해서 절대로 놓고 싶지 않다고 절로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렇게 여러가지 잡담을 나누는 도중, 버스는 목적지 근처에 거의 다 도착을 했다. 슬슬 내려야했기에, 나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문을 향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내리자. 주아야.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고."
오늘따라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만큼, 아마 넘어지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만큼 살짝 신경을 쓰기로 했다. 물론 넘어진다고 해도 실망할 마음은 없었다. 그 어떤 모습을 보이더라도 주아는 주아니까.
살짝 고개를 돌려 주아에게 윙크를 하면서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내리면 노래라도 불러볼까? 리퀘스트 있어?" -
105 주아 - 건우 (81664E+58) 2016. 7. 7. 오후 8:04:49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엄청난 예상 리퀘스트의 내용에 결국엔 양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린다. 정말, 진짜로 그런다면 어쩌면 좋아...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난감한 듯이 웃더니 자신의 어깨를 토닥이며 계속 옆에서 자신을 안심시켜주려고 노력한다. 그런 그의 모습에 결국은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으응... 아무래도 역시, 다른 애들 앞에서 그러기엔 너무 창피하니까..."
아주아주 작은 목소리로 건우의 말에 동의함을 표현한다. 정말로, 언젠간 건우와 할테지만, 그래도 역시 학교에서 다들 있을 때는 아니었다. 아직은, 아직은 그럴 수 없었다.
그래도 언젠가는... 자신의 처음을, 건우와 단 둘만 있을 때 함께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건우의 데이트 장소에 대한 질문에 얼굴을 가렸던 손을 약간 내려 눈만 보이게 하며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대답한다. 나는, 정말로 네가 있는 곳은 어디라도 좋아.
그런 자신의 대답에 건우는 장난스레 그럼 나중에 불평하기 없다면서 웃어버린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우가 정말 아무 장소나 선택할 아이가 아니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있었다.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연인이 된 이후로 처음 해 볼 데이트이니까. 분명 자신이 알고있는 건우라면, 지우에게 묻든, 다른 친구들에게 묻든지 해서 어떻게든 아주 좋은 장소를 찾아낼 것이 확실했다. 정말이지, 괜히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야. 그렇지만 모르는 척, 그에게 맞춰 장난스런 웃음을 띠고 고개를 끄덕인다.
"응, 알았어. 불평 안 할게."
네가 그 어떤 장소를 선택해도 불평은 전혀 없을테지만, 그 전에 이미 너라면 내 마음에 쏙 드는 장소를 고를 것이 분명하잖아? 그러니까, 불평하지 않을게.
그리고는 이어서 솔직하게 고백해줘서 고맙다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좋아해, 라고 직접 말하려고 했으나 역시 그만두기로 하며 말 끝을 얼버무린다. 그렇지만 건우라면 이미 자신이 미처 말하지 못한 뒷말의 내용을 추측할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생각을 증명해 주듯이, 건우는 자신의 어깨에 있던 저의 손을 들어올려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저도 그렇다고 답해준다. 뭐가 그런지는 말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분명, 자신의 마음과 똑같을 것이리라.
그렇게 평소같으면서도 평소같지 않은 대화를 나누다보니 버스는 어느새 목적지 근처에 다다른다. 그러자 자신에게 내리자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향하는 건우를 따라 똑같이 자리에서 일어나선 걸음을 옮긴다. 살짝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윙크하며 노래 리퀘스트가 있냐고 묻는 건우를 보며 그대로 웃어버린다.
"너무 이른 시간부터 괜찮겠어? 목을 소중히 해야지. 난 괜찮...꺅!"
괜찮다고 사양을 하려던 그 순간, 버스는 정류장 앞에 급정거를 했고, 예상치 못한 그 상황에 미리 대비하지 못했던 자신은 그대로 넘어질 뻔하며 휘청거린다. 그러나 다행히 재빨리 내리는 문 옆에 있던 봉을 잡아서 넘어질 뻔한 위기는 넘긴다. 그렇지만 이미 자신의 입 밖으로 나온 짧은 비명에, 버스 안에 앉아있던 얼마 없는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자신 쪽으로 몰린다.
순간,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아 보였을까 하는 창피함에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열려진 문을 통해 재빨리 건우보다도 먼저 버스 밖으로 나온다.
"...난 괜찮아. 정말 노래 안 불러줘도 돼."
그리고 이어서 건우 쪽으로 돌아보며 아까 이어하지 못했던 말을 이어서 한다. 최대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말하려 하지만 시선은 묘하게 맞추지 못한다. 넘어질 뻔하면서 다칠 뻔했다는 것보다, 또다시 이런 모습을 보여줘 버렸다는 것이 훨씬 더 창피해서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나저나, 의외인걸? 네가 아침을 빵으로 사먹으려고 하다니 말야. 보통 너보다는 내가 더 자주 그러지 않아? 일찍 나와서 밥을 제대로 다 못 먹은거면 그냥 평소의 시간대로 나오고 밥을 더 먹어도 됐었을텐데. 나는 기다려줄 수 있으니까 말야."
애써 화제를 돌리며 멈춰있던 걸음을 다시 움직여 편의점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사실은 건우가 자신을 위해 그렇게 말해준 것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채. -
106 건우 - 주아 (17565E+57) 2016. 7. 7. 오후 8:57:29혹시라도 내릴때 넘어질까봐 불안해서, 나는 주아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물론 넘어지지 않을수도 있었지만, 혹시라도 넘어지면 크게 다칠수도 있었다. 달리는 버스에서 움직이는 건 어떻게 보면 상당히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손잡이를 꽉 잡으면 문제가 없지만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나조차도 균형을 놓치고 넘어질수도 있다. 주아는 이런게 싫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역시 지금까지 보던게 있다보니 조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물론 그런 모습을 보지 않았어도 나는 주의를 줬을것이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자꾸 신경쓰고, 자꾸 챙겨주고 싶은건 사실이니까. 문 근처까지 조심스럽게 이동한 후에 나는 봉을 잡고, 주아에게 노래 리퀘스트를 할 게 있냐고 물어보았다. 내 노래를 좋아하는만큼, 자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주아는 이른 시간부터 괜찮겠냐며 나를 배려해줬다. 정말 착해도 너무 착하다니깐. 나를 배려해주는 마음씨가 고마워서 입꼬리가 살짝 올려가려는 찰나, 갑자기 버스가 급정거를 했고, 주아는 비명을 지르면서 휘청거렸다.
"야! 주아야!"
깜짝 놀라서 바로 주아를 잡아주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내가 움직이는 것보다도 주아는 더 빠르게 내가 잡고 있는 봉을 잡았다. 덕분에 주아가 넘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방금전의 비명소리 때문일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나와 주아쪽을 향해서 몰리는게 보였다.
사람들의 몰리는 눈빛에 아차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태였다. 주아는 역시나 예상대로 크게 부끄러워하면서 고개를 푹 숙인채로 나보다 먼저 버스에서 빠르게 뛰어내리듯이 내렸다. 그 모습을 보고서 나 역시도 빠르게 버스에서 내렸다.
나와 주아, 그리고 다른 몇몇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버스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앞으로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잠시동안 바라보다가 내 옆에 있을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의 모습을 보여서일까? 내 시선을 맞추지 못하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서는 어떻게든 화제를 돌릴 생각인지, 아침밥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는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서 살짝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아침부터 계속해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했으니,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나에겐 그렇게 안해도 되는데. 물론 내가 그렇듯이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다는건 알지만, 그렇게까지 신경 쓰면 약간 섭섭하다고. 주아야.
살짝 오른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서 괜찮다고,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을 담아서 천천히 쓰다듬었다. 오늘만 해도 몇번째 이렇게 쓰다듬는걸까? 정말 이러다가 버릇이 들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살며시 웃었다.
하지만 굳이 그 말을 입에 담지는 않았다. 지금 여기서 그 사실을 굳이 괜찮다고 표현하면, 주아는 더 난감해할 것 같았다. 여기서는 굳이 표현하지 않기로 했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마음이 있을테니까.
그리고 나는 주아을 따라서 편의점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 와중에 들려온 주아의 질문에는 일부로 조금 능청스러운 분위기로 대답했다.
"글쎄. 살다보면 가끔 이런 날도 있는거 아니겠어? 빨리 나온 건, 그냥 네가 빨리 보고 싶어서라는 이유로는 안될까? 1분 1초라도 네가 더 빨리 보고 싶었거든. 그래서 빠르게 준비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만. 하하하. 기다리게 하는 것도 좀 미안하니까 말이야."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실제로 난 주아가 빨리 보고 싶어서 평소보다 빠르게 준비를 했었으니까. 아침밥을 먹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니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왠지 끼워맞추기 식 같지만 뭐 어때? 딱히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도 아닌걸.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다가, 난 살며시 주아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런 말 없이 오른손을 뻗어서, 주아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버스에 타기 전처럼, 깍지를 끼어보았다. 떨어져있던 온기와 부드러움이 다시 한번 손에 느껴졌다.
"버스에선 잡지 않았으니까 여기서 다시 잡으면 되는거겠지?"
버스에서 잡자고 말했지만, 정작 버스에서 손을 잡진 않았다. 그렇기에 그 대신으로 여기서 살며시 손을 꼬옥 잡아보았다. 잡고 있어도 또 잡고 싶은 마음을 크게 느끼면서 천천히 주아와 함께 편의점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그리고 저 편에서 편의점의 모습이 보였다.
전에는 전력질주로 주아에게 우유를 사주기 위해서, 여기로 뛰어왔었지. 아마. 정말 위기일발이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주아를 바라보면서 질문을 던졌다.
"무슨 빵과 우유를 먹을거야? 난 카스테라하고, 흰 우유로 먹으려고 생각중인데. 초코우유 먹을거야? 그때처럼?" -
107 주아 - 건우 (60604E+56) 2016. 7. 7. 오후 9:50:39어째 아침부터 잘 풀리나 싶었다. 역시 자신이 하나도 안 덜렁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역시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을까? 버스의 예상치 못한 급정거에 넘어질 뻔한 것을 간신히 봉을 잡아 버티면서 마음 속으로 한숨을 내쉰다. 다행히 자신이 건우가 움직이는 것보다 더 빠르게 봉을 잡았기에 망정이지, 조금만 더 늦었으면... 정말로, 생각하기도 싫었다. 역시 나는 완벽할 수 없나봐, 하고 창피해하며 버스에서 재빨리 내리자 건우도 따라서 빠르게 내린다.
방금 전의 모습을 잊어버리려 애써 화제를 아침밥으로 돌리지만 건우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저의 오른손을 자신의 머리 위로 올리고는 그대로 쓰다듬는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지만 살며시 웃는 그 모습과, 다정한 그의 손길에, 괜찮다고 자신에게 말해주는 듯한 건우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고마워."
그에 따라 작게 감사인사를 표현하며 살짝 미소 짓는다. 역시, 말하지 않아도, 아무 말 없어도, 자신들은 통할 수가 있었다. 같이 함께 지내 온 세월이 길어서일까, 아니면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커서일까.
어느 쪽이든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자신을 쓰다듬어주는 건우의 손길에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건우는, 내가 그 어떤 모습을 해도 전부 받아줄거야. 그렇다면... 내가 이렇게 완벽해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원래대로의 내 모습을 더 편안히 바라봐주지 않을까?
건우라면, 분명 자신이 이렇게까지 노력하는 것에 대해 조금 섭섭해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나도... 조금 더 느슨하게, 긴장을 풀고, 평소처럼. 언제나와 같은 나의 모습으로.
천천히 편의점을 향해 걸어가며 그렇게 생각하다 자신의 질문에 건우가 능청스럽게 하는 대답에 결국은 다시금 그 쪽을 바라보며 환히 웃어버린다.
"뭐야, 그게~ 거짓말! 괜히 나 더 부끄럽게 만들려고 그러는 거지? 안 믿어, 안 믿어~"
능청스런 건우의 모습에 안 믿는다면서 여전히 웃음을 띤 채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정말이지, 이제 남자친구가 되었다고 바로 그렇게 부끄러운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거야? 그렇지만 그것이 빈말이라고 해도, 정말로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 행복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천천히 계속해서 편의점을 향해 걸음을 옮기다 갑자기 다시금 자신의 왼손에 느껴지는 따스한 느낌에 깜짝 놀라 건우 쪽을 바라본다.
버스에선 잡지 않았으니까 여기서 다시 잡으면 되는거겠지? 라면서 아까처럼 꼬옥 깍지를 끼는 건우를 순간 멍하니 바라보다 이내 배시시 웃어버린다.
"응! 그러면 돼."
자신도 깍지를 낀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어 건우의 손을 꼬옥 잡으며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정말로, 사귀기 전이나 사귀게 된 지금이나, 건우는 자신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하는 데에 선수였다.
어쩌지...이러다가 나, 정말 건우에게 더 크게 반해버릴 것 같아...
속으로 걱정 아닌 걱정을 하다가 저 쪽에서 보이는 편의점과, 들려오는 건우의 질문에 자신도 건우 쪽을 바라보며 입을 연다.
"응, 그 때처럼 초코 우유 먹을거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초코 우유랑 소보루빵이니까 말야."
이제는 거의 자신의 매일매일의 식사 메뉴가 되어버린 초코 우유와 소보루빵. 특히나 초코 우유는, 예전에 건우가 자신을 위해 열심히 달려 사다준 적도 있는 것이어서 더욱더 애착이 갔다. ...그렇지만, 역시 내가 초코 우유를 좋아하는 이유는 너에겐 비밀로 하는 것이 낫겠지?
키득키득 웃으며 이런 사소한 것 하나도 전부 건우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 신기해하며 함께 편의점 안으로 들어간다.
"어서 오세요~"
문이 열리자 딸랑거리는 종소리에, 자신들에게 인사해주는 카운터의 알바생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 후에 여전히 건우의 손을 꼬옥 잡은 채 먼저 빵 쪽으로 향한다.
"보자...아, 다행히 둘 다 있다! 다 떨어지지 않았나봐. 다행이다, 그치?"
살짝 허리를 숙여 나열되어 있는 많은 빵들을 훑어보다가 자신들이 찾는 카스테라와 소보루빵을 발견하곤 다시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는다. 가끔씩 보면 다 팔려서 없는 때도 있었거든, 하는 말도 덧붙이며 카스테라와 소보루빵을 오른손으로 집어든다. 확실히 밥보다는 이렇게 빵을 사먹는 경우가 많았던 자신이었으므로 이런 쪽에는 매우 능숙할 수밖에 없었다. -
108 건우 - 주아 (17565E+57) 2016. 7. 7. 오후 10:38:10"역시 초코 우유구나. 확실히 초코우유는 맛이 좋지. 그래도 난 역시 흰 우유가 좋더라."
초코 우유를 먹을거냐는 물음은 전에 내가 전력질주로 편의점에 초코 우유를 사러 간 적이 있어서 물어본건데, 내 추측이 어느정도 맞은 모양이었다. 소보루빵과 초코우유. 확실하게 두가지를 기억해두기로 했다.
물론 주아가 소보루빵을 좋아하는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머릿속에 확실히 기억해두고 싶었다. 혹시라도, 정말로 혹시라도 까먹을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는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소보루빵과 초코우유를 입력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새롭게 알아가는 기분이 드는 것 역시 나와 주아의 관계가 바뀌었기 때문일까?
혹시라도 손을 놓칠까, 이 부드러움이 떨어질까봐 괜히 불안해져, 주아가 그렇듯이 나 역시도 조금 더 강하게 손을 꼬옥 잡았다. 서로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이 손을 통해서 전해지는 것 같아서 살짝 얼굴이 빨개지는 것만 같았다.
나는 정말로 왜 이런 애와 거리를 두려고 한걸까? 정말 그 당시의 나를 만날수만 있다면 제대로 한 소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딸랑거리는 종소리를 내면서 나와 주아는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다. 기분 탓일까? 카운터에 앉아있는 알바생의 눈길이 나와 주아의 손으로 향해있는것 같았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을 생각은 없었다. 보이는게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 그래도 행동 자체에 꺼림칙한건 없었다. 그렇기에 당당하기로 마음 먹었다. 여기 있는 이 여자애가, 내 여자친구라고 자랑하듯이 나는 살며시 웃어보였다. 그러자 알바생 역시 피식 웃는 모습이 보였다. 나와 주아의 관계가 어떤지 알아채기라도 한걸까?
주아 역시, 손을 땔 생각은 없었는지 내 손을 꼬옥 잡고서 빵이 있는 곳으로 나를 데리고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빵들이 모여있는 코너에서 주아는 카스테라와 소보루빵을 오른손으로 집어들었다. 그 일련의 행동이 너무나도 능숙해보였다. 평소에 빵을 상당히 많이 고르기라도 한걸까? 하기사 지금 생각해보면 주아는 아침밥을 밥보다는 빵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지. 그 영향이 어느정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주아가 빵을 챙긴 것을 확인하고서, 나는 주아와 함께 우유가 놓여있는 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전에 우유를 여기서 산 적이 있었기에 어디에서 있었는지는 아주 쉽게 알 수 있었다.
진열대 안에서 초코 우유와 흰 우유를 꺼낸 후에 왼손에 들었다. 이제 남은 건 이것들을 계산하는 것 뿐이었다. 원래대로라면 각자 계산했겠지만, 지금은 평소와는 다른 상태였다. 정말로 비싼것은 무리지만, 그래도 이 정도 가벼운건 사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물론 주아라면 괜찮다고 말하겠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나도 살짝 고집을 부리기로 마음 먹었다.
"계산은 내가 할게. 역시 남자친구로서 한번은 사주고 싶거든. 무엇보다 이건 내가 먹고 싶어서 널 데려온거기도 하니까 말이야. 정 마음에 걸리면 다음엔 네가 맛있는걸로 사줘."
혹시라도 부담을 느낄까봐, 자기 자신을 안 좋은 여자친구로서 인식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서 다음에 맛있는 것을 사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거기다가 내가 먹고 싶어서 데리고 온거라는 이유도 덧붙였다. 사주기 위한 명분으로서는 충분할 것이다.
물론 나 역시도 주기만 하진 않을 생각이다. 단지 이번에는 내가 사주고 싶었을 뿐, 나 역시도 주아가 주는 것은 받을 생각이다.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사랑은 쉽게 식는다고 들은 적이 있다.
주고 받고, 주고 받고를 반복하면서 나는 주아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가능하면 정말로 오랫동안, 정말로 오랫동안 이 관계를 유지하면서 좋게 좋게 나아가고 싶었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나는 주아의 대답을 기다려봤다. 물론 주아가 정말로 마음에 걸린다고 한다면, 나도 억지로 살 생각은 없었다. 내 마음도 중요하지만, 주아의 마음 역시 정말로 중요했다. 어느 한쪽의 의지로만 흘러가는게 아니라,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 그 방향으로서 모든 일을 결정하고 싶었다. 어느 한쪽으로만 기대게 되고, 어느 한쪽만이 계속해서 주게 되면, 그 사랑은 금방 식게 될테니까. -
109 주아 - 건우 (51142E+53) 2016. 7. 7. 오후 11:19:48"헤헤, 나는 건강보다는 맛을 더 중요하게 여기니까 말야! 그래도 확실히 흰 우유가 건강에 더 좋긴 하겠지?"
자신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건우의 말에 고마움을 느끼며 자신도 똑같이 건우의 취향을 존중해준다.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은 흰 우유를 좋아하지 않는 편에 더 가까웠으나, 건우가 좋아한다면 자신도 그것이 좋아질 것만 같았다. 혹시 알아? 나중에는 내가 먼저 나서서 흰 우유를 사마시고 있을지.
이런 사소한 것에도 건우의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싫진 않을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기쁘게 그 사실을 받아들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깍지를 껴서 그런지 안 그래도 가깝게 맞닿아 있는 자신들의 손이지만, 그래도 서로 좀 더 힘을 줘서 서로의 손을 더욱 꼬옥 잡는다. 만약 다른 누군가가 본다면 한동안 서로 용케도 떨어져 다녔네, 하고 놀릴만한 자신들의 모습. 그러게, 정말로 그동안 어떻게 다녔는지 몰라. 역시, 너 없이는 난 안 될 것 같아, 건우야.
딸랑거리는 종소리와 함께 들어간 편의점 안. 인사를 건넨 알바생과 건우가 무언가 통했는지 서로 가볍게 웃어보이는 것을 보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다가 곧 여전히 건우의 손을 꼭 잡은 채 빵 쪽으로 향한다. 나열되어있는 가지각색의 빵들. 그 중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빵들을 익숙하게 집어들고는 건우와 함께 이번에는 우유 쪽으로 향한다. 초코 우유와 흰 우유를 집어든 건우는 이어서 남자친구로서 사주고 싶다며, 계산은 자기가 하겠다고 한다. 정 마음에 걸리면 다음엔 자신이 맛있는 걸로 사달라면서.
평소같으면 당연히 그 말을 듣는 즉시 사양하며 괜찮다고, 그냥 자신의 것은 자신이 계산하겠다고 말하겠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살짝 고집을 부리려는 건우의 모습. 건우는 하겠다면 하는 아이였으니, 여기서는 자신이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터였다.
"...응, 그러면 고맙게 잘 먹을게. 나도 남자 친구에게서 그런 경험 한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거든. 그럼 다음 번엔 내가 여자 친구로서 꼭, 꼭 맛있는 거 사줄테니까, 그 때 가서 빼면 안 돼?"
장난스레 미소지으며 건우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변화에 스스로도 마음 속으로 매우 놀란다. 원래 자신은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도움을 받는 것을 정말로 싫어했기에 스스로의 일은 스스로 해결하자는 주의였다. 그렇지만, 건우에게 만큼은, 건우에게 까지도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어쨌거나 이제 건우는 더이상 친구로서의 건우가 아니라 자신의 남자 친구가 되었으니.
그러면 말야, 나도 조금씩... 너에게 기대는 연습을 해도 되지 않을까?
물론 아직까지는 이렇게 부탁을 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어색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혼자서 해결하려는 모습을 적어도 건우의 앞에서는 조금씩 줄여나가기로 마음 먹는다.
자신이 건우에게 자신에게 기대도 된다고 몇 번이나 말하면서, 정작 자신이 건우에게 기대지 않으면 건우는 그것을, 그 관계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서로 챙겨주고 챙김 받는 쌍방향의 사랑.
생각만 해도 매우 이상적인 그 사랑을 자신들이 이뤄나갈 수 있길 마음 속으로 바라며, 사주겠다는 그의 말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그렇게 각자 서로를 위한 빵과 우유를 들고 카운터로 걸어가 그 위에 빵과 우유를 올려놓자, 그런 자신들의 모습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던 알바생은 그제서야 바코드를 찍는다.
"총 3900원입니다."
멋진 남자친구네? 하는 눈길로 건우 쪽을 바라보며, 알바생은 이내 가볍게 웃더니 가격을 이야기한다. -
110 건우 - 주아 (03745E+58) 2016. 7. 8. 오전 12:00:14솔직히 거절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아는 예상 외로 쉽게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남자친구에게서 그런 경험을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말이 너무나도 신선하게 들린건, 이전까지의 주아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말이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주아는 정말로 남을 신경쓰고, 남을 챙겨주는 아이이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누군가에게 의지를 잘 하지 못하는 애였다. 혹시라도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남들에게 폐를 끼치는건 아닐까 싶어서 나에게도 도움을 청하는 것을 꺼려하는게 바로 유주아라는 여자애였다. 평소대로라면, 여기선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것은 자신이 계산하겠다고, 말했겠지만 이번에는 순순히 내가 계산하는 것을 받아주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나타난 주아의 변화에 난 살짝 당황했다. 아주 조금 실랑이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건만 의외로 그런건 없었다.
그렇구나. 주아는 이렇게 점점 변해가려고 하는거구나. 그렇다면 주아야. 나도 조금씩 변해갈게. 나도 너에게 의지해나갈게. 아니, 어쩌면 너 이외에는 의지하진 않을지도 몰라. 내가 아파도, 힘들어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나에게 달려와주고 나를 걱정해주는 너니까, 나도 의지할 수 있는거야. 서로서로 챙겨주고, 서로서로 주고받으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가자.
그게 정말로 이상적인 사랑 방법일테니까. 물론 나는 너 이외에는 사랑을 해본 적이 없어서, 정말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그럴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나와 주아는 여전히, 손을 꼬옥 잡고서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빵과 우유를 각각 카운터에 올려놓자, 알바생은 뭐가 그리 좋은지 실실 웃으면서 나와 주아를 바라보면서 바코드를 찍기 시작했다. 가격은 총 3900원. 문제는 내 지갑은 오른쪽 주머니에 있다는 것. 지금 내 오른손은 주아와 꽉 붙잡은 상태였기에, 이대로는 꺼낼수가 없었다. 살짝 난감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산을 안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살짝 윙크를 한번 날리고서 부드러운 주아의 손에서 내 손을 조심스럽게 떨어뜨렸다. 아쉬운 감정을 살짝 느끼면서, 나는 주머니 속에서 지갑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4000원을 꺼내서 알바생에게 내밀었다.
"여기 거스름돈 100원입니다. 두 분, 정말로 잘 어울리는데 사귀시는거 맞죠? 오래오래 가세요!"
거스름돈 100원을 내밀면서 알바생은 생긋 웃으면서 나와 주아에게 잘 어울린다는 말과 함께 가벼운 축하를 해줬다. 그 말에 살짝 부끄러워서 나도 모르게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그렇게 잠시동안 긁적인 후에, 나는 주아를 바라보고 카운터에 놓여있는 소보루 빵과 초코 우유를 건네줬다. 그리고 내가 먹을 카스테라와 흰 우유를 챙겼다.
"그럼 다시 학교로 가자. 너무 여유부릴 수는 없으니까 천천히 먹으면서 가자."
주아를 데리고 딸랑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문을 연 후에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다시 손을 잡고 싶었지만, 지금 여기서 손을 잡으면 주아가 아침식사를 하는데 큰 방해가 될 건 안봐도 뻔했다. 한 손으로 빵과 우유를 먹을 순 없을테니, 지금은 손을 잡고 싶은 충동을 참기로 마음먹었다.
주아와는 달리 난 아침식사를 확실하게 하고 나왔기에 그다지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먼저 먹자고 제안을 한 만큼 안 먹을 수는 없었다. 카스테라 봉지를 뜯은 후에 포장지는 조금 있다가 쓰레기통에 버리기 위해서 챙겨두고 한 입 베어물었다. 카스테라 특유의 부드러움에 절로 기분이 좋아져서 나도 모르게 생긋 미소가 튀어나왔다.
조금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할 수 있도록, 평소보다 걷는 속도를 살짝 줄인 후에, 나는 입 안에 있는 카스테라 덩어리를 꼭꼭 씹어 입 안으로 삼키고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살며시 말을 걸었다.
"알바생이 하는 말 들었어? 우리들, 정말로 잘 어울리는 모양인데? 이미 주변 사람들도 사귀는 사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어쩌면 버스 안의 사람들도 나와 주아를 커플로서 바로 인식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아닐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이는 정말로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나와 주아가 그만큼 다른 사람이 보이게도 행복한 모습으로서 보인다는 이야기니까.
실제로 나는 정말로 행복하다. 2번, 3번 계속 생각하지만 정말로 행복하다. 만약에 내가 주아와 사귀지 못했다면, 주아가 누군가와 사귀게 되는 모습을 보았다면 난 지금쯤 어떻게 되어있었을까? 지금처럼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을까?
자고로 역사에는 IF라는게 없다고 했다. 그렇기에, 난 그 만약에라는 가정을 빠르게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여러 가능성 중에서 우리들 앞에 모습을 보인건, 연인사이가 되었다는 가능성이었으니까.
"혹시라도 우리 둘이 헤어지기라도 하면, 정말로 나에게 뭐라고 하는 이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지는걸? 물론 절대로 헤어질 마음은 없지만 말이야."
그렇게 넌지시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나는 우유팩을 연 다음, 흰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돌리면서 느끼는거지만 생각보다 달달한 분위기가 연출되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아들을 장가보낸 아버지의 마음이 이런걸까요. -
111 주아 - 건우 (68604E+61) 2016. 7. 8. 오전 12:41:12자신이 스스로의 변화에 놀란 것처럼 건우도 그런 자신의 작은 변화에 적잖이 놀란 듯, 살짝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하기사,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주 당연한 일.
그동안 자신이 건우에게 보여왔던 모습들은 하나같이 전부 어떻게든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거나, 난감한 일이 있어도 차마 도와달라고 부탁하지 못하고 끙끙거리는 모습들이었다. 하다못해 지금 자신이 차고 있는 건우에게서 선물받은 펜던트를 차는 것도 도와달라고 쉽사리 부탁하지 못했었는걸.
그러나 이제는 달라질 것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혼자서 끙끙거리는 모습을 바라볼 건우의 마음을 생각해본다면, 달라져야만 했다.
물론,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18년이라는 세월 동안 굳어진 성격이니 하루아침에 쨘하고 달라질 수는 없을 터였다. 그래도 말야, 천천히, 아주 조금씩. 그렇게 나를 바꿔간다면 어제보다 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조금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네가 봤을 때 나도 아주아주 예뻐보이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건우야?
그렇다면 난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변해갈게, 건우야. 너에게 창피한 여자 친구가 되지 않도록, 네가 나를 보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도록.
여전히 건우의 손을 꼬옥 잡은 채, 마음 속으로 그런 결심을 하기도 한다. 카운터로 걸음을 옮긴 후 각자 빵과 우유를 내려놓자 알바생은 바코드를 찍더니 총 가격을 이야기한다. 그러자 건우는 자신에게 살짝 윙크하더니 그 때까지도 꼭 잡고있던 손을 조심스럽게 놓고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든다.
정말이지, 그냥 말로 해도 될텐데 말야. 손을 놓았다는 아쉬움도 조금은 있었지만, 자신에게 윙크를 날리는 건우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서 그냥 웃어버린다.
건우가 지갑에서 4000원을 꺼내 건네자 알바생은 거스름돈 100원을 돌려주며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자신들을 축복해준다.
"헤헤, 고맙습니다~"
그 말에 수줍은 듯이 웃으면서도 확실하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부끄러운지 머리를 긁적이던 건우는 이내 소보루빵과 초코 우유를 자신에게 건네주고 저는 카스테라와 흰 우유를 챙겨든다. 그럼 천천히 먹으며 다시 학교로 가자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같이 편의점을 나와 천천히 학교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하며 소보루빵이 든 봉지를 뜯고는 한 입 베어문다.
맛있다! 건우가 사줘서 그런건지, 아니면 자신이 아침식사를 못하고 나와서 그런건지, 소보루빵은 평소보다도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진다. 새삼 편의점에 오자고 제안해 준 건우에게 속으로 몇 번이나 고맙다고 전하며, 그가 자신을 바라보며 하는 말을 듣고는 밝은 미소를 머금은 채 입을 연다.
"이미 사귀기 전부터 그런 소리는 수없이 들어왔지 않아? 물론 그 때랑 지금이랑은 전혀 다를테지만 말야. 앗, 그런데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조금 창피한 것 같아..."
이미 예전부터 건우와 사귀냐며 놀림을 받아온 만큼, 정말로 사귀게 된 지금은 그 놀림의 강도가 훨씬 더 커질 것이 틀림없었다. 가령, 아까 건우가 말했던 예상 리퀘스트라든지...
히익, 다시금 그 생각이 또 들자, 괜히 부끄러워져서는 소보루빵을 몇 입 더 베어문다. 그렇게 소보루빵을 우물거리는 동안 건우가 장난스레 헤어질 마음은 절대 없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저에게 뭐라고 하는 이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얘기하는 것을 듣는다.
그 말에 우물거리던 소보루빵을 삼키고는 세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바라본다.
"당연한 거 아냐? 일단 내가 제일 먼저 너한테 뭐라고 할거야. 펑펑 울면서 마구마구 화낼거야. 다시는 너 안 볼거야. 그러니까 그런 소린 하지마..."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어 말하지만 아무래도 진담 쪽이 더 큰 듯, 저절로 자신의 표정은 조금 가라앉는다. 물론 너는 농담이었을테지만, 난 벌써부터 그런 생각은 하기 싫어. 나는 끝까지 네 옆에 있고 싶은걸...
괜히 다시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며 애꿎은 소보루빵만 몇 입 더 베어문다.
/ 건우주 표현이 너무 적절해서 저도 모르게 웃어버렸어요. 정말, 저도 딸을 시집 보낸 어머니의 마음이예요. 생각보다도 훨씬 더 빠르게 이 둘, 사귀자마자 바로 달달해져서 조금 놀랐네요. -
112 건우 - 주아 (03745E+58) 2016. 7. 8. 오전 1:24:20알바생의 잘 어울린다는 말과 작은 축복에 주아는 기분이 좋은지 고맙다고 말하면서 수줍은듯이 웃어보였다. 빵과 우유를 각각 챙기고서, 편의점 밖으로 나온 후에, 각자의 빵과 우유를 먹으면서 천천히 학교를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입 안에 든 부드러운 카스테라의 식감을 느끼면서 살짝 옆을 바라보자 주아는 정말로 맛있게 소보루빵을 먹고 있었다. 그 모습에 절로 배가 불러지는 것을 느꼈다. 아침식사를 하고 와서 배가 부른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배 속에 행복감이 절로 차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표현은 힘들었지만, 아무튼 그런 느낌이었다.
다른 이들이 우릴 보고 사귀는 사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라는 말에 주아는 밝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 말에 너무나도 큰 공감이 가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면 그다지 의미는 없는 질문이었다. 사귀기 전부터 우리의 사이를 잘 모르는 이들은 그런 식으로 얘기를 많이 했었다. 그냥 소꿉친구 사이일 뿐이라고 말하면 정말이냐는 식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확실히 평소부터 우린 그렇게 보였던걸지도 모르겠다. 이전에는 그다지 의식하진 않았는데, 이렇게 새삼스럽게 의식하게 되니까 나 역시도 주아처럼 조금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는 너무나도 기분 좋은 부끄러움이었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얼마 가지 않아서 살짝 가라앉아버렸다.
장난으로 던진 내 말에 주아는 기분이 조금 상했는지 살짝 가라앉은 모습을 보였다. 펑펑 울면서 마구마구 화내고 다시는 나를 보지 않을거라고 말하면서 그런 소린 하지도 마라고 확실하게 이야기했다. 장난끼가 살짝 섞여있긴 했지만 진담이 아무래도 좀 더 강해보였다. 만약에 나처럼 장난으로 그렇게 말했다면, 저렇게까지 표정이 축 쳐지진 않았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서 제대로 아차 싶었다. 장난으로 한 말이었지만, 아무래도 나보다도 훨씬 전에 의식을 시작한 주아에게는 이런 말이 조금 민감했던 모양이었다.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원망하고 탓하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
"미안해.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인데, 내가 너무 무신경했지? 응. 정말로 미안해. 다시는 그런 말 안할테니까 기분 풀어. 응? 말했다시피 내쪽에선 절대로 헤어질 마음이 없어. 이런 귀여운 애와 헤어질리가 없잖아? 절대로 그럴 일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방금전이 농담이라면, 이번에는 진담으로 이야기를 했다.
스스로의 무신경함 때문에 주아가 이렇게까지 불안해하고 기분이 가라앉았다면 그것을 풀어주는 것 또한 나의 일이었다. 다시는 이런 무신경한 소리를 하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하면서 난 주아를 달래주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정말로 주아와 나는 계속 헤어지는 일 없이 쭉 나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나름대로 낭만적이지 않나라고 생각했다. 어렸을때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는 연인이 되었고, 그 후로도 헤어지는 일이 없이 쭉, 그 관게가 이어졌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면 너무 작위적인걸까?
하지만 막상 그렇게 생각해보니 한가지 가능성에 도달해버렸다. 정말로, 정말로 주아와 내가 계속해서 헤어지지 않는다면, 정말로 끝까지 간다고 한다면, 언젠가 찾아올 미래는 딱 하나밖에 없었다.
그 미래를 살짝 떠올리자 정말로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나도 모르게 살짝 시선이 피해졌다. 물론 오버라는건 잘 알고 있다. 그렇긴 한데, 정말로 만약 그렇게 미래가 찾아온다고 한다면....
"나..나쁘지는 않을지도.."
나도 모르게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카스테라를 한 입 베어물었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지워버리기 위해서 살짝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보기도 했다. 아. 최건우. 넌 진짜로 왜 갑자기 그렇게...
혹시라도 내가 떠올린게 주아에게도 알려질까봐, 소꿉친구라는 길고 긴 시간의 인연 때문에 혹시라도 들킬까봐 나는 빠르게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머리를 굴렸다. 그 와중에도 부끄러운 감정이 조금 더 커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다른 말을 꺼내들었다.
"그, 말이야. 기말고사는 조금 공부 가르쳐줄 수 있어? 그게, 나 중간고사는 늘 받던 성적 정도로만 받았거든. 그러니까 딱 중상위권. 그, 대학 같은 곳에 가려고 한다면, 나도 성적을 올려야할테니까 말이야. 네가 내 성적에 맞춰서 가기엔 아무래도 좀 많이 아깝잖아?"
성공적으로 화제를 돌렸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손에 든 흰 우유를 꿀꺽꿀꺽 마시면서 달아오른 얼굴의 열기를 조금 식혀보려고 시도했다. 방금전까지 냉장실에 있었던 우유라서 그런걸까? 정말로 시원하게 느껴졌다.
그거와는 별개로, 정말로 기말고사는 주아에게 배우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왕이면 같은 대학교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와 주아의 성적은 어느정도 차이가 있었기에 이대로는 같은 대학에 가는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니까 내가 성적을 올려야만 했다. 같은 대학에 가자고 주아가 대학을 낮춰서 가는건 말도 안되는 애기였으니까. -
113 주아 - 건우 (91175E+52) 2016. 7. 8. 오후 7:34:34자신들이 사귀고 있는 사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건우의 질문에 이미 그런 얘기는 수없이 들어왔지 않냐며 밝게 대답한다. 자신만 해도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는 이미 수십 번도 더 들어왔던 터라 아주 익숙한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크게 공감하는 모습으로 그저 아무 말없이 자신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그 행복한 기분은, 이내 건우의 말에 조금 가라앉아 버린다.
물론, 건우는 장난으로 그렇게 말한 것이 너무나도 분명했지만, 그래도, 그래도 말야... 왜 벌써부터 '헤어진다' 라는 말을 입에 담는거야? 이미 지금까지 한동안 서로 떨어져 있다가 어제가 되어서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이렇게 연인이 되었잖아.
건우에게 겉으로 전혀 티내지 않았지만, 떨어져 있었던 그 시간은, 절대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으로 자신의 마음속에 남아있었다. 그 동안에 자신이 혹시 뭔가를 잘못한 것은 아닐까, 차라리 건우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지 않았을까.
하루하루를 그런 걱정과 아픔으로 자신에게서 거리를 두는 건우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그 때를, 정말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에, 아주 만약에 자신들이 헤어지게 된다면... 그런다면...
생각하는 것조차도 끔찍한 만약을 상상해보던 자신의 생각은, 곧이어 들려오는 건우의 말에 전부 하얗게 사라져 버린다. 저가 너무 무신경했다며,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않을테니까 기분 풀라며 자신에게 사과하고 자신을 달래주는 진지한 건우의 말에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작게 웃어버린다.
"...바~보. 미안하다고 할거면 미안하다고만 말해도 되는데 귀엽다는 말은 왜 붙이는거야? 전혀 귀엽지 않으니까 말야. 나보다 귀여운 애들은 훨씬 더 많은걸?"
자신은 애교도 부릴 줄 모르고 아양을 떨 줄도 몰랐으니,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다른 여자애들이 훨씬 더 귀여워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게다가, 남자애들은 그런 애들을 더 좋아하지 않아? ...연습이라도 해야하나...
자신은 여자인 만큼 남자애들의 취향을 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속으로 조금 고민해본다.
"그래도 뭐, 그렇게 확실하게 맹세해줬으니까 이번만큼은 용서해줄게. 다음에도 또 그러면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버릴거야!"
이번에는 확실하게 농담 조로 건우에게 키득키득 웃으며 얘기한다. 물론, 절대로 자신이 헤어지자고 할리가 없었다. 그렇지만 한 번 더 그런 소릴 듣게 된다면... 조금, 상처받을지도 모를 것 같아.
그렇게 건우에게 얘기하고 소보루빵을 맛있게 더 베어먹던 중, 무언가를 상상하던 건우가 갑자기 작게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것을 듣는다.
응? 뭐가 나쁘진 않아? 궁금한 표정으로 빵을 우물거리며 살짝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지만 건우는 작게 고개를 젓더니 오히려 다른 화제를 꺼내든다.
그의 얼굴이 달아오른 이유를 전혀 짐작도 못하겠어서 고개를 갸웃하다가 이렇게까지 화제를 돌리려는 모습을 보고는 호기심은 그냥 마음 속에 꾹꾹 넣어두기로 한다. 네가 이럴 정도면, 정말로 말하고 싶지 않은 거겠지? 그렇다면 정말로 궁금은 하지만 그냥 모르는 척 할게. 언젠간 네가 말해주길 기다리면서 말야.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 같은 고등학교에 이어서 같은 대학교까지 달성해보자는 거지? 응, 그래! 난 좋아. 얼마든지 가르쳐 줄테니까 나만 믿어! 난 언제가 되었든 여유로운 편이니까 자주자주 귀찮게 해도 돼. 언제든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봐."
건우가 돌린 화제에 고개를 끄덕이며 힘차게 대답한다. 정말로, 같은 대학교까지 갔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어서도 너와 멀리 떨어지지 않고 언제든지 만날 수 있게, 그 때도 꼭 옆에 있을 수 있게 말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빵을 먹다보니 어느새 다 먹어버린다. 우와...이렇게 빨리 먹다니. 나 정말 배고프긴 했나봐. 새삼 신기해하며 다 먹은 빵봉지를 가볍게 쪽지 모양으로 접어서 한 손에 쥐고 그제서야 초코 우유의 입구를 열고 몇 모금 마신다. 아아, 진짜 달다! 자신의 입 안에 퍼지는 달콤함에 자신도 모르게 배시시 웃어버린다. -
114 건우 - 주아 (03745E+58) 2016. 7. 8. 오후 9:29:16"알았어. 알았어. 두 번 다시는 안 그럴게. 그러니까 기분 풀어. 나도 너하고 헤어지고 싶진 않거든. 그리고, 귀여운걸 귀엽다고 하지. 뭐라고 그러냐? 내 눈엔 네가 제일 귀여우니까 안심해도 돼. 왜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 내 마음을 뺏어버린건 다름 아닌 넌데 말이야."
진담이었다. 적어도 내 눈에는 TV에 나오는 그 어떤 아이돌보다도 주아의 모습이 더 귀엽게 느껴졌다. 콩깍지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실제로 방금 말한대로, 내 마음을 뺏어버린건 다른 여자애가 아니라 주아이다.
그런 여자애가 어떻게 안 귀엽게 보이겠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주아의 말에 가볍게 반론을 했다. 내 옆에서 애교를 떨지 않아도, 아양을 떨지 않아도 주아는 귀여웠다.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풍겨오는 귀여운 매력을 주아는 알기는 알까? 만약 모른다고 한다면 시간을 들여서 가르쳐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여운걸 귀엽다고 표현하는게 잘못인건 아니니까. 물론 조금 부끄러울 수도 있겠지만, 그 부끄러움도 언젠간 익숙해지지 않을까? 나는 물론이고 주아도 말이야.
두 번 다시 헤어지는 것과 관련된 말은 하지 않기로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카스테라를 한입 베어물었다. 그리고 흰 우유를 마셔서 촉촉해진 카스테라의 식감을 입 안 가득 느꼈다. 정말 빵과 우유는 최고의 조화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어 옆에서 공부를 가르쳐줄 수 있냐는 내 질문에 주아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힘차게 대답했다. 주아도 나와 같은 대학에 가고 싶었던걸까? 얼마든지 가르쳐줄테니까 자신만 믿으라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든든해보였다.
물론 공부를 그렇게까지 잘하는건 아니지만, 주아가 옆에서 가르쳐준다면 정말로 나 역시, 주아와 같은 수준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살짝 눈을 감고서, 주아와 같은 대학에 입학하는 모습을 떠올려봤다.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 같은 고등학교, 그리고 같은 대학교.
정말로 모두 다 달성한다고 한다면, 이는 필시 운명이 아닐까? 아무리 연인이라고 해도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전부 같은 곳에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 운명을, 필연으로 만들고 싶었다. 언제까지나 주아의 옆에 있을 수 있도록, 그리고 내 옆에 주아가 있게 할 수 있도록.
정말 이번 시험부터 열심히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이유가 새롭게 하나 생긴것을 느끼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웃어보였다.
"믿음직스러운데? 그럼 잘 부탁할게. 유주아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하려나? 하하하. 그렇게까지 말했으니까 정말 제대로 의지할게. 모르는 것도 많이 묻고 말이야. 나, 진심으로 너하고 같은 대학 들어갈 생각이거든."
그럴 마음이 없었다면 말을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같은 대학에 들어간 후에, 같은 캠퍼스에서 팔짱을 끼고 나란히 CC로서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하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때의 너는 어떤 모습일까? 아마 지금보다 더 귀엽고 어여쁘게 자라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카스테라를 천천히 마저 먹기 시작했다. 학교에 도착하기 전엔 다 먹어야만 했기에 조금 속도를 냈다. 하지만 어느샌가 주아는 빵을 다 먹고서 봉지를 쪽지 모양으로 접고 있었다.
역시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은 것 때문에 배가 많이 고팠던걸까? 나름대로 짠 계획이 성공적이라고 느끼면서, 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어느 한 사실을 입에 담았다. 지금이면 괜찮겠지. 아무래도.
"사실 나, 아침 식사 다 하고 왔어. 내가 아침 식사도 안 하고 나올리가 없잖아? 그래서, 아침식사는 잘 했어? 주아야?"
내가 주아를 데리고 편의점에 간 이유를 살며시 밝히면서 장난스럽게 웃어보였다. 물론 이미 내 의도를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살짝 이유를 밝히면서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다음부터는 천천히 준비해도 돼. 언제나 그랬듯이 난 널 기다려줄테니까. 네가 준비가 다 될때까지 말이야."
배시시 웃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남아있는 흰 우유를 천천히 마시면서 그 시원함을 느껴보았다. 그리고 저쪽에서 보이는 학교를 발견하고, 좀 더 속도를 내서 먹기로 했다. 남아있는 카스테라를 입에 넣는 순간, 갑자기 목에 턱 막히는게 느껴졌고 나는 절로 크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쿨럭! 쿨럭! 쿨럭!" -
115 주아 - 건우 (52641E+60) 2016. 7. 8. 오후 10:32:46"아, 진짜... 제발 앞에 말까지만 해 줘. 그런 말, 그렇게 함부로 하는 거 아냐... 나 면역력 없어, 없다구!"
아까부터 계속 자신의 예상을 벗어나는 건우의 말에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새빨개진 얼굴로 건우의 반대 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린다. 아아, 진짜 어떡해...! 그런 말을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거야? 창피해, 부끄러워...!
마음 속으로 계속 부끄러움의 비명을 내지르면서 어떻게든 달아오른 볼을 가라앉히려 노력한다. 정말이지, 이제는 연인이 되었다고 그런 말을 해주는거야? 내가 귀엽다니, 정말 말도 안 돼...! 건우가 선의의 거짓말을 해주는걸까? 그렇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건우는 지금 매우 진담같아 보이는 걸. 그러면 혹시 이게 설마 말로만 듣던 그 콩깍지?!
꺄악...! 그, 그럴리가 없잖아! 진정해, 유주아...! 고개를 좌우로 세게 저으며 스스로의 생각을 애써 지워버리려고 노력한다. 지금이 그나마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 등교하는 학생들이 별로 없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평소같았으면 아마 지금 쯤 자신의 고개는 푹 숙여진 채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으리라.
부디 주위 사람들이 자신들의 대화 내용을 못 들었길 간절히 바라며, 애써 마음 속을 진정시키고는 건우의 질문에 힘차게 대답한다.
그래, 가르쳐주는 것이 당연하잖아? 나는, 언제까지나 너와 함께 하고 싶은걸. 아주아주 어렸을 때부터, 성숙한 어른이 될 때까지, 언제나 네 곁에서, 너와 함께.
그런 자신의 대답에 건우는 믿음직스럽다며, 그럼 잘 부탁한다고 웃어보인다.
"얼마든지 의지해도 된답니다, 최건우 학생! 같이 열심히 해서 꼭 좋은 대학교에 함께 들어가자."
그런 건우에게 자신도 빙그레 웃으며 화답한다. 만약에 정말로,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말야. 너와 나는 정말로, 운명이라는 소리가 아닐까? 아무것도 모르던 귀여운 꼬마 시절부터, 점차 어른이 되어가는 설렘이 가득한 청소년기를 거쳐, 어엿한 어른이 되기까지, 서로의 모든 모습을 함께 보면서 말야.
그리고 만약 그렇게, 그렇게 조금씩 앞을 향해 나아가며 살아가다보면... 그럼 정말로 너의 인생은 곧 나의 인생, 나의 인생은 곧 너의 인생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에, 우리가 서로를 마주보고 행복하게 웃으며 서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자 순간 자신이 무슨 생각까지 하나, 싶어 급히 생각을 지워버린다. 벌써부터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너무 앞서간 거 아냐, 유주아?
왠지 모를 창피함에 조금 남아있던 소보루빵을 다 먹어버리고는 빵봉지를 쪽지 모양으로 접는다. 그리고는 초코 우유의 입구를 열고 초코 우유를 몇 모금 마신다. 한창 그 입 안의 달콤함을 즐기고 있을 즈음, 건우가 장난스럽게 한 가지 사실을 말하는 것을 듣고는 화들짝 놀란다.
"뭐?! 저, 정말로?! 그럼 괜히 나 때문에 편의점까지 갔던 거였어? 배 부른데 이렇게 같이 먹어주고? 아... 어떡해... 진짜진짜 미안해, 건우야. 그, 그보다 내가 아침 식사 안 한 거 알고 있었구나... 역시 나는 거짓말에 재능이 없나봐. 하아..."
정말로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하다 문득 자신이 거짓말을 진짜 못하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작게 한숨을 내쉰다. 정말, 꿈에도 몰랐다. 물론 건우가 웬일이지, 싶긴 했지만 일찍 나왔으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던 것이 화근이었다. 내가 좀 더 의심을 해봤어야 했는데.
기다려줄테니까 다음부터는 천천히 준비해도 된다는 건우의 말에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으응."
그렇지만 실제로 그럴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정말로 건우를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다. 그냥, 내가 좀 더 일찍 일어나서 밥을 아주아주 조금이라도 먹고 오자. 응, 그러면 먹었다는 것이 거짓말도 아니니까 말야.
어느새 저 쪽에 학교가 보이기 시작하자 건우는 먹는 속도를 높이려는 듯, 남아있는 카스테라를 전부 입에 넣었고, 그것이 화근이 됐는지, 빵이 목에 막힌 듯 크게 기침을 한다.
"괜찮아?! 이, 일단 이거라도 좀 마셔봐!"
그 모습에 깜짝 놀라 급히 자신이 들고있던 아직 좀 남은 초코 우유를 건우 쪽으로 건네며 다른 쪽 손으로는 그의 등을 두드려준다.
"그러게 왜 그렇게 급하게 먹었어! 천천히 먹어도 된단 말야. 가뜩이나 카스테라는 목에 걸리기도 쉬우니까 큰일 날 수도 있다구."
걱정스런 마음에 건우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며 계속 그의 등을 두드린다. -
116 건우 - 주아 (03745E+58) 2016. 7. 8. 오후 11:16:31면역력이 없다고 당황하면서 고개를 홱 돌려버리는 주아의 귀여운 모습도, 열심히 해서 꼭 좋은 대학교에 같이 가자고 말하는 주아의 든든한 모습도, 전부 머릿속에 확실하게 기억하기 위해서 피하지 않고 지켜보았다. 이런 대화 하나하나가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멀리 갈 거 없이, 대학에 들어간 다음에 벚꽃잎이 떨어지는 벤치에 앉아, 고등학생대 그런 일도 있었잖아? 하면서 서로 웃으면서 대화를 나눌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때 내가 오늘 있었던 일들을 꺼내면, 주아는 무슨 표정을 짓고 무슨 말을 하게 될까? 그 모습이 묘하게 궁금하고, 기대도 되어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을 살짝 기대해보았다. 물론 같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보다 성적이 높아야하는 것은 필수불가결적인 조건이었기에, 더욱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기껏 이렇게 연인이 되었고 대학을 같은 곳으로 가게 되면 정말로 운명 그 자체가 될텐데,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았다.
언젠가, 정말로 언젠가 많은 시간이 흐르게 되어서, 나와 주아가 도착하게 될 그 미래가 다가오면, 그리고 그 후로부터 좀 더 시간이 지나게 되면 그 소재만으로도 즐겁게 얘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똑같은 연인의 이야기. 마치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만 나올법한 이야기를 나와 주아가 직접 실현시킬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살짝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뜨거워지는 햇볕을 맞으며, 학교로 천천히 걸어가다가 아침 식사를 한 사실을 살짝 밝히자, 주아는 크게 당황하면서 놀라더니 곧 나를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어 작게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들고 있는 우유를 카스테라와 함께 들고, 비어있는 오른손으로 주아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줬다.
"거짓말에 재능이 있을 필요는 없잖아? 그리고 미안할게 뭐 있어. 나도 빵 먹고 싶었던건 사실인걸. 무엇보다 네가 배고픈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어.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조금 늦어도 되니까, 아침식사는 꼭 하도록 해. 굶으면 몸에 안 좋으니까."
괜찮다는 듯이 웃어보이면서, 어깨를 살짝 토닥여주다가, 저 편에서 보이는 학교를 보고서 나는 빨리 먹어야겠다 싶어서 카스테라를 먹는 속도를 늘렸고 남은 덩어리를 입에 넣었다. 그 순간, 카스테라 덩어리는 내 목을 막혀버렸고, 나는 그 때문에 크게 기침을 쿨럭 쿨럭 했다.
목에 빵가루가 걸리는 고통을 제대로 느끼면서, 나는 기침으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지만 좀처럼 카스테라는 빠지지 않았다. 진짜로 힘들다고 느끼는 순간, 주아가 옆에서 황급하게 놀라서 나에게 초코 우유를 건내고, 등을 두들겨주는 모습이 보였다.
나를 보면서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는 주아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 난 우선 빠르게 주아가 건내준 초코 우유를 마셨다. 턱 막혀오던것이 우유가 들어옴으로서, 목구멍 속으로 가라앉았고, 난 그제야 겨우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었다.
"쿨럭..! 쿨럭...! 쿨럭...! 미, 미안해. 학교가 보여서. 조금 빨리 먹는게 좋다고 생각했거든. 다음부터는 주의할게. 주아야. 고마워."
괜찮다는 듯이 잠시 고개를 숙여 숨을 고르다가 주아를 바라보면서 애써 웃어보였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정말로 고통스러웠다. 만약 주아가 옆에 없었다면 이 고통이 좀 더 길어졌을수도 있었기에, 나는 진심으로 다시 한번 주아를 바라보면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서, 방금전에 받은 초코 우유를 돌려주려다가, 방금 전에 내가 마신 것 때문에 우유팩 안이 텅 비어있는 것을 깨달았다.
"어. 미, 미안해. 주아야. 다 먹어버렸네. 괜찮다면 이거라도 마셔."
아직 내가 마시던 흰 우유가 남아있었기에, 나는 초코 우유 대신에 흰 우유를 주아에게 내밀었다. 초코 우유를 좋아한다고는 해도 흰 우유를 못 먹는건 아닐테니, 사과의 뜻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앞으로 한 걸음, 한걸음 나아가면서, 학교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
117 주아 - 건우 (96369E+49) 2016. 7. 9. 오전 12:28:29전혀 생각지도 못한 진실. 건우는 사실, 오늘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하고 나왔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더불어서 자신이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나왔다는 것도, 이미 건우는 전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의외의 모습을 보이며 편의점에 가자고 한 거였구나...
그제서야 모든 사실들이 딱딱 들어맞는다. 하긴, 생각해보면 건우가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나올리가 없었다. 나라면 모를까, 건우는 꼼꼼하고 세심한 편인걸. 그런 건우가 아침 식사를 잘 하지 못했다고 왜 그렇게 철썩같이 믿어버렸을까. 과거의 자신을 향해 한숨 쉰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자신이 배고픈 모습은 보고 싶지 않으니까 다음부터 아침 식사는 꼭 하라면서.
"으응... 알았어. 다음부터는 꼭 챙겨 먹을게. 네가 걱정하지 않도록."
반드시. 그렇게 마음 속으로 결심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저 쪽에서 어느새 학교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아챈다. 우와, 어느새 거의 다 왔네.
그러나 그것 때문에 건우는 급하게 카스테라를 먹다가 그대로 그것이 목을 막아버렸는지, 기침을 심하게 한다. 그 모습에 정말로 깜짝 놀라서는 그에게 자신의 초코 우유를 건네주고는 등을 두드리며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한다.
건우는 빠르게 초코 우유를 마시더니 빵이 드디어 넘어갔는지 그제야 제대로 숨을 쉬기 시작하며 고맙다며 자신을 향해 애써 웃어보인다.
"정말, 바보. 너 진짜 큰일 날 뻔한거 알아? 그렇게 급히 먹을 필요 없다구. 괜히 몸만 더 상하지.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면 안 돼, 약속한거야?"
엄청 고통스러웠을텐데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괜찮은 척하는 건우에게 결국은 제대로 된 잔소리를 하며 약속을 받아낸다. 정말이지, 네가 큰일 나면 내가 제일 속상해하며 걱정할테니까 제발 나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위험한 행동은 하지 말아달라구.
건우는 자신에게 초코 우유를 돌려주려고 했으나 아까의 사태 때문인지 다 먹어버려서 미안하다며 대신 저의 흰 우유를 내민다.
"그럼, 나 이거 전부 마셔버린다? 그래도 되지?"
그것을 받아들며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사실, 자신은 흰 우유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조금 과장을 하자면, 싫어하는 쪽에 조금 더 가까웠다. 그렇지만, 건우는 흰 우유를 더 좋아한다, 라는 사실과 저가 다 먹어버려서 미안하다고 사과의 의미로 내미는 흰 우유인 만큼, 그것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며 그렇게 말한다. 다 먹어서 미안해하는 거면, 나도 이걸 다 먹어버리면 더이상 네가 나에게 미안해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니까.
건우에게서 받아든 흰 우유를 입에 가져가려다가 순간 멈칫한다. 아...근데 잠깐. 이거 혹시... 가, 간접 키스...?
히익, 순간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나 싶어 고개를 세게 좌우로 젓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그럴리가 없잖아...! 이, 이건 그냥 단지...
애써 생각을 억누르며 우유팩에 살며시 입을 대고는 흰 우유를 천천히 마신다.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시원하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우유의 맛에 자신도 모르게 정말로 다 마셔버린다.
"와아, 생각보다 맛있어! 건강해지는 기분이야!"
고작 그저 잠깐 마셨다고 건강해질리는 절대 없겠지만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에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건우를 향해 웃어보인다.
어쩌면 말야, 나 조금씩 변화해가고 있는 걸지도 몰라. 건우, 너 덕분에 말야.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해서 학교를 향해 걸음을 옮기다보니 어느새 교문에 이른다. 선도부가 있나 확인을 해봤더니, 다행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직 선도부는 나와있지 않았다.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교문을 통과해 현관에서 실내화로 갈아신고는 건물 안으로 건우와 함께 걸어들어간다.
"그러고보면 우리도 꽤나 고등학교 생활에 익숙해진 것 같아. 그래도 나름 1학기의 반을 보냈다고 그런가봐."
계단을 올라가며 교실을 향해 걸어가면서 새삼스럽게 그렇게 말해본다. 정말, 첫 날에 네가 나 때문에 지각할까봐 마음 졸였던게 엊그제 같은데 말야.
순간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르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걸음을 옮기다보니 어느새 복도 저 멀리로 자신들의 교실이 보이기 시작한다.
"...괘, 괜찮겠지?"
막상 자신들의 관계를 밝히게 될 교실이 보이자 살짝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정말, 제발, 엄청난 파장이 없기를. 부끄러운 요구 사항들 또한 들리지 않기를. -
118 건우 - 주아 (97813E+51) 2016. 7. 9. 오전 1:00:58"알았어. 알았어. 다시는 안 그럴게. 이렇게 약속도 할테니까 더는 걱정 안해도 돼. 정말로 미안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내 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난 주아의 손으로 내 손을 뻗은 후에 그 가느다란 새끼손가락에 내 새끼손가락을 걸고 도장까지 꾹 찍어서 약속의 의지를 보였다. 어린아이들이 주로 하는 약속의 방식이지만, 이것만큼 진실성을 분명히 나타낼 수 있는 약속 방법도 없었다. 입만으로 하는 약속은 아무래도 진실성이 의심될수도 있는만큼, 난 진실성이 확실하게 확보된,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물론 조금 부끄러운건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어린아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약속 방식이기도 하니까 약간 유치한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유치하고 부끄러운건 아주 잠깐이면 사라지기에 꾹 참기로 했다. 지금은 주아에게 내 마음의 진실성을 보여주는게 먼저였으니까.
그렇게 약속을 한 다음에, 나는 내가 다 마셔버린 초코 우유 대신에, 내가 먹던 흰 우유를 주아에게 건네줬다. 그러자 주아는 다 마셔버린다면서 키득키득 웃으면서, 내가 받는 우유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주아는 바로 마시지 않고 순간 마시기 전에 멈칫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세게 좌우로 젓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나는 영문을 알 수 없어 눈을 깜빡거리면서 고개를 살짝 갸우뚱했다.
살짝 긴장한듯한 표정. 그 표정을 바라보면서 나는 나름대로 주아가 갑자기 왜 저러는지를 추리해보았다. 흰 우유를 싫어해서 그러는걸까?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런것치고는 너무 긴장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이 와중에 긴장할게 뭐가 있는지 살짝 생각을 해보던 찰나, 문뜩 떠오르는게 있었다.
저 우유는 방금전에 내가 마신 우유였다. 그걸 만약에 주아가 마시게 된다면 그건 틀림없이 간접....키스...아닌가..?
".....!!"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걸 느끼면서 나는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렸다. 그리고 손에 쥐고 있는 텅 비어있는 초코 우유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거, 주아가 마시던거잖아. 그러면 이걸 마신 나는 간접 키스를...
아니!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이, 이런 생각하면 안돼! 어, 어디까지나 주아는 그런 뜻이 아니라 내 목이 막힌걸 걱정해서 이걸 준거다. 그 따뜻한 마음씨를 두고서 나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괜히 주아에게 미안해져서 차마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시선을 살짝 피했다가, 주아가 우유를 다 마시고서 감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를 듣고서 나는 애써 태연한 척 하면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웃었다.
"그렇지? 역시 우유가 시원해서 그런지 정말 신선하다니까."
방금전에 떠오른 사실을 애써 머리속으로 지워버리고서, 천천히 학교로 향했다. 주아에게 있어서 최대의 천적인 선도부는 다행히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늘 느끼지만 선도부 애들은 왜 주아를 그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건지 알 수 없었다. 자연색 머리카락이라고 해도 도저히 믿질 않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옆에서 변호를 해줬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지를 않고 또 잡는 모습을 보면서 융통성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불평을 한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오늘도 그런 투닥거림이 있으면 왠지 기분 좋은게 싹 사라질 것 같아서 살짝 걱정을 했건만, 다행히도 선도부는 나오지 않았기에 그런 일은 없었다. 정말 여러 의미로 오늘도 그때처럼 럭키데이인걸까?
교문을 통과해 실내화로 갈아신고, 건물 안으로 주아와 함께 들어가는 와중에 주아에게서 우리도 나름 고등학교 생활에 익숙해진 것 같다는 말이 넌지시 들려왔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했다.
"그러게. 하기사 고등학교 생활을 한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벌써 2학년이고 1학기가 절반이 지나갔는데, 언제까지나 익숙하지 않으면 그건 말이 안되긴 하지. 시간이라는게 정말 빠르긴 빨라. 입학한게 어제 전 일인 것 같은데 말이야."
살짝 과장을 보태서 그렇게 말해봤다. 물론 입학한게 불과 어제의 일로 생각되진 않았다. 단지 그만큼 시간이 빠르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해본 것 뿐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아와 함께 입학식에 참석했고, 1년이라는 시간을 보냈고, 2학년이 된 후에 같은 반이 되고 고백을 하고 연인이 된 것. 그 모든게 정말로 순식간에 지났다는 느낌이었다.
시간이 빠르다는게 이런 의미인걸까?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나와 주아는 교실 근처까지 도착했다. 그러자 주아는 불안한 듯이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살며시 주아에게로 손을 내민 후에, 다시 한번, 손에 깍지를 끼고 꼬옥 잡았다. 그리고서, 밝은 미소를 짓고 주아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내가 옆에 이렇게 있으니까. 절대로 이 손 때지 않을게. 그러니까 나를 믿어."
그렇게 웃으면서 말을 한 후에, 나는 천천히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주아와 함께 걸어나갔다. 이 상태로 교실에 들어가면 분명히 모두의 눈에 확실하게 띄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 몇몇 애들은 물어볼지도 모른다. 왜 오늘은 그렇게 깍지를 끼고 있냐고. 그 중에는 혹시 둘이서 사귀냐고 묻는 이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면 나는 당당하게 답할 것이다. 어제부로 나와 주아는 사귀고 있다고. 이제 얘는 내 여자친구라고. 당당하게 모두에게 말할 생각이었다.
부끄럽지 않냐고 물으면 부끄러웠다. 긴장이 되지 않냐고 물으면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피할 수는 없었다. 주아와 이야기해서 우리의 관계를 모두에게 밝히기로 했기에 피할 생각은 없었다.
이 한 순간의 부끄러움과 긴장을 이겨내면 반 전체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그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또 있을까?
교실 문 바로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후에 나는 주아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그리고서 작게 심호흡을 쉬었다. 조금이나마 긴장된 가슴을 가라앉히기 위함이었다. 막상 들어갔는데 긴장을 하다가 말실수라도 하면 그것만큼 망신인 일도 없을테니까.
"들어가자. 주아야. 아, 그 전에.. 좋아해. 정말로."
마지막으로 그렇게 가볍게 웃어보이면서 나는 살며시 문을 잡고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음. 굳이 밝히는 과정을 적을 것 없이, 주아주가 답레를 주고 들어가는 장면에서 끝나면 깔끔할것 같은데 주아주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119 주아 - 건우 (03715E+53) 2016. 7. 9. 오전 1:34:45몇 번이나 자신이 잔소리를 하며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다짐을 받듯이 얘기하자, 건우는 저의 손을 뻗어 자신의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고는 도장까지 꾹 찍어 확실한 약속의 뜻을 내비친다.
정말로, 오랜만에 해보는 약속 방법. 어렸을 적에는 언제나 이렇게 약속을 하곤 했었는데 말야. 그 때는 뭐가 그렇게 약속할 게 많다고 맨날맨날 새끼손가락을 걸고 도장을 찍었는지 몰라.
새삼 어린 시절, 자신들의 모습이 떠올라 풋하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알겠다는 의사를 비친다. 그래, 이렇게 약속까지 했으니 믿을게.
그러고 난 후, 건우가 자신에게 내미는 흰 우유를 받아든다. 그러나 다 마셔버리겠다고 선언하고선 그것을 마시려 하자, 문득 이 우유팩은 건우가 마셨던 것이라는 것이 확실히 생각난다. 그, 그렇다면 말야... 혹시 이, 이거...?
결국 곧바로 마시지 못하고 잠시 멈칫하더니 곧 고개를 세게 젓는다. 아냐, 아냐! 그런 생각 하면 안돼, 유주아!
그런 생각을 잊어버리려 곧바로 우유를 들이킨 탓에, 건우도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며 달아오른 얼굴을 돌리는 것까지는 보지 못한다. 대신 느껴지는 시원한 우유의 맛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하자 건우는 태연하게 자신의 말에 맞장구를 쳐준다.
"그러게. 앞으로는 흰 우유도 좀 마셔봐야겠어."
태연한 건우의 모습에 자신들이 순간 똑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천천히 학교로 향한다. 다행히 오늘은 정말 운이 좋게도 선도부가 나와있지 않았다. 그동안 자신을 위해 건우가 열심히 변호를 해주었으나, 거의 매일매일 교문에 서있는 선도부 학생이 달라지기도 한 탓에 매번 마주칠 때마다 곤욕이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아무도 없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실내화로 갈아신은후, 건물 안으로 들어가며 건우에게 학교생활에 대해 얘기하자 건우도 자신의 말에 동의해주며 시간이 정말 빠르긴 빠르다고 얘기한다.
마침 자신도 같은 생각을 하고있던 터라 그러게나 말야, 하고 대답하며 여전히 걸음을 옮겨 어느새 교실 근처에 도착한다. 그러자 문득 다시 드는 불안한 기분.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아무 말없이 다시 자신의 손을 깍지 껴서 꼬옥 잡는다. 그리고서는 저가 옆에 있으니까 저를 믿으라면서 웃어준다.
그 모습을 순간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배시시 웃어버린다.
"응, 널 믿을게. 건우야. 절대 놓으면 안 돼?"
자신도 마찬가지로 힘을 좀 더 줘서 건우의 손을 꼬옥 잡는다. 그렇게 다시금 서로의 손을 꽉 잡은 채 교실 문 바로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며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다시금 자신에게 정말로 좋아한다고 얘기해주며 웃는다. 그런 건우를 바라보며 자신도 똑같이 밝게 웃으며 입을 연다.
"나도 마찬가지야. 정말로, 좋아해. 정말로."
자신의 마음을 다시금 솔직하게 말로써 표현하며, 교실 안으로 들어가 모든 걸 밝힐 마음의 준비를 마친 후, 문을 열고 건우와 함께 교실 안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여전히 맞닿아있는 자신들의 깍지 낀 손을 혹시나 놓칠세라 서로 힘을 주어 꼭 쥔 채.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럼 여기서 적당하게 마무리!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건우주! -
120 건우주 (97813E+51) 2016. 7. 9. 오전 1:37:40늦은 시간까지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아주! 이 씬이 정말 이렇게 길게 갈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묘하게 길게 갔네요. 풋풋하면서도 귀여운 씬이 많이 나와서,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뭔가 좀 더 애정이 가다보니, 살짝 표현을 더 해본 것 같기도 하고.. 역시 주아는 너무 귀엽습니다. 사실 간접키스 쪽은 그다지 생각 못했다가, 주아주가 묘사한 것을 보고서 앗! 해버린건 안 비밀입니다. -
121 주아주 (3174E+48) 2016. 7. 9. 오전 1:50:02저도 생각보다 길어졌네, 하고 생각했었는데 둘이 꽁냥꽁냥거리는 것이 너무 귀엽게 느껴져서 즐거웠어요!
무엇보다 서로 바로 이렇게 달달해질 거라고는 예상 못했는데... 그보다 건우 왜 이렇게 멋있죠?! 남자답다가도 귀여운 모습도 보여주고. 정말 돌리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네요.
사실 간접키스 생각을 넣을까 말까 하다가 에잇, 그냥 넣어버리자! 해서 넣은 것도 안 비밀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부끄러워하다니, 이런 풋풋한 녀석들! -
122 건우주 (97813E+51) 2016. 7. 9. 오전 1:54:47어라 주아가 더 귀여운걸요!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주아주는 또 건우가 멋지다고 할테고 저는 주아가 더 귀엽다고 할테고.. 무한반복이 될 듯 하네요. 그러니까 그냥 둘 다 멋지고 귀여운걸로 하도록 해요!
바로 달달해지는 건... 음, 역시 소꿉친구다보니까 서로 눈치 볼게 없다는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보통 커플들은 막 사귀고 나면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기 위해서 눈치를 보고 그러지만 건우나 주아나 서로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으니까 굳이 눈치 볼 것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보다는 훨씬 몇단계 앞으로 나아갈테니까요.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달달한 분위기 많이 좋아합니다. 사실 처음에 구할때도 이런 달달한 분위기를 해보고 싶어서 구한거기도 하고요. 진하고 어른스러운 커플도 있겠지만 달달하면서도 풋풋한 커플을 좀 더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주아와의 커플씬은 정말 대만족이에요. 정말로 귀여워요. 건우도, 주아도.
어느새 시간이 새벽 2시가 다 되어가네요. 피곤하실텐데 슬슬 주무시는게 좋지 않겠어요? 물론 다음 상황도 정하고 주무시겠다고 한다면 좀 더 얘기를 이어가도 되겠지만요. -
123 주아주 (3174E+48) 2016. 7. 9. 오전 2:04:32앗, 그러게요. 정말로 무한반복이 될 것 같은 기분...건우주의 깔끔한 결론에 동의합니다!
소꿉친구라는 것이 가장 큰 장벽이긴 했지만 한 번 힘들게 그것을 넘고나니까 장점으로 변화했네요. 정말로, 상황이라는 건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이런 분위기 좋아하지만 그동안의 1:1은 거의 초창기에 끝나버린지라...이런 커플씬을 돌려보는 것은 거의 처음이예요. 그래서 솔직히 걱정 좀 많이 했거든요. 제가 커플씬을 어색하게 돌려서 건우주가 더이상 즐겁지 않아 할까봐요. 그런데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진짜 너무 고마워요!
새벽 2시. 저는 딱히 상관없어요. 어차피 오늘은 토요일이잖아요? 다만, 오히려 제가 타자가 느려서 답이 늦어질 것 같아서 건우주의 생각에 따를게요. 건우주는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
124 건우주 (97813E+51) 2016. 7. 9. 오전 2:13:56저 역시도 1:1은 초창기에 끝나는 일이 많아서 커플씬까지 가본적은 없어요. 뭐, 진짜로 최악의 경우에는 구하던 사람과 파트너를 맺고 나서 돌리는데 그 사람이 하루만에 사라진적도 있고 말이죠. 그땐 여러모로 많이 난감했었어요. 내가 뭘 잘못한게 있는가 싶은 마음도 들었고요. 그게 첫 시작이다보니, 1:1이라는 것에 조금 실망감을 안은것도 사실이었죠. 뭐, 그래도 주아주 같은 분도 만난걸 보면 결국 케바케인 모양이에요.
그리고 커플씬이 어색할게 있나요? 사람마다 돌리는 페이스가 다르고, 생각하는게 다른걸요. 다시 말하지만 대만족이에요! 오히려 저는 주아주에게 제가 맞춰주지 못하는게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살짝 있었어요. 사실 연플이라던가 그런걸 많이 해본 케이스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주아주도 즐거워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음. 그럼 그냥 가볍게 상황만 정하고 오늘은 이만 해산하도록 할까요? 음. 오랜만에 지우를 출연시켜서 여자들만의 대화라도 나눠보는것도 즐겁지 않을까 싶네요. 전에 지우가 여자들만의 대화를 나눠보자고 하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건우는 쏙 빠지고서, 지우와 만나는 둘만의 상황이라던가 말이에요.
물론 데이트를 해보고 싶다면 그것도 좋고요. 시험공부씬도 괜찮을테고.. 주아주는 하시고 싶은거 있으신가요? -
125 주아주 (3174E+48) 2016. 7. 9. 오전 2:23:33역시 건우주와 저는 닮은 점이 참 많은 것 같아요. 그동안의 1:1 상황이라든가, 연플을 많이 해보지 않았다든가, 서로에게 맞춰주지 못할까봐 걱정했다든가.
건우주도 전혀 불안해하실 필요 없어요! 정말 잘 맞춰주고 계신걸요. 저도 정말로, 대만족이예요.
건우주가 제시하신 상황들 전부 다 좋아서 고민이네요...지우도 보고싶고, 데이트도 하고싶고, 시험공부도 하고싶고.
으음...그럼 지우와 대화하는 상황으로 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전에 약속하기도 했고, 건우와 주아가 사귀게 되었으니 그것에 대한 지우의 반응이 보고싶기도 하고 말이예요. -
126 건우주 (97813E+51) 2016. 7. 9. 오전 2:30:33닮은 점이 많다면 정말로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기에 더 서로에게 공감이 가고 일댈을 즐겁게 즐기고 있는걸까요? 의외로 여기 관전하시는 분들도 신기하게 볼지도 모르겠네요. 관전하는 분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럼 다음 상황은 지우와 대화하는 걸로 가도록 할게요! 그럼 지우는 둘의 관계를 알고 있는 것으로 할까요? 아니면 주아가 직접 이야기하는 쪽으로 나아가볼까요? -
127 주아주 (3174E+48) 2016. 7. 9. 오전 2:39:42아무래도 비슷한 점이 많기에 서로 더욱 잘 맞춰가며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도 이렇게 신기해하고 있으니까 혹시 계실지도 모를 관전하시는 분도 정말 신기해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으음, 저는 개인적으로 전자가 더 끌려요! 건우가 그 날 집에 돌아왔을 때 얘기했다, 싶은 느낌으로요. 지우가 어떤 반응을 할지 정말 궁금하네요. 아무래도 감정 표현이 확실한 아이니까요. -
128 건우주 (97813E+51) 2016. 7. 9. 오전 2:43:16음. 그럼 건우가 그 날 집에 돌아온 후에 바로 지우에게 얘기했다는 쪽으로 설정을 하도록 할게요. 아마 말을 듣자마자 그게 무슨 소리냐고 동공지진을 일으키다가 주아 언니에게 직접 물어서 확인해봐야겠다고 선언하고서 주아를 만나는것만을 벼르는 상황이겠네요.
이건 이거대로 재밌는 상황이 나올것 같은 예감이네요! 이번엔 선레 부탁해도 될까요? 집에는 건우가 뒹굴거리고 있어서 둘만 만나기 힘든 상황일테니, 카페나 혹은 자신의 집으로 부른다는 식으로 해서 말이에요. -
129 주아주 (3174E+48) 2016. 7. 9. 오전 2:51:05앗, 역시 건우주! 모든 상황이 깔끔하게 정리되었네요. 대단해요!
네, 오랜만에 자신의 집에 놀러오라면서 지우에게 톡을 보내는 것으로 선레를 할게요. 아마 내일 오전에서 정오 즈음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신기한 게, 지금까지 저희가 돌린 것을 보면 건우주가 선레를 주시면 제가 막레를 하게 되고, 제가 선레를 하면 건우주가 막레를 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 그냥 그렇다구요! 절대로 이런 것도 서로 연결될 수 있구나, 하고 신기해하지 않았어요!
음...그럼 저는 이만 잠자리에 들러 가볼게요. 건우주도 너무 늦게까지 깨어있지 마시고 일찍 주무세요.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건우주! -
130 건우주 (97813E+51) 2016. 7. 9. 오전 2:54:37어라. 그런 케이스가 대다수였나요? 지금까지 전혀 몰랐는데 말이죠. 뭔가 신기하네요. 그거!
음. 그러면 이번엔 제가 막레를 할 차례인걸까요? 그럼 그 규칙을 지키도록 해봐야겠네요! 주아주가 신기하지 않다고 말해도 전 신기합니다.
네! 안녕히 주무세요! 주아주. 저도 조금 있다가 잠을 자러 가야겠어요. 그리고 당연하지만, 선레는 편한시간대에 주시면 됩니다! 늘 그랬듯이 서로 편한 시간에 편하게 편하게 즐기는게 최고잖아요? 느긋하게 쓰세요! -
131 주아 - 지우 (3174E+48) 2016. 7. 9. 오전 10:36:53황금같은 주말. 원래 예정대로라면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느긋하게 늦잠도 자고 느즈막히 일어나서는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거릴 테지만, 어째선지 오늘만큼은 제법 일찍 잠에서 깬다.
"하암..."
침대에서 누워있는 채로 천천히 눈을 뜨더니 그대로 작게 하품을 한다. 그러고 난 후 한동안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다 옆에 있던 스마트폰으로 손을 뻗어 시간을 확인한다.
우와...나 오늘 평소보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지? 보통 때 같았으면 이 시간엔 아직도 꿈나라일텐데.
새삼스러운 자신의 변화에 신기해하며 잠시 양손으로 스마트폰을 쥐고서는 여전히 침대에 누운 채 갤러리에 들어가본다. 그러자 보이는 저번에 벚꽃놀이를 갔었을 때 찍었던 사진들. 정말 즐거운 듯이 웃고 있는 건우와 지우와 자신의 모습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빙긋 웃어버린다. 맞아, 이 때 정말로 즐거웠는데 말야. 오랜만에 지우도 보고, 벚꽃잎도 잡고.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 과학적 근거는 없는, 거의 미신에 가까운 믿음이었지만 그래도 다른 누군가가 자신에게 이 말에 대해서 물어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었다. 적어도 자신에게 있어서는, 이 믿음이 정말로 이루어졌다고.
그러고보면 그 때 지우가 나를 응원해줬었지. 꼭 사랑을 이루라면서 말이야. 사진 속 해맑게 웃고있는 지우의 모습을 보며 다시금 예전의 추억을 떠올려본다.
건우가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사귀는 것을 밝히자고 했는데. 그렇다는 건 지우에게도 밝혔다는 뜻이겠지? 그럼 지우도 이미 알고있는걸까? 지우는 어떤 반응이었을까? 오랜만에 만나고 싶다.
자신을 그렇게나 응원해주었던 지우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사랑을 응원해줬던 지우. 이렇게 정말로 그것이 이루어진 후에는 아직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기에, 솔직히 자신들의 관계를 알게 된 지우의 반응이 궁금한 것도 사실이었다.
어쩔까, 하며 고민하던 중 새삼 예전에 건우는 쏙 빼놓고 여자들끼리만 수다를 떨어보자고 지우와 약속한 것이 떠오른다. 좋아, 어차피 오늘은 주말이고 할 일도 딱히 없겠다, 오랜만에 우리 집에 놀러오라고 할까?
카페에서 만나자고 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정말 어렸을 때 빼고는 지우와 자신의 집에서 논 적이 없었기에 오랜만에 자신의 집에 초대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그렇게 결심한다. 그래, 오랜만에 우리 집에서 지우와 놀아보자.
앞으로 할 일이 정해지니 더이상 침대 위에 누워있을 수만은 없었다. 스마트폰 화면을 끄고는 상반신을 일으켜 앉는다. 잠시 기지개를 쭈욱 켜고는 그대로 침대에서 나와 거실 쪽으로 향한다. 매우 조용한 자신의 집 안. 부모님께서는 이번 주말에 부부 동반 1박 2일 여행을 가셔서 내일이 되어서야 돌아오실 예정이었다. 정말, 사이 좋으시다니까.
여러모로 지우에게 자신의 집으로 놀러오라고 하기 좋은 상황에 감사해하며 들고나온 스마트폰을 거실 탁자 위에 놓아둔다. 지금 톡을 보내기엔 조금 이른 것 같으니, 일단 씻고나서 톡을 보내자.
그리고는 그대로 화장실로 가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고 세수와 양치를 한다. 음...그런데 집에 간식거리로 먹을만한게 있나 몰라. 문득 든 불안감에 다 씻고 수건을 목에 두른 채 화장실에서 나와서는 부엌 쪽으로 향한다. 그러나 다행히 천장 안을 열어보자 과자봉지가 많이 보인다. 아, 다행이다. 전에 사놓고 안 먹었나봐. 안도감으로 잠시 웃고는 냉장고를 열어 알로에 주스가 있는 것도 확인한다. 좋아, 간식거리는 다 있고, 이제 슬슬 지우에게 연락을 해보자.
다시 거실로 돌아가서는 소파 위에 털썩 앉아 앞에 있는 스마트폰을 집어들고 지우와의 톡방으로 오랜만에 들어가본다. 그러고보면 정말 오랜만에 연락하네?
새삼 신기해하며 양 엄지 손가락으로 빠르게 타자를 친다.
[안녕, 지우야~ 일어났니? 혹시 오늘 그렇게 바쁘지 않다면 언니 집에 놀러올래? 예전에 지우와 약속했던 것처럼 오랜만에 여자들끼리 수다 떨어보자!]
그리고는 그대로 전송 버튼을 눌러 톡을 보낸다. 잠시 자신의 메시지 옆의 1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톡방을 나가서는 연락처로 들어간다. 그래도 지우 번호가 남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혹시 실수로 삭제라도 해버렸다면 이렇게 연락하지 못할 테니까.
문득 연락처를 쭉 훑어보다 새삼 '건우'라고 저장된 연락처를 발견하고는 순간 멈칫한다. ...조금 부끄럽지만 그래도 이제는 남자친구니까. 응.
잠시 머뭇거리며 고민하더니 그대로 편집을 누르고는 건우의 이름 뒤에 하트 한 개를 붙이고 저장을 누른다. 꺄악! 어떡해! 진짜 해버렸다...! 막상 저장하고 나자 밀려오는 창피함에 꺅꺅거리면서도 그 하트를 조금 홍조를 띤 채 따뜻하게 바라본다. 응, 이제는 정말로.
/ 말씀 감사합니다! 그래도 뭔가 이 시간 즈음에 올릴 수 있을거란 확신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역시나 제 예상이 맞았구요. 그러니까 이렇게 선레를 올립니다! -
132 지우 - 주아 (97813E+51) 2016. 7. 9. 오전 11:45:15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난 아직도 오빠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어쩔수 없는걸! 정말로 어쩔 수 없는걸! 오빠가, 오빠가, 연애에는 그다지 흥미 없어보이던 우리 오빠가 연애를 하는 것도 놀라운데, 그 상대가 주아 언니라니!
방 침대에 누운채로 뒹굴거리면서, 나는 아닐거라고, 분명히 오빠가 나를 놀리는 걸거라고 나름대로 현실도피를 해봤다. 하지만 어제 오빠에게 끈질기게 물어보다가 맞다고 몇번을 말해야하냐고, 그렇게 궁금하면 주아 언니에게 물어보라는 말을 하는 오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의 오빠의 모습은 진지함 그 자체였다. 절대로 평소에 장난으로 티격태격할때의 모습이 아니었다. 정말로 주아 언니가 자신의 여자친구라고 확실하게 밝히는 것 같아서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아니, 처음에 말할때도 진지한 모습인건 변함없었지만 그때는 거짓말 하는 줄 알았단 말이야! 막막 연기해서 나를 속이려고 그러는건줄 알았단 말이야.
분명히 아침에 일찍 일어났건만, 머리가 너무나도 혼란스러워서 뭘 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만약에 정말로 오빠와 언니가 사귄다고 한다면 난 그때 벚꽃놀이때 뭐한거지? 오빠는 아닐거라고 생각해서, 오빠가 방해 못하도록 내가 막아준다고 했었는데. 그럼 나 졸지에 주아 언니를 방해할뻔 한거야? 우와아아아아!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나 주아 언니에게 엄청나게 큰 실례를 범한거잖아! 사, 사과해야겠지? 역시.. 우우우우...
혼란스럽기 짝이 없는 여러 생각 속에서, 내 얼굴은 천천히 내려갔고, 절로 지무룩이 되는게 느껴졌다. 물론 원본은 시무룩이지만, 내 이름은 지우니까 지무룩이라고 해도 무방할거야. TV나 인터넷에서도 다 이런식으로 표현하잖아? 응. 그러니까 이건 올바른 표현! 올바른 표현이야!
아무튼 방에서 할 짓 없이 뒹굴거리면서 음악이나 듣던 도중, 갑자기 핸드폰이 진동하는게 느껴졌다. 이 시간에 누가 톡이라도 했나? 누가 보냈는지 궁금해서 별 생각없이 책상위에 놓여있는 스마트폰을 들고 톡을 확인해봤다.
"와와와와왓!!"
내 폰에 톡을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주아 언니였다. 방금 전까지 주아 언니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주아 언니에게서 톡이 날아와서 정말 제대로 놀라서 넘어질뻔 했다. 물론 넘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데는 성공했다. 여기서 넘어지면 꼴이 말이 아닌걸. 응! 나도 16살이야! 이제 더는 어린애가 아니란 말이야! 오빠는 맨날 나보고 어리다고 말하면서 어린애 취급하지만, 나도 이제는 엄연히 레이디란 말이야! 엣헴!
아무튼 언니가 보낸 톡에는 여자들끼리 수다 떨자면서 자신의 집으로 놀러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답이 정해져 있었다. 그러기에, 난 빠르게 핸드폰을 들고 손가락으로 자판을 톡톡톡 치면서 답을 보냈다.
[응! 응! 일어났어! 언니! 놀러갈래! 언니랑 수다 떨면서 물어볼 것도 있거든! 그러니까 곧 갈게~☆]
파릇파릇한 여중생, 그리고 1년 뒤면 여고생이 될 이 답게 마지막에 별을 붙혀보았다. 보라구. 오빠. 난 이런 것도 할 줄 아는 레이디란 말이야! 오빠는 이런거 안하지? 후훗.
톡을 보낸 다음에 잠시 의기양양한 기분을 느끼다가,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외출할 준비를 했다. 입고 있는 파자마를 벗어버리고서, 옷장을 연 후에 무슨 옷을 입을지 잠시 고민해봤다. 정말 옷은 많은데 왜 이렇게 입을 옷이 없는지 모르겠다니깐..!
잠시동안 고민을 하다가, 얼마전에 새로 산 하늘색 원피스가 눈에 보였다. 여름용이라서 조금 입기에는 빠르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요즘 점점 더워지고 있으니까 저 옷을 입기로 결정하고 하늘색 원피스를 입었다. 그리고 겨울을 통해서 내 모습을 확인해봤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보이는 원피스 차림의 내 모습은 누가 봐도 파릇파릇한 느낌의 여중생 그 자체였다. 다만 오빠가 말하는대로 어린아이의 모습은 아니었다. 점점 성장해가는 숙녀로서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이런 나를 보면서 맨날 어린애 취급하는 오빠는 눈이 잘못된게 분명해. 응. 그렇고 말고!
옷을 갈아입은 후에,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빠르게 세면을 한 후, 혹시라도 이상한 부분이 없는지 꼼꼼하게 머리나, 얼굴 등을 체크한 후, 난 거실 쪽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샤워는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했기 때문에, 딱히 필요하진 않았다.
거실로 나오자 오빠는 할게 없다는 듯이 쇼파에 누워서 뒹굴거리고 있었다. 게임이라도 하는건지, 스마트폰을 두 손에 쥐고서, 두 손으로 버튼을 꾹꾹 누르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절로 한숨을 쉬었다.
주아 언니. 정말로 저런 우리 오빠와 사귀는거야? 대체 어디가 좋아서?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오빠에게 주아 언니는 너무나도 아깝단 말이야. 하아.
"어? 너 어디 나가냐?"
게임을 하면서도, 내가 나가려는 모습은 어떻게든 알아챘는지 오빠는 살짝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그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했다.
"응. 주아 언니 집에. 언니가 수다 떨자고 불렀어! 부럽지? 부럽지?"
"가서 너무 실례되는 행동은 하지 말고."
"안 해! 대체 날 뭘로 보는거야? 정말!"
"하하하. 알았어. 알았어. 잘 놀다 와. 너무 늦진 말고."
잘 놀다오라는 말을 끝으로 오빠는 다시 스마트폰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잠시동안 바라보다가, 난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기억을 떠올리면서 주아 언니의 집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주아 언니는 나에게도 소중한 소꿉친구지만, 내가 2살 어려서 그런지, 언니는 나보다는 오빠와 어울릴때가 많았다. 물론 그 점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동갑친구쪽이 좀 더 마음이 가는건 사실일테니까. 그렇다고 딱히 나를 피하거나, 귀찮아하는 모습은 없었기에 딱히 상처입었다던가 그런 것도 없었다. 언니는 언제나 나를 친동생처럼 대해줬는걸. 나도 친언니처럼 따르는 사람이 바로 주아 언니이다.
주아 언니의 집은 우리 집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로 오랜만에 가는 집이어서 그런지, 막상 앞에 도착하자 살짝 긴장이 되는게 느껴졌다. 우우. 훌륭한 레이디는 이런것도 잘 할 수 있어야하는데. 왜 이렇게 긴장하는거야. 정신차려! 최지우! 그냥 초인종을 누르는 것 뿐이잖아!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작게 심호흡을 쉬다가, 나는 조심스럽게 초인종을 딩동 눌러보았다. 그리고 안에 있을 주아 언니를 향해서 나름대로 외쳐보았다.
"주, 주아 언니! 나 왔어! 문 좀 열어줘!"
왠지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임을 인지하고서, 나는 고개가 푹 아래로 내려갔다. 우우우우... 왜 이러는거야. 나. 친한 언니 집에 놀러온것 뿐인데. 역시 너무 오랜만에 놀러와서 그런걸까? -
133 주아 - 지우 (18703E+50) 2016. 7. 9. 오후 1:35:20드라이기로 머리를 다 말리고서는 다시 화장실 밖으로 나와선 거실로 돌아간다. 지우에게서 답장이 왔나, 싶어 스마트폰을 켜보니 아주 당연하게도 답장이 와 있었다. 곧 간다면서 문장 끝에 별까지 붙이는 모습은, 정말 지우가 귀여운 여중생이라는 것을 여지없이 드러내준다.
지우의 애교스런 목소리가 그대로 들리는 것 같아 소리없이 웃어버리며 마찬가지로 타자를 톡톡 두드린다.
[그래그래, 그럼 언니가 맛있는 거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을게♡]
고민고민하다 결국은 지우의 별에 맞춰서 자신도 문장 끝에 하트를 붙여본다. 아아, 어떡해! 너무 어색하다...!
아직 건우에게도 붙여보지 않은 하트였지만, 지우는 같은 여자이니만큼, 그 부끄러움이 조금은 덜 했기에 결국은 그대로 전송 버튼을 눌러버린다.
그럼 나도 이제 바로 옷을 갈아입어야겠다. 지우라면 정말 금방 올테니까 말야.
핸드폰을 들고 그대로 자신의 방에 들어가 옷장의 문을 연다. 으음, 뭘 입으면 좋을까. 정말 옷이란 것은 신기하게도 볼 때마다 입을 것이 없어서 절로 한숨이 나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말야,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이런 잠옷 차림으로 만날 수도 없고 말야. 아, 차라리 잠옷을 입고 잠옷 파티를 해도 재밌을 것 같다!
그러나 이미 그냥 놀러오라고 얘기한 만큼, 옷장 한 쪽 구석에 고이 접어놨던 동물잠옷은 꺼내지 않는다. 그래도 말야, 언젠가는 꼭 해보자. 분명 즐거울 테니까 말야.
그 대신 하얀 카라가 달린 검은색 반팔 티셔츠와 핫팬츠를 꺼내본다. 으음...이 바지 조금 짧긴 하지만 그래도 지우는 나랑 같은 여자아이니까 괜찮겠지?
아직 어쩔까, 싶긴 했지만 여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만큼 괜찮겠지, 하고 생각하며 잠옷에서 그 옷들로 빠르게 갈아입는다.
옷을 다 갈아입은 후에는 거울로 걸어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빗으로 빗어내리며 차분하게 정돈한다. 오늘은, 반묶음으로 묶지 말자. 아무 생각없이 평소처럼 검은색 머리끈을 집어들다가 그냥 묶지 않기로 결정한다. 지금 머리, 꽤나 단정하게 정리되었으니까 왠지 건드리기 싫은 기분이야.
생각보다 깔끔하게 정돈된 자신의 머리카락을 거울을 통해 보며 웃어버린다. 정말, 지우가 놀러온다고 해서 신난거지? 하여간에 겉으로 다 드러난다니깐.
마지막으로 무슨 일이 있든지 간에 거의 맨날 차고다니는 펜던트를 꺼내들어 그것을 익숙한 손길로 자신의 목에 찬다. 아주아주 의미있는 물건. 이제는 그 뜻이 더욱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 가운데 붉은 보석 장식이, 정말 너무 예쁘기도 하고 말야.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는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향하여 찬장에서 감자칩, 양념맛 과자, 초콜릿맛 과자 등이 들은 과자봉지들을 한아름 꺼내 그대로 방 안에 가지고 들어가 미리 펴놓은 작은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다시 부엌으로 향하여 냉장고에서 알로에 주스를 꺼내들고 유리컵 두 잔에 각각 주스를 따르는데, 그 순간 초인종 소리가 들리며 왠지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지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따르던 알로에 주스를 내려놓고 현관문 쪽으로 걸어가 문을 열어 지우를 반갑게 맞이한다.
"어서 와, 지우야! 우와~ 순간 누구지, 했는걸? 어엿한 숙녀께서 서 계시네. 원피스 되게 시원해보이고 예쁘다, 지우야. 밖에 많이 덥지? 어서 들어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지우에게 칭찬의 말을 건네며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내 방 어딨는지 알지? 먼저 가 있어. 언니는 주스 들고 곧 따라갈게. 참, 과자 뜯어서 먼저 먹고 있어도 돼!"
다시 부엌 쪽으로 향하다 잠시 멈추고 지우를 향해 돌아보며 생긋 웃는다. 그리고는 다시 부엌으로 걸음을 옮긴다. -
134 지우 - 주아 (97813E+51) 2016. 7. 9. 오후 2:34:17거실로 나오는 도중, 핸드폰이 또 진동을 했다. 분명히 주아 언니일거라고 생각하고 핸드폰을 열어보자 역시나 주아 언니였다. 문장 끝에 하트를 붙힌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순간 꽉 끌어안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아. 정말 주아 언니 너무 귀엽다니깐! 나보다 2살 연상이면서, 왜 이렇게 귀여운거야! 만약 내가 남자였으면 바로 고백해서 애인삼아서 막막 자랑하고 다녔을텐데!!
이런 내 모습을 오빠는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았지만,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오빠에게 메롱이라고 한 다음에 도망치듯이 문 밖으로 나왔다. 다행히도 오빠가 쫒아오는 일은 없었다. 물론 겨우 이 정도 일로 화를 낼 오빠도 아니니까 나도 이렇게 가볍게 장난을 친거다. 정말로 이런걸로 화를 낼 정도로 속이 좁고 무서운 오빠라면 난 이렇게 장난도 못 치고 조용히 지냈겠지? 딱 그 정도, 정말로 딱 그 정도는 오빠를 잘 만났다고 생각했다. 응. 딱 그 정도로만.
옛 기억을 떠올리면서, 주아 언니의 집에 도착한 후에 초인종을 누르고 잠시동안 기다렸다. 조용히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언제쯤 저 문이 열릴까 생각하던 도중,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그 안에서 주아 언니가 나와서 나를 반갑게 맞이해줬다.
하얀색 카라가 달려있는 검은색 반팔 티셔츠에 핫팬츠. 거기다가 평소와는 다르게 묶지 않은 단정하게 정돈되어있는 머리. 그리고 오빠가 사줬다고 하는 붉은색 보석 장식이 박혀있는 펜던트. 오늘따라 주아 언니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이미지로 보였다. 뭔가 평소보다 조금 더 성숙한 느낌이었다. 너무나도 달라보이는 언니의 모습에, 잠시 넋을 잃고 멍하게 주아 언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주아 언니가 나를 부르면서, 칭찬해주는 말에 깜짝 놀라 나는 겨우 제 정신을 차리고 주아 언니를 바라보았다. 언니를 나를 바라보면서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활짝 웃으면서 천천히 언니쪽으로 걸어갔다.
"응! 원피스 예쁘지? 이번에 새로 산거야! 언니도 오늘따라 되게 예뻐보여! 뭔가 좀 성숙한 느낌이야. 정말로 무슨 일 있었던거야?"
나를 칭찬해주는 언니의 말이 너무나도 기뻐서 정말로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오빠와는 다르게 주아 언니는 나를 어린애 취급하지 않고 확실하게 숙녀로서 대우해주는게 너무나도 좋았다. 오빠도 언니의 반이라도 닮으면 얼마나 좋아! 정말!!
내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 언니는 주스를 챙겨들고 오겠다면서, 먼저 방에 가 있으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에 나도 돕겠다고 말하려고 하다가, 그냥 순순히 방에 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여기서는 언니의 호의를 받아들이는게 좋을테니까.
사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언니를 붙잡고, 정말로 우리 오빠와 사귀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조금만 참기로 했다. 주스를 준비하겠다는 사람을 붙잡아봐야 곤란하기만 할테니까. 대신에 방에 들어간 후에 언니가 들어오면 정말 이것저것 많이 캐물을거야! 하나도 빠짐없이 다 들을거야! 우선 오빠가 왜 저런 거짓말을 했는지의 이유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다 캐물을거니까 각오해. 주아 언니! 그리고 건우 오빠! 난 절대로 쉽게 안 속을거니까!
"그럼 먼저 가서 기다릴게! 아. 과자는 언니랑 같이 먹고 싶으니까 참을거야! 정말, 언니, 너무 좋아! 왜 나는 주아 언니의 동생이 아닌걸까."
아쉬움을 가득 담아서 말을 한 후에, 나는 기억 속에 남아있는 주아 언니의 방으로 걸어갔고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었다. 기억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느낌의 방의 모습에 살짝 그리움과 아련함마저 느껴졌다.
이 방에 들어오는건 대체 얼마만인걸까? 기억 속의 모습과 대조를 하면서 살짝 방 안의 풍경을 구경하듯이 바라봤다. 그러다가 문뜩 탐색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그 충동은 마음 속에 꾹 눌러담았다.
나도 이제 어린애가 아니라 성숙한 레이디잖아? 그러니까 방을 막 뒤적거리는건 하면 안되는 행동이야. 응. 이런 충동 하나 이기지 못하면 난 정말로 어린애가 되는거잖아?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서 난 방에 앉아서 조용히 언니를 기다렸다. 그리고 언니가 괜히 수고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한 과자를 하나하나 까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두면 언니도 먹기 편하겠지?
그럼, 언니에게 뭐부터 묻는게 좋을까? 일단 기다리면서 천천히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
135 주아 - 지우 (52611E+49) 2016. 7. 9. 오후 3:15:04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자신을 부르는 지우의 목소리에 현관문으로 가서 반갑게 맞아준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넋을 잃고 자신의 얼굴을 멍하게 바라보는 지우의 모습에 머리 위로 응?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한다. 갑자기 지우가 왜 이러지? 내 얼굴에 뭐 묻었나? 이상하네. 분명 전부 다 확인했는데.
그러나 그런 궁금증은 지금 자신 앞에 서있는 지우의 모습에 전부 사라져버린다. 와아, 우리 지우. 정말로 어느새 어엿한 숙녀로 자라고 있구나. 마냥 귀여운 동생같았던 모습에서 점차 한 여성으로 자라나는 지우의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흐뭇했다.
그래서 제대로 지우에게 숙녀 대접을 해주며 칭찬의 말을 건넨다. 진짜, 너무 예쁘다. 지우야. 엄청 잘 어울려. 그런 자신의 말에 지우는 깜짝 놀라더니 곧 들어오라는 자신의 말에 따라 활짝 웃으며 자신의 집 안으로 들어온다.
"어쩐지 처음 보는 옷이더라. 정말 잘 산 것 같아. 우리 지우에게 진짜진짜 잘 어울려! 그나저나 나, 뭔가 성숙한 느낌이 든다구? 그래? 으음... 이것과 관련한 일이란 건 딱히 없지만, 엄청 기분좋은 일 하나는 있어."
이번에 새로 샀다며 자신의 원피스를 자랑하는 지우가 마냥 귀엽게 느껴져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어서 자신에게 뭔가 성숙한 느낌이라고 칭찬해주는 지우의 말에 내가 오늘 그런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하다가 자신에게 일어난 한 가지 변화를 슬쩍 암시한다.
물론, 그 날 건우가 집에 돌아가서 전부 말했겠지만, 지우는 아마 믿지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나도 슬쩍 암시를 주면 어떨까?
곧 솔직하게 전부 밝혔을 때의 지우의 반응을 기대하며 장난스레 웃는다. 아아, 정말 기대된다!
그래도 일단 지우는 놀러온 손님인 만큼, 먼저 방에 가 있으라고 이야기한다. 과자는 먼저 먹고있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지우는 자신과 같이 먹고싶으니까 참을거라고 말한다. 저는 왜 자신의 동생이 아닌걸까, 하는 아쉬움 가득한 그 모습에 빙그레 미소 짓는다.
"그래그래, 우리 지우 착하네~ 언니도 왜 우리 귀여운 지우같은 동생이 없는지 모르겠어."
그럼 금방 갈게, 하며 지우가 자신의 방으로 향하는 것을 지켜본 후 부엌으로 들어가 알로에 주스를 마저 다 따르고는 남은 주스는 냉장고 안에 다시 넣는다.
주스가 든 유리컵 두 잔을 쟁반 위에 놓고 그대로 쟁반을 들고 자신의 방으로 향해 걸음을 옮긴다. 방 안에 들어가자 과자를 미리 다 까놓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지우가 보인다.
"우와, 언니를 위해서 미리 다 까놓은거야? 고마워, 지우야. 자, 여기 주스도 좀 마셔. 시원할거야."
쟁반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컵 한 잔은 지우의 앞에, 나머지 컵 한 잔은 자신의 앞에 놓고 지우의 앞에 마주보며 자리에 앉는다.
"갑자기 놀러오라고 해서 미안해. 그나저나, 언니한테 물어볼 게 있다구? 뭔데? 우리 예쁜 숙녀 님에게는 전부 다 알려줄테니까 뭐든지 물어봐."
알로에 주스를 한 모금 마시고는 생긋 웃으면서 지우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묻는다. 왠지 그 질문들 중 하나는 예상이 갈 것 같지만, 그래도 모르는 척, 지우가 질문하기를 가만히 기다린다. -
136 지우 - 주아 (97813E+51) 2016. 7. 9. 오후 4:04:54주아 언니의 방에서 조용히, 얌전하게 주아 언니가 오는 것을 기다리면서, 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보기 시작했다. 우선 맨 먼저 물을 것은 전에 오빠가 엄청 빨리 학교에 간 날, 집에 오자마자 나에게 말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ㅡ아. 지우야. 나, 어제부터 주아와 사귀기로 했어. 참고해둬.
정말로 행복해보이는 표정으로 말하는 오빠의 그 말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긴 힘들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역시 믿기 힘들었다. 그 주아 언니가 어째서? 왜 하필 오빠와 사귀는거야? 엄청 이상하잖아! 주아 언니라면 더 멋진 남자도 많이 만날 수 있을텐데!! 아니, 그것도 그렇지만 보통 소꿉친구끼리는 가족같은 관계로 인식되어서 커플이 된다거나 하는 건 소설이나 만화책에서만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니까, 그런 일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오빠와 언니라니! 내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된다니!! 역시 믿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하지만, 방에 들어오기 전에 언니가, 엄청 기분 좋은 일 하나는 있다고 말한 것도 마음에 걸렸다. 기분 좋은 일이라니. 대체 뭐일까? 정말로 오빠와 사귀게 된걸까? 그래서 기분이 좋은걸까? 그때 벚꽃놀이때 진심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는건 알았는데 그 대상이 우리 집의 건우 오빠?
"우우우..머리 아파."
뭔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 눈 앞에 들이닥친것 같아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눈 앞에 보이는 달콤한 과자들이 나를 먹으면 머리가 편안해질거야. 어서 먹어봐. 하면서 나를 유혹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꾹 참기로 했다. 주아 언니에게 기다리겠다고 했으니 여기서 배신할 수 없는걸!!
그렇게 나름대로 정말 심각한 내적갈등을 겪고 있는 도중, 주아 언니가 유리컵 2개가 올려져있는 쟁반을 든 상태로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컵에 들어있는 주스가 뭔지에 대해서는 난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시원해보이고 맛있어보였다.
"응! 미리 까두면 먹기 편하잖아. 그리고 주스 고마워!"
언니가 주는 유리컵을 받고서 나는 우선 한모금을 마셔봤다. 시원한 알로에향이 입 안 가득 퍼지는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알로에 주스인 모양이었다. 시원함과 달달함을 입 안 가득이 즐기다가 내 바로 앞 자리에 내려놓았다.
언니는 생긋 웃으면서 전부 다 알려줄테니까 뭐든지 물어보라고 나에게 말했다. 그 생긋 웃는 모습이 정말로 예뻐서, 여자로서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내가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미안할게 뭐가 있어! 나도 언니와 놀고 싶었는걸! 건우 오빠 빼고 수다 떨면서 노는거, 전에 내가 제안한거잖아. 아무튼 언니. 나,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궁금해서 미칠것 같은게 있어!"
아무리 생각해도 1번째 질문은 이것밖에 없었다. 일단 이것을 확인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수가 없었다. 아마 주아 언니라면 환하게 웃거나, 그 농담을 진짜로 믿은거야? 혹은 살짝 당황하면서, 건우가 그렇게 말했어?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무, 물론 아까전에 주아 언니가 보여준 모습도 있고 해서 어쩌면 정말이 아닐까란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역시 믿기가 너무 힘든걸!!
그래서 확실하게 물어보기로 했다. 혹시라도 언니가 거짓말을 하는건 아닌지, 그 진의를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 난 주아 언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서 입에서만 맴돌던 질문을 던졌다.
"주아 언니. 언니 말이야. 정말로 건우 오빠하고 사귀는거야? 건우 오빠가 전에 나에게 자기가 주아 언니하고 사귄다고 했거든. 농담인거지? 장난인거지? 아하하하! 다 알아! 나를 놀리기 위해서 거짓말치는거겠지?"
애써 태연한척 하면서 나는 주아 언니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었다.
하지만 만약에 정말이라고 한다면 난 대체 어떤 반응을 보여야하는거지? 어, 축하한다고 말을 해야하나? 뭔가 심정 되게 복잡할 것 같은데. 알고 싶기도 하고, 알기 싫기도 하고.. 아..!! 왜 이렇게 복잡한거야!!
"거, 거짓말 하기 없기야! 놀리기도 없고, 솔직하게 가르쳐주기!" -
137 주아 - 지우 (38775E+49) 2016. 7. 9. 오후 4:32:31주스를 담은 컵을 쟁반에 받쳐들고 방으로 돌아가자 왠지 모르게 과자를 앞에 두고 열심히 자기 자신과 싸우는 듯한 지우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니까, 그냥 먼저 먹고 있어도 되는데 말야. 그 모습이 뭔가 자신이 간식을 앞에 놓고 강아지에게 "기다려!"하고 시킨 모습처럼 느껴져서는 웃어버린다. 이럴까봐 그렇게 말한건데. 역시 우리 지우는 착하게도 나를 기다려주었구나.
과자를 미리 까놓은 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하며 주스를 담은 컵 한 잔을 지우의 앞에 내려놓고 나머지 한 잔은 자신의 몫으로써 한 모금 마신다.
그러고보니, 지우가 아까 톡으로 물어볼 것이 있다고 했었지? 역시 그 질문일까?
문득 든 궁금증에 생긋 웃으며 지우에게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얘기한다. 그러자 지우는 '정말로' 라는 말을 3번씩이나 반복하면서 궁금해 미칠 것 같은 게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까지 강조하는 모습에서 지우가 정말 궁금해한다는 것이 확실하게 전해져온다.
"그래. 그게 뭔데?"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지우에게 자신도 눈을 맞춘다. 그러자 지우는 전에 건우 오빠가 자신과 사귄다고 했는데 정말로 건우 오빠하고 사귀는 거냐면서, 장난인거지? 하고 생긋 웃으며 물어온다. 애써 태연한 척하며 질문하는 것이 한 눈에 전부 다 보여서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지만, 억지로 꾸욱 누르며 아무 말없이 가만히 지우를 바라본다.
말까지 더듬으면서 거짓말 하기 없다고, 놀리기도 없다고, 솔직하게 가르쳐달라는 지우의 모습이 매우 복잡하면서도 혼란스러워 보인다. 정말, 이 정도로 믿지 못할 줄은 몰랐는데 말야.
하긴, 10년 이상 친구로서 알고지낸 친오빠와 친한 언니가 어느 날 갑자기 사귀게 됐다고 하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쉬울리는 없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여전히 말을 아낀 채 그저 빙그레 웃으며 지우를 바라본다.
아마 지금 지우라면 속으로 엄청 마음 졸이고 있겠지? 아아, 진짜. 우리 지우 귀여워서 어떡해!
한동안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드디어 천천히 입을 열곤 지우의 질문에 대답한다.
"건우가 진심을 다해 알리지 않았나봐? 하긴, 건우라면 장난스레 알렸을지도 모르겠다."
으음, 정말로 건우라면 어쩌면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말을 잇는다.
"응, 정말이야. 사실은 나, 건우랑 사귀게 되었어. 어쩌다보니 서로 고백해버려서 말이지."
새삼 아직도 꿈만 같은 그 때를 떠올려보자 배시시 웃음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마구 화내놓고, 결국은 그것이 서로의 속마음을 밝히는 것으로 이어지고.
정말, 그렇게 이어질 줄은 몰랐는데 말야. 지금도 꿈만 같아.
"응원해줬던 우리 지우에게도 밝혀야겠다고 생각한 만큼, 확실하게, 솔직하게 얘기할게. 건우랑 나, 진짜로 사귀어. 아아, 말하고나니까 조금 부끄럽다."
지우가 자신의 사랑을 응원해주며 나름의 도움을 주려고 했던 모습을 회상하며 조금 더 힘찬 목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막상 정확하게 밝히자 몰려오는 부끄러움에 볼에 홍조를 띠고는 괜히 알로에 주스를 더 홀짝인다. -
138 지우 - 주아 (97813E+51) 2016. 7. 9. 오후 5:05:58주아 언니는 내 질문에 바로 답을 하지 않고 빙그레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음이 막막 조여오는게 이런 기분인걸까? 왜 여기서 침묵을 지키는건지 그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빨리 저 닫혀있는 입이 열리기만을 바라면서 나 역시도 조용히 언니의 대답을 기다렸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내 마음 속을 꽉 꽉 쪼여오기 시작했다. 대체 왜 말을 안하는걸까? 대답하기 곤란한 부문인걸까? 우우우. 주아 언니. 심술 그만 부리고 빨리 대답해줘. 나, 정말로 답답해 미치겠단 말이야! 오빠의 말이 사실인거야? 정말로 오빠하고 언니하고 사귀는거야?!
한동안 초조한 기분을 맛보는 도중, 드디어 주아 언니는 그 꾹 닫혀있던 입을 열고 내 질문에 답을 했다. 내 질문에 대한 답은 놀랍게도 YES였다. 순간 멍해져서 눈만 깜빡이면서 언니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볼에 떠오르는 홍조. 저것은 절대로 연기로 보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같은 여자로서 잘 알 수 있었다. 저 표정은 정말로 사랑하는 소녀에게서나 볼 수 있는 순수한 부끄러움이었다. 물론 난 아직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은 없어서 그 기분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같은 여자의 감으로서 잘 알 수 있었다. 언니가 저런 모습을 보인다는건, 역시 언니와 오빠는....
"........정말로 사귀는거야? 나 놀리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어쩌지.
살면서 이런 일이 있을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어, 그러니까 지금은 언니와 오빠가 사귀게 된 것을 축하해줘야하는 입장인걸까? 아니, 하지만 뭔가 복잡하고 되게 혼란스럽고. 우우우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거야?! 머리 아퍼어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초콜릿말 과자를 몇개 지어든 후에 입에 집어넣었다. 달콤함을 느끼면 조금은 머리가 가라앉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니까 건우 오빠의 여자친구는 주아 언니고, 주아 언니의 남자친구는 건우 오빠고.. 전에 주아 언니가 언급한적이 있는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은 건우 오빠고, 언니는 건우 오빠와의 사랑이 이뤄졌으면 해서 그렇게 필사적으로, 벚꽃잎을 잡으려고 했고.. 하지만 건우 오빠는 얼마전에 갑자기 주아 언니를 멀리하기 시작했고.....
"뭐가 이렇게 복잡해!!"
나도 모르게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살짝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그러다가 여기에 나 혼자만 있는게 아니라, 주아 언니도 함께 있다는걸 깨닫고 바로 고개를 아래로 푹 숙여버렸다. 우우우. 부끄러워. 부끄러워. 부끄러워.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눈만 살짝 올려서 주아 언니의 표정을 바라보았다. 배시시 웃는 모습.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아무리 생각해도 거짓말은 아니었다. 저런 모습 보이면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잖아.
우우우..심정이 복잡하다. 그럼 난 주아 언니의 마음도 모르고 오빠가 방해하지 못하게 하니 마니 그런 소릴 했던거야? 사과해야겠네. 이건.
"우음.. 주아 언니. 일단은 축하해. 뭔가 기분이 조금 이상하긴 한데, 그래도 엄청 축하해! 그리고 미안해. 전에 벚꽃놀이때 오빠가 방해 못하게 막니 마니 소릴 해버려서. 나 언니의 마음은 전혀 몰라서... 미안해."
또 다시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내 모습은 그야말로 지무룩이 따로 없었다. 평소에는 안 이러는데 뭔가 엄청나게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 대체 언제부터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될 정도로 좋아했던거지?
물론 주아 언니는 내가 잘 만나지 못해서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런 낌새가 있었다고 치더라도 건우 오빠에게선 잘 느끼지 못했는데. 건우 오빠가 그렇게 포커페이스가 주특기였나? 뭔가 무서워. 우리 오빠.
"저기 있잖아. 언제부터 좋아했던거야? 우리 오빠. 그, 여동생으로서 말하기도 뭐하지만..!! 우리 오빠, 되게 답답한 면모도 있잖아! 얼마전엔, 나에게 먼저 간다고 말하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주아 언니 놔두고 먼저 학교 간적도 있었잖아. 정말로 그런 우리 오빠로 괜찮아? 아니, 난 어디까지나 언니가 걱정이 되어서. 언니가 그때처럼 또 상처받진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물론 난 주아 언니의 마음은 잘 모르지만, 만약에, 정말로 만약에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좋아하는 상대가 갑자기 그렇게 나오면 나로서는 마음이 엄청나게 아플 것 같았다. 그러기에 주아 언니도 상당히 아프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나중에 집에 돌아가면 건우 오빠에게 크게 잔소리 좀 해야겠어! 물론 듣는척도 안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역시 이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야! 그렇게 속으로 강하게 벼르면서, 나는 언니가 준 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
139 주아 - 지우 (139E+56) 2016. 7. 9. 오후 5:54:43한동안 자신이 대답을 미루고 웃기만 하자, 지우가 초조해하는 것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듯이 보여진다. 아아,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지우 반응 너무너무 재밌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만 대답을 해야겠지?
닫았던 입을 열고 모든 진실을 얘기하며 발그레 홍조를 띤다.
마지막으로 확인하듯이 정말로 사귀는 거냐는 지우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끄덕인다.
"응, 놀리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나는 거짓말 못 하는 거, 너도 알고있잖아. 지우야."
만약 이것이 거짓말이었다면 자신은 분명 어떻게든 그것이 티가 났을 터. 그러나 모든 것이 사실인 이상, 어디에도 그런 거짓말의 낌새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우는 자신의 대답에 혼란스러운지 초콜릿 과자를 몇 개 집어들더니 그대로 입에 넣는다. 달콤한 것으로 머릿속을 가라앉히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그것으로도 큰 소용이 없었는지 결국 지우는 살짝 비명을 질렀고, 그런 반응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지라 지우의 비명에 순간 놀라 몸을 움찔한다.
놀란 마음으로 동그래진 눈으로 고개를 아래로 푹 숙여버린 지우를 바라보다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자신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는 지우의 모습에 다시금 빙긋 웃어보인다.
"지금 엄청 혼란스러울 텐데도 축하한다 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저번 일은 사과할 필요 없어. 확실하게 누군지 밝히지 않은 내 잘못이었으니까. 하지만 역시 지금 생각해도 그 때는 밝힐 수 없었을 것 같아. 아무래도 지우, 너는 건우의 여동생이니까 밝히기 창피했거든."
그 때 솔직하게 밝히지 못했던 이유를 언급하며 멋쩍은 듯 자신의 볼을 긁적인다. 응, 정말로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난 말하지 못했을거야. 그러니까 미안해 할 필요 없어, 지우야. 내가 너였어도, 그렇게 행동했었을 테니까.
다시 고개를 숙이며 말 그대로 지무룩을 보여주는 지우의 모습에 귀여워 죽겠다는 듯, 팔을 뻗어 가볍게 양손으로 지우의 볼을 잡고 살짝 꼬집는다.
"정말이지, 우리 지우, 귀여워 죽겠다니까. 그렇게 시무룩해하지 않아도 돼! 난 괜찮아. 우리 지우는 활기찬 모습이 훨씬 더 예쁘니까 기운 내! 언니는 그런 밝은 지우를 보고 싶은걸."
키득키득 웃으며 지우의 볼에서 손을 뗀다. 그러자 지우는 이어서 또다른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언제부터 좋아했던 거냐며, 자신이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그런 저의 오빠로 괜찮냐며.
지우의 질문에 잠시 대답 하기를 미루고는 손을 들어 감자칩 하나를 입 안에 넣고 우물거리며 대답을 정리해본다.
"언제부터인진 잘 모르겠어. 그냥 어느 순간, 응, 정말 말그대로 나도 모르게 어느새 좋아하고 있더라구. 그 전부터 조금씩 이상한 감정은 들었지만 자각은 못하다가 자각하게 되고 나서 그대로 쭉 좋아하게 된 게 이렇게 이어져 온거야."
감자칩을 삼키고는 천천히 지우에게 자신의 건우에 대해 느꼈던 감정을 얘기해준다. 정말, 신기하면서도 낯선 경험이었지. 그저 아주 친한 소꿉친구로만 보이던 남자아이가 한 사람의 듬직한 남자로서 보이기 시작했던 건.
새삼 그 때 즈음의 건우의 모습을 떠올려보다가 지우의 질문에 이어서 대답한다.
"사실, 솔직히 그 때 상처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그렇지만 말야, 지우야. 정말 이상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건우의 모습도 좋았어. 그냥, 건우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하게 되니까 그 사람이 무슨 행동을 하건, 무슨 말을 하건, 전부 좋게만 느껴지더라구. 정말, 정말 마음은 너무 아픈데 또 그만큼 너무 좋아서...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
조금 부끄러운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진심을 담아 진지한 목소리로 얘기한다. 정말, 사랑이라는 것은 알 수가 없더라. 그 사람을 보면 너무 아픈데 또 너무 좋아서 차마 멀어질수도, 다가갈수도 없었거든.
"우리 지우가 걱정해주는 건 정말로 고마워. 그렇지만 말야, 나는 건우의 그 어떤 모습도 전부 좋아해주고 받아들일 수 있어. 내가 좋아하는 건 건우, 그 자체니까 말야. 그러니까 난 상처받을 각오를 하면서도 건우로 괜찮아. 아니, 어쩌면 건우가 아니면 안될지도 몰라. ...건우는 나 아니고도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주스가 담긴 컵을 손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눈을 감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어 얘기한다. 말을 끝마친 후에는 내가 도대체 지금 지우에게 무슨 소릴 하는거야, 싶어서 부끄러웠지만 이미 솔직하게 얘기하겠다고 자신이 먼저 얘기한 만큼 어쩔 수가 없었다.
"솔직하게 말해준 대신 건우에게는 비밀이다?"
대신 장난스레 지우에게 한 쪽 눈을 감아 윙크해보이며 웃는다. 응, 지우라면 난 믿으니까. -
140 지우 - 주아 (97813E+51) 2016. 7. 9. 오후 6:41:41진심이다. 주아 언니의 말은 틀림없는 진심이다. 만약 이게 전부 나를 속이기 위해서 꾸민거라고 한다면, 주아 언니는 당장에 배우로 데뷔해도 될 것이다. 물론 우리 오빠도 함께.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적당히 꾸미는 말이 아니라 진실 순도 100%의 말들이었다.
주아 언니의 말 하나하나가 가슴에 살며시 와닿는게 느껴졌다. 어느 순간부턴가 좋아지고 있다는 말. 자각을 못하다가 자각하게 되었다는 말. 그리고 상처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좋았다는 말.
나도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저런 모습을 보이게 되는걸까? 진심이 가득 담긴 그 목소리를 조용히 들으면서 난 감자칩 과자를 천천히 먹고, 알로에 주스를 또 한 모금 마셨다.
주아 어니는ㄴ 지금 알고 있을까? 차분하면서도 진지한 그 모습이 너무나도 예뻐보인다는거. 평소보다 더, 더, 더 예뻐보인다. 오빠도 언니처럼 이런 모습들을 쭉 보다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언니를 좋아하게 된걸까?
도저히 트집을 잡아보려고 해도 잡을 수 없는 진실한 분위기. 진심으로 좋아하는구나. 진심으로 오빠와 사귀어서 행복해하고 있구나. 그런것을 제대로 느끼면서 난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 이건.
조금 심란한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주아 언니를 축복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농담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서 축복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런 말 하면 뭔가 이상하지만 나, 반대 안할게. 언니가 그렇게까지 오빠를, 우리 오빠를 전부 좋아한다고 한다면 내가 옆에서 뭐라고 더 말할 순 없을테니까. 그러니까, 어..음...으으음...으으음.. 부족한 우리 오빠 잘 부탁합니다! 주아 언니! 정말로, 정말로 축하해! 오래오래 갈거야! 분명히!"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오빠를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해야할 것 같았다. 그래서 말을 꺼냈지만, 순간 내가 무슨 말을 했나 싶어서 아차 싶었다. 이거 왠지 우리 오빠를 장가보내는 듯한 발언이잖아!
순간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서 난 깜짝 놀라 고개를 들고서 두 손을 빠르게 휘저으면서 방금전의 발언을 빠르게 철회했다.
"아냐. 아냐. 아냐. 아냐! 그런 식으로 말한거 아니야! 그냥, 그냥, 그냥 우리 오빠는 답답한 면도 있고, 좀 뭔가 안 좋은 면도 있잖아! 그러니까 그런 오빠지만 잘 부탁한다는거야! 알지? 내가 무슨 말 하는건지?!"
아아. 오늘따라 왜 자꾸 이런 모습만 보이는거야.
난 어린애가 아니니까 더 이상 이런 간단한 실수 같은거 하면 안되는데. 주아 언니가 어떻게 보겠어. 어떻게든 이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서 분위기를 돌려야만 해. 뭐가 있을까? 뭘 해야 분위기가 적당히 돌아갈 수 있을까?!
오른손으로 볼을 만지락거리면서 머리를 굴려보았다. 어떻게 화제를 돌리면 좋을지 잘 떠오르지 않아서 끌끙대던 중에 문뜩 하나가 떠올랐다. 좋아. 이걸 사용하면 주아 언니도 분명히 당황할테니까 똑같이 당황하는 쌤쌤이가 되는거야! 후훗! 난 천재야!
"물론 오빠에겐 비밀로 할게. 그러면 주아 언니는 오빠와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어?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거나 그런거 아니야?"
작게 쿡쿡 웃으면서 주아 언니의 옆으로 다가가서, 가볍게 옆구리를 팔로 툭툭 쳐보았다. 내가 아는 주아 언니는 이 질문에 분명히 얼굴이 빨개져서 당황할게 뻔했다. 나만 부끄러운 모습 보일수는 없잖아?
언니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눈에 확실히 기록해두기 위해서 나는 빤히 주아 언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저 귀여운 얼굴이 어떻게 당황하게 될까? 후훗.
그리고 방금전에 마음에 걸렸던 발언 하나는 확실하게 정정하는게 좋다고 생각되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내 생각이지만 오빠도 언니가 아니면 안될거라고 생각할거야. 내가 아는 오빠는 그런 사람이야."
응. 내가 아는 건우 오빠는 그런 사람이다. 분명히 건우 오빠라면 주아 언니가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나에게 주아 언니와 사귄다고 말했을때, 건우 오빠는 진심으로 행복한 표정이었는걸.
나, 그렇게까지 행복한 표정 짓는 건우 오빠는 되게 오랜만에 봐서 놀라기도 했으니까. 분명히 건우 오빠도 주아 언니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왠지 솔로인게 살짝 서러워지는 순간이었다. -
141 주아 - 지우 (49271E+44) 2016. 7. 9. 오후 7:55:33자신이 조용히, 천천히 진심을 담아 지우의 질문에 대답하는 동안, 지우는 감자칩을 천천히 먹고, 알로에 주스를 마시며 자신의 대답을 진지하게 들어준다. 그런 자신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자신의 말이 끝나자 지우는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그리고 나서는 반대 하지 않는다며, 부족한 저의 오빠를 잘 부탁한다며, 자신을 축복해준다.
"...?!"
...으응? 자, 잠깐만?
뭔가 시집을 가려고 하는데 시댁에서 시누이에게 허락을 받은 듯한 기분이 들어서 순간 당황한다. 아, 아니, 잠깐잠깐...! 이, 이게 무슨...?!
그러나 그렇게 생각한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었는지, 지우도 마찬가지로 깜짝 놀라더니 두 손을 빠르게 휘저으며 방금 전의 말을 정정한다.
그런 지우의 행동을 순간 멍하니 보다가 이내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그래그래, 알았어~ 그런 식으로 다급하게 고쳐 말하지 않아도 돼. 우리 지우가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하는지 이미 충분히 잘 알아들었으니까 말야. 고마워, 지우야. 정말로."
고개를 살짝 끄덕끄덕이며 지우의 말에 감사를 표현한다. 어쨌든, 지우가 말하려는 것은 확실했으니까.
정말로, 행복해질게. 오래오래 건우와 함께 마주 보고 웃으면서, 그렇게 말야.
그러나 자신이 그렇게 말해줘도 지우는 뭔가 더 머리를 굴리는 듯하며 오른손으로 저의 볼을 만지작거린다. 뭐지? 또 무슨 귀여운 말을 하려고?
그런 지우의 모습을 귀엽다는 듯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지우가 저번에 벚꽃놀이를 갔었을 때처럼 자신의 옆에 다가오는 것에 뭐지?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한다. 그러나 곧이어 지우가 저의 팔로 자신의 옆구리를 가볍게 치며 던진 질문에 순간 사태파악이 되지 않는 듯, 멍하니 지우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이내 그 질문이 자신에게 정확히 무엇을 묻는 질문인지 인식하게 되자 화악, 하고 얼굴이 급속도로 빨개진다.
왠지 모르게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그 눈빛에, 어쩔 줄 몰라하며 결국 양손으로 자신의 새빨개진 얼굴을 가려버린다.
"...으으, 지, 지우야...자, 잠깐만...! 나...나는..."
여전히 얼굴을 가린 손을 떼지 못한 채 심하게 말을 더듬으며 당황했음과 부끄러워함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아아, 이게 뭐야...! 나보다 어린 동생에게 나는 지금 무슨 모습을 보이고 있는거야!
스스로의 행동이 부끄러웠지만 빨개진 얼굴을 어찌할 수도 없었기에, 결국은 손을 살짝 아래로 내려 눈만 드러내게 하고는 지우의 시선을 피해 자신의 눈길을 지우의 반대쪽으로 돌려버린다. 지금은, 지우 쪽을 바라볼 수 없어... 솔직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다면, 눈을 마주치지 않을거야. 아니, 못할거야.
이내 머뭇머뭇 입을 열기를 망설이더니 아주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한다.
"......이, 일단 연애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좋지만...이것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 그, 그것까지도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봤었어..."
차마 '결혼'이란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못하고 '그것'이라고 돌려말하며 어쨌든 지우의 질문에 대답을 하긴 한다.
으으, 이게 뭐야! 지우는 건우의 여동생인데 내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야!
지우의 계략에 보기좋게 빠지면서도 밀려오는 부끄러움을 가라앉히려 알로에 주스가 담긴 컵을 들어올리고는 재빨리 몇 모금 들이킨다.
그렇지만 지우가 아까 말해줬던 저가 생각하는 건우의 마음을 들으면서 여전히 부끄러움은 가라앉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말야.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건우도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어쩌면 정말로, 나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지우야."
지우에게 감사를 표하며 잠시 눈을 감는다. 만약, 정말로, 건우도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어쩌면 나는, 너는, 우리는, 모든 것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도 함께 있을 수 있지 않을까? -
142 지우 - 주아 (97813E+51) 2016. 7. 9. 오후 8:27:59역시나 내 예상대로 주아 언니는 이런 이야기에 상당히 약한 모양이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나도 짖궂은 나의 말에 주아 언니의 얼굴은 순식간에 갓 익은 사과처럼 새빨갛게 변해버렸다. 너무나도 부끄러웠는지, 양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리는 그 모습에 눈 앞의 언니가 나보다 2살 연상 언니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양 손을 살짝 내려, 눈만 드러내는 그 모습에 TV에서 자주 본 심쿵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아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나도 귀여운데, 정말로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이 그것까지도 이룰 수 있지 않을까라고 돌려서 말하는 주아 언니의 모습에 나는 정말로 내가 남자가 아님을 크게 원망했다. 역시 우리 오빠에게 주아 언니는 너무 아깝단 말이야!!
"꺄아~ 주아 언니 너무 귀여워! 쓰다듬어도 돼? 쓰다듬어도 돼? 아니! 그냥 쓰다듬을래!"
옆에 찰싹 달라붙고서는 와락 끌어안은 후에, 나는 손을 올려, 주아 언니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분명히 나보다 2살 연상인 언니이지만, 그래도 이런 모습을 보면 정말로 이 사람이 나보다 연상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아무렴 어때? 이렇게 귀여운걸! 귀여운걸 쓰다듬는건 당연한거잖아! 어쩜 이렇게 어릴때와 지금과 다를바가 없을까? 주아 언니는 분명히 학교에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고 있을게 분명했다.
이렇게 키도 작고, 귀여운 모습을 보이면서 학교 안에서 얼마나 많은 남학생의 마음을 뺏었을까? 건우 오빠. 정말 잘해야 해. 그 많은 사람들을 재치고 오빠가 선택받은거니깐. 만약 언니를 울리면 내가 콱 발을 밟아버릴거야!
귀엽다. 귀엽다. 우리 언니 귀엽다.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평소와는 다르게 묶지 않은 언니의 머리를 쓰담쓰담하면서 언니를 바라보았다. 언니는 분명히 이렇게 쓰다듬 받는것도 부끄러움을 느끼겠지만, 그래도 귀여운 언니가 잘못이지! 안 그래?
부끄러움을 가라앉히려고 알로에 주스를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또 다시 흐뭇하게 웃었다.
그리고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언니는 나에게 갑자기 감사를 표했다. 왜 감사를 표하는걸까? 혹시 방금전에, 오빠 역시 언니가 아니면 안된다고 표현한 그것 때문일까? 으음. 정말로 기뻤구나. 그 말.
하지만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해주는만큼, 기쁜일도 드물테니까. 아아. 이런 모습 보니까 나도 빨리 누군가와 사귀고 싶어진다. 나도 막 주아 언니처럼 수줍음을 타고, 부끄러워하고 그럴까?
"언니. 어떻게 하면 연애할 수 있는지 알려주면 안돼?"
장난끼를 잔뜩 섞어서 키득거리면서 물어보았다. 물론 언니는 모른다고 하겠지? 물론 장난으로 물은거긴 하지만, 언니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연애라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살짝 든 건 사실이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 그 행복감이 얼마나 큰지 나도 정말로 알고 싶었다. 물론, 아직은 나에겐 먼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난 아직 좋아하는 남자애라던가 없으니까. 반의 남자애들 중에서도 특별히 눈이 가는 이는 없는걸.
그럼 이왕 이렇게 된거, 정말로 제대로 깊이 캐보도록 할까? 우후훗. 사실 이렇게까진 안하려고 했지만, 언니가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자꾸 짖궂게 변한다니깐.
"뭐든지 다 말해준다고 했지? 있잖아. 오빠하고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어? 손은 잡아봤어?.....아. 이건 사귀기 전에도 많이 잡았구나. 포옹은? ......이것도 해본 적 있었나? 으으음.. 아무래도 좋아! 어디까지 갔어? 응? 응? 응?"
여자애들에게 있어서 사랑이야기는 불타오르기 쉬운 이야기라는 말이 있다. 조금 심란하긴 하지만, 그래도 언니와 오빠가 커플이 된 건 축하해줄 일이었다. 그리고 그거와는 별개로 바로 근처에 사귀는 두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 뭔가 막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좀 짖궂다는 말을 들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궁금한건 궁금한거란 말이야!
"고백은 누가 먼저 한거야? 어떤 분위기로 했어? 오빠가 뭐래? 응? ...아. 미안해! 언니. 나도 모르게 그만."
그러다가 너무 흥분한 것을 깨닫고 바로 주아 언니에게 사과했다. 진정해. 진정해. 최지우! 난 이제 어린애가 아니라 다 큰 레이디잖아? 차근차근 차례대로 하나하나 묻는거야.
//그야말로 주아의 수난시대가 찾아왔군요. 진짜 얼굴 가린 후에 눈만 내비치는 장면. 상상하는것만으로도 건우주의 가슴은 싱쿵하게 되네요. -
143 주아 - 지우 (65225E+50) 2016. 7. 9. 오후 9:20:06으으... 갑자기 아주 짓궂게 돌변해서는 자신에게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을 던지는 지우의 모습에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어찌어찌 대답은 해낸다. ...결국은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얼굴을 손으로 살짝 가려버렸지만.
그나저나 벌써부터 결혼이라니...! 그, 그런 것은 아직 부끄러운걸...! 우리는 이제 막, 막 연애를 시작했으니까!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추스릴 새도 없이, 지우는 자신이 너무 귀엽다며 쓰다듬어도 되냐고 몇 번 물어보더니 그냥 쓰다듬는다며 자신을 끌어안더니 그대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꺅! 자, 잠깐만, 지, 지우야...?!"
자신이 미처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 자연스럽게, 재빠르게 이어지는 그 연속된 지우의 동작들에 결국은 반항이나 저항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얼떨결에 지우에게 얌전히 안겨있는다.
이, 이게 무슨...?! 사태 파악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지우의 쓰다듬을 받다가 귀엽다고 중얼거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지우의 시선에 어쩔 줄 몰라 하더니 그대로 고개를 푹 숙여 버린다.
"...나, 나보다 어린 동생에게 그런 소리를 들어도...그보다 우리, 뭔가 뒤바뀌었잖아..."
왠지 모를 창피함과 부끄러움과 당황스런 마음이 마구 섞여 복잡미묘한 마음이었지만 그럼에도 지우의 쓰다듬은 매우 기분 좋게 느껴져서 어쨌든 얌전히 쓰다듬을 받고는 있는다.
아아, 정말! 언니씩이나 되어서는 동생에게 쓰다듬을 받고있다니! ...나, 정말, 어쩌면 좋아...
부끄러움을 가라앉히려고 마신 알로에 주스는 원망스럽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지우는 쉴 틈도 없이 곧바로 다시 자신에게 질문을 퍼붓기 시작한다.
어떻게 하면 연애를 할 수 있는지부터, 건우와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는지, 고백은 누가, 어떤 식으로 했는지까지. 짓궂게 이것저것 막 물어보던 지우는 저가 흥분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에게 사과하며 진정하기 시작한다.
순간 멍하니 그 모든 질문들을 들으며 이걸 어찌 해야하나, 싶었지만 일단 약속은 약속. 수다 떨자고 초대한 것도 자신이었으니, 어쩔수가 없었다. 한동안 머뭇머뭇 거리다 순서대로 대답하기로 마음 먹고 천천히 입을 연다.
"일단 연애는...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아까 말했다시피 어느 순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 감정이 깊어지고, 고백을 하니까 어느새 연인이 되어있더라구. 그냥, 그 뿐이야. 조언이라든가 방법같은 건 잘 모르겠어. 음...그래도 한 가지 중요한 게 있다면, 진실된 마음일까?"
일단 그나마 대답하기 쉬운 첫번째 질문에 지우의 예상대로 대답하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최대한 지우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아마, 진심이 제일 중요할거야. 그것이 제대로 전해지면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 걸테고.
그리고 이제 다음 질문부터는 정말 막막하고 창피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쉰다. 정말이지, 나도 내 무덤을 스스로 팠구나. 지우는 이런 것을 노린 거였겠지?
지우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아도, 때는 이미 늦어서 어쩔 수 없이 달아오르는 얼굴을 가라앉히려 노력하며 조그맣게 입을 연다.
"...거, 건우랑 진도는...그게, 그러니까... 아직 손 잡기랑 포옹까지야..."
세상에. 이런 것을 이렇게 다른 누군가에게 말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우에게서 시선을 피해 고개를 푹 숙이며 괜히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내가 지금 도대체 지우에게 뭐까지 말하려는 건지...
"그리고 고백은...건우가 먼저 해줬고 그 이후에 내가 했어. 분위기는...글쎄, 뭐라고 해야할까? 마음 아프면서 따뜻했다고 해야할까. 건우는...좋아한다고 확실하게 말해줬어. 응, 그 뿐이야."
스스로도 자신이 뭐라고 하는지도 모른채 어쨌든 지우의 질문에 전부 대답하긴 한다. 그래도 역시, 건우가 정확하게 뭐라고 했는지까진 말할 수 없었다. 그것까지 말해버린다면, 난 정말 다시는 지우를 보지 못할거야.
으앙...막상 전부 대답하고나자 스스로 부끄러운 흑역사를 실시간으로 제조해냈다는 생각에 울고싶은 심정으로 초콜릿 과자로 손을 뻗어 그것을 입에 넣는다. 입 안에 느껴지는 달콤한 초콜릿 맛이 자신을 작게나마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정말로 주아에게는 수난시대네요. 아마 지우가 이 정도로까지 질문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테니까요. 그래도 저는 그런 짓궂은 지우도 마냥 귀엽게 느껴지는걸요! 건우주가 주아에게 심쿵해주신만큼 주아주도 지우에게 심쿵합니다! 진짜 너무 귀여워요, 지우. -
144 지우 - 주아 (97813E+51) 2016. 7. 9. 오후 10:11:20"괜찮아. 괜찮아. 뭐 어때! 꼭 동생만 쓰다듬 받으란 법도 없는걸. 언니! 정말로 너무 귀여워! 내가 남자였으면 바로 언니에게 고백해서 오빠 대신 남자친구 됬을텐데!"
주아 언니는 부끄러워하면서도 크게 저항하지 않고 내 쓰다듬을 얌전하게 받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작고 귀여운 동물 같아서 나도 모르게 더 쓰다듬게 되었다. 고개를 푹 숙이는 언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질문폭격을 날렸다. 물론 너무 흥분한 것을 인지하고서 사과는 바로 했다. 보통 왠만하면, 이런건 부끄러워서 말하고 싶지 않다고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주아 언니는 머뭇머뭇거리면서 내 질문에 답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주아 언니가 얼마나 착한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이렇게 착해서 세상 어떻게 살아가려는거야? 우리 주아 언니. 건우 오빠. 옆에서 서포트 잘 해야해! 괜히 그렇게 당사자는 듣지도 못할 말을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나는 주아 언니의 답에 집중했다.
1번째. 연애는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냐는 질문에 주아 언니는 진실된 마음이 중요할거라고 답했다. 진실된 마음. 음. 그러니까, 상대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면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일까? 정말로 심오하게 들렸다. 그와 동시에 조금 어렵게 들리는 것도 사실이었다.
"음. 그러니까, 상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좋아하고 또 좋아하다보면 언젠간 연애를 할 수 있다는거야? 역시 아직은 잘 모르겠어. 나도 언니처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알 게 될까?"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그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나는 조용히 기다렸다. 하지만 그 다음 질문부터는 내가 생각해도 조금 짖궂은 질문이긴 했다. 아무래도 조금 핑크빛이 팍팍 감돌고 있는 그런 질문이었으니까. 하지만 역시 걸즈 토크하면 이런 핑크빛 질문이 주잖아. 나만 그런거 아니잖아? 나 같은 소녀들이 가장 좋아하는 질문은 역시 이런 질문들이잖아! 응! 그러니까 하는 것 자체는 후회하지 않았다. 후회하는게 있다면 주아 언니 혼란스럽게 너무 한번에 많은 질문을 했다는 것 정도였다.
2번째 질문. 어디까지 갔냐는 질문에 주아 언니는 손 잡기과 포옹밖에 못했다는 말을 했다. 그걸 듣고서 살짝 실망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내가 살면서 건우 오빠와 주아 언니가 손잡고 포옹하는걸 몇 번을 봤는지 모른다. 물론, 지금 나이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릴적에는 나까지 끼여서 3명이서 손 잡고 포옹한 시절도 있었기에 딱히 신선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기왕이면, 뭔가 신선하게 팍팍 하는게 나왔으면 했는데, 아직 주아 언니에게는 무리인걸까? ....응. 무리겠네! 저렇게 부끄러워서 얼굴이 새빨개지는 언니에게는 힘들지도 모르겠어. 오빠가 좀 더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르겠는데?
그리고 3번째 질문. 고백에 대한 질문에, 주아 언니는, 더욱 더 부끄러워졌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또 끌어안고 쓰다듬어주고 싶어졌지만 꾹 참기로 했다. 지금은 답이 더 중요했으니까.
그리고 언니의 입에선 생각도 못한 답이 나와버렸다. 난 당연히 언니가 고백을 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먼저 고백을 한 건 오빠였다고 언니는 말했다. 세상에나! 우리 오빠가? 언니 내버려두고 혼자 학교 가면서 언니를 힘들게 만든 우리 오빠가 고백을 했단 말이야? 믿을수가 없어서 눈만 깜빡깜빡 거리면서 언니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언니의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보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았다. 뭐라고 말했는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굳이 캐묻지는 않기로 했다. 그것까지 말하게 했다간 언니의 얼굴은 마치 폭탄처럼 펑 하고 터져버릴지도 모르니까. 후훗. 너무 귀여워.
근처에 있는 양념맛 과자를 천천히 씹어먹으면서, 나는 눈 앞에 있는 언니의 모습을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서 구경하듯이 바라보았다. 세상에. 완전 사랑에 빠진 소녀잖아. 나중에 집에 돌아가면 오빠한테도 어떻게 언니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등부터 시작해서 언니에게 한 질문 그대로 해볼까? 음. 하지만 오빠는 왠지 능숙하게 피하면서 대답 안해줄 것 같아. 역시 처음 밝힐때 바로바로 물었어야했나?
우우우우. 시간 돌리고 싶어! 왜 이 시대엔 아직 타임머신이 없는걸까?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아예 시간을 돌린 후에 오빠가 언니에게 고백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텐데. 우우우.. 보고 싶어.
아무튼 그건 그거고, 대답을 열심히 해줬으니까 그에 대한 말도 해야하겠지? 응! 이대로 조용히 있으면 주아 언니, 엄청 불안해할테니까.
"후후훗. 정말로 행복해보여서 다행이야! 주아 언니. 부끄러워하면서도 말 해주고. 아아. 이게 염장질인걸까? 나는 솔로인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염장 당해버리고. 아아. 솔로 어디 서러워서 살겠어? 그래도 언니가 귀여우니까 봐줄게!"
꺄르르 작게 웃으면서 다시 한번 언니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면서 근처에 있는 초콜릿 과자를 입에 쏙 놓고서 가장 중요하다면 중요할지도 모르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래서 언니는 지금 행복해? 오빠와 함께라서 행복한거야?" -
145 주아 - 지우 (82107E+47) 2016. 7. 9. 오후 11:00:26"그렇게 말해줘도 말야, 18살 씩이나 되어서는 동생에게 쓰다듬 받는다는 것이 좀 그래... 뭔가, 나잇값 못하는 기분이랄까. 그래도 우리 지우가 만약 남자였다면, 그리고 바로 고백해준다면, 언니는 아마 기쁘게 받아줬을거야. 아, 어쩌면 내가 먼저 고백해 버렸을지도?"
지우의 말에 여전히 부끄러움에 한숨을 섞으며 얘기한다. 생각을 해 봐. 고등학생이 중학생에게 쓰다듬을 받고있다니... 그래도, 지우가 제시한 만약이라는 가정에는 제법 평소처럼 장난스레 되받아친다.
어쩌면, 정말로 그랬을지도 몰라. 나를 이렇게나 좋아해주는 연하남이라니, 너무 귀엽잖아!
그렇게 얌전히 지우의 쓰다듬을 받다가 쏟아지는 질문 폭격들에 머뭇머뭇거리면서도 나름대로의 답을 하기 시작한다.
먼저 첫번째로 연애는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진실된 마음이 중요하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아직 사랑을 해보지 못한 지우에게는 그것이 어렵게 들렸는지 고개를 갸우뚱한다.
"물론 좋아하고, 좋아하고, 또 좋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야. 조금씩, 한 걸음씩 더, 가까이 말야. 음, 확실히 우리 지우에게는 아직 어려울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지우야. 네가 나중에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면, 무슨 뜻인지 자연스레 알 수 있을거야. 그러니까 아직은 잘 몰라도 돼."
아직 16살 중학생인 만큼, 지우에게는 어려울 법도 하였다. 그래서 그냥 나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게 되면 이해할 수 있을거라면서 지우에게 빙그레 웃어보인다.
나도, 직접 경험하며 알게 된 것들이니까 말야.
그러나 진짜 난관은 이제부터였다. 지우의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은 바로 건우와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연관된 질문이었다. 그러나 대답을 안 해줄 수도 없는 노릇.
일단은, 두 번째 질문인 진도에 관해서는 솔직하게 손 잡기와 포옹까지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지우는 뭔가 조금 실망한 듯한 기색을 보인다. 하긴, 그도 그럴것이, 포옹과 손 잡기는 사귀기 전부터도 계속 해왔던 것이었으니 지우가 실망하는 것도 어쩌면 무리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말야, 지우야. 나는 도저히 용기를 못 내겠어. 뭔가 도전해보려고 해도 몸이 딱딱하게 그 자리에 굳어버려서 말야. 이러면 안될텐데...
마음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세 번째 질문에 대답하기 전, 왠지 모를 창피함에 고개를 푹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어찌어찌 대답은 해낸다. 그런데 건우가 먼저 고백했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운 듯 지우는 두 눈을 깜빡깜빡 거리면서 자신을 쳐다본다. 하긴, 건우는 겉으로 티를 내지않는 것에 능숙하니까 지우가 모를수도 있겠다, 싶었다.
건우는 의외로 정말로 포커페이스가 특기가 아닐까?
모든 대답이 끝나자 지우는 가만히 양념맛 과자를 씹어먹으며 자신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뭔가, 정말로, 뒤바뀌어 버렸잖아...
뭔가 무척이나 복잡한 심정으로 애써 그 시선을 피하며 애꿎은 감자칩만 더 입에 넣어 씹는다.
그러다가 들려오는 지우의 장난스런 말에 다시금 지우 쪽을 바라본다.
저는 솔로인데 이렇게 염장질 당해서 살겠냐고, 그렇지만 자신이 귀여우니까 봐준다는 그 말에 결국 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 그게 뭐야! 질문은 네가 던졌잖아, 지우야. 스스로 염장 속에 들어가 놓고, 지금 서러워하는거야? 걱정마. 우리 예쁜 지우라면, 분명 아주아주 멋진 남자친구를 만날테니까."
다시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지우의 손길을 이번에는 그냥 웃으며 받아들인다. 정말이지, 짓궂으면서도 손길은 부드럽다니깐.
잠시 초콜릿 과자를 먹던 지우는 다시금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자신은 지금, 건우와 함께라서 행복하냐고.
아주아주 중요한 질문이라는 것이, 한 순간에 느껴진다. 그래, 지금 난, 행복하니?
지우의 질문에 잠시 눈을 감고는 스스로에게 마음 속으로 물어본다.
...그러나 몇 번을 물어봐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나는. 나는.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뜨고는 자신의 앞에 있는 지우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입을 열어 그 질문에 대답한다.
"...보다시피."
긴 말은 필요없었다.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이 진심어린 말 한마디와 홍조를 띤 자신의 볼, 이 두 가지면 지우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써는 충분했다. 그 어떤 구구절절한 말보다도, 이것이 더 확실히 자신의 진심을 지우에게 전해줄 것이 분명했다.
나는, 행복해. 건우를 만나서 정말로, 너무. 언제나 변함없을 자신의 대답은 바로 그것이었다. -
146 지우 - 주아 (84045E+60) 2016. 7. 10. 오전 12:25:01나의 부가적인 궁금증에 대해서 주아 언니는 피하지 않고 나름대로 좀 더 자세하게 신경써서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진심으로 다가가는게 중요하다는 말. 상대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게 중요하다는 말. 그 말들이 뭘 의미하는진 아직 난 잘 알 수 없었다. 내가 주아 언니처럼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면 그 말의 의미를 잘 알 수 있게 될까? 실제로 주아 언니도 아직은 잘 몰라도 된다고 말을 덧붙였다.
그 말에 나는 살며시 볼을 부풀렸다. 왠지 주아 언니도 나를 어린애 취급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착한 주아 언니가 그럴리는 없겠지만 왠지 살짝 너는 아직 몰라도 돼. 라는 식으로 어린애에게 말하는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난 아직 알 수 없었다. 언니가 말하는게 무엇을 의미하는건지, 정말로 알 수 없었다. 나에겐 아직도 멀고 먼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상대를 향해서 한 걸음, 한 걸음. 언젠가 그 의미를 알게 될 때 나는 누구를 보고 있을지 조금 진지하게 궁금해졌다.
나중에 오빠에게도 물어볼까? 오빠는 뭐라고 말할지 정말로 궁금해졌다. 오빠도 언니와 비슷한 어투로 말을 할까?
우우우.. 원래 사랑 같은거 신경 안 쓰는데, 오빠와 언니 때문에..! 이게 다 건우 오빠와 주아 언니 때문이야! 물론 사랑 이야기 좋아하긴 하지만, 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건 전혀 생각 안해봤단 말이야!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으면서 보이는 언니의 모습에 정말로 귀엽다고 느끼면서, 쓰다듬어주다가 장난스럽게 염장질 당해서 살겠냐는 말에 언니는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언니 역시 장난스럽게 나에게 반격을 해왔다.
"물론이야! 나는 건우 오빠보다 10배, 100배, 1000배는 더 멋진 남자친구 사귈거다. 뭐! 나중에 부럽다고 바꿔달라고 해도 절대로 안 바꿔줄거야. 아무리 주아 언니라도."
집에서 나오기 전에 건우 오빠에게 그랬던것처럼 주아 언니를 바라보면서 혀를 살짝 내밀고 메롱하면서 나는 또 다시 꺄르르 웃었다. 그래. 건우 오빠보다 훨씬 더 멋진 남자친구 사귈테니까 나중에 두고 봐. 주아 언니.
그렇게 속으로 의기양양해하다가, 나는 주아 언니의 지금 상황을 알고 싶어서 행복하냐고 물어보았다. 그 물음에 주아 언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눈을 감았다. 갑작스런 그 행동에 영문을 알 수 없어,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언니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잠시동안 눈을 감고 있던 언니는 살며시 눈을 뜨고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정말로 부드러운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볼을 살짝 붉히면서 나에게 보다시피라는 짧은 말 한마디를 남겼다.
그 모습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어떤 미사어구보다도 그 말 한마디가 정말로 깊게 내 마음에 와닿았다. 아니, 나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다 그러지 않을까? 지금의 언니의 모습을 보고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과연 이 세상에 있을까? 적어도 내 생각엔 없었다.
가만히 언니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나 역시 눈을 살짝 감았다.
언니의 행복해보이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말로 큰 안심이 되었다고 하면 좀 심한 오버일까? 하지만 정말로 안심이 되었다. 지금의 언니가 너무나도 행복해보여서, 우리 오빠의 옆에 있는것만으로도 정말로 행복해보여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럼 더욱 더 행복해져. 언니. 우리 오빠 같은 사람이 좋다면, 보란듯이 더 행복해져. 우리 오빠가 언니가 없으면 못 살게 될 정도로 정말로 행복해져."
나 역시 진심어린 말을 살며시 담아서 언니를 다시 한번 축복해줬다. 정말로, 정말로 행복해져. 언니. 그렇게 마음 고생 할거 더 하고, 상처 받을거 받으면서도 오빠를 택할 정도로 오빠를 좋아하고 사귀게 되었다면 나는 더 이상, 그 관련으로 할 말이 없었다. 아. 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해두는게 좋겠지?
"혹시 오빠가 또 상처주고 힘들게 하면 나에게 바로 말해! 내가 정의의 핵토파스칼 킥을 날려줄테니까! 엣헴!!"
주아 언니의 착한 성격으로는 오빠에게 상처를 받아도 오빠에게 제대로 말을 못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면 여기서는 내가 나서서, 같은 여자로서 응징을 해주는게 좋겠지? 건우 오빠. 진짜로 착한 주아 언니, 괴롭히고 상처주면 가만히 안 둘거야!
아...그리고 하나만 더...!! 역시 당황하는 모습 보고 싶으니까 말이야. 후후훗.
"그리고 미래를 위해서 나를 미리 아가씨라고 부르는 연습을 해 보는건 어때? 올케 언니?"
그렇게 나는 또 다시 장난끼를 잔뜩 담아서 보란듯이 꺄르르 웃어보였다. 하지만 진짜로 주아 언니가 내 올케 언니가 될지도 모르는걸. 정말로 그렇게 될지도 모르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뭐! -
147 주아 - 지우 (59772E+57) 2016. 7. 10. 오전 1:16:55아직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지우로서는, 자신의 말이 와닿지 않을 것은 너무나도 분명했다. 무엇보다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이렇게 백 번 말로 듣는 것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될테니까. 그러니까, 아직은. 아직은 몰라도 돼, 지우야.
그러나 지우는 저를 어린애 취급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볼을 부풀린다. 그 귀여운 모습을 보고서는 검지 손가락으로 볼을 찔러보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지만 애써 자신의 마음을 억누른다. 아니지, 아니지! 그러면 안 돼. 내가 그러면 정말로 저를 어린애 취급하고 있다고 확신할거야.
이제는 어엿한 한 사람의 숙녀가 되어가는 지우인 만큼, 더이상의 어린아이 취급은 지양해야 했다. 그렇지만, 역시, 귀여운 건 어쩔 수 없어!
그러나 지우는 반대로 자신이 귀엽다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난스런 솔로로서 염장질 당해서 살겠냐는 말. 그 말에 결국 웃음을 터뜨리며 이번엔 지지않고 제대로 받아친다.
그러자 지우는 건우보다 훨씬 더 멋진 남자친구를 사귈거라면서 메롱하더니 즐겁게 웃어버린다.
"하하, 그래그래. 알았어. 나도 건우가 우리 지우의 남자친구만큼 더, 더 멋있어지게 옆에서 도울 생각이니까, 바꿔달라고 하지 않을게."
그에 따라 자신도 즐겁게 웃으며 장난스레 대꾸한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장난 반, 진담 반이었지만. 물론 건우는 이미 지금도 자신의 눈엔 충분히 멋있어 보였지만, 그래도 옆에서 조금만 더 돕는다면, 좀 더 멋있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이어진 지우의 질문에 잠시 조용히 눈을 감고 자신의 생각을, 대답을 정리해본다. 응, 역시, 내 대답은.
천천히 다시 눈을 뜨고는 지우를 바라본 후, 홍조를 띠고 눈웃음을 지으며 단 한 마디만 한다. 그 어떤 것도 필요없는 단 한 마디. '나는 이래서 이렇게 되었고 그래서 이런 점이 행복하다.' 같은 문장따윈 필요없었다. 그저, 그저, 저 말로도 모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다.
자신의 대답에 지우는 잠시 아무런 말이 없더니 다시금 자신을 축복해준다. 보란듯이 더욱 더 행복해지라는 그 한 마디가, 자신의 마음을 강하게 울린다.
"...고마워, 지우야. 정말로, 정말로 행복해질게. 그래서 언제나 웃는 얼굴로 우리 지우를 맞이할게."
진심을 가득 담아 지우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정말, 우리 지우. 겉으로만 숙녀가 되어가는 것 같더니, 이제 보니 속도 점점 어른스러워 지는구나. 점점 자신들처럼 성숙한 어른이 되어가려는 지우의 모습이 보기 좋은 듯, 따스하게 지우 쪽을 바라본다. 정말, 나중에 남자들 여럿 울릴지도 모르겠어, 우리 지우.
그리고서는 이어지는 지우의 이른바 정의의 핵토파스칼 킥을 듣고는 다시금 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 역시 지우야! 정말 든든한걸? 알고보니 내 진짜 백마탄 왕자님은 지우인 거 아냐?"
지우의 말에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곤 장난스레 윙크하며 얘기한다. 정말로, 지우가 남자아이였다면, 누나들 엄청 홀렸겠어.
그러나 평소처럼 편안하게 지우와 장난스런 말을 주고받다가 지우가 저의 장난기를 가득 담은 회심의 일격을 날리자 여유롭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동그래진 눈으로 당황한 기색이 가득한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입만 뻐끔뻐끔 거린다.
어, 어째서, 지금, 갑자기, 이렇게?! 아까 괜히 그렇게 솔직하게 대답했나 싶어 후회 되었지만, 이미 지우는 자신이 대답했던 정보를 전부 저의 머릿속에 전부 저장해놨음이 틀림없었다. 이미, 전부 늦어버렸다.
꺄르르 웃고있는 지우를 차마 쳐다보지 못하고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려 다시금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인다. 어떻게 지우는 올케 언니란 말을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거지? 그, 그렇다면 나도...
"...ㅇ, 아..."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최대한 쥐어짜내어 천천히, 아주아주 천천히, 입에 올려 담아본다.
"아..가씨..."
조그마한 목소리로 아가씨라 불러보며, 지우 쪽을 향해 눈동자만 살짝 움직여 올려다본다. 낯설면서도 어색하지만 뭔가 간질간질한 이상한 느낌을 받으며 고개를 세게 좌우로 젓는다. 이, 이건 그러니까...! 지우가 불러보라고 해서 한 것 뿐이야! 저, 절대로 건우랑 결..혼을 생각하고 불러본 게 아니니까..! 그러니까...!
애써 붉게 달아오른 볼을 모르는 척, 무시하며 유리잔을 양손으로 잡고 들어올려 입가 가까이에 가져간다. 여전히, 원망스럽게도, 알로에 주스는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전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
148 지우 - 주아 (84045E+60) 2016. 7. 10. 오전 2:05:20누군가를 좋아하는건 그리도 행복한걸까? 누군가를 좋아하는건 그리도 기분 좋은걸까?
나는 그에 대한 답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눈 앞의 주아 언니는 온 표정으로 나에게 행복하다, 기분이 좋다고 답해주고 있었다. 그 표정이 언제까지나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리고 정말로 한동안 힘들어하던 언니의 모습이 사라진것이 너무나도 안심이 되어서 주아 언니를 진심을 담아서 축복해줬다. 내 마음이 주아 언니에게 닿았는지, 주아 언니는 다시 진심을 가득 담아서 내 말에 답변을 했다.
정말로 행복해지겠다고 말하는 그 모습에서 난 또 다시 주아 언니의 행복을 엿볼 수 있었다.
응. 정말로 언니는 행복해질 자격이 충분했다. 이렇게 착하고 참한 사람이 또 어딨다구. 오빠가 밀쳐내도, 혼자 두고 가버려도 계속해서 오빠를 좋아했던 모양이구. 정말로 이런 참한 언니 차버리면 아무리 오빠라도 절대 용서 안할거야.
우리 오빠는 정말로 복을 받아도 제대로 받았다. 주아 언니와 소꿉친구로서 시작하면서 언제나 늘 함께였고, 지금은 사귀고 있고, 차후엔 결혼까지 할지도 모르고. 정말로 이런 커플이 세상에 어딨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절대로 없을걸?
진심으로 오빠가 주아 언니를 괴롭히고 상처주면 혼내줄 생각으로 핵토파스칼 킥을 날려주겠다고 하자, 주아 언니는 장난스럽게 윙크를 하면서 내 말에 대답해줬다. 백마 탄 왕자님이란 말에 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언니의 말에 대답했다.
"주아 언니의 백마 탄 왕자님은 건우 오빠 아니었어? 나는 여자니까 왕자님은 아니지. 백마 탄 공주님이지! 공주가 백마 타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
그래. 백마를 왕자님만 타란 법 있어? 그건 엄연한 남녀차별성 발언이야! 이제는 공주님도 백마를 타고 늠름하게 다니는 시대잖아? 그러니까 나는 주아 언니의 백마 탄 공주님이 되기로 했다. 언니가 곤란하고 그럴땐 어디선가 짜잔 하고 백마를 타고 나타나는 공주님. 멋지잖아? 안 그래?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그러는건 아니겠지? 으음. 나중에 집에 가면 오빠에게 한번 물어봐야겠어!
물론 오빠는 왠지 상대 안해줄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귀찮게 계속 물으면 한번은 대답해줄테니까! 어차피 게임 한다고 정신도 없을텐데 남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렇게라도 취해야지. 안 그래?
장난끼를 살짝 섞어서 아가씨라고 한번 말해보라는 말에 주아 언니는 크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입만 뻐끔뻐끔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말 약해도 너무 약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벚꽃놀이때는 능숙하게 잘 빠져나가서 나를 당황시키더니, 지금은 그때와 입장이 반대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 이상 내버려두면, 정말로 크게 펑 터질것만 같았다. 귀여운 모습은 잘 보았기에, 만족한 나는 할 필요 없다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주아 언니는 정말로 예상치 못하게 작은 목소리지만 아가씨라고 분명하게 이야기를 하고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정말로 예상도 못한 말이었기에, 나는 크게 당황해서 주아 언니를 바라보았다. 어..어...어..왜 정말로 하는거야? 주아 언니. 장난이잖아. 장난이야. 이거. 당황하는 모습 보고 싶어서 한번 말해본것 뿐인데 거기서 진짜로 하면 나도 당황스럽단 말이야!
아가씨..아가씨..내가 불러보라고 시킨긴 했지만, 막상 듣고 나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뭔가 간질간질하면서도 심란한 기분. 정말로 우리 오빠와 주아 언니가 결혼해서 내 올케언니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이, 이게 아닌데! 내가 원하는건 이게 아니었는데! 이, 이거 어떻게 해명하지?! 어떻게 해명하면 좋은거야!
어찌해야할지 알 수 없어 잠시 어버버 거리다가,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나도 작은 목소리로 살짝 중얼거리듯이 말해보았다.
"고..고마워.. 오...올케...언니.."
우와아아! 이거 뭐야?! 방금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었는데 막상 제대로 인식하고 말하니까 되게 부끄러웠다. 뭔가 낯선 이 느낌. 제대로 주아 언니를 바라볼 수가 없었다. 어,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지? 이거 장난일 뿐이었는데..!!
저, 전부 다 건우 오빠가 나쁜거야! 건우 오빠가 주아 언니와 사귀게 되어시 어렇게 된거잖아! 그래! 따지고 보면 이 모든게 내가 오빠와 언니가 사귀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물었다가 이렇게 된거잖아! 그러니까 결론은 건우 오빠가 나쁜걸로 하기로 했다. 응. 그렇게 하면 만사 해결!! 오케이!!
"어..없던걸로 하자! 지금건 다 없던걸로 하자! 건우 오빠가 잘못한걸로 치고 깔끔하게 결론짓자! 언니!!"
나로서는 지금 이 상황을 정리할 방법은 이거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조금 억지스럽긴 했지만 그렇게라도 정리를 짓고 싶었다. 아직 남아있는 알로에 주스를 마시면서 당황한 마음을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 진정시켜보았다. 그러다가 주아 언니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살짝 심통부리듯이 말해보았다.
"하지만 언니도 언니야! 시킨다고 진짜로 하면 어떡해! 놀랐잖아!" -
149 주아 - 지우 (59772E+57) 2016. 7. 10. 오전 8:34:06지우의 축복의 말에 정말로 행복해지겠다고, 자신도 진심을 가득 담아 대답한다. 응, 이렇게 자신을 위해주는 지우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행복해질 것이었다.
행복. 매우 추상적인 그것이 정말로 나의 앞으로의 인생 속에 찾아올까? 나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꽈악 붙잡을 수 있을까?
...알 수 없었다. 확신할 수 없었다. 자신이라면 분명, 행복이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정작 그것을,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고 용기를 내지 못해 붙잡으려는 용기를 내지 못할 것이 뻔했다. ...그래도 말야, 만약 내 옆에 건우가 있어준다면. 그런다면. 나도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자신에게 먼저 고백해준 것도, 소꿉친구라는 단단한 장벽을 깨준 것도, 전부, 전부 건우였다. 그런 건우와 끝까지 함께 한다면, 어쩌면 나도...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확신이 들었다.
게다가, 건우와 사귀는 동안 건우 때문에 내가 힘들어하면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나를 위해 핵토파스칼 킥을 날려주겠다고 하니까 말야.
왠지 모르게 드는 든든한 느낌에 장난스레 백마탄 왕자님이라고 지우를 표현하자, 지우는 공주가 백마 타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장난스런 웃음과 함께 스스로를 백마탄 공주님이라고 정정한다. 매우 당찬 그 모습이 너무 귀엽게 느껴져, 결국은 다시 한 번 크게 웃어버린다.
"아하하, 그러게. 우리 지우는 백마탄 공주님이지! 음...그럼 건우는 흑마탄 왕자님이라고 할까? 똑같은 백마를 타기에는, 우리 예쁜 공주님에게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말야."
키득키득 웃으며 장난삼아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와아, 그럼 공주님, 왕자님 남매가 쌍으로 말을 타고 내 곁에 있어준다는 거잖아? 상상만으로도 든든한 느낌에 만면에 피어오른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웃음도, 지우가 장난기를 가득 담아 아가씨라고 불러보라고 말하자, 곧 사라지곤 대신 어버버거리며 당황한 표정만이 가득하다.
그래도, 어쨌든 온 용기를 끌어모아 아가씨라고 불러보자, 예상치 못하게 이번엔 반대로 지우 쪽이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여준다. 뭔가 미묘하게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지우는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중얼거리듯이 고맙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방금 전까지와는 다르게 자연스럽게 올케 언니라고 부르지 못하고 오히려 조금 말을 더듬는 그 모습에 모르겠다는 듯, 약간 고개를 갸웃한다. 아까까지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더니. 갑자기 그 뜻을 인식이라도 한거야?
"지ㅇ..."
그러나 지우를 부르려던 자신의 목소리는, 정말 재빠르게 건우가 잘못한 걸로 치고 없던 일로 하자는 지우의 목소리에 그대로 안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대신 그저 눈을 깜빡깜빡거리며 왜 갑자기 건우가 잘못한 것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지 전혀 알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어째서 그런 결론이 지어진거야?
그러나 왠지 모르게 지우가 이러는 이유를 알 것 같은 느낌에 직접 입 밖으로 그 궁금증을 소리내 묻지는 않는다. 대신 알로에 주스를 몇 모금 마시면서 마음을 진정시키는 듯한 지우를 그저 약간 웃음 띤 얼굴로 바라본다.
그렇게 주스를 마시던 지우는 곧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시킨다고 진짜로 하면 어떡하냐고 심통부리듯이 얘기한다. 그런 지우의 모습에도 그저 소리없이 웃다가 천천히 입을 연다.
"내가 뭘~ 난 그냥 우리 숙녀 님을 아가씨라고 호칭을 다르게 불러본 것 뿐이야. 우리 지우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레이디, 라는 뜻이잖아?"
물론, 전부 그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지만, 반 쯤은 그런 뜻도 있었기에 '아가씨'라는 호칭의 중의성을 이용하여 지우의 심통을 장난스런 목소리로 자연스럽게 받아친다.
"오히려 더 놀란 것은 내 쪽인걸? 올케 언니라고 나를 불러주다니 말이야. 혹시 지우, 너... 건우와 내가...?"
이제는 반격의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쩔쩔매던 모습은 뒤로 한 채, 다시금 벚꽃놀이 때처럼 여유롭게 키득거린다. 일부러 뒷말은 생략하고선 지우를 빤히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웃음이 터져나올 것 같았지만 애써 꾸욱 억누르며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을 보인다. -
150 지우 - 주아 (84045E+60) 2016. 7. 10. 오후 12:10:31어쩌다가 상황이 이렇게 역전되버린걸까? 분명히 주아 언니를 놀려주기 위해서 한 말이었는데 갑자기 주아 언니는 의기양양해져버렸고, 내가 오히려 부끄러워하고 난감한 상황으로 바뀌어버렸다.
아가씨와 올케언니. 그냥 장난으로, 정말로 놀리기 위해서 한 말일 뿐인데 정말로 주아 언니가 하는 모습을 보고서, 나도 모르게 크게 당황해서 어찌할 줄 모르자 주아 언니는 소리없이 가만히 웃다가 나에게 반격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자신은 숙녀를 아가씨라고 호칭을 다르게 불러본 것 뿐이라고 말하면서, 올케 언니라고 부른것 때문에 놀란건 자신 쪽이라며 방금 전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여유롭게 키득거리면서 빤히 나를 바라보는 모습에, 나는 살며시 시선을 피했다.
우우우. 역시 귀엽긴 해도 연상은 연상이로구나. 조금 방심한것만으로 이렇게 상황을 역전시킬줄은 몰랐어. 뭔가 엄청 분한 기분이 들어서 두 볼을 개구리처럼 크게 부풀렸다. 그리고 고개를 숙인채로 눈만 살짝 치켜세워서 주아 언니를 바라보았다.
태연한척 바라보지만, 분명히 속으로는 날 놀리고 있겠지? 주아 언니. 우우우. 엄청 분해. 하지만 뭔가 반격거리를 찾기도 힘들고. 저렇게 나와버리면, 또 내가 짖궂게 공격하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패스해버릴 것 같은걸.
일단 하나하나 반론을 하는게 좋을듯 해서, 빠르게 머리를 굴리면서 고민을 해 봤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무언가는 없었다. 아가씨라는 부분은 내가 뭐라고 해도 주아 언니는 여유롭게 다시 반격할테고, 주아 언니의 마지막 말도 잘못하면 내가 역으로 당할 것 같은 기분밖에 들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알 수 없어서 두 손가락을 맞대고 꼼지락꼼지락 거리면서 나는 주아 언니의 눈치만을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앞에 있는 초콜릿 과자를 집은 후에 입에 넣고 당분을 섭취하면서 조금은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렇게 잠시동안 아무런 말 없이 볼을 부풀린채로 고민하다가 여기선 뻔뻔하게 나서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그렇게 놀리면 나 진짜로 반대할거야! 막막 식장에 달려가서 이 결혼 무효야! 하고 크게 외쳐버릴거야! 정말이야! 드라마처럼 만들어버릴거야! 막, 막 데이트 할때 몰래 미행해서 사진 찍고 그럴거야!"
내가 꺼낸 작전은 이른바 깽판 작전이었다. 물론 진짜로 깽판을 부릴 생각은 없었지만, 괜히 심통이 나는만큼 조금 심술을 부려보기로 했다. 당연하지만 난 언니의 행복을 바랬고, 오빠는.... 그다지 믿음직하지 않지만 그래도 오빠니까 행복해지는걸 바랬다. 그런만큼 진짜로 방해할 마음은 없었다.
그래도 괜히 심술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저, 절대로 놀림당해서 이러는건 아닌걸! 나는 일단 오빠의 여동생이니까 이럴 자격이 있는걸! 아직 중학생이니까 조금은...
...어린애도 아닌데 난 지금 뭘 하는걸까? 괜히 할말이 쏙 사라져버려서, 눈에 보이는 양념과자를 입에 넣고 먹었다. 매콤하면서 달콤한 양념이 입 안 가득 퍼지는걸 느끼면서 난 주아 언니의 눈치를 가만히 살폈다.
그러다가, 그냥 이 이야기 자체를 끝내기로 마음먹고 나는 두 팔을 겹쳐서 X를 만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그냥 이 이야기는 이걸로 끝! 그냥 언니와 오빠가 염장 지르는거, 잘 들었습니다! 오케이! 이야기 끝!"
이 이상 계속 하면 내가 역으로 당할것 같은 이야기는 빨리 끝내버리는게 제일이었다. 이미 들을건 충분히 다 들었으니까. 그러다가 주아 언니의 펜던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때 잡은 벚꽃잎은 아직도 저 안에 들어있을까?
살짝 궁금증을 가지고서, 붉은 보석 장식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는 계속해서 바라보다가, 고개를 살며시 들고 주아 언니의 눈을 바라보았다. 정말 언제봐도 예쁜 눈이었다. 그 눈을 가만히 주시하다가 살며시 말을 꺼내봤다.
"나도 언젠가 언니처럼 예쁘고 멋진 사랑 할 수 있을까?"
살짝 언니를 부럽다고 느끼면서 조심스럽게 그렇게 물어보았다. 물론 사랑이라는건 나에게 있어서 아주 먼 이야기지만, 그래도 한다고 한다면 언니처럼 예쁘게, 행복하게 하고 싶었다. -
151 주아 - 지우 (73984E+59) 2016. 7. 10. 오후 1:04:48지우가 지금까지 자신을 놀려왔던 것에 똑같이 맞받아 치겠다는 듯이 지우가 당황스러워 하는 틈을 타, '아가씨' 라는 단어의 중의성을 이용해 능청스럽게 지우에게 반격한다.
오늘 처음 만났을 때부터 숙녀 소리를 듣는 것을 즐겨오던 지우에게, 이보다 더 완벽한 반격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이야, 한국말은 정말 끝까지 들어야 한다니까? 같은 단어로도 이렇게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고 말야.
하지만, '올케 언니' 라는 호칭은 달랐다. 이 단어는, 그 어떤 다른 뜻이 있을리가 없었다. 결국, 이 상황 속에서 난감해진 것은 지우일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해, 지우야. 이 정도로까지 반격할 생각은 없었지만, 지금까지 지우가 언니를 놀려왔잖아? 그러니까, 이렇게 조금만 반격해볼게. 그래도 나도 나름 연상이니까 말야.
여유롭게 웃으며 지우를 빤히 쳐다보자 지우는 자신의 시선을 피하며 분한 듯이 두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곤 눈만 살짝 치켜세워서 자신을 바라본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져서 금방이라도 웃음보가 터질 것만 같았지만, 여기서 크게 웃어 버리면 안되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야. 저 볼, 진짜 너무 귀엽다! 찔러보고 싶어...!
애써 지우를 마구 귀여워해주고 싶은 충동을 꾹꾹 억누른다. 지금 지우가 저렇게 분해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하면 안되었다. 그래도, 나름, 아가씨니까 말야.
새삼 '아가씨' 라는 단어가 강력한 단어구나, 를 느끼면서 두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더니 초콜릿 과자를 먹으며 나름대로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지우를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이제, 또 어떤 귀여운 말이 나올까? 조금 기대하기도 하면서 지우가 입을 열기를 가만히 기다린다.
그러다 드디어 지우가 입을 열더니, 이른바 '깽판 작전'의 내용을 외치는 것을 보고는 순간 놀라서 동그래진 눈으로 깜빡깜빡 지우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다시 해맑게 웃으며 여유롭게 지우의 말을 받아친다.
"하하, 그것도 꽤 재밌겠다! 나름 잊지못할 추억도 될테고 말야. 그런데 지우야, 우리 잠깐 생각을 해볼까? 우리 지우가 만약 그런 일들을 한다면, 건우는 어떻게 반응할까?"
물론, 자신은 지우가 그런 일들을 해도 귀엽게 봐주며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친오빠인 건우라면? 자기 여동생이 그러는 것을 본다면?
...좀 더 자세한 상상은 지우에게 맡기며, 감자칩 과자로 손을 뻗어 과자를 입에 넣고 우물거린다. 와아, 유난히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착각이겠지?
지우도 양념 과자를 먹으며 자신의 눈치를 보다가 결국 두 팔을 겹쳐서 X자를 만들곤 급하게 이야기를 마무리해버린다.
"염장이라고 해도, 일방적으로 내가 말한 거지만 말야. ...응?"
보통 염장은 남녀 커플이 함께 있을 때 하는 말과 행동을 말하지 않나? 싶은 생각으로 그렇게 말하다 지우가 자신의 펜던트를 바라보는 것을 알아채곤 고개를 갸웃한다. 왜 그러는 거지?
그러나 자신의 궁금증을 묻기 전, 지우는 곧 자신과 눈을 맞추고 조심스럽게 저도 언젠간 자신처럼 예쁘고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물어온다.
그 질문에 그저 가만히 지우와 눈을 맞추다가 이내 배시시 웃어버린다.
"응, 물론이야. 우리 지우가 얼마나 예쁜데~ 분명 가장 멋진 남자를 만나서는 행복하게 웃고 있을거야. 언니는 확신하고 있어. 그러니까, 나를 믿어봐."
확신이 가득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로, 내게는 보이는걸. 너의 행복한 미래가. 그러니까, 미리 축복해줄게. 너의 사랑이 아름답게 빛나기를. 정말로 행복해서 언제나 웃고 있기를. -
152 지우 - 주아 (84045E+60) 2016. 7. 10. 오후 2:25:14질 수 없다는 마음이 들어 깽판 작전을 언급하자, 물론 당연히 할 마음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대로 밀릴 순 없다는 마음에 들어 깽판 작전을 거론하자 주아 언니는 당황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깜빡깜빡하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당황하기 짝이 없는 모습. 다시 페이스를 잡았다고 확신했건만, 주아 언니는 다시 해맑게 웃으면서 너무나도 여유롭게 내 말을 받아쳤다. 그것도 비겁하게 건우 오빠의 이름을 거론해서 완전히 내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우우우. 비겁해. 정말로. 주아 언니는 웃으면서 넘길지 몰라도 건우 오빠는 진짜로 크게 화낼텐데. 건우 오빠가 화내면 정말로 무섭단 말이야. 평소에는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화내면 말 그대로 호랑이가 따로 없는걸. 화는 잘 안 내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이 화내면 진짜 무섭단 말이야. 분명히 알면서 저러는걸거야. 그래서 내가 입을 다물게 하려고 저렇게 오빠를 꺼내는걸거야.
역시 소꿉친구 언니는 내 생각보다 너무 강했다. 마치 나보다 연상이 아닌것처럼 귀여움을 자랑하면서도 이렇게 말이 턱 막히게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로 연상이구나 싶었다.
"...비겁해. 언니는."
볼을 더 크게 부풀리면서 고개를 숙인채로 올려보다가 이대로 더 이야기를 하는건 불리하겠다 싶어서 X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끝내버렸다. 자신이 불리한 것은 원래 하면 안되는 법이라고 배웠어! 응! 이건 전략이야! 절대로 도망치는게 아닌걸!
그냥 적당히 봐주는거다. 뭐! 언니가 귀여우니까 이번만은 봐주는거야! 응!
컵에 남아있는 알로에 주스를 마저 한모금 또 마시면서 언니가 하는 말을 조용히 듣기로 했다. 그러다가 펜던트를 내가 바라보자, 언니는 내가 펜던트를 보는 것을 알아챘는지 고개를 갸웃했다.
언니는 알고 있을까? 그때 언니가 벚꽃잎을 잡으려고 손을 내미는 모습이 얼마나 우아하게 보였는지. 인정하긴 싫지만, 오빠의 노래도 합쳐져서 되게 낭만적인 장면이었다. 영화로 치면, 클라이맥스 장면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그런 모습을 연출하면서까지 잡은 벚꽃잎은 저 로켓 펜던트 안에 아직 들어있을까? 너무나도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저 펜던트를 열어보고 싶은 마음을 살며시 가라앉히면서 나는 언니에게 나도 언니처럼 예쁘고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을지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언니는 확신이 가득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며, 분명히 그렇게 될 수 있을거라고 얘기해줬다. 언니가 저렇게까지 말한다면 나도 믿어봐도 될까?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 그런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음. 뭔가 살짝 진지한 분위기가 되버린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진지해질 필요는 없는데 말이야! 역시 걸즈 토크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된다니깐! 좋아! 이제 가벼운 이야기를 풀어나가보자! 그냥 일반 잡담부터 해서 이것저것해서 언니의 부끄러운 비밀까지 전부 이참에 팍팍팍 토하게 만드는거야! 우후훗!!
"그럼 지금부터는 언니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캐물어볼까나? 후후훗."
그렇게 일부로 짖궂게 웃으면서, 나는 다시 앞에 있는 초콜릿 과자를 입에 집어넣었다. 달콤함 가득한 그 과자를 먹으면서, 나는 주아 언니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가 정말로 친언니처럼 따르는 우리 주아 언니.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정말로 올케 언니가 되는 것도 아주 살짝 기대해보고 싶어졌다. 물론 오빠가 잘 해야겠지만 말이야. 그런고로 오빠. 화이팅! 언니도 화이팅!
//이렇게 막레를 날려보겠습니다. 여캐를 그다지 해본적이 없어서 잘 표현이 되었을진 모르겠네요. 긴 상황 돌리신다고 수고 많았습니다! 주아주! 의도한건 아닌데, 정말로 주아주가 언급한 규칙이 또 다시 지켜지는 순간이네요. -
153 주아주 (58927E+60) 2016. 7. 10. 오후 2:36:30건우주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캐를 그다지 해본 적 없다고 하셨어도 엄청 잘 표현되었는걸요!
지우 진짜 너무 귀여워요. 진짜 앞에 있으면 마구마구 예뻐해주고픈 여동생이예요. 돌리는 내내 계속 진짜 지우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즐거웠어요.
앗, 규, 규칙까진 아닌데...그래도 정말 이렇게 선레 - 막레도 이어져서 신기하긴 하네요. 정말, 의도치 않았는데 말이죠. -
154 건우주 (84045E+60) 2016. 7. 10. 오후 2:46:22그렇다고 한다면 정말로 다행이네요! 재밌게 돌리셨다고 하니까요. 아무튼 지우는 좀 짖궂은 성격이다보니 묘하게 주아를 많이 괴롭히는 결과가 되어버렸네요. 결국엔 그때처럼 지우가 역으로 당해버렸지만요.
그건 그렇고 오늘도 정말 날씨가 덥네요. 폭염주의보가 떨어진게 절대로 폼은 아니라는게 절로 느껴지고 있어요. 주아주가 사는 곳도 많이 더운가요? 혹시 많이 더우시다면 더위 안 먹게 조심하세요. 무엇보다 여름은 기운 빠지기 딱 좋은 계절인만큼 기력 회복되는 것도 많이 드시고요. 저도 조만간에 수박이나 닭이라도 사서 먹던가 해야겠어요. 작품 안의 주아도 더위 안 먹게 조심해야할텐데 말이에요. 건우는 아마 알아서 잘 피할테니까 걱정은 없을듯 하고요.
조금 있다가 나가서 수박이라도 사서 한통 사 먹어야할 것 같은 기분이에요. 지금 이 순간에도 땀이 절로 흐르네요. -
155 주아주 (37969E+61) 2016. 7. 10. 오후 3:00:05짓궂어도 그게 지우의 귀여운 매력이니까요~ 어쨌든 연상으로서 주아도 지지 않았지만요!
원래 더위를 많이 타서 여름을 싫어하는 편인지라 조금 과장하자면 움직이기도 싫을 정도예요... 이제 앞으로 지금보다 점점 더 더워질텐데 벌써부터 이런다니. 정말 큰일이예요.
그보다도 그렇게 걱정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가 사는 곳도 많이 더운 것 같은데 건우주도 꼭, 꼭 조심하세요. 조만간에 꼭 수박이나 닭 드시면서 체력 보충도 하시구요!
주아라면 아마 시원한 과일을 먹거나 집 안에서 에어컨을 켠 채 최대한 밖으로 나가는 것을 꺼려할테니까 다행히 더위는 먹지않을 거예요. 물론 꼭 밖에 나가야하는 상황이라면 말은 달라지겠지만.
앗, 지금도 땀이 절로 흐른다면 바로 사 드시는게 낫지 않나요?! 근처에 에어컨 없나요?! 선풍기라도 있으면 꼭 틀으시고 기력 보충하세요. 더위 너무 먹으면 머리도 띵하고 축 처지니까요.
마음 같아서는 저도 그냥 집 안에 틀어박혀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지금은 밖에 나와있는지라...저도 땀이 막 나려고 그러네요. 정말, 여름은 너무 싫은 것 같아요. ㅠㅠ -
156 건우주 (84045E+60) 2016. 7. 10. 오후 3:08:19더위를 먹으면 정말로 힘들죠. 저도 예전에 한번 먹어본적이 있었는데 엄청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그때는 또 군입대 시절이었기에 먹어도 결국 일 할건 다 해야하고.. 죽는줄 알았어요.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더위 안 먹게 잘 조절하고 있는 중이에요.
주아주도 절대로 무리하지 마시고요! 땀이 줄줄 흐를 정도의 더위지만, 그래도 매년 겪는거다보니, 조금은 익숙해졌기도 하고..그러면서도 덥고, 묘하게 헤깔리네요. 이거.
지금은 밖에 계신다라. 정말로 많이 더우시겠네요. 시원한 곳에 계시면 참 좋을텐데 말이에요. 저도 그렇고, 주아주도 그렇고 이번 여름 무사히 잘 넘기도록 해요! 저와 주아주가 만난것도 아마 오늘로 치면 약 한달 정도 되었을거에요. 시간이라는게 그만큼 빠른만큼 여름도 금방금방 지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그 과정 속에서 더위는 어쩔 수 없겠지만요.
그럼 상황에 대한건 일단 지금은 날씨도 덥고, 서로 하는것도 있어보이니까, 저녁이 되고 좀 선선해지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도록 할까요? 밖에 계시면 하는것도 있을테고, 많이 바쁘고 그럴테니까요. 어제부터 쭉 돌리기도 했으니까, 살짝 피로도 있을테고요. -
157 주아주 (41108E+52) 2016. 7. 10. 오후 3:26:03세상에...군 입대 시절이었으면 정말 어쩔 수가 없었겠네요. 정말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 건우주. 절대로 그 때처럼 무리하시지 마세요! 매년 겪어서 익숙하다고 해도 그건 익숙해지면 안되는거죠! 어서 빨리 시원하게 하세요. 괜히 큰일나실라...
벌써 한 달이라니. 시간 정말 빠르네요! 네, 우리 꼭 이번 년도 여름 잘 보내도록 해봐요.
음...네, 그럼 상황은 건우주의 말대로 저녁 즈음에 다시 이야기해보도록 해요. 지금 어차피 바로바로 답레를 하지 못할 상황이라 많이 늦어질 것 같아요...그러면 건우주에게 너무 미안하니까요.
그리고 어제부터 쭉 돌리는 건 건우주도 마찬가지였으니까, 건우주도 좀 쉬시면서 피로를 풀어보세요. 괜히 더 지치시면 큰일날지도 모르니까요. 그럼, 건우주를 믿고 있을테니 걱정은 이쯤 할게요. 이따가 뵈도록 해요! -
158 건우주 (84045E+60) 2016. 7. 10. 오후 3:30:31미안할게 뭐 있나요? 서로서로 편한 시간대에 돌리기로 약속했는걸요.
그리고 그때 같은 경험은 사절이기에 절대로 무리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쓰러지는것만큼 서러운 것도 없으니까요. 그래도 주아주가 걱정하실테니까 선풍기 바람 강풍으로 틀어놓고 있어야겠네요. 물론 지금도 그러고 있지만요!
여름 정말로 서로 힘들지 않게 잘 지내보고..! 저녁에 다시 보도록 해요! 주아주도 밖에서 볼일 잘 보시고, 나중에 다시 봐요! -
159 주아주 (10124E+55) 2016. 7. 10. 오후 7:03:05주아주 갱신합니다! 대충 볼일 다 보고 돌아오긴 했는데 역시 제일 더운 시간 동안 나가있어서 인지 여전히 조금 덥긴 덥네요... 그래도 확실히 이 시간 쯤 되니까 아까보다는 주위가 선선해졌어요.
건우주도 그동안 휴식 잘 취하고 계셨나요? 몇 번이나 말했다시피 건강이 제일 중요해요. 특히 점점 더 더워지고 있는 요즈음에는 특히 더요. 물론, 제가 이렇게까지 말하지 않더라도 건우주라면 잘 챙기실 거라고 믿고 있지만요. -
160 건우주 (84045E+60) 2016. 7. 10. 오후 7:32:13건우주도 갱신할게요! 저녁 먹고서 다시 들어왔어요! 잘 다녀오셨나요? 주아주? 외출하신 동안 즐거운 일들 많으셨고요?
음. 저는 중간에 운동할겸 해서 잠깐 외출했었는데, 정말로 덥더라고요. 그렇다고 안할수도 없고 해서 가볍게 1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왔습니다. 땀이 엄청 흘러서 돌아오자마자 물만 벌컥벌컥 마셨지만요.
당연하지만 쓰러지는건 좋아하지 않아서, 언제나 건강은 잘 챙기고 있어요! 주아주도 잘 챙기세요! 저녁은 드셨나요? -
161 주아주 (10124E+55) 2016. 7. 10. 오후 7:56:28하하...외출의 목적 자체가 그리 즐거운 목적이 아니어서 그렇게 즐겁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밖에 나간 겸사겸사 외식도 하고 왔으니까요!
우와...이 더운 날씨에 운동이라니. 정말 대단해요. 수고하셨어요, 건우주! 그래도 정말 건강한 생활을 하시는 것 같아서 괜히 제가 다 뿌듯하네요. 원래 여름 때나 운동 후엔 수분을 보충하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하루에 8잔을 마시라는데 솔직히 그건 무리라고 생각해요...
저는 오늘 저녁에 외식해서 오랜만에 고기 먹었어요! 사실 고기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오늘따라 너무 맛있어서 저도 모르게 과식 해버렸네요.
건우주는 어떠세요? 저녁, 맛있는 거 드셨나요? -
162 건우주 (84045E+60) 2016. 7. 10. 오후 8:02:02으음. 그렇군요.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운 내세요.
그리고 그다지 대단한건 아니에요. 사실 운동을 잘 하는 편은 아닌데, 요즘 들어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거든요. 집 근처에 산이 있어서, 그냥 거기 올라갔다가 온 것 뿐이에요. 그래도 등산을 하니까 정말로 땀은 많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높은 곳은 아니어서 금방 끝까지 올라가지만요.
아. 고기 드셨나요? 그러면 저 좀 놀라도 되나요? 저는 저녁으로 갈비찜 해서 먹었거든요. 물론 주아주는 느낌이 삼겹살류로 먹은 것 같으니까 동일한 메뉴는 아니지만 고기는 고기니까요! 주아주와 만나고 난 뒤로는 자꾸 놀라게 되네요.
정말 저녁이 되니까 시원해져서 좀 살 것 같아요. 열대야의 영향은 남아있지만 그래도 낮만큼 많이 덥진 않으니까요. 창문 다 열고 선풍기를 틀어놓으니까 정말 시원하네요. 얼음물도 같이 마시고요.
음. 다음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하는게 좋을까요? 주아주는 연인이 있다고 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상황이 뭐가 있어요? 그 상황으로 한번 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거든요. -
163 주아주 (10124E+55) 2016. 7. 10. 오후 8:11:50대단한게 아니라니요! 등산은 충분히 대단한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아니, 일단 이 찜통같은 더위 속에 등산을 하러 나갔다는 그 자체부터가 대단하잖아요?
앗, 정말요? 정말 갈비찜 드셨나요? 우와...세상에, 이제는 저녁 메뉴까지 고기로 똑같네요! 사실 삽겹살류는 맞지만 원체 좋아하지 않는 터라 잘 안 먹는데...마침 딱 오늘 먹은 것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네요. 진짜 하나하나가 다 놀랍고 신기하네요. 건우주랑 저랑 전생에 같이 뭐라도 했나봐요! 가령, 전쟁터에 함께 참가했다든가?ㅎㅎ
저녁은 그래도 시원한 편이라 다행이죠. 만약 저녁까지 더웠다면 저는 이미 녹아서 없어졌을 거예요...
으음, 연인이 있다고 한다면요? ...그, 그러기엔 이미 모태솔로라 머릿속은 백지네요, 깨끗해라... 그래도 만약에 있다고 한다면, 역시 데이트가 아닐까 싶어요. 아무래도 연인과 단 둘이 어딘가로 놀러간다면 즐거울 테니까요. -
164 건우주 (84045E+60) 2016. 7. 10. 오후 8:18:46왜 하필 전쟁터인거에요! 그거 비극적 시나리오밖에 떠오르지 않잖아요! 전생이면 보자. 조선시대쯤 될테니까, 같은 서당에서 공부하던 사이 정도가 아닐까요? ㅎㅎㅎㅎㅎㅎ
정말 저도 신기하다고 느껴질 정도에요. 이거 조작했다던가 그런거 아니거든요. 정말로 고기가 먹고 싶어서 갈비찜을 해서 먹었거든요. 물론 요리를 잘 하는 편은 아니라서 약간의 도움은 있었지만요. 요리 정말 잘하고 싶어지네요.
음. 데이트라. 사실 저는 모태솔로까지는 아니지만, 지금은 솔로니까.. 비슷하다면 비슷한 처지려나요? 데이트도 정말로 좋죠. 주아가 동물을 좋아하기도 하니까, 데이트 쪽으로 해서, 고양이카페 같은 곳에 가본다던가 하는건 어때요? 제가 전에 서울에 갔다가 고양이 카페를 가본적이 있는데 뭔가 엄청 신기하더라고요. 막 신세계였어요. 고양이들 막막 야옹 야옹 거리고 아주 꿈뻑 죽을뻔 했거든요.
주아도 그런 풍경을 보면 막 좋아서 꿈뻑 죽지 않을까 싶네요. 건우도 동물은 좋아하는 편이고요. 물론 강아지를 좀 더 좋아하지만, 고양이도 싫어하진 않고요. 좀 길어져도 좋다만 노래방 같은곳에도 가서 둘이서 노래를 불러본다던가 식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싶고요. 어떠세요? -
165 주아주 (10124E+55) 2016. 7. 10. 오후 8:28:56기왕이면 좀 더 강력한 인연이 좋겠다 싶어서 전쟁터라고 한거지요~ 제가 "우리 조국을 위해 이 한 몸 희생하겠소." 하고 건우주께 부탁해서 사망플래그를 꽂는다든가, 전쟁터에서 서로 가족들 얘기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어느 쪽이든 비극 시나리오! 만약 같은 서당에서 공부했다면 우등생인 건우주를 부러워했을 것 같아요. 왠지 느낌이지만?
약간의 도움이 있었어도 직접 해서 드셨다는 게 더 중요하지요! 갈비찜이 그렇게 쉬운 요리는 아니니까요. 실은 저도 요리는...
앗, 고양이 카페든, 강아지 카페든, 노래방이든 전부 좋아요! 어느 곳이든 건우도, 주아도 정말 즐거워할 것 같아요. 아주 둘에게 딱 어울리는 장소들이네요. -
166 건우주 (84045E+60) 2016. 7. 10. 오후 8:41:23우등생이냐고 하면 글쎄요. 그렇게 우등생은 아니에요. 그냥 수능 성적이 2.(이하생략(검열) 으음. 쿨럭. 그렇다고 합니다. 주아주야말로 엄청나게 공부 잘했을 것 같은걸요! 막막 반에서 안경끼고 열심히 공부하는 부류 있잖아요. 그러면서도 사교성은 좋고. 그런 케이스 같아요. 물론 느낌이지만요.
그렇다면 이번엔 데이트 씬으로 가도록 해요!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카페가 보여서 잠시 들리고, 나왔다가 노래방에도 한번 가보고, 듀엣 곡이라던가 좋잖아요? 사실 건우 입장에서는 옆에 주아가 있다면 어디든지 다 즐거워할거라고 보지만요. 이것저것 하다보면 또 재밌게 돌릴 수 있지 않겠어요?
음. 선레는 어쩔까 생각해봤는데, 제가 쓰도록 할게요. 전에 주아에게 데이트를 살짝 꺼낸것도 건우고, 위치를 골라보겠다는 식으로 말해본것도 건우였으니까요. 그러니까 건우가 전날에 미리 연락을 해서 만나기로 했다는 설정 같은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주아주 생각은 어떤가요? -
167 주아주 (10124E+55) 2016. 7. 10. 오후 8:50:46네? 수, 수능 성적이...?(동공지진) 뭐예요! 건우주 우등생 맞잖아요! 아니긴 뭐가 아니예요! 다른 모든 고등학생들에게 사과하셔야겠네!
...그리고 잠시만요. 혹시 건우주, 제 근처 미행하셨나요...? 저 지금 놀라다못해 소름이 돋을 지경이예요. 사교성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말이예요, 이참에 건우주 돗자리 한 번 깔아보셔도 될 것 같아요. 정말로요.
주아도 아마 그 어디를 가든 즐거워할 것이 분명해요! 듀엣곡이라니, 달달해라~
그 설정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역시 건우주는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하시는데 소질이 있어요. 그럼, 선레는 부탁드릴게요. 언제나 늘 고마워요, 건우주. -
168 건우주 (84045E+60) 2016. 7. 10. 오후 8:54:30네..?! 어... 정말로 그런 부류였나요?! 우와. 저 역시도 엄청나게 소름 돋았는데요. 그냥 느낌을 말했을 뿐인데 정말로 그런거에요?! 사교성이야 당연히 괜찮겠죠! 적어도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친구들과 정말 친하게 지내고 놀았을 것 같은데요!
돗자리는 사양하겠습니다. 전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신내림을 받았거나 그런건 아닐거에요! 전 여기서 즐겁게 놀면서 그리고 할거 하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칭찬은 정말로 고마워요! 깔끔하게 정리한다니. 뭔가 겸연쩍어지네요. 그저 이렇게 하면 괜찮지 않을까 해서 말하는것 뿐인걸요! 그럼 선레는 지금부터 천천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느긋하게 기다려주세요! -
169 주아주 (10124E+55) 2016. 7. 10. 오후 9:00:44건우주 때문에 괜히 주위를 둘러보게 되네요...혹시 진짜 근처에 계시는 거 아닌가 몰라요. 건우주의 느낌이란 거, 정말 대단해요! 저렇게 자세하게 맞히기도 쉽지 않은데. 사교성은...으음, 뭔가 조금 쑥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돗자리가 아쉽다고 울겠지만 할 수 없지요~ 건우주의 뜻을 존중해드려야죠!
앗, 예전부터 건우주는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고 생각해왔었는데요, 뭘. 겸연쩍어 하실 필요 없어요! 저도 조금씩 답레가 느려질지도 몰라서 괜찮아요. 천천히 써오셔도 돼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고마워요! -
170 최건우 - 번화가 분수대 (84045E+60) 2016. 7. 10. 오후 9:50:30시간은 정말로 느리게 지나가는 것 같으면서도 상당히 빠르게 지나간다. 월요일이 시작된게 엊그제...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어느새 토요일이 되었다. 옛날에는 토요일에도 다 학교를 갔다고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주 5일제이기 때문에, 토요일에 학교를 가는 학생은 없다. 본격적으로 입시에 모든걸 쏟아붓는 고3이라면 모를까. 난 아직 고2였기에 토요일에 학교를 가거나 하진 않았다. 물론 중학교때는 밴드부 연습이 있었기에, 토요일도, 일요일도 학교에 가서 연습하고 또 연습했지만 고등학교인 지금은 딱히 하는 동아리도 없다.
이는 곧 나에게 있어서 토요일과 일요일은 완벽한 자유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난 자유로운 이 날, 주아와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고 전 날 저녁에 미리 주아에게 시간이 되면 둘이서 같이 놀러가자고 문자를 보냈다.
처음엔 늘 그랬듯이 집 앞에서 만나서 같이 갈까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나와 주아는, 소꿉친구가 아니라 연인사이였다. 즉, 이건 이전처럼 단순히 심심해서 노는게 아니라, 데이트였다. 아무래도 첫 데이트인만큼, 나름대로 분위기 정도는 연출해보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난,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 번화가 안쪽에 있는 분수대를 약속장소로 정했다.
그리고 약속시간인 12시까지 15분 남은 지금, 그 분수대 앞에 서서 주아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날씨가 더워지는만큼, 조금 시원한 느낌을 내고 싶어서 보기만 해도 시원해보이는 파란색과 하늘색, 그리고 하얀색이 잘 배합이 섞여있는 스프라이트 반팔 티를 입었고, 그 밑에는 데님 반바지를 입어보았다. 첫 데이트라서 나름대로 멋지게 입어보고 싶었지만, 평소에 옷을 그렇게까지 챙겨입는건 아니었기에 잘 어울리는지는 솔직히 나도 잘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핏은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지우도 그 정도면 못 봐줄 정도는 아니라고 하기도 했으니까 아마 괜찮지 않을까?
살짝 불안한 마음을 조용히 속으로 가라앉히면서 뒤를 돌아서 분수대를 바라보았다. 분수대 가운데에선 남녀가 함께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동상이 자리잡고 있었다. 남녀 동상의 정가운데에는 돌을 조각해서 만든 통이 있다. 저 통에 남녀가 함께 동전을 던져서 들어가면 그 사랑이 쭉 이어진다는 전설 아닌 전설이 있다. 물론 동상이 있는 분수대마다 항상 있는 말들이다. 하지만 그것을 믿어보고 싶은 이들이 많은지, 분수대 밑에는 정말로 많은 동전들이 잠겨있었다.
저 동전들을 전부 주워서 환전을 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이 나올지 살짝 바보 같은 생각을 하면서, 나는 왼손에 차고 있는 팔찌를 손으로 만지면서 가만히 머리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조금 덥긴 하지만 너무나도 맑고 좋은 날씨였다. 마치 나와 주아의 첫 데이트를 환영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첫 데이트인만큼 나름대로 계획은 미리 짜뒀다. 문제는 이걸 주아가 좋아하느냐 마느냐였다.
물론 주아라면 나와 함께 있으면 그 어디든지 즐겁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난 그 이상으로 주아가 좋아해주길 바랬다. 나와 함께 있어서 즐거운걸 넘어서서 이 데이트 자체가 너무나도 즐겁다라고 말하는걸 듣고 싶었다. 아주 작은 남자의 자존심이라면 남자의 자존심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기 여자친구를 만족시키고 싶은건 어쩔 수 없는 남자의 본능이라면 본능이었다.
약속시간까지 15분이나 남은만큼, 나는 여유롭게 핸드폰 시계를 바라보면서 주아를 기다렸다. 주아라면 늦지 않고 올거라고 믿으면서. 물론 조금 늦어도 별로 상관은 없었다. 그 정도는 충분히 기다려줄 수 있었으니까.
그래도 빨리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머릿속으로 다시 한번 오늘 계획을 정리해보았다. 정말로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응. 정말로 즐거운 데이트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작게 혼잣말을 살며시 중얼거려보았다. -
171 주아 - 건우 (70963E+54) 2016. 7. 10. 오후 10:48:40다시금 돌아온 토요일. 옷장 앞에 서서 열심히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다. 저거랑 저거를 입어볼까? 아, 아냐아냐. 그럼 저거랑 저거?
계속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조심스럽게 결정한 옷들을 옷장에서 꺼낸다. 자신이 고른 것은 옅은 분홍색 반팔 셔츠와 밑단 부근에 하얀 줄무늬가 하나 있는 검은색 테니스 스커트. 이 정도면, 그래도 나름 여성스러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날씨가 점차 더워진다고 하더라도 이 옷들은 앍은 여름용이니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부디 자신에게 잘 어울리길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며 잠옷에서 재빨리 그 옷들로 갈아입는다. 그런 후에는 거울 앞으로 가서 머리를 빗으로 빗어내린다. 단정해진 머리를 잠시 거울을 통해 확인하고는 이번엔 자신의 왼쪽 옆머리 부근의 머리카락을 조금 잡고선 그대로 땋아내린다. 그리고는 빨간색 작은 방울이 달린 머리끈으로 묶어서 벼머리를 완성한다. 생각보다 더 예쁘게 땋아진 머리에 괜히 기분이 좋아져 배시시 웃어버린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차고다니는 펜던트를 목에 차고서는 자신의 모든 부분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본다. 옷도 오케이, 머리도 오케이!
좋아, 이제 남은 것은 약속 장소로 나가는 것이었다. 전 날 미리 챙겨둔 크로스백을 한 쪽 어깨에 메고는 스마트폰을 챙기고 재빨리 집을 나선다.
아직 약속 시간까지는 시간이 조금 있었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자신이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맬 가능성도 있었으니까. 그래도 핸드폰으로 미리 길을 검색해 놓았으므로, 지도를 보면서 찾아가면 어느 정도는 찾아갈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 모든 걱정은 뒤로 한 채, 가벼운 발걸음으로 번화가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핸드폰을 바라보며 걷다보니, 문득 전 날 저녁에 건우가 자신에게 문자를 보냈던 것이 생각난다. 내일 시간이 되면 둘이서 같이 놀러가자고 하는 그 문자는, 그 누가 봐도 완벽한 데이트 신청의 문자였다.
그 문자를 받자마자 자신이 기쁨과 부끄러움이 뒤섞인 비명을 질렀다는 것을, 건우는 알고 있을까? 되도록이면 모르길 바랬다. 그걸 알면 자신은 아마 부끄러움에 건우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리라.
연인이 된 이후로 난생 처음 해보는 데이트. 그동안 소꿉친구로서 놀러가던 것과는 달랐다. 전혀, 전혀, 달랐다. 왠지 모르게 드는 기분 좋은 간질간질함에 저절로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느끼면서 들뜬 발걸음으로 약속 장소로 향한다.
새삼 하늘을 올려다보며 맑은 날씨에 감사드리고, 점차 푸르러지는 나무들을 바라보기도 하며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새 번화가 입구에 도착한다. 분수대는 번화가 안 쪽에 있댔지? 그렇다면...
아직 약속 시간까지는 15분 정도 남았을 무렵, 건우를 빨리 보고싶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하여 분수대 쪽으로 향한다. 건우라면, 분명히 먼저 와있겠지?
5분 정도를 더 걸어가자 어느새 분수대가 저 쪽에 보이기 시작했고, 자신의 발걸음은 점차 더 빨라진다. 그리고 그 앞에 서있는 척보기에도 시원해보이는 옷차림을 한 건우가 보이자 표정이 환하게 밝아진다.
"건우야!"
그를 소리쳐부르곤 손을 들어 흔들며 그에게로 가까이 다가간다.
"역시 벌써 나와있었구나. 혹시 나 오래 기다린 건 아니야?"
아직 약속 시간이 되기도 전이었지만, 길을 잃어버릴까 걱정되어서 일찍 집에서 나온만큼, 차라리 더 일찍 나올걸, 하고 마음속으로 조금 후회한다.
그런데, 그것보다도 말야. 잠시 마음 속의 후회는 뒤로 미루고 그의 옷차림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리고는 방긋 웃으며 그를 올려다본다.
"그런데 오늘 건우 너, 되게 시원해보이는 옷차림이네? 엄청 잘 어울려! 나, 그동안 너에게는 검정색이나 흰색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파란색도 추가해야 겠는걸? 정말 잘 어울리는 색인 것 같아."
아마 지우에게 검사도 받고 나온 옷차림이겠지? 지우의 눈이라면, 꽤나 까다로운 편이니까 통과하기 쉽지 않았겠는걸? 그렇지만 그런 검사를 받고 나온 옷차림이니만큼, 정말 잘 어울린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차마 조금 쑥스러워서 '멋있다' 라고 직접적으로 말해지는 못하고 표정으로써 그 메시지를 드러낸다.
그런데, 그런데 말야. 건우는 파란색, 나는 빨간색 계열을 입으니까 뭔가 더 커플같은...히익,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문득 떠오른 자신의 생각에 고개를 휘휘 저어서 그 생각을 지워버리려고 노력한다. 응, 그, 그냥 우연일 테니까. 으응. -
172 건우 - 주아 (84045E+60) 2016. 7. 10. 오후 11:28:01약속 시간까지 10분 남은 11시 50분. 주아가 오는 것을 기다리면서, 머릿속으로 오늘의 계획을 다시 한번 검토를 해봤다. 나름대로 괜찮은 계획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정말루 중요한 첫 데이트. 절대로 실패하고 싶지 않았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혹시라도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는지 계속해서 체크하는 도중, 갑자기 너무나도 낯익고 너무나도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목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자, 그곳에선 주아가 활짝 웃는 표정으로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주아는 내 바로 앞에서 멈춰섰고, 나에게 오래 기다린게 아니냐고 걱정스럽게 물어보았다. 여전히 나를 배려하는 그 모습에 나는 살며시 미소를 짓고 팔을 뻗어서 주아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어주면서 답했다.
"나도 아까전에 나온거야. 오래 기다리고 그런 거 아니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물론 내가 이곳에 도착한 건 약속시간 15분 전이었다. 하지만 굳이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굳이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5분 더 빨리 나왔다고 말할 필요는 없었다. 지금은 주아와 이렇게 만났다는게 중요했으니까.
무엇보다 주아가 이렇게 길을 잃지 않고 여기까지 무사히 나왔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너무나도 기뻤다. 솔직히 말해서 조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주아는 자주 길을 잃는 아이였으니까. 하지만, 첫 데이트인만큼 이렇게 분위기를 내보고 싶은 것도 사실이었다. 여기까지 오면서, 불안해하진 않았을까 하는 우려감이 크게 들어, 나는 계속해서 주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면서 조금 미안한 감정을 담아 얘기했다.
"미안해. 주아야. 여기까지 온다고 조금 불안했지? 오늘은 첫 데이트라서 이렇게 해보고 싶었어. 다음번엔 꼭 불안하지 않도록 집에서부터 데리러 갈게."
안심해도 좋다는 메시지를 담아서 살며시 웃으면서, 나는 주아가 입은 옷차림을 바라보았다. 옅은 분홍색 반팔 셔츠와 하얀 줄무늬가 너무나도 인상적인 검은색 테니스 스커트. 그 옷차림은 주아의 여성스러움을 더욱 더 잘 살려주고 있었고, 평소와는 다르게 붉은색 머리끈으로 묶은 벼머리는 평소와는 다른 신선한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있어 아주 살짝 가슴이 두근거렸다. 평소와는 다른 이미지. 이것이 주아를 너무나도 예쁘게, 그리고 귀엽게 보이게 하고 있었다. 이것이 콩깍지인것일까? 그러다가 목에 차고 있는 펜던트를 바라보면서 정말로 내가 사준 펜던트를 소중히 여기는구나 싶어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아주 살짝 내가 왼손에 차고 있는 팔찌 쪽으로 향했다.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고 말하려는 순간, 주아가 먼저 선수를 쳐서 내 옷차림을 칭찬했다.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고 표현하면서 표정으로는 그 이상의 의미를 전하려는 듯한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는 도중, 갑자기 주아가 갑자기 고개를 휘휘 젓는 모습이 보였다.
왜 그러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 모습이 또 너무나도 귀엽게 보여서 나도 모르게 작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하하하. 갑자기 왜 그래? 너무 귀엽잖아.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려고 그러는거야?"
그렇게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나는 주아의 머리에서 살며시 손을 내려놓으면서 주아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옷차림에 대해서 가볍게 평가했다.
"너무 예뻐. 옷차림도, 머리도. 너무 잘 어울려. 대체 얼마나 신경쓴거야? 그렇게까지 신경 안써도 되는데."
주아에게만큼은 절대로 숨기는 거 없이 솔직하게 다 표현하기로 마음 먹었기에, 조금 쑥쓰럽긴 했지만, 나는 솔직하게 내 마음을 표현했다. 그리고서, 괜히 겸연쩍어져서, 오른손을 들어 내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만났으니까 슬슬 가볼...아, 그 전에 말이야. 주아야. 저거 한번 해볼래?"
발걸음을 옮기려다가 문뜩 분수대의 동상이 떠올라서, 나는 뒤로 돌아 오른손 검지로 동상을 가리켰다. 연인이 함께 동전을 던져서 돌로 만든 통 안에 들어가면 그 사랑이 쭉 이어진다는 전설. 물론 미신에 가까운 말이었기에 이전에는 신경쓰지 않았지만, 지금의 나와 주아는 연인사이. 한번 해보는것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주머니 속에서 100원짜리 동전을 꺼내들었다.
"어때? 우리의 사랑. 오랫동안 갈 수 있도록 던져볼까?" -
173 주아 - 건우 (22162E+60) 2016. 7. 11. 오전 12:14:01번화가의 분수대 앞. 건우가 보인다는 반가움에 활짝 웃으며 그에게 달려간다. 그렇게 건우의 바로 앞에 멈춰서서는 자신을 오래 기다린게 아니냐고 걱정스레 물어보았더니, 건우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대답한다. 자신도 아까 전에 나왔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 다정한 말씨에 덩달아 방긋 웃으며 그의 손길을 기분좋게 받아들인다. 역시, 건우가 자신을 쓰다듬어주는 것은 너무 좋았다. 마치 애완동물이 된 느낌이지만, 그래도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는 것이 느껴지니까 애완동물이라고 해도 그건 그것 나름대로 괜찮을지도 몰랐다.
건우는 자신의 머리를 계속 쓰다듬더니 여기까지 오느라 불안했냐며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아냐아냐. 이제는 18살인데, 그래도 어느 정도는 길치를 벗어나야 하지 않겠어? 이렇게 조금씩 연습해보는거지, 뭐. 그리고, 나도 첫 데이트니 만큼 이런 거, 경험해보고 싶기도 했고 말야. 그러니까 다음번에도 꼭 날 데리러 오고 그러지 않아도 돼. 난 괜찮아, 건우야."
작게 미소지으며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표현한다. 응, 난 정말로 괜찮아. 이렇게 나름 잘 찾아왔잖아?
저번에도 왔었던 번화가인만큼, 이번에는 다행히도 잘 찾아왔다. 하지만 다음은...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도 그런 걱정은 애써 마음 속으로 넣어두고 겉으로는 여전히 웃음 띤 표정을 유지한다.
그리고는 처음 봤을 때부터 들었던 건우의 옷차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멋있다' 라는 부분만 빼고 솔직하게 건우에게 전한다. 생략한 부분은 표정으로 전하려고 했지만, 문득 든 자신들의 옷차림이 나름 커플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휘휘 저어버린다. 내가, 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그런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건우는 작게 웃어버린다. 그러고는 저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려는 거냐며 자신의 머리에서 손을 내려놓더니 그대로 자신과 두 눈을 똑바로 마주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신의 오늘의 차림새에 대한 평. 너무 예쁘다는 그 말 한 마디에 조금 양 볼을 붉히며 헤헤, 웃어버린다.
"고마워. 그래도 말야, 나름 첫 데이트인걸. 아직은 나도 18살 소녀니까, 신경 써보고 싶었어."
건우는 저가 말해놓고 저가 쑥스러운지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다가 가보기 전에 저거 한 번 해볼래? 라면서 뒤를 돌아 검지 손가락으로 분수대의 동상을 가리킨다. 그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이동한 후에 보이는 동상과 통과 그 주위에 가라앉아 있는 수많은 동전들이, 이 곳이 어떤 것을 상징하는 것인지 자신에게 말해준다.
분명, 저 통 안에 동전이 들어가면 사랑이 영원히 지속된다, 그런 이야기가 있는 곳이겠지?
건우는 주머니 속에서 백 원짜리 동전을 꺼내들며 자신들의 사랑을 위해 던져볼까? 하고 자신에게 제안했고, 그 모습에 키득키득 웃으며 그를 바라본다.
"우와, 꽤 의외네? 건우 너라면 이 곳을 보고서는 이 수많은 동전들을 환전하면 얼마일까, 같은 계산을 할 것 같았는데."
소꿉친구로서 지금까지 봐 온 건우의 모습은 그런 모습이 많았으니까 말야. 어쨌든 나도 찬성, 이라고 얘기하며 자신도 크로스백 작은 주머니 안에서 백 원짜리 동전을 하나 꺼내든다.
제발, 들어갈 수 있기를. 벚꽃잎만큼이나 미신에 가까운 속설이었지만, 그래도 벚꽃잎의 기적이 이루어진만큼 이번엔 동전을 믿어보기로 한다. -
174 건우 - 주아 (28858E+60) 2016. 7. 11. 오전 1:10:28"그렇게 신경 안써도 넌 충분히 예뻐. 너는 너니까. 그래도 고마워. 첫 데이트라고 이렇게 신경써준거."
준비한다고 정말 고생 많이 했을까봐 괜히 걱정이 되어서,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하니, 주아는 나름 첫 데이트라면서, 자신도 신경 써보고 싶었다고 볼을 붉히며 헤헤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 모습이 마치 강아지 같다고 생각하면 주아에게 엄청난 실례겠지? 하지만 나도 모르게 강아지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 귀여운 모습도 그렇고, 솔직하게 예쁘다고 말한 것도 조금 부끄럽게 느껴져서 살짝 시선을 피하면서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만났으니까 남은건 내가 짠 계획대로 주아를 데리고 오늘 하루를 즐겁게 즐기는 것만이 남았다. 그렇게 가려다가, 내 뒤에 있는 동상이 떠올랐다. 동전을 넣으면 그 사랑이 길게 이어진다는 그 전설 아닌 전설.
물론 난 그것을 믿지 않는다. 설사 동전이 들어가지 않아도 내가 주아를 찰 일은 없고, 주아도 나를 찰 일이 없을테니 아마 그 사랑은 정말로 오래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기왕 연인끼리 모인 이상 한번은, 한번은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벚꽃잎을 잡으면 사랑이 이뤄진다. 그것과 비슷한 속설에 불과하지만, 이런 속설을 즐기는 것도 연인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잖아?
백 원짜리 동전을 꺼내들고 살짝 제안을 해보자 주아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더니 방금 전에 내가 생각했던 생각. 동전을 다 주워서 환전하면 얼마나 많은 돈이 나올까? 라는 생각을 한 것을 정확하게 찝어냈다.
너무나도 정확하게 내 생각을 맞춘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작게 키득키득 웃었다. 정말 10년 이상 알고 지내니까 이런 것 쯤은 금방 꿰뚫는구나. 주아는. 어설프게 거짓말을 해도 소용없겠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제대로 느꼈다. 물론 주아에게 거짓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 정말로 숨겨야만 하는 사안. 그러니까 선의의 거짓말이라면 모를까. 단순히 주아를 속이기 위한 악의적인 거짓말을 할 마음은 없었다.
이미 한번 그 마음에 나는 칼질을 낸 적이 있었다. 내가 주아에게 악의적인 거짓말을 하면 또 다시 주아는 크게 그 마음에 상처를 입겠지. 절대로 그런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상처내는 일 없이, 정말로 소중하게 대하고 싶었다. 물론, 거짓말을 하는 것도 정말로 싫어하니까. 내가 살면서 주아에게 악의적인 거짓말을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야. 유주아. 너무한 거 아니야?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고 생각하는거야? 물론 했지만. 날 너무 잘 아는거 아니야?"
가볍게 키득키득거리면서 주아의 말에 대답한 후에 나는 손에 들고 있는 백 원 동전을 통 쪽으로 조준한 후에 있는 힘껏 집어던졌다. 동전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가더니, 아슬아슬하게, 통 안으로 쏘옥 들어가버렸다.
예상하지 못한 그 모습에, 순간 멍해져서 나도 모르게 두 눈이 둥그래졌고 아무런 말도 못하고 깜빡깜빡 눈만 깜빡였다. 정말로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나, 통 안에다가 집어넣었나? 내가 던진 동전이 지금 통 안에 들어간거 맞는거지? 솔직히 들어갈거라고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았기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곧 그 당황스러움은 기쁨으로 바뀌었다.
"하하하. 어쩌다보니까 넣어버린 모양이네. 이제 네 차례지? 주아야. 음. 너무 부담가지진 말고 편하게 던져. 들어가건, 안 들어가건 우리 사이가 깨진다거나 하진 않을테니까."
혹시라도 동전을 집어넣어야한다고 부담감을 크게 가질까봐 살짝 주아에게 다가간 후에,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여줬다. 조금이나마 긴장을 풀어줬으면 하는 나의 바램을 가득 담은 이 마음이 잘 전달이 되었는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었다.
살짝 웃어보이면서, 넣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주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래도 아주 살짝은 들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마음 속으로 살짝 기원한 건 주아에게는 영원히 비밀로 할 나만의 작은 비밀이었다. -
175 주아 - 건우 (54745E+58) 2016. 7. 11. 오후 7:48:14그렇게 신경 안 써도 충분히 예쁘다는 건우의 말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 고개를 돌려버린다.
"그, 그렇게까지 비행기 태우지 마...네가 한 번만 더 그런다면, 나 아마 오늘 하루종일 네 얼굴 보지 못할거야."
여전히 붉게 달아오른 볼을 양손으로 가리면서 장난 반, 진담 반을 섞어 얘기한다. 물론, 그렇게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것은 너무나도 행복하고 기뻤으나, 왠지 모르게 드는 창피함에 어쩌면 정말로, 건우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건우, 정말로 달라진 것 같아. 아까 전에 했던 말들도 그렇고, 지금 한 말도 그렇고.
소꿉친구로서 10년 이상을 함께 지내고 있었을 때는, 건우가 이렇게 애정표현도 잘 하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는데 큰 거리낌이 없는 아이인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었다. 단순히 고맙다거나 미안하다거나 같은 말은 많이 들어왔지만, 진짜로 이렇게 사랑 표현에도 능숙한 줄은, 정말로 몰랐다. 사랑이라는 것이 힘을 발휘한 것일까? 아니면, 건우가 달라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일까?
그 어느 쪽이 되었든, 건우의 이런 모습이 정말 좋은 것은 변함이 없었다. 물론 계속해서 느껴지는 창피함과 부끄러움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직접 애정 표현을 듣는 것은 여자로서, 여자친구로서, 정말 행복한 일이었다. 아, 내가 정말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이렇게 애정 표현을 받기만 해서는 안될텐데. 나도 건우에게 자주자주 표현을 해야 하는데. 그러나 이런 표현에 익숙하지 못한 만큼, 표현을 제대로 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좀 더 노력해보자. 건우도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도록 해주기 위해서.
아무리 오랜 세월을 함께 지냈어도, 직접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서로의 마음을 눈치채기 힘들지도 모르는 것이 어쩌면 당연했다. 그러니까, 나도 노력하자.
건우가 눈치채지 못하게 마음속으로 그렇게 다짐하면서 분수대에 동전 던지기를 하자는 건우의 제안에 동전을 꺼내며 자신이 추측한 건우의 생각을 말해본다. 그러자 건우도 키득키득 웃더니 너무한 거 아니냐고 말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려는 순간, 물론 했다고 이어지는 건우의 대답에 순간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내가 너랑 몇 년을 지냈는데 그런 소리야~ 나 아니면 누가 너를 이렇게 잘 알겠어? 너에게 관심이 많으니까, 네 생각도 맞힐 수 있는거지."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건우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곤 건우가 던진 동전을 따라 시선을 움직인다. 아슬아슬했지만 통 안에 쏙 들어간 동전에, 놀란 것은 건우뿐만이 아니었다.
"우와! 대단해, 건우야!"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짝짝 치며 해맑게 웃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자신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건우에게 힘찬 목소리로 얘기한다.
"괜찮아, 걱정 마. 나, 있는 운동신경, 없는 운동신경 전부 짜낼 거니까 꼭 넣을 수 있을거야."
걱정말라는 듯 웃어보이며 통을 향해 신중하게 조준한 후 동전을 힘껏 던진다. 팅, 하며 통의 입구 근처에 맞은 동전은 세로로 세워진채 아슬아슬하게 입구 부근에서 뱅글뱅글 돌더니 그대로 통 안으로 빨려들어가듯이 쏘옥 들어간다.
"와아, 들어갔어! 들어갔어! 우리,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는 거겠지?"
조마조마하며 동전을 지켜보다가 통 안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정말 기쁜 표정으로 좋아하더니 건우 쪽을 바라보며 생글생글 웃는다. 물론, 건우라면 이런 속설을 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벚꽃잎의 기적을 이미 경험했던 자신에게는, 저 동전 하나도 큰 의미를 지니게 된다. -
176 건우 - 주아 (28858E+60) 2016. 7. 11. 오후 8:43:16키득키득 웃으면서 자기가 아니면 누가 날 이렇게 잘 알겠냐는 주아의 말에 나는 작게 웃으면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주아는 나와 1~2년 알고 지낸 이도 아니고 10년 이상을 소꿉친구로서 쭉 내 옆에서 지낸 애다. 그리고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서서 연인이라는 단계까지 되었다. 내가 주아에게 관심이 부쩍 많아진만큼, 주아 역시 나에게 관심이 무척 많을 것이다. 특히 주아는 나보다도 훨씬 먼저, 그러니까 내가 고백을 받았을때부터 나를 의식해왔다고 말했다. 그 기한은 절대로 짧은게 아니었다. 그런만큼 나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건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아마, 그 어떤 여자아이가 와도 주아만큼 나를 더 잘 이해해주고, 잘 알아주는 이는 없을 것이다.
정말로 나는 여자친구를 제대로 잘 만난 것 같았다. 이런 행운을 나는 정말로 아무런 댓가 없이 누려도 되는걸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나와 주아의 사랑이 쭉 이어짐을 확인해보기 위한 가벼운 점의 의미로서 나는 동전을 힘껏 집어던졌고, 좀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포물선을 유지하면서 통 속에 쏙 들어갔다. 생각도 못한 결과에 멍해지는 순간, 갑자기 박수소리와 함께, 주아의 대단하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는 생각과 함께, 들어갔다는 사실이 겹쳐져서 아주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서 주아는 크게 자극이라도 받았는지 자신도 꼭 넣겠다는 강한 의지를 힘찬 목소리로 내보였다. 그 모습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서, 말했다.
"응. 그렇게까지 말하는걸 보면 지켜볼게! 화이팅!"
주아가 신중하게 동전을 조준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나는 또 다시 속으로 작게 화이팅을 외쳤다. 이어 조준이 끝났는지 주아는 동전을 힘껏 통을 향해서 집어던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동전은 나처럼 포물선을 그리면서 들어간게 아니라, 통의 입구 근처에 명중해버렸다.
"아...."
기왕이면 들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아주 살짝 아쉬움을 표현했지만, 놀랍게도 동전은 밑으로 빠지지 않았다. 입구 근처에 맞은 동전은 팅 하는 소리를 내면서 위로 살짝 떠올랐고, 세로로 세워졌다. 그리고 그야말로 아슬아슬하게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절로 긴장이 되었다.
들어가라. 들어가라. 들어가라.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나는 끝까지 동전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아슬아슬하게 계속해서 뱅글뱅글 돌던 동전은 점점 그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떨어질지 알 수 없어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그때, 동전은 마치 빨려들어가듯이 통 속으로 쏘옥 들어갔다.
이어 들려오는건 주아의 기뻐하는 목소리였다. 동전쪽에서 주아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주아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로 좋아하면서 계속 함꼐 있을 수 있는거겠지라고 묻는 주아의 말에 작게 웃으면서 살그머니 다가간후, 주아의 손을 전에 학교 등교할때처럼 꽉 잡고 깍지를 끼어보았다.
"바보. 저런게 없어도 계속 함께 있을거야. 나는. 하지만 역시 둘 다 들어가니까 역시 기분 너무 좋은데? 마치 하늘이 우리 둘의 사이를 인정하고, 계속 함께 연인으로서 있을거라고 축복해주는 것 같아서 말이야."
정말로 그런 기분이 들었다. 물론 속설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2개의 동전이, 그것도 연인이 각각 던진 그 동전이 전부 통 속에 들어갈 확률은 얼마나 될까? 확률로 따져보면 정말로 낮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처음 동전을 던진 나와 주아는 해냈다. 이건 어쩌면 정말로 하늘이 우릴 축복해준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깍지 낀 주아의 왼손의 부드러움을 느끼면서, 다시 한번 주아를 향해서 웃어보이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살며시 미소지어,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첫 데이트. 즐겁게 즐기자. 우리. 나름대로 계획도 짜왔거든. 난생 처음 하는 데이트라서 아마 서투른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즐겁게 즐겼으면 좋겠어."
정말로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해서, 그렇게 슬그머니 주아에게 말해보았다. -
177 주아 - 건우 (27228E+57) 2016. 7. 11. 오후 9:22:35동전 던지기. 그 가벼운 행동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들의 사랑을 확인해보고픈 건 그 어떤 연인들이든지 전부 같은 마음인 것은 분명했다. 분수대 동상 아래에, 통 근처 물 속에 무수히 많이 잠겨있는 동전들이, 이 곳을 거쳐갔던 수많은 연인들을 웃고 울렸다는 것을 자신에게 너무나도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솔직히, 정말로 이 의식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다거나, 사실로써 증명되었다는 얘기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사랑의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그런 속설을 만들어냈음이 틀림 없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말해도 말야. 역시, 들어가지 않는 것보다는 들어가는 것이 더 기분 좋은 일이지 않을까? 아무리 미신이라고 해도 말야.
그리고 그런 생각은, 건우가 정말로 멋지게 동전을 통 안에 던져넣는 것을 성공하자, 더욱더 강해진다. 박수를 치며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건우를 칭찬하자 건우도 정말 기쁜 듯한 모습을 보인다. 좋아, 그렇다면 어디 한 번 나도!
의지를 강하게 다지고 건우가 자신을 응원해주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신중하게 통을 향해 동전을 조준한다. 반드시, 반드시...!
이어서 조준을 마치고는 그대로 동전을 멀리 던졌지만, 동전은 바로 들어가지 않고 통의 입구 근처를 맞고 팅하고 위로 튀어오른다. 그리고는 마치 자신들을 약올리듯이 세로로 세워져서는 빙글빙글 입구 근처에서 돌더니 점차 속도가 느려지면서 그대로 통 안으로 쏘옥 들어간다.
동전이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와 동시에 기쁨의 탄성이 나온다. 그리고는 건우를 바라보며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는 거겠지? 하고 물어보면서 생글생글 웃는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작게 미소짓더니 자신에게 다가와서는 전처럼 자신의 손과 저의 손을 깍지 껴서 꽉 잡는다.
저런 게 없어도 계속 함께 있을 거지만, 둘 다 들어가니까 마치 하늘이 축복해주는 것 같다는 그의 말에 동의의 뜻을 담아 빙그레 미소짓는다.
"응, 나도 계속 너랑 함께 있을거야. 하늘께서 축복해주셨다면, 그 기대를 저버려선 안되잖아?"
어차피 자신들은 쭉 서로의 곁에 있을 터였지만, 이렇게 동전도, 하늘도 전부 한 길을 가리키며 서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지내라고 축복까지 해준다면, 더더욱 그 길을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자신들의 앞에 행복한 미래가 보장된 길이 있는 것 같은 느낌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어서 건우가 여전히 깍지를 낀 채,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면서 자신에게 서투른 것도 있겠지만 첫 데이트를 즐겁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는 자신도 덩달아 마주보고 미소짓는다.
"나도 마찬가지야. 기념적인 첫 데이트, 너도, 나도 전부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어. 우와, 그나저나 계획까지 짜온거야? 역시 건우 너는 대단해! 서툴러도 괜찮아. 이렇게 준비해와줬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백 점짜리 남자친구인걸."
마주잡은 깍지 낀 손에 조금 더 힘을 꼭 쥐어 그에게 자신감을 전해주려는 마음을 표현한다. 응, 혹시나 계획대로 잘 안 된다고 해도 괜찮아. 이미 너는, 내게 있어서 백 점, 아니 그 이상의 남자 친구니까.
"그것보다도 내가 아무것도 준비 못 해서 미안해. 뭘 준비해야할지 도저히 몰랐거든... 으음, 대신 소원이라도 하나 들어줄까? 꼭 지금말고 나중에 사용해도 괜찮으니까 말야."
여전히 건우를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그를 바라보며 장난스레 웃어보인다. 너는 이렇게까지 준비해왔는데, 나는 아무것도 준비 안 해왔으니까 너에게 너무 미안하잖아... 그러니까, 혹시 소원이 있다면 내가 들어줄게. 꼭 지금이 아니어도 괜찮아. 네가 원하는 날에 언제든지, 나에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얘기해줘. -
178 건우 - 주아 (28858E+60) 2016. 7. 11. 오후 10:24:21주아와 사귀게 된 뒤로 몇번이고, 몇번이고 느끼지만 정말로 주아는 나하고 너무나도 잘 맞는다. 오랜시간동안 같이 보낸 것 때문일까? 아니면 그 애정이 천천히 쌓여서 다른 이들보다 크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사귄지 얼마 안 된 커플이 다 이런 식인걸까? 그것에 대해서는 잘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하늘이 축복해주는 것 같다는 그 말에, 자신도 함께 있을거라면서, 기대를 저버릴 순 없다고 말하면서 내 의견에 동의해주는 주아의 모습을 보면 누구나 동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전 2개가 전부 들어간 사실이 주아에게도 너무나도 기뻤는지, 주아는 너무나도 행복한 표정으로 나를 마주보면서 미소지었다. 그리고 나를 100점 짜리 남자친구라고 치켜세워주기 시작했다.
"그래도 첫 데이트인데 무계획으로 다닐 순 없잖아? 그리고 딱히 대단한건 아니야. 연애하는 남자애들이라면 다 나처럼 할걸? 백점 짜리 남자친구라니. 그럼 그런 나를 언제나 행복하게 해주고, 신경써주고, 챙겨주는 너는 백점 짜리 여자친구야."
마주잡은 깍지 낀 손에 힘이 꼬옥 들어가는걸 느끼면서, 나는 살짝 미소지어, 주아에게 너는 100점 짜리 여자친구라고 얘기했다. 정확히는 점수를 더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이상 점수를 주면 왠지 주아가 엄청 부끄러워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 내가 조금만 애정을 강하게 표현해도 주아는 정말로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말로 귀엽다고는 느끼지만 난 주아를 곤란하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렇기에 원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반쯤 접고, 또 그 마음을 반쯤 접어서 100점 짜리 여자친구라고 표현했다. 더 줄 수만 있다면 점수를 더 주고 싶지만 지금은 자제하기로 했다.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는 도중, 주아는 아무것도 준비를 못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소원이라도 들어줄까라고 살짝 나에게 제안을 했다. 그 제안을 듣고서, 나는 살짝 심술궂은 표정을 짓고 능글맞게 웃으며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소원이라. 내가 정말로 짖궂은 소원을 빌면 어쩌려고 그래? 물론 나를 믿어주는건 고맙지만, 그런건 함부로 얘기하고 그러는게 아니야. 아니면 내가 짖궂은 것은 말하지 않을거라는 강한 믿음이 있어서 그러는거야? 나도 남자야. 잊은 거 아니야?"
그렇게 말하면서 발걸음을 살짝 멈춘 뒤, 살짝 내 얼굴을 주아의 바로 앞까지 가져가보았다. 숨소리도 들릴 정도로 아주 가까운 거리. 그 거리에서 잠깐동안 주아의 두 눈을 주시했다. 그리고 살며시 얼굴을 뒤로 빼서 원래의 거리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작게 쿡쿡 웃으면서, 주아에게 말했다.
물론 주아에게서 어떤 말이 나올지 알 수 없었고, 어쩌면 살짝 가볍게 투닥투닥 거릴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살짝 방어자세를 취해볼까 생각했지만, 그냥 맞아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딱히 방어자세를 취하진 않았다.
하지만, 역시 부끄러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들었다. 방금전엔 정말로 얼굴을 가까이 갖다댔으니까 말이야.
"장난이야. 너에게 짖궂은 소원을 빌리 없잖아? 하하하. 그 소원권 지금 써도 상관없겠지? 오늘 데이트. 정말로 즐겁게 즐겨줘. 오늘 하룻동안 큰 추억이 되도록 말이야. 불편한게 있으면 언제든지 바로 말해주고. 언젠가 시간이 지나서 너와 내가 나이를 좀 더 먹고서, 벚꽃잎 떨어지는 벤치에 앉아 그런 일도 있었지 하면서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살짝 그때의 풍경을 떠올려봤다. 아름답게 벚꽃잎이 살랑살랑 떨어지는 벤치 아래 나와 주아가 나란히 앉아서 오늘의 일을 추억하고, 정말로 재밌었어, 정말로 즐거웠어 하면서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풍경. 그 풍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정말로 행복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이런 소원은 안될까? 난 너에게 그 이상 바라는건 아무것도 없거든."
진심이었다. 데이트에서 가장 즐거운건 역시 서로가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즐기는 것이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주아, 둘 다 즐거워해야 의미가 있었다.
물론 이런걸 소원으로 비는건 조금 반칙이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그래도 그것 이외에는 정말로 난 주아에게 바라는게 없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마음을 가득 담아, 주아의 손을 나 역시 살짝 힘을 줘서 꼬옥 잡아보았다. -
179 주아 - 건우 (13362E+59) 2016. 7. 11. 오후 11:16:54첫 데이트의 시작부터 동전이 연속으로 전부 들어갸는 행운을 경험해서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냥 건우가 자신의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서인지, 자신의 얼굴에서 밝은 미소는 떠나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의 데이트를 위해 준비해왔다는 건우의 말까지 더해져, 정말로 고마운 마음을 가득, 가득 담아 100점 짜리 남자 친구라고 건우를 칭찬한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딱히 대단한 것은 아니라며 되려 자신을 100점 짜리 여자 친구라고 칭찬해준다. 살짝 미소짓는 그의 모습에, 그의 따스한 말에, 자신도 모르게 활짝 웃으며 대답한다.
"아냐, 정말로 대단한걸! 100점 짜리 여자 친구가 얘기해주는 거니까, 믿어도 된다구."
건우가 자신에게 얘기해 준 말을 그대로 인용하여 자신의 고마움을 그대로 다시 표현한다. 그러나 아무리 표현해보려 해도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고, 오히려, 왜 나는 더, 더 건우를 칭찬해주고 애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인지 속으로 스스로를 답답해한다. 조금 더, 조금만 더. 너에게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너무 가득 담아서 흘러넘칠 것 같은 이 마음을, 꼭 말해주고 싶은데.
잠시 건우와 함께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그런 고민 아닌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은 건우를 향해 돌아보며, 아무것도 준비 못해서 미안하다고 소원이라도 들어줄까? 하고 제안해본다. 이런 식으로라도 건우를 위해주고픈, 건우를 향한 애정을 보여주고픈 마음에 그렇게 얘기해보지만, 건우는 왠지 모르게 살짝 심술궂은 표정으로 능글맞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들려오는 건우의 말. 저가 정말로 짓궂은 소원을 빌면 어쩌려고 그러냐며, 믿어주는 것은 고맙지만 그런 말은 함부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
그 말에 무언가 더 얘기하려 했지만, 건우는 곧바로 이어서 아니면 저는 짓궂은 것은 말하지 않을거라는 믿음이 있는 거냐며, 저도 남자라고 말하더니 곧, 발걸음을 살짝 멈춘다.
"...?"
그에 따라 자신도 덩달아 발걸음을 멈추고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그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나 곧이어 건우가 저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 아주 가까이 가져다대는 것에 순간 깜짝 놀라 숨을 들이키고는 그대로 멈춰버린다. 또다시 서로의 숨소리도 들릴만큼 아주아주 가까운 거리.
자신의 눈을 가만히 맞춰오는 그 눈빛에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차마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그러나 잠시 동안 기다려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조심스럽게 다시 감았던 눈을 떠본다. 그러자 어느새 원래의 거리로 돌아간 건우가 작게 쿡쿡거리며 웃더니 장난이라며, 오늘 데이트를 정말로 즐겁게 즐겨달라는 진짜 소원을 비는 모습이 보인다.
순간 멍하니 이런 소원은 안되냐며, 저는 자신에게 그 이상 바라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건우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나 그런 건우의 진심 어린 말도, 마주잡은 손을 타고 전해지는 건우의 온기도, 지금 자신에게는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보다 바, 바, 방금 도대체 무, 무슨 일이...?!
"야아, 최건우! 이게 뭐하는 거야! 순간 깜짝 놀랐잖아...! 나, 나, 나는...!"
곧이어 무슨 일이 지금 일어났던 건지 사태 파악이 전부 다 되자 자신의 얼굴은 귀까지 아주 급속도로 화악, 하고 달아오른다. 그리고는 건우의 손을 잡지 않은 다른 쪽 손으로 그의 어깨 부근을 때리면서 말을 심하게 더듬으며 깜짝 놀랐다고 소리친다.
순간, 정말로, 키스...하는 줄 알았단 말야...!
차마 뒷말까지는 내뱉지 못한 채 건우를 때리던 손을 멈추고는 그 손을 자신의 입 부근에 가져다대며 여전히 새빨간 얼굴을 건우의 반대 편으로 홱 돌려버린다.
"...구, 굳이 소원으로 빌지 않아도 오늘 데이트는 정말로 재밌게 즐길 테니까...그냥 그 소원 한 개는 넣어둬. 혹시 다른 때에 정말 필요한 일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아무리 나에게 바라는 것이 없다고 해도 말야."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그의 말에 대답한다. 응, 굳이 소원으로 빌지 않아도 나는 정말로 즐겁게 즐길테니까. 건우는 그렇게 함부로 얘기하는 게 아니라고는 했지만, 정말로 혹시 모르는 일이잖아? 나중에 필요한 때가 있을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많이 없는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니까 말야. -
180 건우 - 주아 (4643E+58) 2016. 7. 12. 오전 12:34:51소원을 말하라는 주아의 말에 살짝 장난끼가 발동해서, 일부로 조금 심술궂은 표정을 짓고 능글맞게 웃어보였다. 조금 불길한 기분을 느낄수 있도록. 그리고 말을 끝낸 후에, 난 정말로 주아의 얼굴 가까이 내 얼굴을 거져갔다.
그 모습에 정말로 놀랐는지 주아는 그대로 멈춰버렸다. 마치 온 몸이 꽁꽁 얼어붙은 것 같은 그 모습을 나는 조용히 바라보았다.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만큼 정말로 가까운 거리에서 난 계속해서 주아의 눈을 주시했다. 그러자 주아는 어쩔줄 몰라하면서 쩔쩔매더니, 나를 피하지 못하고 두 눈을 꽉 감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웃을뻔 했지만, 애써 그 웃음소리를 꾹 입 속에 감췄다. 내가 키스라도 한다고 생각하는걸까? 물론, 여기서 내가 조금만 더 앞으로 가면 주아의 입술에 닿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그 입술을 가져갈 마음은 없었다.
물론 눈 앞에 보이는 주아의 분홍빛 입술은 너무나도 예쁘게 보였다. 저기에 닿으면, 얼마나 부드러울까. 그런 생각을 안한건 아니다. 아마도 내 상상 이상으로 부드럽겠지.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니었다. 가져가고 싶은 충동을 애써 꾹 누르면서 난 천천히 얼굴을 띄웠다. 지금것은 어디까지나 장난이었으니까.
내거 거리를 띄워도 주아는 여전히 긴장한채로 눈을 꽉 감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작게 쿡쿡 웃어버렸다. 정말로 긴장 많이 했구나. 주아야. 하지만, 내가 이런 식으로 할리는 없잖아? 나는 너를 존중하고 싶어. 하고 싶다고 해도 이런 식은 아니야.
거리를 띄우고서 잠시동안 기다리자, 주아는 눈을 천천히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말을 해도 손을 꼬옥 잡아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그저 나를 멍하게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주아야? 괜찮아?"
살짝 걱정이 되어서, 나는 주아의 이름을 불러보며, 주아의 눈 앞에 손을 살짝 흔들어보았다. 하지만 주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크게 걱정이 되었다. 내가 너무 심하게 장난을 한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드는 찰나, 갑자기 주아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익을만큼 익은 토마토같았다. 혹시라도 펑 하고 터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얼굴이 붉게 문들어버린 주아는 오른손으로 내 어깨 부근을 때리면서 말을 더듬으면서 깜짝 놀랐다고 소리질렀다.
물론 주아가 때리는건 그다지 아프지 않았다. 진짜로 나에게 화가 나서 때렸다기보다는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해서, 너무 짖궂은 짓을 해서 때린거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할 것이다. 그리고 마치 내 얼굴을 보지 않겠다는 듯이, 반대 편으로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는 듯이, 주아는 작은 목소리로 소원을 넣어두라고 중얼거리듯 나에게 말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살며시 웃으면서 몸을 살짝 돌린 후에, 왼손으로 주아의 머리를 달래듯이 쓰다듬었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아끼도록 할게. 정말로 필요할 때, 정말로 네가 해줬으면 하는게 있을 때 쓸테니까 나중에 말 돌리기 없기야. 그리고 여기 봐. 토라지지 말고. 응? 네가 그러면 내 마음도 불편하잖아. 다신 안 그럴게. 응?"
마치 강아지를 달래주듯이 부드럽게, 정말로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면서 나름대로 부드럽게 말해보았다. 물론 이런다고 화가 쉽게 풀리진 않겠지만, 그래도 여자친구가 삐지면 그걸 풀어주는 것 또한 남자친구의 일이었다.
물론 소원권에 대해서, 중얼거리는걸 들어보면 정말로 토라진건 아니고, 그저 부끄러워서, 이러는거라는 건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화가 안 난건 아니겠지. 장난이 짖궂은건 사실이었으니까.
"조금 있다가 고양이들 보러, 고양이 카페에 갈건데, 그렇게 계속 토라져있으면, 고양이들이 무서워서 안 다가오지 않겠어? 응?"
비밀로 하려고 한, 1번째 장소를 살짝 입에 담으면서 주아에게 말해보았다. 동물을 좋아하는 주아라면 틀림없이 좋아할거라고 생각해서 정한 장소였다. 물론 미리 위치는다 파악해뒀고, 미리 가보기도 했다.
수많은 고양이들이 야옹, 야옹 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그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면 정말로 즐거운 추억거리가 생길거라고 난 확신했다. 그래서 일부로 첫번째 장소를 그곳으로 잡았다. 물론 연인끼리 갈 장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난 주아가 좋아할만한 장소라면, 어디든지 즐거울테니까. 주아가 웃는 모습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질테니까.
"사과의 뜻으로 나도 소원권 하나를 너에게 줄게. 너도 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이것으로 쌤쌤으로 치자. 응?" -
181 주아 - 건우 (77294E+63) 2016. 7. 12. 오전 1:22:50그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오늘 데이트를 위해서 열심히 준비를 해왔을 건우를 위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자, 건우는 평소와는 다르게 심술궂게, 또, 능글맞게 웃더니 저의 얼굴을 자신에게 가까이 가져다댄다. 순간, 새하얘진 머리속에, 그 어떤 사고도 하지 못한 채 몸도, 정신도 그대로 그 자리에 멈춰버린다. 그러나 그 순간마저도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의 눈빛을 피하지 못하고 그저, 그저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이제, 이제...어쩌면...
그러나 자신이 예상했던 그 어떤 느낌도 들지 않자 서서히 감았던 눈을 뜨고는 건우를 멍하니 바라본다. 그가 어떤 말을 해도, 손을 꼬옥 잡아도, 걱정스런 목소리로 괜찮냐고 물어봐도, 자신의 머릿속에는 제대로 들어오지가 않았다. 그냥, 모든 것이 그 순간에서 멈춰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방금 뭐였지? 그, 그러니까...건우는 나한테...
서서히 멈춰있던 사고가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하며 모든 사태 파악이 끝나자, 멈춰있던 시간이 빠르게 지나 현재로 오는 느낌이 들었고, 그와 동시에 자신의 얼굴은 정말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내가 얼마나 놀랐는데...!!
말까지 더듬거리면서 건우의 어깨 부근을 때리며 솔직하게 깜짝 놀랐다고 소리지른다. 정말, 왜 이런 장난을 치는거야...! 결국 토라진 듯이 고개를 건우의 반대편으로 홱 돌려버린다.
그래도, 그래도 말야. 역시 소원은, 들어주고 싶은걸. 작게 중얼거리듯이 건우에게 소원 한 개는 그냥 넣어두라고 얘기하자 건우는 저의 왼손으로 다시금 자신의 머리를 달래듯이 쓰다듬기 시작한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아끼도록 하겠다며, 다신 안 그럴테니 토라지지 말고 여기를 보라는 건우의 말에도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건우 쪽을 바라보지 않는다.
"...흥."
물론 진짜 건우에게 삐진 것은 아니었지만, 방금 전에 자신이 보인 모습이 너무너무 창피해서 차마 건우 쪽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나, 그 때 눈은 왜 감아버려 가지고...! 이래서는 뭔가 기대한 것 같잖아...! 창피해, 창피해!
그러나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자신을 달래는 건우의 말을 듣다가 고양이 카페라는 말에 몸을 움찔, 한다. 고, 고양이 카페...?
동물을 매우 좋아하는 자신으로서는 고양이 카페나 강아지 카페같은 곳은 정말 가보고 싶은 곳들 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막상 가보려니 혼자 찾아가는 것이 두려워서 차마 가보지는 못했던 곳들이었다. 그, 그런데 그런 고양이 카페를 지금 간다고? 상상만 해도 여러 고양이들이 귀엽게 돌아다니고 있을 모습이 떠올라 저절로 기분이 풀려서는 조금 웃어버린다.
짓궂은 장난을 치기는 했어도 첫 번째 데이트 코스 장소를 들어보니, 역시나 자신을 생각해주고 위해주는 건우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서는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렇게 슬쩍, 아주 슬쩍 고개를 돌릴까 말까 하던 차에, 건우가 마지막으로 저도 소원권을 줄테니 이것으로 쌤쌤으로 치자고 하는 말에 마치 어쩔 수 없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돌려 건우 쪽을 바라본다.
"뭐어... 첫 데이트기도 하고, 고양이들을 위해서기도 하고,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기분 풀게. 대신, 나도 엄청 짓궂은 소원 빌지도 몰라! 각오해놔!"
짐짓 선전포고를 하듯이 건우에게 얘기하며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는다. 물론 금방 부끄러워하는 자신이기에 그런 소원을 빌리가 없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혹시 알아? 정말로, 미래에 내가 그런 소원을 빌지.
"자, 자! 그럼 어서 가자구. 고양이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 아냐? 사실, 나 지금 처음 가보는 거라 조금, 아니, 엄청 기대돼! 막막 여러 고양이들이 전부 다 있겠지?"
어느새 토라졌던 모습은 사라지고 다시금 평소처럼 밝은 모습으로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기대된다는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첫 번째 데이트 코스부터, 정말로 너무 마음에 들어서 빨리 가보고픈 마음 뿐이었다. -
182 건우 - 주아 (4643E+58) 2016. 7. 12. 오전 2:10:35정말로 제대로 토라졌는지, 내가 이쪽을 보라고 해도 주아는 좀처럼 이쪽을 보지 않았다. 흥이라고 말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크게 토라졌구나 싶었다. 어쩌면 정말로 삐진건 아닐까란 마음이 들어서 조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우려도 잠시, 내가 고양이 카페를 언급하자, 주아의 몸이 움찔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 골랐다는 것을 크게 확신할 수 있었다. 동물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주아에게 있어서, 고양이 카페의 유혹은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게 클 것이다. 그거와는 별개로, 나 역시도 주아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소원권을 주겠다고 주아에게 말했다.
그제야 주아는 돌리고 있던 고개를 천천히 다시 돌려 내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서는 마치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기분을 풀겠다고 말하고 자신도 짖궂은 소원을 빌지도 모른다고 선전포고를 때리면서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바라던 바야. 네가 말하면 그 어떤 짖궂은거라도 들어줄게. 아. 그래도 기왕이면 가능한걸로 해줘. 아무리 그래도 하늘의 별을 따달라는 소원은 못 들어주니까 말이야. 나에게 100만년 이상의 시간을 준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100만년 동안 널 보지 않을 자신은 없거든."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서 그 정도의 거리가 떨어져있다고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주아가 만약에 정말로 하늘의 별을 따달라고 나에게 소원을 빌면, 나는 일단 그 별에 찾아가기 위해서, 그 정도의 시간을 소비해야만 할 것이다. 당연하지만 난 그 길고 긴 시간동안 주아를 보지 않을 자신은 없었다. 소꿉친구로 있을때도, 늘 같이 있는게 일상이었는데, 연인인 지금 하루라도 떨어지면 엄청나게 불안한 마음이 들 것 같았다. 시도를 안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그럴 것이다. 방에 혼자 있을때도, 난 지금 옆에 있는 주아 생각을 할때가 무척 많았으니까.
방금전까지 토라진 모습으로 내 얼굴을 보지 않겠다는 듯이 강하게 고개를 돌렸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지금의 주아는 두 눈을 마치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그렇게나 기분이 좋은걸까? 주아는 고양이와 강아지를 정말로 좋아하지만, 정작 그런 자신이 너무나도 강아지처럼 느껴진다는건 스스로 알고 있을까? 마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작은 강아지를 보는 것 같다고 느끼면서 나는 소리 없이 웃으면서, 다시 한번 주아의 손을 꼬옥 잡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번 데이트에 갈 장소들은 미리 다 파악을 해둔 상태다. 절대로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루트도 전부 다 계산해뒀고, 타이밍 같은것도 어느정도 생각해둔 상태다. 1번째를 고양이 카페로 정한 것도 바로 그 이유였다.
슬슬 배가 고파지는 점심때인만큼, 카페에서 가볍게 음료와 디저트를 먹으면서 가볍게 배를 채우고, 잠시동안 고양이를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정도 소화가 되면, 카페 밖으로 나가 2번째 장소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물론 그 이후의 장소부터는 주아에겐 무조건 비밀로 할 생각이었다. 1번째 장소도 원래는 비밀로 할 생각이었지만 주아의 기분을 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공개했다. 그래도 효과는 뛰어난 것 같았기에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주아의 손을 잡고서 걷기를 약 15분.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서도 절대로 손을 놓치 않고 오히려 보란듯이 꼬옥 잡으며, 부끄러움을 애써 모른척 하면서, 당당하게 앞으로 걸어가는 도중 저 편에서 1번째 목적지인 고양이 카페의 모습이 보였다.
깍지를 끼고 있지 않는 왼손으로 그 카페를 가리키면서 난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저기가 1번째 목적지야. 안에 정말 다양한 고양이들이 있으니까 기대해도 좋아. 이래보여도 여러가지로 많이 알아봤거든. 저기만큼 좋은 곳도 없더라고."
고양이들도 보고, 맛있는것도 먹자고 말을 살짝 덧붙이고서, 나는 주아를 이끌고 천천히 고양이 카페를 향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
183 주아 - 건우 (71423E+54) 2016. 7. 12. 오후 7:49:34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감추기 위해서 짐짓 토라진 척, 삐진 척하며 절대로 건우 쪽을 돌아보지 않는다. 그러나 건우는 고양이 카페를 언급하며 자신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말을 건다. 그 말에 순간 몸을 움찔한다. 카페에 들어가서 귀여운 고양이들이 자신들을 반겨주며 야옹야옹 우는 모습이 저절로 상상되어 자신도 모르게 얼굴 밖으로 미소가 새어나온다. 그 고양이들의 머리를, 등을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털의 촉감과 따스함을 느낄 생각을 하니 기분은 저절로 풀린다.
역시, 건우는 자신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십 년 이상을 서로 알고 지낸만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이미 다 알고있는 건우였기에 도저히 토라질래야 토라질 수가 없었다. 자신을 달래주는 방법도, 기분을 풀어주는 방법도 건우는 이미 다 알고있었으니 지금도, 앞으로도 토라진 모습을 유지할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정말로, 소꿉친구라는 것은 무시할 수 있을만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 점점 더 확실해진다. 아까 자신이 분수대에서 건우의 생각을 맞춘 것처럼, 건우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맞힌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생각을 다 알아채주는 연인. 그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관계를 자신들이 그려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괜히 한편으로는 조금 기뻐한다.
분명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 자신 혼자 건우를 짝사랑 할 때는 이 소꿉친구라는 관계가 제일 힘들고 마음 아픈 고통이었는데. 막상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으로 발전하자 이 소꿉친구라는 것은 여러모로 고마운 도움을 많이 주곤 했다. 가령, 지금처럼 말이지.
그래도 차마 바로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돌릴까 말까 하고 조금 고민하던 중, 건우가 자신에게 소원권까지 주자 그제야 고개를 돌려 건우 쪽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짐짓 지금 기분을 푼 것처럼 얘기하며 건우에게 소원에 관한 선전포고를 한다. 그러나 건우는 바라던 바라며, 가능한 거라면 그 어떤 짓궂은 소원이라도 들어주겠다고 한다. 그 불가능한 소원의 예시로 하늘의 별을 따달라는 소원을 들면서. 그 말에 키득키득 웃으며 장난스런 목소리로 입을 연다.
"앗, 그럼 안되겠네? 그 비슷한 소원 빌려고 했는데~ 별은 너무 멀테니, 밤하늘의 달을 따달라고 말이야. 그치만 역시 안되겠다. 응, 그럼 그 소원은 포기하고 나중에 진짜 소원 빌테니까, 그 때 꼭 들어줘야해?"
물론 농담이었지만, 역시 밤하늘의 달은 조금 가지고 싶기는 했다. 그 어두운 밤 속에서 홀로 환한 빛을 내며 조용히, 고요히 모든 것을 감싸주는, 포용해주는 그 차가워보이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고 오히려 바라보다 보면 마음을 편안히, 따스하게 감싸주는 달을, 자신은 옛날부터 유난히 좋아하기는 했다.
...그렇지만 말야, 역시 포기할래. 왜냐하면 이제 내 옆에 그 달만큼, 아니, 그 달보다 더 나를 감싸주는 네가 있으니까. 응, 그러니까 괜찮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문득 건우의 왼쪽 손목에 자신이 선물해준 팔찌를 바라본다. 역시, 나에게 있어서 너는.
그러나 지금은 데이트 중. 그러므로 그런 생각은 잠시 접어둔 채, 고양이 카페를 생각하며 눈을 빛낸다. 건우는 그런 자신의 모습에 소리없이 웃더니 다시금 함께 목적지를 향해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걸어가기를 약 15분.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에도 오히려 당당하게 연인이라는 것을 드러내며 걸어가다가 어느새 목적지 근처에 도착했는지 그 곳을 가리키며 고양이들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자고 하는 건우를 따라 고개를 끄덕인다.
"응! 건우 네가 알아본 곳이라면 확실히 좋은 곳일거야. 아니, 좋은 곳이야. 엄청 기대 돼!"
추측성 발언에서 확실성 발언으로 말을 정정하며 해맑게 웃는다. 어느새 계속 걸음을 옮겨 고양이 카페 앞에 도달하자 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가기 전, 건우 쪽을 바라보며 질문한다.
"근데, 들어가서 먼저 먹을 거리를 주문한 다음에 고양이들과 노는거야?"
아무래도 처음 가보는 곳이니만큼, 정보가 확실하지 않은 것이 당연했다. 어디서 주워들은 얘기로는 마실 거리나 디저트같은 것을 주문하고 고양이들과 노는 거라고 하던데.
만약 진짜로 그런거라면 복숭아 아이스티나 초콜릿 조각 케이크같은 것도 팔고 있을까? 달달한 것이 먹고싶은 마음에 이 곳에서 팔진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마음 속으로 미리 주문 메뉴를 정해보기도 한다. -
184 건우 - 주아 (4643E+58) 2016. 7. 12. 오후 8:37:46야옹, 야옹 거리는 울음소리가 가득한 고양이 카페. 털이 날릴까봐,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을까봐 불안해하는 사람이 꽤 있지만 사실, 어느 카페가 다 그렇듯이, 고양이 카페 역시 위생적으로는 상당히 깔끔하다. 아무래도 고양이가 깔끔한 동물이기도 하고, 동물이 있으면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다른 카페보다 더욱 더 깔끔하게 관리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오늘 이 순간을 위해서, 난 며칠전부터 이곳저곳을 알아보면서 좋은 장소를 몰색했다. 이곳이 위생적으로 깨끗하고, 귀여운 고양이들이 많고,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도 이미 다 알아둔 상태다. 동물을 좋아하는 주아에게 있어서 이곳만큼 매력적인 장소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 내가 생각한대로 주아는 고양이 카페로 향하는 내내 잔뜩 기대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15분 정도 걸어 고양이 카페 근처에 도착한 후에 왼손으로 고양이 카페를 가리키자, 주아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엄청 기대가 된다면서 좋아하기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나를 믿어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면, 콩깍지일까?
살짝 겸연쩍어서 카페를 가리킨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렸다. 전부터 느낀거지만, 주아는 나를 비행기를 너무 태우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내 여자친구가 나를 칭찬해주면 기분이 좋긴 하지만 가끔은 부끄러울때도 있다. 나는 어디까지나 사실만을 이야기하지만, 주아는 가끔 과장해서 얘기할때가 있으니까. 아니, 어쩌면 주아의 입장에선 주아 역시 자신의 입장에선 사실만을 이야기하는 걸수도 있으려나. 어느쪽이건 조금 낯간지러우면서도 부끄러운건 사실이었다.
그런 생각들을 하는 동안, 우리들은 어느새 카페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막 들여가는 찰나, 주아에게서 질문이 하나 날아왔다. 그다지 이런 곳은 와본적이 없구나 라는걸 느끼면서 나는 그 질문에 대답했다.
"응. 먹을 거리를 주문한 다음에 고양이들과 노는거야. 사실 카페 입장에서도 장사를 하는건데,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고 고양이하고 놀기만 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잖아? 그래서 보통은 먹을 거리를 주문한 다음에 자리에 앉아서 고양이들과 놀면서 먹을 것을 즐기는 그런 구도야."
최대한 주아가 알아듣기 쉽도록 이유를 첨부해서 주아의 질문에 대답했다. 혹시라도 궁금한게 있으면 얼마든지 물어보라고 말을 덧붙인 후, 나는 문을 열고 주아와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 딸랑거리는 문의 방울소리와 함께 고양이들의 울음소리가 작게 주변 여기저기에서 울리는게 들려왔다.
주변을 바라보니, 정말로 다양한 종류의 고양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개중에는 우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들도 있었으며, 졸린듯이 하품을 하는 고양이도 있었으며, 우리가 들어오는건 관심없다는 듯이 도도한 느낌을 주고 있는 고양이들도 있었다.
수많은 고양이들의 야옹, 야옹 거리는 귀여운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안쪽으로 향했다. 신고 있는 신발을 벗은 다음, 슬리퍼로 갈아신고서, 카운터 쪽으로 천천히 다가간 후, 나는 조심스럽게 잡고 있는 깍지손을 놓았다.
그리고 전에 카페에 갔을때처럼, 나는 주아에게 자리를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굳이 주문을 하는데 두 사람이나 필요하진 않을테니 말이다.
"주아야. 주문하고, 음료와 먹을거리 가져가는건 내가 할테니까, 너는 자리 좀 잡아주지 않을래? 가기 전에, 뭐 먹고 싶은지 말해주는 거 잊지 말고. 아. 자리 잡은 다음에 먼저 고양이들과 놀고 있어도 괜찮아."
주문하고서 음료와 먹을거리가 나오려면 약간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시간동안 그저 무작정 주아를 기다리게 하기도 미안한지라, 나는 고양이들과 먼저 놀고 있으라고 말했다. 이 카페에는 귀여운 고양이들이 가득이니, 주아라면 충분히 제대로 즐길 수 있겠지.
나중에 먹을거리와 음료를 들고서 자리에 도착했을 때 두 눈을 반짝이면서 행복해하고 있을 주아의 모습을 살짝 상상해보니,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엄청나게 귀엽지 않을까? 그 모습은? -
185 주아 - 건우 (77162E+59) 2016. 7. 12. 오후 9:32:19고양이 카페에 도착한 후, 오늘을 위해 열심히 코스를 짜고 미리 와보고 했을 건우의 노력에 고마워하며 그를 칭찬해주자, 건우는 부끄러운건지 저의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그 모습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다. 왜 저렇게 부끄러워 하는거지? 나는 정말로, 내가 느낀 그대로를 표현하는건데.
그러나 혹시나 건우가 민망해할까봐 직접적으로 그 의문점을 밖으로 드러내 묻지는 않고 그저 걸음을 옮겨서 고양이 카페 앞에 도착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처음 와본 곳이니 만큼, 어느 정도는 정보를 알고 들어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들어가기 전, 건우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러자 건우는 조금도 귀찮아하는 기색이 없이, 오히려 자신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유까지 들어주며 질문에 대답해준다.
아하, 그런거구나. 안 그래도 그냥 고양이들하고 놀기만 하면 카페 사장님들은 이런 카페를 어떻게 운영하나, 싶은 궁금증 아닌 궁금증이 있던 차에, 건우의 대답은 자신의 모든 의문점을 깔끔하게 해결해준다.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드디어 카페 안으로 들어선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울리는 딸랑거리는 문의 방울소리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고양이들의 귀여운 울음소리에 기대감으로 부푼 마음은 도무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주변을 바라보니 자신들을 빤히 바라보는 고양이, 하품하는 고양이, 이 쪽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는 도도한 고양이 등 여러 고양이들이 보여서 저절로 자신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난다. 어떡해, 너무너무 귀여워!
건우를 따라 안 쪽으로 향하며 슬리퍼로 갈아신고, 카운터로 다가간 후에 건우와 깍지 끼었던 손을 조심스럽게 놓는다. 조금 아쉬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카페를 제대로 즐기려면 서로 손을 놓아야만 했으니까.
이어서 건우가 저가 주문을 할테니 자신은 자리를 잡아달라고 말하는 것에 순간 무언가를 말하려다 멈칫한다.
이번에는 내가 주문을 하고 내가 돈을 내겠다고 말하려고 했으나, 건우는 이런 것은 남자 친구인 자신이 해야한다면서 거절할 것이 안봐도 뻔했다. 그렇지만 첫 데이트인 만큼 건우와 이런 사소한 것으로 실랑이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조금 불편한 마음을 뒤로 하고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그래도 언젠가는 꼭 내가 사야하는데...
"으응...나는 복숭아 아이스티로 부탁할게. 좋은 자리 잡아놓을 테니까, 꼭 빨리 와야돼?"
결국은 어쩔 수 없이 건우에게 부탁한다고 얘기하며 왠지 모르게 미소를 짓고있는 건우에게 꼭 빨리 오라고 당부한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잡으러 앉아서 먹을 수 있게 탁자들과 의자들을 배치해놓은 쪽으로 걸어간다.
가만히 엎드린 채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도, 높은 곳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고양이도, 전부 빨리 쓰다듬어주고 싶었지만, 일단은 자리를 잡는 것이 우선이었다.
어디가 좋을까? 입구 쪽은 너무 부산스러울 것 같고, 안쪽이 더 낫겠지? 빈 자리를 둘러보며 천천히 안쪽으로 향하던 중, 제법 넓은 창문 옆에 햇빛이 따스하게 들어오는 빈 자리 2개를 발견한다. 아, 럭키!
마치 전에 그 카페에서처럼 나름 좋은 자리를 잘 찾은 것 같은 느낌에 기분 좋게 웃으면서 그 곳으로 걸어가 메고있던 크로스백을 한 쪽 의자 위에 내려놓는다.
"자, 이제 자리는 잡았고. 건우가 올 때까지 고양이들을 보고 있을... 응?"
조용히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던 도중, 저 멀리서 바닥에 앉아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흰 고양이와 눈이 마주친다. 와아, 예쁘게 생겼다!
도도해보이지만 왠지 모를 아름다움도 갖춘 고양이의 모습에 속으로 감탄하곤 밝게 웃으며 인사하듯이 손을 흔들어본다. 그러자 그런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던 고양이가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천천히 자신을 향해 똑바로 걸어온다. 그리고는 자신의 바로 근처에 멈춰서서는 자신의 다리에 저의 몸을 비비적거리는 고양이를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와아, 귀여워라! 예뻐해달라는거야, 야옹아?"
마치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듯이 야옹, 하고 울음소리를 내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고양이의 모습에 결국은 그 자리에 쪼그려앉아 그 고양이를 머리에서부터 등까지 쓰다듬어준다. 그러자 고양이는 기분좋은 듯한 울음소리를 내며 자신의 손길을 즐긴다. 그 모습에 정말 행복한 듯이 웃으면서 계속 고양이에게 말을 걸어보기도 한다.
"기분 좋아, 야옹아? 너 정말정말 예뻐. 엄청 순하네? 아이, 예뻐라~"
그렇게 흰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자 어느새 자신의 등 뒤에는 얼룩무늬 고양이가 스리슬쩍 다가와 저도 예뻐해달라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 모습에 귀여워 죽겠다는 듯 마음 속으로 작게 기쁨의 비명을 지르다가 다른 쪽 손으로 그 고양이를 쓰다듬어준다. 정말, 여기 다들 왜 이렇게 순하고 귀여운거야! 새삼 건우의 선택이 정말 완벽한 장소를 골랐다는 생각에 정말 고맙다고 몇 번이나 속으로 중얼거리며 고양이들과 함께 건우를 기다린다. -
186 건우 - 주아 (4643E+58) 2016. 7. 12. 오후 10:47:40주문을 할 동안 자리를 잡아달라는 말을 하자, 주아는 뭔가를 말하려다가 멈칫하는 모습을 나에게 보였다. 대충 왜 그러는지는 짐작이 갔다. 저번에 한번 카페에 갔을때도 이런 적이 있었고, 그때도 내가 주문을 했고 주아가 자리를 잡았다. 아마 그때 나에게 얻어먹은게 마음에 걸리는게 아닐까? 하지만 미안. 주아야. 그래도 첫 데이트만큼은 나도 양보할 수가 없거든. 물론 내가 오늘 데이트 비용을 다 쓸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이것만큼은 하고 싶어. 그러니까 이번만큼은 미안하고, 나를 이해해 줘.
주아에게 정말로 미안한 감정을 느끼면서 나는 작게 마음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분명히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주아가 날 많이 아는 것처럼, 나 역시도 주아를 많이 알고 있다. 내가 아는 주아는 그런 아이였다.
인터넷을 보면 남자친구를 지갑으로 아는 여자애들도 많다고 한다. 물론 그것이 조작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주아는 그러는 애가 아니었다. 오히려 나에게 못해줘서 마음 아파할 아이였다. 그런걸 잘 알고 있기에 괜히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지금만큼은 내가 남자친구로서 사주고 싶었기에 나는 애써 그 미안함에서 눈을 돌린 후에, 복숭아 아이스티를 마시고 싶다는 주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받자마자, 바로 갈테니까 가서 기다리고 있어. 빨리 갈테니까."
주아를 보낸 뒤에, 나는 바로 카운터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고, 내가 먹을 아이스 카페라떼 커피와 치즈케잌, 그리고 주아가 먹을 복숭아 아이스티와 치즈케잌을 각각 주문했다. 음료만 먹기에는 아무래도, 배가 고플테니까 치즈케잌도 같이 주문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
전에 카페에 갔을때 치즈케잌을 맛있게 먹던 주아의 모습이 절로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또 다시 미소가 지어졌다. 정말로 나는 중증인걸까? 자꾸만, 주아가 행복해하는 모습이 떠오르고, 그 모습이 보고 싶어지고, 절로 미소 짓게 된다. 하기사, 주아와 거리를 띄우려고 한 것도 따지고 보면 주아의 행복을 바래서 한 행동이었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느끼면서 난 정말로 주아를 좋아한다는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때, 모든 것이 박살날 것을 감안하고 말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덕분에 지금의 나와 주아는 서로를 향해서 한 걸음씩 나아갔고 거리가 0가 되어서, 지금은 소꿉친구 이상의 관계가 되었으니까.
"7500원입니다."
"여기 만원이요."
계산해주는 점원 누나에게 만원을 내민 후에 거스름돈으로 2500원을 받고, 나는 음료와 먹을거리가 나올 것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에 있는 고양이들을 잠시 동안 구경했다. 야옹, 야옹 거리는 고양이들 중 일부는 호기심 가득한 두 눈을 깜빡이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쓰다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 혼자서 온게 아니라, 주아와 함께 온 자리이기에 자제하기로 했다. 분명히 저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를테고, 나도 모르게 주아에게 가는게 늦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빨리 오라고 한 만큼, 주아에게 가기 전엔 고양이들과 노는건 자제하기로 했다.
그 대신 느긋하게 낮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도중, 카운터 누나에게서 음료가 나왔다는 말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시원해보이는 아이스 카페라떼와 복숭아 아이스티, 그리고 치즈케잌 2개가 쟁판에 담겨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조심스럽게 쟁반을 잡고 나는 주아가 있을 자리를 찾아보았다. 움직이는 고양이들도 있었기에 자칫 잘못하면 쟁반을 놓칠수도 있는만큼, 평소보다 좀 더 신경써서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그렇게 주아가 어딨는지를 찾는 도중, 저 안 쪽 넓은 창문 근처 자리에 주아가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번에 카페에 갔을때처럼 정말로 멋진 자리를 잡은 모양이었다. 좋은 자리를 잡은 것에 고맙다고 느끼면서 천천히 나는 주아를 향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내가 올때까지 고양이들과 재밌게 놀고 있었는지, 주아는 행복한 표정으로 웃으며, 흰 고양이 한 마리와 얼룩무늬 고양이 한 마리를 머리에서 등까지 쓰다듬고 있었다. 동물을 좋아하는만큼, 저 고양이들은 주아의 눈에는 정말로 귀엽게 보일 것이다. 내가 봐도 저렇게나 귀여운데, 주아의 눈에는 오죽할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앞으로 나아간 후에, 주아가 앉아있는 자리 앞 테이블에 쟁반을 내려놓은 후에 주아의 앞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행복해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조금 짖궂게 물어보았다.
"그렇게 고양이가 귀여워? 남자친구로서 살짝 질투도 느껴지는데? 아아. 다음 생애는 꼭 주아네 집의 고양이로 태어나야겠는데? 그러면 나도 귀여움 많이 받고 좋을테니까."
그렇게 말하고서 나는 주아의 앞에 복숭아 아이스티와 치즈케잌을 놓았다. 그리고는 살짝 웃으면서 말을 덧붙였다.
"치즈케잌은 서비스. 아무것도 안 먹으면 배가 고프잖아? 점심때인만큼 배도 채우면서 시간 보내야하지 않겠어? 여기 치즈케잌 부드러워서 맛있어. 먹어봐." -
187 주아 - 건우 (67128E+56) 2016. 7. 12. 오후 11:43:06저가 주문을 하는 동안 자리를 맡아달라는 건우의 부탁에 무언가를 말하려다 결국은 포기하고 알겠다고 대답한다. 건우는, 누가 뭐래도 하겠다면 하는 아이. 더군다나 이렇게 연인으로서의 첫 데이트라면,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저가 계산하겠다고 얘기할 아이였다. 남자 친구로서 이렇게 데이트 장소도 알아보고 한 만큼, 지금도 남자 친구로서 사주고 싶어 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고집을 부려볼까, 하는 생각은 약간의 불편함 속에 고이고이 접어넣고는 건우에게 빨리 오라고 한 후에 자리를 잡으러 움직여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뗀다. 여기서 자신이 고집을 부려봤자 해결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여자 친구로서 남자 친구의 호의를 기쁘게 받아들이자.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렇지만 역시 아무래도 계속 마음에 걸리는 만큼, 자리만큼은 아주아주 좋은 자리로 고르기로 한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마침 그런 자신을 위해 있는 듯이, 넓은 창문 근처에 빈 자리가 2개 있다. 따스한 햇살도 느껴져 척봐도 좋아보이는 자리에 기쁘게 그 곳에 크로스백을 내려놓곤 자신에게 다가온 고양이들과 놀면서 건우를 기다린다.
계속 쓰다듬어도 더 쓰다듬어 달라는 듯 야옹거리는 고양이들이 너무너무 귀엽고 예쁘게 느껴져서 얼굴에서 웃음이 떠날 줄 모른다.
"그래, 그래~ 알았어. 예뻐해줄게. 진짜로, 너희들 너무너무 예쁘다. 어떡해...!"
완전히 도도해서 사람의 손길을 피하는 고양이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 외로 이 고양이 카페에는 소위 말하는 개냥이들도 많은 모양이었다. 아마도 나말고도 수많은 다른 사람들의 손길도 거쳐서 그렇겠지?
그렇게 정신없이 고양이들과 놀다가 테이블에 쟁반이 내려놓아지는 소리와 의자에 앉는 소리에 그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려본다. 아니나다를까, 그 곳에는 어느새 음료와 먹을거리를 받아온 건우가 앉아있었다.
건우가 왔으므로 이제 고양이들을 쓰다듬던 손길을 거두고는 그 고양이들에게 다시 인사하듯이 손을 흔든다. 그런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고양이들은 대답해주듯이 야옹, 하고 울더니 다시금 제 갈 길을 간다.
고양이들이 가는 것을 잠시 지켜보다 장난스레 웃으면서 다음 생에는 자신네 집의 고양이로 태어나야겠다는 건우의 말에 덩달아 키득키득 웃으면서 몸을 돌려 건우와 마주보고 제대로 앉는다.
"응, 완전 귀여워! 이젠 고양이에게도 질투하는거야? 그러면 다음 생에는 꼭 우리 집 고양이로 태어나봐. 내가 매일매일 품 속에 꼬옥 끌어안고 맨날 볼 비비면서 예뻐해 줄테니까."
농담을 많이 섞어 진담을 표현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정말로 매일매일 예뻐할 테니까. 아마 안놔줄지도 모르겠지만?
"으음, 그렇지만 말야. 고양이인 건우도 좋지만, 역시 나는 이렇게 사람인 건우가 좋아. 그래야지 이렇게 멋진 내 남자 친구도 되어줄 수 있는거잖아? 난 귀여운 것도 좋지만, 역시 남자친구에 있어서는 멋있는 것이 더 좋아. 그러니까 고양이들 너무 질투하지마. 난 고양이들보다도 지금의 네가 정말, 정말 좋아."
농담에 이어서 이번에는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건우도 저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해주는 만큼, 자신도 조금 더 용기를 내본다.
그러나 막상 말하고보니 조금 쑥스러워져서는, 화제도 돌릴 겸 재빨리 건우의 말을 따라 자신 앞에 놓인 복숭아 아이스티와 치즈 케잌을 보고는 순수하게 기뻐한다.
"우와! 역시 건우야. 센스가 짱인걸? 그럼 맛있게 잘먹을게!"
옆에 놓여져있는 포크를 집어들고는 치즈케잌을 한 입 크기 정도의 덩어리로 자른 후 입 안에 넣는다. 촉촉하고도 부드러운 치즈케잌의 식감에 저절로 얼굴에 웃음꽃이 환히 피어난다. 이어서 복숭아 아이스티도 한 모금 쭉 들이켜 그 달콤한 맛을 즐긴 후에 건우를 바라보며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진짜진짜 맛있어! 배고파서 그런가? 으응, 역시 네가 사줘서 그런가봐. 정말 맛있어! 엄청 부드럽고 달달해. 너도 어서 먹어봐. 아, 너는 이미 이 맛을 알고있나? 그래도..."
문득 건우가 먼저 이 곳에 와봤다는 사실에 말 끝을 살짝 흐리면서도 어쨌든 건우에게 먹어보라고 권유한다. 그런데 말야, 그건 둘째 치고라도 이 케잌과 아이스티, 진짜진짜 맛있다! -
188 건우 - 주아 (79E+57) 2016. 7. 13. 오전 12:34:07쟁반을 내려놓고, 주아의 앞 자리에 앉은 후, 주아의 몫인 복숭아 아이스티와 치즈 케잌을 주아의 앞에 놓고, 내 앞에는 내 몫인 아이스 카페라떼와 치즈 케잌을 앞에 놔두고서 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조금 짖궂게 주아에게 말해보았다.
물론 고양이에게 질투를 할 정도로 난 속 좁은 남자는 아니다. 그저, 주아가 너무 고양이를 귀여워하기에, 나름 장난을 쳐볼까 해서 조금 짖궂게 물어본 것이다. 다음 생애는 주아의 집에 고양이로 태어나보겠다는 질문을 던지면서도, 주아가 난감해하면 어쩌나라고 조금 고민이 된 것도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이곳에 오기 전에, 내가 살짝 짖궂은 장난을 친 것도 있다보니, 약간 마음에 걸리는 것도 사실이었다. 혹시나 장난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정말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사과를 하면 어쩌나 해서.
하지만, 주아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키득키득 웃으면서 내 말에 반격을 해 왔다. 만약 내가 자신의 집의 고양이로 다시 태어난다면, 매일매일 품 속에 꼬옥 끌어안고 볼을 비비면서 예뻐해준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반격해왔다.
거기서 끝났으면 그냥 장난으로 끝났겠지만 이어 주아는 너무나도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인 내가 더 좋다고, 고양이들보다도 지금의 내가 정말, 정말 좋다고 말해왔다. 거짓이 전혀 없는 너무나도 솔직한 표현. 전반이 장난기가 가득한 말이었다면 이건 정말로 순수하게 나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말이었다.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살짝 얼굴이 붉게 물드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고개를 피하거나 하진 않았다. 지금의 그 말이 너무나도 기쁘고 좋았으니까.
"고마워. 나도 고양이보다도, 그 어떤 이들보다도 네가 정말로, 정말로 좋아. 후훗. 이걸로 쌤쌤이려나?"
가볍게 웃는 도중에 들리는 주아의 감사표시를 들으면서 나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 몫의 아이스 카페라떼를 한 모금 마셔보았다. 얼음이 동동 떠있는 차가운 카페라떼는 지금처럼 더워지는 날씨에 정말로 딱 맞았다. 더위를 식혀주는 차가움과 우유가 섞여있는 부드러움. 그 2개의 조화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이 아이스 카페라떼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만약 알게 된다면 이 부드러움을 주아에게도 나눠줄 수 있을텐데 말이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또 다시 한 모금 커피를 마셔보았다. 그러는 도중, 치즈 케잌이 너무너무 맛있고 부드럽고 달달하다고 나에게 추천하는 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웃으면서 커피를 내려놓은 후에, 치즈 케잌을 포크로 한 입 크기로 자른 후, 먹어보았다.
저번에도 여기에 한번 왔을 때 먹었을때도 느낀거지만, 정말로 이곳의 치즈 케잌은 너무나도 부드럽고 달달했다. 식감은 물론이고, 끝맛까지 너무나도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보통 치즈케잌은 약간 느끼한 맛이 남아있기 마련인데 이곳의 치즈케잌은 너무나도 부드럽고 달달했고, 또한 단백했다.
느끼한 맛이 없는 치즈케잌. 이런걸 어디서 또 먹어볼 수 있을까? 이 치즈케잌을 주아에게 꼭 먹게 하고 싶었는데, 그 바램이 지금 이뤄졌다. 그래서일까?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행복해하는 주아의 모습을 잠시 동안 바라보다가, 나는 한가지를 떠올리고 포크로 내 몫의 치즈케잌을 한 입 크기로 잘라낸 후에, 포크로 콕 찍었다. 그리고 그것을 내 입이 아니라, 주아에게로 살며시 다가갔다. 그리고 부드럽게 눈 웃음 지으면서 말했다.
"자. 아~~"
살짝 부끄럽긴 했다. 하지만, 만약 연인이 된다고 한다면 한번쯤은 꼭 해보고 싶은 것이었다. 좋아하는 이에게 맛있는 것을 먹여주는 체험. 이런건, 역시 연인이 아니면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부끄러움을 애써 모르는 척하면서, 애써 부끄럽지 않은 척 하면서 나는 주아에게 아~~ 를 시도해봤다.
받을지 말지는 알 수 없었다. 이런 것에 주아는 상당히 부끄러움이 많은 애였으니까. 만약에 받아준다면, 정말로 기분이 좋을테고, 거부한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내가 손해를 보는 일은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주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떤 행동을 할지, 살짝 기대를 하면서, 그렇게 계속해서 나는 치즈케잌 조각을 주아에게 내밀었다. -
189 주아 - 건우 (48365E+50) 2016. 7. 13. 오전 1:27:20자신이 너무 즐겁게 고양이와 놀아서인지, 건우는 또다시 장난을 치듯이 짓궂게 다음 생에는 자신의 집의 고양이로 태어나야 겠다고 한다. 그 말에 건우가 귀엽게 느껴져서는 만약 그런다면 품 속에 꼬옥 안고 매일매일 볼을 비비며 예뻐해 주겠다고 웃으면서 반격하듯이 대답한다. 그렇지만, 역시.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낫겠지?
조금씩, 조금씩 자신도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로 결심한 만큼, 진지하게 모든 자신의 진심을 담아 고양이들보다도 건우가 정말, 정말 좋다고 얘기한다. 그런 자신의 진심이 제대로 전해졌는지 건우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저도 자신이 정말로, 정말로 좋다고 대답해준다. 그 말에 자신도 조금 홍조를 띠고는 빙그레 웃는다.
"응, 쌤쌤이야. 나도 고마워, 건우야."
주고받는 애정과 사랑. 누구 하나 치우침도, 부족함도 없이 완벽하게 서로를 위해주고 생각해주고 좋아하는 마음. 과연 이런 마음들이 없이 이보다 더 완벽한 모습의 연인이 있을까? 적어도, 자기 자신은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서로가 서로를 똑같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니까.
새삼 자신들의 모습이 정말 연인다워 졌구나 하는 생각도 하면서 건우에게 아이스티와 케잌에 대해서 감사인사를 전한다.
그리고는 그대로 케이크를 한 입 크기 정도로 잘라서 입에 넣고, 아이스티도 한 모금 마시면서 진심으로 그 맛에 감탄한다. 우와, 어떡해! 진짜진짜 맛있잖아?
저번에 그 카페에서 먹었던 맛과는 조금 다르면서도 새로운 맛을 선사해주는 케이크에, 건우에게 어서 먹어보라고 권유한다. 그러자 건우는 웃으면서 커피를 내려놓은 후, 치즈 케이크를 한 입 크기로 잘라서 먹어본다.
건우가 먹는 모습을 웃음 띤 얼굴로 바라보며 아이스티를 몇 모금 마시던 중, 다시금 케이크를 조금 잘라 입에 넣곤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역시 케이크는 정말 최고야!
케이크를 삼키고는 다시 아이스티를 마시던 중, 갑자기 건우가 저 몫의 치즈 케이크를 조금 잘라내곤 그것을 포크로 찍어 자신에게 가까이 가져오는 것에 순간 놀라 아이스티를 마시던 동작을 그대로 멈춘다. 그리고 들려오는, 일명 '아~~'.
"...!"
연인들이라면 반드시 해본다는 그 필수 코스가 지금 자신의 앞에 펼쳐졌다. 이것을 인지하기 시작하게 다시금 얼굴이 조금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이, 이, 이거 먹어도 되, 되는거야?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자신 바로 앞의 케이크를 바라보던 시선을 올려 건우의 얼굴을 바라보지만, 건우는 정말 태연한 모습이었다. 저, 정말로 나에게...?
여전히 붉어진 얼굴로 어쩔 줄 몰라하며 케이크와 건우를 번갈아 쳐다보다 결국 큰 결심을 한 듯, 두 눈을 꼭 감고는 건우가 건네는 케이크를 합, 하고 받아먹는다.
부끄러움에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우물우물 케이크를 씹고는 꿀꺽 삼킨다. 확실히, 엄청 달았다. 똑같은 케이크겠지만 자신이 직접 먹는 것하고는 전혀 달랐다. 건우가 먹여줘서 그런지 훨씬 더 너무너무 달달한 느낌. 그렇지만 서서히 눈을 뜨고 건우에게 조금 삐죽 입을 내밀며 얘기한다.
"원래 이런 건 여자 친구가 남자 친구에게 해주는 거잖아. 먼저 선수 쳐버리면 어떡해! 복수할거야. 자, 너도 아~~"
자신도 건우에게 먹여주고 싶은 마음에 짐짓 복수라고 명분을 내세우며 자신 몫의 케이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적당히 자른 후 그것을 찍어 건우에게 내밀며 똑같이 아~~를 시도해본다.
아까 전에 입을 삐죽 내밀었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대신 조금 홍조를 띤 채 방긋 웃으며 건우를 바라본다. -
190 건우 - 주아 (79E+57) 2016. 7. 13. 오전 2:31:35치즈 케잌을 한 입 크기로 자른 후, 나는 주아에게 일명 '아~~' 를 시전했다.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역시 부끄러운건 사실이었다. 단지, 여기서 내가 부끄러워하면, 왠지 모르게 어색하게 이어질 것 같아서 나는 애써 부끄럽지 않은 척하면서 부끄러움에서 눈을 돌렸다. 그러자 주아의 얼굴은 조금씩 빨갛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역시나 예상한 반응이었다. 주아와 사귀게 되고나서부터 알게 된 사실이지만, 주아는 이런 것에 상당히 약한 면이 있었다. 아직 익숙치 않으니까 당연한거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연인다운 행동을 하면 금방 얼굴이 빨개지는 면이 있었다.
나중에 데이트가 끝날때쯤에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짓게 될지 살짝 기대해보면서, 나는 작게 웃으며 어서 먹으라는 식으로 좀 더 포크를 주아에게 가까이 가져갔다.
내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던 주아는 살며시 시선을 올려서 내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나와 주아의 눈이 마주쳤다. 마주친 눈 너머로 크게 당황하는 주아의 마음이 비치는 것 같았다. 확실히 지금까지는 한번도 이런 적이 없으니까 당황할만도 하겠지. 그런 귀여운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싱글벙글 웃었다.
이어 케잌과 나를 번갈아서 바라보던 주아는 두 눈을 꼬옥 감더니 내가 내민 케잌을 입에 쏙 집어넣었다. 부끄러워하면서 눈을 꼬옥 감은채로 입을 우물우물 거리는 모습은 작은 동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변에서 야옹, 야옹 거리면서 우는 고양이들 중 일부의 시선을 느끼면서 나는 주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지금 주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것도 아니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무리 연인사이라고 해도 주아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싫어하는 것 같진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때? 맛있어?"
귀여운 모습을 마음껏 만끽하면서, 주아에게 치즈케잌이 맛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렇게 물어보고서 다시 아이스 카페라떼를 먹으려는 순간, 주아는 눈을 서서히 뜨더니, 갑자기 입을 삐쭉 내밀면서 나를 바라보면서 먼저 선수를 쳤다면서 투정을 부리면서 복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서 아~~ 를 외치면서 자신의 케잌을 한 입 크기로 자르더니 나에게로 내밀었다. 입을 삐죽 내밀면서 투정을 부리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볼에 홍조를 띄고 방긋 웃으면서 주아는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에이. 그런 법이 어딨어? 먼저 하고 싶은 사람이 하면 되는거지. 그건 그렇고 역시 나도 해야하는거야? 하하하. 물론 예상은 했지만."
평범하게 자신도 해보고 싶다고 말하지 않고, 복수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모습이 정말로 주아답다면 주아답다고 느꼈다. 내 입 바로 앞까지 다가온 포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내가 먼저 시작을 했으니 여기선 나도 주아의 아~~ 에 응하는게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하지만 막상 먹으려니까 살짝 부끄러운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 살짝 얼굴이 근질근질하다는 느낌? 묘하게 두근거리는 느낌?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냥 치즈 케잌을 받아서 먹는 단순한 행동일 뿐인데, 이 단순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 묘하게 두근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방금 전, 주아도 나와 이런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걸까? 내가 줄땐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막상 받아먹으려니 조금 두근거리는 감정이 커져가고 있었다. 심장 고동 소리를 작게 느끼면서, 나는 입을 벌린 후에 주아가 내민 치즈 케잌을 받아먹고 입 안에서 천천히 씹어보았다.
확실히 이곳의 치즈 케잌은 부드럽고 단백하면서 맛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왜일까? 주아가 준 치즈 케잌은 방금 전에 먹었던 치즈 케잌보다 좀 더 부드럽고 달콤하면서도 더욱 더 단백하게 느껴졌다.
마치, 주아의 치즈 케잌이 내 치즈 케잌이 더 맛있게 만들어진건 아닐까라는 의문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건 아닐 것이다. 내주는 치즈 케잌마다 맛이 다를리는 없을테니까. 그러니까 이 치즈 케잌이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나에게 이걸 먹이고 싶다는 주아의 마음이 가득 들어가 있어서가 아닐까?
"너무 맛있는데? 이거. 왜 연인들이 그렇게 아~~ 를 하는지 알 것 같아. 솔직히 말하자면 한번 더 해주고 싶은 기분이야."
진심이었다. 너무나도 맛이 좋은 이 치즈 케잌을 다시 한번 주아에게 먹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또 하면 주아는 또 나에게 먹여주려고 할테고, 그럼 나는 또 주아에게 먹여주려고 할테고, 주아는 또 나에게 먹여주려고 하는 것을 반복할테니, 서로의 치즈 케잌이 다 떨어질때까지 계속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나는 그렇게 해도 상관은 없지만 주변에서 보면 너무나도 우스운 광경일테니, 지금은 자제하기로 했다.
나와 주아의 연인으로서의 발걸음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앞으로 살면서 기회는 여러번 있을테니, 그 기회때 다시 한번 아~~ 를 시도해보기로 하고 나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한 모금 가볍게 마셨다.
"그러고 보니, 이런 곳은 고양이용 간식도 파는데, 한번 산 다음에 고양이에게 먹여볼래?" -
191 주아 - 건우 (10523E+54) 2016. 7. 13. 오후 7:48:48어, 어쩌지... 자신 앞에 있는 건우가 건네는 치즈 케이크를 내려다보며 조금 당황스러워 한다. 이건 분명 연인들끼리는 반드시 해본다는 '아~~' 임이 틀림없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야...그 코스를 나도, 심지어 지금 여기서, 그것도 건우에게서, 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새삼 다시금 느껴지는 연인이라는 사실에 조금 얼굴을 붉히며 어서 먹으라는 듯, 포크를 자신에게 더 가까이 가져오는 건우에게로 케이크를 바라보던 시선을 옮긴다.
부끄럽지 않은 건지, 아니면 부끄럽지 않은 척하는 건진 잘 모르겠지만 자신과 확실하게 눈을 마주치며 싱글벙글 웃는 건우는 매우 신나보인다. 그 모습에 왠지 모르게 더더욱 창피해진다. 뭐야, 지금 내 반응 즐기고 있는거지? 그렇지?
그렇지만 역시, 조금쯤은 자신도 이런 것을 해보고 싶었기에, 케이크와 건우를 번갈아보며 갈등하다 결국은 두 눈을 꼭 감고 건우가 내민 케이크를 합, 하고 받아먹는다.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우물우물하며 케이크를 먹는다. 지금 다행히 근처에 사람들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있었다면 절대로 고개를 들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렇지만, 역시, 케이크는 너무 맛있었다.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치즈케이크는 자신의 입 안에서 저의 맛을 더욱 진하게 퍼뜨리더니 자신이 케이크를 삼키자 그 여운을 조금 남긴 채 사라진다. 아까 자신이 스스로 이 케이크를 먹었을 때보다도 더 진하게, 더 달달하게 느껴지는 이 맛은, 도대체 어째서일까? 달라진 점이라고는 건우가 먹여줬다는 것밖에 없는데. ...아, 그거구나.
잠시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그 맛을 음미하던 중, 건우에게서 맛있냐는 질문이 들어온다. 그 질문에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인다.
"응, 진짜진짜 맛있어! 건우, 네가 직접 먹여줘서 그런가봐. 내 것보다 훨씬 더 맛있어."
솔직하게 얘기하며 작게 웃어버린다. 그렇지만 말야, 역시 이런 건 여자 친구가 남자 친구에게 시전해야하는 거잖아? 그것도 애교를 부리면서 말야.
그러나 애교에는 자신이 없는 만큼, 어째야하나 고민하다가 좋은 생각이 난 듯, 눈을 뜨고는 복수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서 이번엔 자신이 방긋 웃으며 건우에게 '아~~'를 시전한다.
건우는 물론 예상은 했지만 자신도 해야하는거냐며 웃어버렸고, 그 말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당연한 거 아냐? 여자 친구의 역할을 가져간 벌이야. 자, 아~~"
건우는 자신이 내민 포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것을 받아먹고는 천천히 씹기 시작한다. 아, 먹어줬다!
그 모습을 귀엽다는 듯 배시시 웃으며 지켜본다. 어떨까? 건우도 내가 먹고서 느꼈던 것처럼 맛있어 할까?
이어서 그런 자신의 궁금증에 답해주듯 건우는 너무 맛있다며, 연인들이 왜 그렇게 서로 먹여주려 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한다. 그 말에 동의하듯 키득키득 웃으며 입을 연다.
"나도 그래. 다른 연인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동안은 솔직히 닭살 돋는다고 생각했거든. 그치만 직접 해보니까 으음...조, 좋은 것 같아."
서로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들 중 하나인 만큼 솔직하게 좋다고 표현하지만 역시 직접 입 밖으로 내뱉기에는 아직은 조금 부끄러웠다. 그런 부끄러움을 잊고자 괜히 재빨리 자신의 아이스티의 빨대를 물고는 몇 모금 마시면서 시선을 살짝 아래로 내린다.
그러나 그렇게 내려간 시선은 곧이어 건우가 고양이용 간식도 파는데 사서 먹여볼래? 하고 제안해오자 다시 올라와서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시는 건우와 눈을 마주친다.
"우와, 진짜? 여기 고양이 간식도 팔아? 잘됐다! 안 그래도 나만 맛있는 거 먹어서 고양이들한테 미안했는데. 응응, 먹일래! 같이 먹이자!"
전혀 몰랐다는 듯, 해맑게 웃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는 건우가 앉아있는 자리 옆으로 빠르게 걸어가서는 그의 오른팔 부근을 양손으로 꼬옥 잡고는 빨리, 빨리! 하고 어린 아이가 보채듯이 얘기하며 웃음 가득한 얼굴로 건우를 바라본다. -
192 건우 - 주아 (79E+57) 2016. 7. 13. 오후 8:28:07드라마나 소설, 혹은 만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아~~ 는 설마 내가 이 나이에 하게 될거라고는 나조차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물론 언젠가 좋아하는 이가 생기고, 그 여자애와 연인이 되면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한 적은 있다. 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연애는 조금 더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설사 내가 아~~ 를 하더라도 그건 필시 먼 미래의 일일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람 앞 일은 정말 알 수 없는 모양이었다. 방금 전에 내가 주아에게 아~~ 를 시전하자 주아는 반격하듯이 나에게 아~~ 를 시전했다. 조금 부끄러운 감정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피하지 않고, 나는 그것을 입에 쏘옥 집어넣었다.
오물, 오물. 천천히 입 안에 넣고 씹으면서 나는 이런게 행복이로구나 라는 느낌을 느꼈다. 그리고 그건 나만이 느낀게 아닌지, 주아는 배시시 웃으면서 행복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왜 연인들이 그렇게 아~~ 를 하는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그 생각을 주아에게 표현하자 주아는 자신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자신도 좋은 것 같다고 대답해줬다. 물론 그 말이 부끄러운지, 끝 부분은 살짝 더듬는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스티를 빨대를 물고 쪼옥 빨면서 시선을 밑으로 내려버렸다.
풋풋한 주아의 모습에 생긋 웃으면서 나 역시도 아이스 카페라떼를 천천히 마셨다. 방금 전에 있었던 일 때문일까? 아이스 카페라떼는 아까전보다 훨씬 더 부드릅게 느껴졌다. 분명히 같은 카페라떼건만, 왜 이리 맛이 차이가 나는건지에 대해서는 나도 알 수 없었다. 이 아이스 카페라떼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맛있어지는 음료일리는 없을테고, 역시 주아와의 이 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절로 맛있고 부드럽게 느껴지는걸까?
그렇게 먹고서 살며시, 주아에게 고양이용 간식을 사서 고양이들에게 줘보겠냐고 물으니 주아는 바로 내렸던 시선을 올려 나와 눈을 마주쳤고, 해맑게 웃으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선 빨리 먹이자면서 나 오른팔을 부드러운 양손으로 꼬옥 붙잡고 어린 아이가 보채듯이 나를 조르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어도 동물에 끔뻑 죽는 모습은 정말 변함없다고 느끼면서 나는 마시고 있던 아이스 카페라떼를 내려놓고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네가 먹이고 싶다면 당연히 먹여봐야지. 그럴려고 여기로 온 거기도 하니까. 정말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여기저기 알아본 보람이 있는데?"
첫 데이트는 정말로 즐겁게, 완벽하게 하고 싶었기에, 나는 정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알아봤다. 친구들에게도 물어보고, 인터넷을 뒤져보기도 하고, 지우에게도 물어보고, 중학교 때 같이 밴드를 한 이들에게도 물어보았다. 그렇게 추천을 받은 여러 장소를 일일히 돌아다니면서 나는 어떤 곳이 좋을지 나름대로 생각해봤고 오늘의 계획을 짰다. 이 고양이 카페는 내 계획의 1단계나 마찬가지였다.
이후에 가기 될 장소들도 주아에게 마음에 들었으면 하고,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주아가 정말로 즐거워했으면 하고, 난 내 팔을 꼬옥 잡고 있는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방금 전에 내가 주문을 했던 카운터로 다가갔다.
깍지로 손을 잡은 것도 그렇고, 남자애의 오른팔을 여자애가 두 손으로 꼬옥 잡고 있는 것도 그렇고, 이미 카운터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누나는 우리가 연인임을 짐작했는지,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주변에서 봐도 나와 주아의 모습은 연인으로 보이긴 하는구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으면서, 나는 살짝 팔에 힘을 줘서 주아가 좀 더 내 옆으로 밀착하게 했다. 어차피 연인으로서 인식되고 있다면 딱히 숨길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당당하게 행동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주아와 사귀는 건 절대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고 숨길 일도 아니었다. 이미 가족에게도, 반 친구들에게도 다 공개한 상태다. 이대로 정말로 바보 커플을 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느끼며, 나는 카운터 직원 누나에게 말했다.
"고양이 간식을 사려고 하는데 얼마인가요?"
"고양이 간식 말인가요? 한 봉지에 2000원입니다. 손님."
한 봉지에 2000원. 상당히 무난한 가격이었다. 가격을 들은 후에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들었지? 한 봉지에 2000원이래. 몇개나 살거야?"
판단은 주아에게 맡기기로 했다. 고양이에게 간식을 주는 건 어디까지나 주아가 즐거워했으면 해서 하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몇개를 살지에 대해서는 주아에게 맡기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서는 굳이 먼저 지갑을 꺼내진 않았다. 만약 여기에서도 지갑을 내가 꺼내게 된다면 주아가 너무 나만 돈을 쓴다고 한 소리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물론 값이 비싼게 아니니까, 내가 사도 별로 문제가 될 건 없겠지만 여기서 또 내가 돈을 쓰게 되면 주아의 마음이 많이 불편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내가 살 수 있지만, 네가 사고 싶다면 네가 사도 상관은 없다. 이 마음이 제대로 전달될지는 알 수 없었다. 물론 주아에게 전달이 잘 되지 않아도 내가 지갑을 꺼내서 사면 되기에 문제가 될 건 없었다.
그래도 기왕이면 잘 전달되었으면 하고 살짝 바래보았다. 돈을 쓰기 싫어서가 아니라, 이 마음이 전달이 된다고 한다면, 정말로 나와 주아는 마음까지 제대로 이어진, 천생연분의 커플로서 자리 잡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초능력자가 아닌 만큼, 그건 힘들겠지만 말이야.
주변에서 야옹, 야옹 거리는 고양이들이 나와 주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아무런 말 없이 그저 미소를 짓고 주아를 바라보았다. -
193 주아 - 건우 (43486E+58) 2016. 7. 13. 오후 9:53:38이번에는 자신이 건우에게 케이크를 먹여주자 그것을 받아먹는 건우도, 그 모습을 지켜보는 자신도,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하게 웃는다. 정말로, 그동안 수많은 연인들이 이것을 시도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보아왔지만, 자신들이 그 모습을 똑같이 재현할 줄은, 정말로 꿈에도 몰랐다.
언젠간 나도 저런 것을 해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동안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사귀어본 경험도 없던 만큼, 자신이 연인과 마주보고 서로 행복하게 웃으며 먹여주는 모습은 상상해보기만 해도 매우 낯설었다. 그렇지만, 지금에 있어서 상황은 달랐다.
이제는 자신에게도 건우라는 멋진 소꿉친구이자 남자친구가 생겼고, 서로 먹여주며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하게 웃음 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응, 정말로.
건우의 말에 동의함을 표현하며 살짝 드는 부끄러움을 애써 떨쳐버리려 아이스티 빨대를 물고는 몇 모금 마시면서 시선을 아래로 내려버린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이어지는 건우의 제안에 다시 시선을 올리고서는 해맑게 웃는다. 그리고는 곧장 건우에게로 다가가 양손으로 그의 팔 부근을 잡고 보채듯이 조르자 건우도 마시던 아이스 카페라떼를 내려놓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여기저기 알아본 보람이 있다며, 자신이 정말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하는 건우의 말에 방긋 웃는다.
"응! 여기 진짜진짜 마음에 들어! 여기저기 알아보느라 고생했지? 미안해, 그리고 정말 고마워. 건우야. 나 여기 진짜 좋아!"
몇 번이나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진심으로 마음에 든다는 것을 표현한다. 주위의 고양이들도 너무 귀엽고, 디저트도 음료도 전부 맛있어! 건우는 어떻게 이런 곳을 알아온걸까? 분명히 여기저기 물어보고 먼저 와보고 한 후에 신중하게 결정한 거겠지?
왠지 눈 앞에 선한 데이트 장소를 물색하는 건우의 모습에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그렇게 건우의 팔을 양손으로 팔짱을 끼듯이 꼬옥 잡고는 함께 다시 카운터로 걸어간다. 카운터에 서있는 직원 언니가 왠지 모르게 자신들을 귀엽다는 듯이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살짝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그냥 덩달아 배시시 웃는다.
그렇게 카운터의 앞에 도착해서는 고양이 간식을 주문하려는데, 건우가 갑자기 저의 팔에 살짝 힘을 줘서 자연스레 자신의 몸은 건우 바로 옆으로 좀 더 밀착하게 된다.
"...?!"
깜빡깜빡. 이게 무슨 일이지? 순간 멍하니 건우 쪽을 바라본다. 그, 그러고보니 지금 나, 건우에게 꼬옥 붙어있었잖아? 새삼 서로의 거리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인식하자 살짝 놀라서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휙 돌려버린다. 그렇지만 정작 떨어질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조금 더, 건우의 팔을 꼬옥 감싸고 조금 더 가까이 붙는다.
어쩌면, 건우는 우리의 사이를 자랑하고 싶어서 그러는 걸지도 몰라. 그렇다면 나도, 조금 더.
이어서 건우와 직원 언니의 간단한 대화를 듣다가 자신에게 몇 개나 살건지 질문하는 건우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건우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내가 살 수 있지만, 네가 사고 싶다면 네가 사도 상관은 없어.'
...아, 들린다. 건우의 마음. 아무 말 없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에게서 그의 마음 속 말을 포착한다. 정말이지, 10년 이상을 알고 지내서일까? 아니면 연인이 되어서일까?
어느 쪽이든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실했다. 지금, 자신에게 건우의 마음이 제대로 전해져왔다는 것.
자신이 제대로 꿰뚫어봤기를 바라며 빙긋이 웃으며 건우에게 너의 마음이 제대로 전해졌다는 뜻을 내보인다.
"2개 사자! 너 하나, 나 하나. 이번에는 여자 친구가 사줄게. 꼭 내가 사고 싶어."
이번에도 저가 사면 자신이 불편해할까봐 배려해주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며 자신이 사고 싶다는 뜻을 제대로 밝힌다. 응, 이번에는 꼭 내가 사주고 싶어.
"고양이 간식 두 봉지 주세요."
"총 4000원 입니다."
다행히 깜빡 잊지않고 챙겨온 자신의 지갑에서 4000원을 꺼내 직원 언니에게 건네고는 고양이 간식 두 봉지를 받는다. 부스럭거리는 간식 봉지 소리에 딴 곳을 쳐다보고 있던 고양이들도 일제히 고개를 돌려 자신들 쪽을 바라본다. 그 간식 봉지들 중 하나를 건우에게 건네며 문득 고양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는 것을 눈치채곤 키득키득 웃으며 건우에게 말을 건다.
"우와, 자기들 거라는 거 눈치챘나봐. 벌써부터 시선이 집중되었는걸? 우리, 고양이들에게 인기 스타 되는 거 아닐까?" -
194 건우 - 주아 (79E+57) 2016. 7. 13. 오후 10:55:57가족에게도, 반 아이들에게도 이미 다 알려진 사이. 카운터의 직원 누나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고 한다면, 숨길 이유는 없었다. 딱히 숨길 이유도 없는만큼, 보란듯이 주아를 내 바로 옆에 바짝 밀착시켰다. 그러자 주아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더니, 내 팔을 붙잡는 것에서 꼬옥 감싸서 조금 더 가까이 달라붙었다. 부끄러워하면서도 피하지 않고 내 옆에 달라붙는 주아를 사랑스럽게 잠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시선을 그렇게 오래 두진 않았다. 물론 이대로 정말 바보 커플로서 이미지가 확 박혀버리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자랑하러 온게 아니라, 고양이 간식을 사러 온 거니까.
카운터의 직원 누나에게 고양이 간식의 가격을 물어보자 누나는 한 봉지에 2000원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는 주아에게 몇개를 사고 싶냐고 물어보았다. 원래대로라면 바로 지갑을 꺼냈지만 지금은 지갑을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내 마음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주아는 살며시 웃더니 지갑을 꺼내고 직원 누나에게 2개를 사겠다고 말하고, 나에겐 이번엔 꼭 내가 사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 모습에 나는 내 마음이 잘 전달이 되었음을 깨닫고, 살며시 미소로 화답했다.
고양이 간식 두 봉지는 4000원. 당연하지만 그다지 큰 돈도 아니고, 주아에게 쓰는 돈이 아깝게 느껴질리도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지갑을 꺼내지 않은 건, 내가 계속 돈을 쓰게 되면 주아가 불편할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까전에 카페에 막 들어왔을때도 내가 주문을 하겠다고 하자, 주아는 나에게 뭔가를 말하려고 했었다. 물론 미처 말은 하지 못하고, 자리를 잡으러 갔지만, 틀림없이 그때 하려고 한 말은 자신이 계산을 하고 싶다는 말이었을 것이다. 전에 카페에서 나에게 얻어먹은 것을 많이 미안해한게 바로 주아였다. 이번에도 내가 주문하고 계산하는 행위에 미안함을 느끼고 불편함을 느낄 것은 안봐도 뻔한 일이었다.
여자친구를 위해서 돈을 쓰는건 전혀 아깝지 않다. 하지만 그 행위가 주아에게 있어서 불편한 행위라면, 그것 때문에 정말로 미안해한다면 억지로 돈을 쓸 마음은 없었다. 나는 주아에게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줄 마음은 없었다. 주아에게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면서 페어한 관계로서 나아가고 싶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베풀기만하는 관계는 절대로 오래 갈리가 없었다. 나는 주아와 오래 갈 생각이다. 아직 주아에게 제대로 말은 안했지만, 나는 주아와 연인관계로서 끝낼 마음은 없었다. 언젠가, 정말로 언젠가... 내가 준비가 다 된다고 한다면 그땐.....
하하하. 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겨우 18살밖에 안 됬는데. 나도 모르게 별 생각을 다 한다 싶어서 왼손으로 머리를 살짝 긁적이며 주아에게서 아주 살짝 시선을 돌렸다.
그러는 동안 주아는 지갑 속에서 4000원을 꺼낸 후에 직원 누나에게 내밀었고 고양이 간식 두 봉지를 받았다. 부스럭 부스럭. 그런 소리를 내는 봉지를 나에게 내미는 것을 보고 난 살며시 주아가 내미는 그 봉지를 받았다. 부스럭 부스럭 소리내는 봉지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고 있는지 고양이들은 야옹, 야옹 거리면서 이쪽을 바라보았고 몇몇 적극적인 고양이들은 나와 주아에게로 다가와서, 다리에 몸을 비비기 시작했다. 먹고 싶다는 마음을 애교로서 표현하는 고양이들은 너무나도 귀엽기 그지 없었다.
여기서 바로 주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카운터 바로 앞인만큼,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았기에 일단은 자리로 돌아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자리에는 아직 먹다 남은 음식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야 고양이들은 이 봉지를 한 두번 본게 아닐테니까. 수도 없이 보고, 수도 없이 이 안에 들어있는걸 먹었을테니까, 당연히 알 지 않을까? 어쩌면 네가 너무 예뻐서, 바라보는걸지도 모르겠지만. 후훗. 그럼 일단 자리로 돌아갈까? 여기서 나눠주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테니까."
살짝 장난끼를 섞어서 말한 후에, 나는 주아를 데리고, 여전히 찰싹 밀착시키고서 우리가 앉아있던 자리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자 뒤에서 야옹, 야옹 거리는 울음소리와 함께 몇몇 고양이들이 우리들의 뒤를 졸졸 따라오기 시작했다. 살짝 고개를 돌려보니, 그 모습은 그야말로 피리부는 사나이의 한 장면 같았다. 마치 나와 주아가 고양이들을 이끌고 어디론가 가는 것 같은 모습 그 자체였다.
다시 자리로 돌아간 후에, 뒤로 돌아서, 고양이들을 바라보니 우리 뒤를 따라오던 고양이는 빨리 간식을 나눠달라는듯이 다시 귀엽게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나는 주아만큼 동물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애교는 너무나도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잠시 그렇게 고양이들을 바라보다가 나는 손에 쥐고 있는 봉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둔 후, 봉지를 살며시 열고, 그 안에 들어있는 간식을 한줌 집어들었다.
"잘 봐. 이렇게 주는거야."
주아에게 잘 보라고 말을 한 후에, 나는 다리를 굽혀서 몸을 숙였고, 유난히 눈이 예쁘게 반짝이고 있는 하얀색 고양이에게로 간식을 잡고 있는 왼손을 살며시 내밀었다. 그러자 하얀색 고양이는 살며시 야옹 거리는 울음소리를 내면서 다가왔고 내 손에 있는 간식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옆에 있는 얼룩무늬 고양이 역시 천천히 내 손으로 다가와서 간식을 먹기 시작했고, 주황색 고양이도 천천히 내 손으로 다가왔다.
고양이 3마리가 내 손에 달라붙어 간식을 먹는것 때문에 절로 손바닥은 너무나도 간지러워졌다. 너무나도 귀엽게 야옹 야옹 울면서 잘 먹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 상태에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너도 한번 해봐. 이렇게 주고 가만히 있으면 안 물거든. 겁먹지만 않으면 고양이들도 공격하고 그러진 않을거야." -
195 주아 - 건우 (26533E+60) 2016. 7. 14. 오전 12:04:39예전에 건우를 밀쳐내 버렸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떨어지면 큰일이라도 나는 듯이 건우에게 꼬옥 달라붙는다. 그런 자신들의 지금 모습에 만약 자신이 정말로 건우의 애완동물이었거나, 건우가 자신의 애완동물이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잠시 생각해본다. 아마 그럼 지금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꼬옥 붙어있었겠지?
문득 든 그런 생각에 소리없이 웃어버린다. 정말, 어느 쪽으로든 사이 좋은 모습밖에 떠오르지 않잖아?
어쩌면. 어쩌면 말야. 정말로 너랑 나는 이미 서로의 짝이 되기로 정해져 있었는지도 몰라.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소꿉친구에서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인까지 될 수 있었겠어?
그렇지만 그런 자신의 생각은 겉으로 표현하지 않은 채, 고양이 간식을 몇 봉지 사고 싶냐는 건우의 물음에 계속 얻어먹기만 해서 불편해할지도 모르는 자신을 배려해주려는 그의 속마음을 눈치챈다. 정말, 너는 속이 깊은 아이야, 건우야.
세심한 그의 따스한 배려에 고마움을 한껏 담아 웃으면서 이번엔 꼭 자신이 사겠다고 얘기한다. 건우도 그런 자신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미소로 화답한다.
그리고는 건우를 바라보던 고개를 돌려 직원 언니와 말을 주고받으며 고양이 간식을 사느라 지금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까지는 알아채지 못한다.
4000원을 내고 고양이 간식 두 봉지를 받은 후에 그 중 하나를 건우에게 건넨다. 그 과정에서 계속 들리는 부스럭거리는 소리. 그 작은 소리에도 카페 안에 있던 고양이들은 곧바로 이 쪽을 바라보며 반응한다. 그 모습을 보고는 건우에게 자신들이 인기 스타가 되는 거 아니냐며 키득키득 웃는다.
그런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해주듯이 그 중 몇몇은 아예 직접 다가와 다리에 몸을 비비며 적극적으로 먹고 싶다는 뜻을 자신들에게 어필한다. 아아, 어떡해! 진짜 너무너무 귀여워!
애써 소리를 죽여 마음속으로 귀여워 죽겠다는 비명을 지르면서 그 고양이들을 웃음 띤 얼굴로 내려다본다.
그러나 카운터 바로 앞이니만큼 당장이라도 쓰다듬어 주고 싶다는 마음을 억지로 꾹 참던 와중,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말하는 건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그렇지만 말야. 자리로 돌아가자는 말 바로 전에...!
"자, 자꾸 그런 소리 좀 하지마...! 고양이들이 화낼거라구. 자꾸 그러면 나, 네 옆에서 멀찌감치 떨어진다?"
자신이 예뻐서 고양이들이 바라보는 거라는 장난스런 건우의 말에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려버리며 짐짓 뾰로통한 목소리로 말한다. 물론 떨어질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말야. 역시 그런 말은 아무리 들어도 적응이 안 돼... 간질간질하니 기분 좋으면서도 미묘하게 창피한 기분. 그런 기분을 애써 억누르며 말과는 다르게 여전히 건우에게 찰싹 붙은 채로 자리로 돌아간다.
자리로 돌아온 후 뒤를 돌아보자 어느새 고양이들 한 무리가 자신들에게 가까이 다가와 애교를 부린다. 새삼 간식의 힘에 감탄하고 있을 무렵, 건우는 자신에게 잘 보라고 하면서 먼저 고양이들에게 간식을 주는 시범을 보인다. 건우가 봉지를 열고 간식을 한 줌 집어서 다리를 굽혀 몸을 숙여 하얀색 고양이에게 내밀자 그 고양이 뿐만 아니라 얼룩무늬 고양이도, 주황색 고양이도 전부 천천히 다가와 야옹거리며 건우가 주는 간식을 맛있게 먹는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게 느껴져 따뜻하게 지켜보다가 자신을 바라보며 한 번 해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건우가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봉지를 열고 간식을 한 줌 집어 천천히 쪼그리고 앉아서는 아까부터 자신의 다리에 몸을 비비던 회색 고양이에게 살며시 내민다. 그러자 그 고양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야옹, 하고 울더니 곧바로 자신의 손바닥 위에 있는 간식을 먹기 시작한다. 그러자 자신의 뒤 쪽에 있던 발부분만 하얀 검은색 고양이도, 저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던 베이지색 고양이도 서서히 자신 쪽으로 다가와서는 자신이 내미는 간식을 먹는다.
약간 까슬까슬하면서도 따뜻한 고양이들의 혓바닥에 결국은 간지러운듯 웃음을 터뜨린다.
"하하, 간지러워~ 얘네들, 엄청 착하네? 어떡해, 건우야. 얘네, 너무너무 귀여워! 만약 내가 고양이였다면 좋았을텐데...그럼 바로 친구하자고 하고 같이 놀텐데. 그치?"
문득 든 만약이라는 생각을 건우에게 말해보며 고양이들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서 동의를 구하듯, 건우를 바라보며 장난스레 웃는다. -
196 건우 - 주아 (05901E+56) 2016. 7. 14. 오전 1:05:47"떨어진다고? 그건 싫은데. 음. 그러면, 예쁘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하나? 하지만 예쁜걸 예쁘다고 하지 뭐라고 해? 하하하."
부끄러운지,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려버리면서 뾰로퉁한 목소리로 답하는 주아의 귀여운 모습을 보면서 가볍게 웃으며 나는 그 말에 대답했다. 말로는 떨어진다고 하지만, 정작 내 팔을 잡고 있는 그 손의 힘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이런 말에 익숙해지도록, 하루에 몇번씩은 말하는게 좋을까? 하지만 계속 말하면 어쩌면 주아가 부끄러워하면서 도망칠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그냥 적당히 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말로 예쁜걸. 이 마음은 사귀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주아는 얼굴도, 마음도 너무나 예쁘기에, 분명히 멋진 남자친구가 생기고 행복하게 잘 지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 남자친구가 내가 될 거라고는 생각치도 못했지만 말이다.
떨어질 생각이 전혀 없다는 듯이 찰싹 달라붙은채로 자리로 돌아간 후, 나는 주아에게 먼저 시범을 보이기 위해서 고양이들에게 간식을 내밀었다. 그러자 고양이 3마리가 살며시 다가와서 간식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혀가 손에 닿고 내 손을 고정시키려는 듯이 손 위에 발을 올리는 것 때문에 너무나도 간지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고양이들이 간식을 제대로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나는 손을 움직이지 않고 그 상태로 고정했다. 그 상태로 주아에게 한번 도전해보라고 말을 하자, 주아는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주아는 내가 방금 전에 그랬듯이 봉지 안에서 간식을 한줌 집어서 손바닥 위에 올렸고, 쪼그리고 앉은 뒤 아까부터 빨리 간식을 나눠달라는 듯이 주아의 다리에 몸을 비비던 회색 고양이에게 내밀었다.
"옳지. 옳지. 그렇게 하면 돼. 그 상태로 가만히 있어. 그럼 고양이들이 먹으러 올테니까. 절대로 피하거나 그러면 안돼."
주아의 손이 천천히 다가가자 회색 고양이는 야옹, 하고 울더니 주아의 손바닥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괜히 긴장이 되서, 내 손에 다가온 고양이들에게서 주아의 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혹시라도 당황하진 않을까. 혹시라도 겁먹고 움직이진 않을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나는 아무런 말 없이 괜히 진지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주아는 겁을 먹지도, 당황하지도 않고 내가 그랬던것처럼 손을 움직이지 않고 있었고, 고양이에게 간식을 먹이는데 성공했다. 맛있어보이는 간식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주변에 있던 발 부분만 하얀 검은색 고양이와 베이지색 고양이도 주아에게로 다가가서 간식을 받아먹기 시작했다.
6마리의 고양이들은 맛있게 간식을 먹으면서 귀엽게 야옹, 야옹 거리면서 울기 시작했고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서 계속 맴돌기 시작했다. 우리 집에 있는 아롱이보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6마리의 고양이들은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중 한마리를 분양받아서 집에 데려가고 싶었다. 물론 분양 받을 수도 없고, 분양 받는다고 해도 집에서 키울 수 없었기에 그 마음은 그냥 조용히 접을 수밖에 없었다.
고양이의 발과 혀의 감촉 때문에 간지러운지, 주아는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고, 나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고양이였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모습에 나는 고양이가 된 주아를 나도 모르게 살짝 떠올렸다. 주아가 고양이가 된다면, 아마 엄청나게 귀여울 것이다. 수줍음도 많고, 그러면서도 고양이 특유의 도도함도 살짝 가지고 있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사랑받기를 원해서 다른 이들을 잘 따르는 귀여운 개냥이가 되지 않을까?
"확실히 고양이가 되면 엄청 귀여울거야. 그러니까 얘들도 친구가 되자고 너에게 엄청 친근하게 다가올테고.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난 널 고양이에게 뺏기게 되겠네? 음. 그럼 나는 수컷 고양이가 된 후에, 너를 짝으로서 데리고 다니지 뭐. 하지만 역시 난 인간인 네가 더 좋아."
나는 주아가 나에게 했었던 말을 살짝 내 방식대로 바꾼 후에 주아에게 다시 돌려줬다. 내가 주아네 집 고양이가 되고 싶다고 했을때, 넌 인간인 내가 좋다고 말했었지? 그 말 그대로 듣는 기분 어때? 주아야?
하지만, 난 네가 고양이가 된다면 고양이가 될 거고, 인간이 된다면 인간이 될거야. 꼭 연인이 아니어도 말이지. 너와 난 어릴때부터 늘 함께 있었고, 언제부턴가 그게 당연한 것처럼 되버렸잖아? 그러니까 고양이가 되더라도, 인간이 되더라도 쭉 옆에 있고 싶어.
그런 조금은 오그라드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손을 뻗어 간식을 먹고 있는 고양이들을 쓰다듬어보았다. 머리에서부터 꼬리쪽까지 살며시 쓰다듬으며 그 부드러운 털의 감촉을 느끼면서 나는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정말로 귀여운걸. 얘들. 주아, 너 오늘 자면서 얘들 꿈 꾸고 그러는거 아니야?"
어쩌면 동물을 좋아하는 주아라면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살짝 장난스럽게 말해보았다.
//오늘 옆동네의 상판이 완전리 리셋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서 확인을 해봤는데, 정말로 깔끔하게 리셋이 되었더라고요. 여러모로 충격적인 장면이었어요. 물론 이미 이전부터 제가 뛰었던 스레는 다 날아간 상태였지만, 그래도 막상 리셋이 되어서 전부 날아간 것을 보니까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뭔가 좀 많이 허무한 느낌도 들고.. 역시 이전에 이용하던 곳이 이렇게 되니까 조금 기분이 이상하네요. 다시 한번 이주하길 잘했다는 느낌이 절로 드는 순간이네요. 그리고 살짝 하늘에게 감사했어요. 만약에, 주아주가 돌아오기 전에 저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면 저와 주아주는 어쩌면 다시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르니까요. 새벽이라서 그런지 약간 감성이 느껴지네요. 주아주는 지금 이렇게 옆에 있는데 말이죠. -
197 주아 - 건우 (23636E+53) 2016. 7. 14. 오전 1:49:28"으으...그런 뜻이 아니잖아! 건우, 바보..."
떨어지는 것은 싫지만 예쁜걸 예쁘다고 하지 뭐라고 하냐며 가볍게 대답하는 건우에게 결국은 바보, 라고 말하며 홱 돌린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인다. 그런 말은 너무 어색해. 조금, 아니, 많이 미묘하게 부끄러운 느낌. 그렇지만 말야, 역시, 나도 떨어지긴 싫어.
그런 마음으로 말로는 떨어지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건우의 옆에 꼬옥 붙어있는 자신의 몸을 뗄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렇게 다시금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온 후에는, 사온 간식 봉지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건우가 먼저 시범을 보이는 것을 지켜본다. 이미 와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능숙한 손길. 그런 건우의 손길에 어느새 고양이 세 마리가 다가와서는 맛있게 간식을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한 번 도전해보라는 건우의 말에 자신도 건우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며 쪼그리고 앉아 회색 고양이에게 간식을 내민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걱정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었고,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건우의 말대로 가만히 있는다. 그러자 그 회색 고양이는 자신이 내민 간식을 먹기 시작했고, 다른 두 마리 고양이들도 어느새 다가와서는 간식을 맛있게 먹기 시작한다. 야옹, 야옹. 맛있다는 듯 즐겁게 울음소리를 내는 고양이들을 활짝 웃으면서 지켜보다가 결국 그 간지러운 감촉에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는 건우 쪽을 바라보며 고양이였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말을 건네보자 건우는 잠시 무언가를 상상해보는 듯 하더니 자신의 말에 대답해준다.
확실히 고양이가 되면 귀엽겠지만 그러면 다른 고양이들에게 뺏기게 될테니 저는 수컷 고양이가 되어서 자신을 짝으로 데리고 다니겠다는 말.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그래도 역시 인간인 자신이 좋다고 말을 덧붙이는 건우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결국 당황스러움과 창피함에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몰라 쩔쩔매다 고개를 푸욱 아래로 숙여버린다.
"자, 잠깐...그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잖아..."
분명, 저것은 자신이 건우에게 한 말을 건우가 자기 방식대로 바꾼 말이었음이 틀림없었다. 그, 그렇지만 말야. 막상 직접 자신이 이렇게 들어보니 상당히 낯뜨거운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아까 전에 자신이 말했었듯이 건우도 분명 진심이겠지만 그래도, 역시, 조금 많이 창피한 기분이 들었다.
만약 내가 고양이가 된다고 하면 건우는 고양이가 될 것이고, 내가 인간이 된다고 하면 건우도 인간이 될 것이었다. 왠지 모르게 건우라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시 건우와 자신이 고양이가 된 상상을 해본다.
그러자 아주 어린 새끼 고양이 때부터 함께 지내오다가 조금씩 어른 고양이로 자라면서 어느새 자연스레 짝이 되어서는 서로 꼭 붙어다니며 콧잔등을 비비는 고양이 두 마리의 모습이 떠오른다.
우와...상상에서도 우리는 소꿉친구구나. 그것도, 언제나 함께 꼭 붙어다니는.
새삼 인간인 자신들도, 고양이인 자신들도 전부 서로 애정이 넘치는 모습만이 떠오르자 왠지 모르게 밀려들어오는 부끄러움에 애써 그런 상상을 지워버리려 고개를 휘휘 젓는다.
"...나도 인간인 네가 더 좋아. 그렇지만 수컷 고양이여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 그래도 나랑 짝이 되겠다고 해줬으니까."
헤실헤실 웃으며 마지막으로 그런 말을 해보고는 고양이들을 쓰다듬는 건우를 따스하게 바라본다. 정말, 평화로운 풍경이야.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 그렇게 지켜보다가 자신에게 오늘 얘들 꿈꾸는 거 아니냐고 장난스럽게 물어보는 건우의 질문에 덩달아 키득키득 웃다가 대답한다.
"앗, 어떻게 알았어? 오늘 꿈에 나올 예정이야. 으음, 정확히 말하자면 고양이가 된 너겠지만? 엄청엄청 예뻐해줄테니까 기대해도 돼."
자신도 다시 고개를 돌려 자신 앞에 간식을 먹고있는 베이지색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 건우주 말을 듣고 잠시 갔다와봤는데 정말 처참하네요...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는데. 정말 몰랐는데...저도 열심히 돌렸던 기억이 남아있는지라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한 때의 나의 모든 추억들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렸어요. 정말 이주하길 잘한 것 같아요. 만약 건우주 말대로 제가 돌아오기 전에 그랬다면, 우리는 서로를 믿고있겠다고 해놓곤 다시는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르죠. 으음, 저도 왠지 지금 조금 평소보다도 더 감성적이게 됐네요. 그런 위험을 겪을 뻔했지만 그래도 서로가 옆에 있어 다행이예요. 네, 저는 지금 이렇게 옆에 있어요. 건우주. -
198 건우 - 주아 (05901E+56) 2016. 7. 14. 오전 2:58:01"그거 절대로 기분 탓 아닐걸?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맞을거야."
내 말에 크게 당황했는지, 주아를 아까전처럼 또 다시 고개를 푸욱 숙여버렸다. 그렇게나 부끄러운걸까? 물론 나도 이런 표현을 하면 부끄럽다. 하지만, 내가 주아에게 준 상처가 절대로 작은 것이 아니었기에, 난 이렇게 계속해서 주아에게 애정을 표현할 생각이었다. 주변에서 콩깍지라고 부르건, 바보 커플이라고 부르건 상관없었다. 내가 주아를 피해다니면서 주아에게 준 상처만큼, 주아에게 사랑을 주고 싶었다.
비록 주아의 행복을 위해서 한 행동이라고는 하나, 결국 내가 한 일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저 쓸데없는 삽질에 불과한 일이었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나와 주아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한들 내가 주아에게 상처를 준게 없는 사실이 된 건 아니었다. 지금도 저 마음에 남아있을 상처를 나는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보듬어주고 싶었다.
그 마음을 표현하기는 엄청나게 부끄러웠기에, 죽을 때까지 나만의 비밀로 평생 간직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휘휘 젓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작게 웃었다. 한편 고개를 휘휘 저으면서 뭔가를 잊으려고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던 주아는 곧 나에게 인간인 내가 더 좋다고, 하지만 짝이 되겠다고 해줬으니, 수컷 고양이여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헤실헤실 웃으면서 말했다.
"인간이건 고양이건 네 옆에는 꼭 내가 있을거야. 고백하기 전에 말한걸로 기억하는데, 난 네가 행복해졌으면 하거든. 그걸 위해서 내 마음을 포기하기 위해 너와 거리를 둔 적도 있었잖아. 내가 옆에 있어서 네가 행복하다면 인간의 모습이건, 고양이의 모습이건 언제나 네 옆엔 내가 있을거야. 음. 그건 그렇고 너는 고양이가 되면 하얀 고양이지 않을까? 막 윤기 넘치는 하얀 고양이. 그리고 나는 검은 고양이고 말이야."
주아는 순수한 느낌이 들면서도 장난끼가 있는 어여쁜 하얀 고양이. 그리고 나는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이 있지만 하얀 고양이에게만큼은 조금 짖궂어지는 검은 고양이. 그렇게 둘이 나란히 붙어서 다니는 모습을 살짝 떠올려봤다. 어릴때부터 같이 뛰어놀고 다니다가, 점점 같이 커가게 되고, 어느샌가 어른 고양이가 되고 나서부터는 짝으로서 한쌍을 이뤄서 다니게 되고... 나도 모르게 이미지가 머리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상상 속의 하얀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는 정말로 서로가 서로를 아껴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점점 더 가까워지는 관계. 즉 지금의 우리의 관계와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도 모르게 지금의 나와 주아의 관계를 대입시킨 모양이었다. 하지만, 주아는 어릴때부터 쭉 함께였기에, 이제와서 소꿉친구가 아닌 관계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당연히 나와 주아는 이런 관계다른 느낌이라고 하면 좋을까?
장난스럽게 고양이 꿈을 꾸는거 아니냐고 살며시 말해보니, 주아는 키득키득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자신의 꿈에 고양이가 된 내 모습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엄청 예뻐해줄테니까 기대해도 좋다고 말하면서 받아쳤다.
자신의 간식을 먹고 있는 베이지색 고양이를 쓰다듬는 주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나 역시도 장난끼 가득 담아 주아에게 말해보았다.
"왠지 엄청 기쁘면서도 고마운걸? 고양이가 된 나를 그렇게 예뻐해주겠다고 하니 말이야. 그럼 나는 오늘 주아의 꿈에 나와야해서 바쁠테니, 나는 내일 꿈에서 널 만날게. 당연히 고양이가 된 너를 말이야. 아롱이 귀여워해주는 것처럼 많이 귀여워하고 예뻐해줄테니 기대해도 좋아."
그렇게 말하고서, 나는 살짝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봉지에서 또 고양이 간식을 한 줌 집어서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고양이들은 또 다시 일제히 야옹, 야옹 울면서 내 손으로 다가왔고, 내 손이 움직이지 못하게 발을 올려 고정을 시키고, 고개를 숙여서 정말로 맛있게 간식을 먹기 시작했다. 발의 감촉과 혀의 감촉이 너무나도 간지러워서 나는 소리내서 웃기 시작했다.
"하핫. 줄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진짜 너무 간지러운걸. 그러면서도 너무 귀엽고 말이야. 이러다가 우리 이 카페 못 나가고 여기서 계속 있는건 아닌가 모르겠어."
물론 그럴 일은 없었다. 미리 짜둔 데이트 계획도 있고, 설사 그 계획이 무산이 된다고 하더라도 집에는 가야할테니, 언젠간 카페에서 나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나갈 생각은 없었기에, 적어도 이 고양이 간식이 다 떨어질때까진 고양이들과 주아와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먹던 음식, 다 먹은건 아니었지? 주아, 넌 괜찮아? 배 고프고 그러진 않아? 나는 괜찮긴 하지만..."
아무래도 지금이 점심 시간이고, 먹다 말고, 고양이 간식을 사러 자리를 비웠었기에 주아가 배가 고프지 않을까란 생각이 문뜩 들었다. 나는 딱히 배가 고프진 않았기에 별로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주아가 배고파하는 모습은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살짝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주아를 바라보았다.
//감성을 느끼면서 답레를 쓰다보니 어느샌가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써버리고 말았네요. 보통 이 시간까진 깨어있진 않는데 말이에요. 추억이 날아가는건 정말로 슬프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제가 뛰던 스레들이 전부 날아가버렸을때 정말로 슬펐거든요. 물론 중간에 시트를 내린것들도 있긴 했지만, 그조차도 돌린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저에게 있어선 하나의 추억거리였어요.
서로를 믿고 있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좋지 않아서 만날 수 없다면 그것만큼 더 슬픈일이 있을까요? 분명히 있는걸 아는데 만날 수가 없는 상황인거니까요. 하지만 스레가 한번 날아가긴 했지만, 무사히 만날 수 있었고 저는 그 사실이 정말로 기쁘답니다. 주아주가 제 옆에 있듯이 저도 주아주의 옆에 있어요. 적어도 이 스레가 언젠가 맞이할 엔딩까지는 말이죠. -
199 주아 - 건우 (26533E+60) 2016. 7. 14. 오후 7:57:29"아, 진짜로...그러지 마..."
절대로 기분 탓이 아니라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가 맞을 거라는 능청스런 건우의 말에, 약간 당황한 듯 쩔쩔매다 결국은 고개를 아래로 푸욱 숙여버린다. 사귀기 전에, 소꿉친구로서 함께 지낼 때는 잘 몰랐는데. 이렇게 사귀고 나니 능청스럽게, 때로는 짓궂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장난을 거는 건우의 모습에서 미묘하게 기분 좋은 낯섬을 느낀다.
그저 친구뿐이였을 때는 나름 동등한 위치에서 장난을 주고받았던 것 같은데, 연인이 된 이후로는 묘하게 자신이 건우의 능글거리는 장난과 표현에 쩔쩔매고 부끄러워 하는 일이 많아졌다. 으으...나도 뭔가, 건우에게 내가 느끼는 당황스러움과 부끄러움을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은데. 그러나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마땅히 좋은 생각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언제까지나 나만 부끄러워 할수는 없잖아? 언젠가는, 용기를 내서 너를 꼭 부끄럽게 해볼테니까 각오해두라구.
들리지는 않겠지만 건우에게 마음속으로 선전포고 아닌 선전포고를 날리며 그런 결심을 굳힌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만약 자신이 건우와 사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해본다. 그러면 건우는 이런 모습을 나 아닌 다른 여자아이에게 보여주고 장난치고 했겠지...?
...아아, 그건 싫어. 생각만으로도 마음 아픈 상상이 떠오르자 애써 그것을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며 고양이가 된 자신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생각보다도 훨씬 더 애정이 넘치는 모습만이 떠오르자 당황스러운 부끄러움에 결국 고개를 휘휘 젓는다.
그렇지만 고양이가 되어서도 자신을 짝으로 데리고 다니겠다고 해 준 만큼, 수컷 고양이여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상상을 토대로 얘기하며 헤실헤실 웃는다.
그러자 건우는 저가 옆에 있어서 자신이 행복하다면 어떤 모습이건 옆에 있을거라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건우도 고양이가 된 자신들을 상상해봤는지, 자신은 하얀 고양이, 저는 검은 고양이에 비유하여 표현한다. 그 말을 토대로 다시 한 번 상상해보자 정말로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이미지가 적용된 고양이들이 상상 속에 떠오른다.
떨어져있으면 큰일이라도 되는 마냥, 서로 꼬옥 붙어있으면서 언제나 서로를 마주보고 야옹, 야옹하고 마음을 전하는 검은색과 하얀색의 고양이들. 마치 정말 태어났을 때부터 짝으로 정해졌던 것 마냥 색깔마저 어울리는 그 모습에 결국 자신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고마워. 내가 행복한 때는 너랑 함께 있을 때니까, 그 어떤 모습이건 나랑 함께 있어줘야해? 나도 언제나 너의 옆에 붙어있을 거니까. 그리고 말야, 네가 말한 검은 고양이랑 하얀 고양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응, 네가 검은 고양이인 것을 생각해보니까 자연스럽게 바로 상상되는 거 있지? 분명 척봐도 멋지게 생긴 고양이일거야."
한눈에 봐도 잘생겼다,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고양이말이야. 속으로 뒷말은 생략하며 작게 웃는다. 그리고는 고양이 꿈을 꾸는 거 아니냐는 소리에 베이지색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고양이가 된 네가 나올 예정이라고 답했더니 건우는 그럼 저는 내일 꿈에서 고양이가 된 자신을 만나서 귀여워해주고 예뻐해주겠다고 얘기한다.
"그럼 나, 정말로 기대한다? 아롱이보다도 더 애교부릴 테니까 각오해놔!"
다시금 간식 봉지에서 간식을 꺼내 고양이들에게 내미는 건우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인간인 지금은 못하더라도 꿈 속의 고양이라면은 애교를 잘 부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이어서 고양이들의 발과 혀가 간지러운 듯 소리내서 웃는 건우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덩달아 미소 짓는다.
"맞아, 간지럽긴 하지만 그래도 엄청 귀여워. 으음...그래도 못 나가게 되면은 큰일일텐데. 그냥 나중에는 아예 이런 고양이 카페에서 알바하는 건 어떨까?"
건우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그렇게 말하며 자신도 건우처럼 잠시 일어서서는 간식 봉지에서 다시 간식을 한 줌 집는다.
그리고는 다시 쪼그려앉아 고양이들에게 간식을 먹이며 행복하게 웃던 중, 건우의 걱정스런 눈빛에 괜찮다는 듯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응, 난 아직은 괜찮아. 일단 이 고양이들에게 간식을 주고 내 간식을 먹을래. 그걸 더 원하지, 야옹이들아?"
밥을 빵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거르는 일도 종종 있는 만큼, 잠깐 배고픈 것쯤은 참을 수 있었다. 게다가 고양이들이 간식을 먹는 것이 너무 귀여워서 일단은 이 아이들부터 먹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기에 딱히 상관없었다. ...물론, 건우가 걱정할까봐 그 사실들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 추억들이 날아갔을 때, 사라져버렸을 때 느꼈을 건우주의 슬픔에 저도 공감할 수 있어요. 저 또한 마찬가지였으니까요. 나의 모든 기억들이 사라져버린 그 허무함. 만약에, 건우주와 제가 다시 만나지 못했더라면 저희가 현재 돌리고있는 이 스레도 그렇게 허무하게 저 너머로 사라져버렸겠죠. 다시 돌아오겠다고, 기다리겠다고 약속한 것도 전부 사라져서는요.
하지만 다행히 그 불행은 면하고 저희는 다시 만나게 되었죠. 지금 생각해도 정말 기적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행이예요, 정말로. 저도 무척 기뻤거든요. 건우주의 말처럼 적어도 이 스레가 엔딩을 맞이할 때까지는 서로가 서로의 옆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아마, 이런 모든 상황들을 같이 겪었기에 더 그런 것 같아요. 정말로요. -
200 건우 - 주아 (05901E+56) 2016. 7. 14. 오후 9:12:11고양이를 바라보면서 나와 주아는 계속해서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검은 고양이, 하얀 고양이, 그리고 꿈에 관한 이야기. 소꿉친구일때보다 더욱 더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는 그 대화들 속에서, 절로 미소만이 지어졌다.
단순히 고양이를 주제로 이렇게까지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커플이 나와 주아 말고 또 있을까? 물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나와 주아만이 그럴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그래야 좀 더 나와 주아의 끈끈한 인연이 실감이 날테니까.
고양이에게 간식을 나눠주면서 나는 살짝 손의 새끼손가락을 바라보았다. 만화책들을 보면 천성연분의 커플은 새끼손가락에 붉은 실이 연결되어있다는 설정이 많이 붙고는 했다. 어쩌면 나와 주아에게도 그런 붉은 실이 새끼손가락에 걸려있지 않을까 싶어 확인을 했지만 눈에 보이는 건 없었다. 하지만 그다지 상관없었다. 필시, 나와 주아에게는 보이지는 않지만, 그 어떤 것으로 끊을 수 없는 붉은 실이 묶여있을테니까.
만약 그런게 없다고 한다면 한때 내가 주아를 피해다녔을 때, 나와 주아의 인연은 완전히 끝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가. 그런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더욱 더 가까운 거리가 되었다. 주아가 나를 향해서 한 걸음 다가온 만큼, 나 역시 주아를 향해서 한 걸음 다가갔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거리는 0가 되었다. 아니, 사실 완벽한 0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와 주아가 이렇게 계속 다님으로서, 더욱 더 그 관계가 깊어진다면 진정한 의미로서의 거리가 0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해봤다.
고양이가 간식을 먹으면서 느껴지는 내 손의 간지러움을 제대로 느끼면서, 나는 주아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고양이들을 보고 행복해하는 주아의 모습은 그야말로 너무나도 귀여웠다. 마치 한마리의 작은 고양이를 보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정말로 미소가 입가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이 장소는 주아에게도 최고의 장소였지만 나에게도 최고의 장소였다. 좋아하는 이가 이렇게까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게 이렇게까지 기분이 좋은 줄은 이전에는 미처 몰랐다.
행복함이 마음 속을 가득 채워나가는 도중, 문득 주아의 배가 고프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서 난 주아에게 배고프지 않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아직은 괜찮다며 간식을 다 준 다음에 자신도 간식을 먹겠다면서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주아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건지, 고양이들은 계속 야옹, 야옹 울면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는 주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어. 하지만 배고프면 괜히 참지 마.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말이야. 무리하기 없기야."
주의 아닌 주의를 가볍게 주고서, 나는 또 다시 봉지에서 간식을 한 줌 집은 후에, 고양이에게 건넸다. 고양이들에게 있어서 이 간식은 정말로 맛있는 음식인지, 좀처럼 떠나질 않고서 계속해서 간식을 오물오물 입안에 넣고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귀엽게 보고 있다가, 고양이 카페에서 알바를 해보는건 어떻겠냐고 얘기를 한 주아의 말이 떠올라서, 그에 대해서 답을 했다.
"그건 그렇고 고양이 카페에서 알바라. 알바하러 왔는데 일은 안하고, 고양이하고 논다고 정신이 없어서 잘린다거나 그런건 아니겠지? 후훗. 혹시라도 하게 되면 꼭 알려줘. 놀러갈테니까."
말은 이렇게 했지만 주아가 고양이를 본다고 농땡이를 부릴 것 같진 않았다. 누가 뭐라고 하건, 주아는 자신의 일에 정말로 최선을 다하는 아이였다. 고양이가 귀여워도, 눈 앞의 일을 하지 않고 고양이와 놀 애는 절대로 아니었다.
정말로 어른이 되면 주아가 고양이 카페에서 알바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만약 하게 되면 꼭 놀러가봐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나는 고양이를 다시 한번 쓰다듬어보았다.
그렇게 고양이들에게 몇번씩 간식을 나눠주자, 내 봉지에는 간식이 모두 떨어졌다. 그리고 간식을 다 먹은 고양이들은 배부르다는 듯이 나를 보고 고맙다는 듯이 야옹, 야옹 울면서 애교를 부리고, 몸을 비비기 시작했고 곧 저편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편에서 또 끼리끼리 모여서 몸을 비비고, 뒹굴면서 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핸드폰을 꺼낸 후에 가볍게 한장 찰칵 찍어보았다. 플래쉬는 터트리지 않았기에 고양이들이 놀랄 일은 없겠지.
"내 쪽은 다 나눠줬어. 주아야. 네 쪽은 어때?" -
201 주아 - 건우 (10736E+52) 2016. 7. 14. 오후 10:04:43야옹야옹. 카페 안을 가득 채우는 고양이들의 울음 소리에 둘러싸였기 때문인지 건우와 자신의 이야기꽃은 고양이를 주제로 하여 피어오른다. 간식을 나눠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눈에 보이는 고양이들의 몸짓 하나, 울음소리 하나, 눈빛 하나가 전부 다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원체 옛날부터 동물을 좋아하니만큼 이렇게 동물들에 둘러싸여있다는 것은 자신에게 천국이나 다름 없었다. 게다가 자신의 옆에는 자신이 동물들보다도 더, 더 좋아하는 멋진 남자 친구까지 있으니 자신의 얼굴에 떠오른 행복한 웃음은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부모님의 반대로 애완동물을 기르지 못하는 만큼, 자신이 고양이들을 접한 것은 사진이나 길고양이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진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그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지 않았고, 길고양이들은 경계가 너무 심하여 가까이 다가가면 도망쳐버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언제나 아쉬운 마음으로 고양이들과 제대로 놀 기회만을 바라고 있던 중, 건우가 이렇게 완벽한 장소로 자신을 데리고 와 준 것이었다.
그러니 건우에 대한 고마움과 고양이들을 쓰다듬고 간식도 주고 하는 지금 이 순간에 대한 행복감은 더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고양이들을 더 보고싶은 마음에 배고프지 않냐는 건우의 물음에도 고양이들의 간식을 다 나눠주고 먹겠다며 괜찮다는 뜻을 밝힌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었는지, 고양이들도 귀엽게 울음소리를 내며 아까보다 조금 더 애교를 부린다. 아아, 어떡해! 진짜 너무 귀엽다!
그런 자신의 말에 배고프면 괜히 참지말라며, 무리하지 말라고 주의 아닌 주의를 주는 건우에게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여 알았다는 뜻을 전한다.
역시. 건우는 언제나 자신을 생각해주었다. 저번에 등교를 할 때도 아침을 먹지 않은 자신을 위해 기꺼이 편의점까지 같이 사서 빵과 우유를 사서 함께 먹는 수고를 해 준것도 건우였다. 새삼 건우가 없었으면 자신의 몸은 점점 망가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챙김 받는 건 어색하고 불편하다 쳐도, 여전히 자신이 건우에게 챙김을 받고있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자신의 손에 간식이 다 떨어지자 이제는 아예 테이블에서 간식 봉지를 한 손에 잡고 쪼그리고 앉아서는 봉지 안에 든 간식을 조금씩, 조금씩 고양이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고양이 카페 알바를 언급한 자신의 말이 문득 떠올랐는지, 건우는 자신이 일은 안하고 고양이들하고 놀기만 해서 잘리는 건 아니냐며, 혹시라도 하게 되면 놀러가겠다고 장난스레 얘기한다.
그 말에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는 건우 쪽을 돌아보며 짐짓 조금 화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장난스런 목소리로 입을 연다.
"건우 너, 나 못 믿는거야? 나도 할 땐 한다구! 두고 봐, 내가 일도 엄청 열심히 하면서 카페 안의 모든 고양이들하고도 친해져서는 너를 맞이할테니까."
나름 선언하듯이, 결심하듯이 포부를 얘기하며 키득키득 웃는다.
야옹. 그러던 와중 빨리 남은 간식을 더 달라는 듯이 울면서 자신을 빤히 올려다보는 고양이와 눈이 마주치고는 작게 미소짓는다.
"알았어, 알았다구. 너희들 다 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봐."
다시금 간식 봉지를 열고는 간식을 꺼내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고양이들에게 내민다. 정말 너무나도 맛있게 먹는 그 모습에 괜히 자신의 마음이 더 뿌듯해져 오는 것을 느끼며 그 고양이들을 따뜻하게 내려다본다.
그렇게 몇 번을 간식 봉지를 열고 간식을 꺼내 고양이들에게 내밀며 고양이들이 먹는 모습을 귀엽다는 듯이 지켜보자 어느새 자신의 간식 봉지에는 마지막 한 줌 분량이 남는다.
찰칵, 하고 고양이들의 모습을 사진 찍은 건우는 저는 다 나눠줬다며, 자신 쪽은 어떠냐고 물어온다. 그 말에 잠깐만, 하고 대답한 후에 봉지 안에 남는 마지막 남은 모든 간식을 꺼내어서는 고양이들에게 내민다. 마지막이라는 것을 아는건지 더더욱 천천히, 맛있게 그 간식을 받아먹던 고양이들은 자신의 손바닥 위에 있던 모든 간식이 사라지자 고맙다는 듯, 야옹하고 떼지어 합창하듯이 길게 운다. 그리고는 그 중 몇 마리는 자신의 손가락 끝에 살짝 입을 맞추고 몇 마리는 몸을 비비적대며 애교를 부리고는 유유히 다시 저 쪽 너머의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 뒷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건우 쪽을 돌아보며 방긋 웃는다.
"응, 내 쪽도 다 나눠줬어. 역시 고양이들은 너무 귀여운 것 같아. 엄청 잘 먹어줘서 너무 고마워. 그럼, 이제 우리도 남은 우리의 간식을 먹어볼까?"
테이블 위에 아직 조금 남아있는 자신들의 치즈케이크와 아이스 카페라떼, 아이스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건우에게 살짝 윙크한다.
그리고는 다시금 자신의 자리에 앉아 아이스티 빨대를 입에 물고는 가볍게 쭉 빨아마신다. 목을 축인 후에는 포크로 치즈케이크를 아까보다는 좀 더 크게 잘라 입에 넣고는 행복하게 우물거린다.
"으음~ 역시 달달한 것들은 옳은 것 같아. 참, 있지, 건우야. 우리 이 간식들을 다 먹은 후에는 어디로 갈거야?"
아까만큼의 달콤함을 잃지않은 아이스티와 케이크를 행복하게 음미하다가 문득 생각이 난 듯, 건우에게 다음 장소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
202 건우 - 주아 (05901E+56) 2016. 7. 14. 오후 11:04:02"후훗. 알았어. 알았어. 그 모습, 미리 기대하고 있어도 상관없지? 물론 넌 잘 할 수 있을거야! 화이팅!"
주아의 강한 포부를 들으면서 나 역시도 키득키득 웃어보였다. 물론 주아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거라 믿었다.
고양이 카페의 매력 중 하나는 이렇게 고양이에게 간식을 나눠주는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고양이들을 끌어안고, 쓰다듬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직접 동물들에게 먹이를 먹임으로서 얻는 정신적 교감은 절대로 작은 것이 아니다. 지금만 해도 수많은 이들이 고양이에게 간식을 나눠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주면 동물들에게 있어서 스트레스이긴 하나, 적절한 선을 지키면서 동물을 지키면 동물들도, 그리고 우리같은 사람들도 전부 즐겁게 정신적 교감을 나눌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난 이런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카페가 좋았다. 동물과의 정신적 교감은 절대로 작은게 아니니까. 동물들을 키우기 힘든 이들도 동물과의 정신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니까. 이곳처럼 관리만 잘 된다면, 난 이런 카페가 좀 더 여기저기에 생겨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양이들의 귀여움을 마음껏 즐기면서, 나는 주아와 함께 계속해서 간식을 나눠주었다. 하지만 간식의 양은 무한대가 아니었기에 언젠간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한 줌, 한 줌 집어 고양이에게 나눠주다보니, 어느새 내 봉지 안의 고양이 간식은 다 떨어졌다.
그래도 고양이들은 전혀 섭섭해하지 않으면서 마지막 하나까지 전부 깔끔하게 먹은 후, 고맙다는 듯이 야옹, 야옹 울면서 잠시 내 앞에서 애교를 부리더니, 저쪽 편으로 가서는 옹기종기 모여서 꽁냥거리면서 놀기 시작했다.
그 모습 또한 너무 귀여워서 카메라로 사진을 한 장 찍은 후, 나는 주아에게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잠깐만이라고 말하고서 마지막 한 줌인듯한 그 간식을 고양이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이제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직감했는지, 고양이들은 방금전보다 더 정성껏, 더 맛있게 간식을 오물오물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동안 간식을 받아먹던 고양이들은 다 먹었는지 주아의 앞에서 야옹, 야옹 거리면서 떼지어서 울기 시작했고 방금 전에 나에게 그랬던것처럼 주아에게 갖은 애교를 부리면서 고마움을 표현했고 다시 자신들이 있던 자리로 빠르게 뛰어갔다.
그리고 방금 전에 나에게서 간식을 받아먹었던 고양이들 무리에 끼어들어가 서로 몸을 비비고, 가볍게 깨물고, 콧등을 문지르며, 서로서로 귀엽게 꽁냥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나는 또 다시 사진을 한장 찍었다.
사진을 찍자마자, 내 옆에서 주아의 방긋 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옆을 돌아보니 역시나 주아는 기분 좋은듯이 웃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마저 우리의 남은 간식을 먹어보자고 말하면서 나에게 윙크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 주아에게 부드럽게 윙크를 하면서 말했다.
"응. 우리도 먹어야지. 고양이만 배를 채울 순 없잖아? 우리도 먹긴 먹어야하니까. 아. 그리고 사진은 조금 있다가 보내줄게. 정말 귀여우니까 기대해도 돼."
방금전에 찍은 두 장의 사진을 보면 과연 주아는 무슨 표정을 지을지 정말로 궁금해졌다. 꽁냥거리는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보고 꿈뻑 죽지는 않을까? 나름대로 주아의 고양이 사진을 보고 꿈뻑 죽는 표정을 상상해보면서 난 핸드폰을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었다.
주아는 물론이고, 나도 다시 자리에 앉은 후, 우리는 마저 간식거리를 먹기 시작했다. 아직 반 이상 남아있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한 모금 마시면서 목을 촉촉하게 적시고, 내 몫의 치즈케잌을 한입 크기로 잘라 입에 쏙 집어넣고 그 부드러움과 단백함을 즐겼다.
평소에 그렇게 달콤한 것을 많이 먹는 편은 아니긴 하지만, 정말로 이 치즈케잌은 언제까지나 계속 먹고 싶은 달콤함과 단백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다음에 지우에게도 하나 사주고 싶다고 느끼면서 나는 다시 한번 치즈케잌을 한 입 크기로 잘라서 입에 쏙 집어넣었다.
응. 역시 달콤하면서도 단백해. 너무나도 맛있어. 그렇게 작게 가슴 속으로 중얼거리는 도중, 주아에게서 다음에 어디로 갈건지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다. 그 질문에 나는 답을 해줄까 말까 하면서 살짝 머릿속으로 고민했다.
물론 말을 해도 그다지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말해주면 차후 데이트가 조금 재미가 없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시작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는게 아무래도 좀 더 즐거움과 기대감이 커질테니까.
"음. 우리 둘이 즐겁게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장소로 갈거야. 물론 정말로 알고 싶다면 가르쳐줄수도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차후의 즐거움으로 두면 안될까?"
일부로 조금 짖궂게 웃으면서, 나는 거의 다 마신 아이스 카페라떼를 또 다시 한 모금 마셨다. 입 안 가득히 느껴지는 시원함을 느낀 후에, 나는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확실한 건 기대해도 좋아. 이래보여도 몇날을 고민하면서 짠 계획이니까 말이야."
나를 믿어보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눈웃음을 지어보았다. 물론 진담이었다. 이 데이트를 위해서 몇날을 고민하면서 계획을 짰다. 물론 주아만을 위해서는 아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다. 나 역시도 주아와 함께 하면서 즐겁게 있고 싶었으니까.
그렇게 답을 하고서, 나는 조금 남아있는 치즈케잌을 포크로 찝은 후에, 다시 한번 주아의 입으로 살며시 가져갔다. 그리고 또 다시 그것을 해보았다.
"마지막 남은 조각은 너에게 줄게. 자. 아~~." -
203 주아 - 건우 (16338E+60) 2016. 7. 15. 오전 12:13:47고양이 카페 알바에 대한 자신 나름대로의 포부를 힘차게 밝히자 건우도 덩달아 키득키득 웃으면서 잘 할 수 있을거라면서 화이팅, 하고 격려해준다.
"물론이야! 얼마든지 기대해도 돼."
그 말에 자신도 나름 주먹을 꽉 쥐고는 화이팅 포즈를 취하며 의지를 다진다. 응, 정말로 나중에는 이런 곳에서 알바를 하면서 건우를 맞아보자. 그 때 건우는 도대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자신만큼 동물을 좋아하는 편인 건우이니만큼 아마 건우도 아주아주 행복한 표정을 지을거라 상상하며 미래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손은 계속 움직여 고양이들에게 간식을 먹인다. 그렇게 간식을 받아먹는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보는 시각과 귀여운 울음소리를 듣는 청각과, 간지러우면서도 따스한 느낌을 받는 촉각 모두가 전부 만족하는 느낌을 받으며 그 고양이들을 사랑스럽게 내려다본다. 정말, 너무 예쁘다.
그렇게 간식을 먹이다가 건우 쪽은 벌써 다 나눠줬는지 찰칵, 하는 사진 찍는 소리에 이어서 자신에게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오는 질문에 잠깐만, 하고는 마지막 간식 한 줌을 전부 나눠준다.
그러자 그것까지도 맛있게 잘 받아먹은 고양이들은 고맙다는 듯 떼지어 울더니 온갖 애교를 부린 후 건우에게 간식을 받아먹었던 고양이 무리로 가서는 함께 어울려 논다.
그 모습도 사진을 찍은 건우에게 살짝 윙크하며 이제 남은 자신들의 간식을 먹자고 얘기하자 건우도 덩달아 윙크해주며 우리 먹자면서, 방금 찍은 고양이들의 사진은 조금 이따가 보내주겠다고 대답한다. 그 말에 표정이 밝아지며 세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응! 꼭 보내줘! 핸드폰 잠금화면 사진으로 해놔야겠다~"
즐거운 목소리로 고양이들이 어떻게 찍혔을까 기대하며 건우와 함께 다시금 자신들의 자리에 앉아 남은 간식들을 먹기 시작한다. 시간이 조금 지났어도 여전히 그 달콤한 맛과 풍미를 자랑하는 치즈 케이크와 시원하고 달달한 아이스티의 조합에 저절로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느끼며 행복하게 그 맛을 즐긴다.
그러다가 문득 든 궁금증에, 건우에게 다음 자신들의 데이트 장소를 물어보았더니 건우는 살짝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는 차후의 즐거움으로 두면 안되냐면서 정확한 대답을 피한다. 그 짓궂은 웃음에 살짝 불안해져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건우가 아이스 카페라떼를 한 모금 더 마시고는 몇날을 고민하면서 짠 계획이니까 확실한 건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을 안심시킨다.
잠시 그런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결국은 작게 웃어버린다.
"정말이지, 알고싶어도 네가 그렇게 나오면 물어볼 수가 없잖아~ 음, 네가 그렇게 열심히 짠 계획이면 분명 완벽하고 멋진 계획일테니, 그걸 초치기는 싫어. 그러니까 네 말대로 차후의 즐거움으로 남겨둘게."
눈웃음을 짓는 건우를 바라보며 키득키득 웃으며 그렇게 대답하곤 마지막 남은 자신의 치즈케이크를 입 속에 쏘옥 넣고는 우물우물 씹는다. 음, 역시! 마지막이라는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끝까지 달달함을 선사해준 케이크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조금 남은 아이스티를 빨대를 통해 쪼옥 마신다.
그러다가 저의 마지막 남은 치즈 케이크 조각을 포크로 콕 찝어 다시금 자신의 입 가까이 가져다대며 다시 그것을 시전하는 건우의 모습에 순간 당황하여 빨대를 물고있던 것을 놓고 멍하니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다가 자신 몫의 케이크는 다 먹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얼굴을 조금 찡그리며 입을 연다.
"건우 너, 내가 내 케이크를 다 먹었는데도 이렇게 준다는 거, 나 미안해 죽게 하려고 그러는거지? 너무해, 너!"
그렇지만 건우의 호의를 무시할 수도 없었을 뿐더러, 자신의 바로 앞에 있는 치즈 케이크의 달콤한 유혹이 자신을 결국 이겨버린다. 결국은 찡그렸던 얼굴을 펴고 그것을 합, 하고 받아먹는다.
우물우물하고 그것을 씹을수록 느껴지는 달콤한 맛에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환해진다. 꿀꺽하고 그것을 삼킨 후에 정말 맛있다는 듯 행복한 표정을 짓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장난기가 발동한다.
건우를 똑바로 바라보다가 눈웃음을 부드럽게 짓고는 헤실헤실 웃으며 야옹야옹, 하고 마치 자신이 고양이라도 된 것처럼 고양이들의 울음소리를 따라한다.
"너한테서 간식을 받아먹었으니까 꼭 고양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야. 그러니까 고양이식으로 감사 인사를 전할게."
살짝 홍조를 띤 볼. 그렇지만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키득키득 웃으면서 자신의 양손을 가볍게 주먹쥐어 고양이 손처럼 만들고는 건우의 손에 살짝 비비적거리며 아까 그 고양이들의 모습을 흉내낸다. 그리고는 손을 다시 자신 쪽으로 가져와서는 아이스티 컵을 잡고 마지막 남은 아이스티를 쪼옥 빨아마신다. 밀려오는 부끄러움은 애써 모른 척하며 유난히 달게 느껴지는 마지막 아이스티를 즐긴다. -
204 건우 - 주아 (97198E+60) 2016. 7. 15. 오전 1:25:00정말로 순수하게 마지막 조각은 주아가 먹었으면 해서, 난 치즈케잌의 남은 덩어리를 포크로 콕 찍은 후에, 주아의 입에 가져가고 마지막으로 아~~ 를 시도했다. 방금전까지 아이스티와 치즈 케잌을 맛있게 먹으면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던 주아는 내 행동에 크게 당황했는지, 순간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입에 물고 있던 빨대를 놓고 나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서 얼굴을 조금 찡그리면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방금전에도 한 행동인데 아직도 그렇게 부끄러운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만히 주아를 바라보던 도중, 문뜩 내 눈에 텅 비어있는 주아의 접시가 보였다. 그리고 그걸 보고서, 난 주아가 왜 저러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보아하니, 나는 해주지만, 자신은 해줄 수 없는 이 상황에 살짝 분개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나의 그 추측은 주아의 다음 말로 인해서 확실하게 맞다는게 증명이 되었다.
"하하하. 그럴리가 있겠어? 난 그저, 네가 맛있는걸 먹었으면 해서 한 것 뿐이야. 그래서 안 먹어줄거야? 자. 아~~."
투정부리듯이 화내는 모습조차도 귀엽다고 느끼면서 나는 다시 아~~ 를 말해보았다. 주아는 저렇게 말하지만 난 정말로 미안함을 느끼게 하려고 하는 행동은 아니었다. 그저, 이 맛있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주아에게 먹이고 싶었다. 옛 말에 좋아하는 이가 맛있는걸 먹으면 절로 배가 부른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난 그 말의 의미를 오늘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다. 방금 전에, 주아에게 한번 아~~ 를 했을때, 내가 먹지 않아도, 주아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배는 절로 불러졌다. 그러기에 나는 이 마지막 조각을 주아에게 양보한 것이다.
빨리 먹으라는 듯이 입가에서 살며시 흔들자, 주아는 찡그렸던 얼굴을 펴고선 입을 살짝 벌리고 내가 주는 치즈케잌을 받아먹었다. 그리고 처음에 아~~ 를 해줬을때처럼, 표정이 밝아지더니, 환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니, 아까전처럼 내가 먹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먹은것처럼 배가 절로 부르기 시작했다. 정말 신기한 체험이었다. 계속 이렇게 주아에게 맛있는 것을 먹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앞으로도 쭉 말이다.
주아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 행복한 기분이 들어, 부드러운 눈웃음을 보이면서 입가 역시 방긋 웃었다. 오물오물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졌다.
"어때? 맛있지? 미안해하지 마.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걸. 다음번에는 너도 해주면 되잖아? 우린 이제 막 시작한 사이나 마찬가지니까, 앞으로도 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
혹시라도 아쉬워할까봐 싶어 나는 주아를 달래주듯이 말했다. 그래. 나와 주아는 앞으로 사귈 나날을 생각해보면 이제 막 시작한 사이나 마찬가지이다. 얼마든지, 얼마든지 서로 아~~ 를 할 수 있다.
다음에는 또 언제 하게 될지를 살짝 상상해보면서 나는 살짝 미소지은 후, 남아있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던 도중, 갑자기 갑자기 앞에서 야옹야옹 하는 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갑작스런 주아의 돌발행동에 놀라 아이스 카페라떼를 내려놓고 주아를 바라보자 주아는 고양이 식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고 말하면서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키득키득 웃더니, 두 손을 고양이 손처럼 만들고서 내 손에 비비적거리기 시작했다.
"......!"
생각도 못한 주아의 행동은 그야말로 엄청난 파괴력이었다. 방금 전의 고양이를 흉내내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고 귀여워서, 심장이 순간 멎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엄청나게 빨개지기 시작했고 나는 남아있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빠르게 마시면서 열기를 식히려고 했다. 주아의 볼은 홍조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갓익은 빨간 사과처럼 아주 제대로 새빨개져있을 것이다.
방금전까진 내가 주아를 당황시켰건만, 상황은 순식간에 변해버리고 말았다. 주아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채로 나는 시선을 살며시 회피했고, 오른손으로 머리만 긁적이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어 머릿속은 그야말로 혼란 상태가 되었다.
이대로 계속 혼란스럽게 있을 수는 없기에, 나는 작게 심호흡을 여러번 쉬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금전의 비비적거리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고양이를 따라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제대로 진정하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귀, 귀여워. 주아야."
기어갈것만 같은 작은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리듯이 말하고서, 나는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애써 태연한척, 정말로 태연한척 말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시선은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는 상태였다.
"어. 어. 어. 그러니까, 다 먹었으면 슬슬 가자. 고양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는 하고 말이지."
마음속의 부끄러움을 가라앉하기 위해서, 나는 괜시리 고양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자고 말한 후에, 내 근처로 다가온 얼룩무늬 고양이를 바라보고서 다리를 굽힌 후에, 부드럽게 고양이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고양이는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갸웃했지만, 곧 내 손길이 기분 좋은듯이 야옹 거리면서 울기 시작했다. 그 울음소리 땜에 또 주아의 야옹, 거리던 울음소리가 떠올라버렸고 아주 살짝..정말로 살짝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하아."
내 입에선 절로 한숨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205 주아 - 건우 (60021E+57) 2016. 7. 15. 오후 7:42:40자신 몫의 치즈 케이크와 아이스티를 먹다가 건우가 다시금 저의 몫의 마지막 치즈 케이크 조각을 자신에게 내미는 것을 보고는 순간 당황하며 물고있던 빨대를 놓고 그를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미 자신 몫의 치즈 케이크는 다 먹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자 왠지 모르게 미안함과 분함이 섞여 얼굴을 찡그린다. 정말이지, 이래서는 나는 너에게 먹여줄 수가 없잖아. 너, 정말로 나 미안해 죽게 만들려고 그러는거지?
가만히 그런 자신을 바라보던 건우에게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자 건우는 그저 자신이 맛있는 걸 먹어줬으면 해서 한 것뿐이라며, 다시금 케이크를 자신 쪽으로 가까이 내민다.
"......"
왠지 모르게 심통이 나지만, 자신의 입가에서 흔들리는 케이크는 너무나도 달콤하게 자신을 유혹한다. 결국은 그 유혹에 굴복한 채, 찡그렸던 얼굴을 펴고 그것을 합, 하고 받아먹는다.
우물우물 씹을수록 점점 더 짙어지는 달달함에 언제 얼굴을 찡그렸었냐는 듯, 표정이 밝아지며 행복하게 웃는다. 눈웃음을 지으며 그런 자신을 바라보던 건우는 미안해하지 말라며, 다음 번에는 자신이 해주면 된다고 달래준다. 그 말에 조금 망설이다가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으응, 그럼 다음번에는 꼭 내가 해줄게. 그 때 안 먹어주면 안된다?"
물론 건우가 자신이 내민 음식을 안 먹어주고 거절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다짐을 받아내듯이 건우에게 얘기한다.
그리고는 남아있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시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해야하는데. 그렇지만 뭔가 조금 특별하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평범하게 "고마워."가 아닌, 조금 더 특별한 인사를.
그렇게 고민하던 중, 자신의 귓가에 고양이들이 야옹야옹하고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고보니, 고양이들도 우리한테서 간식을 받아먹고는 고맙다고 야옹거리고 애교 부렸지?
아까 전의 고양이들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그 순간, 자신에게 좋은 생각이 난다. 좋아, 아까 전에 나에게 짓궂은 장난을 쳤던 복수도 동시에 해주겠어!
피어오르는 장난기에 건우를 바라보며 야옹야옹, 하고 고양이 울음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깜짝 놀란 듯한 건우의 모습을 보면서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꾸욱 참고는 고양이식으로 감사인사를 전하겠다고 얘기하곤 양손을 고양이 손처럼 만들고는 건우의 손에 애교를 부리듯이 비비적거린다.
우와, 내가 고양이들한테서 이런 것까지 배우게 될 줄은 몰랐는데.
볼에 홍조를 띤 채로 다시 자신의 손을 아이스티 컵으로 가져와 마지막 아이스티를 쪼옥 빨아마신다. 그러면서 자신 앞의 아주아주 새빨개진 얼굴을 하곤 남아있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들이키는 건우를 키득키득 웃으며 지켜본다.
와아, 건우 얼굴, 저렇게까지 빨개진 거 처음 봐. 귀여워! 콕, 하고 찔러보고 싶다!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시선을 회피하며 머리만 긁적이는 건우를 보며 그런 짓궂은 생각도 해본다. 아까와는 다르게 완전히 역전된 상황.
어때? 나도 언젠간 너를 당황시켜 보겠다고 했지? 건우의 새로운 모습을 이렇게 보게 되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행동에 옮긴 것이 새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게 심호흡을 하던 건우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귀엽다고 말해주며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는 나름 태연한 척하며 고양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슬슬 가자고 얘기하지만, 그 와중에도 제대로 못 마주치는 시선과 조금 더듬거리는 말이, 지금 건우의 상태는 전혀 태연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그래그래, 그러자. 그래도 마지막 인사는 제대로 해줘야겠지?"
장난기가 발동해 일부러 더 짓궂게 물고 늘어질까 하다가 그건 그냥 건우를 위해 그만두기로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자신의 얼굴에서 장난스런 웃음은 떠나지 않는다.
얼룩무늬 고양이를 쓰다듬는 건우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다리에 무언가가 몸을 비비는 것이 느껴지자 시선을 아래로 내려본다.
그러자 이 카페에서 제일 처음 쓰다듬어 주었었던 그 흰 고양이가 눈에 들어온다. 마지막이라는 것을 아는건지, 아까보다도 훨씬 더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의 모습에 활짝 웃으며 쪼그리고 앉아 그 고양이를 따뜻하게 쓰다듬기 시작한다.
자신의 손길을 즐기는 고양이를 바라보면서 미소짓다가 옆에서 들리는 고양이의 울음소리와 건우의 한숨 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 쪽을 바라본다.
"왜 한숨 쉬는거야? 작별인사는 웃으면서 해줘야지 고양이들도 기쁘게 인사해주지! 그치, 야옹아?"
뭔가 묘하게 어긋나게 건우의 한숨의 이유를 추측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잘못된 추측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돌려 자신의 손길을 즐기는 고양이에게 말을 건다. 대답해주듯이 야옹, 하고 울던 고양이는 충분히 인사했다는 듯, 자신의 손길을 떠나서 다시금 저 쪽 너머로 유유히 걸어간다.
쪼그려앉았던 것에서 일어나서 그 고양이를 미소띤 채 바라보다 다시금 건우 쪽을 향해 돌아보며 입을 연다.
"그럼, 뒷정리는 내가 할게. 저번에는 네가 했으니까 말야." -
206 건우 - 주아 (97198E+60) 2016. 7. 15. 오후 8:59:16내가 준 치즈케잌 조각을 맛있게 먹은 주아는 내 말에 살짝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다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 다음번에는 꼭 자기가 할테니, 그때 안 먹어주면 안된다고 나에게 얘기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웃으면서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렇게나 나에게 먹여주고 싶은걸까? 물론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 역시도 이 치즈케잌을 주아에게 먹여주고 싶어서 아~~ 를 했으니까.
하지만 주아는 그걸로 끝내지 않았고 대체 무슨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야옹, 야옹 소리를 내더니 두 손을 고양이 손처럼 만들고선, 내 손에 비비적거리기 시작했다. 생각도 못한 주아의 애교는 순간 내 심장을 멈추게 만들 정도로 엄청난 파괴력을 보였다.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주아의 시선을 회피했다.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일단 진정하려고 했지만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았고, 머릿속은 혼란한 분위기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열기를 식히기 위해서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셨지만, 좀처럼 가슴은 진정되지 않았고, 얼굴의 열기도 잘 빠지지 않았다. 시선을 회피하고 있어서 지금 주아가 무슨 얼굴을 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분명히,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키득키득 웃고 있을 것이다. 내가 계속해서 당황시키고 얼굴을 붉히게 만든 것에 대해서 가벼운 복수라도 하고 싶었던걸까? 설마 이렇게까지 파괴력이 강한 애교를 부릴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소꿉친구라면, 이 정도는 왜 그러냐고, 고양이가 되고 싶은거냐고 가볍게 받아쳤겠지만, 역시 연인이라는 단계로 바뀌고 나니 소꿉친구때처럼 쉽게 받아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주아는 아마 모르겠지. 내가 의식을 시작하고, 연인이 되고 나서부터 얼마나 그 작은 행동 하나 하나, 표정 하나 하나를 신경쓰는지.
지금 이건 완전히 반칙이잖아. 너무 귀엽단 말이야. 정말로 작고 귀여운 고양이가 된 것 같았기에, 심장이 멎을뻔 했었다. 이대로 계속 당황할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심호흡을 하고서 작게 귀엽다는 말을 한 후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슬슬 나도, 주아도 다 먹었으니 슬슬 카페 밖으로 나가도 문제는 없었다. 애써 태연한척 하면서 고양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자고 말을 하긴 했지만 마음의 동요는 제대로 숨길 수 없었기에, 결국 말을 더듬고 말았다.
그러자 주아는 내가 당황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알았다고 답했고 마지막 인사는 제대로 해야겠다고 말했다. 내가 얼룩무늬 고양이를 쓰다듬는 것처럼, 주아는 하얀색 고양이를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살짝 흘러나온 한숨을 눈치챘는지 주아는 왜 한숨을 쉬냐고 나에게 물어봤고 웃으면서 인사를 해야 고양이들도 기쁘게 인사해주지 않겠냐면서 가볍게 주의를 주었다.
대체 누구 때문에 내가 한숨을 쉬게 된건데? 유주아. 바로 너 때문이야. 너 때문. 네가 그렇게 귀엽게 애교를 부려서, 그게 자꾸 머릿속에 남아서, 진정이 잘 안되서 이러는거란 말이야. 그렇게 작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에 답했다.
"너무나도 귀여운 고양이의 애교가 좀처럼 잊혀지질 않아서 말이야. 후유증 생기지 않을까 무서운걸. 아. 하지만 너희들도 충분히 귀여워. 고양아. 착하지. 우쭈쭈."
집에서 아롱이를 대하듯이 나는 작게 소리를 내면서 내가 쓰다듬고 있는 얼룩무늬 고양이를 좀 더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 손놀림에 맞춰서, 야옹, 야옹하고 울던 고양이는 이제 됬다는 듯이, 내 손길을 벗어나서 다시 친구들이 있는 저 편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까전처럼, 다른 고양이들 무리에 섞여서 꽁냥거리면서 즐겁게 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또 다시 핸드폰을 들고 사진 한장을 찍었다.
쭈그린 다리를 펴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서, 정리를 하려고 하자 이번에는 주아가 먼저 선수를 쳐서 자신이 정리하겠다고 얘기했다. 전에 카페에 단 둘이 갔을때 내가 뒷정리를 한게 그리도 신경쓰였던걸까?
잠시 어쩔까 생각을 하다가, 그냥 지금은 주아가 정리를 하게 두기로 했다. 이번에도 내가 한다고 하면 주아가 불편한 마음을 먹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기념적인 첫 데이트. 둘 다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면서 끝까지 쭉 가는게 중요했기에, 지금은 내가 한 걸음 물러서기로 했다.
"알았어. 그럼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천천히 정리하고 와. 아. 그 전에..."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 후, 나는 사진들이 저장된 앨범을 켰고, 거기서 이 카페에서 찍은 고양이 사진 3장을 주아의 폰으로 전송시켰다. 그리고서 다시 핸드폰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고 마저 주아에게 말을 이었다.
"여기서 찍은 사진 3장 전송시켰어. 확인해 봐. 그러면 나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렇게 말을 하고서 나는 천천히 카페 문 쪽으로 이동했다. 밖에서 바람이라도 쐬면서 주아를 천천히 기다리면서 다시 한번 이후의 계획을 점검해볼 생각이었다. 그러기에 나는 카페 밖으로 나가고 나서 문 바로 옆 쪽에 있는 문에 등을 기댔다. 슬슬 더워지는 날씨이지만 내가 서 있는 곳은 그늘이었기에 뜨거운 햇볕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그리고서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난 머릿속으로 계획을 다시 점검했다.
"음. 이 근방에 스티커 사진기가..." -
207 주아 - 건우 (00685E+55) 2016. 7. 15. 오후 10:09:25지금까지 자신을 당황시키고 짓궂게 장난친 것에 대한 복수의 의미도 담아서 고양이 식 애교를 건우에게 부리자, 건우는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엄청난 반응을 보인다. 하기사, 평소의 자신이었다면 절대 하지도 못했을 일. 그렇지만 오늘만큼은, 첫데이트이니만큼 새로운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 다른 여자아이들처럼 애교도 부리고, 너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마구마구 드러내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어때?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본 느낌이? 나의 애교를 본 소감이?
장난스레 속으로 건우에게 질문을 던져보기도 한다. 굳이 그것을 입 밖으로 소리내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지금 자신 앞에 있는 건우의 행동 하나하나가, 전부 자신의 그 질문에 대답을 해주고 있었으니까.
애써 태연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고양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슬슬 가자고 얘기해도, 묘하게 마주치지 못하는 시선과, 더듬거리는 말이 전부 여전히 그가 얼마나 당황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아, 정말이지. 아까까지만 해도 그렇게 능청스럽게 짓궂게 굴었으면서. 지금은 그렇게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는거야? 좋아, 가끔씩 다시 용기를 내서 시도해봐야겠다. 너의 이런 모습을 또 보기 위해서 말야. 언제까지나 나만 부끄러워하고 당황할 순 없잖아?
그런 생각을 하며 아까 제일 처음에 보았던 흰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고양이의 모습을 눈에 담던 중, 건우의 작은 한숨소리가 들려오자 건우 쪽으로 돌아보며 왜 한숨을 쉬냐고 묻는다. 고양이들과 헤어져서 아쉬운 거라고 해도, 웃으면서 인사해야 기쁘게 헤어질 수 있지 않아?
그렇지만 무언가를 속으로 생각하던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며 너무나도 귀여운 고양이의 애교가 좀처럼 잊혀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곧바로 이어서 너희들도 충분히 귀엽다면서 고양이를 쓰다듬는다.
잠시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아서 고개를 갸웃하면서 다시 건우의 말을 짚어본다. 처음 나온 고양이는 단수, 두 번째 나온 고양이는 복수. 게다가 너희들'도' 라고 하면서 카페 안의 고양이를 쓰다듬는다는 것은 두 번째 고양이들은 카페 안의 고양이들. 그렇다는 건 첫 번째의 고양이라는 것은...?
히익, 건우의 말의 속뜻을 알게되자 새삼 잊고있던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내, 내가 엄청난 짓을 저지르긴 했구나... 순간 건우의 재밌는 반응에 잊고있었지만 그가 점차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자신이 애교를 부렸다는 사실이 조금씩, 조금씩 부끄러워진다.
"후, 후유증까지야... 그냥 잊어버려. 응, 잊을 수 있을거야."
짐짓 그의 속뜻을 알아채지 못한 척, 태연하게 그의 말에 답한다. 응, 솔직히 말해서 애교를 부린 것은 후회는 없었다. 다만, 건우가 빨리 잊어주길 바랄 뿐이었다.
그렇게 속으로 바라는 동안 자신이 예뻐하던 고양이도, 건우가 쓰다듬던 고양이도 전부 이제는 충분히 인사했다는 듯 저 쪽으로 갔고, 건우는 그 장면을 또다시 한 번 더 사진을 찍는다.
다시 일어서는 건우에게 이번에는 자신이 뒷정리하겠다고 선수치자 건우는 알겠다고 하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서는 화면을 톡톡 두드린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여기서 찍은 사진을 전송시켰다는 그의 말에 표정이 환해지더니 고개를 세게 끄덕인다.
"응, 알았어! 빨리 정리하고 나갈게. 사진 보내줘서 고마워, 건우야!"
그리고는 카페 문 쪽으로 향하는 건우의 뒷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바로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확인해본다. 너무 귀엽게 서로 엉켜서 노는 고양이들의 모습. 자신들이 직접 예뻐하고 간식도 줬던 고양이들이 그 사진 안에 담겨있었다. 정말, 너무너무 귀여운 모습.
그 사진들을 행복하게 바라보며 핸드폰 화면을 살짝 쓰다듬어본다. 따스한 온기가 느껴질리 없었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따스함에 빙그레 미소짓는다.
그러고 난 후, 핸드폰을 다시 크로스백 안에 넣고 자신들이 먹었던 케이크 접시와 포크, 컵 등을 다시 쟁반 위에 올리고 크로스백을 한 쪽 어깨에 멘 후 카운터로 향하여 그것들을 반납한다.
안녕히 계세요, 하고 직원 언니에게 웃으며 인사한 후 마지막으로 카페 안의 고양이들을 쭉 훑어본 후 카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건우가 어딨을까? 하고 찾을 필요도 없이 바로 옆 쪽의 문에 등을 기댄 채 그늘 속에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건우를 발견한다.
"건우야, 나 왔어. 빨리 나왔지? 여기, 진짜 좋은 장소인 것 같아. 고양이들도, 직원 언니도 전부 너무 착해."
그런 건우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자신이 왔다는 것을 알려주며 정말 재밌었다는 듯이 웃는다. 으음, 그럼 이제 다음 데이트 장소, 물어봐도 되려나? 잠시 속으로 고민하다가 그냥 용기내어 물어보자, 하는 결론을 내린다.
"있지, 그래서 이제 다음은 어디야? 지금도 알려줄 수 없는거야?" -
208 건우 - 주아 (97198E+60) 2016. 7. 15. 오후 10:57:46카페 밖에 나온 후, 문 바로 옆에 있는 벽에 등을 기댄 후, 나는 나름대로 머릿속으로 오늘의 계획을 다시 한번 정리했다. 고양이 카페에서 나온 후에는 적당히 잡담을 즐기다가, 스티커 사진을 찍을 예정이었다. 물론 평소라면 무슨 스티커 사진이겠냐고 말하겠지만 역시 커플이라고 하면 스티커 사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편하게 찍을 수도 있고, 즉석에서 사진을 꾸며볼 수도 있고, 무엇보다 사진을 어디서나 쉽게 붙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나 역시도 여자친구가 되면 꼭 한번 찍어보고 싶었다.
문제는 주아 측에서는 찍고 싶어하느냐라는 것이었다. 물론 여자애들이 스티커 사진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아마 주아도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 불안한 마음이 있는건 사실이었다. 지금까지 주아하고는 스티커 사진에 대해서 그다지 많이 이야기를 나눠본적이 없다보니, 불안감은 조금씩 커져갔다.
하지만 그 불안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 나는 2~3번 심호흡을 하면서 그 불안감을 반으로 접고, 또 반으로 접어 밖으로 휙 집어던졌다. 첫 데이트이기에, 지금까지 그 어떤 여자애하고도 데이트를 한 적이 없기에 불안한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미지의 체험이니까. 하지만 그 불안함을 내가 주아에게 내비치면 나는 둘째치고 주아는 이 시간을 즐겁게 즐기지 못할 것이다. 내가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느낀건, 나와 주아에게 있어서 즐거운 시간,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런 내가 이렇게 불안감을 느낄수는 없었다.
주아가 없는 동안에 불안감이 느껴져서 정말 다행이라고 느끼면서, 나는 다시 한번 크게 숨을 내쉬고 주아가 나오는 것을 조용히 기다렸다. 물론 그 와중에도 다시 한번 차후 계획을 점검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불안감과는 별개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정리해서 나쁠건 없었다.
그렇게 잠시 생각을 하는 도중, 옆에서 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살며시 고개를 돌려보니 주아가 어느샌가 카페 밖으로 나와 내 옆에 서 있었고, 정말로 즐거웠다는 듯이 웃는 모습이 보였다.
저렇게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여기에 오길 잘했다고 느끼면서 나 역시도 환하게 웃었다.
"정말 괜찮지? 다음에 또 한번 올래? 그땐 지금보다 좀 더 고양이들과 놀면서 시간 보내는 건 어때? 집에서 아롱이를 키우긴 하지만, 나도 고양이 많이 좋아하는 편이거든."
진심이었다. 집에선 아롱이, 즉 개를 키우고 있지만 나는 고양이도 좋아하는 편이었다. 사실 마음 같아선 아롱이만이 아니라 고양이 한마리도 키우고 싶었지만 애완동물을 두마리나 키우기는 조금 힘들었기에, 그냥 아롱이만 키우고 있는 중이었다.
나중에 독립을 하게 되면, 아롱이말고 다른 개 한마리와 고양이 한마리를 키워볼까 생각해본적도 있다. 아롱이를 데리고 나가고 싶긴 하지만, 아롱이를 데리고 나가면 가족들이 많이 섭섭해할테니 그건 참기로 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주아와 깍지를 잡으면서 나는 말 없이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사귀고 난 다음 날에는 손을 잡는것을 물어볼 정도로 조금 긴장되긴 했지만, 이제는 이렇게 여유롭게 깍지를 잡는 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앞으로 나는 이 손을 얼마나 더 잡게 될까? 이 부드러움을 얼마나 더 많이 느끼게 될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살며시 웃어보였다. 물론 그 표현을 직접 주아에겐 하지 않았다.
한편 주아는 어디로 가는지 너무나도 궁금한지, 나에게 다음 장소를 물어보았다. 그 물음에 나는 카페에서처럼 살짝 고민해봤다. 카페에서는 차후의 즐거움으로 두자고 말하긴 했지만 역시 주아는 그 말만으로는 궁금증을 이기기 힘든 모양이었다.
여기서 말해도 될지, 잠깐 고민하다가 어차피 카페도 나왔으니 다음 장소에 대해서 말해도 괜찮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냥 가르쳐주면 재미가 없으니 약간의 내기를 해보기로 했다.
"음. 힌트를 줄게.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도, 정말로 많은 시간이 지나도, 그 당시의 그 모습을 그대로 거짓없이, 정말로 그대로 언제까지나 간직해주는 우리 둘만의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 갈거야. 뭔지 알겠어? 도착하기 전에, 뭔지 맞추면 소원 하나를 들어줄게. 하지만, 만약에 도착하기 전까지 맞추지 못하면 그땐 네가 내 소원을 들어주는거야. 참고로 난 네가 맞추지 못하면 2번째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소원 쓸거야. 후훗."
그렇게 조금 짖궂게 말하면서 난 주아의 손을 꼬옥 잡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과연 주아가 내 문제를 맞출 수 있을지 살짝 기대를 했다.
주아야. 뭔지 알겠어? 나는 내가 소원권을 하나 더 주게 되더라도, 네가 맞췄으면 해.
그렇게 아무도 듣지 못할 혼잣말을 작게 가슴 속으로 중얼거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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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주아 - 건우 (65234E+53) 2016. 7. 16. 오전 12:10:20고양이 카페에서 뒷정리를 마치고 문 밖으로 나오자 바로 옆에 건우가 서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도 하는지, 신중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 그의 모습에 약간 고개를 갸웃한다. 무엇을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혹시...지금 다음 데이트 장소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있는거야?
왠지 모르게 건우라면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추측을 해보며, 그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간다. 그리고는 솔직하게 고양이 카페가 너무 좋았다고, 즐거웠다고 얘기하며 웃는다. 그러자 건우도 신중히 생각에 빠진 모습은 사라지고 덩달아 환하게 웃는다.
그 모습에 마음 속으로 조금 안도한다. 응, 나는 네가 그렇게 웃어줬으면 좋겠어, 건우야. 너무 심각하게, 신중하게 오늘 데이트를 고민하지 않아도 돼. 조금 부족하더라도, 계획 중 일부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괜찮아. 나는 너랑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행복하니까 말야.
마음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다음에 한 번 더 올래? 하고 제안하는 건우의 말에 고개를 세게 끄덕인다.
"응응, 올래! 같이 또 오자~ 나는 아롱이도 고양이도 전부 다 좋아! 동물들은 정말 너무 예쁜 것 같아."
동물들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지 밝게 웃는다. 정말, 나중에 독립하면 강아지든, 고양이든, 꼭 애완동물을 데려와야겠어. 지금은 못 키운다고 쳐도, 언젠가는 꼭.
이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에 깍지를 껴오며 부드럽게 웃는 건우를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신도 덩달아 작게 미소짓는다.
정말, 이제는 너도 나도 익숙해졌다 이거지? 이제는 익숙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따스하고 기분좋게 얽혀있는 서로의 손가락을 느낀다. 그래도 말야, 익숙해진다 하더라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 아무리 익숙해졌다 해도 이 온기는 절대로 변하지 않을테니까 말이야.
깍지 낀 손에 살짝 힘을 줘서 건우의 손을 꼬옥 잡으며 그에게 다음 장소에 대해 물어본다.
그 물음에 건우는 잠시 고민하더니 힌트를 주겠다며, 맞추면 소원 하나를 들어주고, 못 맞추면 그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소원을 쓸거라고 내기를 걸어온다. 아까 그렇게 새빨개진 얼굴을 하고 시선도 못 맞춰오던 그 사람은 어디갔는지, 다시금 짓궂게 웃으며 자신의 손을 꼬옥 잡고 앞으로 걸어나가는 건우의 모습에 다시 아까처럼 살짝 얼굴을 찡그린다.
"너무해, 너! 그냥 알려주면 어디가 덧나는거야? 아아, 괜히 물어봤어. 그냥 도착할 때까지 좀 참을걸..."
후회의 말을 내뱉어봤자 때는 늦어버렸다. 건우가 제시한 내기는 이미 시작되어 버렸다. 그렇다면...최대한 맞춰보려고 노력해야겠지?
건우와 함께 천천히 걸어가며 그가 준 힌트를 다시 떠올려본다.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도, 정말로 많은 시간이 지나도, 그 당시의 그 모습을 그대로 거짓없이, 정말로 그대로 언제까지나 간직해주는 우리 둘만의 무언가.'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함 없는 것? 그 당시의 모습을 거짓없이 그대로 간직해주는 것? 우리 둘이 가질 수 있는 것?
서서히 나름의 추리를 시작해보면서 아까 건우가 그랬듯이 신중하게 생각에 잠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라. 그렇다면 일단 추상적인 것은 아니겠지? 조금 슬픈 말이긴 해도 추상적인 것들은 세월이 흐르면 그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렇다면 물질적인 것들에서 그 당시의 모습을 거짓없이 그대로 간직해준다라. 우리 둘이 가질 수 있다는 것까지 고려해보면, 우리의 지금 이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주는 물질적인 것?
순간, 자신의 머릿속에 어떤 것 하나가 스쳐지나간다. 아...혹시, 설마?
'우리의 지금 이 모습을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간직해주는 물질.'
문득 예전에 엄마가 아빠와 연애했을 적의 사진을 자신에게 보여주면서 행복하게 웃었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때 그 사진 속의 엄마, 아빠는 정말 다정해 보이셨는데.
혹시나 싶은 마음에 다른 것들도 생각해보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국 자신의 답은 하나밖에 나오지 않는다.
좋아. 그러면 말해보자. 져도 딱히 상관은 없어. 나는 언제든지 너의 소원을 들어줄 생각이었으니까.
여전히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는 잠시 숨을 고른 후에 서서히 입을 연다.
"...혹시, '사진'이야?"
자신이 생각한 단 하나의 답을 건우에게 얘기하며 그를 가만히 바라본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남은 것은, 정답이다, 아니다를 말해줄 건우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 뿐. -
210 건우 - 주아 (61148E+56) 2016. 7. 16. 오전 12:49:43'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도, 정말로 많은 시간이 지나도, 그 당시의 그 모습을 그대로 거짓없이, 정말로 그대로 언제까지나 간직해주는 우리 둘만의 무언가.'
조금 치사하고 너무하긴 했지만, 난 즉석에서 문제를 만들어서 주아에게 내밀었다. 물론 그냥 가르쳐줄수도 있었지만, 그러면 왠지 재미가 없기도 하고, 주아가 내가 생각하는게 무엇인지 맞출 수 있을지 조금 궁금하기도 했다.
소원은 아무래도 좋았다. 사실 나는 주아가 말한다면 그게 정말로 말도 안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뭐든지 들어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아마 주아 역시 내가 말하는거라면 정말로 말도 안되는 수준이 아닌한 들어주려고 할 것이다.
소원이라는건 사실상 나와 주아 사이에선 그다지 의미가 없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 또한 나와 주아에게 있어서는 그저 친근하게 대화할 수 있는 소재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물론 어디까지나 이건 내 생각이었다. 주아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나도 정확히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주아라면... 받는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대등하게 나에게 뭔가를 주려고 하는 주아라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장소는 당연하지만 미리 알아봐뒀다. 그 곳을 향해서 나는 한 걸음, 한 걸음, 주아의 손을 꼬옥 잡고서, 부드럽게 얽혀있는 손가락을 느끼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멀리 있는 곳은 아니었기에 가는 것 자체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 곳이었다.
살짝 옆을 바라보니, 주아는 진심으로 답이 뭔지 알기 위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주 살짝 걷는 속도를 늦춰보았다. 물론 이렇게 하면 내가 불리하긴 하지만, 그래도 생각할 시간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건 나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저벅저벅,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가 땅을 통해서 울러퍼졌고, 나는 계속해서 주아의 생각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과연 주아는 답을 맞출 수 있을까? 괜히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신중한 표정으 지으면서 생각을 하는것을 보면 맞출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내기를 제시하긴 했지만, 아주 살짝, 정말로 살짝 주아를 마음속으로 응원해보았다.
조금 있으면 도착할 그곳에서 사진을 찍은 후, 시간이 지난 후에 그 사진을 보면서 오늘 이 순간을 떠올리고 싶다는 내 마음을 너는 알 수 있을까? 물론 전문 사진관이 아니라 가벼운 스티커 사진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하고는 이것저것 정말로 많은걸 해보고 싶어.
즐거운 추억거리를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웃으면서 말하고 싶어. 아. 우리의 첫 데이트는 이랬었지. 이런 식으로 말이야.
나름대로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걸어가던 도중, 갑자기 주아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보였다. 자연스럽게 나와 주아의 눈이 마주쳤다. 이어 주아는 숨을 고르더니, 입을 열었고 나에게 답이 '사진' 이냐고 물어보았다.
그 답을 듣고서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주아의 눈을 주시했다. 그렇게 잠시동안 주아의 얼굴을 주시하다가 나는 흐뭇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답은 사진이야. 난 누가 되었건, 여자친구가 생기면 꼭 첫 데이트때 사진을 찍고 싶었거든. 서로 그 사진을 나눠가진 다음에 그 사진을 보면서 그땐 이런 느낌이었지. 그땐 이랬었지 하면서 얘기도 나누고 싶고, 추억도 나누고 싶었거든. 그래서 지금도 사진을 찍으러 가는거야. 물론, 전문 사진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야."
사실 전문 사진관을 알아보러 갈까 했지만, 역시 커플하면 스티커 사진이었기에 나는 스티커 사진을 주아와 찍기로 결심하고 이 또한 플랜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플랜을 짜면서 한번 온 적이 있었던 2번째 목적지가 어느새 저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노래방 바로 옆 쪽에 있는, 스티커 사진을 찍는 분홍빛 기기를 왼손으로 가리키면서 주아에게 말했다.
"저게 2번째 목적지. 아. 목적지라고 하긴 뭐한가? 그냥 스티커 사진을 찍는 기기일 뿐이니까. 하지만 저쪽이 정말 사진이 잘 나온다고 들었거든. 물론 찍어보진 않아서 확실한 건 아니지만 말이야. 스티커 사진을 찍는다고 한다면 너하고 찍고 싶었거든."
진지함을 담은 말을 끝내고서, 나는 방금전과는 다르게 조금 빠른 속도로 주아의 손을 잡고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기 바로 앞에 도착한 다음, 살며시 잡고 있는 부드러운 손을 놓고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문제를 맞췄으니까 소원권이 또 하나 생겼네? 축하해. 아. 그리고 찍고 싶지 않다면 안 찍어도 돼. 나는 찍고 싶지만, 너는 아닐수도 있으니까. 여자애들은 사진에 좀 민감하다는 말도 있잖아?" -
211 주아 - 건우 (56707E+53) 2016. 7. 16. 오전 1:31:47즉석에서 자신이 질문을 던지자마자 시작되어버린 내기. 이미 시작을 자신이 연 이상, 도망칠 수도, 거부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말야, 최대한 맞춰볼게. 너의 생각을, 너의 문제의 답을.
아무리 자신들이 십 년 이상을 함께 지내왔다고는 해도 서로의 생각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렇지만, 이렇게 건우가 힌트까지 주고서, 소원까지 걸고서 맞춰보라고 한다면 그 불가능에 가까운 일도 한 번 도전해볼 가치가 있었다.
이렇게 힌트까지 주면서 문제를 낸다는 것은, 내가 너의 생각을 맞춰주길 바라는거지, 건우야?
왠지 모르게 건우는 자신이 맞추길 바랄 것 같은 느낌에 신중하게 그의 스핑크스같은 질문의 힌트를 되짚어본다.
천천히 걸어나가는 발걸음 소리만이 울려퍼지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한 가지 답에 도달하게 된다. 응,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생각엔 이거인 것 같아. 건우야.
그렇게 답을 정하고는 고개를 돌려 건우 쪽을 바라본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건우와 눈이 마주친 후, 그에게 답이 '사진'이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자신의 눈을 주시한다. 숨 막힐 것 같은 침묵. 괜히 긴장이 되어서는 덩달아 아무 말 없이 그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린다.
어때, 건우야? 나는, 내 생각은, 너의 생각과 같아?
그런 자신의 마음속 질문에 대답해주듯이, 건우는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저는 여자 친구가 생기면 첫 데이트 때 꼭 사진을 찍고 싶었다며. 그리고는 나중에는 그 사진을 보며 추억을 나누고 싶었다며.
그런 그의 말에 빙그레 웃는다. 정말, 너다운 생각이야. 건우야. 서로와의 추억과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 나는, 역시 그런 너의 모습도 너무 좋아.
"좋은 생각이야, 건우야. 그런 사진은 꼭 전문 사진일 필요는 없잖아? 나는 오히려 전문 사진이 아닌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 그런 편이 더 기억에 남지 않을까?"
내기에서 이겼다는 기쁨보다는 건우의 생각과 통했다는 사실이 기뻐서 여전히 웃음을 띤 채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응, 정말로 좋은 생각이야.
그렇게 정답을 맞추고는 조금 더 걸어가자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건우는 손가락으로 스티커 사진 기계를 가리키며 얘기한다. 스티커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자신과 찍고 싶었다는 그의 말에 고맙다는 뜻을 담아 그에게 배시시 웃어보인다.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주는구나. 나와의 시간을.
건우는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자신의 손을 잡고 걸어가 기기 앞에 도착한 후 잡고있던 손을 놓고 자신을 바라본다.
소원권이 또 하나 생긴 거는 축하한다고, 사진은 찍고 싶지 않다면 안 찍어도 된다는 말을 하는 건우를 자신도 똑같이 물끄러미 마주본다. 그리고는 밝게 웃어보인다.
"아냐, 나 찍고 싶어! 너의 생각도 맞춰서 이렇게 소원권도 얻은 만큼, 찍고 싶어! 물론 지금 내 모습이 예쁘게 잘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못 나온다고 해도 너랑 함께 찍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으니까 상관없어. 대신 나중에 못 나왔다고 놀리면 안 된다?"
사진이라는 것 자체를 매우 오랜만에 찍어보는 터라 괜찮을까, 싶었지만 건우가 얘기한 미래의 일을 생각해보니 사진을 찍고싶다는 마음이 그런 걱정보다 더 커진다. 그래서 일부러 더 장난스레 그에게 얘기하면서 사진을 찍고싶다는 뜻을 밝힌다. 응, 네가 원한다면. -
212 건우 - 주아 (61148E+56) 2016. 7. 16. 오전 2:16:47사진이라는 건 정말로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그 어떤 순간이라도 사진에 담기게 되면 그때 그 모습을 그대로, 누군가가 가공하지 않는 이상 거짓없이 간직하게 된다. 그런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과거의 사진들이 역사 교과서에 실리게 되고, 우리는 그때 그 모습을 사진으로서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게 된다. 우리 둘의 추억 역시, 사진에 담긴다면 우리가 그것을 거짓으로 가공하지 않는 이상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추억이 되어 나와 주아의 마음 속에 남게되겠지.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아 사진을 찍으러 간다고 말하자 주아는 좋은 생각이라면서 자신은 전문 사진이 아닌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말해왔다.
그리고, 분홍빛 스티커 사진 기기 앞에 서서 찍고 싶은지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자 주아는 자신도 찍고 싶다고 확실하게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자신이 예쁘게 나오지 않을지도 모르는것이 조금 불안했는지 그런 우려감을 살짝 입에 담았다. 그리고 그 불안함을 감추기 위함인지 나와 찍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나중에 못 나왔다고 놀리면 안된다고 나에게 말해왔다.
"놀릴리가 없잖아. 그리고 못 나오면 어때? 내 눈에 예쁘게 나오면 되는거지. 꼭 누군가의 눈에 예쁘게 보일 필요는 없잖아. 난 너에게 멋지게 보이면 되는거고, 넌 나에게 예쁘게 보이면 되는거 아닐까? 적어도 내 입에서 네가 못 나왔다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뭘 또 그런걸 걱정하고 그래. 너무 걱정 많이 하는건 안 좋은 버릇이야. 알아?"
자신의 여자친구와 사진을 찍고서 제대로 못 나왔다고 말할 남자친구가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만약 있다고 한다면 그건 남자친구라고 할 수 없다고 난 생각한다. 살며시 걱정하는 듯한 주아를 바라보면서 난 가까이 다가간 후에, 등을 토닥토닥 쳐줬다.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거라고, 넌 예쁘게 나올거라고 그런 마음을 담아서 2~3번 등을 토닥토닥 쳐준 후에, 난 주아의 손을 깍지가 아니라, 그냥 편안하게 잡고서 바깥의 시선을 막아주는 막이를 헤치고 기기 안으로 들어갔다.
안이 그렇게까지 넓은건 아니었기에, 자연스럽게 나와 주아는 가깝게 밀착하게 되었다. 특별히 이 기기가 작은건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 기기가 다른 기기보다 작은게 아닌가하는 착각도 살짝 들었다. 아니면 다른 연인들도 다 이렇게 가까이 밀착한 상태로 사진을 찍는걸까? 다른 이성과 스티커 사진을 찍어본 경험은 없었기에 나는 그 답을 알 수 없었다. 애초에 주아와 사귀기전엔 누군가와 스티커 사진을 찍는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었다.
우선 돈을 넣는게 먼저일테니, 난 지갑에서 1000원 지폐를 꺼낸 후에 기기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러자 방금전까지 조용했던 기기에서 밝은 음악소리와 함께 미리 녹음한 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ㅡ안녕하세요. 손님 여러분. 사진을 찍으러 와주신 점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지금부터 여러분의 사진을 찍도록 하겠습니다. 화면을 보시고 안내에 따라주세요.
마치 나와 주아를 환영하는 듯한 음악소리는 더욱 더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바뀌었고 기계 화면에는 몇명이서 찍겠냐는 문구가 떠 있었다. 혼자 찍기와, 두명이서 찍기가 있었기에, 당연히 나는 기기를 조작해서 두명이서 찍기를 선택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떠 있는 문구가 떠올랐고 친구와 연인이라는 선택지가 떠올랐다. 요즘엔 이런 것도 사진을 찍을때 묻는가 싶어서 절로 작게 웃으면서 나는 화면을 기기해서 연인을 꾹 눌렀다. 이전이라면 친구였지만 지금은 연인이었으니까.
그러자 갑자기 화면이 전환되었고, 화면에 나와 주아의 모습이 비쳤다. 그리고 기기에서, 또 다시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ㅡ포즈를 정해주세요. 다 정하셨으면 앞의 빨간색 버튼을 눌러주세요. 그럼 사진이 찍히게 됩니다.
"포즈라. 음. 주아야. 넌 해보고 싶은 포즈라던가 있어?"
평소 사진이라면 무난하게 왼손으로 V를 만든 후에 앞으로 내보이는 정말로 가벼운 포즈를 취해봤겠지만 연인이서 사진을 찍는데 그런 포즈를 취할수는 없는만큼, 난 주아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
이런건 아무래도 남자인 나보다는 여자애들이 좀 더 잘 알테니, 여기선 주아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물론 내가 생각한 포즈도 있긴 하지만 지금은 조용히 있기로 했다. -
213 주아 - 건우 (65234E+53) 2016. 7. 16. 오전 8:51:55정말로 건우다운 생각. 사진을 통해 자신들의 지금 이 추억을, 이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려는 그 생각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도 정말 좋은 생각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스티커 사진 기기 앞에서 건우가 사진을 찍을지, 말지에 대해 물어올 때 당연하게도 찍겠다고 대답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혹시나, 아주 혹시나 만약에 예쁘게 잘 나오지 않는다면...
문득 드는 불안감에 일부러 더 장난스레 건우에게 얘기를 해봐도, 건우는 자신의 속마음을 꿰뚫어보고는 못 나오면 어떠냐고, 너무 걱정 많이 하는 것은 안 좋은 버릇이라고 달래주듯이 말한다.
"...알았어. 앞으로는 걱정 많이 안해보도록 해볼게."
자신의 등을 토닥토닥 쳐주는 건우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그렇게 얘기하지만 솔직히 장담할 수가 없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은 아마 자주 일어날테고, 그 때마다 자신은 조금씩만이라도 걱정을 할 터였다. 건우, 너의 눈에 예쁘게 나온다고 해도 말야, 너는 너무 배려심 깊은 아이라서 제대로 못 나와도 나를 위해 잘 나왔다고 해줄 것 같단 말야.
나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예쁘게, 잘 나왔으면 좋겠어. 그래야지 너도 다른 사람들에게 당당히 이 아이가 내 여자친구라고 밝힐 수 있을테니까. 나는 너에게 있어 여자 친구라고 밝히기 부끄러운 아이가 되고 싶지 않아.
그런 복잡한 생각은 마음 속으로 꼭꼭 숨기고 겉으로는 여전히 밝게 미소지은 채, 건우의 손을 꼬옥 잡고 막이를 헤치고 기기 안으로 들어간다.
생각보다도 약간 좁은 기기 안. 그에 따라 건우와 자신의 몸도 가깝게 밀착된다. 원래 스티커 사진 기기 안은 그렇게 넓지는 않다고 했는데, 이 정도로 가깝게 붙게 될 줄은 몰랐네...
새삼 그렇게 거리가 가까워지자 괜히 건우 쪽을 향해서 시선을 옮기지 못한다. 뭔가, 지금은 건우를 바라보면 안될것 같아... 일단은, 진정하자. 진정.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유주아.
그렇게 속으로는 심호흡을 몇 번이나 하면서 건우가 돈을 기기 안에 집어넣고, 스티커 사진 기기가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을 조용히 지켜본다.
밝은 음악소리와 함께 화면을 보시고 안내에 따라달라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 후, 차례로 화면에서 '두명이서 찍기'와 '연인'을 누르는 건우의 손가락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다시금 깨닫는다.
아, 우리는 이제 정말로 연인이구나. 예전같으면 당연히 '친구'를 눌렀을 건우는, 아주아주 당연하게도 '연인'을 선택한다. 응, 이제 우리는, 정말로.
건우가 '연인'을 누르자 갑자기 화면이 전환되더니, 건우와 자신의 모습이 화면에 비친다. 그리고는 포즈를 정한 후 앞의 빨간색 버튼을 눌러달라는 여성의 목소리와 이어서 자신에게 해보고 싶은 포즈가 있는지 물어오는 건우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제야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해보고 싶은 포즈라. 문득 중학생 때 친구들이 자기 남자 친구와 찍은 스티커 사진이라며 자신에게 자랑을 했을 때가 떠오른다. 척봐도 알콩달콩 깨가 쏟아지는 여러가지 포즈를 아무렇지도 않게 당당하게 취하며 찍은 사진을 마구마구 자랑하던 친구들.
그 사진들을 보며 대단하다, 라고 생각하던 중 한 가지, 자신의 눈에 유난히 들어오는 사진 한 장이 있었다. 바로 서로 마주보고 얼굴을 가까이 하여 행복하게 웃고있던 사진. 유난히도 '아, 정말 행복해보인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던 사진이었다.
아까 자신들도 예상치 못하게 그런 포즈를 취했었지만, 지금 다시 하자고 하기에는 부끄러워서 도저히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 그렇다면 볼뽀뽀는...? 아, 아냐아냐! 그것도 안돼! 그냥 무난하게 V자를 하자고 할까...? 으음, 그렇지만 그건 친구일 때도 가능한 포즈인 걸. 좀 더 연인임을 드러낼 수 있는 포즈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결국 한계에 다다른 듯, 그냥 멋쩍게 웃으며 건우에게 말한다.
"으응...난 모르겠어. 마땅히 좋은 포즈가 생각나지 않아. 그러는 너는 어때? 뭔가 생각하고 있는 포즈가 있는 것 같은 분위기인데. 하고싶은 포즈 있어? 난 네가 하자는 거 할게."
왠지 모르게 건우는 생각하고 있는 포즈가 있는 것 같은 느낌에 역으로 건우에게 질문하면서 그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얘기한다. 응, 나는 정말로 못 정하겠어. 도저히 말할 수가 없어. 그러니까, 네가 하고싶은 포즈를 하자, 건우야. -
214 건우 - 주아 (61148E+56) 2016. 7. 16. 오후 12:50:10스티커 사진을 찍는 기기 안이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었기에 자연스럽게 나와 주아의 몸은 가깝게 밀착했다. 포옹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포옹을 한 것처럼 가까워진 나와 주아의 거리. 그 거리가 부끄러운지 주아는 내 쪽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물론 나 역시도 이렇게 가깝게 밀착해있으니 조금 떨리는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애써 태연한척 하며 미소짓고, 나는 1000원 지폐를 기기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기기에서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와 안내 화면에 따라서 '두명이서 찍기' 와 '연인' 을 골랐다. 그러자 화면이 전환되었고 우리 둘의 모습이 화면에 비쳤다. 포즈를 정한 뒤에 앞의 빨간색 버튼을 눌러달라는 여성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진을 찍는만큼, 포즈를 취하는건 당연했고 난 우리 둘의 포즈를 어떻게 취할지에 대해서 주아에게 맡겨보았다. 그러자 내 물음에 주아는 방금전까지 나를 피하던 시선을 다시 나에게로 돌리고서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지금 생각하고 있는건 여기서 무슨 포즈를 취하면 좋을지에 대해서겠지? 하지만 너무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을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는지 주아는 멋쩍게 웃으면서 계속 닫아뒀던 그 입을 살며시 열었다.
마땅히 좋은 포즈가 생각나지 않는다면서 하고 싶은 포즈가 있으면 내가 하자는 대로 하겠다는 주아의 말에 나 역시 멋쩍게 웃어보였다. 주아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 수 있는건 없었지만 분명히 부끄러움을 타는 주아의 성격상, 하고 싶은게 있어도 제대로 말을 못하고 가슴 속에 묻어뒀을 가능성도 컸다. 망설이는 기색이 보이는 주아를 잠시 바라보다가, 살며시 오른손을 들어서 어깨에 올린 후에 좀 더 가깝게 내 쪽으로 주아의 몸을 밀착시켰다.
안 그래도 밀착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좀 더 밀착한 우리 둘의 거리는 그야말로 0보다 더 0에 가까웠다. 포옹을 한 것도 아니건만, 마치 포옹을 한 것처럼 숨소리가 작게나마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숨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가까워진 거리에, 나 역시도 살짝 긴장이 되었다. 좋아하는 여자애가 바로 이렇게 붙어있는데 긴장이 안될 남자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 하지만 애써 태연한척 화면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주아가 부끄러움을 타는 편인만큼, 남자인 내가 착식하게 있어야 했다. 살짝 떨려오는 기색을 눈치채지 못하게 감춰버리면서 내가 확실하게 리드를 하기 위해 여유로운 표정을 보였다.
하지만 주아야. 전혀 여유롭지 않아. 네가 부끄러운 것처럼 나도 부끄러우니까. 하지만, 네가 즐거워할 수 있다면 나는 언제든지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줄게. 언제든지 너의 손을 잡고 리드할게. 그러니까 너무 긴장하지 마. 내가 보고 싶은 건 너의 긴장한 모습이 아니라, 너의 웃는 모습이니까.
"하자는대로 한다고 했지? 역시 커플이니까 이렇게 밀착해서 사진 찍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웃어봐. 주아야. 딱딱하게 굳은 표정보다는 웃는 얼굴이 더 예쁘니까. 추억을 담을 사진인데, 웃는 모습이 담겨야 좀 더 예쁘게 보이지 않겠어?"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더 부드럽고 편안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주아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잠시동안 기다려줬다. 아무런 말도 없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한 행동인만큼 딱딱하게 굳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속으로 60이라는 숫자를 센 후에, 나는 화면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나와 주아의 얼굴이 제대로 화면에 비치고 있는지, 혹시라도 내 머리가 이상하진 않는지, 내 표정이 이상하진 않는지 살펴본 후에 앞에 보이는 빨간색 버튼을 꾹 눌렀다.
ㅡ지금부터 사진을 찍겠습니다. 움직이지 말아주세요. 하나. 둘. 셋!
여성의 목소리가 셋을 세자 사진을 찍는 찰칵하는 소리가 기기 안에 조용히 울러퍼졌다. 그리고 밝고 경쾌한 음악소리는 이제 감미로운 음악소리로 바뀌었다. 화면에는 방금 전에 찍은 사진으로 확인되는 나와 주아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고, 그 옆에는 여러가지 효과 같은 것을 고를 수 있는 메뉴가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ㅡ사진을 예쁘게 꾸민 후에, 빨간색 버튼을 눌러주세요. 빨간색 버튼을 누르시면, 사진이 인쇄되어서 나옵니다.
"하하하. 이거, 조금 난감한데. 꾸미기가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다양한 효과가 나올줄은.."
사진꾸미기라.
다른건 몰라도 미술쪽은 그다지 자신이 없었기에 나는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웃어보였다. 뭔가 예뻐보이는 효과는 많아 보이는데, 이걸 어떻게 배치를 해야할지 나로서는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예술감각이 없다는게 이렇게 발목을 잡게 될 줄은 몰랐기에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살며시 고개만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냥 꾸미는 거 없이 뽑아도 상관은 없겠지만, 역시 그냥 뽑자니 왠지 모르게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 계속해서 난감하게 웃기만 했다.
//오늘은 정말로 비가 많이 오네요. 주아주가 있는 곳은 어떤가요? 사실 답레는 더 빨리 봤지만, 해야할 일이 있어서 차근차근 처리하다보니 이제야 답레를 쓰게 되었네요. 데이트씬도 어느새 6일째. 정말로 길게, 길게 진행이 되는 것 같아서 주아주가 지루함을 느끼는건 아닐까란 생각도 살짝 들어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물론 저는 이런 상황 자체가 너무나도 재밌지만 6일동안, 어쩌면 그 이상으로 진행될 상황은 처음이거든요.
늘 그랬듯이 답레는 편한 시간대에 천천히 써주세요. 슬슬 점심때인만큼 점심 굶지 말고 맛있는거 드시고요! -
215 주아 - 건우 (50538E+51) 2016. 7. 16. 오후 6:21:57스티커 사진 기기 안에 들어가자 자연스럽게 가깝게 붙게 된 몸. 그에 결국 건우 쪽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시선을 돌린다.
언제나, 언제나, 서로의 몸이 가깝게 붙게 되면 부끄러운 것은 사실이었다. 어렸을 때 이후로는, 이렇게까지 가깝게 붙어있던 적이 없었으니까. 그동안 나름대로의 암묵의 거리를 적절히 유지하며 지내왔었는데, 그 암묵의 규칙이 깨지고 다시금 어렸을 때처럼 밀착하는 것은 역시 아직은 조금, 쑥스러웠다. 그 때야 아무것도 몰랐던 꼬마들이었으니까, 라고 쳐도 점점 어른이 되어가고 이성에 눈을 뜨고 사랑이라는 것이 뭔지 알게 된 지금은, 말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일단 사진을 찍으러 온 것이니만큼, 진정하려고 노력하면서 건우가 화면을 손가락으로 눌러서 기기를 작동시키는 것을 본다. '두명이서 찍기'와 '연인'을 누르자 카메라처럼 자신들을 비추는 쪽으로 화면이 바뀌었고, 포즈를 취한 후 빨간색 버튼을 눌러달라는 안내 여성의 목소리에 건우는 자신에게 포즈에 대해 물어본다.
그 질문에 건우를 바라보고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보지만, 차마 말할 수가 없어서 그냥 멋쩍게 웃으며 건우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대답한다.
건우도 덩달아 멋쩍게 웃다가 자신을 잠시 바라보더니, 오른손을 들어서 자신의 어깨에 올린 후 저에게 더 가깝게 자신의 몸을 밀착시킨다.
"...!"
순간 깜짝 놀라서는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멍하니 두 눈만 깜빡깜빡인다. 마치 포옹이라도 한 것마냥 엄청나게 가까워진 거리. 서로의 숨소리마저도 느껴지는 그 거리에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살짝 몸이 굳은 채 그를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나 자신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이 부드럽고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 웃는 얼굴이 더 예쁘니까 웃어보라는 건우의 말을 듣고는 조금씩, 조금씩, 몸의 긴장을 푼다.
건우는, 이렇게나 나를 위해주고 있구나. 언제나 굳어버리는 나를 위해 먼저 나서서 리드해주고 있구나.
새삼, 괜히 긴장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건우와 나는 연인이야. 심지어 ㅋ 나를 배려해주면서 나를 이끌어주고 있어. 도대체 무엇을 어색해하고 두려워하는거야?
그럴 필요가 없음을 깨닫자, 건우의 말대로 자신의 얼굴에는 다시금 밝은 미소가 떠오른다.
"응, 나도 이렇게 밀착한 포즈 좋은 것 같아. 나, 웃어볼게! 오늘 정말 즐겁고 행복하니까, 지금의 내 이 기분을 사진에 담고싶어."
언제나 변함없는 사진 속에 행복한 웃음을 남기리라. 그리고는 언제든지 그것을 봐도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떠오를 수 있기를. 이 감정이 떠오를 수 있기를. 건우와의 이 행복한 추억이 떠오를 수 있기를.
건우를 바라보던 얼굴을 돌려서 정면의 화면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정말로 활짝, 행복하게 미소짓는다.
건우는 잠시 화면 속 저와 자신의 얼굴을 확인한 후에, 빨간색 버튼을 누른다.
그러자 움직이지 말아달라고 하며 셋을 세는 여성의 목소리가 끝나자 찰칵, 하고 사진이 찍힌다. 그러자 화면에는 방금 찍은 사진이 띄워지며 옆에는 여러가지 꾸미기 효과가 나타난다. 사진을 예쁘게 꾸민 후에 다시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사진이 인쇄되어 나온다는 안내가 끝나자 건우는 난감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웃더니 조용히 자신 쪽을 바라본다.
잠시 그런 건우와 눈을 마주치며 빤히 바라보다 그 모습이 귀여운 듯, 결국은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건우 너, 미술에는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거지?
"알았어, 알았어~ 그냥 뽑기에는 아쉬워서 그러는거지? 그럼 내가 한 번 꾸며볼게."
사실 자신도 스티커 사진은 많이 찍어보지 않았던 터라 그다지 능숙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화면을 향해 살짝 상체를 숙인다.
그리고는 잠시 옆에 있는 효과들을 쭉 훑어본 후, 제일 먼저 살짝 어두운 사진을 밝게 해주는 뽀샤시 효과를 누른다. 그리고는 '펜' 버튼을 누르고 색깔을 검은색으로 선택한 후에 옆에 꽂혀져있던 펜을 꺼내어 건우의 머리에다 고양이 귀를 그려넣고, 다시 하얀색을 선택한 후에 자신의 머리에다 고양이 귀를 그려넣는다.
다시 회색을 선택하고는 건우와 자신의 볼에다 살짝 고양이 수염을 그려넣고 마지막으로는 빨간색을 선택한다. 잠시 펜을 쥐고 화면 위에서 무언가를 그릴까말까 망설이더니 결국은 결심한 듯, 건우와 자신의 가운데에 작게 빨간색 하트를 그리고는 색칠한다.
전부 다 꾸민 후에는 다시 펜을 원래 자리에 꽂아넣고는 잠시 화면을 확인한 후,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다본다.
"...어때? 괜찮아? 글자는 그다지 쓰고싶지 않아서 말야."
나름대로 꾸민다고 꾸며봤지만 건우의 마음에 들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괜찮냐고 질문하며 다르게 꾸미고 싶으면 그래도 돼, 하고 덧붙인다.
/ 저도 밖에 나갔다가 이제 돌아와서 지금 답레를 올리네요. 제가 있는 곳도 건우주가 있는 곳처럼 비가 많이 왔었어요. 정말, 제가 밖에 나갈 때마다 폭염이거나 비가 많이 쏟아지거나 하네요...살짝 억울한 기분이예요. 돌아온 지금은 비가 그쳤거든요.
데이트씬도 어느새 6일 째인가요? 저도 이렇게 오랫동안 진행되는 상황은 처음이예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지루해할거라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도 건우주처럼 너무 재밌게 즐기고 있거든요. 건우가 너무 다정하고 멋있어서 정말 즐거워요! 저는 오히려 건우주가 힘들어하실까봐 걱정했는데...
건우주가 말씀해주신 대로, 점심은 맛있게 먹었답니다! 오랜만에 메밀 국수를 먹었지요~ 건우주는, 맛있는 거 드셨나요? 지금 시간은 슬슬 저녁을 드셔야하는 만큼, 저녁 꼭 챙겨드세요, 건우주! -
216 건우 - 주아 (61148E+56) 2016. 7. 16. 오후 8:43:23눈 앞에 보이는 화면에는 정말로 가깝게 밀착해 있는 나와 주아의 웃는 얼굴이 담겨져있었다. 차분한 느낌이 절로 드는 나의 미소. 그리고 마치 태양처럼 밝고 환한 주아의 미소. 2개의 미소가 담겨있는 눈 앞의 화면은 적어도 내 눈에는 그 어떤 사진보다도 아름답게 보였다. 물론 다른 커플들의 사진을 비하한다거나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단지 내 눈에는 그 어떤 사진보다도 지금 눈 앞에 있는 화면, 즉 인쇄되어서 나올 사진이 아름답게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기기에서 흘러나오는 여성의 목소리는 사진을 예쁘게 꾸민 후에, 빨간색 버튼을 누르라고 나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그 요구에 나는 절로 난감해져서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그저 웃기만 했다.
내가 만약에 미술적 재능이 뛰어났다면 이것저것 꾸며보긴 하겠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미술적 재능이 그다지 없었다. 물론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이런 꾸미기에 관련해서는 너무나도 취약했다. 노래를 부르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고 정말로 좋아했지만, 미술 부분은 그에 반비례해서 그다지 실력이 없었다. 물론 한다면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잘해봐야 B를 받는게 고작이었고 대부분은 C 판정이었다.
그렇다고 그냥 뽑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워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주아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자 주아는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작게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서는 알았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꾸며보겠다고 말했다.
"하하하. 미안해. 알다시피 내가 미술은 잘 못하잖아. 노래나 음악은 나름대로 자신있지만 이것만큼은 정말로 못해서 말이야. 부탁할게."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지 않고 나는 주아에게 부탁하기로 했다. 그래도 둘의 추억이 될 물건인데, 내가 망치는 것보다는 그냥 순순히 주아에게 부탁하는게 나았다. 무엇보다 이런건 남자애보다는 여자애들이 좀 더 잘하는 경우가 많잖아?
주아가 과연 이 사진을 어떻게 찍을지 궁금했기에 나는 고개를 다시 옆으로 돌려 앞쪽에 있는 화면을 바라보았다. 메뉴에 떠 있는 효과들을 쭉 훝어보던 주아는 가장 먼저 사진을 밝게 해주는 뽀샤시 효과를 눌렀다. 그러자, 우리 둘의 모습이 찍힌 사진의 모습이 밝은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어 주아는 펜 버튼을 누르더니, 내 머리에는 검은색 고양이 귀를 그려넣었고, 자신의 머리에는 하얀색 고양이 귀를 그려넣었다. 그리고 회색으로 나와 자신의 얼굴에 고양이 수염을 그려넣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서 나도 모르게 작게 소리내서 웃어버리고 말았다. 검은색 고양이와 하얀색 고양이. 저건 내가 카페에서 한 이야기잖아. 설마 이걸 이렇게 써먹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에 정말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카페에서 고양이 흉내를 내면서 애교를 부릴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한번씩 나오는 주아의 변속구에는 정말로 당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검은색 고양이와 하얀색 고양이가 그렇게 인상 깊었어? 설마 그걸 표현할줄은 몰랐는데? 야옹~ 야옹~."
카페에서 주아가 그랬던것처럼, 나 역시도 싱글벙글 웃으면서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며 주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어느샌가 화면에는 빨간색 하트도 그려져있었다. 그리고 주아는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이어 다르게 꾸미고 싶으면 다르게 꾸미고 싶다고 말을 덧붙였다.
당연하지만 이 사진을 다르게 꾸밀 마음은 없었다. 카페에서 한 하얀색 고양이와 검은색 고양이를 그대로 표현해서 절로 귀여운 느낌이 드는 이 사진을 내가 바꿀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바꿀 필요가 없다는 마음을 강하게 담아 고개를 조용히 옆으로 도리도리 저으면서 나는 앞의 빨간색 버튼을 꾹 눌렀다.
ㅡ꾸미기가 완료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인쇄하겠습니다.
기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다시 경쾌하고 밝은 음악으로 바뀌었고, 프린터가 인쇄를 할때 나오는 소리가 기기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밑의 사진 배출구를 통해서 스티커사진 16장이 흘러나왔다. 밖으로 나온 사진을 받은 후, 정확히 반을 갈라서 반은 내가 갖고, 반은 주아에게 건네줬다.
"자. 주아야. 이건 네 몫. 딱 8장이니까 붙히고 싶은곳에 마음대로 붙혀. 나도 붙히고 싶은 곳에 붙힐테니까."
말을 끝낸 후 나는 다시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치 하얀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가 한 쌍의 짝이 된 듯한 사진은 너무나도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앞으로 이 사진을 볼때마다 지금 이 순간, 정확히는 첫 데이트를 한 그 순간이 저롤 떠오르게 될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다시 한번 미소가 밝게 지어졌다.
검은색 고양이와 하얀색 고양이. 어떻게 보면 우리의 첫 데이트에 있어서 가장 인상에 남은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물론 차후의 계획도 있기에, 확신할 순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럴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럼 스티커 사진도 찍었고 다음 장소로 가볼까? 나의 귀여운 하얀 고양이."
살짝 장난끼를 섞어서 일부로 그렇게 짖궂게 웃으면서 하얀 고양이를 바라보면서 말해보았다.
//이런저런 작은 일들을 처리한 후에, 이제서야 답레를 써서 올립니다. 밖에 나갈때마다 폭염과 비가 많이 온다니.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었겠네요. 정말로 이런 여름날에는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가 없어서 곤란하죠. 저도 밖에 있을땐 비가 막 오다가, 집에 들어올땐 비가 그치는 상황을 많이 겪어서 어이가 없어서 웃은게 한 두번이 아니네요.
즐겁다면 정말로 다행이에요. 힘들거나 하진 않아요. 저는 정말로 즐겁게 즐기고 있어요. 건우와 주아, 둘의 오붓한 데이트 장면을 떠올리면 절로 흐뭇하게 웃게 되거든요. 아. 이 귀여운 것들 하면서 말이에요.
점심은 그냥 가볍게 먹었어요. 대신 저녁을 김치 치즈 탕수육으로 먹었어요. 일명 김치탕이죠. 오랜만에 먹는거라서 그런지 엄청나게 맛있었답니다. 주아주는 저녁 맛있게 드셨나요? -
217 주아 - 건우 (65234E+53) 2016. 7. 16. 오후 11:12:06사진이 찍히고 이제 남은 것은 꾸미기 단계와 인쇄였다. 물론, 꾸미는 것은 굳이 안내 음성에 따르지 않고 사용자의 마음대로 안 꾸미고 그냥 인쇄 버튼을 눌러도 되었다. 그렇지만 그냥 인쇄하기에는 뭔가 아쉬운지 건우는 연신 머리를 긁적이며 난감해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결국 도움을 청하는 듯이 건우는 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고, 똑같이 건우를 빤히 바라보다 결국은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알았어, 알았어. 내가 한 번 꾸며볼테니까, 그렇게 난감해하지마. 건우야.
미술은 잘 못한다며 부탁한다고 말하는 건우에게 맡겨보라는 듯, 씩 웃는다.
"미안해하지마~ 그래도 나는 나름 미술에 자신있으니까, 내가 해볼게."
평소에 미술 수행평가 작을 보면 보통은 C, 드물게는 B를 받던 건우였기에, 꾸미라는 말에 그가 얼마나 고민했을지는 안봐도 뻔했다. 그렇다면 여기서는 내가 해봐야지. 안 그래?
그래도 나름 미술 수행평가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는 자신이었던 만큼, 한 번 시도해보기로 한다.
상체를 조금 앞으로 숙인 후, 잠시 꾸미기 효과들을 훑어보고나서 제일 먼저 뽀샤시 효과를 누른다. 그리고는 밝아진 화면 위에 이번에는 펜을 들고 건우에게는 검은색, 자신에게는 하얀색 고양이 귀를 그리고 고양이 수염을 그려넣는다. 그러자 건우는 작게 소리내서 웃어버린다. 그 소리에 하트를 그리고 색칠하던 펜을 움직이던 손을 잠시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자 이어서 건우는 하얀색 고양이와 검은색 고양이가 그렇게 인상 깊었냐며, 싱글벙글 웃더니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며 자신을 빤히 바라본다. 순간, 멍하니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방금 무슨 상황이 일어난건지 파악하자 화악, 하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그, 그야 오늘 데이트의 첫 번째 장소가 고양이 카페였잖아...! 그, 그래서 그린 것뿐이야. 이 사진을 보면 그 땐 이런 곳도 갔었는데, 하고 떠올릴 수 있게. 그보다 너어, 갑자기 그렇게 고양이처럼 행동하면 어떡해! 나 놀리려고 그러는거지, 응?!"
귀여워! 어떡해! 너무너무 귀엽잖아...! 속으로는 꺄악, 하고 비명을 지르지만 겉으로는 애써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지만 여전히 빨개진 얼굴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아까 나를 봤을 때의 건우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 생각보다 훨씬 더 심장에 좋지 않았다. 주의해야겠어, 주의...
애써 화제를 돌리듯이 건우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며, 다르게 꾸미고 싶으면 그래도 된다고 얘기하자, 건우는 고개를 옆으로 도리도리 저으면서 빨간색 버튼을 꾹 누른다.
그러자 꾸미기가 완료되었다고 지금부터 인쇄하겠다는 안내 음성이 나오더니 사진 배출구에서 스티커 사진이 나온다. 그것을 받아든 뒤, 총 16장을 반으로 갈라 8장을 자신에게 건네주며 붙이고 싶은 곳에다 마음대로 붙이라는 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응, 알았어. 붙이기 조금 아깝긴 하지만...몇 장은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붙여야겠어."
가령, 핸드폰 케이스 뒷면이나 다이어리같은 곳 말야. 잠시 그렇게 어디다 붙일지를 상상하며 자신이 들고있는 스티커 사진을 내려다본다.
어쩌다보니 오늘의 아주 중요한 소재가 된 검은 고양이, 하얀 고양이. 앞으로 이 사진을 보면 그 생각밖에 안 날 것 같아서 자신도 모르게 작게 미소짓게 된다.
어쩌면 말야, 우리 이러다가 정말로 후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는 거 아닐까? 이 사진 그대로, 너는 검은 고양이로서. 나는 하얀 고양이로서. 지금처럼 짝이 된 채.
그렇게 사진만을 하염없이 내려다보다가 다음 장소로 가볼까? 하며 자신을 '나의 귀여운 하얀 고양이'라고 부르는 짓궂은 건우의 말에 당황해서는 고개를 건우 쪽으로 홱 돌린다.
"그, 그렇게 부르지 마! 창피하단 말야...! 계속 그러면 나도 똑같이 갚아준다?"
잠시 붉어진 얼굴로 뾰로통하게 그를 바라보다가 똑같이 갚아준다고 하고는 건우와 함께 스티커 기기 밖으로 나온다.
"자아, 그래서 다음 장소는 어디야? 나의 멋진 검은 고양아?"
스티커 사진 기기를 나오자마자 방금 찍은 사진들을 크로스백 안에 소중히 넣는다. 그리고 건우 쪽을 향해 돌아보며 그의 말을 조금 바꿔서 똑같이 인용하고는 키득키득 웃는다.
/ 저도 잠시 할 일이 좀 있어서 그것을 하느라 지금 답레를 올리네요... 변덕스런 날씨를 탓해봐도 소용이 없는 일이니 정말 억울할 뿐이죠. 건우주의 경험과 비슷한 경험을 저도 많이 겪는 터라, 그 어이 없음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나저나 둘 다 이 상황을 즐겁게 여기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네요! 저도 뭔가 이 둘, 너무 귀엽다고 느껴져서 막 웃음이 나오곤 했는데. 생각보다도 훨씬 더 꽁냥꽁냥 잘 사귀고 있어서 신기할 따름이예요. 정말 서로를 위해 태어난 아이들인 것 같기도 하고.
김치탕! 뭔가 입에 착착 감기는 이름이네요. 정말 맛있었을 것 같아요. 저는 사실 그냥 굶을까, 하다가 그냥 과일을 먹었답니다. 입맛이 없는지 저녁을 그다지 먹고 싶은 기분이 안 들었거든요. -
218 건우 - 주아 (26221E+58) 2016. 7. 17. 오전 12:31:12우리 둘의 모습이 찍힌 사진에 검은색 고양이와 하얀색 고양이를 표현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살짝 장난끼를 섞어서 카페에서의 주아처럼 나 역시도 야옹~ 야옹~ 거리면서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봤다. 그러자 주아는 멍하게 내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약 효과음이라는 게 있었다면 퐁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주아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서는 갑자기 고양이처럼 굴면 어떡하냐고, 자기를 놀리려고 그러는거냐며, 뾰로퉁한 표정을 지으면서,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기 그지 없어서, 마치 카페에서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오려는게 느껴져서, 애써 소리를 작게 줄이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빨개진 얼굴은 아주 살짝만 콕 건드리면 가볍게 퐁하는 소리를 내면서 터질 것만 같았다. 카페에서 주아의 고양이 애교를 보고 난 후의 내 얼굴도 저렇게나 빨갛게 달아올랐을까? 그런 생각을 살짝 해보면서 나는 다르게 꾸미고 싶냐는 주아의 물음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빨간 버튼을 눌렀다.
꾸미기가 완료되었다는 말과 함께, 사진이 인쇄되어 밖으로 나오자 나는 그것을 손으로 잡고서 정확하게 반 가른 후에 8장을 주아에게 건네줬다. 붙이고 싶은 곳에 붙이라는 내 말에, 주아는 몇 장은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붙히겠다고 답했다.
제일 잘 보이는 곳. 핸드폰 케이스나, 지갑, 혹은 다이어리 같은 곳일까? 그렇게 붙혔다가 반 애들이나 부모님에게 보여서 크게 당황하는건 아닐까란 생각이 아주 살짝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이미, 부모님은 물론이고, 반 애들에게까지도 사귄다는 사실을 다 밝혔으니, 딱히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반 애들이라면 조금 짖궂게 놀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하면 내가 옆에서 주아를 제대로 지켜줄 생각이었다. 그런 짖궂은 장난에서도 지켜주는게 남자친구로서 내가 할 역할일테니까.
잠시 동안 검은 고양이와 하얀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사진을 바라보다가, 혹시라도 구겨질까 싶어서, 지갑을 꺼내고 그 안에 조심스럽게 스티커 사진을 집어넣었다. 그 후 다시 지갑을 집어넣고, 나는 주아에게 나의 귀여운 하얀 고양이라는 호칭을 붙여서 다음 장소로 가보자고 말을 했다. 그러자 내 예상대로 주아는 크게 당황해서는 얼굴이 새빨개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뾰루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넛 창피하다면서, 자신도 똑같이 갚아준다고 위협 아닌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작은 소리로 쿡쿡 웃으면서 진정하라는 듯이 두 손으로 제스쳐를 가볍게 취했다.
"하하하. 알았어. 알았어. 안할게. 안할게."
정말 오늘 이 데이트를 하면서 주아는 몇번이나 저렇게 당황을 하는걸까? 이러면 안되는데, 나도 모르게 주아에게 장난치는게 중독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꿉친구때는 이렇게까지 장난을 치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연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자꾸, 자꾸 짖궂게 장난을 치게 된다. 너무나도 귀여워서,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그런 장난을 치게 되는 내 마음을 주아는 알고 있을까?
주아와 함께 나란히 기기 밖으로 나오고 3번째 장소로 가려는 찰나, 갑자기 주아의 입에서 '나의 멋진 검은 고양아'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놀라서, 옆을 바라보니, 주아의 키득키득 웃는 모습이 보였다.
호오. 유주아. 내가 아까전에 하얀 고양이라고 불러서, 너는 검은 고양이라고 부른다 이거지?
"야옹~ 야옹~ 야옹야옹~ 야옹~."
마치 정말로 검은 고양이인것처럼 나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면서 주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방금전에 기기 안에서 야옹~ 야옹~ 소리를 내자 주아가 얼굴이 새빨개져서 걸어본 장난이었지만, 막상 하고 나니 순간 너무나도 부끄러워져서, 난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렸다. 그리고 겸연쩍음을 크게 느끼면서 오른손으로 머리를 천천히 긁적였다. 주아를 부끄럽게 만들려고 한건데, 왜 내가 이렇게 부끄러운건지...
"아하하. 지금 건 잊어! 잊어버려! 아, 아무튼 3번째 장소는 바로 옆이야. 저쪽이야."
빠르게 화제를 돌려버리기 위해서, 나는 오른손으로 바로 옆에 붙어있는 노래방쪽을 가리켰다. 저곳이 낮시간에도 연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해둔지 오래였다.
"들어가서 듀엣곡이라도 불러보는 건 어때?" -
219 주아 - 건우 (81617E+59) 2016. 7. 17. 오전 1:15:57자신이 스티커 사진을 꾸미면서 고양이 귀와 수염을 표현하자 건우는 저도 아까 자신처럼 장난스레 고양이 울음소리를 낸다. 순간 그런 건우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순식간에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자신을 놀리는 거냐며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자신을 보면서 뭐가 그리 좋은지 애써 작게 소리를 죽이며 웃음을 터뜨리는 건우를 웃지 말라는 듯, 여전히 새빨간 얼굴로 흘겨보다가 애써 화제를 돌리며 사진을 다르게 꾸밀 것인지에 대해 묻는다.
그 말에 건우는 고개를 좌우로 젓고는 빨간색 버튼을 눌러서 스티커 사진을 인쇄한다. 그리고는 인쇄되어 나온 사진을 받아들고 반을 갈라 총 8장을 자신에게 건넨다. 그것을 받아들고 몇 장은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붙이겠다고 얘기하며 그것을 빤히 내려다본다.
응, 정말로, 너무 예쁘다. 차분하게 잔잔히 미소짓고 있는 건우나, 밝게 미소짓고 있는 자신이나 둘 다 너무 행복해보여서, 보기만 해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아마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은 오글거린다거나, 닭살이라거나 하면서 떨떠름하게 쳐다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건우와 자신에게 있어서만큼은 아주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사진이니, 타인의 시선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말자고 속으로 결심한다. ...자신이 그것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그 사진을 계속 내려다보다가 들리는 건우의 '나의 귀여운 하얀 고양이'라는 호칭에 당황해서는 빨개진 얼굴로 그를 홱 바라본다. 그리고는 뾰로통한 얼굴로 똑같이 갚아주겠다고 나름대로의 위협을 가해보지만, 건우는 쿡쿡 웃으면서 능청스럽게 두 손으로 안하겠다는 제스쳐를 취하며 받아친다.
"...거짓말."
그러나 지금까지 건우가 보여온 짓궂은 장난들로 판단해보건데, 그 호칭은 부르지 않더라도 비슷한 다른 짓궂은 말로 자신을 당황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래서 네가 나에게 이런 장난을 안 할리 없잖아? 하는 생각으로 그를 흘깃 바라보며 작게 거짓말, 이라고 혼잣말한다.
이상하게도 소꿉친구였을 때보다도 연인이 되고나서부터는 유난히 더 짓궂어지고 더 능글맞아지고 더 능청스러워진 건우의 모습을 더 자주 보게 되었다. 원래 이렇게 많은 장난을 치는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야. 혹시 내 반응을 즐기고 있는거야? 진짜 그런거야?
차마 그것을 직접 입 밖으로 꺼내 묻지는 못하고 일단은 그냥 건우와 함께 기기 속에서 나온다. 그리고는 갚아주겠어, 하는 기분으로 '나의 멋진 검은 고양아' 하고 건우를 부르자 건우도 놀라서는 자신 쪽을 바라본다. 그 모습에 키득키득 웃어버리자 건우는 지지 않겠다는 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능청스럽게 자신을 빤히 바라보며 정말 고양이라도 된 것마냥 고양이 울음소리를 낸다.
"...!"
그러자 순간, 그 시선을 피하지도 못하고 멍하니 그를 바라본다. 자, 잠깐, 잠깐! 너무 귀엽잖아...! 나보다 키도 더 큰 남자아이가 야옹야옹, 이라니! 다시금 마음 속으로 몇 번이나 꺄악, 꺄악하고 귀여워 죽겠다는 비명을 내지르며 겉으로는 천천히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하려고 한다.
"ㄱ..."
그러나 자신보다도 건우의 동작이 더 빨라서 그는 고개를 홱 옆으로 돌리고 머리를 긁적이더니 지금 건 잊어버리라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인지, 곧바로 옆에 있는 노래방을 가리키며 3번째 장소를 밝힌다. 들어가서 듀엣곡이라도 불러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오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곧 배시시 웃으며 혹시나 키가 닿지 않을까, 약간 까치발을 세우고는 팔을 뻗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래, 그러자. 너무너무 귀여운 나의 고양아."
마치 고양이를 쓰다듬어주듯 부드럽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그의 머리에서 손길을 거두고, 까치발도 다시 아래로 내려온다.
그리고는 건우의 한 쪽 팔에 자신의 팔로 팔짱을 끼며 여전히 환한 웃음을 띤 채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다본다.
"나도 최선을 다해 불러볼테니까, 못 부른다고 답답해하면 안 돼?"
건우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장난스레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키득키득 웃는다. 우와, 밴드부 보컬 님이랑 듀엣이라니, 영광이예요! 하고 말도 덧붙이면서. -
220 건우 - 주아 (26221E+58) 2016. 7. 17. 오전 2:12:06왜 스스로 이렇게까지 짖궂게 장난을 치는건지 그 이유를 나도 잘 알 수 없었다.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게 짖궂게, 능글맞게, 능청스럽게 주아에게 장난을 치는 나의 모습에 난감한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당황하거나 곤란해하는 주아의 모습은 귀엽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이런 식으로 장난을 치면, 언젠가 정말로 크게 화를 내고, 그것 때문에 차이지 않을까란 우려감도 살며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조금 자제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면서 난 크게 심호흡을 여러번 쉬었다. 방금전에 야옹 야옹 우는 장난 같은 건 앞으로는 되도록이면 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사이, 주아는 내 모습을 보면서 배시시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까치발을 들더니 팔을 뻗어서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너무너무 귀여운 나의 고양이' 라는 말까지 붙혔고, 그 때문에 나는 괜히 부끄러워서 고개를 아래로 살짝 숙였다. 시선 역시 주아에게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살짝 옆으로 피했다.
방금전까지 짖궂게 장난 친 것에 대한 가벼운 복수인걸까? 정말로 주아는 내 머리를 마치 고양이를 쓰다듬듯이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인간에게 쓰다듬어지는 동물이 이런 기분인걸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게 잠시동안 내 머리를 쓰다듬던 주아는 까치발을 내린 후에 내 머리에서 손길을 치웠다. 그러더니, 나에게로 다가와서 내 오른팔에 팔장을 꼈다. 그리고서 환한 웃음을 지으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환한 웃음에 나 역시도 평소의 부드러우면서도 조용해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설마 내가 그러겠어? 걱정도 팔자다. 정말. 못 불러도 괜찮아. 너와 듀엣곡을 부른다는 자체만으로도 엄청나게 의의가 있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그냥 편하게 불러. 난 네가 어떻게 불러도 상관없으니까."
나는 중학교 당시 밴드부 보컬로서 활동을 했었다. 그런만큼 정말로 많이 노래를 불렀고, 그 연습량도 절대 적은 편은 아니었다. 남들이 보는 곳에서도 정말로 열심히 연습했지만, 남들이 없는 곳에서도 정말로 많은 연습을 했다. 그 결과 나름대로 남들보다는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당연하지만 이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정말로 끊임없는 연습을 해야했고, 그 연습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한때는 정말로 힘들어서 이걸 계속 해야되나라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주아는 내가 포기하지 않도록 언제나 내 옆에서 나를 응원해줬다. 언제나 한결같이 내 옆에서 화이팅이라고 말해주는 그 모습에 나는 아무리 지쳐도 힘을 얻어서 더욱 더 열심히 연습할 수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귀기 전부터 주아는 언제나 내 옆에서 나를 지지해주고 있었다. 내가 노래를 잘 할 수 있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주아의 영향이 큰 편이었다. 내가 포기할 것 같을 때, 정말로 힘들 때 내 노래를 순수하게 응원해주면서 내 노래가 좋다고 말해주는 주아가 있었기에 나는 연습을 포기하지 않았다. 내 소중한 소꿉친구에게 나의 멋진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으니까.
듀엣곡도 듀엣곡이었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이제는 연인이 된 주아에게 정말로 감미로운 노래를 마음껏 불러주고 싶었다. 물론 주아는 노래방에서의 내 노래는 목소리가 조금 달라지는 것 같다고 별로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러주고 싶었다.
나의 소중한 이를 위해서 불러주는 노래. 밴드부 보컬로서가 아니라, 주아, 너의 남자친구로서 정말로 감미로운 노래들을 불러주고 싶었어. 그래서 이 노래방을 골랐다는 사실을 너는 알고 있을까?
이어 들려오는 주아의 말에 나는 생긋 웃으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려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답했다.
"오늘은 다른 관객 없이 너만을 위한 라이브야. 기대해도 좋아."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한 사람만을 위한 라이브. 그것은 밴드부에서 활동하면서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오늘이 첫 경험이었다. 물론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가지고 너부 오버하는게 아니냐는 말을 들을지도 모르지만, 난 라이브를 하는 기분으로 진지하게 부를 생각이었다.
노래방 건물 안으로 들어간 후, 나와 주아는 노래방으로 향하는 계단을 천천히 하나, 하나 밟으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낮시간이라서 그런지 운영은 하지만 노래방 자체는 꽤 조용한 편이었다. 물론 노랫소리가 안 들리는건 아니었다. 밤시간의 노래방보다는 조용한 느낌이었을 뿐, 노랫소리는 안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음. 주아야. 처음은 내 솔로곡으로 시작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우선 첫번째 곡은, 주아를 향한 고마움을 가득 담은 노래를 불러보고 싶었기에, 나는 조심스럽게 주아에게 말을 꺼내보았다. -
221 주아 - 건우 (7508E+54) 2016. 7. 17. 오전 9:31:04오늘따라 건우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자신에게 많이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그동안 알지 못했던 능글거리는 건우도, 지금처럼 야옹야옹하고 우는 귀여운 건우도, 짓궂은 장난을 쳐오는 건우도, 전부 다 좋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새로운 모습을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는 것. 어쩌면 이것도 연인이 되었을 때에 즐길 수 있는, 행복의 또다른 형태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건우를 향해 배시시 웃고는 까치발을 들고 팔을 뻗어 귀엽기 그지없는 건우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너무너무 귀여운 나의 고양아.'라는 말을 그에게 건네자, 건우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살짝 아래로 숙이고는 시선도 옆으로 피한다.
아아, 진짜 너무 귀엽잖아, 너!
왠지 평소의 자신과 건우의 포지션이 뒤바뀐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까치발을 내리고는 그의 머리에서 손을 뗀다. 그리고는 건우의 옆으로 다가가 팔짱을 끼고는 아주 환하게 웃으며 그를 올려다본다.
그러면서 장난스런 말을 건네자 건우도 다시금 평소처럼 조용히 미소지으며 못 불러도 괜찮다고, 그냥 편하게 부르라고 얘기한다.
"그럼 듣고서는 놀라지나 마~ 네가 그렇게 말한거니까, 알았지?"
키득키득 웃으며 그렇게 건우에게 경고 아닌 경고를 준다. 그렇지만, 이렇게 말해도 역시, 최선을 다해 부를 생각이었다. 솔직히 자신이 잘 부르는 편까진 아니더라도 딱 들었을 때 마음이 편해지는 음색이라는 평을 친구들한테서 받곤 했으니, 최선을 다해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잘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새삼 건우가 밴드부 보컬이라는 것이 정말 신기하게 느껴진다. 몇 백명의 아이들 앞에서도 당당히 크게 노래부를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이 세상에서 몇이나 될까. 게다가 그것을 조금의 실수도 없이, 완벽하게 노래를 소화해내면서 말이야.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주 혹독한 훈련과 연습이 있었다. 건우의 옆에서 그 엄청난 연습량을 지켜본 자신은 알 수 있었다. 건우는, 정말로 노래를 좋아하는구나.
그래서 건우가 노래를 포기하고 싶어했을 때도, 혹독한 연습량에 너무 지쳐버렸을 때도, 언제나 옆에서 그를 응원해 주었었다. 나는, 너의 노래가 정말 좋다고, 좋아한다고 몇 번이나 말하고, 격려해주면서.
그리고 그것은 정말 사실이었다. 나는, 너의 목소리가, 너의 노래가 정말 너무너무 좋아. 건우야.
이어서 그런 대단한 밴드부의 보컬 님이랑 듀엣을 하게 된 게 영광이라는 장난스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면서 오늘은 자신만을 위한 라이브라며, 기대해도 좋다고 얘기한다.
"...그러면, 나 기대한다? 정말로 많이많이 기대한다?"
그 말에 빙그레 웃으면서 기대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사실, 그동안 건우의 노래는 밴드부 보컬이라는 위치의 특성상, 언제나 수않은 관객들을 향해 있었다. 자신은, 그저 그 수백명 중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노래를 들어야만 했었다.
그것이 언제나 조금 마음에 아쉽게 걸렸었는데 그걸 어떻게 용케도 알아챈건지, 그렇게 말해주는 건우가 너무 고맙기만 했다.
그렇게 함께 노래방 건물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내려가자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의 노래방이 드러난다. 그렇지만 안 쪽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작은 노랫소리들이, 이곳은 지금 이 시간에도 운영 중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계산을 위해 카운터로 향하던 중, 조심스럽게 첫 곡은 저의 솔로곡으로 시작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하는 건우의 물음이 들려온다. 그 말에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이며 입을 연다.
"응응! 당연하지~ 당연히 네가 시작을 열어줘야 하는 거 아니겠어? 오늘 나는 너의 '한 사람만을 위한 콘서트'에 온 관객에 가까우니까."
장난스레 그렇게 말하며 건우에게 살짝 윙크해보인다. 그리고는 여전히 팔짱을 낀 채 더 걸어가서는 카운터 앞에 도착한다.
"학생 둘, 1시간이요."
"10000원 입니다."
의자 위에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던 노래방 주인 아저씨는 잠시 자신들을 흘끔 바라보더니, 자신들이 풋풋하게 커플인 티를 팍팍 내고 있자 슬쩍 미소짓는다.
"이번엔 내가 내면 안 돼? 너의 콘서트 티켓의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응?"
가격을 듣고는 건우 쪽을 향해 돌아보며 혹시나 또 건우가 낸다고 할까봐 바로 자신이 내면 안되냐고 묻는다. 이번에는, 꼭 내가 내고싶어. -
222 건우 - 주아 (26221E+58) 2016. 7. 17. 오후 1:06:35"후훗. 그건 장담 못하지. 네가 너무 잘 불러서 놀랄지도 모르잖아. 안 그래?"
키득키득 웃으면서 경고 아닌 경고를 주는 주아의 모습에 나 역시도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대답했다. 말은 저렇게 했지만 주아가 생각 이상으로 너무나도 잘 부르면 아마 나도 모르게 크게 놀랄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정말 끊임없이 연습했지만 주아는 그게 아니니까. 굳이 주아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역시 나처럼 보컬로 활동한게 아니라면 노래를 부르는 것에 그렇게까지 시간을 들여서 연습을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만큼 주아가 노래를 정말로 잘 부른다면 나도 모르게 크게 놀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잘 부르지 못해도 그다지 상관없었다. 정말로 못 부른다고 해도 놀릴 마음은 전혀 없었다. 주아의 음색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음색이다. 거기다가 10년 이상 알고 지내면서 주아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도 몇번은 본적이 있다. 주아는 정말로 뛰어난 실력은 아니더라도, 평범하게 잘 부르는 편이었기에 애초에 놀리거나, 못 불러서 놀랄 가능성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셈이었다.
살며시 오늘은 너만을 위한 라이브라고 말을 하자 주아는 빙그레 웃으면서 정말로 많이많이 기대한다고 답해왔다. 그 모습에 나는 생긋 웃으면서 자신감이 가득 들어있는 목소리로 마음껏 기대하라고 살며시 답했다.
누가 들으면 오만함의 극치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난 노래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잘 부를 자신이 있었다. 특히 주아을 위한 노래라면 절대로, 정말로 유명한 가수라고 할지라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래도 역시 한 사람만을 위한 노래라는 점이 조금 긴장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혹시라도 실수 하지 않을까. 혹시라도 예전보다 실력이 조금 떨어지진 않았을까라는 불안한 마음이 조금 들긴 했지만 그래도 애써 그 마음은 곱게 접어서 밖으로 휙 집어던졌다. 편안한 마음으로 부르지 않으면 주아도 내 노래를 즐기기 힘들것이다. 자고로 노래라는건 편안한 상태에서, 상대을 위한 마음을 가득 담아서 불러야 잘 나오는 법이니까.
작은 노랫소리가 간간히 들려오는 노래방을 향해서 천천히 계단으로 내려가는 도중, 조심스럽게 내 솔로곡으로서 시작해도 되냐고 물으니까 주아는 흔쾌히 허락하면서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였다. 살짝 윙크해오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살며시 몸을 옆으로 돌려서 주아의 머리를 다시 한번 쓰다듬어보았다. 사귀기 전에는 잘 몰랐지만, 아니 정확히는 사귀기 전에도 꽤 귀여운 면이 많은 애였지만 사귀고 나서부터는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 몸짓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귀여웠다. 이러다가 정말로 주아가 없으면 못 사는 몸이 되지 않을까싶어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면서 계단을 천천히 내려간 후에 나는 주아와 함께 노래방 안으로 들어갔고, 카운터 앞에 도착했다. 그 와중에도 절대로 놓치 않겠다는 듯이 팔장을 꼬옥 끼고 있는 주아의 모습에 다시 한번 미소가 지어졌다.
의자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던 노래방 주인 아저씨는 1시간에 만원이라고 대답했고,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더니, 슬그머니 미소를 지으셨다. 비슷한 또래의 남녀가 팔짱까지 끼고 이렇게 다정하게 붙어있으면 누가 봐도 커플이라고 쉽게 짐작하는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일것이다. 전의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도 그렇고, 고양이 카페에서 일하는 카운터의 직원 누나도 그렇고, 이곳의 주인 아저씨도 그렇고... 정말 가는곳마다 우리가 막 사귀기 시작한 풋풋한 커플임을 쉽게 알아본다는 것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그만큼 나와 주아를 모르는 제 3자가 봐도 나와 주아의 사이가 좋게 보인다는 이야기니 말이다.
아무튼 요금을 듣자마자, 주아는 이번에는 자신이 내면 안되겠냐고 나를 바라보면서 조르듯이 말을 했다. 그 말에서 꼭 자신이 내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살짝 엿보였다. 하지만 만원이라는 돈이 작은 돈도 아니었고, 조금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잠시동안 아무런 말 없이 고민을 하면서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각을 끝마친 후, 나는 살며시 입꼬리를 올리고서, 계단에서처럼 주아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어주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이번에는 부탁할게. 하지만 다음번엔 무조건 내가 돈을 쓸테니까 알아둬. 남자친구라서가 아니라, 너와 대등하게 있고 싶기에, 나도 돈을 쓰고 싶거든. 너를 위해서."
주인 아저씨가 보는 앞이긴 하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고 그렇게 나는 주아에게 얘기했다. 사귀기 전이라면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저게 뭐냐고 말할 말조차도 연인이 되고 나니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원인을 전혀 알 수 없는 그 작은 변화를 신기하게 느끼면서 나는 주아가 계산하는 것을 옆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1번째 곡으로 부를 노래를 떠올리면서 아주 작게, 정말로 작게 목을 풀기 시작했다. 미리 이렇게 목을 풀어둬야, 나중에 방 안에 들어가서 제대로 부를 수 있을테니까.
그렇게 작게 목을 풀고 있는 도중 바로 옆쪽에 음료수 진열대가 놓여있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노래방은 주아가 계산할테니 나는 저거라도 사줘야겠다 싶어서 나는 팔짱을 끼지 않은 왼손으로 주아의 어깨를 가볍게 친 다음에, 음료수 진열대를 왼손으로 가리켰다.
"주아야. 우리 음료수도 같이 사서 들어가자. 노래를 부르다보면 목이 마를때도 많잖아? 노래방비는 네가 냈으니까 음료수는 내가 사줄게. 먹고 싶은걸로 골라봐."
혹시라도 주아가 이번에도 자기가 사주고 싶다면서 선수를 칠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이번에는 내가 빠르게 선수를 쳤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기가 계산하겠다면서 고집 부리듯이 말하는 커플은 거의 없지 않을까? 하지만 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더 해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기반이 되는만큼 나와 주아가 서로를 너무 아낀다는게 절로 느껴져서 기분이 너무나도 좋아졌다. 정말 주아가 내 여자친구라는게 이렇게까지 기쁠수가 없었다. -
223 건우주 (26221E+58) 2016. 7. 17. 오후 1:14:48밑에 잡담을 적으려다가 저도 모르게 마솝을 눌러버리고 말았네요. 음. 오늘도 정말 무더운 하루가 될 것 같은 기분이에요. 주아주가 사는 곳도 그럴려나요. 정말 여름은 다 좋은데 이 무더위가 정말로 힘들어요. 여름은 이제 막 시작된만큼 어떻게든 버텨야하겠지만요.
창밖 너머로 들려오는 매미 소리가 엄청 시끄러워서 창문을 닫고 싶지만 창문을 닫으면 엄청 더워지고..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네요. 대체 어쩌자고 제가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을...!! 8ㅁ8
슬슬 점심때네요. 저도 슬슬 점심을 먹어야겠어요. 점심 메뉴는 어제 먹다 남은 김치탕으로 적당히 때우려고요. 주아주도 슬슬 점심 드시는 중이려나요?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좋은 점심시가 되세요!
아..그리고 어제 잡담에서 저녁 안드셨다고 했는데 입맛이 없어도 조금이라도 드세요. 밥을 굶으면 그만큼 몸에 안 좋으니까요. 건강관리는 스스로 잘 해야되는법이에요. 전에도 한번 몸이 안 좋아서 앓으신적 계시잖아요. 그리고 건우주아 커플은 정말로 귀엽네요. 정말로 꽁냥꽁냥거리는게 검은색 고양이와 하얀색 고양이를 보는 듯한 기분이에요. 정말로 환생하면 고양이로 태어나서 또 막 꽁냥거릴지도 모르겠는데요? -
224 주아 - 건우 (60468E+55) 2016. 7. 17. 오후 2:21:04오히려 반대로, 너무 잘 불러서 놀랄지도 모르잖아? 라며 자신의 말에 똑같이 장난스레 대답하는 건우를 바라보며 지지 않겠다는 듯이 웃으며 똑같이 맞대응해준다.
"그래? 그렇다면 건우 너, 놀랄 준비 해야겠네~ 잘 불러서이든, 못 불러서이든, 그 어느 쪽이든지간에 놀라게 될테니까."
기왕이면 전자였으면 하는 마음은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꼭꼭 감춰둔다. 응, 나, 꼭 너를 좋은 의미로 놀라게 해주고 싶으니까 최선을 다할게. 물론 아무리 열심히 부른다고 해도 건우만큼은 못 될 것이다. 건우는 아주 예전부터, 노래를 위해 혹독한 연습과 훈련을 해왔었으니까. 비록 고등학교로 올라와서는 밴드부 활동을 하지 않아 노래를 잠시 쉬었다고 해도, 벚꽃놀이 때나 산책을 했을 때 간간이 들려왔던 가벼운 노래조차도 그의 실력이 전혀 녹슬지 않았음을 여실히 증명해보였다.
그런 그만큼 노래를 잘 부르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에,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응, 나는 그저, 다른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잘 부르고 싶을 뿐이야. 처음으로 너를 위해 불러보는 노래니까.
그동안 노래를 불러봤던 것은 유치원 때의 동요나, 중고등학생 때의 음악 가창 수행평가같은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기에 조금 긴장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노력해볼거야.
오늘은 자신만을 위한 라이브라고 살며시 말해주는 건우를 보면서 그 노력하겠다는 다짐이 더욱 강해진다. 그러면서 빙그레 웃고는 정말로 많이많이 기대하겠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건우는 자신감 있게 마음껏 기대하라고 얘기한다.
정말이지, 아까 꾸미는 미술 실력 때문에 쩔쩔매던 아이는 어디로 간거야? 문득 아까 난감해하던 건우의 모습이 떠올라서 속으로 키득키득 웃는다. 노래 부분에서는 아주 자신감 넘치는 그 모습이, 남들이 보면 오만하다고 할지 몰라도, 적어도 자신에게는 칭찬받길 원하는 어린 아이같아 그저 귀엽기만 했다.
그렇게 노래방을 향해 계단을 내려가던 도중, 첫 곡은 저의 솔로곡으로 시작해도 되냐는 그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곤 살짝 윙크한다. 나는 얼마든지 좋아, 건우야. 너의 노래를 많이많이 듣고싶으니까.
그러자 그런 자신을 바라보던 건우는 몸을 살짝 옆으로 돌리더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
순간 조금 놀란 듯 두 눈을 깜빡깜빡하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그를 올려다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제 머리가 쓰다듬어지는 것에는 조금 익숙해진듯 배시시 웃으며 기분 좋게 그의 손길을 즐긴다.
우와, 이러다가 나 정말 애완동물화 되는 거 아닌가 몰라, 하는 생각도 속으로 해보면서.
그리고는 여전히 팔짱을 낀 채 계단을 마저 내려가 노래방 안으로 들어선 뒤, 카운터로 걸어간다. 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던 주인 아저씨에게 말을 걸자, 아저씨는 1시간에 만 원이라고 대답하시고는 자신들을 보며 슬쩍 미소짓는다.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은 아저씨의 생각에 조금 웃어버리고는 건우를 바라보며 이번에는 자신이 내면 안되냐고 조르듯이 말한다.
그렇지만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며 잠시 아무말 없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마, 금액이 금액이라 그런 것이겠지? 그렇지만 말야, 건우야. 이번에는 내가 꼭 내고싶어. 정말로.
곧이어 건우는 생각을 마친 듯 입꼬리를 올리더니, 다시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한다. 그럼 이번에는 부탁한다며, 다음번에는 무조건 자신이 돈을 쓸테니까 알아두라는 그의 말에 알겠다는 듯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주인 아저씨 쪽을 향하며 크로스백에서 지갑을 꺼내고는 그 안에서 만 원을 꺼내 주인 아저씨에게 내민다. 주인 아저씨는 여전히 작게 웃음을 띤 채 돈을 받아들고는 자신들의 모습이 보기 좋게 기특한지, 7번 방으로 가라며 서비스 시간을 많이 주겠다고 얘기한다.
그 말에 활짝 웃으며 고맙습니다, 하고 예의바르게 말하고나자 건우가 왼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가볍게 친 후에 음료수 진열대를 가리키며 음료수는 자신이 사줄테니 먹고 싶은 것으로 골라보라고 한다.
자신이 미처 뭐라고 하기도 전에 빠르게 선수 친 그의 모습에 자신도 건우처럼 덩달아 풋, 하고 웃어버린다. 정말, 십 년 이상 같이 지냈다고, 이제 이런 것도 서로 닮아가는거야?
사랑을 하면 서로 닮아간다고 누군가가 그랬었던 것 같은데. 그 속도가 자신들은 빨라도 너무 빠른 것 같은 기분에 연신 웃음만 나온다. 어쩌면, 우리는 정말로.
"고마워, 그럼 잘 마실게. 건우야. 그럼 보자, 뭘 마실까..."
바로 옆 쪽에 있는 음료수 진열대로 건우와 같이 자리를 조금 옮긴 후에 잠시 고민한다. 그러고나서 결정했는지, 문을 열고 그 안에서 생수 한 병을 꺼낸다.
"나는 이거! 역시 노래 부를 때는 음료수보다는 물이 더 깔끔해서 좋더라구. 건우, 너는? 뭐 마실지 결정했어?"
혹시나 자신이 일부러 제일 싼 음료수를 선택하려고 해서 생수를 집어들었다고 생각할까봐, 절대로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건우에게 설명해주듯이 얘기한다. 그렇게 건우의 옆에 꼬옥 붙은 채, 오른손으로는 생수 한 병을 들고 건우를 향해 돌아보며 결정했는지를 물어본다. -
225 주아주 (69247E+58) 2016. 7. 17. 오후 2:41:43앗, 저도 건우주처럼 그냥 마솝을 눌러버렸네요... 제 쪽은 어제 비가 왔어서 그런지, 아직도 약간 그 비의 기운이 남아있어서 그렇게 덥지는 않아요. 다만 습하고 눅눅할 뿐... 그래도 역시 여름, 하면 무더위겠죠. 그것 때문에 저는 여름을 싫어하지만요.
그렇지만 이렇게 비가 내릴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제 쪽에서도 매미가 울기 시작했어요. 시끄럽긴 하지만 아무래도 매미는 오래 살지 못하는 생명체인 만큼 이해해주려고 해요. 그래도 역시 건우주의 상황처럼 곤란한 건 똑같지만 말이예요... ㅠ^ㅠ
김치탕!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입에 착착 감기는 이름인 것 같아요. 어제만큼 맛있길 바래요, 건우주! ...저는 아무래도 이번 점심도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건우주가 이렇게 걱정해주시는 것은 정말 너무 감사하지만, 그다지 들어가지도 않고 지금 또다시 밖에 나가야 하는 터라... 앗, 예전 일까지 기억해주시는거예요?! 정말 감사하지만, 그거 좀 많이 부끄러운데...! 으아아...
건우와 주아, 이 아이들은 정말 서로 안 만났으면 큰일날 뻔했을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잘 맞고 잘 꽁냥거릴 줄은 정말로 몰랐거든요. 정말 후에 환생했을 때도 고양이로 태어나서 잘 어울릴 모습이 저절로 상상돼요! -
226 건우 - 주아 (26221E+58) 2016. 7. 17. 오후 3:21:37우리가 실시간으로 돈을 벌고 있는 어른이라면 모를까. 겨우 18살 고등학교 2학년이란 나이인만큼 만원이라는 돈은 절대로 적은 것이 아니었다.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용돈을 받는 상황이니까 더더욱 만원이라는 돈은 크게 느껴질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는 평소에 돈을 많이 쓰는 편은 아니어서 남은 용돈을 저축해두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만원이라는 돈을 한번에 쓰는건 조금 망설여졌다.
그 상황은 주아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아는 흔쾌히 자신이 계산하겠다고 말했고, 나는 그것에 수긍하기로 했다. 그 대신에 다음에는 내가 주아를 위해서 돈을 쓰겠다고 굳게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주아에게도 확실하게 다음에는 내가 쓰겠다고 말을 했다. 그러자 주아는 알겠다는 듯이 방긋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메고 있는 크로스백에서 지갑을 꺼낸 주아는 주인 아저씨에게 돈을 지불했고, 우리 모습이 그저 귀여운지 주인 아저씨는 작게 웃음지으며 7번방으로 가라고 말씀하시고 서비스 시간을 많이 넣겠다면서 훈훈한 인심까지 쓰셨다.
"아.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저씨."
사실 많은 사람도 아니고, 두명만 있는 상황이다보니, 1시간만으로도 노래는 실컷 부르고도 남을 것 같지만 들어온 서비스 시간을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에 나는 아주 살짝 허리를 숙여서 아저씨에게 예의바르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면서 괜찮다고 말하면서 어서 들어가보라는 듯이 손으로 제스쳐를 취하셨다.
계산도 끝난만큼, 7번방으로 바로 들어가도 상관없겠지만 노래를 부르다보면 아무래도 목을 많이 쓰게 되는만큼, 음료수라도 사서 마시면서 부르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정말로 노래를 잘 부르는 이들은 목이 아니라 복식으로 이용해서 부르긴 하지만, 가볍게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찾는 노래방에서까지 그런 이론적 지식을 따지고 싶진 않았다. 아, 물론 나는 내 나름대로 노래를 부를때 사용하는 스킬들을 사용해서 노래를 부를 생각이었다. 주아를 위한 라이브이기도 한만큼, 정말로 멋지게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음료수를 사주겠다고 빠르게 선수를 치자, 주아는 풋 하고 웃으면서 고맙다고 나에게 말했다. 풋 웃는것과, 고맙다는 말을 하는 사이에 뭔가를 생각하는 것 같긴 했는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주 살짝 궁금해졌지만 그래도 굳이 묻지는 않았다. 나도 주아 모르게 생각하는게 있는만큼, 주아 역시 나 모르게 생각하는것들이 분명히 있을테니까. 아무리 연인이라고 해도 그런것들을 일일히 묻는것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행복하게 웃음을 보이는 그 모습에, 분명히 행복한 생각을 하고 있겠지란 추측은 어느정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 역시도 절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주아는 음료수 진열대 앞에서 뭘 마실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생수 한병을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음료수보다는 물이 더 깔끔해서 좋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 설명에 나는 살며시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고는 진열대 안에서 파인애플맛 탄산음료 하나를 꺼냈다.
"나는 이거. 탄산이 목에 안 좋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매일매일 계속해서, 그리고 한번에 너무 많은 것을 먹을때의 이야기거든. 중학교때 노래 연습할때도 자주 이 음료수를 마시기도 했으니까 난 이거로 할게. 생수 이리 줘."
주아에게서 생수를 받은 후, 나는 다시 카운터로 향했고 그 위에 생수와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를 올려서 계산해달라고 말했다.
"2500원입니다. 손님."
"네. 여기 2500원이요."
방금전에 고양이 카페에서 계산했을때 거스름돈을 받은것도 있고 기본적으로 동전을 가지고 다니는 것도 있고 해서 깔끔하게 돈을 깨는 일 없이 2500원을 아저씨에게 지불한 후에, 나는 음료수 2개를 손에 들고서, 생수는 여전히 내 옆에 붙어있는 주아에게 건네줬다.
"그럼 이제 들어가볼까?"
부드럽게 눈웃음지어 말한 후에, 나는 주아를 데리고 노래방 안쪽으로 걸어들어갔고 7번방으로 들어갔다. 조금 좁은 편이었던 방 안은 정말로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있었다. 먼지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정돈되어있는 방 안에서 나는 가볍게 다시 한번 목을 풀었고, 손에 쥐고 있는 음료수를 테이블 위에 놓은 후에, 기기 옆에 붙어있는 마이크 2개를 빼내서 하나는 내가 잡고, 하나는 주아에게 건네줬다.
"그럼 말했다시피 1번째 내가 먼저 부를게.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
마지막으로 목을 다시 한번 가볍게 푼 후에, 나는 노래방 기기의 리모컨을 잡고, 번호를 천천히 입력하기로 했다. 물론 책자는 필요하지 않았다. 1번째는 무조건 이 곡을 부르고 싶어서, 미리 인터넷을 이용해서 번호를 확인하고 그 번호를 쭉 기억해둔 상태였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왔고 그때도 긴장이 안된건 아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좀 더 긴장이 되는게 느껴졌다. 한 사람만을 위한 노래. 그것은 어떻게 보면 수십, 수백명의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것보다 더욱 더 떨리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노래를 부를때만큼은 편안하게 부르는게 내 원칙이었기에 나는 다시 작게 심호흡을 2~3번 내쉬었다. 그리고 긴장되는 가슴을 조금 진정시킨 후,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새삼스럽지만 정말로 고마워. 주아야. 내 노래를 좋아해줘서. 중학교 시절에 내가 힘들때 언제나 옆에서 나를 응원해줘서. 그 마음을 가득 담아서 1번째 곡을 너에게 바칠게. 들어줘. 너를 향한 내 노래를."
//그러고 보니 주아주 지역은 어제 비가 왔다고 했었죠? 그렇다면 확실히 눅눅한 날씨겠네요. 더위도 힘들지만 눅눅한것도 많이 힘들어요. 전. 괜히 우울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무엇보다 눅눅해지면 아무래도 병 걸리기 쉽다는 말도 있잖아요?
점심 포기라니. 확실히 나가야한다면 힘들테고, 잘 들어가지도 않는데 억지로 먹을수도 없으니까요. 외출 잘하고 오세요! 저도 이 답레를 올리고 슬슬 외출준비를 해야겠어요. 잠깐 밖에 나갔다와야 할 일이 있어서 말이에요. 그리고 부끄러울거 있나요. 아픈건 죄가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그리고 건우주아에 대한건 저도 주아주와 비슷한 생각이에요. 처음에 캐릭터 짤때 정말로 둘이 사이가 좋겠다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사이 좋은 커플이 되서 꽁냥거릴줄은 몰랐거든요. 하긴 처음에 어느정도 상의를 하고 짜기도 한 애들이니까 서로를 위해서 태어난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렇게까지 상성이 좋은 조합이 나올줄은 몰랐기에 돌리면서도 정말로 미소가 끊이질 않네요. 저도 주아주처럼 저도 모르게 이런저런 상상을 하곤 하는 편이에요. 정말 잘 어울리니까 말이에요. -
227 주아 - 건우 (60468E+55) 2016. 7. 17. 오후 6:14:23아무래도 자신들은 학생이니만큼, 만 원이라는 돈을 내겠다는 자신의 말에 건우가 망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말야, 건우야. 나는 정말로, 돈을 내고싶어. 너의 노래를 위해, 너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서. 그동안은 계속 나만이 얻어먹곤 했잖아?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사고 싶어.
평소 돈을 쓸 일도 별로 없어서 용돈을 모아오기도 한 만큼, 적어도 오늘만큼은 그 돈을 데이트에서 사용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르듯이 건우에게 돈을 내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건우는 다행히도 승낙해주었다. 대신 다음 번에는 자신이 사겠다며. 건우가 먼저 양보해준 만큼, 다음에는 자신이 양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라 그의 말에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자신이 크로스백 안에 있는 지갑에서 돈을 꺼내어 주인 아저씨에게 돈을 내밀자 아저씨께서는 그것을 받아든 뒤, 7번 방으로 가라고 얘기하셨고, 서비스 시간도 많이 주겠노라고 인심 쓰신다. 아마 자녀 뻘 쯤 되어보이는 자신들이 꼬옥 붙어있는 것이 마냥 귀엽게 보이시는 듯 했다.
그 말씀에 건우와 자신은 감사 인사를 표현했고, 아저씨는 괜찮다며 손으로 들어가보라는 제스쳐를 취하신다.
그러고는 방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건우가 음료수를 사주겠다고 빠르게 선수쳐 들어오자 결국 풋, 하고 웃어버린다. 정말로, 너와 나는 서로 더 해주지 못해서 안달이구나. 점점 더 닮아가고 있어. 그렇지만 그 사실이 기분이 나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응, 조금 기뻤다.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것만 같아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한 후 행복하게 웃음 짓는 자신의 모습에, 건우도 덩달아 미소짓는다. 잠시 그렇게 서로 마주 보고 웃은 후에, 음료수 진열대로 시선을 돌려서 무엇을 마실지 고민한다. 으음...아무래도 역시. 곧이어 생수를 마시기로 결정하고는 진열대에서 생수 한 병을 꺼내든다. 혹시나 건우가 또다른 오해를 할까봐 생수를 선택한 이유를 간단히 설명한다. 자신의 설명을 들은 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파인애플맛 탄산음료를 하나 꺼내든다.
그리고는 저는 중학교 때 연습할 때도 자주 이 음료수를 마셨다면서 탄산음료를 선택한다.
"아~ 탄산이 목에 안 좋다는게 그럴 때 해당하는 이야기였구나. 처음 알았어."
목 안 따갑겠어? 하고 물어보려 했지만 그 전에 설명해준 건우의 말에 처음 알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생수를 달라는 건우의 말에 자신이 들고있던 생수를 건넨다.
자신에게서 생수를 받아든 건우는 다시 카운터로 향해 계산을 하고 생수를 자신에게 건네준다. 고마워, 하고 그것을 다시 받아든 후, 이제 들어가볼까? 하고 눈웃음짓는 건우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같이 노래방 안 쪽으로 걸어들어가 7번 방 안에 들어선 뒤, 건우는 가볍게 목을 풀더니 음료수를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그리고는 익숙하게 기기 옆에 붙어있는 마이크 2개를 빼내어 그 중 하나를 자신에게 건네준다.
먼저 그 마이크를 받은 후, 건우가 가볍게 목을 푸는 것을 들으며 방 안 쪽에 있는 소파 쪽으로 향해 그 위에 앉고서는 건우가 먼저 음료수를 놓아두었던 앞에 있는 테이블에 자신도 생수를 놓아둔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건우는 아예 노래 번호를 미리 알아온건지, 노래방 기기 리모컨으로 번호를 입력한다.
긴장감을 가라앉히려는지 작게 심호흡하던 건우는 이내 준비가 된 듯, 자신을 바라보며 생긋 웃는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고맙다며, 자신을 향한 저의 노래를 바칠테니 들어달라는 그의 말에 조용히 미소짓는다.
"나도 고마워. 힘들 때 포기하지 않아줘서. 노래, 계속 해줘서. 열심히 들어줄게, 나를 위한 너의 노래를."
진심 가득한 말을 건넨다. 건우는, 정말로 자신을 위해, 자신만을 위해 첫 번째 노래를 불러주려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들어줄게. 너의 노래 속에 담긴 너의 마음 하나하나를 전부 마음 속에 새기며, 네가 전하고픈 말들을 전부 들어줄게.
그러니까, 들려줘. 너의 첫 번째 노래를.
/ 맞아요, 눅눅하면 확실히 뭔가 부정적인 생각도 많이 드니까요. 무더위든 눅눅함이든 적당히 해줬으면 좋겠지만 왠지 모르게 이번 여름이 험난할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이예요.
건우주는, 지금 쯤이면 돌아오셨을까요? 잘 다녀오셨나요? 저는 확실히 먹은 게 없다보니 속 울렁거림으로 외출 때 조금 고생했네요...무사히 돌아오긴 했지만요. 그리고 부끄러운 거 맞아요! 건우주가 그런 사소한 것까지 기억해주실 줄은 몰랐거든요. 게다가 서로 아프지 말고 무사히 보내자고 해놓곤 골골거리니까요...
그런데 상의라고 해도 서로 '목소리가 좋았으면 좋겠다.'와 '자기중심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도 밖에 없었잖아요? 나머지는 서로에게 전부 맡기고서요. 그래서 더 신기한 것 같아요. 이렇게 잘 맞는다는 것이. 건우주의 상상, 궁금해요! 건우주는 어떤 상상을 하시는걸까요?
그리고 이건 그냥 사소한 뒷이야기지만, 원래 주아의 이름은 주아가 아니었답니다~ 원래는 '수아'나 '성아'였던데다가 성도 '채' 씨였죠. 건우의 시트를 보고 성이 비슷한 것 같아서 바뀌었지만요. -
228 건우 - 주아 (26221E+58) 2016. 7. 17. 오후 7:43:13너무나도 조용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인 7번 방에 들어가고 나서,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나는 천천히 목을 풀었다. 1번째 노래인만큼 정말로 멋지게, 실수 없이 부르고 싶었기에 머릿속으로 노래의 멜로디를 떠올리면서 가슴 속으로 천천히 가사를 읖어봤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이 데이트에 오기 전에 집에서 몰래 불렀던 노래이다. 아마 실수는 하지 않겠지. 그 정도의 자신감은 충분히 존재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를 위한 노래가 아니라 한 사람, 그리고 자신의 여자친구를 위해서 바치는 노래라는 타이틀은 상당히 긴장되었다. 침을 꿀꺽 삼키면서 천천히 심호흡을 내쉬면서 마음을 진정시켰다.
리모컨으로 번호는 전부 입력해둔 상태. 이제 시작 버튼을 누르면, 노래는 시작된다. 시작버튼을 누르기 전, 나는 주아아게 고맙다고 말하고 이 노래를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아 역시 노래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들어주겠다고 미소지었다.
그 미소가 너무나도 예뻐보이는건 절대로 기분탓은 아닐 것이다. 더 이상 나와 주아 사이엔 아무런 말도 필요없겠지. 아무런 말 없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후에, 나는 리모컨 기기의 시작 버튼을 꾹 눌렀다.
노래 제목은 '고마워, 내 사랑'. 개인적으로 노래를 좋아하는 것도 있고 해서 다른 가수들은 어떻게 노래를 부르는지, 음색은 어떤지 알고 싶어서 이런저런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다. 방에 가면 지금까지 수집한 음반 CD들을 따로 모아놓은 책장도 있을 정도이다. 그 수많은 노래 중에서, 지금 주아에게 바칠만한 곡이라면, 불러주고 싶은 곡이라면 바로 이 곡이었다.
멜로디도 상당히 좋은 편이었지만, 무엇보다 이 노래의 가사에는 내가 주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제대로 함축되어있었다. 사실 해주고 싶은 말은 이보다 더 많았고, 표현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더 많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굳이 가사가 조금 부족할지라도 노래에 담는 내 마음은 내가 진심으로 노래를 부름으로서 주아에게 잘 전달될거라고 믿는다.
기기에서 멜로디가 흘러나오는게 들렸다. 그리고 노래방 기기에는 이 노래의 가사가 비쳐나왔다. 하지만 난 그것을 보지 않았다. 내가 보는 곳은 화면이 아니라 오로지 주아의 얼굴이었다. 가사를 볼 이유가 나에겐 없었다. 이 노래를 방 안에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계속 불렀기에 가사는 머리속에 들어있었다. 그러기에 내가 하는건, 멜로디에 맞춰서 마음을 담아 노래를 부르는 것 뿐이었다.
"이른 아침에 눈을 떠 약속된 하루를 시작한다."
방 안에서 조용히 연습한 것 덕분인지, 스타트는 빠르지도 늦지도 않고 제때에 들어갔다. 멜로디에 맞춰서, 마음을 담아서 나는 계속해서 노래를 불러나갔다. 지금의 내 목소리가 주아에게 어떻게 들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수십명, 수백명의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더욱 더 집중하고, 더욱 더 신경을 쓰면서 불러나갔다. 단 한명만을 위해서 부르는 노래. 주아를 위해서 부르는 노래인만큼 더 감미롭게 목소리 톤을 맞춰가면서 불러나갔다.
"너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또 한 걸음에 달려가서 너를 내 품에 안고 싶어~ 오늘도 너의 손을 붙잡고 웃으며 거리를 걷고 싶다~"
너는 알고 있을까? 주아야.
소꿉친구였을때와는 달리, 연인이 되고 난 뒤부터, 너를 여성으로서 인식하고, 너를 향한 마음을 인식하게 되고 고백을 하고 연인이라는 관계로 우리 둘의 사이가 바뀌었을때부터 나는 언제나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그 뿐만이 아니야. 너를 품에 가득 안고 싶고, 웃으면서 손을 꽉 붙잡고 거리를 걷고 싶어. 정말로 이 가사는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담고 싶어. 그리고 말이지.
"내 사랑~~ 넌 나의 첫사랑~~."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너는 내 첫사랑이야. 사실 이전에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이 없으니까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긴 해. 하지만 그래도 내가 너에게 가진 감정은 사랑이라고 확신해. 소꿉친구로서의 편안함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거든.
누군가가 사랑이 아니라고, 그것은 그저 소꿉친구로서 편안한 감정이 좀 더 확대된 것 뿐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부정할거야. 전력으로 부정할거야. 그리고 지금의 내 마음을 사랑으로서 정의할거야. 난 그 정도로 널 좋아해. 주아야. 내 첫사랑 주아야.
"좀 더 가까이 널 듣고 싶어~ 내 심장이 닿을 때까지!! 너를 내 품에 안고 싶어~~ 지켜봐 내 앞에 있는 날!!"
노래는 이제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었다. 멜로디에 맞춰서 그 마지막 부분 가사를 조용히 읖으면서 멜로디에 내 목소리를 좀 더 감미롭게 실었다.
"언제나 너에게 하고픈 말. 사랑해. 고마워 내 사랑~~"
약 4분에 가까운 노래는 끝을 맺었고, 멜로디 역시 서서히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서서히 작아지는 멜로디 소리를 들으면서, 난 살며시 미소를 짓고 주아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생긋 웃으면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고마워. 주아야. 나의 첫사랑 주아야."
//돌아오고서 이렇게 답레를 남겼습니다! 급한 볼일은 아니고 그냥 짧은 볼일이었거든요. 김에 이발도 좀 하고.. 그냥 가벼운 볼일도 보고 집에 돌아왔어요. 밖은 너무나도 더워서 땀방울이 줄줄 흐르고, 덕분에 샤워도 좀 하고 약간 할 일도 하고 했지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다른 이들과 하는 잡담에 대해서는 왠만하면 기억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 하나하나도 전부 소중한 추억거리라고 보거든요. 하지만 주아주가 부끄럽다고 하니까 더는 말 안할게요. 주아도 귀엽지만 주아주도 엄청나게 귀여우세요. 후훗.
물론 상의를 한건 그 2개뿐이긴 했지만, 그래도 서로의 시트를 보고 괜찮을지도 확인했잖아요? 그 또한 하나의 상의지 않을까요? 저런 부분이 들어가있어도, 캐릭터 자체가 맞지 않으면 이어나가기 힘든것도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너무 잘 맞는다는게 저도 신기해요.
그리고 상상이라. 여러가지 많이 상상하는 편이에요. 고3이 된 건우와 주아의 모습이라던가.. 대학교에 들어간 후에, 본격적으로 건우가 다시 밴드에 들어간 후의 이야기라던가, 혹은 이제 건우가 짖궂은 장난을 치다가 주아가 삐져서 그걸 풀어주려고 쩔쩔매는거라던가 말이에요.
음. 수아나 성아라고 해도 이름 되게 예뻐서 잘 어울렸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의 건우의 짝은 유주아라는 여자애니까요. 유주아라는 이름도 너무 예뻐서 좋아요!
아. 그리고 이건...건우가 부른 노래의 링크에요.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요.
https://youtu.be/RwzYyPgHibs -
229 주아 - 건우 (0282E+58) 2016. 7. 17. 오후 9:57:56오늘, 특히나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건우는 도대체 얼마나 준비해왔던 것일까. 이미 그 대답은, 앞에 있는 건우가 책자를 펼쳐보지도 않고 노래방 기계 리모컨으로 노래 번호를 외워서 찍은 것에서 다 나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마, 자신이 알고있는 건우라면, 분명히 오늘 데이트를 하기 전부터 지금부터 나올 이 노래를 열심히 몇 번씩이나 부르고 연습했었을 것이다. 셀 수도 없을만큼 여러번을, 완벽하게 자신에게 불러주기 위해서.
그리고 그런 건우의 마음은, 노래 번호를 누르고 시작 버튼을 누르기 전에 자신에게 이미 상당 부분 전해진다. 고맙다고, 이 노래를 바치겠다고. 진심이 가득 담겨있는 그의 말에 자신도 똑같이 진심을 전하며 조용히 미소짓는다.
그래, 너의 노래를, 너의 마음을. 들어줄게, 정말로, 정말로, 열심히. 나에게 들려줘, 너의 노래를.
그런 자신의 진심이 닿은건지, 건우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 후, 시작 버튼을 누른다. 그러자 떠오른 노래의 제목은 '고마워, 내 사랑'.
원래 노래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그 노래의 제목을 보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다. 건우는, 분명 자신을 위해 부를 노래로 바로 이것을 선택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노래는, 이 노래의 가사는.
기기에서 멜로디가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화면에는 가사가 떠오르지만 건우는 그 쪽을 절대로 쳐다보지 않는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오로지, 자신의 얼굴 뿐.
그런 건우를 똑같이 조용히 응시하며 작게 미소짓는다. 노래가 시작될 시간이 되자마자 건우는 제대로 된 타이밍에 첫 소절을 시작하며 감미롭게 그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노래의 가사는 마치 건우의 마음을 그대로 적어놓았다는 듯이, 멜로디는 그의 음색에 맞췄다는 듯이. 건우는 마치 저가 직접 자신의 마음을 작사, 작곡하기라도 한 것처럼 능숙하게 노래를 부른다.
원곡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부드럽고 파워풀한 목소리. 상당한 고음 부분도 있는 노래였기에 보통의 사람들이 부른다고 한다면 상당히 힘겨워했을지도 모를 노래. 그렇지만 건우는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정말로, 손쉽게 고음을 처리하며 저의 감정과 가사를 전달한다.
자신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러주고 있는 건우. 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노래를 불러주는거야? 나와의 추억을, 나와의 기억을, 나와의 감정을, 생각하고 있는거야?
그런 자신의 마음속 물음에, 건우는 노래로써 대답해준다. 나의 목소리가 듣고싶다고, 한 걸음에 달려가서 품 속에 안고싶다고, 나의 손을 붙잡고 웃으며 거리를 걷고싶다고.
댜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단순한 가사일 뿐일테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 건우와 자신에게는 아니었다. 그 무엇보다도 강하게 느껴지는 건우의 마음. 건우의 진심.
자신을 위한 그의 진실된 마음이 가슴 깊이 전달되어 울려퍼진다. 정말로, 너에게 있어서 나는.
자신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자신을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그의 마음이 제대로 느껴져서 가득 차다 못해 흘러넘친다. 건우야. 정말로, 너는.
양손을 두근거리는 가슴 가까이 가져간 채 그의 노래를 멍하니 듣다가 어느새 막바지에 다다른 노래에, 건우는 마지막 가사를 조용히, 감미롭게 읊조린다. 서서히 작아지는 멜로디가 노래의 끝을 알리면서 건우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옆자리에 앉는다. 그리고는 생긋 웃으며 자신을 바라본다.
천천히 입을 연 그는, 이내 노래 속에서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불렀던 말을. 아마도 혼자 연습하면서 몇 번이나 중얼거렸을 말을, 자신에게 전한다.
언제나 들어왔던 고맙다는 말과, 자신의 이름이었지만 '첫사랑'이라는 단어에, 그 모든 말들은 전부 새로운 의미를 지닌다.
진심 가득한 그의 말. 그에 잔잔히,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그를 마주본다. 그리고는 그대로 그를 살며시 끌어안는다.
"나도 고마워. 나를 위해 이렇게 멋진 노래를 불러줘서. 정말로, 너무 좋았어. 너의 노래, 너의 목소리. 정말 좋아해. 아니, 그냥 너 자체가 너무 좋아. 정말 고마워, 나의 첫사랑. 건우야."
다정한 목소리로 조근조근히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똑같이 전한다.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와 그의 마음.
그것에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마음속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면서 잠시동안 그렇게 그를 꼬옥 끌어안는다. 그리고는 살며시 그를 안았던 팔을 풀고 조금 몸을 띄운다.
"그럼, 이제는 내가 너에게 불러줄게. 이렇게나 멋진 노래를 들려준 너를 위해, 나도 불러주고 싶어. 들어주지 않을래? 나의 노래를."
부드럽게 휘어지는 눈웃음. 건우를 똑바로 마주보며 이번에는 자신이 불러주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 너의 노래에, 나도 노래를 전하고 싶어. 노래로 내 마음을 전하고 싶어.
/ 정말 여러 일을 하셨었네요! 무더위 속에서도 잘 다녀오신 것 같아 다행이예요. 아, 잡담도 하나의 소중한 추억거리라는 것에 동의해요. 캐릭터 뿐만 아니라 그 주 자체를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니까요. 귀, 귀엽지 않아요...! 저에게는 건우주가 훨씬 더 귀엽거든요! 막막 이모티콘이라든가, 하시는 행동이라든가!
아아, 최종 시트 확인을 깜빡했네요. 응, 그렇지만 여전히 잘 맞는다는 것은 정말 신기한 것 같아요! 처음 해보는 경험이예요.
우와...건우주 상상 하나하나가 전부 상황 소재네요. 그 안에서도 꽁냥꽁냥은 변함 없겠지만 말이예요.
사실, 저도 지금의 '유주아'라는 이름이 마음에 든답니다. 바꿔서 정말 다행인 것 같아요.
건우주가 보내주신 노래 들어봤어요. 노래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뭔가 정말 건우가 전하고 싶은 말이 가득가득 담긴 느낌! 이렇게 새로운 좋은 노래를 하나 알아가네요. 당장 핸드폰에 담아야겠어요. -
230 건우 - 주아 (26221E+58) 2016. 7. 17. 오후 11:08:08'고마워, 내 사랑.'
가사 하나하나를 멜로디에 담아 부르면서 정말로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오갔다. 가사를 보지 않고 오로지 주아의 얼굴만을 쭉 바라보았다. 이 노래를 제대로 부르기 위해서, 약간의 실수도 없게 하기 위해서 방에서 수도 없이 조용히 부르면서 연습을 했다.
고작 노래 하나에 뭘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냐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지우도 그렇게 말을 한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나에게 있어선 고작 노래가 아니다. 내가 그 무엇보다도 자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노래이다. 그리고 주아는 그런 내 노래를 좋아하고 중학교 당시 정말로 힘든 시기에도, 연습을 그만두고 싶었던 시절에도 언제나 내 옆에서 나를 격려하고 응원해줬다.
적어도 나와 주아 사이에는 이건 고작 노래가 아니었다. 우리 둘을 이어주는 하나의 매개체였다. 그렇기에 나는 노래를 이용해서 주아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가사를 통해서 마음을 가득 담아서 전달했다.
지금 내가 제대로 잘 부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중학교 시절, 밴드부 보컬로 있던 시절보다 잘 부르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는 내 노래를 들어주는 단 한명의 관객, 유주아를 위해서 마음껏 노래를 불렀다.
말 그대로 단 한명만을 위한 나의 라이브. 그것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난 나의 모든 역량을 떨쳐서 노래를 불러나갔고 약 4분의 길이의 노래는 서서히 끝을 맺었다.
끝을 낸 후에, 나는 주아의 옆자리에 앉았고, 노래의 가사와는 별 상관없이, 나의 첫사랑인 주아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정말로,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모두 담은 한마디였다. 언제나 내 옆에 있어주고, 내가 힘들땐 옆에서 지탱해주고, 그리고 지치지 않도록 응원해주고, 나의 노래를 정말로 좋아한다고 해주고, 그것도 모자라서 지금은 나의 옆에서 내 여자친구로 있어주는 주아가 나는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러자 주아 역시, 다정한 목소리로 나에게 멋진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다고, 내 노래가 좋다고, 나의 목소리가 좋다고, 그리고 내 자체가 좋다고 말하면서 내 몸을 꼬옥 끌어안았다. 나에게 너무나도 과분한 그 말들을 들으면서 나 역시 주아의 몸에 팔을 감고서 꼬옥 끌어안아줬다. 따스한 온기, 그리고 나를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그 마음. 그것들을 느끼면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 애를 정말로 좋아한다. 누군가를 좋아해본 경험이 없어서 비교를 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난 이 애를 좋아하는게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마음이 뭉클할리가 없을테니까. 조금 얼굴이 빨개지는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그 빨개지는 느낌이 너무나도 기분 좋게 느껴졌다.
포근하게 주아를 잠시 동안 안고 있다가, 주아가 팔을 푸는게 느껴지자, 나 역시도 팔을 풀었다. 따스한 온기가 조금씩 멀어지는게 아쉽긴 했지만 그 아쉬움은 잠시 참기로 했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느낄수 있는 온기였으니까.
이어 주아는 자신이 노래를 부를 생각이었는지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으면서 이번에는 나를 위해서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이야기했다. 방금전에 내가 말했던 말과 너무나도 비슷한 그 말에 작게 웃으면서 나는 천천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불러줘. 나도 들어줄테니까. 나를 향해서 부르는 너의 노래를. 그리고 그 노래 너머로 들려올 너의 마음을 말이야."
내가 노래를 부르면서 주아에 대한 마음을 전달한것처럼, 주아 역시도 나에게 뭔가를 전하고 싶은걸까? 그것이 뭔지 나는 정말로 알고 싶었다. 방금 샀던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 캔을 딸깍 따면서 한 모금 마시면서 나는 조용히 주아의 노래를 기다렸다.
주아야. 들려줘. 네가 나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나는 방금 네가 그랬던것처럼 이 자리에서 들어줄테니까. 나의 마음을 네가 확실하게 받은것처럼, 나 역시도 너의 마음을 확실하게 받도록 할게. 그리고 말해줄게. 너의 마음에 대한 나의 마음을...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과연 무슨 노래가 나올지 살짝 기대를 하면서, 나는 가만히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
231 건우주 (26221E+58) 2016. 7. 17. 오후 11:34:07으음. 미안해요. 주아주. 오늘따라 조금 컨디션이 안 좋네요. 날씨가 더워서 그런건지, 아니면 조금 피곤해서 그런건지.. 저 위의 답레도 평소보다 조금 쓰게 써지기도 했고..
오늘은 조금 빨리 쉬는게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평소보다 조금 이르지만 들어가보도록 할게요. 답레 남겨주시면, 내일 낮시간대에 써서 올리도록 할게요!
아.. 몸이 아프다거나 그런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조금 피곤한 느낌이라서.. 8ㅁ8
그럼 건우주는 먼저 조금 들어가보도록 할게요. -
232 주아 - 건우 (20734E+54) 2016. 7. 18. 오전 1:05:17너무나도 멋진 노래를 불러준 건우에게, 마지막까지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해주는 건우에게 자신도 자신의 솔직하고 진실된 마음을 다정하게 전한다. 나도, 네가 좋아. 네가 정말정말 좋아. 너의 노래도, 너의 목소리도. 아니, 그냥 최건우라는 너 자체가 정말 너무 좋아.
건우의 노래에서 느껴지던 좋아한다는, 고맙다는 감정.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며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있는 건우를 살며시 끌어안는다. 그러자 건우도 자신의 몸에 팔을 감고서 마찬가지로 꼬옥 안아준다. 정말로, 너무나도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느껴졌다. 알 수 있었다. 서로가 얼마나 서로를 아껴주는지를.
...그렇지만 말야, 건우야. 말을 하지 않아도 전해진다고 하더라도, 나는, 너에게 직접 전해주고 싶어.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나의 목소리로, 너를 바라보며, 나의 노래를 통해.
그런 마음으로 건우를 안고있던 팔을 풀자 건우도 따라서 팔을 풀고 서로의 몸이 조금 띄워진다. 그리고 건우를 향해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으며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얘기했더니 건우는 작게 웃으면서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다. 저도 자신의 노래를, 그 너머로 들려올 자신의 마음을 들어주겠다면서.
그 말에 빙그레 웃고는 몸을 돌려 테이블 위에 있는 노래방 기계 리모컨을 집어든다. 책장을 넘기며 찾는 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에 그만 두기로 하고는 리모컨을 화면 쪽으로 향한다.
이렇게 노래방에 오는 줄은 전혀 몰랐기에 어쩔수 없이 노래방 기계 리모컨으로 제목을 쳐서 노래를 찾는다. 이럴 줄 알았다면 나도 건우처럼 번호를 미리 찾아오는건데. 하지만 지금 와서 후회해봤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자신의 마음을 건우에게 전하는 것 뿐.
리모컨 버튼을 꾹꾹 눌러서 노래를 찾는다. 그리고 자신이 찾던 노래를 발견하자 그것에 리모컨 커서를 올려둔다. 그리고는 잠시 시작 버튼을 누르기 전에 그 노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자신이 선택한 곡은 바로, 'Every Sweet Day'. 언제부터 알게 된 곡인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예전에 우연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접하게 된 노래였다. 처음 부분을 듣자마자 살짝 잔잔하지만 다정한 그 멜로디에, 그 가사에, 바로 빠져버렸었다.
나도 언젠가는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자주 찾아듣곤 했었는데. 남자친구가 생기고, 사랑에 빠지면은 이런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가사에,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외워버린 노래였다. 그리고...언젠가, 언젠가 미래에 남자 친구가 생긴다면 반드시 한 번 쯤은 불러주고픈 노래였다.
그러니까, 너에게 불러줄게. 너무나도 나의 마음같은, 이 노래를. 나의 모든 진심을 담아서.
천천히 리모컨 기계에 있는 시작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는 리모컨 기계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서서 아까 건우가 서서 노래를 불렀던 그 자리로 걸어나간다.
그러는 동안 흘러나오는 멜로디에, 노래방 기계는 노래를 시작하라는 신호를 화면에 띄운다. 잠시 그것을 바라본 후, 타이밍을 제대로 맞춰 부드럽게 노래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몸을 뒤로 돌려 건우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건우 쪽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른다.
매우 오랜만에 불러보는 노래였으나, 노래를 시작하자 가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억속에 떠오른다. 그래, 그러니까 가사는 볼 필요가 없어. 왜냐하면 이 노래의 가사는 전부 나의 마음이나 다름없으니까.
"눈 뜨면 보고 싶고~ 만나면 안고 싶고~ 나도 몰래 어느새 사랑에 빠져버렸죠~"
그래, 정말로. 건우야. 나는 내가 언제 사랑에 빠져버린건지 잘 모르겠어. 너에게는 아마 혜인이의 고백 때부터 였을거라고 얘기했지만, 사실은 어쩌면 그보다도 더 전일지도 몰라. 정말로, 어느새, 자연스레 아침에 눈을 뜨면 네가 보고 싶었어. 아침에 등교를 같이 하느라 너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너를 안아버리고 싶었어. 그렇지만 그 때는 그럴수가 없었지. 내 마음을, 꼭꼭 숨겨야 했으니까.
그렇지만 이 마음은 그 때도, 우리가 잠시 멀어졌을 때도, 지금도 계속 지속되고 있어.
"Love you forever~ 그 어떤 것보다 더 소중한 그댄 내 선물~"
영원히 너를 사랑할게. 왜냐하면 건우, 너는 나에게 있어서 그 어떤 것보다도, 그 어떤 사람보다도 더 소중한 사람이니까. 아무리 멋진 선물이 있다고 해도, 너하고 비교할 수 없어.
너는 정말로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최고의 선물이니까.
"다정한 끝인사로, 사랑한단 그 말에~ 그대를 따라서 사랑을 말해요~"
네가 건네주는 사랑한단 그 말에 용기를 낼 수 있어. 너의 그 말이 너무 좋아. 나도 너를 따라서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어. 가득가득 차오르는 나의 이 마음을.
"날 기다린, 그 기나긴, 그 시간만큼~ 그보다 더 그댈 사랑해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 못하고 멀어졌을 때. 그 때 나는 너에게 다가갔지. 어쩌면 혹시, 그 때의 너는 내가 다가와주기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 기나긴 그 시간만큼, 아니, 그보다 더 너를 좋아해. 사랑해. 너를 사랑해, 건우야.
"날 보면 웃어주는~ 웃으면 설레이는~ 이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길 바래요~"
언제나 너와 마주보고 웃으며 설레이는 지금 이런 우리의 모습이, 이 시간이 끝나질 않길 바라고 있어.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가사 하나하나에 자신의 진실된 마음을 담아, 다정하게, 부드럽게, 따뜻한 목소리로 건우에게 전한다. 나는, 너를 정말로.
그렇게 진심을 가득 담아 노래를 이어가자 어느새 노래는 끝부분에 다다라, 마지막으로 조용히, 나긋하게, 중얼거리듯이 마지막 가사를 읊는다.
"Everyday like a sweet day~"
노래가 전부 끝나고 마이크를 입에서 떨어뜨리고는 잠시 그대로 서있다가 천천히, 건우의 옆자리로 향한다. 그리고는 그대로 자리에 앉아 건우 쪽을 바라보며 살짝 볼에 홍조를 띤 채 입을 연다.
"...느껴졌어? 나의 마음. 있지, 사랑해. 건우야. 정말로, 많이."
평소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말. 그렇지만 노래로 이미 표현한만큼,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직접 건우에게 전해본다. -
233 주아주 (26576E+57) 2016. 7. 18. 오전 1:17:50아니예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건우주. 컨디션이 안 좋으면 당연히 일찍 들어가셔야죠. 아까 건우주께서 말씀하셨다시피 건강이 제일 중요해요. 요즘 날씨도 이상하고 건우주도 늦게 주무시는 것 같던데 충분히 피곤하실 상황이예요.
으음...몸이 아프다거나 그런건 아니라고 하셔서 다행이지만, 피곤은 다른 병을 불러일으키기 쉽답니다. 그러니까 푹 쉬세요, 건우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역시 조금, 걱정돼요.
답레는 무리해서 쓰실 필요 없어요. 무엇보다도, 건우주께서 건강한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아래는 주아가 부른 노래예요. 나중에 시간 나실때 한 번 들어보세요. 음색도 그렇고, 상당히 편안한 노래거든요.
https://youtu.be/k0DZW3VlySI -
234 건우 - 주아 (00019E+55) 2016. 7. 18. 오후 1:46:48이제는 주아가 노래를 부를 차례. 과연 주아는 어떤 노래를 부를까? 살며시 기대를 하면서 리모컨을 조작하고 있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나는 데이트 계획을 짠 이로서, 이곳에 올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미리 번호를 외워서 왔기에 바로 번호를 입력했지만 주아는 이곳에 올 것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지 못했을테니 리모컨으로 제목을 쳐서 곡을 찾고 있었다. 그러기에 무슨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지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두 손으로 꾹꾹 버튼을 누르면서 입력시킨 제목은 'Every sweet day'.
그 제목에 살짝 놀라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눈만 깜빡거리면서 화면을 보고 있던 시선을 옆으로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저 노래가 무슨 노래인지는 알고 있었다. 언제였더라? 일요일에 집에서 티비를 돌려보다가 우연히 들은 곡이었다. 감미로우면서도 부드러운 멜로디, 그리고 노래를 부른 여가수의 정말로 차분한 음색이 정말로 인상깊은 곡이었다. 당연하지만 집에도 앨범 CD가 있다. 방에서 공부를 하거나 할 때 가끔씩 재생시키는 곡이었기에 정말로 친숙한 곡이었다. 그 곡을 지금 주아가 부르려고 한다는 것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리모컨의 시작 버튼을 누르고 주아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방금전에 내가 서 있었던 자리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멜로디가 기기에서 흘러나왔고 나와 주아가 있는 7번방에 조용히 울리기 시작했다.
마치 내가 그랬던것처럼, 주아도 가사가 비치고 있는 노래방 기기의 화면을 보지 않았다.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주아의 얼굴을 나 역시도 바라봤고 자연스럽게 나와 주아의 시선은 마주쳤다. 잘 부를 수 있을거라고 격려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부드러운 미소를 주아에게 보였다. 물론 이 미소가 주아에게 제대로 전달이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내 나름대로의 응원이었다.
타이밍이 어긋나는 일이 없이 주아의 노래는 감미로운 멜로디에 맞춰서 시작되었다. 아주 뛰어난 실력은 아니었지만, 듣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부드러운 음색은 이 노래를 불렀던 여가수의 음색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그 부드러운 음색으로 조금의 실수도 하지 않고, 주아는 가사를 입으로 읖으면서 나를 향해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해오기 시작했다.
그 마음은 절대로 적은게 아니었다. 정말로 많고 많은 나를 향한 마음이 노래의 가사를 타고 내 마음에 와닿기 시작했다. 내가 언제나 내 옆에서 나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주고, 이제는 여자친구로서 내 옆에서 나와 있어주는 주아에 대한 고마움을 전달했다면 주아는, 정말로 순수하게 나에 대한 애정을 노래로서 전달하고 있었다. 노래가 시작되기 전에도 내 목소리가 좋다고, 내 노래가 좋다고, 아니 내 자체가 좋다고 말함으로서 마음을 전달하긴 했지만, 그 마음은 좀 더 구체화가 되어서 멜로디를 타고 방 안에 조용히 울러퍼지고 있었다.
자연히 많은 것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소꿉친구로서 지내왔던 길고 긴 나날,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나서 새학기가 되고 난 이후의 일들. 내가 혜인이에게 고백을 받고, 그것을 거절한 후에 마음이 아파서, 정말로 찢어질 것 같아서 힘들때, 나를 안아주고 격려해주던 주아의 모습. 벚꽃나무 밑에서 살랑살랑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고 크게 기뻐한 주아의 모습. 내가 정말로 심한 독감에 걸려서, 너무나도 아파서, 정말로 아파서 힘들었을 때 옮는 것은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바로 내 옆으로 다가와서 나를 기대게 해준 주아의 모습. 그리고 주아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나도 모르게 주아를 멀리 해서, 그 고운 마음에 상처를 냈던 일들.
이 노래의 제목은 'Every sweet day' 이자만, 나와 주아의 사이는 언제나 달콤한 나날만큼은 아니었다. 10년 이상 알고 지낸 시간 동안, 안 좋은 일도 있었고, 서먹서먹한 날도 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주아에게 상처를 준 날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럴 일이 없게 할 것이다. 이 노래의 제목처럼 나와 주아의 앞은 언제나 달콤한 나날. 이 노래의 제목처럼 'Every sweet day'이 되게 하고 싶었다. 언제까지나 달콤한 나날이, 행복한 나날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주아의 마음을 받아 나 역시도 그런 나날이 계속 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지금 저 노래를 부르고 있는 주아의 모습에 다시 한번 가슴이 살짝 뛰고 다시 한번 반했다라고 한다면 그건 정말로 심각한 오버일까? 하지만 오버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나는 정말로, 정말로 저 애를 좋아하니까. 오늘 아침에 일어나고 지금 이 순간까지 대체 몇번이나 이런 생각을 하는걸까?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자각할 정도로 난 주아가 좋았다. 저 앞에서 노래로 마음을 표현하는 주아가 너무나도 좋았다.
감미롭고 부드러운 멜로디는 서서히 작아지고, 주아의 노래도 끝을 맺었다. 마이크를 입에서 때놓고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잠시 그대로 그 자리에 서 있던 주아는 천천히 걸어와서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예쁘게 볼을 붉히고서 나에게 자신의 마음이 느껴졌냐고 물어왔다. 그리고 또 다시 순수한 애정을 나에게 표현했다. 그 모습을 잠시동안 아무런 말 없이 바라보다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살며시 입을 열었다.
"잘 받았어. 네 마음.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한 마음. 겨우 18살이라서 이런 말 하긴 조금 이를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사랑해. 주아야. 내가 힘들땐 언제나 내 옆에 있어주고, 내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탱해주고, 언제나 내 옆에서 행복하게 웃어주고, 이렇게 순수하게 애정을 표현해주는 네가 정말로 좋아. 'Sweet every day'를 앞으로 쭉 만들어나가자. 언제나 행복하게, 언제나 달콤하게..."
말을 끝내면서 주아의 어깨에 살짝 손을 올리고 나에게로 살짝 몸을 기대게 만들었다. 어깨에 느껴지는 따스함과 무게는 너무나도 행복하게 다가왔다. 언제나, 정말로 언제나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 끝나는 일 없이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바램만으로 끝내지 않고 계속 이어지도록 만들어나갈 것이다. 혼자서는 힘들지 몰라도 주아와 함께한다면 정말로 쭉 가능할 것이다. 언젠가, 정말로 언젠가 우리 둘이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오는 그 날까지는...
어깨에 올린 손을 살짝 올려 살며시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 부드러움을 느껴보았다. 노래를 이용해서 서로를 향한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서일까? 이 부드러움마저도 정말로 행복하게 느껴졌다.
"각자 한곡씩 불렀으니, 다음엔 듀엣이라도 불러볼까? 아, 그 전에 노래 잘 불렀어. 정말로. 너무 감미로워서 나도 모르게 푹 빠지게 되더라. 그러니까, 나에게 못 맞출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혹시라도 하고 있다면 하지 마. 나는 네 노래가 좋으니까. 네가 내 노래를 좋아하는 것처럼."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주아주. 하지만 말 그대로 푹 자고, 기운을 회복하니까 다시 컨디션이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아무래도 요 근래 조금 일이 있다보니까 살짝 피로가 쌓였던 모양이에요. 가끔은 이런 휴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제대로 느꼈답니다. 주아주도 오늘 하루 즐겁게 잘 시작하고 있나요? 저는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어요.
Sweet every day라는 제목을 봐서, 어? 혹시 그거인가? 해서 봤는데 역시 제가 아는 노래가 맞았네요. 저 노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들으니까 살짝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살짝 노랫속 목소리를 주아의 목소리로 상상해보면서 들었던건 안 비밀이랍니다.
주아의 노래 감미롭게 들으면서, 답레를 쓰니 뭔가 평소보다 더 잘 써지는 듯 한 기분이에요. 아무튼 나중에 봐요! 오늘 하루도 좋은 일 많길 바래요! -
235 주아 - 건우 (39813E+52) 2016. 7. 18. 오후 8:40:18건우에게 무슨 노래를 불러줄까. 어떤 노래를 불러야지 나의 이 마음이 전해질까.
그동안은 다른 누군가를 위해 노래를 불러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만큼, 더욱더 고민이 되었다. 보통 자신은 노래를 부르는 편이라기 보다는 노래를 듣는 쪽을 더 선호하던 터라 이런 경험이 한 번도 없던 것도 한 몫 했다. 하지만 지금 부를 노래는, 가창 수행평가 때나 혼자서 흥얼거렸던 때처럼 불러서는 안되었다. 오로지, 나의 이 마음을, 건우에게 전해줄 수 있는 노래.
그런 노래를 고민하다가 문득, 한 노래가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무척이나 부드러운 멜로디에, 자신의 마음을 대변한 듯한 가사. 그래, 바로 그 노래였다. 지금 자신이 부를 수 있는, 가장 다정한 노래.
'Every Sweet Day'. 제목을 입력하는 동안 화면에 집중된 시선에, 건우가 자신 쪽을 돌아보며 미소 짓는 것은 알지 못한다. 제대로 노래를 찾은 후에는 리모컨의 시작 버튼을 누르고 건우가 서있었던 자리로 걸어나간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제대로 전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노래방 기계의 화면을 등지고 건우 쪽을 바라보며 서자 자연스레 마주치는 눈빛과 건우의 부드러운 미소에, 자신의 모든 걱정은 한순간에 녹아 없어진다.
아아, 느껴진다. 나를 응원해주는 건우의 마음. 그 미소에 자신도 살짝 미소 지으며 제대로 된 타이밍에 노래를 시작한다.
차분히, 그렇지만 다정하고 따뜻하게 한 소절, 한 소절. 지금까지 너무 가득 담아오기만 해 흘러넘칠 것만 같은 자신의 마음을, 전부 노래에 실어보낸다.
소꿉친구로서 지냈을 때 느꼈던 고마움도, 어느새 우정이 사랑으로 변하여 그것을 깨닫고 났을 때의 그 당황스러움도, 건우의 행동 하나하나에 마음 설레이고 아파하며 혼자 짝사랑했을 때의 그 가슴앓이도, 부끄러워서 지금까지 표현하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도.
'Every Sweet Day', 달콤한 나날이라는 노래에 담아본다. 물론 지금까지의 그 모든 건우와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마냥 달콤하기만 날들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런 날들을 겪으면서, 사랑을 알게 되었고, 그리움을 알게 되었고, 외로움을 알게 되었다.
전부, 건우가 가르쳐 준 소중한 마음들. 아마 건우가 아니었다면 절대 몰랐을 것들이었다. 그렇기에, 그렇게나 아팠던 가슴앓이도, 이제는 전부 소중한 추억이었다.
그런 경험이 있음으로 해서 나는, 더욱더 너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니까. 너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으니까. 지금같은, 너와 함께 지내는 달콤한 나날들을 보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
앞으로는 너의 곁에 있는, 너와 마주보는, 함께 웃음 짓는 그런 'Every Sweet Day'가 지속되길.
그런 마음을 건우에게 노래를 통해 전하며, 어느새 멜로디는 작아지고 노래는 끝이 난다. 마이크를 입에서 떼놓고 잠시 그 자리에 서있다가 천천히 다시 걸어와 건우의 옆에 앉는다. 그리고는 볼을 붉히며 건우에게 질문하고, 다시금 사랑을 고백한다.
그에 건우는 잠시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자신의 마음을 잘 받았다며, 똑같이 사랑을 고백해주고, 자신이 바라던 소원을 말해주는 그의 말에 환히 미소짓는다. 그리고 건우가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저에게로 몸을 기대게 하자, 순순히 그의 어깨에 가만히 기댄 후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손길을 느끼며 작게 입을 연다.
"...응. 꼭 그러자. 언제나, 언제나. 행복하게, 달콤하게, 같이."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 까지도 필요 없었다. 느껴지는 서로의 진심,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서로의 마음. 굳이 그런 약속의 절차가 없어도, 자신들은 분명 만들어나갈 수 있을 터였다. 자신들만의 'Every Sweet Day'를.
각자 한 곡씩 불렀으니 다음 번엔 듀엣이라도 불러볼까? 하는 건우의 제안에 자신 없어, 하고 말하려했으나 그 전에 선수 쳐 들어오는 건우의 말에 결국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우와...건우 너, 나를 너무 잘 알고있는거 아냐? 마침 딱 그 말 하려고 했는데. 네가 그렇게 칭찬까지 해주면 안 부를 수가 없잖아."
그의 어깨에 살며시 기대고 있던 고개를 살짝 들어올리고 몸을 똑바로 한 후에, 그를 바라보면서 묻는다.
"그래, 부르자. 너와 나의 최초의 듀엣곡. 혹시 부르고 싶은 노래 있어? 네가 불러보고 싶었던 노래를 부르자. 아무래도 노래는, 네가 더 잘 알테니까 말야."
밴드부 보컬이기 때문뿐만 아니라 원래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 건우였으니, 아무래도 건우는 좋은 노래를 많이 알고있을 터였다. 그러니까, 나는 너의 생각을 따를게. 네가 알고있는 노래면 나도 어느 정도는 알고있을 테니까 걱정하지마, 건우야.
/ 아, 괜찮아지셨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휴식은 정말로 중요해요, 건우주. 건강만큼은 자신있다고 하신 만큼, 피로를 풀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을 소홀히 하시면 안돼요, 알았죠? 저도 건우주의 말씀처럼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답니다~
알고계시던 곡이었군요! 좋아하는 편이라고 하셔서 다행이예요. 혹시나 싫어하는 편이었다면... 주아의 목소리로, 잘 들으셨나요? 애정을 가득가득 담았답니다~ 이미 저녁 때이긴 하지만 오늘 하루 축복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덕분에 오늘, 꽤 좋은 하루를 보냈거든요. 건우주는 어떠셨나요? 좋은 일 많으셨나요? -
236 건우 - 주아 (00019E+55) 2016. 7. 18. 오후 10:11:13나의 '고마워, 내 사랑'. 그리고 주아의 'Every sweet day'.
2개의 노래를 서로에게 불러주면서 각자의 마음이 주고 간 7호실 안은 그야말로 흐뭇하면서도 다정한 분위기 가득했다. 이곳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정말로 짙은 분홍빛이 아닐까? 물론 오버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했다. 고백을 한번 하긴 했지만 또 다시 자신들의 마음을 고백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서로의 마음에 행복해하는만큼 이곳은 틀림없이 분홍빛일 것이다.
그 진한 분홍빛 가운데에서 나와 주아는 행복하게 웃으면서 앉아있었다. 주아의 볼이 붉게 물든것처럼 내 볼도 갓 읽은 사과처럼 물들어 있을 것이다. 행복한 시선의 교차.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서 나는 너무나도 행복했다.
지금까지의 우리 둘의 사이는 언제나 달콤하고 언제나 행복하진 않았다. 1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기분 좋은 일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상당히 많았다. 주아를 웃음짓게 한 날도 많았지만, 상처를 준 날도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말로 기분 좋은 일만 있을 수 있도록, 정말로 행복한 날만 있을 수 있도록.. 주아에게 우리들만의 'Sweet every day'를 만들어가자고 얘기했다. 그 말에 주아는 꼭 그러자면서 작게 수긍했다.
말과 말뿐인 약속이지만, 전혀 구속력이 없는 약속이지만 이 약속은 지금까지 한 어떤 약속보다도 무겁고, 중요했으며 구속력이 있었다. 이건 약속 이전에 스스로에게 하는 맹세에 가까웠다. 반드시 주아가 상처입지 않도록, 더 이상 주아가 울지 않도록, 행복하게 웃을수 있도록.. 우리들의 'Sweet every day'를 만들어나가겠다는 맹세를 가슴 속으로 다시 한번 하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에게 노래를 한 곡씩 불러준만큼, 다음에는 듀엣곡을 불러보고 싶어서 주아에게 제안을 해봤다. 혹시나 주아가 자신은 자신이 없다고 거절할까 싶어, 주아의 노래에 대한 평가도 잊지 않았다. 물론 주아의 노래는 정말로 수준 높을 정도로 뛰어난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 노래가 좋았다. 마음을 편하게 하는 음색도, 나를 향해서 숨김없이 모든걸 표현하는 표현력도 전부, 전부, 전부 포함해서 다 좋았다.
주아는 아무래도 처음엔 거절할 생각이었는지, 나에게 너무 자신을 잘 알고 있는거 아니냐면서 내 말에 대답했다. 그 말에 작게 소리내어서 웃으면서 나 역시도 빠르게 답변했다.
"그 말, 분수대 앞에서 내가 했던 말인거 알지? 네가 나를 많이 알듯이, 나도 너를 많이 알아. 당연한거잖아? 너와 내가 지낸 기한은 동일하니까."
10년 이상의 긴 시간. 그것은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분수대에서 주아가 나의 성향을 알고 동전 관련으로 말을 했듯이 나 역시도, 주아의 성향을 알기에 주아가 그렇게 나올거라는건 이미 알고 있었다.
내 어깨에서 기대고 있던 고개를 들어올리고서 주아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무슨 노래를 부르고 싶냐고 먼저 물어보았다. 그 물음에 나는 살짝 망설일수밖에 없었다. 사실 듀엣곡을 밴드부 보컬을 하면서 안 불러본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같은 밴드를 하는 동료로서 부른거고, 여자친구와 함께 부르는 듀엣곡은 처음이었기에,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처 준비를 하지 못했기에 조금 망설일수밖에 없었다.
뭘 부르면 좋을까? 뭘 부르면 주아와 나에게 있어서 좋은 추억거리가 될 수 있을까?
너무 어려운 곡이 아니라 간편하면서도 분위기가 있는 곡. 그리고 우리 둘이 정말로 환하게 부를 수 있는 곡. 집에 있는 앨범 CD들을 한장 한장 떠올리면서 천천히 고민을 해봤다. 그러던 도중 어느 한 곡이 문뜩 떠올랐다.
"혹시, '첫사랑이죠' 라는 곡 알아?"
모 남가수와 모 여가수가 함께 부른 듀엣곡. 부드러우면서도 잔잔한 멜로디가 너무나도 듣기 좋은데다가 부르기도 그렇게 어렵지 않으며, 제목도, 가사도 정말로 나와 주아의 상황에 잘 맞는다는 느낌의 곡이었다.
제목을 이미 알고 있는 만큼, 노래방 리모컨을 조작해서 제목을 치자, 찾는 곡은 금방 노래방 기기에 떴다. 시작 버튼을 누르면 바로 멜로디가 재생되는 상황. 하지만 난 바로 누르지 않았다.
리모컨 버튼을 누르기 전에 고개를 노래방 기기에서 옆에 있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생긋 웃어보였다. 그리고 혹시라도 아직 불안해한다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도록 부드러운 목소리로 주아에게 말했다.
"편한대로 불러줘. 나에게 너무 맞추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 억지로 상대에게 어떻게든 맞추려는 것보다, 편한 상태에서 나오는 음색의 조화가 가장 아름다운 법이거든. 다시 말하지만 난 너의 음색이 좋아. 그러니까 힘들게 나에게 맞추려고 하지 말고 네가 편한 음색으로 불러줘. 그러면 반드시 너와 나의 멜로디가 조화를 이룰테니까."
조금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을 그렇게 입에 담으면서 살포시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나는 리모컨의 시작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조용했던 7호실 안에는 잔잔한 멜로디가 울러퍼지기 시작했다.
노래방 기기에서 가사가 떠오르는 것을 바라보면서 난 주아를 바라보면서 먼저 첫마디를 시작했다.
"어쩜 우리, 어쩜 지금, 어쩜 여기.. 둘이 됐을까요~~♪"
//잘 알았습니다! 주아주가 걱정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컨디션 조절은 잘하도록 할게요. 걱정해줘서 정말로 고마워요! 그리고 싫어할리가 없잖아요? 저 곡, 꽤 좋은 곡인걸요. 아주 살짝 주아의 목소리가 해당 가수와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보면서 오늘도 2~3번 들었어요. 그 애정 정말로 감사히 잘 받을게요. 건우의 노래도 애정을 가득 담아서, 골라봤었는데 만족스러웠으려나요?
음. 오늘은 특별히 한 건 없었어요. 오늘 하루는 무리하지 않고, 푹 쉬자라는 생각으로 지냈거든요. 그래서 조금 심심하면서도 한가한 하루였지만 이런 나날도 중요하니까요. 달리기만 하면 지치니까요. 좋은 일만 있었다니. 정말로 다행이에요. 내일도, 모래도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래요!
듀엣곡은 뭘 해볼까 하다가 이 곡으로 해봤답니다. 이 곡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에요.
https://youtu.be/ZCyyciW4KKo -
237 주아 - 건우 (44822E+52) 2016. 7. 18. 오후 11:23:37그 어떤 수백마디의 말보다도 더 진심이 와닿는 서로의 노래와 서로의 목소리.
서로에게 전하고픈 말들을 멜로디에, 가사에 가득 담아 아름답게, 감미롭게 전한다. 아마, 지금까지 자신들이 불렀었던 노래들 중 가장 진심을 담아 불렀을 터인 노래들.
그런 마음마저도 서로 맞닿았는지, 자신들은 행복하게 웃으면서 서로에게 기댄 채, 말로써 약속을 주고받는다.
말로 하는 약속은 효력이 없다고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자신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들은 그 어떤 때보다도 진실된 모습이니까. 그렇지, 건우야?
그렇게 반드시 같이 행복한, 달콤한 나날들을 만들어가겠다는 약속을, 다짐을, 맹세를 하며 자신들의 앞에 펼쳐져있는 미래를 잠시 생각해본다.
조금은 불안하고, 낯선, 알 수 없는 미래. 그렇지만 자신의 옆에 건우가 있다는 것만으로, 그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자신은 그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믿고있으니까. 그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함께 이겨나갈 수 있다고.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느끼며 건우에게 기대있다가 다음에는 듀엣곡을 부르자는 건우의 제안에 자신 없어, 라고 대답하려다가 재빠르게 자신의 노래에 대한 건우의 평가가 치고 들어오자, 결국은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아아, 건우야. 너는 나를 너무 잘 알고있어. 이렇게 바로 나를 꼼짝 못하게 할 줄이야.
그런 자신의 생각을 건우에게 그대로 전하자 건우는 작게 소리내며 웃더니 그 말은 자신이 분수대 앞에서 한 말이라며, 자신이 저를 많이 알듯이 저도 자신을 많이 안다고 대답한다.
건우의 그 말에 결국 소리없이 웃어버린다. 확실히, 그랬다.
자신이 건우의 생각을 맞춘 것처럼, 건우도 자신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십 년 이상. 강산도 변한다는 그 기간 이상을 함께 지내왔으니, 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이상했다. 그렇지만,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역시 조금 신기하긴 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천천히 건우의 어깨에 기대고 있던 고개를 들어올리고 그를 바라보며 무슨 노래를 부르고 싶냐고 물어본다. 아무래도 밴드부 보컬이니만큼, 노래에 관련해서는 자신보다는 건우가 훨씬 더 전문가일테니까.
그러나 건우는 이 부분은 미처 준비하지 못했는지 살짝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건우를 아무 말없이 가만히 미소지은 채 바라보며 그가 입을 열기를 기다린다. 나는, 네가 어떤 곡을 선택하든 다 좋아. 건우야. 너무 그렇게 고민하고 망설일 필요 없어.
그렇게 천천히 고민하던 건우는 어떤 곡 하나가 떠올랐는지, 자신에게 '첫사랑이죠" 라는 곡을 아냐고 물어온다.
그 말에 순간 놀라 멍하니 그를 바라본다. 그 곡은, 자신이 최근 우연히 길거리를 걷다가 가게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서는 좋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바로 제목과 가수를 찾아보기까지 한 곡이었다. 그렇기에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그 달달한 가사를, 그 부드러운 멜로디를.
"응, 알아! 최근 알게 됐어. 엄청 좋아하는 곡이야."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곤 건우가 노래방 리모컨 버튼을 눌러서 노래를 찾는 것을 바라본다. 그러나 시작 버튼을 바로 누르는 것 대신에,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다시 생긋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자신을 안심시켜 주려는 듯이 힘들게 저에게 맞추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편한 음색으로 불러달라고 얘기한다. 그러면 저와 자신의 멜로디는 반드시 조화를 이룰거라면서.
그 말에 똑같이 빙그레 웃으며 그를 마주본다.
"알았어. 그럼 편하게 불러볼게. 대신, 나 노래방 기계 화면 좀 가끔씩 본다? 가사를 완벽히 외우진 못했거든."
어느 정도는 가사를 알고있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그렇게 미리 얘기해놓고는 건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리모컨의 시작 버튼을 누르는 것을 바라본다.
그러자 시작되는 잔잔한 도입부의 멜로디. 그에 맞춰 잠시 노래방 기계 화면에 가사긴 떠오르는 것을 지켜보던 건우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면서 먼저 첫마디를 시작한다.
언제나 듣는 목소리지만, 노래를 부를 때면 더욱 더 감미로워지는 목소리. 자신은 그런 건우의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쭉.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자신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마주본다. 그리고는 그의 목소리 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살포시 올려놓으며 서로의 응색을 섞어본다.
"내 맘~ 가득~ 그대~ 소복소복 쌓여요~ 차가운 손끝까지 소리 없이 따뜻해지나봐~"
부드럽게, 자연스럽게 섞이는 자신들의 목소리. 마치 서로의 음색을 위해 맞춰주기 위해 태어난 듯이. 처음 함께 불러보는 노래인데도, 서로의 목소리는 서로를 향하며, 서로를 받쳐주며, 달콤하게 어우러진다.
/ 고맙다고 하실 필요 없어요~ 건우주도 저를 걱정해주셨는 걸요. 사실 저도 비슷한 음색이지 않을까, 싶은 느낌으로 고른 곡이었답니다. 애정이 잘 전해졌다면 다행이예요! 건우의 노래도 애정이 가득가득 느껴졌어요! 정말 주아가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으니까요. 노래도 정말 좋고, 완전 대만족이예요!
건우주의 말씀이 맞아요. 늘 달릴수는 없어요. 푹 쉬며 심심함을 즐길 날도 필요한 법이지요. 축복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도 언제나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래요~
신기하게도 건우주가 선택하시는 곡이 하나같이 전부 제 취향이네요...조금 억지를 부려보자면, 이런 것까지 건우주와 비슷하게 통하는 걸까요? -
238 건우 - 주아 (59449E+55) 2016. 7. 19. 오전 1:14:51주아와 무슨 듀엣곡을 부르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내가 선택한 곡은 '첫사랑이죠' 라는 곡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곡만큼 적절한 곡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가지 걱정이 있다면, 주아가 이 노래를 아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멜로디도 뜨고, 가사도 화면에 나오고, 노래 자체도 그렇게 어려운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모르는 곡을 들으면 아무래도 좀 더 긴장되기 마련이니까.
혹시라도 모르는 곡이라서 긴장할까봐, 나와 노래를 잘 부를수 있을지 긴장할까봐, 나는 번호만 입력해놓고서 주아를 보면서 생긋 웃어보았다. 정말로 다행히도 주아 역시 이 곡을 아는 모양이었다. 그 사실을 듣고서 나는 다시 한번 확신할 수 있었다. 나와 주아의 첫 듀엣곡은 역시 이것밖에 없다고.. 꼭 이것을 불러야겠다고 말이다.
편하게 부르라는 내 말에, 주아는 빙그레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며, 편하게 부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사를 완벽히 외우진 못했다면서 화면을 가끔씩 보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 말에 나는 괜찮다고 답하면서 고개를 살며시 위아래로 끄덕였다.
리모컨으로 시작 버튼을 누르자 잔잔하면서도 부드러운 멜로디가 기기에서 흘러나왔고 나와 주아가 있는 7호실에는 노래의 멜로디가 울러퍼지기 시작했다. 첫 도입부는 내가 시작했다. 가사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화면을 보진 않았다. 그 대신에, '고마워. 내 사랑' 을 부를때처럼 주아의 얼굴을 주시했다.
내가 주아를 바라보는 것처럼, 주아 역시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 노래를 들을때, 짓는 그 특유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주아가 지금 내 노래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느끼고 있었다. 그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노래가 진행이 되어, 여성 파트가 나올때가 되자 주아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서는 나를 마주보았다. 그리고 내 목소리 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살포시 올리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의 음색과 주아의 음색. 두 음색은 정말로 부드럽게, 원래 하나의 목소리인것처럼 자연스럽게 섞이기 시작했다. 듀엣은 보통 전에 연습을 하지 않으면 전문 가수들도 잘 섞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정말로, 정말로 너무나도 신기했다. 서로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잘 섞이면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일으키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주아야. 너도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니?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너는 어떻게 생각해?
"말하지 않아도 우리~~ 마주 본 두 눈에 가득 차 있죠~~"
노래가 흘러가면 갈수록, 나와 주아의 목소리는 하모니를 이뤄서, 목소리조차도 마치 한 쌍의 짝인것처럼 조화를 계속해서 이루고 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분위기는 마치 원곡의 남자 가수와 여자 가수의 듀엣을 절로 연상시켰다.
적어도 지금 나에게 있어서는 원곡을 부른 2명의 가수의 하모니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부르고 있는 나와 주아의 하모니가 더욱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 하모니에 몸을 맡기면서, 계속해서 주아의 목소리와 뒤섞여, 천천히 노래를 불러보았다.
"겁내지 말아요 우리~~ 꿈처럼 설레는 첫사랑이죠~~!"
자고로 첫사랑은 절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그런 속설은 나와 주아에게는 전혀 맞지 않는 말이었다. 나와 주아는 서로, 서로가 노래의 가사처럼 꿈처럼 설레는 첫사랑이었으니까. 그 첫사랑이 이뤄져서 지금 이렇게 행복하게 듀엣곡을 부르고 있었으니까.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속설을 만든 사람에게 가서 알려주고 싶었다. 아무리 서투른 사랑이라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사랑이라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고..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행복하게 웃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그 첫사랑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 우리 둘은 첫사랑이지만, 계속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 아니, 꼭 행복해질 것이다. 내가 주아에게 본의아니게 준 상처만큼, 더욱 더 큰 행복을 그녀에게 나눠줄 것이다. 앞으로 둘만의 일은 모두 행복한 추억이 되도록 말이다.
이것은 내가 주아에게, 나에게 하는 아주 커다란 맹세였다.
부드럽고 달콤한 하모니는 계속해서 이어졌고, 시간이 가는것을 모르는채,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어느샌가 노래는 클라이맥스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우리~~ 마주 본 두 손에 가득 차 있죠~~! 이젠 그대 아플때, 내가 이마 짚어줄게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는 조금 더 힘을 줘서 노래를 불러보았다. 나의 마음이, 첫사랑인 주아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힘 있게 불러보았다. 그리고 그 다음은 다시 감미롭게 부르자 그 부분도 또 다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었다.
노래 시작부터 끝까지 나와 주아의 목소리는 정말로 아름답게,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면서 멜로디를 타고 흘렀고, 마치 그 모습은 나와 주아가 함께 하나가 되어 멜로디를 타는게 아닌가하는 착각마저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노래는 어느새 결말을 맞이했다.
"조심스럽게 또 하루하루 늘 차곡차곡 사랑할게요~~"
이 가사는 나의 마음 그 자체였다. 주아를 하루하루 늘 차곡차곡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아서 노래의 마무리를 완성시키면서 나는 살며시 주아에게로 다가갔고, 생긋 웃으면서 정말로 마지막 끝 부분을 완성시켰다.
"You`re my first love. Yu-juha."
원래 가사에는 존재할리 없는 주하의 이름을 살짝 추가하면서 난 부드럽게 주아를 보면서 웃어보였다. 살짝 애드립이긴 했지만, 이렇게 해주고 싶었다. 너는 정말로 사랑스러운 나의 첫사랑임을 강조하고 싶었으니까.
"노래, 정말로 멋졌어.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 될 주아야."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정말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나는 그런 말을 입에 담아보았다. 만약 정말로 주아가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면 좋을텐데..
아주 살짝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음 속으로 살짝 기도를 해보았다. 언제까지나, 헤어지는 일 없이..영원하기를 빌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써야하나..조금 고민하다보니까 평소보다 조금 텀이 생겼네요. 음. 그래도 듀엣곡 부분인만큼 나름대로 신경쓰면서 썼는데..잘 전달이 될진 모르겠네요. 주아주의 축복도 잘 받았어요!
음..그리고 곡이 전부 취향이다라.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정말로 큰 우연이네요! 조금 억지일지도 모르지만, 그래고 그 억지를 관쳘시키고 싶은데요? 이렇게까지 오래 이어지는 파트너는 처음이기도 하고, 캐릭터조차도 너무나도 잘 맞는 케이스는 드물테니까요. 살짝 더 억지를 부려보자면.. 건우에게 있어서 주아가 운명인것처럼, 건우주에게 있어서도 주아주가 운명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살짝 해본답니다. 후훗. 이건 정말로 큰 억지일지도 모르겠네요. -
239 주아 - 건우 (76152E+59) 2016. 7. 19. 오후 8:17:12역시 건우는 적어도 노래에 관해서만큼은 전문가였다. '첫사랑이죠'. 자신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멋진 곡 선택. 감미로운 멜로디와 따스한 가사. 전부 자신들과 아주 딱맞는 노래가 아닐 수가 없었다.
노래 번호를 입력해놓고서 자신을 향해 생긋 웃는 건우를 보며 적절한 곡 선택에 속으로 감탄하곤 자신도 이 곡을 알고있다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편하게 부르라는 그의 말에 빙그레 웃으면서 그러겠다고 대답한다. 단, 가사를 완벽히 외우지는 못해서 가끔씩 화면을 보겠다고 덧붙이자 건우는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어서 건우가 리모컨의 시작 버튼을 누르자, 부드러운 도입부의 멜로디가 7호실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한다. 노래를 시작할 때가 되자, 남성 파트 부분을 자연스럽게 부르기 시작하며 건우는 화면이 아닌, 자신의 얼굴을 주시한다.
특유의 감미로운 음색과 능숙한 노래 실력. 그 2가지가 전부 자신만을 향해 있다는 것이, 그의 노래를 듣고있는 그 순간의 자신을 너무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자신이 저의 노래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살며시 미소짓는 건우를 향해 똑같이 빙긋 웃음지어준다. 그리고는 서서히 여성 파트가 나올 때가 되자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똑같이 건우를 마주본다. 그리고 건우의 목소리 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살포시 올려놓는다.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부터 자신이 제일 좋아했던 두 남녀의 목소리가 섞이는 부분을, 지금의 자신들이 자연스럽게, 완벽하게, 아름답게 재현해내고 있었다.
한번도 연습해본적 없고, 노래 자체도 즉석에서 선택했지만, 마치 자신들은 예전부터 이 노래를 같이 불러왔던 것처럼 부드럽게 하모니를 이룬다.
신기해, 건우야. 정말로 신기해. 너의 음색과 나의 음색이, 이렇게 잘 어우러질 줄은 전혀 몰랐어. 언제나 말로써 대화만 주고받던 우리가 이렇게 노래의 하모니를 이룰 수 있었다니. 우리의 목소리가 고유의 색은 묻히지 않은 채, 서로의 목소리를 더 돋보이게 하고, 받쳐줄 수 있는 목소리였다니.
정말 몰랐어, 건우야. 정말로, 너무 신기해. 어쩌면 말야, 정말로 너와 나는...
"말하지 않아도 우리~ 마주 본 두 눈에 가득 차 있죠~"
노래를 한 소절, 한 소절 불러나갈 때마다, 자신들의 목소리는 마치 하나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얽혀진다. 감미로운 건우의 목소리와 마음이 편안해지는 자신의 목소리. 약간 다르면서도 똑같이 부드럽고 따스한 두 목소리들은 원곡만큼, 아니, 원곡을 뛰어넘는 달콤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겁내지 말아요 우리~ 꿈처럼 설레는 첫사랑이죠~!"
첫사랑. 그래, 자신들은 서로에게 첫사랑이었다. 비록 그 마음이 한 방향이었을 때도, 쌍방향이었을 때도, 자신들은 서로의 마음을 몰랐기에 겁냈었다.
과연 이 마음을 전해도 될까? 적어도 친구로서도 못 지내게 된다면 어떡하지? 내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의 이 사이는 깨지지 않을까? 네가 나의 마음을 부담스러워 하지는 않을까? 언젠가 네 옆에 있을 너의 짝과 너의 행복을, 내가 방해하지는 않을까?
수많은 걱정과 두려움. 그렇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첫사랑이 이루어진 지금, 서로의 마음을 확실하게 알고있는 지금은, 정말 꿈처럼, 아니, 꿈보다도 더 설레인다.
가사 하나하나에 자신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노래는 계속 이어졌고, 어느새 클라이맥스 부분에 다다른다.
"말하지 않아도 우리~ 마주 본 두 눈에 가득 차 있죠~! 이젠 그대 아플 때, 내가 이마 짚어줄 거예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조금 더 힘을 줘서 노래를 부르는 건우에게 맞춰 자신도 목소리에 조금 더 힘을 줘본다. 건우의 마음이 강하게, 힘있게 와닿는 것이 느껴지자 작게 미소짓는다. 그리고 또다시 이어지는 감미로운 목소리.
서로를 배려하며, 서로를 위하며, 서로를 향해 만들어내던 조화는 단 한 번의 실수도, 흐트러짐도 없이 노래의 끝까지 이어진다.
"조심스럽게 또 하루하루 늘 차곡차곡 사랑할게요~"
자신들의 약속이나 미래와 다름없는 노래 가사의 마지막 가사를 진심을 담아 노래하며 노래를 마무리짓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건우는 살며시 자신에게로 다가와서는, 생긋 웃으면서 정말로 마지막 끝 부분을 완성시킨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첫사랑이라 부르며 자신의 이름까지 추가하며 부드럽게 웃는 그를 마주보며 덩달아 환하게 웃는다.
모든 노래의 멜로디도 끝나고 노래방 기계도 다시 조용해질 무렵, 노래 정말로 멋졌다며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 될거라고 자신을 표현해주는 그의 말에 자신도 똑같이 입을 연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정말로 예쁜 노래였어. 내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건우야."
막상 표현하고 나자 왠지 모르게 드는 부끄러운 느낌에 살짝 붉어진 볼을 모른 척하며 고개를 살짝 기울여 그를 올려다본다. 그리고는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으며 입을 연다.
"그나저나 마지막에 그렇게 팬서비스까지 확실히 넣어줄 줄은 몰랐는걸? 역시 너는 이 쪽으로 나가야될 것 같아. 그치?"
마지막에 그가 불러준 자신의 이름. 언제나 듣는 자신의 이름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정말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정말로, 나만을 위해주는 노래에, 그의 마음에, 저절로 행복감이 가득 차올랐다.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이런 기분일까? 생전 처음 느껴보는 그 기분이, 낯설면서도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 저도 나름 신경써서 써보긴 했는데, 핸드폰 타자라 그런지 오타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ㅠㅠ 확인을 해봐도 막상 잘 보이지가 않으니... 건우의 마음, 아주 잘 전달되었어요! 정말 좋아해주는 것이 절로 느껴져서 너무 고마울 뿐이예요. 주아가 정말 부러워지네요...
건우주께서 아무리 큰 억지라고 하시더라도, 저도 그 억지를 관철시키고 싶어요! 어쩌면 캐릭터들이 서로 운명인 것처럼, 파트너들도 운명일 수 있잖아요? 으음, 말하기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저도 건우주가 운명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답니다. -
240 건우 - 주아 (59449E+55) 2016. 7. 19. 오후 9:11:24그 어떤 연습도 없이 처음으로 시도해 본 나와 주아의 듀엣은 정말로 성공적으로 끝을 맺었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원곡을 부른 가수들보다 우리 두명이 더 잘 부르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정말로 냉철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보자면 노래를 전문적으로 부르는 가수들보다 우리가 잘 부른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그렇게 느껴졌다. 그것은 단순히 나와 주아의 듀엣이었기 때문일까?
그 답이 무엇이건 그다지 상관없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건,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방금 전 나와 주아의 듀엣곡이 최고의 듀엣곡이었으니까.
노래가 끝난 후, 주아 네가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 될거라고 표현을 하자, 주아는 부끄러움을 느끼는지 살짝 볼을 빨갛게 물들이고서는 자신 역시 내가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 될거라고 말했다. 조금은 부끄러우면서 얼굴이 절로 뜨거워지는 말이었지만,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져 미소가 도저히 입가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행복하기 그지 없는 얼굴의 열기를 느끼는 도중, 주아가 장난스럽게 키득키득 웃으면서 나에게 노래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의 이름을 넣을 줄 몰랐다고 말하면서, 나에게 노래와 관련된 길로 가보는 건 어떻겠냐고 말을 했다.
"한 사람만을 위한 라이브인만큼 이 정도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 물론 라이브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지만 말이야. 음. 그리고 이쪽이라. 가수를 말하는거야? 글쎄. 아직 생각중이라서."
확실히 노래를 부르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중학교때 밴드부에서 보컬로서 계속 활동할 수 있었던 것도 내가 그만큼 노래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런 애정도 없었다고 한다면, 중학교 3년이란 시간을 밴드의 보컬로서 보내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보컬로서 활동하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주아가 내 노래를 듣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큰 보람을 느끼고는 했다. 관객들과 주아의 환호성과 박수소리는 나에게 있어서 정말로 큰 힘이 되었고 행복의 원동력이 되었었다.
그렇게 보면 주아의 말대로 나는 어쩌면 이쪽 길로 나아가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어른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있었기에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있었다. 누구의 인생이 아니라 나의 인생이었으니까. 단순히 노래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충동적으로 가수의 길을 걷는것보다, 좀 더 이것저것을 체험해보면서 장래를 결정해보고 싶었다.
"아직 어른이 되려면, 시간이 조금 있잖아? 적어도 3년은 말이야. 그러니까 그 시간동안 한번 생각해보고 싶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른이 되면 뭘 할지에 대해서 말이야. 거기다가 음. 혹시라도 내가 정말로 가수가 되면 주아 너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것 같아서 살짝 망설여지기도 해. 네가 내 매니저라도 된다면 모를까. 후훗."
장난스러운 목소리와 웃음으로 진담 반, 농담 반을 섞어서 나의 생각을 말했다. 그래도 정말로 내가 가수가 되고, 주아가 나의 매니저로서 내 옆에 있어준다면, 그건 그거대로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작은 상상에 지나지 않았다. 주아는 주아 나름대로 나아갈 길이 분명히 있을테니까. 그리고 그 길은 어쩌면 내가 걸어갈 길과는 전혀 상관없는 전혀 다른 방향의 길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불안하지 않았다. 설사 방향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내 옆에 주아가 있고, 주아의 옆에 내가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을테니까.
그렇게 나와 주아는 노래방에서 더욱 더 노래를 부르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주인 아저씨가 넣어주신 보너스 시간도 금방금방 흘러가버려서 정말 이렇게나 시간이 빨리 흘러갈수도 있구나라고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 부드러운 음색의 주아의 노래를 떠올리면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노래방 밖으로 나왔다. 어느샌가 시간은 정말로 많이 흘러가 있었다. 분명히 낮에 만났건만, 어느샌가 시간은 저녁때가 다 되었다.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주아의 손을 꼬옥 쥐고서, 천천히 발걸음을 맞추면서 앞으로 걸어나가며 나는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지금 주아의 기분은 어떨까? 정말로 즐거워하고 있을까? 행복해하고 있을까? 물론 나는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했다. 하지만 나로서는 주아의 마음을 알 길이 없었기에 주아의 기분이 지금 어떤지는 추측하는 것 외에는 알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주아의 기분이 어떤지는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그 대신에 나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부드럽게 손을 꼬옥 잡고서 주아에게 제안했다.
"슬슬 데이트도 끝나가네. 잠시만 이렇게 걷지 않을래? 목적지는 정해져있지 않는, 그저 발길 닿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산책도 즐거울 것 같거든."
//주아주의 답레 잘 읽었어요! 오타는 저도 잘 보이지 않는걸요. 물론 있을지도 모르지만 굳이 그런 것을 신경 쓸 필요는 없잖아요? 이렇게나 주아의 따뜻하면서도 건우를 향한 애정이 잘 들어있는 글이라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어요. 저 역시도 건우가 부러워지는걸요?
음. 그렇다면 그 억지를 관철시켜보도록 할까요? 서로에게 운명적인 파트너도 확실하게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주아주 말처럼요. 서로에게 잘 맞으니까 이렇게까지 길게 온 거라고 할수도 잇겠죠. 정말, 그때 마지막으로 일댈을 구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에 구하지 않았다면 저는 주아주와 만날 일이 아예 없었을테니까요. -
241 주아 - 건우 (66222E+55) 2016. 7. 19. 오후 10:11:36생전 처음 맞춰보는 자신들의 듀엣을 부드럽게, 따뜻하게 무사히 마무리 짓고는 서로에게 다시금 사랑을 표현한다. 그 애정 표현을 듣는 것도, 말하는 것도 전부 조금은 어색하고 낯설었으나, 마음 속에 가득 차오르는 행복감은 그 어색함을 뛰어넘으며 자신의 진심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서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그 마음들을 느끼다가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으며 건우에게 팬서비스를 넣을 줄 몰랐다며, 건우에게 이 쪽 길로 가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본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이 정도야 한 사람만을 위한 라이브이니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면서, 가수 쪽 길에 대해서는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건우는 이어서 입을 연다. 아직 어른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그 시간 동안 자신의 장래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고 싶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아직 자신들은 어른이 아니었다. 꿈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꿈이 다음 날이면 다시 바뀔 수 있는, 꿈 많고 생각 많은 청소년이었다.
어린이도 아니지만 어른도 아닌 미묘한 시기. 그렇지만 그만큼 아직은, 고민하고 흔들리고 실패해도 좋은 시기였다. 자신의 꿈을 찾아, 자신의 인생을 찾아, 도전하고 시도해보고 경험하고 결정하여 한 명의 어엿한 멋진 어른이 되어가는 시기.
그런 시기를 분명, 건우는 잘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자신이 원하는 길을 잘 찾아내어 그 길을 당당히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 명의 멋진 청년이, 어른이 되어 자신을 보며 웃어줄 것이다.
그런 응원의 마음을 가득 담아 믿는다는 듯이 활짝 웃으며 얘기한다.
"응! 너라면 분명 네가 좋아하는 일, 네가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그것을 즐기며 살아가는 멋진 어른이 될거야. 그리고 만약 네가 가수가 된다고 한다면 나, 매니저가 될 의향 있어. 그렇지만 그렇게 된다면 어쩌면 나, 큰일 날지도 몰라... 가수와 매니저의 스캔들이라니. 너의 사생팬이 막 해코지 하는 거 아냐?"
장난스런 그의 말에 장단을 맞추어 자신도 진담과 농담을 반반 섞으며 키득키득 웃는다.
하지만, 그 아무리 무서운 사생팬이라고 하더라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건우를 좋아하니까. 나는, 건우라는 사람의 1호 팬이니까.
비록 그런 마음까지는 건우에게 직접 입 밖으로 소리내어 전하지 않은 채, 노래방 안에서 더 많은 노래를 부르며 건우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언제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빠르게 흘러간 시간.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에게 노래를 불러주며, 같이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자 어느새 서비스 시간까지 전부 다 써버렸고, 그에 따라 건우와 같이 천천히 노래방 밖으로 나온다.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되어 조금 어둑어둑해진 하늘. 그런 하늘을 잔잔히 미소지은 채 물끄러미 올려다보며 그의 손을 꼬옥 잡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정말, 행복해. 전해지는 손의 따스한 온기뿐만 아니라, 오늘 하루종일 있었던 수많은 일들이 자신의 마음 속을 따뜻하게 채워온다. 이 하루를 위해 이 모든 일을 계획하고 준비한 건우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만이 가득했다.
그러던 중, 자신에게 잠시 발길 닿는대로 걸어가는 산책을 하지 않겠냐고 제안해오는 그의 말에, 하늘을 바라보던 시선을 옮겨 건우의 얼굴을 바라본다.
부드럽게 짓고있는 미소. 인위적이지 않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피어있는 그의 미소를 잠시 가만히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눈웃음 짓는다.
"응, 난 좋아! 산책 좋아해. 분명 즐거울거야."
혼자였다면 꿈도 못 꿔봤을 일. 그렇지만 옆에 건우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어렸을 때도, 지금도. 네가 있다면, 나는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 건우야.
그의 제안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는 건우와 함께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지금까지는 목적지가 있었기에 그 쪽으로 걸어갔다면, 지금은 순전히 발길 닿는 대로, 마음가는대로 걸어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마음이 편안해져오는 느낌에 건우를 바라보며 배시시 웃는다. 그리고는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오늘 진짜진짜 재밌었어, 건우야. 첫데이트 계획한다고 고생했지? 정말 고마워. 나, 오늘만큼이나 즐거운 하루를 보내본 적 없거든. 전부 네 덕분이야. 진짜 고마워."
아무리 고맙다고 해도 부족한 마음. 그렇지만 최대한 자신의 고마움을 전달하려 노력한다.
"아마 오늘, 나만큼 행복한 여자친구도 없을거야, 그치? 이렇게 완벽한 남자친구와 완벽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니."
정말로, 말 그대로 완벽한 남자친구. 예전에도 얘기한 적 있지만, 건우야. 너는 정말로 그 누구를 만나든 사랑받을 아이야. 지금 네 옆에 내가 이렇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감사해. 행복해. 너에게 너무 고마워. 나를 좋아해줘서.
/ 최대한 애정을 가득 담아보려고 신경쓰긴 했는데, 그것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정말, 돌릴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부러워요. 저 둘...
네, 건우주도, 저도 그렇게 믿는다면 분명 운명일거예요! 건우주께서 마지막으로 일대일을 구한 것도, 제가 마지막으로 일대일을 신청한 것도, 전부 운명일 테니까요. 그래서 건우주께도 너무 고마워요. 일대일을 구해주셔서, 약간 반 체념한 상태로 제가 살짝 콕콕 찔러봤을 때 반갑게 맞아주셔서. -
242 건우 - 주아 (59449E+55) 2016. 7. 19. 오후 11:04:04즐거운 시간은 언제나 빠르게 지나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노래를 불러주던 즐거운 시간은 정말로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언제까지나 노래방 속에서 있을 수는 없었기에, 나는 주아와 함께 노래 방 밖으로 나왔다.
데이트를 즐기던 시간도 정말로 빠르게 지나갔고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었다. 조금씩 어두워지려고 하는 하늘을 잠시 바라보다가, 주아에게 산책을 즐겨보자고 제안을 해봤다. 그러자 주아는 잠시동안 아무런 말 없이 내 얼굴을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면서 분명 즐거울테니까 산책을 하자고 답했다.
그 부드러운 눈웃음을 잠시동안 아무런 말 없이 바라보다가, 나 역시도 부드러운 눈웃음으로 화답하면서 주아의 손을 꼬옥 잡고, 발걸음을 주아에게 맞춰주면서 천천히,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어디로 갈지도 정하지 않았고,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저 발길 닿는 곳으로만 천천히 걸어가는 산책길이지만, 발걸음은 너무나도 가벼웠고, 그 가벼운 걸음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때마다 기분은 절로 좋아졌다.
손의 따스함과 부드러움에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며, 주아가 나를 바라보며 배시시 웃는 것처럼, 나 역시도 살며시 미소지어 웃었다. 이어 주아에게서 정말로 밝은 목소리로 말하는게 들려왔다.
오늘 진짜 진짜 즐거웠다고, 정말로 고맙다고, 너무나도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고 기뻐하는 주아의 말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첫 데이트라서 서툴지 않았을까, 자신은 남자친구로서 괜찮았을까? 등등의 고민을 오늘 데이트동안 몇번이나 했기에 그 말에 절로 안심이 되었다.
방금 전 주아가 오늘 데이트를 정말로 즐거워했을지, 지금 기분이 어떨지 너무나도 궁금했었는데, 그 답이 주아의 입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서 정말로 신기하다고 느끼면서 나도 살며시 주아를 향해서 입을 열었다.
"내 덕은 무슨. 특별한 곳을 간 것도 아니고, 그냥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곳들을 간 것 뿐이잖아. 그렇게 비행기 안 태워줘도 돼. 네가 재밌었다고 하니까 절로 안심이 되는걸?"
작게 소리내어 웃으면서, 이어 들려오는 주아의 말에도 미소를 지어 말이 끝나자마자 대답했다.
"그럼 나는 가장 행복한 남자친구라고 스스로를 칭할게. 바로 옆에 이렇게나 귀엽고 예쁜 완벽한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누군가가 보면 닭살커플이라고 손가락질 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거대로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마음 같아서는 이런 멋진 여자애가 내 여자친구라고 자랑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주아가 부끄러워할테고, 주변에 민폐가 될 수도 있기에 어디까지나 마음만으로만 그렇게 생각할 뿐이었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민폐끼치지 않고, 주아가 곤란한 일이 되는 일도 없이, 정말로 오붓하게, 그리고 다정하게 주아와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으니까.
나를 향한 주아의 다정하고 따뜻한 애정을 가슴 깊이 제대로 느끼면서, 정말로 발길 닿는 곳으로 천천히,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고, 마치 둘만이서, 둘만이 있는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면서 살짝 주아쪽으로 몸을 옆으로 옮기면서 산책을 즐겨보았다.
조금씩 더워지는 날씨지만, 저녁이 되면 시원한 바람이 불었기에, 낮만큼 덥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앞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부드럽게 느끼다가 나는 살짝 발걸음을 멈춰섰다. 그리고 몸을 살짝 옆으로 틀어서 주아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무런 말도 없는 조용한 침묵. 하지만 그 침묵은 전혀 무겁지 않았다. 그저, 이렇게 바라만 보고 있는데도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절로 마음이 편해질 정도로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나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주아에게서 물러나려고 한 것일까? 만약 거기서 정말로 물러나서 둘의 거리가 멀어졌다면 어쩌면 나는 평생 후회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문뜩 들었기에,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주아를 보면서 다시 한번 부드럽게 웃었다.
벌써 몇번째 이런 미소를 짓는걸까?
다시 한번 나의 첫사랑 주아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느끼면서 살짝 얼굴을 가까이 한 후에, 그 부드러워보이는 볼에 살짝 입술을 맞춰보았다. 부드러움과 동시에, 얼굴이 순간 빨개지는것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한번도 느껴본적이 없는 엄청난 열기. 어쩌면 고백을 할때보다도 더 뜨거운 열기가 살짝 당황스러워서, 바로 시선을 회피하면서 괜히 고개를 들어 달이 비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 이건...그러니까 이번 데이트를 재밌게 즐겨준 선물같은거야. 하하하."
얼굴을 태울것만 같은 강한 열기에 당황하는 것을 애써 웃음으로 숨기면서 나는 왼손으로 머리를 살며시 긁적이기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뛸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하하하...하하하하... -
243 주아 - 건우 (2868E+54) 2016. 7. 20. 오전 12:31:15어느새 조금씩 어둑해지는 저녁 시간. 산책을 하자는 건우의 제안에 잠시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승낙한다. 그러자 건우도 덩달아 자신에게 눈웃음 지어주며 화답하곤 같이 손을 꼬옥 잡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목적지도, 계획도,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었지만, 오히려 마음은 편안하게 따뜻했고, 발걸음은 나는 듯이 가벼웠다.
서로 연결된 손. 그 손을 타고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 마주보고 짓는 부드러운 웃음.
그 무엇 하나 잘못된 것도, 부족한 것도 없이, 온전히 서로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풍족해지는 마음.
그런 마음을 가득 담아 건우에게 오늘 하루에 관련하여 자신의 고마움을 표현한다. 아무리 표현하려고 해도 말로써 표현할 때 언제나 무언가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전하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그런 자신의 노력과 마음이 제대로 전해진 듯, 건우는 그렇게 비행기 안 태워줘도 된다며, 자신이 재밌었다고 하니까 절로 안심이 된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신의 말에도 똑같이 자신을 치켜세워주며 저는 가장 행복한 남자친구라고 스스로를 칭하겠다고 한다. 그 말에 결국 소리없이 웃어버린다.
"아니야. 전부 너하고 처음으로 함께 간 곳들이었으니까, 충분히 특별해. 정말 재밌고 행복했거든. 그리고 비행기는 지금 네가 더 태워주고 있잖아? 멋지고 완벽한 남자친구 씨."
역시 아무리 들어도 잘 적응되지 않는 말이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듯, 건우의 말에 똑같이 맞대응한다. 정말, 우리가 이렇게까지 편안하고 닭살스러운 커플이 될지는 몰랐는데.
함께 지내온 시간이 긴 만큼, 그만큼 더 서로를 잘 알고있는 만큼, 마음이 통하고 보기만 해도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행복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 것에는...아직은 조금 창피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건우와 함께라면 딱히 상관없을 것이었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건우가 자신 쪽으로 몸을 살짝 옆으로 옮기는 것을 느끼고는 살짝 미소짓는다. 그리고는 자신도 똑같이 건우 쪽으로 몸을 조금 옆으로 옮긴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고 통하는 서로의 마음. 앞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그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 바람에 자신들의 머리카락이 조금씩 흩날리는 것을 기분 좋게 느끼다가 건우가 살짝 발걸음을 멈추자 자신도 영문을 모른 채 덩달아 걸음을 멈춘다.
몸을 살짝 옆으로 틀어서 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는 건우를 똑같이 바라보며 머리 위로 물음표 마크를 띄운다.
조용한 기나긴 침묵. 건우가 왜 멈춰선 건진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아무 말 없이 자신에게 부드럽게 웃는 건우의 모습에 차마 입 밖으로 그 질문을 묻지는 못한다. 다만, 그냥 자신도 편안히 그를 마주볼 뿐. 저렇게 따스하게 웃고 있는 건우의 모습에 자신도 큰 걱정 없이 그를 마주보며 미소짓는다. 굳이 이유를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이렇게 조용히 바라보기만 해도 충분히 행복하니까.
한참동안의 침묵. 그 속에서 계속 부드러운 미소를 유지하던 건우가, 천천히, 저의 얼굴을 가까이 하더니, 자신의 볼에 살짝 입맞춤한다. 자신의 볼에 느껴지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감촉.
순간,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해 멍하니 그 자리에 얼어붙듯이 서있는다. 놀란 듯, 두 눈만 깜빡깜빡이며 붉어진 얼굴로 자신의 시선을 회피하며 고개를 들어 달이 비치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건우를 바라본다.
이번 데이트를 재밌게 즐겨준 선물같은 것이라면서 애써 웃으며 왼손으로 저의 머리를 긁적이는 건우를 여전히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제서야 상황 파악을 끝마친다.
"...!"
순식간에 화악, 하고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 제대로 된 문장을 말하지 못한 채 어버버거린다.
지, 지금, 나...건, 건우가...어? 어어? 어어어?
한참을 마음 속으로 혼란스러워 하다가 간신히 입 밖으로 목소리를 낸다.
"...그, 그러니까...나, 나는..."
그러나 여전히 밀려드는 부끄러움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다가 결국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자, 잠깐만...나...나는...
잠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한 후에, 천천히 입을 연다.
"너무해, 너...선물이 너무 과분하잖아...! 나, 소원권 쓴 것도 아닌데. 진짜 깜짝 놀랐다구! 안되겠다, 소원권 2개 중 하나, 지금 쓸게."
소원권을 쓰겠다고 선언하며 얼굴을 가리던 손을 치우고 숙였던 고개를 들어 건우를 똑바로 마주본다. 여전히 붉어져있는 얼굴. 그렇지만 부끄럽다는 것을 모르는 척, 짐짓 화난 듯한 표정을 짓는다.
"몸을 조금 굽히고 눈 감아. 나 놀라게 한 죄로, 너무 과분한 선물을 한 죄로, 지금까지 짓궂은 장난을 친 죄로, 벌을 줄거야."
한 손으로 딱밤 때리는 시늉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래도 키 차이가 조금 나는 만큼, 건우가 몸을 굽혀주지 않으면 자신이 벌을 줄래야 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나의 소원은 이거야. 들어줄거지? 건우야.
마음속으로는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고 있지만, 겉으로는 조금 화난 듯한 표정을 유지한다. -
244 건우 - 주아 (9713E+57) 2016. 7. 20. 오전 1:14:47서로가 서로를 완벽하다고 칭하면서, 정말로 제 3자가 보면 닭살 커플이라고 칭할 상황을 만들어나가면서 나와 주아는 서로 행복하게 웃으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러다가 앞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발걸음을 멈춰섰다.
데이트를 즐겁게 즐겨준 선물이라는 명분으로 나는 살짝 몸을 굽혀 주아의 부드러운 볼에 살짝 입맞춤했다. 시도할땐 조금 떨리긴 했어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었는데, 막상 하고나니 얼굴이 확 빨개지는게 느껴졌고, 심장이 정말로 크게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입술에 남은, 부드러운 감촉은 좀처럼 머릿속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고, 나는 혹시라도 심장소리가 들릴까, 새빨개진 얼굴이 보일까 주아에게서 시선을 회피하고, 고개를 들어 하늘 높이 떠 있는 밝은 달을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하늘에 떠 있는 달은 보름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밝게 반짝이는 것 같았다. 절로 아름다운 달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편, 주아의 얼굴을 보고 있지 않는 만큼, 난 지금 주아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옆에서 들려오는 작게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주아도 상당히 당황하고 있고, 떨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 심장이 두근두근 소리를 내면서 강하게 뛰고 있는 나처럼, 주아의 심장 역시 크게 뛰고 있을까?
크게 뛰는 심장 소리의 고동을 들으면서, 살짝 용기 내어 고개를 내려 주아를 바라보니, 주아는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진정하려는지, 심호흡을 크게 쉬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무하다고, 선물이 너무나도 과분하고 투정부리듯이 나에게 말했다. 그리고서, 깜짝 놀랐으니 소원권 2개 중 하나를 지금 쓰겠다고 선언했다. 예상도 못한 선언은 나를 놀라게 하기엔 너무나도 충분했다.
"지, 지금? 아니, 소원권을 지금 쓴다고? 정말로?! 아니, 굳이 그럴 필요는..."
하지만 정말로 소원권을 쓸 생각인지, 주아는 얼굴을 가리는 손을 치우고 숙였던 고개를 들더니 나를 마주보았다. 어쩌면 내 얼굴과 비슷하게 붉게 달아오른 그 얼굴로 내 모습을 똑바로 마주보던 주아는 화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모습에 절로 아차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한 것 때문에 정말로 크게 화가 난걸까? 마음 속에 괜히 미안한 감정이 커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여자친구긴 하지만, 역시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하는건 어쩌면 정말로 당황스러운 일일수도 있었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방금전에는 너무나도 뜨거운 얼굴 때문에 당황스러워서 머리를 긁적였다면 지금은 주아를 화나게 만들었따는 난감함에 머리를 긁적였다.
이어, 주아는 나에게 몸을 조금 굽히고 눈 감으라고 말했다. 그리고서, 한 행동들에 대한 벌을 주겠다면서 딱밤을 때리는 시늉을 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작게 웃고 말았다. 이런거라면 굳이 소원권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맞아줄텐데.
"알았어. 알았어. 소원권을 쓰면서까지 나에게 벌을 주고 싶다면 얼마든지. 딱밤 정도는 얼마든지 맞아줄게."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고서, 나는 주아가 시키는대로 주아가 딱밤을 쉽게 때릴 수 있도록 허리를 살짝 굽혀서 몸을 내렸고 뜨고 있던 두 눈을 감았다. 얼마나 센 딱밤이 날아올진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얼마든지 맞아주기로 마음 먹었다.
어찌되었건 당황스런 행동을 한 건 사실이었기에, 주아가 벌을 주겠다고 한다면 나는 남자친구로서 그것을 전부 수긍하고 받아들일뿐이었다.
"자. 이 정도면 때릴 수 있지? 한 대건, 두 대건, 얼마든지 때려. 전부 다 받아줄테니까."
눈을 감고 딱밤을 기다리는건 상당히 긴장되는 일이었지만, 애써 여유로운 척 말하면서 살며시 웃어보였다. 혹시라도 긴장한 기색이 보일까봐 아주 작게 심호흡을 쉬면서 나는 주아의 딱밤을 조용히 기다렸다. -
245 주아 - 건우 (82913E+52) 2016. 7. 20. 오전 1:45:41서로를 치켜세워주며, 서로에게 고마워하며, 조금은 더 솔직하게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하며.
즐겁게, 행복하게 이어지던 산책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건우가 제자리에 멈춰서자 잠시 중단된다.
그 이유를 알지 못한채, 덩달아 그 자리에 멈춰선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신의 볼에 와닿는, 건우의 입맞춤.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볼키스. 그것이 건우의 것이 될 것이라고는 정말, 꿈에도 몰랐다. 부드럽게, 따스하게, 애정이 가득 담겨있는 그 짧은 입맞춤은, 자신의 얼굴을 새빨갛게 달아오르게 하는 데에 아주 충분했다.
그 감촉, 그 부드러움, 그 따스함. 도저히 잊지 못할 그 순간. 자신뿐만 아니라 건우도 부끄러운건지 시선을 피해 고개를 들어 하늘의 달을 바라본다. 그 모습에, 모든 것을 파악하고 나서, 떨리는 목소리로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 제대로 된 문장은 말하지 못한다.
그 대신, 한 손으로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푸욱 숙여버린다. 두근두근두근. 자신의 심장 고동 소리만이 크게 느껴지는 와중에, 그 소리가 혹시 들릴까, 싶어 애써 그 소리를 덮어버리기 위해서라도 심호흡을 쉰다. 그리고는 투정부리듯이 너무하다고, 선물이 너무 과분하다고 건우에게 얘기한다. 그리고는 소원권 2개 중 하나를 쓰겠다고 선언한다.
자신의 갑작스런 선언에 건우는 깜짝 놀랐는지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하며 말 끝을 흐렸지만, 자신의 마음은 이미 확고했다.
얼굴을 가리던 손을 치우고 고개를 들어 건우를 똑바로 마주본다. 새빨간 얼굴로 짐짓 화난 표정을 지으며 난감한 듯 머리를 긁적이는 건우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어 자신의 소원을 얘기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벌을 줄 수 있게 몸을 조금 굽히고 눈을 감으라는 것.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손으로 딱밤을 때리는 시늉을 하자 건우는 작게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알겠다며, 딱밤 정도는 얼마든지 맞아주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의 소원대로 허리를 굽혀 몸을 내리곤 두 눈을 감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우의 말. 전부 다 받아줄테니 얼마든지 때리라며 애써 여유롭게 웃음짓는 그 모습에 소리없이 웃어버린다. 건우, 바보. 너 지금 긴장하고 있는 거 전부 다 보인다구.
일부러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는 듯이 아주 작게 심호흡을 하는 그를 바라보며 애써 웃음소리를 속으로 삼킨다.
"정말? 전부 다 받아준다고 네가 분명히 그랬다? 나중에 딴소리하면 안돼?"
짐짓 진지함과 장난스러움을 반반 섞어 건우에게 다짐받듯 얘기하고는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조용히 심호흡을 한다.
눈을 감고 몸을 굽혀 자신과 비슷한 눈높이 가까이에 그의 얼굴이 있자 심장은 두근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응, 벌을 줄거야. 건우야. 그것도, 엄청난 벌을.
잠시 가만히 자신 앞의 건우의 모습을 바라보다, 그대로 천천히 그의 볼을 양손으로 아주 살짝 감싸고는 약간 까치발을 들어 그의 이마에 자신의 입술을 가까이 가져다대어 부드럽게 입맞춤한다. 그리고는 재빨리 떨어져서는 자신의 양팔을 교차하여 팔짱을 끼고는 시선을 건우의 반대 쪽으로 돌려버린다.
"...이, 이제 눈 떠도 돼. 어때? 나의 벌이. 반성 좀 했어?"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장난스레 목소리를 내보지만, 귀까지 새빨개져 있는 달아오른 얼굴은, 도저히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더욱 건우 쪽을 바라보지 못하고 시선을 회피한다.
아마, 딱밤보다도 더 엄청난 터일 자기 나름대로의 복수. 나는 '벌을 준다' 고 했지, '딱밤을 때리겠다' 고 말한 적은 없다구?
나만 당할수는 없잖아? 너도 나의 기분을 느껴보라구.
왠지 모르게 자신도 건우를 따라서 조금씩 짓궂어지는 것 같았지만, 역시 아직은 그런 능글맞음보다는 부끄러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건우에게 직접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방금 것도 나름대로 엄청난 용기를 내어 시도한 것이었으니까.
...어쩌면 나, 당분간은 건우의 얼굴,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지도...
막상 눈 꼭 감고 행동하고 나자 후에 급격하게 밀려들어오는 부끄러움에 마음 속으로 살짝 후회도 해본다. 그러나 이미 저질러버린 일. 그러니까, 지금은 부끄럽지 않은 척 해야했다. 자신의 새빨개진 얼굴을, 모른 척 해야했다.
분명히 불어오는 바람에 저녁 시간 때는 냐름 시원할텐데도 불구하고, 지금 자신의 주위는 너무 더웠다. 정말로, 너무 더웠다. 응, 지금 내가 얼굴이 빨개진 건 더워서일거야. 그것 때문일거야, 응. -
246 건우 - 주아 (9713E+57) 2016. 7. 20. 오후 12:04:59아무런 예고도 없이 행한 볼의 입맞춤. 그것은 반작용으로서 주아의 소원권 사용이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 않겠냐는 식으로 말 끝을 흐렸지만 주아의 확고한 의지는 좀처럼 꺽이지 않을 것 같았다. 새빨개진 얼굴로 화난 표정을 지으며, 벌을 줄테니 몸을 조금 굽히고 눈을 감으라고 요구하면서 딱밤을 때리는 시늉을 하는 주아의 모습이 귀엽다고 느끼며, 나는 원하는대로 주아가 시키는대로 허리를 굽혀 몸을 내리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언제 날아올지 알 수 없는 주아의 딱밤을 작게 심호흡 쉬면서 기다렸다.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기에, 애써 웃어보이긴 했지만 어쩌면 주아에게는 다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주아와 나는 정말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니까. 어쩌면 지금 내가 살짝 긴장한 것을 간파하고서 소리없이 웃고 있는건 아닐까?
살짝 눈을 떠서 주아가 어쩌고 있는지 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소원권의 소원을 어기는 행위니까 실눈을 뜨고 싶은 충동을 꾹 마음 속으로 누르면서 나는 눈을 더욱 더 꽉 감고 주아의 딱밤이 날아오는 것을 기다렸다.
진지하면서도 장난스러운 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중에 딴소리하면 안된다고 확고하게 못을 박을 정도로 내가 미덥지 못한걸까?
"남자로서 소원권으로 쓴 소원에 딴소리하진 않아. 어서 때리기나 해."
긴장한 기색을 감춰버리기 위해서 일부로 평소보다 조금 더 씩씩한 톤으로 말을 하면서 나는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 다시, 심호흡을 쉬면서 주아의 딱밤이 날아오는 것을 기다렸다. 어두컴컴한 어둠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살짝 얼굴에 힘이 들어가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무리 기다려도 딱밤은 날아오지 않았다. 딱밤을 날린다고 한다면 이미 날리고도 남은 시간이 지나도 내 이마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절로 의문이 들어 내 머리 위엔 물음표 마크가 3개쯤 떠올랐다.
어떻게 하면 더 세게 때릴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있는걸까? 그것도 아니면, 사실 때릴 마음은 없었고 그저 내가 이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웃기 위함인걸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에 추측조차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야. 유주아. 딱밤 언제..."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내 두 볼에 부드러운 뭔가가 닿는게 느껴졌다. 한쪽이 아니라 두쪽 다 느껴지는 알 수 없는 부드러운 감각에 내 몸은 순간 움찔하고 살짝 딱딱하게 변해갔다. 딱밤을 때린다고 한다면, 절대로 느껴질리 없는 이 감각에 머리 위 물음표 마크는 점점 더 커져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 이마에서 따가운 느낌이 아니라,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너무나도 부드러운 그 감촉에 내 머리 위 물음표 마크는 느낌표 마크로 바뀌었다.
"......!"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째서 딱밤의 따끔함이 아니라, 너무나도 부드럽기 그지 없는 부드러움만이 느껴지는걸까? 그 원인을 알기도 전에, 부드러운 무언가는 내 이마에서 서서히 멀어졌다.
이어 눈을 떠도 된다는 말에, 나는 감고 있던 두 눈을 천천히 떴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건 나와 조금 떨어진 상태로, 양팔을 교차해서 팔짱을 끼고, 나와는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주아의 모습이었다.
얼굴 전체가 새빨갛게 물들어있는 그 모습을 잠시 멍하게 바라보다가, 내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방금 전에 내가 아무런 예고 없이 주아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춘것처럼, 주아 역시 내 이마에.....
그 사실을 인지하게 되자, 순식간에 내 얼굴이 주아의 얼굴처럼 새빨갛게 물들어가는게 느껴졌다. 후끈후끈거리는 열기가 아까보다 좀 더 강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두근거리던 심장소리는 아까보다 더욱 더 크게 내 속에서 두근두근 울리기 시작했다. 그 모든 변화들을 제대로 느끼면서 나는 절로 주아의 입술이 닿았을 이마쪽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아직까지 이마엔 그 부드러움이, 따뜻함이 남아있었다. 새빨개진 얼굴 때문일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절로 덥다고 느껴졌다. 당황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나 역시도 살짝 주아에게서 시선을 회피했다.
아아. 정말 뭐야. 유주아. 벌을 준다더니. 이게 무슨 벌이야. 이런걸 받고 어떻게 반성하냐? 너라면 반성하겠어? 벌을 줄거면 제대로 주던가...
속으로 불평 아닌 불평을 하면서, 잠시동안 그렇게 주아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있다가 살며시 시선을 돌려서 주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주아를 향해서 다가간 후에, 뒤에서 살포시 안아주었다. 살포시 들어오는 그 느낌에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반성했으면 좋겠어? 그럼 두 번 다시 안할텐데? 그건 싫지 않아?"
작게 웃으면서 어쩌면 조금 짖궂을지도 모르는 질문을 주아에게로 가볍게 던졌다. 뒤쪽이다보니 주아의 표정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또 다시 짖궂은 질문을 했다고 살짝 뾰루퉁해져있을까? 그것도 아니면 그저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웃고만 있을까?
나름대로의 궁금증을 안고서 더욱 더 살포시 내 품 속에 안고서 잠시동안 아무런 말 없이 그렇게 있었다. 품 안의 포근함과 편함을 그렇게 느끼다가 나는 주아를 품 안에서 놓아주었고, 밝은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을 주아에게로 내밀었다.
"슬슬 집으로 돌아가자. 데려다줄게."
즐거운 데이트도 이제는 끝을 맺을 시간이었다. 자고로 즐거운 시간이 끝이 나면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고 했던가?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다는 아쉬움이 마음 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긴 했지만 그 아쉬움을 애써 접어 가슴 밖으로 집어던졌다.
아쉬운건 사실이지만, 나와 주아의 시간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이다. 그 길고 긴 시간동안, 수도 많은 데이트가 있을테고, 수도 많은 즐거운 시간이 있을테니 아쉬워 할 이유가 나에게는 없었다.
정말, 너무나도 즐거운 하루였기에 꿈 속에서 정말로 주아가 하얀 고양이가 되어 내 꿈 속에 나타나는건 아닐까 싶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정말로 길게 진행된 데이트씬도 이제 끝이 나게 되네요. 주아주의 답레로 막레를 하고 장면을 끝내면 될 것 같아요. 그건 그렇고 또 다시 선레와 막레의 법칙이 지켜지는 순간이네요. 그다지 의도한건 아닌데 전에 주아주가 말했던, 제가 선레를 쓰면 주아주가 막레를 하게 되고, 주아주가 선레를 쓰면 제가 막레를 하게 되는 법칙 말이에요.
뭔가 살짝 신기하다는 느낌이에요. 아무튼 시간을 내서 답레를 쓰고 난 다음에 건우주는 다시 하던 일을 마저 하러 가볼게요! 나중에 봐요! 주아주! -
247 주아 - 건우 (2868E+54) 2016. 7. 20. 오후 7:19:08정말, 예상치도 못한 볼키스. 정말, 오늘 하루 데이트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건우는 단 한 순간도 자신을 부끄럽게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건우 너, 정말로 너무해... 계속 나를 당황시키고, 창피하게 하고! 언제나 이렇게 받기만 할 수는 없는데 말이야... 자신이 먼저 해주고 싶었던 것들을, 건우는 언제나 먼저 선수 쳐서 해주곤 했다. 사랑이 가득 담긴 애정 표현.
그것을 통해 자신이 엄청나게 사랑받고 있구나, 를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자신도 건우에게 똑같은 느낌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바로, '벌 주기'.
그냥 입맞춤을 해주려고 해도, 건우의 키는 자신보다 컸다. 그 상태에서는 자신이 아무리 까치발을 세워봤자 닿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소원권을 사용하여 벌을 준다고 해서 그의 몸 높이를 낮추고, 눈도 감길 생각이었다.
소원권의 강력한 효능으로 인해 건우는 순순히 자신의 소원대로 몸을 내리고 눈을 감는다. 그렇지만 자신이 행할 벌이 '딱밤'이라고만 알고있는 건우였으니, 긴장한 모습을 애써 웃음으로 감추려 해도 자신의 눈에는 전부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소리없이 웃은 후, 나중에 딴소리하면 안된다고 확실하게 다짐받는다.
그러자 건우는 남자로서 소원권으로 쓴 소원에 딴소리하지 않는다며 씩씩하게 대답한다. 그 모습에 다시금 소리없이 키득키득 웃는다.
"알았어. 그럼 계속 눈 감고 있어봐."
잠시 장난스레 웃던 것을 멈추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래도...막상 하려니까 조금 떨려. 그렇지만 할거야. 해줄거야. 나도, 너처럼.
어느 정도 마음이 진정되자 천천히, 그의 볼을 양손으로 살짝 감싼다. 그러자 언제 딱밤을 때릴거냐면서 입을 열던 건우는, 뒷말을 이어하지 못한다. 살짝 움찔, 하더니 딱딱하게 굳어가는 그의 몸에 살짝 미소지으며 그대로 가만히, 살며시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그리고는 재빨리 그에게서 떨어진다. 순식간에 몰려온 부끄러움과 창피함. 다시금 새빨개진 얼굴을 모르는 척하며, 팔짱을 끼곤 고개를 건우의 반대쪽으로 돌려버린다.
이어서 건우에게 눈을 뜨라고 얘기하지만, 건우 쪽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 만큼 그가 눈을 떴는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반성 좀 했냐고 건우에게 물어본다.
건우는 지금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당황했을까? 나처럼 얼굴이 붉어졌을까?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고 있을까?
도저히 알 수 없는 그 궁금증에 고개를 돌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어서 포기한다.
그렇지만 건우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조금 불안해진 마음에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갑자기 자신이 다른 누군가에게 뒤에서 포근하게 안기는 느낌이 들었다.
"...?!"
그리고 들려오는 짓궂은 물음. 그것은 분명, 건우였다. 자신이 반성했으면 좋겠냐며, 그럼 두 번 다시 안 할텐데 그건 싫지 않냐며, 이미 답이 정해져있는 물음을 모르겠다는 듯이 물어온다.
그 질문에 결국은 다시 당황해버린다. 아, 진짜...너무해, 너... 그렇게 물어보면 어떡해...! 그, 그거야 당연히...
"...그, 그건...싫지만..."
아주아주 작은 목소리로 결국은 솔직하게 대답하며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진짜로, 진짜로, 너무해. 자신의 입에서 결국 이런 말까지 나오게 만드는 짓궂은 건우가, 조금은 얄미웠다.
당연히 남자친구한테서 그런 애정 표현을 두 번 다시 받고싶지 않아 할 여자친구가 어딨겠어... 마음같아서는 자주 받고싶었지만, 그래도 이미 건우가 짓궂음 모드를 켜놓은 만큼, 그 말까진 차마 하지 못한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건우는 그렇게 잠시동안 포근하게 자신을 뒤에서 안고있다가 놓아주고는 밝게 미소지으며 저의 오른손을 자신에게 내민다.
슬슬 돌아가자며 데려다준다는 그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본다. 정말, 그렇게 멋지게 미소 지으면 거절할 수도 없잖아. 바보.
결국은 졌다는 듯 작게 웃으며 그가 내민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살며시 올려놓는다.
"그럼, 부탁할게. 든든한 남자친구 씨."
마지막까지 따스하게 이어진 자신들의 손. 그것을 타고 느껴지는 온기. 분명 시간은 흘러 어느새 낮에서 달이 뜨는 저녁이 되었지만, 그 따스함만큼은 언제나 똑같았다.
길고 긴 데이트의 끝. 이제 그 끝을 마무리 지을 시간이 다가왔다. 왠지 조금 아쉬운 마음. 오늘 하루종일 그와 같이 있었건만, 이제 곧 헤어질 시간이라는 것은 또다시 아쉽게만 느껴졌다.
그렇지만 자신들은 오늘이 끝이 아니었다. 앞으로 이보다 더 즐거울 날들이 자신들의 앞에 펼쳐져 있었다.
그러니까, 아쉬움은 묻어둘래. 있지, 오늘 진짜진짜 즐거웠어. 건우야. 다음 번에도 꼭, 같이.
속으로 자신의 마음을 건우에게 전하며 여전히 손을 꼬옥 잡은 채, 그와 함께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오늘따라 유난히 더 포근해보이는, 따스해보이는 하얀색 달만이 그렇게 걸음을 내딛는 자신들을 달빛으로 비춰준다.
/ 앗, 정말로 또다시 지켜지게 되었네요, 그 법칙. 으으...건우주께서는 이렇게 하나하나를 전부 다 기억해주시니까 뭔가 괜히 말해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정말 신기하긴 한 것 같아요.
정말 길었던 데이트 씬도 무사히 막을 내렸네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건우주! 이렇게 오랜 시간 돌렸는데도 큰 일 없이 무사히 잘 마무리지어서 다행이예요. 이것도 좀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
248 건우주 (9713E+57) 2016. 7. 20. 오후 8:06:23하던 일을 끝내고서 건우주가 갱신합니다. 답레 잘 읽었어요!
그리고 길게 상황 돌리신다고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주아주! 딱 10일인가요? 이 상황 돌린게? 정말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길게 돌아갔네요. 나름대로 데이트 코스라던가 열심히 생각해보긴 했는데, 마음에 드셨을지 모르겠네요.
마지막에 살짝 볼에 입맞춤해보는걸 넣어보긴 했지만, 그렇게 반격해올줄은 몰라서 살짝 놀라기도 했고요. 흐뭇한 장면이 많이 나온 것 같아서 절로 기분이 좋아지네요.
아. 그리고, 하나하나 기억하는건, 일종의 버릇 같은거에요. 이렇게 부끄러워하실줄은 몰랐지만요. 여기서 제가 또 귀엽다고 하면 역으로 절 귀엽다고 하실건가요? 어느새 7월도 끝자락이네요. 여름이 반이나 지나갔으니 이제 남은 반만 어떻게든 버티면 되겠네요. 주아주가 있는 곳은 좀 괜찮으신가요? 여긴 오늘도 더워서 땀이 절로 흐르더라고요. -
249 주아주 (2868E+54) 2016. 7. 20. 오후 8:30:1110일이던가요? 정말 길게 돌아가긴 한 것 같아요. 그래도 엄청 재밌었지만요! 건우주의 데이트 코스,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주아도 엄청 좋아했고, 건우와 주아, 둘에게 아주 잘 맞는 데이트 코스였다고 생각해요. 고생 많으셨어요, 건우주! 정말 즐거웠어요.
사실 마지막 반격을 넣을까, 말까 하다가 주아라면 왠지 복수랍시고 반격할 것 같아서 넣었답니다~ 건우도, 건우주도 둘 다 놀래켰으니 대성공이었네요! 넣길 잘 한 것 같아요. 달달한 장면도 많이 나왔구요!
건우도 그렇지만 건우주도 정말 세심하신 것 같아요. 그렇게 사소한 것들도 전부 기억해주시니까요. 그리고 부..끄럽지 않아요! 귀엽지도 않구요! 건우주 말씀대로 역으로 건우주, 귀엽다고 할 거예요!
어느새 7월도 반 이상 갔다니...믿기지 않아요. 여름이 가는 것은 좋지만 시간이 가는 것은 역시 조금 그래요. 늘 생각했던 거지만 건우주네 지역은 정말 더운 것 같아요. 오늘도 덥다니... 제가 있는 쪽은 더위가 조금 주춤, 해진 느낌이라 그렇게까지 덥지는 않거든요. 건우주, 지금도 시원하게 있는 거 맞죠? 계속 더우면 지치기 쉬운만큼 기력 보충 잘하셔야 해요. -
250 건우주 (9713E+57) 2016. 7. 20. 오후 8:39:57음. 제가 사는 지역은 어쩔수가 없어요. 정확한 위치는 당연히 말할 수 없지만, 제가 사는 지역은 분지 지형이거든요. 네. 여름에 엄청 덥고 겨울에 엄청 추운 그곳이요. 그래서 이건 매년 있는 일이에요. 익숙할래야 익숙하기가 힘들지만요. 그래서 여길 떠나서 다른 곳으로 가면, 다른 사람들은 다 더워하는데 저는 물음표 머리에 띄우고 왜 저러나 하면서 신기하게보는 상황도 가끔 있답니다. 정말로 웃픈 상황이죠. 이거.
시간이 간다고 생각하니까 어느새 2016년도 반 이상이 가버렸네요. 이렇게 시간이 가는것을 느끼다보면 어느샌가 2017년이 오게 되는걸까요? 물론 이건 조금 오버긴 하네요. 그래도 아직 반이나 남았으니까요. 천천히 생각해보면 되겠죠. 그리고 더위가 주춤해졌다라. 정말 부럽네요. 제가 사는 곳도 그런 날씨가 찾아오면 정말 좋을텐데 말이에요.
아. 그리고 나름대로 시원하게 하고 있는 중이에요. 주아주 말대로 계속 더우면 지치기도 쉽고, 나른해지기도 쉬우니까요. 전에 한번 걱정을 끼친만큼, 그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는 중이에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주아주도 더위에 지치지 않게 기력 보충 잘 하세요. 정말 여름의 더위란게 잘못하면 한번에 훅 가기 쉬우니까요. -
251 주아주 (2868E+54) 2016. 7. 20. 오후 8:51:29아...분지 지형... 힘내세요, 건우주. 극강의 더위와 추위를 전부 겪는다니. 아마 저였다면 정말, 곧바로 짐싸고 이사 준비할지도 모르겠어요. 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생각을 바꿔보면 건우주께서는 다른 사람보다 기온에 대한 적응력이 훨씬 더 뛰어난 거잖아요? 이왕 웃픈 상황인 거, 아예 긍정적으로 가보자구요.
2017년...아아, 정말 생각하기도 싫어요. 시간은 왜 이리 빠르기만 한 건지. 하루하루 지나갈 때마다 조금, 답답한 기분이예요. 이러면 안 되는데.
시원하게 하고 있는 중이라면 다행이예요! 이미 잘 챙기고 계시겠지만 건강, 꼭 주의하세요. 건우주. 어쩌다보니 걱정쟁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지만, 그냥 넘어갈게요. 저도 나름 기력 보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저도 조심할게요.
음, 그럼 다음 상황도 슬슬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까요? 뭔가 건우와 주아, 둘 다 어떤 상황에서든 꽁냥꽁냥 잘 어울릴 것 같지만요. 혹시 하시고 싶은 상황이 있으신가요? -
252 건우주 (9713E+57) 2016. 7. 20. 오후 9:11:43잠깐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갔다가 왔어요. 역시 더울땐 아이스크림만큼 좋은 것도 잘 없으니까요. 음. 어떻게 보면 주아주의 말대로일지도 모르겠네요. 기왕이면 부정적인것보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더 좋은 것도 사실이니까요!
2017년은.. 지금은 잊어버리도록 해요!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요. 굳이 그날을 벌써부터 떠올릴 필요는 없고 말이에요. 음. 주아주도 기력 보충 하고 있다고 하니까 다행이네요. 앞으로도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지 않도록 건강관리 서로 잘 하도록 해요! 아무래도 한쪽이 쓰러지면 다른 한쪽이 정말 크게 걱정할 것 같으니까요.
음. 다음 상황이라. 정말로 뭘 해도 꽁냥꽁냥 거리면서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연인이 되고 나서부터 더욱 더 다정한 분위기가 되었으니까요. 하고 싶은 상황. 음.. 지금 딱 떠오른건 두가지네요.
1번째는 전에 건우가 어떤 여자애에게 고백을 받았던것처럼 주아도 아직 자신이 연애중인것을 모르는 어떤 남자애에게 고백을 받아서 좀 곤란한 상황일때, 건우가 우연히 보고 도와주긴 하지만 살짝 질투심을 느끼고 약간 꿍해지는 상황? 낮에 책을 읽다가 문뜩 떠오른 장면이에요. 건우도 고백을 받은 적이 있는만큼 주아도 고백을 받기 충분한 여자애기도 하고요.
2번째는 시트를 처음 짤때 건우가 한번씩 밴드부 관련으로 헬프가 들어오면 도와주러 간다는 설정에 착안해서 정말로 오랜만에 헬프가 들어와서 건우가 밴드 무대에 서게 되고, 주아가 지우를 데리고 같이 보러 오는 장면? 이런것들이 떠오르네요.
주아주는 어떤가요? 하시고 싶은 상황이 있으신가요? -
253 주아주 (50489E+48) 2016. 7. 20. 오후 9:46:22아이스크림! 건우주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맛있는 아이스크림만한게 없지요.
네, 앞으로는 서로서로 건강 잘 챙기도록 해요. 서로에게 걱정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원래 다정한 분위기였지만 연인이 되고나서는 달달함까지 더 추가되었지요. 앗, 역시 건우주께서 제시하시는 상황은 언제나 마음에 들어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전부 매력적인 상황이예요.
으음... 저는 개인적으로 첫 번째 상황이 조금 더 끌리네요. 건우의 질투, 상상만 해도 정말 귀여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주아라면 거절을 잘 하지 못할 성격이기도 하고, 아직 사귀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지금이 시기 적절할 것 같다고 생각되거든요. 으음... 남캐는 잘 못 돌려서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단역인만큼 어떻게든 될거라고 생각해요.
그럼, 역시 선레는 제가 쓰는 것이 맞겠죠? 시작을 열어야 할테니 말이예요. 다만, 제가 지금 해야할 일이 좀 있어서 텀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죄송하지만 느긋하게 기다려주실래요, 건우주? -
254 건우주 (9713E+57) 2016. 7. 20. 오후 9:53:39주아주가 1번째 상황이 좋다고 한다면, 1번째 상황으로 가도록 해요.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절로 기대가 되네요.
그럼 선레는 주아주에게 맡기도록 할게요! 아. 그리고 텀이 있어도 괜찮아요. 하시는 일도 있는만큼, 그 일을 중요시하는건 당연한거잖아요? 언제나처럼 천천히, 편하게 쓰세요. 언제나처럼, 서로의 상황에 맞게, 서로의 페이스에 맞게 즐기도록 해요. 지금까지 쭉 그렇게 이어왔잖아요? -
255 주아 - 학교 산책로의 벤치 (98731E+50) 2016. 7. 20. 오후 11:01:48어느새 점점 여름이 다가오는 요즘.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후 아직 기말고사까지는 약간의 여유가 있을 무렵이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슬슬 하복을 입을 시즌이 다가오는구나, 하고 중얼거리며 학교 산책로의 나무 그늘 아래의 벤치에 앉아있다.
점심시간이니만큼 운동장 쪽에서는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들려올 터였지만, 이상하게 아이들은 학교 뒷뜰 쪽으로 향하는 이 쪽 산책로로는 잘 오지 않곤 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도 조용하게 느껴지는 이 공간 속에서 혼자 벤치 속에서 앉아서는 괜히 가만가만히 발장난을 친다. 요즘 아이들은 산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나? 점점 더워져서 걷는 것도 귀찮은걸까? 그래도 산책하면 나름 좋은데.
그런 자신의 마음 속 생각에 호응해주듯, 바람이 가볍게 불어온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그 바람을 즐기며 고개를 살짝 들어올려 위를 바라본다.
바람에 조금씩 흔들리는, 자신의 얼굴에, 몸에 드리운 나무 그늘. 그 그늘이 흔들리며 나뭇잎 사이의 햇빛도 보였다, 가렸다 하는 것을 살짝 미소지으며 지켜본다.
평소 같았으면 지금쯤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산책길을 따라 걸어갔을 테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왜냐하면, 기다려달라고 했는걸. 잠시 눈을 감고 방금 전 상황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긴다.
평소와 다를바 없이 3교시가 끝난 후 4교시를 준비하던 쉬는 시간. 잠시 화장실에 갔다 교실로 돌아가기 위해 복도를 걷던 중, 1반의 동민이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왔다.
원래는 그렇게 친한 편은 아니었으나, 도서실에 종종 들러서 책을 빌리다보니 같은 학년이라는 사실에, 도서부인 그와 점차 서로 얼굴을 익히며 자연스럽게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었다. 그렇게 가끔씩 도서실에서 마주치며 조금씩 대화하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이제는 나름 친근하게 말을 주고받곤 했었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생각보다 정신없던 일들이 많아서 도서실에는 통 가지 못했었다. 게다가 반도 1반과 5반으로 거의 끝과 끝이니 자주 만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오랜만에 자신을 보자 동민이는 반갑다면서, 도서실에 자주 찾아갔지만 요즘 따라 얼굴보기 힘들다는 등,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그의 말에 자신도 똑같이 활짝 웃으며 인사한 뒤, 어쩌다보니 도서실에 통 가지 못했다며 자연스럽게 말을 주고받았다.
그러다가 이제 곧 수업 시작하겠다며 안녕, 이라고 인사하려던 순간, 오늘 처음 봤을 때부터 유난히 조금씩 볼을 붉히던 동민이가 갑자기 재빨리 자신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는 입을 달싹이며 무언가를 말하려던 동민이는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는 중요하게 할 말이 있다며, 이따 점심시간에 산책로의 벤치에서 보자는 말만 남기고는 자신의 손목을 놓아준 뒤 반대편으로 뛰어가버렸다. 뭐라고 물어볼 틈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 얼떨떨해 하다가도 왠지 모르게 평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동민의 모습에 조금 고민하다가, 결국 4교시가 끝난 후의 점심시간에 산책로로 향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이렇게 벤치에 앉아서 동민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동민이는 언제쯤 올까.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도서 관련한 건이겠지? 앗, 혹시 나 도서 연체됐나? 신용 불량?!
별의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중, 저 멀리서 누군가가 조금 다급하게 걸어오는 소리에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뜬다. 그리고는 그 소리를 따라 앞을 바라보자 역시나, 자신의 예상대로 동민이 이 쪽을 향해 빠르게 걸어오고 있었다.
빙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 자신이 여기 있다는 것을 표현하며 벤치에서 서서히 일어난다.
동민은 다급하게 걸어와서 그런건지, 아까처럼 볼이 붉어져있는 상태로 살짝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입을 연다.
"미, 미안. 내가 조금 늦었지?"
"아니야~ 별로 오래 기다린 것도 아니거든. 그보다 괜찮아? 너 지금 상태, 별로 좋아보이지 않아...혹시 어디 아파?"
걱정스레 그를 쳐다보자 왠지 모르게 더더욱 새빨개지는 그의 얼굴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다.
"혹시 아픈거면 나중에 얘기해줘도 돼. 일단 보건실에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아. 같이 가줄게, 동민아."
"아냐, 주아야. 나, 아프지 않아. 그리고 지금 당장 얘기할거야. 지금이 아니면 안 돼. 더이상은...기다릴 수 없어."
여전히 알수없는 소리만을 얘기하는 그의 말에 그저 두 눈만 깜빡깜빡인다. 이상하게 단단히 결심이 선 듯한 표정과 분위기. 확고한 말투로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그의 말에 결국 조용히 그의 뒷말을 기다린다.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로 똑바로 자신을 주시하던 동민은, 다시금 아까처럼 저의 한 손으로 자신의 손목을 꽉 잡는다. 그리고는 잠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은 후, 천천히 입을 연다.
"...좋아해, 유주아. 정말로 좋아해. 평생 잘해줄게. 나랑 사귀어줘."
한 치의 떨림도 없는 진심이 가득 담긴 목소리. 오로지 자신만을 쳐다보는 눈동자. 긴장한건지, 자신의 손목을 잡은 손에 조금씩 들어가는 힘.
이 모든 것들이 전부, 오로지 자신만을 향해서 동민의 마음을 고백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고백에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그의 얼굴을 바라보기만 한다. 동민이는...알지 못했다. 자신은 이미 건우와 사귀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까 나는 여기서 거절을 해야해. 그게 맞는 일이야. 그, 그렇지만 여기서 거절을 어떻게 해야하지...? 여기서 거절을 하면, 분명 동민이는 상처 받을거야. 하지만 받아줄 수도 없어.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건우니까. 하지만 이것을 말하면 어떻게 되는거지? 동민이에게...상처를 줄 수 밖에 없는거야? 상처, 주고 싶지 않아. 그렇지만 나는, 나는...
결국 복잡한 생각들로 아무런 말도,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동민이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정말로 좋아한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그 볼의 홍조에, 결국 자신의 목소리는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
256 건우 - 주아 (76678E+59) 2016. 7. 21. 오전 12:14:19"야. 최건우. 우리 축구나 하자!"
"아. 미안. 나 오늘은 그냥 수업 시작할때까진 산책이라도 즐기고 싶어서."
"와! 이 배신자! 여친 생겼다고 이제 우리랑은 안 노는거냐? 뭐가 산책이야? 또 둘이 찰싹 달라붙어서 애정 과시하려는거 아니야?"
"하하하. 아무리 그래도 학교에서까지 그러진 않아."
"헐? 그럼 학교 아닌 곳에선 찰싹 달라붙어서 애정행각 하고 그러는거야?!"
"상상에 맡길게. 그것까지 답해줄 이유는 없잖아? 아무튼 난 축구 빠진다!"
점심 식사가 끝나자마자 반 친구들은 나에게 축구를 하자면서 제안을 해왔다. 하지만 오늘은 그냥 조용히 산책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에 난 그것을 거절하고 살짝 밖으로 빠져나왔다. 물론 축구를 싫어하는건 아니었다. 어느쪽이냐면 좋아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점점 날씨가 더워지고 있기도 했고, 오늘은 왠지 모르게 산책이 너무나도 끌렸기에 그냥 조용히 산책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주아도 불러서 같이 산책을 즐길까란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주아는 주아 나름대로 교우관계가 있으니 오늘 하루 정도는 그냥 서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굳이 부르진 않았다. 난 딱히 주아를 속박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리고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사귀고 난 뒤부터는 더욱 더 사이도 끈끈해졌고, 등교도, 하교도 같이 하고, 거기다가 같은 반이라서 자주 같이 있는 편이었다. 그런만큼 잠깐 떨어져있어도 별로 문제가 될 건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별 생각 없이 그저 발길 닿는 곳으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면서, 중간중간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산책을 즐기던 도중 저 앞쪽에서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너무나도 낯익은 모습에 내 시선은 절로 그곳으로 향했다.
벤치에 앉아있는 이는 아무리 봐도 내 여자친구인 주아의 모습이었다. 조금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아주 쉽게 그 모습을 알아볼 수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내가 주아와 알고 지낸 사이가 몇 년인데? 작정하고 변장하지 않는 한, 정말로 알아보기 힘든 거리가 아니고서야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주아도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걸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옆에 앉아서 이야기라도 나누는 것도 괜찮을것 같아서 나는 천천히 주아를 향해서 걸어갔다. 물론 부르거나 하진 않았다. 한 소리 들을지도 모르겠지만, 뒤에서 살포시 안아서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으니까.
소리가 나지 않도록 천천히, 정말로 천천히 접근을 하던 도중, 갑자기 누군가가 다급하게 이곳을 향해서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싶어서 시선을 그쪽으로 돌리자, 거기엔 누군진 모르겠지만 도서실에서 몇번 본 것 같은 남자애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주아는 그 모습을 보더니 방긋 웃으면서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뭐인거지? 저 애와 둘이서 만나기로 한건가? 아니, 물론 주아도 교우 관계가 있고, 나도 여자인 친구는 있었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주아에게도 남자인 친구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으음. 주아야. 너, 너무 밝게 웃는거 아니야? 아니, 물론 밝게 웃는게 나쁜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래도 말이지. 으음.
왠지 모를 감정에 사로잡힌채로, 나는 그곳에서 자리를 뜨지 못하고 가만히 이름 모를 남자애와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저 남자애는 왜 저리 얼굴이 빨개져있는거야? 전력질주로 달려온 것도 아니면서 말이야.
아아. 유주아. 그렇게 너무 걱정스럽게 보지 마. 그 애가 착각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아니, 근데 나는 왜 이렇게 이런걸 신경쓰는거지? 분명히 아까전에 주아에게도 남자인 친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괜히 초조하고 눈을 때지 못하는거야?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에 혼란을 느끼는 도중, 갑자기 남자애의 목소리가 내 귓가로 사렴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ㅡ아냐, 주아야. 나, 아프지 않아. 그리고 지금 당장 얘기할거야. 지금이 아니면 안 돼. 더이상은...기다릴 수 없어.
"......?"
아프지 않은 건 알겠는데, 뭘 얘기한다는거야? 뭘 더 이상은 못 기다린다는거야? 기분 탓인가? 뭔가 분위기가 갑자기 변한 것 같은데?
머리 위에 물음표 마크를 띄우고 조용히 상황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도중, 갑자기 그 남자애가 주아의 손목을 꽉 잡는게 보였다. 그 모습에 내 몸은 크게 움찔했고 두 눈은 절로 크게 동그래졌다.
자, 잠깐만?! 지금 저 애 뭐하는거야?! 친구로서 친하게 지내는건 좋은데, 그렇다고 손목을 잡을 필요는 없잖아! 대체 어떤 상황이어야 성별이 다른 친구간의 대화에서 손목을 잡는 상황이 벌어지는건데? 그 전에, 무슨 얘길 하려고 손목을 잡는건데? 안 놓아?! 안 놓을거야?!
마음 속으로 불평 아닌 불평을 하면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떤 도중 이어 들려오는 남자애의 정말로 확고한 분위기의 말에 나는 순간 멍해졌다.
ㅡ...좋아해, 유주아. 정말로 좋아해. 평생 잘해줄게. 나랑 사귀어줘.
"......!"
고백...?
저 녀석, 지금 주아에게 고백을 한건가? 분명히 평생 잘해준다고, 자기랑 사귀어달라고 말을 했지? 아니! 저 녀석,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야! 멀쩡히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애에게! 고백을 할거면 그 여자애가 남자친구가 있는지 없는지 정도는 알아보고 고백을 해야 할 거 아니야!
당연히 주아가 거절할거라고 믿고서 나는 시선을 주아쪽으로 옮겼다. 하지만, 주아는 거절하지 않고 멍한 표정으로 눈 앞의 남자애를 바라보고 있었다. 잡혀있는 손을 뿌리치지도 못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주아의 모습에 내 몸은 또 다시 절로 움찔했다.
왜 그래? 주아야? 왜 아무런 말도 못하는건데? 너, 나랑 사귀고 있잖아. 어째서 그 고백을 거절하지 못하고, 그렇게 바라만 보고 있는건데?
"......."
순간 기분이 꿍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주아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꿍해지는 기분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문제의 남자애의 볼이 빨개져있는게 확실하게 보였다.
그래. 너도 주아가 좋다 이거구나? 하지만, 미안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어. 주아는 이미 내 여자친구란 말이야. 그러니까...그러니까...내꺼란 말이지!
바로 옆에 도착한 나는 주아의 손을 붙잡고 있는 남자애의 손을 때놓은 후에 주아의 팔을 잡고 아주 살짝 힘을 줘서 내 품 안으로 오게했다. 그리고 눈 앞의 남자애를 보고 말했다.
"내 여자친구인 주아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그렇게 손목도 꽉 잡고 말이야."
목소리가 꿍해져있는건 분명히 기분 탓일것이다. 틀림없이 기분탓일것이다. -
257 주아, 동민 - 건우 (45066E+57) 2016. 7. 21. 오전 1:24:27살랑살랑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을 즐기며 벤치에 앉아 동민이를 기다린다.
도대체 언제쯤 올까? 그러고보니 정말 오랜만이긴 한데.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할 말이 있다는 건가? 으음, 역시 도서 관련? 아니, 근데 도서 관련이 중요한 일인가? 뭐어, 도서부인 아이니까 중요하다면 중요한 일이겠지만.
조금씩 발장난도 치면서 그런 두서없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으니까...예상치도 못한 말이 나올라나? 으음, 도대체 뭘까...
그런 자신의 궁금증이 커져가던 중, 이 궁금증을 풀어줄 동민이가 저 쪽에서부터 다급한 발걸음으로 이 쪽을 향해 걸어온다. 그런 동민이를 향해 반갑다는 듯,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든 후, 자신의 앞까지 다가온 동민이와 함께 잠시 대화를 나눈다.
그러나 자신의 궁금증보다는 붉어진 동민의 얼굴이 더 걱정되어서 그냥 돌아가자, 라고 말하려는 순간, 갑자기 동민의 분위기가 진지하게 변한다. 언제나 웃는 상이던 동민이의 얼굴이 한순간에 진지한 표정으로 변하자 자신도 덩달아 약간 긴장한 채 그를 바라본다.
뭐지...? 동민이, 이런 모습은 처음인데... 그러나 자신의 커져가는 의문점들은, 동민이 갑자기 자신의 손목을 낚아채듯이 꽉 잡자 당황스러움으로 바뀐다.
뭐지? 뭐야? 동민아, 왜 그래?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잡힌 손목을 빼지도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던 중, 들려오는 동민의 확고한, 진심이 가득한 고백의 말에 결국 멍하니 그의 얼굴만을 바라본다.
어...? 이, 이거 고백...? 나한테? 왜 하필 나한테? 내가, 나를?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자신의 이성은 몇 번이나 자신에게 동민이의 고백을 거절하라고 얘기한다. 너는 지금 건우와 사귀고 있잖아. 그러니까 확실하게 거절하란 말야. 넌 이미 사귀고 있는 아이가 있다고.
그렇지만, 그렇지만... 자신의 목소리는 도무지 나오지 않는다.
자신이 그렇게 말했을 시, 동민이가 받을 상처가, 그의 아픔이, 저절로 느껴지는 것만 같아서 도무지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 심지어 지금처럼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까지 진심을 다해 고백해오는 상대의 마음을 칼질해야 한다는 것. 심지어 자신과 친한 아이의 마음을 그렇게 아프게 해야 한다는 것.
그 모든 것들을, 지금의 자신이 해야한다는 것이, 해야만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그런 미안함과 당혹스러움, 당황이 마구 뒤섞인 혼란스러운 마음에,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붉어져 있는 그의 볼만을 바라본다.
거절, 해야하는데... 그래야만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어쩔 줄 몰라하며 입만을 달싹이던 와중, 이 쪽을 향해 걸어오는 누군가의 발소리가 천천히 들려온다.
저벅저벅. 왠지 모르게 똑바로 이 쪽으로 오는 듯한 그 발걸음 소리에 더더욱 어쩔 줄 몰라한다. 자신은 지금 손목이 붙잡혀있는 상황. 만약 이 장면을 건우와 자신이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이가 본다면, 필시 오해를 할만한 상황. 그러나 긴장한 듯이 동민이의 손에 세게 들어가는 힘에, 뿌리치지도 못하고 그저 안절부절 못한다. 안 돼, 그, 그러니까...
어느새 그 발소리는 매우 가까워져서는 결국, 바로 옆에서 멈춰선다. 차마 고개를 그 쪽으로 돌리지 못하던 중, 바로 옆에 멈추어선 그 발에 결국은, 그 발자국의 주인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보이는 건...
"...건우?"
건우였다. 그 사실을 알게되자 더더욱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설마...보고 있었던거야? 그런거야? 아니면...
동민은 얜 뭐야, 하는 표정으로 건우를 흘겨본다. 자신은 그저, 건우에게만 시선을 고정시킨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지금 상황, 오해하기 딱 좋잖아...!
"건우야, 그, 그러니까 지금 이건...!"
자신이 다급하게 해명하려 입을 열었으나, 그보다 건우가 더 빨랐다. 건우는 자신의 손목을 붙잡고 있는 동민의 손목을 떼놓더니 자신의 팔을 잡고 힘을 줘서 저의 품 속으로 자신을 오게 한다.
너무도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자신도, 동민도 놀란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우의 말. 저의 여자 친구에게 그렇게 손목도 꽉 잡고 무슨 볼일이라도 있냐는 말은 평소와는 다르게 꿍한 목소리로 조금 삐딱하게 나온다.
자신은 건우의 그 꿍한 목소리에 놀라는 반면, 동민은 건우의 말에 잠시 놀란듯 두 눈이 커지더니 이어 다시 얼굴을 찌푸린다.
"너의 여자친구라고? 하, 말도 안 돼. 지금 주아를 도와주려고 남친 행세 하는 거 아냐? 어. 볼일있어. 백번 자제해서 손목만 잡은 거야. 마음같아서는 어깨든, 손이든, 꽉 붙잡고 싶다고. 남자로서 제대로 고백을 하려면 당연한거잖아? 갑자기 나타나서는 웬 방해야?"
반도 멀리 떨어져있는 만큼, 동민은 자신들이 정말로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리가 없었다. 동민은 그저 건우가 지금 도와주려고 거짓말하고 있다고 생각한 듯, 차가운 목소리로 인상을 팍 쓴다.
"저, 저기... 동민아. 사실 나는 정말로..."
"괜찮아, 주아야. 억지로 저 녀석 거짓말에 맞추지 않아도 돼."
결국은 자신이 간신히 입을 열어 사실을 밝히려고 했으나, 동민은 자신도 거짓말을 하려한다 생각한 듯, 자신이 미처 다 말하기도 전에 말을 끊어버린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동민이의 모습. 얼어붙을 것만 같은 차가운 그 모습에 살짝 두려움을 느끼며 건우의 품 안에서 작게 바들바들 떤다.
어떡해... 말해야하는데. 그래야만 하는데. 솔직하게 건우와 내가 사귀고있다고 밝혀야 하는데. 동민의 기세에 눌려버린듯, 야속한 자신의 목소리는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
258 건우 - 주아 (76678E+59) 2016. 7. 21. 오전 2:29:38어쩌다가 상황이 이렇게 된건진 알 수 없었다. 난 그저 점심을 먹은 후에 가볍게 산책을 할 생각이었다. 정말로 단지 그 뿐이었다. 하지만 정말 우연히 근처에서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았고, 주아가 누군지도 모를, 일단 도서실에서 본 것 같기도 한 남자애와 둘이서 만나는 것도 봤었다.
솔직히 조금 기분이 꿍하긴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남자친구가 있다고 남자인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것도 아니니까. 무엇보다도 나는 주아를 속박할 마음이 정말로 없었으니까. 좋은 교우관계를 맺어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백을 받는 모습까지 조용히 넘길 마음은 없었다. 다른건 다 참아도 그것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미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애에게 고백이라니. 대체 이게 무슨 경우란 말인가?
그래도 착각을 할 수도 있으니, 나는 화를 꾹꾹 참았다. 물론 마음 속은 정말로 꿍한 상태였다. 솔직히 조용하게 해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래도 남의 여자친구를 함부로 뺏으려고 하는 저 남자애에게는 그다지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었다.
물론 주아가 나하고 사귀지 않고 있다고 한다면, 이것이 정말로 나의 조용한 짝사랑 상태라고 한다면 나는 여기서 나설 자격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난 주아의 남자친구다. 서로 마음을 고백하고 맺어진 나의 소중한 여자친구다. 그렇기에 나는 주아에게로 다가간 후에, 주아의 손을 잡고 있는 저 남자애의 손을 때놓고서, 내 품 속으로 오게 했다. 그리고 확실하게 내 여자친구에게 무슨 볼일이 있냐고 그에게 물어보았다.
감정을 가라앉히려고 나름 노력은 했지만, 나도 모르게 꿍한 목소리가 나왔다. 그것은 분명히 기분 탓일거라고 믿고 싶었다. 정말로 기분 탓이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로 기분 탓이 아니었는지 품 속의 주아는 놀라고 있었고 눈 앞의 남자애는 얼굴을 찌뿌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주아를 도와주려고 남친 행세를 하는거 아니냐며, 갑자기 나타나서는 왜 방해를 하냐고 나에게 따지듯이 말하고 있었다. 그 말에 절로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 애는 정말로 나와 주아가 사귀는걸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강경하게 나올리가 없겠지.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정말로 주아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러날 마음은 없었다. 정말로 미안하긴 한데, 저 애에게는 정말로 미안하긴 한데 주아를 좋아하는 마음을 비교한다면 난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한편 주아는 인상을 팍 쓰고 있는 남자애에게 뭔가를 전하려고 했다. 하지만 남자애는 그 말을 중간에 끊어버리고 억지로 내 거짓말에 맞추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했다. 그 모습에 겁을 먹었는지 주아는 내 품 속에서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뭔가를 말하려고 해도 말을 하지 못하는 그 모습. 그 모습에 순간 내 속의 뭔가가 끊어질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정말로 그것이 끊어진다면 주아는 필시 더 무서워할테고, 나에 대한 강한 죄책감을 가질게 안 봐도 뻔했다. 그렇기에 나는 끊어질 뭔가를 억지로라도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꽉 묶었다.
"....미안해. 주아야. 나 때문에 이렇게 되어서. 하지만, 역시 나도 여기서는 물러날 수 없어. 그러니까, 미안해."
바들바들 떨고 있는 주아의 등을 가볍게 토닥토닥 쳐주면서 사과를 한 후에, 나는 고개를 들어 눈 앞에 있는 남자애를 바라보았다. 조금 기분이 안 좋은 상태였기에, 두 눈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주아가 동민이라고 부르는걸 보면 네 이름은 동민이인거겠지? 일단 내 소개부터 할게. 나는 주아와 유치원 이전부터 친구로서 지낸 소꿉친구이자, 지금은 주아의 남자친구인 최건우야. 소개도 끝났으니 몇가지 말해도 될까?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으면 그 여자애의 말에 귀 기울여. 그렇게 멋대로 끊지 말고. 네 말만 하면 다야?"
내가 지금 정말 마음에 안 드는건, 저 녀석의 태도였다. 나에게 적대감정을 보이는건 그렇다고 쳐도, 주아를 좋아한다면서 어깨든, 손이든, 꽉 붙잡고 싶다고 말하면서 그 말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말만 하는건 대체 무슨 심보인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거짓말이라고 했지? 정 뭐하면 우리 반에 가서 한번 확인해보지 그래? 너에게는 참 안타깝게도 나와 주아는 관계를 오픈 한 상태거든. 반의 아이들은 물론이고 가족들도 다 아는 사이야. 너는 주아에게 고백을 할 정도로 좋아한다고 해놓고서, 그 정도도 확인하지 않는거야? 대체 너는 주아의 뭘 보고서 고백을 하려는거야? 정말로 좋아한다면 그 애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지 않아? 그리고 가장 마음에 안드는게 있어. 주아의 모습을 봐."
지금 저 녀석의 눈에 주아가 바들바들 떠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진 않을 것이다. 지금 바로 눈 앞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니까.
"그래. 진짜 백번 양보해서, 나와 주아가 사귀는걸 모를수도 있어. 정말로 포기를 못해서 고백할수도 있어. 진짜 엄청 많이 양보해서 거기까진 좋다고 칠게. 하지만, 좋아하는 여자애를 바들바들 떨게 하지 마. 무엇보다 내 여자친구를 바들바들 떨게 하는건 내가 절대로 용서 못해."
말을 끝내고서 눈은 동민이라는 이름의 남자애에게 고정했지만, 팔은 살포시 주아를 안아주면서, 그 등을 토닥토닥 쳐주었다. 동민을 향한 적대감, 그리고 주아를 향한 걱정. 그 2개의 감정이 내 마음속에서 저울을 타고 아슬아슬하게 놀고 있었다.
그런 감정의 떨림을 제대로 느끼면서 나는 계속해서 동민의 시선에 내 시선을 고정시키고 여전히 꿍한 기색이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할 말 있어? 있으면 얘기해. 하나하나 다 받아쳐줄테니까. 그리고 다시 말하는데 주아의 말 중간에 끊지 마. 멋대로 판단하지 말고 제대로 들어." -
259 주아 - 건우 (45066E+57) 2016. 7. 21. 오후 2:43:49갑작스러운 생각지도 못한 동민이의 고백. 그러나 그 당혹감을 미처 추스릴 새도 없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동안, 어디선가 건우가 나타나서는 동민의 손을 떼어낸 뒤 자신을 저의 품 속에 들어오게 한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상황에 자신도, 동민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놀란 얼굴로 건우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게다가 그동안 자신과 함께 있을 때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꿍한 목소리. 처음 들어보는 조금 화난듯한 그의 목소리에, 자신은 당황스러움과 함께 놀랄 수밖에 없었고, 동민은 얼굴을 찌푸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동민의 말. 갑자기 나타나서는 웬 방해냐며 건우의 말을 전혀 믿지 않는 동민의 모습에 건우는 그저 한숨만 내쉰다.
이대로는 안 돼. 내가, 솔직하게 사실대로 얘기해야...
결국은 어떻게든 사실을 전하려 두려움에 떨리는 마음을 꾹 누른 채, 조심스레 동민의 이름을 부르며 무언가를 말하려하지만, 동민은 여전히 인상을 쓴 채 자신의 말을 끊어버린다. 건우의 말도, 자신의 말도 전혀 믿지 않으며 그저 차가운 표정으로 건우를 노려보는 동민의 모습. 평소에 늘 웃음을 띠며 책을 건네주었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었고,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그의 기세에 눌려 결국은 건우의 품 속에서 바들바들 떤다.
최대한 건우에게 자신이 떠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했으나, 결국은 어쩔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낯선 동민의 모습이, 그의 분위기가, 그의 행동이, 전부 두려웠다. 자신의 그 두려움이 바들바들 떠는 행동으로 전해졌는지, 건우는 안심시켜주려는 듯, 자신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사과를 건넨다.
그 말에 간신히 고개를 살짝 돌려 그를 바라본다. 왜...네가 사과하는거야? 사과할 사람은 나잖아. 그런데 어째서 네가...
그러나 건우는 여기서는 물러날 수 없다며, 고개를 들어 동민을 노려보기 시작한다. 기분이 좋지 않은 듯, 두 눈에 힘이 들어가 만만치 않게 매우 차가운 눈빛을 띠고서 건우는 서서히 입을 연다.
일단 저에 대한 소개를 간략하게 한 후에 건우는 몇 가지만 말해도 되냐면서 분위기를 바꿔 거칠게 네 말만 하면 다냐면서 적대감을 표출한다. 간신히 이성을 붙들고 있는 듯한 목소리. 자신을 위해 억지로 화를 꾹꾹 눌러참고 있다는 것을, 자신이 모를리 없었다.
그리고 동민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또다시 이어지는 건우의 말. 이미 자신들은 반의 아이들과 가족들도 다 아는 사이라며, 대체 자신의 뭘 보고선 고백을 하려는 거냐며, 정말로 좋아한다면 그 애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지 않냐며 날카롭게 공격하는 그 말에 동민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다면서 자신의 모습을 보라는 건우의 차가운 목소리에, 동민과 자신의 눈이 마주친다. 그러자 그제서야 건우의 품 속에서 두려움에 작게 떨고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듯, 동민의 두 눈이 커진다. 적잖이 당황한 표정.
그러나 건우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진짜 엄청 많이 양보해서 고백하는 것까진 좋다고 쳐도, 저의 여자친구를 떨게 하는 건 절대로 용서 못한다고 확실히 으름장을 놓아 못 박는다.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끝마친 건우는 여전히 눈은 동민이에게 고정한 채, 저의 팔로는 자신을 안아주고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준다. 동민에 대한 적대감에도 이성의 끈을 놓지않고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그의 행동에 자신도, 동민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역시 건우는...
한참동안 이어지는 자신들 사이의 길고 무거운 침묵. 여전히 건우와 동민은 서로 시선을 차갑게 고정시키고, 자신은 그 사이에서 입도 열지 못한 채 불안한 눈빛으로 그 둘만을 번갈아 바라볼 뿐이었다. 곧이어 그 침묵을 깨고 건우가 할 말 있으면 얘기하라며, 다시 말하는데 자신의 말을 중간에 끊지 말고 제대로 들으라며, 여전히 어딘가 꿍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 말에 동민은 건우를 향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이 입을 열었지만, 곧 다시 다물고는 잠시 그를 조금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리고는 천천히 시선을 내려 건우의 품 속에 있는 자신과 눈을 마주친다. 그렇게 조용하게 자신의 눈을 주시하던 동민은 자신을 향해 천천히 입을 연다.
"...저 녀석의 말이 사실이야? 정말, 저 녀석이랑 사귀고 있는거야?"
목소리에 떨리는 기색은 없지만 그 속에 가득 담긴 수많은 감정과 의미. 그것들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그의 질문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응, 하고 대답한다. 드디어 밝혀진 진실. 그제야 자신이 아까 무슨 말을 하려 했던 건지 깨달은 듯, 동민은 그저 저의 아랫입술을 꽉 깨문다.
그리고 또다시 이어지는 긴 침묵. 그 침묵을 깰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동민과 눈을 마주친다.
"...미안."
"......"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저의 아랫입술을 피가 날 것처럼 꽉 깨물은 동민은 한참만에야 그렇게 무겁게 닫혀있던 입을 열어 사과의 말을 전한다. 그 한 마디 말 속에는 무언가 복잡한 감정이 꾹꾹 눌러담겨 있는 듯했지만, 결국 자신은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한참동안 미묘하게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던 동민은 결국, 뒤로 돌아서서 자신들 쪽을 등진 채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척보기에도 아까와는 달리 기운없는 발걸음.
그렇지만, 차마 다시 그의 이름을 부르거나 똑같이 사과의 말을 전할 수는 없었다. 이미 커다란 상처를 줘버린 만큼, 자신은 그런 짓을 해서는 안되었다. 그저, 그저 아무말 없이, 속으로만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 적어도 당분간은. 아니, 한동안은 도서실에 갈 수 없을 것이다. 다시 서로 밝게 인사하는 때는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야 올 것이었다. 금가버린, 자신들의 관계. 미안해, 동민아. 정말로...
그렇게 동민이 쓸쓸한 뒷모습만을 보이며 자신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제서야 긴장이 풀린 듯, 작게 한숨쉬며 건우의 품 속에 살짝 기댄다.
"...고마워, 건우야. 도와줘서. 조금, 아주 조금, 놀랐거든."
차마 무서웠다고는 말하지 못한 채 그렇게 힘없이 조용하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여전히 꿍했던 그의 목소리가, 그의 표정이 잊히지 않아 조금 고민하다 그에게 기대있던 몸에 힘을 넣고 살짝 그에게서 떨어진 후에 건우의 얼굴을 약간 올려다본다.
"있잖아. 혹시 어디서부터 본거야?"
조심스러운 목소리. 혹시 내가 곧바로 사귀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단칼에 거절하지 못한 부분도 전부 본거야? 그래서 그렇게 꿍한거야?
왠지 모르게 평소와 달리 조금 화난 듯한, 삐진 듯한 그의 모습에 마음 속으로 나름대로의 추측을 해보며 조심스레 그를 바라본다. -
260 건우 - 주아 (76678E+59) 2016. 7. 21. 오후 6:59:07영화를 보면 가끔씩 한 여자를 두고, 두 명의 남자가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노려보면서 맞서는 장면이 나올때가 있다. 그런 장면들을 볼 때마다, 나하고는 그다지 상관없는 장면일거라고 수도 없이 생각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나는, 그 영화 속 장면을 바라보는 관객이 아니라, 그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주역 중 한명이었다. 눈 앞의 여자애는 당당하게 주아를 좋아하니까 왜 방해하냐고 나에게 따지고 있었다.
주변을 금방이라도 차갑게 꽁꽁 얼려버릴 것 같은 그 눈빛에 주아는 내 품 속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괜찮다는 듯이 주아의 등을 토닥여주며, 나 역시도 질 수 없다는 듯이 눈에 힘을 주고 조금 매섭게 동민이라는 이름의 남자애를 노려보았다.
동민에게 내 소개를 하고서 나는 한 마디, 한 마디 말을 이어나갔다. 평소처럼 차분하게 대응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상대에게 적대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스스로도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나는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런 기색을 보일 순 없었기에, 나는 그 당황스러움을 깊숙하게 감춰버리고 여러 말을 한 후에 할 말이 있으면 얘기하라고 말하고서 입을 닫았다.
나를 보면서 뭔가를 말하려다가 하는 듯 보인 동민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를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고개를 숙여 내 품 안에 있는 주아를 바라보았다. 이제야 주아를 바라보는 동민의 모습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았다.
정말로 나와 사귀는지에 대해서 동민은 주아에게 물어보았다. 그리고 방금전처럼 말을 끊지 않고 주아의 말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정말로 많은 것이 느껴지는 목소리를 들으며 주아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응이라고 대답했다.
모든 것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정말로 무겁고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눈 앞의 동민이는 피가 흐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색하기 짝이 없는 무거운 침묵 속에서 입을 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시원한 바람이 조용히 부는 가운데에서, 입을 연 것은 다름 아닌 동민이었다. 낮은 목소리로 미안하다고 말을 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정말로 마음 아파하는 주아의 표정을 바라보면서, 문뜩 전에 내가 고백을 받았던 시기가 떠올랐다. 그때와 어떻게 보면 비슷한 상황이었다. 정말로 좋아한다고 마음을 고백하지만 그 마음이 닿지 않는 아픔. 그리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다는 죄책감 속에서 느껴지는 아픔. 전부 내가 직접 보고 체험한 아픔이었다. 아마 지금 주아의 마음은 엄청나게 아프지 않을까? 엄청난 죄책감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한번 체험해본 그 아픔을 나도 모르게 다시 떠올리면서, 괜찮다는 듯이 주아의 등을 다시 한번 살며시 토닥였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뒤로 돌아서서 걸어나가는 동민이 쪽을 바라보았다.
조금 안됬다는 마음이 드는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안함을 느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여기서 미안함을 느낀다는건 내가 주아와 사귀는 일이 미안한 일이 되는거니까 절대로 저 녀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할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던 동민이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주아는 작게 한숨쉬면서 내 품 속에 살짝 기대며 나에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얘기했다. 그리고서는 살며시 내 품에서 빠져나온 후에, 나를 올려다보면서 어디서부터 봤냐고 물었다. 딱히 숨길 건 없었기에, 나는 솔직하게 대답하기로 했다.
"거의 처음부터. 벤치에 앉아있을때 뒤에서 안아서 놀래켜주려고 했는데, 갑자기 저 애가 왔거든. 그래서 뭔가 싶어서..."
제대로 말을 끝내지 못하고 말 끝을 살짝 흐렸다. 난 전혀 잘못한게 없는데, 왠지 모르게 내가 뭔가를 잘못했다는 느낌이 살짝 마음 속에서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른손을 올려 머리를 긁적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 주아의 눈을 나 역시도 똑바로 바라보았다.
"어. 꽤 사이 좋은 남자애였나보지? 아까 보니까 되게 밝게 웃던데 말이야. 그거 보고 바로 알겠더라. 둘이서 엄청 친하다는거 말이야."
방금 전에, 그 남자애에게 보였던 주아의 밝은 미소를 떠올려보면서 나도 모르게 살짝 꿍한 목소리로 둘의 사이를 물어보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나온 그 목소리에 스스로 너무나도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아니. 나 왜 이러는거지? 이미 끝난 일을 가지고 말이야. 딱히 이런게 궁금한건 아닌데 말이야. 스스로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놀라서 살며시 주아의 시선을 옆으로 피했다.
"아니, 딱히 신경은 안 써. 나도 친하게 지내는 여자애가 있으니까 너라고 친하게 지내는 남자애가 없으리란 법도 없고 말이야. 아니, 그냥 어디까지나 정말로 친해보여서, 혹시나 해서 묻는것 뿐이야."
스스로 당황스러워하는 것을 감춰버리기 위해서 괜히 쿨한척, 태연한척 말해봤지만 여전히 시선은 살짝 주아를 옆으로 피하고 있었다. 괜히 머리를 긁적이는 오른손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
261 주아 - 건우 (96366E+61) 2016. 7. 21. 오후 8:47:30대답은 이미 정해져있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있고, 또 현재 사귀고 있는 사람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건우였다. 그러니 동민의 고백에 대한 자신의 대답은 처음부터 이미 정해져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지만 난생 처음 보는 아주 차가운 동민의 눈빛에, 그 분위기에, 결국 자신의 목소리는 잘려나가 버린다. 도저히 사실이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는 듯이 건우와 자신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확신하는 동민의 목소리와 표정. 그 때문에 더더욱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저, 덜덜 떨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 자신은 혼자가 아니었다. 자신의 바로 곁에는, 건우가 있었다. 그렇게 위축되어있는 자신을 깨닫고는 안심시켜 주려는 듯 등을 토닥이며 똑같이 차갑게, 매섭게 동민을 노려보는 건우는 정말로 화가 난 듯 했다.
이를 증명해주듯, 건우는 평소와는 다르게 단호하게, 적대감을 표출하며 날카로운 말로 동민을 한 마디, 한 마디 공격한다. 그 말들을 전부 고스란히 들으며 할 말 있으면 얘기하라는 건우의 말에 입을 달싹이던 동민은 결국 아무 말 없이 미묘한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그제야 자신을 향해 시선을 옮긴다. 마주치는 눈과 눈. 여전히 숨이 막혀버릴 것만 같은 무거운 침묵.
건우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지켜보는 가운데, 동민은 천천히 자신에게 정말로 건우와 사귀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그제서야 자신은 처음부터 정해져있었던 자신의 대답을, 진실을 응, 이라고 전하며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드디어 모든 것들이 밝혀지고 나자, 동민은 저의 아랫입술을 꽉 깨문다.
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거야? 분노? 당혹감? 아니면...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저히 지금 동민의 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이미 금가버린 관계. 회복할 수 있을까? 나중에는 한 땐 그랬지, 하며 다시금 웃으며 인사할 수 있을까?
감히 함부로 입을 열 수 없는 무거운 침묵 속에서 동민은 먼저 입을 열어 미안, 하고 사과한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그것만으로도 자신의 마음은 아파오기 시작한다.
만약 지금 자신의 등을 토닥여주는 건우가 없었더라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버렸을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건우의 손길에 간신히 두 다리에 힘을 주곤 뒤돌아서서 앞으로 힘없이 걸어나가는 동민을 조용히 바라본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마음 속으로 사과를 전하다보니 동민은 곧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그제서야 작게 한숨을 쉬곤 건우에게 살짝 기대어 도와줘서 고맙다고 얘기한다.
정말, 만약 그 때 건우가 없었더라면 나는... 잠시 건우가 나서주지 않았다면 자신은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를 생각해보다 문득 꿍했던 건우의 목소리가 다시금 떠올라 조금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건우, 그런 목소리는 처음이었는데... 혹시, 혹시 말야. 처음부터 다 보고 있어서 그런건가? 내가 바로 거절하지 못해서? 단호하게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지 못해서?
여러 추측을 해보지만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자 결국 고민고민하다가 건우의 품 속에서 살짝 빠져나온 후에 그를 올려다보며 묻는다. 어디서부터 봤냐는 자신의 물음에 건우는 거의 처음부터라고 대답하며 말을 이어가다 왠지 모르게 말 끝을 살짝 흐리며 제대로 말을 끝내지 못한다.
처음부터? 처음부터라면 정말 다 본거야? 내가 동민이랑 인사한 것도? 동민이에게 손목이 잡히며 고백받은 것도? 바로 거절하지 못한 것도?
누가 봐도 충분히 오해할 법한 상황을, 그것도 건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목격했다는 사실에 더더욱 당황한다. 어, 어쩌지? 괜히 이상한 오해하는 거 아니야? 내가 동민이에게 마음이 있다고...?
그런 여러가지 혼란스러운 생각들에 자신의 머릿속은 복잡해져만 간다. 그래서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건우가 저의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과 똑바로 눈을 마주치자 몸을 조금 움찔한다.
그리고 들려오는 건우의 말. 아까 보니까 되게 밝게 웃던데 꽤 사이 좋은 남자애였냐며, 둘이서 엄청 친하다는 것을 바로 알겠더라고 살짝 꿍한 목소리로 얘기한다.
처음 들어보는 뭔가 불만인 듯한 그의 목소리에 놀란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었다. 건우도 본인의 목소리에 놀란 듯, 자신의 시선을 살며시 옆으로 피한다.
저도 친하게 지내는 여자애가 있으니까 자신이 친하게 지내는 남자애가 있다고 해도 딱히 신경 안 쓴다면서, 그냥 어디까지나 정말로 친해보여서, 혹시나 해서 묻는것 뿐이라며 쿨하게, 태연하게 말을 이어가는 건우였지만, 여전히 자신과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는 못한다.
대신, 아까보다 빨라지는 머리를 긁적이는 그의 손의 움직임에서, 그가 현재 조금 당황스러워 한다는 것이 살짝 느껴진다.
"으응. 사실 1학년 때부터 도서실에서 종종 마주쳐서 서로 인사하곤 했거든. 그러다가 같은 학년이기도 하고, 동민이가 책도 찾아주면서 서서히 대화를 나누다보니 나름 친해졌었어. 늘 웃는 상인데다가 성격도 꽤 잘 맞아서 말야."
바로 그 때문이었다. 자신이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것은. 언제나 웃는 모습만을 보여주며 살갑게 굴던 동민이가, 방금은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마냥 차가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가 않았다. 생각만 해도 저절로 드는 한기에 양 팔을 교차해 살짝 자신의 팔을 손으로 비빈다.
"그런데 반도 다르고 도서실도 자주 안 가다보니 요즘 통 얼굴을 보지 못했거든. 그래서 오늘 우연히 동민이를 만났을 때 오랜만이라며 할 말이 있다고 그래서 여기로 나온거고. 그리고 그 이후엔...네가 봤듯이. 응."
굳이 그 뒷말까지는 얘기하지 못하고 자연스레 말을 끊어버린다. 어차피 이렇게 생략해도 건우는 처음부터 전부 보고 있었으니 전부 알 수 있을 터.
힘없던 동민의 뒷모습이 떠올라 다시금 마음 한구석이 쎄해져 온다. 그렇게 친하게 지냈지만, 이제는 어쩌면...
그러나 동민도 동민이지만, 지금 자신에게는 건우가 더 신경 쓰였다. 평소와는 다른 꿍한 목소리에 뭔가 불만족스럽고 불편하다는 분위기.
그 이유를 도저히 짐작하지 못하며, 아니, 어쩌면 조금은 알 듯 말 듯하며 건우를 가만히 바라본다.
잠시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조금 용기를 내어 그의 교복 옷자락 끝을 살짝 잡고 천천히 입을 연다.
"...저, 저기...혹시 지금 그래서 기분이 안 좋은거야? 나랑 동민이가 정말로 친하게 지내서? 확실하게 동민이의 고백을 거절하지 못해서? 그런거야? 응?"
일단 자신이 짐작해보고 있는 건우의 마음 상태의 원인들을 얘기해보며 그를 조심스레 올려다본다. 어쩌면, 어쩌면 말야. 지금 건우가 보이고 있는 모습. 이건 혹시...
순간, 자신의 머릿속에 또다른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확실한 것은 없었으니 일단은 잠시 자신의 마음 속에 접어둔다. -
262 건우 - 주아 (76678E+59) 2016. 7. 21. 오후 9:45:10내가 전부 보았다는 사실이 그렇게나 신경이 쓰였던걸까? 처음부터 전부 보았다는 나의 말에 주아는 당황하는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더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게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거와는 별개로 아까부터 느끼는 꿍한 기분. 이 꿍한 기분이 너무나도 신경 쓰였다. 특별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이러는건지. 괜히 당황스러워서 나는 그저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기만 했다.
하지만 그 당황스러움은 다음 내 말에 의해서 더욱 더 커져갔다. 둘의 사이를 물어보는 내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그리 기분이 편치 않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로 꿍한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에 정말로 크게 놀라서 슬그머니 주아에게서 시선을 돌려서 근처에 있는 나무 쪽을 바라보았다. 그 상태로 눈을 돌려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자, 주아 역시 상당히 놀란 것처럼 보였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당장 나만 해도 상당히 당황스럽고 놀라웠으니까. 아무 일도 없었고, 그저, 그저, 그저... 그저......
아니. 왜 나는 이렇게 생각이 정리가 안되는거지? 방금전 상황은 되게 쉽게 결론지을 수 있잖아. 그런데 왜? 머릿속이 순간 혼란스러워서 미처 생각이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괜히 머리를 긁적이는 손놀림은 나도 모르게 빨라졌다. 쿨한척, 태연한척 말을 해봐도 내 손놀림은 괜히 초조하고 당황스러워하는 마음을 그대로 주아에게 표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꿍한 기분은 주아의 다음 말에 의해서 아주 살짝 더 강해졌다. 1학년 때부터 도서실에서 종종 마주쳐서 서로 인사한 사이, 거기다가 같은 학년, 거기다가 도서실에서 자주 만났고 대화도 나누고 성격도 잘 맞았다는 말들.
작년같았으면 이런걸 들었어도 아무런 기분도 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왠지 모르게 기분이 불편했다. 여기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봐야, 좋을 건 없었지만 내 마음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말로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늘 웃는 상이라니. 그렇다면 주아, 너는 그 애와 자주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다는거야? 성격이 잘 맞아? 그럼 정말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거겠네? 그 애가 너를 좋아하게 될 정도면 대체 얼마나 친했던거야?
전혀 몰랐던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초조하면서도 꿍한 감정은 살짝씩 더 마음속에서 풍선처럼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기분을 어떻게든 쭉 가라앉히면서, 계속해서 아무런 말 없이 주아의 말을 들었다. 요 근래 통 만나지 못하다가, 오늘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오랜만이라며 할 말이 있다고 여기로 불렀다는 말을 하면서 주아는 말 끝을 자연스럽게 끊어버렸다. 그 이후의 말은 굳이 필요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전부 다 봤으니까.
자연스럽게 동민이라는 이름의 그 애의 마음을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작년에 주아와 만나고,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어서 주아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같은 반도 아니고, 주아가 도서실에 잘 가지 않다보니, 초조해질테고 이대로는 점점 멀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연인으로서 계속 함께 싶었던거겠지. 아마.
하지만... 그래도 내 여자친구라고! 주아는! 아! 진짜! 그 녀석. 고백을 할거면 하기 전에 좋아하는 애가 누군가와 사귀는건 아닌지 확실하게 체크하고 고백하란 말이야! 왜 내가 이런 기분을 느끼지 않으면 안되는건데?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투덜거림을 마음 속으로 중얼중얼거리는 도중, 갑자기 내 고복 옷자락 끝이 살짝 뭔가에 잡히는게 느껴졌다. 그 느낌에 깜짝 놀라서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샌가 주아가 내 교복 옷자락 끝을 살짝 잡고 있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천천히 입을 열어 나에게 말해왔다.
혹시 자신과 동민이가 정말로 친하게 지내서, 확실하게 동민이의 고백을 거절하지 못해서 나에게 기분이 좋지 않은거냐고 조심스럽게 묻는 주아의 모습을 나는 아무런 말 없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머리를 긁적이던 손을 살며시 다시 밑으로 내려놓았다. 하지만, 내 두 눈은 제대로 주아를 마주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어 나오는 주아의 말에 대한 대답도 놀라울 정도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다.
"그런거 아니야. 친한 남자애야 얼마든지 있을수 있고... 딱히 널 속박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따지면, 나도 친하게 지내는 여자애 있고..."
어느 것도 제대로 말을 끊지 못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말하면서 나는 조금 더 옆으로 주아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이런 꿍한 기분 속에서의 내 표정을 그다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특별히 무슨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정말 큰 그림을 놓고 보면, 주아가 친하게 지낸 남자애가 있었는데 그 남자애가 주아에게 고백을 했고, 주아는 내 도움을 받아서 그 남자애의 고백을 거절했다는 단순한 그림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큰 그림이 묘하게 불편했다. 물론 이거, 내가 이상하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말이지. 그러니까...정말로 그게 말이지.
"애, 애초에 기분이 안 좋다거나 그런것도 아니야. 그냥, 그냥, 그냥, 그냥..."
뭔가 변명거리라도 늘어놓으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아무런 말도 못하고 나는 그저 말 끝을 흐렸다. 기분이 안 좋다고 확실하게 표현을 해야 주아도 걱정을 안하는데 도무지 이게 내 의지대로 잘 되지가 않았다.
아무런 말도 못하고, 말 끝을 흐리기만 하면서 시선은 회피하기만 하고, 정말로 꼴불견인 모습만을 계속 비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가 살짝 결심을 하고, 고개를 끄덕인 후에, 나는 내 교복 끝자락을 잡고 있는 주아에게로 팔을 뻗은 후에 와락 품 속으로 끌어안았다. 평소보다 조금 더 강하게 힘을 주면서, 그래도 아프지는 않도록 조심스럽게 힘 조절을 했다. 품 속에 닿는 포근함과 온기를 절대로 놓지 않을것처럼 정말로 꼬옥 글어안고서, 나는 다시 한번 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너는 내 여자친구잖아. 그러니까 방금전처럼 망설이고 그러는건 보기 싫어. 나보다 더 친해보이는 분위기의 남자애가 보이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 질투한다고 해도 좋아. 아니, 질투 맞을거야. 아마도. 되게 내 멋대로이긴 한데, 그래도 싫어. 내가 고백했는데 왜 나중에 와서 뺏어갈것처럼 고백하는거야? 그것도 마음에 안 들어."
전혀 몰랐는데... 나 이렇게까지, 독점욕이 강했던걸까? 그런 말을 하면서도 주아가 불편해하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아아. 나 오늘따라 정말 왜 이러는거야!! 주아야. 미워하지 마. 하지만, 하지만, 정말로 싫은건 싫단 말이야.
//음. 이렇게 답레를 쓰다보면 저도 모르게 길어질때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혹시라도 주아주가 길이를 맞춰야한다고 압박을 느끼는건 아닌가 쓰면서도 한번씩 걱정이 너무 되네요. 혹시라도 그런 압박을 느낀다면 저는 괜찮으니까 그냥 편하게 써주세요. ;ㅁ; -
263 주아 - 건우 (62415E+60) 2016. 7. 21. 오후 11:13:37혹시나, 싶었던 자신의 예상이 딱 들어맞아 버렸다. 어쩌면 건우는 처음부터 보고있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보았는데, 그것이 정말로 정확하게 맞아떨어져 버렸다.
어디서부터 본 거냐고 물어본 자신의 질문에 건우는 처음부터 보았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조금 예상해보긴 했지만 그래도 직접 그렇게 건우의 입을 통해 듣자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에 따라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그를 바라본다.
그러나 당황스러운 건 자신뿐만이 아니었는지, 건우는 저의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그리고는 나름대로 쿨하게, 태연하게 동민이와 자신의 사이를 물어보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어딘가 한구석에 불편한 낌새를 가득 담고있다는 것이 절로 느껴질만큼 꿍했다.
난생 처음 보는 모습과 목소리. 평소에는 언제나 짓궂게 장난치거나 부드럽게 미소짓거나 감미롭게 노래를 불러주던 건우는, 지금은 정말로 보기 힘든 모습을 자신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어쩌다보니 서로에게 딱히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던 자신들이었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건우의 불편한 마음이 그의 목소리에 그대로 묻어나온다.
왜 그래, 건우야? 어디가 불편한거야?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는거야? 혹시...혹시 말야.
놀란 표정으로 살짝 눈을 돌려 자신과 눈을 마주치는 건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한 가지 가설을 세워보지만, 확실치 않은 만큼 일단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린다.
...그래도, 건우가 물어봤으니까 솔직하게 대답해줘야겠지.
일단은 건우의 질문에 답하기로 마음 먹으며 아까보다 더 빠른 손놀림으로 초조함과 당황스러움을 역력히 보여주는 그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어 모든 내력을 설명한다.
동민이와는 1학년 때부터 도서실에서 종종 마주쳐서 서로 인사했다고, 거기다가 같은 학년이고 도서실에서 자주 만나서 대화도 나누고 나름 성격도 잘 맞았다고 솔직하게 건우에게 얘기한다.
그래, 정말로 그렇게 친했었는데. 서로 책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책에 관련된 얘기를 주고받기도 하고 책과는 관련없는 평범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가 보면 특별할 것이라곤 전혀 없는 아주 사소한 대화들었지만, 그래도 나름 그 대화들도 즐겁게 느껴졌었는데. 그렇지만 이제는, 그런 대화를 다시 나눌 수 있을 때까지는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할 터였다.
왠지 모를 씁쓸함을 뒤로 하고 말을 이어간다. 요즘엔 잘 만나지 못하다가, 오늘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오랜만이라며 할 말이 있다고 여기로 불렀다는 말까지만 하고 그 뒷말은 자연스럽게 끊어버린다. 더이상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이후부터는 건우도 전부 알고있었으니까. 전부 직접 목격했으니까.
자신의 말이 전부 끝나고도 건우는 머릿속으로 자신의 말을 정리하는건지, 저의 생각을 정리하는건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는건지, 그저 여전히 조금, 꿍한 기색이 남아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아아...건우, 정말 어딘가가 맘에 안 드나봐. 혹시, 설마...
조금, 또다른 가설을 세워보며 건우의 교복 옷자락 끝을 살짝 잡는다. 그러자 건우는 깜짝 놀란듯이 고개를 들었고, 자신은 천천히 그에게 혹시 자신과 동민이가 친하게 지내서, 확실하게 동민이의 고백을 거절하지 못해서 기분이 좋지 않은거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그런 자신의 질문에 건우는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았고, 머리를 긁적이던 손을 아래로 내린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과 눈은 제대로 못 마주치는 상태. 그런 건우의 모습에 조금 안절부절 못하다가 건우가 천천히 입을 열자 그의 말을 조용히 듣기 시작한다.
그런거 아니라며 친한 남자애야 얼마든지 있을수 있고, 딱히 자신을 속박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따지면 저도 친하게 지내는 여자애가 있다면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말을 끊지 못한 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건우는 얘기한다.
"......"
그러나 조금 더 자신에게서 시선을 돌리는 그의 모습이, 중얼거리듯이 작게 얘기하는 그의 목소리가, 전부 신경쓰인다. 건우는 그런게 아니라고 했지만, 지금 그가 보여주는 모습은, 그 행동은, 그 목소리는 전부 그의 말을 확실하게 부정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조금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그를 바라보기만 한다. 정말, 오늘따라 평소에는 전혀 보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여주는 건우. 말로는 계속 아니라고는 하지만, 아닌 게 아니었다.
그래도 나름 십 년이상을 알고 지낸 소꿉친구. 그렇기에 이런 어긋나는 말과 행동같은 건 쉽게 포착해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본인이 계속 아니라고 한 만큼, 이것에 대해 더 파고들어가도 되나, 싶은 생각을 하던 중, 건우가 이어서 말을 한다.
살짝 말을 더듬거리며 애초에 기분이 안 좋다거나 그런것도 아니라면서 그냥, 이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해 중얼거리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여전히 피하는 시선과 흐리는 말 끝. 언제나 확실하게 자신의 마음을, 생각을 얘기하던 건우였지만 지금만큼은 제대로 말을 끝맺지도 못하는 그의 모습에 정말 뭔가가 잘못되었구나, 를 느낀다.
그러나 그런 건우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입을 열지만, 갑자기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끄덕인 후 팔을 뻗어 자신을 저의 품 속에 꽉 끌어안는 그의 행동에 결국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저, 그의 품 속에서 놀란듯이 동그래진 두 눈만 깜빡깜빡인다.
평소보다도 조금 더 힘이 들어간 건우의 두 팔과 그에 의해 더욱더 가까워진 자신들의 몸. 마치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듯, 그렇게 자신을 꼬옥 끌어안은 건우는 그래도 자신이 아프지는 않게 조심스레 힘조절을 하며 천천히 입을 연다.
자신은 저의 여자친구이니까 방금전처럼 망설이고 그러는 건 보기 싫다며, 저보다 더
친해보이는 분위기의 남자애가 보이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며, 아마도 질투가 맞을거라며. 제멋대로이긴 해도 저가 고백했는데 왜 나중에 와서 뺏어갈것처럼 고백하는 건지도 마음에 안 든다면서.
마치 어린아이가 된 듯한 그의 말에, 그의 투정에, 그의 독점욕에, 잠시 그의 품 속에서 멍하니 두 눈만 깜빡인다.
...혹시나 싶었던 가설이 맞았다. 건우는 지금, 질투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본인은 아마도라는 말을 덧붙였지만 자신은 알 수 있었다. 이런 모습,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던 너였으니까.
잠시 그렇게 아무말없이 얌전히 그의 품 속에 안겨있다가 자신도 천천히 팔을 뻗어 그를 꼬옥 안아준다. 그리고는 현재 건우의 질투 부리는 모습이 귀여운지 작게 웃어버리며 입을 연다.
"우와~ 우리 건우, 이렇게 독점욕 있는 아이라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네? 그래서 그렇게 기분이 꿍하고 안 좋은 거였어?"
마치 토라진 어린 아이를 달래주듯이 그의 등을 따스하게 토닥토닥이며 말을 잇는다.
"아까 망설여서 미안해. 솔직하게 바로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려 했는데, 순간 머리가 새하얘지고 손목도 잡히고 해서 조금 무서웠거든. 친했던 아이와의 관계가 끊어질 것이라는 것도."
차분하게 아까 자신이 바로 대답하지 못한 채 망설였던 이유를 건우에게 설명한다. 그래, 나는 두려웠었어. 건우야. 그 상황이, 그 아픔이, 그 정해져있는 결말이 전부.
그 말을 끝으로 토닥이던 손을 멈추고는 잠시 숨을 고른다. 그래. 나에게는...
잠시 그렇게 조금 가라앉은 눈빛을 띠며 가만히 있다가 짐짓 다시 평소처럼 장난스런 목소리로 입을 연다.
"앞으로는 망설이지 말고 바로 확실하게 대답할게! 고백 관련해서는 너말고는 전부 철벽 칠게. 나름 노력해서 진정한 철벽녀가 무엇인지 보여줄테니까, 꿍한 기분 풀자. 응? 나는 너만큼 친한 남자아이는 없다고 생각하니까, 절대로 다른 남자아이에게 넘어가지 않을테니까. 응?"
건우를 달래듯이 말을 걸며 다시금 그의 등을 따스하게 토닥인다. 우와, 정말로. 질투를 하며 어리광 피우는 듯한 그의 모습이 귀엽기 그지 없었다. 내가 뭘 해주면 우리 건우의 기분이 좀 풀리려나? 하고 말을 덧붙이며 결국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아아, 진짜 너무 귀엽잖아. 너.
/ 아니예요, 건우주! 저도 쓰다보면 점점 길어져서... 그러니까 그런 걱정은 하실 필요 없어요! 오히려 제가 레스 길이가 들쭉날쭉해서 죄송해요...ㅠㅠ 건우주도 그냥 건우주께서 편하신 길이로, 편하게 써주세요! 저도 건우주의 말씀처럼 편하게 쓸테니까요.
그나저나 건우의 질투하는 모습 너무 귀여워요! 조금 못된 마음이지만 계속 질투 일으키고 싶어지네요...ㅎㅎㅎ -
264 건우 - 주아 (04599E+58) 2016. 7. 22. 오전 1:10:01혹시라도 걱정할까봐, 혹시라도 미안해할까봐, 나는 애써 자신의 마음 속의 꿍한 감정, 정확히는 질투심을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다. 괜히 나 때문에 주아가 걱정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계속해서 말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평소라면 절대로 보이지 않는 모습. 그 모습이 나 스스로도 너무 낯설었다.
주아 역시도 이런 내 모습이 낯설었는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무런 말 없이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 모습 때문에 또 어떻게든 변명을 하려고 말을 이으려고 하지만 그건 또 다시 제대로 끝을 맺지 못하고 머뭇머뭇거리는 모양새로 나와버린다.
그냥이라는 말을 말하면서 제대로 끝을 맺지 못하고 머뭇머뭇거리는 모습을 주아는 정말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바라보았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정말 스스로가 꼴불견이다라고 느끼면서,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서, 차라리 이럴바에야 솔직하게 다 털어놓자고 결심하고, 교복 끝자락을 잡고 있는 주아를 와락 끌어안았다. 꿍한 마음 때문일까. 팔에는 힘이 평소보다 많이 들어갔다. 평소보다 더 꼬옥, 품 속에 끌어안은 것 때문에 고개를 숙여도 주아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차라리 이게 나았다.
지금 나의 표정을 그다지 보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지금 내 표정은, 엄청나게 토라진 표정일테니까. 절대로 놓치 않겠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품 속에 끌어안고서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내가 느낀 것들을 하나하나 전부 빠짐없이 말했다.
그야말로 어린애의 투정과 다를 바 없는 모습. 그 모습에 스스로가 너무나도 한심스러웠다. 질투를 느끼는 내 모습 때문에 주아가 불편해하지 않을지 괜히 걱정이 되었다. 난 이렇게나 독점욕이 강했던걸까?
하지만 내 우려와는 반대로, 주아는 나에게로 팔을 뻗어서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었다. 생각도 못한 주아의 행동에 내 몸은 순간 움찔했다.
"...!"
들려오는 작은 웃음소리. 그리고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주듯이 등을 따스하게 토닥토닥이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주아에게서 이렇게 독점욕이 있는 아이라는건 처음 알았다면서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주는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면 안되냐? 이렇게나 귀엽고 예쁜 여자친구라면, 독점욕이 생기는것도 당연한거라고.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남자애들도 다 그런거라고. 네가 나쁜거야. 네가. 네가 이렇게 귀엽고 예쁜게 잘못이야."
여전히 내 목소리는 살짝 토라진 톤이었다. 한번 뻥 터트린 꿍한 마음은 댐에서 물이 터져나오듯이,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살짝 토라진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하고서 나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주아의 말을 들었다.
주아는 아까전에 망설여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새하얘지고, 손목도 잡혀서 무서웠다고, 친했던 아이와의 관계가 끊어지는게 무서웠다고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주아 역시 상당히 힘든 상황이었음을 다시 한번 잘 알 수 있었다.
아무런 말 없이 나 역시도 주아의 등을 토닥토닥 쳐주었다. 지금 주아의 표정이 어떤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주아의 눈에 내 토라진 표정이 보이지 않듯이 나 역시도 주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살며시 들려오는 장난스런 목소리로 추정해봤을 때, 어쩌면 정말로 장난끼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어 주아는, 앞으로는 망설이지 말고 확실하게 대답하겠다고 말하면서 진정한 철벽녀가 뭔지 보여주겠다면서 나를 달래듯이 말을 걸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뭘 해주면 내 기분이 풀리겠냐고 말을 덧붙이면서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왠지 어린아이 취급 받는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안 바래. 그냥 방금 말한대로 다른 남자애들에게 넘어가지 말아줘. 널 속박할 마음이 없으니까. 친하게 지내는건 좋아. 하지만, 내가 1번이 아닌건 싫어. 나도 널 1번으로 둘테니까. ....미안해. 뭔가 어리광 부리는 것 같아서. 하지만, 역시 싫은건 싫은거니까. 많은 욕심은 안 부릴게. 그냥 그렇게만 있어줘. 나도, 네가 바란다면 진짜로 철벽남으로서의 진수를 보여줄테니까."
오늘따라 정말로 어린애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정말로 살포시 안으면서 나 역시도 살포시 안겼다.
미안해. 주아야. 너에게 좀 부담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렇게 있어줘. 다시는 질투 같은거 안할테니까. 정말로. 지금은, 지금은 그냥 이렇게만 있어줘. 그러면 나도 곧 토라진거 풀테니까...
"......나도 이렇게 내가 독점욕이 강한 성격인건 몰랐어. 하지만, 그래도 불안하니까. 널 좋아하는 애들은 정말로 많을테니까. 이것도 귀여운 여자애를 여자친구로 두고 있는 이의 숙명이라면 숙명인걸까."
정말로 힘든 숙명이 아닐수가 없었다. 하지만 역시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는거겠지. 나는.. -
265 주아 - 건우 (08336E+54) 2016. 7. 22. 오전 10:04:01평소같으면 그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가끔씩 짓궂은 말도 날리며 장난을 쳐왔을 건우는, 오늘따라 정말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자신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꿍한 목소리와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기분 나쁜 표정.
분명 점심 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그다지 다를 바 없었는데. 갑자기 왜 그러는거야, 건우야?
사실 한 가지 짐작가는 이유는 있었지만, 굳이 입 밖으로 소리내어 물어보지는 않는다. 대신 평소처럼 꼼꼼하고 논리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말을 채 제대로 끝내지도 못하는 그를 조금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이런 자신의 모습 때문인지 어떻게든 말을 이어가려 했던 건우였지만, 그 말조차도 제대로 끝맺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 속 무언가를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꾹꾹 숨기려는 듯, 건우는 한참을 그렇게 머뭇머뭇거린다. 자신은 그런 건우를 정말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바라보기만 한다.
동민이도 그렇고, 건우도 그렇고. 오늘따라 남자아이들이 왜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아니, 동민이는 왜 때문이었는지 알게 되었으니까 그렇다고 쳐도, 건우는...
...혹시, 혹시 말야. 어쩌면 정말로. 건우는 지금, 질투를 하고있는걸까?
자신이 마음속으로 조심스럽게 한 가지 가설을 세움과 동시에 건우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곧 저의 교복 끝자락을 잡고있는 자신을 향해 팔을 뻗어 와락 끌어안는다.
평소보다도 더 들어간 힘에, 자신의 몸은 하릴없이 그의 품 속에 쏙 들어가 안긴다. 갑작스런 지금 이 상황에 놀란듯, 멍하니 두 눈만 깜빡깜빡인다.
도저히 서로의 얼굴을 볼래야 볼 수 없는 상황. 지금까지는 서로의 표정과 행동과 말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예측해 왔었다면, 지금은 온전히 자신들에게 들려오는 말만을 이용하여 속마음을 예측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건우는 지금 이렇게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건우라면, 분명히 자신의 이런 평소와는 다른 표정을 나에게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을테니까.
절대로 놓지 않을것처럼 자신을 꽉 끌어안은 건우는 이어 또다시 기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연다. 마치 어린아이가 투정부리는 것같은 말을 중얼거리듯이 하나하나 전부 다 얘기하는 그의 모습에, 그저 아무 말없이 그의 말을 듣는다.
맞았다. 자신의 가설이, 자신의 생각이 전부. 건우는, 지금 질투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본인은 확실치 않은 듯이 아마도, 라고 말하지만, 적어도 자신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건우는 아까만 하더라도 평소와 다를 바 없던 모습을 보여주다가 동민이를 만난 이후부터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그것도 그저 친구로서 지내는 모습이 아니라 고백을 받는 모습을 보았으니. 질투심을 느낀다고 해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연인이 된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짝이 다른 이성의 사람에게 고백을 받고있는 상황에서, 과연 그 누가 질투를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만약 입장을 바꿔서 자신이 건우의 상황이라고 생각해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질투심이었다.
응, 나라도 분명 토라졌을거야, 건우야.
정확히 건우가 지금까지 왜 그런 이상행동을 보여주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되자, 그의 행동이, 지금 그의 모습이, 그의 말이, 전부 귀엽게만 느껴진다. 결국 건우에게로 팔을 뻗어서 그를 포근하게 안아준다.
그러자 건우는 놀란듯이 몸을 순간 움찔, 한다. 아아, 정말. 이런 것도 이렇게 귀엽게 반응하기야?
결국 작게 웃어버리며 그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주듯이, 그를 달래준다. 정말, 태어나서 처음 보는 이렇게 독점욕 강한 건우의 모습.
그동안 건우가 다른 사람을 배려해주고 챙겨주는 모습만 봐왔던 자신으로서는 지금 그의 이런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정말, 너무 귀여웠다.
그런 자신의 말과 행동에, 건우는 여전히 살짝 토라진 목소리로 그러면 안되냐며, 이렇게나 귀엽고 예쁜 여자친구라면 독점욕이 생기는 것도 당연한거라며, 자신이 이렇게 귀엽고 예쁜게 잘못이라며, 다 자신이 나쁜거라고 투정부린다.
우와...또 나왔다. 들어도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건우의 발언. 언제나 자신을 귀엽다고 칭찬해주는 건우의 말은, 아무리 반복해 들어도 들을 때마다 익숙하지 않고 부끄러운 것은 사실이었다. 물론, 자신도 건우를 볼 때마다 너무 귀엽고 멋지다고 생각하며 자주 그렇게 표현하곤 했지만, 그래도 건우는 그런 자신보다도 훨씬 더 자주, 더 낯뜨겁게 말해주곤 했다.
그 말이 너무 고마우면서도 한 편으론 이것이 말로만 듣던 콩깍지라는 것인가, 싶은 생각에 결국은 조금 부끄러운 듯 하하, 하고 웃어버린다.
"귀엽고 예쁜 건 그다지 인정 못하겠지만 말야, 그래도 내가 잘못한건 맞으니까. 미안해~ 앞으로는 네말대로 귀엽지 않게, 예쁘지 않게 노력할테니까. 응?"
뭔가 묘하게 부끄럽고 이상한 기분이 드는 발언이었지만, 일단은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야, 나는 뭐가 귀엽고 예쁜 모습인지 조금도 알 수 없으니까 말야. 그리고 왠지 지금의 너라면 내가 무슨 행동을 해도 다 예쁘게 봐줄 것만 같으니까...
새삼 낯뜨거움을 느끼면서 아까 전에 망설였던 일을 사과한다. 차분히 그 때의 자신의 두려운 심정을 설명해주듯 얘기하자, 건우는 아무런 말없이 저 역시도 자신의 등을 토닥토닥 쳐준다. 비록 서로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있다는 그의 행동이 고맙게 느껴져 작게 미소짓는다. 그리고 이어서 앞으로는 망설이지 말고 확실하게 대답하겠다고, 진정한 철벽녀가 뭔지 보여주겠다면서 건우를 달래주듯 말한다. 혹시 이걸로는 부족할까, 싶어서, 뭘 해주면 우리 건우의 기분이 풀릴까, 하고 말을 덧붙이면서 키득키득 웃는다.
완벽한 어린아이 취급. 그렇지만 지금은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건우는 많이 안 바란다며, 자신을 속박할 마음이 없으니까 방금 말했듯이 다른 남자애들에게 넘어가지 말아달라며. 뭔가 어리광 부리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저가 1번이 아닌 건 싫다며. 저도 자신이 바란다면 철벽남으로서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며. 평소라면 제대로 말하지 않을법한 질투의 마음을 숨김없이 표현한다.
그리고는 그대로 자신을 살포시 안으면서 저 역시도 살포시 자신에게 안긴다. 그의 남자다운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을 보자 그가 너무너무 귀엽게 느껴져서 자신의 얼굴에서 웃음은 떠날 줄 모른다.
"알았어, 알았어~ 절대 안 넘어갈게. 그리고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 속 1번은 언제나 건우, 너라구.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그 순위가 바뀔 일은 절대로 없어. 그럼 나도 이성으로서 접근해오는 다른 남자애들한테는 철벽 칠테니까, 너도 그렇게 다가오는 다른 귀엽고 예쁜 여자애들한테 철벽쳐야해? 막막 그 애들이 정말 귀엽게 애교 피우고 은근슬쩍 스킨십 하려고 해도 넘어가면 안돼?"
자신도 건우에게 맹세하듯이 철벽을 치겠노라고 말하곤 건우에게도 다짐받듯이 그렇게 묻는다. 그렇게 다가오는 이성친구가 불안한 건 건우뿐만이 아니었다. 자신도, 그렇게 능숙하게 애교를 부리며 건우에게 접근해올 다른 여자아이들을 생각해보면 조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잠시 말이 없다가 천천히 저도 본인이 이렇게 독점욕이 강한 성격인 건 몰랐다며, 그래도 자신을 좋아하는 애들은 정말로 많을 테니 불안하다고. 이것도 귀여운 여자애를 여자친구로 두고있는 이의 숙명이라면 숙명일까, 하고 얘기하는 건우의 말을 잠시 가만히 듣다가 다시금 작게 미소짓는다.
정말, 오늘따라 낯부끄러운 말을 잘도 한다니까. 그래도 그렇게 말해도 건우라면은 소위 그 숙명이라는 것을 기꺼이 짊어지고 갈 아이라는 것을, 자신은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질투심 때문인지 이렇게 약해진 모습을 보여도, 외유내강인 건우인만큼, 그 힘든 숙명에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걱정마. 내가 그 숙명이란 것을, 너에게만을 향해 바꿔볼테니까. 절대로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다른 남자아이들이 나에게 고백을 해온다고 해도, 내가 넘어가지 않으면 되는거잖아?"
그래. 어차피 지금 건우가 말하는 그 숙명이라는 것은 자신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 그러니까, 자신이 똑바로 처신하고 행동하면, 그 숙명이 건우를 괴롭힐 일은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좋아, 그렇다면, 너를 위해.
잠시 자신도 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다가 문득 저의 이런 독점욕 강한 모습에 건우가 자신에게 미안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말야, 건우야. 나는...
잠시 아무 말 없이 여전히 그의 품 속에서 그를 꼬옥 안아주다가 이내 키득키득 웃으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연다.
"그리고 말야, 건우야. 나, 너한테 질투심 많고 독점욕 강한 남자가 좋다고 얘기한 적 있니? 그런 남자애를 보면 정말로 나를 좋아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너무 귀엽거든. 그리고 그게 너라면. 응, 건우, 너만으로 한정한다면, 나, 속박 당해도 좋아. 그러니까 혹시나 나한테 미안해하고 있다면 그러지마, 응?"
건우는 정말 대단한 아이였다. 자신의 이상형까지 전부 바꿔버리는 아이였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이상형이 건우에게 맞춰가는 꼴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 정말로, 나는 건우, 너 자체를 정말 너무 좋아하고 있으니까. -
266 건우 - 주아 (04599E+58) 2016. 7. 22. 오후 12:40:42질투. 그것은 생각보다 꿍하고 암울한 감정이었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신경쓰게 되고, 괜히 심통이 난다.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이렇게까지 질투를 한 적이 없었기에, 이 감정은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혼란스럽기 그지 없었다.
엄청나게 토라진 표정. 그리고 토라진 감정. 자신의 여자친구가 누군가에게 고백받을 정도로 매력이 있다는 건 자랑스러울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나보다도 멋지고 뛰어난 남자애가 나타날지도 모르고, 그 남자애가 주아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그리고 그 남자애가 주아와 정말로 잘 맞는다고 한다면, 나는...
사실 멀리 갈 것도 없었다. 만약에, 정말로 만약에 내가 한창 주아와 거리를 띄우고 있었을때 동민이가 나타나서 주아에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고, 사귀자고 말을 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IF를 생각해봐도 아무런 의미도 없긴 하지만, 어쩌면 주아는 내가 아니라 동민이와 사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가능성이라는건 정말로 무궁무진한 법이다. 애초에 나와 주아가 사귀게 될거라고는 나조차도 작년에는 상상조차 못한 일이었다.
불안하고 꿍한 마음. 그 마음을 가득 담아, 주아를 평소보다 강하게 끌어안고 투정부리듯이 말해본다. 애초에 네가 귀엽고 예쁜게 잘못이라고, 다 네 잘못이라고 정말로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면서 꿍한 마음을 담아 그렇게 말해본다. 그러자 주아는 장난스럽게, 하지만 부끄러움이 가득 담긴 웃음소리를 내면서 귀엽지 않게, 예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그 말에 나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여전히 꿍한 기색이 있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건 그거대로 싫어."
귀엽고 예쁜게 잘못이라고 말해놓고서도 귀엽지 않게, 예쁘지 않게 노력하겠다는 말 또한 싫다고 말하는 내 모습은 모순적이라고 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싫은건 싫은거였다. 왜 여자친구가 귀엽지 않게, 예쁘지 않게 노력하는 모습을 봐야하는건데?
아니, 애초에 성립이 되지 않아. 주아야. 내 눈엔 네가 정말로 범죄나 그런걸 저지르는게 아닌한 뭘 해도 귀엽고 예쁘게 보일거야. 그러니까 그런 말 하지 마. 응?
그런 말을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살포시 안겼다. 그리고 또 다시 투정부리듯이 말을 하니 주아는 나에게 확실하게 철벽을 쳐야한다고 다짐을 받듯이 말해왔다. 귀엽게 애교를 부리고 은근슬쩍 스킨십을 해도 넘어가면 안된다고 말하는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 눈에는 네가 제일 예쁘고 귀여우니까 다른 애들은 눈에 안 찰거야. 절대로 안 넘어가. 하늘이 무너지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안 넘어가. 그러니까 그 부분은 안심해도 돼. 내가 고백을 거절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으면서 뭘 그렇게 걱정하고 그래."
계속해서 나를 안심시키듯이 토닥이면서, 말해주는 주아의 따뜻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꿍한 마음은 조금씩 풀려간다. 어리광을 부리는 내가 귀찮을법도, 짜증날법도 하건만, 그 모든걸 전부 다 하나하나 받아주고 있었다.
평소에도 남을 신경써주고 배려해주는 마음씨가 너무나도 따뜻한 아이란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모습까지 받아주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어쩌면 평생 주아에게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물론 상관없었다. 오히려 그렇다고 한다면 나로서는 환영이었다. 이런 애의 옆에만 쭉 있을 수 있다면 나는...
평소보다 약한 모습을 보이고, 평소보다 어리광 부리듯이 말하고, 평소라면 절대로 보이지 않을 꿍한 모습을 보이면서 스스로도 내가 이렇게까지 독점욕이 강하고 질투가 강한 이라는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아까부터 계속 이어진 주아에 대한 불안한 마음은 잠시동안 아무런 말 없이 나를 편안하게, 정말로 부드럽게 따뜻하게 안아주던 주아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의해서 서서히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질투심이 많고 독점욕 강한 남자애가 좋다고. 정말로 나를 좋아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너무 귀엽다고. 자신만으로 한정한다면 속박당해도 좋다고, 그러니까 미안해 하지 말라고.
그 말을 듣고 나는 잠시동안 주아가 그랬던 것처럼 아무런 말 없이 주아를 품 속에 안은채로 가만히 있었다. 약간의 침묵과 함께 시간이 흐르는 것을 조용히 느끼다가 오른팔을 살짝 올려서 주아의 머리를 평소보다도 더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면서 살포시 웃으면서, 아까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의 목소리로 주아에게 말했다.
"속박은 안할거야. 나에겐 내 생활이 있고 너에겐 너의 생활이 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까지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으니까, 가벼운 벌은 줘도 되는거겠지? 전에 데이트때 받은 소원권을 사용할게. 눈 꽉 감고 있어. 확실하게 유주아라는 여자애가 지금 누구의 여자친구인지.. 불안해서라도 이마에다가 표시를 남길거니까."
전에 첫 데이트를 했을때 주아가 사용했던 방식을 내 나름대로 바꿔서 입에 담았다. 그때와 다른게 있다면 주아는 딱밤을 때릴 것처럼 얘기했지만 나는 정면으로 이마에 입맞춤을 하겠다고 말했다는 점이었다.
평소라면 이렇게까지 강압적으로 하진 않겠지만, 두 번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하게 하겠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소원권을 사용했다. 지금의 주아의 표정은 어떨까? 여기서 이렇게 나올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당황하고 있을까? 아니면 마치 예상했다는듯이 웃고 있을까?
어떤 표정을 지을지는 내 위치에선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짐작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건 그렇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하게 되면, 이렇게나 변하게 되는걸까? 연애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나도 몰랐던 나의 일면을 보는 기분이 너무나도 신선하기 짝이 없었다. -
267 주아 - 건우 (20811E+60) 2016. 7. 22. 오후 2:42:11생각보다 더 엄청난 반응. 예상치 못했던 동민의 고백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건우에게까지도 거대한 파장을 몰고 왔다.
난생 처음 보는 불안하고 꿍하고 토라진 듯한 건우의 모습. 처음에는 그 모습이 낯설고 의아하기만 하였으나, 그가 말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그가 질투를 하고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하지만 그가 처음으로 질투하는 모습을 자신에게 보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짜증난다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그 모습이 귀엽게만 느껴진다.
건우 너, 그동안은 그렇게나 짓궂게 나를 놀리고 태연하게 스킨십하고 그러더니. 아파도 아픈 티 내지 않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려고 하면서 어리광도 잘 부리지 않더니.
그러나 지금 건우는 그 모든 남자다움과 어른스러움이 사라진, 정말 전형적인 어린아이로 되돌아간 듯한 18살 남자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모습이 싫은 것은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건우의 그런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
분명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아직 새학기 초였을 때, 그 때는 서로의 입장이 반대된 채로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었다.
혜인이라는 여자아이에게 고백받았던 건우.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했을 때, 자신은 그저 뒷걸음질치고 그 자리에서 바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용기도 없었거니와 그 때는, 자신이 건우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그 때 느꼈었던 그 마음이 찢어질 듯한 아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분명, 짝사랑의 아픔이 틀림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지금처럼 건우와 연인이 되고 난 다음에 그런 장면을 목격했더라면? ...생각만 하더라도, 나올만한 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질투심. 아마 자신도 건우처럼 곧장 그 자리에 다가가서 질투하고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드러냈을 것이었다. 마치 지금 건우가 자신에게 보여주고 있듯이.
그래서 건우가 이렇게 토라진 이유를,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불안했던거지? 건우야.
마음속으로 그렇게 질문하듯 말을 걸어보며 투정부리듯이 전부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건우에게, 장난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럽게 웃으며 귀엽지 않게, 예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얘기해본다. 우와...이건 이거대로 무지하게 창피한 말이네...
그러나 자신의 그 말에도 건우는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여전히 꿍한 기색이 있는 목소리로 그건 그거대로 싫다고 대답한다.
그 말에 조금 난감한 마음을 감추며 작게 하하, 웃어버린다. 좋아, 싫어. 확실한 이분법적 사고로 표현하는 건우의 마음. 애매모호한 표현보다는 이렇게 솔직하게 좋다고, 싫다고 표현하는 것이 확실히 더 좋았지만 지금은 조금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귀엽고 예쁜 것도 잘못이고,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도 싫다고. 모순적인 그의 말이었지만, 그 말의 뜻을 짐작하여 이해할 수는 있었다.
"으음...그러니까아... 다른 남자아이들한테 예쁘게 보이는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그 애들 때문에 내가 괜히 안 그러려고 하는 것도 싫다는 거지? 그렇다면 앞으로는 너한테만 귀엽고 예쁘게 보이도록 노력할게. 이걸로는 안될까? 응?"
건우의 마음에서 생각해보며 자신이 추측한 그의 마음을 얘기한 후, 나름대로의 절충안을 제시하며 다시금 그를 달래주듯이 말을 건다. 내가 할 수 있으려나...
그런 생각을 잠시 하다가 살포시 자신에게 안기고는 다시금 투정을 부리듯 말을 하는 건우에게, 이번에는 역으로 자신이 확실하게 다른 여자아이들에게 철벽을 쳐야한다고 다짐 받듯이 얘기한다. 구체적인 그 여자아이들의 행동을 언급하며 그래도 넘어가면 안된다고 단단히 주의를 주자, 건우는 아까도 말했지만 저의 눈에는 자신이 제일 예쁘고 귀여우니까 다른 애들은 눈에 안 차므로 절대로 안 넘어간다고 확실하게 얘기해준다. 저가 고백을 거절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으면서 뭘 그렇게 걱정하고 그러냐는 그의 말에 순간 생각에 잠긴다.
다시금 떠오르는 혜인이의 모습. 긴 포니테일 머리가 잘 어울리던 상당히 예쁘장한 모습의 아이. 물론 그런 아이의 고백도 거절했던 건우였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막막 정말로 같은 여자가 봐도 예쁘다, 소리가 절로 나올 여자애라면...
"...으응, 그럼 너만 믿는다? 혹시나, 아주아주 만약에 그렇게 넘어가는 모습이 보이면 나, 다시는 너 이렇게 안 안아줄테니까."
말은 그렇게 하지만 건우를 부드럽게, 따뜻하게 안아주고 있는 자신의 팔에 힘을 풀지는 않는다. 오히려 조금 더 꼬옥 안아주며 질투로 인해 토라져있는 그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려 일부러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연다.
지금의 건우의 모습으로 인해 또다시 변경된 자신의 이상형을 얘기하며, 질투심이 많고 독점욕 강한 남자애가 좋다고, 건우만으로 한정한다면 속박당해도 좋으니까 미안해 하지 말라고.
자신의 그 말에 건우는 잠시동안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을 품 속에 안은채 가만히 있었다. 약간의 침묵 속. 먼저 말을 꺼내지 않고 건우가 입을 열어주기를 기다린다.
혹시, 아직도 뭔가가 마음에 안 드는걸까? 어떻게하면 건우의 불안하고 꿍한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한창 하던 중, 갑자기 자신의 머리에 느껴지는 평소보다도 더 부드러운 그의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놀란 듯, 여전히 그의 품 속에서 두 눈만 깜빡인다. 그리고 들려오는 아까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의 목소리.
속박은 안 할거지만, 이렇게까지 저를 불안하게 만들었으니 가벼운 벌은 줘도 되겠지? 하면서 마치 자신이 전에 사용했던 방법처럼 소원권을 사용하여 눈 꽉 감고 있으라며, 불안해서라도 이마에 표시를 남길거라는 그의 말에 순간 당황하여 멍한 표정을 짓는다. 물론, 지금 위치에서는 서로의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차라리 그게 낫다는 생각을 한다.
우와... 또다시 나왔다. 남자다운 건우의 모습. 질투와 불안한 마음이 불러낸 힘인지, 평소와는 달리 강압적으로, 박력넘치게 소원권을 사용하는 그의 모습에 결국은 풋, 하고 웃어버린다.
"정말이지, 너라면 속박 당해도 괜찮다니까. 결국 벌 주기야? 으음...확실히 이번에는 널 불안하게 만든 내 잘못도 있긴 있으니까. 알았어. 그 소원권, 접수되었습니다~"
장난스레 소원권이 접수되었다고 얘기하며 그를 안고있던 팔을 풀고 그에게서 조금 떨어진다. 잠시 오늘따라 새로운 일면을 많이 보여주고있는 그의 얼굴을 자신의 눈에 담다가, 작게 미소지으며 그의 소원대로 두 눈을 꼬옥 감는다. 이러면 됐지? 하고 말을 덧붙이며 얌전하게 가만히 그가 행동하기를 기다린다. -
268 건우 - 주아 (04599E+58) 2016. 7. 22. 오후 3:55:43처음에는 꿍하고 불안하고, 기분이 영 좋지 않았지만 주아의 부드러움은 그런 내 마음을 천천히 풀어나갔다. 그리고 그런 주아의 노력 덕분에, 내 마음은 이제 상당히 편안해졌다. 그 증거로 처음에는 목소리가 상당히 꿍했지만, 지금의 내 목소리와 기분은 한결 부드럽게 바뀌었다. 마치 평소와 같은 분위기를 되찾아가면서 나는 속박해도 좋다는 주아의 말에, 그러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나는 나의 생활이 있고, 주아는 주아의 생활이 있다. 각자의 교우 관계가 있고, 각자의 생각이 있고, 각자의 삶이 있다. 주아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다 속박해서 나에게로 맞추고 싶진 않았다. 그건 '사랑' 이 아니라 '집착' 이었다. 집착밖에 안 남은 연인사이. 그것에 행복은 과연 존재할까? 그렇게 변질된 관계를 체험해 본 적이 없었기에, 나로서는 그 답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내 생각에는 그런 관계에 행복은 존재할 수 없었다. 아무리 가까운 연인이라고 해도 서로를 존중해주는 자세. 그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렇기에 상대의 모든 것을 내 입맛대로 정하고 바꾸는 행위인 속박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역시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보지 않았다면 모를까. 고백을 받는 장면을 보고 말았다. 그러기에, 지금 여기에 있는 이 여자애가 자신의 여자친구임을 확실하게 하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이 들어서 전에 데이트에서 한번 언급된 적이 있었던 소원권을 사용해서, 눈을 꽉 감고 있으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주아는 잠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지만 내 위치에선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궁금증은 곧 풋 하고 웃는 주아의 웃음소리에 금새 해결이 되었다.
자신에게도 잘못도 있긴 하니까 알았다면서 소원권을 접수한 주아는 살며시 팔을 풀고 나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그리고 잠시동안 내 얼굴을 바라보다가 정말로 예쁜 미소를 지으며, 두 눈은 감았다. 그러더니 이러면 됐지? 라면서 살짝 도발하는 것처럼 말을 덧붙였다.
그 모습에 나 역시도 작게 풋하고 웃으면서 한 걸음, 주아를 향해서 걸어갔다. 방금 전 주아가 내 얼굴을 바라본 것처럼, 나도 가만히 주아의 얼굴을 내 눈에 담았다. 만약 그때 내가 거리를 계속 띄운 상태였다면, 그 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둘 중 하나가 거기서 도망쳐버렸다면, 주아가 나를 잡고 자신의 슬픔을 말하지 않았다면, 어느 한쪽이라도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우린 이렇게 함께 서 있을 수 있었을까?
동민이에게는 정말로 미안하지만, 주아의 남자친구는 나였다. 좋아하는 마음은 아주 잘 알 수 있었지만, 그래도 넘겨줄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어쩌면 나와 동민이의 운명이 정 반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면서 나는 주아의 얼굴을, 살며시 손으로 부드럽게 잡아 고정시켰다.
"다시 말하지만 속박은 안 해. 대신에 이럴거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하고서 나는 허리를 살짝 굽힌 다음에, 전에 주아가 그랬듯이 그 하얀 이마에 살짝 입술을 부드럽게 맞췄다. 약 3초 정도 그렇게 있다가, 살며시 이마에 닿아있던 그 입술을 천천히 때어냈다. 처음의 꿍한 마음은 이미 온데간데 없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그 대신에 느껴지는건 약간의 부끄러움, 그리고 눈 앞의 자신의 여자친구에 대한 애정. 그리고 잠시동안이지만, 정말로 못난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이해해주고 토닥여 준, 정말로 최고의 여성에 대한 두근거림이었다.
질투를 했을때의 모습도, 살짝 입맞춤했을때의 모습도 전부 머릿속에 남아, 나는 살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서는 조용히 손만 주아에게로 살며시 내밀었다.
"산책이나 하자. 원래 혼자 하려고 했지만, 기왕 만났으니 굳이 따로 떨어질 필요는 없잖아. 기왕 이렇게 된 거, 좀 더 주변에 사귄다는걸 보여주던가 해야겠어."
괜히 그렇게 말해보면서 나는 살며시 미소를 지어서 산책을 같이 해보자고 주아에게 제안을 해봤다. 처음의 꿍했던 기분은 정말로 모두 사라져, 이제 내 입가에 남은 것은, 정말로 부드럽고 편안한 미소뿐이었다. -
269 주아 - 건우 (15398E+57) 2016. 7. 22. 오후 5:25:43꿍하고 토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건우의 마음을 풀어주려, 편안히 해주려 나름대로 그에게 말을 걸며 노력한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전형적인 질투를 보여주는 그의 모습이, 조금 미안했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새삼 자신들이 연인이긴 하구나, 하고 생각해본다.
만약 서로 소꿉친구로서의 감정만이 남아있었다면,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짝사랑으로만 남겨놓았었더라면.
아마 방금 전의 동민이의 고백을 거절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이렇게 질투하는 건우의 모습을 볼 수도 없었을 터였다.
남자친구가 아닌 소꿉친구로서의 건우라면, 자신이 고백을 받았다고 했을 때 질투하기는 커녕 오히려 밝게 축하해줄 아이였으니까.
그렇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건우는 이제 더이상 친구로서만으로 남아있지 않았다. '남자친구', 당당히 그 이름으로 자신의 곁에 있어주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질투하고 토라지고 불안해하는 모습도 보여주는 거겠지.
그렇지만 그런 건우의 모습이 귀엽다고 해서 그의 마음을 풀어주지 않을 수는 없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지금 건우는 매우 불편한 기분을 느끼고 있을테니. 그렇다고 한다면 그것을 편안하게 풀어주고 자신에게 기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자신이 여자친구로서 해야 할 일.
천천히 그의 마음을 부드럽게 다독여주며 그런 자신의 마음을 전하자, 건우는 서서히 그 불안감이 사라져가는지 그의 목소리는 다시금 평소처럼의 그 부드러움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평소와 같은 분위기를 되찾아가며 건우는, 속박당해도 좋다는 자신의 말에 그러고 싶지는 않다고 확실히 밝힌다.
그렇지만 역시 조금 불안하긴 한지, 자신이 저의 여자친구임을 확실히 하겠다며 소원권을 사용해 눈을 꽉 감고 있으라고 얘기한다. 잠시 아무 말 없이 그의 말을 듣다가 결국에는 풋, 하고 웃어버린다.
아아, 정말이지. 소원권, 주길 다행인 것 같아. 그치, 건우야?
어쨌든 자신도 잘못이 있는 만큼, 알겠다고 그의 소원권을 접수한 후에 건우를 안았던 팔을 풀고 그에게서 조금 떨어진다. 그리고는 잠시동안 그의 얼굴을 눈에 담다가 작게 미소지으며 그의 소원대로 자신의 두 눈을 꼬옥 감는다. 이러면 됐지? 하고 말을 덧붙이자 건우는 덩달아 작게 웃더니 자신에게로 한 걸음,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계속 눈을 감고있는 터라 자신에게는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청각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며 상황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어둠 속에서 잠시 동안 그렇게 기다리고 있지만,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뭐지...? 왜 아무것도 안하는 거야, 건우야?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거야? 뭔가를 고민하고 있는거야? 망설이고 있는거야?
커져가는 궁금증 속에서도 건우가 소원권을 쓴 소원이니만큼 어쨌든 얌전히 그의 소원을 따라 가만히 눈을 꼬옥 감고만 있다.
그러자 곧 자신의 얼굴에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닿아 자신의 얼굴을 고정시키는 것이 느껴진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았지만 느껴지는 익숙한 그 촉각에 이것이 건우의 손길이라는 것을 눈치챈다. 그리고는 이어서 다시 말하지만 속박은 안 한다며, 대신 이럴거라는 그의 평소와 다름없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 그의 말을 들으며 얌전히 서있자 곧 자신의 이마에 부드러운 그의 입술이 살며시 닿는 것이 느껴진다. 저번에 볼에 그의 입술이 닿았을 때와는 또다른 두근거림.
그 때는 정말 예상치도 못하게 볼키스를 받아서 부끄러웠다면, 지금은 이미 다 알고있는데도 느껴지는 부끄러움이었다.
두근두근. 자신의 심장 고동소리가 빨라지는 것을 애써 가라앉히려 노력하며 여전히 두 눈을 꽉 감고 있는다.
...근데 말야. 그거 알고있어, 건우야? 지금 이렇게 나에게 확실하게 여자친구임을 밝히려 이마키스를 해주는 것도 아주 넓게 보면 속박의 일종일지도 모른다는거? ...그렇지만, 너한테는 말 안 할거야. 왜냐하면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너라면 괜찮으니까. 응, 너의 여자친구로서 속박되어 너의 옆에 꽉 얽매여있는 것도, 전부 좋다고 생각하니까.
잠시 그렇게 자신의 이마에 키스하던 건우는 곧 천천히 자신의 이마에서 저의 입술을 떼어낸다.
그리고 그의 입술이 멀어지는 것을 느끼며 자신도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뜬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는 건우의 모습이었다. 뭐야, 네가 소원권으로 원했던 소원인데도 그렇게 부끄러워하면 어떡해...!
괜시리 느껴지는 부끄러움에 자신도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조용히 손을 자신에게로 내밀며 기왕 이렇게 된 거, 주변에 사귄다는 걸 좀 더 보여주던가 해야겠다며 같이 산책이나 하자는 그의 말을 듣는다.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건 정말로 부드럽고 편안하게 입가에 걸려있는 그의 미소였다. 아아, 풀렸구나. 건우야. 그 모든 꿍한 기분도, 불편한 마음도.
한결 편안해진 그의 모습에 자신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생글생글 웃으며 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살며시 얹는다.
"응응, 같이 산책하자! 여기저기 전~부 다 알려버리자. 그러니까 이 손, 놓으면 안 돼?"
다시금 평소처럼 장난스레 그에게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그의 손을 꼬옥 잡은 채로 서서히 멈춰있던 발을 움직여 산책로를 따라 걸음을 내딛는다.
때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조금 더 가까워진 자신들을 축복해주듯이 부드럽게 훑고간다.
/ 으음...이 쯤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좋을까요, 건우주? -
270 건우주 (04599E+58) 2016. 7. 22. 오후 5:47:34음. 여기서 마무리 지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이번 장면도 수고많으셨어요! 주아주. 그건 그렇고 오늘은 조금 놀랐어요. 평일에는 보통 저녁 7시~8시 후부터 만났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답레가 올라와있어서 말이죠.
질투씬은 처음 해보는 거라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조금 불안하긴 했는데 중간에 주아주가 귀엽다고 하기도 했고.. 나름대로 잘 표현된것 같아서 정말로 다행이네요. 오늘도 정말로 더운 하루인만큼, 주아주도 시원하게 있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지금 에어컨을 틀어놓고 방에서 하는 일을 하면서 보고 있는 중이거든요.
아무튼 투정부리는 것도 다 받아주고.. 주아의 귀여우면서도 따뜻한 모습에 정말 절로 마음이 포근해지는 장면이었어요! -
271 주아주 (55524E+55) 2016. 7. 22. 오후 7:17:24이번에는 선레, 막레를 전부 제가 썼네요. 처음인 것 같아서 신기해요. 건우주도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아, 그리고 오늘은 건우주를 놀라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는 농담이구요, 방학을 했기 때문이지요~ 그래봤자 별로 큰 차이는 없겠지만요... 오히려 저도 놀랐어요. 건우주께서 거의 바로 답레를 주셔서.
질투씬 처음 해보시는 거 맞나요?! 거짓말! 농담이시죠?! 정말 잘 표현되었는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귀여웠거든요. 역시 건우주는 조금 불안하다고 하신 상황들도 잘 표현하시는 것 같아요. 부러워요...
저도 건우주처럼 나름 시원하게 있답니다! 다만 벌레들의 습격이...ㅠㅠ
마음이 포근해지는 장면이라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사실 돌리면서 동민이 때문에 건우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서 일부러 더 열심히 받아주었지요. 뭐, 주아라면 어차피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건우의 투정은 전부 귀엽다고 잘 받아주겠지만요~ -
272 건우주 (04599E+58) 2016. 7. 22. 오후 7:48:00아. 그러고 보니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네요. 이런 경우도 저런 경우도 있는거겠죠! 그건 그렇고 방학이라. 아. 학생분이셨군요. 엄청 어른스러운 느낌이라서 성인일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뭐 학생분이건 성인이건 그렇게 중요한건 아니지만요. 저는 방학도 월요일도 그다지 상관없는 나날을 보내는 사람이라서.. 물론 하는 일은 있지만요. 답레가 아침에 떠 있어서, 하는 일을 하면서 틈틈히 써봤답니다.
그리고 농담이 아니라 처음인거 정말로 맞아요. 그냥 건우라면 이렇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읽은 소설을 참고해서 약간 건우 식으로 어레인지 하기도 했고요. 사실 상판 자체에서 지낸게 그리 긴 편은 아니에요. 그러다보니 경험도 적고 해서 질투씬을 해보는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귀여웠다고 한다면 정말로 다행이네요!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정말로 마음이 포근해지는 장면이었어요. 저렇게까지 잘 받아주는 여자애는 거의 없거든요. 또 다시 건우에게 엄청 부러워지는 순간이네요. 아마 평일에는 저도 대체적으로 특별히 일이 없는게 아니라면 이 시간부터 자유로워지는 편이에요. 어쩌면 앞으로도 쭉 지금까지와 별 반 차이는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아..그리고, 미리 말할게요. 주아주. 아마 제가 다음주 주말에는 자리를 비우고 없을거에요. 좀 놀러가는 곳이 있거든요. 혹시라도 제가 까먹을까 싶어서 미리 말하도록 할게요!
잡담하면서 다음 상황도 살짝 얘기해보는게 좋을까요? 이번엔 주아주가 해보고 싶은 상황으로 해볼까 하는데 해보고 싶은 상황 계신가요? -
273 주아주 (84869E+58) 2016. 7. 22. 오후 8:19:04어, 모르셨나요? 당연히 아시는 줄 알았어요... 제가 하는 말이나 말투나 전부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요. 뭐어, 어차피 거의 성인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별반 차이도 안나지만 말이예요. 건우주는 처음 뵀을 때부터 딱 성인이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방학은 둘째치고 월요일도 그다지 상관없다는 건 정말 부러워요...
정말 처음같지 않을 정도로 귀엽고 자연스러웠는데...믿기지가 않네요. 상판 경험이 적다는 것도요! 여러모로 서로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네요.
주아라면 건우의 그 어떤 모습이라도 전부 받아들일 아이니까요. 오히려 귀여워하면 귀여워했을 것 같아요! 저도 주아가 정말 부럽네요. 저렇게 귀엽게 질투해주는 건우같은 남자친구가 있다니...
다음주 주말이요? 네, 알겠습니다! 즐겁게 놀다오세요, 건우주! 놀러갔을 때도 건강 챙기는 거 필수인거 아시죠? 조심히 다녀오세요~
음...상황이라. 저는 건우주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오랜만에 밴드부에서 헬프 요청이 와서 무대 위에 서는 것도 좋고, 아니면 뮤지컬부 친구가 "어차피 같은 노래잖아! 좀 도와줘!" 하면서 헬프 요청을 해서 처음으로 뮤지컬 노래를 부르게 된다는 것도 좋고, 아니면 학교 축제를 한다, 해서 학급에서 연극이나 공연을 하게 되었는데 그 주연을 건우와 주아가 맡는다거나...
뭔가 정리가 안되고 난잡하네요...일단 생각나는 건 여기까지예요. 건우주는 어떠세요? -
274 건우주 (04599E+58) 2016. 7. 22. 오후 8:43:12음. 전혀 몰랐어요. 진짜로 성인분인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방학이라는 말에 정말 놀라버렸네요. ㅋㅋㅋㅋㅋ 이런. 이렇게까지 저를 당황시킨 분도 많진 않은데. 여기서는 성인이건 학생이건 아무래도 좋은 문제니까 상관없지만요.
음. 그리고 정말로 적어요. 자세한건 말하지 않도록 할게요. 그 부분은 조금 위험할수도 있으니.. 그건 그렇고 여러모로 서로 처음 해보는게 많다면 정말 다양하게 이것저것 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네요. 역시 이게 일댈의 매력이지 않겠어요?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서 이것저것 할 수 있다는 것 말이에요. 물론 파트너가 갑자기 없어질수도 있다는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요.
아. 그리고 건강은 늘 챙길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주아주 기다리는데, 제가 다칠수가 있나요. 건강하게 월요일에 바로 돌아오도록 할게요!
그리고 상황은.. 학교 축제는.. 보통 가을에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니까 나중으로 미루는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여기서 건우가 노래는 부르는데, 주아와 같이 무대에 오르는 것을 조건으로 거는것 때문에 같이 올라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이후에 하면 같이 노래 연습하는 장면도 만들 수 있고 여러가지로 재밌을 것 같아요.
음. 그러면.. 밴드부 헬프 요청 상황으로 가볼까요? 무대에 올라가는 당일로 하고, 건우는 대기실에서 목을 풀고 있고, 주아가 대기실로 찾아와서 응원을 한다거나, 거기서 건우의 중학교 시절 밴드부 멤버를 한번 만나본다던가 식으로도 말이죠. 혜인이가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괜찮을까요? -
275 주아주 (78648E+59) 2016. 7. 22. 오후 9:05:29앗, 건우주께서 'ㅋㅋㅋㅋㅋ'를 사용하셨다! 정말 놀라셨나보네요. 뭔가 되게 앗싸! 하는 기분이예요. 제가 건우주를 당황시킨 몇 안되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된거잖아요? 영광이예요! 와아! 신난다!
네, 건우주께서 그다지 말씀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말씀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1:1이 이렇게 재밌는 건지 처음 알았네요...음, 뭔가 되게 과분한 느낌이예요. 정말로.
그럼, 건강은 늘 챙긴다는 건우주를 믿을게요! 혹시나, 정말 혹시나, 다치기라도 하시면...어...화낼거예요?
그럼 밴드부 헬프 요청 상황으로 해요. 응원하러 왔는데 밴드부 멤버들과의 만남,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혜인이와는 묘한 어색함이 흐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죠, 뭐. 의외로 친구가 될지도 모를테니까요.
그럼, 선레는 어떻게 할까요? -
276 건우주 (04599E+58) 2016. 7. 22. 오후 9:12:05사실 ㅋㅋㅋ 이거 많이 쓰는 편이에요. 여기서는 그다지 쓸 기회가 없어서 쓰지 않는 것 뿐이지만요! 저도 1:1을 제대로 해보는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그 재미를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에요. 서로간에 이렇게 하나 또 배워가게 되네요! 의외로 관전하는 이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또 문뜩 들었어요.
음. 그리고 절대로 안 다칠거에요! 주아주가 화내면 왠지 무서울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파트너를 걱정시키고 싶진 않으니까요. 갑자기 사라지게 되면 주아주는 또 되게 상처받을테고요.
선레는 제가 쓰도록 할게요.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보니까요. 음. 근데 제가 지금은 해야할게 있어서 아마 지금 당장은 쓰기 힘들것 같아요. 쓴다고 해도 조금 늦게 쓰게 될 것 같고요. 죄송한데 정말로 느긋하게 개인 할 거 하시면서 기다려주실 수 있을까요? ;ㅁ; -
277 주아주 (23851E+54) 2016. 7. 22. 오후 9:29:15앗, 진짜요?! 많이 쓰신다구요? 처음 알았다...되게 놀랐거든요. 뭔가 1:1도 그렇고, 서로에 대해서도 그렇고, 지금에서야 배워가는게 많은 것 같아요, 정말로. 관전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까요? 으음, 어쩌면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뭔가 조금 부끄러운 느낌...
그럼 건우주를 믿고 있을게요, 절대 다치시면 안돼요! 진짜 무섭게 화내볼테니까요!
아니예요, 죄송하다고 하실 필요 없어요. 어차피 저도 바로바로 답레 해드리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그냥 느긋하게 써주세요~ 선레 써주신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한걸요! :D -
278 최건우 - 무대 대기실 (03495E+56) 2016. 7. 23. 오전 12:00:53"후우, 하아. 후우, 하아."
지금 내가 있는 곳은 2시간 뒤에 공연이 있을 무대에 딸려있는 대기실이었다. 중학생때처럼 밴드를 했다면 모를까, 지금의 나는 밴드를 하고 있는게 아니기에, 평소라면 이곳에 들어오는 것조차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곳에 들어오는게 허락된 상태였다. 지난 주에 나에게 갑자기 연락이 왔었다. 연락을 한 건 다름 아닌 중학교때 나와 같이 밴드를 했었던 준호였다. 당시 드럼을 맡았던 애로서, 정말 가벼우면서도 경박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밴드 내에서 그 누구보다도 강한 이였다. 중학교 당시, 밴드 멤버는 지금도 전부 나와 사적으로 연락을 할 정도로 친한 사이였지만, 준호는 특히 나하고 친한 애였다.
아무튼, 지난 주에, 준호는 나에게 연락해서, 밴드의 보컬을 맡는 애가 목감기가 걸려서 노래를 부를 수 없다면서 나에게 대신 보컬을 맡아줄 수 없겠냐고 헬프 요청을 했다. 너무나도 다급했던 그 목소리에, 나는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보컬을 그만둔지도 2년. 지금 올라가서 계속해서 밴드를 한 중학교 당시의 친구들과 같이 무대에 설 수 있을지, 정말로 고민이 되었었다. 하지만, 준호는 너라면 가능하다며, 너 이외에는 맡길 이가 없다면서 정말로 간절하게 부탁했다.
그리고 나는 그 간절한 부탁에 용기를 내서 승낙을 했고, 1주일 동안 주아에게 양해를 구하고, 무대에 서기 위해서 정말로 열심히, 집에 돌아오자마자, 방에 틀어박혀서 음악을 틀고 노래 연습에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아침에 같이 등교하고, 학교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고, 같이 하교하는 것 이외에는 주아와 만나는 것도 자제하면서, 정말로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한 것도 1주일. 시간은 빠르게 흘러, 난 앞으로 2시간 뒤에 무대에 서게 된다.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올라가는 무대. 그곳에서 내 노래를 들을 사람들의 기대에 난 부흥할 수 있을까? 2년만에 보컬로서 오르는 자리는 내 생각보다 상당히 무거웠다. 혹시라도 내 실수 때문에, 중학교때부터 인연을 쌓아온 아이들에게 큰 실례가 되는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살짝 고민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고민한다고 한들 상황이 변하는건 없었다. 내가 이렇게 불안해하면 내 노래에도 필시, 불안함이 가득 들어가 평소보다 안 좋은 퀄러티가 나올 건 불을 보듯 뻔한 상태였다.
그렇기에 나는 조금이라도 목을 풀어두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친구들이 대기실 밖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목을 천천히 풀기 시작했다.
"아~ 아아~~ 아아아아~~ 도~~ 레~~ 미~~ 파~~~"
천천히 목을 풀면서, 발성 연습을 하면서 나는 긴장되는 가슴을 천천히 가라앉혀보았다. 하지만 역시 2년만에 올라간다는 압박감은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건우. 너도 참 많이 죽었구나. 중학생때만 해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무대 위로 올라가서 신나게 노래를 불렀잖아.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긴장하고 떨고 있는거야? 주아가 보면 뭐라고 하겠어. 주아에게 오랜만에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힘내야지 안 그래?
분명히 주아는 이 무대를 보러 올 것이다. 오늘 내가 무대에 올라간다는 것을 말을 했기에 주아는 분명히 내 무대를 보러 올 게 분명했다. 중학교때도 내 공연은 정말로 바쁜 일이 아니면 어떻게든 보러 온게 다름 아닌 주아였다.
소꿉친구가 아니라 연인사이인 지금, 나는 그때보다 좀 더 멋지고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2년의 공백이 있으니 그건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꼴불견인 모습만큼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계속해서 목을 풀기 시작했다.
"아~ 아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
문뜩 주아의 얼굴이 보고 싶고, 주아의 응원이 듣고 싶다고 느낀건,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는걸.
//이렇게 선레를 남겨봅니다! 주아주는 저와 1:1을 하면서 언제나 즐거운 추억만을 가지길 바라는만큼 절대로 다치지 않게 노력해야겠는데요? 화내는 모습은 그다지 보고 싶지 않다구요. 후훗. 그럼 이번 상황도 천천히 즐겨봐요. 언제나 그랬듯이, 서로의 시간에 맞게, 그리고 서로에게 편하게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이게 몇번째 상황이었죠? 아마 12번째 상황이었던가요? 우와. 정말 많은 상황을 한게 절로 느껴지네요. 건우와 주아에게 정말로 많은 이들이 있었다는게 팍 느껴지는데요? 그만큼, 저와 주아주가 오랫동안 파트너로서 있었다는 사실도 말이죠. 자꾸 말해서 귀찮을지도 모르지만 역시 주아주는 최고의 파트너에요. 앞으로도 정말로 잘 부탁드려요. -
279 주아 - 건우 (25095E+51) 2016. 7. 23. 오전 1:09:13"어...음...그러니까..."
자판기 앞에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고민에 빠진다. 검지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리다가 살짝 고개를 갸웃한다.
그냥 물? 아냐아냐. 그건 너무 성의없어 보이잖아. 으음...역시 저게 더 낫겠지? 응, 아마 그럴거야.
곧 무언가를 결정한듯이 씨익 웃고는 자판기에 돈을 넣고 손가락으로 버튼을 꾸욱 누른다. 그러자 덜컹, 하고 음료수가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가 났고 허리를 굽혀 음료수를 꺼내든다.
자신이 뽑은 음료수는 바로 파인애플맛 탄산음료. 저번에 같이 노래방에 놀러갔을 때 건우가 선택했던 음료수였다.
으음...솔직히 탄산이라 괜찮을까, 싶긴 하지만 건우는 중학교때부터 마셨으니 이게 더 익숙하다고 했으니까.
그러나 그것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금 시선을 들어 자판기를 바라보며 다시금 고민에 빠진다. 다른 밴드부 멤버들 것도 사가는 게 좋을텐데. 무엇을 좋아하려나? 아니, 그 전에 몇 개를 사가야 하는거지?
도저히 답을 알 수 없는 고민을 계속계속 끙끙거리며 하다가 에잇, 하고 일단 자판기에 돈을 넣고 여러 음료수 버튼을 꾹꾹 누른다. 덜컹거리는 소리가 여러번 난 후 이번에는 아예 무릎을 굽히고 쪼그리고 앉아서 음료수들을 전부 꺼내 자신의 팔에 한아름 안는다.
부족한 것보다야 남는 것이 더 낫겠지? 보통 밴드부 멤버들은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등으로 대략 네다섯 된다고 쳐도 혹시 다른 멤버들이 더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건우의 음료수를 포함해 총 7개를 자신의 팔로 한가득 안아든다. 잠시 오렌지맛 탄산음료, 이온음료, 사과주스 등등 다양한 음료수들을 내려다보다 문득 자신의 바보스러움을 깨닫는다.
아아...근데 나 진짜 바보...봉지라도 가져올걸... 새삼 그렇게 한가득 안고있는 자신의 꼴이 매우 우스꽝스럽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푸욱 숙여버린다.
정말이지, 이상하게 이런 쪽으로는 머리를 잘 돌리지 못한단 말야. 정말 바보같이.
그러나 이미 음료수는 뽑아버렸고, 마땅히 어디 담을만한 봉지를 찾을만한 곳도 보이지 않아 결국은 포기하고 그냥 가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여기서 또 난관. 어찌어찌 공연 대기실이 있다고 하는 건물의 안에 무사히 들어와 복도에서 이렇게 음료수들을 뽑았다고 쳐도, 이제는 건우가 있는 대기실까지 찾아가는 것이 문제였다.
아니, 그보다 그런 대기실에 나같은 평범한 민간인이 함부로 들어가도 되는거야?
잠시 어쩌지, 어쩌지 하며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안절부절 못한다. 일단 응원하러 온 것까진 좋았는데, 이게 무슨...
새삼 자신의 길치스러움을 한탄한다. 처음 오는 길은 잘 못 찾아가는 이 특징은 생각보다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18살씩이나 되어가지고 다른 누군가에게 같이 어디 좀 가주세요, 하고 부탁하는 것도 여간 어색하고 미안한 게 아니었다. 어쨌든 그것도 내가 그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격이 되니까. 그런 민폐짓을 할 수는 없어.
그렇지만 일단 걸음을 옮겨보려고는 해도 여기가 어딘지조차도 정확히 알 수 없는 마당에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제 자리에서만 안절부절 못하던 와중, 저 편에서 아까부터 자신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정장을 입은 한 남성이 뚜벅뚜벅 자신에게 걸어와 말을 건다.
"혹시, 길을 잃어버리신 건가요?"
"네?! 아, 네...뭐..."
"그럼 제가 목적지까지 바래다 드릴까요? 그렇게 음료수도 한가득 들고계신 걸 보아하니 이따 있을 공연의 대기실로 가는 것 같은데. 맞나요?"
"맞긴 맞는데...저기, 굳이 바래다 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학생이 너무 곤란해보여서 그래요. 바래다 줄게요."
생긋 웃으며 친절하게 자신에게 말을 건 그 남성은 이어 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혹시나 놓칠세라 그 뒤를 쫓아가며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한다. 자신이 한가득 들고있는 음료수가 불편해보였는지 들어주겠다는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 괜찮다는 뜻을 전한다.
그렇게 친절한 남성의 배려에 몇 번이나 마음속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계속 그 남성을 뒤따라간다. 잠시동안 걸어가자 곧 저편에서 '대기실'이라고 적힌 문이 보이기 시작한다.
목적지에 다다르자 그 남성을 향해 몸을 숙여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하고 말한 후에 자신이 들고있던 음료수 중 하나를 내민다. 잠시 그것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남성은 이내 친절하게 웃으며 고마워요, 하곤 그것을 받아든 뒤 다시금 반대편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도 다시 걸음을 옮겨 대기실 문 앞에 다가간다. 잠시 그 앞에서 심호흡을 하고는 음료수를 들고있지 않은 손으로 문을 살짝 똑똑, 두드린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문을 열어 빼꼼, 하고 고개를 안으로 넣어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자 보이는 건 목을 풀고있는 건우의 모습. 익숙한 얼굴이 보이자 반가운 마음에 활짝 웃으며 건우를 소리쳐 부른다.
"건우야! 쨔잔~ 응원왔어! 음, 저기, 들어가도 되는거야?"
막상 오긴 왔지만 정말 들어가도 되나, 싶어서 여전히 문 밖에 선 채 건우에게 조심스레 물어본다.
/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만큼, 꼭 노력하셔야 해요? 안 그러면 정말로 크게 화내볼테니까요! 그럼 건우주의 말씀처럼 이번 상황도, 즐겁게 즐겨봐요. 또다시 예기치 못한 새로운 상황도 즐기면서 말이예요.
12번째인가요?! 우와...진짜 많은 상황을 했네요. 좋아한다고 인식하고 고백하고 데이트하고...정석 코스는 전부 제대로 잘 밟아가면서 말이예요. 으음, 전혀 귀찮지 않은걸요! 건우주도 저에게 있어 정말 최고의 파트너예요. 제가 많이 부족하더라도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280 건우 - 주아 (03495E+56) 2016. 7. 23. 오전 2:31:25"아. 아아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2년의 공백 후에 올라가는 무대. 그 무대에서 조금의 실수도 하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이렇게 계속해서 목을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주 짧게 무대 위에서 부를 노래를 불러보기도 했다.
가사와 멜로디, 그 모든 것을 계속 떠올리면서 멜로디를 중얼거리는 도중,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똑똑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공연 관계자가 공연 문제로 찾아오기라도 한 걸까? 나는 헬프로서 온 사람이긴 했지만, 이전에는 밴드의 멤버이기도 했고, 지금은 나 이외에는 아무도 없는 상황인만큼, 지금은 내가 맞이하는게 좋을 듯 해서 나는 목을 푸는 것을 중단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 너머에 있을 사람에게 들어와도 좋다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목을 푸는 것을 중단하기도 전에, 닫혀있던 문은 살며시 열렸다.
그리고 놀랍게도 문이 열린 후에 보인 얼굴은 공연 관계자가 아니라, 주아의 모습이었다. 내 눈 앞에서 주아는 고개만 빼꼼 내밀고 대기실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와 주아의 눈은 마주쳤다.
내 얼굴을 보고 반가움을 느꼈는지 주아는 정말로 환하게 웃으면서 응원하러 왔다면서 나에게 들어가도 되는지를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대체 이 안까진 어떻게 들어온걸까? 정말로 신기하게 느끼면서, 그와 동시에 방금 전, 주아의 얼굴을 보고 싶고, 응원을 듣고 싶다고 생각했던 찰나라, 대체 이게 무슨 우연인가 싶어서 절로 웃음 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하하. 들어와도 돼. 아예 관계없는 사람은 들어오면 안되긴 하지만, 그래도 넌 내 여자친구잖아. 응원 차원에서 왔다고 하면 돼. 누가 뭐라고 하면 내가 잘 말해줄테니까 어서 들어와."
앉아있던 소파에서 일어난 후에, 나는 문 너머에서 고개만 빼꼼 내민, 주아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살짝만 열려있는 문을 좀 더 안쪽으로 열어 주아가 들어올 수 있게 했다.
문이 열리자 보이는 건 음료수를 한아름 안고 있는 주아의 모습이었다. 문에 가려서 보이지 않을땐 몰랐는데, 아무래도 여기에 오기 전에 나를 포함해서 밴드 아이들에게 주기 위해서 음료수들을 잔뜩 사 들고 온 모양이었다. 생각도 못한 주아의 그 모습에 크게 당황하면서 나는 주아가 힘들지 않도록 주아가 품에 안아든 음료수의 일부를 대신 들었고, 안 쪽에 있는 테이블로 옮긴 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이 음료수, 우리에게 주려고 이렇게 가져온거야? 고마워. 주아야. 하지만, 이렇게 갖고 오면 힘들지 않았어? 되게 힘들었을 것 같은데."
주아가 들고 있었던 음료수는 총 7개. 그것을 비닐봉지에 넣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품에 안아들고 오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혹시라도 떨어뜨릴까봐 조심조심해서 걸어오는 주아의 모습이 절로 연상이 되었다.
정말로 애가 착해도 너무 착하다니깐. 지금은 자리를 비운 밴드 애들에게, 이렇게 착한 애가 내 여자친구라고 바로 자랑을 하고 싶었다. 아, 물론 딱 한명만은 제외였다. 혜인이. 그 애에게는 자랑할 수가 없었다.
나에게 고백을 했지만 도저히 이성으로 보는게 불가능해서 고백을 찼던 그 아이. 당연하지만 오늘 무대에는 그 애도 같이 선다. 내가 고백을 거절한 이후로는 제대로 연락도 안하다가, 오늘에서야 다시 제대로 만나서 일단 인사를 하긴 했지만, 여전히 어색한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었다. 그 애에게 자랑을 하기에는, 아무래도 조금 가혹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소개는 하겠지만 말이야.
혜인이 생각 때문에 아주 살짝 표정이 굳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고개를 빠르게 양 옆으로 도리도리 저었다. 주아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다. 그러다 문뜩 테이블 위에 올려둔 음료수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료수의 모습이 보였다. 노래 연습을 할 때 자주 마셨으며 얼마전에 노래방에서도 먹었던 그 음료수를 손으로 잡고서, 난 다시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이거, 나 주려고 산거야? 내가 좋아하는 걸 알고? 고마워! 나, 이거 진짜로 좋아하거든. 하하하. 기억해주고 있었구나. 역시 내 여자친구라니까."
내가 좋아하는 음료수를 기억하고 있다는게 너무나도 기쁘고 고마워서, 나는 활짝 웃으며, 음료수 캔을 딴 다음에, 한 모금 마셨다. 시원한 탄산이 목을 넘어가는게 느껴졌다. 물론 2시간 뒤면 곧 노래를 불러야하는만큼 한번에 많이 마실 생각은 없었다. 어디까지나, 조금씩, 조금씩 끊어서 목을 축실 정도로 마실 생각이었다. 그렇게 짧게 끊어서 한 모금을 마신 후에, 나는 방금전까지 내가 앉아있던 소파를 손으로 가리켰다.
"좀 앉아. 주아야. 되게 푹신푹신해서 좋아. 기왕 왔으니까 조금만 쉬었다가 가."
//주아주는 전혀 부족하지 않아요. 이렇게 계속 있어주시고, 저번처럼 일이 있을때에도 확실하게 말해주시고, 그대로 사라지지 않고 다시 돌아와주신 것. 이것만으로도 주아주는 그 어떤 파트너보다도 훌륭한 파트너에요. 일댈의 대다수가 통보없이 갑자기 사라져버려서, 끝나버리는 일이 아무래도 대다수잖아요? 저도, 주아주도 그것에 많이 데인 사람이고요.
저 역시도 다음주 주말만 딱 쉬고, 월요일이 되면 다시 돌아올게요. 절대로 사라지는 일은 없을테니까요. 그러니까 불안해하지 말고 기다려주세요. 저를 믿고요. -
281 주아 - 건우 (91077E+54) 2016. 7. 23. 오후 12:50:06음료수를 품에 한가득 안은 채, 조용히 대기실의 문을 똑똑, 하고 두드린다. 그리고는 문고리를 잡고 조용히 문을 약간 열어 고개만 빼꼼하고 내밀어 대기실 안을 둘러본다.
아무도 없나...? 그러면 큰일인데...제발 아무나 있었으면.
그렇게 조금은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대기실 안을 쭈욱 훑어보던 중 건우와 눈이 딱 마주친다. 익숙한 얼굴! 게다가 마침 자신이 찾던, 보고싶었던 사람이라는 생각에 자신의 표정은 저절로 환해진다. 밝은 목소리로 그에게 응원 왔다면서, 들어가도 되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잠시 자신이 이렇게 찾아온 것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던 건우는 곧이어 소리를 내어 웃어버리며 들어와도 된다고, 누가 뭐라고 하면 저가 잘 말해줄테니까 어서 들어오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소파에 앉아있던 몸을 일으켜 일어난 후에, 자신에게로 다가온다. 살짝만 열려있던 문을 좀 더 안쪽으로 열어 자신이 들어올 수 있게 해주는 건우에게 고마워, 하고 대답하며 방긋 웃는다.
그러나 문이 완전히 열리자 드러나는 음료수를 한가득 안고있는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크게 당황하며 자신이 안고있는 음료수 중 일부를 대신 든다.
"아, 괜찮...!"
그러나 자신이 미처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건우는 이미 음료수를 가져가 안 쪽에 있는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고맙다며 이렇게 갖고 오면 힘들지 않았냐는 그의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아니, 안 힘들었어. 사실 봉지를 가져왔어야 했는데 깜빡해서...이 건물 내 자판기에서 음료수들을 전부 다 뽑은 후에 봉지 생각이 나는 거 있지. 바보처럼 말야."
자신도 건우가 음료수들을 올려놓은 테이블 위에 나머지 음료수들을 올려놓으며 민망한 듯 헤헤, 하고 웃어버린다. 또다시 덜렁거리는 바보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 마음속으로 크게 한숨을 내쉰다.
"그래도 어떤 정장 입으신 분께서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무사히 왔다~ 잘했지, 잘했지?"
애써 화제를 돌리며 짐짓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는다. 어쩌면 건우가 아까 신기해했던 것이 이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에 한 번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건우는 무슨 생각을 한건지, 순간 아주 살짝 표정이 굳어졌다 곧 고개를 빠르게 양옆으로 젓는다. 마치 저가 떠오른 생각을 지워버리려는 듯한 그 동작을 가만히 바라보다 건우가 곧 테이블 위에 있던 음료수들 중에서 자신이 특별히 고른 건우만의 음료수를 집어드는 것을 보고는 순간 살짝 놀란다. 그리고는 건우가 자신을 바라보며 저를 주려고 산거냐며 진짜로 좋아한다고 고맙다고 활짝 웃는 모습에 자신도 기분이 좋아져 덩달아 해맑게 웃는다.
"응응! 당연히 기억하지! 무엇보다도 네가 이렇게 좋아하는걸. 너는 노래부를 때 이거를 주로 마셨다고 했잖아? 네가 노래를 정말 열심히 불렀던 중학교 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주려고 특별히 골랐지~"
실로 오랜만에 올라가는 무대인만큼, 혹시나 그가 긴장을 하고있을까봐 격려의 의미를 가득 담아 그렇게 얘기한다. 바로 음료수 캔을 따고 짧게 한 모금을 끊어 마신 후에, 건우는 방금전까지 저가 앉아있었던 소파를 가리키며 기왕 왔으니까 조금만 쉬었다 가라고 말한다.
"고마워, 그럼 잠깐만 앉아 있을게."
웃으며 감사인사를 표현한후에 그가 가리킨 소파에 걸어가 조심스레 그 위에 앉는다. 건우의 말대로 푹신푹신한 감촉이 그대로 전해지자 기분 좋은 듯 표정이 환해진다.
"우와, 진짜 푹신푹신하네? 기분 좋다! 참, 근데 건우야. 다른 밴드부 멤버들은 다 어디 갔어?"
문득 대기실 안에 건우 혼자 있다는 것이 의아한듯, 그를 향해 시선을 옮기고 고개를 갸웃하며 물어본다.
혹시 이 안 어딘가에 숨어있나? 그것도 아니라면...
건우의 밴드부 친구들을 직접 만난 적은 없기에 괜시리 조금 마음이 긴장되는 것을 느낀다.
/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로 고마워요, 건우주. 그동안은 데인 적이 정말 많아서 제가 뭔가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혹시나 지금도 제가 건우주께 부족한 것 같아서 조금 걱정했었는데...건우주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마음이 편해지네요. 정말로. 제게도 건우주는 정말 다른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파트너예요. 정말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그러니까 너무 무리해서 월요일에 바로 돌아오실 필요는 없어요, 건우주. 저는 건우주를 믿고있으니까요. 얼마든지 기다려줄 수 있으니까요. 그냥, 마음편히 얼마든지 푹 쉬다 오세요. 저는 그 말씀만으로도 건우주께 너무 고마우니까요. :) -
282 건우 - 주아 (03495E+56) 2016. 7. 23. 오후 3:14:13음료수를 대신 들어주려고 하자 주아는 괜찮다고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난 그 말이 다 나오기도 전에, 먼저 손을 움직여서 주아가 들고 있는 음료수 중 일부를 손으로 집어서 테이블로 옮겼다. 그리고 이렇게 품 안에 안고 오는게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보니까 주아는 헤헤 웃으면서 힘들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바보처럼 봉지를 가지고 오는 것을 깜빡해버렸다고 내 말에 대답했다. 그 헤헤 웃는 모습에서 살짝 민망해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나와 사귀고 난 이후로는 내 앞에서 덜렁거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주아는 주아였다. 남들을 챙겨주고 신경써주고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가 있지만, 그래도 한번씩 이렇게 덜렁거리는 주아의 모습에 나는 절로 가볍게 웃어보였다.
"전혀 바보같지 않아. 이렇게 착한 애를 누가 바보라고 부르겠어? 만약 바보라고 부르는 이가 있으면 말해. 내가 혼내줄테니까. 그리고 정장 입은 아저씨? 관계자 분이신가? 나중에 감사인사라도 드려야겠네. 이렇게 안내해줘서 만난거니까 말이야."
나름 든든한 느낌이 드는 목소리로 주아의 말에 답하고서, 누군진 모르겠지만 공연이 끝난 다음에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인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주아가 사 온 음료수 중에서 내가 중학생때부터 자주 먹었던 음료수를 딸깍 따고서 짧게 끊어서 한 모금을 마셨다.
나의 사소한 것까지 전부 기억해주고, 이렇게 신경써서 음료수를 사 온 주아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한 후, 나는 주아에게 방금 전까지 내가 앉았던 소파를 가리키며, 그 곳에 앉으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아는 웃으면서 감사인사를 한 후에, 소파에 걸어가서 그 위에 조심스레 앉았다. 정말로 푹신푹신한 소파라서 그런지, 자리에 앉은 주아는 정말로 기분 좋은 듯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음료수를 또 다시 짧게 끊어서 마신 후에, 나 역시도 천천히 소파로 다가갔고 주아의 옆자리에 앉았다. 사귀기 전에도, 그리고 사귄 후에도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주인이 정해진 서로의 옆자리에 편안함을 느끼며 나 역시도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손을 뻗어서 언제나처럼 주아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살며시 쓰다듬어보았다. 언제 쓰다듬어도 정말로 부드러운 머릿결에 절로 기분이 편안해졌다. 난 나도 모르게 주아의 이 부드러운 머릿결에 중독된 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편 주아는 뭔가 의아한 듯 나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갸웃하면서 다른 밴드부 멤버들은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았다.
"잠시 자리를 비웠어. 밖에서 바람을 쐴 수도 있고, 조용한 곳에서 혼자서 개인 연습을 할 수도 있겠지. 나중에 들어오면 소개해줄게. 다들 좋은 애들이야. 아, 참고로 나를 합쳐서 5명이야. 내가 빠진 후에 구한 보컬은 목이 안 좋아서, 오늘 참가를 못한다고 했거든. 그러니까, 정말로 중학교 당시의 멤버 그대로야."
드럼을 담당하고 있는 준호, 키보드를 담당하고 있는 혜인, 그리고 베이스를 맡고 있는 민석, 기타를 맡고 있는 진성. 4명 다 나에게 있어선 정말로 소중하고 소중한 인연들이다. 물론 내가 고등학생 때는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서 밴드를 나가기는 했지만 사적으로도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고, 이렇게 힘든 일이 있거나 할 때 나에게 바로 헬프 요청을 할 정도로 우리는 정말로 끈끈한 사이로 이어져 있었다.
오늘만 해도,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물론 조금 어색한 분위기도 있기는 했고, 약간의 배려하는 분위기도 있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모두들 나를 반가워해주고, 오랜만에 한 무대에 올라서는 것에 대해서 정말로 크게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만큼, 정말로 오늘 무대는 대성공을 이루고 싶었다. 2년만에 같이 올라가는 무대인만큼, 정말로 대성공을 거두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다. 내가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인 주아를... 그리고 주아도 그 애들과 전부 친하게 지냈으면 했다. 중학교때는 접점이 없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내가 그 접점이 될 수 있으니까. 물론, 너무 친해져서 나에게 말도 없이 따로 만난다거나...그런건 조금 싫긴 하지만...
또 다시 나도 모르게 올라오는 질투적 마인드에 나는 깜짝 놀라 바로 고개를 옆으로 도리도리 저었다. 정말 왜 이러는거야! 그때 동민이 일 이후로 정말 가끔씩 이런다니까. 릴렉스하자. 건우야. 릴렉스.
혹시라도 주아에게 방금 전의 마음이 살짝 비쳐보였을까봐 나는 일부로 밝게 웃어보였다.
"2년만에 오르는 무대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널 만나서 너무 기뻐. 하하하. 덕분에 오늘 무대는 풀 컨디션 상태로 올라갈 수 있겠는걸? 안 그래도 보고 싶었거든. 공연 전에. 설마 진짜로 올 줄은 올랐지만 말이야.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주아, 너 혹시 호랑이야?"
장난끼를 가득 담아서 작게 웃으면서 주아에게 호랑이가 아니냐고 물으며 나는 살짝 몸을 사리는 리액션을 취했다. 정말 신기한건 사실이었다. 주아 생각을 하는데, 주아 머리가 빼꼼 하고 문 너머에서 나올 줄은 몰랐으니까.
"으아. 더워라! 더워!! 뭐가 이렇게 더운거람!"
"그거야 당연히 덥지. 이제 여름이잖아."
"그럼 슬슬 여름방학도 오겠네! 우와! 빨랑 기말고사 치고 여름방학 됬으면 좋겠다!"
"후후. 말은 잘 해."
갑자기 복도에서 낯익은 남녀 한쌍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와 발소리는 점점 나와 주아가 있는 대기실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닫혀있던 대기실 문은 활짝 열렸다. 이어 내 눈 앞에 보인 건, 그 목소리의 주인인 준호와 혜인이의 목소리의 모습이었다.
또 밖에서 운동이라도 하고 왔는지, 준호는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제법 큰 덩치에, 운동을 좋아해서 자주 하다보니, 몸이 확실하게 잘 빠져있고, 근육이 몸에 보기 좋게 붙어있는 준호는 자신의 구리빛 피부를 자랑하듯이 크게 기지개를 켜면서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혜인이는 언제나처럼 그 긴 포니테일을 흔들면서 뒤따라서 안으로 들어왔다.
"야! 건우야! 나 왔다! 이야. 밖이 엄청 덥더라....인데, 누구냐. 걘?"
"어라? 처음 보는 사람..? 누구?"
안으로 들어온 준호와 혜인이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누구냐는 듯이 가만히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주아도 저 둘을 만나는 건 처음이겠지만, 저 둘도 주아를 보는 건 처음일테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여기서 서로를 다 알고 있는 건 나 혼자뿐인만큼, 나는 자리에서 일어선 후에, 서로를 번갈아보면서 소개를 해줬다.
"넌 조금 있다가 공연 올라가면서, 운동하고 왔냐? 나중에 쓰러지지나 마. 드럼이 없으면 밴드 하기 힘들단 말이야. 아무튼, 얘는 유주아. 유치원때부터 알고 지낸 내 소꿉친구이자 여자친구. 우리 응원해주려고 여기까지 찾아왔어. 그리고, 주아야. 저기 보이는 저 덩치 큰 애가 이준호. 드럼을 맡는 애야. 그리고, 저 포니테일 머리 여자애는...음...너도 알고 있겠지? 혜인이야. 박혜인. 키보드를 맡고 있어."
혜인이와는 저번에 그런 일이 있었기에, 여자친구라는 말을 해야하나라고 아주 살짝 고민한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숨길 사안이 아니었기에 그냥 원래 소개하려고 한 대로 서로를 소개했다. 여기서 내가 혜인이의 눈치를 보고 여자친구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그건 주아에게 있어서 조금 상처가 될 수도 있었으니까.
혜인이에겐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건 주아였으니까. 그리고 여자친구라는 것을 숨기고 싶지 않았기에 당당히 밝히기로 했다. -
283 주아 - 건우, 준호, 혜인 (25095E+51) 2016. 7. 23. 오후 5:28:10혹시나 떨어트릴세라 품에 꼬옥 안고있던 음료수를, 건우는 자신이 괜찮다고 미처 다 말하기도 전에 저가 먼저 움직여서 일부를 테이블 위로 옮겨놓는다.
정말이지, 이런 쪽으로는 재빠르다니까. 새삼 이런 쪽에서는 건우를 도저히 이겨먹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작게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음료수를 안고오는 게 힘들지 않았냐는 그의 물음에 살짝 민망해하면서도 바보같이 봉지를 깜빡했다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가볍게 웃으며 전혀 바보같지 않다며, 바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으면 저가 혼내주겠다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정장입은 아저씨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에 나중에 감사인사라도 드려야겠다며 자신이 건우를 위해 특별히 고른 음료수 캔을 따고 가볍게 한 모금 마신다.
"진짜? 그럼 나도 혼낼거야? 나도 스스로에게 바보라고 부르는데~ 아, 그리고 감사인사 드릴 때 나도 같이 가!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
그런 건우의 말에 장난스런 목소리로 대답하며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소파에 잠시 앉아서 쉬라는 그의 말에 건우가 가리킨 소파로 걸어가 그 위에 조심스레 앉는다. 푹신푹신한 감촉이 기분 좋아 미소 짓던 도중, 건우도 음료수를 한모금 더 마신 후 소파로 다가와 익숙하게 자신의 옆에 앉아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일련의 그 동작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져도 기분이 좋아 배시시 웃으며 그의 손길을 즐긴다.
어쩌면 정말로, 자신은 예전에 애완동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다가 문득 생각난 궁금증에 고개를 갸웃하며 건우에게 다른 멤버들은 어딨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잠시 자리를 비웠다며, 다들 좋은 애들이니 나중에 들어오면 소개해주겠다고 한다. 정말로 중학교 당시의 멤버 그대로라고 말하는 건우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정말로 그 시절의 중학생 때의 건우로 돌아간 것처럼 즐거워 보인다. 잠시 그런 그의 모습을 부드럽게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응응! 꼭 소개해줘. 너의 친구들이라면 분명 다들 정말 좋은 아이들일거야."
그러나 건우는 곧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다가 깜짝 놀라더니 고개를 옆으로 도리도리 젓는다. 뭐지? 뭘 생각한거야, 건우야?
그러나 물어보려던 자신의 말은, 건우가 재빨리 밝게 웃으며 2년만에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자신을 만나서 너무 기쁘다며, 공연 전에 보고 싶었었는데 진짜로 올 줄은 몰랐다며, 혹시 자신이 호랑이냐고 장난기 가득하게 묻는 말에 그대로 쏙 들어가버린다. 살짝 몸을 사리는 리액션까지 취하는 그의 모습이 완전한 거짓말 섞인 장난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준다.
"설마 몰랐던거야? 맞아, 나 호랑이야. 이런 것도 모르다니! 벌로 공격한다, 어흥!"
그런 건우의 장난에 덩달아 말을 맞추며 호랑이 울음소리를 내고는 그의 볼을 살짝 꼬집는다.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키득키득 웃다가 갑자기 복도에서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의 볼에서 손을 떼고는 문 쪽을 향해 돌아본다. 대기실 앞까지 도착한 그 두 목소리는 곧 대기실 문을 활짝 열고 모습을 드러낸다.
운동을 좋아하는지 구릿빛 피부에 근육이 붙은 좋은 몸을 가진 덩치 큰 한 남자아이와 자신이 절대로 모를리가 없는 긴 포니테일의 한 여자아이.
남자아이는 기지개를 키며, 여자아이는 그 뒤를 뒤따르며 대기실에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는 이내 자신과 눈이 딱 마주친다. 처음 보는 얼굴이라 그런지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던 두 사람은 곧 시선을 건우로 옮겨 누구냐고 물으며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자신도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어서 건우는 양쪽을 번갈아보며 간단하게 서로를 소개해준다. 덩치 큰 남자아이는 드럼을 맡고있는 이준호, 포니테일 여자아이는 박혜인.
혜인이를 소개해줄 때 건우가 약간 머뭇거린 것을, 자신이 모를리 없었다. 하긴, 그도 그렇겠지. 왜냐하면 혜인이는...
애써 떠올려지는 과거의 기억을 지워버리려 노력하며 고개를 들고 준호와 혜인이를 바라본다.
"안녕? 건우가 말해줬듯이 나는 건우의 소꿉친구이자 여자친구인 유주아라고 해. 반가워! 오늘 오랜만에 다같이 밴드부 공연을 한다고 그래서 응원차 왔어. 참, 응원의 선물...이라고 하기엔 너무 소박하지만 그래도 다같이 마시려고 음료수도 가져왔으니까 편하게 먹고싶은거 마셔도 돼."
방긋 웃으며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밝힌 후에 이 곳에 온 이유를 간단히 말하며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음료수들을 가리킨다.
"준호라고 했지? 운동하고 왔다고 들은 것 같은데. 아직은 밖에 많이 덥지 않아? 여기, 이온 음료라도 마실래?"
준호라고 소개된 나름 덩치 큰 아이에게 테이블 위에 있는 음료수들 중 하나를 권하며 작게 미소짓는다. 으음...그래도 역시 물도 사올걸 그랬나봐. 때늦은 후회를 마음 속으로 해보기도 하면서 마음 속으로 작게 한숨쉰다. 역시 좋은 생각은 모든 것이 지나간 후에 생각난다니까.
그리고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보니 이번에는 혜인이의 얼굴이 보인다. 건우말고도 익숙한 얼굴.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얼굴. 건우에게 고백하던 그 때의 그 혜인이의 모습을, 자신이 잊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안녕, 혜인아. 만나서 반가워. 앞으로 잘 부탁할게."
솔직히 자신이 혜인이에게 웃으며 인사해도 될런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저 자신과 이렇게 한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건우의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혜인이는 아파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지만...그래도 일단은 왠지 모를 어색함과 미안함을 뒤로 하고 부드럽게 웃어보이며 혜인이에게 인사한다. -
284 건우, 준호, 혜인 - 주아 (03495E+56) 2016. 7. 23. 오후 6:31:40"이런 귀여운 호랑이에게 벌 받는다면 환영이야. 물려가도 죽진 않을 것 같은데? 하하."
주아의 얼굴을 보고 싶고, 주아의 응원을 듣고 싶었던 찰나에, 주아가 대기실 문을 열고 빼꼼 고개를 내밀었기에 장난처럼 호랑이냐고 묻고, 리액션을 취하자 주아 역시 덩달아서 장난처럼 호랑이 울음소리를 내면서 내 볼을 살짝 꼬집었다. 정말로 귀여운 호랑이가 따로 없다고 느끼면서 볼이 꼬집혀진 상태에서 흐뭇하게 주아를 바라보았다. 저번에 데이트를 했을 때 작은 고양이들이 서로 모여서 꽁냥거리는 것처럼, 나와 주아 역시 즐겁게 꽁냥거리는 도중, 갑자기 복도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놀랐는지, 주아는 내 볼에서 손을 떼고 문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문이 열리고 보이는 건, 다름 아닌 드럼을 담당하고 있는 준호와 키보르를 담당하고 있는 혜인이의 모습이었다. 둘은 처음 보는 주아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면서 누구냐는 듯이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 타이밍에서 나는 둘에게 주아를 소개했고, 주아에게는 둘을 소개했다.
그리고 아주 잠깐이긴 했지만, 약간의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분위기의 중심에는 다름 아닌 주아와 혜인이가 있었다. 그도 당연했다. 혜인이는 2학년이 되고 나서 얼마 안가서 나에게 고백을 한 적이 있었다. 물론 나는 혜인이를 도저히 이성으로서 보기가 힘들었기에, 그 고백을 거절했었다. 한번 시험삼아 사귀어보는건 어떻겠냐는 제안에도 거절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주아로서는, 그리고 한때 나에게 고백을 했던 혜인이로서는 약간의 어색함을 느낄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아는 그 어색함을 이겨내면서 방긋 웃으면서 준호와 혜인이에게 자신이 온 목적을 밝히면서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는 음료수들을 가리키면서 자신의 소개를 했다. 그리고 준호에게 테이블에 올려져있는 음료수 중 하나를 권하면서 비소지었다.
그 모습에 살짝 난감한듯이 주아와 혜인이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보던 준호는 살짝 놀란듯이 주아를 바라보다가 씨익 웃더니, 정말로 호탕한 목소리로 주아에게 인사를 했다.
"하하하! 반가워! 건우가 소개해줬지만 이준호야! 밴드를 맡고 있지! 그건 그렇고 내가 이온 음료 좋아하는건 어떻게 알고! 땡큐! 잘 먹을게! 건우 여자친구라고 했지? 잘 부탁한다! 오늘은 건우 좀 빌릴게! 대신 좋은 무대 보여줄게! 아, 너 알런지 모르겠는데 이래보여도 건우가 중학교 땐.."
"알고 있어. 우리 무대 때 왠만큼 바쁜게 아니면 주아는 늘 왔었어. 내가 보컬로 활동한 거 다 알아. 평소에도 자주 응원해줬어."
"아. 그것도 그렇겠네! 소꿉친구라고 했었지? 그럼 모를리가 없겠네! 그럼 오늘은 그때보다 200%, 300% 더 멋진 무대다! 오늘 제대로 노래 부를 준비나 해라! 최건우!"
"바라던 바야. 나도 2년만에 올라가는거지만,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고 싶으니까."
조금 어색해하긴 했지만, 그래도 준호는 평소처럼 호탕하면서도 화끈한 성격을 보여주었다. 그 말에 맞춰주면서 나 역시도 평소처럼 준호와 대화를 했다. 이렇게 대화를 할 때마다 정말로 중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절로 기분이 좋아지고는 했다.
하지만 나와 준호의 웃음 섞인 대화는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다. 이어 우리의 귀에 주아가 조금 뜸을 들이면서, 혜인이에게 인사하는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나는 물론이고, 준호 역시 고개를 돌려 주아와 혜인이 쪽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부드럽게 웃어보이면서 인사하고 있었지만 내 눈에는 어느정도 주아가 왠지 모를 어색함을 느끼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10년 이상의 사이는 절대로 폼이 아니었다. 나도 그렇고, 주아도 그렇겠지만 서로의 사소한 버릇까지도 알고 있는만큼 미묘한 감정변화는 어느정도 느낄 수 있다.
자신에게 웃으면서 인사를 하는 것에 조금 놀랐는지, 혜인이는 살짝 몸을 움찔하면서 두 눈을 깜빡거리면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평소의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미소를 지으며 주아에게 인사를 했다.
"...아. 응. 박혜인이야. 키보드 맡고 있어. 건우와는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알았고, 중학교때부터 같이 밴드를 시작했어. 잘 부탁해."
감출래야 감출 수 없는 어색함. 그 기분이 혜인이의 목소리에서 아주 잘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주아가 먼저 웃으면서 인사를 했기에, 자신 역시 웃으면서 인사를 해야겠다고 느꼈는지, 혜인이는 정말로 애써 웃고 있었다.
혜인이에게 고백을 찬 후,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났을때가 살며시 떠올랐다. 그때도 나와 혜인이 사이엔 이런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조금 해소가 되어서 그래도 많이 아물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저 느낌. 아직, 나에 대한 미련이 마음 속에 남아있는걸까?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없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추측 뿐이었다.
손에 쥔 탄산 음료를 또 한번 끊어서 홀짝인 다음에, 테이블 아래에 내려놓았다. 일단 이 분위기를 조금 어떻게든 해야할 것 같았기에 나는 살며시 모두를 향해서 한 걸음 다 나아간 후에 태연한 척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민석이와 진성이는 어디에 있어?"
"걔들? 내가 어떻게 알아? 어딘가에는 있겠지! 그것보다 말이야. 주아라고 했지? 건우와 소꿉친구라면, 건우가 모두에게 숨기는 비밀이라던가 그런거 있어? 있으면 알려주라? 응?"
"아. 그건 나도 조금 듣고 싶어."
"야! 넌 애에게 뭘 묻는거야?!"
"에이! 뭐 어때서 그러냐? 우리 사이에! 그런거 물어볼 수도 있는거지! 하나만 알려주라. 응? 응?"
눈 앞에서 벌어진 난감한 상황에 나는 아무런 말 없이 난처한 듯 웃어보이면서 살짝 주아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는 의미를 가득 담은 아이콘텍트를 보냈다. 주아라면 분명히 알아줄거라고 믿었지만 혹시 전달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살짝 내 마음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
285 주아 - 건우, 준호, 혜인 (25095E+51) 2016. 7. 23. 오후 8:15:53"그러다 진짜 큰코 다치는 수가 있다구? 호랑이도 나름 맹수야, 맹수!"
이런 귀여운 호랑이에게 벌 받는다면 환영이라며, 물려가도 죽진 않을 것 같다고 웃어버리는 건우의 모습에 나름대로 호랑이도 맹수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에게 볼이 살짝 꼬집히고도 별다른 저항 없이 흐뭇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 뭔가 괜시리 창피해져 심통 난 표정으로 좀 더 세게 꼬집을까, 하다가 복도에서 들려오는 남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그의 볼에서 손을 뗀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모습을 드러낸 건 한 남자아이와 한 여자아이. 아마도 건우의 밴드부 멤버인 듯한 그 둘은 의아한 듯이 자신을 바라보았고, 건우는 양쪽에게 서로를 소개해준다.
그리고 잠시동안의 약간 어색한 분위기. 적어도 이 분위기의 원인은 자신과 혜인이일 것이 분명했다. 이 나이 때에 제일 민감한 부분인 사랑에 관련된 자신들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여기서 자신이 어색하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되었다. 어쨌든, 건우의 친구들이니만큼, 좋은 인상을 주고싶었고,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
그래서 애써 그 숨막힐 듯한 어색함을 이겨내며 자신이 먼저 방긋 웃으면서 준호와 혜인이에게 다시 한 번 자신을 소개한 뒤, 여기 온 목적을 밝히고는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는 음료수들을 가리킨다. 그리고는 준호에게 그 음료수들 중 하나를 권하면서 미소짓는다.
그러자 조금 난감한듯이 자신과 혜인이를 번갈아 바라보던 준호는 살짝 놀란듯이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준호는 씨익 웃더니, 정말로 호탕한 목소리로 반갑다고,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한다. 오늘은 건우 좀 빌리는 대신 좋은 무대를 보여주겠다며, 쾌활하게 말을 이어가려던 준호의 목소리는 자연스레 끼어든 건우의 목소리에 순간 멈춘다. 그러나 그것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준호는 약간의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꽤나 아무렇지 않게 건우와 대화한다.
잠시 그렇게 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것을 증명해주듯, 웃음 섞인 둘의 대화를 가만히 즐겁게 듣다가 이내 곧 고개를 살짝 돌려 혜인이를 바라본다. 숨막힐듯한 어색함의 주인공들인 자신들.
그렇지만, 어색하다고 해서 도망치거나 물러날 수는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자신이 먼저 다가가 그 어색함을 줄이는 것이 중요했다.
혜인이에게 다가가도 될까, 혹시 상처를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일단 한 번 부딪혀보기로 하고 약간의 어색함을 뒤로 한 채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에게 먼저 인사한다.
그러자 혜인이는 조금 놀란듯 몸을 움찔하더니 두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바라본다. 잠시 동안의 침묵.
그 침묵 속에서 마음 속으로 후회의 한숨을 푹 내쉰다. 하긴, 내가 너무 주제넘게 굴었지...분명히 혜인이는 내가 껄끄러울텐데 그것도 모르고 먼저 다가가 버리다니. 유주아, 바보...
그렇게 속으로 몇번이나 어쩌지, 어쩌지 하다가 혜인이가 곧 조용하고 차분하게 미소지으며 똑같이 자신에게 인사해주는 것에 조금 안도한다. 물론 어색함이 그대로 묻어나오기는 했지만, 이렇게 인사를 받아준 것만으로도 혜인이에게 너무 고마웠다.
그러한 자신들의 어색한 인사가 끝난 후, 건우는 음료수를 다시 한 번 한 모금 홀짝이더니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듯 한 걸음 나아간다. 그리고는 태연한 척 입을 열어 또다른 멤버들인 것 같은 사람 2명을 찾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준호는 대충 건우의 질문에 대답하고는 자신을 향해 건우의 소꿉친구면 건우가 모두에게 숨기는 비밀도 있냐면서 있으면 알려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그 말에 혜인이도 덩달아 그건 자신도 조금 듣고싶다고 얘기한다. 갑작스런 상황에 건우는 깜짝 놀라며 준호에게 뭘 묻는거냐고 소리치지만 준호는 호탕하게 뭐 어떠냐며, 하나만 알려달라고 다시금 자신을 조른다.
결국 준호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는지, 건우는 난처한 듯 웃으며 아무 말 없이 자신에게 살짝 눈빛신호를 보낸다. 말하지 말아달라는 간절하고 초조한 마음. 자신이 눈치 못챌리가 없었다.
...으음, 그렇지만 말야. 건우야. 준호가 저렇게까지 조르고 있는걸? 혜인이도 듣고싶다고 했고. 그러니까, 미안해. 건우야. 이번만은, 이번만큼은.
짐짓 건우의 눈빛신호를 눈치채지 못한 척, 장난스런 웃음을 얼굴 가득 띠고는 준호와 혜인이를 향해 입을 연다.
"응! 당연히 있지~ 모를리가 없잖아? 서로의 흑역사까지도 전부 실시간으로 봐왔으니까."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십 년 이상. 그 길고도 긴 시간 동안 서로에게 있는 비밀이나 흑역사 한 두개 쯤은 모르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쯤에서 잠시 고민한다. 뭘 밝혀볼까? 비교적 최근 것을 밝힐까? 아니면 아주 어릴 적? 의외로 질투쟁이라는 것을 말해볼까? 아니면 독점욕이 강하다고? 로맨티스트라는 것을 말해볼까?
잠시동안 그렇게 고민고민하다 이것들은 건우에게 너무 치명적인 타격이 올 비밀들이라는 생각이 들자 포기한다. 그래. 아무리 그래도 여자친구인데 이 정도까지 말해버리면 안되지 않겠어?
그렇지만 여전히 장난기가 가득가득 차오르는 마음에 키득키득 웃으며 입을 연다.
"사실, 건우는 유치원 때 공주님 역할을 한 적이 있답니다~ 우연히 가발을 써봤는데 여자애들보다도 더 예쁘다고 공주님으로 당첨! 왕자님으로부터 구해지는 역할을 맡아 명연기를 보여주었지요~"
그 때의 그 다소곳했던 건우의 어릴 적 모습을 사진으로도 남겨놓았던 만큼, 자신이 잊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 왕자님의 역할을 내가 맡았었다는 건 비밀로 해도 되겠지?
/ 사실 질투 관련해서 쓰려고 했는데 그건 건우에게도 혜인이에게도 너무한 것 같아서 아무래도 소꿉친구이니만큼 유치원 적 일로 바꿨답니다. 건우주와 옛 추억에 관련하여 상의해본 적이 없어서 일단은 제가 임의로 이렇게 써보았는데...마음에 안 드신다면 말씀해주세요, 건우주! -
286 건우, 준호, 혜인 - 주아 (03495E+56) 2016. 7. 23. 오후 9:08:1510년 이상 알고 지낸 주아에게 준호는 내가 숨기는 비밀을 하나만 알려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평소라면 이런 것에는 잘 동참하지 않는 혜인이도 그것을 알고 싶다면서 살짝 준호의 편을 들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준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주아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는 의미가 가득 담겨있는 아이콘텍트를 보내는 것 뿐이었다. 정말로 간절하게 보냈지만, 혹시라도 전달이 되지 않은 건 아닐까 그 마음은 괜히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로 불행히도, 내 아이콘텍트는 전혀 주아에게 전달이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아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얼굴에 가득 띠고서 닫혀있던 입을 열고 자기가 모를리가 있겠냐면서 자신만만하게 얘기했다.
"야! 유주아! 자, 잠깐...! 으읍!!"
"야! 최건우! 넌 조용히 있어! 뭔데? 뭔데? 뭔데? 재밌는걸로 하나만 알려줘!"
내 아이콘텍트가 전달이 되지 않았음을 확실하게 인지하고서 나는 주아의 입을 막기 위해서 중간에 끼어들었지만, 준호는 마치 나의 그 행동을 예상했다는듯이 그 큰 덩치로 내 몸을 꽉 잡았고, 오른손으로 내 입을 꽉 막았다. 벗어나기 위해서 바둥바둥거렸지만, 나보다 덩치가 있고, 근육도 더 많은 준호를 내가 뿌리칠 수 있는 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확실하게 나를 제압한 후에, 준호는 빨리 말해보라는 듯이 두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면서, 주아에게 빨리 말해달라고 재촉했다.
다급한 눈빛으로 주아를 바라보았지만 애석하게도 주아에겐 내 눈빛이 보이지 않았는지,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었다. 무엇을 말해주면 좋을지 고민을 하고 있는걸까? 정말로 워낙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고, 친한 사이다보니, 하다 못해 사귀기 전에도 연인이 아니냐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을 정도로, 정말로 가깝게 지낸 사이인만큼, 주아가 내 흑역사를 모를리가 없었다.
분위기를 보아, 필히 저 입에선 내가 숨기고 싶었던 흑역사가 나올게 뻔했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나마 덜 치명적인 흑역사가 거론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난 평소에는 기도는 그다지 하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정말로 간절하게 기도를 해봤다.
그리고 드디어 생각이 끝났는지, 주아는 장난기가 가득한 키득키득하는 웃음소리를 내면서 모두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주아가 모두에게 말한건 다름 아닌 유치원때의 일이었다. 그때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재롱잔치로 연극을 한 적이 있었다. 정말로, 우연히 공주님 가발을 쓴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같은 반 친구들에 주아까지도 너무 예쁘다면서 만장일치로 나를 공주님 역으로 정한 적이 있었다. 어린 나이에 너무나도 놀란 나는 고집을 부리면서, 주아가 왕자님 역이 아니면 절대로 안할거라고 때를 썼었다.
그리고 그런 나의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왕자님 역은 주아로 결정이 되었었다. 그리고 나와 주아는 정말로 멋진 연기를 선보여서 상을 탄 적도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어린시절부터 나와 주아는 정말로 많이 엮였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거와는 별개로 나에게 있어서 정말로 잊고 싶었던 기억 중 하나가 거론된만큼 내 얼굴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새빨갛게 물들어갔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준호는 정말로 크게 웃으면서 나를 잡고 있던 손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혜인이도 그 옆에서 작게 입을 가리면서 웃기 시작했다.
"뭐? 공주님? 왕자님에게 구해지는 역할? 푸하하하하하하하!! 최건우, 네가 공주님 역을 해? 푸하하하하!!"
"후훗. 그래도 제법 귀여웠을 것 같은데. 뭘."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얄밉기 짝이 없는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고개를 돌려 잠시 주아를 말 없이 도끼눈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유치원때의 일로 말을 하기도 뭐해서, 그냥 작게 한숨을 내쉬는걸로 끝냈다.
여기서 사실은 왕자님이 주아였다는 것을 말해볼까라는 생각을 아주 잠깐 하긴 했지만, 그냥 그만두기로 했다. 그래도 내 여자친구인데, 내 손으로 부끄럽게 할 순 없잖아. 거기다가 애초에 지금 것은 장난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거니까.
"좋아! 그럼 리벤지 타임! 이번엔 건우가 자기의 여자친구의..."
"아. 저기, 준호야. 잠깐만 괜찮을까?"
"응?"
준호가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순간, 아마도 리벤지라고 했으니까 나보고 주아의 흑역사를 말해보라는 식으로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혜인이가 중간에 끼어들었고, 그 때문에 준호의 말은 중간에 끊어졌다.
자연스럽게 나와 준호의 시선은 혜인에게로 향해있었다. 혜인이는 조금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주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알고 지낸 애지만, 저렇게나 진지하게 표정을 짓는건 그다지 보지 못했다. 최근에 저런 표정을 지은 건, 나에게 고백을 할 때, 바로 그때였다.
주아를 정말로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혜인이는 테이블에 있는 음료수 중에서 오렌지 맛 음료수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미소가 보이지 않는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하지만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를 잃지 않고 모두에게 말했다.
"나. 잠깐 주아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둘 다 잠깐만 자리를 비워주면 안될까?"
그 말 한마디로 인해서 나는 뭔가로 강하게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여기서 혜인이가 주아와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아마도...
그리고 준호 역시 짐작했는지 살짝 당황하는 표정을 지으며, 나와, 주아, 그리고 혜인이의 얼굴을 번갈아가면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어설프게 끼이게 되면, 뭔가가 더 이상하게 꼬여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또 다시 묘하게 어색한 분위기가 그 곳에 흐르는 순간이었다.
//괜찮아요! 사실 그쪽 부분은 어떻게 하던지 주아주에게 맡기려고 한 부분이었으니까요! 애초에 캐릭터가 흑역사 하나도 없이 무조건 멋지기만 할 수 있나요?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고 그런거죠! 유치원때면 저런 비슷한 사건도 많이 겪고는 하니까요! 예를 들면 제 친구라던가요. 문뜩 옛날 생각이 떠올랐네요. -
287 주아 - 건우, 준호, 혜인 (25095E+51) 2016. 7. 23. 오후 10:08:21준호도, 심지어 조용히 있던 혜인이도 전부 건우의 비밀을 알고싶다는 뜻을 밝히자 건우는 다급하게 자신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말하지 말아달라는 그 간절하디 간절한 신호가 자신에게 닿지 않을리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야. 건우야. 지금 상황은 2:1인걸.
다수결의 원칙으로써 어쩔 수 없다고 마음속으로 건우에게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장난스러운 웃음과 함께 자신있는 목소리로 모를리가 있겠냐고 대답한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크게 당황했는지 다급하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저지하려고 했지만, 그보다 준호의 동작이 더 빨랐다. 운동을 하는 이답게 제법 큰 덩치로 건우의 몸을 꽉 잡고 오른손으로 그의 입을 꽉 막아버리는 준호의 모습을 우와, 하고 감탄하면서 쳐다본다.
건우가 저렇게 제압당하는 거 처음 봐. 신기하다!
건우가 벗어나려고 아무리 바둥바둥거려도 꿈쩍도 않고 확실하게 그를 제압하면서 준호는 두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며 자신에게 빨리 말해달라고 재촉한다.
문득 그런 준호의 모습이 커다란 곰같다고 생각이 들어 해맑게 웃으며 알았다고 대답한 뒤 고민에 빠지기 시작한다. 이미 건우의 다급한 눈빛은 자신에게 닿지 않았다. 그보다는 무엇을 말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더 커져서 잠시동안 그렇게 고민한다.
저걸 말해볼까? 아냐, 저건 타격이 너무 클거야. 그럼...
같이 지낸 세월이 긴 만큼, 서로 알고있는 비밀이나 흑역사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 중에서도 최대한 큰 타격이 가지 않을만한 비밀을 고르고 골라서 결국 하나를 정한다.
생각을 마친 후에 장난기 가득하게 키득키득 웃고는 해맑게 건우의 비밀 한 가지를 폭로한다.
그것은 바로, 유치원 재롱잔치 때의 일. 그 때 자신들의 반은 연극을 맡았었는데 우연히 건우가 공주님 가발을 썼었고, 그 모습이 그대로 자신을 포함하여 선생님들과 다른 친구들에게 보여졌다. 웬만한 여자애들보다도 훨씬 더 예쁜 그 모습에 자연스럽게 공주님 역할은 건우로 결정이 났었다. 자신도 그것에 찬성하며 즐거워했지만, 건우는 놀랐는지 곧바로 고집을 부리며 자신을 왕자님으로서 지목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왕자님이 아니면 절대 안 할거라고 떼를 써서 어쩔 수 없이 왕자님 역할은 자연스레 자신이 맡게 되었다. 그렇게 어쩌다보니 남녀의 역할이 바뀐 채로 여차여차 연극은 무사히 마무리 지어졌고, 생각보다도 역할을 잘 소화해낸 자신들은 상까지 타기도 했었다.
...그래봤자 여전히 서로에겐 미묘한 흑역사 중 하나로 남아있었지만. 왕자님이 공주님을 구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은, 아직도 사진 앨범 한 곳에 고이 보관되어 있어, 잊을래야 잊어버릴수도 없었다.
자신이 말을 마치자 건우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고, 준호는 한 건 했다는 듯 크게 웃으며 건우를 그제서야 놓아준다. 혜인이마저도 그 옆에서 입을 가리며 웃기 시작한다. 그들의 얄미운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건우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잠시 도끼눈으로 바라본다.
우와...건우, 무서워! 노려보다니! 그러나 지지 않겠다는 듯, 자신도 메롱, 하고 혀를 살짝 내민다. 그러자 건우는 됐다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쉰다.
혹시나 건우가 왕자님 역할은 자신이었다는 것을 밝힐까, 불안했지만 건우의 모습을 보니 그것은 아닌 것 같아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준호는 이어서 리벤지 타임이라며, 이번에는 반대로 건우가 자신의 흑역사를 말하게 하려는 것 같았으나, 그의 그 활기찬 말은 혜인이의 목소리에 중간에 끊어진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시선은 모두 혜인이 쪽을 향했고, 혜인이는 자신을 조금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리고는 테이블 위에 있던 음료수들 중 오렌지맛 음료수를 집어들고는, 진지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잠깐 자신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건우와 준호에게 잠시만 자리를 비워달라고 부탁한다.
그 말에 건우도, 준호도, 전부 당황한 표정을 역력히 드러낸다. 자신은 그저 조금 멍하니 혜인이를 바라본다. 나하고 하고 싶은 말이라면...그건 분명히.
준호는 모두를 번갈아 바라보고, 건우는 조용히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며 그렇게 그 자리에는 순간 고요한 어색함이 흐른다.
어느 하나 함부로 입을 열지 못하는 순간. 그러나, 피할수는 없었다. 도망칠수는 없었다. 혜인이가 저렇게 진지하게 먼저 말을 꺼내준다면, 자신도 그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잠시 건우와 준호에게 걱정 말라는 듯, 작게 미소지으며 입을 연다.
"응, 혜인이도 그렇다고 하니까. 건우야, 준호야, 정말 미안하지만 잠깐만 나가있어줄래?"
잠시 그렇게 건우와 준호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다시 혜인이를 가만히 바라본다.
자, 이제 외면하고 있는 것은 끝났다. 혜인이에게서 도대체 무슨 말이 나올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은 전부 진지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 그것이 원망의 말이라고 하든, 비난의 말이라고 하든, 그 어떤 것이든 전부.
/ 건우의 흑역사를 저한테 맡겨버리시면 어떡해요...! 제가 확 그냥 더 창피한 흑역사를 만들어버렸으면 어쩔려구요! 일단은 최대한 귀엽고 무난하고 건우주의 말씀처럼 현실에서 흔히 볼 법한 과거를 만들었지만...사실은 제가 그 주인공이었다는 건 안 비밀이예요... -
288 혜인 - 주아 (52723E+57) 2016. 7. 24. 오전 12:39:05나는 건우를 좋아한다. 예전에 한번 차이긴 했고, 다시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 처참하게 차였지만, 그럼에도 포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로 좋아한다. 건우는 나를 이성으로 바라볼 수 없다고, 시험삼아서 사귀는 것 조차도 안된다고 확실하게 거절했지만 그래도 언젠간, 언젠간 기회가 다시 한번은 있을거라고 믿었다.
정확히는, 오늘 공연이 끝난 후에 다시 건우에게 도전해볼 생각이었다. 역시 나는 네가 아니면 안된다고.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는 없겠냐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의 재도전의 기회는 너무나도 잔인하게 산산조각 나버렸다.
어느샌가 건우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었다. 그 잔인한 선고에, 순간 멍해졌었다. 자신의 여자친구, 유주아를 소개하는 건우의 말에선 한치의 장난기도, 한치의 거짓도 찾을 수 없었다. 정말로, 정말로 건우는 여자친구를 사귄 상태였다.
10년 이상 알고 지낸 소꿉친구. 초등학교 6학년때 같은 반으로서 알게 된 나와는 게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긴 인연이었다. 나는 고작 5년 정도니까. 이미 2배 이상이나 차이가 나고 있었다.
그 길고 긴 인연은 방금 전 저 애가 말한 건우의 흑역사 관련으로도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유치원때의 이야기. 그것은 나로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내가 건우를 만나기 전의 건우의 모습이었다.
그것을 알고 있다는게 너무나도 부럽다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다. 나는 모르는 건우의 모습을 저 애는 얼마나 알고 있는걸까? 아마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많이 알고 있겠지? 정말로 부럽다는 마음이 들었다.
가만히 고개를 들어서 주아라는 이름의 여자애를 바라보았다. 내가 지금도 좋아하는 건우의 여자친구. 정말로 착하고 좋은 애라는게 절로 느껴진다. 난 방금전에 너무나도 어색해서 제대로 말도 붙히지 못했는데, 저 애는 먼저 환하게 미소지으면서 나에게 말을 걸어주고 인사를 했다.
정말로 좋은 여자애와 소꿉친구로서 지내고 있었던거구나. 건우야.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거구나. 그랬던거지? 절로 씁쓸함이 강하게 느껴졌다. 만약 내가 건우와 소꿉친구였다면, 저 애처럼 건우와 10년 이상을 알고 지냈다면, 어쩌면 저 자리는 내 것이 되었을까?
그런 해서는 안되는 생각마저 조용히가 하게 된다. 이렇게까지 못난 애였던걸까? 나는?
준호의 말을 끊고서, 나는 주아와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잠시만 자리를 비워주면 안되겠냐고 준호와 건우에게 말을 했다. 그러자 준호와 건우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크게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그렇겠지. 준호와 건우. 둘 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추측이 가능할테니까.
나와 주아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것. 그것은 바로 최건우. 내가 짝사랑하는 남자애다. 건우 관련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은걸 둘 다 알테니까 당황하는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고요한 어색함, 그리고 무거운 어색함. 어색함만이 대기실에 잔잔히 흐르는게 느껴진다.
어느 누구도 입을 쉽게 열 수 없는 그 어색함 속에서 입을 연 것은 다름 아닌 주아였다. 주아는 작게 미소 지으며 건우와 준호를 바라보며 미안하지만 잠깐만 나가있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예쁜 눈을 가지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그 얼굴에서 시선을 땔 수가 없었다. 주아가 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나 역시도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우리 둘 사이에는 정말 아무런 말도 없는 조용한 침묵만이 흘렀다.
"응. 알았어. 주아,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럼, 준호야. 우리는 잠시 나가있자."
"아! 응! 알았어! 그, 여자들끼리 이야기 잘 나눠!"
그 침묵 속에서 건우와 준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금 있다가 오겠다고 말을 덧붙이면서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그 덕에 대기실에는 나와 주아, 둘만이 남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곳에는 조금은 어색한 침묵, 그리고 정말로 조용한 침묵, 아주 작은 소리조차도 크게 울릴 것만 같은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딸깍 하는 소리를 내며 오렌지맛 음료수를 딴 후에, 나는 그것을 한모금 마셨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너무나도 좋았다. 역시 음료수는 오렌지 맛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살짝 미소를 짓고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유주아라고 했지? 건우의 소꿉친구."
지금 저 애는 뭘 생각하고 있을까? 내가 건우에게 고백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우선은 거기서부터 시작을 하기로 했다.
이 분위기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나름대로 밝고 편안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는 닫혀있던 입을 열었다.
"나, 건우에게 고백한 적 있어. 차여버렸지만."
그때의 모습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씁슬한 미소가 지어졌다. 정말로, 너무나도 씁쓸했다. 잔인무도한 선고는 내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놓았고, 지금도 나를 가끔 아프게 하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태다. 막 차였을땐, 정말로 소리 없이 방에서 많이 울었으니까.
그때의 그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나는 계속해서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미안하다는 말은 안할거지?"
정말로 많은 뜻이 함축되어있는 그 한마디를 조심스럽게 던지면서, 나는 주아의 대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과연 무슨 답을 해줄까? 저 애는?
//하하하. 본의 아니게 난감하게 만들어버린 모양이네요. 죄송해요. 하지만 정말로 아무거나 해도 별로 상관은 없었어요. 주아주가 정말로 건우가 도망쳐버릴 정도로 아주 심각한, 그러니까 막 캐릭터 하나가 붕괴되서 관계가 와장창 할 정도의 그걸 만들거라고 보진 않았거든요. 음. 사실은 아이콘텍트를 보고 말을 안할까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는건 안 비밀이었답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라. 살짝 보고 싶은 생각도 드는걸요? 왠지 엄청 귀여웠을 것 같아요! 음. 저는 유치원 당시는 참 무난하게 지나갔었으니까요. 대신에 중학생때 여장을 해서 장기자랑에 나가서 춤을 춘 적은 있었답니다. 그리고 1등을..(시선회피) -
289 주아 - 혜인 (42348E+52) 2016. 7. 24. 오전 1:47:15준호의 짓궂은 질문과 그에 대한 자신의 폭탄발언에, 건우를 희생양으로 하여 나름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된다. 지금 이 공간 속 사람들과 자신의 유일한 접점인 건우에 대한 이야기에, 준호도 혜인이도 웃고 자신도 잠시 도끼눈을 하는 건우에게 메롱, 하고 웃어버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 분위기를 이어 이번에는 자신의 흑역사를 캐려던 준호의 말은, 혜인이의 말에 의해 끊어져버린다. 자신과 하고 싶은 말이 있으니까 잠시 자리를 비워주면 안되겠냐는 혜인이의 부탁. 조용하고 진지한, 그러나 조금 갑작스러운 그 말에 건우도, 준호도 전부 크게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호탕하고 쾌활하던 준호조차 조금 눈치를 보는듯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며, 그렇게 자신들 사이에는 길고 긴 무거운 침묵만이 흐른다.
아무도 입을 여는 사람은 없었지만, 다들 어느 정도는 이미 다 알고있는 분위기였다.
오늘 처음 만난 혜인이와 자신이, 그것도 단 둘이서 얘기를 한다고 하면 으레 생각나는 것은 단 한 가지밖에 없었다.
바로, 건우. 혜인이는 건우를 짝사랑했지만 고백의 말에는 거절당했고, 자신은 건우의 여자친구로서 소개가 되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바로 나오는 결론. 혜인이가 자신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반드시 그것밖에 없을 터였다.
그렇지만, 자신이 지금 여기서 도망칠 수는 없었다. 그것은 혜인이에게도 무례한 행동이었으며, 더 나아가 건우에게도, 준호에게도 전부 미묘한 불편함만을 낳게 될 것이 뻔했다.
그건, 안되었다. 실로 오랜만에 중학생 때의 밴드부 멤버들이 다같이 모여 공연하는 것을, 그 기쁨과 설렘을, 자신은 망치고 싶지 않았다. 아니, 망쳐서는 안되었다.
그러니까, 받아들이자. 혜인이의 얘기를 들어보자.
그렇게 마음 속으로 결심하곤 작게 미소지으며 건우와 준호에게 잠시 나가있어달라고 부탁한다. 아마 지금 이 상황에서 제일 난감하고 불안할 사람들은 저 아이들일 터. 혜인이도 둘이서 얘기하고 싶다고 한 만큼, 지금은 조금 불안하다고 하더라도 나가있어줘. 얘들아.
말을 마치고는 고개를 돌려 혜인이를 바라본다. 그러자 마주친 두 눈과 눈. 또다시 흐르는 무겁디 무거운 침묵 속에, 건우와 준호가 알겠다며 조금 있다가 오겠다고 하며 대기실 밖으로 나간다.
열렸던 대기실 문이 닫히고 이제 대기실 안에 남은 것은 혜인이와 자신, 단 둘 뿐이었다. 다시금 흐르는 고요한 침묵. 그 침묵 속에서 혜인이 먼저 입을 열길 조용히 기다린다.
자신이 먼저 말을 해서는 안되었다. 분명, 자신보다는 혜인이가 하고픈 말이 더 많을 터. 그러니까, 내가 할 일은...그 어떤 말이 나오더라도 전부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
그렇게 입은 꼭 다물고 있는 채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혜인이는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다. 조금 불안해진 마음에 괜히 자신의 오른손으로 펜던트를 살짝 만지작거린다.
여전히 고요한 대기실 안, 오랜만에 들리는 소리는 혜인이의 목소리가 아닌, 음료수 캔을 따는 소리였다.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오렌지맛 음료수를 딴 혜인이는 이내 그것을 한 모금 마신다. 그에 따라 조금 흔들리는 혜인이 특유의 긴 포니테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그녀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순간 살짝 놀라 몸을 움찔한다.
"어? 어...응..."
일단 그렇게 조금 얼빠진 소리를 내며 자신도 혜인이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혜인이는 현재의 이 미묘하게 가라앉은, 긴장된, 어색한 분위기와는 안 어울리게 밝고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그리고 그 내용은, 듣는 자신도 매우 처참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었다. 차여버렸지만 건우에게 고백한 적 있다는 그 말은, 도저히 지금 미소를 짓고있는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 서글픈 말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씁쓸한 웃음이, 그녀의 마음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통해 자신은 알 수 있었다.
아아...혜인이는 그 때도, 지금도, 건우를 좋아하고 있구나...
혜인이가 고백했었다는 것을, 자신이 모를리 없었다. 긴 포니테일을 가진 예쁘장한 여자아이가 건우에게 고백하는 장면을, 잊어버릴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 때의 그 꽉 조이는 듯한, 숨도 쉬지 못할 짝사랑의 마음 아픔을, 자신이 잊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혜인이도 문득 그 때 생각을 하는지, 잠시동안 아무런 말이 없다가 이내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할거지? 하고 정말로 많은 뜻이 함축되어 있는듯한 말을 조심스럽게 던진다.
"......"
혜인이의 그 말에, 자신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혜인이를 멍하니 바라본다. 혜인이의 지금의 복잡한 마음 상태를, 감히 자신이 이해해도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주아주 조금쯤은 이해할 수 있었다.
짝사랑의 아픔. 그것은 자신도 시리도록 겪었던 고통과 괴로움이니만큼, 혜인이의 마음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그렇지만 이제는 그럴수는 없었다. 자신은, 혜인이를 이해해서는 안되었다. 혜인이의 입장에서 자신은 그저, 그저...
잠시 오른손으로 펜던트를 꾸욱 쥐다가 이내 손을 펴서 힘없이 천천히 아래로 내린다. 그리고는 자신의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인다.
"...미안해. 미안해, 혜인아. 정말 미안해..."
조용하지만 진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리듯이 혜인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자신은, 사과할 자격조차도 없었다. 그렇지만 사과를 해야했다. 아니, 사과를 하고 싶었다.
혜인이가 받아들여주지 않더라도 괜찮았다. 전부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이 혜인이의 입장이었어도, 사과를 받아주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네가 어떤 말을 해도 괜찮아, 혜인아. 나는 전부 받아들일 준비가 됐어. 네가 화를 내도, 나를 비난해도 말야.
/ 그래도 건우주의 캐릭터인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떡해요! 에잇, 그냥 '정말로 건우가 도망쳐버릴 정도로 아주 심각한, 그러니까 막 캐릭터 하나가 붕괴되서 관계가 와장창 할 정도의 그걸' 만들어버릴걸 그랬네요! 사실 말하지 말까, 하다가 말하는 것이 상황이 더 재밌을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답니다~
아니예요, 안 귀여웠어요! 나름 멋졌다구요?! 막막 늠름하게 지켜주고 구해줬다구요?! 그보다 건우주 여장! 보고싶어요! 게다가 춤, 1등! 와아~ 보여주세요, 보여주세요! (시선붙잡) -
290 혜인 - 주아 (52723E+57) 2016. 7. 24. 오전 2:56:21건우와 준호가 밖으로 나가고 남아있는 건 나와 주아 둘 뿐. 분위기는 어색하지만, 밝고 편안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갔다. 하지만 말을 하면서 고백을 했다가 치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러면 안된다고 느끼지만, 내 입가에는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제는 많이 아문 가슴 속 상처가 또 다시 아프게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아픔에 질 순 없었다.
기회를 노려보고 싶었지만 그 사이에 건우는 내 앞에 유주아라는 이름의 여자애를, 10년 이상 알고 지낸 소꿉친구와 사귀게 되었다. 이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내 잘못도, 건우의 잘못도, 그리고 이 앞의 주아의 잘못도 아니다.
그저, 그저... 그저.... 내가, 내가 끼어들 공간이 없었을 뿐이다. 처음부터, 이 애가 있을 자리였기에, 내가 끼어들 자리가 없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너무나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정말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부정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역시 무리였다.
내 말들을 들으며, 주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분위기로 추측컨데, 분명히 이 애는 내가 말할게 뭐인지 아는 것 같았다. 나랑 처음 만났을때 묘하게 보인 어색한 분위기에서 짐작은 했지만, 역시 건우에게 듣기라도 한걸까? 아니면 우연히 보기라도 한걸까? 어느쪽이 답인진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이 애는 나와 건우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다는 것이었다.
정말로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있는 '미안하다는 말은 안할거지' 라는 말을 입에 담으며 난 눈 앞의 이 애가 무슨 말을 할지를 기다렸다. 건우가 선택한 이 애는 과연 무슨 말을 할까? 너무나도 궁금하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눈 앞의 주아는 계속해서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저 멍하니 바라보는 표정 속에는 무슨 감정이 들어있는걸까? 눈 앞의 아이는 목에 매고 있는 정말로 예쁜 펜던트를 손으로 꾸욱 쥐었다. 그러다가, 힘없이 천천히 아래로 손을 내렸고 고개 또한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조용하면서도 정말로 진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나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를 했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미안해,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 나에게서 건우를 뺏었다고 생각하는걸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방금 전에 주아가 그랬듯이 나 역시도 주아의 모습을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손에 쥔 오렌지맛 음료수를 입에 넣고, 그 상큼함과 달콤함을 입안 가득 즐겼다. 어쩌면 내가 이 애를 곤란하게 만든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필요한 일이었다.
이 애는 착하다. 정말로 객관적으로 보면, 이건 나의 적반하장에 지나지 않는 일이었다. 왜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하냐고 화를 내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었다. 아마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만약에 내가 건우와 사귀고 있는데 주아가 나와 같은 말을 나에게 했다고 한다면 나는 정말로 크게 따졌을 것이다. 하지만 눈 앞의 이 애는 화를 내기는 커녕 오히려 나에게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정말 마음씨가 착한 애구나. 넌. 그리고, 어쩌면 자신에 대한 자신이 부족한걸까?
"사과하지 말아줘. 주아야."
애써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으면서 주아에게 말했다. 이 애는 내가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정말로 계속해서 나에게 사과를 하고 이후에도 그 죄책감에 살아갈것만 같았다.
사과하지 말라고 말을 하고서 나는 음료수를 쥐고 있는 손으로 뒷짐을 지고 살짝 옆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머릿속으로 생각을 할때, 나오는 나의 버릇이었다. 이렇게 걸음을 걸으면 왠지 모르게 정리가 잘 되고는 한다.
분위기가 분위기인만큼 가볍게 수다를 떠는 분위기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 확실하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서, 이 애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그렇게 뒷짐을 지고 몇걸음 앞으로 걸어가자, 난 주아에게서 등을 돌린 모양새가 되었다.
그 상태에서 나는 주아를 향해서 애써 밝은 목소리를 입에 담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건우와 사귀는게, 잘못한 건 아니잖아? 무엇보다 난 이미 건우에게 차인 상태인걸. 조금 분하긴 하지만, 아니, 엄청 많이 분하긴 하지만 울진 않을래. 눈물은 차인 그 날에 엄청나게 많이 흘려버렸거든. 남자 때문에 그렇게 울 줄은 몰랐어. 그만큼 짝사랑 기간도 조금 길어서 그런걸까?"
성격 때문일까? 나는 화를 내면서 말하는 것을 잘 못한다. 사실 성격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 애에게 화를 내고 싶진 않았다. 여기서 화를 내면 정말로 말도 안되는 적반하장격의 상황이니까.
그러기에, 아무리 분해도, 아무리 슬퍼도 나는 이 애를 미소로 대우해주기로 했다.
"나에 지지 않을 정도로 너도 건우를 좋아하지? 응. 그럴거라고 믿어. 10년 이상을 알고 지낸 소꿉친구인걸. 애초에 나하고는 비교도 안 될 수준인걸. 난 해봐야 5년인걸. 10년 이상의 인연으로 이어져있고, 서로를 좋아하는 사람의 애정이 나보다 약하진 않을거라고 믿어. 그러니까 말이야."
살짝 말을 끊고서 나는 가볍게 턴을 하면서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정말로, 정말로 애써 웃어보였다.
"조금 입장이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밴드부를 대표해서 말할게! 지금은 건우가 공부 때문에 그만두긴 했지만, 우리 모두는 건우를 동료로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까, 우리의 소중한 동료인 건우.....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잘 부탁할게! 건우하고 행복하게 안 지내면, 내가 확 다가가서 뺏어버릴거야! 그 정도의 고집은 있거든! 나. 이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이런거, 건우와 준호가 있는 곳에선 말하기 좀 부끄럽잖아? 헤헤."
언제나 길게 뒤로 묶는 포니테일을 살며시 흔들면서 계속해서 미소를 유지하며, 주아에게 말했다.
응. 혜인아. 넌 잘한거야. 이렇게까지 말하면서도 안 울고 잘 말했잖아? 완전히 마음을 포기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잘 말했잖아? 저 애가, 10년 이상이나 건우와 강한 인연으로 맺어지고 이제는 연인인 저 애가 행복하게 지내지 않을리가 없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또 마음이 울컥하는거지? 첫사랑의 꽃잎이 지는건, 벚꽃이 지는것처럼 정말로 아름답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게 아니었구나. 너무 아파. 응. 꽃잎이 떨어질때마다 마음 한쪽이 뜯겨져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야.
그래도 울면 안돼. 혜인아. 1시간 정도 후면 무대에 올라가야 한단 말이야. 무대를 위해서라도 절대로 울면 안돼. 작게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내 나름대로 노력해보았다.그리고서 오렌지맛 음료수를 또 한 모금 마셨다.
//아. 그렇겠군요! 왕자님 역이었을테니까, 멋졌겠네요! 하지만 유치원생들은 왠만하면 다 귀여운걸요! 그러니까 귀엽다고 해도 모순이 아니라구요! 그리고 제 여장을 보고 싶어하시다니! 전혀 볼 게 못된다구요! 그거! 그래도 제 인생 사상, 처음으로 여자교복을 입는건 정말로 신기한 체험이었어요. 여러의미로 무시무시했었어요. -
291 주아 - 혜인 (42348E+52) 2016. 7. 24. 오후 1:52:08조용한 대기실 안. 들리는 소리라고는 단 하나도 없는 고요한 적막. 숨쉬는 소리조차도 조심스러워 말을 꺼내는 것은 꿈도 꿔보지 못할 그 침묵 속에서, 자신은 그저 혜인이가 입을 열길 기다리며 조용히 서있다.
혜인이는 밝고 편안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그러면서 그녀의 표정은 점점 씁쓸한 표정으로 변해간다. 도저히 감출래야 감출 수 없는 그 씁쓸한 마음. 그것이 온전히 그녀의 미소로 드러나는 것을, 자신은 그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나는 말야...혜인아. 그녀의 고백 장면을 목격해버린 만큼, 방금도 그녀가 건우를 아직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만큼, 그녀가 고백을 했다 차였다는 것까지 자신에게 말한 만큼, 자신은 더욱더 입을 열어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의 여자친구.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고 어쩌면 다시 한 번 더 고백해보려는 시도를 해보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그러한 존재는 혜인이에게 아주 치명적이고 지독하게 아픈 상처가 될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그 점을 아주 잘 알고있기에,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할거지?'라는 그녀의 말에,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혜인이가 아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어떻게해야 혜인이가 조금쯤은 마음을 가볍게 놓을 수 있을까?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그저 혜인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짝사랑의 슬픔과 아픔. 그것을 자신이 모를리가 없었다. 꽤나 오랜시간 동안 건우를 혼자 짝사랑하면서, 자신이 느꼈었던 그 고통을, 혜인이도 겪고있는 것이었으니까.
그렇지만...이제는 입장이 달라졌다. 그녀는 여전히 짝사랑 중이었고, 자신은 이제 짝사랑이 아니라 여자친구가 되었다. 그 순간, 자신들의 운명은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펜던트를 꾹 쥐고있던 오른손을 손을 힘없이 천천히 아래로 내린다. 또한, 자신의 고개도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가버린다. 그리고는 그제서야 입을 열어 혜인이에게 진심이 가득담긴 사과의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전한다.
그러나 혜인이는 자신의 그런 사과에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에,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어떤 눈빛을 하고 있는지, 자신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고개를 들어올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자신은...
그러나 자신에게 곧이어 들려오는 것은 사과하지 말아달라는 혜인이의 목소리였다. 그 말에 순간 놀라 고개를 들어올리고 그녀를 멍하니 바라본다. 혜인이는 정말로 애써 미소를 지으며 음료수를 쥐고 있는 손으로 뒷짐을 지고 살짝 옆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뒷짐을 지고 몇걸음 앞으로 걸어가자, 혜인이는 자신에게서 등을 돌린 모양새가 되었다. 그 상태로 혜인이는 애써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건우와 사귀는게 잘못한 건 아니잖아? 하며 엄청 많이 분하긴 하지만 울진 않겠다고, 짝사랑 기간도 조금 길어서 그런지 눈물은 이미 차인 그 날에 많이 흘렸다고 말하는 그녀는 짐짓 아무렇지 않게 밝게 얘기하지만, 자신은 알 수 있었다. 저건, 아무렇지 않은 것이 아니야.
"......"
혜인이가 이어서 말하는 것을 조용히 듣기만 한다. 저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건우를 좋아하지? 하며 10년 이상의 인연인 만큼 좋아한다는 애정이 약하진 않을 거라고 믿는다며 혜인이는 잠시 말을 끊고는 가볍게 턴을 하여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정말로, 정말로 애써 자신에게 웃어보인다. 밴드부를 대표해서 자신들의 소중한 동료인 건우를 정말로 잘 부탁한다며, 행복하게 안 지내면 저가 확 다가가서 뺏어버릴 것이라고 그녀는 자신의 긴 포니테일 머리를 흔들면서 미소로 자신을 마주봐준다.
자신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작게 심호흡을 하며 오렌지맛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는 그녀의 모습에서, 울지 않으려는 마음이 아주 살짝 엿보인다.
...혜인아. 나는...
결국 그런 그녀를 잠시 슬픈 듯이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도 활짝 웃으며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응! 나, 노력할게! 건우가 언제나 행복하게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건우는 너희들에게도 아주 소중한 친구인만큼, 맨날 건우가 행복한 모습만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할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마치 맹세를 하듯이, 다짐을 하듯이 혜인이에게 자신도 미소로 그녀의 말에 대답한다. 그러나 잠시 말을 완전히 끝맺지 못하고 그러니까, 하며 말끝을 흐린다.
이 이야기를 해도 될까? 혜인이가 더 아파하진 않을까?
그러나 혜인이가 아파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버린 만큼, 조금 용기내서 그녀를 바라보며 작게 입을 연다.
"...나중에, 나중에 말야. 같이 놀러가자, 혜인아. 같이 아이스크림도 먹고, 수다도 떨자. 즐겁게 여자끼리 놀아보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본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혜인아. 정말로 고마워. 그렇지만 말야, 정말 너에게 있어서 잔인한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너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혜인아. 정말로...
무너져내려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그녀의 현재 마음 상태. 애써 자신에게 억지로 웃어주고는 있지만, 그것이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을, 자신이 모를리가 없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주기. 그렇게 힘들게 웃지 않아줘도 돼, 혜인아. 크게 울어버려도 돼.
그렇지만 1시간 뒤면 공연이기도 하고, 그녀가 울지 않고 웃기를 선택한 만큼, 자신도 똑같이 미소로써 그녀를 마주본다. 너의 모든 선택을 존중할게, 혜인아.
/ 늦잠 자버렸어요... 아니예요, 모순이예요! 왕자님에게 귀엽다니, 그거 실례라구요? 듬직했다구요, 듬직! 그리고 건우주 여장, 볼 게 되는지 안되는지는 건우주께서 판단하시는 게 아니예요! 여자교복, 엄청 예뻤을 것 같단 말이예요. 보고싶은데...안되는건가요...? (시무룩) -
292 혜인 - 주아 (52723E+57) 2016. 7. 24. 오후 5:21:52나는 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걸까? 이런 이야기를 해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는걸. 그저 이 애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던걸까? 아니면 차라리 이 애가 화를 내게 해서 내 마음을 깔끔하게 정리해버리고 싶었던걸까?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이제 건우는 나와 함께 할 수 없다는걸 잘 안다.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언제나처럼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미안하다고 나에게 사과하는 이 애를 향해서 계속해서 차분한 분위기로, 애써 웃어보이면서,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사과하지 말아달라고, 건우와 사귀는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그리고 밴드부를 대표해서 소중한 동료이자 내가 짝사랑하는 남자애. 건우를 잘 부탁한다고 주아에게 이야기했다.
너무나도 착한,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착해서 나에게 화를 내지 하지 않고 진심을 다해서 사과를 한 이 애는, 어쩌면 내 마음을 짐작하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건우와 사귀고 있다는건 곧 건우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럼 마음을 전하기 전에는 나처럼 짝사랑의 아픔을 겪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제와서는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이긴 했다. 나와는 다르게 저 아이는 짝사랑이 아니라 사랑이 결실을 맺어 꽃을 피우는 단계이니까.
나처럼, 첫사랑의 꽃잎이 지고 있는 이와는 다른 상황이었다. 그것을 원망할 생각은 없었다. 꽃이 지는 이가 있다면, 꽃이 피는 이가 분명히 존재할테니까. 그리고 그것이 정말로 우연히 나와 저 애로 나타난 것 뿐일테니까.
나의 말들을 주아는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듣기만 했다. 아니, 그냥 조용히 바라보기만 하는게 아니라 슬픈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나의 마음 속 아픔을 이해한다는 듯이...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슬픈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더욱 더 애써 밝게 미소지었다. 꽃잎이 하나하나 질때마다, 내 마음도 하나하나 뜯겨져 나가 저 허공 멀리 사라져가는 것을 느낀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눈 앞의 여자아이를 바라보면 인정을 안할 수가 없었다. 이제 나에게 더 이상 기회는 없다는 잔혹한 사실을...
오렌지 맛 음료수를 마시면서, 입 안에서 달콤한 오렌지 향을 마음껏 즐기면서 주아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얼마나 바라보았을까? 주아는 마치 나처럼 환하게 웃으면서 정말로 밝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했다.
건우가 행복하게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행복한 모습만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치 나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강한 맹세를 하듯이 주아는 너무나도 밝은 미소로 내 말에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 끝은 제대로 마무리 되지 못하고 살짝 흐린 상태였다.
그리고 무언가를 고민하는 모습에 나는 왜 그러냐는 듯이 바라보았다.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걸까? 그 다음 말을 조용히 기다리면서 나는 살며시 뒷짐을 지었다.
그리고, 입을 다물고 있던 주아는 살며시 입을 열어, 나중에, 정말로 나중에 같이 놀러가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수다도 떨자고, 즐겁게 놀아보자고 나에게 제안을 해 왔다. 정말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주아의 말과 모습에 나는 다시 한번 크게 움찔했다.
마치 나처럼 똑같이 미소지어 나를 마주하는 그 모습은 정말로 아름답게 보였다. 조금 오버하는걸지도 모르겠지만, 건우는 이런 모습에 마음이 사로잡힌게 아닐까? 오늘 처음 만나고, 아주 잠깐 대화를 나눈거지만 이 애가 나를 배려하고 있다는게 절로 느껴졌다. 내 말을 존중하고, 내가 기분이 좋지 않음을 잘 알텐데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해선 말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고 포근하게 감싸주려고 한다.
이런 애가 10년 이상이나 옆에 있었다면... 당연히 나는 눈에 보이지 않았겠네. 후훗. 정말로 처음부터 승산이 없었구나. 난. 이런 좋은 여자애가 바로 옆에 있는데, 내가 보일리가 없잖아.
10년 이상의 인연. 그것은 내가 상상하려고 해도 상상조차 하기 힘든 정도로 아주 길고, 긴, 끊어놓을래야 끊어놓을 수 없는 시간이다. 그 시간동안 이런 애가 옆에 있었으니..
나도 모르게 작게 웃음소리가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그리고 나는, 나를 위로해주고, 나중에 나에게 같이 놀자고 제안을 하는 주아의 말에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응. 좋아. 나도, 주아 너와 수다 떨고 싶고, 조금 더 친해지고 싶어. 물론, 조금 분하긴 하지만... 그래도 건우가 선택한 여자애가 어떤 애인지 정말로 궁금하니까. 그러니까 천천히 알고 싶어. 네가 어떤 애인지. 아... 그리고, 슬슬 건우하고 준호 좀 불러주지 않을래? 애들 걱정하겠다. 어쩌면 우리가 머리카락 붙잡고 싸울까봐. 후훗. 어딨는진 모르겠지만 폰으로 연락하면 바로 오지 않을까?"
분위기가 분위기인만큼 둘 다 그런 걱정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처음부터 이런 말들을 하고 싶어서 둘만 있게 해달라고 한거지만, 둘 다 상당히 당황하면서 밖으로 나갔으니까.
살며시 뒷짐을 진 손을 풀면서, 나는 손에 쥐고 있는 오렌지맛 음료수를 마시며, 주아를 향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밝은 미소를 조이며 웃어보였다. 그리고 살며시 저 편에 놓인 내가 쓰는 키보드쪽으로 다가갔다.
천천히 손을 풀면서 키보드 앞으로 다가간 후에, 자리에 앉은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살짝 한쪽 눈을 윙크한 다음에, 눈을 감고 가볍게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연주하는 곡은 우리 밴드부가 처음으로 힘을 합쳐 만든 자작곡이었다. 무대 공연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본 벚꽃나무에서 떨어지는 꽃잎들에 이미지를 얻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서 만들어 낸 자작곡이자, 건우가 부르는 노래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 노래를 나는 주아에게 연주해줬다.
그때 본 화사한 벚꽃나무를 떠올리면서... 그리고, 마치 내 마음처럼 흩날리고 있는 아름다운 벚꽃잎들을 떠올리면서... 감미로운 멜로디를 키보드에 담아 눈을 감고 조용히 연주했다.
//저도 외출하고 온다고 이제야 답레를 올립니다! 음. 그리고 보여주고 싶어도 자료가 전혀 없는걸요? 이미 다 처분을 해버렸다구요! 그런 흑역사! 그러니까 그렇게 시무룩하지 마세요. 언젠가 건우로서 묘사를 해볼지도 모르는거고..(토닥토닥)
그건 그렇고 마지막의 곡은 그거에요. 전에 건우와 주아가 벚꽃놀이를 갔을 때 건우가 불렀던 그 곡이요. 사실 지금 갑자기 제목이 기억이 안 나서 저렇게 해버렸지만요.(눈물) -
293 주아 - 혜인 (24286E+58) 2016. 7. 24. 오후 7:16:49아무렇지 않을리가 없었다. 짝사랑이, 고백에 대한 거절이, 다시 한 번 도전해 볼 기회의 박탈이, 전부 아프지 않을리가 없었다.
자신이 행복하게 웃었던 만큼, 혜인이는 아프게 울었을 것이었다. 응, 틀림없었다. 자신이 혜인이의 고백을 목격했을 때의 그 찢겨지는, 뜯어지는 마음의 아픔. 울지 않는 것이 더 신기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혜인이는 선택을 했다. 지금 자신과 이렇게 단 둘이 얘기하면서 울지 않기로, 웃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저렇게 애써 억지로라도 밝게 미소짓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나도...너의 선택을 존중할게. 혜인아. 네가 그 어떤 선택을 하든, 전부 받아들일테니까.
그에 따라 그녀의 말을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슬픈 표정으로 듣고있다가 밝게 미소지으며 음료수를 조금씩 마시는 혜인이의 모습에, 자신도 똑같이 밝은 표정을 짓는다.
혜인이뿐만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맹세를 하듯이 건우가 행복하게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얘기한다. 그렇지만 그 말의 끝은 제대로 끝맺지 못한다. 그렇게 무언가를 말할지 말지 고민하는 자신의 모습에 혜인이는 왜 그러냐는 듯이 바라보며 조용히 뒷짐을 진다. 자신이 입을 열길 기다려주는 그 동작에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말을 꺼낸다.
나중에, 정말로 나중에 같이 놀러가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수다도 떨고 즐겁게 놀아보자고 혜인이에게 제안한다. 그리고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본다. 예상치 못한 자신의 말과 행동때문인지, 혜인이는 다시 한번 크게 움찔한다. 잠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던 혜인이는 곧 작게 웃어버린다.
생각도 못한 그녀의 웃음소리에 조금 놀란 듯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혜인이를 바라본다. 혜인이는 곧이어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곤 조금 분하긴 해도 건우가 선택한 여자애가 어떤 애인지 정말로 궁금하니까 자신이 어떤 애인지 천천히 알고 싶다며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혜인이의 승낙이 믿기지 않는 듯 순간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표정이 환해지더니 진심으로 기쁜 목소리로 고개를 세게 끄덕인다.
"응응! 나도 혜인이, 너랑 조금 더 친해지고 싶어. 나도 천천히 알아가고 싶어, 네가 어떤 아이인지. 그러니까, 으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앞으로 잘 부탁할게!"
뒷짐을 지었던 손을 풀고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신 후 자신에게 밝게 웃어주는 그녀에게 고마움을 가득 담아 해맑게 웃은 후, 슬슬 건우하고 준호 좀 불러달라는 혜인이의 말에 알았어, 하고 대답한다. 자신의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든 후에 연락처에서 건우의 이름을 찾다가 통화 버튼을 누르기 전, 혜인이가 키보드 앞으로 다가가 자리에 앉은 것을 발견하고 순간 손의 움직임을 멈춘다.
혜인이는 자신에게 살짝 윙크하고는 눈을 감고 가볍게 곡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
울려퍼지는 키보드 소리. 이 노래는 자신도 알고있는 곡이었다. 중학생 때, 건우가 밴드부 친구들과 처음으로 힘을 합쳐 만든 자작곡이었다며 들려주었고, 같이 벚꽃놀이를 갔었을 때도 불러주었던 노래였다. 바로, '벚꽃나무 아래에서'.
벚꽃나무가 피어나고 바람에 의해 흩날리는 그 아름다운 풍경이 저절로 연상되는 이 부드럽고 감미로운 곡을, 혜인이는 연주해주고 있었다.
키보드 소리로 이 노래를 듣는 것도 처음이었으나, 그보다는 키보드를 연주하는 혜인이의 모습에 멍하니 넋놓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그 연주를 듣는다. 지금의 혜인이의 모습은, 정말로, 너무나도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분명히 자신의 짝사랑의 결말을 감미로운 멜로디로 승화시켜 연주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지만, 그 모습은 떨어지는 낙화처럼 서글프고도 너무 예뻤다.
꽃이 피어나기까지는 누구나 다 아픈 고통을 겪는다. 그 고통을 겪는 것은 누구나 다 똑같지만, 그 끝은 다를 수도 있었다. 누군가의 꽃봉오리는 화사하게 꽃을 피우며 찬란한 빛을 내뿜을 수도 있었고, 다른 누군가의 꽃봉오리는 그 꽃이 미처 제대로 다 피기도 전에 떨어져 버릴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꽃잎이 떨어지는, 흩날리는 낙화는, 꽃들에게는 죽음의 끝이었지만 다른 이가 보면은 감탄할 수밖에 없는 광경을 자아내어 그 꽃들의 슬픔에까지는 관심을 가지지않는 이도 더러 있었다.
...그렇지만 말야, 혜인아. 꽃이 떨어진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 끝은 아니야. 다시 또 1년을 기다리다보면 다시금 새싹은 피어나고, 잎은 자라고, 꽃들은 꽃봉오리를 맺어 수줍게 피어나기를 기대할거야. 그리고 그것은...너도 마찬가지야, 혜인아. 떨어지는 꽃잎이 아름다운 만큼, 그것이 완전히 다 피어났을 때의 아름다움은 훨씬 더 클테니까. 그러니까...정말로, 너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지금처럼 네가 너무나도 아프도록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보다, 앞으로는 정말로 행복하게 웃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
잠시 그녀의 키보드 연주를 가만히 들으며 그렇게 마음 속으로 진심을 가득 담아 그녀에게 말을 전한다. 그리고는 천천히 통화 버튼을 눌러 건우에게 전화를 건다. 잠시 들리는 연결하는 수신음. 그 뚜루루하는 소리가 멈추자 부드러운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연다.
"응, 건우야. 우리 얘기 끝났어. 지금 준호랑 같이 있는 거 맞지? 슬슬 대기실로 돌아와도 돼. 이제 공연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 얼른 들어와서 준비하라구~"
머리끄덩이같은 건 잡지 않았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을 표현하며, 장난스레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통화를 끝마친 후에는 다시 귀에서 핸드폰을 떨어뜨리고 혜인이 쪽을 가만히 미소지으며 바라본다. 그리고는 조용히 건우와 준호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 윽, 흑역사를 이미 전부 처분해버리시다니! 너무해요, 그래도 나름 추억인데! ㅋㅋㅋ그보다 건우에게 너무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으시는거예요?
아, 그 전 기록이 전부 날아가버렸으니 기억나지 않으시는 것도 당연해요. 제가 미리 다 올려드릴걸 그랬나봐요...바보. 울지 마세요, 제가 기억해서 독백으로나마 써드렸으니까요~ (쓰담쓰담) -
294 건우, 준호, 혜인 - 주아 (52723E+57) 2016. 7. 24. 오후 8:27:39혜인이가 주아와 둘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고, 주아 역시 혜인이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서 나와 준호에게 대기실 밖으로 나가달라고 부탁했다. 당사자 두 명이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하는만큼 나와 준호에겐 선택권이 존재하지 않았다.
여자들끼리 대화를 하라고 말하고서 밖으로 나오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대기실에서 조금 떨어진 복도에서 나와 준호는 각자의 음료수를 마시면서 초조한 마음으로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아니, 준호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정말로 초조했다. 둘이서 크게 싸운다거나 그런건 아니겠지? 어느 한 쪽이 울고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혜인이가 주아에게 마구 화를 내서 주아가 크게 상처받았다거나 그런건 아니겠지?
내 초조한 마음씨를 보여주듯, 내 발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복도를 왔다갔다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초조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런 내 모습이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았는지, 준호는 내 어깨를 두 손으로 턱 잡고서, 내 움직임을 정지시켰다.
"야. 건우야. 정신 사나워. 좀 가만히 좀 있어."
"아, 알고는 있어. 하지만..."
"아니, 물론 나도 너희 3명의 관계는 알고 있긴 한데, 그래도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냐? 혜인이도 그렇고, 니 여자친구도 보니까, 딱히 싸운다거나 할 것 같진 않더만."
"물론 그건 나도 알고 있지. 하지만, 역시 걱정은 돼. 뭔가 되게 살벌하게 분위기가 흘러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내가 아는 바 주아도, 혜인이도 뭔가 일을 저지를 애들은 아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 확률 100%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 나만 해도 주아와 사귀게 될거라고는 작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못한 일이었다. 사람 앞 일은 정말 알 수 없는 것이었기에 큰 싸움이 나지 않은건 아닐까 싶어서, 혹시라도 주아가 상처받아서 울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이 되는 마음은 나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이 와중에 혜인이가 아니라 주아를 좀 더 신경쓰는 내 모습을 나는 일부로 모르는 척 살며시 눈을 돌렸다.
초조한 마음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도중, 갑자기 내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서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발신인을 살펴보니 전화를 한 건 다름 아닌 주아였다. 다급하게 전화를 받아서 귓가에 핸드폰을 갖다댔다.
"아. 여보세요! 주아야! 저기, 이야기는 잘 되었어?"
초조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다급한 목소리로 주아에게 이야기가 잘 되었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핸드폰 너머에서 평소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가 끝났으니까 이제 대기실로 돌아와도 된다는 말이 들려왔다. 주아의 목소리는 정말로 평소 같았다. 방금 전에 대기실에 흘렀던 어색한 분위기가 마치 거짓말처럼 느낄 정도였다. 순간 멍해져서 나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멍하게 서 있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주아에게 곧 들어간다고 얘기를 하고서, 대기실 문을 향해서 빠르게 달려갔다.
한 걸음, 한 걸음...
대기실 문이 눈 앞에 보일 쯤, 대기실 안에서 낯익은 키보드의 소리가 들려왔다. 대기실 안에서 키보드를 연주할만한건 혜인이밖에 없었다. 사실 그보다 내가 더 놀란건, 혜인이가 키보드로 연주하고 있는 곡이었다.
조심스럽게 대기실의 문고리를 잡고 살며시 당기자 작게 들려오던 키보드 소리가 확실하게 들려왔다. 대기실 안은 '벚꽃나무 아래에서'의 멜로디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 밴드부가 모두 힘을 합쳐서 만든 자작곡. 어째서 혜인이가 지금 저것을 연주하고 있고 주아가 저것을 미소지으면서 보는지 알 수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어리둥절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혜인이와 주아를 잠시동안 번갈아보다가 나는 주아 쪽으로 다가가면서 물어보았다.
"저기. 주아야. 둘 다 괜찮은거지? 둘이서 싸웠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
"야! 최건우! 너만 가면 다냐!!"
갑자기 내 뒤에서 준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준호가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대기실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작게 웃으면서 시선을 살며시 회피해버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준호의 존재를 나도 모르게 까먹고 있었다. 그저 대화가 다 끝났다는 말에, 빨리 둘을 확인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기에, 준호의 존재를 말 그대로 등한시하고 있었다.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나는 준호에게 사과했다.
"미, 미안해. 준호야. 그게 나도 모르게 그만..."
"그만큼 여자친구가 중요하단거겠지! 그래서 말인데, 야! 혜인아! 둘이서 무슨 얘기 나눴냐?"
"어머. 그런걸 묻는건 매너 위반이잖아? 음. 힌트만 줄게. 여자들만의 아주 중요한 이야기. 그치? 주아야?"
방금전의 어색한 분위기가 마치 거짓말인것처럼 혜인이는 정말로 부드러우면서도 밝은 표정을 지으며, 주아에게 동의를 구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난 겨우 안도를 할 수 있었다. 뭔가, 엄청 꼬였던게 어떻게든 풀리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절로 안도의 한숨이 입에서 나왔다. 키보드를 연주하고 있는 혜인을 바라보다가, 살며시 고개를 돌려 주아에게로 시선을 돌린 후, 가볍게 어깨를 토닥여주면서 말했다.
"수고했어. 주아야. 그, 조금 마음 고생 심했을수도 있는데..."
//추억이긴 하지만요. 아무리 그래도 여자 교복을 입은 모습은 끔찍하다구요. 사실 말이 좋아 처분이지. 시간이 오래 지나서 잃어버린것에 가깝답니다. 물론 정말로 심한건 처분했지만요. 그리고 벚꽃나무 아래에서. 네 바로 기억났어요. 제가 썼던 설정인데 왜 갑자기 기억이 안 난건지. 적어주셔서 고마워요! 주아주.
그리고 쓰담쓰담이라니. 전 안 귀여운걸요. 귀여운건 주아주 같은 사람을 말하는거라구요. 음. 하지만 이러면 또 서로 안 귀여워요가 반복될테니..그냥 둘 다 귀여운걸로 합시다! -
295 주아 - 건우, 준호, 혜인 (42348E+52) 2016. 7. 24. 오후 9:25:40혜인이와 모든 이야기를 끝마친 후, 자신들 사이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편안해진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렇게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은 아니었지만, 중간중간의 침묵 속에서 자신들은 말 대신 눈빛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으며 더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마, 자신뿐만이 아니라 혜인이도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응, 분명 그럴 것이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키보드 연주를 들으며 그렇게 생각하다가 그제야 미리 찾아놓았던 건우의 연락처에서 통화버튼을 톡, 누른다.
귓가에 핸드폰을 가져다댄 뒤 뚜루루하는 연결하는 신호를 듣는다. 그러자 그 신호가 몇 번 가기도 전에 끊기더니, 자신이 미처 입을 떼기도 전에 다급하게 이야기는 잘 되었냐는 건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우와...엄청 걱정했구나. 혹시 건우도 정말 혜인이의 말처럼 우리가 머리채 잡고 싸우거나, 둘 중 하나가 펑펑 운다거나 하는 상상을 한걸까?
걱정하지 말라는 뜻을 가득 담아 그에게 이야기는 잘 끝났으니 이제 대기실로 돌아와도 된다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한다. 운다거나 분노한 기색 하나없는, 평소다운 자신의 목소리에 놀랐는지, 건우는 순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몇 번 "여보세요?" 하고 말을 걸어보니 건우는 그제서야 곧 들어간다고 얘기하며 전화를 끊는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달려서 금방이라도 대기실 안에 뛰어들어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도 귀에서 핸드폰을 떨어뜨린다.
그리고는 잠시동안 혜인이의 연주를 작게 미소지은 채 듣는다. 정말로, 아름다운 연주야. 혜인아.
그렇게 감상하던 중, 곧 대기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그 쪽으로 돌린다. 그러자 그 곳에는 놀란듯,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고개를 갸우뚱하는 건우의 모습이 보인다.
잠시 그렇게 혜인이와 자신을 번갈아보던 건우는 자신 쪽으로 다가오면서 둘이서 싸웠다거나 그런건 아니지? 하며 물어온다.
"아, 그게 ㅇ..."
그러나 그의 질문에 대답하려던 자신의 목소리는 이어 들려온 준호의 목소리에 안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건우의 뒤에서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대기실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준호는 건우에게 원망하듯 소리쳤고, 건우는 작게 웃으면서 시선을 회피해버린다.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던 건우는 준호에게 사과를 했고, 준호는 혜인이에게 무슨 얘기를 나눴냐며 질문한다. 그러자 혜인이는 그런걸 묻는건 매너 위반이라며, 힌트만 준다면서 여자들만의 아주 중요한 이야기라고 말한후에 자신에게 동의를 구한다. 그녀의 밝고 부드러운 표정을 바라보며 자신도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여자들만의 아주아주 중요한 이야기! 준호야, 미안하지만 그래서 더이상은 알려줄 수 없어~ 비밀이야, 비밀!"
혜인이의 말에 맞장구 치며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응, 혜인이와 나만의,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비밀.
그런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서는 건우는 안도했는지 한숨을 내쉰다. 아마, 건우도 속으로는 엄청 고민하고 걱정하고 불안했겠지.
건우는 혜인이를 잠시 바라보다가 자신에게로 고개를 돌린 후 자신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준다. 그러면서 수고했다며, 조금 마음 고생 심했을수도 있는데, 하며 말끝을 흐린다.
그런 건우의 말에 고개를 양 옆으로 저으며 입을 연다.
"아냐아냐~ 마음 고생은 무슨. 혜인이 좋아! 우리 엄청 좋은 얘기들만 나눴으니까 안심해도 돼, 건우야. 걱정하지마."
해맑게 웃으며 건우를 안심시켜주듯 밝은 목소리로 얘기한다. 응, 더이상 걱정하지마, 건우야. 우리는 괜찮아. 적어도 아까보다는 훨씬 더 가까워진 자신들이었으니, 이제는 어색한 분위기도 사라졌을 터였다.
그렇게 너무 걱정하면 이따가 공연 올라갔을 때 지장생긴다? 하고 장난스레 말도 덧붙이면서 괜찮다는 것을 표현한다.
/ 흐음...그렇다면 할 수 없지만요. 역시 조금 아쉽긴 하네요. 고맙긴요! 고맙다고 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사용한지 오래된 설정이니만큼 기억나지 않을수도 있죠~
으음...그치만 인정할 수 없어요! 반복은 될테지만...그러면 둘 다 귀엽지만 건우주께서 더 귀여우신걸로 결정! 끝, 와아! -
296 건우, 준호, 혜인 - 주아 (52723E+57) 2016. 7. 24. 오후 10:45:47잠시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 주아와 혜인이는 무슨 대화를 나눈걸까? 그건 나도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리고 내 물음을 대변하듯이 내 뒤를 따라서 들어온 준호는 혜인이에게 둘 사이에 무슨 대화를 했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물음에 혜인이는 평소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밝은 표정을 지으며, 그건 여자들만의 아주 중요한 이야기라고 대답했고 주아의 동의를 구했다. 그러자 주아 역시 혜인이의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말이 오갔는진 모르겠지만, 정말로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꼬여있던 실타래가 천천히 풀렸다는 것을 느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주아에게로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고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줬다. 둘만 있었던만큼, 그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둘만 있었던만큼, 아무리 자기가 원했다고는 하나 그래도 상당히 마음 고생이 심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좋아해서 고백했던 혜인이. 그리고 지금 나와 연애중인 주아. 이 둘만이 있는 공간이 절대로 편한 분위기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주아는 엄청 좋은 얘기들만 나눴으니까 안심해도 된다면서 정말로 밝은 목소리로 나를 안심시키듯이 이야기했다. 그 말에 나는 다시 한번 주아와 혜인이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보았다. 나와 준호가 자리를 비우기 전엔 분명히 이곳의 분위기는 상당히 어색했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금방이라도 얼어붙을 것만 같은 분위기였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로 밝고 다정한 분위기만이 가득 차 있었다.
절대로 이 분위기는 지금 이곳에 울리고 있는 우리들의 자작곡인 '벚꽃나무 아래에서'의 멜로디 때문이 아니었다. 물론 '벚꽃나무 아래에서'는 잔잔하면서도 포근한 이미지가 특징이다. 우리가 공연을 끝내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발견했었던 벚꽃나무에 이미지를 얻어서 만든 곡이었으니까 당연했다.
하지만 이 곡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는게 아니었다. 주아와 혜인이. 둘은 서로의 존재에 아주 조금은 편해진 것처럼 보였다. 물론 정말로 마음을 다 열고서, 친구가 되었다거나 그런건 분명히 아닐 것이다. 그러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테니까.
둘 사이에서 흐르는 조금은 편한 분위기를 가슴 깊이 느끼며, 나는 살며시 들려오는 주아의 장난스러운 말에 밝게 생긋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런 일은 없어. 뭔진 모르겠지만, 잘 해결된 것 같으니까. 사실 그런걸 떠나서라도, 네가 찾아온 공연에서 실수를 할리가 없잖아. 이래보여도 난 노래 관련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완벽을 추구한단 말이야. 기대해도 좋아. 주아야. 오늘느 그 어느때보다도 멋진 무대를 보여줄테니까."
"오!! 건우, 완전 자신만만한데? 그러다 실수하면 완전 망신 아니냐? 하하하하!!"
"그러지 마. 준호야. 건우도 남자니까, 여자친구 앞에선 멋진 모습 보이고 싶을거 아냐. 후훗. 하지만 실수를 할지 안할지는 별개지만."
"너희들. 그래도 같은 팀이었는데 내 편 좀 들어주면 덧나냐? 여자친구 앞이라고!"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장난스럽게 들려오는 준호와 혜인이의 말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반론을 던졌다. 조금 도와주면 덧나냐고. 너희들. 그래도 여자친구 앞이니까 멋지게 말하고 싶은게 이상한건 아니잖아.
물론 실제로도 멋진 무대를 선보일 생각이었다. 2년만에 함께하는 친구들과의 무대를 망치고 싶진 않았다. 그것만을 위해서 주아와 만나는 것도 참아가면서, 집에서 노래연습을 끊임없이 해왔다.
무슨 일이 없어도 절대로 실수할수는 없었기에 기합을 넣고자 하는 의미로 두 손으로 내 뺨을 가볍게 쳐보았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어느샌가 공연까지는 약 5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준호야. 슬슬 애들 부르고, 마지막으로 리허설 한번 하도록 하자."
"응?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됬냐? 와! 시간 엄청 빨리 가네! 야! 혜인아! 그 곡 이제 그만 연주해! 마지막으로 리허설 하고 무대 올라갈 준비해야하니까!"
"응. 알았어."
공연시작까지 50분.
정말로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맞춰보기 위한 리허설을 하기에는 딱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리허설로 인해서 주아는 자리를 나가야만 했다. 아무리 여자친구라고 해도, 공연과 관련된만큼, 여기서는 우리들끼리서 진지하게 맞출 필요가 있었으니까.
주아를 보내야한다는 아쉬움을 크게 느끼면서 나는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웃으면서, 그러면서도 눈의 열정을 불태우면서 입을 열었다.
"주아야. 이제 시간도 얼마 안 남은만큼, 리허설을 할려고 하거든. 그러니까, 이젠 정말로 관계자 이외에는 여기서 퇴장해야 해. 미안해. 그래도 이게 규정이니까."
준호와 혜인이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둘의 시선을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계속해서 진지한 톤의 목소리로 내 말을 이어나갔다.
"약속할게. 오늘 무대는 2년만에 서는거지만, 중학생때보다 훨씬 더 멋지고 파워풀한 무대를 보여줄게. 이건 너와 나와 함께 밴드를 한 이들에 대한 맹세이자 약속이야. 기대해 줘!"
생긋 웃으면서 기대를 해달라는 의미로, 나는 오른손으로 엄지손가락을 주아에게로 내밀었다.
2년만에 올라가는 무대. 정말로 기대해줘. 주아야. 나는, 나는, 내 목소리로 다시 한번 너에게, 그리고 이 무대를 보러 오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해줄테니까.
//아니! 그게 그렇게 결론이 나다니! 이 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주아주 너무 귀엽잖아요! -
297 주아 - 건우, 준호, 혜인 (92758E+59) 2016. 7. 25. 오전 12:01:19아까보다는 훨씬 더 편안해진 분위기. 그것을 증명해주듯 엄청 좋은 얘기들만 나눴으니까 안심해도 된다며 건우의 걱정스러움을 덜어주려고 밝게 이야기한다.
자신의 그 말에 건우는 다시 한 번 자신과 혜인이를 번갈아 바라본다. 마치 조금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행동이었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자신의 말처럼 아까에 비해 한결 밝고 다정했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혜인이의 부드러운 '벚꽃나무 아래에서'의 키보드 연주 속에서 장난스레 그러다 공연에 지장생길지도 모른다며, 건우에게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자 건우도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는지 생긋 웃더니 그런 일은 없다며, 자신이 찾아온 공연에서 실수를 할 리가 없다며,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도 멋진 무대를 보여주겠다고 자신감 있게 대답한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준호는 그러다 실수하면 완전 망신 아니냐고 크게 웃고, 혜인이는 건우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같다가 묘하게 장난스레 실수는 별개라고 얘기한다.
준호와 혜인이의 장난스런 말에 건우는 작게 한숨을 쉬며 여자친구 앞인데 저의 편 좀 들어주면 어디가 덧나냐고 볼멘 소리를 낸다.
그런 사이좋은 세 명의 대화를 작게 웃으며 재미있게 듣는다. 정말, 중학생 때부터 친한 친구들이었다는 것이 바로 느껴지는 모습들. 사이 좋은 그들의 모습에 괜히 자신까지 덩달아 기분 좋아져 미소가 떠날 줄 모른다.
그러다 건우는 기합을 넣으려는 것인지 두 손으로 저의 뺨을 가볍게 치고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한다. 그리고는 어느새 시간이 됐는지 준호에게 슬슬 애들 불러서 마지막으로 리허설 한 번 하자고 말한다. 그 말에 준호는 혜인이에게 연주를 그만하라고 얘기하고, 혜인이는 알겠다며 연주를 중단한다.
계속해서 들려오던 감미로운 연주가 멈추자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은 조금 이따 공연을 해야하는 아이들이었으니, 아쉬워도 어쩔 수 없었다. 이제 이들도 공연을 위해 진지하게 연습을 하고 리허설을 해야했으니.
슬슬 나가볼게, 라고 말을 꺼내려던 찰나, 건우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자 결국 입을 열지 못하고 그를 바라본다. 건우는 열정이 가득찬 눈빛으로 부드럽게 웃으면서 자신에게 리허설을 하려고 하는 만큼 관계자 이외에는 여기서 퇴장해야한다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진지한 목소리로 2년만에 서는 무대지만 중학생 때보다 훨씬 더 멋지고 파워풀한 무대를 보여준다고 맹세이자 약속을 한다. 기대해 달라며 오른손으로 엄지손가락을 자신에게 내밀고 생긋 웃는 그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내 곧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안 그래도 마침 이제 슬슬 나가볼게, 하고 말하려던 참이었어. 그럼, 나 기대하고 있는다? 이제는 고등학생이니까 더 멋진 무대를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을게. 그러니까 만약 혹시라도 실수하거나 그런다면 일주일 동안 나랑 떨어져있던 죄, 오랜만에 함께하는 밴드부 친구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죄, 멋진 공연을 기대하고 온 관객들의 기대를 떨어트린 죄로 엄중하게 벌을 줄거니까, 제대로 해야 돼?"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그의 긴장을 풀어주려 장난스런 목소리로 미리 선전포고를 하듯 그를 격려해준다. 그리고는 건우처럼 자신의 오른손의 엄지손가락을 건우에게 내밀어 그의 엄지손가락에 약속의 지장을 찍듯이 살짝 꾸욱 누른다.
그리고는 손을 떼고 준호와 혜인이 쪽을 돌아보며 힘내라는 듯이 양주먹을 꽉 쥐고 화이팅 포즈를 취한다.
"준호야, 혜인아! 너희들도 꼭 멋진 공연 보여줘야해? 나, 기대하고 있을테니까! 제일 크게 응원할테니까, 알았지?"
그들을 격려해주며 씩씩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런 후에 그럼 난 가볼게, 하고는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든 뒤 대기실 문 쪽으로 걸어가 문을 열고 대기실 밖으로 나온다.
응, 이제는 전부 저들이 만들어나갈 무대였다.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응원과 격려였다.
열심히 응원하고 있을테니까, 꼭 멋진 무대를 보여줘. 2년만에, 그 때보다 조금 더 성숙해진 너희들의 무대를, 내가 전부 똑똑히 다 눈에 담아줄테니까.
중학생 때의 그들의 공연도 전부 기억하고 있는만큼, 오늘 보여줄 그들의 무대를 기대하며 조용히 빙그레 웃는다.
/ 어허, 이미 나버린 결론에 토다시는거 아니예요, 건우주! 착한 어른은 그러시면 안돼요!
결론 : 저보다는 건우주께서 훨씬 더 귀여워요, 망치 세 번 꽝꽝꽝! -
298 건우 - 주아 (40694E+59) 2016. 7. 25. 오전 1:52:39"긴장 많이 되냐? 최건우?"
"안된다면 거짓말이지. 2년만에 서는 무대니까 말이야. 2년간 쭉 달린 너희들을 잘 따라잡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안 될리가 없잖아? 물론 발목 안 잡게 열심히 할거지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리허설을 끝낸 후, 나는 중학교때 밴드를 함께 한 멤버들과 함께 무대로 향하기 위해서 복도를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무대로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조금씩 긴장이 되기 시작했고 그 마음은 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얼마나 얼굴에 나타나고 있었는지, 준호가 나에게 긴장이 많이 되냐고 어깨를 툭 치면서 물어볼 정도였다.
2년만에 서는 무대. 그 무대가 막상 코 앞에 다가오니, 그 위압감과 압박감은 정말로 보통 무거운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긴장하고 떨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리허설을 하기 전에, 난 주아와, 그리고 애들에게 중학생때보다 더 멋지고 파워풀한 무대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주아하고는 엄지손가락으로 약속의 지장까지 찍었다. 엄중한 벌을 받고 싶지는 않은 만큼, 정말로 실수없이 완벽하게, 중학생때보다 더 멋진 무대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리허설은 너무나도 완벽했다. 마치 우리가 2년만에 다시 하나가 된 게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너무나도 완벽하게 끝이 나서 나를 포함해서 모두가 서로 당황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리허설에 했던 것만큼만 하자. 그리고 만약 여유가 된다면 그 이상의 뭔가를 보여주자. 그렇게 마음 속으로 작게 중얼거리면서 나는 천천히,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한 걸음, 한 걸음.
무대 위로 올라가는 계단은 바로 코앞에 있었고 우리들은 계단 앞에서 가볍게 화이팅을 한번 외치고서, 각자 다루는 악기들을 챙기면서 계단을 천천히 하나하나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 계단만 올라가면 무대로 나가게 되고, 무대로 나가게 되면 우리들의 무대를 보러 온 사람들을, 그리고 어딘가에 앉아있을 주아를 마주하게 된다.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 남자친구로서 절대로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2년만에 다시 밴드부로서 모인만큼, 완벽한 무대를 보이고 싶다. 그런 복합적인 생각들을 하면서 나는 천천히 다른 이들과 함께 계단 위로 올라갔다.
계단위에 연결되어있는, 무대로 통하는 문을 넘어서 밖으로 나가자, 정말로 수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이 보이자, 관객들은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여기에 있는 모두가 밴드 '뮤지니아스' 의 팬들인걸까? 왠지 중학생때 선 사람들의 수보다 조금 더 늘었다는 느낌은 기분 탓인걸까?
막상 무대 위에 올라가자 숨이 턱 막혀오는게 느껴졌다. 중학생때보다 더 많아보이는 관객수. 그 중 일부는 어쩌면 나를 아는 이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나를 모르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어쩌면 나란 존재 자체가 낯설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난 물러설 수 없었다. 주아와의, 그리고 여기에 있는 애들과의 맹세를 깰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침을 꿀꺽 삼키고서 작게 심호흡을 쉬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뮤지니아스의 리더, 이준하라고 합니다!"
나와는 달리 쭉 밴드에서 활동해 온, 지금은 리더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준호는 아주 능숙하게 인사를 해보였다. 그러자 관객석에 아주 큰 환호성이 흘러나왔다. 그 환호성을 들으면서 씨익 웃어보이던 준호는 이어, 무선 마이크를 이용해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사실 오늘은 특별한 게스트를 한명 모셨습니다! 이야! 진짜로 힘들게 모셨다고요! 이 사람! 그 사람이 누구냐!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우리 뮤지니아스의 1대 보컬! 지금은 공부 때문에 잠시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래도 뮤지니아스 초창기 멤버! 그 이름도 최건우입니다!! 모두 큰 박수 보내주세요!"
모든게 리허설때 다 짜여져있는 그대로였다. 준호가 먼저 인사를 하고, 자연스럽게 내 소개를 해주고, 나는 그에 맞춰서 모두에게 인사를 하기로 합의가 되어있었다. 즉, 지금부터는 내가 인사를 할 차례였다.
살며시 앞쪽으로 걸어나가면서 나는, 나에게 주어진 무선 마이크를 이용해서 관객들에게 크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마치 2년전에 그랬던것처럼 인사를 날렸다.
"안녕하십니까! 뮤지니아스 1대 보컬, 최건우라고 합니다! 이번에 이렇게 초대를 받게 되어서 2년만에 모두와 함께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게 되었습니다! 2년전의 저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죠? 기억하는 분도, 기억하지 못하는 분도, 혹은 저를 모르는 분들도, 오늘은 즐겁게 즐겨봐요!"
나름대로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서, 나는 여유잇는 척, 가볍게 웃어보이면서 아주 크게 있는 힘껏, 마치 2년전에 내가 그랬던것처럼, 기합을 넣으면서 모두에게 크게 외쳤다.
"그럼 뮤지니아스의 무대!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모두들, 내 노래를 들어어어어!"
//결론이 이렇게 나 버리다니! 역시 성인으로서 승복할 수밖에 없는건가요?! 하, 하지만 주아주도 엄청 귀여운데! 아.. 이러다가 또 계속 이어질 것 같네요. 그럼 저는 제 나름대로 주아주가 귀엽다는 결론을 내리며 망치 세 번 꽝꽝꽝! 내려치도록 하죠!
정말로 어쩌다보니 이렇게 장난칠 정도로 편한 사이까지 되었네요. 묘하게 신기하다는 느낌이에요. -
299 주아 - 건우 (04417E+57) 2016. 7. 25. 오전 11:41:23"아, 유주아! 여기야, 여기!"
"민주야!"
각자의 자리를 찾느라 북적이는 사람들 속을 헤치며 낑낑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다 저 앞쪽에서 들리는 민주의 목소리에 고개를 든다. 그러자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팔을 들어 크게 좌우로 흔들면서 여기라는 것을 알리는 민주의 모습이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자신도 덩달아 민주의 이름을 부르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며 민주가 있는 쪽으로 나아간다.
마침내 민주가 있는 곳에 다다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민주의 옆자리에 앉는다. 그런 자신을 보며 민주는 키득키득 웃는다.
"이번에는 길 안 헤맸어? 대기실 잘 찾아가서 응원 잘 하고 온거지?"
"나 애 아니야, 민주야. 무사히 잘 가서 응원도 제대로 하고 왔다구! ...정장입은 아저씨의 도움이 있었지만..."
"역시 그럴 줄 알았어~ 그러니까 이렇게 오래 걸리지."
자신이 말 끝을 조금 흐리며 시선을 회피하자 민주는 자신의 말을 예상했는지 재밌다는 듯 더 크게 웃는다. 창피한지 그런 민주를 조금 흘겨보다 화제를 돌리려는 듯, 애써 다른 말을 꺼낸다.
"그나저나 사람들 진짜 많다...중학생 때보다 더 늘은 기분이야."
"아, 맞아. 최건우 걔, 중학생 때 보컬로 활동했다고 했지? 그래서 오늘 같이 와달라고 한거구만? 남친의 멋진 모습 자랑하려고. 에잇, 이 닭살커플 같으니라구!"
"그, 그만...!"
애써 화제를 돌려보지만 민주는 오늘 이렇게 같이 공연을 보러 와달라고 한 이유를 알아챘다는 듯, 장난스런 원망을 담아 자신을 간지럽히기 시작한다. 결국 간지러움에 작게 비명지르며 웃어버리다 갑자기 사람들이 서서히 전부 자리에 앉기 시작하자 민주도, 자신도 동작을 멈춘다.
시작하려나봐, 하는 민주의 목소리에 같이 자세를 바로 잡고 무대 쪽을 바라본다. 막상 공연이 시작될 때가 되자 갑자기 자신이 더 떨려와서, 두 손을 기도하듯이 깍지를 꼭 끼고는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 그런 자신의 긴장을 눈치챘는지 민주는 옆에서 걱정마, 하고 자신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었고, 그런 민주에게 잠시 웃어보인 후 다시 고개를 무대에 고정시킨다.
그러자 곧 무대 뒤쪽의 문이 열리더니 건우를 포함한 '뮤지니아스' 멤버들이 무대로 나오는 것이 보였고, 사람들은 전부 일제히 환호하기 시작한다.
모든 밴드 멤버들이 무대 위에 올라서자 자신도 활짝 웃으며 크게 소리를 치고는 박수를 크게 친다. 건우에게 시선을 집중하자 그가 왠지 모르게 긴장한 것처럼 보여 속으로 조금 걱정한다.
괜찮아, 괜찮아. 넌 분명 잘할거야, 건우야. 마음 속으로 몇 번이나 그에게 괜찮다고 격려의 말을 보내며 준호가 무선 마이크로 크게 인사하는 것을 듣는다. 능숙하게 리더로서 듬직한 모습으로 인사하는 준호의 모습에 사람들은 또다시 크게 환호한다. 아까의 그 호탕하고 장난기 많던 모습에서 듬직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모습에 자신도 활짝 웃으며 크게 박수친다. 그 환호 소리에 씨익 웃던 준호는 이어서 말을 하며 드디어 건우를 소개해준다.
그 소리에 자신의 앞에서 쟤는 누구야? 하며 속닥였던 여학생들도, 자신의 옆 자리에서 봐봐, 쟤 2년 전의 그 보컬 맞다니까? 하며 논쟁 아닌 논쟁을 벌이던 청년들도, 전부 이해했다는 표정으로 잠시 무대 위의 건우를 쳐다보더니 준호의 말을 따라 크게 박수를 치며 반갑다는 듯 환호를 지른다.
그 소리를 들으며 건우는 무대 앞쪽으로 걸어나왔고, 무선 마이크를 입가에 가져다대고는 크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입을 연다.
긴장되어보이던 모습은 뒤로 하고 자신있게, 여유있는 모습으로 다시 한 번 스스로 1대 보컬이라 소개하며 2년전의 저를 기억하는 분도, 기억하지 못하는 분도, 혹은 모르는 분도 오늘은 즐겁게 즐겨보자며 가볍게 웃는 그의 모습에 자신도 소리 없이 빙그레 웃는다.
아마도 지금 건우의 마음은 긴장과 떨림으로 가득 차있을 터. 그럼에도 멋진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저렇게 씩씩하게 얘기하는 모습에 괜히 자신이 더 뿌듯함을 느낀다.
그에게 마음 속으로 격려의 말을 전하며, 건우가 마치 2년 전의 저가 그랬던 것처럼, 기합을 넣으며 모든 관객들에게 크게 외치는 소리를 듣는다.
그의 목소리가 저절로 일으키는 열정과 흥분에, 관객들은 벌써부터 열정가득한 목소리로 그의 말에 화답하고 자신은 그런 그를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지켜본다.
정말로, 변함이 없구나. 넌.
중학생 때의 풋풋하지만 열정 가득했던 그의 모습과, 지금 현재의 조금 긴장하면서도 여유로운 얼굴의 그의 모습이 겹쳐보여 새삼스럽게 자신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의 노래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관심. 그것을 자신이 모를리 없었다. 오히려 그의 옆에서 그 누구보다도 그의 노래를 응원해주고 들어왔던 자신이었다.
그러니까, 들려줘. 건우야. 보여줘. 너희들의, 훨씬 더 멋있어진 무대를. 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벅차오르게, 뜨거운 열정을 보여줘.
그런 마음으로 여전히 따뜻하게 미소지은 채, 그들이 공연을 시작하기를 기다린다.
/ 건우주께서는 성인으로서 승복하셔야죠! 그럼 저는 성인이 아니므로 건우주의 결론, 전력 부정하겠습니다! 망치 뺏어버릴거예요!
혹시 이렇게 장난치는게 싫으시면 앞으로는 안할게요... (시무룩) 그렇다면 앞으로는 정말 딱딱하게 사무적으로 갈테니까요. 어떠세요? -
300 건우 - 주아 (40694E+59) 2016. 7. 25. 오후 1:02:072년만에 올라온 무대. 2년만에 느껴보는 긴장감. 그리고 2년만에 보는 관객들의 모습. 저 중에는 분명히 나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고, 나를 봤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뮤지니아스. 비록 중학교때 작은 규모로 시작한 밴드 동아리의 밴드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하나의 인디밴드로 독립하여 가끔 이렇게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기도 할 정도로 성장했다. 비록 나는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 빠져나오긴 했지만 그 동안에 여기에 남아있었던 애들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또 뮤지니아스가 얼마나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지, 관객들을 바라보면서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중에 주아도 어딘가에 앉아있을 것이다. 이러면 안되는건 잘 알지만, 나는 무선 마이크로 모두에기 인사를 하면서 살짝 눈동자만 떼구르르 굴려서, 주아의 모습을 찾아보았다. 물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주아의 얼굴을 찾는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나는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찾고 있었다. 이곳 어딘가에 앉아있을 내 여자친구의 모습을...
그러던 도중, 문뜩 어느 한쪽으로 시선이 향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바로 그 곳에서 주아의 모습이 보였다. 조금 거리가 있긴 했지만, 분명히 그건 주아의 모습이었다. 인사를 하면서도 내 시선은 살며시 그쪽을 향해 있었다.
주아는 내가 지금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을까? 어쩌면 모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많다보니, 내가 어느 한 포인트로 시선을 향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내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만큼 주아라고 해도 내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살짝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다. 지금 내가 널 보고 있다는 것을... 너의 그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자신감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살며시 미소지으며, 모두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며, 주아를 향해서 가볍게 윙크를 한번 날렸다. 물론 그것이 닿을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었다. 주변 사람들 역시 관객들에게 하는 서비스로 생각하면서 크게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으니까.
2년전에 내가 그랬던것처럼, 기합을 넣으면서 크게 뮤지니아스의 무대를 시작한다고 선언하자, 준호의 드럼 연주를 시작으로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키보드의 소리가 조화를 이뤄 관객석을 향해 흘러가기 시작했다.
"나, 그대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각자의 악기의 멜로디가 하나가 되는 순간, 나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노래를 시작하는 것에 성공했다. 리허설에서도 한번에 성공하긴 했지만, 그래도 본무대에서 제대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했기에 불안한 마음이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나는 아무런 실수도 없이 노래를 시작하는 것에 성공했다.
지금 내가 부르고 있는 곡은 '벚꽃나무 아래에서' 처럼 우리가 자작곡으로서 만든 곡인 '너의 옆 모습' 이다. 테마는 짝사랑. 바라보기만 할 뿐,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그저 옆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뿐인 간절한 마음을 주제로 만들어낸 곡이다.
물론 나는 이 곡보다는 '벚꽃나무 아래에서'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이 곡을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잔잔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애절하게, 그리고 또 힘 있게 흘러가는 멜로디에 맞춰서 내 목소리는 잔잔하면서도, 애절하게, 또 힘 있게 멜로디의 파도를 타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노래를 부르면서, 살며시 내 시선은 다시 한번 주아에게로 향했다. 나름대로 이 무대를 즐기는 그 모습에서 살며시 나를 응원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살며시 미소 지으며, 입으로는 노래를 부르지만, 마음 속으로는 주아를 향해서 말을 걸었다.
보고 있어? 주아야?
2년만에 무대로 올라온 나의 모습. 대기실에서 약속했다시피 나는 멋진 무대를 연출할게. 관객들이 환호하고 좋아할 수 있도록, 너와 밴드부 애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절대로 후회하는 무대가 아니라, 만족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강하게 마음속으로 다짐과 맹세를 하고서 나는 더욱 더 노래에 힘을 주었다. 무대의 사람들에게, 주아에게 닿을 수 있도록. 2년만에 뛰는 나의 무대의 열정을 제대로 느낄수 있도록...
"언젠가 전할 그 한마디! I love you. Forever love you!!"
클라이맥스에 걸맞은 높은 고음을 살려, 마지막 구절까지 노래를 부르자, 아주 큰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정말로 밝게 미소지어 나는 노래를 들어준 모두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그리고 박수소리와 환호성에 부응하여, 그게 모두를 향해서 오른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살며시 시선은 다시 한번 주아쪽으로 향해서, 밝게 웃어보았다.
보고 있니. 주아야. 이게 나의 무대야. 2년만에 오른 나의 무대. 보러 와줘서, 정말로 고마워.
//저는 장난치는게 싫다는 말은 한번도 안했다구요. 그러니까 시무룩해지지 마세요.(쓰담쓰담) 물론 주아주가 후자가 좋다고 한다면야 저도 딱딱하게 사무적으로 갈수도 있지만요.
그저 되게 신기하다고 느낄 뿐이에요. 1:1 상황극이 아무래도 금방금방 사람이 사라지다보니까, 이렇게까지 편하게 장난치는 분위기가 된적이 없었거든요. 정말 하루하루 신선한 체험이에요. 그러니까 시무룩해지지 마세요. 언제나 즐거웠으면 한다고요. 전. -
301 주아 - 건우 (92532E+57) 2016. 7. 25. 오후 6:25:12오랜만에 관람하는 뮤지니아스의 무대. 중학생 때는 그들의 공연에도 꼬박꼬박 다 쫓아가서 즐기고 환호하곤 했었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 건우가 그만 둔 이후로는 자신도 자연스레 그 공연을 즐기러가는 발걸음을 끊었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저들이 저렇게 무대에 오른 그 순간을, 그 장면을 보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아아, 건우는. 뮤지니아스는. 다들 노래에 대한, 음악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어.
무대에 올라서서 자신들을 소개하는 준호에게서도, 건우에게서도, 그 열정이 가득한 눈빛이 2년이라는 시간 동안에도 식지 않았음이 저절로 느껴진다.
마이크를 잡고 모든 관객들에게 인사하며 눈동자를 굴리는 건우를 부드럽게 미소지은 채 바라본다. 마치 누군가를 찾는듯한 그 모습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조금 해보면서도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은 바로 옆에 있었다고 쳐도, 지금은 이렇게 수많은 관객 속에 파묻혀있는 자신이었으니까.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을 찾아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에 건우가 자신을 찾아내 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눈으로 누군가를 찾고있는 듯한 건우의 모습에 조금, 아주 조금, 기대를 품어본다.
건우야, 너는 이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나를 찾아내줄 수 있니? 정말 그래줄 수 있어?
그런 자신의 마음 속 질문에 대답이라도 해주듯, 그 순간 건우의 시선은 자신 쪽을 향하더니 딱 멈춘다.
그 순간, 깜짝 놀라 숨을 멈춘다. 발견해준거야? 아니면, 그냥 시선을 멈춘거야?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인사를 계속 하면서도 그의 시선이 계속 자신 쪽을 향해있자 조금씩, 조금씩 확신의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확신은 건우가 살며시 미소지으며,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며, 그리고 자신을 향해서 가볍게 윙크를 한번 날리자 확실하게 굳혀진다. 물론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저 팬서비스 정도로만 보일 것이 분명한 행동. 그렇지만 자신은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 윙크는...자신들이 함께 지내면서 건우가 자신을 향해 몇번이고 날려주었던 윙크였으니까.
그 사정을 알리 없는 주변의 사람들은 전부 환호를 지르고 있었지만, 그 시끄러운 소리들 속에서 자신은 혼자 조용히 그에게 미소짓는다. 전달됐어, 건우야. 너의 마음, 아주 잘 전달되었어.
"...최건우, 쟤 지금 너한테 윙크 날린 거 맞지? 어휴, 정말 너도 쟤도 참 대단하다. 이 상황 속에서도 둘만 연결될 수 있다니. 이것이 커플의 위력인가~"
"그, 그만 놀려, 민주야!"
눈치 빠른 민주가 그런 자신들의 신호를 눈치챈 듯 건우와 자신을 번갈아보더니, 곧 장난스레 팔꿈치로 자신의 팔을 쿡쿡 찌르면서 웃는다. 그런 민주에게 조금 붉어진 얼굴로 하지 말라며 얘기하다가 건우의 기합 소리와 공연 시작의 선언으로 다시 시선을 무대로 돌린다.
드럼 소리와 기타, 베이스, 그리고 키보드 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며 전주를 시작했고, 그 모든 악기들의 멜로디가 하나로 겹쳐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건우의 목소리가 덧입혀진다. 상당한 노력의 성과를 보여주는 듯, 완벽한 그 시작에 자신도 덩달아 한숨 놓으며 그들의, 그의 공연에 집중한다.
이 곡 또한, 자신이 알고있는 곡이었다. 바로 그들이 처음 '벚꽃나무 아래에서'를 만들었던 것처럼 또 자작곡으로서 만들어낸 '너의 옆 모습'이었다. 짝사랑이 테마라고 설명해주었던 그 중학생 시절의 풋풋한 모습의 건우가 아닌, 그 짝사랑이라는 테마를 목소리로 간절하게, 애절하게 전달하고 표현하는 고등학생이 된 건우를 따스한 시선으로 지켜본다.
사랑에 관련된 경험을 해봐서일까. 그의 목소리는 2년 전과 비교해서 더욱더 풍부해지고 감정전달이 확실해졌다.
잘하고 있어, 건우야. 지금 너의 무대, 엄청 멋지니까.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으니까.
건우는 언제나 무대 위에 올라 노래를 부를 때면 반짝반짝 빛이 나곤 했었다. 중학생 시절에도 그런 그의 모습을, 자신은 언제나 멍하니 바라보고는 했다. 자신의 옆에서 차분하게 웃던 그가 아닌, 열정이 가득한 눈빛을 하고있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멋지게 보여서. 정말로 빛이 나는 것만 같아서.
그리고 그 느낌은 2년만에 오른 지금의 무대에서도 변함없이 똑같았다. 응, 정말로.
그 순간, 건우의 시선이 다시금 자신 쪽으로 향한다. 자신이 응원해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건우는 살며시 미소지었고, 서로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자신에게 말을 거는 듯한 그의 목소리가 마음 속으로 전해져온다.
...응, 보고 있어. 건우야.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보고 있어. 너의 무대, 정말로 너무 멋있어. 너의 열정, 너의 노래, 너의 그 모든 감정들이 전부 전해지고 있어.
환하게 웃으며 자신도 건우의 마음 속 질문에 대답한다. 전해질까? 응, 분명 전해질거야.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믿어본다.
노래는 어느덧 클라이맥스에 다다라 건우는 더욱더 힘을 줘서 아주 높은 고음을 내지르며 마지막 구절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그런 그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아주 크게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친다. 쏟아지는 박수갈채 속, 건우는 밝게 미소지으며 자신의 노래를 들어준 모두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다. 그리고 그에 부응하여, 모두를 향해서 오른손을 흔든다. 그리고는 살며시 시선을 다시 한 번 자신 쪽으로 향하며, 밝게 웃어보인다.
"최건우, 쟤 노래 꽤 하는 애였구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걸?"
"대단하지? 중학생 때보다 실력이 더 늘은거야. 2년 동안 쉬었으면서도 말야."
민주와 함께 같이 박수를 치며 그를 자랑하곤, 괜히 자신이 더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에 웃음은 떠날 줄 모른다. 그런 모습을 보며 민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한숨쉬며, 장난스런 웃음을 띤 채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그러나 민주가 제 아무리 자신들의 말과 행동에 닭살 돋아하더라도, 지금 자신의 눈은 오로지 한 사람에게만 고정되어있다. 똑같이 자신을 마주봐주고 있는 그와 시선을 마주치며, 그에게 보이길 빌며, 그에게 전해지길 빌며, 수고했다는, 멋있었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자신도 활짝 웃어보인다.
/ 앗, 그럼 계속 장난쳐도 돼요? 그런거예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건우주께서 딱딱하게 사무적으로 가시는 건 원하지 않아요...
서로 1:1에서 이렇게 편하게 장난치는 분위기가 처음인만큼, 원하지 않아요. 건우주와 불편한 사이가 되고싶지 않아요. 저도 건우주께서 언제나 즐거우셨으면 해요. 그래서 혹시 장난치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끼실까봐 걱정했어요...그렇지만 시무룩해지지 말라고 쓰다듬어주시는 거라면 장난쳐도 된다고 허락해 주시는거죠? 그러면 장난쳐도 돼요? 칠거예요? 칩니다, 저?
건우주께서는! 엄청나게 귀여운! 천사시다아!! (확성기) -
302 건우 - 주아 (40694E+59) 2016. 7. 25. 오후 8:10:481번째 노래인 '너의 옆 모습'을 시작으로 나와 내 친구들은 5곡 정도의 노래를 더 연주하고 불렀다. 어쩌면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무대 위에서 주아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나와 주아의 눈이 마주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아니,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주아는 아마 나를 보고 있었을테니까. 그 상태에서 내가 주아를 본다면 당연히 나와 주아의 눈은 마주쳤겠지.
하지만 단순이 눈이 마주친 느낌과는 기분이 틀렸다. 그러니까,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노래를 부르는 사이에, 나와 주아 사이에서 정말 많은 마음이 오고 갔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진짜로 그런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무대 위에서 내가 주아를 바라볼 때, 주아는 내가 자신을 바라보는 걸 알아보는 것 같았다. 만약 정말로 주아가 내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알아챘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로 일어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런 생각을 살며시 하면서 나는 마지막 노래를 멋지게 마무리를 지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2년만에 들어보는 박수 소리와 환호성. 순간 가슴이 뭉클하는게 느껴졌다.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이 기분은 절대로 잊을 수가 없었다. 밴드부 보컬로서 활동하던 시절, 무대에서 공연을 할때마다 느꼈던 그 기분이었다.
정말로 오랜만에 느끼는 이 뿌듯함과 감동, 그리고 보람참.
절로 입가가 올라가는게 느껴졌다. 지금 내 표정은 과연 어떨까? 어쩌면 정말로 밝고 찬란한 미소를 짓고 있지 않을까?
"모두들 지금까지 들어줘서 감사합니다! 오늘 연주 힘내준 뮤지니아스 멤버들에게, 그리고 1대 보컬로서 오늘 우리와 함께 해준 최건우 군에게 힘찬 함성과 박수 부탁드립니다!"
모든 공연이 끝나자 준호가 앞으로 걸어나왔고 리더답게 마무리 멘트를 정말로 능숙하게, 멋지게 선보였다. 그리고 그런 준호의 멘트에 맞춰서 다시 한번 관객석에서는 큰 함성소리와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가슴이 뭉클하는 것을 다시 한번 강하게 느끼면서 나를 포함해서 다른 이들도 모두 관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싸인회는 1시간 뒤에 무대에서 받겠다는 준호의 말을 끝으로 우리들은 전부 하나같이 무대 밑으로 내려갔다.
"이야. 최건우! 너, 2년간 노래 쉰 애 맞냐?"
"대단해. 건우야. 마치 예전부터 계속해서 같이 맞춘 것 같아."
준호와 혜인이의 높은 평가에 이어서 다른 둘도 나에게 높은 평가를 해줬다. 그 평가들에 나도 모르게 정말로 부끄러워서, 작게 하하 하고 웃으면서 고개를 살며시 옆으로 돌리면서 머리를 오른손으로 긁적였다.
"너, 그냥 우리 밴드로 다시 돌아오는게 어때?"
"안 돌아가. 내가 지금 돌아가면 2대 보컬이 어떻게 되겠냐.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난 지금은 공부에 집중할거야.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보고 싶고..."
다시 돌아오는게 어떻냐는 준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물론 나는 아마도 이 길로 걸어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건 사실이다. 무대 위에서 들려오는 환호성과 박수소리. 그것들을 들으면서 난 2년이 지난 지금에도 뿌듯함과 감동, 그리고 보람참을 느꼈다. 2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그런걸 느끼면서 기분 좋음을 느낀다는건, 어쩌면 내 적성은 정말로 이쪽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아직 나는 학생이고 18살이었다. 성급하게 장래를 고를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나는 밴드부를 나와서 공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고 지금은 이것저것 장래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지금 밴드부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내 장래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할 기회를 잃을 것만 같았다. 그러기에, 나는 준호의 제안에 거절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네가 그렇다면야 뭐, 어쩔수 없지. 아무튼, 싸인회는 1시간 뒤니까 다들 1시간 정도 쉬었다가..."
"아. 나는 싸인회 안 나갈거야. 먼저 돌아가보도록 할게."
"응? 너 안하려고?!"
"하하하. 지금은 정식 멤버도 아닌데 해서 뭐하겠냐. 그럼 난 먼저 가본다."
만류하는 애들의 목소리를 뒤로 한채로, 나는 천천히 복도를 걸어서,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생각보다 건물 밖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저 사람들도 전부, 우리의 공연을 보려고 온 사람들인걸까?
어쩌면 집에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핸드폰을 꺼낸 후에, 주아에게로 문자 한 통을 보냈다.
[대기실로 통하는 통로의 입구로 와 줘. 거기서 기다릴게]
집으로 돌아갈때 돌아가더라도, 역시 주아와 함께 돌아가고 싶었다. 안 왔다면 모를까 공연을 보러 온 만큼, 다시 주아가 내 옆에 있어줬으면 해서 나는 주아에게로 문자를 보냈다. 아까전에 보니까 민주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럼 2명이서 같이 오려나?
돌아가는 길에 잠시 식당에 들려서 밥이라도 한끼 사줘야할지도 모르겟는데? 주아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옆에서 이것저것 챙겨줬을테니까 말이야.
//연속해서 계속 장난을 치시면 조금....곤란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장난 치고 친근한 분위기가 좋죠. 저 역시도. 정말로 말 그대로 상황극만 즐기기 위한 딱딱한 사이보다는 파트너끼리도 친하게 지내면 좋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물론, 언젠가 이 이야기가 결말을 맺으면 2번 다시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관계가 되겠지만, 그래도 그때까진 저도 사무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장난도 치고 즐겁게 얘기도 나누고 하는 관계가 좋아요. 불편하게 느끼는 일은 없으니까 안심하셔도 괜찮아요.
그런데 천사는 아니라구요! 저! 등 뒤에 날개도 없다구요! 그러니까 확성기는 내려놓으세요!(동공지진) -
303 주아 - 건우 (92532E+57) 2016. 7. 25. 오후 9:18:21첫 번째 노래인 '너의 옆 모습'을 시작으로 멋지게 공연의 문을 연 건우를 포함한 뮤지니아스 멤버들은 이어서 5곡 정도를 더 노래하고 연주한다.
조금의 실수나 흠집 하나 없는 그들의 완벽한 공연에 주위의 사람들은 쟤 2년 쉰 보컬 맞아? 하며 혼란스러운 쑥덕거림도 간간히 있었지만, 그것들마저도 전부 괜히 자신이 더 뿌듯하게 느껴진다. 노래를 할 때면 더 멋있어지는 나의 남자친구. 그가 행복하게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과, 그런 빛나는 그의 모습을 즐겨주고 함께 환호해주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들이, 전부 한데 섞이고 어우러지며 2년 전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들의 공연을 가슴 깊이 느끼고 즐기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노래마저도 마무리 지어졌고, 사람들은 마지막이라는 것을 아는 것인지, 완벽했던 공연에 대한 찬사와 아쉬움을 가득 담아 누구 하나 빠짐 없이 전부 환호성을 지른다. 끊이지 않는 박수소리 속, 무대의 조명 아래에서, 그 조명보다도 훨씬 더 눈부신 미소를 짓고 있는 건우를 바라보며 자신도 계속해서 박수를 친다.
뿌듯함과 감동, 보람참을 느끼는 그의 모습에 괜히 자신이 더 뭉클함을 느낀다. 2년 전, 그 때의 그 조금은 어렸던 그 아이가, 이제는 어엿한 남자가 되어 무대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모든 공연이 끝나자 준호는 다시 앞으로 걸어나와서 리더다운 모습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멘트를 한다. 그에 맞춰서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다시 뜨겁게 박수를 친다. 그러자 뮤지니아스 멤버들은 전부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했고, 싸인회는 한 시간 뒤에 무대에서 받겠다는 준호의 말을 끝으로 하나, 둘 무대 밑으로 내려간다.
뮤지니아스 멤버들이 전부 무대 위에서 사라지자 사람들은 전부 본인의 짐을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한다. 그 북적북적이고 시끄러운 소리들 사이에서는 싸인회를 기다리겠다는 여학생들의 꺄르르, 하는 웃음소리도 들려왔고, 오늘 공연 역대급이지 않았냐? 하는 남학생들도 있었고, 이따 싸인회에서 오늘의 보컬을 꼭 만나고야 말겠다고 의지를 불태우는 여대생의 모습도 보인다.
그들의 모습을 전부 잔잔히 웃음 띤 채 바라보다 민주가 자신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는 것에 응? 하는 표정으로 민주를 향해 시선을 옮긴다.
"최건우, 걔도 이따 싸인회 하는거지?"
"어...글쎄? 잘 모르겠는데."
"뭐? 야, 여자친구가 그것도 모르면 어떡해!"
"아니, 건우라면 어쩌면 자기는 정식 멤버도 아닌데 해서 뭐하겠냐고 말할 것 같기도 해서."
민주의 가벼운 타박에 자신이 추측해본 건우의 반응을 얘기하다 갑자기 핸드폰의 진동이 느껴져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그러자 보이는 건 건우에게서 온 문자 한 통.
[대기실로 통하는 통로의 입구로 와 줘. 거기서 기다릴게]
자신의 옆에서 그 문자를 흘끔 엿본 민주는 소름이 돋는다는 듯, 양팔을 교차해 팔을 비비는 동작을 취하며 입을 연다.
"우와...이 녀석, 진짜 싸인회 안 하나보네? 너네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 둘이 아주 그냥 운명의 빨간 실로 엮인게 아니라 둘러져있네, 둘러져있어."
"헤헤...그런가? 그냥 서로 어느 정도 서로의 마음이나 행동 정도는 추측해볼 수 있어서."
"그렇게 해맑은 얼굴로 닭살 돋는 얘기하지마... 그나저나, 너 건우가 말하는 장소가 어딘지 알아?"
"......"
민주의 날카로운 질문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스리슬쩍 시선을 피한다. 아까 찾아가 봤다고는 해도, 그것도 어떤 정장입은 아저씨의 도움으로 찾아가봤었던 거였으니. 아직은 어딘지 몰라 헤맬 것이 뻔했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민주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키득키득 웃더니 자신의 등을 가볍게 두드린다.
"너무 걱정마~ 친구 좋다는 게 뭐야? 오늘 멋진 공연 보게 해준 보답으로 내가 친히 견우 씨와 직녀 씨의 오작교가 되어줄게. 나만 따라와."
"진짜? 고마워, 민주야! 역시 너밖에 없어!"
민주에게 고맙다는 뜻을 가득 담아 활짝 웃는다. 민주는 아아, 난 전생에 까마귀나 까치였나보다, 하고 한숨섞인 볼멘 소리를 내다가 이내 미소 짓고는 먼저 앞장 서서 길을 걸어가기 시작한다. 혹여나 놓칠세라 그 뒤를 바짝 따라가며 건우의 문자에 답장한다.
[알았어, 지금 갈게! 혹시 헤매진 않을까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민주가 같이 가주고 있거든~]
그렇게 답장을 보낸 후 민주를 뒤따라 계속해서 걸음을 옮긴다.
얼마나 걸었을까. 어느새 약속 장소 근처에 다다른건지, 민주는 잠시 멈춰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건우를 찾는다. 그러다가 자신을 기다려주고 있는 건우를 발견한 듯 아, 하는 소리를 내더니 자신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고는 손가락으로 어느 한 곳을 가리킨다. 민주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자 정말로 건우의 모습이 보인다. 그 순간, 활짝 웃으며 건우의 이름을 소리쳐 부른다.
"건우야!"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그 쪽으로 빠르게 걸어간다. 민주도 자신의 뒤를 뒤따라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나름 금방 왔지? 오늘 공연 진짜진짜 멋있었어! 2년 전보다 실력이 엄청 늘었던데? 대단해! 엄중한 벌을 줄래야 줄 수가 없잖아?"
"어이구, 남친 만났다고 신나셨어~ 그렇지만 오늘 공연은 나도 인정. 최건우, 너 오늘 좀 다시 봤다? 언제나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라 그렇게 노래에 열정이 가득한 애인줄은 꿈에도 몰랐네."
건우의 앞에 도착하자마자 두 눈을 빛내며 오늘 공연에 대한 칭찬을 마구마구 늘어놓는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민주는 키득키득 웃다가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보며, 덩달아 칭찬의 말을 한다.
"유주아가 얼마나 네 공연 보러오라고, 엄청 멋있다고 말했는지, 남친 자랑을 아주 그냥..."
"그, 그만!"
민주가 이어서 저가 여기에 오게 된 뒷이야기를 얘기하려 하자, 새빨개진 얼굴로 급하게 민주의 입을 손으로 막아버린다. 그러자 안 말하겠다는 듯,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민주의 모습에 입을 막고있던 손을 치우고는 작게 휴, 한숨 쉰다. 건우에게 그런 말까지 하기에는 창피하단 말야...
/ 네, 기억할게요! 건우주께서는...연속된 장난은...곤란해하신다... (끄적끄적)
두번 다신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관계. 역시, 조금 많이 슬픈 말인것 같아요. 어쩔 수 없다는 건 알고있지만요, 응. 그래도 안심시켜 주셔서 고마워요!
천사 맞아요! 꼭 등 뒤에 날개가 있어야만 천사인가요? 요새는 날개 없는 천사가 유행이래요(?)! 확성기는 내려놓겠지만...적어도 저한테 있어서는 천사 맞아요. 언제나 건우주께는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가득하다구요. -
304 건우 - 주아 (40694E+59) 2016. 7. 25. 오후 11:02:04싸인회를 하는게 좋지 않겠냐는 제안이 있었지만 나는 정식 멤버도 아닌만큼 지금은 거절하기로 했다. 왠지 염치가 없다고 해야할까? 정식 멤버라면 모를까. 오늘은 어디까지나 헬프로서 온 상황이었다. 그런 내가 싸인회를 할 자격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언젠가 내가 밴드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그때는 확실하게 참가하기로 마음 먹고, 나는 싸인회에 가는 대신, 집으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 물론 좀 더 애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1시간 뒤에 싸인회가 있는 애들을 귀찮게 할 수는 없었다. 싸인회라는건 의외로 체력이 많이 들어가는 중작업이다. 그런만큼 지금은 애들을 쉬게 하는게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나는 집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대기실로 향하는 복도의 입구 바로 옆에 있는 벽에 등을 기대고서 나는 주아에게 이쪽으로 오라는 문자를 한 통 보냈다. 그러자 잠시 후에 주아에게서 문자 한 통이 빠르게 날아왔다.
[알았어, 지금 갈게! 혹시 헤매진 않을까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민주가 같이 가주고 있거든~]
역시나 내가 잘못 본게 아닌 모양이었다. 문자의 내용으로 보아, 지금 주아는 민주와 함께 있었고 민주가 주아를 데리고 이곳으로 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건 그렇고, 방금전에 여기로 왔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의 안내를 받아 이곳으로 오는 주아의 모습을 떠올리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정말 어릴때나 지금이나 길을 잘 못 찾는건 변함이 없다니깐. 주아는.
그래도 어떻게 보면 그게 유주아다운 모습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안심했다. 스스로도 모순이라는 건 알지만, 주아가 혼자 힘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찾아오는 모습을 보면 되게 낯설게 느껴질것만 같았다.
그렇게 잠시동안 나는 혼자서 조용히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등을 기댄채로 주아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나를 부르는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10년 이상의 시간동안 너무나도 많이 들어서 이제는 듣는것만으로도 누군지 바로 알 수 있는 그 목소리에 나는 방긋 미소를 짓고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주아가 손을 흔들면서 나를 향해서 빠르게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 역시도 손을 흔들며 천천히 주아를 향해서 걸어갔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서 걸어간만큼, 나와 주아는 조금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만날 수 있었다. 나를 만나자마자 주아는 정말로 기쁜 표정을 지으며 두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며 오늘 공연이 멋있었다고 진짜를 2번이나 붙혀서 강조했다. 2년전보다 실력이 엄청 늘었다는 칭찬하는 그 모습에서 주아가 이번 공연을 정말 제대로 즐겼다는 것을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이어 주아의 뒤를 따라 온것으로 보이는 민주가 다시 봤다고 나를 칭찬해주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키득키득 웃는 그 모습에서 장난끼가 살짝 엿보였지만, 아니, 실제로도 말 처음 부분은 장난끼가 가득해보였지만 그래도 나를 높게 평가해주는 것을 아주 잘 느낄 수 있었다.
살짝 겸연쩍은 것을 느끼면서 나는 살며시 웃으면서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애써 태연한척 둘에게 말했다.
"하하하. 뭘 그렇게 비행기 태우고 그래. 2년만에 부르는건데, 더 실력이 늘었을리 없잖아. 떨어졌으면 떨어졌을수도 있지. 그리고 민주, 너는 의외인데? 이렇게 나를 높게 평가해주는건 처음 아니야? 이제 좀 다시 봤어? 나를? 하지만 반하면 안돼. 나는 주아에게 일편단심이니까."
장난끼를 살짝 섞으면서 말을 끝내자, 갑자기 민주가 나에게 뭔가를 말하려고 했고, 주아는 깜짝 놀라서 민주의 입을 꽉 막아버렸다. 주아의 얼굴은 톡 건드리면 펑 터져버릴 정도로 붉게 물들어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민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며시 손을 들어서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부끄럽게 뭐하는 짓이냐고 투정부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손이 올라갔다.
"주아가 무슨 말을 했는지 너무나도 궁금한데? 나중에 나한테만이라도 살짝 말해줄 수 없을까? 민주야?"
장난끼를 가득 섞어서 살짝 짖궂게 민주에게 말을 걸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정말로 밝은 미소를 지었다. 중학교때도 그랬지만, 고등학교때도 주아는 정말로 나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정말 한결같이 나를 응원해주는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하면 오버인걸까?
그거와는 별개로 나는 민주가 찾아와준 것에 대해서, 그리고 주아를 이것저것 챙겨준 점에 대해서 감사표시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민주를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괜찮다면 집으로 가는 길에 뭐라도 사줄까? 주아 신경 써준다고 엄청 고생 많이 했을 것 같은데."
그리고 난 다시 시선을 주아쪽으로 돌린 후에, 더욱 더 부드럽게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으며 생긋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 와줘서 고마워. 네 응원이 있었기에, 정말로 오늘 만족스러운 무대가 만들어진 것 같아. 정말, 언제나, 언제나... 중학생때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응원해줘서 고마워. 역시 난 네가 없으면 안될 것 같아. 앞으로도 쭉 응원해줘. 부탁이야."
조금은 낯간지러우면서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진심을 담아 그렇게 이야기해봤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강한 진심이었다.
//그렇게 따지면 주아주 역시 저에게 있어서는 천사인걸요? 이렇게까지 좋은 1:1파트너가 어디있나요. 상황이 12개나 돌아가는 동안, 사라지지도 않고, 언제나 저와 함께 잇어주시고, 늘 저와 함께 즐겁게 즐겨주시고...
저 역시도 주아주에게는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가득해요. 혹시라도 제가 쓰는 장면이 재미없게 느껴지면 어쩌나..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래도 주아주가 너무나도 소중하기에, 항상 최선을 다해서 쓰고 있답니다. 덕분에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요.
제가 주아주에게 있어서 천사인것처럼, 주아주 역시 저에게도 천사에요. 고마워요. 정말로.
두번 다시 알아볼 수 없는 관계. 정말로 슬프긴 하죠. 하지만 그게 룰이니까요. 하지만 이게 끝나도 시간이 지나면 또 어딘가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땐 다른 이름과 다른 모습으로 말이에요.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
305 주아, 민주 - 건우 (97288E+56) 2016. 7. 26. 오전 12:49:33건우에게 문자를 보낸 후 민주의 뒤를 따라가며 걸어가자, 어느새 약속 장소 근처에 다다른다. 민주는 잠시 건우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다가 그를 발견하곤 자신에게 알려주었고, 건우를 발견하자마자 자신은 바로 등을 기댄 채 기다리고 있는 그를 소리쳐 부른다. 자신의 목소리에 건우는 방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고, 자신은 그런 건우에게 손을 흔들며 그 쪽으로 빠르게 걸어간다. 건우도 마찬가지로 손을 흔들어주며 천천히 자신 쪽으로 걸어온다.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걸어온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향해 걸어온 만큼, 자신들은 생각보다도 금방 서로의 앞에 서있게 된다. 그를 만나자마자 정말로 기쁘게 두 눈을 반짝이며 오늘 공연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칭찬을 마구마구 쏟아낸다. 더 멋지고, 더 좋은 표현을 해주고 싶었지만, 공연에서 느꼈던 흥분으로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그 정도의 표현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뒤이어 자신을 따라온 민주도 키득키득 웃다가 자신처럼 건우에게 다시 봤다고 칭찬해준다. 원체 다른 이들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할 때 거짓말은 전혀 섞지않고 좋든 나쁘든 솔직하게 얘기하는 민주였던 만큼, 오늘 건우의 공연이 정말 대단했긴 했구나, 싶은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다.
자신들의 연속된 칭찬에 살짝 부끄러운 듯, 건우는 살며시 웃더니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애써 태연하게 자신들을 향해 입을 연다. 뭘 그렇게 비행기를 태우고 그러냐며, 2년만에 부르는건데 더 실력이 늘었을리가 없잖아, 하고 얘기하는 그에게 부정의 의미를 가득 담아 고개를 세게 좌우로 젓는다.
"아냐, 아냐! 진짜로 늘었다니까? 지금 여자친구의 말, 못 믿는거야? 너무해...나, 나름 너의 모든 노래 실력과 공연을 다 알고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겸손한 그의 말에 조금 실망한 척,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내가 이러지 않으면, 건우는 분명히 계속 실력이 늘지 않았다고 할 터. 그러니까, 조금 연기를 하는 셈치며 그렇게 시무룩해한다.
그런 자신과 건우를 재밌다는 듯 지켜보던 민주는 건우의 장난기 가득 섞인 말에 지지 않겠다는 듯, 천천히 입을 연다.
"어머~ 그동안 네가 학교에서 높게 평가할만한 일을 했니? 아, 가창 시험 때는 조금 놀라긴 했지만 이 정도로 열정적이진 않았잖아? 그리고 걱정 마셔. 아무리 다시 봤다고 하더라도 노래하는 남자는 내 취향이 아니니까. 굳이 따지자면 난 뒷쪽에 드럼치던 리더격 남자애가 더 좋던데?"
진심인지, 농담인지, 민주는 키득키득 웃으며 준호를 언급한다. 건우의 장난기에 자연스러운 맞받아침으로 응수하고는 이어 자신의 행동과 관련해서 무언가를 더 말하려고 했지만, 그녀의 말보다 자신의 행동이 더 빨랐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민주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자, 민주는 그제야 말하지 않겠다고 고개를 끄덕였고, 그 신호를 보고나서야 입을 막고있던 손을 뗀다. 정말이지, 민주는...
여전히 조금 달아오른 얼굴로 민주를 흘겨보다 갑자기 자신의 머리에 느껴지는 익숙한 부드러운 손길에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중에 저한테만이라도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살짝 말해달라고 민주에게 말하고는 자신에게 정말로 밝은 미소를 보낸다.
그의 그런 미소에 새삼스레 다시 조금,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애써 모르는 척 고개를 홱 돌려버린다. 그러면서도 그의 손길은 얌전히 받고있다.
그런 자신들의 다정한 모습에 민주는 낯설다는 듯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짓다가 건우의 말에 입을 연다.
"유주아, 너 여자친구가 아니라 애완동물이 된거 아니야? 너네 원래 이렇게 스스럼없이 애정행각하니? 어머, 닭살 돋아라... 안되겠다. 사실 몰래 말해주려고 했는데 지금 최건우, 너의 행동을 보니까 말하기 싫어졌어. 평생 궁금해하렴~"
농담이 섞인 듯 강하게 느껴지는 진담의 기운으로 민주는 장난스레 웃는다. 이거이거, 솔로 외로워서 살겠어? 하는 말도 덧붙이면서.
그러다 건우가 민주를 돌아보며 자신을 신경 써준다고 엄청 고생 많이 했을 것 같은데, 괜찮다면 돌아가는 길에 뭐라도 사줄까? 하고 묻자 민주는 됐다는 듯 손을 내젓는다.
"됐네요, 됐어~ 여자친구나 잘 데려다주셔. 커플들의 동정 섞인 선물은 받고싶지 않네요~"
그런 건우와 민주의 대화를 가만히 미소지은 채 듣고있다가 건우가 다시 자신을 바라보며 더욱더 부드러워진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는 것에 자신도 덩달아 그를 마주본다. 생긋 웃으면서 건우는 오늘 와줘서 고맙다며, 중학생때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응원해줘서 고맙다며, 역시 저는 자신이 없으면 안될 것 같다며, 부탁이니 앞으로도 쭉 응원해달라는 그의 진심어린 말에 그저 가만히 그를 바라본다. 그러다가 부드럽게 배시시 웃으면서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응! 당연하잖아? 나는 예전부터 계속 네 편이었는걸. 언제나 계속 네 옆에서 응원해줄테니까, 그러니까, 꼭 노래뿐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일을 하든 힘내야해?"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너에게서 등을 돌린다고 해도, 나는 꼭 네 편이 되어줄테니까. 그러니까...
건우의 진심에 자신도 똑같이 진심을 가득 담아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그런 자신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민주는 이내 천천히 입을 연다.
"그럼, 난 가볼게. 오작교의 역할은 제대로 수행했잖아?"
"아, 가려고? 같이 가, 민주야!"
"됐네요~ 커플께서는 오붓하게 돌아가시길 바래요. 어차피 가는 방향도 다르잖아? 그러니까, 더이상 솔로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마시지? 그러니까 너희는 알아서 알콩달콩 돌아와. 혹시나 싶어 하는 얘기인데, 우리 직녀 씨, 잘 바래다줘야한다, 견우 씨?"
마지막으로 건우에게 장난기 가득하게 윙크를 날리고서는, 민주는 잘 가라는 듯 손을 흔들고 반대편 길로 걸어간다. 정말, 민주는 너무 좋은 친구라니까. 눈치도 빠르고 도움도 잘 주는 민주가 그렇게나 고마울 수가 없었다.
민주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자신도 계속 손을 흔들어주다가 완전히 그녀의 뒷모습이 사라지자 건우를 돌아보며, 우리도 이제 갈까? 하고는 빙그레 웃는다.
/ 앗,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건우주께서 써주시는 장면은 정말 언제나 재밌고 즐거운걸요!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상황 12개를 돌릴때까지 제가 떠나지 않을리가 없잖아요? 건우주의 글에서 정말로 따뜻함과 정성이 느껴져요. 시간은 상관없어요. 저를 소중히 대해주시는 건우주의 마음이 너무 과분하게 고마워요. 혹시 알고계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도 마찬가지로 건우주가 너무 소중해요. 그래서 건우주께서 즐거워하실수 있도록 나름대로 더, 더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이 스레가 결말을 맺으면 다시는 상황극을 돌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렇지만 미래 일은 모르는거잖아요? 건우주의 말씀처럼 언젠가는 다른 모습으로 만날 수도 있는 거구요. 그러니까, 벌써부터 슬퍼하지는 않을래요. 언제나 즐거워하기를 바란다는 천사 님의 말씀이 있으시니, 그것을 따라야하지 않겠어요? ;) -
306 건우 - 주아, 민주 (94896E+58) 2016. 7. 26. 오후 1:28:21복도 입구쪽에서 기다리기를 잠시, 주아와 민주가 나를 향해서 빠르게 다가왔고 나 역시 둘을 향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만나자마자 주아는 엄청나게 멋있었다면서 나를 비행기 태워주기 시작했고, 민주 역시, 나를 다시 보다면서 나를 높게 평가해줬다. 그 칭찬과 높은 평가가 조금 부끄러워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애써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주아는 자신의 말을 못 믿냐면서 너무하다는 식으로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런 나와 주아의 모습을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던 민주는 키득키득 웃으며 자신은 드럼치던 남자애, 준호가 더 취향이라는 식으로 장난스럽게 내 말을 받아쳤다.
그런 둘의 모습에 나 역시도 장난스럽게 작게 웃으며 한명, 한명의 말에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뭘 또 시무룩해지고 그래? 응. 알았어. 알았어.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믿어야지. 그러니까 그렇게 시무룩한 표정 짓지 마. 예쁜 얼굴 다 상해. 그리고 민주, 넌 좀 너무하지 않아? 물론 내가 중간고사때 성적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긴 했지만, 나름 반에서 사고 안 치고 잘 지낸다고. 그리고 준호 말이야? 음. 연락처라도 줄까? 후후훗. 물론 걔가 받아줄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말이야."
이어 나는 보란듯이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낸 후에 살며시 흔들었다. 당연하지만 이 핸드폰엔 준호의 연락처도 저장되어있었다. 지금 통화버튼을 누르면 바로 준호와도 통화할 수 있었다. 특히 지금은 1시간동안의 휴식시간이니까, 내가 걸면 100% 받을게 분명했다. 아니, 휴식이 아니어도 공연중이 아니면 걔는 받을듯 하지만 말이야.
이어 민주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자, 주아는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민주의 입을 꽉 막았다. 대체 무슨 말을 했기에 저러는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그래도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져서 나는 언제나처럼, 늘 그랬듯이 주아의 머리를 살며시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주아는 역시나 예상한대로 부끄러운지 고개를 홱 돌려버렸고, 민주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나와 주아를 바라보더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추정되는 말들을 나에게 하면서 장난스래 웃기 시작했다. 솔로 외로워서 살겠냐는 말을 덧붙이는 것을 들으면서 나 역시도 작게 웃으면서 빠르게 민주의 말에 반격을 날렸다.
"그럼 외롭지 않게 남자친구라도 만들어보는건 어때? 그리고 이미 관계를 다 오픈한 상태인데 뭐 어때서? 닭살이라. 주아야. 이참에 닭살커플을 노려볼까? 주변 애들 다 부러워하도록 말이야. 그리고, 말해주지 않겠다면, 그건 곤란한데. 하하하. 아쉽지만 포기해야겠는걸? 억지로 캐묻고 싶진 않으니까. 사실, 무슨 말을 했는지 대충 짐작은 가기도 하고."
처음부터 진심으로 캐물을 생각은 없었기에 민주가 말해주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서 나는 묻는 것을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사실 어떤 말들을 했는지 대략적으로는 예상이 가긴 했다. 주아는 생각하는게 얼굴로 잘 들어나는 편이었으니까. 지금만 해도 얼굴이 새빨개져있잖아? 분명히 나에 대해서 엄청난 자랑을 하고, 좋은 말들을 하면서 민주를 여기로 데리고 온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이렇게까지 날 좋아해주는 여자친구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지금 당장이라도 포근하게 끌어안아 주고 싶었지만 실제로 그런 짓을 하면 주아의 얼굴이 펑 터져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자제하기로 했다. 사실 나도 만인의 앞에서 하는건 조금 부끄럽기도 했으니까.
이어 주아를 옆에서 이것저것 도와주고 챙겨준게 고마워서 뭐라도 사줄까라고 민주에게 물어보니까 민주는 손을 내저으면서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딱히 커플들의 동정어린 섞인 선물은 아닌데 말이야. 그래도 나름대로 나와 주아를 배려해주는 것 같은 마음이 아주 살짝 민주의 말에서 느꼈다.
그 후에 나는 주아에게 오늘 와줘서 고맙다고, 덕분에 오늘 무대가 제대로 완성된 것 같다고 중학생때도, 지금도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앞으로도 쭉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아는 내 얼굴을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정말로 밝고 부드러운 배시시한 웃음을 보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서 자신은 예전부터 내 편이었다고, 언제나 계속 내 옆에서 응원해줄테니, 다른 어떤 일을 해도 힘내야한다고 나를 격려해줬다. 진심이 가득 담긴 그 말에 또 다시 마음이 뭉클해졌다.
정말로 생각해보면 주아는 항상 내 편이었다. 중학생때 노래 연습이 너무나도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때도 언제나 내 옆에서 나를 격려해줬고 나를 지탱해줬다. 내가 포기하지 않도록 응원해주고, 내가 힘들때 쓰러지지 않도록 언제나 내 옆에 있어줬다.
정말로 한결같이, 언제나 언제나, 내 옆에서 나를 도와주는 그 모습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고맙게 느껴지는걸까? 정말로 고맙다는 내 마음을 가득 담아서 주아를 보면서 활짝 웃어보였다. 정말로 고마워. 주아야. 언제나, 언제나 항상 내 옆에 있어줘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그 사실이 지금 이 순간, 너무나도 고맙게 느껴져. 정말로 고마워.
고맙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주아를 바라보고 있던 도중 갑자기 옆에서 가보겠다는 민주의 말이 들려왔다. 깜짝 놀라서 민주를 바라보자, 민주는 나에게 윙크를 날리고서는 손을 흔들면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직녀를 잘 바래다주라는 견우라는 멘트에 나도 모르게 풋 하고 소리를 내서 웃어버렸다. 뭐야. 그거. 건우와 견우로 말장난하는건가? 정말로 나도 모르게 빵 터져버려서 작게 웃으면서 살며시 민주를 향해서 손을 흔들었다.
"걱정하지 마. 견우와 직녀처럼 1년에 한번 만나는게 아니라, 평생 평생, 잘 만나고 알콩달콩 지내고 오늘도 잘 바래다줄테니까. 너도 잘 가. 민주야."
살짝 부끄러워지는 그런 발언을 하면서, 나는 민주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때까지 돌아보았다. 그리고 슬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주아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먼저 빙그레 웃으면서 우리도 이제 갈까 라고 물어보았다.
그 모습에 나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손을 뻗어서 주아의 부드러운 손을 꼬옥 잡았다. 많이 잡은만큼, 이제는 익숙해질만도 하건만, 이 부드러움은 언제 느껴도 너무나도 신선하다고 느끼면서 주아의 말에 대답했다.
"응. 돌아가자. 민주가 말한대로 알콩달콩 하면서 천천히 돌아가자."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민주가 갔던 방향과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서 살며시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오늘 와줘서 정말로 고마워. 나의 직녀 양."
//이렇게 막레를 쓰면 이번 상황도 깔끔하게 정돈이 되지 않을까 싶어지네요. 그리고 즐겁고 재밌다고 하니까 제 마음도 편해지네요. 정말로 고마워요. 이렇게 즐겁게 즐겨줘서 말이에요. 저 역시도 주아주가 써주시는 장면은 상당히 재밌고 즐거워요. 다음엔 어떤 답레가 나올지 막막 기대가 되기도 하고요.
음. 다시는 상황극을 돌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라. 그것에 대해서는 주아주의 자유니까요. 그렇다고 한다면 지금 이 상황을 더욱 더 재밌게 즐겨야겠는데요? 끝나는 순간까지 정말로 즐거운 시간 보내봐요. 주아주. 저도 즐거운 시간 보내도록 할테니까요.
그리고 이번 상황도 돌리신다고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
307 주아주 (98998E+55) 2016. 7. 26. 오후 4:33:06네, 저도 이렇게 마무리 지으면 깔끔하다고 생각해요. 고맙다고 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정말로, 건우주와 돌리는 건 재밌고 즐거우니까요! 건우주께서 말씀하신대로, 서로의 답레가 예측 불가능하니까 더 재밌는 것 같아요. 가끔씩 건우주의 능숙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시는 솜씨에 놀라고는 한답니다. 건우주의 답레 덕분에 제 생각보다도 훨씬 더 자연스럽고 재밌게 상황이 돌아가게 되거든요. 정말 신기한 경험이예요.
네,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건우주!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끝나는 그 순간까지 하고싶은 상황이 있으면 다 해보면서 즐겨봐요.
으음...일단 솔직하게 제 마음을 말해보긴 했지만 말하고나니까 뭔가 부끄러워지네요...이런 것까지 하나하나 전부 다 기억하시면 안돼요, 건우주? 알았죠? 꼭 잊어버리셔야 해요? 안 그러면 저, 창피해죽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일단은 건우주께서도 이번 상황 돌리신다고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사실 민주가 건우에게서 뭐 얻어먹게 할까, 하다가 뭔가 길어지기도 할 것 같고, 눈치 빠른 아이니까 슬쩍 빠져주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자연스레 먼저 가게 했답니다~ -
308 건우주 (94896E+58) 2016. 7. 26. 오후 5:36:19하던 일을 마무리짓고서 이렇게 모습을 보입니다. 건우에게도 비행기를 태우시더니, 건우주인 저도 비행기를 태우시나요? 살짝 쑥스럽네요. 사실 건우의 쑥스러울때마다 나오는 머리 긁적이는 버릇은 제 버릇을 넣어본거에요. 그래서 지금도 살짝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는 중이에요.
하지만 주아주도 정말 이야기 잘 풀어나가셔요. 돌리면서 절로 상황이 막막 떠오르게 되거든요. 마치 정말로 한편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전에도 말했지만 자주 보는 편이에요. 주아주의 답레는.
그리고 기억하지 마라라. 글쎄요? 워낙 잡담할때 하나하나 기억하는 편이어서. 하지만 잊어달라고 하니까 일단은 잊으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
오늘도 날씨가 엄청나게 더운 편이네요. 폭염주의보가 엄청나게 무시무시해요. 그래서 아까부터 시원하게 물을 마시면서 최종병기템인 에어컨을 켠 상태에요. 일단 살고 봐야할 것 같거든요. 주아주도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셨나요? -
309 주아주 (98998E+55) 2016. 7. 26. 오후 7:01:30앗, 비행기인가요? 그런가요? 비행기의 기준을 잘 모르겠어요...저는 그냥 솔직하게 제가 느낀 그대로를 말하는건데... 쑥스럽다고 하셔도 죄송하지만 물러설 마음은 없답니다! 칭찬같은 건 확실하게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 제 신념이니까요. 건우의 그 버릇, 어쩐지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뒷이야기가 있었군요! 뭔가 건우주께서 머리 긁적이시는 것도 왠지 모르게 상상이 가는 것 같아요. ㅎㅎ
칭찬 감사합니다! 음, 그렇지만 자주 보신다는 건 조금...오타오타! 수많은 신경쓰이는 오타!
노력만으론 안돼요...잊어주세요ㅠㅠ 안 그러시면 저, 계속 장난 쳐서 건우주 곤란하게 할지도 몰라요...! 나름 협박이예요, 이거?
저희 쪽도 오늘은 나름 더운 기운이 강해서 오랜만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더위를 달랬답니다~ 하긴, 제 쪽이 아무리 더워도 건우주네 지역만큼은 아니겠지만요... 물과 최종병기템의 위력으로 더위 조심하세요, 건우주! 저는 오늘 나름 즐겁게 보냈답니다~ 오늘따라 너무 졸려서 저도 모르게 잠들다보니 시간이 훅훅 지나가는 신기한 경험도 해봤구요. 건우주는 어떠세요? 오늘 하루, 즐겁게 잘 지내셨나요? -
310 건우주 (94896E+58) 2016. 7. 26. 오후 7:16:17혀, 협박 실력이 능숙하시군요! 이렇게 되면 실제로는 기억하지만 모르는 척하는 방식을 사용해야겠군요. 제 머리속을 가르신다고 하더라도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는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울지 마세요. 적어도 앞에서는 모르는척 할테니까요!
폭염주의보가 떨어질 정도로 정말 엄청난 더위라는게 팍팍 느껴지네요. 저 같은 경우는 지금 집에 아이스크림을 대량으로 사두고서 너무 더우면 하나씩 꺼내먹는 식이에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버틸수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사는 지역이 물론 조금 더 더울수도 있겠지만 주아주 지역이 안 더운건 아니잖아요? 둘 다 더운만큼 매한가지인거죠.
저는 매일매일 보람차게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가끔 피곤할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즐겁게 충실하게 살아가자가 제 모토거든요. 책도 읽고, 공부도 좀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하고, 답레를 천천히 쓰기도 하고요. 참고로 날씨가 더우면 원래 금방 피곤해지고 금방 졸려지니까요. 그럴땐 무리하지 말고 푹 쉬는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더위 쫒는데에 낮잠만큼 좋은건 없다고 하잖아요? 저도 가끔씩 낮잠을 즐기기도 하고요.
내일도 아마 더 더워질듯 한데, 더위 안 먹게 주의하시고요. 저도 요즘 같은 경우에는 외출을 삼가는 편이에요. 나가서 노는건 좋지만 괜히 더위 때문에 쓰러질순 없으니까요. 주아주 걱정하실테고...
살짝 13번째 상황도 정해보는게 좋을까요? 음. 사실은 시험공부를 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깔끔하게 시간대를 그냥 시험 이후로 넘겨버리고, 여름이 시작되고 그러는만큼 불꽃놀이라도 가볍게 둘이서 즐겨보는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가요? 주아주는? 따로 하시고 싶은 상황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
311 주아주 (19731E+52) 2016. 7. 26. 오후 7:46:00...실제로는 기억하고 있어도 앞에서 모르는 척 하시면은 협박도, 뭣도 다 소용없잖아요...일단 그 기억 자체를 없애려고 시도한건데! 울지 말라고 하셔도 울거예요! ㅠㅠㅠ
정말, 여름은 너무한 것 같아요. 모든 것을 다 녹여버릴 생각이니. 어서 빨리 겨울이나 왔으면, 싶지만 건우주네 지역은 겨울에도 춥다고 하셔서... 그래도 대량 아이스크림은 부러워요! 또 먹고싶지만 사러나가는게 귀찮으니 어쩔 수 없이 그냥 포기해야겠네요.
우와...건우주께서는 정말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시는 것 같아요! 멋진 모토예요! 저도 본받아야겠어요. 이대로는 안 돼...! 푹 쉬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는 상황이라... 그래도 조언 고마워요, 건우주! 나중에 한 번 시도해볼게요.
맞아요, 괜히 외출을 자주 했다가 쓰러지시면 안되잖아요? 게다가 이번 주말에 놀러가신다고 하신만큼 더욱더 조심하셔야죠. 만약에, 혹시라도 쓰러지신다면 저, 아마 엄청 걱정하고 잔소리할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러니까, 건우주께서도 더위 안 먹게 꼭 각별히 주의해주세요.
불꽃놀이! 저는 좋은 것 같아요. 이제 슬슬 이 작품 내에서도 여름이 오기도 할테고 말이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학교소풍이나 가족여행으로 간단하게 바다보러 간다거나 하는 생각은 해본 적이 있어요. 뭔가 길어질 것 같아서 시도해볼 엄두가 안나긴 하지만요. 굳이 꼭 하고싶은 것도 아니고 왠지 불꽃놀이가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저는 불꽃놀이 상황으로 돌리고 싶어요! -
312 건우주 (94896E+58) 2016. 7. 26. 오후 8:17:54그럼 정말로 걱정하지 않도록, 쓰러지지 않게 주의해야겠는데요? 주아주가 걱정하고 잔소리를 하면 정말로 무서울 것 같거든요. 음. 그런만큼, 이번 주말은 휴식차원으로만큼 잘 놀고 올게요. 물론 쓰러지거나 다치지 않게 말이에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푹 쉬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는 상황. 음. 살짝 하는게 많은 시기인가보네요? 하기사 학생의 신분이라면 이것저것 할게 많긴 하죠. 자세한건 묻지 않겠지만 주아주도 너무 무리하지 않길 바래요. 저도 주아주가 쓰러지거나 하면 걱정하면서 잔소리할지도 모르니까요.
학교 소풍과 가족여행으로 바다. 음. 그것도 좋은 상황이죠. 그렇다면 2개를 적절하게 섞어서 시험 끝난 기념으로 두 집이 가족여행으로 바다를 가고, 거기서 불꽃놀이를 즐겨본다거나 하는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아주 큰 차를 하나 빌려서, 두 집안이 같이 함께 가는 식으로 해서 말이죠. 어릴때부터 아이들이 친구였으면 부모 입장에서도 자주 보게 될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제 소꿉친구의 부모님과 제 부모님도 상당히 친한 사이기도 했고요. 일단은 차량에서 가족끼리 담화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 조금 늦은 시간에 바다에 도착하고, 밤에 둘이서 산책을 하다가 살짝 불꽃놀이도 해보고.. 그 이후에 바다에서 뭘 해볼지는 또 상황이 끝난 다음에 이야기하고..이런건 어떨까 싶네요. 괜찮을까요? 물론 길어질듯 하지만.. 8일동안 데이트씬으로 돌려본 경험도 있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
313 주아주 (39586E+62) 2016. 7. 26. 오후 8:37:04네, 지금까지 하루하루 열심히 생활하셨으니 스스로에게 그 보상으로 푹 쉬고 잘 놀고 오세요! 건우주라면 무사히 잘 다녀오시리라고 믿고있으니까요. 다녀와서 너무 좋았다고 자랑자랑하셔도 괜찮아요!
저도 건우주 말씀처럼 너무 무리하지는 않을게요. 이것저것 해야할 건 많지만 그래도 여기서 무너지면 안되니까요! 게다가 왠지 건우주께서 걱정하면서 잔소리하시면 훨씬 더 무서울 것 같단 말이예요...건우주의 무시무시한 기억력 속에 또다른 아픔의 역사를 기록하고 싶지도 않구요.
상황 2개를 적절하게 섞으면 아무래도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겠죠? 건우와 주아네 두 집안끼리도 서로 상당히 친할 것 같기도 하구요. 저는 건우주께서 정리해주신 상황,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어른 캐릭터를 잘 못 돌리기도 하고 길어질 것 같아서 조금 고민되긴 하네요. 에잇, 그래도 뭐, 건우주의 말씀처럼 어떻게든 되겠죠. 네, 그러면 그렇게 하도록 해요. 그럼 선레는 어떻게 할까요? -
314 건우주 (94896E+58) 2016. 7. 26. 오후 8:47:51자랑자랑이라. 과연 자랑자랑할게 있을진 모르겠네요. 그래도 자랑할거리가 있으면, 자랑자랑해봐야겠는데요? 주아주도 살짝 놀려보기도 하고! 하하. 물론 농담이에요. 그래도 인상깊은게 있으면 말하도록 할게요.
그리고 너무 잘 돌리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사실 저도 나이 많은 부모님 같은 캐릭터는 잘 못 다루기도 하고요. 하지만 단체스레와는 다르게 1:1스레는 서로에게 천천히 맞춰가면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잖아요? 그리고 지금까지 잘 해왔고 서투르더라도 서로간에 그건 배려하면서 돌리면 되니까 너무 고민하거나 걱정하진 마세요. 물론 너무 부담이 된다고 한다면 무리하게 하실 건 없고요.
어디까지나 재밌게 즐기기 위해서 하는거잖아요? 그것이 부담이 될 정도로 무리하게 하면 재미는 금방 사라지게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냥 주아주에게 있어서 편하신대로 해주세요. 저도 거기에 맞춰갈테니까요.
음. 그리고 선레는 이번에는 부탁해도 괜찮을까요? 편한 시간대에 편하게 쓰셔도 괜찮아요. 늘 그랬듯이 말이에요. -
315 주아주 (39586E+62) 2016. 7. 26. 오후 9:07:19...왠지 농담이 농담이 아닌 것 같다는 이 본능적인 직감은 뭘까요? 뭐어, 그래도 먼저 자랑자랑해도 괜찮다고 말한만큼, 놀리셔도 괜찮아요. 엄청 부러워할테니까요. 그러니까 저를 놀리고 자랑하기 위해서라도 꼭 재밌게 놀다오세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아무래도 부모님같은 어른 캐릭터는 표현을 해보기가 힘들어서... 조금 부담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래도 건우주께서 괜찮다고 말씀해주신 만큼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저에게 맞춰가주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건우주. 저도 건우주께서 즐겁게 즐겨주시기를 바라는만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볼테니까요!
그럼 선레는 제가 쓰도록 할게요. 이번에도 조금 늦을 수도 있을 것 같지만요... 조금 더 빠른 진행을 위해 아예 차는 바다를 향해 달리고 있고, 그 안에서 건우와 건우네 가족들에게 오랜만이라고 대화를 거는? 그런 식으로 시작을 하려 하는데, 괜찮을까요? -
316 건우주 (94896E+58) 2016. 7. 26. 오후 9:12:35다시 말하지만 조금 늦어져도 상관없어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상황극은 일이 아니라 놀이라고 보고 있고, 놀이는 의무가 아니라, 편하게, 즐겁게 지내야 재미가 생긴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빠르게 쓸 거 없이 주아주의 페이스에 맞춰서 천천히 써주세요. 무엇보다 주아주, 정말로 잘 쓰시는걸요. 저번에도 말했지만 전 이런걸로 거짓말을 한다거나 그러진 않아요. 진심으로 잘 쓰시고, 잘 표현하시고 즐거워요. 그러니까 하시던대로 편하게 해주세요. 언제나처럼요.
그리고 주아주가 제시한 상황으로 괜찮아요. 사실 저도 그쪽으로 시작하는게 좋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아마 저도 부모님보다는 지우를 주로 다루게 될 듯 하거든요. 부모님은 그냥 필요할때만 잠깐잠깐 개입하는 식으로 말이에요. -
317 주아, 부모님 - 건우, 지우 (86335E+54) 2016. 7. 26. 오후 10:28:29태양이 비치는 기간도 점점 길어지고 나무들도 점점 푸르러지는 여름. 화사한 색깔의 꽃들이 길가 여기저기에 만발했던 것이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그 봄 기운은 가시고 여름의 기운이 주위를 둘러싼다. 그에 맞춰 사람들의 옷도 한결 얇게 가벼워졌고, 학생들도 이제는 하복을 입으며 뜨거운 여름나기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들도 마찬가지로, 이제는 춘추복에서 벗어나 하복을 입고 다니며, 늘 똑같으면서도 똑같지 않은 고등학교 생활의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점점 강해지는 여름의 기운을 이곳저곳에서 새삼스레 느끼며, 새삼 1학기 중간고사를 본지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도 않은데 어느새 1학기 기말고사도 끝났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 작게 한숨쉰다. 정말이지, 고등학교 생활은 너무 정신없이 빠르다니까... 고1 때만 하더라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고2가 되니 그 체감 속도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유주아, 기껏 놀러나와서는 그런 표정 지으면 어떡하니?"
고개를 돌려 창문 밖에 휙휙 지나가는 도로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다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몸을 움찔한다. 천천히 시선을 돌리자 룸미러를 통해 자신을 흘끔 바라보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멋쩍게 헤헤, 웃으면서 죄송해요, 라고 말한다.
하긴, 자신이 지금 이렇게 축처지는 표정을 하고있으면 안되었다. 지금은 정말 오랜만에 자신의 가족 뿐만이 아니라 건우네 가족도 같이 한 자동차를 타고 놀러가는 상황. 그러니까 시험 생각은 하지 말고 놀러간다는 즐거운 생각을 해야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다같이 이렇게 놀러가는 것도 정말 오랜만의 일이었다. 어렸을 때는 시간도 많고 양 쪽의 부모님들께서도 자주 만나시다보니, 다같이 놀러가는 일은 꽤나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건우와 자신이 점점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자 놀러갈 시간도 안 날뿐더러, 양 쪽 가족들끼리 얼굴 한 번 마주치기도 그렇게나 힘들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서로의 일이 바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뭇내 아쉬웠던 건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알고 계셨는지,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아빠께서는 시험도 끝났으니 그 기념으로 건우네랑 바다 한 번 가지 않겠냐고 제안하셨고, 자신의 대답은 당연하게도 YES였다.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아빠께서는 껄껄 웃으시더니 곧장 건우네 아버지께 전화를 드리셨고, 서로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다 모든 계획이 잡혀졌다.
그리고 그 얘기가 지금으로까지 이어져, 이렇게 다같이 한 개의 큰 자동차를 빌려타고는 바다로 향하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시험은 잊어버려야 했다. 잘 봤든, 못 봤든, 시험이란 것은 학생들에게 매우 민감한 소재였으니까.
자신의 표정이 한결 다시 밝아지자 엄마는 한 번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하시더니 다시금 룸미러를 통해 건우를 바라보시고는 웃으며 입을 여신다.
"그나저나, 우리 건우도 오랜만이네? 어느새 멋진 청년으로 자랐구나. 조그맣던 유치원생 때가 아직도 눈에 선한데. 몇 년 잘 못본 사이에 키도 훌쩍 자라고 많이 듬직해졌어."
엄마께서는 새삼스럽다는 듯, 건우의 듬직하게 자란 모습을 후후, 웃으시며 칭찬하신다. 정말, 내 부족한 딸래미와 사귀기엔 너무 아까울 정도라니까, 하는 말도 덧붙이시면서.
그러자 옆에서 핸들을 잡고 운전하시던 아빠도 한 마디 거드신다.
"우리 지우는 또 어떻고? 이야~ 나는 못 알아볼 뻔했다니까? 여기에 웬 예쁘장한 아가씨가 서 계시나, 하고 말야."
시원하게 웃으시며 아빠도 룸미러를 통해 가볍게 윙크하신다. 그도 그럴것이, 지우까지 만난 경우는 이번이 정말 오랜만이었으니 어느새 아가씨로 자라고 있는 지우의 모습이 놀랍게 느껴지실만도 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봤어도 여전히 느껴지는 친근한 분위기에, 새삼 신기하다고 느끼며 자신도 작게 미소지은 채 그들의 대화를 듣는다.
/ 칭찬 감사합니다! 부끄러운데 기분 좋은 미묘한 기분... 건우주도 필력 정말 엄청나시다구요! 그러니까, 건우주께서도 편하게 이어주세요. 언제나, 늘 그랬듯이 말이예요. -
318 건우, 지우, 부모님 - 주아, 부모님 (94896E+58) 2016. 7. 26. 오후 11:55:00정말로 시간이라는건 빠르게 흘러간다. 나와 주아가 2학년이 되어서 새학기를 시작한 것도 얼마전의 일 같은데, 어느새 날이 점점 길어지고, 걷는것만으로도 절로 땀이 흐를 정도로 더워지는 여름이라는 계절이 되었다. 긴 동복은 짧은 하복으로 바뀌었고 사람들이 입는 옷은 얇게 변하였으며, 시원한 것이 절로 그리워지는 그 계절 속에서 나와 주아는 정말로 여러가지 일들을 겪었다.
가장 대표적인건 1학기 기말고사가 얼마전에 끝났다는 것이었다. 중간고사때처럼 또 성적이 그저 그렇게 나오는건 아닐까 걱정을 했는데 이번엔 주아와 함께 시험공부를 해서일까? 가채점을 해보니까 1학기 중간고사때보다 성적이 훨씬 높게 나왔다. 그 점수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얼마나 주아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는지 모른다. 올라간 성적 때문에 집에서는 정말로 크게 축하를 해줬고 그 덕분에 내 용돈도 조금 오르게 되었다. 물론 가채점이라고는 하나 딱히 점수 변동은 없을게 분명했다.
물론 그 이외에도 정말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계절이 변해가면서 정말로 많은 것들이 변해갔지만 딱 하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그건 언제나 내 옆에는 주아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언제나 내 옆에 있는 주아와 함께 나는 정말로 이런저런 일을 함께 했고, 그 일들을 겪으면서 주아가 나에게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이인지, 또 얼마나 멋진 여자친구인지를 하루하루 새롭게 깨닫고 있었다. 물론 조금 부끄러웠기에 이 사실은 주아에게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어쩌면 주아라면, 내가 느끼는 이 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살짝 해보았다.
그리고 바로 오늘, 나와 주아... 아니, 정확히는 우리 집과 주아네 집에게 있어서 아주 큰, 잊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원래대로라면, 따로따로 바다나 냇가로 가는 등으로 여름을 보냈겠지만, 나와 주아가 사귄다는 것을 가족들에게 전부 오픈해서인지, 올해는 이렇게 주아네 집과 함께 바다에 놀러가게 되었다. 원래대로라면 각자의 차를 타고 갔겠지만, 이번에는 두 식구, 즉 7명이 탈 수 있는 아주 커다란 차를 빌렸고 그곳에 짐을 전부 다 실고, 모두가 다 같이 타고서 바다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운전석과 보조석, 그리고 앞좌석에는 우리 부모님과 주아의 부모님이 앉아있었고 나와 주아, 그리고 지우는 뒷좌석에 앉아있었다.
창가에 앉은 주아의 옆자리에는 내가 앉고 싶었지만, 지우가 자신이 가운데에 앉고 싶다고 때를 쓴 바람에, 결국 어쩔 수 없이 난 주아의 옆자리를 지우에게 양보해주었다. 그래서 덕분에 나 역시도 창가에 앉아있는 상태였다.
창 밖의 풍경은 솔직히 말하자면 그리 볼 건 없었다. 특별히 볼만한 풍경은 없고,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풍경이 전부였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 풍경이라도 보는게 좋겠다 싶어서 나도 주아처럼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주아네 아주머니의 말씀이 들려왔다.
과거 유치원 시절을 언급하면서, 멋진 청년으로 잘 자랐다는 그 말에 나는 살짝 겸연쩍어져서 오른손으로 머리를 살며시 긁적이면서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드렸다.
"하하하.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그래도 주아에게 제가 아깝다니요. 그럴리가 없잖아요. 오히려, 주아가 저에게 아깝죠. 주아가 얼마나 학교에서 평판이 좋은데요."
진담이었다. 주아는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선천적으로 남들을 챙기는 것을 좋아하는 주아를 반 아이들은 정말로 많이 좋아했다. 물론 주아는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반의 평판은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었다. 만약에 내가 주아와 사귀지 않았다고 한다면, 반 남자애들 중 한명이 주아에게 고백을 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이구. 그럼요. 주아 어머님. 주아가 오히려 아깝죠. 우리 아들이야말로 부족한게 얼마나 많은데요. 어릴때도 정말로 예쁘고 귀여웠지만 정말로 예쁘고 참하게 자라서 처음에는 저도 이 예쁜 아가씨가 누군가 했다니깐요. 호호호."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 엄마가 끼어드셨다. 엄마는 그야말로 환하게 웃으면서 주아를 칭찬하기 바쁜 상황이었다. 그 모습에 나는 절로 씁쓸한 웃음만이 나왔다. 아니, 확실히 주아가 참하고 예쁘게 잘 자라긴 했지만, 그래도 엄마. 일단 제가 아들이잖아요. 조금은 저도 칭찬해주시면 덧나나요.
물론 직접 말할 생각은 없었기에 나는 그저 작게 하하하, 거리면서 웃기만 했다. 그리고 이어 주아네 아저씨가 지우를 칭찬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지우는 스마트폰을 보고 있던 고개를 들어서 아저씨를 보면서 헤헤 거리면서 웃기 시작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아저씨도 예전보다 훨씬 더 멋져지신것 같아요! 앞으로 오래오래 좋은 일만 있으세요!"
기분이 좋은지, 정말로 헤헤 웃는 지우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정말 아부하는 실력만 제대로 늘었다니깐..
그리고 지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번엔 우리 아버지가 주아쪽을 바라보더니 흐뭇하게 웃으면서 말을 하셨다.
"그래서 건우와 주아는 잘 사귀고 있는거야? 막 사고 치고 그러는건 아니겠지? 흐음. 언제 한번 식 날짜라도 잡아야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는데?"
"아, 아빠!! 가, 갑자기 무슨 소리 하는거에요!"
아빠의 뜻밖의 말에 나는 크게 당황해서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식 날짜라니. 정말, 무슨 말을 하는건지. 물론, 웨딩드레스를 입은 주아의 모습은 예쁘긴 하겠지만... 아냐아냐. 난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생각을 빠르게 없애버리기 위해서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보면서 지우는 물론이고 우리 엄마와 아빠도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소리에 괜히 얼굴만 더 빨개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주아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을까 싶어서 난 주아에게 살짝 말을 걸어보았다.
"미, 미안해. 주아야. 바, 방금 말은 아빠 장난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 -
319 주아, 부모님 - 건우, 지우 (67067E+55) 2016. 7. 27. 오전 1:11:07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기말고사가 끝나고 오랜만에 찾아온 잠시동안의 여유 기간. 다행히 이번 시험에서는 건우와 함께 공부하며 그의 공부를 도와줘서인지 건우도 성적이 크게 향상되었고, 자신도 성적이 조금 올랐다. 가채점 후 계속해서 고맙다고 자신에게 인사를 하던 건우에게 고멉다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몇 번이나 말하고 나서야 자신들의 인사 소동은 간신히 끝이 났다.
그렇게 중요한 시험도 끝나고, 심지어 그 결과도 양쪽 다 기분 좋게 나와서인지, 아빠는 오랜만에 다같이 바다로 놀러가자는 제안을 하셨고, 건우네 가정에서도 승낙을 하여 이렇게 여행 계획이 잡혔다. 7명 씩이나 되는 구성원 수에, 결국 큰 자동차를 한 대 빌려서 다같이 함께 바다로 향하며, 부모님들도, 자신들도 각자 자연스럽게 자동차 좌석에 자리를 잡는다.
그 과정에서 잠시 지우의 고집과 떼가 있긴 했지만, 건우가 오빠로서 양보를 하여 큰 싸움 없이 자리가 정해진다. 양 창가 끝에는 건우와 자신, 그리고 가운데에는 지우. 그 상태로 달리는 차 안에서 건우도, 자신도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다가 엄마의 말씀에 창 밖을 향하던 시선을 돌린다.
엄마는 건우에게 유치원 시절 때를 생각하셨는지 지금은 멋진 청년으로 잘 자랐다고 칭찬했고, 그 말씀에 건우는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를 드리며 부끄러운지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그러나 건우의 말 뒤에 나온 자신에 대한 칭찬과 곧바로 이어지는 건우네 어머니의 말씀에, 가만히 미소지으며 그들의 대화를 듣고있다가 순간 당황한다.
아, 아니... 갑자기 왜 거기서 저의 칭찬이 나오는 거예요?!
예상치도 못한 역전된 이야기의 흐름에 당황한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는 바로 호호, 웃으시며 입을 여신다.
"어머~ 아니예요, 건우 어머님. 건우가 얼마나 멋지고 든든하게 자랐는데요. 오히려 저희 딸래미보다 학교에서 고백도 많이 받고, 인기도 많을 것 같은데요?"
마치 누가누가 서로 더 서로의 아들과 딸을 칭찬해주는지 대결이라도 한 마냥, 엄마도 밝게 웃음을 띤 얼굴로 건우를 칭찬하신다.
으음...혹시 말야, 건우야. 너랑 나, 서로 집안이 바뀐거 아닐까?
말도 안되는 그런 상상을 해보다가 아빠가 당신께서도 지지 않겠다는 듯, 이번엔 지우를 칭찬하는 소리를 듣는다. 그 말씀에 스마트폰을 보고있던 지우는 고개를 들고 기분 좋게 웃으며 능숙하게 아부의 말을 한다.
"허허허, 그래그래! 역시 우리 지우밖에 없다, 암! 앞으로 아저씨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지우에게 고마워 해야겠는걸?"
그런 지우의 모습이 귀여운지 아빠는 시원하게 웃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역시, 우리는 집안이 바뀐 것같아. 그치?
다시 한 번 그렇게 마음 속으로 건우에게 물어보기도 하며 멋쩍게 웃는다. 그러다가 건우네 아버지께서 자신 쪽을 바라보시며 갑자기 자신들은 잘 사귀고 있는거냐며, 언제 한번 식 날짜라도 잡아야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고 흐뭇하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순간 깜짝 놀란다.
"ㄴ, 네?!"
그 말씀의 뜻을 이해하자마자 순식간에 빨개지는 얼굴.
자, 잠깐만요, 아저씨... 그거 혹시 그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미 자신의 물음의 대답은 알고있었지만 눈빛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만약에, 정말로 그런다면... 새삼스레 예전에 지우와 나눴던 대화가 떠올라서 더더욱 어쩔 줄 몰라한다.
건우도 크게 당황했는지 똑같이 얼굴이 새빨개지며 갑자기 무슨 소리 하는거냐며 소리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건우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다가 이내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젓는다.
자신만 빼고 다들 건우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는 것인지, 차 안에는 자신과 건우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가득 찼고, 그에 따라 건우의 얼굴은 더 빨개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건우는 자신을 챙겨주려는 듯,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방금 말은 아빠 장난이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는 하지만 크게 당황했긴 했는지, 말을 조금 더듬는다.
그런 그의 말에 자신도 애써 태연하게 당황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살짝 돌려, 건우 쪽을 바라보며 입을 연다.
"아, 아냐~ 장난이신게 당연하잖아? 그런데 건우야. 방금 무슨 생각한거야? 장난이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한 것치고는 왠지 너, 엄청 불안해 보여서."
"유주아, 남자에게 그런 건 함부로 묻는 게 아니야. 만약에 건우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게 된다면, 정말로 식 날짜 한 번 잡아야 하는데?"
"네?"
자신의 물음에 아빠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씀하셨고, 그 말씀이 이해가지 않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반문하며 고개를 갸웃한다.
"아빠 말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면, 건우에게 직접 물어봐라. 그치?"
아빠는 룸미러로 건우 쪽을 바라보시며 가볍게 윙크하셨고, 자신은 더더욱 모르겠다는 듯 아빠를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다시금 건우를 바라본다. 무슨 뜻이야? 하고 묻는 듯한 표정으로 그의 대답을 얌전히 기다린다. -
320 건우, 지우, 부모님 - 주아, 부모님 (13711E+55) 2016. 7. 27. 오전 2:01:49"무슨 말이에요. 주아 어머님. 우리 아들이 고백도 많이 받고 인기도 많을 것 같다니요. 글쎄. 주아와 사귄다고 하기 전엔 여자애 한명 집에 데리고 온 적이 없다니까요. 그래서 내가 그 이와 얼마나 진지하게 걱정을 했는데요. 맨날 밴드에만 정신이 팔려서, 어디 참한 아가씨 한명 데려나 올까 싶어서 말이에요. 그래서 주아같은 참한 애가 건우 옆에 있으니까 이제야 참 마음이 놓이네요."
7명이나 되는 사람이 타고 있는 차량 안은 그야말로 활기차고 즐거운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와중에 주아네 아주머니는 나를 칭찬하셨고, 우리 엄마는 주아를 칭찬하기 바빴다. 마치 경쟁하듯이 서로의 자식을 칭찬하면서 밝게 웃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내 입에선 그저 작게 웃음소리만 나왔다. 엄마. 엄마의 자식은 주아가 아니라 저인데요. 물론 주아가 참한것도 맞고 예쁜것도 맞고 귀여운것도 맞지만, 그래도 그렇게 경쟁하듯이 칭찬하기 바쁜 모습을 보면 아들로서는 조금 기분이 묘해진다구요. 하나뿐인 아들도 칭찬해달란 말이에요.
마음속으로 그렇게 작게 중얼거릴 뿐, 직접적으로 입으로 그 말을 꺼내진 않았다. 애초에 두 분 다 서로의 자식을 칭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엄마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리가 없다고 주아네 아주머니가 주아를 사랑하지 않을리가 없으니까.
평소에도 사이가 좋은 두 사람이었지만, 왠지 나와 주아가 사귀게 된 이후부터 좀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서 대화한다고 느끼는건 내 기분 탓인걸까?
이어서 주아네 아저씨가 지우를 칭찬했고, 지우는 헤헤 웃으면서 아저씨에게 아부를 떨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우리 아빠가 장난스럽게 식 날짜라도 잡아야하는게 아니겠냐고 말하는 것 때문에 나와 주아의 얼굴은 정말로 빨갛게 물들어버렸다.
내가 당황한 것처럼 주아 역시 엄청나게 당황을 했는지, 주아의 얼굴은 마치 나처럼 새빨갛게 물들어갔고, 눈빛 또한 심하게 지진을 일으키고 있었다. 우리 아빠의 장난스런 한마디로 시작된 사태인만큼, 괜히 주아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나도 모르게 주아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상상해버렸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으면서 평소보다 더 환하게, 행복하게 웃고 있는 주아의 모습은 틀림없이 예쁠 것이다.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내 가슴은 순간 두근거렸다. 하지만 곧 무슨 생각을 하는가 싶어서 나는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본 이들의 웃음소리가 차 안에 울러퍼지기 시작했다.
그 웃음소리를 애써 무시하면서, 크게 당황했을 주아에게 방금 것은 아빠의 장난이라고 말하니까 주아는 괜찮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난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어 주아는 나에게 무슨 생각을 한거냐고 물어보았다. 엄청나게 불안해보인다는 그 말에 나는 또 다시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거기서 사태는 끝나지 않고, 주아의 아저씨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내가 뭘 생각했는지 알게 되면 정말로 식 날짜 한번 잡아야한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아니, 아저씨. 거기서 그렇게 말해버리면...!! 정말로 크게 당황해서 두 눈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도 모자라서, 고개가 옆으로 천천히 돌아갔다. 지금은 저곳을 볼 수 없었기에, 내가 볼 수 있는 곳은 오로지 딱히 볼 것 없는 창가 너머 풍경뿐이었다.
그러다가 살며시 눈동자를 옆으로 돌려서 주아를 바라보니, 주아는 빤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아저씨가 한 말이 무슨 뜻이냐는 식으로 나에게 무언으로 묻고 있는 그 눈빛에 내 얼굴은 더욱 더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그걸 내 입으로 말해야한다는거야? 진짜로? 하지만, 그, 그건 진짜로 부끄러운데. 여기서 어떻게 나도 모르게 주아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떠올렸다고 말을 해.
"그, 그, 그냥 별거 없어. 그냥, 네가 예쁠것 같다는 그런 의미야."
나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주아의 말에 어떻게든 대답을 했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정보를 일부 빼긴 했지만, 그래도 일단 내용은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진짜로 말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듣는건 아닌가 싶어서 살짝 가슴이 뛰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 모습을 보던 지우는 씨익하면서 짖궂은 웃음소리를 내더니, 모두에게 들으라는 것처럼 일부로 크게 혼잣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아. 아. 뜨겁다. 뜨거워. 아빠. 여름이면 에어컨 틀어도 이렇게 차 안이 뜨거운거야? 건우 오빠쪽은 에어컨 안 들어오나봐. 그쪽이 너무 뜨거워."
"야! 최지우!"
"메롱~~"
지우는 보란듯이 나에게 혀를 내밀면서 메롱이라고 말하며넛 실실 웃기 시작했다. 어쩌다가 상황이 이렇게 된건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말로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그러기에, 나는 다시 시선을 옆으로 돌려 창가 풍경만 바라보았다. 정말 이게 무슨 일인거야.
그 와중에 우리 아빠의 껄껄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또 다시 살짝 장난끼가 가득 담겨있는 목소리가 내 귀로 들려왔다.
"정말 나는 우리 아들이 여자친구를 사귀면 누굴 데려오나 솔직히 되게 궁금했었거든. 주아라고 해서 아빠가 얼마나 놀랐는지 넌 모를거다. 건우야. 사실, 이 아빠는 주아는 아닐 것 같다고 생각했었거든. 어릴때부터 그렇게 단짝처럼 놀아도 이거 소식도 없고 해서, 그냥 둘은 아니겠다 했는데, 갑자기 주아랑 사귄다고 하고 말이야. 욘석아. 아빠 놀래키는거 좀 적당히 해."
아니, 그게 제 잘못인가요. 아빠. -
321 주아, 부모님 - 건우, 지우 (09591E+55) 2016. 7. 27. 오후 2:32:26바다를 향해 달리는 자동차 안 속, 두 가정은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마치 매일매일 만나온 것마냥 친근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 사실을 뒷받침해주듯, 건우네 어머니와 자신의 엄마는 아까부터 계속 서로의 아들, 딸을 칭찬해주며 환하게 웃으신다. 만약 다른 누군가가 본다면 정말로 자식들이 바뀌었구나, 하고 중얼거릴 상황.
그러나 그런 상황도 전부 서로의 가정이 어릴 적부터 친했기에, 게다가 지금은 건우와 자신이 사귀고있다는 것을 전부 밝혔기에, 그렇게 다정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해본다면 그리 기분나쁠 일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이러는 편이 더 익숙하고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끝이 날듯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건우네 어머니와 자신의 엄마의 자식들 칭찬 속, 자신의 아빠도 자연스레 지우에게 말을 걸며 칭찬한다. 지우도 그 말씀에 기분이 좋은지 귀엽게 아부를 떨며 대답했고, 아빠도 시원하게 웃으며 받아주신다. 그러나 그런 훈훈했던 분위기도 잠시, 곧 건우네 아버지께서는 장난스레 식 날짜라도 잡아야하는 게 아니냐고 한 마디를 던지셨고, 그 말씀은 건우와 자신을 당황시키기엔 아주 충분했다.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오른 자신들의 얼굴. 유치원 때야 아무것도 모른 채 서로 커서 결혼하자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었다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아무리 장난이라고 하더라도 어쨌든 그 말씀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 자신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어쩔 줄 몰라하며 동공지진을 일으키는 동안, 건우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곧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젓는다. 그가 순간 무슨 생각을 했는지 도저히 짐작가지 않아 응? 하는 표정으로 그 쪽을 바라봤지만, 자신을 제외하고는 전부 건우의 생각을 눈치챘는지, 전부 다 크게 웃어버린다. 자동차 안을 가득 채운 웃음소리에 얼굴이 더욱더 빨개지면서도 건우는 자신을 챙겨주듯이 얘기한다.
그런 건우에게 괜찮다고 대답한 뒤, 그에게 엄청나게 불안해보인다며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물어본다. 아빠는 그런 자신의 질문을 듣고는 장난스럽게 건우가 뭘 생각했는지 알게 되면 정말로 식 날짜 한번 잡아야한다고 얘기하신다. 그 말씀에 자신의 궁금증은 더 커져갔고, 건우는 더 크게 당황했는지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본다. 아빠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건우 쪽을 빤히 바라보자 건우는 마침 그 때에 살짝 눈동자를 굴려 서로의 눈이 마주쳤고, 건우의 얼굴은 더욱더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아, 건우 얼굴 살짝 건드리면 펑하고 터질 것 같아. 건우가 저렇게까지 당황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데...
처음 보는 건우의 반응이 신기해서 가만히 그를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리자, 건우는 곧 입을 열어 대답을 해준다. 그냥 별거 없고, 그냥 자신이 예쁠 것 같다는 그런 의미라며 건우는 어떻게든 대답을 해주지만, 그의 목소리는 매우 떨렸고 그에 따라 그의 말도 자연스럽게 더듬거리게 된다.
"...? 그게 무슨 소리야? 그게 왜 그렇게 이어지는거야?"
"하하하, 주아야. 더이상 건우를 곤란하게 하지 마렴. 지금 건우는 남자로서 최선을 다해 대답한 거야."
"...네에~"
그렇지만 도저히 연결되지 않는 그의 대답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질문한다. 그러나 아빠가 크게 웃으시며 더이상 건우를 곤란하게 하지 말라고 말씀하시자 조금 미묘한 기분은 뒤로 하곤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뭘까...뭔가 아주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기분인데.
그렇지만 자신이 더 질문을 하면 건우가 정말로 크게 당황하여 펑하고 터져버릴 것만 같아, 해결되지 않은 궁금증은 그냥 자신의 마음 속에 고이 접어두기로 한다.
그러나 자신이 멈추자 이번에는 지우가 짓궂게 웃더니 곧 큰 목소리로 혼잣말하듯이 얘기한다. 건우 쪽에는 에어컨이 안 들어오냐며, 그 쪽이 너무 뜨겁다고 능글맞게 얘기하는 지우에게 건우는 지우의 이름을 소리쳐 부르지만, 지우는 메롱, 하고는 건우를 놀리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다.
건우는 정말 부끄러운 건지 다시 시선을 돌려 창 밖만 바라본다. 그러나 이번에는 건우네 아버지께서 껄껄 웃으시더니 장난기 가득하게 어릴때부터 그렇게 단짝처럼 놀아도 사귄다는 소식도 없고 해서, 그냥 둘은 아니겠다 했는데, 갑자기 주아랑 사귄다고 해서 놀랐다며, 아빠 놀래키는거 좀 적당히 하라고 말씀하신다.
그 말씀에 자신도 괜히 뭔가 민망해져 하하, 하고 작게 웃어버린다. 정말, 자신들도 이렇게 사귀게 될 줄은 몰랐는데. 혼자서 짝사랑만 하던 때를 생각해보면, 이렇게 된 것이 정말 믿기지가 않아 꿈만 같았다.
건우네 아버지의 말씀에 엄마도 호호, 웃으시더니 입을 여신다.
"어머~ 말도 마세요, 건우 아버님. 저희도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주아, 이 녀석이 어느 날은 갑자기 한숨을 푹 내쉬고, 어느 날은 우울해하다가, 또 어느 날은 갑자기 꼭두새벽부터 일어나더니 생전 안 부리던 멋을 부리고. 전형적인 사랑에 빠진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길래 도대체 그 상대가 누군가, 하고 기다려보니, 글쎄, 그 날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건우랑 사귀게 됐다고 활짝 웃더라고요. 우리 주아가 하도 수줍음이 많아서 괜찮은 남자애를 만날 수나 있을까, 하다가 건우와 사귄다고 하니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라니까요."
"어, 엄마...! 그, 그건 비밀로...!"
"하하, 우리 주아가 요즘 들어 계속 입이 귀에 걸렸던 게 그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정말 우리 건우에게 감사해야겠는걸? 딸을 이렇게나 행복하게 만들어주다니 말야."
"아, 아빠..."
다급하게 엄마의 말씀을 멈춰보려 했지만, 아빠마저도 엄마의 편을 들으시며 장난기 가득하게 웃으셨고, 그에 따라 결국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푸욱 숙여버린다.
창, 창피해...어서 빨리 바다에나 도착해 버렸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으로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시선을 살짝 옆으로 돌려 휙휙 지나가는 창 밖 풍경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쉰다. -
322 건우, 지우, 부모님 - 주아, 부모님 (13711E+55) 2016. 7. 27. 오후 4:39:34자신의 아버지의 말에 나에게 무슨 말이냐는 듯이 빤히 나를 바라보면서 무언으로 묻고 있는 주아의 모습에 내 얼굴은 점점 붉게 물들어만 간다. 어쩌면 펑 터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얼굴이 빨개진 나는 진정해보려고 해도 진정이 잘 되지 않아 계속 당황하기만 했다.
사실대로 말하기에는 좀 그랬고, 그렇다고 거짓말로 속이는 것도 내키지 않았기에 나는, 몇가지 사실만 쏙 빼놓고서, 그냥 주아, 네가 예쁠 것 같다고라는 식으로 가볍게 대답했다. 그러자 주아는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하면서 다시 나에게 그게 왜 그렇게 이어지냐고 물어보았다. 그 상황이 너무나도 난처하기 짝이 없어서 나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이며 오른손으로 머리만 괜히 긁적이면서 시선을 다시 창문으로 돌려버렸다.
혹시라도 숨겨진 의미를 알아듣는건 아닌가 싶어서 정말로 긴장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도 주아는 무슨 의미인지 알아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엄청나게 다행인 일이었다. 주아가 만약에 그 뜻을 알아들었으면 주아의 얼굴도 나 못지 않게 붉게 물들어버릴테고, 주변 사람들은 더욱 더 크게 웃으면서 나와 주아를 놀렸을테니까.
그래도 다행스러운게 하나 있다면 아저씨가 내 편을 들어줬다는 것이었다. 남자로서 최선을 다해서 대답했다는 그 말씀에 나는 정말로 아저씨에게 크게 감사함을 느꼈다. 만약 여기서 아저씨가 더욱 더 장난스럽게 짖궂게 파해치기 시작했다면, 나와 주아는 정말 서로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얼굴만 새빨개져서는 창가만 쭈욱 바라봐야만 했을테니까.
하지만 이 분위기가 조용히 해결되는 것을 지우는 원치 않았는지, 내 옆에서 막 내 쪽이 뜨겁다면서 능글맞게 나를 노리기 시작했다. 누가 들어도 나를 겨냥하는게 확실한 말인만큼 나는 하지 말란 의미로 지우를 소리쳐서 불렀지만 지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메롱 하면서 나를 계속해서 놀리기 시작했다. 여동생이기도 하고, 가족들도 있으니 쥐어박을수도 없고... 정말 날이 가면 갈수록 장난만 늘어난다니깐. 대체 누굴 닮아서 이렇게 짖궂어지는건지. 어릴때는 안 그랬는데.
너무나도 부끄럽기 짝이 없는 감정을 마음 속 깊이 숨겨버리면서 창가로 고개를 돌려버리자 이번에는 우리 아빠가 또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나와 주아를 겨냥해서 둘이서 사귈 줄은 몰랐다는 식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살짝 민망해졌는지, 주아의 하하 거리는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그저 작게 한숨만 내쉬었다.
그거야 당연히 나도, 사귀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애초에 작년까지만 해도 주아를 그다지 의식하지 않았지만 올해들어서 주아의 귀여우면서도 예쁘고, 그리고 따뜻한 매력에 천천히 끌리게 되었고... 사실은 그 전부터 천천히 끌린게 맞겠지만... 아무튼 나도 나와 주아가 사귀게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기에 아빠의 말도 이해는 갔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늘 우리 부모님과 주아네 부모님은 제대로 우리 둘을 놀리기로 작정했는지, 이번엔 또 주아의 아주머니가 호호 웃으시더니, 주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한숨을 푹 내쉬고, 어느 날은 우울해하다가, 또 어느 날은 멋을 부리면서 전형적인 사랑에 빠진 소녀의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누군가 기대를 했는데 나와 사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라고 말했고 그에 대한 지원으로 주아네 아저씨도 딸을 이렇게나 행복하게 만들어줬으니까 나에게 감사해야겠다는 식으로 말을 해왔다.
"아니, 그게... 여자친구고, 좋아하니까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건 당연한거고, 따지고 보면 저도, 주아가 옆에 있어서 되게 행복하고.. 그러니까, 결론은 서로간에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고 해야할까."
정말로 크게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나 역시도 주아처럼 고개를 푸욱 숙여버렸다. 가족에게 전부 오픈하기로 했지만 설마 이게 이렇게 돌아올거라고는 꿈에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물론 약간의 놀림은 있을거라고 했지만 막상 가족들이 전부 이런 식이니 너무 부끄러워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나는 스마트폰을 살짝 꺼내서, 화면을 보는척 하면서 자판을 톡톡톡 두 손가락으로 치면서 주아에게 문자를 한통, 가족들에겐 걸리지 않게 몰래 보냈다.
[여러모로 놀림의 대상이 되어버렸네. 우리. 나는 괜찮긴 하지만 너는 괜찮아?]
이 말을 실제로 입으로 하면 분명히 또 이걸로 놀릴게 뻔할 뻔자였기에, 어쩔 수 없이 나는 이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내가 주아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스마트폰을 뺏지 않으면 절대로 모를테니까.
하지만 그 와중에 누군가가 나를 빤히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왠지 불길한 느낌에 나는 살짝 긴장을 하면서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살며시 고개를 올려다보니, 지우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재밌는 걸 보았다는 듯이 실실 웃고 있는 그 모습에 나는 진심으로 공포감까지 느껴졌다. 지우야. 오빠를 그렇게 바라보는건 좀 아니지 않니? 오빠, 되게 무섭단 말이야. 응?
"뭐? 왜? 왜 그러는데? 뭘 그리 빤히 봐?"
"아냐. 아무것도. 그것보다 오빠. 오빠는 주아 언니 어떤 부분이 좋아서 사귀게 된거야?"
"뭐?!"
생각도 못한 그 질문에, 나는 깜짝 놀라서 숙이고 있던 고개를 팍 들었다가, 제대로 차의 천장에 머리를 부딪히고 말았다. 아주 제대로 부딪친것 때문에 그 아픔은 정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도는게 느껴졌고 부딪힌 부분을 두 손으로 꽉 감싸고 작게 신음소리를 내면서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웃기다는 듯이, 지우는 참지 않고 얄밉게 웃어보이기 시작했다.
"야! 최지우!"
"나는 부딪치라고 한 적 없다. 뭐. 메롱~~" -
323 주아, 부모님 - 건우, 지우 (646E+52) 2016. 7. 27. 오후 6:22:16갑자기 크게 당황하는 건우의 모습에, 자신만이 이해가지 않는 듯한 이야기의 흐름. 그것에 대해 아빠께서는 건우에게 물어보라고 하셨고, 건우를 빤히 바라보며 무언으로 그에게 물어보자 더 종잡을 수 없는 대답만 돌아온다.
그래서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건우에게 질문했지만, 이번에는 아빠께서 건우를 도와주시며 건우는 남자로서 최선을 다해서 대답했다고 말씀하셔서 더이상의 질문은 그만두기로 한다. 조금 미묘한 기분이었지만 이 이상 건우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냥 그렇게 넘어가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지우가 건우 쪽이 너무 뜨겁다며 건우를 놀리기 시작했고, 건우가 지우의 이름을 소리쳐 불러도 굴하지 않고 메롱, 하고 놀리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다.
그리고 그에 이어서 이번에는 건우네 아버지께서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건우와 자신이 사귈 줄은 몰랐다는 식으로 말씀하기 시작하셨고, 그에 조금 부끄러워져서 자신은 작게 하하, 웃어버리고, 건우는 그저 작게 한숨만 내쉰다.
그 관련해서는 자신들도 전혀 몰랐던 사항. 분명히 작년, 아니,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자신들은 그저 친한 소꿉친구에 불과했는데. 여러 일들을 겪으며 함께 지내다보니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사귀고있는 연인 사이가 되었다는 이 사실이, 솔직히 아직까지도 믿기지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그렇게 되라고 길을 내준것마냥 사귀게 되자 어쩌면 자신들은, 이렇게 될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깐, 아주 잠깐 해본다.
그러나 놀림의 대상은 건우만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자신이 타겟이 되어 엄마께서 자신의 비밀을 폭로하기 시작하셨고, 아빠도 옆에서 거드시며 건우에게 감사해야겠다는 식으로 말씀하신다. 자신이 아무리 엄마, 아빠를 불러도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자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결국 고개를 푸욱 아래로 숙여버린다.
건우도 뭔가 대답을 하려는 듯 횡설수설 말하지만 깔끔하게 문장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자신처럼 똑같이 고개를 푸욱 숙여버린다. 그런 건우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셨는지, 아빠는 시원하게 웃으시며 입을 여신다.
"유주아, 아주 멋진 남자 중의 남자를 얻었구나. 암, 역시 건우라면 믿을 수 있지. 원래 서로간에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법이야."
"네에..."
아빠께서는 건우의 말 속 자신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고개를 끄덕이셨고, 왠지 모를 부끄러움에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리고 그 때, 갑자기 자신의 스마트폰이 작게 진동하는 것이 느껴진다. 누구지? 민주인가?
살짝 화면을 바라보니 다름 아닌 건우에게서 온 문자였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그가 이런 방법을 택한 이유를 곧바로 눈치채고는, 괜찮냐는 건우의 문자에 몰래 타자를 토도독 친다.
[으응...나도 괜찮아. 애초에 처음 밝힐 때, 이렇게 놀림감이 될 거 예상하고 있었거든.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만.]
건우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다시 자연스럽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핸드폰 화면을 끈다. 응, 정말로 이 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지만 말야.
막상 오랜만에 한 자리에 다같이 모이니 마치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사방에서 놀려대자 조금, 정신이 없기는 했다. 그렇지만 이미 반 친구들한테서도 놀림을 당했었으니 각오는 하고 있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가족들은 친구들보다도 훨씬 더 자세히, 더 많은 것을 알고있다는 것이었지만.
문자를 보내고나자 갑자기 왜 그러냐고, 뭘 그리 빤히 보냐는 건우의 목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보니, 지우가 실실 웃으며 건우를 쳐다보는 것이 보인다. 왠지 모르게 공포에 가득찬듯한 그의 모습에 덩달아 자신까지 웃음이 터져나오려다가 이어지는 지우의 짓궂은 질문에, 웃음은 커녕, 순간 당황하여 멍하니 동그래진 두 눈만 깜빡깜빡인다.
"...꺅!"
그러나 자신이 그 질문의 뜻을 미처 전부 알아차리기도 전에, 건우가 깜짝 놀라서 숙이고 있던 고개를 팍 들었다가, 차의 천장에 머리를 부딪히는 소리에 덩달아 깜짝 놀라 작게 비명지른다. 아주 제대로 부딪혔는지 그 소리의 크기도 장난이 아니었을 뿐더러, 부딪힌 부분을 두 손으로 꽉 감싸고 작게 신음소리를 내면서 문지르기 시작하는 건우의 모습에서 그 아픔이 저절로 느껴진다. 지우는 그런 건우의 모습에 얄밉게 웃으며 저는 부딪치라고 한 적 없다며 메롱, 하고 다시금 건우를 놀린다.
"어머~ 그러고보니 그 얘기를 못 들었네? 역시 우리 지우는 예쁜 행동만 골라 한다니까? 건우야, 아주머니에게도 알려주지 않을래? 우리 못난 딸래미의 어디가 마음에 든거니?"
"그건 아저씨도 좀 궁금한걸? 너도 그렇지 않니, 주아야?"
"ㄴ, 네?! 아...네에, 뭐..."
지우의 말에 엄마와 아빠는 장난기 가득하게 건우에게 지우와 똑같이 질문을 던지셨고, 갑작스럽게 자신의 이름도 거론되자 순간 화들짝 놀라서는 말을 얼버무린다.
사실, 조금 궁금하긴 했다. 이런 것을 대놓고 물어보진 않았으니. 건우는, 나의 어떤 점을 좋아해준걸까?
궁금은 했지만 건우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일부러 시선은 건우 쪽으로 향하지 않고 창문 밖으로 고정시키고서는 그의 대답을 내심 기다린다. -
324 건우, 지우, 부모님 - 주아, 부모님 (13711E+55) 2016. 7. 27. 오후 8:15:10더 이상 놀림의 대상이 되고 싶진 않았기에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서 화면을 보는척 하면서, 자판을 톡톡 치면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몰래, 문자를 보냈다. 나름대로 제대로 속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선택한 방법이었다. 지금 이 상황은 나도 당황스러울 정도인데 주아는 얼마나 당황스러울지 너무나도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이것을 입으로 담으면 분명히 우리 엄마에다가 아빠, 거기다가 지우도 집요하게 공격해 올 건 안봐도 뻔한 일이었다.
문자를 다 쓴 후에 송신버튼을 꾹 누르고 나서 조금 기다리니 내 폰이 작게 진동을 하기 시작했다. 화면에는 문자 한통이 들어와있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나에게 문자를 보낸 건 다름 아닌 주아였다.
[으응...나도 괜찮아. 애초에 처음 밝힐 때, 이렇게 놀림감이 될 거 예상하고 있었거든.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만.]
자신도 괜찮다는 그 문자 내용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주아가 조금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다보니, 지금 이 상황에 힘들어하면 어쩌나하고 고심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괜찮다고 말하는만큼 안심이 되었고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흐뭇한 미소는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샌가 지우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무서울 정도로 실실 웃고 있었다. 혹시 스마트폰의 문자라도 본게 아닐까 싶어서 살짝 긴장이 되어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지우는 짖궂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주아의 어떤 모습이 좋아서 사귀게 된거냐고 물어보았다. 그 물음에 깜짝 놀란 나머지 나는 고개를 팍 들었고 결국 천장에 부딪치고 말았다.
제법 큰 소리가 차 안에 울렸고, 그 소리 때문에 주아가 작게 꺅하면서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때문에 괜히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우의 그 한마디는 또 다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말았다.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주아네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일제히 나에게 주아의 어떤 모습이 마음에 든거냐고 나에게 물어보기 시작했고 주아는 그에 살짝 당황했는지 알고 싶지 않냐는 아저씨의 물음에 말을 얼버무리며, 창문쪽을 바라보았다.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일이 되버린건지 알 수 없어서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이것 하나만큼은 잘 알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바로 지우 때문이었다.
"야. 최지우. 너..."
"어머. 동생으로서 이런거 물어볼 수도 있지. 이래보여도 나는 사랑 이야기를 정말로 좋아하는 여중생이랍니다!"
얄밉게 낄낄대면서 바라보는 지우의 모습이 너무나도 얄밉고 얄미워서 한대 쥐어박아주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여기서 쥐어박았다간 일이 여러모로 더 커질테니까. 무엇보다 우리 가족만 있는 것도 아니고 주아네 가족도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일 순 없었다.
작게 주먹을 부들거리다가 나는 한숨을 내쉬었고, 고개를 마치 주아처럼 창가로 돌리고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부끄러운 내용이었기에, 다른 사람 쪽을 바라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제대로 보이는 것도 없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면서 나는 입을 열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주아가 아니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커요. 그러니까, 뭐라고 표현을 해야할지. 언제나 제 곁에 있어주고, 제가 힘들때는 언제나 제가 쓰러지지 않게 지탱해주고, 제가 아플때는 그 무엇보다도 저를 생각해주면서 자신에게 옮는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를 기대게 해주고, 저를 생각해주는 마음도 너무 따뜻하고, 저를 위하는 마음도 너무 고맙고, 제가 하는 일은 언제나 응원해주고, 언제나 제 편이고... 무엇보다 정말로 같이 있으면 편하고... 그리고, 그리고 또.... 정말로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고... 그냥 주아가 아니면 안된다는 느낌이라서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잘 모르겠네요. 죄송해요. 설명을 잘 못해서."
말을 하면서 내 얼굴은 또 다시 붉게 달아올랐다. 이 차량에 탑승하고 나서 벌써 몇번째 달아오르는지 알 수가 없었다. 열기가 빨리 식는 것을 바라면서, 에어컨 바람이 더욱 더 강하게 불길 빌어보았다.
그리고 그런 내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입을 다물고 조용히 듣고 있던 엄마와 아빠가 각각 차례대로 너무나도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이구. 우리 아들이 언제 이렇게 당당해졌나 몰라! 예전 같았으면 여자는 무슨 여자에요 하면서 방에 틀어박혀 노래나 불렀을 애인데."
"허허허. 건우도 다 컸구나. 그럼 이번엔 주아에게 아저씨 아들이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는지 들어보도록 할까?"
"네?! 아, 아뇨! 그럴 필요는 없어요. 괜히 그런거 물으면서 주아 당황하게 하지 마요!"
아빠의 말에 깜짝 놀라, 빠르게 아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끼어든 후에, 나는 주아쪽을 바라보면서 주아에게도 말했다.
"주아야. 너도 굳이 말할 필요 없어. 다들 놀리려고 그러는거니까. 그냥 지금 질문은 패스. 패스!"
물론 나도 궁금하고, 알고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아가 당황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난감하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사실 좋아하는 이유가 어찌되었건 그게 그렇게까지 중요한건 아니잖아.
중요한건 나도 주아도 서로를 좋아하고 있고, 현재 좋은 관계로서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흐음. 그럼 오빠는 하나도 안 궁금하다는거야?"
"노, 노코맨트!"
오늘따라 지우가 정말로 심술궂다고 느끼면서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괜히 스마트폰을 꺼내서 톡 일람만 바라보았다. 뭐, 새로 들어온건 없는걸까? 다들 이럴때 톡 안 보내고 뭐하는거야. 나 참. 평소에는 잘만 톡 보내면서 말이야.
//오늘도 더운 날씨가 계속 되었지만 해가 지니까 조금은 낫네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조금 나은거지. 더운건 변함이 없어서 결국 또 선풍기 바람에 몸을 의지하게 되네요. 여름은 더위도 무섭지만 열대야도 너무나도 무서워요. 요즘엔 잠을 자다가도 더워서 절로 베게가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니까요.
오늘은 중복인데 주아주는 더위 잘 이겨내고 있으신가요? 저는 방금전에 시원하게 동치미 국물로 해서 냉면을 먹고 오는 길이에요. 동치미 국물이 기력회복엔 좋다고 들었는데 정말로 그런것 같아요. 방금전까지 축 늘어져있었는데, 지금은 기운이 다시 솟거든요. -
325 주아, 부모님 - 건우, 지우 (89085E+52) 2016. 7. 27. 오후 10:03:16자신이 문자를 보내고 다시 스마트폰 화면을 끄자 이번에는 건우 쪽에서 작게 진동이 울린다. 자신이 보낸 문자 내용을 보고 안도했는지, 건우는 한숨을 내쉰다. 아마, 내가 지금 이 상황 속에서 힘들어할까봐 걱정했던거겠지? 걱정해줘서 고마워, 건우야. 하지만 나는 정말 괜찮아.
건우가 흐뭇한 미소를 짓는 것처럼 자신도 작게 미소짓는다. 정말, 건우는 배려심이 강하다니까.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번에는 지우가 또다른 돌발 질문으로 건우를 당황스럽게 만들었고, 깜짝 놀란 건우는 고개를 팍 들다 결국 천장에 머리를 세게 부딪친다. 생각보다도 훨씬 더 큰 소리가 차 안에 울렸고, 그 소리 때문에 깜짝 놀라 작게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건우와 자신의 놀란 마음을 미처 추스릴 새도 없이, 자신의 엄마와 아빠는 일제히 건우에게 연달아 질문하며 자신까지도 끌어들인다.
멍하니 있다 갑자기 자신에게도 알고 싶지 않냐는 물음이 떨어지자 당황해서는 말을 얼버무리며 시선을 스리슬쩍 창문 밖으로 돌려버린다. 새삼 창문가에 앉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그래도 내심 조금쯤은 궁금해져서 조용히 귀를 기울여본다.
건우가 감정을 억누르는 듯이 지우의 이름을 부르자 지우는 조금 얄밉게 그의 말을 받아쳤고, 그에 따라 건우는 한숨을 푸욱 내쉰다. 시선은 여전히 창문 밖을 향해있어 소리만이 들리는 지금. 왠지 모르게 건우도 자신처럼 고개를 창가로 돌리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해보던 중, 그가 천천히 입을 열어 말을 시작하는 것이 들린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아니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크다고 말을 꺼내며, 건우는 하나하나, 지금까지 자신이 건우에게 했던 행동들을 이유로써 말해주기 시작한다. 자신은 그저 당연하다면 당연하게 건우를 위했던 행동들을, 건우는 그 모든 것 하나하나를 전부 다 고마워해줬다는 것이 조금 부끄러우면서도 묘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무엇보다 정말로 같이 있으면 편하고, 정말로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고, 그냥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느낌이라서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을 잘 못해서 죄송하다고 말을 끝맺는 건우를 눈길을 돌려 살짝 바라보니 그의 얼굴은 다시금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정말 고마워, 건우야. 진심이 가득 느껴지는 그의 말에 마음 속으로 몰래 건우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자신도 홍조를 띤 채 부드럽게 웃는다.
그리고 이어서 조용히 건우의 말을 듣고계시던 건우네 부모님께서는 차례로 밝게 입을 여신다. 마지막에 말씀하신 이번엔 자신에게 건우의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는지 들어보도록 할까? 하는 물음에 자신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건우는 빠르게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자신 쪽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굳이 말할 필요 없다면서 지금 질문은 패스하자고 얘기한다.
그러나 지우는 그런 건우의 노력이 무색하도록 날카롭게 그럼 오빠는 하나도 안 궁금하다는 거냐며 질문했고, 건우는 조금 더듬거리며 노코멘트, 하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괜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톡을 확인하는 그의 모습을 잠시 아무 말 없이 물끄러미 바라본다.
"딸래미, 너도 노코멘트, 하고 넘어갈거야?"
"건우가 용기를 내서 멋진 대답을 들려준만큼, 너도 답하는 게 어떻겠니?"
그런 자신을 룸미러를 통해 흘끗 바라보시던 엄마와 아빠는 차례로 설득하듯이 자신에게 말을 거셨고, 그 말씀에 조용히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리고는 살짝 숙이며 ...네, 하고 대답한다.
대답을 하기 전, 잠시 스마트폰을 켜서 건우와의 톡방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타자를 토도독하고 친다.
[솔직하게 한 번만 얘기할테니까, 잘 들어야 해?]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곧바로 전송 버튼을 눌러 건우에게 톡을 보내고는 스마트폰 화면을 끈다. 잠시 심호흡을 하며 괜히 창피함에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는 자연스레 창문 밖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연다.
"...사실, 저도 건우랑 비슷해요. 제가 덜렁거리거나 할 때는 든든하게 챙겨주고, 제가 힘든 일이 있어도 말하지 않으면 그것까지도 꿰뚫어보며 무슨 일 있는거냐고 물어봐주고, 제가 서투르게 거짓말을 하면 속아넘어가주는 척하면서 자연스럽게 배려해주고, 저를 소중히 대해주고, 사랑받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해주고, 저를 지켜주려고 해주고. 건우에게는 정말 고마운 마음이 가득해요. 게다가 건우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할 때는 반짝반짝 빛이 나거든요. 그게 멋있기도 하고... 같이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행복하고, 건우가 쓰다듬어주면 그것도 기분 좋고... 서로 마주보며 웃을 수 있는 사람이 건우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거든요. 으음, 저도 뭐라고 표현을 해야할진 모르겠지만, 간단히 얘기하자면, 저도 건우가 아니면 안될 것 같았거든요. 으응, 그래서요."
지금까지 건우에게도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던 모든 것들을 숨김없이 전부 얘기하고 나서야, 왠지 모르게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우와...이거, 모든 가족들이 있는 앞에서 얘기하는 거, 정말 창피한 일이구나...
그래도 둘만 있을 때는 더욱더 말해주지 못했을 터. 이왕 이렇게 기회가 주어진 거, 솔직하게 전부 다 밝히기로 마음먹었기에, 달아오른 얼굴은 애써 모르는 척, 여전히 시선은 창문 밖을 향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도저히 건우 쪽을 바라볼수가 없었다.
"이야~ 우리 주아도 단단히 빠지긴 했구나."
"호호, 딸래미. 이러다가 오늘 건우 얼굴 못 보는거 아냐?"
곧이어 들려오는 장난기 가득한 부모님의 말씀을 못 들은 척하며, 여전히 창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도대체가, 바다는 언제 도착하는 거냐구... 쏟아지는 창피함에 괜히 마음 속으로 보이지 않는 바다를 원망해보기도 하면서.
/ 맞아요...더위도 더위지만 열대야도 무시 못하죠. 자다가도 새벽에 깨기도 하고, 땀 때문에 불쾌하기도 하고 말이예요. 하지만 역시 저는 뭐니뭐니해도 벌레들이 더...하하...
우와, 냉면! 엄청 맛있었을 것 같아요. 게다가 동치미 국물! 제대로 기력보충하신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저는 딱히 중복이라고 뭔가 특별한 음식을 먹거나 그러지는 않고 그냥 시원한 스무디로 이겨내고 있답니다~ 요즘에는 시원한 음료수같은 게 많이 끌리더라구요. -
326 건우, 지우, 부모님 - 주아, 부모님 (13711E+55) 2016. 7. 27. 오후 11:33:23나는 주아의 어떤 부분이 좋아서 지금 주아와 사귀고 있는가? 정말로 단순하다면 단순하고, 복잡하다면 복잡한 그 질문이 너무나도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주아가 있는 곳에서 그것을 말하는게 조금 부끄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이 차량에 타고 있는 모두가 내 답을 기다리고 있을건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어차피 나는 이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고 솔직하게 얘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말을 하면서 가족들과 주아의 얼굴을 보기가 너무 힘들었기에, 나는 창가를 바라보며 딱히 볼만한 것도 없는 그 풍경을 바라보면서 하나하나 솔직하게 주아를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어쩌면 정말로 단순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로 나는 그런 이유였다. 정말로 나와 주아 사이에서는 당연할지도 모르는 이들이 너무나도 나에게는 고맙게 느껴졌다. 좀 더 멋지게 표현을 하면 좋았을텐데라고 살짝 후회를 해보지만 이미 말은 다 입밖으로 나온 상태였기에 정정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정말로 나는 주아가 아니면 안된다라고 하루하루가 지나면 지날수록 그렇게 느끼고 있다. 한때 내가 주아를 의식하는 것을 포기하고 거리를 멀리 두려고 한 것 자체가 정말로 바보같다고 생각이 될 정도였다.
그 당시에 나를 만나러, 나를 다시 잡으러, 나에게로 달려온 주아에게는 얼마나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만 하는걸까? 아마 평생분을 한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하나하나 표현을 하자 점점 더 부끄러운 감정이 커져왔고 내 얼굴은 정말로 후끈후끈거리기 시작했다. 뒤이어 들려오는 아빠의 말도, 엄마의 말도 너무나도 부끄러워서 고개를 제대로 들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마당에, 이번에는 주아에게 나의 어떤 모습이 좋았냐고 물으려고 하는 말이 들려왔고 나는 그것에 크게 놀라, 그런거 묻지 말라고 하고, 주아에게도 그런거 말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들려오는 지우의 말에도 나는 노코맨트를 선언하면서 넘겨버렸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바라보면서 톡만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지금 이 순간만큼, 톡이 너무나도 시급할 수가 없었다. 새로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톡을 바라보면서 나는 빨리 올아오기를 정말로 간절하게 기다렸다.
이대로 모든게 끝나면 정말로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았다. 이번엔 주아의 부모님이 주아에게 말을 해보는게 어떻겠냐는 식으로 말씀을 하셨다. 그 말에 나는 오른손으로 이마를 잡으면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
아니, 왜들 이렇게 이런걸 들으려고 하는거야. 주아가 이런 것에 약한거 뻔히 알면서.. 무엇보다도 이거 말하는거 생각보다 엄청 부끄러운 일인걸. 주아가 괜히 난감해하지 않을까 싶어서 괜히 걱정만 되었다.
그래서 톡을 이용해서 주아에게 괜찮으니까 말할 필요 없다는 내용의 톡을 보내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내 폰으로 먼저 주아의 톡이 들어왔다. 솔직하게 한번만 얘기할 테니까 잘 들어야한다고 말하는 내용의 톡에 깜짝 놀라 나는 고개를 들어 주아를 바라보았다.
주아는 방금전의 나처럼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서, 아까전에 내가 그랬듯이 천천히 입을 열어서 하나하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어, 어어, 어어어. 어어어어어."
든든하게 챙겨주고, 힘든 일이 있어도 말하지 않으면 꿰뚫어보며 무슨 일이 있는지를 물어봐주고, 서투르게 거짓말을 해도 배려해주며, 소중히 대해주고, 사랑받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해주고 지켜주려고 하는 모습을 하나하나 언급하는 주아의 말에선 정말로 강한 진심이 느껴졌다.
그 뿐만이 아니라 내가 노래를 부르고 있을때의 모습을 언급하면서 그 모습이 멋지다고 평가해주고, 같이 있으면 행복하고, 서로 마주보며 웃을 수 있는 이가 나라서 다행이라고 주아는 얘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아는 깔끔하게 내가 아니면 안될 것 같다고 결론을 내버렸다. 그리고서, 정말로 부끄러운지, 얼굴이 달아오른채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주아의 심정은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방금전에 내가 그랬으니까. 나도 너무나도 창피해서 제대로 가족들을 못 보고 괜히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아마 지금 막 들려오는, 자신의 부모님의 말도 주아는 애써 못 들은척 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은 나 역시도 마찬가지로 크게 느끼고 있었다. 직접 말하는 것도 부끄러웠지만, 듣는 것 또한 이렇게 부끄러울줄은 상상조차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기뻐서 내 입꼬리는 점점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응. 정말로 고맙다는 느낌 뿐이었다. 정말로 나를 향한 강한 애정이 주아에게서 느껴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활짝 웃은 상태에서 몸을 살짝 돌려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자판을 톡톡 치면서, 주아의 톡방에 톡 하나를 날렸다.
[고마워. 그리고 나도 정말로 좋아해. 주아야. 나도 네가 아니면 안돼.]
조금은 부끄러운 내용의 메세지를 적은 후에 나는 송신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톡방에 내가 방금 쓴 메시지가 쑤욱 올라왔다.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우가 내 어깨를 툭툭 치기 시작했다. 뭔가 싶어서 고개를 돌려보니, 지우는 또 다시 아주 심술궂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까부터 뭘 그렇게 스마트폰으로 메세지를 보내? 응? 응? 둘이서만 보내는 사랑의 메세지 그런거야? 응? 응?"
"나, 남이사 뭘 보내건...!"
너무나도 짖궂기 짝이 없는 지우의 말에, 큰소리로 알 거 없다는 식으로 대답을 하고서 나는 더욱 더 옆으로 몸을 돌린 후에, 자판을 톡톡 치면서, 나는 또 다시 주아에게 톡 하나를 더 송신했다.
[나중에, 바다에 도착하면 밤 시간에 만나자. 지금 여기서는 대화만 해도 놀림거리가 될테니까 말이야. 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서.]
//정말 여름은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많은 것 같아요. 지금만 해도 정말로 너무나도 더워서 선풍기를 끌 수가 없거든요. 분명히 밤인데 시원하질 않아요. 대체 이게 무슨!! 올해는 작년보다 더 더워서 정말 힘드네요.
그리고 시원한 스무디라. 그것도 정말 좋지요. 하지만 주아주도 기력 보충 할 수 있도록 아직 제 집에 남아있는 동치미 육수에 담긴 냉면을 선물해주고 싶네요. 선물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너무 슬프지만요. 여름에 기운 잃지 않도록 꼭 꼭 서로 힘내도록 해요! 화이팅! -
327 주아, 부모님 - 건우, 지우 (12262E+57) 2016. 7. 28. 오전 12:40:51좋아하는 이유. 건우와 자신은 서로에게 좋아한다고, 말로도, 행동으로도, 노래로도 몇 번이나 표현해왔으나 그것까지 서로 밝히지는 않았다. 말할 기회가 없어서, 도 한 몫 했고, 그냥 어쩌다보니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 라는 식으로 흘러가버려서 그런지도 몰랐다.
그런데, 지금. 그것도 단 둘뿐만이 아닌, 양 가족들이 전부 다 있는 상태에서 이야기의 흐름은 자연스레 그 쪽으로 흘러갔고, 그래서인지 건우는 창가를 바라보며 자신을 좋아하는 이유를 하나하나 나열하며 말하기 시작한다. 한 마디, 한 마디. 그의 말에서 가득 담겨져 나오는 진심에 자신의 마음은 저절로 부끄럽게 따뜻해져 온다. 그 어떤 멋있고 화려한 문장보다도, 지금 건우가 말하는 문장이, 적어도 지금의 자신에게는 제일 아름다운 문장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기세를 몰아 똑같은 질문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려하자, 부끄러워하던 건우는 크게 놀라서는 그런거 묻지 말라고 하고, 자신에게도 말할 필요가 없다고 못박는다. 이어진 지우의 짓궂은 말에도 노코멘트를 선언하면서 건우는 스마트폰을 바라보면서 톡에만 집중한다.
잠시 그런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번에는 자신의 부모님께서 차례로 말을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설득하듯이 말을 걸자 고개를 앞으로 돌려서는 작게 네, 하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톡만 보던 건우의 모습이 떠올라 잠시 스마트폰의 화면을 켜고 건우와의 톡방에 들어간다.
나, 용기 내서 솔직하게 말할테니까 계속 핸드폰만 보고있지 말라구. 네가 솔직히 말해줬으니, 나도 전부 말할테니까.
그런 마음으로 솔직하게 한 번만 얘기할 테니까 잘 들어야 한다고 건우에게 톡을 보내고는 다시 시선을 창밖으로 고정시킨다. 그래서 이번에는 입장이 반대가 되어 건우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그렇게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어서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건우를 좋아하는 이유 하나하나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건우의 거의 모든 행동을 전부 다 언급하며 진심을 가득 담아 건우가 아니면 안될 것 같다고 아까 전의 건우와 똑같은 결론을 내버린 뒤, 입을 닫아버린다.
막상 말하고나자 새삼스럽게 들이닥치는 부끄러움과 창피함에 달아오른 얼굴을 모른 척 한 채 계속 창 밖만 바라본다. 부모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시든, 전부 들리지도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진심이 건우에게 제대로 닿았을까, 하는 생각 뿐이었다.
건우 쪽을 돌아보지 않으니 그가 지금 어떤 표정을 하고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돌아볼 용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 자신은, 건우를 도저히 볼 수 없는 얼굴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여전히 조금, 궁긍하기는 했다. 건우는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있을까? 웃고있을까? 당황하고 있을까?
그렇게 속으로 건우의 반응을 추측해보던 그 때, 자신의 핸드폰이 살짝 진동했다. 창밖을 바라보던 시선을 내려 핸드폰을 바라보니 톡이 하나 와 있었다. 뭐지? 웬 톡?
살짝 고개를 갸웃하며 톡을 확인해보자 건우에게서 온 톡이었다. 순간 깜짝 놀라 지우 몰래 그 내용을 확인해본다.
[고마워. 그리고 나도 정말로 좋아해. 주아야. 나도 네가 아니면 안돼.]
건우의 진심이 가득 담긴 톡. 비록 직접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아니었고, 냉정하게 보면 그저 글자일 뿐이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느껴지는 따스한 그의 마음은 아주 충분히 잘 전달되었다. 잔잔히 미소지은 채 괜히 그의 톡의 글자를 손가락으로 살짝 매만지던 도중, 옆에서 또다시 지우와 건우가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눈치 빠른 지우라면 역시나 모를리가 없구나, 하고 생각하던 도중 건우가 크게 알 거 없다는 식으로 지우의 말을 막아버리자 작게 키득키득 웃는다. 그러다가 건우에게 답장을 하려 다시 양 엄지 손가락을 화면 위에 올리다가 그 순간, 건우에게서 새로운 톡이 또 오자 그 내용을 확인한다.
나중에, 바다에 도착하면 밤 시간에 만나자면서, 괜히 저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서 미안하다는 그의 톡에 부드럽게 웃으며 타자를 토독토독 두드린다.
[그래, 알았어. 나중에 같이 밤바다 산책이라도 하자. 네 말대로 지금은 대화하는 것도 힘들 것 같고 말야. 그리고 미안해 하지마~ 너 때문이 아니니까. 이렇게 놀림받을 거라는 거, 너도 나도 이미 각오하고 밝힌 거였잖아?]
그러니까, 미안해 하지말고 같이 버텨보자구. 전송 버튼을 눌러 톡을 보낸 후에 잠시 고민하더니, 무언가를 결심한듯 다시금 빠르게 타자를 토도독 두드린다.
[...그리고, 나도 고마워. 건우야. 너처럼, 나도 네가 아니면 안 돼. 정말, 정말 좋아해♡]
마지막에 하트를 붙일까말까 하다가 에잇, 하고 큰 마음 먹고 붙인 채 전송 버튼을 눌러버린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어. 톡의 특성상 삭제도, 수정도 불가능하니, 이미 보내버린 톡은 더이상 자신이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난생 처음 하트를 붙여 건우에게 보낸 톡. 창피해 죽을 것만 같았지만 애써 모르는 척하며 핸드폰 화면을 끄고는 시선을 슬쩍 돌려버린다. 빨리 도착이나 했으면...
/ 토닥토닥...힘내세요, 건우주! 확실히 해가 갈수록 여름이 점점 더 더워지는 게 온몸으로 느껴져요. 밤까지 이겨먹는 더위라니. 밤은 약간 쌀쌀해야 제맛인데 말이예요!
...건우주, 지금 저 놀리시는 거 맞죠? 건우주께서는 시원한 동치미 육수 냉면 먹었다고 저 놀리시는 거 맞죠?! 너무해요! 저도 냉면 선물받고 싶단 말이예요! 화이팅 안 할거예요! -
328 건우, 지우, 부모님 - 주아, 부모님 (98546E+59) 2016. 7. 28. 오전 2:15:41어쩌다 상황이 이렇게 된걸까? 어쩌다가 나와 주아는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이유를 가족들에게 전부 공개하게 된걸까?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나와 주아는 서로가 듣는 앞에서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이유를 전부 공개해버렸다.
그것은 정말로 상대가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는 결과를 가져왔기에 정말로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당장 나만 해도 주아가 진심으로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그 말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그런 말들이 스스로를 부끄럽게 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다만 이 부끄러움은 알려지기 싫어서의 부끄러움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행복이 너무 극에 달해서 느껴지는 부끄러움에 가까웠다. 실제로 나는 주아와 사귀는 것 자체를 창피하게 여긴적이 한번도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 여자애가 내 여자친구다라고 동네방네 선언하고 싶은 심정이다.
더 이상 주아와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눴다간, 필시 또 공격의 소재가 될게 뻔했기에, 나는 고개를 숙여 톡으로 주아와 소통을 하기로 결심하고 주아에게 메세지 2통을 보냈다. 그 와중에 지우가 살짝 끼어들어서 심술궂게 묻긴 했지만 나는 그 질문 자체를 봉쇄하면서 더 이상 공격의 찬스 자체를 주지 않았다. 물론 지우라면 내가 누구에게 톡을 보내는지 바로 눈치챘을 것이다.
정말로 눈치가 빠르다면 엄청나게 빠른 녀석이니까. 하지만 방해받지 않고 주아에게 톡을 보내는데는 성공했다. 그러자 갑자기 내 핸드폰이 가볍게 진동하더니 주아에게서 톡이 하나 날아왔다.
방금전에 보냈던 밤에 바다에서 만나자는 내용의 답장인 듯 했다. 주아는 나중에 같이 밤바다 산책이라도 하자면서, 미안해하지 말라고, 이렇게 놀림받을 거라는거 다 알면서 밝힌거였다면서 나를 격려해줬다.
그 톡을 읽으면서 살짝 뭉클함을 느끼면서 살며시 시선을 주아에게 보내려다가 겨우겨우 참고서 나는 핸드폰만 쭉 바라봤다. 여기서 주아를 바라보면 필시 지우가 가만히 있을리가 없었다.
그리고 바로 또 그 순간, 주아에게서 또 다시 톡이 하나 날아왔다.
[...그리고, 나도 고마워. 건우야. 너처럼, 나도 네가 아니면 안 돼. 정말, 정말 좋아해♡]
"...!"
생각도 못한 내용. 그리고 평소라면 잘 붙히지도 않는 하트 표시. 그 생각도 못한 작은 표시 하나에 뒷통수를 제대로 맞은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도데체 나는 이 차 안에서 얼마나 얼굴이 붉게 물들어야하는걸까?
초기엔 내가 주아를 당황시키고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면 이젠 주아도 나를 당황시키고 얼굴을 붉게 물들인다. 그 톡을 조용히 보고 있다가, 나는 살며시 자판을 톡톡 두들겨서 짧은 메시지 하나를 주아의 폰으로 전송시켰다.
[응♡.]
정말로 짧은 내용의 메시지.
그 안에 처음으로 하트표시를 넣어서, 정말로 많은 뜻을 담아서 전송을 시킨 후에, 핸드폰에서 시선을 땐 후에, 그냥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바다, 언제쯤 도착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진심으로 빨리 도착할 것을 간절하게 빌고 또 빌었다.
그렇게 차량은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나갔다. 정말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끔은 짖궂은 이야기를 나누고, 또 그 때문에 나와 주아가 당황하고, 그런 자잘한 이들을 반복하면서 차량이 계속해서 달린 결과, 저녁 노을이 지는 시간 무렵, 드디어 창 밖 풍경에 푸른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우와! 바다다! 주아 언니! 바다야! 바다!"
호들갑 떨듯이 좋아하는 지우의 말 한마디에 차량에 타고 있는 모든 이들의 시선이 창밖의 바다로 향했다. 물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창 밖 너머로 보이는 바다는 빨리 자신에게로 오라는 듯이 철썩 철썩 파도를 치며 우릴 유혹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수영을 좋아하는 편이었기에 나는 바다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래서일까? 마치 어린애가 된 것처럼 나는 정말로 밝은 함박웃음을 보였다. 정말로 바다가 바로 눈 앞에 있는것을 보면서 절로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붉은 노을빛이 바다와 해변가를 붉게 물들이는 것을 바라보면서 나는 바다에서 무엇을 하면서 놀지, 주아와 어떤 추억을 쌓으면 좋을지 이것저것을 떠올려보았다. 그러는 도중에 차량은 점점 더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우리들은 여름 휴가동안 머물게 될 바다 옆에 있는 작은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자. 자. 내리자. 얘들아."
아빠의 말과 함께 차의 문이 열렸고, 우리들은 하나둘씩 차 밖으로 천천히 내렸다. 차 밖으로 내리자마자 시원한 파도 소리가 들려왔고, 바다 특유의 향기가 내 코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소금기 가득한 그 느낌을 느끼며, 정말로 우리가 바다에 왔다는 것을 실감하며, 나는 다시 한번 정말로 크게 함박미소를 짓고, 바닷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그럴리가요. 놀릴리가 없잖아요? 전 진심으로 동치미 육수를 먹여주고 싶단 말이에요! 하지만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아쉽다구요. 그러니까 토라지지 말아요. 주아주. 제 맘 잘 아시면서..(토닥토닥)
아니면 저도 건우와 주아처럼 하트 표시라도 살짝 붙혀줘야 하나요? 으음..그건 살짝 부끄러운데!! 어, 어찌되었건 결론은 놀리는건 아니었다라는겁니다! -
329 주아, 부모님 - 건우, 지우 (81833E+58) 2016. 7. 28. 오후 12:59:04어쩌다보니, 아니, 어쩌면 자신들이 사귄다는 사실을 밝힌 그 순간부터, 이런 상황은 필연적으로 올 수 밖에 없는 일인지도 몰랐다. 사귀는 그 관련으로 놀림 받고, 짓궂게 질문 받고...
다만, 가족들은 친구들보다도 더 깊숙하게, 더 날카롭게 질문을 한다는 것이 조금 난감한 일이었다. 지금 받았던 '서로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 난감한 질문들 중 하나였으니.
서로에게 그 이유를 터놓고 얘기했던 자신들도 아니었을 뿐더러, 가족들이 전부 있는 앞에서 이러한 속마음까지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지만 건우도, 자신도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솔직하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했고, 그 결과 서로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더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정말 정말 아끼고 좋아한다는 것.
행복하고 기분 좋은 부끄러움 속, 그래도 차마 건우 쪽은 돌아보지 못하고 창 밖만 바라보다 갑자기 느껴지는 핸드폰 진동에 화면을 켜니 건우의 톡이 보인다. 2개의 그 톡에는 건우의 마음이 따뜻하게 가득 담겨있었고, 지금은 대화만 해도 놀릴 터이니 이따 밤에 만나자고 배려해주는 말도 있었다.
그의 배려에 정말로 고마워하며 자신도 그에 대한 답장을 보낸다. 나중에 같이 밤바다 산책이라도 하자고 제안하면서 미안해하지 말라고, 이렇게 놀림받을 거라는거 다 알면서도 밝힌거라고. 그리고는 조금 더 고민한다. 이 내용의 톡을 보낼까 말까.
그렇지만 그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건우가 먼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톡을 보내준 만큼, 자신도 똑같이 답장을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도 고맙다고, 네가 아니면 안 된다고, 마지막으로 정말 정말 좋아한다면서 큰 맘 먹고 하트까지 붙여서 톡을 보낸다.
아아...저질러버렸다...정말 보내버렸어...
민망함에 재빨리 핸드폰 화면을 꺼버린다. 생전 처음으로 건우에게 보내는 하트. 나도 정말 달라지긴 했구나...
그러나 막상 보내놓고 나니 건우의 반응이 궁금해지기는 했다. 건우는 뭐라고 해줄까? 웃는 이모티콘을 보내줄까? 아니면 또 능글맞게 대답할까?
위잉. 또다시 자신의 핸드폰에서 작은 진동이 울리고 슬쩍 톡을 확인해본다.
[응♡.]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답장. 순간 깜짝 놀라서 멍하니 그 톡을 바라본다.
어떡해...! 하트야, 하트라구! 건우가 하트를 보내줬어! 귀여워...!
마음속으로 귀여워 죽겠다는 비명을 꺅꺅지르면서 자신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오른다.
아, 진짜. 18살 남자아이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거냐구!
마음같아서는 민주나 다른 친구들에게 남자친구가 하트를 보내줬다고 마구마구 자랑하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핀잔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결국은 포기한다.
그래도 여전히 기분좋게 미소지은 채 핸드폰 화면을 끄고 다시금 창문 밖을 바라본다. 자동차는, 계속해서 앞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바다를 향해 나아가며 간간히 또다시 짓궂은 이야기도 나오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기도 하면서 달리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저녁 노을이 질 무렵이었다. 계속해서 차 안에만 앉아있자 점점 졸음이 몰려와서 어느 순간부터 금방이라도 잠들 듯이 꾸벅꾸벅 고개가 끄덕여지고 눈이 천천히 감길 것 같던 그 순간, 지우의 호들갑스런 목소리에 잠이 확 달아난다.
"...!"
바다라고? 곧바로 고개를 건우 쪽의 창문으로 돌리자 붉은 노을빛에 물드는 넓은 바다가 보인다. 정말로 아름다운 풍경. 평소 붉게 물드는 노을을 좋아했기도 했지만, 이렇게 바다까지 더해지자 그 광경은 정말 감탄만이 나올 뿐이었다.
사실 자신은 수영을 못해서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는 것은 무서웠다. 그렇지만 바닷가를 거닐거나 바다를 바라보거나 허리께 정도까지는 바다에 들어가서 물장난하는 것은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러니 이렇게 모습을 드러낸 바다가 그렇게 반갑고 예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건우는 수영과 바다를 좋아하는 편이었으니 함박 웃음을 짓는 그를 보면서 자신도 기분 좋게 미소짓는다.
그렇게 창 밖의 바다를 바라보면서 다시 또 자동차는 달려, 자신들이 여름 휴가동안 머물게 될 바다 옆에 있는 작은 숙소에 도착한다.
내리자는 건우네 아버지의 말씀과 함께 차의 문이 열렸고, 자신들은 차 밖으로 천천히 내린다. 차 밖으로 내리자마자 들리는 시원한 파도 소리. 바닷내음을 맡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크게 함박미소를 짓고, 바닷가를 가만히 바라보는 건우의 옆에 다가가서 자신도 그와 똑같이 바다를 바라본다.
"너무 예쁘다. 그치?"
혼잣말하듯이 조용히 그에게 말을 건다. 시원한 파도 소리가 자신의 마음까지 가볍게 해주는 것 같아 저절로 미소가 나온다. 잠시 그렇게 파도가 치는 바다와 노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부모님께서 자신을 소리쳐 부르자 고개를 그 쪽으로 돌린다.
"유주아! 먼저 숙소에 짐부터 풀고 바다 구경하든지 해!"
"네~"
밝게 소리쳐 대답하고는 다시 고개를 건우 쪽으로 돌린다.
"그럼 우리도 일단은 짐부터 풀고 몰래 만나도록 할까?"
뭔가 묘하게 민망한 말이었지만, 장난기 가득하게 건우에게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키득키득 웃는다. 우와, 이렇게 말하니까 우리 무슨 옛 고전에 나오는 로미오와 줄리엣같아.
/ 그런데 왜 말은 더듬으시는 거냐구요! 건우주 맘 잘 모르거든요, 흥! 저도 진심으로 받아먹고 싶은데! 그렇게 토닥여주시면 풀, 풀릴지도 모르겠지만...!
앗, 붙여주실거예요, 하트? 붙여달라고 하면 붙여주실 거예요? 놀린 거 맞았잖아요, 그러니까 붙여주세요! 와아~ 하트, 하트! (눈 반짝반짝) -
330 건우 - 주아 (98546E+59) 2016. 7. 28. 오후 5:14:21차량에 탑승하고 달리기를 수 시간. 마침내 우리 가족과 주아네 가족은 바닷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바다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숙소에 도착하고, 아빠의 말씀과 함께 열리는 차량에서 내리자, 찰싹찰싹 시원한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시원한 바다 특유의 향기. 그리고 바다에서만 맡아볼 수 있는 약간의 소금기. 그 모든 것이 우리 가족과 주아네 가족을 어서 오라는듯이 환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노을빛 붉은색으로 천천히 물들어가고 있는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크게 함박미소를 지으며 그 경치를 잠시동안 즐겼다. 수영을 좋아하는 편인만큼 나는 수영장도 좋아하고, 강도 좋아하고, 냇가도 좋아하고, 바다도 좋아한다. 저 안에 들어가면 낮 시간 동안 우릴 그렇게 괴롭히는 태양의 뜨거움으로부터 피해 시원함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까?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뛰어들어가고 싶었지만, 이제 막 도착한데다가, 지금은 저녁 시간이니까 자제하기로 했다.
바다는 내일이라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기에 지금은 어느샌가 내 옆으로 다가오는 주아와 함께 바다의 경치를 즐기기로 했다. 내 옆에 서서 나와 같이 바다를 바라보며 나무 예쁘다면서 나에게 동의를 구하는 주아의 말에 나는 살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려 미소를 지어 고개를 천천히 위아래로 끄덕였다.
"응. 정말로 예쁜걸. 저 붉은 빛도, 저 시원해보이는 경치도 말이야."
정말로 순수하게 지금 당장 느끼는 것을 주아에게 말하면서 나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향해 바다를 바라보았다. 시원한 파도 소리는 철썩 철썩 주변에 울리며 내 귀를 절로 시원하게 해줬다. 굳이 수영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나와 주아는 그렇게 잠시동안 같은 곳을 주시했다. 저 풍경을 보면서 아름답고 느끼는 내 마음처럼, 주아도 저 풍경을 아름답게 느끼고 있을까?
물론 나에게 먼저 너무 예쁘다고 말을 하는만큼 주아도 아름답다고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름다움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내가 느끼는 아름다움과 주아가 느끼는 아름다움이 일치했으면 좋겠다고 느끼면서 살며시 주아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려 어깨동무를 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주아네 부모님 쪽에서 주아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에 깜짝 놀라서 나는 손을 빠르게 내리며, 시선을 옆으로 홱 돌리고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작게 휘파람을 불었다.
호, 혹시라도 주아네 부모님이 봤다거나...그런건 아니겠지? 주, 주아도 눈치를 챘다거나 그런건.... 딱히 잘못한건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엄청나게 찔리는게 느껴졌다. 역시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있을땐 느낌이 확 달랐다. 평소라면 이 정도 어깨동무는 아무렇지도 않게 했을텐데. 지금은 이렇게 나도 모르게 손을 내리고 눈치를 보게 될 정도니까 말이야.
슬슬 주아는 숙소에 짐을 풀러 갈 생각인지, 나에게 짐을 풀고 나중에 몰래 만나는건 어떠냐며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키득키득 웃어보였다. 그 말에 왠지 우리가 부모님 몰래 사귀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묘해졌다.
이런 이야기가 있지 않았던가? 셰익스피어가 쓴 로미와 줄리엣이었나? 부모님이 철저하게 반대하는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달리 나와 주아는 이미 가족부터가 찬성을 하고 있고 식은 언제 올릴거냐는 식으로, 물어볼 정도이니 로미오와 줄리엣의 부러움을 사지는 않을까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며, 나도 작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도록, 정말로 주아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속삭이듯이 말했다.
"그럼, 짐을 풀고 저녁도 가볍게 해결하고, 밤이 되고 좀 시원해지면 여기서 다시 만나자. 해변가나 걸으면서 산책 데이트라도 즐겨보자."
톡으로 미리 예고했듯이 나는 해변가를 걷자고 살며시 제안을 해봤다. 연인이라면 역시 둘이서 손을 꼬옥 잡고 해변가를 걷는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난 생각한다. 사실 이것뿐만이 아니라 정말 이것저것 주아하고는 다양하게 많은 것을 해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기간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았다. 그 기간 동안 만일 내가 주아와 헤어지지 않고, 언제까지나 함께 있을 수 있는게 허락이 된다면 둘이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많이 하고 싶었다.
연인이라는 관계가 덧붙혀지면서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변해갔다. 그저 친구사이일 뿐인 소꿉친구로서 즐기는 산책도, 같이 놀러나가는 것도, 그리고 대화를 나누는것도, 같이 점심을 먹는 것도, 전부 연인이라는 관계가 덧붙혀지면서 신선하고 새로운 의미로 변해버렸다.
그 모든 변화를 하나하나 느끼면서, 나는 주아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우리 둘이 같이 있을 수 있는데까지 허락되는 한은...
나 역시도 짐을 풀어야하는만큼, 나도 주아처럼 부모님쪽으로 걸어가서 방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우와 함께 서로 힘을 합쳐서 짐을 풀어나갔다. 생각보다 가져온 짐들이 많은만큼 옮겨야 할 짐도 많았고, 정리해야할 것도 많았다.
나중에 돌아갈때 또 이걸 다 정리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절로 쓴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남자니까 이런건 어떻게든 해야하겠지.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고, 어느새 하늘 위에 별들이 반짝이는 밤시간이 되었다.
지우와 부모님에게 걸리지 않게 살며시 방 밖으로 빠져나온 나는, 파란색 반팔 티와 하얀색 반바지를 입은 상태로 주아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와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쐬면서 주아를 기다렸다.
그 와중에 철썩 철썩 치는 파도소리가 정말로 시원하다고 느끼면서 나는 살며시 고개를 돌려 이제는 검은빛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바다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검은빛 바다도 너무나도 아름답게 보이는건 단순히 내가 바다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인걸까?
하늘에 높게 떠 있는 달이 살랑살랑 비치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살며시 지어보았다.
//역시 텍스트로는 제 마음이 와닿지 않는걸까요! 그렇다면 더 토닥여서 풀리게 해야하겠네요.(토닥토닥) 그리고 하트 표시.....이런! 저는 스스로 제 무덤을 파버린걸까요? 정말 짖궂은 모습 너무 귀엽잖아요. 주아주. 뭐가 안 귀여워요! 완전 매력 넘치시는데! 그렇게 눈 반짝이면서 바라보면.......(시선회피)
주아주. 그러니까, 더위 안 먹고 정말로, 정말로 시원하게 잘 보내세요. 사...사...사탕 먹으면 더위에 좋아요~♡ (전력 도주) -
331 주아 - 건우 (46178E+55) 2016. 7. 28. 오후 7:46:11드디어 그토록 바라던 바다에 도착하여 자동차에서 내리는 순간. 오랜 시간 앉아있어서 몸도 마음도 찌뿌둥했지만 막상 땅에 발을 디디자마자 들리는 파도 소리와 소금기 젖은 바닷내음에, 그 모든 뻐근함이 전부 시원하게 풀리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마침 시간도 딱 붉은색 아름다운 노을이 질 즈음. 푸른 바다와 붉은 노을이 만나 이루어낸 아름다운 광경을, 건우는 크게 함박웃음을 지으며 바라본다. 자신도 그런 건우의 옆으로 천천히 다가가 그의 바로 옆에 멈춰서서는 똑같이 그 풍경을 바라보며 혼잣말하듯이 너무 예쁘다고 건우에게 말을 건다.
그러자 건우도 자신의 말에 동의함을 표현하며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곤 다시 고개를 돌려 바다를 바라본다. 철썩, 철썩. 듣기만 해도 시원한 파도 소리. 모든 것을 새빨갛게, 포근하게 다 덮어버린 노을. 약간씩 붉은 빛이 일렁이는 너른 바다.
노을의 그 붉은 빛에 자신도 붉게 물드는게 아닌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해보면서, 천천히 손을 앞으로 뻗어 마치 손바닥으로 태양을 만지듯이 손가락을 쫙 펼쳐보기도 한다. 펼친 손가락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붉은 빛에 자신의 손가락도 빨갛게 물드는 것을 보며 잔잔히 미소짓는다.
너무 아름다워. 응, 정말로. 잠시동안 그렇게 건우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부모님께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짐 먼저 풀고 바다를 보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네, 하고 대답한 뒤에 건우를 향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왠지 모르게 시선을 옆으로 홱 돌린 채 작게 휘파람을 부는 그의 모습에 약간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한다. 뭐지? 저 어색한 동작들은? 아까 부모님이 내 이름을 불렀을 때도 살짝 놀랐던 것 같은데.
그러나 뭔가 물어보면 건우는 크게 당황하며 쩔쩔맬 것만 같아, 그냥 물어보는 것은 그만두기로 한다.
대신,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으며 건우에게 짐을 풀고 나중에 몰래 만나는건 어떠냐고 얘기한다. 마치 정말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된 기분. 밤중에 몰래 만나는 연인이라니. 꽤나 낭만적인 얘기라고 생각했건만, 그것이 자기자신의 이야기가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었다. 그래도 뭐... 나름 모든 소녀들의 로망이잖아? 그런 낭만적인 데이트.
스멀스멀 올라오는 부끄러움에 애써 자기합리화를 하듯이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끄덕인다.
혹시나 거절할까, 싶었지만 다행히 건우도 작게 웃어보이며 자신을 제외하고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도록 작게 속삭이듯이 입을 연다. 그럼 짐을 풀고 저녁도 가볍게 해결하고 밤이 되고 좀 시원해지면 여기서 다시 만나서 산책 데이트라도 즐겨보자는 그의 말에 해맑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응! 그렇게 하자."
혹시나 들릴세라 자신도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건우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고는 어차피 서로 짐을 풀어야하는 만큼, 같이 부모님 쪽으로 걸어가서 자신들의 짐을 들고는 각자의 방으로 향한다.
캐리어에 필요한 최소한의 짐만 가져왔다고 생각했건만. 역시 어딘가로 여행을 떠날 때는 들뜬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이것저것 집어넣게 된다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았다. 생각보다 정리할 게 많은 짐에 작게 한숨쉬며 그래도 일단은 정리를 시작한다.
정리를 마치고 저녁도 간단히 해결하고 나자 어느새 시간은 흘러 붉었던 노을빛은 그 흔적이 전부 사라졌고, 별들이 빛나는 밤이 찾아온다.
방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커다란 창문 밖으로 어두스름한 밤이 찾아온 것을 보고, 부모님 몰래 조용히 방 밖으로 나온다.
하얀색에 남색 줄무늬가 아랫단에 그려져있는 세일러 원피스를 입고는 약속 장소로 나가기 전, 잠시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옷매무새를 정리한다. 그리고는 혹시나 건우가 기다릴까, 싶어서 발걸음을 재촉하며 약속 장소로 걸어간다.
약속 장소 부근에 도착하자 바닷바람을 쐬며 검은빛 바다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는 건우의 모습이 보인다. 하늘 높이 떠오른 빛나는 달과, 그 하얀 달빛이 아름답게 부서지는 검은색 바다. 그리고 그 풍경과 하나가 되어있는 살며시 미소짓고 있는 건우.
마치 하나의 그림처럼 어우러진 그 풍경에 순간 멍하니 넋을 놓는다. 역시 건우는...
그러나 곧 핫, 하고 정신을 차리고는 고개를 좌우로 세게 저은 뒤, 그의 뒤로 살금살금 조용히 다가간다.
"...쨔잔! 놀랐지!"
그의 바로 뒤까지 다다르자 양손을 쫙 펼쳐 그의 등을 가볍게 치고는 그의 옆으로 걸어나오며 키득키득 웃는다.
"무슨 생각하고 있던거야? 빨리 바닷속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 달이 너무 예쁘다는 생각?"
고개를 갸웃하며 건우에게 질문한다. 그래도 아직은 바닷물이 찰테니까 들어가면 안된다구, 하고 말을 덧붙이기도 하면서.
/ 사, 사실 건우주의 마음, 와닿았지만 토닥임을 더 받고 싶었던 건 아니였다구요! 응! 그리고 저, 안 귀여워요! 건우주께서 훨씬 더 귀엽고 매력 넘치신다구요? 그러니까 시선 피하지 마세요! 이것이 바로, 지우에게서 배운 짓궂음입니다~
사탕이 더위에 좋은 것이었군요! 처음 알게 된 사실이네요. 그렇다면 저도 건우주께 사탕 가득가득 드릴게요! 건우주도 제 사탕 드시고 더위에 지면 안돼요? 하트다, 하트!! 와아~ 건우주, 진짜 너무너무 귀여우신 거 아니예요? 막 안아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도망가지 마요! (붙잡) (쓰담쓰담) -
332 건우 - 주아 (98546E+59) 2016. 7. 28. 오후 9:34:55붉은 노을빛으로 물들던 하늘은 시간이 지나 검은색으로 천천히 물들고, 하늘 위에선 마치 보석같은 별들이 아름답게 그 모습을 비추는 밤 시간. 나는 몰래 방에서 빠져나와서 주아와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서 조용히 주아를 기다렸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 철썩철썩이며 들려오는 시원한 파도 소리, 하얀 달의 그림자를 품에 가득 안고 있는 검은빛 아름다운 바다. 그 모든 것이 하나의 노래의 소재로서 내 눈에는 보이고 있었다. 단지, 내가 작곡 능력이 없기 때문에 지금 당장 그 이미지를 노래로 부를 수는 없었다. 작사 능력도 뛰어난건 아니기에 가사를 붙힐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단지,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게 고작이었다.
분홍빛 벚꽃나무를 보았을때도 그렇다. 내가 느낀건 어디까지나 그 곡의 느낌과 흐름, 그리고 이미지. 멜로디와 가사는 다른 아이들이 지어주었다. 만약 그 애들이 지금 여기에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여기서 또 다른 자작곡을 만들 수 있었을까?
언젠가 만나게 되면 전해주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머릿속에 지금 내가 보는 그 아름답고도 고요하고도 잔잔한 이미지를 저장하며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았다. 정말로 잔잔한 아름다움에서 눈을 땔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갑자기 문가가 내 등을 가볍게 팍 하고 치는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서 몸을 크게 움찔했다. 그리고 어느샌가 찾아온 주아가 내 옆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생각도 못한 주아의 등장에 살며시 미소를 지어서 나 역시도 주아처럼 밝게 웃어보였다.
"뭐야. 왔으면 왔다고 말해야지. 깜짝 놀랐잖아! 다음엔 내가 놀래킬테니까 각오해."
장난끼를 가득 담은 표정으로 위협 아닌 위협을 하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내 옆에 있는 주아쪽으로 살며시 발걸음을 옮겨 나와 주아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 평소보다 더 가까운 거리. 그것은 우리가 연인 사이가 되면서 만들어진 우리들의 새로운 거리였다.
그 상태에서 팔을 올려서, 주아의 머리를 언제나처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민주에게 여자친구가 아니라 애완동물이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이제는 정말로 자연스럽게 머리를 쓰다듬다가 어깨에 손을 올려서 좀 더 가까이 거리를 좁혀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주아의 물음인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는 말에 살며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름대로 대답을 해봤다.
"오늘 밤은 달이 정말로 아름답지 않아? 난 달이 너무 아름다운 것 같은데."
전에 책을 읽다가 본 적이 있는 표현을 사용해서 슬그머니 주아에게 말해봤다. 이 의미를 알아들을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모르면 모르는대로 상관없었다. 오늘은 정말로 달이 아름다웠으니까.
살며시 고개를 돌려 해변가를 바라보았다. 낮시간이라면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아름답게 반짝였겠지만 지금은 해가 없어서 그런지 평범한 모랫길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로 고운 모래라는건 보는것만으로도 잘 알 수 있었다.
"천천히 걷자. 우리. 시원하기도 시원하고, 분위기도 고요하고 산책하긴 딱일 것 같아. 아, 그러고 보니 가족 몰래 빠져나온다고 힘들거나 하진 않았어? 나는 괜찮았지만 아무래도 여자애가 혼자 밤에 나가는건 집에서 걱정할테니까."
나와는 달리 주아는 여자애다. 그것도 18살 고등학생. 보통 집안이라면 밤 시간에 자기 딸이 밖으로 나가는것을 좋게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물론 내가 불러내긴 했지만, 막상 그 생각이 머리에 들자 왠지 모르게 주아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기에,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혹시라도 주아가 혼나게 되면 옆에서 내가 변호를 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애초에 나 때문이기도 하고, 주아의 남자친구로서 내가 주아를 지켜야지. 누가 지키겠어?
"아. 그리고 입고 있는 옷 너무 잘 어울려. 전부터 느낀건데 역시, 너에겐 이런 원피스 계열 옷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나름대로 주아가 입고 있는 옷에 대한 감상을 서투르지만 그래도, 진심을 당해서 잘 어울린다고 칭찬해주며, 살짝 거리를 띄운 후에, 주아의 손을 꼬옥 잡아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에 밟히는 고운 모래의 느낌을 천천히 느끼면서 살며시 하늘을 바라보자, 정말로 별들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어서 절로 환호성이 나왔다. 집 근처에선 저렇게까지 별들이 잘 보이진 않았는데. 역시 도시와 바닷가는 다른걸까?
너무나도 아름다운 별하늘이 마치 나와 주아를 축복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본 것은 거의 직후였는데 가족과 외식을 해서 답레까진 조금 시간이 걸려버렸네요. 쓰면서도 느낀거지만 배경 자체가 되게 아름답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밤바다가 실제로 아름답기도 하고 말이에요.
그리고 어쩌다보니 잡혀버렸나요. 이, 이렇게 되면 저도 역으로 토닥거릴수밖에요!(토닥토닥) 그리고 주아주의 사탕이라. 그 사탕 되게 맛있을 것 같은데요? 잘 먹도록 할게요! 주아주의 사탕!(생긋) -
333 주아 - 건우 (79468E+57) 2016. 7. 28. 오후 10:50:37옷을 갈아입고 부모님 몰래 방 밖으로 나와서 건우와 약속했던 장소로 조용히 걸음을 재촉한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들리는 파도소리에 잔잔히 미소지으며 걸음을 옮겨 약속 장소 근처에 다다르자, 저 편에서 건우의 모습이 보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건우는 잔잔히 미소지으며 밤바다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건우에게 다가가던 걸음을 멈추고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본다.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지나가고, 달은 아까 태양의 따스한 노을빛에 지지않는 포근한 하얀 달빛을 내뿜으며 빛나고 있었다. 푸르렀던 바다는 밤의 어둠 속, 검은 빛으로 변하여 하얗게 파도에 부서지는 달빛을 품고, 밤하늘은 스스로 더욱더 어두워져 그 모든 빛나는 것들을 돋보이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풍경 속에, 마치 그 자연들 중 하나인 것처럼 녹아든 건우가 조용히 서있었다.
순간 그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뺏긴 듯 넋을 놓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린다. 잠시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장난기 가득한 마음에 평범하게 건우를 부르지 않고 그의 등 뒤로 살금살금 다가간다. 발소리조차 죽인 채 조용히 그의 등 바로 뒤까지 접근해서는 양손을 쫙 펴고 가볍게 그의 등을 팍 친다. 그러자 건우는 깜짝 놀란듯 몸을 크게 움찔했고, 그런 건우의 모습에 재밌다는 듯, 키득키득 웃으며 그의 옆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러자 건우는 깜짝 놀랐다며 다음엔 저가 놀래킬테니 각오하라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위협 아닌 위협을 한다.
"헤헤, 놀래키고 싶었단 말야~ 완전 대성공이네? 응, 각오할테니까 어디 한 번 놀래켜보라구!"
그에 지지않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메롱, 하고 살짝 혀를 내민다. 그리고는 건우가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 쪽으로 살며시 걸음을 옮겨 거리를 좁히고는 그 상태로 팔을 올려서, 자신의 머리를 언제나처럼 부드럽게 쓰다듬는 것에 살짝 당황하여 두 눈을 깜빡깜빡인다.
네가 이러니까 내가 민주한테서 애완동물 소리를 듣는거 아냐, 하고 살짝 투정을 부려보면서도 어쨌든 자신도 그의 자연스러운 손길을 얌전히 즐긴다.
이제는 완전히 하나의 필수 코스가 됐다니까, 정말. 만약 내 머리가 닳으면 한 80%는 건우 책임이야.
그런 생각도 마음속으로 해보다가 건우가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서 좀 더 가까이 거리를 좁히고는 미소를 짓자,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짓고는 그에게로 조금 더 붙어서 똑같이 거리를 좁힌다.
건우가 이어서 자신의 질문에 부드러운 목소리로 오늘 밤은 달이 정말로 아름답지 않냐며, 저는 달이 너무 아름다운 것 같다고 대답을 하자 고개를 조금 갸웃한다.
달? 물론 오늘 달은 정말 아름답긴한데... 잠깐, 이 말,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
'달이 아름답네요.'
...아, 생각났다.
문득 자신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하나의 구절.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뜻과 건우가 그렇게 말한 이유. 그 모든 것을 알아차리고는 자신도 살짝 볼에 홍조를 띠며 부드럽게 웃는다.
"나도 마찬가지야. 너와 함께 보는 달은 언제나 아름다운 걸."
돌려말하는 그에 맞춰 자신도 돌려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보며 작게 미소짓는다. 응, 정말 아름다워. 달은.
이어서 건우가 살짝 고개를 돌려 해변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걷자며, 시원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산책하긴 딱일 것 같다고 제안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그 제안을 승낙한다. 산책을 좋아하는 자신이기도 했고, 지금 분위기도 너무 아름다워서 이대로 숙소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이 아름다운 풍경 속, 건우와 조금 더 함께 있고 싶었다.
가족 몰래 빠져나온다고 힘들거나 하진 않았냐는 그의 물음에는 고개를 살짝 가로젓는다.
"아냐~ 나도 괜찮았어. 여기까지 올 때 계속 운전하시면서 피곤하셨는지, 두 분 다 벌써 잠드셨거든. 혹시나 중간에 일어나신다고 해도 잠시 밖에서 친구와 통화하고 왔다고 하면 되지, 뭐. 그리고 건우, 너라면 우리 부모님은 완전히 믿고계시니까 말야.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오히려 더 부추기실지도?"
아까 자동차에서의 소동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할만한 가설이었다. 장난스레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걱정하지 말라는 듯,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건우가 이어서 지금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너무 잘 어울린다면서, 자신에게는 이런 원피스 계열 옷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얘기하자 조금 부끄러운 듯이 시선을 살짝 아래로 내려버린다.
"고, 고마워...조금 유치해보이진 않을까, 걱정했거든. 그리고 미안하지만 내일은 핫팬츠 입을 예정이니까, 원피스를 입은 모습은 지금 실컷 보라구~"
부끄러움을 잊어버리려 애써 건우에게 장난스런 말을 건네며 웃어보인다. 사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물눌이같은 것을 할 때에 원피스는 불편할 것이 분명했으니까.
그래도 혹시 몰라서 원피스를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손을 꼬옥 잡고 천천히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사박사박. 고운 모래사장 위에 두 사람의 발자국을 남기며 천천히 같이 걸음을 옮긴다. 하늘을 바라보며 반짝이는 별들에 환호하는 그의 목소리에 자신도 똑같이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정말,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이 빛나는 별들. 보통 달과 별이 함께 뜨면 둘 중 하나의 빛은 약할 것이 분명할 터인데, 오늘따라 달도, 별도 전부 자신들의 빛을 제대로 찬란히 뽐내고 있었다.
우와, 자신도 건우처럼 감탄의 소리를 내며 건우의 손을 잡고있지 않은 손으로 그 별들을 향해 손을 뻗어보기도 한다.
잡힐듯 잡을 수 없는 별. 정말, 너무 예쁘다.
"있지, 이렇게 수많은 별들 사이에서 별똥별이 떨어지면 정말 예쁘겠다. 그치? 같이 소원도 빌어보고 말야. 건우, 너는 만약 별똥별이 떨어진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싶어?"
문득 든 생각에 별들을 향해 뻗었던 손을 내리고 건우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그에게 물어본다. 분위기에 취한 탓일까. 왠지 모르게 그런 얘기도 나눠보고 싶어져, 그를 바라보며 잔잔히 미소짓는다.
/ 외식하셨나요? 괜찮아요! 건우주께서 맛있게 드셨으면 됐어요~ 답레야 천천히 써주셔도 되는걸요. 그나저나 건우주의 말씀대로 정말 배경이 너무 예쁜 것 같아요. 달과 바다와 별, 이 3개는 정말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주니까요. 표현은 조금 어렵지만요...
어라? 일부러 잡혀주신거 아니었나요? 전력질주가 아니었던 것 같았는데요~ 토닥임에는 쓰다듬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쓰담쓰담) 사실 제 사탕은 평범한 사탕이 아니라구요. 저의 사, 사, 사...그, 아무튼! 맛있게 드세요! (시선회피) -
334 건우 - 주아 (5801E+57) 2016. 7. 29. 오전 12:50:57"하하하! 두고 보라고. 반드시 깜짝 놀라게 해줄테니까."
나의 위협 아닌 위협에 메롱 하면서 살짝 혀를 내미는 주아의 귀엽기 짝이 없는 모습에 결국 나 역시도 소리내어 웃어버리고 말았다. 10년 이상의 긴 세월동안 이어진 인연은 이런식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의 말에 반격과 장난을 하는 것도 정말로 자연스럽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 반의 그 어떤 여자아이라도 주아만큼 내 말에 이렇게 자연스럽게 반격해오는 이는 없을 것이고, 나만큼 주아의 말에 자연스럽게 반격을 하는 이도 없을 것이다.
이런 사소한 자연스러움 하나하나가 정말로 나와 주아의 길고 소중한 인연을 상징하는 것 같아서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말을 하면서 나는 주아와의 거리를 좁힌 후에, 이제는 정말로 자연스럽게, 우리 둘을 하면 거의 필수코스라면 필수코스라고 할 수 있는 머리 쓰다듬기를 시전했다. 살짝 당황하며 두 눈을 깜빡깜빡거리는 주아는 이러니까 자신이 애완동물 소리를 듣는거 아니냐며, 투정을 부렸다. 하지만 싫은것은 아닌지, 주아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 손길을 받아들이며 즐기기 시작한다. 주아가 거부하지 않는 것을 느끼며 나는 더욱 더 정성스럽게 주아를 향한 애정을 가득 담아서, 손을 움직였다.
그러다가 나는 주아에게 달이 아름답다고 살며시 말해보았다. 정확히 누가 언제 처음으로 만든 표현인진 모르겠지만 예전에 책을 읽다가 이게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돌려서 표현한 것이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었다.
그게 문뜩 떠올라서 살며시 그걸 사용해보고서 주아가 어떤 말을 할지 기다려보았다. 너무 뜬금없는 말이라고 생각했는지, 주아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생각을 끝냈는지, 주아는 나에게 자신도 마찬가지라면서 작게 미소지으면서 대답했다.
그 말의 의미를 알아들으면서 살며시 미소지어 주아를 정말로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정말 이런것까지도 우린 통하는구나. 주아야. 설마 너도 그 문구를 알고 있을 줄은 몰랐거든. 아니, 의외로 유명한 문구일지도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주아네 부모님이 뭐라고 하는건 아닌가 싶어서 걱정이 되어서 물으니, 주아는 괜찮다고 말하면서 어쩌면 자신의 부모님은 더 부추길지도 모르겠다고 장난스럽게 대답하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 가설이 어쩌면 정말로 일어나는게 아닌가 싶어서 나 역시도 아무런 말 없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주아네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어쩌면 정말로 빨리 자신의 딸을 데려가라고 재촉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었다. 멀리 갈 것도 없었다. 당장 차 안에서만 봐도, 그렇게 나와 주아의 연애 사실을 축복하면서도 장난을 걸어오지 않았던가.
그 두 분을 위해서라도 정말로 주아를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느끼며 아무런 말 없이 무언의 눈웃음을 보내보았다.
하늘 위에 높이 떠있는 별. 그리고 그 옆에 환하게 떠 있는 달. 그리고 바로 옆에서 그 모든 것들을 비추며 속에 품고 있는 아름다운 바다. 3개의 매개체는 정말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서, 나와 주아를 축복하듯이 반겨주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환호성이 나오는 그림과도 같은 그 풍경. 마치 화폭에 담길만한 그 풍경 속에서 나와 주아는 손을 꼬옥 잡고 모래밭에 발자국을 살포시, 남기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스스로 말하기도 뭐하지만 지금 이 장면... 연애소설에서도 나올법한 장면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마치 나와 주아가 연애소설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살며시 고개를 들어 별하늘을 바라보면서 그 아름다움을 주아와 함께 감상하던 도중, 갑자기 옆의 주아에게서 별똥별이 떨어지면 정말로 예쁘겠다며 나의 동의를 묻는 목소리가 들려왓다. 그리고 어떤 소원을 빌고 싶냐는 말도 함께 들려왔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살며시 눈을 감고 생각을 해봤다. 확실히 별똥별이 떨어진다면 정말로 아름다울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저렇게나 아름답게 반짝이는데 한개쯤은 떨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빌고 싶은 소원. 내가 빌고 싶은 소원은 오로지 하나밖에 없었다. 그 소원은 바로...
"응. 정말로 예쁠거야. 개인적으로 꼭 떨어졌으면 좋겠어. 아직 너와 별똥별을 같이 바라보는 체험은 못했잖아? 그리고 소원이라..."
거기서 말을 잠시 끊고서 나는 주아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주아가 나에게 그러하듯이 나 역시도 잔잔하게 미소지었다. 그리고서 방금전에 끊었던 말을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천천히 이어나갔다.
"너와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고 죽는 그 날까지 쭉 이어지는거...라고 하면 욕심쟁이라고 할거야? 어릴때부터 쭉 이어진 관계이니까, 우리의 인생이 언젠가 끝날 그 날까지 쭉 이어진다면 되게 멋질 것 같지 않아? 후훗."
조금은 부끄러운 말을 그렇게 입에 담아보면서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살며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선 이번엔 내가 주아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너는 무슨 소원을 빌고 싶어?"
//네. 외식을 했답니다. 고기도 먹고 냉면도 먹고, 정말 푸짐하게 먹고 왔었어요! 전날에도 냉면을 먹었는데 또 냉면을 먹어서 신기하긴 했지만요. 제 동생이 냉면을 워낙 먹고 싶다고 졸라대서..결국 그렇게 먹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잡혀준거라니! 으음. 글쎄요? 진실은 저 너머에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런식이면 서로 끝없이 토닥거리고 쓰담거리고 반복하는 전개잖아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사..사..사.. 어쩌고 하는건 정말로 잘 먹을게요. 그런고로 이번엔 저의 사, 사, 사...어쩌고 하는걸 드시는건 어떤가요? 주아주?(시선 빤히) -
335 주아 - 건우 (68934E+55) 2016. 7. 29. 오전 10:26:14건우의 위협 아닌 위협에 메롱, 하고 대응하자 건우는 소리내어 웃으며 반드시 깜짝 놀라게 해줄테니까 두고보라고 얘기한다.
"그래, 그래~ 기대하고 있는다, 나?"
자신도 그런 건우의 말에 키득키득 웃으며 대답한다. 자연스러운 장난과 맞받아침. 예전부터 함께 있었기 때문인지, 그러한 장난같은 것은 서로 자연스럽게 대응할 수 있었다.
이성 친구끼리 이렇게까지 서로 편하기는 힘들텐데 말야. 그치?
새삼스럽게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하다가 건우가 거리를 좁혀 또다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자, 순간 당황하여 두 눈을 깜빡깜빡인다. 순간 예전에 민주의 떨떠름한 표정과 말이 생각나서 창피한 마음에 이러니까 내가 애완동물 소리를 듣는 거 아냐, 하고 투정을 부린다. 하지만 마냥 싫은 것은 아니기에, 어쨌든 자신도 자연스럽게 그의 손길을 받아들이며 즐기기 시작한다. 그러자 건우는 더욱 더 정성스럽게, 부드럽게 애정을 가득담은 손길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아아...이러다가 다음 생엔 정말로 너의 집 애완동물로 태어날지도 몰라. 그러면 네가 책임져줘야 해?
건우 몰래 그렇게 속으로 말을 걸다가 건우가 달이 아름답다고 살며시 말하자 잠시 고개를 갸웃하며 그 의미를 생각해본다. 뭐지?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그러다가 그 의미를 깨닫자 마찬가지라며 작게 미소짓는다. 건우도 그 뜻을 눈치챘는지 살며시 미소지어 자신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굳이 그 뜻을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는 서로의 마음과 마음.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직접 할 필요도 없었다. 왜냐하면 그 눈빛에, 달이 아름답다는 말 안에, 전부 가득 담겨있었으니까.
혹시나 자신의 부모님이 뭐라고 할까봐 걱정이 되는 듯한 그의 물음에 괜찮다고 말하면서, 어쩌면 더 부추기실지도 모르겠다고 장난스럽게 대답하며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그러자 건우도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그 역시도 아무런 말 없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자신에게 무언의 눈웃음을 보내온다.
자신들의 눈 앞에 펼쳐지는 별과 달과 바다의 환상적인 조화로운 아름다움. 들려오는 시원한 파도소리. 사박사박 밟히는 모래 위에 자신들의 발자국을 남기며, 그렇게 그 풍경들과 하나가 되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함께 바라보다가, 쏟아질 듯한 별들에 문득 건우에게 별똥별이 떨어지면 정말로 예쁘겠다며, 만약에 그런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살며시 눈을 감더니 생각에 잠긴다. 조용히 그런 그를 바라보며 가만히 그의 대답을 기다리자, 그는 곧 정말로 예쁘겠다고 자신의 말에 동의하더니 개인적으로 꼭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소원에서는 잠시 말을 끊더니 고개를 자신 쪽으로 돌리며 잔잔하게 미소짓는다. 그리고서는 끊었던 말을 부드럽게 천천히 이어나간다.
자신과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고 죽는 그 날까지 쭉 이어지는 거라고 소원을 밝히며 욕심쟁이라고 할거냐며, 자신들의 인생이 언젠가 끝날 그 날까지 쭉 이어진다면 되게 멋질 것 같지 않냐며 웃어버린다.
"아하하, 그게 뭐야~ 물론 멋지긴 하겠지만, 그런 소원을 별똥별에게 빌면 어떡해! 나한테 빌어야지. 나는 너한테 빌고. 응, 욕심쟁이라고 할거야. 소중한 소원을 그런 당연한 일에 빌어버리니까 말야. 우리는 쭉 이어질거야. 지금까지 십 년이상 이어져왔잖아. 안 그래?"
잔잔히 미소지으며 저의 소원을 말하는 건우에게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맞아, 우리는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온 소중한 관계. 게다가 소꿉친구끼리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 같은 고등학교까지 함께 다니는 것 자체가 매우 희박한 확률이라고 들었어. 하지만 우리는 그것까지 이루어냈으니까, 당연히 너와 나는 끝까지 이루어지지 않을까? 그러니까, 너는 나한테 빌어줘. 나는 너한테 빌테니까.
잠시 서로가 서로의 별똥별이 되어주는 상상을 해보다가, 건우가 다시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며 자신과 똑같은 질문을 던지자 잠시 그런 그를 가만히 바라본다.
"...나는..."
그를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자신도 건우처럼 쏟아질 듯이 빛나는 별들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잠시 조금 머뭇거리며 말을 아끼다가 천천히 입을 연다.
"네가 행복해지기를, 하고 빌거야. 네가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즐겁게 그 일을 하면서, 언제나 행복하게 웃는 미래가 네 앞에 펼쳐지기를 바라니까."
진심이 가득 담긴 목소리. 네가 정말로, 정말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건우야. 너의 행복은 곧 나의 행복. 그러니까, 나를 위해서까지라도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언제나 네가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보고싶어.
굳이 뒷말을 더 덧붙이지 않고 그냥 거기까지 말하며 배시시 웃어버린다. 그래도, 건우라면 내 마음을 아주아주 조금쯤은, 알아차려주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그나저나 내일 물놀이할 때 건우, 너 엄청 신나겠네? 그치? 너 수영하는 것도 좋아하고 냇가나 계곡이나 바다나, 물이 있는 곳이라면 전부 다 좋아하잖아."
위에서 반짝이는 별들뿐만이 아니라 옆에서 들리는 파도소리에 시선을 다시 내리고 바다를 잠시 바라보다가, 건우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키득키득 웃는다. 예전부터 수영을 좋아했던 너였으니까. 나와는 다르게 말이야.
/ 우와...말만 들어도 정말 맛있었겠어요! 그나저나 또 냉면! 저는 못 먹는 냉면을 이틀이나 연속으로 드시다니! 부러워요...
진실은 언제나 하나죠! 저 너머로 갈것도 없이, 저의 직감은 건우주께서 잡혀주신 거라고 얘기하고 있다구요! 그러니까 저는 저의 직감을 믿어보겠어요. 그리고 반복하는 전개가 싫으시다면 변화를 줘볼까요? (살짝 볼 찔러보기)
그리고 어...음...저어...그, 그러니까...자, 잘 먹을게요...짓궂은 맛의 건우주의 사, 사...그, 아무튼 그러니까 빤히 보지 말아주세요...! (동공지진) (슬쩍 시선회피) -
336 건우 - 주아 (5801E+57) 2016. 7. 29. 오후 2:54:22별똥별에게 무슨 소원을 빌고 싶어?
주아의 입에서 나온 그 질문에 대해서 나는 내 나름대로의 소원을 주아에게 밝혀보았다. 부끄럽다면 상당히 부끄러운 그 말을 듣고서 주아는 나처럼 웃어보이더니 마치 조용하게 철썩이는 파도처럼 너무나도 잔잔하고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그 모습에 나름대로 조금 강하게, 고집을 부려보듯이, 그러면서도 잔잔한 분위기로 나 역시도 주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답을 했다.
"이래보여도 난 로맨티스트야. 아마도 말이지. 그리고 그런 소원을 어떻게 바로 너에게 다이렉트로 비냐? 부끄럽게. 욕심쟁이라도 해도 좋아. 당연한 일이라고 해도 그렇게 빌고 싶은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난 그만큼 너하고 같이 있고 싶으니까."
정확히 언제부터 주아와 함께 놀게 되었는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떤 계기로 놀게 되었는지도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와 주아는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 그리고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물론 만화나 소설처럼 늘 같은 반이었던건 아니다. 같은 반일때도 있지만, 다른 반일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주아는 내 옆에 있어줬다.
확률로 따지면 이건 과연 몇%나 될까? 굳이 계산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낮은 확률이라는 것은 아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와 주아는 그 낮은 확률을 뚫고 지금까지 관계가 이어져왔다.
보통 책에서 본 적이 있는데, 소꿉친구는 보통 상대를 이성으로서 인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들었다. 아마 그게 웨스터마크 효과였던가? 아마 그랬던 것 같다. 어릴적부터 함께 지낸 친구는 이성으로서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가족, 혹은 남매, 그냥 단순한 친구. 그렇게까지만 인삭하지 못하는게 대다수라고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물론 나도 작년까지만 해도 크게 주아를 의식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주아를 천천히 의식하게 되었고, 주아가 좋아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 듣고 나서부터 나도 모르게 멍해질 정도가 되고 말았다. 낮은 확률이 더욱 더 낮아지는 순간이었다. 그 상태에서 앞으로도 쭉, 언젠가 인생이 끝날 그 날까지, 쭉 이어진다고 한다면 이건 천문학적인 확률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 낮은 확률을 나와 주아는 이룰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따. 그저, 나와 주아니까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내 소원을 말한 후에, 나는 고개를 들어 저 하늘 위에서 마치 보석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며 시선을 사로잡는 별들을 바라보며, 주아에게 너는 무슨 소원을 빌고 싶냐고 물어보았다. 그 물음에 주아는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서 방금전에 내가 보였던 모습이 살짝 엿보여서 조용히 미소 지으며 주아의 입이 열리기만을 조용히 기다렸다.
말을 아끼던 주아는 천천히 그 입을 열기 시작했고 내가 행복해지는 것을 빌고 싶다고 했다. 언제나 행복하게 웃는 미래가 내 앞에 펼쳐지기를 바란다고 비는 그 모습에 나는 고개를 내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살며시 꼬옥 잡고 있던 손을 풀고서 주아의 어깨에 손을 살며시 올리고 내 쪽으로 살짝 끌어당겼다. 진심이 가득 담긴 그 목소리에 깃들어있는 나를 향한 애정, 그리고 따뜻한 마음. 그 모든 것이 직설적으로 와닿고 있었다.
"바보. 그럴려면 네가 내 옆에 있어야 한다는게 필수불가결인건 알지?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내 행복을 위해서 나랑 떨어지겠다라던가 그런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마. 내 꿈을 찾고 그것에 매진한다고 해도 내 옆에서 나를 응원해주고, 나를 지탱해주고, 나를 격려해주는 네가 없으면 난 행복하지 않아. 행복하게 웃길 바란다면 너도 이렇게 내 옆에서 행복하게 웃어줘. 그러면 아무리 힘들어도 난 힘을 얻고 웃을 수 있으니까."
방금전까지 주아가 배시시 웃었던 것처럼 나 역시도 생긋 미소를 지어 웃어보이면서 정말로 연인스러운 분위기를 주변에 풍겨보았다. 아마 지금 이 광경을 지우가 보면 실실 웃으면서 짖궂게 놀릴테고, 여기 사람들이 바라본다면, 분홍빛 안개의 독기가 너무 강하다고 불평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난 진심이니까. 진심으로 주아가 옆에 있지 않으면 설사 모든 것을 이룬다고 해도 행복할 수 없었다. 나를 이해해주고 나를 응원해주고, 나를 위해서 달려와주고, 내가 힘들때 누구보다도 내 옆에 있어주는 존재가 옆에 없는데 그 모든게 무슨 소용이겠어.
행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지금의 내 행복의 원천은 바로 10년 이상 이상 내 옆에 있어준 이 여자애였다.
주변에서 철썩철썩 치는 파도소리를 들으면 주아는 바다 쪽을 바라보더니 나를 보며 키득키득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그 모습에 작게 웃으면서 긍정하듯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정말로 나는 수영을 좋아하니까 말이야. 수영을 즐길 수 있다면, 그곳이 냇가건 계곡이건 바다건 다 상관없었다. 무엇보다도 되게 시원하잖아.
"역시 유주아. 나에 대해서 너무 잘 안다니까. 내일은 실컷 즐겨야지. 바다도, 그리고 너와의 시간도 말이야. 후훗."
주아와 있을때마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웃음소리.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정말로 주아가 있어야 나는 앞으로도 계속 행복할 수 있겠다는 것을 느끼면서 잠시 나도 바다 쪽을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바로 그때였다. 저 편에서 뭔가 하늘을 향해서 팍하고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하늘 위에서 아름답게 터지듯이 퍼져나가는 폭죽의 모습이 내 눈동자에 비쳤다. 경쾌하면서도 커다란 소리에 살짝 놀라긴 했지만, 자연스럽게 눈 앞에 비치는 그 아름다움에 절로 입이 쩍 벌어졌다.
마치 검은색 도화지같은 하늘 위를 아름답게 수놓는 그 모습을 잠시 말 없이 바라보다가, 나는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면서 살며시 주아에게 제안을 해봤다.
"지금 어딘가에서 불꽃놀이 하는 모양인데? 음. 우리도 가볍게 한번 즐겨볼까? 바다니까 분명히 파는 곳이 있을거야."
//주아주가 이렇게 장난끼가 많은 성격이라는건 잘 몰랐는데요? 어쩌면 그만큼 제 존재도 편해져서 이런걸까요? 볼을 찌르시다니! 부드러울 것 같진 않은데 말이죠. 당할수만은 없으니 저도 가볍게 찔러볼까요? 에잇!
그리고 역시 귀엽잖아요! 저를 귀엽다고 표현하는데 주아주가 100배는 더 귀엽다고요! 역시 파릇파릇한 학생의 나이라서 그런걸까요?(빤히 -
337 주아 - 건우 (46856E+55) 2016. 7. 29. 오후 6:22:21쏟아지는 별들 아래, 그 분위기 속에 취한 듯 별똥별에게 무슨 소원을 빌고싶냐고 건우에게 물어본다. 별똥별이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과학적 근거도 없고, 지금 정말로 별똥별이 떨어진다는 보장도 없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그동안 미신으로 여겨졌던 것들에 내 마음을 기대어봤을 때, 전부 이루어졌었는 걸. 별똥별이라고 해서 우리의 소원을, 이루어주지 않으리라는 확신도 없잖아?
그러니까 이렇게 한 번 미리 생각이라도 해보자. 그런 절대적인 존재가 나타나서 그에 소원을 빌 때, 너는 무엇을 소원으로 빌고싶어?
그런 자신의 질문에, 건우는 역시나 자신이 예상해보았던 대답을 내놓는다. 역시, 너는 그렇구나. 정말로, 정말로, 우리 사이를, 우리 관계를, 나를 소중히 생각해주고 있어. 말하면서도 건우는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보며 고마움을 가득 담아 웃어보이고는 잔잔하고 편안한 미소로 장난스럽게 대답한다. 그러자 그런 자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건우는 잔잔하지만 그러면서도 조금 강하게, 고집을 부리듯이 입을 연다.
이래보여도 저는 아마도 로맨티스트라며, 부끄럽게 그런 소원을 어떻게 바로 자신에게 비냐며, 욕심쟁이라도 해도 좋으니 저는 그만큼 자신하고 같이 있고 싶다고 건우는 솔직하게 말한다.
잠시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풋, 하고 웃어버린다.
"아하하, 아마도는 뭐야~ 로맨티스트 맞잖아? 사실, 나도 네가 이렇게까지 로맨티스트일 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그리고 나한테 바로 그런 소원을 빌면 뭐 어때서? 내가 들어주겠다는데 말야. 응, 나도 그만큼 너와 같이 있고 싶어."
건우가 솔직하게 먼저 얘기해준 만큼, 자신도 솔직하게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밝힌다.
응, 나도 정말로 너와 같이 있고 싶어.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계속.
십 년 이상. 객관적으로 봐도 결코 적지 않은 시간. 하지만 그만큼을, 건우와 자신은 서로의 옆에서 함께 지내왔다. 함께 웃고, 함께 슬퍼하며, 언제나 그렇게 함께 계속.
굳이 소꿉친구가 아니더라도 어렵다는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 그리고 같은 고등학교까지 달성해낸 자신들이었으니, 어쩌면 정말로, 우리는 끝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확신에 가까운 추측까지 해본다.
그리고 이번에는 건우가 고개를 들어 저 하늘 위에 아름답게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무슨 소원을 빌고 싶냐고 물어보자 조금 머뭇거린다. 아까와는 반대된 입장. 이번에는 건우가 조용히 미소 지으며 자신의 대답을 기단시는 모습에 드디어 천천히 입을 열어 자신의 소원을 밝힌다.
자신의 소원은 바로, 건우가 행복해지는 것. 언제나 행복하게 웃는 미래가 건우의 앞에 펼쳐지는 것.
그러한 자신의 소원을 들은 건우는 고개를 내려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꼬옥 잡고 있던 손을 풀고서 자신의 어깨에 손을 살며시 올리고 저의 쪽으로 살짝 끌어당긴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순간 놀라 조금의 저항도 없이 건우의 움직임대로 그의 쪽으로 가깝게 붙는다. 그리고 들려오는 건우의 말.
그럴려면 자신이 저의 옆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필수불가결이라며,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저의 행복을 위해서 저랑 떨어지겠다라던가 그런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라며. 행복하게 웃길 바란다면 자신도 이렇게 저의 옆에서 행복하게 웃어달라며 건우는 생긋 웃으면서 얘기한다.
"어라? 그런 생각으로 먼저 나와 거리를 뒀던 게 어디 사는 누구였더라~ 그리고, 들킨거야, 내 생각?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도 없잖아. 안되겠다, 그럼 나, 끝까지 네 옆에 붙어있는다? 네가 질린다고 하더라도 꿋꿋하게 떨어지지 않을테니까 그 때 가서 딴소리 하면 안 돼?"
그런 건우의 말에 장난기 가득하게 대답한다. 정말, 네가 먼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었잖아? 그래도 나는 너와 떨어지기 싫어서 꿋꿋하게 너에게 다가갔지만.
지금도 역시 건우와 떨어질 마음은 없었다. 떨어질 것처럼 말해도, 그럴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래도 역시, 조금 궁금하긴 했다. 만약 내가 너와 떨어진다면...너는 나에게 다가와줄까?
그런 생각도 해보면서 들리는 시원한 파도소리에 잠시 바다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리고는 건우를 보며 키득키득 웃으며 말을 건다. 그러자 건우도 작게 웃으면서 긍정하듯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다. 역시 자신에 대해서 너무 잘 안다며, 내일은 바다도, 자신과의 시간도 실컷 즐길거라고 얘기하며 부드럽게 웃는 건우의 모습에 자신도 해맑게 따라 웃는다.
"그렇다고 해서 혹시 내일 일부러 바다에 나 빠뜨리거나 한다면 각오하는 게 좋을거야!"
그리고 그렇게 말하며 건우와 같이 바다 쪽을 바라보던 그 순간, 저 편에서 무엇인가가 하늘을 향해 날아가서는 펑, 하고 터진다. 갑작스런 커다란 소리에 깜짝 놀란 것도 잠시, 곧 여러가지 색의 폭죽이 검은 밤하늘을 가득 채우는 것을 멍하니 바라본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불꽃. 아까의 노을빛과는 또다른 아름다움의 붉은빛, 주황빛, 노란빛의 불꽃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눈을 떼지 못한다.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한동안 그렇게 불꽃들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면서 우리도 가볍게 불꽃놀이를 즐겨볼까? 하고 제안한다.
그런 그의 제안에 표정이 환히 밝아지며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인다.
"응, 우리도 하자! 하고 싶어!"
오랜만에 본 불꽃놀이. 건우와 함께 둘만이서 즐겨본 기억은 없는 만큼, 같이 해보면 평생 잊지못할 추억이 될 것 같은 느낌에 하고싶다는 마음을 강하게 표현하며 기대된다는 표정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낸다.
/ 그건 저 역시도 마찬가지라구요. 건우주께서 이렇게 제 장난을 잘 받아주실줄은 몰랐어요. 서로 이렇게나 편해지게 된걸까요? 왜요~ 부드럽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건 그것대로 괜찮지 않나요? ㅎㅎㅎ 그리고 똑같이 반격해오시다니! 저야말로 부드럽지 않을걸요?
안 귀엽다구요! 건우주께서 훨씬, 훨씬 더 귀엽다구요! 정말 귀엽게 하트까지 써주셨잖아요? 그리고 학생..인 건 맞지만 그래도 나름 반쯤은 성인이라구요?! 그, 그러니까 빤히 보지 마세요...우와, 이건 이것대로 뭔가 창피한 기분...! (얼굴 가리기) -
338 건우 - 주아 (5801E+57) 2016. 7. 29. 오후 7:49:00자신도 나와 같이 있고 싶다고 말하는 주아의 말, 그리고 내가 행복해지는 것을 소원으로 빌고 싶다는 주아의 말.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이런 말을 듣고서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을 남자친구가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적어도 지금 이 순간, 나는 그 어떤 연인을 가진 남자들보다도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객관적으로는 안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원래는 바다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하려고 했지만 주아의 부모님이 부르는 바람에 시도조차 하지 못한 행동을 지금 바로 나는 시도해봤다. 그리고 그 시도는 완벽하게 성공하여, 주아의 어깨에 손을 올릴 수 있었고 내 쪽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성공했다. 그 일련의 행동에 주아는 깜짝 놀란듯 보였다. 엄청나게 가까워진 거리는 서로의 작은 숨소리조차도 들려오는 아주 가까운 거리. 사귀고 나서부터 몇번이고 만들어보인 우리 둘만의 거리였다.
그 거리를 만들어보이면서 나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네가 필수불가결이라고 확실하게 밝혔다.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주아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고백을 하기 전, 그러니까 내가 주아와 거리를 두려고 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그 말에 나는 난감한 듯 웃으면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확실히 그때의 행동과 지금의 내 말은 모순이라면 확실히 모순이었다. 설마 이렇게 찔러오다니. 유주아. 너 엄청 성장한거 아니야?
그때의 바보같은 나의 행동을 떠올리면서 난 뒤이어 들려오는 주아의 말들을 전부 하나하나 집중해서 들었다. 끝까지 내 옆에 붙어있겠다고, 내가 질린다고 해도 꿋꿋하게 떨어지지 않을거라고 그때 가서 딴소리 하지 말라는 선전포고 비슷한 말을 들으면서 나는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어 주아에게 날려보냈다.
"바라던 바야. 그거. 예전에 떨어져 있으려고 했지만 실패했으니 이젠 진짜로 내 옆에 꼭 데리고 다녀야지. 그렇게 안하면 누군진 모르겠지만, 자기에게 왜 그러냐고 자기가 싫어진거냐고 울먹일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살짝 복수의 의미를 담아서 그때 주아가 나에게 보여줬던 행동들을 살짝 입에 담아보았다. 왠지 이것도 가볍게 받아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그거대로 상관없다고 느끼며, 바다에 자신을 빠뜨리면 각오하는게 좋을거라는 2번째 선전포고에 가볍게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주아야. 그거 알아? 그런 말 들으면 묘하게 빠뜨리고 싶어진다는거. 원래 사람은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법이거든. 물론 안 그러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살짝 긴장은 할 수 있도록 이렇게 무언으로 대답하는 것도 괜찮겠지?
그렇게 이런저런 대화를 하던 도중, 갑자기 하늘 위에서 아름다운 색색의 불꽃들이 터져나가는 모습들이 보였다. 살짝 옆을 바라보니 나만이 아니라 주아도 살짝 놀란 모양이었다. 잠시동안 그렇게 둘이서 불꽃놀이를 바라보다가, 나는 주아에게 불꽃놀이를 즐겨보는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그러자 주아는 표정이 밝아지더니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이며 우리도 하자며,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알았어. 분명히 이런건 근처에서 파는 곳이 있을테니까 같이 사러가자. 기왕 가는 김에 음료수라던가 간식거리도 사고. 괜찮지?"
원래는 혼자서 빨리 갔다오는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주아가 날 혼자서 보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러기에 주아와 같이 가기로 마음먹었다. 거기다가 나도 지금은 주아와 떨어져있고 싶지 않았다.
정말로 가볍긴 하지만 지금 이렇게 같이 산책을 하는 것조차도 나는 데이트라고 생각한다. 데이트 도중에 여자친구를 혼자 내팽겨치는 남자친구라니.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여자친구에 대한 매너가 아니었다.
소꿉친구일때와는 다른 거리와 다른 행동 양식. 그 모든것들의 변화를 신기하게 느끼며 나는 우리 둘만의 거리를 유지하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시원한 바닷바람 때문일까. 이렇게 꼬옥 붙어있어도 전혀 답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한 감정만이 가득 느껴지며, 더욱 더 가까이 붙어있고 싶다는 느낌만이 들었다.
//한번 날아가버려서 최대한 빠르게 다시 써버렸습니다. 하하. 가끔 이런 날도 있는거겠죠. 그리고 주아주와 제가 만난지 이미 한달이 훨씬전에 넘어버렸잖아요? 그러니까 서로 편해지는것도 당연한거 아닐까요? 단체스레에서도 한달쯤 지나면 왠만하면 다 친해지잖아요? 그런데 1:1, 2명이서만 노는 곳에서 한달이 지나면 훨씬 더 친해지지 않을까라고 전 생각해요. 물론 주아주가 파트너로서 정말로 저와 잘 맞는다는 느낌도 있지만요.
그리고 얼굴 가리지 마요. 나름 반쯤은 성인이라. 그래도 아직은 학생인거잖아요? 그럼 파릇파릇한거죠! 왜 그렇게 부끄러워하고 그러세요. ㅎㅎㅎ -
339 주아 - 건우 (18969E+56) 2016. 7. 29. 오후 9:03:28자신도 건우의 소원처럼 같이 있고싶다고 밝히고, 자신의 소원으로 건우, 네가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그러자 건우는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저 쪽으로 끌어당겨 순식간에 자신들의 거리를 아주, 아주 가깝게 만들어보인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순간 놀라 결국 자신도 그의 손길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그에게 가깝게 붙게된다. 사귀고 나서부터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만들어진 자신들만의 거리. 그 누구도 들어올 틈이 없는 완벽한 둘만의 거리. 그 속에서 건우는 저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자신이 필수불가결이라며 확실하게 못 박는다.
...으음, 그렇지만 말야. 건우야. 너의 방금 그 말은...
순간 예전에 건우와 자신 사이에 있었던 일 하나가 자신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간다. 그 때의 건우와 지금의 건우는 완벽히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새삼 그러한 변화가 신기하다 생각하며, 건우에게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그가 자신과 거리를 두려고 했던 그 때의 이야기를 꺼내든다. 그러한 자신의 말에 건우는 난감한 듯 웃으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재밌다는 표정을 지으며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 끝까지 옆에 붙어있겠다고, 질린다고 해도 꿋꿋하게 떨어지지 않을거라고. 그러니 그 때 가서 딴소리 하지 말라고.
자신 역시도 건우가 자신이 싫어졌다고 말했으면 조용히 곁을 떠났을 그 때의 자신과는 완전히 다를 그런 말을 해보기도 하며, 새삼 변한 것은 건우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 자신의 선전포고 비슷한 말을 들은 건우는 부드럽게 자신에게 눈웃음을 지어보인다.
그리고는 바라던 바라며, 예전에 떨어져 있으려고 했지만 실패했으니 이젠 진짜로 저의 옆에 꼭 데리고 다녀야겠다며. 그렇게 안하면 누군진 모르겠지만, 자기에게 왜 그러냐고 자기가 싫어진거냐고 울먹일지도 모르니까, 하는 건우의 말 속에는 살짝 자신의 말에 대한 복수의 기운이 느껴진다.
"자, 잠깐...! 꼭 그렇게까지 말했어야 하는거야? 그 누군가 씨 때문에 당황하고 더 아파하던 사람이 누구였는데...!"
예전에 자신의 모습이 건우의 입에서 나오자 왠지 모르게 창피함이 몰려온다. 그 때, 확실히 상처를 받긴 했었구나, 나... 아니,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울먹이면 어떡해, 유주아...!
어쨌든 건우의 그 말을 받아쳐보기는 하면서 속으로는 스스로의 과거 행동에 살짝 질책한다.
그리고는 바다에 자신을 빠뜨리면 각오하는 게 좋을거라고 나름의 2차 선전포고를 날리지만, 건우는 가볍게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순간 스쳐지나가는 불길한 기분. 아니, 잠깐...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거야, 너? 알겠다고 대답해줘야 하는 거 아냐? 왜 그렇게 웃고만 있는거야? 정말 빠뜨릴거야? 나, 수영 못하는데?
...만약에 정말로 빠뜨린다면, 당분간 아주 단단히 삐져서 네 쪽 쳐다보지도 않을테니까, 그리 알아.
그런 마음을 가득 담아 가볍게 웃는 건우를 잠시 흘겨본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들리는 펑, 하는 커다란 소리. 그 소리를 따라가보니 아름다운 불꽃이 밤하늘 속에 퍼져나가는 것이 보인다. 잠시 같이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건우가 불꽃놀이를 즐겨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당연하다는 듯이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이런건 근처에서 파는 곳이 있을테니까 같이 사러가자며, 가는 김에 음료수나 간식거리도 사자는 그의 말에 신난 듯한 표정이 얼굴 위에 그대로 드러난다.
"응응! 난 좋아! 으음...지금 먹으면 살찔 것 같기도 하지만...그래도 먹을래!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할래."
문득 지금은 밤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곧 깔끔하게 결론을 내버린다. 저녁 6시 이후로 먹는 것은 다 살로 간다는 소리가 있지만, 6시 이후로 아무것도 안 먹는 건 사람이 할 수 없는 범위라구.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해보기도 하며 여전히 그와 꼬옥 붙은 채,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간다. 어느 순간부턴가 자연스럽게 맞춰지게 된 자신들의 걸음 보폭. 분명 건우가 자신에게 맞춰주는 것이 분명한 그 걸음걸이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시원하게 가만히 불어오는 바닷바람 속, 누가 봐도 다정한 연인의 모습으로 자신들은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잠시 걸음을 옮기자 바닷가 근처,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편의점 불빛이 환히 켜져있는 것이 보인다.
"앗, 편의점이야! 건우야. 저기에 불꽃놀이할 것도, 간식거리도, 음료수도 전부 팔고있지 않을까?"
혹시나 그가 발견을 하지 못했을까봐 손가락으로 그 편의점을 가리키며 그에게 묻는다. 보통 이런 바닷가 근처의 편의점이나 가게는 그런 것들을 주로 파니까. 어쩌면 아까의 그 불꽃들도 여기서 구입된 것일지도 모르고.
/ 우와...새삼 이렇게 다시 들으니까 묘하게 신기해요. 벌써 그렇게 오래 되다니! 안 친해지는 게 더 이상할 뻔한 상황이었네요. 물론 저도 건우주와 정말 잘 맞는다는 느낌도 있구요! 이렇게까지 잘 맞는 파트너는 또 처음이라...전부 신기하네요.
그리고 얼굴 가리는 게 뭐 어때서요! 전부 건우주 때문이잖아요! 빤히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그렇게나 말씀드렸는데, 너무해요! 그리고 파릇파릇이라는 말, 뭔가 왠지 모르게 창피하단 말이예요... 그냥 성인인 척 할 걸 그랬나봐요, 하아... -
340 건우 - 주아 (5801E+57) 2016. 7. 29. 오후 11:25:59가볍게 장난에 장난을 겹쳐서 마치 핑퐁을 치듯이 서로의 말에 가볍게 반격하며, 웃기도 하고 토라져보기도 하고 장난스럽게 웃기도 하면서 우린 해변가에서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 그 도중에 보이는 아름다운 불꽃을 보면서 우리 둘 다 불꽃놀이를 하는 것에 찬성하고 연인이 된 이후, 새롭게 형성된 우리들만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리고 주아의 보폭에 내 보폭을 맞추면서 천천히 모래밭에 우리들의 발자국을 남기며 앞으로 걸어갔다.
내가 주아를 향해서 한 걸음, 주아가 나를 향해서 한 걸음. 서로가 서로를 향해서 한 걸음. 0에 가까운 우리들만의 연인의 거리. 그 거리를 느끼며 나는 다시 한번 미소지었다. 둘 중 한명이라도 잘못된 선택을 하면 영원히 형성될 수 없는 지금의 거리. 어쩌면 더욱 더 멀어졌을지도 모르는 우리 둘의 거리. 그 모든 것을 신기하게 느끼며 당시에 나를 만나러 온, 나를 붙잡으러 온, 나를 질책해 준 주아에게 고맙다고 마음 속으로 몇번이고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살며시 주아를 바라보았다. 내 옆에 꼬옥 붙은채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기분 좋아보이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이 애를 소중하게 여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언젠가 우리 둘이 어떤 원인으로건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 행복함만을 느낄 수 있게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서로서로 아무런 말도 안하지만, 서로가 행복한 것을 느끼며, 앞으로 걸어가던 도중, 주아가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면서 편의점이 있다고 나에게 가르쳐줬다. 그리고 불꽃놀이를 할 것도, 간식거리도, 음료수도 전부 팔고 있지 않겠냐고 나에게 말을 해왔다.
그 곳을 바라보자 정말로 거기엔 불이 환하게 켜져있는 편의점이 보였다. 당연하지만 주아의 말대로 저 곳에는 불꽃놀이를 할 것도, 간식거리도, 음료수도 전부 팔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바다가 근처에 있고, 지금은 여름인데 없을리가 없었다.
편의점을 발견해준 주아를 대견하게 바라보면서 생긋 입꼬리를 올려 밝은 미소를 보이며 주아의 말에 답했다.
"응. 틀림없이 있을거야. 그건 그렇고 대단한데. 나도 미처 못 본 편의점을 다 발견하고 말이야. 어서 가보자!"
하지만 절대로 보폭을 빠르게 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조금이라도 이렇게 더 가까이 걷고 싶었으니까. 지금의 보폭을 그대로 유지한채로, 어서 가보자는 말만 하고서 계속해서 주아와 같은 걸음걸이로 앞으로 나아간다.
한 걸음, 한 걸음. 우리 두명이 편의점으로 다가갈수록, 편의점은 점점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정확히는 우리가 가까워지는거지만, 왠지 편의점이 우릴 향해서 다가오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어느샌가 나와 주아는 편의점 바로 앞에 도착했다. 안에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도 있었고 우리처럼 서로 진하게 붙어있는 커플들로 보이는 이도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그곳에서는 불꽃놀이에 쓸 수 있는 폭죽들도 함께 있었다. 아버지에게 받은 용돈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기에 충분히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제안을 했다.
"불꽃놀이에 필요한 폭죽은 내가 살게. 라이터도 말이야. 불을 붙혀야하잖아? 그러니까 주아, 네가 간식과 음료수를 사줄 수 있을까? 종류는 너에게 맡길게."
개인적으로는 스파클라를 사는게 가장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하늘 위로 폭죽을 뻥뻥 쏘는 30발 연속 발사 폭죽도 괜찮긴 하지만, 스파클라의 아름다움도 불꽃놀이의 매력 중 하나이니까. 무엇보다도 스파클라는 크게 다칠 염려도 없으며, 무엇보다 커플이서, 오붓하게 즐기기엔 정말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만큼, 30발 폭죽도 일단은 사두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 위에 불꽃을 쏘고 그것을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니까. 라이터도 하나 사야할테고.. 생각보다 돈이 조금 깨질지도 모르겠지만 괜찮았다.
이 모든것을 주아와 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위한 투자금이라고 생각한다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마 대학교에 들어가고, 그리고 어른이 된다면 나와 주아가 서로 웃으면 그땐 이런 일도 있었지 하면서 추억을 나눌 수 있는 날도 있지 않을까? 언젠가 찾아올 그 날을 기대하면서, 나는 천천히 문을 열고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가득 차 있는 편의점의 시원함 또한 너무나도 기분 좋은 시원함이라 느끼면서, 나는 살며시 주아의 어깨에서 손을 넣고 잠시동안 개인행동을 하기로 했다.
"그럼 간식은 잘 부탁할게. 주아야."
//정말로 신기한 일이죠. 물론 일댈로 한달 이상 가는 케이스가 우리만 있는건 아니에요. 사실 참치에도 한달 이상 가는 일댈이 다른 곳도 있고 스레딕에서도 몇개는 있었으니까요. 제목은 말하면 안되겠지만요. 그래도 역시 첫 일댈부터 하루만에 바람 맞고, 그 다음 일댈은 2주 가량하고 사라져버리고... 그 다음도 그 다음도... 그리 좋은 기억은 없네요. 아. 어쩌면 주아주는 제 바로 전의 일댈은 봤을지도 모르겠네요. 똑같은 썰로 그대로 구했었으니까요.
그때는 아. 정말로 일댈은 나하고는 안 맞는구나..라고 생각을 했던지라 주아주도... 그렇게 기대는 안했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저와 함께 해주신것을 보면서 과거의 저를 때려주고 다는 생각만이...(눈물)
그리고 알았어요. 알았어. 토라지지 말아요. 아주 조금만 볼테니까. 그래도 사람과 대화하는데 얼굴 안 볼 순 없잖아요? 성인인척이라. 성인이건 아니건, 저는 주아주를 대하는 태도는 바뀌지 않았을거에요. 저에게 있어서 주아주는, 말 그대로 주아주 객체 그대로니까요.
음..그리고 아마 주아주의 취침시간을 고려하면, 제가 이렇게 답레를 날리고, 주아주의 답레를 받고 제가 자기 전에 한번 더 쓰면 이번주는 이걸로 끝이 나겠네요. 토요일과 일요일은 제가 없으니까요.
잘 갔다올게요. 주아주 걱정 안 끼치게 잘 놀다 올테니까 걱정 마시고요. 절대로 주아주 버리고 어디론가 간다거나 그러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기다려주실 수 있죠? -
341 주아 - 건우 (1525E+48) 2016. 7. 30. 오전 12:42:50여름날 바닷가, 하면 흔히 볼 수 있는 불꽃놀이의 풍경. 밤하늘에 그려지는 그 형형색색 불꽃들의 아름다움을 자신들도 하나의 추억으로써 즐겨보고자, 함께 불꽃놀이 용품과 간식거리 등을 사러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사박사박.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할 모래가 밟히는 소리와 신발을 타고 전해지는 그 느낌을 즐기며, 건우와 꼬옥 붙어서는 앞으로 걸어간다. 여름날임에도 불구하고 밤에는 아직 시원한 편이라 그렇게 가까이 붙어있어도 불쾌함은 커녕, 오히려 행복감만 느껴진다.
그렇게 서로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느껴지는 행복감에 기분 좋게 걸음을 옮기던 도중, 자신의 눈에 환히 불이 켜져있는 편의점 하나가 들어온다. 아, 혹시 저기에?
그 편의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건우에게 편의점이 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불꽃놀이를 할 것도, 간식거리도, 음료수도 전부 저기서 팔고 있지 않을까, 하고 말한다.
건우도 자신이 가리키는 손가락 끝을 따라 시선을 옮기고는 편의점을 발견했는지, 자신을 대견하게 바라보면서 입꼬리를 올려 밝은 미소를 보이며 틀림없이 있을거라며, 저도 미처 못 본 편의점을 발견하고, 대단하다며 칭찬해준다.
생각지도 못한 그의 칭찬에 순간 멋쩍게 웃어버린다.
"아하하, 이런 별 거 아닌걸로도 그렇게 칭찬해 주는거야? 강아지들이 물건을 찾아냈을 때 주인에게 칭찬받는 게 이런 느낌일까~"
역시, 건우는 반쯤 나를 애완동물로 보는 게 분명해.
그런 장난 반, 진심 반인 마음으로 키득거리며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어서 가보자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그렇게 말해놓고, 건우는 전혀 걸음의 보폭을 빠르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까와 똑같이 자신의 걸음걸이에 맞춰서 걷고있었다.
정말이지, 말로는 어서 가보자고 해놓고. 귀엽게 이렇게 행동하기야?
잠시 그를 귀엽다는 듯이 살짝 바라보고는 편의점을 향해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어느새 도착한 편의점 앞.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 이 밤에도 놀러나온 사람들이 많구나, 하고 생각하던 중, 건우가 자신을 바라보며 불꽃놀이에 필요한 폭죽과 라이터는 저가 살테니, 자신은 간식과 음료수를 사줄 수 있을까? 하고 제안해오자 자신도 건우 쪽을 바라본다.
"알았어. 대신 진짜 내 마음대로 산다? 후회하지나 마~"
고개를 끄덕이며 키득키득 웃고는 같이 편의점 안에 들어간다.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 그 바람을 즐기다 이제는 따로 행동해야하기에, 자신의 어깨에서 손을 뗀 건우에게서 자신도 조금 떨어진다.
"그럼 나도 폭죽, 잘 부탁할게!"
간식은 잘 부탁한다는 그의 말에 똑같이 대답하며 이따 봐, 하고 손을 흔든 후, 곧바로 과자가 있는 코너 쪽으로 간다. 어린 남자아이들이 뭘 먹을지 고민하며 진열된 과자들 앞에 서 있자, 자신도 그 옆에서 똑같이 고민에 빠진다. 뭘 사야 건우가 좋아할까?
잠시 으음, 으음, 하고 고민하다가 이내 결정이 끝난 듯, 손을 뻗어 과자들을 집어든다. 자신이 선택한 것은 이제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감자칩과 초코 과자, 새우 과자, 나초 과자였다. 그 과자봉지들을 한아름 껴안고 이번에는 음료수 쪽으로 향한다.
이번에도 수많은 음료수들을 바라보며 다시 또 고민에 빠진다. 정말이지, 종류가 너무 많아도 고민된다니까...
그렇지만 막상 쭉 훑어보자 두 음료수가 자신의 눈에 바로 들어왔고, 망설임 없이 바로 그 음료수들을 집어든다. 이번에 선택한 음료수는 바로 건우가 좋아하는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와 오렌지 주스. 만약 건우가 탄산음료를 먹고싶지 않다고 하면 오렌지 주스를 건네줄 생각이었다.
건우가 좋아하는 음료수의 맛이 조금 궁금하기도 하고 말야.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자신도 똑같이 공유하고 싶은 마음. 이것도 어쩌면 연인이 된 이후로 나타난 여러 변화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며 어쨌든 그 음료수들도 들고 계산대로 걸음을 옮긴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은 뭘 살지 아직 고민하고 있었기에, 바로 먼저 계산할 수 있었다. 다행이다...이거 다 들고 서있었으면 힘들었을텐데.
"7200원입니다."
삑, 삑, 바코드를 찍고는 편의점 알바생은 조금 심드렁한 목소리로 얘기한다. 봉지에 담아드릴까요? 하는 그 표정에는 그 어떤 생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 수많은 손님들 때문에 지쳐서 그런 거겠지?
네, 부탁드려요, 하고 대답한 뒤에 과자와 음료수가 봉지 2개 안에 다 담기는 것을 가만히 지켜본 후 알바생에게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는다. 그리고는 그가 조금 안쓰러운 마음에 힘내라는 격려의 마음을 가득 담아 감사합니다, 하고 밝게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두 개의 봉지를 양손에 하나씩 잡고는 천천히 편의점 입구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건우는 아직 고르고 있을까?
아직 보이지 않는 건우의 모습에 기다리기로 결정하고는 다른 드나드는 사람들을 위해 입구에서 조금 옆으로 떨어져서는 가만히 서서 그가 오기를 기다린다.
/ 아, 이미 밝힌 사실이지만, 저도 마찬가지예요. 하루만에 퇴짜는 기본이고, 설정 의논하다가 사라지시고... 그다지 좋은 기억은 없었어요. 그리고 건우주의 바로 전 1:1은 보기는 봤었어요. 그리고 솔직히 찔러볼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어요. 그런데 건우주께서 너무나도 정중하게 그 분께 말씀하시고 다시 또 용기내어 1:1을 구하시는 모습에, 저도 한 번 용기내어 본거예요. 이 분이라면 그래도 조금쯤은 믿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나저나, 건우주께서는 기대 안 하셨다, 이거죠? 우와, 너무하네요, 진짜! 그래도 뭐어, 지금은 생각이 달라지신 것 같으니, 과거의 건우주도 용서해드릴게요. 그러니까 울지 마세요, 네? (쓰담쓰담)
얼굴 안 보고 사람과 대화할 수는 있다구요? 그치만 건우주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토라져서 얼굴 가리지는 않을게요. 그래도 빤히 보는 건 안돼요! 그건 창피하니까!
저의 취침시간까지 알고계시다니...무시무시하네요, 건우주께서는. 그래도 건우주, 오늘은 일찍 주무세요. 굳이 끝까지 답레 쓰실 필요는 없어요. 놀러가기 전날에 늦게 잠들면 다음 날 고생해요. 지금의 건우주의 말씀도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그래도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만큼 걱정은 이쯤할게요. 그리고 건우주께서 그럴 분이 아니시란 건 믿고있으니, 너무 그러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는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테니 대신, 즐겁게 잘 놀고오셔야 해요? -
342 건우 - 주아 (95043E+52) 2016. 7. 30. 오전 12:56:19음. 그럼 주아주의 배려를 받아들여 오늘은 이 이상 답레를 쓰지 않을게요. 배려 정말 고마워요. 그럼 답레는 월요일에 돌아와서 천천히 쓰는걸로 할게요. 음. 그리고, 어쩔수가 없더라고요. 일댈을 구할때마다 금방금방 깨져버리고.. 한때는 돌아온다고 해놓고서 안 돌아온 사람도 있고... 그렇게 한달, 두달을 기다리다가 지쳐서 제가 떠나기도 했고..
제 글에 무슨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진짜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었거든요. 혹은 내가 만든 캐릭터가 마음에 안 드는가 싶을때도 있었고... 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건 아마 주아주도 무슨 기분인지 알 거라고 믿어요.
그래도 지금은 서로간에 신뢰했으니까 된거 아닐까요? ㅎㅎㅎㅎ 울지 않을게요.
그럼 건우주는 이쯤에서 사라지도록 할게요. 월요일날 답례로 다시 돌아올게요! 주아주도 오늘은 슬슬 주무시는걸 추천합니다! -
343 주아주 (1525E+48) 2016. 7. 30. 오후 3:42:53주아주 잠깐 갱신합니다!
아, 그 기분 뭔지 알아요. 괜히 전부 내 탓으로 느껴져서 혹시 글에 문제가 있나, 캐릭터에 문제가 있나 하는 고민도 들고...저는 심지어 레스 길이가 문젠가, 아니면 내가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굴었나, 하는 고민까지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건우주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도 지금은 건우주의 말씀처럼 서로 신뢰하는 파트너가 됐으니, 저도 됐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울지 마시구요. 만약 건우주께서 우시면 또다시 반복되는 쓰다듬이 기다리고 있을 예정이니까요!
지금쯤 건우주께서는 즐겁게 놀고 계시겠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오셨으니 적어도 오늘, 내일만큼은 모든 힘들었던 일들도 전부 내려놓고 편히 쉬다 오세요. 저는 건우주께서 그러시길 바라고 있으니까요! :D -
344 주아주 (60943E+51) 2016. 7. 31. 오전 12:48:27너무 아래로 내려가진 않게 잠들기 전 잠깐 다시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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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건우주 (08955E+46) 2016. 7. 31. 오후 7:19:30건우주 아주 잠깐 생존신고할게요. 건우주는 지금 잘 놀고 있어요. 주아주에게 자랑하고픈 이야기도 있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싶네요. 한번씩 해보고 싶은 상황 생각도 해보고..
혹시 걱정할까 해서 남기고 갈게요. 내일 저녁에 답레 혹은 다시 잡담레스 남길게요! 주아주도 좋은 하루 되길 빌게요! -
346 주아주 (60943E+51) 2016. 7. 31. 오후 11:53:01주아주 갱신합니다!
정말 잘 놀고 계신 것 같아 다행이예요, 건우주! 저도 자랑을 비롯한 건우주의 이런저런 이야기 전부 듣고싶답니다. 이렇게 잠깐 시간 내어 생존신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여행 후에는 피곤하실수도 있으니 굳이 너무 무리해서 답레나 잡담레스 남기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럼, 마지막까지 즐겁게 잘 놀다오세요~ -
347 주아주 (48872E+51) 2016. 8. 1. 오후 1:07:34잠깐 갱신합니다!
오늘도 푹푹 찌네요...매미 소리도 더 커진 것 같구요. 건우주께서는 아직 야외에 계실까요? 실내에서도 이렇게 더우니만큼, 바깥은 아마 훨씬 더 덥겠죠? 늘, 늘 말씀드리는 거지만 더위는 꼭 조심하세요, 건우주. -
348 건우 - 주아 (27451E+55) 2016. 8. 1. 오후 7:12:53"하하하. 애완동물 소리 듣는다고 쓰다듬지 말라고 투정부리면서도 또 애완동물 대우받는것처럼 얘기하는거야? 하하하. 널 애완동물처럼 본 적은 없어. 물론, 이런 귀여운 애완동물이 있다면 기르고 싶지만, 애완동물과는 사귈수 없으니, 연인으로 있을 순 없잖아? 아니면 주아, 넌 내 애완동물이 되고 싶은거야? 후훗."
같이 걸어가면서도 나는 발견하지 못한 편의점을 발견한 주아를 칭찬해주자, 주아는 강아지를 예시로 들면서 장난스럽게 내 말에 대답을 했다. 확실히 강아지들이 물건을 찾아냈을 때 주인들은 칭찬을 해주긴 하지만 적어도 난 그런 마음으로 주아를 칭찬한 적은 없다.
그 점을 확실하게 해주면서, 나 역시도 주아의 장난기 가득한 말에 장난기를 가득 담아서 가볍게 반격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주아가 내 애완동물이 되는 상상을 살짝 해본 것도 사실이었다.
주아가 동물이 된다고 한다면 역시 강아지일까? 아니면 하얀색 고양이일까? 어느쪽이건 정말로 귀여울건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난 주아와 연인으로서 있을 수 없을테니까 나도 동물이 될 생각이다. 강아지가 되건, 검은색 고양이가 되건...
정말로 환생이라는게 존재한다고 한다면 다음 생애에선 주아와 같이 첫 데이트때 언급했었던 검은 고양이와 하얀 고양이가 되어 살아보는것도 나쁘진 않겠다고 느끼며 난 주아와 함께 천천히 편의점을 향해 걸어갔다.
편의점에 도착하고 나서 난 주아에게 일을 분담할 생각으로 폭죽과 라이터를 내가 살테니 주아에겐 간식과 음료수를 사줄 수 있겠냐고 제안을 했다. 주아는 내가 일방적으로 돈을 쓰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만큼, 이렇게 하면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고, 둘 다 골고루 서로를 위해서 돈을 쓸 수 있으니까 나름대로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주아는 그 방안이 마음에 들었는지, 입을 삐죽이거나,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살테니까 후회하지 말라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키득키득 웃었다. 그 말에 나 역시도 키득키득 웃으면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답했다.
"어라? 그럼 조금 신기한 모습이겠는데? 내가 아는 유주아라는 이름의 여자애는 절대로 자기 마음대로만 사서 남을 곤란하게 할 애는 아니거든?"
작게 소리내어 웃으면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가득 차 있는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다. 방금전까지 우릴 시원하게 해 준 바닷바람도 마음에 들었지만 역시 에어컨 바람도 정말로 시원하다고 느끼면서 잠시 그 바람을 즐겼다.
하지만, 이제는 각자 개인행동을 해야할 시간. 어깨에서 손을 떼고서, 서로가 서로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서, 각자 사야할 곳을 향해서 걸어갔다. 주아는 간식코너로, 나는 폭죽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편의점에 들어오기 전에도 대충 보이긴 했지만 정말 다양한 폭죽들이 보였다. 하늘 위로 쏘는 30연발 폭죽, 불을 붙히면 나비처럼 활활 날아가는 폭죽, 혹은 팽이처럼 뱅글뱅글 돌돌면서 주변에 불꽃을 그리는 폭죽, 그리고 공중을 향해서 마치 분수처럼 불꽃을 발사하는 설치형 폭죽.
무엇을 하면 살지 잠시 고민을 했다. 너무 위험한 폭죽은 살 수 없었다. 나 혼자라면 상관 없겠지만, 주아가 혹시 다루다가 실수라도 하면 정말로 큰일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폭죽은 아름답긴 하지만 한번이라도 안전사고가 일어나면 정말로 크게 다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나는 물론이고, 주아 역시 평생 마음 아파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니, 특히 주아라면 그러고도 남았다. 나와의 즐거운 추억이 슬프고 무거운 추억이 될지도 모른다고 자책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주아가 그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폭죽을 구입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구입을 한 건 역시 스파클라였다. 하늘 위로 날아가고 펑펑 터지는 폭죽에 비하면 상당히 소박한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위험성도 덜하며, 커플끼리 즐겁게 즐길수도 있을 뿐더러, 무엇보다 바로 앞에서 파파팟하면서 튀는 불꽃은 정말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주아와 즐겁게 즐길 수 있겠다고 느끼면서 스파클라를 구입한 후에, 내가 손에 집은건, 하늘 위로 발사되는 30발이 발사 폭죽이었다. 불을 붙힌 다음에 사람으로만 향하지만 않으면, 이것도 위험한 폭죽은 아니었다.
오히려 간단하게 하늘 위에서 펑펑 터지는 불꽃들을 바라볼 수 있기에, 이 또한 아름다운 추억이 될거라고 느끼면서 그것 또한 구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입한 건, 분수처럼 파바바박 하고 솟아오르는 폭죽이었다. 이것은 땅에 고정만 시켜놓으면 그저 그 근방에서만 불꽃이 튀기 때문에 거리를 띄우면 전혀 위험할 게 없었다. 무엇보다 이건 내가 한번 해보고 싶은 폭죽이었다. 그렇기에 손에 집었다.
폭죽들을 챙긴 후에, 난 카운터로 향했고 묘하게 생기가 없어보이는 편의점 알바생에게 이 폭죽들과 라이터까지 함께 해서 계산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알바생은 무뚝뚝하면서도 기운이 없는 목소리로 나에게 값을 알려줬다.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상당히 지치기라도 한걸까?
절로 불쌍하다고 느끼면서, 나는 잠시 자리를 비키고서, 음료수 코너에 있는 음료수 중 커피 우유 하나를 가져온 후에, 그것도 같이 계산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알바생은 역시나 생기없는 표정과 목소리로 나에게 커피 우유 값이 포함된 가격을 다시 정정해서 알려줬다. 그 눈빛에는 왜 한번에 계산안하고 이렇게 번거롭게 계산하냐는 마음이 가득 들어있는 것 같았다.
"계산 고생하셨어요. 아. 이 커피우유는 그쪽이 드세요. 일 수고하신다고 제가 사주는 작은 선물이에요."
커피 우유를 가져온 이유를 알바생에게 밝히고서, 나는 폭죽과 라이터가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들고서 편의점 밖으로 나갔다. 알바생의 표정이 어떨지는 나로서도 알 수가 없었다. 표정을 보고 싶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지금은 주아와 빨리 합류를 하는게 좋았으니까.
주아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천천히 찾아보는 도중, 편의점 입구 바로 옆에서 나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이는 주아의 모습이 보였다. 벌써 구입을 끝냈는지, 주아는 두 손에, 과자와 음료수가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봉지 2개를 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하고서 나는 천천히 주아에게로 다가간 후에, 주아가 오른손으로 들고 있는 봉지에게로 내가 대신 들어줄 마음으로 오른손을 살짝 내밀었다. 그러면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을 걸었다.
"두 손에 봉지 다 들고 있기 힘들지 않아? 하나는 내가 들게. 이리 줘. 남자친구의 특권으로서 이런건 들어줘야 하지 않겠어?"
//건우주가 답레와 함께 갱신합니다! 주아주. 잘 지내셨나요? 제가 다시 돌아왔어요. 여행도 다 끝내고 다시 집으로 와서 천천히 써봤답니다. 2일만에 쓰는거라서 감을 잃지 않았나 싶은 불안함도 살짝은 드네요.
아. >>347 시점에선 야외에 있었어요. 점심을 먹으려고 돌아다니는 중이었죠. 정말 여러의미로 더웠죠. 하지만 괜찮았어요. 맛있는 거 먹었거든요. 주아준즌 제가 없는 2일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여행을 하면서 트러블도 있긴 했지만 그대로 대체적으로 정말로 즐거웠답니다! 반가워요! -
349 주아 - 건우 (63142E+56) 2016. 8. 1. 오후 9:21:47"흐음, 그럼 그럴까? 너의 애완동물이 될까? 어때, 길러줄래?"
자신을 애완동물처럼 본 적은 없다며, 저의 애완동물이 되고싶은 거냐며 장난스레 웃는 건우를 잠시 바라본다. 그리고는 지지 않겠다는 듯, 태연하게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길러줄래? 하고는 방긋 웃는다.
왠지 건우라면 자신이 애완동물이 된다면 똑같이 따라 애완동물이 되겠다고 말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렇게 제안해보기도 한다. 그리고는 자신도 한 번 상상을 해보기 시작한다.
으음, 왠지 내가 진짜 건우의 애완동물이 된다면 강아지든, 고양이든 건우의 무릎에서 안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계속 옆에 붙어다니고. 만약 건우도 같이 애완동물이 된다면 주인이 싫어할수도 있지 않을까? 맨날 저에게는 안 오고 자신들끼리만 논다고.
잠시 그런 상상도 하며 편의점을 향해 걸어가다보니 어느새 편의점에 도착한다. 그러자 건우는 일을 분담할 생각인지, 폭죽과 라이터는 저가 살테니 자신은 간식과 음료수를 사줄수 있겠냐고 제안해온다.
예전처럼 일방적으로 사겠다고 말하지도 않고, 그렇게 적당한 선에서 분담해 살 수 있도록 제안해주는 건우의 배려심에 고마움을 느낀다. 역시, 건우는 세심해. 건우는 분명 자신이 건우가 혼자 비용을 전부 다 지불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있어서 이렇게 제안해준 것이 틀림없었다. 그런 건우의 마음에, 자신이 불쾌함을 표현할 이유는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대신, 자기 마음대로 살테니까 후회하지 말라고 말하며 키득키득 웃는다. 그러자 건우도 마찬가지로 키득키득 웃으며 저가 아는 유주아라는 이름의 여자애는 절대로 자기 마음대로만 사서 남을 곤란하게 할 애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왠지 모르게 강한 믿음과 확신이 들어있는 그의 말에, 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해주는지 느껴져 조금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나름 태연한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그, 그 믿음을 깨줄테니까 어디 두고보라구."
하지만 그의 말대로 자신은 절대 그럴 수 없을 터. 특히나 그 상대방이 건우인 이상, 더더욱 자신의 마음대로 사지 않으리라는 것은 자신도, 건우도 이미 알고있을 것이었다.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바로 느껴지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잠시 기분좋게 그것을 즐기다가 이제는 각자 물건을 사야한다는 사실에, 그대로 계속 바람을 즐기고 싶다는 마음은 곱게 접어넣는다. 이어 건우가 자신의 어깨에서 손을 떼자, 서로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는 각자 목적지를 향해 걸어간다. 자신의 목적지는 우선 과자 코너. 갑작스런 편의점 행인만큼, 무엇을 먹고싶은지 생각할 틈도 없어, 여러 과자들 앞에 서서는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잠시 그렇게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자신이 선택한 것은 이제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감자칩과 초코 과자, 새우 과자, 나초 과자. 건우가 좋아해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과자봉지들을 안아들고 이번에는 음료수 쪽으로 향한다.
그곳에서도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건우가 좋아하는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와 오렌지 주스를 집어든다. 사기로 결정한 과자와 음료수를 전부 고르고는 그대로 들고 계산대로 걸음을 옮긴다.
다행히 계산대에는 사람들이 없어서 바로 계산을 한다. 편의점 알바생은 지친 듯 조금 심드렁한 목소리로 값을 얘기하고는 봉지에 담아드릴까요? 하고 기계적으로 물어본다. 네하고 대답하고는 과자와 음료수가 봉지 2개 안에 담기자 알바생에게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는다. 그리고 힘내라는 격려의 마음을 가득 담아 감사합니다, 하고 밝게 웃어보인다.
두 개의 봉지를 손에 하나씩 들고는 천천히 편의점 입구 쪽으로 걸음을 옮긴 후, 다른 드나드는 사람들을 위해 입구에서 조금 옆으로 떨어져서는 건우가 오기를 기다린다. 잠시 물끄러미 하늘 위를 올려다보며 별을 세어보다가 천천히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역시나 자신의 예상대로 그 발자국 소리의 주인공은 건우임이 드러난다. 반가운 마음에 빙그레 웃다가 그가 자신이 오른손에 들고 있는 봉지로 오른손을 살짝 내밀자,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도 똑같이 자신을 바라보며 남자친구의 특권으로서 이런건 들어줘야 하지 않겠냐며, 하나는 저가 들테니 이리 달라고 얘기한다.
그 말에 잠시 아무 말 없이 두 눈만 깜빡깜빡이며 건우를 바라보다가 이내 풋, 하고 웃으며 입을 연다.
"아하하, 됐어, 됐어~ 이미 네 손에도 많이 들려있잖아? 폭죽. 그리고 두 손에 다 들고 있는게 힘들다면, 이러면 되지."
잠시 즐겁게 웃다가 말을 마치고는, 오른손에 들고있던 봉지를 왼손으로 옮겨 왼손에 두 봉지를 전부 들어보인다.
"쨔잔~ 어때, 이러면 괜찮지? 자자, 어서 가자! 빨리 불꽃놀이 하고싶어."
마치 대단한 마술이라도 한 것마냥 뿌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곧 건우의 옆에 살짝 붙어서는 어서 가자고 조르기 시작한다.
/ 앗, 건우주?! 정말 약속하신대로 돌아오셨네요? 저도 반가워요! 돌아오시자마자 바로 컴퓨터라니. 피곤하지 않으세요? 그냥 좀 더 쉬셔도 되는데. 그래도 이렇게 다시 만나니까 기뻐요! 그리고 감은 전혀 잃지 않으셨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역시 그 때 바깥에 계셨군요. 엄청 더우셨을텐데. 그래도 맛있는거 드셨다고 하니 다행이예요.
저도 2일동안 나름 잘 지냈답니다. 그나저나 건우주, 트러블은 잘 풀으신거죠? 혹시 괜찮으시다면 여행 이야기 몇 개 해주실 수 있나요? 듣고싶어요! -
350 건우 - 주아 (27451E+55) 2016. 8. 1. 오후 10:44:34해변가에서 즐길 폭죽과 그 폭죽에 불을 붙힐 라이터를 계산한 후에 그것을 봉지에 하나하나 담았다. 적어 보이지만 묘하게 크기도 있고, 수도 어느정도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봉지 안은 폭죽으로 가득 차버렸다. 생각보다 부피가 크다 싶어서 조금 신기하게 봉지를 바라보았다. 그 후에 폭죽들이 담긴 봉지를 손에 쥐고 난 주아를 눈으로 찾아보았다. 분명히 먼저 계산했으면 나를 기다리고 있을테고, 아직 계산하지 않았다면 어딘가에서 간식거리와 음료수를 고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오기도 전에 이미 계산을 끝냈는지, 주아는 입구 근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후에, 나는 주아와 합류하기 위해서 주아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내가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었는지 하늘 위를 바라보고 있던 주아는 고개를 돌려 빙그레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자연히 나도 빙그레 웃으면서 주아를 바라보자 우리 둘의 시선은 서로 마주쳤다. 대체 이번으로 나와 주아는 몇번째로 눈이 맞는걸까? 좋아하는 이들을 보통 눈이 맞은 상대라고 말하는데, 그 이유를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도, 주아도 자꾸 서로를 보려고 하니, 지금도 이렇게 눈이 맞게 되잖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주아의 봉지 하나를 대신 들어주기 위해서 오른손을 내밀고, 남자친구의 특권으로서 들어줘야 하지 않겠냐고 말해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 못한 것처럼 아무런 말 없이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무슨 말 실수라도 한게 아닌가 싶어서 살짝 당황해서 나도 멍하게 주아를 바라보았다. 분명히 짧은 시간이겠지만 길게 느껴지는 침묵.
그 침묵 속에서 내가 무슨 말 실수를 한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어서 마음속으로 당황하는 도중, 갑자기 주아가 풋 하고 웃으면서 입을 여는 모습이 보였다. 이어 주아는 들어줄 필요가 없다면서 확실하게 생각을 밝히면서, 오른손에 들고 있던 봉지를 왼손으로 옮겨서, 왼손으로 두 봉지를 들어보였다.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동에 영문을 알 수 없어, 나는 방금전에 주아가 그랬던 것처럼, 아무 말 없이 두 눈을 깜빡깜빡거리며, 주아를 바라보았다. 어, 설마 유주아. 너. 두 손에 다 들고 있어서 힘들다는 의미를... 왼손, 오른손에 다 들고 있어서 힘들다는 의미로 받아들인거야? 그래서 왼손으로 2개를 든거야? 아니, 주아야. 내 말은 짐이 무거워보이니까, 하나는 들어주겠다는 의미였는데...
괜히 멋쩍은 기분을 느끼면서 이걸 주아에게 말해야하나 고민했지만, 그냥 말하지 않느넥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봉지를 들지 않은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 여러모로 한번씩 이렇게 날 당황시킨다니까. 넌.
나중에 자기가 착각을 한 것을 깨닫고서 당황하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만약 이대로 당황하지 않고 쭉 간다고 한다면, 난 이 사실을 죽을때까지 영원히 비밀로 하는게 좋겠지. 괜히 알려줘서, 주아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싶진 않으니 말이야.
"알았어. 어서 가자. 폭죽도 어느정도 있고, 해변가에는 사람도 적었으니까 조용히 둘만의 불꽃놀이라도 즐기자고."
생긋 웃으면서 나는 내 옆에 살짝 붙은 주아를 데리고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편의점에 갈때는 일부로 천천히 가긴 했지만, 이번에는 주아가 따라올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그러면서도 조금 빠르게 해변가를 향해서 걸어갔다.
편의점에 갈때는 주아와 조금이라도 같이 붙어있고 싶어서 그런거지만, 지금은 주아가 한시라도 불꽃놀이를 보면서 기뻐하는 모습과 그 밝은 미소를 보고 싶었다. 사실은 손을 잡고 싶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둘 다 들고 있는 짐이 있다보니 잡기가 불편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 대신에 주아가 나에게 달라붙은것처럼 나 역시도 주아에게 다가가서 옆에 달라붙었다. 손을 잡거나 어깨를 잡지 않아도 또 다시 만들어내는 우리들의 연인으로서의 거리.
더운 여름날이라고 할지라도 전혀 더운 느낌이 들지 않고 행복한 느낌만이 드는 그 거리를 유지하며, 나는 주아를 데리고 해변가를 향해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퍼석퍼석함과는 전혀 거리가 먼 부드러운 모래밭을 밟으며, 서로의 발자국을 모래밭 위에 새기면서 좀 더 안쪽으로 나는 주아를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파도가 철썩철썩 치는 소리가 들려오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고 있는 곳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시원한 바닷바람은 나와 주아의 머릿결을 시원하게 쓰다듬으면서 지나가고, 옆에서 들려오는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는 듣는것만으로도 시원한 기분이 절로 들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 위에 떠 있는 달과 별들은 정말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며, 절로 기분이 좋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완벽한 자연풍경의 삼박자를 다시 한번 감상하면서, 나는 봉지를 땅바닥에 살며시 내려놓은 후에, 그 안에서 스파클라 3개를 주아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고 봉지 안에서 라이터 하나를 꺼내들었다.
"너도 이게 뭔진 알지? 불을 붙히면 치지지직 하면서 막대기 끝에서 막 불꽃이 튀어오르는거. 막 불 붙혀놓고 하트모양이나 별 모양, 혹은 원을 그리면서 놀고는 하잖아? 바로 그거야. 가만히 있어봐. 불을 붙혀줄테니까."
혹시라도 움직였다가 다치면 안되는만큼, 나는 움직이지 말 것을 강조하면서, 라이터에 불을 점화한 후, 조심스럽게 스파클라의 끝 부분에 불을 붙여보았다. 그러자, 주아가 든 스파클라에 불꽃이 붙으면서 아름다운 노란빛 불꽃이 치지지직 하는 소리를 내면서 튀어오르기 시작햇다. 그 멋진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내 몫의 스파클라에도 불을 붙여서 노란색 불꽃이 치지지직하면서 튀게 만들었다.
역시 불꽃놀이하면 이 스파클라를 빼놓을 수가 없다니까. 바로 눈 앞에서 튀어오르는 노란불꽃을 바라보면서, 절로 기분이 좋아져서 생긋 웃어보았다.
//피곤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쉬엄쉬엄 하면 어떻게든 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단지 오늘은 평소보다는 빨리 자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정말 약속한대로 돌아오셨다니요. 그런 말 하면 제가 돌아오는걸 믿지 않은것 같잖아요. ㅎㅎㅎ 사라지지 않는다니까요. 주아주가 기다리는거 뻔히 아는데, 제가 어디로 사라지겠어요. 불안했던거에요? 제가 사라질까봐?
음. 그리고 트러블이야 뭐... 여행의 하나의 즐거움 정도의 수준이니까요. 여행 이야기라.. 듣고 싶다면야 해줄수는 있죠. 뭐부터 하면 좋으려나요. 방탈출카페에 가서 5명이서 방탈출을 시도하는데, 하다보니까 막 다락방 같은곳에 올라가게 되었는데, 거기에 있는 자물쇠중 하나가 고장이 나서 문제의 답을 풀었는데도 불구하고 자물쇠가 열리지 않아서 전원 다 당황해서 동공지진을 일으킨 이야기라도 하는게 좋을까요? 아..진짜 그때 너무 당황했었어요. 결국 시간 거기서 다 잡아먹고요. 혹시나 해서 번호 하나만 바꿔보니까, 바로 열려서 전원 멘붕하고 그랬어요. 직원분에게 물어보니까 고장났다 이러더라고요. 와아.. 진짜 그것만 아니었어도 탈출 성공했을텐데..!! -
351 주아 - 건우 (82213E+56) 2016. 8. 2. 오전 12:04:41먼저 간식거리들을 계산하고 나와서는 잠시 입구 옆에 서서 건우를 기다리며 하늘 위를 바라본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정말로 별들이 빼곡히 박혀있는 밤하늘.
저건 북극성이고, 저건... 잠시 그렇게 별을 세보기도 하고 별자리들을 찾아보기도 하다가 자신 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에 별을 세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이제는 아주 당연하게도 건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는 자연스레 서로 마주보고 빙그레 웃는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전해지는 마음. 가벼운 침묵마저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잠시 그렇게 웃다가 건우가 오른손을 내밀고는, 남자친구의 특권으로서 들어줘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자 잠시 아무런 말 없이 두 눈을 깜빡깜빡하며 그를 바라본다. 그런 자신의 시선에 건우도 왠지 모르게 살짝 당황해서는 멍하게 자신을 바라본다. 잠시 그렇게 조용하게 서로의 행동의 의미를 속으로 파악하던 중, 자신이 먼저 나름대로의 파악을 마치고는 풋, 하고 웃으면서 입을 연다. 들어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서, 오른손에 들고 있던 봉지를 왼손으로 옮겨 왼손으로 두 봉지를 들어보인다.
이거 말한거지, 건우야? 둘 다 들고있으면 힘드니까!
그러나 건우는 왠지 모르게 조금 당황한 듯, 아무 말 없이 두 눈을 깜빡깜빡거리며 자신을 바라본다.
어...이거 아니야? 그런 그의 모습에 자신도 덩달아 잠시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며 살짝 고개를 갸웃하다 에잇, 뭐 어때? 하는 마음으로 바로 이어서 불꽃놀이를 하고 싶다고 빨리 가자고 조른다.
그러자 건우도 나름대로 어떤 생각을 끝마친 듯 평소대로 돌아와서는, 생긋 웃으며 알았다고 대답한 뒤 조금 빠르게 해변가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자신도 그런 그의 옆에 붙어 그의 걸음 속도를 제대로 따라가며 해변가로 향한다. 건우도 자신의 옆에 좀 더 다가와서 다시금 연인으로서의 자신들의 거리를 만들어보이며 그렇게 같이 모래사장 위를 걸어간다.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지워질, 자신들의 기억 속에만 영원히 남겨질 발자국들을 모래 위에 남기며, 좀 더 안쪽으로 건우를 따라 들어간다. 그렇게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다 걸음을 멈춘 곳은 바로 옆에는 일정한 파도소리가 들려오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부는 곳.
잠시 자신들을 반겨주는 듯, 특유의 시원함을 가득 담은 바람이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훑고가는 것을 즐기며 다시금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깊어지는 어둠 속에 그와는 대조되게 더더욱 빛나는 별과 달. 그리고 자신의 귓가에 들려오는 솨아솨아 하는 파도소리. 불어오는 바람. 새삼 그런 풍경 속에 넋을 놓고있다가 건우가 아까 사온 봉지를 땅에 내려놓고 그 안에서 스파클라 3개를 자신의 손에 쥐어주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다. 이어서 건우가 봉지 안에서 라이터 하나를 꺼내들며, 스파클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자 귀기울여 듣다가 불을 붙여줄테니 가만히 있으라고 주의를 주자 고개를 끄덕이고는 얌전히 스파클라만 쳐다본다.
건우가 라이터에 불을 켠 후 조심스레 스파클라의 끝에 불을 붙이자 바로 자신이 든 스파클라에서 노란색 불꽃이 튀어오르기 시작한다.
"우와!"
그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자신의 입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사방으로 튀어오르는 작은 노란빛 불꽃. 깜깜한 어둠 속에 자신만의 환한 빛을 뽐내는 그 스파클라를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다가 건우도 저의 스파클라에 불을 붙여 똑같이 노란 불꽃이 튀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그 쪽도 멍하니 바라본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기분이 좋은 듯 생긋 웃는 건우의 얼굴에 스파클라 불꽃의 노란빛이 한가득 담겨 그의 표정을 볼 수 있자 순간, 다시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늘 보는 건우의 얼굴이었지만, 지금은 조금 더 색달라보였다. 스파클라의 불꽃 때문일까. 빛과 어둠이 적절히 섞여 그의 얼굴을 비추고 가려주자 그가 조금 더 멋있게 느껴져 조금, 얼굴이 달아오른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괜히 자신의 고개를 휘휘 젓는다. 그리고는 애써 시선을 자신의 스파클라로 옮겨와서는 여전히 튀는 불꽃들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 다시금 건우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진짜 예쁘다, 그치? 작은 불꽃들이 너무 귀여워. 만져보고 싶지만 역시 안되겠지?"
장난스레 헤헤, 웃으며 어깨를 으쓱한다. 이 튀는 불꽃들을 만지면 어떤 느낌이 들까? 따끔하면서도 따뜻하지 않을까? 한 번 해보고는 싶었지만 분명 위험한 행동이니 건우가 걱정할 것이 분명해, 실천에 옮기지는 않는다.
대신 불이 튀어오르는 스파클라를 제대로 잡고는 별 모양을 만들어보려는 듯, 조금 스파클라를 흔들어보기 시작한다. 그러나 생각만큼 잘되지는 않는지 모양도, 속도도 조금 엉성하고 자세도 어색하다. 잠시 그렇게 여러번 시도하다가 포기한다는 듯 작게 한숨 쉬고는 멋쩍게 웃는다.
"이거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구나... 전혀 몰랐어. 건우야, 너는 별 모양 만들 수 있니?"
이어서 건우에게 스파클라로 별 모양을 만들 수 있는지 물어보며 작게 미소짓는다.
/ 네, 적어도 오늘만큼은 일찍 주무세요. 건우주. 굳이 무리하실 필요는 없다구요. 불, 불안했던 거 아니예요! 그냥 약속대로 정말로 저녁 시간에 돌아오셨다는 소리였다구요! 응! 제가 안 믿을리가 없잖아요, 건우주를? 안 그래요? 저, 나름 엄청 믿고있다구요.
혹시 심각한 트러블일까봐 걱정했는데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방탈출카페요? 우와, 그런 것도 있었나요? 처음 알았어요. 신기하다... 그나저나 자물쇠 고장이라니! 세상에, 그거 너무 억울하잖아요! 문제를 못 풀어서 탈출 실패가 아니라 자물쇠 고장으로 실패라니... 괜히 저도 엄청 안타깝네요. 아깝다, 아까워! 만약에 저였어도 진짜 헛웃음만 나왔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건우주께서는 방탈출 문제 많이 푸셨나요? 혹시 주도적으로 혼자서 전부 다 풀어버리신 거 아니예요? ㅎㅎㅎㅎ
이런 여행 이야기 좋아요! 저부터가 여행은 못 가는 편이라 이렇게 다른 분들의 여행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해요. 혹시 안 피곤하실 때 다른 얘기도 더 해주실 수 있나요? -
352 건우 - 주아 (67083E+60) 2016. 8. 2. 오전 1:15:53스파클라. 드라마나 영화에서 커플들이 불꽃놀이를 하거나 할때, 정말로 많이 나오는 물건 중 하나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불을 붙힐때 나오는 노란색 불꽃이 너무나도 아름답기도 하며, 커플끼리서 정말로 오붓하게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 역시도 여자친구가 생기면, 꼭 둘이서 이렇게 스파클라를 손에 쥐고 흔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봤다.
그리고 바로 오늘, 그 소망이 드디어 이뤄지는 날이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시원한 철썩철썩 파도 소리가 들려오고, 하늘 위에선 수많은 별들이 보석처럼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다.
나와 주아의 추억속 앨범의 한 페이지가 채워지기에는 정말로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하며, 나는 주아에게 스파클라를 나눠줬다. 그리고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 후에, 살며시, 주아의 스파클라 위에 불을 붙혀보았다.
그러자 스파클라의 끝 부분에서 노란색 불꽃이 여기저기로 아름답게 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 난 내 스파클라에도 불을 붙혔고, 내 스파클라 역시 여기저기로 아름다운 노란색 불꽃을 튀기면서 그 아름다움을 뽑내기 시작했다.
마치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다운 노란색 불꽃으로 이뤄진 작은 꽃같은 그 모습에 내 두 눈은 절로 고정이 되었고, 절로 그 아름다움이 너무나도 기분이 좋게 느껴져서 생긋 웃어보였다. 카메라가 있으면 이 모습을 꼭 사진으로 찍고 싶었다. 하지만 적어도 둘만 있는 시점에서, 그리고 둘 다 스파클라를 들고 있는 시점에선 조금 무리가 있었다. 아무래도, 스파클라가 그나마 소박한 불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위험한건 아니니까. 예를 들면 저기 보이는 저 아름답게 튀고 있는 노란색 불꽃이 대표적이었다. 별것 아닌것처럼 보여도 일단은 불꽃이기에 잘못하면 화상을 입을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지금의 이 모습은, 카메라의 사진으로 남기는게 아니라 머릿속의 기억으로 영원히 남기기 위해서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지금의 풍경을 감상했다. 눈 앞에 보이는 주아는 정말로 크게 감탄을 하고 있었고, 우리 둘이 들고 있는 스파클라는 정말로 아름답게 소리를 내면서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어둠이 짙어지고 있지만 우리가 들고 있는 스파클라 불꽃은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 와중에, 스파클라에 비치고 있는 주아의 얼굴이 아주 살짝이지만 붉게 물든것처럼 보였다. 이건 단순한 기분탓인걸까? 지금 얼굴이 붉게 물들만한 요소가 있었었나? 영문을 알 수가 없어서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그저 눈만 깜빡깜빡거렸다. 아, 하지만 왠지 주아의 얼굴이 평소보다 예쁘게 보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팔불출인걸까? 하지만 그걸로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좋아하는 여자애가 예뻐보이는건, 정말로 좋은거잖아? 안 그래?
아름답게 튀어오르는 스파클라를 가볍게 원을 그리듯이 흔들어보다가, 주아에게서 작은 불꽃들이 너무 귀엽다면서 만져보고 싶다는 식의 말이 들려왔다. 그 말에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양쪽으로 절레절레 저었다.
"손에 화상 입고 싶으면 하지 마. 너네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나를 죽이려고 하는건 둘째치더라도, 내가 마음이 아파서 못 버틸게 뻔하거든."
거기다가 너도, 분명히 많이 슬퍼할테니까...라는 말은 미처 하지 않았다. 이 이상의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주아라면 굳이 위험한 일은 하지 않을테니까.
한편 주아는, 스파클라를 이용해서 별 모양을 만들려는 것처럼, 천천히 팔을 흔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지, 주아는 한숨을 쉬고는 멋쩍게 웃으면서 나에게 별 모양을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작게 미소지으면서 물어보는 그 모습에 나는 두 어깨를 으쓱하고서는 천천히 팔을 움직여서 별 모양을 만들어보았다. 아주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빠르게 여러번 선을 그으면서 계속 팔을 움직이다보니, 스파클라의 빛은 작은 별을 어둠속에 남겼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생긋 웃고서는 팔을 멈춰보이고 주아를 향해서 말했다.
"방금 전에 네 눈에 보였던게 내가 너에게 따주는 별이야. 그리고..."
이어 나는 다시 팔을 천천히 흔들어서 이번엔 곡선의 느낌으로 천천히 그려보았다. 그리자 이번엔 스파클라의 빛이 어둠 속에서 하트모양을 어둠 속에 남겼다. 그 그림이 어둠 속에서 살짝 빛나다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나는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겸연쩍은 목소리로 살짝 시선을 돌리면서 말했다.
"지금 것이, 내가 너에게 보내는 메세지."
사람을 사랑을 하면 변한다고 했던가. 정말로 그 말은 맞는 모양이었다. 사귀기 전에는 아무리 주아라고 해도 이런 오글거리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자꾸 이런 오글거리는 행동을 하게 되고는 한다.
그만큼, 주아가 좋아서, 자꾸 표현을 하고 싶어진다고 해야할까? 물론 주아가 이런 나를 귀찮아할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조금 자제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그래도 자주 표현해주고 싶었다. 한때는 표현을 하지 않았기에 우리 둘의 거리가 정말로 아주 멀리, 멀리 멀어진적이 있었으니까. 그때의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계속해서 표현해주고 싶었다.
그러면, 적어도 주아와 나의 거리가 떨어지는 일은 없을테니까. 안 그런가요? 하늘에 떠 있는 별님?
생긋 웃으면서 그렇게 하늘에 떠 있는 별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어쩌면 별똥별을 떨어뜨리면서 답을 해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기에...
//그래도 결국 이 시간까지 답레를 쓰게 되네요. 주아주와의 일댈이 그만큼 재미가 있다는 증거겠죠. 믿어주시는건 고마워요. 저도 주아주는 믿고 있으니까요. 서로가 믿는 파트너라. 정말 좋은 관계라고 생각해요. 특히 툭하면 사라지는 이들이 많은 일댈에선 말이죠.
심각한 트러블이 없던건 아니긴 하죠. 뭐.. 말싸움 한것도 있긴 하지만 그건 친구 사이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거잖아요? 그리고 방탈출카페는 꽤 많아요. 유명하기도 하고요. 주아주의 동네에도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니까 한번 친구들과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정말 여러의미로 재밌어요.
그리고, 문제라. 방탈출은 아시겠지만, 방을 뒤져서 물건을 찾아야하고, 문제를 풀어야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저는 그냥 하이브리드였어요. 물건을 찾다가, 이제 문제를 풀기도 하고.. 그래도 전체적인 포지션으로 보면, 저를 포함해서 2명이 방을 뒤져서, 탈출에 필요한 물건이나, 문제를 찾아낸 후에, 그것들을 한 곳에 모으고 남은 2명이 문제를 풀고, 이제 탐색이 끝나면 같이 와서 다 같이 풀고 그런 식이었죠. 그리고..자물쇠는...(눈물) 아...진짜..너무 허탈하다 못해 그 당시엔 짜증이 엄청났어요. 그것 때문에 탈출을 실패했는데 직원들은 다음에 고쳐놓을게요 이런 말만 하고 있고...! 아니...!! 그게 고장났기 때문에 그리된걸 알았으면 추가 시간을 15분을 더 주던가 해야하는거 아닌가요?(눈물)
음. 그 외의 다른 이야기라면 사격게임장에 가서 사격게임을 한 것도 있네요. 2000점 정도 따서 인형 하나 타왔답니다! 그냥 선물로 줬지만요. 오랜만에 하는 거라서 처음에는 좀 막혔는데 감을 잡으니까 잘 되더라고요. 뭐, 그런식의 이야기들뿐이에요. 막막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고 말이죠. -
353 주아 - 건우 (82213E+56) 2016. 8. 2. 오전 2:41:18건우가 불을 붙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타오르는 노란색 불꽃. 회색빛 얇은 긴 막대에서 이렇게 밝디밝은 노란색 불꽃이 나오리라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그저 단순히 아는 것과 직접 경험해보는 것은 아주 다른 것이었다. 마치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아주 다르듯이.
노란빛 작은 불꽃은 이제서야 세상에 나온 것에 대한 기쁨때문인지 더 즐겁게 사방으로 튀어나간다. 치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어둠 속을 밝히는 자신들의 불빛들.
아주아주 멀리서 보면, 어쩌면 지금 우리의 이 스파클라 불꽃들이 몇 마리의 반딧불이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자신이 들고있는 스파클라에서 건우가 들고있는 스파클라로 시선을 옮긴다. 자신의 것처럼 밝게, 더, 더 밝게 타오르는 건우의 불꽃을 바라보다가 자연스레 시선을 올려 스파클라를 쥐고있는 건우의 얼굴을 바라본다.
어둠과 불꽃의 빛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은, 건우의 얼굴에도 드리워져 있었다. 불꽃이 튀면서 일렁이는 빛이 건우의 얼굴에도 일렁여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 모습에 괜히 가슴이 두근거려 조금, 아주아주 조금 볼에 홍조가 띤다. 그래도 나름 어둡기도 하고 불꽃의 빛도 완벽하진 않으니 안보이겠지, 싶었지만 그것은 자신의 착각인 듯 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그저 눈만 깜빡깜빡이는 건우의 모습에 괜히 시선을 다시 아래로 내려 자신의 스파클라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잠시 그렇게 튀어오르는 불꽃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든 생각에, 스파클라로 가볍게 원을 그리듯이 흔들어보던 건우에게 작은 불꽃들이 너무 귀여워서 만져보고 싶다고 장난스레 얘기한다. 그러자 건우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양쪽으로 절레절레 젓는다. 손에 화상 입고 싶으면 하지 말라며, 자신의 부모님께서 저를 죽이려고 하는건 둘째치더라도, 저가 마음이 아파서 못 버틸게 뻔하다며 말을 하는 건우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가볍게 웃어버린다.
"네네~ 알겠습니다. 왠지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
어차피 정말 만질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역시 조금쯤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화상은 둘째치더라도 건우가 혼나는 모습도, 마음 아파하는 모습도 보고싶지 않았기에 깔끔하게 포기한다. 응, 네가 그러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으니까.
대신 자신이 쥐고있는 스파클라로 별 모양을 만들어보기 위해서 팔을 흔들어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역시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제대로 된 모양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신이 만들어낸 별을 보고는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멋쩍게 웃고는 이내 건우에게 별 모양을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두 어깨를 으쓱하더니 천천히 팔을 움직여서 별 모양을 만들어보기 시작한다. 이어서 나름대로 속도를 내며 빠르게 여러번 선을 그어보자, 건우의 스파클라 빛은 작은 별을 어둠속에 새겨놓는다. 자신과는 다르게 완벽한 별 모양에, 자신도 모르게 바로 우와, 하고 감탄한다. 그렇게 저가 만든 별을 바라보면서 생긋 웃던 건우는 이내 팔을 멈추고 입을 연다.
방금 전에 보였던 것이 저가 자신에게 따주는 별이라며, 그리고, 하고서는 자연스레 말끝을 흐린 건우는 이내 다시 팔을 천천히 흔들어 이번엔 곡선을 그려본다. 그가 무엇을 그리는지 알 수 없어 살짝 고개를 갸웃하며 그의 스파클라 빛에 시선을 집중한다. 그러자 이번엔 스파클라의 빛이 어둠 속에서 하트모양을 남긴다. 그 하트가 어둠 속에서 살짝 빛나다가 사라지자, 건우는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겸연쩍은 목소리로 지금 것은 저가 자신에게 보내는 메세지라고 말하며 살짝 시선을 돌려버린다.
그 말에 순간 사고가 돌아가지 않아, 멍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린 건우를 바라본다. 별은 나에게 따주는 별. 그리고 하트는 나에게 보내는 메세지.
"...!"
모든 상황 파악이 끝나자 자신의 얼굴은 급속도로 화악, 하고 달아오른다. 그, 그게, 그러니까...?!
"저, 저기...그...나, 나 말야..."
그의 솔직한 고백에 자신도 똑같이 대답을 하려고 하지만 두근두근거리는 심장 고동소리에 자신의 목소리는 마구 떨린다. 이러면 안 돼, 유주아...! 너도 표현을 하라구!
"고, 고마워. 그 어떤 별보다도 정말로 더 예쁜 별이었어. 그리고 하트는..."
자신도 똑같이 스파클라로 표현해주고 싶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엉성한 하트로는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진 않았으니까. ...그렇지만 역시, 스파클라 메시지를 받으면 스파클라 메시지로 답장해주는 것이 정답이었다.
엉성해도, 내 모든 마음을 담아서. 이내 자신도 서서히 팔을 움직여 곡선으로 하트모양을 만들어본다. 속도를 조금씩 올려보자 희미했던 작은 하트가 선명하게 어둠 속을 가르며 그 모습을 빛냈고, 자신이 팔을 멈추자 곧 다시 사라진다.
"...너의 메시지에 대한, 나의 답장."
곧이어 빙그레 웃으며 그에게 얘기한다. 완벽한 하트. 아까의 별에 비하면 같은 사람이 그렸냐싶을 정도의 차이였다. 이것이, 사랑의 힘인걸까?
그런 생각도 해보며 조금 홍조 띤 얼굴로 따스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사귀고난 이후로 애정 표현을 좀 더 자주, 확실하게, 솔직하게 해주는 그의 모습이 조금 낯설면서도 기분 좋았다. 그동안 몰랐던 로맨티스트의 모습도, 막상 먼저 애정 표현을 하고서는 부끄러워하는 귀여운 모습도, 확실하게 나를 이끌어주는 듬직한 모습도, 전부 건우 안에 있었구나.
몰랐던 그의 모습 하나, 하나를 발견하며, 그 때처럼 떨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렇게 그와 정말 가까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행복하게 웃는다.
/ 정말, 일찍 주무시라고 했잖아요! 저와의 1:1이 재밌다고 해주시는 건 정말 고맙지만, 그래도 말이죠...억지로 재울 수도 없고. 에잇! 서로 믿는다고 한 만큼 다음번엔 꼭 일찍 주무셔야 해요?
으음...친구끼리 말싸움은 나름 심각한 문제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건우주께서 크게 심각한 것으로 생각하진 않으시다면 저도 그것에 동의할게요. 그리고 저희 동네에는 방탈출카페가 없답니다, 건우주...저도 방탈출카페 가보고 싶은데! 진짜진짜 재밌을 것 같은데! ㅠㅠ
우와, 하이브리드였어요? 역시! 활약하실줄 알았어요! 멋있어요, 저라면 하이브리드는 커녕 얼어붙었을텐데...그러다가 문제에만 시선 집중하고. 그나저나 자물쇠는 정말... (토닥토닥) 충분히 짜증이 날만한 상황이었어요. 그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추가 시간을 더 줘야죠! 당연하잖아요?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소품의 고장인데! 다음에 고치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우선 배상을 해줘야 하는 게 맞죠. 에휴...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건우주. 그래도 괜찮아요. 그래도 건우주와 일행 분들께서는 최선을 다했잖아요? 열심히 하셨다는 것이 이렇게 글로써도 느껴지니까요. 자물쇠만 아니었으면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구요. 그러니까, 너무 속상해하며 울지 마세요. 다음번엔 더 완벽히 탈출하면 되죠! (쓰담쓰담)
사격게임이요? 재밌었겠다! 인형까지 타셨어요? 대단해요, 건우주! 사격게임도 잘하기 쉽진 않을텐데. 인형은 커녕 헛총질만 하다 오는 경우도 수두룩하니까요. 막막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저는 좋아요! 이런 작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전부 재밌는걸요. 약간의...대리 만족? 간접 체험? 그나저나 건우주께서는 자랑자랑할 게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었는데 지금 보니 수없이 많잖아요! 정말 부러워요... -
354 건우 - 주아 (67083E+60) 2016. 8. 2. 오후 4:26:49나는 영화에 출연하는 멋진 남자 주인공이 아니다. 만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 또한 아니다.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는, 정말로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일 뿐이다. 그러기에 영화의 명장면을 여기서 재현한다거나 그럴순 없었다. 할 수는 있겠지만, 원래 그 장면을 연출하던 이들과는 느낌이 전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주아의 눈에는 그 누구보다도 멋지게 보이고 싶었다.
영화의 유명한 남자 배우보다도, 만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인기 좋은 주인공보다도, 더욱 더 멋지게, 멋지게 주아에게 보이고 싶었다. 주아에게 있어서 남자 배우나 주인공들과는 달리, 나는 주아에게 있어서 유일한 포지션인 남자친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그러기에 별을 그릴 수 있냐는 주아의 물음에 나는 정말로 정성스럽게 별을 그려보았다. 이런 작은것조차도 멋지게 보이고 싶은게 남자친구의 마음이니까. 천천히 팔을 별 모양으로 움직이면서 스파클라를 흔드니까, 스파클라의 빛은 아름다운 별의 선을 그으면서 어둠 속에서 아름답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나는 이어 팔을 하트 문양으로 그려서, 이번엔 하트의 선을 그으며 스파클라의 불꽃이 아름답게 빛나게 해보았다. 별과 하트. 2개의 그림으로 지금의 내 마음을 확실하게 주아에게 전해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는지,멍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기를 약 수초. 머릿속으로 모든 상황파악이 끝났는지 주아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어가, 말을 심하게 더듬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장난기를 가득 담아 나에게 반격을 하면서, 이런 공격에는 조금도 반격하지 못하고 크게 당황해서 얼굴이 새빨개지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다고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하하하. 그렇게 당황할 거 없잖아. 몇번이나 표현한 말인걸. 아. 하기사 내가 할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네."
방금전까지만 해도 시선을 살짝 피하고,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겸연쩍을 목소리로 답한 만큼, 확실히 내가 할 말은 아니었다. 내가 당당했다면 모를까. 해놓고서 스스로도 부끄러워서 시선을 돌려버렸는걸.
주아의 얼굴은 그야말로 화악 달아올라 어둠속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빨갛게 변해있었다. 사귀고 나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본 저 얼굴에 안도감을 느꼈다. 나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마음이 느껴져서, 나에 대한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느껴져서 정말로 기분이 좋았다.
새빨개진 얼굴로 주아는 고맙다고 말을 더듬으면서 이야기했고 그 어떤 별보다도 더 예쁜 별이었다고 말하면서, 하트에 대해서는 제대로 말을 끝내지 못하고 방금전에 내가 그랬던것처럼, 말 끝을 흐렸다.
그리고서 뭔가를 생각하는듯 하다가 천천히 그 팔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이는건 방금전에 내가 그랬던것과 비슷하게 생긴 작은 하트 모양의 불빛. 생각도 못한 반격에 크게 놀라, 눈을 깜빡거리며 주아를 바라보았다.
내 메세지에 대한 자신의 답장이라고 빙그레 웃으면서 말하는 그 모습과 홍조 띤 얼굴로 따스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에 잠시 멍해졌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려 나도 그윽한 눈빛으로 주아를 바라보았다.
바로 이렇게 눈 앞에서 머뭇거리면서도 애정표현을 해주는 여자친구를 가진 나는 정말로 행복한 남자가 아닐까? 어쩌면 조금 오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말도 못하고 주아가 그러듯이 나도 행복하게 웃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지만 그 침묵 속에서도 서로에게 오가는 것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틀림없이 존재할 것이다. 적어도 나는 받은게 있으니까.
"정말로 결혼해버릴까? 학교 졸업하고 어른이 되고, 직장을 가지게 된다면 말이야."
침묵을 깨면서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지으면서, 그런 말을 입에 담아보았다. 차를 타고 오면서도 몇번이고 들은 결혼의 이야기. 솔직히 지금은 너무 빠르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없던건 아니었다. 단지 너무나도 빠르다고 생각했을 뿐이니까. 하지만 정말로 온다고 한다면 그건 정말로 최고의 미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정말로 주아와 내가 소꿉친구로서 만난건, 지금 이 행복을 위해서, 그리고 그 앞에 찾아올 행복을 위한 운명같은게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물론 농담이야. 너무 신경써서 들을 건 없어."
가볍게 웃으면서 혹시라도 주아가 당황하고 난감해하지 않을까 싶어서 농담이라고 빠르게 말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스파클라를 천천히 흔들면서 그 불빛이 꺼져가는 것을 천천히 지켜보았다. 시간이 지나서인걸까? 화려하게 빛나던 스파클라는 이제 서서히 그 불꽃이 꺼져가고 있었다.
어차피 스파클라는 몇개 더 있으니까 바로 불을 붙히는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슬슬 다른 폭죽도 셋팅하는게 좋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봉지에서 다른 폭죽들을 꺼냈다. 이번에 꺼낸건 분수처럼 불꽃이 하늘로 솟구치는 폭죽이었다.
그 폭죽들을 저 앞..바다 앞쪽에 하나하나 셋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서 빠르게 라이터에 불을 켜서 하나하나 점화를 한 후에, 다시 빠르게 뒤로 뛰어서 주아가 있는 쪽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셋팅해 둔 폭죽 속에서 치이이익 하는 소리 울려오면서 정말로 거대한 불꽃의 분수대가 우리들의 눈 앞에 나타났다. 가까이 있으면 위험하겠지만 거리를 띄우고 있었기에 위험할 건 없었다.
그 불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미소지어, 살짝 고개만 돌려 주아를 향해서 입을 열었다.
"어때? 진짜 예쁘지 않아? 이러니까 왠지 지우에게 미안한 감정이 드는걸. 그래도 지금은 너와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하니까..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하거든. 이런 사소한 불꽃놀이 조차도, 너무나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될 것 같은 기분이야."
//저에게 빨리 자라고 해놓고선 주아주도 늦게까지 있었잖아요! 새벽 2시 41분이라니! 평소보다 더 늦게 주무셨잖아요! 음. 방탈출 카페는 정말 한번은 가보는 것도 좋아요. 그런거 좋아한다면 최고의 명소중 하나죠. 그건 그렇고 주아주의 동네에는 없다니. 뭔가 슬프네요. 언젠가 주아주의 동네에도 생기길 빌어봅니다!
사격 게임은 그냥 사격을 잘하는 요령 같은게 있거든요. 그걸 빨리 잡으면 정말 쉬운데, 감을 못 잡으면 잘 안 쏴지죠. 사실 많이 해보면 늘어나는 편이에요. 사실 많이 해보는데 안 늘어나는게 어디 있겠냐만요. 이러니까 뭔가 사격게임 같은것도 건우로 시켜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이러다가 엔딩 되는 날에 정말 많이 아쉬움을 느껴서 헤어지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아니. 들겠네요. 이미 정도 많이 들어버렸고...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음.. 주아주는 동화마을에 가본 적이 있으신가요? 거기도 이번 여행에서 가본 곳 중 하나에요. 정말 신기하기 짝이 없더라고요. 가는 김에 근처에 있는 차이나타운도 한번 갔다와보고.. 역시 여행이라는건 이곳저곳 다녀보는게 재미중 하나죠. 역시. 간접체험, 대리만족. 뭔지 알 것 같은 기분이에요. 하지만 역시 주아주도 저처럼 이렇게 한번씩 다녀보는것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절로 들어요. -
355 주아 - 건우 (82213E+56) 2016. 8. 2. 오후 9:31:57건우의 스파클라가 그려낸 별과 하트. 튀어오르는 노란 불꽃이 만들어낸 그 모양 두 개는, 어둠 속에서 더 확실하게 그 빛을 발한다. 그러나 자신이 건우가 만들어낸 그 모양들과, 이어진 건우의 말들을 제대로 이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잠시 몇 초간 건우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곧 모든 상황파악을 마치자 자신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말도 더듬기 시작한다.
저것은 분명, 애정 표현. 사귀기 전에는 이럴줄은 정말,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사귀기 시작한 이후로 언제나 조금 숨을 돌릴 틈만 생기면 이렇게 능글맞게, 다정하게 공격해오는 건우가 왠지 정말 좋으면서도 조금 얄미웠다.
그래도 평소에는 나름대로 잘 반격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의 새로운 공격은...너무하잖아, 너!
크게 당황했음을 새빨개진 얼굴로 완전히 드러내면서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웃는 건우를 조금 흘겨본다. 몇 번이나 표현한 말이니 그렇게 당황할 거 없다면서, 마치 저는 쑥스러워 하지 않았다는 것마냥 말하는 건우의 모습에 한 마디하려다가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건우가 스스로 덧붙여 말하자 그냥 그 말은 마음 속으로 쏙 넣어버린다.
"맞아, 네가 그런 말 하면 안되지! 날 당황시키고 방금 전까지 쑥스러워 하던 사람이 누군데!"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 말에 대꾸한다. 그러나 여전히 붉어진 얼굴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대신 애써 화제를 돌리며 건우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그 어떤 별보다도 더 예쁜 별이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문제의 그 하트에 대해서는 말끝을 흐리며 말을 제대로 끝내지 못한다. 대신 무언가를 조금 생각하고 고민하다가 이내 결심이 선 듯 천천히 팔을 움직여 불빛으로 작은 하트 모양을 그려낸다. 그러자 건우는 이것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크게 놀란 얼굴로, 눈을 깜빡거리며 자신을 바라본다.
너의 메세지에 대한 나의 답장이라고 홍조 띤 얼굴로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하자, 건우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는 그윽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그렇게 잠시 침묵 속에서 서로의 눈빛을 교환하며, 서로를 마주보며 같이 행복하게 웃는다.
아무 말이 없어도 느껴지는 서로의 마음. 침묵이 이렇게나 훨씬 더 깊은 의미를 지닌 대화가 될 줄, 그 누가 알았을까.
잠시동안 말하지 않아도 알듯한 침묵의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다가, 이내 건우는 기나긴 침묵을 깨고서는 잔잔히 미소지으며 입을 연다.
"...!"
학교를 졸업하고 어른이 되고, 직장을 가지게 된다면 정말로 결혼해버릴까? 하는 그의 말.
순간 깜짝 놀라서는 또다시 멍하니 그를 바라본다. 방금...건우가...나에게...겨, 결혼?!
아까 차 안에서도 장난스레 오갔던 내용이었지만, 당사자의 입에서 직접 듣는 것은 그 느낌부터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결혼할 당사자들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생략해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그의 말에, 계속 빙빙 돌려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결혼'이라고 얘기하는 그의 말에, 자신의 사고는 순간 정지해버린다.
그러나 자신이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말하려 입을 열기도 전에, 건우가 먼저 물론 농담이라며, 너무 신경써서 들을 건 없다고 선수쳐 들어온다.
가볍게 웃는 그의 모습에, 이것도 혹시 짓궂은 장난의 일종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혼란스러워 한다. 그렇지만 자신이 알고있는 건우는 분명, 결혼같은 중대한 사항으로 장난을 칠 아이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역시...
서서히 꺼져가는 스파클라 불빛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그 빛이 거의 다 사라질 때 즈음, 가만히 입을 연다.
"...나중에, 나중에 제대로 말해줘. 그럼 나도 제대로 대답해줄테니까. 알았지?"
자신이 말을 마치자마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작은 불꽃 하나마저도 꺼져, 다시금 어둠 속에 파묻히게 된다. 새삼 빛이 사라졌다는 사실과, 어둠이 이렇게 짙었구나 하는 사실에 조금 아쉬워하다가 건우가 봉지에서 다른 폭죽들을 꺼내자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이번에는 설치하는 폭죽인 것인지, 건우는 그 폭죽들을 들고 앞바다 쪽에 하나하나 셋팅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서는 라이터에 불을 켜서 하나하나 점화를 한 후, 다시 빠르게 뒤로 뛰어서 자신이 있는 쪽으로 돌아온다.
그 재빠르게 이어진 일련의 동작을 웃으며 지켜보다 곧 셋팅해 둔 폭죽 속에서 치이이익 하는 소리가 나자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정말로 거대한 불꽃의 분수대. 물대신 불꽃으로 그려내는 분수대는 화려한 아름다움을 어두운 밤하늘, 밤바다 속에서 뽐낸다. 그 피어오르는 불꽃들을 감탄하며 바라본다. 마치 화려한 꽃들을 보는 느낌에 저절로 환하게 웃으며 계속 그 불꽃들을 바라보다, 건우가 미소지은채 살짝 고개만 돌려 자신을 향해 입을 열자 자신도 똑같이 건우 쪽을 바라본다.
진짜 예쁘지 않냐며, 왠지 지우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지만 그래도 지금은 자신과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며. 이런 사소한 불꽃놀이 조차도 너무나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될 것 같은 기분이라고 얘기하는 건우에게 자신도 빙그레 미소지어 대답한다.
"응, 진짜 너무 예뻐! 화려한 꽃들같아. 절대 사소하지 않아. 나도 너와 함께라면 그 어떤 작은 일도 전부 커다란 즐거운 추억이 되는걸. 그나저나, 지우에게 미안하긴 하네. 이렇게 좋은걸 우리만 보고. 그럼, 다음번에는 지우도 같이 불러서 즐겨볼까?"
그렇게 제안해보기도 하며 한 번 그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러면 지우는 분명 건우와 나의 애정행각을 보고 오글거려 하겠지? 아, 투정부릴지도 모르겠다. 이럴거면 자기는 왜 데려왔냐고.
그러자 문득, 건우가 아빠, 자신이 엄마, 지우가 딸같다는 생각까지 미치자 순간 놀라서는 고개를 휘휘 젓는다. 내, 내가 방금 무슨 생각을...! 이, 이건 전부 건우 때문이야...! 아, 아까 건우가 그런 말을 해서...
혹시나 건우가 자신의 생각을 눈치챘을까봐 슬쩍 시선을 다시 불꽃 쪽으로 돌려버린다. 얼굴이 빨갛다고 해도, 그건 전부 폭죽의 불꽃 때문이니까...
/ 앗, 들켰네요? 사실 오늘 해 뜨는거 보고 잤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구요. 공부라든가 숙제라든가 그 밖에도 할 게 많아서...지금도 하루종일 밖에 있다가 지금에서야 집에 들어와서 답레 올리는 거거든요. 그리고 저는 건우주처럼 여행을 갔다온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건우주께서는 저한테서 확실하게 일찍 주무시라고 말을 들으셨잖아요? 그러니까 엄연히 다르죠! 방탈출 카페...진짜 가고싶어요ㅠ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사격에도 요령이 있었군요. 처음 알았어요! 그냥 쏘면 되는건줄 알았는데... 건우의 사격 실력도 물론 건우주처럼 좋겠죠? 그나저나, 벌써부터 엔딩 얘기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거 은근 슬프다구요! 아직은...
동화마을이요? 아니요, 그것도 처음 들어봤어요. 왠지 아기자기하고 예쁠 것 같아요! 차이나타운까지 가셨어요? 우와, 2일 동안 정말 많은 곳을 다니셨네요! 진짜 알차게 보내신 것 같아서 부러워요. 저도 여행 다녀보고는 싶지만 그럴수가 없는 상황이라...ㅠㅠㅠ 그래도 건우주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즐거우니까 괜찮아요! 건우주의 여행 이야기 재밌거든요. ㅎㅎㅎ -
356 건우 - 주아 (67083E+60) 2016. 8. 2. 오후 10:50:52스파클라의 불꽃을 이용해 서로가 서로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나름대로 침묵 속에서 서로 말은 안하지만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눈빛을 교환하며,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도중, 나는 살며시 주아에게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하지만 빠르게 당황할까 싶어, 물론 농담이라고 말하면서 가볍게 웃어보았다. 하지만 내가 너무 늦었는지 주아는 크게 당황하여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농담이라고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아의 그 표정은 도저히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역시 결혼이라는 말을 괜히 한 것일까. 좀처럼 멍한 표정을 풀지 않고,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은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입을 열려는 찰나, 갑자기 주아가 먼저 나에게 선수를 쳐서 들어왔다.
나중에 제대로 말해달라고, 그럼 자신도 제대로 답해줄거라고말하는 주아의 모습에 절로 입가에 짓고 있던 웃음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아무런 말 없이 잠시동안 주아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 저 말에는 정말로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았다. 정말로 자신이 있다면, 정말로 자신과 함께 할 자신이 있다고 한다면 그때 확실하게 회피하지 말고 말해달라는 의미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며, 정말로 조용히 스파클라의 불꽃이 튀는 소리만을 들었다.
어쩌면 주아가 말한 의미는 이거와는 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내가 추측한 것을 기반으로 생각할수밖에 없었다. 이걸 주아에게 무슨 의미냐고 물을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정말로 여러모로 난감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나오기야? 유주아? 이번 반격은 정말로 너무나도 큰 반격이었어.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 말의 답은 어느정도 정해져있었다. 단지.... 단지.... 난...
그렇게 생각을 이어나가던 도중, 스파클라의 불꽃이 꺼져가는 모습이 보였다. 주변으로 튀는 불꽃 소리도 점점 사그라들고, 나와 주아의 모습은 어둠 너머로 덮여졌다. 이대로 짙은 어둠을 즐기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다음 폭죽을 준비하는게 좋을듯 해서 나는 분수대 폭죽을 봉지에서 꺼낸 후에, 바다 앞쪽에 하나하나 셋팅을 하고, 라이터에 불을 켜서 하나하나 점화를 하고 주아에게로 빠르게 달려왔고 그 옆에 섰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 내가 설치한 폭죽들은 하늘을 향해 강한 불꽃의 분수를 내뿜었다. 주아가 그 광경을 감탄하면서 바라보는 것처럼 나 역시도 그 모습을 감탄하면서 바라보았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주아와 같이 바라본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좋았다.
살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려 주아에게 말을 걸어보자, 주아는 빙그레 웃음지어 나에게 화려한 꽃들처럼 너무나도 예쁘다며, 절대 사소하지 않다고, 자신도 나와 함께라면, 그 어떤 작은 일도 전부 커다란 추억이 된다고 답했다. 그리고 다음에는 지우도 같이 불러서 즐겨보자고 나에게 제안을 해왔다.
"그거 괜찮겠네. 하지만, 지우가 과연 순순히 따라올지가 문제라면 문제려나. 괜히 우리 둘 방해하고 싶지 않다고 몰래 빠져나가는건 아닌가 모르겠네. 아니면 더 심하고 짖궂게 놀릴지도 모르겠고."
바다에 오기까지 차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려보면 충분히 있을법한 이야기였다. 실제로 몇번이고 몇번이고 짖궂게 공격해왔었으니까. 하지만, 역시 지우만 쏙 빼놓고 구경을 하는건 조금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어릴적에는 나, 지우, 그리고 주아. 이렇게 3명이서 소꿉친구를 이뤄서 즐겁게 놀았으니까. 언제부턴가 나이가 어린 지우가 빠지게 되고 나와 주아가 같이 있게 되는 일이 많아졌지만 말이다.
남녀 한쌍의 소꿉친구가 연인이 되어 이렇게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즐기는 이 상황은 영화로 치면 명장면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웃어보이던 도중, 갑자기 주아가 고개를 휘휘 젓는 모습이 보였다.
".....?"
대체 무슨 생각을 한건진 모르겠지만, 주아는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면서 나에게는 시선을 주지 않고 저 앞쪽에서 아름답게 분수처럼 불꽃을 내뿜는 폭죽만을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한건지 추측해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떠오르는게 없었다.
하지만 그것을 굳이 묻거나 하진 않았다. 왠지 물어봐도 알려줄 것 같지 않았고, 주아가 곤란해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지금은 그런 장난이 아니라, 이 아름다운 상황을 주아와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철썩철썩이는 파도 소리와 불꽃을 내뿜는 치이이익 하는 소리가 조화를 이뤄서 아름다운 심포니를 이루다, 불꽃이 소리가 점점 작아지기 시작하는게 들렸다. 이제 저 불꽃도 다 끝났다는 느낌이 들어, 나는 마지막으로 봉지에서 30연발 발사 폭죽을 꺼냈다.그리고 이번에는 주아에게도 함께 그 폭죽을 잡게 했다.
"이 폭죽은 같이 발사하자. 불은 내가 붙힐테니까, 너는 꽉 잡고 있어."
그렇게 말을 하고서, 나는 라이터를 꺼낸 후에, 심지에 불을 붙혔다. 그러자 불꽃은 빠르게 심지를 태우면서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펑!! 펑!! 하는 소리를 내면서 하늘을 향해서 아름다운 색색의 불꽃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검은색 도화지 같은 하늘 위에 아름다운 색색의 불꽃들이 펑! 펑! 터져나갔고 그 모습은 어둠속에서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꽃같은 모습이었다. 절로 아름답다는 마음을 느끼며, 나는 그 상태에서 살며시 고개를 돌려 주아에게 말을 걸었다.
"이 불꽃이 끝나면 잠시 앉자. 간식도 먹고, 음료수도 먹고, 살짝 하고픈 말도 있고 말이야."
//이런이런. 알았어요. 엔딩 이야기는 더 이상 안할게요. 저도 엔딩 이야기는 슬프니까요. 지금은 지금 상황을 즐기도록 해요. 다시는 안할테니까 안심하세요. 주아주. 음. 그리고, 사격의 요령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사실 기술에 가깝다고 해야할까요? 그래도 대한민국의 남자들은 왠만하면 다 잘 알거에요. 저만 특별히 아는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동화마을..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쁜 곳이에요. 여성이 정말로 좋아할만한 장소라고 해야할까요? 언젠가 여행을 갈 수 있다면 꼭 가보기를 추천할게요. 정말 한번은 가볼만한 곳이에요. 차이나타운이 근처라서 구경한 다음에 차이나 타운 가서 중국음식도 먹고 하면 딱이죠!
그리고 많은 곳을 간건 아니에요. 좀 빽빽하게 움직이기는 했죠. 물론.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전부 다 이용했으니까요. 덕분에 조금 피곤했었지만 그래도 즐거웠어요. 정말로.
여행을 못 가는 이유. 왠지 짐작이 가는게 하나가 있네요. 정말로 화이팅이에요! 그리고, 학생의 생활이 끝나고 성인이 되면 정말로 시간이 많이 남게 되거든요. 그럴때 천천히 즐겨보는거 추천할게요. 이것저것 많이 둘러보는게 좋아요. 많이 볼수록 생각의 폭이 늘어난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리고 지금 들어왔다라. 많이 피곤하시지 않을까 걱정이 되면 오버일까요? 오늘 하루는 즐겁게 보내셨나요? 주아주? 전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냈답니다. -
357 주아 - 건우 (78041E+53) 2016. 8. 3. 오전 12:00:01조용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던 침묵의 끝에, 건우는 살며시 결혼에 대한 얘기를 꺼낸다. 그러나 그 말의 의미를 파악하고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건우는 재빨리 물론 농담이라고 말하며 가볍게 웃어보인다.
조금씩, 조금씩 사그러져가는 스파클라의 불꽃에 의지해, 그런 건우를 멍하니 바라본다. 도저히, 장난기 가득하게 웃어넘길수가 없었다. 그래, 이것은...게다가 그 당사자는...
잠시 그렇게 건우를 바라보다가 건우가 뭐라고 말을 하기 전, 자신이 먼저 입을 열어 나중에 제대로 말해달라고, 그럼 나도 제대로 답해줄거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자연스레 건우의 입가에 자리잡고 있던 웃음이 사라져버린다.
그래, 이것이, 지금 너의 말에 대한 나의 대답. 너의 그 말이 정말 한순간의 짓궂은 장난인지, 아니면 진지하게 하고픈 말을 그저 장난으로 덧씌우고는 한 말인지, 나는 알 수가 없어. 건우야. 그러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야. 내가 할 수 있는 반격은 이것뿐이야.
그리고는 잠시 서로 아무런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본다. 아까와는 또다른 분위기의 침묵. 아까는 차오르는 행복감이 가득했던 침묵이었다면, 지금은 조금 진지한 눈빛들이 서로를 마주보는 침묵. 그 고요함 속에서, 스파클라의 불꽃만이 마지막으로 튀어오르며, 그 소리도, 불빛도 점점 사라져간다. 그러자 점점 자신들의 얼굴에도 어둠이 드리워지더니 마침내, 모든 불꽃들이 사라져 완전한 어둠 속에 파묻힌다.
그렇게 잠시 어둠 속에 있다가 건우는 이내 곧 분수대 폭죽을 봉지에서 꺼내고는 바다 앞쪽에 하나하나 셋팅을 한다. 그리고 이윽고 곧바로 라이터에 불을 켜서 하나하나 점화를 하고 자신에게로 빠르게 달려와 옆에 선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설치된 폭죽들은 이내 강한 불꽃의 분수를 내뿜는다. 그 아름다운 광경에 자신도, 건우도 감탄하면서 그 불꽃들을 지켜본다. 잠시동안 그렇게 불꽃에 넋을 놓고있다가 건우가 곧 고개를 돌려 말을 걸자, 자신도 빙그레 웃음지으며 너무 예쁘다고, 너와 함께라면 그 어떤 작은 일도 전부 커다란 추억이 된다고 대답한다. 이어서 다음에는 지우도 같이 불러서 즐겨보자고 제안도 해본다.
그러자 건우는 괜찮긴 한데, 지우가 괜히 자신들을 방해하고 싶지않다고 몰래 빠져나가는건 아닌가 모르겠다며, 아니면 더 심하고 짖궂게 놀릴지도 모르겠다고 지우의 반응을 추측해본다.
그 말에 지우의 모습이 저절로 눈앞에 그려져 자신도 모르게 크게 웃어버린다.
"아하하, 진짜! 지우라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으음, 내 생각엔, 지우는 후자! 더 심하게, 짓궂게 놀린다에 한 표!"
그러면서 자신의 검지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며 건우에게 웃어보인다. 지금까지 내가 봐오고, 직접 경험해온 결과, 짓궂게 놀리고 장난치는 것은 너희 남매의 유전적 성질이니까!
그러나 곧이어 다같이 불꽃놀이를 즐기는 상황을 상상해보다 그게 그대로 마치 소꿉놀이처럼 결혼에서 가족으로까지 상상이 연결되자 깜짝 놀라서는 고개를 휘휘 젓는다. 그리고는 왠지 창피한 마음에 일부러 아름다운 불꽃 쪽으로 시선을 고정시켜버린다. 혹시나 건우가 뭔가 눈치채고 물어오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도 조금 있었으나, 다행히 건우는 못 본건지, 모른 척해주는건지, 물어오지 않는다. 그 모습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분수대 폭죽의 불꽃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지켜본다.
마지막까지 불꽃을 예쁘게 피워내고는, 폭죽은 다시 어둠 속에 파묻혀 잠잠해진다.
그러자 건우는 마지막으로 봉지에서 30연발 발사 폭죽을 꺼내더니 이번에는 자신에게도 함께 그 폭죽을 잡게 한다. 이 폭죽은 같이 발사하자며, 불은 저가 붙일테니 자신은 꽉 잡고 있으라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폭죽을 꽉 잡는다. 이어서 건우가 라이터를 꺼내 심지에 불을 붙이자 괜히 긴장되어 타들어가는 심지와 안으로 들어가는 불꽃을 지켜본다. 불꽃이 안으로 들어가자 곧 갑자기 커다란 터지는 소리와 함께, 폭죽은 밤하늘로 불꽃을 발사하기 시작한다.
갑작스런 굉음에 순간 놀라 꺅, 하고 작게 비명을 지르면서도 폭죽을 잡은 손에는 힘을 좀 더 꽉 준다.
그리고는 마음이 진정되자 고개를 들어올려 캄캄한 밤하늘 속에 형형색색의 불꽃들이 퍼져나가는 광경을 지켜본다. 아까 스파클라는 반딧불이같은 빛, 분수대는 땅위에서 피어오르는 화려한 꽃이었다면, 이번 폭죽은 하늘 위로 넓게 퍼져나가는 거대한 꽃과 다름없었다. 하나의 불꽃이 마치 꽃잎을 주위에 흩날리듯이 사라지면 이어서 다른 색의 불꽃이 새로 활짝 피어난다.
그 광경을 넋놓고 지켜보다가 건우가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이 불꽃이 끝나면 잠시 앉아서 간식도 먹고, 음료수도 먹자며, 그리고 살짝 하고픈 말도 있다고 말하자 자신도 똑같이 그를 마주본다.
"그래, 그러자. 내 마음대로 산 간식거리를 즐겨보자구. 네가 하고싶다는 말도 들어보고."
부드럽게 눈웃음 지어 그의 말에 화답하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밤하늘 속 자신들이 피워낸 불꽃들을 바라본다. 아마, 지금의 자신의 눈에는 그 어떤 꽃들보다도 더 아름다울 터인 꽃.
자신들이 쥐고있는 폭죽은 계속 그렇게 꽃들을 피워냈고, 그 결과물들을 하늘에 화려하게 수놓는다. 그렇게 얼마나 불꽃을 쐈을까. 어느새 폭죽은 처음의 그 기세에서 조금씩 누그러지더니 점점 불꽃을 쏘는 속도가 줄어들었고, 마침내 제 할 일을 끝냈다는 듯 조용해진다.
혹시 몰라 잠시 그렇게 조용해진 폭죽을 계속 쥐고있다 완전히 불꽃이 끝난 것을 알고는 하늘을 향했던 폭죽을 서서히 아래로 내린다.
"...그럼 이제 간식을 먹어볼까? 내가 뭐 사왔을지 모르겠지? 한 번 맞춰볼래?"
불꽃놀이가 끝났다는 것에 아쉬운 듯 물끄러미 하늘만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건우에게 나름대로의 문제를 내보며 키득키득 웃는다. 과연 맞출 수 있을까? 원한다면 소원권 걸어볼게, 하고 말도 덧붙여보면서 자신의 옆에 놓여져있는 봉지를 흘끔 바라본다.
/ 그래요, 약속한거예요? 어차피 언젠가는 나올 얘기니만큼, 지금은 그냥 모르는 척하고 싶어요... 그나저나 역시 우리나라 남자들은 멋있는 것 같아요. 저는 사격을 잘하는 게 그렇게 멋져보이더라구요. 그 기술이라는 거, 직접 배워보고 싶지만 역시 나중으로 미뤄야할 것 같아요. 버킷리스트의 목록이 더 늘었다!
동화마을도, 차이나타운도 꼭 가고싶어요! 개인적으로 동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진짜 가보고 싶어요. 엄청 예쁘겠죠? 차이나타운의 중국 요리도 분명 맛있을테구요! 그리고 이 정도만 해도 많이 간 거 아닌가요? 2일 동안 빽빽하게 움직였으면 정말 알차게 보낸 게 맞죠. 당연히 피곤하셨겠지만 그래도 즐겁게 다녀오신 것 같아서 괜히 제가 다 기분 좋네요. 건우주의 자랑자랑과 여행 이야기도 들어보고!
...그 짐작이 아마 맞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하...격려해줘서 고마워요, 건우주. 저, 힘내볼게요! 그래서 나중에는 건우주께서 가보셨던 장소들도 꼭 가볼거예요. 그 때에는 직접 체험으로!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솔직히 조금 피곤은 하지만 이렇게 건우주랑 돌리고 잡담하면 기운이 나니까 괜찮아요! 오늘도 어쩌면 조금 늦게 자야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구요.
오늘 하루는, 음...솔직히 말하자면 즐거웠다기 보다는 정신 없었어요.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어버리고, 비 맞고... 뭐어, 좋은 날이 있으면 이런 날도 있는거겠죠. 그래도 제 몫까지 건우주께서 즐겁게 보내셨으니 됐어요~ ㅎㅎ -
358 건우 - 주아 (52663E+57) 2016. 8. 3. 오전 1:37:25"하하하. 그럼 나도 후자에 한표 던져야겠는데? 내 동생이라서 내가 잘 아는데, 지우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애니까."
검지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면서 웃어보이는 주아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웃으면서 덩달아 검지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였다. 피를 나눈 내 동생이라서 그런지, 대충 지우가 어떻게 나올지 정도는 예상이 갔다.
물론 몰래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조차도 나와 주아 사이에 끼어들어서 실컷 놀리고 깔깔깔 웃다가 질릴쯤에야 살며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내가 비켜줘서 둘이서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었던거라고 말하면서 나에게 이것저것 요구를 할 것이 안봐도 뻔했다.
그런 모습을 떠올리면서 지우에겐 미안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주아와 단 둘이서 오붓하게 즐겨야겠다고 제대로 생각했다. 그래도 여자친구와의 밤 데이트인데, 지우가 끼어드는 것도 좀 그러니까 말이야.
분수대 폭죽이 끝나는 것을 보고서, 나는 봉지에서 30연발 폭죽을 꺼냈고, 주아의 손에 살며시 쥐어주었다. 이것이 마지막 폭죽인만큼, 마지막은 주아와 함께 쏘아올리고 싶었다. 우리 둘만의 아름다운 불꽃을 저 검은색 하늘 위에 아름답게 피워보이고 싶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폭죽을 꽉 잡는 모습을 확인하고서, 나는 심지에 불을 붙였다. 심지는 천천히 타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그렇게 긴장할 것 없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주아의 손 위에 내 손을 부드럽게 포개서, 폭죽을 잡았다.
나와 주아가 꽉 잡고 있는 폭죽은 흔들리는 일 없이 정확하게 하늘을 향해서 빵, 빵 소리를 내면서 불꽃을 발사했고, 검은 도화지 위에 정말로 아름다운 색색의 꽃들을 피워나갔다. 그 와중에 들러오는 꺅하는 소리에는 나도 모르게 살며시 웃어보였다. 혹시라도 놀랐나 싶어, 안심할 수 있도록 바로 옆에서 부드럽게 웃어보이면서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바로 옆에 있잖아?"
그렇게 천천히 하늘에서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불꽃으로 이뤄진 꽃들을 구경하다가 나는 이 불꽃이 끝난 후에 잠시 앉아서 간식도 먹고 음료수도 먹자고 제안을 했다. 물론 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주아는 자신의 마음대로 산 간식거리를 즐겨보자고 말하면서 내가 하고 싶다는 말도 듣고 싶다고 대답했다. 부드럽게 눈웃음지어 화답하는 그 모습이 나와 주아가 함께 피워낸 아름다운 불꽃으로 이뤄진 색색의 꽃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게 보였다. 불꽃들이 터질때 나오는 빛의 영향인걸까? 정말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주아의 얼굴을 말 없이 바라보다가, 주아가 그렇듯이 나도 고개를 올려 불꽃들을 바라보았다.
펑, 펑 하는 소리가 계속해서 울러퍼지고, 하늘 위의 불꽃들은 계속해서 검은색 도화지를 아름답게 채워나갔다. 그렇게 구경하기를 잠시, 폭죽은 마침내 모든 불꽃을 쏘아올렸는지 더 이상 불꽃을 발사하지 않고 하얀색 연기만을 하늘 위로 천천히 올렸다.
그 광경에, 이제 이 폭죽의 할 일도 끝이 났다는 것을 느끼며, 하늘을 향했던 폭죽을 서서히 아래로 내려, 봉지 속에 다시 집어넣었다. 쓰레기를 이곳에 버릴 순 없었기에, 전부 다 들고 갈 생각이었다.
천천히 정리를 하고 있던 도중, 갑자기 주아가 나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뭘 사왔는지 맞춰보겠냐면서 도발적인 분위기로 키득키득 웃는소리가 들려왔다. 그 모습에 나도 정말로 크게 풋 하고 웃어버렸다.
과자와 음료수 종류가 적은게 아닌데, 내가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사실상 이건 불가능에 가까운 내기였다. 하지만, 주아가 정말로 승산이 없는 것을 나에게 제안했을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나는 나름대로 생각을 해봤다.
주아가 굳이 나에게 저런 물음을 해본 이유. 소원권을 걸어보겠다고 하는 이유. 그것은 어쩌면 내가 맞출 수 있는 뭔가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나는 나름대로 내 생각을 주아에게 말해보았다.
"다른건 몰라도 감자칩 과자와 내가 좋아하는 파인애플맛 탄산음료는 들어있지 않을까 싶어. 감자칩 과자는 네가 좋아하는 과자였고, 파인애플맛 탄산음료는 내가 좋아하는 음료수니까. 일단은 이 정도밖엔 예상이 안 가는데... 음. 그래서 답은 어떻게 돼?"
그렇게 웃으면서 답한 후에, 나는 모래밭 위에 자리를 잡고 천천히 편한 자세로 앉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주머니 속에 넣어둔 손수건 한장을 꺼낸 후에 바로 내 옆에 조심스럽게 깔고서, 주아에게 이쪽으로 와서 앉으라고 손짓했다.
"너도 빨리 와서 앉아. 주아야. 앉으니까 경치가 정말로 좋아. 별도, 바다도 제대로 보이거든."
//다른건 몰라도 동화마을은 진짜로 가보는 것을 추천할게요. 동화를 좋아한다면 특히나요. 정말로 마음에 들어하실거에요. 주아도 어쩌면 정말로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곳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편이에요.
그리고, 정말로 힘내세요. 제가 생각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면, 주아주는 정말로 힘든 시기에 있는거니까요. 저와 돌리고 잡담하는것만으로도 힘이 난다고 하니까 절로 기분이 좋아지네요. 그보다 오늘도 늦게 잔다니.. 음.. 옆에서 잡담이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준다고 하면 화를 낼까요? 주아주는?
정신없는 하루라. 그런 날이 있으면 또 좋은 날도 있을거에요. 인생이라는게 다 그런거 아니겠어요? 이후엔 꼭 즐겁고 좋은 날 있을거에요! -
359 주아 - 건우 (78041E+53) 2016. 8. 3. 오전 2:41:39지우와 함께 불꽃놀이를 즐길 때 예상되는 행동에 대해, 자신은 후자에 한표를 던진다며 검지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고는 키득키득 웃자, 건우도 마찬가지로 검지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며 저도 후자에 한표 던져야겠다고 얘기한다.
아무래도 지우도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라온 소꿉친구이니만큼, 지우의 행동도 안봐도 눈앞에 선명히 그려질 정도로 예상할 수 있었다. 아무렴. 건우랑 나도 서로를 이렇게나 잘 아는데. 지우라고 모를리가 없잖아?
그렇게 지우에 대한 얘기도 해보며 분수대 폭죽의 끝을 마지막까지 지켜본 후에, 건우는 봉지에서 30연발 폭죽을 꺼내 자신의 손에 살며시 쥐어준다. 이어지는 건우의 설명과 가벼운 주의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폭죽을 꽉 잡자, 건우는 심지에 불을 붙인다. 심지가 천천히 타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긴장한 모습을 역력히 드러내자, 건우는 그렇게 긴장할 것 없다는 듯, 자신의 손 위에 저의 손을 부드럽게 포개서 폭죽을 잡는다.
자신의 손 위에 겹쳐진 건우의 손. 그를 타고 전해져오는 따스함과 든든함에 왠지 모르게 정말로 안심이 되면서 긴장했던 마음도 조금씩 풀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자신들이 꽉 잡은 폭죽이 정확하게 하늘을 향해서 큰 소리를 내며 불꽃을 발사하자, 그 굉음과 불꽃이 발사되는 반동에 자신도 모르게 꺅하고 작게 비명지른다. 그러자 건우는 또다시 자신을 안심시켜 주려는 듯, 바로 옆에서 부드럽게 웃어보이면서 괜찮다고, 저가 바로 옆에 있다고 얘기해준다. 그런 그의 다독임에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건우가 바로 옆에 있잖아. 무서워할 거 없어.
이내 지지않겠다는 듯, 폭죽을 조금 더 꽉 쥐고 자신들만의 아름다운 불꽃을 밤하늘 속에 수놓는다. 그렇게 피어나는 불꽃들을 바라보다가 건우가 살며시 이 불꽃이 끝난 후에 잠시 앉아서 간식도 먹고 음료수도 먹자고 제안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다고 밝히자 자신도 그러자고 부드럽게 눈웃음지어 화답한다.
건우는 그런 자신의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이 그러는 것처럼, 저도 고개를 올려 불꽃들을 바라본다. 계속해서 퍼져나가는 커다란 불꽃들. 그러나 모든 것은 끝이 있듯이, 폭죽도 점점 불꽃을 발사하는 것이 느려지다가 이내 하얀 연기만을 피워올리며 조용히 멈춘다.
폭죽을 아래로 내리고는 아쉽다는 생각에 물끄러미 밤하늘만 올려다보다, 천천히 정리를 하고 있는 건우에게 문득 장난이 치고 싶어져, 그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는 한 번 자신이 간식거리로 뭘 사왔는지 맞춰보겠냐면서 키득키득 웃는다. 게다가 다시 또 그 때처럼 소원권까지 걸어보자 건우도 이내 크게 풋, 하고 웃어버리며 나름대로 뭔가 생각해보는 분위기를 풍긴다.
그가 무엇을 말할지, 자신이 산 것을 정말로 맞출 수 있을지 기대하고 궁금해하며 조용히 그가 입을 열기를 기다린다. 그러자 건우는 이내 곧 생각을 끝낸 듯, 다른 건 몰라도 감자칩 과자와 파인애플맛 탄산음료는 들어있지 않을까 싶다며, 감자칩 과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고, 파인애플맛 탄산음료는 저가 좋아하는 음료수니까, 라고 이유까지 덧붙이며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한다.
역시, 건우는. 그래서 답은 어떻게 되냐는 건우의 말에 조금 말을 아끼다 이내 환하게 웃으면서 입을 연다.
"딩동댕, 정답! 맞아. 들어가자마자 바로 그것들은 주저없이 골랐지. 이유까지 정확하게 맞히다니, 대단해! 상으로 소원권 하나 줄게."
이것으로 이제 건우와 자신은 각각 소원권이 하나씩 적립되어 있는 것이 되었다. 사실, 반쯤은 그걸 노린 거기도 하고 말야. 너한테도 소원권을 주고싶어서. 그리고, 과연 내 마음을 알아맞힐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그래도 너한테는 이 사실은 비밀로 하는 게 낫겠지?
마음 속으로는 그런 생각도 하면서 건우가 모래밭 위에 자리를 잡고 천천히 편한 자세로 앉아서는 주머니 속에서 손수건 한 장을 꺼내 저의 옆에 조심스럽게 까는 모습을 지켜본다. 손수건을 다 깔자 자신에게 손짓하며 경치가 정말로 좋다고, 빨리 와서 앉으라는 그의 말에 이내 빙그레 웃으며 간식 봉지를 챙겨들고 그 쪽으로 다가가 건우의 손수건 위에 조심스럽게 앉는다.
"그럼, 앉을게. 손수건 깔아줘서 고마워, 건우야. 자아, 이건 나의 보답 선물."
자신이 사 온 간식 봉지에서 먼저 파인애플만 탄산음료를 꺼내 그에게 내밀며 웃는다. 그리고는 봉지에서 자신이 사 온 감자칩과 초코 과자, 새우 과자, 나초 과자를 꺼내보이며 이것이 완벽한 정답이야, 하고 말을 덧붙인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오렌지 주스를 꺼내서는 마시지는 않고 일단 그냥 손에 쥐고서는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본다.
그렇게 잠시 밤과 바다와 별이 만들어낸 어둠과 파도소리와 빛의 조화를 감상하다가, 이내 조용히 먼저 입을 연다.
"...있지, 하고싶다는 말이 뭐야? 건우야?"
여전히 시선은 앞바다와 밤하늘에 고정시킨 채, 파도소리만큼이나 잔잔하게 그렇게 물어본다. 어떤 말이 하고싶은 건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나름대로 추측을 해보면서 살짝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가만히 맞는다.
/ 우우...뭔가 부러운데 조금 얄미워요, 건우주... 안되겠다, 동화 마을도 버킷리스트에 추가해야겠어요. 아마 주아도 정말 좋아할거예요! 그래도 길 잃어버리지 않게 건우 옆에 꼬옥 붙어있겠지만요.
힘내라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이제는 힘내라는 말보다는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말을 더 많이 듣는터라...조금 묘하지만 좋은 기분이예요. 솔직한 마음같아서는 건우주와 잡담하고 싶지만, 안돼요. 화낼거예요! 건우주는 주무셔야해요. 저처럼 아침 해 뜨는 거 보고 주무시게 할 수는 없어요. 가뜩이나 여행에서 돌아온지 며칠되지도 않았으니까, 절대 안돼요! 그리고 어차피 건우주께서는 지금쯤은 주무시고 계시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고 있기도 하구요. -
360 건우 - 주아 (52663E+57) 2016. 8. 3. 오후 5:39:57주아가 나에게 날린 자신이 산 간식거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솔직히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과자의 종류가 한두개가 아니고 음료수의 종류도 한두개가 아니다. 수십개나 되는 과자와 음료수 중에서 무엇을 샀는지 맞추는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주아가 절대로 아무런 생각도 없이 이런 문제를 냈을리는 없기에, 그 문제의 의도를 생각해본다. 소원권까지 걸은 주아의 문제. 그것은 어쩌면 내가 맞출 수 있는 범위의 문제라서 그런게 아닐까? 그렇다면 주아는 어째서 내가 맞출수 있다고 생각하는걸까? 어쩌면 자신의 마음을 맞춰줬으면 하는 것도 있겠지만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내가 자신의 마음을 맞출수 있을지를 테스트하는건 절대로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내가 생각해볼 수 있는건.....
일련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는 감자칩 과자와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를 답으로 내놓았다. 하나는 주아가 좋아하는 것. 또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 주아는 자기 마음대로 산다고 했지만 정말로 자기 마음대로 아무거나 사는 아이는 절대로 아니다.
남을 배려하고, 혹시라도 남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남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자신이 힘든건 절대로 남에게 쉽게 말하지 않는 애가 바로 주아다. 그런 주아가 정말로 자기 마음대로 간식거리를 샀을리 없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 2개를 다 샀을 가능성이 크다고 느끼며, 나는 내 답이 맞는지 틀린지에 대한 판정을 기다렸다. 하지만 주아는 좀처럼 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틀렸구나 싶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던 찰나, 갑자기 주아는 환하게 웃더니 딩동댕이라고 말하면서 들어가자마자 그것들은 바로 골랐다면서 이유까지 정확하게 맞췄으니 상으로 소원권을 하나 준다면서 내 말에 답을 했다. 그 모습에 잠시 멍하게 주아를 바라보다가 다시 한번 풋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하하하. 정답이면 정답이라고 바로 말하면 되지. 뭘 그렇게 끌고 그러냐?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그건 그렇고 소원권 정말로 주는거야? 그럼 고맙게 받을게. 유용하게 쓸게."
분명히 내 기억이 맞다면, 전에 주아가 소원권을 하나 썼고, 나 역시도 주아에게 소원권을 하나 썼기에 지금 우리 둘 사이의 소원권은 주아에게만 1개가 있었다. 하지만 이걸로 내가 또 하나를 얻었으니 이제는 각자의 소원권이 하나씩 있는 셈이었다. 이 소원권으로 어떤 소원을 쓰는게 좋을까? 라고 생각을 잠시 하다가 난 마저 주아에게로 내 말을 이어나갔다.
"그건 그렇고 기쁜걸. 마치 우리 둘의 마음이 연결된 것 같아서 말이야."
진담이었다. 과자의 종류와 음료수의 종류는 절대로 적은 수가 아니었다. 그 많고 많은 것들이 보기로 주어진 상태에서 주아가 산 간식과 음료수를 내가 맞춘 이 상황은 우리 둘의 마음이 서로 통하지 않으면 불가능에 가까웠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알기에, 주아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구입했고, 나는 주아가 그것을 산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게 정말로 마음이 통하는 사이가 아닐까? 단순히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과는 다르다. 이 세상에 소꿉친구인 남녀는 우리 둘만이 존재하는게 아니다. 하지만 소꿉친구로 시작해서 연인이 되고,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남녀는 과연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희귀하면서도 적은 케이스에 나와 주아가 속하게 되는 사실이 다시 한번 신기하게 느껴졌고 그와 동시에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서 미소가 지어졌다.
이어 나는 모래밭 위에 자리를 깔고 앉은 후에, 바로 내 옆에 손수건을 깔고 이 위에 앉으라고 주아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주아는 봉지를 챙겨들고서는 내가 깔아놓은 손수건 위에 자리를 잡고 조심스럽게 앉았다.
이어 주아는 활짝 웃으면서 손수건을 깔아줘서 고맙다고 말하면서 봉지 안에서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를 꺼내서 나에게 건네줬다. 내가 그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를 웃으면서 받자 주아는 봉지 안에서 감자칩, 초코 과자, 새우 과자, 나초 과자와 오렌지 주스를 꺼내보였다. 정말 다양하게도 샀구나라고 느끼면서 나는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를 따고서 한 모금 마셔보았다.
파인애플 특유의 향이 탄산과 골고루 섞여 톡톡톡 터지는 느낌이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시원한 파도소리를 내는 검은색 바다와 그 위에 비치고 있는 밝은 달의 모습,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조화 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잠시동안 정말로 조용한 여유를 즐겼다.
그러는 도중, 주아 쪽에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물어보는게 들려왔다. 바로 정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나는 가만히 앞만을 바라보았다. 평소라면 주아를 바라보았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저 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경치, 밤바다와 달과 별이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만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살며시 손을 움직여서, 주아의 손 위에 내 손을 포개듯이 올려놓았다.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온기를 느끼며 가만히 입을 열었다.
"특별히 거창하고 큰 이야기는 아니야. 그냥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서."
고맙다라는 단어를 입으로 꺼내고서 나는 다시 탄산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지금 보이는 풍경 때문일까? 평소보다 좀 더 차분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둘만이 있는 것 같은 어두운 밤바다 앞 해변가.
철썩철썩거리는 파도소리가 조용히 울려오는 그 잔잔한 분위기를 조용히 느끼면서, 조금 길어질지도 모르는 말을 천천히 이어나갔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날 네가 날 찾으러 오지 않았다면, 우리 둘은 어쩌면 더 갈라섰을지도 모르잖아? 너는 어쩌면 그 동민이였나? 그 애에게 고백을 받고 사귀었을지도 모르고, 나는 나대로 다른 여자애와 사귀었을지도 모르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둘이 이런 관계가 될 수 있었던 건 역시 네가 그때 날 찾으러 와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 와중에 너에게는 상처를 많이 준 것 같지만 말이야."
아마도 이건, 내가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부분일것이다. 내가 내 손으로 칼집을 냈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평생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될 부분이었다. 내가 칼집을 낸 만큼 주아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고, 칼집을 낸 만큼 주아에게 애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여자애가 언제나 웃으면서, 행복하게 있어줬으면 하는 것은 모든 남자친구의 바램일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하나를 더 합치자면...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응.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정말로. 너는 언제나, 언제나 웃었으면 하거든. 그러니까 말야...
"나는 진심이야. 빠르다고 해도 상관없어. 너의 인생은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그 말이 꼭 하고 싶었어. 아까전에 네 말을 듣고서 말이야."
이렇게 조금은 오그라드는 말을 할 수 있는거야. 주아야. 물론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역시, 수십번을, 수백번을 표현해도 부족하다고 느끼거든. 그만큼 내가 너에게 준 상처는 많이 아프고 강할테니까 말이야.
마음 속으로도, 그리고 실제로도 여러가지 말을 하면서, 난 계속해서 앞만을 주시했다. 지금의 내 얼굴 표정은 잘 모르겠지만, 어둠 속이라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보이지 않을테니까 말이야.
//제 말을 듣고 그것들을 바로바로 버킷리스트에 추가하면 어떡하나요! 물론 버킷리스트에 추가할 정도로 멋진곳이긴 하지만요. 그래도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버킷리스트를 추가하고 그러는게 좋다구요! 제가 이상한걸 추천하면 어떡하려고 그러세요! 물론 그만큼 신뢰를 받는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요.
더 열심히 해야지라. 확실히 그걸 들을 시기기도 하네요. 하지만, 그래도 힘들잖아요? 힘들고 지치는 이에게 더 열심히 해야지 하고 채찍질을 해도 힘들 뿐이에요. 힘들고 지친 이에겐 역시 힘내라, 수고했어, 조금만 더 힘내자. 라는 말이 좋잖아요? 한명 정도는 이런 말을 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전.
그리고 사실은 주아주의 답레는 바로 봤답니다. 실시간으로요. 하지만 저기서, 제가 나서면 주아주가 정말로 혼내실 것 같아서, 바로 잠자리에 들었었죠. 마침 딱 이불 위에 누워있었기에.. 자, 잤으니까 세이프인거에요! -
361 주아 - 건우 (78041E+53) 2016. 8. 3. 오후 8:17:25자신이 산 간식거리들이 든 봉지를 내려다보자, 갑자기 다시 장난기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내 마음대로 사겠다고 한 과자와 음료수. 너는 알아맞힐 수 있을까? 그 수많은 종류의 과자와 음료수 중, 내가 무엇을 골랐는지.
겸사겸사 소원권도 다시금 걸어보며, 그가 생각과 고민을 거듭하는 것을 미소지은 채 가만히 지켜본다. 그렇게 그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다, 곧 그가 감자칩 과자와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를 답으로 내놓으며, 하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저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이유까지 얘기한다.
그런 그의 대답에 여전히 미소 지은 채로, 판정을 곧바로 내리지 않고 일부러 뜸을 들이며 말을 아낀다. 그러자 건우가 저의 대답이 오답이라고 생각했는지,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 모습에 순간 웃음이 터져나올 것 같았지만, 애써 간신히 참아내고는 곧바로 환하게 웃으며 딩동댕, 하고 정답임을 알려준다. 이어서 이유까지 정확하게 맞췄으니 상으로 소원권을 하나 주겠다고 건우에게 얘기한다.
그러자 건우는 잠시 그런 자신을 멍하게 바라보다가 다시 한번 풋하고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정답이면 정답이라고 바로 말하면 되지, 뭘 그렇게 끌고 그러냐며, 소원권은 고맙게 받겠다고 얘기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자신도 덩달아 장난기 가득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바로 말하면 재미 없잖아~ 내친김에 네 심장도 좀 떨어뜨려보고. 하하, 놀랐지? 그리고 소원권은 정말로 주는 거니까 어디에 쓸지 나중에 한번 고민해봐."
그러자 잠시 생각을 하는 듯하던 건우는 이어서 입을 열어 마치 자신들의 마음이 연결된 것 같아서 기쁘다며 진심로 가득한 목소리로 기분 좋게 웃는다. 그런 그의 말에 자신도 동의한단 마음을 가득 담아 활짝 웃으며 그러게 말야, 하고 말을 덧붙인다.
아마 이렇게 무엇을 샀는지 맞혀보라고 질문을 해왔을 때, 이유까지 정확하게 제시하며 정답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것임이 분명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서로의 마음과 행동. 그렇게 서로 통한다는 느낌이 소중하고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것은, 건우가 알려주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었다.
새삼 그 사실을 다시금 깨달으며, 이어서 건우가 모래밭 위에 자리를 깔고 앉은 후, 바로 옆에 손수건을 깔고 이 위에 앉으라고 자신에게 손짓하는 것을 바라본다. 그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기에, 간식이 든 봉지를 챙겨들고서는 그 손수건 위에 조심스럽게 앉는다.
그러고 활짝 웃으면서 손수건을 깔아줘서 고맙다고 건우에게 얘기하며, 봉지 안에서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를 꺼내 건우에게 건네준다. 건우는 그 음료수를 웃으면서 받아들었고, 자신은 곧 봉지 안에서 감자칩, 초코 과자, 새우 과자, 나초 과자와 오렌지 주스를 꺼내보인다. 건우는 자신이 산 그 간식거리들을 바라보며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를 따고서 한 모금 마시고는 가만히 미소 짓는다. 그 모습에 새삼 저 음료수를 사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건우와 함께 앞을 바라보며, 평생 잊지 못할 밤의 아름다운 풍경을 잠시 감상한다.
그러다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에 조금 말을 아끼다가 곧 건우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불어오는 바람을 가만히 맞으며 그저, 그저 앞만을 바라본다. 잠시 동안의 침묵. 또다시 찾아온 그 침묵 속에서 건우도, 자신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고 그저 정면의 밤바다와 밤하늘을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다가 건우가 살며시 손을 움직여서 자신의 손 위에 저의 손을 포개듯이 올려놓자 순간 놀라긴 하지만 곧 이어지는 그의 말에 그저 조용히, 자신의 손 위에 느껴지는 따스함을 느끼며 그의 말을 듣기 시작한다.
특별히 거창하고 큰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서, 라며 건우가 다시 탄산음료를 한 모금 마시는 소리까지도 전부 하나하나 귀기울여 들으며, 여전히 어두운 수평선 너머, 하늘과 바다의 경계 즈음을 바라본다. 차분하고 잔잔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심이라는 것이 전해져오는 그의 말. 거기다가 조용한 파도소리까지 덧씌워져 더욱더 평소의 장난기 가득했던 모습과는 다른, 조금은 진지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리고 곧이어 건우가 다시 천천히 입을 열자 다시금 그의 말을 듣기 시작한다. 서로 멀어져있다가 자신이 먼저 건우를 찾아 그에게로 달려갔었던 그 과거를 언급하며, 건우는 자신들은 어쩌면 더 갈라섰을지도 모른다며, 자신에게는 상처를 많이 준 것 같지만 자신들이 이런 관계가 될 수 있었던 건 역시 자신이 그 때 저를 찾으러 와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용한 목소리로 그의 생각을, 마음을 말해온다.
"......"
여전히 자신은 침묵하며 그저, 그저 그의 말을 듣기만 한다. 자신의 손 위로 포개져있는 따스한 온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눈 앞에 빛나는 별과 달. 그리고 들려오는 건우의 진심 가득한 말.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리지 않으려, 하나하나 전부 다 기억하려고 가만히 그 전부를 바라보다, 이어 들린 건우의 말에, 드디어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캄캄한 어둠 속에 파묻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가 계속 앞만을 보며 말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쯤은, 바로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짐작은 갔다. 자신에게로 향한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그의 표정을, 상상해볼 수 있었으니까.
저가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말. 진심이니 빠르다고 해도 상관없다면서 자신의 인생은 저가 행복하게 해주겠다며, 아까전에 자신의 말을 듣고서 그 말이 꼭 하고 싶었다고 건우는 말을 끝맺는다.
다시금 찾아온 자신들의 침묵 사이로, 들려오는 것은 오로지 파도소리 뿐이었다. 잠시 그렇게 가만히 아무 말 없이 잘 보이지 않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천천히 건우의 손 아래 덮여있는 자신의 손을 뒤집어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건우의 손에 손깍지를 낀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린 채, 그의 어깨 위로 자신의 머리를 가만히 기댄다.
그 상태로 잠시 불어오는 바람을 맞다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연다.
"...고맙다고 하지 않아도 돼. 그 때 일로 계속 그렇게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 너도 날 위해서 한 일이었잖아. 그러니까 너무 거기에 얽매여있지 말아줘. 나는, 네가 계속 그렇게 죄책감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상처가 되니까..."
그리고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숨을 고른 후, 다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빠르지 않아. 아니, 오히려 너무 늦었잖아. 유치원 때도 결혼하자고 하고, 오늘도 실컷 놀림받을 거 다 받아놓고, 이제서야 그렇게 말해주는거야?"
잠시 약간의 장난기를 머금고 키득키득 웃으며 그렇게 말하다가 이내 장난기를 거두고는 잔잔한 미소만 남긴 채, 다시금 입을 연다.
"응, 건우야. 나, 행복하게 해 줘. 나 부탁하는 거 정말 어색해하는거 알지? 그래도 이렇게 부탁할게. 행복하게 해 줘. 나도, 내 인생도. 나도 네 옆에서 언제나 너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할테니까."
다정한 목소리로 여전히 그에게 기댄 채, 그의 말에 대한 대답을 한다. 건우의 진심에 똑같이 마주하는 자신의 진심.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마음은 마음 속으로 건우에게 보내며, 포근한 어둠 속에 감싸여진, 달빛이 부서지는 바다를 조용히 바라본다.
그러다가 이내 곧 건우의 어깨에서 자신의 고개를 들어올리고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여전히 잘 보이지 않는 그의 얼굴. 보고싶어. 보고싶어, 건우야.
"있지. 얼굴, 보여주면 안돼?"
여전히 시선은 건우 쪽으로 고정시킨 채, 가만히 훑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조용한 목소리로 그에게 묻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얼굴에서 부드러운 미소는 떠나지 않는다. 보여주기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건우의 얼굴이 꼭 보고싶었다. 그의 얼굴이 지금 자신처럼 홍조를 띠고 있을지, 아니면 다른 표정을 짓고있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꼭 보고싶었다.
/ ...저에게 이상한 거 추천해주실 거예요? 진짜 그럴거예요...? 저는 건우주를 엄청 믿으니까 바로바로 추가한건데... 너무해요! 그렇게 자랑자랑을 하시는데, 추가 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 말만 들어도 재밌을 것 같으니까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역시 조금, 힘들죠. 안 힘들다고 하면 순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건우주가 계시니까 힘낼 수 있는거예요. 하하, 솔직히 말해보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이것도 바로 잊어주세요, 알았죠?
...잠깐, 실시간으로요? 저 어제 새벽에 답레를 올렸는데요? 세이프가 아니잖아요?! 이미 주무시고 계셨어야죠, 건우주! 우와, 약속하셨으면서!! 차라리 그냥 나서지 그러셨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건우주 혼내게요! 착한 어른은 일찍 주무시고 일찍 일어나는 거예요! -
362 건우 - 주아 (52663E+57) 2016. 8. 3. 오후 10:02:53내가 주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렇게 거창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말들이었다. 영화에서라면 여기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명대사를 날렸겠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노래라면 모를까, 명대사를 날리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재능이 없었다.
그러기에, 나는 그냥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전부 주아에게 꾸밈없이 말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차라리 진심이라도 잘 전달될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입을 열어 내가 해주고 싶었던 말들을 철썩이는 파도소리에 태워, 주아에게로 살며시 전달했다.
내 말이 이어지는 동안, 주아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중간에 끼이는 일 없이 조용히 침묵을 지키면서 경청했다. 내가 하는 말을 정말로 집중해서 듣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주아다워서 나도 모르게 작은 미소가 지어졌다.
행복하게 하고 싶다. 정말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준 상처보다, 더욱 더 큰 행복을 주아가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남자친구의 포지션을 떠나서 인간 최건우로서, 바로 내 옆에 앉아있는 여자애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주아에게 다짐하듯이 말했다.
말을 끝내고서 나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오로지 앞만을 바라보았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지금이 여름인것을 잊게 해줄 정도로 우리들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었다. 틈틈히 느껴지는 소금 냄새조차도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지금은 너무나도 시원했다.
이래서 여름이 되면 다들 바다로 오는구나라고 가만히 생각하면서 나는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을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다. 주아를 보는 것도 좋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계속해서 눈 앞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싶었다.
"....응?"
바로 그때였다. 맞닿은 우리의 손이 천천히 뒤집히더니, 주아가 나에게 깍지를 껴왔다. 손가락 하나, 하나의 부드러움조차도 깊게 느껴지는 가운데, 주아는 내 어깨 위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왔다.
손도, 우리 둘의 거리도 더욱 더 가까워진 상황.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느껴져서, 얼굴이 살짝 빨갛게 변하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을 거부하거나 하지 않았다.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온기는 너무나도 부드럽고 따뜻해서 그 유혹을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무런 말 없이 어깨위로 주아의 머리의 무게를 살며시 느끼면서 탄산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주아의 말이 살며시 내 귓가로 들려왔다.
고맙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리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내가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는게 자신은 더 상처가 된다고 말해온다. 그 말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가슴이 뭉클하는걸 느꼈다.
유주아. 너는 내가 널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너의 가슴에 큰 칼집을 내버렸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죄책감을 가지는 것을 걱정해주는거야? 정말로 대단한 애야. 너는. 하기야 그런 다정하면서도 따뜻한 면이 있으니까 나도 결국 소꿉친구의 벽을 넘어서서 이렇게 널 좋아하게 된거겠지. 아마도.
내가 주아를 좋아하는 것처럼, 주아가 나를 좋아한다는 마음가짐이 다이렉트로 느껴져서 기분이 좋아졌다. 응. 이런게 아마도 행복이란거겠지. 행복이라는건 멀리 있는게 아니라 이렇게나 가까이 있는거겠지.
이어 들려오는 말은 장난끼가 가득 담겨있는 말. 빠르지 않고 오히려 너무 늦었다는 말이었다. 유치원때도 결혼하자고 말해놓고서 왜 이제서야 그렇게 말해주냐고 키득키득 웃다가 주아는 갑자기 또 분위기를 바꿔서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말을 이어왔다.
자신과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달라고. 자신도 내 옆에서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노력하겠다는 그 말에서 다시 한번 조용한 미소가 지어졌다. 방금 주아가 말한대로, 주아는 부탁하는 것을 어색해한다.
평소라면, 자신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말을 했겠지만 지금의 주아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구나. 유주아. 너는...
다정한 목소리가 끝을 맺고, 주아는 여전히 나에게 기대고 있었다. 지금 주아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앞만을 바라보고 있는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미소가 지어진채로 살짝 홍조가 띠고 있는 얼굴을 앞으로 고정한채, 조용히 자연풍경을 바라보면서 방금전에 그랬듯이 주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한마디, 한마디. 진심은 제대로 나에게로 전달되고 있었다. 기분이 좋았다.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그 말만으로도 행복해졌다. 저 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밤바다에 걸맞는 잔잔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우리 둘 사이에 흐르고 있었다.
지금 이 분위기를 노래로 표현하자면 정말로 조용하고 잔잔하면서도 모두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드는 곡이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정말로 나중에 밴드부 애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해볼까..라고 생각을 해보면서 주아를 좀 더 내 어깨에 기대게 하고서 살며시 웃어보였다.
그러던 도중, 갑자기 주아에게서 얼굴을 보여주면 안되냐는 물음에 들어왔다. 조용히 흘러가는 바람 같은 목소리. 그 부탁을 거절할 이유가 나에겐 존재하지 않았다. 내 얼굴을 보고 싶다면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었다.
나도 네 얼굴이 보고 싶으니까. 정말로 보고 싶으니까...
손에 쥔 탄산음료를 또 한모금 마시고서, 살며시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이미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지, 자연스럽게 주아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부드럽게 미소지어 홍조를 띠고 있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도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아마 내 얼굴에도 비슷한 홍조가 있지 않을까? 아무래도 아까전에 대화한 것들이 있다보니 말이야. 여러모로.. 부끄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네가 보고 싶다면야 얼마든지."
볼거면 마음껏 보라는 의미로 나는 주아의 눈을 가만히 주시해서 바라보았다. 또 다시 우리 둘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이었다. 눈이 마주치면서 보이는 주아의 눈동자가 오늘따라 정말로 예쁘게 보이는건 단순히 내 기분 탓인걸까? 내 여자친구라서 그렇게 보이는걸까?
그거와는 별개로 나는 나대로 주아에게 한가지 부탁을 하기로 했다. 주아가 방금전에 나에게 그랬듯이 나도 주아에게 살며시 기대보기로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지만, 그래도 주아에게 부탁하고 싶었다.
"고마워. 너도 날 행복하게 해 줘. 나도, 내 인생도 말이야. 물론 나도 널 행복하게 해줄테니까."
//물론 이상한걸 추천하진 않죠. 그러니까 토라지면 안돼요. 주아주. 저도 한번은 가볼만해서 추천해준거니까요. 꼭 시간이 많이 나시면 한번 가보세요. 정말로 추천하는 곳이에요. 정말로요.
그리고 그 시간까지 안 잔건..저도 일이 있다보니..(시선회피) 그, 그래도 바로 잤다구요! 왠지 모르게 무섭잖아요. 정말로. 이거, 성인인 제가 주아주에게 혼나는걸 무서워하다니..뭔가 그림이 이상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참..
주아주는 화나면 정말로 무서울 것 같은 기분이에요. 화나지 않게 주의해야겠는데요. 가볍게 머리라도 쓰다듬으면 조금 기분이 풀리려나요?(쓰담쓰담) -
363 주아 - 건우 (78041E+53) 2016. 8. 3. 오후 11:10:39화려했던 불꽃놀이도 끝나고, 이제는 잔잔한 밤의 어둠 속에 몸을 맡기며 모래 위에 앉아 건우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귀담아 듣는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와 함께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그의 진심어린 마음들. 시원한 바닷바람도 때마침 가만히 불어와 조금 더 잔잔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포근한 밤바다와 밤하늘과 빛나는 별과 달 아래, 차분한 목소리로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하듯이 얘기하는 그의 말을 혹시나 놓칠세라, 숨소리 하나 크게 내지않고 귀기울여 듣는다.
자신의 눈 앞에 들어오는 것은 저 멀리 어둠 속에서 잔잔히 파도를 일렁이는 바다와, 수평선을 통해 연결된 밤하늘 뿐이라 건우가 작게 미소짓고 있다는 것도 몰랐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은, 건우의 말을 제대로 다 듣는 것이 훨씬 더 중요했다.
진심이 가득했던 그의 말이 마침내 끝을 맺자 다시금 자신들의 사이에는 침묵이 찾아온다. 그 사이를 오로지 파도소리와 바닷바람만이 채워주는 가운데, 자신들은 그저 앞만을 바라본다. 조금씩 변해가면서도 온전히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바다와 하늘을 계속 바라보다가, 이번에는 자신이 대답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조금 용기를 내보기로 한다.
그렇게 그대로 건우의 손에 포개져있던 자신의 손을 뒤집어 그대로 깍지를 꼬옥 낀다. 그리고는 그대로 건우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살짝 기댄다. 그러자 아까보다도 훨씬 더 가까워진 자신들의 거리. 그렇게 잠시동안 손깍지를 꼭 쥔 채 건우에게 기대있다가, 그가 탄산음료를 한 모금 마시는 소리도 들으면서,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자신의 대답을 천천히 입을 열어 얘기하기 시작한다.
고맙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또한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네가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는 더 상처가 된다고.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잠시 말을 멈추고 숨을 고른 후에는 짐짓 장난기 가득하게 빠르지 않고 오히려 너무 늦었다고, 유치원 때도 결혼하자고 말해놓고 왜 이제서야 그렇게 말해주냐고 키득키득 웃는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말은 따로 있었다. 이제는, 그 말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해야했다.
가벼웠던 분위기에서, 다시 조금 진지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목소리 톤을 바꾸고서 여전히 파도가 잔잔히 치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으로 입을 열어본다.
부탁하는 게 어색하지만 그래도 자신과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자신도 네 옆에서 언제나 너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예전같으면 뒤의 말만 했겠지만, 이제는 서서히 변화해야했다. 어쩌면 내가 너에게 할 최고의 부탁. 응, 정말로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으면 해. 나도, 나도 더욱더 노력할테니까.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무사히 끝맺은 후에도 여전히 건우에게 기대고 있어, 그가 자신이 말에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단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건우도 아까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 뿐.
그렇게 잠시동안 건우에게 기대있다가 서서히 그의 어깨에서 머리를 들어올리고는, 그를 바라보며 얼굴을 보여주면 안되냐고 부드럽게 미소지은 채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손에 쥔 탄산음료를 또다시 한 모금 마시고서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자 마주친 두 눈과 눈. 홍조를 띤 채 부드럽게 미소짓고 있는 자신처럼, 건우도 홍조를 띠며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이윽고 볼거면 마음껏 보라는 의미로 건우는 보고 싶다면야 얼마든지, 라고 말하며 자신의 눈을 가만히 주시해서 바라본다. 다시금 마주친 서로의 눈동자. 어둠 속에서도, 그의 얼굴은 또렷이 볼 수가 있었다.
"그렇게 말해준다면, 계속 볼지도 모르는데?"
가볍게 웃으며 그의 말에 대답하고는 다시금 그를 부드럽게 마주본다. 정말, 언제 봐도 늘 두근거리는 얼굴. 십 년 이상을 봐온 얼굴이었지만, 여전히 두근거림은 줄어들지 않아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도 해보다가, 이윽고 건우가 자신에게 고맙다며, 자신도 저를 행복하게 해준다며, 저도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얘기하자 다시 또 빙그레 웃는다.
언제나 가득 느껴지는 그의 진심어린 말들과 다짐. 그 모든 것들이 오로지 자신만을 향해 있다는 것이, 그렇게나 기쁘고 행복할 수가 없었다. 나는 정말, 건우를 만나서 행복해졌구나.
새삼 그런 생각도 해보다가 건우와 깍지를 끼지 않은 손을 천천히 들어올려 자신을 마주보고 있는 건우의 한 쪽 뺨을 쓰다듬듯이 살짝 감싼다.
"나도 정말 고마워. 나도 언제나, 언제나 너를 행복하게 해줄테니까."
그리고는 조금 용기를 내어, 서서히 눈을 감고 자신이 손으로 감싸고있는 쪽과는 반대쪽인 건우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춘다. 그리고는 재빨리 손과 입술을 떼고 원래 상태로 돌아오며, 고개를 건우의 반대편으로 홱 돌려버린다.
"...어, 어때? 나름 행복했어?"
막상 해놓고나자 순식간에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화악 달아오른 얼굴을 숨기며, 짐짓 장난인 척, 건우에게 그렇게 물어보기도 한다. 내, 내가 갑자기 이러는 건 분위기 때문이야, 응! 어쩌면 다시는, 이러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마음 속으로 나름대로의 자기 합리화도 하고 모든 것을 아름다운 밤풍경 탓으로 넘겨버리면서도, 여전히 건우 쪽을 쳐다보지는 못한다.
/ 역시 건우주라면 그래주시겠죠? 이상한건 추천 안 해주실거라고 이미 믿고있으니까 안 토라져요. ㅎㅎㅎ 그나저나 나중에 정말로 꼭 가봐야겠어요! 진짜 가고싶어졌거든요.
흐음...왠지 시선을 회피하는 것을 보니 일 없으셨던 것 같은데...이불 위에 누워있었다면서요! 못 믿겠어요! 바로 주무셨다고 하더라도, 이미 저 시간은 충분히 늦었잖아요! 지금 혼나는 그림이 이상하다고 신경쓸 게 아니잖아요? 그래도 어때요, 나름 무섭죠? 그러니까 제발 피곤할 때는 일찍 주무시라구요.
그, 그렇게 머리 쓰다듬어주셔도 푸, 풀리지 않...! ...안되는데, 화내야 하는데... (동공지진) (내적 갈등) 건우주, 왜 이렇게 저를 잘 알고계신거예요! 왠지 분한데 기분 좋아서 이상하잖아요...! -
364 건우 - 주아 (44034E+59) 2016. 8. 4. 오전 12:32:31내 얼굴이 보고 싶다는 주아의 말에 나는 앞을 바라보고 있던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면서 자연스럽게 두 눈이 마주친다. 보고 싶다면 얼마든지 봐도 상관없다고 말하면서 나는 주아의 두 눈동자, 하늘의 별에도 뒤지지 않는 정말로 예쁜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정말 순수하게 예쁜 눈동자라고 느끼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콩깍지, 팔불출이라고 불려도 상관없었다. 내 여자친구의 눈동자가 예쁘다는데 누가 뭐라고 할까? 정말로, 진심으로 예쁘다고 느끼면서 다시 한번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 와중에 주아에게서 그렇가 말하면 계속 볼지도 모른다고 답을 해오는게 들려왔다. 그 부드러운 목소리에 나 역시도 미소로 화답하면서 입을 열었다.
"계속 봐도 돼. 남자친구의 얼굴을 계속 바라볼 수 있는건 여자친구의 특권 아니겠어?"
그와 반대로 여자친구의 얼굴을 계속 바라볼 수 있는건 남자친구의 특권일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지금의 이 특권을 마음껏 즐기기로 하고, 주아가 나를 바라보듯이 나 역시도 주아를 바라보았다.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10년 이상이나 본 얼굴을 바라보면서 행복함을 느끼는 도중, 나는 살며시 입을 열어서 주아에게 나를 행복하게 해달라고 살짝 부탁을 해봤다. 방금전에 주아가 말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자, 주아는 또 다시 빙그레 웃어보였다.
이런 내 말에 행복함을 느끼는구나라는걸 제대로 느끼자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연인으로서의 행복함. 그것을 지금 우리들은 제대로 느끼고 있었다. 이 행복함은 소꿉친구에서 느껴지는 편안한 행복함과는 차원이 달랐다.
정말로 몽클몽클한 구름 위에 떠다니는 듯한 느낌. 그 느낌을 느끼는 도중, 갑자기 주아가 깍지를 끼지 않은 손을 들어올려 내 뺨 위에 올려 감싸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움찔하고 가만히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자신도 정말 고맙다면서,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말하면서 눈을 감더니, 그 입술을 손으로 감싸고 있는 뺨과는 반대 뺨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쪽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내 뺨에 살짝 입을 맞췄다.
이것으로 주아의 2번째 입맞춤. 생각도 못한 공격에 순간 멍해져서, 가만히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주아도 나름대로 부끄러웠는지, 손과 입술을 떼고는 고개를 반대편으로 홱 돌려버렸다. 그리고 내 쪽은 절대로 보지 않겠다는 듯이 그 상태로 말을 살짝 더듬으면서 나에게 나름대로 행복했냐고 물어왔다.
그 귀여운 모습에 심장이 살짝씩 두근거리는게 느껴왔다. 나와 주아가 사귄것도 꽤 여러날이 지났는데, 마치 처음 사귄 그 날처럼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다는게 너무나도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물론 1년, 2년이 된 것도 아니어서 조금 빠른 결론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언제나 한결같이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여자애. 쉽게 찾을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나를 이해해주고, 내 편이 되어주고, 내가 힘들때 나에게로 달려와주는 그런 여자애를 찾을 수 있을까? 절대로 없을 것이다.
마음 속으로 좋아한다, 사랑한다를 가득 세기고서, 이번엔 내가 깍지를 낀 손을 움직여서 주아의 어깨에 살며시 올리며 내 몸을 주아에게로 바짝 밀착시켰다. 어떻게 보면 한손으로 끌어안는 것 같은 모습. 조금은 부끄럽지만 그렇게 바짝 밀착하면서 정말로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한번 주아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하늘의 별처럼 너무나도 아름다운 눈동자였다. 넌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눈동자가 예뻤던거야? 주아야.
그렇게 눈동자를 말 없이 바라보다가 살며시 진지한 분위기를 잡고서 바로 눈 앞에서 살며시 입을 주아를 향해 열었다.
"나름 행복한게 아니야. 행복해. 하지만 좀 더 행복하게 되고 싶다고 한다면, 욕심인걸까?"
그 말을 끝내고서 어깨를 잡고 있는 손에 좀 더 힘을 주면서, 주아가 몸을 빼지 못하도록, 나한테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나는 마지막으로 확인을 하듯이 주아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면서 말을 천천히 이어나갔다.
"네가 준 소원권을 써서 너에게 키스를 하고 싶다고 하면 넌, 나에게 실망할거야?"
아름다운 풍경, 조용하면서도 잔잔한 분위기, 그리고 둘만이 있는 어두운 여름 해변가. 의도한건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정말로 좋은 무대가 우리의 주변에 만들어져있었다. 이미 말을 꺼내버린 이상 여기서 내 입으로 농담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여기서 사실 농담이었어..라고 빠지면 그건 다른 의미로 주아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버렸다. 그렇다면 나도 남자로서 움직이는 것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그러기에, 이번엔 조금은 과감하게 나가보기로 했다.
"싫으면 싫다고 말해줘. 하지만, 싫다고 말하지 않으면, 난 멈추지 않을거야."
그렇게 마지막으로 선전포고를 하고서, 내 입술을 천천히 주아의 입술쪽으로 이동시켰다. 만약 여기서 싫다고 한다면 그만둘 생가이다. 억지로 할 마음은 없었으니까. 하지만..만약에 거절하지 않는다고 한다면..아마 내 입술이 멈추는 일은 없겠지.
절대로 장난으로, 단순한 호기심으로, 충동으로 하는게 아니었다. 적어도 주아에게만큼은 난 언제나 진지했다. 장난을 치고 짖궂게 웃은적은 있지만 적어도 이런 중요한 것을 장난으로, 호기심으로, 충동으로 할 마음은 절대로 없었다.
눈 앞의 여자친구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그런 마음 하나만으로 나는 천천히 거리를 좁혀나갔다. 천천히, 천천히...
//하지만 정말로 일이 있어서 그때까지 깨어있었던건 맞으니까요. 자기 전에 폰으로 접속해서 쭉 읽어보는데, 주아주의 답레가 올라와있었다구요. 정말 그 정도의 이야기에요! 늦은 시간이긴 했지만 말이죠.(시선회피) 그리고 지금은 딱히 피곤하거나 하진 않다구요. 집에서 푹 쉬고 있어서 기력은 이미 다 회복되었답니다. 물론 늦게 잔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지만요.
그건 그렇고 머리 쓰다듬어주는거 좋아하시나요? 주아가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것을 묘하게 좋아하는 이유는 주아주의 영향도 있는걸까요? ㅎㅎㅎㅎ 아, 딱히 주아주를 애완동물로 보고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니까요! -
365 주아 - 건우 (86304E+55) 2016. 8. 4. 오전 2:04:32어둠 속에서 다시금 전한 서로의 진심. 언제나, 언제나 건우와 자신이 서로에게 하는 말에는 장난으로 겉을 포장해도 그 안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있었지만, 오늘은 더욱더 진지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심을 고백한다.
이제는 지금 이 순간, 순간이 아니라 자신들의 인생을 걸고 평생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서로의 맹세와 약속. 말로써 오간 약속과 맹세지만, 그 어떤 때보다도 더 진실성이 가득한 맹세였다. 아마, 그 진실성엔 지금의 이 고요하고 잔잔한 분위기와 풍경도 한몫 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아름답게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바다와 하늘보다도, 지금 자신은 건우의 얼굴이 보고싶었다. 그 누구보다도 소중하고 빛나는 나의 남자친구.
계속 앞만 바라보고 있다가 그에게로 고개를 돌려 얼굴이 보고싶다고 표현하자, 건우도 자신처럼 앞을 바라보다가 서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을 마주본다. 그러자 자연스레 마주친 두 눈과 눈. 보고 싶다면 얼마든지 봐도 상관없다면서 건우도 자신의 두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짓는다.
그런 그의 말과 모습에 그렇게 말하면 계속 볼지도 모른다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하자, 건우도 미소로 화답하며, 남자친구의 얼굴을 계속 바라볼 수 있는건 여자친구의 특권이니 계속 봐도 된다고 얘기한다.
"네가 그렇게 말해줬으니, 어디 특권 좀 누려볼까?"
기쁜듯이 가볍게 웃으며 그의 말에 대답하고는 다시금 서로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건우가 이내 살며시 입을 열어 저를 행복하게 해달라고 살짝 부탁한다. 아, 저 말은 방금전에 내가 했던 말이다. 그 사실을 깨닫자, 다시금 느껴지는 그의 마음에 또다시 빙그레 웃어보인다.
잠시 그렇게 서로 행복감을 느끼다가 이내 곧 조금 용기를 내보기로 결심한다. 아마, 건우는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지.
그렇게 생각해보기도 하며 천천히 건우의 손과 깍지를 끼지 않은 손을 들어올려 그의 뺨을 부드럽게 감싼다. 그러자 그런 자신의 행동에 건우는 놀란 듯, 순간 움찔하고는 가만히 자신을 바라본다.
잠시 그런 건우를 똑같이 가만히 바라보다가 자신도 정말 고맙다고, 언제나 너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얘기한 후에, 서서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는 자신이 손으로 감싸고 있는 뺨과는 반대쪽의 건우의 뺨으로 천천히 다가가 살짝 입을 맞춘다. 그런 자신의 행동을 예상도 못했는지, 건우는 순간 멍해져서, 가만히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러나 문제는, 막상 시도하고 나니 자신에게도 부끄러움이 강하게 몰려왔다는 것. 그래서 재빨리 자신의 손과 입술을 떼고는 고개를 반대편으로 홱 돌려버린다. 그리고는 그 상태로 자신도 모르게 말을 조금 더듬으면서 나름대로 행복했냐고 건우에게 물어본다.
두근두근. 빠르게 뛰는 자신의 심장고동소리를 애써, 애써 모른 척한다. 마치 처음 건우와 사귀었을 때로 돌아간 기분. 그러나 그렇게 심장이 뛰는 와중에도, 자신의 질문에 대한 건우의 대답이 들려오지 않아 조금씩 불안해진다.
뭐지...? 혹시 너무 갑작스러워서 화났나...? 조금 불안해진 마음을 안고, 살짝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리려던 그 순간, 갑자기 이번엔 건우 쪽에서 깍지 낀 손을 움직여 자신의 어깨에 올리며 저의 몸을 자신에게로 바짝 밀착시키는 것이 느껴져, 순간 깜짝 놀란다. 그렇게 놀라서 동그래진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가까워진 건우를 멍하니 바라본다. 마치 한손으로 끌어안는 것 같은 모습을 하며, 건우는 마치 자신처럼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눈동자를 마주본다.
순간 상황파악도 되지않아 조금의 저항도 없이 얌전히 그렇게 가까워진 그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곧 아무 말없던 건우가 진지한 분위기로 자신의 바로 앞에서 천천히 입을 열어 얘기하는 것을 듣는다.
나름 행복한게 아니라 행복하다며. 하지만 좀 더 행복하게 되고 싶다고 한다면 욕심인걸까?, 하고 물어오는 그의 말에 뭐라 답변할 말도 찾지 못한 채, 자신의 멍한 표정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욕심이..."
그러다가 약간 정신을 차리고서는 뭐라고 대답하려 입을 열지만, 건우가 곧바로 자신의 어깨를 잡고 있는 손에 좀 더 힘을 주면서 자신이 몸을 빼지 못하도록, 저한테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만들자 그 말은 안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그의 진지한 분위기. 그에게 단단히 잡혀버린 자신의 몸. 그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그를 똑같이 멍하니 마주보는 것 뿐.
무엇을, 하려는 거야...? 건우야.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무엇을...?
마음 속으로는 혼란스러운 질문을 건우에게 던지지만,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건우에게 잡힌 채 그를 바라본다. 그러자 곧, 그 상태로 건우는 마지막으로 확인을 하듯, 자신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면서 천천히 소원권을 써서 자신에게 키스를 하고 싶다고 하면 저에게 실망할거냐며, 물어온다.
"...!"
그 한 마디 말에, 순간 자신의 모든 사고가 멈춰버린다. 이제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건 오로지, 쏴아쏴아하는 파도소리 뿐.
아무도 없는 캄캄한 어둠 속, 유일하게 빛나고 있는 별과 달의 아래, 달빛을 가득 머금은 파도가 잔잔히 치는 바닷가의 모래사장 위.
말만 들어도 낭만적인 분위기의 풍경 속, 오로지 자신들만이 가깝게 붙어 서로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방금 건우는 분명히 저의 입으로 똑똑히 물어왔다.
소원권을 써서 자신에게 키스를 하고 싶다고 하면 저에게 실망할거냐고. 그 말은 곧, 건우가 자신에게 이렇게 가깝게 붙은 이유는...
정지해버린 사고를 애써 돌리며 어떻게든 그의 말에 대답하려 간신히 입을 연다.
"나, 나는..."
그러나 심하게 떨려오는 자신의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말을 더듬는 것으로 이어졌고, 그에 따라 제대로 된 말을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어서 들려온 건우의 마지막 선전포고에, 자신은 그 말도 마음 속에 꼭꼭 넣어버린다.
끝까지 자신을 배려해주며 싫으면 싫다고 말해달라고, 싫다고 말하지 않으면 저는 멈추지 않을거라며 그렇게 선전포고를 하는 건우를 그저,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이렇게 남자답게 과감하게 행동하는 와중에도 자신에게 선택권을 주며 자신을 배려해주는 건우의 마음. 그 마음을 새삼 다시금 느끼면서도, 천천히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그의 얼굴을, 그의 입술을, 그저 조용히 바라본다.
이번에는, 장난이 아니었다. 그 때처럼 장난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단순한 장난이나 호기심, 충동이 아니었다. 건우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진지한 마음일 것이 분명했다.
...건우야, 나는...나는 말야.
순간 긴장했었던 것처럼 그에게 단단히 잡힌 자신의 몸이 조금 굳어져있다가, 이내 곧 서서히 힘을 뺀다.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자신을 꽉 붙잡고는 천천히 다가오는 그를, 도저히 거부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럴수도 없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정말, 그 무엇보다도 달콤하고 강렬하고 부드러운 유혹.
아아...최건우. 너 말야, 정말 너무해. 응, 진짜 너무해. 내가 싫다고 말할리가 없잖아...
어느새 자신의 몸은 완전히 힘이 빠졌고, 그대로 자신을 붙잡은 그의 손길에 온전히 몸을 맡긴 채, 이내 계속 그를 바라보았던 두 눈을 천천히 감는다.
마지막까지 눈에 담았던 그의 얼굴은, 그의 뒤로 펼쳐진 밤하늘은, 들려오는 잔잔한 파도소리는, 이 취할 듯한 분위기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문득 든다.
/ 흐음...그렇다고 하신다면 믿을게요. 그래도 역시 늦은 시간이었다는 것에는 이의 없으시죠? 계속 그렇게 시선도 회피하시고 말이예요! 집에서 푹 쉬어서 기력은 회복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사람은 잠을 자야된다구요! 에휴...더 잔소리하고 화내봐야 건우주께서는 안 들으실테고... (훌쩍)
그나저나 왜 뒷말을 덧붙이시는거죠?! 아주아주 순간이라도 애완동물로 보고 있던 거는 아니죠?! 머리 쓰다듬받는 것은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왈왈하고 짖어야 될 것 같은 기분...! 왠지 건우에게 쓰다듬 받는 아롱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예요... 혹시 주아에게 제 영향이 조금은 있는 것처럼, 건우가 계속 주아와 아롱이를 쓰다듬어주는 것에도 건우주 영향이 있는거 아니예요? ㅎㅎㅎ -
366 건우 - 주아 (44034E+59) 2016. 8. 4. 오후 1:35:36내 뺨에 닿는 주아의 입술은 나를 당황시키기에 너무나도 충분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부드러움. 그 예상치 못한 불의의 기습적인 부드러움에 나는 순간 멍해졌다. 그저 단순하게 보면 입술이 닿는 정말로 단순하기 짝이 없는 행동인데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사람을 멍하게 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볼에 닿은 그 부드러움이 정말로 쉽게 잊혀지지가 않아서 정말로 멍하게 아무런 말도 못하고, 주아를 바라보았다.
이어 들려오는 말은 나름 행복했냐는 물음. 나는 그것에 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나는 손을 움직여서 주아의 어깨에 올리고 나와 주아의 거리를 제로에 가깝게 밀착시켰다. 마치 한손으로 끌어안는듯한 모습. 키 차이가 있기 때문에 품 안에 쏙 들어오는 그 작은 몸에게로 내 몸을 밀착시켜, 정말로 아름다운 주아의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정말로 놀랐는지 주아는 꽃사슴같은 동그란 눈망울을 깜빡이며 나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정말로 제대로 놀라, 조금의 저항도 하지 않고 얌전한 상태의 주아를 바라보며, 나는 더 행복해지고 싶다면 욕심인걸까? 라고 말을 한 후에, 손에 힘을 주어 주아의 몸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시켰다.
지금 내가 왜 이러는건지 혼란스러운지 주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아니, 정확히는 방금전에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제대로 끝맺지 못한채 내가 주아의 눈동자를 바라보듯이 내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동자를, 정말로 아름다운 눈동자를 바라보며, 나는 소원권을 써서 키스를 하겠다고 선언하듯이 주아에게 말했다. 그러자 주아는 정말로 크게 놀랐는지, 크게 당황하는 것 같은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심하게 떨려오는 목소리로 말을 더듬으며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 말을 끝맺지 못하고 결국 말을 흐리고 말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싫으면 싫다고 말해달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멈추지 않을거라고 말했다.
절대로 강제로 하고 싶은 마음 따위는 없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충동으로 이러는 것도 아니었다. 정말로, 지금 이 순간 주아의 저 부드러운 입술을 느껴보고 싶었다. 물론 이 상황이 주아에게 있어서는 엄청나게 당황스러운 일이라는건 잘 알고 있다.
그걸 잘 알면서도 나는 조금 과감하게 나가보기로 했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인만큼, 남자로서 무라도 베지 않으면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성은 잘 이해하지 못할수도 있지만 남자는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는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이렇게까지 말해놓고 장난이었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이 온데다가, 장난이라고 웃어넘기고 싶지 않았다. 난 진심이니까.
정말로 진지하게 앞으로도 계속 있고 싶은 여자친구이기에, 이렇게 과감해질 수 있는게 아닐까? 평소의 나라면 아마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을거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거리를 좁혀보았다.
천천히, 천천히 거리를 좁혀나가는 와중, 주아의 얼굴에서 혼란스러우면서도 정말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게 표정으로 드러나는게 보였다. 딱딱하게 굳어있던 몸은 갑자기 힘이 풀려서 전혀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고 평소처럼, 아니 평소보다 더 부드럽게 풀리고 있었다. 이내 완전히 힘이 빠졌는지 어깨를 잡고 있는 손에 무게감이 가볍게 느껴졌다. 그러더니 주아는 두 눈을 천천히 감아보였다.
이내 들려오는 철썩이는 파도소리. 그 시원한 파도소리를 느끼며 더욱 더 천천히 그 거리를 좁혀가며 나 역시도 살며시 눈을 감았다. 얼굴이 뜨거워지는것을 느끼며,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살며시, 정말로 살며시 그 입술에 내 입술을 맞댔다.
"......"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방금전에 파인애플 맛 탄산음료를 먹어서 그런걸까? 살짝 파인애플 맛이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니, 사실 그보다도 더 달콤한 맛이라고 하면 좋을까? 아무튼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철썩이는 파도소리만이 들려오는 조용한 침묵 속에서 잠시동안, 정말로 잠시동안 그렇게 시간이 멈춘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1초, 2초, 3초...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진 나도 알 수 없었다. 지금 이 상황에 시계를 볼 여유 따윈 없었다. 그저 눈 앞에서 느껴지는 그 부드러움에 몸을 맡기며, 조용히 눈 감은채로 정말로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살며시 입술을 주아의 입술에서 때내자 느껴지는건 엄청난 부끄러움이었다.
분명히 기분은 좋았다. 그야 좋아하는 여자애와 키스를 한건데 기분이 나쁠리가 있을까. 하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엄청나게 부끄러웠다. 얼굴이 새빨개지는것을 느끼며 방금전에 주아가 그랬듯이 고개를 옆으로 살며시 돌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은 절대로 떨어뜨리지 않았다. 분위기에 취해서 이런걸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이렇게, 이렇게 있고 싶었다.
"해버렸네. 우리."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은 바로 그 말이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명대사라도 날리면 좋으련만... 뜨거워진 얼굴을 식히기 위해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면서 손에 쥔 탄산음료를 마시며, 열을 식혀보았다.
"......절대로, 절대로 충동적으로 한게 아니니까, 그것만은 알아줬으면 해."
마지막으로 내 마음을 가득 담아서, 조심스럽게 말을 하면서 나는 저 앞쪽에 보이는 달빛이 깨지고 있는 검은색 바다쪽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지우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지우에게 이런 모습을 보였다간, 아마 난 평생 놀림을 받으면서 살아갈테니까.
//실제로 왈왈하고 짖으셔도 곤란하다구요! 주아주가 제 애완동물은 아니잖아요! 그저 주아가 그런 생각을 해서 붙혀본 것 뿐이라구요! 귀여운 것을 보면 쓰다듬고 싶은건 남자의 기본적인 심리이기도 하고.. 이렇게 말씀하셔도 주아주는 귀엽지 않다고 부정하겠죠. 아마.
건우주의 영향이 아닙니다. 네. 남자의 기본 심리입니다. 그런거에요. 귀여운게 있으면 진짜로 쓰다듬고 싶어진다고요. 아무튼... 어제는 빨리 잤습니다. 네. 이번에도 혼나면 곤란하니까요. 주아주는 또 밤을 지새운건가요? 바쁜 시기인건 잘 알지만 컨디션 조절은 잘해주세요. 막판에 컨디션이 박살나게 되면 정말 이도 저도 아니게 되니까요. -
367 주아 - 건우 (9285E+64) 2016. 8. 4. 오후 5:14:25조금은, 아주아주 조금쯤은 충동적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행동. 그러나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 행복하게 해달라는 그의 말에, 포근한 밤하늘에, 불어오는 잔잔한 바닷바람에, 그 분위기에 그동안 감춰왔던 자신의 마음을 용기내어 표현한 것이었다.
마치 마법에라도 걸린 양, 여름날 밤, 그 속에서 건우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나름 행복했냐고 그에게 묻는다. 그러나 건우는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저의 손을 자신의 어깨에 올리고 자신들의 거리를 아주아주 가깝게 밀착시킨다. 그렇게 마치 한 손으로 끌어안는 듯한 모습을 만들어내며, 건우는 자신의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 일련의 행동에 순간 아주 제대로 놀라 자신도 동그래진 두 눈을 깜빡이며 그를 멍하게 바라본다. 순식간에 벌어진 지금의 상황. 사람이 정말 놀라면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았다. 왜냐하면 지금의 자신도 건우의 행동에 조금의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저 얌전하게 그에게 안겨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 상황도 혼란스러운 와중, 건우는 더 행복해지고 싶다면 욕심인걸까? 라며 저의 손에 힘을 주어 자신의 몸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시킨다. 그 힘에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제대로 끝맺지 못하고 그저, 그저 자신의 바로 앞에 건우의 눈동자를 바라본다. 그 눈빛은,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도저히 어떤 말을 하려해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서로 잠시동안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다, 건우는 이내 소원권을 써서 키스를 하겠다고 선언하듯이 말한다. 건우의 그 말 한 마디에, 이 모든 상황이 순식간에 이해가 갔다.
건우가 갑자기 자신의 어깨를 꽉 잡은 이유. 자신이 도망치지 못하게 몸을 고정시킨 이유. 지금 이렇게 저항할 수 없는 분위기 속, 자신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서로의 거리를 매우 가깝게 만든 이유.
그리고 지금 건우의 의도를 알아채자, 자신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크게 당황한 모습으로 떨리는 목소리라도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제대로 된 문장 하나조차도 말하지 못하고 말끝을 흐린다. 도저히,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건우는 싫으면 싫다고 말해달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으며,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멈추지 않을거라고 선전포고하듯 얘기한다. 그 목소리에는, 그 눈빛에는, 장난이나 호기심, 충동같은 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진지한 눈빛. 그 속에는 건우의 진심이 가득 담겨있었다. 건우는 지금 정말로...
이윽고 건우가 천천히, 천천히 거리를 좁혀나가는 것을 이런저런 생각으로 혼란스럽게 바라보다가 이내 곧 자신의 혼란스러웠던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는 것을 느낀다. 이것도 설마 장난? 하던 불신과 불안의 마음이 눈 녹듯이 사라지자, 긴장해서 딱딱하게 굳어있던 몸에 힘이 풀린다. 이내 곧 그렇게 완전히 몸에 힘이 빠지자 그의 손길에 몸을 맡긴 채, 그 때까지도 계속 바라보고있던 건우의 얼굴을 확실히 새기며, 자신의 두 눈을 천천히 감는다.
이제 자신에게 들려오는 것은 파도소리 뿐. 그 파도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어깨에 닿아있는 그의 손을 느끼며, 조금씩, 조금씩 빨라지는 자신의 심장 고동소리를 들으며, 살며시 자신의 입술에 닿아오는 그의 입술을 조금의 저항도 없이 받아들인다.
"......."
정말로, 말로써는 설명할 수 없는 부드러움. 포근하면서도 따스한, 살짝 느껴지는 파인애플 향과 맛. 거기에 추가로 덧씌워진 달콤함. 도저히 지금의 자신으로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 전해진다.
잔잔히 치는 파도소리만이 자신들의 달콤한 침묵을 가득 채워주며, 그렇게 자신들은 서로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온전히 서로가 만들어낸 부드러움을 느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건 알 수 없었지만, 어쩌면 정말로 시간이 멈춘 것일지도 몰랐다. 적어도 지금의 자신에게는 그랬다. 다만, 계속해서 들려오는 파도소리만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줄 뿐이었다.
그렇게 가만히 그 상태를 유지하며 시간을 보내다 이내 건우가 살며시 저의 입술을 떼내자 자신도 천천히 눈을 뜬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고개를 옆으로 돌린 건우의 모습. 그의 얼굴이 새빨개져있다는 것이 어둠 속에서도 확실하게 눈에 들어왔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보자 자신도 순식간에 엄청난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러자 순식간에 화악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 여전히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그의 손을 느끼며, 자신도 건우의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린다.
잠시동안의 침묵. 아마 분위기라는 것이 술보다도 더 강력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 건우가 먼저 입을 열어 해버렸네, 우리. 하고 말하자 자신도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천천히 입을 연다.
"...응. 그러게."
뭔가 멋지게 그의 말에 대답해주고 싶었지만, 지금 자신의 사고는 멈춰버렸고, 생각나는 것은 오로지 방금 전의 그 따스하고 달콤한 부드러운 감각 뿐이었다. 그 상황 속에서 한 쪽 손으로 아직 열지도 않은 자신의 오렌지 주스를 괜히 만지작만지작거리다 건우가 탄산음료를 다시금 마시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말하는 것을 듣는다.
절대로 충동적으로 한게 아니니까, 그것만은 알아줬으면 한다는 그의 말. 그 한 마디 속에 가득 담겨있는 그의 진심. 그런 그의 말에 천천히,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저 앞에 달빛이 부서지는 검은색 바다를 바라보는 그의 모습. 잠시 그런 그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자신도 천천히 고개를 돌려 시선을 바다 쪽으로 옮긴다. 수평선 부근에 달빛이 부서지며 반짝이는 파도의 물결을 지켜보며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이내 조용히 입을 연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어. 너는 충동적으로 그렇게 행동할 아이가 아니니까. 오히려 진심 가득하게, 진지하게 다가왔으니까..."
새삼 그렇게 직접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하자 다시금 부끄러움이 몰려왔지만, 애써 모르는 척, 바다만 바라보며 이어서 말을 한다.
"그래도, 역시 소원권 사용은 무효로 칠래. 나는...강압적이어도 괜찮으니까, 소원권 없이 그냥 네가 해줬다고 하고싶어. 내...첫, 첫 키스..."
그랬다. 이것은, 첫 키스. 태어나서 처음 해 본 경험. 그 경험을 소원권의 힘으로 했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냥...네가 먼저 과감하게 행동해줬다고 말하고 싶어.
"그러니까 소원권 하나는 그냥 넣어둬. 이런 쪽이 아니라, 다른 유용한 곳에 쓸 수 있도록. 알았지?"
그렇게 말하며 조금 용기내어 건우 쪽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여전히 조금 볼에 홍조를 띤 채, 그에게 부드럽게 눈웃음 짓는다.
/ 흐음, 곤란하다고 하시면 더 하고싶어지는 게 여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심리죠! 그리고 귀여운 것을 보면 쓰다듬고 싶어지는 건 여자도 마찬가지라구요? 제가 건우주 계속 쓰다듬었던 거, 잊어버리신거예요? ㅎㅎㅎ 게다가 이제는 제 반응까지 예상하시는 거예요? 굳이 아마를 붙이실 필요 없어요. 정확하게 맞혀버리셨으니까요!
하지만 건우주의 영향이 아니라는 것은...왠지 믿음이 안 가네요~ 어제는 일찍 주무셨나요? 와아, 정말 잘하셨어요! (쓰담쓰담) 왠지 기쁘다...! 저도 어제는 밤 안 샜다구요. 머리가 띵해서 더이상은 안되겠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잠들었답니다.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이제부터라도 건우주의 말씀처럼 나름 컨디션 조절 잘 해볼게요. -
368 건우 - 주아 (44034E+59) 2016. 8. 4. 오후 7:05:14첫키스의 추억은 너무나도 아름답게, 그리고 소중하게 남는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적이 있다. 그리고 주아가 거부하지 않는 지금. 우리들에게 있어서 소중한 추억이 하나 우리들 마음속의 앨범에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움직이지 못하도록, 피할 수 없도록 조금은 과감하게 몸을 꽉 잡고서, 두 입술을 맞대자 느껴지는건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부드러움이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게 느껴지고, 정말로 모든 것이 멈추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은 확실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입술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 그리고 철썩이는 파도 소리,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 그 모든 것이 절대로 시간이 멈춘게 아니라는 것을 나에게 알려주고 있었고, 지금 내가 주아와 연인으로서 최고의 애정행각 중 하나인 키스를 나누고 있음을 실감나게 해줬다.
떨어지고 싶지 않고, 계속 이대로 붙어있고 싶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럴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주아의 입술에서 천천히 내 입술을 떼어내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첫 키스는 황홀하다고 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부끄러운 감정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아마 지금쯤이면 주아도 키스가 끝났다는것을 알고 눈을 뜨지 않았을까? 난 고개를 옆으로 돌린 상태였기에 주아의 얼굴은 조금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주아라면 분명히 나처럼 얼굴이 빨갛게 물들어있을 것이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애니까. 나조차도 이렇게 부끄러운데, 주아는 나보다 훨씬 더 크게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까?
어깨에 올린 손을 절대로 때지 않으며, 살며시 입을 열어 주아에게 말을 했다. 해버렸다고. 그러자 주아는 방금 전에 내가 말했던것처럼, 가벼운 대답으로 응수했다. 키스를 해버렸다는 사실. 두 사람이 그것을 모두 인지하면서 느끼는 부끄러움은 또 보통 강한게 아니었다.
하지만, 절대로 충동적으로 한게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했다. 내가 주아를 대하는 마음은 절대로 장난도, 충동적인 것도, 호기심도 아니다.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방금전 행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말로 소중한 여자친구이기에, 평생을 하고 싶은 여자친구이기에, 첫 키스를 교환했다.
그런 말들을 하면서 가만히 앞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잔잔한 검은빛 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이의 가슴을 편안하게 해줬으며, 그 위에 비치는 달빛은 절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풍경을 구경하는 도중에 주아에게서 조용한 목소리가 내 귀로 들려왔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는 말. 진심 가득하게, 진지하게 다가왔다는 말. 그리고, 강압적이어도 괜찮으니까, 소원권 없이 내가 해줬다고 하고 싶다고 말하는 말.
그 말을 들으면서 살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주아는 볼에 홍조가 남아있는 채로, 나에게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소원권 하나는 그냥 넣어두라고, 이런 쪽이 아니라 다른 유용한 곳에 써달라고 말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정말로 어떻게든 나를 위해서 소원권을 남겨주고 싶어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와 동시에 첫키스를 정말로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도 살며시 눈웃음을 지었다.
"그렇다면, 강압적으로 해볼까? 그 대신 소원권은 안 쓰는걸로. 다시 한다고 하기에는, 이미 가져가버린 첫키스지만, 그래도 소원권을 말 하냐 안 하냐는, 역시 엄청난 차이겠지?"
생긋 웃으면서 다시 한번 살며시, 어깨에 올린 힘을 줘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주아의 몸을 고정시킨 다음, 기습적으로 거리를 좁혀 주아의 입술을 다시 한번 가져갔다. 이번건 아무런 예고도 없었던 말 그대로, 정말로 강압적일지도 모르는 2번째 키스였다.
이미 한 것이긴 하지만, 여전히 떨리고 심장이 뛰는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아까전과 전혀 다를바 없이 몸이 딱딱하게 굳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느껴지는 부드러움은 여전히 똑같았다. 너무나도 똑같아서 마치 중독될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와 주변에서 철썩이는 파도소리의 조화를 들으면서 살며시 입술을 땐 후에, 이번에는 아까처럼 고개를 돌리지 않고, 확실하게 주아의 두 눈을 바라보면서 조금 과감하게 말해봤다.
"첫 키스도, 두번째 키스도 전부 내가 가져가버렸네. 하지만 역시 그걸로는 만족이 안되는걸. 그 이후의 키스도, 전부 내가 가져가고 싶다고 한다면, 내가 독차지하고 싶다고 한다면 욕심쟁이인걸까?"
조금은 짖궂게 웃어보이면서 손에 쥐고 있는 탄산음료를 땅에 내려놓은 후에, 비어있는 팔을 남은 어깨에 올려 이제는 한쪽 팔이 아니라 두쪽 팔로 꼬옥 끌어안는 모양새를 갖췄다. 그리고서는 달콤하게 속삭이듯이 말해보았다.
"역시 네가 제일 좋아. 고등학교 2학년이 되도록, 그 누구에게도 마음이 가지 않았던건 너와 연인이 되고, 그 후로도 계속 함께 있기 위한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큼, 그만큼 네가 좋아. 쭉 있어줘. 내 옆에. 나는 네 옆에서 언제든지 함께 있으면서 너를 위한 세레나데를 불러줄테니까."
내가 주아에게 제대로 해줄 수 있는건 역시 내 전문 분야인 노래였다. 지금 여기서 세레나데를 불러준다면 뭐가 좋을까? 잠시동안 고민을 하다가 떠오른 곡은 역시 '벚꽃나무 아래에서' 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작곡. 그리고, 주아도 마음에 들어했던 자작곡. 어떻게 보면 지금 이 배경에는 그리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분위기적으로는 나쁘지 않을것 같아서, 살며시 입을 열어, 멜로디를 읊으며 조용히 노래를 불러보았다.
//계속 쓰다듬는거야 잘 알고 있죠. 음. 그럼 앞으로 쓰다듬지 못하게 까치발을 해야겠는데요? 그럼 키 차이 때문에라도 저를 쓰다듬지 못하겠죠. 주아주 키가 170대 후반이진 않을테니까요. 까치발을 하면서 더욱 더 높아질테니 이렇게 하면 쓰다듬지 못하겠죠!
그리고 칭찬이라니! 칭찬받을 나이는 아니라구요. 아니, 칭찬받는건 좋기는 한데.. 그래도 그거 묘하게 부끄럽다고요! 아..아무튼, 밤을 안 샌건 잘하셨어요. 정말로 마지막까지 잘해주세요. 그러면 반드시 그 노력은 성과로서 주아주에게 보답해줄테니까요. 제가 도와줄수 있는게 없어서 정말 안타깝다는 느낌 뿐이에요. 아..그거와는 별개로 언제 한번 건우와 주아를 그려볼까 생각중이에요. 물론 제가 그리는건 아니고 지인에게 부탁하는거지만요. -
369 주아 - 건우 (81861E+59) 2016. 8. 4. 오후 9:10:09평소의 그 부드럽던 모습과는 달리, 과감하게 자신이 도망지지 못하도록, 피하지 못하도록 몸을 꽉 잡고서 입술을 맞대어오는 그의 모습에, 조금도 저항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인다. 저항을 할 이유도 없었고, 어차피 몸에 힘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할 수도 없었다. 자신의 사고는 그 상태 그대로 정지해버렸고, 오로지 느껴지는 것은 빠르게 뛰는 자신의 심장 고동소리와 파도 소리, 그리고 맞닿은 달콤한 부드러움 뿐이었다.
마치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비현실적인 감각 속에, 혹시 이것이 여름날 밤의 환상이나 사라져버릴 꿈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올 무렵, 천천히 떨어지는 부드러움에, 서서히 눈을 떠본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옆으로 돌린 건우의 모습. 그 모습을 보자 새삼 자신도 부끄러움이 한순간에 몰려와 슬쩍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린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어깨에 올려진 그의 손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건우는 이내 곧 살며시 입을 열어 해버렸다고 혼잣말하듯 얘기한다. 그에 따라 자신도 혼잣말하듯 가볍게 대답한다.
환상이 아니었다. 꿈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어서 도저히 믿기지 않았던 키스를 했다는 그 사실이, 그제서야 현실로써 제대로 다가온다.
그러나 그것을 확실히 하고나자 부끄러움은 한 층 더 강해졌다. 그렇지만 건우는 뭇내 신경이 쓰였던 건지, 절대로 충동적으로 한 게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언급한다.
당연했다. 절대 충동이나 장난이 아니었다. 아무리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졌어도, 그의 마음만큼은 진심이었고 진지했다는 것은 알 수가 있었다.
그래서 더욱더 도망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렇게 진심을 다해 다가와주는 남자친구를, 그 어떤 여자친구가 거부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그제서야 내내 반대편을 향하고 있던 고개를 돌려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가만히 앞의 검은빛 바다와 하얀 달빛을 지켜보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봐왔던 그의 옆모습이었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더 멋져보이는 것은 착각이 아닐 것이었다.
그런 그를 가만히 바라보다 이내 조용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진심 가득하게, 진지하게 다가왔다고, 강압적이어도 괜찮으니까 소원권 없이 네가 해줬다고 하고 싶다고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한다.
그래, 나의 첫 키스. 아주 소중한 그것을 그저 소원권으로 치부해버리기는 싫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어 건우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자 볼에 홍조를 띠고는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소원권 하나는 그냥 넣어두라고, 이런 쪽이 아니라 다른 유용한 곳에 써달라고 말한다. 그러자 건우도 덩달아 살짝 눈웃음 지으며 그렇다면 소원권은 안 쓰는 대신 강압적으로 해볼까? 하더니 이미 가져가버린 첫키스지만, 그래도 소원권을 말 하냐 안 하냐는, 역시 엄청난 차이겠지? 라고 말하며 생긋 웃는다.
그런 그의 모습에 순간 상황이 파악되지 않는 듯, 벙찐 표정을 짓다가 이내 깜짝 놀라며 무언가를 말하려 입을 연다.
"자, 잠깐...!"
그러나 자신보다도 건우의 행동이 더 빨랐다. 건우는 여전히 생긋 웃으며 다시 한 번 손에 힘을 줘서 자신의 몸을 단단히 고정시키고서는 기습적으로 다시 입술을 맞춰온다.
예고도 없이 순식간에 다시금 맞닿은 부드러움에, 미처 눈을 채 감지도 못하고 그저 깜빡깜빡이며 그 부드러움을 조금의 반항도 못하고 받아들인다. 또다시 두근두근 세차게 뛰는 가슴에, 여전히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변함없이 달콤한 그 부드러움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끼다가 건우가 천천히 입술을 떼자 간신히 다시 정신을 붙잡는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자신들의 두 번째 키스. 그 후에 이번에는 아까처럼 고개를 돌리지 않고, 건우는 확실하게 자신의 두 눈을 바라보면서 입을 연다.
첫 키스도, 두 번째 키스도 전부 저가 가져가버렸다며, 하지만 역시 그걸로는 만족이 안된다며. 이후의 키스도 전부 저가 가져가고 싶다고 한다면, 독차지하고 싶다고 한다면 욕심쟁이인걸까? 하고 물어오는 그의 모습에 그 어떤 대답도 하지 못한채, 그저 멍하니 그를 바라보기만 한다.
그렇게 말하는 그 목소리는, 그의 말은, 그의 표정은 그 어떤 것보다도 달콤하고 부드러운 자신만을 향한 유혹이나 다름없었다. 도저히 저항하거나 반항할수도 없이, 그저 온전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유혹.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그 말에 결국 자신은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애써 입을 연다.
"그래, 욕심쟁이야. 어차피 전부 가져가버릴 거면서 뭐하러 그렇게 물어보는거야? 어차피 몇 번을 가져가도 만족 못할거잖아. 정말이지, 짓궂어, 너."
능구렁이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그의 욕심쟁이같은 모습도, 능글맞은 모습도, 짓궂은 모습도 전부 좋아하는 자신도 참 중증이구나, 하는 생각에 결국 작게 웃어버린다. 사귀기 전에는 전혀 꿈도 꾸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 이렇게 과감하고 달콤하게 다가오는 모습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이어서 건우도 짓궂게 웃어보이면서 손에 쥐고 있던 탄산음료를 땅에 내려놓고서는, 비어있는 팔도 어깨에 올려 이제는 두 쪽 팔로 꼬옥 끌어안는 모양새를 갖춘다. 그리고서는 달콤하게 속삭이듯이 자신을 향해 입을 연다. 역시 자신이 제일 좋다며, 고등학교 2학년이 되도록, 그 누구에게도 마음이 가지 않았던건 자신과 연인이 되고, 그 후로도 계속 함께 있기 위한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저의 옆에 쭉 있어달라며. 저는 자신의 옆에서 언제든지 함께 있으면서 세레나데를 불러주겠다고 말하는 그의 달콤한 속삭임에 결국 항복해버리고 만다.
정말이지, 이런 달콤한 유혹은 어디서 배워온거야, 너? 도저히 이겨낼 수가 없잖아...
결국은 작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서히 입을 연다.
"응, 나도 그래. 나도 네가 제일 좋아. 정말로 그 누구보다도 네가 제일 좋아. 앞으로도 계속 너의 옆에 쭉 있을테니까...그러니까, 불러줘. 들려줘. 너의 세레나데를."
자신도 건우에게 속삭이듯이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빙그레 미소짓는다. 건우는 무엇을 불러주면 좋을지 잠시동안 고민하는듯 하다가 이내 곧 살며니 입을 열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아, 이 노래는... '벚꽃나무 아래에서'. 자신이 모를리가 없는, 건우가 가장 좋아하는 자작곡. 잔잔히 감미롭게 들려오는 그의 노랫소리에 새삼 이 노래를 들으며 벚꽃잎을 잡았던 일이 생각난다. 거의 반쯤 건우에 대한 마음을 접고있다가 다시금 희망을 갖게 해 준 그 벚꽃잎 한 장. 어쩌면 자신들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건 정말로 그 벚꽃잎 덕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며 조용히 그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때마침 불어오는 잔잔한 바람과, 여전히 치고있는 파도. 바다에 빛을 흩뿌리는 별과 달은 건우의 노랫소리와 어우러지며 자신이 정말로 평생 잊지 못할, 그런 순간을 만들어낸다.
/ 그래요, 저 키 161입니다, 161이라구요! (자폭) 건우주 키가 몇 되시는지는 모르지만 웬만해서는 닿지도 않을거라구요...! ㅠㅠㅠ 까치발이라니, 너무하잖아요! 우와...서러워요... 그렇게 제 쓰다듬을 피하려고 하시다니...! 그래도 어떻게든 쓰다듬어볼테니 각오하세요!
그리고 칭찬에는 나이가 없다구요! 잘한 일이 있으면 받는 게 칭찬이니, 건우주께서도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그냥 받으시는 게 어떠세요? ㅎㅎ 그리고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안타까워 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미 그렇게 힘내라고 격려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건우주께 너무 고마운걸요. 정말로요!
그나저나 세상에, 건우와 주아를 그려주신다구요? 우와, 저는 좋아요! 지인 분께서 그림을 잘 그리시나봐요! 음, 미리 조금 기대해도 되나요? -
370 건우 - 주아 (44034E+59) 2016. 8. 4. 오후 10:41:192번째 키스는 주아가 말한대로 강압적으로... 소원권 따윈 거론하지 않고, 정말로 빼앗아버리듯이.. 나름대로 머릿속으로 구상을 한 후에, 나는 기습적으로 주아에게 기습적으로 키스를 시도했고, 주아의 입술을 다시 한번 뺏는데 성공했다.
그 전에 주아가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이미 내 행동이 훨씬 빨랐다. 대충이나마 주아가 하고 싶은 말은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어줄 마음은 없었다. 이미 뺏어버리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니까.
기습적으로 입술을 뺏어버리자, 주아는 눈을 감지도 못한채 크게 당황했는지, 두 눈을 깜빡깜빡거렸다. 하지만, 크게 저항을 하거나 하진 않았다. 놀라긴 했지만 나를 치울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것을 느끼며, 얼굴이 다시 빨개지는 것을 느끼며, 다시 한번 첫키스때처럼 파인애플 향의 부드러움을 느끼면서 나는 주아의 입술을 잠시 동안 느껴보았다. 그러다가 살며시 입술을 주아의 입술에서 천천히 떨어뜨렸다.
조금은 짖궂게 웃으면서 주아에게 질문을 던지자, 주아는 조금은 토라진듯이, 욕심쟁이가 맞다고, 어차피 다 뺏어버릴거면서 뭐하러 물어보냐고 정말로 짖궂다고 나에게 말을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가볍게 웃으면서 짖궂은 목소리 톤을 유지하면서, 주아의 말에 빠르게 대답을 했다.
"원래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애에겐 짖궂어지는 법이야. 나만이 아니라 다 그래. 하지만 내가 짖궂어지는 여자애는 너 하나 뿐이야. 안심해도 돼."
내가 좋아하는건 너 하나 뿐이다라는 말을 살짝 돌리면서 주아에게 표현을 해봤다. 물론 주아가 이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하지만 알아들을 수 있지 않을까? 나와 주아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마음이 통한적이 있으니까.
이번에도 주아가 내 말의 뜻을 잘 파악해줄거라고 믿으며, 나는 두 팔을 이용해서 주아를 품 속에 와락 끌어안았다. 그리고서 주아에게 달콤하게 속삭이듯이 내 마음을 솔직하게 전부 이야기했다.
그러자 주아 역시, 나에게 속삭이듯이 다정한 목소리로 자신도 내가 제일 좋다고, 정말로 그 누구보다도 내가 제일 좋다고, 앞으로도 계속 내 옆에 있어줄테니까, 세레나데를 불러달라고 요청한다.
유주아. 정말로 그런 말을 들으면 심장이 버티질 못해. 물론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좋아하는 여자애가 그렇게 말하면 남자애들은 전혀 버티지 못한단 말이야. 너, 알면서 그러는거지?
그렇게 가슴 속으로 생긋 웃으면서 주아에게 말을 하며, 나는 입을 열어 '벚꽃나무 아래에서' 를 주아의 귓가에 감미롭게 불러주었다. 역시 이 상황에서는 이 곡밖에는 떠오르는게 없었다. 나와 주아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정말로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게 바로 이 곡일 것이다.
나한테는 1번째 자작곡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는 의미가, 그리고 주아에게는 나를 반쯤 포기하고 있다가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된 계기인 벚꽃잎 한 장. 어쩌면 아직도 저 펜던트에 있을지도 모르는 그 벚꽃잎 한 장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의미가 있었다.
여름인 지금에는 어울리지 않는 곡일지도 모르나, 우리 둘에게는 어느 계절이라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곡이었기에 지금 이곳에서 나는 그 곡을 천천히 불러보았다.
파도 소리와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 소리. 그리고 하늘 위에서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는 저 아름다운 별과 달들에게 노래를 부르면서 살며시 맹새했다. 지금 내가 안고 있는 이 여자애를 반드시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어쩌면 상처를 줄지도 모르고, 울게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최종적으로는 반드시 이 애를, 나와 10년 이상 알고 지내고 이제는 정말로 소중한 여자친구가 되어, 함께 평생을 하고 픈 이 여자애를 반드시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하며, 노래를 계속해서 천천히 불러보았다.
그리고 노래가 끝을 맺을 쯤에 나는 안고 있던 주아를 품 속에서 풀어주었다. 어느샌가 시간이 엄청나게 늦어버렸다. 이대로 좀 더, 좀 더 주아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그래도, 이제는 돌아가지 않으면 안될 시간이었다.
땅바닥에 내려둔 탄산음료를 또 한 모금 마시면서, 앞에 깔려있는 과자들을 바라보았다. 먹으려고 사두긴 했지만, 결국 제대로 먹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그 광경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서 봉지 안에 천천히, 아직 뜯지도 않은 과자들을 천천히 집어넣었다.
"간식은 미처 먹지 못했지만, 슬슬 돌아가보는게 좋겠지? 이 이상 늦으면 정말로 부모님들에게 혼날지도 모르니까. 몰래 나왔다고는 해도 들킬 확률이 아예 0%인건 아니잖아? 슬슬 돌아가자."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 후에, 주아보다 빠르게 봉지를 손에 들고, 남은 손은 주아를 향해서 천천히 내밀었다. 올 때도 손을 잡고 왔으니 돌아갈때도 손을 잡고서 돌아가고 싶었다. 오늘은 야간 데이트를 하면서 정말로 나와 주아 사이에 많은 마음이 오간 날인만큼, 특별한 날이기도 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다시 한번 부드럽게 웃으면서 주아를 바라보며, 정말로 밝은 목소리로 다정하게 주아에게 말을 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주아야. 서로가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면서, 쭉 살아가자. 언젠가 헤어지게 될 그 날까지.."
//음. 제 키 말인가요? 제 키는 178쯤 됩니다. 180은 넘지 못해요. 그러니까 아마 닿긴 닿을거에요. 주아주의 키로도요. 하지만 까치발을 하면 닿지 않겠죠! 어떻게든 쓰다듬는다니요. 까치발 하시려는거에요?! 그..그건 귀엽잖아요!! 시, 심장에 안 좋다고요!
칭찬에는 나이가 없다라. 맞는 말이긴 해요. 하지만 부끄러운건 별개 문제죠. 주아주도 부끄러워하시면서! 그리고 고마워해줘서 다행이네요. 저도 한때 그 시기때 정말로 힘들었을때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그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제는 조금 아련한 추억이네요. 그래서 주아주에게도 꼭 그리 말해주고 싶었어요. 힘내라고.. 지금 열심히 잘 하고 있다고 말이에요.
그리고 지인이..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긴 한데, 그려줄지 말지는 일단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너무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을지도 몰라요. 일단 일이 바쁜 애라서..일단 말은 해보도록 할게요! 그리고 도착하게 되면 스레에 올리도록 할게요! 아무튼 다음에 주아주의 답레로 막레를 쓰시면 될 것 같네요. 이 상황은. -
371 주아 - 건우 (86304E+55) 2016. 8. 4. 오후 11:57:30갑작스런 건우의 두 번째 키스 선언에 깜짝 놀라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자신의 말보다 건우의 행동이 훨씬 빨랐다. 자신이 강압적으로 해도 된다고 말하자마자, 정말로 뺏어버리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 기습적으로 맞닿아진 입술에 미처 눈을 감지도 못하고 두 눈을 깜빡깜빡거리만 한다. 그러나 그렇게 크게 놀라긴 했어도, 건우를 밀쳐내거나 저항을 하거나 하진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할 수가 없었다. 두근두근 뛰는 심장소리와 다시금 힘이 빠져나간 자신의 몸, 그런 자신이 움직이지 못하게 꽉 잡고있는 건우의 손과, 아까처럼 은은히 느껴지는 파인애플 향의 부드러움. 이 모든 것들이 전부 자신의 사고를 그대로 멈춰버리며, 그저 그의 키스를 받아들이게 만든다.
그렇게 잠시동안 맞닿아있던 달콤한 입술이 천천히 떨어지고 이어서 건우가 짓궂게 웃으면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자, 그의 질문에 욕심쟁이가 맞다고, 어차피 다 뺏어버릴거면서 뭐하러 물어보냐고 정말로 짓궂다고 대답한다. 솔직하게 대답하며 뾰로통한 모습을 보이는 자신을 바라보며 건우는 가볍게 웃더니 여전히 짓궂은 목소리를 유지하며 빠르게 입을 연다.
원래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애에겐 짓궂어지는 법이라며, 다들 그렇지만 그래도 저가 짓궂어지는 여자애는 자신 하나 뿐이니 안심해도 된다고 얘기하는 그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본다.
살짝 빙빙 돌려 말하긴 했지만, 이것은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뜻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애에겐 짓궂어진다. 건우가 짓궂어지는 여자애는 자신 뿐이다. 그 말은, 건우가 좋아하는 여자애는 자신 뿐이다.
그렇게 그의 말의 속뜻을 제대로 파악해낸다. 지금까지 자신들은 몇 번씩이나 마음이 통했었던 만큼, 이 정도의 메시지는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정말로, 귀엽다니까. 너. 그냥 직설적으로 말해도 되는데.
그런 그가 마냥 귀엽게 느껴져 빙그레 웃다가 그가 저의 두 팔을 이용해서 자신을 품 속에 와락 끌어안자 그대로 얌전히 그에게 안긴다. 그리고서 달콤하게 속삭이듯이 저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부 이야기하는 건우에게, 자신도 똑같이 속삭이듯이 다정한 목소리로 건우에게 네가 제일 좋다고, 정말로 그 누구보다도 네가 제일 좋다고, 앞으로도 계속 네 옆에 있어줄테니까, 세레나데를 불러달라고 요청해본다.
그러자 건우는 어떤 노래를 부를지 조금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곧 입을 열어 '벚꽃나무 아래에서' 를 자신의 귓가에 감미롭게 불러준다. 자신들에게는 정말로 큰 의미가 있는 곡.
건우에게는 1번째 자작곡이자 가장 좋아하는 곡이고, 자신에게는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된 계기인 벚꽃잎 한 장을 잡게 해준 곡. 그 때의 그 기적의 벚꽃잎은 아직도 자신의 펜던트 속에 얌전히 들어있었다. 그 때의 그 벚꽃잎들이 흩날리는 풍경이 건우의 노래 속에서 새삼 다시 그려진다.
정말로, 올해의 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슬프고 아름다웠던 봄이었다.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다, 짝사랑임을 깨닫고 마음아파하다, 잠시 서로 멀어져있으며 슬퍼하다,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게 된, 그 모든 과정이 올해의 봄 속에 전부 담겨있었다.
이제는 그 봄이 전부 지나간 여름이라는 것을 알려주듯이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오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들려오는 건우의 노래는 자신에게 언제나 그 때의 그 봄을 떠올리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잠시 아름다운 풍경 속, 건우의 감미로운 노래를 들으며 건우와 함께 보낸 봄을 떠올려보다가 그의 노래가 서서히 끝을 맺자 자신의 회상도 서서히 사라진다. 건우는 곧이어 자신을 품 속에서 풀어주더니 탄산음료를 다시금 한 모금 마시면서 앞에 있는 과자들을 보고 피식 웃어버린다.
그러자 자신도 덩달아 그 과자들을 바라보며 웃어버린다. 아아, 결국 먹지 못했네. 신나게 샀는데 말야.
건우는 봉지 안에 그 뜯지도 않은 과자들을 천천히 집어넣고서는 간식은 미처 먹지 못했지만, 이 이상 늦으면 정말로 부모님들에게 혼날지도 모르니까 슬슬 돌아가자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그래, 과자는 아쉽게 됐지만 어쩔 수 없지. 너무 늦었으니까. 응, 슬슬 돌아가자, 건우야."
자신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한다. 문득 간식 봉지가 보여서 내가 들게, 하고 말하기도 전에 빠르게 봉지를 손에 든 그의 모습에 결국 작게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그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서 자신의 예상 반응을 생각하며 배려해주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 신기하면서도 고마울 뿐이었다.
봉지를 잡고 있지 않은 손은 자신을 향해서 천천히 내미는 그의 모습에서 올 때도 손을 잡고 왔으니 돌아갈 때도 손을 잡고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읽어내고는 작게 미소짓는다. 이어서 자신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깔아뒀던 건우의 손수건을 집어들고 탁탁, 모래를 털어내고는 반듯하게 접으며 그것을 한 손에 꼬옥 쥐고 다른 손은 자신을 향해 내민 그의 손 위에 살며시 올린다.
이윽고 건우가 다시 한 번 부드럽게 웃으면서 정말 밝은 목소리로 다정하게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며, 언젠가 헤어지게 될 그 날까지 서로가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면서, 쭉 살아가자고 말하자 자신도 덩달아 부드럽게 웃는다.
"그래. 꼭 그러자, 건우야.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지금도 그런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그런 자신들의 약속을 축복해주는 듯이 달빛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수평선 너머로 자신의 하얀 빛을 흩뿌리며 밤바다를, 밤하늘을, 지금의 자신들을 밝게 비춰준다.
/ 그래도 건우주께서 까치발을 하시면 제가 아무리 까치발을 해도 닿지 않잖아요! 그리고 이건 귀여운 게 아니거든요, 나름대로의 처절한(?) 몸부림이라구요! 흐음, 이렇게 된 거 건우주께서 까치발을 하지 않으실 때를 몰래 노려야겠네요. 정말 어떻게든 쓰다듬을거니까요, 후후후
저, 저는 안 부끄러워하거든요! 칭찬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니까요. 그리고 격려해주시는 것은 정말,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정말 지금은 그 말 한 마디가 너무 큰 힘이 되고 있거든요. 조금은 불안해도 말이예요.
네, 그럼 기대는 너무 하지는 않고 조금만 할게요. 물론 바쁘시겠지만 그래도 그려주셨으면 좋겠다!
그럼 이 상황은 이렇게 마무리! 수고 많으셨어요, 건우주! -
372 건우주 (06083E+51) 2016. 8. 5. 오전 12:19:15상황을 돌리신다고 정말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주아주!
조금 늦게 봐버려서 이제야 이렇게 레스를 쓰네요. 어쩌다 보니까 첫 키스까지 해버렸습니다만.. 역시 주아가 너무 귀여워서 돌리면서도 입가의 미소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런 여자친구 어디에 없을까요. 정말. 진짜 잘해줄 자신 있는데 말이에요.
그리고 그림은 언제 한번 말해보도록 할게요. 물론 될지 안 될지는 알 수 없지만요. 저도 개인적으로 건우와 주아의 세트 연성은 꼭 보고 싶거든요. 역시 이렇게 오래 간 1:1도 없고 하다보니, 정말 정이 많이 가는 캐릭터들이에요.
막막 먼 미래의 모습도 절로 그려진다고 해야할까요? 좀 과장을 보태면 나중에 아빠가 된 건우와 엄마가 된 주아의 모습이라던가도 말이죠. 조금 빠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망상이 막막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정말로 정이 많이 가는 커플이에요.
그리고 왜 이렇게 제 머리를 쓰담쓰담 하려는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머리에 꿀 발린건가요?! 혹시 그런건가요?! -
373 주아주 (85541E+47) 2016. 8. 5. 오전 12:31:17그러게 말이예요. 솔직히 첫 키스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네요. 저도 건우의 능글맞음이 너무 귀여워서 돌리는 내내 계속 웃었네요. ㅎㅎㅎ 이 녀석! 그렇게 계속 짓궂게 공격해오다니! 그렇지만 이렇게 완벽한 남자친구는 역시 없겠죠... (훌쩍)
저도 이렇게 오래간 1:1은 처음이라 꼭 보고싶어요! 될지 안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역시 전자면 좋겠어요.
ㅋㅋㅋㅋ 건우가 청혼 아닌 청혼을 하는 것에 역시 건우주의 영향이 있었군요! 아빠와 엄마가 된 건우와 주아라. 건우주의 상상 속엔 벌써 결혼식까지 끝내고 자식도 있다는 거죠?ㅋㅋㅋㅋ 사실은 저도 조금 상상해봤다는 건 안 비밀이예요! 그만큼 정말 정든 커플 캐릭터들이라는 소리겠죠.
그나저나 그걸 이제 아셨나요? 네, 꿀 발렸어요. 제가 몰래 발라놨거든요. 그것도 최고급의 꿀이요!ㅎㅎㅎㅎ 그러니까 얌전히 쓰담쓰담 받으시죠, 건우주! 어떤가요, 나름 박력 넘치죠?! -
374 건우주 (06083E+51) 2016. 8. 5. 오전 12:50:30어머니의 생신이라서 잠시 케잌을 좀 불어주고 오는 길이에요. 케잌에 꽂힌 초의 수를 보니 정말로 많이 나이를 드신게 절로 실감이 나더라고요. 지금도 나름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도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주아주도 부모님에게는 잘해줬으면 하는 바에요.
음. 사실 첫 키스는 저도 의도한건 아니었지만 뭔가 분위기가 딱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한번 해봤답니다. 설마 거기서 주아가 강압적이어도 좋다고 나올줄은 몰랐지만요. 그리고 영향이 있죠. 네. 상상 속에선 이미 결혼식도 끝났고, 갓 태어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도 그려지는걸요. 음. 제가 캐릭을 돌리다가 이렇게 연플이 생기는 일이 있으면, 절로 자꾸 그렇게 미래를 떠올리게 되거든요. 버릇 중에 하나에요. ㅎㅎㅎㅎ 보통 다들 그렇게 생각해보지 않나요? 그만큼 귀여운 커플이니까요.
그리고 꿀이라니..안되겠네요. 머리를 감아야겠네요. 끈적끈적하게 묻어있으면 여러모로 모피에도 좋지 않으니까요.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머리 좀 감고 오게 말이에요. 음. 그거와는 별개로 오늘은 이 이상 일상은 돌리지 말고 그냥 상황이나 기타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게 좋을것 같네요. 아무래도 시간도 늦었으니까요. 무슨 상황이 되더라도, 이번엔 제가 선레를 쓸 생각이지만요. -
375 주아주 (85541E+47) 2016. 8. 5. 오전 1:05:15앗, 어머니 생신이세요? 아무래도 초의 수를 볼 때 그런게 확 다가오기는 하죠. 좋은 결심이예요, 건우주. 저도 앞으로는 더, 더 잘해드려야겠어요. 언제나 죄송스런 마음은 가득했지만요...
정말, 분위기라는 것이 대단한 것 같아요. 건우주와 제가 지금까지 돌렸던 상황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잡혀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으로 흐른 적도 많잖아요? 그리고 강압적이어도 좋다고 한 건 주아라면 정말 그렇게 말했을 것 같기도 했고, 건우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거든요. ㅎㅎㅎ 그나저나 그 상상 속 미래가 저만 생각해보던 게 아니었군요! 어쩐지 건우와 주아라면 부모님이 돼도 여전히 달달할 것 같은 느낌이예요.
아, 그거 닦아내면 안돼요, 건우주! 우와, 진짜 너무해요! 나름 고심해서 발라놓은건데! 에잇...정말 키가 원수네요, 원수.
네, 그리고 아무래도 건우주의 말씀처럼 이 이상은 상황이나 잡담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요. 음, 그래도 상황도 미리 얘기 나눠보는 게 좋을까요? 혹시 하시고 싶은 상황이 있으신가요, 건우주? -
376 건우주 (06083E+51) 2016. 8. 5. 오전 1:13:16좋은 생각이에요. 부모님은 계실때 잘해주시는게 좋거든요.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는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아. 이쪽의 이야기니까 너무 신경은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리고 분위기가 정말로 대단하죠. 정말로. 사실 고백도, 좋아하는 이가 있다고 밝히는 것도 전부 장면의 분위기에 따라서 이어졌잖아요? 하지만 이런게 정말로 좋다고 전 생각해요. 막막 다 짜맞춘 시나리오대로만 흘러가는게 아니라, 이렇게 상황에 맞게 애들이 움직이는게 좀 더 살아있는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상황을 정해놓고 정말로 그대로만 움직이는건 말 그대로 인형을 보는 것 같아서 좀 별로라는 느낌이에요. 상황을 정하긴 정하지만, 그 속에서 애들의 움직임을 보는 것. 그것이 어쩌면 상황극의 참재미가 아닐까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건우와 주아의 부모님 모습이라. 아마 둘이서 달달하게 잘 살지 않을까요? 부부 싸움을 하다가도 서로간에 눈치를 보다가 또 바로바로 서로에게 사과하고..정말 금실 좋게 잘 살 것 같은 느낌이네요. 이상적인 부부 상인데요? 이거?
그리고 닦아내야죠! ㅋㅋㅋㅋㅋ 머리에 꿀이 발려진채로 있으면 머리가 엉켜버린다구요! 하, 하지만 버리기엔 아까우니까..조, 조금은 숙일수도 있다구요. 이, 이렇게? 이렇게? (.dice 1 20. = 11 (단위 cm))
음. 그리고 상황이라고 해도 역시 바다로 왔으니까 바다에서 즐겁게 놀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이렇게 되면 엄청나게 시간이 먹힐 것 같으니까.. 부산 해운대로 가면 아쿠아리움이라고 있거든요. 거기에 기반해서, 이제 바다에서 어느정도 논 후라는 설정으로 잡고서, 둘이서 아쿠아리움에 가보는건 또 어떨까요? 펭귄도 있고 수달도 있고.. 그러다가 돌고래에게 먹이도 한번 줘보고 그런 느낌으로요. -
377 주아주 (85541E+47) 2016. 8. 5. 오전 1:25:06...네, 그래도 지금 당장 내일부터라도 잘해드려야겠어요. 뭔가 조금, 역시 걸리는 게 있어서...
맞아요, 저도 너무 다 짜맞춰 놓은 것보다는 이렇게 큰 틀만 정해놓고 애들이 자기 성격대로 움직이는 것이 더 재밌다고 생각해요. 서로 다른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상황.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거기다 건우와 주아는 돌리다보면 정말 분위기가 알아서 잡혀서 신기할 따름이예요.
개인적으로 건우와 주아는 부부가 되어도 왠지 싸움하는 게 잘 상상이 가지 않아요. 뭔가 조금 언성이 높아지다가도 한 쪽이 울먹울먹이면 바로 화해 모드로 들어갈 것 같아서요. ㅎㅎㅎ 그나저나 정말 이상적인 부부네요, 이 둘은!
앗! 11cm씩이나 숙여주셨다! 그러면 손이 닿아요, 닿는다구요! 와아, 그럼 일단은 전부 담아갈게요. (쓰담쓰담) 그래도 나중에 또 바를지도 몰라요, 저? ㅎㅎㅎㅎ 역시 건우주, 귀여워요!
아쿠아리움이요? 어...괜찮긴 한데 제가 가본적이 없어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음, 그래도 어떻게든 되겠죠, 뭐! 전 좋아요! -
378 건우주 (06083E+51) 2016. 8. 5. 오전 1:39:07음. 조금 어두운 이야기가 되버린걸까요. ㅎㅎㅎ 괜히 이야기를 해버린 느낌이네요.
그거와는 별개로 상황극에 대한 견해도 저와 주아주의 생각이 일치하는건가요? 우와. 진짜 어쩌다가 이런 파트너를 만나게 된거죠? 정말로 여러 의미로 신기하다는 느낌 뿐이네요. 견해도 비슷하고 즐기는 타입도 비슷하고, 뭔가 분위기도 잘 맞고... 최고의 1:1 파트너가 주아주인 사실은 변함이 없겠는데요? 어쩌면 제가 계속 바람을 맞은것이 주아주를 만나기 위한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건우가 주아 이외에는 그 어떤 여자애도 이성으로 보지 않은 이유가 주아와 이어지기 위해서였던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만약에 상황이 허락이 된다면 정말로 어른이 되서 부부가 된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도 상황으로 한번은 돌려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만약 거기까지 간다고 한다면 정말로 이 1:1은 장기 1:1이 되버리겠지만 말이에요. 아. 어쩌면 1:1치고는 장기일지도 모르겠네요.
아. 그리고 저는 우연히 알았는데, 구글에서 스레딕의 지워진 스레를 어느정도 볼 수 있다고 해서, 한번 저와 주아주가 만난 날짜를 봤거든요. 5월 27일이었더라고요. 그러니까 알고 보니 이 상황극이 시작된지 어느새 2달이 넘었다는 이야기죠. 날짜를 보고 정말로 놀라버렸어요. 어느새 2달이 지났구나..라는 느낌으로 말이죠.
아. 그리고 아쿠아리움은 제가 자주 다니는 편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주아처럼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동물원, 수족관은 자주 다니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상황을 리드하도록 할게요. 사실 수족관이라고 해서 특별히 뭔가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럼 다음 상황 스타트는 바다에서 어느정도 놀다가 쉬는 도중에, 건우가 주아에게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는걸로 괜찮을까요? -
379 주아주 (85541E+47) 2016. 8. 5. 오전 1:51:23아니예요, 어차피 언젠가는 다시금 깨달았어야 하는 일인걸요. 괜찮아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생각해보면 정말로 이것마저도 건우주와 제 생각이 일치하네요? 어쩌면 건우와 주아가 자연스럽게 서로의 분위기에 녹아들어서 움직일 수 있었던 것도, 건우주와 저의 분위기가 비슷해서였을까요?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신기하네요. 생각하는 것도, 분위기도, 레스 길이도 전부... 저에게 있어서도, 건우주는 정말 최고의 파트너예요. 언제나, 언제나 고마워요! 그동안 경험했던 1:1의 안좋은 기억들을 전부 씻어내주시니까요. ㅎㅎㅎ
아, 저도 돌려보고 싶어요. 이미 나름대로 장기 스레가 된만큼, 언젠가는 괜찮지 않을까요?
5월 27일에 저희가 처음 만났군요. 세상에, 벌써 두 달이 지났다니...건우주와 안 친해지는 게 더 이상할 뻔했네요, 진짜!
상황을 리드하겠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뭔가 든든해서 한시름 놓은 기분이예요. 네, 저는 그 스타트 괜찮아요.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도 하고 말이죠.
타자 속도가 느려서 답이 늦어버렸지만...건우주, 슬슬 주무시는게 어떨까요? 아무래도 직접 재워야겠어요! -
380 건우주 (06083E+51) 2016. 8. 5. 오전 2:05:36슬슬 잘 시간이기도 하니까요. 이쯤에서 저도 종료하고 자러 갈 생각이었어요. 이 이상 더 시간을 끌면 지금처럼 주아주한테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거든요. 후훗. 역시 2달을 보니까 대충 무슨 말을 할지도 예상이 가게 되었단 말이죠.
저 역시도 많이 고마워요. 주아주가 1:1의 안 좋은 기억들을 씻고 있는것처럼 저 역시도 1:1의 안 좋은 기억들이 씻겨나가고 있어요.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1:1에는 아무래도 익명이다보니, 무책임하게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지는 이가 많다. 라는 느낌이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주아주처럼 좋은 사람도 분명히 존재를 하고 있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즐겁게 즐길 수 있다. 라는 등등의 생각으로 바뀐 상태에요.
사실...뭐, 주아주와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가 비슷해서 그런걸지도 모르는 일이겠네요. 저는 처음 구할때 일상적인 분위기에서 썸을 타면서 관계가 발전하는 연애물을 찾았고 주아주는 그것을 물어줬으니까요.
무엇보다 제대로 밝히는건 아마 이번이 처음인것 같긴 한데..사실 주아에 대해서는 첫 상황부터 반쯤 꽂힌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다가 2번째 상황에서 제대로 꽂혀버렸지만요. 그래서 좀 더 눈이 가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이런저런 상황도 자꾸 만들어보게 되고.. 뭐 그런거에요.
음 아무튼. 부부가 된 건우와 주아에 대한 이야기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또 이야기해보도록 하고.. 일단은 일어나서 선레를 쓰도록 할게요. 다만 내일은 또 약간의 일이 있어서 아마 점심때가 넘어서 올라올듯 하지만요.
그리고 두 달은..저도 정말로 놀랐어요. 네. 그냥 우연히 시트가 보고 싶어서 일람해봤는데 날짜가 5월 27일이어서....우와. 어느새 2달이구나.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정말로 많이 친해졌죠. 처음엔 그냥 상황극 이야기만 나눴지만 지금은 이렇게 잡담도 나누게 되잖아요? 끝까지, 이런 친하고 좋은 분위기로 나아가고 싶어요. 저는.
아무튼 주아주도 너무 늦게까지 있지 말고 푹 주무세요. 저도 이쯤에서 종료할테니까요. 이번엔 즐겁게 수족관에서의 상황 즐겨보자고요. -
381 주아주 (85541E+47) 2016. 8. 5. 오전 2:26:32윽...확실히 두 달 이상을 만났더니 이제 제가 할 말쯤은 가볍게 예상해 버리시는군요? 뭐어, 그래도 반대로 행동하겠답시고 건우주를 늦게까지 붙잡아 놓을수는 없으니까요.
아무래도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서 자신들이 받았던 상처를 또 주지 않게 신경쓰다보니 이렇게 서로의 안 좋은 기억을 씻어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제대로 이렇게 즐겁게 1:1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전부 건우주 덕분이예요. 정말로, 늘 고마워요! 만약 그 때 건우주께서 다시 1:1을 구하시지 않았더라면, 저는 그냥 그대로 스레를 꺼버렸겠죠. 다시는 돌리지 않겠다고. 생각해보면 정말로 신기하고 소중한 인연인 것 같아요.
그나저나, 첫 상황부터 주아에게 반쯤 꽂혔었다구요? 우와, 그건 진짜 몰랐네요! 저는 그 때 오히려 건우주께서 주아를 마음에 안들어하시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는데 말이예요. 사실 저도 솔직히 밝혀보자면, 건우는 처음 시트를 보자마자 반쯤 꽂혔었답니다. 그러다가 첫 상황 때 직접 달려갔다와서 주아에게 초코우유를 사주는 모습에 완전히 꽂혔었어요. 먼저 좋아하는 쪽을 골라서 다행이라고 말했던 것처럼요.
네, 선레는 천천히 써주셔도 돼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건우주. 그리고 두 달 동안 이만큼이나 친해진 것처럼 저도 끝까지 이렇게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싶어요. 건우주의 마음과 똑같이요!
저도 이제는 밤을 새진 않을 생각이니까요, 금방 잘게요. 안녕히 주무세요, 건우주! 수족관 데이트, 기대할게요. -
382 건우 - 주아 (06083E+51) 2016. 8. 5. 오후 3:31:56우리 가족과 주아네 가족이 바다에 오고 나서 2일째가 되었다. 어제는 늦은 시간에 온지라 제대로 즐길 수 없었지만 오늘은 바로 숙소 옆이 바다인만큼, 정말 제대로 즐겨보기로 마음 먹고 아침밥을 먹은 후에 조금 쉬었다가, 빠르게 바다를 향해서 뛰어 들어갔다.
더운 여름 햇볕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정도로, 파도는 너무나도 시원했다. 깊이도 적당하고, 파도의 높이도 적당한지라 그야말로 놀기에는 딱 좋은 환경인만큼, 나는 제대로 바다를 즐길 수 있었다.
혼자서 파도를 타거나, 수영을 하면서, 마치 물개처럼 자유롭게 놀다가, 가끔 지우와 함께, 수영 내기를 하기도 하고, 가볍게 주아와 함께 물싸움을 하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보니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어느새 시간은 오후 4시 무렵. 정말 하루종일 놀았던지라, 살짝 지치기도 하고, 슬슬 저녁때가 가까워지고 있었던만큼, 나는 휴식이라도 취할겸, 돗자리로 돌아와서 엄마가 잘라놓은 수박을 먹으면서 그 시원함과 달콤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고개를 살짝 돌려보자, 저 편에서 지우와 함께 모래성을 쌓고 있는 듯한 주아의 모습이 보였다. 사실 물놀이를 하던 도중에 주아를 물에 빠뜨려볼까라고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물에 빠뜨리면, 정말로 크게 화를 내고 토라질것 같았기에, 시도는 하지 못했었다. 아무리 좋아하는 여자애에겐 짖궂어지는게 남자의 심리라고는 하나, 주아가 싫어하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도 밤에 시간이 되면 주아를 불러내서 산책이라도 즐겨볼까라고 생각을 하던 도중 갑자기 옆에 누워있던 아빠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어깨를 툭툭 치기 시작했다.
"야. 건우야. 이제 수영 안할거냐?"
"네? 아. 네. 오늘 많이 했으니까 이제 좀 쉬려고요. 어차피 곧 저녁때니까 쉴 때도 되었잖아요?"
"음. 그렇구나. 그럼 건우야. 너, 주아 데리고 저기에 한번 가보는건 어떠니?"
"네?"
아빠의 뜬금없는 말씀에 나는 고개를 돌려 아빠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조금 거리가 있긴 했지만 아빠가 가리키는 곳엔 뭔가 작은 건물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왜 아빠가 주아를 데리고 저기로 가보라고 권하는지 영문을 알 수 없어서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아빠를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저기엔 왜요? 저게 무슨 건물인데요?"
"저기가 사실 아쿠아리움이거든. 지하 3층 규모의 제법 큰 아쿠아리움이야. 거, 여자친구도 있는데 저런 곳도 한번 둘이서 가보고 그래야하지 않겠냐?"
"네?! 아, 아빠! 그, 그런것까지 신경 안써도 돼요!"
"그래? 그럼 용돈은 필요없겠네? 건우가 주아와 저기 간다고 한다면 아빠가 갈 수 있도록 용돈 좀 줘서 표를 살 수 있게 해주려고 했는데 말이야."
".....아, 안 간다고는 안했잖아요! 그냥 그런것까지 일일히 신경쓰지 말라 이거에요!"
아빠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는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아빠한테 이런 소리를 들으니까 묘하게 부끄럽다는 감정이 들었다. 물론 나와 주아의 사이를 밀어주시는건 고맙긴 하지만, 그래도 묘하게 부끄러웠다.
이런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아빠는 호탕하게 읽으시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셨고, 지갑을 꺼내더니 나에게 돈을 주셨다.
"자. 이거 가지고, 놀다 와. 둘이서 저녁 먹고 와도 괜찮고... 예쁜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남자가 데이트도 신청하고, 저런곳도 데려가고 그래야하는 법이야! 세상에 주아 같이 참한 여자애가 어디 흔한줄 아니? 있을때 확 잡아둬야지. 욘석아."
"그, 그건 제가 알아서 할테니까 신경쓰지 말라구요. 확 잡아둘테니까. 아, 아무튼 고마워요. 아빠."
괜히 머리를 오른손으로 긁적이면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아빠가 주는 돈을 받고서 지갑 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아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에 신발을 신고, 지우와 주아가 모래성을 쌓고 있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둘의 근처로 가자 조금 멀리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던 모래성이 제법 본격적으로 쌓여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둘의 즐겁게 대화하는 목소리도 어렴풋이 들려왔다. 그 상태에서 잠시 어떻게 말을 걸어야하나...하고 고민을 하면서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다가, 정리를 끝낸 후에, 지우와 주아에게 말을 걸었다.
"야. 둘 다 모래성은 잘 쌓고 있어?"
"응? 오빠 언제 왔어? 그보다 무슨 볼일이야? 나 지금, 주아 언니와 즐겁게 노는 중이니까 방해하지 말아줄래?"
내 목소리를 들은 지우는 고개를 돌리더니 날 바라보면서 나에게 왜 왔냐는 식으로 내 말에 대답했다. 지금 이 분위기에서 데이트 신청이라. 이건 여러의미로 상당히 까다롭기 그지 없는데. 어떻게 신청을 해야하지. 난감하네. 이거.
아빠는 둘이서 놀러갔다 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한창 즐겁게 놀고 있는 중이었다고 한다면, 지우만 쏙 빼놓고 가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데이트를 하는데 지우를 데리고 갈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여러모로 곤란하기 그지 없었다.
대체 어떻게 말을 꺼내야하나 나름대로 심각하게 고민하는 도중에, 갑자기 지우가 눈을 떼구르르 굴리더니 씨익 웃어보이면서 짖궂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내가 아니라 주아 언니에게 볼일이 있는거지? 오빠는?"
"뭣?!"
"후훗. 이 지우님을 속이기에는 한참 멀었답니다. 오빠는. 하지만 주아 언니는 지금 나와 노는 중인데, 어쩔까나. 어쩔까나. 으음. 그래도 주아 언니와 오빠는 연인 사이기도 하고, 어차피 모래성은 다 쌓았고, 왕자님과 공주님의 만남을 방해하면 아빠에게 되게 혼날 것 같고.. 여기서는 특별히 주아 언니를 빌려줄게! 대신에 오빠는 나에게 빚진거야!"
"야! 뭘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하는거야?!"
"그럼 아니야? 주아 언니에게 볼일이 있는거?"
"아니, 그건 맞긴 한데..."
"맞으면서 뭘 빼고 그래! 후훗. 다음에 오빠에게 뭘 시켜본다? 각오하고 있어. 오빠. 아. 그럼 주아 언니. 방해꾼은 살짝 빠지도록 할게!"
완전히 자기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짖궂게 나와 주아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보면서 웃어대던 지우는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빠가 앉아있는 돗자리 쪽으로 총총 하고 뛰어가버렸다. 자연스럽게 그곳에는 나와 주아만이 남아있게 되었다.
"어.....안녕. 주아야."
왠지 모르게 어색한 분위기가 그곳에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 도데체 나보고 이 상황에서 뭘 어쩌라는거야. 지우야.
//이렇게 선레를 올려두도록 할게요! 늘 서로 레스를 이어가면서 느끼는거지만 저도 그렇고 주아주도 그렇고 상당히 레스가 긴 편이잖아요? 진짜 길이 제약이 있던 옆동네에서는 어떻게 레스를 써왔는지 의문이 갈 지경이네요. 물론 전 가끔 길어지면, 중간에 잘라서, 잇기도 하고 그랬습니다만.. 2048자의 제약이 정말로 엄청나긴 엄청났구나 라고 느끼는 중이에요.
그리고 건우에게 시트때부터 꽂혔었다고요? 그건 진짜로 몰랐네요. 그리고 초코우유씬. 아. 지각할지도 모르는 위기를 감수하고 뛰어갔던 그 씬이로군요. 그 씬의 건우의 모습이 멋졌던걸까요? 저는 잘 모르겠지만요. 전 굳이 구체적으로 장면을 말하자면 주아와 일단은 데이트였잖아요? 그거. 2번째 장면. 거기서 보여주는 주아의 여러가지 모습에다가 마지막으로 돌아가기 전에 살포시 포옹했던 그 장면. 거기서 왠지 모르게 팍 하고 꽂히는 느낌이 들었어요. 뭔가 되게 귀엽고..예쁘고 그래서 말이죠. 어쩌면 이조차도 되게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연애물이니까 연애씬을 묘사하는게 아니라 정말로 상대의 캐릭터가 멋지고 예쁘고 마음에 들어서 연애씬을 묘사하는 그런거라고도 할 수 있잖아요? 뭐, 사실은 제가 자기 잘난맛에만 사는 이만 아니면 왠만하면 다 마음에 들어하는 편이기도 하지만요. 다른 이들은 다 어떻게든 되는데, 막 자기 잘난맛에만 살고 막막 심하게 잘난척하고 그런 캐릭터는 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두 달이나 이어진 인연은 또 천천히 흘러가서 세달, 네달이 될수도 있겠죠. 아마. 이대로 쭉 진행되어서 다양한 장면을 해보고, 마지막까지 행복한 미래를 그려보고 싶어지네요. -
383 주아 - 건우 (66379E+51) 2016. 8. 5. 오후 6:18:19하룻밤을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어제는 늦게 도착했기에 즐길 수 없었던 바다에 대한 한을 풀으려는 듯, 아침밥을 먹고 잠시 쉬고 난 후, 건우도 지우도 전부 바로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간다. 부모님들께서는 그런 둘의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시다가 돗자리와 수박 등을 손에 들고는 모래사장 한 쪽에 자리를 잡으시고, 자신도 그 밖에 물놀이 용품을 들고는 천천히 바다 쪽으로 걸어간다.
어젯밤에 어둠을 품고있던 바다와 모래는 이제는 강한 여름 햇빛 아래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한다. 수영을 못하기에 그저 발목까지만 바닷물에 담근 채 천천히 산책하듯 해안가를 걷기도 하고, 예쁜 조개 껍데기들을 주워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고개를 돌려 혼자서 파도를 타거나, 수영을 하면서, 마치 물과 한 몸이라도 된 듯 자유롭게 노는 건우를 바라보기도 하고. 가끔씩 건우와 지우가 하는 수영 내기의 심판이자 관객이 되어 그 남매의 귀여운 싸움을 구경하기도 하고. 그렇게 얌전하게 바다를 즐기다 갑자기 가볍게 자신에게 뿌려진 바닷물에 그대로 바닷물에 더 깊숙히 들어가 건우와 물싸움을 하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오랜만의 바다를 흠뻑 즐기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아침에서 정오를 넘어 오후 4시 무렵을 가리킨다. 하루종일 바닷물 속에서 노느라 지쳤는지, 건우는 좀 쉬겠다면서 돗자리로 돌아가 미리 잘라놓은 수박을 손에 집어든다. 그러나 지우는 아직 좀 더 놀고싶은건지, 자신에게 함께 모래성을 쌓자고 제안해왔고, 딱히 크게 지치지도 않았던 자신은 지우의 그 귀여운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인 뒤, 지우와 함께 바닷가 근처 모래성을 만들기 적당한 장소를 찾고는, 그 모래사장 위에 앉는다. 그리고는 준비해왔던 작은 물놀이용 삽을 이용해 조금씩 바닷물로 모래를 단단히 고정시켜 가면서 지우와 함께 모래성을 만들기 시작한다.
더 크게, 더 예쁘게 만들자는 지우의 말에 빙그레 미소지으며 그래, 하고 대답하고서는 더욱더 열심히 모래를 다져 모양을 잡아간다. 모래성을 만드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라 잘 만들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다행히 머리는 잊어버렸어도 몸은 그 방법을 기억하는 듯 했다.
중간중간 지우가 자신에게 여기 이 모양 잘 만들었지? 하고 자랑하는 것에 칭찬도 해주고, 자신도 나름대로의 미적 감각을 발휘해 더 안정적이고 더 예쁘게 무늬를 새겨가며 제법 모래성을 완성해간다. 그 와중에도 지우가 장난기 가득하게 건우와 자신 사이의 일을 물어왔지만, 그래도 나름 반격도 하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한참 그렇게 즐겁게 대화하며 모래성을 거의 다 완성해가던 즈음, 갑자기 둘 다 모래성은 잘 쌓고 있냐는 건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우와 함께 고개를 돌려보자 역시나 건우의 모습이 보였고, 지우는 무슨 볼일이냐며, 지금 자신과 즐겁게 노는 중이니까 방해하지 말아달라며, 왜 왔냐는 식으로 답한다.
그런 지우의 말에 건우는 뭔가를 생각하며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뭐지? 무엇을 고민하는거야?
도저히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바라보다, 갑자기 지우가 씨익 웃으면서 짓궂은 목소리로 저가 아니라 자신에게 볼일이 있는 거냐고 건우에게 묻는 말에 건우뿐만이 아니라 자신도 화들짝 놀란다.
나? 나한테 볼일이? 이렇게 갑자기 무슨?!
그러나 지우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 건우에게 저를 속이기에는 한참 멀었다며, 하지만 자신은 지금 저와 노는 중이라며 어쩔까나, 하고 가볍게 고민한다. 그러다 이내 곧 그 고민도 끝냈는지, 지우는 자신들은 연인 사이기도 하고, 어차피 모래성은 다 쌓았고, 왕자님과 공주님의 만남을 방해하면 아빠에게 되게 혼날 것 같으니 여기서는 특별히 자신을 빌려주겠다고 큰 인심쓰듯이 얘기한다. 대신 저에게 빚진거라고 건우에게 얘기하는 지우를 순간 멍하니 바라본다.
건우는 뭘 멋대로 이야기를 진행하는거냐고 소리치지만, 이어 지우가 그럼 아니냐고 되묻는 말에는 정곡을 찔렸는지 말끝을 흐려버린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지우는 짓궂게 웃더니 건우에게 다음에 뭘 시켜볼지 각오하고 있으라고 선언하고서는 자신에게 방해꾼은 살짝 빠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 잠깐! 지우야...!"
그런 지우의 말에 순간 당황하여 지우를 불러보지만, 지우는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돗자리 쪽으로 총총 뛰어가버린다.
"......"
어쩌다보니 덩그러니 둘만 남겨져버린 건우와 자신. 어젯밤의 일 때문인지 왠지 모를 어색한 분위기가 자신들 사이를 맴도는 가운데, 건우가 조심스럽게 자신에게 안녕, 이라고 인사한다.
그 어색하디 어색한 인사에 지우의 뒷모습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던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안녕, 건우야."
자신도 어쨌든 그의 인사에 답하면서 갑자기 드는 어색함에 조금 눈치를 보다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입을 연다.
"저기, 무슨 일이야? 혹시 무슨 일 있어?"
/ 확실히 그 때에 비해 제약이 엄청나게 풀어지자 레스 길이도 길어진 것 같아요. 그 때는 어쩌다보니 2048자 내로 맞춰서 쓰곤 했는데...지금 그렇게 제약이 걸리면 아마 쩔쩔맬 것 같아요. 그 때와 지금의 레스를 비교해보면 저도 정말 신기할 따름이지만요.
사실 비밀로 묻어둘까 했지만...네, 그래요. 시트 때부터 반쯤 꽂혔었어요. 그리고 초코 우유 씬은 주아가 늦었으니 그냥 가자고 했을 때 그냥 그렇게 다음을 기약하며 끝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지각할 위험도 감수하며 뛰어가는 건우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그 때부터 완전히 꽃혔었어요. 건우주께서는 두 번째 장면에서 아, 그 마지막 포옹 씬이요? 사실 그 장면은 넣을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어요. 아직 두 번째 상황밖에 안 됐는데 벌써 포옹해도 되려나, 하고요. 그래도 용기내서 넣길 다행이네요! 건우주께서 마음에 들어하셨으니 말이예요.
그나저나 진짜 신기하긴 하네요. 서로 말은 안했지만 비슷하게 상대방의 캐릭터를 마음에 들어해서 자연스레 연인으로 발전해서 이렇게 연애씬을 돌리고 있다니. 건우주와 제가 통하는 게 정말 많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네요. 어쩌면 정말로...
사실 저도 그런 캐릭터는 좋아하지 않는 편이예요. 거기다가 추가로 타고난 성격이랍시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캐릭터는... 좀 꺼리는 편이예요.
저도 건우주와 똑같은 마음이예요. 마지막까지, 건우와 주아의 정말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요. -
384 건우 - 주아 (06083E+51) 2016. 8. 5. 오후 8:45:03그냥 돌아가도 될 것을, 쓸데없는 말만 남기고서 지우가 돌아가버린 것 때문에 나와 주아 사이에는 정말로 어색한 분위기만이 흘렀다. 왕자님과 공주님의 만남을 방해하면 안되니 뭐니, 방해꾼은 살짝 빠져준다니 뭐니.. 그런 말을 안하고 가면 얼마나 좋아. 쓸데없이 분위기만 어색해져버렸잖아.
물론 주아에게 볼일이 있는건 맞다. 애초에 지금 나는 주아에게 아쿠아리움에 가자고 제안을 하려고 온거니까. 물론 아버지가 추천해준 장소이긴 하지만, 그래도 주아와 같이 가면 즐겁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이 타이밍에서 지우가 저렇게 말을 하고 가니까 뭔가 모르게 어색했다. 물론 바다에서 놀때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놀기는 했지만, 이게 상황이 아무래도 좀, 마치 내가 주아와 둘만의 시간을 즐기려는 것을 제대로 알려진것 같아서 조금 부끄럽다고 해야할까. 기왕 비켜줄거면 조금 더 신경써서 바쁜 일이 있다는 것처럼 비켜주면 얼마나 좋아. 지금 건 남은건 두 사람에게 맡깁니다. 이런 분위기잖아.
나중에 지우에게 한 소리 해야겠다고 느끼면서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쭉 침묵을 지킬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나는 주아에게 조금 어색하게나마 인사를 했다. 그러자 달려가고 있는 지우 쪽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던 주아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조금 어색한 분위기로 인사를 했다.
주아도 역시 조금은 어색한걸까? 갑자기 둘만 남아버린 이 상황에 대해서...
하지만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것처럼, 주아는 나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렇게까지 태연한척 하지 않아도 되는걸. 방금전에도 눈치를 살피고 있었잖아.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건 가볍게 이야기하지만, 방금 전에 지우가 말한 것 때문에 묘하게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뭐랄까. 내가 주아와 놀기 위해서 주아를 지우에게서 뺏었다는 느낌? 딱 그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찝찝한 기분은 찝찝한 기분이고, 난 내 목적을 달성하기로 했다. 기왕 이렇게까지 되었는데, 여기서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넘어갈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 짓을 했다간 일단 아빠는 물론이고 지우한테도 뭐하는 짓이냐고 한 소리 들을게 뻔했고 나 역시도,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여기서는 남자답게 말을 꺼내기로 했다.
"데이트 하자."
우선 결론부터 확실하게 꺼내기로 했다. 괜히 말을 돌릴 필요도 없었다. 애초에 내가 여기로 온 것은, 주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니까.
"아빠에게 들은건데, 이 근처에 아쿠아리움이 있대. 지하 3층 규모의 제법 큰 곳이라고 해서, 너와 가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너는 동물 좋아하잖아? 아. 물고기는 예외일까? 하지만 가면 물개라던가, 팽귄이나 수달도 있을거야! 어쩌면 돌고래도 있을지도 모르잖아?"
정말로 있을지는 아직 가보지 않았기에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물개, 팽귄, 수달 같은 것은 왠만한 수족관에는 다 있는 편이다. 돌고래까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저 3개는 확실하게 있을테니까 주아도 좋아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 이외에도 분명히 즐길 수 있는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빠가 돈까지 주면서 나에게 추천을 해줄리가 없었다. 그러기에 아빠를 믿어보고, 그곳으로 한번 가보기로 마음 먹으며, 다시 한번 주아에게 같이 가보자고 제안을 해봤다.
"어때? 바다에서 논다고 조금 피곤할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면 나름대로 즐겁지 않을까? 물론 정말로 피곤하다고 한다면 쉬는것도 괜찮아. 무리해서 갈 건 없으니까."
혹시라도 바다에서 논다고 조금 피곤할수도 있었기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확실하게 난 주아에게 명시했다. 피곤해하는 아이를 억지로 데리고 간다고 한들, 즐거울리 없었다. 어느 한쪽이 한쪽에게 일방적으로 맞춰주는 데이트는 그다지 즐겁지도 않고, 서로에게 부담만 줄게 뻔했다.
그렇게 말을 끝내고서, 나는 지우와 주아가 함께 쌓은걸로 추정되는 모래성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저 무늬는 직접 주아가 세긴걸까? 아니면 지우와 함께 힘을 합쳐서 세긴걸까? 모래성을 만드는 과정을 보질 못해서 나로서는 알 수 없었지만 정말로, 순수하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데이트 신청과는 별개로 모래성에 대해서도 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주아에게 감상을 말했다.
"모래성, 정말로 잘 만들었는데? 둘이서 같이 힘 합쳐서 만든거지? 대단한걸? 나는 저런거 만들려고 해도 전혀 못 만드니까. 하하하."
아무래도 미술 실력이 많이 떨어지는만큼, 모래성을 만들려고 해도 나는 저 정도 수준까지는 만들 수 없었다. 그렇기에 정말로 순수하게 지우와 주아, 2명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이렇게 내가 만들지 못하는 것을 만들수 있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했다.
"나중에 나도 제대로 배워볼까. 모래성 만드는 방법."
만약 만드는 방법을 배워서 익히게 된다면, 언젠가 주아에게 예쁜 모래성을 쌓아서 만들어줄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살며시 입에 담아보았다. 물론 그러기에는 정말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정말로 미술쪽으로는 취약하니까.
전에 주아와 함께 찍은 사진이 살며시 떠올랐다. 그때도, 아마 나는 꾸미기에 전혀 자신이 없어서 살며시 주아에게 패스를 했었지.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럴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정말로 진지하게 미술을 조금 배워두는게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살며시 떠올랐다.
"응. 진짜로 잘 만들었어. 둘 다. 정말로 수고했어."
//그건 저 역시도 마찬가지에요. 2048자의 제약이라는게 정말 크다면 크다고 할 수도 있네요. 여기가 아마 18000자 제약이었을거에요. 아무리 제가 레스를 길게 쓴다고 해도 18000자를 채우는건 불가능할테니까.. 그냥 말 그대로 제약이 없다는 걸로 봐도 무방한거겠죠. 이건. 사실 이렇게 제약이 풀리니까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느낌이라서 정말로 편하다는 느낌 그 자체에요.
그리고, 포옹씬은 정말로 괜찮았는걸요. 그때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으니까요. 거기다가 소꿉친구끼리 포옹 정도는 할 수 있는거잖아요? 아..아닌가요? 아니라고 한다면 그냥 건우와 주아가 그렇게 친근했다는 사이로 하면 되는거죠! 어차피 그때부터 주아는 조금씩 건우에 대해서 의식을 하고 있었으니까.. 문제는 없겠죠! 그리고 초코우유씬은 건우라면 왠지 그렇게 행동할 것 같아서 한번 넣어봤답니다. 사실 아슬아슬하게 세이프하는 씬 해보고 싶었어요. 그게 이런 결과를 가져와버렸네요. 주아주의 마음을 뺏어버리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면 정말로 다행인걸요?
어쩌면 정말로...인가요? 왠지 이 부분의 의미를 물으면 부끄러워하실 것 같으니까 패스할게요. 대충 무슨 의미인지 짐작 가는게 없는건 아니니까요. 그거와는 별개로 만들어봐요. 저도 이 일댈을 떠나지 않을테고, 주아주도 이 일댈을 떠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할거에요. 다른 일댈을 언급하는건 조금 그렇긴 하지만, 예전 옆동네에서의 일댈 중에 유명하신 분 있잖아요? 교회 이야기 하신 분. 우리들도 그 분들처럼 못 되란 법은 없지 않겠어요? -
385 주아 - 건우 (85541E+47) 2016. 8. 5. 오후 11:22:14지우가 떠나고 둘만 남게 되자 갑작스레 찾아온 어색한 분위기. 그 속에서 무엇을 말해야할지 몰라 떠나간 지우의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보던 중, 건우가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곧 자신에게 어색하게 인사하는 것을 듣고는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자신도 조금 어색하게나마 똑같이 건우에게 인사한다.
아까 바다에서 신나게 놀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그 속에서 조금 눈치를 살핀다. 그러다가 지우도 떠나서 둘만 남게 된, 왕자님과 공주님 소리까지 듣고난, 생소한 그 어색함을 애써 모르는 척, 아무렇지도 않게 건우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조금 찝찝한 표정을 짓다가 무언가를 결심했는지, 곧 입을 열어 확실한 목소리로 자신에게 데이트 하자고 신청한다.
"...응?"
서론, 본론이 아니라 바로 결론부터 나온듯한 그의 말에 순간 벙찐 표정으로 두 눈만 깜빡인다.
어...그러니까, 지금 이건...건우가 나에게...데이트 신청?
자신이 그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건우는 바로 지금의 데이트 신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아빠에게 들은건데, 이 근처에 지하 3층 규모의 제법 큰 아쿠아리움이 있는데 자신과 같이 가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며. 거기 가면 물개라던가, 팽귄이나 수달, 어쩌면 돌고래도 있을지도 모르잖아? 라면서 건우는 데이트 장소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자신이 동물을 좋아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그였으니, 아쿠아리움에 대한 말을 듣고서는 그렇게 예상 동물들을 들며 데이트 신청을 하는 지금 건우의 모습이 순식간에 이해가 간다.
건우는 그렇게 설명을 마치고서는 다시 한 번 어떠냐며, 바다에서 논다고 조금 피곤할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면 나름대로 즐겁지 않겠냐며 제안을 해온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배려해주고 싶은건지, 무리해서 갈 건 없으니 정말로 피곤하다면 쉬는 것도 괜찮다며 말을 덧붙이는 그를 아무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렇게까지 배려해주지 않아도 괜찮은데. 자신과 같이 가고싶어하는 그의 마음이 이렇게나 강하게 전해져오는데 자신이 안갈리가 없었다. 게다가 바다에서 노느라 피곤한 건 자신보다는 건우가 더 해당될 확률이 컸다.
그런 생각을 하며 그의 말이 끝나자 그제서야 천천히 입을 연다.
"그건 내가 하고싶은 말이야, 건우야. 바다에서 노느라 피곤한 건 네가 더 심하지 않을까? 하루종일 수영하고 파도를 즐겼던 너잖아. 나는 그게 걱정되는 거야. 너무 무리할 필요 없어."
조금 걱정스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 이내 곧 활짝 웃으며 밝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간다.
"그치만 네가 피곤하지 않다면, 가고싶어! 재밌을 것 같아! 펭귄이나 수달이나 돌고래나 전부 귀여우니까 말야. 그리고 네가 이렇게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해줬는데, 내가 거절할 리가 없잖아? 안 그래? 나, 아쿠아리움은 처음 가보는 거기도 하고 말야."
기대된다는 마음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내며 그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인다. 확실히, 자신에게는 매우 매혹적인 장소였다. 귀여운 펭귄, 수달, 돌고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데, 과연 싫다고 할 수가 있을까? 거기다가 형형색색의 물고기들도 나름 예쁘고 귀엽다는 생각도 하는 터라 그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사실, 그 무엇보다도 건우가 확실하게 데이트하자고 말해왔으니 다른 것들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건우와 함께라면 그저 함께 걷기만 해도 행복하고 즐거우니까.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 건우가 지우와 자신이 함께 쌓은 모래성을 가만히 바라보자 고개를 갸웃한다. 왜 그러는거지?
이내 곧 그가 그런 자신의 마음속 질문에 대답해주듯,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모래성을 정말로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준다. 저는 저런거를 만들려고 해도 전혀 못 만든다며 가볍게 웃어보이던 건우는, 이내 저도 나중에 제대로 모래성 만드는 방법을 배워볼까, 하고 혼잣말하듯 얘기한다. 그리고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건우는 다시 한 번 진짜로 잘 만들었다고, 둘 다 정말로 수고했다고 말한다.
그의 계속된 칭찬에 기쁜 표정을 그대로 얼굴 위로 나타내며 해맑게 웃는다.
"고마워! 저 쪽 무늬는 지우가 그렸고, 이 쪽 무늬는 내가 그린거야. 배우고 싶다면 내가 나중에 언제든지 알려줄게! 왕자님에게는 성이 필요하지 않겠어?"
아까 지우가 했던 말을 자신도 한 번 인용해보며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는다. 다시 또 평소처럼 장난기 가득한 모습. 아까의 그 어색했던 분위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잠시 자신 앞의 모래성을 마지막으로 톡톡 두드리고는 이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다리와 손에 붙은 모래를 가볍게 툭툭 털어낸다. 모래가 어느 정도 전부 털어지자 건우 쪽을 바라보며 빙그레 웃는다.
"그럼, 가볼까? 우리의 데이트."
/ 저도 정말 편하다고 생각해요. 마음가는대로 쭉 길게 써도 전부 올릴 수 있으니까요. 나눠서 올리는 것은 상당히 불편하다고 생각해서 한 번에 올릴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소꿉친구는 동성 친구밖에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건우와 주아는 친근해서 그런 거라고 하죠, 뭐! 게다가 건우주의 마음에 쏙 들었다고 하시니 하길 잘한 것 같아요, 정말로. 저만 건우에게 빠져버리는 것은 불공평하잖아요, 안 그래요? ㅎㅎㅎ 어라, 아슬아슬하게 세이프하는 씬이 마침 하고싶던 씬이었나요? 정말 신기하네요! 서로가 한 번 넣어보고 싶어서 한 씬이 결국은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뺏어버렸다니.
흠흠, 그리고 그 부분은 오, 오타라구요? 하..하나도 안 부끄러워요...! 부끄럼쟁이 아니예요, 저! 그리고 건우주께서 생각하시는 의미가 아닐 수도 있잖아요? 교회 이야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만들 수 있겠죠? 저희? 건우주는 믿고있지만 저 스스로가 못미더워서 조금 불안하지만, 그래도 역시 믿어볼래요. -
386 건우 - 주아 (99255E+55) 2016. 8. 6. 오전 1:11:16아쿠아리움에서의 데이트.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체험이지만 분명히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첫 계기는 아빠의 권유였다. 애초에 난 여기에 아쿠아리움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으니까. 나름대로 주아가 관심을 보일만한 정보. 팽귄, 수달, 물개, 돌고래 등등을 이야기하면서 제안을 해봤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주아가 혹시나 피곤하면 어쩌나 해서, 피곤하면 굳이 갈 필요는 없다고 말해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아무런 말 없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잠시 무슨 생각을 하는듯 하다가, 역으로 나에게 피곤하지 않냐고 나를 걱정해왔다. 하루종일 수영하고 파도를 즐긴건 나인만큼 주아에게 있어서는 내가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가 만약에 피곤하지 않으면 가고 싶다고, 재밌을 것 같다고, 데이트 신청을 해줬는데 자신이 거절할 리는 없다고, 아쿠아리움은 처음 가보는 거라고 말을 하면서 잔뜩 기대하는 목소리로 내 말에 대답했다.
그 모습에 절로 부드러운 미소가 지어지고, 따뜻한 기분이 들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만큼은 아니지만, 바다에서 논 것은 주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도 나를 걱정해주는거야? 넌? 정말로 착한것도 보통 착해야지.
여기서 팔을 올려서 또 다시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또 애완동물 취급을 하냐고 한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꾹 참기로 했다. 그 대신에 나는 부드러운 미소로 화답하면서 주아의 말에 답했다.
"괜찮아. 피곤한데 무리하면서까지 신청하진 않거든. 그리고, 설사 조금 피곤하다고 하더라도 죽을 정도로 피곤한게 아닌한 남자친구로서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고 싶은 건 당연한거 아니겠어? 너의 미소만 있으면 내 피로는 훨훨 날아가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조금 피곤한게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주아가 내 옆에 있어주고 즐거워하고, 나와 시간을 보내준다면 그깟 피곤한게 대수일까? 거기다가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까지 크게 피곤한 것은 또 아니었다. 그러기에 주아가 그렇듯이 나 역시도 주아와 함께 가고 싶었다. 애초에 먼저 신청을 한 건 나인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바로 눈 앞에서 크게 기대하는 듯한 주아의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져서 그저 미소만이 지어졌다.
그러다가 문뜩 모래성이 눈에 들어왔다. 저 모래성은 방금전까지 주아와 지우가 쌓고 있던 것. 정말로 잘 쌓았다고 생각하면서, 나도 저렇게 쌓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혼잣말 하듯이 배워볼까라고 이야기하다가 모래성에 대해서 칭찬을 해줬다.
그러자 주아는 정말로 기뻤는지 기쁜 표정을 얼굴에 만연하며 자신이 그린 무니와 지우가 그린 무늬를 설명해줬고, 자신이 언제든지 알려주겠다면서 왕자님에게는 성이 필요하지 않겠냐며 장난스럽게 이야기해왔다.
방금 전에 지우가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해서 하는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작게 소리를 내서 웃어보였다. 방금전에는 살짝 어색하기 그지 없었는데, 지우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되었고, 지우의 짖궂은 말 때문에, 정말로 살짝 어색했는데, 이미 그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평소의 우리들의 분위기로 돌아왔다. 그건 그렇과 왕자님이라. 이거 참.. 거기서 그런 말하기야? 유주아? 반칙이잖아.
"그렇지. 역시 성이 필요하지. 공주님을 맞이할 성이 필요하잖아? 그래야 공주님과 잘 맺어져서 평생 성에서 행복하게 살지 않겠어?"
나 역시도 나름대로 지우가 했던 말을 살짝 가볍게 인용하면서 장난스럽게 키득키득 웃으며 주아의 말에 반격을 해봤다. 내가 왕자님이라고 한다면 역시 주아는 공주님이다. 공주님을 맞이할 수 있는 성을 언젠가는 나도 만들 수 있을까? 만약 만들 수 있게 된다면 정말로 만들고 싶었다. 역시, 나도 저렇게 멋진 모래성을 만들어서 주아에게 보여주고 싶으니까. 물론 미술에 재능이 없는 내가 쉽게 잘 만들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어 주아가 몸의 모래를 털어내더니, 나를 보며 데이트를 가자고 빙그레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 모습에 나 역시도 빙그레 웃으며 이제는 정말로 자연스럽게 주아의 손을 깍지끼어 잡으면서 마치 동화속 왕자님이 할 법한 대사를 입으로 말해보았다.
"Yes. My princess."
영어는 정말로 못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 간단한 것은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름대로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해보면서 조금 쑥스러워 괜히 웃어보이면서 천천히 주아를 데리고 아쿠아리움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아쿠아리움 건물은 역시 저녁때라서 그런지 그렇게 사람이 많은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건물 자체에서 나오는 왠지 모를 웅장한 분위기와 매표소 바로 옆에 있는 지하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매표소 특유의 고급적인 디자인이 이 아쿠아리움이 제법 고급스러운 곳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줬다.
아빠에게 받은 돈으로, 매표소에 가서 학생 2명의 표를 구입한 후에, 나는 주아와 함께, 지하 1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 살며시 탑승을 했다. 우리가 타고 있는 에스컬레이터는 천천히 우리 두명을 지하로 이동시켰고, 주변의 푸른 벽과, 주변의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바닷소리는 왠지 모르게 우리 둘을 바다속으로 데리고 가는 듯한 느낌을 주기 시작했다. 뭔가 모르게 신기한 기분이었다. 단지 벽지와 효과음만으로 이런 느낌을 가지게 하다니. 정말로 신기하기 그지 없어서 잠시 감탄하듯이 바라보다가 주아를 바라보면서 살며시 말해보았다.
"뭔가 신기하지 않아? 왠지 바다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야. 그럼 주아, 넌 바다 속 인어공주가 되는걸까? 후훗. 그러고 보니, 뭘 가장 먼저 보고 싶어? 일단 팜플렛을 챙겨왔으니까 있는지 확인을 해보는게 좋을것 같거든."
매표소에서 표를 살 때 바로 옆에 있어서 가져왔던 팜플랫을 펼쳐보면서, 나는 주아에게 뭘 먼저 보고 싶은지를 물어보았다. 물론 차례대로 다 보는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그래도 역시 가장 먼저 보고 싶은 것을 먼저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게 지하 3층에 있는거라고 한다면 조금 곤란하겠지만, 지하 1층에 있는것이라고 한다면 잠시 그것부터 보고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조금 답레가 늦어져버렸네요. 약간 집에서 복잡한 일이 있었거든요. 그걸 해결하고 최대한 빨리 써본다고 써봤는데..이미 시간은 12시를 넘어버리고.... 결국 이 시간에 답레가 올라와버리고 말았어요. 기다린다고 힘드셨던건 아니죠?
음. 그리고 저는 소꿉친구가 이성도 있긴 하지만, 어렸을때 결혼해야지 약속 같은건 해봤지만 포옹 같은건 해본적이 없네요. 초등학생 이후로는 말이죠. 사실 서로를 이성으로 인식해서라기보다는 뭘 새삼스럽게 그런걸 하냐? 이런 느낌이지만요. 그래서일까요. 사실은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로 대리만족하는 것도 있어요. 주아주가 밝혀서 저도 하나 더 밝히자면 저도 소꿉친구 플래그 상당히 좋아한답니다. 연애물의 정석같은 느낌이잖아요? 어릴때부터 쭉 알고 지낸 남녀가 서로 사귀게 되는 그런 이야기. 물론 만화에서는 꼭 남주가 둔탱이라서, 눈치를 못 채고, 답답하게 굴지만요. 아마 제 기억이 맞다면 주아주가 너무 눈치 없는건 싫다고 한 것도 있고, 저도 눈치 없이 답답하게 구는건 좋아하지 않아서 건우에게 어느정도 반영을 해뒀어요. 그 인터넷 돌아다니다보면 많이 나오잖아요? 에? 난닷테? 라던가.. 그런 부류 정말 답이 안 나오죠.
그리고 그 부분 정말로 오타인가요? ㅎㅎㅎ 그럼 그런걸로 치도록 할게요. 길게 파해치는건 좋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전 정말로 최고의 파트너라고 생각하는걸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요. 흐음. 주아주는 그런게 아니었으려나요? ㅎㅎㅎㅎ
그리고 할 수 있어요. 부담이 아니라 진짜로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이미 두달을 같이 보내왔고, 여기까지 왔잖아요? 제가 기억하는게 맞다면 이게 14번째 상황이거든요. 1달에 7번의 상황은 돌렸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리고 2~3일에 한번씩 만나는것도 아니고 매일매일 이렇게 만나잖아요? 이런 좋은 파트너가 함께인데, 못할리가 없잖아요? 교회 이야기를 잘 모른다면..어쩔수 없네요. 그냥 1년 이상 간 일댈인걸로 알아두시면 될 것 같아요. 주아주와 1년이나 함께 할 수 있을지는...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엔딩까지는 무사히 갈 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그러니까 할 수 있어요. We can do it! -
387 주아 - 건우 (51624E+52) 2016. 8. 6. 오전 2:46:51데이트를 하자고 확실하게 미리 말해놓고 아쿠아리움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말하며 자신에게 제안해오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피곤하면 굳이 갈 필요 없다는 말까지 덧붙이며 자신을 배려해주려는 그의 모습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왜, 왜 네가 그런 말을 하는거야? 그런 말을 해야하는 건 오히려 내 쪽이라구.
그런 생각으로 오히려 하루종일 수영하고 파도를 즐긴 건우에게 피곤하지 않냐고 역으로 물어보며 그를 걱정한다. 자신이야 얌전하게 바다를 즐겼으니 괜찮다고 해도, 건우는 정말 제대로 즐긴만큼 피곤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만약 그가 피곤하지 않다고 하면, 아쿠아리움에서의 데이트는 꼭 가고 싶었기에, 기대하는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며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어라? 원래 이 때쯤 건우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지 않나?
그러다가 문득, 보통 이런 분위기에서 건우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빤히 바라보지만 건우는 그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뭐지...? 막상 그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지 않자 묘하게 드는 허전함에 스스로도 놀라버린다. 우와, 나 진짜 제멋대로구나. 그렇게 애완동물이냐고 한소리 할 때는 언제고...
애써 그런 자신의 마음을 모르는 척, 피곤한데 무리하면서까지 신청하진 않으니 괜찮다며, 자신의 미소만 있으면 피로는 날아가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의 말을 얌전히 듣는다.
"정말? 으음, 그래도 중간에라도 너무 피곤하면 말해주기야? 그리고 내 미소가 있으면 정말 피로가 사라져? 그럼 앞으로 종종 이래야겠다!"
조금 걱정스레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의 미소가 있으면 피로가 사라진다는 그의 말에, 양 검지 손가락 끝으로 자신의 입꼬리를 올리며 화사하게 웃는다.
그가 피곤하지 않을리가 없었다. 바닷가 물놀이란 것도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활동이니까. 그래도 그의 피곤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장난을 쳐보기도 한다.
이어서 건우가 지우와 자신이 쌓은 모래성을 바라보며 혼잣말 하듯 배워볼까, 하다가 잘 쌓았다고 칭찬해주자 기쁜 마음에 그 모래성의 무늬를 자랑한다. 그리고는 배우고 싶으면 자신이 언제든지 알려주겠다고, 왕자님에게는 성이 필요하지 않겠냐며 키득키득 웃는다.
지우의 말을 그대로 인용했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건우도 소리내어 웃었고, 그렇게 자신들의 분위기는 다시금 평소처럼 돌아온다. 그것을 확실히 증명해주듯이, 아까 그렇게 어색하게 인사를 건넸던 건우는 온 데 간 데 없고, 지금 자신의 앞에는 역시 공주님을 맞이할 성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공주님과 잘 맺어져서 평생 성에서 행복하게 살지 않겠냐고 반격해오는 건우가 있었다.
"그렇다면 아주 제대로 알려줄테니까, 나와 지우가 만든 것보다도 더 멋진 성을 만들어줘. 왠지 그 공주님은 제멋대로라 웬만한 성은 전부 마음에 안 들어할 것 같으니까 말야."
짐짓 건우의 그 공주님을 모르는 척하며 똑같이 장난스런 말투로 역반격한다. 이제는, 자신도 나름 건우의 짓궂은 말에 똑같이 짓궂게 반격할 수 있었다. ...그 범위가 한정되어있다는 것은 비밀이었지만.
이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몸에 묻은 모래들을 가볍게 털어내고는 건우를 바라보며 데이트를 가자고 빙그레 웃는다. 그러자 건우도 빙그레 웃으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에 깍지를 끼고서는 마치 동화속 왕자님처럼 한 마디를 날린다.
그 말에 순간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갑자기 어릴 적에 읽었던 동화 속 왕자님이랑 건우가 순간 겹쳐보이자 화들짝 놀라며 슬쩍 시선을 돌려버린다.
"...유치원 때 나한테서 구해졌던 그 공주님은 어디 갔나몰라..."
조금 빨개진 얼굴. 괜히 혼잣말하듯 중얼거린다. 어릴적, 자신이 구해냈던 그 공주님은 이제 어엿한 멋진 왕자님이 되어 자신을 이끌어주고 있었다. 정말, 믿기지 않아.
건우도 조금 쑥스러운 듯 괜히 웃으며 그렇게 자신들은 아쿠아리움으로 향한다.
저녁때라 그런지 아쿠아리움에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는 없었지만, 그래도 건물과 매표소, 지하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등등이 제법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겨 나름대로의 웅장함을 살린다.
매표소에 가서 학생 2명의 표를 구입하고나서, 건우와 자신은 함께 지하 1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 탄다.
에스컬레이터가 내려가며 보이는 주변의 푸른 벽과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바닷소리는 마치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환상적인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바닷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푸른 벽들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다가 건우가 자신에게 왠지 바다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에 뭔가 신기하지 않냐고, 그럼 자신은 바닷속 인어공주가 되는거냐고 가볍게 웃으며 물어오자, 그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응응, 진짜 신기해! 진짜 바닷속 같아. 그래도 말야, 아무리 그래도 인어공주는 아니다. 수영 못하는 맥주병 인어공주가 어디 있니? 아이들에게 그거 큰 충격이 될 소리라구."
민망한지 얼굴을 조금 붉히면서도 모르는 척, 건우에게 장난기를 가득담아 나름대로 반격한다. 정말, 그런 인어공주가 어디있어. 안 그래?
이어서 팜플렛을 펼치며 뭘 가장 먼저 보고 싶냐는 그의 말에 그의 옆으로 바싹 다가가서는 팜플렛을 훑어본다. 쭉 훑어보다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아까 건우도 언급했던 펭귄과 수달이었다.
"나는 역시, 펭귄이랑 수달이 보고싶어! 어...근데 얘네들은 지하 2층에 있네? 음, 그럼 여기는 지하 1층이니까 일단 여기 물고기들부터 구경하고 갈래?"
여전히 팜플렛을 보느라 건우에게 바짝 붙은 채 그의 질문에 대답하다가, 그대로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다보며 제안한다.
무엇부터 볼지는 상관없었다. 어차피 무엇부터 보든지간에, 전부 귀엽고 예쁠 것이 분명했기에. 게다가 이렇게 건우도 자신의 바로 옆에 있어주는 이상, 그 어떤 것도 즐겁기 않을리가 없었기에.
/ 복잡한 일이요? 으음, 잘 해결된 거 맞죠? 저는 괜찮으니까 너무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건우주.
소꿉친구 플래그 좋아하시는군요! 처음 알았네요. 맞아요, 만화같은 곳에서 보면 남주가 눈치 꽝이라 답답한 게 정말 별로더라구요. 그래서 그렇게 너무 눈치 없는 건 싫다고 했는데...잠깐, 그 세세한 것까지 전부 기억해주시는 거예요?! 아, 큰일났다!! 건우주 기억력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엄청나시잖아요! 저 건우주께 할 말 못 할말 다 해버렸는데 어떡하죠...?! (멘붕) 어, 어쨌든 그래서 건우가 그렇게 눈치 없지 않아서 더 좋아요. 이래야지 더 시원한 전개가 나오니까요.
그리고 그런 걸로 치는게 아니라 오, 오타 맞아요...! 웃지 말아주세요! 이미 제 답을 다 알고있으면서 일부러 그러시는거죠? 우와, 너무해요. 진짜. 건우주 생각하시는 게 제 마음일거라구요, 아마도...
...건우주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정말로 할 수 있겠죠. 응, 믿을게요! 조금 신경쓰이는게 있어도 괜찮을거예요. 무사히 엔딩까지 갈 수 있을거예요. 아니, 있어요!
그나저나 새삼스럽지만 건우주께서 하나하나 밝히실 때마다 뭔가 놀라게 되네요. 이렇게 든든하면서도 귀엽고 장난기 많은 분인줄도 전혀 몰랐는데... 건우의 말과 행동에서 알아봤어야 했는데! -
388 건우 - 주아 (99255E+55) 2016. 8. 6. 오후 12:19:36아쿠아리움.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도 그렇게 많이 와본 적은 없다. 하지만 아예 가보지 않은 건 또 아니라서, 나름대로 주아를 리드할 자신은 있었다. 그럴 자신이 없었다면 아마 나는 이렇게 데이트 신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껏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아무것도 몰라서 우물쭈물하는 남자친구라니. 그것만큼 보기 안 좋은 남자친구가 또 있을까? 물론 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꼴불견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제법 분위기가 있는 매표소에서 학생 2명의 표를 구입하고서 주아와 함께 지하1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했다. 주변의 푸른 벽과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파도소리는 정말로 나와 주아가 바다 속으로 내려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데 충분했다. 그 느낌에 감탄하여 바다로 들어가는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하며, 바닷속 인어공주가 되는게 아니냐고 주아에게 살짝 말해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듯이, 장난기를 가득담아서 반격을 가해왔다.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또 한번 풋하고 웃어버렸다. 방금전에, 모래성때도 그렇고, 아쿠아리움에 가기 전에 혼잣말 하듯이 중얼거리던 유치원 시절의 이야기도 그렇고... 최근 들어서 주아가 더 이상 내 말에 크게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반격해온다고 느끼는건 단순히 내 기분 탓인걸까?
사귀고 나서부터는 단순한 소꿉친구 시절때보다, 좀 더 짖궂게 장난을 치긴 하지만, 주아 역시 그에 맞춰서 점점 변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증거로 예전같았으면 이런 말을 하면 얼굴을 붉히면서 나에게 한소리를 했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반격을 가해오잖아?
하지만 이대로 반격을 맞고 끝낼 내가 아니었다. 살짝 장난기가 더 생겨서 나는 한번 더 주아의 말에 살짝 웃으면서 반격을 가했다.
"수영을 못하는 맥주병 인어공주면 뭐가 어때서? 그런 인어공주를 좋아하는 왕자님이 있을수도 있지. 물론 그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는건 싫으니까 그 왕자님은 아마 계속 그 인어공주가 자신의 옆에 있어주길 바랄거야. 아마도."
장난기를 가득 담아 작게 웃으면서 주아의 말에 대답을 한 후에 나는 팜플렛을 펼쳐보았다. 방금 전에 뭘 보고 싶냐고 물어서인지, 주아는 내 옆으로 바싹 다가와서는 내가 들고 있는 팜플렛을 훑어보았다. 잠시동안 구조를 파악하는 듯 하던 주아는, 나에게 펭귄과 수달이 보고 싶다고 말해왔다. 역시나 동물을 좋아하는 주아인만큼 펭귄과 수달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걸까?
하지만 주아의 말대로 펭귄과 수달은 지하 2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주아는 지하 1층의 물고기들부터 천천히 구경하면서 가자고 나에게 제안을 해왔다. 그 말에 나는 고개를 살며시 위아래로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음. 그게 좋겠네. 지하2층으로 먼저 가면 나중에 지하1층으로 돌아가기도 힘들테니까. 그럼 천천히 지하 1층부터 보도록 하자. 일단 팜플렛에 따르면 지하 1층은 테마가 아마존인것 같아. 그럼 피라냐라던가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어쩌면 악어라던가 있을지도 모르고."
전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아마존에는 정말로 수많은 다양한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중 대표적인건 역시 피라냐가 아닐까 싶었다. 물고기에 관심이 없어도 대부분 그 이름을 알고 있는 무시무시한 물고기 피라냐.
아마도 아마존이 테마인만큼 그 물고기도 분명히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조금 무시무시할지도 몰라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어느샌가 우리를 태운 에스컬레이터는 지하 1층으로 우릴 데려다주었다. 아마존이 테마라서 그런지, 살짝 어두운 분위기의 복도가 우리들 눈 앞에 이어지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천장에는 마치 아마존 밀림에서나 나올법한 식물줄기 장식이 가득했고, 스피커에선 밀림의 원숭이 소리 같은것도 울리고 있었다.
제법 분위기가 있다고 느끼면서, 나는 살며시 주아의 손을 꼬옥 붙잡고 앞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조금 어두컴컴한 복도를 천천히 걸어가면서 혹시라도 주아가 이런 어두운 분위기에 무서워하지 않을까 싶어 더욱 더 부드럽게, 내가 바로 옆에 있음을 잘 자각할 수 있도록 주아의 손을 잡아주고서 천천히,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잠시동안 복도를 걸어가는 도중, 복도의 끝으로 나오자, 정말로 수많은 거대한 수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말 그대로 거대한 아마존 밀림의 분위기. 그곳에 있는 수조에는 정말로 다양한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건 역시나 아마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물고기인 피라냐였다. 엄청나게 무시무시하게 생긴줄 알았건만, 생각보다 작은 크기에 색깔도 제법 고운 편이었다. 저런 물고기가 그렇게 사납게 돌변한다니, 도저히 믿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그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물고기들이 그곳에 있었다. 파쿠라던가, 메기라던가, 그 외의 이름도 들어본적이 없는 다양한 물고기들. 아마존 밀림 산이라서 그런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물고기보다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었다. 그리고 그 중 또 눈에 띄는게 있다면 역시 전기뱀장어일까? 평범한 뱀장어처럼 생겼지만 전기를 방출하니까 절대로 수조에 손을 넣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가 붙어있어서 정말로 전기뱀장어구나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뭔가 엄청 신기한데? 나도 아마존의 물고기들은 본적이 없어서, 뭔가 엄청 대단하다는 느낌이야. 여기 진짜 생각보다 잘 만든것 같아. 아. 주아야! 저기!"
주변의 물고기들을 가만히 둘러보던 도중, 저 앞쪽의 수조에서 정말로 눈에 띄는 커다란 악어 2마리의 모습이 보였다. 나란히 꼬옥 붙어서 잠을 자고 있는지, 눈을 감고 있는 악어 두마리는 조금의 미동도 없이 자리에 엎드려있었다.
평소 악어라면 상당히 무시무시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우리 눈 앞에 보이는 악어는 정말로 얌전하기 그지 없었다. 오히려 꼬옥 붙어서 자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까지 느껴졌다.
"저 악어도 우리처럼 커플이라던가 그런걸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되게 사이 좋아보이는데? 왠지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야."
악어를 보면서 이런 말 하는것도 이상하긴 하지만, 문뜩 생각난 것을 떠올리면서 생긋 웃으며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해보았다.
//복잡한 일이라고 해도 심각한게 아니라, 뭐라고 하면 좋을까. 그냥 대청소같은 느낌이었어요. 갑자기 밤중에 한다고 해서 여러모로 골치가 아팠답니다. 그래도 어쩔수 없이 하긴 했지만요.
그리고 정말로 모든걸 다 기억하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잡담하면서 나온 내용들은 왠만하면 기억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런 잡담 하나하나가 주아주에 대한 것을 알 수 있는 좋은 단서 같은거잖아요? 아. 이러니까 뭔가 표현이 이상하네요. 아무튼 주아주라는 사람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고, 왠지 친근감도 느껴져서 저도 모르게 기억하게 되더라고요. 할 말 못할 말.. 음. 괜찮아요! 곤란한건 말 안할테니까요. 가끔 건우처럼 장난은 칠지도 모르겠지만요!
그건 그렇고 신경쓰이는거라. 그건 저에 대한 것일까요? 만약에 불편한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그래야 저도 고칠수 있겠죠. 역시. 파트너인만큼 최대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할테니까요. 무엇보다 주아주는 현실에서의 스트레스도 있을테고, 왠지 이걸로 살짝 풀어나가는듯한 느낌도 들거든요. 여기에서만큼은 조금 편하게 즐기셔도 괜찮지 않겠어요? 그리고 놀랄 일이라니 ㅎㅎㅎ 그렇게 놀랄 일이 있었나요? 음. 귀엽고 장난기라. 사실 초기에는 정말로 상황극만 하면서 놀았잖아요? 지금이야 이렇게 잡담도 나누지만요. 아마 그 영향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주아주가 이렇게 귀여운 사람인줄은 잘 몰랐으니까요. 쌤쌤인거에요. 그리고 아쿠아리움은 실제로 제가 간 곳을 모델로 잡아봤어요. -
389 주아 - 건우 (51624E+52) 2016. 8. 6. 오후 5:13:25건우가 데이트를 신청해서 난생 처음 오게 된 아쿠아리움.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니 주변의 푸른 벽과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파도소리는 마치 진짜 바다 속으로 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켜 건우도, 자신도 전부 감탄하며 그 느낌을 즐긴다. 그러다가 건우가 자신에게 바다로 들어가는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하며, 바닷속 인어공주가 되는게 아니냐고 장난기 가득하게 얘기해오자, 자신도 지지 않겠다는 듯, 얼굴을 붉히며 반격을 가해본다.
그러나 건우는 그런 자신의 반격에 크게 개의치 않고, 오히려 풋하고 웃어버린다.
뭐, 뭐야...나, 나름대로 반격해본건데.
그런 건우의 모습을 조금 뾰로통하게 바라보던 와중, 장난기가 더 발동했는지, 건우는 살짝 웃으며 다시금 자신에게 또 반격을 가해온다. 수영을 못하는 맥주병 인어공주면 뭐가 어떠냐며, 그런 인어공주를 좋아하는 왕자님이 있을수도 있다고. 물론 그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는건 싫으니까 그 왕자님은 아마 계속 그 인어공주가 자신의 옆에 있어주길 바랄거라는 그의 말에 결국은, 항복해버린다. 아까부터 어떻게든 억누르고 있던 부끄러움이 결국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버려, 자신의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숙여버린다.
"그, 그만 해... 자꾸 그러면 그 인어공주는 왕자님이 너무 얄미워서 물거품이 되어 도망쳐버릴지도 몰라. 일부러 왕자님 마음 아프게 하려구."
아아, 난 진짜 아직 건우를 이기려면 한참 멀었나봐. 이제는 그래도 어느 정도 반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장난기 모드를 켜놓은 건우는 너무 강해. 도저히 이길 수가 없잖아...
사귀고나서 더 짓궂어진 그의 모습에, 이제는 예전에 그가 어떻게 이 짓궂음을 억누르고 있었나, 신기할 지경이었다.
건우는 이어 장난기를 가득 담아 작게 웃으며 팜플렛을 펼친다. 그리고는 뭘 보고 싶냐고 물어서,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치우고는 건우의 옆으로 바싹 다가와서 팜플렛을 훑어본다. 잠시 무엇이 있나 살펴본 후, 펭귄과 수달이 보고 싶다고 말하며, 그 아이들은 지하 2층에 있으니 지하 1층의 물고기들부터 천천히 구경하면서 가자고 건우에게 제안을 해본다. 그런 자신의 제안에 건우는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그럼 천천히 지하 1층부터 보자고 얘기한다. 지하 1층은 아마존 테마라면서, 무시무시한 피라냐나 악어를 예시로 드는 그의 말에 왠지 모르게 조금 두려운 목소리로 입을 연다.
"피...라냐랑 악어...? 으응, 있겠지? 아마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보지만 막상 지하 1층에 도달해서 아마존이라는 테마답게 살짝 어두운 분위기의 복도가 자신들의 눈 앞에 이어지자, 두려움은 조금씩 커진다. 차라리 어두운 복도뿐만이면 다행일까. 천장에는 아마존 밀림에 있을법한 식물줄기 장식이 가득하고, 스피커에선 밀림의 원숭이 소리 같은것도 울려퍼져, 불안한 듯이 주위를 둘러보며 더욱더 건우에게 바싹 붙는다.
건우는 자신의 손을 꼬옥 붙잡고 앞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혹여나 놓칠세라 자신도 건우의 손을 잡은 손에 좀 더 힘을 주고는 그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천천히,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조금 어두컴컴한 복도 안에서도 느껴지는 자신을 배려해주는 건우의 마음에, 두려움은 조금씩 걷혀져간다.
그렇게 잠시동안 복도를 걸어가다가 드디어 끝에 다다르자, 수많은 거대한 수조가 자신들의 눈앞에 펼쳐진다. 테마답게 정말로 아마존 밀림의 분위기를 풍기며, 수조에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여유롭게 헤엄을 치며 자신들을 반긴다. 막상 그렇게 눈앞에 물고기들이 나타나자, 아까의 두려움은 사라지고 대신 호기심에 두 눈을 반짝인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역시 말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피라냐. 그렇지만 막상 제대로 피라냐를 보자 생각보다 작은 크기에 색깔도 예뻐서 이름표를 잘못 붙인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피라냐 이외에도 각종 생소한 이름의 물고기들을 차례대로 구경하다 전기 뱀장어에서 다시 시선을 멈춘다. 이게 말로만 듣던 바로 그 전기 뱀장어구나.
솔직히 겉만 봐서는 믿기 힘들었지만, 수조에 손을 넣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까지 있자 그제서야 믿음이 간다. 정말 찌릿찌릿하려나?
건우도 자신처럼 아마존의 물고기들은 본적이 없어서 뭔가 엄청 대단하다는 느낌이라며, 여기 진짜 생각보다 잘 만든것 같다고 감탄하다가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 그런 그의 목소리에 반대 쪽의 물고기들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그가 보고있는 앞쪽의 수조를 바라본다.
그러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커다란 악어 2마리. 잠이라도 자고있는건지, 눈을 감고 둘이 나란히 꼬옥 붙어서 자는 그 모습은, 아까 전에 자신이 상상했던 무서운 악어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그 악어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작게 미소지으며 지켜보다가, 이어 들리는 건우의 말에 다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저 악어들도 자신들처럼 커플이라고 한다면 되게 사이 좋아보인다며, 왠지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고 생긋 웃으며 자신에게 얘기하는 그의 모습에 자신도 결국 풋, 하고 웃어버린다.
"뭐야, 그게~ 이 아이들 보고 그런 생각도 한거야? 지고싶지 않아? 그러면 우리도 나란히 같이 잠잘래? 사이 좋아보이게."
잠시 그렇게 해맑게 웃으며 키득키득 웃다가 순간 자신이 해석이 묘한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닫자, 순식간에 장난기 가득했던 웃음은 사라지고 다시금 얼굴은 화악, 달아오른다.
"그, 그러니까...! 예전처럼 말야! 어, 어렸을 때는 같이 놀다가 잠들곤 했잖아, 그치?"
애써 변명하듯이 말해보지만 이미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엔 슬쩍 시선을 다시 악어에게로 돌려버린다.
"그나저나 진짜 귀엽다. 나는 되게 무서울 줄 알았거든."
결국엔 화제를 돌려보려는 듯, 악어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짐짓 밝은 목소리로 얘기한다. 그렇지만, 역시 건우의 얼굴은 보지 못하겠어...
/ 이제야 집에 돌아와서 답레 남깁니다! 심각한 일이 아니었다면 다행이예요! 늦은 밤 즈음이라 심각한 일인줄 알았거든요.
물론 모든 것을 다 기억하시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전부 다 기억하시는 것은 맞잖아요... 뭔가 순간 건우주께서 탐정같은 말씀도 하신 것 같은데... 곤란한 건 말씀 안 하신다고 쳐도 일단 기억하신다는 것 자체가! 아니, 그 전에 가끔 건우처럼 장난 치신다는 거가 문제인 거잖아요! ㅋㅋㅋㅋ 물론 그만큼 저를 편하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고 좋지만 동시에 민망한 기분이예요, 하하...
아, 그리고 신경쓰인다고 한 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 스스로의 문제거든요. 건우주께서는 정말로 충분히, 과분하게 배려해주시고 있으니 불편한 건 전혀 없다구요. 역시,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건우주는 천사예요!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고치시려고 하시지 않아도 돼요. 지금의 건우주의 모습이 제일 좋으니까요, 저는. ...아, 이런. 민망한 말 또 추가시켜버렸다...에잇, 모르겠다!
오히려 그 말은 제가 드리고 싶어요, 건우주. 혹시 불편한 게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저도 건우주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드리고 싶으니까 고쳐나갈게요!
네, 놀랄 일이 있죠. 건우주가 잡담을 통해 저에 대해 하나하나 아시는 것처럼 저도 똑같이 건우주를 알아가는거니까요. 그리고 전혀 쌤쌤이 아니거든요! 뭔가 평생 들을 귀엽다는 말을 건우주에게서 한 번에 몰아듣는 기분이예요...매번 애늙은이 소리만 듣다가 그런 소리도 다 들어보네요, 세상에.
아쿠아리움은 한 번도 안 가봤지만 건우주의 묘사 실력이 정말 좋으셔서 저절로 상상이 가요! 고마워요, 이렇게 자세하게 묘사해주셔서. 음, 혹시 건우주께서는 지금 또 머리를 긁적이고 계실까요? -
390 건우 - 주아 (99255E+55) 2016. 8. 6. 오후 9:17:47아마존이 테마라고 쓰여있었던 것처럼, 나와 주아가 막 도착한 지하 1층은 정말 본격적으로 아마존의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아마존 밀림을 보는 것 같은 어두운 복도에, 천장에 붙어있는 식물 줄기 장식, 원숭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스피커 소리. 그 본격적인 분위기에 조금 긴장했는지 주아는 불안한듯 주변을 둘러보다가 나에게 바싹 붙었다. 정말로 본격적인 분위기를 느끼며, 나는 주아가 불안하지 않도록 내가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도록, 손을 더욱 더 부드럽게 잡아주면서 천천히,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어두운 복도는 그렇게 긴 편은 아니었다. 조금 걸어가자 복도의 끝이 보였고, 복도의 출구로 나오자 거기엔 정말로 수많은 거대한 수조가 나와 주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름도 들어본적이 없는 수많은 물고기들, 그리고 아마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피라냐, 그리고 누구나 한번은 쉽게 이름을 들어봤을 전기뱀장어. 정말 다양한 물고기들은 각자의 수조에서 조용히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아마존의 물고기들은 한번도 본적이 없었기에 너무나도 신기하게만 보였다. 물론 TV로는 얼마든지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TV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건 역시 다른 법이었다.
정말로 크게 감탄하면서, 주아에게 생각보다 잘 만든 것 같다고 말을 하던 도중, 어느 한 수조가 눈에 띄어서 주아를 불러보았다. 지금 내 앞에 보이는건 커다란 악어 2마리의 모습이었다.
악어라고 하면 무시무시한 이미지를 선보이며 큰 입을 벌리며, 사냥감을 위협하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지금 저 악어 두마리는 나란히 꼬옥 붙어서는 바닥에 엎드린채로 미동조차 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있었다.
얌전하게 꼬옥 달라붙어서 서로 떨어지지 않고 꼬옥 붙어서 자는 모습은 그야말로 귀엽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물론 본격적으로 눈을 뜨고 활동을 하게 되면 무시무시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저 악어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귀엽게만 느껴졌다.
살짝 고개를 돌려서 주아를 바라보자, 주아 역시 저 악어들에게서 귀여움을 느끼는지 작게 미소를 지으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 사이좋은 악어의 모습에 살며시 왠지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고 장난스럽게 생긋 웃으면서 말을 하자, 주아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풋 하고 웃어보였다.
그리고서는 해맑게 키득키득 웃으면서 우리도 나란히 같이 잠을 자보겠냐는 식으로 대답을 해왔다. 그 말에 순간 당황하여, 할 말을 잃고 멍하게 주아를 바라보았다. 아니, 유주아. 너 지금 무슨 소리를...
그리고 주아 역시, 금방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 깨달았는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더니, 변명하듯이 예전처럼이라고, 어릴적에는 같이 놀다가 잠들고는 했다면서 말을 이어왔다. 그리고서는 도저히 식을 것 같지 않은 얼굴을 다시 돌려 악어를 바라보더니, 밝은 목소리로, 정말로 애써 밝은 목소리로, 진짜 귀엽다고 악어를 평했다.
내 눈앞에서 보인 주아의 그 모든 언동이 정말로 귀엽게 느껴져서 그만 풋하고 소리내어 웃어보이고 말았다. 아쿠아리움 밖에서는 어떻게든 충동을 이겨냈지만, 결국 나는 맞잡지 않은 손을 살며시 주아의 머리 위에 올렸다. 그리고서는 천천히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어보았다. 애완동물 취급하는 거냐고 소리를 들어도 상관없었다. 지금의 모습 너무나도 귀여운걸. 이렇게 귀여운 네가 문제인거야. 유주아.
"지금은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언젠간 가능하지도 않겠어? 그거와는 별개로 나는 악어들보다도 네가 더 귀엽게 보여."
생긋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손을 움직여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어보았다. 어쩌면 방금 전 말도 있고 해서, 그리고 지금도 이렇게 귀엽다고 표현해서 나도 모르게 살짝 얼굴에 홍조가 올라오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말이 끝난 후에 주아는 더욱 더 얼굴이 빨개져서 나에게 심통부리듯이 말할지도 모르겠지만...그래도 솔직하게 정말로 귀엽다고 생각이 들었다.
정말 한결같이 이렇게나 귀여운 여자친구가 또 어디에 있을까? 이런 애와 소꿉친구로 시작해서 연인까지 오다니. 팔불출이라고 말을 들어도 상관없었다. 정말로 나는 그 자체에 대해서 엄청나게 기쁘고 기분좋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잠시 악어를 바라보다가, 슬슬 다른 수조를 가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보았다. 그러다가 문뜩 우연히 근처 벽에 붙어있는 문구가 내 눈에 들어왔다.
[돌고래 쇼. 돌고래에게 먹이도 주고, 돌고래의 묘기도 보며, 즐거운 추억거리를 만들어보세요!]
아무래도 이 아쿠아리움에선 정말로 돌고래 쇼도 하는 모양이었다. 밑에 있는 쇼 시간표를 보자, 1주일에 딱 2번, 그리고 3타임만을 하는 모양이었다. 역시 자주 돌고래에게 쇼를 시키면 돌고래도 지치고 힘이 들겠지.
하지만 중요한건 쇼를 하는 요일이었다. 정말 운이 좋다고 해야할까? 정말 운이 좋게도 바로 오늘은 쇼를 하는 요일이었다. 그리고 시간 역시, 약 1시간 정도 후에 진행될 예정이었다. 정말 엄청난 운이라고 느끼며, 이걸 놓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주아야. 여기 좀 봐봐. 보니까 1시간 뒤에 쇼를 하는 것 같은데 보러 가볼래? 돌고래에게 먹이도 줄 수 있고, 묘기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재밌지 않겠어? 만약 기회가 된다면 너하고 내가 돌고래에게 먹이도 주고. 어때?"
팜플렛을 펼쳐서 살펴보자 돌고래 쇼가 있는 곳은 지하 2층 구역. 앞으로 딱 1시간 정도가 남았으니까 천천히 지하 1층의 물고기들을 구경하다가, 지하 2층으로 내려가서 돌고래 쇼를 보고 주아가 보고 싶어하는 펭귄과 수달을 보면 시간적으로 딱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아빠는 이것조차도 다 알아보고서 나에게 그 타이밍에 데이트를 해보는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한걸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정말로 아빠에겐 감사하다는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셨으니 말이야.
절로 아빠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밝은 미소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리고는 조용히 주아의 답을 기다려보았다.
//친구가 위에서 저를 보러 내려왔다고 해서 만나고 온다고 이제야 답레를 씁니다! 정말 여러모로 곤란한 친구라니까요. 갑자기 이렇게 찾아오면 대체 어쩌란건지.. 나 원...
그리고 탐정같은 말이라. 했었나요? 어. 추론한건 주아주가 학생이라는 것 하나 밖에는 없었던것 같은데 말이에요. 아. 그리고 장난에 당하면 민망한가요? 그럼 자제해야겠네요. 주아주에게 미움받고 싶진 않으니까요.(으쓱)
그리고 저번에도 말했지만 제가 천사면 주아주도 천사에요. 주아주가 여기서 즐거움을 느끼듯이 저 역시도 여기서 즐거움을 느끼거든요. 단순히 책임감 때문에 1:1을 하는게 아니에요. 즐거우니까 하는거에요. 정말로 즐겁고 재밌어요. 저 역시도 주아주의 지금 모습이 제일 좋아요. 불편한 모습은 없으니까 안심해주세요. 오히려 지금도 충분히 저를 배려하는게 느껴는걸요.
그리고 애늙은이 같은 소리를 듣다니. 전혀 아닌 것 같은데.. 진짜 귀여운걸요. 정말로 옆에 있으면 막 쓰담쓰담해주고 싶다구요. 어쩌면 제가 성인이라서 그렇게 보이는걸까요. 그리고 머리는 긁적이고 있지 않답........네 긁적였어요. 사실 이 답레 밖에서 친구와 얘기하는 도중에 화장실에 가서 잠깐 봤거든요. 순간 쑥스러워서 긁적여버렸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주아주도 다 기억하시네요! 뭘! 긁적이는 버릇 있다는거 전에 제가 말한적이 있잖아요! -
391 주아 - 건우 (51624E+52) 2016. 8. 6. 오후 10:54:02아쿠아리움에 들어서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간 지하 1층. 아마존이라는 테마에 아주 충실하게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자신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아마존 밀림같은 어두운 복도와 천장에 붙어있는 식물 줄기 장식이었다. 거기다가 옆의 스피커에서는 원숭이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와 괜히 긴장하기 시작한다. 그 분위기에 자신도 모르게 압도당하여 불안한듯이 주변을 둘러보다가 건우에게로 바싹 붙는다. 그러자 건우는 자신이 불안하지 않도록 저가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며 손을 더욱더 부드럽게 꼬옥 잡아준다. 그런 건우의 마음이 전해지자 자신도 조금씩, 긴장된 마음을 풀어가면서 천천히 복도 안으로 걸어간다.
생각보다 그렇게 긴 편이 아니었던 어두운 복도를 걸어가자 곧 복도의 끝이 보였고, 출구로 나오자 자신들의 눈엔 수많은 거대한 수조가 펼져진다. 피라냐와 전기뱀장어, 그리고 생전 처음 들어보는 낯선 이름의 수많은 물고기들. 자신의 생각보다도 더 화려한 그 물고기들의 여유로운 헤엄을 감탄하며 구경하다, 건우가 생각보다 잘 만든 것 같다고 말을 하다 자신을 부르자 그가 바라보는 쪽으로 똑같이 시선을 옮긴다.
그러자 보이는 건 한 수조 안에서 나란히 꼬옥 붙어서 눈을 감고있는 커다란 악어 2마리의 모습. 먹이사슬의 위에서 모든 것을 물어버리는 무서운 이미지를 떠올렸었건만, 지금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오히려 너무나도 귀엽기 그지없는 얌전한 모습이었다.
세상에, 아까 피라냐도 그러더니. 왜 무시무시한 애들이 더 귀여운거지?
질문 아닌 질문을 마음 속으로 던져보기도 하며, 작게 미소를 지으며 악어들을 바라본다. 이어서 건우가 사이좋은 악어의 모습에 왠지 지고 싶지 않다고 장난스럽게 말을 걸어오자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풋, 하고 웃어버린다.
우와, 이제는 이 악어들을 봐도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가끔 정말 이렇게 귀엽다니까, 너.
왠지 그가 귀엽게 느껴져 해맑게 키득키득 웃으면서 자신들도 나란히 같이 잠을 자보겠냐는 느낌으로 그의 말에 대답한다. 그러자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실로 오랜만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할 말을 잃은 채 멍하게 자신을 바라본다.
그런 그의 반응에 의아해할 것도 없이, 자신도 금방 자신의 말이 해석 시에 뭔가 묘하게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 아니...! 나는 그런 뜻이 아니라...!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변명하듯이 어릴적에는 같이 놀다가 잠들고는 했다고 말을 이어보지만, 이미 너무 늦은 듯했다. 결국엔 화제를 돌려버리자는 마음으로 여전히 달아오른 얼굴을 돌려 악어를 바라보고는, 애써 밝은 목소리로 악어가 진짜 귀엽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들려오는 건 정말 그렇다는 건우의 동의하는 목소리가 아닌, 소리내어 웃는 건우의 웃음소리였다. 그 웃음소리에 도저히 아무렇지 않은 척, 버틸수가 없어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얼굴을 아래로 푸욱 숙여버리다, 갑자기 자신의 머리 위에 느껴지는 익숙한 느낌에 그제서야 조심스럽게 건우 쪽을 돌아본다.
자신과 맞잡지 않은 손으로 실로 오랜만에 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건우는 지금은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언젠간 가능하지도 않겠냐며, 저는 악어들보다도 자신이 더 귀엽게 보인다고 생긋 웃는다.
"어...음...네 말대로 어, 언젠가는. 그리고 음...음...귀, 귀엽게 보인다고 해줘서 고마워."
슬며시 드는 부끄러움에 손가락을 괜히 꼼지락거리며 슬쩍 시선을 피한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애완동물이냐고 한소리하거나 그의 쓰다듬에 뾰로통한 표정을 짓지도 않고 얌전히 그의 손길을 받아들인다.
막상 건우가 자제하니 괜히 조금 들었던 허무감이, 그의 쓰다듬으로 인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다. 우와, 익숙해진다는 것은 이렇게 무섭구나...나 완전 중증이네, 중증.
그렇게 스스로의 모습에 속으로 멋쩍은 듯 웃어버리다 여전히 눈을 뜰 기미를 보이지 않는 악어를 잠시 바라본다. 그리고는 슬슬 다른 수조도 구경가기 위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던 도중, 건우가 무언가를 발견한듯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는 근처 벽에 붙어있는 문구를 바라본다. 자신도 덩달아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돌고래 쇼. 돌고래에게 먹이도 주고, 돌고래의 묘기도 보며, 즐거운 추억거리를 만들어보세요!]
...돌고래 쇼? 여기, 돌고래 쇼도 하는구나. 처음 알았네. 괜히 겉만 고급스러운 게 아니었어.
그 문구를 보며 잠시 돌고래에 대한 생각과, 이 쇼를 위해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도중, 건우가 자신을 부르고는 여길 좀 보라고 말하자 그가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쇼 시간표. 마침 딱 오늘이 쇼를 하는 요일이었을 뿐더러, 시간도 약 1시간 후에 바로 시작이었다.
이 엄청난 운에 신기한 듯 그 시간표를 멍하니 바라보다 건우가 돌고래들에게 먹이도 주고 묘기도 보러 쇼를 보러가지 않겠냐고 제안해오자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고개를 세게 끄덕인다.
"응응, 보고 싶어! 돌고래들도 엄청나게 귀여운 아이들이니까. 가까이서 보는 것은 처음이기도 하고."
팜플렛을 펼쳐 돌고래 쇼를 하는 곳의 위치를 파악한 건우는 밝은 미소를 지었고, 자신은 기대된다는 듯, 해맑게 웃는다. 동물을 좋아하는 자신으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물론 이런 쇼도 전부 동물 학대다, 라는 소리가 있기에 신경이 쓰였으나, 그래도 다른 곳들에 비해서는 더 적은 것같은 공연 횟수에 잠깐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돌고래들을 직접 가까이 볼 수 있는, 이 엄청난 운의 시간표의 기회를 차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마치 건우와 자신을 위해 맞춰준 듯한 이 시간을, 찰 이유가 그 어디 있을까?
/ 그래도 친구가 찾아오면 즐겁다는 말도 있잖아요? 갑자기 찾아왔어도 그 이유가 건우주를 보러 내려온거라는 걸 보니 좋은 분이신 것 같아요. ㅎㅎㅎ
네, 하셨죠. 탐정같은 말. 그것도 여러 번 하셨죠. 제가 한 말은 거의 다 기억하시면서 이런 건 기억 못하시다니! 장난에 당하는 건 조금 민망하긴 하지만, 자제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저는 절대로 건우주를 미워하지 않을 뿐더러, 나름 지지않고 반격할 자신 있으니까요! 넘치는 근자감!
불편한 모습이 없다면 다행이예요. 즐겁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저도 앞으로 더, 더 즐겁게 즐기며 건우주를 배려하도록 노력할게요.
헉...잠깐만요, 그 소리는 좀 많이 낯설어요. 애늙은이 소리만 90% 이상 듣는데... 뭔가 어색하다...! 어쩌면 정말로 건우주께서 성인이라 그래 보이는 것일수도 있어요. 아니, 분명 그럴 것이 분명해요! 그, 그래도 건우주 옆에 있으면 쓰다듬은... 으음, 그건 아주 조금은 받고싶지만... 아니, 아니예요!
하하, 역시 긁적이셨죠? 그러실 줄 알았어요! 그래도 건우주처럼 다 기억하는 건 아니라구요? 게다가 이 정도도 기억 못하고 있으면, 건우주의 파트너 자격 실격이죠. 안 그래요? ㅎㅎㅎㅎ -
392 건우 - 주아 (75051E+55) 2016. 8. 7. 오전 12:35:38우연히 눈에 띈 돌고래 쇼의 문구. 그것은 나와 주아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먹이도 주고 묘기도 볼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았다. 무엇보다 같이 먹이를 줄 수 있다면 이것만큼 즐거운 추억거리도 없을 것이다.
동물 학대...라는 말이 있는건 사실이다. 그래서 돌고래 쇼를 부정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고 들었다. 하지만, 1주일 내내 공연을 하는 것도 아니고 1주일에 2번만 하고, 하루에 3타임만 뛴다고 한다면, 그나마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사실 그렇게 따지자면, 동물원도 전보 동물 학대가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동물 학대가 맞을 수도 있겠지만, 동물원은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돌고래 쇼도..어떻게 보면 그렇게 함으로서 돌고래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이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과도한 쇼가 아닌만큼,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런 복잡한 생각보다는 역시 주아와 함께 즐기고 싶다. 추억을 남기고 싶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 주아에게 돌고래 쇼를 보러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봤다. 그러자 주아는 내 쪽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
그리고서는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해맑게 웃어보였다. 역시 동물을 좋아하는 주아인만큼, 이런것을 거부할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팜플랫을 펼쳐서 돌고래 쇼가 어디서 하는지 확인을 해봤다. 위치는 지하 2층. 지하 1층의 수조를 구경하면서 천천히 내려가면 시간내에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듯 했다.
"나도 처음이야. 돌고래를 가까이서 보는건. 그러니까 돌고래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나름대로 즐겨보자. 먹이도 맛있게 먹여주고."
크게 기대를 하는 주아처럼 나 역시도 크게 기대가 되었다. 아무래도 돌고래 쇼는 기본적으로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직접 돌고래에게 먹이를 줄 수 있다니. 대체 무슨 형식으로 쇼를 하는걸까? 정말로 궁금해서 꼭 그 무대를 보고 싶었다.
다음 계획은 돌고래 쇼를 보는 것으로서 결정을 내리기로 하고, 나는 주아와 함께, 지하 1층의 수조들을 하나하나 구경했다. 아마존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은 정말로 다양했고 그 생김새가 너무나도 특이했다.
대체로 공통점이 있다면 그 크기가 상당히 크다는 점이었다. 물론 피라냐 같이 작은 물고기도 있지만, 역시 우리나라의 강에 살고 있는 민물고기와 비교하면 민물고기가 꼬맹이로 느껴질 정도로 아마존강의 물고기들은 그 크기가 큰 편이었다.
처음 보는 외국의 물고기.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정말로 신기함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그렇게 천천히 지하 1층의 관람을 끝내고, 나와 주아는 지하 2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했다.
우릴 태운 에스컬레이터는 천천히, 정말로 천천히 우리들을 지하 2층으로 데려다주었다. 지하 1층이 어두컴컴한 아마존 밀림의 분위기라면 여기는 뭔가 산뜻하고 밝은 분위기였다. 벽지도 푸르른 바다 색깔이었고 주변의 스피커에선 철썩 철썩 파도소리와 함께 갈매기 소리가 들려왔다. 분위기 자체도 지하 1층은 어두컴컴했다면 여기는 정말로 밝은 조명이 가득했다.
완전히 대조적인 분위기를 머릿속으로 비교하면서 정말로 컨셉 하나만큼은 제대로 잘 잡았구나라고 느꼈다. 팜플렛을 펼쳐서 지하 2층의 컨셉을 살펴보자, 지하 2층에선 귀여운 바다생물들이 테마라고 쓰여있었다.
"봐봐. 주아야. 펭귄도 있고 수달도 있지만 이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다생물들, 그러니까 불가사리라던가, 그런것을 또 만져볼 수 있나봐. 여기엔 닥터피쉬도 있는 모양이고."
팜플렛을 펼친 후에 주아에게 터치풀, 그러니까 손으로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코너가 있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바다 생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곳은 아무래도 적은 편이고, 닥터피쉬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은 더 적을 것이다.
점점 더 이 수족관의 진면목을 깨닫게 되면서 절로 감탄만이 흘러나왔다. 지하1층에서는 나름대로 학술적 가치가 있는 물고기들, 그 중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아마존의 생물들을 배치한 후에 지하 2층에서는 조금 쉬어가라는 의미로, 이렇게 귀여운 바다 생물들을 배치한걸까? 정말 설계부터가 보통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돌고래 쇼를 보러 가기로 한 만큼, 핸드폰을 꺼내서 잠시 시간을 확인해봤다. 돌고래 쇼가 시작하기 전까진 약 3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여유를 따지자면 여기서 하나 정도는 충분히 보러 갈 수 있을 듯 했다. 그랬기에 어쩌면 좋을까라고 생각을 잠시 하다가 주아를 바라보면서 제안을 해봤다.
"시간적 여유는 아직 좀 되는데 펭귄이라도 먼저 보는건 어떨까? 너도 펭귄을 보고 싶어했잖아. 나도 보고 싶기도 하거든."
진담이었다.
물론 주아가 여기에 들어올때 펭귄을 보고 싶다고 말을 하긴 했지만, 나 역시도 펭귄을 보고 싶은건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펭귄이 쉽게 볼 수 있는 동물은 아닌만큼 나름 괜찮은 기회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기까지 온 이상, 다른 물고기나 동물들도 하나하나 다 볼 생각이지만, 역시 여기까지 왔으니 펭귄을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뚱뒤뚱거리는 모습, 묘하게 귀여울 것 같기도 하고...
"어때? 가볼래? 바로 요 앞인 것 같아."
아쿠아리움을 처음 와 본, 주아를 위해서 나름대로 팜플렛을 펼쳐보이면서 위치를 파악하며, 리드를 해봤다. 물론 나도 많이 온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공주님을 이끄는 왕자님으로서 이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어?
......뭔가 표현이 조금 부끄럽다는 느낌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 그래도 역시 주아는 나의 공주님이니까. 왕자님으로서 할건 해야겠지.
//그건 맞는 말이에요. 사실 좋은 이라고 하기에는.... 나쁜 애는 아니니까요! 네! 그리고 그런 말 하시면 또 짖궂게 나올지도 모른다구요. 그럴때마다 민망해하시는건 아니겠죠? 물론 저야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좋지만요.(으쓱)
그리고 주아주만이 아니라 저 역시도 노력할게요. 서로를 배려하는건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한 사람만이 배려를 계속 하는건 아무래도 그림도 좋지 않고 한쪽이 너무 지치잖아요? 서로간에 배려해가면서 즐기면 힘들때 서로 격려도 할 수 있고 지탱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건우와 주아의 모습처럼요.
그리고 기억 못하고 있어도 파트너 실격은 아닌걸요? 이렇게 2달 이상을 저와 함께 해주는것만으로도 충분한걸요. 사실 파트너에 무슨 자격이랄게 있겠어요. 저도 주아주도 서로가 잘 맞고, 상황도 재밌어서 이렇게 즐기는거인걸요. 그러니까 실격 같은 말 하면 안되는거에요.(쓰담쓰담) -
393 주아 - 건우 (5882E+52) 2016. 8. 7. 오전 1:55:52우연히 알게 된 돌고래 쇼. 흔치 않은 기회이니만큼, 게다가 이렇게 날짜와 시간도 타이밍 좋게 맞은만큼, 건우와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은 매우매우 컸다.
하지만, 역시 스멀스멀 올라오는 생각은 이러한 쇼들은 동물 학대다, 라는 주장. 생각해보면, 아주 당연했다. 돌고래들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낯설고 좁은 곳에 갇혀 쇼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서 하나의 구경거리로 전락해버린 것이니까. 동물을 좋아하는 자신으로서는 그 쇼들이 조금 불편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이 아쿠아리움의 돌고래 쇼 시간표를 보면 그리 많은 횟수의 공연을 하지도 않았으며, 지금은 건우와 함께 나온 데이트이니만큼, 조금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생전 처음 하는 경험들은, 웬만해서는 건우와 함께 겪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자신에게 돌고래 쇼를 보러 가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오는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세게 끄덕인다. 기대된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보고 싶다고 확실하게 말하면서 해맑게 웃어보이자 건우는 팜플렛을 펼쳐서 돌고래 쇼의 위치를 확인한다. 지하 2층에서 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건우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저도 돌고래를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라며, 돌고래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먹이도 맛있게 먹여주고 나름대로 즐겨보자고 얘기한다.
"응! 돌고래들에게 피해 안 가도록 조심하면서 즐겨보자. 기대된다!"
건우뿐만이 아니라 자신도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으며 밝게 웃는다. 이제 다음 계획까지는 시간이 조금 있는만큼, 다시 천천히 움직이며 건우와 함께 지하 1층의 수조들을 감상하기 시작한다.
장소 테마가 아마존이니만큼 물고기들은 생전 처음 보는 생김새를 하고있기도 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거대한 그 크기에서 감탄하듯 깜짝 놀란다. 물론 전부 다 큰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 주위 환경이라는 것의 영향이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이름조차 읽기도 힘든 그 물고기들을 구경한다.
그렇게 지하 1층의 관람이 끝나자, 건우와 자신은 자연스럽게 지하 2층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한다. 여기서는 테마가 또 달라졌는지, 벽지도 밝은 푸른 바닷빛이었고, 스피커에선 더이상 원숭이 울음소리같은 것이 아니라 시원한 파도소리와 갈매기 소리가 흘러나온다. 게다가 조명도 아까와는 달리 밝게 빛난다.
그 순식간에 돌변해버린 분위기에 신기해하며 주변을 둘러보다 팜플렛을 펼치고 지하 2층에 대한 정보를 살피던 건우가 자신을 부르자, 다시금 그에게 바짝 붙어 팜플렛을 내려다본다. 그리고 들려오는 건우의 설명. 펭귄과 수달도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바다생물들을 만져볼 수 있는 터치풀이 있다며, 닥터피쉬까지 예시로 나오자 점점 표정이 환해진다.
"우와, 진짜? 펭귄이랑 수달이랑 닥터피쉬? 대단하다! 바다 생물들을 만질수도 있다니. 여기가 괜히 큰 게 아니었구나..."
새삼 이 아쿠아리움에 대해 다시 한 번 감탄한다. 순식간에 이루어버린 분위기 반전도 그렇고. 정말 대단한 곳이구나, 여기. 난생 처음 아쿠아리움에 온 만큼, 그 모든 것들이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건우는 돌고래 쇼라는 또다른 계획 때문인지 핸드폰을 꺼내서 잠시 시간을 확인한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고 고민하는 듯 하더니, 자신에게 시간적 여유는 아직 좀 되니 펭귄이라도 먼저 보는 건 어떠냐며, 자신도 펭귄을 보고 싶어했듯이 저도 보고 싶다며 제안을 해온다. 그리고는 팜플렛을 펼쳐보이며 바로 요 앞인것 같다며, 가볼래? 하고 묻는 건우의 말에 자신도 건우에게로 고개를 돌린 후, 세게 위아래로 고개를 끄덕인다.
"응응! 보러가자, 펭귄! 펭귄은 쉽게 보기 힘든 아이니까 말야. 이번 기회에 가까이서 보자! 분명 엄청나게 귀여울거야."
두 눈을 반짝이며 기대감을 마구마구 드러낸다. 사실, 건우의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같은 건 전혀 없었다. 애초에 자신도, 건우도 둘 다 보고 싶어하니까 당연히 가보는 것이 맞았다. 이것은 자신들의 데이트. 그러니 자신들이 원하는 코스를 자신들이 새로 개척해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처음 여기에 들어왔을 때부터 보고싶다고 바로 지목했던 펭귄. 호기심이 많아 사람들을 잘 따른다는 그 귀여운 펭귄들을 직접 볼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았다.
새삼 이렇게 자신을 위해 팜플렛까지 펼쳐보이며 리드해주는 건우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아마, 그가 없었더라면 자신은 이런 곳은 꿈도 못 꿔봤을 뿐더러 막상 온다고 해도 길을 잃고 쩔쩔맬 것이 안봐도 뻔했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려 다시금 건우를 바라보자 왠지 모르게 얼굴이 살짝 빨개져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뭐지...? 갑자기 왜?
"왜 그래? 어디 아파?"
혹시 아까 바닷가에서 신나게 놀았던 피로가 이제서야 한번에 몰려왔나, 싶은 걱정스런 마음에 잠시 한 쪽 손으로 그의 볼에 손을 대본다.
...열은 안 나는 것 같은데. 어느새 에스컬레이터가 끝에 다다르자 자신의 손을 떼고는 일단 건우와 같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린다.
"혹시 아픈거면 바로바로 말해줘야해. 아까 나랑 약속했잖아, 그치?"
아무리 펭귄과 돌고래가 보고싶어도 건우가 피곤해하고 아파하는 것은 더 보기 싫었기에, 다시금 그를 바라보며 걱정스런 목소리로 입을 연다.
/ 어째서 확실히 좋은 분이라고 안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쁘지 않다는 정도에서 넘어가죠, 뭐~ 후후, 얼마든지 짓궂게 나와보시죠! 민망해...할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름 받아칠 자신 있다구요? 그나저나 건우주,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 제 반응 즐기고 있던거죠?!
네, 같이 노력해봐요. 지금까지 서로를 잘 배려해왔으니, 앞으로도 할 수 있어요. 건우와 주아도 하는데 저희라고 못할 이유는 없잖아요? 뭐어, 건우주께서는 지금의 모습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요!
으음...네에, 반성하겠습니다... 다시는 실격같은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선생님(?)! 그래도 역시 저도 건우주에 대한 것은 기억할 생각이예요, 그래야 쌤쌤이잖아요?ㅎㅎㅎ 그나저나 큰일났네요...쓰다듬에 익숙해지면 안되는데. 괜한 소리를 한 것 같은데 또 기분 좋아서 심정이 복잡하다...! 음, 역 쓰담쓰담은 어떠세요, 건우주? (박력) -
394 건우 - 주아 (75051E+55) 2016. 8. 7. 오후 12:12:24지하 1층이 아마존의 밀림이 테마였다고 한다면 지하 2층의 테마는 귀여운 바다생물들. 1층의 어두컴컴하고 웅장은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철썩이는 시원한 파도소리와 평화로운 갈매기 소리가 울러퍼지고 있고 벽지 또한 밝은 푸른 바다빛으로 뒤바뀌었다. 지하 1층과는 전혀 다른 대조적인 분위기가 신기한지 주아는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지하 1층에서 살짝 긴장한채로 내 손을 꼬옥 붙잡고 내 옆에 바짝 붙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팜플렛을 펼치고, 지하 2층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던 중, 터치풀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주아에게 터치풀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그러자 주아는 나에게 바짝 붙어 팜플렛을 내려다보았다.
펭귄과 수달, 닥터피쉬에다가 바다 생물들을 만져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신기하고 기대가 되었는지 주아는 대단하다며 감탄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감탄이 되는건 마찬가지였다. 다른건 몰라도 닥터피쉬를 전시하고, 바다 생물들을 만져볼수 있게 하는 수족관은 적을테니까. 물론 있을지도 모르지만 닥터 피쉬와 바다 생물들을 만질 수 있는 아쿠아리움은 가본적이 없었다.
새삼스럽지만 정말 이곳이 생각보다 엄청난 곳이라는 것을 자각하다가, 돌고래 쇼가 얼마나 남았는지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돌고래 쇼가 시작하기까진 약 30분. 시간이 남아있는만큼 주아가 보고 싶어하던 펭귄이라도 보러 가는건 어떨까 해서 주아에게 펭귄을 보러 가보는건 어떨까하고 제안을 해봤다. 그러자 주아는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세게 위아래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엄청나게 귀여울테니 이번 기회에 가까이서 보자고 두 눈을 반짝이며 기대감을 크게 보였다. 그렇게나 기대되고 기분이 좋은걸까? 지금의 주아의 모습은 정말로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같았다.
그 천진난만한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생긋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귀여운 공주님을 위해 왕자님으로서 열심히 리드해야겠다 싶은 생각을 하던 도중, 나도 모르게 부끄러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살짝 얼굴이 빨개지는게 느껴졌다. 그러자 주아는 그 모습을 전혀 놓치지 않고, 갑자기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한쪽 손으로 내 볼에 손을 갖다댔다. 내가 열이 난다고 생각하는걸까? 아하하. 이거 참. 난감하네. 열이 나는건 아닌데 말이야.
에스컬레이터는 어느샌가 우리 두명을 지하 2층에 데려다주었고 나는 주아와 함께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렸다. 밝고 아름다운 분위기의 복도 앞에서, 주아는 나에게 어디 아프냐고, 아프면 바로바로 말해줘야 한다고, 아까 자신과 약속했었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정말 나를 제대로 걱정하는 모양이었다.
그 모습에 괜히 훈훈한 마음이 들어서, 살며시 손을 올려 주아의 머리를 또 다시 쓰다듬어보았다. 정말 너는 왜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그리고 기쁘게 만들어주는거야? 그런 배려심 하나하나가 너무 기뻐. 주아야. 하지만, 아픈건 아니야. 절대로. 물론 병에 걸린걸지도 모르지. 그건...
"아플지도 모르겠네.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서 곤란한 병 말이야. 그러니까 치료법은 너와 떨어지는것 뿐인데 그건 싫으니까 수족관이 끝날때깐 이대로 아픈채로 있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싶은데?"
주아와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하다는것을 거론하면서 생긋 웃어보였다. 그야말로 행복한 병이었다. 몸이 아파서 고통스러운게 아니라 이런 자잘한 대화조차도 즐겁게 느껴지는 병이었으니까. 10년 이상을 알고 지낸 소꿉친구의 편안한 시간은 연인이 된 지금까지도 쭈욱 이어져나가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지금은 연인이기에 소꿉친구로서 아무렇지도 않게 해왔던 것들도 전부 새롭게 느껴졌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을 다시 내려놓고서 천천히 주아를 데리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럼 펭귄을 찾으러 가볼까? 펭귄은 어디에 있으려나."
1층의 어두컴컴한 복도와는 전혀 대조적인 밝고 상쾌한 기분이 절로 드는 푸른색 복도를 따라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와 갈매기소리는 마치 근처 해변가에 나온건 아닌가하는 착각마저 들게 하고 있었다.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처럼 천천히 복도를 걸어, 그 끝으로 나오자, 거기에선 1층에서처럼 수많은 수조가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1층과는 다르게 2층의 수조들은 전체적으로 환하고 밝은 이미지였다.
그리고 그 근처에서 펭귄들의 모습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벽에 달려있는 거대한 유리창 너머, 수많은 펭귄들의 모습이 보였다. 땅에서 뒤뚱뒤뚱 걸어다니며 친구들끼리 장난치며 노는 객체가 있는가 하면, 물 속에 들어가서 즐겁게 수영을 하고 있는 펭귄의 모습도 보였다.
물 속에서의 펭귄의 모습은 그야말로 물고기가 따로 없었다. 두 날개를 몸에 바짝 붙혀 빠르게 물 속을 다니는 펭귄은 땅에서 뒤뚱뒤뚱거리면서 걸어다니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물 속의 로켓트라고 하면 좋을까? 정말로 빠른 속도로 자유롭게 수영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일반적으로 새라고 하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상되건만, 펭귄은 그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펭귄의 모습이 너무나도 신기해서 눈을 때놓지 못하고 절로 입에선 감탄사만이 흘러나왔다. 그러던 도중, 날개에 붉은색과 파란색, 노란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팔찌를 차고 있는 커다란 펭귄 하나가 우리 쪽으로 뒤뚱뒤뚱 걸어와서 유리창 너머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마치 우리가 펭귄을 구경하듯이 그 펭귄도, 우리를 구경하는 것 같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풋 하고 웃어버렸다. 하기사 펭귄들에게는 우리들이 정말로 신기한 생명체이긴 할 것이다. 우리가 펭귄을 신기하게 생각하듯이 말이다.
"이 펭귄은 되게 호기심이 강한 모양인데? 아까부터 주아, 너만 쭉 바라보고 있는것 같아. 수컷이려나? 얘.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네 귀여움은 펭귄에게도 먹히는 모양인데?"
그렇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릴 바라보던 펭귄은 뒤로 다시 걸어가려다가 발을 헛딛었는지 뒤뚱뒤뚱 걷다가 그만 앞으로 넘어져버렸다. 일어서려고 파닥파닥 날개질을 하면서 몸부림치는 그 모습이 또 너무나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풋 하고 웃어버렸다.
"야. 큰일났다. 이거. 이런 모습을 보니까 왠지 집에서 펭귄 한마리 기르고 싶어지는걸."
너무나도 귀여운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집에 있는 아롱이와 함께 펭귄 한마리를 길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집에서도 저런 애교와 귀여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즐겁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오면 진짜로 짖궂게 나올수도 있다구요. 주아주. 아. 물론 받아치셔서 제가 역으로 한방을 먹을지도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짖궂은 공격은 원래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하는게 효과가 좋기에 지금은 자제할게요. 하지만 갑자기 기습이 날아갈수도 있으니까 조심하세요. ㅎㅎㅎㅎ 그리고 반응을 즐기고 있다는 것에 대한 대답은, 노 코맨트로 할게요. 물론 귀여운 반응을 보는건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지만요.
저에 대한 것을 기억해준다면 정말로 고맙죠. 주아주의 머릿속에 건우주라는 객체가 확실하게 기억되는거니까요. 누군가에게 있어서 좋은 기억으로 남는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드물잖아요? 그리고 기분이 좋으면 그냥 받아드리면 되는거에요. 그보다 주아주. 정말로 쓰다듬어지는거 좋아하시는군요.(쓰담쓰담) 역 쓰담쓰담이라. 박력있는 모습은 좋았습니다만 저에겐 필살기가 있죠. 일명 까치발! 에잇!
그거와는 별개로 오늘이 입추였던가요? 오늘부터 가을이 시작된다고는 하는데, 전혀 가을이 시작될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여긴 오늘도 무지막지하게 더워요. 진정한 입추가 시작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
395 주아 - 건우 (78891E+49) 2016. 8. 7. 오후 6:21:07지하 1층의 아마존과는 다르게 지하 2층은 밝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펼쳐진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보이는 벽지와 스피커에서부터 아까의 무시무시한 분위기는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완전히 확 뒤바뀐 분위기가 신기해 주변을 둘러본다. 아까 긴장하고 무서워했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건우는 팜플렛을 펼치고 지하 2층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다가 터치풀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신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다. 그렇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다시금 건우에게 바짝 붙어 팜플렛을 내려다본다.
펭귄과 수달, 닥터피쉬에다가 바다 생물들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기회. 이 흔하지 않은 기회가 신기하고 기대되어 솔직하게 대단하다고 감탄한다. 여기, 정말 엄청나게 열심히 준비하고 운영하는 곳이구나...
건우는 이어서 돌고래 쇼가 얼마나 남았는지 보려는 듯,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한다. 아직 돌고래 쇼가 시작하기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는지, 건우는 펭귄을 보러 가는건 어떠냐며 자신에게 제안을 해왔고, 그 매력적인 제안을 거절할 이유같은건 전혀 없었다. 그래서 건우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세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 눈을 반짝이며 기대감을 보인다.
건우는 생긋 미소를 지으며 그런 자신을 바라보고는 잠시 무슨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갑자기 살짝 얼굴이 빨개진다. 갑작스런 그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포착하고서는 걱정스런 마음이 가득 차오른다. 혹시 피로가 한번에 몰려온 것일까? 자신을 위해 힘든데도 이렇게 같이 아쿠아리움을 둘러보고 있어서 체력이 바닥난건가?
혹시나 열이 나는건 아닌지, 그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한 쪽 손을 건우의 볼에 갖다대어 열을 재본다. 다행히 열은 안 나는 것 같은데...
에스컬레이터는 어느새 끝에 다다라 일단 지하 2층에 내린 후에 밝은 분위기의 복도 앞에서, 건우에게 어디 아프냐고, 아프면 자신에게 바로바로 말해줘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건우는 그런 자신의 말에 대답하는 것 대신, 살며시 손을 올려 다시금 자신의 머리를 또다시 쓰다듬기 시작한다.
"...?"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그를 올려다본다. 그러자 건우는 아플지도 모르겠다며,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서 곤란한 병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치료법은 자신과 떨어지는것 뿐인데 그건 싫으니까 수족관이 끝날때까진 이대로 아픈채 있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싶다며 생긋 웃는다.
아픈 기색이나 피곤한 기색 하나없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능글맞은 그의 모습에 그제서야 한시름 놓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 그게 뭐야~ 그런 병도 다 있었어? 희귀병에 걸렸구나, 우리 건우. 하지만 치료하고 싶진 않아보이니, 계속 아프게 해버린다?"
옆에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돌려말하며 건우에게 자신도 해맑게 웃어보인다.
응, 왠지 나도 그 병에 걸린 것 같아, 건우야. 하지만 네가 치료하기 싫어하는 것처럼, 나도 치료하기 싫어. 왠지 평생 안고가고싶은 병이거든.
이어서 건우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내려놓고서는 그럼 펭귄을 찾으러 가보자며, 자신을 데리고 앞으로 걸어나간다. 자신도 건우를 따라 걸음을 옮기며 아까와는 전혀 다른, 밝은 분위기의 푸른색 복도를 보고 들려오는 시원한 파도소리와 갈매기 소리를 듣는다. 아까는 긴장된 마음을 가졌었다면 지금은 평화로운 마음으로 천천히 복도를 걸어간다.
어느새 다다른 복도의 끝. 복도의 밖으로 나오자 보이는 건 또다시 수많은 수조였다. 전체적으로 환하고 활기찬 그 수조들을 신기한 듯이 둘러보다가 펭귄을 쉽게 찾아낸다. 벽에 달려있는 거대한 유리창 너머, 수많은 펭귄들은 각자 알아서 자유롭게 잘 놀고있었다. 몇몇은 뒤뚱뒤뚱 걸어다니며 저들끼리 장난을 치며 놀았고, 몇몇은 물 속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땅과 물이라는 장소의 차이에서 펭귄은 두 가지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각자의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 땅에서는 짧은 다리로 뒤뚱뒤뚱 걸어다니며 귀여움을 발산했고, 물에서는 부드럽고 빠르게 물 속을 가로질러 감탄할만한 모습을 자아낸다.
TV에서나 보던 그 모습들을 직접 이렇게 가까이 보는 것이 신기해 계속 감탄하면서 건우와 같이 바라보던 중, 날개에 붉은색, 파란색, 노란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팔찌를 차고 있는 커다란 펭귄 한 마리가 자신들 쪽으로 뒤뚱뒤뚱 걸어온다. 그리고는 마치 저도 자신들을 구경하겠다는 듯이, 유리창 너머로 자신들을 바라본다.
그 모습에 건우도 자신도 풋, 하고 웃어버린다. 하긴, 어쩌면 펭귄도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신기한 것도 당연할 것이었다. 건우는 이 펭귄은 호기심이 강한 모양이라며, 아까부터 자신만 쭉 바라보고 있는것 같다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수컷이려나, 하고 추측해보더니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자신의 귀여움은 펭귄에게도 먹히는 모양이라며 또다시 짓궂게 말을 걸어온다.
"정말, 짓궂게 그러지 좀 마... 당연히 펭귄이 훨씬 더 귀엽지! 펭귄들 사이에서 나름의 귀여움의 기준이 있을 거 아냐? 그리고 암컷일 수도 있잖아? 그러면 너의 멋진 모습에 반할 것일지도 모르고."
자신도 자연스럽게 그의 말에 대해 반격하며 키득키득 웃었고, 자신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 펭귄은 뒤로 다시 걸어가려다가 발을 헛딛고는 앞으로 넘어져버린다. 일어나려고 파닥파닥 날갯질을 하며 나름대로 몸부림을 치지만 쉽지않아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모습이 또 너무 귀여워서 결국 자신들은 또다시 같이 풋, 하고 웃어버린다.
건우는 큰일났다며, 이런 모습을 보니까 왠지 집에서 펭귄 한 마리 기르고 싶어진다고 얘기한다. 확실히 그랬다. 이렇게 귀여운 펭귄이 집에서 자신을 반겨준다면 정말 하루하루가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게 말야. 나도 꼭 기르고 싶다! 그러면 매일매일 꼬옥 껴안고 잠들텐데."
그러면 꼭 따뜻하고 푹신한 펭귄 인형을 껴안고 잠드는 것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잠시 그렇게 펭귄을 꼬옥 껴안고 잠드는 상상을 하며 기분 좋은 듯 미소짓는다.
/ 우와, 공격하실 예정이면서 조심하라는 거예요? 후후, 걱정마세요. 얼마든지 받아쳐 볼테니까요! 그리고 노코멘트가 아니잖아요?! 즐기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한 층 더 강해졌다구요?!
그러면 건우주에 대한 것은 기억해보일게요. 이미 좋은 기억으로 건우주라는 객체가 기억되어있지만, 조금 더 많은 것을 기억해보일게요. ㅎㅎㅎ 쓰, 쓰다듬어지는 거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정말로까지는 아, 아닐 거라구요... 그보다 필살기라니! 까치발이라니! 이렇게 된 이상, 20cm 굽의 신발을 꺼내들수밖에 없군요! 그러면 무려 180cm가 된다구요? 그러니까 그만 포기하고 받아들이시죠, 건우주!
오늘이 입추라구요? 말도 안돼...어딜봐서 이게 가을의 날씨일까요. 저희 쪽도 마찬가지랍니다. 아직도 여름의 세력이 세서 가을이 발디딜 틈이 없네요.
아, 그리고...앞으로는 답레의 텀이 점점 더 길어질 것 같아요, 건우주... 점점 더 바쁜 시기가 착실하게 다가오고 있어서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정말로 죄송합니다 ㅠㅠㅠ -
396 건우 - 주아 (75051E+55) 2016. 8. 7. 오후 9:37:59말을 살짝 돌려, 주아에게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서 곤란한 병에 걸렸다는 식으로 말을 하자, 주아는 크게 웃음을 터트리면서 그런 병도 다 있냐면서 물어왔다. 계속 아프게 해버린다고, 내 옆에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말을 살짝 돌려서 말하는 주아의 모습은 너무나도 해맑았다.
그 모습에 절로 생긋 미소를 지으면서 조금 더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다가, 살며시 손을 내렸다. 언제까지나 이대로 계속 쓰다듬을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계속 쓰다듬고 싶었지만 주아 말대로, 주아는 내 애완동물도 아니고, 지금은 주아를 쓰다듬으러 온 게 아니라 아쿠아리움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서 온거니 말이야.
1층과는 전혀 대조적인 밝고 평화로운, 그러면서도 상쾌한 느낌이 절로 드는 복도를 천천히 걸어가고 그 끝으로 나아가자, 1층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수조들이 나와 주아를 반겼다. 이번에 보이는 수조들은 전체적으로 환하고 밝은 이미지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조들 중에서 우리는 정말로 빠르게, 펭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벽에 달려있는 거대한 유리창 너머 보이는 펭귄들은 정말로 자기들만의 즐거운 평화를 즐기고 있었다. 땅 위에선 뒤뚱뒤뚱, 물 속에서는 로켓처럼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 펭귄의 모습은 귀여우면서도 정말로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살면서 펭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 내가 남극에 가는 일이 없는 한, 이런 곳에서나 보는게 고작일 것이다.
다음에는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는만큼, 지금 눈 앞에 보이는 펭귄의 모습을 확실하게 기억하기 위해서 가만히 펭귄의 모습을 구경해봤다. 그러던 도중, 펭귄 무리 중에서 한마리가 걸어나와서 나와 주아를 관찰하듯이 유리창 너머로 빤히 바라보았다.
마치 우리를 구경하는 듯한 그 모습에 우리는 풋 하고 웃어보였다. 펭귄들에게도 우리 인간은 구경거리인걸까?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살짝 짖궂을지도 모르지만, 주아에게 말을 살며시 걸어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짖궂게 그러지 좀 말라고 토라질것처럼 말하다가, 저 펭귄이 암컷일수도 있다고, 그러면 나의 멋진 모습에 반한걸지도 모른다고 말을 한다. 정말로 자연스럽게 반격해오면서 키득키득 웃는 그 모습에 나 역시도 작게 키득키득 웃어보였다.
유주아. 너, 요즘 들어서 정말로 자연스럽게 이렇게 반격해온다?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 이거지? 하기사 내가 짖궂게 공격한게 한두번은 아니니까.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그럼 우리 둘 다 펭귄에게도 통할 정도로 미남미녀인걸까? 사실 나는 펭귄이 아니라 너에게만 반하면 충분하니까 암컷이 아니길 빌게. 펭귄이라도 다른 여성이 나에게 반하는건 곤란하니까."
장난 반, 진담 반을 섞어서 주아의 말에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조금 능글맞은 분위기로 말하긴 했지만, 진담인 부분도 있었다. 내 마음은 이미 주아에게 향하고 있기에, 다른 여성이 나에게 반해도 나는 곤란하기만 할 뿐이었다.
적어도 지금은, 그리고 앞으로도 내 마음이 변할 가능성은 극히 드물었다. 그렇기에 다른 여성이 나에게 반하는건 원치 않았다. 결국 나는 그 여성에게 상처밖에 줄 수 없으니까. 물론 펭귄을 가지고 이리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웃긴 일이어서, 나도 모르게 결국 풋하고 웃어버렸다.
"아. 미안미안. 지금 표현은 내가 생각해도 이상했어. 나름 폼 잡아보려고 한 말인데. 하지만 너도 펭귄 못지 않게 귀여운건 사실이야. 어릴때도, 지금도 말이야."
사귀기 전에도 주아에 대해서는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남들을 잘 챙겨주고, 착하고 저렇게 귀엽기까지 한데, 대체 왜 남자친구가 없는건지 너무나도 궁금한 적도 있었다. 물론 그 답은 나와 사귀기 위해서였지만... 아무튼 너무나도 귀여운건 사실이었기에 잠시, 주아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펭귄이 넘어져서 파닥파닥 날개짓을 하며 몸무림을 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귀여운 모습에 나는 물론이고 주아 역시도 풋 하고 웃어버렸다. 너무나도 귀여워서 진심으로 펭귄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그 마음을 살짝 입에 담아보자, 주아 역시, 자신도 기르고 싶다면서 매일매일 꼬옥 껴안고 잠들고 싶다고 답을 해왔다.
그 말에 절로 주아가 펭귄을 꼬옥 끌어안고 자는 모습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어쩌면 인형을 끌어안듯이 자는 모습이 아닐까 싶어서 살짝 그 모습을 보고 싶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펭귄은 개인이 키울수도 없고, 꼬옥 끌어안고 잘 수도 없을테니, 그저 상상 속의 모습으로 끝이 나버렸다.
하지만 그 대신에 나중에 나갈때 선물 정도는 하나 사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느끼며, 잠시동안 펭귄을 바라보았다. 여기는 아쿠아리움이니까 펭귄 인형 정도는 있지 않을까? 아니,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분명히 기념품이 있을테니까.
"여담이지만 펭귄을 꼬옥 껴안고 잘 수 있을테니 기대해도 좋아."
생긋, 부드럽게 웃으면서 주아에게 조금은 의미심장한 느낌이 드는 말을 한 후에, 나는 핸드폰을 꺼내서 다시 시간을 확인해봤다. 펭귄을 보는 동안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는지, 어느샌가 돌고래 쇼 예정 시간까지는 약 10분밖에 남지 않았었다. 슬슬 쇼를 하는 곳으로 이동해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펭귄을 바라보고 있는 주아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쳐서 이쪽을 바라보게 했다.
"이제 10분 남았어. 조금 있다가 다시 보기로 하고, 지금은 돌고래 쇼를 보러 가자. 너무 늦게 가면 입장 못할수도 있고, 너무 멀리서 보게 될지도 모르잖아? 기왕이면 가까이서 봐야지."
그렇게 말을 하고서, 나는 팜플렛을 펼친 후에 돌고래 쇼가 어디서 하는지를 바라보았다. 다행히도 이곳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니었다. 지도의 위치와 지금 이곳의 풍경을 대조하면서 대략적인 방향을 잡아보았다.
그러자 펭귄 중 한마리, 아까전에 파닥파닥거리면서 날개짓을 하던 펭귄이 벌떡 일어나더니, 우리가 가는 것을 감지했는지 다시 우리쪽으로 돌아서 우리쪽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이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고, 물 속에서 아름답게, 그리고 화려하게 헤엄을 치면서 우리에게 멋진 미니 펭귄 쇼를 보여주었다. 방금전의 귀여운 모습과는 다르게 날렵하면서도 화려한 그 모습이 너무나도 신기하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두 눈이 그 펭귄에게 고정되었다.
하지만 그대로 멍하게 계속 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곧 정신을 차리고서, 나는 살며시 펭귄이 잘 볼 수 있도록 손을 들어 살며시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주아를 바라보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말했다.
"펭귄이 작별인사라도 해주는 모양인데? 너도 작별인사 해주는게 어때? 그냥 가면 저 펭귄이 되게 섭섭해하겠어."
//정말로 얼마든지 받아칠 수 있을지 살짝 기대해봐야겠는데요? 주아주의 반격은 어떨지 기대가 되는데요? 조만간에 한번 기회를 엿봐야겠어요. 그거와는 별개로 20cm굽의 신발이라니! 그, 그거야말로 엄청난 필살기잖아요! 아니 그 전에, 20cm굽이면 발에 안 좋단 말이에요! 그런거 신지 마세요. 주아주! 까치발 풀도록 할게요. 쓰다듬게 해줄테니까 그런건 신으면 안되는거에요. 땍!
정말로 입추 답지 않은 입추죠. 물론 작년에도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지만 올해는 더 더운것 같아요. 주아주 같은 경우는 지금 되게 바쁠 시기인만큼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정말로 이럴때 더위에게 맥을 못추게 되면 이후에도 정말 힘들거든요. 나름의 경험담이에요.
그리고 텀은 괜찮아요. 주아주의 사정이 뭔지도 대충 어느정도 감이 오고.. 바쁜 시기라는건 전부터 계속 얘기해왔잖아요? 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요. 지금처럼 매일매일 꼬박꼬박 바로바로 답레 하지 않아도 되니까, 일단 주아주의 사정을 우선시 해주세요. 상황극도 상황극이지만 현실이 더 중하잖아요? 죄송해하지 마시고요. ㅎㅎㅎ 전 얼마든지 여기에 있을테니까요. 그러니까 자신을 우선시 해주세요. 제가 해줄 수 있는건 응원뿐이지만 정말로 화이팅이에요. 그리고, 주아주.. 이건 개인적으로 해주고 싶었던 말인데, 정말로 고생 많았어요. 그리고 앞으로 조금만, 조금만 더 고생해주세요. 그러면 반드시 주아주에게도 빛이 올테니까요. 화이팅♡!!
...........음...(도주(전력도주(진짜로 도주) -
397 주아 - 건우 (5882E+52) 2016. 8. 7. 오후 11:09:061층과는 전혀 다르게 밝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복도를 지나 끝에 다다르자, 이번에도 역시 거대한 수많은 수조들이 자신들의 눈에 들어온다. 아까의 그 무시무시하고 위협적인 분위기와 정반대의 환한 분위기에 괜히 한시름 놓는다. 만약 이번에도 테마가 그런 쪽이었으면, 힘들었을거야.
새삼 이 아쿠아리움이 강약 세기 조절도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펭귄을 찾으러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자 이번에는 정말 쉽게 펭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들의 눈 앞에 보이는 벽에 달려있는 거대한 유리창. 그 너머 보이는 펭귄들은 마치 사람들 쪽은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자기들끼리 즐겁게 놀고 있었다. 땅 위에선 뒤뚱뒤뚱 짧은 다리로 걸어다니고, 물 속에서는 새라는 것을 믿을 수 없게 능숙하고 빠른 속도로 물을 가로질러 나아가는 펭귄의 모습은 너무 귀엽고 멋있었다.
TV나 인터넷같은 매체를 통해서가 아니라 이렇게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기회는 흔치 않은만큼, 건우와 자신은 가만히 그런 펭귄들의 모습을 구경한다. 그러던 와중, 그런 자신들의 시선을 느꼈는지, 여러 마리의 펭귄들 중 한 마리가 앞으로 걸어나와 자신들을 유리창 너머로 빤히 바라본다.
그러자 형성되는 건 자신들과 펭귄이 서로를 마주보고 구경하는 듯한 광경. 입장이 반대가 된 것같은 그 모습에 자신들은 풋, 하고 웃어버린다. 자신들이 펭귄을 구경하는 것처럼 펭귄도 자신들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을 순간 잊어버리고 있었다.
맞아, 쟤네들한테도 우리는 신기한 생명체들일텐데. 구경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펭귄들이 호기심이 많다는 것을 들어왔던 만큼, 충분히 일리가 있는 추측이었다.
그런 펭귄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건우가 또다시 살짝 짓궂게 자신에게 말을 걸자 짓궂게 그러지 좀 말라고 조금 뾰로통하게 말하다가, 저 펭귄이 암컷일수도 있다고, 그러면 너의 멋진 모습에 반한걸지도 모른다고 제법 자연스럽게 반격한다. 새삼 나도 이제 나름 성장했구나, 싶은 마음에 키득키득 웃자 건우도 작게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그러더니 건우는 그럼 둘 다 펭귄에게도 통할 정도로 미남미녀인거냐며, 사실 저는 자신에게만 반하면 충분하니까 암컷이 아니길 빈다며. 펭귄이라도 다른 여성이 저에게 반하는건 곤란하다고 능청스레 입을 연다.
능글맞으면서도 왠지 모를 진담도 느껴지는 그의 말에 간신히 웃음을 참으며 펭귄에게도 그런 생각을 하는거냐고 말하려 입을 연 순간, 건우가 먼저 웃음을 터뜨린다.
나름 폼 잡아보려고 한 말인데 지금 표현은 저가 생각해도 이상했다며, 가볍게 미안하다고 사과한 건우는 어릴 때도, 지금도 자신은 펭귄 못지 않게 귀여운건 사실이라고 말을 이어간다.
자신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새삼 뭔가 부끄러움이 느껴져 스리슬쩍 시선을 다시 펭귄 쪽으로 돌려버리며 조금 어색하게 웃는다.
"하하... 고, 고마워. 으음, 으음...우리 펭귄이들이 화낼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그냥 자연스럽게 맞받아치면 될 것을, 그의 눈빛에 왠지 모르게 그렇게 할수가 없어 결국은 펭귄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듯 얘기한다.
그러다가, 자신들을 바라보던 펭귄이 넘어져서 파닥파닥 날개짓을 하며 몸부림을 치자 그 모습에 건우도, 자신도 덩달아 풋, 하고 웃어버린다. 너무나도 귀여운 모습. 그 모습에 진심으로 펭귄을 키우고 싶다고 건우가 얘기하자 자신도 똑같이 매일매일 꼬옥 껴안고 잠들고 싶다고 대답한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며 펭귄을 바라보다가, 지나가는 말처럼 펭귄을 꼬옥 껴안고 잘 수 있을테니 기대해도 좋다고 얘기한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펭귄이랑 낮잠 자는 프로그램도 있어?"
부드럽게 생긋 웃으면서 의미심장한 분위기의 말을 하는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아까 팜플렛을 훑어봤을 때 그런 프로그램은 없던 것 같은데...
도저히 그의 말 뜻을 알수가 없어 다시 펭귄을 바라보며 최대한 추측해보던 중, 건우가 핸드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하더니 자신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치자 그 쪽을 바라본다. 이제 10분 남았다며, 지금은 돌고래 쇼를 보러 가자고 하는 그의 말에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그래, 그러자. 기왕이면 네 말대로 가까운 곳에서. 돌고래도 직접 보는 건 처음이라 기대 돼!"
해맑게 웃으며 건우가 팜플렛을 펼친 후에 돌고래 쇼가 어디서 하는지 그 대략적인 방향을 잡는 것을 가만히 바라본다. 이렇게 길을 찾아갈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괜히 나섰다가 오히려 더 길을 헤맬 가능성이 있었으니, 지금은 미안하지만 건우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렇게 자신들은 이제는 돌고래 쇼를 보러 떠날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는지, 아까 넘어져서 파닥파닥거리던 펭귄이 그제서야 벌떡 일어나 자신들 쪽으로 돌아서서 자신들을 빤히 바라본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자 펭귄은 이내 곧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그 속에서 아름답고 부드럽게, 또한 화려하게 헤엄을 치면서 자신만의 멋진 미니 쇼를 보여준다.
아까의 그 덜렁거리던 귀여운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날렵하게 물을 가로지르는 그 수영 솜씨는, 정말로 신기할 뿐더러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그렇게 건우도 자신도 멍하니 그 펭귄에만 시선을 고정시키던 중, 건우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는 살며시 펭귄에게 손을 들어 흔들어준다. 그리고 이어서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도 작별인사를 해주는 게 어떠냐고 부드러운 미소로 말한다.
그런 그의 말에 고개를 세게 끄덕이고는 다시 시선을 펭귄에게로 돌려 자신도 양손을 들어 흔들며 인사한다.
"안녕, 펭귄아~ 쇼 멋있었어! 나중에 또 올게."
유리창으로 막혀있어 들릴리는 없겠지만, 진심을 가득 담아 펭귄에게 말을 걸며 방긋 웃는다. 그러자 그 펭귄에게도 뭔가 느껴지긴 했는 듯, 물 속에서 다시금 땅 위로 올라와 자신들을 빤히 바라보더니 마치 인사에 대한 답장이라도 하는 것처럼 날개를 살짝 퍼덕인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금 다른 펭귄 친구들의 무리로 섞여들어간다.
"팬서비스가 확실한 펭귄이네, 그치? 귀여워라~ 그나저나 돌고래 쇼 장소는 어때? 여기서 많이 멀어?"
그런 펭귄을 끝까지 바라보며 귀여운 듯 가볍게 웃고는,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보며 질문한다.
펭귄에 이어서 돌고래까지 볼 수 있을까?
/ 있는 능글거림, 없는 능글거림 전부 끌어모아 반격해볼테니까 얼마든지 기대하셔도 좋다구요! 이제 앞으로는 잡담 시에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겠어요. 그리고 사실은 20cm 굽의 신발 대신 사다리를 탈까 했는데 그건 모양이 이상하잖아요? 그나저나 진짜 쓰다듬게 해줄거예요? (눈 반짝반짝) 와아, 신난다!! 건우주의 필살기를 물리쳤다! 일단 저의 필살기에 하나 추가를 해두고... 근데 떽은 뭐예요! 저 애 아니거든요, 선생님(?)! 애 취급이라니, 너무해요!
건우주 아니었으면 입추인지도 몰랐을 거예요. 요즘에는 그냥 봄여어어어르으으으음갈겨어어어어우우울 같은 느낌이라... 앗, 조언 고마워요! 그런데 오늘은 더위대신 냉방병에 걸릴 뻔해서... 학원에서 하루종일 에어컨 켜주더라구요. 다른 애들은 더워하는 것 같아서 끄지도 못했더니...ㅠㅠ 그래도 건우주 말씀처럼 더위도, 냉방병도 전부 조심할게요!
빙 둘러말해도 알아들어 주시는거죠? 기다려줄 수 있다고 해주셔서 진짜, 진짜 고마워요, 건우주...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지루하고 힘들고 불안한 일인지 알아요. 예전에도 건우주를 기다리게 해버린 적이 있으니까 더, 더 죄송한거라구요. 그런데 오히려 건우주께서는 응원해주시네요, 저를. 건우주의 응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건우주는 모르시죠? ㅎㅎㅎㅎ 정말, 어떻게 이런 천사같은 분을 만날 수 있었던걸까요. 감사하다고, 죄송하다고 몇 번이나 말해도 부족한 느낌이예요.
그리고...자, 잠깐만요. 저 지금 심장에 무리가...하트라니, 하트라니!! (심쿵) 3번씩이나 걸쳐서 도망가지 마요! 아까 쓰다듬게 해준댔잖아요! (붙잡) (강제 쓰담쓰담) 아, 진짜. 너무 귀여우신 거 아니예요, 건우주? ㅎㅎㅎ 이렇게 애교 많은 분이신줄도 몰랐는데~ -
398 건우 - 주아 (61976E+57) 2016. 8. 8. 오전 12:30:20펭귄의 귀여우면서도 유쾌한 모습을 감상하던 도중, 이제 시간이 10분밖에 남지 않았음을 인지하고 주아의 어깨를 툭툭 치며 이제 10분 정도 남았으니까 돌고래 쇼를 보러 가자고 제안을 했다.
그러자 주아는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정말로 기대하는 듯한 목소리로 돌고래를 직접 보는건 처음이라며 해맑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팜플랫을 펼치고 방향을 확인해보았다. 주아는 아무래도 처음 오는 곳에 대해서는 좀 약한 면이 있었기에 여기서는 내가 확실하게 해야만 했다. 남자친구로서 주아가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리드를 하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내 역할이었다. 나마저도 길을 잃어서 헤매게 되면 주아로서는 불안함을 느낄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더욱 더 확실하게 팜플렛과 지금의 위치를 비교하며 나름대로 방향을 잡아보았다.
그리고 방향을 막 잡고 주아를 데리고 나아가려는 순간, 방금전에 파닥파닥 몸부림을 치던 펭귄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고, 우리들을 배웅하듯이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어가서는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운 자신만의 춤을 물속에서 추기 시작했다.
방금전의 이미지가 확 날아가버릴 정도로 너무나도 멋진 그 모습에 잠시 넋을 놓고 가만히 바라보다, 정신을 차리고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미소지어 주아에게도 작별인사를 하는게 어떻겠냐고 말해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양손을 들어 펭귄을 향해 흔들며 나중에 또 오겠다고 크게 인사하며 방긋 웃었다. 그러자 물 속에서 수영하던 펭귄은, 빠르게 물 밖으로 나와 땅으로 올라온 뒤, 나와 주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답례인사라도 하듯이 날개를 살짝 퍼덕여보였다. 그리고는 다시 뒤뚱뒤뚱 귀엽게 걸어가면서 무리 속으로 쏘옥 들어가버렸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웠는지 주아는 가볍게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며, 팬서비스가 확실한 펭귄이라고 그 펭귄을 평가했다. 그리고 돌고래 쇼 장소는 여기서 많이 머냐고 물어보았다. 그 질문에 다시 한번 팜플렛을 펼친 후에 직접 볼 수 있도록 주아의 얼굴로 가져갔고, 직접 돌고래 쇼 장소와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음. 그러니까, 우리가 여기에 있고, 돌고래 쇼 장소는 바로 여기야. 그렇게 멀지 않아. 바로 저 모퉁이를 돌아서 조금만 걸어가면 홀이 있는 모양이야. 거기로 가면 돼. 시간적으로는 충분할거야."
설명을 끝낸 후에 팜플렛을 접어서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었고, 주아가 제대로 따라올 수 있도록 놓았던 손을 다시 꼬옥 잡았다. 주변에서도 돌고래 쇼를 보기 위한 목적인지, 사람들이 점점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그렇게 많으니까 떨어질 위험은 없겠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주아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서, 나는 주아와 함께 돌고래 쇼가 있는 홀로 걸어갔다.
돌고래 쇼가 있는 홀은 생각보다 가까워서 5분도 안되서 도착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풍경에 내 입은 쩍 벌어지고 두 눈도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홀 안은 정말로 거대하고 넓었다. 정확히는 관객석은 그렇게 넓지 않았지만, 물이 있는 곳이 상당히 넓고 거대했다. 돌고래들이 충분히 수영을 즐기고도 남을 정도로 거대한 무대에 절로 위압감마저 들 정도였다.
저런 곳에서 헤엄을 칠 정도라면 돌고래는 쇼를 하다가도 금방 그 피로를 풀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보아하니, 그 깊이도 장난 아니게 깊어보였다. 마치 돌고래를 위한 무대라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잠시동안 멍하게 그 무대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점점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나는 빠르게 주아의 손을 다시 한번 꼬옥 잡고서, 앞쪽 자리로 천천히 나아갔다. 물론 주아가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이동하는건 잊지 않았다. 자리를 잡는것도 중요하지만, 주아가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하면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
그리고 정말로 다행스럽게도 맨 앞에 있는 자리 중 나란히 붙어있는 2개의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주아의 손을 살며시 놓아준 후에 먼저 앉으라는 의미로, 마치 신사가 숙녀에게 자리를 가리키듯이 살며시 분위기를 잡으면서 미소지어 입을 열었다.
"여기에 앉으시면 됩니다. 레이디."
그렇게 자리를 가리킨 후에 나 역시도 바로 옆자리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리고서 눈 앞에 펼쳐져있는 엄청난 크기의 무대를 바라보면서 쇼가 시작하는 것을 기다렸다.
곧 5분의 시간이 흘러갔고, 마침내 쇼가 시작되는 시간이 되었다. 관객석의 조명이 꺼지고, 뒤쪽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무대 쪽에서 2마리의 돌고래가 물에서 점프하듯이 물밖으로 튀어나오는 모습이 나와 주아의 눈 앞에 펼쳐졌다.
정말로 빠르게, 그리고 높게 물 밖으로 튀어오르고서는 다시 물속으로 풍덩하고 들어가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엄청나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정말로 건강한 돌고래 2마리라는 느낌이 제대로 들었다.
이어 사육사이자 진행자로 추정되는 여성이 물 속에서 다이버 복장을 입은채로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마치 섬처럼, 물 중앙에 있는 땅 부분으로 올라왔다. 여성은 다이버 복장을 풀고서, 관객석을 바라보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관객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금부터 우리 아쿠아리움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돌고래 쇼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전에 우리 돌고래 친구인 가온이와 누리의 소개를 하도록 할까요? 가온아! 누리야! 인사하렴!"
여성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시 돌고래 2마리가 높게 물 밖으로 튀어나왔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시 물 속으로 쏘옥 들어갔다. 그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준 2마리의 돌고래는 물 속에서 고개만 쏘옥 내밀고 뀨뀨 거리는 울음소리를 내면서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화려하면서도 멋진 쇼의 인트로에 나는 정말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멍하게, 그러면서도 입가엔 미소를 지으면서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살며시 고래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생각보다 엄청난 것 같은데. 이거. 오길 잘했다. 안 그래? 주아야?"
//그래도 너무 긴장하는건 보기 안 좋다구요! 편안하게 대화해줘요! 그런 모습이 보기 좋단 말이에요. 후훗. 그리고 왜 이렇게 눈 반짝이는거에요. ㅎㅎㅎㅎㅎ 제 머리 그렇게 쓰다듬고 싶으셨어요? 그렇다면 가끔은 머리를 정말로 내줘야겠는데요? 주아주의 필살기 엄청나다구요. 그러니까 20cm 굽 신기 없기에요. 사다리도 위험하다구요. 넘어지면 어쩌려고요!
그리고 빙 둘러말해도 알 수 있어요. 주아주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어떤 상황인지. 물론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틀리면 그것만큼 부끄러운것도 없겠지만, 왠지 이게 맞을거라고 확신이 가요. 네. 기다리는것이.. 음 편한건 아니죠. 편한건 아닌데, 그래도 주아주는 그만큼 바쁜 시기잖아요? 그런 시기에 고집을 부릴 순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한번은 겪었던 일이고.. 그게 얼마나 힘들고 지치는지 잘 알고요.
저번에도 기다린적이 있긴 하죠. 2주요. 하지만, 주아주. 주아주는 그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저하고 했고, 실제로 돌아왔잖아요? 거기서 모르는척, 저를 떠나가도 누구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지만 주아주는 돌아왔잖아요? 그걸로도 충분해요. 지금도 이렇게 저에게 늦어질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잖아요? 그걸로도 충분한거에요. 지금까지 많은 일댈을 하면서, 말없이 떠나가는 사람을 한둘을 본게 아니에요. 자신이 썰을 늘어놓고도 하루만에 사라지는 이도 있었고, 밤에 올게요 하고서 한달 이상 안 온 사람도 있었어요. 주아주는 저에게 천사같다고 하는데, 주아주야말로 천사에요. 금방 신뢰가 깨지기 쉬운 1:1 상황극에서 이렇게 신뢰를 지켜주는 것. 이것만으로도 저는 기쁘고 주아주라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고 정말로 감사를 느껴요. 고마워요. 언제나 그렇게 저를 배려해줘서...
그리고 하트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선회피) 저를 붙잡았다니. 거기다가 강제 쓰담쓰담이라니. 이, 이렇게 되면 이걸 역으로 이용해서 저도...!(쓰담쓰담(토닥토닥) 아무튼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전 주아주를 믿으니까요. 그러니까 이렇게 응원도 할 수 있고 기다릴수도 있는거에요. ㅎㅎ -
399 주아 - 건우 (03353E+53) 2016. 8. 8. 오전 2:39:11펭귄의 귀여운 모습을 가까이 감상하다가 건우가 자신의 어깨를 툭툭 치자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이어서 건우가 이제 10분 정도 남았으니 돌고래 쇼를 보러 가자고 제안을 해오자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돌고래를 직접 보는건 처음이라고 해맑게 웃으면서 기대감을 그대로 표출한다.
건우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팜플렛을 펼치고 돌고래 쇼 장소의 방향을 확인한다. 그렇게 몇 번이나 팜플렛과 지금의 위치를 비교하며 나름대로 방향을 잡아보던 건우는 이내 방향을 제대로 잡았는지 걸음을 옮기려고 한다.
자신도 그런 건우를 따라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방금 전에 넘어져서 파닥파닥 몸부림치던 펭귄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것에 순간 시선을 집중한다. 그 펭귄은 마치 잘 가라고 인사해주려는 듯 물 속으로 풍덩 들어가더니 화려한 자신의 수영 솜씨를 뽐내기 시작한다.
아까의 그 귀여운 바보같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 잠시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건우는 먼저 정신을 차리고는 손을 흔든다. 그리고는 자신에게도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해서 자신도 양손을 들어 흔들며 나중에 또 오겠다고 인사한 뒤, 방긋 웃어보인다. 그러자 물 속에서 수영하던 펭귄은, 다시금 빠르게 땅으로 올라온 뒤, 자신들을 빤히 바라본다. 그러다가 답례인사를 하는 것처럼 날개를 살짝 퍼덕이고는 다시 뒤뚱뒤뚱 무리 속으로 섞여들어간다.
그런 귀여운 모습에 가볍게 웃으면서 건우에게 팬서비스가 확실한 펭귄이라고 말한 뒤, 돌고래 쇼 장소는 여기서 많이 머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다시 한 번 팜플렛을 펼쳐 자신의 얼굴로 가져와 직접 돌고래 쇼 장소와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켜보인다. 그렇게 멀지 않다며, 바로 저 모퉁이를 돌아서 조금만 걸어가면 있는 홀로 가면 된다는 그의 친절한 설명에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끄덕인다.
건우는 분명, 자신이 길을 잘 못 찾는다는 것을 알기에 이런 수고로움도 감수해준 것이 분명했다. 그런 건우의 세심한 배려심에 알려줘서 고마워, 하고 말하고는 빙그레 웃는다.
이어서 건우는 다시 팜플렛을 접어서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고는, 놓았던 자신의 손을 다시 꼬옥 잡는다. 어느새 주변에서도 돌고래 쇼가 목적인 것 같은 사람들이 점점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그런 인파에 휩쓸려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마음이라도 먹은건지, 건우는 자신의 손을 꼬옥 잡고는 같이 돌고래 쇼가 있는 홀로 걸음을 옮긴다.
자신의 생각보다도 가까웠던 홀은 자신들이 걸어가기 시작한지 5분이 채 되지않아서도 도착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보이는 풍경은 거대하고 넓은 물이 있는 무대. 관객석은 그리 넓지 않았다고 쳐도, 돌고래들이 쇼를 보여주는 무대는 정말로 억소리가 날 정도로 거대하고 깊었다.
혹시 저 안에 빠지면 심해에 빠진 기분이 들지 않을까, 같은 생각도 하며 그 넓디 넓은 돌고래 쇼 장소를 건우와 같이 멍하게 구경하던 도중 사람들이 점점 들어오자 건우는 빠르게 자신의 손을 다시 한번 꼬옥 잡고는, 앞 쪽 자리로 천천히, 조심스럽게 나아간다. 혹시나 자신이 넘어지진 않을까, 하는 그의 걱정이 들려오는 듯해 괜찮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자신도 그의 손을 꼬옥 쥔다.
어느새 도착한 맨 앞자리. 다행스럽게도 나란히 붙어있는 2개의 자리가 있어 그 쪽으로 걸음을 옮긴 후에, 건우는 자신의 손을 살며시 놓고는 마치 신사가 숙녀에게 자리를 가리키듯한 분위기를 잡으면서 미소지어 입을 연다. 여기에 앉으시면 된다는 말과 함께 레이디라는 단어까지 덧붙이자 결국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고마워요, 젠틀맨."
그러나 그렇게 웃던 것도 잠시, 자신도 마치 귀부인이라도 된 것마냥 치마를 살짝 들어올리는 시늉을 하며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 그리고는 그가 가리킨 자리에 앉자 건우도 바로 옆자리에 조심스럽게 앉는다.
그리고 잠시 쇼가 시작하길 기다리자, 곧 관객석의 조명이 꺼지고, 뒤쪽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 시작이구나, 하고 생각하자마자 무대 쪽에서 2마리의 돌고래가 물에서 점프하듯이 물 밖으로 튀어나온다. 순식간에, 그것도 아주 높이 물 밖으로 튀어오르고 다시 물 속으로 풍덩하고 들어가는 그 모습에 정말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돌고래의 헤엄과 수영 속에서는, 건강함과 자유로움의 기운이 가득 뿜어져나온다.
이어서 사육사이자 진행자인 것 같은 여성이 물 속에서 다이버 복장을 입은 채로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고는, 물 중앙에 있는 땅 부분으로 올라온다. 곧 그 여성은 다이버 복장을 풀고서, 관객들을 바라보고는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하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저희 아쿠아리움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돌고래 쇼를 시작하도록 할텐데, 그 전에 돌고래 친구인 가온이와 누리의 소개를 하겠다며 인사하렴, 이라고 말하자마자 돌고래 2마리가 또다시 높게 물 밖으로 튀어나와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는, 다시 물 속으로 풍덩 들어갔다. 그 웅장하고 화려한 첫 인사를 관객들에게 건넨 2마리의 돌고래들은 곧 물 속에서 고개만 내밀고 귀여운 울음소리를 내면서 자신들을 바라본다.
생전 처음 보는 돌고래 쇼의 화려하고 완벽한 인트로와 가온이와 누리의 귀여운 모습을 보며 환하게 웃던 중, 건우도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고래를 돌려 자신에게 말을 걸자 자신도 시선을 그 쪽으로 돌린다. 생각보다 엄청난 것 같다며, 오길 잘했다고 안 그러냐고 되물어오는 그의 말에 자신도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세게 끄덕인다.
"응응! 아직 첫시작일 뿐이지만, 그래도 분명 엄청나! 정말 이 쇼 발견 못했으면 큰일날 뻔했어."
만약에 건우가 돌고래 쇼 문구를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자신들은 아쿠아리움을 반밖에 즐기지 못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역시 건우야. 이런 쇼도 다 발견해주고. 고마워, 건우야. 그나저나 가온이랑 누리 진짜 귀엽다! 이름도 예쁘네?"
환히 웃으며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후에 다시 고개를 돌려 돌고래들을 바라본다. 마치 빛이 나는 듯, 윤이 반짝반짝한 돌고래들은, 자신의 생각보다도 더 예쁘고 귀여웠다.
/ 건우주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면 어쩔 수 없잖아요...긴장은 늦추고, 편안하게! (심호흡) 네, 당연히 쓰다듬고 싶죠! 귀여운 걸 보면 쓰다듬고 싶어지는 게 남ㅈ...아니, 사람의 본능! 제 필살기의 위력을 이제 눈치채셨군요! 넘어지면 뭐 어때요~ 건우주께서 받아주시겠죠, 뭐! (해맑)
으음, 사실 건우주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저도 그게 맞을거라고 확신해요. 그리고 기다리게 할 수밖에 없어서 정말로 죄송해요... 이해해주시는 것은 정말로 감사하지만, 그래도 역시 죄송한 건 죄송한거예요. 언제나 건우주를 기다리게만 하는 것 같아 마음은 편치 않은데, 이것이 제 힘으로 어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그래도 지금은 텀이 길어지는 것이라고 해도 나중에는 또다시 몇 주 이상을 접속 못할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계속 신경쓰인다고 했던 저 스스로의 문제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었어요. 새벽의 힘을 빌어 이제와서 하는 얘기지만, 사실 아예 조기 엔딩을 맞거나 건우주에게 말씀드리고 떠날 생각도 했었어요. 저는 계속 엔딩까지 돌리고싶다고 해도 그러면 건우주께서 상당히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실지도 모르니, 이렇게나 좋은 분께 할 짓이 못되잖아요. 엄청 이기적인 행동이기도 하고. 그래서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고민을 했는데, 그래도 역시 돌리면 돌릴수록 건우주도 너무너무 좋은 분이고 헤어지고 싶지도 않고 끝까지 가고싶다는 생각이 훨씬 더 커져서... 건우주께는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정말로 끝까지 가고싶어요. 하지만 그러면 분명 건우주께서 힘드시겠죠. 그걸 아니까 차마 나중에 기다려달라고 말을 못 꺼내겠는데, 건우주께서 이렇게 말씀해주시니까 못된걸 알아도 욕심부리고 싶어지잖아요...그러니까, 제가 욕심 못 부리게 건우주께 맡길게요. 건우주의 선택에 무조건 따를게요. 일찍 끝을 내자고 하셔도, 끝까지 이어가자고 하셔도 전부 좋아요. 저는 천사가 아니예요, 건우주...천사같은 건우주에게 못할 짓하고 있으니까요. ㅎㅎㅎㅎ 곤란하시다면 답은 바로 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아, 어쩌다보니 조금 잡담이 우울하고 진지해졌네요. 이건 다 새벽 때문이에요! 응! 그리고 하트를 먼저 스스로 쓰셔놓고 시선을 피하면 어떡해요ㅋㅋㅋ 제대로 저를 봐달라구요! 박력있게 강제 쓰담쓰담을 시전할테니까요! 역으로 이용하셔도 저는 좋아하는 편이니, 공격 효과 없다구요? 후후훗! 으음...사실 걱정스러운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래도 건우주께서 믿어주신다고 하시니까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안해지네요. 다시 한 번 고맙고 죄송해요, 건우주...ㅠㅠㅠ -
400 건우주 (61976E+57) 2016. 8. 8. 오전 2:41:42음. 답레도 중요하겠지만 아직 깨어있는고로 주아주가 있으면 잠깐 이야기가 가능할지를 물어보고 싶어지네요. 아직 깨어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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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 주아주 (03353E+53) 2016. 8. 8. 오전 2:45:52히익, 깜짝아!;; 왜 안 주무시고 계세요, 건우주?! 아직 깨어있기는 한데...건우주는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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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 건우주 (61976E+57) 2016. 8. 8. 오전 2:47:59성인은 성인대로 할 일이 있으니까요. 라기보다는 사실 조금 동생을 상대해주다보니까..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뭐 개인적으로 할 것도 좀 있었고 말이죠. 그리고 슬슬 잘 준비나 할까 했는데 우연히 주아주의 답레가 보여서, 뭔가 저것에 대한 답변은 조금 빨리 해야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겼어요. 화를 내실건가요? ㅎㅎ 내는건 자유지만 일단 제 이야기부터 다 듣고 해주지 않겟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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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주아주 (03353E+53) 2016. 8. 8. 오전 2:49:43제가 화낼 상황인가요, 지금...화 안 낼거예요. 무엇보다도, 건우주 지금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신 것 같아서...네, 말씀해주세요. 경청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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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건우주 (61976E+57) 2016. 8. 8. 오전 2:59:42일단 주아주. 지금까지는 직접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았는데, 수능이신거죠? 고3 라이프. 사실 제가 생각하는건 이거 하나밖에 없네요. 학생이시고 반쯤은 성인. 그리고 그렇게 말할 정도까지의 상황. 제 머리로는 그거 이외에는 떠오르는게 없어요. 아니라면..그냥 부끄러움 한번 느끼고 치우도록 하죠.
음.. 또 다시 몇 주 이상을 접속하지 못한다고 하셨는데, 그것만 봐도 주아주는 정말로 마음씨가 좋으시네요. 그런 힘겨운 이야기. 보통은 하기 힘들테니까요. 저도 상대방에게 그렇게 얘기하는거 힘들어하는 편이거든요. 죄송하다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어요. 아마 제가 주아주의 상황이라도 그랬을테니까.
일단 저에게 판단을 맡기셨는데, 제 선택에 맡기셨는데 말이죠. 일단 주아주는 이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끌어가고 싶으신거죠? 음. 그러니까 간략하게 말하자면 저와 이 1:1을 끝까지 가고 싶다는 이야기라고 제 눈엔 보이거든요. 그걸 주아주는 굳이 욕심으로 표현한것 같지만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끝까지 가도록 해요. 음. 기다리게 해야하는것 때문에 죄송하다고 하셨는데, 네. 뭐... 기다리는건 조금 힘들지도 모르는 일이죠. 실제로 주아주도 그 기다림에 지치셔서 이번을 마지막으로 잡으신거기도 하잖아요? 아닐지도 모르지만, 일단 잡담을 하면서 느낀바는 그러했어요.
음. 어쩌다가 저 같은 이를 그렇게 마음에 들어하는진 잘 모르겠습니다만.. 누군가에게 이렇게까지 좋은 사람으로 생각되는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네요. 아무튼 주아주는 그것을 욕심이라고 표현하시는데, 그렇다는 이야기는 그 욕심을 부리면서까지 건우와 주아를 마음에 들어한다는거잖아요? 곤란하다면이라고 말했는데 제 답은 언제나 변함이 없어요. 상대가 저와 함께 하는 것을 원한다면 저는 그 상대와 끝까지 갈거에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에요. 제 나름대로의 철칙이에요. 제가 먼저 배신하진 않아요. 제가 뭐, 누군가에게 버려지고 배신을 당한다고 하더라도, 그건...뭐..그 상대는 더 이상 저와 같이 하고 싶지 않다는 일종의 의사표현이겠죠.
지금의 주아주의 글을 읽어보면 그 욕심과 저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되게 갈등하는것 같아보여요. 그렇다면 제 답은 역시 하나 뿐이에요. 주아주가 언젠가 쉽게 못 오게 되더라도, 그것이 풀리는 그때까지 주아주를 기다릴게요. 기약없는 기다림은 정말로 힘들죠. 언제 올지 알 수 없기에 기다림은 정말로 힘든거에요. 그건 주아주도 경험해봐서 알거에요. 저와 1:1 관련으로 비슷한 상처가 있는 주아주는 말이에요. 하지만 기약이 있는 기다림은 설레게 되죠. 만나게 될 때 과연 어떤 모습일까. 어떤 느낌으로 변해있을까. 그 사람은 나를 얼마나 반겨줄까? 등등의 마음으로 말이죠. 실제로 2주의 기다림이, 그런 기다림이 되겠죠.
음..지금은 제가 딱히 정리를 하지 않고 글을 써서 되게 복잡하네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욕심을 내도 괜찮아요. 이렇게 말하는것만으로도 전 되게 기쁘니까. 주아주가 끝까지 하고 싶다고 한다면 제 답은 변함없이 끝까지 간다에요. 물론 그 과정에 주아주는 주아주의 사정이 있으니 잠시 사라질수도 있겠죠. 그럼 잠시 쉬어가는 시간으로 쳐도 문제는 없겠죠. 그리고 또 만나서 또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상황극을 즐기고.. 그렇게 또 재밌게 시간 보내고요. 기다리게 할 수밖에 없어서 정말 죄송하다고 했는데 아니에요. 전 이 상황극을 하면서 주아주의 답레를 기대하면서 그것을 읽고 나름 상상을 하면서 다음 장면을 떠올려보고 그런 식으로 즐기고 있어요.
기다려줄게요. 그러니까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주아주가 원한다면, 이야기는 끝까지 갈테고, 주아주의 사정이 좀 나아질때까지 기다릴수 있으니까요. 주아주가 저를 버리거나, 혹은 이 이야기를 끝내고 싶지 않다고 하는 한 말이죠.
.....그거와는 별개로 역시 주아주는 제 생각대로의 사람이네요. 최고의 1:1 파트너에요. 막말로 익명이니까,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저는 주아주를 찾지 못할테고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하니까 완전히 묻혀버릴텐데.. 이렇게 저 하나 때문에 고민도 해주잖아요? 그런 걱정을 한다는 것, 그 관련으로 고민한다는 것. 그 모두가 천사같은 모습이에요. 그러니까 힘들어 하지 말고 고민하지 마세요. 제 답은 언제나 변함없을테니까요.(쓰담쓰담(토닥토닥) -
405 건우주 (61976E+57) 2016. 8. 8. 오전 3:15:32이..와중에 오타가 보이는건..음..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걸까요. 후우. 필터링 잘 부탁할게요.(윙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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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주아주 (03353E+53) 2016. 8. 8. 오전 3:19:09........네, 맞아요. 역시나 정확하게 맞히셨어요. 마음씨 좋지 않아요. 욕심도 맞구요. 아직은 텀은 길어지더라도 돌릴수는 있겠지만 나중에 가서는 전혀 접속 못하겠죠. 기다림은 힘든거예요. 저 역시도 그것을 몇 번이나 겪어왔고, 경험했고, 상처입었었으니까요.
아무리 기약이 있는 기다림이라고 해도, 그 과정은 정말 지루하고 힘들고 지칠 거예요, 건우주. 저는 건우주께서 그런 느낌을 받게 하고싶지 않아서 계속 고민해왔었어요. 갈등한 게 맞아요. 이어가고 싶어, 힘들게 하고싶지 않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고민했는지 몰라요. 그냥 떠날까, 도 생각했지만 그것 역시 건우주께 상처를 주는 일일테고.
...그렇지만, 욕심내도 괜찮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기다려준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그렇지만, 역시 미안해는 할래요. 그건 어쩔 수 없어요. 그리고, 제가 건우주를 버리는 일은 절대 없을거예요. 네, 절대로요. 끝까지 가고 싶어요. 정말, 진심으로요.
고마워요, 건우주. 건우주도 역시 최고의 1:1 파트너예요. 건우주의 말씀은 언제나 힘이 돼요. 정말, 어쩌다가 이런 이해심 많고 다정한 분을 만나게 된건지... 감사하고 고마워요, 정말.
저도 지금 정리도 안돼고 감성도 폭발해서 그런지 글도 제대로 잘 안 써지네요. 그래도, 그래도 건우주에게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은 전해지길 빌어요.
그나저나 오늘만 해도 벌써 몇 번째 쓰담쓰담과 토닥토닥인 거예요? ㅎㅎㅎㅎ 고마워요, 위로해줘서. (포옹) (꼬옥)
시간이 어느새 이렇게 늦어버렸네요. 늦게까지 붙잡아놔서 죄송해요, 건우주. 어서 주무시는 것이 좋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건우주. 좋은 꿈 꾸시길 빌게요! 음, 으음...그리고 이건 조금 고민하긴 했는데, 그래도 역시...! 사, 사..사탕합니다♡ (도망) -
407 주아주 (03353E+53) 2016. 8. 8. 오전 3:22:16>>405 괜찮아요! 저에게 오타는 보이지도 않는걸요ㅎㅎㅎ
윙크 뭐예요, 윙크! 시, 심장에 안 좋다구요!! 그럼 급격하게 부끄러워졌으니까 진짜로 도망갈거예요!! (도망) -
408 건우주 (61976E+57) 2016. 8. 8. 오전 3:30:47저도 슬슬 누워봐야할 시간이니까요. 조금이나마 주아주의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면 다행이네요. 수능은 대체로 11월에 있죠. 그리고 아마도 제가 예상하는 바로는 9월달부터 주아주는 점점 더 바빠질테고, 아니 정확히는 이미 지금부터 바빠질 시즌이죠. 그래서 힘든 상황인걸테고요. 전혀 접속을 못하더라도 기다릴수 있으니까요. 저 역시도 체험했던거고, 시간은 흘러가기 마련이죠. 그럼 언젠간 그 바쁜 시즌도 사라지기 마련이니까요. 저 역시도 이미 옛날에 체험한 일이에요.
다시 말하지만 욕심 내도 괜찮아요. 욕심이 나쁜건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이런 욕심은 기쁜걸요. 저를 정말로 소중하게 여기는게 바로바로 느껴지거든요. 미안해할수밖에 없다면..음. 그렇군요. 늘 밝게 지내주세요. 정말 힘든 나날이겠지만, 네. 지금부터 진짜로 힘든 시기에요. 저도 체험해봤지만.. 그래도 고3들이 그렇게 자주 겪는다는 자책감에 빠지지 말고 정말로 밝게, 힘내주세요. 물론 지금까지도 힘냈겠지만요.
다들 주아주에게 더 힘내야지. 더 잘해야지라고 말을 한다면 저는 여기서나마 주아주에게 수고했어, 잘하고 있어, 조금만 더 화이팅 하자.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줄게요. 한명 정도는, 아니, 실제로 한명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이 있어도 상관없잖아요?
이해심이 많고 다정한 사람이라. 그런 사람인진 스스로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렇게 본다면, 그건 그거대로 정말로 고마운 평가네요. 네. 정말로 과분하면서도 고마운 평가에요.
다시 말하지만 제 선택은 바뀌지 않아요. 주아주가 이 이야기를 좋아하고 끝까지 이끌고 싶다고 한다면 저는 정말로 끝까지 갈거에요. 이래보여도 고집이 조금 강한 남자거든요. 한다고 한다면 정말로 하고야 마는 그런 남자에요. 좀 단순할지도 모르겠지만요.
늦게까지 붙잡은건 어떻게 보면 제 쪽이죠. 제가 먼저 불렀으니까요. 고로 사과해야할건 제쪽일거에요. 주아주. 어서 주무세요. 저도 슬슬 잘테니까요. 좋은 꿈 꾸시길 빌어요.
그리고 사탕이라.. 이거 ㅎㅎㅎㅎㅎ 그 사탕 고맙게 받을게요. 그럼 제 사탕도 가져가세요. 달콤한 사탕으로 준비할테니까요. 잘 자요. -
409 이름 없음 (1888E+56) 2016. 8. 8. 오후 12:42:00레윌주야... 우선 그동안 오지 못해서 미안해 엘주. 그리고... 안좋은 소식을 전해야 할 것 같아. 그동안 정말 재미있게 지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더이상 상판을 하지 못하게 되었어... 그래서 이별인사 하려고 왔어. 그동안 고맙고 즐거웠어. 건강히 지내 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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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름 없음 (1888E+56) 2016. 8. 8. 오후 12:42:53>>409 미안해!!!! 판을 잘못찾았어..
진짜 미안해... -
411 건우 - 주아 (61976E+57) 2016. 8. 8. 오후 1:14:02돌고래 쇼가 있는 홀 안에 나란히 앉아, 조용히 돌고래 쇼가 시작하는 것을 기다렸다. 눈 앞의 커다란 무대는 말 그대로 돌고래를 위한 무대 그 자체였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그 좁은 무대가 아니라, 정말로 크고 넓은 푸른 바닷물로 가득 차 있는 무대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이 아쿠아리움의 엄청난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돌고래 쇼가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이렇게나 넓고 큰 돌고래만을 위한 무대 위라면 돌고래들도 나름 즐겁게 쇼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난 돌고래가 아니어서 돌고래의 기분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좁은 곳에 가둬놓는 것보다는 훨씬 돌고래에게 좋은 환경이 아닐까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돌고래 쇼가 드디어 그 막을 올렸고 물 속에서 돌고래 2마리가 건강하면서도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 높은 점핑 실력을 보여줬고 물 속으로 다시 풍덩 들어갔다. 다이버 복장을 입고 있는 여성이 물 속에서 나와 물 중앙에 있는 땅 부분으로 올라오고 다이버 복장을 풀더니 가온이와 누리에게 인사를 하라고 지시를 하자 방금전에 물 속에서 튀어나왔던 돌고래 2마리가 또 다시 점핑을 해서 그 모습을 드러냈고 물 속으로 첨벙 들어갔다. 정말로 엄청난 임팩트의 인사를 선보인 돌고래 2마리는 곧 물 속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어서 뀨뀨 거리는 울음소리를 내며, 귀여운 모습을 우리들에게 보여줬다.
주변 사람들의 큰 박수소리가 관객석 안에 울러퍼지기 시작했고, 나는 그 웅장하고 멋진 모습에 절로 멍해졌다. 하지만 정말로 멋진 인트로인건 분명했기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절로 지어졌고 살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려, 주아를 바라보며 생각보다 엄청난 것 같다고, 오길 잘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환하게 웃고 있던 주아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내 말에 공감해주며, 이런 쇼를 발견해줘서 고맙다고 나에게 인사했다. 그리고서는 물 속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고 있는 돌고래, 가온과 누리를 바라보며 정말 귀엽고 이름이 예쁘다고 평가했다.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돌고래 2마리, 가온과 누리는 주아의 말에 대답하듯이 뀨뀨, 뀨뀨 소리를 내면서 헤엄을 치면서 다시 한번 물 속에 들어갔다가 다시 위로 튀어오르면서 사육사의 머리를 가뿐하게 넘어가서는 반대편 바닷물 속으로 첨벙 들어갔다. 물론 그곳에서 정말 자유롭게, 그리고 빠르게 헤엄치면서 다시 방금전에 있던 자리로 돌아와서는 다시 고개를 쏘옥 내밀고서는 뀨뀨, 뀨뀨 하는 울음소리를 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진행자 누나는 어머하는 소리를 내더니 신기하다는듯이 돌고래 2마리를 잠시 바라보더니, 다시 고개를 들어 관객석을 보면서 말을 했다.
"오늘따라 가온이와 누리가 기분이 정말 좋아보이네요. 방금 전 점핑은 저도 미처 예상못한 점핑이었거든요. 우리 관객 여러분들의 환호가 정말로 기분 좋은가봐요! 다시 한번 가온이와 누리에게 박수 부탁할게요!"
"방금 네가 귀엽고 이름이 예쁘다고 해서 기분 좋아진거 아닐까? 저 돌고래들."
진행자 누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속삭이듯이 주아를 바라보면서 살며시 말해봤다. 물론 아닐수도 있겠지만 타이밍적으로 너무 절묘했단 말이지. 돌고래는 머리가 정말로 좋다는데, 어쩌면 진짜 주아가 자신들을 칭찬해주는 말을 알아듣고서 기분이 좋아 서비스를 해준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끝내고서 나는 물 속에서 고개만 쏘옥 내민 돌고래들을 바라보았다. 온 몸에서 윤기가 돌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돌고래의 몸은 만지면 절로 손이 미끄러질 것 같이 매끈해보였다. 평소에 관리를 잘 받고 있는걸까? 정말로 기분 좋게 서로를 바라보는 가온이와 누리의 모습에 다시 한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럼 가볍게 1번째 쇼를 시작해보도록 할까요? 가온아! 이리 온!"
"뀨뀨~~"
진행자 누나가 가온이를 부르자 돌고래 중 한마리가 울음소리를 내더니 천천히 헤엄쳐서 진행자 누나의 곁으로 왔다. 돌고래가 바로 자신의 옆으로 오자, 진행자 누나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물 속으로 들어가서 가온이의 등 위에 올라탔다. 그러자 가온이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진행자 누나를 등에 태우고 무대를 정확하게 2바퀴 뱅그르르 돌기 시작했다. 둘 다 호흡이 정말로 잘 맞는지, 돌고래는 물론이고, 진행자 누나도 전혀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행자 누나는 확실하게 돌고래를 믿고 있고, 돌고래 역시 진행자 누나를 물 속에 빠뜨리지 않도록 확실하게 균형을 잘 잡으며 천천히, 그러면서도 빠르게 무대를 돌았다.
정확하게 무대를 2바퀴 돌고 난 후에, 사회자 누나는 다시 땅쪽으로 올라왔고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당연하다는듯이 관객석에서는 큰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크게 울러퍼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생긋 웃던 사회자 누나는 무대쪽을 보면서 우리에게 말했다.
"어때요? 가온이의 라이딩 솜씨? 훌륭하죠? 가온이와 누리는 이렇게 사람을 등에 태우고 무대를 돌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직접 가온이와 누리의 등에 타보고 싶은 사람 있으신가요? 신청자 2명 받겠습니다! 아.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서, 다이버 복은 다 준비되어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신청자 2명이라.
나는 잠시 고개를 돌려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가온이와 누리를 바라보았다. 기왕 이렇게 왔으니까 주아와 돌고래를 타고 무대를 돌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한가지 걸리는게 있다면 주아는 수영을 잘 못한다는 점이었다. 물론 진행자 누나는 다이버 복이 준비되어있다고 하지만, 수영을 못해서 바다에서 놀때도 물놀이를 하는것보다는 해변가에서 노는게 주였던 주아가 돌고래를 타고 싶어할지는 알 수 없었다.
혹시라도 무서워하지는 않을까? 혹시라도 불안해하지는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쉽사리 손을 들고 있지 못하고 나는 잠시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는 역시 직접 물어보는게 좋겠다고 생각하며 주아를 바라보면서 직접 물어보았다.
"어때? 한번 가볼래? 하지만, 넌 수영을 잘 못하니까 빠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을테니, 강요는 안할게. 너와 내가 둘 다 즐겁지 않으면 의미가 없거든. 즐거우려고 하는 데이트니까, 그냥 편하게 대답해줘."
무섭다고 거절해도 주아를 탓할 마음은 없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서운게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고, 주아가 수영을 잘 못한다는건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무엇보다도 저 바닷물은 정말로 크기도 크고 깊어보였다. 수영을 잘 못하는 주아에게 있어서는 부담감이 느껴지기 충분했다. 그걸 알기에, 나는 강요를 하지 않고 주아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하고 가만히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새벽감성 버프를 받아서 새벽에 다 해버렸네요.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아요. 늦게 자버린만큼 조금 피곤한 것도 있기는 한데, 그래도 저 대답을 빨리 해주고 싶었어요. 주아주는 정말로 고민하는것 같았고, 저는 그 고민거리를 어떻게든 덜어주고 싶었으니까요.
음. 지금은 한창 공부에 매진하고 있겠죠? 공부 정말로 힘내세요. 제가 할 말은 어제 다 했으니 긴 말은 안할게요. 그거와는 별개로 오늘도 정말로 덥네요. 더위 안 먹게 조심하고,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처럼 시원한거 먹으면서 오늘 하루도 열심히 파이팅하세요! -
412 건우주 (61976E+57) 2016. 8. 8. 오후 1:19:21>>409-410 어. 레스미아로군요. 반가워요. 근데 내용이.... 레윌주와 엘주라고 하면 드래곤 이야기인걸로 아는데, 헤어지게 되셨군요.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유감을 표하며 레윌주 분에게 좋은 일만 있길 기원할게요. 역시 파트너가 깨지는 모습은 보기 좀 씁쓸하네요.
그런만큼 전 주아주를 끝까지 안고서 갈거지만요. 언젠가 이별이 있겠지만 그 이별이 있는 순간까지는 쭉 데리고 가야겠죠. 역시. 그게 저의 의지이니까요. -
413 주아 - 건우 (32905E+53) 2016. 8. 8. 오후 6:43:38홀 안의 관객석에 앉아, 건우와 같이 돌고래 쇼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며 곧 돌고래들이 공연을 보여줄 무대를 가만히 바라본다. 정말로 넓고 거대한 그 무대는 푸른빛 바닷물로 가득 차있어, 혹시 바다 자체에서 일부를 떼어다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에 저기에 빠지면 큰일나겠다, 싶은 생각까지 하다가 어느새 시간이 되었는지, 돌고래 쇼가 시작된다.
쇼의 시작을 알리는 듯, 돌고래 2마리는 물 속에서 나타나 아주 높게 점프하며 그동안 갈고 닦았던 점핑 실력을 보여주고서는 다시 물 속으로 풍덩 들어간다. 돌고래들이 순식간에 그렇게 시선을 무대로 확 잡은 후에, 다이버 복장을 입고 있는 한 여성이 물 속에서 나와 물 중앙에 있는 땅 부분으로 올라온다. 그리고는 다이버 복장을 풀더니 가온이와 누리에게 인사하라고 지시하자, 아까 점핑 실력을 보여줬던 돌고래 2마리가 또다시 점프해서 물 밖으로 화려한 모습을 선보이고는 다시 물 속으로 첨벙 들어간다.
정말로 저절로 시선을 사로잡은 그 화려한 인사를 선보인 돌고래들은 곧 물 속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는 귀여운 울음소리를 내며, 자신들이 있는 관객석 쪽을 바라본다.
그 모습에 아주 당연하다는 듯 큰 박수소리가 무대 안을 가득 채웠고, 건우는 멍하니 그 돌고래들을 바라보다가 곧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생각보다 엄청난 것 같다고, 오길 잘했다고 말한다.
그의 말에 자신도 고개를 돌려 건우에게 밝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말에 공감하고, 이런 쇼를 발견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한다. 그리고서는 귀엽게 고개만 빼꼼 내밀고 있는 돌고래들을 바라보며 정말 귀엽고 이름이 예쁘다고 얘기한다.
그러자 마치 자신의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가온과 누리는 뀨뀨, 하고 울음소리를 내더니 다시금 물 속에 쏙 들어갔다가 사육사의 머리 위로 가볍게 점프하여 반대편 물 속으로 첨벙 들어간다. 그리고는 유연하고 빠르게 헤엄을 쳐서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와 고개를 쏙 내밀고는 또다시 귀여운 울음소리를 낸다.
그 모습에 놀란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었는지, 진행자도 어머하는 소리를 내더니 신기하다는 듯 돌고래들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관객석 쪽으로 오늘따라 가온이와 누리가 기분이 정말 좋아보인다며, 방금 전 점핑은 저도 미처 예상못한 점핑이라며, 다시 한번 가온이와 누리에게 박수 부탁한다고 소리치자, 또다시 뜨거운 박수 소리가 터져나온다.
자신도 즐겁게 웃으며 박수를 치던 중, 건우가 방금 자신이 귀엽고 이름이 예쁘다고 해서 돌고래들이 기분 좋아진거 아니냐며 속삭이듯이 말을 걸자, 자신도 그를 바라보며 빙긋 웃는다.
"정말 그런걸까? 돌고래들은 머리가 좋다고 하긴 하는데. 이 참에 나도 돌고래 사육사나 되어볼까~"
농담삼아 자신도 그렇게 얘기해보기도 하며 키득키득 웃는다. 솔직히, 가능할리는 없었다. 자신은 깊은 물 속에 들어가지도 못하니. 그래도 저렇게 귀여운 돌고래들이랑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점은 솔직히 끌리긴 했다.
그런 생각으로 다시 고개를 돌려 건우와 같이 물에 젖어 더 매끈매끈해보이는 돌고래들을 따스하게 바라보다가 진행자가 그럼 가볍게 1번째 쇼를 시작해보겠다며, 가온이를 부르는 소리에 다시 공연에 집중한다.
저를 부르는 소리에 가온이는 천천히 헤엄쳐서 진행자의 곁으로 왔고, 진행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물 속으로 들어가서는 가온이의 등 위에 올라탄다. 그러자 가온이는 아주 익숙하게 진행자를 등에 태우고 무대를 빠르게 돌기 시작한다. 이미 여러 번 해왔던 것처럼 둘 다 능숙하게 균형을 잡으며 전혀 흔들림 없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진행자도, 돌고래도 서로를 확실하게 믿고있다는 것을 아주 제대로 느끼며, 그들의 모습을 숨죽여 지켜본다.
그렇게 무대를 2바퀴 돌고 난 후에, 진행자는 다시 땅 쪽으로 올라왔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한다. 그러자 다시 또 자연스레 관객석에서는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크게 울러퍼진다. 그 소리를 들으며 생긋 웃던 진행자는 무대 쪽을 보면서 다시금 입을 열어 가온이의 라이딩 솜씨가 훌륭하지 않냐고 물어오며, 여기서 직접 가온이와 누리의 등에 타보고 싶은 사람 있냐며, 신청자를 2명 받겠다고 선언한다.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서, 다이버 복은 다 준비되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그 소리에, 관객석은 다시금 시끌시끌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상당히 깊어보이는 무대의 특성상, 바로 나서는 이들은 없었고, 다들 조금씩 눈치를 보며 자신들끼리 무언가 대화를 주고받는다.
자신은 그저 조용히, 가온과 누리를 바라보기만 한다. 건우라면, 분명히 돌고래들을 타고 싶어하겠지? 수영을 좋아하는 아이니까.
나는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마음 속으로 고민을 하던 도중, 아니나다를까 건우가 어떠냐며 자신을 바라보자 똑같이 그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한 번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면서도 자신이 수영을 잘 못하는 걸 알고 있으니, 강요는 안한다면서. 즐거우려고 하는 데이트니까, 그냥 편하게 대답해달라는 그의 말에, 여전히 아무 말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돌려 거대한 무대의 푸른 바닷물을 바라본다.
상당히, 상당히 깊고 넓어보이는 물. 당연히 무섭지 않을리가 없었다. 심지어 아까 낮에 바다에서 놀 때도 그저 해변가 쪽에서만 놀던 자신이었으니.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야. 네가 하고싶다면, 나도 용기를 내어.
고민을 끝마치고 다시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다.
"응응, 하자하자! 분명 잊지못할 추억이 될테니까. 그리고 혹시 내가 물 속에 빠진다고 하더라도, 어느 수영을 잘하는 멋진 왕자님께서 구해주시지 않을까?"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키득키득 웃으며 그에게 하고싶다고 말해본다. 그리고는 혹시나 건우가 자신을 위해 그냥 하지말자, 고 말할까봐 재빨리 한 쪽 손으로 그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는 그대로 들어올려 같이 손을 흔들며 진행자를 향해 손나팔을 하고 크게 소리친다.
"언니!! 저희요! 저희 가온이랑 누리 등에 타보고 싶어요!"
/ 안 그래도 피곤하실 것 같아서 그 점이 걱정이었거든요. 게다가 그 때 시간도 늦었으니 건우주께서는 당연히 주무시고 계시겠거니, 하고 나중에 대답해주셔도 된다고 한건데...갑자기 레스가 또 달려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빨리 제 고민을 덜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그렇지만 역시 너무 무리하실 필요는 없어요. 건우주를 피곤하게 하면서까지 억지로 대답을 듣고싶지는 않았으니까요.
그 때는 한창 공부하고 있긴 했답니다. 그러다가 피곤해서 잠깐 잠들었을 때 건우주께서 잘자라고 해주신것 덕분인지 꿈도 치킨 먹는 꿈꿔서 기분 좋아요! ㅋㅋㅋㅋ 확실히 오늘도 날씨가 덥네요. 매미 소리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어요. 격려해주셔서 고마워요! 덕분에 저는 오늘 즐겁게 하루를 보냈답니다~ 건우주께서는 오늘 하루, 괜찮으셨나요?
>>409-410 아니예요, 미안해하실 필요 없어요. ㅎㅎㅎ 어떤 사정이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도 진심으로 레윌주와 엘주, 두 분께 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랄게요. -
414 건우 - 주아 (61976E+57) 2016. 8. 8. 오후 8:28:41예기치 못한 돌고래 2마리의 점핑쇼에 진행자 누나도 조금은 당황했는지, 어머하는 소리를 내며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이어 고개를 들어 관객석을 바라보며 가온과 누리를 박수를 쳐달라가 요청했고 관객석에선 정말 우뢰같은 뜨거운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너무나도 타이밍이 절묘해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속삭이듯이 너의 말 때문에 기분이 좋아져서 그런거 아니냐고 말해보니까 주아는 빙긋 웃으면서 키득키득 웃으면서 돌고래 사육사라도 되어볼까라고 답해왔다. 그 말에 주아가 살짝 돌고래 사육사가 되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나 역시도 장난스럽게 주아의 말에 답했다.
"그럴려면 물과 친해져야할텐데 괜찮겠어? 내가 수영 좀 가르쳐줘야겠는데?"
물론 주아가 진심으로 돌고래 사육사가 되겠다고 말을 한 것은 아니라는건 잘 안다. 하지만 동물을 좋아하는 주아이니까 그렇게 사육사가 되는 것도 주아에게 있어선 행복한 미래가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한편, 진행자 누나는, 1번째 쇼를 보여주겠다면서 돌고래 중에서 가온이를 불렀다. 그리고 자신의 옆으로 다가온 가온이의 등에 탄 후에, 너무나도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주면서 무대를 2바퀴 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혹시라도 빠질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심지어는 다이버 옷 조차도 입지 않고 돌고래인 가온이에게 몸을 맡기는 그 모습과, 진행자 누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 안정적으로 헤엄치는 가온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둘이 얼마나 서로를 신뢰하고,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 멋진 쇼에 관객석은 또 다시 환호성과 박수소리로 가득찼다.
하지만 쇼는 그걸로 끝나지 않고 진행자 누나는 가온이와 누리의 등에 타보고 싶은 신청자를 2명 받겠다면서, 관객석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 말에 관객석은 시끌시끌해졌다. 바로 옆에서 돌고래를 타보자라는 말도 나오지만, 물이 너무 깊어서 무섭다라던가, 떨어지면 어떡해. 등등의 말이 들려왔다.
솔직히 나는 손을 번쩍 들고 싶었다. 주아와 돌고래를 타보는 것도 정말로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주아는 나와는 달리 수영을 잘 못하는 편이었다. 그런만큼 저 깊고 깊은 푸른 바닷물이 무섭게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기에 나는 손을 들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주아에게 살며시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그러자 주아는 아무런 말 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정말로 거대하기 그지 없는 깊고 깊은 푸른 바닷물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서 벌써부터 주아가 살짝 무서움을 느끼고 있고, 상당히 갈등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만약에 내가 수영을 못한다고 한다면 나라도 여기서는 쉽게 하자고 말을 할 수 없었을테니까. 눈 앞의 푸른 바닷물은 얼핏봐도 그 깊이가 장난이 아니게 깊어보였다. 안전한다고 말은 하지만, 사람이 가지는 공포라는건 그렇게 쉽게 가라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기에, 나는 주아에게 괜찮다고, 그냥 앉아서 구경하자고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주아는 뜻밖에도 나를 바라보면서 환하게 웃더니 잊지 못한 추억이 될거라면서 하자고 말을 했다. 혹시라도 자신이 물 속에 빠진다고 해도 어느 수영을 잘하는 멋진 왕자님이 구해줄거라면서 키득키득 웃는 그 예상치도 못한 모습에 순간 멍해져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주아의 모습을 눈을 깜빡깜빡거리며 바라보았다.
하지만 주아의 돌발행동은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무리할 필요 없으니 하지 말자고 말을 하려고 하는 바로 그 순간, 주아는 내 손을 잡더니 번쩍 들어올리고서는 진행자 누나를 향해서 돌고래의 등에 타보고 싶다고 선언했다.
"야. 유주아!"
"와! 거기 멋진 학생 두명이 도전하는건가요? 뭔가 사이 엄청 좋아보이는데, 혹시 연인 사이인가요? 그렇다면, 좀 더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줘야겠네요? 물에 빠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제가 있는 곳까지 와주세요! 그리고 모두들 용기있게 도전한 두 학생에게 박수 부탁드려요!"
예상도 못한 주아의 선언에 깜짝 놀라 말리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 진행자 누나는 나와 주아에게 무대로 올라오라고 지시했고 주변에선 크게 박수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여기서 안한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정말, 얘는 가끔씩 이렇게 돌발행동을 해서 사람을 놀라게 한다니까.
"너, 무서우면서 뭘 무리해서 한다고 그래? 안해도 상관없었는데. 그래도 용기를 내 준건 고마워. 걱정하지 마. 물에 빠지면 내가 반드시 구해줄테니까. 그게 공주님을 지키는 왕자님의 역할 아니겠어? 어릴땐 네가 나의 왕자님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내가 너의 왕자님이니까. 그럼 올라가볼까? 마이 프린세스?"
주아의 방금 전 말을 인용해서 작게 키득거리면서 방금전에 주아가 먼저 잡은 손을 잡고서 천천히 무대 위로 향했다. 당연하겠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나와 주아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다정하게 손까지 잡은 이상, 아마 우리 둘의 사이를 대략적이나마 예상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 증거로 오오오~ 하는 소리가 환호성 사이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조금 쑥스럽고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그래도 잡은 손을 놓을 마음은 없었다. 물 위에 설치된 무대인만큼, 미끄러운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주아가 미끄러져서 물 속에 빠지지 않도록 저 관리자 누나가 있는 곳까지 안전하게 에스코트를 하는 것이었다.
"조심해. 미끄러지지 않게. 꽉 잡아줄테니까."
혹시라도 바닥에 있을 물기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아의 손을 꼬옥 잡고서, 나는 천천히 주아를 데리고 진행자 누나가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그러자 진행자 누나는 무대 뒤쪽에서 다이버 옷 2개를 꺼내왔다.
"자. 이 다이버 옷을 입으시면 된답니다. 제가 도와줄테니까 천천히 입으세요. 그냥 옷 입듯이 입으면 되니까 어려워하지 마시고요."
내 몫으로 나온 다이버 옷을 손으로 잡고서 난 아무런 말 없이 주아를 바라보았다. 잠시동안 그렇게 무언의 눈빛으로 주아를 바라보다가 살며시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으며 주아의 손을 살며시 놓고서 입을 열었다.
"즐거운 추억 만들어보자. 무서워하지 말고. 내가 바로 옆에 있을테니까."
"뀨우. 뀨우."
돌고래 중 한마리인 누리가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뀨우, 뀨우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주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치 그 모습이 주아를 응원하면서 격려하는 모습 같아서 나도 모르게 풋하고 웃어버렸다. 정말로 그런거니? 누리야?
"봐봐. 돌고래도 응원하잖아?"
//그래도 지금은 또 괜찮으니까요! 그때는 말했다시피 조금 해야할 일이 있어서 우연히 깨어있었어요. 네. 주아주는 상당히 놀라신 것 같더라고요. 설마 레스에서 깜짝이야라고 표현할줄은 몰라서 저도 살짝 놀랐답니다.
그거와는 별개로 전 딱히 무리하지 않았으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음. 이건 제 개인적인 욕심이었지만 주아주가 그 관련으로 밤시간동안, 그러니까 제가 낮에 답레를 쓸때까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어요. 이런 말 하면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주아주는 적어도 여기에서만큼은 즐거워했으면 했거든요. 그래서 그 고민거리를 보는 순간, 이건 지금 꼭 답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레스를 올린거고요. 파트너가 바로 옆에서 고민하고 갈등을 하는데 어떻게 못본척 하고 넘길 수 있을까요? 이미 제 답은 정해져있었는걸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주아주. 시기가 지나서 조금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저는 주아주를 기다릴테고, 기다릴 수 있으니까 건우와 주아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는 끝까지 갈 수 있어요. 아니, 사실 여기까지 와서 중간에 그만두기도 뭐하잖아요? ㅎㅎㅎ 이렇게나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구요.
그건 그렇고, 치킨 먹는 꿈도 꾸시고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고 하니까 다행인걸요? 새벽에는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촛불 같았단 말이에요. 아. 저는 나름대로 즐겁게 하루 보내고 있어요. 여기엔 또 비가 왔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상당히 시원하고요. 창문을 여니까 바람이 마구마구 들어오네요. 살 것 같아요! 그거와는 별개로 치킨 먹는 꿈. 꾸고 싶네요.(훌쩍) -
415 주아 - 건우 (03353E+53) 2016. 8. 8. 오후 11:12:07돌고래들의 깜짝 점핑쇼에 놀라던 것도 잠시, 진행자는 곧바로 능숙하게 가온과 누리에게 박수를 쳐달라고 소리쳤고, 그에 따라 커다란 박수소리가 터져나온다.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의 말 때문에 기분이 좋아져서 그런거 아니냐고 속삭이듯이 말했고, 자신은 그런 그의 말에 키득키득 웃으면서 돌고래 사육사라도 되어볼까, 하고 대답한다. 그러자 건우도 장난스럽게 그럴려면 물과 친해져야할텐데 괜찮겠냐며, 저가 수영 좀 가르쳐줘야겠다고 얘기한다.
"하하, 됐어, 됐어~ 내가 물과 친해지는 것보다 차라리 다른 사육사가 되는 게 훨씬 더 빠를걸?"
그런 건우의 말에 다시금 웃음을 터뜨리며 어깨를 으쓱한다. 하지만 반쯤은 진담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물을 무서워한 탓에, 이제는 과연 수영을 배울 시도나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중에도 쇼는 계속되어, 진행자는 1번째 쇼를 보여주겠다면서 돌고래 중에서 가온이를 부른다. 그러자 가온이는 바로 옆으로 헤엄쳐왔고, 진행자는 가온이의 등에 탄 후에 완벽하고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주면서 무대를 2바퀴 돌아보인다.
어쩌면 깊은 물 속에 빠질 수도 있었지만, 둘은 서로를 아주 강하게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마치 한 몸이라도 된 양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진행자는 다시금 물 중앙의 땅 쪽에 올라온다. 그 완벽했던 쇼에 관객석에서는 다시금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가득 터져나온다.
그러자 진행자는 이번에는 가온이와 누리의 등에 타보고 싶은 신청자를 2명 받겠다면서, 관객석을 바라본다. 그 말에 관객석은 곧바로 시끌시끌해지기 시작한다. 자신들의 바로 옆에서도 돌고래를 탈까, 말까 하고 고민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왔고, 자신은 그저 가만히 가온과 누리를 바라보며 건우를 생각해본다.
분명, 건우라면 바로 돌고래를 타보고 싶을 터. 특히나 수영과 물을 좋아하는 그라면 더했다. 그렇지만 건우는 바로 손을 들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온다. 그런 그를 아무말 없이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무대의 깊고 깊은 푸른빛 바닷물을 바라본다.
...솔직히 말하자면, 무서웠다. 두려웠다. 저 앞의 바닷물은 그 깊이를 도저히 가늠할 수도 없었고, 그 크기도 굉장히 커 정말 빠지면 끝장일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자신이 안 하겠다고 하면 건우도 덩달아 안 할 아이라는 것을, 자신은 알고있었다. 자신과의 추억을 소중히 쌓고싶을 그였기에, 자신을 배려해서 하지 말자고 할 아이였다. 그렇다면...내가 먼저. 용기를 내서.
그런 생각으로 건우를 바라보면서 환하게 웃고는, 잊지 못한 추억이 될거라면서 하자고 얘기한다. 혹시 자신이 물 속에 빠진다고 해도 어느 수영을 잘하는 멋진 왕자님이 구해줄거라고 말까지 덧붙이면서. 키득키득 웃는 자신의 모습에 놀란듯, 건우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런 말도 못하고 두 눈만 깜빡깜빡거리며 자신을 바라본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되었다. 건우는 분명, 무리할 필요 없으니 하지 말자고 말을 할 아이였다. 서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아는 자신들이었기에, 이 정도쯤은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그러니까, 좀 더 확실하게 굳혀야했다.
그렇게 판단을 내리고는 곧바로 건우의 손을 잡고 번쩍 들어올리고서 진행자를 향해 돌고래의 등에 타보고 싶다고 크게 소리친다.
건우가 깜짝 놀라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만 못 들은 척하며 진행자를 바라본다. 그러자 진행자는 거기 멋진 학생 두 명이 도전하는 거냐며, 혹시 연인 사이인지 물어보더니 물에 빠지지 않게 조심히 저가 있는 곳까지 와달라고 얘기한다. 거기다 덧붙여 다른 관객들에게 용기있게 도전한 자신들에게 박수 부탁드린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울려퍼진다.
이것으로, 확실하게 굳혀졌다. 우리는 할 수 밖에 없었다.
건우는 자신에게 안해도 상관없었는데 무서우면서 뭘 무리해서 한다고 그러냐며, 그래도 용기를 내 준건 고맙다고, 물에 빠지면 저가 반드시 구해줄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게 공주님을 지키는 왕자님의 역할 아니겠냐며, 어릴 땐 자신이 저의 왕자님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저가 자신의 왕자님이니까 그럼 올라가볼까? 하고는 작게 키득거리며 마이 프린세스, 하는 그의 말에 결국은 버티지 못하고 얼굴이 조금 달아오른다.
"정말이지... 그런 소린 조금 아껴달라구. 창, 창피하잖아... 그래도 잘 부탁할게, 나의 왕자님."
자신도 건우의 말에 똑같이 대답하면서 그가 자신의 손을 잡고 천천히 무대 위를 향하는 것을 따라 자신도 걸음을 옮긴다. 순식간에 집중된 사람들의 시선. 다정하게 맞잡은 자신들의 손을 보며 환호성과 함께 오오~ 하는 소리까지 들려온다.
그 소리를 듣자 부끄러운 마음이 커지지만, 그래도 건우의 손을 놓지는 않고, 오히려 더 꽉 잡는다. 물 위에 설치된 무대. 빠지면 끝장이라는 마음이 가득하게 차올라 절대로 그의 손을 놓지않는다. 바닥에 간간이 있는 물기에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며, 꽉 잡아줄테니까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라는 그의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지금 자신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건우밖에 없었다. 그의 에스코트를 고맙게 받아들이며 천천히, 천천히, 진행자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 마침내 그 곳에 도착한다.
그러자 진행자는 무대 뒤쪽에서 다이버 옷 2개를 꺼내왔고, 그냥 옷 입듯이 입으면 되니까 어려워하지 말고, 저가 도와줄테니까 천천히 입으라고 얘기한다.
자신들에게 전해진 다이버 옷을 각자 받아들고 건우는 아무런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았고, 자신 역시 그런 건우를 마주본다. 잠시 그렇게 눈빛을 주고받다가 건우가 먼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을 살며시 놓고서는 저가 바로 옆에 있을테니까 무서워하지 말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자고 얘기한다.
그리고 그런 건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누리는 마치 자신을 격려해주는 듯, 뀨우 하는 소리를 내면서 자신을 바라본다. 그런 누리의 모습에 건우도, 자신도 결국 풋, 하고 웃어버린다.
봐봐, 돌고래도 응원하잖아? 하는 건우에게 자신도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응, 그러게. 힘내라고 하는 것 같아. 누리 맞지? 응원해줘서 고마워. 나, 용기내볼테니까 잘 부탁해."
살짝 허리를 숙여 누리에게 빙그레 미소지으며 말을 건 후에, 다시금 용기를 내어 진행자의 도움을 받으며 천천히 다이버 옷을 입기 시작한다.
다이버 옷을 다 입자 생각보다 사이즈도 잘 맞고 불편한 곳은 없었지만, 흘끔 옆을 바라보니 또다시 보이는 깊고 푸른 바닷물에 다시금 살짝 긴장하기 시작한다. 더욱더 깊은 바닷물은 너무 깊어서 오히려 검푸른빛이었는데, 그것조차도 두렵기 그지 없었다. 혹시 나를 집어삼키는 건 아닐까? 만약에 균형을 잃고 물에 빠졌는데 아무도 구해주지 못한다면?
불길한 생각은 또다시 스멀스멀 자신을 얽매여오지만, 애써 그런 생각을 떨쳐내버리려 고개를 세게 좌우로 젓는다.
그래도... 건우와 함께라면 괜찮아. 무섭지 않아.
심호흡 하듯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며, 다음에 있을 진행자의 안내를 조용히 기다린다.
이제는, 정말로 도망칠 수가 없었다.
/ 괜찮으시다면 다행이예요! 진짜 깜짝 놀랐거든요...갑자기 레스 수가 400이 되어있어서 뭐지? 했는데 건우주께서 깨어계셔서 순간 정말 놀라가지고...
딱히 무리하지 않으셨다고 해도, 아주 늦은 시간이었으니까요. 저를 생각해주셔서 정말로, 정말로 고마워요, 건우주. 하지만 저도 괜찮아요. 그런 말을 보고 지금 바로 꼭 대답해줘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주셨으면 해요. 어차피 계속 고민할 생각이었거든요. 그리고 건우주께서 답레를 올려주실 때까지 충분히 기다릴수도 있구요. 그러니까, 으음, 너무 저를 배려해주지 않으셔도 저는 괜찮아요. 저는 건우주께서 조금 더 건우주 스스로를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더이상 걱정은 하지 않을게요. 건우주께서 이렇게 든든하게 말씀해주시는데, 제가 불안해할 이유가 없잖아요? ㅎㅎㅎㅎ 저도 건우랑 주아의 모습을 보면 기분 좋아지기도 하구요. 아, 더하기 건우주와의 잡담도요!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촛불이라니... 그렇게나 위태로워보였나요? 으음...이거, 건우주께는 거짓말도 못하겠네요. ㅎㅎㅎ 어제 새벽 감성 버프도 있었지만 갑자기 급격하게 우울해졌었거든요. 지금은 괜찮지만요! 상당히 시원해졌다니, 다행이예요. 언제까지나 더위에 시달릴 수는 없지요~ 울, 울지 마세요...! 음, 으음, 꿈 속에서 치킨 보내드릴테니까요! (쓰담쓰담) -
416 건우 - 주아 (74623E+56) 2016. 8. 9. 오전 1:22:47하지 않는다는 선택지 자체를 산산조각 내버릴 정도로 큰 박수소리를 받으며 나와 주아는 손을 꼬옥 붙잡고 무대 위로 올라갔다. 진행자 누나가 있는 곳을 향하면서 방금 전 주아가 했던 왕자님 발언을 살짝 인용해서 장난스럽게 키득거리면서 말을 하자, '마이 프린세스' 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부끄러웠는지, 주아의 얼굴이 살며시 달아올랐다. 그러더니 살짝 토라진 톤으로 창피하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의 왕자님' 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가볍게 반격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줘서 또 다시 나의 입꼬리를 살며시 올라가게 만들었다.
누가 봐도 절대로 평범한 친구사이는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꼬옥 붙잡은 손 때문인지, 무대를 이동하는 도중, 관객석에서 환호성과 함께 오오~ 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지금 관객석을 보질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어쩌면 관객들 중에는 우리 둘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이들도 있지 않았을까?
나의 공주님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진행자 누나가 있는 곳까지 무사히 에스코트를 하자, 진행자 누나는 나와 주아에게 다이버 옷을 건네줬다. 도와줄테니까 천천히 입으라는 말과 함께 그냥 옷 입듯이 입으면 된다고 어려워하지 말라는 말도 덧붙여서 하셨다.
지급받은 다이버 복을 받은 후에 나는 살짝 주아가 걱정스러워서 주아를 바라보며 무언의 눈빛을 날렸다. 그러자, 주아도 내 쪽을 바라보더니, 나에게 무언의 눈빛을 날렸다. 말은 안하지만 여러 의미가 담긴 눈빛을 교환하다 살짝 미소지어,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주아의 손을 놓고 주아를 안심시키듯이 말해보았다. 그러자 누리가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뀨우, 뀨우 소리를 내며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주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힘내라고 하는 것 같다면서 누리에게 잘 부탁한다고 빙그레 미소지어 인사를 했다. 조금은 긴장이 풀린 듯한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도 다이버 복을 천천히 입었다.
놀랍게도 다이버 복은 몸에 착 달라붙는 사이즈였다. 전혀 불편한 곳이 없고 오히려 처음부터 한 몸이었던것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기에 정말로 신기하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몸을 더욱 더 움직여보면서 다이버 복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즐겨보았다. 그러다가 문뜩 주아의 모습이 또 눈에 들어왔다. 내 옆에 서 있는 주아는, 바닷물을 바라보고 있었고 다이버 복 너머로도 잘 알 수 있을 정도로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역시 수영에 익숙치 않다는 사실이 주아의 발목을 강하게 잡고 있는 모양이었다. 수영을 하지 못하는데 눈 앞에는 그 깊이조차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푸른 바닷물이 눈 앞에 있으니 무서울만도 했다.
무서운 것을 이겨내려는지, 고개를 좌우로 젓는 주아에게로 난 천천히 다가가서는 살며시 팔을 올려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주아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여기서 포옹을 했다간, 정말로 구경거리가 되어서 휘파람을 부는 이가 나올지도 모르는만큼 그것만큼은 자제를 했다. 무엇보다 주아도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부끄럽다고, 만인의 앞에서 뭐하는거냐면서 제대로 삐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안심시켜주듯이 주아의 어깨를 천천히 토닥여주는 도중, 진행자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남자친구 분! 여자친구분이 무섭지 않게 토닥여주는거에요? 정말로 사이 좋아보이는데요? 사귄지 얼마나 되었어요?"
어깨를 토닥이는 것 정도면 별 공격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조차도 여기서는 공격 대상인걸까? 짖궂게 웃으면서 파고드는 진행자 누나의 질문에 나는 생긋 웃고서 빠르게 머릿속으로 계산을 한 후에 질문에 대답을 했다.
"거의 2달 정도 되었어요."
기말고사를 치기 전에 우리 둘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서 연인이 되었고, 지금 이 바다는 기말고사를 다 친 기념으로 놀러온 것인만큼, 시간적으로는 2달에 가깝기는 했다. 물론 아직 2달이 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이러다보면 언젠간 100일도 다가오겠는데? 미리 선물 준비라도 하는게 좋을까? 일단 지금은 그 생각은 접어두도록 하자. 100일 선물 같은 것은 나중에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여기서 멋지게 남자친구로서 먼저 도전해서 여자친구에게 멋진 모습 보여보는건 어떠세요?"
"처음부터 그럴 참이었어요."
진담이었다. 처음부터 나는 주아보다 먼저 도전할 생각이었다. 여기서 내가 멋지게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주아도 조금은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여기서 미끄러져서 바다에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주아는 더욱 더 긴장할테고, 어쩌면 도전조차도 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다. 여기까지 올라온 이상, 주아도 성공했으면 하는 바램이 강했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할 생각이었다.
"멋진 대답이네요! 여자친구 분. 이런 멋진 남자친구가 있어서 좋겠는데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가온아! 이리 오렴!"
"뀨우! 뀨우!!"
진행자 누나가 가온이를 부르자 방금 전에 멋진 라이딩 쇼를 보여준 가온이가 우리의 주변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어서 타라는 듯이 그 자리에 멈춰섰다. 가온이가 옆으로 다가오는 것을 확인한 진행자 누나는 발랄한 목소리로 나를 바라보면서 말을 했다.
"자. 남자친구 분. 아까전에 제가 봤던것처럼 물 속으로 들어간 후에, 가온이의 등에 올라타세요. 떨어지지 않을테니까 안심하시고요. 혹시 떨어지더라도, 다이버 복이 있으니까 안심하세요. 자. 그럼 이제 가온이의 등에 타세요! 모두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또 다시 관객석에서 아주 큰 박수소리가 울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게 느껴졌다.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서, 가온이와 가온이가 있는 바닷물을 바라보았다. 얼핏 봐도 정말로 깊이가 깊어 그 끝이 보이지도 않았다. 말 그대로 돌고래의 자유로운 수영을 위해서 만들어놓은 무대. 그 무대를 잠시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아무리 수영을 즐기는 나라도 막상 들어가려니까 조금 무서운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박수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오고 주아도 지금 나를 보고 있을게 분명했다. 그렇기에 여기선 물러설 수 없었다. 남자이기에, 주아를 안심시키고 싶었기에, 그리고 주아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기에 난 각오를 다지고, 물 속으로 들어갔다.
다이버 복을 입고 있긴 했지만 바닷물의 차가움은 전신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물론 옷이 젖거나 하진 않았다. 단지 내가 물 속에 있다는게 확실하게 느껴졌고, 발이 전혀 닿지 않으며, 정말로 차가운 기운이 온 몸으로 느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침착하게 마음을 다 잡고서, 나는 가온이의 등에 올라타기 전에, 주아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괜찮다는 듯이 생긋 웃으면서, 주아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조금 큰 목소리로 말했다.
"유주아! 지금부터 탈테니까 잘 보고 있어! 내가 하는것과 똑같이 하면 돼! 날 믿고 조금 있다가 똑같이 하면 돼! 그럼 이제 간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시 큰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살짝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나는 가온이의 등에 올라탔다. 조금 어설플지 몰라도, 방금 전에, 진행자 누나가 했었던것처럼, 나 역시도 가온이의 등에 올라타고 나름 균형을 잡아보았다.
그러자 가온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태우고서 천천히 무대 위를 수영하기 시작했다. 온 몸은 분명히 매끌매끌하지만, 의외로 몸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나를 태우고 있는 가온이가 내가 떨어지지 않도록 밑에서 제대로 지탱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씩 속도가 붙기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나와 가온이는 한 몸이 된것처럼 무대 위를 뱅그르르 돌기 시작했다. 정말로 신기한 느낌에 절로 입이 벌어져서 미소가 지어졌다. 돌고래를 타는게 이런 기분이로구나. 정말로 처음 알았어. 정말 신기해. 우와아아아...
절로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 순간, 저 편에서 진행자 누나의 목소리가 또 다시 들려왔다.
"자. 여자친구 분. 남자친구 분이 하는거 잘 봤죠? 저렇게 하면 되는거에요. 그럼 이제, 여자친구분도 한번 탑승해봐야죠? 누리야! 이리 온!"
이번엔 진행자 누나가 남아있는 돌고래, 누리를 불렀다. 조금 거리가 있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아마 누리도 가온이가 그랬던것처럼, 바로 옆에서 대기하고 있지 않았을까? 아무튼 지금 중요한건 주아가 도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모습을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서 바라보면서 나는 다시 한번 주아가 잘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외쳤다.
"유주아! 화이팅!!"
//이번 씬은 어쩌다보니 정말로 길게 써졌습니다. 네. 스스로도 놀라운 상태에요. 아무튼 주아주의 그 말 잘 명심할게요. 물론 저는 저 스스로를 잘 생각한다고 보지만요. 그래도 주아주가 그런 걱정을 할 정도라면 나름 불안한 모습도 비치는거겠죠.
그리고 꿈 속에서 치킨을 보내준다라. 오. 약속한거에요. 오늘 꿈에서 주아주가 치킨 주나 안 주나 볼거에요! 진짜에요! 안 주면 저 투정부릴지도 몰라요! ㅎㅎㅎㅎㅎ 아. 여담이지만 저도 주아주와의 잡담 즐거워요.
사실 초기엔 잡담을 잘 안하는 편이었잖아요? 어쩌다보니까 점점 잡담을 하게 되고 지금처럼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사이로 발전했는데.. 정말 그때는 어떻게 참았나 싶을 정도네요. 역시 사무적인 사이보다는 이런게 더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렇게 친하게 지내자고요! 주아와 건우처럼 말이에요! -
417 주아 - 건우 (18281E+52) 2016. 8. 9. 오전 3:09:12돌고래를 타는 체험을 하겠다고 손을 든 후, 건우와 손을 꼬옥 잡고 무대로 걸어나가는 와중에도 관객석에서는 환호성과 장난기 가득한 오오~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그러나 그런 관객들을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 지금 자신의 옆에는 푸른빛 바닷물이 가득 차있었고, 무대까지 걸어나가는 바닥에는 물기가 있어 미끄러지기 쉬웠다.
여기서 넘어지면 끝장이라는 생각으로 건우의 손을 더욱 힘을 주어 잡고 그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조심조심, 진행자가 있는 곳까지 도달한다.
자신들이 도착하자 진행자는 자신들에게 다이버 옷을 건네주며 도와줄테니까 천천히 입으라고, 그냥 옷 입듯이 입으면 되니 어려워하지 말라고 설명한다.
그 다이버 복을 각자 건네받은 후에 건우와 자신은 서로를 향해 시선을 옮기며 서로를 아무말 없이 물끄러미 바라본다. 마주친 눈과 눈. 비록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전해지는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잠시 느껴본다.
그러다가 건우가 먼저 살짝 미소짓고는 자신의 손을 놓고 자신을 안심시켜 주듯이 말한다. 그러자 누리도 건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격려의 울음소리를 내며 자신을 바라본다. 그런 둘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누리에게 잘 부탁한다고 빙그레 미소지어 화답한다. 확실히 아까보다는 조금 풀린 긴장. 좋아, 이 상태로 천천히...
이어서 진행자의 도움을 받으며 다이버 복을 천천히 입어본다. 생각보다도 훨씬 더 잘맞는 사이즈. 분명히 눈대중으로 가져온 것일 터인데도 새삼 진행자 언니의 눈썰미가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자신이 입은 다이버 복을 요리조리 살펴본다. 생각보다 불편하진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중, 다시금 자신의 옆에 바닷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역시, 막상 직접 나설 시간이 다가오자, 새삼 다시금 긴장감이 자신을 덮쳐온다. 푸르디 푸른 그 물은, 금방이라도 검푸른 이빨을 드리워 자신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점점 더 커지는 두려움을 애써 이겨내려, 고개를 좌우로 세게 젓는다.
바들바들 떨릴 것같은 몸을 간신히 붙잡고 있던 중, 갑자기 무언가가 조용히 자신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것이 느껴진다.
"..."
건우였다. 어느새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건우는 아무런 말없이, 그저 자신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그 손길 하나하나에서 자신을 안심시켜 주려는 마음이 가득 묻어나오는 것이 느껴져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두려움은 걷혀져간다.
그래, 건우와 함께라면. 건우가 옆에 있으면 자신은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았다. 그러니까, 지금도 괜찮아.
그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작게 미소짓던 중, 진행자가 갑자기 건우에게 여자친구가 무섭지 않게 토닥여주는거냐며, 정말로 사이 좋아보인다고, 사귄지 얼마나 되었냐고 갑작스럽게 질문을 던지자 순간 깜짝 놀라 진행자를 쳐다본다.
그러나 짓궂게 웃고있는 진행자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건우는 당황하지 않고 생긋 웃더니, 거의 두 달 정도 되었다며 자연스럽게 대답한다.
역시, 건우는 건우였다. 사귀고 난 이후로 짓궂음이 몇 배 이상은 증가한 그였기에, 이런 질문 쯤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가뿐히 대답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진행자도 그걸 눈치챘는지 화제를 바꿔, 그렇다면 여기서 남자친구로서 먼저 도전해서 여자친구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자 건우는 처음부터 그럴 참이었다며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진행자는 멋진 대답이라며, 자신에게 이런 멋진 남자친구가 있어서 좋겠다고 가볍게 얘기한다. 그런 진행자의 말에, 그저 빙그레 미소짓기만 한다.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도 멋지고 빛나는 내 남자친구인걸.
진행자는 그럼 시작해볼까요? 하고 주의를 집중시키더니 다시금 가온이를 소리쳐부른다. 그러자 가온이는 다시 자신들의 주변에 다가와서는 그 자리에 멈추어선다. 가온이가 준비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고나서, 진행자는 건우를 바라보며 발랄하게 아까 봤던것처럼 물 속으로 들어간 후에, 가온이의 등에 올라타라고, 혹시 떨어지더라도 다이버 복이 있으니까 안심하라고 간단히 설명해준다.
순식간에 설명을 마치고는 건우에게 그럼 이제 가온이의 등에 타라고 지시를 내린 후, 관객들에게는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소리치는 진행자의 말에 따라 자신도 건우를 향해 박수를 친다.
관객석에서 터져나오는 박수소리와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며, 건우는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서, 가온이와 가온이가 있는 바닷물을 바라본다. 수영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생전 처음 접하는 그 깊이가 무섭긴 했는지, 건우는 잠시 그렇게 가온이와 바닷물을 바라본다.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바닷물은 정말, 깊고도 너무 깊었으니까. 그러나 건우는 용기를 내어 각오를 다졌는지, 바닷물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가온이의 등에 올라타기 전에, 자신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 때까지도 계속 숨죽여 건우를 지켜보던 자신은 살짝 놀라며 그를 바라본다. 이어서 건우는 생긋 웃으면서, 조금 큰 목소리로 지금부터 탈테니까 잘 보고 있으라며, 저를 믿고 조금 있다가 똑같이 하면 된다고 마지막까지 자신을 격려해준다.
"알았어, 너도 조심해! 건우야!"
또다시 울려퍼지는 큰 박수소리 속에서 자신도 손나팔을 만들어 그를 응원해주면서 그가 가온이의 등에 올라타는 것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본다. 처음 타보는 것이니만큼 조금 어설플지 몰라도, 건우도 가온이의 등에 올라타서는 나름 균형을 잡아본다.
균형이 맞았는지, 곧이어 가온이는 건우를 태우고서 천천히 무대 위를 헤엄쳐나가기 시작했고, 점점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우와 가온이는 마치 한 몸이 된것처럼 무대 위를 돌기 시작한다. 생전 처음 하는 그 체험이 신기한지 건우는 절로 입이 벌어져서는 환히 미소가 짓는다.
즐거워보이는 그의 모습에, 하자고 손을 들길 잘 했다고 생각하며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따스하게 지켜본다.
그러다가 진행자는 이번엔 자신에게 말을 걸며, 저렇게 하면 된다고, 자신도 이제 탑승해봐야한다고 하더니 누리를 소리쳐부른다. 그러자 누리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마냥, 자신의 바로 옆으로 다가온다.
이제, 이제 내 차례였다. 도망칠 수 없었다. 저 검푸른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다시금 떨려오는 몸에 미소를 잃은 채, 아래의 바닷물을 두렵게 바라보다가 저 멀리서 자신을 응원해주는 건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본다.
안정적으로 가온이를 타고있는 건우는, 지금 자신을 응원해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도 용기를 낼게. 건우야. 나도, 나도, 너처럼.
이내 결심을 한듯, 천천히, 천천히 바닷물 속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간다.
"...흐윽!"
그러나 생각보다도 훨씬 더 깊은 바닷물. 발이 닿지도 않을 뿐더러 다이버 복으로도 전해져오는 바닷물의 차가움에, 결국 작게 비명지르며 자신이 서있었던 땅 부분의 끝을 손으로 꽉 잡은 채,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순식간에 자신을 덮쳐온 바닷물의 한기. 무서워, 무서워...! 그렇게 금방이라도 놓아버릴 것 같은 정신을 애써 꽉 잡고 있던 와중, 누리가 자신에게로 살며시 다가와 괜찮다는 듯, 뀨우뀨우하고 울음소리를 내자 조심스럽게 눈을 뜨고 누리를 바라본다.
맑은 눈동자. 그 눈동자를 잠시 마주보다 그 너머로 전해져오는 따뜻한 마음에 결국은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 누리야. 잘 부탁해. 나, 용기내볼테니까. 마음 속으로 누리에게 말을 걸며 큰 용기를 내어, 땅을 붙잡고 있던 손을 놓고 누리를 붙잡고는 조심스럽게, 천천히 누리의 등 위에 올라탄다.
서투른 솜씨에, 약간 어설픈 동작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균형을 잡아갔고, 누리는 자신을 태우고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자 느껴지는 생각보다도 더 신기한 느낌에, 두려움이 가득찼던 마음은 뒤로 하고 신기한 듯한 표정으로 누리를, 관객석을, 자신의 앞 쪽을 바라본다. 자신을 배려해주는 듯, 천천히 물살을 가르는 누리는 너무나도 매끄럽고 든든해서 어느새 자신의 마음 속 두려움은 서서히 그 어둠이 걷혀진다.
"건우야, 이거 봐봐! 나, 제대로 타고있어! 와아!!"
곧 마지막으로 그를 바라보며 건우에게 해맑게, 기쁜 듯이 웃으며 크게 소리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돌고래 타기의 성공. 그 성공은 자신을 기쁘게 해주는 데에 아주 충분했다.
/ 제가 걱정이 지나치게 많은 것일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건우주께서 조금 더 스스로를 생각해주셨으면, 하고 생각한 적이 많으니까요. 고마워요, 제 말 받아들여주셔서. ㅎㅎㅎ
네, 약속이예요! 저는 양념파지만 건우주께서는 프라이드파이실수도 있으니 반반으로 드릴게요. 으음, 만약 제가 건우주께 안 드리면...제가 다 먹어버린 것일수도 있지만요? (해맑) 그리고 건우주의 투정은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다구요~
정말 어쩌다보니까 잡담을 시작해서 지금같은 사이로 발전했네요. 신기해라... 저도 사무적인 사이보다는 이런 편하고 친한 사이가 더 좋아요! 건우와 주아처럼이라. 하지만 저는 주아와는 달리 얼마든지 짓궂어질 수 있으니까요! 건우주께서 짓궂게 장난치신다고 해도 순순히 당하지는 않을거란 말이죠. 그래도 건우와 주아처럼 저도 건우주와 계속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음, 음...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배꼽인사) -
418 건우 - 주아 (74623E+56) 2016. 8. 9. 오후 1:01:30발이 닿지 않을 정도로 검고 푸른 바닷물은 차갑게 내 몸을 잠식해왔다. 물론 실제로 물이 몸으로 들어오는건 아니었지만, 다이버 복을 입은 상태에서도 바닷물이 상당히 차갑다는게 절로 느껴졌다. 수영을 즐기는 나조차도 이것만큼은 조금 긴장이 되었다. 마치 잘못하면 물에 풍덩하고 가라앉아버리는건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대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모습은 관객들만이 아니라 주아도 바라보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마당에 내가 불안해하고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주아는 더욱 더 겁을 먹을게 뻔했다. 여기서는 멋진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면서 괜찮다는 듯이 생긋 웃으면서 주아에게 큰 목소리로 격려를 해줬다.
울러퍼지는 박수소리 속에서 손나팔을 통해서 들려오는 주아의 응원소리에 살짝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지만 애써 그 달아오르는 열을 모르는척 하며, 가온이의 등에 어설프게나마 올라탔다. 매끈매끈하면서도 미끌거리는 돌고래의 감촉이 제대로 느껴졌다. 하지만 신기한게도 분명히 미끄러질 것 같으면서도 내 몸은 미끄러지지 않았다. 나를 태우고 있는 가온이가 나를 물 속에 빠뜨리지 않도록 신경써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절로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점점 속도가 붙기 시작하는게 느끼지만 내 몸은 마치 가온이와 한 몸이 된 것처럼 떨어지는 일 없이 무대를 돌기 시작했다. 그 신기한 체험에 절로 입이 벌어지고, 환한 미소만이 지어졌다. 이건 추억에 남을게 분명했다. 이렇게 즐겁고 신기한걸!
한편, 슬슬 주아의 차례가 되었는지, 진행자 누나의 말이 들려왔다. 주아를 태우는 돌고래는 누리. 여기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히 누리도 주아의 근처까지 와 있을 것이다. 주아가 제대로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조금 거리가 떨어진 이곳에서 난 주아를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고개를 돌려 주아쪽을 바라보자, 내 마음을 알아주었는지 가온이도 잠시 움직임을 멈춰주었다. 그래서 편하게 주아가 있는 곳을 바라볼 수 있었다. 가온이가 너무나도 기특하게 느껴져서, 살며시 손으로 그 매끄러운 피부를 쓰다듬어주었다.
딱 그 순간, 갑자기 주아의 작은 비명소리가 들려와서 깜짝 놀라 주아쪽을 바라보았다. 위치가 위치라서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대충 예상하건데, 바닷물의 차가움에 겁을 먹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조차도 들어갔을때 차가워서 깜짝 놀랐었다. 물론 못 참을 정도의 차가움은 아니지만, 문제는 발이 전혀 닿지 않는 깊이다보니 자연히 겁을 먹어도 전혀 이상한게 아니었다.
힘내. 주아야. 그 공포감을 이겨내면, 돌고래가, 누리가 너를 지켜줄테니까. 그러니까 조금만 더 용기를 내 줘!
마음 속으로 강하게 주아가 공포를 이겨낼수 있도록 기도를 하면서 나는 주아를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주아는 공포심을 이겨냈는지, 누리를 타고서,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해맑게 기쁜듯이 웃으면서 나를 부르는 그 모습에 나 역시도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가온이는 작게 뀨우, 뀨우 울음소리를 내면서 뒤로 팍 돌더니, 이쪽을 향해서 다가오고 있는 주아 쪽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서 다가가는 상황. 자연스럽게 주아의 눈과 마주칠 수 있었다. 기쁜듯이 신나하는 그 모습에 나 역시도 환하게 웃으면서 서로 교차하는 그 시점에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서 살며시 손을 올렸다.
"주아야. 하이파이브!"
주아도 알아들을 수 있게 하이파이브를 외쳐보았다. 자연스럽게 우리 둘은 교차하면서 서로 나아갔고, 우리 둘을 태우고 있는 가온이와 누리는 정말로 자유롭게 무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멋진 라이딩 쇼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었다.
그 와중에 살짝 진행자 누나 쪽을 바라보자, 진행자 누나는 뭔가가 들어있는 통을 준비하고 있었다. 저게 뭔지 궁금해서 내 머리 위에는 물음표 마크가 3개쯤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이 라이딩 쇼를 즐기는게 더 중요할 것 같았기에 잠시 그곳에는 신경을 끄고, 정말로 시원하면서도 기분 좋은 라이딩 쇼에 집중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주아와 교차하기도 하고, 혹은 옆에서 나란히 나아가기도 하고, 그렇게 우릴 태운 가온이와 누리는 몇번이나 무대를 돌아보였다. 어쩌면 이 쇼의 진짜 목적은 관객들에게 돌고래 라이딩을 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진행자 누나보다, 우리들이 더 오랫동안 타고 있었으니 말이다. 나란히 앞으로 나아갈때 주아를 살며시 바라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용기내길 잘했지? 이런 체험은 왠만하면 할 수 없잖아?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오늘은 정말로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지 않아?"
"자. 가온아, 누리야! 이제 돌아와!"
"뀨우~~"
슬슬 라이딩 쇼가 끝날 시간이 되었는지, 진행자 누나는 가온이와 누리에게 돌아오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가온이와 누리는 울음소리를 내면서 진행자 누나가 있는 곳을 향해서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확하게 우리를 태웠던 그 위치에서 멈춰섰고, 내리라는듯이 살며시 자세를 잡아주었다.
"가온아. 고마워. 즐거운 추억거리를 만들어줘서."
이제는 내려야 할 때. 가온이의 매끄럽고 윤기 넘치는 머리를 살며시 몇번 쓰다듬어 준 후에 나는 가온이의 등에서 내리고 천천히 땅 쪽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주아가 쉽게 올라올 수 있도록 주아에게로 손을 내밀었다.
"주아야. 꽉 잡고 올라와."
내리는 그 순간까지도 공주님을 에스코트 해주면서 나는 주아와 함께 천천히 땅 쪽으로 올라왔다. 그러자 진행자 누나는 아까 전에 챙기고 온 뭔가가 들어있는 통을 우리쪽으로 옮겨왔다.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서 살며시 안을 바라보니, 거기엔 수많은 작은 물고기들이 들어있었다. 아무리 봐도 돌고래의 먹이인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내 예상은 제대로 적중하여 진행자 누나는 우리 둘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둘 다 멋진 라이딩 쇼 수고하셨어요! 다들 크게 박수 부탁할게요! 그리고 우리 커플 분은, 마지막으로 가온이와 누리에게 먹이를 나눠줬으면 하는데 괜찮을까요? 태워준다고 수고한 가온이와 누리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것도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거에요!"
//꿈을 꿨는데 치킨은 오지 않았어요. 안 왔다구요! 왜 준다고 했는데 안 준거에요! 다 드셨군요! 하긴 치킨은 맛있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전 꿈 속이 아니라 진짜로 사먹어야겠어요! 아, 그리고 저도 양념파에요. 프라이드를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양념을 더 좋아해요. 치킨 취향도 비슷한건가요? 또 다시 저를 이렇게 놀라게 하는군요. 주아주는.
그리고 배꼽인사까지 할 필요는 없는걸요! 그렇게 하면 저는 절이라도 해야겠군요! 그거와는 별개로 어제는 비가 와서 좀 시원했는데 오늘은 또 더워지네요. 하기사 아직 8월 초이니까 벌써부터 더위가 식을리가 없겠죠. 그래도 여름이 진짜 많이 지나간게 느껴지네요.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D-100이라고 들었어요. 이제 정말로 얼마 안 남았네요. 주아주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면서, 오늘도 화이팅 에너지 보냅니다! 화이팅!! -
419 주아 - 건우 (93825E+57) 2016. 8. 9. 오후 8:54:08막상 무대의 푸른 바닷물 속에 몸을 담그자 건우도 긴장이 되는 듯, 불안한 모습을 조금씩 보인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수영을 잘한다고는 해도, 지금은 낯설고 아주아주 깊은 물 속에 있는 것이었으니까.
가라앉아버릴 것 같은 본능적인 공포감은, 개인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있는 공포감이었다. 그 점은 자신도 아주 충분히 알고있기에, 건우가 불안해한다 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건우는 강한 아이였다. 혹시나 자신이 불안해할까봐 걱정이 되는지, 건우는 긴장감을 뒤로 하고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면서 괜찮다는 듯이 생긋 웃어준다. 거기다가 안심시켜주려는 듯, 자신에게 큰 목소리로 격려까지 해준다.
그 멋진 모습에 사람들도 건우를 격려해주는 듯, 크게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자신도 손나팔을 만들고 큰 목소리로 그를 응원해준다. 건우는 왠지 모르게 살짝 얼굴이 달아올랐으나 모르는 척, 가온이의 등에 조금은 어설프게나마 올라탄다.
곧이어 건우가 어느 정도 균형을 잡자, 가온이는 건우를 물 속에 빠뜨리지 않도록 신경써주는 것처럼 천천히, 서서히 헤엄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서로 익숙해졌는지 점점 속도가 붙기 시작하는 것이 자신의 눈에도 아주 똑똑히 들어온다. 마치 서로 한 몸이 된 듯한 모습. 안정적인 그 모습에, 자신도 눈을 떼지 못하고 그들을 지켜본다. 마치 돌고래 한 마리가 자유롭게 헤엄치는 것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건우는 신기한 듯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을 지켜보는 것도 잠시. 이제는 자신의 차례가 된 듯, 진행자가 자신에게 말을 걸더니 누리를 부른다. 그러자 누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근처로 다가왔고, 그런 누리를 바라보자 다시금 눈에 들어오는 검푸른 바닷물에 다시 두려움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어떡해... 금방이라도 자신을 삼켜버릴 것 같은 바닷물에 공포가 자신의 온 몸을 휘감는다. 여기에 빠지면 어떡하지? 살아날 수는 있을까? 그렇게 온갖 불안한 상상으로 덜덜 몸이 떨려올 무렵, 어떻게 알았는지 건우는 조금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도 큰 목소리로 자신을 응원해준다.
건우의 그 목소리에 조금 안도하며 용기를 내어, 자신도 천천히, 천천히 물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막상 발이 땅에 닿지도 않고 다이버 복으로도 전해지는 바닷물의 차가움에 자신도 모르게 작게 비명을 지르며 급하게 땅 부분을 손으로 잡는다. 자신의 주위를 둘러싼 물의 느낌. 소름이 돋을 것 같은 그 느낌에, 두려움이 완전히 자신을 장악해버려 결국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그러나 곧 들리는 누리의 울음소리. 마치 자신을 다독여주는 듯한 그 소리에 조심스럽게 눈을 떠서 누리를 마주본다. 그리고 전해지는 누리의 마음. 그 마음에 다시금 용기를 내어 땅 부분을 잡았던 손을 떼어 누리를 조심스레 붙잡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조금 어설프게 그 위에 올라탄다.
그러자 누리는 자신을 등에 태우고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때까지도 불안감이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자신을 든든히 지탱해주는 누리의 모습에 조금씩, 조금씩, 불안감은 사라진다. 대신, 생전 처음 겪는 신기한 즐거움만이 점점 자신을 기쁘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누리를 타고서는 해맑고 기쁜 표정으로 건우를 부르며 그 쪽으로 다가간다. 그러자 건우도 그런 자신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가온이는 누리가 그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자 작게 울음소리를 내더니 뒤로 팍 돌고는 자신 쪽으로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마주보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상황. 금방이라도 만날 것처럼 가온이와 누리는 서로를 향해 빠르게 물길을 가르며 헤엄친다. 그러자 건우는 환하게 웃으며 교차하기 직전, 살며시 손을 올린다. 그 의미를 알 수 없어 그저 두 눈만 깜빡이던 중, 건우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하이파이브, 하고 외친다.
"아, 알았어!"
그제서야 그 의미를 알아듣고는 자신도 균형을 최대한 잡으려고 노력하며 조심스레 한 손을 들어올린다.
짝! 가온이와 누리가 교차해 지나가면서 맞부딪힌 자신들의 손은 시원한 소리를 냈고, 가온이와 누리는 그대로 자신들을 태운 채 자유롭게 무대를 돌아다니며 멋진 라이딩 쇼를 펼친다.
몇 번씩이나 서로 교차하기도 하고, 옆에서 나란히 나아가기도 하며 무대를 완전히 장악해버리는 가온이와 누리를 빙그레 미소지으며 바라보던 중, 나란히 앞으로 나아갈 때 건우가 생긋 웃으며 자신을 향해 입을 열자 살짝 고개를 그 쪽으로 돌린다.
이런 체험은 웬만하면 할 수 없으니 용기내길 잘했지? 하며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오늘은 정말로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지 않냐며 물어오는 그의 말에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인다.
"응! 아마 오늘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물 위에 있는 경험은 앞으로 전혀 해보지 못했을거야. 네 말대로 용기내길 잘한 것 같아!"
즐겁게 웃으며 그의 말에 동의함을 표현하자마자, 곧이어 진행자가 가온이와 누리에게 이제 돌아오라고 소리친다. 그러자 가온이와 누리는 길게 울음소리를 내더니, 다시금 처음 자신들을 태웠던 위치에서 멈췄고, 잘 내릴수 있게 자세를 취해준다.
그러자 건우는 가온이에게 즐거운 추억거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주고는 가온이의 등에서 내려 천천히 땅 쪽으로 올라온다. 그리고는 자신에게로 손을 내밀며 꽉 잡고 올라오라고 마지막까지 자신을 배려해준다.
그런 건우의 말에 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도 부드럽게 누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도 고마워, 누리야. 아마 평생 잊지 못할거야."
처음과는 달리 방긋 웃으며 누리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는 건우의 손을 꽉 잡고 조심조심 땅 쪽으로 올라온다.
자신들이 전부 무사히 올라오자 진행자는 뭔가가 들어있는 통을 자신들 쪽으로 옮겨온다. 그 통의 용도를 도저히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웃하던 중 그런 자신의 궁금증에 대답이라도 해주듯, 진행자는 자신들을 바라보며 입을 연다.
둘 다 멋진 라이딩 쇼 수고했다며, 다들 크게 박수 부탁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다시금 관객석에서는 박수 소리가 크게 터져나온다.
뭔가 창피한데 뿌듯한 기분에 배시시 웃으며 그 박수소리를 듣던 중, 진행자는 자신들에게 마지막으로 가온이와 누리에게 먹이를 나눠줬으면 한다며, 태워준다고 수고한 가온이와 누리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것도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거라고 얘기한다.
그 말에 다시 고개를 돌려 가온이랑 누리를 가만히 바라본다. 가온이와 누리의 맑디맑은 눈동자와 잠시 눈이 마주친다. 그 귀여운 모습을 조용히 지켜본다.
안 그래도 자신때문에 고생했을 가온이와 누리에게 뭔가 보답을 해주고 싶었던 마음. 진행자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돌고래들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진행자를 바라보며 밝은 미소와 함께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네! 가온이랑 누리에게 먹이를 주고 싶어요. 분명 저 때문에 고생했을테고, 저희에게 잊지못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그치, 건우야?"
건우에게 동의를 구하듯 그에게 살짝 윙크해보인다. 물로 인해 미묘하게 단절되어 있었던 자신들의 바다 추억 중의 무언가가 새로 남겨지는 느낌에, 꼭 돌고래들에게 고맙다고 보답을 하고 싶었다.
/ 앗, 결국 치킨 안 갔나요? 하하, 제 꿈 속에 나왔던 치킨은 프라이드여서 제가 다 먹어버렸나봐요~ 그나저나 진짜로 사드신다니...! 그게 더 엄청나게 부럽잖아요! ㅠㅠㅠ 저는 시간 때문에 먹을수도 없는데! 그나저나 건우주도 양념파이신가요? 우와, 놀라는 건 저도 마찬가지라구요?
음, 건우주 놀래키기 쿠폰에 도장이라도 찍어야겠어요. 10번 놀래키면 1번이 공짜! ㅋㅋㅋㅋㅋ
사실 절할까 하다가 당황하실것 같아서 배꼽인사에서 그친거라구요. 아직 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그래도 확실히 여름이 지나가는 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 그런 소린 하지 말아주세요!! (동공지진) 아아아, 말도 안 돼! 안그래도 여기저기서 호들갑 떨며 난리를 피워서 시달렸단 말이예요... (훌쩍) 오늘도 화이팅이긴 했지만요... -
420 건우 - 주아 (74623E+56) 2016. 8. 9. 오후 10:07:00아마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돌고래 라이딩. 시작은 나도 주아도 불안불안했지만, 결국엔 그 끝을 무사히 맺을 수 있었다. 서로 교차하기도 하고, 나란히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면서 무대를 장악하며 물길을 빠르게 가르며 헤엄치던 가온이와 누리는 나와 주아를 맨 처음에 우릴 태워줬던 그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수고했다는 뜻으로 가온이의 윤기넘치는 머리를 손으로 몇번 쓰다듬어주면서, 가온이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리고 나는 가온이의 등에서 내려와, 천천히 땅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주아가 쉽게 올라올 수 있도록, 주아에게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주아는 누리의 매끈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방금전의 나처럼 방긋 웃으며 누리에게 인사를 전했고, 내 손을 잡고 천천히 땅으로 올라왔다.
차가운 바닷물에서 무사히 빠져나와 땅으로 올라오자, 진행자 누나는, 방금 전에 꺼내왔던 통을 우리 쪽으로 옮겨왔고, 우리에게 가온이와 누리의 먹이를 주는건 어떻겠냐고 말을 걸어왔다. 박수를 쳐달라는 말도 함께 했기에 관객석에선 정말로 커다란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들려왔다.
그 박수소리와 환호성을 들으며, 통 안을 바라보자 거기엔 돌고래가 먹을 법한 작은 물고기들이 있었다. 엄청나게 싱싱해보이는 그 물고기들을 바라보다가, 바로 옆에 있는 주아가 그렇듯이 나 역시도 고개를 돌려 가온이와 누리를 바라보았다.
물속에서 고개를 쏘옥 내밀고 있는 가온이와 누리는 정말로 맑은 눈동자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수하고 아름답고 맑은 눈동자와 우리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마치 웃고 있는 것 같은 가온이와 누리의 모습에 살며시 미소짓다가, 바로 옆에서 주아가 하는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했다.
"당연하잖아. 우리 둘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준데다가 이렇게나 노력했는데, 먹이는 당연히 줘야지. 처음부터 먹이도 줄 수 있으면 주려고 했었잖아. 우리. 그러니까 주자. 고생했다는 의미로, 그리고 다음에 또 볼 수 있다면 보자는 의미로."
물론 여기는 우리들이 살던 곳과 상당히 거리가 있는곳이니까 다음에 또 보는건 사실상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우리가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언젠간 또 올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나가게 되면 가온이와 누리와는 헤어지겠지만, 언젠간 또 만날 것을 기약하는 약속의 표시로 나는 살며시 고개를 옮겨서 통 속을 바라보았다. 거기에 있는건 정말로 싱싱한 작은 물고기였다. 이것을 손으로 집어서 가온이와 누리에게 먹여주면 되는걸까?
"여기 물고기들을 잡아서 가온이와 누리에게 주면 되는거죠?"
"네! 손으로 잡아서 입가로 가져가면 가온이와 누리가 알아서 잘 먹을거에요."
"알겠어요! 그렇다면 내가 먼저..."
통 속에 있는 작은 물고기 중 하나를 손에 조심스럽게 집으면서 나는 그것을 가온이에게로 가져갔다. 다이버 복 때문인걸까? 물고기 특유의 감촉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나는 물고기를 손에 잡을 수 있었다.
바로 눈 앞에 자신이 먹을 물고기가 보이자, 가온이는 살짝 흥분했는지, 뀨우, 뀨우 하는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빨리 달라고 나에게 재촉 하고 있는걸까? 그 귀여운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그래. 수고했어. 자. 먹어봐. 가온아."
허리를 굽혀서, 가온이에게로 물고기를 내밀자, 가온이는 덥썩 물고기를 물더니 자신의 입 속으로 쏘옥 집어넣어버렸다. 그리고는 너무나도 맛있다는 듯이 웃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뀨우, 뀨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져서 나는 또 다시, 물고기를 한마리 더 집어서 가온이에게 내밀었다. 이번에도 가온이는 정말로 능숙하게 물고기를 받아서 자신의 입에 쏘옥 집어넣었다.
마치 지금의 모습이 어린 아기에게 직접 밥을 먹여주는 아빠가 된 것 같은 기분이라서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다 보니 또 한마리를 잡아서 갖다주게 되었고, 가온이는 또 맛있게 받아서 얌얌 먹기 시작했다.
"아. 3마리까지만 주세요. 남자친구 분. 그 이상 주면 과식해서 가온이가 많이 아파하거든요."
"아. 네."
"그리고 먹이를 다 주셨으면 이제 다이버 복 벗으시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우리 커플 분!!"
수고했다는 말에 생긋 미소를 지어 배꼽인사로 진행자 누나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뒤로 돌아서, 가온이와 누리에게 손을 흔들어서 무언의 인사를 했다. 그러자 가온이와 누리는 그에 화답하듯이 뀨우 뀨우 울음소리를 내면서 또 다시 높게 점핑을 해서는 물 속으로 파악 하고 들어가고 고개만 쏘옥 내밀었다. 자리로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둘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거기서 박수를 치고 말았다.
자리로 돌아가기 아쉽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며, 나는 천천히 다이버 복을 벗어서 원래의 복장으로 돌아왔다. 다이버 복의 방수기능이 너무나도 뛰어난 덕분에, 원래 입고 있던 옷은 조금도 물에 젖지 않았다. 정말로 기술이 크게 진보를 했구나라는것을 느끼면서 나는 주아가 다이버 복을 다 벗는 그 순간까지 조용히 옆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다이버 복을 다 벗고 난 것을 확인 한 후, 살며시 주아에게로 손을 내밀었다.
"자리로 돌아가자. 미끄러지지 않게 꽉 잡고."
"어머. 어머. 처음부터 끝까지 엄청 뜨거운 모습만 보여주네요? 우리 남자친구 분? 그렇게나 사이 좋은거세요?"
"물론이에요. 그 어떤 커플보다도 사이가 좋고, 앞으로도 쭉 그럴거에요. 영원히."
마치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증인으로 내세우는 것처럼 그런 말을 강한 어조로 입에 담아보았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엄청난 말을 해버린 것 같아서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 그렇다고 말을 철회할 마음은 없었다.
나의 진심이 가득 담긴 진담. 이것을 철회한다는건 주아에 대한 내 마음을 철회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기에 일부로 나는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방금전에 한 말이, 거짓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것을 여기 모두에게 보이려는 것처럼...
"그럼, 선언도 했으니까 정말로 돌아가볼까? 주아야?"
일부로 뻔뻔할 정도로 생긋 웃어보이면서 나는 주아에게 돌아가자고 제안을 했다. 우리들이 무대 위에 올라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다 끝났으니 이제 슬슬 돌아가야만 했다. 그래야 다음 쇼가 또 진행될 수 있을테니까.
//저를 10번 놀래키면 1번이 공짜라니. 그게 뭐죠?! ㅋㅋㅋㅋㅋㅋ 제가 1번 공짜로 놀라주면 되는건가요? 아니면 뭔가 서비스가 있는건가요? 뭔지 저조차도 궁금해지는데요? 그리고 치킨은 진짜로 사먹었습니다. 네. 저는 제 돈으로 사먹으면 되니까요! 양념으로 맛있게 먹었답니다. 주아주도 꼭 조만간에 치킨 먹길 기원할게요. 치킨 먹어라. 치킨 먹어라. 치킨 먹어라. 치킨 먹어라!!
그리고..확실히 주아주는 이미 많은 소리를 들었겠네요. 알았어요. 그럼 그 말은 안할게요! 하지만 주아주가 잘 됬으면 하는 제 마음은 알아주세요.(윙크)
아. 그리고 주아주에게 또 한번 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야겠네요. 이번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저는 친척 일가가 다 모여서 계곡으로 놀러가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마 주말에는 또 제가 모습을 비추지 못할거에요.
하지만 이번엔 확실하게 사진도 찍어올게요! 열심히 노력하는 주아주를 위해서 눈이라도 호강시켜줄겸 해서 말이죠! 그리고 음... 주아주. 제 마음은 잘 알죠? 사탕을 드릴테니 맛있게 드세요!(도주) -
421 주아 - 건우 (17616E+51) 2016. 8. 10. 오전 12:11:03생전 처음 해 본 돌고래 라이딩.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두려움도 많았고 위기도 많았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끝을 맺어 가온이와 누리는 자신들을 맨 처음에 태워줬던 그 곳으로 데려다준다. 다시 처음의 장소로 돌아오자 건우는 가온이의 머리를 손으로 몇 번 쓰다듬어주며 고맙다고 인사하고서는 가온이의 등에서 내려와 천천히 땅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자신이 올라오는 것을 도와주려는 듯, 자신에게로 손을 내민다. 자신도 이제 모든 라이딩이 끝났다는 것을 느끼며, 누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건우처럼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고, 건우의 손을 잡고 천천히 땅 위로 올라온다.
물 속에 계속 있다가 오랜만에 발이 땅에 닿자 그 느낌에 신기해하던 중, 진행자는 무언가가 가득 든 통을 자신들 쪽으로 옮겨왔고, 가온이와 누리에게 먹이를 주는 건 어떻겠냐고 자신들에게 말을 걸어온다. 진행자의 박수를 쳐달라는 말 때문에 관객석에서 터져나오는 커다란 박수소리와 환호성을 들으며, 자신도, 건우도 통을 바라보던 고개를 돌려 가온이와 누리를 바라본다.
물속에서 고개만 쏘옥 내밀어 맑디맑은 눈동자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가온이와 누리의 모습은, 정말로 순수함, 그 자체였다. 그 귀여운 돌고래들을 바라보다가 가온이와 누리에게 먹이를 주고싶다고 확실하게 말하며 건우에게 동의를 구하듯 말을 걸어본다. 그러자 건우도 살며시 미소짓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당연하다며, 고생했다는 의미로, 그리고 다음에 또 볼 수 있다면 보자는 의미로 먹이를 주자고 자신의 말에 동의해준다.
자신의 마음과 다를 바 없는 건우의 말에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끄덕인다. 통하는 마음과 마음. 긴 설명이나 보충하는 말이 전혀 필요없는 자신들의 사이가,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었다.
곧이어 건우는 시선을 통 속의 물고기들로 옮기고는 진행자에게 여기 물고기들을 잡아서 가온이와 누리에게 주면 되는거냐고 질문한다. 그의 질문에 진행자는 손으로 잡아서 입가로 가져가면 가온이와 누리가 알아서 잘 먹을거라고 대답했고, 건우는 그럼 자신이 먼저 하겠다며 통 속에 있는 작은 물고기들 중 하나를 손에 조심스럽게 잡는다. 그리고는 그것을 가온이에게로 가져가자, 가온이는 저의 바로 눈 앞에 있는 물고기에 시선을 집중하며 살짝 흥분한 모습으로 재촉하듯이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런 가온이의 귀여운 모습에 미소를 짓던 건우는 수고했다고, 어서 먹어보라며 허리를 굽혀 가온이에게로 물고기를 내밀었고, 가온이는 곧바로 덥썩 물고기를 물더니 자신의 입 속으로 쏘옥 집어넣는다. 맛있다는 듯이 해맑게 웃는 듯한 모습으로 뀨우, 뀨우 하는 소리를 내는 가온이를 바라보며 건우는 또다시 물고기를 한 마리 더 집어서 가온이에게 내민다. 그러자 이번에도 가온이는 능숙하게 물고기를 받아먹었고, 건우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한 마리를 더 가져다준다. 그렇게 또다시 맛있게 건우가 내민 물고기를 받아먹는 가온이와 마치 아빠가 된 것 같은 건우를 따스하게 지켜본다.
정말, 건우 너는. 나중에 아빠가 되어도 아이에게 참 다정한 아빠가 될 것 같아.
조금은 부끄러운 생각도 해보며, 조용히 그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러다 3마리까지만 주라는 진행자의 말에 건우는 가온이에게 먹이 주기를 멈추었고, 이제는 자신이 통 쪽으로 손을 뻗는다.
물고기 특유의 감촉을 느껴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다이버 복 덕분인지 의외로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아 신기해하며 물고기 한 마리를 집어들고는 허리를 살짝 굽혀 누리를 바라본다.
반짝반짝 빛나는 누리의 눈동자. 그 눈동자에 자신도 빙그레 웃어보이고는 물고기를 누리에게로 내민다.
"자아, 누리야. 고생 많았어. 정말 고마워, 어서 먹어봐."
다정한 목소리로 누리에게 말을 걸어보자, 누리는 곧바로 자신이 내민 물고기를 받아먹고는 대답해주듯이 뀨우, 뀨우 하고 울음소리를 낸다. 해맑게 웃고있는 듯한 누리의 모습에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다시금 물고기 한 마리를 집어들어 누리에게 내민다. 이번에도 기다렸다는 듯이 누리는 곧바로 물고기를 받아먹고는 기쁜 듯한 모습으로 물 속에서 한 바퀴 빙글, 돌고는 다시 자신을 빤히 바라본다. 마지막 물고기를 달라고 보채는 듯한 그 모습에,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마지막으로 물고기를 한 마리 더 집어들어 누리에게 내민다. 냠냠, 물고기가 누리의 입 속으로 사라지자, 진행자는 먹이를 다 줬으면 이제 다이버 복 벗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면 된다고, 정말 수고 많았다고 자신들에게 얘기한다.
그 말에 건우도, 자신도 진행자에게 배꼽인사를 하고는 다시 뒤로 돌아 가온이와 누리에게 손을 흔들자, 두 돌고래들은 화답이라도 해주듯, 다시금 귀여운 울음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또다시 물 밖으로 튀어올라 높게 깜짝 점핑을 보여주고는 물 속으로 퐁당, 들어갔고 다시 고개만 쏘옥 내민다. 마지막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둘의 모습에, 건우는 박수를 쳤고 자신은 빙그레 웃으며 나중에 다시 또 보자는 마음을 담아 양손을 흔든다.
이제는, 정말로 자리에 돌아가야 할 시간. 건우가 다이버 복을 벗는 것을 보면서 자신도 천천히 다이버 복을 벗는다. 그래도 아까 한 번 입어봤다고 이번에는 진행자의 도움도 없이 다이버 복을 다 벗는다.
자신이 다이버 복을 다 벗자, 건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에게로 살며시 손을 내밀고는 미끄러지지 않게 꽉 잡으라고 말을 건다.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인 뒤 건우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고는 자리로 돌아가려는 찰나, 진행자는 곧바로 건우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엄청 뜨거운 모습만 보여준다며, 그렇게나 사이 좋은거냐고 짓궂게 물어온다. 그러나 건우는 역시 건우. 그 갑작스런 돌발질문에 전혀 당황하는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강한 어조로 물론이라며, 그 어떤 커플보다도 사이가 좋고, 앞으로도 쭉 영원히 그럴거라고 대답한다.
"...!"
이 수많은 사람들을 증인으로 하여 얼떨결에 일어난 건우의 깜짝 선언. 생각지도 못한 건우의 그 말에, 진심이 가득 담긴 그 목소리에, 당당한 그 모습에, 결국 자신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라버린다.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고개를 푸욱 숙이고 건우의 손을 잡고있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린다. 정말, 건우 너는...
사귀고 난 이래로 놀랍도록 능글맞아지고 당당해지고, 이렇게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보이는 그의 모습이, 역시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변화들 중 하나였다.
그럼 선언도 했으니까 정말로 돌아가볼까? 하고 자신에게 약간 뻔뻔할 정도로 생긋 웃어보이는 건우를 얼굴을 가린 손가락 틈새로 살짝 보고는 얼굴을 가리던 손을 뗀다.
"...정말, 나 좀 그만 놀래키라구... 그래, 빨리 돌아가자. 건우야.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집중되어 있는 기분이거든."
작게 한숨을 쉬며 그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의 손을 꼬옥 잡고 다시 천천히, 관객석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한 걸음, 한 걸음, 관객석에 가까워질 때마다 커지는 사람들의 짓궂은 오오~ 하는 소리와 휘파람 소리에 결국 창피함에 또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재빨리 자신들의 자리에 앉는다.
"물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언하지 않아도 우리는 언제까지나 사이 좋을거야. 나는 절대로 네 곁을 떠나지 않는다고 얘기했잖아? 그러니까, 그렇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선언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거야? 혹시, 이렇게 미리 공인해놔서 헤어짐 방지하기?"
자리에 앉아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얘기한다. 분명히, 아무리 건우라고 하더라도 부끄럽긴 했을 터. 혹시나 괜히 무리해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건가, 싶어서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다시 한 번 자신은 절대 네 곁을 떠나지 않을거라고 확실하게 못박는다. 그리고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키득키득 웃으며 혹시 미리 공인해놓음으로써 헤어짐을 방지하는 거냐며 건우에게 장난을 걸어보기도 한다.
/ 말 그대로, 건우주께서 1번 공짜로 놀라주시면 되는거예요! ㅋㅋㅋㅋ 음, 혹시 원하신다면 제가 소원이라도 하나 들어드리죠, 뭐~ 저의 서비스로? 그나저나 치킨치킨...양념치킨... 조만간에는 진짜로, 꼭...! ㅠㅠㅠ 건우주의 치킨의 기운을 받아서, 반드시 치킨 먹을거예요!!
후훗, 건우주의 마음은 이미 알고있다구요? 그, 그보다 윙크라니...! 그거 시, 심장에 안 좋다고 했잖아요...! (심쿵)
아, 이번 주말에 놀러가시나요? 저는 괜찮아요! 어차피 주말에도 하루종일 학원에 있어서... ㅠㅠ 우와, 사진 찍어오실거예요? 진짜죠? 정말이죠? 그럼 사진도 기대하고 있을테니까, 이번에도 조심히 잘 놀다 오셔야해요, 알았죠? 제 몫까지, 아주아주 즐겁게 놀다오세요~
자, 잠깐만요...! 2차 공격이라니...! (심쿵) 사탕을 뿌리고 도주하는 게 어딨어요! 자꾸 저한테서 도망치지 마세요. 이리 오세요, 건우주! 아, 정말. 왜 이렇게 애교도 많고 귀여우신 거냐구요! 마구마구 예뻐하고 싶잖아요! -
422 건우 - 주아 (46451E+55) 2016. 8. 10. 오전 1:41:29내가 물고기 3마리를 가온이에게 주고 나서 먹이를 주는 것을 멈추자 이번엔 주아가 통 쪽으로 손을 뻗어 물고기를 잡았다. 나도 잡아봐서 알지만, 다이버 복 때문에 물고기 특유의 감촉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주아는 아무런 저항감도 없이 물고기를 잡고서 누리에게로 다가가더니, 허리를 살짝 굽히며 누리에게 고생이 많았다고 인사하며 물고기를 내밀었다.
그러자 누리는 가온이가 그랬던것처럼, 능숙하게 주아의 물고기를 맛있게 받아먹었다. 그리고는 뀨우 뀨우 소리를 내면서 주아의 말에 대답하듯이 반응했다. 어쩌면 이 돌고래들, 우리들의 말을 다 이해하고 있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돌고래는 머리가 정말로 좋다고 하니까 우리들이 하는 말을 전부 이해하고 알아들어도 이상하진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리, 두마리, 세마리. 물고기를 세마리 전부 자신에게 먹여주자 누리는 기분 좋은 듯 주아에게 애교를 부리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이제는 다이버 복을 벗고 관객석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마지막으로 돌고래에게 나와 주아는 손을 흔들어줬다. 그러자 가온과 누리는 화답하듯이 멋지게 점핑을 하는 모습을 우리들에게 보여줬다. 그 모습에 나는 박수를 치고 주아는 양손을 흔들어보였다.
다이버 복을 다 벗고서 주아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아의 손을 꼬옥 잡고 돌아가려는 찰나, 진행자 누나가 짖궂게 돌발질문을 해왔다. 하지만 난 그것에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내 포부를 밝혔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해버린 그 선언에, 주아는 크게 놀랐는지 얼굴이 마치 토마토처럼 새빨갛게 변해서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서는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렸다. 돌아가보자는 말에 주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그만 좀 놀래키라고, 빨리 돌아가자고 말하면서 투덜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에 아무런 말 없이 웃으면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관객석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람들의 짖궂은 오오~ 하는 소리와 휘파람 소리. 그것에 조금 부끄러움이 느껴지긴 했지만 쭉 당당하게 앞으로 걸어나갔다. 어차피 커플인거 다 알려진 이상, 당당한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아가 물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혹시라도 발을 헛딛어서 저 깊은 검푸른 바닷물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조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다보니, 우리 둘은 관객석인 우리 자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주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서는 빠르게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확실히 지금의 상황은 주아에게 있어서 좀 많이 부끄럽겠지. 그렇게 스스로 납득을 하면서 나 역시도 내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주아는 나에게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선언하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했다. 역시 그때의 선언이 조금 문제였던걸까? 그와 동시에 다른 이유가 있는거냐고 물어보면서 키득키득 웃으면서 공인해놔서 헤어짐을 방지하는거냐고 물어왔다.
난처하면서도 장난을 걸어오는 주아의 모습에 살며시 웃으면서 아무에게도 들리지 못하도록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로, 정말로 주아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나는 주아의 목소리에 조용히 답했다.
"원래 남자는 예쁜 여자친구를 두면 여기저기에 알리고 싶어하는 생물이야. 이건 과학적으로도 증명되었어. 어느정도는 말이지. 그리고 헤어짐 방지라. 음. 그거와는 조금 달라. 그런걸 할 것 같으면 좀 더 대범한걸 했겠지? 음. 장난은 이쯤하고, 그냥 당당하고 싶었어. 진행자 누나의 질문에서 망설이거나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면 왠지 모두의 앞에서 내가 자신감이 없는 그런 이로 보일 것 같았거든. 적어도 난 노래와 너와 관련된 것만큼은 자신감 있는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그냥 내 개인적인 욕심 같은거야. 난 노래와 너에 대한건 그게 무엇이건 진지하니까."
살며시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마음에 손이 움찔했지만 올리지는 않았다. 여기서 올리면, 반드시 또 주변의 시선이 우릴 향할게 뻔했다. 둘만의 애정행각은 이쯤 하기로 했다. 둘의 애정행각은 둘만의 시간에 하는게 좋겠지? 여기서 했다간 정말로 주아가 토라질지도 모르니까 말야.
말을 끝내고서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무대쪽을 바라보았다. 슬슬 다음 쇼가 시작될 생각인지, 돌고래 가온이와 누리는 뭔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진행자 누나가 공을 가져왔고 가볍게 가온이에게로 휙 던졌다.
그러자 가온이는 가볍게 코 끝으로 그 공을 받은 후에 천천히 돌리다가 누리에게로 던졌고, 누리 역시 가푼하게 공을 코 끝으로 받아서 천천히 돌리다가 가온이에게로 던졌다. 그렇게 둘의 공놀이가 시작되자 또 다시 관객석에는 박수가 크게 울러퍼졌다.
"정말 대단하네. 보통 베테랑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듯이 중얼거리면서 감탄하며 가온이와 누리를 바라보았다. 아까전에 우릴 태운것도 그렇고, 지금 공놀이를 하는 것도 그렇고... 생각보다, 전문적인 베테랑 돌고래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움직임은 아무리 생각해도 몇번 연습한다고 해서 나올 움직임이 아니었다. 물론 내가 사육사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느낌이 상당히 숙련된 돌고래라는 느낌이 엄청나게 들었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며 나는 쇼를 구경하며 박수를 쳤다.
그 이후로도 가온이와 누리는 우리들에게 멋진 쇼를 보여줬다. 음악을 틀자 박자에 맞춰 마치 춤을 추듯이 점핑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뀨우 뀨우 하는 울음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르는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게 돌고래 쇼는 계속해서 우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고 마침내 끝날 시간이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여러분! 우리 가온이와 누리의 묘기 잘 보셨나요? 이제 쇼도 끝날 시간이에요. 가온이와 누리도 지금부터 푹 쉬어야하니까요! 지하 3층, 심해구역으로 가시면 가온이와 누리가 헤엄치는 거대 수중 터널도 있답니다! 혹시라도 수중 터널을 지나다가 가온이와 누리를 보시면 꼭 인사해주세요! 그럼 마지막으로 수고해 준 가온이와 누리에게 박수 부탁합니다!"
진행자 누나의 멋진 맨트와 함께 관람석에서는 또 다시 큰 우뢰같은 박수소리가 퍼저녀갔다. 이어 가온이와 누리는 관객들을 바라보면서 마지막으로 뀨우, 뀨우 거리는 울음소리를 냈고 검푸른 바닷물 속으로 쏘옥 들어가버렸다. 저 밑으로 쭉 내려가면, 가온이와 누리가 헤엄친다는 수중 터널이 나오는걸까? 나중에 지하 3층으로 가면 꼭 가온이와 누리를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때? 재밌었어? 나는 진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데. 지하 3층 내려가면 한번 찾아볼까? 가온이하고 누리."
물론 찾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쩌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를 해보면서 살짝 제안을 해봤다. 그리고 그거와는 별개로 주아에게 한가지 제안을 더 해봤다.
"그럼 이제 돌고래도 다 봤으니까 수달이나 보러 가볼까? 천천히 2층을 둘러보다가 터치풀에도 한번 가보고 지하 3층에도 내려가보고 말이야."
//저는 치킨 쿠폰이 아니라구요! 공짜로 1번 놀라달라니! 어떻게 놀라야하는거죠? 어, 뜬금없이 놀라면 되는건가요? 뭔가 엄청 뜬금없을 것 같은데요? 그거. 그리고 윙크가 심장에 안 좋다니. 제 윙크는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다구요. 심충이라니. 대체 주아주의 머릿속에선 전 어떤 이미지인걸까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사진을 그렇게 바라시니까 찍어올게요. 이번엔. 어차피 그 자리에 있었던게 저만은 아닐테니까, 인증거리가 될 요소도 없겠죠. 열심히 공부하시니까, 그런거라도 봐야 좀 머리가 식혀지지 않겠어요? 조심히 잘 놀다오는건 당연한거죠. 제가 다치기라도 해서 갑자기 사라지면 주아주에게 상처가 될테니까요. 거기다가 화내실 것 같고... 그러니까 상처 안 주고 계속 즐거울수 있도록 절대로 안 다칠게요.
그리고 안 귀엽다구요! 왜 이렇게 저를 잡으려고 하는거에요! 마구마구 예뻐해주겠다니! 더 도망갈수밖에 없잖아요! 그거! -
423 주아 - 건우 (73868E+56) 2016. 8. 10. 오전 8:14:19건우가 가온이에게 먹이를 주고나서 이번엔 자신이 누리에게 물고기를 내민다. 가온이가 그랬던 것처럼 누리도 맛있게 받아먹으며 애교도 부리는 등, 기분이 좋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물고기 세 마리를 그렇게 각자 먹여주고는 마지막으로 돌고래들에게 인사하자, 가온이와 누리는 멋진 점핑으로 자신들에게 인사해준다. 정말, 감탄만이 나오는 그 모습에 건우는 박수를 치고 자신은 양손을 흔들며 미소짓는다.
이제는 나름 능숙하게 다이버 복을 벗고서는 건우가 내민 손을 잡고 자리로 돌아가려고 한 그 순간, 진행자가 갑자기 짓궂게 돌발질문을 건우에게 걸어온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스럽게 진행자를 바라보고 건우를 바라보았지만, 건우는 자신처럼 당황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당당한 모습으로 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포부를 밝히며 선언을 해버린다.
예상도 못한 건우의 그 대답과 선언에 결국 자신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고개를 푹 숙이고는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린다. 이어서 돌아가자는 건우의 말에 작게 한숨을 쉬고는 그만 좀 놀래키라고, 빨리 돌아가자고 말한다.
지금의 자리는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집중되기 딱 좋은 정중앙. 더 놀림거리가 되느니, 차라리 빨리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나았다. 건우는 아무런 말 없이 웃으면서 관객석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자신도 그런 건우를 뒤따라간다. 관객석에 가까워질수록 선명하게 들려오는 사람들의 짖궂은 오오~ 하는 소리와 휘파람 소리. 그 소리에도 당당한 건우와는 달리 고개를 푸욱 숙여버리며 다시 자신들의 자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자리에 앉아버린다.
건우도 뒤따라 자신의 바로 옆자리에 앉자, 건우에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선언하지 않아도 된다고 확실하게 얘기한다. 그리고는 다른 이유가 있는거냐고, 미리 공인해놔서 헤어짐을 방지하는거냐고 장난치듯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살며시 웃으면서 자신에게만 들리게, 아주아주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로, 원래 남자는 예쁜 여자친구를 두면 여기저기에 알리고 싶어하는 생물이라며, 헤어짐 방지같은 걸 할 것 같으면 좀 더 대범한걸 했을거라고 가볍게 얘기한다.
또다시 평소처럼 장난스레 짓궂은 말을 하는 건우에게 한소리 하려다가 건우가 장난은 이쯤하고, 하며 말을 이어가자 그저 조용히 그의 말을 듣는다. 그냥 당당하고 싶었다며, 적어도 저는 노래와 자신과 관련된 것만큼은 자신감 있는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그냥 저의 개인적인 욕심 같은거라고 얘기하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 뭔가 머리 쓰다듬어줄 타이밍. 순간 그런 생각이 들어 살짝 그의 손을 바라보자 자신의 생각이 맞았는지, 손이 움찔하지만 올라가진 않는다. 그런 건우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의 의미를 파악하자 그가 너무 귀엽게 느껴져 가볍게 웃어버린다.
"바보. 굳이 욕심이라고 표현할 필요없어. 적어도 나한테 있어서는 너는 언제나 당당하고 멋진 아이야. 음, 그래도, 아까 우물쭈물하지 않고 당당하게 대답해줘서 고마워. 참, 그리고 앞으로는 머리를 쓰다듬어주려는 마음을 억지로 억누르지 않아도 괜찮아. 뭐라고 안 할게. 알았지?"
검지 손가락으로 그의 볼을 가볍게 한 번 톡, 두드리며 입을 열고는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얘기한다. 움찔했던 모습이 생각나서 마지막 말까지 덧붙인 후에, 고개를 돌려 무대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가온이와 누리가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곧이어 이번에는 진행자가 공을 가져와서는 가온이에게로 휙 던진다.
가온이는 능숙하게 코 끝으로 그 공을 받아서는 천천히 돌리다가 누리에게로 다시 던지고, 누리 역시 자연스럽게 공을 코 끝으로 받아서 천천히 돌리다가 가온이에게로 던진다. 그렇게 둘의 왔다갔다하는 공놀이가 시작되자 관객석에는 다시 박수소리가 크게 울러퍼진다.
건우도 혼잣말하듯이 정말 대단하다고, 보통 베테랑이 아닌 것같다고 중얼거렸고, 자신도 그런 그의 말에 동의한다는 뜻을 가득 담아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저 부드럽게 연결되는 공놀이 솜씨에서 전문가의 포스가 가득 느껴져, 자신도 가온이와 누리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건우와 같이 박수를 친다.
이후로도 가온이와 누리는 음악을 틀자 박자에 맞춰 마치 춤을 추듯이 점핑하기도 하고, 뀨우뀨우 하는 울음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게 돌고래 쇼는 계속해서 멋진 모습을 이어갔고, 마침내 끝날 시간이 다가온다.
진행자는 지하 3층의 심해구역으로 가면 가온이와 누리가 헤엄치는 거대 수중 터널도 있으니 혹시라도 가온이와 누리를 보시면 꼭 인사해달라며, 그럼 마지막으로 수고해 준 가온이와 누리에게 박수 부탁한다고 멋지게 돌고래 쇼를 마무리하는 멘트를 날린다.
그러나 관람석에서는 또다시 뜨거운 박수소리가 크게 울려퍼진다. 가온이와 누리는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관객들을 바라보면서 뀨우, 뀨우 하고 울더니 검푸른 바닷물 속으로 쏘옥 들어가버린다. 돌고래들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건우도 자신도 마찬가지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재밌었냐며, 저는 진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지하 3층에 내려가면 가온이하고 누리를 한번 찾아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는 건우에게 자신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응! 그러자. 왠지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가온이랑 누리도 우리를 발견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건우가 이어서 그럼 이제 수달이나 보러 가보자고, 천천히 2층을 둘러보다가 터치풀에도 한번 가보고 지하 3층에도 내려가보자고 또다시 제안해오자 표정이 환해진다.
"그래, 전부 가보자! 우와...우리 엄청 바쁘다, 그치? 가볼 곳이 너무 많아."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어가며 자신들이 가볼 곳들을 세어보다가 조금 신기한 듯이 얘기하며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 저는 건우주께서 치킨 쿠폰이라고는 안 했는데요? ㅋㅋㅋㅋ 어차피 쿠폰이란 것은 10번 다 채울 수 없는 것이니, 어떻게 놀라면 될 지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윙크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모르시는 거예요?! 무시무시하다구요, 그거. 음...건우주의 이미지요? 치킨 쿠폰..은 농담이고, 귀엽고 애교많은데 든든하고 잘 놀라고 사탕 주고 쓰다듬어주는 멋있고 짓궂은 성인 남성이자 천사요! ㅎㅎㅎㅎㅎ 왠지 모르게 수식어가 많아보이는 건 기분 탓이예요, 응!
그럼 사진, 약속한거예요? 기대하고 있어야겠어요! 음, 그래도 조심히 잘 놀다오시라고 꼭 말해드리고 싶었어요. 굳이 저 때문이 아니라, 건우주께서 다친 기억으로 휴가를 보내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거든요. 건우주 스스로를 좀 더 생각해달라고 부탁드렸던 것 같은데...
건우주, 완전 귀여우시다구요! 그리고 마구마구 예뻐해주겠다고 확정하진 않았다구요! 멀리멀리 도망갈거예요...? (시무룩) 먼저 사탕 뿌리신건 건우주면서... (훌쩍) -
424 건우 - 주아 (46451E+55) 2016. 8. 10. 오후 2:45:37방금 전 수많은 사람들의 앞에서 선언하듯이 말한 것 때문일까. 주아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나에게 말해왔다. 그리고 혹시 다른 이유가 있냐는 말에 나는 내 나름대로의 이유를 속삭이듯이 주아에게 답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쓰다듬어주고 싶은 충동에 순간 손이 움찔했다. 하지만 이곳은 우리 둘만이 있는곳이 아니라 수많은 이들이 있는 곳. 자제를 해야겠다고 느껴 올리지는 않았다.
그 미세한 움직임조차도 주아의 눈을 피할 수 없었는지, 주아는 가볍게 웃으며 내 볼을 살포시 톡 찌르더니 나를 바보라고 부르며 욕심이라고 표현할 필요가 없다면서, 아까전에 우물쭈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앞으로는 쓰다듬어주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억누르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대답과 마음을 읽혀버렸다는 생각에 생긋 웃으면서 방금 주아가 그랬듯이 검지손가락으로 주아의 볼을 살포시 톡 찌르며 다시 속삭이듯이 답했다.
"그렇게 말하면 진짜로 애완동물로 보일지도 모르는데 상관없어? 진짜로 애완동물 아니냐고 놀림받을지도 모르는데? 정말이야. 이래보여도 꽤 많이 억제하고 있거든. 그래도 지금은 안해. 둘만 있을때 오붓하게 하고 싶으니까."
나도 모르게 또 다시 흘러나오는 능글맞은 목소리. 스스로도 내가 이런 애였나 싶을 정도로 놀라울때가 있었다. 좋아하는 이가 생기면 사람은 변하다고 말은 많이 하는데 나도 그런 케이스인걸까? 하지만 그것은 나뿐만은 아니었다. 주아 역시도, 예전에 알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나에게 보여줄 때가 있었으니까. 예를 들면 한번씩 보이는 과감한 행동이나 용기를 들 수 있었다.
예전같았으면 돌고래를 타자고 말을 하면 주아는 자신은 됐으니까 혼자서 타고 오라고 말을 했을 애였다. 수영을 잘 못하는 만큼 저 깊은 검푸른 바닷물에 굳이 도전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아닐수도 있겠지만, 10년 이상 알고 지낸 소꿉친구지만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주아는 대충 그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주아는 저 깊은 검푸른 바닷물을 보고 긴장하고 겁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용기를 내서 도전했고 그 결과, 나와 함께 돌고래를 탈 수 있었다. 정말로 누군가를 좋아하면 사람이 바뀌긴 바뀌는구나라고 느끼며, 살며시 손을 움직여 주아의 손 위에 내 손을 올렸고 무대 쪽을 바라보았다.
이어 가온이와 누리의 쇼는 계속 진행되었다. 공놀이를 하기도 하고, 춤을 추듯이 움직이다가 뀨우, 뀨우 거리면서 노래를 부르는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등, 정말로 수많은 사람들의 박수소리와 환호성을 들으며 우리에게 멋진 모습만을 보였다.
그리고 어느새 쇼가 끝날 시간. 진행자 누나는 쇼가 끝나는 것을 알리면서 지하 3층에서 거대 수중 터널에서 가온이와 누리를 만나볼 수 있다면서 혹시라도 발견하면 꼭 인사해달라고 부탁했다. 가온이와 누리는 특유의 그 울음소리를 내더니 깊은 검푸른 바닷물 속으로 쏘옥 들어가버렸고, 그 모습을 완전히 감춰버렸다.
주변의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섰고, 나 역시도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주아 역시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아를 바라보며 지하 3층에서 가온이와 누리를 찾아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보자 주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왠지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러자고 답해왔다. 그 말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주아의 방금 말처럼 가온이와 누리가 우리를 발견해주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 아무런 말 없이 무언으로 미소지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어 수달도 보고, 터치풀에도 가보고, 지하 3층에도 내려가보자고 말을 하자, 주아는 표정이 환해지더니 전부 가보자면서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어가며 키득키득 웃어보였다. 그 모습에 나 역시도 키득키득 웃으면서 고개를 천천히 위아래로 끄덕였다.
"그럴려고 이렇게 데이트 온 거 아니겠어? 가족끼리 온거지만, 그래도 우리 둘은 사귀는 사이니까 이 정도 시간은 있어도 상관없잖아?"
가족과의 시간도 중요했지만 주아와의 시간 역시 중요했다. 비록 첫 계기는 아빠한테 권유받은거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면서, 주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학창시절에 즐기는 데이트. 그것은 지금 이 순간만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추억거리였다. 그 추억거리를 마음속 앨범에 더욱 더 많이 간직하기 위해서 지금은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
늘 그랬듯이 살며시 주아의 손을 잡은 후에 주머니 속에 넣어둔 팜플렛을 꺼내서 위치를 확인해봤다. 수달의 위치도 여기서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니었다. 팜플렛의 지도를 참고해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수달이 있는 곳으로 걸어나갔다.
약 10분 정도 걷자, 우리 눈 앞에는 펭귄때처럼, 거대한 유리창이 벽에 달려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안에는 정말로 귀엽고 앙증맞게 생긴 수달 여러마리가 몸을 동그렇게 말고서 서로 꼬옥 달라붙은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달콤하게 잠이라도 자고 있는걸까? 옹기종기 모여앉아, 서로의 몸에 기대며 잠을 자고 있는 수달의 모습은 너무나도 평화로워보였고 그와 동시에 귀여웠다. 배가 서서히 부풀어 올랐다가 내려가는 모습은 그 귀여움을 더욱 더 강하게 만들었다.
"피곤해서 자는 모양이네. 그래도 되게 귀엽다.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볼까? 어. 잠깐만. 저거."
문뜩 내 눈에 뭔가가 보여서,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곳에 고정되었다. 내가 바라보고 있는 곳엔 유일하게 잠들지 않은 수달 한마리가 있었다. 자신의 친구? 혹은 가족이 자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수달은 근처에 있는 맑은 물로 풍덩하고 들어가더니, 온 몸에 물을 묻히고서는 다시 나왔다. 그리고서는 살금살금 자고 있는 무리에게로 다가가서, 단번에 파고들어갔다.
몸에 묻은 차가운 물 때문인걸까? 자고 있는 수달 무리들은 일제히 눈을 팍 뜨고서, 깜짝 놀라 여기저기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무리에 장난을 친 장난꾸러기 수달은 재빠르게 무리에 파고들어서 마치 자신은 아니라는양, 다른 이들처럼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는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생각도 못한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크게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하하하하. 뭐야. 저게. 진짜로 장난 아닌데? 엄청 능청맞은걸? 자기가 해놓고서, 자기는 아니라는양 은근슬쩍 연기하고 있고 말이야."
수달에게도 저런 능청스러운 면이 있었나싶어 신기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저 귀염둥이들이 다음엔 또 무슨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면서 나는 주아의 손을 부드럽게 꼬옥 잡으며, 수달의 모습을 주시했다.
//그, 그렇게 시무룩하고 훌쩍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도망칠 수가 없잖아요. 어쩔수 없죠. 붙잡히더라도 옆에 있어주는 수밖에요.(긁적긁적) 왠지 엄청난 덫에 걸린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여기선 모르는척 해주는게 예의인거겠죠! 그러니까 울지 마요? 우는 모습 보면 제 마음 약해진단 말이에요.
사진을 기대한다니 진짜로 꼭 찍어올게요. 아. 물론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다치면 안되죠. 기껏 물 있는 곳으로 놀러가는데 거기서 다치거나 사고를 당하면 끔찍한 기억으로 남을테니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여행과 휴가는 즐겁게! 가 모토거든요. 주말에도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주아주에겐...아주 살짝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기왕 잡힌거니까 잘 다녀올게요! 그리고 저에 대한 수식어가 많은건 정말로 기분 탓인걸까요? 엄청나게 많은 단어들이 붙은것 같은데요?!
그럼 주아주는 귀여우면서도 뭔가 파릇파릇하고 그러면서도 장난기가 넘치고 같이 놀면 즐겁고 재밌으며, 뭔가 잘 맞는 여성이자 천사라고 하면 되는걸까요? 아. 수식어 많은건 기분 탓이에요. -
425 주아 - 건우 (17616E+51) 2016. 8. 10. 오후 10:32:54다른 이들 앞에서 크게 선언한 이유를 건우에게서 속삭이듯이 전해들으며, 그의 손이 순간 움찔하는 것도 놓치지 않고 포착한다. 그러자 건우가 무엇을 하려다 멈췄는지 곧바로 눈치채버린다. 하긴, 타이밍도 딱 그럴 타이밍이긴 했다. 하도 여러 번 쓰다듬 받다보니, 이제는 어느 때에 건우가 자신을 쓰다듬어줄지까지도 대충 예상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이 딱 그 때였는데, 건우는 어쩐 일인지 그 움직이려는 손길을 멈춰버린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그 이유를 생각해보다가, 이내 가볍게 웃으며 건우의 볼을 검지 손가락으로 살포시 톡, 찌른다. 그리고는 그를 바보라고 부르며 욕심이라고 표현할 필요가 없다고, 아까 전에 우물쭈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쓰다듬어주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억누르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했더니, 건우는 생긋 웃으면서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검지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살포시 톡 찌른다. 갑자기 자신의 볼이 찔러지는 느낌에 조금 놀라 두 눈을 깜빡이며 그가 다시 속삭이듯이 얘기하는 것을 듣는다.
그렇게 말하면 진짜로 애완동물로 보일지도 모르는데 상관없냐며, 진짜로 애완동물 아니냐고 놀림받을지도 모르는다고. 이래보여도 꽤 많이 억제하고 있는데, 그래도 둘만 있을때 오붓하게 하고 싶으니까 지금은 안한다며 능글맞은 목소리를 내는 그를 바라본다.
"꽤 많이 억제하고 있는게 이정도야? 우와, 억제하는 것을 그만둘 때 얼마나 자주 쓰다듬겠다는거야? 애완동물 소리를 들어도 난 괜찮아. 으음, 민주에게만 안 들키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 그보다 오붓하게라니, 건우 너, 진짜...!"
잠시 민주의 떨떠름했던 표정을 떠올려보며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그러나 능글맞은 건우의 모습에는 도저히 못 당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둘만 있을 때 오붓하게, 라는 말에는 조금 얼굴이 달아오른 채 그를 흘겨본다.
정말로, 변해도 너무 변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모습을, 건우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십 년 이상을 알고지냈어도 발견하지 못했던 그런 모습들을, 건우는 숨김없이 마음껏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변한 것은 건우만이 아니었다. 자신도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건우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예를 들면 아까의 돌고래 라이딩.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분명 시도는 커녕,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오늘은, 아니, 건우와 함께 있는 자신은 달랐다. 건우의 든든한 격려에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었고, 나중에 함게 공유할 수 있는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너는 언제나 내가 더 좋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싶게끔 만들어.
그런 생각을 하며 살며시 자신의 손 위에 저의 손을 올리는 건우를 잠시 부드럽게 바라보다가, 자신도 곧 무대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이어서 계속 진행되는 가온이와 누리의 쇼. 공놀이를 하기도 하고, 춤도 추다가 뀨우, 뀨우 하고 노래까지 부르며 온갖 매력을 잔뜩 뽐내는 모습에, 자신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의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그 위로 쏟아진다.
그리고 어느새 쇼가 끝날 시간. 진행자는 지하 3층, 거대 수중 터널에서 가온이와 누리를 만나볼 수 있다면서 혹시라도 발견하면 꼭 인사해달라고 얘기하며 마무리 멘트를 멋지게 날리고, 가온이와 누리는 마지막으로 길게 울음소리를 내고는 깊은 바닷물 속으로 쏘옥 들어간다.
돌고래들이 사라지고 쇼가 전부 끝나자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고, 건우와 자신도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어서 건우가 자신에게 지하 3층에서 가온이와 누리를 찾아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오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왠지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의 말에, 건우도 미소지어 고개를 천천히 끄덕여준다.
그리고는 이어서 수달도 보고, 터치풀에도 가보고, 지하 3층에도 내려가자고 제안해주자, 환한 표정으로 전부 가보자고,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어가며 키득키득 웃는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도 키득키득 웃으며 고개를 천천히 위아래로 끄덕인 후, 그럴려고 이렇게 데이트 온 거 아니겠냐며, 자신들은 사귀는 사이니까 이 정도 시간은 있어도 상관없잖아? 하고 얘기한다.
하긴, 그것도 그랬다. 건우와의 시간은 그 어떤 때여도 전부 소중했지만, 지금은 더욱더 소중한 데이트의 시간이었다. 그의 말에 작게 미소지은 채, 건우와 함께 좀 더 오래 있고싶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손을 잡는 건우의 손을 자신도 덩달아 꼬옥 잡는다.
건우는 주머니 속에 넣어둔 팜플렛을 꺼내서 위치를 확인해보더니 자신을 데리고 천천히 수달이 있는 곳으로 걸어나간다. 약 10분 정도 걷자, 자신들의 눈 앞에는 거대한 유리창이 벽에 달려있는 모습이 보였고, 그 너머로는 귀엽고 앙증맞은 수달 여러마리가 몸을 동그렇게 말고서 서로 달라붙은채 눈을 감고 있었다.
마치 잠이라도 자는 듯, 서로의 몸에 기대있는 수달의 모습은 보기만해도 마음이 따뜻하게 평화로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천천히 숨을 쉬느라 배가 서서히 부풀어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하는 모습을 가만히 웃으며 지켜본다.
건우는 피곤해서 자는 모양이라며, 되게 귀엽다고,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볼까? 하고 말하다가 뭔가를 발견했는지 어, 하는 소리를 낸다. 그런 건우의 반응에 그가 바라보고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유일하게 잠들지 않은 수달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다른 수달들이 자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 수달은 근처에 있는 물로 풍덩하고 들어가더니, 그렇게 저의 온 몸에 물을 묻히고서는 다시 물 밖으로 나온다. 무엇을 하려는건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아 물음표 마크를 띄우며 그 수달을 지켜본다.
수달은 물이 가득 묻은 몸으로 살금살금 자고 있는 무리에게로 다가가더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단번에 그 속으로 파고들어간다.
평화롭게 자고 있다가 갑자기 느껴지는 차가운 물의 촉감에, 자고 있던 수달 무리들은 깜짝 놀라 일제히 눈을 팍 뜨고서는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기 시작한다. 장난을 친 그 수달도 마치 저는 범인이 아니라는 것처럼, 재빠르게 무리에 파고들어서는 다른 수달들처럼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며 능청스럽게 행동한다. 그런 수달의 모습에 건우도, 자신도 결국 크게 웃음을 터뜨려버린다.
건우는 진짜로 장난 아니라며, 엄청 능청맞다고, 자기가 해놓고서, 자기는 아니라는 양 은근슬쩍 연기하고 있다고 신기한 듯이 얘기한다.
"그러게, 진짜 신기하다! 수달도 저렇게 장난기 맞고 능글맞은 애인줄은 정말 몰랐네. 혹시 저 아이, 너의 사촌이 아닐까? 너도 저렇게 능청맞게 행동할 때가 많잖아?"
그런 능청맞은 수달의 모습에 건우의 모습을 떠올려보고는 그를 바라보며 장난기 가득하게 키득키득 웃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을 부드럽게 꼬옥 잡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덩달아 그의 손을 꼬옥 잡으며 다시 수달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다음에는 어떻게 반응할지, 기대되는 마음이 가득했다.
/ 후훗, 여자는 눈물과 애교를 잘 이용해야한다고 친구가 그랬거든요! 애교는 할 줄 모르니 눈물이라도 이용해보길 잘했네요. 건우주께서 이렇게 눈물에 약하신줄은 몰랐는데~ 안 울테니까 이왕 덫에 걸리신 거, 도망 안 가고 옆에 있기예요, 알았죠?
멋진 모토예요! 딱히 저에게 미안해하실 필요 없어요. 어차피 저는 이래야 하니까, 제 몫까지 잘 놀다오세요~ 그리고 기분 탓 맞다니까요, 기분 탓? ㅎㅎㅎㅎ
어...어라? 건우주의 말씀도 기분 탓인가요? 정말이예요? 뭔가 기다란 문장이 보이는데요?! 그보다 파릇파릇은 또 왜 들어가는거죠?! ㅋㅋㅋㅋㅋ 그 단어, 뭔가 풀이나 나물같은게 생각나서 창피하단 말이예요...!
그나저나 보충이 늦게 끝나니 답레도 앞으로는 거의 이렇게 밤에서 새벽에만 올리게 될 것 같아요...미리 얘기않고 늦어서 죄송해요, 건우주ㅠㅠㅠ 죄송하지만 양해를 좀 구할 수 있을까요? -
426 건우 - 주아 (46451E+55) 2016. 8. 10. 오후 11:59:28눈 앞에 있는 거대한 유리창 너머로는 귀여운 수달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지금은 곤히 자는 시간인지 옹기종기 모여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서 꼬옥 붙어서 서로의 몸에 기대서 자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배가 천천히 부풀어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저들이 얼마나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절로 알 수가 있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한장 찍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스마트폰을 꺼내려는 순간, 내 눈에 자고 있지 않은 수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주아 역시, 내가 바라보고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나와 주아가 바라보고 있는 그곳엔 아직 자고 있지 않은 수달 한마리가 있었다. 그 문제의 수달은 다른 수달들이 자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근처의 맑고 시원해보이는 물 속으로 풍덩 들어가서 자신의 몸에 잔뜩 물을 묻히고 밖으로 나오더니, 자고 있는 수달의 몸으로 단번에 파고 들어갔다.
편하게 자고 있던 도중, 갑자기 차가운 물기가 느껴지니 수달 무리들은 놀라지 않을래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깜짝 놀라 일제히 눈을 뜨고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주변을 살피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한번 웃었고, 범인인 수달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처럼 무리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수달들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피는 그 모습에 결국 크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 능글맞은 모습을 바라보면서 주아에게 수달에 대한 느낌을 말하자 주아는 장난기 가득하게 키득키득 웃으면서 수달이 저렇게 장난기 많고 능글맞은 애일 줄은 몰랐다면서 내 사촌이 아닐까라고 말해왔다. 생각도 못한 말에 작게 웃으면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서로가 서로의 손을 부드럽게 잡는것을 느끼며 나 역시도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주아의 말에 대답했다.
"수달이 내 사촌이라니. 그럼 나도 수달이라는거야? 음. 나쁘지 않겠다. 저런 귀여운 수달이 된다면 주아가 나를 충분히 귀여워해주고 그러겠지. 안 그래?"
살짝 주아가 수달을 끌어안고 귀여워해주는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동물을 그토록 좋아하는 주아니까, 정말로 애정 가득, 사랑 가득 정성스럽게 귀여워해주고 돌봐주지 않을까? 주아가 키워준다면, 나는 주아의 수달이 되어도 상관없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게 되면 그저 주인과 애완동물이 되는거니까, 역시 인간 대 인간으로서 주아와 있는게 가장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연인이 아니더라도, 정말로 친한 소꿉친구로서 있을 수 있었던 것도 나와 주아가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만났기 때문이었으니까.
"새삼스럽지만, 어릴때 나와 만나서 놀아줘서 고마워."
아마 주아의 입장에선 뜬금없을지도 모를 말을 하면서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수달 쪽을 바라보았다. 수달 무리는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리다가 결국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알아내는 것을 포기한건지 뿔뿔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집으로 보이는 곳으로 쏘옥 들어가버리는 이도 있었고, 물속으로 풍덩 들어가서 재밌게 노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물에 들어가지 않고 땅 위에서 서로 끌어안고 장난치듯이 노는 객체도 있었다.
각자 행동하는건 다르지만, 정말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각자 평화롭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건 동일했다. 어쩌면 저들 중에는 형제가 있을수도 있고, 가족이 있을수도 있고 연인이 있을수도 있다.
저 수달들의 관계를 당연히 나는 알 수 없었다. 내가 수달과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저 무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상당히 소중한 존재일것이다. 그런 소중한 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그것은 우리 사람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사육사로 보이는 남성이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왜 들어왔는가 싶어서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바라보니, 사육사는 손에 들고 있는 바구니에서 작은 물고기를 꺼내서 수달에게로 내밀었다.
그러자 다 각각 놀고 있던 수달들은 일제히 사육사 근처로 다가왔고 빨리 자신에게 달라는듯이 두발로 서서는 앞발을 마치 팔처럼 마구 휘저으면서 물고기를 잡으려고 애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보채는 어린 아이를 보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다시 한번 더 풋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나름대로 수달의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을 구경하다가, 아까전에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는 사실이 떠올라서, 난 살며시 주아의 팔을 툭툭 치면서 입을 열었다.
"주아야. 우리 사진 한번 안 찍을래?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사진 한장은 찍어야지. 저 수달들을 배경으로 해서 찍으면 괜찮을 것 같지 않아?"
꼭 사진을 찍어야하는 이유가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왕 여기까지 왔고 데이트 중이니까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어 나는 주머니 속에서 내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전에 1번째 데이트를 했을때 나와 주아가 찍었던 스티커사진이 붙어있는 작은 악세사리가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때 나눠가졌던 스티커 사진 중 한장은 내 핸드폰 악세사리에 붙혀뒀다. 덕분에 매일매일 저 스티커사진은 내 눈에 들어온다. 검은 고양이와 하얀 고양이를 형상화한 우리 둘의 스티커사진.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소중한 보물이었다.
아무튼 주아가 사진을 찍자고 하면 바로 찍을 생각이었기에,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놓기만 하고, 카메라 모드를 켜진 않았다. 그리고 조용히 주아의 답을 기다려보았다.
//여자의 눈물과 애교는 엄청나게 강한 법입니다. 물론 전 눈물에 약하지만요. 여자가 우는거 보면 절로 가슴이 약해진다고요. 그리고 역시나 저를 잡기 위한 덫이었나요?! ㅎㅎㅎㅎ 도망 안가고 옆에 있어야겠네요. 또 도망가면 훌쩍하면서 울것 같으니까요. 이렇게 보면 주아주도 정말 정에 약한 사람이라는게 팍팍 느껴진다니까요. 아니, 어쩌면 묘하게 외로움을 타는 사람일지도..? 아. 물론 제 느낌이에요.
그리고 기분탓인거에요. 네. 기분탓일거에요. 그리고 파릇파릇하다는게 창피하다니. 확실히 창피할수도 있는 말이겠네요. 저도 그런 말 들으면서 창피하다고 느낀적이 있었으니까요. 음. 그럼 새싹새싹한 느낌? ㅎㅎㅎㅎㅎㅎ
음. 그리고 사실은 이 답레 쓰기 전에 마지막 물음의 답부터 할까 하다가 그러면 또 주아주가 기다려줄수 있었다는 식으로 얘기할 것 같아서 답레를 쓰면서 이렇게 답해요. 미리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예상한 사안이었어요. 시기가 시기니까요.
사실 가끔 그래요. 저는 되게 즐겁거든요. 그런데 이 1:1이 주아주에게 있어서 부담이 되는건 아닐까 하고 말이에요. 아무래도 지금 시기가 되면 많이 바쁘고 힘들어지잖아요? 그런 시점에서 저에게 답레를 주기 위해서 무리하는건 아닐까. 부담이 되는건 아닐까하고 생각을 한 적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편하신 시간대에 편하게 해주세요. 우리 둘의 1:1은 첫시작부터 그랬잖아요? 편한 시간에 편하게.. 서로 부담이 가지 않도록.
지금은 주아주에게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시기에요. 그러니까 무리하게 빨리 답레를 하려고 생각하지 마세요. 주아주에게 맞춰줄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주아주에게 맞춰줘야 할 시기이고요. 원래 고3은 대접 받으면서 살아가는 나이에요. 그러니까 죄송하게 생각할거 없어요.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알았죠?(꼬옥(토닥토닥) -
427 주아 - 건우 (20529E+52) 2016. 8. 11. 오전 2:34:35이번에도 운 좋게 한 번에 수달을 찾아서는 유리창 너머로 수달들을 구경하기 시작한다. 아까 악어도 그렇고, 다들 피곤했던건지 수달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서 서로의 몸에 기대 편안하게 잠들어있다. 보기만 해도 평화로운 그 모습에, 그저 조용히 미소지은 채 수달들을 바라보다 건우가 스마트폰을 꺼내다말고 어, 하는 소리를 내기에 자신도 그 쪽을 향해 시선을 옮긴다.
그러자 눈에 들어온 것은, 아직 자고 있지 않은 수달 한 마리. 순식간에 자신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그 수달은 다른 수달들이 자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근처의 물 속으로 풍덩 들어간다. 그리고는 그렇게 저의 몸에 물을 묻히고서 물 밖으로 나와, 곧바로 자고 있는 수달 무리 속으로 단번에 파고 들어간다.
갑작스런 차가운 물기에 수달 무리들은 아주 제대로 놀랐는지, 순식간에 일제히 눈을 뜨고서는 재빨리 주변을 살핀다. 문제의 그 수달도 마치 저는 범인이 아니라는 것처럼 무리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수달들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핀다. 예상치도 못한 능청스런 그 모습에, 결국 건우도, 자신도 크게 웃음을 터트린다.
이어서 건우가 자신에게 수달에 대한 느낌을 말해왔고, 그의 말에 장난기 가득하게 웃으면서 수달이 저렇게 장난기 많고 능글맞은 애일 줄은 몰랐다면서 건우, 너의 사촌이 아닐까, 하고 대답한다. 자신의 대답에 건우는 작게 웃으면서 자신을 바라보다가 똑같이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수달이 저의 사촌이라면 저도 수달이라는 거냐며, 저런 귀여운 수달이 된다면 자신이 저를 충분히 귀여워해주고 그럴테니 나쁘지 않겠다고 조금의 동요도 없이 자연스레 맞받아치는 건우의 말에, 자신도 지지않겠다는 듯 밝게 웃으며 입을 연다.
"지금도 나름 충분히 귀여워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 하긴, 저렇게 귀여운 수달이 된다면 아마 더 예뻐해줄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매일매일 끌어안고 안 놔줄 예정이니까."
아마 건우가 수달이 된다면 저 문제의 수달처럼 능글맞은 귀여운 행동을 보이지 않을까, 하고 잠시 상상해본다. 자기가 해놓고 하지 않은 척, 시치미를 떼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능청맞게 행동하는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자 살짝 웃어버린다. 응, 만약 그런다면 정말 꼬옥 끌어안고 안 놔줄거야.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던 것도 잠시, 건우가 갑자기 뜬금없게 새삼스럽지만 어릴 때 저와 만나서 놀아줘서 고맙다고 말해오자 순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뭐지? 갑자기? 수달들에게서 어린 시절을 떠올릴 계기가 있나?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고마워. 그 때도, 지금도 나와 놀아줘서. 내 옆에 있어줘서."
그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한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빙그레 웃으며 자신도 똑같이 고맙다고 전해본다.
어린 시절, 아직 유치원에 다니는 꼬꼬마 어린이였던 자신들. 그 때의 그 어렸던 꼬마아이 두 명이 이제는 이만큼이나 자라서는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 새삼 신기했다. 그 때 전해야했을 말을, 십 년이 넘은 지금에서야 전해보며 자신도 다시 고개를 돌려 수달들을 바라본다.
범인 수달의 너무 완벽한 연기에, 수달 무리는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리다가 결국 포기한건지 뿔뿔히 흩어진다. 그 중 몇몇은 집으로 들어가버리고, 몇몇은 물 속으로 들어가서 놀기 시작했고, 나머지 몇 마리들은 땅 위에서 서로 장난을 치며 놀기 시작한다.
아까와는 또다른 분위기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다가, 사육사로 보이는 한 남성이 안으로 들어와서는 손에 들고 있는 바구니에서 작은 물고기를 꺼내서 수달에게로 내미는 것을 신기한 듯이 바라본다.
그 작은 물고기를 발견하자 제각각 놀고 있던 수달들은 일제히 사육사에게로 다가와서는, 두발로 서서 앞발을 마구 휘저으며 물고기를 잡으려고 애쓰기 시작한다. 흡사, 맛있는 간식을 달라고 보채는 어린 아이같은 모습에, 건우도, 자신도 다시 한 번 더 풋하고 웃어버린다.
그렇게 평소에 보기 힘든 수달들의 모습을 눈에 담다가, 건우가 살며시 자신의 팔을 툭툭 치면서 저 수달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괜찮을 것 같지 않냐고 제안해오자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건우가 이어서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자, 건우의 스마트폰에 달린 작은 악세사리에 저번에 자신들이 찍었던 스티커 사진이 붙여져 있는 것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가볍게 흔들리는 악세사리에 붙여진 자신들의 스티커 사진을 바라보며 건우는 부끄러운 듯, 겸연쩍은 미소를 짓는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그의 악세사리에, 그 스티커 사진에, 자신도 기쁜 듯 빙그레 웃는다. 역시, 너도 그렇구나? 자신도 그 때 나눠 가졌던 스티커 사진들 중 한 장은 자신의 스마트폰 뒷케이스에다가 소중하게 붙여놓았었다. 매일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이니만큼, 그 때의 추억도 매일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격이었다.
스마트폰을 꺼내놓기만 하고 카메라 모드를 켜지 않은 채 조용히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건우에게, 세게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응응! 분명 괜찮을거야. 원래 이런 곳에 데이트 오면 사진은 필수 아니겠어? 찍자, 찍자~"
해맑게 웃으며 확실하게 찍자고 얘기한 뒤, 건우에게 다가가 그에게 좀 더 바싹 붙는다. 가까이 붙어야 더 잘 나오지 않겠어? 하고 말도 덧붙여보면서.
/ 당연히 덫이었죠! 건우주께서 계속 사탕만 뿌리고는 도망가버리시니까요! 그나저나, 우와. 탐정 모드 또 발동하신거예요, 건우주? 또다시 저란 사람에 대해 분석하시다니. 아마 그 느낌이 맞을거예요. 지금까지 건우주의 느낌은 전부 다 맞았잖아요? 저 스스로는 저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요. 아, 외로움은 맞을지도...? ㅎㅎㅎㅎ
그보다 새싹새싹이라뇨! 그럼 파릇파릇이랑 다를 바가 없잖아요! 아니, 그 전에 새싹새싹은 1학년같은 더 어리고 귀여운 애들에게 붙이는거지, 저같이 찌들대로 찌든 3학년은 안된다구요! ㅋㅋㅋㅋㅋㅋ
음, 절대 부담은 아니예요. 사실 시간이 없긴 해도 그래도 너무 즐겁거든요. 스트레스도 풀고 활기를 얻어가기도 하구요. 아마 이 1:1을 시작하지 않고, 건우주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저는 지금쯤 과도한 스트레스로 지쳐버렸을지도 몰라요. 오히려 이렇게 건우주를 만나 1:1을 돌리면서 얼마나 힘을 얻는지, 건우주는 아마 모르실거예요. ㅎㅎㅎㅎ 이렇게 저를 배려해주시면서 편하게 해도 된다고, 저에게 맞춰줄 수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대접이라. 아직은 낯설고 어색하지만 그래도 유일하게 대접받을 수 있는 시기일테니, 그 대접 정말로 감사하게 잘 받을게요. 다시 한 번 정말로 고마워요, 건우주! (꼬옥) (방긋)
...여담이지만, 역시 제가 정에 약해지게 만든 범인은 건우주인것 같아요. 너무해요, 진짜! -
428 건우 - 주아 (88094E+56) 2016. 8. 11. 오후 2:09:42"그럼 꿈 속에서라도 수달이 되어서 나타나야겠네. 나는 둘째쳐도 주아, 너는 수달을 꼭 끌어안고 싶은 것 같으니까 말이야."
정말로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동물을 좋아하는 주아의 마음이 제대로 전해져왔다. 어쩌면 정말로 다음 생애에는 주아의 애완동물로 태어나는 것도 나쁘진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나 결국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연인이 되는 것은 꿈도 못 꾼다는 것을 자각하고, 좀 뜬금없긴 하지만 주아에게 어릴적에 나와 만나서 놀아주고 친구로서 있어줬다는 사실을 고맙다고 전했다.
그러자 주아는 무슨 말을 하냐는듯이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자신 역시, 빙그레 웃으면서 자신도 고맙다고 나에게 전해온다. 하지만 주아는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지. 응. 모를 것이다. 나도 모르게 뜬금없이 떠올라서, 나와 주아가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만났고, 어릴적에 서로 함께 놀고 친구로서 지내고 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늘 서로의 옆에서 서로와 시간을 보냈기에, 지금 이 순간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로 뜬금없이 떠올라서 내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을 아마 주아는 모를 것이다.
몰라도 상관없었다. 내가 이 고마운 마음을 전한걸로 충분하니까.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주아의 옆에서 함께 있어야겠다고 느끼면서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수달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뿔뿔히 흩어져서 제각각 또 작은 무리를 지어 놀고 있는 수달의 모습은 너무나도 귀엽고 앙증맞았다. 그리고 사육사로 보이는 한 남성이 안으로 들어와서 바구니 속 작은 물고기를 들고 수달에게로 내밀자 수달들은 일제히 모여들었고, 앞발을 마구마구 휘저으며 물고기를 잡으려고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정말로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만을 보여주는 그 작은 동물들을 바라보면서 나와 주아는 풋 하고 웃어버렸다.
그 평화롭고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을 즐기다 문뜩 사진 생각이 떠올라서 나는 주아에게 사진을 찍을 것을 제안했다. 그러고서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핸드폰에 달려있는 작은 악세사리엔 저번에 주아와 첫 데이트를 했을때 찍었던 검은 고양이의 모습인 나와, 하얀 고양이의 모습인 주아의 모습이 담긴 스티커 사진이 붙어있었다. 그 사진이 붙어있는 악세사리가 흔들리는것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분명히 나 뿐만이 아니라 주아도 이 스티커 사진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거라 생각하며 주아의 답을 기다리자, 주아는 소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해맑게 웃으며 찍자며 나에게 좀 더 바싹 붙어보였다. 가까이 붙어야 좀 더 잘 나오지 않겠냐는 말에 공감하며, 나 역시도 살짝 옆으로 옮겨 바싹 붙어보였다. 정말로 가까운 거리에서 미소 지으며 팔을 쭉 뻗어, 우리 둘의 모습과 수달의 모습이 화면 속에 다 담기도록 나름대로 노력해봤다.
하지만 역시 내 팔의 길이가 무지막지하게 긴 것은 아닌지라 어느정도 한계가 있었다. 우리 둘의 얼굴만이라면 충분히 담기지만, 뒤의 수달까지 다 닮기기에는 아무래도 거리가 좀 있었다.
셀카봉이라도 하나 가져올 걸 그랬나 하면서 생각을 하는 도중, 갑자기 낯익은 목소리가 나의 귓가로 들려왔다.
"어머. 아까전에 가온이와 누리를 탔던 커플 분 맞죠? 여기서 또 만나네요."
예상치도 못한 그 목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움찔하면서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자, 저쪽에서 방금전에 돌고래 쇼를 진행했었던 진행자 누나가 이쪽을 바라보면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재밌는 걸 봤다는 듯이 진행자 누나는 생긋 웃으면서 우리 앞까지 다가왔고, 수달의 수조와 나와 주아의 모습을 번갈아가면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서는 상황을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사진 찍는가봐요? 핸드폰 이리 줘보세요. 제가 찍어드릴테니까요."
"네? 저기, 괜찮으신가요? 지금 일한다고 바쁘신건..."
"괜찮아요! 돌고래 쇼도 끝났으니, 당분간은 쉬는 시간이거든요. 조금 있다가 가온이와 누리에게 밥주러 가봐야하지만요. 아무튼, 둘이서 사진 찍기 힘들잖아요? 여기선 제가 도와줄테니까 핸드폰 맡겨주세요."
너무나도 친절한 미소로 핸드폰을 맡겨달라는 진행자 누나의 말씀에, 어쩔지를 잠깐 고민하다가, 카메라 모드를 켠 후에 스마트폰을 진행자 누나에게 건넸다.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면 위험부담이 크긴 했지만 여기의 직원 누나니까 이상한 짓은 하지 않을거란 확신이 있었다.
카메라를 맡기면서 주아의 어깨에 손을 올려서 다시 한번 가까이 밀착하면서 생긋 웃어보였다. 반대편 손을 올려 V를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왠지 어린 느낌이 들 것 같아서 그러진 못하고, 그냥 가볍게 허리춤에 올려서 여유로워보이는 포즈를 취했다.
"그럼 이제 찍을 준비 끝났죠? 둘 다 정말로 잘 어울려요. 그럼, 슬슬 찍을게요. 하나. 둘...!"
찰칵하는 셔터음 소리가 두 어번 주변에 울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사진을 2장 정도 찍은 모양이었다.
사진촬영이 끝나자, 진행자 누나는 사진이 정말 예쁘게 잘 나왔다고, 한번 확인해보라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나에게 휴대폰을 건네줬다. 건네주는 휴대폰을 받고서, 화면에 찍힌 사진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정말로 다정해보이는 나와 주아의 모습이 정말로 예쁘게, 흔들림 없이 아주 잘 잡혀있었고, 뒤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먹이를 받아먹는 수달과, 먹이와는 상관없이 물가에서 놀고 있는 수달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들의 바로 옆에, 유리창에서 마치 카메라를 의식하는 것처럼, 수달 한마리가 빤히 유리창에 달라붙어서는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도 함께 담겨있었다.
마치 은근슬쩍 자신도 같이 사진을 찍은듯한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또 한번 풋 하고 웃어버렸다. 정말, 이 수달들은 왜 이렇게 귀여운지 모르겠네. 이거, 아무리 봐도 은근슬쩍 자기도 사진을 찍은듯한 모습이잖아.
정말로 예쁘게 잘 나온 사진을 감상하고서, 나는 사진을 찍어준 진행자 누나에게 감사의 표시를 담아서 인사를 했다.
"사진 찍어줘서 감사합니다!"
"뭘요. 예쁜 커플 분들이 이렇게 찾아와줬는데 이 정도는 직원으로서 할 일이죠. 나중에 지하 3층에서 우리 가온이와 누리 찾는거 잊지 말아주세요! 그럼 즐거운 데이트 되세요. 전 이만 가볼게요!"
환하게 웃으며, 우리에게 즐거운 데이트 되라는 말을 남기고서 진행자 누나는 어디론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을 잠깐 바라보다가, 핸드폰을 조작해서 주아의 핸드폰으로 방금전에 찍은 사진을 전송했다. 같이 찍은 사진이니까 주아에게 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정말 예쁘게 잘 나왔지? 음. 자뻑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둘의 모델이 너무 좋아서 그런거 아닐까? 후훗."
찍혀있는 사진이 정말로 마음에 들어서 내 눈은 거기서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조금 자뻑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너무 예쁘게 잘 나왔는걸.
//알면서도 걸리는 기분이 바로 이런거군요. 근데 주아주는 자신이 새싹새싹이나 파릇파릇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지만, 잘 생각해봐요. 고3이라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고등학생의 기준이잖아요? 대학생이 되면 다시 1학년부터 시작이라구요. 그럼 파릇파릇이 성립하는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당당하게 받아들이시면 되는거에요!
그리고 부담이 아니라고 한다면 다행이네요. 오히려 이 1:1이 주아주에게 있어서 스트레스를 풀고 활기를 얻을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한다면 정말로 끝까지 쭉 가야겠는데요? 누군가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위해서라도 말이죠. 고3때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스트레스를 풀고 컨디션을 조절하는것도 엄청 중요하니까요. 인간인 이상 하루종일 공부만 하고 살수는 없는데 고3은 그걸 강요받으니까 엄청 힘들죠. 저도 겪어봤고요. 후후..미치는줄 알았어요. 진짜. 사실 제때는....아. 이거 말하면 제 나이가 발각될지도 모르니까 말 안할게요. 후후. 그냥 20대 성인으로 알아두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뭔가 비겁한것 같으면...기분 탓이에요!
그리고 정에 약해지게 만든 범인이 저라니요. 너무하다니. 음. 그럼 너무하지 않도록 살며시 자리를 비켜줘야하는걸까요? 주아주는 그런걸 바라는걸까요? 그건 조금 안타깝네요.(어깨 으쓱) -
429 건우주 (88094E+56) 2016. 8. 11. 오후 2:13:17
아. 그리고 이건 실수해서 미처 올리지 못한 동영상인데, 수달에게 먹이를 주는 동영상이에요. 먹이를 달라고 보채는 수달이 포인트죠. 한번 직접 이렇게 영상으로 보는 것도 어떨까 해서 올려봤어요. 오늘 하루도 화이팅! -
430 주아 - 건우 (20529E+52) 2016. 8. 11. 오후 10:57:41건우에게 수달이 된다면 꼬옥 끌어안고 놔주지 않을거라고 얘기하자, 건우는 자신이 수달을 꼭 끌어안고 싶은 것 같으니까 꿈 속에서라도 수달이 되어서 나타나야겠다고 장난스레 대답한다.
"하핫, 그럼 나 기대한다? 내 꿈에 꼭 나와줘, 알았지?"
자신도 덩달아 키득키득 웃으며 건우에게 가볍게 윙크해보인다. 물론, 이것이 전부 장난이라는 것쯤은 알고있었다. 그렇지만 말야, 조금쯤은. 아주아주 조금쯤은 정말로 안아보고 싶단 말야.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안아줄 수 없는 수달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물론, 수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유리창을 설치한 것이겠지만...역시 조금 아쉽기는 해.
그러다 건우가 갑자기 조금 뜬금없게 자신에게 어릴적에 저와 만나서 놀아주고 친구로서 있어줘서 고맙다고 얘기해온다.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이유를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어 건우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곧 빙그레 웃으면서 똑같이 고맙다고 건우에게 말해본다. 왜 건우가 그런 말은 한건지는 정말로 알 수가 없었다.
수달을 바라보다가 어린 시절이 생각난걸까? 아니면 다른 것이 갑자기 추억을 떠올리게 한걸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건 그것대로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그 모든 생각을 하나하나 다 알아가면서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이렇게 조금 확실친 않아도 그래도 서로의 마음이 통해서 같은 말을 전할 수 있다는 것. 그 사실이 더 중요하고 소중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자신도 건우처럼 고개를 돌려 다시금 수달의 모습을 바라본다.
수달들은 각자 여기저기 흩어져 서로 알아서 잘 놀고 있었고, 그 귀여운 모습을 지켜보던 와중, 사육사로 보이는 한 남성이 그 안으로 들어오는 것에 그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사육사는 바구니 속의 작은 물고기를 들고 수달에게로 내밀었고, 그러자 수달들은 일제히 모여들어 앞발을 마구마구 휘저으며 물고기를 잡으려고 애쓰기 시작한다. 그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에, 자신들을 또다시 풋, 하고 웃어버린다.
우와, 수달들이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인줄은 정말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정말로 더, 더 귀엽다!
그 귀여운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다 건우가 자신에게 사진을 찍지 않겠냐고 제안하고서는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자, 고개를 돌려 그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건우의 핸드폰에 달려있는 가볍게 흔들리는 작은 악세사리. 거기에는 저번에 첫데이트를 했을 때 찍었었던 자신들의 스티커 사진이 붙어있었다. 그 모습이 들어나자 건우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웃어버린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자신도 빙그레 웃어버린다. 너의 마음은, 나의 마음. 자신도 건우처럼 그 스티커 사진을 자신의 스마트폰 뒷케이스에 붙여놓은 것을 떠올리며 새삼 이렇게까지 통하는 것에 신기함을 느낀다.
그리고는 건우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해맑게 웃으며 사진을 찍자고 대답하며 그에게 좀 더 바싹 붙는다. 가까이 붙어야 좀 더 잘 나오지 않겠냐는 자신의 말에, 건우도 살짝 옆으로 옮겨 바싹 붙어본다. 그리고는 건우는 미소 지으며 팔을 쭉 뻗어, 자신들의 모습과 수달의 모습이 화면 속에 다 담기도록 나름대로 노력해본다.
그러나 역시 무리였는지, 뒤의 수달까지는 카메라 안에 다 들어오지 않았다. 어쩌지, 하고 고민할 무렵,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자신들의 귀에 들어온다. 고개를 돌려보자 여기서 또 만난다며, 저쪽에서 아까전에 돌고래 쇼를 진행했던 진행자가 이 쪽을 바라보며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생긋 웃으면서 자신들의 앞까지 다가온 진행자는 수달과 자신들을 번갈아 바라보다, 상황을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다. 사진 찍는가보냐면서, 저가 찍어드릴테니 핸드폰을 이리 달라는 진행자의 말에, 건우는 괜찮은지, 지금 일한다고 바쁘신 건 아니냐며 말끝을 흐렸고, 진행자는 당분간은 쉬는 시간이니 괜찮다고 대답한다.
친절한 미소로 핸드폰을 맡겨달라는 진행자의 말씀에 건우는 잠시 고민하더니, 카메라 모드를 켜고는 스마트폰을 진행자에게 건넨다. 그리고는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서 다시 한 번 가까이 밀착하면서 생긋 웃어보인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자신도 건우 쪽으로 조금 더 가까이 붙으면서 한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밝게 웃는다.
자신들이 자세를 다 잡자 진행자는 둘 다 정말로 잘 어울린다면서, 건우의 스마트폰을 잡고 하나, 둘 하고 숫자를 세더니 사진을 찍는 버튼을 누른다.
찰칵, 찰칵. 셔터음 소리가 두 번 정도 나고, 진행자는 사진이 정말 예쁘게 잘 나왔다고, 한번 확인해보라면서 환한 미소와 함께 건우에게 휴대폰을 건네준다. 건우가 휴대폰을 받아들고는 찍힌 사진을 확인하자 자신도 건우의 옆에 바싹 붙은 채로 그 사진을 바라본다.
사진에는 다정해보이는 자신들의 모습이 선명하고 예쁘게 담겨있었고, 뒤에는 먹이를 받아먹는 수달과, 물가에서 놀고 있는 수달의 모습도 찍혀있었다. 예쁘게 잘 찍혔다, 하고 감탄하다가 자신들의 바로 옆에, 유리창에서 수달 한 마리가 빤히 유리창에 달라붙어서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자신도 건우처럼 풋, 하고 웃어버린다. 마치 카메라를 의식하며 자신도 스리슬쩍 사진을 찍은듯한 모습.
그 귀여운 모습까지 제대로 찍히자 신기해하면서 사진 감상을 마친 후에, 건우와 함께 자신도 진행자에게 고맙습니다, 하고 밝게 미소지으며 인사한다.
진행자는 예쁜 커플 분들이 이렇게 찾아와줬는데 이 정도는 직원으로서 할 일이라며, 나중에 지하 3층에서 가온이와 누리 찾는거 잊지 말아달라고 얘기한 후에 즐거운 데이트 되라며 환한 미소를 보이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또다시 어디론가로 향한다.
건우는 그 모습을 잠깐 바라보다가, 핸드폰을 톡, 톡 두드린다. 그러자 작게 울리는 자신의 핸드폰. 주머니에서 꺼내들어 확인해보니 방금 찍은 사진이 전송되어 있었다.
건우는 정말 예쁘게 잘 나오지 않았냐고 자신에게 물어보며, 자뻑일지도 모르겠지만 자신들의 모델이 너무 좋아서 그런거 아닐까? 하며 장난스레 웃는다.
"그러게. 정말 잘 나왔다! 너무 예쁘고 귀여워. 그나저나, 건우 너. 엄청난 자신감인데? 하긴. 너라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자신도 자신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며 건우의 말에 동의하다, 그의 마지막 말에 장난기 가득하게 웃는다. 또다시 새로운 모습. 이렇게 능글맞고 능청스러운 모습을 지금까지는 어떻게 참고있었는지, 정말 신기할 뿐이었다.
사진 감상을 마친 후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고 건우 쪽을 바라보자, 건우는 여전히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에서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그의 눈길에, 조금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사진을 보고있는 그의 옆으로 다가가서, 기습적으로 그의 허리께를 확 안아버린다. 그렇게 건우를 꼬옥 안은 채, 그를 올려다보며 입을 삐죽 내밀고는 입을 연다.
"...사진은 그만 보고 이제 실물 좀 봐달라구. 계속 그렇게 사진만 보고있을거야?"
사진이 예쁘게 잘 찍힌 것은 맞지만, 그래도 지금은 데이트 중인만큼 자신은 직접 면대면인 편이 훨씬, 훨씬 더 좋았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을 들키기엔 조금 부끄러웠기에, 화제를 돌리려는 듯이 딴 곳도 어서 가보자고 말을 덧붙이며 짐짓 장난스레 웃어보인다.
/ 아하, 그렇군요! 그럼 건우주의 논리를 받아들여서, 당당하게 지금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면 되겠네요! 저는 아직 고등학생의 기준이니까요! ㅎㅎㅎ
맞아요...하루종일 공부만 할 순 없는데 그걸 해내야하고... 잠깐, 그런데 왜 말씀을 하다가 멈추시는거죠?! 이건 기분 탓 아니예요! 저는 어차피 눈치 없어서 말씀하셔도 건우주 나이 알지 못한단 말이예요. 건우주께서는 제 나이 알고계시면서...불공평해요! 그러면 제 맘대로 건우주 나이 20대보다도 더 확 올려서 아저씨(?)라고 생각해버릴거예요? 이거 음...나름 협박이예요? 으음, 뭐어, 그래도 건우주께서 밝히고싶지 않으시다면 더 물어보진 않겠지만요. ㅎㅎㅎㅎ
그리고 전혀 안타까워하시는 모습이 아니잖아요! 또 멀리멀리 가려는거예요? 그게 더 너무해요... 지금 저한테 밀당 거시는거죠? 그런거죠? 흥, 순순히 넘어가진 않을거예요! (옷 끝자락 붙잡) 마, 말과 행동이 모순같아보이는건 기분 탓이예요... 착각이라구요, 착각.
그나저나 수달!! 완전 귀여워요! 막막 악수하고 싶다! (눈 반짝반짝) 건우주의 묘사 실력 정말 대단해요. 이렇게 직접 보니 더 이해도 잘 가는걸요? 저는 오늘도 화이팅이었어요! 건우주께서도 화이팅이셨나요? -
431 건우 - 주아 (5976E+56) 2016. 8. 12. 오전 12:42:19진행자 누나의 도움으로 찍은 사진은 너무나도 예쁘게 잘 나와서 내 시선을 아주 손쉽게 뺏어버렸다. 나는 한쪽 손을 주아의 어깨 위에 올리고, 반대 팔을 허리춤에 올려 뭔가 여유로워보이는 자세를, 주아는 한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그 사진에 담겨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처음에 수달을 배경으로 찍고 싶었던 것도 확실하게 반영되어, 사진에는 먹이를 받아먹는 수달의 모습도, 물가에서 놀고 있는 수달의 모습도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그리고 정말로 특이하게도, 유리창에 찰싹 달라붙어 우리와 같이 사진을 찍는것같은 수달의 모습도 함께 담겨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풋 하고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다. 수달이 이렇게나 귀여운 동물일줄은 몰랐다. 책에서 읽었을땐 꽤 사나운 면도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 모습은 너무나도 익살맞고 능청스럽고 귀여웠다. 주아는 이 수달의 모습을 발견했을까? 아니, 틀림없이 발견했을 것이다. 우리 옆자리에 바로 있으니까.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준 진행자 누나에게 나와 주아가 감사 인사를 전하자, 진행자 누나는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면서, 데이트 즐겁게 즐기라는 말을 남기고서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나는 사진을 주아에게 사진을 전송하고서, 장난스럽게 웃으며 우리 둘 다 모델이 좋아서 이렇게 사진이 잘 나오는건 아닐까라고 자뻑성 발언은 해봤다. 평소라면 하지 않을 발언이었지만, 그 정도로 여기에 찍힌 사진은 너무나도 예쁘게 잘 나왔다.
내 말에 동감하듯이 주아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도 너무 예쁘고 귀엽게 사진이 잘 나왔다면서 좋아하는 못브을 보였다. 그 와중에 들려오는 엄청난 자신감이라는 말에, 살며시 미소를 보이며 주아의 말에 공감하듯 고개를 천천히 위아래로 끄덕였다.
"원래 나는 자신감이 넘쳐. 그런게 없으면 밴드부 보컬로서 무대에 오를수도 없을거라고."
밴드부 보컬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
그것은 정말로 많은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했다. 아무리 연습을 많이 했어도, 수많은 사람들의 앞에 섰을때 느끼는 프레셔는 장난이 아니다. 그 프레셔에 눌려버리면 나올 수 있는 목소리도 나오지 않을 수 있었다.
그 프레셔를 이기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앞에 설 수 있는 용기와, 자기 자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어야만 했다. 물론 다른 요소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난 그 두가지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솔직히 말하자면 스스로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아, 물론 그렇다고 자뻑이 강하다는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합리적인 부분에서만 자신감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내가 우물쭈물하는 성격은 아니잖아?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계속해서 사진에서 눈을 때지 못하고 그 안에 찍힌 나와 주아의 모습을 구경하는 도중, 갑자기 뭔가가 내 허리를 붙잡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의문의 느낌에 머리 위에 물음표 마크를 띄우고 사진에서 눈을 돌리자 어느샌가 주아가 내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사진만 바라보는게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주아는 입을 삐죽 내민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생각도 못한 그 귀여운 모습과 행동을 나에게 보여주며, 주아는 사진은 그만 보고 이제 실물을 봐달라고 투정부리듯이 말했다. 그리고는 딴 곳도 어서 가보자고 말을 하며 장난스레 웃어보였다.
음. 이건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정말 예상도 못한 행동과 모습이었기에 심장이 순간 쿵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멍하게 주아를 바라보았다. 내가 가끔 기습적으로 행동을 하면, 주아도 이런 기분이었던걸까? 그러니까, 예를 들면 내가 갑자기 기습적으로 볼에 뽀뽀를 한다거나, 어제, 그 첫키스를 했을때라던가...
뭐, 뭐야. 이거. 갑자기 부끄럽잖아. 그, 그냥 생각만 했을 뿐인데. 순간적으로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주아의 얼굴을 차마 보기가 힘들어서 아주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렸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손만 살짝 올려서, 나도 모르게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방금전에 이런건 둘만이 있는 곳에서 하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반칙이잖아! 유주아! 갑자기 이러기가 어딨냐?! 심장마비로 저 세상 보낼 작정이야?! 그렇게 작게 투덜거리면서 나는 애써 태연한척 웃어보이면서 주아의 말에 대답했다.
"으이구. 우리 주아. 내가 사진만 봐서 삐진거야? 사진의 네 모습에게 질투하는건 아니지? 하하하. 사진의 모습도, 여기에 있는 너의 모습도, 다 유주아라는 내 여자친구의 모습인데 뭘 그리 질투하고 그래?"
정말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잠시동안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나는 살며시 손을 내렸다. 이대로 계속해서 쓰다듬으면 정말로 모두의 시선을 끌기 딱 좋았다. 그러기에 지금은 참기로 했다.
나중에, 둘만의 시간이 되면 그때 정말 속이 시원한대로, 마음껏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귀여워해도 상관없을테니까. 거기다가 지금은 수족관 데이트잖아? 주아의 말대로 다른 곳에도 가야만 했다.
볼 것은 많고 시간은 한정되어있었다. 그 시간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봐야 우리들의 소중한 추억이 하나 또 쌓일테니까 주아의 말대로 사진은 이쯤만 보기로 하고, 다른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네 말대로, 다른 곳으로 갈테니까 너무 그렇게 질투하지 마. 그런 귀여운 모습으로 남자친구를 저 세상으로 보낼거야? 후훗."
마지막에 장난스럽게 살며시 웃으며 난 주아를 데리고 수달이 있는 곳을 뜨고, 팜플렛을 따라 첝천히 걸어갔고 또 근처에 있는 터치풀쪽을 향해서 걸어갔다. 약 5분 정도 걸어가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우리의 눈 앞에 보였다.
마치 작은 연못같이 꾸며져있는 그곳으로 천천히 다가가보자, 색색의 불가사리도 보였고, 뭔가 이상한 껍데기 같은것도 보였고, 성게도 보이고, 저 편에는 수많은 작은 물고기들이 헤험치는 모습도 보였다.
누가 봐도 바다 생물들을 만져보라고 만들어놓은듯한 그 구역에는 특히나 어린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아무래도 어린아이들은 이렇게 직접 만지는 체험을 좋아하니까 모이는게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정말로 즐겁게 거기에 있는 생물들을 만지면서 즐기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팜플렛을 펼쳐서 이곳엔 뭐가 있는지 확인해봤다. 그리고 주아에게 이곳에 뭐가 있는지 하나하나 설명을 해봤다.
"여기가 터치풀이 맞는것 같아. 불가사리도 있고, 성게도 있고, 물고기도 있고..다 만져볼수 있는 모양이야. 아, 저기에 특히 때를 이뤄서 다니는 물고기가 닥터피쉬래. 한번 가서 손 넣어볼까? 여기까지 왔으니까 닥터 피쉬에게 간지럼도 당해봐야지. 안 그래?"
그렇게 제안을 하면서 나는 주아의 손을 꼬옥 잡고 닥터 피쉬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닥터 피쉬가 달라붙으면 정말 장난 아니게 간지럽다는데, 과연 얼마나 간지러울까? 살짝 기대감을 가져보았다.
//우와. 생각보다 주아주 강하신데요? 그렇다면 파릇파릇, 새싹새싹은 주아주가 신입생이 될때까지 참아야겠네요. 그때까지 저희 둘이 1:1을 계속 하고 있다고 한다면 그땐 꼭 말할거에요! 각오하시라구요!
그리고 협박이라니요! 아저씨라니!! 아저씨 아니에요! 저 ㅋㅋㅋㅋㅋㅋㅋㅋ 20대라구요! 음. 말하지 않은 부분은...그냥 대충 말하자면 저도 등급제 때문에 되게 고생했거든요. 제때는 제대로 잡혀있지도 않던 그런때라서... 정말 등급제는 여러모로 충격이었어요. 지금도 수많은 학생들이 등급제에 고통받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등급제에 지지 말아요! 주아주! 화이팅!!
그건 그렇고 순순히 넘어가진 않을거라더니..왜 제 옷 끝자락이 붙잡혀있는걸까요? 이거이거. 알았어요. 멀리멀리 안 갈게요. 그러니까 울지 말아요. 왠지 주아주가 지금 저를 다루는 방식을 확실하게 익혀버린 것 같은데 기분 탓인걸까요? 이거 참.. ㅎㅎㅎㅎ 그래도 주아주는 소중한 파트너니까 제가 져주도록 할게요. 옆에 쭉 있을게요. 도망 안치고요.
물론 저는 오늘도 화이팅이었답니다! 아..그리고 좋은 소식이 하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다음 레스에 마저 쓸게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수달은 정말로 귀여워요. 전 직접 봤는데 우와..진짜 앞발 막 흔드는거 엄청 귀여워요! 언젠가 주아주도 한번은 보길 기원할게요. 이게 진짜로 눈 앞에서 보면 심쿵이 장난 아니거든요. -
432 건우주 (5976E+56) 2016. 8. 12. 오전 12:49:16짜잔. 전에 살짝 말해본적이 있었던 건우와 주아의 연성이랍니다. 아직 풀로 완성된건 아니고 선만 완성된거지만요. 그래도 이걸 받고서, 빨리 주아주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음. 사실 시트가 전부 날아가버렸잖아요? 옆동네에 있던거. 그래서 어렴풋이 기억나는 내용들과 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대입해서 이렇게 부탁을 해봤답니다. 주아주가 생각하는 이미지에는 잘 맞을지 모르겠네요.
구도는 건우가 짖궂게 말하면서 장난스럽게 웃고 있고 주아가 그것에 살짝 부끄러움을 느끼고 토라진듯한 모습으로 해봤어요.
풀채색이 되면 다시 한번 올리도록 할게요! -
433 주아 - 건우 (65737E+52) 2016. 8. 12. 오전 2:43:38진행자의 도움으로 찍은 사진에는 여유로워보이는 자세의 건우와 브이자를 그리며 환하게 웃는 자신, 그리고 먹이를 받아먹는 수달과 물가에서 놀고 있는 수달까지도 제대로 찍혀있었다. 거기다가 사진 속 자신들의 옆에는, 유리창에 찰싹 달라붙어 존재감을 과시하며 자신들과 같이 사진을 찍은 것같은 수달의 모습도 전부 담겨있었다.
그 모습에 결국은 다시 한 번 풋, 하고 웃어버린다. 난생 처음 이렇게 가까이서 본 수달들은,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너무너무 귀여웠다. 특유의 그 몸짓도, 능청스런 성격도 하나같이 전부 예뻐보였다.
사진을 찍어준 진행자에게 건우와 같이 감사 인사를 전하자, 진행자는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서, 데이트를 즐겁게 즐기라고 말을 남기고서는 어디론가를 향해 가버린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건우는 사진을 자신의 핸드폰으로 전송했고,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자신들 둘 다 모델이 좋아서 이렇게 사진이 잘 나오는건 아닐까, 하며 자신감 가득한 말을 자신에게 건네온다. 평소라면 하지 않을 말을 하는 건우의 모습이 증명해주듯, 이 사진은 정말 너무 잘나와서 따로 보정이 필요없을 정도였다.
건우의 말에 동감하며, 너무 예쁘고 귀엽게 사진이 잘 나왔다고 활짝 웃으며 좋아한다. 그리고는 건우의 자신감 가득한 발언에는 엄청난 자신감이라고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그러자 건우는 살며시 미소짓더니 고개를 천천히 위아래로 끄덕이며 원래 저는 자신감이 넘친다면서, 그런게 없으면 밴드부 보컬로서 무대에 오를수도 없을거라고 얘기한다.
건우의 그 말에 자신은 그저 이제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아하,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생각해보면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건우는 이제는 예전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밴드부의 보컬. 사람들의 시선과 환호를 제일 크게, 제일 많이 받는 위치였다. 그런만큼 제일 화려하지만 제일 알게모르게 고생이 많고 압박감도 장난 아닌 자리가 바로 보컬이었다. 그런 보컬로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부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자신감이었다. 우물쭈물하며 자신감 없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무대에서 노래부르는 보컬을 좋아할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건우의 깔끔한 대답에 깨끗이 그의 말을 받아들이면서 사진 감상을 마치고는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 속에 집어넣는다.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는 아직까지도 사진에서 눈을 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듯 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순간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미묘한 기분이 들어, 건우에게로 다가가 갑자기 그의 허리께를 확 끌어안는다. 건우는 그제서야 사진에서 눈을 떼고는 자신을 바라봤고, 그런 건우를 자신도 입을 삐죽 내민 채 올려다본다. 그렇게 여전히 그의 허리를 꼬옥 끌어안은 상태로 사진은 그만 보고 이제 실물을 봐달라고 투정부리듯 말해보며, 딴 곳도 어서 가보자고 장난스레 웃어보인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멍하게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갑자기 그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화악 달아오른다.
어라? 뭐야? 건우의 그 찰나의 모습도 놓치지않고 전부 봤지만, 건우는 아주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린다. 그리고는 그 상태로 손을 올려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한다.
"...?"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그를 바라본다. 지금이 쓰다듬어줄 타이밍이었나?
예상치 못한 그 쓰다듬을 얌전히 받으면서 건우가 저가 사진만 봐서 삐진거냐며, 사진의 모습도, 여기에 있는 자신의 모습도, 다 저의 여자친구의 모습인데 뭘 그리 질투하고 그러냐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
"...삐진거야. 질투하는거야. 네가 계속 시선을 사진에만 두고 있잖아. 나는 이렇게 마주보고 싶은데."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말하며 삐진거라고, 질투하는거라고 인정해버린다. 조금 모양이 웃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진 속의 자신에게는 사진 속의 건우가 바로 옆에 있으니, 지금의 자신에게는 자신 앞의 이 건우가 있어줬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네가 그렇게 사진만 보고있으니까 맘에 안 들었던 거라구.
건우는 정말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잠시동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손을 내린다. 그리고 그에 맞춰, 자신도 건우를 안고있던 팔을 푼다. 건우는 다른 곳으로 갈테니까 너무 그렇게 질투하지 말라며, 그런 귀여운 모습으로 남자친구를 저 세상으로 보낼거냐고 장난스럽게 웃는다.
"응, 보낼거야. 네가 질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니까, 앞으로도 계속 그런다면 저 세상으로 보내버릴거야."
건우를 따라 터치풀 쪽으로 걸어가며, 자신도 이제는 제법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그의 말을 받아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여자의 질투는 무서운 거랬어, 응!
그렇게 어디선가 봤던 말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팜플렛을 보며 약 5분 정도 걸어가자, 어느새 수많은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연못처럼 꾸며져있는 그 곳으로 천천히 다가가보자, 색색의 불가사리와 뭔가 이상한 껍데기, 성게와 수많은 작은 물고기들이 보인다. 한눈에 봐도 전부 건강한 모습들. 그 건강함을 만짐으로써 즐겁게 즐기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건우는 팜플렛을 펼친 후에 자신에게 이곳에 뭐가 있는지 하나하나 설명을 해준다.
여기가 터치풀이 맞는것 같다며, 불가사리, 성게, 물고기 등을 다 만져볼수 있는 모양이라고 얘기하던 건우는 뭔가를 발견한 듯, 아, 하는 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저기에 특히 떼를 이뤄 다니는 물고기가 닥터피쉬라고, 여기까지 왔으니까 닥터 피쉬에게 간지럼도 당해봐야지 않겠냐고 자신에게 물어온다.
"닥터피쉬라고? 응, 가자가자! 닥터피쉬에게 간지럼 당하는 체험 해보고 싶었어."
건우가 자신의 손을 꼬옥 잡듯, 자신도 덩달아 그의 손을 꼬옥 잡으며 건우를 따라 닥터 피쉬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왠지 모르게 기대하는 듯한 모습이 살짝 드러나는 건우를 바라보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건우와 나, 둘 다 똑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소리없이 가볍게 웃어버린다.
/ 후훗, 저 강하다니까요? 건우주의 짓궂은 장난에 마냥 당하지는 않겠다고 선언했으니까요! 네, 그럼 그 때 건우주께서 말씀해주시길 기대하며 각오할게요~
으음, 뭔가 확실친 않아도 대충 건우주의 나이를 알 것 같기도 해요. 그나저나 알았어요, 알았어요. 건우주께서는 아저씨 아니예요! ㅎㅎㅎ 그럼 오...? 아, 아니예요. 확실하지 않으니까요. 화이팅해야할 게 너무 많은 것 같지만 그래도 화이팅할게요!
그리고 저 안 운다구요? 건우주를 다루는 방법, 전혀 모른다구요? 져주신다니, 이거 뭔가 애 취급인 것 같아서 좋아해야할지, 싫어해야할지 모르겠어요...음, 그래도 이긴 거기도 하고, 건우주께서 도망 안 친다고 하셨으니 좋아해야겠죠? 와아와아! (해맑)
나중에 진짜로 수달도 봐야겠어요. 저 조그마한 앞발이 움직이는 거 보고 동영상으로도 순간 심쿵했는데 실제로 본다면... 아마 사진 한 100장은 찍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우와아!! 지인 분께서 바쁘신 와중에도 정말로 그려주신거예요? 너무너무 귀엽잖아요, 정말로! 아, 정말, 어떡하죠?! 너무 예쁘다...! 확실히 시트가 다 날아가버려서 부탁하기 쉽지 않았을텐데...그래도 정말 고마워요! 뭔가 깨알같이 포인트들이 세세하게 눈에 들어오는 것 같기도 하구요. 건우주의 기억력이 엄청난 힘을 발휘한건가요? ㅎㅎㅎㅎ 제가 생각한 이미지하고도 정말 많이 맞는답니다! 이렇게보니 건우도 주아도 새삼 정말 귀엽네요. 볼 찔러보고 싶을 정도로요! 풀채색까지 해주시는건가요? 우와! 미리 기대하고 있어야겠어요. 지인 분 그림 솜씨 정말로 너무 좋으세요!! -
434 건우 - 주아 (5976E+56) 2016. 8. 12. 오후 3:23:0410년 이상 알고 지낸 정말로 소중한 소꿉친구와의 관계가 연인으로 바뀌고서, 난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에 당혹스럽고 놀라울때가 많았다. 예를 들면 자꾸 주아에게 나도 모르게 짖궂게 구는 모습이라던가, 능글맞게 공격하는 모습등을 들 수 있었다. 하지만 주아 역시 사귀기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나의 모습을 이렇게 보여주고 있었다. 예를 들면 지금처럼 질투하는 모습이었다.
주아의 앞에서 다른 여자애와 정말로 친근하게 있었던 것도 아니고, 방금 전 우리들이 찍혀있었던 사진에서 눈을 못 떼고 계속 바라만 보고 있었을 뿐인데, 어느샌가 주아는 내 허리를 꼬옥 끌어안고, 입을 삐죽 내밀면서 나를 올려다봤다.
생각도 못한 그 귀여운 모습에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애써 태연한척, 주아에게 삐진거냐고, 질투하는거냐고 물어보자 주아는 삐지고 질투하는거 맞다고 답을 해왔다. 똫나 자신은 이렇게 마주보고 싶다고 투정부리듯이 말한다.
생각도 못한 주아의 질투. 거기다가 상대는 사진에 찍혀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 도데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그 귀여움에 심장이 살짝 뛰는 것을 느끼며 터치풀로 함께 주아와 걸어가면서 남자친구를 저 세상으로 보낼거냐고 장난스럽게 물어보자 주아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질투할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니까 보내버릴거라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면 저 세상으로 보내버릴거라고 선언 아닌 선언을 했다. 그 모습이 또 어찌나 귀여운지, 끌어안고 싶은 충동을 어떻게든 꾸욱 마음 속으로 밀어넣으면서 거기에 지지 않겠다는 듯이 나 역시도 가볍게 반격을 가했다.
"내가 저 세상으로 가면 주아와 다시는 못 보게 되겠네. 그건 싫은데. 음. 난 너하고 계속 이렇게 즐겁게 있고 싶고, 대화 나누고 싶고, 웃으면서 시간 보내고 있으니까 안 가도록 질투 하지 않게 해야겠네. 앞으로 좀 더 신경쓸게. 그럼 됬지? 우리 귀여운 여자친구님?"
토라지지 말라고 손가락으로 볼을 살며시 부드럽게 콕 찌르면서 장난스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 행동들을 하면서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샌가 우리들은 터치풀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거기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작은 연못처럼 꾸며져있는 그곳엔 정말로 다양한 생명체들이 있었다. 색색의 아름다운 불가사리, 뭔지 알 수 없는 껍데기, 성게, 수많은 작은 물고기, 심지어 저쪽엔 새우도 있는 것 같았다. 아무튼 정말로 다양한 작고 귀여운 생명체들이 그곳에 모여있었고 거기에 모여있는 아이들은 그 건강함이 가득한 바다 생물들을 만지면서 꺄르르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팜플렛을 펼쳐서 여기에 뭐가 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다가 저쪽에 떼로 모여있는 물고기가 그 유명한 닥터피쉬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주아에게 가서 손 넣어보자고 제안을 하자 주아는 웃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처럼 자신 역시 크게 기대하는지, 가자면서 나를 재촉했다.
어쩌면 같은 모습일지도 모르는 우리 둘은 서로의 손을 꼬옥 잡고서 닥터피쉬가 떼로 몰려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TV에서도 봤지만 닥터피쉬는 정말로 작은 크기였다. 1층에서 봤던 아마존에 사는 물고기들이 정말로 거대한 종으로 바로 인식이 될 정도로 작은 크기의 닥터피쉬들은 옹기종기 모여 떼를 지어 헤엄치고 있었다. 여기에 손을 넣으면 이 닥터피쉬들이 일제히 모여들어서 손에 달라붙는다는데 정말로 그럴까?
TV에서 한번 봤던 그 모습을 여기서 나도 재현할 수 있을지 살짝 기대를 해보며 주아의 손을 놓고서 살며시 허리를 굽혀 닥터피쉬들이 모여있는 곳에 두 손을 넣어보았다.
첨벙.
차가운 물기운이 내 두손을 적시는게 느껴져왔다. 나도 모르게 물의 시원함을 느끼는 가운데, 닥터피쉬들이 슬금슬금 내 손으로 모여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순식간에 손으로 모여든 닥터피쉬들은 TV에서 봤던것처럼 내 두손에 달라붙었다.
그와 동시에 두 손이 엄청나게 간지러워서 나도 모르게 입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하하하. 설마 이렇게 간지러울줄은 몰랐는데. 물고기들이 달라붙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징그러운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정말로 간지러운 느낌을 참아가며,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웃음지어서 말했다.
"하하하. 주아야. 너도 빨리 넣어봐. 이거 되게 간지러워. 하하하. 뭔가 귀엽기도 하고."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귀여운 닥터피쉬의 모습과 그들이 나에게 주는 간지러움은 정말로 상상 이상이었다. 설마 이렇게까지 간지러울줄은 몰랐는데. 책에서 읽은적이 있는데, 닥터피쉬들이 이렇게 달라붙는 이유는 손에 달라붙어있는 각질을 먹기 위해서였던가? 그렇다면 지금 이 닥터피쉬들은 나름대로 식사를 즐기고 있는거겠지? 기왕 이렇게 된거 각질이나 다 제거해볼까 해서 좀 더 깊숙하게 담그니 더 많은 닥터피쉬들이 내 손으로 몰려들어왔다.
그렇게, 잠시동안 닥터피쉬가 주는 간지러움을 즐기다가 살며시 물에서 손을 빼봤다. 그리고 아까전에 봤었던 의문의 껍데기쪽으로 살며시 이동해서 팜플렛을 펼쳐서 이게 무슨 껍데기인지 확인을 해봤다.
색은 검은색이고 가운데가 볼록 튀어나왔고 각 모서리 부분에 길쭉하게 갈고리 모양으로 튀어나와있는 이상한 생김새. 대체 이건 무슨 생물인지 궁금해서 팜플렛에서 정보를 찾아보면서 살며시 손을 갖다대서 만져보았다.
생각보다 딱딱한 느낌. 하지만 안은 텅 비어있는 것 같았다. 원래는 안에 뭔가가 들어있었던걸까? 들어있었다면 대체 뭐가 들어있었을까? 그런 의문증을 가지던 찰나, 마침내 팜플렛에서 내가 잡고 있는 이 딱딱한 의문의 껍데기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정말로 크게 놀라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야. 주아야. 이거, 상어 알주머니래."
그랬다.
지금 내가 만지고 있는건 놀랍게도 상어 알주머니였다. 바다 깊은곳을 헤엄치는 무서운 포식자 상어의 알이 담겨있는 주머니인 모양이었다. 이런건 정말로 처음 봐서 정말로 신기한 느낌밖엔 들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이 들어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딱딱하면서도 신기한 생김새. 바다 속 세계는 정말로 내 상상을 뛰어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내가 쥐고 있는 검은색 알주머니를 주아에게 건네봤다.
"너도 한번 만져봐. 되게 신기해. 뭔가 딱딱하기도 하고, 생김새도 그렇고... 진짜 바다 속은 엄청 신기한 것 같지 않아? 이런것도 있고 말이야. 지금까지 상어의 알이 이런 주머니 속에 들어있다고는 상상도 못했어."
//울지 않는다는것 치고는 제 옷 끝자락을 꼬옥 붙잡고 있었던 것 같은데요? 거기다가 멀리 떨어지면 또 훌쩍거릴것 같단 말이에요. 애 취급을 한건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그리고 이기신거고, 주아주 말대로 도망 안친다는 약속 받아냈으니 기뻐하시면 되는거에요. 지금처럼..
그리고 그림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사실 시트가 전부 날아가버려서, 세세한 부분에서 어쩌면 조금 차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강했거든요. 그래도 어렴풋이 기억하는 부분도 있고, 제가 돌리면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도 있고.. 그렇게 조합을 해서 정리를 한 후에 데이터를 주니까 이렇게 그림이 오더라고요. 지금 주아주의 그 말 전했답니다. 정말로 기뻐하던걸요? 아. 그쪽은 참치 상판이라던가 전혀 몰라요. 그럼 그려달라고 해서 그려준거니까요.
그리고 첨부된 이미지는 실제 상어 알주머니에요. 저도 아쿠아리움에 갔을때 직접 만지고 본건데 뭔가 되게 신기했거든요. 그래서 주아주에게도 한번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게 실제로 만지면 그러니까 되게 딱딱해서 처음엔 무슨 조개의 일종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주머니라고 하더라고요.
아...그리고 또 다시 줄게 있네요. 이건 다음 레스에서 쓰도록 할게요! 그거와는 별개로 오늘도 날씨가 엄청나게 덥네요. 시원한 곳에서 공부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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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 건우주 (5976E+56) 2016. 8. 12. 오후 3: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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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주아 - 건우 (65737E+52) 2016. 8. 12. 오후 11:23:52방금 전 자신들이 수달과 함께 찍었던 사진에서 눈을 못 떼지 못하고 계속 바라만 보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무언가 미묘하게 기분이 꿍해지는 것을 느낀다. 왜 자꾸 사진만 보고있는거냐구, 너.
왠지모를 뾰로통한 기분에, 건우의 허리를 꼬옥 끌어안고, 입을 삐죽 내밀면서 그를 올려다본다. 건우는 태연하게 자신에게 삐진거냐고, 질투하는거냐고 물어봤고, 자신은 삐지고 질투하는거 맞다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거기다가 덧붙여서 자신은 이렇게 마주보고 싶다고 투정부리듯,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얘기한다.
함께 터치풀을 향해 걸어가면서 건우가 남자친구를 저 세상으로 보낼거냐고 장난스럽게 물어보자, 자신도 그에 따라 장난기 가득하게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질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면 저 세상으로 보내버릴거라고 선언 아닌 선언도 해본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도 가볍게 저하고 계속 이렇게 즐겁게 있고 싶고, 대화 나누고 싶고, 웃으면서 시간 보내고 싶으니까 저 세상에 안 가도록 질투 하지 않게 해야겠다며, 앞으로 좀 더 신경쓰겠다고 얘기한다. 거기다가 덧붙여서 그럼 됐지? 우리 귀여운 여자친구님? 하고 토라지지 말라는 듯, 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부드럽게 콕 찌르며 장난스런 미소를 지어보이는 건우의 모습에 자신도 결국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응응, 그럼 됐어! 만약 신경 안 써주면 여자친구가 아니라 저승사자가 될테니까."
볼이 가볍게 콕 찔려져도 만족스러운 듯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새삼 변한 것은 건우 뿐만이 아니라 자신도 그렇다는 생각을 하며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새 터치풀 앞에 도착한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작은 연못처럼 꾸며져있는 그곳에는, 정말로 다양한 생물들이 있었다. 다양한 불가사리들과, 뭔지 알 수 없는 껍데기, 성게, 수많은 작은 물고기, 심지어 새우까지. 하나같이 전부 건강하게 헤엄치고 있었기에, 어린 아이들은 그 바다 생물들을 만지고 웃고 신기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 아이들을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바라보다 건우가 팜플렛을 펼쳐서 여기에 뭐가 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더니 저쪽에 모여있는 물고기가 닥터피쉬라며, 가서 손 넣어보자고 제안을 하자, 크게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며 어서 가자고 건우를 재촉한다.
서로의 손을 꼬옥 잡고서 닥터피쉬가 몰려있는 곳으로 다가가자 정말로 작은 크기의 닥터피쉬가 눈에 들어온다. 아까 지하 1층에서 봤던 거대한 아마존의 물고기들과는 전혀 다른 크기. 같은 어류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아 그 닥터피쉬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건우가 자신의 손을 놓고서 살며시 허리를 굽혀 닥터피쉬들이 모여있는 곳에 두 손을 넣어보는 것을 지켜본다.
첨벙, 하는 시원한 소리가 난 후, 무언가를 눈치챘는지 닥터피쉬들은 슬금슬금 건우의 손으로 모여든다. 순식간에 가득가득 모여든 닥터피쉬들은 이어서 건우의 두 손에 달라붙기 시작한다.
그러자 엄청나게 간지러운지, 건우는 웃음을 터뜨려버린다. 애써 간지러운 느낌을 참아가며,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며 웃음지어 빨리 넣어보라고, 되게 간지럽다고 말한다.
물 속에 좀 더 깊숙하게 손을 담그는 그를 바라보다, 자신도 조심스레 한 쪽 손을 물 속에 살며시 넣어본다. 그러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닥터피쉬들은 자신의 손에 몰려오기 시작한다. 사실, 조금은 따끔거리거나 아플줄 알았으나, 의외로 닥터피쉬들은 너무너무 간지럽고도 귀엽게 자신의 손을 공격한다.
"아하하, 진짜로! 너무 간지러운데 귀여워."
말을 하면서도 간지러움에 말 중간중간 웃음을 섞어가며, 자신의 나머지 한 손도 물 속에 넣는다. 그러자 더 몰려오는 닥터피쉬들. 그들의 귀여운 간지럼 공격에 계속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어떻게든 간지럼을 참아낸다.
그렇게 잠시동안 닥터피쉬들의 귀여운 공격을 즐기다가 물에서 손을 빼고는, 이번에는 의문의 껍데기 쪽으로 이동한다. 건우는 이게 무엇인지 확인하려는 듯, 팜플렛을 펼친다. 건우가 그것의 정체를 확인하는 동안, 자신은 고개를 돌려 그 껍데기를 바라본다.
검은색에, 가운데가 볼록 튀어나왔으며 각 모서리 부분에 길쭉한 갈고리 모양이 나와있는 이상한 생김새. 왠지 모르게 조금 무섭게 생겼다고 생각하던 중, 건우가 여전히 팜플렛에서 정보를 찾아보면서 살며시 손을 갖다대서 만져보는 것에 조금 흠칫한다.
그의 두려움 없는 손길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던 중, 마침내 팜플렛에서 정체를 알아냈는지, 건우는 정말로 크게 놀라 당황한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이 수수께끼의 껍데기의 정체를 알려준다.
이것의 정체는 바로, 상어 알주머니.
생각도 못한 그의 말에, 자신도 덩달아 깜짝 놀란다. 상어? 상어라고? 상어의 알주머니?!
건우는 그것을 신기한 듯 계속 만져보더니, 그것을 곧 자신에게 건네준다.
자신도 한번 만져보라며, 진짜 바다 속은 엄청 신기한 것 같지 않냐며, 지금까지 상어의 알이 이런 주머니 속에 들어있다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얘기하는 건우를 바라보며, 자신도 고개를 작게 두어번 끄덕이며 조심스레 그것을 받아든다.
무서운 생김새에, 낯선 정체. 조심스레 건네받으면서도 조금 긴장한 채로 그것을 만져보기 시작한다. 생각보다도 딱딱한 느낌. 조심스레 텅 빈 것 같은 가운데 부분에서 끝부분의 갈고리까지 만져본다.
"우와...이상해. 막 말랑말랑할 것 같았는데 딱딱하네? 근데 상어 알주머니라니. 그 무지막지한 상어의 아기가 여기에 알 상태로 있었단거야? 하핫, 조금 안 믿긴다, 그거!"
어느새 두려움은 사라진 듯, 환하게 웃으며 아기 상어가 알 상태로 이 안에 들어있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아무리 상어라고 해도, 그렇게 아기일 때는 조금 귀엽지 않을까? 아기들은 사람이건, 동물이건 웬만하면 전부 귀여우니까.
"그나저나 진짜 네 말대로 신기하긴 하다. 이 알주머니도 그렇고. 바다는 내가 몰랐던 비밀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 아마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비밀들도 많겠지?"
상어 알주머니를 만지다가 조심스럽게 다시 원래의 자리에 내려놓으며 건우의 말에 동의한다. 원체 물을 무서워하던 터라, 아마 건우가 아니었다면 전혀 몰랐을 사실들. 그것들을 이렇게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정말 재미있어, 자신의 얼굴에서는 좀처럼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 흠흠, 그,그건 착각이라구요. 그리고 안 울거예요. 애 취급은 아니어도 왠지 그런 취급 받는듯한 느낌이니까요... 음, 그래도 원하는건 다 얻어냈으니 역시 기뻐하면 되는거겠죠? 신난다!
제가 그림을 마음에 들어하지 았을까봐 많이 불안해하셨나요? 그러지 않으셔도 괜찮은데. 물론 하나하나 전부 정확하게 기억할수는 없지요. 그래도 건우주께서는 최선을 다해 기억해주셨고, 느꼈던 이미지를 토대로 최대한 정확한 모습을 부탁하려고 하신 것이 느껴져요. 그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한걸요! 건우와 주아를 정말로 소중히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서요. ㅎㅎㅎㅎ 그러니까 불안해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들거든요!
아...근데 제 말 그대로 전했다구요?! 네?! 아, 안되는데...! 저 되게 횡설수설했는데... 기뻐하셨다니 다행이지만요... 안 그래도 혹시 지인 분께서 이렇게 돌리고있다는 걸 알고계시나 여쭤보려고 했는데. 모르셔도 그려주신거네요? 감사해라, 되게 좋으신 분같아요!
그나저나 상어 알주머니 진짜 신기하게 생겼네요. 처음에 외형 보고 순간 놀랐는데 딱딱하다는 것이 더 놀라워요! 뭔가 사진은 물렁물렁할 것처럼 보이거든요. 아니, 그 전에 상어 알주머니 자체를 처음 알았어요. 뭔가 건우주 덕분에 아쿠아리움을 체험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예요!
그나저나 세상에...풀채색이라니!! 분명 어제 선 그림을 받은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채색이 된거죠?! 지인 분께서 바쁘신데 너무 무리하신 건 아니예요...? 아니, 그렇지만 진짜진짜 마음에 들어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도 괜찮아요. 건우주와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맞으면 됐죠, 뭐~ ㅎㅎㅎ 선물 정말 감사하게 잘 받을게요! 정말로 너무 귀엽고 예뻐서 여기저기 막막 자랑하고 싶은 심정이예요!
아, 건우주 내일 놀러가시는 거 맞죠? 부러워요...몇 번이고 말씀드리는거지만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저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테니 건우주께서는 제 몫까지 즐겁게 놀고오셔야 해요, 알았죠? 그리고 돌아오실때 사진이랑...메로나? ㅎㅎㅎㅎㅎ -
437 건우주 (54077E+55) 2016. 8. 13. 오전 12:16:56음. 답레는 잘 읽었어요. 주아주. 하지만 제가 지금 상황이 아무래도 한가한 편은 아니라서 답레를 지금 쓰는건 조금 힘들것 같은 느낌이네요. 그래서 여행 가기 전에 잡담이라도 할까 해서 이렇게 갱신했답니다.
주아주가 괜찮다면 잘때까지는 잠시동안 잡담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주아주 생각은 어떤가요?
그것보다 그림 마음에 들어하셔서 정말로 다행이에요! 저도 채색이 빨리 된건 되게 놀라운 일이었어요. 보통 이렇게 채색이 빨리 되진 않잖아요? 솔직히. 그래서 정말로 무리하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답니다. 하지만 본인은 아니라고 하니까요.
아무튼 건우와 주아의 이미지는 꼭 남기고 싶었어요. 뭐랄까. 정말로 아끼는 한쌍이기도 하니까요. 역시 아끼는 애들은 뭔가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싶잖아요? -
438 주아주 (24092E+52) 2016. 8. 13. 오전 1:05:51아, 안 그래도 답레는 나중에 주셔도 된다고 말하려 했는데 깜빡했네요. 당연히 무리해서 써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으음, 제가 늦게 레스를 확인했으니 건우주께서는 지금쯤 주무시고 계실까요?
그나저나 그림은 진짜로 마음에 드는걸요! 빈말이 아니라 진심으로요! 근데 정말 채색이 이렇게 빠르실줄은... 아니라고는 하셨다지만 그래도 역시 조금 무리하신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그만큼, 아니, 그보다 더 그 분께 감사하지만요!
맞아요, 아끼는 애들은 이것저것 해보고 싶기는 하죠. 특히 건우와 주아는 저도 많이 아끼니까요. ㅎㅎㅎㅎ 저도 뭔가 해드리고 싶은데 할 줄 아는게 없어서... (눈물) -
439 건우주 (54077E+55) 2016. 8. 13. 오전 1:09:25>>438 애석하게도 아직 자고 있지 않답니다. 주아주. 지금은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좀 이것저것 준비하는 중이에요. 그래서 이렇게 주아주와 얘기도 가능한거겠지만요. 굳이 뭔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도 따지고보면 지인에게 의뢰한거고, 제가 직접 한 건 아니잖아요? 전 이렇게 주아주가 상황극을 같이 즐겨주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으니까요. 잠시나마 이렇게 잡담을 나누는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볼 수 있겠죠.
음.. 개인적으로 주아주는 지금까지 돌린 여러 장면중에서 뭐가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전 역시, 가장 임팩트 있던 장면을 떠올려보면, 주아가 벚꽃잎을 잡는 그 장면이 먼저 떠오르네요. 뭐랄까..분위기도 그렇고, 주아주의 묘사도 그렇게 상당히 예쁜 장면이 나왔거든요.
그 다음에는 음. 건우가 주아에게서 떨어지려고 했을때 주아가 달려와서 건우를 와락 안는 그 장면이 떠오르네요. 뭔가 정말 안타까워서 절로 아련해지는 그런 장면이었죠. 결국 해피엔드로 끝이 났지만요.
그리고 돌아올때 사진과 메로나는 꼭 가져올도록 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
440 주아주 (24092E+52) 2016. 8. 13. 오전 1:19:44세상에, 아직 안 주무시고 계셨어요?! 내일 괜찮겠어요?! 저야 건우주와의 잡담도 즐거우니까 괜찮지만... 으음, 그래도 역시 뭔가 해드리고 싶다구요. 받기만 하는 건 조금 찜찜하다고 해야할까요? 나중에, 나중에 뭔가를 할지도 모르겠지만요. ㅎㅎㅎ
아, 벚꽃잎을 잡았던 그 장면이요? 확실히 매우 예쁜 장면이긴 했지요. 개인적으로 건우와 주아는 뭔가 봄내음이 물씬 느껴지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했어서...거기다가 그 벚꽃잎이 아주 중요한 상징 중 하나가 되기도 했구요. 묘사는...하하, 창피하네요...그냥 자연스럽게 묘사해본건데. 그래도 예쁘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그리고 주아가 건우에게 달려왼 안는 장면이라. 확실히 그것도 인상깊었죠. 우리 스레의 제목하고도 잘 맞아떨어지기도 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역시 건우주의 두 번째 장면의 앞인 주아가 처음으로 건우에게 화를 내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고백 씬인 것 같아요. 뭔가 이 장면에서 그동안의 모든 감정들이 터져나오기도 했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때의 건우주와 저의 필력이나 묘사가 정말 대단했다고 생각해서...앗, 뭔가 말하고보니 잘난 척같다..! 그, 그런 건 아니예요! 그냥 뭔가 상대적으로 문체라든가, 절절하고 예뻤다구요! 그거예요! -
441 건우주 (54077E+55) 2016. 8. 13. 오전 1:27:15둘만이 있는 장소에서 잘난척 좀 하면 어떤까요? 실제로 주아주의 필력이나 묘사 상당히 예쁜 편인걸요. 다시 말하지만 전 이런걸로 거짓말 하지 않아요. 정말 예쁘시니까 자신감 가지셔도 괜찮아요.
화를 내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고백씬. 그때는 정말로 제대로 빵 빵 터지는 느낌이었죠. 뭔가 처음에는 그냥 싸우는걸로 하자고 했는데 하다보니 뭔가 주체할 수 없게 되고 건우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밝힐 수 밖에 없어지고, 제목과 크게 이어져버렸죠. 너를 향해 한 걸음 더.. 말 그대로 서로에게 한 걸음씩 걸어가서 거리가 0가 되었으니까요.
음. 그리고 찜찜하다고 한다면 나중에라도 좋아요. 정말 나중에라도 좋으니까, 주아주가 할 수 있는걸 해보는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게 무엇이건 전 크게 기뻐하겠지만요.
여담이지만 정말로 시간이 허락이 된다고 한다면..네. 정말로 많은 시간이 허락이 된다고 한다면 한번 어렸던 시절의 건우와 주아의 모습도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러니까 완전히 첫만남? 아마 유치원에서 같은 반인걸로 우연히 처음 만났었겠죠? 당시의 애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과연?
막 우연히 같은 반으로서 처음 만났을때 막 서로 놀다보니까 묘하게 잘 맞아서 계속 같이 놀고, 애들에게 놀림거리도 당하고 그런 느낌이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건우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주아랑 노는거 그만 안두고 막 그런식으로요.
그리고 괜찮아요. 어차피 차에서 잘거고.. 물론 그렇다고 해도 너무 늦게까지 깨어있을 생각은 없어요. 이렇게 잠시 있다가 자야겠죠.
사실 제가 더 걱정인걸요. 주아주의 공부하는 시간을 뺏는게 아닌가 싶어서 말이에요. -
442 주아주 (24092E+52) 2016. 8. 13. 오전 1:35:26잘난 척 아니었다니까요...그게 아닌데...ㅠㅠㅠ 그래도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께서도 정말로 필력이나 묘사나 문체 너무너무 예뻐요! 특히 묘사 실력이 제일 대단하신 것 같아요. ㅎㅎㅎㅎ
맞아요, 지금 생각해도 그 고백씬은 정말 신기했어요. 분명히 싸우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어쩌다보니 저도 주체할 수 없어서...그렇게 결국은 완벽한 거리를 만들어냈지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깊었어요.
후훗, 그래도 너무 기대하진 말아주세요. 나름대로 나중에 최선을 다해볼테니까요!
사실 저도 그렇게 유치원 시절을 돌려보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해봤답니다. 첫만남도 그렇고, 그냥 어리고 아기자기한 건우와 주아가 보고싶어요. ㅎㅎㅎ 어쩌다보니 서로 놀다가 의외로 잘 맞아서 계속 놀다가...소꿉놀이라든가 그런 거 하면서 엄마아빠 놀이 하지 않았을까요? 귀여워라!
아, 저도 괜찮아요. 어차피 공부하기도 싫고...에잇! 주말에도 하루종일 자습할 예정이니까요! 오히려 핸드폰 타자가 느려서 제가 더 걱정이예요... -
443 건우주 (54077E+55) 2016. 8. 13. 오전 1:49:45고3이 공부 하기 싫다고 하면 어떡해요 ㅎㅎㅎㅎㅎ 근데 저도 싫었으니까 괜찮아요. 고3때는 정말 공부만 빼면 뭐든지 다 즐거웠죠.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요. 그 길고 긴 시간동안 어떻게 버텼는지 신기할 정도네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서 지쳤었는데. 그러기에 주아주에겐 더 응원을 하게 되네요. 화이팅이에요! 마지막까지!
그리고 유치원 시절이라. 언제 한번 정말로 돌려볼까요? 첫 만남도 그렇가 말이죠. 소꿉놀이는 아마 꼭 했을 것 같아요. 저도 어렸을적에 소꿉친구랑 소꿉놀이 되게 많이 했거든요. 커서 꼭 결혼하자 약속 같은것도 해본적은 있지만 현실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타자가 느린건 상관없는걸요. 이렇게 느긋하게 기다리면 되니까요. 물론 너무 늦게까지 있을순 없어서 정말로 조금 있다가 자야겠지만요. 정확히는 2시 조금 넘어서 말이에요.
그거와는 별개로 잡담스레에 뭔가 부러워하는듯한 글이 가끔 보이더라고요. 음. 역시 1:1 파트너가 쭉 이어지는건 상당히 부러운 일일거라고 저도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영광을 준 주아주에겐 정말로 감사함밖에는 없고요. 제가 막 판타스틱하고 엄청난 설정을 가지고 온 것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일상 연애물 해보고 싶다 정도만 남겼는데 그걸 물어주시고 이렇게 함께 해주고 계시잖아요? 정말로 고맙다고 생각해요. 그러기에 지금도 이렇게 옆에 있는거고요. 절대로 도망치면 울먹거릴것 같아서 이러는건 아니라구요.
갑자기 든 느낌이지만 정말로 주아주하고는 오래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솔직히 주아주가 쭉 달라붙어 있어도 3개월을 예상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왠지 반년, 혹은 그 이상까지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뭔가 이런저런 장면이 계속 나와서 신기할 지경이에요. 정말로요. -
444 주아주 (24092E+52) 2016. 8. 13. 오전 2:01:20그치만 정말로 하기 싫단 말이예요...ㅠㅠ 건우주가 놀러가계신 동안 논 만큼 더 열심히 공부하죠, 뭐~ 응원 고마워요! 꼭 좋은 결과 낼거니까요!
앗, 돌리면 저야 좋죠! 첫 만남도 기대되구요. 귀여운 꼬꼬마 시절의 건우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고? ㅎㅎㅎ 주아가 먼저 소꿉놀이 하자고 놀이 세트를 가져와서 건우를 꼬셨을 것 같은 느낌이예요. 결혼하자는 약속은...혀, 현실과 상상은 다른 법이니까요...!;; 그렇게 따지자면 저도 뭐...
그럼 이제 슬슬 주무실 시간이네요, 건우주? 건우주 주무시는거 꼭 확인하고 공부하러 가야겠네요. 하기 싫어라...
잡담스레예요? 잘 안 봐서 몰랐는데... 영광이라뇨! 그렇게 따지자면 저도 영광인걸요? 판타스틱하고 엄청난 설정이 아니어도 뭐 어떤가요? 지금 이렇게 좋았던 장면들도 많이 나오고, 예쁜 장면들도 많이 나오고, 저희가 즐거우면 됐다고 생각해요. 거기다가 건우주께서 그렇게 다시 파트너를 구해주셔서 이렇게까지 올 수 있었던 거라구요! 저도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께서 도망치시면 울먹거리...진 않을거지만 그래도 아예 도망 못치시게 꽈악 붙잡아 놓을거니까요, 후훗!
3개월이요? 우와...실망이예요, 건우주. 저는 더 길게 생각하고 있었는데...상처받았다구요! 너무해요! 보기 좋게 건우주의 그 예상, 깨부숴버릴거니까요. 각오하세요! -
445 건우주 (54077E+55) 2016. 8. 13. 오전 2:09:59그렇네요. 어느새 시간이 새벽 2시를 넘었네요. 이 이상 대화를 나누면 주아주가 저를 어떻게든 재우려고 할테니까 작별인사를 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무엇보다도 저도 주아주가 공부를 해야 안심이 될 것 같고 말이죠.
2주 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월요일에 돌아오면서 답레와 함께 오도록 할게요. 그때는 아마 사진도 같이 올듯 하지만요. ㅎㅎㅎㅎㅎ
주아주도 돌리는거 원한다면 한번 해보도록 해요. 정말로.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이런저런것 많이 해보는것도 상황극의 재미니까요. 이것저것 여러가지 해보자고요. 그리고 3개월은.. 네. 저의 예상 미스였어요. 음. 그러니까.. 뭔가 그 정도를 하면 이것저것 정말로 많은 걸 하게 될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1:1을 이리 길게 해본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쯤이면 뭔가 많이 할 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시작하니까 이것저것 다양하게 더 하고 싶어진다구요! 저도 이럴줄은 몰랐다구요. 그리고 꽈악 붙잡아놓는다라... ㅎㅎㅎ 절대로 놓치 않겠다는 강력한 의사표현이군요. 이거. 그럼 붙잡혀있어야겠네요. 이런 귀엽고 좋은 파트너 두고 어디 못 가니까요.
아무튼 건우주는 슬슬 사라지도록 할게요. 너무 늦게 자도 안 좋으니까요. 그럼 주아주도 너무 늦게까지 공부하진 마시고요. 힘내세요. -
446 주아주 (24092E+52) 2016. 8. 13. 오전 2:24:29안심이라니...역시 저는 공부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건가요...ㅠㅠㅠㅠ
답레와 사진이랑 메로나도요! 전부 기대하고 있을테니까 꼭 즐겁게 놀다오셔야 해요?
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나중에 어린 시절도 한 번 그려보자구요. 이것저것 다양한 상황을 해보고싶거든요. ㅎㅎㅎㅎ
예상 미스여도 너무 미스잖아요! 저희 이제 곧 3개월일텐데...저도 이렇게 오래 1:1을 해본적은 없지만 그래도 역시 실망이예요, 실망! 그래도 뭐어...이럴 줄 모르셨다고 하니 이번에는 봐드릴게요. 저의 강력한 의사표현으로 정말 꽈악 잡아놓을 생각이니까 얌전히 붙잡혀 있으시라구요, 귀엽고 좋은 파트너 님! ㅎㅎㅎㅎㅎ
네, 저도 너무 늦게까지 할 생각은 없으니까요. 조금만 더 있다 바로 잘게요. 마지막까지 응원 고마워요! 건우주께서도 안녕히 주무시고, 잘 놀다오세요~ :D -
447 주아주 (24092E+52) 2016. 8. 13. 오후 11:43:32잠깐 갱신합니다! 건우주께서는 오늘 하루, 즐겁게 잘 즐기셨겠죠? 저도 드디어 양념 치킨을 먹으며 즐겁게 보냈답니다! 건우주께서 기원해주셨던 것처럼 정말로 치킨을 먹게 되어서 신기했어요. 그럼 내일도 건우주께서 잘 놀다오시기를 바라며, 저는 이만 다시 공부하러...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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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 주아주 (68084E+54) 2016. 8. 14. 오후 11:49:01갱신합니다! 오늘도 꽤 덥더라구요... 건우주께서 놀러가신 곳은 괜찮았을까요? 혹시 아주 더웠다고 하더라도 계곡으로 놀러간다고 하셨던 만큼 시원하게 잘 쉬셨기를 바래요! 이미 귀에 딱지가 앉으셨겠지만 사고나 그런 거 없이 조심조심히, 안전하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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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 건우주 (69436E+55) 2016. 8. 15. 오전 12: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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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주아주 (90972E+48) 2016. 8. 15. 오전 12:32:23앗, 건우주예요?! 정말로요?! 보고도 믿기지 않는 기분...! 무사히 잘 도착하셔서 다행이예요! 네, 저도 건우주가 그러시지 않아주실거라고 믿고있으니까요.
으음, 사실 건우주 못 봐서 외로워서 몰래 울었어요. (소근소근) 어떻게 아셨을까요, 건우주께서는? ㅎㅎㅎㅎㅎ 그래도 이렇게 다시 만났으니까 이젠 안 울거예요. 답레는 무리하지 마세요. 저는 오히려 건우주께서 푹 쉬시길 바래요. 전 괜찮으니까 굳이 빨리 쓰실 필요도 없다구요!
그나저나 우와아...사진! 물이 진짜 맑네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뭔가 찰방찰방, 첨벙첨벙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기분이예요. 고마워요, 건우주! 덕분에 대리만족 제대로 한 번 해보네요. ㅎㅎㅎㅎ -
451 건우주 (69436E+55) 2016. 8. 15. 오전 12:42:00네. 정말로 건우주입니다. 믿기지 않아도 건우주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렇게 갱신해서 글을 남기고 생존신고를 하고 있잖아요? 이 세상에 건우주라는 사람이 또...
아. 있을수도 있겠네요. 건우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다룬 사람이 있을수도 있고 실제로 이름이 건우주라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말을 바꿔서 주아주의 파트너인 건우주가 또 누가 있을까요?
그것보다 외로워서 몰래 울었다니. 어제 살짝 글을 한번 쓸 걸 그랬나보네요. 그러니까 울지 말아요. 이렇게 건우주가 돌아왔으니까요. 지금 쓴다면 쓸수도 있겠지만, 사실 머리가 잘 돌아가질 않아서.. 이렇게 잡담은 가능하지만, 답레는 내일 쓰도록 할게요. 지금 답레를 작성하면 분명히 손도 잘 안 움직일테니까요.
물이 정말로 맑죠? 정말로 맑았어요. 위의 사진을 보다시피 말이죠. 깊이도 어느정도 있어서 좋았답니다. 첨벙첨벙, 찰방찰방... 건우라면 저기서도 자유롭게 수영하고 놀았겠지만 주아는 발만 담그고 구경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그러다가 서로 물싸움도 하고 서로를 보면서 웃었을지도 모르겠네요. -
452 주아주 (90972E+48) 2016. 8. 15. 오전 12:51:54물론 이 세상에 건우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가진 분도, 실제 이름이 건우주인 분도 어딘가에 계시겠죠. 하지만 제가 기다리고 있던 제 파트너이신 건우주는 여기 단 한 분밖에 안 계시잖아요? ㅎㅎㅎㅎ
아니예요, 굳이 잘 놀고계신데 잠깐 들어오실 필요 없었어요. 어차피 하루종일 학원이었던데다, 이제는 안 울거니까요! 답레는 정말 괜찮다니까요. 그보다 저는 이렇게 잡담도 걱정이라구요. 많이 피곤하지 않으세요, 건우주? 그냥 잡담도 쉬고 일찍 주무시는 편이...
네, 물이 진짜 맑아요! 아래에 바닥도 다 보이고 돌들도 예쁘고...진짜 시원했겠다! 확실히 건우랑 주아라면 그랬을 것 같아요. 그러다가 어느 한 명이 물을 뿌리면 그대로 주아도 좀 더 깊게 들어가서 마구 물 뿌려서 서로 완전히 젖어버려서 혼도 좀 나보고? 출출하면 맛있는 것도 먹구요. -
453 건우주 (69436E+55) 2016. 8. 15. 오전 1:07:21그렇죠. 주아주의 파트너인 건우주는 저 하나밖에 없죠. 누군가가 제 말투를 따라하고 저를 사칭하는게 아니라면 말이죠. 물론 그럴 이가 있을 것 같지도 않지만요. 있다고 해도 왠지 주아주는 금방 알아보실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걸요?
그래도, 아주 잠깐 생존신고를 쓰는건 가능했었으니까요. 사실 >>447은 어제도 봤었어요. 아. 날짜로는 2일전. 토요일이네요. 아무튼!! 양념치킨 먹은거 축하해줄까 했었지만, 그때 좀 여러모로 바쁜 상황이었기에 보기만 하고 돌아갔었답니다. 아. 저는 가서 바베큐 먹었어요. 얌얌쩝쩝. 그 외에도 다양하게 먹었지만요.
울지 않는거 사실이죠? 또 훌쩍거리면 안돼요. 손수건으로 닦아주는건 상관없지만 울면 얼굴 상하기 딱 좋으니까요. 그리고 물은 정말로 시원했어요. 사실 핸드폰 카메라 기술상 찍는건 불가능했지만 물 밑에는 물고기들도 되게 많았거든요. 아마 피래미였을거에요. 한마리 손으로 잡았다가 너무 작아서 놓아줬었어요. 정말 물고기들이 그렇게 많이 헤엄치는거, 진짜 오랜만에 봤었어요. 그리고 역시 물을 뿌리는 이라면 건우가 아닐까 싶네요. 그러다가 주아가 토라져서 달래주다가 살짝 볼에 뽀뽀도 해주고.. 그것 때문에 또 살짝 토라지고.. 어쩌면 무한적인 반복일지도 모르겠네요. 음. 분명히, 주아가 더 먼저 좋아하는 설정이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건우가 더 빠져드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만큼 주아가 매력적인 여자애이기 때문이지만요. 10년 이상 언제나 옆에 있어주고, 자신을 응원해주고, 자신이 힘들면 자기 일처럼 달려와주고, 의지하게 해주고 그러는데 안 빠지는게 이상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잡담은...음. 괜찮아요. 조금만 하다가 자러 갈게요. 1시 30분까지만..? 딱 이렇게 타협안을 보도록 하죠! 피곤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2일만에 만났으니 대화도 좀 하고 싶거든요. -
454 주아주 (90972E+48) 2016. 8. 15. 오전 1:23:14금방 알아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알아볼거니까요, 응! 건우주 특유의 느낌으로 말이죠.
네, 드디어 양념치킨 먹었다구요! 완전 신나서 평소보다 좀 더 많이 먹었어요!! 그래봤자 1인 1닭에는 실패했지만요. ...그보다, 건우주. 지금 그 말씀 저 놀리시는거죠? 막막 다양하게 먹었다고 놀리시는거죠?! 우우...얌얌쩝쩝은 또 뭐예요, 얄밉게!
그리고 이미 상한 얼굴이니 괜찮아요!ㅎㅎㅎㅎ 원체 눈물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 안 울어요, 안 울어요~ 물고기! 피래미같은 작은 물고기들 보면 진짜 귀엽더라구요. 잘 놓아주셨어요. 착해요, 착해~ (쓰담쓰담)
무한적 반복으로 진입하려다가 의외로 주아가 다른 행동을 취할지도 모르겠지만요? 가끔씩 돌발행동을 하기도 하니까요! 그래도 무한반복이래도 둘 다 너무 귀여워서... 사실 주아가 먼저 빠지긴 했어도 둘 다 서로를 좋아하게 되니 더, 더 빠지는 게 당연하지요~ 사람은 자신을 좋아해주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푹 빠지는 법이니까요. ㅎㅎㅎㅎ 그렇게 따지자면 건우도 만만치 않게 매력적인 남자아이인걸요?
그리고 1시 30분이라면 저는 타자가 느린 점을 고안했을 때, 이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리 해도 타자는 빨라지지 않아서 답답하다...ㅠㅠ 저도 오랜만이니 대화도 좀 하고싶지만, 그래도 건우주께서는 주무셔야겠죠. 많이 피곤하실테니까요. 너무 무리하지 말고 푹 주무세요, 건우주! :) -
455 건우주 (69436E+55) 2016. 8. 15. 오전 1:32:52그럼 이대로 30분을 연장한다...라는 반칙기는 금지겠죠. 주아주의 성격상 그걸 허락해주지도 않을테고요. 타자가 빨라지지 않아도 괜찮아요. 전 이렇게 누군가와 잡담하는 것도 상당히 좋아하니까요. 그게 빠르건, 느리건..누군가와 소통을 하고 있는거잖아요? 그 자체가 너무나도 좋아요. 그러니까 그거 관련으로 너무 미안해하진 마세요.
그리고 제 특유의 느낌이 있는건가요? 이런! 주아주는 이걸 마지막으로 더는 상판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상판을 만약 계속 이어가게 되어서 다른 곳에서 만나게 된다면 다른 모습과 다른 이름이라도 바로 주아주에게 걸리는건 아닐까 싶어지네요. 제 특유의 느낌은, 저도 잘 모르겠네요.(절레절레)
놀리냐라.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정답을 가르쳐주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러니까 저는 그 물음의 답을 가르쳐주지 않겠습니다! 하핫! 뭔가 이상하다면 기분 탓입니다! 그리고 상한 얼굴이라니. 그런 말 하지 말아요. 눈물이 많은 편이라는건...어, 정말로 울었던거에요?!(당황) 그럼 이제 외롭지 않게 또 옆에 있어야겠네요. 물론 지금 상황은 주아주가 저에게서 떨어진 상황이지만요. 그래도 거기에 맞춰서 옆으로 가드릴게요. 그게 파트너란거니까.
그리고 그 말대로죠. 자신이 좋아하는 이가, 자신을 좋아해준다면 그것만큼 사랑스러운 일도 없으니까요. 건우가 주아에게 정말로 푹 빠져가는 가장 큰 이유는 그 한결같음이기도 하고요. 한결같이 옆에서 쭉 좋아해주고 같이 있어주면 그거 의식 못하는 남자애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거든요. 물론 그른것치고 건우와 주아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것 같지만... 뭐 어떤가요! 해피엔딩이면 된거죠!
그리고 또 다시 저를 쓰다듬는건가요? 필살기인 까치발을 봉인한게 여기서 발목이 잡히는군요! 어쩔수 없죠. 마음껏 쓰다듬으세요. 2일간 홀로 계셨으니, 이 정도는 저도 협조해야죠.(숙여주기)
그건 그렇고 이제 전 슬슬 자러 가야겠네요. 자고 일어나서 또 밤시간이 되면 보도록 해요. 그럼 먼저 사라지도록 할게요! -
456 주아주 (90972E+48) 2016. 8. 15. 오전 1:50:46후훗, 적어도 오늘만큼은 그 반칙기, 봉인해 버릴테니까요. 막 여행에서 돌아오면 피곤해서 몸이 못 버텨요. 일찍 자야해요. 타자는...고마워요. 이게 아무리 쳐도 오타가 막 생기고 고치고 하다보면 시간이...ㅠㅠㅠ
그리고 만약 제가 또다시 상판을 하게되어서 건우주를 만난다고 해도, 아는 척은 할 수 없으니까요. 건우주께서도 저를 못 알아보실테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인거죠, 뭐... 건우주 특유의 느낌은, 비밀입니다! (방긋)
...어째서 놀리냐는 제 질문에 대한 답은 가르쳐주시지 않으시냐구요?! 이상해요, 이상해! 기분 탓이 전혀 아니니까요! 네, 정말 울었다구요. 돌아오셨을 때 건우주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싶어서? ㅎㅎㅎㅎ 그러니까 옆으로 와주세요, 파트너 님.
한결같음이라. 개인적으로 그 한결같은 좋아한다는 마음이 건우에게 잘 전달되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군요? 잘 전달된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10년 이상은...어...해피엔딩으로 가기 위한 숫, 숫자에 불과하니까요!
우와, 숙여주기! 그럼 마음놓고 마구 쓰다듬어야겠네요. 아마 다시는 이렇게 순순히 숙여주실 건우주가 아니실테니까요. ㅎㅎㅎㅎ (쓰다듬쓰다듬)
네, 어서 주무세요. 건우주. 참, 잠들기 전에 포옹하면 수면제 12개 먹은 효과가 난대요. (꼬옥) 노느라 고생하셨어요. 많이 피곤하실테니, 푹 주무세요. 그럼 좋은 꿈 꾸세요~ -
457 건우 - 주아 (69436E+55) 2016. 8. 15. 오후 1:45:54상어 알주머니.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손에 있는 딱딱하면서도 신기한 생김새를 하고 있는 상어 알주머니를 만져보면서 정말로 신기하다는 감상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상어에게 알주머니가 있다는 것 자체를 난 여기서 처음 알았다. 손에 들린 상어 알주머니를 바라보며 정말로 바다는 신비한 세계라고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아쿠아리움은 그런 바다의 신비를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공간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절로 들었다.
잠시동안 그렇게 상어 알주머니를 감상하다, 주아에게 건네주니, 주아는 고개를 작게 두어번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알주머니를 받았다. 마치 그 모습이 처음보는 생소한 눈 앞의 물건 때문에 긴장한 것 같았다.
주아는 알주머니를 받아들고서, 조심스럽게 알주머니를 만져보더니, 곧 이어 텅 빈 것이 쉽게 짐작되는 가운데 볼록한 부분과 끝 부분의 갈고리 모양도 만져보더니 갑자기 환하게 웃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주아도, 나처럼 이 알주머니가 신기하게 받아들여진 모양이었다.
이어 들려오는 주아의 말을 들으며 나는 고개를 위아래로 천천히 끄덕였고 터치풀에 있는 다른 바다생물들을 바라보면서 살며시 주아의 말에 답했다.
"나도 전혀 믿기지가 않아. 상어 알주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여기서 처음 알았거든. 상어 알하면 보통 캐비어가 먼저 떠오르잖아. 그래서 난 그냥 상어도 물고기처럼 작게 알을 낳고 그런줄 알았어. 그런데 알주머니라니. 뭔가 이미지가 상상이 잘 안가잖아? 이런곳이 아니면 어디서 그런걸 알겠어? 어쩌면 이 아쿠아리움에서 우리가 모르던 사실이 더 많이 나올지도 모르겠는걸."
말을 끝낸 나는 눈 앞에 있는 불가사리를 살짝 잡아서 만져봤다. TV로는 많이 보긴 했지만 실제로 이렇게 살아있는 불가사리를 만져보는건 처음이었다. 뭔가 꺼칠꺼칠하면서도 말랑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뒤로 살짝 돌려보자 뭔가 꿈틀거리는 작은것들이 많이 보여서 살짝 징그럽다고 느끼면서 나는 불가사리를 다시 물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 봤던 모 만화에서는 별가사리라는 이름으로 나오기도 했었지. 아마? 문뜩 그게 떠올라서 정말 헤깔리기 쉬운 이름이다라고 느끼면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주아, 너도 별가...아니!! 불가사리 한번 만져볼래? 하하하. 이런 곳에 왔으면 이런것도 만져보면 좋잖아? 아. 절대로 뒷부분은 보지 말고. 좀 징그러우니까."
별가사리를 떠올리다보니 나도 모르게 별가사리라고 말할뻔 했다. 스스로도 순간 당혹스러워서 어떻게든 웃음으로 넘겼지만, 주아의 눈을 속일 수 있을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괜히 난감한 기분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오른손으로 머리만 긁적였다.
그렇게 잠시동안 나는 터치풀에 있는 이것저것 다양한 것을 만져보았다. 헤엄치고 있는 작은 물고기를 손으로 잡아보기도 하고, 더 안쪽에 있는 소라게를 잡아보려다가 하마터면 물에 빠질뻔 하기도 하고, 어린애들의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찍어보기도 했다.
1층과는 달리 작고 소소한 것들만이 가득했지만 즐거운 분위기는 1층이나 이곳이나 별 반 차이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닥터피시가 있는 곳에 손을 넣고 간지러움을 느껴보다가, 물 속에서 손을 빼내고, 나는 주아에게 지하 3층으로 가보자고 제안했다.
"슬슬 지하 3층으로 내려가자. 심해 구역은 어떻게 되어있는지도 궁금하고, 2층은 대충 다 불러본 것 같으니 말이야."
2층에 있는 아기자기한 귀여운 바다 생물들 중 주아가 보고 싶어하는 건 다 둘러보기도 했다. 돌고래에, 펭귄에, 수달. 그리고 그 외 기타 자잘한 것들. 1층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다시 한번 천천히 둘러보면서 지하 3층, 심해 구역은 어떻게 되어있을지 묘하게 궁금함과 기대감이 동시에 들었다.
"아니면 아직 좀 더 보고 싶은 곳이 있어? 그렇다고 한다면 다시 가보고. 예를 들면 펭귄이 그립다거나 하면, 다시 한번 펭귄에게 가봐도 돼.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물론 바다에서 실컷 놀다가 온 곳인만큼, 아쿠아리움에 입장한건 저녁때가 다 되어가던 시간이었다. 시간이 많다는건 어찌보면 역설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빠는 물론이고 엄마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는걸 보면, 정말로 주아와 단 둘이서 즐겁게 즐겨보라는 식으로 가족이 배려를 해주는 것 같았다.
바다로 출발할때 차에서도 느낀거지만 우리 부모님은 정말로 주아를 마음에 들어한다. 어쩌면 정말로 며느리감으로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둘만의 시간을 보내라고 일부로 전화를 안하는걸까?
어느쪽이건 상관은 없었다. 나는 나대로 주아와 시간을 즐기고 싶었으니까. 이래보여도 아직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커플이다. 좀 더 같이 있고 싶고, 좀 더 즐겁게 있고 싶은건 절대로 분에 넘치는 욕심이 아닐 것이다.
만약 이것이 분에 넘치는 욕심이라고 한다면, 나는 그것에 해당하는 천벌을 받아도 좋았다. 바로 옆에 있는데도 더 보고 싶은 마음이거든.
어린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바로 저편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지하1층도, 지하2층도 정말로 즐거운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이곳에서 주아와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면 그것만으로도 이곳에 올 가치는 충분했다.
정말로 여기에 오길 잘했다고 느끼며, 나는 주아의 답을 조용히 기다려봤다. 좀 더 보고 싶은 곳이 있다고 하면 가보도록 하고, 지하 3층으로 가보자고 하면 가볼 생각이었다. 어느 선택이건 나는 상관없었다. 주아의 바로 옆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걸로도 나는 성공적이었으니까.
"아. 그거와는 별개로, 오늘 저녁은 어쩔까? 너네 부모님에게도 전화 안오지? 아무래도 우리 둘은 잊혀진 모양인데 우리 둘이서만 따로 먹으러 가볼까?"
장난끼를 살짝 담아서 주아에게 둘이서 저녁을 먹어보는건 어떨까라고 제안을 해봤다. 역시 둘이서 식사를 하는것도 데이트에 있어서는 중요한 요소잖아. 안 그래?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걸까?
//잠들기 전에 주아주가 포옹을 해서 그런걸까요? 정말 푹 잔 느낌이에요. 꿈에서 건우와 주아를 본 것 같기도 한데 잘은 기억이 안 나네요. 뭔가 되게 사이좋은 느낌이었던건 기억이 나요. 이상하게 스레 꿈을 전 자주 꾸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평소에 작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아주는 좋은 꿈 꾸셨나요? 건우가 꿈 속에 나와서 주아주를 살포시 안아준다거나 하면, 주아주도 조금은 기운이 더 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제 특유의 느낌은 비밀이라니! 안되겠군요. 이렇게 되면 조만간에 사칭인척 하고 글을....농담이에요! 숨기려고 해도 전 잘 숨기지 못하는 편이거든요. 어설프게 연기하려다가 걸릴지도 모르겠네요. 위험한 건 굳이 하지 않으면 안되겠죠.
그리고 한결같음은 정말 제대로 쭉 전해져왔다구요. 상황 돌리면서 괜히 뭉클해진게 한두번이 아니라구요. 주아주는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답레는 이렇게 남기도록 할게요! 아마 오늘도 공부하고 있겠지만..더위에 지지 말고, 공부에 지지 말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화이팅이에요! -
458 주아 - 건우 (90972E+48) 2016. 8. 15. 오후 8:28:19건우가 상어 알주머니를 자신에게 건네자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그것을 받아든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설고 무시무시한 생김새의 알주머니를 조심스럽게 만져보며 의외로 딱딱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어, 가운데 볼록한 부분과 끝 부분의 갈고리 모양도 만져보고는 신기한지 환하게 웃는다.
자신의 말에 건우는 고개를 위아래로 천천히 끄덕이고는 터치풀에 있는 다른 바다생물들을 바라보면서 입을 연다.
저도 전혀 믿기지가 않는다며, 상어 알주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여기서 처음 알았다고. 어쩌면 이 아쿠아리움에서 자신들이 모르던 사실이 더 많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상어 알주머니를 다시 원래 있던 곳에 살며시 내려놓는다.
"맞아. 나도 상어는 작게 알을 낳는 줄 알았어. 설마 이렇게 알주머니가 있을거라고는... 건우, 네 말대로 어쩌면 여기서 정말 더 많은 신기한 바닷속 비밀들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잠시 그 상어 알주머니를 내려다보다가 이어서 눈 앞에 있는 불가사리를 살짝 잡아서 만져보는 건우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건우는 신기한듯이 만지작거리다가 뒤로 살짝 돌려보고는, 뭔가 못 볼 거라도 본 듯이 다시 불가사리를 물 속으로 집어넣는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더니 자신을 바라본다.
자신도 불가사리 한번 만져보겠냐며, 좀 징그러우니까 절대로 뒷부분은 보지 말라고 경고하는 건우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본다. 난감한 듯 웃으며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는 건우. 그 이유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마, 방금 불가사리를 별가사리라고 부를뻔해서 그런거겠지?
아무리 웃음으로 넘겼어도, 자신의 눈을 속일수는 없었다. 그냥 이렇게 못 들은 척하고 넘어가줄까, 고민하며 물 속에 있는 불가사리를 손으로 살며시 집어든다. 그렇지만 스멀스멀 자신의 마음 속에 올라오는 장난기. 곧 결정을 내린 듯 씨익 웃더니 한 손으로는 불가사리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건우를 가리키며 입을 연다.
"가랏, 물대포!! ...하면 공격해줄라나? 같은 물 타입이라 별 소용없을까?"
그리고는 어깨를 으쓱하며 장난기 가득하게 키득키득 웃는다. 옛날에 재미있게 봤던 그 만화를 자신이 모를리가 없었다. 아니, 사실 정말 유명한 만화잖아, 그거? 모르는 게 더 이상하다구.
그렇게 건우에게 장난도 치며 이어 건우가 터치풀에 있는 다양한 생명체들을 만져보는 것을 바라본다. 건우가 손으로 헤엄치고 있는 작은 물고기들을 잡는 것도 보고, 더 안쪽에 있는 소라게를 잡아보려다가 물에 빠질뻔 하는 것도 전부 지켜본다. 소라게 사건 때는 어떻게든 웃음을 참아보려 했지만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이어서 어린아이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하자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도 전부 따스하게 바라본다.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하는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준 후,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더 닥터피시가 있는 쪽으로 간다. 거기에 손을 넣고 다시금 간지러움을 느끼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다시 손을 넣어본다. 변함없이 느껴지는 간지러움에 결국 소리내어 웃어버리다가 건우가 슬슬 지하 3층으로 내려가자며, 아니면 아직 좀 더 보고 싶은 곳이 있으면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다시 가보자고 말하는 것에 물 속에 넣었던 손을 뺀다.
"으음...아냐, 이제 지하 3층에 가보자. 심해 구역은 나도 궁금하거든. 보고싶었던 귀여운 아이들은 전부 다 보기도 했고!"
잠시 고민하다가 조용히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건우에게 활짝 웃으며 얘기한다. 정말 그랬다. 펭귄, 돌고래, 수달. 자신이 보고싶었던 모든 동물들은 전부 다 봤다. 그러니 이제는 심해로 내려가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리고는 건우가 이어서 오늘 저녁은 어쩔까? 하며, 아무래도 자신들은 잊혀진 모양인데 둘이서만 따로 먹으러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오자 잠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서 화면을 켠다. 그러자 배경화면에 드러나는 첫데이트 때 고양이카페에서 건우가 찍어보내줬던 고양이들의 사진. 그 귀여운 모습들에 순간 방긋 웃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는 연락을 확인한다.
건우의 말대로 부재중전화는 커녕, 문자 한 통 없는 모습에 순간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우와...이거, 너무 방치하시는거 아냐? 그래도 나름 딸인데 말야. 으음...그래도 덕분에 건우랑 이렇게 둘이 오붓하게 있을 수 있으니, 좋아해야할까?
다시 스마트폰의 화면을 끄고 주머니 속에 넣은 후, 건우를 바라보며 세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응! 우리 둘이서만 따로 먹으러 가자. 나도 전화는 커녕 문자 한 통 없거든. 이왕 잊혀진 거, 완전히 잊혀져서 우리 둘만 즐겁게 맛있는 거 먹자구. 부러워하실 정도로 말야!"
역시 데이트에는 둘이서만 식사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니만큼, 이 기회를 잘 이용해보기로 하며 건우에게 장난기 가득하게 살짝 윙크한다. 아마 자신의 부모님께서는 건우랑만 있는 시간을 잘 보내지 못하면 오히려 핀잔을 주실 터. 둘이서만 더 오붓하게 보내라고 등 떠미실 분들이시니 이왕 이렇게 둘만 남겨진 거, 더욱더 제대로 건우만 생각하기로 한다. 마음 속으로 결정을 끝내고는 건우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는다.
"자아, 그럼 이제 지하 3층으로 가보자구. 바다의 가장 깊은 곳으로 말야."
/ 푹 주무셨다니 다행이예요! 포옹해드리길 잘했네요. 건우와 주아가 꿈 속에 나오고 스레 꿈을 자주 꾸신다니, 뭔가 신기해요! 저는 요즘들어서는 기절잠이라 그런지 꿈을 잘 꾸지 않아요. 아, 근데 책상에서 잠깐 엎드려서 잠들때, 전 이렇게 건우주와 돌리면서 잡담하는 꿈을 종종 꾼답니다. 저도 건우가 꿈 속에 나와서 안아주면 좋을텐데 말이예요... 아, 아니지. 건우는 주아에게 가야죠! 그럼 건우주께서 나와주셨으면 좋겠네요. ㅎㅎㅎㅎ
그리고 아무리 농담이래도 사칭이란 소리는 하지 말아주세요... 정말로 그러신다면 건우주 엄청 미워할거예요! 오히려 역으로 제가 사칭인척 해버릴거예요! 제대로 연기해버릴거니까요!
앗, 정말 몰랐는데. 정말 상황 돌리면서 여러 번 뭉클하셨나요? 뭔가 다행이라는 느낌이예요! 주아의 성격상 건우에게 정말 좋아한다는 마음을 담아 소중하게 대해주려고 행동하고 말할 것 같았는데, 그 느낌이 잘 전해진 것 같거든요. 정말 다행이예요, 알아주셔서 고마워요!
지금도 건우주의 말씀처럼 더위와 에어컨 바람의 추위와 공부와 씨름해서 어느정도 이겼지만 역시 너덜너덜해졌네요...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요. ㅠㅠㅠ -
459 건우 - 주아 (69436E+55) 2016. 8. 15. 오후 11:19:18지하 3층으로 가기 전에 혹시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곳이 있는지를 물어보자 주아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잠시 고민을 하다가 자신도 심해 구역은 궁금하다면서 지하 3층으로 내려가보자고 나에게 답했다. 활짝 웃는 그 모습에서 주아가 괜히 나를 위해서 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억지로 참는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수 있었다. 어릴때부터 주아는 거짓말이 서투른 애였다. 참기를 잘하기도 하지만, 억지로 참을땐 그 억지로 참는 감정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의 주아의 모습에선 그런것이 보이지 않았다. 정말로 심해로 내려가보고 싶다는 것이 아주 잘 느껴졌기에 나도 밝은 미소로서 주아를 마주할 수 있었다.
주아도 그렇게 답했으니 이제 남은건 마지막 구역. 지하 3층의 심해 구역으로 내려가는 일 뿐이었다. 지하 3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의 위치는 이미 확인해뒀기에 바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출발하기 전, 나는 잠시 고개를 돌려 펭귄의 수조가 있던 쪽의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살며시 고개를 돌려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머릿속으로 역시 펭귄 인형을 하나 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짝 주아에게로 미소를 보였다.
"마지막까지 쭉 기대하고 있어. 어쩌면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펭귄을 안을 수 있는 날이 정말로 올지도 모르잖아?"
간접적으로 장난스럽게 말을 한 후에, 나는 주아에게 저녁식사를 둘이서만 따로 먹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봤다. 주아는 모르겠지만 이 데이트는 우리 아빠가 먼저 권유한 데이트였다. 그런만큼 지금 우리가 데이트를 하는 것은 우리 아빠만이 아니라, 이미 가족 전체에 다 퍼졌을 가능성이 컸다. 그 증거로, 지금 내 핸드폰에는 한통의 전화도 걸려오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막 핸드폰을 확인한 주아의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보아하니, 정말로 주아에게도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쩌면 이 데이트는, 우리 엄마와 아빠, 그리고 주아의 엄마와 아빠가 모두 뒷공작을 펼친 후에 나온 결과물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나는 기뻐해야할까. 어이가 없다고 해야할까. 물론 주아와 단 둘이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건 기쁘지만, 뒤에서 그런 뒷공작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묘하게 기분이 이상했다.
그야말로 이중적인 감정이 마음 속 천칭 위에서 흔들리고 있을 때, 둘이서만 따로 먹으러 가자고 답하는 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난기 가득하게 살짝 윙크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져서 살짝 심장이 두근 뛰었다. 정말 푹 빠지긴 빠졌구나. 나. 분명히 처음 좋아한건 내가 아니라 주아였을텐데...
"응. 서로간에 잊혀진 모양이니까 잊혀진만큼 우리도 신경쓰지 말고 정말 오붓하게 즐겨보자. 저녁식사도, 지금의 데이트도 말이야. 충분히 그래도 되잖아? 우린 소꿉친구가 아니라 연인이니까."
우리 둘의 관계를 확고히 입에 담으면서 나는 방금 전에 주아가 그랬듯이, 장난기 가득하게 살짝 윙크를 날려봤다. 나만 살짝 심장이 뛰는건 불공평하잖아? 물론 내가 윙크한다고 해서 심장이 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반격이었다.
"좋아. 가보자. 지하 3층! 가서 가온이와 누리도 만나봐야지. 어쩌면 벌써부터 우릴 기다릴지도 모르잖아?"
둘이서 어디론가 같이 갈때면 항상 깍지 끼어 손을 잡았듯이 이번에도 나는 주아의 손에 내 손을 뻗어 깍지를 끼며 꼬옥 주아의 손을 잡았다. 잡을때마다 느껴지는 손의 온기와 부드러움은 나에게 주아의 존재를 더욱 더 인식시켰고 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주아야. 넌 아마 모를걸? 내가 이렇게 너와 손을 잡는것만으로도,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얼마나 행복한지 말이야. 아직 100일이 되지 않은 사이라서 그렇게 느껴지는걸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내 느낌은 아무리 시간이 오래 지나도, 정말로 많은 시간이 지나도 난 너와 손을 잡는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물론 오버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마음 속으로 작게 혼잣말을 하면서 난 주아를 데리고 지하 3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했다.
지하 3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주변에선 보글보글거리는 거품소리가 스피커로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근처의 벽지는 정말로 어두컴컴한 색을 띄고 있었다. 지하2층의 밝은 분위기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어두컴컴하면서도 고요한 분위기가 그곳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주변의 보글보글거리는 거품소리 때문일까? 아니면 어두컴컴한 주변의 벽지의 색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저 밑에서 보이는 어두컴컴한 조명 때문일까? 마치 정말로 바다 속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갈때도 살짝 긴장을 하던 주아였기에, 어쩌면 지금도 긴장하지 않을까 싶어 나는 혼자 놀고 있는 손을 올려서 주아의 어깨를 잡았다. 한쪽 손을 깍지를 끼고 있는 상태라서 자연스럽게 내 몸은 옆으로 돌아야만 했고, 어떻게 보면 끌어안는듯한 모습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쩌면 뒤쪽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무시하면서 지금은 아무런 말 없이 주아의 옆에 꼬옥 달라붙었다. 의외로 태연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에 떨어질 수가 없었다. 그만큼 지하3층으로 내려가는 분위기는 어둡고 고요한 분위기 그 자체였으니까.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거품 소리는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고, 우리가 에스컬레이터에 내렸을땐 정말로 어두컴컴한 복도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싸늘한 분위기였다. 에어컨이라도 틀어서 일부로 싸늘한 온도를 맞추고 있는걸까?
"괜찮아? 무섭고 그러지 않아? 무서우면 꽉 잡아도 돼. 내가 이렇게 옆에 있으니까."
다시 한번 주아를 안심시키듯이 말을 하면서, 나는 천천히, 정말로 천천히 어두컴컴한 복도를 걸어갔다. 이 앞에는 과연 뭐가 있을까? 지금까지의 페턴대로라면, 또 무수히 많은 수조가 있겠지만, 이번에는 그 어떤 밝은 조명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정말로 어두컴컴한 심해에 온듯한 느낌. 이 아쿠아리움의 분위기 조성 능력에 제대로 감탄을 하면서 나는 주아을 안는 것 같은 그 자세로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사실 그렇게 쓰긴 했지만 매일매일 스레 꿈을 꾸진 않아요. 그냥 어디까지나 자주 꾸는것 뿐이죠. 그리고 기절잠이라. 그만큼 피로가 많이 쌓인 상태로군요. 이해해요. 지금이 가장 힘들고 바쁜 시기니까요. 날씨조차도 따라주지 않으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건 그렇고 저와 돌리면서 잡담하는 꿈이라니요. 그건 생각도 못했네요. 꿈 속의 저는 어떤 잡담을 하던가요? 지금과 비슷한 분위기인가요? 아..그리고 왠지 그렇게 말할 것 같았어요. 건우는 주아에게 가야한다고 말이에요. 음. 설마 주아는 주아주에게도 질투를 느낄까요? 자기 오너인데도요? ㅎㅎㅎ 그리고 제가 나온다라. 음. 그럼 제가 꿈속에 나와서 주아주를 살포시 안아주면 주아주는 기운이 많이 날까요? 그렇다면 꿈 속에서 나타나기 위해서 엄청 노력해야겠는데요? 기왕이면 건우의 모습으로 나오도록 노력해봐야겠어요.
어느샌가 시간이 또 밤이 되었네요. 지금도 주아주는 공부를 하고 있으시겠죠? 정말 수고가 많으세요. 오늘 하루도 정말로 고생 많으셨어요. 비록 꿈속은 아니지만 이렇게나마 주아주의 피로가 풀렸으면 하네요.(꼬옥(토닥토닥(쓰담쓰담) 건우라면 여기서 가볍게 볼에 입을 맞춰줬겠지만 전 건우가 아니라 건우주니까요! 그리고 미움 받고 싶진 않으니 다시는 그런 말 안할게요. 화 푸세요. 주아주. ㅎㅎ 주아주가 토라진 모습 보이면 저도 마음이 아프다구요. -
460 주아 - 건우 (04266E+55) 2016. 8. 16. 오전 1:16:07건우가 지하 3층으로 가기 전, 지하 2층에서 혹시 다시 보고 싶은 곳이 있는지 물어오자 잠시 고민에 빠진다. 보자...펭귄도 봤고, 돌고래도 봤고, 수달도 봤고, 터치풀에서 여러 아이들을 만져보기도 했고. 그렇게 하나하나 생각해보자 자신이 원하던 동물들은 전부 다 봤다는 결론이 나왔다. 응, 다 봤어.
그런 결론이 나자 활짝 웃으면서 건우에게 자신도 심해 구역은 궁금하니까 지하 3층으로 내려가보자고 대답한다. 건우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곧이어 밝은 미소로 자신을 마주한다.
이제 자신들의 다음 목적지는 지하 3층, 심해 구역. 그 곳으로 출발하기 전, 건우는 고개를 돌려 잠시 지하 2층의 어딘가 쪽의 방향을 바라본다. 그 모습에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하다 건우가 다시 고개를 돌려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살짝 미소를 짓자 그 의아함은 더 커진다.
이어서 건우가 어쩌면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마지막까지 쭉 기대하고 있으라며, 펭귄을 안을 수 있는 날이 정말로 올지도 모르잖아? 하고 다시 또 장난스럽게 말하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두 눈만 깜빡인다.
"아까부터 그게 무슨 소리야? 펭귄도 돌고래처럼 쇼라도 있는거야?"
펭귄과 노는 쇼라도 있나, 싶었지만 도저히 건우의 미묘한 말의 뜻은 알 수 없었다. 다른 거라면 건우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알아차릴 수 있을텐데. 물론 전부 다 알아차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뭔가 개운하지 못하고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저녁식사를 둘이서만 따로 먹지 않겠냐는 건우의 제안에, 그런 답답한 기분은 뒤로 밀어넣어버린다. 대신 건우의 말을 따라 핸드폰을 확인해보자, 정말로 아무런 연락도 없는 깔끔한 고양이 바탕화면만이 자신을 반겨줄 뿐이었다. 그것을 어이없게 바라보다가 둘이서만 따로 먹으러 가자고 건우에게 대답하며 장난기 가득하게 살짝 윙크한다.
그러자 건우는 서로간에 잊혀진 모양이니까 자신들도 신경쓰지 말고 저녁식사도, 지금의 데이트도 정말 오붓하게 즐겨보자며, 우린 소꿉친구가 아니라 연인이라고 자신들의 관계를 확실히 입에 담는다. 그리고는 반격의 의미인지, 방금 전의 자신처럼 장난기 가득하게 살짝 윙크해보인다.
그 모습을 본 순간, 갑자기 자신의 마음 속의 무언가가 쾅, 하는 느낌이 들면서 심장이 두근두근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1차 공격으로 연인이라는 단어와 2차 공격으로 윙크가 결합하자, 새삼스럽게 자신들이 연인이라는 것을 다시금 자각하며 마치 처음 사귀기 시작했을 때처럼, 심장이 두근거린다.
우와...말, 말도 안 돼. 그, 그냥 우리들의 관계를 말한 것 뿐이잖아? 그리고 그, 그냥 윙크를 날렸을 뿐이잖아? 근데 뭐야...멋있잖아...! 아니, 물론 우리가 사귀고 있으니 연, 연인은 맞는데... 그, 그게 그러니까!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빨개지려는 볼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며, 지하 3층으로 가보자는 건우의 말에 애써 태연한 척,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으, 응...어서 가보자. 가온이랑 누리도 꼭 보고!"
이어서 건우가 손을 뻗어 자신의 손에 깍지를 끼자 자신도 그의 손을 꼬옥 잡는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편안하고 든든한 따스함에 자신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짓는다. 세상 모든 것들이 다 변한다고 해도, 왠지 너만은. 너의 손만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 내가 제일 좋아하는...건우야.
솔직하게 말하기엔 부끄러운 말을 마음 속으로 전해보기도 하며, 건우와 함께 지하 3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한다.
지하 3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주변. 그 곳에 도착하자 주위에선 보글보글거리는 거품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게다가 거기에 덧붙여서 다시 또 어두워진 벽지. 거기다가 저 밑에서는 어두컴컴한 조명까지 있어, 저절로 고요한 심해 속으로 내려가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분위기에 새삼 다시금 긴장이 되기 시작한다. 애초에 물을 무서워하던 터라 심해도 조금은 무서울 수밖에 없었다. 아까는 마냥 또 새로운 곳을 보러간다는 사실에 어서 가보자고 즐겁게 얘기했다지만, 막상 이렇게 눈으로, 귀로, 온 몸으로 심해에 대한 느낌이 자신을 휘감자 긴장은 자연스레 자신을 덮쳐온다.
주변의 그 어둡고 고요한 분위기에 긴장이 되자, 자신도 모르게 건우의 손을 잡고있는 깍지 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바들바들 떨리려는 몸을 애써 억누르고 있던 그 때, 건우가 갑자기 깍지 끼지 않은 손을 올려서 자신의 어깨를 잡자, 깜짝 놀라 그를 바라본다. 어떻게 보면 끌어안는 듯한 모습. 혹시 모를 뒷사람들의 눈총도 전부 무시하면서 건우는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의 옆에 꼬옥 달라붙는다. 건우의 그런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자, 긴장되어 딱딱하게 굳어있던 몸이 조금 풀린다. 역시. 건우가 있으면 나는...
그에게로 자신도 좀 더 가까이 붙으며 긴장한 마음을 서서히 풀어간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점점 작아지는 거품 소리. 완전히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 정말로 어두컴컴한 복도가 자신들을 맞이한다. 거기다가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싸늘한 느낌. 바닷속 깊은 곳의 비밀을 함부로 알려주지 않겠다는 듯한, 그 차가운 분위기에 다시금 몸이 얼어버린다. 그러나 그런 자신의 반응을 또 알아챈 듯, 건우는 괜찮냐며, 무서우면 꽉 잡아도 된다고, 저가 이렇게 옆에 있다고 자신을 안심시켜준다.
"으응...괜, 괜찮아. 조금 무섭긴 하지만..."
건우의 말에 어떻게든 대답을 하면서 그의 손을 꽈악 잡는다. 그리고는 어떻게든 두려움을 떨쳐내려 노력한다.
그래...건우가 있잖아? 이렇게 바로 옆에 말이야.
그렇게 마음 속으로 몇 번이나 중얼거리며 그에게 의지하듯이 손을 꼬옥 잡은 채로 그를 따라 천천히, 어두컴컴한 복도를 걸어간다. 정말로 심해로서 분위기를 꾸미자고 작정한듯, 전혀 보이지 않는 밝은 조명. 괜히 그런 아쿠아리움의 연출 실력을 원망해보기도 하면서 건우에게 바싹 붙은 채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 매일매일이 아니더라도 자주라는 것도 저는 신기해요. 저는 꿈 자체가 잘 꿔지지 않아서... 음, 피로는 괜찮아요. 원래 이래야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꿈 속에서의 건우주는...아, 지금이랑 비슷한게 아니라 똑같았어요!! 완전히요! 심지어 꿈 속에서도 건우주의 어떤 짓궂은 말씀에 너무하다고 했더니 달래주셨다구요! 완전 그대로요! 그나저나 이제는 제 예상반응까지 맞춰버리시는거예요? 하하, 아무리 오너라고 해도 주아의 짝은 건우니까요. 주아라면 질투, 까진 아니더라도 뭔가 뾰로통해질 것 같아요. 뭐, 저도 뭔가 저 둘은 건드리고 싶지 않기도 하구요. 건우주께서 나오셔서 안아주시면 당연히 기운이 많이 나죠! 호랑이 기운이 쑥쑥! 후훗, 앞으로는 잠자리에 들 때 기대하게 되겠네요~
그리고 딩동댕, 정답이예요! 공부 중이랍니다. 하하,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쓰다듬어주는 3콤보예요?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피로가 녹아내리는 기분... 건우주께서도 피곤하실텐데. 저도 피로 풀으시라고 안아드릴게요. (꼬옥) 보, 볼에 뽀뽀는 괜찮다구요?! 오히려 더 부끄러워할지도 모른다구요?! (당황) 그나저나 건우...정말 대단한 아이예요. 정말, 이 정도로 귀엽게 능글맞아질줄은 전혀 몰랐는데! 에헴, 사실 화는 조금 났었지만 건우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싶진 않으니 화 풀고 안 토라질게요. 건우주도 안 미워할거구요! (방긋) -
461 건우 - 주아 (57658E+62) 2016. 8. 16. 오전 11:35:21심해. 정말로 깊숙하고 어두컴컴한 바다 깊숙한 곳으로 우릴 안내하듯이 나와 주아가 탑승한 에스컬레이터는 천천히 밑으로, 밑으로 이동했다.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스피커의 거품 소리는 작아지기 시작하고 주변은 어두컴컴한 분위기로 바뀌어갔다. 방금전까지 봤던 지하2층의 밝은 분위기가 마치 거짓말인것처럼, 지금 이곳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어둡고 고요해서 정말로 심해 속으로 들어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하 1층에서 주아의 반응이 문뜩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분위기에서조차 주아는 살짝 긴장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때보다 더 어두컴컴한 느낌이 드는 이곳에선 더욱 더 긴장하지 않을까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나는 생각하는것보다 더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혼자 놀고 있는 손을 이용해서 주아의 어깨를 잡아 마치 누가 보면 끌어안는 것 같은 자세로서 주아에게 꼬옥 달라붙었다.
역시나 예상대로 주아는 긴장하고 있었는지, 깍지 낀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고, 아주 약간이지만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마치 비를 맞은 참새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는 주아가 너무나도 안쓰러워서, 떨지 않았으면 해서, 그렇게 안고 있는 것처럼 바짝 달라붙자 주아도 놀랐는지,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옆에 달라붙어 있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주아의 딱딱하게 굳어있던 몸은 다시 예전처럼 부드럽게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부드러운 몸이 나에게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한 체온이 살며시 몸을 통해서 느껴졌다.
내가 옆에 있어주는것만으로도 긴장이 풀리는걸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너무나도 기뻤다. 그만큼 주아에게 있어서 내가 의지가 된다는 이야기니까. 절로 기분이 좋아져서 입꼬리가 올라가서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는 동안 어느샌가 에스컬레이터는 우리를 맨 밑의 층으로 데려다주었다. 말 그대로 어두컴컴한 복도에서는 조금의 밝은 조명조차 보이지 않았고, 에어컨을 이용하기라도 했는지 왠지 싸늘한 느낌마저 들었다.
마치 정말로 심해 깊숙한 곳에 들어온듯한 느낌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감탄했다. 정말로 여기에 물만 있었으면 진짜로 심해에 들어온 기분이 더 강하게 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잡았던 그 자세로 주아에게 더욱 더 꼬옥 달라붙었다. 그리고 주아가 혹시라도 겁먹지 않을까 싶어 무서우면 꽉 잡아도 된다고, 내가 바로 옆에 이렇게 있다고 말을 했다. 그러자 주아는 잔뜩 긴장한듯한 목소리로, 말을 살짝 더듬으며 괜찮다고 어떻게든 답해온다. 그러면서도 긴장감과 두려움을 버리진 못했는지 내 손을 꽈악 잡았다. 그 작은 움직임을 하나하나 느끼며, 나는 주아와 함께 어두컴컴한 심해속을 천천히, 천천히 걸어갔다. 나를 의지하고 있는 주아가 조금 더 나를 의지할 수 있도록, 주변의 이 싸늘한 분위기에서 내 체온을 느끼며, 조금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포근하게 주아를 감싸주며 앞으로 나아갔다.
"생각보다 제대로 본격적인걸.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인어공주는 바다 깊숙한 곳에 살잖아? 그럼 인어공주가 사는 곳도 이런 심해가 아닐까? 인어공주가 인간이 되어 땅에서 살고 싶어하는 이유도 이해가 가. 이런 어두컴컴한 심해 속에서 사는것보다 밝고 따뜻한 육지에서 살고 싶은건 당연한거잖아? 거기다가 땅에는 사랑하는 왕자님도 있겠다. 정말 필사적이었을거야."
최대한 주아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 익숙한 인어공주 이야기를 장난스럽게 입에서 꺼내보면서 우리 둘은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갔다.
어두컴컴한 복도라고 할지라도 끝은 반드시 존재하며, 천천히 나아가던 우리 둘은 복도의 끝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복도 끝으로 나오자마자 보이는건 어두컴컴한 공간 속에서 하얀 조명이 들어가있는 수많은 수조의 모습이었다.
주변은 심해가 테마라서 그런지 어두운 느낌이었지만 수조 안은 하얀색 불빛이 들어와 있었기에, 그 안을 확인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정말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해파리들의 모습이었다. 정말로 다양한 해파리들이 물 속에서 춤을 추듯이 헤엄치고 있었고 길게 뻗어져있는 촉수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바로 옆쪽에는 엄청나게 거대한 게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보통 게와는 다르게 그 게는 상당히 크기가 납짝했으며, 다리가 엄청나게 길고 거대했다. 마치 키다리 게라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몸은 납짝한데 다리만 길고 거대하니 뭔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저 편에는 정말로 거대한 크기의 문어가 항아리 속에서 고개만 쏘옥 내밀고 있었다. 문어를 먹은적은 많지만 실물을 보는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엄청나게 거대한 다리는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사람의 몸을 꽉 쪼일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정도는 아니긴 하겠지만, 일반 산낙지보다 크기가 더 거대한건 사실이었다.
그 외에도 신기하게 생긴 다양한 심해의 생물들이 그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면서 느낀건 정말로 바다 속에는 신기하게 생긴 생물들이 많구나라는것이었다.
천천히 수조들을 둘러보며 앞으로 걸어가면서, 나는 여전히 주아에게 꼬옥 달라붙어있는 채로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로 심해에는 별의 별 생물들이 다 살고 있는것 같아. 아까전에 해파리가 되게 인상깊더라. 난. 물론 실제로 만나는건 되게 싫지만, 이렇게 수조 너머로 보는건 뭔가 예쁘다는 느낌이야. 쏘일 위험도 없고 말이야. 해파리에게 쏘이면 진짜로 아프거든."
과거,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해파리에게 쏘인적이 있어서 그 아픔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수영할때는 언제나 해파리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서 수영을 하는 버릇을 가지게 되었다. 수영을 하다가 또 쏘이는건 사절이니 말이다.
씁쓸한 웃음을 내보이면서 천천히,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다보니, 보이는 것은 거대한 수중 터널이었다. 저곳이 가온이와 누리가 있다는 그곳인걸까? 가운데에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터널같은 공간이 있고 왼쪽, 오른쪽, 위는 말 그대로 거대한 수조가 그 터널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가오리, 상어, 그 외의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엄청나게 헤엄을 치고 있었다. 그 엄청난 스케일에 절로 쩍 입이 벌어졌다.
"그럼 다음엔 저 안에 들어가볼까? 인어공주가 있는 심해에 어떤 물고기들이 더 있을지 본격적으로 구경해볼겸해서 말이야. 아. 물론 내 인어공주는 주아 너니까, 다른 여자의 집을 구경한다고 생각하서 질투하면 안돼. 알겠지?"
지하 2층에서 살짝 질투하는 모습을 보였던 주아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주아의 머리를 가볍게 두어번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질투하는 모습, 보고 싶긴 하지만 너무 질투하게 하면 곤란하니까. 물론 이런걸로 질투할지도 의문이긴 하지만 말이야.
//이제 슬슬 수족관 데이트도 결말을 향해서 나아가네요.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고 있는데 주아주는 재밌어할지 모르겠어요. 사실 고3때는 공부만 빼면 뭐든지 다 즐겁다고 하지만 말이에요. 사실은 어제 빠르게 답레를 주려고 했지만 저도 모르게 그만 기절잠을 해버리고 말아서 깜짝 놀라 그냥 아침에 마저 쓰기로 하고 잠에 들었답니다. 깜짝 놀랐어요. 놀다온 피로가 아직은 쌓여있었나봐요. 하지만 이제는 회복했답니다! 그리고 꿈속에서 저는 잘 나왔나요? 나름대로 자기 전에 주아주의 꿈에 나오기를! 하면서 빌었는데 말이에요. 제가 안아줌으로서 기운이 많이 난다면 몇번이고 품 속에 포근하게 안아줄 수 있으니까요. 아. 물론 여성을 안아준적은 그다지 없어서 조금 부끄러울지도 모르겠지만요.
주아가 뾰로통해진다면 건우 입징에서는 상당히 난감할테니, 정말로 건우는 주아의 옆에 꼭 붙어있어야겠네요. 하기야 건우도 주아가 건우주 앞에서 배시시 웃거나 하면 왠지 미묘한 기분 느낄 것 같고 말이에요. 캐릭터는 캐릭터끼리 친하게 있는게 최고긴 하죠.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시겠죠. 주아주는. 아니면 학교가 개학을 해서 지금은 학교에 있을까요? 제가 방학하던 시절보다 상당히 짧아진게 느껴져서 절로 안쓰러울 정도에요. 그리고 저도 안아주시는건가요? 그렇게 누군가가 안아주면 저도 피로가 풀리게 되죠. 아무래도 포근한 느낌이란게 정말로 좋으니까요. 그것보다 볼에 뽀뽀해줬으면 하고 바라는거에요? 그런거에요? 으음. 어떻게 할까나.. 그냥 건우가 해주는것처럼 가볍게 한번 해드릴까요? 아.. 이러면 안되는데, 저도 살짝 능글맞아지는 느낌이네요. 사실 이런 사람은 아닌데, 역시 친해지니까 저도 모르게 이렇게 변하는가봐요. -
462 주아 - 건우 (04266E+55) 2016. 8. 16. 오후 10:49:16자신들이 탄 에스컬레이터는 정말로 심해 속으로 들어가듯이 천천히,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스피커의 거품 소리는 점점 작아지면서 주변은 어두컴컴한 분위기로 서서히 바뀐다. 순식간에 자신들 주위를 장악해버린 고요하고 조용하고 어두운 분위기. 그에 저절로 이것이 심해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을 마냥 신기해할수는 없었다. 깊고깊은 어두운 검푸른 바닷속. 아까 지하 1층에서도 조금 긴장하고 무서워했던 자신이었으니, 이런 더욱더 어두운 분위기에는 당연히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지금의 테마는 심해. 아주, 아주 깊은 바닷속. 생각해보면 정말 모순적인 일이었다.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가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간다니. 물론 그저 테마로써 분위기만 조성했을 뿐이지만, 그래도 그 자체로도 왠지 모를 두려움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감정을 느끼자 그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건우와 손깍지를 끼고 있는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그렇게 최대한 바들바들 떨리려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려고 노력하던 중, 갑자기 자신의 어깨에 뭔가가 느껴져 깜짝 놀라 그 쪽을 바라본다.
...건우였다. 건우는 자신의 손을 잡지 않은 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잡아 마치 누가 보면 끌어안는 것 같은 자세를 취하며 자신에게 꼬옥 달라붙는다. 마치 자신을 안심시켜주려는 것 같은 그 행동에, 그 따뜻한 마음에, 긴장한 채 딱딱하게 굳어있던 몸은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다. 그래, 지금 나한테는...
새삼스럽게 다시 건우의 든든함과 따뜻함을 느끼며, 자신도 그에게로 더 가까이 다가간다. 그러자 더 확실히 느껴지는 서로의 체온. 그 따스함에 두려움을 서서히 없애며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그에게 의지한다.
그러다 어느새 도착한 맨 아래층.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 제일 먼저 자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정말로 어두컴컴한 복도였다. 아주 작은 조명조차 보이지 않았을 뿐더러, 왠지 모르게 주위를 가득 채운 싸늘한 느낌에 다시 또 살짝 몸을 움츠린다. 정말로, 심해다운 모습.
그 모습에 살짝 기가 눌릴 뻔하다가, 이번에도 또다시 건우가 그 자세 그대로 자신에게 더욱더 꼬옥 달라붙으며, 무서우면 꽉 잡아도 된다고, 저가 바로 옆에 이렇게 있다고 말하는 목소리에 어떻게든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리고는 긴장된 목소리로 괜찮다고 대답한다. 그 과정에서 살짝 말을 더듬었으나, 어쩔수 없었다. 하지만 건우가 이렇게 바로 옆에 있으니 괜찮을거라고 마음 속으로 스스로에게 중얼거리며 그의 손을 꽈악 잡는다.
그렇게 조금 더 용기를 내어 건우와 함께 어두컴컴한 심해 속을 천천히,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싸늘한 분위기 속, 든든한 건우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그의 체온에 기대고 의지하며 그렇게 앞으로 천천히 걸어나간다. 그러다가 건우는 어떻게든 자신의 긴장을 풀어줄 생각이었는지, 인어공주 얘기를 꺼내며 인어공주가 인간이 되어 땅에서 살고 싶어하는 이유도 이해가 간다고 자신에게 말을 건다. 이런 어두컴컴한 심해 속에서 사는것보다 밝고 따뜻한 육지에서 살고 싶은건 당연한거라며, 거기다가 땅에는 사랑하는 왕자님도 있으니 정말 필사적이었을 거라는 그의 말에 어릴적에 읽었던 인어공주 이야기를 떠올려보며 그제야 조금 더 편안하고 밝은 미소를 짓는다.
"맞아. 생각해보니까 정말 그런 것 같아. 나같아도 이런 춥고 어두운 심해보다는 따뜻하고 밝은 땅을 선택할 것 같거든. 왕자님만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잃을 정도의 각오도 다질 수 있을 정도로 말야."
건우의 그런 배려에 마음속으로 몇번이나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자신도 건우의 말에 짐짓 장난스레 대답한다. 그렇게 긴장도 서서히 풀어가며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가자 어느새 복도의 끝에 도착한다. 그 복도의 밖으로 나오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두컴컴한 공간 속에서 하얀 조명이 들어가있는 수많은 수조의 모습이었다.
여전히 주변은 심해처럼 어두운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수조 안에는 하얀색 불빛이 있어서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뭔가 매우 오랜만에 접하는 듯한 밝은 빛. 그 빛 덕분에 쉽게 수조 안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해파리들의 모습이었다. 심해다운 고요한 분위기 속, 정말로 다양한 해파리들이 물 속에서 춤을 추듯이 헤엄치고 있었고, 그에 따라 기다란 촉수들도 부드럽게, 하늘하늘 움직이고 있었다. 조명때문인지 그 해파리들 하나하나가 전부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처럼 보여서 놀란 듯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본다. 예쁘다...꼭 하늘하늘하고 아름다운 얇은 면사포같아.
그렇게 해파리들을 바라보다가 바로 옆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엄청나게 거대한 게도 보인다. 하지만 평소 자신이 알던 게와는 다른 그 모습에 다시 한 번 신기하게 그 게를 바라본다. 우와, 다리가 엄청 길고 거대해. 키다리 게인가? 롱다리 게인가? 게에게 나름대로의 별명도 붙여보다가 시선을 저 편으로 옮기니, 이번에는 커다란 문어가 항아리 속에서 고개만 내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평소에는 잘라져있는 문어만 봤던터라 실제 문어를 보자 그 크기에 순간 깜짝 놀란다. 원래는 저렇게 거대했구나. 처음 알았어.
그 외에도 처음 보는 다양한 심해 속의 생물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수조 너머로 구경하다가 건우가 여전히 꼬옥 붙은채로 정말로 심해에는 별의별 생물들이 다 살고 있는것 같다며, 실제로 만나는건 되게 싫지만, 이렇게 수조 너머로 해파리를 보는 건 뭔가 예쁘다는 느낌이라고 말을 걸어오자 건우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과거에 쏘였던 경험이라도 떠올리는지, 왠지 모르게 씁쓸한 웃음을 짓는 건우의 모습에 아까 그렇게 긴장했던 모습은 전부 다 사라지고 다시 평소처럼 장난기 가득하게 웃어보인다.
"하하, 그렇다고 그렇게 너무 씁쓸해하지는 마~ 지금은 안전하게 수조 너머로 봤잖아? 쏘일 위험 없이 말야. 응, 나도 해파리가 가장 인상깊었어. 뭔가 반짝반짝하고 하늘하늘해서 꼭 예쁜 면사포 같았거든!"
해파리가 그렇게 예쁜 아이들인줄은 몰랐는데 말야, 하고 즐겁게 말도 덧붙이며 다시 또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간다. 그러자 곧 보이는 것은 거대한 수중 터널. 가운데에는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터널이 있었고 왼쪽, 오른쪽, 위는 거대한 수조가 그 터널을 둘러싸고 있었다. 거대한 수조 안에는 이미 가오리, 상어, 그 외 다양한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헤엄을 치고 있었다.
그 엄청나고 거대한 규모에 신기해하며 주위를 둘러보다, 건우가 그럼 다음엔 인어공주가 있는 심해에 어떤 물고기들이 더 있을지 본격적으로 구경해볼겸해서 저 안에 들어가보자고 제안하자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건우는 이어서 물론 저의 인어공주는 자신이니까 다른 여자의 집을 구경한다고 생각하서 질투하면 안된다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두어번 쓰다듬는다. 그런 그의 말에 결국은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금 얼굴이 살짝 달아오른다.
"나, 인어공주 아니라니까... 그리고 집을 구경하는 것까지는 괜찮다구. 질투 안 해! 만약 그 인어공주를 직접 만나는 거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쓰다듬을 얌전히 받으면서도 지지 않겠다는 듯, 장난스레 똑같이 반격해보며 키득키득 웃는다. 사실 그 정도로 질투하지는 않겠지만...아니, 하려나?
/ 저는 언제나 재밌는걸요! 왠지 저도 정말로 아쿠아리움을 체험하는 것 같아서 말이예요. 고3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요! 그보다 기절잠이라니...정말 피로가 많이 쌓여져 있으셨나봐요. 하긴, 놀러갔다 오신지 며칠 되지도 않았으니까요. 답레는 천천히 써주셔도 괜찮다구요. 그보다 이제는 정말로 괜찮으신거 맞죠, 건우주? 꿈 속에서 건우주는 안 나왔어요... 아마 건우주께서 피곤했다는 걸 알아서 안 나왔나봐요. 조금 아쉽긴 해도 어쩔 수 없지요...다음 번에는 꼭! 그나저나 정말로요? 정말로 몇 번이고 포근하게 안아주실 수 있나요? 와아, 신난다! 그러면 거기에 더해서 부끄러워하는 건우주의 귀여운 모습도 볼 수 있겠네요? 나중에 가서 절대로 딴소리 하시면 안돼요!
건우도 미묘한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면 주아도 건우에게 꼬옥 붙어있어야겠네요. 건우가 질투하는 모습은 귀엽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이 둘은 이 둘끼리 꽁냥꽁냥거렸으면 하니까요.
방학은 이번주까지예요. 뭐어, 그렇다고는 해도 어차피 보충 때문에 맨날 학교가서 밤에 끝나니 거의 반 개학이라고 봐도 무방하지만요...ㅠㅠㅠ 그리고 당연히 저도 건우주를 안아드려야죠! 저만 포근한 느낌에 피로를 풀을 순 없잖아요? ㅎㅎㅎ 보, 볼에 뽀뽀는...바, 바라는 거 아니거든요! 그런거 아니라구요! 살짝이 아니라 많이, 엄청 능글맞아지셨다구요, 건우주! 사실 이런 사람은 아니라니. 말도 안돼요! 사실 원래부터 이렇게 능글맞은 분이셨던 거 아니예요? 친해진 건 기쁜데...뭔가 갑자기 상황이 역전되어버렸다... 이, 이러면 오히려 제가 역으로 볼뽀뽀 해버릴지도 몰라요, 건우주! (박력) -
463 건우 - 주아 (922E+59) 2016. 8. 17. 오전 1:05:33지하 3층 구역은 말 그대로 심해를 그대로 갖다놓고 묘사해놓은 듯한 분위기였다. 그곳에서 나와 주아는 정말로 다양한 심해 생물들을 보았다. 해파리를 시작으로 특이하게 생긴 길고 큰 다리를 가지고 있는 이름 모를 게, 항아리 속에서 고개만 쏙 내밀고 있는 거대한 문어.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심해 생물들.
절대로 평범하게는 볼 수 없는 생물들이었기에 한마리, 한마리가 너무나도 신기하게 내 눈에 비쳤다. 그렇게 신기한 심해 생물들을 바라보다가 나는 정말로 인상깊었던 해파리를 거론해보았다. 문뜩 옛날에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가 해파리에 쏘인 기억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씁쓸한 웃음을 내비치자, 주아는 자신도 해퍼리가 가장 인상 깊었다면서 반짝반짝하고 하늘하늘해서 예쁜 면사포 같다고 평가를 했다.
"면사포라. 그건 미처 생각을 못했네. 면사포면 면사포일지도. 하지만 역시 실제로 만나는건 싫어. 저렇게 예뻐도 말이지."
아무리 예뻐보여도 실제로 만나면 해파리만큼 위험한 생물도 없기에, 나는 정말로 싫다는 표시로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물론 주아는 쏘여본적이 없으니까 그 무서움을 모를수도 있다고는 생각한다. 쏘이면 바로 내 기분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아, 하지만 그래도 실제로 주아가 쏘이는건 싫었다. 내 여자친구가 그 아픔을 체험하는건 정말로 싫었다. 그렇기에 그냥 그 아픔은 내 마음 속에만 평생 간직하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말을 하고 나서 얼마 안 가 우리는 아주 거대한 수중터널에 도착했다. 가운데에는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길다란 통로형 터널, 그리고 왼쪽, 오른쪽, 위에는 아주 거대한 수조가 하나로 연결되어 터널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 엄청난 스케일에 입이 쩍 벌어져 절로 감탄을 했다. 그리고 주아 역시도 그 스케일에 놀랐는지 주위룰 둘러보면서 구경하기 시작했다.
마치 바다 안을 직접 돌아다니는듯한 느낌이 절로 드는 그 거대한 터널을 앞에 두고서 나는 주아에게 인어공주를 살며시 거론하면서 터널에 들어가보자고 제안을 했다. 그러다가 살짝 장난끼가 발동해서, 인어공주의 집을 구경한다고 질투를 하면 안된다고, 내 인어공주는 너라고 말을 하며 가볍게 주아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었다. 그러자 주아는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면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자신은 인어공주가 아니라고, 질투는 안할거라고 확실하게 말을 했다. 물론 그럼에도 질투심은 조금 드는지, 인어공주를 직접 만나는거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겠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그 귀여운 모습에 나 역시도 작게 키득키득 웃으면서 주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답했다.
"그럼 네가 지켜줘. 너보다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예쁜 편에 속할 인어가 나를 유혹해서 바다속으로 끌고 가지 않도록 말이야. 물론 나도 유혹에 넘어갈 생각은 없지만, 네가 지켜주면 더욱 더 나는 그 유혹에 지지 않을 것 같은 확신이 들거든."
진담 반, 장난 반을 섞어서 그렇게 말을 한 후에 나는 생긋 눈 웃음을 짓고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도 대충 그런 느낌은 들긴 했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그 곳은 말 그대로 신세계였다. 왼쪽, 오른쪽, 그리고 머리 위 천장까지 정말로 투명한 수조였기에, 마치 정말로 우리가 지금 바다속을 걷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고개를 살며시 왼쪽으로 돌아보자, 거기엔 거대한 가오리 2마리가 유유자적하게 헤엄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거대한 등껍질이 인상적인 거북이 한마리가 유유자적하게 헤엄을 치면서 앞으로 나아갔고, 이어 우리의 머리 위로 헤엄쳐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절로 감탄사를 내뱉으며 나는 핸드폰을 꺼낸 후에, 거북이가 헤엄치는 모습을 카메라로 담았다. 찰칵하는 소리가 고요한 심해 속에 울러퍼지기 시작했고, 내 핸드폰에는 거북이의 모습이 제대로 담겨져 있었다.
바로 그 순간, 갑자기 우리의 오른편에서 거대한 상어가 한마리 헤엄쳐 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절로 긴장이 되서 나는 반사적으로 주아를 보호하듯이 감싸는 행동을 취했다. 물론 상어가 여기로 올리는 없겠지만 나도 모르게 그렇게 반사적으로 행동이 취해졌다.
순간 상황 파악이 되어서 나도 모르게 무안한 감정이 크게 들었다.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나는 한쪽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작게 웃음소리를 냈다.
"아하..아하하하...아하하하..."
아무런 말도 못하고 무안한 웃음만을 내비치면서 고개를 옆으로 쭉 돌린채로 나는 주아가 보는 곳과는 반대편의 수조를 보았다. 이름 모를 알록달록한 색색의 물고기들이 춤추듯이 헤엄치는 것을 보며 정말로 아름답다고 느끼며 무안한 감정은 조용히 사라져버리고 나도 모르게 또 감탄의 소리만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정말 아름답다. 심해라서 어둡고 조용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는 정말로 아름답다. 그렇게 느끼면서 나도 모르게 인어공주 모습의 주아가 저 물고기들과 어울리면서 헤엄치는 모습을 떠올려봤다.
물론 주아는 헤엄을 못친다고 하지만, 그래도...그래도... 정말로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 어여쁜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미소만이 흘러나왔고 나도 모르게, 주아의 손을 더욱 더 꼬옥 잡으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바로 그때였다.
"어라? 뭐지? 저거?"
뭔가가 이족을 향해서 빠른 속도로 헤엄쳐오는게 보였다. 아무래도 수조 너머, 조금 멀리 있는 이여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것은 확실하게 우리를 향해서 다가오고 있었다. 정확히는 우리의 오른쪽 방향에 있는 수조 부근이었다.
뭔가가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며, 절로 발걸음이 멈춰진채로 나는 그곳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우릴 향해 다가오는 그 무언가의 모습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고 그 덕분에 곧 그 형태를 쉽게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로 다가온 이들의 정체에 나는 절로 환한 웃음만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주아야! 봐봐! 가온이와 누리야!"
놀랍게도 유리벽 근처에서 2층에서 있었던 돌고래 쇼에서 만났던 가온이와 누리가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를 만나기 위해서 그렇게 빠르게 헤엄쳐 온 것일까? 마치 우릴 보고 웃고 있는 듯한 그 둘의 모습에 가만히 손을 들어 살며시 흔들었다.
"하하하. 정말로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걸. 잘 놀고 있었어? 가온아. 누리야?"
//주아주가 즐겁다고 하니까 절로 기분이 좋아지네요. 저도 정말로 재밌어요. 건우와 주아가 즐겁게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절로 흐뭇해진답니다. 물론 지금처럼 확인이 조금 늦어져서 답레가 조금 늦게 올라오긴 해서 미안한 감정이 별개로 드는건 있지만요. 지금 답레도 12시쯤 발견을 해버렸거든요. 하하하....;;(시선회피)
그리고 이제는 정말로 괜찮아요. 푹 쉬었거든요. 어제 주아주가 꼬옥 안아준것도 있고 말이에요. 그리고 꿈 속에서 제가 안 나왔다라. 음. 그럼 더욱 더 나오도록 기도를 해봐야겠네요. 물론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니면 제가 주아주가 나오는 꿈을 꿔서 꼬옥 끌어안아주면 주아주도 제가 나오는 꿈을 꾸게 될까요?
그건 그렇고 제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으신건가요? ㅎㅎㅎ 그렇게 쉽진 않을걸요? 아. 물론 안아주면 저도 모르게 부끄러워할지도 몰라요. 물론 뻔뻔한척 아무렇지도 않게 있을 가능성도 크지만요. 이래보여도 포커페이스가 강하거든요. 저.
그거와는 별개로 이렇게까지 당황하시다니. ㅎㅎㅎㅎㅎ 귀여우셔라. 그리고 정말로 이런 사람 아니에요. 실제로는 되게 조용한 사람이에요. 물론 얘기하는건 좋아하지만요. 기본적으로는 되게 조용한 사람이에요. 약간 무뚝뚝한 모습도 있고요. 글로서는 안 그래보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역으로 볼뽀보라. 그럼 제가 안하면 주아주도 뽀뽀할 일은 없을테니까 평화롭겠군요. 안 그런가요? -
464 주아 - 건우 (34254E+57) 2016. 8. 17. 오전 8:25:19지하 3층 구역의 심해 속. 그 속에서 해파리를 비롯하여 길고 거대한 다리를 가지고 있는 게, 항아리 속에서 고개만 쏙 내밀고 있는 커다란 문어, 그리고 그 밖에 다양한 심해 생물들을 건우와 같이 신기한 듯이 구경한다.
그러다가 건우가 해파리가 정말로 인상깊었다며, 문득 옛날에 해파리에 쏘였던 기억이라도 떠올렸는지 씁쓸하게 웃는 것에 장난기 가득하게 웃으며 씁쓸해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이어서 자신도 해파리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반짝반짝하고 하늘하늘해서 마치 예쁜 면사포 같았다고 나름의 평가를 내린다.
그러자 건우는 면사포면 면사포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렇게 예뻐도 역시 실제로 만나는건 싫다고 확고히 얘기하며 고개까지 절레절레 젓는다. 우와...건우가 저렇게까지 확실하게 싫다고 말할 줄은 전혀 몰랐는데. 정말로 싫긴 싫나보다.
"알았어, 알았어~ 그럼 실제로는 만나지말고 이렇게 수조 너머로 보기만 하자. 쏘이면 정말 아프긴 할테니까."
사실 물 속에 깊게 들어가본적도 거의 없어 해파리에게 쏘였을 때 얼마나 아플지는 잘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건우의 반응을 보아하니 정말 아프긴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저렇게까지 고개까지 저으며 난색을 표하는 모습은 처음이니까. 그래도 조금 신기하긴 하다. 저렇게 예쁜 아이들이 그렇게 무섭게 공격을 할수도 있다니. 장미와 가시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 생각도 해보며 천천히 걸어가자 어느새 자신들의 앞에는 아주 거대한 수중터널이 펼쳐진다. 가운데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기다란 통로형 터널, 그리고 왼쪽, 오른쪽, 위에는 아주 거대한 수조가 터널을 둘러싸고 있는 그 수중터널의 압도적인 규모에 건우도, 자신도 전부 놀라고 감탄하며 그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구경하기 시작한다.
아직 터널에 들어가기 전, 그 거대한 터널을 앞에 두고 건우는 다시금 인어공주 이야기를 꺼내면서 자신에게 터널에 들어가보자고 제안을 한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않고, 건우는 또다시 장난기 가득하게 인어공주의 집을 구경한다고 질투하면 안된다고, 저의 인어공주는 자신이라고 말하며 가볍게 자신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는다.
오늘따라 의도치않게 계속해서 듣는 공주 소리에 영 익숙해지지 않아 얼굴은 살짝 달아올랐지만, 그래도 지지 않겠다는 듯, 장난스레 건우의 말에 질투는 안 할거라고 확실하게 대답한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떠오른 또다른 생각에, 인어공주를 직접 만나는거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겠다고 나름의 여지를 남겨둔다. 아냐, 질투 안 할거라구. 음...그래도 만약, 정말로 만난다면...조금은 하려나...?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작게 키득키득 웃더니 그럼 인어가 저를 유혹해서 바다속으로 끌고 가지 않도록 지켜달라며, 물론 유혹에 넘어갈 생각은 없지만, 자신이 지켜주면 더욱더 그 유혹에 지지 않을 것 같은 확신이 든다고 얘기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자신도 다시금 키득키득 웃으며 해맑게 입을 연다.
"응응, 내가 지켜줄게! 인어가 목소리로 홀리면 너의 귀를 막아주고, 외모로 유혹하면 너의 눈을 가리고 옆에 완전 꼬옥 붙어서 철벽 방어해줄테니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생긋 눈웃음 짓는 건우에게 자신도 덩달아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얘기한다. 물론 목소리도, 외모도, 인어와 비교하면 내가 질 게 뻔하겠지만...그래도 건우는 절대 넘겨주기 싫으니까.
그런 마음까지는 굳이 입에 담지 않으며 건우와 함께 천천히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바로 펼쳐지는 바닷속 세계. 사방이 온통 투명 수조여서 그런지, 마치 정말로 바닷속을 걷고있는 것 같다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왼쪽을 바라보자, 거대한 가오리 2마리가 자유롭게 헤엄을 치고 있는 것이 보였고, 그 사이로 거대한 등껍질을 가진 거북이 한 마리가 유유자적하게 헤엄을 치며 앞으로 나아가서는 자신들의 머리 위로 헤엄쳐 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 모습에 건우도, 자신도 덩달아 감탄한다. 정말로, 여유롭고 멋진 바닷속 풍경. 건우는 곧 핸드폰을 꺼내 그 거북이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 찰칵. 고요한 심해 속, 건우가 그 심해의 풍경 중 하나를 담아내는 소리가 울려퍼졌고, 거의 그와 동시에, 갑자기 자신들의 오른편에서 커다란 상어 한 마리가 이 쪽으로 헤엄쳐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무시무시한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 갑자기 건우가 재빨리 반사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듯이 감싸는 행동을 취하자 깜짝 놀란 듯 두 눈만 깜빡이며 그를 멍하니 바라본다.
혹시...지금 나를 지켜준거야? 상어한테서? 물론 수조로 막혀있는만큼 상어가 이 쪽으로 올 일은 없었겠지만, 그래도 그 재빨랐던 건우의 행동에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을 보호해주려는 행동 하나. 그 든든함에 정말 이대로 가다간 건우에게 완전히 의지하고 의존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무안한 듯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는 한쪽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작게 웃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떡하지? 정말, 너무 멋있잖아...와아, 나 중증이었어, 중증.
"고마워, 보호해줘서. 정말 왕자님 어디 안 가는걸?"
아무런 말도 못하고 무안한 웃음만 흘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자신과는 반대쪽의 수조를 보는 건우에게, 배시시 웃으며 감사인사를 전한다. 왕자님으로서는 이미 합격점을 훨씬 넘어섰다구, 너. 정말로 인어가 본다면 빠져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안 되니까! 응!
수조 안을 익숙하게 헤엄치는 이름 모를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도 해보다가, 다시금 건우 쪽을 살짝 바라본다. 계속해서 감탄하는 목소리. 어느새 아까의 그 무안했던 감정도 사라져버린 모습으로 건우는 계속해서 여기저기를 구경한다. 그런 그의 모습을 귀엽다는 듯이 따스하게 바라보다가 자신도 다시 고개를 돌려 그 수많은 물고기들을 바라본다. 물고기 특유의 부드러운 그 몸짓을 조용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심해 속에서 바라보자 뭔가 더욱더 신비롭고 아름다운 느낌이 들어 신기할 뿐이었다.
왠지 모르게 자신의 손을 더욱더 꼬옥 잡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그의 손을 더욱 꼬옥 잡으며 앞으로 나아가다 건우가 갑자기 뭔가를 발견한 듯 걸음을 멈추자 자신도 덩달아 걸음을 멈춘다.
"...?"
저거 뭐지? 하는 건우의 말에 자신도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며 건우가 바라보고 있는 쪽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보이는 건 이 쪽을 향해서 빠른 속도로 헤엄쳐 오고있는 어떤 2마리의 모습. 수조 너머 조금 멀리 있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자신들의 오른쪽 방향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 수수께끼의 생명체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계속 지켜보자 그 아이들은 점점 더 자신들에게 가깝게 다가왔고, 그에 따라 그 아이들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건우는 그 정체를 알게되자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불렀고, 자신도 덩달아 환하게 웃으며 세게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정말 가온이랑 누리네? 우리를 발견하고 먼저 와줬나봐!"
잊을래야 잊을수가 없는 그 귀여운 두 아이들의 모습에 기쁜듯이 소리치며 그 유리벽 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마치 자신들에게 웃어주는 듯한 그 표정에 덩달아 자신도 행복한 기분으로 손을 살며시 흔드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양손을 흔들며 가온이랑 누리에게 인사한다.
정말로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잘 놀고 있었냐고 건우가 말을 걸자 마치 유리벽을 통해서도 그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가온이와 누리는 헤엄쳐서 그 자리에서 한 바퀴 크게 돌고는 다시 자신들을 바라보며 신나게 뀨우, 뀨우하고 울음소리를 낸다. 마치 건우의 질문에 대답하는 듯한 그 귀여운 모습에 해맑게 웃으며 입을 연다.
"건우, 너의 질문에 대답해준 것 같은데? 같이 잘 놀고 있었나봐. 혹시 계속 우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자신들이 수중터널에 들어서서 조금 있자마자 거의 바로 자신들을 찾아온 가온이와 누리의 모습에 어쩌면 정말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가온이랑 누리라면 정말 그랬을지도 모르니까 말야. 똑똑하고 착한 아이들이니까.
/ 맞아요, 저도 건우와 주아가 이렇게 사이좋게, 즐겁게 지내는 것을 보면 뭔가 되게 귀여워서 즐거워요! 답레는 괜찮아요~ 저도 뭐어, 그렇게 빠르게 올리는 것도 아니고...그러니까 미안해하시지 마세요, 건우주. 어차피 서로 여유로울 때 느긋하게 이어가기로 했잖아요? 저는 정말로 괜찮으니까 미안해하시지 마세요. 시선 회피하시지도 말구요, 알았죠?
이젠 괜찮으시다니 정말로 다행이예요! 포옹의 효과가 생각보다 좋은 것 같아요. 어젯밤도 나름 기대를 하고 잠들었지만, 이번에도 실패했어요...왠지 건우주의 꿈 속에 제가 나오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요... 아, 그러면 서로 기도를 하면 어쩌면 동시에 서로의 꿈 속에 나올수도 있지 않을까요? ㅎㅎㅎㅎ 그러면 정말로 신기할텐데.
그리고 네, 건우주께서 부끄러워하시는 모습 보고싶어요!! 쉽진 않을 것이 왠지 팍팍 느껴지지만 그래도 보고싶다구요! 으윽...포커페이스라니. 예상치 못한 변수네요, 그거... 어쩌죠? 매일매일 건우주를 꼬옥 안으면 얼음 녹듯이 포커페이스가 풀릴까요? ㅎㅎㅎ
다, 당황은 안 했......네에...했어요, 했다구요. 귀엽지 않다니까요! 그나저나 건우주, 실제로는 되게 조용하시다구요? 무뚝뚝이요? 우와...안 믿겨요. 아니, 조금은 믿길라나? 아니아니, 그래도요. 건우주에 대해 제가 가지고있던 이미지를 조금 수정해야하려나요? 약간 짓궂게! 장난기 가득! 능글능글! 이런 쪽의 느낌이었는데... 평화라. 휴전하자는 건가요? 후훗, 아쉽지만 그 평화는 오래 못 갈거예요! 건우주께서 하지 않으셔도 언젠가는 제가 먼저 해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저만 당황할수는 없지요! 음, 이걸로 건우주께서 당황하실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ㅎㅎㅎㅎ -
465 건우 - 주아 (922E+59) 2016. 8. 17. 오후 12:46:57"그래? 약속한거야. 제대로 잘 지켜줘. 네 철벽 방어가 있으면 그 무엇에게도 넘어가지 않을테니까. 난. 그 대신 나도 지켜줄게. 인어 공주만 있으리란 법은 없잖아? 인어왕자가 있을수도 있는거니까. 인어왕자가 너에게 반해서 널 데려가려고 해도 꼬옥 잡고서 안 놓을게.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이야."
장난스런 눈웃음과 같이 전한 내 말에 주아는 자신 역시도 부드럽게 눈웃음지어 대답해왔다. 상대가 인어라고 해도 바로 옆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겠다는 마음씨가 돋보이는 그 모습에 정말로 내 여자친구는 그 누구보다도 든든한 여자친구라고 느끼면서 수중 터널 안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수중터널 안은 말 그대로 한폭의 바다 그 자체였다. 정말로 깊은 바다 속을 걷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고 긴, 수중 터널 안을 천천히 걸었다. 가오리 2마리가 유유자적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기도 하며, 정말로 거대한 등껍질을 가진 거북이가 헤엄치는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수많은 이름 모를 알록달록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도 보였다.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다가 머리 위를 지나 유유자적하게 헤엄치는 거북이의 모습을 찰칵 핸드폰에 담고서, 그 사진을 구경하던 도중, 갑자기 오른편에서 거대한 상어 한마리가 우리쪽을 향해서 헤엄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주아를 감싸는 행동을 취했다. 그러자 주아는 깜짝 놀랐는지 두 눈을 깜빡이며 멍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주아의 모습에 나는 이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자각했다. 상어의 모습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지켜야한다는 마음이 들어서 주아를 보호하듯이 감싸는 행동을 해버렸지만, 잘 생각해보면 여긴 물 속이 아니다. 상어가 여기로 올 수 있는 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행동해버린 것에 대해서 무안한 감정이 들었고 나는 살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 최건우. 너 진짜 왜 그렇게 오버하고 그러냐? 여긴 물속이 아니야 터널이잖아. 상어가 공격할리가 없잖아. 주아가 뭐라고 생각하겠어? 이상하게 볼께 뻔하잖아. 아아. 잘 나가다가 왜 여기서 이런 실수를....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애써 무안한 웃음소리를 내던 도중, 갑자기 주아에게서 예상치도 못한 고맙다는 인사가 들려왔다. 왕자님 어디 안 간다고 장난치듯이 말하는 그 모습에 살짝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제대로 얼굴을 보지 못하고서, 나는 중얼거리듯이 작게 주아의 말에 대답했다.
"왕자님 아니거든? 놀리지 마. 오버한거 아니까. ....하지만 지켜주고 싶었던 마음은 사실이었으니까. 나도 모르게 몸 움직여버렸고..."
제대로 말을 끝내지 못하고 말 끝을 흐리면서, 무안하면서도 부끄러운 감정을 얼굴로 내비치며, 반대편 수조를 바라보았다. 거기엔 또 다른 이름 모를 다양한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무안한 감정은 그 아름다운 모습에 서서히 녹아내리며, 감탄사만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정말로 아름다운 공간이라고 느끼며, 서로가 서로의 손을 꼬옥 잡고서, 앞으로 나아가던 도중, 갑자기 뭔가가 이쪽을 향해서 헤엄쳐오는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 싶어서,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 그곳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멀리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는 곧 유리벽 근처까지 다가와서 우리들에게 모습을 비췄다. 놀랍게도 우릴 향해서 헤엄쳐온 이는 우리 둘을 등에 태웠던 돌고래 2마리. 가온이와 누리였다. 마치 우릴 보고 반겨주듯이 웃는 것은 가온이와 누리에게로 손을 살며시 흔들어주자, 가온이와 누리는 그 자리에서 원을 그리며 한바퀴를 크게 돌고는 입가를 움직이고 있었다. 뀨우, 뀨우 하는 울음소리가 들려오는듯한 느낌이 들어 너무나도 신기했고 마치 내 말에 대답해주는 듯한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기쁜 감정은 주아 역시 마찬가지였는지, 주아는 해맑게 웃으며 내 질문에 대답해준건 아닐까라고, 계속 우릴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닐거라고 말을 했다. 그 말에 공감하며, 나는 생긋 미소를 짓고 천천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그럴지도 모르겠는걸? 그렇지 않고서야 딱 우리 근처로 헤엄쳐서 올리가 없잖아? 근데 우리가 여기에 있는건 어떻게 안걸까? 정말로 계속 이 터널을 주시하고 있었던걸까?"
우리가 언제 올지도 모르고, 빨리 지나갈지도 모르는데, 정말로 어떻게 우리가 온 것을 알고 이렇게 헤엄쳐서 온건지 너무나도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아주 잠깐이긴 했지만, 쇼에서 잠깐동안이긴 했지만 등에 타고 라이딩 쇼를 할때 우리와 저 돌고래 2마리가 마음의 교감을 일으킨게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너무나도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계속해서 가온이와 누리를 바라보자, 가온이와 누리는 신이 난 듯이 계속해서 원을 그리듯이 헤엄치면서 유리벽 근처에서 도저히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역시도 그곳에서 발걸음을 옮길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저 귀여운 돌고래 2마리를 계속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나아가야하는건 아는데, 그래도 저렇게 바로 옆에 있으니까 나도 모르게 계속 눈길이 거기에 붙잡혔다. 정말로 난감하기 짝이 없는 상황. 어쩌면 이 아쿠아리움이 닫을때까지, 여기에 붙잡혀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바로 그때, 가온이와 누리는 마지막으로 크게 한바퀴를 돌더니, 마치 웃는것 같은 표정을 짓고서는 두마리 다 어디론가 저 멀리 헤엄쳐 우리와 거리를 띄우기 시작했다.
점점 멀어지는 돌고래 두마리는 곧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마치 자신들이 있으면 우리가 여기에 계속 있을거라는 것을 직감해서 배려해준 것 같은 그 모습에 나는 뒷통수를 맞은듯한 기분이 들어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하하하하. 돌고래가 머리가 좋다는건 들었지만 저 두마리는 다른 객체보다 훨씬 머리가 좋은 것 같아. 이렇게 먼저 자리를 비켜주고 말이야."
아마도 이 이후에는 가온이와 누리를 만나진 못하겠지. 저 두마리는 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우리들은 저 유리벽 너머의 바다속으로 들어갈 수 없을테니까. 아쉽긴 했지만 이제는 정말로 저 둘과 헤어져야할 시간이었다.
커다란 거북이가 유유자적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살며시 손을 흔들어 무언으로 가온이와 누리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럼 다시 걸어가볼까? 가온이와 누리도 만났으니,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지. 이 터널의 끝으로 가야 우리도 밖으로 나갈 수 있을테니까."
슬슬 이 아쿠아리움도 끝이 다가온다는 것을 직감하자 살짝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거니까. 그리고 또 언젠간 올 수도 있으니까.
그때는, 조금 이를지도 모르지만 나와 주아가 정식으로 가족이 되어서, 지금보다 더 가까운 관계가 되어서 같이 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소꿉친구의 관계에서 서로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서 연인이 되었듯이, 연인의 관계에서 서로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면 그때는 가족이라는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오버라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로 우리는 서로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 적이 있었으니까...
//주아주는 빠르게 올리면 안되죠. 상황극도 상황극이지만 공부가 중요한 시기니까요. 그러니까 주아주는 그런 마인드 가지면 안되는거에요. 알았죠? 시선회피는.. 하하하. 알았어요. 똑바로 바라볼게요.
어젯밤에도 꿈 속에서 나오지 않았다니. 안되겠군요. 이렇게 되면 그냥 여기서 마음껏 안아줄수밖에요. 여기서는 꿈속과는 달리 얼마든지 안아줄 수 있잖아요? 비록 글 뿐이지만요. 아. 하지만 지금 안아준다고는 안했어요. ㅎㅎㅎ
매일매일 저를 안는다고 한다면 글쎄요. 오히려 익숙해져서 포커페이스가 유지되지 않을까요? 익숙해지는건 정말로 무서운거니까요. 그보다 제 포커페이스를 왜 이렇게 깨고 싶어하시는거에요? 이렇게 되면 더 강화해서 절대로 못 박살나게 해줄테다!
그리고 굳이 이미지를 수정할 필요 있나요? 현실에서의 모습도, 여기에서의 모습도 전부 저인걸요. 물론 조금 갭차이는 있겠지만.. 그래도 어느 모습이건 다 저의 모습이니까요. 근데 평화를 깨뜨리려고 하나요? 흐~음. 저를 당황시키려는 마음은 잘 알겠지만 주아주는 자기가 해버리고서, 오히려 자신이 부끄러워서 당황할 것 같은데요? 그럼 그 평화가 깨지지 않도록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은걸까요? 그런건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은 오늘 분의 토닥토닥을 해줄게요. 힘내시고요. 오늘 하루도 말이에요.(꼬옥(토닥토닥(쓰담쓰담) -
466 주아 - 건우 (22099E+52) 2016. 8. 17. 오후 11:11:05"그래그래, 약속한거야. 나, 약속은 잘 지키니까 걱정하지마. 제대로 철벽 방어 쳐줄게. 인어왕자라... 만약 데려가려고 해도 물 속 깊은 곳은 내가 싫기도 하니까. 응, 나도 네 옆에 꼬옥 붙어있을게."
건우의 말에 다시금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대답한다. 그 어떤 멋진 인어왕자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나도 절대로 넘어가지 않을테니까. 아무리 인어들이 예쁘고 멋지다고 하더라도 나는 네가 제일 좋으니까, 걱정하지 않아.
그렇게 또다시 서로에게 약속을 하면서 건우와 함께 수중 터널 안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수중 터널 안으로 들어가보자 사방이 온통 투명 수조로 둘러싸여 있는 만큼, 수조가 있다는 것 자체도 잊을 정도로 엄청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말 그대로, 바닷속에 들어와있는 듯한 느낌. 그 느낌을 고스란히 받으며, 여기저기 각자 자유롭게 헤엄치는 바다 생물들을 구경한다.
그 중에는 가오리 2마리도 있었고, 커다란 등껍질을 가진 거북이도 있었다. 거기다 더해서 수많은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부드럽게 헤엄치는 것도 바라보며, 마치 자신들도 그 물고기들 중 하나가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 안에 녹아들어 마치 깊은 바닷속을 걷듯이, 천천히 건우와 함께 긴 수중 터널 안을 걸어간다. 그러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건우는 그 거대한 거북이가 자신들의 머리 위를 지나서 유유자적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핸드폰으로 사진찍기도 한다.
자신은 그저 눈에 그 모든 풍경을 담다가, 갑자기 오른편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자신들 쪽을 향해 빠르게 헤엄쳐오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것의 정체가 상어라는 것을 제대로 알아채기도 전, 건우가 갑자기 재빨리 자신을 감싸는 행동을 취하자 깜짝 놀라 두 눈을 깜빡이며 멍하게 건우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렇게 건우에게 보호받듯이 감싸여져서야 유유히 지나가는 무시무시한 상어의 모습을 제대로 인식한다. 아...혹시 지켜준거야? 상어한테서?
그러나 건우는 저의 행동이 무안했는지, 살며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는 머리를 긁적인다. 거기다 들려오는 무안한 웃음소리. 그런 건우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의 모든 행동들이 귀엽게 느껴져 방긋 웃으며 건우에게 고맙다고, 왕자님 어디 안 간다고 장난치듯이 말한다. 자신이 그렇게 말하자 건우의 얼굴은 살짝 달아올랐고, 평소와는 다르게 제대로 자신의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중얼거리듯이 작게 입을 연다.
왕자님 아니고 오버한 거 아니까 놀리지 말라면서, 하지만 지켜주고 싶었던 마음은 사실이어서 저도 모르게 몸을 움직여버렸다고 말 끝을 흐리는 건우의 얼굴에는, 무안하면서도 부끄러운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있었다.
"하하, 그래도 왕자님 맞잖아? 오버했다고 하더라도 괜찮아. 지켜줘서 고마워. 엄청 든든했거든!"
그런 건우의 새로운 모습에 환하게 웃으며 다시 한 번 장난스레 고맙다고 얘기한다. 솔직하게 든든했다고 말도 덧붙이고는 다시금 건우를 따라 반대편 수조를 바라본다. 그 곳에 보이는 또다른 가지각색의 다양한 물고기들의 모습에, 건우도 서서히 무안한 감정이 가라앉았는지 감탄사를 내뱉는다. 자신도 그 물고기들의 유려한 몸짓들을 잔잔히 미소지은 채 바라보며 서로의 손을 꼬옥 잡고 앞으로 나아가다, 갑자기 또다른 뭔가가 이쪽을 향해서 헤엄쳐오는 모습이 보여 건우도, 자신도 자연스럽게 걸음을 멈춘다. 그렇게 잠시 그 자리에서 그 무언가들이 유리벽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린다. 그러자 곧, 그 수수께끼의 생명체들은 자신들에게 정체를 드러낸다.
그 정체는 바로, 가온이와 누리. 아까 자신들을 태우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었던 그 돌고래들이었다. 마치 다시 만나서 반갑다는 듯이 웃고있는 가온이와 누리에게 손을 흔들어주자, 가온이와 누리는 그 자리에서 원을 그리며 크게 한 바퀴를 돌고는 입가를 움직여 건우의 말에 대답해주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 모습에 건우는 기쁜듯이 미소를 지었고, 자신도 역시 기쁜듯 해맑게 웃으며 너의 질문에 대답해준건 아닐까, 계속 우릴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고 말해보기도 한다. 그러자 건우는 생긋 미소를 지은 채 천천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고는 그럴지도 모르겠다며, 정말로 계속 이 터널을 주시하고 있었던걸까? 하고 신기한듯이 물어온다.
"어쩌면 정말로 그랬을지도 몰라. 계속 이 터널을 지켜보면서, 익숙한 얼굴을 찾아보면서 말야. 하핫, 만약에 우리가 여기 이 수중 터널에 안왔더라면 큰일 났었겠는걸? 가온이와 누리가 서운해했을지도 모르니까."
그의 말에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어가며 나름대로의 추측을 해보기도 한다. 아주 잠깐이긴 했지만 분명히 느껴졌었던 마음의 교감. 정말로 교감이라는 것은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다정하게 가온이와 누리를 바라본다. 이렇게 유리벽이 있어도, 물과 땅으로써 갈라져있어도 통하는 마음과 마음.
자신들을 다시 만나자 가온이와 누리도 신난듯이 계속해서 원을 그리듯이 헤엄치면서 유리벽 근처에서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들도 마찬가지로, 그 곳에서 발걸음을 옮길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은채 그 귀여운 돌고래들을 계속해서 흐뭇하게 바라보기만 한다.
어쩌면 이대로 더 이상 나아가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던 바로 그 때, 가온이와 누리는 마지막으로 크게 한바퀴를 돌더니, 환하게 웃는듯한 표정을 짓고서는 저 멀리 자신들의 반대쪽으로 헤엄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점점 멀어지던 가온이와 누리는 곧 자신들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그 모습에 건우는 크게 웃어버리며 돌고래가 머리가 좋다는 건 들었지만 저 두마리는 훨씬 더 머리가 좋은 것 같다고 얘기한다. 그 말에 자신도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는 뜻을 표현한다.
"그러게나 말야. 사실은 사람보다 더 머리가 좋은 게 아닐까? 저 둘."
장난스레 가온이와 누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얘기해보며, 건우가 손을 흔들어 돌고래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네듯이 자신도 손을 흔든다. 이제는, 정말로 작별이네. 잠깐이었지만 아주 강렬하고 기억에 남았던 인연.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었다.
이어서 건우가 곧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며 가온이와 누리도 만났으니, 다시 앞으로 나아가자고 얘기하자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슬슬 다가오는 아쿠아리움의 끝. 그 사실이 점점 강하게 느껴지자 아쉬운 감정이 올라오려고 했지만, 어떻게든 마음 속으로 꾸욱 깊숙히 밀어넣는다. 그래, 지금이 완전히 마지막은 아니잖아? 나중에 다시 올수도 있고 말야. 그러니까 나는...이 아쿠아리움 데이트의 마지막까지 즐겁게 즐기고 싶어. 건우와 같이 말야.
"그래, 이제 슬슬 다시 앞으로 나아가자. 이 터널의 끝에 다다르면 물 속에서 다시 육지로 올라오는 기분이 들까?"
장난스레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나서서 건우의 손에 깍지를 껴서 손을 잡으려다가 잠시 고민한다. 그러더니 곧 무언가를 결심한듯이 그의 옆에로 가까이 다가가서는 건우의 한 쪽 팔에 팔짱을 낀다. 그러자 손깍지 때보다도 더 가까워진 자신들의 거리. 다시 한 번 그렇게 가까운 거리를 만들어보이며, 건우에게 어서 가자, 하고 배시시 웃어버린다.
/ 네에...그런 마인드 가지지 않을게요. 공부...하기는 싫지만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역시. 그래도 건우주께서도 너무 그런 마인드 가지지 말아주세요. 시선 회피도요! 이렇게 똑바로 바라보는게 더 좋으니까요.
아무래도 꿈 자체를 잘 안 꾸니까 안되는것 같아요. 앗, 그래도 여기서는 글 뿐이래도 마음껏 안아주실건가요? 정말로요? 근데 왜 뒤에 지금 안아준다고는 안 했다고 말을 덧붙이시는 건데요! 또 밀당인거죠?! 그런거죠?! 우와, 진짜 너무하시다구요, 건우주...완전 선수예요, 선수.
매일매일 안으면 오히려 유지되려나요? 음, 그것도 그렇겠네요. 깨려는 이유는 그야 포커페이스는 너무 차가워보이니까요. 거기다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보고싶단 말이예요! 뭔가 저만 당하는 느낌이니까요. 그런데 더 강화라니!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요! 안되겠다, 망치를 가져와야겠네요.
그럼 이미지 수정 없이 그냥 추가를 해야겠네요. 그런 모습도 모두 건우주의 모습이니까요. 그나저나 저도 나름대로 얼굴에 철판 깔고 뻔뻔하게 행동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시는거예요? 당황하지 않고 능글거리며 언젠가는 이 평화를 깨뜨려보일테니까요! ㅎㅎㅎ 건우주께서는 평화를 위해 포커페이스를 풀으시면 된답니다~ 오늘 분의 토닥토닥으로 빠졌던 에너지 충전! 하지만 맨날 받기만 할 순 없지요~ (꼬옥) (쓰담쓰담) 건우주 덕분에 저는 오늘도 힘냈답니다. 건우주께서도 오늘 하루,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
467 건우 - 주아 (63199E+56) 2016. 8. 18. 오전 1:10:36우리가 쉽게 떠나지 못하리라는 것을 직감했는지 가온이와 누리는 우리를 배려해주듯이 먼저 저 너머로 유유히 헤엄쳐서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예상치도 못한 그 행동에 크게 웃으며 가온이와 누리가 다른 돌고래들보다 훨씬 더 머리가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주아에게 말하자, 주아는 내 말에 공감한다는 듯이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은 사람보다 더 좋은게 아닐까라고 말을 해왔다.
"글쎄? 아무리 그래도 사람보다 더 똑똑한건 아니지 않을까? 그래도 가온이와 누리가 상당히 머리가 좋고 똑똑하다는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해. 왠지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언젠가 또 만나러 오자. 여기에. 언젠가 말이야."
언젠가 시간이 흘러, 또 다시 여유가 생길때, 우리 둘 다 정말로 자유로워질때 다시 이곳에 오는 것을 마음 속으로 기약하면서 나는 가온이와 누리가 사라진 곳을 향해서 천천히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주아 역시 가온이와 누리와 작별인사를 하고 싶었는지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작별인사를 하고 나니, 아쉬움이 커져가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아쉬워할 순 없었다. 여기에 계속 있을수는 없었으니까.
고개를 돌려 주아에게 다시 앞으로 가자고 말을 하자 주아 역시 내 말에 동의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자고 얘기해왔다. 터널의 끝에 다다르면 물 속에서 다시 육지로 돌아오는 기분이 들까라고 물어보는 그 말에 나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거야. 심해에 들어왔으니까 나가는 길도 있지 않겠어? 지하 1층으로 쭉 올라갈듯 하니까 말이야. 그럼 심해에서 육지로 나오는 인어공주의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럼 계속 가보자고!"
슬슬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준비를 하는 도중, 갑자기 주아가 뭔가를 생각하는 모습이 바로 옆에서 보였다. 갑자기 무엇을 생각하는건지 나로서는 전혀 알 수 없었기에, 머리 위에 물음표 마크를 띄우고 가만히 주아의 얼굴을 아무런 말 없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잠시동안 무언가를 생각하던 주아는 갑자기 내 옆으로 가까이 가가왔다. 손이라도 잡으려는건가 싶어서 살짝 손을 내밀려고 했지만 주아는 예상치도 못한 행동을 취했다.
갑자기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온 주아는 내 한쪽 팔에 팔짱을 끼어버렸다. 손을 깍지잡을때보다 더 가까워진 우리의 거리. 가온이와 누리때도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지만 지금도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멍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까, 지금 나와 주아는 팔짱을 끼고 있는거지? 그 사실을 천천히 자각하면서 나는 주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나와 이렇게 붙어있는게 좋은지, 주아는 가자고 말하면서 배시시 웃고 있었다.
그 매력적이면서도 귀여운 웃는 모습에 나 역시도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으며 알았다고 대답하면서 내 귀여운 여자친구와 팔짱을 끼고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정말로 길고도 긴 수중터널은 우리들에게 다양한 수중 생물을 보여주었다.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태반이긴 했지만, 그래도 TV에서나 볼법한 그런 생물들을 이렇게 눈 앞에서 생생히 볼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나게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아쿠아리움의 역활 중에는 이렇게 사람들에게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희귀한 바다생물을 보여주는 것도 존재했다. 그런걸로 따지고 보자면 이 아쿠아리움은 그 역활에 아주 충실했다. 지하 2층에서 봤던 상어 알주머니도 그렇고 지하1층의 아마존 밀림의 물고기들도 그렇고, 역시서는 심해의 물고기들을 보여줌으로서 정말 다양한 물고기들을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가온이와 누리의 쇼에서도 그렇기 지금의 가온이와 누리의 모습도 그렇고, 딱히 동물을 학대하는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어느쪽이냐면, 같이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느낌? 물론 18살밖에 안된 어린 아이의 철없는 생각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아쿠아리움에 대해서는 정말로 오랫동안 좋은 추억만이 남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터널을 걸어가는 동안, 나는 계속해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던 도중, 드디어 끝이 보였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위로 올라가는 듯한 에스컬레이터의 모습도 보였다. 그 에스컬레이터를 바라보면서, 이제는 끝이 났다는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살짝 뒤를 돌아서 심해의 바다와 그 안에세 헤엄치는 수많은 바다생물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우리가 가는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언제나 그랬듯이 유유자적하게 바다 속을 헤엄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평화로워보여서, 언제까지나 그 평화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살짝 아쉬운 감정이 들었고, 그 아쉬운 감정은 표정으로 나도 모르게 드러났다.
"왠지 아쉽다. 그렇지 않아? 가온이와 누리는 지금쯤 저 안에서 즐겁게 놀고 있겠지?"
목소리에서조차 아쉬운 감정을 드러내면서, 잠시동안, 정말로 잠시동안 유리벽 너머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다시 앞을 바라보면서 애써 웃으며 앞으로 걸어나가 터널 밖으로 빠져나왔다. 안에서는 밖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밖으로 나오자 가볍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의 모습도 보였고 근처에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가게의 모습도 보였다.
자연스럽게 내 고개는 기념품 가게를 향해서 돌아갔다. 잠시동안 아무런 말 없이 무언으로 기념품 가게를 바라보다가, 나는 다시 주아를 바라보면서 한가지 제안을 했다.
"이제 이 아쿠아리움도 끝인 모양이네. 여기 마침 카페테리아도 있으니까 밥 먹고 올라가면 되지 않을까? 아. 그전에 나 화장실이 살짝 급하거든. 하하하. 그래서 말인데 미리 자리를 좀 맡아줄수 없을까? 금방 가도록 할게. 응? 부탁 좀 할게."
당연하지만 거짓말이었다. 내 목적지는 화장실이 아니라 기념품 가게 쪽이었다. 아쿠아리움의 기념품 가게니까 분명히 그 안에는 펭귄 인형도 있을 것이다. 펭귄을 끌어안고 자고 싶다고 말을 한 주아인만큼, 펭귄 인형을 받으면 좋아할 모습이 눈에 훤했다.
하지만 이런 선물은 자고로 서프라이즈로 줘야 의미가 있는 법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들키지 않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포커페이스를 깐 상태에서 살며시 미소를 지었고 오른쪽 눈으로 윙크를 주아에게로 날렸다.
"부탁해도 되겠지? 주아야?"
//알았어요. 그럼 저도, 주아주도 그런 마인드 가지지 않도록 해요. 급하게 마음 먹지 말고 느긋하게, 정말로 시간될때 느긋하게 이어감으로서 끝까지 가도록 해요. 굳이 급하게 막막 나갈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글 뿐이라도 마음껏 안아드릴게요. 그걸로 주아주가 힘을 얻는다면 말이죠.
그리고 선수라니요?! 그런 사람이 아닌걸요! 음.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걸 보니까 주아주는 저에게 안겨있는게 정말로 좋은 모양이죠? 이거. 위험한걸요? 이러다가 나중에는 저에게서 떨어지기 싫다고 계속 안겨있는거 아니에요?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밀당질을 조금은 해야할지도 모르겠는걸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망치는 내려놓으세요! 포커페이스를 깨려다가 제 얼굴이 깨져버려요!!(동공지진) 포커페이스 안 취할게요. 취하다가 죽고 싶진 않아요! 덜덜덜덜...
그리고 주아주는 모르겠지만 주아주가 안아주고 토닥여주는것도 많은 힘이 나요. 정말로요. 그리고 당황하지 않고 능글거리는건가요? 철판을 까는건가요? 호오. 그러면 진짜 기습으로 살짝 뽀뽀라도 해봐야겠는걸요?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되는걸요? 아. 물론 지금은 안할거에요. 기습적으로 할거니까요. 그리고 주아주도 정말 하루 수고많으셨어요! 내일도 수고하시고, 엶심히 하루하루 보내세요. 주아주에게 있어서 후회하지 않는 나날이 되도록 말이에요! 화이팅! -
468 주아 - 건우 (33109E+55) 2016. 8. 18. 오전 8:28:36가온이와 누리의 행동에 사실은 사람보다 더 좋은게 아닐까, 하고 말하자 건우는 아무리 그래도 사람보다 더 똑똑한건 아니겠지만 가온이와 누리가 상당히 머리가 좋고 똑똑하다는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언젠가 또 만나러 여기에 오자고 다음을 기약한다. 건우의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입을 연다.
"그래. 언젠가는 꼭, 다시 여기에 오자. 그 때는 또다른 느낌이 들 것 같거든."
아무리 같은 곳,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시간에 따라 그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이 곳을 찾았을 때, 건우와 자신은 여전히 연인일까, 가온이와 누리는 여전히 쇼를 보여주고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며 건우가 가온이와 누리에게 작별인사를 하듯 손을 흔드는 것에 따라 자신도 손을 흔든다.
가온이와 누리도 제대로 보고, 이제 자신들에게 남은 것은 앞으로 나아가서 터널의 끝으로 나가는 일. 건우가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다시 앞으로 가자고 말하자 그의 말에 동의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자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거기에 덧붙여서 터널의 끝에 다다르면 물 속에서 다시 육지로 돌아오는 기분이 들까, 하고 물어보자 건우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럴거라며, 심해에서 육지로 나오는 인어공주의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대답해온다.
이어서 계속 가보자는 그의 말에 그의 손을 잡으려다 잠시 뭔가를 고민한다. 그런 갑작스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머리 위로 물음표 마크를 띄운 채 가만히 자신의 얼굴을 아무말 없이 바라본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잠시동안 무언가를 고민했던 것을 끝마치고는 건우의 옆으로 가까이 다가간다. 건우는 자신에게 살짝 손을 내밀려 했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더 빨랐다.
갑작스레 건우의 한 쪽 팔에 끼어버린 팔짱. 손을 깍지 껴서 잡을 때보다도 훨씬 더 가까워진 자신들의 거리. 남녀 사이의 데, 데이트라면 원래 이런 모양이잖아? 안 그래?
건우는 그런 예상치 못한 자신의 행동에 놀란 듯 멍하니, 가만히 자신을 바라본다. 그런 건우에게 가자고 말하면서 배시시 웃어보인다. 자신이 그렇게 웃자 건우도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으며 알았다고 대답했고, 그렇게 건우의 팔짱을 끼고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정말 기다란 수중터널 안. 이제는 그 끝에 가기 위해 걸음을 옮기면서도 사방으로는 여전히 다양한 수중 생물들이 저들끼리 알아서 헤엄치고 수영하며 노는 모습을 구경한다. 그 중에는 자신이 알고있는 생물도, 처음 보는 생물도 있었지만, 하나같이 전부 평화롭고 자유로워보이는 그 모습에 덩달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게 처음 이 곳에 들어왔을 때와는 달리, 나름 편안한 표정으로 빙그레 웃으며 그 생물들을 마지막으로 하나하나 눈에 담는다.
그러면서도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천천히 계속 움직여서, 어느새 건우와 같이 끝에 다다른다. 그러자 자신들의 앞에는 이제 더 이상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위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것을 보자 이제는 정말 끝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살짝 뒤로 돌아 다시 한번 심해의 바다와 그 안에서 헤엄치는 수많은 바다생물들을 바라보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뒤로 돌아 그 생물들을 바라본다. 언제까지나 변함없을 것 같은 그 유유자적한 모습. 그 평화롭고 자유로운 모습에 아쉬운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었는지, 건우도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밖으로 드러내며, 왠지 아쉽지 않냐며, 가온이와 누리는 지금쯤 저 안에서 즐겁게 놀고 있겠지? 하고 자신에게 물어온다. 그 말에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인다.
"응, 조금 아쉬워. 가온이와 누리하고도 이제 작별이니까... 아마 가온이와 누리는 저 안에서 즐겁게 놀고있을거야. 둘이 같이 사이좋게 나란히 장난치면서 말야. 그래도 완전한 이별은 아니잖아? 나중에 다시 또 올수도 있고. 그러니까 너무 아쉬워하지마~"
아쉬움이 가득한 그의 목소리에 자신도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 유리벽 너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다, 간신히 시선을 떼어 그를 바라보며 그의 아쉬움을 달래주듯이 말하며 활짝 웃는다.
그래, 정말로 완전한 이별이 아니니까... 그러니까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자. 분명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까.
건우도 잠시동안 유리벽 너머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다시 앞을 바라보고는 애써 웃으면서 앞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자신도 움직여서 결국은 터널 밖으로 빠져나온다. 그러자 아까 봤던 밖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뿐만이 아니라 카페테리아와 기념품 가게의 모습도 보인다.
카페테리아와 기념품 가게도 있었구나, 여기. 정말 다양하고 크게 설계하긴 했나보다. 분위기 조성도, 구성 및 배치도 전부 완벽하네?
마음 속으로 아쿠아리움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를 내리며 그 완벽한 순서 구성 능력 및 배치 실력에 새삼 다시금 감탄하다, 조용히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던 건우가 자신을 바라보며 한 가지 제안을 해오자 건우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이제 이 아쿠아리움도 끝인 모양이라며, 여기 카페테리아도 있으니까 밥 먹고 올라가면 되지 않겠냐고 말하던 건우는 갑자기 화장실이 살짝 급해서 말인데 미리 자리를 좀 맡아줄수 없겠냐고 자신에게 부탁해온다. 금방 가겠다고, 부탁해도 되겠지? 하며 태연히 미소지으며 윙크를 날리는 건우의 모습에 그 때까지도 끼고있던 팔짱을 푼다.
"알았어, 알았어~ 그럼 미리 좋은 자리 맡아놓고 있을테니까, 걱정말고 갔다 와. 알았지?"
빙그레 웃으며 건우에게 똑같이 윙크를 날려주고는 제대로 된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먼저 발걸음을 옮겨 카페테리아 쪽으로 향한다.
그 안으로 들어가자 보이는 수많은 좌석들. 그 중에는 자신처럼 미리 자리를 맡아놓은 듯한 사람들도 있었고, 이미 식사를 하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애초에 자신들이 이 아쿠아리움에 처음 들어왔었던 시간 자체가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니었기에, 생각보다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빈 좌석들을 쭉 둘러보며 어디가 좋을까, 하고 고민을 하던 무렵, 다른 사람들과도 조금 떨어져 있으면서도 카운터와 그리 멀지도 않은 자리를 발견해낸다. 미묘하게 다른 이들과는 고립된 듯한 자리. 그런데도 옆 쪽의 창문을 통해 아까 자신들이 빠져나왔던 수중 터널 안이 살짝 보이는 그 자리에, 여기다 싶은 생각이 들어 곧바로 그 자리의 의자 위에 앉는다. 여기라면 수중 터널 속에서 아쉬워했던 건우의 마음을 조금은 달래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조용히 미소짓는다.
그렇게 자리를 맡은 후에는 건우가 돌아오기 전에 미리 주문을 해놓을까, 하다가 건우에게 무엇을 먹고싶은지 물어보지 않았다는 것이 떠오르자 그것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한다. 하긴...화장실 간다는 애한테 그런걸 물어보기도 조금 그렇고 말야. 금방 돌아온댔으니까, 그냥 기다리는 편이 더 낫겠지?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다시 한 번 연락을 확인하고 갤러리에도 들어가보며 조용히 건우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 맞아요. 그게 제일 좋은 결론이라고 생각해요. 비록 글 뿐이라고 하더라도 건우주께서 안아주시면 정말로 힘이 난다구요. 그리고 선수 맞거든요! 무, 물론 안겨있는건 좋..긴 한데 떨어지기 싫은건 아니라구요?! 잠깐, 그거 완전 애 취급 아니예요?! 매미인가?! 그리고 밀당질은 이미 하고 계시잖아요, 건우주! 언제는 안 그러셨던 것처럼 그렇게 능글맞게 웃으시기예요? 그러면 밀당하실 틈도 없이 건우주 말씀처럼 위험하게 떨어지기 싫다고 계속 안겨있을거예요?
그나저나 망치의 효과가 생각보다 컸네요! 그래요, 포커페이스는 하시지 마시라구요. 앗싸, 그럼 1차 목적 달성! (해맑)
정말로 제가 안아드리고 토닥여드리는 것도 힘이 나나요? 그러면 자주 해드려야겠네요! 저도 건우주께 해드릴 수 있는게 늘어나서 기뻐요! ㅎㅎㅎㅎ 기습으로 살짝 뽀뽀요? 후훗, 마냥 당하지는 않을거라구요? 일단 철판을 미리 좀 쟁여놔야겠네요. 저는 포커페이스를 못하니 철판이라도 깔아놔야 건우주께서 제 반응을 모르실테니까요. 안 그런가요? ㅎㅎㅎㅎㅎ
오늘 하루도 시작이네요. 건우주 말씀대로 오늘도 화이팅 할게요! 건우주께서도 오늘 하루 화이팅하며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꼬옥) -
469 건우 - 주아 (63199E+56) 2016. 8. 18. 오후 1:32:29"든든한걸? 그럼 금방 갔다올게! 자리 잘 부탁해!"
빙그레 웃으면서 방금 내가 그랬던 것처럼 윙크를 날리며 팔짱을 풀어주는 주아의 말에 금방 갔다온다고 말한 후, 나는 근처에 있는 화장실 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는 척이었다. 내 목적지는 화장실이 아니라, 바로 기념품 가게였으니까.
하지만 바로 기념품 가게 쪽으로 가게 되면 주아가 이상하게 생각할수도 있었고, 서프라이즈 계획에도 지장이 생길수도 있었기에 일단은 눈을 속이기 위해서 나는 화장실 쪽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면서 힐끗힐끗 주아쪽을 바라보며 주아가 카페테리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기다렸다. 그리고 주아가 카페테리아로 들어가는 순간, 나 역시도 빠르게 방향을 턴해서 기념품 가게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카페테리아에 들어갔다고 할지라도, 창문 너머로 밖이 보일테니, 안심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치 첩보영화의 첩보원처럼 민첩하게, 그리고 은밀하게 움직여서 나는 어떻게든 주아에게 들키지 않고 기념품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기념품 가게 안에 들어오면서 나는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들키진 않은거겠지?"
기념품 가게 안은 지하 2층처럼 산뜻하고 밝은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벽에 붙어있는 벽지는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시원해지는 밝은 하늘색이었으며, 가게 안 여기저기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는 어항이 가득했으며, 앙증맞고 귀여운 느낌이 드는 인형들도 여기저기에 많이 장식되어있었다.
돌고래 인형, 펭귄 인형, 악어 인형, 심지어는 상어 인형도 있어서 여기의 사람들이 제법 인형을 많이 찾는다는 것을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이외에도 상품은 많이 있었다. 예를 들면 바닷속 풍경을 담은 직소 퍼즐이라던가, 혹은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거북이 장난감이라던가, 귀여운 돌고래 그림이 그려져있는 풍선이라던가...
하지만 내가 살 물건은 이미 정해져있었다. 지하 2층에서부터 반드시 주아에게 사줘야겠다고 느꼈던 펭귄 인형을 향해서 나는 천천히 다가갔다. 하지만 펭귄 인형이 놓여있는 코너를 앞에 두고서 나는 또 고민을 해야만 했다.
"음. 사이즈를 어떻게 하는게 좋으려나?"
진열대에 진열되어있는 펭귄 인형은 모두가 같은 사이즈가 아니라 제각각 다른 사이즈였다. 정말로 작아서 책상 위에 올려넣기 딱 좋은 작은 사이즈도 있었으며, 사람과 비슷한 크기의 특대형 사이즈도 있었다. 정말로 다양한 사이즈의 펭귄 인형을 앞에 두고서, 나는 뭘 사는게 좋을지 잠시 고민을 했다.
눈으로 천천히 스캔하듯이 펭귄 인형들을 둘러보다가 나는 바로 앞에 있는 펭귄 인형을 손으로 잡았다. 잘 때 끌어안고 자기 딱 좋은 중간 사이즈의 펭귄 인형은 머리 위에 붉은색 모자를 쓰고 있고 목에는 붉은색 나비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두 눈이 너무나도 똘망똘망하고, 앙증맞고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어서 남자인 내가 봐도 절로 귀엽다고 느낄 정도의 인형이었기에, 주아의 눈으로 보면 정말로 귀엽게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기뻐하는 주아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니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 빠져도 정말 제대로 빠져버린 모양인데? 나. 나도 모르게 이렇게 주아가 이렇게 좋아해주고 기뻐해주는 모습만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
웃어줬으면 좋겠다. 기뻐해줬으면 좋겠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만을 자꾸 하게 되면서 행동하는 나 자신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고 말았다. 하지만, 어쩔수 없잖아. 실제로도 너무 좋으니까.
어쩌면 10년 이상의 긴 시간의 반동일지도 모른다. 작년까지만 해도 난 주아와 연인사이가 될거라고는 그다지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까.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쌓이던게 이제 와서 펑 터져서 주체를 하지 못하는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아가 기뻐하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나는 펭귄 인형을 들고 계산대로 걸어갔다. 카운터에 앉아있는 직원 아저씨는 미소를 지으며 15000원이라고 이야기했다. 생각보다 가격이 있다는 것에 놀라긴 했지만, 아빠가 지원해준 돈이 있었기에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저금해둔 돈도 있으니까 이 정도는 충분히 지불할 수 있었다.
2만원을 주고서 5000원과 펭귄 인형을 받은 후에, 나는 기념품 가게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슬그머니 카페테리아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카페테리아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건 정말로 수많은 좌석들이었다.
그 중에는 미리 자리를 맡아놓은 사람도 있어보였고, 미리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다정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는 연인의 모습도 보였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건 아니지만 모두들 아쿠아리움에서 한껏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는건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그 사람들 사이에서 난 주아가 어디에 앉아있을지를 가만히 찾아보았다. 그리고 저쪽 편에서 주아를 바로 발견할 수 있었다. 카운터와 그렇게 멀지도 않은 그 자리는 미묘하게 다른 이들과는 조금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마치 우리 둘만의 시간을 오붓하게 즐길 수 있을 것만 같은 그 자리에 주아는 앉아있었다.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한 듯한 주아의 뒤로 살금살금 소리 없이 다가가다가 난 주아의 바로 뒤쪽에 멈춰섰다.
살짝 옆의 창가 풍경을 바라보자 저 편에 수중 터널이 살짝 보이고 있었다. 수중 터널에서 아쉬운 기색을 강하게 비쳤던 나를 위해서 이 자리를 마련해준걸까? 아니면 자기 자신도 수중 터널 쪽을 바라보고 싶어서 그랬던걸까?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자리를 잡은 센스에 대해서는 정말로 크게 감탄했다. 그러면서 소리없이 조용히 난 뒤에서 셋을 세었다. 하나, 둘, 셋!!
"누나. 누나. 저하고 같이 낮잠 자지 않으실래요? 아주 포근해서 기분 좋을거에요!"
목소리를 가볍게 변조하고서는 나는 품에 안고 있는 펭귄 인형을 주아 쪽으로 내밀면서 마치 펭귄이 말하듯이 말해봤다. 그리고서는 작게 웃으면서 다시 원래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주아야. 잘 있었어? 이건 내 선물! 말했지? 펭귄을 꼬옥 끌어안고 잘 수도 있을거라고 말이야. 진짜 펭귄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잘 때 꼭 끌어안고 잘 수 있지 않겠어?"
//주아주는 정말로 주아와는 다르게 많이 강하신 편인데요? 그럴수록 더 장난치고 싶어지는게 남자의 심리란거 아시나요? 아. 물론 너무 짖궂게는 안할게요. 너무 짖궂게 하다가 도를 넘어서면, 기분이 상하기 쉬우니까요. 어디까지나 적절한 선에서.. 하지만, 계속 안겨있는건 정말로 위험하다구요. 애초에 남자에게 그렇게 계속 안겨있으려고 하면 안되는거에요. 그만큼 신뢰가 가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도록 할게요.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망치는 반칙이잖아요! 얼굴을 내리치면 아프다구요! 제가 병원에 실려가면 이거 이을수 없게 된다구요?! 그러니까 망치는 내려놓는거에요. 아셨죠? 아. 그리고 진짜로 힘이 나요. 물론 글뿐이긴 한데, 그래도 저를 생각해주는 마음만큼은 진심인거잖아요? 그런걸 보는데 힘이 안 날수가 있나요? 성인이다보니 아무래도 좀 치이는것도 없지는 않은데, 그런것들을 보고 들으면서 힘이 나죠.
그리고 철판이라. 저도 망치를 들어야 하나요? 하지만 그러면 주아주의 예쁜 얼굴 망가질테니, 그냥 조용히 손으로 철판을 천천히 내려놓을게요. 철판 같은거 함부로 깔면 안되는거에요. 그리고 오늘 하루도 시작이 되고, 이미 오후가 된만큼 하루의 절반은 지나간 셈이네요. 지금쯤 학교에서 보충수업 하고 있을까요? 주아주가 열심히 하고, 고생하는것을 보면서 저 역시도 이렇게 매일매일 답레를 남김으로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주고 싶은 심정이에요. 이런 말 하면 조금 오버일지도 모르지만... 제가 주아주의 마지막 1:1 파트너가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글을 쓰는것만으로도 주아주의 입시 스트레스 해소에 조금은 도움이 되는거잖아요? 물론 저 말고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가 또 있을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있을수도 있겠지만 말이에요. 1:1 떠나지 않는 사람이 저만 있으리란 법은 없잖아요? -
470 주아 - 건우 (39309E+49) 2016. 8. 18. 오후 11:27:09빙그레 웃으면서 건우와 똑같이 윙크를 날리며 팔짱을 풀자, 건우는 그럼 금방 갔다오겠다며 근처에 있는 화장실 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빨리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 곧바로 고개를 돌리고는 카페테리아 안으로 걸어들어간다.
그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수많은 좌석들. 다른 카페테리아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그 단정한 분위기 속에서 빈 자리를 찾아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자신들이 이 아쿠아리움에 처음 들어왔던 것도 그리 이른 시간은 아니었기에, 카페테리아 안은 생각보다 그렇게 북적거리진 않았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좌석들에 비해서는 사람들이 적은 것은 확실했다.
그 중에는 미리 자리를 맡아놓은 듯, 여러 가방을 끼고서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사람도 있었고, 이미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눈에 들어온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바로, 다정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는 연인의 모습. 그 모습에 혹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건우와 자신도 저렇게 다정하게 보일까, 싶은 생각도 순간 들었으나, 뭔가 이런 생각을 해본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게 느껴져 고개를 휘휘 젓는다.
그래도, 그래도 말야...나름 저렇게 다정하게 보였으면 좋겠다, 우리.
아무도 알지 못할 그런 소망을 마음속으로 작게 빌어보기도 하며, 좋은 빈 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고개를 둘러본다.
사람들 근처는...시끄러워서 싫어. 건우와의 대화 소리도 그 사람들의 대화 소리와 섞여들릴테니까. 그렇다고 입구 근처도 별로고. 그곳도 문 여닫는 소리에 혼잡할 게 뻔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카운터와 너무 멀면 그것도 별로일테고...
그런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며 입구 쪽에서는 멀어지며 다른 사람들하고도 미묘하게 떨어진 자리를 찾는다. 그러면서도 카운터와는 그렇게 멀지 않은 그런 완벽한 자리가 과연 있기는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도 들 무렵, 창가 근처에 어떤 자리가 자신의 눈에 들어온다.
자신이 생각했던 그 모든 조건들도 충족시키며, 옆 쪽의 창문으로는 저 편에 수중 터널이 살짝 보이는 자리. 순간, 아까 수중 터널을 빠져나올 때 무척 아쉬워했던 건우의 모습이 떠오른다. 간단히 식사를 하면서도 창문으로 수중 생물들을 볼 수 있는 자리. 즐거워할 건우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만 같아 빙그레 소리없이 미소짓는다.
...그래, 바로 이 자리야. 이 자리밖에 없어.
더이상 고민하거나 망설이지도 않고 곧바로 그 자리로 가서 의자 위에 앉는다. 미리 주문을 할까, 하다가 건우에게 먹고싶은 것을 묻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라 그것은 포기해버린다.
어차피 금방 갔다오겠다고 했으니까, 그냥 기다리자.
다시금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켜본다. 여전히 연락 한 통 없는 깔끔한 배경화면. 우와...이거, 잊혀도 너무 잊혀진 거 아냐? 아무리 우리가 먼저 빠져나왔다고 해도 말야.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짓다가 이내 곧 갤러리로 들어간다. 그러자 보이는 건 동물들의 사진이 담긴 파일과 건우와 찍었던 사진들이 담긴 파일 등등. 건우와 찍었던 사진들이 있는 파일을 누르자 자신들의 추억이 가득 담긴 사진들이 쭈욱 나타난다.
중학생 때 여기저기 놀러갔다 찍었던 사진들과 벚꽃놀이를 갔었을 때 찍었던 사진. 그 밖에도 크고 작은 여러 추억들이 가득 녹아있는 사진들을 작게 미소지으며 살펴본다.
맞아, 이 때 진짜 재밌었는데. 엄청 예쁘기도 했고. 그러고보니 내가 즐거워했던 때에는 건우가 늘 옆에 있어줬구나... 오늘도 마찬가지고 말야.
새삼 그렇게 다시 건우의 소중함을 느끼며 사진의 추억 속에 빠져있느라, 건우가 어느새 카페테리아 안에 들어와서 자신의 뒤로 소리 없이 다가와 바로 뒤쪽에 멈춰섰다는 것은 깨닫지 못한다.
앞으로는 사진을 좀 더 많이, 자주 찍어볼까, 하고 생각하던 중, 갑자기 들려오는 누나, 누나하는 변조된 듯한 어린 소년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재빨리 뒤를 돌아본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건 중간 사이즈의 머리 위에 붉은색 모자를 쓰고 있고, 목에는 붉은색 나비 넥타이까지 매고 있는 귀여운 펭귄 인형. 똘망똘망한 두 눈에 앙증맞은 표정까지 짓고 있는 그 펭귄 인형은 저하고 같이 낮잠 자지 않겠냐며, 아주 포근해서 기분 좋을거라고 귀여운 목소리로 자신의 바로 앞에서 자신에게 얘기한다. 그 모습에 순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멍하니 인형만을 바라보다 곧이어 작게 들리는 웃음소리에 인형에게서 그 뒤로 시선을 옮긴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웃고있는 건우의 모습.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듯 벙찐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는 이건 저의 선물이라며, 진짜 펭귄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잘 때 꼭 끌어안고 잘 수 있지 않겠냐고 얘기한다. 그 말을 듣고나자 그제서야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이해가 간다.
아, 아까 그렇게 의미심장했던 말들이 전부 이 인형을 위해...?
자신이 흘리듯이 말했던 펭귄을 끌어안고 자고싶다는 말을 기억해주며 이렇게 인형까지 사 준 건우에게 고맙다는 마음이 가득가득 차올라 절로 자신의 표정은 환해진다.
"진짜? 정말 나 주는거야? 이 귀여운 아이를? 고마워, 건우야! 진짜진짜 고마워!"
기쁜 목소리로 고맙다고 몇 번이나 건우에게 얘기하며 너무 기쁜 나머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펭귄 인형과 건우를 그대로 동시에 크게 안아버린다. 그렇게 꼬옥 그와 펭귄 인형을 안고있다가 순간, 이 곳은 둘만 있는 곳이 아닌 공공장소라는 것을 깨닫자, 뭔가 부끄러움이 몰려와 재빨리 그를 안았던 팔을 푼다.
"미, 미안...! 그, 그러니까 너무 기뻐서 그만..."
순간 당황하여 살짝 빨개진 얼굴로 말을 더듬거리다 이내 곧 펭귄 인형을 받아들고는 꼬옥 끌어안는다.
"응응, 누나랑 같이 자자! 정말로 포근하고 귀여워서 기분 좋아. 앞으로 너의 이름은 '건우'야. 알았지?"
펭귄의 볼에 자신의 볼을 비비적거리며 진심으로 행복한 듯이 웃는다. 장난스레 펭귄에게 '건우'라는 이름까지 붙여준 후에 한 손으로는 펭귄 인형을 부드럽게 쓰다듬다가 이내 건우를 바라본다.
"아까 내가 했던 말 기억해서 이렇게 선물해준거지? 정말 고마워, 건우야. 나, 정말 너무 행복해, 정말로 기뻐! 매일매일 네 생각하면서 소중하게 꼬옥 끌어안고 잠잘게. 왠지 매일 행복한 꿈만 꿀 것 같은 기분이야!"
조금의 거짓이나 가식도 없이, 정말로 순수하게 기쁘고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행복하게 웃는다.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나 알아주고, 챙겨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건우가 그렇게나 고맙고 멋져보일 수가 없었다. 사랑받고있다는 느낌. 마음을 따뜻하게 흘러넘치도록 한 가득 채워주는 그 느낌을 매번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자신의 멋진 남자친구.
그의 이름을 따온 펭귄 인형을 더욱더 소중하게 꼬옥 끌어안는다. 너는,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줘. 건우야.
/ 후훗, 저는 주아와는 달리 나름 강하다니까요? 남자의 심리는 잘 모르겠지만 얼마든지 짓궂게 장난치셔도 돼요! 어차피 건우주께서는 제가 이렇게 말해도 적정선을 칼같이 지키실 것 같지만요. 계속 안겨있으면 안되나요? 그만큼 건우주께서는 위험해보이지도 않고, 엄청 믿고있는다는 뜻인데... 다른 분께는 안 그러기는 하지만 정말로 위험하다면 어쩔 수 없겠네요. 알았어요, 알았어요. ㅎㅎㅎㅎ
어라? 망치로 얼굴을 내려치겠다고는 안했는데요, 저? 건우주를 병원에 보내버릴 생각 없다구요~ 그래도 포커페이스를 풀으셨으니 망치는 얌전히 내려놓을게요. 그리고 비록 글 뿐이래도 제 진심이 전해진다면 정말 다행이예요! 확실히 성인은 성인 나름대로 고충이 있을게 당연하잖아요? 그래서 건우주께도 꼭 힘내시라고, 정말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하고 싶었어요. 건우주께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요! 그리고...혹시 너무 치여서 힘들면 털어놓으셔도 괜찮아요, 건우주. 저도 자주 우는 소리하는만큼, 건우주께서도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셨으면 하거든요.
그나저나 예, 예쁜 얼굴이라니...정말로 익숙하지 않은 소리만 골라서 해주시네요, 건우주... 철판을 내려버리시면 고스란히 저의 모든 표정이 드러나게 되잖아요?! 아무리 함부로 철판 까는게 아니라고 해도...
이제는 하루가 마무리되는 시간이네요. 그 때는 당연하게도 학교에서 보충수업 중이었답니다. 그리고 전혀 오버가 아니예요, 건우주. 저 역시도 저의 마지막 1:1 파트너가 건우주여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또다른 좋은 1:1 파트너가 있을수 있죠. 하지만 지금 저의 파트너는 바로 건우주시고, 저는 그 점이 정말 기쁘고 마음에 든다구요. 아무리 떠나지 않는 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저를 배려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힘이 되어주시는 분은 없을테니까요. 건우주께서 저를 생각해주시는게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건우주께서는 모르실걸요? ㅎㅎㅎ 늘, 늘 말씀드리는거지만 건우주께는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요. 저는 해드리는 것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배려 받아도 되려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언제나 변하지 않는 결론은 건우주께서는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는 정말 최고의 파트너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오버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건우주. ㅎㅎㅎㅎ -
471 건우 - 주아 (11214E+59) 2016. 8. 19. 오전 1:01:40기념품 가게에서 펭귄인형을 산 후에, 나는 주아가 기다리고 있을 카페테리아로 향했다. 금방 간다고 이야기를 했으니 지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창가에 비치는 모습으로 주아에게 들킬수는 없었기에 나는 정말로 은밀하고 빠르게 그리고 마치 화장실에서 막 온 것처럼 여유로운 모습을 갖추고서 카페테리아 안으로 들어갔다.
카페테리아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사람들은 정말로 각자의 즐거운 시간을 평화롭게 보내고 있는 느낌 그 자체였다. 저 사람들도 방금전, 우리들처럼 아쿠아리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여기로 온거겠지?
이어 난 그 사람들 속에서 주아의 모습을 천천히 찾아보았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주아는 어디에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찾던 도중, 나는 생각보다 아주 손쉽게 주아를 찾을 수 있었다. 다른 자리와는 조금 미묘하게 떨어져있어서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우리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즐길수 있을 것만 같은 바로 그 자리. 그곳에서 주아를 발견하고서 나는 들키지 않게 정말로 살금살금, 소리내지 않고 주아의 바로 뒤쪽까지 다가갔고 딱 바로 뒤쪽에 도착하는 순간, 발걸음을 멈춰섰다.
멀리 있을땐 안 보였는데, 이렇게 가까이 와서 보니까 창가 너머로 수중터널의 모습이 비치는게 보였다. 그 창가 풍경을 바라보며 정말로 주아의 센스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아무튼 언제까지나 이대로 서 있을수는 없는 노릇. 속으로 셋을 센 후에, 나는 목소리를 가볍게 변조하면서 품에 안고 있는 팽귄 인형을 주아에게로 내밀었다. 그러자 주아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사태파악이 안됬는지 멍하니 펭귄 인형만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기 그지 없어서 나는 목소리 변조를 풀고, 작게 웃으면서 주아에게 어떻게 된건지 확실하게 밝혔다. 이 펭귄인형은 내가 너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하자 주아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제야 모든걸 파악했는지 급격하게 표정이 환해졌다. 그 환한 표정을 보자 나도 모르게 절로 기분이 좋아져서 환한 웃음만이 나왔다.
그래. 이 웃음이 보고 싶었어.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에, 이렇게 인형을 사 온 것이다. 정말로 푹 빠져서 답이 없다는 말을 들어도 상관없었따. 난 주아의 이런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다. 이렇게 환하게 웃고, 정말로 행복해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다. 그래서일까?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절로 뿌듯한 기분이 들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게 느껴졌다.
이내 주아는 기쁜 목소리로 정말로 이걸 자신에게 주는거냐고 확인을 하면서 몇 번씩이나 나에게 고맙다고 말을 했다. 설마 이렇게까지 크게 기뻐하고 고마워할거라고는 생각을 못했기에 살짝 쑥스러워져서 나는 멋쩍은듯이 조용히 웃어보였다. 역시 펭귄 인형을 사길 잘했다고 느끼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자리에 앉으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주아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나와 펭귄 인형을 동시에 품 속에 와락 안아버렸다. 예상치 못하게 꼬옥 안겨버린 상황에 순간 너무나도 놀라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어, 저기 주아야. 지금 여긴 우리 둘만 있는거 아닌데?! 평소에는 이런거 부끄러워서 전혀 못하면서 가, 갑자기 이러면....
생각도 못한 주아의 행동에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내 몸은 딱딱하게 굳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완전히 정신줄을 놓을 순 없었기에 애써 정신줄을 꽉 잡고서 난 주아에게 속삭이듯이 말했다.
"저, 저기. 주아야. 여긴 공공장소잖아? 기분은 알겠지만, 지금 여기서 이러면 주변의 시야가 바로 몰리지 않겟어? 아하하하. 무, 물론 너에게 안기는건 좋긴 하지만, 이런건 둘이서만 있을때 하는게 좋지 않을까?"
이내 주아는 자신도 이곳이 공공장소라는 것을 실감했는지 빠르게 나를 안았던 팔을 풀어주었다. 살짝 빨개진 얼굴로 너무 기뻐서 그만...이라고 말을 채 끝내지 못하고 흐리면서 주아는 펭귄 인형을 받아들고는 그 품 속에 꼬옥 끌어안았다.
나 역시도 아마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지 않았을까 싶었다. 단 둘만 있을때는 상관없지만, 모두의 앞에선 역시 조금 부끄러웠다. 이런 연인의 스킨쉽은 말이다. 그래도 다른 이들과 조금 떨어진 자리라서 그런지, 다행히도 우릴 주목하는 이는 없어보였다.
정말로 다행이라고 느끼면서, 나는 천천히 주아의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리에 등을 대고 앉자마자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모습은 주아가 펭귄의 볼에 자신의 볼을 비비적거리면서 진심으로 행복한 듯이 웃는 모습이었다. 마치 펭귄에게 말을 걸듯이 누나랑 같이 자자는 모습에서 어렸을적의 주아의 모습이 보이는것 같았다. 물론 그때와 완전히 동일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릴적의 순수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이 아직 주아에겐 많이 남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말이야.. 주아야..
"아하하하. 정말로 그 펭귄의 이름을 정말 건우라고 지을 참이야?"
자신의 이름이 붙어버릴거라고는 예상치도 못했기에 난감한 웃음만이 내 입에선 나왔다. 내 이름이 붙은 인형을 주아가 매일매일 소중하게 끌어안고 잔다니. 도데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부끄럽다면 부끄러웠고, 기분이 좋다면 좋은 느낌이었다.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뭉클함을 느끼면서도 부끄러운 복합적인 감정이 계속되었지만, 차마 그만두라고 할 수는 없었다. 바로 눈 앞에서 주아가 저렇게나 행복하게 웃으면서, 정말로 소중한듯이 꼬옥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말로 행복하다고, 정말로 기쁘다고 말하는데 세상 그 어떤 남자친구가 그러지 말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행복함 속에서도 부끄러움을 강하게 느끼지만, 저렇게 행복해하니, 그냥 내버려두기로 마음 먹고서 나는 대신에 밝은 미소를 짓고 주아를 바라보면서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렇게 기뻐해주니 정말로 다행이야. 펭귄을 볼때 진짜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그때 했던 말이 떠올라서 사온거거든. 어때? 나만의 서프라이즈. 이 정도면 백점짜리 남자친구지 않아? 음. 하지만 왠지 불공평하니까, 밥 먹고 나서 또 기념품 가게에 가볼까? 그땐 여자 펭귄을 산 후에, '주아'라는 이름을 붙히고서 꼬옥 끌어안고 자면 공평하겠지? 후훗."
물론 실제로 그럴 생각은 없었다. 18살 남자아이가 펭귄 인형을 꼬옥 끌어안고 잔다니. 그건 뭔가 좀 아닌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주아라면 꼭 끌어안고 낮잠을 자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주 살짝 들었다.
좋아하는 여자애를 꼬옥 끌어안고 깊은 잠에 빠지는 것. 그것은 정말로 남자친구로서 최고의 행운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아직 우리 둘은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는 돌고래 쇼에서도 밝힌바지만, 이제 겨우 두달이 넘어가는, 100일이 되려면 아직 한참 멀은 막 시작한 커플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언젠가 주아와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하다보면 그렇게 편안하게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고 달콤한 낮잠을 즐길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나름대로 그런 행복한 상상을 해보며, 나는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는 메뉴판을 열어보았다. 카페테리아인만큼 정말로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있는게 보였다.
"음. 나는 그냥 가볍게 함박스테이크를 먹을까 생각중이야. 해물 볶음밥 같은것도 보이지만 방금 아쿠아리움을 구경해서인지, 바로 이런걸 먹기에는 좀.. 하하하.. 너는 뭐 먹을거야?"
//어느새 또 다시 이렇게 밤이 되었네요. 시간이 빠르다면 빠르고 느리다면 느려요. 그리고 저를 그렇게 좋게 평가해줘서 너무나도 기뻐요. 저는 그저, 제가 생각하고 느끼는것을 주아주에게 말할 뿐이고, 주아주가 아무래도 상황이 힘드니까 배려하는게 당연하다고 느끼고, 주아주는 고3이니까 힘든거 아주 잘 아니까 지치지 않도록 격려해주고 화이팅해주는것 뿐인데 그 모든것을 주아주는 기쁘고 행복하다고 평가해주시네요. 정말로 고마워요. 그렇게 평가해줘서.
주아주가 해주는게 없다니요. 이렇게나 바쁜 나날인데도, 시간을 내주시고 계시잖아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나게 많이 받는거에요. 1:1스레의 편견을 깨드려주고, 지금 이렇게 저와 471이나 될때까지 있어줬잖아요? 옆동네 레스수까지 합치면 우리는 약 600개 이상의 레스를 주고받은 사이라구요. 그게 아무것도 안한거일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어느새 3달이 다가오고 있고요.
자꾸 말하는것 같지만 역시 그때 다시 구해보길 잘했어요. 용기내서 똑같은 썰로 다시 구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정말로 마지막으로 구해보자라고 생각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주아주는 정말로 어여쁜 이에요. 얼굴은 못 보니까 평가할 수 없지만 그 마음만큼은 정말로 예쁜걸요? 지금도 저와 이렇게 있어주잖아요? 시간을 내서 이렇게 와주시잖아요. 다른 이들 같았으면 갑자기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속에서도 주아주는 항상 저와 이렇게 있어주시잖아요. 이런 사람과 알게 된 것이 어쩌면 큰 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ㅎㅎㅎ
오늘 하루도 정말로 수가 많았어요. 어쩌면 지금은 잘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전에..(꼬옥(토닥토닥토닥) 제가 주는 기력에너지 잘 받아가세요. 그리고 내일도 힘내세요. 언제까지나 소중한 파트너로서 함께 하도록 해요. 주아주. 저는 여기에 있을테니까요. 주아주가 저와 함께 있어주는 한 언제까지나 말이에요. -
472 주아 - 건우 (22103E+53) 2016. 8. 19. 오전 9:03:17카페테리아 안에서 나름대로 좋은 자리를 잡고는 의자 위에 앉아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는 건우를 기다린다. 그러는 동안 스마트폰을 꺼내 갤러리를 둘러보며 새삼 옛 추억에 잠기다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변조된 어린 소년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뒤를 바라본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너무나도 귀여운 펭귄 인형과 언제 왔는지 모를 건우의 모습. 갑작스런 상황에 사태파악이 되지않아 멍하니 자신에게 내밀어진 펭귄 인형을 바라보기만 하다, 건우가 목소리 변조를 풀고는 작게 웃으며 이 펭귄 인형은 저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듣는다. 그 말을 듣고나서도 순간 믿기지가 않아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는 정말로 표정이 환해진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도 기분이 좋은듯이 환한 웃음을 보인다.
환히 웃고있는 건우에게 기쁜 목소리로 정말로 이걸 자신에게 주는거냐고, 고맙다는 말을 계속해서 몇 번이나 전한다. 그러자 건우는 살짝 쑥스러워졌는지 조용히 멋쩍게 웃어보였고, 그의 마음이, 그의 선물이 너무 고맙고 기뻐서, 자기자신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자신도 모르게 건우와 펭귄 인형을 동시에 와락 안아버린다. 갑작스런 자신의 행동에 건우는 깜짝 놀랐는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몸이 딱딱하게 굳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행동을 의식하지 못한 채 건우를 꼬옥 껴안은 팔을 풀지 않다가, 그가 속삭이듯이 자신을 부르며 기분은 알겠지만 여긴 공공장소니까 주변의 시야가 바로 몰리지 않겠냐며, 자신에게 안기는건 좋긴 하지만, 이런건 둘이서만 있을때 하는게 좋지 않겠냐고 말을 하자 그제서야 자신이 지금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자각한다.
그 순간, 부끄러움이 몰려와 재빨리 건우를 안았던 팔을 풀고는 살짝 빨개진 얼굴로 말끝을 흐리며 펭귄 인형을 받아들고는 품 속에 꼬옥 끌어안는다.
그 상태로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보니, 건우 역시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하긴, 나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스킨십하는 편이 아니니까...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번에는 다른 손님들 쪽을 흘끔 바라본다. 다행히 자리를 맡을 때 다른 이들과 조금 떨어진 자리를 골라서 그런지, 자신들 쪽을 바라보는 이들은 없었다. 새삼 미묘하게 떨어진 이 자리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앞자리에 앉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자리에 앉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의 품 안에 있는 펭귄 인형이 너무 귀여워서 그 펭귄의 볼에 자신의 볼을 비비적거리면서 진심으로 행복한 듯이 웃는다. 그리고는 누나랑 같이 자자며 펭귄에게 말을 걸어보기도 한다. 물론 자신은 내일모레 성인이 될 18살 학생이었지만, 그래도 지금만큼은 어린 아이로 돌아간 것마냥 이 귀여운 펭귄에게 꼭 말을 걸고싶었다.
펭귄에게 '건우'라는 이름까지 새로 붙여주며 행복해하자 건우는 정말로 그 펭귄의 이름을 건우라고 지을거냐며 난감한 듯이 웃어버린다. 마치 저의 이름이 붙을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듯한 모습. 그 모습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인다.
"응응! 결정했어, 이 아이의 이름은 '건우'야. 아까 누나, 누나 했을 때 어렸을 적의 건우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 기분이어서 말야~ 게다가 이렇게 되면 나는 계속 '건우'와 함께 있는거잖아? 매일매일 잠들 때도 말야."
마치 말장난을 하듯이, 농담 반 진담 반 섞어가며 한 쪽 손으로 품 속에 꼬옥 끌어안은 펭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여전히 자신의 얼굴에서 떠날 줄 모르는 기쁘고 행복한 웃음에, 건우는 밝은 미소를 짓고는 자신을 바라보며 그렇게 기뻐해주니 정말로 다행이라며, 펭귄을 볼때 진짜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그때 했던 말이 떠올라서 사온거라고 깜짝 선물의 뒷이야기를 밝힌다. 그리고는 이어서 저만의 서프라이즈가 어떠냐며, 이 정도면 백점짜리 남자친구지 않냐고 가볍게 물어온다. 거기다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왠지 불공평하니까 밥 먹고 나서 또 기념품 가게에 가서 여자 펭귄을 산 후에, '주아'라는 이름을 붙이고서 꼬옥 끌어안고 자면 공평할거라며 장난스레 웃는 모습에 자신도 덩달아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그렇게 작은 것까지 세세하게 기억해줘서 고마워, 건우야. 백점이 뭐야, 백점 만점에 백이십 점짜리 남자친구인걸! 진짜 전혀 몰랐어, 너의 서프라이즈. 아, 물론 네가 조금씩 힌트를 줬다지만 그래도 말야. 그나저나 여자 펭귄? 하핫, 그건 그만 두라구~ '주아'는 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아?"
가볍게 그의 말에 대답하며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물론, 건우가 진짜로 펭귄 인형을 꼬옥 끌어안고 잘 생각으로 말한 것은 아니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있었다. 그래도 짐짓 모르는 척, 또다른 '주아'가 생겨서 네 옆 가까이에 있는다면 나, 질투할지도 모른다구? 하고 장난스런 목소리로 말을 덧붙여보기도 한다.
...그래도 사실, 아주아주 조금쯤은 진짜 '주아'로서 네게 꼬옥 안겨서 너를 꼬옥 껴안고 낮잠 자보고 싶기는 해. 물론 그럴러면 아직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그래도 언젠가는. 언젠가는 말야. 아까 그 악어들처럼...
비록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건우 몰래 그런 생각도 해보며,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는 메뉴판을 열어보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또다른 메뉴판을 열어본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정말로 다양한 메뉴들. 그 순간, 도대체 뭘 먹으면 좋을지 새로운 고민에 빠진다.
건우는 잠시 메뉴를 훑어보더니 해물 볶음밥 같은 것은 아쿠아리움을 구경해서 그런지 조금 그렇다고 말끝을 흐리며 가볍게 함박 스테이크를 먹을까 생각중이라고 얘기한다. 이어지는 자신은 뭘 먹을거냐는 질문에 으음, 으음, 하고 고민하는 소리를 내다가 천천히 입을 연다.
"나도 해물 볶음밥은 별로...아, 나는 치즈돈까스 먹을래. 왠지 이게 끌려."
드디어 메뉴를 정하고는 배시시 웃으며 펭귄 인형을 꼬옥 끌어안는다. 왠지 모르게 이렇게 끌어안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 살짝 들었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건우'를 소중하게 쓰다듬는다. 보물 1호는 펜던트, 보물 2호는 펭귄 인형. 새롭게 추가된 자신의 보물에, 이제는 잠들 때도 건우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행복한 미소는 떠날 줄을 모른다.
/ 고맙다고 말씀하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건우주. 건우주께서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하시는 그 모든 행동들과 말씀들이 전부 저에게는 하나하나 다 기쁘게 다가오니까요! 아아...건우주께서는 웬만한건 전부 다 기억하시니까 최대한 말을 아끼려 했는데, 이왕 말해버린거 솔직하게 전부 밝혀버렸네요. 음, 그래도 말씀드리길 잘한것 같아요. 제가 아무리 마음 속으로 고마워해도 직접 말하지 않으면 건우주께는 전해지지 않을테니까요.
저는 해드리는게 없다고 생각했는데...건우주께서는 제가 한 그 작은 것으로도 엄청나게 많이 받는다고 표현해주시네요.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총 합하면 600개 이상의 레스와 다가오는 3개월. 정말 생각해보면 생각해볼수록 신기할 따름이예요. 1:1 스레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건우주와 제가 각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만나서 지금까지 이어져왔다는 것이요. 고마워요, 건우주. 그 때 다시 구해주셔서요. 제가 살짝 찔러봤을 때 다정하게 맞아주셔서요. ...저도 어째 자꾸 말씀드리는 것 같지만, 진심이니까 어쩔 수 없다구요. ㅎㅎㅎㅎ
어여쁜 이라...정말로, 계속 제게 익숙하지 않은 소리만 골라하신다구요, 건우주...! 그래도 마음이 예쁘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예요. 저에게 건우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신 정말 든든하고 멋진 분이예요. 어쩌면 서로가 서로에게 큰 복이 되어준걸까요, 저희? 그리고 어, 얼굴은...크흠! 건우주의 상상에 맡길게요. 저 역시도 나름대로 상상 해볼테니까요. ㅎㅎㅎㅎㅎ
건우주의 기력 에너지로 충전! 오늘도 열심히 힘내야겠네요. 아, 그전에 저도... (꼬옥) (쓰담쓰담)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너무 힘들게 치이면 불평해도 괜찮으니까요. 그래도 되도록이면 치이지 않는 행복한 오늘을 보내시길! 소중한 파트너. 말만으로도 정말 소중한 느낌이예요. 저도 나중에 잠시 떨어져있는다 하더라도 건우주께서 여기에 있어주신다면 반드시 돌아올테니까요. 건우주께서도 저와 함께 있어주신다면, 저를 떠나지 않아주신다면, 저 역시도 반드시 그럴테니 언제까지나 꼭 함께 하도록 해요. 소중하디 소중한 파트너로서요! -
473 건우 - 주아 (11214E+59) 2016. 8. 19. 오후 2:43:00아무래도 주아는 정말로 내가 선물해준 팽귄인형의 이름을 '건우'라고 지을 생각인 모양이었다. 매일매일 소중하게 끌어안고 자겠다는 그 인형에 자신의 이름이 붙는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난감하기 그지 없어서, 나는 그저 난감하게 웃을 뿐이었다.
물론 나와 저 펭귄인형은 다른 객체이다. 하지만 내 이름과 동일한 이름이 붙은 인형을 매일매일 소중하게 끌어안고 자겠다니. 마치 나를 끌어안고 자는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기쁘면서도 쑥스러운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지금만 해도 볼을 비비적거리면서, 진심으로 행복한듯이 웃으며, 마치 어린아이로 돌아간것 같은 그 모습은 내 마음을 크게 흔들기에 충분했다.
누나, 누나 거리는 목소리에서 어린 시절의 내 목소리가 들린것 같다고 말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장난기 가득하게 계속 '건우'와 함께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그 모습에서 나는 결국 밝은 미소를 지을수밖에 없었다. 저렇게나 행복해하는데, 하지 말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내가 바라는건 주아가 행복하게 웃는 모습이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그 모습이 내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부끄러운 감정이 정말 강하게 들었지만, 그래도 주아가 저렇게 행복해하면 그걸로 족하다고 느끼며, 나 역시도 장난기를 가득 담아 주아의 말에 살짝 반격을 가해봤다. 그러자 주아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키득키득 웃으면서 나에게 세세한 것을 기억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백점이 아니라 백점 만점에 백 이십점이라면서 오버 점수를 채점해주기까지 했다. 아하하. 주아야. 백점 만점인데 백 이십점이면 일단 점수 체계가 파괴되는거잖아? 그만큼 나를 좋게 평가해준다면야 나야 좋긴 하지만 말이야.
그리고 장난스럽게 내가 여자 팽귄 인형을 산 다음에 '주아'라는 이름을 붙히고서 꼬옥 끌어안고 자는건 어떻겠냐라는 말에는 조금 질투가 나기라도 하는지, '주아'는 자기 혼자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냐고 말하면서 또 다른 '주아'가 생겨서, 내 옆에 붙어있으면 자신이 질투하지 않겠냐는 식으로 말해왔다.
그 귀여운 모습에 결국 나는 빵 터져버렸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어떻게든 웃음소리를 줄이기 시작했다. 이곳은 지금 나와 주아만이 있는 곳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있는 공간이었다. 여기서 크게 소리내서 웃으면 그건 아무래도 큰 실례가 될테니까 애써 웃음소리를 줄였다. 자신은 '건우'를 새로 만들었으면서 나는 '주아'를 새로 만들면 안되는거야? 정말 묘한 곳에서 질투심을 보인다니까. 내 귀여운 여자친구는...
"너무한거 아냐? 너는 새로운 '건우'를 만들었으면서 나는 새로 '주아'를 만들면 안되는거야? 알았어. 주아가 새로운 남자를 만들어도 나는 일편단심으로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주아'를 바라보도록 할게. 그럼 된거지? 질투하지 말고. 18살이 되는 지금 이순간까지 살아오면서 내 마음을 빼앗아간 여자는 지금 내 앞에 있는 '주아' 하나 밖에 없으니까. 일편단심 민들레가 뭔지 보여줄게."
어쩌다가 민들레가 일편단심의 상징이 되었는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주아를 위해서라면 충분히 일편단심 민들레가 될 수 있었다. 물론 그 민들레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이 피기까지는 정말로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의 나는 주아만을 바라보는 한송이의 노란색 민들레였다.
아마 나이를 먹어 언젠가 그 꽃이 질때까지 그 마음은 쉽사리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미래는 알수가 없기에 확신하는건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그렇다고 할지라도, 내 마음이 그렇게 쉽게 지지는 않겠지.
뭐, 혹시라도 주아에게 차이게 되거나 하면 독신으로 평생을 살아가는것도 나쁘진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느끼면서 메뉴판을 펼치고서 나와 주아는 메뉴를 골라보았다. 그 결과, 나는 함박스테이크, 주아는 치즈돈까스. 이렇게 결정이 되었다.
배시시 웃으면서 펭귄 인형을 꼬옥 끌어안는 것을 바라보며, 살짝 내가 지금 저렇게 품에 안겨있는듯한 대리만족을 살짝 느끼면서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난 테이블 바로 옆에 붙어있는 벨을 눌렀다. 그러자 주문을 받는 직원 누나가 우리 자리로 천천히 다가왔다.
"주문하시겠습니까? 손님?"
"함박스테이크하고, 치즈돈까스 이렇게 각각 한개씩요. 아. 그리고 음료수도 부탁할게요. 시원하게 콜라로요."
"알겠습니다. 손님! 함박스테이크와 치즈돈까스, 그리고 콜라 맞으시죠?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주문을 받은 직원 누나는 우리에게 목례를 한 후에 주문을 확인하고서 빠르게 카운터 쪽으로 총총 가볍게 뛰어갔다. 그렇게 주문을 마치자 또 다시 이곳에 남은건 우리 둘 뿐이었다. 눈 앞에 앉아서 정말로 행복한 미소를 짓고 내가 사준 펭귄 인형을 꼬옥 끌어안는 주아의 모습은 정말 보기만 해도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다. 당장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좋아하는 여자애가 바로 눈 앞에서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만 봐도 나 역시도 절로 행복해졌다.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 주아야. 내가 언제든지, 정말로 무리인게 아니면 뭐든지 해줄테니까 언제나 그렇게 행복하게 있어줘. 그것만으로도 난 기분이 좋으니까. 단지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거든. 너에게 푹 빠졌다고 해도 좋아. 그건 거짓없는 사실이니까.
그러다가 살짝 궁금증이 들어서, 난 살짝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와 장난끼 가득한 눈빛으로 주아를 바라보면서 물어봤다. 어차피 요리가 나오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테니 잠깐동안 이렇게 둘이서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대화는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기본이며, 연인에게 있어서는 서로 교감하는 시간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주아와 더욱 더 교감하고 싶었고, 더욱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었다.
바로 앞에 있어도 더욱 더 보고 싶은 이 마음. 이것이 사귄지 얼마 안되서 생긴 헛된 감정이라고 할지라도, 난 지금의 그 헛된 감정을 마음껏 누리고 싶었다. 너무나도 행복하니까.
"그러고 보니, 나보다 네가 먼저 날 좋아한거잖아? 훨씬 전부터 말이야. 그 동안 어떻게 참은거야? 지금의 네 모습을 보면 조금도 나와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잖아. 질투하는 모습도 간간히 보일 정도로 말이야. 지금의 네 모습을 보면 그동안 참았다는게 믿기지가 않을 정도야."
그렇게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나는 두 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살짝 고개를 앞으로 땡겨서 주아의 얼굴 쪽으로 내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 예쁜 두 눈에 내 두 눈을 맞추고서, 생긋, 그리고 살짝은 짖궂게 웃으면서 내 말을 이어나갔다.
"덕분에, 내가 먼저 고백을 하게 된건 좋았지만 말이야. 혹시라도 내가 용기를 내지 못했으면 그땐 주아 네가 나에게 고백을 했을까? 왠지 네가 먼저 고백했으면 어떤 말을 했을지도 궁금해지는걸? 이제는 지나간 일이니까, 아무래도 좋은 일이긴 해. 후훗. 결론이 뭐냐고? 음. 결론은 최건우라는 남자애는 유주아라는 여자애에게 정말로 깊게 빠져서 어쩌면 유주아라는 여자애가 좋아하는것보다 더 유주아라는 여자애를 좋아하게 된걸지도 모르겠다는거야. 어때? 심플하면서도 간단한 결론이지?"
//이쯤 되면 제 기력 에너지가 무슨 배터리 충전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ㅎㅎㅎㅎ 마치 서로서로가 자기 전에 핸드폰 충전하듯이 충전해주는듯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음. 힘들게 치이면 불평해도 괜찮다랄까. 사실 힘든게 없는건 아니에요. 사람 살아가는데 항상 편한 일만 있을수는 없잖아요? 주아주가 힘든것이 있듯이 저도 힘든것이 있어요. 고민거리도 물론 존재하죠. 하지만 지금의 주아주에게 더 짐을 지게 하고 싶진 않아요. 일단 남의 불평을 들어주는것도 자신에게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거거든요. 지금의 주아주는 더 짐을 들면 안되는 상황이에요. 이제 정말로 얼마 안 남았잖아요? 물론 주아주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남았을지도 모르지만 그 시간도 결국 지나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제가 힘든것이 있어서 주아주에게 넋두리를 놓는것은, 주아주를 지금 얽매고 있는 모든것이 끝날때로 할게요. 이렇게 해두면 최소 3달간은 저와 같이 있게 되는거겠죠? 후후후. 어떤가요? 저의 완벽한 계획?
그리고 얼굴에 대한것은...쿨럭. 쿨럭. 그냥 건우와 주아의 페이스로 생각하도록 하죠. 그게 최고 좋을테니까요! 좀 더 다정한 분위기도 들테고요. 뭐..애초에 실제로 볼 사이도 아닌데 그런거 굳이 호기심 가질 필요는 없잖아요? 그리고 필시 주아주는 언젠가 여길 잠시 떠나게 될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기한도 어느정도 예측하고 있어요. 아마도 10월 부근이 될 가능성이 크겠죠. 어쩌면 9월달이 될지도 모르고요. 저도 이미 다 체험해봤고 그때부터 라스트 스퍼트가 중요하다는것도 알거든요. 서로가 떨어지는 날은 반드시 찾아오게 될거에요.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믿는다고 한다면 또 여기서 만날 수 있어요. 반드시요. 실제로 2주를 떨어졌지만 다시 만났잖아요? 다만 이번에는 그 기한이 더 길어질지도 모르죠. 한달이 될수도 있고 그 이상이 될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주아주를 믿어요. 믿을 수 있기에 기다릴수 있는거에요. 그러니까, 아직 그 관련으로 걱정을 한다면 걱정하지 마세요. 주아주를 믿는 저를 믿어주세요. 아. 이거 모 만화 패러디 대사 같은데.. ㅋㅋㅋㅋ 아무튼 그런거에요! 오늘도 보충수업 화이팅이에요! -
474 주아 - 건우 (7563E+52) 2016. 8. 19. 오후 10:59:48건우가 선물해준 펭귄 인형에게 이름을 '건우'라고 붙이며 매일매일 소중하게 끌어안고 자겠다고 말하자 건우는 그저 난감하게 웃어버린다. 그러나 쟈신이 진심으로 행복한듯이 웃으며, 누나, 누나 거리는 목소리에서 어린 시절의 건우의 목소리가 들린것 같다면서 계속 '건우'와 함께 있을 수 있다고 말하자 건우는 결국 어쩔수 없다는 듯, 밝은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건우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장난기를 가득 담아 반격을 가해왔지만, 자신 역시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키득키득 웃으면서 역반격을 가한다. 백점 만점에 백이십점. 점수 체계를 파괴해버리는 격이라고 해도, 그것이 자신의 솔직한 점수이니 어쩔수 없다고 마음속으로 나름대로의 자기합리화를 해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아무리 점수는 엄격한 거라고 해도, 결국은 심사위원 맘대로잖아? 안 그래?
이어지는 여자 펭귄 인형을 산 다음에 '주아'라는 이름을 붙이고서 꼬옥 끌어안고 자는 건 어떻겠냐는 건우의 말에는 '주아'는 자신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냐며, 또다른 '주아'가 옆에 붙어있으면 질투할지도 모른다고 대답한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빵 터지며 어떻게든 웃음소리를 줄이려는 듯, 손으로 입을 가린다. 이곳은 공공장소. 단둘만 있는 장소가 아니니 어떻게든 웃음소리를 억누르려는 건우였지만, 그래도 역시 막은 손 사이로 조금씩 작게 웃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그 웃음소리 사이로 건우는 너무한거 아니냐며, 자신은 새로운 '건우'를 만들었으면서 저는 새로 '주아'를 만들면 안되는거냐고 얘기해온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이어서 건우는 알았다며, 자신이 새로운 남자를 만들어도 저는 일편단심으로 지금 저의 눈 앞에 있는 '주아'를 바라보겠다고 말한다. 일편단심 민들레가 뭔지 보여주겠다는 그의 말에, 이번에는 자신이 빵 터져버린다.
"아하하, 그게 뭐야~ 민들레라니. 보통 그런 말은 여자 쪽에서 하지 않아? 그리고 걱정 마. 나도 일편단심으로 너만 바라볼테니까. 그럼 나는 해바라기나 달맞이꽃이 되려나? 내가 아무리 새로운 '건우'를 만든다고 해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우는 지금 바로 내가 보고있는 건우, 너니까 말야."
최대한 웃음소리를 죽이지만 여전히 키득키득 웃으며 똑바로 건우를 바라본다. 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우는 바로 너. 이건 그 언제가 되더라도, 그 어떤 다른 멋있는 건우가 나타나더라도 변하지 않을 사실.
아마 건우와 자신은 어느 누가 먼저 마음이 식거나 떠나지 않는 이상, 이런 다정한 사이가 계속 지속될 터였다. 물론, 언젠가는 식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야... 우리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이 모습이 영원히 지속될 거라고. 그렇게 생각해보는 것은 욕심일까?
물론 욕심일지도 모른다. 자신들은 아직 100일이 채 되지 않은 이제 겨우 막 시작된 커플. 그렇지만...그게 욕심이라고 한다면, 나는 욕심을 부려보고 싶어. 건우야. 그동안은 잘 부리지 않았던 욕심이지만, 이것만큼은...나도 물러서고 싶지 않아.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해보면서, 건우와 같이 테이블 위에 있는 메뉴판을 펼치고서 식사할 메뉴를 정한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고민이 있었지만, 결국 건우는 함박스테이크, 자신 치즈돈까스로 무사히 결정이 난다. 배시시 웃으며 다시 한 번 펭귄 인형을 꼬옥 끌어안는 자신을 보며 미소짓던 건우는, 이내 곧 테이블 바로 옆에 붙어있는 벨을 누른다. 그러자 직원이 자신들 쪽으로 천천히 다가왔고, 건우는 함박스테이크와 치즈돈까스, 콜라를 주문한다. 주문을 받은 직원은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하며 가볍게 목례를 한 뒤, 카운터 쪽으로 총총 가볍게 뛰어간다.
그러자 또다시 이곳에 남은건 자신들 뿐. 펭귄 인형, 일명 '건우'를 꼬옥 끌어안고 행복하게 웃음 짓는 자신을 똑같이 행복하게 바라보던 건우는 음식이 나올 때까지 자신과 함께 대화를 나눌 생각인지, 살짝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와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우의 질문. 그러고 보니, 저보다 자신이 먼저 저를 훨씬 전부터 좋아했을텐데 그동안 어떻게 참은거냐며, 지금의 자신을 보면 조금도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고, 질투하는 모습도 간간히 보인다며. 그동안 참았다는게 믿기지가 않을 정도라고 얘기하는 건우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천천히 입을 열다, 그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두 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살짝 고개를 앞으로 땡겨 자신의 얼굴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와 눈을 맞추자 순간 놀라 입을 확 다문다.
갑작스레 아까보다 가까워진 얼굴과 얼굴. 살짝 달아오른 얼굴에 놀란 듯이 동그래진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짓궂게 생긋, 웃으면서 말을 잇는 건우와 눈을 그대로 맞추며 그의 말을 듣기 시작한다.
덕분에 저가 먼저 고백을 하게 된건 좋았지만, 혹시라도 저가 용기를 내지 못했으면 그땐 자신이 고백을 했을까? 하며, 왠지 자신이 먼저 고백했으면 어떤 말을 했을지도 궁금하다고 말하던 건우는 이제는 지나간 일이니까 아무래도 좋은 일이긴 하다고 말을 끝낸다. 그러나 그곳에서 멈추지 않고, 최건우라는 남자애는 유주아라는 여자애에게 정말로 깊게 빠져서 어쩌면 자신보다도 더 좋아하게 된걸지도 모르겠다는 결론을 내리며 어떠냐고 자신에게 물어온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의 예상치 못한 말과 질문. 조금씩, 조금씩 빨개지는 볼을 애써 모른 척하며, 태연한 척, 장난스레 입을 연다.
"맞아, 실은 나도 궁금해. 그동안 어떻게 참았을까, 나? 이렇게나 너한테서 떨어지고 싶지 않고, 질투도 조금 나는걸. 아마 과거의 나는 그 관련으로 더 끙끙 앓았을거야. 이렇게 가까이 있고싶은데 다가갈 수가 없으니. 하지만 그 질문은 나도 너에게 하고 싶은걸? 나를 짓궂게 놀리고픈, 쓰다듬고싶은 마음을 그동안 어떻게 참은거야, 너? 근질근질하지 않았어?"
키득키득 웃으며 똑같은 질문을 건우에게 역으로 물어보고는 여전히 자신의 무릎 위에 앉아있는 펭귄 인형을 한 손으로 천천히 쓰다듬는다.
"...그리고, 만약 그 때 네가 용기를 내주지 않았더라면 내가 먼저 고백해버렸을지도 몰라. 화와 서러움이 마구 섞여서 울컥한 감정으로 펑펑 울면서 말야. 아, 어쩌면 외려 바람에 흘려보내듯이 담담하게 고백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어떤 고백이 되었건, 아마 난 똑같이 말했을거야. "너를 좋아해, 건우야." 하고."
물론 지금에 와서야 아무래도 좋은 일이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럴수도 있겠다는 가설이 몇 가지 세워진다. 어쩌면 정말로, 내가 먼저 건우에게... 하지만 아마 나는 곧바로 그 자리에서 도망쳐버렸겠지. 그 때, 건우가 뒤로 돌아 천천히 걸어나갔던 것처럼 말야. 멀어지던 우리들의 거리. 만약 입장이 반대였다면 건우, 너는 어떻게 반응해줬을까?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조금 생각해보기도 하며 이번에는 펭귄을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는, 다시 한 번 그 인형을 꼬옥 끌어안는다.
"그래도 말야, 네가 내린 그 결론은 기뻐. 좋아해줘서 고마워, 건우야. 하지만 아마 최건우라는 남자애가 좋아해주는 것만큼, 그 유주아라는 여자애도 만만치 않게 최건우라는 남자애를 좋아할테니까. 응, 더하면 더했지, 더 뒤떨어지게는 아니게끔 말야. 그러니까 이렇게 마주보고 웃을 수 있는거겠지, 안 그래?"
그리고는 자신도 상체를 조금 앞으로 숙이고 얼굴을 건우 쪽으로 살짝 기울여, 똑같이 가까운 거리를 만들어보이고는 부드럽게 눈웃음 짓는다.
/ 그거 정말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해요, 배터리 충전! 핸드폰은 매일매일 충전해야되듯이 서로서로 충전하고 충전해주는 것도 괜찮지 않나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짐이라. 물론 남의 불평을 들어주는 것은 자기자신에게 여유가 있어야된다는 말씀은 맞아요. 그래도 저 역시, 건우주께서 제가 힘든 것을 격려해주시고 들어주시는 것처럼 저도 건우주께 해드리고 싶었거든요.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건우주께서 똑같이 힘들 때 의지하고 힘을 얻을 곳을 만들어드릴 수 있게요. 음, 그래도 저 자체가 이렇게 묶여있는 이 상태로 더 고집을 부리면 건우주께서는 더 난감해지실지도 모르니...이 쯤에서 멈추도록 할게요. 제게 짐을 지게 하고싶지 않다고 배려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그나저나 하핫, 3개월도 채 못 갈거라 예상하셨다던 그 분 어디가셨나 몰라요~ 너무 완벽한 계획이라 반박할 거리도 보이지 않아요. 반박하고 싶지도 않구요! 최소 3달이라. 개인적으로는 그 이상이 되고 싶...아, 아니예요! 응! 그러면 제가 자유로워지면 건우주의 넋두리, 얼마든지 들어드릴테니까요! 어, 저기..그러면 말이예요. 그러면 제가 얽매여있는 동안은 제가 조금 하소연하며 넋두리 해도 괜찮을까요...? (꼼지락꼼지락) 거의 안할테지만 그래도 아주아주아주 가끔씩만요!
그나저나 얼굴은...흠흠, 건우주 말씀대로 하는게 최고인 것 같아요. 떨어져있는 시기. 네, 안올래야 안올수가 없겠죠. 지금도 이미 점점 늦어지고 있고... 물론 이미 한 번 2주의 경험이 있었다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길어질거예요.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예요. 그렇지만, 건우주 말씀대로 더이상은 걱정하지 않을게요. 서로를 믿고있고, 믿음받고 있으니까요. 그 대사가 어떤 만화에서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멋진 대사라고 생각해요. 네, 믿을게요. 저를 믿어주시는 건우주를요! 아예 모든 것이 사라질뻔한 위기도 겪었었는데 이제는 뭐가 무섭겠어요, 안 그래요? ㅎㅎㅎㅎ 오늘도 저는 화이팅했답니다! 건우주께서는 어떠셨나요? 오늘 하루, 괜찮으셨나요? -
475 건우 - 주아 (92308E+56) 2016. 8. 20. 오전 12:52:47좋아한다는 감정은 시간에 비례할까? 아니면 반비례할까? 어쩌면 비례할수도 있고 반비례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둘은 어떻게 될까? 우리 둘이 서로를 좋아하는 감정은 비례를 할까? 반비례를 할까?
100일도 되지 못한 풋풋한 느낌이 아직 사라지지 않는 우리 커플의 경우는 아직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언제까지나 끊임없이 비례한다고 믿고 싶었다. 그게 욕심이라고 한다면, 난 욕심쟁이가 될 생각이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선 눈 앞의 여자친구만큼 더 나를 이해해주고, 나를 위해주는 여자애는 보지 못했다. 10년이나 내 옆에 있어주고, 언제나, 정말로 언제까지나 내 옆에서 나와 있어준 여자애는 주아 한명 뿐이었다.
그런 여자애에게도 식어버린다면 나는 평생 그 누구를 만나도 식어버릴게 뻔했다. 10년이 안되면 20년, 30년을 사이의 여성을 찾아야할텐데, 그런 여성이 이 세상에 있을리가 없잖아? 즉, 나에게 있어서 운명의 여인이 있다면 그건 바로 내 앞에 있는 여성, 유주아였다.
그것을 떠올리면서 일편단심 민들레가 되겠다고 선언하자, 주아는 빵 터지더니 애써 웃음소리를 줄이면서 키득키득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자신은 해바라기나 달맞이꽃이 되겠다고 답을 한다. 설사 새로운 '건우'를 만든다고 해도 자신이 바라보는 건우는 바로 나라고 확실하게 답해왔다. 그 말을 들으며 생긋 웃으면서 답했다.
"서로가 서로의 민들레꽃과 해바라기 혹은 달맞이꽃인거야? 다행인걸? 적어도 서로 한눈 팔진 않는다는거잖아. 설마 이런걸로 거짓말 치지도 않을테고. 설사 거짓말을 친다고 해도,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아니까, 금방 들킬거 아냐. 그러기에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대할 수 있을테니, 우리의 사랑은 시간에 정비례하지 않을까?"
말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수학시간에 배운 정비례 그래프를 살며시 그려보았다. 정말로 이런 그래프가 그려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내 우리둘은 카페테리아에 온 만큼 먹을것을 주문하기로 했다. 내가 주문한 것은 함박스테이크, 주아가 주문한 것은 치즈돈까스. 그리고 음료로 콜라를 추가로 주문 한 후에, 음식이 나올때까지 대화나 할까 해서, 나는 두 팔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살짝 고개를 앞으로 땡겨서 주아의 얼굴 쪽으로 내 얼굴을 가져갔다. 주아의 정말로 예쁜 두 눈, 마치 꽃사슴 같은 초롱초롱한 두 눈에 내 두 눈을 맞추고, 생긋 웃어보이니,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물고 있던 주아는 곧 얼굴이 달아오르더니, 그 예쁜 꽃사슴 같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깜빡깜빡이기 시작했다.
이어 들려오는 내 말에, 주아는 정말로 당황했는지 조금씩, 조금씩 그 두 볼이 막 익어가는 탐스러운 사과처럼 빨개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주아는 태연스럽게,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며 자신도 어떻게 참았는지 모르겠다고 답하면서, 과거의 자신은 그 관련으로 끙끙 앓았을거라고,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다가갈 수가 없었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그걸로 말을 끝내지 않고, 나에게 짖궂게 놀리고픈 마음과 쓰다듬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참아왔냐고 역으로 공격해왔다.
생각도 못한 반격에 잠깐 멍해졌다가 이제는 정말로 자연스럽게 반격해오는 주아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작게 웃음소리를 내면서 계속해서 주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주아는 무릎 위에 올려둔 펭귄인형을 한 손으로 천천히 쓰다듬으며, 내가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자신이 먼저 고백을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화와 서러움이 섞인 고백일지도 모르고, 바람에 흘려보내듯이 담담한 분위기의 고백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주아가 그렇게 고백하는 모습을 떠올려봤다.
어느쪽이건 주아의 고백은 정말로 소설이나 영화로 치면 명장면 중의 명장면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 고백보다도 더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내 고백을 후회하진 않았다. 나는 그 당시에 꾸밈없이 정말로 솔직하게 내 모든 감정을 말했으니까.
물론 그 뒤에 주아에게 뒤에서 안기고 역으로 고백을 들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만... 그렇게 말을 했기에, 지금 나와 주아는 이런 사이가 될 수 있었다. 후회할 일은 절대로 없었다.
이어 주아는 쓰다듬던 손을 멈추더니, 내가 사준 펭귄 인형을 꼬옥 끌어안고서는 내가 내린 결론이 기쁘다고, 고맙다고, 유주아라는 여자애도 만만치 않게 최건우라는 남자애를 더하면 더했지 뒤떨어지게 좋아하진 않을거라고 말하면서 자신 역시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얼굴을 내 얼굴로 가까이 가져가서 가까운거리를 만들어보이고는 정말로 매혹적인 부드러운 눈웃음을 지었다.그 눈웃음에 지지 않는 눈웃음을 지으면서 나는 그 길고 긴 주아의 말에 대답을 했다.
"역시 우리 둘은 천생연분일지도 모르겠어. 10년 이상 서로가 좋아하는 이가 없었던건 정말로 우리 둘이 이런 사이가 되기 위한 걸지도 몰라. 그렇지 않고서야 10년의 기간 동안 둘 다 헤어지지 않고, 어느 한명 마음을 빼앗기는 이성의 상대가 한명도 없을 수 있겠어? 그러면서도 결국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빼앗는 결과가 되었잖아. 그렇다고 한다면..난 진짜로 평생 책임져야겠네. 우리 주아. 절대로 안 놓치게 말이야."
진심을 담으나, 장난끼를 섞어서, 부끄러운 감정을 살짝 감춰보았다. 평생 책임진다. 그것은 어쩌면 18살 남자아이가 쉽게 입에 답을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욕심을 부리고 싶었다. 허세를 부리고 싶었다. 절대로, 절대로 나 이상의 남자아이가 주아에게 있어서 운명이 되는게 싫었기에 그런 말을 입에 담아보았다. 누군지도 모를 남자아이가 나 대신에 주아의 운명의 대상이 될 바에는 내가 차지하고서, 평생을 책임지는게 나았다. 그것이 나에게 있어서 상당히 무거운 것이 된다고 할지라도 상관없었다. 그만큼, 그만큼 나는 좋아하니까.
이것이 사귄지 얼마 안되서 나온 뜨거운 열기라고 한다면, 나는 억지로라도 이 열기를 끝까지 간직해나갈 생각이다. 그것이 남자라는거니까.
그렇게 잠시 주아의 어여쁜 모습을 바라보다가 슬슬 저편에서 음식을 들고 오는 직원 누나의 모습이 보여서 나는 빠르게 다시 똑바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혹시라도 이런 모습 들키기라도 하면 곤라하니까.
자세를 뒤로 다시 돌리면서, 똑바로 앉고 나서 몇 초후, 함박 스테이크와 치즈 돈가스, 그리고 콜라가 가득 들어있는 컵 2개를 가지고 온 직원 누나는 정성스럽게 자리에 내려놓았다.
"주문하신 치즈 돈가스와, 함박 스테이크. 그리고 콜라 두 잔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정말로 밝은 미소를 짓고서 직원 누나는 또 다른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마 다른 곳에서도 주문을 받을 곳이 있겠지. 사람이 아예 없는건 아니었으니까. 아무튼, 치즈 돈가스로 보이는 것을 주아의 앞에 갖다놓고, 함박스테이크는 내 앞으로 가져왔다.
아직 먹어보지 않아서 맛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냄새도 그렇고 음식의 모습도 그렇고 상당히 먹음직스러웠다. 소스도 색이 너무나도 맛이 좋아보였기에 절로 이 함박 스테이크의 맛이 기대가 되었다.
천천히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서 한 입 크기로 썰다가 나는 살짝 주아를 바라보고서,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역시 처음엔 이래야지.
마음 속으로 결심을 한 후, 나는 포크를 이용해서 막 썰어낸 함박 스테이크 조각을 콕 찝고서 주아에게로 살며시 가져갔다.
"자. 주아야. 아~~"
//제 기력 에너지가 매일매일 충전되어야하는거라면 얼마든지 충전해드리죠. 이리 오세요. 주아주.(꼬옥(토닥토닥) 음. 그리고 주아주의 그 마음은 너무나도 고마워요. 하지만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주아주는 자신에게 좀 더 신경을 써야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저의 고민거리나 그런것을 들으려고 하면 되게 힘들거에요. 오히려 저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질지도 모르고요. 그러면 이후에도 엄청나게 힘들어질거에요.
그러니까 지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게요. 지금은 이렇게 있을 수 있을때 저와 있어주세요. 그걸로 저는 족해요. 진심으로요. 그리고 언젠가 주아주가 모든것에서 해방된다면 그땐 저도 조금 기대도록 할게요. 묶여있는 이에게 기대게 되면 그 사람은 그 묶여있는 압박감과 옆에서 다가오는 무게감 때문에 버티기 힘들잖아요. 거기다가 지금 당장 뭐가 힘들고 그런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꼼지락꼼지락대시다니! 아..귀엽다구요! 그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물론이에요. 하소연하고 넋두리하세요. 저는 들어줄테니까요. 현실에선 그게 무슨 나약한 소리냐고, 고3이면 다 그런거라고 말을 하겠지만 저만큼은 여기서 주아주의 생각, 넋두리, 하소연 다 들어줄게요. 그러니까 말해주세요. 언제든지. 비록 실제로 옆에 있는건 아니고 넷상으로만, 그것도 글로만 만나는거지만.. 그래도 힘이 되어주고 싶어요. 저도 겪은 생활이기에, 정말로 힘들다는걸 알기에요.
그리고..역시나 훨씬 더 길어지는 기간이로군요. 예상하고 있어요. 이건 어쩌면 서로에게 있어서 정말로 큰 시련이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시련을 이겨내고 또 다시 만날수 있는것을 알기에, 저는 두렵지 않아요. 주아주도 저를 믿고 계시잖아요? 제가 여기서 있어줄것을.. 그러니까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될 때 서로 웃으면서 헤어져요. 그리고 또 만나도록 해요. 그때는 웃으면서 어서오세요. 라고 말해줄테니까요.
그리고 오늘의 제 하루는...음..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어요. 푹 쉬었거든요. 딱히 무리하지 않고요. 그리고 내일은 주말이니까 평소보다 더 늦잠 자도 되니까요. 주아주도 화이팅 하셨다고 하니까 다행이네요. 정말로요! 역시 저의 파트너! 내일도, 모래도, 또 그 다음 날도.. 정말로 좋은 나날만 있었으면 하는 바에요! -
476 주아 - 건우 (74457E+49) 2016. 8. 20. 오후 12:43:12생각지도 못했던 건우의 일편단심 민들레가 되겠다는 선언에, 결국은 방금전의 건우처럼 자신도 빵 터져버린다. 그러나 여기는 크게 웃을 수 없는 자리.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주목받고 싶지는 않았기에, 애써 웃음소리를 줄이면서 건우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네가 민들레라면 자신은 해바라기나 달맞이꽃이 되겠다고 똑같이 대답한다. 거기다가 다른 새로운 남자를 만들 일은 없을것이라는 마음을 담아, 새로운 '건우'를 만든다고 해도 자신이 바라보는 건우는 바로 너라고 확실하게 얘기한다.
그러자 건우는 생긋 웃으면서 서로가 서로의 민들레꽃과 해바라기 혹은 달맞이꽃인거냐며, 적어도 서로 한눈 팔진 않는다는 뜻이니 다행이라고 얘기한다. 혹시 거짓말을 친다고 해도, 자신들은 서로를 너무 잘 아니까, 금방 들킬거 아니냐며, 서로를 진심으로 대할 수 있을테니 자신들의 사랑은 시간에 정비례하지 않을까? 하며 건우는 손가락으로 정비례 그래프를 그려본다. 그 움직이는 손가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곧 작게 미소지으며 천천히 입을 연다.
"응, 그러게. 정말로 다행이야. 물론 바람피는 것은 상상도 안가긴 하지만, 네 말대로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있으니 거짓말 한다면 금방 눈치채버릴테니까. 특히 나라면 더욱더 말야. 그리고...정비례. 응, 꼭 그랬으면 좋겠어. 아니, 꼭 그럴거야!"
소망의 말에서 확신의 말로 바꾸며 방긋 웃어버린다. 사실, 정비례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그저 시간이 흘러도 일정하게 유지되는 수평선 그래프만으로도 자신은 감사하다고, 행복하다고 생각할 터였다. 그렇지만...건우, 네 말을 듣고보니 정말로 만들어버리고 싶어. 함께 그려내보고 싶어. 우리들의 정비례 그래프를.
수평선이었다가 반비례가 되어버린 자신들의 거리. 이미 그렇게 0에 가깝도록 그래프를 그려냈던 자신들이었기에, 이번에도 왠지 모르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대감과 희망이 자신의 마음 속에 가득 차오른다.
그러나 그런 행복감도 잠시, 이내 자신들은 원래의 식사라는 목적을 떠올리며 메뉴판을 훑어보고서는 무엇을 먹을지 결정한다. 결정이 끝난 후, 건우는 벨로 직원을 부르고는 건우의 함박스테이크, 자신의 치즈돈까스, 그리고 콜라 2잔을 주문한다. 직원이 주문을 받고 사라진 후에 건우는 두 팔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살짝 고개를 앞으로 땡겨서 자신의 얼굴 쪽으로 가까이 얼굴을 가져온다.
갑작스레 가까워진 얼굴과 얼굴. 그리고 자연스럽게 맞춰진 서로의 눈. 그에 순간 놀라 입을 다물고있다 건우가 여전히 눈을 맞춘 채 생긋 웃자, 결국 점점 달아오르는 얼굴로 동그래진 두 눈을 깜빡깜빡인다. 그러나 이어 들려오는 건우의 말에, 결국은 당황했음을 여실히 보이며 볼이 붉히면서도 나름 태연하게,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거기다가 오히려 건우에게 역으로 공격을 하며 이제는 나름 잘 반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알린다.
응, 내가 이제는 이렇게 나름 태연하게 반격할 수 있는 것도 다 건우, 너 때문이니까 말야. 자신도 이제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잠깐 멍해졌다가 다시 작게 웃음소리를 내는 건우를 웃으며 바라본다.
그리고는 이어 무릎 위에 올려둔 펭귄 인형을 한 손으로 천천히 쓰다듬으며, 고백에 관련된 건우의 질문에 조용히 대답하며, 자신의 두 가지 고백을 상상해본다. 첫 번째는, 화와 서러움이 마구 뒤섞인 고백, 두 번째는 바람에 흘려보내듯한 담담한 분위기의 고백. 하지만 그 어느 쪽이 되었건, 자신의 진심 가득한 마음은 다름이 없었다. 어차피 전할 메시지는 단 하나. '너를 좋아해.' 이것 하나 뿐이었으니, 그 어떤 고백이건 결국은 자신은 진심을 다해 건우에게 전했을 터였다.
잠시 그렇게 자신의 고백을 생각해보다가 곧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는, 펭귄 인형을 꼬옥 끌어안고서 건우, 네가 내린 결론이 기쁘다고, 고맙다고 전한다. 그리고는 같은 마음이라는 마음을 담아 자신도 똑같이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얼굴을 건우에게 가까이 가져가서는, 부드러운 눈웃음을 짓는다. 그러자 건우도 똑같이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으면서 역시 자신들은 천생연분일지도 모르겠다며, 10년 이상 서로가 좋아하는 이가 없었던건 정말로 자신들이 이런 사이가 되기 위한 걸지도 모르겠다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거기에 덧붙여, 그렇다고 한다면 저는 절대로 안 놓치게 진짜로 평생 자신을 책임져야겠다고 확실하게 쐐기를 박아버린다. 진심이 가득 담겼으나, 부끄러운 감정을 감추려는 듯 장난기가 섞인 목소리.
잠시 그런 건우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평생 책임진다.' 어쩌면, 아직 18살인 자신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말은 아닌 말. 거기다가 아직은 사귄지 그리 오래된 자신들도 아니었기에, 더욱더 믿을 수 있는 말은 아니었다. 그저, 한순간의 두근거림과 열정으로 한 말일수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말야, 그것은 그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야. 왜냐하면 나한테는 보이는걸. 장난기에 감춰진 너의 진심과 부끄러움. 그렇다면 우리는...
"...응, 꼭 평생 책임져줘.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서로 약속하고 약속받은 만큼, 꼭 그래줘. 건우야. 절대로 놓치지 않게. 이것이 나의 두 번째 부탁이야. 나도, 꼭 너를 책임질테니까. 절대로, 절대로 놓치지 않게."
빙그레 웃으면서 자신도 똑같이 건우에게 장난기를 섞어 얘기한다. 하지만 역시나 가득 담긴 진심. 책임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할 순 없어. 왜냐하면 나도 약속했는걸, 너를 행복하게 해주기로. 너한테도, 혜인이한테도 말야. 그러니까...나도, 꼭 너한테. 네가 행복할 수 있도록, 평생동안.
그런 생각을 하며 잠시 동안 건우와 함께 서로를 마주본다. 맞춰지는 서로의 따스한 눈빛과 눈빛. 그러나 저 쪽에서 음식을 들고 직원이 이 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이자, 건우도, 자신도 재빠르게 다시 똑바로 자리에 앉는다. 혹시 들킨건 아닐까, 하는 부끄러움에 괜히 펭귄 인형의 귀여운 리본을 만지작거리다, 직원이 음식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밝은 미소와 함께 맛있게 드시라는 말을 덧붙이고는 다른 곳으로 걸어가자 그제서야 한시름 놓는다.
마음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앞에 놓여진 치즈 돈가스를 내려다본다. 방금 나왔다는 것을 증명해보이듯 따끈따끈한 모습. 바삭바삭해 보이는 겉튀김에 안에 치즈도 맛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자 저절로 기대된다는 눈빛으로 돈가스를 바라본다.
일단은 목을 좀 축이기 위해 자신 몫의 콜라를 빨대로 쪼옥 빨아마시다, 건우가 천천히 포크와 나이프로 함박스테이크를 한 입 크기로 썰고는 살짝 자신을 바라보자 순간 놀라 몸을 움찔한다. 왜, 왜 그래? 건우야?
갑작스레 또다시 마주쳐진 두 눈과 눈. 거기다가 살며시 미소 짓는 건우의 모습. 그 영문 모를 모습에 속뜻을 파악하려 열심히 머리를 굴려본다. 그러자 슬며시 떠오르는 한 가지 가설과 한 가지 데자뷰. 설마...설마 아니겠지...?
그러나 그 설마설마하던 마음도, 건우가 이내 포크를 이용해서 막 썰어낸 함박 스테이크 조각을 콕 찝고는 자신에게로 가져오자, 전부 사라져버린다. 자신이 생각했던 가설이, 사실로 일어났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아~~ 하고 얘기하는 건우의 모습에 머리 위에 물음표 마크 대신 느낌표 마크를 가득 띄운다. 또, 또다시 아~~ 인거야?! 그런거야?! 정말로?!
"거, 건우야...여, 여긴 공공장소...아, 아, 아까 사람들 시선 주목은 조금 그렇다고..."
점점 빨개지는 얼굴로 횡설수설, 제대로 된 말을 못하며 어버버거리다가 이내 시선을 함박 스테이크 조각에 고정시킨다. 아...근데 정말 맛있어보인다, 저 스테이크...
소스도, 색도 전부 맛있어보이는 그 스테이크의 유혹에, 결국은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두 눈을 꼭 감고 그 스테이크를 합, 하고 받아먹는다. 우물우물 씹을수록 느껴지는 소스와 스테이크의 맛의 조화. 그 부드러움에 결국 자신의 표정은 점점 환해진다.
"어떡해! 진짜진짜 맛있다, 그 스테이크! 엄청 부드러워. 하지만, 나만 당할수는 없지. 안 그래?"
스테이크 조각을 행복하게 삼키고서는 진짜 맛있다고 평가를 내린 후, 곧 장난스레 살짝 윙크해보인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자신이 길게 잘려져나온 돈가스를 포크로 다시 반으로 잘라 먹기 좋은 크기로 만든 후에 한 조각을 찝고는, 소스에 찍어 건우 쪽으로 내민다.
"자, 아~~"
중력에 의해 점점 아래로 늘어지려는 방금 갓 녹은 치즈. 빨리 먹지 않으면 소스도 흘릴지도 몰라, 하고 말을 덧붙이며 키득키득 웃는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행하는 자신의 복수. 새삼스레 다시금 미묘하게 떨어진 이 자리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미소띤 얼굴로 건우를 바라본다.
/ 충전, 충전~ 네, 거기로 갈게요! (꼬옥) (토닥토닥) 동시에 저도 건우주께 역충전! 기력 에너지는 나누면 나눌수록 2배라구요? ㅎㅎㅎㅎ 저 자신에게 신경을...음, 그건 노력해봐야겠네요. 뭔가 익숙치가 않아서...
그래도 고맙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뭔가 말장난 같은건 기분 탓! 정말로, 이렇게까지 저를 신경쓰시고 배려해주시는 파트너는 없을거예요. 이건 장담할 수 있어요, 정말로요! 저도 건우주께 도움을 드리고, 기댈 수 있게 해드리고 싶지만 역시 현재 저의 상황은 조금 자제해야겠죠. 건우주께서도 지금은 이렇게 있어주는 것으로도 족하다고 하셨으니까요. 아, 그러면 적어도 이렇게 있는 동안에는 건우주께서 즐거운 기분이 되시도록, 안 좋았던 기분도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도록 밝게 파, 파릇파릇(?)할게요! 그러면 건우주한테도, 저한테도 큰 부담 없이 혹시 모를 힘든 것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ㅎㅎㅎㅎ
...귀, 귀엽다는 말에 익숙해지려고 하면 안되는데 건우주 때문에 익숙해지려 하고 있잖아요...! 안돼요, 안돼! 그래도 하소연과 넋두리, 허락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비록 실제가 아니더라도 들어준다는 건우주의 글 하나만으로도 힘이 나니까요! 최대한 안 하겠지만...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으음, 미리 약 3달 동안 저의 하소연,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3달 후에는 반대로 제가 건우주의 하소연, 전부 잘 받아줄테니까요!
훨씬 더 길어질 큰 시련. 그렇지만 저도 두렵지 않아요. 서로를 믿고있는 것을 알고있으니까요. 저는 돌아올 곳이 여기밖에 없으니, 확실하게 돌아올 거예요. 건우주께서도 여기 있어주실 거라는 것도 믿고있으니까요. 네, 나중에 웃으면서 헤어지도록 해요. 그리고 돌아올 때는 더욱더 환하게 웃으면서 다녀왔어요! 하고 말할테니까요.
나쁘지 않았다니 다행이예요. 무리하지 않고 푹 쉬는 것도 중요하죠! 후후, 건우주의 파트너가 이렇게 나름 화이팅하는 사람이라구요! (뿌듯) 저도 마찬가지로 건우주의 하루하루가 언제나 즐겁고 행복했으면 한답니다, 그러니까 건우주께서도 화이팅이예요! -
477 건우 - 주아 (92308E+56) 2016. 8. 20. 오후 3:00:38천생연분.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는 의미의 그 단어는 꺼내는 것만으로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절로 가슴이 뛰는 단어이다. 그걸 표현하기에는 나와 주아는 너무나도 어린 나이이다. 살아온 나날보다 앞으로 살게 될 나날이 더 길게 남아있는 아직 18살밖에 안된 어린 나이. 스스로는 자신을 어리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현실을 따져보면 나와 주아는 아직 어린 나이이다. 인생을 100살이라고 가정했을때 아직 우리는 1/5도 살지 못한 거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나는 천생연분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았다. 10년 이상이나 서로 알고 지냈기에 모르는게 있을래야 있을 수 없는 상황. 물론 전부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왠만한건 서로간에 잘 알고 있는 사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짝사랑하게 되면 모를래야 모를수 없었다. 당장 나만 해도 주아가 나를 짝사랑하고 있을때,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으니까. 물론 그게 나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아무튼, 나에게 다짐하듯, 주아에게 다짐하듯 평생 책임져야겠다고 말을 하자 주아는 빙그레 웃으면서 장난기를 섞어 평생 책임져달라고 답했다. 절대로 놓치지 않게 책임져달라고 말하며 자신 역시 나를 놓치지 않도록 책임지겠다고 다짐하듯이 말한다.
이런 모습까지도 닮아버리는 우리 두명의 모습. 10년 이상의 소꿉친구 사이와 그 이후 새롭게 시작되면서 쌓여갈 연인으로서의 나날은 정말로 우리 둘을 닮게 하는건 아닌가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마치 어느 한쪽 일방적으로 끌어당기는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기면서 자연스럽게 닮아가는듯한 그 모습에, 이제야 나는 왜 좋아하면 닮아간다는 말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좋아가는 이를 위해서 변해가고, 좋아하는 이를 위해서 자신을 맞춰가니까 닮지 않을래야 닮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렇게 새로운 사실을 깨달으며 서로를 따스한 눈빛으로 마주하다 직원 누나가 여기로 오는 것을 발견하고서 나와 주아는 빠르게 거리를 띄웠다. 다행히도 들키진 않았는지 직원 누나는 별 말 없이 맛있게 먹으라는 말과 함께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핏봐도 부드러워보이는 소스의 색과 고기의 형태. 그리고 따끈따끈해보이는 느낌. 그 맛이 어떨지 절로 기대를 하며 천천히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서 함박스테이크를 썰었다. 육질이 상당히 부드러운지 그다지 힘을 들이지 않아도 고기는 아주 부드럽게 썰려나갔다.
그렇게 천천히 한입 크기로 썰던 도중, 문뜩 이 함박 스테이크를 주아에게 먹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이건 내가 주문한 요리긴 하지만, 그럼에도 주아에게 먹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썰면서 주아를 살며시 바라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내 모습에 살짝 놀랐는지 몸을 움찔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쩌면 주아는 주아 나름대로 예상을 하고 몸을 움찔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부드럽게 미소지은 후에 막 한 입 크기로 자른 부드러운 함박 스테이크를 콕 찝어서 주아의 입가에 가져갔다. 이른바 전에 첫 데이트때도 해본적이 있는 아~~ 였다.
그러자 주아는 여긴 공공장소라면서, 방금전에 사람들 시선 주목은 조금 그렇다는 내 말을 인용해서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비쳐왔다. 그런 귀여운 모습을 바라보면서 살짝 오른쪽 눈으로 윙크를 하며 조금 더 함박 스테이크를 가까이 주아의 입가에 가져갔다.
"방금전엔 우리가 일어서 있어서 눈에 띌 확률이 높았지만 지금은 자리에 앉아있잖아? 거기다가 우리 자리는 다른 자리와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으니까 괜찮아. 그래서 안 먹어줄거야? 나, 살짝 팔 아픈데?"
흐뭇하게 웃으면서, 살짝 팔이 아픈것처럼 가볍게 떨어보면서 난 주아의 모습을 가만히 주시했다. 그러자 주아는 함박 스테이크 조각을 바라보더니, 두 눈을 꼭 감고서 내가 내민 함박스테이크 조각을 받아먹었다.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잠시, 곧 주아의 표정은 점점 환하게 바뀌더니, 이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정말로 맛있다고 평가를 내리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신만 당할 순 없다고 말하며 장난스럽게 윙크한 뒤에 이번에는 자신의 치즈 돈가스를 썰어서는 한 입 크기로 만들었고 그것을 소스에 찍더니, 나에게로 내밀었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나에게 먹으라는 듯이 내가 방금 그랬던 것처럼 아~~ 를 시전하며 키득키득 웃어보였다.
방금 자신이 당한것을 그대로 돌려주기 위함인걸까? 이미 예상한 행동이었기에 전혀 당황스럽지도 놀랍지도 않았다. 내가 아~~ 를 시전하면, 반드시 주아도 할거라고 생각했기에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긋 웃고서는 포크에 찍혀있는 치즈 돈가스 조각을 가볍게 물고서 입 안에 넣은 후 그 맛을 즐겨보았다.
방금 막 튀긴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바삭바삭한 튀김옷과, 정말로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소스, 그리고 따끈따끈하면서도 부드러운 부드러운 육질의 고기. 삼박자가 정말로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너무나도 환상적인 맛을 자랑하고 있었다.
분명히 아쿠아리움의 카페테리아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환상적인 요리를 만들어내다니. 정말로 믿을 수가 없어서 살짝 카운터 쪽을 바라보았다. 딱히 고급 레스토랑 같지는 않은데 말이야.
아니, 어쩌면 주아와 이렇게 단 둘이서 데이트를 즐긴 후에 식사를 하고 있는거라서 그렇게 느껴지는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식사를 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은 전부 연인에게 있어서 최고의 행복이었으니까.
"너무 맛있어. 튀김옷도 바삭바삭하고 소스도 부드럽고, 육질도 괜찮고.. 거기다가 그 안의 치즈도 너무나도 부드러워. 후훗. 거기다가 너의 애정도 가득하니 맛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겠네. 고마워. 먹여줘서."
부드럽게 웃은 다음에 내 몫으로 나온 콜라를 빨대로 쪼로록 빨아들이면서 가볍게 목구멍 속으로 넘겼다. 이런 사소한 것마저도 정말로 즐거웠다. 어쩌면 이 모든게, 갓 사귄 커플로서의 즐거움일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지금은 그런걸 신경쓰지 않고 그저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이내 함박스테이크를 다시 썰어서 한 입 크기로 만든 후에, 입에 쏙 집어넣어서 주아가 그렇게 맛있다고 평가한 함박 스테이크를 즐겨보았다. 주아가 말한대로 정말로 부드러운 맛이었다. 다시 한번 이 카페테리아의 매력에 감탄할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있잖아. 주아야. 사실은 이 데이트. 우리 아빠가 권한거야. 사실 이 비용도 대부분 아빠가 지원해준거고. 이제 왜 너희 부모님도, 우리 부모님도 연락이 없는지, 답이 나오지 않아? 아마 지금쯤이면 부모님에다가 지우까지 저녁식사 하면서 우리 이야기로 한창 이야기꽃이 피어있지 않을까?"
이번 데이트의 배경을 주아에게 살며시 밝히면서 나는 입가에 묻은 소스를 닦기 위해 근처에 있는 화장지를 하나 빼낸 다음에 입가를 사렴시 닦았다. 함박 스테이크도 돈까스도 다 좋은데 이렇게 소스가 입가에 묻기 쉽단 말이지. 혼자서 먹는다면 이런건 굳이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주아의 앞이기도 한 만큼, 깔끔한 모습만을 보이고 싶었기에 조금 더 신경써서 닦아봤다.
"아. 그래도 아빠 때문에 데이트를 신청했다고는 생각하지 말아줘. 난 나대로 너와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니까. 실제로 난 즐겁게 시간을 보냈으니까. 그거와는 별개로, 정말로 너와 내 부모님들은 우리 둘을 붙혀두려고 작정한 것 같아. 우리 둘이 안 사귀었으면 어찌되었으려나? 막 따로 만나서 만화처럼 어떻게 하면 둘을 커플로서 붙힐 수 있을까요? 이런거 의논하고 그런건 아닐까? 하하하."
말도 안되는 소리긴 하지만,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가볍게 웃으며 주아의 눈을 다시 한번 똑바로 바라보았다.
"역시 놓아주기 싫어. 영원히 내꺼로 해야겠어. 네가 너무 좋아. 동민이라는 애가 널 좋아하는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네가 좋아. 그 누구보다도 말이야."
분위기 때문일까? 그렇게 오늘따라 정말로 강하게 애정표현을 해본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하게 욕심을 부리며 갓 마음에 드는 것을 가지게 된 어린애처럼 독점욕을 드러내봤다. 부담이 될지도 모르는 발언이지만, 그래도, 그래도 이렇게 표현하면서 나는 콜라를 다시 한모금 마셨다.
//나눌수록 2배라. 어느샌가 이렇게 서로 충전해주는걸 보면 흐뭇한 미소만이 흐르네요. 마치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는것 같은 모습이 되어서 말이에요. 그 또한 1:1 상황극을 즐기는 파트너의 특징이기도 하겠죠. 말 그대로 둘만 있는거니까요. 적어도 이 스레에는 말이죠.
신경쓰고 배려해주는 파트너가 정말로 저밖에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고맙게 생각해준다면 저도 고맙죠. 저는 단지, 둘이서 정하고 만들어가는 상황극인만큼, 둘 다 즐거워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배려하고 신경쓰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어느 한쪽만의 즐거움을 위해서 흘러가는 것. 그건 재미가 없을거에요. 그러기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황도 정하게 되잖아요? 그리고 드디어 파릇파릇한 것에 저항감이 사라지셨나요? 초기에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익숙해져도 괜찮다구요. 적어도 제가 볼땐 귀여우니까요. 물론 제가 성인의 나이라서 그런걸수도 있는데 그래도 글에 묻어나오는 귀여움은 숨길수가 없단 말이에요. 안되는게 어딨어요! 됩니다! 네! 하소연..언제든지 해주세요. 전부 받아줄테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조금이나마 스트레스가 풀리게 된다면 얼마든지 받아줄게요. 주아주의 시기에는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아. 그렇다고 무작정 저를 욕하고 그러면 상처받을지도 몰라요. ㅎㅎㅎㅎ 물론 안하시겠지만요.
오늘 하루도 엄청나게 더운게 느껴지네요. 저는 이 답레를 남기고 슬슬 서점에 가서 책을 사러 갈 생각이에요. 저는 저 나름대로 공부하는게 또 있거든요. 그리고 가끔, 정말로 가끔이지만..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소설로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있어요. 물론 그 짓을 하면 안되겠지만 말이에요. 사실은 작가 지망생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가끔 이렇게 글을 쓰다보면, 마치 저와 주아주만의 소설을 써나가는것 같아서 너무 즐거워요. 네. 정말로 즐거워요. 그거와는 별개로 주아주.. 오늘 하루도 화이팅이에요! -
478 주아 - 건우 (74457E+49) 2016. 8. 20. 오후 9:35:38마치 다짐하듯이, 평생 책임져야겠다는 건우의 말에, 빙그레 웃으면서 자신도 장난기를 섞어 평생 책임져달라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자신 역시도 놓치지 않도록 책임지겠다고, 예전에 이미 했었던 약속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다짐하듯이 얘기한다.
정말로, 점점 닮아가는 자신들의 모습.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도, 서로의 비슷한 부분은 더욱더 크게 닮아가는 그 모습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진다. 마치 서로 각자 삐걱거리며 돌아가던 톱니바퀴가 이제서야 제대로 맞물려 함께 부드럽게 돌아가는 느낌이 들어 어쩌면 정말로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든다.
그러다가 문득 한 전설상의 새가 떠오른다. 바로, 비익조. 눈 하나와 날개 하나만 있다는 그 새는, 두 마리가 함께 있어야 비로소 두 날개를 이용해 날 수 있다는 새였다. 어쩌면, 자신들도 그렇게 비익조였던 것은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혼자서는 불편함도 모른채 날지도 못하고 그저, 그렇게 살아왔던 것은 아니었는지. 그러다가 이제서야 제대로 짝을 찾아, 서로의 날개에 의지해 제대로 하늘을 날아보는 것은 아닌지. 함께 있어야 완벽해지는 새. 처음으로 느껴보는 푸르고 자유로운 하늘.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그 하늘 속으로 함께 날아가는 행복.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는 마음이 저절로 드는 만큼, 비익조라고 하더라도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이제 나는, 더이상 날개 하나, 눈 하나만 가지고있는 비익조가 아니니까. 그렇지? 건우야.
굳이 입밖으로 건우에게 물어보지는 않고 그저 마음속으로만 그렇게 말을 걸어보기도 하며, 건우를 따스한 눈빛으로 마주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직원이 이 쪽으로 걸어오자 자신들은 재빨리 거리를 띄우고는 제대로 자리에 앉는다. 다행히 들키진 않았는지, 직원은 맛있게 먹으라는 말을 하고는 다른 곳으로 걸어가버린다.
그 모습에 안도하며 천천히 자신 몫의 콜라를 빨대를 이용해 쪼옥 빨아마신다. 그러면서 천천히 자신의 함박 스테이크를 한입 크기로 써는 건우를 가만히 바라본다. 하지만 그러다가 건우가 살며시 자신을 바라보자 갑작스레 마주쳐진 두 눈과 눈에 순간 몸을 움찔한다.
삐용삐용. 어디선가 데자뷰임을 알리는 경고 소리가 울려오는 듯했다. 설마, 설마하는 마음을 애써 달래보던 중, 건우가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지금 막 자른 함박 스테이크 조각을 콕 찝어서 자신의 입가에 가져오자 크게 당황한다. 정말이었다. 이것은 이른바, 아~~ 였다.
당황한 모습을 여실히 보이며 새빨간 얼굴로 횡설수설하지만, 건우는 오히려 살짝 윙크를 하며 조금 더 가까이 함박 스테이크를 자신의 입가에 가져온다. 방금전엔 일어서 있어서 눈에 띌 확률이 높았지만 지금은 자리에 앉아있고 자리도 조금 떨어진 곳에 있으니까 괜찮다고 말하던 건우는, 그래서 안 먹어줄거냐면서 살짝 팔이 아프다고 엄살을 부리듯이 가볍게 떤다.
"그, 그건..."
그 엄살에 말끝을 흐리다가 결국 계속 자신을 주시하는 그 눈빛에게서 함박 스테이크 조각으로 시선을 슬며시 옮긴다. 그렇게 그 함박 스테이크 조각을 바라보다가, 결국 결심을 하고는 두 눈을 꼭 감고서 그것을 받아먹는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풍부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에, 점점 환해지는 자신의 표정. 이내 행복한 표정으로 정말로 맛있다고 평가를 내리며 좋아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수는 없었다. 이제는 자신이 반격할 차례였다. 이번에는 자신이 자신 몫의 치즈 돈가스를 썰어서는 한 입 크기로 만들어 그것을 소스에 찍고는 건우에게로 내민다. 그리고는 아~~ 를 시전하며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는다.
그러나 건우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 전혀 당황하거나 놀라는 기색 하나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생긋 웃고서는 자신이 내민 치즈 돈가스 조각을 가볍게 받아먹는다. 그 모습에 당황한건 오히려 자신 쪽이었다. 왜, 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아하는거야?! 보, 보통 이런건 남자 측에서 더 난감해하지 않나?!
당황한 마음을 그대로 표정으로 드러내며, 너무 맛있다고, 자신의 애정이 가득하니 맛없을래야 없을수가 없다며 먹여줘서 고맙다는 건우의 말에 어버버거린다.
"그, 그, 그렇구나...마, 맛있다면 다행이야..."
부드럽게 웃으며 콜라를 빨대로 마시는 건우에게서 슬쩍 시선을 아래로 내려버리며 조그마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최대한 태연한 척 하고 싶었으나, 그러기에는 이미 늦은 듯했다.
마음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며, 이내 저의 함박 스테이크를 즐기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자신 몫의 치즈 돈가스를 입 안에 넣는다. 건우의 말대로 부드러운 치즈와 육질, 소스까지 더해져 환상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그 돈가스를 행복하게 즐기다가 건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건우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건우는 사실 이 데이트의 비용은 대부분 저의 아빠가 지원해주셨다면서, 데이트의 배경을 밝히고는 이제 왜 자신들의 부모님들이 연락이 없는지, 답이 나오지 않냐고 물어본다. 이어지는 지금쯤 같이 저녁식사 하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로 한창 이야기꽃이 피어있지 않겠냐는 말에 그제서야 모든 것을 깨달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아아...! 그래서! 그래서 연락이 없으셨구나. 하긴, 이 정도로 연락이 없는 것은 처음이라 조금 이상하긴 했어. 그나저나 지금쯤이면 정말로 한창 우리 이야기 나누시고 계실 것 같아. 왠지 즐겁고 짓궂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기분이야."
근처에 있는 화장지를 하나 빼내 입가를 살며시 닦는 건우를 바라보며 장난스레 가볍게 어깨를 으쓱한다. 왠지 그 중에서도 제일 신난 건 지우일 건 같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지만...부모님들께서도 만만치 않으시겠지?
입가를 닦으며 깔끔한 모습을 보이던 건우는 그래도 저의 아빠 때문에 데이트를 신청했다고는 생각하지 말아달라며, 저는 저대로 자신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고 밝힌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부모님들은 정말로 자신들을 붙혀두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만약 안 사귀었다면 따로 만나서 만화처럼 어떻게 하면 둘을 커플로서 붙힐 수 있을지 의논하고 그런건 아닐까? 하고 가볍게 웃어버린다.
그런 그의 말에 결국 자신도 다시금 키득키득 웃으며 천천히 입을 연다.
"알아. 이러니저러니 해도, 데이트 신청부터 진짜 데이트 과정에 이르기까지 전부 너의 마음이 잘 느껴졌으니까. 나 역시도 너 덕분에 아주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말야! 이따가 아저씨께 감사드려야겠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안 사귀었다면, 정말 그러셨을지도 몰라. 막막 일부러 우연을 가장해 접점을 만들어 우리를 만나게 한 후에 슬며시 빠지시고..."
생각만 해도 저절로 눈 앞에 그려지는 은밀한 부모님들의 비밀요원같은 모습을 떠올리며,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으음...그렇지만 왠지 우리는 눈치 못챌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가볍게 생각을 해보다가 건우가 자신의 눈을 다시 한번 똑바로 바라보자 그 모든 생각들은 접어두고 자신도 똑같이 건우를 마주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우의 말.
역시 놓아주기 싫다며, 영원히 저의 것으로 해야겠다고 다시금 독점욕을 드러내던 건우는 이내 자신이 너무 좋다며, 동민이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그 누구보다도 좋다고 강하게 애정표현을 해온다.
오늘따라 유난히 정말로 강한 애정표현과 독점욕의 말. 오랜만에 보는 그의 모습에, 잠시 아무말 없이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곧, 볼에 홍조를 띠고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콜라를 한모금 마시는 그를 향해 입을 연다.
"응, 나도 그래. 네가 너무 좋아. 그 누구보다도 네가 제일, 가장 좋아. 나를 놓아주지 말아줘. 나도 네 옆을 절대 떠나지 않을테니까. 알았지?"
아아, 영원히 건우, 네 거라는 표시라도 몸에 새겨놔야할까? 하고 장난기 가득하게 말도 덧붙이며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중증이래도 좋아. 역시 나는 너의 이런 독점욕 가득한 모습도, 강한 애정표현의 말도 전부 좋아. 응. 정말로, 너무 좋아. 사랑받고있다는 행복하고도 간질간질한 느낌. 결국 자신의 얼굴에선 행복한 미소가 떠날 생각을 않는다.
/ 둘만 있는 1:1이니만큼, 그 말씀 그대로 서로 충전해주고 의지하면 좋죠, 뭐~ 그리고 이렇게까지 저를 신경쓰고 배려해주는 파트너는, 분명 건우주밖에 없을거예요. 그렇게 믿고싶어요. 건우주 말씀대로, 둘 다 즐겁게 상황극을 즐기려면 배려하고 신경쓰는게 당연한만큼, 저도 꼭 그럴게요. 어느 한 쪽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 즐거울 수 있도록 말이예요.
그리고 파, 파릇파릇은...저항감이 사라진거 아니거든요! 여전히 마음 속 한구석에 찜찜함이 남아있다구요! 그보다 드디어라뇨, 설마 기다리고 계셨던건가요?! 초기의 그 부끄러움은 이제 없어요, 없...다구요... (시선회피) ...건우주의 호는 앞으로 능글이예요. 결정했어요! 응!
귀여워보인다는 그 필터링은 성인이라서 그런게 틀림없다니까요? 그, 글에 묻어나오는 귀여움이라니...아아! 쥐구멍!! 들어갈래요! 그러면 모든게 숨겨지겠죠! (얼굴 가리기) 다시 철판을 구해와야... 익숙해지면 안된다구요! 안된다는 거 여기있어요. 귀여운건 건우주 담당이시니까요, 그 때의 하트폭격처럼요! 그리고 아무리 하소연을 한다고해도 건우주께 무작정 욕하지는 않아요. ㅎㅎㅎㅎ 무엇보다도 저, 욕 잘 못하기도 하구요. 그러니까 절대 상처주지 않을거예요.
오늘따라 유난히 다시 또 덥긴 하네요... 서점에는 잘 다녀오셨나요? 하루하루를 알차고 보람있게 보내시는 것 같아서 괜히 제가 다 뿌듯해요. 역시 제 파트너! 그리고 소설이라. 괜찮지 않나요? 상업적인 용도같은게 아니라 그냥 단순히 개인적으로 즐기기 위해서라면요. 어차피 이 이야기는 건우주와 제가 만들어나가는 이야기니까요. 그보다 작가 지망생...! 건우주의 문체라든가 필력이 좋으신 이유가 있었네요! 어쩐지...보면 되게 '어떻게 이런 표현을 생각해내셨지?' 싶은 구절도 많았거든요. 멋있어요! 그러고보면 정말 저희는 단편 릴레이 소설을 써나가는 것 같은 느낌...사실 저, 장문러는 아니었는데 말이죠. 보통 상대방의 레스 길이에 맞춰나가는 편이라 극단문러에서 중문러, 이렇게 장문러까지 왔네요. 하지만 저 역시도 즐거우니까요, 정말로요! 저는 오늘은 덜 화이팅했답니다...ㅠㅠㅠ 건우주께서는 오늘, 화이팅 하셨나요? -
479 건우 - 주아 (92308E+56) 2016. 8. 20. 오후 11:56:12처음에 시작을 한건 어디까지나 내가 쉬고 있을때 아버지가 데이트라도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권유를 했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시작은 그것이었다. 하지만, 그거와는 관계없이 난 주아와 데이트를 하고 싶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비록 시작에서는 아버지가 얽혀있다고는 하지만, 주아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거짓 없는 진실로만 가득했다. 그것을 확실하게 명시함과 동시에 가볍게 웃으면서 우리 부모님들은 정말로 우리둘을 붙이기 위해서 작정을 한 것 같다고 말하자 주아는 키득키득 웃더니, 내 말에 공감한다는 표시를 보였다. 그리고 내 마음은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데이트 신청부터, 데이트 과정에 이르기까지 내 마음이 잘 전해져왔다고 평가해줬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사귀지 않았다면, 우연을 가장해 접점을 만들어 우리를 만나게 한 후에 슬그머니 빠졌을지도 모른다는 의견까지 덧붙였다.
그 말을 듣고서 난 정말로 우리 부모님과 주아네 부모님이 몰래 만나서 회의를 하고, 나와 주아를 단 둘이서만 있게 만든 후에, 슬그머니 빠지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우리 둘은 아마 눈치를 채지 못했을 것이다.
나와 주아는 어릴적부터 늘 함께였다. 같이 있는게 당연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정말로 가까이 붙어있는 존재였다. 부모님들이 그렇게 계략을 짠다고 해도 우리는 눈치채지 못할 가능성이 너무나도 컸다.
"어쩌면, 우리가 사귀기 전에도 몇번 그런게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정 안되니까 포기한걸지도 모르고. 그러다가 이번에 사귀게 되어서 부모님들은 막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손에 손 잡고 기뻐했을지도 몰라. 사실 아무렴 어때? 우리가 부모님들의 작전 때문에 사귀는건 아니잖아? 나는 너에게 끌렸고, 너는 나에게 끌렸고... 시간이 흐러 자연스럽게 끌리게 되어서 사귀게 된거잖아?"
정말로 순수하게 내 생각을 밝히고서 가볍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주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치 꽃사슴처럼 아름답고 곱고 맑은 두 눈. 저 두 눈을 볼때마다 정말로 사랑스럽다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주아를 독점하고 싶은 욕망이 커져간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그 욕망을 느끼며 정말로 어린애 같은 그런 독점욕을 드러내며 살짝 주아를 영원히 자신의 것으로 하고 싶다는 것을 입으로 담으며, 누구보다도 주아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어린애스러운 투정과 고집. 그것 때문에 주아가 난감해하지는 않을까, 부담을 느끼진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지며, 콜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자 주아는 볼에 홍조를 띄우더니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러더니 자신도 그렇다면서, 자신도 내가 너무 좋다면서, 누구보다도 내가 가장 좋다면서 놓아주지 말라고 말을 한다. 이어 자신의 몸에 표시라도 새겨놓아야할까라고 말하며 키득키득 웃어보였다.
그 모습에 나는 역으로 멍하게 주아를 바라보았다.
아아.. 유주아. 너는 정말로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다 받아주는구나. 이런 어린애스러운 투정을 부려도, 정말로 난감할지도 모르고, 부담스러워할지도 모르는 말을 해도 넌 정말로 다 받아주는구나.
.......이거 알아? 유주아. 나, 지금 이 순간 너에게 다시 반해버렸다는거.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무슨 모습을 보여도 기대게 해주고 받아주면서 웃어주는 너의 그 모습에 또 다시 강하게 반해버렸어.
정말로 어쩌다가 난 이런 여자친구를 만나게 된걸까? 아니, 어째서 이런 좋은 애가 바로 옆에 있는데 난 10년 이상이나 이 애의 매력을 못 알아본걸까? 내 눈은 정말로 단춧구멍이 아닌걸까?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못 알아본만큼..나는 널 더 깊게 사랑할테니까. 절대로, 절대로 놓치 않을테니까..
"응. 절대로 안 놓을거야. 너는 영원히 최건우라는 남자의 여자친구니까."
맹새하듯이, 혼잣말을 하듯이 중얼거리면서 가볍게 눈웃음을 지으며 미소를 지었다. 지금의 말은 나에게, 주아에게 하는 정말로 중요한 서약이었다. 영원이라는 단어는 쉽게 담아선 안되지만, 그래도 이 여자애라면 영원을 입에 담아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 라는 감정이 이런걸까? 겨우 18살밖에 안된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다니.. 뭔가 우스운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마음만큼은 진짜였다. 그렇기에 그렇게 진지하게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식사시간도 끝이 나고, 이제는 밖으로 나갈 시간이 다가왔다.
게산을 끝낸 후에, 나는 주아의 손을 깍지끼어서 꼬옥, 정말로 꼬옥 잡으며 에스컬레이터 위로 올라탔다. 우리를 심해 깊숙한 곳으로 데려다준 에스컬레이터는 이제 다시 우리를 바다 밖, 육지로 데려다주고 있었다.
천천히 위로 올라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살며시 뒤를 돌아보았다. 점점 멀어져만 가는 수중 터널. 거기에서 마치 우리를 가온이와 누리가 바라보고만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잠시동안 수중 터널쪽을 바라보다가 난 다시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살며시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또 오자. 여기에. 그때는 더 느긋하고 즐겁게 즐겨보자. 가온이와 누리도 보고, 펭귄도 보고, 그리고 수달도 또 구경하고 말이야."
오늘 봤던 수중생물들을 다시 한번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꼭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하며 주아에게 꼭 다시 오자고 제안을 해봤다. 지금은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어른이 되면 꼭 다시 올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때는 좀 더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이것저것을 바라보고 오늘처럼 돌고래 등에도 타보고.. 그렇게 시간을 즐겨보고 싶었다. 그때는 또 다른 즐거움이 나와 주아를 기다려주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때는 더욱 더 주아와 나의 관계가 돈독해져있지 않을까? 그러면 분명히 지금과는 다른 느낌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 게 분명했다. 그것을 살짝 기대해보면서 나는 점점 가까워지는 출구쪽을 바라보면서 주아에게 마저 말했다.
"오늘의 데이트. 정말로 즐거웠어! 너는 어땠어?"
//할것을 하면서 천천히 집필하다보니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습니다. 그리고 주아주는 이미 저를 충분히 배려해주고 계시니까 괜찮답니다. 지금처럼 쭉 가도록 해요. 우리. 그러면 정말로 이상적인 관계로 끝을 낼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저항심이 사라진게 아니라고요? 음. 그렇다면 좀 더 시간을 들여야겠네요. 파릇파릇한 걸 받아들여라. 받아들여라. 받아들여라.. 이렇게 새뇌하듯이 말이에요! ㅎㅎㅎ 그그리고 제 호가 능글이라니요. 그럼 전 능글 건우주인건가요? 뭔가 이상한 느낌이잖아요! 이거! 그럼 주아주의 호는 귀여움이라고 지어버릴거에요!
서점은 잘 다녀왔답니다. 사고 싶은 책도 샀고요. 사실은 공부할때 필요한 책이지만요. 저도 따로 공부하는게 있거든요. 아무래도 준비하는게 있다보니까요. 그리고 소설은.. 주아주가 괜찮다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써보는건 한번 생각해볼게요. 아 상업적 용도로는 절대로 안써요. 그건 예의에 어긋나는거니까. 그리고.. 작가 지망생이라고 해도 큰건 아니에요. 음..그냥 옛날에 라노벨 쪽으로 공모전에 나갔다가.. 결승가서 떨어진 경험이 있었어요. 좀 옛날일이지만요. 그때 이후로는 시간적 여유가 안되서.. 도전을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에 한번 도전해볼까 생각중이에요. 그리고.. 신기한 구절이 있었던가요? 스스로는 잘 모르겠지만요. 나름대로 저는 그냥 의식의 흐름에 맞춰서 쓰는 편이 강하거든요. 미리 다 정하고 쓰는 그런게 아니다보니..하하하하.. 뭔가 조금 부끄럽네요.
그리고 저 때문에 이렇게 레스가 길어진거였나요? 왠지 죄송하네요. 혹시라도 힘들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그럼 저도 조금 더 짧게 써보도록 노력... 이라기보다는 저는 주아주의 레스에 맞춰서 쓰고 있었는데!! ....어..누가 먼저 시작을 하게 된거죠?! 이거?(혼란)
아무튼 그런건 중요하지 않으니까 넘어가고.. 오늘은 덜 화이팅이라니요. 그렇다면 내일은 2배로 화이팅하게 더 진하게 충전해줘야겠군요.(꼬옥(토닥토닥) 저는 오늘 하루 화이팅 했답니다. 주아주보다는 자유롭고.. 적어도 힘든건 아직 없으니까요. 저의 여유 에너지도 나눠주고 싶은 심정이에요. ㅠㅠ 힘내요! 주아주!! 건우주가 여기서 응원하고 있어요! -
480 주아 - 건우 (08695E+55) 2016. 8. 21. 오전 1:43:08데이트의 뒷배경을 설명해주면서도 혹시나 자신의 마음이 전달되지 않을까, 싶었는지 확실하게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고 건우는 말한다. 그리고는 가볍게 웃으면서 부모님들은 정말로 자신들을 붙이기 위해서 작정한 것 같다고 말을 더하자, 자신도 똑같이 키득키득 웃으며 공감의 표시를 보인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어 오늘의 데이트 전반에서 너의 마음이 잘 전해져왔다고 솔직하게 평가를 내린다. 이어서 건우의 두 번째 말에는 자신들이 사귀지 않았다면 부모님들께서는 우연을 가장해 접점을 만들어 자신들을 만나게 한 후에 슬그머니 빠졌을지도 모르겠다고 추측성 발언을 해본다.
그런 자신의 말을 듣고서 건우는 상상을 해보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어쩌면 사귀기 전에도 몇번 그런게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정 안되니까 포기한걸지도 모르겠다고 얘기한다. 거기다가 거기에 덧붙여서 자신들이 사귀게 되어서 부모님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곳에서 손에 손잡고 기뻐했을지도 모르겠다고까지 말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자신도 잠시 상상을 해본다. 그러자 어렴풋이 떠오르는 여러가지 일. 아...어쩌면 정말로 이미 물밑작업은 옛날부터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건우, 너랑 내가 함께 있던 일이 한두번이 아니니. 거기다가 양쪽 부모님들께서 손에 손잡고 얼싸 안고 캠프파이어...같은 생각까지도 해보다가 그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애써 상상을 지워버린다. 그래도 그 정도로 부모님들께서 좋아하시는 모습이 저절로 그려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와중에도 건우는 아무렴 어떠냐며, 자신들은 부모님들의 작전때문에 사귀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끌리게 되어서 사귀게 된거라고 순수하게 생각을 밝히며 가볍게 웃는다. 그 모습에 자신도 덩달아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끄덕인다.
"응응! 네 말대로 우리는 우리끼리 알아서 사귀게 된거니까. 아무렴 어때? 어차피 자세한 내력은 우리말고는 아무도 모르기도 하고 말야."
어떻게 고백했는지, 누가 고백했는지, 어떻게 이어졌는지. 그 일련의 자세한 과정은 정말로 아무도 모를 터였다. 그러니까, 건우, 너와 나.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설령 물밑작업이 있어왔다고 하더라도 그 주역은 자신들. 결국 이 관계는, 이 거리는, 자신들이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니까...응, 정말 아무렴 어때?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그와 눈을 마주하며 작게 미소짓는다. 그러다가 건우가 서서히 입을 열어 다시금 독점욕을 드러내며 자신을 영원히 저의 것으로 하고 싶다고,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좋아한다고 밝히는 것에 순간 멍하니 그를 바라본다.
말해놓고도 조금 조마조마한 듯 콜라를 한 모금 마시는 그를 아무말없이 바라보다, 이내 곧 볼에 홍조를 띄우고 부드럽게 웃으며 그의 말에 똑같이 대답한다. 그리고는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듯이, 이어서 자신의 몸에 표시라도 새겨놓아야할까, 하고 말을 덧붙여보기도 하면서 가볍게 웃어보인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이번에는 건우가 역으로 멍하게 자신을 바라본다.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건우는 곧이어 절대로 안 놓을거라며, 자신은 영원히 최건우라는 남자의 여자친구라고 맹세하듯이, 혼잣말을 하듯이 중얼거린다. 그리고는 가벼운 눈웃음과 함께 미소를 짓는다.
"...응. 영원히 말야."
서약을 하듯이 말하는 건우에게 자신도 마주보고 미소지어 답한다. 아아, 이거...나, 완전 제대로 걸린 것 같네. 건우가 이렇게 독점욕 강한 아이인줄은 몰랐으니까.
그래도 느껴져오는 진심. 그래. 나도, 네가 아니면 안되니까, 건우야. 너의 그 독점욕 있는 모습도, 강한 애정표현도, 전부 다 좋으니까...그러니까, 나도 맹세를. 서약을.
자신도 똑같이 맹세와 서약을 마음속으로 조용히 하며 식사를 마저 이어나간다.
계산까지 끝낸 후, 한 손으로는 건우와 깍지 껴서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펭귄 인형을 품에 꼬옥 안은 채 위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위로 올라탄다. 이제는 깊은 심해 속에서 바다 밖, 육지로 올라갈 시간. 건우는 살며시 뒤를 돌아 점점 멀어지는 수중 터널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다시 자신을 바라보고는 살며시 웃는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여기에 또 와서 더 느긋하고 즐겁게 즐겨보자는 그의 제안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세게 끄덕인다.
"그래, 꼭 그러자! 그 때는 건우 네 말대로 가온이도, 누리도, 펭귄도, 수달도 전부 여유롭게 더 보고말야. 분명 즐거울거야."
거절할 이유따윈 전혀 없는 그의 제안. 해맑게 웃으며 좋다는 마음을 가득 내보이며 웃는다. 그러면서도 에스컬레이터는 점점 올라가 어느새 점점 가까워지는 출구. 그것을 바라보면서 건우는 자신에게 오늘의 데이트는 정말로 즐거웠다고, 자신은 어땠냐고 물어온다. 그의 말에 펭귄 인형을 더욱더 꼬옥 끌어안는다.
"나도 정말로 즐거웠어! 아마 평생 잊지 못할거야, 오늘의 추억. 물 속도...조금은 좋아진 것 같으니까."
진심이 가득 담긴 목소리. 물을 싫어하는 자신에게 있어서 나름대로의 최고의 찬사의 말을 하며 작게 헤헤, 웃어보인다. 오늘따라 맞잡은 건우의 손도, 품속에 있는 '건우'도 더 따뜻하게만 느껴져 행복한 기분은 자신의 마음 속을 가득 채우다 못해 흘러넘친다.
/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네, 저희 꼭 마지막까지 잘 지내봐요!
아니, 그리고 그걸 왜 세뇌시키시나요?! 왜 시간을 들이시는거죠?! 아아! 안 들린다아!! (귀 막기) 그리고 능글 건우주가 뭐 어때서요? 저는 괜찮기만 한데. ㅎㅎㅎ 제 호는...크흠! 알았어요, 알았어요. 그만 둘게요...
소설은 저는 정말 괜찮아요! 솔직히 보고싶은 마음도 있구요. 건우주께서 보여주실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ㅎㅎㅎㅎ 그리고 큰 게 아니라뇨! 결승가서 떨어진 경험이라면 엄청난거 아닌가요?! 적어도 저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건우주께서는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능력이 좋으시니까 조만간에 다시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을거예요. 물론 그 작품을 알수는 없겠지만 열심히 응원해드릴테니까요! 분명 잘하실거예요! 신기한 구절은...어, 너무 많아서 다 못 말하겠네요. 일단 그 중 하나를 들자면 음식 묘사일까요? 진짜 맛있겠다, 싶은 소리가 절로 나오는 묘사라고 느꼈거든요. 그런데...어라? 얼떨결에 건우주 부끄럽게 만들기 성공인가요?! 우와아! 지금 머리 긁적이고 계시죠?! 그쵸?! 건우주, 칭찬에 약하셨군요? 그런데 이걸 어쩌죠? 제 전공은 다른 사람 칭찬해주기인데~ ㅎㅎㅎㅎ
그리고 사과하실 필요 없는...네? 저한테 맞춰주셨다구요? (동공지진) 어..어라? 이거 정말 어떻게 된거죠?! 거, 거슬러 올라가봐야되나?! 근데 뭔가 웃기네요, 이 상황. ㅋㅋㅋㅋ 이런 것까지 서로 비슷하기예요, 건우주?
더 진하게 충전이 온다면 저도 더 진하게 충전! (꼬옥) (쓰담쓰담) 내일은 꼭 더 화이팅할거예요! 건우주의 여유 에너지는...미뤄둬야겠죠...? (훌쩍) 그래도 건우주의 응원에 힘입어 힘내봅니다! 열심히 해볼게요! 아...이러니까 무슨 운동선수와 치어리더같은 느낌이예요. ㅋㅋㅋㅋㅋ -
481 건우주 (22897E+62) 2016. 8. 21. 오전 1:56:34음. 상황적으로 저걸로 막레를 하면 아쿠아리움 데이트도 끝이 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로 수고가 많으셨어요. 주아주. 음.. 쓴다고 해도 제가 보여줄 수단이 없으니까요. 블로그도 트위터도 전부 전부 안되잖아요? 그리고 공모전에 관해서는..글쎄요. 붙었다고 말을 할지 모르지만 뭔지 말하는 순간, 또 인증이 되니까 말을 할 수 없겠죠. 여러의미로 눈물이 나네요. 익명이라는건..그래도 그게 규칙이니까요.
그리고 주아주의 응원을 들으며 다시 한번 도전해볼까 진심으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음. 사실 지금 당장 있는건 아니니까 조금 시간을 들여서 생각해봐도 되겠죠. 그리고 머리 긁적이는거.. 이런..! 들켰나요? 거기다가 전공이 남 칭찬해주기.. 큰일났군요. 대책을 세워야겠어요.(엄근진)
지금 주아주는 슬슬 잠에 빠졌으려나요? 더 진하게 충전을 받으며 건우주도 에너지를 받아갑니다. 여유 에너지는... (눈물) 1...11월달에 마음껏...!! 그리고 운동선수와 치어리더..어. 그럼 제가 치어리더인건가요?!(당황) -
482 주아주 (08695E+55) 2016. 8. 21. 오전 2:07:16아쉽게도, 아직 잠들지 않았답니다~ 입장이 뒤바뀌었네요!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건우주! 엄청나게 길게 돌아갔으니까요. ㅎㅎㅎ 그리고 블로그도 트위터도 저는 어차피 하지도 않아서...하하, 역시 인증감이라 안되겠죠?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네요. 조금 아쉽다... 거기다가 공모전까지...ㅠㅜㅠ 그래도 규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니 어쩔수 없겠지요.
네, 꼭 다시 도전하셔도 괜찮을거예요! 건우주라면 분명 멋진 작품을 쓰실테니까요. 비록 제가 할수있는건 응원 뿐이겠지만 그래도요! 그리고 머리 긁적은 이미 한참전에 들키셨지요~ 후후, 제 전공 엄청나죠? 어쩌다보니 건우주와는 천적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네요. 대책, 기대할게요~ ㅎㅎㅎㅎ
여유 에너지는...겨, 겨울에 실컷 받아갈테니까요! 비축해놓아주세요! 그리고 당연히 치어리더는 건우주 쪽 아닌가요? (갸웃) 왜 당황하세요? ㅎㅎㅎㅎ -
483 건우주 (22897E+62) 2016. 8. 21. 오전 2:25:52어쩌다보니 정말 길게 돌아가긴 했죠. 상황이.. 약 2주 가까이 되었으려나요? 물론 제가 중간에 2일 정도 자리를 비우기도 했지만요. 그래도 그만큼 튼실하게 아쿠아리움 씬을 그린것 같아서 만족이에요. 뭔가 주아에게 보여주고 싶은것도 다 보여줬고 말이에요.
하하하.. 그래도 공모전 같은건 주아주와 헤어지게 될 때, 그러니까 엔딩이 날때 만약 붙은 상황이라고 한다면 어차피 헤어지는 만큼, 작품 명을 말해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되면 이제는 헤어지고 끝이고 주아주와 제가 건우주와 주아주로 만날 일은 없을테니까 그게 친목의 수단이 되지는 않겠죠. 물론 이런 이야기 해봐야 의미도 없지만요. 기본적으로는 안한다가 중요한 법이죠. 규칙 이전에 주아주가 난감해지는 상황은 보고 싶지 않고요.
그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된다구요. 주아주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머리긁적은...ㅋㅋㅋㅋㅋㅋ 아..버릇 괜히 말해줬어요! 말 안할걸!! 땅을 치구 후회를 합니다.
그리고 여유 에너지는 주아주가 말한대로 비축해둘게요. 아마 헤어졌다가 재회하면서 나눠주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역시 제가 치어리더...큭..! 춤이라도 배워야 할까요? 전 박치인데!!
음.. 이렇게 동접한 상태니까 다음 상황 같은것도 살짝 정하는게 좋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잠깐 쉬어가는 식으로 해서 전에 한번 돌려봤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이 나왔던 어릴적 건우와 주아의 장면을 돌려보는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유치원때의 첫 만남 식으로? 건우가 이제 막 이사를 와서 유치원에 전학 온 설정으로 들어오고 그때 옆자리가 주아였다라던가 하면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는데 주아주 생각은 어떤가요? -
484 주아주 (08695E+55) 2016. 8. 21. 오전 2:47:48네, 덕분에 저도 생전 처음으로 아쿠아리움을 구경해봤으니까요! 재밌고 신기했어요.
공모전은...정말 아쉽기는 하지만 친목 금지라는 규칙이 있으니까요...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얘기해야지요, 뭐. 규칙은, 지켜야지 의미가 있는거니까요. 그래도 역시 조금은 아쉽다!
후훗, 건우주만 저를 놀리시는 게 아니라 저도 건우주를 놀릴 수 있다구요? 머리 긁적 버릇을 알아낸게 신의 한수였다! 후회는 늘 모든 일이 끝난 후에 일어나는 법이죠. 그래도 저는 건우주란 분을 더 알게된 것 같아서 그 후회도 좋은걸요? ㅎㅎㅎㅎ 제 버릇은...나중에 알려드릴게요. 그럼 쌤쌤이겠죠?
앞으로는 여유 에너지를 기다리며 살아가야겠네요. 치어리더! 춤! 박치! 완벽한 삼단요소네요! 하핫, 기대하고있어도 되는거죠, 그거? 걸그룹 춤! 예뻐요, 언니(?)!!
아, 그 상황 좋아요. 애기애기한 건우랑 주아라니, 엄청 귀여울 것 같아요! 이렇게 첫만남이라는 과거의 추억을 그려내보게 되었네요. -
485 건우주 (22897E+62) 2016. 8. 21. 오전 2:53:20큭...! 그때 아마 건우의 머리 긁적이는 버릇의 출저를 말했다가 말 나온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흘러가듯이 말이에요. 주아주도 기억력 좋으시잖아요! 맨날 저에게 기억력 좋아서 다 기억한다고 불평하시더니!!
아. 그거와는 별개로 한번은 직접 가보는것도 추천할게요. 아쿠아리움. 직접 보는건 또 별개의 매력이 있거든요. 아. 이러니까 저도 가보고 싶어지네요. 조만간에 돈이 좀 많이 생기면 부산에 있는 아쿠아리움에나 오랜만에 가봐야겠어요. 혹시 가게 되면, 그때의 사진을 담아서 여기에 올려보는것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물론 갈지 안 갈지는 별개지만요. 그리고 걸그룹 춤....ㅋㅋㅋㅋㅋㅋㅋㅋ 노...노력해보겠습니다....?! 그 전에 박치인 시점에서 걸그룹 춤 못춘다구요!!
그리고 주아주도 괜찮다고 하니까, 다음 장면은 어린시절의 건우와 주아로 가봐요. 음.. 나이는 5살쯤이 괜찮을까요? 유치원의 기린 반 이런곳에서 만나고 말이에요. 어릴적의 주아도 지금의 성격과 비슷했을까요? 건우는 개구장이의 면이 더 강한 편이에요. 점점 커가면서 얌전해지고, 조용해지고 차분한 성격으로 바뀐 느낌이거든요. 음..그리고 선레는 전학을 가는 입장이니까 제가 쓰는게 맞겠죠. 사실 무엇보다 주아주는 지금 바쁜 상황인만큼 왠만하면 선레는 제가 쓸거지만요. -
486 주아주 (08695E+55) 2016. 8. 21. 오전 3:07:53하핫, 저 기억력 그다지 안 좋은데~ 건우주만큼은 아니라구요? 저는 몇 가지만 기억날 뿐이예요!
아쿠아리움! 꼭 가봐야겠어요. 아...왜 이렇게 가보고싶은 곳이 많아졌지? 큰일났다! 돈과 시간이 부족해...! 혹시 가시게 된다면 사진! 사진이요! 대리만족이라도... (눈물) 어...걸그룹 춤 못 추시나요? 그럼 보이그룹 춤이요! (해맑) 와아아! 멋져요, 오빠(?)!! 노력이 최고라구요!
5살! 귀여워라~ 그 때가 좋은 것 같아요! 기린반이라니.ㅋㅋㅋㅋㅋ 아, 벌써부터 귀여워 미치겠네요. 저는 햇님반이었는데... (아련) 주아라면...아마 비슷했을 것 같아요! 얌전한데 웃기도 잘 웃고 성격도 둥글둥글해서 친구들하고도 선생님하고도 잘 지내고...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것은 혼자 앉아서 동물들 나오는 그림책 보기! 아, 어쩌면 울보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커가면서 우는 모습이 줄어든 케이스로요. 배려 고마워요, 건우주! 그럼 선레는 부탁드릴게요. ㅎㅎㅎㅎ -
487 건우주 (22897E+62) 2016. 8. 21. 오전 3:11:11그 모습 꼭 참고하도록 할게요. 그리고 아쿠아리움에 가게 되면 꼭 사진 찍어오도록 할게요. 아 간다고 해도 9월달이 되겠지만요. 제가 8월달엔 어딜 나갈 여유가 되지 않는지라.. 동물원은 잠시 갔다올지도 모르겠네요? 아마도? 동물원은 되게 가깝거든요.
그리고 보이그룹 춤... 그쪽이 더 화려하고 어렵잖아요!!(동공지진) 하, 하지만 보고 싶다면야 노, 노력 정도는....! 옛날에 여장을 하면서 걸그룹 춤 춘 건 기억이 나는데 보이그룹춤은 한번도 쳐본적이 없었던것 같네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음. 그거와는 별개로 5살인걸로 가도록 해요. 그렇다면 건우와 주아는 올해로 13년의 사이로군요. 10년 이상의 사이는 정말 길고 진했습니다. 네! 5살때부터 18살때까지 쭉 옆에 붙어다니는건 보통 어려운게 아니니까요. 역시 이때부터 천생연분이었을지도요. 그건 돌려보면 알겠죠? 아마도?
주아주가 준 데이터 참고해서 선레는 일어나서 쓰도록 할게요. 전 슬슬 자봐야할 것 같아요. 주아주도 너무 늦게까진 있지 마시고요. 안녕히 주무세요. 꼭 건우 꿈 꾸길 빌어요! -
488 주아주 (08695E+55) 2016. 8. 21. 오전 3:23:04네, 나중에 혹시 가시게 된다면 사진 꼭 찍어와주세요! 동물원도 아쿠아리움도 전부 신기한 장소들이니까요. 가본적 없거나 가본지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
사실 건우주께서 여장하시고 춤 췄다는 것을 기억해서 걸 그룹 춤을 먼저 말한건데...건우주께서 창피해하실까봐 여장 사실은 말 안했는데, 건우주께서 이렇게 먼저 말씀하셨으니 말해도 괜찮겠죠? 그리고 한번도 춰보신적 없으시다면 이참에...! 1호 팬이 될테니까요, 오빠(?)! 멋져요!
드디의 10년 이상의 정확한 년도가 나왔네요. 13년. 이야, 길긴 길었네요. 정말로 천생연분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네,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늦어버렸네요. 안그래도 그 말 하려고 했는데 말이죠. 안녕히 주무세요, 건우주! 저도 조금 이따 바로 잘테니까요. 건우주께서도 좋은 꿈 꾸시길! -
489 건우 - 주아 (22897E+62) 2016. 8. 21. 오전 10:53:25내 이름은 최건우! 5살! 오늘부터 새로운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다. 물론 전에 다니던 유치원이 있었지만 엄마는 아빠의 일 때문에 난 앞으로 이 유치원에 다녀야한다고 말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엄마가 그러면 그런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왜냐면 어른들은 나보다 훨씬 똑똑하니까! 어른들이 그렇게 말하면, 분명히 그런 이유가 있을것이다. 물론 그것도 있지만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야 산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때 선물을 주기도 하잖아?
그러니까 착한 어린이가 되어서 산타 할아버지에게 크리스마스때 선물을 받을겸, 난 울지도 않고 고집 부리지도 않고 착한 어린이가 되기로 했다. 봐요. 산타 할아버지. 저 많이 착하죠? 그러니까 올해는 꼭 장난감 파이노를 선물로 갖다주세요! 아셨죠?
처음 온 유치원은 상당히 낯설었다. 내가 다니던 유치원과는 생김새부터가 너무나도 달랐다. 거기다가 선생님들도 처음 보는 사람들 뿐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가슴이 마구마구 두근두근 떨렸다. 왠지 모르게 무섭기도 했다.
전에 다니던 유치원 선생님들은 다 착하다고 과자를 나눠주고 그랬는데 이 유치원 선생님들도 그럴까? 으음. 벌써부터 과자 먹고 싶어진다. 초콜릿 과자 먹고 싶어. 간식 시간 있을까? 이 유치원은? 있었으면 좋겠다.
"자. 건우야. 여기가 앞으로 건우가 놀게 될 공간이야.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내 손을 꼬옥 잡고 계시는 선생님은 나를 유치원 반 앞에 데려다주셨다. 위의 글씨를 읽어보니 기린반이라고 되어있다. 응! 기린반 맞아! 나도 이제 한글 읽을 수 있어! 어려운 말은 아직 잘 못 읽지만 기린이라는 단어 정도는 읽을 수 있는걸! 에헴! 나도 이제 다 컸어!
아, 하지만 산타 할아버지는 어린애에게만 선물 준다고 했는데? 음. 그럼 좀 더 어린애로 있을래. 적어도 크리스마스 까지는. 아냐. 아냐. 다음 크리스마스도 선물 받고 싶어. 또 그 크리스마스도 선물 받고 싶어. 그러면 어린애로 쭉 있어야 하는거야? 하지만 어른도 되고 싶은데.
산타 할아버지 너무해요! 왜 어른은 선물 안 주는거에요!
"자. 들어가자. 건우야."
"네!!"
아빠는 늘 나에게 말했다. 사내 대장부는 어딜 가서도 씩씩해야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사내 대장부니까 씩씩하게 선생님 말씀에 대답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문을 여시고 내 손을 꼬옥 잡은 후에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나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아이들이 많았다. 막 서로서로 놀고 있었던 모양이다. 저 편에서 그림책 읽고 있는 애도 보이고, 블록 쌓기 놀이하면서 놀고 있는 아이도 보이고, 그림 그리고 있는 애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 애의 모습도 보였다.
우와! 여기 장난감 엄청 좋은것 같아!! 전에 다니던 유치원보다 더 좋은 유치원인걸까? 저 장난감 가지고 놀고 싶어.
"자. 자. 얘들아. 모두들 안녕! 잠시 선생님 좀 봐주렴!"
"네! 선생님!"
선생님의 말씀에 애들이 전부 노는 것을 중단하고 선생님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나를 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니,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았다. 그러니까 하나..둘...셋...넷...다섯.... ....다섯 다음에 뭐더라? 알고 있었는데! 진짜로 알고 있었는데! 그러니까 하나...둘...셋...넷...다섯.... 기억 안 나!! 까먹었어!!
"오늘부터 새 친구가 함께 할거에요! 자. 건우야. 앞으로 같이 놀 친구들과 인사해보렴!"
"........"
"건우야?"
"아! 네! 네! 선생님!"
다섯 다음에 뭐인지를 생각하다보니 선생님의 말씀을 미처 듣지 못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 안돼! 이런거 실수하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 준단 말이야! 바로 차렷 자세를 하고서 허리를 숙여서 배꼽인사를 친구들에게 했다. 이렇게 하는거 맞는거지? 처음 인사할땐.
"안녕하십니까! 저는 최건우입니다! 나이는 5살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우와! 건우는 씩식하게 인사를 잘 하는구나."
인사를 끝내자 박수소리가 들려오고 바로 옆에서 선생님이 칭찬을 해주셨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러면 나 선물 받을 수 있는거죠? 선생님? 박수소리를 들으면서 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모두 예쁘고 멋진 얼굴인 것 같았다. 그리고 다들 착해보여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사 와서 슬펐는데, 여기서 새로운 친구들 사귀어서 즐겁게 놀면 되겠지? 애들은 나중에 어른 되면 또 만나서 놀자고 다 약속했으니까 어른이 되면 만날 수 있을거야! 응! 틀림없어! 엄마도 어른이 되면 다 만날 수 있다고 했는걸!
"그럼 우리 건우도, 저기 애들 사이에 끼여서 놀도록 할까? 아, 그전에 잠시 선생님이 할 말이 있으니까 저기 뒤쪽에 그림책 들고 있는 여자애 보이지? 그 애 옆에 앉으렴!"
"네!!"
선생님이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여자애를 바라보았다. 짧은 머리가 너무나도 예쁜 여자애였다. 그리고 한 손에 그림책을 들고 있었다. 책 읽는거 좋아하는 애인 모양이었다. 나도 책 읽는거 좋아해서 저 책을 읽고 싶었다.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줄까? 가서 말해봐야지!
총총총 걸어서 난 선생님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여자애의 바로 옆 자리에 엉덩이를 내리고 앉았다. 멀리 있을때도 예쁘고 귀엽게 생긴 애였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더 예쁘고 귀엽게 생긴 것 같았다. 그럼 나 이 애와 짝꿍인거 맞지? 헤헷! 앞으로 잘 지내야지! 짝꿍과 잘 지내야 한다고 엄마가 그랬고 특히 여자애에겐 더 잘 대해줘야한다고 엄마가 그랬어! 그래야 착한 어린이가 되는거잖아?
"안녕! 반가워! 너 되게 예쁘고 귀여운것 같아. 이름이 뭐야? 나는 건우. 최건우. 어제 여기로 이사왔어! 앞으로 잘 부탁해!"
기분이 좋아 웃어보이면서 나는 옆에 앉아있는 여자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선생님이 뭐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지만 그냥 오늘 하루도 잘 놀렴, 다치지 마렴, 건우랑 잘 지내렴 뭐 이런 이야기인 것 같았다.
저런 어른들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역시 난 친구들하고 노는게 더 재밌어서 좋아.
"그 그림책 뭐야? 재밌는 책이야? 나도 봐도 돼? 혼자 보는 책이면 방해 안할게. 대신에 나하고 블록 쌓기 놀이 하면서 놀자. 응?"
//어린애 시점으로 글을 쓰는 것은 또 새로운 도전이라서 어떻게 쓰면 좋을지 살짝 망설이게 되네요. 그래도 나름대로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살려서 써봤어요. 오늘 하루도 이렇게 시작이 되네요. 여긴 여전히 더울것 같은 날씨에요. 주아주가 있는 곳은 어떨까요? 거기도 많이 더운 상황인가요?
그리고 결국 제가 춤을 추는건 확정된 사안인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팬 1호라니! 그거 이상하잖아요! 전 정식으로 데뷔한 댄서도 아니란 말이에요! 그리고 건우와 주아의 사이가 본편 기준으로 13년. 정말로 오래된 사이긴 하죠. 10년은 커녕 5년 이상 만나는 소꿉친구도 사실 드문 편이잖아요? 만난다고 해도 띄엄띄엄 만나고요. 그런데 13년이나 늘 옆에 붙어 다니면서 즐겁게 놀고.. 그 모습 자체가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지네요.
어제 에너지는 충전시켜줬으니까 또 굳이 충전시킬 필요는 없겠죠? 어제는 화이팅 하지 못했지만 오늘 하루는 제대로 화이팅이에요! -
490 주아 - 건우 (08695E+55) 2016. 8. 21. 오후 1:10:39"안녕하세요, 선생님~"
"네, 안녕하세요, 어머님~"
"오늘도 저희 주아, 잘 부탁드릴게요. 언제나 감사드려요."
"어머, 아니예요. 주아가 얼마나 착하고 얌전한데요. 걱정 마세요, 어머님."
오늘도 어김없이 엄마의 손을 꼬옥 잡고는 유치원에 도착해서 엄마와 선생님의 대화소리를 듣는다. 유치원이랑 선생님이랑 친구들은 좋지만...그래도 주아는, 이 시간 싫어. 주아는 엄마랑 떨어지고 싶지 않단말야.
엄마의 손을 잡고있지 않은 손으로 괜히 가방끈만 만지작거린다. 호호 웃으며 선생님과 간단한 아침 인사를 마친 엄마는 곧 허리를 굽히고는 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우음...그래도 이렇게 쓰다듬받는 것은 좋아.
"그럼 우리 주아, 이따 엄마가 올 때까지 울지말고 잘 놀고있어야돼. 알았지?"
"웅."
엄마의 쓰다듬을 얌전히 받으면서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응, 주아는 울지 않아. 울면은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 주신댔어. 말 잘 듣는 착한 주아가 될거야. 그래서 꼭 곰돌이 인형 받을거야.
"그럼 안녕히 계세요~"
"네, 이따 봬요. 주아 어머님~"
엄마는 쓰다듬던 손을 떼고는 자신의 손을 놓고 발길을 돌려 걸어나가신다. 그런 엄마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다가, 그럼 들어갈까, 주아야? 하는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끄덕인다.
기린반. 잠시 자신의 교실 앞에 멈춰서서 팻말을 물끄러미 올려다본다. 기린은...무서워. 목이 엄~청 길댔어. 그래서 막, 나뭇잎 먹는댔어. 그래도 아기 기린은 귀여워.
최근에 봤던 그림책 속 기린을 떠올려보다가 그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간다. 자신이 교실 안에 나타나자 자신을 기다렸다는 듯, 소미랑 유정이가 곧바로 방긋 웃으며 인사해온다.
"안녕, 주아야!"
"웅, 안녕~"
"우리 공주님 놀이 할건데 같이 할래?"
"주아는 지금은 그림책 보고싶어. 나중에 같이 하자!"
"주아는 그림책 너무 좋아해. 그래도 이따가는 꼭 우리랑 같이 노는거야?"
"웅웅!"
볼을 부풀리던 소미와 유정이는 그럼 이따가 같이 놀자고 새끼손가락을 내밀었고, 거기에 자신의 손가락을 얽어 약속한다. 그러자 소미와 유정이는 다시 방긋 웃더니 저들끼리 공주님 인형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자신은 책장 쪽으로 걸어가서는 어제 읽다 만 그림책을 한 권 꺼내든다. '토끼 가족 이야기'. 제목을 한 번 소리내어 따라 읽은 후에 그것을 들고 자신의 자리로 향한다. 자리에 앉아 그림책을 펼치자 보이는 것은 분홍색 귀여운 토끼 가족들의 그림. 토순이, 귀여워~
방긋 웃으며 천천히 그림책을 읽기 시작한다. 아침에 아이들이 전부 교실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선생님께서 들어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각자 알아서 놀고있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자신도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일도 많았으나, 대개는 이렇게 그림책을 읽곤 했다. 동물들, 좋아!
그렇게 한참을 그림책 속에 빠져있을 무렵, 어느새 시간이 많이 지났는지, 친구들은 전부 다 기린반 안에 들어온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림책 속에 정신을 팔려 그 책의 그림만 계속해서 보던 중, 언제 들어오셨는지 갑자기 선생님께서 잠시 좀 봐달라는 말로 시선을 집중시키자, 자신을 포함하여 일제히 전부 놀던 것을 멈추고 선생님 혹은 그 옆에 처음 보는 남자아이를 쳐다본다.
자신은 선생님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옮겨 그 남자아이를 바라본다. 선생님은 오늘부터 새 친구가 함께 할거라며, 그 남자아이에게 친구들과 인사해보라고 얘기했고, 남자아이는 아무말 없이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선생님이 다시 부르자 화들짝 놀란다.
그 모습에 몇몇 아이들은 키득거리기도 했지만, 그 남자아이는 곧바로 차렷 자세를 하고 허리를 숙여서 배꼽인사를 한다. 어어? 저거는 주아가 선생님이랑 할아버지, 할머니께 하는건데...
놀란 듯, 두 눈만 깜빡거리며 이어지는 남자아이의 자기 소개를 듣는다. 씩씩한 목소리. 이름이 최건우였구나...
건우의 인사가 끝나자 자신을 포함한 모든 아이들은 일제히 박수를 친다. 선생님께서도 가볍게 칭찬하시자 건우는 기분이 좋은 듯 웃으며 친구들을 둘러본다. 잠시 눈이 마주친 것도 같았으나, 그리 오랜 시간이 아니었기에 미처 웃어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곧 선생님께서 건우에게 저기 애들 사이에 끼여서 놀으라고 하시더니 저기 뒤쪽에 그림책 들고 있는 여자애의 옆에 앉으라는 말을 하자, 순간 놀라 몸을 움찔한다.
저기 뒤쪽, 그림책, 여자애. 슬쩍 주위를 둘러봐도 이 3개에 맞는 것은 자신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선생님의 손가락이 자신을 가리키고, 건우라는 남자애와 다시금 눈이 마주치자, 설마는 사실로 바뀐다.
곧 건우는 아무런 거리낌이나 망설임도 없이 총총총 걸어와서는 자신의 바로 옆자리에 엉덩이를 내리고 앉는다.
다시금 마주쳐진 시선. 어쩌지, 어쩌지...인사해야하는데. 새로운 짝꿍이고, 새로운 친구니까. 그러나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입에, 나오지 않는 목소리. 처음이라 조금은 어색한 듯 우물쭈물 그림책만 만지작거린다. 그러나 곧 건우가 먼저 인사를 건네오고 자신을 칭찬해주며, 이름이 뭐냐고, 저는 어제 여기로 이사왔다며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시원하게 웃어보이자 우물쭈물하던 모습은 멈추고 두 눈을 깜빡이며 건우를 바라본다.
이어 들려오는 선생님의 당부하는 목소리. 그렇지만 건우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자신을 바라본다. 어어...선생님의 말씀은 잘 들어야 된댔는데...
그렇지만 먼저 인사해오는 새 친구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어, 고민고민하다가 결국엔 소근소근 작은 목소리로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반가워, 나는 유주아. 주아야. 이사왔구나. 웅, 나도 앞으로 잘 부탁해, 건우야! 너도 엄청 멋있어! 씩씩한 강아지같아!"
자신을 칭찬해주는 말에 기분이 좋아 헤실헤실 웃으면서, 자신 나름대로의 최고의 칭찬을 건우에게 해준다. 주아는 강아지 좋아하니까, 건우도 좋아해주겠지?
건우는 어디로 이사왔을까, 하고 생각해보던 중, 건우가 이어서 자신이 보고있는 그림책에 관심을 보이며 저도 봐도 되냐고, 혼자 보는 책이면 방해 안 할테니 대신 저하고 블록 쌓기 놀이하면서 놀자고 얘기하자 다시금 그림책을 내려다본다. 그리고는 그림책을 건우에게 건네주며 환하게 웃는다.
"으응, 이거는 토순이랑~ 토순이 엄마랑~ 토순이 아빠의 이야기야. 건우도 봐도 돼! 토순이, 귀여워! 블록 쌓기 놀이도 같이 하자. 건우는 블록 좋아해?"
그림책을 건네주면서도 블록 쌓기 놀이도 같이 하자고 고개를 세게 끄덕끄덕인다. 하긴, 남자애들은 이런 토순이 그림책보다는 장난감 자동차나 블록 놀이를 더 좋아하곤 했으니까. 건우와 같이 놀려면 블록 쌓기 놀이가 더 좋겠지? 그래도 혹시 몰라 건우에게 블록을 좋아하냐고 물으면서 고개를 갸웃한다.
/ 저도 사실 어린아이를 돌려보는 것은 처음이긴한데, 이 기회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나저나 건우, 진짜 개구쟁이네요? 설마 처음 보자마자 예쁘고 귀엽다고 할 줄이야. ㅋㅋㅋㅋㅋ 귀여워라~ 제가 있는 곳도 다를바가 없어요...가만히 있어도 더운 느낌...
그리고 건우주의 춤은 확정 사안입니다! 네! 팬 1호가 뭐가 이상한가요? 이미 상상 속에선 데뷔한지 X년...크흠! 그나저나 왜 호칭은 태클거시지 않는거죠?! 그건 안 이상한가요?! 저희가 그려낸 건 18살의 몇 개월밖에 안되지만 그래도 13년 동안 늘 꼬옥 붙어서 즐겁게 놀았을 모습이 눈에 선해요. 정말로 서로의 흑역사도 다 알 것 같은 느낌...사실 정말 드문 편이긴 하니까요.
네, 어제 충전된 에너지로 오늘 하루는 제대로 화이팅 할테니까요! 건우주께서도 오늘 하루, 화이팅이예요! -
491 건우 - 주아 (22897E+62) 2016. 8. 21. 오후 2:14:52모두의 앞에선 예의바르게 인사하렴. 우리 엄마가 가르쳐준거다. 그래서 난 모두의 앞에서 예의바르게 차렷자세를 하고 예의바르게 그리고 씩씩하게, 사내 대장부답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모두가 박수를 쳐주는지 박수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기분이 좋아서 생긋 웃어보였다. 선생님께서도 씩씩하다고 칭찬 해주셨으니까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꼭 받을 수 있을거야! 헤헷. 산타 할아버지 빨리 보고 싶다.
선생님께서는 저기 뒤쪽에 있는 그림책 들고 있는 여자아이의 옆에 가서 앉으라고 나에게 말씀하셨다. 선생님이 가리키고 있는 여자애를 바라봤다. 정말로 귀엽고 예쁘게 생긴 여자애다. 저 애가 앞으로 내 짝꿍인걸까? 헤헷. 이사 오자마자 좋은 일만 있는것 같아!
총총총 걸어서 그 여자애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짧은 머리가 상당히 예쁜 그 아이와 자연스럽게 시선이 마주쳤다. 근데 이유는 모르겠는데 뭔가 말하려는데 말을 못하고 있는 그런 상황처럼 보였다. 어디 아픈걸까? 살짝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순수하게 이런 애와 옆에 앉은게 기분이 좋아서 웃어보이면서 다시 한번 그 애에게 인사를 했다. 선생님이 뭐라고 말씀하시는것 같았지만 그냥 적당히 흘러넘겼다. 선생님 말씀보다 이 애와 대화나누고 싶은걸.
그러자 여자애는 아까전의 모습이 아니라 두 눈을 깜빡이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애는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있었다. 선생님을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나를 바라보고 있으니까 분명히 나에게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는게 분명해! 엄청 얌전한 여자애인 모양이다. 실제로 그림책도 들고 있잖아? 전의 유치원도 그랬지만 책 읽는 애들은 보통 얌전한 애들이 많았어!
이럴땐 조용히 기다려두는게 매너라고 TV에서 그랬어. 그런데 매너가 뭐지? 먹을 수 있는걸까? 모르겠지만 그런게 좋다고 그랬어! 그래서 나는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자 여자애는 소근소근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 자신의 소개를 했다. 유주아. 유주아. 유주아. 성이 유씨네? 우리 엄마는 김씨고 아빠는 최씨인데. 유씨도 있었구나. 뭔가 신기해. 정말로 신기한 느낌이 들어서 유주아...? 맞지? 이름? 아무튼 주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나에게 엄청 멋있다고 하면서 씩씩한 강아지란 말에 배시시 웃어보였다.
"나보다는 네가 더 강아지 같은걸? 우리 집에도 강아지 한마리 키우고 있거든. 엄청 귀여워! 주아, 너도 강아지를 닮아서 엄청 귀여운것 같아. 헤헷."
집에서 기르는 아롱이를 떠올리면서 주아의 얼굴과 살짝 겹쳐보았다. 생김새는 다르지만 그래도 귀여움은 우리집 귀염둥이 아롱이에 뒤지지 않을 것 같았다. 이어 내 눈에는 주아가 들고 있는 그림책이 들어왔다. 그 그림책이 뭔지 궁금해서 그 그림책을 가리키고 무슨 책인지 물어보았다. 하지만 혼자 보고 싶어할 수도 있으니까 혼자보고 싶은 책이면 방해 안할테니까 대신 나와 블록쌓기 놀이 하자고 말했다. 혼자서 책 봐버리면 나 혼자 남잖아. 그럼 심심하단 말이야. 여기엔 아직 아는 애들도 없으니까 주아가 내 첫 친구! 친구끼리는 놀아야 재밌잖아? 그리고 딱 그때, 선생님께서는 말씀을 다 끝냈으니까 오늘도 재밌게 놀라는 말을 남기고서 밖으로 나가셨다. 아싸! 그럼 이제부터 놀아도 되는거지?
그리고 정말로 다행스럽게도 혼자 보는 그림책이 아니었는지 주아는 환하게 웃으면서, 정말로 예쁜 웃음을 보이면서 나에게 그림책을 보여주었다. 그림책에는 토끼 그림이 많이 그려져있었다. 주아의 말을 들어보니, 토순이 가족의 이야기인듯 했다. 분홍색 토끼 3마리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동물 그림책을 보고 있는걸 보면 주아는 동물을 많이 좋아하나보다. 우리집 아롱이 보면 좋아할까? 궁금해. 한번 물어봐야지!
"주아는 강아지 좋아해? 우리집에 아롱이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있어. 막 태어난 애인데 엄청 작고 귀여워! 막막 나만 보면 따라다녀. 꼬리 흔들면서!"
이어 들려오는 블록을 좋아하냐는 말. 그 말에 나는 고개를 크게 위 아래로 끄덕였다.
"응! 엄청 좋아해! 높게 높게 쌓아서 탑 만드는거 좋아. 하지만 나는 노래 부르는걸 더 좋아해. 집에서 노래부르면 다 칭찬해주고 그래. 들어볼래?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그리고 엄마, 아빠, 그리고 내 동생인 지우도 내가 노래를 불러주면 엄청나게 좋아한다. 실제로 할머니는 장차 커서 가수가 되겠네. 하면서 나를 칭찬해준적도 있었다.
가수가 뭔진 잘 모르겠지만 TV에 나와서 노래부르는 사람 말하는거 맞지? 그럼 난 가수가 될까? 커서? 헤헷. 어른이 되면 생각해봐야지.
그렇게 잠시동안 신나게 작은별을 부른 다음에 나는 생긋 웃고서, 근처에 있는 블록 통쪽으로 걸어갔다. 블록 통에는 정말 색색의 블록이 잔뜩 들어있었다. 빨강, 노랑, 파랑, 녹색, 검정, 하얀색, 그 외에도 무슨 색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말 많은 색이 있었다. 신이 나서 그걸 가지고 온 다음에, 바닥에 블록 몇개를.. 다섯 다음에는 몰라. 아무튼 많이 붓고서 주아를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다.
"주아도 블록쌓기 좋아해? 아니면 책 읽는걸 더 좋아해? 아니면 여자애니까 소꿉놀이 좋아하고 그래? 나 전에 있던 유치원에서 소꿉놀이도 많이 하고 그랬어! 여자애들이 소꿉놀이 안하면 안된다고 말해서. 주아도 좋아해? 소꿉놀이?"
전에 있던 유치원의 여자애들을 떠올려보면서 다시 한번 배시시 웃으면서 블록을 천천히 쌓아봤다. 빨강 다음에는 노랑, 노랑 다음에는 파랑, 파랑 다음에는 녹색... 천천히 쌓아올리면서 건우 탑을 천천히 만들어나갔다.
"난 역시 파란색이 제일 좋아!"
//주아도 얌전하면서도 18살때의 이미지가 살아있어서 정말로 귀여운걸요? 어릴때의 순수함도 더해서 그런지 절로 쓰다듬고 싶어져요. 건우가 주아를 쓰다듬는것을 좋아하는건 이런 모습을 봐와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는데요? 그리고 주아주도 비슷한 날씨로군요. 여기도 되게 더워요. 우리 이 더위에 절대로 지지 말아요!
그리고 호칭이요? 오빠 말인가요? 오빠라고 불리는건 남자의 로망이라고 합니다. ㅎㅎㅎㅎㅎ 물론 믿거나 말거나지만요. 서로의 흑역사도 다 알 정도로 친밀한 사이. 분명히 그 중에는 싸운 나날도 있겠지만 둘의 성격이 성격이다보니 아마 금방 화해를 했겠죠. 그래서 싸우면 주변에선 또 화해할거면서 뭘 또 싸우고 저래. 에휴. 이렇게 나왔을지도 모르고요. 여잠이지만 이런 어린애 모드로 돌려보니 저도 살짝 순수해지는듯한 느낌을 받네요.
여담이지만 어렸을적 주아도 너무 귀엽네요. 데려다가 동생 삼고 싶어져요. ㅎㅎㅎㅎ 그리고 저도 화이팅이에요! 오늘 하루도 힘차게 보내봐야죠! -
492 주아 - 건우 (77084E+61) 2016. 8. 21. 오후 5:58:33오늘 새로 전학 온 남자아이. 씩씩하게 인사하는 그 아이에게 선생님께서는 자신을 가리키며 자신의 옆에 가서 앉으라고 말한다.
주, 주아의 옆? 예상치 못하게 정해진 짝꿍에 놀란채로 그 건우라는 남자애를 바라보자, 건우도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여자애는 싫다는 말도 하지 않고 거릴낄 것도 없다는 듯이, 바로 총총총 걸어와서는 자신의 바로 옆자리에 앉는다. 다시금 자연스레 마주쳐진 시선.
자신과는 달리 아무런 색도 섞이지 않은 칠흑처럼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건우가 신기하면서도 왠지 모를 어색함에 먼저 말을 건네지 못하고 우물쭈물한다. 그러나 건우가 웃어보이면서 먼저 다시 한번 인사를 건네오자 더이상 우물쭈물하지않고 두 눈을 깜빡이면서 조용히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는...활발한 친구구나. 뭔가 씩씩한 게 멋있어보여. 아마 전의 유치원에서도 인기 많았겠지? 주아도 건우랑 대화하고 싶어.
그렇지만 계속해서 들려오는 선생님의 말씀. 어어...그치만 선생님 말씀 잘 들으랬는데. 그래야 착한 어린이랬는데. 결국 고민고민하다가 내린 결정은 소근소근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기. 이러면 괜찮을거야. 그치?
어린아이다운 발상으로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는 건우에게 소근소근 자신의 소개를 한다. 나는, 유주아. 주아라고 해.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자신을 칭찬해준 건우에게 똑같이 엄청 멋있다고, 씩씩한 강아지같다고 최고의 칭찬을 건네자, 건우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배시시 웃어보인다.
저보다는 자신이 더 강아지 같다며, 강아지를 닮아서 엄청 귀여운것 같다고 건우는 해맑게 웃으며 이야기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자신도 환하게 방긋 웃는다.
"고마워! 건우도 강아지처럼 귀여워! 아...아니야. 건우는 멋있어! 응! 아까도 크게, 씩씩하게 인사했는걸."
자신도 똑같이 건우를 귀엽다고 칭찬하다 아까의 건우의 모습이 떠올라 이내 말을 바꾼다. 건우는 멋있는 강아지야. 막막 약한 애들 지켜줄 것 같아!
그렇게 건우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다, 이어서 건우가 자신이 들고 있는 그림책이 궁금해졌는지, 그것을 가리키고 무슨 책인지 물어보자 시선을 그림책으로 옮긴다. 건우는 그런 자신에게 혼자 보고 싶은 책이면 방해 안할테니까 대신 저와 블록쌓기 놀이 하자고 말했고, 마침 그 때 선생님께서는 오늘도 재밌게 놀라면서 밖으로 나가신다.
아, 그럼 이제 작게 얘기 안해도 되겠다. 다행이다! 선생님이 나가시는 것을 확인하고는 건우에게 환하게 웃으며 자신이 보고있던 그림책을 보여준다.
그림책에 가득가득한 분홍색 토끼들. 토순이 가족을 소개하며 즐거운 듯한 목소리로 그림책에 대한 설명을 한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자신이 동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강아지 좋아하냐면서, 저의 집에는 막 태어난 아롱이라는 강아지가 있다고 자랑을 해온다. 강아지라는 소리에 곧바로 두 눈을 반짝반짝거리며 건우를 쳐다본다.
"진짜? 진짜 애기 강아지 있어? 웅, 주아는 강아지 엄~청 좋아해! 주아도 보고싶어, 아롱이! 막막 뽀뽀해주고 싶어!"
아롱이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상상해보며 해맑게 웃는다. 막막 복슬복슬하고 따뜻하겠지? 엄청 귀엽겠다! 건우네 집, 가보고싶어! 아롱이!
아롱이를 꼬옥 껴안는 상상을 해보다가 이번에는 자신이 건우에게 블록을 좋아하냐고 질문한다. 그러자 건우는 고개를 크게 위아래로 끄덕이며 높게 높게 쌓아서 탑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지금까지 봤었던 유치원의 다른 남자아이들도 전부 저가 더 높게 쌓을거라며 싸우던게 생각나서, 건우도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어지는 건우의 말. 하지만 저는 노래 부르는걸 더 좋아한다며, 들어보겠냐고 말하던 건우는 곧 반짝 반짝 작은 별~~ 하고 '작은별'을 부르기 시작한다.
그런 그의 목소리에 순간 우와, 하고 감탄한다. 물론, 다른 친구들이 '작은별'을 부르는 것은 수없이 들어왔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건우는 달랐다. 똑같은 곡이었는데도, 무언가 달랐다. 목소리며, 능숙함이며, 발음이며, 크기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조화를 만들어내 보였다.
건우, 노래 잘 부르는구나... 순간, 각자 놀고있던 모든 친구들이 전부 하던 것을 멈추고 건우를 바라보았다는 것을, 건우는 알고있을까?
건우가 노래를 끝마치자 박수를 짝짝 치며 진심으로 환하게 웃는다.
"우와아~ 건우 노래 잘해! 주아가 들었던 노래 중 제일 좋아! 그...깨...? 깨..고리? 아무튼 좋아!"
꾀꼬리라는 새가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을 어디선가 들었던 터라 그 말을 그대로 전하고싶었으나, 이름이 어려워서 기억나지 않아 결국은 포기한다. 건우는 생긋 웃더니 근처에 있던 블록 통 쪽으로 가서 그것을 통째로 들고 신나게 자리로 돌아온다. 그리고는 그 안에 있는 색색의 다양한 블록들을 바닥에 많이 부어버린 후, 자신을 바라보며 배시시 웃는다.
자신은 블록쌓기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책 읽는 걸 더 좋아하는지 물어보며, 건우는 전에 있던 유치원에서의 여자애들을 언급하고는 여자애니까 소꿉놀이를 좋아하냐며, 자신에게 질문을 마구 쏟아놓는다.
그런 사교성 좋은 건우의 모습에 좋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좋게 헤헤, 웃는다. 그리고는 그림책은 책상 위에 두고 자신도 건우의 근처로 내려와 그와 마주보고 바닥에 앉는다. 이어서 그의 질문에 천천히 대답한다.
"웅웅! 주아도 블록쌓기 좋아해. 그치만 동물들 나오는 그림책이 더 좋아! 건우의 전 유치원 여자애들 나빠. 주아도 소꿉놀이 엄~청 좋아하지만 다른 친구들에게 안하면 안된다고 하면 안 돼! 그러면 그 친구, 마음 아야! 해. 그건 나쁜거야. 건우도 아야! 했어?"
아무리 자신이 소꿉놀이를 좋아한다고 해도, 강제로 시키는 건 안된다는 생각은 확실했다. 그러면 그 친구 마음이 아프댔어. 그건 나쁜 어린이야! 산타 할아버지도, 선생님도 전부 선물 주지 않을거야!
혹시 건우도 그 여자애들 때문에 마음 아파했나, 싶은 걱정에 블록 탑을 쌓고있는 건우에게 걱정스럽게 물어본다.
그러나 걱정스런 마음도 잠시, 점점 높게높게 쌓여지는 건우의 블록 탑에 신기한 듯 우와, 하고 형형색색의 블록들을 바라본다.
저거는 빨강색, 저거는 노랑색, 저거는 파랑색, 저거는 초록색... 얼마전에 배웠던 색깔 이름을 떠올려보며 블록들을 마음속으로 세어보다가, 저는 역시 파란색이 제일 좋다는 건우의 말에 자신도 덩달아 배시시 웃는다.
"건우, 파랑색 잘 어울려! 주아는 빨강색이 좋아. 아, 분홍색도 좋아!"
왠지 시원한 물이나 바다가 생각나는 건우의 모습에 잘 어울린다고 말한 후, 자신도 덩달아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밝힌다. 빨강색이랑 분홍색. 근처에 있는 빨강색 블록 하나를 집어들고는 잠시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해맑게 웃는다.
"햇님! 딸기! 전부 좋아해."
빨강을 보자 떠오르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밝히면서 건우는? 하고 되물어보듯이 그를 바라본다. 좋아하는 것을 알려주면 더 친해진다고 그랬어. 건우에게 있어 자신이 이 곳에서의 첫 친구인만큼, 자신도 건우와 더욱더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에 빨강색 블록을 만지작거린다.
/ 그리고 주아가 그렇게 쓰다듬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주아네 엄마의 영향이... 아무래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니 건우가 그렇게 자주 쓰다듬어주는 것도 이해가 가네요! 뭔가 퍼즐조각이 하나 맞춰진 기분이예요. 네, 저희 더위에 지지말아요! 분명 끝더위일테니까요! 무더운 한더위도 이겨냈는걸요~
그, 그나저나 호칭은...그거 놀리려고 그런건데 왜 안 당황하시나 했더니, 로망이었던거예요?! 이, 이게 아닌데...! 막 놀리려고 한건데...! (당황) 물론 13년 동안 싸운 날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정말로 얼마 안 가서 바로 화해했을 것 같아요, 이 둘은. 솔직히 싸우는 모습이나 이유도 잘 상상이 안 가긴 하지만, 주변에서는 아무리 싸워도 아무렇지 않아 할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ㅎㅎ 저도 어린아이 모드로 돌려보니 뭔가 순수해지는 것 같아요! 어렵지만 은근 재밌는 것 같고? 탁해진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
어린 건우도 너무 귀여운걸요! 건우도, 주아도, 18살 때의 모습이 그대로 어린 시절에 반영되어 있어 신기해요. 동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심쿵! 건우는 그렇게 재롱잔치에서 노래의 센터를 맡게되겠죠? ㅎㅎㅎ -
493 건우 - 주아 (22897E+62) 2016. 8. 21. 오후 8:09:07유주아. 유주아. 유주아. 응. 이름 까먹지 않게 이렇게 계속 속으로 중얼거렸다. 심부름 갈 때도 물건 안 까먹으려고 이렇게 중얼거리면 외워졌으니까 얘의 이름도 계속 중얼거리면 이름 외워질거야. 여기서 처음 만난 친구인걸. 그러니까 무조건 이름 외울거야. 유주아. 유주아. 유주아. 유주아. 유주아. 유주아. 유주아. 주아유. 주아유. 주아유. 주아유. 아유주. 아유주......?
아냐아냐!! 유주아잖아!! 나 왜 이래!! 이름을 중얼중얼거리다가 뭔가 이상하게 꼬여버려서 오른손으로 이마를 탁 쳤다. 얘 이름은 유주아! 강아지를 닮은 예쁘고 귀여운 여자애, 유주아!
그런 주아의 얼굴을 보다보니 우리집에 있는 강아지인 아롱이가 떠올라서 아롱이와 주아의 얼굴을 겹쳐보았다. 모습은 다르지만 그래도 귀여운건 똑같아! 배시시 웃으면서 강아지를 닮아서 귀여운것 같다고 말하자, 주아는 나를 귀엽다고 말하다가 갑자기 말을 바꿔서 멋있다고 말해줬다. 그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져서 또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멋지다는거 좋은거잖아! 아빠가 사내 대장부는 멋져야한다고 말했어!
"응! 나 멋지지? 앞으로 더 멋진 어른이 될거야! 그래서 멋진 사내 대장부가 될거야!"
멋진 사내 대장부가 되면 예쁜 색시도 얻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아빠가 그랬어. 그런 말을 덧붙이고서 장난스럽게 웃어보였다. 색시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남자애는 멋진게 좋은거야!!
이내 주아가 동물을 좋아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집에 있는 아롱이 이야기를 해봤다. 그러자 주아는 해맑게 웃으면서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자신도 보고 싶다고 뽀뽀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두 눈이 반짝반짝이는게 진짜 아름다운 보석 같았다. 너무 예뻐. 내 짝꿍은. 눈도 그렇고 얼굴도 그렇구.. 이사 오길 잘한 것 같아!
"응! 있어! 엄청 귀엽고 엄청 예뻐!! 막막 꼬리 흔들면서 나 쫒아다녀! 헤헷. 애교도 부리고, 막 놀아달라고 보채구. 진짜 어린아기 같아! 한번 볼래? 오늘 집에 가면 엄마에게 말해서 괜찮은지 물어볼게!"
정말로 강아지를 좋아하는걸 알게 되니 왠지 반가웠다. 우리 아롱이 되게 많이 귀여워해줄 것 같아! 집에 초대하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엄마의 허락이 필요하잖아? 오늘 집 가면 꼭 엄마에게 유치원 여자애 한명 데리고 와도 돼요? 라고 꼭 꼭 물어봐야지!!
이어 나는 주아의 블록 쌓는거 좋아하냐는 물음에 고개를 크게 끄덕인 후에 블록 쌓는것도 좋지만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주아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작은별을 불러보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난 노래부르는게 너무 좋다. 노래를 부르면 절로 흥도 나고 마음도 편안해지고 설명하기 힘들지만 기분도 좋아!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 엄마, 아빠, 지우도 내가 노래 부르면 좋아하구! 헤헷.
눈을 감고서 노래를 잠시 부르다가 끝을 내니 주아는 마치 우리 부모님처럼 박수를 치면서 환하게 웃었다. 그러더니 나에게 깨고리? 라면서 말을 했다. 하지만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서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깨고리가 뭐지? 잘 모르겠어. 엄마에게 물어봐야지! 하지만 내 노래가 좋다고 하니까 다음에 또 불러줘도 좋을 것 같았다.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들면 다음에 또 말해! 또 불러줄게! 나, 노래 엄청 잘 부를 수 있어! 헤헤헷."
가볍게 웃은 후에 나는 슬슬 블록쌓기 놀이를 하기 위해서 블록 통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블록을... 5개부터는 못 세지만 아무튼 많이 쏟았다. 엄청 많이! 그리고 주아를 바라보면서 배시시 웃으며 블록 쌓기를 좋아하는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지를 물었다. 그러다가 전 유치원의 애들은 소꿉친구를 좋아하는걸 떠올리고 혹시 소꿉친구를 좋아하냐고도 물어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읽고 있던 그림책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선 내 근처로 다가 와서는 내 앞쪽에 앉았다. 옆쪽에 앉으면 되지, 왜 앞쪽에 앉는걸까. 음. 모르겠어. 주아에겐 주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걸거야. 틀림없어!
아무튼 주아는 나에게 자신은 책을 읽는것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록쌓기도 싫어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 말을 듣고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서 활짝 웃었다. 블록 쌓기 같이 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긴거잖아? 하지만 주아의 말은 더 이어져서 소꿉친구도 엄청 좋아하지만 다른 애들에게 안하면 안된다고 하는건 안된다고 조금 강하게 이야기하더니 나에게 아야했냐고 물어보았다.
그 물음에 나는 주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엄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마음씩 착한 사람을 친구로 사귀어야한다고 나에게 말했던게 떠올랐다. 지금 주아는 나를 걱정해주잖아? 그리고 소꿉친구 좋아하는데도 안한다고 뭐라고 하지도 않아. 그리고 나에게 아야했냐고 물어보잖아.
그래! 주아가 바로 그런 마음씨가 착한 아이였구나!! 바로 이해를 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밝게 웃어보였다.
"주아야! 우리 친구하자! 엄마가 그러는데, 마음씨가 착한 사람과 친구 해야한다고 그랬어! 주아는 마음씨가 착하잖아? 그러니까 나랑 친구하자!"
주아를 바라보면서 배시시 웃으면서 블록을 천천히 쌓아올렸다. 빨강, 노랑, 파랑, 녹색... 그렇게 쌓아올리다가 파란색이 좋다고 말을 해봤다. 그러자 주아는 자신은 빨강색과 분홍색이 좋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빨간 블록을 들어올리더니 그 블록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해맑게 웃어보이면서 햇님과 딸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좋아하는게 뭔지를 물어보았다.
나.. 나... 나는..음......
"난 물이 좋아! 시원하게 수영하는것도 좋고, 노래도 좋아! 그리고 엄마도 좋고, 아빠도 좋고..음.. 그리고 주아도 좋아! 헤헷."
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을 말하면서, 다른 블록들을 좀 더 땅에 쏟아붓고서 빨간색과 분홍색 블록들을 하나한 끄집어내서 주아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빨간색 블록 2개를 쌓아올렸다. 그리고 주아의 두 눈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같이 블록 쌓기 하자! 높이 높이 탑 쌓아서 멋지게 만들자. 응? 나, 주아하고 블록쌓기 하고 싶어. 주아는??"
나는 이렇게 같이 놀고 싶은데 주아는 어떨지 궁금해서 난 주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건 그렇고 근처 남자애들 묘하게 나 노려보는것 같아. 왜지? 음. 모르겠어. 그냥 적당히 넘어갈래. 지금은 같이 노는게 더 중요한걸!
//사실은 이렇게 쓰면서도 쓰다듬고 싶은 충동이 마구 들지만... 자제하고 있는 중이에요. 너무 귀엽잖아요! 어린 주아! 후우. 하아. 후우. 하아. 어린애의 마음으로서 순수하게 써보려고 노력하는데 잘 써지는진 모르겠네요.
그리고 호칭은 저만 그런거 아닐거라구요. 다른 남자들도 오빠라고 불리는거 되게 좋아한다구요. 기억해두시라구요.(생긋(윙크)
13년의 긴 세월. 정말로 생각해보면 절로 부러워지네요. 그 길고 긴 시간동안 쭈욱 붙어 다녔다는게. 저도 10년 이상의 친구는 많지만 쭉 붙어다니진 않았거든요. 다른 학교 가면서 떨어지기도 하고.. 연락 안되는 애들도 있고...
그리고 재롱잔치에서 노래 센터..ㅋㅋㅋㅋㅋ 그 전에 연극을 해서 건우가 공주님이 되고 주아가 왕자님이 되었겠죠? 건우 공주님과 주아 왕자님의 모습도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정말로. 그리고 역시 주아는 유치원에서 은근 아이돌처럼 인기 많았을 것 같아요. 은근슬쩍 독점해버리는 건우가 눈치 많이 받았겠는데요? -
494 주아 - 건우 (87827E+61) 2016. 8. 21. 오후 11:19:33뭔가를 중얼중얼거리다 갑자기 오른손으로 이마를 탁 치는 건우의 행동에 순간 놀라 몸을 움찔한다.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고개만 갸웃하다 건우가 자신을 강아지에 비유하며 칭찬해주자 자신도 덩달아 건우를 칭찬해준다. 귀엽다...고 말하다가 아까의 씩씩했던 건우의 모습이 생각나 멋있다고 말을 바꾸자 건우는 기분이 좋은듯 배시시 웃으며 앞으로 더 멋진 어른이 되어서 멋진 사내 대장부가 될거라고 저의 포부를 밝힌다.
사내 대장부가 무슨 뜻인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건우가 될거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분명 좋은 것일 거라고 막연하게 추측해본다. 거기다가 멋진 사내 대장부가 되면 예쁜 색시도 얻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저의 아빠가 그랬다며 장난스럽게 웃는 건우의 모습에 다시 한 번 자신의 추측을 확신한다. 색시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그치만 행복은 좋은거야! 그러면 색시라는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어떤 거겠지? 어려운 말을 쓰는 건우를 대단하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자신도 고개를 세게 끄덕인다.
"웅! 건우 멋있어! 건우는 멋진 사내 대장부가 될거야. 그래서 예쁜 색시랑, 행복이랑, 전부 다 얻을거야! 주아는 그렇게 생각해."
해맑게 웃으며 건우가 멋진 어른이 되어 멋진 사내 대장부가 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별님께 매일 밤 소원을 빌면 이루어주실까? 건우의 소원?
하지만 밤늦게까지 별을 보기도 전에 잠들어버리는 자신이니 힘들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조금 시무룩해진다. 주아는 건우, 도와주고 싶은데...
그러나 시무룩해진 것도 잠시, 건우가 곧 저의 집의 아롱이 이야기를 꺼내자 두 눈을 빛내며 해맑게 웃는다. 강아지, 좋아! 엄청엄청 좋아! 아롱이 보고싶어!
건우는 좋아하는 자신의 모습에 반가운 듯 아롱이 자랑을 막 하다가 한번 보겠냐며, 오늘 집에 가면 저의 엄마에게 말해서 괜찮은지 물어보겠다고 얘기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기쁜듯이 표정이 환해졌다가 세게 고개를 끄덕인다.
"볼래볼래! 아롱이! 꼭 물어봐줘, 알겠지? 약속이야, 약속!"
주아는 약속 안지키는 사람, 싫어! 그치만 건우는 약속을 지켜줄거야. 왜냐하면 건우는 사...사내애...뭐였지? 방금 들었는데. 우움...모르겠다! 그래도 건우는 멋진 어른이 될테니까!
건우를 믿고 아롱이를 봐도 된다는 말을 기다리기로 하며, 건우에게 블록 쌓는거를 좋아하냐고 물어본다. 건우는 자신의 물음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블록 쌓는것도 좋지만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다며, 곧바로 작은별을 불러준다.
눈을 감고서 노래를 부르는 건우의 목소리가 엄청나게 좋다는 것을 느끼며, 건우의 노래가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하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까 건우가 어려운 말을 썼던 것처럼 자신도 어려운 말로 멋지게 칭찬을 해주고 싶어 '꾀꼬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결국 깨고리, 까지만 말한 채 포기하고, 건우에게 엄청 좋았다고 칭찬한다. 건우도 깨고리가 뭔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마음에 들면 다음에 또 불러주겠다고 가볍게 웃는다.
"엄청 마음에 들어! 그럼 다음번에 또 주아에게 불러줘야해? 건우 노래 정말 좋아!"
자신도 덩달아 밝게 웃으며 블록 통을 가져와서는 바닥에 쏟는 건우를 지켜본다. 건우는 이어서 자신을 바라보고는 배시시 웃으며 블록 쌓기를 좋아하는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지를 물어온다. 그러다가 전 유치원의 애들이 생각났는지, 소꿉놀이를 좋아하냐고도 물어본다.
건우의 그 질문에 그림책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는 건우의 근처로 다가와서 건우의 앞쪽에 앉는다. 옆쪽에 앉을까, 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건우 얼굴이랑 블록 탑을 동시에 보기 힘들어 앞쪽을 선택한다. 그리고...주아는 건우와 마주보고 싶단말야.
그런 생각으로 자리를 잡고는 건우의 질문에 대답한다. 건우는 블록 쌓기도 좋아한다는 자신의 말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활짝 웃는다. 그러나 자신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소꿉놀이는 엄청 좋아하지만 다른 애들에게 안하면 안된다고 하는건 안된다고 확실하게 얘기한다. 그리고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건우에게 아야했냐고 걱정을 담아 물어본다. 그런 자신의 물음에 건우는 아무말 없이 가만히 자신을 바라본다.
그 모습에 건우가 정말로 아야! 했구나 싶은 마음에 걱정하는 마음은 더 커진다. 어...어쩌지? 주아가 호~ 라도 해줘야하나? 그럼 건우가 아야! 안 할까?
그러나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건우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면서 밝게 웃고는, 친구하자며, 자신의 예상을 빗나간 말을 한다. 저의 엄마가 마음씨가 착한 사람과 친구 해야한다고 그랬다며, 친구하자는 건우의 말에 순간 놀라 멍하니 그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기쁜 표정을 짓고는 해맑게 고개를 끄덕인다.
"웅웅! 친구하자, 건우야. 건우도 착해. 그러니까 좋은 친구야! 건우도, 주아도 이제는 진짜 친구야!"
거부할 이유가 없는 말. 기쁘게 건우의 말에 대답하며, 건우가 블록을 쌓아올리는 것을 지켜본다. 형형색색의 블록을 쌓던 건우는 곧 저는 파란색이 좋다고 얘기했고, 그런 그의 말에 자신은 빨강색과 분홍색이 좋다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빨간 블록을 들어올려 그 블록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인 햇님과 딸기. 해맑게 웃으면서 그것들을 건우에게 밝힌다.
그리고는 반대로 건우는 뭘 좋아하냐고 묻자, 건우는 물이 좋다며, 수영, 노래, 엄마, 아빠 등등 저가 좋아하는 것들을 쭉 나열하며 다른 블록들을 좀 더 바닥에 쏟아붓는다. 건우는 이어서 잠시 말을 멈추고는 이내 자신도 좋다며, 빨간색과 분홍색 블록들을 끄집어내서 자신의 앞에 내려놓는다.
건우의 행동에 물음표 표시를 머리 위로 띄우다, 자신의 앞에 놓여진 빨간색과 분홍색 블록들과 자신도 좋다는 건우의 말에 방긋 웃는다.
"주아도 건우 좋아! 무지무지 좋아! 이렇게 주아가 좋아하는 빨강색이랑 분홍색들을 많이 줬잖아?"
자신 앞에 빨간색과 분홍색 블록들에 행복한듯이 웃다가 건우가 빨간색 블록 2개를 쌓아올리고는 자신의 눈을 바라보자 자신도 똑같이 건우를 바라본다. 이어, 같이 블록 쌓기 해서 높이높이 탑 쌓아서 멋지게 만들자고, 자신과 블록쌓기 하고 싶다는 건우의 제안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륾 끄덕인다.
"주아도 건우랑 블록쌓기 하고싶어! 그치만 빨강이랑 분홍이만 있으면 안 돼. 건우의 파랑이도 있어야 돼. 그치, 파랑아?"
밝게 웃으며 그의 제안을 승낙하지만, 건우가 파란색을 좋아한다는 것을 고려하여 이번에는 자신이 주위에 흩어져있던 파란색 블록들을 전부 끌어모아 건우의 앞에다 놓아준다. 응! 파랑이도 이제는 안 섭섭해할거야. 빨강이랑 분홍이도 새롭게 친구가 생겨서 좋을거구. 그치?
그러나 그렇게 건우와 사이좋은 모습으로 블록들을 집어들다가, 왠지 모르게 근처의 남자아이들이 묘하게 건우를 노려보는 것 같은 느낌에 그 남자아이들 쪽으로 시선을 돌려본다. 그러자 몇몇은 자신과 눈이 마주쳤고, 이내 그 아이들은 화들짝 놀라더니 재빨리 고개를 돌리고는 다시 제각각 하던 놀이로 돌아간다.
그러나 자신은 그 행동들의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웃한다. 뭐지? 혹시 저 아이들도 블록쌓기 하고싶은건가?
/ 귀여워해주시는 것은 감사하시만 심호흡은 또 뭔데요?! ㅋㅋㅋㅋㅋ 큰일났네요. 충동 자제를 못하게 하고싶다...! 어린 주아라면 가능해...! 그리고 어린 건우도 정말로 잘 쓰시고 계시다구요. 숫자 못 세는것도, 이름 기억하는 것도 너무 귀여워 죽겠어요! 양볼을 잡아서 쭈욱 늘려보고 싶은 심정이예요!
아...남자 분들 오빠 호칭 되게 좋아하는군요. 처음 알았네요. 그럼, 그 말은 건우주께서도 되게 좋아하신다는 뜻이겠죠? ㅎㅎㅎㅎ 미, 미소와 윙크엔 똑같이 반격할거라구요, 오빠~ (방긋) (윙크)
저도 십 년 이상된 친구는 있지만 학교가 달라서 전부 뿔뿔이 흩어져버렸네요... 아쉬운 마음 때문이라도 건우와 주아가 정말로 부러워요.
참, 연극! 건우 공주님과 주아 왕자님, 저도 보고싶어요! 누가 봐도 뒤바뀐 포지션에 실시간 귀여운 흑역사로요! 주아가 유치원 아이돌이라. 생각도 못했네요, 그건. 뭔가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이 배려해주고 웃어주고 놀고 했을 것 같지만요! 어, 그러면 이건 의도치않은 팬관리인가?!;;;그나저나 건우의 은근슬쩍 독점은 의식하지 못한채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던건가요?! ㅋㅋㅋㅋ 왠지 건우도, 주아도 자각 없이 다른 친구들과는 동떨어져 자기들만의 세상을 펼쳤을 것 같기도 하지만요. -
495 건우 - 주아 (1304E+59) 2016. 8. 22. 오전 12:43:35내가 좋아하는 색은 파란색. 그리고 주아가 좋아하는 색은 빨간색과 분홍색. 그리고 주아가 좋아하는 것은 햇님과 딸기. 머릿속으로 중얼중얼거리면서 그 정보를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원래 친구는 서로 좋아하는 것을 기억하고 그러는거랬어. 그래서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주아에게 가르쳐줬다. 서로가 서로에게 좋아하는거 말해줬으니까 이제 더 친해지는 친구 맞는거지? 그치?
아닌가? 하지만 친구는 그런거랬어! 그러니까 맞는걸거야! 헤헷. 그래서 나는 주아가 좀 더 좋아해줬으면 해서 블록 통에서 블록을 좀 더 바닥에 쏟은 후에, 거기서 붉은색과 분홍색 블록들을 쏙쏙 빼내서, 주아의 앞에 내려놓았다. 주아가 좋아하는 붉은색과 분홍색. 이러면 주아가 더 좋아하겠지? 그리고 내 생각대로 주아는 방긋 웃었다. 그리고는 자신도 내가 무지무지 좋다고 말해줬다.
내가 좋다는 그 말에 절로 웃음이 나와서 배시시 환하게 웃었다. 이어 나는 빨간색 블록 2개를 쌓아올리면서, 높이높이 탑을 쌓아서 멋지게 만들자고 말했고 주아와 함께 블록놀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아도 나와 블록쌓기 하고 싶다고 말하더니,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블록을 모아서 내 앞에 갖다놓았다.
"우와!!"
너무나도 기뻐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주아는 너무 착한 것 같애.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블록들을 이렇게 많이 주고 있잖아. 역시 주아는 마음씨가 착한 여자애가 틀림없어! 평생 평생 친구로서 지내야지! 엄마가 마음씩 착한 아이와 놀아야한다고 했거든! 엄마 말은 다 옳아! 응!
파란색 블록을 잠시 바라보다가 환하게 웃으면서 그 블록 3개를 끼워맞췄다. 마치 처음부터 하나인것처럼 착착 블록은 잘 맞춰졌다. 그게 또 신기해서 난 또 하나의 파란 블록을 쌓았다. 그 후에 주아의 앞에 있는, 아까전에 내가 직접 쌓은 빨간색 블록 2개를 파란색 블록 위에다가 쌓았다. 너무나도 잘 맞는 그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근데 그 와중에, 주변 남자애들이 이쪽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게 보였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주아도 그걸 눈치챘는지 남자애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남자애들은 화들짝 놀라더니, 고개를 돌리고 다시 하던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응? 왜 저러는거지? 하지만 굳이 신경 안 쓸래. 난 지금 내 새 친구가 된 주아하고 놀거니까!
"이렇게, 이렇게 쌓으면 예쁠거야! 헤헷."
붉은색과, 분홍색, 파란색을 순서대로 쌓아나가면서 난 천천히 블록을 높게, 높게 만들어나갔다. 그러자 삼색의 블록이 아름답게 차곡차곡 쌓여나갔다. 나와 주아가 좋아하는 색으로 만든 블록탑. 그것을 보니까 나는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주아는 어떨지 궁금해서 표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문뜩 갑자기 궁금한게 생겼다. 주아는 어디에 살고 있을까? 나중에 우리집에 엄마가 데리고 와도 된다고 말하면 데리고 와야하는데, 우리 집에서 멀리 살고 그러면 내가 데리러 못 가는데... 가까운데 살면 좋겠다.
"주아야. 넌 어디에 살아? 나는..그러니까... 음...! 음...! 음....!! 아! 맞아! 편의점하고 치킨집하고 붙어있는 가게 있잖아! 밥 먹는 손이 오른손이니까... 오른쪽에 편의점이 있고 왼쪽에 치킨집 있는 곳! 거기서 조금만 걸어가면 우리집이 나와! 주아는 어디에 살아?"
우리 집 주소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엄마가 말해준것 같지만 기억이 안 나는걸 어떡해. 나는 그런 복잡한거 못 외운단 말이야. 그래서 우리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과 치킨집이 붙어있는 가게를 이야기했다. 오른손. 오른손. 밥먹는 손이 오른손이니까 오른손 맞을거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우리 집의 위치가 애매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난 파란색 블록을 여러개 집어들었다. 그리고 순서대로 나열을 했다. 블록으로 우리 집을 표시할 생각이었다.
"그러니까 여기.. 여기가.. 편의점하고 치킨집이 붙은 곳이야. 그렇게 해서 여기서 하나, 둘, 셋, 넷, 다섯.........하나, 둘! 여기가 우리 집이야."
다섯 다음에 뭔지 모르겠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블록으로 앞으로 나열해서 설명했으니까 위치 설명은 되었을거야! 응. 틀림없이 되었을거야! 하지만 주아네 집이 이 근처가 아니면 난 어떻게 데리러 가면 되는거지?
엄마에게 데리러 가자고 졸라야할까? 하지만 난 주아네 집이 멀면 난 어딘지도 잘 모를텐데... 음...음...음....
"멀어도 괜찮아! 내가 모험을 해서 꼭 데리거 갈테니까! 우리집의 아롱이 꼭 만나게 해줄게!"
남자라면 용기를 내야한다고 아빠가 그랬다. 그러니까, 여기서 과감하게 용기를 내서 주아를 데리러 가겠다고 말해봤다. 이런게 용기 맞죠? 아빠? 저 용기있는 멋진 사내대장부 맞는거죠? 헤헷.
배시시 웃으면서 일단 나는 주아의 집의 위치가 어디인지 주아의 답을 기다려보기로 했다. 멀리 있어도 데리러 갈거지만, 기왕이면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유치원이 아니더라도 매일매일 만나서 놀 수 있잖아? 그리고 지우도 만나게 해서 3명이서 같이 놀수도 있잖아.
하느님! 하느님! 주아가 부디 우리 집 근처에 살게 해주세요! 저 착한 아이가 되도록 할게요! 그러니까 매일매일 만나서 놀 수 있도록 주아가 우리집 근처에 살게 해주세요!
//심호흡은 귀여움 때문에 심쿵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생각보다 귀여웠으니까요. 그리고 충동 자제를 못하게 하면.. 진짜 막 쓰다듬는다구요! ㅋㅋㅋㅋㅋ 주아가 쓰다듬받는것을 보고 싶은건가요? 주아주는? 어린 건우의 볼을 주아주가 쭈욱 늘리면 아마.. '우아. 우아. 올 아바요..(누나. 누나. 볼 아파요.)' 이렇게 말할거에요. 아마. 어리둥절해서는요.
그리고 기억하자마자 바로 저에게 써먹는건가요?! 이런..! 이렇게 나올줄이야! 오빠라는 말은 진짜로 약한데!! (시선회피) 하지만 여기서 도주하면 또 주아주가 울먹거릴테고.. 이, 이렇게 발목을 잡고 공격하기 있기입니까?! 주아주?!
건우 공주님과 주아 왕자님의 연극은.. 글쎄요. 언제 또 기회가 되면 돌려볼까요? 다만 연극은 조금 힘들지도 모른다는 느낌은 들지만요. 생각보다 많은 인물이 개입될 가능성이 크니까요. 연극에 둘만 나오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분명히 아이돌이었을거에요. 저렇게나 귀여운걸요. 건우는 이제 막 이사를 왔으니까 아이돌이 될 가능성은 제로지요! 그래고 주아의 팬 남자애들은 배려해주고 웃어주고 놀아주는것만으로도 되게 기분 좋아서 헤헤 거리지 않았을까요? 은근히 기싸움도 하고요.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건우는 신경 안쓰고 내 친구인데 내가 노는게 뭐 어때서? 하면서 데리고 놀았겠지만요. 집도 가까웠겠다. 이미 어릴적부터 승부는 난 상태였군요. 미안해. 유치원 남학생들아. 하지만 주아는 이미 13년 뒤에 건우의 여자친구가 될 운명이라서!! -
496 주아 - 건우 (96579E+54) 2016. 8. 22. 오후 7:31:26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건우에게 밝히고, 건우도 저가 좋아하는 것들을 자신에게 알려주고. 서로 좋아하는 것들을 알게되면 더 친해진댔어. 친구는 그런 거랬어. 서로 좋아하는 것을 주고싶어 하는 거. 그 친구가 행복하면 주아도 행복해진댔어.
그런 생각을 하던 것은 자신만이 아니었는지, 건우는 블록 통에서 블록을 좀 더 바닥에 쏟은 후에, 거기서 빨간색과 분홍색 블록들을 빼내서, 자신의 앞에 내려놓는다. 순식간에 자신의 앞에 가득한 빨간색과 분홍색. 주아가 좋아하는 것들이야! 건우가 주아에게 주아가 좋아하는 것들을 줬어!
기쁜 마음에 방긋 웃으며 주아도 건우가 무지무지 좋다고 말한다. 그러자 건우도 기분좋은듯 배시시 환하게 웃더니 빨간색 블록 2개를 쌓아올리면서, 높이높이 탑을 쌓아서 멋지게 만들자고 말하며 자신과 함께 블록놀이 하고싶다고 얘기한다. 그 말에 자신도 건우랑 블록쌓기 하고 싶다고 얘기하며 건우가 좋아하는 파란색 블록을 모아서 건우 앞에 갖다놓는다.
그러자 건우는 기쁜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고, 파란색 블록을 잠시 바라보다가 환하게 웃으면서 그 블록 3개를 끼워맞춘다. 그리고는 또 하나의 파란 블록을 쌓고, 자신의 앞에 있는 빨간색 블록 2개를 파란색 블록 위에다가 쌓는다. 행복해하고 좋아하는 건우의 모습에 자신도 기쁘게 웃는다.
응! 역시 건우가 행복하니까 주아도 행복해! 친구는 서로를 기쁘게 해준댔어. 주아도 건우를 기쁘게 해주고싶어.
그런데 그 와중에, 건우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주변 남자 아이들을 바라보자 자신도 남자애들을 바라본다. 그러자 이 쪽을 보고있던 남자애들은 화들짝 놀라더니, 고개를 돌리고 다시 하던 놀이로 돌아간다.
그 모습에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다가 다시 건우가 탑을 쌓기 시작하는 것으로 시선을 옮긴다. 점점 높게높게 쌓여가는 삼색의 블록. 자신과, 건우가 좋아하는 색들의 조화.
빨강, 분홍, 파랑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조용히 바라보다가 건우가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자 건우 쪽으로 눈길을 돌린다. 그리고는 정말로 환하게 방긋, 웃는다.
"너무너무 예뻐! 주아랑~ 건우가~ 좋아하는 색들이 잘 어울려. 블록들도 기쁘대, 그치?"
어쩌면 안 어울릴수도 있는 조합의 색들이었지만, 적어도 자신의 눈에는 그 어떤 색들보다도 가장 잘 어울리는 조화였다. 응! 블록들도 건우랑 주아처럼 친구라 그럴거야! 진짜진짜 친한 친구!
헤헤, 즐거운 듯 웃다가 갑자기 건우가 자신은 어디에 살고있냐며, 저는 오른쪽에 편의점이 있고 왼쪽에 치킨집 있는 곳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저의 집이 나온다고 말하자 순간 크게 당황한다.
오른손을 이용해 오른쪽까지 찾아가며 건우는 자신에게 저의 집의 위치를 알리고 자신의 집을 물어보지만, 자신은...
건우의 그 물음에 아까까지만 해도 가득했던 웃음이 얼굴에서 사라지고 멍하니 건우를 바라보다, 이내 곧 천천히 눈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서서히 울먹이기 시작한다.
"우...으...미, 미안해. 건우야...주아, 길 잘 몰라. 그래서 맨날 길 잃어버려서, 그래서..."
울먹울먹.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힌 눈으로 건우를 바라보다가 서서히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는 훌쩍인다. 어떻게든 말을 이어가려고 하지만 횡설수설, 울음기가 반 이상 담긴 목소리만 나올 뿐이었다.
원래부터가 길을 잘 못 찾는 터라 이렇게 말로 설명을 하면 자신은 더욱더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직접 건물들을 봐도 다 그게 그거같고, 방향만 조금 틀어도 생전 처음 보는 장소인 건 같은 낯선 두려움은, 자신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들 중 하나였다. 엄마의 손을 놓쳐서 미아가 되었을 때에 낯선 곳을 헤매며 울던 기억은, 아직까지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었다.
하지만 건우는 주아에게 아롱이를 보여주려고 이렇게 열심히 설명해줬는데, 주아는 그러지 못해... 건우의 질문에 대답해줄 수 없어. 미안해, 미안해. 건우야.
건우에 대한 미안함과 그 설명을 알아듣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원망에, 눈물은 쉽사리 들어가지 않는다. 안되는데...주아, 울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건우가 걱정할텐데...
그러나 그렇게 훌쩍이던 것도 잠시, 곧 건우가 파란색 블록을 여러 개 집어들고 순서대로 나열을 하자 눈물 맺힌 눈으로 그 블록들을 바라본다. 건우는 블록들로 저의 집을 표현하려는 듯, 여기가 편의점과 치킨집이 붙은 곳이라고 알려주더니 그곳에서 다섯 이하로 숫자를 세어가면서 마침내 저의 집을 가리킨다.
이렇게 블록으로 나열해서 설명하니 한 눈에 그 위치가 들어온다. 어어...주아, 왠지 알 것 같아. 여기, 주아도 익숙한 곳인 것 같아. 여기는... 그 블록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익숙한 풍경을 눈 앞에 천천히 그려본다. 편의점...치킨집...
그렇게 블록들에 건물들과 거리를 대입하던 중, 건우가 멀어도 괜찮다며, 모험을 해서 꼭 데리고 가서 아롱이를 꼭 만나게 해주겠다고 과감하게 용기내어 말하는 것을 듣는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블록을 보던 고개를 들어 건우를 바라보다가, 소매로 자신의 눈물을 닦아내며 작게 웅얼거린다.
"우웅...고마워. 건우는 든든해. 진짜 어른 같아. 그치만...괜찮아. 모험 안해도 돼."
눈물을 다 닦아내고는 건우에게 모험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며, 다시 블록을 향해 시선을 내린다. 그리고는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여 건우의 집을 나타내는 블록에서 오른쪽으로 하나, 둘, 셋을 세어 세 번째 블록을 가리킨다. 치킨집보다는 편의점 쪽에 더 가까운, 건우의 집에서 걸어서 10분도 채 되지않는 그 곳을 가리키며 고개를 들어 건우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아까 울먹였던 모습과는 다르게, 그제서야 다시금 방긋 미소지으며 입을 연다.
"여기가 주아네 집이야."
/ 심호흡에 그런 기능이 있었군요! 충동 자제를 막고싶은건...어...청개구리 심보라서일까요? ㅎㅎㅎㅎ 쓰다듬받는것을 보고싶은 거냔 질문에는...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어린 주아라면 쓰다듬=칭찬! 이란 느낌이라 받고싶어하겠지만요. 그나저나 어린 건우...! 누나라니...! 아아!! 귀엽잖아요! (심쿵) 진짜 펭귄 인형의 이름을 '건우'라고 짓길 잘한것 같아요. 주아는 전부 알고있었구나...! (깨달음)
하핫, 기억하는 것은 써먹기 위한 것! 정말로 약하시나보네요? 시선까지 회피하시고~ 네, 있어요! 이렇게 발목잡고 공격하지 않으면 건우주께서는 언제 반격해오실지 모르니까요! 반격할 수 있다면 한 번 해보시죠, 건우주!
연극은 하고싶긴 하지만 확실히 많은 인물이 필요하니 힘들긴하죠. 음...그럼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해요. 막 급하고 반드시 해야하고 그런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건우도 비록 유치원 때는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중학생이 되면 밴드부 보컬로 인하여 아이돌이 되었을거예요! 여중생들이 팬클럽도 만들고 멋있다고 엄청나게 좋아했을 것 같거든요. ㅎㅎㅎㅎ 유치원 꼬꼬마 남자애들의 은근한 기싸움도 주아는 전혀 모르겠죠? 동물 그림책 및 건우하고 노느라요. 다같이 사이좋게 지내자~ 하는 느낌이라 어느 누구하고도 특별히 더 놀지도 않다가 건우가 등장하고나서는 자각없이 계속 건우하고만 놀고... 어라, 정말 승부는 끝났던거네요. 13년 뒤에 여자친구가 될 운명! ㅋㅋㅋㅋㅋ 아, 숫자가 뭔가 엄청 큰 것 같은 느낌인데, 진짜 이 둘은 어떻게 그동안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던거죠?! 다른 의미로 더 대단해요... -
497 건우 - 주아 (1304E+59) 2016. 8. 22. 오후 8:59:38"어어? 울지 마. 주아야. 왜 울어? 응?"
나는 그저 집을 물어봤을 뿐인데, 주아는 방금전까지 되게 웃더니, 눈이 젖어가기 시작했다. 나 저거 알아. 지우도 울 때, 저렇게 눈이 변해갔었어? 그럼 주아, 우는거야? 왜? 그냥 집을 물어봤을 뿐인데 왜 우는거야? 이해가 잘 안 가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또 나를 막 바라보는 것 같은게 느껴졌다. 아, 설마 내가 울렸다고 생각해서 그런거야?
아닌데! 난 주아 울린 적 없는데... 아, 하지만 나와 대화하는 도중에 주아가 울었으니까 내가 울린걸까? 아우우우.. 엄마가 여자애 울리면 나쁜 어린이라고 했는데. 그리고 나쁜 어린이가 되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 준댔는데. 나 나쁜 어린이야?
"울지 마. 주아야. 응? 왜 우는진 모르겠지만 내가 잘못했어!"
지우가 울때처럼, 어깨를 토닥여주면서 달래주려고 하자 주아는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자신은 길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은 맨날 길을 잃어버린다고 이야기했다. 아. 그래서 우는거구나. 길 찾는거 무서워서.
이제야 주아가 왜 우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지우도 무서운거 보면 막 울고 그랬으니까 아마 주아도 길 잃는게 무서워서 우는걸거야. 응! 틀림없어! 사실 나도 비밀이지만 무서운거 보면 많이 우는걸. 막, 막, 호랑이 보면 너무 무서워. 호랑이는 사람 잡아먹는댔어. 응. 호랑이는 무서운 동물.
주아는 길을 잘 모른다고 했으니까 난 좀 더 알아듣기 쉽게 말하기 위해서 파란색 블록을 여러개 잡은 후에 차례대로 나열했다. 그리고 여기가 치킨집과 편의점이 붙은 곳이고, 여기서 하나, 둘, 셋, 넷, 다섯... 다섯 다음엔 몰라. 그러니까 다시 하나, 둘. 응! 여기가 우리 집!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는 울고 있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엄마가 손 닦으라고 쓰라고 준 주머니의 파란색 손수건을 꺼냈다. 그리고 지우 눈물 닦아줄때처럼 주아의 눈물을 살며시 닦아줬다. 그러면서 혹시나 지우네 집이 멀면 어떡하나 싶어 고민을 하다가 그냥 멀면 모험을 해서라도 데리러 간다고 이야기했다. 아롱이 만나고 싶다고 했으니까 난 사내대장부로서 주아를 데리러가면 되는거야. 응! 그러면 되잖아?
그러자 주아는 소매로 자신의 눈물을 닦으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작은 목소리였지만 귀를 기울였기에 잘 들을 수 있었다. 정말로 울었나봐. 주아는. 울면 목소리 작아지던데.. 끄으응... 역시 내가 울렸나봐. 나 나쁜 어린이야?
하지만 주아는 작은 목소리로 고맙다고 이야기했고 든든하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진짜 어른같다고 이야기하면서 모험 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했다. 그러더니, 오른쪽에서... 밥 먹는 손이 오른손 맞지? 그러니까 오른쪽! 그리고 하나, 둘, 셋. 아. 3번째다! 3번째 집이 자기 집이라고 이야기했다. 칭찬해준것도 그렇고 집 위치가 생각보다 가깝기도 하고 그래서 너무 기분이 좋아 환하게 웃었다.
새로 온 유치원에서 처음으로 사귄 친구네 집이 우리 집과 너무 가까워! 그럼 매일매일 만나서 놀 수 있는거지? 그럼 유치원에서만 놀 수 있고 그런거 아니지?"
"주아네 집은 우리 집과 가깝구나! 아싸! 그럼 매일매일 만나서 놀 수 있겠네! 오른쪽에서 3번째. 오른쪽에서 3번째. 오른쪽에서 3번째! 응! 이 정도면 데리러 갈 수 있어! 오늘 엄마에게 얘기해볼게. 된다고 하면 놀러와! 아롱이 보여줄게! 아. 그리고 동생인 지우도 있어! 여자애야! 3살!"
키가 엄청 작아. 이만해! 하면서 내 배 정도에 손을 갖다대고 작게 키득키득 웃으며 지우를 설명했다. 나도 키가 그렇게 큰 건 아니지만, 지우는 나보다 더 작아서 정말 인형을 보는 것 같았다. 3살밖에 안 됬으니까 키가 나보다 작은건 당연한걸. 나이 먹어도, 나보다 더 키가 크면 안돼. 내가 지우 오빠니까. 오빠가 동생보다 키가 더 큰건 당연한거잖아. 오빠가 동생보다 키가 작으면 그건 부끄러운거야. 그러니까 난 무조건 지우보다는 키가 클거야! 아니, 커야만 해!
속으로 그렇게 고집을 부리면서, 나는 배시시 웃으면서 주아의 머리 위에 살며시 손을 올리고 그 부드러워보이는 주아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어봤다. 와. 진짜 부드러워! 역시 여자애들의 머리는 엄청 부드럽구나. 지우도 머리, 엄청 부드러운데.
왜 나는 부드럽지 않은걸까? 그런 고민을 하면서, 살짝 머리를 갸우뚱했다. 엄마에게 물어보면 가르쳐줄까? 아무튼 주변에서 또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데, 이유는 모르겠으니까 그냥 신경 안 쓰기로 했다. 나에게 할 말 있는걸까? 하고 싶으면 할 말하면 되지. 왜 저렇게 바라보고 있는걸까? 같이 놀고 싶은건데, 내가 오늘 막 와서 말 걸기 힘들어서 그런가? 그럼 나중에 내가 먼저 같이 놀자고 얘기해봐야지! 아무튼 지금은 주아부터 쓰담쓰담 해줄래. 아롱이 쓰다듬듯이 부드럽게, 천천히 쓰다듬어주면 되겠지?
"집에 못 오더라도, 근처 사면 유치원 끝나고도 놀자! 나, 어제 막 이사와서 아직 친구 없거든. 하지만 주아는 친구니까 같이 놀래! 숨바꼭질도 하고, 놀이터 가서 놀기도 하고, 그리고 그림책도 읽고, 그리고 많이는 못할지라도 소꿉놀이 같은것도 할 수 있어! 아. 그러고 보니 길 못 찾는다고 했지? 괜찮아! 내가 같이 가줄게! 나는 길 안 잃어! 어제도 엄마 심부름 바로 갔다왔어! 헤헷."
주아가 길 잃는걸 무서워하면 내가 옆에서 같이 있으면 되잖아? 나는 길 안 잃으니까. 물론 너무 멀리가면 길 잃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 근방은 어느정도 익혔는걸! 혼자 있으면 무섭지만, 둘이 같이 있으면 안 무서워! 그러니까 주아가 무서운거 내가 옆에 있어서 같이 없애줄래!
배시시 웃으면서 사내 대장부인만큼 TV에서 본 멋진 로봇 만화의 로봇처럼 포즈도 한번 취해봤다. 이렇게 하면 든든하고 멋지게 보이겠지?
//하지만 결국 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쓰담쓰담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역시 순수한 어린애들은 절로 손이 가는 법이에요. 거기다가 주아의 어린 모습이라니. 이건 참을 수 없다구요. 그리고 건우 입장에선 주아주가 누나 맞잖아요! ㅎㅎㅎㅎ 5살이라구요! 당연히 누나, 누나 그러죠. 그리고 보니까 주아주도 누나 거리는것에는 약한 모양이죠? 그게 남자가 오빠 소리를 들을때의 그거와 비슷하다구요! 아니.. 정확히 비교는 힘들긴 한데, 아마 맞을거에요! 그리고.. 진짜 큰일 난 것 같네요. 이렇게 약점을 잡혀버리는건가요? 저? 으윽! 포, 포커페이스를.... 안되잖아! 안한다고 약속했으니까! 전부 이걸 위한 물밑작업이었나요?!(동공지진)
그리고 밴드부 보컬이라. 주아가 그때는 건우를 좋아하는 마음이 없었으니, 아니 있었다고 해도 자각을 못했으니 아마 질투를 했다거나 그러진 않았을 것 같네요. 오히려 막 막 응원해주고 그 팬클럽을 보면서 흐뭇해하는 그런 느낌이 절로 떠올라요. 물론 이건 어린 시절의 건우도 마찬가지지만요. 남자애들이 질투하고 기싸움을 해도, 왜 저러지? 하면서 갸웃하고 싸우지 마. 이렇게 말한 후에 정작 자신은 주아 옆에 가서 놀고 있고.. 그래서 남자애들은 또 부들부들거리고.. 자각이 없는건 건우 역시 마찬가지였을거에요.
13년이나 되는 긴 시간동안 그 동안 좋아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던건..음.. 어쩌면 둘의 사이가 가까웠으니까 다른 이성을 봐도 자연스럽게 서로의 옆에 있는 이와 비교를 하게 되는 것 때문일지도 모르죠. 아무래도? 가장 가까운 이성친구가 건우와 주아에게 있어서는 서로였을테니까요. 적어도 건우는 여자애들에게 고백을 받아도 자신도 모르게 주아와 비교를 하게 되고 그랬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음. 마음은 고맙지만, 이라는 말로 시작해서 거절하는 그런 방향애있을 것 같아요.
그거와는 별개로 더운 하루, 오늘은 잘 보내셨나요? 이번주부터 개학이라고 들은 것 같기도 한데.. 더운 하루, 시원하게 보내길 기원할게요. 아이스크림도 먹고, 음료수도 마시면서 기운 내고 그러세요! -
498 주아 - 건우 (96579E+54) 2016. 8. 22. 오후 11:49:18건우가 자신의 집을 물어보자 순간 웃음이 전부 사라져버린다. 길...찾기? 그 순간 갑자기 자신이 모르는 낯선 길 위에 혼자 덩그라니 남겨져 있는 모습이 상상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금 비교적 최근에 미아가 되어 길을 잃어버렸을 때 펑펑 울던 무서움이 되살아난다.
그 때, 엄청 무서웠어. 다시는 엄마 못 볼까봐 엄청 무서웠어... 주아는 길을 못 찾아. 계속 다니지 않으면 기억 잘 못해.
그치만 건우는 주아에게 저렇게나 열심히 건우네 집을 알려줬어. 그리고 주아에게 물어봤어. 주아를 데리러 와주려고 그러는거겠지? 친구니까. 아롱이, 보여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 그치만 주아는 건우에게 주아네 집, 알려주지 못해... 미안해, 건우야. 주아는 바보야. 정말 바보야...
건우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에 대한 원망. 두 가지 감정이 마구 섞이자, 점점 눈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변에서 또다시 시선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으나, 지금의 자신에게는 그런 시선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어떻게든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는 듯 했다. 주아, 이제는 안 울기로 약속했는데... 건우가 걱정할텐데...
그런 자신의 생각과 다를바 없이, 건우는 역시나 바로 자신을 달래주며 왜 우는진 모르겠지만 저가 잘못했다고, 자신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아냐...건우는 잘못 없어. 정말로 잘못 없어..."
여전히 울음기 젖은 목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작게 좌우로 젓는다. 으응...건우는 정말로 잘못 없어. 건우는 이렇게 주아를 토닥여주는걸. 주아가 안 울게 하려고 토닥여주는걸. 건우는 무지무지 착한 친구야.
울음을 어떻게든 참으려고 하며 건우에게 사과하고는 자신은 길을 잘 모른다고, 맨날 길을 잃어버린다고 솔직하게 전부 밝힌다. 그러자 건우는 이해했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자신을 배려해서 이번에는 말이 아닌 파란색 블록을 여러개 집어든다. 순식간에 바닥에 차례대로 나열된 파란색 블록.
그 블록들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내려다보다 블록들을 가리키며 움직이는 건우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긴다. 다섯, 하고도 둘을 더 세어 가리켜진 건우의 집.
이렇게 보자 왠지 모르게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어 건우가 말한 편의점과 치킨집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자신에게 문득 떠오르는 기억을 더듬어 건물들과 블록들을 하나하나 비교해본다. 그러다가 건우가 주머니에서 파란색 손수건을 꺼내어 자신의 눈물을 살며시 닦아주자, 놀란듯 동그래진 눈으로 건우를 바라본다. 이미 해본 적이 있는지 매우 능숙한 손길. 건우의 손, 건우의 손수건, 전부 따뜻해. 간간이 훌쩍이면서도 자신의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주는 그의 손길을 얌전히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건우가 이어서 거리가 멀면 모험을 해서라도 데리러 간다고 용감하게 이야기하자, 소매로 조금 남아있는 눈물을 마저 닦으며 작은 목소리로 고맙다고, 든든하다고 웅얼거리며 말한다. 또, 진짜 어른같다고 나름대로 건우를 칭찬해주며, 이어서 모험 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신의 손가락으로 건우의 집을 가리키는 블록에서 오른쪽으로 세 칸 움직여, 그 블록을 가리킨다.
응, 주아네 집은 바로 여기야. 자신의 집을 가리키고는 그제서야 방긋 웃자 건우는 집 위치가 생각보다 가까운게 기뻤는지 환하게 웃는다.
그리고는 이어서 집이 가까우니 매일매일 만나서 놀 수 있겠다며, 이 정도면 데리러 갈 수 있으니 오늘 엄마에게 얘기해보겠다고 말한다. 아롱이를 보여주겠다고 말하던 건우는 갑자기 생각난듯, 저의 여동생인 지우도 소개해준다. 3살이고 키가 엄청 작다고 저의 배 정도에 손을 갖다대고 작게 키득키득 웃는 건우의 모습에, 자신도 덩달아 배에 손을 가져다대보고는 환하게 웃는다.
"진짜? 동생도 있어? 무지무지 귀엽겠다! 키가 요만하면 진짜 작겠네? 지우도 보고싶어! 주아가 막막 예뻐해줄래! 주아는 동생 없어. 주아 혼자거든. 주아도 동생 갖고싶어!"
그러면 주아가 무지무지 예뻐해줄텐데. 주아가 좋아하는 그림책도 읽어줄거구~ 곰돌이 인형도 양보해줄거구~ 주아가 좋아하는 딸기맛 사탕도 많이많이 줄거야!
만약 동생이 생긴다면 멋진 언니 혹은 누나가 되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하다, 건우가 갑자기 배시시 웃으면서 자신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살며시 쓰다듬기 시작하자 놀란 듯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자 보이는건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하면서 살짝 머리를 갸우뚱하는 건우의 모습. 그런 건우의 모습과 왠지 모르게 또다시 느껴지는 주변의 시선에 이번에는 자신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살짝 고개를 갸웃한다.
그치만, 건우가 쓰다듬는 거 좋아. 엄마도, 선생님도, 주아가 잘한 일 있으면 칭찬해주면서 쓰다듬어줬어. 주아는 쓰다듬 좋아해! 그런데 건우는 왜 주아를 쓰다듬어주는걸까? 건우도 주아한테 잘했다~ 하고 칭찬해주는걸까? 그치만 칭찬이 아니라고 해도 건우 손길 좋아! 건우는 진짜 어른같아. 동생이 있으면 저렇게 어른처럼 되는걸까? 주아도 빨리 어른이 되고싶은데. 주아도 동생이 있으면 어른처럼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다가 건우가 집에 못 오더라도 근처 살면 유치원 끝나고도 놀자며, 숨바꼭질, 놀이터, 그림책, 소꿉놀이까지도 말하자 기쁜듯 점점 표정이 환해진다. 거기다가 이어서 건우가 길을 못 찾아도 괜찮다며, 저는 길을 안 잃으니 같이 가준다고 든든하게 말하자, 기분 좋은 듯 방긋방긋 웃는다. 배시시 웃으며 TV 로봇 만화 속의 로봇처럼 멋진 포즈까지 취하는 건우를 바라보며 박수를 짝짝 친다.
"우와~ 건우 멋있어! 꼭 만화 주인공같아! 웅, 주아도 건우랑 유치원 끝나고도 놀래! 숨바꼭질, 놀이터...소꿉놀이도! 그래두 소꿉놀이는 많이 안할거야. 그리구 건우가 주아랑 같이 있어주면 좋아! 그러면 주아 안 울거야. 혼자 있으면 무서워... 주아, 저번에 펑펑 울었어. 그치만 건우가 주아 손 꼬옥 잡고 같이 있어주면 안 울거야!"
해맑게 웃으며 만화 주인공처럼 멋있고 든든한 건우에게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인다. 응, 주아, 안 울거야. 만약 주아가 울면 건우가 달래줄것 같아. 막막 주아 괴롭히는 애들 있으면 건우가 때찌! 때찌! 해줄것 같아. 그치만 주아는 역시, 건우하고는 웃으며 있고싶어. 왜냐면 건우는 주아의 친구니까! 소중하고 멋있는 친구!
/ ㅋㅋㅋ결국은 쓰다듬받고야 말았습니다! 역시 순수한 어린이들은 귀엽긴 하죠. 어린 건우의 귀여운 누나 소리라니...! 누, 누나는 맞는데 이건 약한게 아니라구요?! 누나 소리가 이, 익숙치 않아서 그런거라구요! 어린 건우가 너무 귀여워서 그런 거예요! 응! 오빠 소리와는 다르다구요. 아마도? 그리고 물밑작업이라뇨~ 몰래 폭탄을 설치했는데 그게 연속으로 아주 제대로 터져서 갇혀버린 건우주를 보는 느낌일 뿐이라구요? ㅎㅎㅎㅎㅎ 보자...건우주의 거의 모든 기술을 전부 막아버린 것 같은데, 능글능글하시던 모습 다 어디로 가셨을까요~
건우가 밴드부 보컬이었을 시절에는 주아는 확실히 오히려 질투보다는 응원하고 축하해줬을 것 같아요. 진짜로 그 팬클럽을 보면서 오히려 자기가 더 뿌듯해하고! 어린 시절의 건우처럼 팬클럽 여자애들에게는 은근 견제 대상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정작 주아도 건우처럼 자각없이 오히려 같이 팬클럽 회원이 되어서 가장 건우를 잘 알고있는 최고 회원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ㅎ 둘 다 서로에 대한 눈치는 빠른데 주변 시선이나 스스로의 마음을 자각하는 눈치가 꽝이네요, 꽝.
하긴. 가장 가까운 이성친구가 서로였다면 주아도 무의식적으로 건우와 비교했겠네요. 근데 건우가 너무 완벽하게 멋지니 웬만한 남자애들은... 좋아하는 사람이 없을만하네요, 정말.
아...사실 개학이 맞긴 해요. 걱정해주시는 말씀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그거 관련해서 말이예요, 건우주. 정말 죄송하지만 저 아마 내일모레 쯤부터는 접속을 거의 못할것 같아요. 접속한다 하더라도 돌리는 건 조금 힘들것같고 할 수 있는 건 간단한 잡담이나 근황 남기기 뿐이겠지만... 개학을 하고났더니 수시 및 시험이 마구 몰려와서 이제부터는 조금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게 될 것 같거든요. 생각보다도 예정이 더 빨라진 것 같기도 하고 많이 갑작스러우실수도 있을텐데...정말 죄송해요, 건우주...ㅠㅠㅠ 드릴 말씀이 사과밖에 없네요... 그래도 틈틈이 접속할 수 있을테니까요! 텀이 매우 길어지고 레스길이가 짧아지겠지만 답레 올릴수도 있을테구요! 네! -
499 건우주 (9825E+63) 2016. 8. 23. 오전 12:06:26동접인 이 상황에서 말하는게 좋겠죠? 답레보다도 주아주의 말에 답하는게 먼저라고 생각해서 답을 날릴게요. 제 답은 사실 몇번이고 말했던걸로 기억해요. 주아주. 일단 이리 오세요. (꼬옥(토닥토닥)
사실 지금 이 시점부터 바빠질건 예상을 했어요. 그리고 그 바쁨은 점점 더 가속화되겠죠. 돌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갑작스럽냐고 물으면..글쎄요? 전혀 갑작스럽지 않아요. 이미 예상했거든요. 그래서 언제쯤 주아주가 그 말을 꺼낼지를 기다리고 있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게 오늘이 되었죠.
미안해하지 말아요. 주아주. 주아주는 지금 시점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요. 그러니까 무리해서 돌리려고 하지 말아요. 지금은 주아주의 상황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으세요.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길게 헤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는 여기서 주아주를 기다릴테니까요.
그러니까 전에 얘기한것처럼..서로 웃도록 해요. 저는 괜찮으니까요. 그러니까 주아주도 편하게 마음을 먹고 입시에 집중해주세요. 아셨죠? -
500 주아주 (8839E+58) 2016. 8. 23. 오전 12:37:57
..........(꼬옥) 이미 예상하고 있으셨나요? 제가 말을 꺼내기를 기다리고 계셨을줄은 전혀 몰랐어요. 네, 진짜로 몰랐어요. 사실은 어제도, 엊그제도 계속 고민은 했지만 오늘 개학하고나서 학교에 갔더니 순식간에 조여오더라구요, 모든 것들이. 그래도 조금만 더 돌리고 싶다, 조금만 더 잡담하고 싶다, 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왔지만 이제는 조금 힘들 것 같아서 고민고민하다 말을 꺼낸거예요.
미안해하지 말라고는 하셔도 미안해요, 건우주. 물론 중요한 시기는 맞겠지만 그래도, 몇 번이나 말씀드렸지만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예요. 그건 저도 아주 잘 알고있으니까 죄송한거예요. 게다가 지금은 2주가 아니예요. 그것보다도 더 길어질테죠, 아마도...
그래도 기다려주겠다고 하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정말로 고마워요. 그래도 간간이 접속해서 간단히 근황이라도 남겨볼게요. 아직은 그 정도의 여유는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저, 아직 하소연의 하자도 제대로 못 꺼내봤다구요? ㅎㅎㅎㅎ 건우주 찬스 3개월 치, 쓸 수 있을 때 써야할테니까요. 네, 조금 울 뻔했지만 건우주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해진 기분이예요. 열심히 할게요. 웃을게요! 꼭 좋은 결과 들고올테니까요! -
501 건우주 (9825E+63) 2016. 8. 23. 오전 12:49:09아아.. 이렇게 나오시면 답레 쓰는건 조금 미뤄야겠네요. 답레 쓰고 있었지만 말이에요. 지금은 답레보다도 주아주와 얘기 나누고 싶은걸요. 무엇보다도 주아주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싶어요.
2주가 아니라는건 알아요. 더 길어질것도 알아요. 하지만 주아주 이거 아시나요? 1:1의 수많은 이들은 말 없이 사라져버리죠. 그건 저도 주아주도 경험해봐서 알거에요. 그것이 무슨 사정이건, 말 없이 사라져버리는것에 대해서는 강한 배신감만이 남아요. 혹은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감과 잘못이 있는가 하는 불안감이 느껴지죠.
주아주는 그때도, 지금도 저에게 이렇게 말해주잖아요? 자신의 사정을.. 접속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그 말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주아주와 저는 파트너. 하지만 주아주가 갑자기 사라져도.. 아무도 주아주를 탓할 이는 없죠. 주아주의 마음에 걸리는 그 양심을 무시해버리면 저는 주아주를 찾을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말해주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전 기뻐요. 주아주가 저를 정말로 소중하게 생각한다는게 느껴져서... 정말로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를 소중하게 여기는걸 느끼게 되어서... 오늘 하루는 답레를 쓰지 않고 이렇게 잘때까지 이야기를 나눠줄게요. 그게 지금은 주아주의 마음을 더 가볍게 해줄 수 있는걸테니까요.
....이러면 주아주는 저를 신경쓰라고 하겠죠? 저를 신경쓰기에 이러는거에요. 주아주의 마음이 편하지 못하면 저도 편하지 못하다구요. 그러니까 힘내요. 마이 파트너. 여유가 있다면 가끔 들어와서 근황을 적어주시는것만으로도 전 기쁘죠. 당연히.
그리고 하소연.. 얼마든지 들어줄게요. 그러니까 마음 껏 이야기 하세요. 울뻔 했다라..울어도 된다구요. 품 빌려드릴까요? 후훗. -
502 주아주 (53549E+62) 2016. 8. 23. 오전 1:07:54생각보다도 훨씬 더 접속을 못하게 되었을 때, 그 사정을 건우주께 말씀드리는 것은 당연하다구요. 이미 저희는 전부 다 밝혔잖아요? 지금까지 1:1을 시도하면서 수없이 많은 파트너들이 사라졌었다고. 그리고 그거 때문에 괜히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고. 저 스스로의 양심의 가책은 아무래도 좋아요. 저는 그저, 건우주께 배신감을 주고싶지 않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더 파트너를 구해주신 그 용기를 저버리고싶지 않아요. 그리고 제가 말없이 사라진다면 건우주께서는 어쩌면 지금까지보다도 더 크게 상처를 받으실테죠. 그건 절대로 보고싶지 않다구요!
아주아주 당연한거니까 고마워하지 않으셔도 돼요. 조금 창피한 말이긴 하지만, 건우주도, 건우도, 주아도, 전부 정말 소중히 생각하고 있어요. 인연이라는 것도 조금 믿어보게 되었구요. 그래도 저 때문에 굳이 주무실 때까지 이야기 나눠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건우주께서도 일찍, 충분히 주무셔야죠. 저는 정말 괜찮으니까요.
어...하하, 이제는 제 말까지 전부 맞혀버리시네요? 신기한걸 넘어서서 조금...네, 고마워요. 건우주. 저, 꼭 힘낼게요. 가끔씩만이라도 꼭 들릴테니까요! 네! 건우주도 기쁘게 하고, 그러면 저도 기쁘고!
하핫, 그리고 품 빌려준다고 하시면 저 진짜 안 떨어지고 꼬옥 붙어서 펑펑 울지도 모른다구요? 요즈음의 저에게 그런 말씀은 함부로 하시면 안됩니다~ 위험해요, 위험! -
503 건우주 (9825E+63) 2016. 8. 23. 오전 1:17:41주아주가 저를 예상하듯이 저도 주아주를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품 빌려준다는건 정말이라구요. 품을 빌려주면 꼬옥 붙어서 펑펑 운다라. 그럼 전 가볍게 토닥여주면서 웃어줘야겠는데요? 위험하다니요. 전혀 위험하지 않아요. 저를 의지해주는건데 위험할게 있나요?
그리고...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그게 일어나지 않는게 익명성 사이트의 특징이잖아요? 정말 말 그대로, 12시가 넘어가버리면 아이디가 바뀌어버리고, 설사 찾아냈다고 해도 아는척을 해서도 안되고..어디에서 하소연 할 수도 없으니까요.
서로가 누구인지 모르기에 좋은점도 있지만 누구인지 모르기에 부정적인 면도 있죠. 그리고 저나 주아주는 그 부정적인 면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이고요. 그러기에 주아주는 역시 믿을 수 있는거에요. 그 당연한 것을 당연히 해주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 역시도 주아주와 건우, 주아는 소중히 생각하고 있어요. ....조금 창피할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상상만으로 하자면 건우와 주아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같은것도 떠올려본적이 있을 정도로 이 커플에 대해서는 많은 상상을 하게 되네요. 애정하는 커플이에요. 정말로.
음.. 그리고 피곤하면 자도록 할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대화하는 것도 좋지 않나요? 전 이런 대화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주아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오랜만에 사탕이라도 드릴까요? 저의 애정이 가득 담겨 있는 딸기맛 사탕은 어떤가요?(윙크) -
504 주아주 (9965E+59) 2016. 8. 23. 오전 1:31:58저, 정말 빌려주신다구요?! 아, 안돼요, 안돼! 위험하다구요. 건우주께서 예전에 안떨어지려고 하면 위험하다고 하셨는데... 게다가 의지해도 안된다구요! 아...의지는 이미 하고있었나...? 아니, 아무튼요!
믿어줘서 고마워요. 신뢰해주셔서 고마워요. 익명성 사이트의 부정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정말 고마워요. 하하, 나중에 저희 잡담에서 고맙다는 말 몇 번 나왔나 세봐도 재밌겠는데요? ㅎㅎㅎㅎ 저와 건우, 주아까지 소중히 생각해주셔서 고마워요!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저도 많이 애정하는 아이들이니까요. 그리고 창피하면 뭐 어떤가요? 새벽인데! 그리고 둘이 같이 창피하면 그건 더이상 창피한게 아니라구요?
사실, 이렇게 이야기 나누는 거 저도 좋아하긴 하지만...그래도 내일은 평일이니까 걱정된다구요. 건우주께서는 성인이시니까!
그리고 오랜만에 사탕이 나온건가요? ㅎㅎㅎㅎ 죄송하지만, 한 번 튕겨야겠는데요? 저는 딸기맛 사탕보다는 딸기우유맛 사탕을 더 좋아하거든요? (도도) 저도 밀당질을 한번...해볼까 했지만 역시 무리인 것 같아요...! 안 어울려!;;; -
505 건우주 (9825E+63) 2016. 8. 23. 오전 1:41:03그렇게 따지자면 저보다는 주아주가 더 위험한거 아닌가요? 저는 전에도 말했지만 딱히 회사를 다니는건 아니니까요. 그냥..음..집에서 일하는 케이스에요. 주아주보다 훨씬 자유로워요. 아마 아시겠지만 말이죠. 그리고 정말로 세볼까요? 컨트롤 F 해서 말이죠. 아무렴 어떤가요. 서로가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증표인걸요. 그리고 둘이 창피하면 창피한게 아니다라..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오늘은 더 창피하게 이렇게 있어볼까요? 그것도 나쁘진 않을듯 하네요.
그리고 튕기는건가요? 그렇군요. 딸기우유맛 사탕이라. 음. 그렇다면 이 딸기맛 사탕은 제가 먹어야겠네요. 얌.(입에 넣기) 아. 분명히 주아주가 필요없으시다고 하셨으니까요. 후훗. 딸기우유맛 사탕 언제 생기면 드리도록 할게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요.
음.. 그리고 그렇게 계속 피하실건가요? 그렇다면 어쩔수 없는걸요. 지금같을때는 안 떨어지려고 해도 상관없는데.. 아니..근데 이러니까 진짜 밀당질 같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거 아니라구요! 밀당질 하는 남자 아니에요! 저!
밀당해서 떠오른거지만 건우로 주아에게 밀당을 해보는걸 떠올려봤어요. 하지만..역시 무리네요. 건우는 그냥 솔직하게 주아를 안아주고 입맞춤 해줄 남자애니까요. 밀당 같은건 아마 죽어도 생각 못할 것 같아요.(절레절레 -
506 주아주 (6093E+55) 2016. 8. 23. 오전 1:54:15제가 위험해요? 아...저는 뭐, 딱히 요즘 아무런 생각도 들지않고, 사고가 멈춰버린 느낌이라 뭐어...괜찮아요! 건우주의 자유 에너지가 또다시 부럽네요... 나중에 세보면 저희가 얼마나 서로를 소중히 하는지 알수 있겠죠! 더 창피하게요? 으음, 저도 좋아요. 새벽이니까요! 새벽은 모든 것이 솔직해지고 부끄러워지는 시간!
그, 그렇다고 해서 안 먹겠다고는 안했...! (충격) (동공지진) 우우...너무해요, 진짜...그렇다고 먹어버리시면 어떡해요...! 내 사탕... (훌쩍) (시무룩)
평소에는 안떨어지면 위험하다고 뭐라 그러시더니! 제가 밀어보려니 그렇게 확 당기시는거예요?! 밀당질이 아니긴 뭐가 아니예요! 완전 선수예요, 선수! 저는 자꾸 끌려가는 것 같지만 당기기밖에 할줄 모르니! 억울해요!
건우가 밀당...세상에, 정말 상상이 안가요. 주아가 조금만 울먹여도 바로 안아줄 것 같은데요? 주아도 마찬가지구요. 주아는 거짓말부터가 다 드러나버리니... 아, 사실 주아 설정은 즉석에서 지어냈었는데 생각보다 잘 설정된것 같아서 요즘 놀라고 있었어요. -
507 건우주 (9825E+63) 2016. 8. 23. 오전 2:03:31이런이런. 사탕을 거부하시더니 이젠 또 먹었다고 훌쩍거리는거에요? 정말 이랬다저랬다 말을 자주 바꾸시는군요. 하지만 저도 딸기사탕 하나만 있다고는 안했는걸요? 이번엔 받으실거죠? 딸기 사탕. 딸기 우유 사탕 아니라고 거절하면..또 먹어버리죠 뭐!
그리고 억울할게 뭐가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선수는 아닌걸요. 밀당질을 하는게 아니랍니다. 그저 저는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움직일뿐이라구요. 음. 그럼 이러면 어때요? 지금은 끌려오시는거죠. 제 품 속으로..(안됨(위험함)
그리고 저 역시도 역시 상상이 안가네요. 주아가 울먹이는거 보면 건우는 정말로 크게 당황할테니까요. 그리고 즉석에서 지어낸거라. 그렇게 지어낸 애로 저를 꽂히게 한건가요? 주아주. 생각보다 엄청나신데요?! 그럼 여기서 저도 비밀을 밝혀볼까요? 저도 건우 시트는 외모를 빼면 즉석에서 따낸거랍니다. 목소리가 좋은거는 물론 주아주가 요구하신거라서 꼭 넣었고, 그 이외의 부분은 즉석에서 이러면 되지 않을까 하고 제 취향을 갈아넣었어요. 사실 조용하고 차분한 남캐를 제일 잘 다루거든요. 다른 캐를 못 다루는건 아니지만, 역시 제일 잘 다루는 캐로서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애에게는 짖궂어지고 능글맞아지기도 하는 애. 그러면서도 독점욕을 보이고 정말로 솔직하게 애정을 표현하는 애. 이런 느낌으로 짜본게 바로 건우의 시트였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말하자면 주아 쓰다듬는건..솔직히 사심이 들어가있습니다. 후우.. 너무 귀엽다구요. 귀여운 이를 보면 쓰다듬고 싶어지는건 남자의 본성 같은겁니다. 네.(시선회피 -
508 주아주 (7137E+61) 2016. 8. 23. 오전 2:19:48원래 그런거예요! 밀당질에 실패하면 다 이랬다저랬다 하게 되어있어요! 이번에는...먹을거예요. 먹을거라구요! 딸기맛 사탕은 유치원 때 졸업했다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먹어도 좋을테니까요! (냠냠) 사탕은 데굴데굴 굴려먹어야 맛있어요. 지금것도 달콤하지만 다음번엔 진짜로 딸기우유 맛이 나오길! 사실 실제로 좋아하는 맛이거든요, 그거. (소근소근)
그리고 억울해요, 억울해! 그 때 그때 상황에 맞게 밀당질을 하시니까 선수죠! 끌려오라구요? 자, 자석?! 마그넷?! N극, S극?! 으으...버텨야..... (부들부들) ...에잇, 몰라요! 그냥 끌려갈래요! 경고따윈 무시다! (돌진) (꼬옥)
하하, 말씀드렸잖아요? 주아의 성도 건우 시트보고 그 자리에서 바뀐거구요, 길치라든가 그런 설정들은 그냥 그 자리에서 생각나는 것들을 썼어요. 엄청나죠?! 제가 이런 사람이라구요! (뿌듯) 그런데 건우도 즉석이었나요?! 그, 그건 처음 알았다! 건우주도 대단하시잖아요! 즉석으로 만든 캐릭터로 시트부터 꽂히게 하시다니... 아, 근데 저 조금 많이 놀란 게 이제는 정말 이런것까지 비슷했네요, 저희는...? 혹시 전생에 쌍둥이...?! (동공지진)
그리고 쓰다듬은..ㅋㅋㅋㅋㅋㅋ 역시! 사심이 있을줄 알았어요! 어쩐지~ 주아는 좋아하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시선회피는 안돼요. 자자, 제 쪽을 봐달라구요? ㅎㅎㅎㅎ 대화할 땐 얼굴을 봐야된다고 건우주께서 전에 그러셨어요. -
509 건우주 (9825E+63) 2016. 8. 23. 오전 2:32:04무려 자석인가요? 그럼 누가 S극이고 누가 N극인거죠? 여기서 제가 극을 바꾸면 되는거에요? 그래도 결국 꼬옥 안기시잖아요? 괜찮아요. 괜찮아. 평소에는 너무 꼬옥 안겨있으면 안될지도 몰라도 오늘 같은 날은 안겨도 되는거에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테고, 그럼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구요. 이럴때 좀 더 충전해나가는거죠.(토닥토닥)
그리고 딸기 우유맛 사탕은...허허허허... 다, 다음번엔 준비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엄청나네요. 시트 보면서 상당히 체계적이라고 느꼈는데 다 즉석이었다니. 그리고 저도 즉석 맞아요. 기타 설정이라던가 이런건 전부 다요. 성격도 즉석이었고요. 그러고 보니 주아주는 시트보고 반쯤 꽂혔다고 했었죠? ㅎㅎㅎㅎ 실제로 이상형과 많이 비슷한 남자인가요? 그렇다고 한다면 정말로 엄청나네요. 그리고 이런것까지 비슷하다라.. 이렇게 또 놀라게 되네요. 전생에 쌍둥이라. 음. 의외로 전생에 더 친밀한 사이였을지도 모르죠. 아무렴 어떤가요. 지금도 이렇게 친말한 관계면 된거죠.
그리고 쓰다듬...ㅋㅋㅋㅋㅋ 예상하고 계셨나요? 주아가 귀여운게 나쁜거라구요! 막 막.. 이렇게 이렇게 귀여운 모습 보이면서 사람 마음 흔들어놓고! 반칙이잖아요! 전에 키스씬 할때도 되게 예쁘게 묘사하셔서 실제로 빠져들게 만드시고..! 그러면서도 건우에게 속박되고 싶다는 말 비슷하게 하시고.. 그런 말들이 위험한거라구요! 그리고...시선회피는 기분탓일거에요. 기분 탓.
....역시 주아주 엄청 능글맞잖아요. 저한테 맨날 능글맞다고 화내시면서..자신도 똑같잖아요 ㅎㅎㅎㅎㅎ -
510 주아주 (70295E+59) 2016. 8. 23. 오전 2:48:58
누가 S극이고 누가 N극인지는 비밀입니다! 알려드리면 건우주께서 극을 바꾸실테니까요. 건우주께서 극을 바꾸시면 밀어내버린다구요? 그리고 오늘은...진짜 날이긴 한가보네요. 건우주께서 밀어내시지 않아...! (충격) 그래도 이 기회를 이용해야죠. 언제 다시 또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니까요. (꼬옥) (꼬옥)
그럼 딸기우유맛 사탕은 기대할게요~ (윙크)
체계적이요? 어...오히려 저는 건우의 시트가 더 체계적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건우가 즉석이었다니...진짜로 엄청나긴 하네요! 말도 안 돼! 시트보고 반쯤 꽂혔는데! 이상형과 비슷한 남자...일걸요? 아마? 사귀어본 사람도 없으니까 잘 모르겠어요...ㅠㅠㅠ 그래도 아마 맞을거예요. 다정하고 능글맞은데 저를 좋아해주는 목소리 좋은 남자! 저희 비슷한거 나열해보면 10개는 넘어갈거라구요. 그나저나 쌍둥이보다 더 친밀한 사이요? 어...설마?! 흠흠, 아무튼요!
그리고 쓰다듬은 당연히 예상하고 있었죠! ㅋㅋㅋㅋㅋ 모르는게 더 이상하다구요? 주아가 귀여운게 반칙이라니...! 게다가 키스씬이랑 속박되고 싶다는 말! ㅋㅋㅋㅋ 이야, 반칙도 상당히 했나보네요, 주아도. 저도. 그치만 귀여운 모습은 진짜로 귀엽게 보여야지! 하고 쓰는게 아니라 의식의 흐름이란 말이예요! 그리고 키스씬은 건우주도 마찬가지셨다구요! 되게 예쁘게 분위기를 잡아놓으셔서! 막막 상상가게 만들고! 건우에게 속박은...건우의 독점욕에 상응하는 것 뿐이라구요? ㅎㅎㅎㅎ 위험이라~ 위험해도 괜찮지 않나요? 건우라면? 기분 탓이라...전혀 아닌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저의 능글맞음은 건우주한테서 배운 거라구요? 저 원래 안 이랬어요. 하지만 건우주께서도 금방 상황역전하시잖아요? ㅎㅎㅎ 적어도 밀당질에서만큼은...건우주를 이길 수 없지만요... -
511 건우주 (9825E+63) 2016. 8. 23. 오전 3:02:37저는 정말로 친한 친구 사이인 소울메이트라던가 그런것을 떠올리면서 말한건데 주아주는 뭘 생각하신거죠? ㅎㅎㅎㅎ 으흠. 주아주... 설마 뒤에 생략된 그런 관계가 되는것도 꿈꿔보신건가요? ㅋㅋㅋㅋㅋㅋ 아. 이러면 짖궂다는 말을 들을테니 여기까지만 할게요.
그리고 주아도 꽤 체계적이었다고 생각해요. 뭔가 기타 설정도 저보다 더 많았잖아요. 이미지도 잘 살리고 있었고요. 그리고 귀여운거 반칙 맞다구요. 물론 건우도 반칙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반칙 맞다구요! 그리고 진짜로 귀엽게 보여야지.. 가 아닌건 잘 알아요. 인위적인 귀여움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귀여움과 예쁨이었으니까요. 그러기에 더 무시무시한 반칙이라는거죠. 물론 저도 건우를 돌릴땐 의식의 흐름으로 돌리지만요. 거기에 주아주는 멋지다고 생각하신 모양이지만요. 예를 들면 1번째 씬때 우유 사오는 씬. 사실 이것도 의식의 흐름속에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흘러가기에 그렇게 쓴거기도 하고요. 설마 거기에 빠질줄은 몰랐지만요. 아...그리고 키스씬 돌리면서 장면 상상하신거에요? 이렇게 하나를 또 알아가나요? 하지만 괜찮아요. 저도 상황 돌릴땐 항상 장면 상상하거든요. 키스씬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독점욕에 상응.... ㅋㅋㅋㅋ 할말이 없어지는군요. 이건. 하기사 따지고보면 건우가 먼저 독점욕을 보였던것 같기도 하고.. 정말 건우 심쿵 시키는건 이제 선수시로군요. 주아주는..
그럼.. 슬슬 이쯤에서 자는게 좋겠죠? 저는 둘째치더라도 주아주는 학교에 가야하고 또 바쁜 일상을 보내야할테니까요. 이건 밀당이 아니라 진짜로 말하는거에요. 주아주가 앞으로 바빠지는건 이미 예상한 바고, 그 시기가 다가올거라는것도 알았기에 그리 당황스럽진 않아요. 오히려 올게 왔다라는 느낌이에요. 그러니까..음.. 사실 제가 할 말은 위에서 다 했지만 한번 더 하자면.. 열심히 하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후회없는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바에요. 텀이 길어져도, 늦어져도.. 저는 다 받아줄 수 있으니까요. 오히려 그걸 이해해주는게 맞는거고요. 당장 입시가 코 앞인데 아니 왜 주아주는 답레를 이리 늦게 써요?! 이럴순 없는거잖아요?
저는 썰을 구하길래 물었고, 시트가 취향이라고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만에 말 없이 사라지는 이를 본적도 있고, 밤에 봐요라고 말해놓고서 그대로 사라져버린 이를 본 적도 있고.. 하렴없이 한달을 기다려본적도 있어요. 여러 사람을 만났지만 주아주 같이 저를 이렇게 배려해주는 파트너는 처음이에요. 그러기에 주아주를 더 놓치고 싶지 않아요. 이건 음.. 건우가 주아를 독점하고 싶듯이 제가 주아주를 독점하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르겠네요. 적어도 언젠가 헤어질 그 날까지는 주아주를 1:1 파트너로서 독점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표현하면 비슷하겠네요. 물론 어디까지나 마음뿐이지만요. 그 정도로 소중히 생각한다는것만 알아주면 고마울것 같아요.
....힘내요. 저는 괜찮으니까요. 지금부터는 주아주의 정말 중요한 나날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전 여기서 응원하고 있을게요. 그러니까 화이팅인거에요. -
512 주아주 (35557E+64) 2016. 8. 23. 오전 3:21:20제, 제가 어떤 상상을 한건진 모르시잖아요, 건우주! 꿈꿔보다니, 그, 그게 무슨...! (당황) (동공지진) 오히려 건우주께서 제가 어떤 상상을 했다고 생각하셨는지 궁금하다구요? 멈추기엔 이미 늦었어요, 건우주. 짓궂다구요, 정말! 역시 능글맞음의 스승님!
무시무시한 반칙이라...사실 주아라면 이랬겠지~ 의 느낌이라 앞으로도 종종 반칙을 행할것 같습니다! 네! 기대해주세요. 퇴장당하기 직전까지 반칙을 행할테니까요! 그리고 건우도 정말 대단하게 반칙한다구요? 그런 사소한 장면 하나하나에서 멋짐 포텐을 펑펑 터뜨리고! 매너도 세심하게 다정하고! 그리고 키, 키스씬은...흠흠, 비밀이예요. 건우주라면 몰라도 주아가 건우를 심쿵시키는 건 잘할 자신 있으니까요, 네! 저는 그저 건우의 독점욕에 반응해줬을 뿐~ ㅋㅋㅋ
안 그래도 슬슬 건우주 주무셔야되지 않나, 했어요. 밀당 아닌거 잘 알아요. 네, 정말 열심히 할게요. 제대로 해봐야 할테니까요. 후회없이... 그나저나 건우주께서 답레를 이리 늦게 써요?! 하는건 상상이 안가네요. ㅋㅋㅋㅋㅋ 뭔가 상상해보니까 웃기다!
저도 마찬가지로, 이 정도로 저를 배려해주시는 파트너는 처음이예요. 이렇게나 잘 맞는 분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후훗, 그리고 그런 독점은 환영이라구요? 같은 마음이라 오히려 기뻐요. 저도 계속 말해왔듯이, 건우주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저도 똑같이 독점하죠, 뭐! 서로 독점하면 쌤쌤이겠네요, 그쵸? ㅎㅎㅎㅎ 소중히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구요. 그 마음, 제대로 전해지고 있어요.
......네, 힘내볼게요. 조금 무섭지만 힘내볼게요. 건우주께서 응원해주신다면 힘내야죠! 반드시 좋은 결과 낼테니까요! 네! 즐겁게 대화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이리 늦었네요. 건우주, 안녕히 주무세요. 좋은 꿈 꾸시길 바래요! -
513 건우 - 주아 (9825E+63) 2016. 8. 23. 오전 11:57:07우리 집 가족은 엄마, 아빠, 여동생인 지우, 그리고 우리집 강아지인 아롱이, 그리고 나. 총 합쳐서 5명이다. 휴우. 더 안 많아서 다행이야. 다섯 다음엔 숫자 못 센단 말이야. 그런데 정말로 다섯 다음은 뭐지? 여...여...뭐였는데. 으음.. 엄마에게 가서 물어봐야지!
그렇게 가족을 떠올리면서 우리 집 근처에 살고 있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키득키둑 웃으며 내 배 근처에 손을 갖다대고 지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다. 그러자 주아는 나처럼 자신의 배 근처에 손을 대더니,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리고는 내 여동생인 지우를 보고 싶다면서 막막 예뻐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자신은 동생이 없다면서 자신도 동생이 갖고 싶다고 말을 한다. 아. 주아는 동생이 없는 외동이로구나. 외동 맞지? 책에서 동생 없으면 외동이랬어! 어, 그럼 지우도 동생이 없는데. 그럼 지우도 외동인거야? 나는 외동 아닌데 지우는 외동인거야? 순간 이해가 가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중에 집에 가면 엄마에게 물어봐야겠다고 느끼면서 나는 배시시 웃으면서 주아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어봤다. 아롱이를 쓰다듬듯이 천천히,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그러자 정말로 부드러운 머릿결이 느껴진다. 지우도 이렇게 부드러운데. 여자애들의 머리는 정말 부드럽구나. 그렇게 신기함을 느끼는 도중, 갑자기 주변 애들이 나를 바라보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신경 안 쓸거야.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말 걸어올거잖아. 지금은 주아 머리 쓰다듬을래! 너무 부드러워. 아롱이하고 지우처럼 많이 부드러워. 여자애들은 너무 신기해. 왜 이렇게 머리가 부드러운거지?
내가 쓰다듬는것 때문에 놀랐는지, 주아는 정말로 두 눈을 깜빡깜빡였다. 이렇게 보니까 이 애는 정말 눈도 예쁜 것 같아. 이사오자마자 정말 좋은 애랑 친구가 되었어! 엄마에게 자랑해야지! 전에 살던 곳의 애들한테도 자랑하고 싶어! 얘하고 나하고 친구 되었다고. 데헷.
그건 그렇고 주아도 주변에서 우릴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신경 쓰이는지 고개를 갸우뚱했다. 신경 안 쓰려고 했는데 왜 저리 주변에서 남자애들이 보는거지? 모르겠어. 나하고 주아하고 잘못한거라도 있나?
잘 모르겠어. 응. 잘 모르겠어. 진짜 궁금한데 복잡한건 생각하면 머리 아파. 그러니까 생각 안할래. 엄마도 어린애가 너무 복잡한거 생각하면 안된다고 했어. 물론 나는 이제 다 컸지만 엄마가 그러면 그래야하는거야. 에헴!
이어 나는 주아가 가까운데서 사니까 유치원 끝나도 놀자고 이야기해봤다. 숨바꼭질, 놀이터, 그림책, 소꿉놀이 등등 많이 이야기했다. 그리고 길 잃는거 무서워한다고 해서 내가 옆에 있어준다고 말해줬다. 원래 여자애는 남자애가 지켜줘야 한다고 그랬어! TV의 만화주인공도 그렇게 얘기했다구. 배시시 웃으면서 TV의 로봇 만화의 로봇처럼 포즈도 취해봤다. 그러자 주아는 방긋방긋 웃어보였다. 방금전에는 울었는데 이제는 웃으니까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나에게 박수를 쳐줬다. 그러더니 나보고 멋지다고 말하면서 자신도 나하고 놀고 싶다고 이야기해줬다. 내가 같이 있어주면 고맙다고 말하고, 그럼 자신은 안 울거라고 이야기했다. 혼자 있으면 무섭다고 말하며, 내가 손 꼬옥 잡아주면 안 울거라고 이야기했다.
역시 여자애라서 그런지 겁이 되게 많은 것 같아. 주아는. 하지만 그걸 지켜주는 것도 남자애가 할 일이라고 그랬어. 주아가 내가 손 꼬옥 잡아주면 안 울거라고 했으니까 꼬옥 잡아주면 되는거지?
"꼬옥 잡아주면 안 울거야? 내가 옆에 있으면 안 울거야? 그럼 손 꼬옥 잡아주고 옆에 있어줄게! 그러니까 울지 마! 울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 준댔어!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애들이 누군지 다 알고 계신대! 주아는 많이 착해보이는데, 울어서 선물 못 받으면 화 많이 날거 아냐. 그러니까 내가 안 울게 해줄테니까 마음 놓아! 혼자 안 있게 옆에 있어줄테니까!"
아빠가 그러는것처럼 기침 소리?? 에헴? 에헴? 그런걸 내보이면서 내 가슴을 오른손으로 가볍게 쳐봤다. 왜 이러는진 모르겠는데 아빠나 사촌형은 말하면서 가끔씩 이랬어. 뭔가 멋져보여서 나도 이렇게 해봤다. 물론 무슨 의미인진 몰라. 하지만 그냥 멋있어보이니까 하면 괜찮은걸거야!
그건 그렇고 또 내가 말하자마자 주변에서 막 바라보는 것 같아. 왜 이렇게 바라보는건지 잘 모르겠어. 나와 주아가 마음에 안드는거라도 있는걸까? 아냐. 그런것치고는 나를 집중적으로 보는것 같아.
어른들이 그러는것처럼 오른손을 이마에 대고 생각을 해봤다. 왜 이렇게 어른들이 생각하는진 모르겠지만 분명히 이유가 있을거야. 그러니까 나도 해볼래. 끄응. 끄으응. 끄으으응!!
아! 혹시 그거일까?
"주아야. 주아야. 여기서는 남자애가 여자애와 놀면 이상하게 보고 그래? 가끔 그런 곳도 있다고 들었어. 우리 친척형이 남자애와 여자애가 놀면 놀림거리 된다는 식으로 말한 적 있었어. 여기는 남자애가 여자애와 놀면 놀림거리 되고 그래?"
전에 할머니댁 갔을때 형이 나한테 그런 식으로 얘기한 적 있었어. 남자애가 여자애와 놀면 놀림받을수도 있다고. 그래서 형은 여자애랑 안 논다고 그랬었어. 이유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형은 그랬어. 내가 전에 다니던 유치원은 그런거 없었는데 여기서는 그런거야?
만약 그렇다고 하면 난 주아와 친구 하면 안되는거야? 으음. 그건 싫은데. 처음 사귄 친구고, 마음씩 착한 애라서 엄마 말대로 꼭 친구 되어야 하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가까운 곳에 살아서 맨날맨날 만나서 놀고 싶은데!!
으음. 몰라! 복잡한거 생각 안 할래! 그냥 친구 할래! 바로 주아의 작은 손을 내 손으로 덥썩 잡았다. 그러면서 배시시 웃으며 주아에게 말했다.
"놀림받아도 괜찮아! 주아가 무서워서 우는것보다는 훨씬 나아! 손 꼬옥 잡아주고 같이 있을테니까 앞으로 울지 마. 알았지? 그럼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주고 그럴거야! 크리스마스때 우리 같이 받은 선물 뭔지 비교하고 그러자. 응?"
놀림거리 되어도 주아는 내가 옆에 있어주면 안 운댔어. 엄마가 여자애 울리면 나쁜 애랬어. 그러니까 안 울릴거야. 놀리면 내가 화내면서 놀리지 못하게 만들거야. 응! 친구를 지켜주는게 멋진 사내대장부랬어! 그러니까 나는 멋진 사내 대장부! 친구를 지켜줄거야!
그 상태로 나는 방금 주아가 내 노래 들으면서 기뻐했던것을 떠올리면서 다시 한번 노래를 불러보기로 했다. 무슨 노래가 좋을까? 음. 음. 아! 이거 부르자!
"떴다. 떴다. 비행기~~♪"
내 노래를 듣고 좋아해준다면, 얼마든지 불러줄게. 노래 부르는거 좋아해. 내 노래 듣고 사람들이 좋아해주는게 제일 좋아! 그러니까 친구가 된 기념으로 마음껏 불러줄게! 주아가 웃는 모습 보고 싶어! 아까전처럼 우는 모습은 싫어.
옆에서 이렇게 손 꼬옥 잡아주고 노래 불러주고 같이 있어줄테니까 늘 웃고 있어줘.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보기 좋아. 주아는.
//좋은 꿈 꾸셨을까요? 주아주는? 저는 나름대로 좋은 꿈을 꿨답니다. 뭔가 편안한 곳에서 푹 쉬는 꿈이었어요. 이렇게 아침에 일을 하며 시간을 내면서 틈틈히 답레를 써봤답니다. 잇는건 부담가지지 마시고, 그냥 정말로 여유가 생길때라던가, 편할때라던가 그럴때나 이어주세요. 운명의 그 날까지 잇지 않아도 상관은 없고요. 어디까지나 주아주의 지금 현실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왠지 건우는 어릴때부터 주아에게 마구마구 플래그를 꽂는것 같은 느낌이네요. 귀여운 여자애를 미리 알아보고, 어릴때부터 물밑작업을 한다거나... ㅎㅎㅎ 물론 농담이에요. 건우는 정말로 순수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거니까요. 정작 저렇게 안 울게 해준다고 말을 하지만.. 13년 뒤의 어느 날에 주아를 혼자 두게 해서 슬프게 하고 울게 만들어버리게 하는건...(시선회피) 어흠. 쿨럭. 쿨럭. 그래도 그 이후에 잘 해결되었으니까 좋은게 좋은거죠!
그리고 저도 독점 당하는 상황인가요? 1:1 파트너가 서로를 독점한다라. 뭔가 어감이 이상하긴 하네요. 확실히 쌤쌤이이긴 하지만요. 확실한건 이거 끝나면 1:1은 아마 못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주아주만큼 잘 맞는 파트너도 찾기 힘들테니까요. 그러니까 한번 즐길때 마음껏 즐기도록 하죠.
그거와는 별개로 앞으로도 계속 계속 화이팅이에요! 언젠가, 시간이 지나서 주아주에게 자유가 찾아왔을때 그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함께 웃어주고 싶어지네요. -
514 주아 - 건우 (97351E+57) 2016. 8. 23. 오후 8:18:55키득키득 웃으며 배 근처에 손을 갖다대고 저의 여동생인 지우에 대해 말하는 건우의 모습에, 자신도 똑같이 배 근처에 손을 대고는 환하게 웃어보인다. 우와, 지우는 이만하구나. 무지무지 작아! 주아보다도 더 작아!
자신보다도 더 작은 지우가 귀엽게 느껴져 보고 싶다고, 막막 예뻐해주겠다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덧붙여 자신은 동생이 없다고, 동생이 갖고 싶다고도 말한다. 그러자 건우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아 자신도 고개를 갸웃하며 건우를 바라보다, 건우가 이내 배시시 웃으면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하자 조금 놀란듯, 두 눈을 깜빡깜빡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건우의 손길을 기분좋은 듯이 웃으며 얌전히 받아들인다.
주아는 쓰다듬 좋아해! 건우는 주아가 좋아하는 것들만 주고있어. 건우는 무지 좋은 친구야! 응!
그러나 갑작스레 다시 또 느껴지는 주변의 시선. 그 시선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한다. 왜 그러지? 쓰다듬기 하고 싶은걸까? 그치만 쓰다듬기는 놀이가 아닌데.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다, 이어서 건우가 가까운데 사니까 유치원 끝나도 놀자며 숨바꼭질, 놀이터, 그림책, 소꿉놀이 등등을 이야기하자 그 고민은 뒤로 한다. 거기다 건우가 길 잃어버리지 않게 저가 옆에 있어준다고 TV 로봇 만화의 로봇처럼 포즈까지 든든하게 취해주자, 기뻐서 방긋방긋 웃는다. 그리고는 건우에게 박수를 쳐주며 멋지다고, 자신도 건우랑 놀고 싶다고 얘기한다. 거기에 덧붙여, 건우가 같이 있어주면 자신은 안 울거라고, 혼자 있으면 무섭지만 건우가 손 꼬옥 잡아주면 안 울거라고도 말한다.
그러자 건우는 그럼 손 꼬옥 잡아주고 옆에 있어주겠다며, 울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 준댔으니 울지말라고 얘기한다. 거기다 저가 안 울게 해줄테니까 마음 놓으라고 에헴, 하더니 저의 가슴을 오른손으로 가볍게 친다. 그 어른같은 행동과 든든한 말에 해맑게 웃으며 세게 고개를 끄덕인다.
"웅웅! 건우가 있어주면 주아, 안 울어. 주아는 건우가 좋은걸? 좋은 친구하고 있을 때는 울면 안돼."
비록 오늘 처음 만났지만 그 누구보다도 든든하게 느껴지는 건우의 모습에 다시 한번 안 울겠다고 대답한다. 그치만...건우가 주아한테서 떨어지면, 주아는 울거야. 펑펑 울어버릴거야.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주시지 않아도...건우가 주아 옆에 없다는 게 더 슬프니까.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또다시 느껴지는 주변의 시선. 그 시선에 건우는 어른들이 그러는것처럼 오른손을 이마에 대고 생각하는 듯한 포즈를 취한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열심히 생각해보다가 뭔가가 떠오른 듯, 자신을 부르며 여기서는 남자애가 여자애와 놀면 이상하게 보고 그러냐며, 여기는 남자애가 여자애와 놀면 놀림거리 되냐고 물어본다. 그 말에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아니, 이상하게 안 봐. 놀림거리 안 돼. 주아도 남자애들이랑 자주 노는걸? 성호랑 재현이랑 막막 다른 남자애들도 블록이나 장난감 자동차같은 거 가지고와서 주아한테 같이 놀자고 그래! 전부 좋은 친구들이야!"
방긋 웃으며 건우에게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고, 전부 좋은 친구들이라고 얘기한다. 응, 여기는 좋은 유치원! 친구들이 모두모두 사이좋게 지내는 기린반!
그러나 건우는 자신의 손을 덥썩 잡고는 배시시 웃으며 놀림받아도 괜찮다며, 자신이 무서워서 우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 손 꼬옥 잡아주고 같이 있을테니까 앞으로 울지 말라고 다시 한번 당부한다. 그리고는 그러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줄 거라며, 크리스마스 때 함께 받은 선물이 뭔지 비교하고 그러자고 자신에게 제안해온다.
"웅! 주아 안 울거야. 주아 울면 건우 마음 아야! 하니까. 주아는 건우 아야! 하게 하고 싶지 않아. 그니까 안 울 거야! 그리구 산타 할아버지께 선물 받을거야. 주아, 갖고싶은 거 있어! 그게 뭐냐면 고... 으응, 아냐! 크리스마스 때 건우랑 비교하려면 여기서 쉿! 이야. 쉿!"
건우의 말에 건우가 아까처럼 당황하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안 울거라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이어서 자신이 산타 할아버지께 받고싶은 선물을 무심코 이야기하려다 크리스마스 때 비교해보자는 건우의 말이 떠올라 한 손으로 황급히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는,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대어 쉿, 하고 얘기한다.
입은 근질근질했지만...안 돼. 참아야해. 주아, 크리스마스 때까지 참아야해... 우우...그치만 크리스마스 너무 멀어... 산타 할아버지께서 늦잠 주무셔서 늦게 오시는걸까? 주아는 일찍일찍 일어나는데. 주아가 일찍 일어나서 산타 할어버지 깨우면 일찍 오실까?
그런 생각도 하며 금방이라도 말할 것 같은 입을 간신히 억누르다, 여전히 손을 꼬옥 잡은 상태로 건우가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귀를 기울인다. 이번에 들려오는 곡은, '비행기'. 아까의 '작은별' 때와 마찬가지로, 천진난만하면서도 듣기 좋게 부드러운 건우 특유의 목소리. 듣기만 해도 저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그 목소리와 노래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 가득한 얼굴로 노래를 부르는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는...정말 목소리가 좋구나. 노래도 잘 불러. 그냥 말할때도 목소리 좋지만, 노래를 부를 때가 더 좋아. 뭐랄까...응, 빛이 나! 반짝반짝, 별님처럼 말야! 아, 달님인가? 햇님같기도 해! 우움...그래도 지금의 건우는 별님일까? 반짝반짝하니까!
마치 빛이 나는 것 같은 건우의 노래에 푹 빠져 조금의 미동도 없이 건우의 노래를 듣다가, 노래가 끝나자 바로 환하게 웃으며 크게 박수친다.
"와아~ 건우, 노래 진짜진짜 잘 불러! 주아는 건우의 노래가 제~일 좋아! 주아도 건우처럼 노래 잘 부르고싶어. 어떻게 하면 건우처럼 노래 잘할 수 있어?"
정말 기쁜듯한 표정으로 건우를 칭찬하다가, 새삼 건우는 어떻게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는건지 궁금해져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다. 주아가 봐왔던 친구들도 노래 잘 부르긴 했지만 건우만큼은 아니었단말야. 주아도 노래 잘 부르고 싶어! 그래서 건우랑 같이 노래 부르고싶어!
/ 네, 저도 기억은 안 나지만 뭔가 좋은 꿈을 꾼 듯한 느낌이었어요! 저도 건우주처럼 뭔가 포근한 곳에 푹 파묻히는 꿈이었던 것 같은데, 딸기우유도 나왔던 것 같고...되게 기분 좋았어요. 잇는 것은 배려해줘서 고마워요, 건우주! 비록 이전처럼 자주는 못하더라도 간간이 이을 수 있을테니까요.
마구마구 플래그에 물밑작업이라...이때부터 독점에 끼가...! 하하, 사실 주아도 자각없이 건우에게 플래그를 마구 꽂고있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요. 설마 첫 만남부터 이렇게 친해질줄이야... 그리고 13년 후에 깨져버린 약속...건우가 손도 안 잡아주고 옆에도 안 있어줬으니 울어버리는 게 맞았네요! 뭔가 역으로 떡밥을 뿌린 것 같아서 신기해요. 상황들이 알아서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 그리고 시선회피 하시지 말라니까요~ 물론 건우가 약속 안 지켜주긴 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고백할 수 있었잖아요? ㅎㅎㅎㅎ
그리고 건우주도 독점 당하시는 거 맞아요. 어감이 이상한가요? 음...그럼 독차지? ㅎㅎㅎ 그리고 그렇게 되면 건우주도 이게 마지막 1:1이 되는걸까요? 그러면 더욱더 소중하게 대해야겠네요! 건우주께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말이예요. 네, 저희 마음껏 하고싶은 상황도 전부 해버리며 즐겨봐요.
그리고 꼭 화이팅 할게요! 저도 시간이 흘러서 제가 자유로워졌을 때, 꼭 건우주께 자랑하면서 같이 웃고싶어요. 그 날만을 바라보고 꿈꾸며 달려야겠죠, 역시. -
515 건우 - 주아 (9825E+63) 2016. 8. 23. 오후 10:28:48여기는 남녀가 놀면 놀림을 받는 곳이냐는 내 물음에, 주아는 이상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는 이상하게 안 보고 놀림거리 안 당한다고 말하면서 자신도 남자애들과 자주 논다고 답했다. 이 유치원은 모두가 사이 좋게 노는 반이라서 다행이야. 친척 형처럼 노는 것만으로도 놀림받고 그러면 난 주아와 못 놀수도 있다는거잖아. 우리 집 근처에서 사는데 같이 못 놀기에는 너무 아까워!
하지만 그렇다고 한다면 왜 주변 남자애들이 나와 주아를 바라보는거지? 음. 으음. 으으음. 어른처럼 이마에 손 대고 생각했는데도 잘 모르겠어! 어른들은 다 이렇게 생각하던데 왜 나는 이렇게 생각해도 답을 잘 모르겠지? 역시 어른이 되는건 너무 힘들어. 머리아퍼.
그러니까 이젠 복잡한거 생각 안할거야! 그냥 바로 친구 할래! 그렇게 생각하면서 주아의 손을 덥썩 잡고서, 배시시 웃으면서 손 꼬옥 잡아주고 같이 있을테니까 앞으로 울지 말라고 얘기했다. 그러자 주아도 이제 안 울거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울면 내가 마음 아야! 할거라면서 아야! 하게 안할거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 받고 싶은게 있다면서 나에게 고...까지 말하다가 바로 쉿! 하면서 비밀로 만들었다.
에이. 아까워라. 들을수도 있었는데! 그런데 고가 뭘까? 고...고...고....고....고양이? 고자로 시작되는거 고양이 밖에 안 떠올라. 고양이인걸까? 너무 너무 궁금해. 하지만 주아가 비밀로 한댔으니까 지켜줄래.
자신의 손가락으로 입술을 막으면서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작게 웃으며 나도 손가락으로 입술을 막아보였다.
"응. 쉿! 비밀이야! 나도 뭐 받고 싶은지 비밀로 할테니까 주아도 비밀로 해! 크리스마스때 뭐 받았는지 비교하자!"
빨리 크리스마스가 왔으면 좋겠어. 주아가 갖고 싶어하는 선물이 뭔지 너무나도 궁금해. 고로 시작되는 선물이 뭘까? 정말로 고양이인걸까? 야옹야옹 고양이? 그러면 우리집의 강아지인 아롱이와도 재밌게 놀 지 않을까? 주아 선물이 고양이였으면 좋겠다. 헤헷.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오려면 앞으로 몇밤을 더 자야하지? 으으음. 하나, 둘, 셋, 넷, 다섯.....하나, 둘, 셋, 넷, 다섯.... 손가락 부족해. 너무 많아. 산타 할아버지. 산타 할아버지. 빨리 크리스마스가 오게 해주세요!
이내 나는 방금 전에 내가 노래를 부를때, 주아가 기뻐했던 것을 떠올리면서 떴다떴다 비행기 노래를 불러보았다. 주아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이 내 노래를 듣고 좋아하는게 너무 기분 좋아. 주아도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보기 좋아. 그러니까 이젠 친구니까 많이 많이 불러줄거야! 그럼 주아는 계속 웃을수 있겠지?
정말로 내 노래가 좋은지 주아는 내 앞에서 웃음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정말로 예뻐보여서, 나도 모르게 더욱 더 씩씩하게 노래를 불렀다. 정말로 할아버지가 말했던것처럼, 나 커서 가수가 될까?
그러면 막 막, 사람들이 나에게 박수쳐주고 그러고 주아도 나 보면서 박수 쳐주고 그러겠지? 응! 앞으로 내 꿈은 가수! 나 커서 가수할거야. 헤헷.
짧은 노래가 끝이나자 주아는 환하게 웃으면서 크게 박수를 쳤다. 그러더니 내 노래가 제일 좋다면서 자신도 나처럼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어떻게 해야 나처럼 노래를 잘할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왠지 쑥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오른손을 들어서 머리를 긁적였다. 엄마와 아빠 지우, 할머니, 할아버지가 칭찬해줘도 이 정도는 아닌데. 왜 얘가 칭찬해주니까 이렇게 쑥스러운거지? 음. 아마 예쁜 애가 칭찬해줘서 그런걸거야! 전의 유치원에서는 얘만큼 예쁜 애 못봤는걸! 거기다가 마음씨도 착하고. 이렇게 칭찬도 해주고. 응. 주아는 천사야. 천사인게 틀림없어.
그런데 그러면 날개는 어디에 있지? 혹시 뒤에 쪼그맣게 달려있는건 아닌가 해서 대답을 미루고 주아의 뒤쪽을 유심하게 살펴봤다. 하지만 날개는 보이지 않았따. 왜 날개가 없지? 주아는 천사인데. 음. 궁금해!
하지만 주아가 먼저 질문했으니까 먼저 답해야겠지? 노래 잘 부르는 방법. 노래 잘 부르는 방법...
"잘 모르겠어. 미안. 난 그냥 내가 편한대로 부르거든. 그러면 다들 좋아해주셔. 아. 그래도 발음은 똑바로 하려고 똑같은 노래 많이 많이 불러. 막 집에 혼자 있으면 지우랑 같이 노래 부르고 그래! 그럼 발음이 똑바로 돼! 그리고 노래 부르는거 너무 좋아해서 맨날맨날 불러! 나랑 같이 노래 부르자. 주아야! 그리고 나 궁금한거 있어."
답을 해준 다음에 나는 주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분명히 주아는 천사야. 하지만 아무리 봐도 머리 위의 동그란 것도 없고, 등 뒤에 날개도 없어. 그리고 옷도 하얀색 아니야. 그렇다는건 답은 하나야. 다른 이에게 안 들키려고 변장하는거야!
다른 이들에게 비밀로 하는걸테니까 나는 주아에게 다가가서는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주변에게는 안 들리게 정말로 작게 속삭였다.
"주아, 너는 천사 맞지? 비밀로 할테니까 가르쳐줘. 머리 위의 동그란거하고, 등 뒤의 날개는 어디에 있어? 그리고 왜 옷 하얀색 아니야? 너무너무 궁금해. 나 머리 좋지? 들킬 줄 몰랐지? 헤헷."
내 눈은 속일수 없어. 분명히 주아는 엄청 당황하겠지? 나에게 비밀을 들켜서 말이야! 천사여서 그렇게 예쁜거였구나! 응. 바로 이유 알겠어. 내가 천사와 친구라니! 너무너무 기뻐! 오늘 가서 엄마에게 자랑...아... 하지만 천사인거 들키면 안되니까 엄마에게도 말하면 안되는구나.
그렇다면 나만 아는 비밀로 해야지! 다른 애들에게도 모두 비밀로 할거야. 히힛. 살짝 주아에게서 떨어진 후에 생글생글 웃으면서 주아를 바라봤다. 뭐라고 답해줄까? 너무 너무 궁금해.
"천사님. 천사님. 어서 대답해주세요. 네? 히힛."
//오늘부터 오기 힘든건줄 알았는데 답레가 올라와서 많이 놀랐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일모래라고 했던것 같기도 하고.. 아무렴 어떤가요! 그리고 좋은 꿈을 꿨다라. 거기다가 저처럼 포근한 곳에 있었던 꿈이라니. 의외로 같은 꿈이었다던가 그럴 가능성도 있으려나요?
어렸을때부터 서로에게 자각 없이 플래그를 꽂고 있었던 걸까요? 건우와 주아는? 이미 어릴때부터 서로가 연인이 될 것을 직감하는것 같잖아요. 이거. ㅎㅎㅎㅎ 진짜로 주변 남자애들이 많이 질투를 느꼈겠네요. 분명히 주아를 좋아하는 애도 있었을테니까요. 반대로 말하면 건우의 팬클럽 여자애들 중에서도 주아를 질투하는 이가 많았을테고요. 중학생때도 분명히 건우와 주아는 붙어다녔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리고 떡밥이라. 그게 그렇게 이어질줄이야...! 확실히 어쩌다보니 떡밥이 되버렸네요. 그리고 시선회피는 기분 탓일거에요. 아마도.
음. 그리고 아마 마지막 1:1이 될거에요. 사실 주아주만큼 이렇게 배려 잘해주시고 상대 신경 많이 써주는 파트너는 다시는 못 만날 것 같거든요. 사실...솔직히 말하자면 또 다시 중간에 사라지는 것을 겪으면 못 버틸지도 몰라요. 주아주같은 분을 만나버려서... 아마 하렴없이 기다릴지도 모르죠. 그런걸 다시 경험하자니..이젠 못할 것 같네요. 그냥 저의 개인적인 소소한 생각이에요. -
516 주아 - 건우 (14662E+58) 2016. 8. 24. 오전 12:34:00여기는 남녀가 놀면 놀림 받느냐는 질문에,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젓다. 그리고는 이상하게 안 보고 놀림거리 안 당한다고 확실하게 대답한다. 왜냐면 주아도 자주 노는걸, 남자애들이랑. 블록도 쌓고 장난감 자동차 경주도 하고 말야. 이상하게 안 봐. 여기는, 모든 친구가 사이좋은 기린반이니까!
그런 자신의 대답에 건우는 또다시 다른 무언가를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한 듯, 자신의 손을 덥썩 잡고서는 배시시 웃는다. 그리고는 손 꼬옥 잡아주고 같이 있을테니까 울지 말라고 자신에게 얘기한다. 그 말에 안 울거라고, 건우의 마음을 아야! 하게 안할거라고 다짐하듯이 대답한다. 그리고는 이어서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 받고 싶은게 있다고 말하며 그게 무엇인지 말할...뻔 했으나 간신히 참아내고는 쉿! 하면서 비밀로 만들어버린다.
응, 주아가 갖고싶어하는 것은 곰돌이 인형이야! 그치만 건우한테는 비밀이야. 그래야지 크리스마스 때 건우랑 즐겁게 비교해볼 수 있을테니까! 그러니까...말하고 싶어도 참아야해...
검지 손가락으로 입술을 막으면서 어떻게든 비밀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이자, 건우도 작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입술을 막아보인다.
건우도 뭐 받고 싶은지 비밀로 할테니까 자신도 비밀로 하라며, 크리스마스때 뭐 받았는지 비교하자는 그의 말에 응! 하고 대답하며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인다. 응, 비밀로 하면 크리스마스 때 더 즐겁겠지? 건우는 무엇을 받고싶어할까? 파란색 블록일까? 로봇일까? 아니면 장난감 자동차일까?
커져가는 궁금증에도 건우에게 직접 물어볼 수는 없었다. 으응...쉿, 이니까. 둘 다.
이내 건우는 자신을 위해서인지, '비행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다시 또 들려오는 듣기좋은 목소리. 주아는, 건우 목소리 좋아! 꼭 TV에 나오는 가수같아. 정말로!
웃음 가득한 얼굴로 건우를 바라보며 노래에 귀를 기울이자, 건우는 더욱더 씩씩하게 노래를 부른다. 곧 그 짧은 노래가 끝나자 곧바로 환하게 웃으면서 크게 박수를 친다. 그리고는 건우 노래가 제일 좋다면서 자신도 건우처럼 노래를 잘 부르고싶다고 얘기한다. 이어서 고개를 갸웃하면서 어떻게 해야 노래를 잘할 수 있냐고 건우에게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쑥스러운지 오른손을 들어서 머리를 긁적인다. 그러나 건우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않고 미루면서 오히려 자신의 뒤쪽을 유심하게 살펴본다. 갑자기 영문 모를 건우의 행동에 그저 고개만 갸우뚱한다. 뭐지? 뭘까? 주아 뒤에 뭐가 있나?
고개를 뒤로 돌려 살펴보지만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계속 의아하게 뒤를 바라보다가 건우가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시작하자, 다시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노래를 잘 부르고 싶어서 건우의 말에 귀를 기울였지만, 건우는 잘 모르겠다고, 미안하다고 얘기한다. 그 말에 조금 실망할 뻔했지만, 건우는 뭔가 생각난듯, 발음은 똑바로 하려고 똑같은 노래를 많이 부른다고 덧붙이더니, 저와 같이 노래 부르자고 자신에게 제안한다. 그 말에 정말 기쁜듯이 표정이 환해지더니, 곧 고개를 세게 끄덕끄덕인다.
"웅웅! 주아, 건우랑 같이 노래부르고 싶어! 주아는 건우보다 노래 못하겠지만 그래도 같이 부를래!"
정말 기쁜 목소리로 배시시 웃다가 궁금한 게 있다며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건우의 모습에 자신도 응? 하는 표정으로 건우를 마주본다. 그러나 갑자기 건우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와서는 귓가에 작게 자신은 천사 맞지? 하며, 비밀로 할테니까 머리 위의 동그란 거하고, 등 뒤의 날개는 어디에 있냐며, 왜 옷은 하얀색 아니냐고 속삭이듯 질문하자 순간 멍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건우는 들킬 줄 몰랐지? 하고 가볍게 웃더니 살짝 떨어지고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자신을 천사님이라 부르며 어서 대답해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그런 건우의 말과 행동에 그 때까지도 벙찐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보다가 이내 그 뜻을 이해하고는 크게 당황한다.
"그, 그, 그런 거 아냐...! 주아는 천, 천사님 아니야! 천사님은 어른인걸. 막막 머리도 길구, 키도 주아보다도 훨~씬 더 크구, 하얀 옷이랑, 머리 위에 동그란 거랑, 날개랑 있는데 반짝반짝 빛나잖아! 근데 주아는 그런거 하나도 없어. 주아는 천사님 아니야, 응!"
횡설수설, 말까지 심하게 더듬어가며 어떻게든 자신은 천사가 아님을 건우에게 알려주려 한다. 그러나 이걸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어쩌지, 어쩌지, 하고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리며 생각을 해본다.
"주아는 하늘도 못 날아. 그런데 왜 천사님이라고 생각한거야, 주아를? 천사님이라면 오히려 선생님이 더 천사님이야! 머리도 길구, 키도 크구, 어른이잖아. 그치만 주아는 어른이 아니니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보다가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에 건우에게 물어본다. 응, TV같은 곳에서 보면 천사님들은 전부 예쁘고 키크고 하늘도 나는 어른이었어! 그치만 주아는 전혀 그렇지 않단 말야. 그런데 건우는 왜 주아가 천사님일거라고 생각한거야?
그러나 그 궁금증 가득한 머릿속에 떠오른 또다른 생각. 있지, 혹시 그럼 말야...건우는.
"그러면 건우는 왕자님인거야? 건우는 씩씩하구, 멋있구, 모험도 할 줄 알구, 주아가 안 울게 손 꼬옥 잡아줬잖아. 그러면 건우는 왕자님인거지? 꼬마 왕자님!"
이내 곧 방긋 웃으며 머릿속에서 떠오른 생각을 그대로 건우에게 물어본다. 응, 건우는 용감하고 멋있으니까 왕자님인게 틀림없어! 왕자님은 날개도 없고, 잘생겼다고 그랬거든! 그러니까 건우는 왕자님이겠지? 응, 분명 그럴거야. 주아가 동화책 속에서나 보던 왕자님!
/ 네, 내일모레...어...12시 지났으니까 오늘이려나요? 아무튼 그랬어요! 후후, 어쨌든 건우주 놀래키기 성공이네요! 지금이 몇 번째더라? (쿠폰 주섬주섬) 그리고 어쩌면 같은 꿈이었을지도 몰라요! 저 꿈 꾼 것 자체가 꽤 오랜만이라...거기다가 정말 포근했거든요. 그래서 건우주 말씀에 놀랐지만요.
네, 어릴 때부터 자각없이 푹푹 꽂은거죠. 조금 멀찍한 곳에서 보면 더 잘 보였을테지만 아쉽게도 이 둘은 너무 가까웠기에... 주변에서 아무리 질투를 한다고 하더라도 왠지 둘 다 크게 신경 안 썼을 것 같아요. 건우는 진짜로 신경 안 쓰고 주아는 눈치채지 못해서 신경 안 쓰고? ㅎㅎㅎ 아마 중학생 때도 안 떨어졌겠죠, 네. 주아가 아주 당연하게 건우의 밴드부 스케쥴을 꿰고있어서 챙겨줬을지도 모르구요!
역떡밥은 처음이라 신기해요. 저희 둘 다 즉석이라지만 돌리다보면 은근 체계적인 것 같아서 놀라워요. ㅎㅎㅎ 기분 탓...그런거라고 하고 넘어가죠, 뭐~
아...확실히 중간에 사라져버리고, 계속 기다리고 하는 것은 정말로 힘들죠. 지쳐버려요. 이해할 수 있어요, 건우주. 저라도 분명 그랬을테고, 그럴 것 같으니까요. 그래도...이렇게 배려하려는 파트너는 저뿐만이 아닐거예요, 건우주. 분명 저보다도 훨씬 더 멋진 파트너들은 많이 계실 테니까요. 그런데...뭔가 제가 건우주의 또다른 즐거운 1:1 기회를 없애버린 것 같아서 죄송해요... 음, 그렇지만 역시 저는 건우주를 배려하고 신경 써주고 싶어요. 이게 마지막이 된다고 하면 더더욱이요. 저 스스로가 한참 부족하다 하더라도 저는 건우주께 1:1에 대한 즐거운 기억만을 드리고 싶으니까요. 진심으로요! -
517 건우 - 주아 (49289E+58) 2016. 8. 24. 오전 1:36:39내가 TV나 책에서 본 천사님은 마음씨가 상당히 예쁜 여자였다. 주아는 마음씨가 정말로 예쁘다. 거기다가 얼굴도 되게 예뻐! 응! 전의 유치원에서도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애는 못 봤어! 그러니까 천사일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주아의 뒤쪽을 살며시 살펴보았다. 하지만 머리 위의 동그라미도 없고, 등 뒤에는 날개도 없었다. 왜? 왜 없지? 천사는 그런거 다 있었는데! 인간에게 정체를 밝히면 안되서 숨기고 있는거야?
하지만 일단은 주아의 질문에 답하는게 먼저였기에 그냥 노래를 부를 때, 정말로 편하게 부르고 발음은 똑바로 하기 위해서 같은 노래를 계속해서 부른다고 대답했다. 정말로 그랬다. 아무리 어려운 발음이 나오는 노래라도, 계속 부르면 잘 읽혀졌다. 그래서 난 노래 부를때마다 똑같은 노래를 계속 부른다. 그러면 점점 더 잘 불러지는 것 같아. 엄마도 아빠도, 지우도, 거기다가 할머니, 할아버지도 엄청나게 좋아해. 그런것들을 말하면서 주아에게 같이 노래를 부르자고 얘기했다. 그러자 주아는 기쁜 목소리로 배시시 웃으면서 정말로 예쁜 천사님 미소를 보여주면서 나랑 같이 노래 부르고 싶다고 얘기했다. 나보다 노래 못 부르지만 그래도 같이 부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 모습에 나도 배시시 웃으면서 답했다.
"괜찮아! 노래는 즐겁게 부르는게 제일 좋아. 잘 부르고 못 부르고는 안 중요해! 그러니까 같이 부르자!"
그렇게 말한 후에 나는 바로 내가 정말로 궁금했던 점을 주아에게 물어보았다. 만화에서 보면 천사님들은 다 변신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하고 다니고 그랬어. 그러니까 주아도 분명히 변신한걸거야! 어때? 나 천재 맞지? 에헴!
변신한 모습도 상당히 예쁘고 귀엽지만, 변신 전에는 얼마나 더 예쁘고 귀여운지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너무 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득 담고서, 나는 주변 애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주아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혹시라도 내 말이 들려서 애들에게 걸리면 주아가 힘들잖아. 주아는 변신한 천사님이니까!
머리 위의 동그란거하고, 등의 날개는 어디있고, 왜 하안샥 옷이 아니냐고 물어보면서 들킬줄 몰랐지라고 말하며 살며시 떨어진 후에, 생글생글 웃으면서 난 빨리 답해달라고 주아에게 졸랐다.
그러자 주아는 무슨 소리 하냐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걸로 보아 진짜로 맞춘 모양이었다. 헤헤!! 역시 내가 이런건 잘 맞춘다니까! 그리고 곧 주아는 내가 예상했던대로 엄청난 연기력을 선보이면서 자신은 천사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천사님은 어른이고, 머리도 길고, 키도 자기보다 크고, 하얀 옷이랑, 동그란거, 날개 그런것들을 말하면서 그런거 하나도 없다고 말하며 자신은 절대로 천사가 아니라고 말했다.
당연하지만 난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생글생글 웃어보였다. 물론 주아가 말한것도 맞지만 그래도 그건 주아가 사람으로 변신했기 때문이잖아? 천사는 변신같은거 할 수 있어! 만화에서 봤어! 그러니까 난 그런거에 안 속아! 헤헷. 주아 천사님. 연기력이 엄청나! 하지만 그래도 난 안 속을거야!
하지만 그런 나의 확신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리면서, 필사적으로 하늘도 못 난다고 계속해서 자신을 천사가 아니라고 말하며 선생님이 더 천사님이라고 말하고 자신은 어른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모습에서 정말로 아니라서 말하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로 아냐? 얼굴도 예쁘고 귀엽고, 마음씨도 이렇게 착하고, 또..또...또... 예쁜데 정말로 천사님 아니야? 얼굴과 마음이 다 예쁘면 천사같은 여자랬는데. 정말로 천사님 아니야? 주아는?"
정말로 아냐? 진짜로? 진짜로 아냐? 내가 착각한거야? 어쩌면 천사님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시무룩해졌다. 우우우. 당연히 천사님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아니라니. 그럼 대체 진짜 천사님은 얼마나 예쁘고 귀엽고, 마음이 예쁜걸까? 아. 어쩌면 유치원 선생님이 천사님인걸까? 나중에 선생님 오시면 등 뒤에 날개 있는지 봐야지!
그렇게 나름대로 큰 결심을 하던 도중에, 갑자기 주아가 방긋 웃더니 나에게 씩씩하구 멋있구 모험도 할 줄 알구, 자신이 안 울게 손을 꼬옥 잡아줬다면서 나를 왕자님 아니냐고 말하면서 나에게 꼬마 왕자님이라고 불렀다.
꼬마 왕자님? 내가 꼬마 왕자님이야? 동화책에서 공주님을 구하는 그 왕자님? 하지만 나는 왕자님 아닌데? 백마도 안 타구, 왕자님이 차고 다니는 그 멋진 칼도 없구, 뽀뽀해줄 공주님도 없는걸. 근데 내가 왜 왕자님이야? 이유를 알 수 없어서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주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주아 눈에는 내가 왕자님으로 보이는걸까? 음. 잘 모르겠어.
"주아 눈에는 내가 왕자님으로 보이는거야? 동화책에 나오는 그 멋진 왕자님? 하지만 나는 백마도 없고, 왕자님이 하고 다니는 멋진 칼도 없는걸. 무엇보다 동화책 왕자님만큼 잘생긴것도 아닌걸. 거기다가 공주님도 없구..."
그러다가 문뜩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난 왕자님이 아니긴 하지만, 만약에 저 모든것을 다 가지고 있으면 나도 동화책 왕자님이 되는거 아닐까? 응! 틀림없어! 그럴거야! 역시 나도 멋진 왕자님이 되고 싶어!
필요한 건 왕자님이 타고 다니는 백마하고, 그 멋진 칼하구, 잘생긴 얼굴은하고, 공주님. 이렇게 있으면 되는거잖아? 다른건 지금 구하기 힘드니까 일단 가장 구하기 쉬운것부터 구할래!
잠시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나는 저기 저 장난감통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장난감 칼을 꺼냈다. 그리고 마치 왕자님이 가지고 다니듯이 나도 똑같이 따라하면서 검을 들고 주아에게로 왔다. 그리고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말했다.
"지금은 왕자님이 아니지만 왕자님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게 다 있으면 아마 나도 왕자님이 될거야! 그러니까, 주아도 도와주면 안돼? 주아가 공주님 해줘! 그러면 이제 왕자님이 타고 다닐 백마하고 잘생긴 얼굴..은.. 잘생겨지도록 노력할게! 그럼 나도 왕자님 맞지? 그치?"
정말로 왕자님이 된것처럼 배시시 웃어보이면서 나는 주아의 손을 다시 한번 꼬옥 잡았다. 그리고는 동화책 왕자님이 그러는것처럼 흉내내면서 말해봤다.
"주아 공주님. 저하고 무슨 노래를 부르고 싶으세요? 같이 노래 불러봐요!"
.....동화책은 이런 느낌 아니었던것 같은데. 우우우..어려워....
//저, 정말로 쿠폰을 주섬주섬 챙기는건가요? 이렇게 2장째가 되다니! 바, 방심하지 말아야겠군요! 그리고 정말로 너무 가까웠기에 몰랐을수도 있겠네요. 사실 이런건 멀리 떨어져 있어야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둘의 모습에 주변에선 속이 탔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건우를 좋아하는 여자애들도, 주아를 좋아하는 남자애들도 이를 빠드득 갈았을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어쩌겠나요. 18살때 연인이 될 운명인것을.. 주아가 밴드부 스케쥴을 꿰고 있어서 챙겨주는건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건우가 집에 갈 시간 쯤에 교문 근처에서 기다려주다가 건우가 나오면 서로 웃으면서 인사한 후에 아주 당연하다는듯이 같이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올지도 모르고요.
뭔가 막막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썰이 나오게 되는게 정말로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분명히 다른 사람이 짠 캐릭인데 마치 처음부터 같은 세계관의 등장인물로서 처음부터 존재한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음. 이런 느낌은 쉽지 않은데 말이에요. 정말로 처음부터 진짜로 친했던 소꿉친구라는 느낌도 팍팍 들고요.
역떡밥은 저도 처음이에요. 설마 이런걸 진짜로 하게 될줄도 몰랐고요. 돌리다보면 체계적. 기분 탓일까요? 그만큼 둘이 잘 맞기에 그런걸거라구요. 그러니까 주아주가 정말로 최고의 파트너인거에요.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을 또 어디에서 구하나요.
그리고 마지막 1:1은 미안해하실거 없어요. 처음부터 정한 일인걸요. 이번 1:1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마지막으로 하자고 말이에요. 그리고 그 생각은 주아주와 돌리면서 확신으로 바뀌었죠. 이렇게까지 재밌게 돌아가는건 쉽게 찾기 힘들어요. 이런걸 알아버린 이상, 역시 다른 사람에게선 쉽게 만족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그러니까 문제가 있다면 역시 제쪽이겠죠. 주아주가 저를 배려하고 신경써주고 싶은것처럼 저 여시도 마찬가지에요. 주아주는 어쩌면 이게 마지막 상황극이 될수도 있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파트너로서 있을수 있을때까진 저도 노력해서 주아주를 즐겁게 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주아주는 부족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마이 파트너. 저는 정말로 주아주와 만나서 기쁘니까요.(꼬옥(토닥토닥) 1:1이 끝나면 전 아마 어딘가의 단체스레에 스레를 낸채로 거기에 소속되어있을거에요. 틀림없이요. 하지만 역시 단체스레는 단체스레의 재미가 있지만, 1:1은 1:1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어요. 그 재미. 주아주와 마음껏 나누고 싶어지네요. -
518 주아주 (95534E+55) 2016. 8. 25. 오전 12:17:142장째였나요? 3장으로 알고있었는데...후훗, 어쨌든 앞으로 8번만 더 찍으면 되겠네요!
맞아요.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모르죠. 주위에서 아무리 속이 타도 정작 당사자들은 자각없이 태연하다가 18살 때 드디어 연인이 되겠죠. 중학생 때의 주아는 건우의 밴드부 스케쥴에 맞춰서 그렇게 건우를 기다리다가 같이 돌아가기도 하고, 공연 날에는 간단한 간식거리도 챙겨주고 그랬을 것 같아요. 힘내라고 격려하고 모든 공연을 다 관람하는 열성팬의 모습으로요.
정말로 자연스럽게 여러 장면들이 눈앞에 저절로 그려지는 게 진짜 신기하네요. 따로 정한 적도 없는데 말이죠. 건우주 말씀대로 분명 다른 사람이 알아서 짠 캐릭터들인데 진짜로 원래부터 함께 지냈던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
으음...왠지 그건 기분 탓이라고 하고싶지 않아요! 네, 저도 건우주랑 잘 맞아서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저한테도 마찬가지로 건우주는 정말 두번 다시 만나기 힘든 최고의 파트너이니까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그치만 건우주는 문제같은 거 없어요! 저 역시도 같은 생각이거든요. 이렇게까지 재밌는 1:1은 저도 처음인데다, 혹시나 다시 1:1을 돌린다고 해도 그 분께는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 정도로 만족스럽고 즐겁지 않을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건우주께는 문제가 없어요. 혹시 문제가 있다고 하면 저도 문제 있는 걸로 치죠, 뭐~ 같이 문제가 있으면 그건 더이상 문제 있는 게 아니라구요? ㅎㅎㅎㅎ 둘 다 마지막 1:1인 만큼, 서로를 위해 노력하면서 즐겁게 지내봐요. 이미 즐겁다고 느끼고 있긴 하지만요!
말씀 고마워요, 건우주. 저도 건우주와 만나서 정말정말 기뻐요! (꼬옥) 1:1이 끝나면 저는 아마 상판을 그만둘 것 같지만...어쩌면 단체스레에서 다른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그건 한참 후의 일 일거라고 믿어버리면서 지금의 1:1의 재미를 건우주와 나누고 싶어요. 꼭이요!
죄송하지만 답레는 나중에 드릴게요... 건우주의 말씀을 보자마자 저도 건우주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우선 전해드리고 싶었거든요. 정말 천사같은 마이 파트너 님, 아직은 이르겠지만 미리 좋은 꿈 꾸시고 오늘도, 내일도 즐거운 하루를 보내시길 바래요! (방긋) (꼬옥) -
519 건우주 (41365E+59) 2016. 8. 25. 오전 12:37:492장째인지 3장째인지는 사실 그리 중요한건 아니잖아요? 이렇게 중학생들의 이야기를 얘기하니까 언젠가 중학생때의 일도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예를 들면 건우가 막 밴드부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관련으로 주아와 이야기를 나눈다던가 식으로 말이죠. 그렇게 되면 주아는 건우의 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줄까요? 아니면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약간 섭섭해하는 모습을 보일까요? 물론 제 생각에는 섭섭하고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건우니까 응원해준다 이런 느낌일것 같지만요.
답레는 늦어도 괜찮아요. 날짜로는 어제부터였죠? 바빠지는거. 그러니까 빠른 답레에 신경쓰지 마시고, 주아주는 지금 일에 집중을 하시고, 정말로 틈이 나면, 정말로 정말로 괜찮다 싶으시면 쓰시는걸로 괜찮아요.
주아주의 페턴이라면 아직 있으신거겠죠? (덩달아 꼬옥) ㅎㅎㅎㅎㅎ 이러니까 우리 2명은 정말 늘 포옹을 해주는 것 같네요. 건우와 주아보다 더 많이 포옹하는것 같다구요. 재밌는 1:1이라고 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우리 둘 다 완벽한걸로 가도록 해요. 그게 더 좋잖아요? 안 그래요?
저도 주아주의 저 말을 보니까 답을 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써보게 되네요. 어쩌면 우리 둘이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정말로 길어질지도 모르니까요.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 정말로 마음껏 즐겨봐요. 어차피 둘만의 공간. 오래 간다고 해도 문제가 될 건 없잖아요? 다른 스레에서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아는척 하는게 아니라면 말이죠. 그러니까 한번 정말 오래, 친하게 가보도록 해요. 주아주. 그러다보면 언젠간 이야기의 결말도 오게 되겠죠. 사실 3달째가 바로 눈 앞인 시점에서 상당히 오래간거긴 하지만요.
그리고 주아주도 혹시라도 주무신다면 좋은 꿈 꾸세요. 힘든 나날이 기다리겠지만 그에 지지 마시고요. 매일매일 제가 응원해줄테니까요. 오늘도 화이팅이에요! -
520 건우주 (87623E+58) 2016. 8. 26. 오후 5:44:01너무 아래로 잠기게 할 순 없기에 살짝 갱신을 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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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주아 - 건우 (75339E+55) 2016. 8. 26. 오후 9:37:24자신의 뒤쪽을 살며시 살펴보는 건우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지만, 똑같이 뒤를 돌아봐도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뭐지? 뭘까?
알 수 없는 질문을 수없이 던져봐도 생각나는 명쾌한 대답은 없었다. 대신 들려오는 노래에 관한 자신의 질문에 대한 건우의 대답에, 다시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는 그냥 노래를 부를 때, 정말로 편하게 부르고 발음은 똑바로 하기 위해서 같은 노래를 계속해서 부른다고 대답하며, 이어서 자신에게 같이 노래를 부르자고 얘기한다. 주아가 바라고 있던 것, 같이 노래부르기!
그런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정확하게 바로 제안해주는 건우의 말에 배시시 웃으면서 기쁜 목소리로 같이 노래 부르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자 건우도 덩달아 배시시 웃으면서 노래는 즐겁게 부르는게 제일 좋다고, 잘 부르고 못 부르고는 안 중요하니까 같이 부르자고 다시 한 번 얘기해준다. 그런 건우의 말에 환히 웃으며 세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응! 하고 대답한다.
역시, 건우는 너무 착해. 주아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좋은 친구야. 건우는 어떻게 주아의 마음을 알았을까? 막막 주아를 보면 주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걸까?
그런 신기한 궁금증으로 마음을 가득 채워갈 무렵, 이번에는 건우가 자신에게 천사 맞지? 하고 귓속말로 작게 속삭이며 물어오자 순간 멍한 표정을 짓는다.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다가 건우가 곧바로 이어서 머리 위의 동그란 거하고, 등의 날개는 어디있고, 왜 하안색 옷이 아니냐며 들킬줄 몰랐지, 하더니 살며시 떨어져 생글생글 웃으며 빨리 답해달라고 조르자 잘못 들은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주, 주아는 천사님 아닌데? 건우는 왜 주아에게 천사님이냐고 물어보는거야? 혹시, 건우는 주아 놀리고 있는걸까? 아, 아닌데... 건우는 나쁜 친구 아닌데... 나쁜 친구는 다른 친구를 막 놀린댔어. 그치만 건우는 나쁜 친구 아니란 말야! 그, 그러면 지금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봐도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고 오히려 더 복잡해져만 가는 머릿속에 혼란을 느끼며 아무 말도 못한 채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떻게든 자신은 천사님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는 쪽으로 결론이 지어진다. 그래서 곧바로 당황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며, 자신은 천사님이 아니라고, 천사님과 자신의 차이점을 쭉 나열한 후에 다시 한번 자신은 절대로 천사님이 아니라고 강조하듯 얘기한다.
하지만 건우는 오히려 자신의 이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생글생글 웃어보일 뿐이었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어쩌지, 어쩌지, 하며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다가 필사적으로 하늘도 못 나니까 자신은 천사님이 아니라고 계속해서 설명한다. 선생님까지도 언급하자 건우는 확신하던 모습에서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건우는 이어서 정말로 천사님이 아니냐고 몇 번이고 물어보지만, 자신의 대답은 한결같을 수밖에 없었다.
"웅, 정말로 아냐. 주아는 천사님 아니야. 주아는 얼굴도, 마음씨도 안 예뻐. 천사님이 훨~씬 더 예뻐!"
고개를 끄덕끄덕이고는 양 팔을 쫙 펼쳐 천사님이 이만큼이나 더 예쁘다는 것을 나름대로 표현한다. 그러나 자신의 말을 듣자 살짝 시무룩해진 건우의 모습. 그 모습에 조금 어쩔 줄 몰라하며 고민한다.
"우움...우움...그래두...건우가 원한다면 주아, 천사님 되도록 노력할게! 막막 매일 웃고, 인형도 친구들에게 양보하구 그럴테니까."
아까 전에 그렇게 씩씩하고 기운 차던 모습 대신 시무룩해진 모습을 보여주는 건우. 하지만 주아는 건우가 시무룩한 거 보고싶지 않은걸. 건우는 밝고 씩씩한 모습이 좋단말야. 주아가 천사님이 아니라서 건우가 실망한거라면, 주아가 천사님이 된다면 건우가 다시 밝아질까?
그런 생각으로 건우에게 천사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듯 말한다. 응, 주아는 건우 실망시키고 싶지 않으니까...그러니까 주아가 좀 더 노력해볼게!
그런데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 주아가 천사님이라고 한다면...건우는 역시 왕자님일까? 왜냐하면 동화책 속 왕자님들은 전부 씩씩하고 용감하고 잘생겼는걸. 모험도 해서 공주님을 구해주기도 하고 말야. 건우도 주아가 울려고하니까 손 꼬옥 잡아줬어. 그리구 안 울게 해주겠다고 주아를 달래줬어. 사실 건우는 꼬마 왕자님이었던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그대로 건우에게 방긋 웃으며 전한다. 꼬마 왕자님! 응, 건우는 분명 꼬마 왕자님일거야. 동화책 속의 그 무지무지 멋진 왕자님!
하지만 건우는 그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자신을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자신의 눈에는 저가 왕자님으로 보이는거냐며, 하지만 저는 백마도, 칼도, 공주님도 없는데다가 동화책 왕자님만큼 잘생긴것도 아니라고 얘기하는 건우의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아냐아냐! 주아 눈에는 건우는 왕자님으로 보여. 정말로 멋진 왕자님!"
응, 건우는 지금까지 주아가 봐왔던 왕자님이랑 똑같은걸! 동화속 왕자님들의 머리는 노란색이나 주황색이었지만... 주아는 건우의 검정색 머리카락이 더 좋아!
그러다가 건우는 뭔가가 생각났는지,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저 쪽의 장난감통으로 천천히 다가가더니 그 안에서 장난감 칼을 꺼낸다. 그리고는 왕자님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면서 검을 들고 자신에게로 온다. 생긋 웃으면서 건우는 지금은 왕자님이 아니지만 왕자님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게 다 있으면 아마 왕자님이 될거라면서, 자신은 공주님을 해달라고 한다. 그러면 이제 백마랑 잘생긴 얼굴은 잘생겨지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럼 저도 왕자님 맞지? 하면서 자신에게 물어본다.
그런 건우의 말과 행동에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세게 끄덕인다.
"웅웅! 주아가 공주님이 돼줄게. 건우만의 공주님! 그리구 말야, 이건 비밀인데..."
조심스럽게 말을 멈추고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며 둘러보다가 이내 건우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건우는 잘생겼어. 주아가 지금까지 봤던 남자애들 중에 제일로! 기린반 친구들보다도 더, 더 잘생겼어. 이거 다른 친구들한테는 쉿, 이야. 알았지? 쉿!"
소근소근. 주변에는 들리지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건우의 귀에 작게 귓속말한다. 응, 건우는 정말 잘생겼어! 그치만 이거를 크게 말하면 다른 남자애들이 슬퍼할거야. 건우를 미워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이건 건우랑 주아만의 쉿! 이야.
귓속말로 비밀 하나를 전한 후 배시시 웃으면서 건우에게서 조금 떨어진다. 그러자 이번에는 건우가 배시시 웃어보이면서 정말 왕자님이 된 것처럼 자신의 손을 다시 한번 꼬옥 잡는다. 거기에 이어서 건우는 주아 공주님, 하고 자신을 부르더니 무슨 노래를 부르고 싶냐며, 같이 노래 불러보자고 동화책 속 왕자님의 흉내를 내면서 자신에게 말한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진심으로 기쁜 표정을 짓고는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네에, 건우 왕자님! 주아는 '곰 세마리'가 부르고 싶어요. 같이 불러주세요!"
자신도 건우의 손을 꼬옥 잡으며 같이 부르고 싶은 노래를 얘기한다. 응, 곰 세마리! 곰돌이들은 귀여운걸. 주아는 곰돌이 좋아해! 그러니까 건우랑 같이 부르고 싶어, 주아가 좋아하는 노래를!
// 그리 중요하진 않다고 하더라도 10번 찍으면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거든요~ 저도 언젠가는 중학생 때의 일도 그려보고 싶어요! 이미 썰도 몇 개 나왔고, 건우주의 말씀대로 건우가 처음 밴드부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의 일도 돌려보고싶고... 주아라면 건우주의 말씀 그대로 행동했을 것 같아요.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조금 섭섭하지만 건우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을 아니까, 아마 진심으로 응원해줄거예요!
건우주의 배려 정말 감사하게 잘 받을게요. 쉬는 시간에 조금씩 쓰다보니 지금 올리게 되었네요... 고등학생 건우도 멋있지만 어린 건우도 귀엽고 멋져서 진짜로 막막 쓰다듬고 싶어요! 볼도 쭈욱 늘려보고 부둥부둥! 저도 심호흡 해야할까요? 스읍, 하아, 스읍, 하아...
건우와 주아보다 더 많이 포옹하는 게 뭐 어때서요? 건우랑 주아는 포옹말고도 다른 스킨십도 많이 하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저는 포옹 좋아하는걸요! ㅎㅎㅎㅎ 건우주께서는 별로이신가요? 으음...그럼 자제해야 할까요? 둘 다 완벽하다라. 네, 깔끔한 결론이네요. 그게 더 좋으니까 그걸로 가요! ㅎㅎㅎ
건우주 말씀대로 어쩌면 저희는 정말 오래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로는 꼭, 반드시 그렇게 친하게 정말 오래 가고싶거든요. 정말로, 마음껏 즐겨봐요. 건우와 주아의 모든 이야기들을요. 저희가 만난게...5월 27일이라고 하셨죠? 우와, 정말 이제 한 2~3시간만 있으면 3달째네요! 거기다 주고받은 레스도 500을 돌파했구요. 아, 전에 날아가버린 것까지 합하면 700개를 넘었네요. 1000에 가까워진다는 게 정말 신기해요.
갱신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의 응원, 매일매일 잘 받고있어요! 저도 똑같이 건우주의 하루하루가 즐겁기를 기도하고 있으니까요. 건우주께서도 언제나, 언제나 화이팅이예요! -
522 건우주 (87623E+58) 2016. 8. 26. 오후 10:05:30안녕하세요! 주아주! 뭔가 오랜만에 보는듯한 느낌이 절로 드네요. 실상은 그렇게 오랜만은 아닐텐데 말이에요.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것 같으니까 오랜만이라고 치도록 하죠! 음.. 아무튼 마음 같아서는 바로 답레를 작성하고 싶지만 오늘따라 제가 좀 피곤한 상태네요. 하하하....
그래서 오늘은 답레를 쓰기 힘들것 같고 내일 쓰게 될 것 같아요. 사실 방금전에도..저도 모르게 졸아버렸...(눈물) 그건 그렇고 정말로 이제 약 2시간 정도 뒤면 저와 주아주가 만난지 3달째가 되네요.
1:1을 하면서 주아주와 3달째를 맞이하게 되는 것. 너무나도 기쁘면서도 신기한 상황이에요. 레스도 주아주가 말한대로 약 700개 이상을 주고받았고 말이에요. 1000에 가까워지는 수치. 그 수치를 떠올릴때마다 저 역시도 정말로 신기하다고 느껴요. 그리고 그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앞으로도 현재 진행형으로서 이어지게 되겠죠.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가 많았어요. 주아주. 지금쯤 집에서 푹 쉬고 있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공부에 집중하고 있을까요? 정말 마음 같아서는 꼬옥 끌어안고, 달콤한 말이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지만.. 제 피로가 그것을 허락해주지 않네요. ㅠㅠ
답레는 내일 빠르게 올리도록 할게요. 주아주도 저처럼 피곤함에 사로잡히지 말고 컨디션 조절 잘하도록 하세요! -
523 주아주 (71851E+53) 2016. 8. 26. 오후 11:46:35하핫, 말씀 그대로 그렇게 오랜만은 아닐테지만 그래도 저도 똑같이 오랜만이라고 할게요! 저런...정말 많이 피곤하신가 보네요. 괜찮으세요, 건우주? 답레는 급한 거 아니니까 천천히 써주셔도 된다구요. 무엇보다도 건우주의 건강이 더 중요하니까요. 무슨 일 때문에 오늘 피곤하신건진 잘 모르겠지만 자각없이 졸아버릴 정도면... (토닥토닥)
이제는 약 15분 뒤에 세 달째!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신기해요. 건우주께서 처음에 예상하셨던 3개월을 가볍게 뛰어넘어버렸네요~ 과거의 건우주께서는 반성해주시길! ㅎㅎㅎㅎ 이 이야기는 계속 이어질테니까요, 지금의 건우주의 말씀 그대로요.
사실은 공부하다가 저도 순간 졸았...자버렸답니다, 네... 분명히 문제를 풀고있었는데 정신을 차리니 11시가 넘었다구요! ㅠㅠㅠ 건우주께서도 오늘 하루,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피로하면 푹 쉬시는 게 최고라구요! 그러니까 너무 미안해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아요~ 꼬옥 끌어안고 달콤한 말이라... 제가 건우주 대신 해드리면 되죠, 뭐! ㅎㅎㅎ (꼬옥) 으음...달콤한 말... 사탕사탕? (속닥속닥)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답레는 천천히 주셔도 된답니다~ 컨디션 조절...은 오늘은 이미 늦어버린 듯하지만 내일부터는 한 번 해볼게요! 네! 말씀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음, 피곤하다고 하셨으니 지금쯤은 주무시고 계실까요? 아마 그렇겠죠?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건우주. 오늘도 좋은 꿈 꾸시길 바래요! -
524 건우 - 주아 (61369E+59) 2016. 8. 27. 오후 2:18:23어째서 주아는 나를 왕자님이라고 생각하는걸까? 나는 백마도, 칼도, 공주님도 없고, 얼굴도 동화책 왕자님처럼 엄청 잘생긴것도 아닌걸. 그런 이유를 대면서 난 왕자님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주아는 자신의 눈에는 내가 정말로 멋진 왕자님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방금전에 주아를 예쁜 천사님으로 착각한것처럼, 주아도 나를 멋진 왕자님으로 착각한걸까?
어떻게 답해야할지 알 수가 없어서 나는 고민을 했다. 하지만 그러다가 곧 좋은 방안이 떠올랐다. 백마도, 칼도, 공주님, 잘생기지도 않아서 왕자님이 될 수 없다면 그 모든것들을 갖추면 나도 왕자님이 될 수 있어! 응! 틀림없어! 역시 난 똑똑해! 엄마도 아빠도 우리 건우는 머리가 좋구나! 이렇게 많이 이야기를 해줬어! 헤헷!
하지만 백마는 동물원에 가야 있으니까 유치원에선 구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일단 구하기 쉬운것부터 구하기 위해서 난 장난감통으로 갔고 거기서 장난감 칼을 꺼내들었다. 헤헷! 이걸로 칼은 얻었어! 왕자님이 다루는 멋진 칼!
왕자님이 검을 들고 다니듯이 나도 따라하면서 검을 챙겨들고 주아에게 돌아온 후에, 생긋 웃으면서 주아에게 공주님이 되어달라고 얘기했다. 주아가 공주님이 된다면 칼도 있고, 공주님도 있으니 백마와 잘생긴 얼굴만 있으면 돼! 하지만 남은 2개는 어떻게 구해야할까? 백마는 동물원에 가야 구할 수 있을테지만 잘생기는건 역시 노력해야겠지? 하지만 어떻게 노력해야할까?
모르겠어. 엄마에게 물어봐야겠어. 아. 이렇게 생각하니까 오늘 엄마에게 물어볼거 되게 많다! 근데 뭘 물어보려고 했었더라? 음! 음!! 기억 안 나! 헤헷! 나중에 기억 나면 물어봐야지!
아무튼 공주님이 되어달라는 내 부탁에 주아는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이더니 나만의 공주님이 되어주겠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걸로는 끝내지 않고 갑자기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주아가 왜 그러는지 알 수가 없어서 나도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바라보았다. 주변에 뭐가 있나? 간식 나왔나? 그러고 보니 전 유치원에선 간식타임 있었는데 이 유치원엔 있는지 못 물어봤어! 아까 선생님에게 물어봐야 했는데 까먹었었어!! 우우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볼래.
그런데 왜 주아는 두리번두리번거린걸까? 아무것도 주변엔 없었는데? 음. 모르겠어! 모르는게 있으면 물어보는게 최고라고 엄마가 그랬어. 그러니까 주아에게 물어볼거야.
"주아야. 주아야. 갑자기 왜.. 응?"
바로 그때였다.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주아는 나에게 다가왔고 내 귓가에 대고 소근대기 시작했다. 자신이 지금까지 봐온 남자애들 중에서 제일 잘생겼다고 속닥거리는 그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나, 정말로 잘생긴거야? 다른 남자애들보다 더? 헤헷!! 기분 너무 좋아!
다른 애들에겐 쉿이라고 하는걸 보니까 비밀로 하고 싶은 모양이다. 응! 주아가 그렇다면 나도 비밀로 할래! 그게 좋은거잖아? 주아는 그것을 원하니까 나에게 이렇게 비밀이야기로 속닥속닥하고 작게 귓속말한거 아니겠어?
잘 생겼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 헤실헤실 미소 짓다가 나도 살짝 주아의 귓가에 작게 속닥속닥 귓속말을 했다.
"사실은 주아도 내가 본 여자애들 중에서 가장 이쁘고 귀여워. 진짜 동화책 공주님 같아. 사실 천사님이 아니라 공주님인거야? 헤헷. 이것도 다른 애들에겐 쉿, 이야. 알았지?"
진짜로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전에 다니던 유치원에서도 예쁜 애들은 많았지만 주아는 뭔가 되게 귀엽다는 느낌이 강했다. 우리집에 있는 강아지, 아롱이와 비슷할 정도의 귀여움이었다. 사실 강아지가 사람이 되어서 내 앞에 있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만화속 이야기인걸. 5살이지만 알건 다 알아! 산타할아버지가 우는 아이에겐 선물 안 준다는 것도 알고 있고, 만화속 이야기는 실제로 없다는것도 잘 알아! 이래보여도 나는 머리 좋은걸!
주아가 공주님이 된다고 해줬기에 나도 반쯤은 왕자님과 다를바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절로 좋아져서 배시시 웃으면서 주아의 손을 꼬옥 잡고, 동화책 왕자님이 공주님에게 얘기하는것처럼 폼을 잡으면서 무슨 노래를 부르고 싶냐고 물어봤다. 주아는 내가 노래하는거 좋다고 했어. 그리고 아까전에도 노래 같이 부르고 싶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주아와 노래 부를거야.
그러자 주아는 정말로 기쁜듯이 환한 목소리를 내며 내 손을 꼬옥 잡으며 '곰 세마리'를 부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곰 세마리'는 곰돌이가 나오는 노래다. 나도 잘 알아. 곰 세마리를 부르고 싶다고 하는걸 보면 정말로 주아는 동물을 좋아하는 모양인가보다.
꼭 우리 집에 초대해서 아롱이를 만나게 해줘야지! 헤헷! 아롱이 보면 막 끌어안고 더 환하게 웃으면서 좋아할 것 같아. 친구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기분이 좋아. 이래서 엄마가 친구끼린 사이좋게 지내야한다고 한거구나.
"응! 그럼 곰 세마리 부르자! 곰 세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가 나에게 노래를 불러준것처럼 나도 따라서 열심히 주아와 함께 곰 세마리를 불러봤다. 이 노래는 지우가 불러주면 엄청 좋아해서 집에서 자주 불렀었다. 여동생인 지우가 헤헤 웃는걸 보면 나 역시도 기분이 좋아서 헤헤 웃게 된다.
주아가 웃음짓기를 바라면서 나는 더욱 더 신나게 노래를 불러보았다. 물론 주아의 웃음만을 바라는건 아니었다. 노래를 부르는게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서 부르는 것도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난 노래부르는게 너무 좋다. 막막 이렇게 소리 내서 노래 부르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절로 웃음만이 나온다.
정말로 장래희망을 대통령이 아니라 가수로 바꿀까? 음. 저녁에 아빠가 오면 얘기해봐야지! 내가 가수 되고 싶다고 하면 아빠도 좋아하실까?
시작된 노래는 그리 긴 길이가 아니었기에 얼마 가지 않아서 곧 끝을 맞이할 수 있었다. 주아가 같이 불러달라는 노래, 곰 세마리를 주아와 함께 부른 것 덕분인지 기분이 절로 좋아져서 헤실헤실 웃어보였다.
"어때요? 주아 공주님? 노래 같이 부른 소감이? 전 너무나도 좋아요! 어여쁜 공주님과 노래를 같이 부를 수 있어서요!"
마치 왕자님인것처럼, 정말로 공주님을 대하는것처럼 흉내내면서 난 주아를 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너무 좋다고 이야기했다. 주아는 어땠을까? 나랑 같이 노래 불러서 기분이 좋았을까?
그거와는 별개로 나는 오늘 처음 만난 이 유주아라는 여자애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이 애 옆에서 앉고 놀고, 얘기 나누고, 같이 노래부르고 그럴 수 있는걸까? 집도 근처니까 유치원 밖에서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구!!
새로 이사 온 곳에서 사귄 첫 친구가 이렇게 예쁘고, 귀엽고, 언제든지 놀수 있는 애라는게 너무나도 기분 좋아서 나는 주아의 손을 꼬옥 잡은 상태에서 어른들이 악수하듯이 나도 따라해봤다.
"새로 이사 온 곳에서 너하고 만나서 너무나도 좋아! 주아야! 우리 앞으로 떨어지지 말고, 매일매일 놀면서 친하게 지내자! 약속!"
매일매일 같이 놀면서 친하게 지내자고 이야기하면서, 나는 약속의 의미로 주아의 작은 새끼손가락에 내 새끼손가락을 걸고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찍어줄지 않을지 살짝 기대하면서 나는 주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역시 주아는 눈이 정말로 예쁜것 같아. 동물원의 사슴 같아! 헤헷. 아냐. 아냐. 내 공주님이랬으니까 앞으로 주아는 어여쁜 공주님이야!
//아. 진짜 어제는 너무나도 피곤했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그냥 아침에 일어날때부터 기운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도 할 건 있어서 쉬지 못하고 할거 하고 그렇게 시간 보냈는데 결국 밤에 기절했지 뭐에요. 기절잠이라는게 뭐인지 아주 잘 알 수 있었어요. 정말 뻥이 아니라 진짜로요. 말 그대로 의식이 그냥 갑자기 툭 끊어지는 느낌? 정말로 신기한 체험이었답니다.
근데 주아주도 어제 저처럼 자버린건가요? 역시 고3이 되면 여러모로 체력 소비가 심하죠. 저도 고3때 그 체력소비 때문에 되게 고생 많이 했고요. 남은 시간은 그리 긴 편은 아니니까 그 짧은 시간동안 컨디션 조절을 잘 하셔야해요. 지금까지 잘하다가 막판 11월에 체력이 떨어져서 제 실력을 발휘 못하면 그것만큼 힘든일도 없잖아요? 되게 억울할테고요.
그거와는 별개로 오늘이 3개월째 되는 날이네요. 죽어라! 과거의 나! 3개월이 되어도 안 끝났잖아! 대체 무슨 생각을 한거냐!! 네. 혼내주고 왔습니다. 그리고 끌어안고 달콤한 말....ㅋㅋㅋㅋㅋㅋㅋ 아마도 제가 그때 너무 피곤해서 제 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사실 쓰면서도 내가 무슨 말을 쓰고 있나 몽롱했군요. 하지만 썼으니 어쩔수 없죠. (꼬옥) 끌어안고서.... 주아주. 오늘도 수고 많이 하셨어요.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후훗. (건우 목소리 성대모사) 이 정도면 되는걸까요?
그리고 포옹 좋아합니다. 싫어할리가요. 주아주 같은 이가 포옹해준다면 더 기분이 좋겠죠. 그리고 중학생때의 일이라. 주아주도 원한다면 언제 한번 해봐요. 여러가지 장면이 나올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평소보다 연습이 늦게 끝나서 건우가 힘겹게 하교해서 집으로 가려는데, 주아가 교문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음료수 건네주면서 배시시 웃는 장면이라던가? ㅎㅎㅎ 뭐 그 이외에도 여러가지 나오겠죠.
그리고 어릴때 장면은 주아주의 막레로 끝내면 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첫만남이니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3개월간 저와 함께 해줘서 고마워요. 주아주.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요.(꼬옥(토닥토닥) -
525 주아 - 건우 (4721E+54) 2016. 8. 27. 오후 9:59:12자신이 왕자님이라고 말하자 건우는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장난감통으로 가서 장난감 칼을 꺼내든다. 그리고는 정말 왕자님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검을 챙겨들고 자신에게 돌아온 후, 생긋 웃으면서 공주님이 되어달라고 얘기한다.
아아, 건우는 진짜 왕자님이 되려는거구나! 그래서, 그래서 장난감 칼도 챙겨오고, 주아에게 공주님이 되어달라고 하는거구나! 응, 그러면 건우는 이제 백마만 있으면 되니까. 정말 왕자님이 되는거야.
기쁜 마음에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는 건우만의 공주님이 되어주겠다고 대답한다. 곧바로 이어서 건우에게 잘생겼다고 얘기해주려 했으나, 같은 기린반의 다른 남자애들이 생각난다. 아...이런 거 크게 얘기하면 다른 친구들이 슬퍼할텐데. 자기는 잘생긴게 아니냐고 하면서 말야. 그건 아닌데...그치만 건우에게 잘생겼다고 얘기하고 싶은걸, 주아는. 어쩌지, 어쩌지.......아, 그럼 귓속말을 하면 되겠다! 그럼 안들릴거야!
잠시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며 둘러보기 시작하자 건우도 덩달아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바라본다. 그리고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자신을 부르며 왜 그러냐고 물어보려는 듯 했으나, 자신의 행동이 더 빨랐다. 곧바로 건우에게 다가가서는 건우의 귓가에 대고 자신이 지금까지 봐온 남자애들 중에서 제일 잘생겼다고 소근거린다. 그러자 건우는 기분이 좋은 듯, 헤실헤실 미소 짓다가 저도 살짝 자신의 귓가에 작게 사실은 자신도 저가 본 여자애들 중에서 가장 이쁘고 귀엽다며, 진짜 동화책 공주님 같다고 비밀을 말하며 속닥속닥 귓속말한다.
그렇게 생각한게 주아만이 아니었구나! 건우도 똑같은 생각해주고 있었어! 뭔가 건우랑 자신의 마음이 통한 듯한 기분에 기쁘게 웃음 짓는다.
"웅웅! 주아는 건우만의 공주님이니까~ 예뻐질거야! 그럼 이거, 건우랑 주아만의 쉿, 이야."
건우랑 만든 둘만의 비밀이 하나하나 쌓여갈 때마다 즐거움이 느껴진다. 건우는...다른 남자애들보다도 훨~씬 더 멋있고 편해! 주아의 단짝보다도 더 잘 통하는것 같아! 건우는 주아의 멋진 짝꿍이야.
건우도 자신처럼 기분이 좋은지 배시시 웃으면서 자신의 손을 꼬옥 잡고, 마치 정말로 동화책 속 왕자님이 된 것처럼 무슨 노래를 부르고 싶냐고 자신에게 물어본다.
그 질문에 환한 목소리로 건우의 손을 덩달아 꼬옥 잡으며 '곰 세마리'를 부르고 싶다고 대답한다. '곰 세마리'는 곰돌이들이 나오는 노래! 주아가 좋아하는 노래야. 주아가 좋아하는 노래를 건우랑 같이 부르고싶어, 주아는!
자신의 대답에 건우는 그럼 곰 세마리를 부르자며, 먼저 노래를 시작한다.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건우의 목소리에, 자신도 방긋 웃음을 띠며 건우의 목소리에 자신의 목소리를 더하여 신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애기곰은 너무 귀여워! 으쓱으쓱, 잘~한~다~~♪"
다른 동요들도 대부분 그렇듯이, '곰 세마리'도 길이가 긴 노래가 아니었기에 건우와 자신의 노래는 금방 끝이 난다. 그러나 아쉬움은 없었다. 오히려 건우와 같이 노래를 불렀다는 기쁨만이 가득한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자신을 향해 헤실헤실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같이 노래 부른 소감이 어땠냐며, 저는 어여쁜 공주님과 노래를 같이 부를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얘기한다.
우와, 그럼 주아는 정말 공주님인거야? 그것도 어여쁜 공주님? 행복해, 주아는 예쁘대! 건우가, 아니, 건우 왕자님이 주아보고 예쁘다고 그랬어!
"주아도 엄청엄청 좋았어요! 멋진 건우 왕자님과 같이 노래 불러서요~ 막막 행복했어요!"
솔직하게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대답하며 그것을 뒷받침해보이듯 환하게 방긋방긋 웃는다. 응, 주아는 무지 행복해! 유치원이 오늘만큼 즐거웠던 적은 없었는데. 너무 즐거워!
그리고 그런 자신의 마음이 전해진건지, 건우도 자신의 손을 꼬옥 잡은 상태에서 어른들이 악수하듯이 따라해보며, 새로 이사 온 곳에서 자신하고 만나서 너무나도 좋다며, 앞으로 떨어지지 말고, 매일매일 놀면서 친하게 지내자고 얘기한다.
약속이라며 자신의 새끼손가락에 저의 새끼손가락을 걸고 엄지손가락을 내미는 건우의 손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들어 건우의 얼굴을 바라본다. 살짝 기대하는 표정으로 자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건우의 모습. ...역시, 건우랑 주아는.
그 모습에 빙그레 웃으면서 자신도 걸어진 새끼손가락에 조금 더 힘을 주고는 엄지손가락을 내밀어 건우의 엄지손가락에 꾸욱 도장을 찍는다.
"웅! 주아도 건우랑 만나서 좋아. 앞으로 절대 주아랑 떨어지면 안 돼? 주아랑 맨날 같이 놀면서 친하게 지내야해? 건우랑~ 주아는~ 제일 친한 친구!"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 이게 최고의 약속이라고 들었어! 으음...혹시 이것보다도 더 강한 약속이 있을까? 막막 어른들끼리는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 같은 거 안하던데.
...주아는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어른들이 하는 그런 더 멋지고 더 강한 약속 방법은 잘 몰라. 그치만 괜찮아. 왜냐하면 주아는 건우랑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만 해도 좋은걸! 건우 손은 참 따뜻해서 기분 좋아. 그리구...뭔가 든든해! 응! 건우 손을 꼬옥 잡고 있으면 주아 마음이 편해지니까.
그러니까...건우는 주아 손 절대 놓으면 안 돼? 그럼 주아, 울어버릴지도 모르니까... 그치만 건우는 안 그래줄거라고 생각해! 그야 건우랑 주아는 짝꿍인걸. 거기다가 친한 친구! 그러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건우야. 나중에 우리 둘 다 커서 어른이 되는 그 날까지도 언제까지나 친하게, 친하게 지내는 친구로서 말야!
/ 세상에...어제 정말로 피곤하셨나보네요. 아침부터 그랬었다니...쉬지도 못하고 말이예요. 고생하셨어요, 건우주. (토닥토닥) 그래도 이제는 괜찮아지신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정말로! 기절잠은...뭔지 알아요. 그 느낌, 그 체험, 신기하긴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경험하시는 일이 없길 바란다구요.
네...사실 저도 어제 책상에 엎드리고 졸아...자버렸어요. 네.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지긴 하는데 그래도 건우주 말씀처럼 컨디션 조절 잘해야죠. 억울해서라도 열심히 할거예요! 네!
ㅋㅋㅋㅋ 정말로 과거의 건우주를 혼내주셨군요! 반성하셨겠죠, 그 건우주께서는? 사실 제가 직접 한소리 하고싶었던 거 참은거라구요. ㅎㅎㅎ 피곤함에 몽롱한 정신상태로 끌어안고 달콤한 말이라고 쓰신건가요? 후훗, 하지만 없던 말로 되돌리기엔 이미 봐버렸는걸요! 그리고 건우 목소리 성대모사라니! ㅋㅋㅋㅋㅋ 네, 그 정도면 달콤하답니다. 건우 목소리 내시는 건우주 님!
포옹 좋아하시는군요? 다행이다! 그럼 앞으로도 자주, 마음껏 포옹할테니 각오하시라구요? ㅎㅎㅎ 그리고 중학생 때의 일은 정말로 언젠가 돌려보기로 해요. 정말로 여러가지 장면이 나올 것 같거든요. 건우주 말씀만 들어봐도 이미 장면이 그려질 정도니까요~
그럼 어릴 때 장면은 여기서 마무리! 수고하셨어요, 건우주!
...그리고 그 말은 저도 하고싶은 말이라구요? 3개월 동안 저랑 함께 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고마운 건 이 밖에도 무수히 많지만 길어질 것 같으니 그 모든 것을 고맙다는 말 한 마디에 함축시킬게요.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꼬옥) (방긋) ...아, 뭔가 느낌이 이상하네요. 주아의 첫만남의 마지막 인사와 저의 3개월의 인사를 같이 쓰니까 뭔가 신기해요. 어쩌다보니 둘 다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하게 되었네요. -
526 건우주 (61369E+59) 2016. 8. 27. 오후 10:26:09조금 늦게 답레를 봐버린걸까요? 일단 주아주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바쁜 시기일텐데도 이렇게 답레를 쓰시고 말이에요. 어린시절의 건우와 주아는.. 역시나 그때부터 사이가 좋았군요. 이걸 보면 이미 미래는 결정된거나 마찬가지인것처럼 보이잖아요.
역시 너무 친해서 서로에 대한 호감을 눈치채지 못한게 분명하네요. 너무 친하게 서로를 좋아하는걸 모르는 마음. 하지만 그것은 어떻게 보면 서로 떨어졌기에 잘 알 수 있는거기도 하겠죠. 그래서 잠시 떨어졌을때 건우도, 주아도 마음을 상당히 아파했고 포텐이 터져서 고백까지 간걸테고요.
체력관리는 중요해요. 정말로. 뭐..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저도, 고3 후반기때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학교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되게 많이 혼났거든요. ...그래도 수능은 나름 잘 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그리고 다시 한번 제대로 봤습니다만..몽롱한 상태에서 저도 생각 못한 말이 많이 나왔군요! 큭!! 달콤한 말이라니! 저건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건데! 그때의 나야! 왜 그랬어!!(울뛰)
아..하지만 주아주가 자신에게서 도망치지 말라고 했으니까, 다시 가야겠군요.(옆으로 달라붙기)
3개월이 다가온다는건 곧 100일도 온다는거네요. 물론 주아주와의 100일은 주아주가 바빠서 만나지 못할수도 있겠지만요. 그래도... 역시 정말 신기한 체험이에요. 1:1로 3달, 그리고 100일을 본다는게.. ㅋㅋㅋㅋ 조금 감성적이려나요?
아무튼, 피곤한건 괜찮으세요? 전 이제 괜찮지만 주아주는 계속 현재 진행형이니까요. -
527 주아주 (4721E+54) 2016. 8. 27. 오후 11:22:33아니예요, 제가 훨씬 더 늦게 봤는걸요... 사실 오늘은 건우주와 3개월 째 되는 날인데다가 주말이기도 해서 틈틈이 답레를 써봤답니다! 꼭 만나고 싶었거든요, 오늘만큼은. 건우주께서 처음에 3개월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하셨으니, 그 예상을 꼭 부숴버리기 위해서라도요! ㅎㅎㅎ 그나저나 어린 건우와 주아는...네, 벌써부터 미래가 정해진걸로 결론이 났네요. 처음 만나자마자 베프! 라는 느낌이라니.
너무 친해서 서로를 좋아하는 것도 모르다가 진실게임 덕분에 서로 떨어지게 되었죠? 우와...꼭 역사를 거슬러올라가서 퍼즐을 맞추는 기분이예요. 집어올린 조각마다 전부 잘 맞는 위치에 들어가서 신기한 느낌이라 해야할까요? 상황 하나하나가 전부 다 의미를 가지고있네요, 정말로.
아...건우주, 혹시 저인가요?;;; 완전 똑같아서 소름 돋았어요...저도 체력때문에 많이 졸아서 혼나는데... 그치만 그게 어쩔 수 없다구요! ㅠㅠㅠ 그래도 공부 잘하신 건우주를 본받아서 수...크흠! 좋은 결과 낼거지만요!
ㅋㅋㅋㅋ 그리고 생각 못한 말이라니. 취중진담처럼 몽중진담같은 건가요? 달콤한 말이라는 거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계셨군요! 이렇게 건우주의 속마음을 하나 더 알게되는 건가요? ㅎㅎㅎㅎ 기뻐라! 그 때의 건우주, 혼내지 마시라구요? 얼마나 귀여운데요~
그리고 미리 도망치지 말라고 얘기해두길 잘했네요. 이리 오시라구요, 건우주! (찰싹 달라붙기) (꼬옥) 아아...진짜 너무 귀여우신 거 아니예요? ㅎㅎㅎㅎ 앞으로도 가끔씩은 건우주의 솔직한 몽중진담이 나왔으면 하네요~ (쓰담쓰담)
100일이라...3개월이 된 이상 꽤 금방 오지 않나요? 한...1주 반정도 뒤에? 음, 그 때는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얼굴 한 번 정도는 비출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 때가 되야 알겠지만요. 그리고 감성적인거 저는 좋은걸요? ㅎㅎㅎ 지금은 밤새벽인데다가 저도 나름 감성적이니까요. 저 역시도 신기해요. 1:1로 이렇게까지 오다니. 믿기지 않을 정도라구요!
피곤한 건...네, 괜찮아요. 제가 제일 쌩쌩한 시간은 밤~새벽이거든요. ㅎㅎㅎ 게다가 오늘 아침에 기절잠을 자서 피곤은 좀 물러갔어요. -
528 건우주 (61369E+59) 2016. 8. 27. 오후 11:31:24주아주는 괜찮다구요! 고3이니까요! 무엇보다 3개월째 되는 날을 그렇게 소중히 여기시다니. 정말로 여러의미로 감동인걸요. ㅠㅠ 상판에서 아무래도 그런것을 신경쓰고 챙기는 이는 극히 드무니까 말이에요. 사실 유치원때는 그냥 친한 친구..라는 쪽으로 갈듯 한데 역시나 어릴때부터 잘 맞다보니.. 거기다가 어린아이의 순수함까지 더해지니 정말로 미래가 정해졌다는 느낌이 팍 들어서 신기하긴 해요. 주아주 말처럼요.
그리고 다음부터는 그런 말 안할거라구요! 몽중진담이라니..그럴지도요. 주아주하고는 정말 잘 맞아서 진짜 달콤한 말이라도 나눠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할때도 있었거든요. 그게 아무래도 어제 레스에서 살짝 나와버린 모양이네요..(절레절레) 아..! 저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그렇게 찰싹 달라붙으면 안된다구요! 귀엽지도 않아요! 다..다음번엔 더 확실하게 안 드러나게 조심할거라구요!! (자물쇠 철컥철컥)
그리고 100일...와주신다면 감사하긴 하지만, 그래도 꼭 올 필요는 없어요. 주아주는 더욱 더 중요한게 있으니까요. 1:1 스레. 정말로 많은 분들이 부러워하는것 같더라고요. 잡담스레에 저번에도 또 올라왔었습니다만..팝콘을 먹으면서 구경한다는 분도 계시고.. ㅋㅋㅋㅋㅋㅋ 달달하긴 하니까요. 둘이서 즐기기 위한 상황극이 다른 이들에게 보인다고 생각하니.. 조금 기쁘면서도 부끄럽기도 하네요.
음..잡담도 좋지만, 살짝 다음 상황 같은것도 생각해보는게 좋을까요? 물론 천천히, 정말로 천천히 가겠지만요. 아. 선레는 제가 내일 쓸거에요. 지금은 저도 잠시 하는게 있어서.. 혹시 주아주는 하고 싶은 상황이 있으신가요? -
529 주아주 (4721E+54) 2016. 8. 27. 오후 11:57:17하핫, 사실 저희가 처음 만난 날짜를 알아봐주신건 건우주이시잖아요? 오히려 제가 감동인걸요. 그리고 저는 이렇게 3개월 째가 거의 다 끝날 무렵에 오기도 했구요... 사실 저, 이런거 잘 챙기지 않는 편이긴 한데 지금은 그냥, 네에, 뭐, 그, 그런 거라구요! 네! 유치원 시절 돌리기 시작할 때는 잘 몰랐는데 막상 돌리고보니 정말 순수하게 쿵짝쿵짝 자기들끼리 잘 놀아서 정말로 신기해요. 아마 건우도 금방 유치원에 적응했겠죠? 주아가 이 친구, 저 친구 소개해주기도 하면서 말이예요.
그나저나 다음부터는 안하실거예요, 몽중진담...? (시무룩) 완전 귀여우셨던데다가 솔직히 기뻤는데... 건우주, 원래 이런 사람 아니라고 하신게 몇 번째인지 아세요? ㅎㅎㅎ 이렇게까지 짓궂은 사람도 아니다, 밀당질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리고 지금 이런 사람 아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본 건 전부 그런 모습의 건우주이신걸요? 그리고 달라붙은건 건우주께서 먼저 하셨다구요! 귀엽다구요! 다음에도 드러내달라구요! 안그러면 저, 안놔줄거예요?! (더욱 꽈악) 그 자물쇠에 맞는 열쇠를 만들어놓을테니 각오하세요!
꼭 올 필요는 없다고 해도 앞으로의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어쩌면 잠깐 들를수도 있을테구요! 어...그리고 잡담스레에 또 올라왔었나요? 팝콘이라니, 귀여우셔라! ㅎㅎㅎㅎ 저도 뭔가 기쁜데 부끄럽고 근데 또 좋아서 심경이 복잡해요...!
하고싶은 상황이라...사실 제가 원래 이렇게 돌릴 상황 정하는 걸 못하는지라... (눈물) 큰 상황 정하는걸 정말 못하겠더라구요. 음, 일단 저는 생각을 좀 해보고, 건우주께서는 혹시 하고 싶으신 상황이 있나요? -
530 건우주 (58934E+61) 2016. 8. 28. 오전 12:17:09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그렇게 되었나요! 그, 그럼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에잇! 주아주 때문이에요! 주아주 때문에 자꾸 예상도 못한 모습이 나오는거라구요! 주아주가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이렇게 된거라구요! 그리고 열쇠를 만든다니.. 세상에..! 큰일났다! 비밀번호로 바꿔야!!
그리고 안 놔준다니. 그렇다면 역으로 포옹입니다!(토닥토닥) ㅎㅎㅎㅎㅎ 그리고 몽중진담은....ㅋㅋㅋ 제가 하고 싶다고 하는게 아니니까요. 또 피곤하면 저도 모르게 그런말을 할지도요.
건우와 주아도 상당히 친하지만.. 음.. 역시 주아주와도 너무나도 많이 친해진것 같네요. 그래서 기쁜걸요. 단순히 사무적인 파트너가 아니라 친근한 파트너 그런 느낌이라서 말이에요. 역시 이런 맛도 있어야죠.
그리고..그리고...귀여운 사람 아니라구요..! ......아. 이러면 또 주아주가 이런 사람 이나리고 한거에 추가할지도?! 흐음 흐음! 말 조심 해야겠군요. 음..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상황이라..
으음... 뭐가 좋으려나요. 지금 당장 떠오르는건.. 음.. 전에 축제 관련으로 주아주가 하고 싶은거 있었잖아요. 건우와 주아가 같이 무대로 올라가는거. 그걸 해보는걸 어떨까요? 일단은 무대로 올라가는건 다음 상황으로 넘기고, 건우가 조건을 걸어서 주아도 같이 올라게 되는거하고, 그 이후에 음악실에서 연습을 같이 하는 장면으로만 말이죠. -
531 주아주 (21352E+56) 2016. 8. 28. 오전 12:39:08우와, 지금까지 중 제일 많은 ㅋㅋㅋㅋ네요! 그리고 그런 사람 맞으시다구요, 건우주께서는. 그, 그보다 왜 그게 저 때문인거죠?! 전 아무것도 안했다구요?! 귀엽게 보일만한 것도 안했는데요?!;;; 귀여움은 건우주 담당이시라구요, 정말로! (끄덕끄덕) 그리고 비밀번호는...어...이, 이렇게 된 이상 부수는 수밖에 없는건가요?! 애교랑 오빠 소리로 알아내는 건...제, 제가 잘 못하므로 일단 포기...! 그건 최후의 기술로...
그리고 역포옹은, 저는 좋아하는 편이기에 데미지 1도 없다구요? ㅎㅎㅎㅎ (꼬옥) 건우주께서 피곤하신건 싫은데 몽중진담은 듣고싶다...! (갈등)
아, 사실 저도 그 생각했어요. 건우랑 주아 못지 않게 뭔가 건우주랑 저도 친해진 것 같은 기분? ㅎㅎㅎㅎ 전보다 서로를 더 편하게 생각하게 되어서 그런거겠죠? 원래 이런 사람 아니라는 건우주의 여러 모습도 보고 말이예요!
말조심하시기엔, 이미 늦으셨답니다~ 추가 완료했어요! 이걸로 4개 째! ㅎㅎㅎ 뭔가 건우주보다 제가 더 드러나는게 없는 것 같네요, 후훗.
그, 그나저나 그 때 그 말, 아직도 기억하고 계셨던거예요?! 꽤 예전에 나왔던 말인데다가 가을 축제로 하기로 해서 잊어버리셨을줄 알았는데...! 저는 그 상황으로 돌리는 거 괜찮지만요...말조심은, 저도 해야겠네요. 네, 방금 건우주의 무시무시한 기억력의 위력을 다시금 깨달았어요. -
532 건우주 (58934E+61) 2016. 8. 28. 오전 12:49:18주아주가 하는 말은 왠만하면 다 기억하려고 노력중이랍니다. 물론 제 버릇이기도 하고요. 후후후. 의외의 공격이 가해질지도 몰라요. 그리고 역으로 포옹을 하는것은.. 주아주에게 활력 에너지를 나눠주기 위함입니다! 아직 오늘분의 활력 에너지 나눠주지 못했잖아요?(토닥토닥(충전시키는중! 쭈우우욱!)
역시 주아주는 되게 편하니까요. 뭐랄까.. 1:1 파트너라는게 역시 친해지기 쉬운 환경이라는것도 한 몫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다수가 얼마 안가서 깨지지만, 서로 하고 싶은 것을 맞춰서 하니까 그런거겠죠. 저와 주아주는 달달한 연애물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모인거기도 하고, 실제로..이게 몇번째 상황이었죠? 약 20번이 다 되어가는걸로 기억하는데..아무튼 그렇잖아요?
음..3개월이 되는 날은 지나가버렸지만, 역시 최고의 파트너님을 위해서 다시 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올릴게요. 엔딩이 언제 날진 모르지만, 그래도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 앞으로 도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주아주.. 지금은 승승장구한다고 좋아하시지만 각오하라구요. 저도 진짜 반격 날립니다! 후후후후!
그럼 그 상황으로 가도록 할까요? 선레는 내일 제가 일어나서 쓰도록 할게요. 뭐, 가볍게 쓰도록 할테니까 주아주도 한가하실때 천천히 쓰는걸로 충분해요. 다시 말하지만 무리하게 답레 하실 필요 없으니까요. 저는 언제까지나 기다릴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자신을 우선시하세요.
그리고.. 정말로 재밌어요. 주아주와 돌리는거.. 사...사....사탕합니다..!(시선회피) -
533 주아주 (21352E+56) 2016. 8. 28. 오전 1:10:35으음...이거, 큰일났네요... 건우주의 기억력을 순간 잊고있었어요! 말 조심, 조심...꼭꼭 새겨놔야지! 의외의 공격이라...그치만 현재로써는 공격할 거리가 없잖아요? 후훗, 아직은 제가 더 위라구요? ㅎㅎㅎㅎ 그리고 역포옹이 공격 기술이 아니었던건가요?! 그리고 쭈우우욱이라니! ㅋㅋㅋㅋㅋ 주유소의 자동차가 된 기분이예요. 하지만 역시 저도 에너지 받으며 역충전이예요! (스으으읍) (토닥토닥) (쭈우우욱)
편하게 생각해주셔서 고마워요! 저도 그렇답니다~ 솔직히 이거, 비밀인데...건우주랑 이렇게까지 친해질 줄은 전혀 몰랐거든요. 처음에는 그냥 딱딱하고 사무적인 관계에서 끝날 줄 알았어요...네에... ㅠㅠㅠ 그래도 하고싶은 달달한 연애물을 같이 하면서, 서로의 캐릭터들에 푹 빠지기도 하면서, 20번째 정도 되어가는 상황을 돌리면서, 이렇게 친해져서 기뻐요! 진심으로요!
하핫, 역시 저희는 나중에 고맙다는 말 세어봐야 된다니까요? ㅎㅎㅎ 그래도 저도 다시 한번 고마워요. 그리고 잘 부탁드릴게요,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
그리고 각오라...하핫, 얼마든지 오시라구요. 반격 기대할게요! 최강의 방어를 보여드리도록 하죠! 근자감!
네, 그 상황으로 가도록 해요. 선레는 정말 언제나 고마워요, 건우주! 저도 아마 점점 느려질 것 같으니까 천천히, 천천히 돌리도록 해요. 자신을 우선시...해야하는데... ㅠㅠㅠ
그리고 저도 정말 재밌다구요? ㅎㅎㅎ 건우주랑 돌리는 거요! 그리고 자꾸 시선회피 하실거예요? 대화할 때는 사람의 얼굴을 보라고 건우주께서 그러셨다구요. 저도 사, 사, 으음...사탕하니까요... (꼼지락꼼지락) -
534 건우주 (58934E+61) 2016. 8. 28. 오전 1:19:40그..그거야... 어, 어쩔수 없는거 아니겠어요? 그...대화할때 얼굴 보긴 봐야하지만..사탕이 강하니까요. 네. 달콤하네요. 사탕! 그런걸거에요! 아마도!
뭐 사실은 저도 처음엔 친하게 다가가도 되는가 싶어서 조금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니까, 저는 이렇게 잡담 나누는것도 되게 좋아해서, 뭔가 이것저것 나누고 싶은데 상대는 어쩔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처음엔 자제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조금씩 잡담을 나누게 되고, 이제는 이렇게 다양하게 잡담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지만요.
그건 그렇고 서로가 서로에게 활력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관계라니요..! 이것도 좋은 관계죠. 그만큼 서로를 의지할 수 있다는거니까요. 그래도 역시 지금은 주아주가 저에게 의지하는 관계이길 바래요. 아직 주아주는 자신의 일도 바쁘니까요. 제가 주아주에게 기대는건.. 주아주가 모든게 끝날 그 날부터로 하도록 할게요. 그 정도는 눈감아달라구요.(윙크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세본다라. 포기할게요. 너무 많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최강의 방어! 좋아요! 그럼 저도 그걸 뚫을 최강의 공격을 준비하도록 하죠! 언젠간!!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 정말로 그 끝을 어디가 될지도 궁금하네요. 역시 결혼엔딩인걸까요? 이제와서 이 둘이 헤어진다는건 생각하기도 힘들고 말이죠. 아마 건우가 영원히 내꺼 되라면서 안 놓아줄 가능성이 크고요. 실제로 그런 발언 하기도 했고.. 사실 웨딩드레스 입은 주아의 모습도 되게 보고 싶달까요. 반지도 직접 끼워주고 싶고요.
그럼.. 오늘은 이쯤에서 주아주를 놓아주도록 할게요. 공부하는 분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어도 안 좋으니까요. 사실 저도 슬슬 잘 준비를 해야할듯 하고요. 다음에도 또 이렇게 여유롭게 잡담 나눴으면 좋겠네요. 그럼 다음에 또 보도록 해요! 주아주!! 선레는 내일 일어나서 써놓을게요! -
535 주아주 (21352E+56) 2016. 8. 28. 오전 1:45:49그, 그렇군요! 사탕은 강하긴 하니까요, 네! 만만치 않게 달콤하다구요, 건우주의 사탕...
아, 고민하고 자제하셨던 건가요? 하하, 이것도 똑같았네요. 사실 저도 잡담 나누는 거 되게 좋아하긴 하는데 건우주께서 싫어하실까봐 안 했거든요. 장난칠 때도 혹시 싫으시냐고 계속 물어봤던 것처럼요. 뭐, 이제는 서로 이만큼이나 더 친해졌으니 된거예요! 네! ㅎㅎㅎㅎㅎ
서로에게 충전하고 의지하는 관계, 저도 좋다고 생각해요. 으음...의지, 하고는 싶은데 뭔가 계속 조금 망설여져서... 그래도 건우주께서 먼저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저도 의지할거예요? 막막 의지할거라구요! 그 말씀, 기억해놓을테니까 나중에 딴소리하시면 안돼요! 그리고 제가 자유로워지면 그 때는 꼭 기대주세요, 건우주. 그, 그리고 윙크는...! (동공지진) 아아, 진짜로 이런 분 맞으셨잖아요...역시 아닌게 아니라구요.
ㅋㅋㅋㅋ 포기하신다고 하시면 언젠가는 제가...! 그리고 최강의 공격이라. 기대하고 있을거라구요, 그거! 얼마든지 오시죠!! 저의 뚫리지 않을 방어를 보여드릴테니까요!
헤어진다...는건 꿈도 못 꿀 것 같긴 해요. 네. 건우의 영원히 내꺼 발언에 주아도 맞장구 쳤으니까요. 건우도 놓아줄 애가 아니고 주아도 떨어질 애가 아니고 말이예요. 아, 그래도 어쩌면 사귀면서 헤어지기 직전까지 가는 위기나 싸움이 있을지도...? 건우랑 주아는 싸울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지만요. ㅎㅎㅎㅎ 싸운다고 해도 금방 화해할 애들이고... 역시 결혼엔딩이 가장 가능성 높지 않을까요? 웨딩드레스에 반지... 역시 건우에게 건우주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었군요! 벌써부터 뭐를 하고싶은지 생각하고 계시다니. ㅎㅎㅎㅎㅎ 으음, 그 때가 되면 주아를 최대한 예쁘게 묘사해보도록 노력해야겠네요. 나름대로의 하이라이트로써 말이죠!
공부는...하기 싫지만 아직 새벽은 길으니까요, 네! 저도 다음에 또 이렇게 즐겁게 잡담 나눴으면 좋겠어요.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건우주! 오늘도 좋은 꿈 꾸시길 바래요~ -
536 건우 - 주아 (58934E+61) 2016. 8. 28. 오후 2:17:54"9월달에 축제 있는거 알지? 그리고 각 반마다 공연으로 한개 씩은 나가야하는 것도 다들 알지? 우리 반도 축제 공연으로 뭔가를 하긴 해야하는데, 혹시 좋은 의견 있는 사람 있어?"
더위가 한창 이어지고 있는 8월 어느 날. 오늘은 임시등교일이었기에 나와 주아는 여름방학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등교했다. 당연하지만 오늘도 나와 주아는 나란히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우와! 커플 입장!!' , '누가 부부 아니랄까봐 오늘도 나란히 들어오냐?' , '너희 둘은 대체 언제 결혼하냐? 아니, 이미 결혼한거 아냐?' 등등의 말들이 들려왔지만 사귀고 난 뒤에 모두에게 관계를 오픈한 후부터 심심찮게 들려오던 반응이었기에 나는 애들의 짖궂은 장난을 적당히 웃어넘길 수 있었다.
물론 주아의 경우에는 어떻게 생각할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연인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주아의 마음을 전부 알 수 있는건 아니니까. 그래도 너무 부끄러워하면, 애들이 그걸 또 캐치해서 더욱 더 짖궂게 놀릴텐데. 그렇다고 한다면 역시 내가 옆에서 잘 지켜줄수밖에 없겠지.
연인이라고는 하지만 나와 주아의 자리는 바로 옆자리가 아니라 떨어진 자리였다. 애초에 자리배치라는 것 자체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살짝 운에 달린거니까 이는 나는 물론이고, 다른 이들도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2학기때 새로 자리 배치를 하게 되면 그땐 살짝 기대해도 괜찮을까?
아무튼 임시 등교일인만큼, 반 아이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다 모여있었다. 얼굴이 새까맣게 탄 이도 있었고, 방에만 있었는지 얼굴이 여전히 새하얀 이도 있었고, 조금 분위기가 바뀐 이도 있었고, 묘하게 친밀한 관계가 된 듯한 애들의 모습도 보였다. 각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지만,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건 다들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무튼, 그거와는 별개로 지금은 9월달에 있을 학교 축제때, 우리 반에서는 무슨 공연을 할 것인가로 토의가 진행중이었다. 우리 학교에선 축제때 각 반마다 1개씩 공연에 나가야하기에 꼭 정해야하는 사안이었다. 그리고 우리 반 반장은, 아무래도 모두가 모여있는 지금, 확실하게 정하는게 좋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다들 집에 가고 싶어하는 눈빛이 강해보였지만, 안 정할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나름대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것 같았다.
하지만 다들 딱히 좋은 생각은 나지 않는지, 누구 하나 의견을 내는 이가 없었다. 그러기에 자연스럽게 반 안은 침묵으로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침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전에 건우와 노래방에 같이 간 적이 있는데 건우가 노래를 되게 잘하던데, 건우가 무대에 올라가서 노래를 부르면 괜찮지 않을까?"
"아! 맞아! 나도 그때 같이 있었는데 엄청 잘 불렀었어!"
"그러고 보니, 건우는 중학교때 밴드부 보컬하지 않았었어?"
전에 같이 노래방을 간 적이 있는 태우의 입에서 갑자기 내 이름이 거론이 되었다. 그리고 그 발언이 도화선이 되어서 여기저기에서 괜찮지 않냐는 의견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생각도 못한 일이었기에 정말로 크게 놀라 당황하는 눈빛으로 모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미 분위기는 내가 어떻게 할수 없을 정도로 커져가기 시작했다. '괜찮지 않아? 건우 정도면?' , '나는 찬성!' , '무난하면서도 괜찮을 것 같아.' , '밴드부 보컬 노래 실력 좀 보자!!' 등등의 의견은 계속해서 튀어나왔고 반장은 그 의견들을 들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내 쪽을 바라보면서 안경을 살짝 손으로 올리면서 입을 열었다.
"건우야. 네가 거론이 되었는데, 네 생각은 어때? 네가 괜찮다면 무대 위에 올라가서 노래를 불러주면 안될까? 사실 나도 음악시간때 네 노래 실력을 보면서 진짜로 괜찮다고 느끼고 있었거든."
반장에게서 그런 말이 나오자 자연스럽게 반의 아이들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게 느껴졌다.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안된다고 말을 할 수 있을까?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올라간다고 해도 별로 상관은 없었다. 노래 부르는건 좋아하고, 무대 위에 올라선 것은 한두번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일방적으로 내가 거론이 된만큼, 나도 조건 하나 정도는 걸어도 상관없겠지?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려 저쪽에 앉아있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어보였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앞쪽으로 돌려 반장을 바라보았다.
"모두가 원한다면 내가 무대에 올라갈게. 노래 부르는건 자신 있거든. 좋아하기도 하고. 하지만 그 대신에 조건이 하나 있어."
"조건? 무슨 조건?"
"주아가 같이 무대 위에 올라가준다면, 무대에 올라갈게. 기왕 올라가는거, 솔로곡이 아니라 듀엣곡으로서 무대에 서고 싶어. 그리고 지금 여기서 내가 가장 듀엣을 부르고 싶은 상대는 주아거든. 그러니까 주아가 무대 위에 올라간다는게 내 조건이야. 무리한 조건은 아니지?"
내가 조건을 거론하자마자 이번엔 모두의 시선이 주아에게로 향하는게 눈에 보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주아가 무대에 올라가야만 나도 무대에 올라간다고 했으니까. 즉, 지금 선택지를 쥐고 있는건 내가 아니라 주아라는 이야기였다.
나 역시도 살며시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주아와 함께 무대 위에서 듀엣을 하고 싶어서 그렇게 말하긴 했다만, 나중에 이 토의 끝나자마자 나에게 달려와서 왜 그런 말을 한거냐고 화를 내는건 아니겠지?
그렇다고 한다면 전부 받아줄 생각이었다. 그게 남자친구로서의 내 역할이니까. 하지만 진심으로 무대 위에서 주아와 듀엣을 부르고 싶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무대 위로 올라가면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축복이 될 듯 하니 말이다.
//사귀면서 헤어지기 직전까지 가는 위기와 싸움이라.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오해에서 비롯된 사건일 경우가 크겠네요. 음. 예를 들면 건우가 다정한 분위기로 어떤 여자애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여자애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건우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춘다거나 하는 것을 주아가 목격해서 건우가 바람을 핀다고 생각해서 벌어지는 위기 같은걸까요? 그렇게 말을 들어보니까 그런 상황도 해보고 싶어지잖아요. ㅎㅎㅎ 뭔가, 진짜 이 이야기에 중독되버린것 같은 느낌이네요.
하지만 그렇게 오해가 생겨서 싸운다고 해도, 결국엔 또 화해를 하고 더 끈끈하게 달라붙게 되겠죠. 그리고 역시 건우를 돌리는건 저니까 저의 생각도 반영이 안 될 순 없으니까요. 아마 간접적으로는 들어갈지도요? 아마도? 판단은 주아주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리고 뭐랄까. 그냥 이 커플의 이야기는 저도 모르게 이것저것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전에도 한번 이야기한적이 있지만요. 그만큼 애정하는 커플이니까 그런거겠죠. 어쩌면 1:1이라서 정말 둘만이 있으니까, 더 이것저것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그런걸수도 있겠지만요.
그건 그렇고 주아주는 간밤 잘 주무셨나요? 저는 아주 잘 잤답니다. 정말로 좋은 꿈을 꿨어요. 무슨 꿈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깼으니까 좋은 꿈이었겠죠. 요즘 들어서 점점 시원해지는게 느껴지네요. 주아주가 사는 곳도 시원할까요? 오늘 하루도 열심히 화이팅하세요!
그리고 그거와는 별개로..잡담 부분도 똑같은건가요? 아니, 주아주는 저의 레프리카 같은 존재인건가요?! 왜 이렇게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거에요?!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장난치는거 환영합니다. 물론 정말로 짖궂거나 도를 넘는건 안되겠지만요.
음. 그리고 역시나 제 윙크에 약하시군요. 한번씩 윙크를 날려서 당황시켜야겠어요. 이렇게 잡아낸 약점. 놓칠수는 없죠. 그리고 의지해도 괜찮아요. 물론 인터넷의 글로서만 보는 존재이지만.. 그래도, 상담을 한다거나, 일단은 연상으로서 조언을 할수는 있으니까요. 가끔은 얼굴이 안 보이기에 상담할 수 있는 것도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
537 주아 - 건우 (4233E+59) 2016. 8. 28. 오후 10:49:18즐거운 여름방학 중, 임시등교일인 8월의 어느 날. 꽤나 오랜만이라 느껴지는 학교의 모습에 신기해하면서도 언제나 그랬듯이 오늘도 건우와 함께 나란히 교실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들어서자마자 사방에서 들리는 반친구들의 짓궂은 반응. 물론 처음 자신들이 사귄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들려오던 반응이긴 했지만, 이제는 커플 소리보다도 더 나아가서 부부며, 결혼 소리까지 심심찮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 장난스런 말들을 건우는 적당히 웃어넘기지만, 자신은 여전히 익숙치도 않고 뭔가 부끄러운 마음에 슬쩍 고개를 숙여 시선을 아래로 향해버린다.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역시 여전히 친구들에게 이런 소릴 듣는건 창피하다구. 거기다가 부, 부부에 결혼이라니...! 그거 꼭 결혼 독려 같단말야...!
물론 이런 자신의 반응을 보면 친구들이 더 놀릴것이 분명하기에, 눈치채지 못하도록 살짝 건우의 뒤에 숨어버린다. 그러나 건우와 자신의 자리는 바로 옆자리가 아닌 떨어진 자리. 결국은 끝까지 꼬옥 붙어있을수는 없었기에, 각자 자신의 자리로 향한다.
조금 아쉽긴 했지만...어쩔 수 없었다. 자리배치, 이건 순전히 전부 운인걸. 대신 다음에 자리를 바꿀 때를 기대하기로 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계속 남친만 볼 참이야?"
자신의 자리에 도착해서도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보다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앞으로 돌린다. 그러자 자리에 앉아 자신의 바로 앞자리에 몸을 뒤로하고 앉아있는 민주의 모습이 들어온다. 여전히 변함없이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민주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준다.
"아, 오랜만이야. 민주야!"
"이제서야 오랜만이야, 하고 인사하다니... 하여간에 딸 잘 키워봐야 시집 보내면 소용없다니까?"
아까 결혼, 결혼 외치던 아이들에게 영향을 받은듯, 민주도 비슷한 소리를 하며 키득거린다. 그 말에 하지 말라니까, 하고 민망한 듯이 대꾸하고는 그제서야 자리에 앉아 잠시 반을 쭈욱 둘러본다.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보이는 익숙한 얼굴들. 그 중에는 휴가를 아주 제대로 갔다온건지 까맣게 탄 아이도 있었고, 전혀 타지 않은 아이도 있었고, 헤어스타일을 바꾼 아이도 있었고, 그새 친해진건지 서로 장난치는 아이도 있었다. 아무리 방학을 했어도 변함없이 개성넘치는 반 친구들의 모습에 빙그레 미소짓는다. 다들, 다행히 잘 지내고 있었구나.
그러나 그렇게 친구들을 보던 것도 잠시, 반장이 교실 앞으로 나가 교탁에서 9월달에 있는 축제를 언급하며 학급공연으로 뭘할지 좋은 의견 있냐고 물어보자,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각 반마다 1개씩은 꼭 공연에 나가야하는 우리 학교의 축제. 반장은 모두가 있는 지금, 이 안건을 제시했고, 다들 집에 가고싶어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도 나름 진지하게 머리를 굴려본다. 그러나 갑자기 생각을 해본다고 해도 좋은 생각이 쨘! 하고 떠오를 리가 없었다. 그렇게 누구 하나 입 뻥끗 하는 이 없이 조용한 침묵만을 지키던 중, 갑자기 그 침묵을 깨고 태우가 입을 연다.
전에 건우랑 같이 노래방에 갔는데 노래를 되게 잘했다며, 건우가 무대에 올라가서 노래를 부르면 어떻겠냐고 말을 꺼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서 건우의 노래 실력을 칭찬하며 찬성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간다.
순식간에 벌어진 지금 이 상황에 자신도 순간 놀라 건우를 바라봤고, 건우도 크게 당황했음을 눈빛으로 여실히 보여주며 반 친구들을 바라본다. 그러나 이미 분위기는 손을 쓸 수 있을 정도를 벗어나버린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건우의 공연에 관한 의견. 반장은 그 모든 의견들을 전부 들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건우 쪽을 바라보며 안경을 살짝 손으로 올린다.
이어서 반장은 건우에게 어떠냐며, 괜찮다면 무대 위에 올라가서 노래를 불러주면 안되냐고 물어본다. 거기다 사실 저도 건우, 너의 노래 실력이 진짜로 괜찮다고 느끼고 있었다고 말까지 덧붙이자, 자연스럽게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아이들의 시선이 건우를 향한다. 만약 자신이었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상황. 건우는 무언가를 잠시 생각해보더니 갑자기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려 저와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아있는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자 자신에게 보이는 건 생긋 웃는 건우의 모습.
"...!"
그 웃음에 순간 깜짝 놀라 숨을 들이키고는 멈춘다. 저, 저 웃음은... 삐용삐용, 또다시 자신의 머릿속 어딘가에서 경고의 사이렌이 울려온다. 건우가 저렇게 웃는다는 것은...뭔가 생각이 떠올랐다는 소리인데...? 하지만 나를 보고웃는다는 건...
불안한 눈빛으로 똑같이 건우를 마주바라보자 건우는 곧, 다시 고개를 앞쪽으로 돌려 반장을 바라보고는 입을 연다. 모두가 원한다면 저가 무대에 올라가겠다며, 노래 부르는건 자신 있고 좋아하기도 한다고 얘기하던 건우는, 이어서 대신 조건이 하나 있다고 말한다. 그 말에 반 친구들 중 한 명이 되물었고, 건우는 자신이 같이 무대 위에 올라가준다면 무대에 올라간다며, 기왕 올라가는 거, 솔로곡이 아니라 듀엣곡으로서 무대에 서고 싶다고 밝힌다. 즉,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자신이 무대에 같이 올라가는 것이 조건이라는 것.
예상치도 못한 그의 말에 벙찐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보던 것도 잠시, 건우가 조건을 말하자마자 이번엔 자신에게 반 아이들 모두의 시선이 쏟아진다. 순식간에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눈동자들. 당혹스러움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 모든 시선들을 바라본다. 순식간에 자신에게 집중된 그 시선은, 당황스럽다 못해 무서울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대답. 건우에게서 자신에게로 넘어온 선택지에서 골라야만 했다.
예? 아니오? 단 두 개밖에 없는 선택지 중, 솔직한 심정으로는 아니오였다. 무엇보다도, 나는 무대에 올라가서 노래해본 적도 없는걸...반 대표 공연이면 엄청나게 중요한 자리. 그 공연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에는, 집에 가고싶다는 강한 열망과 더이상 의견을 내기 싫다는 마음까지 엿보인다. 하긴...지금도 계속 침묵하다 간신히 나온 의견인걸. 만약 자신이 여기서 아니오, 라고 얘기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정해야할 판이었다. 집에 가고싶어 근질거리는 애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그렇게 이기적으로 굴고싶진 않아.
그렇다면...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한 가지. 깊은 한숨과 걱정을 마음 속으로 어떻게든 꾸역꾸역 삼키며 애써 웃음 띤 얼굴로 반장을 바라본다.
"...응, 알았어. 나, 무대에 건우랑 같이 올라갈게. 우리 반 공연을 망칠수는 없으니까 열심히 해볼게."
결국 예, 를 택하여 말하고는 살짝 건우 쪽을 원망스런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따가 이 토의 끝나면, 각오해. 너...
/ 세상에...다정한 분위기로 볼뽀뽀요?! 바람?! 그건 진짜로 크게 싸울거예요, 아마도! 주아...아마 진짜 크게 화내다가 울어버릴 것 같기도 하고 혼자있고 싶다면서 건우 얼굴도 안보고 피해다닐 것 같아요. 잠시 따로 시간을 가져보자고 하면서? 우와, 정말 이렇게 말 나오니까 돌려보고 싶어지네요. 중독된 이 이야기를 이어나가면서 언젠간 돌려보죠, 뭐~ ㅎㅎㅎㅎ
어차피 끝은 화해와 더 끈끈해짐이겠지만요, 네. 그리고 건우에 건우주의 생각이 반영되었다고 저는 판단 내리겠습니다! 간접이 아니라 직접으로요!
저도 이것저것 생각은 해보지만 그냥 한순간의 장면, 장면만 떠올라서...큰 상황은 잘 안 그려지더라구요. ㅠㅠ 저도 이 둘은 정말 아끼는 편이랍니다. 건우주 말씀대로 둘 뿐이니 이것저것 해볼 수도 있구요.
저는 이번에는 꿈을 안 꾸고 잤답니다. 눈 감았다뜨니 아침! 이란 느낌으로요. 좋은 꿈 꾸셔서 다행이예요! 뭔가 기뻐요, 좋은 꿈 꾸시라고 할 때마다 좋은 꿈 꾸시는 것 같아서! ㅎㅎㅎ 제 쪽도 시원해...지다 못해 조금 쌀쌀해졌답니다, 나름대로요. 네, 저도 화이팅할테니 건우주께서도 화이팅이예요!
그나저나 레플리카라니. ㅋㅋㅋㅋㅋㅋ 전우에서 서당 친구에서 쌍둥이에서 소울메이트에서 이제는 레플리카까지 나온건가요? 엄청난걸요! 이러다가 사실은 같은 사람이었어! 가 되는거 아닌가몰라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도 놀랍다구요, 이렇게까지 비슷한 분은 처음 봤으니까요! 그리고 장난의 도는...어...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최대한 노력할게요! 지금보다 약하게 하면 되겠죠...?
그, 그리고 윙크에 안 약하거든요! 약점 아니라구요, 그거! 그, 그냥 익숙치 않을 뿐이예요! 네! 그리고 비록 인터넷의 글이라고 해도 엄청 든든하다구요, 건우주. 의지랑 상담...그럼 조금만, 아주 조금만 기댈게요. 그래도 아마 거의 안할거예요. 어쨌든 여기는 즐겁기 위한 곳. 건우주께 우울한 소리만 늘어놓으며 힘들게 하고싶지는 않으니까요~ ㅎㅎㅎ 그래도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
538 건우 - 주아 (47828E+59) 2016. 8. 29. 오전 12:33:51아이들이 축제 공연으로 제시한 안건은 바로 내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태우의 입에서 나온 그 안건은 곧 그 누구도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번져갔고, 생각도 못한 그 엄청난 파도는 나를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어 반장은 나에게 무대 위로 올라가서 노래를 불러줄 수 없겠냐고 제안을 해 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를 향해서 몰려오는 시선. 당연하지만 이것을 거절할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솔직히 별로 상관은 없었다. 밴드부 활동을 할 때, 무대에는 정말 수도 없이 올라갔기에 딱히 무대로 올라가는게 부담스럽다거나, 무섭다거나 그러진 않았다. 거기다가 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정말로 좋아하니까.
하지만 일방적으로 이렇게 정해지는 상황 속에서 나도 살짝 조건 하나를 걸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주아도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마주쳤다. 그리고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어보였다.
그러자 주아는 뭔가 이상한 걸 느꼈는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불안해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역시 10년 이상 알고 지낸 기간 덕분에 주아도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내가 왜 주아를 바라보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 귀여운 모습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생긋 웃은 다음에 나는 고개를 앞으로 돌려 반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가 노래를 부르는 조건으로 주아가 같이 무대 위로 오르는 것을 걸었다.
그리고 그 조건을 걸자마자 모두의 시선은 주아쪽으로 향했다. 당연하지만 나 역시도 주아를 바라보았다. 주아는 당혹스러운지 두 눈동자를 크게 진동시키고 있었다. 말 그대로 동공지진.
이내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면서 모든 시선들을 바라보던 주아는 곧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내가 아는 주아라면 여기서 거절을 할리가 없었다. 아마 주아도 눈치를 어느정도 챘을지도 모르지만, 주아가 거절하지 못하도록 약간 의도를 한 것도 있었다. 주아와의 사이는 10년 이상. 이런 상황에서 주아가 무엇을 고를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아는 정말로 내 예상대로 무대 위에 같이 올라가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웃음을 띠면서 반장에게 말하긴 했지만, 그 표정의 뒤로 깊은 한숨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내 눈에 살며시 보이고 있었다.
이어 나를 향한 원망스런 눈빛. 전혀 시선을 피하지 않고 생긋 웃어보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토의가 끝나게 되면 필시 나를 향한 원망의 목소리가 날아올게 뻔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 목소리를 듣더라도 나는 주아와 함께 듀엣으로 무대 위에 올라가고 싶었으니까.
"좋아. 그럼 주아도 올라간다고 했으니까, 건우, 너도 무대 위에 오르는거지?"
"물론이야. 처음부터 내가 내건 조건은, 주아가 같이 무대 위로 오르는거였으니까."
"그래. 그럼 이걸로 이야기를 끝내도록 하고 돌아갈 이들은 돌아가도록 하자. 그리고 최건우, 유주아! 너희 둘에게 이번 무대가 걸려있으니까 잘 부탁한다. 너무 애정행각만 하지 말고.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적당히 할게. 나도 무대를 망치고 싶진 않으니까."
"...안한다는 말은 안하는거냐?"
"음. 안할리가 없거든. 여자친구와 연습을 하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을리가 없잖아. 안 그래?"
"하아. 그래. 알았어. 일단은 믿는다. 무대만 잘 연출해줘. 알았지?"
"응. 그건 맡겨줘. 최고의 듀엣 무대를 선보일테니까. 난 노래 관련으로는 거짓말은 하지 않아."
혹시나 연습은 안하고 애정행각만 할거라고 생각했는지, 반장은 애정행각만 하지 말고 연습을 확실히 하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나는 그 말에 웃으면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신뢰가 안 가는걸까? 그래도 학교 안에선 나름대로 자제하는 편인데 말이지. 그래도 달라붙어있을때가 많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건 연인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안 그래?
하지만 그럼에도 무대에 올라가는 것인만큼, 마지막에는 진지하게 최고의 듀엣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뜻을 밝혔다. 그래. 나와 주아의 최고의 듀엣 무대. 반드시 완성시켜서 축제때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이해해주었는지 반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내 아이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고 돌아갈 이들은 돌아가고 남아서 잡담을 떨 이들은 또 끼리끼리 모여서 잡담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연히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아에게로 다가갔다. 근처에 비어있는 자리의 의자를 끄집어내서 주아의 바로 옆에 앉은 후에 생긋 웃어보이면서 주아가 먼저 뭐라고 말을 하기 전에 선수를 쳤다.
"잘 부탁해. 주아야. 듀엣으로 멋진 무대 만들어보자."
주아의 입장에서는 조금 얄미울지도 모르는 미소를 보인 후에, 나는 빠르게 주아의 손을 꼬옥 깍지를 끼면서 잡았다. 이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 행동이 나와서 나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나오고 있었다. 정말 몇번이나 이렇게 이 부드러운 손에 깍지를 끼었을까? 그 수를 다 세보면 정말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가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둘이서 어딜 갈때마다 내가, 혹은 주아가 항상 이렇게 깍지를 끼면서 자연스럽게 다녔으니까. 그렇게 오늘도 그 부드러운 손의 감각을 느끼면서 나는 바로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민주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연습할거니까 데려가도 상관없지? 음악실로 갈건데. 아. 너도 구경하러 올래? 연습에 방해만 안된다면 구경와도 상관은 없어."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서 주아를 바라본 후에, 나는 또 다시 밝은 미소를 보이면서 주아에게 말을 이어나갔다.
"불평은 나중에 들어줄게. 지금은 음악실로 가자. 거기서 여러가지 이야기 나누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그때까지만 참아주면 안될까? 응?"
//확실히 주아라도 그것만큼은 넘기지 못하는군요. 하기사 자신의 연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누가 화가 나지 않을까요? 건우도 아니라고 아니라고 말을 하는데 주아가 믿어주지 않고, 자신을 피해다닌다면 결국 화가 나서 마음대로 하라고 말을 하고서 주아를 피해다닐지도 모르겠네요. 분위기가 엄청나게 시리어스하게 흐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둘은 서로를 찾게 되겠죠. 왠지 마지막엔 끌어안고 서로 화해를 하고 더 끈끈해질 것 같은 모습이 절로 그려지는데요? 언젠간 이것도 한번 해보도록 해요. 역시 사랑 이야기에는 이런 위기감도 있어야 좋은 법이죠.
그리고 눈 감았다 뜨니 아침이라..저런.. 정말로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네요. 그렇다면 이번엔 제가 주아주에게 말할게요. 주아주. 오늘 밤은 꼭 건우가 꿈에 나오길 빌어요. 주아주만을 위한 노래를 불러주는 모습으로 말이죠. 비나이다. 비나이다!
사실 레플리카는....ㅋㅋㅋㅋ 조금 오버일지도 모르지만 너무 닮은게 많다구요! 같은 사람까진 아니죠. 아무리 그래도. 제가 이중인격일리는 없잖아요?! 그리고..장난은 지금 정도로 딱 괜찮아요. 도를 넘는건..그러니까.. 음.. 막 그런거 있잖아요.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막말을 장난처럼 던진다던가 그런거요. 물론 주아주가 그런걸 할리는 없을테니 괜찮아요!
그리고 정말로 안 약해요? (윙크(윙크(윙크(윙크) 하지만 이렇게 계속 날리면 금방 익숙해져버리겠죠. 그러니까 이번만 이렇게 연속으로 쓰고 다음번엔 타이밍을 봐서 써야겠군요. 주아주에게 달콤한 말을 할 때 짠 날리면 흔들리려나요? ㅎㅎㅎ 그리고 즐겁기 위한 곳이라고 해도 얼마든지 얘기해도 괜찮아요. 즐겁기 위한 공간이기에, 주아주도 즐거워야 하지 않겠어요? 제 조언이 주아주를 편하게 하고 즐겁게 해준다면.. 공간의 목적과 일치하는거 아닐까 싶네요. 그러니까 얼마든지 힘들면 얘기해도 괜찮아요. 마이 파트너. 전 주아주의 편이니까요. -
539 주아 - 건우 (73887E+53) 2016. 8. 29. 오후 11:19:35이번 축제 때 할 공연으로 태우가 제시한 안건. 건우가 무대 위에 올라 노래를 부르는게 어떻겠냐는 그 말이 나오자마자 여기저기서 좋다는 의견이 나왔고, 순식간에 이루어진 그 분위기에 건우는 당황했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기세는 그 쪽으로 기울어, 반장까지도 건우에게 무대 위에 올라가서 노래를 불러줄 수 없겠냐고 말을 해왔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모두의 시선은 건우를 향한다.
그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도 건우는 무언가를 잠시 생각한다. 그리고는 갑자기 살짝 고개를 돌려서 자신을 바라본다. 예상치도 못하게 마주쳐진 두 시선. 그러나 그것보다도 건우가 자신에게 생긋 웃어보이는 모습에 더욱더 당황한다.
삐용삐용. 또다시 울려오는 마음속의 경고의 사이렌. 이 소리가 울려올 때는 정말로 묘하게 전부 위험한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고는 했었다. 평소에도 감이 꽤 좋은 터이기도 했지만, 이 사이렌은 적중률이 더 좋은 편이었다. 그리고 지금, 건우가 자신을 보며 생긋 웃자, 그 사이렌이 다시 격하게 울려온다.
설마, 설마...하는 마음으로 불안한 눈빛을 그대로 드러내며 건우를 마주바라보자, 건우는 오히려 다시 한번 생긋 웃은 다음에 고개를 앞으로 돌려 반장을 바라본다. 그리고 드디어 드러나는 건우의 조건. 그것은 바로, 자신이 같이 무대 위로 올라 듀엣곡을 부르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이 드러난 그제서야 사이렌은 저는 할 일을 다했다는 듯, 소리를 멈춘다. 순간 이해가 되지 않아 건우를 벙찐 표정으로 바라보던 것도 잠시, 곧 건우를 포함한 모두의 시선이 이번에는 자신 쪽으로 향하자,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두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러나 그 시선들을 두려워하면서도 어쨌든 대답은 해야했기에, 곧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솔직히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답은 정해져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미 대답은 정해져있었지만,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예, 라는 대답을 하게 만들어 자발적인 참여로 이끌 속셈일 것이 분명했다. 그래, 모를리가 없었다. 건우가 자신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약간 의도를 했다는 것을.
그러나 그것을 알아도 소용은 없었다. 자신은 그 의도에 따라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깊은 한숨과 걱정은 어떻게든 마음 한구석으로 밀어넣고, 애써 웃는 표정으로 반장에게 무대 위에 건우와 같이 올라가겠다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건우를 향해 원망스런 눈빛을 보낸다. 그러나 건우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 전혀 시선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생긋 웃어보일 뿐이었다. 그 얄미운 모습을 보며 반드시 한소리 해주겠노라, 하고 다짐하며 반장이 자신들에게 애정행각만 하지 말고 무대 준비를 잘하라며 당부하는 소리에 고개를 끄덕끄덕인다.
건우도 애정행각은 적당히 하겠지만 최고의 듀엣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확실하게 뜻을 밝히자, 반장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이상은 말을 하지 않는다. 토의가 그렇게 결론지어지며 끝이 나자, 이내 아이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각자 알아서 집으로 돌아가거나,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남아서 즐겁게 잡담하는 등, 자유 시간을 만끽한다.
건우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에게로 다가온다. 그리고는 근처에 비어있는 자리의 의자를 끄집어내서 자신의 바로 옆에 앉자, 그를 바라보며 한소리 하려 입을 연다.
"건우, 너...!"
그러나, 자신의 말보다도 건우의 말이 더 빨랐다. 먼저 생긋 웃어보이면서 선수쳐 들어와 잘 부탁한다는 건우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그저 입만 뻐끔뻐끔거릴 뿐이었다.
얄미운 미소. 정말, 어렸을 때도 개구쟁이 끼가 가득 했지만 요즈음 들어 다시 보이는 그 모습들에 어이없다 못해 신기할 뿐이었다. 분명, 예전보다는 조용하고 차분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 능글거림이 더욱더 강해졌을 줄이야....
"...이, 일단은 나도 잘 부탁할게."
순식간에 뺏겨버린 대화의 주도권에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어떻게든 짜내어 그의 말에 대답한다. 그러나 건우는 마냥 즐거운지, 빠르게 자신의 손을 꼬옥 깍지를 끼면서 잡고는 생글생글 웃는다. 그 모습에 다시 한 번 더 한소리 하려했지만, 이번에도 건우가 더 빨랐다. 건우는 바로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민주를 바라보더니 지금부터 음악실로 가서 연습할거니까 자신을 데려가도 상관없지? 하고 묻는다. 그러다가 건우는 뭔가가 생각난 듯 아, 하는 소리를 내더니 곧바로 말을 바꿔서 연습에 방해만 안된다면 구경와도 상관은 없다고 구경하러 오겠냐고 묻는다.
그 말에 자신들의 모습을 아무말 없이 흐뭇하게 지켜보던 민주가 살짝 놀란 눈치를 보이며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언제 놀랐냐는 듯 민주는 흐흥, 하는 웃음소리를 내더니 곧 입을 연다.
"웬일이래?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할줄 알았는데. 기왕 제안받은 거, 한 번 가볼까? 반장대신 감시 겸 해서 말야. 후훗, 방해는 안할테니 걱정마셔~"
재밌겠다는 표정으로 민주는 건우에게 가볍게 윙크해보인다. 그리고 순식간에 벌어진 그 상황에, 자신은 멍하니 그저 두 눈만 깜빡깜빡일 뿐이었다.
미, 민주까지 오겠다고...?! 그건 안되는데...! 혹시 건우랑 내가 애정행각을 하는 모습까지 전부 다 지켜보고 놀리는 거 아냐?! 민주라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인데... 그, 그건 창피하다구!
그러나 그런 당황스러운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건우는 다시 고개를 돌려서 자신을 바라보며 밝은 미소와 함께 불평은 나중에 들어주겠다며, 지금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니 음악실로 가자고 얘기한다. 그러니까 그 때까지만 참아주면 안되겠냐고 말을 덧붙이는 건우의 모습에 계속 입을 열었다 닫았다가 하다가 결국 크게 한숨을 내쉰다.
"하아... 그래, 그래. 일단 가자구. 그리고 거기서 두고 봐, 너. 아주 단단히 한소리하고 불평할테니까. 알았어?"
도저히 건우에게는 이길 수가 없다니까... 결국 졌다는 의미로 그의 말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무대도, 민주도, 전부 건우의 말로 인해 벌어졌다는 생각이 들자, 뾰로통한 표정으로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건우를 흘겨본다.
"어머, 이거이거. 벌써부터 재밌는 그림이 보이는 것 같은데? 오늘 아주 즐거운 걸 볼 수 있을 것 같아~"
"민주, 너한테도 음악실에서 잔소리 할거니까 두고 봐."
"네~ 네~ 조금만 더 늑장부려도 우리 아내 분께서 크게 뭐라 하시겠네. 무서워서라도 빨리 갈까요, 남편 분?"
민주는 키득키득 웃으며 손가락으로 사진을 찍는 흉내를 내며 자신들을 바라봤고, 그런 민주를 향해서도 두고 보라며 흘겨본다. 그러나 민주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전히 여유로운 미소로 맞받아치며, 건우에게 살짝 윙크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런 민주의 말에 똑같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 그런 거 아니라구! 라고 대꾸하면서도 꼬옥 잡은 건우의 손은 놓지 않는다.
/ 네, 이것만큼은 절대로 못 넘기죠! 거의 결혼 약속까지 해놓고선 바람 피우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본거니까요. 서로 피해다닌다라...왠지 그러다가 보다못한 주변 인물들이 도움을 조금 줄지도 모르겠네요. 확실히 대충 구상만 해봤는데도 엄청난 시리어스...! 하지만 확실히 이 둘이라면 마지막엔 다시 화해하고 꼬옥 붙어다니겠죠. 위기감이 엄청나게 크게 오는 것 같긴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지는 법이니까요! 네, 언젠가는 이것도 돌려봐요.
그리고 이번에도 제 꿈 속에 건우는 나오지 않았답니다... ㅠㅠㅠ 주아랑 둘이 꽁냥거리느라 바쁜가봐요, 네...
레플리카! ㅋㅋㅋㅋ 오버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확실히 닮은 게 많긴 많으니까요. 그리고 같은 사람이 뭐 어때서요? 어쩌면 제가 이중인격일수도 있잖아요?! ㅎㅎㅎ 아아...도를 넘는 장난이 뭔지 대충 알 것 같아요. 그리고 건우주, 뭔가 확신을 가지고 믿고계시는 것 같은데...그 믿음을 저버릴순 없으니 안 할거예요, 그거!
그, 그, 그리고 약하지 않... (동공지진) (시선회피) ...으으, 연속 공격은 반칙이예요, 반칙이라구요!! 금방 익숙해져볼테니 기대하시라구요? 그, 그리고 달콤한 말이랑 합동 공격도 반칙이예요... 안 흔들린다구요, 저! 이제는 달콤한 말이라고 직접 말하는 거, 익숙해지신거예요?! 그렇게 부끄러워 하셨으면서! 그리고 즐겁기 위한 곳...네, 건우주의 말씀이 맞아요. 그렇지만 역시, 거의 안 할거예요, 아마. 저는 건우주께서 이렇게 함께 돌려주시고, 잡담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고 즐겁고 힘이 나니까요. 든든하게 제 편이 되어주셔서 기뻐요! 저도 똑같이 언제나 건우주의 편이예요. (꼬옥) -
540 건우 - 주아 (10116E+58) 2016. 8. 30. 오전 2:08:06구경하러 오지 않겠냐는 내 제안에 민주는 살짝 놀란 눈치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역시 의외겠지. 당연히 주아만 데리고 갈거라고 생각했을테니까. 하지만, 역시 그럴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은 열심히 연습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긴 해야하니까. 그리고, 정말로 아무도 없으면 연습은 커녕, 주아와 둘이서 이것저것 애정행각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낼것 같거든. 그러니까 만일의 경우를 위해서라도 민주라는 브레이크는 필요했다. 정말로 연습을 안할 것 같으면, 확실하게 한마디는 해줄테니까.
물론 주아도 나에게 한마디 해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결국 주아는 내 행동을 받아주고 말거든. 그러기에 지금은 따끔한 채찍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나는 민주에게 같이 가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고, 그런 내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민주는 재밌겠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가볍게 윙크를 해보이면서 같이 가겠다고 대답을 했다. 그 말을 듣고서, 나는 살며시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면서 민주를 바라보면서 답했다.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긴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제어장치는 필요할테니까 말이야. 아무것도 없으면, 정말 브레이크 걸기가 힘들거든. 후훗. 너도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면 알게 되지 않을까?"
가볍게 웃으면서 답을 한 후에, 나는 주아에게 일단은 음악실로 가자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주아는 뭔가 말을 하고 싶었는지 마치 붕어처럼 입을 열었다 닫았다를 하면서 크게 한숨을 쉬면서 두고보자면서, 음악실에서 단단히 한소리하고, 불평할거라고 말해왔다. 이내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두 볼을 팽팽하게 부풀리면서 나를 흘겨보는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올것만 같았다.
안돼. 안돼. 참아야만 해. 참아야만 해. 그렇게 다짐했건만, 결국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리고 말았고,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깍지 낀 손과는 반대편 손을 내밀어서 주아의 부풀어오른 볼을 꾹 눌렀다.
"알았어. 알았어. 뭐든지 들어줄게. 그게 남자친구로서의 내 역할이니까. 거기다가 이번엔 아무런 상의도 없이 널 끌어들인것도 책임이 있으니까. 하지만, 너하고 같이 무대에 올라가고 싶은건 진짜야. 단순히 내가 무대 위에 올라가게 되어서, 물귀신으로 널 끌어들인건 절대로 아니야. 그것만은 알아줘."
웃음소리를 애써 줄이면서, 나는 절대로 같이 죽자는 심보로 말한게 아니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서 얘기했다. 응. 절대로 그럴일은 없었다. 주아에게만큼은 그런 일을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난 정말로 순수하게 주아와 무대에 올라가고 싶었다. 물론 주아는 익숙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울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그럼에도.. 내 여자친구와 함께 듀엣을 부르면서 모두의 앞에서 훌륭한 무대를 연출하고 싶었다.
전 밴드부 보컬의 과도한 욕심이라면 욕심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나도 예상치 못하게 올라가게 된 무대인만큼, 조금은 욕심을 부려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주아의 투정은 전부 내가 받아줄 생각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이건 정말로 주아하고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내가 일방적으로 말한거였으니까.
한편 민주와 주아는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말로 친한 사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나에게 보여줬다. 키득키득 웃으면서 우리 둘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사진을 찍는 흉내를 내는 민주도, 그런 민주에게 두고보라면서 흘겨보는 주아도, 정말로 친하니까 저럴 수 있는거지. 친하지 않았다면 저렇게 티격태격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런것치고는 주아와 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다지 티격태격한 기억은 없었다. 음. 그렇다고 해서 우리 둘이 사이가 안 좋다는건 아니다. 그것만큼은 절대로 아니다. 사이가 좋지 않다면, 나와 주아가 연인이 될 수는 없을테니까. 그저, 사람마다 다 다른거 아니겠어?
이내 주아를 아내라고 부르고, 나를 남편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민주는 나에게 살짝 윙크를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주아는 아니라라고 대꾸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손은 놓치 않고 있었다. 그 모습에 또 다시 살짝 웃음이 튀어나왔다. 이런 모습을 보이기에, 지금 이 이 상황에서도 결국엔 내 손을 꼬옥 잡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민주가 저렇게 말하는것을 주아는 알고 있을까?
살짝 당황하면서 대꾸하는 주아와는 달리 나는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평소처럼 침착하게 민주의 발언에 대응을 했다.
"그 발언은 미래에 다시 해주지 않을래? 지금은 부부는 아니니까 말이야. 아무리 연인이라고 해도 말이지."
미래에는 그렇게 될 것이다..라는 여지를 남겨두고서, 나는 주아의 손을 꼬옥 잡고서 2명과 함께 천천히 음악실로 향했다. 음악실이 있는 위치는 1층 오른쪽 복도 끝. 음악 소리가 울러퍼지면 공부에 방해가 될 수 있기에 이렇게 구석에 두었다는 말도 있지만, 그 진실은 알 수가 없었다.
닫혀있는 문을 살며시 열자 음악수업때마다 보이는 커다란 피아노 하나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그 옆에는 커다란 화이트보드 칠판이 있었으며, 우리들이 앉는 책상과 의자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간.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오늘은 임시 등교일이니까.
자연스럽게 주아의 손을 잡고서 책상쪽으로 다가간 후에, 자리 3개를 나란히 잡고서 주아의 자리를 가운데에 배치하고, 나는 그 오른쪽에 앉았다. 그 와중에도 손은 놓치 않고 꼬옥 잡았다. 민주의 시선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볼테면 보라지. 딱 이런 마음이라고 하면 좋을까?
"자. 그럼 음악실에도 도착했고, 일단 주아의 불평부터 들어주는게 좋겠지?"
내가 먼저 말을 하기 전에, 주아의 불평부터 듣는게 순서인만큼, 나는 말하고자 하는 것을 살짝 미뤄두고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한소리하고 불평한다고 했지? 전부 받아줄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전부 말해봐. 자. 준비하고, 쏘세요!"
//주변 인물이라. 일단 실제로 하게 되면 건우는 소식을 들은 지우에게 뺨부터 맞지 않을까 싶네요. 우와. 진짜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시리어스. 하지만, 막상 돌려보려고 하니까, 왠지 가슴 아파하는 모습 보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드는 저는 이중적인걸까요. 큭..!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개는 말도 사실이니까요. 뭐, 실제로 돌리면 의외로 정말로 심각하게 시리어스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고요. ....그 와중에 빈틈을 노리고 동민이라던가 접근하지 않으면 좋을텐데 말이죠.(절레절레)
그리고 나오지 않은건가요? 에잇! 이 건우 나쁜 녀석! 주아주도 챙겨주라구! 어쩔수 없죠. 주아와 꽁냥거리기 바쁘다면, 제가 주아주를 챙겨줘야죠. (토닥토닥(쓰담쓰담)
그리고 정말로 안 약한거에요? 이거이거? 정말로 한번 기습적으로 해봐야겠는데요? 얼마나 금방 익숙해질지 봐야겠어요. 아. 그리고 흔들리는걸 원하는건 아니에요. 제가 해주고 싶어서 하는거니까요. 그리고..달콤한 말..! 어차피 드러난거! 그냥 돌진하는겁니다. 남자는 그런거에요! 이미 들킨걸 뭐!!
그건 그렇고 하루 열심히 힘내셨을까요? 저는 열심히 힘냈답니다. 오늘 하루도 말이죠. 아. 날짜로는 어제 하루인가요? 뭐 어때요. 내일도 모래도, 또 그 다음날도 주아주를 응원하며 주아주에게 제 활력 에너지를 충전시켜드립니다.(꼬옥)
운명의 그 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기에 조금 숨이 막혀올수도 있고, 차리라 빨리 와줬으면 하는 마음도 들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시간은 원래 흐르던대로 천천히 흘러가고 언젠간 그 날도 오게 되겠죠. 지금의 주아주의 노력. 반드시 좋은 성과로서 돌아올거에요. 화이팅! -
541 건우주 (10116E+58) 2016. 8. 30. 오후 11:34:10너무 밑으로 내려가있어서 살며시 스레를 띄워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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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 주아 - 건우 (22433E+58) 2016. 8. 30. 오후 11:46:03구경하러 오고싶으면 와도 된다는 건우의 말에 자신뿐만이 아니라 민주도 살짝 놀란 눈치로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나 잠시 어떤 생각을 하던 민주는 곧 뭔가를 눈치챈 듯 가볍게 웃더니 재밌겠다는 표정으로 같이 가겠다고 대답한다. 민주의 그 말에 건우는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면서 민주에게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긴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제어장치는 필요할테니까, 하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이어서 민주, 너도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면 알게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을 덧붙이며 가볍게 웃어보인다.
그런 건우의 말에 민주는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입을 연다.
"어머, 오작교에 이어서 이번에는 제어장치야? 내가 없으면 단둘이 뭘하려고 그러는걸까~ 후훗, 그리고 남자친구를 사귀면 알게 될거라고 말할거면 건우, 네가 괜찮은 남자애 좀 소개시켜줄래? 그럼 너희 못지않은 닭살스런 행동을 보여줄테니까 말야."
아무것도 없으면 브레이크를 걸기 힘들다는 건우의 말에 민주는 알 것 같다는 표정을 하면서도 짐짓 모르는 척, 능글맞은 목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덧붙여진 건우의 말에도 전혀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되려 괜찮은 남자애 좀 소개시켜달라고 대응한다.
그런 건우와 민주의 대화에 조금 창피해하면서도 새삼 신기한 듯, 그녀를 바라본다. 자신이라면 분명 당황하고 대답도 제대로 못했을 말에도, 민주는 아무렇지도 않게 맞받아친다. 나도 저런 여유로운 모습을 좀 배워야할텐데...
그러나 곧이어 건우가 자신을 바라보며 일단은 음악실로 가자고 이야기를 하자, 불평을 해야한다는 것을 그제서야 다시금 깨닫는다. 그러나 이미 놓쳐버린 타이밍. 결국 입만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면서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결국 자신의 입에서 나온 것은 투정 대신 큰 한숨. 두고보자고, 음악실에서 단단히 한소리하고, 불평할거라고 말하며, 뾰루통한 표정으로 두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면서 건우를 흘겨본다. 그러나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오히려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 건우는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터트리고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깍지 낀 손과는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볼을 꾹 누른다. 그리고 그에 의해 자신의 볼에 빵빵하게 들어가있던 바람은 쏙 빠져 그대로 원상태로 돌아간다.
이어서 건우는 알겠다고, 뭐든지 들어주겠다며, 단순히 물귀신 작전으로 자신을 끌어들인게 절대로 아니라 자신하고 같이 무대에 올라가고 싶은 거였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그런 그의 행동과 말에 여전히 조금 뾰로통한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보다가 이내 졌다는 듯, 다시 한 번 한숨을 푸욱 내쉰다.
"하아...그래, 그래. 네가 물귀신으로 그럴 애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구. 아니, 그래도 말야..."
불평의 목소리를 내려다 그냥 그만둔다. 그래, 음악실에서 하기로 했으니까. 그리고 건우가 물귀신 작전을 써서 자신을 곤란하게 할 애가 아니라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제일 잘 알고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확실히 짚고넘어가야 할 점은 따로 있었다. 그 점을 머릿속으로 다시 한번 새기며, 이윽고 장난스레 자신들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사진을 찍는 흉내를 내는 민주에게도 두고보라면서 흘겨본다. 어째서 내 주위에는 전부...
그러나 민주는 그런 자신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오히려 더 장난스레 자신를 아내, 건우를 남편이라고 부르면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 말에 아니라고 대꾸하면서 똑같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꼬옥 잡은 채 놓지 않고있는 건우의 손. 그 점을 눈치챘는지, 건우도, 민주도 또다시 살짝 웃음을 터뜨린다. 그러나 그런 둘의 웃음을 애써 모르는 척, 시선을 슬쩍 돌려버린다.
이윽고 들려오는 건우의 아내와 남편 발언은 미래에 다시 해달라는 침착한 대응. 그러나 그것은 미래에는 그렇게 될 것이다, 라는 여지를 충분히 남긴 말이었다. 그 점을 파악하자 괜시리 또 부끄러워져서는 고개를 푸욱 아래로 숙여버린다. 민주는 건우의 말도, 그에 따른 자신의 반응도 재밌다는 듯 키득키득 웃다가 이내 입을 연다.
"흐흠~ 알았어. 그럼 미래에 다시 해줄게. 참, 부케는 내가 받는다? 알았지?"
마치 안부인사를 묻는듯이 가벼운 목소리로, 민주는 오히려 건우의 말에 한술 더 뜬다. 그런 민주의 말에 결국 이 짓궂은 장난을 헤쳐나가기를 반쯤 포기하고는 작게 한숨을 내쉰다. 이제는 될대로 되라지, 뭐... 그렇게 반쯤은 체념한 마음으로 건우의 손을 꼬옥 잡고서 다같이 천천히 음악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음악실이 있는 1층 오른쪽 복도 끝. 그 곳에 도착해 닫혀있는 문을 열자 커다란 피아노 하나랑 커다란 화이트보드 칠판, 그리고 책상과 의자들이 있는 익숙한 모습이 드러난다. 임시 등교일이니만큼 아무도 없이 조용한 공간. 그 안으로 들어가 책상 쪽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자리 3개를 나란히 잡고서 건우는 여전히 손을 꼬옥 잡은 채, 자신의 자리를 가운데에 배치하고는 그 오른쪽에 앉는다.
마치 볼테면 보라는 듯, 숨기지 않고 전부 드러내는 건우의 모습에, 민주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행동을 전부 재밌게 지켜보겠다는 듯이 웃으면서 자신의 왼쪽에 앉는다.
민주가 자리에 앉자, 건우는 그럼 음악실에도 도착했으니 일단 자신의 불평부터 들어주자며, 전부 받아줄테니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전부 말하라고 얘기한다. 자신을 바라보며 생긋 웃는 그 모습이 오늘따라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쏘긴 뭘 쏴! 건우 너어, 오늘따라 왜이렇게 개구진거냐구! 왜 이런 커다란 듀엣 무대같은 거를 나랑 미리 얘기해보지도 않고, 내 의견을 들어주지도 않고 하게 만들어버린거야! 진짜 너무해, 너!"
여전히 건우의 손을 꼬옥 잡고있으면서도, 그 반대쪽 손으로 건우의 한 쪽 볼을 꼬집는다. 이왕 불평과 투정을 받아주겠다고 한만큼, 아주 제대로 입을 삐죽 내밀며 불평의 목소리를 내뱉는다.
물론, 나도 너랑 듀엣을 한다는 것은 좋아. 그렇지만 말야...그건 사적으로 였다구! 이렇게 공적으로가 아니라! 나는 무대 경험도 없고, 오로지 관객의 역할이었는데!! 그것도 나랑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강제적으로 일을 이렇게 만들어 버리다니!
"어머,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랑 같이 꼬옥 붙어서 노래하고 싶다는데 그 정도는 해줘도 괜찮잖아?"
"민주, 너도 마찬가지야! 네 일 아니라고 그렇게 가볍게 말하는거지? 너도 진짜 너무해! 그리고 여기 따라온거 우리 놀리려고 온거잖아. 그것도 너무하다구!"
민주가 한 쪽 손으로 턱을 괴고는 남 일 말하듯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걸자, 건우의 볼에서 손을 떼고는 이번에는 민주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똑같이 한소리한다. 그러나 민주는 그런 자신을 바라보며 키득키득 웃더니 알았어, 알았어,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한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다시 또 뭐라 말하려했지만, 이내 곧 포기하고는 한숨을 푸욱 내쉰다. 그래...더이상 얘기해봐야 내 입만 아프지...
"됐다, 됐어...그냥 여기까지만 할게. 어차피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엎질러진 물이잖아? 이왕 하겠다고 한 거, 제대로 해봐야지. 참, 근데 건우야. 아까 하고싶은 얘기가 있다고 하지 않았어?"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체념의 뜻을 밝히고는, 아까 건우가 하고싶은 말을 미룬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 떠올라 건우 쪽을 바라보며 묻는다.
/ 뺨이라니...핵토파스칼 킥을 넘어섰군요! ㅎㅎㅎㅎ 건우주께서는 이중적이 아니예요. 사실은 저도 조금은 그런 마음이... 일단 지금까지 나온 말들은 굉장한 시리어스지만 건우주 말씀대로 막상 돌려보면 그렇게 심각해지진 않을지도 모르니까요, 네. 으음, 그리고 뭔가 예전부터 조금씩 든 생각인데 건우도 건우주도, 동민이를 정말 싫어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 물론 제 생각일 뿐이지만요! 하기사, 건우 입장에선 좋아할 수 없는 애이기도 하구요. 만약 지금보다도 더 시리어스하게 간다고 한다면 아마 동민이가 접근할 수도 있겠죠? 자긴 안되냐면서요. 참, 참고로 윤동민과 김민주예요. 뭔가 이 아이들 풀네임을 밝힌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ㅎㅎㅎ
그리고 어쩔 수 없답니다...건우에게 보이는 것은 주아 뿐... (훌쩍) 그래도 건우주께서 챙겨주시면 저는 엄청 좋은걸요? (꼬옥)
그리고 정말로 안 약...해요! 네! 금방 익숙해질거니까요! 그리고 흔들리는 걸 원하는 게 아니라고 하시더라도 건우주께서 그러시면 아주아주 조금쯤은 흔들려 버린다구요...! 거기다가 어차피 드러난거 그냥 돌진이라니! 이미 들켜버렸으니 더이상 무서울게 없다는 건가요, 그거?! (당황) 으앙, 잠깐만요...! 이게 더 엄청나게...! 으윽...아, 아니예요... (시선회피)
그래도 건우주의 응원과 활력 에너지는 언제나 감사하게 잘 받고 있답니다! 저 역시도 언제나 건우주를 응원하고 있어요. 매일매일 좋은 하루를 보내시길, 하면서요. (꼬옥)
솔직히 이제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답니다...뭔가 멍한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래도 언제나 변함없는 건우주께서의 응원 소리는 매번 힘이 된답니다! 정말로요! 건우주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네요. ㅎㅎㅎㅎ -
543 건우 - 주아 (93058E+57) 2016. 8. 31. 오전 2:06:06임시등교일이라서 조용하기 짝이 없는 음악실로 나와, 주아, 그리고 민주는 안으로 들어왔다. 평소라면 음악부 애들이 쓸법도 하지만, 임시등교일이라 텅 비어있는 그곳에서 이야기를 제대로 나누기 위해 나는 주아를 가운데에 앉힌 후, 오른쪽 자리에 앉았다. 그 와중에 손을 놓지 않고 볼테면 보라는 마음으로 민주의 시선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자, 민주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것을 보아 이미 반쯤은 포기했다는 나름의 표시인걸까? 하지만 이내 웃어보이면서 주아의 왼쪽 자리에 앉았다. 저 미소 너머에는 어떤 의미가 들어있을까? 어쩌면 정말로 다 지켜볼테니 해볼테면 해봐라라는 의미가 담겨있는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진짜로 해볼까? 라는 생각을 살짝 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일단은 진지하게 연습을 하기 위해서 온거니까. 물론 그 와중에 주아와 애정행각 정도는 할 수도 있겠지만, 과도하게 할 마음은 없었다. 어찌되었건, 무대가 걸린 이상, 난 진지하게 할 생각이다.
일단 음악실에서 주아의 불평을 다 들어주기로 했기에, 나는 다 받아줄테니 말할 게 있으면 전부 다 말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주아는 나와 꼬옥 잡은 손과는 반대편 손으로 내 볼을 살며시 꼬집었다. 그리고는 제대로 입을 삐죽 내밀며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오늘따라 왜 이렇게 개구지냐고, 자신과 미리 얘기도 하지 않고, 왜 의견을 들어주지도 않고 하게 만드는거냐고 말하면서 불평을 하기 시작했다.
전부 다 내가 예상한 범위내의 불평불만이었다. 볼을 잡혀있는 것 때문에, 살짝 아픔이 느껴졌지만 그 아픔도 나는 전부 받아줄 생각이었다. 주아의 입장에선 확실하 당황스러울수밖에 없었으니까. 정말로 말 그대로 나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한 것이니까.
하지만 주아의 불만은 나에게만 있었던게 아니었는지, 이내 남일 말하듯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하는 민주에게도 너무하다고 한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민주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알았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하기사, 저 애의 입장에선 정말로 남일일테니까. 저렇게 반응하는게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민주에게 말하면서 볼을 놓아준 것 때문에 더 이상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주아는 포기했는지 한숨을 푸욱 내쉬면서 나에게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말하면서 이왕 하겠다고 하는거 제대로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아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하지 않았냐면서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 말에 나는 두 어깨를 으쓱하고서는 주아의 눈에 내 두 눈을 맞추면서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짓고, 주아의 말에 대답했다.
"이제 나를 향한 불평불만은 끝난거야? 좀 더 해도 괜찮은데. 그래도 여기까지만 하겠다면 나도 그렇게 알게.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이라. 음. 어디서부터 말하면 좋을까."
장난스런 미소를 입가에서 싹 지워버리고 이내 나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어쩌면 정말로 진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물론 주아에겐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일종의 나의 꿈과 비슷한 이야기였다.
그런것을 이야기하는데, 평소처럼 짖궂은 표정이나, 장난스런 모습을 보여주는건 그다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지금 이 순간은 정말로 진지한 분위기를, 무대에 올라가기 바로 전처럼 정말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혹시 기억하고 있어? 우리가 처음 데이트를 했을때 말이야."
기억할진 모르겠지만, 나와 주아가 첫 데이트를 했을 때, 우리 둘은 노래방에 들어가서 듀엣곡을 불렀었다. 처음 시도해보는 듀엣곡. 그 어떤 연습도 없었던 듀엣이었건만, 우리 둘의 목소리는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것처럼 아주 아름답게 조화를 이뤘다.
아무리 연습을 해도 한번 실수하면 프로 가수들조차도 듀엣이 깨지게 된다. 하지만 나와 주아는 단 한번의 연습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듀엣을 아름답게 성공해낼 수 있었다. 그만큼 우리들의 마음은 평소에도 잘 통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 누구와 듀엣을 불러도,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여자친구인 주아만큼 아름다운 듀엣을 만들 자신은 나에게 없었다. 그렇기에, 내가 무대에 오르게 된다면 꼭 주아와 무대를 오르고 싶었다. 우리들의 듀엣을, 우리들의 하모니를 모두의 앞에서 아름답게 펼치고 싶었으니까.
"나는, 그때의 듀엣곡의 아름다움을 아직 잊지 못하고 있어. 그때 확실하게 생각했어. 유주아. 너만큼, 나하고 듀엣을 아름답게 연출할 수 있는 이는 없을거라고 말이야. 그 어떤 실력자가 온다고 해도, 네가 아니면 안돼. 네가 아니면 그 환상적인 하모니는 이뤄낼 수 없어. 그 하모니를 무대 위에서, 정말로 아름답게 펼쳐나가고 싶어. 물론 너에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오로지, 순간적으로 너와 함께 하고 싶다는 충동으로서 조건을 내건거니까. 그러니까, 너에게는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당황스러울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해보지 않을래? 우리 둘의 하모니를, 우리 둘의 환상적인 듀엣을 모두의 앞에서 보여주자. 그리고 당당하게 모두에게 축복을 받자. 무대 위에서 듀엣곡을 부른 남녀, 그 둘은 반드시 주목의 대상이 돼. 그리고, 우리 둘의 관계를 아는 이들은, 전부 다 우릴 축복해주지 않겠어?"
잡고 있는 손을 더 꼬옥 붙잡고 나의 꿈,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말하면서 진지한 목소리로 주아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천천하게 설명했다. 주아가 동의를 해줄지, 안 해줄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정말로 싫다고 한다면 나도 억지로 할 마음은 없었다. 억지로 하는 노래로는 아름다운 듀엣이 나올 수가 없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나는 주아가 같이 올라와줬으면 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진지한 목소리로, 이번엔 정식으로 주아에게 부탁을 해봤다. 바로 옆에서 민주가 바로보는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잠시 신경을 끄기로 했다.
"정말로 싫다면 말해줘. 그럼 나도 억지로 시키진 않을게. 혼자서 무대로 올라갈수도 있는거니까. 그래도, 역시 난 네가 같이 해줬으면 좋겠어. 그래도, 그래도 네가 정말로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하고 싶진 않아. 모두에게 들려 줄 수 없다는게, 조금 아쉽지만 어쩔 수 없잖아?"
내가 할 말은 이걸로 전부 다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새롭게 주어진 선택지 중에서 주아가 무엇을 택하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주아가 선택을 하는 것을 진지하게 바라보면서 조용히 기다렸다.
어떤 선택이 나오더라도, 나는 전부 받아줄 수 있었다. 혼자서 무대에 올라가건, 주아와 함께 무대에 올라가건, 전부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있었다.
//건우는 동민이를 좋아하지 않지만 건우주는 싫어하지 않아요. 오히려 괜찮은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아니 오히려, 미안하죠.(눈물) 미안해. 동민아. 건우의 질투씬을 위해서 네가 희생되어버렸구나. 하지만.. 그래도 질투씬은 잘 나왔어! 너의 희생은 잊지 않을게!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된답니다. 하지만 건우 입장에선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고백을 했고 그것도 모자라서 어디서 커플인척 사기를 치냐고 나왔으니 좋아할래야 좋아할수가 없는 애죠. 건우도 무작정 전부 다 받아주는 정말로 도덕책에 나올만한 착한 아이는 아니니까요. 사실 그렇잖아요? 자신의 앞에서 자신의 연인에게 고백하고 그런거 보면 말이죠. 결국 미안해! 동민아!
그리고 윤동민과 김민주. 멋진 이름이로군요! 풀네임 기억해두도록 할게요! 그리고 건우가 주아만 본다고 한다면 저라도 쭉 챙겨줘야죠. 후훗. 자. 이리 와요. 주아주. 오늘은 밀쳐내지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시선회피 하면 안되죠? 대화할땐 사람의 얼굴을 보고 하는거에요. 늘 저에게 반격 해놓고서, 이젠 주아주가 시선을 회피하면 어쩌나요. 말은 지켜야죠. 안 그래요? 자. 여기 보는거에요.
음. 그리고 주아주의 응원 덕분에 저는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고 있어요. 물론 가끔 피곤할때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즐거우니까요. 그리고 아마 그럴거에요. 멍한 기분. 이제는 아무래도 좋다는 기분이 들기도 하겠죠. 그리고 그게 점점 커져가기도 하죠. 하지만 너무 급하게 마음을 먹지 말고 지금까지 했던것처럼 침착하게 대처하면 좋은 결과 반드시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제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아주의 앞길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죠. 그리고 저는 여기서 쭉 주아주를 응원할테고요.
내일도 부디 좋은 일만 있길 바래요. 마이 파트너. 힘들어도, 지쳐도, 그 하루 또 한 어떻게든 지나가기에, 쓰러지지 말고 조금만 참아요.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가고 있으니까요. -
544 건우주 (97795E+56) 2016. 9. 1. 오전 1:21:24밑으로 가라앉아서 사라지기 전에 살짝 갱신을 해놓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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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5 주아, 민주 - 건우 (02542E+52) 2016. 9. 1. 오후 7:00:23조용하디 조용한 음악실 안으로 들어오자 보이는 것은 피아노와 화이트보드, 책상 등이 있는 익숙한 풍경이었다. 오랜만에 와도 변하지 않은 그 모습을 새삼 신기한 듯이 바라보며 자신들이 음악 시간에 앉곤하는 책상 쪽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정해진 자리. 가운데는 자신, 그 오른쪽은 건우. 그 와중에도 자신의 손을 놓지 않고 꼬옥 잡고있는 모습에, 민주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러나 곧 민주 역시도 마치 다 지켜볼테니 해볼테면 해보라는 듯이 웃으며 자신의 왼쪽에 앉는다.
그리고 민주까지 자리에 앉자, 건우는 자신의 불만이 있으면 전부 다 말해보라고 얘기한다. 그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건우의 손을 잡고있는 손과는 반대쪽의 손으로 건우의 볼을 살짝 꼬집는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아까부터 차곡차곡 쌓아뒀던 불만. 입까지 삐죽 내밀며 불평하다 이내 민주가 남일 말하듯 가벼운 목소리로 입을 열자 건우의 볼에서 손을 떼고는 민주를 향해서도 한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민주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알았어, 알았어, 하고 대답한다.
그 모습에 또다시 뭔가를 말하려했지만 이내 곧 포기해버린다. 여기서 계속 더 말해봐야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고 또다시 불평하는, 끊나지 않는 반복이 지속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안봐도 뻔한 그 상황에, 결국 다시 또 한숨을 푸욱 내쉬면서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아까 건우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던 것이 떠올라 그것에 관련해서 건우에게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두 어깨를 으쓱하고서는 두 눈을 맞추더니, 미소와 함께 이제 저를 향한 불평불만은 끝난거냐고 묻는다. 그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끄덕이며 체념의 뜻을 밝힌다.
"응. 여기서 더 얘기해봐야 소용없을 게 뻔하니까... 어차피 공연은 나가게 된거고, 다시 무를 수도 없고 말야. 그러니까 여기서 끝낼래."
사실이었다. 이미 나가는 것으로 확정된 공연. 만약 자신이 안하겠다고 한다면 다시 또 처음부터 고쳐야할 판이었다. 그런 수고스러움과 불편함을 반 친구들에게 지우고싶지는 않았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자신이 힘든 것이 훨씬 더 나았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건우가 이내 장난기 가득했던 미소를 지워버리고 진지한 표정을 짓자 순간 조금 놀라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마주쳐진 두 눈과 눈. 그리고 갑자기 진지해진 분위기. 아까와는 정반대인 사람인 것마냥, 건우는 진지한 눈빛을 띤다. 그 모습은 마치...공연 준비에서 자주 보던 건우의 모습같았다.
중학생 때부터도 건우는 공연과 노래에 관련해서라면 그 누구보다도 진지한 아이였다. 진지하게, 신중하게, 열심히 공연을 준비해서 실제 무대에서는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 그것이 보컬로서의 건우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건우는, 그런 모습과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곧 들려오는, 자신들이 처음 데이트를 했을 때를 기억하고 있냐는 건우의 말. 그 말에 다시금 살짝 놀란 듯, 멍한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런 자신에게, 건우는 또다시 입을 열어 진지한 목소리로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저는 그때의 듀엣곡의 아름다움을 아직 잊지 못하고 있으며, 그 하모니를 무대 위에서 정말로 아름답게 펼쳐나가고 싶다고. 자신들의 환상적인 듀엣을 모두의 앞에서 보여주고 당당하게 모두에게 축복을 받자는 말. 중간에 끼어들지도 않고 그 모든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조용히 들으면서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느새 조금 더 힘이 들어가진,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건우의 손. 그리고 지금 이렇게 드러난 건우의 꿈이자 건우가 해보고 싶은 것.
그 모든 것들을 전부 아무 말없이 인식하며, 시선은 계속 건우에게로만 집중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가 바라보는 것이 느껴지는 듯 했지만, 민주 역시도 방해하지 않겠다는 듯 조용히 있자 자신의 모든 생각은 자연스럽게 건우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들려오는 진지한 목소리. 그리고, 이번엔 정식으로 된 부탁. 정말로 싫다면 말해달라며, 억지로 시키진 않을테지만 그래도 역시 저는 자신이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우는 부탁한다. 그리고는 할 말은 전부 다 했다는 듯,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며 조용히 진지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그 시선을 똑같이 진지한 분위기로 마주바라본다. 그리고는, 다시 또 마음 속으로 생각해본다. 아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제대로 주어진 선택지. 예? 아니오?
솔직한 마음으로는, 무서웠다. 지금까지 그런 큰 무대에는 올라가본적도 없을 뿐더러, 그 때는 건우와 자신, 단 둘뿐이었지만 이 무대는 모든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전부 지켜보는 무대였다. 그 부담감과 두려움. 그것을 극복해낼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도, 자신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만약, 혹시나 그 중압감을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자신은 건우의 공연을, 건우와의 공연을, 학급 대표의 공연을 전부 망쳐버리는 꼴이었다. 그것은 정말로, 정말로...싫었다. 피해를 주고싶지는 않았다. 실망을 안겨주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이것은 건우의 꿈. 건우가 원하는 것. 건우가 자신하고 하고 싶은 것. 멋진 듀엣 공연으로 모두에게 축복을 받자는. ...그렇다면 말야, 건우야. 나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잠시 조용히 눈을 감는다. 마음 속 저울에 매달아봐도, 그저 카드를 선택하듯이 선택해봐도, 건우가 그렇게 말을 꺼낸 이상, 자신의 대답은 정해져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 나는, 내 선택은.
이내 곧 천천히 다시 눈을 뜨고는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입을 연다.
"...그래, 건우야. 하자. 보여주자, 너와 나의 듀엣을. 그 누구보다도 멋진 화음을 만들어내보자. 대신, 나 잘 가르쳐줘야해? 최고의 보컬과 정말로 멋진 화음을 내고 싶으니까 말야."
자신의 선택은, 예. 그러나 이번에는 제대로 된, 자발적 선택. 나도, 너와 멋진 듀엣으로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 너와 나는, 이렇게나 잘 통하고, 서로를 정말 좋아하는 예쁜 연인이라고.
"후훗, 유주아. 앞으로 열심히 배워야겠네? 멋진 무대 보여주려면. 그리고 최건우, 유주아, 너희들이라면 정말로 모두에게 축복받을 수 있을거야. 그러니까 그 관련으로 너무 걱정하진 말고, 너희들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을만한 무대를 보여줘. 그러면 나도, 다른 사람들도 크게 응원해줄테니까. 알았지? 제 3자로서의 영양가 높은 조언이니까, 잘 새겨들으렴~"
한 쪽 손으로 턱을 괴고 자신들의 대화를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듣고있던 민주가 이내 가볍게 웃으면서 얘기한다.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짓궂은 장난도 치고 여유롭게 대응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민주였지만, 핵심을 짚어내는 능력이 탁월해 이렇게 좋은 조언이나 충고를 자주 해주곤 했었다. 연습을 지켜본다는 것이 조금 민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민주가 있어준다면 연습을 좀 더 효율적으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고맙다는 듯, 민주에게 웃어보인다.
/ 질투씬을 위해 희생된 캐릭터... 맞는 말이긴 하네요! 그래도 덕분에 건우의 질투씬이 정말로 잘 나오긴 했으니까요. 그보다 건우주의 말씀이 재밌잖아요! ㅋㅋㅋㅋ 뭔가 성장 드라마같은 느낌이예요. 사실은 저도 그런 느낌일까요? 동민이도 즉석에서 만들어낸 애이긴 한데 미안해! 란 말이 계속 나오는 느낌이예요. 그리고 확실히 건우도 무작정 착하게 다 받아줄 수는 없으니까요, 네. 거기다가 동민이가 건우 입장에선 좋게 봐줄 수 없도록 강하게 나간 것도 사실이구요. 그래도 덕분에 질투씬은 잘 나왔으니...고맙고 미안해! 동민아!
그, 그나저나 무슨 일 있으신거예요?! 밀쳐내지 않으시다니...! 아니, 그 전에 밀쳐냈었다고 인정하시는 말씀이신가요, 그거?! 역시 밀당질하시는 분 맞으셨네요, 건우주...이런 사람이 아니긴 뭐가 아니예요! 적어도 저한테는 그런 모습만 보이시잖아요!
그리고 시, 시선회피는... (동공지진) 아, 진짜로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죠?! 분명히 제가 더 의기양양하게 있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역전되어버렸...! 확실히 말은 지켜야하지만...으으...반격, 반격거리가... 이, 이렇게 된 이상 계속 시선회피, 안 보고 대화하기 시전입니다!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신다면 정말 다행이예요! 건우주의 충고도, 응원도, 전부 저에게는 커다란 힘이 되고있다구요. 그래서 제 앞길도 앞길이지만, 그 응원에도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는 뜻이었어요.
답레가 늦어서 죄송해요...사실 오늘 모의고사를 봤답니다. 아직 채점은 하지 않았는데 문제가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훌쩍) 채점하기 무서워요, 네... 그, 그래도 아직 끝이 아니니까요! -
546 건우 - 주아, 민주 (97795E+56) 2016. 9. 1. 오후 9:11:02첫 데이트. 그때 불렀던 나와 주아의 듀엣. 그리고 거기서 나온 환상적인 하모니는 아직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그 환상과도 같은 하모니를 다시 연출해보고 싶고, 그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그 와중에 주아의 의견을 묻지 않고 내기 알방적으로 말한건 나의 잘못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난 주아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모두가 바라봐주는 그 무대 위에서...
하지만 내가 이렇다는거지. 주아가 하고 싶은거와는 별개였다. 무대에 한번도 오르지 않은 이가 무대에 오를때 느끼는 압박감이란 보통이 아니다. 나 역시도 처음 무대에 올랐을땐 정말로 떨렸다. 물론 무대 위에서는 밝은 척, 신나는 척 하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라도 실수를 하지 않을까. 내 노래가 모두에게 제대로 전해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부들부들 떤 기억이 난다. 당장 전날만 해도,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어서 밤을 지새기도 했었으니까. 주아 역시 첫 무대에 오르게 되면 그 압박감을 느끼게 되겠지. 그런건 잘 알지만, 그럼에도 같이 무대에 오르고 싶었기에, 또 다시 그 환상적인 듀엣의 하모니를 느끼고 싶었기에, 모두의 앞에서 축복받고 싶었기에 나는 내 생각을 담아서 진지하게 같이 무대에 오르고 싶은 이유를 설명한다.
내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는진 알 수 없지만, 주아는 놀란듯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이어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주아를 진지하게 바라보듯이, 주아 역시 나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서로가 서로에게 집중을 한다. 근처에 있는 민주의 존재를 금방이라도 잊어버릴것처럼...
정말로 싫다면 거절해도 상관없다고 말을 하며 주아에게 나는 또 다시 선택지를 넘겨줬다. 나와 무대로 오를 것인가. 아니면, 그냥 오르지 않을 것인가. 만약 거절한다면 아쉽긴 해도 포기할 생각이었다.
억지로 노래를 부르는건 즐겁지 않으니까. 기왕 무대에 오르면 둘 다 즐기는게 좋으니까. 어느 한쪽만이 즐겁게 즐기는건 우리 둘의 사이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으니까. 나와 주아는 언제나 대등했다. 어릴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쪽이 한쪽에게 기대는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면서 앞으로 쭉 나아왔고,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기에 주아가 싫다는 의지를 조금만 보여도 난 바로 포기할 생각이었다. 아쉽긴 해도 욕심을 부릴 순 없으니까.
1초가 1시간처럼 느껴지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주아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눈을 살며시 감았다. 슬슬 답을 하려는걸까? 주아야. 너의 답은 어떤거야? 나와 무대에 오를거야? 아니면.....
이내 눈을 뜬 주아는 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지를 나에게 얘기했다. 나와 같이 무대에 오르겠다는 주아의 대답. 자신도 멋딘 듀엣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최고의 보컬과 정말로 멋진 화음을 내고 싶다고 말하면서 잘 가르쳐달라고 이야기를 하는 그 모습에 절로 내 얼굴엔 미소가 지어졌다.
"그거, 억지로 한다던가 그런거 아니지? 나야 너와 같이 무대 위에 오른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도 없지만 절대로 억지로 하지는 마. 네가 즐거워야 나도 즐거우니까. 그리고 노래는 거짓말을 하지 못해. 자신의 지금 느낌과 기분이 그대로 드러나거든. 하지만 괜찮아. 내가 반드시 즐거운 무대로 만들어줄테니까.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환상적인 무대로 말이야. 그러니까 지금은 나를 믿고 따라와줘. 불안할지도 모르고, 억지로 하는걸지도 모르지만, 내가 반드시 즐겁게 해줄테니까."
환한 미소를 보이면서도 진지한 목소리는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내 나름대로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관객들에게도 그리고 나와 같이 무대에 오를 주아에게도, 절대로 실망스러운 무대를 보이고 싶진 않았다. 멋진 무대,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무대. 조금 욕심을 부려보자면 우리가 다니는 학교에서 전설로 남을 무대. 그런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뜨거운 열정이 마음속에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한 쪽 손으로 턱을 괴고 있던 민주가 가볍게 웃으면서 우리 둘을 응원해주면서 조언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조언을 들으며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민주의 말에 진지한 목소리로 답했다.
"고마워. 저번에 네가 봤던 무대보다 더 멋진 무대를 보여줄게. 이래보여도 나도 전 밴드부 보컬이야. 멋진 무대에 대한 욕심은 엄청나거든.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을게. 너에게도, 주아에게도 말이야."
민주에게도 제대로 나의 의지를 보여준 후, 나는 살며시 주아의 손을 놓았다. 지금부터는 연습을 해야할 시간. 물론 중간에 쉬긴 할거지만, 그래도 일단은 연습때만큼은 진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고서 나는, 목을 풀기 시작했다. 아, 아, 아, 아, 아... 천천히 여러 음을 내면서 목을 푼 후에 배에 힘을 꽉 주었다. 이른바 가장 기본 중의 기본. 복식. 멋진 노래는 목으로 부르는게 아니었다. 목으로 부를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목이 상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기에 나는 노래를 부르기 전에는 이렇게 복식호흡을 이용하면서 음을 맞추고 가볍게 목을 풀었다.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똑같은 아- 지만, 그 음을 한 단계씩 올리면서 최고 낮은 음에서 최고 높은 음까지 소리를 내면서 목을 가다듬었다. 정말로 기초중의 기초작업이었다. 물론 주아에게 이런것을 시킬 마음은 없었다. 주아가 전문적으로 노래의 길로 들어올 애도 아니고, 지금은 어디까지나 내가 시범을 보이기 위해서 목을 푸는 거였으니까.
"이른 아침에 눈을 떠 약속된 하루를 시작한다~ 내 사랑. 벌써부터 설레는걸~♪"
그리고 내가 불러본 곡은 전에 노래방에서 주아에게 내가 선물해줬던 그 노래. 아무런 반주도 없이 그저 입으로만 멜로디를 맞춰서 주아와 민주에게 그 곡을 살며시 불러보았다. 왜 굳이 이 곡을 불렀냐고? 역시, 이 곡이 주아에게는 확 와닿을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노래방과는 또 다른 느낌, 말 그대로 그 어떤 반주도 없이 내 목소리로만 연출한 노래를 천천히 마친 후에 나는 둘을 바라보면서 살며시 웃어보았다.
"어때? 일단은 시작 전에 가볍게 한 곡 뽑아봤는데."
//밀당질이라. 그럼 제대로 밀당질을 해볼까요? ㅎㅎㅎ 하지만 그러면 주아주가 되게 마음 아파하실 것 같은걸요. 그리고 그렇게 말하면 제가 늘 밀친 것 같잖아요! 늘 밀치지만은 않았다구요! 늘 토닥이면서 포근하게 안아줬잖아요.
그리고 정말로 시선회피할거에요? 저랑 눈 안 보고 대화할거에요? 하지만 전 주아주의 눈을 보고 싶은걸요? 이렇게 되면 따라다니면서 시선을 맞춰야겠네요. 이얍. 이얍. 이얍~~
아.. 그리고 답레가 늦는건 괜찮아요. 지금 주아주가 바쁜건 잘 아는걸요. 오히려 예상보다 빨리 날아와서 당황했어요. 지금 되게 바쁜 시즌일텐데.. 어떻게?!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러고 보니 오늘이 모의고사 날이었나요? 음.. 문제가 어렵게 느껴졌다라. 괜찮아요. 주아주에게 어려웠다는건 다른 이들에게도 다 어렵게 느껴진걸테니까요.
그래도 채점을 안할 순 없잖아요? 채점을 해서 틀린 부분이 뭔지 알아야 그 쪽 부분이 약하다는걸 알고서, 빠르게 보충할 수 있을테고요. 용기를 내세요. 주아주. 어쩌면 이 답레가 올라올 시점에선 채점이 끝났을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오늘 모의고사 푸신다고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꼬옥(토닥토닥(쓰담쓰담) 오늘치의 활력 에너지도 이렇게 충전해가세요. 힘내요..! 화이팅! -
547 주아, 민주 - 건우 (47804E+60) 2016. 9. 2. 오전 12:28:41같이 무대에 올라서 첫 데이트 때 만들어냈던 그 듀엣의 하모니를 그려내며 모두의 앞에서 축복받고 싶다는 건우의 말. 그 설명을 통해 그제서야 건우가 그렇게 갑작스레 자신까지도 끌어들인 이유를 알아챈다. 상당히 진지한 분위기의 그의 모습. 그 모습에 살짝 놀란듯 멍한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도 진지한 눈빛으로 건우를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정말로 싫다면 거절해도 상관없다면서, 건우는 또다시 자신에게 선택지를 넘긴다. 예? 아니오? 또다시 자신의 앞에 드러난, 단 두 개밖에 없는 선택지. 그 선택지를 앞에 두고 잠시 아무 말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기 시작한다.
건우라면 모를까, 자신에게는 첫 경험을 넘어서서 커다란 도전이나 다름없는, 무대 위에 서서 노래 부르기. 언제나 관객으로서 그 수많은 사람들 중 섞여있었던 자신이, 이제는 그 모두의 시선을 받는 주인공이 되는 격이었다. 그 사실을 인지하자 스멀스멀 올라오는 두려움과 중압감과 부담감.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치만, 건우, 네가 원한다면. 너도 원한다면. 다시 천천히 눈을 뜨고는 건우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눈웃음짓는다. 그리고는 처음부터 정해져있던 것이나 다름없던 자신의 선택을 얘기한다.
그것은 바로, 예. 같이 무대에 오르겠다고 건우에게 대답한다. 그러자 건우의 얼굴에는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진다. 억지로 한다던가 그런거 아니냐며 다시 한 번 물어보던 건우는 노래는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고 얘기하더니 괜찮다고, 저가 반드시 즐거운 무대로 만들어줄테니까 지금은 저를 믿고 따라와달라고 자신에게 말한다.
환한 미소를 보이면서도 진지하디 진지한 목소리. 그 속에서 건우의 강한 의지가 묻어나오자 덩달아 환하게 웃어보인다.
"응, 억지로 하겠다고 한 거 아니야. 노래는 거짓말을 못한다는 것도 알고있어. 그러니까, 더더욱 잘 부탁할게, 건우야. 너를 믿고 따라갈테니까, 꼭 멋진 무대를, 즐거운 무대를 같이 만들어나가자. 누구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말야."
다시 한번 건우에게 자신도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표현하며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응, 이번에는 정말로 자발적인, 나의 결정. 너와 무대 위에서 함께 노래부르고 싶어. 멋진 화음을 만들어내 보이고 싶어. 그래서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 우리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그런 자신들의 모습을 한 쪽 손으로 턱을 괸 채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민주가 이내 곧 가볍게 웃으면서 응원과 함께 조언을 해준다. 그 말에 건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지한 목소리로 저번에 봤던 무대보다 더 멋진 무대를 보여주겠다며, 민주에게도, 자신에게도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강하게 의지를 표현한다. 왠지 그 안에서 활활 불타고 있는 듯한 건우의 열정을 자신뿐만이 아니라 민주도 눈치챈 것인지, 민주는 싱긋 미소지어 대답을 대신한다.
이내 건우는 슬슬 제대로 연습에 들어가려는 것인지, 자신의 손을 살며시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목을 풀기 시작한다. 천천히 여러 음을 내면서 목을 푼 건우는 이내 노래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복식호흡을 이용해 음을 맞추고는 가볍게 목을 푼다.
똑같은 아- 를 부르면서도 음을 점점 올리며 목을 가다듬은 건우는 이내 곧 최고 높은 음까지 도달한다. 그 기본적인 모습조차도 왠지 신기하고 대단하게 느껴져 살짝 우와, 하고 감탄하며 건우를 바라본다. 민주도 흥미를 보이며 여유로운 미소를 띤 얼굴로 건우를 지켜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우의 노래.
"...!"
아무런 반주도 없이, 그저 건우의 목소리만으로 표현되는 노래. 그 노래에 놀란 표정으로 건우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 노래는...첫 데이트를 했을 때, 노래방에서 건우가 자신에게 불러줬던 곡. 가사며, 멜로디며, 정말로 건우와 자신의 이야기같은 그 노래를, 자신이 기억 못할리가 없었다. 분명, 자신에게 있어서 그 어떤 곡보다도 더 확 와닿을 곡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때와는 또다른 느낌의 노래. 밴드부 보컬이었던 경력답게 순식간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그의 노래에, 자신뿐만이 아니라 민주도 턱을 괴었던 손을 내리고는 살짝 눈을 감고 건우의 노래를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 민주의 모습에 작게 웃으면서 자신도 건우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며, 그 속에 들어있는 그의 마음을 전해받는다.
그러다 어느새 마지막에 다다른 건우의 노래. 노래가 서서히 끝을 장식하며 그의 목소리가 그치자, 민주도 감았던 눈을 뜨고 자신처럼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도 똑같이 자신들 쪽을 바라보면서 살며시 웃더니 어땠냐고 물어온다.
"완전 좋았어! 그 때 노래방 때도 좋았지만, 역시 나는 그런 웅웅 울리는 소리가 아니라 이렇게 온전한 너의 목소리가 제일 좋아. 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니까 말야."
배시시 웃으며 당연하다는 듯이 건우의 물음에 대답한다. 자신의 이상형. 이제는 건우로 맞춰져버린 그 이상형을 떠올리며, 다시금 건우의 목소리가 정말 듣기 좋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니, 어쩌면 이것도 일종의 콩깍지일까?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아무렴 어떠냐는 생각이 들었다. 콩깍지이든, 아니든, 어쨌든 자신은 건우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은 언제나 변함없는 사실이었으니까.
자신의 말이 끝나자 이번에는 민주 쪽에서 건우의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한다.
"솔직히 나도 조금 놀랐는걸? 무반주인데도 음정, 박자 하나 안 놓치고 완벽하게 노래를 부르다니. 확실히 밴드부 보컬은 보컬이었나봐? 대단했어. 정말로. 이거, 기대 수준이 더 올라가게 되었는걸?"
상당히 객관적일 법한 민주의 평가에도 대단하다는 소리가 나오면서, 민주는 여유롭게 미소지으며 건우에게 장난스레 윙크해보인다.
그런 민주의 평가에 괜히 자신이 더 뿌듯해져 계속 배시시 웃다가도, 기대 수준이 더 올라갔다는 말에 살짝 긴장한 듯한 눈빛을 띤다. 으음, 이거...나, 괜찮은 걸까...? 연습을 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실수하면 어쩌나, 건우의 목소리와 잘 안 맞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조금씩 들자 자신도 모르게 조금 불안한듯이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 제대로 밀당질 하셔도 마음 아파하지 않... 네에, 안 그래요. 네! 그리고 저, 건우주께서 늘 밀치셨다고는 안 했다구요? 늘 토닥이고 안아주신 건 맞으니까요! 그냥 건우주께서 직접 밀쳐내지 않겠다고 말씀하셔서 순간 놀랐을 뿐이라구요. ㅎㅎㅎ
그리고 따, 따라다니면서 시선맞추기라니... 안된다구요, 그거! 이얍이라니! 짓궂은데 귀여우신데 짓궂으셔서(?)...! 모, 몰라요! 이렇게 된 거 얼굴을 가려버려야겠어요! 그럼 아무리 그러셔도 안보이실테죠, 네! (끄덕끄덕)
언제를 예상하셨길래 당황하셨는진 잘 모르겠지만, 오늘의 답레는 모의고사 때문에 일찍 끝나서 재빨리 써본거였답니다~ 하지만 점점 접속을 못할게 뻔할테죠... 으음, 게다가 사실, 다음주에는 제가 또 학교에서 시험을 봐서 아마 내일이나 내일모레 쯤부터 수요일 정도까지는 접속을 아예 못할 것 같아요. ㅠㅠㅠㅠ 정말 죄송해요, 건우주... 미리미리 말씀을 드려야할텐데 조금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계속 닥쳐서 알려드리게 되네요...
그리고 채점은 끝났답니다. .......(꼬옥) (한숨) 힘, 낼게요. 네. 이게 전부는 아니니까요. 계속 우울한 소리만 할 순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언제나 기분 좋은 건우주의 활력 에너지로 충전이예요. 건우주께도 언제나 그랬듯이 역충전! (꼬옥) (토닥토닥) 저만 받아갈 수는 없지요~ 응원 언제나 감사해요, 건우주! 저는 어...상태가 활력 에너지는 무리일 것 같고, 대신 긍정 에너지를 많이많이 드릴게요! 중간중간에 사탕이 섞여있을지도 모른다구요? ㅎㅎㅎㅎ -
548 건우 - 주아, 민주 (50958E+59) 2016. 9. 2. 오전 2:11:13노래를 부르기 전, 천천히 목을 풀어본다. 언제나 제대로 노래를 부르기 전엔 이렇게 배에 힘을 꽉 주고, 복식호흡으로서 음을 정리했다. 아- 를 가장 낮은 음에서 최고 높은 음까지 정리를 하면서 천천히 기초중의 기초작업에 집중했다.
물론 굳이 이런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진지하게 하고 싶었다. 지금은 정말로 진지하게 노래를 부를 타이밍이니까. 절대로 장난스럽게, 가볍게 부를 타이밍이 아니었다. 지금은 나의 모든 것을 보여줄 타이밍.
애정행각을 안하진 않을거지만, 그래도 지금은 연습을 중요시 해야할 시간. 그러기에 진지하게, 정말로 진지하게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노래방에서 내가 주아에게 선물했던 그 노래를 천천히 불러보았다.
노래방 특유의 반주는 전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내 입에서 나오는 멜로디로만 부르는 곡. 말 그대로 나의 가창력이 돋보이게 되는 상황 속에서 나는 노래를 계속해서 천천히 이어나갔다.
살며시 노래를 부르면서 주아와 민주의 모습을 바라보자, 주아는 나에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마도, 저건 내가 이 노래를 부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인걸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성공이었다. 사실 주아가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했으니까. 첫 데이트때 처음으로 불러준 노래. 이 노래에는 그런 의미가 가득 들어있었으니까. 그리고, 살짝 이 노래로 다시 한번 주아를 향한 애정을 표시하고 싶기도 했다.
이 노래의 의미를 알리가 없는 민주는, 내 노래를 제대로 들을 생각인지 살며시 눈을 감고 있었다. 그 모습에 기분이 좋았는지 주아가 작게 웃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도 살며시 웃으면서 주아를 향해서 가볍게 윙크를 날렸다. 민주가 눈을 감고 있는 지금, 이 정도는 상관없지 않겠어?
감미롭게 시작된 노래는 곧 마지막 단락이 되어 끝을 맺었고 나는 둘을 바라보면서 살며시 웃으면서 물어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배시시 웃으면서 완전 좋았다면서 온전한 내 목소리가 제일 좋다고 정말로 크게 좋아하는 모습을 나에게 보여줬다.
"고마워. 나도 내 노래를 좋아해주는 네 모습이 정말로 좋아."
노래를 부를때처럼 가볍게 윙크를 주아에게 날려주면서 밝은 미소로 주아의 말에 답했다. 응. 진짜로 내 노래를 좋아해주는 네 모습이 난 정말로 좋아. 어릴때도, 지금도 네가 내 노래를 항상 응원해주고 좋아해줬기에, 나는 힘을 낼 수 있었고, 밴드부에서도 노래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부를 수 있었던거니까. 물론 너는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것은 죽을때까지 비밀로 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아무리 사귀는 사이라도, 죽을때까지 비밀로 하는 게 한개쯤은 있을 수도 있는거잖아?
이어 들려오는 평가는 민주의 평가였다. 솔직히 자신도 놀랐다면서, 기대 수준이 더 올라가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그녀가 상당히 높게 평가를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주아와는 달리 민주는 상당히 객관적이면서도 냉정한 부분이 있었으니까. 일반적인 수준이라면, 절대로 이런 평가를 하진 않았겠지. 이내 여유롭게 미소짓던 민주는 나에게로 장난스래 윙크를 날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살며시 눈동자만 떼구르르 굴려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하하.. 설마 이 정도로 질투를 한다거나 하진 않겠지? 아무리 그래도 말이야. 사귀고 난 뒤부터 주아는 묘하게 질투를 할때가 있었으니까. 가령 예를 들면 수족관에서 사진을 바라보니까 사진을 바라보지 말고, 자신을 봐달라고 꼬옥 끌어안은 적도 있었고 말이지.
문뜩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작게 소리 없이 웃어보였다. 한편, 주아는 배시시 웃다가 민주의 말에 당황했는지 살짝 긴장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그도 그렇겠지. 갑자기 무대 기대 수준이 올라간 셈이니까.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자신없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주아를 잠시 바라보았다. 역시, 많이 불안한걸까. 그렇다면 내가 해줄 일은 역시 하나겠지.
"주아야. 잠시만 일어나볼래?"
살며시 주아를 향해서 천천히 다가갔고, 나는 민주가 보는 앞이건 뭐건 전혀 신경쓰지 않고 주아를 살며시 자리에서 일으켜세웠다. 그리고는 내 품속으로 와락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정말로 부드럽게, 정말로 부드럽게 그 작은 등을 토닥여줬다.
"괜찮아. 불안해하지 마. 우린 할 수 있으니까. 노래방에서 우리 둘의 듀엣이 환상적인 하모니를 이뤘던걸 생각해봐. 물론 그게 정말로 완벽한 하모니는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말이지. 그럼에도 역시 난 네가 아니면 그 정도의 하모니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설사 나와 밴드부로서 같이 음악활동을 많이 한 혜인이라고 하더라도 말이야. 그 외의 다른 애들과도 전부 너처럼 잘 할 자신은 없어."
그러기에 난 노래방에서 정말로 놀랄수밖에 없었다. 처음 하는 듀엣. 하지만 나와 주아의 목소리는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조화롭게 섞여들어갔다. 그리고 그 감미로운 듀엣의 하모니는 아직도 내 귀에 생생히 흐르고 있었다.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나와 주아라면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감을 키워주면서 나는 안심할 수 있도록 내 품 속에 포근히 안으며, 계속해서 천천히 등을 두들겼다. 물론 민주가 보는 앞인만큼 조금 부끄러운 건 있었다. 하지만, 이걸로 주아가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면, 내가 주아를 믿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그깟 부끄러움. 얼마든지 이겨낼 자신이 있었다.
"괜찮아. 불안해하지 마. 확신이 있으니까 같이 하자고 하는거야. 아직 기간이 남았으니까 연습을 해서, 천천히 이겨내가자. 그리고 민주에게도, 우리반 애들에게도, 학교의 애들에게도 보여주자. 우리는 이 정도로 할 수 있다고 말이야."
생긋 웃는 모습을 보이면서 나는 주아를 품에서 놓아주고서 살짝 고개를 내려서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걸로 조금은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는데...
"일단 주아, 너도 가볍게 노래 한곡을 불러보는건 어때?"
//그래요? 그럼 일단 밀당질을 해봐야겠군요. 역시 남녀가 끌어안는 것은 보기 안 좋은 일일수도 있으니 자제하는 차원에서 앞으로 한동안 주아주를 꼬옥 안아주지 않겠어요! 후후후후... 그리고 귀엽다니! 건우주는 귀엽지 않아요! 귀여운 남자가 아니란 말이에요! 그리고 얼굴을 가리다니. 음. 섭섭하네요. 주아주의 얼굴 보고 싶은걸요? 그 손 가려주지 않겠어요?(건우 성대모사)
음. 사실은 3일 정도를 예상했었어요. 점점 바빠지는 시기니까요. 실제로 제가 기억하는게 맞다면 고3은 수능때문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연달아서 치는걸로 기억하거든요. 그리고 지금이 딱 중간고사 치기 좋은 시즌이고요. 10월달에 기말고사도 치겠죠. 아마? 그리고 이제 수능때까지 엄청 달리는거고요. 제가 기억하는 고3의 2학기는 이런 느낌이었어요. 네. 정말 정신없었죠.
그리고 제 예상대로, 주아주는 시험을 준비하시는 모양이네요. 내일이나 내일 모래쯤부터 수요일까지는 접속을 아예 못한다. 음. 괜찮아요. 주아주. 정신없는거 알아요. 저도 체험했고요. 그리고.. 이미 주아주는 바빠질거라고 얘기했잖아요? 솔직히 말하면..고3인데도 이렇게 쭉 이어오는 것 자체가 저는 신기하고 정말로 고맙다고 생각해요. 당장 자신의 일도 힘든데..저까지 생각해주는거니까요.
그리고 역충전은 잘 받아갈게요. 저도 에너지 얻고 하루하루를 살아갈테니까요. 긍정 에너지 좋네요. 사탕도 섞여있다니. 그럼 여기 이렇게 잡은 주아주의 달콤한 사탕은 잘 먹어야겠는데요? 그리고 김에 제 사탕도 드릴게요. 이번엔 딸기우유맛 사탕이에요. ㅎㅎ -
549 주아, 민주 - 건우 (32869E+53) 2016. 9. 2. 오후 11:54:55복식호흡으로 천천히 목을 풀며 건우는 아- 를 가장 낮은 음에서 최고 높은 음까지 도달하며 정리한다. 그렇게 진지하게 목을 가다듬은 건우는 준비가 다 되었는지, 이내 첫데이트에서 자신에게 불러주었던 그 노래를 천천히 부르기 시작한다.
반주도 없이, 오로지 건우의 목소리로만 표현되고있는 곡. 그 가창력과 노래 실력을 온전히 보여주는 상황 속에서 건우는 노래를 이어나간다. 그리고 자신은, 놀란 듯한 표정으로 그런 건우를 바라본다. 사실, 그럴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노래는... 이 노래의 의미는... 건우가 나에게 해주고픈 말이 가득 담긴 곡이니까.
건우는 노래를 부르면서 살며시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자 자연스레 마주쳐진 시선. 당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자신 옆의 민주를 바라본다. 그 모습에 자신도 똑같이 민주 쪽을 살짝 바라보자, 제대로 건우의 노래를 들어보려는 듯이 살며시 눈을 감고있는 민주의 모습이 보인다. 왠지 건우의 훌륭한 노래 실력을 민주에게도 아주 제대로 들려주고 있는 것 같아 괜히 자신이 더 뿌듯해져 기분 좋은 듯 작게 웃는다. 그리고는 다시 건우 쪽을 바라보자 건우도 살짝 웃더니 자신을 향해서 가볍게 윙크를 날린다.
"...!"
그 모습에 다시 한번 깜짝 놀란듯 동그래진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그를 바라본다. ...건우, 너 지금 민주가 눈을 감고있다고 그러는거지? 그런거지? 왠지 말하지 않아도 들려오는 듯한 건우의 마음에 결국 부드럽게 눈웃음 지어보이는 것으로 화답한다. 정말이지. 그 잠깐의 틈도 놓치지 않고 이렇게 애정 표현을 해준다니까. 하지만, 나는 그런 네가 너무너무 좋아. 응, 이렇게 표현해주고 들려주는 네가 너무 좋아.
어느새 끝에 다다른 건우의 노래는 마지막까지 흔들림없는 완벽한 모습으로 마무리지어진다. 노래가 끝나자 건우는 자신들을 바라보면서 어땠냐고 물어보았고, 그 물음에 배시시 웃으면서 완전 좋았다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그러자 건우는 저도 저의 노래를 돟아해주는 자신의 모습이 정말로 좋다면서 고맙다고 다시금 가볍게 윙크해보인다.
밝은 미소를 짓는 건우의 모습에 자신도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그의 말에 답한다. 굳이 이렇게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통하는 마음과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이렇게 직접 말로 표현하는 것이 더 확실히 와닿는 것 같은 느낌에 기쁜 마음이 든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대답이 끝나자 이번에는 민주가 입을 연다. 그러자 나오는 말은, 건우의 노래에 대한 상당히 높은 평가. 평소에도 평가를 하게 되면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하던 민주였기에, 그녀의 칭찬의 말에서 건우의 노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리고 말을 마치면서 민주는 여유롭게 미소짓다가 건우에게 장난스레 윙크해보인다. 그러자 건우는 살짝 눈동자만 굴려서 자신을 바라본다. 자연스레 마주쳐진 시선. 건우의 그 눈동자 속에는 설마 이 정도로 질투를 한다거나 하진 않겠지? 하는 마음이 엿보이는 듯 했다.
그런 그의 속마음이 보이자 질투 안 한다는 듯, 고개를 작게 도리도리 저으며 빙그레 웃어보인다. 응, 아무리 그래도 이런 상황 속에서는 질투 안 해. 왜냐하면 민주는 건우, 너를 이성으로써 좋아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 만약 조금이라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조금은. 아주아주 조금쯤은 질투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하지만 민주가 건우에게 그런 마음을 가질 아이가 아니라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었기에, 딱히 질투하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다만, 지금 자신이 걱정되는 것은...
배시시 웃는 표정에서 무대 기대 수준이 올라갔다는 민주의 말에 살짝 긴장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뀐다. 그리고는 조금 불안한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자신없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건우는 자신에게로 천천히 다가오더니 잠시만 일어나보겠냐고 얘기한다. 그 말에 응? 하는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보다가 이내 그의 말을 따라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그러자 건우는 민주의 시선따윈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자신을 저의 품 속으로 와락 끌어안는다.
"...!"
건우의 그런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민주도 그런 듯 했다. 어쩌다보니 얌전히 안겨있는 건우의 품 속. 이어서 건우는 정말로 부드럽게 자신의 등을 토닥여주면서 불안해하지 말라고, 자신들은 할 수 있다고 자신을 안심시키며 자신감을 키워준다. 조용히, 아무말 없이 그의 말을 들으며, 그가 두드려주는 느낌을 받으며 살짝 눈을 감는다.
이어서 건우는 다시 한 번 더 괜찮다고, 아직 기간이 남았으니까 연습을 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들은 이 정도로 할 수 있다고 보여주자고 얘기한다. 포근한 그의 품 속, 다정한 그의 말. 그 모든 것들이 전부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따스하게 다독여주고 있었다. 역시, 너는...
어느새 눈 녹듯이 사라진 자신의 마음 속의 불안감과 초조함. 한결 편안해진 느낌을 받으면서 자신을 안아주고있는 건우의 따뜻한 품 속으로 조금 더 깊게 파고들어 얼굴을 묻는다.
"...응. 그러자. 꼭 그러자. 나, 열심히 할테니까. 최선을 다할테니까."
작지만 확실히 평소와 다를바 없는 편안한 목소리로 그의 말에 대답한다. 응, 나 열심히 할게. 건우의 말과 행동 덕분에 한결 나아진 기분. 그리고 아까보다는 커진 자신감. 응, 잘할 수 있을거야. 너도, 나도.
건우는 이내 생긋 웃는 모습으로 자신을 품에서 놓아주고는 살짝 고개를 내려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일단 자신도 가볍게 노래 한 곡을 불러보는건 어떠냐고 제안하는 그의 말에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이제는 내 차례.
아까 건우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흠흠, 하며 목을 가다듬는다. 그리고는 서서히, 천천히 입을 열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내 방 안에 내 손 끝에 닿는 곳에~ 하나 둘씩 늘어가는 나보다 큰 선물들~♪"
역시, 자신이 부를 곡은 당연하게도 이것이었다. 건우가 자신에게 불러줬던 그 노래에 대한 답가로는, 역시 이것밖에 없었다. 그 때와 같은 노래지만, 또다른 느낌으로.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좋아한다는 마음은 변함없이, 한결같이 노래에 가득 담아서. 감탄할 정도로 잘 부르는 편은 아니었지만, 듣고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목소리로 노래를 계속해서 불러나간다. 건우에게 이번에도 전해질까? 나의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득 담긴 그 노래는 이내 서서히 마지막에 다다라 부드럽게 끝을 맺는다. 노래 부르는 것이 끝나자 괜히 조금 부끄러워져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던 와중, 민주가 빙긋 미소지으며 먼저 입을 연다.
"아까 최건우랑 닭살 돋게 행동했던 게 효과가 좋았나봐? 노래에서 아주 꿀이 떨어진다, 꿀이 떨어져. 어우, 너네 달달한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너희가 서로에게 불러주는 노래란 거 내가 몰랐을 것 같아? 뭐, 그래도 여기까지 따라온 이상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지만 말야."
닭살 돋는다는 듯 양팔을 교차해 손으로 팔을 비비던 민주는 이내 키득키득 웃으면서 이러니 부부 소리 안 듣고 배겨? 노래부르는 잉꼬 부부 탄생이네, 하고 말을 덧붙인다. 그런 민주의 평가인지, 놀림인지를 고스란히 들으며 창피한 듯 헤헤, 웃다가 이내 건우에게로 시선을 옮겨 자신의 노래가 어땠냐는 듯, 눈빛으로 묻는다.
/ 그, 그런...! (충격) 나빠요, 건우주!! 보기 안좋은 일이라니... 에잇, 몰라요! 그런거! 이, 이렇게 된 이상 박력 모드예요! (돌진) (백허그) 포옹에는 한 가지 종류만 있는게 아니라구요? 건우주께서 안아주시지 않고 밀당질을 하신다고 하더라도 돌진합니다! 여, 여자는 그런거예요! 네! 그리고 귀여운 남자 맞으시다구요? 귀여운 남자가 아니시면 건우주께서는 어떤 남자이신가요? 설마 무뚝뚝한 남자? ㅎㅎㅎ 그, 그나저나 건우 성대모사라니...이제는 그런 달콤한 말도 익숙해지신건가요?! 으아아...졌어요...네, 졌어요... (추욱) 얼굴 안 가릴테니까 섭섭해하지 마세요, 네? (손 내리기) (눈 맞추기) (방긋)
그리고 건우주 말씀대로예요. 저도 10월 달에 기말고사가 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우우...건우주께서는 어떻게 이렇게 제가 꺼내려는 모든 말을 이미 다 예상하고 계신거죠?!;;; 포커페이스가 너무 강하신 거 아니예요?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계신건진 잘 모르겠지만 전혀 티나지 않아서 놀라워요... 그래도 괜찮다고 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신기하고 정말로 고맙다라. 하핫, 똑같은 마음이라구요, 그거. 이미 예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건우주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니까요. 함께 돌리는 것도 정말 재밌고, 저는 오히려 계속 응원해주셔서 건우주께 늘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정말로요.
앗, 숨겨둔 사탕 발견하신건가요? 안보이게 꽁꽁 숨겨놨는데... 딸기우유맛 사탕! 후후, 감사히 잘 먹을게요~ 가장 달콤한 맛이라고 생각해요, 이 사탕이. -
550 건우 - 주아, 민주 (07365E+59) 2016. 9. 3. 오전 2:04:37내 노래가 끝이 나자 주아와 민주. 둘은 정말로 좋은 평가를 내려주었다. 나름대로 진지하게 부른 곡인만큼 좋은 평가가 나온 사실은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나온 민주의 기대 수준이 더 올라갔다는 말은 곧 주아에게 있어서 큰 부담으로 돌아왔는지, 주아는 두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자신없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나는 남자친구로서 내가 주아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주아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주아에게 잠시만 일어나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주아는 왜 그러냐는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난 주아가 자리에서 다 일어나는 것을 확인한 후에, 민주의 시선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주아를 와락, 내 품 속으로 포근하게 안았다. 그러자 주아는 깜짝 놀란듯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살며시 보이는 민주 역시 놀라는듯한 모습을 나에게 보여줬다.
하지만 그런 민주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나는 불안해하는 주아를 남자친구로서 안심시켜 주기 위해서 부드럽게, 주아의 등을 토닥여줬다. 그리고 불안해하지 말라고,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나는 네가 아니면 그 정도의 멋진 하모니를 만들 수 없다는걸 확실하게 밝히면서 자신감이 생길 수 있도록 부드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내 말을 들으면서 주아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내 주아는 내 품속으로 더욱 더 깊게 파고들었고 곧 그 얼굴을 내 가슴속에 묻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주아의 작은 목소리. 열심히 하겠다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주아의 목소리에선 편안함이 느껴졌다.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걸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민주의 앞임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주아를 끌어안고 토닥여준 보람이 있었다.
그래. 주아야. 우린 할 수 있어. 난 너니까 이런 제안을 하는거야. 무대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진지한 나라는건 너도 잘 알잖아? 그런 내가 단순히 너하고 무대를 오르고 싶다는 욕심 하나 때문에 이런 제안을 하진 않아.
너니까, 너니까 멋진 무대를 만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너니까 멋진 하모니를 보여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그리고 난 모두에게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우리 둘이 얼마나 환상적인 듀엣을 연주할 수 있는지를 말이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며시 주아를 품 속에서 놓아주었다. 그리고 나는 주아에게 가볍게 노래 한 곡을 불러보는건 어떻겠냐고 물어보았다. 당연하지만 주아의 노래를 분석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가르치기 위해서는 주아가 어느 부분이 취약한지, 어느 부분의 보충이 필요한지를 알 필요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조금은 주아의 고운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듣고 싶기도 했다. 전혀 나쁜거 아니잖아?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거.
내 제안에 주아는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노래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면서 분석에 들어갔다. 이런 것 하나하나도, 전부 가르쳐야할 대상이 될수도 있으니까.
이내 목을 다 풀었는지, 주아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노래는 노래방에서 주아가 나에게 불러준 바로 그 노래였다. 어쩌면 이 노래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나왔다는 사실에 살짝 웃으면서 나는 주아의 고운 목소리 속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분명히 그때와 같은 노래. 하지만, 그 느낌은 그때와 달랐다. 노래의 스킬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가르쳐야 할 것이 눈에 보였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전해지는 건 나를 좋아한다는 주아의 따뜻한 마음. 한결 같이 변하지 않는 그 마음이 노랫속에 가득 들어있는걸 느끼며, 듣기만 해도 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 목소리를 감상했다.
네가 이 노래를 부른 이유. 아주 잘 알고 있어. 주아야. 너의 마음. 잘 전해져. 나도, 나도 변함없이, 한결같이 널 좋아해. 네가 없으면 안되니까. 그러기에 나는 너를 듀엣의 파트너로서 선택한거니까..
나를 향한 애정이 가득 담겨있는 주아의 편안한 목소리 속 노래가 끝을 맺자 주아는 조금 부끄러웠는지,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 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민주가 방긋 미소를 짓더니, 아까전 나와 주아가 포옹을 했던 것을 거론하면서 노래에서 아주 꿀이 떨어진다고 평가하며 우리가 이 정도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이야기 했다. 이내 서로에게 불러주는 노래란걸 몰랐을 것 같냐고 말하면서 닭살 돋는다는 듯이 손으로 팔을 비비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장난끼를 가득 담아서 노래부르는 잉꼬 부부라고 칭하면서 나와 주아를 놀렸고, 주아는 그 소리에 부끄럽다는 듯이 헤헤 웃어보였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지금 나를 바라보는 건 자신의 노래가 어떻냐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주아의 노래를 평가하기로 했다. 진지한 눈빛으로 주아를 바라보면서 나는 진지한 목소리로 주아의 노래에 대한 평을 말했다.
"음. 발성법이라던가, 자세라던가 그런건 조금 연습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지금 목소리도 정말로 좋지만, 지금 그대로 무대에 오르고 노래를 부르게 되면, 어쩌면 노래를 부르다가 목이 상할수도 있을 것 같거든. 그러니까 그쪽 부분을 중점으로 해서 연습을 하면서 고쳐나가면 좋을 것 같아. 사실 그 이외에도 조금 고치면 좋을 부분이 있어보이지만, 그래도 넌 전문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이는 아니니까 거기까진 필요없을거야."
거기까지 말한 후에, 나는 진지한 눈빛을 풀고서 생긋 웃어보였다. 그리고 아까전과는 다르게 자상한 목소리로, 말을 다시 이어나갔다.
"기술적인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역시 네가 최고야. 들으면서 느꼈어. 아아. 역시 네가 아니면 나와 듀엣을 할 이는 없겠구나 하고 말이야. 네 노래를 듣는것만으로도 이렇게나 마음이 따뜻해지고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걸. 응. 유주아. 난 역시 네가 아니면 안돼. 진짜로 무대 오르자. 우리. 정말로 멋진 모습 보여주자. 너의 마음, 정말로 와닿아서 다시 한번 반할 것 같아. 무대 위에 올라가서, 나에겐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여자친구가 있다고, 듀엣곡으로서 확실하게 보여줘야겠어. 후훗. 그리고...."
이어 나는 살며시 고개를 돌려서, 민주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주아와 처음 만난게 5살때야. 올해로 13년째야. 13년째. 13년이나 단짝으로서 지낸 소꿉친구가 연인으로 발전했는데 우리 정도면 꽤 잘 자제하는 편 아니야? 솔직히 닭살은 아니지. 우리 정도면 꽤 절도를 지켜서 사귀고 있는거야. 안 그래? 주아야? 음. 민주에게 이렇게 소리 들은 이상, 정말로 제대로 염장 부려볼까? 우리. 진짜 잉꼬 부부라고 소리 들을 정도로 말이야. 하핫."
살짝 주아에게 동의를 구하면서 마지막엔 장난스럽게 웃음소리를 내서 웃어보였다. 이어 천천히 돌아갈 채비를 하면서, 크게 기지개를 키면서 말을 했다.
"본격적인 연습은 내일부터 하는걸로 하고, 오늘은 이 정도로 할까? 첫날부터 너무 무리하게 할 건 없으니까. 아직 시간도 많고.. 주아의 노래 상태도 점검할 수 있었고, 민주에게는 우리 둘의 모습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고.. 한게 많은 것 같은데?"
//배, 백허그라니! 이건 생각도 못한 공격이로군요! 주아주는 혹시 저에 대한 뒷조사라도 한건가요? 제가 백허그에 약한건 어떻게..!(동공지진) 이건 반칙이잖아요! 밀당질 하려고 했는데 못하겠잖아요! 하,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수는...!(백허그 풀기 시도)
그리고 역시 얼굴 안 가리는게 좋아요. 애초에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는거에요.. ㅎㅎㅎ 제 윙크가 그렇게 파괴적인가요? 의외로 주아주의 머릿속의 저는 엄청나게 멋진 이로서 미화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이런....
음.. 그리고 어디까지 알고 있냐고 해도..저도 고3 생활 해봤으니까요. 제때도 그랬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비슷하지 않을까 해서 말해본거에요. 고3 2학기 정말 바쁘거든요. 그리고 정말로 정신없이 지나가죠. 이게 정말 순식간에 훅훅 지나가서.. 시간이 무슨 마지막에 가속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전. 주아주도 그럴진 모르겠지만요. 하루하루는 늦게 갈지 몰라도 정신차려보면 훅훅 가 있을거에요. 이건 정말이에요.
그럼 그거와는 별개로..(뒤로 돌기(와락(토닥토닥) 오늘도 이렇게 충전해주도록 할게요. 매일매일 충전하는 사이. 정말로 좋은 사이 아닌가요? 그리고 주아주의 사탕 제가 놓칠리가 없잖아요? 딸기우유맛 사탕. 맛있게 드세요. 정말로 소중하게 애정을 가득 담은 사탕이니까요! 저는 먹어본적 없지만요.
....아. 그리고 그거와는 별개로 오늘이 저와 주아주가 만난지 딱 100일 되는 날이랍니다. 뭔가 시간이 확 지나간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솔직히 말하자면, 주아주와 옆동네에서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이 분은 과연 얼마나 나와 가게 될까...라고 생각한게 불과 며칠전 같은데 어느새 100일이라니.. 음..뭔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지만 너무 길어지면 안되니까.. 깔끔하게 말할게요.
100일간 저와 있어주셔서 고마워요. 그리고..100일간, 건우를 애정해주는거 정말로 고마워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렇게 가봐요. 언젠가 주아주가 자유로워지는 그 날까지, 저는 주아주를 위해서 여기에 있을테니까요. 아...이러면 자유로워지면 사라질것 같은 느낌이네요. 그 이후로도 저는 여기에 있을거에요.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가 끝나는 그 날까지요.
서로를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재미만을 생각하며 상황극을 즐기는 이도 있지만, 주아주는 언제나 둘의 즐거움을 생각해주셨죠. 그 예쁜 마음에 언제나 감사하고 있어요. 아..이런다고 고마워요 세면 안되는거에요. 알았죠? (윙크) -
551 주아주 (34369E+54) 2016. 9. 3. 오후 1:17:42앗, 백허그에 약하시군요! 뒷조사라...후후, 비밀입니다~ 이렇게 또 하나를 알아가면서, 건우주의 밀당질을 막아야겠군요. 그만 포기하시라구요, 순순히 놔주진 않을테니까요! (찰싹 달라붙기) (더 꽈악 백허그)
그리고 얼굴은...부, 부끄러운 거 아니예요! 그냥, 그냥 윙크 자체가 익숙하지 않을 뿐! 단지 그 뿐이라구요. 파괴적인지는...노코멘트예요. 그리고 미화하면 안되나요? 그치만 어쩔수 없다구요, 그거. 왠지 모르게 건우주께도 제가 귀여운 사람으로 미화된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저도 똑같은 느낌을 드리고있을 뿐이라구요? ㅎㅎㅎ
그리고 훅훅 지나간다라. 맞는 얘기예요. 하루하루는 늦는데 전체적으로 보면은 빨라서... 모르겠네요. 그냥 조금, 멍할 뿐이예요. 네.
그보다 충전을 받았으면 역시나 저도 역충전! (꼬옥) (토닥토닥) 저도 정말 좋은 사이라고 생각해요, 매일매일 충전해주는 사이란 거. 이제 매일매일은 불가능해지겠지만요... 그래도 건우주의 딸기우유맛 사탕은 정말 맛있게 잘먹을게요! 먹어본 적 없으신가요? 으음, 이게 무슨 맛이냐면...건우주의 소중한 애정의 맛이랍니다! ㅎㅎㅎㅎ 정말로 달콤해요, 실제 맛도.
그리고...오늘이 100일이던가요? 우와, 저도 믿기지 않아요! 정말로 시간이 확 지나갔네요. 건우주의 초기 생각도 완벽하게 바꿔버리면서요. 이런저런 이야기라. 저도 나누고 싶지만 역시 안되겠죠...? 대신 저도 깔끔하게 얘기해야겠네요. 저도 100일동안 저와 함께 있어주셔서, 주아를 귀여워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네, 언젠가 다가올 그 자유의 날까지, 엔딩의 날까지, 꼭 여기에 있어주세요. 저는 반드시 돌아올테니까요, 건우주께서 기다리고 계신 이 곳으로. 그리고 건우주와 멋지게 건우와 주아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으니까요.
예쁜 마음이라...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하지만 그 예쁜 마음은 건우주도 마찬가지라구요? 언제나 배려해주셔서, 같이 즐겁게 돌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주셔서 늘 고마워요. 고마워요를 세는건...이제는 거의 포기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그리고 그 윙크말이죠, 함부로 날리시는 게 아니라구요! 이, 이제는 익숙해졌으니까요! 네!
그리고...답레는 죄송하지만 다음주에 드릴게요. ㅠㅠ 100일이라는 건우주의 말씀을 보고 잠깐이라도 레스 남기고 싶었거든요. -
552 건우주 (07365E+59) 2016. 9. 3. 오후 1:41:36그리고 전 이렇게 또 봐버린 모양입니다. 답레는 늦어도 괜찮답니다. 오히려 지금 무리하게 쓰면 화냈을지도 몰라요. 시험이 코 앞인데 답레를 우선시하는건 어불성설이니까요. 무엇보다도 다음주까진 접속이 안된거라고 했고, 더 나아가서 점점 더 못하게 될거라고 했으니까요. 그 부분은 저도 괜찮다고 한만큼 너무 신경쓰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100일. 정말로 신기하다면 신기한 수치죠. 제 초기 생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거의 저는 잊어주시죠! 사실 3개월 정도 하면 끝날거라고 본 건 어쩔수 없었다구요! 보통은 금방금방 사라지니까요! 3개월도 어찌보면 정말로 길게 잡은거였다구요! 물론 이제는 100일이 되었지만요.
그리고 몇번이나 말했지만 저는 여기에 있을거에요. 풋풋한 둘의 이야기는 주아주와 함께 끝을 맺기로 했으니까요. 절대로 파트너를 먼저 버린다거나 하진 않아요. 네. 절대로. 그것만큼은 주아주도 이젠 잘 알거라고 생각해요. 여행을 떠난다고 말하면서 자리를 비워도 전 언제나 여기로 다시 돌아왔고, 주아주 역시 자리를 비운다고 하면서도 여기로 다시 돌아왔으니까요.
그리고 백허그.. 찰싹 달라붙으면서 더 꽈악이라니요! 저를 붙잡아도 아무것도 안 나온다구요?! 어쩌다가 이렇게 붙잡혀버린거죠! 전?! 그리고 미화 부분은 뭐 서로 미화해도 상관없겠죠! 그런데 사실 전 그냥 받는 느낌 그대로를 생각하는거라서.. 어쩌면 제가 더 연상이니까 귀엽게 보이는걸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렴 어떤가요. 서로가 서로를 멋지고 귀엽게 본다면 그걸로 좋은거 아니겠어요? 멍한 느낌.. 무슨 느낌인지 잘 알것 같아요. 저도 고3때 느낀거니까요. 하지만 그럴때 축 쳐져버리면 정말로 힘들어지죠. 지금의 힘든 하루하루, 그것은 반드시 이후에 정말로 달콤하게 돌아올거에요. 그건 제가 보장할게요. 정말로요. 저 역시도 체험한 일이니까요.
오늘 하루도 힘내요. 100일의 긴 시간.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 너무나도 재밌고 즐거웟어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로요. ....아..이러면 뭔가 떠나는것 같은 느낌이로군요! 그러니까 한마디 덧붙여서 앞으로도, 즐겁게 즐겨봐요! 이것저것 여러 상황 돌려보면서 달달하게 즐겨보자고요.
공부 힘내시고... 다시 한번 화이팅이에요! You can do it!! -
553 건우주 (78242E+52) 2016. 9. 5. 오전 12:23:31너무 아래로 내려가있는만큼 살며시 갱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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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 건우주 (58551E+61) 2016. 9. 7. 오전 12:35:08음. 건우주 갱신할게요. 이번엔 주아주에게 엄청난 소식을 알려주기 위해서 이렇게 갱신을 했어요. 우연히 옆동네의 스레들이 전부 부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네. 정말로 스레들이 복구가 되었더라고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저와 주아주가 돌렸던 옛 기록들도 전부 복구가 되었답니다. 뭐랄까. 기분이 좋다고 해야할지, 멍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일단 이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아마 지금쯤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겠죠? 보진 못하겠지만 내일도 수고하세요! 건우주는 여기서 응원합니다! -
555 주아, 민주 - 건우 (70102E+45) 2016. 9. 8. 오후 4:17:38민주의 말에 자신없어하는 모습을 보이자 건우는 자신에게로 다가와서는 잠시만 일어나보라고 얘기한다. 그 말에 의아해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서자 건우는 곧바로 자신을 품속에 와락 안는다.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깜짝 놀란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민주도 마찬가지인듯 했지만, 건우는 그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자신의 등을 토닥여준다. 그리고 이어 들려오는 건우의 말. 그 말을 전부 들으며, 자신감을 키워주려는 그의 마음을 느끼며, 건우의 품 속으로 더 파고들어서는 얼굴을 묻어버린다.
그리고는 확실히 아까보다는 편안해진 목소리로 열심히 하겠다고 그의 말에 대답한다. 그래, 할게. 건우야. 나, 한번 열심히 최선을 다해볼게. 그래서 너와 함께 정말 멋진 무대를 만들어보이고 싶어. 그 누구보다도 잘 어울릴, 너와 나의 목소리로 말야.
이내 건우가 자신을 품 속에서 놓아주고는 가볍게 노래 한 곡 불러보는 건 어떻겠냐고 묻자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까 건우에게서 정말 멋진 노래를 받았으니, 이제는 자신이 들려줄 차례였다. 그 노래에 대한, 자신의 답가를.
노래를 부르기 전, 잠시 흠흠, 하고 목을 풀자 건우는 그 모습까지도 빤히 바라본다. 그 시선이 뭔가 조금 민망한 것도 같았으나, 일단 지금은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하고서는 천천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자신이 선택한 노래는 당연하게도, 저번에 건우에게 불러줬던 바로 그 노래. 건우가 자신에게 불러준 노래에 대한 답가로는 역시 이 노래밖에 없었다. 자신이 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건우는 예상했다는 듯 살짝 웃었고, 그 모습에 자신도 작게 미소지으며 노래를 이어나간다.
노래방 반주도 없이 온전히 자신의 목소리로만 부르는 노래. 그 때문인지 그 때와는 또다른 느낌의 노래를 천천히 불러나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와 비교해서도 변함없이 전하고 싶은 것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바로, 좋아한다는 마음.
다른 사람들이 말하기에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사그라질지도 모르는 마음일 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마음은 언제나 한결같이 변함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욱더 커져가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까지도 들었다.
그런 자신의 마음이 건우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노래를 부르자 어느새 노래는 마지막 부분에 다다랐고, 부드럽게 마무리를 짓는다.
그러나 막상 노래를 다 부르자 몰려오는 부끄러움에,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거린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민주는 미소를 지으며 노래에서 아주 꿀이 떨어진다며 자신들이 이 정도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서로에게 불러주는 노래란걸 몰랐을 것 같냐면서 닭살 돋는다는 듯이 손으로 팔을 비빈다. 이어서 들리는 노래부르는 잉꼬 부부라는 민주의 말에, 역시 민주는 눈치 빠르니까 전부 알고있었구나, 싶어 부끄럽다는 듯 헤헤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건우에게로 고개를 돌려서 어땠냐고 눈빛으로 물어본다.
그러자 건우는 진지한 눈빛을 보이면서 발성법과 자세같은건 조금 연습해야할 것 같다며, 지금 목소리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면 목이 상할 수도 있으니 그 쪽 부분을 중점으로 연습해서 고쳐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진지한 목소리로 자신의 노래에 대한 평을 말한다.
그런 그의 말을 간간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마찬가지로 진지한 태도로 경청한다. 확실히, 건우는 적어도 노래 부분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전문가였다. 그 잠깐 동안의 노래로 이만큼이나 분석해내다니. 새삼 그런 진지하게 완벽함을 추구하는 건우의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든든하다고 생각할 무렵, 건우는 진지한 눈빛을 풀더니 생긋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아까와는 다르게 자상한 목소리로, 기술적인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겠다며, 역시 자신이 최고라고 얘기한다. 진짜로 무대에 올라서 정말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자고, 무대 위에 올라가서 저에겐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여자친구가 있다고, 듀엣곡으로서 확실하게 보여줘야겠다고 말하며 가볍게 웃는 건우에게 자신도 환하게 웃어 답한다.
"응응!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네가 말해준 조언, 꼭 참고해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할게. 그리고 나도 역시 보여줘야겠어. 나에겐 이렇게 멋지고 빛나는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야. 그 누구보다도 멋진 듀엣곡으로써, 확실히 자랑해야겠어!"
그리고는 건우가 고개를 돌려 민주에게 장난스럽게 웃으며, 자신들이 처음 만난 것은 5살 때이고 올해로 13년째라며, 자신들 정도면 꽤 잘 자제하는 편 아니냐고 말하는 것을 바라본다. 솔직히 닭살은 아니라면서 자신들 정도면 꽤 절도를 지켜서 사귀고 있는거라고 대답하던 건우는 자신에게 동의를 구하듯 물어봤고, 민주에게 이렇게 소리 들은 이상, 정말로 제대로 염장 부려볼까? 하며 장난스럽게 웃음소리를 낸다.
그 장난기 가득한 말에, 자신도 키득키득 웃으며 장난기 가득하게 대답한다.
"맞아~ 우리 정도면 꽤 절도를 지켜서 사귀고 있는 편이지. 확실히 우리는 5살 때부터도 엄청 친했으니까 말야. 건우, 네 말대로 민주 앞에서 한번 제대로 염장 부려볼까? 부끄러움은 무릅쓰고 말야."
"어머, 니들이 절도를 지키고 있다고?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한번 물어볼까? 니들한테서 풍기는 범접할 수 없는 이 분홍빛 안개와 서로를 보는 눈빛에서 떨어지는 꿀들이 안 보이냐고 말야. 내가 장담하건대, 백이면 백, 보인다고 대답할걸? 게다가 염장이라니.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 ...이 심보지?"
자신들의 대화를 조금 떨떠름한 표정으로 듣고있던 민주는 절도를 지키고 있다는 말을 못 믿겠다는 듯이 대꾸하며, 마지막 말에서는 마치 그 말을 들었던 악당이라도 된 것 마냥 묘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민주는 이거이거, 나도 얼른 남친을 사귀어야 할지도 모르겠네, 하고 말을 덧붙이고는 다시금 평소처럼 여유롭게 웃어보이며, 돌아갈 채비로 크게 기지개를 켜는 건우를 바라본다. 자신도 그런 민주의 말에 아하하, 가볍게 웃으면서 똑같이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는 이어서 본격적인 연습은 내일부터 하자며, 오늘은 자신의 노래 상태도 점검할 수 있었고, 민주에게는 자신들의 모습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고, 한 게 많은 것 같다고 얘기한다. 그런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함을 표현한다.
"맞아, 정말 한 게 많은 것 같아. 나도 내 노래에서 부족한 부분이 뭔지 알았고 말야. 내일부터는 제대로 연습에 들어가야지."
"그 많은 한 것들 중, 어째 나는 기억나는 거라곤 니들의 염장밖에 없지만? 후훗, 반장에게 일러바쳐야겠네~ 연습 60%, 염장 40%로 연습했다고 말야."
"그, 그건 아닌..."
"아니긴 뭐가 아냐? 그 일련의 행동들이 어찌나 능숙한지, 진짜로 솔로 서러워죽을 뻔했다고도 덧붙여야지."
민주도 똑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갈 채비를 하면서 건우의 말에 장난스레 대꾸한다. 물론 농담일테지만... 왠지 모르게 진담도 섞여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약간 멋쩍게 웃어버린다. 이거...전교에 다 퍼진다거나 그런건 아니겠지? 한 번 소문이라는 것이 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는 한데. ...에이, 설마~
/ 오랜만이예요, 건우주! 주아주가 시험 끝나고 돌아왔답니다. 윽... 그 때 안 쓰길 다행이었네요. 건우주 화내시면 무서울 것 같단 말이예요... 화 안 내시게 조심조심 해야겠네요. 그러고보니 어느새 100일도 훌쩍 지났네요? 후훗, 알았어요. 과거의 건우주는 잊을게요! 확실히 어찌보면 3개월도 길게 잡은 게 맞으니까요.
그리고 건우주께서 먼저 저를 버린다고는, 이 곳을 떠난다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아요. 네. 건우주께서 말씀하셨듯이, 언제나 서로 돌아왔고 저는 건우주를 믿고있으니까요. 그리고 저 역시도 마찬가지예요. 절대로 건우주를 버리고 떠나지 않을거니까요. 그 증거로, 지금도 제대로 돌아왔잖아요? 안 그래요? ㅎㅎㅎㅎ
그리고 백허그는, 건우주를 붙잡으면 사탕이 나온다구요? 그리고 건우주의 귀여운 반응도 나온다구요? ㅎㅎㅎ 으음...하지만 건우주께서는 붙잡혀있는 거 별로이신 거 같으니까, 놓아드릴게요. (백허그 풀기) 그리고 받는 느낌 그대로라니...연상이셔서 귀엽게 보이는 게 맞아요! 저는 귀여운 사람이 아니니까요! 귀여움 담당은 건우주이시니까요! 네!
그리고 건우주 말씀을 보고 옆동네에 갔다와봤는데...뭐죠, 이거?! 어떻게 된거죠?!;; 전부 돌아왔어요! 뭔가 놀라운데 안 믿기네요... 그나저나 다시 한번 훑어봤는데, 저, 처음에 건우주께 확실히 엄청 딱딱했네요. ㅋㅋㅋㅋ 도대체 왜 그런거야! 좀 더 살갑게 굴지 그랬어!! ㅠㅠㅠ
아, 그리고 말이예요. 이렇게 기다려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계속 응원해주셔서 고마워요. 진짜 언제나 너무 감사해서...어쩌다 이런 분을 만난거지, 싶기도 하고... 비록 100일은 예전에 지났지만, 그래도 저도 다시 한 번 말씀드릴게요. 지금까지 정말 즐거웠고, 앞으로도 정말 잘 부탁드릴게요, 건우주! 여러 상황 다 돌려보면서 같이 재밌게 즐겨봐요! (방긋) -
556 건우 - 주아, 민주 (84322E+50) 2016. 9. 8. 오후 7:06:32어릴때라서 잘 기억은 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게 맞다면 내가 주아와 처음 만난건 5살 유치원때였다. 아마, 그때 같은 옆자리에 배정을 받았고 인사를 하게 되고 알게 된 사이로 기억한다. 뭔가 낯간지럽고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나눈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당연했다. 13년 전의 어린 시절을 일일히 다 기억할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정말로 자연스럽게 내 옆에는 주아가 있게 되었고, 주아의 옆에는 내가 있게 되었다. 둘이서 같이 노는게 당연하다는 듯이, 마치 N극과 S극이 서로를 끌어당기듯이 나와 주아는 정말 자연스럽게 붙어있었고, 집도 근처였던지라 정말로 자주 놀게 되었다. 그리고, 서로의 거리는 서로가 한 걸음씩 더 나아감으로서 더욱 더 가까운 연인사이로 바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민주는 닭살이라는 듯이 말을 하지만, 그래도 나와 주아 정도면 꽤나 절제하면서 사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붙어다녀서 한 셋트로 취급되거나, 방금 민주가 말한것처럼, 혹은 반 아이들이 그런것처럼 부부처럼 취급받는건 맞긴 하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는 애정행각을 한 적은 없다. 응. 아마 없을 것이다. 물론 다른 이들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난 없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주아는 눈에 띄는 애정행각 부끄러워하는걸. 나도, 그런건 단 둘이서만 있을때 하고 싶으니까. 물론 지금처럼 살짝 표현하는 것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게 크게 눈에 띄진 않잖아?
아닌가? 사실 눈에 엄청 띄는데 내가 중증급으로 주아에게 빠져있는걸까? 그런 생각등을 하면서 난 민주에게 장난스럽게 우리는 절제를 제법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아도 키득키득 웃으면서 내 말에 동의를 해줬다. 하지만 민주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듯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우리의 말을 듣더니 이어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는 식으로 반격을 가해왔다. 마지막에 인터넷에서 그 유명한 대사까지 쓰는것을 보면 아무래도 진심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에 가볍게 웃으면서 두 어깨를 으쓱이고서 난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정말로 해볼까?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 그거. 딱 포지션도 맞지 않아? 아. 주어는 말 안했어. 그래도 정말로 우리 정도면 꽤 자제하는 편 아냐? 분홍색 안개와 꿀은... 음. 사귀는 이에게선 다 보이는거잖아. 안 그래?"
장난임을 쉽게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웃으면서도 그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듯이 답을 하고서 나는 크게 기지개를 켠 후에 본격적인 연습은 내일부터 하자고 말을 하고서 돌아갈 채비를 하며 본격적인 연습은 내일부터 하고 오늘은 돌아가자고 제안을 했다.
그러자 주아는 가볍게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시했다. 하지만 민주는 그 와중에도 우릴 놀리고 싶은지, 염장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반장에게 다 일러바치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해보였고 주아는 그것에 살짝 당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 목소리는 분명히 장난스런 대꾸였지만, 어쩌면 정말로 반장에게 일러바쳐서, 반장에게서 핸드폰으로 연습 똑바로 안하냐는 불평 전화가 오는건 아닐까란 불안감도 들었다. 물론 온다고 해도 상관은 없었다. 어찌되었건 결과물만 멋지게 만들어내면 되는거잖아. 안 그래? 무엇보다 나는 절대로 대충 할 생각이 없는걸.
멋쩍게 웃어버리는 주아의 등을 가볍게 토닥여주고서는 걱정하지 말라는듯이 오른쪽 눈으로 윙크를 날리고서 난 여유롭게 민주의 말에 반격을 했다.
"듀엣에게서 가장 중요한 건 서로의 호흡이란거 알아? 멋진 호흡을 만들기 위해서 이런것도 필요한거야. 즉, 이것도 따지고 보면 다 연습의 일종이라는 말씀.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아야 목소리가 잘 섞어들어갈 수 있고 호흡도 잘 맞을테니까. 그리고 음. 역시 커플은 좋은거라고 생각해. 정말로 행복하거든.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 뭐하면 뮤지니어스의 멤버 중 하나 소개시켜줄까? 정말로? 지금 전화 걸면 바로 연락도 되는데. 후훗."
장난스럽게 대꾸를 하면서 나는 처음에 들어왔을때처럼 주아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언제 잡아도 부드럽고 따뜻한 손. 아마도 이 손은 평생 잡아도 질리는 일은 없겠지. 응. 절대로 없을 것이다. 이 온기만큼 따뜻한 온기는 느껴본적이 없거든.
그런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되면서 천천히 음악실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살짝 고개를 돌린 후에 주아를 내려다보면서 부드러운 눈웃음을 주었다.
"내일부터 진짜로 잘 부탁해. 연습은 힘들지 몰라도, 그 결과는 정말로 달콤할테니까. 그건 내가 보장할게. 축제때도 정말로 즐겁게 즐기자. 우리."
//깔끔하게 이걸로 막레를 해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네. 그리고 시험 끝난거 축하드려요! 물론, 아직까지 전부 다 끝나려면 멀긴 했지만... 그래도 일단 한 단계는 넘어간거니까요. 2학기 기말고사 부분도 아마 압박이 클수도 있는데 2학기 기말고사는 제가 기억하는 바, 사실상 내신에는 거의 반영이 안 될거에요. 물론 학교마다 다르긴 한데. 그러니까 너무 부담가지실 필요는 없을거에요. 그래도 너무 안하면 안되니까 방심하진 마시고요.
음. 그리고 화 안 낼테니까 무서워하지 마요. 화내도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니라구요. 사실 화를 낸적은 여러번 있긴 하죠. 학교 후배라던가.. 그런데 화 내고서도 아. 얘들 상처안 받았을까 하고 조마조마하는게 바로 저랍니다. 음. 은근히 마음이 약해요. (시선회피)
그리고 옆동네건은 정말로 충격이었어요. 소식듣고 가봤는데 정말로 다 복구되어 있어서 얼마나 멍했는지 몰라요. 하지만 저기가 복구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시 저곳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겠죠. 역시. 솔직히 복구된것도 무슨 속셈인지 알 수가 없어서 말이에요. 저기로 다시 갔다가, 또 다 삭제되어버리면 그땐 정말 이도저도 아니고... 옆동네 부분은 이젠 신뢰가 생기지가 않네요.(절레절레)
그리고 그렇게 따지자면 저도 어쩌다가 주아주 같은 분을 만난거지 싶은걸요. 사실 상황극 돌리면서도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자기 편하게만, 자기 재밌게만 돌리는 이들도 많이 봤거든요. 그런걸 보면서 짜증이 나는 시기도 엄청나게 많았었는데, 주아주는 확실하게 저를 배려해주는걸요. 그런 천사분은 보기 힘들다구요. 고로 날개는 어디다 숨기셨나요? 천사님?
아무튼, 정말로 시험 치신다고 수고 많으셨어요! 아직 쉬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언젠가 쉴 수 있는 그 날까지 오늘도 화이팅이에요! -
557 주아주 (76273E+41) 2016. 9. 8. 오후 10:24:37네, 그럼 이번 상황은 여기에서 마무리! 수고 많으셨어요, 건우주! 그리고 시험...어차피 내신에는 1학기 성적만 반영되는 곳도 많으니까요. 으음...방심, 하고싶지만 역시 안되겠죠. 네... ㅠㅠ 뭔가 학교 선배에게서 조언 듣는 느낌이네요. 아마 그만큼 건우주 말씀이 든든하다는 거겠죠? ㅎㅎㅎ
건우주, 화내시면 무서운 사람이실 것 같은데... 아, 그래도 뭔가 화내고서도 상대방이 상처받진 않았을까, 하실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정확히 맞췄네요? 신기해라! 그리고 마음이 약하면 뭐 어떤가요? 그건 그만큼 상대방을 생각해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라구요. 그러니까 시선회피하지 마시고 당당해지셔도 된다구요? ㅎㅎㅎㅎ
그리고 옆동네... 네, 저도 같은 생각이예요. 뭔가 신뢰도도 떨어졌고, 실망도 했고, 충격도 받았어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확실히 이제는 돌아갈 필요가 없을 터이기도 하고...
그, 그나저나 천사님이라니요...! 날개라니! (당황) 주아에게도 그러시더니 이제는 저한테도인가요?! 진짜 계속 그렇게 익숙치 않은 말씀만 골라하실거예요? 매번 생전 처음 듣는 소리들 뿐이니... 오히려 저보다는 건우주께서 천사님이시라구요! 제 날개는...퇴화했답니다, 네. 그럼 대답했으니 저도 역질문이예요? 천사님, 날개는 어디다 숨기셨나요? ㅎㅎㅎㅎ
그리고...오늘은 그다지 화이팅 못했답니다. 음...그래도 오, 오늘만큼은 조금은 놀아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
558 건우주 (84322E+50) 2016. 9. 8. 오후 10:47:23>>557 주아주도 수고 많으셨어요. 바쁜 나날에도 이렇게 돌리신다고 말이에요. 아. 그리고 학교 선배인가요? ㅎㅎㅎㅎ 하기사 이미 고3을 체험해본 이로서는 선배가 맞긴 하네요. 물론 제때와 지금은 시스템이 많이 다르겠지만요. 1년에 한번씩 바뀌고 있으니까요.
음. 그리고 맞춰버리신건가요? 이런. 주아주. 예측 실력이 많이 늘었잖아요! 전에는 저에게 엄청나게 예측 많이 한다고 탐정이라고 말해놓고선! 주아주도 예측 잘하시잖아요! 에잇! 탐정이시죠?! 주아주! 제가 백허그 약한것도 알아채고 말이에요!
그리고 옆동네건은 굳이 신경쓰지 말도록 해요. 주아주도 저도 여기에 계속 있겠다고 한다면 저쪽은 어떻게 되던지 신경 안써도 될테니까요. 그래도 이제와서 다 복구하는건 무슨 심보인가 싶네요. 이제와서 유저들을 다시 끌어들이려고 저러는걸까요? 헛수고일텐데 말이죠.
아. 그리고 처음 듣나요? 많이 들어봤을것 같은 느낌인걸요? 하지만 저는 천사가 아닌걸요? 전 처음부터 날개가 달리지 않았답니다. 후후후. 주아주는 퇴화했지만 일단 날개가 있었다고 하니까 천사가 맞는거죠? 그렇죠? 그렇죠? 아. 사실 이 부분은 왕자님 쪽으로 반격을 하는게 아닌가 생각했었지만요. ㅎㅎㅎㅎ
음. 화이팅을 하지 못했다라.. 그렇다면 가볍게 안아주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꼬옥(토닥토닥) 놀고 싶다면 놀아도 상관은 없지만요. 그래도 너무 무리는 안 좋아요...
아...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렇게 동접 상태로 잡담 나누는거 되게 오랜만인것 같네요. 뭔가 신선한 기분인걸요? 그리고 다시 한번 인사해서.. 어서와요. 주아주. :) -
559 주아주 (39853E+46) 2016. 9. 8. 오후 11:15:17후훗, 확실히 선배가 맞긴 하시잖아요? 물론 교육 정책이 시도때도 없이 훅훅 바뀌는지라 그 점은 확실히 다르겠지만요... 솔직히 정신없고 뭔가 실험용 동물이 된 것 같은 기분이긴 해요. ㅠㅠㅠ
으음, 탐정이라. 제 이름은 주아주! 탐정이죠! ...하면 되는건가요? ㅋㅋㅋ 하지만 전 탐정은 아니라구요? 그저 건우주에 대해서 많이 알게되니 자연스레 예측이 되는 것 뿐인걸요? 그렇게 따지면 건우주께서도 제 행동 많이 맞춰버리시잖아요! 막막 제가 어디서 약한지도 다 아시고!
옆동네는...네, 더이상은 신경쓰지 말아요. 저는 그냥 건우주를 처음 만나게 해 준 소중한 곳, 정도로만 기억할 생각이예요.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지만요.
그리고 처음 듣는다구요! 많이 들을리가 없잖아요, 그런 말?! 오히려 건우주께서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막막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해야하나... 그, 그, 그리고 그렇게 물고늘어지실 줄이야...! 아, 생각 못했네요, 그 부분은?! 꺅!! 제가 왜 퇴화했다고 얘기한거죠?!;;; 그치만 천사는 아니라구요?! 그리고 왕자님...으로 반격할까 고민하긴 했답니다. 음, 그럼 건우주의 예상을 저버리지 않고, 저의 왕자님이 되어주실래요, 건우주? (박력)
한동안 안아주시지 않겠다던 건우주는 어디 가셨을까요~ ㅎㅎㅎ (꼬옥) 그래도 역시, 포옹은 좋아해요. 그리고 당연히 무리하진 않을거예요. 며칠 동안 공부만 했더니 그냥, 그냥, 오늘만 조금 놀고싶을 뿐이예요. 네.
확실히 동접 잡담은 매우 오랜만이죠? 그럼 저도 신선한 기분으로 다시 한번, 다녀왔어요, 건우주! :D -
560 건우주 (84322E+50) 2016. 9. 8. 오후 11:28:37앗. 정말로 왕자님으로 반격을 하는건가요? 거기다가 박력있게 왕자님이 되어달라니요. 하지만 왕자님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백마가 필요하고, 칼이 필요하고, 멋진 외모가 필요하고, 공주님도 필요하다는건 아시죠? 일단 백마는 제주도로 가면 있을듯 하고 칼은, 음. 대형마트 가면 장난감 칼 하나 있을테니 그거 구입하고, 멋진 외모는.. 제 힘으로는 어떻게 하기가 힘드니까 패스하고 그럼 남은건 공주님 뿐이로군요. (턱에 손을 척) 그럼 주아주가 저의 공주님이 되어주겠어요? 그럼 왕자님 되는거 맞겠죠? (생긋)
그 안아주지 않겠다고 말한 모드를 풀어버린게 주아주 아닌가요? 백허그는 위험해요. 당하면 진짜로 온 몸이 움찔한다구요. 이렇게 제 약점이 공개되버리다니.. 곤란하다구요. 네. 엄청 곤란해요.(절레절레)
뭐, 가끔 머리를 푹 쉬게하는것도 좋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공부하라고 안 하고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거잖아요? 이래보여도 냉정할땐 상당히 냉정하답니다. 저. 물론 믿거나 말거나지만요.
음. 그럼 조금만 상황을 돌리는게 좋을까요?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서 말이죠. 혹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것도 괜찮을테고요. 쌓인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면 잡담을 하면서 푸는것도 재밌으니까요. 혹은 썰을 풀어보는것도 좋고...
일단은 상황을 돌리는 건 별개로 치더라도 살짝 다음 상황은 이야기해볼까요? 제가 생각해본건 2개에요. 음. 끝나가는 여름방학 가운데, 사파리가 있는 동물원으로 데이트를 가는걸 생각해봤고, 또 하나는 전에 주아주와 한번 얘기하면서 정말로 헤어질 정도로 큰 위기의 밑밥 상황이 될.. 그러니까, 주아가 또 헬프로 건우가 뮤지니어스의 무대에 올라가게 되어서 그걸 보러 갔고 무대가 끝난 후에 건우를 만나러 오는데, 중학교때부터 여자팬이었던 애가 건우에게 친근하게 굴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는 장면이라던가..? 그런걸 생각해봤답니다.
혹은 주아주가 하고 싶은 상황이 있을까요? -
561 주아주 (70102E+45) 2016. 9. 8. 오후 11:52:24네, 당연히 왕자님으로 반격이죠! 건우주의 예상을 저버릴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저는 박력 넘치는 여자니까요! 네! 백마랑 칼은 해결되었고, 멋진 외모는 이미 충분히 멋지셔서 괜찮다구요, 건우주께서는? ㅎㅎㅎㅎ 중요한건 자신감이예요, 자신감! 그리고 공주님... 우와, 아기 때 이후로 졸업했던 그 호칭이네요! 으음...어쩔까요~ 저 그렇게 쉬운 사람 아닌데~ ㅋㅋㅋ 그래도 건우주께서 그렇게 멋진 왕자님처럼 말씀하시니까, 대답은 이미 정해져있는거겠죠? 네, 건우주만의 공주님이 되어드릴게요! 그러니까 건우주께서도 왕자님이신거예요! (방긋)
그리고 백허그... 솔직히 그 모드를 풀어버릴 생각이었다기 보다는 그저 돌진이었을 뿐이라구요? 그래도 이렇게 만천하에 공개된 건우주의 약점, 놓칠수는 없지요! 곤란하시다고 하셔도 가~끔씩 실행할테니, 각오하세요! (박력)
어쩐지 "고3이 놀고싶다고 하면 어떡해요. ㅎㅎㅎ" 라고 하지 않으셔서 조금 놀랐답니다. 그런 말씀을 예상했는데 말이죠. 냉정하다라...적어도 저한테 있어서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걸요? ㅎㅎㅎ
개인적으로는 돌리는 건 조금 힘들 것 같고 이런저런 이야기나 썰을 풀고싶답니다. 으음, 동물원 데이트도 좋고 위기의 밑밥 상황도 좋은데... 아아, 결정 장애! 고통스럽네요! 두 개 다 하고싶어서... 저는 건우주께서 정해주셨으면 좋겠어요. ㅠㅠㅠ 제가 생각해본 상황은 다음 번에 말씀드릴게요. 지금은 조금 시기 적절하지 못한것 같아서 말이예요. ㅎㅎㅎㅎ -
562 건우주 (15939E+59) 2016. 9. 9. 오전 12:08:53아무리 저라도 시험이 막 끝난 사람에게 '고3이 놀고 싶다고 하면 어떡해요 ㅎㅎㅎ' 라고 할 수는 없는거니까요. 저도 고3 생활 해봤고 시험 끝난 날만큼은 쉬고 싶다고 느꼈으니까요. 어차피 정말로 냉정하게 말하자면 지금부터는 정말 죽어라 공부를 하는 시기가 아니라, 요점정리 및 자신이 약한 부분을 파악하고 그 쪽 부분으로 보충을 하는 시기이기도 하니까요. 사실 이건 팁인데 수능 1주일 전은 정말로 밤새 죽어라 공부할 필요가 없답니다. 그때부터는 그냥 어느정도 머리를 식히면서 마지막 정리하는 부분으로 몇시간 정도 공부해도 충분해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그때부터는 컨디션 조절기간이라서, 공부보다는 잠을 푹 자고 체력을 회복하는게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백허그.. 조심해야겠군요. 이거. 갑자기 뒤에서 와락 안으면 심장에서 안 좋다구요.(절레절레) 대비책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네. 그러니까 기습인건 좋지 않아요. 마이 프린세스.(생긋) 공주님이니까 맞는거겠죠?
.....뭔가 호칭 쓰면서도 웃어버리네요. 저만의 공주님이라니. 오너끼리 썸을 타면 어쩌잔거야!(동공지진)
음. 그리고 하고 싶은 상황은 역시 지금은 무리일테니까요. 돌리는것도 역시 무리죠. 아무래도 내일 학교도 있으실테고, 피곤하기도 할테니까요. 그럼 이런저런 이야기나 썰을 푸는쪽으로 잡아봐요. 하시고 싶은 상황은 다음에 듣는 그날까지 기대를 해보도록 할게요. 음. 그리고 저도 살짝 결정장애가 있거든요. 이럴때 다이스를 이용하는게 좋지 않겠어요?
다갓님. 선택장애인 저희들에게 길을 가르쳐주세요!
.dice 1,2.
1.1번째 상황
2.2번째 상황 -
563 건우주 (15939E+59) 2016. 9. 9. 오전 12:09:10.dice 1 2. = 2
이런..다이스를 잘못 굴렸습니다. 다시! -
564 주아주 (22873E+49) 2016. 9. 9. 오전 12:27:25우우...나름 건우주의 말투까지 따라해보면서 예측했다고 생각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네요. 뭐, 어쩌면 이 부분은 모두 똑같은 마음일 수 있으니까요. 저희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학생들에게도요. 그리고 지금 시기에서는 약한 부분 보충이라...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은 것 같은건... 이제부터라도 채워가야겠죠, 네... ㅠㅠ 그리고 1주일 전이 된다고 하더라도 확실히 밤새 공부하진 못할것 같아요. 컨디션이 중요하긴 하니까요. 그래도 건우주의 조언, 전부 정말 고마워요! 아아, 진짜로 건우주같은 선배가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그럼 쉬는 시간마다 찾아갔을텐데 말이예요.
백허그, 심장에서 안 좋았던건가요? 앗, 그건 몰랐네요. 기습이라 등이 아프다는 건줄 알았거든요. ㅋㅋㅋㅋㅋ 으음, 그럼 기습이 아니라 예고하고 실행하면 괜찮나요, 저의 왕자님? (방긋)
...호칭 쓰면서 웃어버리는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우와, 설마 이 나이에 공주님 소리를 들어보며 왕자님이 생길 줄은 몰랐는데 말이예요. 오너끼리 썸... ㅋㅋㅋㅋㅋ 이, 이건 다 건우랑 주아 탓이예요! 네! (동공지진)
솔직히 내일 학교는 괜찮긴 해요. 수업을 막 나가진 않으니까요. 앗, 그나저나 똑같이 결정장애라니. 역시 다갓님은 이럴 때 필요한거겠죠? 그리고 다갓님의 계시로는... 두 번째 상황이군요! 다갓님, 혹시 건우와 주아가 마냥 알콩달콩하기보다는 위기 속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싶은 걸까요?!;;; -
565 건우주 (15939E+59) 2016. 9. 9. 오전 12:37:41나이를 따져보면 전 20대인걸요. 그것도 군대를 제대한 사람이고... 이 나이에 왕자님 소리를 듣는건 조금 낯간지러운 일이긴 하죠. 하지만 뭐 어떤가요. 여기서 이렇게 논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것도 없잖아요? 어차피 1:1 스레고.. 그리고 맞아요! 건주와 주아 때문이에요! 둘이서 다정하게 노니까 오너끼리도 다정해지고 장난도 치고 그런거 아니겠어요? 이런 장난 좋아하거든요. 그러니까, 나중에 춤이라도 한번 추지 않겠어요? 공주님?
ㅎㅎㅎㅎㅎㅎㅎ 아 왜 이렇게 낯이 간지럽고 절로 웃는지 모르겠네요. 어쩌면 어릴때의 건우와 주아도 그렇게 왕자님, 공주님 하면서 배시시 웃으면서 놀았을지도 모르겠는걸요? 그리고 주변 아이들은 묘하게 질투나듯이 바라보고... 분명히 주아에게 관심 있는 이도 있고, 건우에게 관심이 잇는 이도 있었을테니까요. 하지만 둘이서 옆에 앉은 것도 있고, 집도 근처라서 자주자주 노니 애들 눈에도 자연스럽게 띄었을테니까요. 어쩌면 그때부터 부모님들은 묘하게 기대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2번째 상황. 음. 아마 저걸로 하면, 주아는 왠지 모를 불안한 마음+질투 이런 식으로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어지네요. 그때 건우가 한번 그 비슷한 상황에서 화를 내면서 질투를 느낀것처럼 말이죠. 뭔가 상황이 반대가 된듯한 느낌인걸요?
위기속 고통받는 모습이라. 어쩌면 그 너머에 있는 더 찰싹 달라붙는 모습을 보고 싶을지도 모르죠. 개인적으로는 주아에게 많이 미안해집니다. 큭...! 주아야! 아프게 할지도 몰라서 미안해! ㅠㅠㅠ
그러고 보니 주아주는 요새 건강하게 잘 있는거 맞죠? 초기에 몸이 안 좋았던 시절도 있었던지라, 살짝 걱정이 되서 이렇게 물어보게 되네요. 물론 괜찮다고 한다면 다행이지만요. 저는 너무 건강해서 탈이네요. 덕분에 매일매일 집 근처에 있는 팔각정으로 등산을 다니고 있답니다.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말이에요. -
566 주아주 (96038E+55) 2016. 9. 9. 오전 12:55:57후훗, 건우주의 나이는 대략 예상해보고는 있답니다~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저는 10대의 끝자락이지만 곧 20대에 진입하게 되겠죠. 그래도 역시 둘 다에게 조금 낯간지러운 말이란건 확실하네요. ㅎㅎㅎ 하지만 뭐, 건우주 말씀대로 여긴 1:1 스레니까요! 그리고 건우랑 주아가 다정하니까 오너끼리도 다정해진게 맞아요! 네! 그야 저희 처음에는 정말 말도 없었으니까요. 특히 제가... ㅋㅋㅋㅋ 그리고 사실, 저도 이런 장난 좋아한답니다~ 춤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으니, 먼저 리드해주신다면 얼마든지 함께 춤출거랍니다, 왕자님?
막 웃고있는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ㅎㅎㅎㅎㅎ 뭔가 저희도 점점 건우화, 주아화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이 둘이라면 그렇게 놀았을 것 같아요! 막 주위에서 질투어린 시선으로 봐도 크게 신경 안쓰고 자기들만의 세상을 펼치고. 부모님들께서도 기대를 하셨겠지만 소식은 없고 포기할 즈음인 13년 후에서야 빛을 발하게 되겠죠!
확실히 그 때와 반대의 상황이긴 하네요. 주아라면... 화를 낼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불안감과 질투가 마구 뒤섞인 마음이 더 크겠죠. 혹시나 더 심각해진다면 자신이 부족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해버릴지도 모르구요.
그 너머의 찰싹 달라붙는 모습이라. 다갓님, 미리 너무 큰 그림을 보시는 거 아니신가요?! 그리고 주아라면... 그래도 이겨나갈 거라고 생각해요. 확실히 아플테지만, 그래도 건우를 위해서라면 강해질 아이니까요. 그 긴 짝사랑의 고통도 견뎌냈고 말이예요. ㅎㅎㅎ
윽... 초, 초기에 아팠던 그 시절은 잊어주세요...! 그, 그냥 단순한 몸살감기였을 뿐이였다구요! 지금은 건강...하답니다. 네. 그나저나 매일매일 등산이라니! 우와, 대단해요! 제 주위에는 그렇게 운동하시는 분이 한 분도 안 계셔서 뭔가 신기하네요. 확실히 건강이 중요하긴 하니까요. 스스로 잘 챙기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칭찬해드릴게요, 지금 엄청 잘하고 계세요~ ㅎㅎㅎ (쓰담쓰담) -
567 건우주 (15939E+59) 2016. 9. 9. 오전 1:09:00제 나이를 대략 예상해본다니.. 그런 무서운 일을! 10대의 끝자락이 끝나면 파릇파릇한 20살이 되어서 새로운 새내기로서 탄생하게 된답니다. 분명히 작년까지만 해도, 가장 선배였지만 단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가장 밑의 파릇파릇한 새싹이 되죠. 그 기분은 직접 느껴봐야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음. 사실 처음에는 잡담해도 좋을지를 알 수가 없었으니까요. 1:1 다른 분들과 돌리면서도 다른 분들은 절대로 이런 잡담 안 나눴었거든요. 상황 돌리는데만 집중했지. 그래서 말을 걸어도 될지 조금 고민도 많이 했었고요. 어디 주아주만 말이 없었나요? 저도 딱딱한 분위기는 여전했는걸요. 어쩌다가 서로 이게 풀렸는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 그냥 시간이 많이 지나서, 서로가 서로를 믿게 되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입이 열리게 된걸까요? 음. 어쩌면 그게 맞을지도요. 일단 저는 그랬거든요.
화를 내는 주아를 바라보면 건우는 아마 면목 없다는듯이 그런건 절대 아니라고 머리를 긁적이면서 해명을 하겠죠. 하지만 의심이라는건 한번 시작되면, 끊이지가 않으니까요. 그 작은 틈이 어떻게 발전될지가 묘하게 궁금해지는것도 사실이네요.
아마 건우도 그때의 상황이 되면 되게 정신적으로 힘들거에요. 좋아하는 여자애는 자신과 거리를 두려고 하지. 예상치도 못한 오해가 쌓여버리지.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등등의 상황으로요. 정말로 이걸 돌리게 된다고 한다면, 음..거의 처음으로 시리어스하게 돌려보게 되겠네요. 이렇게 되니까 살짝 걱정이 되는것도 사실이에요. 건우도 주아도 잘 이겨내길 빌어야죠!
그리고 그 시절은 잊어주면 되는건가요? 지금은 건강하다라.. 살짝 ... 이 보이는건 기분탓일까요? 물론 이해할 수 있지만요. 음. 그리고 매일 매일 등산을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한게 아무래도 운동을 안하니까 조금 찌뿌뚱한게 느껴져서요. 건강은 있을때 챙기는게 좋으니까요. 그래서 시간을 쪼개서 어떻게든 하고 있답니다. 아마 오늘로 4일 정도 된 것 같네요. 매일매일 하다보면 운동 효과는 뛰어나겠죠. 아마도..? 그리고 쓰담쓰담 해주시는건가요? 좋아요. 그럼 요즘 열심히 고생하는 주아주를 위해서 저도...(쓰담쓰담)
여담이지만 언젠가 주아에게 줄리아로즈를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도 드네요. 언제 한번 데이트씬을 하게 되면 살짝 건네줘봐야겠어요. 후후. 언제 줄지는 비밀로! -
568 주아주 (89531E+57) 2016. 9. 9. 오전 1:26:11무서운 일이라니! 건우주께서는 제 나이 정확하게 알고계시니 오히려 제가 손해보는 입장이라구요? 그리고 파릇파릇... 하하, 그 단어가 곧 다가오겠네요. 그런데 지금도 딱히 선배 대접은 받고있지 않아서 말이예요. 요즘 후배들은 키도 저보다 큰 애들이 많아서... 조금 웃긴 말일진 몰라도 솔직히 조금 무섭답니다, 네... ㅋㅋㅋㅋ
아, 저도 마찬가지로 이런 잡담은 절대로 안 나눴답니다. 상황에만 집중해도 금방금방 사라져버리셔서... 잡담은 무슨, 이런 느낌이었을까요. 딱딱한 분위기가 언제 풀린 건진 조금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저도 건우주와 비슷하게 그렇게 열리게 된 것 같아요. 2주 후에 정말로 다시 만나 신뢰가 쌓이고 참치로 이주해오면서 레스 길이도 길어지고, 점점 잡담도 나누고... 그렇게 말이예요.
음, 건우가 해명을 한다고 하더라도 주아는 이미 본 게 있으니 의심도 화도 멈출 수 없겠죠, 아마. 솔직히 이 아이들의 상황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서... 저도 묘하게 궁금해지네요. 건우도 주아만큼이나 마음고생할게 뻔하죠, 아무래도. 마냥 웃고 먼저 다가가던 주아가 생전 처음으로 먼저 거리를 두고 웃지도 않을테니까요. 정말 시리어스...! 걱정은 되지만, 이 둘이라면 잘 이겨내겠죠, 분명! 그것이 다갓님이 원하시던 큰 그림이니까요. ㅎㅎㅎㅎ
네, 잊어주시면 된답니다. (단호) 지, 지금은 건강하니까 기분탓이예요, 네! 벌써 4일이라니. 대단해요, 정말로! 작심삼일을 벗어났으니 분명 좋은 효과가 나타날거예요! 그리고 이제는 쌍방 칭찬인건가요? 뭐, 저는 쓰다듬 좋아하니까 좋아요!
그리고 줄리아로즈가 뭔지 몰라서 검색을 해봤더니... 꽃인건가요? 로맨틱해라~ 이거이거, 데이트씬을 기대해봐야겠는데요? ㅎㅎㅎ 아...근데 뭔가 주아는 계속 받기만 하는 기분이...;;; 왠지 건우에게 미안해지네요... -
569 건우주 (15939E+59) 2016. 9. 9. 오전 1:44:31줄리아로즈인줄 알았는데 줄리엣로즈였군요. 이거. 살짝 이름이 헤깔린 모양이에요. 음. 줄리엣로즈는 꽤 유명한 꽃이에요. 꽃말이 꽃말이다보니 꽤나 로맨틱하다고 평가받는 꽃이기도 하죠. 그리고 받기만 하는건.. 그만큼 마음 고생이 심하니까 그에 대한 보답인거죠. 원래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하잖아요? 주아는 그만큼 고생했으니까, 보상받을 자격이 충분하답니다. 짝사랑이라는게 보통 힘든게 아니니까요. 거기다가 건우도 그 대상이 자신인걸 몰라서 은근히 상처를 줬고 말이에요.
어. 그리고 이러다가 진짜 제 나이 밝혀지는걸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이런. 하지만 의외로 주아주가 예측하고 있는 나이가 제 나이일지도 모르겠는걸요? 과연 얼마를 예상하고 있으려나요? 음. 그리고, 사실 지금 고3은 선배대우받기보다는.. 사실 공부하기도 바쁜 시기다보니까 별로 신경을 안쓰게 되죠. 그런걸. 따지고 보면 저도 고3때는 선배 대우받은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2학년 한명이 시비 걸긴 했지만, 그냥 깔끔하게 무시해버리기도 했고 말이죠.
역시 주아주는 2주의 공백기간 동안에 제가 거기에 있을거라고는 그다지 생각을 하지 않은 모양이네요. 음.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도 50:50이었으니까요. 그래도 확실하게 말해준 모습에 신뢰를 가지게 되었고 80:20으로 바뀌었죠. 그리고 이렇게 다시 만났고요. 뭐랄까. 정말로 1:1 스레, 다들 조금만 배려하고 그래주면 재밌게 즐길 수 있을텐데 왜 그렇게 쉽게 쉽게 말 없이 사려져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걸까요. 모두들 말로는 시트가 마음에 드니 뭐니 말을 하지만 하루만에 사라지기도 하고.. 상황 3개도 못 돌리고 사라지기도 하고.. 그게 상대에게 얼마나 슬픈일인지 조금 알아주면 참 좋을텐데요.
음.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은건 동감이에요. 사실 둘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끙끙대다가 지우가 화가 나서 둘 다 붙잡고 3자대면시켜버릴지도 모르는 장면도 떠오르고.. 혹은 주아가 길을 잃어서 건우가 그걸 찾으러 가면서 만나게 되는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떠오르고.. 뭐 일단은 돌려봐야 알겠죠.
다갓님이 바라는 큰 그림을 넘어서서 더욱 더 큰 그림이 그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사실 그런 위기가 발생하고 난 뒤엔 아마, 왠만한 위기에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요? 주아가 어떤 모르는 남자애와 친근하게 대화를 하고 있어도, 건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유롭게 웃으면서 다가온 후에 자연스럽게 섞여서 대화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팔짱 끼고 데려갈지도 모르고요. ㅎㅎㅎ -
570 주아주 (65012E+54) 2016. 9. 9. 오전 2:04:43줄리엣로즈... 다시 또 검색을 해봤는데 확실히 꽃말도 그렇고, 정말 로맨틱한 꽃이네요! 주아가 정말 기뻐할 것 같아요. 꽃말은 물론 모르겠지만요. ㅎㅎㅎ 그리고 아무리 마음고생에 대한 보답이라고는 해도 주아 입장에서도 건우에게 마냥 받기만 하는건 정말 미안해할테니까요. 그래도 조금 고민인게 남자에게는 어떤 선물을 주면 좋을지를 모르겠어서... ㅠㅠㅠ 내가 정말 미안해, 건우야...
그리고 아마 제가 생각하고 있는 나이쯤 되시지 않을까 싶어요. 음, 말씀드려봐도 되려나요? 한...27살 즈음? 그나저나 확실히 고3은 뭔가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더라구요. 뭔가 세상에서 분리된 느낌? 그런데 건우주께 시비를 건 후배가 있었다니! 무시 잘 하셨어요. 괜히 상대해주면 피곤해지기만 하니까요. 으음... 이렇게 보니 냉정하다는 건우주의 말씀, 조금 믿겨지는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그리 짧은 기간이 아니었으니까요, 2주는. 그래서 조금 그랬는데 돌아왔더니 건우주께서 스레가 날아갔어도 꿋꿋이 기다려주셔서... 감동받았었어요, 정말로. 다시 만나서 정말 기쁘기도 했구요! 음... 확실히 건우주 말씀대로 1:1 스레 파트너끼리 조금만 배려하고 양해를 구하신다면 즐겁게 즐기실 수 있을텐데 말이예요. 상처를 주는 분도, 상처를 받는 분도 전부 없으시길 바라지만 솔직히 불가능한 일이겠죠, 그건...? 조금 안타깝고 씁쓸하네요.
앗, 뭔가 건우주께서 말씀하신 상황도 전부 일어날 것 같아요! 왠지 민주도 건우에게 한소리할 것 같기도 하고? 확실한 건 돌려보면 알겠죠. 네.
더욱더 큰 그림이 그려진다면... 비온 뒤 땅이 단단해지다 못해 시멘트를 덧씌운건가요?! 으음... 개인적으로는 건우의 질투, 귀여워서 계속 보고싶지만 어쩌면 정말 그렇게 여유롭게 행동할지도 모르겠네요. 주아도 위기 이후에는 건우의 팬클럽 여자애한테도 당당하게, 또 은근 그렇게 여유롭게 행동할 것 같기도 하구요. ㅎㅎㅎㅎㅎ -
571 건우주 (15939E+59) 2016. 9. 9. 오전 2:21:44건우라면 사실 주아가 주는거라면 뭐든지 기뻐하면서 받을거에요. 하지만 음. 역시 음반cd를 준다면 정말로 기뻐하지 않을까요? 갓 나온 앨범이라던가. 방에 따로 음반cd를 모아놓는 책장이 있을 정도니까요. 너무 그런걸로 미안해하지 말라구요. 그렇게 울면 얼굴 상해요. 마이 프린세스.(손수건 꺼내기(닦아주기)
그리고 음. 제 나이가 그 정도로 예상되나요? 하하하하하하하하. 네. 그쯤이 맞습니다. 역시 전에 너무 결정적인걸 하나 줬었지요. 뭐, 조금 나이 차가 있어서 불편해하시지 않을까 해서 밝히는것에 대해서는 조금 많이 망설여지더라고요. 뭐, 이 나이 되어서도 상황극을 좋아해서, 하는 일을 하면서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즐기는 편이에요. 뭐, 사실 저보다 나이 높은 분도 있으니까 나이가 뭐가 그렇게 중요할까 싶지만요. 음. 그러니까 결론은 제 나이를 알았다고 불편해하시지 말고, 지금처럼 친근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에요. 주아주.
그리고 2주.. 음. 설마 그걸로 감동받을거라고는 예상 못했는걸요. 저는 기다린다고 한다면 정말로 기다리는 남자니까요. 사실... 버림을 받아도 내가 버림 받지, 내가 버리진 말자 주의거든요. 좀 답답할수도 있지만, 남에게 상처주는거 솔직히 별로 좋아하질 않아요. 물론 할 말 하는 성격이긴 한데, 막상 하고서도 마음이 약해서 또 망설여지고.. 괜히 미안해지고... 그런 사람이랍니다. 냉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네.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은 타협을 하지 않아요. 아닌건 아닌거니까요. 뭐 그런 모습도 있고 좀 다양한 모습이 있는 사람이죠. 사실. .....귀엽다는 말은 상판와서 들은 신선한 말인지라... 정말 놀랐었답니다. ㅎㅎㅎㅎ 아니, 내가 왜 귀엽지?! 이런 느낌으로요.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건우의 질투, 정말로 귀여웠던 모양이네요. 사실 주아의 질투도 묘하게 귀여웠었지만요. 하지만 정말 심각한 분위기에서의 질투는 은근히 무섭겠죠. 아마. 여자는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니까요. 사실 건우에게 질투를 느끼게 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답니다. 음. 같이 있으면서 데이트라던가 할때, 자신보다 다른 것을 더 우선시하고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면 아마 툭툭 건들다가 아무런 말도 안하지만, 살짝 어깨를 잡고 자신에게 밀착시키는 등으로요. 전에 수족관 상황 돌릴때 주아도 비슷한 상황에서 끌어안았잖아요? 그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뭐, 여기서 조금 더 밝히자면 주아주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때 기다릴때. 감일지도 모르겠지만 양해를 구하는 모습에서, 아.. 이 분은 뭔가 다르구나라는 삘이 왔거든요. 그래서 정말로 잡고 싶었어요. 그래서 스레를 다시 세우면서까지 꿋꿋이 기다렸죠. 그리고 이렇게 붙잡게 되었네요. 공주님으로서 말이죠. ㅎㅎㅎ 자꾸 장난치게 되네요. 이 호칭으로. 뭐, 파트너로서 꼭 잡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지라, 한달은 더 기다릴 생각이었답니다. 그때도 안 온다면, 음.. 상대가 이을 생각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걸테니까요.
.....뭐, 이런식으로 계속 기다리다가 떠난 일댈 스레가 다시 복구된 것 때문에 그것을 읽으면서 조금 씁쓸한 생각도 하게 되었죠. 음. 자세한건 말하기 힘들지만요. 인증요소일테니까요... 라기보다 이미 끝나고 헤어져버린 옆동네의 일댈 스레에서 무슨 인증요소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룰은 룰일테니까요. -
572 주아주 (65012E+54) 2016. 9. 9. 오전 2:46:41음...역시 음반CD가 좋을까요? 사실 건우는 음악을 좋아하니까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선물해주면 어떨까, 싶기도 했지만요. 그런걸로 미안해하지 말라고 하셔도 뭔가 계속 미안해서 계속 신경쓰였단 말이예요... 똑같이 기쁘게 해주고 싶으니까요. 그리고 얼굴은... 으으... 그렇게 다정하게 닦아주시기 있기예요? 이러면 맘대로 울수도 없겠네요. (얌전히 받기) (방긋)
역시 그 쯤이 맞았나요? 후훗, 뭔가 기쁘네요! 이렇게 하나 더 알아가게 되어서요! 그리고 제가 왜 불편해하나요? (갸웃) 전 불편하지 않답니다~ 나이 차이라니. 나이는 그냥 숫자에 불과하다구요? ㅎㅎㅎ 당연히 건우주와 앞으로도 친근하게, 친하게 지낼거라구요. 이제는 저의 왕자님이신데, 제가 왜 불편해하겠어요, 안 그래요? 혹시 그 점 때문에 신경쓰여하셨다면 걱정 놓으셔도 돼요. 전 건우주가 불편하지 않고 정말 편하니까요~ ㅎㅎㅎㅎ
그리고 감동 맞다구요. 2주씩이었으니. 그리고 절대 답답하지 않아요, 건우주. 남에게 상처주는 거 싫어하고, 하고서도 미안해하고, 그런 모습들 전부 정말 멋진 모습들인걸요.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해주는 마음씨를 가지셨어요. 건우주께서는. 이거 거짓말 아니고 진심이예요. 정말로 다정하고 세심하세요. 솔직히 누가 내가 버릴바에야 차라리 버림 받자고 생각하겠어요? 그러니까 건우주께서는 정말 대단하신 분이예요. 정말 멋져요. 그러니까 스스로의 그런 모습을 답답하다고 표현하시지 말고 좋게 봐주셨으면 해요. 적어도 여기, 저만큼은 그런 좋은 부분이 많이 보이는걸요~ ㅎㅎㅎㅎ 그리고 귀여운 것도 정말로 맞답니다. 놀라도 할 수 없어요. 정말 귀여우세요, 건우주! (쓰담쓰담)
그리고 건우의 질투, 정말 귀여웠다구요? 확실히 시리어스 상황에서의 질투는 큰일나겠지만... 특히 주아처럼 얌전한 사람일수록요. 아, 그런 방식이면 건우에게 질투를 느끼게 할 수 있겠군요? 귀여워라! 주아랑 비슷한 부분에서 질투하겠네요. ㅎㅎㅎ
사실, 저도 건우주를 놓치고 싶지 않았답니다. 저도 삘이 왔거든요. 이 분께서는 지금까지와는 뭔가 다르다는 거. 어렵사리 만난 왕자님을 놓치고싶어할 공주님이 어딨을까요, 안 그래요? ㅎㅎㅎ 저도 뭔가 이 호칭, 계속 말하게 되네요. ㅋㅋㅋㅋ 입에 착착 감기는 느낌! 그래도 저는 이렇게 돌아왔으니까요. 이을 생각 만땅이었으니까요!
음...씁쓸한 생각. 괜찮아요, 건우주. (토닥토닥) 씁쓸한게 당연하니까요. 기다리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니까요. 그래도 지금은 제가 곁에 있을테니까요. 적어도 이 이야기가 끝날때까지는, 건우주의 옆에 꼭 있을테니까요. 그러니까... 너무 씁쓸하게만 생각하지 마세요, 네? 그 상처도 전부 좋은 기억으로 치유할 수 있도록 제가 노력할테니까요. -
573 건우주 (15939E+59) 2016. 9. 9. 오전 3:02:40주아주의 말대로라면 상황 4개 돌리는 동안에 서로에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라는걸 느끼게 된걸까요?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정말로 뭔가 통한걸지도 모르겠고, 하늘이 감명하여 저와 주아주를 만나게 해준걸지도 모르겠네요. 정말로 막말로 생각해보면, 그때 제가 바로 구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거나, 주아주가 그때 그것을 보지 않고 그냥 종료해버렸다고 한다면 이렇게 만날일은 없었고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는 시작조차도 되지 못했을테니까요. 전에도 밝혔지만 다시 구한건 나름대로 진지하게 고민하고서 다시 구한거거든요. 같은 썰로 다른 이를 구해도 되는걸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말이에요. 하지만 1번째 상황조차도 하지 못하고 끝난 썰. 다시 구해도 상관없겠다 싶어서, 용기내서 구한거기도 하고요. 그리고 주아주는 그것을 콕콕 찌르셨죠.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엄청나지 않나요? 정말로 하늘이 살짝 도와준걸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음. 그리고 저만 상처를 입은건 아닐테니까요. 주아주도 일방적으로 사라져버린 이들에 의해서 상처 받았을테니까요. 혼자서 노력하는건 안 좋아요. 같이 노력을 해야죠. 저 여시도 주아주에게 1:1로 받은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거든요. 이 이야기가 끝날때까지는 저도 주아주 옆에 있을거고요. 뭐랄까. 사실 이런 말 다른 이가 하면 그럴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주아주에게는 그럴거야. 라는 확신이 절로 드네요. 익명사이트에시 이렇게 신뢰가는 분 찾긴 힘든데 말이죠.
그건 그렇고 어느새 시간이 상당히 늦었네요. 이제는 저도 주아주도 자야할 시간이 아닐까요? 저도 아침을 준비해야할테고, 주아주도 학교에 가야할테고요. 선레는 일단 2번째 상황쪽으로 잡아서 써두도록 할게요. 급하게 잇지 말고, 여유가 있을때, 시간이 있을때 이어주는걸로 충분해요. 주아주가 말 없이 사라지는 이가 아니라는건 이제 신뢰하고 있고.. 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그것보다 저를 귀엽다고 끝까지 부르시는군요. 그런 주아주도 상당히 귀엽다고요.(쓰담쓰담)
음. 새벽감성의 힘을 받아서 정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네요. 그래도 이것도 그만큼 친근하니까 얘기할 수 있는거겠죠. 높게 평가해주는건 정말로 고마워요. 음. 왠지 역으로 힐링 받는 기분이네요. 이거. ㅎㅎㅎㅎ
잘 자요. 주아주도. 내일 하루도 좋은 일만 있길 바래요. 언제나 이곳에 있을 건우주가 응원합니다! 화이팅! -
574 주아주 (65012E+54) 2016. 9. 9. 오전 3:24:05건우주 말씀대로 정말로 저희가 뭔가 통했던 것일수도 있고, 하늘께서 직접 도와주실 것일 수도 있을테죠. 솔직히, 우연에 우연을 거듭해서 저희는 만나게 된거니까요. 건우주께서는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용기내어 같은 썰로 다시금 파트너를 구하셨고, 저는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우연히 그것을 보고 살짝 콕콕 찔렀구요. 보통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고 하지 않나요? 제 생각도 역시, 단순한 우연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답니다. 뭔가 정말 엄청나니까요! 이 모든 상황들이 다 말이죠. ㅎㅎㅎㅎ 하늘께 정말로 감사드려야겠네요.
으음, 솔직히 상처, 안 받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같이 노력. 네, 꼭 그래요. 같이 노력해봐요, 건우주. 저도 뭔가 건우주께는 반드시 그럴거라는 확신과 신뢰감이 들고있거든요. 확실히 익명사이트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예요. 아무렴 어떤가요! 이제는 서로 신뢰하고 장난치고 상황을 돌리며 즐겁게 지내면서 치유하고, 치유해주면 되는거예요. ㅎㅎㅎ
확실히 즐겁게 잡담을 나누다보니 시간이 많이 늦었네요. 뭔가 늦게까지 붙잡아놓은 것 같아서 죄송해요... ㅠㅠ 선레 써두시면 시간있을 때 틈틈이 써서 이어드릴게요! 언제나 늘 고마워요. 저 역시도 건우주께서 여기서 기다려주시며 말없이 사라질 분이 아니라는 건 믿고있답니다!
그리고 귀여우신건 맞으니까요~ 저는... 에휴, 이러다가 이제 이 소리에 익숙해지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
새벽의 힘은 언제나 대단하죠.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요. 저도 이런저런 얘기 전부 즐거웠답니다! 그리고 높게 평가라니. 전 그냥 제가 받고있는 느낌 그대로를 말씀드렸을 뿐이라구요? ㅎㅎㅎ 얼마든지 힐링 받으셔도 된답니다! 제 주특기는 공격이 아닌 힐이니까요~
건우주도 안녕히 주무세요. 이번에도 꼭 좋은 꿈 꾸시길 바래요! 내일도, 내일 모레도, 건우주의 나날이 언제나 행복하길! 늘 응원할테니까요. 건우주도, 저도, 화이팅! -
575 건우 - 복도 출구 앞 (15939E+59) 2016. 9. 9. 오후 1:01:40"오늘도 싸인회 참가 안할거야? 건우야?"
"정식 멤버도 아닌 내가 참가해서 뭐하겠냐. 너희들끼리 해. 나는 잠깐 쉬었다가 바로 집에 갈테니까."
"그래도, 너 보려고 온 이도 있을텐데 싸인 정도는 해도 괜찮잖아. 응?"
"미안해. 혜인아. 그래도, 정식 멤버가 아니라 헬프일 뿐이잖아. 난. 나중에, 나중에 내가 복귀하게 되면 그땐 확실하게 참가할게."
뮤지니아스의 헬프로 나는 오늘도 무대에서 임시 보컬로서 뮤지니아스 멤버들과 함께 공연을 올렸다. 별 다른 트러블 없이, 우렁찬 박수소리와 함께 공연은 끝이 났고, 남은 것은 뮤지니아스의 공연이 끝난 뒤 꼭 마련하는 싸인회와 포토타임 시간 뿐이었다.
중학교때는 나도 꼭 참가하던 코너였지만, 지금의 나는 뮤지니아스의 정식 멤버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헬프로서 도와주러 온 것 뿐이었다. 그런 내가 굳이 거기에 참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참가하는게 어떻겠냐는 준호와 혜인이의 부탁을 거절했다.
고등학교때는 좀 더 학업에 집념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탈퇴를 한지라, 언젠가 고등학교 생활이 전부 끝나고, 내가 밴드의 보컬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그때 참가해도 늦지 않을테니까.
가볍게 작별인사를 하고서, 나는 저번처럼 뮤지니아스의 멤버들과 헤어지고 나서 출구를 향해서 스테이지의 복도를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다가 주아에게 문자라도 보내는게 좋겠다 싶어서 잠시 발걸음을 멈춰서고, 핸드폰을 꺼내서 주아의 번호를 입력한 후에 주아에게 문자 메시지를 작성했다.
[주아야. 인사 막 끝냈어. 관객석 있는 곳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쭉 오면 대기실로 향하는 복도의 입구가 있거든. 거기로 와 줘. 돌아가는 길에 팥빙수라도 먹자.]
주아가 있다는건 이미 무대 위에서 확인을 끝낸지 오래였다. 매 공연때마다 정말로 바쁜게 아니면 항상 구경하러 와주는 여자친구를 둬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주아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기에 오늘의 무대는 평소보다 더욱 더 파워풀하게 노래를 불렀는데 그 마음은 확실하게 전달이 되었을까?
방금 막 작성한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고, 주아를 만나기 위해서 조금 더 속도를 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머지 않아 난 출구로 나올 수 있었고, 그늘에 자리를 잡고서 주아가 오는 것을 천천히 기다렸다.
그러던 도중 갑자기 핸드폰이 진동을 하는게 느껴졌다. 꺼내서 열어보니 준호가 보낸 문자였다. 역시 지금이라도 같이 하는게 좋지 않겠냐고 다시 한번 권유하는 문자였다. 마음은 고맙지만 물론 난 참가할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 준호에게 괜찮다는 내용의 짤막한 문자를 보내고 막 전송을 하는 찰나, 갑자기 내 시야는 어두컴컴하게 바뀌어버렸다.
"누구게~?"
".......????"
갑작스럽게 혼란이 찾아왔다. 일단 주아의 목소리는 아니다. 물론 목소리를 바꾸고 행하는 가능성도 있을 수 있겠지만, 주아가 굳이 목소리를 바꾸고 내 두 눈을 가리고 누구게라고 할 이유가 있을까?
오히려 주아라면 그런 일을 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로 누구게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난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서 나는 일단 침착하게 물어봤다.
"저기, 사람을 잘못 본 거 아닌가요?"
"아닌데? 난 제대로 봤는데? 뮤지니아스 1대 보컬, 최건우 맞잖아. 사람 잘못 본 거 아니라구. 그래서 누구게~?"
아무래도 사람을 잘못 본게 아닌 모양이었다. 내 이름과 정보까지 확실하게 말하는 모습. 나라는 것을 알고서 확실하게 말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나는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지금 내 눈을 가리고 있는 여자아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그러다가 문뜩 목소리의 주인공일지도 모르는 한 여자아이가 떠올랐다. 확실히 엄청나게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이긴 하지만...
"설마, 민아영. 너야?"
"정답! 후후훗. 조금 불안불안했는데 바로 맞추네?"
내가 이름을 말하자마자 정답이라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어두컴컴했던 내 시야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뒤를 돌아보자 거기엔 정말로 단정하고 깔끔한 길이의 연하고 밝은 적갈색 단발머리가 인상적이며, 살짝 동안이라 조금 어려보이는 느낌의 여자애인 아영이가 서 있었다.
중학생때 같은 반이기도 했고, 뮤지니아스 멤버로 있을때, 주아 못지 않게 자주 응원을 나왔던 그 여자애의 모습에 순간 반가워서 살짝 미소를 짓고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네. 그동안 잘 지냈어? 중학교 졸업 이후로는 한번도 못 본 것 같은데."
"그야 학교도 다르고, 건우, 너는 뮤지니아스 탈퇴했다고 그러고, 볼 방도가 있을리가 없잖아. 그래도 저번에 헬프로 한번 왔다는 소식을 들어서 이번에 혹시나 해서 찾아왔는데 이렇게 만나네. 헤헷. 잘 지냈어? 요 녀석. 요 녀석."
"야. 야. 콕콕 찌르지 마. 아프다고!"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지, 아영이는 내 몸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면서, 장난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정말 이런 장난끼 가득한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어서 신기할 정도였다. 하기사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할리가 없으니까.
그렇게 잠시 콕콕 찔러대던 아영이는 갑자기 내 팔을 덥썩 잡더니 나를 어딘가로 이끌려고 하고 있었다.
"싸인회와 포토타임 같은거 안하려고 나온거지? 너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파악중이라구.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근처에 가서 맛있는거라도 좀 먹자. 응? 간만에 이야기도 하자."
"응? 아니, 그게... 지금은 곤란해. 기다리는 애가 있어서."
아영이가 반가워하는 마음은 잘 알겠지만, 그래도 나는 난색을 표할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주아를 기다리는 중이었으니까. 물론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이라고는 하나, 나에게는 주아가 그 누구보다도 소중했기에 나는 거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죄송할 거 없어요. 늦게까지 붙잡아둔건 아니니까요. 저도 오랜만에 주아주와 잡담을 나누고 싶어서 그때까지 있었거든요. 그리고 선레야 지금은 시간이 나는 이가 쓰는게 맞으니까요. 딱히 선레 쓰는거 싫어하지도 않고요. 아무튼 과감하게 2번째 상황으로 이렇게 써봤습니다.
가만히 대화하는거 읽어봤는데 정말 새벽타임은 대단하네요. 뭔가 이것저것 많이 써서 절로 웃음이 나오네요. 왕자님, 공주님이라던가 말이죠. ㅎㅎㅎㅎㅎㅎ 나는 왜 이렇게 쓰고 만것인가! 그다지 상관은 없지만요.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는 말은 확실히 존재하죠. 그렇다고 한다면, 주아주와 만나는건 필연적인걸지도 모르겠네요. 그거와는 별개로, 상처는..안 받을 수 없는거니까요.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그것만큼 슬픈일도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주아주의 상처는 제가 치유해줄게요.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말이죠.
그리고 주아주는 좋은 꿈 꾸셨나요? 전 좋은 꿈 꿨답니다. 정말로 행복하고 편안한 꿈이었어요. 주아주가 그렇게 말해줘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는데요? 지금쯤이면 학교에서 한창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오늘 하루는 즐겁진 않더라도 힘들지는 않은 하루가 되길 바래요! -
576 주아 - 건우 (65012E+54) 2016. 9. 9. 오후 11:37:43또다시 들어온 뮤지니아스의 헬프 요청. 그것에 의해 건우는 당연하게도 오늘도 또한 그 때처럼 무대 위에 올라 공연을 보여준다. 헬프 요청이 들어왔다는 것도, 건우가 그것에 응했다는 것도 이미 전부 알고있던 터라, 자신도 당연하다는 듯 자리에 앉아서 그 공연을 지켜본다. 예전부터도 정말 바쁜 일이 있는게 아니면 건우의 공연은 꼭, 꼭 보러왔었기에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행동이었다.
이번에도 그 때처럼 민주를 불러서 같이 올까, 했지만 민주는 아쉽게도 어린 사촌동생이 놀러왔다며 같이 갈 수 없다고 말했기에 결국은 혼자 오게 되었다. 하여간에, 이모도 엄마도 전부 나에게 맡기고서는 나몰라라 하실거면 왜 데려왔는지 모르겠어, 하는 전화기 너머 한탄 가득한 민주의 목소리가 다시금 떠올라 가볍게 웃어버린다.
그래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뮤지니아스의 무대에 집중한다. 이번에도 무대 위에 오른 건우를 바라보며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아채줄까? 하던 차에 딱 눈이 마주쳐 신기해하면서도, 언제나 그랬듯이 반짝반짝 빛나는 건우의 멋진 모습을 눈에 담는다.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파워풀한 보이스가 나오는 것 같다는 느낌을 고스란히 받으며, 언제나 변함없이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는 뮤지니아스 멤버들을 바라본다. 준호도, 혜인이도, 전부 예전보다도 한층 더 능숙해지고 열정적인 모습. 그 열정이 모두 음악으로 바뀌어나오는 것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공연을 즐긴다.
정말이지, 누가 너희들을 2년 남짓 함께 호흡을 맞춰보지 않은 밴드라고 생각하겠어? 안 그래?
뮤지니아스의 2대 보컬이 누구인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마 건우가 보컬로 있을 때 뮤지니아스는 가장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빙그레 미소짓는다.
그렇게 공연을 감상하다보니 어느새 공연은 끝에 다다랐고, 오늘도 다행히 아무런 문제없이 마무리지어져, 객석에서는 큰 박수소리가 터져나온다. 오늘도 어김없이 싸인회와 포토타임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준호의 마무리 멘트 후 뮤지니아스 멤버들이 무대에서 사라지자, 관객들도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신은 어쩔까, 하다가 왠지 모르게 이번에도 건우는 싸인회와 포토타임에서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시 자리에 앉아서 각자 움직이는 사람들을 지켜본다. 새삼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구나, 하고 생각할 무렵, 갑자기 주머니 속 핸드폰이 진동하자 핸드폰을 꺼내들어 화면을 켠다. 그러자 보이는 건 건우의 문자.
[주아야. 인사 막 끝냈어. 관객석 있는 곳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쭉 오면 대기실로 향하는 복도의 입구가 있거든. 거기로 와 줘. 돌아가는 길에 팥빙수라도 먹자.]
길을 잘 잃어버리는 자신의 특성을 알고있는 건우였기에 역시 걱정이 되었는지, 건우는 자신에게 구체적으로 어디로 오면 되는지 알려준다. 그것을 알아채자 뭔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민망해서 하하, 작게 웃어버리다 자신도 똑같이 건우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알았어, 거기로 갈게. 네가 확실하게 어떻게 오면 되는지 알려줬으니까 아마 금방 갈거야. 팥빙수! 제일 큰 걸로 먹자~ 내가 멋진 공연 보여준 보답으로 쏠테니까! 알았지?]
확실히 오늘의 공연은 평소보다도 더 파워풀했기에, 팥빙수를 먹는다고 한다면 가장 큰 것을 먹을 가치가 충분했다. 아니면 팥말고 다른 빙수를 먹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관객석을 나와서 오른쪽으로 즐겁게 걸어가기 시작한다.
건우를 빨리 보고싶다는 마음에 발걸음은 자연스레 빨라졌고, 그에 따라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빨리 약속장소에 도착한다. 다행히 길도 쉬운 편이었기에 중간에 딴 길로 새는 일도 없이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그늘에 자리를 잡고 핸드폰으로 문자를 하는 듯이 타자를 치고있는 건우의 모습.
뭔가 엄청나게 반가운 마음에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 쪽으로 다가가려던 찰나, 단정하고 밝은 적갈색 단발머리를 가진, 조금 어려보이는 느낌의 여자아이가 건우 쪽으로 다가가자 잠시 멈칫한다. 어...뭐지?
갑자기 자신의 머릿속을 스치는 불안한 느낌에 그 여자아이의 행동을 조용히 지켜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여자아이의 갑작스런 행동.
"...!"
정말로 친근하게, 건우의 뒤에서 건우의 눈을 손으로 가리며 일명 누구게? 를 얘기하는 그 알수 없는 여자아이의 모습에, 놀란 듯 멍한 눈빛으로 그 쪽을 바라본다. 건우도 잠시 당황한 듯 했으나 아는 사람이었던건지, 곧 민아영이라는 이름을 언급했고, 여자아이는 정답이라며 손을 뗀다. 그러자 건우는 뒤를 돌아 아영이라는 아이에게 살짝 미소지으며 말을 걸었고, 아영이라는 아이는 건우의 몸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장난을 친다.
정말로, 정말로 친한 모습. 뭔가 자신보다도 훨씬 더 친해보이는 그 둘의 모습에, 미소짓는 건우의 모습에, 순간 뭔가 불편한 감정이 자신의 마음에 스멀스멀 차오르기 시작한다.
건우, 너...어째서? 아, 아니. 물론 친한 여자애가 있다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어째서 그 여자아이가 그렇게 찔러대는대도 그냥 전부 다 받아주는거야? 그건...
거기다가 상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고, 아영이는 갑자기 건우의 팔을 덥썩 잡더니 뭔가 엄청 반가운 듯이 말을 하며 어딘가로 데려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건우는 난색을 표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아영이에게 잡힌 팔을 풀지는 않는다.
순간, 더 강하게 드는 불편하고,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 완전히 자신의 마음을, 자신의 이성적인 사고를 잠식해버릴것만 같은 그 감정을, 애써 모르는 척하며 그제서야 천천히 그 쪽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잘 움직여지지도 않는 몸을 그렇게 억지로 끌며 그 둘이 있는 곳으로 다가간다. 그러자 들어오는 확실한 그 아영이라는 아이의 모습. 같은 여자가 봐도 상당히 귀엽다는 느낌이 드는 그 여자아이의 모습에, 잡혀있는 건우의 팔에, 정말로 친해보이는 둘의 모습에, 살짝 입술을 잘근 깨문다.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있는 상황. 이건 어쩌면... 이 모든 상황을 전부 설명해줄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지만, 그것은 애써 마음 속으로 꾸욱 밀어넣어버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이 방긋 미소짓는다.
"안녕, 건우야. 나 왔어. 그런데...이 쪽 분은 누구?"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목소리... 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나오는 자신의 목소리는 미묘하게 평소보다도 훨씬 더 낮게 가라앉아있는 목소리였다. 애써 그렇게 마음속에 점점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려 양손으로 살짝 꾸욱 주먹을 쥔 채, 여전히 웃는 낯으로 건우와 아영이를 바라본다.
/ 그래도 역시 죄송한건 죄송한거라구요... 뭔가 건우주 평소 주무시던 시간보다도 더 늦어진 시간 아니었나요? 물론 오랜만에 나누는 잡담은 정말 즐거웠지만요. 그리고 선레도 역시 고마워요. 그리고 주아는 그 과감한 상황에 복잡한 심경이... 쿨럭! 쿨럭!
새벽은 언제나 대단하니까요! 특히나 어제는 더 이것저것 얘기 나눴고 말이예요. 왕자님, 공주님! 저도 왜 그렇게 쓴것인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재밌었으니까요~ 공주님 대접도 다 받아보고 말이예요. ㅋ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는 필연이 아닐까, 생각한답니다. 그리고 상처는... 건우주, 그 말씀 엄청 든든하신거 아세요? ㅎㅎㅎ 고마워요, 정말로. 저도 똑같이 치유해드릴게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좋은 꿈 꾸셨나요? 다행이예요! 뭔가 정말로 좋은 꿈 꾸시라고 할 때마다 좋은 꿈 꾸시는 것 같아서 신기해요. 저는... 음, 이번에도 역시나 아무런 꿈도 꾸지 않았답니다. 시험 피로가 조금 남아있었던걸까요? 저도 건우주처럼 행복하고 좋은 꿈 꾸고싶은데 말이죠. 오늘은 건우주의 기원과는 정반대로, 즐거운데 힘들었던 하루였답니다! 그래도 나름 괜찮았어요~ 건우주께서는 오늘 하루, 괜찮으셨을까요? -
577 건우 - 주아 (85965E+59) 2016. 9. 10. 오전 12:53:06"응? 기다리는 사람 있어? 누구 기다리는데? 누구? 누구?"
정말로 궁금하다는 듯이 아영이는 얼굴을 바짝 갖다대면서 나에게 누굴 기다리냐고 캐묻기 시작했다. 뭔가 건수를 잡았다는 듯이, 씨익 웃는 모습이 정말로 악마처럼 보였다고 한다면 그건 단순한 기분탓일까? 정말로 난감하기 그지 없는 상황. 하지만 이대로 계속 있을수도 없었기에, 나는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아영이를 바라보면서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입을 열었다.
"아영아. 잘 들어. 난 말이야.."
여자친구가 있고, 지금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중이니까 이러지 말라고 말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정말로 낯익은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평소처럼 활기차고 밝은 목소리가 아니라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미묘하긴 하지만, 정말로 미묘하긴 하지만 그 목소리를 한두번 들은것도 아니고 10년 이상 거의 매일같이 들어왔는데, 어떻게 그 목소리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할까?
크게 당황하며 고개를 돌리자 거기엔 생각보다 빠르게 온 주아가 서 있었다. 분명히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방금 전 낮은 목소리도 그렇고, 지금 양손으로 꾸욱 주먹을 쥐고 있는 것도 그렇고, 진심으로 웃는게 아닌게 분명했다.
그러다가 문뜩 지금 내 팔이, 아영이에게 붙잡혀있다는 것을 인지하고서, 나는 강하게 아영이의 팔을 뿌리쳤다. 갑자기 붙잡은 것 때문에 정말로 놀라서 미처 때어놓을 생각을 못했던게 큰 이유였다.
"아. 주아 왔구나. 생각보다 빨리 왔네. 혹시 길 잃어버릴뻔 했다거나 그건 아니지?"
"음. 저 애가, 건우 네가 기다렸다는 애야? 우와. 진짜 귀엽게 생겼다! 안녕! 주아...? 맞지? 건우가 주아라고 했으니까 말이야. 있잖아. 내가 누군지 궁금해?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후후. 건우야. 뭐라고 설명할래?"
"뭘 뭐라고 설명해. 친구잖아. 하아. 오해사는 발언은 하지 말아줘. 주아야. 얘는 민아영. 그러니까, 중학교때 친구야. 1년 정도 같은 반이었고. 뮤지니아스 공연에 너처럼 자주 오던 여자애야."
"기왕이면 친한 친구라고 붙혀줘! 친하잖아. 우리. 같은 반일때도 서로 장난치고 그렇게 놀았잖아. 섭섭하다. 얘. 아. 안녕. 주아야! 아영이라고 해! 잘 부탁할게!"
익살스럽게 실실 웃으면서 아영이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반갑다는듯이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주아는 어디서부터 본거지? 생각보다 빨리 왔는데, 설마 처음부터 다 봤다던가 그런건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고 하면 곤란한데. 자칫 잘못 보이면 진짜로 오해받기 쉬운 장면들의 연속이었으니까. 빨리 해명을 하지 않으면 오해가 더 커질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한다? 아냐. 일단 침착해지자. 침착하게 대응을 하자. 최건우. 지금 여기서 네가 당황하면 어떡해. 평소처럼 침착하게 대응하도록 하자.
지금 여기서 확실하게 해야 하는 것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아영아. 여기 얘의 이름은 유주아. 나와 10년 이상을 알고 지낸 소꿉친구야. 그리고 내 여자친구야. 당연하지만 너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친한 사이야. 내가 기다린것도 바로 얘야. 여자친구가 여기에 왔거든. 그래서 너와 같이 갈 수 없었던거고."
"어머. 여자친구 있었어? 전혀 몰랐네. 언제 사귄거야? 응? 응?"
"2학년 되고 나서 조금 있다가 사귀었어. 내가 고백했고."
"꺄아아아! 이건 엄청 대박이라는 느낌이다. 있잖아. 있잖아. 주아야. 건우가 어떻게 고백했어? 응? 응? 음. 그리고, 혹시 묻는건데 내가 불편해?"
"그럼 안 불편하겠냐? 이렇게 정신없이 구는데. 하아."
정말 그때나 지금이나 정신없이 구는 아영이의 모습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고 주아를 바라보면서 이쪽으로 오라는 의미로 살짝 눈빛 신호를 주었다. 저 애가 귀찮게 굴지 않도록 내가 남자친구로서 확실하게 옆에 있어줘야겠지. 응.
물론 저 애라면 나는 신경 안쓰고 바로바로 공격해 들어올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거와는 또 별개로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 방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주아의 기분,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으니까..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주아를 바라보면서 나는 마음 속으로 불안하면서도 조마조마한 기분을 느꼈다.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다던가 그런건 아니겠지?
"......."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조용히 주아의 말과 행동을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주아야. 뭘 생각하는진 모르겠지만, 안 좋은 생각은 하지 말아줘. 부탁이니까.
//2시에 잘때도 있지만 작업하는게 있으면 3시에 잘때도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무엇보다도 저는 주아주와는 달리 늦잠을 잘 수 있는 입장이기도 하고.. 아. 이건 살짝 염장이 되려나요? 그리고 쓰면서도 느낀거지만 역시 주아에게 너무나도 미안한 기분만 드네요. 큭..!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관계. 이렇게 또 다른 관계가 형성되는걸까요? 어쩌면 우리 스레는 치유 스레일지도 모르겠는데요? 다만 그 대상이 1:1을 즐기는 저와 주아주일 뿐이지만요. 그래도 이런 스레도 나쁘진 않잖아요?
그리고 역시 시험 때문에 많이 피곤하셨군요. 음. 그러게 무리하지 말고 빨리 주무시지 그랬어요. (눈물) 언젠간 행복한 꿈 꾸실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저 역시도 하루는 잘 보냈답니다. 등산도 하고, 치킨도 먹었고요. 동생이 사주더라고요. 이 녀석이 왠일이지? 이런 느낌었답니다.
그럼 오늘치도 살짝 충전을 해주는게 좋을까요?(꼬옥(토닥토닥(쓰담쓰담) 오늘은 수고한 것 같으니까 2배로! 주말임에도 쉬지 못하고 정말로 힘들겠지만, 그래도 힘내주세요. 주아주. 언젠가 지금의 고통이 달콤하게 돌아오게 될거에요. -
578 주아 - 건우 (58029E+52) 2016. 9. 10. 오후 3:01:30분명히, 건우는 혼자 있어야 했다. 싸인회도, 포토타임도 전부 빠지고 직접 문자로 팥빙수를 먹자고 보낼 정도였으면, 분명히 건우는 혼자 있어야 했다. 만약 다른 누군가도 함께 가는 것이었다면, 건우는 분명 문자로 '누구누구도 함께 가.' 하고 알려줬을 것임이 틀림없었다. 그렇게 단 한 마디라도 덧붙여준다면, 자신은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마냥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불편하다거나 그런 느낌 없이 오히려 그 모르는 누군가와도 친하게 지낼 생각이었다. 건우의 친구라면, 자신도 친하게, 배려하면서 소중히 대하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것은 아니었다. 막상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건우는 혼자가 아니었고, 어떤 모르는 여자아이와 함께 있었다. 그것도, 아주아주 친한듯한 모습으로. 미소를 지으며 대화하고, 그 여자아이가 자신의 몸을 찌르는대도 그냥 다 받아주고, 팔을 덥썩 잡아도 그것을 떼내지 않고, 심지어 지금, 얼굴을 바짝 가까이 갖다대는대도 그저 난감하다는 표정만 지을 뿐, 딱히 이렇다 할 행동을 취하지 않는 건우의 모습.
그 모습에, 금방이라도 불안하고 불쾌한 이 감정이 가득 차올라 흘러넘칠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애써 모르는 척 몸을 움직여 그 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간다. 그리고는 그 둘에게 말을 건다. 아무렇지 않게 웃는 표정이지만 미묘하게 평소보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두 손으로 꾸욱 주먹을 쥔 채. 물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은 자신의 특기였으나, 지금으로써는 이 정도가 최선이었다. 금방이라도 이 감정이, 이 기분이, 자신의 이성의 끈을 끊어버릴 것만 같았기에 이 정도가 최선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크게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그제서야 저의 팔이 붙잡혀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강하게 그 여자아이의 팔을 뿌리친다. 그 모든 행동을 전부 다 조용히 지켜보면서도 자신의 두 주먹은 도저히 그 힘이 풀리지 않는다.
건우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며, 혹시 길 잃어버릴 뻔 했다거나 그런건 아니냐며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물어왔고, 자신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 여자아이가 먼저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온다. 그리고는 저가 누군지 궁금하냐며 건우에게 뭐라고 설명할래? 하고 웃으며 물었고, 건우는 오해사는 발언은 하지 말아달라며 이 여자아이는 민아영이고, 중학교 때 친구이며, 뮤지니아스 공연에 자신처럼 자주 오던 여자애라고 자신에게 소개해준다. 그러자 그 아영이라는 아이는 기왕이면 친한 친구라고 붙여달라며, 같은 반일 때도 서로 장난치고 그렇게 놀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더니 이내 곧 자신에게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건넨다.
...친한 친구. 장난치고 놀았던 추억. 그 모든 말들이 또다시 자신의 이 기분을, 이 감정을 더 증폭시키는 것 같은 느낌에 살짝 쥔 두 주먹에는 자신도 모르게 조금 더 힘이 들어간다.
그래. 그랬구나.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 친구여서 아까 그렇게 찔러대고 팔을 붙잡고 얼굴을 바짝 가까이 갖다대도 가만히 있던 거였구나. 그 정도는 이미 예전부터 해왔었으니까.
오해사는 발언은 하지 말아달라고 건우는 얘기했지만, 이미 늦은 듯했다. 이미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정말로 친한 중학생 때의 둘의 모습. 그리고 아까 전의 그 모습들. 다른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그 누구라도 커플이라고 생각할 모습.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가 다른 여자의 스킨십을 거부하지 않고 전부 받아들이는 모습. 이것이 과연 오해일까? 이것은 분명...
한 가지 가설을 떠올리며 아영이의 그 익살스럽게 실실 웃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일단은 살짝 건우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먼저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응. 어쩌다보니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게 됐어. 길이 어렵지도 않아서 잃어버리지도 않았고."
여전히 평소보다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표정은 웃고있었지만, 그 말투며, 억양이며, 전부 평소의 밝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조금 차분하고 조용하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애써 모르는 척하며 일단 건우의 말에 먼저 대답한 후, 다시 아영이 쪽으로 고개를 돌려 자신도 똑같이 빙그레 미소지어 대답한다.
"응, 나도 반가워. 아영아. 나는 유주아라고 해. 귀엽게 생겼다고 해줘서 고마워. 너도 정말 귀엽게 생겼어. 나도 앞으로 잘 부탁할게."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잘 부탁한다며 가볍게 자신의 이름을 밝힌다. 이미 자신의 이름은 알고있었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직접 얘기하는 게 예의겠지. 귀엽다고 얘기해준 부분에 대해서도 가볍게 고맙다고는 얘기하지만, 확실히 귀엽게 생긴 것은 아영이 쪽이었다. 분명히 자신과도 동갑일 터인데 동안이라 그런지 더 어려보이는 모습. 예쁜 적갈색 머리카락에 단정한 단발. 발랄하고 장난기 많은 성격. 그 모든 것들이 전부 아영이의 귀여움을 한 층 더 돋구어서 같은 여자가 봐도 정말 귀엽다,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아마 아영이는, 나한테 예의로 그런 말을 해준거겠지. 정말 귀여운 건 너니까 말야.
건우는 이어서 평소처럼 침착한 태도로 아영이에게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해준다. 10년 이상을 알고 지낸 소꿉친구이자 여자친구이며, 아영이에게 너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친한 사이라는 건우의 말에도 자신의 기분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고, 오히려 한 층 더 가라앉는다.
그거...지금 놀리는거지? 방금 전까지 누가 더 너랑 친하게 있었는데? 하지만 그런 복잡한 감정을 겉으로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며 이어지는 건우와 아영이의 대화를 조용히 듣는다.
저가 기다린것도 바로 자신이라서 아영이, 너와 같이 갈 수 없었던 거라고 건우가 얘기하자 아영이는 여자친구가 있었냐며 언제 사귄거냐고 물어본다. 그 질문에 건우는 2학년 되고 나서 조금 있다가 저가 고백했다고 밝혔고, 아영이는 엄청 대박이라며 자신에게 건우가 어떻게 고백했냐며, 혹시 저가 불편하냐며 물어온다. 그것에 대해 자신이 대답하기도 전, 건우는 그럼 안 불편하겠냐며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자신을 바라보며 눈빛 신호를 보낸다.
"......"
건우의 눈빛 신호. 이 쪽으로 오라는 그 의미를, 자신이 알아채지 못할리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받아들이기 싫었다. 그 쪽으로 가고싶지 않았다. 평소와는 미묘하게 다른 자신의 모습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건우에게로 가고싶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만큼은... 건우의 곁에 있고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너의 눈빛 신호를 모르는 척 할거야. 그 쪽으로 가지 않을거야.
조용히 자신의 말과 행동을 기다리는 건우를 똑같이 순간 웃음기 없이 조용히 바라보다 이내 다시 또 작게 미소지어 보이며 아영이를 바라본다.
"...건우는 그냥 좋아한다고 직접 고백해줬어. 그리고 전혀 불편하지 않아, 아영아. 걱정마. 같은 반 친구들 중에서도 너처럼 밝은 아이들이 많이 있는 걸."
사실이었다. 아영이처럼 발랄하고 밝은 친구들은 많았다. 하지만... 불편은. 애써 그 불편함을 모르는 척, 미묘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태연하게 웃으면서 아영이의 질문에 전부 대답한다. 그리고는 이어서 다시 고개를 돌려서 건우에게로 방긋 웃으며 입을 연다.
"음, 그리고 있잖아, 건우야. 미안하지만 나 먼저 가봐야돼서 아무래도 같이 팥빙수 먹으러 못갈 것 같아. 민주가 자기 지금 혼자 어린 사촌동생 보고있다고 도와달라고 했거든. 그래도 나중에 확실히 쏠테니까 다음에 먹자."
완전한 거짓말은 아니었다. 민주는 장난식으로 남친이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나서 시간이 남으면 자기의 처참한 꼴을 보러오라고 얘기했었으니. 그러니까... 완전한 거짓말은 아니었다.
거기다가 지금은. 지금만큼은. 건우와 함께 있고싶지 않았다.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은 꼭꼭 숨기고서 정말로 평소와 다름없이 웃어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마음 속에 들끓고있는 감정. 그 감정이 온전히 자신을 잠식해버리기 전에, 어떻게든 이성을 붙잡고 정말로 태연하게,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 으음, 괜찮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여전히 드는 죄송한 기분은 아무래도 넣어두는게 낫겠죠? 그리고 늦잠은 살짝이 아니라 완전 염장이라구요! 권장 수면 시간이 7시간이었나? 그거 채워본 적이 언제였을까요...? (아련) 뭐, 당연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요. 그리고 주아에게 미안하셔도 어쩔 수 없답니다! 주아는 이미 화랑 질투랑 불안함이랑 불편함이 마구 뒤섞여 버렸거든요! 오히려 저도 건우에게 미안해서... 아마 처음으로 주아가 거리를 두고 묘하게 차갑게 대해서 마음 아파할까봐... ㅠㅠㅠ
치유해주는 관계이자 치유 스레라. 네, 나쁘지 않아요. 오히려 괜찮지 않나요? 저는 기왕이면 나쁜 관계가 아니라 좋은 관계이고 싶거든요. ㅎㅎㅎㅎ
그리고 많이 피곤하지도, 무리하지도 않았답니다. 그저 건우주와의 잡담이 즐거웠을 뿐이라구요! 그리고 원래 꿈은 잘 안 꾼다구요! 그러니까 울지 마세요, 네? (닦아주기)
하루를 잘 보내셨었다니 다행이예요. 역시나 꼬박꼬박 등산에 치킨이었던건가요?! 등산도 대단하지만 치킨! 동생 분께서 사주셨다니! 역시나 양념이었겠죠? 부러워라...
그나저나 2배 충전인건가요? 후후, 앞으로도 수고하면 2배인걸까요? 그럼 열심히 해야겠네요! 네, 물론 주말에도 마냥 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미래에는 분명 여유로워질테니까요. -
579 건우 - 주아 (85965E+59) 2016. 9. 10. 오후 4:50:36태연하게 한마디 한마디, 말을 건네는 주아는 분명히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도 낮게 가라앉아있고, 밝은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차분하고 조용했다. 어쩌다보니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게 되었다고 답을 하는 모습도, 아영이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모습도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주아와 알고 지낸 기간은 10년 이상. 그 미세한 차이를 내가 어떻게 구분하지 못할까? 충분히 구분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불안한 마음이 커져만 갔다.
처음부터 다 보고 있었고, 아영이가 나에게 친 장난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그것 이외에는 주아가 이렇게까지 돌변한 이유를 나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핸드폰으로 들어온 주아의 답장 메시지도 신나하는 기분이 절로 짐작이 갈 정도였으니까. 그 짧은 시간동안에 갑자기 이렇게 돌변하는건 역시 그것밖에는 이유가 없었다.
한때, 나도 저런 식으로 적대적인 분위기를 보인적이 있었다. 주아가 동민이에게 고백을 받았을때. 그때 묘한 불편한 감정과 적대감을 보이는 내 모습에 주아도 당황했었지. 만약 그때와 상황이 비슷하다고 한다면 지금 주아는....
빙그레 미소짓는 표정 너머로 보이는 또 다른 표정. 그것을 바라보면서 마음 속에서 죄책감이 커져가기 시작했다. 대체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어떻게 사과를 해야할지도 잘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주아는 알고 있을까? 지금 나와 만난 이후로 주먹을 전혀 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그것만으로도 네가 얼마나 기분이 불편한지 잘 알 수 있어. 주아야. 하지만 네가 생각하는 그런건 절대로 아니야. 어디까지나 아영이는 친구일 뿐이니까.
......하지만, 그것을 미처 말로 꺼내기도 전에 아영이는 눈치없이, 내가 어떻게 고백했는지를 묻고, 자신이 불편하지 않냐고 주아에게 물어보았다. 당연히 안 불편하겠냐고 가볍게 톡 쏘아붙히고 한숨을 쉬면서 난 주아에게 여기로 오라고 눈빛신호를 보냈다. 이 정도의 눈빛신호는 주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아는 나의 눈빛 신호에 아무런 반응도 주지 않았다. 마치 보지 못한 것처럼, 마치 모르는척 하는 것처럼, 마치 지금은 내 옆으로 가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예상도 못한 그 모습에 내 몸은 절로 작게 움찔했고 내 시선은 멍하게 주아에게로 고정되었다.
주아야. 도데체 왜 그래?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이상한 오해를 하고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지? 불안불안한 마음에 멍한 내 두 눈빛은 걱정스러움과 불안함으로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내 주아는 정말로 가볍게 나의 고백 건을 아영이에게 설명했고, 아영이는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같은 반 친구 중에서도 밝은 아이들이 많이 있다고 대답했다. 표정은 태연하게 웃지만... 웃고 있긴 하지만, 전혀 웃는 표정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와중에 얄밉게 웃는 아영이가 정말로 불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볍게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더니 아영이는 태연하다는 듯이 킥킥거리면서 마치 나에게 들으라는 듯이 이야기했다.
"우와. 정말로 그렇게 직접 고백한거야? 대단한데? 최건우. 난 여자에겐 전혀 관심없는줄 알았는데 이런 애가 옆에 있으니까 당연히 눈에 뵈는게 없겠지. 이야. 그 고백멘트 나도 들어보고 싶다. 뭔가 되게 진지하게 했을 것 같은 느낌인데? 맞아? 맞아? 여기서 다시 해본다거나 그러면 안돼?"
"시끄러워. 고백 멘트를 왜 여기서 말해? 나와 주아의 추억으로 간직할거야. 그러니까 떼 쓰지마."
그만하라는 식으로 확실하게 선을 긋고 이야기하는 그 순간, 주아는 나를 바라보면서 빙긋 웃더니, 팥빙수를 먹으러 같이 못 갈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민주의 이야기를 대면서 나중에 확실하게 쏠테니까 다음에 먹자고 이야기하는 그 모습에 가슴이 철렁 가라앉는게 느껴졌다.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지금 주아가 나와 같이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 사실을 너무나도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주아야.. 너, 대체...
"........"
태연하게,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보이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나는 먼저 주아에게로 천천히 다가갔고 그 얇고 가녀린 팔을 잡았다. 그리고는 살짝 고개를 돌려 아영이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미안. 아영아. 지금 바빠서. 먼저 가볼게."
"응? 어. 어. 응. 다음에 봐!!"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활발한 목소리로 손을 흔들면서 인사하는 아영이를 뒤로 한채, 나는 주아의 팔을 잡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사람이 없는 곳. 인적이 드문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차라리 그곳이라면 둘만이서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테니까. 그러기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금 강압적으로 주아를 앞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고, 조금 거리가 있는 곳, 인적이 드문 곳에서 주아의 팔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뒤로 돌아서 주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대체 저 눈동자 너머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연인이라고는 하지만, 그 답을 나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러기에,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주아야. 기분 나쁜거야? 방금 전 일."
어쩌면 무신경할지도 모르는 질문.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확실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면서, 주아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그리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서 말을 이어나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절대로 이상한 사이 아니야. 그냥 중학교때 알고 지낸 친구 중 하나야. 그러니까 화가 났으면 풀면 안될까? 네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 나도 마음이 아파. 정말로. 무신경하게 군 것은 미안해. 진짜로."
//벌써부터 마음이 아파오는건 저의 기분 탓인걸까요? 주아야. 진짜로 내가 미안해. ㅠㅠ 음. 그리고 확실히 염장이긴 하네요. 늦잠은! 하지만, 저도 고3을 클리어했으니까 이런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납득이 되지 않을까요? 주아주도 약 2개월 뒤면 얼마든지 늦잠잘수 있는 환경이 찾아오니까요! 권장 수면 시간 7시간. 솔직히 진짜 교육제도가 잘못된게, 잠을 푹 자야 컨디션이 유지되고 그러는데, 학교에선 그것을 전혀 배려하지 않지요. 자는 시간까지 줄여서 공부해라. 공부해라. 그러면서 컨디션 유지는 잘 되길 바라고. 자신들도 학생시절때 똑같이 힘들었을텐데 바뀌지가 않는단 말이죠. 솔직히 전 야자도 진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공부 할 시간은 강제로 만들어지겠지만, 어차피 공부 안할 이들은 죽어라 시켜도 안하고 말이죠. 그래서 학교 다닐때 내가 이걸 왜 해야하나라고 진짜 불평하고는 했답니다. 물론 그러다가 꾸벅졸아서 선생님에게 끌려가서 밖에서 엎드려 뻐쳐 하면서 맞기도 하고..(눈물)
그리고 저도 주아주와는 좋은 관계이고 싶으니까요. 이런저런 잡담도 나누고 말이죠. 캐릭터도 친하지만 오너끼리도 친한 관계 유지하는거 좋잖아요? 뭔가 상황극만 하면 비즈니스 관계같아서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옆동네에서.. 한때 잡담 금지가 올라왔을때 필사적으로 반대한 일도 절로 떠오르네요. 물론... 고인 물 취급당해버렸지만요.
아. 오늘은 조금 날씨가 안 좋아서 등산은 안 갔어요. 그리고 치킨 먹었답니다. 네! 양념+간장이었어요. 그래서 맛있게 먹었지요. 주아주와 주아에게도 나눠주고 싶었지만 줄 방법이 없네요. 주아는 건우가 사줄지도 모르겠지만, 주아주에게는.... 고로 사탕을 대신 드리죠! 딸기우유맛 사탕!
그리고 2배가 아니라 3배도 가능하니까요. 그렇다고 충전 받으려고 열심히 하려고 하면 안돼요. ㅎㅎㅎㅎㅎ 주아주의 대학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죠! 미래에는 반드시 여유로워질 수 있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참아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주아주가 힘들고 지치면..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옆에서 지탱해줄테니까요. -
580 주아 - 건우 (58029E+52) 2016. 9. 10. 오후 11:32:57건우의 질문에도, 아영이의 인사에도 태연하게 대답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평소와 완전히 똑같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한다. 아무래도 그것까지는 무리인 듯 했다. 지금으로써는, 이 정도가 최선이었다. 미묘하게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지만 여전히 빙그레 미소짓는 모습. 이 정도가 지금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그런 모습에 불안한 듯한 표정을 짓는 건우를 똑같이 바라보면서도, 꾸욱 쥔 자신의 두 주먹은 좀처럼 쉽게 펴지지 않는다. 그 점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이 주먹은 자신의 마음 속, 점점 커져가는 감정을 억누르기 위한 장치. 지금 이 감정을 드러내버리면, 폭발시켜버리면, 자신뿐만이 아니라 건우의 관계도 포함해서 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이 무너져내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참아야만 했다. 어떻게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머릿속은 현재, 아까 떠올랐던 가설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래. 지금 상황이라면 딱 그거겠지.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다정하고 친근하게 스킨십 하고있는 상황이라면 그 가설이 제일 말되잖아? 감정이 점점 복잡해지자 이성적인 사고는 점점 그 기능을 멈추고 있었지만, 그런 자신의 내면의 변화는 눈치채지 못한다. 지금은, 그저 눈 앞의 저 둘의 모습을 지켜보며 겉으로는 어떻게든 태연한 척하는 것에 집중할 뿐이었다.
다행히 그런 겉으로 보이는 자신의 모습은 태연했는지, 아영이는 넉살스럽게 건우가 어떻게 고백했는지, 저가 불편하진 않냐고 물어온다. 그 말에 대답을 하려던 찰나, 건우는 먼저 저가 가볍게 아영이에게 쏘아붙히더니 한숨을 내쉬고는 여기로 오라는 눈빛 신호를 보낸다.
그 뜻은 눈치챘지만, 갈 마음은 없었다. 가고싶지 않았다. 오히려, 더 멀리멀리 피하고 싶을 뿐이었다. 적어도 지금은, 건우와 거리를 두고싶었다. 그렇기에 건우의 그 눈빛 신호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웃음기 없는 눈빛으로 잠시 건우를 바라본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작게 움찔하더니 멍한 시선을 자신에게로 고정시킨다. 곧이어 그 눈빛이 걱정스러움과 불안함에 젖어가는 것까지도 전부 알아채지만, 짐짓 모르는 척 아영이에게로 고개를 돌려 그녀의 말에 웃으며 대답한다.
가볍게, 태연하게, 마치 남 얘기 하듯이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마치자 아영이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건우를 콕콕 찌르더니 킥킥 웃으며 대단하다고, 그 고백멘트 저도 들어보고 싶다며 여기서 다시 해보면 안되냐고 건우에게 묻는다. 그러나 건우는 자신들의 추억으로 간직할거니 떼 쓰지 말라고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그렇지만... 그런 건우의 태도에도, 자신의 지금 이 감정은 도저히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아아, 안되겠어. 역시, 안 돼.
누가 봐도 정말 친하다, 소리가 나올 그 둘의 모습에, 여전히 자연스러운 그 스킨십에, 결국 마음을 굳힌다. 응, 떠나야겠어. 이 자리를. 적어도 지금은, 너와 같은 곳에 있고싶지 않아. 건우야.
그런 생각에 미치자 결국 건우를 바라보고는 빙긋 웃으며 팥빙수를 먹자는 아까의 약속을 다음 번으로 넘겨버린다. 정말로 태연하게,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마지막이 되어서야 제법 자연스럽게 웃음을 지을 수 있구나, 생각하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그러나 건우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더니 곧 자신에게로 천천히 다가온다. 그리고는 갑자기 자신의 팔을 잡는다.
"...!"
갑작스런 건우의 그 행동에 순간 놀라 크게 움찔한다. 예상치 못하게 잡혀버린 팔. 그것에 대해 뭐라고 하려했으나 자신이 입을 열기도 전에 건우는 고개를 돌려 아영이에게 먼저 가보겠다고 얘기한다. 그 말에 아영이는 역시나 변함없이 활발한 목소리로 손을 흔들며 인사했고, 건우는 여전히 자신의 팔을 꽉 잡은 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그 잡힌 팔을 빼내려, 건우를 따라 걸어가지 않고 그 자리에 버티려했지만, 남자와 여자의 타고난 힘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는지 결국은 건우를 따라 억지로 걸음을 옮긴다.
"...이거 놔줘. 건우야."
그러나 그렇게 억지로 건우를 따라가면서도 잡힌 팔을 빼내려고 계속 시도한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확실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놔달라고 말하지만 건우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못 들은거야? 놔달라고 했잖아."
그런 건우에게 다시 한번 더 확실하게 놔달라고 얘기하지만, 건우는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조금 강압적으로 자신을 앞으로 끌고간다. 잡혀있는 팔이 아파오는 것만 같은 느낌에 작게 저항의 몸짓을 해보지만, 역시 힘에서부터도 차이가 나서 결국은 건우를 따라 조금 거리가 있는, 인적이 드문 곳에까지 도착해버린다.
그리고 그제서야 건우는 자신의 팔을 놓아주고는 뒤를 돌아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잡혀있던 팔이 조금 아팠는지 반대쪽 손으로 문지르다 그가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자 자신도 똑같이 건우의 눈을 마주바라본다. 자연스레 마주쳐진 두 눈동자.
그렇게 둘만 남게되자 아까의 그 미소도 없어져, 자신의 표정은 아무런 감정없는 무표정이 된다. 건우는 그런 자신을 잠시 말없이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어 방금 전 일이 기분 나쁜거냐고 물어온다. 그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여전히 무표정으로 건우를 응시한다. 그러자 건우는 이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절대로 이상한 사이 아니라며, 그냥 중학교 때 알고 지낸 친구 중 하나라고 해명하듯이 말한다. 그리고는 화가 났으면 풀면 안되겠냐며, 무신경하게 군 것은 진짜로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 사과의 말에도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며 건우의 눈을 응시하다 이내 천천히 입을 연다.
"...화 안 났어. 기분 나쁜 거 아냐. 그러니까 사과하지마. 중학교 때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거 가지고 내가 딱히 뭐라 할 자격 없잖아?"
미묘하게 차가워진 말투와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 그렇게 확실하게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건우를 대한다. 억지로라도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어야할까, 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기적인 생각일진 몰라도, 지금은 이렇게 눈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대화를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건우와 같은 장소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뭔가 복잡한 기분이었으니까.
"여기까지 끌고와야했던 이유가 이거였어? 음, 하고싶은 말은 다 한거지? 그럼 이제 가봐도 될까? 민주가 기다리고 있어서 말야."
어깨를 으쓱하며 태연하게 건우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여전히 웃고있지 않은 눈빛. 지금의 자신으로써는, 건우와 함께 있고싶지 않았다. 혼자 있고 싶었다. 물론 지금 자신이 하는 말이, 지금 자신의 태도가 건우에게 얼마나 상처를 줄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지금은. 지금만큼은 그 점을 모르는 척하고 싶었다.
너 정말 이기적이야, 유주아. 하지만 아까 건우의 그 모습들은. 그것은 분명... 복잡한 마음속을 여러가지 생각들이 헤집어놓는 것을 고스란히 느끼자, 자신의 표정은 한 층 더 가라앉아버린다.
/ 마음이 아픈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주아의 이런 모습은 처음일테니. 건우야, 진짜진짜 미안해! ㅠㅠㅠ 윽, 클리어 보상이라면 납득이 안 갈수가 없잖아요? 저도 얼른 클리어를 해버려야지, 안되겠어요. 반드시! 늦잠을! 잘 것이다! (박력) 학교의 배려없음과 모순은 이미 십 년이상 겪고있는걸요... ㅋㅋㅋㅋ 저도 야자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괜히 그 밤 시간 동안 뭔가 우울한 생각만 더 들거나 잠들어버리거나 하니까요. 그보다 선생님께 끌려가서 엎드려 뻗쳐로 맞기라니...! 너무하셨네요, 조는 것은 자기의지가 아닌데! 그, 그래도 울지마세요~ 네? (닦아주기) (쓰담쓰담) 이제는 전부 클리어하셨으니까요!
네, 저도 개인적으로 캐릭터끼리도, 오너끼리도 친한 관계인거 좋아해요. 상황극만 돌리면 뭔가 딱딱한 느낌이라 해야하나... 그런데 고인 물 취급이라뇨! 우와, 그것도 너무하셨네요! 사람마다 각자의 생각이라는 것이 있는 법인데, 존중해주지는 못할 망정 고인 물 취급이라니. 뭐, 그래도 이제는 옆동네 생각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더군다나 그런 안 좋았던 기억이라면 그냥 잊어버리시고 대신 다른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주셨으면 해요. 그 무시무시한 기억력을 그런 쪽으로 낭비하시기엔 너무 아깝지 않나요, 건우주? (윙크)
오늘 등산은 안 가셨군요. 네, 확실히 날씨도 안 좋았다면 굳이 무리하실 필요는 없지요. 치킨... 아, 진짜 부러워요. 양념...빨간색 윤기 좌르르... (훌쩍) 앗, 대신 딸기우유맛 사탕인건가요?! 기뻐라! 이제는 딸기맛 사탕은 없나보군요? ㅎㅎㅎ 예전엔 그걸로 밀당하셨으면서~
안그래도 제 앞길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한다는 그런 말씀 하실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딱 맞췄네요. ㅋㅋㅋ 물론 대학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충전도 중요하다구요? 목표는 3배! 아자아자! 네, 참아볼거예요. 그리고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로 고마워요. 원래 우는 소리 잘 안하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혹시 그런 소리 한다면... 음, 그 때는 잘 부탁드릴게요! (꾸벅) -
581 건우 - 주아 (72666E+54) 2016. 9. 11. 오전 1:35:14아영이가 있는 상황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주아는 계속해서, 웃고는 있지만 그 목소리도, 분위기도, 전혀 웃고 있는게 아니었다. 주아를 처음 보는 아영이는 잘 모른다고 치더라도, 적어도 나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나는 아영이가 없는 곳으로, 둘이서 조용히 있을 수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 주아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 아영이에게는 적당히 작별인사를 하고서, 주아의 팔을 조금은 강하게 잡고서 강압적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내가 팔을 잡을것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움찔하던 주아는 쉽게 끌려가려고 하지 않고 팔을 빼기 위해서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놔달라고 얘기를 하지만 못 들은척, 나는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이내 확실하게 놔달라고, 절대로 못 들을리가 없는 목소리로 놔달라고 주아에게서 말이 또 들려왔지만 나는 이번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절대로 놓지 않고 조금 더 강하게 잡고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말 그대로 완전히 강압적인 행동. 평소라면 이런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필요하다고 느꼈다. 지금 주아는 나하고 같이 있는 것을 피하려는 느낌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조금은 강압적으로 할수밖에 없었다. 둘만이 있는 장소. 거기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왜 이러는건지, 대체 뭐가 잘못된건지.. 제대로 고쳐나가고 싶었다. 그게 연인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인적이 드문 곳. 지나가는 사람들조차 잘 없는 곳에 도착하고서야 나는 주아의 팔을 놓아주었다. 잡혀있던 팔이 아팠는지 주아는 주아는 반대편 손으로 방금전까지 내가 잡았던 부분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순간 미안한 감정이 들어서, 살며시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계속 눈길을 돌릴순 없었기에, 나는 다시 주아의 눈을 바라보았고, 주아 역시 자연스럽게 내 눈을 마주보았다.
평소라면 이렇게 눈이 마주치면 서로 웃으면서 장난도 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사랑을 나눴겠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 따윈 전혀 없었다. 더 이상 눈치 볼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주아는 아무런 표정도 없는 무표정만을 지었다. 그 표정에 섬뜩함을 느끼지만, 그래도 애써 태연한척 하면서 화가 난거냐고, 무신경하게 군 것은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보통이라면 주아는 이 정도에서 풀고는 했다. 하지만, 오늘의 주아는 정말로 달랐다. 사과를 했음에도 침묵을 지키고서, 내 눈을 응시하면서 입을 연 주아의 목소리는 갓 얼어붙은 차가운 얼음처럼 너무나도 차갑게 들려왔다.
웃음기조차도 전혀 보이지 않는 차가운 표정. 평소의 주아와는 너무나도 다른 표정이었다. 그 모습에 다시 한번 움찔하고 멍하게 주아를 바라보았다. 화가 안 났다고, 기분이 나쁜 거 아니라고, 사과하지 말라고...
그 한마디, 한마디가 내 가슴 속에 꽂히기 시작했고 내 두 눈은 절로 생기를 잃어가고 멍하게 주아를 주시했다. 화가 안 났을리가 없잖아. 기분 나쁜게 아닐리가 없잖아. 주아야. 너... 지금 그 모습. 거울을 보고서도 그대로 얘기할 수 있어?
왜 그러는건데? 대체 왜...? 왜 그러는건데..? 아무것도 아니라고, 무신경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는데 대체 왜 그러는건데? 나에게 도데체 뭘 어쩌란건데..? 도데체 왜... 왜... 왜...?
마음 속에서 끓어오르면 안되는 감정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안되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참아야 하는데... 애써 있는 힘껏 그 끈을 꽉 잡으면서 버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끈은 곧 주아가 나에게 보여주는 모습에 의해서 톡 하고 끊어졌다.
이제 가봐도 되냐는 말. 민주가 기다리고 있다는 말. 어깨를 으쓱이면서 태연하게 이야기하지만, 웃고 있지 않은 눈빛.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그 사실을 내가 모를수가 없었다. 내가 주아를 몇년을 봤는데. 어릴적부터 쭉 함께였다. 그런데, 그런데, 그걸 모를까?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대체 왜 이러는건데.. 왜... 왜... 주아야. 대체 나에게 뭘 바라는거야? 차라리 말을 해! 이러지 말고 말을 하란 말이야!
".....그럼 가."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엄청나게 차가운 목소리였다. 나 자신조차도 차갑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정말 서늘하고 서느란 튠드라의 냉기가 절로 떠오르는 차디찬 말 한마디. 나 자신조차도 놀랐지만, 이미 끊어진 줄을 다시 잡기에는 너무나도 늦은 상황이었다.
"민주가 기다리고 있댔잖아. 어서 가 봐. 미안해. 시간 뺏어서."
차디찬 목소리는 더 이상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 소리를 지르지 않는 이유는, 소리를 질렀다간 정말로 모든 것이 끝나버릴 것만 같은 감정 때문이었다. 지금은, 잠시 서로간에 머리를 식히는게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심호흡을 했다.
하지만 이미 차디찬 심장은 다시 뜨거워지지 않았고, 사과를 했음에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 주아에게 아주 살짝 지친다는 것을 느끼며, 땅이 꺼질것 같은 커다란 한숨만이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조금만 시간을 갖자. 우리."
그리고 입에서 나온 것은, 아마도 나오면 안되는, 정말로 뺨을 맞아도 시원찮을 말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야자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군요. 정말 그걸 왜 하는건지.. 아. 그리고 제가 학교다닐땐 체벌이 당연하다는듯이 있었어요. 정말로 많이 맞은것 같네요. 고3때가 절정이었죠. 제정신이냐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그 당시에는 정말 공부머신이 된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당연하지만 그때는 스마트폰도 없었기에..(절레절레) 말 그대로 정말 공부 이외에는 할게 없었죠. 그래서 죽어라 하기도 했고요.
음. 그리고 주아의 입에서 나올바에는 차라리 건우의 입에서 꺼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꺼내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상황도 주아보다는 건우가 하는게 자연스러울 것 같고 말이에요. 그리고 이것조차도 저와 주아주의 생각은 똑같이 적용되는군요. 네. 상황극만 즐기는 관계는 아무래도 너무 딱딱하거든요. 뭔가 교류도 없고 말이에요. 그래서 사실... 주아주와 처음 만날때도 되게 잡담 하고 싶었어요. 네. 단지 고민을 엄청나게 했었죠. 뭐, 지금은 이렇게 잡담 즐기니까 괜찮지만요!
음. 그리고 뭐, 세삼스럽지만 옆동네의 토론은 대부분 그런 느낌이었으니까요. 사실 놀랍지도 않았죠. 잡담을 하면 AT가 생긴다. 그러니까 잡담을 없애자. 이런 논리로 나왔거든요. 아마. 제가 기억하는 바... 뭐, 그래서 조금 그런 식으로 싸우긴 했었네요. 그리고 그런 기억은 잘 안 떠올리니까 걱정 안해도 된답니다. 가능하면 좋게 긍정적으로 살아가는게 제 모토기도 하거든요.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 네. 제가 뛰었던 스레들의 생각. 그 분들과의 추억은 기분 좋으니까요. 그런데 주아주. 그거 아시나요? 그 좋은 기억에는, 주아주와의 만남도 있다는거.(생긋(윙크)
그리고 3배 충전을 바라시는건가요? ㅋㅋㅋㅋ 조건이 있지만 가르쳐주지 않겠습니다! 악용하면 안되니까요! 일단은 오늘분의 충전은 하는게 좋겠죠?(꼬옥(토닥토닥) 그리고 딸기맛우유사탕이 더 효과적이니까 그걸로 밀당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자. 주아주. 이 딸기우유맛 사탕 먹고 싶으면 여기로 와요.(처맞) 그리고 언제든지요. 주아주의 우는 소리가 나오면 제가 얼마든지 지탱해줄테니까 안심하세요. -
582 betterscooter.com (49214E+51) 2016. 9. 11. 오전 1:38:43romance a majority of these betterscooter.com http://adf.ly/6249830/banner/www.scamadviser.com/is-betterscooter.com-a-fake-site.html very awesome remember through the Smart Balance Wheel http://adf.ly/6249830/banner/www.fashionhoverboard.com ex by means of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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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 주아주 (86032E+47) 2016. 9. 11. 오후 2:53:18>>582 어라...? 일단 답레 올리기 전에 이거 뭐죠?;;; 뭔가 불안한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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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 주아 - 건우 (86032E+47) 2016. 9. 11. 오후 2:55:52적어도, 적어도 아영이가 있는 곳에서만큼은. 그 곳에서만큼은 웃어야했다. 스멀스멸 차오르는 이 거대한 감정을 어떻게든 억누르고서는 미소짓고 있어야 했다. 분위기도, 목소리도 평소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쯤은 스스로도 알 수 있었으나, 그래도 그렇게 행동해야만 했다. 그것이, 건우와 아영이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였으니까.
그렇지만 오늘 처음 본 아영이는 몰라도, 건우는 자신이 뭔가 변했다는 것을 느낀 듯 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사실이었다. 자신들은 십 년이상을 바로 곁에서 함께 지내왔으니까. 아무리 사소하고 미묘한 변화라 할지라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을 그 점도, 지금은 뭔가 불편했다. 건우까지 속이는 것은 역시 무리였구나...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건우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하다가 건우가 갑자기 자신의 팔을 잡자 순간 놀라 흠칫한다. 그러나 건우는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정말로 하는 아이였으므로, 그런 자신의 반응은 뒤로 하고 아영이에게 작별인사를 한 뒤 자신을 강압적으로 끌고가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끌려가지 않고 팔을 빼려 저항을 해보지만 타고난 힘의 차이 때문에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건우에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놔달라고 얘기하지만 건우는 못 들은 건지, 못 들은 척하는 건지, 계속해서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그 모습에 다시 한번 확실하게 놔달라고 얘기하지만 오히려 건우는 좀 더 강하게 자신의 팔을 잡고서는 앞으로 걸어나간다.
점점 잡혀있는 팔이 아파오는 것을 느끼면서도 결국은 팔을 빼지 못해, 그런 건우의 강압적인 행동에 의해 결국은 인적이 드문 곳에까지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 도착해서야 건우는 자신의 팔을 놓아준다. 드디어 아프게 잡혀있던 팔이 빠지자 반대쪽 손으로 그 아픈 부분을 문지른다. 평소라면 적당히 힘조절을 했을 건우였지만, 지금만큼은 아닌 듯했다. 건우는 그런 자신의 모습에 미안했는지 살짝 눈길을 돌리다 다시 자신의 눈을 바라보았고, 자신도 똑같이 건우의 눈을 마주본다.
평소의 자신들이었다면, 분명 이렇게 서로를 마주보면 부드럽고 따스한 분위기가 흘렀을테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아니었다. 지금만큼은, 자신들 주위에는 차갑디 차가운 냉랭한 분위기만이 감돌 뿐이었다. 그리고 아마 그것에는 지금 현재 무표정을 짓고 아무런 감정없는 눈으로 건우를 바라보는 자신의 몫이 클 것이 분명했다.
그런 자신의 표정에 건우는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 사과를 건네지만, 오히려 자신의 기분은 한 층 더 가라앉을 뿐이었다. 왜 사과하는거야? 내가 뭐때문에 이러는지도 모르면서 일단 사과하고 보는거야?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일단 이 분위기를 전환시키고자 그냥 사과하고 보는거야? 나는...
이 상황을 해소하려는 건우의 진심어린 사과가 지금 상태의 자신에게는 왠지 모르게 진심없는 빈말처럼 느껴진다. 그런 뭉뚱그려진 광범위한 사과. 받고싶지 않아, 건우야. 나는, 나는 말야.
평소라면 이 정도에서 기분을 풀겠지만, 오늘만큼은 그러고싶지 않았다. 나는, 네가 사과를 하면 네가 무슨 일을 했던 언제나 전부 다 받아주는 사람이 아냐. 나도 사람이야.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는 듯한 장면을 보고도, 다른 여자와 스킨십하고 장난치며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도, 그런 사과 한 마디에 기분을 풀고 다시 또 헤헤, 바보같이 웃는 그런 여자가 아니라고. 나라고, 나라고 해서... 언제나 전부 다 받아주는 그런 착하디 착한 사람이 아니란말야. 나도 기분이 나쁘고, 불쾌해.
자신의 마음 속에 차오르는 또다른 울컥한 기분. 언제나 받아주는 일이 많았던 자신이었기에 속으로만 담아왔던 그런 마음이, 오늘따라 유난히 더 안 좋은 쪽으로 커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겉으로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며 건우의 눈을 응시한다.
그러나 이어 천천히 입을 열어 얘기하는 자신의 목소리에서는, 그 기분이 그대로 반영된 듯 차가운 느낌이 가득 깃든다. 웃음기도 없는 차가운 표정에, 차가운 말투. 평소라면 방긋방긋 웃으며 부드럽게 얘기했을 자신은, 지금 현재 이 곳에서는 없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과 반대되는 화 안 났다는, 기분이 나쁜 거 아니라는, 사과하지 말라는 자신의 말에, 건우의 두 눈은 생기를 잃어가며 멍하게 자신을 주시한다.
물론, 현재 자신의 말이 얼마나 큰 칼이 되어 건우의 마음을 찔렀을지는 아주 잘 알고있었다. 그렇지만...그렇지만... 지금의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른 척하고 싶었다. 처음으로 이기적으로 굴고 싶었다. 건우의 그런 표정을 보는 것은 매우 가슴이 아팠지만... 그래도 모른 척하고 싶었다.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그런 자신을 비난하는 자책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것조차도 무시해버리며 건우에게 이제 가봐도 되냐고, 민주가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한다. 정말로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해보이지만, 여전히 자신의 눈빛은 웃음하나 없었다.
물론 이런 자신의 거짓말이 건우에게 통했을리가 없었다. 자신이 거짓말을 잘 못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건우는 유난히 자신의 거짓말을 간파하는 능력이 좋았으니까. 그렇지만, 지금 자신이 보여주는 끊임없는 냉랭한 모습에, 건우도 이제는 지친 듯했다. 한참 후에야 그럼 가라고 얘기하는 건우의 한 마디는, 정말 다른 그 무엇보다도 차가운 목소리였다.
"...!"
그런 생전 처음 들어보는 건우의 목소리에 아주 조금 움찔한다. 그리고 이어서 건우는 방금 그 차갑디 차가운 목소리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듯,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민주가 기다리고 있댔으니 어서 가보라며, 시간 뺏어서 미안하다고 얘기한다. 건우는 소리를 지르려는 것을 애써 억지로 참는 듯이 심호흡을 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어 커다란 한숨을 내쉬며 조금만 시간을 갖자는, 연인으로써는 거의 끝을 알리는 마지막 한 마디를 내뱉는다.
그 말에 충격을 먹은 듯, 놀라 동그래진 눈으로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나 흔들리는 눈빛도, 멍하니 작게 벌어진 입도, 전부 잠시 뿐이었다. 충격을 먹어 흔들리던 눈빛은 곧 다시 아까보다도 감정없는 눈으로 변해 빛을 잃었고, 열린 입에서도 목소리 하나 나오는 일 없이 다시 꾸욱 다물어질 뿐이었다.
"...응. 그러자. 잠시 시간을 갖자."
한참만에야 다시 열린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아무런 감정 없는, 마치 로봇같은 목소리였다. 온기 하나 없는 그 목소리와 눈빛으로 잠시 동안 건우를 바라보다 이내 서서히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시선을 피한다.
"오늘 공연 정말 멋졌어. 그럼 먼저 가볼게. ...안녕."
만나면 가장 해주고 싶었던 말. 공연이 멋졌다는 그 말 한 마디를 조용히 뱉고는 작별인사를 건넨다. 분명히 그저 평범한 작별인사일 터인데, 뭔가가 정말 끝이 난 듯한 기분에 왠지 모르게 말 끝이 살짝, 아주 살짝 떨린다. 그러나 그것은 애써 모르는 척, 건우에게서 몸을 뒤로 돌려 그를 등진다.
그리고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 금방이라도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만 같았지만, 억지로 힘을 주며 최대한 덤덤하게 앞으로 걸어간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어디로 가야하는지 따위는 몰랐다. 애초에 여기는 건우에게 이끌려 처음 온 곳. 길을 잘 알리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그냥 걸음을 옮긴다. 길을 잃어버리는 것따윈 지금 자신에게는 전혀 무섭거나 두렵지 않았다. 그런 것쯤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냥 지금은, 지금은, 이 마구 난도질당하는 듯한 마음이 너무 아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을 뿐이었다. 어쩌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도대체 어쩌다가...
"으...흑...흐흑..."
최대한 소리를 죽여보려 했지만, 결국은 작게, 아주 작게 울음소리가 터져나와 흐느끼기 시작한다. 목적지도, 어디로 가고있는지도 모르는 채, 지금은 그저 걷기만 한다. 솔직히 어디가 되든 상관없었다.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상관없었다. 이제 자신들의 거리는 0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어느때보다도 멀어지고 있었다. 그 사실을 가슴 아프도록 인지하면서, 커지려는 울음소리를 어떻게든 속으로 꾹꾹 삼키려 노력한다.
/ 야자는 모든 학생들의 미스테리니까요~ 지금은 체벌금지지만 그 때는 체벌이 있었군요. 건우주의 말씀을 보니 뭔가 되게 너무하다는 느낌이예요. 학생들은 공부머신이 아닌데. 공부 조금 안한다고 제정신이냐는 소리 들을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이것이 어쩔 수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이겠죠? 건우주, 새삼스럽지만 그 힘든 시기 버티느라 정말 수고하셨어요. (토닥토닥) 클리어 보상을 받으실 자격 충분하시네요! ㅎㅎㅎ
그리고 상황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가 극단으로 치닫게 되고...! 이 위기를 잘 이겨내야할텐데 말이예요. 둘 다 이번 일로 크게 상처받았겠지만... ㅠㅠㅠ 그리고 이제 건우주와 저의 생각이 똑같은 건 거의 확정된 사실 아닌가요, 레플리카 님? ㅎㅎㅎㅎ 저와 처음 만났을 때도 잡담하고 싶으셨군요! 앗, 그건 몰랐네요. 사실 저도 그랬었다는 건 안 비밀이랍니다~
그나저나 옆동네 토론의 논리가... 음, 뭔가 미묘하긴 하지만 그래도 건우주께서 그런 싸웠던 기억은 잘 안 떠올린다고 하시니까 걱정은 그만할게요. 뭔가 걱정쟁이가 된 기분...!;; 그래도 그건 정말 멋진 모토라고 생각해요, 건우주! 아무래도 그렇게 긍정적인게 좋으니까요.
그, 그, 그것보다 그거 뭐예요...! 갑자기 그렇게 공격하시는게 어디있어요! (동공지진) 물론 저와의 기억도 좋게 생각해주시는건 정말로 감사하지만 뭐, 뭔가 창피한 기분! 으아아...
그리고 3배 충전에는 조건이 있는건가요?! 악용 안 할테니 가르쳐주시면 안되나요? 네? 그래도 그 전에 오늘분의 충전을 받았으면 역충전해드리는게 인지상정! (꼬옥) (토닥토닥) 그보다 밀당을 그만 두신줄 알았는데 오히려 딸기우유맛 사탕으로 효과적인 밀당을 하시는 건가요?! 너무해요, 이 밀당남!! 으으...뭔가 어린이 유괴에서 많이 본 듯한 멘트가 보이는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그거 제일 좋아하는 맛인걸요. 음, 거기로 가기만 하면 되는거죠, 건우주? ㅎㅎㅎ (쫄래쫄래) 그리고 우는 소리라....음...엉엉? ㅋㅋㅋㅋ
저 >>582 가 조금 신경쓰이긴 하지만 일단 이렇게 답레를 올릴게요. -
585 건우 - 주아 (72666E+54) 2016. 9. 11. 오후 5:07:38내 입에서 나온 차디찬 목소리. 그것은 나조차도 예상할 수 없었던 꽁꽁 얼어붙은 날카로운 고드름 같은 목소리였다. 조금이라도 스치면 피가 흐를지도 모르는, 아주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닥치는 튠드라같은 아주 차가운 목소리.
주아가 기분이 상할수도 있다는건 나도 이해를 한다. 하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런게 아니라고 말을 했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고, 주아가 누구보다도 소중하다고도 이야기했고, 지금은 사과까지 하고 마음이 아프다고까지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무것도 받아주지 않는다면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솔직히 말해서 나는 부처님이 아니다. 아무리 친하고 소중한 이라고 할지라도, 이렇게 되면 나 역시도 지칠수밖에 없다.
차라리 울면서 화를 내면 얼마나 편할까? 그러면 그 속마음이라도 시원하게 듣고, 진짜로 시원하게 듣고서 모든걸 다 깔끔하게 끝낼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차갑게만 대하는데 나는 대체 무엇을 하면 좋을까?
복잡하기 짝이 없는 마음. 그 와중에 소리를 지르면 정말로 모든 것이 끝나버릴 것 같았기에 그것만은 꾹 참고, 정말로 꾹 참고서 가보라고, 민주가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가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거기서 말이 끝나진 않았다. 잔혹하게도, 정말로 잔혹하게도 내 입에선 조금만 시간을 갖자고 이야기했다. 연인 사이에서 이 말이 나올때의 상황은, 아무리 나라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의미는 아마 주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증거로 내 눈앞의 주아는 충격을 먹었는지 동그래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흔들리는 눈빛은 절대로 가벼운게 아니었다.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이 크게 놀라 당황한듯한 모습. 이내 그 예쁜 눈망울에선 생기가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주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나 역시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계속해서, 계속해서 이어지는 무거운 침묵. 내 인생 사상 이렇게 무겁고 피하고 싶고 어색하기 짝이 없는 침묵은 처음이었고, 아마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 싶었다. 이 침묵을 만든게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기에, 마음은 곧 무너져내릴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것을 어떻게 해보려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차가울지도 모르는 눈빛으로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째서 난 이렇게까지 이기적인걸까? 하지만 나 역시도 너무나도 지쳤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받아주지 않고 팅겨내버리고 나와 거리를 두려고 하는 주아의 모습에 나 역시도 지쳐버렸다.
지금은 나도 주아와 함께 있는게 너무나도 힘들었다. 차라리, 이대로 거리를 둬서 마음을 추스리고 싶었다. 그 결과로 인해서 우리 둘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가게 된다고 할지라도.. 그렇다고 할지라도.. 나는... 나는... 너무나도 힘들었다. 정신적으로 너무나도 힘들었다.
물론 이건 주아 역시 마찬가지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길게 침묵을 지킬리가 없을테니까. 정말로 어쩌다가,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버린걸까?
복잡하기 짝이 없는 생각 끝에 들려오는건 주아의 아무런 감정도, 온기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 목소리였다. 온기도, 생기도 보이지 않는 눈빛은 틀림없이 나를 향해 있었다. 거울이 없어서 내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아마 내 얼굴도 주아와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바로 눈 앞에 이렇게 주아가 있는데 안아주는 것 조차도 거북한 이 상황. 이 숨막히는 상황 속에서 빠르게 등을 돌려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까?
잠시 시간을 갖자는 말을 하고서 주아는 이내 공연이 정말로 멋졌다고 말하며 뒤로 돌아섰다. 먼저 가본다는 말과 안녕이라는 짤막한 작별인사. 하지만 그 작별인사가 일시적인게 아니라 영원으로 이어질 것만 같은 이 기분은 무엇일까?
바로 눈 앞에서 주아가 멀어져만 간다. 등을 돌리고서 점점 멀어지는 모습에 숨이 턱 막혀온다.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붙잡아야할텐데, 붙잡을 수가 없었다. 애초에 시간을 가지자고 말을 한 건 나인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주아를 잡을 수 있을까?
이내 주아는, 점점 멀어져만 가고, 곧 내 시야속에서 사라져버렸다. 어디로 가는걸까? 제대로 길은 찾아갈 수 있는걸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지만 내 두 다리는 움직이지 못한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엄청난 상실감을 느꼈다.
심장이 뻥 뚫리는듯한 느낌. 누군가가 내 심장을 도려낸듯한 그 느낌은 정말로 이루 말할 것 없이 아팠다. 눈물이 흘러야할 것 같지만 눈물조차도 흘러나오지 않는 상황. 하지만 그와 비례해서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아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 아픔을 표시했다. 하지만 내 옆에는 그 아픔을 보다듬어줄 이가 한명도 없었다. 그 현실이 또 다시 날카로운 창이 되어 내 몸을 푹푹 찌르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아파."
고개는 천천히 하늘을 향해서 내려가기 시작했고, 절로 쓴 분위기만이 남아 내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가야겠지만 발걸음이 도저히 떨어지지 않았다. 정말로 떨어지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할지도 알 수 없었다.
분명히 나와 주아는 서로에게 한 걸음씩 걸어가서 가까워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와 주아는 자석의 같은 극이 되어 서로를 밀어냈고, 서로를 등진채로 한 걸음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걸음은 도저히 끝날 일 없이 계속해서, 계속해서 이어지기 시작했다.
둘의 거리가 0가 아니라 +로 바뀌는 순간...
나는 모든 것을 잃은듯한 기분에 사로잡혀, 강한 허무함과 슬픔만을 느끼게 되었다.
//음. 지금 상황은 일단 이렇게 막레를 하면 깔끔하게 정리가 되려나요? 그리고 지금은 체벌금지지만 그땐 체벌이 당연하다는듯이 있었어요. 정말 좋은 시대가 되었죠. 거기다가 지금은 주5일제기도 하잖아요? 저는 주5일제의 혜택은 전혀 못 누린 사람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요즘 학교 생활을 보면 정말 많이 좋아졌구나라고 느낀답니다. 물론 지금은 지금대로 고충이 있겠지만요. 하지만 그건 어쩔수 없겠죠. 고대에도, 중세에도, 근대에도, 그리고 지금도 사람들은 계속 고충이 있어왔으니까요.
음. 그리고 네. 정말로 아영이 하나 때문에 완전히 파탄이 나버렸네요. 역시 연애라는건 되게 힘들죠. 사소한 것 하나가 정말로 크게 작용해서 금을 내버리니까요. 주아야. 내가 다시 한번 미안해. ㅠㅠ
그리고 정말로 확정된 사안이나 마찬가지긴 하네요. 정말 이리저리 비슷한게 보통 많아야 말이죠. 아마 이렇게 잘 맞는 부분이 많았기에 지금까지 쭉 이어진거겠지만요. ㅎㅎ
음. 그리고 먼저 윙크를 한건 주아주였잖아요?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하지 않았나요? ㅎㅎㅎㅎ 전에도 말했죠? 갑자기 기습할수도 있다고요. 하지만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는거에요. 주아주같이 좋은 이와 만난건 행복한 기억이지. 불행한 기억일리 없잖아요? 안 그래요?
그리고 조건은 당연하지만 비밀로 하겠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안해도 한번은 해주지 않을까 생각되지만요! 그보다 3배로 충전하려고 하다니! 충전되는거에 중독되면 안된다구요! 그리고 전혀 너무하지 않습니다. 어린이 유괴에서 많이 본듯한 멘트라니요..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진짜로 주아주를 유괴해서 납치해버릴까요? 음.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데려가서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토닥토닥해주면서 귀여워해주다가, 수능 전날 딱 풀어주면 완벽하려나요? ㅎㅎㅎㅎㅎ
아. 그리고 >>582는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광고글이긴 한데, 뭐... 지워버릴수도 있지만 딱히 그럴 필요까진 없어보이고 해서요. 만약에 수작을 부리면 그땐 차단해버리면 그만이지만요. -
586 주아주 (63311E+57) 2016. 9. 11. 오후 10:29:05네, 이렇게 마무리하면 될 것 같아요. 처음으로 시리어스 상황 하신다고 수고 많으셨어요, 건우주! 음, 그리고 지금은 지금대로 고충이 있겠다고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그동안은 '나 때는 말야'로 시작해서 '니들은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로 끝나는 말들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조금 화났었거든요. 물론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고충이 있는 법인데. 그래서 건우주의 그 말씀에 순간 놀랐답니다. 뭔가 이런 부분까지 똑같은 생각인 것 같아서 말이예요. ㅎㅎㅎㅎ
아영이의 위력은 엄청났습니다!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잘 표현이 됐는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 표현하고 싶은 부분은 다 표현한 것 같아요. 저도 다시 한번 건우야, 진짜로 미안해... ㅠㅠㅠ
저도 제가 지금까지 만났던 분들 중 이렇게까지 비슷한 부분이 많은 분은 처음이랍니다. 확실히 그렇기에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리고 윙크 건은... 으윽, 익, 익숙해졌어요! 네! 그냥 기습이라 당황했을 뿐! 그리고...그런 말씀, 엄청 감사하긴 하지만 뭔가 창피한 거 아세요, 건우주? 물론 저도 건우주와 만난건 행복한 기억이지만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조건은 비밀이라니! 한번만은 치사하잖아요! 백허그 공격하면 알려주실건가요? (박력) 충전에 중독 안될거니까 괜찮다구요. 말이 전혀 신빙성 없어보이는 건 기분 탓! 그, 그보다 유괴랑 납치라니! 그전에 저는 어린이가 아닌걸요?! 그, 그런데 그 계획 내용이 엄청 끌리는 이 기분은 뭐죠?! 음, 저는 애교가 없으니 납치하셔도 재미는 없겠지만 그래도 납치해주실래요? ㅎㅎㅎㅎ 그러면 꼬옥 붙어서 평생 안 떨어질지도 모르지만요! 아니, 그전에 이것은 무슨 애완동물 줍줍같다는 느낌 아닌 느낌... ㅋㅋㅋㅋㅋㅋ
음, 그럼 저건 신경쓰지 않을게요. 무슨 바이러스같은 건줄 알았거든요. 수작을 부린다라... 생각해보니까 뭔가 웃기네요, 그거. ㅋㅋㅋㅋㅋ -
587 건우주 (72666E+54) 2016. 9. 11. 오후 11:12:36음. 고맙다고 말을 들은줄은 몰랐네요. 사실 저도 그런 말 되게 많이 들었거든요. 고등학교때도 '지금은 좋은 시대다. 나때는 말야'. 이런 말을 들었고 심지어 군대에 있을때도 온갖 말도 안되는 행위는 다 하면서 '나 때는 말야. 어쩌고 저쩌고.. 빠져가지고는'. 그런 이야기를 되게 많이 들었거든요. 그걸 들을때마다 늘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어쩌라고?
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죠. 그때 힘들었다고 지금 안 힘든게 아니잖아요? 다들 똑같이 생각했을거면서 좀 속된말로 하면 '꼰대성 발언' 을 하는게 진짜 싫었거든요. 그래서 그런걸 안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나름대로는요. 옛날이 더 힘들었다. 인정은 하겠는데 지금 안 힘든게 아니니까, 그런건 서로간에 이해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누구에게나 고충은 있는 법이거든요. 주아주 같은 고3도 있을 수 있고, 하다 못해 제 사촌동생인 올해 초5인 애도 있는데 그 애조차도 고충은 있을수도 있죠. 그런걸 이해하는게 배려이고 예의가 아닐까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음. 그럼 서로가 서로의 만남에 대해서는 행복이라고 생각하는거죠? 저는 그런걸로 부끄러워하진 않는다구요. 반격하는 거였다면 실패하셨습니다! 주아주! 하하! 그리고.. 조건은 비밀인 이유라. 글쎄요. 알려주는것도 좋으려나요? 음. 정말로 마음 고생이 심한 날에는 더욱 더 힘내고, 안에서 포근한 기분을 받으라고 3배 충전을 할까 생각중이에요. 사실... 수능 끝나는 날에도 레스 남겨서 해주려고 했어요. 시험이 끝나는 그 날만큼, 고생한 날이 어딨을까요?
다들 그냥 시험 치고 오면 된다고 하지만, 그 시험의 압박감은 장난이 아니니까요. 그 모든게 끝났을때 아직 결과는 발표가 안 났더라도, 단지, 그 시험을 쳤다는 이유만으로도 토닥여질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유괴와 납치는 어린이만 하란 법 있나요? 청소년도 할 수 있는거죠. 그리고...끌리는건가요? ㅎㅎㅎㅎㅎㅎ 그러면 안되잖아요! 납치하지 말라고 저항을 하셔야죠! 꼬옥 붙어서 평생 안 떨어지겠다니! 뭔가 입장이 반대가 되었어!! ㅎㅎㅎ 하지만 그런 모습도 되게 귀여울 것 같은데요? 아. 참고로 애교가 없어도 괜찮아요. 그 자체만으로도 되게 귀여울 것 같은걸요.
네. 저건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답니다. 만약 도배를 하면 여기선 제가 명령어를 써서 차단도 가능하고 레스를 지우는것도 가능하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음.. 그리고 시간도 시간이니까 다음 상황도 가볍게 정하는게 좋으려나요? 주아가 마지막에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하는 모습을 보이잖아요? 건우가 데리고 온 곳이라서..거기에 착안한건데.. 저대로 정말로 밤 늦은 시간까지 집에 못 돌아가고 계속해서 헤메게 되고..그것을 건우가 듣고 냅따 뛰어나가서 주아를 찾으러 가는 상황이라던가..그런건 어떨까요? 그렇게 하면 왠지 처음에도 언급되었던 주아가 길을 잃을때 건우가 자주 찾으러 갔다...와 연관이 될 것 같거든요. 음. 딱 떠오르는게 이거인데, 주아주의 생각은 어떨까 싶네요. -
588 주아주 (35274E+51) 2016. 9. 12. 오전 12:02:55앗, 그런가요? 고맙다는 말 들을만하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경험도, 비슷한 경험도 많이 해서 생각하는 게 비슷해졌나보네요. 확실히 그런 꼰대성 발언, 정말 싫죠. 저도 그렇거든요. 자기만 힘들었다는 식의 말, 정말 좀 그래요. 건우주 말씀대로 인정은 하겠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다 고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네, 맞아요. 그런걸 이해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게 배려이자 예의이자 마땅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너도 힘들겠구나.' 이 말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렵나 싶기도 하고...
그보다 반격 실패라니! 왜 이렇게 좋아하시는거예요, 건우주! 으윽, 이런 쪽에서 부끄러움을 느껴버리다니...하지만 진짜 조금 창피하긴 하단 말이예요... 좋은 기억, 정도가 아니라 행복한 기억이니까 뭔가 더 강해진 느낌이라 조금 창피하다구요! 3배의 조건은 그거였군요? 으음, 이거 3배를 목표로 한 것을 취소해야할까요? 마음고생이 조건이었다니... 물론 그만큼 3배의 효과는 강하겠지만요. 미래를 기약해야겠군요, 그럼! 모든 것이 끝날 그 때까지 3배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네요!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나저나 청소년...크윽, 물론 맞긴 하지만... 저항이요? 그게 뭐죠? 먹는건가요? 아니면... 납.치.하.지.마.세.요. (국어책 읽기) 이러면 되는건가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입장 반대가 뭐 어째서요? 자, 어서 납치해주세요! (당당) 하지만 그전에, 자체만으로도 귀엽진 않거든요! 무엇보다 저 귀여운 사람 아니라니까요! 어째 이미지가 전혀 다르게 박혀버린 듯하다... (당황)
그나저나 명령어! 차단! 지우기! 뭔가 엄청 든든하네요. 네, 걱정 그만둘게요.
앗, 그 상황 괜찮은데요? 뭔가 또다시 역떡밥이 뿌려지기도 하고 그게 제일 자연스러울 테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건우랑 주아는 싸운 그 날에 다시 화해하는 격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모로 대단한 아이들인 것 같아요. ㅎㅎㅎㅎ -
589 건우주 (55128E+56) 2016. 9. 12. 오전 12:19:07마음고생이 심한 날은 위로를 받고 싶어질테고, 그럴때야말로 더욱 더 따뜻하게 토닥여줄 필요가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3배를 걸었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나는 날은 수고했다는 의미로 3배의 충전. 음. 그래도 역시 이건 저도 그다지 쓰고 싶지 않아요. 주아주가 마음고생하는것은 보고 싶지 않거든요.
그리고...저항이 아니잖아요! 그거...ㅎㅎㅎ 조금 더 발버둥치고 그래야죠! 납치를 하겠다는 이에게 납치해달라고 당당하게 나오다니! 어버버버버버. 역시 주아주는 엄청나게 강하군요. 좋아요. 이렇게 되면 진짜로 보쌈해서 데려간다!(안됨
아. 그래도 수능 전날에는 풀어줄거니까요. 시험은 쳐야죠. 그리고 제 눈에는 귀엽게 보이는걸요. 주아주의 눈에 제가 귀엽게 보이는것처럼 말이죠. 이제 슬슬 포기하는게 어떻겠습니까? 주아주? 후후후. 저도 귀여운 사람이 아닌데 귀엽게 받아들여졌으니까 포기하는게 빨라요. 저도 포기했으니까요!
그리고 그 상황이 괜찮다고 한다면 그걸로 가볼까요? 음. 사실은.. 싸운 그 날에 다시 화해를 하는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전 생각해요. 뭐랄까. 사실 싸우는거 보면서도 되게 마음이 아팠던지라.
그리고 건우라면 어쩌면 주아가 길을 잃고 헤멘다고 한다면 반사적으로 뛰어가게 될 것 같거든요. 첫 상황 돌릴때도 건우가 주아가 어릴때부터 길을 잃으면 늘 찾으러 왔다고 했고, 주아도 건우가 있으면 모르는 길이라도 안심하고 갈 수 있다고 말을 했고 말이에요.
사실 이렇게 해두면 명장면도 깔리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자세한건 직접 돌려봐야 알겠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또 제목과 같은 상황이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너를 향해 한 걸음 더... 정말 생각해봐도, 이 제목. 마음에 드네요. 처음엔 너무 단순하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그 제목에 걸맞는 씬이 계속해서 나와서 신기하다고 해야할까요?
아..그건 그렇고 주아주는 오늘 하루 잘 보내셨나요? 물론 힘드셨겠지만요. 일단 저는 잘 보냈답니다. 등산도 하고..이것저것 맛있는것도 먹고.. 또 즐거운 일도 있었고요. 그리고..그거와는 별개로 여기로 오세요. 오늘도 충전받으셔야죠?(팔벌) -
590 주아주 (02964E+51) 2016. 9. 12. 오전 12:39:42으음...역시 모든 것이 끝나는 날에만 3배를 받기로 목표를 수정해야겠네요. 마음고생을 하게 되면 저는 일단 둘째치더라도 건우주께서도 아마 조금 그러실 테니까요. 저도 기왕이면 마음고생 안 하길 바라지만... 유리멘탈이라 조금 불안하네요. ㅎㅎㅎ 건우주께 티를 안 낼수도 있겠지만요.
조금 더 발버둥이라니. 그건 또 뭔가요? 마시는건가요? 납치 후 계획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어쩔 수 없다구요? 네, 저는 강하니까요, 그것도 엄청! (뿌듯) 그런데 납치에서 보쌈으로 바뀐건가요?! 거기다 수능 전날에 풀어준다니! 보쌈 당하는 김에 그냥 평생 건우주께 붙어 살면 안되는건가요? 시험 보고싶지 않은데... ㅠㅠㅠ 허드렛일같은 거나 집안일같은 거 전부 할테니까요, 어떠세요? ㅎㅎㅎㅎ
그, 그리고 귀엽다는 부분은 포기하지 않을거예요! 건우주께서는 사실이고 저는 사실이 아니니까요! 그 점도 포기하셨으니 이 점도 건우주께서 포기하시는 게 어떨까요, 건우주? ㅎㅎㅎㅎ
네, 그 상황으로 가요. 확실히 이번이 제일 조용하면서도 격렬하게 싸웠던지라... 빨리 화해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무엇보다 이 아이들이라면 곧바로 화해할 것 같기도 하고 말이예요. 그나저나 진짜 신기하네요... 그 말은 첫상황에서 했던 말인데 이렇게 진짜 역떡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다니. 사실, 주아의 길치 설정은 시트 올리기 직전에 추가해 넣은거거든요. '너무 완벽한 여자애는 재미 없을테니까 약점을 만들어볼까?' 해서 말이예요. 추가해 넣길 잘한것 같아요.
어쩌면 건우주 말씀대로 명장면이 정말 만들어질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저희 스레에서 명장면은 이미 많이 나왔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요. 그리고 제목은 정말 맘에 든다구요? 저는 처음부터 그렇게 밝혔지만요. 확실히 계속 그에 걸맞는 장면들이 계속 나오기도 하고 말이예요. 우와, 되짚어보니 진짜 신기한 것 투성이네요.
저의 오늘 하루는 괜찮았답니다! 건우주만큼은 아니었겠지만요. 등산이랑 맛있는 거랑 즐거운 일! 다행이예요, 잘 보내셔서! 그나저나 다시 돌아온 충전 시간인건가요? ㅎㅎㅎ 그렇다면 거부할 이유는 당연히 없겠죠? (다다다) (포옥) (꼬옥) -
591 건우주 (55128E+56) 2016. 9. 12. 오전 1:02:18저는 조금도 그렇지 않아요. 단지 조금은 걱정할수도 있겠네요. 주아주가 마음 아파하실까봐요. 그러니까 그런 일이 없도록 저는 여기서 기원하는일밖에 할 수 있는게 없네요. 티는..아마 안 내실 것 같지만 의외로 제가 눈치챌지도 모르죠. 그러니까 조심하라구요. 저에게 걸려서 3배 충전받고 싶지 않다면요.
음..그리고 평생 저에게 붙어산다니요! 어..제가 주아주 책임지고 먹여살려야하는 입장이 된건가요? 자..잠깐만?(동공지진) 이게 아닌데! 어째서 내가 역으로 공격당하는 입장?! 하지만 시험은 봐야죠! 주아주는 그 날만을 위해서 이렇게 공부한거잖아요! 그리고 허드렛일이나, 집안일 같은거 시킬수 없다구요! 네! 그건 절대로 안돼요! 내가 그건 못 봐요! 귀여워해주려고 납치해온건데 집안일이라니! 그런걸 어떻게 보나요! 절대로 안됩니다! 음. 납치하면 그냥 귀여워만 할거에요! 이걸로 종결! 재판장 망치! 땅땅땅!!
그리고 이렇게 안기러 오셨으니까 저도 충전해줘야죠.(토닥토닥(쓰담쓰담) 어쩌다보니 이것도 일상이 되어버렸네요. 나중에 안하게 되면 묘하게 아쉬울지도 모르겠어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주아주의 하루도 괜찮았다고 하니까 다행이네요.
음. 선레는 제가 일어나서 천천히 쓰도록 할게요. 아마도 건우는 방에 틀어박힌채로 고뇌하고 있는 그런 장면으로 갈듯 하지만요. 그리고 진짜 짧은 상황이었지만 한순간에 분위기가 팍 식어버리고, 처음으로 둘 다 차갑게, 그리고 적대적으로 나와버렸으니까요. 언성을 높이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사이가 산산조각나기 일보직전이 되어버렸잖아요?
그리고 저도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아마 그게 제가 그냥 일상 돌리면서 별 생각없이 건우라면 그랬겠다 싶어서 찾으러 다녔다고 언급한건데 이게 이렇게 적용이 되네요. 그래도 어떻게 보면 그만큼 서로의 설정을 잘 기억하고, 그걸 잘 활용한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명장면.. 정말로 많이 나오긴 했죠. 사실 저도 이제 세다가 말았는데, 꽤나 많은 상황을 돌렸잖아요? 저하고 주아주하고.. 정말 여러가지 명장면이 나와서 신기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뭔가 진짜로 한편의 드라마? 혹은 연애소설을 보는듯한 기분이에요. 그리고 제목은... 정말 단순하게 짓길 잘한 것 같네요. 어쩌면 이번에도 '너를 향해서 한 걸음' 이 될테니까요. -
592 주아주 (16442E+55) 2016. 9. 12. 오전 1:23:11그렇지만 저는 그 기원해주신다는 말씀만으로도 정말 고마운걸요? ㅎㅎㅎㅎ 티는 아마 안 낼 것 같지만 건우주께서는 어쩌면 눈치채실지도 모르겠네요... 뭔가 그런 전적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조심조심해야겠네요, 정말!
후훗, 저 강하다니까요? 어떤가요, 저의 역공! 자, 저를 책임지고 먹여살려 달라구요! 그렇지만 시험은 진짜로 보기 싫은걸요? 그러니까 납치 당한다면 평생 붙어살아야죠, 건우주께. ㅎㅎㅎ 그래도 양심은 있으니 집안일같은거 하겠다고 한건데... 저 나름 잘한다구요? 귀여워해주시는 거 즐기면서 집안일도 하고! 괜찮지 않나요? 종결이라니, 재판장 망치라니! 그건 또 오랜만에 어디서 난거죠?! 으윽, 이렇게 된이상 판결 불복종이예요! 작전명 땡깡이다!
이제는 정말로 충전도 일상의 일부분이 되었지요. 묘하게 아쉽다라. 그렇다면 저는 확실하게 아쉽겠네요. ㅎㅎㅎ 그리고 저도 역시나 역충전! (토닥토닥) (쓰담쓰담)
앗, 선레 또 써주시는건가요? 정말 언제나 늘 고마위요, 건우주. 정말 짧은 시기에 서로의 가장 차가운 모습을 본것 같아요. 둘 다 이런 모습 처음이라 저도 살짝 놀랐었답니다... 원래 조용한 싸움이 더 무서운 법일수도 있구요. 건우주 말씀대로 사이가 산산조각 나기 일보직전이 되어버릴 정도로요.
서로의 설정을 잘 기억한다라. 기억력이 이런 때 도움이 되는 거군요! 거기다 서로의 의식의 흐름도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요.
확실히 꽤나 많은 싱황을 돌리긴 했죠, 저희. 아마 그만큼 명장면도 많이 나왔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말로 한편의 드라마나 연애소설을 보는 듯한 기분이예요. 솔직히 말하자면 연애소설은 읽어본 적 없지만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ㅎㅎ 그리고 제목은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정말 좋다구요? 원래 단순하게 지은게 최고예요. 거기다 저희 스레 제목은 저희가 돌렸던, 돌릴 그 어느 장면에도 맞아떨어지는 제목이니까요! 새삼스럽지만 제목 멋지게 지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
593 건우주 (55128E+56) 2016. 9. 12. 오전 1:42:35판결 불복종이라니요! 항소하실 생각이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이, 이럴때 삼심제도를 사용하시다니! 역시 고3! 이런거에는 철저하군요! 하지만 망치는 제가 계속 들고 있으니 계속해서 계속 땅땅땅 내리치겠습니다! 절대로 안 줄거에요! 에잇! 에잇!
아. 그리고 선레는 당연히 제가 쓰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주아주는 지금 한창 바쁠때이고, 사실 이렇게 접속하는것도 솔직히 너무나도 고마울 정도로 감지덕지거든요. 그러니까 주아주가 힘들지 않게, 그나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제가 선레를 쓰는게 맞는거죠. 음. 아마도 수능 끝날때까진 쭉 이렇게 할 것 같네요. 그러니까 주아주는 자신의 일을 우선시해서 열심히 하는거에요. 알았죠?(윙크)
그리고 주아주의 역충전도 잘 받아갑니다. 이렇게 받으면 저도 내일은 엄청나게 기분 좋게 하루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아. 맞아. 그러고 보니, 전 아마 추석 전날과 추석 당일은 여기에 오기 힘들 것 같아요. 제사 준비라던가 이런게 좀 여러가지로 많거든요. 사실.. 장남이기도 해서.. 준비는 제가 거의 다 하다시피 해야하고..물론 사촌형이 있긴 한데, 그렇다고 사촌 형에게 다 맡길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아마 전날과 추석 당일은 오기 힘들 것 같고, 그 다음날부터는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싶네요. 어쩌면 주아주는 고3이라서 그때도 공부한다고 바쁘실지도 모르는만큼, 시골의 예쁜 풍경이라도 좀 찍어와야겠네요. 인증이 되지 않게 조심조심하면서 말이죠. 아름다운 사진을 보면 주아주의 마음도 조금은 풍요롭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죠. 보름달은..찍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요.
음. 그리고 사실은 저도 정말로 놀랐답니다. 이번에는 건우도, 주아도 서로 물러서지 않았으니까요. 아마 역대 가장 크게 다툰게 아닐까요? 그리고 조용한 싸움. 되게 무섭죠. 막 소리지르면서 화내는 이보다 조용히 분위기 깔고 얘기하는 사람이 더 소름돋고 무서운거니까요.
서로의 의식의 흐름의 일치. 그건 곧, 저와 주아주가 이 이야기에 엄청나게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1:1인만큼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건 어쩔수 없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어요.
음..그리고 사실 저도 연애소설은 잘 읽어본적은 없답니다. .....이것도 닮은꼴이 되는걸까요? ㅎㅎㅎ 그리고 제목은... ㅎㅎㅎ 살짝 쑥스럽네요. 그래도 그 제목에 찬성해주고 마음에 들어해준건 주아주고 저도 주아주의 반응을 보고 정하기도 한만큼, 주아주에게도 충분히 공은 있다고 봐요. 그러니까 그때 제목을 찬성해준 주아주에게 감사합니다!
그럼, 오늘은 이쯤에서 해산하도록 해요. 저도 조금 있다가 잠자리에 들 생각이라서.. 그리고 주아주도 내일 학교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보도록 해요! 내일 하루도 화이팅이에요! 그리고 좋은 꿈 꾸세요!! -
594 주아주 (13076E+53) 2016. 9. 12. 오전 2:05:14네, 이럴 때 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이용해봐야하지 않겠어요? 이것이 올바른 학생의 태도! 그 망치, 어떻게든 빼앗아볼테니까 각오하시라구요? 조용히 기습을 해야겠군요. 동물의 본능이 살아나길!
으음, 그래도 역시 감사한건 감사한 거라구요. 솔직히 먼저 상황을 여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 그보다 그 윙크 좀 어떻게 하시라구요...! 그런거 함부로 날리시는 거 아니예요! 이제는 익숙해져서 상관없지만요! 네, 제 일을 우선시해서 열심히 해볼게요.
저 역시도 충전을 받았으니 내일도 힘낼 수 있겠죠! 그리고 장남이셨군요?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들었지만요. 그러면 정말로 할 게 많으시겠네요. 네, 확실히 장남이라면 특히 명절 날에는 바빠질 테니까요. 저는 괜찮답니다~ 저도 아마 그 때는 바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건우주 말씀대로요.
시골의 예쁜 풍경! 저 자연 되게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아셨나요? 보름달도 정말 좋아하긴 하지만...확실히 달은 찍기 힘들죠. 그래도 저는 좋아요! 찍어와주신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걸요. ㅎㅎㅎㅎ
네, 아마 역대 가장 크게 싸운 거일 거예요. 이번 게. 둘 다 조금의 물러섬없이 조용하지만 정말 크게 싸웠으니까요. 말도 몇 마디 안 나눴지만 그게 더 냉랭함을 돋우기도 했고...
당연히 이 이야기에 신경은 많이 쓰고 있긴 하답니다. 서로에게 마지막 1:1인만큼, 건우주와 함께 정말로 멋지게, 즐겁게 즐기고 싶거든요. ㅎㅎㅎ
그나저나 연애소설 부분까지 닮은꼴이 되는건가요?! 우와... 이제는 신기함을 넘어서 소름이네요. 다른 점을 찾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르겠어요. ㅋㅋㅋㅋ
그리고 쑥스러울 게 뭐 있나요? 정말 멋진 작명 센스였는걸요! 저에게도 그 공을 돌려 감사인사 전하시는 건가요? 후후, 그럼 고맙게 그 인사 받아들일게요.
네, 다음에 또 볼 수 있길 바래요. 건우주께서도 안녕히 주무시고 이번에도 꼭 좋은 꿈 꾸세요! 화이팅!! -
595 건우 - 방 안 (55128E+56) 2016. 9. 12. 오후 1:15:44어쩌다가 이렇게 되버린걸까?
주아에게 잠시 시간을 가지자고 말을 하고서 나는 주아를 내버려두고 혼자 집으로 와버렸다.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덧 창밖이 어두컴컴해 질 정도로 늦은 시간이 되었다.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 입으로 겨우겨우 삼키고서 나는 말 그대로 방에 틀어박혔다.
평소 좋아하는 음악 중에서도 조용조용한 음악을 방에 틀어놓고서, 침대에 드러누워, 조용히 천장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절로 흘러나오는건 아주 무겁고 무거운 한숨 뿐이었다. 만약 내 침묵으로 인해서 땅이 꺼진다고 한다면, 내 방은 지하맨틀을 뚫어, 지구의 내핵까지 도달하지 않았을까? 그 정도로 마음이 답답하고 괴롭고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시간을 가지자고 내 입으로 말을 했지만, 벌써부터 보고 싶었다. 만약 시간을 돌릴수만 있다면 그때의 나의 정강이를 걷어차서라도 그런 말을 한 나를 막고 싶었다. 그 정도로 괴롭고 너무나도 힘들었다.
"보고 싶어."
절로 아련거리는 주아의 얼굴. 하지만 내가 그 얼굴을 볼 자격이 있을까? 생기를 잃어버리는 주아의 모습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올랐다. 내가 거기서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조금만 더 신중하게 생각했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우리들. 이대로 완전히 끝인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절로 한숨만을 내쉬었다. 하기사 이대로라면 끝날지도 모른다. 연인으로서 시간을 가지자는 말은, 정말로 최악의 단계에 직면할지도 모르는 말. 그걸 알고 있음에도 입에서 그런 말을 해버린 나는 대체...
"보고 싶어. 주아야."
사실, 지금 핸드폰으로 주아에게 연락을 하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주아가 받을지도 모르니까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가능성은 희박했다. 지금 주아에게 전화를 한다고 해도 주아가 내 전화를 받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목소리를 듣고 싶고, 웃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고, 언제나처럼, 정말로 언제나처럼 같이 옆에 있고 싶은데..왜.. 왜, 거리가 다시 멀어져야만 하는걸까? 대체 어떻게 해야 이걸 돌이킬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답을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침대 위 베게에 얼굴을 처박고, 음악을 들어가며, 계속해서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꺼냈다 넣었다, 꺼냈다 넣었다 등등의 행동을 반복하며 그저 한숨을 쉬고 쉬고 또 쉬었다.
"오빠! 오빠! 지금 방에 있지?!"
"....응?"
갑자기 방 밖에서 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문이 쾅 하는 소리를 내면서 열렸고 문 너머에선 당연하겠지만 내 여동생인 지우가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걸까? 뭔가 다급하면서도 긴박한 분위기가 지우에게서 느껴졌다.
가만히 고개를 돌려, 아마도 생기가 없는 눈으로 지우를 바라보면서 나는 천천히 드러누운 몸을 일으켜세웠다.
"왜 그래? 지우야? 보다시피 지금 이렇게 있는데."
"오빠! 주아 언니, 지금 어딨는줄 알아?!"
"....주아...?"
왜 여기서 주아의 이름이 나오는거지? 전혀 생각도 못한 질문에 영문을 알 수 없어 잠시 멍하게 지우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금 주아가 어딨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으니까. 하지만 이 시간인만큼 집에 있는게 아닐까?
주아는 늦게까지 나가 놀고 그런 애는 아니니까. 아무리 그래도 집에 있겠지. 응. 그렇게 생각을 하고서 나는 집에 있는거 아니냐고 생기없는 목소리로 지우에게 말했다. 그러자 지우는 답답하다는 듯이 발을 방 바닥에 쾅쾅 내려찍기 시작했다.
"집에 없으니까 묻는거잖아! 방금전에, 아줌마한테서 전화왔는데 주아 언니. 아직 집에 안 들어왔대! 그래서 오빠에게 묻는거잖아! 오빠면 알지도 모르니까!!"
"....뭐? 집에 없어?"
"응. 집에 없대! 정말로 지금 주아 언니, 어딨는지 몰라? 짐작 가는 곳은 없어?"
"...읏...!!"
바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후에, 나는 지우를 밀치고, 현관쪽으로 빠르게 뛰어나갔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주아는 길을 잘 잃는 편이다. 그런만큼 이번에도 길을 잃을 가능성이 컸다.
사실상 택시를 탄다거나 한다면 금방 집으로 돌아올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곳은 사람이 드문 한적한 곳. 택시가 돌아다닐리가 없었다. 만약에 단순히 바람이라도 쐬고 싶어서 집에 안 들어가는거라면, 상관없지만.. 그래도 만약에, 정말로 길을 잃어버리기라도 해서 거길 아직도 헤메고 있다면... 자칫 잘못하면...!!
심장이 찢어질것만 같은 아픔을 느끼면서 현관에서 신발을 급하게 신는 도중, 덩달아 현관으로 달려나온 지우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오빠! 지금 어디 가는건데?!"
"주아 찾으러. 지금 급하니까 얘기는 나중에 해!"
신발을 구겨신으면서 나는 빠르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늦어 어느덧 주변이 어둑어둑해진 상태다. 이 시간까지 길을 헤메고 있다고 한다면, 어쩌면 주아는...
어떻게든 1분 1초라도 빨리 찾기 위해서 나는 일단 주아와 헤어졌던 그곳을 향해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상당히 거리가 있는 곳이지만, 어쩌면 버스를 타는게 좀 더 빠를지도 모르는 곳이지만 그래도 나는 빠르게, 정말로 전력질주를 하면서 앞으로 뛰어나갔다.
제발, 제발 아무 일도 없이 무사히 있어줘! 주아야!
//이렇게 선레를 가볍게 써봤답니다. 주아주가 있는 곳의 날씨는 어떠려나요? 지금 여기는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처럼 흐릿흐릿하답니다. 덕분에 오늘은 등산을 못하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네요. 물론 산책겸 잠깐 밖에 나갔다가 올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자연 되게 좋아한다는 정보는 기억해둬야겠는데요? 사실 전에 제가 여름 휴가 떠날때도 사진 되게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이번에도 찍어볼까라고 생각한거거든요. 음. 주아주 케어를 위해서라도 시간이 되면 여기저기 찍어볼게요.
그리고 정말로 이쯤 되면 다른 점을 찾아보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음. 일단 전 남자고 주아주는 여자라는 것? 그렇게 일단 하나 찾아봅니다. ㅎㅎㅎ 뭐, 그 이외에도 다른건 많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열심히 공부하면서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주아주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들릴지는 모르겠지만요. 아. 그리고 이번에는 꿈을 꾸지 못했어요. 하기사 매번 좋은 꿈 꿨으니 하루 정도는 못 꿀수도 있겠죠. 주아주의 응원에 힘입어 오늘도 좋은 분위기로 지내보겠습니다! -
596 주아 - 놀이터 (79553E+52) 2016. 9. 12. 오후 11:19:53타박타박. 어느새 여름 날임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어두워진 하늘. 그 어둠이 드리워진 길거리를 여전히 아무런 말 없이 걷는다. 시간이 도대체 얼마나 지난걸까. 핸드폰을 꺼내 확인해보면 지금이 몇 시인지 알 수 있겠지만,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걸음을 옮기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굳이 시간을 확인하지 않아도 대충 지금이 완전히 늦은 시간이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자신 주위에 짙게 깔린 이 어둠도 그렇지만, 이렇게 걷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마주치지 않을 정도였으니. 건우와 헤어지고 난 직후에는 그 점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되어 크게 울었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점점 눈물도 멈춰가면서는 아무도 없다는 그 점이 점점 와닿아 조금씩, 조금씩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어두운 것은 싫어...무서워... 그렇지만...
문득 아까 전에 봤던 건우의 모습이 다시 또 떠올라 발걸음을 멈추고는 흠칫하며 조금 몸을 움츠린다. 생전 처음 보는 건우의 차디찬 모습. 그 얼음보다도 더 차가운 목소리는, 정말로 처음 봤었다. 아마 지금까지 봐왔던 모습 중 가장 차가운 모습이었을 터. 그 냉랭함의 원인이 된 것이, 그 냉랭함이 향하는 곳이 온전히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자 스스로가 너무 미워 견딜 수가 없었다.
바보. 멍청이. 마음 속에서 또다른 자신이 마구 비난의 말을 퍼부어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나는, 나는, 정말로... 이기적으로 행동했으니까. 건우의 마음은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나만 생각하면서 행동했으니까. 그러니까 계속해서 들려오는 이 자책의 말은, 온전히 자신이 감당해야 할, 괴로운 죗값이었다.
"...윽..."
그러나, 그런 자신의 자기 비난보다도 더 아픈 것은 역시 틀어진 자신들의 관계였다. 언제나, 언제나, 마주보면 웃음만이 나왔던 따뜻하고 행복했던 자신들. 그러나 이제는... 서로에게 그 누구보다도 불편하고 보기 싫은 사람이 될 터였다. 이제 정말 다시는... 예전의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는걸까? 정말로 이렇게 따로 시간을 갖게 되면서 이제 다시는... 서로 마주보고 웃을 수 없는걸까?
그 생각에까지 도달하자 자신의 마음은 또다시 마구 난도질 당하는 듯한 아픔에 휩싸여 급하게 심장 부근의 옷을 손으로 움켜잡는다. 괴로워... 아파...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금방이라도 비명이 터져나올 것만 같았으나, 어떻게든 속으로 꾸욱 눌러 삼킨다.
잘근 입술을 깨물며 고통을 조용히 감당하던 중, 문득 옆으로 돌린 자신의 시선에, 가게 유리창에 반사된 자신의 모습이 들어온다.
어둠 속에서 봐도 울었었다는 것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빨간 눈과 웃음기 하나 없이 괴로운 표정. 식어버려 빛을 잃은 두 눈동자. 용케도 살아있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한 모습. 그리고, 반사된 모습으로 다시 한번 느껴지는, 자신의 곁에는 이제 아무도 없다는 사실.
휑한 낯선 길거리 위에 어두컴컴한 분위기 속, 아무도 없이 홀로 서있는 자신.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망연히 바라본다. 그러자 그 위로 겹쳐보이는 것은, 어릴 적의 자신.
정확히 언제였는진 잘 기억나지 않지만, 자신은 예전에 길을 잃고 미아가 된 적이 자주 있었다. 그 때의 자신도 지금처럼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낯선 길 위에 혼자 덩그라니 놓여져서는 정말로 펑펑 울었었다. 그렇게 두려움에 울음을 터뜨리며 낯선 길 위에 쭈그려 앉아있으면, 어떻게 알았는지 건우가 자신을 찾으러 와주고는 했었다. 그런 건우를 만나면은 아무리 두려웠었어도 더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든든해서 안심하고 건우의 손을 꼬옥 잡은 채 집으로 돌아가고는 했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옛날, 아주 어릴 적의 이야기. 지금의 자신들의 금가버린 관계로써는... 자신이 아무리 울어도, 아무리 두려워해도, 건우는 자신을 찾으러 와주지 않을 것이었다. 온전히 혼자 남겨져 있는 자신. 그 지독한 외로움에, 그 지독한 상실감에 계속 멍하니 유리창 속 자신을 바라보다가 이내 심장 부근을 움켜쥐었던 손을 힘없이 아래로 툭 내린다. 그리고 억지로 고개를 돌리고는 다시 천천히 길을 걸어가기 시작한다.
얼마나 걸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길을 잃어 오랫동안 방황하고 헤매고 다니며 확실히 많이 걷기는 했는지, 아파오는 다리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금방이라도 주저앉아 버릴듯한 그 다리를 억지로 이끌며 어두운 밤거리를 걸어간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의 발걸음이 제자리에 멈춰선다. 자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어느 한적한 공원. 늦은 밤 시간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공원인 것인지, 공원 안은 유난히도 더 조용했다.
여긴 또 어딜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며 무언가에 홀린 듯, 서서히 그 안으로 지친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천천히 안 쪽으로 들어가자 이번에 보이는 것은 작은 놀이터. 그네와 미끄럼틀, 시소 등으로 이루어진 그 놀이터를 멍하니 생기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다 천천히 그 쪽으로 향한다. 그리고는 그네 2개 중 하나에 주저앉듯이 앉는다.
이내 양손으로 그네의 줄을 각각 잡고는 천천히 발로 한 걸음 정도만큼을 밀고 당기며 멍하니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꽤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듯, 끼익끼익하는 그네의 소리. 유난히도 조용한 어둠 가운데 그네의 쇳소리만을 듣다가 이내 천천히 발을 멈춘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똑같이 멈춰진 그넷소리. 그렇게 또다시 어둠 속에 파묻혀 있자, 다시 또 슬픔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제... 나는, 이제...
"...끝인걸까..."
조용히 중얼거리며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고개를 내리고는 푸욱 숙여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린다. 직접 입으로 내뱉고 보니 훨씬 더 아프게 죄여오는 마음. 울지 않으려 그넷줄을 잡은 양손에 힘이 들어가지만, 야속한 눈물은 다시 또 차올라 땅바닥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시선을 뿌옇게 만든다.
툭, 툭. 눈물 몇 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이내 다시 또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울음소리를 죽이려 노력해보지만 결국엔 그 소리가 비집고 나와 더 크게 흐느끼게 된다. 자신의 울음소리만이 울려퍼지는 조용한 공간. 그 어둠 속에서 온전히 혼자라는 것을 가슴 저릿하게 느끼며, 자신을 잠식해버릴것만 같은 두려움에, 외로움에, 그리움에, 결국 크게 울음을 터뜨려버린다.
/ 네, 제 쪽의 날씨는 좋았답...니다라고 얘기하려 했으나 지진 안전 안내 문자가 왔었네요. ㅋㅋㅋㅋㅋㅋ 조금 놀라기는 했는데 제가 있는 쪽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니까요. 솔직히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요. 처음 경험해보는 거라... 그보다 등산! 당연히 날씨가 안 좋으면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지요. 그래도 매일매일 꾸준히 하시려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아요!
윽, 그 정보는 알고계시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뭔가 어쩌다보니 이렇게 또 하나 밝히게 됐네요... 네, 자연 되게 좋아해요. 숲, 바다, 하늘, 별, 달, 해, 노을 등등 전부 좋아한답니다. 뭔가 되게 예쁘고 마음이 편안해져서요. 그보다 저 케어라니...! 신경 써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고마운데 뭔가 민망한 기분...! 반드시 찍어오시지 않아도 괜찮으니 너무 마음에 담아두시지는 마세요, 알았죠? ㅎㅎㅎㅎ
아, 그것이 다른 점이군요! 음, 그럼 저는... 나이가 다르다는 것? ㅎㅎㅎ 물론 다른 점이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어째 이것말고는 더이상 생각나는 게 없네요.
건우주의 응원의 박수소리는 당연히 들려온다구요? 안 들려올리가 없잖아요? 그렇다면 저는 여기서 직접! (짝짝짝) 앗, 이번에는 꿈 안 꾸셨군요. 음, 그래도 다음 번엔 좋은 꿈을 꼭 꾸시길 바래요! 사실 저도 이번에도 역시 꿈을 꾸진 못했지만요... 건우주께서는 오늘, 괜찮은 하루 되셨나요? 저는 건우주의 응원덕분에 꽤나 좋은 하루를 보냈거든요! -
597 건우 - 주아 (95992E+53) 2016. 9. 13. 오전 1:17:33"하아.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쉬지 않고 달려서, 정말로 말 그대로 쉬지 않고 달려서 나는 주아와 헤어졌던 그곳에 어떻게든 도착했다. 당연하지만 어둠이 잔뜩 깔려있는 그곳엔 주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헤어져서 주아는 어디론가 가버렸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문제는 여기서 주아가 어디로 갔느냐였다. 대체 어디로 가야 주아를 찾을 수 있을까? 이 어두컴컴한 곳 어디에서 주아는 길을 헤메고 있을까? 절로 치가 떨려서, 주아를 챙기지 않고 화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저버리고서 먼저 집으로 가버린 나 자신에게 화가 나서 근처의 벽을 쾅 내리쳤다.
콘크리트 벽에 부딪친 주먹은 너무나도 아팠고, 부딪친 충격 때문에 붉은색으로 천천히 바뀌어갔지만, 이것은 주아가 겪고 있을 심적 아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전부, 전부 나 때문이다. 아영이가 있었을때 내가 좀 더 처신을 잘 했다면, 주아가 그렇게 나왔을리도 없고, 주아가 마음 아파했을 일도 없었다. 전부, 전부 나 때문이었다. 이런 내가 주아의 여자친구를 칭할 자격이 있을까?
솔직히 그럴 자격은 시간을 두자고 말한 시점에서 이미 끝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주아를 찾아야만 했다. 이 밤거리 어딘가에서 길을 못찾아서 헤메고 있을지도 모르는 주아를 반드시 찾아야만 했다.
어디지..? 대체 어디야!! 말 그대로 정말 미친듯이 달려나가면서 나는 주아의 모습을 찾아서 밤거리를 헤멨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주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대체 어디인거냐고!!!
눈 앞에는 어린 시절, 길을 잃고 쭈그러 앉아 울고 있던 주아의 모습이 아련거렸다. 지금도 주아는 그렇게 쭈그리고 울고 있을까? 어쩌면 나이를 먹었으니 이제는 그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어딘지도 모를, 낯선 곳에서 무서워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것을 떠올릴때마다 심장이 욱신욱신거리면서 아파왔다. 내가, 내가 좀 더 제대로 처신했다면... 그랬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멈출 수 없었다. 설사, 나에게 자격이 없다고 할지라도...! 어릴때부터, 주아가 길을 잃을때 주아를 찾아주고, 그 손을 잡아주는건 바로 나였다. 비록 연인 사이는 파기가 될지 몰라도, 그 역할까지 파기당할 순 없었다. 그것만큼은, 그것만큼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내 역할이니까.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관계. 소꿉친구로서의 나의 역할이었다.
"유주아!!! 어디있어!!"
크게 목소리를 울려가면서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면서 나는 계속해서 주아를 찾았다. 버스를 타고서도 조금은 더 달려야만 나오는 이곳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달려왔기에, 내 발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멈출수 없는 이유는, 주아를 찾아야하기 때문이었다. 이 발의 아픔도, 방금전에 콘크리트 벽을 친 겄 때문에 욱신거리는 주먹도, 내가 주아에게 준 상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미안해. 주아야.. 정말로 미안해... 그렇게 속으로 계속해서 중얼거리면서 나는 주아를 찾아서, 계속해서 주아의 이름을 부르면서 밤거리를 헤멨다.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밤거리는 너무나도 넓고 넓어서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스스로가 한심스러워서 절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대로, 이대로 나는 주아를 찾지 못하는걸까? 어두운 밤거리, 혼자서 외로워하면서 울고 있을지도 모르는 주아를 찾지 못하는걸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절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발은 조금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어쩌면 물집이 잡혀 내일 제대로 걷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내 발은 그 아픔을 가볍게 무시해버리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절대로 멈출 수 없었다. 주아를 찾기 전까지는...
그렇게 얼마나 헤메고 헤멨을까?
정말로 모든것이 어둑어둑해지는 무렵. 나는 놀이터 근처를 지나가다 낯익은 울음소리를 들었다. 이 울음소리에 나는 발을 멈출수밖에 없었다. 응. 멈출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 울음소리를 잊을 수 있을까?
이 울음소리를 내가 한두번 들어본 것도 아닌데. 소리없이 저벅저벅, 발걸음을 옮겨, 나는 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곳에 보이는건 옆의 그네와는 달리 조금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그네.
이미 주인이 앉아있는 그 그네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서는 나는 팔을 벌려 그 그네 위에 앉아있는 주인공. 그리고 울고 있는 '공주님'을 살포시 뒤쪽에서 품 속으로 안았다.
"드디어 찾았어. 응. 드디어 찾았다고. 바보 아니야? 너. 민주에게 간다더니, 여기가 민주네 집이야? 길을 잃어서 우는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냐. 하지만 괜찮아. 내가 찾았으니까. 어릴때도 마찬가지지만, 지금도 길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널 찾는건 바로 나니까. 그것만큼은 누가 뭐라고 하건, 내 역할이니까."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서, 드디어, 드디어 찾아낸 주아를 더욱 더 강하게 품 속으로 끌어안으면서 살짝 손을 움직여 주아의 눈가에 묻어있는 눈물을 천천히 닦았다. 촉촉한 눈물방울은 주아가 울었음을 확실하게 나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이야기하자. 주아야. 시간을 가지는건 끝내자. 얼마 안된것 같지만..."
//거기서도 지진 안전 문자가 왔었군요. 네. 여기는.. 지진이 덮쳤습니다. 엄청나게 당황했었어요. 막 흔들리고 그랬거든요. 진짜 거짓말이 아니고 도망쳐야하나라고 진지하게 고민했었습니다. 그때. 그리고 또 여진이 찾아와서 집을 뒤흔들더라고요. 와... 지진. 무서웠어요. 정말로. 그리고 등산은 왠만하면 꾸준히 하려고 노력중이에요. 날씨가 안 좋으면 쉬기도 하는데, 그래도 기왕 시작한거.. 확실하게 하는게 좋을테니까요.
그리고 주아주가 자연을 좋아한다면, 역시 이것저것 찍어오는게 좋겠네요. 고3이라서 열심히 공부하는 주아주에게 주는 작은 선물로서 말이죠. 무리는 하지 않고 찍을 수 있는 선에서 찍어오도록 할게요. 저도 무리하는 거싫어하진 않으니까요. 그리고 민망한가요? 후훗. 괜찮아요. 파트너끼리 서로 이렇게 지내는거죠. 뭐. 사진 찍는게 뭐 그리 힘들다고요. 그냥 휴대폰 꺼내서 찰칵하면 끝인데.
주아주는 언제나 꿈을 못 꾸시는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꿈속에서 건우라도 나와서 주아주에게 응원 메시지라도 보내면 참 좋을텐데 말이에요. 하지만 그게 안되니까, 제가 이렇게 응원을 보내도 상관없겠죠? 그리고 주아주도 저에게 응원의 박수소리를 보내주는건가요? 정말로 힘 나는데요?
그럼 오늘도 가볍게 충전을 해볼까요?(꼬옥(토닥토닥(쓰담쓰담) 이런 가벼운거라도 좋아하다면야.. 얼마든지 할수가 있죠. 하지만 포옹..너무 많이 하면 질릴지도 모르니 가끔은 하지 말아야할지도 모르겠는걸요? 음. 생각해봐야 할지도요. ㅎㅎㅎ
사실 좀 더 헤메는 씬으로 해볼까 하다가 그렇게 되면 왠지 쓸데없이 질질 끌게 될 것 같아서 조금 개연성에는 안 맞을지 몰라도 찾는 씬으로 써봤답니다. 우는 주아는 건우의 품 속에서 포근하게 달래줘야겠죠. 그러니까 이젠 울지마. 주아야. 응? -
598 주아 - 건우 (24389E+46) 2016. 9. 13. 오후 11:17:29아무도 없이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캄캄한 어둠 속. 여름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어둑어둑한 그 놀이터의 그네 위에서 결국엔 큰 소리로 울어버린다. 지독하게 자신의 마음을 난도질해오는 이 두려움과 그리움. 이렇게 혼자 그네 위에 앉아있자 정말로 어릴 적으로 돌아가 미아가 된 듯한 지금 자신의 모습.
이제 너는 혼자야. 네가 아무리 울어도, 아무리 무서워해도,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아. 건우도... 이제 더이상은 오지 않아. 전부 너 때문이야, 유주아. 네가 먼저 밀쳐내고, 네가 먼저 거리를 두고, 네가 먼저 피했어. 온전히 전부 너 때문이야.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혼자라는 사실을 각인시키자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결국 자신의 울음소리는 더욱더 커져버린다. 이미 아까도 펑펑 울어서 또 눈물이 나올까 싶었지만, 생전 처음 느껴보는 이 마음의 괴로움과 상처는,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큰 듯 했다.
몇 방울씩 떨어지던 눈물은 어느새 가득 차올라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아무도 없이 자신 혼자라는 생각에 결국엔 꾹꾹 참던 울음소리를 그냥 크게 터뜨려버린다.
너무...아파. 정말로, 너무 아파... 건우야... 보고싶어. 보고싶어. 네가 보고싶어, 건우야...
어쩌면 이젠 다시는 제대로 보지 못할 건우의 이름을 몇 번이나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더욱더 푸욱 숙여버린다. 그네의 줄을 잡고있는 두 손에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들어간 힘. 고통에 휩싸이며 그렇게 소리내어 우느라,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소리없이 자신의 뒤 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오로지, 오로지, 지금도 눈 앞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미소짓고 있는 건우의 모습을 떠올리던 중, 갑자기 무언가가 자신을 살포시 안자 그 갑작스런 느낌에 순간 놀라 푸욱 숙였던 고개를 든다.
"...!"
여전히 눈가에는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멍하니 앞만을 바라보며,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쉽사리 파악되지 않아 두 눈만 깜빡깜빡인다. 그러나, 생각보다도 훨씬 더 익숙한 이 안겨있는 느낌.
설마...설마... 이 사람은...
애써 아닐거야, 하고 부정하며 설마하는 생각만 하던 중, 그 설마하던 생각은 곧이어 들려온 목소리에, 확실하게 굳혀진다. 드디어 찾았다며, 어릴때도, 지금도 길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자신을 찾는 건 바로 저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목소리.
...건우였다. 도저히 믿기지 않던 그 사실이, 그 목소리를 듣자 현실로써 자신에게 확 다가온다. 그래, 이 목소리. 십 년 이상을 들어왔던,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이 목소리는, 도저히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현재 건우가 뒤에서 자신을 안고있어서 그의 얼굴이나 그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더욱더 강하게 끌어안아주는 그의 모습에서 그의 마음은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는 건우의 행동. 그 손길에서 느껴지는 언제나와 다름없는 다정함에, 변함없는 그 따스함에 또다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지만 어떻게든 참아낸다. 그리고 이야기하자며, 시간을 가지는 건 끝내자는 건우의 말에 지금까지 아팠던 그 고통과는 정반대인, 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것을 느낀다.
그 기분을 온전히 느끼며 어떻게든 입을 열어 목소리를 내려다가, 문득 건우의 붉어진 손이 눈에 들어오자 순간 멈칫한다. 아까는... 이런 거 없었는데...? 혹시, 건우. 너...
"건우, 너 이거...! 설마...!"
순간 자신을 찾아 이곳저곳을 미친듯이 달렸을 건우의 모습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가자, 깜짝 놀라 소리친다. 그래. 분명 그 때문일 것이 분명했다. 분명히 자신을 찾아다니다 다친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아까와는 달리 이렇게 금방이라도 피가 날 듯한 건우의 이 손을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으니까.
그넷줄을 잡고있던 손을 떼고는 건우의 그 다친 손을 덜덜 떨리는 자신의 양손으로 감싸듯이 조심스레 잡고는 자신의 뺨에 가까이 가져다댄다.
아팠다. 정말로 아팠다. 분명히 다친 것은 건우의 손이었지만, 그 고통은 온전히 자신에게까지도 느껴지는 듯이 생생한 아픔이 느껴졌다. 이것도, 전부 자신의 탓이었다. 건우에게 마음의 상처뿐만이 아니라 신체적 상처까지 준 스스로가 너무나도 미웠다.
그리고 그와 똑같이 느껴지는 건우에 대한 미안함, 자신을 찾아와 준 것에 대한 고마움. 건우가 왔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신의 마음 속에서 완전히 사라진 두려움과 상실감. 그 모든 감정들을 동시에 느끼자 매우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건우의 이 다친 손에 대한, 그 상처받았을 마음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제일 컸다. 그의 손을 조금 더 꼬옥 잡으며, 그의 아픔이 느껴지는 듯한 느낌에 다시 또 뭔가가 울컥, 올라와 조용히 다시 또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의 손에 자신의 눈물이 몇 방울이 툭, 툭 떨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어떻게든 눈물을 그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연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아프게 해서 미안해. 차갑게 대해서 미안해. 먼저 떠나버려서 미안해... 나, 질투 했었어. 화나버렸었어. 아영이가 너의 몸을 찔러도, 너의 팔을 잡아도, 얼굴을 너에게 가까이 가져다대도 가만히 있는 모습에 불안했어. 무서웠어... 나보다도 더 친하고 연인같은 모습에 건우, 네가 바람 핀다고 생각했어..."
울음기에 가득 젖은 목소리. 그렇지만 전해야했다. 말해야만 했다. 건우가 먼저 자신에게 다가와 준 만큼, 먼저 이야기하자고 해준 만큼,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뿐이었다.
"이기적인 소리라는 것은 알아. 그치만... 그렇게 다른 여자애가 스킨십을 해오면 조금 거부해줬으면 좋겠어. 친하게 지내는 것은 좋아. 그치만... 그렇게까지 가까이 있진 않아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무작정 사과하지 않아줬으면 좋겠어. 적어도 내가 무엇때문에 화났는지는 들어줬으면 좋겠어. 물론 말 안하고 피하려고만 한 나도 잘못했으니... 나도 다시는 안 그럴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미안해. 이미 몇 번이나 중얼거렸던 그 사과를 다시 또 얘기하며 고개를 아래로 숙여버린다. 건우가 뒤에서 다가와줘서 다행이었다. 지금의 자신의 표정이며, 얼굴이며, 전부 보이지 않을테니. 적어도 지금은,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분명 꼴사나울 모습일테니까. 새삼 자신 주위에 깔려있는 이 어둠에 감사해하며, 살짝 아랫입술을 깨문 채 두 눈을 꼬옥 감아버린다.
/ 네?! 지진이 덮쳤다구요?! 세상에, 괜찮으셨던거 맞죠?! 아아... 근원지와 가까운 곳에 살고계신가 봐요. 저는 조금 거리가 떨어져있어서 공부하다가 책상이랑 의자가 막 흔들린 것 뿐이었는데 건우주네 지역에서는 집이 뒤흔들렸다니. 그럴 때는 고민이 아니라 머리를 보호하며 도망쳐야 되는거라구요! 등산 가셨으면 정말 큰일 날 뻔하셨잖아요! 아무래도 당분간은 등산, 쉬는 게 좋지 않을까요?
아니아니, 건우주의 그 선물은 정말 기쁘긴 하지만 그래도요. 명절 날인데다가 장남이시고 다른 친척 분들과도 즐겁게 시간 보내고 하시다보면 바쁠테니까 굳이 찍어오시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건데... 윽, 안되겠네요. 저도 건우주를 케어해드려야겠어요! 혹시 밤 산책이라도 하다가 보름달이 보이면 찍어올릴게요. 물론 잘 찍히진 않겠지만 제 쪽은 볼만한 게 달밖에 없을테니...
사실, 어젯밤엔 꿈을 꿨답니다. 어떤 시험을 보기 위해 교실에 들어가 자리에 앉는 꿈이요... ㅋㅋㅋㅋㅋㅋ 깨고나서도 뭔가 충격받아서 한참을 멍하게 있었네요. 이것은 건우가 아닌 건우주께 응원을 받으라는 계시인 것인가...! 앗, 저의 박수소리, 정말로 힘이 나시나요? 그렇다면 더 세게! (물개박수)
포옹, 물론 좋아하긴 하지만 건우주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살짝 시무룩) 네, 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저만 하면 되니까요! (당당)
개연성은 조금 부족할지라도 그만큼 건우와 주아가 연결되어 있는거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아마 주아가 이렇게까지 우는 것은 지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건우가 이렇게 찾아와줬으니 곧 울음을 멈추고 다시 웃을 수 있을거예요, 언제나처럼! ㅎㅎㅎㅎ -
599 건우 - 주아 (65715E+55) 2016. 9. 14. 오전 1:13:16계속해서 헤메고 또 헤메다가, 우연히 들린 놀이터. 그곳에서 낯익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그 울음소리를 잊을 수 있을까? 그 울음소리를 찾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어둠 속을 헤멨는데 말이야.
울음소리가 난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자 그곳에선 내가 그토록 찾던 이가 있었다. 잘은 기억이 안 나지만, 어린 시절, 나의 공주님이 되어주겠다고 한 바로 그 유주아. 그 공주님을 향해서 나는 천천히 뒤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바로 뒤쪽에서 멈춰선 후에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강한 마음을 담아 살포시 뒤쪽에서 안아줬다. 그러자 주아는 깜짝 놀랐는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올렸다.
아무래도 뒤쪽에 있다보니, 주아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는게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지금은, 지금만큼은 서로의 얼굴이 정말로 꼴사나울지도 모르니까. 적어도 내 얼굴은 분명히 꼴사나울 것이다. 그런 모습을 주아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난 언제나 주아에겐 멋진 모습만 보이고 싶었으니까.
드디어 찾았다는 기쁜 감정을 느끼면서 나는 가슴이 울컥하는것을 이겨가며, 주아를 더욱 더 포근하게 내 품속에 안았다. 그리고 살며시 손을 들어올려, 주아의 눈가를 닦아줬다. 정말로 울고 있었는지 손가락에는 물기가 촉촉히 묻어나왔다.
하지만 그 때문에 붉어진 손이 주아의 눈에 제대로 들어온 모양이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던 주아는 내 손을 언급하면서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줬다.그 모습에 아차 깊어 손을 감춰보려고 했지만 뒤에서 백허그를 한 것도 그렇고, 주아가 손을 빼기도 전에 빠르게 자신의 양 손으로 내 손을 잡았기에 빼낼 수가 없었다. 이내 주아는 내 손을 자신의 뺨에 가까이 가져갔다.
부드러운 감촉. 그리고 따뜻한 온기. 그 2개를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느꼈다. 그리고 느껴지는건 더욱 더 꼬옥 잡는 감촉과 눈물방울. 촉촉하게 떨어지는 눈물방울은 너무나도 뜨거웠고 내 마음을 너무나도 아프게 했다.
내가, 좀 더 확실하게 잘 행동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 모두 다 내 잘못이었다. 주아가 이렇게 어두컴컴한 곳에서 길을 잃고 무서워한 것도, 지금 이렇게 우는 것도 전부 내 잘못이었다.
"미안해. 정말로. 그리고 손은 괜찮아. 정말로 괜찮으니까 그런걸로 마음 아파하지 마. 자업자득이니까."
순간 분을 참지 못해서, 나 자신에 대한 화를 참지 못해서 콘크리트 벽을 힘껏 내리친게 원인이었다. 거기에 주아의 잘못이 어디에 있을까? 아니, 따지고 보면 이 일에 대한건 전부 내 잘못이었다. 주아의 잘못은 없었다.
.....애초에 주아가 무엇때문에 그렇게 화를 냈는지, 어느정도는 알 수 있었으니까. 이어 주아는 울음기로 가득한 목소리로, 듣기만 해도 마음이 너무나도 아픈 목소리로 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질투 했다고, 화나버렸다고, 아영이가 나에게 한 일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가만히 있는 내 모습이 너무나도 무서웠다고, 불안했다고 내가 바람을 핀다고 생각하면서 낮에는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마음을 하나하나 이야기해왔다.
그리고, 그걸로 끝나지 않고, 다른 여자애가 스킨십을 해오면 조금 거부하라고 말하면서, 너무 가까이 있진 말라고, 무작정 사과하지 말라고 하나하나 나에게 요구를 해왔다. 그러면서도 결국엔 다시는 안 그런다고, 나에게 사과를 해왔다.
그 말들을 아무런 말 없이 들으며, 나는 아무런 말 없이 더욱 더 주아에게 밀착해서, 완전히 주아를 내 품안으로 가뒀다. 서로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황. 그리고 달빛 이외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어두컴컴한 어둠 속. 그 속에서 나는 주아의 말이 다 끝났음을 짐작하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바보. 바람을 필리가 없잖아. 이렇게나 귀엽고 예쁘고 매력적인 여자친구를 두고서 말이야. 내가 바람피는 일은 없어."
어둠이 깔려있지만, 그럼에도 하늘에 높이 떠 있는 달은 나와 주아를 환하게 밝혀주는 것 같았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정말로 나와 주아만을 환하게 비쳐주는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잠시 침묵을 지키며, 하늘에 떠 있는 달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내려 주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미안했다고 울면서 사과하면서 나에게 이것저것을 말하는 모습. 평소의 주아라면 이렇게까지 얘기하진 않았겠지. 자신이 원하는게 있어도 폐가 될까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주아다. 그렇기에 이렇게 얘기해주는 모습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러기에 생긋 웃어보이면서 주아에게 말을 이어나갔다.
"아영이는 하지 말라고 해도 일부로 장난처럼 더 그러는 애니까. 나도 반쯤은 포기한 상황이었거든.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그게 너에게 불쾌한 상황인건 확실하겠지. 나도, 나도...전에 비슷한 상황에서 질투하면서 조금 화를 낸적이 있으니까. 응. 이해해. 다시는 안 그럴게. 그러니까 울지 마. 사과하지도 말고. 내가 잘못한건데, 왜 네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 미안하다고 하지 마. 넌 잘못한거 없으니까."
품 속에서 느껴지는 작은 주아의 몸에선 정말로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대체 이 작은 몸을 얼마나 벌벌 떨었을까? 그리고 얼마나 무서워하고 얼마나 눈물을 흘렸을까. 나 자신에 대한 강한 후회만이 느껴졌다. 절로 마음이 아파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 눈물을 흘릴 수 없었다. 여기서 눈물을 흘리게 되면...주아는 또 다시 울게 될테니까. 그러기에 나는 일부로라도 울지 않았다.
"안할게. 그리고, 너의 말도 들어줄게. 약속할게. 그러니까, 그러니까..여길 봐 줘. 네 얼굴이 보고 싶어. 어둠 때문에 잘 보이진 않겠지만 그래도 네 얼굴이 보고 싶어. 보여줄 수 있을까? 응?"
어둠속이지만, 그래도 주아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낮에 냉랭한 분위기로 헤어지고 나서는 한번도 보지 못한 얼굴이다. 그렇기에 꼭 그 얼굴을 보고 싶었다.
//근원지와 가까운곳이라면...가까운 곳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바로 옆은 아니에요.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리고 집 바닥이 흔들리는게 보이더라고요. 밥 먹는 중이었거든요. 밥상이 흔들흔들, 제 몸도 흔들흔들. 진짜 놀라서 순간 기겁했었습니다. 물론 반사적으로 머리는 보호했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에 이게 패닉상태가 되니 아무것도 안 떠오르더라고요. 그런데 별 문제는 없었답니다. 금방 끝나기도 했고요. 딱히 주변에 피해도 없었거든요.
그리고 사진은 정말로 괜찮아요. 무리하지 않고 찍을테니까요. 그러니까 걱정은 안해도 된답니다. 그리고..저를 케어해주는건가요?! 음. 그럴 필요는 없지만요. 아 이렇게 되면 주아주가 한 말과 똑같은 말이 되버리겠네요. 그럼 주아주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아셨죠?
그리고 꿈을 꾼건 축하해야할 일인데, 어떤 시험을 보기 위해서..음..그건 어쩌면 수능시험일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주아주는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강할테니까요. 그리고 그런게 없어도 전 언제나 응원해줄거라고요. 그리고 주아주의 박수소리도 당연히 힘이 나고요! 그럼 오늘자 응원! 화이팅!
그리고....ㅎㅎㅎㅎㅎㅎ 주아주가 포옹을 하려는건가요? 살짝 시무룩하면..마음이 약해지잖아요! 아, 안돼. 이럴땐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해!!(시선회피)
아..그리고 말했다시피 아마 내일과 모래는 제가 오지 못할 것 같아요. 한번 말했었지만 말이죠. 주아주는 아마 추석 제대로 쇠지 못할 가능성도 크겠지만..그래도, 추석 잘 보내셨으면 하는 바에요! 한가위는 기분 좋게 보내는게 최고잖아요?
그러니까 미리 여기서 말할게요! 좋은 한가위 보내세요! 주아주!! 저도 좋은 한가위를 보내도록 할테니까요! -
600 주아 - 건우 (63855E+48) 2016. 9. 14. 오후 7:25:14이제는 모든 것이 전부 끝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결국엔 크게 울어버린다. 온 몸으로 느껴지는, 혼자 남겨졌다는 생각. 더욱더 짙어지는 어둠 속에 파묻혀 그 잔혹한 사실을 감당하면서도 아까부터 계속 떠오르는 건우의 웃는 얼굴.
어쩌면 이제는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그 웃음. 그 미소가 홀연히 사라져버렸던, 충격받은 듯한 아까의 건우의 모습. 그 웃음을 부숴버린 것은 자신이었다. 차가운 시선이 날카로운 창이 되어 그 마음을 사정없이 찌르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자신이었다.
괴로움은 눈물로 변해 자신의 마음을 옥죄어왔고, 그 고통에 울음소리는 더욱더 커진다. 혼자라는 생각때문인지 마음놓고 울던 그 때, 이제 그 공간에서 자신은 더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갑자기 뒤쪽에서 느껴지는 살포시 안겨지는 느낌. 갑작스런 그 느낌에 깜짝 놀라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올린다. 그러나 너무나도 익숙한 이 느낌.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모를 수가 없었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받았던 느낌인걸. 이 따스하고 포근한, 내 마음을 온전히 채워주는 느낌을.
지금 자신을 안아주는 이 사람은... 내가 가장 보고싶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자신을 더욱더 포근하게 안아주면서, 건우는 살며시 손을 들어올려 자신의 눈가의 눈물을 닦아준다. 정말로, 변함없이 다정한 그 손길에 다시 한번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애써 참다가, 붉은 건우의 손이 자신의 눈에 들어오자 순간 멍한 표정을 짓는다. 금방이라도 피가 날 것만 같은, 상처입은 건우의 붉은색 손.
순식간에 어떻게 된 일인지 눈치채고는 깜짝 놀라며 건우의 손을 언급한다. 이것은 분명, 자신을 찾아다니다가 생긴 상처일 것이었다. 그것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다. 건우는, 자신이 길을 잃어버려 헤매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미친듯이 자신을 찾아다녔을 것이 분명했다.
어릴 적부터도 낯선 길 위에서 방황하는 자신을 찾아와 주는 역할은 건우가 맡던 역할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역할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건우는 이번에도 또다시 자신을 찾아와주었다. 정말로, 정말로, 모르는 곳에 떨어진 공주님을 찾아와줬던 왕자님처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처입었던 왕자님처럼.
이 상처도 또한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손을 감추려는 건우보다도 더 빨리 양손으로 건우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는 이내 그렇게 잡은 건우의 붉은색 손을 자신의 뺨에 가까이 가져다댄다. 그 욱씬거리는 아픔을 대신 느끼려는 듯, 그렇게 건우의 손을 더욱더 꼬옥 잡는다. 너무나도 아팠다. 정말로, 너무나도 아팠다. 그 따스한 손에 상처를 내버렸다. 바보같은 자신을 찾아다니려 하다가 건우가 또다시 상처 입어버렸다. 미안해... 미안해, 건우야... 커지는 미안함과 고마움 등이 복잡하게 섞이자 눈물은 또다시 흘러나와 건우의 손 위에 툭, 툭 떨어진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마음이 느껴졌는지, 건우는 오히려 저가 미안하다면서 손은 정말로 괜찮으니까 그런걸로 마음 아파하지 말라며, 자업자득이라고 얘기한다.
"......"
그런 건우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건우의 손을 조금 더 꼬옥 잡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자업자득이라니. 그럴리가 없잖아... 내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헤매지 않았다면, 네가 이렇게 나를 찾아다니다가 다칠 일도 없었을테니까.
또다시 마음이 죄여오는 것을 느끼며, 힘겹게 입을 열어 울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건우에게 사과한다. 아까 낮에는 말하지 않았었던 자신의 모든 생각과 마음을 전부 숨김없이 얘기한다. 그리고 이어서 자신이 바라는, 건우에게 원하는 점들도 전부 솔직하게 얘기한다. 자신의 잘못도 마구 떠올라 결국 또 마지막은 미안하다는 말로 끝났지만.
그래도, 평소의 자신이었다면 절대로 하지 못했을 말들.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그저 조용히 마음 한구석으로 밀어넣었을 말들을 전부 건우에게 이야기한다. 힘들었다. 미안했다. 어리광 피우는 것만 같아서, 건우에게 요구하는 게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그에게 짐을 지우는 것 같아서, 얘기하기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해야만 했다.
애초에 이 상황은 자신이 그저 속으로만 꾸욱 삼키고 표현하지 않아서 벌어진 상황. 이야기하자고, 시간을 갖는 것은 끝내자고 건우가 먼저 얘기해준 만큼, 자신이 얘기해야만 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리 다른 그 누구보다도 친하다고 해도, 자신이 마음을 숨기기만 해서는 건우는 모를 것이 분명했다. 다음번에 또다시 이런 상황을 만들어내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고쳐나가야 했다. 금간 자신들의 관계를 다시 되돌려놓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금 이 상황에서 확실하게 나가야 했다.
그런 생각들로 난생 처음으로 원하는 것들을 솔직하게 말하자, 건우는 아무 말없이 더욱더 자신에게 밀착해서 자신을 완전히 품안에 가둔다.
서로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느껴지는 체온으로, 다정하고 포근한 건우의 품 속에서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어둠만이 내려앉은 자신들의 주위. 그러나 환한 달빛이 자신들의 위로 내려앉는 것 같은 조용한 놀이터의 풍경. 그 속에서 울음기 가득했던 자신의 말이 끝나자, 건우는 조용히 입을 열어 저가 바람피는 일은 없다고 확실히 못박아 얘기한다. 그리고 잠시 이어지는 침묵. 여전히 고개를 조금 숙인 채 조용히 곧 이어지는 그의 말을 듣는다.
아영이는 장난처럼 더 그러는 애라며, 저도 반쯤은 포기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게 자신에게 불쾌한 상황인건 이해한다고. 다시는 안 그럴테니 울지 말고 잘못한 거 없으니 사과하지도 말라는 말.
그런 그의 말에도 여전히 아무런 말도 못한 채, 계속 시선은 아래에 둔다. 너는... 여전히 따뜻하구나, 건우야. 내가 그렇게나 차갑게 대하고 거리를 뒀는데도, 언제나 다정하게 날 안아주는구나. 분명, 분명 나도 잘못했는데. 너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손에까지 상처 입혔는데도 잘못이 없다고 해주는구나.
따스하디 따스한 그의 말이 황량하게 상실감만 느꼈던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워준다. 언제나...언제나 너는, 나에게...
다시 또 느껴지는 왠지 모를 울컥한 감정. 그러나 더이상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이것은, 그런 종류의 감정이 아니었으니까. 너무나도 따스하고 다정해서, 고마움만이 느껴지는 감정이었으니까.
건우는 이어서 안한다며, 자신의 말도 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는 여길 봐달라며, 자신의 얼굴이 보고싶다고, 보여줄 수 있냐고 물어온다. 그런 그의 말에 순간 당황하여 숙였던 고개를 든다. 놀란 표정으로 앞만을 주시하다 다시 또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이며 작게 양옆으로 젓는다.
"아, 안 돼...! 지금 나, 눈도 빨갛고 코도 빨갛고 울어서 안 예쁘단 말야..."
적어도, 건우에게만큼은. 건우에게만큼은, 언제나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건우는 약속해줬다.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들어주겠다고, 안 하겠다고 약속해줬다. 그리고... 사실은 자신도. 자신도 보고싶었다. 그토록 자신의 앞에 아른거렸던, 건우의 웃는 모습을 직접 보고싶었다. 사실상 얼굴을 못본지는 하루도 채 되지 않았으나, 마지막으로 봤던 모습이 차갑게 굳은 표정이었던 만큼 지금 너무나도 건우의 얼굴이 보고싶었다.
그러나 분명히 어둠 속에서도 보일, 누가 봐도 울었다는 것이 확실할 자신의 얼굴. 어찌해야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건우의 손을 잡고있던 두 손 중 하나를 이용해 자신의 옆머리로 얼굴을 가려 눈만 드러낸다. 그리고는 여전히 그네 위에 앉은 채 몸만 살짝 뒤로 돌려 건우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래도, 약속해줬으니까. 나도 다시는 그렇게 차갑게 피하지 않을게. 약속할게. 그러니까... 이, 이 정도로 합의보면 안될까...?"
울었다는 것이 창피한지 계속 그렇게 얼굴을 가리고 눈만 드러낸 채 건우에게 묻는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빨갛게 부었을 자신의 눈. 오늘따라 유난히도 많이 울었던 터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 우와... 그 정도면 당연히 기겁할만 하죠! 눈 앞에서 모든 것들이 흔들흔들거리는데. 하긴, 확실히 패닉상태가 되면 아무런 생각도 안 떠오르긴 하겠네요. 지진도 금방 끝나서 다행이고 머리보호도 잘 하셨지만... 음, 그래도 다음 번엔 머릿속이 백지 상태가 되지 않기를 바래요. 어쩌면 이제는 한반도도 안전지대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건우주께서 무사히, 안전히 지내시기를 바라거든요.
그리고 사진은... 네, 알겠습니다! 어차피 제가 지금까지 봐 온 건우주의 모습을 보면 하겠다고 하면 정말로 하실 분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ㅎㅎㅎㅎ 그러면 무리하지 말고 그냥 문득 생각날 때 가볍게 한 장 찍어주세요. 윽, 왠지 모르게 조금씩 기대되지만 참아야겠죠...!
그리고 저도 건우주를 케어해드려야죠! 파트너니까요! 네, 저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할게요.
으음... 그 시험이었을까요? 어쩌면 그랬을수도 있겠네요. 꿈은 무의식의 반영이니까요. 에잇, 빨리 끝나라! 역시 건우주께서는 치어리더! 언제나 응원이라니, 그거 엄청 든든한거 아세요? 그럼 저도 응원이예요, 언제나 화이팅!! (물개박수)
네, 제가 할거예요.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한다면서 시선을 회피하시면 어떡해요! 진짜 마음을 강하게 먹으시려면 시선을 맞추고 말씀하시라구요! (강제 시선 맞추기) 자, 이제 여기서 제가 많이 시무룩해지면 되는거겠죠? ㅎㅎㅎㅎ
아마도 이번 추석은 제대로 못 쇠겠지만 어쩔 수 없지요. 그냥 기분 좋게 받아들여야죠, 뭐~
저도 건우주의 인사처럼 좋은 한가위 보낼게요! 건우주께서도 풍성하고 좋은 한가위 보내세요~ 그럼, 나중에 봐요! :) -
601 건우주 (45875E+51) 2016. 9. 15. 오후 9:35:35건우주가 갱신합니다. 답레를 쓰지 못하고 이렇게 글을 남기는것은 오늘이 추석인만큼 주아주에게 인사하고 싶어서에요. 즐거운 추석 보내고 계신가요? 물론 주아주는 저처럼 쉬진 못했겠지만, 그래도 마음만이라도 풍성한 한가위가 되었으면 하는바에요.
음..일단 사진 여부 말입니다만.. 네. 찍어왔습니다. 많이는 아니지만, 어느정도는요. 지금은 올리지 않겠지만 아마 내일 답레를 쓰고서 가볍게 올리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주아주가 좋아할만한 사진도 한장 찍어왔답니다. 기대해도 좋아요.
그리고 시선회피에 대한것은... 이건 서로서로가 번갈아가면서 반격하는것 같은건 제 기분 탓일까요? ㅋㅋㅋㅋ 강제로 시선을 맞추다니요. 그, 그러면 눈을 감아버릴거에요! 그럼 안 보이겠죠! 자. 이젠 어떻게 하실건가요? 주아주?
그리고, 장난은 이쯤으로 하고... 9월 한가위. 정말로 풍성하고 좋은 날이죠. 이 날은... 주아주는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라서 한가위의 기분을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저는 인사하고 싶어요. 오늘은 즐거운 한가위라고요.
안타깝게도 제가 있던 곳은 구름이 끼고 비가 내려서 보름달은 보지 못했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도 마찬가지에요. 뭔가 많이 아쉽네요. 밝은 보름달이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일단 저는 잘 보냈답니다. 네. 정말로 잘 보냈어요. 물론 20대, 그리고 남자! 이런 이유로 중간에 끌려가서 노동력으로 쓰이기도 했지만요. 그래도 뭐 못할 일도 아니었고... 아니, 솔직히 조금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할 수는 있었답니다. 1년에 하루 정도는 상관없겠죠. 네. 아무튼 그 이외에는 의외로 고모분들도 오시고 그래서 맛있는것도 많이 먹고 얘기도 많이 나누고 오랜만에 정말로 예쁘게 잘 자란 사촌여동생도 만나고.. 즐거웠답니다.
답레는 제가 내일 최대한 빠르게 써서 올리도록 할게요. 아. 미리 말하지만, 다음씬에서 건우는.... ㅎㅎ.. 이하생략하겠습니다. 자세한건 상상에 맡기도록 하죠.
아무튼, 즐거운 추석이에요! 주아주! 오늘 남은 시간도, 그리고 내일도.. 아니, 이번 연휴동안 계속 좋은 일만 있길 기원합니다! -
602 주아주 (54901E+53) 2016. 9. 15. 오후 11:49:54안녕하세요, 건우주! 답레는 무리하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렇게 글을 남겨주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걸요~ 저는 즐겁...게 공부했답니다, 네. 그래도 잠시 학교에서 멀어지니 마음은 풍성해요!
역시 사진을 찍어오셨군요! 제가 좋아할만한 사진이라니. 기대해도 좋다고 하시면 저, 진짜 기대해버린다구요? 그러면 막막 크게 기대할거예요!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려야겠네요.
그리고 반격 건은 기분 탓 아니실걸요? 이제는 저도 엄청 강해졌으니까요! 눈을 감아버리시다니! 으윽...어쩌지... 그, 그, 그러면 저, 볼뽀뽀 해버릴거예요?! 그러니까 눈 떠주세요!
음, 사실 확실히 한가위라는 기분은 잘 안들지만요. 그래도 건우주의 인삿말과 저 이미지에 즐거운 한가위가 됐네요, 저한테도. ㅎㅎㅎㅎ
보름달, 못 보셨나요? 날씨가 좋지 않았다니... 사실 제 쪽도 구름이 많이 껴서 보름달이 잘 보이지 않는답니다. 정말 아쉬워요... ㅠㅠㅠ 대신 달 사진을 이렇게 올려봅니다! 이걸로 조금은 위안을 삼을 수 있지 않을까요? ㅎㅎ 노동력으로 쓰였다고는 하셔도 즐겁게 잘 지내신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건우주! 그래도 힘쓰시고 하셨으니 오늘은 일찍 주무시는 게 좋겠어요. 피곤한 몸은 병을 불러일으키기 쉬우니까요.
그리고 답레는 급하게 쓰실 거 없어요. 그냥 여유되실 때 천천히 써주세요. ...근데 왜 이하생략하시는거죠?! 건우는 돌발행동이라든가 예상치도 못한 행동을 자주 해서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단 말이예요! 윽...궁금해서 안되겠네요. 빨리 내일이 와야지.
하하, 그 기원은 정말 감사하지만... 이미 조금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 새벽에 공부하다가 저도 모르게 잠들었는데, 이상한 자세로 자서 목이며 어깨에 담이 아주 제대로 걸렸답니다. 그래서 지금도 목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ㅋㅋㅋㅋㅋㅋ 일어나는 것도, 눕는 것도, 앉아있는 것도 조금 힘들어서 밤산책도 못가고, 건우주께 드릴 사진도 못 찍었구요... ㅠㅠ 죄송해요, 꼭 찍어드리고 싶었는데...
건우주께서는 저처럼 이렇게 이상한 걸로 고생하시지 마시고, 남은 기간도 지금까지 즐겁게 보내셨던 것처럼 그대로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
603 건우주 (96788E+53) 2016. 9. 16. 오전 12:36:59>>602 즐겁게 공부를 했군요. 네. 시기가 시기니까요. 그래도 학교는 쉬었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저는 추석도 예외없이 다 학교를 갔거든요. 정말 여러 의미로 힘들었어요. 물론 학교를 간다는게 아니라, 시간적 압박이 느껴졌었죠.
그리고 사진은 정말로 기대해도 좋아요. 주아주가 100% 좋아하고 힐링을 느낄 사진이라고 확신한답니다. 자세한건 내일 봐주세요. ㅎㅎㅎ 커밍순이에요! 사실 말해도 상관은 없지만, 그러면 기대하는 재미가 사라지니까요. 그러니까 조금만 궁금해하고 있어주세요. 심술궂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쪽이 좀 더 효과가 클 것 같거든요.
제 인삿말이 주아주에게 즐거운 한가위가 되었다고 한다면, 그나마 다행일까요? 내년엔 아마 즐거운 한가위가 될거에요! 그건 제가 보장 가능해요! 지금은 힘들지만 내년 한가위가 있으니까요! 음..그리고, 이하생략하는 이유는.. 역시 모르는 쪽이 좀 더 효과가 클 것 같단 말이죠. ㅎㅎㅎㅎ 아..이러니까 저 오늘따라 주아주에게 뭔가 되게 짖궂은 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네요.
그리고...담이라... ㅠㅠㅠ 그거 되게 아프죠. 그리고 사진은 괜찮아요. 몸이 아픈데 어떻게 사진을 찍어요. 밤산책도 못 간다고 할 정도인데. 그건 그렇고 평소에 밤산책 즐기시는건가요? 밤산책 좋죠. 고요하고 조용하고... 저도 가끔 즐긴답니다.
그럼 빨리 낫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가볍게...(꼬옥(토닥토닥) 빨리 낫기를 바라며, 건우주는 오늘은 이쯤에서 쉬도록 하겠습니다! 답레는 내일 올리도록 할게요!
아..그리고 달 사진은 잘 봤어요. 저 사진만으로도 주아주의 마음이 아주 잘 느껴져요. 저 달에다가 주아주가 좋은 결과가 있기를 살짝 빌어볼게요! -
604 주아주 (87529E+55) 2016. 9. 16. 오전 1:50:28물론 학교는 쉬었지만 수시 기간이라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답니다. 어차피 이것저것 준비해야 하는지라... 그래도 건우주 때도 엄청 힘들었을 것 같아요. 명절도 없었다니. 진짜 너무했네요, 그거! 시간적 압박은... 외면하고 싶어요. ㅠㅠㅠ
오오, 무려 100% 확신이신가요? 그럼 사진, 정말로 기대할게요! 제가 추측하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해야겠네요. ㅎㅎㅎ
네, 지금은 이래도 내년에는 분명히! 누구보다도 즐거운 한가위 보낼거니까요! 그나저나 도대체 건우가 어떤 행동을 하길래... 오히려 조금씩 불안해지네요, 이거... 한동안 건우주의 짓궂음이 사라지셨나 했더니 다시 부활했어요!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예요!
담은 괜찮답니다. 그렇게 심한 것도 아니니까요. ㅎㅎ 밤산책은 가끔씩 즐기긴 하지만 역시 밤늦게 혼자 돌아다니는건 조금 무서워서 근처만 돌고 금방 돌아온답니다. 그래도 밤공기나 달이나 별 좋아요!
가볍게엔 저도 똑같이 가볍게! (꼬옥) (토닥토닥) 어쩌면 내일 되면 나을지도 몰라요! ...작은 소망이지만요.
달 사진만으로 마음이 느껴지신다니... 뭔가 민망하네요, 하하. 그럼 저는 저 달에 건우주의 매일이 행복하길 빌어봅니다!
지금쯤은 주무시고 계시겠죠? 안녕히 주무세요, 건우주. 좋은 꿈 꾸시길 바래요~ -
605 건우 - 주아 (96788E+53) 2016. 9. 16. 오후 4:39:12냉랭한 분위기로 끝을 맺은 만남은 우리의 거리를 순식간에 엄청난 플러스로 만들어버렸고 그 마음에 균열을 일으켰지만 결국 우리는 어쩔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하루도 안 가 서로가 서로를 찾게 되고 결국 자석이 서로 다른 극을 끌어당기듯이 우리의 극은 같은 극에서 다른 극으로 바뀌었다. 누가 극을 바꿨는진 모르겠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중요한건 지금 나와 주아가 다시 이렇게 만났다는거니까.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내면에 있는 것을 토해낸 지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내가 바람을 폈을까봐, 그리고 나와 정말로 멀어질까봐, 어둠속에서 길을 알지 못해 헤메면서 두려워했을 주아를 포근하게 끌어아는 일 뿐이었다.
포근하게, 포근하게, 마치 정말로 작은 어린아이를 끌어안아주듯이 주아를 꼬옥 끌어안고서, 살며시 미소지었다. 마음 속에서 따뜻한 뭔가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정말로 조용히, 조용히 미소지었다.
그러다가 주아의 얼굴을 너무나도 보고 싶어서 난 주아에게 얼굴을 보여달라고 제안을 했다. 그러자 주아는 당황했는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그렇게 잠시 앞쪽을 바라보다가 다시 주아는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서 양 옆으로 고개를 젓기 시작했다. 가볍게 말해서 거절의 의미. 거절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했다. 지금은 예쁘지 않으니까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게 바로 그 이유였다.
바보. 네 얼굴이 안 예쁠리가 없잖아. 뭘 그리 걱정하는거야. 정말. 살며시 미소 지으면서 잡혀있지 않은 손을 올려 주아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어줬다. 그런건 상관없다는 강한 의미를 담아서, 정말로 부드럽게 또 부드럽게 쓰다듬어줬다.
한편, 주아는 갑자기 내 손을 잡고 있던 자신의 손 두개중 하나를 이용해서 옆머리를 이용해 얼굴을 가리고는 눈만 보이는 모습으로 몸을 살짝 돌려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대로 합의를 보면 안되겠냐고 말하면서 불안해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걸까? 하지만 네가 예쁘지 않을때는 없어. 사귀기 전에도 너는 충분히 예쁘고 귀엽다고 느꼈으니까. 왜 지금까지 사귀는 이가 없는지 정말로 미스테리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
물론 그것이 전부 나와 사귈 운명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뭔가 모르게 살짝 웃음만이 나왔다. 정말로 살며시 웃음지으며 어쩌면 콩깍지가 씌였다는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싫어. 합의보고 싶지 않아. 너도 알지? 내가 한번 고집을 부리면 얼마나 센지 말이야. 그러니까 순순히 포기하는게 어때?"
콩깍지가 씌였다고 해도 좋다. 적어도 지금 내 눈에는 울음을 터트린 것 때문에 빨갛게 충혈되고 살짝 부은 그 두개의 눈동자도 꽃사슴처럼 너무나도 아름답게 보였다. 이런 여자친구를 두고서 나는 대체 무슨 배짱으로 시간을 가지자고 한걸까?
하지만 시간을 가지는건 이걸로 끝이었다. 더 이상 시간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이제는 플러스가 된 거리를 다시 제로로 좁힐 때였다. 잠시동안이나마 멀어졌던 '너를 향해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서 다시 거리를 좁힐때였다.
붙잡히지 않은 팔을 움직이면서 살며시 주아의 몸을 지탱하면서 더욱 더 찰싹 달라붙었다. 마치 처음부터 한 몸인것처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서 그렇게 서로의 온기, 서로의 숨소리마저 들려올 정도로 아주 가까운 거리를 유지했다.
그래. 이것이 바로 우리의 거리이다. 멀어져가면서 플러스가 되어 점점 나아가는 거리는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두번 다시 이 거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가까이 밀착하고 너무나도 예쁜 그 두 눈에 내 눈을 마주했다.
"예쁘지 않을때는 없어. 넌 어떤 모습이더라도 예쁘고 귀여워. 거짓말 하는거라고 생각해? 너의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증명해줄게. 내 눈에 너는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비치는지 말이야."
잡혀있는 손을 살며시 주아의 손에서 풀어낸 후에 얼굴을 가리고 있는 옆머리를 치웠다. 그리고 그 모습에게서 조금도 눈을 돌리지 않고 살며시 미소지었다. 역시나 예쁜 얼굴이었다. 울긴 했지만, 조금도 흉한 모습이 아니었다. 지금 내 눈에는 이런 너의 모습조차도 너무나도 예쁘고 귀엽게 보이는걸.
주아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 팔에 조금 더 힘을 주어서 주아가 뒤로 넘어지지 않게 만들면서 살며시 조금 더 거리를 좁혀보았다.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지만, 지금은 역시 이것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바람핀다는 생각은 하지 마. 절대로. 널 두고 바람을 피는 일은 없어. 10년 이상이나 옆에 있어준 여자애 이외에 다른 여자애가 눈에 보인다면, 아마 너하고 사기귀 전에 난 이미 누군가와 사귀고 있을거야.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져. 나에게 있어서 1번째는 언제나 너니까. 설사, 네가 나를 미워하고 싫어한다고 해도 말이야. 그리고 더 이상 네가 나와 사귀고 싶지 않다고 말을 해도 마찬가지야. 네가 여기서 나를 버린다고 해도, 그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아. 절대로."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살며시 주아와의 거리를 좁혀가면서, 언젠가 한번 맞춘적이 있는 그 부드러운 입술에 살며시 내 입술을 포갰다. 아무런 예고도 없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이것보다 더 확실하게 내 마음을 선보일 방법은 없을듯 했다.
이것으로 3번째. 이미 뺏을만큼 뺏어버린 주아의 입술은 너무나도 부드럽고 달콤했다. 조금은 길게 유지하면서 강하게 뛰고 있는 심장소리가 밖으로 세여나오지는 않을까 생각하며, 눈을 감고서 잠시 그 부드러움을 느껴보았다.
정말로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한 키스. 거부할지도 모르고, 한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고, 강하게 저항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은 이렇게나마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너는 나에게 있어서 제일이다. 너는 나에게 있어서 이런 여자다. 너는 나에게 있어서 이런게 가능한 여자다.
그 많은 마음가짐을 무언으로 표현하면서 나는 주변의 조용한 분위기를 느껴보았다. 주아가 이것을 받아줄지 말지를 기다리면서... 만약 거부한다고 한다면, 그에 대한 사과가 더욱 더 필요할건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그러기에, 그 어떤 말들이 입에서 나온다고 하더라도 나는 전부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그것만큼은 누가 뭐라고 한들 나의 책임이었다.
어쩌면 저 하늘 위의 밝은 달빛은 우리 둘만을 환하게, 정말로 모든것이 어둠속에 뒤덮이더라도 우리 둘만을 환하게 비추고 있지 않을까?
//시간적 압박을 외면할 수는 없으니까요. 누구나 느끼는 그 압박감. 보통 힘든게 아니죠.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이제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더 있으면 자유다. 이렇게 생각해보는 긍정적인 방면도 있답니다. 마음은 어떻게 먹기 나름이니까요. 저도 시간적 압박을 그렇게 생각하니까 차라리 마음은 편해지더라고요. 그나마지만요. 그리고 제때는 명절이 없는게 당연한 시기였답니다. 오히려 시골집에서도 고3인데 어딜 오냐는 분위기였고 말이죠. 덕분에 홀로 쓸쓸하게 밥 차려먹은 기억이 나네요. 혼자 집에 있어도 개인시간은 없었지만요. 맨날 밤 12시 넘어서 집에왔으니..(눈물)
그리고 전 아직 눈 안 떴는데 정말로 볼뽀뽀 하실 생각이신가요? 정말로 하는지 보기 위해서라도 계속 눈을 감고 있어야겠는데요? ㅎㅎㅎㅎㅎ 스스로의 목을 조르는 말은 하면 안되는거에요. 저도 그것 때문에 필살기 까치발을 사용하지 못하고 멀리 도주도 사용하지 못하잖아요. 자. 이젠 어쩌실겁니까. 주아주.
그리고 짖궂음이 다시 부활했다라.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까 괜찮지 않나요? 그리고 일단은 문제의 답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답니다. 지금 분위기에서 딱 좋지 않을까 해서 한번 써봤답니다.
그리고 밤에 혼자 돌아다니는건 무섭죠. 아무래도. 하지만 산책은 정말로 좋은거니까요. 무엇보다 공부만 하는것보다는 그렇게 잠시 머리식히는 것도 좋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담은 좀 괜찮아지셨나요? 개인적으로는 괜찮아지셨다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에요. 공부가 문제가 아니라 주아주를 위해서요. 아픈것보다는 안 아픈게 더 좋잖아요?
그럼 여기서 잠시 끊고서 다음 레스에서 계속 써보도록 할게요. -
606 건우주 (96788E+53) 2016. 9. 16. 오후 4:48:45자. 주아주를 위해서 찍어온 사진 중 한장이랍니다. 주아주는 동물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한번 찍어봤어요. 나름대로 귀엽지 않나요? 사진을 찍는데 마치 카메라를 의식하는 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웃었답니다.
역시 시골집하면 개가 많이 있잖아요? 이 개도 그런 느낌의 개랍니다. 물론 집도 철저하게 지키고요. 낯선 사람이 오면 예외없이 짖어대는 모습도 있답니다. 옛날에는 겁이 많아서 막 집에 숨고 그랬는데 아무래도 시골에서 사는 세월이 늘어나다보니 용기도 많이 생긴것 같더라고요.
아무튼 주아주라면 이 사진 정말로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서 찍어봤습니다. 이게 어제 애매하게 넘어가버린 2개의 문제 중 또 하나의 답이랍니다. 귀엽지 않나요? 주아주는 100% 좋아할거라고 확신했는데 어떠려나요? -
607 주아 - 건우 (40743E+57) 2016. 9. 16. 오후 11:56:09예전부터 자신이 아무리 길을 잃고 헤매도, 건우는 자신을 찾으러 와줬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건우의 따뜻함. 그것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건우는 마치 정말로 작은 어린 아이를 끌어안아주듯이 포근하게 자신을 꼬옥 끌어안아준다.
예나 지금이나 전혀 변하지 않은 따스함. 그리고 체격이 비슷했던 어릴 적과는 달리 차이가 나게 된 지금에 느껴지는 포근함. 자신의 속마음까지 전부 밝힌 지금, 건우의 이 따뜻한 느낌은, 정말로 자신을 어린 아이로 되돌아가게 만드는 것만 같았다. 아마 적어도 지금만큼은, 자신이 그렇게 어린 아이로 되돌아간 것처럼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미아처럼 혼자 울고 있었으니.
문득 울었다는 것이 창피하게 느껴지던 찰나, 건우가 얼굴을 보여달라고 얘기하자 당황하여 숙였던 고개를 든다. 그러나 곧 다시 고개를 숙이고서는 고개를 양옆으로 저어 거절을 표현한다. 그러나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 건우는 자신에게 잡혀있지 않은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준다. 그 다정한 손길에 고민하다가 건우의 손을 잡고있던 두 손 중 하나로 옆머리를 잡고는 얼굴을 가린다. 그렇게 눈만 드러내며 몸을 살짝 돌려 건우를 바라보고는 이대로 합의를 보면 안되겠냐고 물어본다. 그러나 건우는 살며시 웃음지으며 싫다고, 저가 한번 고집을 부리면 얼마나 센지 자신도 알고있지 않냐며 순순히 포기하는게 어떠냐고 되려 물어온다.
"그건 알고 있지만..."
당연히, 자신이 그것을 모를리가 없었다. 건우와 알고 지낸지는 어언 13년 째. 그 기나긴 기간 동안 건우가 마음먹고 고집을 부리면 자신은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는 것쯤은, 충분히 알고있었다. 고2 새학기 때도 건우는 자신을 위해 초코우유를 사러 지각할 위험을 감수하고 달려갔었으니까. 모를래야 모를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역시 포기는...
이렇게 옆머리로 가렸다고 해도, 드러난 두 눈은 분명히 빨갛고 살짝 부어있을 터. 그러니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건우가 고집을 부린다고 해도, 이번에는 자신도 순순히 물러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하려던 그 순간, 건우는 갑자기 자신에게 붙잡히지 않은 팔을 움직여 자신의 몸을 지탱하더니 더욱더 찰싹 달라붙는다. 순식간에 급격히 가까워진 자신들의 거리에, 느껴지는 건우의 온기와 숨소리.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정말로 깜짝 놀란 듯, 동그래진 두 눈을 크게 뜨고 깜빡이며 건우를 멍하니 바라본다.
0. 자신들의 거리. 사귀고나서 몇 번이나 만들어냈던 자신들의 그 거리를, 건우는 다시 만들어냈다. 아까처럼 서로 멀어져가면서 만들어냈던 플러스의 거리. 그 거리는 더이상 지금의 자신들에게는 없었다. 왜냐하면 느껴지는 걸. 이 거리를 두번 다신 잃지 않겠다는 건우의 마음이.
그렇게 가까이 밀착한 상태로 건우가 자신의 눈에 눈을 맞춰오자 그 눈길을 도저히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닫는다. 지금 온전히 자신의 눈만을 바라보는 깊고 다정한 그 눈길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그렇게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하니 건우를 바라보고 있자, 건우는 자신은 어떤 모습이더라도 예쁘고 귀엽다며, 저의 눈에 자신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비치는지 증명해주겠다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잡혀있던 손을 풀어내고는 자신이 가리고 있는 옆머리를 치운다.
"자, 잠깐...!"
예상치 못한 건우의 행동에 순간 저항하고 버틸 타이밍을 놓쳐 완전히 드러나게 된 자신의 얼굴. 당황한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보지만, 건우는 오히려 조금도 눈을 돌리지 않고 미소지을 뿐이었다. 보기 흉할 법도 하건만, 건우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당황스러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건우는 자신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 팔에 좀 더 힘을 줘서 자신이 뒤로 넘어가지 않게 만들더니 조금 더 거리를 좁혀온다. 아까도 가까웠지만, 아까보다도 가까워진 자신들의 거리. 밀착을 제대로 알려주는 듯한 건우의 그 행동에 자신의 얼굴은 조금씩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건우의 그 일련의 행동들에 어쩔 줄 몰라하며 당황해도 자신의 몸은 말을 듣지않아, 그저 딱딱하게 굳은 채 얌전히 건우와 붙어있을 뿐이었다.
건우는 이어서 바람핀다고는 생각하지 말라며, 저에게 있어 첫 번째는 자신이라고 강하게 말한다. 그러나 건우의 말에 대해 나오려던 자신의 말은, 소리도 내지 못한 채 그저 조용히 삼켜진다.
어느새, 정말로 어느새 포개진 두 입술. 아무런 예고도 없던, 자신들의 세 번째 키스. 부드럽게, 따스하게 맞닿아진 그 느낌에 놀라 커진 두 눈을 깜빡깜빡인다. 순간, 모든 사고가 멈춰버린다. 그러나 그렇게 모든 사고가 정지해버려도, 맞닿아있는 건우의 입술은 여전히 달콤했다. 그 때처럼 파인애플 향과 맛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와 비슷하게, 아니, 어쩌면 그보다도 더 달콤하고 부드러웠다.
그리고 그 부드러움에, 딱딱하게 굳어있던 자신의 몸도 서서히 긴장을 풀어간다. 언제나 자신의 힘을 빼앗아가는 건우의 키스. 저항의 마음도 들지 않게 하는, 거부할수도 없게 만드는, 온전히 받아들이게 만드는, 마법같은, 그런.
조금 길게 유지되는 키스에 점점 빨개지는 볼을 애써 뒤로 하고 어떻게든 사고를 돌아가게 해보던 중, 건우가 눈을 감는 모습을 보이자 결국 자신도 항복한 듯, 서서히 눈을 감는다.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 부드러움. 더욱더 느껴지는 듯한 달콤함. 세차게 뛰는 자신의 심장 고동소리. 그리고 전해지는 건우의 마음. 그 수많은 마음들이 전해지는 것을 느끼며, 완전히 몸의 힘을 뺀다.
그 때와는 또다른 여름날 밤. 그 흔한 풀벌레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마치 이 세상에 자신들만이 남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러나 그런 어둠 속에서도 빛나고 있는 건, 저 하늘의 달과 그 달빛이 밝히고 있는 자신들.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듯이, 무대 위 왕자님과 공주님이 연극의 절정을 연기하는 듯이. 여름날 밤의 꿈같은, 요정이 부린 마법같은 이 분위기에 취하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정말로.
살짝 건우에게서 입술을 떼고는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혼잣말하듯이 입을 연다.
"나는 너를 버리지 않아, 건우야. 나의 첫 번째도 언제나 너야. 너를 미워하지 않아. 싫어하지 않아. 나는 너를..."
사랑해. 뒷말은 말하지 않는다. 대신, 건우의 목덜미에 살짝 팔을 두른다. 그리고는 이번엔 자신이 먼저 용기내어 다가가 건우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춘다. 감아버린 두 눈에 더이상 달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은 지금, 달빛이 자아낸 이 분위기에 취했다는 것을.
/ 네, 저도 긍정적인 게 훨씬 더 좋으니까요. 건우주 말씀대로 좋게좋게 생각해야죠! 자유를 위해! 그나저나 명절이 없는게 당연했다니... 혼자 밥먹기에 개인시간도 없었다는 건 정말 잔인하네요... 말만 들어도 숨통이 조여요. ㅠㅠㅠ 정말로 고생하셨어요, 건우주. (토닥토닥)
그, 그나저나 계속 그렇게 눈 감고 계실거예요?! 이러면 눈 뜨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제 무덤을 제가 판 격이 되는건가요?! 으아아... (멘붕) 이, 이, 이렇게 되면... 에잇! (손가락 두개를 볼에 살짝 댔다 떼기) 자, 어떤가요! 눈 감고 있으니 모르시죠? ㅎㅎㅎㅎ
그럴지도 모르는게 아니라 그렇다니까요. 물론 그 짓궂음에 순순히 질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역시 조금 얄밉다구요! (양 볼 잡아 늘리기)
그나저나 건우의 답은 저것이었군요? 역시 여러모로 대단한 아이인 것 같아요, 건우는... 설마 그렇게 나올줄은 몰랐는데! 확실히 분위기는 딱 좋긴 하지만요. 그렇다면 이번엔 주아도 조금 적극적으로 나가봅니다! ㅋㅋㅋㅋ
네, 저도 개인적으로 산책은 마음도 편안하게 해줘서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담도 괜찮아요. 오늘은 세수도 꼿꼿하게 안했는걸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사진! 역시 제 예상이 맞았네요! 혹시 시골집 강아지 사진 아닐까, 했거든요. 저 동물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아신걸까요? 네, 정말 귀여워요! 카메라 보면서 살짝 웃고있잖아요? ㅎㅎㅎ 진짜 귀여워라!! 눈이 초롱초롱하니 너무 예뻐요. 털도 북슬북슬 할거 같고... 머리 쓰다듬고 등 쓰다듬고 안아주고 싶어요! 아... 낯선 사람이라 싫어하려나요? 음, 그래도요.
...건우주, 너무 정확히 확신하신거 아니예요? 안 좋아할리가 없잖아요, 저렇게 귀여운걸! -
608 건우 - 주아 (28445E+47) 2016. 9. 17. 오전 2:35:06환한 달빛이 우리만을 비추는게 아닐까라는 환상을 느끼면서, 나는 주아와 아주 가깝게 밀착했다.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하던지, 나에게 있어서 첫번째는 주아임을 강하게 밝히며 천천히 주아에게로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런 내 모습에 정말로 당황했는지 주아의 얼굴은 점점 더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당황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이면서 몸도 딱딱하게 굳어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주아의 잠깐이라는 말이 들렸지만 나는 조금은 짖궂게 웃으면서 주아의 그 말에 조용히 대답했다.
"싫어. 잠깐은 없어."
확실하게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을것을 밝히고서, 나는 계속해서 주아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정말로 부드러워보이는 주아의 붉은 입술에 내 입술을 살며시 포갰다. 저번에 바다에서 했던 1번째 키스, 그리고 이어서 했던 2번째 키스. 그리고 지금 여기서 나와 주아는 3번째 키스를 나눴다. 1번째 키스처럼 달콤한 파인애플 맛은 그 어디에서도 나지 않았지만, 그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하고 부드러움만이 입가에 맴돌기 시작했다. 1번째 키스보다도 더욱 더 길게, 더욱 더 진하게. 서로가 처음부터 한몸이었던 것처럼 진하게 키스를 나누자 내 얼굴은 절로 빨개지고, 내 심장도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어느샌가 딱딱했던 주아의 몸은 조금씩 풀려가고, 내 키스를 부드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살며시 눈을 감으며 더욱 더 부드럽고 진하게 키스에 빠져들며, 주아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달콤한 분위기를 느껴보았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곧 끝이 있는 법. 우리 둘은 천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내 마음을 확실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라지만, 그래도 조금은 부끄러운 감정이 남아, 내 얼굴을 절로 붉게 만들었다. 살며시 시선을 피하면서 심장소리가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여름밤임에도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얼굴의 열기를 식혀보려고 노력했다.
하늘의 달빛은 정말로 나와 주아, 둘만을 위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내려주고 있는것 같았다. 왕자님과 공주님이 나오는 연극의 결말은 항상 행복하게 살아가는 둘의 이야기였던가. 그렇다면 나는 주아와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앞으로 남은 삶의 시간도, 주아가 내 옆에 있기를 빌고 싶었다. 누가 뭐라고 하건 주아는 어렸을때부터 찜해놓은 나의 공주님이니까.
살며시 입술을 때고 그 여운을 느끼는 도중, 주아가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혼잣말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은 나를 버리지 않는다. 자신의 첫번째도 바로 나다. 너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은 살며시 말끝을 흐려버린다.
하지만 그 뒷말은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도 비슷한 마음이니까. 어쩌면 주아와 나의 연인 사이는 좀 더 오래, 정말로 길게 유지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나나 주아나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고, 이성에도 흥미가 없었던 이유. 그것은 정말로 우리 둘이 맺어지기 위한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나 역시도 작게 속삭였다. 너를 사랑한다고.
한편 그 와중에, 갑자기 주아가 나의 목덜미에 팔을 두르는게 느껴졌다. 그리고서는 갑자기 나에게로 거리를 좁혀왔고 내가 방금 그랬던 것처럼,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쳐왔다. 감아버린 두 눈을 바라보며 나 역시도 두 눈을 감았다. 마치 영화같은 장면. 그 장면을 나와 주아가 재연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겨우 진정되는가 싶었던 심장은 다시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고, 마치 주변의 시원한 바람도, 저 위에서 우릴 밝히고 있을 달빛도 모든게 우리들을 축복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벌써 4번째지만 조금도 진정되지 않는 마음. 그리고 정말로 신선한 설레임. 그것을 느끼면서 주아가 지금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좋아하고 아끼는지를 느꼈다. 그러기에 나는 더욱 더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고, 더욱 더 주아를 사랑스럽게 느끼기 시작했다.
천천히 주아의 입술과 내 입술이 떨어져갔지만 그럼에도 나는 지금의 자세를 풀지 않았다. 아니, 풀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이렇게 있고 싶었다. 지금은 주아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더욱 더, 가까이 좀 더 오래 붙어있고 싶었다. 물론 집에 가야하니, 이대로 계속 있을 순 없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지금은 잠시나마 이런게 허락되지 않을까?
"사랑해."
주아가 못다한 말을 내가 대신 살며시 날렸다. 달빛의 아름다운 분위기는 그 말을 절로 하게 만들었고, 그런 말을 하면서도 전혀 부끄럽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그 분위기 속에서 나는 다시 한번 더 이야기했다.
"널 사랑해. 주아야. 그러니까 떨어지지 마. 네가 없으면 안돼. 정말로 안돼. 하루도 못가서, 결국 난 널 찾게 되었어. 시간을 가지는건 불가능해. 나는 절대로 너를 놓칠 수 없어. 절대로 말이야."
강하게 내 마음을 담아서 주아에게 사랑을 속삭였다. 진지한 분위기는 계속 유지하면서, 나는 더욱 더 달콤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진지하게 주아의 그 예쁜 두 눈을 빤히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헤어지지 말자. 계속해서 끝까지 가자. 죽을때까지, 계속 함께 있자. 내 옆에 있을 수 있는건 너뿐이야. 안 놓을거야. 놓아달라고 해도 이젠 안 놓을거야. 욕심쟁이라고 해도 좋아. 나는 네가 좋으니까, 널 사랑하니까. 너와 영원히 함께 있고 싶으니까."
어린애처럼 때를 쓰는걸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나만의 공주님을 위해서, 나는 주아의 왕자님이 되겠다고. 그리고 진심으로 둘만의 해피엔딩을 이루고 말겠다고. 역시 왕자님과 공주님의 스토리는 해피엔딩이 정석이잖아. 그러니까 나와 주아도 해피엔딩을 맞아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맹세하듯이 주아에게 말했다.
//오늘따라 참치가 왜 이렇게 렉을 먹는지.. 몇번을 날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엉엉.. ㅠㅠ 그래도 멘탈을 어떻게든 유지하면서 썼습니다! 시간이 많이 늦었지만요. 미안해요! 주아주! 근데 진짜로 5번쯤 날리니까..멘탈이..오드드득..(눈물)
아무튼 뭔가가 살짝 볼에 닿은것 같은데요? 하지만 입술의 달콤함이 느껴지지 않는데 이게 어떻게 된거죠? 그래도 이렇게까지 하니까 눈 뜰께요. 짠. 이제 됬죠? 그리고 볼을 잡아당기면 아프다구요. 아야야야야~~ 아하여.... 아흐다구여....ㅎㅎㅎㅎㅎㅎㅎ
그건 그렇고 사진 정말로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사실 몇장 더 있긴 한데, 아직 컴퓨터로 옮기질 못해서.. 천천히 한장 한장 올리도록 할게요. 주아주가 좋아할만한 사진도 많으니까요. 스포를 살짝 하자면 정말로 평화로워보이는 시골 마을의 풍경이라던가 그런것도 있답니다.
그리고 주아주가 어떻게 동물을 좋아하는줄 알았냐고요? 음. 전에 수달 동영상을 보여줄때 주아주가 정말로 좋아했잖아요? 그걸 보고서, 아. 주아주는 귀여운 동물을 좋아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정말로 사진 찍을때 개가 이쪽을 바라볼줄은 몰랐어요. 개면서 카메라 의식을 하다니. 하면서 진짜로 웃었답니다. 그리고 주아주 혼자가 가면 경계할지도 모르지만 제가 옆에 있으면, 아마 가만히 있을거에요. 아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되게 얌전하거든요. 실제로 쓰다듬으면 정말로 가만히 있으면서 꼬리만 흔든답니다. 쓰다듬는걸 좋아하는 애에요.
주아도 주아주도 강아지를 좋아하는걸 보면, 음. 어쩌면 주아가 귀여운 동물을 좋아하는건, 주아주의 실제 모습이 살짝 반영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진실은 어떻게 됩니까?(아나운서풍) -
609 주아 - 건우 (34904E+51) 2016. 9. 17. 오후 8:29:37정말로, 생각지도 못하게 급격하게 가까워진 자신들의 거리. 건우는 멀어져 갔던 자신들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혀왔다. 건우가 멀어져 갔었을 때, 자신이 먼저 한 걸음 더 다가가 건우와의 거리를 좁혔던 것처럼, 이번에는 건우가 한 걸음 더 다가와줬다. 그렇게해서 다시금 만들어진, 자신들의 거리 0.
언제나 만들어냈던 그 거리였지만, 오늘따라 건우는 더욱더 가깝게 밀착해온다.
거기다가 건우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고, 저에게 있어서 첫 번째는 자신이라고 강한 목소리로 밝히며 천천히, 더더욱 가까이 다가온다. 예상치 못하게 가까워져오는 건우의 모습에 크게 당황하여 자신의 몸은 딱딱하게 굳어갔고, 얼굴도 점점 더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잠시 머리를 돌릴 시간을 가져보고자 떨리는 목소리로 잠깐, 하고 말했지만, 건우는 오히려 조금 짓궂게 웃으며 잠깐은 없다고 조용히 얘기한다. 시간적 여유따윈 주지 않겠다는 그 말에, 결국은 할 말을 잃어버리고는 계속해서 다가오는 건우를 멍하니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의 입술에 건우의 입술이 포개어지는 순간, 자신의 모든 사고는 정지해버린다.
그 때와는 다르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 파인애플 향과 맛. 그러나 느껴지는 이 달콤함과 부드러움. 온전히 건우와 자신의 입술이 맞닿아 만들어낸, 그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할, 그런 달콤함. 그 감각에 심장 고동소리는 더욱더 빨라져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자신의 몸은 조금씩, 조금씩 힘이 빠져나가 곧 건우의 키스를 부드럽게 완전히 받아들인다. 건우가 눈을 감았듯이, 자신도 항복하듯 서서히 눈을 감고 그 때보다도 더 길고 진한 키스를 나눈다. 미칠듯이 뛰는 심장도, 빨개진 볼도, 자신의 머리를 돌아가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저, 온전히 이 달콤함을 건우와 함께 나눌 뿐.
잠시 그렇게 예전보다도 더 길었던 키스를 나누다가 서서히 눈을 뜨면서 서로 천천히 떨어진다. 그러자 보이는 건 붉어진 건우의 얼굴과 살며시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모습. 여름날 밤답지 않은 약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끼며, 그런 건우의 모습을 잠시 가만히 바라본다.
물론, 지금의 자신의 얼굴도 건우와 똑같을 것이 분명했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은 건우뿐만이 아니었으니. 생각지도 못하게 이루어진 자신들의 세 번째 키스는 정말로 길고 진해서, 평생동안 잊지 못할, 그런 기억으로 남겨질 것만 같았다.
건우가 저의 마음을 좀 더 확실하게 표현하기 위해 이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정말로 수많은 진실된 마음들이 자신에게 전해져 왔었으니. 자신은 건우에게 있어서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도 첫 번째라는 것이, 온 몸으로 진실되게 전해져 왔다. 심지어 건우는 말하지 않았던가. 자신이 저를 버리고 미워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그렇지만 말야, 건우야. 그런 말은 하지않아도 돼. 왜냐하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거거든. 이 세상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거거든.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건우에게 부드럽게 눈웃음 지어보인다. 그리고는 다정한 목소리로 버리지 않는다고, 자신의 첫번째도 너라고, 너를 미워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얘기한다. 하지만 사랑한단 말에서는 말끝을 흐려버린다. 어차피 이렇게 해도 건우라면 자신의 마음을 전부 알 수 있을 터. 그리고, 굳이 말로 전하고싶지 않았다. 이 금방이라도 흘러넘칠 것같은 마음을, 직접 전하고 싶었다.
오직 그 마음 하나로, 건우의 목덜미에 자신의 팔을 두른다. 건우가 자신에게 밀착해왔듯이, 이번에는 자신이 그렇게 밀착하며 먼저 건우에게 다가가 살짝 입을 맞춘다. 감아버린 두 눈에, 건우의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달빛의 축복 속에, 마법에 걸린 것같은 그런 비현실적인 느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이걸로 벌써 네 번째 키스. 그러나 심장은 차분하지 않았다. 정말로, 정말로, 맞닿을 때마다 두근거리는 마음에, 변함없이 달콤한 그 부드러움에 취해 그렇게 다시 한번 키스를 나누다가 서로 천천히 다시 입술을 뗀다.
그러나, 건우는 지금의 자세를 풀지 않는다. 마치 자신과 떨어지고 싶지 않은 듯, 가까이 붙어있고 싶은 듯한 그런 마음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지금만큼은, 건우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아까 그렇게 거리를 띄우며 잠시 떨어져있었던 것에 대한 반작용인 듯, 조금 더 가까이 건우와 붙어있고 싶었다. 그래서 건우가 지금의 자세를 풀지 않듯, 자신도 건우의 목덜미에 두른 자신의 팔을 풀지 않고 조용히 건우와 눈을 맞춘다.
잠시 그렇게 서로의 눈을 바라보다 건우는 방금 자신이 못다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 그 말에 살짝 놀란듯한 눈빛으로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자 환한 달빛 아래, 달빛보다도 더 그윽한 눈빛으로, 건우는 다시 한번 입을 열어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어서 떨어지지 말라고, 자신이 없으면 정말로 안된다고, 저는 절대로 자신을 놓칠 수 없다고 강하게 사랑을 속삭인다.
"......"
진지한 분위기 속, 조용히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는 더욱더 달콤하면서도 진지하게 헤어지지 말자고, 죽을 때까지 계속 함께 있자고, 이제는 놓아달라고 해도 안 놓아줄거라고 맹세하듯이 얘기한다. 그런 건우를 여전히 아무 말 없이 바라보다가 다시금 잔잔히 미소지어보이며, 건우의 목부근을 끌어안았던 팔을 살며시 푼다. 그리고는 한 손으로는 건우의 어깨를 살짝 잡고, 다른 손으로는 건우의 뺨을 어루만지듯이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래. 영원히 함께 있자. 헤어지지 말자. 절대 떨어지지 않을게. 나도 네가 없으면 안 돼, 건우야. 나를 놓아주지 말아줘."
여전히 미소띤 얼굴로 건우처럼, 자신도 맹세하듯이 얘기한다. 달빛 아래, 왕자님과 공주님의 비밀스러운 사랑의 맹세. 말만 들어도 동화같은, 그런 환상 속에서 곧 건우의 뺨을 쓰다듬던 손을 내린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건우의 눈에서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잠시 그렇게 건우를 따스하게 바라보다가 다시 또 건우의 목덜미에 팔을 둘러 매달리듯이 꼬옥 끌어안으며 건우의 귓가에 작게 속삭인다.
"사랑해."
작은 풀벌레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한 여름날 밤. 혹시나 달이 엿들을까, 별들이 엿들을까, 싶어 건우에게만 들릴 정도의 아주아주 작은 목소리로 똑같이 사랑을 속삭인다. 아무도 알지 못할 둘만의 고백. 자신들 위로 부서지는 이 하얀 달빛도, 낮게 깔려있는 이 어둠도, 지금만큼은 자신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어주고 조용히 눈을 감아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 헉...! 무려 5번이나 날리셨나요?!;;; 사과하실 거 없어요! 천천히 써주셔도 되는데... 어떡해요, 어떡해! 죄송해요!! 멘탈붕괴되도 전혀 이상할 게 없잖아요. (닦아주기) 일, 일단 위로의 토닥토닥을... (꼬옥) (토닥토닥)
그나저나 입술의 달콤함이라니. 혹시 기대하셨던건가요? ㅎㅎㅎㅎ 진짜 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키도 안 맞는다구요? (으쓱) 그래도 건우주의 눈을 뜨게 했으니 목표는 달성했네요! 그리고 볼 잡아당기는 건 벌로써 아프라고 한거라구요. 짓궂은 말씀이 얄미웠으니까요!
네, 강아지 사진 진짜 맘에 들어요! 한 장만 부탁드렸더니 여러 장 찍어오신건가요?! 게다가 컴퓨터로 옮겨야된다니! 아아, 진짜 하겠다고 마음먹으신 건우주는 못 이기겠네요... 물론 엄청 감사하지만 그래도... 윽, 스포만으로도 조금 기대되잖아요! 그럼 천천히 기다려야겠네요. ㅎㅎㅎ
아... 그 때 수달 동영상을 좋아했던 거 하나로 추측해내신 건가요?! 역시 원조 탐정! 그리고 개도 사진은 예쁘게 나오고싶지 않겠어요? ㅎㅎㅎㅎ 원래 누구든지 카메라를 들이대면 포즈를 취하는 법이라구요. 그럼 저 아이를 쓰다듬으러 갈 때는 옆에 건우주를 꼭 끼고 가야겠네요. 꼬리 살랑살랑! 귀여워!! 쓰다듬는걸 좋아한다라. 왠지 누군가가 생각나네요. ㅎㅎㅎㅎ
진실은... 건우주의 생각 속에 있습니다. (근엄) 귀여운 동물들을 싫어할리가 없잖아요? 저렇게 예쁜걸요! 게다가 멋있는 동물들도 좋아한다구요. 호랑이! 늑대! 그리고 이건 저뿐만이 아니라 건우주께서도 아니신가요? 건우주께서도 동물, 엄청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이십니까? (마이크 내밀기) -
610 건우 - 주아 (28445E+47) 2016. 9. 17. 오후 10:47:09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 둘 사이에 무슨 사이가 필요할까? 컷 키스때처럼 키스를 우리는 키스를 2번 나눴다. 처음에는 내가, 2번째는 주아가 주도해서 달콤하면서 감미로운 키스를 나눴다. 주변의 경치는 너무나도 우리를 축복해주는 것 같았고 우리 둘이 주역인 하나의 거대한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그 분위기 속에서 나는 정말로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취한것처럼 정말로 감미롭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주아에게 사랑을 속삭였다.
그 한마디에는 너무나도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고등학생인 내가 사랑을 속삭이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너무 빠른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실제로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정말로 잠깐동안이지만, 그래도 주아와 냉랭한 분위기로 헤어지고 나서 나는 주아에 대한 생각을 조금도 잊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가슴이 너무나도 아팠고 계속해서 보고 싶다는 생각만이 떠올랐다. 그리고 결국, 내 입으로 시간을 가지자고 말해놓고서, 내가 먼저 찾으러 나와버렸다.
역시 나는 주아가 아니면 안돼.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옆에 두고 싶은 여자애는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여자애에게는 별 관심없이 지내온 나였기에, 더욱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역시 나는 주아가 아니면 안된다는 것을... 그 누구에게도 내 소꿉친구를 주고 싶지 않다는 것을... 언제까지나 주아와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을...
두 눈을 빤히 바라보면서 계속해서 진지하면서도 달콤하게, 그리고 강하게 사랑을 속삭이며 나 자신과 주아에게 맹세를 했다. 증인은... 사람은 아니지만 저 달이 대신 해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살며시 웃어보았다.
하지만 사랑을 속삭이는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진지한 분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주아 역시 나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어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주아는 내 목에 감아둔 팔을 살며시 풀었다. 떨어지려는걸까?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이내 주아는 한쪽 손으로는 내 어깨를 부드럽게 잡고, 다른 한쪽 손으로는 내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예쁘게 보여서, 마치 공주님을 넘어서서 여신처럼 보인다고 한다면 이건 단순한 기분탓일까? 내가 눈에 콩깍지가 제대로 씌여서 그런걸까? 하지만 콩깍지가 씌여도 좋다. 주아만이 너무나도 예쁘게 보인다면 그걸로 상관없으니까. 다른 여자애들은 아무래도 좋다. 물론 친분은 다지겠지만, 친구보다 더 높은 단계로 가진 않을테니까. 나에게는 이미 이렇게나 소중한 여자애가 있으니까.
내 말에 화답하면서 주아는 맹세하듯이 이야기한다. 왕자님이 먼저 사랑을 약속하고, 공주님은 그 말에 대답하면서 사랑을 약속하는 씬을 연출하는 것처럼 우리 둘은 감미로운 밤하늘 아래에서, 정말로 달콤한 분위기 속에서, 달콤하게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엿다. 영원히 같이 있자고, 절대로 놓지 말라고 말하는 주아의 말에 화답하듯이 살며시 주아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줬다. 네 말대로 나는 절대로 너를 놓치 않을거라고 다짐하며...
이어 따스한 시선을 서로 서로 교환하다, 주아는 내 목에 다시 팔을 감았다. 끌어안음으로서 다시 가까워진 거리. 그 속에서 주아는 정말로 작은 목소리로 내 귓가에 사랑한다고 고백해왔다. 정말로 작은 목소리는 그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고 나에게만 들려오는 달콤한 속삭임. 그 속삭임에 가만히 웃으며 나 역시도 작은 목소리로, 정말로 작고 작아서 주아 이외에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못하게 반격하듯이 귓가에 속삭인다.
"나도 그래."
모든 것이 우리 둘만을 위해 존재하는듯한 느낌. 정말로 우리 둘은 금방이라도 끝날것처럼 냉랭하고 차가운 분위기였던걸까? 하지만 그런건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이미 다 지나간 일이다. 이제 와서 그것을 따져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서로가 서로를 품에 꼬옥 끌어안는 이 따뜻하면서도 훈훈한 상황. 조금이라도 더 오래 느끼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살며시 웃어보였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계속 이럴 순 없었다. 지금 주아네 집은 엄청나게 걱정하고 있을테니까.
가만히 웃으면서 주아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고 땐 후에, 아쉽지만 천천히 주아를 놓아주었다. 안는건 앞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먼저 더 해야할 것이 있었다.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고, 화해를 했으니, 이제 남은건 주변의 정리. 무엇보다도 주아는 여자애인만큼 집에서는 보통 난리가 난게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주아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줘야만 했다.
그리 결론을 내리고 난 주머니 속에서 내 스마트폰을 꺼내서 주아에게 건네주고 직접 손에 쥐어줬다.
"부모님께서 많이 걱정하는 것 같더라. 우리집에 전화해서 널 못 봤냐고 전화할 정도였으니까. 그러니까 어서 집에 연락해. 무사하다고. 지금 나와 같이 있다고. 아무 일도 없다고 말이야. 만약 혼내면 나도 같이 혼나줄게. 미래의 신부감을 위해서 그 정도도 못해줄까?"
살짝 짖궂게 웃으면서 말을 하면서도 난 계속해서 주아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이 달밤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공주님을...
//하하하... 정말 여러모로 힘들었답니다. 정신이 멍해지고 안드로메다에 빠지는게 이런 기분이구나 라는걸 느꼈었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썼으니까요. 나름대로 이 부분은 정말로 좋은 장면으로 만들고 싶어서 특히 더 신경을 써보고 있답니다. 그리고 토닥토닥 고마워요. 그렇다면 전 답례로..(쓰담쓰담)
그리고 딱히 기대했다거나 그런건 아니라구요. 그냥 주아주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었을 뿐이랍니다. 이 나이에 여고생의 볼뽀보라니. 그건 도둑놈이죠! 그리고 얄미웠나요? 후훗. 하지만 방심하면 또 그럴지도 몰라요.
그리고 강아지 사진을 정말 마음에 들어하셔서 다행이에요. 네. 정말로 다행이라는 말밖에는 안 나오네요. 저래보여도 상당히 귀염둥이거든요. 그리고 우연일까요? 저도 마치 누군가가 떠오르는데 말이죠. 그리고 탐정이라니요. 누구나 그 정도는 추측할 수 있다고요! 아. 물론 귀여운 동물은 진리입니다.
그리고 저도 동물 엄청 좋아한답니다. 시간 되면 동물원에 가기도 하고 말이죠. 물론 요즘은 바빠서 잘 못 가고 있습니다만.. 아마 조만간에 전에 약속했던 수족관에도 한번 갔다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끔은 이렇게 바람 쐬러 자리를 비우는것도 좋을 것 같고 말이죠. 만약 가게 되면 또 사진 많이 찍어올게요. ㅎㅎㅎㅎ
아. 그리고 아직 레스는 끝나지 않았어요. 다음 레스도 기대해주세요! -
611 건우주 (28445E+47) 2016. 9. 17. 오후 10:49:00이게 오늘 올리기로 한 사진이랍니다. 아름다운 시골풍경이에요. 음. 가만히 바라보다가 찍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 찍어봤답니다. 어차피 여기가 어딘지는 알 수 있는 방법은 누구한테도 없을테니까 문제는 없겠죠. 위치 정보가 적혀있는것도 아니고, 저기에 저 혼자만 있는것도 아니니까, 누군지도 알 수 없겠죠.
저런 풍경이 보이는 곳에 있었어요. 음. 나름대로 눈이 편안해진다고 해야할까요? 절로 차분해지고 말이죠. 오랜만에 저런 풍경을 바라보면서 정신적으로 어느정도 회복을 하고 왔답니다.(생긋)
주아주도 저 사진을 바라보면서 조금은 정신적으로서 치유받았으면 하는 바에요. 물론 잘 전달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
612 주아 - 건우 (16325E+61) 2016. 9. 18. 오후 12:08:11생각지도 못하게 만들어진 하나의 거대한 무대. 달빛을 조명삼아, 아무도 없는 그 무대 위에서 오로지 서로만을 생각하며 건우와 키스를 나눈다. 처음에는 건우가, 다음으로는 자신이 주도하여 달콤하고 감미로운 키스를 하고나자 자신들의 주위는 정말로 취할듯한,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리고 그 분위기 속에서 건우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자신에게 사랑을 속삭인다.
사랑한다는 그 말 한마디. 물론 고등학생인 나이로 말하기엔 다소 빠른 말일수도 있었지만, 건우의 목소리에서는, 정말로 많은 뜻이 담겨있었다. 그것을 자신이 모를리 없었다.
그리고 건우는 사랑한단 말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진지하게, 또 달콤하게 사랑을 속삭여온다. 강한 맹세의 말. 달을 증인 삼아, 마치 연극에서 공주님을 구하고나서 사랑을 맹세하는 왕자님같이. 건우는 살며시 웃어보이며 자신을 조용히 바라본다.
그런 건우를 자신도 역시 조용히 마주 바라보다가 잔잔히 미소지으며 건우의 목을 끌어안았던 팔을 살며시 푼다. 그리고는 한쪽 손으로는 건우의 어깨를 살짝 잡고 다른 손으로는 건우의 뺨을 어루만지듯,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러면서 자신도 건우에 말에 화답하며 맹세하듯 이야기한다. 마치 정말로 공주님이 되어 연극을 해보이는 것처럼. 하지만 전해지는 말들 속에 담긴 그 의미는, 그 뜻은 한치의 거짓도 없는 순수한 진심이었다. 어두컴컴한 밤에서 환히 빛나고있는 저 달처럼, 순수하게 반짝이는 한 조각의 붉은 마음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영원히 같이 있자고, 자신을 놓지 말아달라고 얘기하자 건우는 그것에 대한 대답을 하듯이 자신을 잡고있는 손에 힘을 준다. 그 작은 행동으로도 느낄 수가 있었다. 건우는 정말로, 자신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정말로, 정말로, 자신을 사랑해준다는 것을.
전해지는 건우의 그 마음들을 느끼며 잠시 말없이 서로 따스한 시선을 교환하다, 이어 다시 건우의 목에 팔을 감고는 그대로 끌어안는다. 그리고는 건우에게만 들릴 정도의 아주 작은 목소리로, 건우의 귓가에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고백한다. 물론 사랑을 말하기엔 자신은 너무 어린 나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관없었다. 가득가득 차올라 금방이라도 흘러넘칠 것 같은 자신의 이 마음은, 이 감정은, 사랑이란 말 이외에는 도저히 정의내릴 수 없으니.
그런 자신의 작은 고백에 건우는 가만히 웃더니 똑같이 자신 이외에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저도 그렇다고 반격하듯 속삭인다. 간질간질한 느낌. 이것이 건우가 자신의 귓가에 속삭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 달콤한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저도 그렇다는 건우의 감미로운 반격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서로 꼬옥 끌어안고 있는 지금, 너무나도 행복하고 따뜻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계속해서 이러고 있을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건우도 동일했는지, 건우는 가만히 웃으면서 자신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더니 곧 천천히 자신을 놓아준다. 자신의 볼에 살짝 맞닿았던 그 다정한 부드러움에 조금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자신도 끌어안았던 팔을 풀고 건우와 떨어진다.
그러자 건우는 주머니 속에서 저의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자신의 손에 직접 쥐어주며 부모님께서 많이 걱정하시는 것 같더라며, 어서 집에 무사하다고 연락하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건우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고, 만약 혼내면 저도 같이 혼나준다며, 미래의 신붓감이라는 말까지 사용하며 짓궂게 웃어보인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건우의 눈빛은 정말로 사랑스럽다는 듯한 분위기를 띠고 있어 건우가 얼마나 자신을 좋아해주고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도 그런 건우에게 작게 미소지어 보이면서도 일단은 집에 연락하는 게 먼저이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연다.
"그러고보니 나, 핸드폰 배터리도 다 떨어져서 전원 꺼져버렸거든. 엄청 걱정하시겠다..."
아무래도 지금은 밤늦은 시간. 이 시간까지 딸이 들어오지 않았으니 부모님께서는 아마 엄청 걱정하셨을 것이 분명했다. 거기다가 자신은 평소 밤늦게까지 밖에 돌아다니는 아이도 아니었으니. 걱정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눈앞에 선해 곧바로 건우의 스마트폰에 자신의 집 전화번호를 입력해넣고는 통화 버튼을 터치한다.
연결음이 몇 번 들리기도 전에 거의 전화를 걸자마자 바로 연결이 된다. 그리고 들려오는 건 정말로 다급한 엄마의 목소리.
"여보세요?! 혹시 주아니?"
"네, 엄마. 저 주아예요."
순간 정적. 자신이라고 밝히자마자 갑자기 저 쪽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순간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입을 열려던 그 때, 엄마의 잔소리 폭격이 시작된다.
"엄..."
"유주아!! 너 도대체 언제까지 밖에 싸돌아다닐 생각이야! 당장 집에 안 들어와?!"
"그..."
"도대체 뭐를 하면 오전에 나갔던 애가 이 밤늦은 시간까지 안 들어오는거니?!"
"사실..."
"전화기는 왜 또 꺼놨어! 너, 엄마, 아빠가 얼마나 걱정했는줄 알아?!"
도저히 설명할 타이밍을 주지 않으며, 엄마는 걱정과 화를 동시에 표현하신다. 그렇게 몇 번이나 말의 시작도 꺼내지 못한 채, 건우에게 약간 멋쩍게 웃어보인다. 그러다가 엄마가 잠시 숨을 고르느라 말씀을 멈추시는 그 짧은 타이밍에, 재빨리 치고들어간다.
"엄마, 그게 사실은 또 길을 잃어버려서 말이예요. 핸드폰 배터리도 꺼지고 지금까지 헤매고 다녔는데, 건우가 찾아와줬어요. 저는 무사해요. 아무 일도 없어요. 지금 건우랑 같이 있는데, 바로 돌아갈게요."
순식간에 마친 설명. 엄마께서는 그 설명에 잠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더니 곧 깊은 한숨을 푹 내쉬며 건우 없었으면 너 어쩔 뻔했냐며, 얼른 집에 들어오라는 말씀만 하시고는 전화가 끊어진다. 그렇게 통화가 끝나자 귓가에서 건우의 스마트폰을 떼고는 그대로 건우에게 건네며 돌려준다.
"여기, 건우야. 빌려줘서 고마워. 아무래도 집에 돌아가면 적어도 한 시간은 혼날 것 같아, 하하... 그래도 미래의 신랑감이 내 옆에 있어줄테니, 괜찮을라나?"
건우가 그랬듯, 자신도 똑같이 장난기 가득하게 말하며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그러다가 잠시 고개를 돌려 달을 바라본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밝게 쏟아지는 달빛. 잠시 그 달빛을 느끼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자신에게 있어서, 달보다도 더 환히 빛나는. 가만히 그런 건우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이제 돌아가자, 하고 말하며 밝게 웃어보인다.
/ 그럴만도 하죠. 무려 5번이었는데... 그것도 장문으로... 정말 고생하셨어요, 건우주. 건우주의 글에서 정말 신경쓰고 계신다는 게 느껴지고 있거든요. ㅎㅎㅎㅎ 사실은 저도 멋진 장면으로 만들고 싶어서 좀 더 신경써보고 있답니다. 거기다 건우주 글이 너무 멋지니까 신경을 안쓸래야 안쓸수도 없다구요! 앗, 답례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닌데... 그래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겠죠? ㅎㅎㅎ (얌전히 받기)
제 행동 관찰이었다니! 거기다 도둑놈. 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정말로 건우주, 그 소리 한번 들어보시게 할까요? 각오해두시는게 좋을걸요? (씨익) 그리고 이제 방심은 안 할거예요. 적극적인 반격 들어갈거라구요!
제가 저런 귀여운 강아지 사진을 싫어할리가 없잖아요? 표정만 봐도 귀염둥이인걸요! 그리고 어쩌면 우연일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각자 떠오른 사람이 다를수도 있겠지만요? ㅎㅎㅎㅎ 그리고 탐정 맞으시다구요. 누구나 추측할 수 있다해도 말이죠. 귀여운 동물은 진리!!
역시 동물 엄청 좋아하실줄 알았어요~ 아쿠아리움 데이트에서 동물들 묘사하시는 것도 그렇고 되게 세세하셔서 그럴 것 같았거든요. 저는 동물 좋아하긴 하지만 동물원이라든가 수족관은 가본적이 거의 없는데... 부러워요... ㅠㅠㅠ 만약에 가신다면 사진, 또 기대할거예요!
그리고 약속한 시골풍경 사진! 확실히 푸릇푸릇하고 초록초록해서 정말 눈이 편안해지는 장소네요. 뭔가 시골 특유의 풀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ㅎㅎㅎ 확실히 시골은 정신적 치유에 좋아요. 건우주께서도 잘 치유하신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전달이 안될리가 없잖아요? 이렇게 수고스럽게 사진도 찍고 올려주시는 걸요. 역시 고마워요, 건우주. (방긋) -
613 건우 - 주아 (72658E+52) 2016. 9. 18. 오후 4:02:42주아는 평소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는 여자애가 아니다. 그런걸 하자고 해도 거절할 아이가 바로 주아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까지 집에 안 들어왔으니, 분명히 집에선 많이 걱정을 하고 있겠지. 사실, 멀리 갈 것도 없고 우리 집에도 전화가 올 정도였으니까. 물론 내가 전화를 받은게 아니라 지우가 전화를 받았기에 그 목소리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엄청나게 다급한 목소리였겠지. 그러기에 지우도 다급한 분위기로 내 방에 들어와서 나를 찾은거겠지.
이대로 달콤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좀 더 즐겨도 좋겠지만, 일단은 집의 걱정을 덜어주는게 먼저였다. 가볍게 주아의 볼에 입맞춤을 한 후에, 나는 살며시 주아에게서 떨어졌고 주아 역시 팔을 풀고서 떨어졌다.
이어 나는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건네주고 주아의 손에 쥐어준 다음에 집에서 걱정을 많이 하는것 같으니까 연락을 하라고 얘기했다. 아주 살짝 짖궂게 신부감이라는 단어를 꺼내기도 했지만, 결국 그 마음 속에 가장 많이 들어있는건 바로 따뜻한 사랑이었다. 그러기에, 짖궂은 장난을 치면서도 나는 주아를 따뜻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작게 미소지어 고개를 끄덕이며 엄청 걱정하시겠다며 말하며, 주아는 내 폰으로 자신의 집에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바로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살며시 주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바로 옆에 있으니까 혼나더라도 걱정하지 말란 의미로서...
바로 옆에 있었기에 핸드폰 너머로 아주 짧게나마 주아네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청나게 다급한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주아네 집에서 얼마나 걱정을 하고 있었는지 절로 짐작이 갔다.
따지고보면 모두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인만큼, 절로 주아에 아주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게 들기 시작했다. 소중한 딸인만큼,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건 아닐까 걱정이 되는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이내 주아는 잠시동안 제대로 말도 잇지 못하고 멋쩍은 표정으로 웃어보이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잠시동안 그렇게 조용히 있던 주아는 마침내 전화기 너머로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또 길을 잃어버렸다고, 아무 일도 없다고, 지금 돌아간다고 말이다.
우리 둘 사이에 있었던 문제는 조금도 말하지 않고서, 전화통화를 끝낸 주아는 나에게로 핸드폰을 돌려줬다. 그리고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가면 한 시간은 혼날 것 같다면서, 방금 내가 미래의 신부감으로 표현한 것처럼, 미래의 신랑감으로서 내가 옆에 있어줄테니 괜찮지 않을까? 라고 반격해왔다.
"괜찮아. 말했잖아? 나도 같이 혼나주겠다고. 따지고 보면 전부 내가 오해를 살만한 짓을 해서 벌어진 일이잖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계속해서 옆에 있어줄테니까. 언제까지라도 말이야."
장난기를 싹 빼버리고, 진지하면서도 평소의 조용조용한 분위기로 주아의 말에 답하며, 나도 주아처럼 가만히 고개를 들어 달을 바라봤다. 정말로 밝은 달빛은 방금전부터 계속해서 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시간도 시간이고, 아무래도 거리도 조금 먼 곳인만큼, 지금부터 천천히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찰나, 주아가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문뜩 보였다.
자연히 나 역시도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달빛이 없어도 쉽게 알아볼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도 아름답고 귀여운 주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도중, 주아에게서 밝게 웃으면서 이제 돌아가자고 말을 하는게 들려왔다.
그 말에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면서 천천히 주아에게로 걸어갔고, 언제나처럼, 정말로 언제나처럼 주아의 부드러운 왼손에 오른손으로 깍지를 껴서 꼭 달라붙었다. 늘 둘이서 어디론가 같이 갈때면 이렇게 손을 잡은것처럼...
"그래. 가야지. 슬슬 집에 돌아갈 시간이니까. 집까지는 무사히 데려다줄테니까 안심해도 돼."
어린 시절. 이렇게 주아가 길을 잃고 하면, 나는 어떻게든 주아를 찾아내서 웃으면서, 집까지 데려가고는 했다. 문뜩 어린시절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한다면, 그것은 조금 지나친 기분탓인걸까?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그때와는 다르다. 그저 순수하고 어리고 서로에 대한 우정의식이 강했던 그때와는 달리 지금의 우리 둘은 우정을 넘어서서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더욱 더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잠시 떨어지긴 했지만 결국 나는 주아에게로, 주아는 나에게로.. 서로가 서로를 향해서 한 걸음 다시 덜어와서 만들어낸 우리 둘만의 거리. 절대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둘의 거리를 유지하며 나는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새삼스럽지만 주아야."
앞을 바라보고 있던 고개를 살며시 돌려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는 주아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정말로 아름답고 귀여운 내 여자친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말로 하고 싶었던 말을,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살며시 덧붙였다.
"앞으로 잘 부탁해. 아주 길고 긴 시간이 되겠지만 그 긴 시간동안 정말로 잘 부탁해."
바로 오늘.
우리 둘은, 정말로 더욱 더 그 거리가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누가 억지로 떨어뜨리려고 해도 떨어뜨릴 수 없을 정도로 단단히, 단단히... 더욱 더 가까운 거리가 되어, 더욱 더 가정해질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저 달빛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속에 취한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런 기분이 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제 글이 멋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주아주의 글은 정말로 예쁘면서도 멋져요. 묘사도 너무나도 예쁘게 잘 이뤄지고 있고... 분위기도 읽다보면 절로 취하는 것 같고, 주아의 예쁘고 귀여운 모습도 잘 표현이 되고 있고, 심리묘사도 잘 되어있고... 전부터 말했지만 주아주 진짜로 글 잘 쓴다구요.
그리고 답레를 바라고 한 행동이 아니라는거야 대충은 예상하니까요. 그저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 뿐이에요.(쓰담쓰담) 이런것도 괜찮잖아요?
그리고 그런 소리 들으면 안된다구요. ㅎㅎㅎㅎㅎㅎ 얼마나 절 난감하게 하실 생각이에요? 앗! 어쩌면 이게 적극적인 반격?! 방심하면 안되겠군요. 이런. 경계태세를 갖춰야겠어요. 갑자기 훅 공격해 들어오는 것 때문에 넘어지면 안되니까요.
음. 그리고 주아주도 역시 탐정이잖아요! 아쿠아리움 데이트 씬에서 그런걸 포착하다니! 그래도 그때는 주아주가 수족관에 가본적이 없다고 해서, 나름대로 신경써서 묘사를 해봤는데 그게 이렇게 제 정보를 밝히게 되나요? 네. 동물은 엄청 좋아한답니다. 동물원도 수족관도, 식물원도 정말 좋아해요. 친구들은 남자가 뭐 그런걸 좋아하냐고 술집이나 가자고 말을 하는 이도 있긴 한데, 좋은걸 어떡하나요. 귀여운걸. 어릴때부터 좋아해서 지금도 자주 가게 되네요. 물론 수족관은 가격이 좀 센 편이라서 아프긴 하지만요. 그래도 가끔 가는거라면야 약간의 지출은 상관이 없겠죠.
아마 간다고 하면 10월 중에 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그때에 잠깐 근처로 갈 일이 있거든요. 사실 간다고 해도 수족관에 잠시 들릴지는 또 별개인지라 일단은 가보고 생각해봐야겠네요. 아무튼 수족관에 가게 되면 꼭 주아주가 좋아할만한 예쁜 사진 많이 찍어올게요!
음. 그리고 이번 상황은 나중에 주아주가 시간 편할때 막레 내서 끝내면 될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딱 여기서 마무리 지으면 좋을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그거와는 별개로 오늘 하루도 수고하라는 차원에서...(꼬옥(토닥토닥) 내일부터 연휴가 끝이나고 또 다시 하루가 시작되는만큼, 정말로 많이 힘내세요! 화이팅! -
614 주아 - 건우 (67195E+55) 2016. 9. 18. 오후 11:15:33달콤하고 감미로운, 환상같은 이 분위기 속에서 조금 더 있고 싶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떨어져야 했다. 밤늦은 시간인만큼, 이제는 현실로 돌아와서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그 점은 건우도 똑같이 생각했는지, 건우는 가볍게 자신의 볼에 입맞춤해주며 살며시 떨어졌고, 자신도 건우에게서 팔을 풀고는 떨어진다.
그러자 건우는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손에 쥐어주며 집에 연락하라고 얘기한다. 마지막엔 신붓감이라는 말까지 하면서 짓궂게 웃어보이지만, 그의 눈빛은 다정하기 짝이 없어 그 속에 담긴 애정을 알아챈다. 사실, 모를래야 모를리가 없잖아? 너의 그 따뜻한 마음을.
그 마음이 온전히 전해져오는 것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껴도, 일단은 건우 말대로 집에 연락을 하는게 우선이었다. 원체 밤늦게까지 밖에 돌아다니는 자신은 아니었으니, 지금까지도 집에 들어가지 않은 걸 알게 된 부모님께서는 아마 엄청 걱정하고 계실 것이 분명했다. 일단 그 걱정을 덜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건우에게 작게 미소짓고는 고개를 끄덕여 알겠다는 뜻을 밝힌다. 그리고는 곧바로 건우의 핸드폰에 자신의 집 전화번호를 누르고는 통화 버튼을 누른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건우는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살며시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자신의 옆에 있어줄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듯한 그 행동에 살짝 미소지어 보인다.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든든한지, 얼마나 기대고 싶어지는지, 너는 아마 모를거야. 건우야.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 연결음이 다 가기도 전에 통화가 연결되더니, 정말로 다급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 하나로도 얼마나 걱정을 하고 계셨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려해도 엄마는 틈을 주시지 않고 연속해서 잔소리를 하셨고, 몇 번이나 말의 시작을 열려다가 막혀 결국엔 멋쩍게 웃으며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다가 엄마가 잠시 숨을 고르시는 틈을 타 재빨리 자신들의 문제를 뺀 자초지종을 간단히 설명한다. 겨우 설명을 끝내자 엄마께서는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빨리 들어오라는 말씀만 남겼고, 그렇게 통화가 끝난다.
통화가 끝나자 건우에게 핸드폰을 돌려주며 적어도 한 시간은 혼날 것 같지만 미래의 신랑감이 옆에 있어줄테니 괜찮지 않겠냐며 장난기 가득하게 얘기한다.
그러나 건우는 장난기 하나 없이 진지하면서도 평소처럼 조용하게 괜찮다고, 따지고 보면 전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언제까지나 계속 옆에 있어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한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정말 진심이구나, 를 강하게 느끼면서 자신도 장난기를 빼고는 조금 진지하게 응, 알았어, 하고 대답한다. 믿지 않을리가 없었다. 건우는 저의 입으로 한 말들은 전부 지키는 아이인걸. 그러니까 건우는 분명 내 옆에 있어줄거야. 그렇다면, 나도. 언제까지나 건우 옆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시 고개를 돌려 달을 바라본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달. 그러나 자신에게는 저 달보다도 훨씬 더 빛나는 사람이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을 가만히 바라본다. 정말로, 언제나 반짝반짝 빛나는.
곧 건우도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본다. 잠시 그렇게 건우와 눈을 맞추다 이내 밝게 웃으면서 이제 돌아가자, 하고 얘기한다. 그러자 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에게로 걸어와 다시금 평소처럼 깍지를 껴오면서 가까이 달라붙는다.
집까지는 무사히 데려다 줄테니까 안심해도 된다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고마워, 건우야. 응, 난 네가 함께 있어주면 안 무서우니까."
그건 어릴 적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길을 잃고 혼자 무서워하고 있으면, 언제나 건우가 어떻게든 자신을 찾아와주었다. 그리고는 자신을 안심시켜주며 집까지 데려다주고는 했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정말로 우리는 변한 게 없구나,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겉으로는 달라보이는 게 없을지라도, 자신들은 달라졌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역시 자신들의 관계와 서로에 대한 마음. 마냥 어리고 순수했던 그 꼬마들은 이제 더이상 없었다. 함께 놀면서 우정을 다지는 것에 하루종일 시간을 보냈던 그 어린 아이들은 이제 없었다.
이제 자신들은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서로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반쪽이 된,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였으니까. 이제는 순수하게 친구로서 서로를 좋아하던 마음이 아니었다. 정말로 연인으로서,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애정을 주고받으며 이 넘칠 것만 같은 사랑을 속삭이고픈, 그런 마음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변화된 자신들의 관계를 증명해주는 것은, 자신들의 이 거리.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가까이 붙어있는 자신들의 거리. 일방적으로 어느 한 명이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 만들어낸 거리.
이 거리는 분명히 멀어졌었다. 그러나 그런 거리는 자신들의 거리가 아니었다. 자신들의 거리는 이것이었다. 아니, 이제는 이것이어야만 했다. 절대로 다른 그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은, 그런 거리였으니까.
여전히 그 거리를 유지하며 건우와 같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건우는 조용히 자신의 이름을 불렀고, 그런 그의 부름에 고개를 돌려 건우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도 앞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그리고는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며, 아주 길고 긴 그 시간 동안 정말로 잘 부탁한다고 진심을 가득 담아 이야기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조용히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도 똑같이 부드럽게 미소지어 보인다.
"나도. 나도 잘 부탁해, 건우야. 분명 아주 긴 시간이 될거야. 그렇지만 그러니까 더더욱 잘 부탁할게."
다정한 목소리로 똑같이 잘 부탁한다고 건우에게 말한다. 분명, 자신들에게 앞으로 남아있는 시간은 길고도 길 것이었다. 그 기나긴 시간 끝에 맞이하게 될 자신들의 엔딩은 무엇일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일수도, 어쩌면 새드엔딩일수도 있었다. 사람의 미래라는 것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것이니까.
그렇지만, 자신들의 엔딩은 해피엔딩이었으면 했다. 아니, 해피엔딩일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만들어나갈거니까. 건우와 함께,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멋진 해피엔딩을 만들어나갈거니까. 건우와 함께라면, 오늘 약속한 자신들의 비밀스러운 맹세라면,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이었다.
ㅡ왕자님과 공주님의 마지막은 언제나 해피엔딩이란다.
저 밤하늘 위에 반짝이는 달도 그렇게 말해주는 것만 같아, 작게 미소짓는다. 아무도 알지 못할, 자신들의 비밀스런 어느 여름날 밤의 작은 연극. 그 연극은 이렇게 두 주연 배우가 무대에서 천천히 떠나면서, 달빛의 환상스런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막을 내린다.
/ 앗,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뭔가 조금 많이 창피하다...! 그렇지만 건우주 스스로의 글을 너무 모르시는 거 아니예요? 얼마나 멋진데요! 건우의 행동이며, 속마음이며, 정말 잘 드러나고 있다구요. 거기다 특유의 이야기 끌어나가시는 능력도 정말 탁월하셔서 개연성도 잘 살아나고 이야기 흐름도 부드럽고! 게다가 분위기는 건우주께서 먼저 예쁘게 잡아주시잖아요? 건우주께서도 정말 글 잘 쓰신다구요!
으윽... 물론 쓰다듬은 좋아하긴 하지만 뭔가 묘한 기분... 그래도 이것도 성인이 되면 이제 더이상 못 받을테니 괜찮겠죠? ㅎㅎㅎㅎ
그나저나 경계태세라뇨! 그러면 더더욱 건우주, 난감하게 만들고 싶어진다구요? 정말 한번 훅 공격해서 넘어뜨려봐야겠네요. 지금까지의 공격에 대한 반격이예요! 의지가 불타오른다!
그리고 탐정이라니요. 누구나 그 정도는 추측할 수 있다고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아닌가요? ㅎㅎㅎ 확실히 묘사에 신경 써주셨다는게 느껴졌답니다. 그래서 정말 고마웠어요. 표현은 안 했지만요! 그리고 당연히 남자여도 좋아할 수 있지 않나요? 그런건 편견이라구요. 좋아하면 좋아하면 되는거예요. 개인적으로는 술집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한답니다. (소근소근) 좋아하는걸 즐기시는 모습, 보기 좋아요!
그나저나 수족관 사진... 그런 말씀 하시면 정말 기대해버린다구요. 만약 가게 된다면 조금만 찍어와주세요. 알았죠?
그러면 이번 상황은 마지막 연휴 버프를 받으며 이렇게 마무리! 수고하셨어요, 건우주. 뭔가 엄청났다는 느낌이예요. ㅋㅋㅋㅋ
그리고 연휴의 끝... 그래도 그건 건우주도 마찬가지잖아요?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꼬옥) (토닥토닥) 내일부터, 다시 또 힘내봐요! 화이팅!! -
615 건우주 (82132E+51) 2016. 9. 19. 오전 12:03:23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주아주! 바쁜 나날인데도 이렇게 하루하루, 어떻게든 와서 답레 쓰는거 되게 힘드실것 같아서..절로 미안해지네요. ㅠㅠ 조금 더 여유롭게 쓰셔도 상관없는데 말이죠. 아무튼 마지막 막레는... 네. 정말로 너무 예쁘다고 밖엔 할 말이 없네요.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요. 진심으로 주아주, 글 쓰는 취미 있는거 아니신가요?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로 글이 너무 예뻐요. 음. 그리고 칭찬 고마워요. 그렇게 말하니 주아주가 말한것처럼 살짝 부끄럽다는 생각도 드네요. 누군가에게 이렇게까지 높게 평가받은것은 진짜 오랜만이거든요. 특히 글로는 말이죠.
그리고 쓰다듬은 제가 연상이고 주아주가 연하인 이상, 언제든디 받을수 있는거 아닐까요? 적어도 저는 아마 계속 쓰다듬어 줄 것 같은데요? 물론 주아주가 거부한다면 안하겠지만요. 그리고 선전포고.. ㅋㅋㅋㅋㅋㅋ 이럴수가. 좋아요! 의지가 차오르시는군요! 그렇다면 저도 막아내기 위한 의지를 채우겠습니다!
음. 그렇게 말해주는거 고마워요. 사실 뭐랄까. 전 동물원이나 수족관 이런 곳 되게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친구들은 그런곳에 왜 가냐는 식으로 말을 하는 이도 많아서 같이 즐기는 이는 없어요. 보통 혼자 다니죠. 여자친구가 있다면 같이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솔로니까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술집은 그리 즐기지 않는 편이라서. 정확히는 술 자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물론 먹는다면 먹긴 하지만요. 그래도 아무래도 선천적으로 잘 맞지 않는 모양이더라고요. 저하고는.. 그렇다고 합니다.
아니요. 많이 찍어오겠습니다. 후후후. 기대해도 좋아요. 물론 갈때 한정이니까요. 안 가더라도 아마 근처의 해운대는 찍어오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가려는 곳이 해운대 바로 옆에 있거든요. 해운대 풍경도 사람이 없을때 보면 상당히 좋답니다.
그리고...저는 연휴의 끝이라고 해도 주아주에 비하면 훨씬 프리하니까요. 그러니까 저는 그나마 덜한 편이죠. 물론 일 해야하지만..(시선회피) 아무튼 정말로 수고했어요! 주아주! -
616 주아주 (38014E+58) 2016. 9. 19. 오전 12:35:34아니예요, 미안해하실 필요 전혀 없어요! 이번엔 주말이랑 연휴 버프로 하루하루 답레가 가능했던거니까요. 음... 그리고 아마 내일부터는 다시 텀이 길어질 것 같아요. 마음같아서는 더 자주 오고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게 슬플 뿐이랍니다. ㅠㅠㅠ 그리고 막레는... 으아아! 창피해! 부끄럽다구요! 사, 사실 소설 쓰는 취미가 있었답니다... 그 뿐이예요, 네! 아무하고도 공유 안 하고 혼자 즐기던거라 저는 제 글이 예쁜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건우주의 그 말씀은 정말 고마워요. 처음이거든요. 음, 이런 칭찬 오랜만이신가요? 저하고 잡담하다보면 이런 칭찬이나 높은 평가, 자주 받으실걸요? ㅎㅎㅎ 전부 진심으로 건우주의 글이 멋지다고 생각해서 나오는 칭찬이니까요.
그리고 쓰다듬은... 제가 거부할 사람으로 보이나요? ㅎㅎㅎ 이렇게 된 이상, 끝까지 받을거예요, 저? 막아내겠다는 의지라. 좋아요, 그럼 이대로 미식축구를 배워와서 어택...! ㅋㅋㅋㅋ
음, 친구 분들의 그런 말씀은 그냥 귀담아 듣지 않는 게 좋을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건우주께서 좋아하고 즐거워하시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얼마든지 좋아하셔도 돼요! 마음같아서는 제가 따라다니고 싶네요, 정말로... ㅠㅠ 술하고 잘 안 맞으시나요? 건강에 아주 좋은 체질이네요, 그거! 사실은 저도 소주 한 모금 마셔봤다가 포기했답니다... 맥주 거품도 못 먹겠어요...
그리고 많이는 안된다구요! 해운대도, 수족관도 전부 기대는 하겠지만요. 이러면 안되는데!
아니예요, 굳이 덜한 편이라고 낮춰 말씀하실 것 없이 다들 일이니 공부니 해서 바쁘니까요. 건우주도 다시 한번 수고하셨어요~ -
617 건우주 (82132E+51) 2016. 9. 19. 오전 12:47:05그럼 여기서 3번째 사진을 투척하겠습니다. 이번건 필살기급입니다. 사실 이번에 찍은건 아니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사진 중에서 필살기급인 사진을 한장 투척합니다. 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얼마나 구도를 잡았는지 모르겠네요. 어떻게든 찍는데는 성공했지만요.
그리고 창피하고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구요. ㅎㅎㅎ 역시나 글 쓰는 취미가 있었군요. 글 문구라던가 문체라던가 묘사라던가 가만히 보면 한두번 써본 사람의 솜씨는 아니거든요. 그리고 공유를 안 하고 혼자 즐기면 확실히 모를수도 있겠죠. 사실 저도 공모전에 글 내서 정식으로 평가 받은것 이외에는 혼자서 쓰고 즐긴 타입이었으니까요. 물론 평가는 되게 혹독했지만요. 하지만 그게 벌써 몇년전 일이니까.. 한..5년된것 같네요. 아무튼, 그쯤 되었으니까 그때보단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은 합니다. 슬슬 다시 내보려고 준비중이랍니다. 무슨 작품을 써볼지는 알 수 없지만요. 혹시라도 책이 나오게 되면 주아주가 우연히 그 책을 사고 앗. 건우주 하고 그러는건 아닐까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제 글의 필체라던가 그런게 있다보니 말이죠.
그리고 친구들의 말은 저도 그다지 신경은 안 쓴답니다. 단지, 가끔 누구랑 같이 갔으면 좋겠다 정도의 생각은 하지만요. 부산 아쿠아리움에 가면 개복치가 한마리 있거든요. 네. 그 엄청 잘 죽는다는 개복치요. 그 개복치 사진은 꼭 찍어오겠습니다. 네. 그런거 보는거 쉽지는 않잖아요? 참고로 저번에 수달 영상 보여준적 있죠? 그것도 부산에 있는 수족관의 영상이랍니다. 실제로 보면 되게 귀여워요. 정말.
그리고 사진을 보는게 뭐 어때서 그런가요. 못가니까 그만큼 마음이라도 편히 드셔야죠. 그리고 그렇게 말해주는거 고마워요. 정말로...
잡담하면서 살짝 다음 상황도 말해보는게 좋을까요? 아. 참고로 텀은 괜찮아요. 주아주 바쁜거 알고 이렇게 시간 내주는것 자체가 엄청나게 감사한 일이니까요. 음. 한번 주아에게 큰 상처를 줬으니 이젠 당근을 줘야겠죠. 저번에 아마 다갓으로, 살짝 데이트 상황도 넣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주아주는 놀이공원이 좋은가요? 아니면 동물원쪽이 좋은가요? -
618 주아주 (32436E+53) 2016. 9. 19. 오전 1:06:00헉...! 꽃들이 화사하게 피었네요? 알록달록하니 진짜 예뻐요! 필살기에 정통으로 맞게되다니! 으윽! (고통) 이렇게 갑작스럽게 투척하시는 게 어딨어요! 개인적으로 꽃잎 만지는 거 좋아해서 그런지 사진 속 꽃들도 한번 만져보고 싶네요. ㅎㅎㅎ 뭔가 부드러울 것 같아요.
그리고 창피하고 부끄럽게 만드시는 분이 누구신데요! 그, 그냥, 그냥 혼자서 끄적거리던게 전부니까요... 그런데 그런 칭찬 들으니 조금 쑥스럽고... 그나저나 공모전! 역시 다시 도전하시는군요? 그렇다면 그 때는 제가 치어리더 역할을 맡아드릴게요! 열심히 응원할거니까요. 우연히 건우주 책을 사서 알아보게 된다면... 그 때는 진짜로 1호 팬이 될지도 몰라요. 뭐어, 건우주께서 책을 내시든 안 내시든 이미 팬이긴 하지만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개복치. ㅋㅋㅋㅋㅋ 우리 연약한 개복치! 그건 진짜 기대할지도 몰라요. 수달도 엄청 귀여웠지만요! 진짜 앞발이 너무 귀여웠어요. 부산 아쿠아리움이라... 기억해놔야겠네요. 언젠간 꼭!
음, 하지만 사진은 찍고 컴퓨터에 옮겨서 올려야 하잖아요? 저는 건우주를 번거롭게 하고싶지 않을 뿐이예요. 그러니까 조금으로도 괜찮아요. ㅎㅎㅎ 굳이 힘들게 안 찍으셔도 된다구요.
상처와 당근... 이거 무슨 동물 조련이잖아요! ㅋㅋㅋㅋ 놀이공원도, 동물원도 전부 좋은데... 어쩌죠?;; 또 다갓님의 힘을 빌려봐야할까요? -
619 건우주 (82132E+51) 2016. 9. 19. 오전 1:17:08음. 사실은 요즘엔 녹색창 메일을 쓰면 정말로 빠르게 보낼수 있어서 편하더라고요. 굳이 연결할 필요가 없어서요. 데이터야..뭐, 저희 집엔 자체 와이파이가 있기 때문에..! 무선렌이라는건 참 편리하더라고요. 이걸 쓰니까 집의 인터넷을 이용해서 와이파이를 만들수 있는지라 저희 집은 그냥 자체가 와이파이 존이랍니다. 데이터 무제한이 아닌데도 데이터 무제한을 사용하는 마술! 좋더라고요.
그리고..네. 도전해보려고요. 5년전에 한번 도전했으니 5년만의 도전이 되겠네요. 장르는 아직 고민중이에요. 아마 사실 여기서는 뭘 쓸지 말은 안하겠죠. 탈락하면 살짝 알려줄지도 모르겠고요. 그리고 정말로 주아주가 본다는 생각을 하니까 살짝 쑥스러운데요. 이, 이렇게 되면 필체를 살짝 고쳐서... 안되겠군요. 사실 이렇게 글을 쓴게 약 10년은 된지라..포기하는게 빠를것 같네요.
사실 개복치는 실제로 보면 그렇게 귀엽게 생기진 않았답니다. 뭐랄까. 되게 딱딱하게 생겼어요. 그리고 정말로 멍하게 헤엄쳐 다니더라고요. 얘는 멍때리고 있나 싶을 정도로요. 그리고 수달.. ㅎㅎㅎ 제가 수족관 가면 수달과 개복치는 무조건 찍어오겠습니다. 정말로요. 개복치가 아직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아마 있겠..죠?
그리고 동물 조련이 아니라구요. 주아는 애완동물이 아니에요! 건우의 여자친구지! 상처를 줬으니까 이제 회복을 시켜줘야죠. 음. 그러면 조합을 해서 서울의 에버랜드처럼 동물원도 있고, 사파리도 있는 놀이동산은 어떨까요?
그런 곳이면 아마 둘 다 한번에 즐길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다만, 아마 상황은 많이 길어지겠죠. 물론 느긋하게 즐기면 되니까 별 문제는 없겠지만요. 그건 그렇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옆동네의 스레까지 다 합치면 800대는 이미 돌파한 셈이네요. 1:1스레에서 1000이 다 채워지는걸 전 본적이 없어서 진짜 1000이 채워지면 되게 신선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
620 주아주 (30024E+51) 2016. 9. 19. 오전 1:30:43자체가 와이파이 존이라니! 데이터 무제한을 만들어내는 마술! 뭔가 어감이 강력하고 멋지네요! ㅋㅋㅋㅋ 확실히 말만 들어도 좋아보여요! 음, 그래도 사실 여전히 조금은 걸리지만 그냥 묻어두는 게 낫겠죠?
5년만의 도전. 분명 5년 전보다도 더 잘하실 수 있을거예요. 제가 보장할게요! 그 어떤 장르를 하시든지 전부 잘하실거예요! 제가 할 수 있는건 응원밖에 없지만 그래도 한 번 믿어보시라구요? ㅎㅎㅎ 그나저나 제가 보는게 왜 쑥스러우신 거예요? ㅋㅋㅋㅋ 괜찮아요, 괜찮아요. 저는 건우주의 글, 전부 다 좋아하니까 괜찮아요. 필체는 쉽게 바꿀수도 없으니까요~
되게 딱딱하게 생겼어도 나름의 귀여움이 있을수 있지 않을까요? 멍때리는 모습도 왠지 귀엽게 들리거든요. ㅎㅎㅎㅎ 앗, 그, 그렇다고 무조건 찍어오실 필요는...!;;; ...하긴, 건우주께서는 하겠다면 정말 하시니까요... 제가 포기해야겠죠... ㅠㅠㅠ 아마 있을거예요, 멍때리는 개복치!
상처와 당근, 하면 동물조련이 떠오른다구요! 오, 조합 괜찮은 것 같아요! 물론 상황은 길어지겠지만 한 번에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희는 긴 상황도 여러번 돌려봤잖아요? ㅎㅎㅎ
그러고보니 진짜로 800대를 돌파했네요. 정말로 1000이 채워지면 신기할 것 같아요! 1:1에서 2판이라니! ...란 느낌으로요. 그것도 제가 돌리는 1:1이...! 세상에, 생각만 해도 왠지 안 믿겨요... -
621 건우주 (82132E+51) 2016. 9. 19. 오전 1:41:441:1에서 2판. 아마도 언젠간 이룰수도 있겠죠. 아니 분명히 이룰거에요. 사실 진짜로 신기해서 말이 안 나온다고 해야할까요? 둘만이서 즐기는데 1000을 채운다라. 아마 참치에 있는 다른 분들도 신기하게 보지 않을까 싶네요. 저희 스레. 은근히 많은 사람이 관전하는것 같고 말이죠.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저와 주아주가 서로를 아끼기에 이런 결과도 얻을 수 있겠죠. 만약 정말로 2판이 나온다고 한다면 주아주에게 엄청나게 감사 인사를 전해야겠는데요? 미리 축하맨트라도 정해봐야겠어요.
그럼, 동물원과 사파리도 있는 놀이공원 쪽으로 정해보기로 하고.. 하나 묻고 싶은데, 주아는 롤러코스터라던가 이런거 잘 탈 수 있나요? 음. 건우는 사실 뭐든지 다 잘 타거든요. 다만 번지점프같은건 무서워하겠지만요. 사실 건우주는 고소공포증이 좀 있어서 잘 못 타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아들내미인 건우만큼은 잘 탔으면 해서... ㅎㅎㅎㅎㅎ
근데 정말 커플이 되고 난 뒤에도 뭔가 계속 이것저것 이야기가 나오네요. 좀 더 멀리 가보면 크리스마스 같은것도 있을 수 있고 2학년이니 수학여행을 갈수도 있을테고.. 학교 축제때 듀엣 공연 상황도 있고... 서로의 생일 같은걸 해볼수도 있고..100일이라던가..그런것도 해볼 수 있을테니까요.
음. 뭔가, 커플이 되고 나면 상황 짜기 힘들것 같다고 느꼈는데 이것저것 더 나와서 신기할 지경이네요. 어차피 주아주가 11월이 되고 모든게 끝난다고 한다면 시간이 서로 많이 남을테니, 천천히 이것저것 해보면 되겠죠. 아마? -
622 주아주 (80392E+50) 2016. 9. 19. 오전 1:55:36네, 저희, 꼭 1000 다 채워서 2판 이룰 수 있겠죠? 솔직히 정말로 안 믿기고 신기하긴 한데... 뭔가 정말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느낌이 그래요! 그나저나 저희 스레 관전해주시는 분들이 은근 많으실까요? 우와... 뭔가 되게 기분 좋은데 부끄러워요, 그거!
서로를 아낀다라. 그거는 이미 서로 너무 잘 알고있지 않나요, 건우주? ㅎㅎㅎㅎ 전부 건우주께서 정말 잘 배려해주시고 그러셔서 그런거라구요. 저 사실은 엄청 나쁜 사람이니까요! 후후후! 미리 축하멘트라. 이거이거, 정말로 2판 가야겠네요. 좋아요! 그럼 저도 미리 생각해놔야겠네요.
주아는 롤러코스터 타기 전에는 조금 무서워하지만 막상 타면 잘 탄답니다~ 바이킹도 타긴 하는데 다만 자이로드롭은 못 타요.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그 긴장감과 두려움을 싫어한답니다. 앗, 건우주 고소공포증 있으신가요? 그거 가지고 계신 분들 많으시더라구요. 저는 고소공포증은 없지만 놀이기구 자체를 잘 못 타거든요... ㅎㅎㅎ 그래서 주아라도 잘 즐기게 해주고 싶어요. 뭔가 정말 아들과 딸 챙기는 기분이네요. ㅋㅋㅋㅋ
우와... 정말 할 수 있는 것들 투성이네요! 저도 빼빼로 데이라던가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같은 거 생각해본 적 있거든요. 뭔가 상황이 더더욱 많아져서 정말 신기해요! 네, 11월 이후에는 이것저것 다 해봐요. 그 때가 되면 저는 정말로 여유로워질테니까요! ㅎㅎㅎ -
623 건우주 (82132E+51) 2016. 9. 19. 오전 2:12:19그렇군요. 건우는 일단 주아의 소꿉친구고 많은걸 안다는 설정이니까 혹시라도 실수해서 주아가 꺼려하는 것을 태우면 안되니까 이렇게 한번 물어봤답니다. 13년간 알고 지낸 사이인만큼 놀이공원도 몇번을 같이 가봤을텐데, 자이로드롭을 태우고서 즐겁겠지? 이럴 순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롤러코스터는 꼭 태워봐야겠는걸요? 저 정보 모두 확실하게 기억하겠습니다.
음. 그리고 고소공포증은, 어릴때부터 쭉 가지고 있는거에요. 어릴때 높은곳에서 떨어져서 죽을뻔한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이후로 생겨버렸어요.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태에요. 옛날엔 2층 높이만 되어도 부들부들거렸거든요. 막 도서관 같은데서 계단을 올라갈때 밑이 난관 너머로 보이면 되게 무서워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그럴때도 있었어요. 이게 죽을뻔한 직후에 상태였고... 지금은 그냥 뭐 진짜로 많이 나아졌답니다. 하지만 역시 롤러코스터는 조금 무섭더라고요. 아직 완전히 사라진건 아니라는거겠죠. 흑...
빼빼로데이라. 그건 저도 해보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빼빼로 게임이라던가? 그런거 커플끼리 많이 하잖아요?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데이. 화이트데이까지 하려면 자연스럽게 고3까지 들어가게 되는군요. 이렇게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는 1년으로 끝나지 않고 그 이상으로도 이어지는걸까요? ㅎㅎㅎㅎ
뭐, 어차피 한계도 없는 상황극. 그렇게까지 가봐도 상관은 없겠죠. 작중에서 1년만 하고 끝내란 법도 없고 말이죠. 물론 그러다보면 언젠간 엔딩을 맞이하게 될때도 올테고요. 어느 상황이건 건우와 주아는 정말로 행복하게 웃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하지만 주아주. 그 모든것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지금에 충실해야하다는것도 잘 알고 있을거라고 믿어요. 힘들겠지만 지금 이 순간..정말로 열심히 힘내세요. 정말로 열심히 하시다보면 그 노력은 반드시 좋은 결과로 돌아올거에요.
음. 역시 응원을 하는것밖에는 할 수 있는게 없네요.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게 이것뿐이라면 이걸 하는게 맞을테니까요. 아. 참고로 한가지만 말하자면, 전 화이트데이를 한다고 하면 사탕키스할겁니다.(생긋) -
624 주아주 (50252E+55) 2016. 9. 19. 오전 2:28:25아아, 역시! 건우주! 정말로 이야기 끌어나가시는 데에 소질이 있으시다니까요? 그런 철저한 점검과 확인이 뒷받침되니 그런거겠죠? ㅎㅎㅎㅎ 저도 건우에 대한 정보 전부 확실하게 기억할게요. 건우는! 뭐든지! 잘 탄다!
아아... 그런 경험이 있으시다면 충분히 그럴만도 해요. 죽을 뻔한 경험은 정말로 끔찍한 기억이니까요. 그것도 어릴 적에 그런 것이라면 더더욱 떨쳐내고 극복하기 힘들구요. 괜찮아요, 건우주. (쓰담쓰담) 완전히 다 사라지게, 완전히 극복하려고 하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사람은 누구나 다 두려워하는 것 하나 쯤은 있으니까요. 오히려 그런 경험을 하시고도 많이 극복하셨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ㅎㅎㅎ 음, 그럼 저도 여기서 하나 더 밝혀보자면... 저도 사실 어릴 적에 깊은 물에 빠져서 죽을뻔했던 적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저도 물에 들어가는 걸 조금 무서워해요. 제일 끔찍한 건 워터파크... 한 번도 안 가봤답니다. 도저히 못 가겠어요... ㅋㅋㅋㅋ 주아가 물을 싫어하는 것으로 살짝 반영해봤지만요!
앗, 저도 빼빼로 게임같은거 생각해봤거든요. 반드시 1년으로 끝나지 않아도 괜찮지 않나요? ㅎㅎㅎ 어차피 1:1. 전부 저희가 하고싶은대로 할 수 있으니까요. 확실히 건우와 주아는 같이 있다면 그 무슨 시기가 됐든 행복해하겠지만요!
...사실, 열심히 하려고는 하는데 조금 뭔가 기분이 그렇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잘 될거예요. 잘 할거예요. 힘내야죠, 네.
그 응원이 정말 힘이 된다구요, 건우주. 정말, 언제나 고마워요. 정말로. 그나저나 사탕키스라니. ㅋㅋㅋㅋㅋ 어쩌다보니 이러다가 모든 키스를 다할 것 같은 느낌이예요! 건우, 빼빼로 게임에서도 가뿐하게 빼빼로 다 먹어버리는 거 아니예요?! -
625 건우주 (82132E+51) 2016. 9. 19. 오전 2:59:01음. 살짝 이것저것을 정리하다보니 이제야 레스를 남기게 되네요. 음. 어느새 시간도 상당히 늦어버렸네요. 슬슬 주아주도 학교를 가야하니까 재우는게 좋겠죠. 그리고 주아주..물을 무서워하셨군요. 음. 확실히 기분 이해해요. 저도 그런 트라우마가 있으니까요. 고소공포증으로 말이죠. 서로간에 힘든 부분은 어쩔수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약점이 있을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약한 부분은 힘내요. 주아주. 물에 빠져서 죽을뻔 했다만 당연히 그렇게 되겠죠. 저도 높은곳에서 떨어져서 죽을뻔 한 뒤로 그렇게 심해졌었으니까요. 사실...살다보니까 어떻게든 되긴 하더라고요.
그리고 역시 빼빼로데이하면 빼빼로 게임이죠. 빼빼로를 물고서 정말로 다 먹어버릴지도 모르겠는걸요. 오내지 건우도 주아도 서로 떨어지려고 할 것 같지 않아서 살짝 다 먹어버리고서 서로를 보면서 생긋 웃고, 주변에서는 닭살 돋아서 치를 떨고... 그럴것 같지 않나요?
그리고 1년으로 끝날 필요는 없죠. 1:1을.. 둘이서 이것저것 즐긴다고 해서 친목이다! 이러진 않을테니까요. 연락처 교환할 것도 아니고 여기서만 이것저것 하면서 노는거기도 하고 말이에요.
그리고 정말로 모든 키스를 해봐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어차피 둘 다.. 네. 되게 달달하니까요. 이미 서로가 떨어질수 없는 단계까지 와버렸고... 누가 끼이기도 뭐한 단계가 되버렸고..물론 그 와중에도 서로 질투는 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참고로 건우에 대한 정보를 하나 더 밝히자면 건우는 질투를 하면 아마 백허그로 은근슬쩍 자신 쪽으로 끌어당길거에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금 뚱한 표정을 짓겠지만요. 그리고 질투의 대상이 되는 이를 살며시 노려보겠죠. 뭐 그렇다고 해요.
그럼 이제 둘 다 자러 가볼까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아주! 아..선레는 제가 남겨놓을게요! -
626 주아주 (50252E+55) 2016. 9. 19. 오전 3:13:40사실 비밀로 할까, 했는데 건우주께서 먼저 밝히시는 거 보고 한번 밝혀봤답니다. 어릴적 상처로 인한, 그것도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는 확실히 강하니까요. 자라면서까지도 영향을 주기도 하고. 네, 하지만 조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죠. 그래도 확실히 건우주 말씀처럼 살다보면 어떻게든 되긴 할테구요. ㅎㅎㅎ
아아, 왠지 말씀만 들어도 장면이 눈 앞에 그려지네요. ㅋㅋㅋㅋ 네, 정말 그럴 것 같아요. 주위에서 막 놀리려고 시켜봤는데 정말 쉽게 다 먹어버려서 어이없게 쳐다보고... 정작 당사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버리구요.
네, 확실히 그렇죠. 여기서 이것저것 하고 노는 거는 친목도 아니니까요. 이렇게 된 거, 1년 이상으로 오래 가보도록 해요. 어차피 지금 얘기 나온 상황들은 1년 이상으로 잡아야하는 상황들도 있으니까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결국은 그렇게 다 하게되는 건가요? 확실히 둘 다 엄청 달달하고 떨어질 수 없는 단계긴 하지만요. 이 사이에 낄 수 있을만한 아이는 없겠죠, 네. 확실히 그런 와중에도 질투는 하겠지만요. 그래도 건우의 질투는 역시 귀여운 것 같아요! 나중에 한번 시도해봐야겠네요. ㅎㅎㅎ
네, 건우주도 수고 많으셨어요! 그럼 선레는 부탁드릴게요. 늘 고마워요. 안녕히 주무세요, 건우주. 오늘은 꼭 좋은 꿈 꾸시길 바래요! -
627 건우 - 주아 (82132E+51) 2016. 9. 19. 오후 3:30:37길고 긴 여름방학도 이제 끝자락이었다. 시끄럽게 울리는 매미의 울음소리도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고 수많은 이들을 괴롭히는 더위도, 조금씩 가라앉는게 느껴졌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시원해진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나마 상대적으로 나아지고 있었다. 아직 여름의 끝이 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만 같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여름방학 도중에도 뭔가 자잘하게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다.
그거와는 별개로 난 지금 버스정류장을 향해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상의는 얼마전에 새로 나온 푸른빛 에메랄드 빛 밝은 색상의 짧은 반팔 셔츠. 그리고 하의는 그와 잘 어울리는 느낌의 밝은 베이지색의 바지를 차려입은 상태였다. 당연하지만 왼쪽팔에는 주아가 선물로 줬던 십자가 문양이 달려있는 팔찌를 끼고 있었다. 머리가 최근에 너무 길어진 것 같아서 짧게, 그러면서도 단정하게 컷트를 하는 것도 잊진 않았다. 날씨가 더울땐 머리가 길면 쓸데없이 더워서 여름엔 짧은 머리가 좋았다.
오늘 내가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주아와의 데이트이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마음만 먹으면 매일매일 볼 수 있는게 주아이고, 집에서부터 데리고 오면, 금방 만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렇게 다른곳에서 따로 만나는건 역시 연인으로서의 데이트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기 때문이었다. 조금 우스울지도 모르지만, 집에서부터 만나서 데리고 오면 상대를 기다리는 설레임을 느낄수가 없다. 그렇기에 데이트를 할때면 난 이렇게 약속장소를 정하는게 좋다고 생각했고 오늘도 어김없이 여기서 만나자고 약속을 제시했다.
시간적으로는 아직 여유로웠다. 미리 준비한 자유이용권 티켓 2장도 확실하게 주머니 속에 들어있었다. 지갑도 확실하게 챙겼고, 핸드폰도 챙겼으며 그외 기타 여러가지 준비도 확실하게 마쳐둔 상태였다. 조금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주아의 앞에선 난 정말로 멋지고 완벽한 남자로서 보이고 싶었다. 고등학교 2학년밖에 안된 아직 어린 나이지만, 그럼에도 좋아하는 여자애 앞에선 멋지게 보이고 싶은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버스 정류장 앞에 도착한 나는 근처에 살짝 기대고서 주아가 오는 것을 조용히 기다렸다. 아직 해가 쨍쨍 내려찌고 있지만, 한창 더울때에 비하면 그나마 가라앉은 편이기에 힘들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여름이구나라는 것을 느끼며 나는 살며시 그늘 쪽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그러다가 근처에 보이는 자판기가 내 눈에 들어왔고 나는 천천히 그쪽으로 이동한 후에, 천원짜리 지폐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시원한 탄산음료 2개를 뽑았다. 하나는 내가 먹고, 하나는 주아가 오면 줄 생각이었다. 자판기에서 막 뽑은 음료수인만큼, 금방 그 시원함이 식진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나는 내 몫의 음료수를 딴 후에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
시원한 탄산의 맛은 더위를 잊게 해주는게 딱 좋았고, 절로 청량함을 느끼게 해줬다. 살짝 핸드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약속 시간까진 약 15분. 여유롭게 주아를 기디리기로 하며 나는 그늘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간 후에 등을 기대며 조용히 주아를 기다렸다.
과연 오늘의 주아는 어떤 모습일까? 데이트를 할때마다 정말로 신경을 많이 써서 늘 예쁜 모습만 보이려는 주아가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살짝 기대를 하면서 나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빨리 보고 싶다. 유주아.
//이렇게 선레를 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평소보다 살짝 짧은 길이인것 같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싶네요. 네. 오늘 하루도 여기는 비가 주룩주룩 내릴 생각인 구름만 끼네요. 햇볕이 보고 싶은데 해가 뜨질 않아요. 물론 시원하긴 한데 그래도 사람은 해를 봐야 기운이 난다고 하잖아요? 네. 살며시 기운이 사라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무엇보다 계속 비가 오니 등산도 못하고 있고요. 이러면 안되는데! 날씨야! 왜 나를 막는거니!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가 작중 시점으로 1년 이상이 된다고 하니까 정말로 저와 주아주의 인연은 엄청나게 길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쩌면 1년 후에, 진짜로 실제로 1년이 지나게 되어도 저와 주아주는 아직도 이렇게 웃으면서 잡담을 나누는건 아닐까 싶어지고요. 정말 그렇게 길게 주아주와의 인연이 이어진다고 한다면, 정말 1:1 스레에서 엄청나게 이름이 남을지도 모르겠네요. 직접 언급은 안하겠지만, 아. 그렇게 서로를 배려해가면서 오래 즐긴 사람도 있었지. 이런 느낌으로 말이죠. ㅎㅎㅎㅎ
그리고 건우의 질투를 유발할 생각인건가요? 역시 질투를 하는 모습은 너무 심하지만 않으면 귀엽긴 하죠. 그 점은 저도 공감한답니다. 전에 주아가 질투를 하면서 꼬옥 끌어안는것도 엄청나게 귀여웠거든요.
오늘도 열심히 공부를 하고 계시겠죠? 주아주는? 9월도 어느새 반이나 지나간만큼, 분명히 시간은 흐르고 있어요. 조금만 더 화이팅이에요! 아. 그리고 좋은 꿈은, 애석하지만 이번엔 못 꿨답니다. 사실 기억이 안 나네요. 정말로 푹 자버린 모양이에요. 주아주는 좋은 꿈 꾸셨나요? -
628 주아 - 건우 (36169E+59) 2016. 9. 20. 오후 11:22:22"으음..."
고민된다는 듯이 약간 찡그린 얼굴로 옷장 안에 걸려있는 옷들을 한참을 바라본다. 어느새 여름을 가득히 채웠던 매미 울음소리도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여름방학의 끝도 다가오는 지금. 그래도 아직 완전한 개학은 아니라 여유가 있는 오늘에 건우는 또다시 데이트를 하자고 얘기했고, 당연히 그 제안을 받아들여 이렇게 옷장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었다.
더위가 조금 사그라졌다고는 해도 아직 완전히 시원해진 것은 아니니까... 시원하게 입어볼까?
드디어 고민을 마치고는 옷장 안에서 옷을 꺼내본다. 자신이 고른 옷은 검은색 어깨끈이 달린 하얀 오프숄더 티와 약간 짧은 청반바지. 원피스를 입을까, 했지만 그동안은 원피스나 치마를 입은 모습을 자주 보였으니 오늘은 바지를 입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그렇게 입기로 결정한다.
잠옷에서 재빨리 그 옷들로 갈아입고는 거울 앞에 다가가 자신의 모습을 잠시 살펴본다. 확실히 척 보기에도 시원해보이는 모습. 좋아, 오늘은 이렇게 입자.
그리고는 곧바로 거울을 보며 빗으로 머리를 빗어내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정성들여 빗어내리자 어느새 단정하고 차분해진 머리카락. 시원하게 하나로 올려묶어 목선을 드러내볼까, 하다가 역시 그만두기로 한다. 그런 하나로 묶는 헤어스타일은 머리가 긴 아이들이 해야 예쁘니까. 머리가 빨리 길어졌으면 좋겠다. 그럼 나도 한번 해볼텐데... 물론 고2 새학기 초반에 비하면 조금 길어지긴 했으나, 그래도 아직 머리카락이 길다고 얘기하기엔 부족한 길이였다.
왜 나는 이렇게 머리카락이 자라는 속도가 느린걸까, 같은 한탄을 잠시 해보지만 그래도 체질 상 어쩔 수 없는 일. 그래도 조금 아쉬운 마음에 얇은 검은색 머리끈을 팔찌를 차듯이 왼쪽 손목에 차고는 이제는 정말로 익숙하게 건우가 선물해 준 펜던트를 목에 찬다.
하얀색 옷에 붉은색 장식이 있는 펜던트.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색이 잘 맞아서 신기해하다가 문득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작은 베이지색 크로스백에 지갑이랑 물티슈 등을 재빨리 집어넣고는 스마트폰을 챙겨들고 재빨리 집을 나선다.
오늘의 약속장소는 바로 버스 정류장. 다행히 버스 정류장은 자신이 길을 알고있는 장소였다. 애초에 고등학교를 그곳에서 버스 타고 통학하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할 지경이었다. 건우가 이 곳을 약속장소로 잡아준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더 마음 속으로 고마워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걸음을 옮긴다. 길을 잃을 걱정도 없고, 날씨도 아주 더울 때에 비해 살짝 사그라든 화창한 여름 날씨. 이 모든 것들이 전부 자신에게 기쁘게 다가온다. 아니, 사실 제일 기쁘고 행복한 것은 따로 있었지만.
잠시 손에 들고있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켜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약속 시간까지는 약 15분이 남아있었다. 약속 장소에는 거의 다 왔지만 그래도 왠지 건우라면 일찍부터 와있을 것만 같아 걸음을 재촉한다. 그러자 어느새 저멀리 보이는 버스 정류장. 버스 정류장이 보이자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은 더욱 빨라진다.
보고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서는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는 고개를 두리번두리번거리며 자신이 보고싶은 사람을 찾는다. 약속 시간까지는 약 10분이 남은 지금. 건우가 안 왔을리가 없었다. 건우라면 차라리 일찍 먼저 와서 자신을 기다려줄지언정, 약속 시간보다 늦게 와서 반대로 자신이 저를 기다리게 할 리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고개를 돌려보자 저 쪽 그늘이 있는 곳에 음료수 2개를 들고 등을 기댄 채 서있는 건우의 모습이 보인다.
"건우야!"
보고싶던 얼굴. 건우가 보이자마자 바로 그 쪽으로 걸어가며 그의 이름을 부른다. 발걸음을 재촉해 그의 앞까지 다가가서는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미안해, 오래 기다렸어? 나름 빨리 나온다고 나온건데..."
아무리 그늘이라고 해도 아직은 여름. 혹시 자신을 오래 기다렸나 싶어, 미안한 마음이 가득 차오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자신의 눈에 오늘의 건우의 모습이 들어온다. 얼마전에 새로 나온 푸른 에메랄드 빛 밝은 색상의 짧은 반팔 셔츠에 밝은 베이지색 바지. 그리고 자신이 선물해줬던 팔찌와 짧으면서도 단정하게 컷트한 머리.
화려한 변화는 아니지만, 자신이 바로 알아챈 그 작은 몇몇 변화들은 건우를 한 층 더 멋져보이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새삼 건우도 오늘을 위해 신경써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고마움에 방긋 웃으면서 입을 연다.
"그나저나 건우야. 그 셔츠, 얼마전에 새로 나온거지? 바지랑 정말 잘 어울려! 그리고 머리도 시원하게 잘 컷트한것 같아. 응, 훨씬 단정하게 보여. 완벽하게 멋진 모습이 됐는걸?"
장난기 가득하게, 하지만 진심을 가득담아 오늘의 건우의 모습을 칭찬한다. 응, 정말 멋있어! 나도 조금 더 예뻐보이게, 좀 더 신경쓸걸 그랬나...?
새삼 자신의 오늘의 차림이 덜 예뻐보이는 것만 같아 마음 속으로 살짝 후회하기도 한다.
/ 네, 괜찮아요~ 레스 길이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잖아요? 선레 주시는 것만으로도 언제나 감사한걸요! 저도 쉬는 시간 틈틈이 쓰다보니 지금 올리게 됐네요... 그나저나 해가 뜨지 않았다니. 햇살 기운이 방전되고 있는 건가요?! 게다가 비 때문에 등산도 못하고 계셨다니... 날씨가 건우주를 도와주지 않네요. 왜 그랬어! 건우주를 막으면 어떡해! 기껏 매일매일 등산하려고 노력하시는데! 오늘은 날씨 괜찮았나요?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진다고 하면 어쩌면 정말로 저희도 1년 후에도 계속 잡담 나누면서 웃고있겠죠? 그러면 건우주 말씀대로 저희, 1:1 스레에서 유명해질지도 모르겠네요, 정말로. ㅎㅎㅎㅎ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꼭 그러고 싶어요. 기왕이면 그렇게 좋은 느낌으로, 좋은 사례로 기억 속에 남고싶어요. 음,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왠지 건우주와 함께라면 할 수 있다는 느낌이예요. ㅎㅎㅎ 이 느낌, 믿어봐도 되겠죠?
네, 언젠간 건우의 질투를 유발해볼거예요! 심하지 않고 약한 질투는 정말 귀여우니까요. 사실 그 때, 주아의 질투도 의식의 흐름으로 돌리다보니 반쯤 즉석이었지만, 건우주께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서 기뻐요! ㅎㅎㅎㅎ 주아도 언젠간 다시 가볍게 질투하는 때가 나올거예요. 예상치도 못한 타이밍에 나올수도 있구요!
네, 공부 했죠. 열심히 해야죠. 화이팅할거니까요! 푹 주무셨다면 그걸로도 다행이예요. 좋은 꿈을 꾸셨다면 기분좋게 일어나니 좋고, 꿈을 꾸지 않았다면 피로를 풀기 위해 푹 잠들었었으니 좋지 않을까요? 저는 언제나 그랬듯이 꿈을 꾸지 않았답니다~ 이제는 놀랍지도 않네요, 너무 익숙해져서. -
629 건우 - 주아 (61671E+52) 2016. 9. 21. 오전 1:00:20버스정류장 근처의 그늘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기를 5분. 이제 약속시간까지는 앞으로 10분이 남은 상황이었다. 손에 쥔 음료수 중에서 내 몫의 음료수를 마시면서 정말로 조용히 시간을 보내면서 앞을 지나가는 버스의 수를 한대, 두대, 세대 하면서 세고 있던 도중 너무나도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자마자 내 입에는 절로 미소가 지여졌다.
기대고 있는 벽에서 등을 살짝 때면서 나는 목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거기엔 목소리의 주인인 주아가 이곳을 향해서 달려오고 있었다. 내 바로 앞까지 달려온 후에 주아는 달려오는 것을 멈췄고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오래 기다렸냐고 말하면서 나에게 사과를 했다.
그 말에 나는 아니라는 뜻을 가득 담아서 입가의 미소를 유지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오래 기다리긴. 나도 나온지 얼마 안 됬어. 애초에 지각한 것도 아닌데 왜 사과를 해. 네가. 오래 기다린거 아니니까, 미안해하지 마. 알았지? 그리고 조금 늦어도 난 괜찮아. 이렇게 만날 수 있다면 말이야. 후훗."
가볍게 웃어보이면서 나는 아주 살짝 팔을 벌려 주아를 포근하게 안아주었다가 살며시 떨어지면서 손에 쥐고 있는 음료수 중 하나를 주아에게 내밀었다. 그리고 지금 주아가 입고 있는 옷을 가만히 바라봤다.
검은색 어깨끈이 달린 하얀색 오프숄더 티와 짧은 청반바지. 평소라면 치마를 주로 입었을 주아지만, 오늘은 바지를 입고 있었기에 신선한 느낌과 더불어서 이 더위에도 질것 같지 않은 시원한 느낌이 강한 옷차림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눈이 가는 곳은 바로 머리였다. 전부터 느낀거지만 머리를 기르고 있는걸까? 점점 길어지는 것 같은 머리길이를 바라보며, 왼쪽 손목에 차고 있는 검은색 팔찌, 왠지 머리끈을 연상시키는 그 팔찌를 하나하나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목에 차고 있는 내가 선물한 펜던트. 저 펜던트는 사귀기 전에 선물해준건데, 저렇게 소중하게 목에 하고 있는것을 보면서 얼마나 내가 선물로 준 펜던트를 아끼고 있는지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물론 나도 주아가 선물로 해준 팔찌는 매일매일 차고 다니면서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해준 선물을 잃어버리는 일 없이 소중히 착용하는 모습에 정말로 나와 주아가 얼마나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주아쪽에서 먼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하지만 진심을 가득담은 목소리로 내 모습을 칭찬하는 말이 들려왔다. 한발 늦었구나 싶어서 웃으면서, 나는 점점 길어지는 것 같은 주아의 머리를 살며시 손으로 쓰다듬어주면서 대답했다.
"새로 산 옷인거 바로 안거야? 거기다가 머리 자른것도 바로 알았고? 대단한데? 칭찬 고마워. 역시 주아, 너밖에 없어. 그리고 그렇게 말하자면 너도 예쁘게 차려입었는걸. 오늘은 조금 신선한 느낌이야. 응. 정말로 예뻐. 그리고, 요새 머리 기르고 있어? 머리가 점점 길어지는 것 같아서 말이야."
분명히 단발에 가까운 머리는 어느샌가 살짝 길어져 있었고, 그 자체만으로도 또 다른 매력을 나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이대로 주아의 머리가 길어지면 그땐 또 다른 아름다운 매력이 내 눈앞에 펼쳐질까?
하지만 역시 머리가 짧은 주아도 내 눈에는 정말로 예쁘게 보였다. 친구들 사이에선 긴 생머리가 너무나도 예쁘다고 하지만, 내 눈에는 주아는 짧은 머리도, 긴 머리도 다 제각각의 매력을 뿜어낼것 같았기에 다 어울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내 눈에는 정말로 심각한 콩깍지가 씌인걸까?
하지만 그 콩깍지를 눈에서 떼어낼 생각은 없었다. 평생, 영원히 주아가 내 눈에 아름답게 보이고 매력적으로 보인다면, 그 콩깍지를 뗄 이유는 나에게 없었다. 다른 여성에게는 크게 관심을 보일 마음이 없었으니까.
"짧은 머리의 너도 매력적이지만, 아마 긴 머리의 너도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다른 느낌으로 말이야. 아. 맞아. 이거 마셔. 날씨가 더우니까 미리 좀 사봤어."
손에 쥐고 있는 음료수 중에 주아의 몫으로 뽑은 음료수를 살며시 주아에게로 건넸다. 내것은 여기에 있다는 듯이 가볍게 내 몫의 음료수를 흔들어보이면서 나는 내 몫의 음료수를 마셨다. 아직은 더위가 남아있는 날씨. 그 날씨는, 시원한 음료수로 인해서 아주 살며시 내 주변에서 물러가기 시작했다. 역시 더울때는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는게 최고였다. 그리고 나는 이내 주머니 속에서 자유이용권 2장을 꺼내서 주아에게 보여줬다.
"미리 표는 다 준비해뒀어. 동물원도 있고, 사파리도 있고, 재밌는 놀이기구도 있다고 하니까 정말로 재밌을거야. 물론 자이로드롭은 네가 타지 못하니까 못 타겠지만 이것저것 타면서 시간 보내보자. 오늘도 즐거운 데이트가 되었으면 좋겠어. 정확히는 너와 함께 하는 데이트라면 뭐든지 다 즐거웠으면 좋겠어."
가볍게 웃어보이면서 표를 다시 주머니속으로 집어넣은 후에, 나는 천천히 버스 정류장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20번 버스가 제일 빨리 간다고 하던데, 언제쯤 오려나..."
//제가 주아주에게 정말로 감사히 여기는게 있다면 바쁜 와중에도 틈틈히 답레를 쓰려고 한다는 점이에요. 정말로 그 점에 대해서는 감사함과 동시에 미안함도 느낀답니다. 안 그래도 힘드신 주아주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겨주는게 아닌가 해서 말이죠. 고마우면서도 죄송해요. 주아주. 정말로.
그리고, 오늘은 해가 떴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등산을 갔다왔어요! 우와! 오랜만에 보는 산 속 경치!! 정말로 신선했답니다. 물론 쉰것은 1주일 정도 된 것 같지만요. 그래도 그 동안에는 연휴다 뭐다하면서 못가기도 했고, 돌아오니 비가 내리고. 못 간건 사실이니까요.
1년 후에도 잡담을 나누면서 웃고 있다고 한다면 저와 주아주는 정말로 유명인사가 될지도 모르죠. 사실 1년 이상 한 케이스가 아예 없는건 아니었으니까요. 옆동네에서도 분명히 존재했거든요. 저는 그 두 분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라고 느꼈는데.. 어쩌면 저와 주아주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생각될지도 모르죠. 유명해지고 말고는 별개로 치더라도, 저도 좋은 느낌으로 좋은 사례로 남고 싶답니다. 그러니까, 굳이 말하자면 정말로 배려하면 1:1도 저렇게 오래갈 수 있구나. 서로간에 잘 할 수 있구나. 1:1이 의미가 없는게 아니구나.이런 느낌으로 말이죠. 물론 그 사례의 주인공이 된다고 한다면 조금 부끄러울것 같지만요.
그리고 건우의 질투를 유발한다면 좋습니다. 정말로 제대로 질투하는 모습을 보여야겠군요. 꼬옥 안아서 절대로 안 놓아주면서 자기꺼라는것처럼 꿍해지는 모습을 보여봐야겠군요. ㅎㅎㅎㅎ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요.
꿈을 꾸지 않는건.. 정말로 피곤하면 꾸기 힘들다고 하죠. 아마. 그만큼 피곤하다는걸 보여주는것 같아서 조금 안쓰럽네요. 하지만 언젠가 주아주도 건우 꿈을 꿀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아. 전 어제 주아 꿈을 꿨답니다. 정말로 부드러운 느낌이어서 다시 한번 꽂히는 순간이었어요. 정말로요. 역시 주아는 최고입니다. -
630 주아 - 건우 (5172E+56) 2016. 9. 21. 오후 11:54:50약속 시간 10분 전에 도착한 오늘의 약속 장소인 버스 정류장. 건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을리가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고개를 두리번두리번거리며 건우의 모습을 찾는다. 첫데이트 때도 그렇고, 바닷가 데이트 때도 그렇고, 건우는 언제나 자신을 기다려주고 있었으니까. 하긴, 그 점은 굳이 사귀고 난 이후에 하는 데이트에 한정된 것은 아니지만.
옛날부터 건우는 자신을 기다려주곤 했다. 대표적으로 학교에 등교할 때. 물론 자신이 건우네 집에 가서 건우를 기다린 적도 종종 있었으나, 대개는 건우가 자신의 집에 찾아와서 기다려주는 적이 더 많았다. 그 부지런하고 약속을 잘 지키는 건우인만큼, 지금 시각에서 건우가 여기 없을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생각은 정확히 맞아떨어져, 버스 정류장 근처의 그늘에 음료수 2개를 들고 등을 기대고 있는 건우의 모습이 보인다.
순간 가득히 차오르는 반가움에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 쪽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그러자 자신의 목소리를 들은 건우는 미소를 지으며 기대고있던 등을 떼고는 자신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건우의 바로 앞에 도착해서야 자신은 발걸음을 멈췄고,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왠지 오래 기다렸을 것 같은 느낌에 사과를 전한다.
그러나 건우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좌우로 젓더니, 저도 나온지 얼마 안 됐다고, 미안해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오히려 이렇게 만날 수 있다면 조금 늦어도 저는 괜찮다며 가볍게 웃던 건우는 자신을 포근하게 살짝 안아주다가 다시 떨어진다. 그 가벼운 포옹을 얌전히 받다가 건우가 다시 떨어지자 천천히 입을 연다.
"그래도 말야... 조금 사그라들었다고는 해도 아직은 여름이잖아? 강한 햇빛을 오랜 시간 받으면 안 좋다구. 다음부터는 내가 조금 더 빨리 나올테니까."
지금보다 적어도 5분 정도 더 일찍 나온다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건우가 나오는 시간과 맞출 수 있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하며 결심한 목소리로 건우에게 얘기한다. 그래, 다음부터는 내가 좀 더 부지런히.
그래도 이렇게 건우를 만나서 기쁜 마음을 느끼던 중, 자신의 눈에 오늘의 건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새로 산 것 같은 셔츠에, 그와 아주 잘 어울리는 바지. 자신이 선물해준 팔찌에, 시원하게 단정히 컷트한 머리. 그 모든 것들이 오늘의 건우의 모습을 한 층 더 세련되어 보이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 모든 변화들을 눈치채고는, 건우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자신이 먼저 선수 쳐 들어와서는 건우의 모습을 칭찬한다. 진심을 장난기로 살짝 포장해서. 그러자 건우는 한발 늦었다고 생각했는지 웃으면서 자신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어주며 칭찬 고맙다고, 오늘 자신도 조금 신선한 느낌이라며 정말로 예쁘다고 칭찬해준다.
"응, 내가 너를 몇 년을 봤는데~ 거기다가 원래 여자 친구는 남자 친구의 아주 작은 변화에도 관심 가득해. 사실, 이렇게 멋지게 변화했는데, 그걸 눈치채지 못할리가 없잖아? 안 그래? 그리고 나도 칭찬 고마워. 조금 더 신경 써야했나, 하고 생각했거든."
당연하다는 듯이, 이번에도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오늘의 자신도 조금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아 기쁜 마음이 표정 위에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건우가 보통의 남자아이들이라면 잘 눈치채지 못할 자신의 머리 길이 변화까지 알아채고는 요새 머리를 기르고 있냐며 물어봐주자, 다시 또 입을 연다.
"응응, 요즘 머리 기르고 있어! 긴 머리카락이면 지금보다도 더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해볼 수 있거든. 포니테일이라든가, 하나로 길게 땋아내린 머리라든가, 똥머리도 가능하고 말야."
확실히 단발보다는 장발이 좀 더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볼 가능성이 높았다. 거기다가 장발은 마음에 안 들면 자르면 되지만, 단발은 그럴 수가 없으니. 어서 빨리 머리카락이 길어져야 할 텐데 말야.
...그리고 사실, 긴 생머리의 여자가 예쁘다고 말하는 남자들이 많다고 들었으니까. 나도, 그렇게 예뻐보이고 싶거든, 건우야. 너에게 정말로 언제나 예뻐보이고 싶어. 그리고... 그렇게 머리카락이 길어지면, 너에게 묶어달라고 부탁해보고 싶어. 남자친구가 머리 묶어주는 거, 하고싶던 것들 중 하나였으니까.
그러나 그런 속마음까지는 말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미소짓기만 한다. 응, 언젠가는 꼭.
건우도 잠시 머리카락이 길어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봤는지, 짧은 머리의 자신도, 긴 머리의 자신도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하며 얘기해주다 문득 생각난 듯, 마시라며 저가 손에 들고있던 음료수 2개 중 하나를 자신에게 건넨다.
"매력적...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다른 느낌이긴 할거야. 그래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음료수도 정말 잘 마실게. 역시 건우 너, 센스 좋은 거는 알아줘야 해."
건우, 네 거는? 하고 물으려던 찰나, 건우가 저의 몫은 여깄다는 듯이 가볍게 흔들자 자신의 생각을 알아차린 것 같아 가볍게 웃는다. 그리고는 건우가 건네주는 음료수를 받아들며 감사인사를 전한다. 건우가 제 몫의 음료수를 마시는 것을 잠시 보다가 자신도 이내 음료수 캔 뚜껑을 따고는 한 모금 마신다.
목을 타고 느껴지는 시원한 탄산음료의 맛. 여름이 많이 지나갔다고는 해도 여전히 더위가 남아있는 날씨였기에, 그 시원함은 저절로 자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음료수를 마시던 건우는 이내 주머니 속에서 자유이용권 2장을 꺼내보이더니 미리 표는 준비해뒀다며, 동물원, 사파리, 놀이기구 전부 있으니 정말로 재밌을거라고 얘기한다. 거기에 덧붙여 자이로드롭을 제외하고 이것저것 타자며, 오늘도 즐거운 데이트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건우는 말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음료수를 마시다가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미리 준비해줘서 고마워. 네 말대로 이것저것 다 타보자. 동물원도 가보고, 사파리도 가보고. 아, 대관람차도 꼭 타고싶어! 자이로드롭만 아니라면 웬만하면 다 좋지만서도. 그리고 당연히 오늘도 즐거운 데이트가 되지 않을까? 난 이미 즐거운걸, 너랑 만나서."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방긋 웃어보인다. 응, 나는 너랑 같이 있으면 아무것도 안 해도 즐겁고 행복해. 그런데 동물원이랑 사파리가 전부 있는 놀이공원이라니. 즐겁지 않을리가 없잖아?
가볍게 웃으며 표를 다시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고 버스 정류장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220번 버스가 제일 빨리 간다는 그의 말에 왼손으로는 여전히 음료수를 들고 홀짝거리며, 오른손으로는 스마트폰을 들고 버스 시간을 확인한다.
"220번 버스, 2분 정도 후에 올거래. 진입 중이라고 떴으니 금방 오지 않을까?"
건우 쪽을 바라보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다행이다! 이 여름 날에 계속 밖에서 버스 기다리긴 조금 그랬는데. 천천히 같이 걷다보니 어느새 도착한 버스 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면서 거의 다 마셔가는 음료수를 왼손에 들고 스마트폰을 크로스백 안에 넣고 대신 버스카드를 미리 꺼낸다. 응, 이번엔 안 떨어뜨렸어! 예전처럼 떨어뜨려서 덜렁거리는 모습을 건우에게 보이지 않자 조용히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 아니예요, 부담 아니랍니다! 그냥 공부하다가 하기 싫을 때 쉬는 시간에 조금씩 쓰고있으니 미안해하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ㅎㅎㅎ 언제나 말씀드렸듯이 엄청 즐겁거든요, 건우주와 돌리는 거. 그러니까 고마워하시지도, 미안해하시지도 않아도 괜찮답니다.
그나저나 해가 떴다니! 우와, 다행이네요! 일주일만에 하는 등산, 정말 즐거웠을 것 같아요. 확실히 요즘 연휴며, 날씨며, 전부 등산을 못 가시게 막긴 했지요. 그래도 꾸준히 등산하시려는 것 같아서 괜히 제가 다 뿌듯하네요! 역시 제 파트너!
어쩌면 저희가 정말로 그 사례의 주인공이 될지도 몰라요. 그 서로 배려해서 오래 가는, 의미있는 1:1을 함께 즐겁게 즐기는, 좋은 느낌의 좋은 사례로. 확실히 그 주인공이 된다고 한다면 조금 부끄럽긴 하겠죠. 그래도 저는 기왕이면 부끄러웠으면 한답니다. ㅋㅋㅋㅋ 아니, 굳이 유명해지지 않아도 괜찮으니, 여러 상황들을 전부 돌려보며 건우주와 오래, 즐겁게 지내고 싶어요. 네.
건우주, 질투하는 건 돌려본 적이 거의 없으시다면서 구상부터 너무 잘 돌리시는 거 아닌가요?! 말만 들어도 귀여워라! 그 언젠가를 목놓아 기다려야겠네요.
피곤은... 괜찮답니다. 조금 몸이 안 좋아지긴 했지만 그렇게 피곤하진 않아요. 어차피 꿈을 꿔도 공부하는 꿈을 꿔서 차라리 꿈꾸고 싶지 않아요. ㅎㅎㅎ 만약 꿈을 꾼다면 저도 건우가 나와준다면 진짜 좋을텐데 말이죠... 그나저나 주아 꿈이라니! 주아가 따뜻하게, 부드럽게 잘 대해드렸나 모르겠네요. 저도 건우가 꿈에 나와준다면 다시 한번 꽂힐텐데! 하긴, 건우는 꿈에 나오든 안 나오든 언제나 최고이긴 하지만요. ㅎㅎㅎㅎ -
631 건우 - 주아 (42812E+46) 2016. 9. 22. 오전 2:26:26연인 사이인 것을 떠나서 10년 이상을 알고 지내면 상대에 대한 변화는 싫어도 눈에 들어올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다른 연인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고 한다면 소꿉친구라는 관계에서 연인으로 발젼한 사이라는 것이었다. 사귀기 전에도 상대의 변화는 쉽게 알아채는게 나와 주아였다. 그런데 그 소꿉친구 관계를 뛰어넘어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사귀고 있는 연인의 관계인 우리가 서로의 변화를 놓친다는건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아니나다를까. 나와 주아는 각자의 변화한 모습을 정확하게 찝어내면서 서로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콩깍지가 씌였다고 말을 들어도 상관없었다. 실제로 내 눈에는 주아가 정말로 예쁘게 보이고 있고, 아마 주아의 눈에도 내가 정말로 멋지게 보일테니까. 서로를 좋아하는 연인끼리, 상대가 멋지고 예쁘게 보이는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 오히려 당연한 일이 아닐까?
요즘 머리를 기르고 있다는 주아의 말을 들으며 나는 살며시 머리가 길어진 주아의 모습을 떠올려봤다. 물론 지금의 모습도 상당히 매력적이겠지만, 긴 머리의 주아 역시 충분히 매력적일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모습을 살며시 떠올리며 나는 내가 쥐고 있는 음료수 2개중 하나를 주아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주아는 가볍게 웃으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음료수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음료수를 사길 잘했다고 느끼며 나 역시도 가볍게 웃으면서 주아의 말에 답했다.
"센스가 좋긴 무슨. 날씨가 더우니까 그냥 시원한 음료수라도 마시는게 좋지 않을까해서 산거지. 그리고 틀림없이 매력적일거야. 널 가장 좋아하는 내가 보장할게. 오히려 나로서는 네가 다른 남자애들의 마음을 확 뺏어버리는건 아닐까라고 불안해지는걸?"
그런 모습을 보이면 질투할지도 모른다고 가볍게 말을 덧붙이면서 장난기를 담아서 키득키득 웃었다. 하지만 완전히 장난만은 아니었다. 실제로 주아를 마음에 두고 있는 남자애는 많을것이다. 단지, 내가 남자친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에 다가가지 못할 뿐. 하지만 그 중에는 남자친구가 있어도 상관없다고 느끼며, 주아에게 다가오거나 어택을 가하는 남자애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그 모습을 본다고 한다면 살짝 질투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정말로 심각한 수준의 질투를 할 마음은 없었다. 한번 거리가 멀어졌던 바로 그날, 나와 주아는 이미 확실하게 마음을 확인했으니까.
이렇게 말하면 자만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나와 주아의 사이에 끼일 수 있는 이는 이제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우리 둘의 인연을, 우리 둘의 사랑을 끊어놓으려고 해도 절대로 끊어지지 않을테니까.
한편 내가 자유이용권 두 장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보여주자, 주아는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당연히 오늘도 즐거운 데이트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하며 자신은 이미 나와 만나서 즐겁다고 대답했다. 그 말에 기분 좋게 웃어보이면서 표를 주머니 속에 집어넣으며 나 역시도 방금 주아가 그랬듯이 솔직하게 숨김없이 마음을 말로서 표현했다.
"너, 솔직하게 말해봐. 내 심장 뛰게 하려고 작정한거지? 그런 말을 들으면 절로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는거 알아? 참고로 말하지만 나도 마찬가지야. 너하고 같이 있는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해. 그래도, 나는 그 이상의 즐거움과 행복을 너와 나누고 싶어. 그 어떤 남자도 너에게 줄 수 없는 즐거움과 행복 말이야. 하하하. 이렇게 말하면 왠지 독점욕 강한 남자로 보이려나? 하지만 그럼에도 상관없어. 내가 가장 널 행복하게 해주는 남자로서 있고 싶으니까."
살짝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느끼면서, 살며시 주아에게서 시선을 피한 후에 오른손으로 볼을 살며시 긁적였다.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들긴 했지만 내 말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 주아에게 있어서 최고의 남자로서 언제까지나 있고 싶은건 사실이니까. 나보다 더 주아를 행복하게 해주는 남자는 없었으면 하니까.
얼굴의 열기를 살짝 식힐겸,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면서 나는 주아와 함께 버스 정류장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220번 버스를 거론하자마자 주아는 스마트폰을 꺼내서는 버스 시간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2분 후에 올거라고 말하면서 금방 올거라고 답했다.
"그래? 확인해줘서 고마워. 주아야. 그럼 슬슬 준비해야겠네."
버스가 지금 진입해온다고 한다면 미리 준비를 해서 나쁠것은 없었다. 버스카드가 들어있는 주머니속 지갑을 살며시 꺼내서 음료수와 함께 손으로 잡고 비어있는 다른 한손은 주아의 손을 잡아서 내쪽으로 바짝 붙힌 후에 다시 손을 땠다. 평소와는 다르게 버스카드를 떨어뜨리지 않고, 뿌듯한 표정을 짓는 주아를 기특하다는 눈빛으로 잠시 바라보다가 저 편에서 버스가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탑승 준비를 했다.
천천히 달려오던 220번 버스는 버스 정류장에 정확하게 정지했고 닫혀있던 문을 열어 승객들이 탑승할 수 있도록 했다. 사람들 사이에 끼여, 천천히 220번 버스에 탑승을 했고 버스 카드를 찍은 후, '학생입니다' 라는 짤막한 메시지를 들으며 안쪽으로 들어갔다.
아직 방학철이라서 그런지, 버스 안에는 생각보다 사람의 수가 많았다. 어쩌면 서서 가야할지도 모르겠다고 느끼면서 천천히 자리를 탐색하던 도중, 저 뒷자리에서 막 일어서고 있는 한쌍의 남녀가 보였다.
자리에서 일어났으니, 이제 저 자리는 빈 자리나 마찬가지였기에, 나는 우선 자리를 맡기 위해서 사람들을 헤치며 지금 막 비어있는 자리까지 빠르게 이동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면서 어서 이곳으로 오라는 손동작을 취했다.
정말 운 좋게 건져낸 비어있는 2개의 자리. 그 2개의 자리가 마치 나와 주아의 오늘 데이트가 성공적으로 끝이 날 거라고 가르쳐주는것만 같아서 절로 기분이 좋아져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지만 안쪽 자리는 주아에게 양보할 생각이었다. 안쪽 자리가 더 편안한만큼 그 자리는 주아가 앉았으면 했다. 그래서 나는 먼저 앉지 않고 주아가 이곳으로 오는 곳을 기다렸다.
//부담이 아니라고 한다면, 제 마음도 절로 편해지네요. 그래도 역시 바쁜 시기에 어울려주는 주아주에게는 정말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사라질것 같진 않네요. 주아주가 텀이 길어진다고 했을 때 저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잖아요? 그때도 저는 괜찮다고 했지만 주아주는 그래도 미안할 것 같다고 말한거와 마찬가지의 이치랍니다. 저 역시도 그렇게 느낀다는것만 알아주세요.
그리고 꾸준히 등산을 하긴 해야하거든요. 아무래도 요새 운동하는 양이 많이 줄어서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로 건강 해칠것 같고 말이죠. 사실 정말로 겨울이 시작되서 추워지면 등산하기도 상당히 힘들어지기에 지금 시기에 많이 해두는게 좋기도 하고요. 겨울이 되면 옷이 두꺼워지고 옷이 두꺼워지면 절로 몸이 무거워지거든요. 그럼 더욱 더 힘이 들어서 역시 지금시즌이 딱 좋아요. 등산은...
그리고 저 역시도 기왕이면 부끄러운게 좋을것 같네요. ㅎㅎㅎ 누군가에게 좋은 사례로 남는다는건 좋은거니까요. 그리고 저도 주아주와는 진짜 오래 지내고 싶어요. 사실 이렇게 잘 맞는 1:1 파트너는 구하기 힘들테니까요. 음. 사실대로 말하자면, 주아주만큼 배려를 해주고 잘 이해해주는 분이 적어요. 정말로. 1:1에서는 말이죠. 제가 구한 1:1 파트너 중에서는 제 배려는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즐거움만 중시하던 분도 계셨거든요. 아마 제가 유일하게 먼저 손을 놓은 분이 아닐까 싶네요. 그 분은. 솔직히 말하자면 되게 힘들었어요. 옆동네나 이쪽은 아니고, 자캐커뮤쪽이에요. 거기에서 캐릭터 관계 구하다가 만난 사람인데.. 정말 매일매일 시간 맞춰줘야하고, 심심할때 잡담도 해줘야하고, 피곤한데 더 놀고 싶다면서 좀 더 늦게 자면 안되냐고 묻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저에 대한 예의는 제대로 지키지도 않고.. 심지어 짜는 캐릭터도 자기 중심으로 다 맞추려고 하고... 네. 정말 힘들었거든요. 한달 정도 버텼는데, 그 이상은 못 버티겠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먼저 손을 놓아버렸죠. 그런 분에 비하면 주아주는 정말로 최고죠. 그러기에 주아주가 파트너로서는 더욱 더 소중한거고요.
그리고 몸이 안 좋아졌다니. 지금이 아무래도 체력이 많이 떨어질 시기이긴 하죠. 이럴때일수록 체력 관리 잘하셔야해요. 주아주. 부디 건강이 크게 나빠지지 않길 바래요. 그리고 주아는 정말 꿈속에서 부드러웠답니다. 괜히 한번 더 꽂힌게 아니죠. ㅎㅎㅎ
그럼 마지막으로 가볍게 충전을 해주도록 할게요. 요 근래 며칠은 충전해주지 않았으니까 오늘은 더 강하게!(꼬옥(토닥토닥) 이렇게밖에는 해줄 수 없다는게 너무나도 안타깝네요. 뭔가 기운 나는 맛있는거라도 많이 먹이고 싶은데 불가능하니까요. 정말로 힘내요. 주아주. 이제 정말로 얼마 안 남았으니까요.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
632 주아 - 건우 (64541E+60) 2016. 9. 23. 오전 12:08:10요즘 머리를 기르고 있냐는 건우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며, 건우가 자신에게 건네주는 음료수 하나를 받아든다. 역시 건우는 센스가 좋구나, 하는 생각에 가볍게 웃으면서 고맙다고 얘기한 후에 음료수 캔 뚜껑을 따고 마시기 시작한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시원한 탄산이 더위를 가시게 하자 기분좋게 미소짓다가 건우가 똑같이 가볍게 웃으며 센스가 좋다는 자신의 말에 겸손하게 대답하자 음료수를 마시던 것을 잠시 멈추고 그를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는 이어서 머리카락이 길어지면 틀림없이 매력적일거라며, 오히려 저로서는 자신이 다른 남자애들의 마음을 뺏어버리는건 아닐까 불안해진다고 가볍게 얘기한다. 거기에 그러면 질투할지도 모른다고 장난스럽게 덧붙여지는 말. 키득키득 웃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장난꾸러기였지만, 사실 그 장난스러운 말이 완전한 장난은 아니라는 것쯤은 자신도 알 수 있었다.
저번에 동민이가 자신에게 고백했었을 때. 그 때 건우는 생전 처음으로 정말로 질투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혹시나 이번에도 자신이 건우랑 사귀고있다는 것을 모르는 남자아이나, 아니면 알고있어도 상관없이 뺏을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남자아이가 고백해온다면, 건우는 또다시 살짝 질투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지금이야 건우가 밴드부 활동을 안 하고 있다지만, 만약 중학교 때처럼 밴드부와 함께 열정적으로 노래 부르는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다른 여자아이들의 마음을 전부 뺏어버린다면.
중학생 때도 여자아이들끼리 수다를 떨 때 건우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아이들은 많았다. 확실히 건우는 무대 위에서 더더욱 빛나는 아이였으니까. 그렇지만 그것이 이렇게 사귀고 있는 지금까지도 이어져와서 다른 여자아이가 건우에게 고백한다면, 자신도 질투를 안 할리가 없었다.
"아냐,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부터가 센스 좋은걸? 그리고 매력적일거라고 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과연 그렇다고 해서 진짜로 남자아이들이 날 좋아해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야. 아, 하지만 네가 질투하는건 왠지 보고싶은걸? 나중에 진짜로 한 번 시도해볼까?"
사실, 나도 반대 입장이라면 분명 질투하겠지만 말야. 자신도 건우처럼 장난기를 가득 담아 말하며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하지만 자신도 완전히 장난만은 아니라는 것쯤은, 건우도 알아주지 않을까 싶었다. 솔직히 이미 자신들의 모든 마음을 고백하고 전한 그 시점부터, 자신들은 절대 헤어질리가 없다는 확신이 생겨나서 다른 사람들은 아무래도 좋았지만.
누군지 모를 그 아이들에겐 정말로 미안한 말이었지만, 자신들은 깨질리도, 마음이 흔들릴리도 없었다. 이미 서로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이 생겨버렸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건우가 자유이용권 두 장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보여주자, 배시시 웃는다. 그리고는 당연히 오늘도 즐거운 데이트가 될거라며 자신은 이미 너와 만나서 즐겁다고 솔직하게 얘기한다. 그러자 건우는 기분 좋게 웃어보이더니 표를 다시 주머니 속에 집어넣고는 저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그 이상의 즐거움과 행복을 나누고 싶다며, 저가 가장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남자로서 있고 싶다고 얘기한다.
솔직하게 먼저 마음을 밝히자 똑같이 돌아온 건우의 솔직한 마음. 저의 속마음을 말했다는 게 조금 쑥스러운지, 건우의 얼굴은 살짝 빨개졌고, 그에 따라 건우는 살며시 자신의 시선을 피하며 오른손으로 볼을 긁적인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 좋아하는 남자애한테서 그런 말을 듣고도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멀쩡히 있을 수 있는 여자아이는 없을 것이었다. 결국 자신의 볼도 똑같이 달아올라버려 살짝 건우의 반대편으로 시선을 돌리며 대답한다.
"바, 바보... 그거 이미 달성한 목표라는 거, 알아? 그리고 그런 말을 들으면 두근두근 거리는 건 나도 똑같단 말야... 이미 충분히 행복하다구."
진심이었다. 건우의 그런 말, 행동, 그 따뜻한 마음들 전부 자신을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주고 있었으니까. 이 이상 행복해지려는 건 욕심이 아닐까, 싶은 걱정 아닌 걱정까지도 살짝 들 지경이었다.
자신도 건우처럼 달아오른 볼을 식히려 음료수를 홀짝이며 함께 천천히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걸어간다. 그러던 중 들린 건우의 말에 스마트폰으로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는 금방 올거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건우는 고맙다며 슬슬 준비해야겠다고 얘기하며 주머니 속에서 지갑을 꺼내고는 다른 쪽 손으로는 자신의 손을 잡아서 저의 쪽으로 바짝 붙힌다. 순간 살짝 놀라 건우를 바라봤지만 아마 자신이 뒤처지지 않게 해주려는 배려가 아닐까 싶어 작게 미소짓는다. 곧 건우가 다시 손을 떼자 이번에는 자신이 버스 카드를 꺼낸다. 평소와 달리 무사히 꺼낸 버스 카드. 자신도 모르게 뿌듯한 표정을 짓자 건우는 기특하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았고, 곧 버스가 나타나서는 버스 정류장 앞에 정지하자 건우와 함께 버스 안에 올라탄다.
가볍게 버스 카드를 찍고나서 안으로 들어가지만 버스는 생각보다 사람들을 많이 태우고 있었다. 이번엔 서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 아쉬워하던 중, 저 뒷자리에서 막 일어서는 남녀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건우는 재빨리 사람들을 헤치며 그 자리로 이동해 자리를 잡더니 자신을 바라보며 이곳으로 오라는 손동작을 취한다.
자신도 바로 건우가 있는 쪽으로 사람들을 헤치며 걸어간다. 기분 좋은 듯 미소짓고있는 건우는 이번에도 더 편안한 안쪽 자리는 자신에게 양보해줄 생각이었는지, 먼저 앉지 않고 있었다. 괜찮다고 말하려 했으나, 건우는 순순히 물러나줄 아이가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은 사람들이 많은 상황. 괜히 고집을 부려 실랑이하는 것보다는 그냥 자신이 그 배려를 고맙게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더 나았다.
"언제나 고마워, 건우야. 하지만 다음 번엔 그냥 네가 안쪽 자리 앉아도 돼. 너도 편한 자리 앉아야지, 기껏 이렇게 자리까지 잡아주는데."
안쪽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으면서 그래도 역시 말해놓는게 좋겠다, 싶어 미안한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보며 얘기한다. 물론, 이런다고 건우가 다음 번엔 정말로 그래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아니, 건우라면 오히려 다음번에도 자신을 배려해줄 가능성이 더 컸다. 그래도 그런 가능성은 잠시 모르는 척하며 다음 번엔 네가 안쪽 자리 앉기야, 알았지? 하며 약속을 받아내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 네, 정말로 부담 아니니까요. 돌리기 조금 힘들어질 것 같으면 바로 건우주께 말씀드릴 생각이니, 제가 직접 얘기하지 않는 이상, 그런 쪽의 걱정은 하지않으셔도 된답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정말 저희는 서로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 가득인 것 같아요. 네, 알고있을게요. 제 상황을 생각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그나저나 확실히 겨울이 되면 등산이 힘들어지긴 하죠. 앗, 그러고보니 조금 있으면 단풍도 들겠네요? 열심히, 꾸준히 등산하신다면 곧 예쁜 풍경도 즐기실 수 있겠네요! 늘 열심히 건강 챙기시려는 모습, 보기 좋아요. 그 상으로... (쓰담쓰담)
그럼 같이 부끄러워져봐요, 건우주! ㅎㅎㅎㅎ 뭔가 말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건 기분탓! 음... 그런 과거 기억이 있으셨군요. 말씀만 들어도 정말 힘드셨을 것 같아요.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모든 것이 자신에게 맞춰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같이 어울리기 정말 힘들죠. 저는 자캐커뮤는 안 하지만 그런 사례들이 은근 많은 것 같더라구요. 그런 분들은 자신과 함께 어울려주는 상대방이 얼마나 힘들지 생각 안 하는걸까요? 말그대로 모니터 너머에 또다른 사람이 있는건데. 그런데도 한달이나 버티셨다니. 정말 고생하셨어요, 건우주. 하지만 너무 힘들 때는 버티지 말고 그냥 손을 놓아주세요. 제가 예전에도 말씀드린 적 있지 않나요? 건우주 스스로를 먼저 생각해달라고 말이예요. 물론 상대방을 생각해주시는 마음은 정말 대단하고 예뻐요. 하지만 그 때문에 스스로를 힘들게 할 필요는 없답니다. 가장 소중한 건 건우주예요. 이 점, 기억해주세요. 소중한 저의 파트너 님. ㅎㅎㅎㅎ 그리고 제가 최고의 파트너가 되고싶은 이유는 건우주께서 이미 최고의 파트너라서 그런거라구요? 건우주께서는 언제나 다른 분들을 배려해주시고 잘 이해해주셨으니, 저도 똑같이 대해드리고 싶답니다~
확실히 체력이 떨어지긴 했는데 그 때문인지 배도, 머리도 조금 심하게 아파서... 원래 잘 참는 편인데 정말 못 버티겠더라구요. 말씀은 정말 감사하지만 체력 관리, 역시 조금은 힘든 것 같아요. ㅎㅎㅎ
그래도 더 강한 충전은 받아야죠! (꼬옥) (토닥토닥) 저도 건우주께 맛있는 치킨같은 거 얻어먹고 싶은데... 정말 아쉬워요... ㅠㅠ 네, 그래도 이젠 정말 얼마 안 남았으니까요. 버텨야겠죠! 체력이 안된다면 정신력으로! -
633 건우 - 주아 (43041E+53) 2016. 9. 23. 오후 1:13:33버스 정류장 앞에서 살며시 서로간에 애정을 숨김없이 표현하면서 우리 둘은 서로 얼굴이 빨개진채로, 서로의 시선을 피했다. 아마 주변 사람들이 보면 작게 웃으면서 나와 주아를 훈훈한 눈길로 보지 않았을까? 어쩌면 동네 사람들 중, 우릴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염장커플로 낙인이 찍힐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낙인이 찍혀도 상관없었다. 아니, 오히려 낙인이 찍히고 싶었다. 내가 얼마나 주아를 좋아하는지, 내가 얼마나 주아를 아끼는지, 내가 얼마나 주아를 사랑하는지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니까. 아직 어린 18살밖에 안 된 나이지만, 그럼에도 나와 주아가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아름다운 모습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그것은 보통 부끄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지금만 해도 서로의 시선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피하고 있을 정도니까. 하지만 이런 부끄러움도 나에게 있어선 매우 행복했다. 주아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 수 있었기에 너무나도 행복했다.
서로가 열을 식히기 위해서 음료수를 마시다가 슬슬 버스가 올 시간이 되어 버스에 타기 위해서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카드를 찍은 후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수에 난감해하면서 비어있는 자리가 없는가 찾아보는 도중, 저 뒷편에서 남녀 한쌍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 자리를 누구보다도 빨리 차지하기 위해서 빠르게 사람들을 헤치면서 자리 쪽으로 이동해서 자리를 맡고서 고개를 돌려 주아에게 이곳으로 오라고 손동작을 취했다. 내 손동작을 봤는지 주아도 사람들을 헤치고 내가 있는 곳까지 천천히 걸어왔다. 안쪽의 편안한 자리를 주아에게 양보하기 위해서 먼저 앉지 않고 기다리자, 주아는 미안한 표정으로 언제나 고맙다고 이야기하면서 다음에는 내가 안쪽 자리에 앉아도 된다고 말하며 안쪽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다음번엔 내가 안쪽 자리에 앉는것에 대한 약속을 받아낼 생각인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왔다.
"약속은 못해. 그것만큼은 남자친구로서 양보하지 못하는 부분이거든. 이건 나만이 아니라 연애를 하고 있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그럴거야. 자신보다는 자신의 여자친구가 더 편하게 있었으면 하는 마음은 남자친구 공통의 특성이거든. 그래도 마음은 고마워. 그 마음만으로도 기뻐. 어쩌다가 이렇게 좋은 여자친구를 얻었는지 모르겠네. 난."
이제는 내 지정석이나 다를바 없는 주아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은 후에 미소를 지으며 주아의 말에 대답했다. 주아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주아를 아끼는것처럼 주아 역시 나를 아껴주니까. 당연히 주아도 내가 편하게 앉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주아가 나보다 편하게 있는 것을 원했다.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주아가 편하고 기분이 좋다면야 나 역시도 기분이 좋다고 한다면 과장된 표현인걸까?
우리 둘이 자리에 앉은 직후, 버스는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출발하기 시작했다. 목적지인 놀이공원까지는 이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를 가야만 했다. 생각보다 먼 거리지만,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운 좋게 자리에 앉은만큼 힘들거나 불편한 일은 없었다. 정말로 오늘 있을 데이트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을거라고 하늘이 점지해준게 아닌가하는 바보 같은 생각을 살짝 하면서 나는 손에 쥔 음료수를 가볍게 한 모금 마시고서 비어있는 다른 한 손은 살짝 들어 주아의 부드럽고 따뜻한 손 위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언제까지라도 이어지고 싶은 기분. 이 기분을 주아는 이해할 수 있을까?
앞을 바라보고 있던 고개를 살며시 옆으로 돌려, 주아의 얼굴쪽으로 고정 한 후에 나는 등받이에 등을 좀 더 밀찰시켜서 편안한 자세로 앉은 후에 주아를 향해서 말했다.
"그러고 보니, 도착하면 어디부터 가고 싶어? 동물원과 사파리가 붙어있는 놀이공원이니 미리 정하는게 좋지 않을까?"
어중간하게 왔다갔다 하는것보다는 우선 한쪽부터 확실하게 즐긴 후에 다른 한쪽을 즐기는게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놀이기구를 탔다가 동물을 보다가, 또 놀이기구를 탔다가 동물을 보면 어수선하고 복잡할 가능성이 클테니까. 그러기에 놀이공원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정하는게 좋을듯 했다. 즐거워야 할 데이트가 불편하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는건 원치 않았다. 주아와의 추억은 그게 무엇이든지 행복한 기억으로만 남기고 싶으니까.
물론 어수선하다고 해서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그런게 없이 깔끔하게 즐기고 싶은게 아무래도 남자 마음이잖아? 거기다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함께니 말이야.
"개인적으로는 동물원과 사파리쪽을 먼저 가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 오후 늦은 시간이나 저녁 시간이 되면 동물들도 쉬고 싶어할테고, 사파리도 문을 닫을 확률이 높으니까. 그러니까 우선 동물원과 사파리를 충분히 즐긴 후에, 남은 시간은 놀이기구를 즐기면서 점심과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네 생각은 어때?"
우선 내 생각을 물은 후에, 주아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았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러겠지만 일방적으로 모든것을 정할 마음은 없었다. 나에게 생각이 있듯이 주아에게도 생각이 있을테니까. 그게 무엇이건 주아와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조율해가면서 정할 생각이었다. 불과 며칠전, 주아가 나에게 요구한 것 중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것도 있었으니까.
물론 나는 나름대로 주아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더욱 더 귀를 기울일 생각이었다. 혹시라도 주아의 의견이 무시된다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애의 마음에 칼집을 내는건 그때만으로도 충분했다. 두 번 다시는 그런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거와는 별개지만 오늘 날씨 되게 좋지 않아? 데이트하긴 딱 좋은 날씨인 것 같아. 오늘 하루는 정말로 재밌게 놀자. 어릴때와는 다르게 더욱 더 친밀하고 가까운 거리에서 말이야."
어릴때와는 다른 우리들의 거리. 그것은 우리가 서로에게 한 걸음 다가오면서 얻어낸 거리.
그 거리를 마음껏 즐기면서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은 미소와 함께 밝히면서 주아의 손 위에 올려뒀던 내 손을 주아의 어깨로 살며시 이동시켰다. 그리고는 살짝 힘을 줘서 내쪽으로 기대게 했다.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하게 할 수 있는 스킨십이지만, 역시 이렇게 닿을때마다 설레고, 심장이 뛰는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혹시라도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릴까봐 나는 살며시 웃어보였다. 심장소리가 아니라 내 웃는 모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서로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건 반대로 말하면 정말로 서로가 서로를 많이 신경쓰고 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전 생각해요. 신경쓰지 않고 배려하지 않으면 그런 감정도 들지 않을테니까요. 그와는 별개로, 상황을 생각안할 수는 없잖아요? 꼭 파트너가 아니더라도 상대의 상황을 고려하는건 당연한거에요. 무엇보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인터넷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설령 누군가에게 가식이라고 불릴지라도, 아니 가식떤다고 말 들은적도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신경쓰고 배려하는것을 그만둘순 없더라고요. 제 천성이 그런거겠죠. 아마.
음. 그리고 주아주 말대로 자캐커뮤쪽에는 그런 사례가 많아요. 어떻게 보면 이게 정말로 안 좋은건데, 캐릭터의 관계라는걸 사람들이 많이 구하거든요. 하지만 정작 구해도 그 관계를 제대로 신경쓰는 사람은 잘 없는 편이죠. 여기와는 다르게 쭉 이어지는 관계다보니, 100일, 200일, 300일, 더 나아가서 1000일을 챙기는 이들도 있긴 합니다만 그건 사실 극소수죠. 현실은 100일조차도 서로 눈치보면서 연성물 먼저 내놓길 기다리는 이들이 천지니까요. 물론 전부 다 그런건 아니지만 제가 본 사례의 대다수는 그렇더라고요. 서로를 배려하는게 아니라, 그저 잠깐의 즐거움을 위한 유흥거리? 그렇게 보는 이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래서 주아주에게 더 빠져든걸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사람들과는 다르니까요. 그리고 한달을 잡고 있었던건... ㅎㅎㅎㅎㅎ 그래도 파트너라고 나름대로 챙겨보려고 했었습니다만, 힘들어서 포기했답니다. 스스로를 생각하지 않는건 아니에요. 그저 희생만 했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계속 유지하고 있었겠죠. 일방적으로 떠나갔다고 뒷소리 좀 듣기는 했지만, 차라리 뒷소리를 듣고 말지. 그 이상은 저로서도 무리였답니다. 그래서 바로 포기해버렸죠. 즉, 저도 안된다고 생각하면 바로 포기하니까 안심하세요. 그리고 역으로 말하자면 주아주와는 정말로 잘 될것 같기에 100일을 넘어서서 4달이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쭉 파트너를 유지하고 있는거고요.
체력 관리는 아마 많이 힘들거에요. 네. 정말로요. 고3이 수능에 가까워질수록 다 겪는 현상이기도 하죠. 마음 같아서는 진짜 치킨 같은거 먹여가면서, 토닥여주고 싶고 그런데.. 어떻게 해줄 수 있는게 없네요. 정말로. ㅠㅠ 힘내요! 주아주! 반드시 좋은 날이 올거에요!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나도 안타까워서 눈물만이 흐르네요. -
634 주아 - 건우 (74082E+57) 2016. 9. 24. 오후 12:01:44버스 정류장 앞에서 솔직히 전한 서로의 속마음. 헤어지기 직전까지 갔었던 그 날 이후로, 왠지 모르게 건우도, 자신도 서로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로 전하는 일이 많아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게 자주 얘기한다고 하더라도 부끄러움은 별개의 문제였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자신들은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는 빨개진 얼굴로 서로 시선을 피하고 있으니.
분명 자신들은 서로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단계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갓 사귀기 시작한 풋풋한 커플의 느낌을 유지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신기해하기도 한다.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어쨌든 계속 빨개진 얼굴로 있을수는 없기에, 음료수를 마시며 달아오른 얼굴을 진정시키려 노력한다. 그리고는 같이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걸어간다. 버스가 온 후 버스 안에 올라타자 보이는 건 생각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모습. 그러나 빈 자리가 하나도 없던 그 때, 건우도, 자신도 뒷쪽 자리에서 막 일어나는 남녀를 발견했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건우는 재빨리 사람들을 헤치고 그 쪽으로 가서 자리를 맡아놓는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이 쪽으로 오라는 손동작을 취했고, 자신도 사람들을 헤치고 건우 쪽으로 걸어간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안쪽 자리는 자신에게 양보할 생각인지, 자리에 먼저 앉지 않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건우의 모습. 그 모습에 미안한 표정으로 고맙다고 얘기하면서 어쨌든 그 배려를 받아들여 안쪽 자리에 들어가 앉는다.
그러나 역시 약속을 받아내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다음번에는 네가 안쪽 자리에 앉으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건우는 자신의 옆자리에 앉더니 미소를 지으며 약속은 못한다며, 그것만큼은 남자친구로서 양보하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확실하게 딱 잘라 얘기한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우의 대답에 결국은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래, 물론 이런 반응을, 이런 대답을 예상했었다. 건우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 아이니까. 내가 편안하고 즐겁다면, 자신이 조금 불편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아이였으니까. 그렇지만 그 마음은 자신도 똑같다는 걸, 건우는 정말로 알고있을까?
"알았어... 어차피 약속 못하겠다고 할 줄 알았어. 너는 양보 못하는 건 양보 못한다고 확실하게 얘기할테니까. 그래도 말야, 나도 너의 그런 배려가 정말 기뻐. 건우, 네 덕분에 나, 정말로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거니까. 나도 어쩌다가 이렇게 좋은 남자친구를 얻은걸까?"
결국 이번에도 자신이 졌다. 아무리 어떻게 한다 하더라도 건우의 고집은 쉽게 꺾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으니까. 그래도 역시 고마운 건 고마운 거라는 생각에 방긋 웃으며 건우의 말을 똑같이 되돌려준다.
자신들이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출발하기 시작한 버스. 거의 다 마신 음료수를 마지막으로 홀짝이며 창문 밖으로 서서히 움직이는 바깥 풍경을 잠시 바라보다가, 음료수를 들고있지 않은 자신의 반대쪽 손 위에 살며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에 고개를 돌려 건우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도 앞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자신을 바라보며 등받이에 등을 밀착시켜 편안한 자세로 앉더니, 자신에게 도착하면 어디부터 가고싶냐고 물어본다. 아무래도 오늘의 자신들의 목적지는 동물원과 사파리가 붙어있는 놀이공원. 확실히 아무런 계획없이 일단 도착해서 이 곳 저 곳을 왔다갔다 하며 정신없게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이렇게 미리 어디부터 갈지 정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
잠시 건우의 질문에 생각에 빠지며 고민을 하다가 건우가 먼저 의견을 내기 시작하자,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건우의 의견은, 동물원과 사파리 쪽을 먼저 가자는 것. 건우는 먼저 그렇게 의견을 내면서 이어서 자신의 생각을 묻는다.
그런 건우의 질문에 잠시 아무런 말없이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것은, 자신이 며칠 전 울면서 솔직하게 요구했던 것. 정말로 들어주려고 노력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빙그레 웃는다.
"나도 그러는 쪽이 더 좋을 것 같아. 확실히 그 편이 동물들을 피곤하게 하지도 않을거고, 놀이기구를 먼저 타다보면 나중에는 지쳐서 동물들을 제대로 보지 못할테니까."
역시 건우는 계획을 짜는 데에 소질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여 그의 말에 동의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늘은 데이트하기 딱 좋은 날씨인 것 같다며, 오늘 하루는 정말로 재밌게 놀자는 건우의 말. 어릴 때와는 다르게 더욱더 친밀하고 가까운 거리.
건우는 밝은 미소로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손 위에 뒀던 저의 손을 자신의 어깨로 올린다. 그리고는 살짝 힘을 줘서 자신을 저의 쪽으로 기대게 한다. 얌전히 그런 그의 손길을 따라 살며시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그리고는 가만히 입을 연다.
"응, 오늘 날씨 정말 좋아. 정말로 즐겁게 놀 수 있을 것 같아. 건우, 네 말대로 예전보다도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서 말야."
지금 바로 자신들 모습처럼. 그래, 이것이 바로 자신들의 거리였다. 그 누구도 함부로 끼어들지 못할, 온전히 자신들끼리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제는 제법 익숙하게 할 수 있는 스킨십과 접촉일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아직 익숙해지려면 멀은 듯 했다. 왜냐하면 이렇게 거리가 가까워질 때마다 언제나 두근두근 거리는걸. 마치 지금 막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말야.
하지만 그건 자신뿐만이 아닌 듯했다. 살짝, 아주 살짝 들려오는 듯한 또다른 심장이 뛰는 소리. 이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들려오는 이 소리는...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보자 건우는 살며시 웃어보인다. 태연하게 보이려고, 자신이 저의 심장소리가 아니라 저의 웃는 모습에 집중하게 하려는 듯한 모습. 그러나 이미 들켜버렸다는 걸, 건우는 알고 있을까?
그런 건우의 모습이 왠지 정말 귀엽게 느껴짐과 동시에, 자신의 마음 속에 장난기가 스멀스멀 차오르기 시작한다. 건우에게 장난기 가득하게 한번 씨익 웃어보이고는 조금 더 가까이 바짝 붙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볼을 건우의 어깨에 살짝 부비부비하며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그거 알아? 사실 나는 동물들을 보는 것보다, 놀이기구를 타는 것보다 건우, 너랑 있는게 더 좋아.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진심을 장난으로 포장해서 가해보는 작은 공격. 어쩔 수 없었다. 이미 행복하게 들떠버린 마음은, 가라앉히기 힘들었으니.
/ 확실히 서로에게 계속해서 고맙고 미안하다고 얘기하는 건 서로가 서로를 많이 신경쓰고 배려한다는 증거겠죠? 그리고 가식이라뇨. 전혀 그렇지 않아요. 가식을 떤다고 하면 이렇게 오랫동안, 꾸준히, 계속해서, 변함없이 상대방을 배려할 수 없잖아요? 조금이라도 가식 속에 감춰진 속마음이 드러날테니까요. 그러니까 건우주께서는 가식이 아니예요. 적어도 저한테는요. 얼마나 대단한 천성이신데요, 그거! ㅎㅎㅎㅎ
음, 자캐커뮤는 잘 몰랐는데 그런 사람들이 많군요. 처음 알았어요. 아무래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으시긴 하겠지만... 조금 씁쓸한 사실이긴 하네요, 그거... 음, 그리고 안된다고 생각하면 바로 포기하신다라. 건우주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안심해도 되겠죠? 건우주께서 포기하시지 않게, 힘들지 않게, 끝까지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제가 앞으로 더 잘해드려야겠네요. ㅎㅎㅎ 그러고보니 정말로 곧 4달이네요, 저희. 우와...뭔가 역시 안 믿기긴 해요. 이런 적은 난생 처음이라...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그래도 정말 기쁘니까요, 그 사실!
네, 저도 진짜로 건우주께 치킨도 받아먹고, 토닥임 받고 싶은데... 할 수 없어서 정말 아쉬워요. ㅠㅠㅠ 그래도 괜찮아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걸요! 막막 계속해서 힘들다고 징징거려도 이렇게 꾸준히 힘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이 어디 있나요, 안 그런가요? ㅎㅎㅎ 그러니까 울지 마세요, 건우주. (닦아주기) 어떻게든 버텨볼테니까요! -
635 건우 - 주아 (59808E+53) 2016. 9. 24. 오후 2:32:23그 날. 어쩌면 선택을 잘못했으면 정말로 헤어졌을지도 모르는 바로 그 날 이후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나와 주아는 이렇게 좀 더 서로가 서로에게 애정을 표현하는게 늘어난 듯한 기분이다. 우리가 사귄지 1년도 안된 이라고 하면 과연 몇명이나 믿을 수 있을까? 분명히 주변 사람들은 어디서 거짓말을 하냐고 타박할지도 모른다. 솔직하게 얼마나 되었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둘은 아직 100일도 채 안된, 정확히는 100일이 가까워져오는 얼마 안 된 커플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애정은 식어간다고 하지만, 적어도 난 주아를 향한 애정이 절대로 식지 않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것은 잠깐 떨어졌을 때 잘 알 수 있었다. 그 짤막한 시간조차도 제대로 참지 못하고 결국 주아에게로 뛰어간 나다. 어쩌면 정말로 길게 지낸 10년 이상의 시간 동안 나는 주아가 없으면 살 수 없을 정도로, 정말로 제대로 주아에게 중독된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좋았다. 중독이 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나에게 해로운건 아니니까.
버스에 나란히 앉아 놀이동산에서 어떻게 놀지에 대해서 서로간에 의견을 나누며, 동물들을 먼저 본 후에 남은 시간에 놀이기구를 즐기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후, 살짝 주아의 어깨에 손을 올려서 내 쪽으로 기대게 하자, 주아는 조금도 저항하지 않고 자신의 머리를 편안하게 기대며 내 말에 동의하며 즐겁게 놀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왔다. 그 모습이 또 너무나도 어여쁘고 귀여워서 분명히 몇번이고 한 스킨십이지만, 내 심장은 두근두근 소리를 내서 뛰기 시작했다. 설레는 마음을 느끼며 혹시라도 심장 뛰는 소리가 들키진 않을까 싶어 살며시 웃어보였다. 태연한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던 주아는 갑자기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영문을 알 수가 없어서 두 눈을 깜빡이며 가만히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뭔가 장난을 치려고 이러는걸까? 좋아.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는 무슨 장난이라도 태연하게 받아주겠어. 올테면 와 봐. 주아야. 역으로 당황시켜줄테니까.
장난을 걸다가 역으로 당황하는 주아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나 역시도 가볍게 씨익 웃어보였다. 하지만 나에게로 온 공격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것이었다. 조금 더 나에게로 가까이 바짝 붙은 주아는 이어 자신의 볼을 내 어깨에 살며시 부비부비 해오기 시작했다. 마치 작은 동물이, 애교를 떠는 듯한 그 모습에 순간 할 말을 턱 잃었고, 밝은 목소리로 부끄러워하지 않고 나랑 있는게 제일 좋다면서 말해오는 그 모습은 곧 내 심장을 때리기 시작했다.
"...!"
순간 심장이 멈추는 듯한 느낌. 이런게 바로 심장폭행인걸까? 생각도 못한 공격에 완전히 말을 잃고서, 그저 멍하게 눈만 깜빡거리며 멍하게 주아를 바라보았다. 진짜 뭐라도 말을 해야하는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진짜로 놀라서 손에 쥐고 있던 음료수를 떨어뜨릴뻔 했다.
정말로 내 옆에 앉아있는것은 그 부끄러움을 타던 주아인걸까? 혹시 이 상황이 꿈속의 이야기는 아닌가 싶어 순간 의심스러워서 음료수를 떨어뜨리지 않게 잘 내려놓고서 내 볼을 살며시 꼬집어봤다.
"아얏!"
당연하지만 꼬집을때 생기는 통증이 나를 덮쳤다. 그렇다는건 이것은 꿈이 아니라는 이야기. 눈물이 핑 도는것을 애써 참으면서 작게 웃어보였다. 찰싹 달라붙은 주아를 바라보며 살며시 손에 더욱 더 힘을 줘서 이제는 빠져나오고 싶어도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주변의 시선이 이쪽을 향할수도 있는만큼, 일단은 공중도덕이 있으니까 더욱 더 진하게 달라붙는건 무리였지만 이 정도라면 별로 상관없지 않을까 싶었다.
이 정도의 풋풋한 애정행각도 할 수 없다면, 이 세상의 커플은 그 어디에서도 설 수 없으니까. 물론 솔로천국 커플지옥을 외치는 이들이라면 눈꼴사납게 볼지도 모르지만, 그런 이들의 시선까지 신경 쓸 마음은 없었다.
사실 무엇보다도 지금은 버스 안에 사람이 많다보니, 이쪽을 보고 싶어도 볼 겨를이 없다는 것도 한 몫 했다. 사람이 많은 만큼, 굳이 이쪽으로 보려는 이도 없을테니까. 우리가 시끄럽게 떠드는것도 아니잖아?
"유주아. 너 진짜로 날 죽이려고 작정한거지?"
살며시 귓가에 속삭이듯이 작은 목소리로 나름 감미롭게 말하며, 웃어보이며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를 계속해서 작게 속삭였다.
"내 심장 폭행하지 마. 바보.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너랑 있는게 좋아. 정말로 좋아. 그러니까 이렇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와 데이트를 하는거잖아? 어렵게 구한 자유이용권 2장을 왜 너와 쓰겠어? 답은 뻔한거 아냐?"
행복한 미소를 보이면서 답을 하고서 분명히 달아오른게 분명한 얼굴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캔에 들어있는 음료수를 마저 다 꿀꺽꿀꺽 마셨다. 하지만 지금의 열기는, 내 얼굴을 달아오르게 하는 열기는 음료수만으로는 부족했던걸까?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열기는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서 절로 미소만이 지어졌다. 정말로 행복한 열기. 그 열기를 느끼면서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아 주아의 어깨를 꼬옥 잡고서 계속해서 나에게 기대게 하며 그 부드러움을 만끽했다.
"어쩌다가 이렇게 좋은 남자친구를 얻었을까라고 얘기했지? 그 답, 가르쳐줄까? 네가 좋은 여자친구니까 내가 좋은 남자친구가 되는거야. 이제 궁금증이 해결됬어?"
그렇게 말을 하고서 절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전에 민주가 얘기했던가. 우리 둘은 절제를 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꿀이 떨어지고 분홍색 안개가 쏟아져 내린다고. 어쩌면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만 해도, 솔직히 분위기로만 보면 상당히 달달한 분위기일 것이다. 설탕을 열스푼쯤 넣은 카라멜 마끼아또와 비슷한 맛이 아닐까?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절도를 지키는건 어디까지나 학교 안에서의 이야기. 지금은 방학이고, 우리 둘의 시간이다. 프라이버시 타임에 우리 둘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는 우리들의 자유였다. 무엇보다 서로가 그것에 대해서 거부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것이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 둘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 간섭할 수 있는 아무도 없었다.
정말로 행복한 미소는 입가에서 떨어지지 않고 마치 박제가 된 것처럼 내 입가에 그대로 남았고, 그 행복한 미소를 느끼며 나는 살며시 두 눈을 감고서 작게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이런 말 하면 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나 말이야. 자각만 못한거고 훨씬 이전부터 널 계속 좋아했던걸지도 모르겠어.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처음 만났을때부터가 아닐까?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왠지 보자마자 공주님이라고 칭했던 것 같기도 하거든. 단지 너무 가까워서 자각을 못하다가, 올해에 들어서 우연히 자각을 하고 그게 펑 터진게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어. 그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네가 좋을리가 없거든. 사실 아무래도 좋아. 중요한건 지금 우리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니까."
빨개진 얼굴의 열기를 모르는척 하면서 살짝 웃으면서 말을 마무리지었다. 사실 정말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단지, 그렇다고 한다면, 정말로 로맨틱하면서도 서로간에 더욱 더 운명일지도 모르기에, 억지라는걸 알면서도 그렇다고 믿고 싶었다.
//네. 안심하셔도 괜찮답니다. 이래보여도 불편한것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하는 편이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일방적으로 힘들게 참는다거나 그런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사실 속에 쌓아두는것보다는, 불편한건 그때그때 말해서 빨리 푸는게 좋다고 보거든요. 그게 쌓이다가 펑 터져버리면 정말로 답이 안 나오니까요. 제가 말한 케이스는 그래도 좀 참아본거긴 한데, 한번 터지니까 대책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손을 놓아버렸죠.
그리고 주아주는 지금 이대로 괜찮아요. 더 잘할 것도 없으니까요. 그냥 지금 이대로도 최고의 파트너에요. 그러니까 괜히 부담가지지 말아주세요. 이보다 더 잘해주시면 그 고마움을 제가 어떻게 감당하나요.
울지 않을게요. 주아주가 힘을 내시는만큼, 저도 계속 울수는 없으니까요. 비록 안타깝긴 해도 언젠가 한번은 겪어야 할 일. 저는 여기서 묵묵히 응원할테니까요. 꾸준히 힘내라고 말하는건 사실 제가 고3때 누군가가 그래줬으면 하고 바라는게 컸거든요. 부모님은 당연히 응원해줬지만 그 이외에는 그다지 응원해주는 이가 없었어요. 친구들은 다 같은 처지라서 자기 살기 바쁘고, 친척들이나 가족이야 뭐 가족이니까 그렇다고 쳐도 그 이외에는 아무도 응원해주는 이가 없었거든요. 다 네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죠. 그래서 조금 고독했었어요. 그때를 떠올리면서 말하는거니까요. 힘들다고 징징거리는거야 고3이니까 당연한거죠. 그렇게라도 해야지..속에 쌓아두면 큰일난답니다.
그리고 주아의 기습공격은 건우가 문제가 아니라 건우주의 심장까지 폭행해버렸답니다. 이렇게 반격을 하다니! 정말로 저를 죽이실 참입니까?! 이, 이대로 죽을 순 없다구요! 그래서 겨우겨우 심장을 부여잡고 답레를 썼답니다. 어깨에 부비부비라니. 너무 귀엽잖아요! 그리고 고마워요. 저를 좋게 봐주셔서. 요새는 이상하게 조금만 예의를 지켜도 가식이니 뭐니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여러 의미로 힘들었거든요. 예의를 지키는게 가식이라니. 어쩌다가 그렇게 된걸까요. 뭔가 많이 삭막해진것 같아요. 요즘은.. 정말로 말이죠. -
636 주아 - 건우 (54246E+57) 2016. 9. 25. 오전 1:36:39운 좋게 사람들이 많은 버스 안에서 자리를 잡고는 나란히 앉아 놀이동산에서 어떻게 놀지에 대해 건우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렇게 해서 내려진 결론은, 동물들을 먼저 본 후에 남은 시간에 놀이기구를 즐기자는 것. 조금의 의견충돌이나 언쟁이 있을 법도 하건만, 자신들은 그런 것도 하나없이 깔끔하게 결론을 내린다. 사실, 십 년이 넘는 그 긴 세월 동안 건우와 자신이 의견 충돌로 싸웠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았지만.
어쨌든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는 건우가 살짝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서 저의 쪽으로 기대게 하자, 그 손길을 따라 얌전히 자신의 머리를 기댄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역시 건우의 말에 동의하며 즐겁게 놀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한다. 이미 몇 번이나 경험했던 스킨십과 거리지만, 여전히 건우와 가깝게 접촉할 때마다 자신의 심장은 여지없이 두근두근 뛰는 속도가 빨라진다. 혹시 이 소리가 들리는 건 아닐까, 생각하던 중 또다른 심장소리가 작게 들려오자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보이는 건 태연한 척, 살며시 웃고있는 건우의 모습.
이미 그런 건우의 심장고동소리를 들어버린 지금,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모습이 자신에게 통할리가 없었다. 그렇게 건우의 마음을 꿰뚫어보게 되자 갑자기 그런 건우가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진다. 그리고 동시에 차오르는 장난기. 결국은 장난기 가득하게 건우에게 웃어보이자 건우는 자신의 뜻을 모르겠는지 두 눈을 깜빡이며 가만히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더니 어떤 장난이든 올테면 와보라는 듯, 건우도 가볍게 씨익 웃어보인다. 좋아. 반격해보겠다, 이거지?
그런 건우의 모습에 한번 더 가볍게 웃고는 건우에게로 가까이 바짝 붙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볼을 건우의 어깨에 살짝 부비부비하면서 밝은 목소리로 너랑 있는게 제일 좋다고 해맑게 얘기한다.
평소의 자신이라면 전혀 생각지도 못했을 모습. 그렇게 조금 애교를 부려보면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얘기한다.
확실히 이런 자신의 모습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건우는 완전히 할 말을 잃고 그저 멍하게 눈만 깜빡이면서 자신을 바라본다. 진짜로 놀랐는지 손에 쥐고있던 음료수까지 떨어뜨릴뻔 했던 건우는 지금 이 상황이 꿈 속 이야기라고 의심하는 듯이 음료수를 잘 내려놓고서는 저의 볼을 스스로 꼬집어본다.
하지만 이것은 당연히 꿈이 아닌 현실. 그렇게 볼을 꼬집으면 아플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 건우는 이내 아픈 듯한 비명을 지르더니 애써 통증을 참으면서 작게 웃어보인다. 그 모든 건우의 모습들을 간신히 웃음을 참아가며 재밌다는 듯, 조용히 지켜본다. 내가 이렇게 행동해보인게 그렇게나 놀랍고 믿기지 않는 일일까? 하긴... 알고지낸 13년 동안 내가 애교라든가, 그런 거 건우에게 시도해본 적은 없었으니.
아무튼 건우의 그런 재밌는 반응에 장난쳐보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건우가 손에 더욱더 힘을 줘서 자신이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우의 말. 자신에게 진짜로 저를 죽이려고 작정한거냐며 건우는 귓가에 속삭이듯이 작지만 감미로운 목소리로 묻는다. 그렇게 물으며 자신에게 잠시 웃어보이던 건우는 곧이어 저도 마찬가지로 자신이랑 있는게 정말로 좋다며, 이렇게 어렵게 구한 자유이용권 2장을 자신과 데이트를 하는 데 쓰는 이유의 답은 뻔하지 않냐며 오히려 역으로 질문해온다.
달아오른 얼굴로 행복한 미소를 숨김없이 보이면서, 건우는 그렇게 대답한다. 곧 건우는 그 열기를 식히려는 듯 남아있는 음료수를 전부 다 꿀꺽꿀꺽 마시지만, 그걸로는 부족한듯 싶었다. 왜냐하면 건우의 얼굴은 아직도 빨개져 있었으니.
"응! 진짜로 심장 폭행해서 저 세상 한번 보내보려고 했는데, 이 정도론 안되나보네? 알았어. 심장 폭행 안 할게. 다시는 안 할게. 그러면 됐지? 그리고 확실히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뻔하네. 그러면 대답 안 해도 되지? 이미 둘 다 알고있으니까 말야."
그런 건우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키득키득 웃으며 장난기 가득하게 대답한다. 이제는 자신도 제법, 예전보다는 능글맞아진 모습. 물론 아직은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때가 더 많겠지만, 어쩌면 자신의 이런 조금은 짓궂어진 모습도 전부 건우와 닮아가기에 그러는 거 아닌가 싶었다. 왜,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이 있잖아?
건우는 곧이어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의 어깨를 꼬옥 잡고서는 계속해서 자신이 저에게 기대게 한다. 그리고는 아까 자신이 혼잣말하듯 얘기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가르쳐준다. 바로, 자신이 좋은 여자친구니까 저가 좋은 남자친구가 되는거라는 것.
"응, 해결됐어. 그럼 앞으로 더, 더 좋은 여자친구가 되어야겠네? 나는 더, 더 좋은 남자친구가 보고싶으니까."
피식 웃는 건우에게 방긋 웃으며 대답한다. 물론 건우는 이미 자신에게 그보다도 훨씬 더 좋은 남자친구지만... 나도 그에 맞춰서 더, 더 좋은 여자친구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건우는 여전히 행복한 미소를 짓더니 곧 두 눈을 감고서는 중얼거리듯,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자각없이 자신을 계속 좋아했던 걸지도 모르겠다며, 그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자신이 좋을리가 없다고 얘기한다. 사실은 아무래도 좋다며, 중요한건 지금 자신들이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을 마무리짓는 건우는 살짝 웃어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빨개져있는 얼굴.
"정말 그런걸까? 으음, 그렇게 따지자면 나도 그럴지도 모르겠어. 나도 뭔가 처음 만났을 때, 너에게 왕자님 아니냐고 물어봤었던 것 같거든. ...그러면 말야. 만약 내가 먼저 자각하지 않았다면. 서로 고백했던 날, 내가 너를 붙잡고 솔직하게 화내지 않았다면. 만약 그랬어도, 우리는 이렇게 이어졌었을까? 뭐어... 건우, 네 말대로 우린 이제 사귀고 있으니 아무래도 좋은 사항이긴 하지만 말야."
여전히 건우의 어깨에 살며시 기댄 채, 똑같이 중얼거리듯 작게 얘기한다. 이제는 생각해봤자 소용없는 가정. 그렇지만 만약 그랬다면. 지금도 잘 믿기지 않는 그 순간, 순간의 기적이 없었다면. 그 때는...
잠깐의 생각 끝에 그래도 역시, 내가 먼저 좋아한다고 자각해서 다행인 것 같아, 하고 말을 덧붙이며 건우에게 방긋 웃어보인다.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어쩌면 자신들은 이렇게 가까이 있지 못했을 수도 있었으니. 새삼 자신이 이 정도로 건우를 좋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자신도 똑같이 살짝 볼이 빨개지지만 애써 모르는 척하며 가만히 눈을 감는다.
/ 그럼 건우주. 혹시 나중에라도 저에게 원하시는 게 있다거나, 불편한게 있으시다면 바로바로 말씀해주세요. 알았죠? 저도 혹시나 그런게 생긴다면 바로 말씀드릴테니까요. 확실히 불편한게 있다면 빨리 푸는 게 좋으니까요. 적어도 나쁘게 끝나고 싶진 않거든요, 저는...
그리고 부담은 아니랍니다. 그냥, 건우주께서 감당 못하시게 해보고 싶은 저의 나쁜 심보일 뿐! ㅋㅋㅋㅋ 이건 농담이고, 건우주께서는 힘들었던 일이 많으셨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냥 잘 대해드리고 싶을 뿐이예요. 예전에도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나쁜 기억은 좋은 기억으로 치유해드리고 싶다구요.
...사실, 저도 비슷하답니다. 저는 부모님들께서도 전부 바쁘셔서 응원을 잘 받지 못하거든요. 물론 두 분 다 응원해주시긴 하시지만 얼굴도 제대로 못 보는 때가 많은지라... 거의 혼자서 알아서 하고 있답니다. 친구들도 제가 고민을 들어주고 응원을 해주는 쪽이라... 네.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힘들어요. 다른 사람들도 다 겪는 일인데 나는 도대체 왜 이러는걸까, 싶기도 하고. 이것저것 여러 약한 생각도 들고. 뭔가 스스로에게 화나기도 하고. 체력관리도 하기 싫어지고... 그래도 괜찮아지겠죠. 네.
그보다 건우주의 심장도 폭행했다니. 후훗, 제 의도를 눈치채신 건가요? 네, 그럴 참이랍니다. 건우와 사귄지 100일이 다 되어간다면 주아도 나름 공격이 가능해진답니다! 전부 건우에게서 배웠거든요. 그동안 건우가 얼마나 공격해왔는데요~ 그리고 확실히 요즘은 뭔가 옛날보다 더 삭막해진 것 같기는 해요. 정말로 고생하셨어요, 건우주. 그동안 힘드셨죠? 하지만 이젠 괜찮아요. 예의를 지키는 건 가식이 아니니까요. 아니, 그게 가식이라고 한다면 저도 똑같이 가식이 되어드리죠! 둘이 같이 가식이면 적어도 혼자일 때보단 든든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 -
637 건우 - 주아 (15307E+51) 2016. 9. 25. 오후 3:50:21기분 탓일까? 요즘 들어 주아의 능글거리는 모습이 늘어가는 것 같다. 물론 완전히 능글맞은 모습은 아니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처음 사귈때만 해도, 사귀기 전만 해도 이런 모습은 보인적이 없었다. 물론 장난기를 가득 담아서 내 장난에 반격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심장폭격을 해놓고서 부끄러워하는 모습 없이, 키득키득 웃으면서 능글맞게 추가타까지 해오는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뜩, 내가 능글맞게 장난을 치면서 애정을 표현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어쩌면 주아도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옛말에 사랑하게 되면 서로 닮는다는 말이 있다. 상대의 모습이 너무나도 좋아서 자신도 모르게 그 모습을 가지게 된다는 것.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주아는 어쩌면...
그런 생각을 하면서 떨어지지 못하도록 어깨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조금 강하게 줘서 내 쪽으로 바짝 밀착시켰다. 누가 봐도 염장을 떠는 닭살커플의 모습. 하지만 지금은 우리의 프라이버시 타임이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이렇게 염장을 조금 떨어도, 닭살적인 모습을 보여도 별로 문제가 될 건 없다. 손가락질 받고, 눈쌀 찌뿌러질 정도의 애정행각을 하는건 아니니까.
사귀는 만큼 버스에서 이렇게 살짝 밀착해서 기대고 있는것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잖아. 안 그래?
하지만 그럼에도 부끄러운건 부끄러운 일이었기에,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음료수의 냉기로도 식혀지지 않는 행복한 열기. 그 열기에 섞여서 내 입가에선 행복한 미소만이 흘러나왔다. 만약 정말로 여기에 우리 둘만 있었다고 한다면 이대로 와락 끌어안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여긴 사람이 너무 많았다. 아무리 주아가 사랑스럽다고 해도 절도는 지켜야만 하는 법. 괜히 눈쌀 찌뿌려지는 커플로서 보이고 싶진 않았다. 주아하고는 정말로 행복하게, 언제까지나 좋은 순간으로만 남고 싶으니까.
서로간에 달콤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누다가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나는 자각만 못했을 뿐, 이전부터 주아를 좋아한게 아닌가라는 식으로 말을 남기자, 주아는 나에게서 조금도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내 어깨에 살며시 기대며 내가 중얼거리듯이 자신도 혼잣말 하듯 작게 답해왔다. 자신도 어쩌면 그런걸지도 모르겠다고. 어릴때 왕자님이 아니냐고 물어봤었던 것 같다고.. 그러면서 한가지 가정을 나에게 던져왔다. 서로 고백했던 그 날, 자신이 나를 붙잡고 솔직하게 화내지 않았다면, 우린 이어질 수 있었을까? 라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둘은 따지고 보면 서로 한번 멀어졌다가 주아가 나를 붙잡고 화를 냈기에 이어진거나 마찬가지였다.
계속해서 눈을 감은채로, 나는 살며시 어깨를 잡은 손을 올려 조금은 길어진 주아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쓰다듬어보았다. 여성의 머리카락은 원래 이렇게 부드러운걸까? 아니면 주아의 머리카락이 유독 부드러운걸까? 나와는 다르게 상당히 부드러운 머리카락의 감촉이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 정말로 애완동물을 쓰다듬는게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를 정도로 내 손은 멈추지 않고 살며시, 천천히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사실 가정을 두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긴 하지만, 어쩌면 우리 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졌을지도 몰라. 물론 말도 안되는 억측이고 아무런 근거도 없어. 사실 그때는 그대로 멀리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결국... 너와 나는 서로를 찾게 되었을거라고 생각해. 실제로 그때의 너는 나를 찾았고, 얼마전의 나는 너를 찾았어. 진짜 과장 보태서 말하자면, 서로가 서로를 찾았잖아? 고백하던 그 날, 나는 진짜로 마음 많이 아팠거든. 그게 널 위한 길이라고 생각해서 멀어졌지만, 사실 몇번이고 너를 향해서 달려가고 싶었어. 멀어지는 거리를 다시 좁히고 싶었어. 하지만, 그게 용서가 되지 않을까봐, 혹시 너에게 피해가 될까봐 가지 못한 것 뿐이야. 설마 네가 날 좋아하고 있을줄은 몰랐으니까. 그러니까 어찌되었건 우리 둘은 다시 찾게 되었을거야. N극과 S극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것처럼... 건우와 주아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존재일지도 몰라."
어쩌면, 정말로 손발이 오그라들지도 모르는 말을 하면서 나는 살며시 웃어보였다. 그리고 더욱 더 부드럽고 천천히, 정말로 소중하게 주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아무래도 주아는 정말로 머리를 기를 생각인것처럼 보이니, 살짝 이 머리가 길어지는 것을 기대해도 괜찮지 않을까? 물론 지금의 주아도 상당히 귀엽고 예쁘지만, 머리카락이 길어진 주아 역시 상당히 귀엽고 예쁠테니까.
무엇보다 자신이 기르고 싶다고 한다면, 나는 그것을 말릴 생각이 없었다. 정말로 말도 안되는 사안이 아니라면야 전부 수용할 수 있었다. 그만큼 나는 이 아이를 좋아하고 사랑하니까...
"너에게 많은걸 바라진 않아. 그냥, 이대로만 있어줘. 이대로가 딱 좋으니까. 알았지?"
감고 있던 두 눈을 뜨고서 주아의 눈과 내 눈을 살며시 마주치며 다시 한번 생긋 웃어보였다. 방금 주아는 자신이 먼저 좋아한다고 자각해서 다행일지도 모른다고 말을 하지만, 글쎄... 그것에 대해서는 애매했다. 내가 먼저 좋아한다고 자각했어도 어쩌면 결과는 비슷할지도 모르니까. 어쩌면, 서로가 자각을 했기에 이 관계가 맺어진게 아닐까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입에 담지는 않았다.
빨개진 두 볼은 마치 사과같았고 조금만 건드려도 퐁 하는 소리를 내면서 터질 것만 같았다. 장난기가 살짝 들어 머리를 쓰다듬는 손을 살며시 떼어낸 후에, 검지손가락을 들어 가볍게 주아의 볼을 콕 찔러봤다. 손가락 끝에서 정말로 맨들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들어, 나도 모르게 살짝 놀라는 찰나, 슬슬 우리가 내려야 할 곳에 버스가 도착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근처에 있는 정지벨을 꾹 눌러서 삐익- 하는 소리를 버스 안에 울리고서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좀 더 이렇게 있고 싶긴 하지만, 그랬다간 목적지인 놀이동산을 넘어서서 다른 곳으로 갈지도 모르니까 내려야할 때였다.
"여기서 내리면 돼. 정말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간 것 같은걸? 너와 같이 있어서 그런걸까? 내리자."
사람들을 헤치면서 주아가 나올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면서 나는 천천히 버스의 출입문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넘어지지 않도록 손잡이를 꽉 쥐고서 버스가 멈추는 것을 천천히 기다리자, 버스는 어느샌가 정류장 앞까지 도착했고 닫혀있는 문을 열어 사람들이 나갈 수 있게 해줬다.
조심스럽게 넘어지지 않게 버스 밖으로 나온 후에, 나는 살며시 뒤로 돌아서 주아가 제대로 나오는지 바라보았다. 사람이 많이 내리는만큼, 혹시라도 넘어져서 다치면 안되기에 조금도 시선을 주아에게서 떨어뜨리지 않았다.
조금 과보호하는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다치면 어쩔까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은 사실이었다. 내가 너무 오버하는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역시 그래도... 신경 쓰이는건 어쩔 수 없었다.
//물론 그 점에 대해서는 말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주아주도 말씀하셨지만, 주아주도 그런게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역시 안에 쌓아두는것보다는 확실하게 풀어나가는게 좋으니까요. 펑 터지면 그때는 정말 어떻게 할 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주아주에게 불편한점이나 그런게 느껴질것 같진 않아요. 오버일지도 모르지만 주아주는 정말로 저에게 너무나도 잘 맞거든요. 몇번이고, 몇번이고 말했지만요.
음. 그리고 마음가짐 너무나도 고마워요. 힘든 일이 없진 않죠. 아무리 그래도 사람인데 어떻게 힘든 일이 없겠어요. 나쁜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치유해준다. 그렇다면 저는 그냥 피하지 않고 그 치유를 잘 받아야겠군요. 대신에 저도 주아주를 치유해줄게요.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모습. 보기 좋지 않겠어요?
음...그리고 주아주의 뭔가 아픈 상처부분을 봐버린 모양이네요. 네. 그렇게 되면 정말로 힘들죠. 부모님의 얼굴을 제대로 못 보는 경우도 많고 친구들도 의지하기만 한다면..그건 정말로 힘들죠. 체력관리도 화나는것도 다 이해해요.
그렇다면 제가 주아주의 힘이 되어줄게요. 현실에선 기대지 못하고 기대어지는 쪽이라고 한다면 저에게 기대세요. 인터넷 상의 존재라서 어쩌면 힘이 정말로 되는건 안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주아주가 힘들거나 지치는 모습이 있으면 제가 여기서 힘내라고, 잘 할 수 있다고 말할게요.(꼬옥(토닥토닥(쓰담쓰담)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는것만으로도 힘이 되는건 제가 잘 아니까요. 그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런 말이라도 좋아요. 힘들고 지치는게 있으면 저에게 한탄해도 괜찮아요. 전부 받아줄테니까요. 옆동네에서는 이런게 징징글로서 욕을 먹는 글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편한 사람에게 한탄을 할 수도 있는거고 어리광 부리듯이 징징댈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제가 여기서 응원해줄테니까 힘내요. 주아주는 잘할 수 있어요. 정말로요. 가식이 아니라 진심이에요. ㅎㅎㅎㅎ 그리고 주아가 능글맞아진다면... 순식간에 능글커플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건우와 주아의 반 친구들, 특히 민주는 닭살이 돋아서 손발이 오그라들게 되려나요? 하지만 그럼에도 건우와 주아는 신경도 안쓰고 계속해서 분홍빛 안개를 뿌릴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ㅎ -
638 주아 - 건우 (92216E+57) 2016. 9. 26. 오전 12:04:07요즘 들어 조금씩 변하고 있는 듯한 자신의 모습. 자신이 이렇게 먼저 건우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고, 그 후에도 부끄러워하는 모습없이 오히려 능글맞게 반격하는 모습은 아마 처음 보는 모습일 터였다. 건우와 사귀기 전에도, 사귀고 난 후에도, 자신은 건우의 장난에 반격하는 정도에 그쳤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완전히 능글맞게 변한 것은 아니었다. 사람의 성격이라는 것이 한순간에 갑자기 확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여전히 부끄러운 때도 많았고, 창피함을 느끼는 때도 많았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이렇게 조금씩 이런 능글맞은 모습을 보이도록 변해가는 이유는... 아마 건우 때문일 것이었다. 아니, 건우였다. 건우가 아니라면 자신의 이런 변화는 설명할 수 없으니. 그동안 건우가 보여줬던 능글맞게 애정을 표현하는 모습. 그리고 사랑을 하게 되면 서로 닮아간다는 말. 분명 그 때문일 것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건우를...
건우 몰래 조용히 그런 생각을 하다가 건우가 자신의 어깨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줘서 저의 쪽으로 바짝 밀착시키자 얌전히 그의 손길대로 건우에게 가까이 붙는다. 그러나 여전히 부끄러운 접촉이라는 것은 똑같았는지, 건우의 얼굴은 음료수로도 식혀지지 않을 정도로 빨개져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나쁜 의미의 열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건우의 행복한 미소. 그 미소에 자신도 작게 미소지으며 달콤하게 대화를 나눈다.
그러다가 건우가 자신을 좋아하게 된 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여전히 건우에게 가까이 붙어 어깨에 기댄 채 계속해서 조용히 생각해봤던 한 가지 가정을 입에 담아본다.
과연 우리들은, 이어질 수 있었을까? 그 수많은 우연의 순간들이 겹쳐지던 그 때. 네가 혼자 산책하고 있지 않았다면. 내가 산책하러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면. 네가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면. 내가 너를 찾아내어 너를 향해 달려가지 않았다면. 네가 나와 거리를 두려고 하지 않았다면. 내가 너에게 솔직하게 화를 내지 않았다면...
자신의 어깨에 있던 손을 올려 자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는 건우의 손길을 느끼며, 시선을 아래로 내린 채 천천히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가만히 불어오는 바람마저 시리도록 마음 아팠던, 그 순간, 순간을. 만약 그 모든 일들 중 단 한 가지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어쩌면 우리들의 거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천천히, 부드럽게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건우는 이내 입을 열어 어쩌면 자신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졌을지도 모른다며 말을 시작한다. 사실 그 때는 그대로 멀리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결국 자신들은 서로를 찾게 되었을 것이라며. 또, 그 때는 자신이, 며칠 전에는 저가 서로를 찾았으니. 그러니 어찌되었건 자신들은 서로를 다시 찾게 되었을 것이라며, 자석에 비유하면서 말을 마무리짓는다.
살짝 건우를 바라보니 언제나처럼 살며시 웃고있는 건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정말로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이 다정한 손길...
"...응, 그렇네. 건우, 네 말이 맞아. 바보같은 생각을 하고있었네, 나. 우리는 결국 서로를 찾게 되었을테니까. 어떻게든 서로를 찾아냈을테니까. 서로 같은 극이 아닌 이상, 자석에 먼 거리는 없잖아? 만약 거리가 멀어진다고 하더라도 바로 좁혀질테고 말야. 그러니까 건우, 너. 앞으로 절대 극 바꾸면 안 돼? 아니, 네가 바뀌면 나도 바뀌면 되겠지만 말야."
키득키득 가볍게 웃으며 밝은 목소리로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응, 정말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생각할 가치도, 그럴 필요도 전혀 없는 가정이었다. 그 모든 우연들이 겹쳐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들 중 하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은 결국 다시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갔을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이 순간을 만들어냈을 것이었다.
건우는 곧 감고있던 눈을 뜨곤 자신과 눈을 맞추며 자신에게 많은 걸 바라진 않으니 그냥 이대로만 있어달라며, 다시 한번 생긋 웃어보인다.
"많이 바래도 되는데 말야. 그래도 알았어. 건우, 네가 원한다면."
그런 건우에게 자신도 덩달아 빙그레 미소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먼저 건우를 좋아한다고 자각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은 계속 들었다. 만약 그 반대였다면... 건우가 마음고생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 그건 싫다는 마음과 동시에 나는 이 정도로 건우를 좋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부끄러워져 양 볼이 살짝 달아오른다.
그러나 자신의 그런 작은 변화를, 건우는 눈치챈 듯 했다. 건우는 곧 쓰다듬던 손을 떼고는 검지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콕 찌른다. 그 손가락에 의해 포옥 들어간 자신의 볼.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순간 깜짝 놀라 건우를 바라보지만, 놀란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었는지 건우도 살짝 놀란 눈치를 보인다. 그러다가 자신들이 내릴 지점에 다가왔는지, 건우는 곧 정지벨을 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내리자고 얘기한다. 그런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선다.
사람들을 헤쳐 자신이 나올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면서 출입문 쪽으로 걸어가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그 뒤를 쫓아간다. 예전에 넘어질 뻔했던 기억이 떠올라 이번에는 손잡이를 제대로 쥐고서 버스가 멈추기를 기다리자, 버스는 정류장 앞에서 속도를 늦추어 멈추었고, 닫혀있던 문을 연다.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이 곳이 목적이었는지, 생각보다도 많이 내리는 사람들. 건우는 먼저 조심스럽게 버스 밖으로 나와서는 뒤로 돌아서 자신을 걱정스러운 듯 바라봤고, 자신도 그런 건우를 따라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러나 아무래도 사람들이 한꺼번에 내리다보니, 부딪히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밖으로 나오려던 중, 갑자기 뒤에 있던 한 어린 남자아이가 먼저 나가겠다는 듯이 자신을 밀치고는 버스 밖으로 뛰어나간다. 그에 의해 순간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 했지만 다행히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버스 밖으로 나오는데 성공한다.
그래도 또다시 그런 모습을 건우에게 보여버렸다는 사실에, 약간 멋쩍어하며 천천히 건우에게로 걸어간다. 분명히 건우라면 그런 자신의 모습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조마조마하게 지켜보고 있었을 터. 그런 건우를 안심시켜주기 위해서라도 자신은 괜찮다는 뜻을 담아 밝게 웃어보이며, 건우의 팔에 팔짱을 끼어 옆에 찰싹 달라붙는다.
"자자, 어서 가자! 나, 빨리 동물들도 보고싶고 놀이기구도 많이 타고싶어!"
/ 네, 알겠습니다! 저도 그런게 있으면 바로바로 얘기할게요. ...라고는 해도 저 역시 건우주께 불편한 점이라든가 그런건 없겠지만요. 그리고 그게 오버라고 한다면 그런 오버는 환영이라구요? 저도 건우주와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예전부터 쭉 들어왔던 생각이지만요.
그나저나 피하지 않고 받아야겠다니. 혹시 피할 생각이셨나요?! 우와, 그건 왠지 조금 실망인걸요? 절대로 못 피하시게, 제대로 치유해드려야겠네요. ㅎㅎㅎ 그리고 저도 치유해주겠다니. 고마워요, 건우주. 네, 그거 정말 보기 좋은 모습일거예요!
음... 그리고 이해해주셔서 고마워요. 아픈 상처라.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건우주께서 힘이 되어주겠다는 말씀이, 기대라는 말씀이 굉장히 고맙고 든든하게 느껴지거든요. 인터넷 상의 존재가 뭐 어때서요? 정말로 힘이 된다구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현실에서도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분이 적은데, 건우주께서는 오히려 인터넷 상인데도, 제가 누군지 모르시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힘이 되어주겠다고, 기대라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주시는 거라구요. 그런 응원을 계속, 꾸준히 받는데 힘이 안 날수가 있나요? (꼬옥)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존재. 될 수 있을지 모르는게 아니라 되어주셨으면 한답니다. ㅎㅎㅎ 하지만 한탄도, 어리광도, 징징대는 것도 전부 안할거예요. 건우주께서는 정말 편하고 좋고 소중해요. 그래서 더더욱 안할거예요.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셨으면, 하니까요. 그리고 가식이 아니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있다구요? 언제나 정말로, 진심으로 고마워요, 천사님! ㅎㅎㅎㅎ 아무리 고맙다고 말해도 계속 부족한 느낌이라 엄청 답답하네요...
아마 주아가 능글맞아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만약 그런다면 아마 정말로 능글커플이 될 것 같아요. 그러면 정말 반 친구들, 특히 민주... ㅋㅋㅋㅋ 하기야, 민주는 닭살행각을 소름돋아하는 아이니까요. 어쩌면 건우와 주아에게 사랑의 멋짐 좀 그만 전파하시지? 하고 타박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건우랑 주아는 정말로 자기들만의 세상을 펼치겠지만 어쩌면 그 분홍빛에 견디지 못한 반 친구들이 방해 공작을 펼칠지도...? 아, 만약 이런다면 아마 태현이가 주도할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 -
639 건우 - 주아 (5504E+53) 2016. 9. 26. 오전 2:15:38분명히 시간상으로는 꽤 오래 달려야 하는 거리건만, 어느새 우리 둘을 태운 버스는 목적지 근방까지 도착했다. 좀 더 이대로 주아와 애정을 나누면서 앉아있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정말로 멀리, 아주 멀리 가버릴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어디까지나 놀이공원이었기에, 여기에서 내려야만 했다. 사람이 많은만큼, 내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고 사람들을 헤치면서 주아가 나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주아도 힘들지 않게 나올 수 있었다. 이내 손잡이를 꽉 잡고서 버스가 멈추는 것을 기다린 후에, 나는 문이 열리자마자 빠르게 밖으로 나왔다.
이제는 주아만 나오면 되는 상황이었고 나는 주아가 내리는 모습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봤다. 예전에도 한번 넘어질뻔 한 적이 있는 주아였기에 그 조마조마한 마음은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그리고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사람들과 부딪치면서도 어떻게든 내려오는 도중, 한 남자아이가 주아를 밀치고는 빠르게 밖으로 뛰어나왔다. 그리고 그 때문에 주아는 중심을 잃고 넘어질것처럼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주아야!!"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 큰 소리로 주아의 이름을 외쳤다. 빠르게 달려가서 잡아주려고 막 발걸음을 움직이려는 순간, 주아는 넘어지지 않고서 무사히 버스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나에게 보여줬다.
버스 안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나는 순간 멍해졌다. 넘어질까봐 우려스러워서 뛰어가서 잡아주려고 했건만, 주아는 내 예상과는 달리 멀쩡히 버스 밖으로 나왔다. 정말로 무안하기 짝이 없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주아는 방금 전의 모습을 보인 것 때문인지 멋쩍게 웃으면서 나에게로 걸어왔고 밝게 웃어보이더니 내 팔에 자신의 팔짱을 끼어서 단번에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동물도 보고 싶다고, 놀이기구도 많이 타고 싶다면서 말하는 주아의 모습에 아주 잠깐 또 멍해지다가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는데 성공하고 나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응. 그래야지. 빨리 가야지! 아침에 나와서 시간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해야할 게 많으니까 빨리 빨리 움직여야지. 응."
애써 무안한 감정을 가슴 속에 쏙 집어넣어버리고 나는 내 옆에 찰싹 달라붙은 주아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놀이공원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내 옆에 팔짱을 끼고서 주아가 찰싹 달라붙어있는만큼, 발걸음은 주아에게 맞췄다. 내 평소 걸음으로 걸어가면 주아에게 부담이 될 게 분명하니까.
앞으로 걸어가면서 지나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우릴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기사 학생 나이의 남녀 한쌍이 나란히 팔짱을 끼고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 둘이 무슨 사이인지는 초등학생이 아닌 이상, 왠만하면 다 눈치를 챌 것이다.
하지만 딱히 숨길 마음도 없었고, 찔리는 마음도 없었기에, 나는 팔짱을 풀지 않고 그저 미소로 주아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나와 주아 사이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둘 사이에 흐르는 즐겁고 다정한 분위기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다가 살짝 장난기가 들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조금은 짖궂은 말을 한마디 걸어보았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보는 것 같은데 역시 주아, 네가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그런거 아닐까? 하하하. 남자친구로서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걸? 난 정말로 왜 그 길고 긴 시간동안 널 여자친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못한거려나. 그만큼 내가 더 잘해줘야겠네."
사람들이 시선이 향하는 이유는 틀림없이 우리 둘이 팔짱을 끼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어쩌면 그 중에는 분명히 주아를 바라보는 이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내 말은 완전한 거짓된 명제는 아니었다. 일부에게는 참인 명제.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능글맞게 웃어보이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는 도중, 저 앞쪽에서 우리의 목적지인 놀이공원의 모습이 보였다. 아무래도 방학이라서 그런걸까? 제법 많은 사람들이 그 안으로 들어가는게 보였다. 결국 사람들이 생각하는건 다 똑같구나라고 느끼며 나는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입구로 걸어갔다.
"티켓 확인하겠습니다."
"여기 자유이용권 2장이요."
입구 쪽에 서 있는, 티켓을 확인하는 직원 분에게 주머니 속에서 자유이용권 2장을 꺼낸 후에 보여주자 직원 분은 티켓을 꼼꼼히 확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티켓에 문제가 있을리 없었기에, 직원 분은 나에게 티켓을 돌려줬고 안으로 들어가도 좋다고 얘기했다.
티켓을 받은 후에 나는 주아를 데리고 놀이공원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놀이동산 안 쪽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밝고 경쾌한 음악소리가 크게 들려오기 시작했고, 활기찬 분위기도 더욱 더 확실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커다란 놀이공원의 모든 것이 우리를 반겨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살짝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이제와서 말하기도 새삼스럽지만, 오늘 하루 잘 부탁할게. 주아야. 그럼 바로 동물원으로 가볼까? 혹시 동물원에서 가장 먼저 보고 싶은 동물 있어?"
//ㅎㅎㅎㅎㅎㅎ 그, 그건 말이 그렇다는거죠! 설마 제가 피할 생각이었겠어요? 그러니까 실망하기 없기에요. 언어적 표현이라는거죠. 이런게. 무, 문학 시간에도 나오는거라구요? 아, 아마도 말이죠! 배운지 조금 오래 되어서 기억은 잘 안나지만요. 그러니까 삐지지 마세요. 알았죠?
주아주가 누군지 저는 확실하게 모르죠. 반대로 말하면 주아주도 제가 누구인지 전혀 모를테고요. 하지만 그건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생각해요. 사실 아는 사람만 위로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설사 아는 사람이 위로해야한다고 치더라도 저와 주아주가 인연을 맺은 것도 어느덧 약 4개월이 가까워지고 있는만큼, 서로 누구인지 모를 뿐, 그 인연은 절대로 가벼운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이 힘들어하고 중요한 시기를 겪고 있는데, 응원과 격려를 안할리가 없잖아요? 제 응원이 힘이 되어준다면야 얼마든지 해드릴게요. 그러니까 남은 시간,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 절대로 지쳐서 쓰러지지 마세요. 손을 뻗어서 잡아주진 못하지만 아군으로서 옆에 있어줄테니까요.
그리고 천사님은 아니랍니다. ㅎㅎㅎㅎ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는 남캐러 건우주일 뿐이라구요. 제가 천사면 만인이 다 천사일거라구요! 그리고 주아주의 마음은 잘 전달되고 있어요. 고마워요.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시간 내주시고 저에게 언제나 다정하신 주아주 천사님!(역으로 반격)
그리고 정말로 그 상황도 절로 상상이 가는데요? 민주와 태현이...ㅋㅋㅋㅋㅋㅋㅋㅋ 왠지 그 상황도 해보고 싶어지는걸요? 빼빼로 데이때 정말로 한번 해볼까요? 저 둘은 정말 어디까지 가는가 반 애들끼리 내기를 해본다던가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결말은 그냥 반 애들이 내기고 뭐고 다 때려칠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참고로 민주의 저 말을 들으면 건우는 아마..정말로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네가 불쌍해.' 라면서 능글맞게 반격할지도 모르겠네요. -
640 주아 - 건우 (92085E+56) 2016. 9. 27. 오전 1:43:59분명히 생각보다 꽤 오래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고 알고있었건만. 건우와 함께 꽁냥꽁냥 하면서 장난도 치고 다정하게 대화도 나누고하다보니 어느새 버스는 금방 목적지까지 도착한다. 혼자 있을 때는 그렇게도 잘 안 가던 시간이 왜 건우와 함께 있으면 그리도 빨리 지나가는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를 것 같은 그런 의문을 마음 속에 품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자리에서 일어난다.
건우는 많은 사람들을 헤치면서 자신이 나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줬고, 그 배려에 고마워하면서 그 뒤를 따라간다. 이내 정지하려는 버스의 움직임에, 이번에는 손잡이를 제대로 꽉 잡고서는 버스가 완전히 멈추는 것을 기다린다. 곧이어 버스가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닫혀있던 문을 열자마자 건우는 먼저 빠르게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는 뒤로 돌아서 자신이 내리려는 모습을 걱정된다는 듯이 지켜본다.
하긴. 어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은 예전에도 넘어질 뻔한 모습을 건우에게 보인 적이 있었으니. 게다가 지금은 그 때보다도 내리려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 건우가 저렇게 조마조마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 건우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사람들과 부딪히면서도 최대한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발걸음을 내딛는다. 하지만 그러던 와중, 자신의 뒤에 있던 한 남자아이가 놀이공원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고싶었던지, 자신을 밀치고는 먼저 빠르게 밖으로 뛰어나간다. 하지만 그 순식간에 일어난 일때문에 순간 중심을 잃고는 넘어질 것처럼 비틀거린다.
그리고 동시에 들려오는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건우의 목소리. 아, 안 돼! 여기서 넘어지면...! 즐겁게 데이트를 즐기고픈 마음은 건우도, 자신도 똑같을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자신이 넘어져서 조금이라도 다친다면? 일단 자신이 아픈 것이나 상처는 둘째치더라도 건우가 엄청나게 마음 아파할 것이 뻔했다. 둘이서 함께 시간을 보낼 때는 언제나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건우였으니까.
그러므로 어떻게든 넘어지면 안되었다. 그 생각 하나만으로 간신히 다시 중심을 잡고는 또다시 사람들에게 치이기 전에 재빨리 버스 밖으로 나온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멍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의 모습. 금방이라도 뛰어와 자신을 잡아줄 태세였지만, 자신이 무사히 나온 것에 놀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무안한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 왜 나는 항상 이런 모습만 보이는걸까, 하는 생각에 멋쩍게 웃으며 건우에게로 걸어간다. 그리고는 어떻게든 화제를 돌려보기 위해서 일부러 더 밝게 웃어보이며 건우의 팔에 팔짱을 껴서 바로 옆에 찰싹 달라붙는다.
빨리 가자고 말하는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잠깐 또 멍해지더니 곧 정신을 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빨리 움직여야지, 하고 얘기한다. 자신처럼 무안한 감정을 뒤로 하고 미소를 보이는 건우에게 자신도 덩달아 빙그레 미소지어 보인다.
그리고는 같이 천천히 놀이공원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그러나 평소의 건우의 걸음 보폭이 아닌, 그보다 조금 더 작은 보폭. 자신에게 맞춰주는 것이 분명한 그 보폭에 괜히 또 기쁜 마음이 든다. 이런 작은 배려 하나, 하나가 얼마나 고마운지, 넌 아마 모를거야. 건우야.
그러나 왠지 모르게 걸어가면서 지나치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힐긋힐긋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 영문 모를 시선에 의아해하면서도 자신에게 미소지어주는 건우의 모습에 덩달아 즐거운 듯이 밝은 웃음으로 화답한다. 언제나, 언제나 자신들 사이에 흐르는 다정하고 따뜻한 분위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이토록 즐겁고 편안한 사람은 건우밖에 없었다.
그러나 곧이어 건우는 뭔가 장난기가 생겼는지 웃으면서 자신에게 네가 예쁘고 귀여워서 주변 사람들이 많이 보는 것 같다며, 저는 왜 그 긴 시간동안 자신을 여자친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그만큼 더 잘해줘야겠다고 짓궂게 말을 걸어온다. 그 순간, 갑작스레 몰려오는 창피함에 붉어지는 볼. 확실히 자신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능글맞아졌다고는 생각했지만, 역시 건우는 못 따라가는 듯했다. 이렇게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공격해 들어올줄이야...
"사, 사람들 많은 밖에서 그런 소리 하면 어떡해...! 그, 그런 거 아닐게 당연하잖아! 더 잘해줘야겠다면서, 자꾸 이러기야? 한번만 더 그러면 네 뒤에 숨어버릴거야. 다시는 내 얼굴 못 보게."
능글맞게 웃어보이는 건우를 조금 뾰로통한 표정으로 흘겨본다. 그런 낯뜨거워지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건우의 짓궂은 모습에, 문득 어린 시절의 개구쟁이였던 건우의 모습이 겹쳐보인다. 역시 건우는 변하지 않은 것 같아. 아니, 변한거려나? 분명 자라면서 조용해지고 차분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나는 아직 건우만큼 능글맞아지려면 멀었구나...
하지만 다음 번엔 꼭 자신이 기습공격을 하리라, 마음먹으며 건우와 함께 천천히 놀이공원의 입구로 걸어간다. 확실히 방학 시즌이라 그런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입장하는 것을 보며 줄서서 기다리는 게 힘들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하지만 그것도 건우와 함께라면 즐겁지 않을까, 예상해보며 입구 쪽에 서있는 직원에게 다가간다.
이어서 건우가 주머니 속에서 자유이용권 티켓 2장을 꺼내서 건네주자 직원은 티켓을 확인한 후에 다시 돌려주며 들어가도 좋다고 얘기한다. 다시 티켓을 받고서는 건우와 함께 천천히 놀이공원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들려오는 놀이공원 특유의 밝고 경쾌한 음악소리. 즐거운 듯이 웃고있는 사람들의 얼굴.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것처럼 신나게 뛰어다니는 어린 아이들. 그 모든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며 괜히 자신의 마음도 즐겁게 들떠오르던 중, 건우가 살짝 미소지으며 자신에게 오늘 하루 잘 부탁한다며, 혹시 동물원에서 가장 먼저 보고싶은 동물이 있냐고 물어온다.
건우의 그 질문에 잠시 고민에 빠진다. 보고싶은 동물... 생각나는 것은 많았다. 호랑이, 사자, 원숭이, 기린 등등... 그렇지만 가장 먼저 보고싶은 동물이라고 한다면 쉽게 답을 낼 수가 없었다. 전부 다 좋았으니까.
"으음... 그냥 건우, 네가 가장 먼저 보고싶은 동물 보러가자! 네가 보고싶어하는 동물이 내가 보고싶은 동물이야."
잠깐의 고민 끝에, 그렇게 대답하면서 건우에게 방긋 웃어보인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건우가 좋아하는 동물은 자신도 좋았으니까. 그리고 역시 자신이 가장 보고싶은 것은, 건우가 동물들을 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이었으니까.
/ 흐음... 그런 것 치고는 건우주, 말씀 너무 심하게 더듬으시는 거 아니예요? 그리고 문학 시간에 그런건 안 나오는데 말이죠~ 이거이거, 제대로 한번 삐져봐야겠는데요? 실망했어요, 실망! ㅎㅎㅎㅎ
그래도 건우주 말씀이 맞아요. 아는 사람만 위로 하라는 법은 없죠. 확실히 저희가 인연을 맺은지도 어느덧 약 4개월. 12시가 지났으니까 정말로 오늘로써 4개월이네요. 비록 서로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가벼운 인연은 아니라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사실 이제는 제법 건우주에 대한 정보도 많이 알고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ㅎㅎㅎ 네, 절대 쓰러지지 않을게요. 이렇게 응원을 해주시는 든든한 아군이 옆에 있어주시는데 쓰러지면 안되죠! 물론 지치긴 하겠지만 그래도 힘내야죠. 네.
그나저나 천사님이 아니라니요! 맞으시다구요! 이렇게 막막 격려해주시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신경써주시고 배려해 주시는걸요! 평범하게 살아간다고 해서 천사님이 안된다는 법은 없잖아요? 그보다 역으로 반격이라니! 저야말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한 사람일뿐이라구요? 그리고 제가 건우주보다도 먼저 건우주, 천사님이라고 불렀었다구요! 으윽... 이, 이렇게 된 이상 또다시 왕자님으로 반격을...!
앗, 그럼 정말로 해볼까요? 빼빼로데이 날 뭔가 정말 반 애들끼리 쟤네들은 과연 몇 cm까지 갈지 내기 해보거나 할 것 같거든요, 정말로. 그래도 확실히 결말은 야야, 다 때려쳐!! 겠지만요. 건우와 주아가 보통 달달한게 아니니까요. ㅋㅋㅋㅋㅋ 만약 건우가 그렇게 말한다면 민주는 아마 웃으면서 사랑을 소개해줄 거 아니면 내 불쌍함을 네가 판단하지 말아줄래? 하면서 여유롭게 받아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음, 그리고 말이예요. 역시 늘 말씀드리는 거지만 항상 고마워요, 건우주. 이렇게 4개월이 다 되도록 1:1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것도, 응원을 받으며 힘을 낼 수 있는 것도, 전부 건우주 덕분이예요. 정말로 고맙고, 죄송하고, 더 잘해드리고 싶은데 표현을 못해서... ㅠㅠㅠ 혹시 내일, 아니, 오늘 접속 못할까봐 지금 얘기하는 건데요. 건우주, 정말 사...사탕합니다! 사, 사탕이나 받으시죠! (투척) (도망) -
641 건우 - 주아 (45979E+52) 2016. 9. 27. 오후 12:38:39"그건 곤란한데? 다시는 네 얼굴을 볼 수 없다니. 알겠어. 알겠어. 네 귀여운 얼굴 보기 위해서라도 안 그럴게. 그러니까 토라지지 마. 응? 그래도 분명히 네가 예뻐서 본 사람들도 있었을걸? 주아, 넌 스스로의 매력을 좀 알 필요가 있어.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바로 옆에서 뾰루퉁한 표정으로 흘겨보는 주아를 살며시 바라보면서 능글맞은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붉게 물들어있는 주아의 볼은 지금 주아가 얼마나 부끄러워하는지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버스 안에선 볼을 부비부비대며 공격해왔지만 역시 주아는 주아였다. 이런 것에는 부끄러움을 크게 느끼는 모양이었다. 하기사, 나도 갑자기 주아에게 비슷한 말을 들으면 당황하고 부끄러워서 얼굴을 붉혔겠지. 하지만 버스 안에서 그랬듯이 언젠간 주아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길거리에서도 공격해오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면 이번엔 내가 당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절로 웃음만이 세여나왔다.
물론 나는 주아의 모든 것을 다 받아줄 생각이다. 낯이 뜨거운 말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받아주는 것이 남자친구로서의 자세일테니까. 사실, 무엇보다 그런 말을 해온다면 아마 내 가슴은 절로 크게 뛰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가 나를 좋아해주고 애정해주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또 있을까?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다보니 드디어 목적지인 놀이공원의 입구가 보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모습에 역시 방학은 방학이라고 느끼면서 나 역시도 주아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자유이용권 2장을 꺼내서 보여주고서 들어가도 좋다는 말을 들은 후, 나는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경쾌하고 유쾌한 음악소리가 점점 커져오기 시작했고, 놀이공원에서 느낄수 있는 그 특유의 분위기가 더욱 더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와 주아처럼 팔짱을 끼고서 강한 분홍빛 안개를 뿜어내고 있는 커플들의 모습도 보였고,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며 즐겁게 웃고 있는 어린아이와 그 아이의 부모님으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보기만 해도 절로 즐거워보이는 모습에 나 역시도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나와 주아도 저렇게 즐겁게 즐길 수 있겠지? 오늘 하루.
오늘 하루는 정말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작게 다짐하며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오늘 하루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하고, 가장 먼저 보고 싶은 동물이 뭔지를 물어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주아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에, 주아가 보고 싶은 동물부터 보러 가는게 좋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평소 동물을 좋아하는 주아는 내 물음에 상당히 고민이 되는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혀 재촉하지 않고 시간이 조금 흘러가더라도 주아의 대답을 나는 조용히 기다렸다. 즐거우려고, 정말로 둘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만들어낸 데이트 시간. 이렇게 기다리는 것 조차도 나는 즐겁고 행복하게 느껴졌다. 제 3자가 보면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을지도 모르지만 설명을 하기는 힘들었다. 그냥, 주아와 함께 있는 시간이라면 난 뭐든지 즐거웠으니까. 그게 정말로 말도 안되는... 그러니까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힘든 시련이 아니라면 말이다. 하지만 평소 남을 잘 챙겨주기로 유명한 주아가 내가 한숨이 나오도록 힘든 일을 만들리는 없었다. 다른 이들보다 더 잘해주고 신경쓰면 신경쓴다면 모를까. 물론 나 역시도 다른 여자애들보다 2배, 3배, 아니 10배는 더 잘해줄 생각이다. 그때처럼 주아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고민을 하면서 생각을 하던 주아는 방긋 웃어보이면서 내가 가장 먼저 보고 싶어하는 동물이 자신이 보고 싶은 동물이라고 답해왔다. 그 물음에서 나를 배려해준다는 것을 느끼면서 가볍게 웃어보였다.
"그래? 내가 보고 싶은 동물은 주아, 네가 보고 싶은 동물인데 이를 어쩌지? 그럼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그냥 눈에 보이는 동물들부터 보러 가자. 중간에 사파리도 한번 즐기고, 이런저런 동물들도 구경하다보면 재밌지 않겠어? 어차피 저녁까지 있을거니까, 시간은 많다고 보거든."
끼고 있는 팔짱을 전혀 풀지 않고 오히려 더욱 더 꽉 끌어당기면서 나는 근처 표지판을 확인 한 후에 동물원이 있는 방향을 향해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표지판에 의하면 대충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금방 도착하겠다고 느끼면서, 팔로 전해지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에 편안하면서도 차분한 미소를 지었다. 예전같았으면 손을 깍지껴서 잡았겠지만 오늘은 손이 아니라 팔짱을 끼면서 걷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 점점 사이가 깊어지고 더욱 더 서로에게 빠져드는건 아닌가란 생각마저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장난스럽게 손을 잡았어도 팔짱을 끼는 일은 절대로 없었을테니까.
우리 둘이 연인사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천천히 동물원을 향해서 걸어가며 어떤 동물이 가장 먼저 우릴 반겨줄지를 살며시 기대해봤다.
어느새 도착한 동물원.
그곳에는 역시나 특성상 어린아이와 함께 있는 어른들의 모습이 많았다. 아무래도 동물원을 좋아하는건 그 특성상 어린아이들이 많을수밖에 없으니까. 물론 주아처럼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좋아하는 이도 있기에, 꼭 어린아이를 동행한 가족의 모습만이 있는 것은 또 아니었다. 예를 들면, 저기에 보이는 여자애들이라던가. 살짝 그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서 나는 근처에 있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1번째로 우리를 반겨주는 우리는 그야말로 넓은 초원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갈색빛 털에 하얀 점이 박혀있는 꽃사슴들이 옹기종기 모여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예상과는 달리 뿔이 달린 사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 다들 어린 나이인걸까? 아니면 저 사슴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뿔이 나지 않는 사슴인걸까? 어느쪽인진 잘 모르겠지만, 옹기종기 모여서 꽁냥거리고 있는 사슴들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기에 충분했다.
그 중 한마리가 무리에서 벗어나 살며시 이쪽을 향해서 다가오다가 다시 옆으로 꺽어서 또 저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 근처에 다가왔을때 확실하게 볼 수 있었던 사슴의 눈망울은 마치 주아의 눈망울처럼 나무나도 아름답고 예쁘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감탄하면서 바라보다가 살며시 고개를 돌려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속삭이듯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너도 저 안에 들어가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꽃사슴 아가씨?"
장난스럽게 말하긴 했지만 진심도 섞여있었다. 주아는 정말로 사슴같은 느낌이 들때가 있으니까. 귀엽기도 귀엽고, 무엇보다도 눈망울이 너무나도 예쁘거든. 방금전에 우리 앞을 스쳐 지나갔던 꽃사슴처럼 말이다.
//오늘로서 4개월이라. 100일을 넘어서서 120일이 된건가요? 물론 정확하게 날짜를 재보면 오차는 있겠지만 그래도 약 120일이라고 봐도 되는 부분이겠죠? 우선 4달간 1:1을 즐겨주신다고 정말로 수고 많았습니다! 아..이러면 헤어지는 인사 같은데. 그런거 아니에요! 떠날 마음은 전혀 없으니까요. 아직은 좀 더 옆에 있고 싶거든요. 지금 떠나기에는 하고 싶은것도 많으니까요.
그리고 이번엔 천사님 논란인건가요? 제가 천사면 주아주도 천사고 다른 분들도 다 천사라구요! 그냥 저는 기본적으로 지킬 것을 지키는 것 뿐인걸요! 이런 행동이 천사로서 평가받다니! 다, 다른 멋진 천사님들에게 실례가 된다구요! 제가 천벌받을지도 몰라요! 게다가 결국엔 왕자님으로 반격인건가요?! 주아주 공주님. 반격이 점점 발전하고 있는데요? ㅎㅎㅎㅎ
음. 그리고 주아주도 괜찮다 한다면 언젠가 할 상황으로 추가해보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몇cm가 문제가 아니라 몇 mm로 계산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은게 함정이지만요. 사실 반 애들이 불평을 한다한들 뭐 어쩌나요. 이미 주아는 품절녀인걸요. 건우가 차지했으니 이러쿵저러쿵 말을 해도 어쩔 수 없는거죠. 그리고 민주는 정말로 대단하군요. 상당히 강적인데요? 그럼 그 민주마저도 당황시킬 방법을 구상해봐야... 음.. 뭐가 좋을까요? 일단 생각해보죠.
그리고 위에도 썼지만 저야말로 고마워요. 이렇게 계속 있어줘서.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인데, 항상 즐겁게 있어줘서 말이에요. 지금 이 순간에도 1:1은 생성되는 듯 하다가도 일방적으로 사라지는게 대부분인데 그 중에서 저와 주아주가 4개월이 되도록 살아남은 것에 대해서는 저도 가끔 놀란답니다. 접속을 못하는거야 상관없어요. 지금의 주아주는 여기가 아니라 공부에 좀 더 집중해야하기도 하고.. 그리고 결국엔 도망가는건가요? 사탕을 투척하고? 저에게는 맨날 도망치지 말라고 말하시면서 도망이라니. 비겁한거 아닌가요? 어쩔 수 없죠. 일단 주아주의 사탕은 잘 받고... 여기 딸기우유맛 사탕이 있으니까 다시 돌아오세요. 주아주. 먹고 싶잖아요? 이거.(유괴범풍) -
642 주아 - 건우 (27381E+57) 2016. 9. 28. 오후 11:43:00"...전혀 곤란하다는 표정이 아니잖아, 너. 토라질지, 안 토라질지는 아무래도 생각 좀 해봐야겠어. 그리고 나 스스로의 매력은... 몰라도 된다고 생각해. 건우, 너한테만 그런 매력이 보였으면 하니까. 내가 몰라도 너만 알아주면 되니까."
능글맞은 미소로 대답하는 건우를 한번 더 뾰로통하게 바라보며 토라질까, 순간 진심으로 잠깐 생각해본다. 그렇지만 역시 아직은 보류로 해놓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의 매력을 좀 알 필요가 있다는 건우의 말에 조금 망설이다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러나 말해놓고보니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솔직하게 말해버린 속마음. 그 사실을 인지하게 갑자기 화악 몰려오는 부끄러움에 그, 그냥 그렇다구! 하고 재빨리 말을 덧붙이며 어영부영 넘겨버린다.
그러나 역시 빨갛게 달아오른 볼. 건우의 그런 말도, 자신의 솔직한 마음도, 전부 창피하기 짝이 없었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질만도 하련만. 이상하게도 건우와 함께 있을 때마다 지금 막 사귀기 시작한 듯한 착각에, 지금 막 사랑에 빠진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이런 작은 말에도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그래도... 이제는 아까 버스 안에서처럼 조금은 공격할 수 있을테니까. 물론 아직은 건우처럼 길거리에서 공격하는 것은 무리였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수는 없었다. 복수의 의미로 나중에 꼭 다시 한번 기습공격을 하리라, 마음먹으며 건우와 같이 천천히 놀이공원의 입구까지 걸어간다.
놀이공원에 입장하는 수많은 다른 사람들처럼 자유이용권 2장을 보여주고서, 자신들도 천천히 놀이공원 안으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점점 더 울려퍼지는 경쾌한 음악소리. 그리고 그 음악소리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즐거운 표정의 주변 사람들. 그 중에는 자신들처럼 팔장을 끼고있는 커플들도 있었고, 활짝 웃고있는 어린아이와 그 아이의 부모님처럼 보이는 어른들도 있었고, 친구들끼리 다같이 놀러온 듯한 청년들도 있었다.
나이도, 성별도 제각각이지만 하나같이 전부 즐겁다는 표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자신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조용히 미소짓는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오늘 하루 잘 부탁한다고 얘기하더니, 가장 먼저 보고싶은 동물이 있냐고 물어온다. 건우의 그 질문에 잠시 생각에 빠지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당연히, 동물을 좋아하는 자신이었기에, 떠오르는 동물들은 많았다. 그렇지만... 가장 먼저, 를 고르자면 도저히 고를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그렇게 계속해서 고민하는 자신을 조금도 재촉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려주는 건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 생각났다. 내가 가장 먼저 보고싶은 것은... 건우가 즐겁게 웃는 모습.
그런 생각이 들자 고민을 끝내고는 방긋 웃으면서 건우에게 자신이 가장 먼저 보고싶어하는 동물은 네가 보고싶은 동물이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건우는 가볍게 웃어보이더니 저도 그렇다며, 시간은 많을테니 그럼 그냥 눈에 보이는 동물들부터 보러가자고 얘기한다.
"하하, 이것도 통한거야, 우리? 응응, 그렇게 하자. 확실히 시간은 많을테니까."
그런 건우의 말에 똑같이 웃으며 화답하고는 건우가 끼고있는 팔짱을 더욱더 꽉 끌어당기는 것을 따라 조금 더 가까이 옆에 달라붙는다. 그리고는 근처 표지판을 확인하고 걸음을 옮기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손을 타고 온기와 부드러움이 전해졌다면, 오늘은 팔을 타고 전해지는 온기와 부드러움. 손을 깍지껴서 잡는 것도 언제나 두근두근거리고 설렜지만, 이렇게 팔짱을 끼니 더더욱 설레고 들뜨는 마음. 간질간질한 그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기분좋은 듯한 미소를 짓는다. 이렇게 팔짱을 끼니 손을 잡을 때보다도 더욱더 가까워진 자신들의 거리. 이 거리를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은, 이 거리를 함께 만들어내고픈 사람은, 역시 건우밖에 없었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역시 자신들은 연인 사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자각하면서, 약 10분 정도를 걸어가자 어느새 동물원에 도착한다.
동물원에 도착하자 보이는 것은 많은 어린이들과 그들의 보호자인 듯한 어른들의 모습. 하긴, 동물원을 좋아하는 것은 주로 어린아이들이 많았으니까. 물론 자신처럼 고등학생이어도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수는 적더라도 분명히 있었기에, 또 그렇게 어린아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중간중간 보이는 또래 여자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다들 동물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기분이 좋아져 작게 미소짓는다.
그러다가 건우가 고개를 돌려 근처에 있는 우리를 바라보자 자신도 똑같이 그 쪽을 바라본다. 자신들이 제일 처음으로 발견한 넓은 초원같은 느낌의 그 우리는, 바로 꽃사슴들의 우리였다. 마치 옛날 만화영화에서 본 듯한 갈색빛 털에 하얀 점이 박혀있는 모습의 예쁜 꽃사슴들. 뿔이 있는 사슴은 없었지만, 한데 모여서 꽁냥거리고 있는 그 사슴들은 하나같이 전부 사랑스럽고 평화로워 보였다.
그런 사슴들을 따스하게 바라보다가 그 중 한 마리가 무리에서 벗어나 이 쪽을 향해서 다가오자 그 사슴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그 사슴 한 마리는 그렇게 다가왔고, 그로 인해 사슴 특유의 순수하고 맑은 눈망울을 처음으로 제대로 보게 된다. 그 예쁜 눈망울에 작게 우와, 하고 감탄하다가 사슴이 다시 옆으로 꺾어 저 쪽으로 사뿐사뿐 걸어가자 조금 아쉽게 그 사슴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건우가 살며시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면서 속삭이듯, 자신도 저 안에 들어가있어야 하는거 아니냐며, 장난스레 꽃사슴 아가씨라는 호칭까지 붙이자 창피함에 크게 당황한다. 또다. 또다시 예상치 못하게 들어오는 건우의 공격. 그러나 아무리 여러번 공격을 받아왔어도, 건우의 그런 말은 언제나 적응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왠지 모르게 진심이 섞여있는 듯한 느낌. 그 느낌에 결국 자신의 볼은 살짝 빨갛게 달아올라버린다.
"건우, 너어! 내가 아까 한번만 더 그러면 네 뒤에 숨어버린댔지! 아무래도 안되겠어."
팔짱을 끼고있지 않은 팔을 들어올려 건우의 볼을 살짝 꼬집는다. 그리고 이내 결심했다는 듯이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끄덕하고는 그 때까지도 끼고있던 팔짱을 푼다. 그리고는 곧장 건우의 등 뒤로 가서 그의 셔츠를 살짝 양손으로 잡고는 건우의 등에 그대로 얼굴을 묻어 숨어버린다. 창피해서 달아오른 얼굴을 건우에게 절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아까 버스 안에서와는 달리, 또다시 져버렸다.
자신도 강하게 반격하고 싶었지만... 건우의 공격은 언제나 너무 강력해서 도저히 받아칠래야 받아칠수가 없었다. 아니, 딴 것들은 어떻게든 반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자신에 대한 짓궂은 말은 도저히 받아칠수가 없었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창피한 이 기분을, 건우에게도 느끼게 하고 싶은데...
하지만 그렇게 숨어버린 와중에도 사슴들은 보고싶다는 마음에, 묻었던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시선을 사슴에 고정시킨다. 저 사슴들때문에 또다시 건우에게 당해버렸지만... 그래도 역시 사슴들은 예쁘고 귀여웠다. 그런데 내가 저 사슴같은 느낌이라니. 당연히 말도 안되지, 그거.
/ 네, 약 120일이라고 봐도 되겠죠. 건우주도 4달간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음, 하지만 이거 작별인사는 아니란 거 아시죠? 저도 떠날 마음은 없으니까요. 4개월 동안 돌리고도 하고픈 게 더 많은데, 지금 떠날수는 없지요. 건우주처럼 이렇게 좋으신 분 옆에 좀 더 오래 있고 싶기도 하구요!
그리고 그 기본적으로 지킬 것을 지켜주시는 것도 전부 천사님같은 행동이라구요! 그것도 지켜주지 않는 분이 얼마나 많은데요. 아니, 오히려 그 겸손하게 스스로를 낮추는 말씀! 역시 천사님! 다른 멋진 천사님들과 똑같으시다고는 생각 안하시는거예요? 만약 천벌이 있다면 그건 제가 받을테니 걱정 마세요~ 건우주와 만난지 어느덧 4개월! 저도 이제 나름 반격할 수 있다구요, 왕자님? 방심은 금물이예요. ㅎㅎㅎㅎ
잡담하다가 어느 장면이 하나 툭 거론되면 그것에 살이 붙어 돌려볼 상황으로 연결되는게 정말 신기한 것 같아요. 뭔가 정말 원래 존재하고 있는 작품을 돌리는 기분? 그나저나 몇 mm라니. 벌써부터 엄청난 반응이 들려오는 것만 같네요. ㅋㅋㅋㅋㅋ 하긴, 반 아이들이 아무리 쑥덕쑥덕거린다고 하더라도 이 둘은 서로를 챙기느라 바쁘겠지만요. 그리고 민주는 상당히 강한 아이라구요? 아마 웬만한 일에는 눈 하나 깜빡 안하고 여유롭게 다 받아칠거랍니다. 당황이라... 당장 딱 떠오르는 것은 없지만 아마 적어도 말로는 당황시킬 수 없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ㅎㅎ
그보다 여러모로 부족하다니요. 그렇지 않아요! 제가 항상 즐겁게 있을 수 있는건 다 건우주 덕분인걸요. 감사인사는 제가 해야한다구요? 저희가 지금까지 이어져올 수 있었던 것도 전부 건우주 덕분이니까요. 언제나, 늘 고마워요! 아...너무 자주 말하면 지겨우실려나요? 그럼 이제는 조금 자제해야겠네요...
그리고 도망가야죠! 저는 건우주께 확실히 도망치지 마시라고 얘기했지만 건우주께서는 그런 말씀 없으셨잖아요? 그, 그리고... 뭔가 진짜로 부끄러웠으니까요... 저 원래 애교도 없고, 이런거 표현 잘 못하고, 안하는 사람이란 말이예요! 비겁해도 어쩔 수 없어요! 응! 그보다 딸기우유맛 사탕이라니...! 거기다 유괴범풍까지! ㅋㅋㅋㅋㅋㅋ 그, 그렇게 유혹하기 있기예요?! 아아, 이 정보 밝히지 말걸...! 으음...음... 그, 그래도... (유턴) (우물쭈물) (양손 내밀기) -
643 건우 - 주아 (59401E+50) 2016. 9. 29. 오전 1:38:38서로가 가장 먼저 보고 싶은 동물은 서로가 보고 싶어하는 동물. 결국 또 다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하나가 되어 나와 주아는 환하게 웃어보였다. 어쩜 이렇게 나와 잘 맞는걸까? 천생연분이라는 말은 어쩌면 이럴때 쓰는 말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나는 주아와 함께 팔짱을 끌어당기면서 끼며, 주변에 우리 둘은 연인이라는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면서 동물원을 향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10분 정도 걸어가자 목적지인 동물원이 나타났고, 우리들이 맨 먼저 본 동물은 다름 아닌 꽃사슴이었다. 뿔이 있는 사슴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사슴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꽁냥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볼만한 광경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갈색빛 털에 하얀 점이 촘촘하게 박혀있는 그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기함을 주기 충분했고 철창 가까이 다가온 꽃사슴은 나와 주아에게 그 아름다운 눈망울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조용히 다시 저 편으로 걸어가며 거리를 띄우었다.
그야말로 너무나도 평화롭고 평화로워서 마치 한폭의 그림과도 같은 그 모습에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두는게 좋을까? 라고 생각하다가 문뜩, 방금 전에 우리 근처를 지나간 그 사슴의 맑고 아름다운 눈망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꽃사슴도 눈망울이 예쁘지만 주아 역시 눈망울이 너무나도 예쁜 아이였다. 물론 자신은 크게 부정하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살짝 장난기를 담아 꽃사슴 아가씨라는 말을 써가면서 작게 속삭였다.
그러자 주아는 정말로 내가 딱 예상한 귀여운 반응을 나에게 보였다. 볼이 살며시 붉게 달아오르면서 크게 당황하는 모습. 이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계속 이렇게 장난을 치고 만다. 하지만 내 말에는 진심도 섞여있었다. 주아가 아무리 부정을 한다고 한들, 내 눈에는 주아가 한마리의 작고 귀여운 꽃사슴으로 보이는걸. 물론 강아지 같을때도 있지만 이렇게 있을때는 말 그대로 한 마리의 사슴 같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그런 표현이 너무나도 부끄러운지 주아는 팔짱을 끼고 있지 않는 팔을 들어올려 나에게 가볍게 화를 내며, 팔을 들어올려 내 볼을 살짝 꼬집었다. 볼에 닿는 부드러운 살결과 함께 쭈욱 늘어나는 듯한 볼의 통증이 동시에 느껴졌다.
"아~ 아~ 아하~ 주아아~ 아아~~"
그렇게 힘이 들어가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아픈건 아픈거였기에 아프다는 말을 절로 내 입에서 세여나왔다. 하지만 그걸로 끝내지 않고, 주아는 무언가를 결심한 것처럼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면서 나에게서 팔짱을 풀었다.
깜짝 놀라서 주아를 바라보자, 주아는 이내 빠르게 내 등 뒤로 이동해버리더니 내 셔츠를 양 손으로 잡아보였다. 물론 내 등 뒤의 일이라서 보이진 않았지만 살며시 뒤로 당겨지는 셔츠의 감촉에 주아가 지금 무슨 행동을 취하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아까 길거리에서도 말한것처럼 정말로 내 뒤로 숨어버릴 모양이었다. 다시는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한다고 했었나? 아마?
셔츠가 잡아당겨지는 기분을 느끼면서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살짝 머릿속으로 고민했다. 이대로라면 정말로 데이트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주아는 내 뒤에서 나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물론 정말로 그렇진 않겠지만, 기왕이면 난 주아가 뒤에 있는것보다 내 옆에 있는것이 좋았다. 그러기에 어떻게 주아를 다시 옆으로게 할지를 생각하면서 오른손 검지로 이마를 톡톡 두들기면서 방법을 구상했다.
그러다가 살짝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고, 나는 마치 혼잣말을 하는것처럼, 하지만 그럼에도 주아가 들을 수 있는 크기로 중얼거렸다.
"주아가 내 뒤에 숨어버리면, 주아의 얼굴을 볼 수 없고... 곤란하네. 그럼 주아의 얼굴을 못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저 꽃사슴이나 실컷 보고 가야겠네."
이내 나는 살며시 몸을 옆으로 돌려서 작정하고 꽃사슴을 보려는 듯이, 자세를 잡고 정말 말 그대로 저 안에서 평화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꽃사슴 쪽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주아에게는 한마디도 말을 돌리지 않았다.
말 그대로, 꽃사슴에게만 신경을 쓰는 전법. 예전에 주아는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질투를 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여기서 내가 꽃사슴만을 집중하면서 바라보면, 주아는 그때와 비슷한 행동을 취하지 않을까? 물론 확신할 순 없었지만, 지금은 그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
거기다가, 지금 주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엄청 귀여울게 분명하거든. 그러니까, 조금 더 이 귀여운 모습을 즐기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물론 자칫 잘못하면 가볍게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또한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나는 계속해서 저 앞의 꽃사슴의 모습을 즐겨보았다.
"무늬가 진짜 예쁘네. 우와. 진짜 한번 가볍게 끌어안아보고 싶어지는걸? 털도 되게 부드러울 것 같은데."
스스로도 상당히 짖궂지 않나라는 생각이 안 드는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아가 내 뒤에서 나오게 만들기 위해서 나는 일부로라도 짖궂은 모습을 보이면서, 가볍게 주아를 자극해보았다.
화를 내면서 뛰쳐나오든, 뒤에서 가볍게 나를 치든, 아니면 그대로 버티든... 뭔가 액션이 있을 것은 분명했다. 그러면 그 액션에 맞춰서 나 역시도 행동하면 될 일이었다.
자. 주아야. 넌 이제 어떻게 행동할거야? 살짝 기대가 되는데?
속으로 살짝 능글맞게 주아에게 말을 걸면서, 나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 후에, 살며시 이쪽을 향해서 다시 뚜벅뚜벅, 다가오고 있는 꽃사슴의 모습을 찰칵 찍었다. 핸드폰에 담겨있는 꽃사슴의 모습은 그야말로 너무나도 선명하게 잘 찍혀서 그 털의 무늬와 아름다운 눈망울까지 다 제대로 담겨있었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여성의 표본이라고도 불리우는 꽃사슴 사진을 살며시 바라보면서 나는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물론 나에게 있어서 가장 예쁘고 귀여운 꽃사슴은 유주아, 바로 지금 내 뒤에 있는 그녀였다. 주아는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
//네. 있기입니다. 정보를 밝힌게 후회되시나요? ㅎㅎㅎㅎ 하지만 주아주도 제 정보 많이 알고 계시잖아요? 그리고 그것을 많이 이용했고요. 그러니까 저도 한번 이용해보기로 했답니다. 자. 이제 유턴해서 돌아왔으니, 양손 위에 딸기우유맛 사탕을 올려두고 납치하면 되는거군요. 이대로 주아주를 납치해서 어디로 데려가야 잘 데려갔다고 소문이 나려나요? 음. 학교는 평소에도 자주 갈테니까, 거긴 패스하고 천천히 생각해봐야겠네요. 그건 그렇고 낯선 남자가 사탕 준다고 오라고 하면 가면 안된다는거 초등학교에서 안 배웠나요?! ㅎㅎㅎㅎㅎ 역시 주아주는 많이 귀엽네요. 이대로 유괴해서 안 놓아줄테다!
음. 그리고 잡담하다가 어느 장면이 툭 거론되면 어느샌가 그게 하나의 상황으로 이어지는건 저도 신기하다고 생각해요. 그저 잡담으로 이어진 썰일뿐인데, 그게 어느샌가 하나의 상황으로 이어지고, 그것을 해보자라고 이야기가 되고 있으니까요. 뭔가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저런 상황이 계속 생긴다는 느낌이에요. 아. 그리고 주아주. 정말로 연플 많이 안해본 사람 맞으신가요? 아무리 봐도 정말로 잘 하시거든요. 막 정말로 가는곳마다 연플 찍는 그런 사람에 비해서 많이 안해봤다! 라고 말하는건 아니겠죠? 설마? ㅎㅎㅎㅎㅎ 자상하시고 마음씨도 착하시고 캐릭도 잘 굴리시고.. 되게 가는곳마다 아이돌급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는데 말이에요.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저에게 잘 맞는 파트너라면 그런걸로 족하니까요. 딱히 질투한다거나 하진 않는답니다.
오늘 오후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하루였는데 거기도 비가 많이 왔나요? 덕분에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만 있었답니다. 덕분에, 푹 쉰 것 같지만 말이에요. 아. 물론 일 할건 했지만요. 그래도 나갈 일이 없으니까 집에서 푹 쉬었다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정말 여담이지만, 초기의 저는 되게 안일한 생각을 했었네요. 3달이면 이 상황극 끝나겠지.. 무슨 3달이야! 에잇! 혼나라! 과거의 나! 예전에도 혼났지만 더 혼나라! 그리고 지겹지 않답니다. 감사인사. 고맙다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지겹지 않아요. 오히려 마음이 따뜻해지는 단어죠. 저를 정말로 소중하게 여기는 것 같아서. ㅎㅎ 여기서 또 고맙다고 말하면 무한 반복이 될테니 딱 끊도록 할게요.
아무튼 오늘 하루도 분명히 수고했을 주아주에게 가볍게 충전을 해줍니다.(토닥토닥(쓰담쓰담(꼬옥) 9월도 슬슬 마지막이네요. 이제 정말로 얼마 안 남았어요. 파이팅!! -
644 주아 - 건우 (19352E+64) 2016. 9. 30. 오전 12:22:49건우와 함께 다정하게 팔짱을 낀 채 10분 정도 걸어가자 동물원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제일 처음 보게 된 동물은 바로 꽃사슴. 뿔이 있는 사슴들은 없었지만, 꽃사슴 자체가 흔히 쉽게 볼 수 있는 동물이 아니라서 그런지 신기했다. 갈색빛에 하얀 점이 박혀있는 부드러워 보이는 몸. 옹기종기 모여있는 꽃사슴들은 마치 동화 속에 나올법한 평화로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자신들 쪽으로 가까이 다가온 사슴 하나. 선하고 순한 눈망울을 가진 그 사슴은 자신들 쪽으로 다가오더니 이내 곧 다시 저 편으로 걸어간다. 그러나 그 잠깐의 순간에도 그 순한 모습은 강하게 기억 속에 남겨졌고, 그 예쁜 모습에 감탄하다가 건우가 장난기에 진심도 섞어서 꽃사슴 아가씨, 하고 속삭여오자 크게 당황한다.
차마 어떻게 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볼. 이상하게도 자신은 이렇게 자신을 향한 말에는 정말 취약했다. 아무리 부정하고 아니라고 해도 계속해서 그렇게 장난을 쳐오는 건우의 말에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도저히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렇게 계속 건우에게 지게 되자 뭔가 조금 분한 마음에 가볍게 화를 내면서 팔짱을 끼고 있지 않는 팔을 올려 건우의 볼을 살짝 꼬집는다. 그렇게 힘을 주진 않았지만 아프긴 아팠는지, 건우는 쭈욱 늘어난 볼에 자신의 이름운 부르며 아프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낼수는 없었다. 여기서 끝내면 안되었다.
좀 더 확실하게 하고자 무언가를 결심한 것처럼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고는 건우에게서 팔짱을 푼다. 그러자 건우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았지만 그것은 못 본 척 넘겨버리며, 빠르게 건우의 등 뒤로 가서는 그의 셔츠를 양 손으로 잡는다. 그리고는 얼굴을 건우의 등에 묻으며 정말로 아까 말했듯이 숨어버린다.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언제나 져버리는 자신의 모습이 조금 분했던 탓도 있었다. 어쨌든 지금은 건우가 자신의 얼굴을 보지 않기를 바랬다. 그러나 건우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조용히 있더니 곧 혼잣말을 하듯이,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마치 자신더러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린다.
그럼 저 꽃사슴이나 실컷 보고 가야겠다는 말. 생각지 못한 그 말에 조금 움찔한다. 하지만 건우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몸을 옆으로 돌려서 작정하고 꽃사슴을 보려는 것처럼 자세를 잡고는 꽃사슴 쪽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그리고는 정말로 자신에게는 말 한 마디조차도 건네지 않는다.
"......"
정말로, 꽃사슴에게만 신경을 쓰는 모습. 그 모습에 마음 속에서 뭔가 묘한 기분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정말로... 정말로 나, 신경 안 써주는거야? 내가 네 뒤에 숨었다고 해서 정말로 신경 안 써주는거야? 계속 그렇게 저 꽃사슴들만 볼거야?
하지만 여기서 바로 뛰쳐나갈 수는 없었다. 버텨야만 했다. 자신이 지금 건우의 셔츠를 조금 더 세게 잡아당기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 불만인 듯한 감정을 억누르며 어떻게든 버텨본다.
그러나 건우는 이어서 정말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무늬가 진짜 예쁘다며, 가볍게 끌어안아보고 싶다고, 털도 되게 부드러울 것 같다고 혼잣말 하듯이 감탄한다. 하지만 그 말이 자신에게 일부러 들으라고 하는 말인 것쯤은, 이미 알고있었다. 그런 짓궂은 건우의 모습도 얄미웠지만, 그 수법에 마음이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도 정말 분했다. 건우의 자극에 정말로 자극 받는 자신이, 너무너무 한심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건우는 곧이어 사진을 찍으려는 듯이 핸드폰을 꺼냈고, 곧 찰칵, 하는 소리가 자신의 귀에도 들려온다. 건우의 뒤에서 그의 등에 얼굴을 묻고있으니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아마 지금쯤 건우는 가만히 미소지으며 그 꽃사슴의 사진을 보고있지 않을까?
그런 건우의 모습을 생각해보니 또다시 뭔가 불만인 듯한 마음이 차오른다.
"...그렇게 저 꽃사슴이 좋으면 저 아이하고 사귀지 그래? 예쁘고, 순하고, 아름다우니까 잘 어울리겠네, 너랑."
그리고 그런 마음은 자신의 목소리에까지도 묻어나와 조금 뾰로통하게 토라진 듯한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정말로 조금 화나는걸. 지금 자신의 마음 속에 차오르는 이 감정이 질투라는 것쯤은 충분히 눈치채고 있었다. 다만,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 자신의 모습이 되게 웃기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다른 여자아이도 아니고, 꽃사슴에게 질투라니. 질투의 대상이 동물이라는 것도 정말 창피했지만, 정말로 질투심을 느끼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더 창피했다. 예전엔 사진에도 질투했던 것 같았는데... 나, 사실 되게 질투심 많은 여자였던걸까?
자신의 새로운 모습에 조금 어이없어 하면서도 여전히 건우의 등 뒤에서 고개만 살짝 돌려 꽃사슴들을 바라본다. 여전히, 너무나도 예쁜 모습. 뭔가 부럽고 좋으면서도 괜히 얄미운 마음에, 꽃사슴들을 향해 메롱, 혀를 내민다. 건우도 얄밉지만, 너희도 너무 예뻐서 얄미워.
하지만 꽃사슴들이 아무리 예쁘다고 하더라도, 건우를 빼앗기긴 싫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로 건우의 뒤에서 뛰쳐나오는 것도 싫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건우의 셔츠를 잡고있던 손을 놓고는 기습적으로 건우의 허리께를 안아 백허그한다.
"나로서는... 안되는거야? 나, 신경 써주면 안 돼? 내 쪽을 봐주면 안 돼?"
조그맣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마치, 혼잣말을 하는 듯이. 결국 이번에도 자신이 져버렸다. 분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는 소리를 어디선가 들어봤었는데, 사실인 듯 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어린 아이가 투정부리듯이 건우에게 자신을 봐달라고 투정부리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으니까.
/ 으윽... 조금 후회하지만 확실히 저도 많이 알고있고, 많이 이용했었지요... 그리고 역시나 납치인건가요?! 아니, 제 발로 찾아왔으면 그건 더이상 유괴가 아니지 않나요? ㅎㅎㅎㅎㅎ 그, 그래도 딸기우유맛 사탕은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었... 아, 그래도 학교는 절대 안 돼요! 거기 데려가시면 저 펑펑 울거예요! 이건 진심!! 그리고 초등학교 때 배웠던 것들은 까먹은지 오래라구요? (해맑) 게다가 건우주께서는 낯선 남자가 아니시잖아요? 막막 저를 해치실 분도 아니시구요. 이대로 유괴해서 안 놓아주신다면... 예뻐해주실건가요? 그러면 저도 계속 건우주께 붙어있을래요! ㅎㅎㅎㅎ
그리고 정말로 연플 많이 안해봤답니다. 1:1도 며칠 못가서 전부 흐지부지 되어버리고... 제대로 연플을 찍었던 적은 한 번밖에 없어요. 그조차도 스레가 동결되어버려 엔딩도 못내고 끝나 아쉬웠지만요... 그리고 사실 제가 둔감해가지고 상대방이 호감을 표현해도 몰랐던 적도 여러번 있었답니다... ㅋㅋㅋㅋ 그래서 건우주께 답레 드릴때 더더욱 이렇게 연플을 돌려도 되려나, 하고 고민하는거라구요. 게다가 그 질문은 오히려 제가 드리고 싶다구요? 건우주,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연플, 많이 돌려보셨죠?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잘 돌리실 리가 없잖아요? 게다가 아, 아이돌급이라니...! 아니예요, 그럴리가 없잖아요!! 전 그런 착한 사람 아니니까요! 우와아, 창피해라... 흐음, 그보다 정말 질투 안 하시는거 맞나요? 왠지 아닌거 같은데요? ㅎㅎㅎ
거긴 비가 왔었군요. 저희는 비는 안오고 그냥 쌀쌀하기만 했답니다. 그래도 집에서 푹 쉬었었다니, 다행이예요! 일은 하시더라도 푹 쉬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ㅋㅋㅋㅋ 초기의 건우주께서는 이렇게 또 혼나시는군요. 에잇, 더 혼나세요! 3달이라니, 너무해! 그리고 건우주를 정말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번 말하지 않았나요? 자꾸 말하기엔 은근 부끄럽다구요, 이거! 그럼 앞으로는 고맙다는 인사로 돌려말해야겠네요.
충전, 충전~ (꼬옥) (토닥토닥) 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으니까요... 열심히 해야죠! 아, 그리고 말이예요, 건우주. 죄송하지만 저 아마 일요일이나 월요일부터 목요일 정도까지는 접속 아예 못할것 같아요. 이유는 아마 아시겠지만요... ㅠㅠㅠ -
645 건우 - 주아 (13701E+60) 2016. 9. 30. 오전 11:23:33거리에서 말했던 것처럼 정말로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듯이 주아는 내 뒤로 가서는 내 셔츠를 양손으로 꼬옥 붙잡았다. 뒤로 당겨지는 그 감촉으로 추정컨데, 분명히 강하게 붙잡고 있을테고 그렇게 하면 내가 뒤로 돌아도 주아 역시 자동적으로 뒤로 돌아가게 되니, 이대로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난감하기 그지 없는 상황에 나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잠시 생각을 해봤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주아가 저절로 뒤에서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지금 당장 주아의 모습을 보고 싶고 주아와 팔짱을 끼고 데이트를 즐기고 싶었다. 팔불출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살며시 머리를 굴리면서 어떤 방법을 써야 주아가 반응을 보일지를 곰곰히 생각해봤다. 그러다가 내가 생각해 낸 방법은 전에, 수족관에서의 모습에서 생각해낸 질투를 끌어내는 방식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주아는 묘하게 질투심이 강한 것 같거든. 자신의 사진조차도 내가 계속 보니까 꽉 허리를 끌어안고, 질투하는 모습을 보인게 주아였다.
이번에도 비슷한 행동을 하면 결국 참다 못해 뭔가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난, 일부로 주아가 들을 수 있는 크기로 혼잣말 중얼거리듯이 말하면서 몸을 옆으로 돌려서 우리 속의 꽃사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일단 나도 주아만큼은 아니지만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고, 꽃사슴은 예쁘니까 보기 딱 좋은 동물이었다. 이대로 내가 이기나, 주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정말로 나는 주아에게는 한마디도 말을 걸지 않고 작정하고 자리를 잡고 우리 안의 꽃사슴의 모습을 가만히 구경했다. 그런 내 모습에 주아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지금의 나는 주아의 표정을 볼 수 없었으니까.
그러는 도중, 갑자기 셔츠가 조금 더 세게 잡아당겨지는게 느껴졌다. 그 느낌에 주아에게는 안 보이게, 아니 어쩌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살짝 가볍게 피식 웃어보이면서 나는 일부로 더 자극을 주기 위해 짖궂은 모습을 보이며, 꽃사슴을 칭찬하며 감탄해보였다. 당연하지만 이 말도 주아에게 잘 들릴 수 있는 크기의 목소리였다. 주아가 듣지 못하면 의미가 없으니까...
하지만 그걸로 끝내지 않고 나는 핸드폰을 꺼내들어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꽃사슴의 사진을 한장 찰칵 찍었다. 핸드폰 너머에 담겨있는 사진은 정말로 선명하게 잘 담겨있었고, 그 사진만으로도 꽃사슴의 아름다운 모습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사진 속에 담겨있는 꽃사슴의 아름다운 모습을 충분히 감상하면서 나는 생긋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기분 좋게 웃어보이는 나와는 달리 주아는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은지, 내 뒤에서 불만이 가득한 뾰로통한 토라진 목소리로 꽃사슴이 좋으면 저 아이하고 사귀라는 식의 말을 해왔다.
피식 웃으면서, 일부로 나는 그 말을 못 들은척 하면서 고개를 들어 이제는 좀 더 우리쪽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저 편에서 평화롭게 놀고 있는 꽃사슴들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치 주아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내 뒤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내 셔츠를 잡아당기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것처럼...
그리고 결국 내가 기다리던 반응이 주아측에서 나왔다. 셔츠를 잡아당기는 힘이 사라져버리고, 내 허리를 쪽을 와락 안는 감각이 느껴졌다. 그리고 조그맣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자신으로는 안되냐고, 자신을 신경 써주면 안되냐고, 자신을 봐주면 안되냐고 투정부리는것만 같은 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주아는 상당히 분한 감정을 느끼고 있으려나? 나의 이 계획을 주아가 눈치채지 못했을리가 없었다. 1~2년 아는 사이도 아니고 무려 10년 이상이다. 그런데 그걸 못 알아챘다고 한다면 말도 안되는 일이지.
주아의 목소리가 끝나는 것을 듣고서 나는 살며시 팔을 내려 내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주아의 두 손을 꽈악 잡았다. 따뜻하면서도 포근하고, 부드러운 그 느낌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고 나는 그 상태로 다시 혼잣말 하듯이 중얼거렸다.
"싫은데? 방금 전에 꽃사슴과 사귀라고 한 건 주아 너 아니었어? 방금전에 한 말도 지키지 못하는거야? 실망인데?"
심술궂은 목소리로, 짖궂게 얘기하면서 피식 웃어보이고 나는 잠시동안 침묵을 지켰다. 마치 애타게 하듯이... 그렇게 잠시 침묵을 지키면서 무표정한 모습으로 있다가 작게 피식 웃어보이면서 끊겼던 말을 이으면서 주아에게 다정하면서도, 장난기가 살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나하고 사귀지 않을래? 귀여운 꽃사슴 아가씨. 꽃사슴과 사귀랬으니까 꽃사슴과 사귀어야지. 안 그래? 나에게 있어서 제일 매력적이고 예쁘고 귀엽고 아름다운 꽃사슴은 바로 너니까. 유주아."
말을 끝내고서 작게 웃어보인 후에, 나는 살며시 나를 안고 있는 주아의 손을 내 두 손으로 살며시 풀면서 마저 주아에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니까 슬슬 뒤에 있지 말고 옆으로 나와. 네 모습이 보고 싶어. 남자친구의 부탁, 안 들어줄거야? 응?"
절대로 힘으로 옆으로 끌고 올 마음은 없었다. 그런건 너무 강압적이잖아? 절대로 주아에겐 강압적이고 폭력적이고 힘을 쓰는 행위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나 소중한 애인데, 아껴줘도 모자른데, 힘을 써서 옆으로 오게 한다니. 그런건 싫었다. 그러기에 부드럽게 속삭이며, 살며시 내 옆으로 오도록 유도를 해봤다. 물론 얼굴이 빨개져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모습도 너무 귀엽거든.
...정말로 팔불출 소리를 듣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살짝 터져나왔다. 지금 주아는 무슨 표정을 짓고 있으려나? 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얼굴이 빨개진채로 날 바라보고 있을까? 아니면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얼굴이 빨개지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을까?
내 뒤에 있기에 전혀 볼 수 없었지만, 어느쪽이건 귀여울건 분명했기에 살짝 머릿속으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기대를 하니, 내 입꼬리는 조금도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유괴가 아니네요. 그건? 음. 그럼 다시 놓아주면 되는건가요? 유괴가 아니니까 말이죠. 아니, 근데 그런걸 까먹으면 안도니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뮬론, 저도 초등학교때 정확히 뭘 배웠냐라고 물으면 잘 기억 안 나긴 하네요. 어..음.. 수학은 대충 기억나는데 사회,과학은 뭘 배웠지? 라는 느낌이랍니다. 뭔가 이것저것 배운것 같긴 한데 말이에요. 그리고 유괴해서 안 놓아준다면...역시 귀여워해줘야죠. 매일 쓰담쓰담을 한다던가? 그런데 붙어있겠다니! 유괴당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야! 뭔가 이거 데자뷰인데 기분 탓이겠죠? 아마? ㅎㅎㅎㅎㅎㅎ
음. 그리고 연플을 많이 돌려봤냐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요? 사실대로 말하자면 주도적으로 고백을 한 건 딱 한번 뿐이고, 그 이외에는 고백을 받는 쪽이었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많은건 아니에요. 5번도 안되거든요. 아니, 정확히는 상판 경력 자체가 그리 길진 않아요. 1년도 안되었다고 하면 믿으실 수 있을까요? ㅎㅎㅎ 자세한건 생략하도록 할게요. 그리고 착하신 분 맞으신걸요! 이렇게 대화하면서도 자상한 마음이 절로 느껴지는데 그런 분이 착하지 않다면 대체 누가 착한건가요? ㅎㅎㅎㅎ 그리고 질투는 정말로 안한답니다. 어디서 연플을 했건 주아주는 제 파트너고 주아는 건우의 연인이니까요. 질투할 이유가 없잖아요?
거기는 비가 안 왔었군요. 여기는 어제도 비가 엄청나게 주룩주룩 내렸거든요. 덕분에 또 외출을 못하고 집에서 쉬었답니다. 어제는 또 마침 들어온 일도 없어서 풀 휴식타임이었죠. 중간에 낮잠도 자고, 그러면서 체력회복을 했답니다.
그리고 죄송할 거 없어요. 이렇게 말해도 죄송하다고 할 것 같지만요. 이유는 당연히 짐작하고 있고요. 그리고 점점 더 바빠질 것도 알아요. 11월 17일이었나요? 그때까지 점점 더 바빠질테고 주아주는 더욱 더 여길 신경쓰기 힘들어지겠죠. 하지만 주아주가 잘 되길 빌기에, 저는 여기서 기다릴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열심히 노력하는 주아주는 정말 잘 할 수 있을거에요. 스스로를 믿고 끝까지 나아가도록 하세요. 화이팅! -
646 주아 - 건우 (7924E+58) 2016. 10. 1. 오후 12:30:56분명히 한번만 더 그런 소리를 하면 숨어버려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말했건만. 건우는 또다시 그런 낯부끄러운 말을 장난스레 건넸고, 그 말에 또다시 빨갛게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건우의 등 뒤로 가서는 그대로 셔츠를 붙잡아 숨어버린다. 이 상태라면 건우가 뒤로 돌아도 자신도 그에 맞춰서 움직이게 되니 건우로서는 절대로 자신을 볼 수 없을 터였다.
그러나 그런 자신의 행동에 건우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이 잠시 조용히 있다가 곧 좋은 생각이 난 듯, 혼잣말을 하는듯이 꽃사슴이나 봐야겠다고 중얼거리며 정말로 꽃사슴들에만 시선을 고정한다. 정말로, 말 그대로 꽃사슴들에게만 집중하고 신경쓰는 모습. 제대로 작정했는지 자신에게는 말 한 마디 건네지 않으며, 건우는 그렇게 꽃사슴들의 모습만 가만히 구경한다.
건우의 태연한 행동. 하지만 이것이 건우의 작전이라는 것 쯤은, 자신도 이미 알고있었다. 분명히 이것은 뒤에 숨어있는 자신을 앞으로 끄집어내기 위해서 일부러 질투를 유발하려고 하는 행동일 것이었다. 이른바 질투 유발 작전. 꽃사슴같은 동물로 질투 유발이라니. 다른 사람이 보면 '저게 뭐야?' 싶기도 하겠지만, 아니, 물론 스스로도 '그게 뭐야?' 싶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정말로, 정말로 이상하게도 진짜 질투심이 들기 시작했으니까.
그런 감정을 느끼면서, 자신도 모르게 건우의 셔츠를 잡고있는 손에 조금 더 힘을 줘서 뒤로 당겨본다. 시선은 땅바닥에 두고있었기에 건우의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곧이어 들려오는 꽃사슴을 칭찬하는 건우의 목소리에, 대충이나마 건우의 표정을 상상할 수 있었다. 자신을 더 자극하려는 듯이, 일부러 더 짓궂은 목소리. 분명, 건우는 가볍게 웃고있을 터였다. 자신더러 들으라고 대놓고 목소리 크기도 조절하고 있었으니.
또다시 뭔가 불만스러운 감정이 스멀스멀 차오르지만 어떻게든 계속 건우의 뒤에서 버티던 중, 건우가 이제는 아예 핸드폰을 꺼내더니 꽃사슴의 사진을 찍는 소리가 들려온다. 찰칵, 하는 그 시원한 소리를 들어보니 분명 예쁘게 잘 찍혔을 터. 그 사신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을 건우의 모습이 눈 앞에 선하자, 결국은 계속 조용히 닫혀있던 입을 연다.
그러나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은 지금의 자신의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불만 가득히 뾰로통한 토라진 목소리. 게다가 자신이 한 말조차도 '나 지금 질투하고 있어!' 를 그대로 표현하는 말이어서, 스스로도 조금 당황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건우는 이번에도 자신이 없는 것처럼, 자신의 말을 못 들은 척을 하더니 이제는 아예 좀 더 우리 쪽으로 다가가 꽃사슴들에게 집중한다. 끝까지, 완전히 자신을 무시하는 모습. 모든 신경과 시선을 전부 꽃사슴에게만 집중하는 그 모습에, 결국은 항복해버린다.
더이상은 못 버티겠다는 생각에, 건우의 셔츠를 잡고있던 손을 놓고는 그대로 건우의 허리께를 확 안아버린다. 그리고는 조그맣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투정을 부리듯이 얘기한다. 분했다. 너무 분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것이 전부 건우의 계획이었다는 것도, 자신은 지금 건우가 원하던대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도 전부 눈치채고 있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엔 없었다. 이것이 자신의 패배를 의미한다고 하더라도... 정말로 질투심이 들고있었으니까.
사람도 아니고 동물인 꽃사슴에게 질투를 유발시킨 건우도 알미웠고, 정말로 거기에 질투를 하고 있는 자신도 밉고 분했다. 하지만 정말로 어쩔 수가 없었다. 원래,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법이랬으니까...
그런 자신의 말이 끝나자, 건우는 팔을 내려 건우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자신의 두 손을 꽈악 잡는다. 그 포근하고 따뜻함을 느끼던 것도 잠시, 곧 건우가 다시 혼잣말 하듯이 싫다며, 방금전에 한 말도 지키지 못하는 거냐며, 실망이라고 중얼거리자 추욱 처지며 시무룩해진다. 심술궂은 목소리에, 이어지는 침묵.
"그, 그건... 나는..."
그 잠시동안의 침묵 속에서, 다시 또 조그맣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아까보다도 좀 더 추욱 처지며 시무룩해지지만, 건우의 허리께를 안은 팔에는 오히려 조금 더 힘이 들어가 더더욱 꽈악 끌어안는다.
확실히, 아까 자신은 그렇게 말하기는 했다. 차오르는 질투심에, 홧김에 그렇게 말했었다. 하지만 그건 진심이 아니었단 말야... 나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는 건우의 모습에 조금씩 불안해질 무렵, 건우는 곧 다정하면서도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그러니까 저하고 사귀자며, 다시 한번 자신을 꽃사슴이라고 칭한다. 그 말에 여전히 건우의 등 뒤에서 살짝 놀란 표정을 짓다가 건우가 작게 웃어보이며 저를 끌어안고있는 자신의 손을 풀자 그 손길을 따라 얌전히 건우를 안고있던 것을 푼다.
그러자 건우는 이어서 슬슬 뒤에 있지말고 옆으로 나오라며, 자신의 모습이 보고싶은데 남자친구의 부탁 안 들어줄거냐며 부드럽게 속삭인다. 아까는 그렇게 질투를 유발하더니, 지금은 또 저의 옆으로 오도록 부드럽게 유혹하듯이 유도하는 모습.
...분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밀당이라는 것일까? 확실한 건 이것이 밀당이든, 아니든, 자신은 건우의 말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는 그 사실이, 더더욱 분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왜 자꾸 나는 건우에게 져버리는걸까? 나, 언젠간 건우를 이길 수는 있는걸까?
"싫은데? 안 들어줄거야. 내 모습, 안 보여줄거야."
괜히 다시금 뾰로통한 목소리로 아까 건우의 말을 따와서는 싫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역시 자신은 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결국엔 건우의 말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을 인지하고는 결국엔 체념하듯이 받아들여, 건우의 등 뒤에서 건우의 옆으로 살짝 나온다. 그리고 그대로 슬쩍 건우의 팔에 아까처럼 팔짱을 끼고는 아까보다도 더욱더 가까이 건우의 옆에 붙는다.
"...이제 꽃사슴은 그만 보고 다른 동물들 보러가자. 당분간은 사슴들, 보기 싫어졌어."
결국엔 다른 동물을 보러가자고 건우에게 말하며, 마지막까지 사슴들에게 질투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늘따라 자신이 도대체 왜 이러는건지. 사람도 아니고 동물에게 질투를 느끼는 자신의 모습에, 그리고 또 자신의 질투를 일부러 이끌어낸 건우의 짓궂고 심술궂은 모습에, 정말로 분했다. 그리고 그 분함은 자신의 얼굴에도 그대로 드러나, 저절로 뾰로통하게 토라진 표정이 되지만 동시에 이렇게 질투하는 자신의 모습도, 계속해서 꽃사슴이라 부르는 건우의 말도 창피하게 느껴져 살짝 얼굴이 빨개진다.
아주, 아주 살짝 달아오른 얼굴이었지만 그럼에도 이런 얼굴은 건우에게 보여주기 싫었기에, 일부러 팔짱을 꽈악 끼고는 거의 자신의 볼이 건우의 팔에 닿을 정도로 더더욱 옆에 달라붙는다.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아도, 어쩔 수 없었다. 저 꽃사슴들에게 건우를 빼앗기기는 무척 싫었으니.
/ 앗! 놓아주실건가요...? (시무룩) 유괴여야지만 안 놓아주실건가요? 그, 그럼 제 발로 찾아가지 않으면 되는거죠? (뒷걸음질) 그리고 확실히 초등학교 때는 기억 안 난다구요. 수학도 기억이 안 나고... 기억나는 것은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정도? ㅋㅋㅋㅋ 분명 이것저것 배웠을테지만요. 그리고 붙어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무려 매일 쓰담쓰담이 있는데! 데자뷰... 기분 탓입니다, 네! ㅎㅎㅎㅎㅎ 으음, 그럼 이번엔 유괴당하는 사람의 자세를 해볼까요? 꺄아! 이러지 마세요! (연기 톤)
우와, 그래도 연플, 저보다는 많이 돌려보셨잖아요? 그리고 당연히 건우주의 캐릭터들이 전부 멋있고 매력있으니까 건우주께서 고백을 받는 쪽이신거 아니겠어요? ㅎㅎㅎㅎ 건우도 엄청 멋지니까요! 사실 저도 그냥 확 먼저 고백해버릴까, 하다가 참은 건데... 그리고 역시 상판 경력도 그리 길지 않다는 말씀도 안 믿겨요. 그럴리가 없어요, 이렇게나 능숙하게 잘 돌리시는걸요! 지금도 이 정도이신데 상판 경력이 늘어난다면... 정말로 엄청나실 것 같아요, 건우주. ㅎㅎㅎ 그, 그리고 안 착해요, 저! 당연히 저말고 건우주께서 착하시죠. 건우주께서 착하고 좋으시니까 그냥 저도 그렇게 동화되어가는 것일 뿐! 음, 확실히 이제 저는 건우주의 파트너이고 주아는 건우의 연인이긴 하죠. 현재를 바라보면 확실히 질투할 이유는 없네요. ㅎㅎㅎ 그럼 제가 질투해봅니다! 에잇, 저도 연플 많이 돌려보고 싶었는데!
여기는 비가 와도 바로 그쳤는데, 거기는 주룩주룩이었다니... 그래도 일도 없어서 푹 휴식하신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가끔은 그렇게 잘 쉬는 것도 중요하지요~
...이미 건우주께서 알고계시듯이, 죄송한 건 죄송한거라구요. 기다리시게 하고싶지 않은데, 그럴수가 없어서... 그래도 격려 고마워요. 응원, 고마워요. 네, 저, 열심히 해볼게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야만 하거든요! 저도 화이팅이지만 건우주께서도 화이팅이예요! -
647 건우 - 주아 (39744E+54) 2016. 10. 1. 오후 2:35:09비록 내가 유도하긴 했지만, 질투를 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절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전에는 사진 속 자신의 모습. 그리고 지금은 꽃사슴. 사랑에 빠진 여성은 이렇게나 질투를 하는걸까? 라고 느끼면서도 그 모습에 공감할 수 있었다. 당장 나만 해도, 독점욕이 생각보다 강한 편이니까. 그렇게 많이는 아니지만, 주아에게 표현을 한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주아가 내 독점욕을 받아주는 것처럼, 나 역시도 주아의 질투는 전부 받아줄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이런 질투는 짜증나고, 무섭고, 소름이 끼치는 질투가 아니라 정말로 귀엽고 끌어안아주고 싶은 질투였으니까.
내 허리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이 더 꽉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정말로 자신을 봐줬으면 하는 주아의 마음을 느끼며, 살며시 내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두 손을 잡았다. 하지만, 주아가 바라는 말이 아니라 일부로 심술궂게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그 말에 주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지 않을까? 그 모습에 조금 미안함은 느끼지만, 그럼에도 꼭 필요한 일이었다. 물론 좀 짖궂긴 하지만, 이것 또한 나의 애정표현이었으니까.
마치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이 내 허리를 꽉 끌어안는 손에 힘이 더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 제대로 질투하고 있구나. 유주아. 이 질투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다가 결국 웃어버리면서 다정하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살며시 주아를 꽃사슴이라고 부르면서 내 옆으로 오도록 달콤하게 유혹해봤다. 마치 악마가 여성을 살며시 유혹하듯이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부탁을 하자 주아는 뭔가 분한지 뾰루퉁한 목소리로 내가 방금 말했던 것처럼, 싫다고 거절해왔다. 그 모습에 결국 웃음을 터트리면서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반격했다.
"그래? 그럼 나는 계속 사슴을 볼 수밖에 없는걸? 귀여운 여자친구가 모습을 안 보여주겠다는데 어쩔 수 없잖아. 안 그래?"
장난스럽게, 그리고 짖궂게 쿡쿡거리며 웃으며, 나는 주아가 어떻게 나올지를 살며시 기다렸다. 그리고 결국엔 포기했는지 주아는 내 등 뒤에서 나와 옆으로 살며시 다가왔다. 그리고는 아까전보다 더욱 더 강하게 팔짱을 기며, 나에게 달라붙었다. 사슴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다른 동물들을 보러 가자고 자신의 볼이 내 팔에 닿을 정도로 더더욱 달라붙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흐뭇하게 웃어보였다.
처음부터 이럴거였으면서... 물론 내가 약간 의도한거기도 하기에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드는만큼 반대편 손을 들어서 주아의 머리를 다시 한번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정말로 부드럽고, 천천히, 천천히...
"바보. 저런 꽃사슴에 비할리가 없잖아. 네가 최고야. 그러니까 삐지지도 말고, 토라지지도 마. 전에도 말했잖아. 난 네가 최고라고 말이야. 그럼 여친님의 오더도 있으니 다른 곳으로 천천히 가볼까?"
채찍 후에 당근을 주듯이, 어쩌면 동물을 길들이는것처럼 대하는거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나는 부드럽게 계속해서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내 팔에 찰싹 달라붙어있음에도 쉽게 알아볼 정도로 빨갛게 얼굴을 물들인 주아를 달래줬다. 주아가 내 팔에 찰싹 달라붙어있는 것처럼 나 역시도 주아를 좀 더 끌어당겨서 나에게 달라붙게 만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본다면 염장 떨지 말라고 소리 지를지도 모르는 거리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나는 밝게 미소지었다.
나의 장난 때문에 결국 질투까지 하고, 얼굴까지 붉히며 찰싹 달라붙어있는 주아의 지금 모습은 꽃사슴이라기보다는, 주인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작은 강아지 같은 느낌이 들어, 더욱 더 귀엽게만 보였다. 이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자꾸 나도 모르게 주아에겐 이렇게 행동한단 말이야. 조금은 고쳐야할텐데...
머리를 쓰다듬는 손을 살며시 내려 주아의 등을 두어번 토닥여주고서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옮겨 천천히 꽃사슴 우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거나 아쉬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 내 옆에는 꽃사슴에는 비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고 귀여운 존재가 있었으니까. 그 존재가 내 옆에 있다면야 꽃사슴에 한눈을 팔 수는 없으니까.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면서 이번엔 어느 우리로 가볼까? 라고 생각을 하다가 보인 곳은 바로 커다란 곰들이 뒤뚱거리고 있는 우리였다. 사슴과는 다르게 상당히 무섭고 사나운 맹수인만큼 빠져나오면 큰일이 날테니, 동물원 측에서도 곰들이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관람하는 장소와 곰들이 있는 곳 사이에 커다란 홈을 파고, 높이 차를 두어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형식으로 우리가 형성되어있었다.
푸른 녹색 잔디가 너무나도 부드러워보이는 그곳에 곰들은 총 3마리가 있었다. 한마리는 고요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었도 다른 한 마리는 물가에 앉아서 천천히 목을 적시고 있었고 또 다른 한마리는 하품을 하면서 여기저기를 왔다갔다하며, 산책하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분명히 사람을 해칠수도 있는 사납고 위험한 맹수지만, 지금 저 모습은 그저 만화속에서나 보일법한 얌전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기에 절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귀여우면서도 미련해보이는 그 모습을 보며, 왜 TV속 작품의 곰이 그렇게 귀엽게 그러지는지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저 곰들, 되게 귀엽지 않아? 물론 먹을 것을 주면 안되겠지만 왠지 과자라도 하나 사서 던져주고 싶은걸?"
물론 안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동물들에게 먹이 이외에 다른 음식을 주면 배탈이나 병에 걸릴 확률이 크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저런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니, 마치 집에 있는 아롱이에게 과자를 나눠주듯이 곰들에게도 과자를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물론 실제로 주면 안된다는 것을 아주 잘 알기에 과자를 사러 간다거나 하진 않았다.
마음속으로 충동을 강하게 접어두고서, 나는 저 멀리 보이는 곰들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뒤뚱뒤뚱거리는 그 커다란 덩치는 좀처럼 넘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균형을 잃는듯 하더니, 물 속으로 첨벙 빠져버렸고, 그 덕분에 물을 마시고 있던 곰은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나면서 놀라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모습이 많이 우스웠는지 주변에서 어린아이들의 웃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 귀여운 모습에 소리 없이 조용히 웃어보였다.
//거, 거기서 시무룩해지면 어떡하나요! 하지만 뒷걸음질을 치니까, 정말로 납치해서 쓰담쓰담 해주고 싶기도 하고... 거기다가 그렇게 연기톤까지 하면..!! 아, 안돼! 112에 신고당할지도 몰라! 이건 주아주의 함정임이 분명해! 하지만, 그래도 귀여우니까 납치합니다.(덥썩(끌고 가기) 데자뷰같지만 기분 탓이라고 하니까 기분 탓이겠죠. 이후의 일은 천천히 생각해보겠습니다. 급한 것도 아니니까요! 일단 쓰담쓰담부터..!(쓰담쓰담)
음. 그리고 스스로는 제 캐릭터가 멋있고 매력적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그렇게 평가해준다면야 영광이에요. ㅎㅎ 주아주의 캐릭터..아, 저는 주아밖에 모르지만, 아무튼 상당히 귀엽고 예쁜걸요. 음. 그럼 그때 고백하지 말고 좀 더 시간을 끌어볼걸 그랬나요? ㅎㅎㅎ 사실 그때는 건우가 고백해야할 타이밍이기도 했고, 분위기적으로도 그게 맞을 것 같아서 그렇게 했었지만.. 주아가 먼저 고백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지도 살짝 궁금하긴 하네요. 자신을 봐달라고,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뒤에서 안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정면으로 부딪쳐왔으려나요?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건우는 조용히 듣다가, 미안하다고 말을 하면서 거절하고, 고백은 남자가 먼저 하는거라면서 역으로 고백하지 않았을까 싶지만요.
음. 그리고 정말로 길지 않답니다. 길어지면...? 글쎄요. ㅎㅎㅎ 어쩌면 지금과 비슷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물론 기술은 조금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큰 뼈대가 달라지진 않을테니까요. 그런데 질투라니. 저런... 그렇다면 여기서나마 건우와 연플을 재밌게 즐기면 되지 않겠어요? 1:1이니까 할 수 있는건 다 할 수 있잖아요? 이미 키스까지 해버린 사이니까.. 키스를 하고 싶다면 시도해도 되는거고요. ㅎㅎㅎㅎ
음. 그리고 주아주의 마음은 잘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현실이 더 중요한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러니까 지금은 현실에 치중해야죠. 그조차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건 기본적인 배려도 아닐뿐더러 예의도 아닌걸요. 무엇보다... 부담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요. 놀려고, 즐거우려고 만나는건데, 이게 의무가 되고, 반드시 해야할 일이 되버리면 그건 즐겁지 않을거에요. 주아주와의 시간은 즐거운 시간으로 끝까지 남기고 싶어요. 그러기에, 언제까지나 즐거운 놀이로서 즐겨주세요. 단지 그 놀이를 혼자서 하는게 아니라 저와 같이 하는 것일 뿐이죠. ㅎㅎㅎ 지금은 아마 공부하고 계시겠죠? 오늘 하루도 열심히 하세요! -
648 주아 - 건우 (7924E+58) 2016. 10. 1. 오후 11:48:31질투심. 예전에 자신의 친구들이 남자친구가 여자 연예인을 너무 좋아해서 짜증난다고 하는 식의 얘기는 종종 들어왔었다. 하지만 자신은 그 때 좋아하는 사람도, 사귀는 사람도 없었기에 그 감정은 자신과는 머나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래, 생각했'었'다.
자신이 건우의 허리를 잡고있는 손에 조금 더 힘을 주고있다는 것도 모르는 채, 질투심을 아주 제대로 느낀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는... 자신이 지금 질투하고 있는 대상은 바로, 꽃사슴이라는 것. 사람도 아니고, 동물에게.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은 건우를 좋아하게 되었고, 건우와 사귀게 되었으며, 이제는 그렇게 자신의 남자친구가 된 건우가 자신이 아닌 저 꽃사슴에게만 신경을 쓰니까, 질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새삼 예전에 그렇게 남친의 행동에 불평하던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자신의 두 손을 건우가 저의 손으로 살며시 잡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건우는 자신이 원하는 말을 해주지 않고, 대신 심술궂게 거절의 의사를 밝힌다. 자신에게 하는 그 싫다는 말에 결국엔 시무룩해지며 추욱 처진다. 확실히, 자신이 그렇게 말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그건 진심이 아니었는데. 충동적으로 한 말이었는데...
시무룩해지지만 그래도 건우의 허리를 끌어안은 손에는 오히려 조금 더 힘을 줘서 더 꽈악 끌어안는다. 나를, 신경 써 줘. 내 쪽을 봐 줘. 그런 마음으로 그렇게 꽉 끌어안자, 건우는 결국 웃어버리면서 다정하면서도 장난기 가득하게 자신이 옆으로 오도록 자신을 유혹한다. 목소리로 홀리는 악마가 있다고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 같은데, 순간 혹시 건우가 그 악마가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건우의 유혹을 눈치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쯤은 자신도 이미 알고 있었다. 온전히 자신만을 향하는 이 달콤한 유혹에 과연 그 누가 저항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로 순순히 거기에 넘어갈 수는 없었다. 어차피 질 거라는 건 알고있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저항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분한 마음으로 뾰로통하게 방금 건우가 했던 말을 따와 싫다고 거절해본다. 그러나 건우는 딱히 큰 동요없이 웃음을 터뜨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럼 저는 계속 사슴을 볼 수 밖에 없다고 반격해온다.
짓궂게 쿡쿡 웃는 웃음소리. 그 모습에 결국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분해, 분하다구!
이번에도 또 자신이 져버렸다. 결국엔 건우의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을 체념하듯 받아들이며 건우의 등 뒤에서 나와 옆으로 다가가 아까보다도 더욱더 세게 팔짱을 끼며 달라붙는다. 조금 달아오른 볼을 숨기려 자신의 볼이 건우의 팔에 닿을 정도로 달라붙으며 사슴말고 다른 동물을 보러가자고 얘기하자, 건우는 흐뭇하게 웃으면서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한다.
꽃사슴보다 자신이 최고니 삐지지도, 토라지지도 말라며 건우는 자신을 좀 더 끌어당겨서 저에게 더 달라붙게 만들더니 계속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달래준다. 그 밝은 미소를 슬쩍 올려다보며 얌전히 쓰다듬을 받으면서도 뭔가 여전히 조금 창피하고 분했다.
"...이렇게 동물 조련하듯이 하면서도 여친이라고 하는거야? 최고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그냥... 그냥, 나 무시하지 말아줘. 그럼 난 괜찮으니까..."
하지만 창피함을 무릅쓰고, 솔직하게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얘기해본다. 이러다가 정말로 동물이 되어버리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도 들었지만, 그래도 건우가 자신을 좋아해준다면... 동물이 되어 조련을 받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건우는 곧 쓰다듬던 손을 내려 자신의 등을 토닥여주고서는 발걸음을 옮겨 꽃사슴 우리에서 멀어진다. 똑같이 건우와 함께 걸음을 옮기면서 슬쩍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았고, 아쉬워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조용히 속으로 안도했다는 것은... 평생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을 비밀이 되었다.
그렇게 비밀을 간직한 채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다 자신들이 멈춰선 곳은 바로, 커다란 곰들이 있는 우리. 푸른 녹색 잔디가 깔려있는 그 우리 안에는 곰 3마리가 있어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었다. 한 마리는 낮잠을 자고 있었고, 또 다른 한 마리는 물가에 앉아서 물을 마시고 있었고, 나머지 한 마리는 하품을 하며 산책을 하고 있었다.
덩치도 크고 힘도 세서 사나워진다면 그 어떤 동물보다도 더 무서울 아이들이었지만, 지금 보여주는 모습들은 정말로 얌전하고 평화로워 보였기에, 무섭기는 커녕 너무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저 곰들 되게 귀엽지 않냐며, 먹을 것을 주면 안되겠지만 과자라도 하나 던져주고 싶다고 말을 걸어온다. 그 말에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대답한다.
"안 돼, 안 돼~ 물론 너무 귀엽긴하지만, 과자같은 거 먹이면 저 귀여운 곰들이 아파하니까 말야. 물론, 너라면 그러진 않겠지만 말야."
확실히 매우 귀여워보이는 곰들. 그 모습들에 저절로 작게 미소가 지어지지만 그래도 그렇게 사람이 먹는 음식같은 것을 함부로 주면 안되었다. 귀엽다고 해서 저 아이들을 아프게 하고싶진 않았으니까.
건우와 함께 조용히 웃으며 곰들을 바라보자 뒤뚱뒤뚱 걸어다니던 그 곰은 갑자기 균형을 잃더니 그대로 물 속에 첨벙 빠져버린다. 그리고 그 때문에 물을 마시고 있던 곰도 깜짝 놀라더니 벌떡 일어섰고, 그 물에 빠져버린 곰도 제대로 놀랐는지 물 속에서 잠깐 허우적거리더니 곧바로 물 밖으로 빠져나온다.
정말로, 덩치에 안 맞게 귀엽디 귀여운 모습. 미련하면서도 귀여운 그 모습에 같이 곰을 구경하던 어린이들은 전부 크게 웃었고, 건우도 조용히 웃어보인다.
"아하하, 물 마시던 저 아이는 무슨 죄야? 물에 빠졌던 저 아이도 엄청 놀랐겠지만 말야. 아, 건우야. 저기 봐봐! 이 와중에도 낮잠 자는 저 아이는 미동도 없어. 친구들보다도 잠이 더 중요하다, 이건가?"
자신도 밝게 웃어보이며 그 곰들에 대해 얘기하다가, 아까부터 잠에 심취해있는 나머지 곰 한 마리를 건우와 팔짱을 끼고있지 않은 손의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마치 자기 혼자서만 딴 세상에 있는듯한 평화로운 모습. 아아, 진짜 너무 귀여운거 아냐? 저 곰의 품 속에 파묻혀서 잠들면 엄청 포근하고 좋은 꿈 꿀 수 있을것만 같아.
/ 후훗, 함정인 걸 눈치채셔도 이미 때는 늦었다구요? 주아는 건우에게 진다고 해도 저는 건우주께 안 지니까요~ ㅎㅎㅎㅎ 꺄아! 경찰 아저씨! 여기 멋진 오빠가 저를 납치해요! (얌전) (끌려가기) 112가 몇 번이었지? (연기 톤) ㅋㅋㅋㅋㅋ 데자뷰는 아니라구요? 분명 기분 탓이예요. 그것보다는 쓰담쓰담이 더 중요하죠! 앗싸, 목표 달성이예요! (방긋) (쓰담쓰담 받기)
스스로는 모르시더라도 저는 확실히 그렇게 생각한다구요? 저야말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영광인걸요! 아무래도 연플인만큼 건우주께서 좋아해주시려나, 걱정했었으니까요. 만약 그 때 주아가 먼저 고백했다면... 아마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울먹거리며 화내다가 바보야, 내가 좋아하는 건 너라구! 하고 서럽게 소리쳤을지도 몰라요. 아마 그러고나서 그러니까 멀어지지 말아달라고 펑펑 울음을 터뜨렸겠지만요. 아, 왠지 이렇게 흘러가도 건우가 다시 역고백을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사실, 누가 먼저 고백을 했건 확실히 이 둘은 이어졌겠지만요. 지금 하는 행동들을 보면 안 이어졌으면 어쩔 뻔했나, 싶기도 하고... ㅋㅋㅋ
큰 뼈대가 달라지지 않아도 괜찮아요. 건우주께서는 이미 뼈대도 완벽히 튼튼하시잖아요? ㅎㅎㅎ 여기서나마 건우와 할 수 있는 연플을 다 해본다라... 확실히 키스까지 해버렸지만 사실 저, 키스씬 돌리는 것도 생전 처음인지라... ㅋㅋㅋㅋㅋ 시도하기 조금 창피하긴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한번쯤은 해보겠죠, 아마?
그리고 이미 몇 번이나 말씀드렸지만, 부담이 아니랍니다. 의무도 아니고, 반드시 해야 할 일로 되지도 않았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ㅎㅎㅎㅎ 그냥 제가 즐겁고 좋아서 하는 거예요. 건우주와 돌리는 것도, 건우주와 잡담하는 것도, 전부 너무 즐거워요! 원래 놀이는 혼자보다는 같이 하는 게 더 재밌잖아요? 이해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아, 맞다. 자제... 에잇, 몰라요! 전부 고맙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공부하다가 많이 잠들어버려서 그다지 열심히 하지 못해서 늦게까지 할 예정이랍니다... ㅠㅠㅠ 어쩔 수 없죠, 뭐... 내일은 더 화이팅해야죠! -
649 건우 - 주아 (90199E+48) 2016. 10. 2. 오전 3:19:53꽃사슴 우리를 떠나 우리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곰들이 즐거운 휴식을 보내고 있는 우리였다. 푸른 녹색 잔디가 깔려져있는 커다란 우리 안에는 어릴적 자주 부르던 동요처럼 곰 3마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한 마리는, 편하게 낮잠을 자고 있고, 다른 한 마리는 물가에서 물을 마시고 있으며, 또 다른 한 마리는 하품을 하며 뒤뚱뒤뚱거리면서 산책하듯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동물원의 대표 동물이라고 하면 사자, 호랑이, 곰. 이렇게 3마리가 있는 만큼, 이 우리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볼 자리는 확실하게 존재했기에 딱히 관람하는데는 크게 문제가 될 게 없었다. 분명히 위험해서 사람을 해칠지도 모르는 맹수로 구분되어있는 곰이었지만, 지금 저 모습은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나도 귀여웠다. 과거 TV에서 본 만화에서 본 곰들처럼 왠지 미련하면서도 너무나도 귀엽다는 느낌 그 자체였다. 그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오며 너무 귀엽다고 과자라도 하나 사서 던져주고 싶다고 살짝 주아에게 얘기하자, 주아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면서 안된다고 말하며 과자를 먹이면 곰들이 아파할거라고 반대의사를 보였다. 물론 나도 진짜로 줄 생각은 없었다. 동물원의 동물들이 과자나 다른 먹거리를 보고 배탈이 난다거나 하는 사례는 수도 없이 들었으니까.
나도 듣고 알고 있는 이 사례를 주아라고 해서 모를리가 없겠지. 주아는 나보다 동물을 더 좋아하고 아끼니까. 내가 과자를 준다고 정말로 사러 갔으면 나를 어떻게든 말리지 않았을까? 그 모습을 살짝 떠올려봤다.
"알고 있어. 나도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면 안된다는건 알고 있거든. 그냥 마음만 그렇다는거야. 나도 동물 꽤 좋아해. 너만큼은 아니지만."
평화로운 곰들은 정말로 제각각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평화는 그리 오래 가진 않았다. 뒤뚱뒤뚱 주변을 걸어가고 있던 곰 한마리가 그만 균형을 잃고 물에 풍덩 빠져버렸고, 그 때문에 물이 튄 물을 마시고 있던 곰은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물에 빠진 곰은 정말로 놀라면서 바둥바둥거리면서 허우적대다가 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서로가 서로를 멍하게 바라보지만 크게 싸우는 일 없이 두 곰은 다시 나란히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이 그냥 넘겨버리는 태연한 모습. 그 모습이 방금전에 바둥바둥거리던 곰의 귀여운 모습과 겹쳐 그야말로 너무 우스웠기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고 주변에 있는 어린아이들은 크게 웃었고, 곧 거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한편 주아는 그 곰들을 바라보면서 밝게 웃으면서 나를 부르더니, 낮잠 자고 있는 곰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주아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돌려보니, 거기엔 정말 세상사 나 몰라라 하면서 자고 있는 곰의 모습이 보였다. 기분 탓일까? 그 곰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주아는 정말로 푹 빠진것처럼 보였다. 그 모습을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바라봤다. 확실히 주아는 귀여운 것을 좋아하니까 저런 반응을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하지만, 왠지 말이지...
"...아. 응. 그런것 같네. 확실히 낮잠을 푹 자면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잖아? 아마 저 곰도 그런 케이스 아닐까? 어쩌면 다른 곰보다 조금 더 미련한걸지도 모르고 말이야."
애써 내 가슴 속에서 느껴지는 뭔가를 모르는 척 하면서 나는 두 어깨를 으쓱하며 주아의 말에 대답했다. 어쩌면 정말로 느긋한 성격일지도 모르고 다른 곰들보다 조금 미련한걸지도 모른다. 곰도 객체차가 있을테니, 좀 더 미련하고 둔한 곰이 있어도 이상할 건 없잖아.
하지만, 그런 내 말을 듣기라도 한건지, 방금 전까지 잠을 자고 있던 곰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기지개를 펴는것처럼 팔을 쭉 뻗었고 입을 쩍 벌렸다. 마치 크게 기지개를 펴면서 하품을 하는 듯 한 모습.
그리고 천천히 물가로 가더니,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또 터져나와버리고 말았다. 정말 타이밍이 적절한 탓에, 진짜로 내 말을 듣고서 일어난게 아닌가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이내 물을 마시고 있던 곰 3마리는 목을 다 축셨는지 물가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 먼저 물을 마시던 2마리는 다시 천천히 뒤뚱거리면서 산책을 하기 시작했지다. 하지만 잠을 자고 있던 곰은 물을 마시고서 또 다시 나무 그늘 안으로 슬그머니 들어가서는 또 드러눕는 모습을 보였고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다.
그 모습에 순간 멍해졌다가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전날 밤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기라도 한걸까? 저렇게까지 잠에 빠져드는 모습에 정말로 한가한 것도 정도가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저 곰은 또 자는 모양인데? 음. 진짜로 피곤한가봐. 하기사 이런 동물원에서 동물들은 자는 것 이외에는 크게 할 건 없을테니까. 그래도 너무 느긋한걸?"
기분 탓일까?
아까부터 나, 계속 저 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만 하는듯한 느낌이 드는데? 음. 기분 탓이겠지. 응. 기분 탓일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살며시 주아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다른 곳으로 가볼까? 곰도 대충 다 본 것 같고 말이야. 이대로 얼룩말이나 사자나, 호랑이라도 보러 가볼까?"
//말과 표정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것에서 웃으면 되는걸까요?! ㅎㅎㅎㅎ 멋진 오빠라고 해도 얌전하게 끌려가면 안되지 않습니까! 쓰담쓰담을 받기 위해서 납치당하다니! 이, 이런 경우는 처음이야! 일단 딸기우유사탕 먹을래요? 그거라도 먹여야겠어. 따라왔으니까! 그거로 유인한거니까!
음. 그리고 몇번 말했다시피 전 주아가 되게 마음에 들어요. 꽂힌것도 사실상 거의 초반부였으니까요. 그렇게 말하자면 저는 설정때부터 주아주가 먼저 좋아하는 설정이었기에 주아주의 취향에 맞는 남캐가 잘 나오나 걱정을 많이 했었다구요. 물론 주아주가 시트에서부터 꽂혔다고 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고요. 음. 그리고 정말로 주아라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왠지 건우가 못 가게 꽉 옷자락을 붙잡고, 눈물을 펑펑 흘리고.. 그 모습을 보면서도 건우는 역시, 고백을 거절하고 자신이 역고백을 했겠죠.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을 닦아주면서 말이죠.
"너야말로 바보 아냐? 여자애가 먼저 고백하면 어떡하냐. 고백은 남자애가 하는거야. 그러니까 너의 고백은 못 들은걸로 할게. 좋아해. 유주아. 내가 좋아하는건 너야. 네가 정말로 소중했기에, 멀어지려고 한거야. 나도 모르게 너에게 마음이 가고 좋아하게 되어버렸단 말이야. 그러니까 책임지고 고백 받아줘. 사귀자. 우리."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즉석에서 대사를 써본거라서, 조금 안 맞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저런 느낌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음. 그리고 오늘은 정말 평소보다 늦게까지 깨있게 되었네요. 이것저것 좀 하다보니, 답레도 살짝 늦어졌고요. 사실..빨리 이으면 주아주가 빨리 이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질까봐 싶어서, 평소보다 좀 더 느긋하게 쓰는것도 있긴 합니다만..오늘은 특히 늦어버렸네요. 늦게 본 것도 있긴 했습니다만..아무튼, 답레를 이렇게 남깁니다.
그리고 저도, 키스신 같은거 쓰면 되게 부끄럽답니다. 제가 키스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ㅎㅎㅎㅎㅎ 사실 처음 쓸때도 주아가 받아줄까 살짝 불안하기도 했었고요. 그땐 주아가 놀라서 밀쳐도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받아줘서 역으로 놀란건 안 비밀이랍니다.
아무튼 아직까지 주아주도 깨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그렇다면 정말로 공부 열심히 하세요. 건우주는 이대로 자러 갈테니까요. 그리고 저도 잡담하는 것도 돌리는것도 너무너무 즐겁답니다. ㅎㅎㅎ (쓰담쓰담) -
650 주아 - 건우 (74696E+57) 2016. 10. 2. 오후 10:12:48꽃사슴 우리를 떠나서 자신들이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바로, 커다란 곰들의 우리. 높이 차 때문에 자신들의 아래에 펼쳐진 푸른 녹색 잔디 위에는 곰 3마리가 각자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한 마리는 낮잠에 취해 작은 움직임조차도 없었고, 다른 한 마리는 물가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고, 나머지 한 마리는 하품을 하며 산책하듯이 천천히 잔디 위를 거닐고 있었다.
그 곰들은 덩치와는 안 맞게 하나같이 전부 평화롭고 너무나도 귀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자신들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전부 그 곰들의 모습을 미소 띤 채 지켜본다. 흉폭한 맹수는 커녕, 너무 귀엽고 순해보여서 환히 웃으며 그 곰들을 바라보다가 건우가 너무 귀엽다고 과자라도 하나 사서 던져주고 싶다고 살짝 얘기하자 가볍게 안된다고 대답한다.
물론, 건우가 진심으로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건우도 자신처럼 꽤나 동물들을 좋아하는 편이었으니. 애초에 정말로 과자를 줄 생각이었다면, 건우는 이미 과자를 사러 걸음을 옮겼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건우는 한다면 정말로 하는 아이였으니까.
반대로 말하자면, 그런 건우의 특성을 알기에 자신도 이렇게 가볍게 안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자신은 정말로 진지하고 다급하게 건우를 붙잡고 말리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생각은 딱 들어맞아, 건우는 자신도 알고있다고, 그냥 마음만 그렇다는 거라고 얘기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건우와 팔짱을 끼지 않은 쪽의 손을 올려 부드럽게 건우의 한 쪽 뺨을 쓰다듬는다.
"그래, 나도 알고 있어. 네가 진심으로 그렇게 말한 건 아니라는 것을. 너도 동물들을 많이 좋아하니까 말야. 그래도 우리 건우, 착하다~ 마음만 그렇다고 해도 동물들을 많이 예뻐해주고."
사실 머리를 쓰다듬어줄까, 하다가 그러면 팔을 더 높이 들어올려야 했기에 이 정도로 합의보기로 한다. 그렇게 마치 어린아이를 예뻐하듯이 건우의 뺨을 쓰다듬어주다가 이내 손을 내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곰들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평화롭게 각자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곰 세 마리. 그러나 그렇게 계속 지속될 것만 같았던 평화는 산책하던 곰 한 마리가 균형을 잃고 물 속에 빠져버리자 바로 깨져버린다. 예기치 못하게 물에 빠져버린 그 곰도 크게 놀란 듯 했지만, 근처에서 물을 마시고 있던 곰도 화들짝 놀라서는 벌떡 일어선다. 평화롭게 물을 마시다가 갑자기 물이 사방팔방으로 튀니 깜짝 놀랄만도 했다. 그러나 그 물에 빠진 곰도 놀랐으면서도 어떻게든 빠져나오기 위해 허우적대다가 겨우 물 밖으로 빠져나온다.
그리고 서로를 멍하게 마주보는 곰 두 마리.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그 두 마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나란히 물을 마시기 시작한다. 자신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전부 지켜보고 있었건만, 능청스럽게 행동하는 그 곰들의 모습에 주변에서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터져나온다.
건우도, 자신도 그 귀여운 모습들에 소리없이 웃어보이다가 문득 자신의 눈에 들어온 나머지 곰 한 마리. 건우를 부르며 밝은 미소와 함께 손가락으로 조금의 미동도 없이 잠에 빠져있는 그 곰을 가리킨다. 보기만 해도 매우매우 귀엽고 평화로운 모습. 두 눈까지 꼬옥 감고 잠들어있는 그 곰의 넓은 품 속에 쏙 들어가서 잠들면 되게 포근하고 기분 좋은 꿈 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해보며 그 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하지만 건우는 이상하게도 그런 자신을 아무 말없이 조용히 바라보더니 이내 곧 어깨를 으쓱하며 천천히 자신의 말에 대답해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묘하게 부정적인 평가. 음... 아닌가? 그냥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건가? 태연해보이는 건우의 모습에 조금 의아해하면서도 어쨌든 여전히 웃으면서 그의 말에 대답한다.
"확실히 낮잠에 빠지면 주변 일은 잘 모르긴 하지. 음, 하지만 조금 더 미련한 거라고 해도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귀엽지 않아?"
저 커다란 덩치에 느긋하고 미련한 성격이라... 잠시 상상을 해봐도 너무 귀여운 모습만 떠올라서는 자신도 모르게 가볍게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건우를 바라보던 시선을 다시 그 곰에게로 돌리자 그 곰은 마치 건우의 말을 들은 양, 잠에서 깨어나더니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쭉 켠다. 그리고는 하품을 하듯이 입을 쩍 벌리더니 곧 천천히 물가로 가서는 물을 마시기 시작한다.
정말로 기가 막힌 타이밍. 그 타이밍에 건우도, 자신도 결국 다시 또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그렇게 웃으면서도 그 곰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지켜보자 물을 마시던 곰 3마리는 곧 천천히 물가에서 천천히 빠져나온다. 먼저 물을 마시고 있던 곰 2마리는 이내 다시 천천히 산책을 하기 시작했고, 자신이 주목했던 그 곰은 또다시 아까 그 나무 그늘 안으로 다시 슬쩍 들어가더니 그대로 또 드러눕는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다시 눈을 감고 아까처럼 잠에 바로 빠져든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또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다. 아, 진짜! 어떡해, 너무 귀여워!
그 귀여운 한가로움에 계속 그 곰을 바라보다가 건우가 저 곰은 진짜로 피곤한 것 같다며, 그래도 너무 느긋한걸? 하고 말을 걸자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또다. 또다시 뭔가 묘하게 부정적인 느낌의 평가. 조금 의아한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보다가 살짝 고개를 갸웃하면서 입을 연다.
"느긋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여기는 훈련을 시키는 그런 곳이 아니니까. 하지만 확실히 저 아이는 어젯밤을 샌 걸 수도 있겠어. 그렇지 않다면 건우, 네 말대로 저렇게 계속 피곤한듯이 잠잘리 없잖아?"
반쯤 농담을 던지며 장난기 가득하게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건우는 너무 느긋한 모습을 보이는 동물은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을 바라보며 곰도 대충 다 봤으니 얼룩말이나 사자나 호랑이라도 보러 가보자고 말하는 건우에게 똑같이 고개를 끄덕인다.
"응응, 가자! 얼룩말도, 사자도, 호랑이도 전부 멋진 아이들이니까!"
왠지 모르게 건우가 곰 우리를 빨리 떠나고 싶어하는 것 같은 느낌에 일부러 더 밝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래도 확실히 저 아이들은 전부 멋있고 늠름한 동물들이니까, 빨리 보고싶은 마음도 있긴 있었다. 어서 가자, 하고 말을 덧붙이며 건우의 팔에 좀 더 세게 팔짱을 끼며 헤실헤실 웃어보인다.
/ 후후, 멋진 오빠라는 점에는 동의하신거죠, 그 말씀은? ㅎㅎㅎㅎㅎ 저는 그저 끌고가시니까 끌려가는 것 뿐이라구요? (으쓱) 쓰담쓰담은 강력하답니다~ 앗, 딸기우유맛 사탕! 네, 먹을래요. 따라왔으니까 2개 주세요! (해맑)
그리고 역시, 주아를 마음에 들어 해주셔서 너무 다행이예요. 연플은 서로 좋아해야할텐데 저만 즐거우면 안되니까요. 그리고 저 역시 건우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이렇게 금방 꽃힌 캐릭터는 처음인데... 이미 예전에도 얘기했지만요. ㅎㅎㅎ 아무래도 고백했을 당시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주아는 왠지 그랬을 것 같아요. 건우도 뭔가 정말로 그렇게 역고백을 해줬을 것 같지만요. 건우의 대사를 천천히 읽어보니 왠지 그 상황이 저절로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 대사도 그렇고, 뭔가 건우가 점점 밀당의 선수가 되어가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이겠죠? ㅎㅎㅎㅎ
그리고 세상에... 새벽 3시 넘게까지 깨어계셨었다니. 건우주, 괜찮으세요? 답레는 상관없으니 일찍 주무세요. 피곤하실라...
그나저나 건우주도 키스신 쓰면 부끄러우시다구요? 전혀 아닌것 같았는데요? ㅋㅋㅋㅋ 되게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서 많이 해보셨구나, 했는데...! 그, 물론 직접 키스하는 건 아니지만 그 장면을 쓰는 건 결국 제 손이니까 부끄러울 수밖에 없잖아요... 첫 키스 때 주아가 받아줘서 놀라셨나요? 사실 주아라면 놀라긴 하겠지만 건우를 밀칠 것 같진 않았거든요. 분위기도 낭만적이고 해서 그대로 해버렸다는 건 안 비밀이랍니다~
사실 그 때까지도 반 비몽사몽하게 깨어있긴 했지만, 저야 어쩔 수 없으니까요. 건우주께서는 일찍, 충분히 주무시라구요! 그, 저랑 잡담하는 거랑 돌리는 거 너무너무 즐겁다고 해주시는 거랑 쓰담쓰담은 엄청 기쁘지만요... (얌전히 받기)
아, 그리고... 죄송하지만 이 다음 답레는 금요일 날 쯤에 드릴게요. 아마 내일부터는 접속이 힘들어질 것 같아서... ㅠㅠㅠㅠ 그 때 답레랑 같이 바로 돌아올테니까요! -
651 건우 - 주아 (63004E+48) 2016. 10. 3. 오전 2:39:10아까부터 느낀거지만, 주아는 저기서 잠을 자는 저 곰이 특히 귀엽다고 마음에 들어하는 모습이었다. 미련하다고 해도 그건 그것 나름대로 귀엽다고 평가하고, 이후에 그 곰이 잠에서 깨어난 후에, 물을 마시고 또 잠을 청하는 모습을 보고, 또 귀엽게 보는듯한 모습을 바로 내 옆에서 보였다. 그리고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난 특히나 저 곰에 대해서만큼은, 부정적인 평가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는지, 주아는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듯 했다. 물론 이것도 기분탓일지도 모른다. 이후에 주아는 장난기 가득한 말로 키득거리면서 느긋할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내 말에 가벼운 반박을 던졌으니까. 그냥 평소처럼 장난을 살짝 섞은 멘트.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저 곰을 변호하는 느낌이 들어서, 뭐라고 하면 좋을까.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아니, 나는 그저 이 감정에 대해서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게 아닐까? 어떻게 보면.. 진짜로 어떻게 보면 말이지.. 하지만 이걸 인정해버리면,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여러모로 골치 아파지잖아.
방금 전에 주아와 똑같은 모습이 되버릴거라고. 나. 그걸로 좋은거야? 최건우? 너, 정말로 그거 인정해버릴거야? 일단은 곰 우리에서 멀어지는게 먼저일 것 같았기에 곰 우리는 그만 보고 얼룩말이나, 사자, 호랑이라도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아는 정말로 천진난만하게, 밝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하기사 알리가 없잖아? 지금 이걸 어떻게 알겠어? 최건우. 너란 녀석은...
살며시 고개를 뒤로 돌리면서, 느긋하게 자고 있는 곰을 바라보았다. 너 하나 땜에 내가 무슨 꼴인건지... 작게 불평을 하면서 다시 고개를 돌려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어느샌가 주아는 더 세게 팔짱을 끼며, 헤실헤실 웃어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속으로 강한 미안한 감정도 들었다. 곰을 좀 더 보고 싶을지도 모르는데, 괜히 나 때문에 실망하는건 아닌가 싶어서 정말로 미안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괜히 발걸음이 천천히 느려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가는둥, 마는 둥.. 그저 천천히..천천히...
그러다가 살며시 주아를 바라본 후에, 나는 동물원 우리가 아닌, 조금 인적이 드문 곳으로 천천히 데려갔다. 어쩌면 주아는 이런 내 모습에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적이 드문 좀 구석진 곳.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내 팔을 주아의 팔에서 뗴어놓았다. 그리고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평소의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가 아니라, 진지한 목소리로, 진지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이야기했다.
"미안해. 주아야."
짤막한 사과. 그 사과를 한 후에, 나는 살며시 주아의 뒤로 다가가서는 주아를 와락 백허그하면서 끌어안았다. 말 그대로 내 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강하게.. 강하게.. 팔로서 옭아매면서 꾸욱 내 품 속으로 끌어안았다.
키 차이가 있다보니, 이렇게 안으면 자연스럽게 주아는 내 품에 쏘옥 들어오게 된다. 그렇게 품 속에 들어오는 주아를 느끼면서, 어쩌면 깜짝 놀랐을지도 모르는 주아에게로 속삭이듯이 얘기했다.
"나, 바로 벌 받았나봐. 아까전에 너에게 그런 짓을 해서 말이야."
꽃사슴 우리 앞.
나는 주아가 내 등 뒤에서 나오게 하기 위해서 일부로 짖궂게 행동하면서 질투를 유발했다. 꽃사슴만을 바라보고 주아를 철저하게 무시하면서 결국 질투를 유발시켜서 주아가 나오게 만들었고 그 귀여운 모습을 즐겼다.
그런 짖궂은 행동에 대해서 벌이라도 받은걸까? 아까전, 나도 모르게 주아가 곰을 귀엽다고 느끼고 곰에 너무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결국엔, 결국엔... 사람도 아니고 동물에게, 그런 감정을 느껴버리고...
절로 한숨이 나오는건 둘째치고 그것땜에 곰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주아에게 미안함 감정이 더 커져버려서, 더욱 더 강하게 품에 꼬옥 안았다. 곰을 보여주고 싶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가고 싶지 않은 모순적인 마음.
그 모순적인 마음을 느끼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내 말을 천천히 이어나갔다.
"곰을 보다 말고 가자고 한거 미안해. 하지만 지금은 참아주면 안될까? 다음에 실컷 보게 해줄게. 곰인형 사줄게. 진짜 크고 귀여운결로 사줄게. 그러니까, 오늘은 패스하자. 안될까? 그렇게는? 그래. 질투했어. 질투해버렸어. 네가 꽃사슴에게 그랬던것처럼, 나도 모르게 네가 곰에게 푹, 진짜로 푹 빠진것 같아서 질투해버렸어. 인정할게. 그러니까, 나도 꽃사슴 패스해줬으니까 너도, 패스해주면 안돼?"
완전 말도 안되는 억지.
그런 억지를 부리면서 나도 내 자신이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어서 난감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만약 벌을 받았다고 한다면 진짜로 벌을 받은게 분명했기에, 뭐라고 말을 표현하기가 힘들었다. 물론 주아도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그래도...그래도...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당장 나 자신도 이해하기 힘든걸.
고개를 푹 숙이고 주아를 끌어안는 팔을 놓아주지 않으며, 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주아의 답을 기다렸다.
//그, 그게 그렇게 되는건가요?! 일단은 주아주의 말도 일리가 있으니까 2개 받으시죠! 그리고 이대로 저를 계속 따라오면 한박스가 있을지도 모른답니다.(속닥속닥) 아니, 근데 진짜로 주아주, 이대로 납치되시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 이, 이거 어떻게 결말을 지어야하지? 그, 그냥 자수를 하면 되는걸까요?
그리고 주아주 말대로 연플이라는 것은 서로 좋아해야 성립이 되죠. 애정도 없는 캐릭터와 연플을 하는건 정말로 힘들고 고문일테니까요. 억지로 애정 표현을 하게 된다는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건우와 주아는 정말로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정말로 처음부터 소꿉친구인것처럼, 연인이 될 운명인것처럼 만들어졌고, 그들을 다루는 오너들도 서로의 캐릭터에 애정이 강하니까요. 정말로 주아주와의 만남은 신기한것의 연속이에요. 네. 정말로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말이죠. 그런고로 예쁜 따님 만들어서 연인으로 보내줘서 고맙습니다. 주아주! 행복하게 해드릴게요!
그리고 정말로, 키스씬 쓰면서 부끄러웠어요. 많이 해본건 또 아니랍니다. 그냥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쓴거에요. 주아주가 부끄러운것처럼 저 역시도 부끄럽다구요. 그런거 쓰는건ㅎㅎㅎㅎㅎㅎㅎ 그래도 애정하니까 쓰는거죠. 예쁘고 귀엽고 연인이니까요. 물론 자주는 못 쓸지도 모르지만요. 역시 부끄럽고 말이죠. 그건 그렇고 분위기가 낭만적이었다라. 미리 깔아두긴 잘 했군요. 약간 설계를 했었다는건 안 비밀이라고 합니다. 아마도요?(시선회피)
음. 그리고 사실 빨리 자려고 하지만, 하는게 있다보면 늦게 잘때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결국 오늘도 할거 좀 하다가 이 시간에 답레를 쓰게 되네요. 결국 이거 쓰고 자러 가겠지만요. 사실 눈꺼풀 내려오는걸 참으면서 쓰다보니.. 약간 잡담도 뭔가 어수선한 느낌이 있진 않을까 싶네요. 내용은 상관없는데 하필 잡담 쓰는 이 부근에서부터 갑자기 졸려와서... 조, 조금만 버텨! 눈꺼풀!!
그리고..이번에는 한번 건우의 질투..쪽을 한번 조금 써봤답니다. 음. 약하긴 한데, 일단 건우가 질투를 하면 이런 느낌이에요. 아무튼, 미안할거 없다고 해도 미안하다고 말할테니까 더는 말 안할게요. 금요일에 보도록 해요. 그리고 그때까지 정말로 수고하세요. 주아주. 더 힘내라는 느낌으로 오늘은 좀 더 강하게 충전해줄게요!(꼬옥(토닥토닥(쓰담쓰담) 그럼 저도 이쯤에서 눈을 감아보겠습니다. 좋은 꿈 꾸세요. 주아주! -
652 건우주 (69833E+62) 2016. 10. 7. 오전 8:42:07살며시 건우주가 갱신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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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 주아 - 건우 (15783E+56) 2016. 10. 7. 오후 6:49:29저기서 계속 잠자고 있는 곰에 대한 미묘하게 부정적인 건우의 평가. 완전히 부정적이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곱게 바라보는 것 같지도 않은 그런 느낌의 말투로 건우는 그 곰을 평가한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조금 의아함을 느껴 건우를 바라보지만,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혹시 건우는... 저 곰이 별로인가?
자신의 눈에는 그저 귀엽게만 보이는 곰이어서 가볍게 변호를 해보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건우는 싫어할 수도 있겠다, 싶어 그냥 평소처럼 장난스레 넘어간다.
그리고 그 추측은 어느 정도는 맞았던건지, 건우는 곰 우리는 그만 보고 얼룩말이나 사자, 호랑이라도 보러가자며 곰 우리에서 멀어지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귀여운 곰들을 조금 더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건우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더욱더 보고싶었기에, 밝게 웃음을 띤 채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자고 대답한다.
건우는 살짝 고개를 뒤로 돌려 아직까지도 태평하게 잠자고 있는 곰을 잠시 바라보더니 뭔가 불평을 하는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 모습까지도 놓치지 않고 포착했으나, 도저히 그 영문을 알 수는 없었다. 그런 자신의 의아함을 알 리 없는 건우는 곧 다시 고개를 돌리고는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고, 그런 건우를 따라 자신도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뭔가 건우, 기분 그다지 안 좋아보여. 조금 걱정스런 마음도 들어서 일부러 더욱더 세게 팔짱을 끼며 건우에게 헤실헤실 웃어보인다. 나라도 기분 좋게 있으면, 건우도 다시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그러나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건우는 여전히 조금 복잡미묘한 표정이었고, 그에 따라 발걸음도 천천히 느려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앞으로 가는둥, 마는둥,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건우는 잠시 자신을 바라보더니 동물원 우리가 아니라 조금 인적이 드문 곳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
어...뭐지? 좀 더 빨리 갈 수 있는 비밀의 지름길인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일단 건우를 따라 걸음을 옮기자 어느새 인적이 드문 구석진 곳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 곳에 도착하자마자 건우는 저의 팔을 자신의 팔에서 떼어놓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깜짝 놀라 건우를 바라보았지만, 건우는 평소의 장난기 가득한 모습이 아니라 진지한 표정으로 짤막한 사과를 건네 자신을 더더욱 놀라게 한다.
왜, 왜 나에게 사과하는거야, 건우야? 나에게 미안한 일이 있어? 하지만 그런 건 없었는데? 나에게 뭔가 잘못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기분이 안 좋아보였던 거였어?
하지만 이 수많은 질문들은 건우가 자신의 뒤로 다가가서는 와락 백허그해 끌어안자, 차마 입 밖으로 소리내 말해지지 못한다. 그 수많은 의문점들을 애써 마음 속으로 밀어넣으며, 강하게 팔로 옭아매며 자신을 저의 품 속으로 끌어안는 건우의 행동에 저항하지 않고 조용히 안긴다. 그렇게 건우의 품 속에 쏘옥 들어가 안겨있자 건우는 곧 속삭이듯이 자신에게 아까 그런 짓을 해서 바로 벌 받은 것 같다고 얘기한다.
...아아. 그제야 조금은 지금의 이 상황이 이해가 갔다. 아까 전의 상황이라면 분명, 꽃사슴 우리에서 짓궂게 행동하여 자신의 질투를 유발했던 것. 혹시, 건우는 그것 때문에 뭔가 벌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 혹시 말야.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는데 말야. 건우가 이렇게 조금 기분이 안 좋아진 것은 곰 우리에서부터. 그리고 내가 엄청 귀엽게 바라봤었던 그 곰. 그리고 건우의 미묘하게 부정적인 그 곰에 대한 평가. 어쩌면 이건 혹시...
더욱더 강하게 자신을 안는 건우의 팔의 힘을 느끼면서 마음 속으로 조용히 한 가지 가설을 세워본다. 그리고 그 가설은, 곧이어 건우가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말을 이어나가자 사실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곰을 보다말고 가자고 한 건 미안하다며, 곰인형을 사줄테니 오늘은 패스하자며. 자신이 꽃사슴에게 질투했던 것처럼 저도 곰에게 질투해버렸다며, 저도 꽃사슴을 패스해줬으니까 자신도 패스해주면 안되냐며.
마치 어린 아이가 된 듯한 건우의 말. 뒤에서 안겨있어서 건우의 얼굴 표정은 알 수 없었지만, 어느 정도는 상상할 수 있었다. 분명, 이런 저의 모습에 난감하면서도 조금 불만인 듯한 표정이겠지. 고개를 푹 숙이면서도 자신을 끌어안은 팔에 힘을 풀지 않는 건우의 모습에, 그 때까지도 조용히 있다가 결국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 그래서 그렇게 기분이 별로였던 거였어? 내가 그 곰에게 너무 빠져있어서? 정말 의도치 않게 똑같이 벌을 줘버렸네, 우리 건우? 음, 하지만 건우야. 아까 전에 버스에서의 내 말, 기억해? 나는 동물을 보는 것보다도, 놀이기구를 타는 것보다도, 너랑 함께 있는 게 더 좋아. 정말로, 훨씬 좋아! 그 어떤 귀엽고 멋진 동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너야. 건우야."
조금은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다정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그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나에게 있어서 언제나 첫 번째로 소중한 사람은.
"곰인형도 괜찮아. 아무리 커다랗고 귀여운 곰인형이 백 개가 있다고 해도, 나는 이렇게 너한테 안겨있는 게 제일 포근하고 기분 좋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런 곰인형을 받는다면 나, 분명 그 아이 업고가다가 그대로 넘어져서 곰인형에게 눌릴걸? 안 그래?"
키득키득 웃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그리고는 여전히 뒤에서 자신을 끌어안고있는 건우에게 다시 또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으음~ 나는 남자친구가 뒤에 있는 것보다는 내 옆에 있어주는 게 더 좋은데... 그러니까 슬슬 뒤에 있지 말고 옆으로 나와줄래? 네 모습이 보고 싶어. 여자친구의 부탁, 안 들어줄거야? 응?"
아까 꽃사슴 우리에서 건우가 했던 말을 똑같이 되돌려주며 살짝 미소짓는다. 정말로, 너와 나는 이런 것까지도 전부 똑같구나. 그 누구보다도 말이야.
/ 오랜만이예요, 건우주. 약속대로 돌아왔답니다~ 기다려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앗, 사탕 2개! (방긋) (넙죽) 어허, 한 박스가 있다고 저를 유혹하시면서 지금 자수를 하시겠다는 건가요? 자수하시면 건우주가 잡혀가시고, 그러면 더이상 건우주를 못 보게 되잖아요? 그건 싫은걸요! 계속 따라갈거랍니다, 한 박스를 위해! (소근소근) 으음... 결말은... 그렇게 주아주는 매일매일 건우주께 납치당하고 풀려나고를 반복하면서 사탕 한 박스를 다 먹어치우고는 둘 다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와아, 해피엔딩! ㅋㅋㅋㅋㅋ (짝짝짝)
확실히 저도 건우주와의 만남은 신기한 것의 연속이랍니다. 진짜로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어요. 막막 캐릭터들도 진짜로 자연스럽게 서로 잘 녹아들어가고, 그 오너들도 뭔가 돌리는 스타일이라든가 생각하는게 비슷해서 상황도 잘 돌아가니까요. 그나저나 건우주께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정말 뭔가 엄마가 되어 딸을 시집보내는 기분이네요. ㅋㅋㅋㅋ 그렇다면 저도! 멋지고 잘생긴 아드님 만들어서 연인이 되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드릴게요!
흐음, 키스신은 전혀 안 부끄러워하셨을 것 같았는데 말이죠. ㅎㅎㅎ 그나저나 분위기 설계 하셨었던건가요?! 저 왜 전혀 몰랐던 거죠?! 눈치 빨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둔감이었던건가... 사실 분위기에 약해서... 어쩌면 분위기만 잘 잡히면 주아가 더 적극적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ㅎ 그래도 시선회피는 안되는거예요. 자자, 이 쪽 봐달라구요!
그리고 졸리면 바로 주무세요, 건우주... 잠은 정말 중요한거라구요. 눈꺼풀에게 말씀 거시는 것은 너무 귀여우신데, 그거 눈꺼풀에게는 엄청난 고문이라는 거 아세요? ㅎㅎㅎㅎ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걱정쟁이가 된 건 전부 건우주 때문이예요!
건우의 질투는 역시 언제봐도 너무 귀여워요! 사실 질투를 유발시키려고 쓴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질투를 유발시켜버렸네요.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것으로 자연스럽게 복수까지...!
건우주께서 좀 더 강하게 충전해주셔서 일까요? 저 말이예요, 저번보다도 잘봤답니다! 막막 100점도 있다구요? 공부는 저번보다 덜 했는데... ㅋㅋㅋㅋ 건우주께 빨리 자랑자랑하고 싶었어요, 이거! (뿌듯) -
654 건우 - 주아 (17144E+61) 2016. 10. 7. 오후 10:15:55"그, 그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곰에게 질투를 느껴버리고 그로 인해서 주아를 인적 드문 곳까지 데리고 온 다음에 품 속에 꼬옥 안아버린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꽃사슴들이 넘치던 우리에서, 내 옷자락을 잡고 뒤에 숨어버리는 주아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다. 동물에게 질투를 느끼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어이가 없으면서도 그만둘 수 없어서 뭔가 기분이 이상해지고, 그러면서도 뭔가 되게 신경 쓰이고, 여러모로 복잡한 심정이었다. 아마도 이것은 꽃사슴 우리 앞에서 내가 일부로 짖궂게 굴었을때도, 주아가 느낀 감정이 아니었을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더더욱 주아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내 모습을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는지, 주아는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방금 전 내 말에, 버스에서의 말을 이용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건 다름아닌 나라고 이야기해왔다. 평소라면 이런 이야기, 부끄러움 때문에 잘 표현하지 않으면서, 오늘은 왜 이리도 버스에서도 그렇고 여기에서도 그렇고 표현을 하는건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정말로 나에게 영향을 받은걸까? 아니면, 얼마전에 헤어질뻔한 사건이 있었기에 주아도 나처럼, 좀 더 솔직해지자고 애정을 강하게 표현하자고 느끼는걸까? 그 이유는 나로서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런 표현 때문에 얼굴이 살짝 빨개지는 것이 느껴졌다.
평소의 나라면 이런 이야기에는 절대로 얼굴이 빨개질리도 없고, 그저 웃으면서 태연하게 넘겼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하필이면, 곰에게 질투를 해서 꽉 끌어안고 있는 도중에, 이런 말을 해버리면 나는...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게.. 그러니까..."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반복하면서도 더듬고, 말 끝을 흐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곰인형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자신은 나에게 안겨있는게 제일 포근하고 기분 좋다고 말하는 주아의 모습에 나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뭐라도 말을 해야하는데,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어째서지. 난 평소라면 이런 말 들어도 태연하게 넘길 수 있는데, 어째서 제대로 반발하지 못하고 이렇게 얼굴만 빨개지는거지?
"바보.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평소라면 그런 말 잘 안하면서... 너, 평소의 너답지 않잖아."
괜히 심통이 나서 작게 투덜거리는 목소리르 작게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평소라면 내가 저렇게 말을 하고 주아가 뒤에서 부끄러워 해야하는데... 뭔가 입장이 바뀐 이 사실에, 정말로 이상한 기분만이 들었다.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유주아. 너 아까전에 당한 것을 복수하려고 한다거나 그런건 아니겠지?
하지만 그 추측이 마치 정답이라는 듯이 주아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하더니, 갑자기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해왔다. 문제는 그 말의 내용이었다. 그 말의 내용은 내가 꽃사슴 우리 앞에서 주아에게 했던 말이었다.
여자친구를 남자친구로 바꾼 것만 빼면 완전히 동일했던 그 말. 지금 주아의 표정이 어떨지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히 복수를 했구나 식으로 의기양양한 표정이 아닐까 싶었다. 어쩌면 내가 꽃사슴 우리 앞에서 지은 표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지금 내가 여기서 주아를 풀어주고, 옆으로 가면 왠지 지는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그냥 모르는척 무시하고 이대로 주아를 데리고 동물원을 돌까라고도 생각했지만, 그런 짓을 했다간 단박에 눈에 띄게 되고 완전 닭살 커플이라고 수군대는 소리가 동물원으로 가득찰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왠만한 건 다 웃어넘길수 있지만, 아무리 나라도 그런것까지는 조금 무리였다. 거기다가, 주아도 버티기 힘들테고...
어떻게 보면 선택지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 딱 정해진 선택지 하나만이 존재하는 이 상황에서 내가 고를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었다.
"거기서 그렇게 말하기야? 너도 최근 많이 짖궂어졌어. 물론 그렇게 많이는 아니지만..."
작게 투덜거리는것처럼 말하면서도 피식 웃어보이면서, 살며시 주아를 안고 얽매고 있는 팔을 풀었다. 그리고 천천히 뒤에서 앞으로 나와 이번엔, 내가 주아의 팔에 강하게 팔짱을 끼고 바짝 나에게 붙혔다. 정말로 가깝기 그지없는 거리. 연인이 되면서, 계속해서 유지하는 거리를 다시 만들어보이면서 살짝 빨개진 얼굴로 주아를 바라보면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장난스럽게 말했다.
"나는 누구와는 다르게, 이렇게 바로 나와. 여자친구의 부탁을 못 들은척 하는 남자친구는 없으니까. 하아. 대체 누굴 닮아서 이렇게 변해가는걸까? 넌?"
이미 답이 정해졌을지도 모르는 물음을 가볍게, 장난스럽게 던지면서 팔짱을 끼지 않은 반대편 팔을 움직여 슬그머니,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천천히..부드럽게.. 오늘로 벌써 3번째다. 그리고 이렇게 쓰다듬을때마다 느끼지만, 역시 나는 이 길이가 딱 익숙하다. 주아의 머리가 길어지면, 그것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또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그 모습대로 주아는 주아니까. 나의 어여쁜 여자친구인 주아니까...
"좋아. 그럼 계속해서 가도록 하자. 이대로 동물들도 둘러보고, 사파리도 가봐야지. 다른건 몰라도 사파리는 무조건 데려갈거야. 사파리의 동물들을 바로 근처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을테니까. 아. 중간에 곰이 나오면 눈가려버릴거야."
작게 키득키득거리면서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말하고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아주 조금 토라지긴 했었지만, 그래도 역시 이렇게 붙어있으니까 그 마믐조차도 눈 녹아내리듯이 사르르 사라지고 그저 좋았다.
지금 내 모습을 누군가가 바라보면 왜 저리 실없이 실실 웃어댈까? 라는 식으로 생가하지 않을까? 하지만 어떡해? 너문 좋은걸.
//어서오세요! 주아주! 기다린다고 했으니 기다려야죠! 주아주를 버리고 제가 어딜 가겠나요? 건우주는 여기서 계속 기다릴거에요. 정말로 언제나 약속대로 돌아와주는 주아주가 어여쁘기에, 사탕이 한 박스가 아니라 두 박스를 줘야겠는데요? 그럼 더욱 더 해피엔딩이지 않겠어요? 매일 납치당하고 풀려나고...ㅋㅋㅋㅋㅋ 그런 이야기의 결말도 있겠죠? 아마? 스톡홀름 증후군을 이렇게 눈 앞에서 보게 되다니!!
주아주도 건우를 이렇게 마음에 들어하시니, 주아도 건우도 정말 이야기속에선 행복하게 잘 살거에요. 사실 시리어스 해보려고 해도, 결국엔 해피엔드로 금방 끝나기도 했으니까요. 어우. 왠만하면 좀 굴려볼수도 있겠지만, 역시 이 두 캐릭터는 슬퍼하는걸 보면 마음이 절로 아파져요. 뭔가 제가 진짜로 감정이입하는듯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시리어스 할때도 좀 슬펐습니다. 주아 우는거 보고.. 어흑!!
그리고 정말로 부끄러워했어요! ㅋㅋㅋㅋㅋㅋ 왜 안 믿는거에요!! 저도 알고 보면 되게 그런걸로 좀 약한 남자라구요! 분위기 설계는 인정할게요. 한번 해보고 싶은 장면이기도 했던지라.. 그리고 성공했습니다라는 결과가 나왔죠. 그리고 시선회피는 안된다고 하니까, 다시 보도록 할게요.(빤히(빤히(빤히)
그리고 시험 100점이요?! 와우! 정말 잘하셨어요!! 저번보다는 덜 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부정행위를 하지 않고 잘 받았다는게 중요한거죠! 정말 잘하셨어요. 고생 많으셨고요!(토닥토닥(쓰담쓰담) 물론 아직 다 끝나려면 아직 약 1달..이제는 정말로 약 1달 정도 남았습니다만.. 이런것도 당연히 칭찬받을건 받아야죠! Good job!
ㅋㅋㅋㅋㅋ 그리고 졸리다고 해도 잡담 쓰다가 잘 순 없잖아요? 거의 다 쓴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래서..조금 더 버텼었답니다. 어떻게든 다 쓰기도 했고요.
사실 저도 요즘엔 살짝 일이 하나하나 생겨서 살짝 피로가 쌓이기는 하는데, 그래도 주아주를 보니까 확 풀리는것 같네요. 무엇보다 주아주는 저보다 더 피곤할테고 말이에요. 정말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어요! 그리고 내일도 열심히 수고해주세요! 꾸우욱!!(토닥토닥(쓰담쓰담) -
655 주아 - 건우 (39328E+44) 2016. 10. 8. 오전 11:43:48분명히 다음 동물을 보러가는 줄 알았지만, 건우가 자신을 데려간 곳은 인적이 드문 구석진 곳. 갑자기 이런 곳으로 온 것도 깜짝 놀랐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지금 건우가 자신에게 하는 말과 행동이었다.
물론 곰 우리에서부터 뭔가 조금 기분이 안 좋아보이긴 했었지만... 그것이 지금 이렇게 자신을 뒤에서 안으며 질투했다고 직접 얘기하는 결과를 이끌어낼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건우의 질투. 그것도 그 대상은 사람도 아닌, 곰이라는 동물. 자신이 그 낮잠자는 곰을 보며 사귀고 싶다거나, 너무 멋지다, 같은 소리를 한 것도 아니라 그냥 귀엽다고 잠시 좋아했을 뿐인데...
순간 아까 전 꽃사슴 우리에서의 자신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 자신도 그렇게 동물에게 질투를 했긴 했었기에, 건우의 지금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도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동물에게 질투를 느끼는 스스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인정 안 하기엔 정말로 질투를 느껴서 복잡한 심정. 방금 전에 건우가 보였던 그 복잡미묘한 표정을 충분히 설명해줄 수 있는 마음이었다.
어쩌다보니 똑같이 되돌려준 그 질투하는 마음. 얼떨결에 성공한 복수였지만, 건우가 질투하며 자신을 꼬옥 안아버린 그 행동과 말이 정말로 귀엽게 느껴져서 자신도 모르게 작게 웃음을 터뜨려버린다. 그리고는 건우에게 아까 버스에서도 말했듯이 확실하게 다시 한번 밝힌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너라고.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못할 애정의 말. 여전히 부끄러움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이것은 건우에게 영향을 받아서일까, 아니면 얼마전에 크게 싸우고 헤어질 뻔했던 일 때문일까.
그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이유가 어찌됐건 이 사실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 나는, 너를 정말정말 좋아해. 건우야. 다른 여자아이들은 남자친구에게 매일매일 애교를 부리며 사랑한다고 귀엽게 웃으며 말하겠지만, 나는 차마 그것까지는 도저히 하지 못하겠어. 하지만 나도 너한테 그런 남자친구로서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그러니까... 앞으로는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더 표현할거야.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 어떤 사람보다도 더.
현재 건우가 뒤에서 자신을 안고 있었기에 그의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들려오는 심하게 말을 더듬는 건우의 목소리에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평소답지 않게 솔직하게 표현하는 자신의 애정 어린 말에 얼굴이 달아올랐으리라.
계속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그러니까, 만 반복해 말하는 건우에게 이번엔 곰인형 얘기를 꺼내든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더 솔직하게 표현한다. 나는, 너의 품 속에 있는 것이, 너에게 이렇게 안겨있는 것이 제일 포근하고 기분 좋다고. 그러자 건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으음, 아마 지금쯤 얼굴이 더 달아오른걸까?
잠시 그렇게 조용히 있던 건우는 곧 바보, 하면서 심통이 난 듯 작게 투덜거리는 목소리로 평소의 자신답지 않다고 중얼거리듯 얘기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밝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하핫, 바보라니~ 확실히 평소의 나답진 않지만... 이렇게 표현하는 게 나쁜건 아니잖아? 적어도 오늘만큼은 이렇게 표현해볼 생각이라구."
정말로, 평소와는 뭔가 뒤바뀐 자신들의 입장. 평소에는 이렇게 솔직하게 애정을 표현하는 것은 주로 건우 쪽이었고, 그 말에 부끄러워하는 것은 주로 자신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완전히 뒤바뀌어버린 자신들의 모습.
한 번 성공한 작은 복수는, 정말 제대로 이루어내버렸다. 아까 전엔 건우를 이길 수 있을까? 했지만 적어도 지금은 이길 수 있었다. 그 사실을 인지하며 키득키득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그리고는 다정한 목소리로 아까 건우가 꽃사슴 우리 앞에서 했던 말을 똑같이 되돌려준다.
선택지를 주는 듯하면서도 아예 주지 않는 듯한 지금 이 상황. 건우, 너는 과연 어떻게 할까? 이미 그 답은 알고있었지만 짐짓 모르는 척, 가만히 건우의 행동을 기다린다. 그러자 건우는 곧 작게 투덜거리면서도 가볍게 웃는 듯이 그렇게 많이는 아니지만 최근 자신도 많이 짓궂어졌다면서, 자신을 안고있던 팔을 푼다. 그리고는 천천히 뒤에서 나와서 자신의 팔에 강하게 팔짱을 끼고는 저에게 바짝 붙힌다.
다시금 만들어진 자신들의 거리. 그 거리를 만들어보이며 건우는 살짝 빨개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며 장난스레 저는 누구와는 다르게 이렇게 바로 나온다며, 자신은 대체 누굴 닮아서 이렇게 변해가는거냐며 물어온다. 그러나, 이미 그 답은 둘 다 알고있을 것이었다.
"글쎄~ 내 생각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아닐까, 싶은데 말야. 어쩔 수 없잖아? 원래 좋아하면 닮아가게 된다구."
자신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는 건우의 손길을 기분 좋게 즐기며 똑같이 장난스런 목소리로 반격한다. 중증으로 빠졌다는 것을 직접 밝히는 건 역시 창피했지만... 그래도 역시 건우가 좋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잠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건우는 곧 손길을 거두더니 그럼 계속해서 가보자며, 사파리는 무조건 데려가겠지만 중간에 곰이 나오면 눈을 가려버릴거라며 작게 키득키득 웃는다. 아까 전에 조금 토라졌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진 모습. 다시금 기분이 좋은 듯이 웃는 건우의 모습에 덩달아 환히 웃으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응응! 사파리도 꼭 가보고싶어! 간다면 진짜로 곰이 있나 한번 봐야겠는걸? 정말로 네가 눈을 가리는지 한번 봐야겠어."
어쩌면 건우라면 정말로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내가 가장 보고싶던 것은, 행복하게 웃는 네 얼굴이었으니까.
/ 건우주께서 이렇게 기다려주시는 걸 알고있으니 제가 안 돌아올리가 없잖아요? 저도 언제나 바로 돌아올거예요. 앗, 사탕 두 박스! (기쁨) 그럼 더욱더 많이 납치당해야겠군요. 그럼 분명히 더더욱 해피엔딩일거예요! 스톡홀름 증후군의 주인공이 될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로 그 주인공이 되었네요. ㅋㅋㅋㅋ 하지만 저만 이렇게 걸릴 순 없으니, 건우주께도 리마 증후군을 드립니다! (?)
확실히 이 둘은 행복하게 잘 사는 이야기밖에 안 떠올라요. 사실 저는 시리어스도, 아련한 것도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시리어스를 돌려봐도 바로 해피엔드를 끌어내는 아이들이니까요. ㅎㅎㅎㅎㅎ 진짜로 마음 아프기도 했고... 사실 저도 살짝 감정이입을 해버려서 주아가 우는 걸 쓸 때 좀 더 슬프게, 절절하게 써버렸지만... 그것이 건우주께도 바로 확 전해졌을거라곤 전혀 몰랐네요. ㅎㅎㅎ 그리고 저도 건우가 계속 후회하며 미친듯이 헤매는 모습을 보고 진짜 슬펐다구요... 싸울래야 싸울수가 없어요!
그리고 안 믿는 이유는... 역시 건우주께서는 능글맞고 되게 익숙하고 자연스러웠으니까요! 그러니까 못 믿죠! 전혀 안 약해보이시는걸요! 흐음, 그러면 나중에는 주아 쪽에서 먼저 다가가서 건우주를 부끄럽게 만들어버릴까요? ㅎㅎㅎㅎ 그, 그나저나 왜 그렇게 빤히 보시는거예요?! (당황) 시, 시선회피는 싫지만 그렇게 빤히 보시는 건 조, 조금 많이 부끄러운데...! 그... 저기... 음... (우물쭈물)
그래도 칭찬은 기뻐요!! 고마워요! 자랑자랑할 사람도 없을 뿐더러, 부모님께서도 그냥 잘했네, 정도만 말씀하셔서 조금 시무룩했는데... 칭찬이다, 칭찬! 와아! (방긋) 물론 지금부터가 더 열심히, 더 많이 공부해야겠지만 그래도 뭔가 기분이 좋아요!
음, 그렇다고 하시면야... 그래도 너무 무리하진 말아주세요, 건우주. 부담 드리고 싶지 않아요. 잠은 충분히 자라고 있는거라구요!
요즘엔 살짝 일이 생기셨나요? 저런... 피곤이 쌓이면 여러모로 힘든데... 그래도 저를 보니까 조금은 풀리시나요? 그러면 건우주의 피로를 더 확실히 풀어드려야겠네요! (안마) (주물주물) 날아가라, 피로피로!! 저야 피곤해야만 하는 상황이니까요. ㅎㅎㅎ 응원 언제나 고마워요. 건우주께서도 열심히 파이팅이예요! (꼬옥) (토닥토닥) -
656 건우 - 주아 (13097E+49) 2016. 10. 8. 오후 2:12:01"진짜로 가려버릴거야. 그렇게 알아. ...왠지 역으로 꽃사슴이 있어서 눈이 가려지는 것은 아닌가 싶지만 아무렴 어때. 하하."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주아의 말에 웃으면서 가볍게 반격했다. 물론, 실제로 곰이 보인다고 눈을 가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가벼운 반격일 뿐이었다. 그냥 방금 전에 곰을 보고 복잡미묘했던 감정을 살짝 장난스럽게 풀어내리는 느낌이었다. 물론 주아는 사슴이 보이면 정말로 눈을 가려버릴지도 모르겠다만, 그건 그거대로 나쁘지 않았다. 정말로 나를 좋아한다는 마음을 느낄 수 있으니까. 물론 실제로 그렇게 하면 사파리 차량에서 모두의 시선은 독점하게 되겠지? 아마?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시선은 동물들이 아니라 나와 주아에게로 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그건 그거대로 나쁘진 않지만, 그래도 모두의 시선이 향하면 조금은 부끄럽게 느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언제나 그렇듯이, 보폭은 주아에게 맞췄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내가 이렇게 주도적으로 팔짱을 낀다는 점이었다. 소꿉친구때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손을 잡으면서, 물론 나이를 먹으면서는 좀 줄긴 했고 잘 안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때는 그냥 가볍게 닿는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이렇게 닿을때마다 설레고, 떨리고, 두근거린다는 마음이 가득하다는 것이었다. 설마 들키지는 않을까... 여유있는 차분한 남자가 아니라 뭔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남자로 보이는건 아닐까 두려워 표현은 늘 태연한 척, 침착한 척 하지만, 역시 좋아하는 여자애와 닿는다는 것은 떨리고 설레는 일이다.
앞으로 걸어가면서 나와 주아는 여러 동물들을 구경했다. 덩치가 커다란 2마리의 코끼리는 그 큰 덩치를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코로 물을 마시고 있었고, 근처에 있던 사자들은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고 정말로 지루하다는 듯이 나무그늘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서 잠을 청하고 있었고 또 근처에 있는 호랑이는 날씨가 더워서인지, 물 속에 들어가서 수영을 즐기면서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정말로 수많은 동물들의 다양한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신비로웠고 귀엽고 즐거운 느낌마저 들었다. 이런 내가 이렇게 느낄 정도인데, 주아는 어떻게 늘낄까? 동물을 좋아하는 주아이기에 처음에 놀이기구가 아니라, 동물원으로 데리고 온 것은 어쩌면 최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어 절로 기분이 뿌듯해졌다.
그러다가 저 앞에 뭔가 줄이 길게 늘어져있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줄인가 싶어 바라보니, 저 앞쪽에 사파리의 모습이 보였다. 입구쪽이 사자의 얼굴처럼 장식되어있고, 그 안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기에, 마치 그 모습은 사자의 입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 인테리어 그 자체였다.
상당히 재밌고 흥미로운 입구의 장식을 바라보면서 나는 살며시 웃었고 이내, 사파리에 들어가기 위해서 길게 늘어진 줄의 끝 부분으로 이동한 후에 자리를 잡고 섰다. 제법 줄이 길어보이기에 들어가려면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바로 내 옆에 주아가 있었기에, 지루할 것도 없었고, 짜증이 날 일도 없었다.
주아가 버스 안에서 말했다시피 나 역시도 주아와 있는게 너무나도 좋다. 놀이기구를 타는 것보다, 동물을 구경하는 것보다 이렇게 같이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좋다. 이제는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조차도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나도 모르게 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줄이 짧아지고 우리 두 명이 저 사자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잠깐 시간이라도 때울겸 해서 고개를 옆으로 돌려 주아를 내려다보면서 살며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
가사 없는 그저 멜로디만 존재하는 흥얼거림은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였다.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콧노래이기에, 당연히 가사도 없었고, 그 어디에서도 불러본 적이 없는 곡이었다. 테마는 놀이공원이었다.
밝고 경쾌한 느낌을 가득 살리며, 꿈과 희망이 가득한 느낌. 그리고 어떻게 보면 야간의 화려한 퍼레이드가 눈 앞을 지나갈 때 흘러나올법한 밝은 페스티벌 분위기의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밝고 아름다운 놀이공원의 느낌을 가득 담아봤다.
그것이 어떻게 주아에게 전달될지는 알지 못했지만, 즉흥곡은 즉흥곡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기에, 내 노래를 좋아하는 주아가 조금이라도 지루함을 덜었으면 좋겠다 싶어, 더욱 더 흥이 나게 흥얼거렸다.
점점 더 곡의 경쾌함은 빠르게 흘러가면서, 꿈과 희망을 더욱 더 크게 만들어나가고, 그러다가 마치 폭죽이 펑 터지듯이 크게 한번 클라이막스를 찍고, 폐장이 되는것처럼 천천히 가라앉으며 마침내는 고요함만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멜로디는 조용히, 조용히 가라앉았다.
앞의 줄이 짧아질때마다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가나며, 흥얼거리던 콧노래가 끝을 맺고 난 후, 나는 가볍게 웃으면서 주아의 두 눈을 바라보면서 가볍게 물음을 던졌다.
"어땠어? 즉흥적으로 만들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주아에게 있어서 가장 잘해 줄 수 있는 건 이렇게 노래를 해주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 것은 노래가 아니라 멜로디에 불과했지만, 정말로 제대로 작업을 들어가서 가사를 붙히면 이 곡은 또 하나의 자작곡으로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물론, 나는 작사 능력은 그다지 없기에 뮤지니아스 멤버들의 도움이 필요하겠겠지만, 그 애들은 내가 도움을 요청하면 충분히 들어줄 애들이었다. 주아의 반응이 좋으면 정말로 제대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나는 조용히 주아의 답을 기다렸다.
역시 나는 네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고 싶거든. 유주아. 네가 내 노래를 좋아하듯이, 난 내 노래를 들어주는 너의 모습이 정말로 좋으니까.
//주아주는 스톡홀름 증후군이고 저는 리마 증후군인건가요?! 이게 뭐에요! ㅋㅋㅋㅋㅋㅋㅋ 납치범이고 납치당하는 사람이고 구분이 없어졌잖아요! 그냥 그런거 없이 딸기우유 사탕 두 박스를 드릴게요. 아. 근데 두 박스나 주면 더 이상 저에겐 딸기우유 사탕이 없군요. 어쩔수 없죠. 당분간은 제공 없습니다!
그건 그렇고 믿질 않으시는군요. 어떻게 해야 말을 믿게 할 수 있는거죠?! 으음... 생각해보니 굳이 믿게 할 필요가 없긴 하군요! 어쨌든 중요한 것은 즐겁게 즐기고 있다라는 사실이니까요. 그것도 1:1로 말이죠. 그 이상의 사실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시선을 회피하지 말라는 한 건 분명히 주아주였잖아요? 그러니까 주아주가 대체 어떻게 주아를 먼저 다가가게 해서 부끄럽게 만들려는지 알기 위해서라도 더 빤히 봐야겠는걸요? (빤히)
음. 그리고 100점을 받았는데도 칭찬을 받지 못했나요? 그건 조금 슬프네요. 노력해서 얻어낸 성과인데, 그냥 잘했네 정도라.. 물론 고3의 기말고사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건 맞지만, 그래도 노력해서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 칭찬을 받지 못하면 침울할거라고 전 생각해요. 옛말에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칭찬 받을 것은 칭찬 받아야죠. 뭔가 우리나라는 요상하게 칭찬에는 인색하단 말이죠. 그러니까 저라도 주아주에게 칭찬해드릴게요. 공부 열심히 하셨기에 그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거에요. 정말로 잘하셨어요! 그 기새로 남은 기간도 열심히 준비하는거에요! 알았죠?
그리고 안마...아아. 시원하네요. ㅎㅎㅎㅎㅎ 사실 누군가에게 안마 받아본 적이 잘 없어서 혼자서 셀프 안마를 하거든요. 그리고 일이 생겼냐라고 해도 일단은 저 성인이니까요. 뭔가 이것저것 하는 일들은 이전부터 있었고, 요즘엔 조금 개인적으로 하는 것도 생겼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작업하고 생각하고 그러다보면 시간이 후딱후닥 지나간답니다. 좋아하는 일이니까 힘들거나 하진 않아요. 사실 어제는, 조금 다른 일로서 피곤했었지만, 그래도 주아주를 보니까 피로가 풀리더라고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제가 무리를 하지 않는 성격임은 잘 아시죠? 그리고 고3이라도 너무 피곤하면 안되는거에요. 안마라도...는 제가 하면 문제가 되는군요!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럴수가. 아무튼 오늘 하루도 열심히 파이팅!! -
657 주아 - 건우 (93322E+53) 2016. 10. 9. 오전 11:51:43"그럼 진짜로 곰이 있길 기대해볼까~ 아, 참고로 나도 꽃사슴이 있으면 진짜로 가려버릴거니까 그렇게 알고있어. 알았지?"
자신의 말에 가볍게 반격하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웃으며 반격해본다. 이번에도 건우의 말을 똑같이 인용하면서 지지 않겠다는 듯, 나름대로 그렇게 장난을 쳐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완전히 장난인 것은 아니었다. 꽃사슴이 만약 나온다면 정말로 건우의 눈을 가려버릴까, 하는 생각도 반쯤은 있었다. 물론 진짜로 그렇게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겠지만... 그래도 꽃사슴에게 푹 빠진 건우의 모습을 보느니, 차라리 그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자신의 보폭으로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면서 살짝 지금 건우와 자신이 끼고있는 팔짱을 내려다본다. 지금까지 13년 동안을 건우와 알고지내면서 손을 잡은 적은 많이 있어도, 이렇게 팔짱을 낀 적은 거의 없었다. 그것도 건우가 먼저 주도해서 이렇게 팔짱을 낀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
두근두근. 그 사실을 인지하자 가슴이 조금씩 빨리 뛰기 시작한다. 물론 어렸을 때야 이렇게 가까이, 꼬옥 붙어있는 적이 많았다지만... 그 때와 지금의 자신들은 달랐다. 겉모습도 많이 바뀌었지만, 역시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바로 마음이었다. 그 때는 그저 가장 친한 소꿉친구. 하지만 이제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연인.
연인이라는 자신들의 관계는 언제나 간질간질하고 부끄러웠지만 동시에 기분 좋았다. 왜냐하면... 그 말은 결국 서로에게 있어서 서로가 최고라는 거잖아?
그런 생각도 해보며 앞으로 걸어나가자 여러 동물들이 보인다. 먼저,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코끼리 2마리. 덩치가 큰 그 코끼리들은 느릿하게 움직이며 코로 물을 마시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정말 신기해서 저절로 시선을 집중한다. 우와, 정말 말로만 듣던 장면을 이렇게 직접 보게 되다니!
시선을 옮기자 근처에 있던 사자도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그 사자들은 더위에 지친건지, 아니면 심심한건지 나무그늘 아래에 모여 잠을 잔다. 숨을 쉬느라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가는 그 사자들의 배와 등을 바라보면서 그 귀여움에 환히 웃는다.
다음으로 보인 것은 바로 호랑이. 그 호랑이는 잠 대신 물 속세 들어가서 수영을 즐기며 더위에 이겨내고 있었다. 아, 저 호랑이 뭔가 건우같아! 쟤도 수영 엄청 잘하네? 옆에 있는 건우에게 사실은 네 친구 아니야? 하고 장난스레 물어보기도 하며 물을 가로지르는 호랑이의 모습을 웃으며 지켜본다.
실로 수많고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 건우가 먼저 동물원에 오자고 한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을 제대로 즐기기는 힘들었을테니. 실제로 보기 힘든 여러 동물들은 무섭다기 보다는 오히려 너무 귀여워서 친근함까지 들었다. 다음엔 또 어떤 동물을 볼까, 하며 즐겁게 걸음을 옮기다가 문득 저 앞에 뭔가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는 것을 발견한다.
뭘까, 싶어 그 앞을 바라보잦사자의 얼굴처럼 장식된 입구의 사파리가 보인다. 신기하게 그 입구를 바라보다가 걸음을 옮기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걸음을 옮겨 그 줄의 끝에 선다. 줄이 꽤 길었기에 들어가려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그래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야 건우가 이렇게 내 옆에 있어주는걸. 줄이 조금씩 줄어들어 저 안에 들어가기를 기다리자, 건우는 갑자기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자신을 바라본다. 그 시선에 자신도 똑같이 건우를 마주바라보자 건우는 곧 살며시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가사 없이 그저 멜로디만 있는 그 흥얼거림은 정말로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였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노래. 왠지 모르게 놀이공원이 떠오르는 그 노래의 분위기에 바로 건우의 흥얼거림을 집중해서 듣기 시작한다.
밝고, 꿈과 희망이 가득한 느낌. 그리고 왠지 모르게 생각나는 놀이공원의 화려한 퍼레이드. 그 경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는 누가 들어도 바로 놀이공원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왠지 모르게 더욱더 신나고 즐겁게 흥얼거리는 건우를 따라 노래의 경쾌함도 점점 더 빨라지더니 마치 폭죽이 터지듯 정점을 한 번 찍는다. 그리고는 마치 이제는 놀이공원을 닫을 시간이라는 듯, 천천히 가라앉는다. 사람들이 전부 빠져나가고, 아무도 없는 놀이공원. 고요하게 잔잔함을 간직한 그 멜로디는 이내 조용히 가라앉아 사라진다.
앞의 줄이 조금씩 줄어들 때마다 앞으로 조금씩 걸어가면서 건우의 콧노래를 듣고있으니 곧 그 노래는 끝을 맺었다. 건우는 노래를 끝마치며 가볍게 웃더니 자신을 바라보며 즉흥적으로 만들어봤는데 어땠냐고 물어온다.
아, 역시 즉흥곡이었구나. 처음 들어보는 곡이다, 했어. 건우의 질문에 다시 한 번 방금 전의 그 콧노래를 떠올려본다. 정말로 밝고, 경쾌하고, 즐거웠던.
"완전 좋았어! 뭔가 놀이공원 느낌이었거든. 막막 즐겁고 밝은 분위기였던데다가 화려한 퍼레이드도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고. 아, 정점을 찍었을 때는 뭔가 폭죽이 펑, 터지는 느낌이었어! 그 부분도 좋았지만 나는 역시 마지막 부분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 조용하고 잔잔했던 게 뭔가 놀이공원이 문을 닫는 것 같았거든. 보통 이런 즐거운 노래는 끝까지 즐겁게 끝나잖아? 그치만 네가 흥얼거렸던 노래는 그렇게 끝나서 신선하고 좋았어."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전부 말하며 건우에게 환히 웃어보인다. 응, 정말로 좋았어! 긴 줄을 기다리는 자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건우가 노래를 불러줬다는 것은 이미 알고있었다. 그 고마움에 더더욱 밝게 재잘거리며 건우의 즉흥곡에 대해 얘기한다.
"있지, 방금 그 노래도 하나의 자작곡으로 만들면 어떨까? 가사를 붙여서 말야. 뮤지니아스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가볍게 같이 작업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준호랑 혜인이랑, 전부 착하고 좋은 친구들이니까 분명히 도와줄거야. 괜찮다면 나도 도와줄테니까! 완성된 자작곡을 듣고 평가한다던지?"
오랜만에 준호와 혜인이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그러고보니 건우, 중학생 때는 자주 그렇게 뮤지니아스 친구들이랑 작업하고는 했는데... 만약 이 노래를 같이 작업하게 된다면 거의 2년만에 함께 작업하는 거겠지? 줄이 조금 더 줄어들자 다시 또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건우가 과연 뭐라고 대답할까, 하며 가만히 기다려본다.
/ 납치범이랑 납치당하는 사람을 꼭 구분해야만 하는건 아니잖아요? ㅎㅎㅎㅎ 저 혼자만 스톡홀름 증후군이면 뭔가 억울하기도 하고! 앗...! 두 박스 받으면 당분간은 없는건가요? 음... 그럼 하나만 받고 나머지는 돌려드릴테니까 조금씩 주시면 안되나요...? (시무룩)
물론 1:1을 즐겁게 즐기고 있다는 게 제일 중요하긴 하지만 건우주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믿을게요. 건우주께서는! 키스신을! 부끄러워하셨다!! ㅋㅋㅋㅋ (확성기) 그, 물론 시선회피하시지 말라고는 했지만... 주아가 어떻게 다가가서 건우주를 부끄럽게 할지는 비밀이라구요! 말할리가 없잖아요, 효과가 사라지니까! 계속 빤히 보신다면 눈을 감아버리면 되죠! (눈 감기) 후훗, 이러면 안보인다구요?
사실 조금 침울하긴 했지만... 괜찮아요. 건우주께 대신 이렇게 칭찬 받았으니까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 그럼 저도 칭찬받았으니 춤이라도 춰야 할까요? ㅋㅋㅋㅋㅋ 뭔가 어리광 부리는 것 같아서 죄송해요... 그치만 진짜로 기뻤답니다. ㅎㅎㅎ 네, 저 이 기세로 더 열심히 할게요!
안마 받아본 적이 많이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이참에 저에게 많이 받아보세요! 저, 안마는 많이 해드려봐서 잘하거든요. 확실히 성인이면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긴 하죠. 그래도 좋아하는 일이니까 힘들지는 않다고 하셔서 다행이예요. ㅎㅎㅎㅎ 건우주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걱정은 그만 할게요. 건우주께서 무리를 하지 않는 성격이신건 잘 모르겠지만 안다고 치죠, 뭐~ 그런데 건우주께서 안마하시면 왜 문제가 되는거죠? 어... 이건 진짜 모르겠어요.;;; 안마는 괜찮지 않나요? (갸웃) 아무튼 건우주께서도 오늘, 화이팅이예요! -
658 건우 - 주아 (63453E+58) 2016. 10. 9. 오후 1:28:58길게 늘어진 사파리의 줄. 역시 사파리는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일 수 밖에 없기에 이렇게 줄이 길게 늘어진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작정 이렇게 계속 기다릴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이대로 계속 기다리는거야 당연한거지만, 줄이 짧아질때까지 기다리려면 절로 지루할수밖에 없다. 나는 그렇다고 쳐도 주아가 지루한 것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낼지를 살짝 생각해봤다.
그러다가 문뜩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자신있는 분야인 노래. 그 노래를 주아에게 들려주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주아는 나에게 몇 번이나 내 목소리가 좋다고, 내 노래가 좋다고 말해왔다. 그러면 지금이 바로 주아에게 노래를 들려줄 때가 아닐까? 물론 나는 작사 능력이 없기에, 가사를 붙힐 순 없었다. 그렇기에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흥얼거리듯이 즉흥곡으로 만들어 콧노래를 주아를 향해서 불렀다.
테마는 '놀이공원'. 주아에게 확실하게 들릴 수 있도록, 주아를 바라보자 주아도 내 쪽을 바라보면서 마주보았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해서 즉흥적으로 지은 노래의 멜로디가 콧노래로 천천히 흘러가기 시작했고, 주아는 그 멜로디에 집중하면서 듣는 모습을 보여줬다. 바로 옆에서 이렇게 내 음악을 들어준다는 사실이 기뻐 절로 미소가 지어지면서 더욱 더 흥겹게 나는 즉흥곡을 흥얼거리며 듣는 주아가 흥겹도록 더욱 더 흥이 돋게 흥얼거렸다.
놀이동산을 테마로 한 곡은 머지 않아 천천히 폐장이 되는 것처럼 잔잔한 분위기로 가라앉으며 고요한 분위기를 풍기던 즉흥곡은 그 끝을 맺었다. 가사 없는 즉흥곡을 끝내며, 나는 방금 전 노래가 즉흥곡임을 밝히며, 감상을 물어보았다.
그러자 주아는 환히 웃으며 완전 좋았다고 말하며, 내가 콧노래에 담았던 테마의 포인트를 하나하나 정확하게 얘기하며 마지막 부분, 잔잔하게 놀이공원이 폐막하는 분위기로 끝을 맺은 것이 정말로 신선하고 좋았다고 높은 평가를 해줬다.
그 평가에 절로 쑥스러움이 들어 살며시 시선을 피하면서 조용히 웃었다. 입꼬리가 나도 모르게 자꾸 올라가려고 하는 것을 억지로 내리는 것이 이렇게 힘들줄은 몰랐다. 한 사람만을 위해서, 한 사람의 지루함을 줄어주기 위해서, 한 사람이 즐거워해줬으면 해서 빠르게 즉흥적으로 지은 곡이, 이렇게 당사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으니 기분이 좋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거기다가, 그 대상자가 내 노래를 정말로 좋아해주는, 정말로 소중한 여자애니까 더더욱 그러했다.
"그, 그렇게 높은 평가를 들을 정도로 엄청 섬세한 곡은 아닌걸. 그냥 네가 지루할까 싶어서 빠르게 머릿속의 이미지를 담아서 불러본 곡인데 완전 좋다고 하면 조금 부끄럽잖아. 내 노래, 너무 좋아하는거 아니야? 주아, 너. 내가 밴드부에서 보컬로 활동할 때는 대체 어떻게 버텼냐? 그때는 지금보다 멋지고 화려한 곡을 많이 불렀는데. 사람들이 환호성과 박수를 칠 정도로 말이야. 아. 이러면 왠지 자뻑하는 분위기네. 하하하하!"
스스로 무안함을 느끼면서 크게 웃으면서 무안함을 애써 가라앉혔다. 스스로의 입으로 그때 당시의 모습을 멋지다고 표현하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더욱 더 쑥스러워졌다. 물론 밴드부에 있을때의 곡이 지금의 곡보다 더 멋진건 사실이다. 밴드부의 곡은 모두의 노력과 정성이 가득한 곡들이 많았다. 우리가 1번째로 지은 '벚꽃나무 아래에서' 라던가... 이 곡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멜로디도 감미롭다.
그것에 비하면 방금전에 즉흥적으로 흥얼거린 콧노래는 막 길거리에서 주운 돌맹이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런 곡조차도 좋아해주고 칭찬해주는 주아에게 너무나도 고맙고, 그와 동시에 너무나도 기뻤다.
이어 주아는 더욱 더 밝은 목소리로 나에게 방금 전의 노래를 자작곡으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뮤지니아스의 멤버들을 거론하면서 모두와 함께 작업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냐고 말하면서, 원한다면 자신도 도와주겠다고 얘기한다. 그 말에 방긋 웃으면서 살며시 팔짱을 풀고 그 대신에 어깨에 손을 올려 내쪽으로 바짝 밀착시켰다. 그리고 기쁜 기색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목소리로 그 말에 답했다.
"그렇게까지 말하면 언제 한번 연락해서 작업해볼게. 나 혼자서는 무리지만, 뮤지니아스 애들과 작업하면 어쩌면 진짜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주아야. 난 그 노래를 무대 위에서 부를 마음은 없어."
진지한 목소리로 무대 위에서 그 자작곡을 무대 위에서 부를 마음이 없다는 것을 밝히고서 귓가에 작게 속삭이듯이, 다른 이들에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주아에게만 들리도록, 어쩌면 달콤한 분위기로 주아에게 말을 이어나갔다.
"방금 전 즉흥곡은 너를 위해서 즉흥적으로 지은거니까. 너에게 주는 노래야. 너를 위해서 만들고, 부르는 노래를 무대 위에서 부를 순 없잖아? 이 노래가 흘러나올 곳은 네 옆이거든. 후훗."
장난기를 살짝 섞어서,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러면서도 진지하게 말을 하면서 나는 천천히 앞으로 몇 걸음 나아가면서 사파리의 입구 쪽으로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 내 말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
이 즉흥곡은 모두에게 부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주아를 생각해서 만들어내고 부른 곡. 그런 노래를 모두의 앞에서 부르고 싶진 않았다. 설사 이것이 엄청난 명곡으로 탈바꿈한다고 해도 그 노래는 오로지 주아에게만 들려주고 싶었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다. 여자친구에게 주는 펜던트가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그것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 노래의 주인이 따로 있는데, 이걸 누구와 공유한단 말인가? 설사 이기적이라고, 욕심쟁이라고, 억지 부리지 말라고 해도 이것만큼은 관철할 생각이었다.
"나중에 CD라도 만들어서 선물로 줄까? 음. 주아, 너의 생일때라던가 말이야."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동안, 어느샌가 줄이 짧아지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고, 머지 않아 우리들이 들어갈 차례가 되었다. 멀리서 봤을때도 느낀거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정말로 사자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눈 앞의 계단이 놓여있는 복도는 제법 어두컴컴한 분위기였다. 이 복도를 따라서 끝까지 가면, 사파리 공원을 이동하는 버스가 있는걸까?
살며시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면서 다시 가볍게 주아의 팔에 내 팔을 끼워 팔짱을 끼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럼 가볼까? 주아야? 사파리가 우릴 기다리니까 어서 가봐야지!"
//그, 그렇게 시무룩한 모습을 보이면.... 하, 한 박스를 더 사오는수밖에 없잖아요! 내 지갑의 돈이 사라져간다! 하지만 아깝지 않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로 딸기우유맛 사탕을 좋아하시는군요. 주아주는. 어차피 슬슬 돈 들어오기도 하니, 한 박스 더 사둔다고 문제가 될 건 없겠죠. 이제부터는 조금씩 조금씩 뿌려서 못 도망치도록 만들어야겠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오늘은 하늘이 상당히 맑고 화창하네요. 불과 며칠전만 해도 태풍이 올라오는거 땜에 맨날 비가 오고, 날씨가 흐리고 그랬는데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 주아주는 태풍 피해 안 입었나요? 여긴 지형이 지형이다보니, 태풍의 피해가 없었답니다. 그냥 아침에 조금 비가 오고서 그치더라고요. 해가 잠깐 뜨기도 했었지만요. 하지만, 정작 저 밑 지방은...(눈물) 하루 빨리 피해 복구가 되어야할텐데 말이에요.
사실 목요일에는 그 밑지방에 잠시 갔다왔답니다. 후배들이 있어서요. 후배들도 엄청 고생을 많이 했더라고요. 대학도 가보니 나무가 다 쓰러져있고..표지판이 부서져있고.. 우와. 무슨 전쟁난 줄 알았어요. 정말로 제가 사는곳과는 천지차이여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르네요.
음. 그리고 주아주가 안마를 그렇게 잘하나요? 그러면, 살짝 받아볼까요? 시원할 것 같은걸요? (기대) 아. 근데 눈을 감고 계시는데 안마가 가능하신가요? ㅋㅋㅋㅋㅋㅋ 제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못 찾으실 것 같은데. (슬금슬금(옆으로 이동중) 아. 그리고 문제가 되잖아요! 다 큰 성인이 여자 고등학생의 어깨를 안마하는건데! 잘못하면 철컹철컹이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족도 아니고 남이라구요! 제 3자가 보면 신고당해서 잡았다 요놈! 이렇게 된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신다고 수고하실텐데, 저보다 2배로 더 화이팅이에요! 이제 30몇일 남은걸로 알거든요. 답레는 늦게 써도 되고 며칠 쉬어도 되니까, 지금은 공부에 마지막으로 스퍼트를 가하도록 하세요.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어요. 주아주. 주아주는 정말로 열심히 했으니..이제 조금만 더 버티세요! 화이팅! -
659 주아주 (00764E+59) 2016. 10. 10. 오후 11:10:39주아주가 잠깐 갱신합니다! 배려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사실 내일이 모의고사인지라... 죄송하지만 답레는 내일 올릴게요. ㅠㅠㅠ 저도 화이팅이지만 건우주께서도 언제나 화이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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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 건우주 (98381E+57) 2016. 10. 10. 오후 11:31:10건우주도 갱신해서 레스를 보고 레스 남길게요. 사실 내일이 모의고사라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답레 쓰기 힘들겠다는 것도 짐작하고 있었고요. 제 사촌동생 중에도 고3이 있거든요. 그래서 모의고사 힘들다고 불평하는 것을 들었답니다. 답레는 더 느긋하게 올려도 되니까 주아주의 현재에 더 집중해주세요! 내일 모의고사 좋은 결과 있길 바라겠습니다!! 화이팅!! 마지막 그 날까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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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 주아 - 건우 (61388E+58) 2016. 10. 11. 오후 8:01:50확실히 사파리는 인기가 많긴 한지 자신들의 앞에 줄 서있는 사람들의 수는 꽤나 많은 편이었다. 으음... 크게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꽤 오래 기다려야겠네? 이 정도 줄이면 들어가기까지 얼마나 걸리려나.
잠깐 가볍게 대략의 시간을 생각해보다가 갑자기 옆에서 들려오는 가벼운 멜로디에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어느새 자신을 바라보고있던 건우는 이내 더 확실하게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고, 자신을 향해 불러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바로 건우의 그 멜로디와 노래를 집중해서 들어본다.
마치 놀이공원이 생각나는 듯한 흥겹고 즐거운 멜로디. 경쾌함을 지닌 처음 듣는 그 콧노래는 점점 더 밝게 올라가 하이라이트를 펑, 터뜨리더니 이내 놀이공원이 폐장하는 듯이 잔잔히 가라앉는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놀이공원을 그려내던 고요한 그 멜로디는 곧 부드럽게 사라지며 끝을 맺는다.
콧노래가 끝나자 건우는 방금 전 노래는 즉흥곡이었는데 어땠냐고 물어왔고, 그 질문에 자신이 느낀 모든 느낌을 숨김없이 전부 솔직하게 얘기하며 환히 웃어보인다. 다른 누군가가 보면 '너무 높은 평가 아니야?' 하고 말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적어도 자신에게는 정말로 좋았던 노래였기에 그런 평가를 충분히 받을 만하다고 생각하며 쑥스러운지 살며시 시선을 피하는 건우를 바라본다.
역시 건우는 칭찬을 부끄러워한다니까. 정말로 칭찬 받을 만한데 말야. 그 누구보다도 제일 목소리가 좋고 노래를 잘 부르는 너인걸. 좋아, 이렇게 된다면 앞으로는 더욱더 자주 칭찬해줘야겠다!
그래도 자신의 말에 기분이 좋은지 조용히 웃는 건우를 바라보며 더 자주 칭찬해줘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조용히 다짐하며 같이 웃는다. 나는 언제나 네가 이렇게 행복하게, 기분 좋게 있는 모습을 보고싶거든.
건우는 이내 그렇게 높은 평가를 들을 정도의 곡은 아닌데 완전 좋다고 하면 조금 부끄럽다며, 저의 노래를 너무 좋아하는데 저가 밴드부 보컬로 활동할 때는 대체 어떻게 버텼냐고 물어온다. 그리고는 이어서 그 때는 사람들이 박수칠 정도로 멋지고 화려한 곡을 많이 불렀다고 과거 시절을 언급하다가 왠지 자뻑한다고 생각이 들자 무안했는지 크게 웃어버린다.
건우의 그 말에 잠시 과거 중학생 시절을 회상해본다. 아직은 어리고 풋풋했던 시절. 갓 입기 시작한 교복도 조금은 어색하던 그 시절. 밴드부에 들어갔다던 건우의 말. 무대 위에서 보여준 화려하고 멋지게 노래하는 모습. 반짝반짝 빛나는 그 모습에 환호하던 수많은 사람들...
그 모든 기억들을 전부 가지고 있는 자신으로서는, 지금 이렇게 자신의 바로 옆에 있는 건우가 더욱더 대단하고 멋지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같은 기억을 공유한다는 것. 그 사실을 새삼 소중히 생각하며 얼굴 가득 웃음을 띤 채 그의 말에 대답한다.
"아냐, 정말로 좋았어! 엄청 섬세한 곡은 아니더라고 해도 이미지가 절로 그려질 정도로 밝고 신선했던 곡이었으니까. 응, 나, 네 노래 엄청 좋아해! 설마 지금까지 같이 지내오면서도 몰랐던거야, 그거? 네가 밴드부 보컬로 활동할 때는 도저히 못 버티겠으니까 건우, 너의 팬 1호가 된 거 아니겠어? 후훗, 물론 나는 너희 뮤지니아스의 팬이기도 했지만, 너의 개인 팬 1호였어. 그리고 자뻑 좀 하면 어때서? 정말로 멋진걸, 네가 노래 부르는 모습!"
사실이었다. 건우는 노래를 부를 때 특히 멋졌다. 그 때문인지 중학생 때 여자 아이들이 뮤지니아스의 공연을 보고 바로 팬클럽을 만들었는데, 그 중 건우의 개인 팬클럽이 제일 크게 활성화가 되었었다. 건우의 팬클럽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되자마자 자신도 당연히 바로 가입을 했었는데, 건우와 친하게 지내면서 아는 게 많아서 그런지 자연스레 자신이 팬 1호가 되어 다른 여자아이들의 질문 공세를 받곤 했었다.
건우는 뭘 좋아하냐 부터 시작해서 사귀는 아이가 있냐 등등... 정신없이 시달렸었지만 그래도 건우가 이렇게 인기가 많구나, 하고 혼자 뿌듯해했던 기억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건우가 밴드부를 그만 뒀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자신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건우의 팬 1호였다. 이것만큼은 평생 변하지 않을 사실이었다.
새삼 중학생 때 일을 생각해보자 뮤지니아스로 활동했던 건우의 모습도 같이 떠오른다. '벚꽃나무 아래에서'같은 자작곡을 작업했을 때, 건우 정말 열정 가득해 보였었는데. 방금 그 노래를 뮤지니아스 친구들과 오랜만에 같이 작업한다면 건우에게도 다시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어 건우에게 한번 제안해본다. 그러자 건우는 방긋 웃더니 팔짱을 풀고는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 저 쪽으로 바짝 밀착시킨다.
얌전히 그의 손길을 따라 건우에게 가까이 붙자 건우는 곧 기쁜 기색이 확연하지만 진지한 목소리로 그렇게까지 말하면 언제 한번 연락해서 작업해보겠지만 저는 그 노래를 무대 위에서 부를 마음은 없다고 얘기한다. 그 말에 의아한 듯이 그를 바라보자 건우는 곧 귓가에 작게 속삭이듯이 작지만 달콤한 목소리로 방금 전 즉흥곡은 자신에게 주는 노래이니 그것은 무대 위가 아닌 자신의 옆에서 흘러나와야한다고 장난기를 살짝 섞어 설명한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는 건우를 따라 같이 몇 걸음 옮기면서 그의 말에 방긋 웃으며 대답한다.
"하핫, 정말? 나에게 주는거야, 그 노래? 으음, 그렇다면 더욱더 뮤지니아스 친구들이랑 작업하기를 기도해야겠는데? 정말 멋진 곡이니까 같이 작업한다면 분명 더 대단한 곡이 될거야. 물론 지금도 충분히 좋긴 하지만 말야. 나는 너의 모든 노래를 전부 다 좋아하니까."
자신도 똑같이 장난기를 섞어 건우에게 얘기한다. 하지만 완전한 거짓말은 아니었다. 자신은 정말로, 건우의 노래를 좋아하니까.
이어 건우는 나중에 자신의 생일 때라던가에 CD라도 만들어서 선물로 줄까? 하고 물어왔고, 그런 그의 말에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나야 엄청 좋지만 그러면 한참 기다려야겠네? 내 생일은 봄이니까 말야. 좋아, 그럼 미리 기대하고 있는다, 나?"
가볍게 키득키득 웃으며 점점 빨리 줄어드는 줄을 따라 계속해서 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건우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고있자 어느새 자신들이 들어갈 차례가 된다. 우와, 꽤 오래 기다려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아까 버스에서도 그렇고, 건우와 함께 있으면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구나.
정말로 사자의 입 속에 들어가는 것처럼 꾸며놓은 입구에 신기해하다가 눈 앞에 계단이 놓여있는 어두컴컴한 복도를 바라본다. 여기 이 복도를 따라가면 되는거려나?
같이 복도를 바라보다가 건우는 곧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더니 다시 가볍게 자신에게 팔짱을 껴온다. 그럼 사파리가 자신들을 기다리니까 어서 가보자고 말하는 건우를 향해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위아래로 세게 끄덕이고는 빨리 가자, 하며 같이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 아, 아니...! 한 박스 더 사달라고 조른건 아니었는데요?!;;; 그보다 지갑의 돈이 사라져가면 아까워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 딸기우유맛 사탕 좋아하긴 하지만 건우주께서는 별로 안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굳이 한 박스를 더 사실 필요는... 저야 좋긴 하지만... (꼼지락꼼지락) 이제부터는 조금씩 뿌려서 못 도망치게 만들겠다니! 이, 이렇게 붙잡히게 되는거군요, 저는! 뭐어, 어차피 스톡홀름 증후군이니까 이참에 꼬옥 붙어있어야겠네요. ㅋㅋㅋㅋㅋ
저는 밑 지방에 살지 않아서 태풍 피해는 없었답니다. 사실 자연재해 피해가 많이 없는 곳이라 날은 조금 흐렸어도 비도 거의 안 왔구요. 건우주네도 태풍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예요. 하지만 역시 저 밑 지방은... 아, 목요일에 갔다오셨었나요? 후배 분들께서 정말 힘드셨을 것 같아요. 보통 심각한 게 아니었을테니까요. 전쟁난 줄 알 정도였으면... 그래도 금방 복구될거예요! 네, 정말로요!
안마는 기, 기대까지 해버리시면 조금 곤란하긴 한데... 그보다 지금 저 놀리시는거죠! 눈 감고 있다고 못 찾는 건 아니라구요? 술래잡기 하자는거죠, 지금? 우와... 짓궂어라, 짓궂어! 좋아요, 이렇게 되면 술래가 되죠! (팔 휘적휘적) (걸어가기) (덥썩) 하핫, 이동하셔도 소용없다구요? 자, 얌전히 안마를 받으시죠! (박력) 그리고 그게 왜 철컹철컹에 잡았다 요놈! 으로 연결되는거예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귀엽고 풋풋한 고1이나 고2도 아니라구요? 이제 조금만 있으면 성인이예요! 그리고 막막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안마인데! 아, 혹시 건우주, 저에게 그런 쪽으로 생각하셨...? (슬금슬금) (뒷걸음질) ㅋㅋㅋㅋㅋㅋㅋ
삼십 몇일... 네, 뭐어... 맞긴 하죠... (훌쩍) 그래도 어제도 이미 말했지만 배려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격려도 정말 고마워요! 아마 3주에서 한 달 남은 시점부터는 돌리는 건 힘들 것 같고 거의 가끔씩 갱신과 함께 근황만 전할 수 있겠지만...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할래요. 지금은 그냥 몇 일에 한 번 올리더라도 이렇게 있고 싶어요. 그래도... 죄송해요. 제가 이 말 할거라고는 이미 예상하셨겠지만요. 아마 그 때가 되면 여러 번 죄송하다고 얘기할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은 이렇게 한 번만 얘기할게요. ㅎㅎㅎㅎ 아, 그리고 이번 모의고사는... 국어가 최악이지만 그래도 저번보다는 잘봤답니다! 문과인데 국어 점수가... (눈물) -
662 건우 - 주아 (62588E+56) 2016. 10. 11. 오후 9:33:17즐겁게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샌가 나와 주아는 사파리 입구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사자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디자인의 입구. 사자의 커다란 입 안에는 마치 혀를 연상시키는 듯한 계단과 어두운 복도가 보였다. 어두컴컴한 복도를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주아에게로 시선이 갔다. 일전에도 수족관때 어두컴컴한 복도에 조금 겁내던 주아였기에 어쩌면 이번에도 그런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주아도 어린애는 아니니까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남자친구로서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안심할 수 있도록, 내가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언제라도 느낄 수 있게 해주도록 주아의 어깨에서 팔을 내리고 대신에 주아의 팔에 내 팔을 끼워 팔짱을 꼈다. 그리고 앞으로 가자고 어서 가보자고 제안을 하자, 주아는 나를 향해 해맑은, 정말로 예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위아래로 세게 끄덕이며 빨리 가자고 말하면서 나와 함께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계단을 오르면서 어둠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마치 사자의 뱃속을 걸어가는 듯한 착각마저 드는 어두운 복도는 계속해서 앞으로 쭉 이어졌다. 하지만 그 어두운 복도는 5분도 안되서, 끝이 나고 곧 환한 바깥의 풍경이 나와 주아의 눈 앞에 펼쳐졌다. 계단을 올라온 것 덕분에 나와 주아는 상당히 높은 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정말로 푸른 지대가 펼쳐져있었다. 마치 아프리카의 푸른 초원을 바라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보이는 동물은 없었지만, 그래도 아프리카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아름답고 푸른 모습에 절로 감탄이 지어졌다.
상당히 높은 위치다보니 자연스럽게 저 먼 풍경도 우리 둘의 눈에 들어왔다. 오른쪽을 살며시 바라보자, 사파리의 동물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커다란 철문이 보였다. 그리고 왼쪽 부근에는 사파리를 관람할때 탑승하게 되는 버스의 모습이 작게 보이고 있었다. 이대로 쭉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저 버스를 타는 곳까지 가게 되는거겠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면서도 주아의 팔짱을 절대로 풀지 않고 혹시나 이 높은 위치에 무서워하진 않을까 싶어, 부드럽게 팔짱에 힘을 주어 안심할 수 있도록, 편안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나름대로 배려를 해봤다.
"정말 경치 좋은데? 이런 푸른 초원에서 살아가는 사파리 동물들이 왠지 살짝 부러워지는걸? 나는 호랑이가 되고 싶어. 사자도 나쁘진 않지만 사자는 일부다처제잖아? 나는 수많은 아내를 거느릴 생각은 없어."
살짝 비유를 하면서 장난스럽게,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말하면서 웃음을 지었다.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면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뜨거운 여름햇볕을 막아주기에는 충분했다. 그렇게 앞으로 조금씩 더 걸어가자, 다시 실내로 들어왔다. 이제는 내려가는 게단이 보였고, 벽에는 주의사항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굳이 읽어볼 것 없이, 모두가 기본적으로 아는 내용들이었다. 창문을 열지 마라, 동물들에게 먹을것을 주지 마라, 동물들을 흥분시키는 일은 하지 마라, 버스 안에서는 날뛰지 마라 등등의 기본적인 지켜야할 내용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대체 저런 것들을 얼마나 안 지키기에, 굳이 저렇게 경고문까지 붙히나 싶어서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다.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면서 조금만 신경쓰면 정말로 즐거울텐데...
이대로 이 계단을 쭉 내려가다보면, 분명히 버스를 타는 곳이 나오리라고 확신하며, 혹시라도 주아가 힘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보폭을 조금 더 줄여서 편안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하며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해봤다.
"이번에도 내가 안쪽에라 앉으라고 하면 거부할거야? 묘하게 너는 내가 안쪽에 앉는 것을 바라니까. 하하하. 물론 내가 할 소리는 아니긴 하네. 하지만, 그래도 난 네가 안 쪽에 앉았으면 좋겠어. 동물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게 하고 싶거든. 바깥쪽보다는 안쪽이 더 보기 좋잖아?"
일방적으로 주아에게 안쪽에서 앉으라고 말하진 않았다. 놀이동산으로 올때도, 주아에게 안쪽의 자리를 양보했고, 주아는 다음에는 내가 안쪽에 앉는것을 바라는 눈치였기에, 나의 생각을 살며시 말해봤다.
그리고 주아는 주아의 생각이 분명히 있을테니 그것을 듣고 싶었다. 이미 우리 둘은 서로간에 결정했으니까. 서로의 말을 들어주자고. 자신의 생각만 강요하고 주장하면, 얼마전에 있었던 파국사태처럼 또 금이 생겨서 우리 둘의 거리가 멀어질지도 모른다.
그건 싫었다. 지금 이 거리를 쭉 유지하고 싶었고, 쭉 내 옆에 있었으면 했다. 그러기에, 이번에는 일방적으로 정하지 않고 주아와 이야기를 나누기로 마음먹고 먼저 버스 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아, 그리고 절대 양보 못하는게 있어. 네 옆자리는 무조건 내 자리야. 그건 알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을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살포시 주아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면서 아주 살짝, 정말로 살짝 욕심을 선보였다. 응. 어린애 같다고 해도 상관없어. 주아의 옆자리는 내꺼니까. 그것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양보 못해. 절대로.
하지만 그런 내 모습에서 살짝 유치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느끼며, 작게 한숨을 쉬면서 천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아. 역시 귀여운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는 여러모로 심적 고생이 많을수밖에 없다니까."
내 입에서 살짝 짖궂은 목소리가 나온 것은 단순한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말이지...
//모의고사 수고하셨습니다! 주아주! 음. 국어가 좋게 안 나왔다라. 얼마나 나쁘게 나왔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번보다 잘봤다라는 것은 주아주의 성적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잖아요? 그러면 그만큼 발전한거에요. 그러니까 울지 말아요. 예쁜 얼굴 상할라... 지금 시점에서 점수가 올랐다는게 얼마나 큰 의미인데요. 보통 이 시기에는 성적이 오르질 않아요. 거의 고정화되죠. 하지만 그럼에도, 올랐다는것은 주아주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거에요. 축하드려요. 이전보다 더욱 발전했다는거니까요.(토닥토닥)
그리고 붙잡혀버렸나요? 하하하. 이렇게 붙잡혀버렸으니까 어쩔수 없이 얌전하게 안마를 받아야겠군요. ㅋㅋㅋㅋㅋㅋ 잘 부탁할게요. 사실 요즘 들어서 어깨에 근육이 자꾸 뭉쳐서 조금 고생중이거든요. 안마기를 하나 사긴 했는데 역시 손에 비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놀리는거 아니에요. 귀엽다고는 느끼지만 저랟로 놀리는거 아니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핸드폰 녹화모드 작동중)
네. 그리고 목요일에 좀 갔다왔어요. 후배들을 보러요. 말을 들어보니 정말로 심각하더라고요. 제 상상 이상으로.. 그곳의 사진을 찍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왠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그냥 끔찍했다고만 할게요. 진짜, 저는 나무가 그렇게 무너져있는건 처음 봤어요. 뿌리채 뽑힌채로 말이에요. 대체 얼마나 바람이 불어야 그게 가능한가 싶기도 하고... 말로는 그냥 밖에 나가는것 자체가 자살행위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꼬옥 붙어있는다면야 저는 환영이죠. 주아주 같은 파트너를 어디 가서 찾나요? 아예 어깨위에 손 올려서 못 도망치게 만들어야겠네요. 딸기사탕 하나 일단 건네주고 말이죠.
아무튼.. 3주에서 한달 남은 시점. 대충 제가 알기로는 오늘부터 딱 그 시점이지 않나요?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 제 답이 뭔지 당연히 예상하시겠죠? 네. 괜찮아요. 오히려 지금 이 시점에서 무리하게 답레를 쓰고 그러면 제가 화냈을지도 몰라요. 남은 한달. 정말로 중요한 기간이니까요. 1:1이 재밌고 저와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중요할지 모르나 수능에 비할 순 없죠. 사실 성적으로 모든것을 가르는 시스템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적어도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은 그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니, 그에 따라야죠. 일단은..
몇 일에 한번씩 근황을 올려도 괜찮고, 답레가 늦어져도 괜찮고, 돌리는걸 못하게 되어도 좋아요. 단지, 수능때까지 건강 해치지 마시고, 컨디션 잘 유지해주시고, 열심히 노력해주세요. 그리고 다 끝난 후에 웃으면서 돌아왔다고 인사를 해주는것만으로 족해요. 그럼 저도 얘기하겠죠. 수고했다고요. -
663 주아 - 건우 (87392E+48) 2016. 10. 13. 오전 12:14:08줄을 서서 건우와 함께 대화를 나누다보니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어느새 사파리 입구 바로 앞까지 도착한다. 사자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디자인된 그 입구에 신기해하며 바라보다가 건우가 자신을 바라보며 팔짱을 껴오자 건우 쪽을 바라본다.
건우가 이렇게 가까이 자신에게 붙어와주는 이유는 아마... 자신 때문일 것이었다. 자신들의 앞에 놓여있는 것은 사자의 혀를 연상시키는 계단과 어두컴컴한 복도. 예전에 아쿠아리움에 놀러갔을 때에도 이런 어두운 복도를 조금 무서워하던 자신이었으니. 그런 자신이 겁먹지 않도록, 저가 바로 옆에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해주는 듯한 그의 행동의 의미를 알아챈다.
그렇게 그 의미를 알게되자 느껴지는 든든함과 고마움에, 어서 가보자고 얘기하는 건우에게 해맑게 웃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빨리 가자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함께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한다.
마치 스스로 사자의 입 속으로 들어가 사자의 뱃속을 탐험하는 듯한 어두운 복도. 어두운 것은 조금 무서워하는 자신이었기에 이 복도가 길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했지만 자신의 생각보다도 복도는 짧았다. 5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어느새 그 어두컴컴한 복도는 끝이 났고 곧 환한 바깥의 풍경이 눈 앞에 드러난다.
상당히 높은 곳 위에서 아래에 펼쳐진 드넓은 푸른 지대를 쭉 둘러보자 정말로 아프리카의 푸른 초원이 저절로 연상된다. 아프리카에 가본적은 없지만 만약 간다면 이런 풍경이 펼쳐지지 않을까? 그 아름답고 보기만 해도 시원한 풍경을 눈에 담으며 건우와 같이 감탄한다. 그렇게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여기저기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살짝 오른쪽으로 옮기자 커다란 철문이 보였고, 왼쪽을 바라보자 사파리 버스의 모습이 작게 보인다. 아마 저 버스를 타고 사파리를 관람하는거겠지?
그 버스 쪽을 향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면서 건우가 부드럽게 힘을 주어 팔짱을 조금 더 세게 끼자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본다. 꽤 높은 이 위치에 자신이 겁을 먹을까봐 안심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듯한 그의 행동.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이렇게 행동만으로도 그의 마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뭔가 정말로 서로 연결된 듯한 느낌. 그 기분 좋은 느낌에 작게 미소짓는다.
이어 건우가 정말 경치가 좋다며, 저는 호랑이가 되고 싶다고 얘기하자 살짝 고개를 갸웃한다. 호랑이? 사자나 표범같은 다른 아이들은 싫은건가? 하지만 자신이 그 궁금증을 질문하기도 전에 건우는 마치 자신의 궁금증을 눈치챈 듯, 바로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 이유는 바로, 사자는 일부다처제이기 때문. 수많은 아내를 거느릴 생각은 없다며 장난스러우면서도 부드럽게 웃음짓는 건우의 모습에 자신도 덩달아 키득키득 웃으며 대답한다.
"만약 네가 사자였다면 든든하고 멋지니까 분명 제일 많은 아내를 거느렸을거야. 하지만 만약 너에게 그렇게 수많은 아내가 있었다면 나, 네 옆에 있지 않았을지도 몰라. 나는 욕심쟁이니까 남편에게 제일 사랑받고, 남편을 제일 사랑하는 아내가 되고싶거든. 그러니까 나도 사자보다는 호랑이가 되어야겠다! 일처다부제는 조금 힘들 것 같고 말야."
건우가 말했던 것처럼 똑같이 장난스런 목소리.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면서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응, 정말로. 장난기 가득한 말이었지만, 완전한 장난만은 아닌, 약간의 진심이 섞인 말. 건우라면 아마 눈치채주지 않을까, 하고 속으로 생각해보며 계속해서 걸어나가자 어느새 다시 실내로 들어오게 된다.
이제는 올라가는 계단이 아닌 내려가는 계단과 함께, 벽에 적혀있는 주의사항이 자신의 눈에 들어온다. 그 주의사항의 내용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 동물을 좋아해서 예뻐해주고 싶고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에 흥분하는 것까지는 자신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저런 기본적인 매너들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이 하고싶은대로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동물들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민폐인데 말야.
이제는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며 속으로 조용히 그런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그 생각에 안타까워하던 것도 잠시, 자신의 보폭에 맞춰주던 건우가 곧 자신을 바라보면서 이번에도 자신이 안쪽에 앉았으면 좋겠다고 말을 꺼내자 건우 쪽을 가만히 바라본다.
일방적으로 안쪽에 앉으라고 말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물어오는 모습. 이것은 분명 며칠 전에 자신들이 결정했던 사안이었다. 서로의 생각을 강요하지 말고 서로 들어주자는 것. 서로의 말을 제대로 들어보려하지 않아 발생했던 그 때의 그 사건을, 두 번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 점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이렇게 자신에게 물어온다. 그렇게 약속을 지키려는 건우가 너무나도 고마워 작게 미소짓는다.
그리고 건우는 이내 뭔가가 생각난듯 절대 양보 못하는 게 있다며, 자신의 옆자리는 무조건 저의 자리라고 못박아 얘기한다. 그런 건우의 귀여운 욕심과 자신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건우의 눈길에 조금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하지만 짐짓 모르는 척하며 똑같이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자 이내 곧 건우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천장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영문 모를 그의 행동에 살짝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바라보자 건우는 짓궂은 목소리로 역시 귀여운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는 여러모로 심적 고생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또다시 부활한 듯한 건우의 짓궂은 모습. 건우의 이런 모습은 사귀기 시작한 이래로 자주 봐왔지만, 건우의 그런 말에는 여전히 면역력이 생기지도, 익숙해지지도 않는다. 조금씩 달아오르는 볼을 애써 외면하며 먼저 자신에게 안쪽 자리를 양보하고 싶다는 건우의 말에 작게 한숨을 쉬며 대답한다.
"에휴... 내가 너 그 소리 할 줄 알았어. 나도 똑같은 마음이라구. 네가 조금이라도 더 편한 곳에서 동물들을 가까이 봤으면 하는 거. 그렇지만... 지금 이 상태로는 내가 바깥쪽에 앉으면 너는 안쪽에 있어도 마음이 불편하겠지? 그러니까 내가 안쪽에 앉을게. 나는 네 마음이 편하고 즐거웠으면 하니까."
이번에도 역시 조금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안쪽 자리에 앉기로 합의를 보며 말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내 옆자리는 당연히 건우, 네 자리이지 않겠어? 그러니까 내가 안쪽에 앉는 대신, 네가 내 옆에 바짝 붙어야돼, 알았지? 그러면 너도 동물들을 꽤 가까이서 볼 수 있을테니까 말야."
언제나 변하지 않을 사실. 서로의 옆에는 서로가 있어야 한다는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이번에는 자신이 건우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해본다. 응, 이런다면 우리 둘 다 동물들을 가까이 볼 수 있을거야. ...무, 물론 건우랑 가까이 붙어있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건우에게 그 사실은 절대 비밀로 하기로 하며, 짓궂은 건우의 말에 빨개진 볼을 모르는 척, 똑같이 장난스럽게 대답한다.
"그, 그리고 그 심적 고생이란거, 주고싶어서 주는 건 아니라구. 무엇보다 그 고생을 안 하려면 우리가 헤어져야 할텐데, 그 심적 고생이 더 크지 않겠어? 안 그래? 그러니까 한숨도, 불평도 금지야. 알겠어? 멋진 남자친구 님?"
여전히 건우에게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반격을 해보며 가볍게 메롱, 혀를 살짝 내밀고는 배시시 웃는다. 그렇게 장난에 장난으로 대응하면서도 계속해서 걸음을 옮기자 어느새 계단을 다 내려오고는 버스 탈 곳에 도착하게 된다.
/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네, 안 울게요. ㅎㅎㅎㅎ 건우주 말씀이 맞아요, 발전한거라고 믿을래요. 노력했던 과목은 그래도 잘 나온 편이라 지금보다도 더 노력하면 더 올릴 수 있을거예요! 건우주의 토닥임으로 희망 에너지가 차오르는 기분!
요즘 들어 계속 어깨에 근육이 뭉치시나요? 좋아요, 비록 눈은 감고 있지만 할 수 있어요! 원래 장인은 그런 거에 굴하지 않는 법이예요. ㅎㅎㅎ (안마) (주물주물) (전문가의 손길) 그리고 놀리시는 거 맞잖아요! 저 귀여운 사람 아니라니까요! 눈을 감고 있어도 막막 건우주의 웃음소리가 들리는데! 지금 핸드폰으로 동영상 녹화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도대체 뭐가 볼 게 있다고 찍으시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 재롱이라도 부려야할 것 같은 부담감이...! 하지만 할 게 없으니 그건 생략하도록 할게요. 자자, 착한 어른은 이제 그대로 녹화 멈추고 그거 삭제하는거예요. 알았죠?
네, 그렇게 피해입은 곳의 사진을 찍어오는 건 예의가 아니예요. 안 찍어오길 잘 하셨어요. 나무가 뿌리채 뽑혀서 무너져있었다니... 저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확실히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자살행위죠, 그 정도면! 뭔가 요즘 들어 전세계의 재해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것 같아서 조금 걱정스러워요... 우리나라도 그렇고, 지구 전체가 이상해져가는 것 같아요.
앗, 환영이신가요? 그렇다면 저는 건우주께서 건네주시는 딸기사탕을 입에 물고 건우주를 꼬옥 안고 절대 안 떨어지면 되는거겠죠? ㅎㅎㅎㅎ
오늘부터 그 시점은 아니랍니다. 한 일주일 쯤 후부터인데 미리 말씀드린거예요. 윽... 건우주 화내시는 것은 왠지 정말로 무서울 것 같으니까 무리하면 안되겠네요... 사실 저도 우리나라의 교육체계는 마음에 안 들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요. ㅠㅠㅠ 그래도 역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솔직히 마음 한 켠이 조금은 무거웠지만 건우주의 말씀덕분에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예요. 정말 천사님! 고마운 마음은 이렇게 매일매일 커져만 가는데...! 저 역시도 건우주같은 파트너는 어디 가서도 못 찾을 것 같아요. 그러니 더더욱 붙어있는 수밖에 없죠! (꼬옥) 어쩌면 건우주께서도 요즘 들어 많이 피곤하실지도 모르니까 오랜만에 충전해드릴게요. 언제나 화이팅이예요! (토닥토닥) -
664 건우 - 주아 (46499E+50) 2016. 10. 13. 오후 12:43:03"일처다부제를 하는 동물이 있을지는 별개로 치고, 네가 없으면 의미가 없으니까 무조건 사자가 되어선 안되겠는데? 음. 기왕이면 호랑이가 아니라 늑대가 될까? 늑대는 자신이 짝을 맺은 이가 아니면 거들떠도 보지 않는 일편단심 일부일처제 동물이니까. 이거 알아? 늑대같은 남자라는 것은 사실, 한 여자만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남자를 의미하는 말이야. 요즘은 조금 왜곡되었지만 말이야. 하하하. 나도 책에서 읽고 안 사실이야."
주아의 말을 듣고서 호랑이가 되고 싶다는 말에서 늑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늑대는 정말로 지고지순한 일부일처제 동물. 자신의 짝이 죽어도 새로운 짝을 만들지 않는 습성을 지닌 동물이다. 장난스럽게 말하긴 했지만, 나 역시도 주아처럼 약간의 진심을 담았다. 내가 주아의 진심을 캐치한것처럼, 주아도 나의 진심을 캐치할 수 있지 않을까?
제 3자가 들으면 별 의미없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지만 속을 좀 파고들면 이 또한 하나의 애정행각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와 주아는 정말로 언제부턴가 서로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하고 있었고, 그게 정말로 자연스럽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부족하다고 느꼈다. 내 마음은 정말로 커다란데, 그 마음을 다 표현할수도 없고, 보여줄수도 없는게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18살 어린 나이. 하지만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은 어른 못지 않게 크다고 난 자부할 수 있었다. 그 증거로 지금도 우리 둘은 꼬옥 달라붙어있잖아? 10년 이상의 긴 세월동안 그렇게 늘 함께였음에도, 지금도 우리들은 서로에게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마치 처음부터 한 몸인것처럼. 그리고 둘의 거리는 이전보다 더욱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천천히 앞으로 걷다보니, 다시 실내가 나왔고 이번엔 아래로 내려오는 계단의 모습이 보였다. 벽에 붙어있는 주의사항에는 정말로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사안만이 적혀있었다. 살며시 그 주의사항을 눈으로 훑으며 천천히, 주아가 혹시라도 계단을 내려가는데 힘들지 않을까 싶어, 보폭을 좀 더 줄이면서 천천히 내려가다가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버스 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당연하지만 나는 주아가 안쪽에 앉기를 바랬다. 나보다도, 동물을 정말로 좋아하는 주아가 안쪽에 앉는게 좋을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고, 무엇보다 여자친구가 편한 안쪽 자리에 앉기를 바라는 것은 남자친구 공통의 생각일테니까. 하지만 그것을 일방적으로 정하지는 않았다. 나와 주아는 서로의 말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자고 약속을 했으니까. 그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주아는 살며시 미소 지었다.
그러다가 절대로 양보를 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확실하게 말하며 주아의 옆자리만큼은 무조건 내 자리라고 욕심을 선보였다. 응. 그것만큼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었다. 주아의 옆자리는 무조건 내 자리니까. 설사 이것이 집착이고 아주 큰 욕심이라고 해도 좋았다. 주아의 옆자리에 내가 아니라 다른 이가 앉는것은 정말로 싫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뜩 또 다시 어린애처럼 독점욕을 선보이는 내 모습에 절로 한숨이 나와 천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살짝 짖궂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중얼거리듯이 중얼거렸다.
계속해서 조용히 내 말을 듣고 있던 주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내가 그런 말 할 줄 알았다면서 자신도 똑같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 말에 정말로 우리 둘은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기에 절로 편안하면서도 밝은 미소가 지어졌다. 이어 주아는 내가 안쪽에 앉아도 마음이 불편할거라면서 자신이 안쪽으로 앉겠다고 말을 하더니 나에게 한가지 조건으로 나보고 자신의 옆쪽에 바짝 붙어야한다는 것을 걸어왔다. 그래야 나도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거라고.
그리고 주아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자신도 심적 고생을 주고 싶어서 주는 건 아니라며 말해왔다. 그 고생을 안하려면 헤어질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그건 더욱 더 심적 고통이 클테니 한숨도 불평도 금지라며, 방금 내가 그랬던것처럼 멋진 남자친구라는 호칭을 붙여서 반격을 걸어왔다. 메롱, 혀를 살짝 내밀고는 배시시 웃는 그 모습에 나도 결국 웃음이 터져나오고 말았다.
"하하하. 알았어. 알았어. 불평도 안하고 한숨도 안 쉴게. 우리 귀여운 여자친구가 그래달라는데 그래야지. 그리고 네가 나도 동물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을 원한다면야 당연히 바짝 붙어야지. 아주 옆자리에 바짝 붙어서 나도 동물들을 실컷 구경할테니까 그렇게 알아. 나중에 부끄럽다고 말 바꾸기 없기다. 떨어져달라고 해도 그땐 이미 늦었다는거 알지?"
목소리에 살짝 짖궂음을 담아서 작게 키득거리면서 주아의 말에 답했다. 물론 주아는 말을 바꿀 이가 아니다. 내가 아는 주아는 자신이 조금 부끄럽다고 해도, 그 부끄러움을 모르는 척하며 조금이라도 내가 더 동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나를 배려하는 그런 여자애다. 그렇기에 더욱 더 기쁘게 느껴졌다. 분명히 버스 안에서, 바짝 붙으면 싫어도 주변 사람들의 눈길을 받을수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나를 배려해주고 있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기쁘게 느껴졌다.
품 속에 꼬옥 끌어안고 싶은 충동을 겨우겨우 이겨내며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자 어느새 그 끝 부분이 보였고 우리가 탑승할 버스의 모습이 보였다. 눈 앞에 보이는 버스의 모습은 마치 호랑이를 모델로 한 듯한 모습이었다. 옆면은 호랑이 무늬로 도색이 되어있고, 앞 모습은 호랑이의 얼굴처럼 꾸며져 있어, 얼핏 보면 아주 거대한 호랑이 한마리가 서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서 사람들은 천천히 버스에 탑승하기 시작했고, 나와 주아 역시, 그 거대한 호랑이 버스에 탑승했다. 혹시라도 사람의 수가 맞질 않아서 떨어지게 되면 어쩌나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다행히도 중간 정도 자리에서 우리 둘은 나란히 붙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우선 주아를 안쪽 자리에 앉힌 다음에 나는 바깥쪽 자리에 앉았고 주아가 말했던 것처럼 바짝 주아에게로 붙었다. 어깨가 서로 달라붙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밀착하며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아무런 말 없이 웃어보였다. 이어 살며시 한쪽 손을 주아의 어깨에 올리며 다시 한번 더 제대로 밀착했다. 누가 봐도 저 둘은 연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 그 거리를 유지하며, 나는 주아에게로 살며시 속삭이듯이 말했다.
"이 정도 거리면 만족하겠어? 후훗. 아까도 말했지만 떨어져달라고 해도 이미 늦었다는거 알지?"
능글맞은 목소리로 살며시 물어보며, 나는 살며시 고개를 돌려 창가를 바라보았다. 아직 안쪽으로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창가 너머로 보이는 푸른 초원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보였다. 입구부터 이런 느낌이면, 저 안쪽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살며시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찰나, 앞쪽에서 안내원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희 사파리를 찾아와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사파리 버스가 출발하오니, 모두들 버스 운행중에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마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말아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절대로 창문을 열지 마시고,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하고 있으니..."
가벼운 주의사항을 다시 한번 더 버스에서 설명하는 안내원 여성의 목소리가 끝이 나자 버스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사파리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는것이 느껴졌다. 야생에서 뛰어놀고 있는 사파리의 동물들은 과연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에 빨리 그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겉으로는 태연하게, 차분한 모습으로 창문만을 바라보았다.
물론 그 와중에도 주아의 어깨에서 손을 떼지는 않았다. 물론 동물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기왕 주아와 이렇게 앉아있으니 가까이 붙어있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물론 주아가 알면 한숨을 쉴지도 모르기에, 그 점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나만이 유지하는 비밀인것으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나쁜건 아니잖아? 이렇게 귀여운 여자친구가 있으면 달라붙고 싶어지니까. ......하하하하. 나 정말로, 하루하루 가면 갈수록 진짜 팔불출이 되는걸지도..
//연말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뭔가 할 것이 늘어나거든요. 매년 그러했듯이 말이죠. 그러다보니 작업하는것도 많아지고 그러다보면 어깨 근육이 뭉쳐지고는 하더라고요. 아아. 시원하다. 주아주의 안마솜씨. 전문가 못지 않은데요? 뭔가 정말로 어깨 근육이 풀리는 기분이에요. 그리고 귀여운거 맞는걸요! 눈 감고 휘적휘적 거리는 모습이 귀엽지 않을리가 없잖아요? ㅎㅎㅎㅎ 그리고 동영상 촬영이 걸리다니! 이런! 걸렸으니 어쩔수 없죠. 하지만 전 착한 어른이 아닌데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주아주가 곤란한 모습을 보기 싫으니까 녹화를 멈추도록 할게요.(삑)
확실히 요즘 들어서 재해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죠. 멀리 갈 거 없이, 얼마전에도 지진이 있었으니까요. 전 살면서 그렇게 큰 지진을 체험할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거든요. 지진은 딴 나라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막상 체험하니까 되게 무섭고... 하지만 그나마 그것도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었다고 그러고.. 대체 일본에서 일어나는 9.0 지진은 얼마나 심각하고 무시무시한지 상상조차 안가더라고요. 여기는 그나마 경주에서 좀 떨어진 곳이라서 진동이 약했을텐데, 그럼에도 집이 흔들릴 정도라니. 정말로 뭔가가 많이 바뀌어가는 듯한 기분이에요.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다치지 않게 자신의 몸은 자신이 잘 챙겨야겠죠. 주아주도 앞으로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정말 세상 만사 아무것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1주일 후부터 딱 그 정도가 남나요? 음. 정말로 시간이 빠르구나라는것을 느끼게 되네요. 분명히 주아주가 만난것이 6월달. 그런데 어느새 수능이 바로 코 앞인 시기라니. 그리고 화나면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무섭진 않아요! 왜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제가 화나면 무서울거라고 추측하는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의외로 순하게 화낼지도 모르잖아요? 그래도 일단 화내는 것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 모습을 보여주진 않을테니 안심하세요. 음. 충전을 받았으니 저도 충전해줘야겠죠?(꼬옥(토닥토닥)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무거워지지 마세요. 저는 주아주의 편이니까요. 마지막 스퍼트. 잘하길 빌어요. 모든게 끝나는 그 날, 주아주에게 해줄 말이라도 짜둬야겠네요.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전 천사가 아니에요. 제 등 어디에 날개가 달려있나요? 안 그래요? ㅎㅎㅎㅎㅎ 전에도 천사 아니라고 결론 난걸로 기억한다구요! 저! ㅋㅋㅋㅋㅋㅋ -
665 주아 - 건우 (32598E+61) 2016. 10. 15. 오전 12:44:41건우가 사자가 된다면 건우 옆에 자신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자, 건우는 그러면 의미가 없으니 무조건 사자가 되어서는 안되겠다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뭔가를 조금 더 생각해보더니 아예 호랑이가 아니라 늑대가 될까? 하고 물어온다. 늑대는 일편단심 일부일처제 동물이라고 이유까지 덧붙이며 건우는 늑대같은 남자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늑대가 자신의 짝을 사랑하는 대표적인 일부일처제 동물이라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늑대같은 남자의 의미는 처음으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기에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건우를 바라본다.
"우와, 늑대같은 남자라는 것이 그런 뜻이었어? 나는 음흉한 남자를 말하는 줄 알았는데... 어쩐지. 늑대같은 멋진 동물이 왜 그런 나쁜 쪽의 의미로 비유되나 싶어서 이상하다, 했어. 역시 늑대는 정말 멋진 동물인것 같아! 음, 그러면 호랑이 대신 늑대가 되어줄래? 왜곡된 뜻말고, 제대로 된 뜻의 늑대같은 남자가 되어줘. 그러면 나도 오로지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늑대같은 여자가 될테니까."
장난스런 건우의 말 속에서도 그의 진심어린 마음을 눈치채고는 빙그레 미소지으며 똑같이 장난스레 대답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섞여있는 자신의 진심. 서로 굳이 말을 덧붙이지 않아도 알아챌 수 있는 서로의 마음. 마음이 연결되어있다, 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일까?
조금 더 따지고 보면, 이런 사소한 대화 하나하나가 전부 자신들의 애정어린 마음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아무리 서로의 마음을 눈치챌 수 있다고 해도, 자신이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과 상대방이 직접 말해주는 것의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상대방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도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알아차리는 것과, 그 상대방이 직접 나에게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것. 이 차이는 극명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애정을 직접 들으며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다 가지고 있는 본능이자 소망.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렇게 더 건우를 향한 애정을 말에 담아 전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자신이 사랑받고 싶어하는 것처럼 건우도 사랑받고 싶을테니.
한 사람만 일방적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전하는 관계는 절대 원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 쪽 방향의 화살표만 있는 것은 자신들의 관계가 아니었다. 자신들의 관계는 양쪽 방향 화살표. 그것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자신의 마음은 오로지 건우만을 향해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차피 그 누구에게도 주지 않을 마음이었으니, 이대로 조금씩 더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건우에게 애정을 줘도줘도 모자를 것만 같았기에 앞으로는 더욱더 표현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걸어나가다보니 이제는 다시 실내가 나왔고,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보폭에 맞춰주는 건우의 배려에 마음 속으로 고마움을 전하며 계단을 내려가다가 건우가 자신을 바라보며 버스 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살짝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는 이번에도 자신이 안쪽 자리에 앉기를 원한다고 얘기했지만, 일방적으로 안쪽에 앉으라고 정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자신들이 약속했던 것. 정말로 그 약속을 지켜주는 건우가 고마워서 작게 미소짓는다. 그러다 건우는 이어서 그래도 자신의 옆자리만큼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확실하게 얘기한다. 그리고는 그런 저의 모습이 뭔가 어린애같다고 느꼈는지, 한숨을 내쉬고는 천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짓궂은 말과 함께.
그런 건우의 말을 계속 조용히 듣고있다가 이번에는 자신이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건우의 말에 하나하나 대답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가장 먼저 밝힌 것은 바로, 자신도 똑같은 마음이라는 것. 상대방이 안쪽 자리에 앉아 편하게 동물을 구경했으면, 하는 마음은 건우만큼이나 자신도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자신이 고집을 부려 바깥쪽에 앉아도, 건우라면 분명 무척 미안해하며 불편하게 안쪽 자리에 앉아있을 터. 편안하고도 밝게 미소짓는 지금의 건우의 모습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건우에게 자신이 안쪽에 앉겠지만 대신 자신에게 바짝 붙어앉으라고 한 가지 조건을 내건다. 응, 이러면 둘 다 동물들을 가까이 볼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다음으로 대답할 것은 바로, 문제의 그 짓궂은 말. 그 말에 달아오르는 얼굴은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한숨도 불평도 전부 금지라고 막고서는 멋진 남자친구라고 건우를 부르며 반격해본다. 메롱, 혀를 살짝 내밀고는 배시시 웃어보이면서.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도 결국엔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는 불평도 안하고 한숨도 안 쉬겠다며, 자신이 원한다면 당연히 바짝 붙을거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덧붙여지는 짓궂은 건우의 말에 자신도 결국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다.
"하핫, 그래, 그래. 알았어. 절대 말 안 바꿀게. 떨어져달라고 말하지도 않을테니까 정말로 바짝 붙어 앉아야해, 알았지? 너도 동물들을 가까이서 실컷 볼 수 있었으면 하거든."
진심이 담긴 말. 물론 건우와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붙어있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더욱더 그렇게 말한 것이기도 하지만... 역시 건우도 동물들을 즐길 수 있었으면 했다. 같이 즐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으니까.
그렇게 건우와 대화를 나누며 계단을 내려가자 어느새 끝에 도착했고, 자신들이 탈 버스가 눈에 들어온다. 마치 거대한 호랑이같은 모습의 버스. 도색된 호랑이 무늬하며, 호랑이의 얼굴을 그대로 빼다박은 듯한 버스의 앞 모습은 정말로 섬세하여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그 호랑이 버스에 탑승하고는 나란히 붙은 자리에 건우와 함께 앉는다. 물론, 이 때 아까 결정했다시피 자신이 먼저 안쪽에 앉은 후에 건우가 뒤따라 바깥쪽 자리에 앉았지만 건우는 곧 자신이 걸었던 조건대로 자신에게 바짝 붙어온다. 어깨가 달라붙을 정도로 가까워진 자신들의 거리.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도 자신을 마주 바라보며 아무 말없이 조용히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한쪽 손을 자신의 어깨에 올리고는 다시 한번 더 밀착한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 왠지 모르게 살짝 긴장이 되어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한다. 자신들의 주위 사람들이 흘긋흘긋 바라보는 것만 같은 느낌에 급격하게 몰려오는 부끄러움. 건우는 이어 자신에게 속삭이듯이 이 정도면 만족하겠냐고, 떨어져달라고 해도 이미 늦었다고 능글맞은 목소리로 얘기해온다.
"흐음, 아직 뭔가 부족한 것 같지만 그래도 뭐어... 이 정도로 만족할게. 떨어져달라고 안 할거야. 오히려 적어도 이 사파리가 끝날 때까지는 절대로 떨어지지 말라고 얘기해둘거야, 바로 지금. 알았지?"
짐짓 부끄러움을 모르는 척하며 똑같이 능글맞은 목소리로 가볍게 웃으면서 반격한다. 그리고는 살며시 창가를 바라보는 건우의 시선을 따라 자신도 살짝 고개를 돌려 바깥 풍경을 바라본다. 아직 사파리가 시작되지도 않았으나 저 너머로 보이는 푸른 초원은 기대감을 더욱더 크게 만든다. 분명 멋진 동물들이 많이 있겠지?
어떤 아이들이 있으려나, 잠깐 생각해보다가 앞 쪽에서 안내원이 다시 한번 주의사항을 설명하자 그에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이미 전부 알고있는 내용. 그래도 다시 한번 더 제대로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경청하고는 그 사항들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제발 없기를 조용히 바래본다.
이윽고 천천히 출발하기 시작하는 사파리 버스. 드디어 시작이다, 라는 생각이 들자 기분은 더욱더 들뜨게 된다. 태연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창문을 바라보는 건우와는 대조적으로 기대감을 표정에 그대로 드러내며 창문 바깥을 바라본다. 물론, 그 와중에도 자신의 어깨에서 떨어지지 않는 건우의 손을 느끼고는 살며시 미소짓는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지금 이렇게 닿아있는 손으로 전해지는 건우의 마음. 나도 똑같은 마음이야, 건우야. 자신도 건우처럼 겉으로는 말 한 마디 없이 속으로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전하며, 살짝, 아주 살짝 건우 쪽으로 몸을 기댄다.
/ 확실히 연말에는 뭔가 이것저것 할 게 많아지긴 하죠. 여러가지 작업하시다보면 정말 어깨가 뭉칠만 하겠네요. 그러니까 더욱더 열심히 뭉친걸 풀어드려야죠! 후훗, 어떤가요? 제 안마 솜씨 정말 대단하죠? 나름 안마는 전문가라고 자부한답니다! 그리고 귀엽지 않다니까요! 눈 감고 휘적휘적하는 건 모든 술래들이 하는 행동이라구요! 건우주께서 옆으로 이동하셨으니 잡으려면 그러는 수밖에 없었잖아요? 그, 그리고 착한 어른 아니신가요...? (충격) 나쁜 어른이예요...? 나쁜 어른과는 놀지 말라고 선생님께서 그러셨을텐데, 그러면 건우주랑 같이 못 노는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녹화를 멈추는 것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삭제요, 삭제!! 삭! 제! 를 원합니다, 저는!
맞아요. 저도 경주에서 어느 정도는 떨어진 곳인데도 진동을 느꼈는데 그렇게 큰 지진은 아니었다고 하고... 제대로 크게 한번 일어난다면 정말 끔찍할 것 같아요. 하지만 확실히 건우주 말씀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네, 저도 앞으로는 좀 더 조심할게요. 건우주도 꼭 조심하세요!
대충 계산해보자면 그렇답니다. 확실히 시간이 빠르긴 해요. 특히 올해는 정말 정신없이 지낸 것 같은 해인데다가 절대로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것도 오고... (외면) 그리고 건우주가 화내시면 왠지 진짜로 무서울 것 같단 말이예요! 그야 예전에 막막 스스로 무뚝뚝하다고 하시기도 했고, 냉정한 모습도 있다고 하셨고, 논리적이시기도 하니까... (주눅) (작아지기) 뭔가 정말로 무서울 것 같아요. 하지만 순하게 화낸다니... 뭐죠, 그 모순은?!;;; 뭔가 안심이 더 안되잖아요! ㅋㅋㅋㅋㅋㅋ 그, 그게 더 무서워! 그래도 고마워요. 건우주께서 제 편이신 것처럼 저도 언제나 건우주의 편이랍니다. ㅎㅎㅎㅎ 만약 뭔가 건우주를 힘들게 하는 게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혼내드리죠! (박력) 그리고 벌써부터 그 날 할 말씀까지 생각해두시는 건가요? 그럼 저도 반드시 웃으면서 돌아와야겠네요! 그리고 천사 건은 아직 결론 나지 않았습니다. (진지) 그 기억은 잘못됐어요. 그럼 여기서 결론을 내버리죠, 뭐~ 날개가 없어도 제가 천사님이라고 생각하면 천사님인거예요. 그러니까 결론은, 건우주께서는 천사님! 이걸로 끝!! 와아~ (짝짝짝) -
666 건우 - 주아 (13749E+60) 2016. 10. 15. 오후 7:10:04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복도를 지나 계단을 끝까지 내려가자 보이는 호랑이 무늬로 도색한 버스의 모습. 너무나도 섬세한 그 버스의 모습을 눈에 새기면서, 나는 주아와 함께 버스 안에 탑승했다. 중간에 나란히 붙어있는 비어있는 자리를 발견한 후, 복도에서 얘기한대로 주아를 안쪽에 앉히고 나는 바깥쪽에 앉았다.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나는 주아가 얘기한 또 하나의 조건인 '옆에 바짝 붙기'를 떠올리며 주아의 옆자리에 정말로 바짝 붙었다. 어깨가 서로 닿을 정도로 거리를 바짝 밀착한 후에 한쪽 손을 주아의 어깨에 올리며, 다시 한번 더 제대로 밀착했다. 그리고 일부로 능글맞게 웃으면서 이 정도 거리냐면 만족하냐고 조금 짖궂게 물어봤다. 당연하지만, 주아는 이 정도를 예상하진 않았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유난히 주아에게만 능글맞게, 짖궂게 나온다는 것은 이미 주아도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단순한 장난으로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붙어있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더 길게, 조금이라도 더 많이... 언젠가, 정말로 언젠가 긴 이별을 할지도 모르는 그 순간이 올때까지는 반드시 옆에서 이렇게 붙어있고 싶었다. 그것이 잘못된것은 아니잖아?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옆에 달라붙어있음으로서 생기는 두근거리는 소리를 모르는 척, 눈 돌리며 살며시 웃는 모습을 주아에게 비췄다. 그러자 주아는 나처럼 능글맞은 분위기로 아직 뭔가 부족한 것 같지만 이 정도로 만족한다고 이야기하며 반격해왔다. 그걸로 끝내지 않고 이 사파리가 끝날때까지는 절대로 떨어지지 말아달라고 나에게 요청해왔다. 그 모습에 살짝 놀라며 창가를 바라보고 있던 시선을 주아에게로 옮겼다. 정말로 많이 당해서 그런걸까? 이제는 자연스럽게 반격해오는 주아의 모습에 살며시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안 부족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데? 살짝 궁금한걸? 말해줄 수 있어? 여자친구가 바란다면, 그에 응하는 것도 남자친구의 의무니까 알고 싶은걸?"
반격에 반격을 가하면서 주아가 어떻게 나올지 살짝 지켜보는 도중, 앞에서 안내원의 주의사항 설명이 들려왔다. 누구나가 당연히 지켜야 할, 어린아이가 아니라면 누구나 상식적으로 지켜야 할 설명이 잠시 이어지는걸 들으면서 다시 시선을 창문쪽으로 돌렸다. 그와는 별개로 주아와 바짝 붙어있는 지금 이 상황. 지금 이 상황에 살짝 다시 한번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면서, 살짝 얼굴을 붉히는 도중,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주아의 몸이 아주 살짝 내 쪽으로 기대지는 것이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주아에게로 다시 시선이 갔고, 말 없이 나는 잠시 주아를 바라봤다.
지금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무언의 미소를 남기며 나는 다시 창 밖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버스가 이동함에 따라서 아까 저 위에서 본 커다란 철문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 보였다.
버스가 철문 바로 앞에 도착하자, 절대로 열리지 않을 것 같던 그 커다란 철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철문이 활짝 열리자, 우리가 탄 버스는 그 안을 향해서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철문에 들어가기 전과 비슷한 분위기의 푸른 초원은 철문 안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다만, 철문에 들어가기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작게나마 저 앞에서 맹수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는 것이었다.
울음소리가 들려온다는 것은 곧 분명히 앞쪽에 뭔가가 있다는 이야기. 대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조용히 창가 풍경에 시선을 고정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태운 버스는 그렇게 점점 더 초원의 안쪽으로 천천히,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딱 나와 주아가 앉아있는 자리의 창가쪽에 수많은 사자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정말로 커다란 숫사자 여러마리와, 그들을 따르는 것 같은 느낌의 암사자. 그리고 그런 암사자들을 졸졸 따라다니고 있는 새끼 사자. 그리고 제일 높은 바위에 엎드린채로 버스를 바라보고 있는 왠지 모를 위엄이 느껴지는 숫사자로 이뤄진, 사자 대가족은 그야말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금 왼쪽편을 보시면 저희 사파리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사지 무리가..."
안내원의 안내멘트가 들려왔고 앞으로 나아가던 버스는 잠시 움직임을 멈춰섰다. 잠시동안 사자를 지켜보라는 의미인 모양이었다. 버스가 멈춰서자 사람들은 핸드폰을 꺼내서 일제히 창가쪽으로 향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자들은 한번씩 '어흥'거리는 소리를 내며 낮잠을 자기도 하고, 물을 마시기도 하고, 새끼들을 돌보기도 하는 등 자신들의 생활과 평화를 즐기고 있었다.
상당히 사납고 무섭기 짝이 없는 사자이건만, 이렇게 평화롭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정말로 한가로워 보이기도 할 뿐더러, 너무나도 평화롭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귀엽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어느쪽이냐면 정말로 엄청난 위엄을 선보이고 있다고 해야할까?
나도 사진을 한장 찍기 위해서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꺼낸 후에 살짝 향하는 도중, 갑자기 저 편에서 암사자 한마리가 이쪽을 향해서 다가오는게 보였다. 한 걸음, 한 걸음. 온 몸을 착 눕히고 다가오는 그 느낌은 그야말로 엄청난 위엄이 느껴져서 순간 할 말을 잃게 하기에 충분했다.
ㅡ어흥!!
마치 우리들을 향해서 뭔가 말하듯이 큰 소리로 울음소리를 내는 것과 동시에 다른 사자들 몇몇도 이쪽을 향해서 천천히 다가오는게 보였다. 뭔가 모를 긴장감. 나도 모르게 손에 힘을 줘서 주아를 감싸듯이, 행동을 취했다. 물론 사자들이 이 유리창을 뚫고 들어오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 모습이 정말로 위엄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그런 행동을 취하고 말았다.
순간 무안한 기분이 들어서 나는 주아를 바라봤고, 살며시 시선을 피하면서 하하하...소리를 내면서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 사자들이 되게 위엄이 엄청나네. 안 그래? 진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사파리가 인기가 좋지. 아하하하.."
그럼에도 팔을 놓지 않는 나의 모습에 무안함을 살짝 더 느끼며 반대 팔로는 나의 머리를 살며시 긁적였다. 되게 무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놓기는 싫으니까, 어쩔수 없어. 이건..
//좋은 저녁이에요. 주아주. 답레가 평소보다 조금 늦은 것은 제가 오늘 아침부터 잠시 어딜 갔다왔기 때문이랍니다. 이제야 돌아왔고, 최대한 빠르게 답레를 써서 이렇게 올립니다. 그리고 나쁜 어른이냐라. 글쎄요? 어떤 어른인걸까요? 일단 착한 어른은 아닌건 확실한데..!! 그럼 주아주는 이제 저랑 놀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인가요? 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어떡하시겠습니까? 선택하시죠!! 그리고 삭제라. 이미 동영상은 다 삭제했답니다. 물론이고 말고요. 절대로 도촬은 하지 않아요! 네! 절대로! 범죄로 잡혀가긴 싫다구요. ㅎㅎㅎㅎㅎㅎㅎ
음. 그리고 무뚝뚝한건 사실이에요. 사실 처음 만난 사람들 앞에선 진짜 조용해요.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좀 알기도 힘들고 그래서요. 친해지면 거의 따발총 수준이 되긴 하는데, 그 과정에서는 되게 무뚝뚝한 느낌이거든요. 하지만 주아주는 4개월간 저와 만났으니, 화낸다고 해도 다정하게 화내지 않겠어요? 다정하게 미소짓고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화를 내면서 공부를 시킨다던가...?(?????
그리고 저를 힘들게 하는거라. ㅋㅋㅋㅋㅋㅋ 마음 고마워요! 하지만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주아주가 전부 다 끝나게 되면 하도록 할게요. 지금의 주아주에게 더 무거운 느낌을 주고 싶진 않거든요. 사실 저도 사람인지라, 여러모로 지치는건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걸 지금 풀기에는 아직 시기가 빠르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 다 끝나고 오세요. 그럼 아마 저의 이야기도 조금씩 하도록 할테니까요. 괜히 무겁다고 도망치면 안됩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당연히 말을 정해둬야죠. 수능 끝나는 그 날까지 얼마나 노력하고 공부했는데 그 말 한마디 안하겠나요? 여기에 오는 순간, 일단 BGM을 깔고... 쿨럭...쿨럭..으흠..쿨럭.. 자제하겠습니다.(시선회피)
그리고 그런 결론이 어딨어요! 전 천사가 아니에요! 주아주야말로 천사지! 바쁜데 이렇게 저와 어울려주는 사람이 천사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요?! 좋아요. 이렇게 되면 우리 둘 다 대천사합시다. 가브리엘과 라파엘 정도면 되겠군요! -
667 주아 - 건우 (45935E+58) 2016. 10. 16. 오후 8:08:58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자 이번에는 호랑이 무늬로 꾸며진 버스가 눈에 확 들어온다. 정말로 커다란 호랑이 한 마리가 서있는 듯한 그 버스의 모습에 신기해하다가 안내원의 말에 따라 건우와 함께 버스에 탑승한다. 그리고 발견한 건 나란히 붙어있는 2개의 빈 자리. 아까 얘기를 나누며 미리 정했던대로 자신이 먼저 안쪽에 들어가 앉자 건우가 뒤따라 바깥쪽에 앉는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건우는 자신이 내걸었던 조건대로 자신의 옆에 바짝 붙어온다. 서로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지만 건우는 저의 한쪽 손을 자신의 어깨에 올리며 다시 한번 더 가까이 밀착해온다.
아까보다도 더더욱 가까워진 거리에 순간 놀라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이 정도면 만족하냐고 짓궂게 물어온다. 당연하지만,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이 정도로 가까운 거리는 예상하진 못했으니까. 자신이 내건 조건을 아주 확실히 지켜줬기에, 솔직히 부끄럽긴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을 솔직히 인정하기는 너무 창피했다. 마치 지금 막 사귀기 시작한 듯이 두근두근 뛰는 가슴은 도저히 진정할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더더욱 만족했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눈을 돌리며 살며시 웃는 건우에게 똑같이 능글맞은 분위기로 반격과 함께 요청을 한다. 자신의 이런 조금은 달라진 새로운 모습에 살짝 놀랐는지, 건우는 창가를 바라보던 시선을 자신에게로 옮긴다.
지금까지 건우의 능글맞음에 당한지 벌써 여러 번. 이제는 자신도 제법 반격할 수 있다는 마음을 담아 가볍게 씨익 웃어주자 건우도 살며시 웃더니 그럼 안 부족하려면 어떻게 해야되냐며 오히려 역질문으로 다시 반격해온다. ...역시 건우는 강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생각지 못한 건우의 그 질문에 순간 당황하여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하다가 슬쩍 고개를 아래로 숙여 건우의 시선을 피한다.
"...그, 그건 비밀이야. 여긴 사람들이 많은 공공장소잖아? 너랑 나, 우리 둘만 있을 때 말할거야. 둘만 있을 때 해줬으면, 하니까..."
자신도 모르게 조금 붉어진 양 볼. 솔직히 생각해둔 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반격을 못하고 건우에게 그대로 지는 것은 뭔가 분했다. 그렇기에 나름대로 다시 건우처럼 능글맞게 대답하지만, 아까보다도 조금 더 세차게 뛰는 가슴에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양 검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어떻게든 부끄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하던 중, 앞 쪽에서 안내원이 주의사항을 다시 한 번 설명해주자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에 귀를 기울인다.
여전히 건우와 붙어있었기에 두근두근하는 가슴은 어쩔 수 없었지만 나름대로 부끄러움을 가라앉히고는 자신도 건우처럼 시선을 창문 바깥으로 옮긴다. 그리고는 잠시 고민하다가 건우에게 아주 살짝 몸을 기댄다. 그런 자신의 행동에 왠지 건우가 잠시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았으나 건우 쪽을 바라보지는 않는다. 지금 건우를 봤다간 분명 펑, 하고 얼굴이 터질지도 몰라.
다행히 건우는 관련해서 자신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버스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자 점점 가까워지는 커다란 철문. 그 철문 바로 앞에 도착하자 철문은 천천히 활짝 열려 자신들을 환영해준다. 그러자 버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안으로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들어간다. 버스가 나아가면서 지나가는 창 밖 풍경에는 아까 봤었던 것 같은 푸른 초원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유일한 한 가지 차이는 저 앞에서 작게 들려오는 맹수의 울음소리. 소리만으로도 느껴지는 위압감에 건우처럼 조용히 숨을 죽이고 창 밖에 시선을 고정한다.
그렇게 버스가 초원의 더 안쪽으로 천천히 나아가자 곧 자신들이 바라보는 창 밖 너머로 수많은 사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커다란 숫사자 여러 마리와 그 사자들을 따르는 듯한 암사자. 그리고 그 암사자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새끼 사자. 마직막으로 마치 우두머리 사자인 것처럼 보이는 제일 높은 바위 위에 엎드려 버스를 지켜보는 숫사자.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그 사자 무리들에 대해 안내원은 안내의 말을 시작했고, 그에 따라 버스는 서서히 속력을 줄여 잠깐 멈춰선다.
버스가 정지하자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 핸드폰을 꺼내 카메라 기능을 켜고는 창가 쪽으로 몰려온다. 그러나 사자들은 관심없다는 듯 저희끼리의 평화를 마음껏 누리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자신들에게 보여준다. 분명 평화로움이 가득한 모습이었으나, 그럼에도 맹수는 맹수인지 느껴지는 위엄과 카리스마. 동물적인 본능으로 느껴지는 그 느낌에 신기해하다가 갑자기 저 편에서 암사자 한 마리가 온 몸을 착 눕히고 서서히 이 쪽을 향해 다가오자 그 암사자에게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말 그대로 위압감을 온 몸으로 뿜어내는 맹수의 모습으로 서서히 다가오는 암사자. 노려보는 듯한 특유의 날카로운 눈매와 먹잇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빛나는 두 눈동자. 그 모습에 온 몸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에 숨조차 죽이며 그 사자를 지켜보자, 곧 그 암사자는 크게 울부짖는다. 그럴일은 없겠지만 버스가 흔들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큰 울음소리. 그 울음소리에 따로 시간을 보내던 다른 사자 몇몇도 천천히 이쪽을 향해서 다가온다.
왠지 모를 긴장감. 사자가 이 버스 안으로 침범해 들어올리는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그 위압감에 왠지 모르게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건우도 똑같이 느꼈는지, 자신에게 닿아있던 건우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마치 예전에 아쿠아리움에서 상어를 보고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또다시 자신을 감싸는 듯한 행동.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보자 건우도 자신을 바라봤지만 이내 곧 건우는 약간 멋쩍게 웃으면서 슬쩍 시선을 피해버린다.
사자들이 위엄이 엄청나다며,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사파리가 인기가 좋은거라고 말하며 건우는 무안한지 소리내어 웃었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닿아있는 저의 팔은 놓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실을 건우도 눈치챘는지 반대 팔로 저의 머리를 살며시 긁적인다. 그 일련의 행동들에서 건우가 지금 얼마나 무안해하는지 눈치챌 수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기뻤다. 왜냐하면 그 행동들은 전부 건우가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표현해주는 증거였으니.
"응응, 정말 카리스마가 대단한 것 같아! 확실히 건우, 네 말대로 동물들의 이런 야생적인 모습들을 이렇게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아까 사람들이 왜 그렇게 길게 줄 서 있던건지도 이해가 가."
고개를 끄덕이며 밝은 목소리로 건우의 말에 동의한다. 그리고는 건우에게로 조금 더 기대면서 그에게 배시시 웃어보인다.
"뭐어, 그래도 나는 무대 위에서 공연할 때의 너의 모습도 저 사자들 못지 않게 카리스마 있다고 생각하지만 말야. 아, 그래도 사자가 되는 건 절대 안된다, 알았지? 늑대남 씨?"
수많은 아내를 거느리고 있는 숫사자가 되는 건 안된다고 다시 한번 장난스레 강조하며 건우를 잠시 바라본다. 그러다가 지금 자신들의 거리는 매우 가깝다는 것을 깨닫고는 순간 화들짝 놀라 재빨리 고개를 다시 홱 돌려 창문 밖 사자들을 바라본다. ...아, 큰일났다. 어떡하지? 역시 너무 좋아...
두근두근하는 심장 고동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지만 자신도 약간 어색하게 웃으며 애써 덮어버린다. 그리고는 화제를 돌리려는 듯, 대신 아기 사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래도 저 아이들은 엄청 귀엽다, 그치? 하고 짐짓 태연한 목소리로 건우에게 말을 건다.
/ 좋은 저녁이예요, 건우주. 어제 아침부터 저녁까지 밖에 계셨었다니... 무사히 잘 갔다오셨나요? 답레는 천천히 써주셔도 된답니다~ 그나저나 일단 착한 어른은 확실히 아닌건가요?! 저한테 어떤 어른이냐고 물으셔도...! 선, 선택이라니... 으윽, 나름 공격이었는데 이렇게 반격하시는건가요? 당연히 답은 정해져있는거나 다름 없잖아요, 이거! 선택지를 하나만 주시면 어떡해요! 우와, 진짜 너무해... 에잇, 건우주랑 안 놀고 다른 곳으로 갈거예요! 그리고 이미 도촬을 하시다가 들킨거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건가요? ㅋㅋㅋㅋㅋ 못 믿어요, 못 믿어! 112 번호가 뭐더라? 신고, 신고!
역시 무뚝뚝하다고 스스로를 표현하시는군요. 사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는 조용하다가 친해지면 말이 많아진다고 생각해요. 음, 건우주께서 무뚝뚝하시다고는 그다지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무뚝뚝한 것도 나름 좋다고 생각해요. 사람의 성격은 각자의 장점이 있는 거잖아요? 게다가 건우주의 무뚝뚝함은 상대방을 배려하기 때문이니까요. ㅎㅎㅎㅎ 그, 그나저나 왜 하필 공부인건가요?! 다정한 미소나 논리적인 지적이나 화보다도 그게 제일 무서워요!! 차라리 화를 내주세요! 공부만큼은 절대로 안 돼!! (절규)
그리고 확실히 사람인 이상 지치는 일들은 있을 수밖에 없겠죠. 네, 그럼 다 끝나고 올게요. 제가 무겁다고 도망칠 사람으로 보이시나요? 후훗,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이래봬도 다른 사람들의 걱정이나 고민같은 거 많이 들어주는 편이거든요. ㅎㅎㅎ
앗, 그나저나 BGM이라니! 깔고, 그 다음은요? 자제 안 하셔도 되니 기침 멈추시고 말씀해주시면 안되나요? 네? (눈 반짝반짝) 지금은 시선회피하셔도 괜찮으니까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무려 대천사님이라니. 그렇다면 건우주가 가브리엘이고 제가 라파엘인건가요? 가브리엘은 예언과 계시의 천사, 라파엘은 치유의 천사... 뭔가 정말 과분한 느낌이네요, 이거.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여기서 또 저는 천사가 아니라고 한다면 계속 반복될 것 같으니 그만 멈추도록 할게요. 그럼 이제 건우주께서는 천사님에서 더 올라가신 대천사님!! 와아~ 멋져요! (짝짝짝) -
668 건우 - 주아 (86776E+62) 2016. 10. 16. 오후 11:05:19사파리 관람용 버스가 출발하고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바로 사자무리였다. 처음에는 얌전하게 자신들만의 평화를 조용히 즐기는 사자무리들은 너무나도 평화롭고 조용한 모습만을 비췄다. 사람들은 그 평화로운 무리를 바라보며 카메라 기능을 켜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그것은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얌전하기 짝이 없었던 사자 중 암사자 한마리가 버스로 천천히 다가왔고, 버스를 향해서 크게 울부짖었다. 그리고 그것을 신호로 다른 사자 몇마리도 이쪽으로 천천히 다가왔고 우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맹수는 맹수인지, 그 눈동자에선 강렬한 기운이 느껴졌고 행동 하나하나, 울음소리조차 너무나도 엄청난 위엄이 느껴졌다. 엄청난 긴장감을 느끼면서 나도 모르게 주아의 어깨에 닿은 손에 힘을 주면서 감싸듯이 행동을 취했다.
아쿠아리움 데이트때도 상어가 나타났을 때 비슷하게 해버린 행동을 또 취했다는 것을 느끼면서, 위험할리가 없는데 나도 모르게 주아를 반사적으로 감싼 행동 이후의 어색함과 무안함을 다이렉트로 느끼면서 나는 살며시 시선을 피했다.
왠지 모르게 주변 사람들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작게 쿡쿡 웃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야 지금, 우리들은 바싹 붙어있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주아를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여버렸으니까. 누가 흐뭇하게 바라봐도, 혹은 염장질을 한다고 멍하게 바라봐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다. 정말로 무안한 감정은 점점 더 커지면서 내 온 몸을 강하게 찔러대는 것 같았다. 살며시 주아에게서 시선을 돌리면서 반대편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을 돌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아의 어깨 위에 있는 손은 절대로 내리지 않았다. 내리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무리 무안해도 이 팔만큼은 내리고 싶지 않았으니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다 끌어도 상관없었다. 이 팔을 내리고 싶진 않았다.
시선을 피하고 있었기에 지금 주아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밝은 목소리가 주아에게서 들려왔다. 내 말에 동의를 해주면서 사람들이 왜 줄을 그렇게 길게 서 있었는지 알 것 같다는 내용의 말이었다. 하지만 그걸로 끝나지 않고,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나의 모습도 저 사자들 못지 않게 카리스마가 있다고 평하면서 절대로 사자가 되면 안된다고 늑대남이라는 말을 써가면서 장난을 걸어왔다. 늑대남. 버스에 탑승하기 전에, 살짝 내가 사용했던 표현이었다. 사자와 호랑이가 될 바에는, 늑대가 되겠다고 말을 한 것이 설마 여기서 이렇게 돌아올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살며시 눈동자를 돌려서 주아를 바라보니 주아는 배시시 웃으면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곧 주아는 화들짝 놀라더니, 고개를 홱 돌려서는 창가의 사자들을 바라보았다. 그 귀여운 모습에 나 역시도 배시시 웃으면서 작게 속삭이듯이 주아에게 말했다.
"바~보. 사자가 될리가 있겠어? 아까도 말했잖아. 사자가 될 마음은 없다고. 난 누가 뭐라고 해도 늑대가 될 생각이야. 한 마리의 암컷만을 바라보는 그런 지고지순한 늑대. 아니면 고양이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네. 검은 고양이 말이야. 어떻게 생각해? 흰 고양이 아가씨?"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
그것은 우리 둘만이 알아들을수 있는 표현이자 정말로 강한 애정표시 중 하나였다. 물론 주아가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 최고의 애정표현이었다. 첫 데이트때 고양이를 보면서 사용했던 그 단어.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너와 함께 한 짝으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의미가 살포시 들어간 그 표현을 말하면서 나도 모르게 얼굴을 살며시 붉혔다. 역시 표현하는 것은 조금 부끄러웠다. 하지만 감추진 않는다. 이내 들려오는 아기 사자들이 귀엽다고 묻지 않는 주아의 말에 나도 살며시 고개를 돌려 창가를 바라봤다.
암사자들을 졸라졸래 따라다니거나, 자신들끼리 즐겁게 놀고 있는 아기 사자의 모습은 그야말로 너무나도 귀엽기 그지 없었다. 마치 작은 고양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모든 동물은 아기일때는 다 귀엽다고 하지만, 저 아기 사자들은 너무나도 앙증맞고 귀여워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엄청 귀여운걸? 집에서 한마리 길러보고 싶어. 물론 크면 엄청나게 무서워질지도 모르겠지만, 어릴때부터 돌봐준 사람을 해치거나 하진 않겠지? 아무리 그래도?"
예전에 TV에서 사자를 기르는 사람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은 한 침대에서 사자를 서로 끌어안고 잠을 잤었는데, 나 역시도 새끼 사자를 키우면 그렇게 사자와 한 침대에서 잘 수 있지 않을까란 상상을 하면서 살포시 웃었다. 물론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사자를 집에서 기를 수 있을리가 없으니까. 애초에 TV에 나온 사람도 타잔처럼 다른 사람들과는 떨어져서 사는 사람이었는걸.
살짝 아쉽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중에 집에 가면 아롱이를 평소보다 더욱 더 귀엽게,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면서 이 아쉬움을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롱이가 귀엽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아롱이는 어릴때부터 우리 집에서 귀여운 정말로 귀여운, 정말로 귀여운 개니까 안 귀여울리가 없었다. 단지 새끼사자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과는 별개였다. 그리고 사실은....
"사실 내가 정말로 기르고 싶은 것은 작고 귀여운 하얀 고양이이기도 하니까."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주아에게만 살짝 들리는 크기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아기 사자도 귀엽고, 아롱이도 귀엽지만, 역시 내 눈에 제일 귀여운 것은 어린 하얀 고양이였다. 꿈 속에 몇번이고 나왔으면 하고 바랬지만, 한번도 하얀 고양이는 내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다른 모습으로는 몇번이고 나왔지만, 그래도 하얀 고양이의 모습도 보고 싶은 것도 사실이었다.
더욱 더 부드럽게 주아의 어깨위에 손을 올리면서 내 쪽으로 살며시 끌어당기며 이제는 정말로 한 몸이 된 것처럼 꼬옥 달라붙어 창가를 바라보는 도중, 버스는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자를 구경하는 시간은 다 끝이 났는지, 버스는 조금의 지체도 없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주변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다시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이번엔 또 무슨 동물이 나올까? 개인적으로는 기린이나 얼룩말이 나왔으면 좋겠어. 초원에서 뛰어노는 동물이라고 한다면 역시 그런 동물들이잖아?"
살며시 주아에게 말하면서 이번엔 또 어떤 동물들이 우리를 반겨줄지 살짝 기대를 하면서 창가에 눈을 계속해서 고정했다. 창가 너머에선 끝없는 푸른 초원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고 그 모습은 너무나도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도시의 회색 콘크리트 빛과는 전혀 달랐기에, 그 편안한 녹색빛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당연히 공격만 당할 순 없으니까 반격을 해야죠. 선택지가 하나만 떠도 선택할 수 있는건 2가지에요. 1번째 대답한다. 2번째 대답하지 않는다. 어때요? 분명히 선택할 수 있는게 2개 맞죠? ㅎㅎㅎㅎㅎ 그리고 저와 안 놀고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인건가요? 어어어. 이게 아닌데. 주아주. 정말로 괜찮은거에요? 여기에 안 있어도 되는거에요? 스레밖은 위험하다구요!!(딸기우유 맛 사탕 흔들기)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신고라니요! 저, 정말로 지웠어요! 진짜에요. 저를 못 믿는건가요?(생긋(윙크)
그리고 확실히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는 조용해지긴 하지만 저는 좀 그게 더 심하다고 해야할까요? 사실 이렇게 말하지만, 저만 이렇게 느끼는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친해지면 다들 어..? 의외네? 이런 느낌으로 바라보니까 무뚝뚝한 면은 있다고 생각해요. 충분히. 아무튼 좋은 평가 고마워요. 그리고 왜 공부냐니! 주아주 지금 공부할 시기니까 공부를 시켜야죠! 안 그래요? ㅎㅎㅎㅎㅎㅎㅎ 자. 어서 공부할 준비를 하세요. 오늘은 영어시간입니다!!(그리고 막막(기억 안남)
참고로 수능이 끝난 후에 써놓을 말은 지금도 실제로 구상하고 있어요. 어떤 말을 써야 좋은 평가를 받고 주아주가 감동할지 생각중이랍니다. BGM도 직접 찾고 있는건 안 비밀이에요. ㅎㅎㅎㅎ 그러니까 자세한 내용은 그때 보도록 하세요. 이건 눈 반짝반짝을 해도 안 가르쳐줄거에요! 스포일러는 3대 죄악이에요! 그렇게 배웠어요!
그리고 가브리엘과 라파엘. 사실 그냥 떠오르는 천사 이름을 막 말한 것 뿐인데, 그, 그렇게 연결되나요?! 좋아요! 그러면 주아주는 라파엘. 치유의 천사인걸로!! 잘 어울리는 이미지에요! 오늘부터 주아주를 라파엘로 임명합니다! (망치 땅땅땅)
음. 그리고 또 다시 1주가 지나버렸네요. 이제 주아주는 본격적으로 수능을 준비하는 시기가 되나요? 분명히 이 시기부터는 돌리기 힘들다고 하셨죠? 제가 잘못 기억하는걸지도 모르겠지만... 정말로 여기까지 온다고 수고 많으셨어요. 이제는 본격적으로 마지막 준비를 시작한다고 한다면...정말로 힘내세요. 주아주. 여기까지 왔으니 마지막까지 잘 할 수 있어요. 얼마전에 성적도 오르셨잖아요? 모의고사. 그러니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세요. 스스로에게 후회없는 결과를 만드셔야하니까요. ㅎㅎㅎㅎ 화이팅이에요! 건우와 건우주가 함께 응원할게요! -
669 주아주 (88121E+49) 2016. 10. 17. 오후 11:23:59아, 아니...! 그렇게 선택할 수 있는 걸 2개로 늘리는 건 반칙이잖아요! 억지예요! 그리고 원래 이불 밖이 위험한거 아닌가요? 게다가 지금 제일 위험해보이는 건 건우주이신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 으윽... 역시 너무 큰 걸 밝혔군요. 이, 이러면 계속해서 질 수 밖에 없잖아요! 건우주랑 안 놀고 다른 곳 가려고 그랬는데... (우물쭈물) (돌아오기) 울며 사탕먹기라는 것이 이런 거였군요... 게, 게다가 갑자기 기습 윙크라니...! 윽, 하지만 더이상 질 순 없어요! 네, 전혀 못 믿겠는데요, 오빠? (윙크) 원래 그렇게 물어오는 오빠는 믿으면 안된댔어요. ㅎㅎㅎㅎㅎㅎ
음, 그리고 무뚝뚝한 면이 있다고 해도 전 좋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건우주께서는 무뚝뚝한 것에서 끝나지 않고 다정하시잖아요? 좀 심하게 조용해진다고 해도 괜찮아요. 전혀 나쁜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렇다면 이제는 저, 뭔가 건우주랑 확실히 친해진 것 같아서 조금 기쁘다는 건 안 비밀이랍니다~ ㅎㅎㅎㅎ 그렇지만 역시 공부는 싫어요! 꺄아!! 영어라니, 제가 요즘 영어를 중점적으로 하고있다는 건 어떻게 아신거예요?! 공부할 준비 안 할거예요! (이불 둘둘)
그리고 이미 그렇게 구상해주신다는 것 자체가 정말로 감동인걸요. ㅠㅠㅠ 눈 반짝반짝이 실패하다니! 상대방이 원하는 스포는 죄가 아닌데! 그렇다면 할 수 없이 그 때를 기다려야겠네요.
아, 그리고 그냥 떠오르는 천사 이름을 말씀하신건가요? 보통은 미카엘을 제일 먼저 떠올려서 아닌 줄 알았어요. 그, 그리고 잘 어울리는 이미지라뇨! 저 그런 이미지 아니예요!! 그러시는 건우주께서는 무려 가브리엘이시잖아요? 정말 잘 어울려요, 대천사님! (환호)
그리고 건우주의 기억이 맞답니다. 이제는 정말로 준비에 신경써야할 것 같아서... 돌리기 힘들 것 같아요. 늘 말씀드리는 거지만 정말 죄송해요. ㅠㅠㅠㅠ 2주도 정말 죄송했는데 무려 한 달을... 물론 자주는 아니더라도 틈틈이 근황이나 가벼운 잡담 레스 정도는 올릴 생각이지만 그래도 역시 죄송해요. 언제나 응원과 격려 받는 것도 너무 고맙고 과분한 느낌이고... 죄송하다는 말은 웬만하면 자제하려고 했지만 계속 말할 수 밖에 없어서... 기다리는 것은 정말로 힘들고 지치는 일이니까요. 그런데도 건우주께서는 한결같이 저를 응원해주시네요. 건우와 건우주, 둘의 응원이라면 역시 힘날 수밖에 없잖아요? 역시 건우주께서는 천사님이세요. 그것도 대천사님! ㅎㅎㅎㅎ 제가 표현은 잘 못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감사해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저기, 있잖아요... 진짜로 사, 사탕합니다! (사탕 투척) (이불 속에 숨기) -
670 건우주 (54518E+52) 2016. 10. 17. 오후 11:58:10주아주의 이런 메시지를 제가 놓칠거라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죠? ㅋㅋㅋㅋㅋㅋㅋ 오빠란 말로 반격이라니!! 이럴수가! 으윽! 그, 그 말은 약하단 말이에요. 거기다가 윙크라니! 역시 주아주에겐 너무나도 큰 약점을 밝혀버렸어요. ㅠㅠㅠ 시, 심장이 위험하다! 심장이!!(털썩)
음.. 그리고, 역시나 제가 기억하는 것이 맞았군요. 일단 제 기억으로도 오늘부터 D-30인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주아주가 오늘부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주아주는 제 답을 알거라고 생각해요.
기다릴거에요. 기다릴거고요. 사실..주아주도 조금 분위기를 보면 알겠지만, 참치상판은 슬슬 쇠퇴하는 분위기라서, 정말로 조용해질테고, 어쩌면 저도 본진은 스레더즈로 옮기게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 스레를 굳이 옮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저는 여기서 주아주를 기다릴거에요. 주아주가 열심히 공부하는 한 달. 쭉 기다리면서, 주아주를 응원할게요. 이리 와요. 주아주. 왜 그렇게 미안해하고 그래요. 미안해할 거 없다니깐..(꼬옥(토닥토닥)
이번은 어쩌면 정말로 길고 긴 이별이 되겠네요. 2주의 시간이 있었고 1주 시간을 비우는게 2번. 하지만 이번엔 한달. 정말로 길고 긴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주아주에게 있어서 정말로 소중한 시기이니까요. 그것을 이해하기로 마음 먹었고, 주아주는 잠시 자리를 비워도 언제나 돌아왓으니까 이번에도 그러리라고 믿어요. 힘들고 지치는 것은 확신이 없는 기다림이에요. 확신이 있는 기다림은 언제나 설레고 즐겁죠. 다음에 만날땐 어떤 모습일까를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전 힘들지도 지치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생긋(윙크)
주아주의 사탕은 잘 받았어요. 그럼 저도 말하도록 할까요. 전 이렇게나 저를 생각해주고 걱정해주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주아주 사랑합니다. ㅎㅎㅎㅎㅎㅎ 이렇게 반격할 줄은 몰랐겠죠? 아.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마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도망치고 그러면 안되는거에요!! 시험 준비해야하는데 당황해서 망칠라..! 다녀오세요. 기다릴게요. 그리고 말하도록 할게요. 어서 오라고요. -
671 주아주 (23072E+60) 2016. 10. 19. 오전 12:14:30후훗, 저의 반격이 엄청나죠? 건우주께서 저의 큰 약점을 알고계시듯이 저도 역시 건우주의 큰 약점을 알고있으니까요! 그, 그렇지만 쓰러지시게 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안돼요, 건우주!! 일어나세요! (심폐소생술)
음... 그리고 확실히 요즘 참치상판이 예전보다 뭔가 조용해진 것 같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옆동네도 그렇고, 뭔가 제가 있는 곳마다 다 이렇게 되는 것 같아서 조금 착잡하네요... 그래도 건우주 말씀처럼 이 스레를 옮길 생각은 없지만요. 무려 1000이 가까워져오고 있으니까요. ㅎㅎㅎㅎ
그리고 미안해할 수 밖에 없잖아요... (꼬옥) 벌써 여러 번 이렇게 자리를 비웠었는데 이번에도 또 그러니까요. 게다가 훨씬 긴 시간 동안요. 걱정이 안될리가 없잖아요? 이렇게 좋으신 분을 힘들게 해버리는 것 같아서... 그래도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로 고마워요. 네, 저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꼭 돌아올거예요. 반드시 바로 돌아올거예요. 건우주께서 이렇게 저를 믿어주시는데 그걸 저버리고 제가 안 돌아올리가 없잖아요? ㅎㅎㅎㅎ (방긋)
그, 그, 그리고 당연히 그렇게 반격하실 줄은 몰랐...!! (당황) (동공지진) 어버버... 그,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씀하시는게 어딨어요! 뭔가 조금 많이 엄청 부끄럽잖아요!! 그, 그래도 바, 반격을 해야...! 에잇, 그렇게 나오신다면 심각하게 받아들여버릴거예요, 저? 일단 빼도박도 못하게 자랑자랑 먼저... 건우주께서! 고백해주셨다!! (확성기) (날조) ㅋㅋㅋㅋㅋㅋ 저도 똑같이 대답한다면 책임져주실건가요? ㅎㅎㅎㅎㅎㅎㅎ (심각) (고민)
그리고 도망칠 수밖에 없잖아요! 절 당황하게 만든 게 누구신데요! 그래도 시험은 꼭 잘 보고 올거니까요. 반드시 좋은 결과로 돌아올게요. 꼭 웃는 얼굴로 돌아와서 엄청나게 잘 봤다고 얘기할게요.
음, 그리고 말이예요. 사실 저도 언제나 응원해주시고 배려해주시고 다정하게 대해주시는 건우주, 정말 사랑합니다. ㅎㅎㅎㅎㅎ ...민, 민망함 무릅쓰고 용기내어 말한거니까 이참에 잘 알아두시라구요! (시선회피) -
672 건우주 (18643E+60) 2016. 10. 19. 오전 12:43:3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잠깐?! 뭔가 엄청난 날조의 기운이?! 당황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역으로 이렇게 반격을 가하시는건가요?! 역시나 엄청나군요. 주아주. 조금도 방심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주아주가 있는 곳마다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착잡하게 생각할 거 없어요. 그렇게 따지면 저도 마찬가진걸요. 저도 옆동네에 있었고, 지금 여기에 있으니까요.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일테고요. 그냥 우연일 뿐이에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거겠죠. (토닥토닥) 징크스나 그런건 아니에요. 설사 징크스라고 해도, 저도 매한가지이기도 하고, 스레를 옮기는 것은 주아주도 원하지 않는 것 같으니 별로 상관없잖아요? 사람이 적다고 해도 장소만 있으면 얼마든지 즐겁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물론 28일 뒤가 되겠지만요. 오늘 분명히 날짜 하루 지났죠? (생긋)
그리고 책임져야하는건가요? (시선회피) 결국 주아주도, 똑같이 말해버리셨고.. 참고로 저도 저거 쓸때 되게 민망했다구요. 물론 글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요. 하지만 소중한 일댈 파트너이기도 하고, 한번은 저렇게 표현해주고 싶었거든요. 단지 기회만 없었을 뿐이죠.
자. 그럼 이제부터 저 확성기로 날조된 사실을 어떻게 바로 잡아야할지 고민을 해봐야겠군요. 일단 건우를 앞장세운 후에 "누나. 방금 전 확성기로 한 말 없던걸로 하면 안될까요?" 라는 식으로 물어보면 되려나요? 건우가 주아주보다 1살 아래니까 동생이네요. 무려. ㅎㅎㅎㅎㅎㅎ
아무튼 오늘도 하루 정말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하루하루 지나가는 시간.. 점점 다시 만날 날이 가까워지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역시 기약있는 기다림은 즐거워요. 힘들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요.
다시 이렇게 모습을 보였으니 오늘치 충전이라도 해야겠네요.(꼬옥(토닥토닥) 부디 주아주가 지쳐서 쓰러지지 않기를 빌어요. -
673 주아주 (83142E+58) 2016. 10. 20. 오후 11:41:28사실 엄청 당황하고 놀라고 부끄럽긴 했지만 그렇다고 당하고만 있을수는 없으니까요! 후훗, 건우주와 친해지면서 이렇게 저도 나름 강해졌답니다~ 방심은 금물이예요! ㅎㅎㅎㅎ
음... 그리고 토닥토닥 고마워요. 참치로 옮겨온 초반에는 되게 북적북적거려서 신기해했는데 옮겨온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또 조용해져서... 조금 착잡했어요. 그래도 저도 징크스같은 게 아니라고 믿고 싶어요. 저의 징크스는 따로 있으니까요. ㅎㅎㅎㅎㅎ 네, 어차피 이 스레를 옮길 생각도 없으니 상관없겠죠. 여기는 1:1 스레니까요. 오늘로서 약 28일인가 27일 뒤에 실컷 즐길 수 있겠네요! 빨리 왔으면 하지만 빨리 안 왔으면 싶기도 하고...
그리고 책임져주셔야죠! ㅋㅋㅋㅋㅋㅋㅋ 자자, 시선회피하시지 말고 책임져주시죠! (당당) (얼굴에 철판) 저 말 쓸 때 민망해하셨나요? 전혀 안 그런 것 같았는데... 음, 그럼 앞으로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서 건우주께서 여러 번 표현하시게 해서 여러 번 민망하게 하면 되려나요? ㅎㅎㅎㅎ
아, 참고로 저는 저보다 키 큰 제 또래 아이들은 동생으로 보지 않습니다. (진지) 동생이라 하면 제가 내려다봐야하는 거예요! (억지) 그리고 건우는 동생이라기엔 너무 멋져서 동생으로 볼 수 없다구요! 그렇게 건우를 앞장세우신다면 건우에게 대신 문제를 내봐야겠군요. '주아주가 방금 전 확성기로 한 말을 없었던 걸로 해야하는 이유를 영어로 1000자 이내로 서술하시오.' 건우가 영어에 약했었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완전한 날조는 아니라구요? 고백 맞잖아요, 안 그런가요? ㅎㅎㅎㅎㅎ
건우주께서도 오늘 하루,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정말 달리 생각해보면 다시 만날 날이 가까워지는 거네요. 뭔가 희망적인 발상의 전환이예요. ㅎㅎㅎㅎ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사실 오늘따라 유난히 몸이 피곤했어서... 그래도 쓰러질 순 없으니까요. 건우주께서도 언제나 하루하루 힘내시길 바라면서, 역충전이예요! (꼬옥) (토닥토닥) 아, 오늘은 쓰담쓰담까지! (쓰담쓰담) -
674 건우주 (78906E+55) 2016. 10. 21. 오전 12:09:15여, 영어로 그런걸 물으신다고요? 그것도 1000자 이내로 서술?! 안돼! 건우야! 도망치지 마!! 나를 도와줘야지! 네. 건우가 도망쳐버렸습니다. 짓궂은 웃음을 지으면서 말이에요. 역시 주아주. 보통이 아니로군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친해지니까 엄청난 분이라는 것을 잘 알것 같군요. 이거. 이렇게 되면 저도 방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잘못하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주아주에게 밀리게 될.... 그 전에 어째서 눈치싸움을 하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이에요!
책임이라. 좋습니다! 지도록 하죠! 이 이야기 엔딩 날때까지 달달하게 분위기 유지하면서 건우로서 주아 진짜 많이 예뻐해주고 귀여워해주도록 하죠! 어때요? 완벽한 책임이지 않습니까? 사실 지금도 주아는 너무 귀엽고 매력적이라서 꽉 끌어안고 계속 쓰담쓰담 해주고 싶은 기분이라구요. 주아주도 마찬가지고요. 오너와 캐가 이렇게 둘 다 귀엽다니! 반칙 아닙니까?!(우기기(일단 우기기)
빨리 왔으면 하지만 빨리 안 왔으면 하는 마음. 여러모로 복잡하죠. 그런데 시간은 그래도 천천히 흘러가니까요. 그러니까 그냥 조용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준비하는 게 좋아요. 잘할 수 있을거에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지금까지 하던 대로 잘하시면 된답니다.
저야 주아주만큼 고생하는것도 아닌걸요. 물론 하는 일도 있고 오늘은 조금 공부를 하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주아주의 공부량에 비할까요? 피곤하다면 조금은 쉬어도 괜찮아요. 어차피 지금부터는 컨디션 싸움이에요. 무리하게 공부한다고 성적이 팍 오르는 것도 아닌만큼, 지금부터는 체력관리에 더 집중하세요. 앞으로 11일 뒤면 11월이네요. 그렇게 되면 또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갈거에요. 화이팅이에요! 그리고..쓰담쓰담이라니! 까..까치발이 봉인되어서 피할 수가 없어!!(동공지진) 여, 연하에게 쓰담쓰담 당하는건 조금 부끄럽다구요! -
675 주아주 (56829E+53) 2016. 10. 22. 오후 11:13:22후후후, 건우가 어디에 약한지는 알고있으니까요! 사실 이걸로 안된다면 주아를 부를 생각이었답니다. 저도 신기한게, 저는 원래 장난에 당하는 쪽이었는데 건우주랑 친해지니까 이제는 이렇게 변했네요. 역시 건우주! 저를 이렇게 강하게 만드시다니... 그러고보니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눈치싸움하게 되었네요, 저희. ㅋㅋㅋㅋㅋㅋㅋ 뭐어, 그만큼 저희가 친해졌다는 증거일테니 괜찮지 않나요? ㅎㅎㅎㅎ
그리고 책임을 그렇게 지시는건가요? 주아가 정말 기뻐하겠네요! 네, 정말 완벽한 책임인걸요? 언젠간 또 싸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달달하니까요, 이 둘은. ㅎㅎㅎㅎㅎ 주아 귀여워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하지만 저까지 덤으로 귀엽다고 해주시다니! 그건 절대 아니라구요! 반칙이라고 해도 어떻게 하면 반칙을 안 하는건지도 모르겠고... 에잇,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반칙을 넘어서서 퇴장 한 번 노려봅니다, 저?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렇게 따지자면 건우주와 건우야말로 반칙이잖아요! 그렇게 다정하게 멋있기, 있기예요?! (덩달아 우기기)
솔직히 뭔가 공부하기도 싫고 조금 멍한 상태이긴 한데, 그래도 건우주 말씀대로 제 페이스를 유지해야겠죠. 하지만 체력관리는 진짜 못하는 편이라... (외면) 뭐어, 그래도 어떻게든 되겠죠! 그리고 굳이 저하고 비교해서 겸손하게 스스로를 낮추실 필요는 없답니다~ 모든 사람들은 전부 다 나름대로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거니까요. 특히 건우주께서는 더욱더 열심히 살아가시잖아요? ㅎㅎㅎ 그러니까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건우주. (꼬옥) (토닥토닥)
그리고 연하에게 쓰담쓰담받는 게 뭐 어때서요~ ㅎㅎㅎ 이거, 아무한테나 해드리는 거 아니라구요? 그런데 피하려고 하시다니! 너무하신거 아닌가요? 상처받았으니 벌로 또 쓰담쓰담이예요! (쓰다듬쓰다듬) 까치발은 영원히 봉인해놔야겠군요. 오랜만에 유리한 입장이니 이참에 건우주, 실컷 부끄럽게 만들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 -
676 건우주 (55277E+61) 2016. 10. 23. 오전 12:27:35어. 그럼 건우를 조금 더 붙잡아뒀어야했나요? 그럼 건우가 주아를 데리고 다정하게 걸어갈테니까요. 물론 주아에게 조금 짓궂은 말은 했을지도 모르지만요. ㅎㅎㅎㅎ 그리고 확실히 이런 관계 좋죠. 단순히 상황극만 즐기는 관계. 몇번 말했다시피 싫거든요. 그런거. 잡담도 나누고, 상황극도 즐기고, 가끔 힘든 일이 있으면 나누고, 위로도 하고, 위로도 받고, 기쁜 일이 있으면 축하도 받고..그런게 살맛나지 않겠어요? 아무래도 상황극만 하고 친해지지 않는 것은.. 여러 의미로.. 음..네. 딱딱해서 마음에 안 들어요. 그러고 보니, 저와 주아주가 만난 것도 5개월이 가까워지나요?
정말로 시간이 빠르긴 빠르네요. 이러다가 또 6개월이 다가올테고, 만난지 반년이 되겠네요. 그러면 또 만난지 200일이 될테고... 1:1 스레가 1년 이상 간 케이스를 본 적이 있지만, 정말로 저와 주아주의 스레가 1년 이상 간다고 한다면, 그건 정말로 영광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아니, 사실 지금도 엄청난 영광이지만요. 단순히 달달한 NL 연애물 하고 싶다는 썰로 시작해서..여기까지 온 거니까요. 실제로도 되게 달달해서 돌릴때마다 흐뭇한 기분만 들기도 하고요. 사실 처음 기획할땐 이 정도까지 될거라고는 예상도 못했기에.. 뭔가 포카포카 하다고 해야할까요? 이렇게나 귀엽고 달달한 한쌍의 커플을 끝까지 책임 안 질리가 없잖아요? ㅎㅎㅎ 그리고 퇴장이라니요? 퇴장은 없어요. 퇴장하게 되면 이 스레에서 나가게 되는건데, 주아주는 나가고 싶은건가요? 큭! 충격이라구요! 이건...!!(눈물 글썽글썽(씨익)
그리고 연하에게 쓰담쓰담 받는건..음. 진짜로 부끄럽다구요. 실제로 당해본적 있는데... 정말 부끄럽더라고요. 그것은 진짜 한번 체험해보셔야 알 수 있다구요. 주아주도 언제 한번 나이 어린 남성에게 쓰담쓰담 당해보세요. 묘하게 부끄러울거라구요! 그리고.. 까치발의 봉인..으으! 그때 눈쌀을 받더라도 봉인하지 않는게 아니었는데!! (///) 이..이건 절대로 얼굴이 빨개진게 아닙니다! 더, 더워서 그런거에요!
아무튼 오늘 하루도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아주...!(꼬옥(토닥토닥) -
677 주아주 (33859E+61) 2016. 10. 24. 오전 12:49:07분명히 건우는 건우주를 도와주러 온 걸로 기억하는데 주아가 온다면 바로 가버리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도 짓궂은 말이라니! 너무 귀엽잖아요, 그거! 음, 그리고 저도 이런 관계가 더 좋답니다. 상황극만 돌리는 건 뭔가 인공지능이랑 돌리는 느낌이거든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소통하는 거라면 이렇게 인간미 넘치는, 그런 분위기이고 싶어요.
그나저나 정말로 약 3일 후 쯤에 저희가 만난지 5개월이네요. 우와, 시간이 정말 빠르긴 하지만 그건 그만큼 건우주와 함께 보낸 시간이 쌓였다는 것도 의미하니까, 기쁘기도 하답니다! 사실 진짜 신기하긴 해요. 뭔가 정말 1년 이상 갈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저희 스레. 영광스럽게도 말이예요. 저도 처음 시작할 때 이 정도까지 갈거라고는 예상 못했답니다. 건우가 이렇게 능글맞을줄은 몰랐기에... 그런데 이제는 제가 지금까지 봤던 연플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달달해졌네요. ㅋㅋㅋㅋㅋ 그, 그리고 충격이라니! 뭐, 뭔가 조금 사악한 짓궂은 미소가 보이는 것 같지만 글썽글썽이 더 신경쓰여...! 제가 여기서 나가고 싶을리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울지 마세요. (닦아주기) (콕콕) 처음 저희가 만났을 때도 제가 이렇게 살짝 찔렀었죠? 자자, 여기 한번 봐주세요, 건우주. 쨔잔! (까꿍 자세) (활짝) 주아주 여기 있네요. 그쵸? 저는 건우주께서 헤어지자고 하시지 않는 이상 어디 가지 않는답니다. 건우주께 꼬옥 붙어있겠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었는데, 다 잊어버리신건가요? ㅎㅎㅎㅎㅎ 그러니까 뚝이예요, 뚝!
음... 그리고 연하 남성에게 쓰담쓰담은 왠지 받지 못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는 부끄러운 거 모르겠는데요? ㅎㅎㅎ 그리고 더워서 얼굴이 빨개지신건가요? 어라, 요즘은 날씨 많이 쌀쌀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잘 익은 토마토같아요! (볼 찔러보기) 귀여우셔라! ㅎㅎㅎㅎ 하지만 여기서는 모르는 척 해드리는게 예의겠죠? 더위야, 날아가라~ (손 부채질)
건우주께서도 오늘 하루,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언제나 응원하고 있답니다. 늘 화이팅이예요! (꼬옥) (토닥토닥) -
678 건우주 (8398E+59) 2016. 10. 24. 오후 2:37:42오늘은 날씨가 정말로 좋은 오후네요. 어제와 그저께는 영 날씨가 흐려서 영 개운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날씨가 맑아서 절로 기분이 좋아져요. 정말로 3일 뒤면, 만난지 5개월. 주아주의 말대로 그만큼 함께 보낸 시간이 쌓였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저와 주아주가 얼마나 더 오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까진 계속 즐거운 추억을 쌓아보자고요. 그리고 건우가 능글맞아질줄은 몰랐다라. ㅋㅋㅋㅋㅋㅋ 그런가요? 하지만 주아도 이렇게까지 귀엽게 변할줄은 저도 몰랐으니까 쌤쌤이 아니겠어요? 아. 물론 처음부터 주아는 되게 귀여웠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더 귀여워져서. 그냥 절로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당연히 주아주는 믿죠. 잊어버리지도 않았고요. 지금까지 몇번이나 헤어졌는데, 계속 돌아왔고 이렇게 계속 만났는걸요. 어디까지나 이렇게 주아주의 귀여운 모습을 감상하기 위함이었답니다.(씨익) 자신이 귀엽지 않다고 하지만 엄청 귀엽다구요! 왜 제 말을 믿질 않죠?! ㅎㅎㅎㅎㅎ 물론 스스로 귀엽다고 생각하기는 힘든 법이기도 하니까요. 사악한 미소는 기분 탓입니다. 네. 기분 탓일거에요. 저는 그런 미소 짓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니까 울지 않는답니다.(생긋)
그리고 더울수도 있죠! 음..! 방에 보일러를 따뜻하게 틀어서??? 그런 걸 수도 있지 않겠어요? 저는 딱히 밖이 덥다고 하진 않았답니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요. 그건 그렇고 볼을 찔러도 터지지 않는다구요! 잘 익은 토마토라니..! 그렇다면 역으로 주아주의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어야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되려나?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하죠.
아무튼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가게 되고 또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있네요. 제가 할 수 있는건 이렇게 잡담으로 레스를 남기는 것 뿐입니다만 이런 짧은 잡담레스에서나마 응원해주고 힘을 내도록 해주고 싶어요.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맑은 날씨의 기운을 받아 힘 많이 내시고, 힘들고 지칠때면 저나 다른 이들이 응원해주고 있다는 거 꼭 기억해주세요. You can do it! -
679 주아주 (16484E+56) 2016. 10. 27. 오전 1:45:55네, 당연히 몰랐죠! 그야 처음에는 건우, 이렇게 능글맞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사귀고 난 후에 주아에게 짓궂게 말하는 거 보고 놀랐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주아 좋게 봐주셔서 정말로 고마워요! 사실 저도 건우가 가면 갈수록 또다른 다정한 면들을 많이 보여줘서 돌릴 때마다 너무 즐겁답니다. 반응도 전혀 예상 못하겠고 말이예요.
그, 그리고 역시 그게 목적이었던 건가요? 뭔가 알고도 당했다는 기분은 이렇군요... 사악한 미소는 전혀 기분 탓이 아닌 것 같은데요?! 지금도 보이고 있으시잖아요, 그거?! 울지 않으신다는 건 다행이지만요... 그리고 당연히 믿을 수 없죠! 뭔가 진짜로 평생 들어볼 귀엽다는 말, 건우주께 몽땅 몰아들어보는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 연상의 필터링은 위대하군요! (끄덕끄덕)
흐음, 그리고 보일러 때문이었나요? 그렇다면 그렇다고 넘어가죠, 뭐~ 딱히 터뜨리려고 찔러본 게 아니라 너무 귀여우셔서 저도 모르게 찔러본거라구요? ㅎㅎㅎㅎ 어라, 역으로 제 얼굴을 새빨갛게 만든다니. 쉽지 않으실걸요? 건우주께서 어떻게 하실지 기대하고 있으면 되는거죠? ㅎㅎㅎㅎㅎ
그리고 오늘로써 정말로 5개월이네요. 음... 솔직히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오래 있고 싶다고는 하지만 정말로 그럴 수 있을까, 하는. 물론 건우주께서 말없이 사라지실 분이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믿고 있고 저 역시도 그러지 않을 거지만, 사람의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솔직히 지금까지 이렇게 이어져 왔다는 것도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 조금 얼떨떨하다고 해야 할까요? 막말로 익명 사이트라는 게 갑자기 사라져도 찾을 수 없는, 알아보지 못하는 이상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뭔가 이만큼씩이나 왔는데 더 오래 가길 바란다는 건 너무 과한 욕심인 것 같기도 하고... 건우주 말씀대로 저희가 얼마나 더 오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도 그 때까진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답니다. 건우주와 만나는 순간순간마다 이게 마지막인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요. 아마 마지막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어느 순간 조용히 끝나버렸던 과거 1:1 경험들 때문인가봐요. 그래서... 사실 건우주와 돌릴 때도 초반에는, 제가 올린 답레가 마지막이 되어 갑자기 끝나겠거니, 하고 체념하듯 생각하곤 했었답니다. 정말 한심하게도 말이예요.
...아아, 뭔가 조금 이상한 소리를 주절주절 한 것 같은데 신경쓰실 거 없답니다! 그냥 잊어버려주세요. ㅎㅎㅎㅎ 제가 있는 곳은 비가 내렸었던데다가 오랜만에 새벽감성이 터져서 그런가봐요. 요 며칠, 조금 일도 있었고... 사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인연이 이어져 온 5개월. 정말 소중한 날이니까요. 뭔가 멋진 말이라도 드리고 싶은데 표현이 안되네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역시 '정말 고맙고 미안해요.' 겠지만요. 사실 이제부터 수능 날까지 접속을 못할 것 같거든요... 즐거운 말을 전하고 싶은데 계속 이런 소리만 해서 죄송해요... ㅠㅠ 건우주께는 정말 이 말밖에 안 하는 것 같네요. 그래도 저, 건우랑 건우주를 정말정말정말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건 알아주셨으면 해요. 건우주께서 이렇게 잡담 레스로 응원해주시는 게 얼마나 기쁘고 든든한지 모르시죠? 5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정말 고마웠어요, 건우주. 하지만 곧 다시 만날테니 이건 작별인사가 아니랍니다. ㅎㅎㅎ 그러니까 앞으로도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 정말로 잘 부탁드릴게요!
돌아오겠다는 약속의 증표로 쨔잔! (차 한 잔) (김 모락모락) 이 차가 다 식어버리기 전에 돌아올게요. 금방 돌아올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그 때까지 꼭 몸 건강히, 즐겁게 지내고 계셔야 해요? 알았죠? 저는 언제나 늘 건우주를 응원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미 알고계시겠지만, 정말로 사랑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아, 이건 진짜로 도망가야겠네요. 사탕이어도 부끄러운데 직접 말해버렸어...!!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 -
680 건우주 (44254E+60) 2016. 10. 27. 오후 12:35:57오늘로서 만난지 5개월. 시간이 빠르다면 정말로 빠르고 느리다고 한다면 정말로 느리다고 하지만, 주아주와의 시간은 정말로 빠르게 흘러간 것 같네요. 과도한 욕심이라고 했나요? 과도한 욕심이면 어떤가요. 즐겁게 놀게 되면 그것도 잘 맞는 사람끼리 파트너를 맺어서 놀게 되면 그런 욕심은 자연스럽게 날수밖에 없잖아요? 사람의 앞길은 주아주 말대로 모른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죠. 저는 말 없이 멋대로 여길 떠날 생각은 없고, 주아주 역시 지금까지 그랬듯이 말없이 떠난다거나 하진 않을거잖아요? 갑자기 일이 벌어져서 그로 인해서 떠난다면 모를까.. 말 없이 사라지지 않을 분이라는건 제가 누구보다 잘 알아요. 만약 그럴 것 같으면, 지금까지 몇번이나 기회가 있었으니, 그 기회를 이용해서 조용히 사라졌을테니까요.
저도 솔직하게 말하자면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이다 라는 생각으로 올때도 있어요. 갑자기 주아주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다시는 만날수 없진 않을까? 라는 그런 느낌으로 말이죠. 그리고 저도 밝혔다시피 처음에는 길어봐야 3개월. 짧으면 상황 3개 돌리고 끝나겠지..이런 마인드였으니까요. 주아주도 그렇지만 저도 1:1상황극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좀 그렇게 일방적으로 버려진 경우가 많아서. 하다못해 썰을 물었는데도 그 썰을 푼 이가 사라져버린 이가 많아서. 그래서 주아주에겐 감사하고 있어요. 1:1상황극이라도 오래 이어갈 수 있구나. 나도 가능하구나. 그런 느낌이 들어서 말이에요. 진심으로 되게 고민 많이 했거든요. 내 방식이 문제인가. 혹은 내 캐가 문제인가. 혹은 나 자신이 문제인가 하고 말이에요. 물론 개중에는 제가 마음에 안 들어서 떠난 사람도 존재하겠죠.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요. 지금 1:1 파트너는 주아주고, 주아주가 저를 마음에 들어한다면 그걸로 족한거죠. ㅎㅎㅎㅎㅎ
한탄을 하신다고 조금 마음에 걸려하는것 같지만 그럴 필요없어요. 전에도 말했다시피, 저는 주아주와 단순히 상황극을 돌리는 파트너로서 만나는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만나고 싶거든요. 그러니까 단순히 상황극만 즐기는 그런게 아니라,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힘든게 있으면 보듬어주고, 위로도 해주고 그런 관계 말이죠. 상판에서는 상황극만 즐겨야하지 않냐라는 말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점에 대해서는 조금 동의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요. 상황극도 즐기고 잡담도 나누고, 그렇게 좋은 관계 유지하면서 즐기는게 최고잖아요? 그러니까 잊어버리지 않을거에요. 주아주의 생각을 들은 좋은 기회였으니까요. 조금 일이 있었다고 했는데 무슨 일인진 굳이 묻지 않을게요. 힘내세요. 그 어떤 일이라도 어떻게든 지나가게 되니까요.(토닥토닥)
5개월... 제가 할 말은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고마워요. 그리고 잘 다녀와요' 랍니다. 바쁜 시기에도 이렇게 얼굴 내밀고 접속하는거 힘든거 잘 알아요. 특히 수능때라면 더더욱요. 저도 커뮤니티 활동을 한적이 있지만 고3때는 정말 제대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물론 그때는 스마트폰이 없기도 했지만.. 그래도, 커뮤니티 활동을 아예 포기하고 공부만 집중한적이 있었는데..주아주는 그래도 시간을 내서 이렇게 저에게 소식을 전해주네요. 그 점이 너무나도 감동적이에요. 고마워요. 그리고 잘 다녀와요. 수능이 끝나는 날에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 그 날까지 전 여기서 기다릴테니까요. 저 역시도 주아주와 주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거 알아줬으면 해요. ㅎㅎㅎㅎㅎ 1:1 파트너와 그 캐릭터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을리 없잖아요? 주아주의 마음은 잘 전달되고 있어요.
차 한잔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서 많이 본 방식이네요. 좋아요.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이 차가 식지 않도록 계속 전자렌지에 돌려서 연기가 모락모락 나게 만들어야겠네요. 그러면 언제 주아주가 돌아와도 이 차가 식기 전 일테니까요. ㅎㅎㅎ 주아주야말로 몸 건강하세요. 힘든 시기에 지쳐 쓰러지지 않도록.. 그리고...저도 사랑합니다. 주아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런 표현 원래 잘 안 하는데!! 다 주아주 때문이라구요!! 다녀오세요! -
681 건우주 (80971E+56) 2016. 11. 4. 오후 5:54:39건우주가 살짝 갱신합니다. 벌써 11월 4일. 이제 약 2주 정도가 남았네요. 주아주는 열심히 마지막 스퍼트를 달리고 있으려나요?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열심히 준비하고 좋은 결과 있길 바랄게요.
요새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어서 절로 몸도 부들부들 떨리고..진짜 여러 의미로 너무 많이 추워졌어요. 그런만큼,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시고요. 늘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특히 지금같은 때가 감기 걸리기 딱 좋은 시기니까 몸 조심은 필수!
비록 어디에 계신 누구인지도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저는 오늘도 주아주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화이팅! -
682 건우주 (37183E+57) 2016. 11. 16. 오후 5:52:2012일만에 건우주가 갱신을 하게 되네요. 음. 사실은 내일 갱신하는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응원 메시지 정도는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갱신했습니다! 음. 네. 내일이 수능날이네요. 주아주.
주아주가 지금 어떤 심정인진 잘 모르겠고, 얼마나 준비를 열심히 했는진 잘 모르겠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내일이 수능날이에요. 그리고 시간은 천천히 흘러서 어느새 저녁 6시가 다 되어가고 있고요.
많이 긴장을 하고 계시나요? 그것도 아니면 태연하게 계시나요? 그것도 아니면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나요? 아마 저 3가지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지네요. 사실 저거 이외에는 딱히 이거다 하는 그것도 없고 말이에요.
제가 할 수 있는것은 역시나 아무것도 없네요. 그저 여기서 주아주에게 응원을 하는 것 밖에는요. 하지만 주아주는 정말로 열심히 노력한만큼,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제가 주아주가 공부하는 것을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주아주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노력하는것처럼 보였거든요.
남은 시간 하루.
정말 많은 생각이 떠오를테고 정말로 많은 후회가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비슷한 느낌이었거든요. 물론 지금과 그때가 같은건 아니긴 하지만..그래도 마음가짐은 비슷하지 않을까요?
너무 긴장 많이 하지 마시고 자책을 하시고 계신다면 자책하지도 마세요. 최대한 릴렉스하게 마음을 먹고 지금까지 해왔던것처럼 열심히 하세요. 모의고사 점수가 오르기도 했잖아요? 잘 할 수 있을거에요.
건우주는 이곳에서 주아주를 응원하도록 할게요. 내일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그리고 환하게 웃으면서 시험이 끝날 수 있도록 말이에요. 오랜만에 레스를 남기기에, 사라진게 아닌가 걱정스러웠을지도 모르지만, 건우주는 지금도 이렇게 있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자. 주아주!! 내일 있을 중요한 수능 시험!! 정말로 화이팅이에요!! 아자! 아자! 아자!! 건우주가 응원을 남깁니다! -
683 건우주 (31385E+57) 2016. 11. 17. 오후 12:17:38
으음. 주아주가 이 레스를 보고 있을 때에는 분명히 수능시험이 다 끝난 후겠죠. 수능시험에는 핸드폰 못 가져가고 잘못하면 부정행위로 찍히기 쉬우니 핸드폰을 가져갔다가 문제 되는 일은 없을거라고 믿어요.
뉴스를 봤는데 국어가 상당히 어려웠다고 나오더라고요. 전체적으로는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이라는데.. 글쎄요. 그건 시험 낸 사람들의 관점이고 실제 시험을 푸는 학생들의 입장에선 다르게 받아들여지겠죠. 특히나 고3들은 오늘만큼 긴장되는 날도 적을테고요.
이 레스를 보고 있을 주아주의 표정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요? 후련할까요? 아니면 속상한 모습일까요? 어느쪽인진 저로서는 알 수가 없네요. 하지만, 어떤 결과던지, 적어도 올해는 끝났어요. 그러니까 너무 후회하지 말고 너무 자책하지도 마세요.
좋은 결과가 나왔건, 안 좋은 결과가 나왔건 당분간은 푹 쉬세요. 1년, 크게 보면 3년을 공부한 주아주는 이제 쉬어도 괜찮아요. 열심히 노력했잖아요? 다들 자는 시간에 공부한다고 힘들었잖아요?
결과가 어찌되었건 수능이 끝난 고3은 그 자체만으로도 고생이 많았고 상당히 수고한거에요. 정말로 고생이 많았어요. 주아주. 진짜로 고생이 많고 정말로 긴 시간동안 수고하셨어요.(토닥토닥(쓰담쓰담)
ㅎㅎㅎㅎㅎㅎ 이제는 충전을 해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200% 충전해준다고 말했던 것 같기도 하디만, 당사자가 없기에 해주진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이나마 해드립니다!! 받아라! 활력 에너지!!(쓰담쓰담(토닥토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아무튼, 수능시험 보신다고 정말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고3의 답답한 분위기에서 해방된 거 정말로 깊은 축하드립니다!! 정말로 고생 많으셨고 수고하셨어요!! 건우주가 조금 빠르긴 하지만.. 어차피 이 레스를 볼 시간이 수능이 다 끝난 후의 시간일테니 이렇게 축하 메시지 남겨놓겠습니다!!
부디 오늘과 내일. 아니 그냥 주말까지 푹 쉬세요. 잠도 푹 주무시고, 하고 싶은것도 마음껏 하시고, 쉬고 싶은것도 마음껏 쉬시고 그렇게 말이에요. 그리고 정말로 푹 쉬시고 난 후에 다시 여기에 레스 남기셔도 괜찮아요.
기왕 지금까지 기다렸으니, 좀 더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테니 말이에요. ㅎㅎㅎㅎ 결국 또 말하게 되는데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 -
684 주아주 (6835E+57) 2016. 11. 17. 오후 6:40:18정말 오랜만이예요, 건우주!! 주아주가 돌아왔답니다~ 정말 많이 보고싶었어요! ㅠㅠㅠㅠ
건우주께서 올려주신 BGM을 듣고는 싶은데 제2외국어를 선택했더니 이제야 끝나서 돌아가는 차 안이라 아무래도 이따가 집에 돌아가서 들어야 할 것 같아요. 그 때까지 어떤 음악일지 두근두근 설레면 되는거겠죠!
그동안 저 기다리느라 많이 힘드셨죠? 그래도 그동안 정말 많이 저를 응원해주셔서 정말 너무 고마워요! 아아... 뭔가 붕 뜬 느낌이고 정신이 없어서 막 레스가 정리 안되고 혼잡해보여도 조금 봐주세요. ㅎㅎㅎㅎ
사실, 어제 건우주의 3가지 추측은 전부 땡이랍니다! 저는 어제 저녁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계속 울었거든요. ㅎㅎㅎㅎㅎ 그동안 담담하게 지내왔는데 갑자기 어제 뭔가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우울해져서요. 그 덕분인지 오늘 아침에 들어가는 교문에서 선생님들과 포옹하고 또 울 뻔했지만요. ㅎㅎㅎㅎ
그래도 어제 다 울어놔서인지 끝난 지금은 후련하게 웃고있답니다! 나중에 채점하면 또 울지도 모르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 진짜 어려웠거든요, 체감 난이도가... ㅠㅠㅠㅠ 그, 그래도 괜찮을거예요, 네! 열심히 봤으니까요! 비록 어제 먹은 것도 없는데 체해서 하루종일 끙끙거리느라 책을 펴보지도 않았지만요! ㅋㅋㅋㅋ
그리고 안 쉴거라구요! 건우주랑 만날거예요! 답레는 아직 못 올린다 하더라도 엄청 오랜만이니 건우주랑 이런저런 얘기 전부 하고싶다구요! 더이상 기다리게 하실 순 없어요! 막막 정말로 차가 식기 전에 돌아왔잖아요? 저는 약속 잘 지킨다구요!
그리고 약속대로 3배 충전, 해주시면 안되나요? (팔벌) 이제는 당사자가 여기 왔으니까요. 안 그래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는거지만... 정말 고마워요, 지금까지 기다려주셔서. 계속 응원해주셔서. 정말로 감동먹고 힘났다구요! 그리고 창피함 무릎쓰고 말씀드려보자면, 정말로 엄청 많이 보고싶었어요, 건우주! ㅎㅎㅎㅎ -
685 건우주 (31385E+57) 2016. 11. 17. 오후 6:55:35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봐버린 모양입니다. 전. 하기사 참치는 켜두고 있을때가 많으니까요. 음. 되게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사실 안 보일때 레스 쓰는거야 그냥 태연하게 쓸 수 있는데 당사자가 앞에 있으니까 기분이 살짝 이상한걸요? 뭔가 되게 오랜만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BGM은...그냥 이것저것 듣다가 딱 좋은 음악이지 않을까 싶어서 올려봤답니다. 굳이 들을 필요는...! 기대를 그렇게 하지 않아도..!(시선회피)
그리고 계속 울었다라.. 저런..(토닥토닥) 왜 그렇게 울고 그랬어요. 역시 계속 공부하다가 이제 마지막이라는게 느껴져서 그런걸까요? 역시 주아주는 감수성이 엄청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수능 전날에 우는 이는 잘 못 봤거든요. 괜찮아요. 괜찮아. 고생 많았어요. 정말로.. 진짜 고생 많았어요.
이번 수능은 좀 어려웠다는 말이 많더라고요. 국어도 가면 갈수록 비문학 지문이 힘들었다는 말도 있었고요. 응.. 주아주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다 어려웠을거에요. 주아주가 지금까지 쌓은 실력을 전부 풀었다고 한다면, 그걸로 좋은거죠. 물론 결과가 안 좋을지도 모르니..조금 슬플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너무 그것에 머리 아파하진 마세요. 이미 지나간 시험은 계속 뒤돌아봐도, 돌이킬 수 없는거니까요. 그리고 결과가 어찌 되었건 이제는 조금 쉬어도 괜찮다구요.
그리고...답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늦게 올려도 상관없어요. 사실 상황을 돌린게 상당히 오래 되어서 뭐 새로 돌리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말이죠. 그리고 저는 좀 더 기다려도 상관없는걸요. 저도 저지만, 주아주는 주아주 나름대로 지인이 있고 오늘은 그 지인들이 다 주아주에게 축하메시지 보내주고 여러모로 바쁘게 돌아갈 것 같은데..거기다가 가족들도 이것저것 막 해주려고 하지 않나요? 수능인데 말이에요.
그리고 3배 충전이라...ㅎㅎㅎㅎㅎㅎ 아직 기억하고 있었나요. 네. 네. 해드려야죠.(꼬오옥(토닥토닥(쓰담쓰담(꼬오오옥) 특별히 고생했으니까 오늘은 더 진하게 꽈악 해드릴게요.(꼬오옥) .....그리고 기다린다고 했잖아요? 저는 기다린다고 한다면 정말로 기다리는 사람이랍니다. 말을 함부로 바꾸는 그런 사람은 절대로 아니에요.
그리고 저도 보고 싶었어요. 건강해보여서 다행이에요. 주아주.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
686 주아주 (69731E+56) 2016. 11. 17. 오후 7:59:57확실히 되게 오랜만이긴 하죠. 약 3주만이던가요? 저는 사라지지 않고 이렇게 정말로 왔답니다. 기분이 살짝 이상하셔도 어쩔 수 없어요, 당사자가 이렇게 바로 앞에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직 밖이니 BGM은 진짜로 계속 기대할거라구요! 음악 좋아하기도 하고, 건우주께서 알려주신 음악은 전부 제 취향이었으니까요. 왜 자꾸 시선을 회피하시는걸까요~ 자자, 여기 봐주세요!
그리고 어제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갑자기 뭔가 멍해지고 우울해져서 계속 눈물이 나왔는데 그, 그게 어째서 감수성으로 이어지는건가요?! 우와아... 뭔가 부끄럽네요. 괜히 말했어...!
이번에 정말 어려웠거든요. 비문학 지문도 안 읽히고 문학 지문도 한 쪽을 훌쩍 넘기는 분량이고... 혼이 반 나간채로 미친듯이 풀었네요, 진짜. ㅋㅋㅋㅋㅋ 확실히 이제는 조금 쉬어도... 라고는 하지만 저는 수시파라서 1차 합격 여부를 보고 면접 준비도 해야한답니다. 쉴 틈이 없어요. ㅋㅋㅋㅋㅋㅋ 그, 그래도 오늘만큼은!
답레는 마음같아서는 바로 쓰고싶지만 감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 아무래도 내일쯤 올리게 될 것 같아요. 굳이 새로 돌릴 필요없이 사파리 부분을 제가 바로 이어나가면 되는 부분이었으니 그냥 돌려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놀이공원도 가야하니까요. ㅎㅎㅎㅎ
그리고 지인들이 이것저것 해준다라... 음. 솔직히 말하자면 있긴 하지만 오늘은 집에서 좀 뒹굴뒹굴하면서 쉬고싶어서 그냥 가볍게 가족들끼리 저녁 외식만 했답니다. 다음에 놀러가기로 했어요!
그리고 3배 충전같은 귀한 것을 제가 잊어버릴리 없잖아요? ㅎㅎㅎㅎ 그럼 저도 더 진하게! (꼬오오옥) 건우주께서 하시는 말씀은 저도 웬만하면 전부 기억하려고 한답니다. 그리고 이미 3주나 기다리게 해버렸으니 더이상 기다리게 하고싶진 않다구요. 건우주께서는 기다린다고 하신다면 정말로 기다리실 분이라는 건 이미 충분히 알고있으니까요. 반겨주셔서 정말정말 고마워요! -
687 건우주 (31385E+57) 2016. 11. 17. 오후 8:12:14
좀 더 신중하게 올렸어야했었어! 진짜로 신중하게 BGM을 골랐어야 했었어! 나중에 주아주가 듣고서 실망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저 웃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그러 기대를 하긴 하는데, 너무 기대하진 않는 쪽으로..! 괜찮은 절충안 아닙니까? 이거? 그것보다 제가 올린 음악이 전부 취향이었다니. 그건 영광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시선회피는 기분 탓일겁니다. 네. 기분 탓일거에요.(끄덕)
그리고 말을 들어보니 확실하게 어려웠던 모양이네요. 물론 저는 언어가 어렵다는 뉴스기사밖에 못 봐서 다른 것은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면접 준비라. 여러모로 쉬고 싶어도 쉬질 못하네요. 그리고 오늘은 쉬어도 괜찮아요. 수능이 끝났으면 쉬어야죠! 당연히! 수능이 끝났는데도, 바쁘게 준비하는 것은 몸에 안 좋아요. 일단 한 고비는 넘겼으니까,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먹으세요.
그리고 답레는 위에도 올렸지만, 천천히 쓰셔도 괜찮아요. 좀 더 걸려도 괜찮고요. 오자마자 푹 쉬셔야하는데, 답레를 올리게 할 정도로 저는 가혹하고 차가운 사람이 아니랍니다. 사파리 부분.. 확실히 거기서 끝이 났었죠. 아마. 놀이공원도 가고.. 데이트는 다시 이어지게 되겠네요. 저도 살짝 감을 찾아야겠는걸요.
그리고 마음껏 뒹굴뒹굴 하세요. 물론 저와 잡담을 나눠도 저는 좋지만요. 어디까지나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족끼리 저녁 외식이라. 맛있는거 드셨나요? 저는 조만간에 치킨을 먹을까 생각중이랍니다. ㅎㅎㅎㅎㅎ
아무튼 3배 충전도 해줬고 이제 더는 충전해줄만한 이유가 떠오르질 않네요. 음. 어떻게 한다. 몰라요. 그냥 충전해주면서 생각해보죠!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라. 정말로 기분이 좋아지네요. 저를 정말로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요. 저도 주아주를 믿었으니까요. 반드시 올거라고요. 응. 정말로 고마워요. 지금까지 쭉 노력해줘서..그리고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와서..
돌아온 기념으로 영상 하나를 올립니다. 사실 지난달에 부산 아쿠아리움을 좀 갔다오려고 했는데 개인 사정으로 못 가게 되어서.. 아직 수족관 사진은 못 찍었답니다. 그러니까 그 기념으로 그곳에 있는 수달 영상을 하나..! 수달은 정말로 귀여운 동물이에요. -
688 주아주 (32334E+50) 2016. 11. 17. 오후 9:19:52집에 돌아온 기념으로 바로 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실망을 했죠. 건우주께서 너무 제 반응을 맞추지 못하셔서요. 어째서 실망할거라고 생각하신거예요! 완전 좋잖아요!! 피아노 소리가 뭔가 정말 부드럽고 청아하고 저렇게 예쁜데! 그 절충안은 싫은걸요? 건우주께서 알려주신 노래는 전부 취향이었다고 이미 예전에도 말씀드렸었으니까요. 그리고 기분 탓이라고 하기엔 건우주께서 시선회피하시는 게 너무 잦으신 것 같은데 말이죠~ ㅋㅋㅋㅋ
확실히 어렵긴 했지만 차라리 그런게 낫다고 생각해요. 물수능이면 정말로 실수 하나에 갈라지는 거니까요. 그리고 건우주께서도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야! 역시 오늘은 쉬어야겠군요! 그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가혹하고 차가운 사람이라. ㅋㅋㅋㅋㅋㅋㅋ 가혹하고 차가운 모습의 건우주를 상상해봤더니 뭔가 웃음이 나오네요. 만약 건우주께서 그런 모습을 보이신다고 한다면 그 냉정한 모습을 제가 녹여드려야겠군요!
그나저나 역시 침대는 최고네요. 이불이 따뜻해... (뒹굴뒹굴뒹굴) 저는 건우주와 잡담하고 싶답니다! 아... 근데 혹시 건우주, 바쁘신가요? 그렇다면 잡담 안 해도 괜찮답니다. ㅎㅎㅎㅎ 저녁 외식! 샤브샤브 먹었답니다! 가족들이 그걸 잘 먹고 좋아해서 그거 먹자고 했어요. 그나저나 치킨이라니! 빨간 양념에 윤기 좌르르...! 저, 저도 조만간에 먹을거예요! 아마도... (외면)
음... 충전해줄 이유라. 제가 원한다는 걸로는 이유가 되기엔 불충분한가요? ㅎㅎㅎㅎㅎ 저는 앞으로도 계속 건우주, 충전해드릴 생각이었는데. 그리고 고맙다는 말은 제가 해야된다구요.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저를 계속 기다려주셔서. 계속 저를 응원해주셔서 말이예요.
그, 그, 그나저나 수달...! (심쿵) 세상에, 자막까지 있으니까 더 귀엽잖아요, 저 아이!! 아, 어떡해! 저 작은 손에 저도 먹이를 주고싶어져요. 진짜 귀여워라! -
689 건우주 (31385E+57) 2016. 11. 17. 오후 9:53:58그..그런 의미의 실망을 한겁니까?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주아주가 들으면 엄청 감명깊은 음악일거에요! 어때요? 저 쩔죠?! 하하하하하! 이럴순 없잖아요. ㅠㅠㅠㅠ 저 그렇게까지 철판이 강한 살마은 아니라구요. 그리고 기분 탓입니다. 보세요. 이렇게 빤히 바라보고 있잖아요? (빤히(빤히(빤히)
그리고 확실히 수능은 물보다는 불이 낫긴 해요. 물수능이 되면 그건 실력이 아니라 실수 싸움이 되니까요. 물론 쉬운쪽이 좀 더 마음은 좋을지도 모르지만 너무 쉬우면 그건 그거대로 불안하기 그지 없거든요. 사실 이건 출제위원이 난이도를 잘 조절해야하는 부분이죠. 너무 어려워도 안되고 너무 쉬워도 안되고 말이에요. 물론 그게 정말로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요. 저는..아마...적절했던 난이도였던걸로 기억해요. 사실 제가 수능칠땐 난이도가 문제가 아니었기에...흑... 정말 아려하네요. 떠올리니.
아무튼, 바쁘지 않답니다. 다만, 주아주의 레스를 조금 늦게 봐버려서..이렇게... 늦게 답을 다네요. ㅠㅠㅠㅠ 저도 잡담하는거 좋죠. 주아주와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고 주아주의 이야기도 많이 듣고 싶거든요. ㅎㅎㅎㅎㅎㅎ 그럼 오늘은 간만에 잡담이라도 좀 나눠볼까요? 그리고 샤브샤브. 저도 좋아한답니다. 먹고 싶어지네요. 조만간에 동생 데리고 가서 먹을까 고려해봐야겠어요.
그리고..주아주가 그걸로 좋다면야 앞으로도 자주 충전해줘야겠네요. ㅎㅎㅎㅎㅎㅎ 당분간은 서로가 서로에게 배터리 충전기가 되는 기분이네요. 물론 이것도 좋지만요. 그리고 역시 수달동영상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저거 보고 귀여워 죽는줄 알았거든요. 역시 귀여운 동물은 너무 좋아요. 지금 주아주. 동영상 계속 틀어보고 그런건 아니겠죠?
약간의 여담이지만.. 건우와 주아가 고3이 되었을 때, 1년만 서로의 공부를 위해서 연인으로서의 생활을 보류하자고 약속한 후에 수능이 끝난 후에 다시 연인으로서 함께하는 장면 같은걸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건우는 정말로 엄청나게 힘들어하겠지만요. 주아 같은 귀여운 여자친구가 바로 옆에 있는데 공부 떄문에 연인으로서 지내는 것을 약 1년 가까이 포기해야하니 말이에요. -
690 주아주 (32334E+50) 2016. 11. 17. 오후 10:20:40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잠깐만요. 건우주께서 그러시는 거 상상해봤는데 너무 웃기잖아요, 그거! ㅋㅋㅋㅋ 그래요, 건우주 쩔어요. 그것도 엄청! 그러니까 철판 강하게 근자감 넘치셔도 된다구요? 귀여우셔라! 그, 그나저나 기분 탓은 맞는 것 같네요. 하하... 뭐, 뭔가 쑥스럽게 빤히 바라보시는 것 같기도 하고... (시선회피)
솔직히 불이든 물이든간에 그 사이의 적정 온도를 맞춰주시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맞으니까요. 건우주 때는 적정이었다니! 왠지 부러워지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뜨거운 맛 한번 제대로 본 것도 나쁜 경험은 아닐테니까요. 그나저나 아련하다니. ㅋㅋㅋㅋㅋ 아직 20대이시잖아요, 건우주께서는? 벌써부터 아련해하시면 어떡해요~ 아직은 아련해하지 않아도 된다구요.
으음. 정말로 바쁘지 않으신거 맞죠? 답이 늦는 것은 괜찮답니다~ 그러니까 울지마세요. (닦아주기) 오랜만에 만났는데, 계속 그렇게 우는 모습만 보여주실거예요? ㅎㅎㅎㅎ 저도 건우주와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나누고싶고 그러니까요. 제 이야기라. 하긴,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는 그다지 많이 말하진 않았었네요, 저의 이야기는. 그럼 제 이야기도 가끔씩 할테니까, 감성 폭발한다고 도망가시면 안돼요, 알았죠? ㅎㅎㅎㅎㅎ
그나저나 당분간인가요? 우와, 그건 실망인걸요? 겨우 당분간만이라니. 저는 계속 충전해드릴건데! 그리고 동영상은 계속 틀어보고 있지... (슬쩍 정지) ...않답니다. 네. ㅋㅋㅋㅋㅋㅋ 안, 안 그래요, 저!
건우와 주아가 고3이 되었을 때라. 음, 왠지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서로의 미래를 위해서 잠시 연인 생활을 보류하자고. 주아도 아마 엄청 힘들어하겠죠. 건우가 바로 옆에 있는데 공부에 집중해야하니. 그래도 같은 대학에 가는 미래를 위해서 견뎌내겠죠, 둘 다. 주아는 건우 공부도 열심히 도와주고 건우에게 미니 초콜릿같은 간식도 챙겨주면서요. 아, 뭔가 생각해보니 만약 둘이 그렇게 연인 생활을 보류한다면 주변 사람들이 더 놀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ㅎㅎ -
691 건우주 (31385E+57) 2016. 11. 17. 오후 10:33:30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니랍니다! 네. 절대로 아니에요. 음.. 그리고 진짜로 안 바빠요. 바쁘다면 전 바쁘다고 확실하게 말을 하거든요. 지금까지 늘 그랬잖아요? 바쁜 일이 있으면 못 올 것 같다..라는 식으로 말이에요. 몇번 그렇게 양해를 구한 적이 있는데 주아주는 벌써부터 까먹으신건가요? 물론 양해를 구한적이 많이 없긴 하니 잘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우는 모습은 이걸로 그만. 오랜만에 만났는데 웃는 모습으로서 저도 대화 나누고 싶으니까요. 음. 그리고 그렇게 따지자면 저도 제 이야기는 많이 안했는걸요. 언제나 주아주가 물어도 주아주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회피했었죠. 이제는 수능도 다 끝났으니 가끔은 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인증이 될만한 부분은 무조건 피할거지만요. 여긴 주아주와 저, 둘만의 공간이면서도 둘만의 공간이 아니니까요. 만약에 저 옆동네에서 몇몇이들이 그러했듯이, 저와 주아주가 참치로 이주한게 아니라, 밴드나 이런 곳으로 이주했다고 해도....음..글쎄요. 왠지 자세한건 말은 안했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끄덕) 일단은 익명이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왜 실망하는거에요! 좋아요. 제가 졌어요. 앞으로도 계속 충전해줄게요. 이리와요. 주아주. 꼬옥 끌어안아줄게요. 오늘은 수능이 끝난 기념비적인 날이니까..자..여기 딸기우유맛 사탕도 있답니다.(흔들흔들)
음. 그리고 확실히.. 정말로 주변 사람들이 정말로 크게 놀랄지도 모르겠어요. 특히 지우 같은 경우에는 건우에게 뭐 잘못 먹었냐고 경악할지도 모르겠고요. 하지만 왠지 둘 다 정말로 잘 버텨내서 성공할 것 같지 않나요? 그리고 주아가 분명히 공부를 더 잘했으니까 건우가 여러모로 많이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가끔 주아에게 공부를 배우러 찾아가고, 아주 가볍게 살짝 살짝 스킨십 같은것은 할지도 모르겠네요. 손을 잡는다던가 식의 가벼운 스킨십? 아무리 그래도 커플이고 연인인데, 완전히 참는것은 불가능할테니까요. 그리고 아마 수능 성적이 주아보다는 조금 낮을듯 하니..약간 건우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을지도 모르겠고요. -
692 주아주 (32334E+50) 2016. 11. 17. 오후 10:55:11으흠,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런 분 맞으신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 뭔가 건우주께서는 늘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하지만 저에게는 그런 분이신걸요! 그리고 까먹지 않았다구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웬만하면 전부 다 기억하고 있답니다~ 그저, 혹시 오랜만에 만나서 괜히 안 바쁘다고 하시는건 아닐까, 하고 걱정했을 뿐이라구요. 뭐어, 건우주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믿을게요. ㅎㅎㅎ
물론 저도 인증이 될만한 부분은 아마 피하겠죠. 확실히 여기는 건우주 말씀대로 둘만의 공간이면서도 둘만의 공간이 아니니까요. 익명이라는 큰 규칙을 위반할 수도 없을테구요. 그래도 왠지 기쁘네요. ㅎㅎㅎㅎ 뭔가 이렇게 좀 더 건우주랑 친해져가는 것 같아서 말이예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거지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씀하셔도 된답니다~ 열심히 들어드릴게요!
하핫, 결국은 제가 이겼군요! 충전은 쭉 이어져가야한다구요. 오늘은 마음껏 안겨있어도 되나요? ㅎㅎㅎ 거기다 딸기우유맛 사탕까지! 아아, 이러면 안갈수가 없네요. ㅎㅎㅎㅎ (쫄래쫄래) (꼬오옥)
아무래도 건우와 주아, 둘 다 염장 지르는 모습을 주변에 마음껏 보여줬으니까요. 아마 크게 놀라겠죠, 특히 지우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확실히 둘 다 잘 버텨서 성공할 것 같아요! 같이 공부를 하면서 가벼운 스킨십이라. 공부하랴, 어떻게든 마음을 참아내랴, 바쁘겠네요. 둘 다. ㅋㅋㅋㅋㅋ 건우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면 주아는 아마 쩔쩔매면서 달래주겠죠. 그래도 계속 시무룩해져 있으면 기운내라고 용기내서 살짝 볼뽀뽀를 해준다던가? 아, 뭔가 점점 주아가 건우를 닮아가는 것 같네요, 정말로. ㅋㅋㅋㅋ -
693 건우주 (31385E+57) 2016. 11. 17. 오후 11:09:42오늘은 마음껏 안겨있어도 됩니다. 당연히. 오늘 같은 날은 주아주의 말을 모두 들어줘야죠. 그만큼 수능 끝난 고3은 대접받을 자격이 있는 이들이에요.(꼬오옥) 그리고..저도 오랜만에 이렇게 즐거운 분위기로 있고 싶기도 하고요. 그건 그렇고 딸기우유맛 사탕에는 여전히 약하시군요. 좋아. 앞으로도 자주 이렇게 흔들어야겠네요.(씨익)
그건 그렇고 건우가 시무룩해져있는데 볼뽀뽀라. 건우가 완전히 좋아 죽으려고 할지도 모르겠는데요. 하지만 건우는 가만히 당하기만 하는 애는 아니니까요. 오히려 능글맞게 웃으면서 딱 주아의 턱을 잡고서 분위기를 잡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면서 눈 감으라고 진지하게 분위기 잡고 말하고요.
하지만 정작 자신도 볼뽀뽀를 해주면서 짓궂게 웃지 않을까요? 그리고 주아가 건우를 닮아가는 것은.. 원래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닮아간다고 하잖아요? 물론 건우는 주아와 사귀면서 짓궂고도 능글맞은 부분이 강화되고 있지만.. 그건 그만큼 주아가 귀엽기 때문이라구요.
오랜만에 이야기를 해서인지 마구마구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로 썰이 나오기 시작하네요. 여담이지만, 건우가 군대를 가게 되면 왠지 주아는 많이 울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주아를 바라보면서 건우는 괜찮다고... 몸 조심히 잘 다녀오겠다고 다정하게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그러면서도 아마 자주 시간을 내서 전화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정작 군대 번호라서 주아가 피싱인줄 알고 전화를 안 받는다던가.. 그것 때문에 건우는 당황한다던가...
여러 의미로 이 둘은 진짜 여러가지 썰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오는게 되게 신기한 것 같아요. 역시 소꿉친구라는 관계 때문이려나요? 아무래도 어릴때부터 인연이 이어져온 이다보니 자꾸 이런저런 것이 떠오르게 되네요.
하지만 지금은 2학년의 이야기니까요. 2학년때도 해야할 건 많겠죠.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직 건우와 주아는 일단 설정상으로는 100일도 못 된 커플이고 말이에요. -
694 주아주 (32334E+50) 2016. 11. 17. 오후 11:31:26우와아...! 세상에! 뭔가 이제야 제대로 고3 대접 받는 기분이라 묘하네요. 하지만 기분 좋아요, 앗싸! (꼬오옥) 그나저나 또, 또 그 미소! ㅋㅋㅋㅋ 뭐, 뭔가 약점을 잡아서 즐거워하는 조금 사악한 미소가 보인다...! 하지만 이미 이 약점은 오래전에 들켜버렸으니... ㅠㅠㅠㅠ 좋아요, 다음 번엔 사탕이 흔들려도 버텨볼테니 의기양양해 마시죠!
그리고 건우... 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그 장면도 왠지 바로 상상이 가네요. 아, 진짜 건우 능글맞은 건 알아줘야한다니까요? 진짜 짓궂어라, 짓궂어! 만약 건우가 그런다면 주아는 눈 감고 있다가 볼뽀뽀를 받고는 순간 멍해졌다가 상황파악을 마치고는 부끄러움에 곧바로 건우를 때리겠죠. 아니면 양볼을 잡아 늘린다던가. 어쨌든 얼굴은 새빨개진 채로요. 그래도 건우가 기운을 차렸으니 목적은 달성한 셈이네요. ㅎㅎㅎㅎ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끼리 닮아가는 건 맞지만 건우는 유난히 짓궂고 능글맞은 부분이 강화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로. ㅋㅋㅋㅋ
확실히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니 건우와 주아의 썰이 마구마구 떠오르네요. 건우가 군대를 간다면... 주아는 아마 많이 울겠죠. 여기저기서 군대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얘기를 들어서 불안해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이 챙겨줄 수 있는게 없나 찾아보기도 하고. 그나저나 건우가 전화를 해도 피싱인줄 알고 전화를 안 받는다니! ㅋㅋㅋㅋㅋ 주아라면 진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어떤 이상한 번호가 계속 내 핸드폰에 전화를 걸어! 하는 느낌으로요. 뭔가 생각해보니 웃기네요, 그거. ㅋㅋㅋㅋㅋ 그러면서 건우는 연락 한 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 모습까지 상상이 되네요.
아무래도 소꿉친구 관계도 한 몫 하겠죠? 어릴 때부터 친했던 것이 아닌 남남이 연인이 된다면 그만큼 서로에 대해 알아가야하는 것이 더 많기도 하니까요.
2학년 때도 할 건 많긴 하죠. 이미 돌릴 예정이 된 상황들도 여러 개 있구요. 그리고 솔직히 아직 100일도 안된 커플같지 않아요, 이 둘은. ㅋㅋㅋㅋㅋㅋ 뭔가 진짜 그냥 부부같기도 하고, 아무튼 정말로 신기해요. 안 사귀었으면 큰일날뻔 했네, 란 느낌일까요? -
695 건우주 (31385E+57) 2016. 11. 17. 오후 11:51:56어라라. 제가 무슨 미소를 짓고 있다는걸까요? 저는 아무런 미소도 짓지 않았는데요?(생긋) 기분 탓일거에요. 기분 탓. 왠지 요즘 들어서 기분 탓이라고 말하는게 많아진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것도 기분 탓일거에요. 네. 아마도.(무책임) 제가 뭐, 설마 주아주에게 이상한 짓을 하겠어요? 우리 귀엽고 소중한 파트너님에게 이상한 짓을 할리 없잖아요. 괜찮아요. 저를 믿어요. 설마 저를 못 믿는건가요?(윙크) 사탕을 흔들때는 그냥 얌전히 다가오면 되는거에요. 절대로 이대로 길들여서 못 빠져나가게 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거나 그런건 아니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아에게 얻어맞는다고 해도 건우는 웃고 있을테고 양볼을 잡혀서 늘려진다고 해도 아마 건우는 계속 웃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쩌면 맞거나 볼을 잡혀있는 상태에서 그냥 꼬옥 끌어안아줄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눈을 마주치고 말할지도 몰라요. 정말로 지금까지 고생 많이 했다고요. 그땐 짓궂은 미소가 아니라 정말로 밝고 다정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죠. 서로가 서로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것이야말로 진짜 윈윈인거 아니겠어요?
그리고 진짜로 재밌는 상황일지도 모르지만, 전화 거는 입장에선 되게 안타까운 입장이에요. 사실 저건 건우주의 체험기이기도 하답니다. 동생에게 열심히 전화를 하는데 동생이 전화를 안 받는거에요. 헐! 아니!! 왜..! 왜! 안 받는거야!! 이러면서 나중에 휴가 나와서 물어보니까... 동생이 이상한 번호라서 몰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의외로 이런 일이 많아요. 그런데 어쩔 수 없죠. 보이스피싱이 아무래도 많다보니..모르는 번호를 받기가 애매하잖아요? 덕분에 군인들이 피해를 보는 이 현실. 에잇!! 죽어라! 보시스피싱!!
소꿉친구 관계..분명히 주아주가 맨 처음에 제시를 했었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걸로 하길 잘한 것 같아요. 소꿉친구 관계는 정말 달달해서 좋거든요. 거기다가..만약에 그냥 아닌걸로 했다고 한다면 어쩌면 아직도 건우와 주아는 연인사이가 아닐지도 모르죠. 어쩌면 서로 눈치보기 바빴을지도 몰라요. 소꿉친구가 아니니까 서로의 마음을 모르니까요. 그래서 상대에게 더 다가갈수 없고요. 아무래도 지금의 둘은 소꿉친구이기도 해서 서로를 잘 알기에 금방 서로에게 잘 다가가기도 하잖아요? 물론 삽질을 하면서 엇갈리는 것도 좋지만..역시 달달한게 좀 더 좋고 말이에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른 설정으로 살짝 바꿔서 해보고 싶기도 하네요. 예를 들면..주아는 되게 잘 사는 집의 아가씨고, 건우는 그 집에서 일하고 있는 집사라는 느낌이라던가? 이런걸 AU 변경이라고 하나요? 용어는 잘 모르지만요. 정말.. 신기하긴 해요. 전에도 한번 말했지만.. 건우와 주아는 분명히 각각 다른 이들이 만든 캐릭터인데 그 둘이 만나서 연결이 되니..음... 진짜로 처음부터 한 세계관의 캐릭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니까요. 그만큼 서로의 취향에 잘 맞는 캐릭터인것도 한 몫 하겠죠. 아마. -
696 주아주 (53582E+50) 2016. 11. 18. 오전 12:18:13으윽...! 지, 지금도 왠지 모를 그런 류의 미소가 보이는데 전부 기분 탓이라니! 언제부터 기분 탓이란 게 이렇게 전부 다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 수 있는 마법의 말이 된걸까요? 기분 탓마저 기분 탓이라니, 뭔가 이상한데 어디서부터 지적해야할지 모르겠어...! (혼란) 귀, 귀엽고 소중하다니! 그, 그런 말 엄청 부끄러운거 아세요, 건우주?! 그리고 전혀 못 믿겠다구요. ㅋㅋㅋㅋㅋㅋ 지금 분명히 엄청나게 이상한 생각을 하신 것 같은데. 저, 저는 고양이같은 동물이 아니라구요! 길들인다니! 물론 저야 좋지만(?) 안된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어린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가 된 기분이네요. 안 그런가요, 왕자님? ㅎㅎㅎㅎㅎ
그나저나 역시 건우는 선수네요, 선수. 주아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자유자재로 다루니까요. ㅋㅋㅋㅋㅋ 주아도 아마 건우에게 똑같이 답해주겠죠. 지금까지 정말 고생했다고, 최선을 다한 너는 그 누구보다도 멋지다고.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윈윈! 이 둘의 상황의 끝은 언제나 이렇게 훈훈한게 참 신기하네요.
아, 그리고 저 군대 상황이 체험기셨나요? ㅋㅋㅋㅋㅋㅋ 어쩐지, 뭔가 되게 자연스러워서 혹시? 싶었는데 말이예요. 사실 주아주도 실제로 모르는 번호는 절대 안 받는 타입이라고 합니다. 네. ㅋㅋㅋㅋㅋ 그래도 보이스피싱도 예전에 비해서 지금은 줄어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죽어라, 보이스피싱!
음... 그리고 뭔가 되게 민망하네요, 하하. 소꿉친구 관계 한 번쯤 해보고싶어서 마지막으로 한 번 하고싶다고 얘기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말씀드린거라. 사실 이 정도로 달달해질줄은 진짜 꿈에도 몰랐답니다. 확실히 소꿉친구가 아니면 어쩌면 지금까지 사귀지 않고 삽질만 했을지도 모르구요.
아, 사실 저도 다른 설정으로 살짝 바꿔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긴 했었답니다. 이런 것까지 닮아가는건가요, 레플리카 님? ㅋㅋㅋㅋ
저도 용어는 잘 모르지만 아마 AU 변경이 맞을거예요. 아가씨랑 집사라. 뭔가 되게 잘 어울리네요, 그거! ㅋㅋㅋㅋㅋ 주아의 성격상 아가씨라고는 해도 도움 안 받고 자신의 일은 알아서 하려고 하겠지만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덜렁거려서 결국 건우 집사의 도움을 맨날 받고, 그러다보니 건우 집사에게 좀 더 마음이 가게 되고... 그런 느낌이려나요?
확실히 엄청 신기하긴 해요. 정말로 진짜 한 세계관에 있는 캐릭터들을 돌리는 건 같아서 말이예요. 사실 이렇게 취향이 비슷하고 잘 맞는 파트너도, 캐릭터도 처음이라... 정말 늘 감사한 마음밖에 안드네요. 건우주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예요! 기뻐요! -
697 건우주 (43885E+57) 2016. 11. 18. 오전 12:34:18지금 저는 또 다시 놀랐습니다. 그런 생각도 공통적으로 하고 있었던건가요?! 아..아닛..! 이러면 또 주아주에게 쿠폰 하나를 줘야하는데?! 진짜로 쿠폰 10장을 모으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10..10장 모으면..진짜로 뭐해야하지?! 나름대로 고민을 해봐야겠네요. 이거.
그리고 왠지 도련님과 메이드라기보다는 둘의 성격을 고려해보면 아가씨와 집사가 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에 한번 그렇게 말해봤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주아를 깨워주고 늘 옆에 같이 다니면서 이것저것 챙겨주고.. 한번씩 잔소리도 하고 말이죠. 점점 아가씨에게 마음이 가긴 하지만 자신은 집사니까 다가가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어느 순간부턴가 살며시 거리를 두고 뭔가 되게 딱딱한 집사의 이미지로 바뀌게 되고.... 어라...? 이거 데자뷰인데. 건우와 주아의 고백씬때의 장면과 비슷하지 않나요?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 세계관이 바뀌었는데.. 왜 돌아가는 느낌이 비슷한거야!(동공지진)
정말로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보기로 했으니까 이렇게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번외라는 느낌으로 말이죠. 어차피 다양하게 할 거 다 하기로 했으니까요. 다만 정말로 다 하려고 한다면.. 정말로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는 엄청나게 길어질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일대기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에요. 그렇게 되면..정말로, 주아주와의 인연은 길어지겠군요. 미리 잘 부탁한다고 해야할까요? (생긋) 저 역시도 주아주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1:1 스레..정말 재밌게 즐기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렇게나 늘 약속을 지켜주는 사람도 찾기 힘드니까요. 정말로 고마워요. 그리고 저 역시도 기쁘고요. 음..사탕...한다고 하면 되는거죠? ㅎㅎㅎㅎㅎㅎ
아..진짜. 오랜만에 길게 길게 잡담 나누는 것 같네요. 진짜... 요 근래 주아주가 계속 바쁘셨기에.. 동접을 해도 보통은 한두번 레스를 남기고 사라지고는 했으니까요. 진짜로 정말 좋은 파트너에요. 주아주는..
음. 그 이외에도 혹시 주아주가 하고 싶은 설정이라던가 그런거 있나요? AU 변경이라고 해도 상관은 없어요. -
698 주아주 (53582E+50) 2016. 11. 18. 오전 12:56:35어라, 또다시 건우주 놀래키기 성공이예요? 앗싸, 이것으로 3장 째! 좋아요, 이 기세를 몰아서 10장이 목표예요! 3배 충전도 받았는데 쿠폰 10장이라고 못 받을까요? ㅎㅎㅎㅎ 근데 진짜 신기하네요. 정말로 이렇게까지 똑같이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줄이야. 이 정도로 닮은 분은 처음이예요, 정말로.
확실히 도련님과 메이드보다는 아가씨와 집사가 좀 더 어울리는 느낌이예요. 그런데 어라...? 잠깐만요, 그거 진짜로 데자뷰...! ㅋㅋㅋㅋㅋㅋㅋ 비슷한게 아니라 똑같지 않나요? 아, 뭔가 웃겨라! ㅋㅋㅋㅋㅋㅋ 세계관이 어떻든지간에 전부 다 때려부수고 건우와 주아는 정말 한결같네요. ㅋㅋㅋㅋㅋ
네,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보기로 했으니 전부 다 해봐요. 번외 편으로서요! 일대기라. 괜찮지 않나요? 어차피 서로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있고, 이렇게나 멋진 파트너 분도 함껜데.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저는 좋다구요? ㅎㅎㅎㅎ 저 역시도 미리 잘 부탁드린다고 해야겠네요. (방긋) 그리고... 사탕...하시는건가요? 오랜만에 들으니 되게 쑥스럽네요, 그거. ㅎㅎㅎㅎㅎ 그럼 저도! 건우주, 정말로 사탕한답니다. ㅎㅎㅎ (소근소근) 오랜만이니까 계속 이렇게 표현하는거라구요. 자, 이제 내일의 저는 어제 도대체 왜 그랬나, 하며 창피해 죽어있겠죠! 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이렇게 오래 잡담 나누는 건 정말 오랜만이긴 하죠. 그리고 좋은 파트너는 건우주께서 더 그러시다구요? 이렇게까지 계속 오랜 시간을 기다려주시는 파트너가 어디 있겠어요. 거기다가 늘 응원까지 해주시는. 건우주께서는 더더욱 좋은 파트너라구요!
음... 하고 싶은 설정이라. 사실 AU 변경같은 느낌으로 센과 치히로의 하쿠처럼 용이 될 수 있는 건우랑 그런 건우에게 제물로 바쳐진 주아의 이야기는 어떨까? 하고 가볍게 생각해본 적은 있답니다. 마을 사람들이 강제로 제물로 바쳤다던가? 하는 느낌으로요. 뭐어, 결국 마지막에는 잘 지낼 것 같지만요. ㅋㅋㅋㅋ -
699 건우주 (43885E+57) 2016. 11. 18. 오전 1:15:34무려 하쿠같은 캐릭터가 되는건가요? 하지만 센과 치히로와는 다른 느낌이군요. 그러니까 마을 근처에 살고 있는 용인 건우와, 그 용에게 제물로서 바쳐진 주아의 이야기가 되는걸까요?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한다면 건우 측에서는 대체 저기 밑의 사람들은 왜 먹지도 못하는 인간을 자꾸 제물로 바치는거지? 이러면서 한숨을 쉴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일단은 제물이니까 데리고는 있어야겠다 싶어서 일단 데리고 가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요? 막 자신이 사는 동굴에 데리고 간 다음에 나름대로 잘 지낼 수 있도록 이것저것 챙겨주면서 일단 제물이니까 여기서 지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사용인 몇명 붙혀주기도 하고 말이에요. 절대로 널 잡아먹을 생각은 없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평소에는 그냥 인간 형태로 지내다가 뭔가 사건이 터지면 용으로 변신해서 위엄을 보여주고.. 아..용인 상태로 노래를 부르는 것도 뭔가 재밌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ㅎㅎㅎㅎㅎ 정말 캐릭터가 서로 잘 맞으니까 이런저런 이야기가 계속 나오게 되네요.
어찌된게 점점 가면 갈수록 하고 싶어지는 상황이 쌓여만 가네요. 하지만 정말 썰이 계속 나오니까 계속 떠올리게 되고 그런 느낌이에요. 데이트가 끝나면 AU바꿔서 한번 해볼까요? 용이건 집사쪽이건 말이에요. 전에도 한번 유치원 설정으로 해본 적이 있으니까, 그렇게 해봐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에요.
정말로 언젠가 엔딩이 나게 되면 몇 스레까지 가게 될지 묘하게 궁금해지네요. 일단 기본적으로 1스레는 터질테고.. 2스레..어쩌면 3스레까지 가려나요? 저는 이거 엔딩 보기 전까진 절대로 떨어질 마음이 없으니까요. 물론 조금 바빠지게 되면, 주아주에게 무조건 양해를 구할 생각이고요. 절대로 주아주를 버리고는 못 갑니다.(엄근진)
그리고 저도 길어지면 저도 좋죠. 1:1 스레라는 것 자체가 아무래도 서로 마음만 맞으면 정말 재밌으니까요. 거기다가 친목을 하는것도 아니니까요. 1:1 상황극이 오래 간다고 친목이라고 할 이는 없을테고 말이에요. 물론 예전의 옆동네는 그런게 좀 있었던것 같지만 여긴 옆동네가 아니니까요. 정말..그 당시에는 어떻게 그런 딱딱한 룰 속에서 버텼는지 모르겠어요. 정말..뭐만 해도 다 불려갈 정도였으니까요. 솔직히..처음에..그..분쟁스레였나요. 그거 띄워지는걸 봤을때 되게 무서웠어요. 진짜..내가 아는 사람들이 맞나..싶을 정도로 말이에요. 대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도 모르겠고.. 덕분에 쫄았던 것이 떠오르네요.
아..참고로 용이 되건 집사가 되건 건우는 기본적으로 주아에겐 살짝 짓궂어질거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기본형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챙겨주는 차분한 모습이겠지만요. -
700 주아주 (53582E+50) 2016. 11. 18. 오전 1:38:50네, 센과 치히로같은 느낌으로 가기엔... 등장인물도 너무 많고 하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깜짝 놀랐네요. 세상에, 제가 상상해보던 거랑 똑같아요!;;; (소름) 어... 건우주, 혹시 정말로 제 생각을 읽으실 수 있는거 아니예요? 아니면 정말로 레플리카라는 것이 있던건가?! 주아 측에서는 제물로 바쳐졌으니 잡아먹히겠지, 싶어 무섭지만 그래도 마을 사람들이 잘 지낼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건우를 따라가겠죠. 그런데 잡아먹힐 마음의 준비를 해도 잡아먹히긴 커녕, 마을에서보다 더 좋은 대접을 받으며 어리둥절해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두려움에 건우랑 눈도 못 마주치고 언제나 땅만 내려다보다가 잡아먹을 생각이 없다는 말에 조금씩 두려움도 사라지고 눈도 마주치고 밝게 웃으며 지낼 것 같은 느낌이예요. 그러다가 용으로 변한 건우를 멍하니 보며 그 위엄에 새삼 건우가 달라보이려나요? 용인 상태의 건우의 노래를 들으며 가만히 눈을 감고 처음 맞는 듯한 평화를 즐겨보기도 하고. ...우와, 역시 건우주는 대단하세요! 그냥 간단히 하나의 상황을 던지니 곧바로 멋진 상황 하나를 뚝딱 만들어내시네요? 대단해요, 정말!
정말로 돌릴 상황이 쌓여만 가네요. ㅋㅋㅋㅋㅋ 뭔가 되게 기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네, 데이트가 끝나면 AU 바꿔서도 한 번 해봐요, 저희. 용이든 집사든 전부 재밌을 것 같거든요!
음... 3스레까지 갈 수 있으려나요? 솔직히 말하자면 가고는 싶은데 말이죠. ㅋㅋㅋㅋ 확실히 1스레는 터지겠고... 2스레도 적어도 후반까지는 가지 않을까요? 아, 물론 저도 절대로 떨어질 마음은 없답니다. 저 역시도 바빠지게 되면 건우주께 바로 말씀드릴거예요. 저도 건우주 버리고는 못 간다구요? 십리도 못가서 발병날라! (진지)
옆동네의 분쟁스레... 사실 저도 엄청 무서웠답니다. 조금만 뭔가 잘못해도 곧바로 지적 들어오고 무섭게 돌변하셔서 막막 일부러 위로 올라와도 안 봤었어요. 무서워서... 그래도 여기는 그런 것도 없고 뭔가 되게 허용적인 분위기라서 정말 편하고 좋아요. 정말로요!
ㅋㅋㅋㅋㅋ 건우는 역시나 어떤 모습이든 짓궂군요. 하긴, 주아도 크게 차이는 없겠지만요. 제물이 되건, 아가씨가 되건, 건우를 챙겨주려고 하고 좋아한다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겉으로 마구 티내고 그런 모습으로 말이예요. -
701 건우주 (43885E+57) 2016. 11. 18. 오전 2:03:38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쿠폰을 꺼낸다(건네준다) 왜 하루에 2번이나 놀라게 하는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놀랐다구요! 상상해보던거와 똑같다니! 방금 머릿속에서 떠올린 설정이었다구요?! 그런데 주아주와 똑같다니. 세상에나.. 진짜 상상 이상으로 저와 주아주는 잘 맞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저 간단한 설정 하나만으로 생각하는게 비슷하다니 말이에요. 진짜로 소울메이트 같은 거려나요? 진짜로 이건..정말로 되게 놀라버려서... 인정합니다. 쿠폰 가져가세요. 한장 더 가져가세요! 주아주!!
왠지 밝게 웃으면서 지내는 주아의 모습에 어쩌면 처음엔 어째야할지 난감하기 짜기없는 제물로만 보던 건우는 주아에게 점점 빠져들지도 모르겠네요. 처음엔 이렇게 좀 지내게 하다가 적당히 돌려보낼 생각이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주아에게 빠져들게 되고 건우 밑의 사역마 비슷한 이들이 건우에게 이제 돌려보내야한다고 말을 해도 쟤는 나에게 바쳐진 제물이니까 내꺼라고 하면서 위엄있고 무시무시한 태도로 가볍게 말을 무시해버리고 계속해서 데리고 있으려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면서 주아에겐 다정하게 웃는 모습을 보이고 말이죠. ㅎㅎㅎㅎㅎ 이러니까 완전히 이중적인 용이 되버리네요. 하지만 원래 사랑에 눈이 멀면 보이는게 없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3스레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얼마나 갈 수 있을진 그렇게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그냥 하다보면 충분히 갈수 있을만큼은 갈 수 있지 않겠어요? 일단 1스레는..터지는건 확정이라고 봐야겠죠. 이 스레도 앞으로 300여개 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니까요. 충분히 이 스레는 터지게 되겠죠. 2스레가 되면..진짜 신기할 것 같긴 하네요. 단 2명이서 1000개나 되는 것을 채웠다는거니까요. 사실 옆동네것을 합치면 이미...900까지 온거나 마찬가지지만요. 정말 주아주와는 계속 이야기를 하게 되고, 이런저런 상황을 돌리다보니 이렇게 되네요. 지금..우리가 상황을 몇개를 돌렸죠? 일단 10개는 넘은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에요. 서로가 서로에게서 떨어지는 것을 거부하니, 계속 쭉 붙어있으면 되겠네요. 절대로 자석의 극 바꾸기 없기에요. 주아주. 바꾸면 확확 멀어질지도 모르니까요!
옆동네의 분쟁스레..유명하죠. 하지만 여긴 그런게 없으니까요. ㅎㅎㅎ 안심해도 괜찮아요. 이렇게 마음에 들어하고 좋아하는 주아주를 보니 참치로 이사하길 정말로 잘했다는 느낌이에요! 그때 솔직히 많이 고민을 했거든요. 아무래도 저는 참치가 익숙해서 참치로 데리고 온건데 이렇게 좋아하니..소개한 보람이 있네요.
그리고 주아도 변함이 없는거군요. ㅎㅎㅎㅎ 그럼 어느 상황이 되어도 계속 건우는 주아에게 반하게 되겠네요. 용이건, 집사건 말이에요. 하지만 건우도 아주 살짝 삽질 성향은 있으니까 어쩌면 좋아하는 것을 마구 티내도 에이..설마 하는 마음으로 조금 마음을 가질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답답해할지도 모르겠고요. 하지만 건우도 분명히 마음을 자각하게 되면 표현은 하게 되겠죠. 집사는 조금 힘들지 모르지만 용이 되면 어쩌면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구혼을 하는 느낌이 될지도 모르겠고요. 아니면 이미 자신의 것이니까, 구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고요. 정확히는 돌려봐야 알겠지만 말이에요.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어느 설정으로 만난다고 해도 결국엔 둘이 이어지게 되고 행복하게 잘 산다는 결말이겠죠? 아..이렇게 말하니까 왠지 그냥 건우와 주아는 세계의 의지같은게 작용하는게 아닌가 싶어지네요. 그러니까..어떻게 만나도 결국엔 이어지게 되는 그런 느낌? ㅎㅎㅎㅎ 물론 그 의지를 가만히 따지고보면 저와 주아주가 되겠지만요. 일단은..세계를 만드는게 저와 주아주니까요. 음..그러니까..결론은 주아 너무 좋고 귀여워요! 하아.. 이런 소꿉친구가 왜 없는걸까요. 진짜.. ;ㅁ; -
702 주아주 (53582E+50) 2016. 11. 18. 오전 2:28:38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손 내밀기) (쿠폰 받기) 이야, 이것으로 벌써 4장 째네요! 그리고 놀란 건 건우주뿐만이 아니라구요! 저도 진짜로 깜짝 놀라서 진짜 순간 멈칫했는데! ㅋㅋㅋㅋㅋ 진짜로 소울 메이트인걸까요, 저희? 우와, 진짜로 이렇게까지 잘 맞고 생각 똑같은 분은 처음이예요. 너무 신기해서 말도 잘 안 나오네요. ㅋㅋㅋㅋㅋ 좋아요, 이 기세로 6장을 더 모으면 되는거군요!
주아는 아마 건우가 처음엔 자신을 돌려보낼 생각이었다는 것도 모르는 채 그냥 밝게 웃으며 해맑게 지낼 것 같아요. 마을 사람들은 자신을 제물로 버렸는데 건우 용은 오히려 자신을 챙겨주고 편의를 봐주고 하니까요. 그러다보니 무서워했던 것도 사라져서 건우에게 화관같은 걸 만들어서 씌워주며 장난치기도 하고? 동물을 좋아하니 용이 된 건우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꼬옥 안고 미소지을지도 모르구요. ㅎㅎㅎㅎ 이중적인 용이라, 그거 너무 귀엽잖아요!! ㅋㅋㅋㅋㅋ 역시 건우는 진짜 귀여운 것 같아요.
음, 그리고 확실히 몇 스레까지 가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제일 중요한 건 건우주와 제가 즐겁냐, 인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얼마 못 가도 즐겁게 함께 가는 것. 그것이 오래 가되 즐겁지 않게 가는 것보다 더 가치있다고 생각한답니다. 뭐어, 왠지 저희는 오래 가면서도 즐겁게 갈 것 같은 느낌이지만요. ㅎㅎㅎ 사실 1스레를 다 채운다는 것도 정말 신기하고 말이예요. 저희가 돌린 상황은... 거의 20개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세다가 말았지만 진실게임이 7번째 상황이었나? 그랬었던 것 같거든요. 네, 저희 쭉 붙어있도록 해요. 건우주야말로 극 바꾸시면 안돼요? 막막 밀당하신다고 바뀌시면 절대 안돼요, 알았죠? 뭐어, 저는 건우주께서 극을 바꾸신다면 따라서 바꿀 생각이지만요. ㅎㅎㅎㅎ
하핫, 사실 처음에 참치는 매우 북적이고 복잡한 느낌이라 정신없겠다,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그런데 익숙해지고나니 정말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스레 보기도 편하구요. 여러모로 건우주께 감사한 마음 뿐이죠. 고마워요, 여기를 소개해주셔서!
ㅋㅋㅋㅋ 정말로 용이건, 집사건, 이 둘은 꼭 이어지게 될 것 같아요. 건우도 삽질 성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마음먹으면 곧바로 추진하는 아이니까요. 집사는 힘들더라도 용일 땐 구혼이라. 아니, 이미 자신의 것. ㅋㅋㅋㅋㅋㅋ 아, 거기서부터 벌써 끝난 듯한 느낌이 드네요, 왠지. ㅋㅋㅋㅋㅋ
확실히 세계의 의지대로 결국엔 이 둘은 이어지겠죠. 적어도 이 세계를 만들어내는 게 저희라면요! 솔직히 이 둘은 왠지 굳이 저희가 나서지 않아도 어느 곳에 가도 알아서 잘 이어질 것 같지만요. ㅋㅋㅋㅋ 그리고 저야말로 건우, 너무 귀엽고 멋져서 좋은걸요! 저는 소꿉친구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이런 멋진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데... 역시 없겠죠...? ㅠ ^ ㅠ 정말 여러모로 아쉬워요... -
703 건우주 (43885E+57) 2016. 11. 18. 오전 2:44:29주아주 말대로 저와 주아주가 즐겁게 즐길수 있느냐. 이것이 중요한 법이죠. 스레의 수는 사실상 별 의미는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물었긴 했지만..그냥 별 의미없이 물은거니까요. ㅎㅎㅎㅎ 그리고 주아주 말대로 저와 주아주는 아마 오래 가면서도 즐겁게 갈 것 가아요. 이미..5달을 넘어서서 6달로 가고 있지 않나요? 우리? 만난지 반년이라고요. 조금만 더 있으면 말이죠. 그렇게 따지자면 저와 주아주는 이미 오래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안 그런가요?
그리고 20개에 가까운 상황이라. 벌써 그렇게 되나요? 그리고 아마 진실게임이..6번째였을거에요. 고백이 7번째였고요. 그때 고백을 했을때 주아주가 럭키세븐이라는 느낌으로 표현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아니. .저였던가. 아무튼..! 그게 7번째 상황인건 확실해요. 그렇게 따지면 이미 옛날에 열몇개는 지나간 셈이네요.
그리고 밀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 밀당은 할지도 모르겠지만 극이 바뀔 일은 없습니다. 네. 없다고요! 저도 주아주를 놓아줄 마음이 없으니까요. 주아주 같은 파트너를 어디 가서 찾나요. 꽉 끌어안아서 절대로 못 도망치게 만들테다!!(꼬옥(토닥토닥)
아무튼 정말로 길게 잡담을 나눈 것 같은데.. 슬슬 제가 눈이 감겨오기 시작하네요. 아무리 늦어도 늘 이 시간엔 잠을 자러 갔거든요. 그러다보니... 주아주와 오랜만에 이렇게 만났는데도, 들어가게 되네요. ;ㅁ;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만날 수 있을테니까 너무 슬퍼하지 않는게 좋겠죠. 저는 이만 들어가보도록 할게요. 주아주도 너무 늦게까진 있지 말고 주무시러 가세요. 수능이 끝났어도 너무 늦게까지 밤 새시면 건강에 안 좋으니까요.
아. 맞아. 요즘 날씨가 추워졌는데 감기 조심하시고요. 항상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알았죠?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챙기는거에요! 오늘 꿈에는 오랜만에 주아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ㅎㅎㅎ 가능할진 모르겠지만요. 주아주의 꿈에도 건우가 꼭 나타나길 기원할게요! -
704 주아 - 건우 (53582E+50) 2016. 11. 18. 오전 11:52:08사파리 버스에 타고나서 가장 먼저 보게 된 사자 무리. 사나운 맹수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 사자들은 각자의 시간을 즐긴다. 그 모습에 건우를 비롯한 버스 안 사람들은 일제히 핸드폰을 키고는 카메라 기능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마치 그 소리를 듣기라도 한 양, 암사자 한 마리가 천천히 버스 쪽으로 다가온다.
몸을 바짝 낮추곤 한 걸음, 한 걸음, 버스에 가까이 접근해 온 그 사자는 곧 버스를 향해 울부짖는다. 그리고 그 소리에 다른 사자들 몇 마리도 버스 쪽으로 천천히 다가와서는 먹잇감을 바라보는 눈빛으로 버스를 빤히 응시한다. 맹수라는 것을 바로 눈치챌 만한 그 눈빛의 위압감에 순간 느껴지는 긴장감에 살짝 얼어붙은 몸.
그러나 그 위압감이 느껴짐과 동시에, 자신의 어깨에 있던 건우의 손에 힘이 들어가서는 건우가 자신을 감싸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마치 저번에 아쿠아리움 데이트에서 상어를 봤었을 때처럼 자신을 지켜주려는 듯한 행동. 살짝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는 무안한지 살며시 시선을 피해버린다. 게다가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듯한 주변 사람들의 흐뭇한 시선과 귀엽다는 듯 작게 웃는 소리.
그것은 건우도 느꼈는지, 건우는 자신의 어깨에 있지 않은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돌린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내려가지 않는, 자신의 어깨 위에 있는 건우의 손.
그것들을 전부 알아채자 건우가 매우 귀엽게 느껴져 가볍게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밝은 목소리로 건우의 말에 동의하며 건우에게 네가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모습도 저 사자들처럼 카리스마가 있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문득 사자는 일부다처제의 동물이라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그래도 사자가 되면 안된다며, 늑대남이라고 건우를 부르며 장난을 건다.
그러나 건우가 살짝 피했던 시선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자 배시시 웃으며 건우를 바라보던 것도 잠시, 곧 자신들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는 것을 상기하고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홱 돌린다. 갑자기 몰려오는 부끄러움에 그렇게 괜히 창 밖의 사자들을 바라보고 있자 건우는 곧 속삭이듯이 사자가 될 마음은 없다며, 지고지순한 늑대가 될 생각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거기서 그치지 않고 건우는 이어서 아니면 검은 고양이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며, 어떻게 생각하냐고 자신에게 물어온다.
'흰 고양이 아가씨' 하고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돌렸던 고개를 살짝 다시 돌려 건우를 바라보자, 자신처럼 조금 붉게 물들어있는 건우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 자신들만의 암호나 다름 없는 그 말의 뜻을, 자신이 모를리가 없었다.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한 짝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그 의미를, 자신이 모를리가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표현은 부끄러웠다. 기분 좋은 간질간질한 느낌과는 별개로, 역시 아직은 조금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어쨌든 자신도 예전에 비해서는 능글맞게 변화했으니. 여전히 건우처럼 빨개져있는 얼굴이었지만 짐짓 그 사실은 모르는 척하며, 건우에게 부드럽게 눈웃음 짓는다.
"야옹, 야옹~"
그리고는 마치 정말로 하얀 고양이가 된 것처럼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며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좋다는 의미를 가득 담은 고양이 울음소리. 그러나 장난기에 그렇게 대답은 했지만 급격하게 몰려오는 또다른 부끄러운 마음에 재빨리 다시 고개를 돌려 아기사자들을 언급하며 화제를 돌려버린다.
그러자 건우도 창 밖을 바라보더니 엄청 귀엽다며, 집에서 한 마리 길러보고 싶다고 대답한다. 그 말에 예전에 TV에서 봤던 어릴 적부터 사자를 키워왔던 사람을 떠올리고는 사자를 기르는 건우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아마 건우라면... 분명 정말 잘 기르고 예뻐하겠지? 그 사자를? 부드러운 손길로 털을 쓰다듬어주고, 잠잘 때는 같이 한 침대에서 자고.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모습에, 가볍게 웃어버리며 입을 열어 건우의 말에 답한다.
"아무래도 어릴 적부터 돌봐왔다면 해치거나 그러진 않겠지~ 동물들은 은혜를 받으면 정말로 갚아주는, 착한 아이들이니까 말야."
물론 실제로 기를 수는 없을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상상에서만 멈춰야 했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그런 모습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어서 들려오는 건우의 말은, 자신을 당황시키기에 아주 충분했다. 사실 저가 정말로 기르고 싶은 것은 하얀 고양이라고 대답하는 건우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자신에게만 들릴 정도의 크기로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 말에 차츰 가라앉던 자신의 얼굴은 또다시 화악, 붉어질 수 밖에 없었다. 방금 전까지도 자신을 '흰 고양이 아가씨' 하고 불렀던 건우였으니, 분명 저 말의 뜻은...
"...그, 그거 정말 우연이네? 사실 나도 제일 기르고 싶은 것은 귀엽고 능글맞은 검은 고양이거든."
그러나 짐짓 그 말의 뜻은 모르는 척하며 자신도 건우의 말을 똑같이 되돌려주며 가볍게 키득키득 웃는다. 응, 정말로 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해줄거니까.
부드럽게 자신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려 끌어당기는 건우의 손길을 따라 얌전히 건우에게 꼬옥 달라붙자 버스도 서서히 다시 출발하기 시작한다. 그에 따라 사진을 찍던 사람들도 일제히 자리에 앉았고, 버스는 조금씩 속도를 높인다.
가만히 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고있자, 건우에게서 이번엔 또 무슨 동물이 나올까? 하고 묻는 목소리가 들려 살짝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개인적으로는 기린이나 얼룩말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창 밖을 바라보는 건우의 눈에는 기대감이 가득차 있었다. 살며시 미소짓고 있는 그 모습에 자신도 작게 미소지어 대답한다.
"아무래도 그런 동물들이지 않을까? 음... 나는 개인적으로는 기린이었으면 좋겠어. 물론 얼룩말도 되게 멋져서 좋지만, 우리 유치원 때 기린 반이었었잖아? 기린, 하면 왠지 그 때가 생각나서 말야."
새삼스럽게 다시 떠오르는 유치원생 시절의 자신들의 모습. 아아, 기린 반을 읽을 수 있다고, 기린이란 동물이 어떤 앤지 안다고 기뻐했던 게 엊그제같은데 말야. 기린, 하면 아무래도 그 때의 그 귀여웠던 시절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 쨔잔! 오랜만에 답레를 들고왔답니다~ 정말 오랜만이라 약간 어색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냥 봐주세요. ㅎㅎㅎㅎ
그리고 왠지 정말로 저희는 즐겁게 오래 갈 것 같아요. 확실히 벌써 만난지 반년이 다 되어가니까요. ㅎㅎㅎㅎㅎ 아, 뭔가 진짜 신기하네요. 정말 이렇게 오래 간 1:1은 처음이라... 어째 계속 말씀드리는 것 같지만 정말로 건우주를 만나서 기뻐요! 막판에 복 받았네요, 저. ㅎㅎㅎㅎ
아, 저도 뭔가 그 말 생각나네요. 럭키세븐! 아마 제가 했던 말 같은데, 그거... ㅋㅋㅋㅋ 아, 진짜로 이렇게 세세한 것까지 전부 기억하시면 어떡해요!! 막막 여러 창피한 이야기 많이 했는데, 저! 역시 제가 죽는다면 수치사겠군요.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그러면 정말로 상황 열 몇개는 훌쩍 넘긴 셈이네요. 우와, 그것도 정말 신기해라!
그나저나 왜 밀당은 할지도 모르겠다고 여지를 남겨두시는 건데요! 우우... 밀당 자체를 못 하시게 꽉 안긴 채로 저도 꽉 끌어안아야겠네요, 그럼. (꼬오옥) 둘 다 극이 바뀔 일 따윈 없으니까 저는 도망 안 칠거라구요? ㅎㅎㅎㅎ 자석의 힘은 이겨낼 수 없으니까요!
사실 저도 어제 저 레스를 마지막으로 바로 잠들어버려서... 지금 이렇게 답레와 함께 올리게 되네요. 뭔가 늦게까지 붙잡아놓고 먼저 간 것 같아서 정말 죄송해요... ㅠㅠㅠㅠ 저도 저지만 건우주께서도 너무 무리하시지 말아주세요. 물론 오랜만에 이렇게 길게 잡담해서 정말로 즐겁긴 했지만요. ㅎㅎㅎ
말씀 정말 고마워요. 네, 요새 많이 추워졌더라구요. 건우주께서도 늘 따뜻하게 입고 다니셔야 해요? 막막 귤같은 거 많이 드셔서 비타민 C 보충도 하시구요. 건강이 최고니까요! 어제 꿈에는 주아가 나왔나요? ㅎㅎㅎㅎ 저는 기절잠이라 그런지 꿈을 안 꿨답니다. 아마 조금 피곤하긴 했나봐요. 그래도 뭐, 이제는 여유로우니 건우도 한 번 쯤은 제 꿈 속에 나와주지 않을까, 싶어요! -
705 건우 - 주아 (43885E+57) 2016. 11. 18. 오후 1:19:24"그럼 길러볼래? 그 귀엽고 능글맞은 검은 고양이. 야~옹."
주아의 말에 능글맞게 웃으면서 나 역시도 가볍게 반격했다. 검은 고양이와 하얀 고양이. 정말로 무수히 많이 쓴 표현이기에, 그 의미를 적어도 우리 둘이 모를 수는 없었다. 방금 전에 내가 키우고 싶은 동물이 하얀 고양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주아의 반격을 내가 못 알아들을리가 없었다. 방금 전에 주아가 고양이 울음소리를 낸것처럼 나 역시도 귓가에 속삭이듯이 작게 고양이 울음소리를 냈다.
버스에 탔을때부터 계속해서 나와 주아는 밀착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주아를 끌어당기고 주아는 내 쪽으로 기대면서 더욱 더 찰싹 달라붙은 상황. 이제는 누가 봐도 저 둘은 사이좋은 커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부정하고 속이려고 해도, 지금의 우리 둘의 모습을 보고 누가 속고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한다면, 그냥 더 사이좋게 이렇게 달라붙는 것도 좋을거라고 생각하며, 버스가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것을 느꼈다.
무슨 동물이 나올까라는 내 물음에 주아는 개인적으로 기린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우리가 유치원 시절때 기린반이었다는 이유였다. 확실히 주아의 말대로였다. 나는 유치원 시절때 이곳으로 이사를 왔고, 처음 들어갔던 반이 다름 아닌 기린반이었다. 물론 유치원 시절의 기억이 다 떠오르진 않지만, 기린반에서 주아와 함께 늘 사이좋게 놀았던 것은 어렴풋이 기억할 수 있었다. 정말로 즐거운 나날이었다. 다른 애들도 많았는데 어째서 주아와 그렇게 다정히 놀았는지는 이제와서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냥 주아를 처음 보는 순간, 작은 뭔가라도 느낀걸까? 아니면 그냥 단순히 옆자리고 정말로 예쁘고 귀엽다보니 남자아이의 본능이 나오기라도 한걸까? 물론 이제와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그때보다 더 귀엽고 예쁜 주아가 지금 이렇게 내 옆에서 나에게 기대고 있었으니까. 작은 목소리로 나도 기린이 보고 싶다고 대답하면서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그리고 그런 우리 둘의 바램을 신이 이뤄주기라도 한 것일까? 저 앞쪽에서 커다란 나무의 잎을 뜯어먹고 있는 기린의 모습이 보였다. 물론 버스가 정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보라는 듯이 속도를 늦춰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기사님의 그 센스 덕분에 조금 거리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기린을 확실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정말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기린 2마리는 길고 긴 목을 이용해서, 나뭇잎을 맛있게 뜯어먹고 있었다. TV 화면이나, 책 속의 사진과는 다르게 정말로 생생하게 보이는 기린의 모습은 그야말로 신선하고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그 앞을 어디선가 나타난 얼룩말때들이 우르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이 또한 직접 눈으로 생생하게 보니 정말로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분명히 여기는 대한민국이건만, 순간 정말로 아프리카 사파리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절로 들었다.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바라보면서, 두 눈을 반짝이면서 창가에 계속해서 시선을 고정했다. 어째서 사람들이 사파리를 그렇게 많이 찾는지, 그리고 그렇게 좋아하는지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흥미로운 모습을 주아 역시 마음껏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창 밖 풍경 보고 있지? 되게 평화롭지 않아? 방금전의 사자들도 그렇고, 저기 기린과 얼룩말도 그렇고 너무 평화로워보여서 절로 신기해. 사파리라고 해서 꼭 살벌한 밀림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오히려 다들 조화롭게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이야. 아.. 저기, 저기. 하마도 있어."
버스가 앞으로 천천히 나아감에 따라서 계속해서 앞의 풍경이 창문 너머로 비쳐졌고 저 앞쪽에 있는 커다란 웅덩이의 모습 역시 곧 창문 너머에 비쳐졌다. 커다란 웅덩이 속에는 정말로 큰 크기를 가지고 있는 하마들이 수영을 즐기듯이 느긋하게 옹기종기 앉아있었다. 그 중 한마리가 커다랗게 하품을 했고 입 안에 감춰진 아주 커다란 이빨 4개를 제대로 사람들에게 노출시켰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 모습이 신기한듯이 핸드폰으로 찰칵 찰칵 찍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하마를 가리키면서, 살며시 고개를 다시 옆으로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살며시 미소를 짓고 입을 열었다.
"하마는 초식동물이라고 하지만 정말로 위험한 동물이라고 책에서 본 적이 있어. 실제로 밖에서 만나면 그냥 무조건 도망쳐야 한다고 하더라고. 저렇게 순해보이는데, 역시 동물은 겉보기만으로는 알 수 없나봐. 아. 동물을 좋아하는 주아는 이 정도는 이미 다 알고 있으려나?"
그다지 의미 없는 말을 작게 중얼거리면서 나는 다시 고개를 창 밖 너머로 고정시키고 평화롭기 그지 없는 사파리의 모습을 구경했다. 지금 나는 정말로 기분이 좋았다. 정말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친구와 함께 단 둘이 찰싹 달라붙어 저렇게 평화롭고 멋진 사파리를 구경하고 있는데 기분이 나쁠리가 있을까? 정말로 기분이 절로 좋아서 이 사파리 투어가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나도 모르게 바라기 시작했다.
"언제 이 사파리가 끝날진 모르겠지만, 나중에 또 오자. 그때는 또 다른 느낌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을거야. 거기다가 나도 주아, 너만큼은 아니지만 동물 좋아하는 편이니까. 후훗. 어쩌면 점점 닮아가는걸지도 모르겠는걸.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닮는다고 했으니까, 그다지 이상하진 않으려나?"
//일을 하면서 저 역시도 틈틈히 답레를 써서 가지고 왔습니다! 주아주가 쓴 답레를 읽었지만 전혀 어색한 부분이 없는걸요! 오랜만에 보는 주아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면서 천천히 집필했답니다. 오히려 제 쪽이 어색하지 않나 걱정이 되네요. 저 역시도 건우를 굴린게 오랜만이다보니.. ㅎㅎㅎㅎ 그래도 금방 페이스를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오래 간 1:1은 저 역시도 처음이랍니다. 라기보다는 단체스레도 보통은 6개월을 가는 일은 잘 없잖아요? 그렇게 보면 정말로 신기하긴 해요. 약 6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돌리고 싶은 이야기가 계속해서 생겨나니까요. 아..진짜 이러다간 주아주와 절대로 못 헤어질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진짜 언젠가 엔딩을 맞이하게 되면, 못 잊어서 계속 읽으러 오고 그럴 것 같은 느낌이에요. 하지만 그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니까 굳이 벌써부터 신경 쓸 필요는 없겠죠?
그리고 밀당에 대한 것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초에 저는 밀당을 할 마음이 없다구요! 주아주가 밀당으로 받아들이는 것 뿐이지! 그건 그렇고 이렇게 끌어안아서 밀당을 못하게 만드시겠다니. 저는 상관없지만 주아주가 버틸 수 있으려나요? 라고 말은 하지만 왠지 정말로 버티실 것 같은 느낌이네요. 주아주는 정말로 강하시니까요. 이런 것에 대해서는 말이죠. 안기는 제쪽이 부끄러워서 당황할지도 모르겠는걸요.
그리고 저는 어제도 봤다시피 졸리면 바로 졸리다고 말을 하니까요. 무리는 그다지 않는 성격이랍니다. 그리고 늦게까지 붙잡아뒀다기보다는 저도 잡담이 재밌어서 쭉 있었으니까요.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리고 기절잠은.. 어쩔 수 없잖아요? 수능 끝나고 많이 피곤했을텐데 말이에요. 괜찮아요. 그리고 저도 정말로 잡담 너무 즐거웠어요. 하아. 역시 이 일댈이 끝나도 새 일댈은 못 구할 것 같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주아주 이상의 일댈 파트너를 만나는것은 불가능할 것 같거든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나오지 않았답니다. 다만 지금까지 제가 굴린 캐릭터들이 단체로 나오는 꿈을 꿨어요. 저도 은근슬쩍 앉아서 같이 잡담 나누고 그런 느낌이었고요. 그 중에 당연하지만 건우도 있었답니다. 여유롭다고 하니 꼭 건우꿈을 한번은 꾸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저는 지금도 귤 먹고 있어요. 귤이 많거든요. 비타민 C 보충은 필수죠. 아무튼 오늘 하루도 화이팅이에요! -
706 주아 - 건우 (53582E+50) 2016. 11. 18. 오후 4:20:11나름대로 건우의 발언에 반격한답시고 똑같이 말을 되돌려줬지만, 역시 건우는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강한 아이였다. 당황하거나 쩔쩔매기는 커녕, 오히려 그럼 그 검은 고양이를 길러보겠냐며 능글맞게 웃는 건우를 살짝 당황하여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는 아까 자신이 그러했듯이 똑같이 자신의 귓가에 속삭이듯 고양이 울음소리를 냈고, 그런 건우의 행동에 결국 또다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돼, 됐거든? 뭔가 나, 그 고양이에게 맨날 질 것 같단 말야. 완전히 그 고양이의 집사로 잡혀 살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건우의 반격을 어찌어찌 받아치기는 하지만, 역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지금의 자신은, 건우의 능글맞음을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래도 건우가 너무 좋다는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는 창피한지 일부러 창 밖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그리고 이어 느껴지는, 자신을 끌어당기는 손길. 그 손길을 따라 저항 없이 얌전히 그에게 살짝 기댄다. 그러자 아까보다도 더욱더 찰싹 달라붙게 된 자신들. 왠지 버스 안의 다른 사람들이 흘긋흘긋 쳐다보는 것만 같아 부끄러웠으나, 그래도 건우와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마냥 기뻐서 짐짓 모르는 척,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버스를 느낀다.
그리고 이어 들려오는 건우의 물음에는 자신들의 유치원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서 기린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대답한다. 그래, 기린. 기린, 하면 역시 그 시절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도 아니었을 뿐더러, 유치원의 그림책에서 기린을 처음 봤을 때의 그 놀라움은,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기 힘들었으니.
물론 그렇다고 해서 유치원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전부 다 기억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하게 기억하는 것은 바로 건우가 전학을 와서 같이 즐겁게 놀았었다는 것. 지금 생각해보면 여자애들이랑 더 많이 노는게 더 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를텐데 건우와 그렇게 사이좋게 놀았다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혹시... 그 때부터 미묘하게 건우를 좋아했던걸까, 나?
그런 생각을 조용히 해보기도 하면서 저도 기린이 보고싶다고 대답하는 건우의 목소리에 작게 미소지어 보인다. 아마, 건우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한 것이리라.
그렇게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느낌을 받으며 계속해서 창 밖을 응시하자, 곧 저 앞쪽에서 나무의 잎을 뜯어먹고 있는 기린의 모습이 보인다. 버스는 정지하는 대신 속도를 늦춰서 천천히 나아갔고, 그 덕분에 약간 멀긴 해도 기린의 모습을 확실하게 눈에 담는다. 자신들의 긴 목을 이용해서 나뭇잎을 먹고있는 기린 2마리는 정말로 평화로워 보여서 자신도 모르게 그 모습을 보며 작게 미소짓는다. 정말 신기하다. 저 긴 목을 지탱하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말야. 그래도 저 긴 목 덕분에 아마 지상 위의 다른 동물들에 비해 더 넓고 먼 곳을 볼 수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기린을 바라보고있자 곧 그 앞으로 얼룩말 떼들이 등장하여 우르르 달려나간다. 마치 정말로 아프리카 초원에 대한 TV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장면. 그 달려나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생생하게 들리는 듯 하여 작게 감탄하면서 그 동물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그렇게 열심히 동물들을 바라보고있자 곧 들려오는 건우의 목소리. 되게 평화롭지 않냐며, 사파리라고 해서 꼭 살벌한 밀림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건우의 말에 동의하듯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로, 엄청나게 평화로운 모습. TV 프로그램 같은 것을 보면 사슴의 고기를 뜯어먹는 사자라든가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던 터라 되게 살벌하고 무서운 모습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자신들의 앞에 펼쳐진 풍경은, 너무 평화롭디 평화로운 모습. 그 모습을 기쁜 마음으로 마음껏 즐기자, 하고 생각하던 찰나, 건우가 뭔가를 발견한 듯 하더니 저기 하마도 있다고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그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커다란 웅덩이의 모습. 그 속에는 하마들이 옹기종기 앉아있었는데, 그 커다랗고 토실토실한 엉덩이도, 그 중 한 마리가 크게 하품을 하며 보인 이빨 4개도, 전부 귀엽게만 느껴져 가볍게 웃어버린다.
주변 사람들이 핸드폰을 하마의 사진을 찍는 와중, 건우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면서 하마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자 두 눈을 반짝이며 신기한 듯이 그 말을 경청한다. 그러나 건우는 곧 자신은 동물을 좋아하니 이 정도는 이미 다 알고 있으려나? 하고 작게 중얼거린다. 그 말에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저으며 천천히 입을 연다.
"아니야. 동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나라고 전부 다 알고있는 건 아닌걸. 지금 네가 알려준 하마의 정보들도 처음 들어보는 거니까. 그나저나 역시 건우야! 정말로 많은 것을 알고있구나. 나는 앞으로도 이렇게 네가 자주 알려주고, 말해줬으면 싶어. 만약 내가 알고있던 거라면 공감대를 형성하면 되는거고, 내가 몰랐던 거라면 건우는 정말 똑똑하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말야."
배시시 웃으며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창 밖으로 돌리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다시 창 밖을 바라보며 평화로운 사파리의 모습을 기분 좋게 감상한다. 그렇게 사파리를 감상하고 있자 건우는 곧 언제 이 사파리가 끝날진 모르겠지만 나중에 또 오자며, 저도 자신만큼은 아니더라도 동물은 좋아한다고 얘기해온다. 그리고는 그런 스스로의 모습에 뭔가 생각난 듯 가볍게 웃어버리며 어쩌면 점점 닮아가는 걸지도 모르겠다며,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닮는다는 말을 인용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밝게 웃으며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 나중에 꼭 다시 오자. 건우, 네 말대로 또다른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이제는 너도 나를 닮아가는거야? 하하, 그건 좀 기쁜걸? 닮아가는게 나뿐만이 아니라는 소리니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얘기하며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자신이 건우의 능글맞은 모습을 닮아가는 것처럼, 건우도 자신을. 그 말은 곧 서로가 서로를 좋아한다는 소리나 다름없었기에, 진심으로 기쁘다고 느끼면서 달리는 버스에 의해 휙휙 지나가는 창 밖 풍경을 미소 지은 채 바라본다.
/ 아, 어색한 부분이 안 느껴지신다면 정말 다행이예요! 건우주께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오랜만에 보는 건우는 여전히 짓궂군요. ㅋㅋㅋㅋㅋㅋ 하긴, 그 점이 되게 귀여운 매력이니까요!
솔직히 단체스레도 6개월 가기 힘들긴 한데 저희는 단 둘이서 이렇게 오래 가고있네요. 오히려 돌리고 싶은 상황들을 계속 쌓아놓으면서 말이예요. 여러모로 정말 신기해요, 건우주와의 만남은. ㅎㅎㅎㅎ 왠지 저도 절대 못 헤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저도 뭔가 건우주처럼 엔딩을 맞이해도 자주 읽으러 올 것 같아요. 하지만 역시 엔딩과 그 이후의 상황은 먼 훗날의 이야기일테니까 저도 신경쓰고 싶지 않아요. 적어도 지금은요. 헤어진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 슬퍼져서...
ㅋㅋㅋㅋㅋ 그리고 밀당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잖아요! 지금까지 건우주도 인정하셨었고! 막막 밀었다가 당기셨다가 선수시니까요! 그리고 저는 버틸 수 있다구요? 네, 저는 강하니까요! 건우주의 얼굴을 새빨갛게 만든 전적도 있고 말이죠. 부끄러워서 당황하시는 건우주의 모습을 보고야 말거예요! (꼬오옥)
음...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건우주께서도 이것이 마지막 1:1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저야 처음부터 마지막으로 하자, 라고 정했다지만 그래도 저도 역시 건우주 이상의 파트너는 만나지 못할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좋은 분을 만나게 된 건 정말 복이예요. 감사한 마음으로 덕을 많이많이 쌓아야겠네요. ㅎㅎㅎㅎ 동시에, 건우주께 정말 좋은 기억만 남겨주는 파트너가 되기로 다짐하면서요!
아, 어제는 주아가 안 나왔나요? 그래도 언젠간 다시 나올수도 있지 않을까요? ㅎㅎㅎ 그나저나 지금까지 굴린 캐릭터들이 단체로 나오다니! 정말 신기한 꿈을 자주 꾸시는 것 같아요, 건우주께서는. 부러워라... ㅠㅠ 저도 언젠가는 건우의 꿈을 꼭 꾸고 말겠어요! (다짐) 귤이 많으신가요? 다행이예요! 비타민 C 걱정은 없겠네요. ㅎㅎㅎㅎ 저는 귤이 없는 대신 수능 덕분에 받았던 초콜릿으로 당을 채우려구요. 건우주께서도 언제나 그러셨듯, 늘 화이팅이예요! -
707 건우 - 주아 (43885E+57) 2016. 11. 18. 오후 6:47:22좋아하는 사람은 서로 닮는다. 옛부터 계속해서 내려오게 되는 그 말은 정말로 진리 그 자체였다. 실제로 주아는 나를 닮아가고 있고, 나는 주아를 닮아가고 있으니까. 서로 좋아하는 사람의 매력적인 모습을 닮고 싶기에,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면 같은 사람인양, 닮아간다는 이야기였지. 아마. 그 말대로라면 정말로 많은 시간이 지나면, 나와 주아는 그다지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모습으로 각각 변해있을까?
물론 그렇다고 동일인물이 될 수는 없으니, 약간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겠지. 시간이 지난 후의 나와 주아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살짝 기대를 하면서 밝게 웃는 주아의 말에 나 역시도 밝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래도 너는 날 따라오려면 멀었지. 후훗. 물론 최근에는 주아, 너도 꽤 반격을 해오지만 말이야. 아직 멀었어. 멀었고 말고. 우리 주아는 언제쯤 내가 장난을 걸어도 가볍게 받아칠 수 있을까? 물론 난 이대로도 좋지만.. 후훗."
최근 주아가 묘하게 능글맞은 모습을 보이는 것을 떠올리면서 장난스런 목소리로 이야기하고서, 어깨에 올린 손을 살짝 위로 올려 주아의 머리를 다시 한번 쓰다듬었다. 이전보다 조금 더 길어진 머리카락은 언제 만져도 신선하기 그지 없었다. 정말로 이대로 머리카락이 길어지면 어떤 모습을까. 그런 것을 다시 한번 더 떠올리면서 나는 주아가 그러듯이 창밖의 풍경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넓고 넓은 푸른 초원은 너무나도 풍요로웠고, 그 풍요로운 분위기는 아주 넓게, 멀리 펼쳐져있었다.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게 펼쳐진 초원 속에서 수많은 동물들은 정말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밀림의 세계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밀림의 세계가 약육강식의 살벌한 세계라고 한다면 지금 이곳의 모습은 그야말로 조화로움과 평화로움이 가득한 세계였다.
여러 종류의 초식동물, 이를테면 사슴이라던가, 코끼리라던가, 혹은 타조라던가.. 등등의 동물들이 평화롭게 지내고 있는 모습이 계속해서 눈 앞에 펼쳐졌다. 중간에 사슴이 보이는 것을 바라보면서 나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주아를 슬그머니 바라보았다
"여기도 사슴이 있는 모양이네. 난 눈을 감고 있으면 되는거야?"
사파리에 오기 전에, 주아가 사슴에게 살짝 질투하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눈을 감는 시늉을 약 5초 정도 한 후에 눈을 떴다. 물론 주아가 진심으로 사슴에게 질투를 할리는 없다고 보지만, 그래도 남자친구고 사슴 우리 앞에서 그런 일이 있었으니 아주 살짝은 예의를 지키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한 행동이었다. 사실 사슴이 아무리 예쁘다고 한들, 내 옆에 앉아있는 하얀 고양이보다 더 예쁠수는 없었다.
물론 여기서 그것을 표현하면 또 다시 주아의 얼굴이 새빨개질테고, 잘못하면 내 어깨를 때릴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여기서는 그냥 조용히 입을 다물기로 했다. 그 대신에 주아에게 정말로 즐겁다는 마음을 가득 담은 미소를 보이면서 간간히 핸드폰으로 창 너머로 비치는 동물들의 모습을 촬영하면서 구경했다.
"승객 여러분. 이제 곧 버스가 출구에 도착하오니, 모두들 하차 준비를 해주세요. 저희 사파리 투어 버스를 이용해주신 여러분들에게 정말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슬슬 끝이 다가오는지, 직원분의 안내방송이 버스에 울러퍼졌다. 다행히도, 버스 안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말썽을 부리는 이들은 없었다. TV를 보면, 가끔 뻔뻔하기 그지 없는 부모와 정말로 남들이 피해를 보던지 말던지 장난을 치는 아이들이 보이곤 하는데, 다행히도 이 버스에는 그런 아이들이 타지 않은 모양이었다. 점점 더 버스가 출구에 가까워지는 것을 느껴지자 나도 모르게 살짝 아쉬운 감정이 느껴졌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그 끝이 존재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아쉽다고 해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다음에 또 주아와 함께 올 수도 있는거니까. 주아와 나의 시간은 앞으로도 계속 될테니까..
"그 전에, 저희 사파리에서 자랑하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를 또 한번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좌측을 쳐다봐주세요."
마지막에 또 다시 뭔가 준비되어있는지, 직원 분의 안내방송이 들려왔고 나는 그 방송에 뭔가 싶어서 살며시 좌측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거기에선 아주 카다란 크기를 자랑하고 있는 반달곰이 바위에 앉아있었다.
가슴쪽에 새하얀 반달무늬가 너무나도 인상적인 반달곰은 저벅, 저벅 버스를 향해서 다가왔고 두발로 서서 버스 안에 있는 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타고 있는 버스가 멈춰섰다. 이내 운전사석의 창문이 열렸고, 운전 기사분은 아주 능숙한 솜씨로 반달곰에게 땅콩을 던져줬다. 그러자 반달곰은 날아오는 땅콩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받아먹으면서 재롱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균형을 잃고 땅에 미끄러지듯이 쓰러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고, 사람들은 그 모습에 크게 웃기 시작했다.
"........."
물론 재밌는 모습이긴 했지만, 나는 마냥 웃기도 힘든 일이었다. 그거야...사파리에 오기 전에 곰 우리에서..조금 그랬으니까 말이지. 물론 귀엽기도 귀엽지만, 그와 동시에 주아에게로 시선이 향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설마 여기까지 와서 곰이 나올줄이야.. 그것도 반달곰이라니. 물론 귀엽다. 귀여운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순수하게 인정하기 힘든 내 모습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제법 귀엽긴 하네. 응. 귀여운 것 같아. 안 그래? 주아야?"
왠지 모를 복잡한 심정을 느끼면서 애써 웃으면서 주아를 보면서 말했다. 물론 주아는 좋아할거라고 생각한다. 아까전에도 곰을 바라보면서 귀여워 죽으려고 한 애였으니까. 저런 모습을 보면 귀엽다고 하겠지. 아마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한다면 다행이네요. 오랜만에 건우를 돌려서 건우가 잘 살아날지 조금 애매했거든요. 이런 느낌이었지 않았나..라고 생각하면서 답레를 섰답니다. 그리고 건우가 어디 가겠나요? 주아야말로 여전히 너무 귀여운걸요! ㅎㅎㅎㅎㅎ 아.. 진짜 너무 귀여워요. 주아!! 예쁘게도 예쁘고 말이에요.
저도 그렇고 주아주도 그렇고 정말 너무 비슷한 부분이 많은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만 해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이곳에 와서 저 둘의 이야기를 읽을때, 지금의 추억이 다시 새록새록 떠오를 수 있도록, 더욱 더 즐거운 분위기로 즐겨야겠네요. 그래야 저도, 주아주도 나중에 즐겁게, 좋은 기억을 떠올리면서 다시 읽어볼 수 있을테니까요.
그건 그렇고 저를 부끄러워서 당황시키겠다니. 이거 안되겠는데요. 그럼 제 측에서 더 꽉 끌어안아서 주아주를 부끄럽게 만들수밖에 없겠네요.(꼬옥(더 꼬오옥) 그건 그렇고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추세라니.. ㅎㅎㅎ 뭔가 이것만으로도 살짝 부끄러운 장면이네요. 왠지 모르게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 요즘은 수능에 찹쌀떡이 아니라 초콜릿을 많이 받는다고 들은 것 같네요. 저는 찹쌀떡을 받았거든요. 정말 수도 없이 받아서, 며칠을 먹었는질 모르겠네요. 주아주도 초콜릿 많이 받았나요? 고생하신만큼, 많이 많이 드세요. 전부 주아주를 위해서 온 걸테니까요.
그건 그렇고 잠깐 외출을 하고 왔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리지 뭐에요. 덕분에..비..맞아버렸습니다..(눈물) 그래도 바로 샤워하고 씻었으니까 괜찮아요. 간만에 이렇게 만났는데, 앓아누울수는 없죠. 따뜻하게 있는 중이니까, 감기 걸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여담인데, 어제 용 이야기를 듣고 떠올리건데, 용의 은총을 받은 인간은 정말로 오랜 세월을 산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되면 주아가 건우의 은총을 받지 않을리가 없으니.. 정말로 말 그대로 인생역전극이네요. 이건.. ㅎㅎㅎㅎㅎ 제물로 받쳐졌는데 용과 함께 사이좋게 오랫동안 살아가는거니 말이에요. 뭔가 사역마들이 질려서 도망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네요. -
708 주아 - 건우 (53582E+50) 2016. 11. 18. 오후 11:08:53자신이 밝게 웃으며 서로 닮아가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자 건우도 덩달아 밝게 웃으면서 그래도 자신은 저를 따라오려면 멀었다고 대답한다. 물론 저는 이대로도 좋다고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건우의 모습에 왠지 모를 민망함이 느껴져 그를 살짝 흘겨본다.
"무, 물론 아직은 멀었을지도 모르지만 혹시 모르잖아? 엄청난 기세로 금방 너를 따라잡을지. 그렇게 웃다가 나중에 큰 코 다쳐도 난 모른다?"
물론 그럴리가 없었다. 자신은 건우만큼이나 능글맞아지지는 못할거라는 그 사실은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제일 잘 알고있었다.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계속해서 아까부터 지고있는 느낌에, 왠지 모를 분함에 그렇게 나름대로의 반격을 가해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래도 역시... 건우라면은, 이렇게 자신이 계속 져도 좋다는 생각을 하는 스스로의 모습은 놀랍다 못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중증으로 건우에게 빠져있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창피한 것은 창피한 것이었다.
건우는 곧 자신의 어깨에 있던 손을 올려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 부드럽고 다정한 손길에 점점 익숙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알아채며,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이 손길을 계속 평생 받을 수 있었으면, 하고 건우 몰래 조용히 마음 속으로 바래보기도 한다.
예전에 비해 조금은 길어진 머리카락. 만약 이 머리카락이 더 길어진다면 그 때는 정말로... 너에게 부탁해보고 싶어, 건우야. 내 머리카락을 만져주는 사람은 오로지 너였으면 하니까.
그런 생각도 해보며 창 밖을 바라보고 있자 푸른 빛의 넓은 초원이 자신의 눈에 한가득 담긴다. 그리고 그 풍요로운 분위기 속, 코끼리, 타조 등등의 수많은 동물들의 평화로운 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짓는다. 정말로 평소에 쉽게 보기힘든 동물들. 이 소중한 기회에 그 모습들을 전부 다 기억해놓으리라 다짐하며 그 아이들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그러나 사슴을 발견한 순간, 자신도 모르게 살짝 흠칫한다.
그리고 그것을 눈치챘는지, 건우는 능글맞게 웃더니 슬그머니 자신을 바라보며 여기도 사슴이 있다며, 저는 눈을 감고있으면 되냐고 물어보며 약 5초 정도 눈을 감더니 다시 눈을 뜬다. 그 짓궂은 말과 행동에 아까 질투했었던 자신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 다시 한번 살짝 볼이 빨개지지만 애써 모르는 척하면서 키득키득 웃는다.
"응, 맞아. 그러면 돼. 아니, 아니다. 눈 감지 마. 대신 너의 시선을 나한테 고정시키면 되는거잖아? 안 그래?"
짐짓 태연한 척하면서 살짝 자신의 손을 건우의 뺨에 대어 자신 쪽으로 건우의 시선을 고정시키며 그에게 부드럽게 눈웃음지어 보인다. 자신이 하기엔 상당히 낯뜨거운 말과 행동이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건우를 따라 능글맞은 모습을 보여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역시 부끄러움을 이길 순 없었는지, 곧 재빨리 건우의 뺨에서 손을 떼고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서는 고개를 홱 돌려 창 밖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하지만 옆에서 핸드폰으로 동물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건우의 모습에 그래도 즐거운 건 자신만이 아니라는 생각에 괜히 기쁜 듯이 활짝 웃기도 한다.
곧이어 들려오는 건, 슬슬 끝임을 알리는 직원의 안내방송. 점점 출구에 가까워지는 버스에 크게 아쉬움을 느끼지만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언제나까지나 계속 이 버스에 타고 있을 순 없었으니. 그래도 여전히 느껴지는 커다란 아쉬움에 살짝 시무룩해질 무렵, 그 전에 사파리에서 자랑하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를 만나보겠다며, 죄측을 쳐다봐달라는 안내방송이 들리자 그 지시에 따라 고개를 돌려 그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위에 앉아있는 커다란 반달곰 한 마리. 가슴 쪽에 너무나도 예쁜 새하얀 반달무늬가 있는 그 곰은 곧 버스를 향해서 다가오더니 두 발로 서서 버스 안 승객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에 맞춰서 버스는 그 자리에 멈춰서더니 운전기사는 창문을 열고는 능숙하게 그 곰에게 땅콩을 던져준다.
여러 번 먹어왔던건지, 매우 익숙하게 그 날아오는 땅콩을 전부 다 받아먹으며 재롱을 부리던 그 곰은 순간 방심했는지 균형을 잃고는 쓰러지면서 엉덩방아를 찧는다. 마치 만화에서 볼 법한 귀여운 그 곰의 모습에, 사람들은 전부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자신도 똑같이 살짝 미소지으며 그 곰을 바라보지만, 바로 옆의 건우가 신경쓰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야, 건우는 아까의 일 때문인지 지금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있으니까.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보자 그런 자신의 생각을 알아채기라도 한듯이, 건우는 곧 자신에게 시선을 옮기더니 제법 귀엽긴 하다며, 안 그러냐고 자신에게 물어온다. 그러나 애써 웃는듯한 그 모습 속에 숨겨진 복잡한 심정을, 자신이 알아채지 못할리가 없었다. 잠시 그렇게 애써 웃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가볍게 웃으면서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응! 엄청 귀여운 것 같아, 정말로. 하지만 그거 알아, 건우야? 나에게 있어서 제일 귀여운 건 역시, 곰에게 질투하는 검은색의 수컷 고양이야. 그런 검은 고양이를 보면 정말로 꼬옥 끌어안고 마구 부비부비하고 싶어진다구."
장난스레 웃으면서 건우에게 그렇게 우회적으로 돌려 대답한다. 응, 나에게 있어서 제일 귀여운 건 역시. 나, 거짓말 진짜 못하는 거 알지, 건우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건 역시.
그렇게 거짓 하나 없는 자신의 진심을 솔직하게 전해보기도 하면서 곰 대신 건우에게로 자신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물론 저 반달곰은 정말 귀엽지만, 너에 비할 순 없다구.
/ 네, 건우는 정말 똑같은 느낌이예요. 막막 귀엽고 멋지고 능글맞고 짓궂은! 그리고 어째 매번 말씀드리는 것 같지만 주아를 예뻐해주셔서 정말로 고마워요. ㅎㅎㅎㅎ 뭔가 되게 기쁘고 쑥스러운데 기분 좋아요. 물론 저도 건우주께서 주아를 예뻐해주시는 것 못지 않게 건우를 좋아하지만요!
그리고 확실히 저희는 정말 비슷한 부분이 엄청 많긴 하죠. 정말로 이렇게까지 비슷한 분은 처음이어서 신기하고 기쁘고... 아, 뭔가 나중에 읽을 때 서로가 동시에 읽고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래도 그 때는 이렇게 얘기나눌 수 없겠지만요... 에잇, 그래도 그건 한참 후의 이야기! 생각 안 할거예요!
후훗, 그리고 저는 포옹에 강하다구요? 더 꽉 끌어안아주셔도 전혀 부끄럽지 않아요! (꼬오옥) 흐음, 이걸로 벌써 조금은 건우주 부끄럽게 만들기에 성공한 것 같은걸요? 하지만 아직 그걸로는 만족 못하겠네요. 더욱더 부끄럽게 만들어야지! (씨익)
네, 요즘은 초콜릿을 많이 받더라구요. 저는 찹쌀떡도 몇 개 받긴 했지만 역시 초콜릿과 엿이 가장 많았어요. 사실 많이 받진 못했지만... (훌쩍) 그래도 초콜릿 엄청 좋아하니 아껴가면서 먹으려구요!
그나저나 세상에, 우산 안 챙겨가셨나요?!;;; 어떡해요! 어째서 제가 보는 건우주께서는 계속 비를 맞으시는거냐구요... 나가시는 줄 알았으면 혹시 모르니 우산 챙겨가시라고 미리 얘기드렸을텐데... ㅠㅠㅠ 정말로 예전에 아팠던 건우처럼 되시는건 아닌가 걱정돼요. 정말로 따뜻하게 계셔야해요? 사실 저도 외출했다 지금 돌아오는데 제 쪽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긴 했네요. 저는 다행히 우산을 미리 챙기고 나갔지만요.
그나저나 진짜로 용 이야기로 간다면 정말로 부제는 주아의 인생역전극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 마을에서도 버림받은 제물에서 용의 은총까지 받고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인간이 되니까요. 사역마들이 질려서 도망친다라. 아, 왠지 그 중에는 민주나 태현이나 준호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달달함 속에 더이상은 못 있겠다!! 하는 느낌으로요. ㅋㅋㅋㅋㅋ -
709 건우 - 주아 (70343E+57) 2016. 11. 19. 오전 2:28:00시작이 있으면 끝이 존재하는 법이다. 어느새 우리가 타고 있는 버스도 그 끝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었다. 눈을 감지 말고 사슴을 보는 대신에 자신을 보라는 주아의 말과 정말로 자신을 보게 하려는 듯이, 뺨에 손을 대서 자신 쪽으로 고개를 고정시키는 그 모습에 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정말로 잠시동안은 주아의 모습만을 빤히 바라보았다. 당연하지만 약간의 능글맞는 미소는 덤이었다. 애초에 먼저 자신을 보라고 한 것은 주아였으니까. 하지만 계속해서 그렇게 주아만을 바라보면, 주아도 난감하기 그지 없을테고, 나 역시도 동물들을 볼 수가 없으니, 장난스럽게 웃다가 아무런 말 없이 다시 창밖을 바라보면서 동물들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는 동안 버스는 점점 더 끝을 향해갔지만 그냥 보내줄 생각은 없었는지, 반달곰이 버스의 옆쪽에 나타났다. 당연히 사람들의 시선은 반달곰에게로 향했고 그것은 나와 주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새하얀 반달무늬가 정말로 이상적인 반달곰은 버스에서 던져주는 땅콩을 정말로 능숙하게 받아먹었지만 중간에 실수해서 균형을 잃고 벌러덩, 엉덩방아를 찧었고 사람들은 그 모습이 귀엽다면서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주아 역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곰 우리 앞에서도 주아는 귀엽다고 곰에게 푹 빠져있었으니까. 당연히 저 곰이 귀엽게 보이지 않을리가 없었다.
잠시 조용히 침묵을 지키면서 곰을 바라보다가, 곰이 제법 귀여운 것 같긴 하다면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러자 주아는 아무런 말도 없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아차 싶었다. 지금 모습, 상당히 보기 흉하잖아. 방금전에 사슴때도 주아는 그냥 장난스럽게 넘겨버렸는데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떠한가. 정말로 찌질하기 그지 없었다. 주아처럼 쿨하게 넘기지 못하고 결국 또 다시 복잡한 심경을 밝혀버리고 드러내는 내 모습이 정말로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나도 모르게 절로 한숨이 나오는 것을 느끼면서 어떻게 해명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도중, 갑자기 주아가 가볍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에게 뜻밖의 말을 해왔다. 자신에게 있어서 제일 귀여운 것은 역시 곰에게 질투하는 검은색의 수컷 고양이라고. 그리고 꼬옥 끌어안으면서 부비부비하고 싶어진다고...
그 말의 의미를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곰에게 질투하는 검은색의 수컷 고양이. 그것은 다름 아닌 나니까. 그리고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듯이 주아는 곰은 조금도 보지 않고 내 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생각도 못한 일격을 맞았기에, 얼굴이 새빨갛게 물드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로, 정말로 예상못한 타이밍에서 심장에 주먹을 쿵 하고 맞은듯한 느낌이었다. 이른바 심장어택. 제대로 주아를 바라볼수가 없었기에 고개를 옆으로 슬그머니 돌렸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것을 느끼면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알 수 없어, 머뭇머뭇거리면서 애써 고개를 돌려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하면 어, 어쩌란거야. 하얀 고양이가 더 귀엽거든? 사슴에게 질투하는 하얀 고양이가 더 귀엽거든?! 당연한 진리잖아. 이거. 밑줄 긋고 별표 10개란 말이야."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시 한번 시선을 살며시 주아에게서 피하면서, 손을 들어 살며시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로 이번 것은 생각도 못한 일격이었기에, 진짜로 심장에 좋지 않았다. 주아는 나를 심장마비로 죽일 생각인걸까? 하지만 기분이 너무나도 좋았기에 입꼬리는 씰룩거리면서 밑으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살며시 어깨 위에 올린 손에 힘을 줘서 주아믜 몸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한 후, 살며시 엉덩이를 들어올려서 완전히 주아에게 바짝 밀착했다. 말 그대로 완전히 찰싹 달라붙어버린 상황. 어쩌면 주아는 깜짝 놀랐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작게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이렇게 하면 곰을 보면서도 나를 느낄수 있잖아. 그러니까 이렇게 있을거야. 기각은 기각처리할거야."
일방적인 선고. 약간의 질투심을 드러내면서도 곰은 충분히 볼 수 있게 나름대로 머리를 써봤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린애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애초에 주아는 사슴때 장난스럽게 넘겼는데, 나는... 하아... 정말 주아의 앞에선 나도 모르게 어린애스러운 모습이 나온다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곰은 그저 기분 좋은듯 실실 웃으면서 땅콩을 받아먹기 바쁜 상황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말로 태평한 곰이라고 느끼면서 결국엔 나도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잠시동안 곰의 재롱을 구경하다가, 이제는 정말로 가야할 시간이 되었는지, 버스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두발로 서서 땅콩을 받아먹던 곰은 우리에게 잘 가라는듯이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정말로 작별인사를 하는건지, 아니면 그냥 별 의미없이 한건진 모르겠지만, 왠지 그런 모습이 기특해서 나 역시도 곰을 바라보면서 살며시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어보였다.
그리고 버스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고, 동물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설치된 철문 앞에서 멈춰섰다. 닫혀있던 철문은 들어오라는 듯이 큰 소리와 함께 활짝 열렸다. 문이 활짝 열리자 멈춰있던 버스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버스가 완전히 들어오자 철문은 기계음 소리를 내면서 다시 천천히 닫였다.
아무래도 사파리 투어는 원형으로 뱅 돌아서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구조였는지, 버스가 들어온 곳은 맨 처음, 우리가 버스를 탔던 바로 그 출발점이었다. 처음에 버스가 멈춰있었던 곳에 도착하고나서야 버스는 그 움직임을 멈춰섰다. 그리고 버스가 멈춰서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직원 분의 안내방송이 버스 안에 울러퍼졌다.
"저희 사파리 투어를 이용해주신 고객 여러분에게 정말로 큰 감사 인사드리겠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실때는 질서를 지켜서 내려주시고 혹시라도 놔두고 가는 물건이 없는지 잘 살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제법 즐거웠는데, 벌써 끝난 모양이네. 그럼 이제 우리도 나가볼까. 주아야?"
사파리의 즐거운 추억. 그 추억들을 모두 간직하고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나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 후에, 주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제는 내려야할 때니까..
//정말로 답레가 많이 늦어버렸습니다. ;ㅁ; 조금 여러가지 일이 있었기에...! 그래서 이 늦은 시간에 답레를 올리게 되네요! 아무튼 그렇게 따지자면, 주아주 역시 건우를 예뻐해주고 좋아해줘서 고마운걸요! 아. 물론 저도 매번 이런 얘기를 하는 것 같네요. 하지만 제 아들같은 건우를 그렇게 좋아해주시고 아껴주시니,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되네요.
그리고 어쩌면 정말로 같은 타이밍에 동시에 읽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ㅎㅎㅎㅎ 하지만 주아주 말대로 얘기를 나눌 수는 없겠죠. 엔딩이 나면 그때부터 관계가 끊어지게 되는거니까요. 하지만 아주 먼 이야기. 그때까지 우리는 즐겁게 지내면 되는거에요. 안 그래요?(생긋(윙크)
그리고 부끄럽지 않다니..!! 저, 저는 살짝 부끄러운데. 아..안돼! 이대로 당황해버리면 큰일나..! 진짜로 큰일나!! 좋아요. 이렇게 되면 주아주가 당황할만한 것을 떠올려야겠어요. 그런데 뭐가 있지! 큭..! 주아주는 귀엽다! 귀엽다! 귀엽다!! 너무나도 귀엽다!!(확성기) 어때요? 이건 약하겠죠? 지금까지 귀엽다고 하면 늘 당황하고 그랬으니까! 하하하하!!
그리고...네..그...우산 안 챙겨갔답니다. 비가 올줄은 몰랐어요. 애초에 나갈때도 비는 안 내렸거든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비가 내려서... 결국 맞아버렸답니다. 그래도 빠르게 샤워했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보일러를 틀었기 때문에 괜찮아요. 감기 안 걸린답니다. 지금도 쌩쌩한걸요!! 아무튼 우산을 미리 챙기고 갔다고 하니까 다행이네요. 저만이 아니라 주아주마저 비를 맞았으면 정말로 큰일 났었을테니까요. 역시 준비성이 좋으시네요.
그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역마...ㅋㅋㅋㅋㅋㅋㅋㅋ 민주와 태현이, 준호가 사역마가 되는건가요? 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그 사역마들은 왠지 일을 시켜도 똑바로 일 안하고 뭔가 깐죽댈 것 같은 기분인걸요? 특히 태현히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면 건우가 일을 안한다고 포기하고 자기가 스스로 일을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사역마들 키워봐야 아무런 도움도 안된다고 투덜대면서 말이에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르지 않고 계속 옆에 두는 건우의 모습도 살짝 떠오르는걸요? 음. 아마 건우라면 저 중에서 민주를 주아의 신변을 돌보는 일로 돌릴지도 모르겠네요. 사역마라도 남자가 곁에 있으면 안된다고 하면서 말이에요. 몇번 나왔지만 건우도 질투심은 상당히 강한 편이니까요. -
710 주아 - 건우 (16918E+52) 2016. 11. 19. 오후 1:56:57어느새 거의 후반부에 다다른 사파리 버스. 그 와중에도 여러가지 동물들의 모습이 보였지만, 역시 자신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사슴이었다. 아까 꽃사슴 우리에서의 일이 생각나게 하는 그 사슴들. 건우도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눈을 감으면 되냐면서 5초 정도를 눈을 감았다 다시 뜬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창피하면서도 장난기가 올라와 나름대로 능글맞게 사슴대신 자신을 보라면서 건우의 뺨에 손을 대어 자신에게로 고개를 고정시킨다.
그러자 건우도 그런 자신의 행동에 맞춰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자신만을 빤히 바라본다. 그 능글맞은 미소를 바라보며 잠시 그렇게 서로의 시선을 마주치다가 문득 지금 엄청 부끄러운 일을 했구나, 싶어 급하게 건우의 뺨에서 손을 떼고는 고개를 홱 돌려 창 밖을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도 다시 창 밖을 바라보며 핸드폰으로 동물들의 사진을 찰칵찰칵 찍는다.
그러면서도 버스는 계속해서 달려 이제는 정말 끝 부분에 다다를 무렵, 마지막으로 자랑거리를 하나 보여주겠다는 안내방송의 멘트에 따라 고개를 돌리자, 이번에는 반달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가슴팍의 하얀색 반달무늬가 너무나도 예쁜 그 반달곰은 곧 버스로 다가와서는 두 발로 서서 운전기사가 던져주는 땅콩을 재롱을 부리면서 전부 받아먹는다. 하지만 너무 재롱을 부렸던 탓일까? 그 곰은 순간 균형을 잃고 엉덩방아를 쿵 찧었고, 그 귀여운 모습에 사람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린다. 자신 역시도 그 곰이 매우 귀엽게 느껴져 작게 미소지으면서 곰을 바라본다.
하지만 건우는 역시 아까 곰 우리에서의 일이 신경쓰였던건지, 잠시 침묵하더니 곰이 제법 귀여운 것 같다고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다. 그런 건우의 미묘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잠시 물끄러미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는 스스로의 모습이 한심하다고 생각한건지 한숨을 푹 내쉰다. 그리고는 뭔가를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귀여운 건우에게, 가볍게 웃으면서 입을 연다.
자신에게 있어서 제일 귀여운 것은 역시, 곰에게 질투하는 검은색의 수컷 고양이라는 것. 건우가 알아채지 못할리가 없는 표현을 사용하며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우회적으로 돌려 전한다. 그리고는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보이듯이, 곰은 조금도 보지 않고 작게 미소를 띤 채 건우만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자 자신과 시선이 딱 마주친 건우는 순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더니 도저히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겠는 듯, 고개를 슬그머니 옆으로 돌린다. 그리고는 제대로 당황했는지 머뭇머뭇거리다가 애써 다시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연다. 가볍게 투정부리듯이 갑자기 그런 말을 하면 어쩌란거냐며, 하얀 고양이가 더 귀엽다고 강조하는 건우는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다시 시선을 피하면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아, 저 버릇은 건우가 쑥스러울 때 나오는 버릇. 함께 지낸지 어언 13년 째인 만큼 이런 사소한 버릇 하나하나의 의미까지도 알 수 있었기에, 건우의 그 모든 말과 행동이 매우 귀엽게 느껴진다. 그 증거로, 밑으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 건우의 저 입꼬리. 그것만으로도 건우가 지금 기분이 좋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어, 자신도 덩달아 기분 좋은 듯이 표정이 밝아진다.
"글쎄~ 하지만 나에게는 검은 고양이가 더, 더 귀여운걸? 아, 이건 시험에 나오니까 잘 알아두라구."
건우의 말에 맞춰서 덩달아 강조를 해보며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건우가 자신의 어깨 위에 있던 저의 손에 힘을 주고는 다시 한 번 자신에게 바짝 밀착해오자 순간 깜짝 놀란다. 분명히 이미 엄청나게 가까웠던 자신들의 거리. 그러나 그 거리는 건우가 다시 한 번 바짝 밀착해오자 더더욱 가까워져 정말로 말그대로 바짝 붙어있는 모양이 된다.
그 거리에 당황하여 새빨개진 얼굴로 어버버거리다 건우가 여전히 시선은 마주치지 못한 채로 작게 중얼거리듯 이러면 곰을 보면서도 저를 느낄 수 있다며, 기각은 기각 처리하겠다고 얘기하자 붉어진 얼굴은 더더욱 달아오른다.
"아하하... 그, 그렇네. 이, 이렇게 하면 되겠네? 그... 기각도 못하게 됐으니 말이야."
슬쩍 건우에게서 창문으로 시선을 돌려 달아오른 얼굴을 감춰본다. 나름대로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하려 했으나, 두근두근 뛰는 심장에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떨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사실은 짐짓 모르는 척, 여전히 웃으면서 재롱을 피우는 곰을 미소지으며 바라본다.
그러다가 이제는 그 재롱도 끝이 났는지, 버스는 다시 서서히 출발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땅콩을 받아먹던 곰은 마치 잘 가라는 인사를 하듯이 손을 흔들기 시작한다. 그 기특하고 귀여운 모습에, 건우도 자신도 같이 손을 흔들어주며 환한 미소를 보인다.
서서히 출발하던 버스는 조금씩 속도를 올려 앞으로 나아갔고, 어느새 철문 앞에 다다라 잠시 멈춰선다. 그러자 철문은 기계음 소리와 함께 활짝 열려 버스를 맞이해주었고, 버스가 완전히 들어오자 다시금 천천히 닫힌다.
철문 안으로 들어온 버스는 자신들이 처음에 버스를 탔었던 그 출발점에 다다라서야 완전히 속도를 늦추고는 그 자리에 멈추어선다. 이 사파리 투어는 원형으로 돌아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 구조였구나, 하고 생각할 무렵, 버스의 문이 열리더니 안내방송의 마지막 마무리 멘트가 들려온다.
감사하다는 그 멘트가 끝나자 건우는 제법 즐거웠는데 벌써 끝난 모양이라며, 이제 자신들도 나가보자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자신에게 손을 내민다. 그 부드러운 미소에 맞춰 자신도 환하게 웃어보이면서 건우가 내민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살며시 올린다.
"응응! 우리도 이제 나가자. 나도 엄청 재밌었는데 벌써 끝난 것 같아서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다음번에 같이 또 오면 되니까 많이 아쉬워하지는 않을래."
슬쩍 '다음번에 꼭 같이 또 오자.' 라는 메시지를 흘리면서 건우의 손을 꼬옥 잡고 천천히 발걸음을 움직여 버스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려 땅 위에 발을 디디자 뭔가 되게 오랜만에 땅 위에 서있는 듯한 느낌에, 느껴지는 신선한 바깥 공기에, 숨을 크게 들이쉬며 상쾌함을 기분 좋게 즐긴다.
/ 괜찮아요~ 저 역시도 답레는 늦어지고 있으니까요... 수능이 끝나니 해야할 게 더 많아져서... ㅠㅠ 그러니까 건우주께서도 늦은 시간까지 너무 무리해서 답레 올리시지 않으셔도 된다구요. 피곤하실라! 그나저나 서로의 아들, 딸같은 아이들을 서로 정말 예뻐해주는 격이니 정말 이것도 신기하기 그지 없네요. 정말로 건우주 안 만났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저. ㅎㅎㅎㅎ
네, 관계가 끊어지게 되는 그것은 아주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 지금은 절대로 생각 안 할거예요! 계속해서 즐겁게 지낼 거라구요! 그, 그리고 그 윙크는 이제 나름 익숙해졌다구요? ㅎㅎㅎㅎㅎ (방긋) (윙크)
하핫, 저는 포옹하는 것은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그, 그, 그런데 그 확성기는 뭔가요?! (당황) 귀, 귀엽다고 4번이나 연속으로 말씀하시다니!! 귀엽지 않다구요, 저! 아니아니, 그 전에 확성기는 제 전용 무기였는데?! 아, 잠깐만요! 우와아... 부, 부끄럽지 않습니다. 저, 전혀 약하지 않다구요, 저...! (슬쩍 시선회피)
그나저나 지금도 쌩쌩하신 거 맞죠? 다음부터는 어느 정도 확인을 미리 하시고 우산을 챙겨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요즈음의 비는 맞아봤자 좋은 게 하나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준비성이라기보다는 그냥 우산이 보여서 챙겨갈까, 하고 챙겨간거라...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진짜 그 아이들이 사역마가 된다면 일도 제대로 안 하거나 아니면 해도 대충하면서 깐죽댈 것 같긴 해요. 특히 태현이는 아마 꾀병을 부리거나 건우에게 애교를 피우면서 어떻게든 일을 안 하려고 하겠죠? 준호는 뭔가 운동에만 관심이 있어서 맨날 바깥에 있고 안에 들어오질 않는다던가? 건우라면 왠지 정말로 투덜대고 자기가 일을 다 하면서도 그냥 계속 옆에 둘 것 같아요. ㅎㅎㅎㅎ 민주가 주아의 신변을 돌보게 된다면 뭔가 장난기 많은 언니스런 모습으로 이것저것 챙겨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뭔가 태현이는 건우의 귀여운 질투심에도 상관없이 '헐, 인간이래! 짱 신기!' 하면서 주아에게 와서 말을 걸고 신기하게 보고 하는 모습도 떠올라요. ㅋㅋㅋㅋㅋ 하라는 일은 안 하고 같이 놀자고 징징대면서요. 뭐어, 그래도 주아가 건우의 일을 도와주려고 할테니 건우 혼자 고생하는 일은 없을거예요. ㅎㅎㅎㅎ -
711 건우 - 주아 (54185E+59) 2016. 11. 19. 오후 7:10:57혹시라도 놓칠까, 주아의 손을 꼬옥 붙잡고서 나는 주아와 함께 사파리 버스에서 내렸다. 사람들이 제법 많은 편이었기에 조금 붐비긴 했지만 그래도 모두들 질서를 잘 지켜줬기에, 내리는 것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떨어지고 싶진 않았기에, 절대로 놓치 않겠다는 마음을 담고서, 꼬옥 붙잡고 내 옆에 바짝 붙히면서 주아를 데리고 버스에서 내려 땅을 딛자 정말로 신선한 바깥 공기가 반겨주는 것이 느껴졌다. 주아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바깥의 맑은 공기를 정말로 시원하게 느끼면서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이곳에 있을 수도 없었기에 나는 주아를 데리고 출구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계단을 천천히 오르자 우릴 맞아주는 것은 길고 긴 복도였다. 하지만 들어올때와는 다르게 출구로 향하는 복도에는 수많은 사파리의 동물 사진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맨 처음 봤던 사자를 시작으로 기린, 얼룩말, 하마, 코뿔소, 하이에나, 코끼리, 곰... 등등의 동물들의 사진이 정말 예쁘게 전시되어있었고 살며시 발걸음을 느리게 하면서 그 모습을 눈으로 구경했다.
사진 안에 담겨있는 사파리의 동물들은 버스 안에서 봤었던 것처럼 정말로 행복하고 평화로워보였다. 마치 자신들만의 낙원에서 무리를 이뤄서 생활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어쩌면 저들에게 있어서 이곳은 무릉도원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야생성을 조금 잃긴 하지만 적어도 여기에 있으면 사람들이 철저하게 관리를 해주고,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회복을 해주니, 자연에서 야생으로 생활하는 것보다는 좀 더 안전하고 아늑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것이 동물에게 있어서 복일지, 불행일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이곳 나름대로 저들에게 행복한 곳이라고 믿고 싶었다. 동물들의 모습은 정말로 행복해 보였으니까.
"그럼 사파리도 다 끝이 났고, 이제는 점심을 먹고 놀이공원쪽에 가볼까? 그러고 보니, 너는 뭐가 먹고 싶어?"
지금은 여름시즌. 물론 여름도 거의 다 끝나가지만, 괜히 밖에서 힘들게 땀을 흘려가면서 정하는 것보다 미리 뭘 먹고 싶은지 정하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사실 주아와 먹는거라면 난 뭐든지 맛있지만, 그래도 개인 취향은 존재하기에, 주아가 뭘 먹고 싶은지 알고 싶었다. 물론 주아라면 나와 먹는거라면 뭐든지 좋다고 말은 하겠지만 정말로 '아무거나' 일리는 없을테니까.
일단 묻긴 했지만 완전히 주아의 선택에 맡길수도 없는 만큼, 나 역시도 조금 생각을 해봤다. 이곳은 놀이동산. 놀이동산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제약이 되어있다고 해도 무방했다. 이곳에서 물냉면을 먹는다던가, 비싼 초밥을 먹는다거나, 혹은 삼겹살을 구워먹는다거나 할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런것들을 하나하나 제거하면서 이곳에서 먹을 수 있는 맛있고 적절한 가격의 음식이 무엇인지를 복도를 걸으면서, 동물들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살며시 생각해봤다. 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생각하면서 복도를 걷다가, 저 앞의 밖으로 향하는 계단이 보이는 곳 근처에서 주아에게 제시해봤다.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던가, 이런곳은 어떨까? 그곳이라면 먹을 것도 많을것 같고, 가격도 괜찮을것 같거든. 물론 놀이동산이니까 조금 비쌀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너하고 먹는 밥인데 조금 가격이 들어가도 난 괜찮아."
주아에게 쓰는 돈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거기다가 용돈도 나름 모아뒀으니, 조금 비싸다고 해도 딱히 문제가 없었다. 물론 한 끼에 5만원, 6만원 하는거라면 조금 곤란하긴 하지만 그래도 설마 이곳에서 그런 것을 먹을리는 없잖아?
이대로 밖으로 나가면, 또 다시 더운 여름 햇볕이 우릴 괴롭힐 것이 뻔했기에, 잠시 그대로 발걸음을 멈춰서고, 시원한 그늘 속에서 난 주아의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그거와는 별개로 저 멀리, 앞쪽에 보이는 관람차를 보면서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약간의 여담이긴 한데, 맨 마지막엔 저거 타는게 어때? 놀이동산에 오면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좋아하는 이와 관람차를 타고 느긋하게 저녁 노을을 보고 싶었거든."
그게 바로 네가 될줄은 몰랐다고 장난스럽게 말을 덧붙이면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주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연인과 놀이동산에서 관람차를 타고 저녁 노을을 구경하는 것. 그것은 어떻게 보면 거의 정해진 약속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언제나 그런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나도 언젠간 하고 싶다고 느꼈다. 살며시 두 눈을 감고서 주아와 함께 관람차를 타고 저녁 노을을 구경하는 모습을 떠올려봤다. 붉은 노을빛은 나와 주아를 정말로 아름답게 비춰줄테고, 그 세피아빛 분위기는 생각만 해도 미소가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가 되지 않을까?
잠시 그 모습을 상상하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서 나는 주아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물론 지금은 그것보다는 밥이지만 말이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잖아?"
//오늘 아침에 외출해서 이제야 돌아온 건우주가 답레와 함께 갱신합니다! 수능이 끝났는데 더 할게 많아지다니. 대체 어째서 할게 많아진거에요?! 거기다가 오늘은 토요일인데. 역시 아직 대학에 완전히 합격한게 아니라서 머리가 더 복잡해진걸까요? 저는 괜찮아서 올린거니까 상관없어요. 주아주야말로 너무 무리는 하지 말아주세요. 아직 모든게 끝난게 아니라면 절대로 무리는 금물이에요!
아무튼 여러모로 시위 때문에 상당히 차가 많이 밀리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여기는 서울은 아니지만, 서울이 아니더라도 할 곳은 다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여기서 정치적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으니까 여기서는 오늘 차가 많이 밀렸다에만 초점을 맞춰줬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여기에서까지 정치적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리고 확성기가 왜 주아주의 무기인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아주는 귀엽다! 귀엽다! 귀엽다! 귀엽다! 부끄럽지 않다고 했으니까 더 말해도 괜찮겠죠? 그러니까 어서 여길 보세요. 대화할때는 사람의 눈을 마주치고 하는거에요. 안 그래요?(빤히(빤히(빠아아안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사역마들이 그 애들이라면 진짜 주아주가 말한대로 행동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결국엔 주아가 도와주는 모양이니까 건우 혼자서 힘들게 하진 않겠네요. 물론 건우는 용이 하는 일에 인간이 나설 필요 없다면서 하지 말라고 하겠지만 결국 백기를 먼저 들 것 같네요. 남을 신경쓰고 자신이 일을 도맡아하려는게 주아의 특성이기도 하니까요. 어쩌면 그런 모습에 건우가 더 빠져들지도 모르겠고요. 은근슬쩍 주아의 집에 금은보화를 보내주기도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면서 일을 도와줬으니까 당연히 답례를 해야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고요. 뭔가 자꾸 썰이 터지니 신기할 지경이네요. 아주 살짝이지만 뭔가 근엄한 목소리를 애써 내면서, '그대는 내가 무섭지 않은 것이냐? 나는 용이니라. 용인 나를 왜 그렇게 다정하게 보는 것이더냐.' 이렇게 말하는 건우의 모습을 떠올렸답니다. 그리고 사역마들은 또 또 폼 잡네 하면서 뒤에서 깔깔거리고 말이에요. -
712 주아 - 건우 (16918E+52) 2016. 11. 19. 오후 9:50:04건우가 내민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리자 건우는 자신의 손을 꼬옥 붙잡고는 자신을 저의 옆에 바짝 붙힌다. 그런 행동 하나하나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놓치지 않겠다는 건우의 마음이 느껴져 조용히 미소지으며 자신도 건우의 손을 잡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준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도 전부 질서를 잘 지켜줘서 무사히 버스에서 내린다. 땅에 발이 닿자 느껴지는 상쾌한 바깥 공기. 오랜만에 느껴지는 그 맑은 공기를 흠뻑 들이마시며 그 시원함을 건우와 함께 만끽한다.
그리고는 다시 멈춰있던 발걸음을 옮겨 출구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다시 계단을 올라가자 보이는 건 기나긴 복도. 그러나 처음 들어올 때와는 달리 복도의 벽면에는 수많은 동물들의 사진이 걸려있어, 한껏 멋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건우와 함께 발걸음을 천천히 늦추면서 그 사진들을 바라보자, 정말로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들이 거기에 담겨있었다.
사자, 기린, 얼룩말, 하마, 코뿔소, 하이에나, 코끼리, 곰 등등. 그 중에는 자신들이 방금 본 동물도, 보지 못한 동물도 있었지만 하나같이 전부 평화롭고 행복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모습에 속으로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어쩌면 저 아이들은 전부 저 먼 타국에서 낯선 이 곳으로 와서 적응하기 힘들어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당장 입장을 바꿔 생각해도 그랬다. 만약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대한민국을 떠나 말도 통하지 않고, 아는 사람도 하나 없는 타국에 떨어진다면?
...상상만 해도 정말로 우울하고 힘든 생활을 하는 자신의 모습이 그려져 순간 흠칫한다. 어쩌면 저 아이들도 전부 그런 우울함을 겪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하나의 구경거리가 되어버린 자신들의 모습을 자각하며, 야생에서 뛰놀던 자신들의 옛날을 그리워하며 우울해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자신의 걱정스런 마음과는 달리, 사진 속 저 아이들도, 아까 버스에서 직접 봤던 아이들도, 다행히 하나같이 전부 평화롭고 행복한 모습을 보였다. 그 사실에 그래도 저 아이들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안도감과 함께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만이 떠오른다. 응, 정말로 다행이야. 난 너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얘들아. 언제까지나 그렇게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행복하게.
조용히 마음 속으로 사진 속 동물들 한 마리, 한 마리를 향해 행복하기를, 하고 기도하다가 건우가 자신에게 이제 점심을 먹고 놀이공원에 가보자며, 뭐가 먹고싶냐고 물어오자 고개를 돌려 건우 쪽을 바라본다.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와 잠시 눈을 마주친 후, 건우가 잠시 생각을 하는 것처럼 자신도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러고보니 슬슬 점심을 먹을 시간.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놀이기구들을 타려면 밥을 먹고 힘을 보충한 후에 가는 것이 훨씬 나았다. 그러면 뭘 먹을까, 하고 행복한 고민에 빠지며 계속해서 복도를 걸어가자 어느새 마지막임을 알리는 밖으로 향하는 계단 근처에 다다른다. 그러자 건우는 생각을 마친 듯, 자신에게 패밀리 레스토랑은 어떠냐며, 물론 놀이동산이니까 조금 비쌀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저는 괜찮다고 얘기해온다.
시원한 그늘 아래에 잠시 밖으로 향하던 걸음을 멈추고는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건우에게 활짝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응! 패밀리 레스토랑, 좋은 것 같아. 사실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을까, 하고 생각했었거든. 아, 그치만 일방적으로 네게 돈을 내라고 하진 않을거야. 나도 나름 용돈 모아놨다구?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사주려고 하지 않아도 돼. 너도 힘들게 모아왔을 거 아냐, 용돈. 나는 그 마음으로도 정말 고맙고 기쁘니까."
하지만 건우의 말에서 한 가지 마음에 걸렸었던 점을 언급하며 건우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응, 나는 너에게 일방적으로 그렇게 받고, 얻어먹고 싶지는 않아, 건우야. 분명 너도 힘들게 모아왔을테니까. 나는 너의 그 마음으로도 정말로 고마우니까 말야. 너무 그렇게 해주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
건우는 이내 곧 저 멀리에 보이는 대관람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맨 마지막엔 저걸 타는 게 어떠냐며,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좋아하는 이와 관람차를 타고 느긋하게 저녁 노을을 보고 싶었다고 얘기한다. 그 말에 관람차를 보던 시선을 돌려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는 이어서 그게 바로 자신이 될줄은 몰랐다고 장난스레 덧붙이더니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빤히 바라본다. 그러더니 잠시 두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상상하는 듯 하던 건우는 곧 다시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며 물론 지금은 그것보다는 밥이라고 얘기한다.
건우의 그 말과 눈빛에 왠지 모를 기분 좋은 간질간질한 느낌에 살짝 홍조를 띠며 입을 열어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응, 사실 나도 그래. 좋아하는 사람과 관람차를 타면서 저녁 노을을 보고싶었어. 정말로 예쁜 풍경이 펼쳐질테니까 말야. 우리, 꼭 맨 마지막에는 저 관람차를 타자."
오늘의 노을이 정말 예뻤으면 좋겠다, 하고 말을 덧붙이며 건우에게 배시시 웃어보인다. 왠지 모르게 오늘 질 노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벌써부터 조금씩 기대감으로 마음이 들뜬다.
하지만, 역시 건우 말대로 금강산도 식후경. 아무리 놀이동산이 기대된다 하더라도, 그 전에 우선 밥부터 먹어야했다. 그런 생각에 건우의 팔에 다시금 팔짱을 끼어 가까이 달라붙고는 그럼 어서 가자, 하며 멈췄던 발걸음을 서서히 옮기기 시작한다.
/ 으음, 물론 건우주께서 말씀하신 그 이유도 있고, 수능도 끝났으니 대청소하라는 엄마의 말씀도 있고, 놀자는 친구의 말도 있고... 아무튼 여러가지가 한꺼번에 닥쳐오네요. ㅎㅎㅎㅎ 네, 저도 무리는 안 하... 솔직히, 안 하겠다고 확실하게 약속할 순 없지만 최대한 안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시위... 가 아니라! 차가 많이 밀리셨군요! 그러면 차에 오래 있으셨을텐데, 안 힘드셨나요? 차 멀미가 심한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저는 차대신 배 멀미가 심한 편이지만요.
그리고 확성기는 제 전용 무기라구요!! 건우주의 무기는 재판장 망치인 것처럼요! 그런데 제 무기를 뺏어가시다니! 그리고 부, 부, 부끄럽진 않지만 그렇다고 더 말하셔도 된다는 건 아니라구요?! 그것도 사실이 아닌 말씀을 하시면 안되죠! 조, 좋아요. 이렇게 된 이상, 반항 들어갑니다! 절대로 그 쪽 안 볼거예요! (시선회피) 눈 안 마주치고도 대화할 수 있다구요? ㅎㅎㅎㅎㅎ
ㅋㅋㅋㅋㅋ 그 사역마들이 건우에게 하는 행동과 취급을 보며 주아는 '비록 제물이지만 나라도 용 님을 도와드려야지!' 할 애니까요. 남을 도와주는 것에서는 주아도 절대 굽히지 않는 고집을 보일테니 왠지 정말로 건우가 백기를 들 것 같은 느낌이예요. 건우가 자신의 집에 금은보화를 보낸 것을 알면 처음엔 사양하다가도 건우가 부모님께 도움을 줬다는 고마움과 그 답례라는 금은보화에 대한 답례로 더 열심히 일할 것 같네요, 주아라면. 아, 정말로 썰이 계속해서 나오니 진짜로 신기하네요! 애써 근엄한 목소리라니. ㅋㅋㅋㅋㅋ 아무리 사역마들이 깔깔거려도 주아라면 그런 건우도 전부 멋지게 보이겠죠? 건우의 그 말에는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지만 이제는 무섭지 않아요. 용 님은 제게 있어 은인이자 그 누구보다도 다정하신 분인걸요. 그러니 저도 똑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다정하게 대해드리고 싶어요. 비록 힘없는 인간인데다가 제물이지만... 저도 용 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하고 진심을 담아 미소지으며 대답하겠죠. 잡아먹힌다 하더라도 그 전까지 건우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바랄테니까요, 주아는. -
713 건우 - 주아 (54185E+59) 2016. 11. 19. 오후 10:42:14내가 복도의 전시되어있는 사진들을 신기하다는 듯이 예쁘게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면, 주아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분 탓일까.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묘하게 사진들을 보면서 뭔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 속으로 뭘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주아는 주아 나름대로 뭔가를 깊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10년 이상의 소꿉친구로서 그 사실을 모를까. 내가 아는 주아라면, 적어도 동물관련으로는 남들보다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성향이 있으니까. 그만큼 주아는 동물을 많이 사랑하고 아끼는 애이다.
그런 주아가 저렇게 사진을 보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궁금증이 들었다. 하지만 굳이 캐묻지는 않았다. 혼자서 생각하고 싶은 것도 분명히 있을테고, 내가 알아줬으면 한다면, 입으로 꼭 말할테니까.
다정한 눈빛으로 주아를 바라보면서 점심으로 뭘 먹고 싶냐고 물어보면서 나름대로 고민을 해봤다. 그리고 주아 역시,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둘이서 나란히 고민을 하다가 밖으로 나가는 계단 근처에서 나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제시했다.
그러자 주아는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을까라고 고민하고 있었다면서 내 의견에 찬성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주아는 너무 사주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도 용돈을 모아왔다고 나에게 대답했다.
"하하하. 역시 내 머릿속은 꿰뚫고 있구나. 솔직히 순간 움찔했어. 말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안거야? 진짜 네 앞에선 거짓말을 전혀 못하겠다니까. 알았어. 알았어. 항복할게. 그래도 가끔은 남자친구로서 멋지게 지갑을 열게 해 줘. 물론 나를 신경써주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남자친구로서 멋진 모습은 보이고 싶단 말이야. 나도."
물론 이것이 허세일지도 모르고 겉멋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자친구를 위해서 지갑을 열고서 멋지게 계산해주는 모습. 그런 모습을 한번씩은 해주고 싶었다. 나는 이 여자를 책임질 수 있다..라는 일종의 표시이기도 하니까.
물론 정말로 큰 돈이면 절대로 무리겠지만, 그래도 밥값 정도라면 내가 계산할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주아는 전부터 그런것을 원하지 않아했다. 언제나 내가 돈을 쓰는 것을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속마음을 간파하고서 확실하게 선을 그어버렸다. 정말로 못 당하겠다니까.
그거와는 별개로 관람차를 이야기하는 내 말에 주아는 자신도 좋아하는 사람과 관람차를 타고 싶다고 이야기하면서 마지막에는 꼭 저 관람차를 타자고 얘기해왔다. 내가 제시한 사안이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응. 꼭 타자.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저녁노을을 관람차 속에서 둘이서 보자. 정말 아름다울거야."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고서, 주아가 나에게 팔짱을 낄 때, 나 역시도 팔짱을 끼면서 주아에게 달라붙었다. 어찌된게 이 놀이동산에 오고 나서부터는 계속 이렇게 바짝 달라붙으면서 우리 지금 서로 엄청 열애하는 사이에요. 라고 홍보를 하는 것 같지만..아무렴 어때? 실제로 사실이잖아. 그리고 나는 주아와의 연애를 딱히 숨길 마음이 없는걸. 이미 시작부터 반 애들에게 다 공개하고, 가족들에게도 다 오픈한 사이이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빨랑 결혼하는 것을 바라는 것 같기도 하고.. 아,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장난일 것이다. 결혼이 장난도 아니고, 서로 사랑한다고 무조건 결혼을 할 순 없는거니까.
하지만 언젠가는, 언젠가는 정말로 신부로 맞이할 생각이다. 내가 자리를 잡고, 부양할 힘이 생긴다면 언젠간...
그런 모습을 상상하니 살짝 얼굴이 빨개지는게 느껴졌다. 진짜 주아하고만 있으면 너무나도 쉽게 얼굴이 빨개져서 골치가 아파. 이거 참.
"그럼 빨리 밥 먹으러 가자. 솔직히 말하자면 살짝 배고프거든."
계단을 내려가면서 동물원을 빠져나와 식당이 있는 곳을 천천히 찾아보았다. 중간에 지도를 꺼내서 살펴보기도 하고, 안내표지판을 보기도 하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앞으로 이동하다가, 식당 코너가 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식당 코너에 도착하자마자 정말로 수많은 식당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보였다. 한식에 중식, 양식, 일식 그외 기타 등당. 정말로 다양한 식당들이 있었기에 아무런 계획도 없었다면 고르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여기저기서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절로 침을 꿀꺽 삼키고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처음 계획했던대로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딸랑거리는 방울소리가 레스토랑 안에 가득 울러퍼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으로 와서 식사를 하고 있는지, 레스토랑 안은 생각보다 붐비는 분위기였다. 어린아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 정말로 사이좋게 대화를 나누는 커플들의 모습. 그리고 정말로 단란하고 평화로운 가족의 평화로운 분위기.
행복의 공간이 있다고 한다면 바로 여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잠시 그 모습을 말 없이 미소지어 구경하는 도중, 웨이트리스로 보이는 여성이 자리를 안내해주겠다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고, 나는 주아를 데리고 그 웨이트리스의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여름의 더운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파란색고 하늘색, 그리고 하얀색이 적절하게 배합이 된 특유의 유니폼은 정말로 아름다운 느낌 그 자체였다. 그 복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시원한 느낌의 복장이었다. 저 옷을 주아가 입는다고 한다면 정말로 예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여기, 이 자리에 앉아주시면 됩니다. 메뉴가 정해지시면 벨을 눌러주세요."
얼마 안 있어, 창가 자리 근처로 웨이트리스가 자리를 배정해줬고, 다른 손님을 안내해주러 다시 카운터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고, 바로 앞에 있는 의자를 슬그머니 끄집어서 두 손으로 가리켰다.
"자. 앉아. 주아야. 이 정도는 해도 상관없겠지? 일방적으로 돈을 내는 행위가 아니니 말이야. 이건 여자친구에 대한 기본적인 매너야. 매너."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주아에게 앉으라고 말한 후에, 나는 앞에 있는 의자를 끄집어내고 그 앞에 앉았다. 정말로 푹신한 의자의 감촉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생각보다 좋은 가구를 쓰는 레스토랑이라고 느끼면서 나 역시도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뭘 먹을지 고민하면서 살며시 메뉴를 펼쳐서 바라보았다. 뭘 먹으면 좋을까? 음...
//확실하게 약속을 할 수 없다니! 어째서 수능이 끝났는데 무리를 하려는거에요! 땍!! 그러면 못 써요! ㅎㅎㅎㅎ 하기사 현실적으로는 힘들긴 하지만요. 그래도 수능 전보다는 조금 여유가 생기셨잖아요? 친구들과도 즐겁게 놀고 고3 1년동안 못했던거 마음껏 하세요. 정말로요. 이제는 주아주도 그렇게 놀아도 되는 시기에요. 지금까지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어요. 안 그래요? 그러니까 놀아도 괜찮고 아무도 뭐라고 안하니까 마음 놓고 실컷 노세요.
그리고..차에 오래 있었다라. 멀미는 하지 않았답니다. 그냥 푹 잤어요. 차에 있는 동안.. ㅎㅎㅎㅎㅎㅎ 깨어났는데도 아직 막혀있었기에 절로 절망했지만요. 아마 특성일지도 모르겠는데 제가 어릴때 차멀미가 심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자꾸 차에 앉게 되면 저도 모르게 자게 된답니다. 몸이 방어작용으로 그렇게 하는진 잘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제 무기는 재판장 망치였나요? 그렇다면 이 망치를 쓰겠습니다. 오늘부터 주아주가 귀요밍미을 선포합니다!!(쾅! 쾅! 쾅!) 3번 찍었으니 확정사안인거죠? ㅋㅋㅋㅋㅋㅋ 어느쪽을 해도 제가 이길 것 같은데요? 자. 슬슬 항복하시죠! 어..그리고 반항이에요? 여기로 안 보고 대화할건가요? 으음. 그럼 어쩐다. 또 딸기사탕 필살기를 써야 하나요? 하지만 이걸 줘도 안 먹힐 것 같으니 제가 꿀꺽 하겠습니다. 얌.
그리고 주아는 역시나 정말로 착하군요. 용에게 잡아먹힐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저렇게 건우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하는건가요? 세상에나. 완전 천사잖아요! 그 모습에 건우는 자신도 모르게 두근 가슴이 뛰면서 시선을 피해버릴지도 모르겠네요. 무시무시한걸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용의 심장을 마구 가격하는 주아의 모습.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드래곤 슬레이어인건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714 주아 - 건우 (23184E+45) 2016. 11. 20. 오전 12:09:48사파리 복도의 마지막 코스인 듯한 전시되어 있는 동물들의 사진들. 하나같이 전부 평화롭고 행복한 분위기인 그 사진들을, 신기하다는 듯이 보는 건우와는 달리 조금 다른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리고는 동시에 마음 속으로 조금은 신중하고 진지한 생각에 잠긴다. 그야, TV 프로그램을 보든, 인터넷 기사를 보든, 사파리같은 곳에 대한 동물 관련 논쟁은 수도 없이 있었으니까.
게다가 동물을 좋아하는 자신이었던 만큼, 그 사진들을 보면서 마냥 예쁘네, 하고 넘어갈수는 없었다. 그러기에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서, 다시 한 번 고려해본다. 이 곳은 정말로 그 아이들이 행복해할 장소일까?
그러나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저 사진들이 이미 해주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억지로 연출해서 찍기 힘든 저 자연스러운 평화로움과 행복한 분위기. 그래, 너희들은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거구나. 그렇다면 얘들아. 정말로 더, 더 행복하게 지내줘. 너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정말로.
진심을 담아 사진 속 동물들에게 행복을 기원하던 중, 건우가 다정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점심 메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이번엔 또다른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곧 자신들은 함께 고민에 빠지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고, 밖으로 나가는 계단 근처에 다다르자 건우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어떠냐고 제시한다.
그 말에 마침 토마토 스파게티를 떠올렸던 자신은 찬성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동시에 문득 떠오른 생각. 혹시... 건우는 이번에도 나를 위해 내 몫까지 사주려는 게 아닐까?
왠지 건우라면 정말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자신도 용돈을 모아왔으니 재빨리 너무 사주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먼저 선수쳐 얘기한다.
그러자 건우는 가볍게 웃더니 역시 저의 머릿속을 꿰뚫고 있다면서 항복하겠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내 곧 건우는 그래도 남자친구로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으니 가끔은 지갑을 열게 해 달라고 말을 덧붙인다. 정말로 자신을 위해 돈을 쓰며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느껴지자 결국은 자신도 가볍게 웃어버린다.
"그야 나는 너를 13년 째 바로 옆에서 봐왔으니까 너의 머릿속은 꿰뚫어 볼 수 있지~ 너라면 분명 그런 생각을 하고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알았어, 나도 너의 멋진 모습을 위해 조금은 물러설게. 가끔씩은 말이야. 그래도 너무 자주 물러서진 않을테니까, 그건 알아두라구."
물론, 자신에게 있어서 건우는 멋지지 않은 때가 없었다. 건우가 나서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든 아니든 자신의 눈에는 언제나 멋지게만 보였다. 하지만 그 사실을 직접 입 밖에 뱉기엔 쑥스러워서 그냥 마음 속으로 몰래 감춰둔다. 그리고 대신 가끔씩은 건우가 사주는 것을 고맙게 받아들이자, 하고 다짐한다.
물론 그리 쉽진 않을 것이었다. 왜냐하면 자신은 건우가 돈을 쓰는 것을 볼 때마다 건우도 저 돈을 힘들게 모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곧바로 떠오르곤 했었으니까. 건우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도 않았기에, 건우가 자신의 몫까지의 돈을 쓸 때마다 신경쓰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건우가 원한다면. 자신도 변해가야할 터였다. 멋진 남자친구의 호의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한 명의 여자친구로서.
그런 생각도 해보며, 관람차를 타자는 건우의 말에 자신도 똑같이 대답하며 꼭 타자고 얘기한다. 그러자 건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아름다울 거라고 대답하더니 팔짱을 껴오는 자신에게 맞춰 똑같이 팔짱을 끼면서 같이 달라붙는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유난히도 이렇게 바짝 붙어있는 때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새삼스레 괜히 부끄러워진다. 그렇지만 그것은 기분 좋은 부끄러움이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가까이 붙어있을 수 있다는 행복한 부끄러움. 언제까지나 평행선으로만 남아있을 줄 알았던 자신들의 거리가 0이 된 것이었으니까.
정말로 소중한 거리라고 생각하던 찰나, 뭔가를 상상하던 건우의 얼굴이 살짝 빨개지자 순간 드는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한다. 그러나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려던 말은, 건우가 솔직히 말하자면 살짝 배고프다며, 빨리 밥 먹으러 가자고 얘기하자 안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궁금증은 그냥 마음 한 구석에 밀어놓고 응, 빨리 가자, 하고 대답하며 함께 계단을 내려간다.
동물원에서 빠져나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서 지도를 꺼내 살펴보고, 안내표지판을 보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주위를 둘러보며 식당을 찾아본다. 그러다가 드디어 식당 코너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안에 들어서자 보이는 건 쭉 늘어서 있는 수많은 식당들.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 다양한 식당들이 각자의 맛있는 냄새를 풍기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정했던 곳은 바로 패밀리 레스토랑. 그렇기에 그 맛있는 냄새들의 유혹을 뿌리치며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선다. 문을 열자 울리는 딸랑거리는 방울소리. 왁자지껄, 사람들이 붐비는 그 식당 안은 정말로 평화롭고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차 있었다.
식사를 하며 웃고있는 어린 아이들, 커플들, 가족들의 모습을 전부 웃으며 지켜보다가 웨이트리스가 두 분이시냐며, 자리를 안내해드리겠다고 다가오자 그녀를 따라 걸음을 옮긴다. 그러자 바로 눈에 들어오는 시원해보이는 파란색, 하늘색, 하얀색의 깨끗한 유니폼. 깔끔하고 아름다워보이는 그 유니폼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건우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미소를 짓는다.
어... 뭐야? 혹시 저 유니폼을 입은 웨이트리스 언니가 예뻐서 그렇게 웃는거야? 건우의 그 작은 미소도 전부 놓치지 않자 바로 생각나는 건 바로 이것이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약간의 질투심에 약간 뾰로통해져서는 일부러 끼고있는 팔짱에 좀 더 힘을 줘서는 건우에게로 좀 더 달라붙는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자신의 마음을 알 리 없는 웨이트리스는 곧 창가 자리 근처로 자신들을 안내하더니, 다시 카운터 쪽으로 걸어간다.
건우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더니, 바로 앞에 있던 의자를 끄집어내고는 두 손으로 가리킨다. 장난스레 이건 여자친구에 대한 기본적인 매너고 일방적으로 돈을 내는 행위가 아니니 이 정도는 해도 상관없겠지? 하고 물어오는 건우의 모습에 결국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끼었던 팔짱을 푼다.
"하하, 응. 이 정도는 해도 상관없어. 고마워, 건우야. 꼭 부잣집 대저택에서 일하는 집사님같아!"
왠지 모르게 눈 앞에 그려지는 집사가 된 건우의 모습에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건우가 가리킨 의자 위에 앉는다. 그러자 건우도 곧 앞에 있는 또다른 의자를 끄집어내어 그 위에 앉는다. 푹신푹신한 의자 위에 앉아 메뉴판을 펼치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메뉴판을 펼쳐서 토마토 스파게티를 찾아본다.
어디... 아, 여기 있다. 자신이 원하던 메뉴를 찾아내고는 메뉴판을 다시 내려놓고 건우를 가만히 바라본다. 뭘 먹을지 고민하는 듯한 건우의 모습에 작게 미소지으며 그가 메뉴를 다 고르기를 조용히 기다린다.
/ 아하하... 사실 놀려고 해도 뭔가 되게 낯설고 어색하다고 해야할까요? 뭔가 어떻게 놀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서점에 가도 문제집을 사야할 것 같고... 그리고 확실히 수능 전보다야 여유가 생겼다지만 그래도 저도 모르게 무리는 할지도 몰라서 확실하게 약속할 수 없다구요! 저는 어디까지가 무리인지 잘 모르겠단 말이예요! 물론 최대한 안 해보겠지만요.
아, 예전에 차멀미가 심하셨군요. 어쩌면 정말로 방어작용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멀미때문에 고생하는 것보다는 낫죠, 뭐! 무사히 잘 다녀오신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ㅎㅎㅎㅎ
앗, 얼떨결에 건우주 무기를 말해버렸다...! (당황) (입 틀어막기) 세상에, 이거 비밀이었는데...! 귀요밍미라니! ㅋㅋㅋㅋㅋ 오타이신 것 같은데 묘하게 귀여운 단어가 되었는데 저는 그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데...! (횡설수설) 어, 어째서 이렇게 제가 궁지에 몰리게 된거죠?! 분명 제가 우위에 있었는데! 으윽...! 여, 여기서 질 순 없는데 반격거리가 도저히 보이지 않아요... ㅠㅠㅠ 그래도 항복은 없어요! 끝까지 반항할거예요! 그, 그런데 딸기 사탕을 먹어버리시다니...! (충격) ...너무해요, 건우주... (시무룩) (훌쩍)
그야 주아는 마을에서 제물로 자신을 보냈으니 분명 잡아먹히겠지, 했는데 건우가 저리 잘 대해주니까요. 원래 주아는 뭔가를 받으면 보답을 꼭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건우는 자신의 부모님께도 도움을 주고 자신도 잘 지내게 해주니, 죽을 때 죽더라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할테니까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드래곤 슬레이어라니! ㅋㅋㅋㅋㅋ 정작 주아는 자신이 건우 용의 심장을 마구 가격했다는 사실은 조금도 모른 채 해맑게 지내겠지만요. 알고보니 용도 이겨먹는 최강자 제물이었다던가...! (깨달음) -
715 건우 - 주아 (88412E+52) 2016. 11. 20. 오전 2:04:43"부잣집 대저택에서 일하는 집사님이라니. 하하하. 신사 같다고 말하는거지? 고맙긴 뭘. 원래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애를 위해서라면야 얼마든지 집사가 될 수 있어. 그리고 이 정도 매너는 기본이잖아. 다른 사람도 아니라 널 위해선데."
웃음을 터트리면서 자리에 앉는 주아의 말에 생긋 웃으면서 대답한 후에, 나 역시도 자리로 이동해서 내가 앉을 주아 앞자리의 의자를 끄집어낸 후에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메뉴판을 들어서 메뉴를 확인했다.
주아는 분명히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고 싶다고 했었지? 그렇다면 금방 찾을테니, 내가 빨리 메뉴를 찾는게 중요했다. 정말로 다양한 메뉴판의 메뉴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말로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빠르게 고르는게 중요했다. 주아를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으니까. 그렇게 잠시동안 집중에서 메뉴판의 메뉴를 살펴보다가 치즈오믈렛이라는 메뉴가 보였다.
치즈오믈렛. 아무래도 평소에는 먹기 힘든 음식인만큼, 나는 그걸 먹기로 결정하고서, 살며시 메뉴판을 내려놓았다. 주아를 바라보자 주아는 메뉴판을 이미 내려놓은채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저 표정으로 보아 역시나 토마토 스파게티로 할 생각인 듯 보였다. 서로가 메뉴를 다 골랐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었기에, 나는 망설임없이 테이블에 있는 벨을 눌렀다.
딩동하는 소리와 함께 일하고 있는 웨이터 한분이 천천히 이쪽을 향해서 걸어왔다. 아까전 웨이트리스의 복장도 상당히 예뻤지만, 웨이터의 옷도 상당히 시원하고 멋진 모습이었다. 내가 입으면 저 옷, 나에게 잘 어울릴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시 옷을 바라보다가 주문을 하겠냐는 웨이터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서 음식을 주문했다.
"토마토 스파게티 하나와 치즈 오믈렛 하나요. 아. 그리고 물은 시원하게 부탁할게요. 얼음 동동 띄워서요."
"알겠습니다. 토마토 스파게티 하나와 치즈 오믈렛 하나. 그리고 물은 시원하게. 맞으십니까?"
"네. 그렇게 부탁할게요. 아. 음료는 나중에 필요하면 주문 가능한가요?"
"물론입니다. 추가 주문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벨을 눌러서 주문해주세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손님."
웨이터는 꾸벅 허리를 숙여서 인사를 한 후에 다시 어디론가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정말 교육이 잘 되어있는지 그 행동 하나하나에서 기품이 느껴졌다. 마치 영국 신사, 혹은 집사를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장의 방침인걸까? 이렇게 가만히 보면 일하는 직원들이 하나같이 전부 기품이 느껴지고 있었다. 정말로 학생인 우리가 여기에 있어도 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말이다. 물론 나갈 마음은 없었다. 가격도 괜찮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것을 보면 맛도 괜찮을테니까. 무엇보다 이왕 들어왔고 주문도 했는데 그냥 나가기도 뭐한 상황이니까.
자연스럽게 내 시선은 다시 주아에게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아까전에 웨이트리스의 유니폼을 바라보고 있을때 묘하게 주아가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서 팔짱에 힘을 줘서 나에게 달라붙었었지?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유주아. 방금전에 질투라도 한거야? 내가 웨이트리스 누나의 유니폼을 빤히 바라봐서? 정말, 우리 여자친구는 왜 이렇게 질투가 많은지 몰라. 처음엔 사슴에게, 그리고 지금은 웨이트리스 누나에게. 응. 옷을 보면서 예쁘다고 생각했어. 진짜로."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웨이트리스의 유니폼이 상당히 예쁜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색깔의 배합도 예쁘고, 시원시원한 느낌도 괜찮은 편이다. 정말로 언제 봐도 상당히 예쁘고 잘 만들어진 유니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것은 내가 예쁘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유니폼'이었다. 절대로 웨이트리스 누나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서 저 옷을 주아가 입으면 정말로 예쁘고 잘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야. 질투하지 마. 내가 너 말고 다른 여자에게 빠질리가 없잖아. 안 그래? 내 눈엔 너밖에 안 보여. 진짜로. 그 확실한 증거를 말해줄까?"
조금은 손발이 오그라들지도 모르는 말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전에 한번 오해가 생겨서 헤어질뻔한 적이 있었기에 더 이상 나는 이런 표현을 숨기지 않기로 했다. 설사 내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다리미로 펴야할지도 모르지만, 확실하게 얘기하기로 했다.
"남자는 예쁜 여자를 보면 저절로 시선이 옮긴다고 하잖아? 물론 이 말은 사실이야. 봐봐. 내 시선이 어디로 향해있는지 말이야."
생긋 웃으면서, 나는 주아의 눈동자만을 빤히 바라보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 어떤 여자가 와도 나는 눈을 돌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야 당연하잖아. 주아가 지금 내 눈 앞에 있는데 내가 누굴 보겠어?
설사 이 한마디로 주변 사람들이 질려할지 몰라도, 나는 말을 철회할 생각이 없었다. 질투를 하는 여자친구의 질투를 풀어주는 것도 남자친구의 의무인걸. 그러기에 나는 생긋 웃으면서 조금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주아만을 빤히 바라보았다.
"...아. 이러면, 부끄럽다고 무슨 소리 하는거냐고 화내려나? 후훗."
//그 낯설고 어색한 기분 이해합니다. 저도 수능 끝나고 딱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놀아도 되는건가? 진짜로 놀아도 되는거야? 공부해야하는거 아니야?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저도. 하지만 수능이 끝난 고3은 원래 인생 최대의 잉여기라고 하잖아요? 그 잉여라이프를 마음껏 즐기라구요! 그게 유일하게 허락된 시기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무리는..그냥 고3때 공부하던것처럼 밤 새고 그런것만 아니면 됩니다. 그런게 바로 무리인거죠. 수능이 끝났는데 밤샘 공부하고 그러는건 안 좋은거에요. 절대로 안 좋은거에요. 가끔 그런 케이스가 있긴 한데 그럴 필요 없어요! 낯설고 어색한거..금방 익숙해질거에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차멀미는..네..심한 편이에요. 솔직히 말해서..좀 익숙하지 않죠. 여러의미로 말이에요. 그래도 자동으로 잠이 오니까..멀미는 안하게 되었답니다. 그냥 푹 자고 일어나면..괜찮아지니까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언제나..
그리고 귀요밍미..ㅋㅋㅋㅋㅋㅋ 오..오타입니다! 귀요미에요! 귀요미! 다시 선고합니다! 주아주는 귀요미라는 것을 선고합니다!(쾅! 쾅! 쾅!) 자..이젠 돌이킬 수 없어요! 어서 인정하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절대로 당황 안한다더니, 지금 엄청나게 당황하는거 아니에요? 그리고 항복이 없다니. 반항한다니. 이런이런...이러면 안되잖아요? 딸기우유맛 사탕이요? 여기에 하나 더 있답니다. 박스로 샀다고 했잖아요? 자..자..이제 여길 보셔야죠? 사탕 드시고 싶잖아요? 그보다..시무룩에 훌쩍이라니..큭..! 마음이 약해진다..!! 아..안돼! 이대로 약해질순 없다구요!
그리고 역시 드래곤 슬레이어 맞잖아요! 용의 심장을 직접적으로 노리는군요! 정말 무시무시한 주아!!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드래곤 슬레이어는 용을 죽이는 존재지만, 주아는 용을 죽이는게 아니라 용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네요. ㅋㅋㅋㅋㅋ 진짜로 돌리게 되면 엄청나게 재밌을 것 같은데요. 왠지 썰로 얘기만 했는데 벌써부터 스토리가 다 짜여진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제 기분 탓인걸까요?! -
716 주아 - 건우 (23184E+45) 2016. 11. 20. 오전 11:40:50자신을 위해 의자를 끄집어내주는 건우의 매너에 가볍게 웃으면서 집사님같다고 얘기하자 건우도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다. 그러면서 원래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애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집사가 될 수 있다며, 이 정도 매너는 기본이라고 대답한다. 생긋 웃는 모습과 그 다정한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자신을 위해주는 건우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져 배시시 웃으며 자리에 앉는 건우를 바라본다.
"응응, 정말로 신사같아! 아무리 기본적인 매너라고 해도 해주지 않는 남자친구들도 많으니까... 역시 고마워, 건우야."
그런 건우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고 표현하며, 새삼 나는 이렇게나 멋진 남자친구를 둔 행복한 여자친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얼굴에 가득한 미소는 떠날줄을 모른다.
하지만 이 곳은 밥을 먹기 위한 곳. 언제까지나 그런 생각에 빠져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건우가 메뉴판을 들어올리듯 자신도 메뉴판을 들어 토마토 스파게티를 찾아본다. 어찌 보면 가장 기본적인 음식 중 하나인 만큼 토마토 스파게티는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고, 자신이 원하던 것을 찾아내자 곧 메뉴판을 덮고서는 아래로 내려놓는다. 그리고 앞을 바라보자 건우는 메뉴판을 훑어보며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재촉하지 않고 대신 미소 지으며 조용히 기다리자 건우는 곧 메뉴를 결정했는지 메뉴판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이어서 자연스레 마주쳐진 시선과 시선. 입을 열지 않아도 서로가 메뉴를 다 골랐다는 것을 알아채자 건우는 망설임없이 테이블에 있는 벨을 누른다.
딩동, 맑은 소리가 울리자 이번에는 웨이터가 자신들 쪽으로 걸어왔고, 자연스레 자신의 시선도 그 쪽으로 향한다. 가장 먼저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유니폼. 아까 웨이트리스의 유니폼도 정말 예뻤지만, 웨이터의 옷도 정말로 시원하고 세련되어 보였다.
자신도 모르게 그 옷을 보자마자 저 옷을 건우가 입는다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상상하며 웨이터 오빠의 얼굴 위로 건우의 얼굴을 겹쳐본다. ...역시, 건우라면 잘 어울리겠지? 저 오빠 못지 않게 세련되고 멋지고 깔끔해 보일테니까. 아까부터 왠지 모르게 떠오르는 집사가 된 건우의 모습에 작게 웃어버리며 메뉴를 주문하는 건우의 목소리를 듣는다.
건우는 치즈 오믈렛을 선택했구나. 원하는 메뉴를 전부 다 말한 건우에게 웨이터는 다시 한 번 확인을 하더니 잠시만 기다려달라며 허리를 숙여 인사하곤 뒤돌아 다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한다. 마치 정말로 영국 신사나 집사가 된 것처럼 그 행동들에서는 기품과 절제미가 느껴져 신기하게 멀어져가는 웨이터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여기 사장님은 세련되고 기품있는 분위기를 좋아하시는구나. 어쩐지. 손님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그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아. 이렇게나 고급스러워 보이는데 손님들이 안 올리가 없지. 아, 그렇다는 말은 음식도 맛있다는 소리겠지? 기대된다!
새삼 오랜만에 먹게 되는 토마토 스파게티의 맛을 기대하다가 건우가 다시 자신을 바라보자 똑같이 건우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다시금 그렇게 눈이 마주쳐지자 건우는 방금전에 저가 웨이트리스의 유니폼을 빤히 바라봐서 질투라도 한거냐며 옷을 보면서 예쁘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장난스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건우의 모습에, 마음 속으로 사슴도, 웨이트리스 언니도 조금은 질투했었다는 것을 들켜버렸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창피함이 몰려온다.
그러나 창피함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고, 건우는 이어서 저 옷을 자신이 입으면 정말로 예쁘고 잘 어울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니 질투하지 말라며 저의 눈엔 자신밖에 안 보인다고 확실하게 얘기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낯뜨거웠으나, 건우는 다시 한 번 더 말을 이으며 그 획실한 증거를 말해줄까? 하고 물어온다.
점점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당황스런 표정이 가득한 얼굴로 건우를 바라보고 있자 건우는 남자는 예쁜 여자를 보면 시선이 옮겨진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저의 시선이 어딜 향해있는지 보라고 확실하게 얘기한다.
생긋 웃는 모습으로, 조금도 다른 곳을 보지 않고 확실하게 자신의 눈동자만을 빤히 바라보는 건우의 눈빛. 조금도 고개를 옆으로 돌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을 바라보는 그 눈길은, 정말로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 진심이 가득차 있었다.
순간 멍하니 건우와 눈을 맞추다가 그 사실을 깨닫자 자신의 얼굴은 더더욱 새빨갛게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고, 자신의 두 눈은 말 그대로 동공지진을 일으키며 마구 흔들린다. 그러다가 결국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는 재빨리 아래에 내려놨었던 메뉴판을 펼치곤 확 들어올려 자신의 얼굴을 가려버린다.
이, 이, 이게 대체 무슨...! 무, 물론 엄청 기쁘긴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도 많고, 그, 그렇게 직접적으로 확실하게 얘기하다니...!!
마음 속으로 부끄러움의 비명을 꺅꺅 내지르며 기쁨과 부끄러움의 마음을 동시에 느낀다. 그러다가 건우가 이어서 이러면 부끄럽다고 무슨 소리 하는거냐고 화내려나, 하며 가볍게 웃자 얼굴 전체를 가렸던 메뉴판을 살짝 아래로 내려 두 눈만 드러내게 하여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다시 부끄러움이 덮쳐와서 결국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눈동자를 밑으로 내려 슬쩍 시선을 피한다. 그리고는 기어들어가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그, 그러는 게 당연하잖아... 그래도 화는 안 낼거야. 그야 아주아주 조금은 기쁘니까, 그런 말..."
여전히 시선은 마주치지 못한 채지만 그래도 자신도 속마음을 조금은 밝혀보며 얼굴을 붉힌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부끄러움은 여전해, 메뉴판을 잡고 있는 손가락을 괜히 꼼지락꼼지락거리기도 한다.
/ 인생 최대의 잉여기라니. ㅋㅋㅋㅋㅋㅋㅋ 아, 맞는 말인 것 같은데 뭔가 되게 웃기네요, 그거! ㅋㅋㅋㅋㅋ 좋아요, 그러면 저는 이제부터 잉여로 전직하겠습니다! 이불 속에서 꿈틀꿈틀 뒹굴뒹굴하는 한 마리 잉여! 그리고 밤샘은... (외면) 아마 안 할거예요! 아마도...
보통은 배나 비행기보다 차를 더 많이 타니까 차멀미가 있는 분들은 정말로 힘들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건우주께서는 자동으로 주무신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오히려 개운하게 일어나시겠네요. ㅎㅎㅎㅎ
그, 그치만 저는 귀요미가 아니라구요?!;;; (동공지진) 망치 세 번을 내리치시다니! 건우주께서 훨씬, 훨~씬 더 귀요미이신데?! 저는 그저 뒹굴거리는 한 마리 잉여일 뿐이라구요! 이, 인정 못해요!! 절대 못해요! 귀여움은 건우주 담당이시라구요! 그리고 지금 엄청나게 당황하는 거 아, 아니라구요...! 항복 안 하고 반항하는 거라구요! 윽... 사탕이 또 있었군요. 하지만 지금 그 쪽을 보면 제가 지는 꼴인데... (옷 끝자락 붙잡) (추욱 처지기) (훌쩍훌쩍) 너무해요, 진짜...
ㅋㅋㅋㅋㅋ 알고보니 주아는 가장 무시무시한 존재였다고 합니다. 용을 죽이는 것 대신 용의 마음을 사로잡아 행복하게 잘 지내는 인간이라니. 마을에서는 어쩌면 '용 님의 분노를 잠재웠다!' 하면서 영웅으로 추모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어요. 분명 잡아먹혔을 것이라고 생각할테니...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건 기분 탓 아닐걸요? 정말로 썰로 이야기만 했는데 어느새 스토리 하나가 뚝딱! 역시 건우주는 대단하세요. 저는 그냥 상황 제시만 한 줄 했을 뿐인데 거기에 살을 붙이고 스토리를 만들어내시니까요! 아, 뭔가 저희는 제가 간단히 상황을 얘기하면 건우주께서 스토리를 만들어내어 하나의 돌릴 상황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저번에 헤어지기 직전까지 가는 상황도 그렇고요. ㅎㅎㅎㅎㅎㅎ -
717 건우 - 주아 (88412E+52) 2016. 11. 20. 오후 1:29:21조금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표현을 하자 주아는 역시나 예상대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TV에서 보일법한 동공지진을 일으키며, 마치 자신의 얼굴을 숨기려는 것처럼, 메뉴판을 펼쳐서 자신의 얼굴을 가려버리는 주아의 모습은 너무나도 귀엽기 그지 없었다. 나름대로 이런 표현 많이 한 걸로 기억하는데 아직도 부끄러운걸까? 하기사 저래야 주아라는 느낌이 들었기에 납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표현을 하지 않았다가 파탄이 날뻔한 우리의 사이이기에, 설사 저렇다고 해도 자주 표현을 할 생각이었다. 표현을 하지 않으면 그 속마음은 아무도 모르는거니까. 또 다시 주아와 그런 분위기가 되는 것은 질색이었으니까.
두 눈만 살짝 드러내서 나를 바라보는 주아는 이내 또 나에게서 시선을 피해버렸다. 그리고 정말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당연히 무슨 소리하는거냐고 말할거지만 화를 내진 않을거라고 말한다. 조금은 기쁘다고 말하는 것은 덤이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나 역시도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로 주아에게 말했다.
"정말로 아주아주 조금 기쁜 정도야? 표정을 보면 좋아 죽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음. 이 정도 표현이 아주아주 조금 기쁘다고 한다면, 더 크고 과감하게 해야 완전히 좋아질까? 하라면 할 수는 있는데, 내가 그 정도 표현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레스토랑의 방송이라도 이용해야하려나? 후훗."
물론 실제로 이용할 마음은 없었다. 그런 짓을 했다간 주아는 100% 주목의 대상이 될테고 무슨 짓을 하는거냐면서 크게 삐져서 나를 때릴지도 모르고 더 나아가서 데이트고 뭐고 그냥 집에 돌아간다고, 가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런 짓을 해서 굳이 기분 나쁘게 할 필요는 없었다.
아직 놀이공원도 못 즐겼고 저녁 노을을 구경할 관람차도 타지 못했으니까. 그러니까 이 정도로만 하기로 했다.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은 관람차 안에서 하기로 마음먹었다. 거기서라면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고 정말로 둘만의 공간이니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관람차는 정말로 연인을 위해서 만든 시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놀이동산을 즐긴 후에, 관람차 안에 탑승하여 오붓하게 저녁노을을 구경하면서 사랑의 속삭임을 나눈다. 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매력적인가.
관람차에서 할 멘트를 머릿속으로 살며시 떠올리면서 주아가 진정할 수 있도록 잠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기다려줬다. 하지만 사랑스러운 눈빛과 밝은 미소는 절대로 치우지 않았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난 주아가 앞에 있으면 다른 여성을 볼 마음 따위 없었으니까. 지금은 이대로 주아의 저 귀여운 모습을 마음껏 눈동자에 담고 만끽하고 싶었다.
그렇게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주아가 진정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도중, 웨이터가 음식들을 가지고 돌아왔다. 따끈따끈해보이는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크림 스프 2개와 신선한 야채로 만든듯한 샐러드, 그리고 딸기잼과 함께 제공되는 빵조각들을 하나하나 테이블에 올려둔 후에, 정말로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시원한 물을 컵에 따라주고 주전자를 바로 옆에 내려놓고서 곧 요리가 나온다고 우리에게 알려준 후, 또 다시 어디론가 이동했다.
정말로 능숙하기 짝이 없는 그 행동에 절로 박수가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가버린 사람에게 박수를 친다고 해도 들을 수 있을리가 없기에, 나는 박수 치는 것을 포기하고서 주아에게 빨리 먹자고 이야기하면서 스푼을 들어서 먼저 크림 스프를 입에 담아봤다.
"....우와. 이거 진짜 부드럽고 맛이 좋은데?"
간도 잘 맞춰져있고 정말로 부드러운 크림 맛에 나는 두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여러 크림 스프를 먹어봤지만 이렇게나 맛있는 크림 스프는 여기가 처음이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백한 맛. 그 맛이 혀를 계속해서 자극했고 그 때문에 전혀 손이 멈춰지지 않았다.
이어 포크를 집은 후에 내 몫으로 나온 셀러드를 콕 찍어서 입에 넣어봤다. 이것도 상당히 신선한 재료로 만들었는지 입에 넣고 혀에 닿는 순간, 푸른 초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물론 만화가 아니기에, 모 요리만화처럼 입 안에서 우주가 폭발하고 날아가고, 눈물이 흐르는 것은 없었지만 상당히 맛이 좋은 요리임은 확실했다. 생각보다 좋은 맛이 느껴지는 전체요리에 입가의 미소는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거 진짜 괜찮지 않아? 야. 거짓말이 아니라, 이런 음식이라면 매일매일 먹고 싶을 정도야. 실력있는 이가 만들었나봐. 그런데도 가격이 상당히 괜찮은 편이고.. 생각보다 엄청 좋은 곳에 들어왔나봐. 우리. 왠지 오늘 데이트는 시작부터 계속 좋은 일만 있는 것 같아. 안 그래? 버스도 그렇고, 사파리도 그렇고, 지금 이 레스토랑도 그렇고 말이야."
나중에 나오는 본 요리는 얼마나 맛이 좋을지 기대를 하면서, 셀러드를 또 포크로 콕 찍어서 입에 집어넣었다. 신선한 양배추의 식감을 느끼면서 천천히 씹으면서 그 맛을 즐기다가 눈 앞에 있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생긋 웃어보였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양배추를 콕콕 포크로 찍은 후에 주아에게로 살며시 내밀었다.
"안할거라고 생각한거 아니지? 자.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인생 최대의 잉여기입니다. 그때만큼 잉여롭게 지낼 수 있는 기간이 없어요. 대학생이 되면 또 나름대로 하루하루가 바빠지거든요. 주아주도 3월달이 되면 느낄거에요. 진짜 여기저기서 많이 부를테니까요. 특히 술자리 관련으로 말이죠. 3월과 9월. 새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엔 무슨 술자리가 그렇게 많은지.. 정말로 정신이 없죠. 물론 저는 그다지 참가는 하지 않았어요. 술을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니었거든요. 물론 먹는다면 먹는데 취하는 느낌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에요. 알딸딸하게 어지로운 느낌도 그리 안 좋아하고 말이에요. 하지만 이것도 학년이 올라가서 가능한거지..1학년이면...(눈물) 그래도 요즘은 억지로 안 먹인다니까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밤샘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부로 밤샘하진 말라구요. 오늘도 학원 가고 도서관 가고 그래야할 것 같나요? 아니면 지금도 이불속에서 꿈틀꿈틀거리려나요?
그리고 인정을 못한다고 해도 소용 없답니다. 망치 3번을 내리치면 이미 확정난거라구요. 항소하실건가요? 항소해도 괜찮아요. 또 3번 두들겨줄테니까!! 확성기도 확성기지만, 역시 망치가 최고입니다! 이것만 있으면 모든 것을 진리로 만들수 있다구요! 주아주는 여기서 계속해서 엔딩이 날때까지 저와 즐겁게 1:1을 즐깁니다! 땅! 땅! 땅! 어때요? 완벽하죠? 그리고 그렇게 보지 마세요. 지..진짜로 마음이 약해져버려! 큭..! 훌쩍훌쩍의 파워라니! 아..안돼! 이대로 굴복할수는 없어!! 진짜로 이럴 순 없어!! 으윽..으으으윽..(딸기사탕 내밀기)
그리고 결국 이 이야기의 결말은 영웅 유주아 일대기가 되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오랫동안 전설로 남을지도 모르겠네요. 그거. 제물로 받쳐진 인간이 용의 분노를 잠재우고, 용의 은총을 받았고 용이 마을을 지켜주니, 오랫동안 마을은 평화로움을 유지했습니다..! 라는 결말이 될는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진짜..이것도 너무 재밌을 것 같은데! AU가 바뀌는것만으로도 정말로 흥미나고 재미나는 상황이 이어지네요. 꼭 해보고 싶어졌어요. 정말로. 물론 메인은 지금의 현대 일상물이 되겠지만요.
아..그리고 제가 이 답레를 쓰고 난 뒤에는 외출을 할 예정이에요. 오늘은 조금 약속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저녁쯤에 다시 돌아오게 될 것 같네요. 물론 늘 그랬지만 답레는 최대한 빠르게 쓰도록 할게요. 오늘 하루도 즐겁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주아주! 오늘도 화이팅! -
718 주아 - 건우 (23184E+45) 2016. 11. 20. 오후 7:27:06또다시 듣기 아주 낯뜨거운 표현을 솔직하게 해오는 건우의 모습에, 이번에도 역시 크게 당황하여 얼굴을 붉힌다. 하지만 동공지진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빨개진 자신의 얼굴을 보이기는 싫었기에, 메뉴판을 펼쳐 자신의 얼굴을 가려버린다.
물론 사귀고 난 이래로 건우에게서 저런 말을 많이 듣기는 했었으나, 여전히 들을 때마다 익숙하지 않고 부끄러운 것은 사실이었다. 아니아니, 애초에 저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무려 18년 동안 없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잖아...!
하지만 이상하게도 요즈음의 건우는 그런 표현을 예전보다 더 자주, 더 노골적으로 해주고 있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들의 관계가 완전히 부서져버릴 뻔했던 그 때 이후로. 아마... 건우도 나랑 똑같은 마음이기 때문이겠지. 표현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내 속마음을 알아주지 못 해. 아무리 건우와 자신이 마음이 통했던 적이 많다 하더라도, 완전히 전부 다 알수는 없었다. 그러기에 자신도 좀 더 표현하자, 하고 마음 먹었던 것처럼 건우도 분명 그런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창피한 것은 창피한 것이었기에, 메뉴판을 살짝 내려 두 눈만 드러내며 건우를 바라보다가 다시 또 시선을 피해버린다. 그러면서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래조 화를 내진 않을거라며, 아주아주 조금은 기쁘다고 얘기한다. 물론 엄청 기뻤지만 그것을 솔직하게 전부 말하기엔 부끄러웠기에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건우는 자신의 거짓말을 간파하는데 소질이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저 단순히 자신이 거짓말을 못하는 것일수도 있었지만. 건우는 이내 자신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똑같이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로 정말로 그 정도뿐이냐며, 더 크고 과감하게 해야 완전히 좋아질까? 하고 물어온다. 이어 레스토랑의 방송이라도 이용해야하려나, 하고 얘기하는 건우의 모습은, 말그대로 능구렁이가 따로 없었다.
물론 건우가 진짜로 그렇게 할 아이가 아니란 건 아주 잘 알고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모르는 척, 능글맞게 물어오는 모습이 너무 얄미워서 가볍게 그를 흘겨본다.
"...마, 만약 이것보다도 더 크고 과감하게 하면, 나 진짜 단단히 삐져서 네 쪽 쳐다보지도 않을거니까 그렇게 알아."
괜히 그렇게 뾰로통한 표정으로 그에게 협박 아닌 협박을 해보기도 하며, 서서히 당황했던 마음을 진정시킨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보이는 건,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의 사랑스러운 눈빛과 밝은 미소. 그 모습에 순간 머릿속에 '너희들은 서로를 보는 눈빛에서 꿀이 넘쳐 흘러!' 하고 얘기했던 민주의 목소리가 스쳐지나간다.
그,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그야 물론 창피하긴 창피하지만, 나는 저 눈빛이 영원히 변치 않았으면, 하는 걸...
건우 몰래 그런 생각도 해보다가 웨이터가 음식들을 가지고 오자 음식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패밀리 레스토랑인 만큼, 첫 시작은 에피타이저. 따끈따끈한 크림스프 2개와 신선해 보이는 샐러드, 딸기잼과 빵조각을 테이블 위에 배치한 웨이터는 곧 얼음을 넣은 시원한 물을 컵 2잔에 채운다. 물을 다 따르고는 주전자를 옆에 내려놓고 곧 요리가 나온다고 알려준 웨이터는 또다시 바쁘게 다른 곳으로 향한다.
그 빠릿빠릿하고 능숙한 행동을 작게 감탄하면서 바라보다가 빨리 먹자, 하는 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크림스프를 한 숟갈 떠서 입에 넣는다.
그 순간, 자신의 입을 타고 온 몸에 퍼져나가는 따스한 느낌. 부드럽디 부드러운 그 따스함은, 자신의 얼굴을 곧 환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진짜 부드럽고 맛이 좋다며 두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계속해서 크림스프를 떠먹는 건우에게 가볍게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그러게. 진짜 너무 부드럽고 맛있어. 따스함의 정도도 딱 좋고 말야."
건우의 말에 동의하며 자신도 크림스프를 계속해서 떠먹는다. 양이 그리 많진 않았기에 금세 다 먹어버린 크림스프. 느껴지는 조금 아쉬운 감정을 뒤로 한 채, 샐러드를 포크로 찍어 먹는 건우와는 달리 빵조각 쪽으로 손을 뻗는다.
딸기잼을 빵조각 위에 짜내고는 그대로 한 입 베어물자, 딸기잼의 달콤함과 빵조각의 바삭하고도 부드러운 식감이 어우러진 환상의 조화를 느낀다. 생각지도 못한 그 맛에 자신도 모르게 활짝 웃으며 빵을 먹다가 건우를 살짝 바라보니, 샐러드도 맛있었는지 건우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이어 진짜 괜찮지 않냐며, 생각보다 엄청 좋은 곳에 들어온 것 같다며, 오늘 데이트는 왠지 시작부터 좋은 일만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하는 건우는 무척이나 들떠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 건우의 그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방긋 웃는다.
"응응! 진짜 너무 맛있어. 정말 네 말대로 오늘 데이트는 계속 좋은 일만 있는 것 같아. 마지막까지 이랬으면 정말 좋겠다."
특히 맨 마지막에는, 상상만 해도 너무 예쁜 그 노을을 건우, 너와 함께 바라봤으면 좋겠어. 둘만의 장소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둘만의 대화를 나누며.
건우 몰래 다시 한번 제발 이루어지기를, 하고 마음 속으로 기도하다 샐러드를 먹던 건우가 자신을 바라보더니 생긋 웃어보이자 순간 흠칫한다.
삐용삐용. 어디선가 다시 경고의 사이렌이 울렸고, 한 가지 생각이 자신의 머릿속을 스쳐간 순간, 그것이 정말로 현실로 일어났다.
건우는 또다시 양배추를 포크로 콕콕 찍더니 자신에게 내밀며 아~ 를 시전한다. 혹시나가 역시나. 안 그래도 오늘도 또 하겠지? 싶었지만 에피타이저에서부터 할 줄은 몰랐기에, 크게 당황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밀려오는 부끄러움에도 그냥 모르는 척, 두 눈을 꼭 감고 그 샐러드를 냠, 가볍게 받아먹는다.
우물우물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아삭아삭한 식감과 신선한 맛. 드레싱도 맛이 풍부하여 자신도 모르게 작게 감탄한다. 하지만, 여기서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자신이 아니었다.
이어서 자신도 똑같이 다시 손을 뻗어 빵조각 하나와 딸기잼을 집어올리고는 빵 위에 딸기잼을 적당량 짠다. 그리고는 그것을 그대로 건우에게 내밀며 똑같이 방긋, 웃어보인다.
"샐러드 너무너무 신선하고 맛있었어! 복수의 의미로 나도 빵을 줄게. 이 빵도 정말 맛있거든. 한번 먹어봐, 건우야. 자, 아~"
/ 왠지 제가 더 늦은 듯한 기분이 드네요... 사실 저도 친구가 놀자고 연락해서 이제야 집에 들어가 지금 답레를 올리게 되었어요. 저도 나름 최대한 빨리 써보았답니다! 건우주의 말씀덕분인지 오늘 진짜 재밌었어요! 건우주께서는 즐거운 하루셨나요?
오늘 정말 오랜만에 신나게 놀면서 진짜 잉여잉여 하게 보낸 것 같아요. ㅎㅎㅎㅎ 그런데도 괜히 기쁘네요! 하지만 대학생의 술자리는... (외면) 집안 내력으로 술 진짜 못 먹을 것 같은데, 저... 큰일났네요. 억지로 안 먹인다 해도 아예 안 먹을 순 없을테니까요, 눈치 보이니... 제발 개만 되지 않았으면, 하네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공부로 밤샘은 이제는 안 하겠죠? 아마? 지금은 건우주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불 속에서 꿈틀꿈틀하는 중이니까요! 자, 저는 이제 한 마리 애벌레가 되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 안녕하세요! 애벌레라고 합니다! (꿈틀꿈틀)
그, 그나저나 망치는... (외면) 건우주께서는 대법원장이 아니시니 효력 없다구요, 그거!! 그, 그래도 방금 그 판정은 엄청 맘에 들긴 하지만, 그렇지만... (우물쭈물) 그나저나 역시 건우주는 눈물에 약하셨군요! 앗싸!! (딸기우유맛 사탕 받기) (해맑) 후후후, 저라고 마냥 당하기만 하진 않는다구요!
그러고보니 어쩌다보니 결말이 영웅 유주아 일대기... ㅋㅋㅋㅋㅋㅋ 제물로 바쳐진 한 평범한 소녀가 용의 마음에 들어 마을을 구했습니다, 쨔잔! 하는 느낌이려나요? 아, 뭔가 되게 개그스러운 해피 엔딩 느낌! ㅋㅋㅋㅋㅋ 사실 용과 인간이면 조금 아련한 분위기가 되려나? 수명 차이로 인해 주아가 먼저 죽으려나? 했는데 역시 이 둘은 어떻게든 해피엔딩을 이루네요. 진짜 대단한 아이들...! (감탄) 물론 메인은 지금의 현대 일상물이겠지만 가끔씩 이렇게 번외편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오늘 영화를 보고왔더니 영화 속 저 설정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ㅎㅎㅎㅎ -
719 건우 - 주아 (88412E+52) 2016. 11. 20. 오후 9:34:32"알았어. 알았어. 절대로 안할거니까 안심해. 나도 그 정도까지는 못하니까. 아무리 그래도. 단 둘이 있을때 표현하는걸로 만족할게. 오늘 관람차를 탈 때 각오하고 있어. 절대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줄테니까. 거긴 단 둘뿐이잖아?"
뾰로퉁한 표정을 보이면서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계속해서 지금의 표정을 유지하면서 생긋 웃으며 주아를 바라보았다. 저렇게 당황하는 모습, 행동 하나하나, 너무나도 곱고 예쁘다. 날이 가면 갈수록 정말로 예쁜 느낌에 그저 미소만이 흘러나오고 사랑스러움만이 느껴진다. 좋아하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고백을 하게 되고 키스를 나누고, 관계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질리지 않고 그저 사랑스럽고 내 옆에만 두고 싶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가 넘보지 않았으면 할 정도의 예쁘고 귀여운 여자애. 그 여자애와 연애를 하는 것은 정말로 행운일지도 모른다.
10년 이상의 사이. 그저 잘 맞고 제일 친한 소꿉친구로만 지냈던 사이에서 연인이 되면서 정말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터져나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별로 상관없잖아? 우리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니까. 물론 다들 닭살이니 뭐니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런것까지 다 신경써줄 순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우린 학교에서는 나름대로 절도를 지켜서 사귀고 있다. 적어도 학교에선 지금처럼 닭살 멘트를 남긴다던가, 언제나 꼬옥 붙어다닌다거나, 뽀뽀를 한다거나 그러진 않으니까.
그렇게 스스로의 행동에 합리화를 시키면서, 에피타이저로 나온 요리들을 하나하나 음미했다. 스프는 물론이고, 셀러드에 빵도, 전부 잘 만들어진 요리였다. 그 맛을 즐겁게 음미하다가 포크로 셀러드를 콕 찍고 주아에게 가져가서 아~ 를 말했다.
주아라면 당연히 예상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하지 못했는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쩌면 빠를지도 모른다. 에피타이저니까. 전체요리일 뿐이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늘 먹여주고 싶은게 내 마음인걸. 이 정도가 되면 주아도 슬슬 알아주고 포기하고 순응해주면 좋겠는데 아직은 무리인걸까?
어쨌든 주아는 내가 입가로 가져간 셀러드를 받아먹고 우물우물 씹었다. 맛있게 먹는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져서 그저 흐뭇하게 웃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다는게 이런 기분인걸까? 사실 이런 기분을 이번에 처음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주아에게 뭔가를 먹여줄때마다 계속 느낀 기분이었다. 하지만 느낄때마다 정말로 신선하고 정말로 기분이 좋아서 질리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계속 밥을 먹여주듯이 먹여주고 싶지만, 그런 짓을 했다간 주아가 정말로 찌릿거리는 눈빛으로 흘겨볼테니 그 충동을 참기로 했다. 그 대신, 나는 주아가 내 입으로 건네주는, 딸기잼이 발려있는 빵조각을 입에 얌하고 받아먹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뜨끈뜨끈한 빵조각에 묻어있는 딸기잼의 달콤함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서, 음악으로 치면 환상의 듀엣곡처럼 아름다움을 연주하며 내 입에서 달콤한 멜로디를 울렸다. 그 멜로디의 달콤함을 느끼면서 나는 생긋 웃으면서 주아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나도 맛있어. 빵도 너무 부드럽고, 딸기잼은 정말로 달콤하고... 환상의 조화야. 하지만 거기에 나를 생각해주는 마음까지 들어있어서 더 달콤한 것 같아. 고마워. 주아야."
생긋. 미소와 함꼐 윙크를 남기면서 다정한 눈웃음을 주아에게 선물했다. 입 안에 있는 달콤한 맛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어서 천천히 콕콕 씹으면서 그 맛을 계속해서 입 안에서 음미했다. 복수라고 주아는 말했지만 이런 복수라면 얼마든지 환영이었다.
다른 이들도 그렇지만 우리 역시 정말로 행복하고 다정한 분위기를 가득 풍기지 않나라고 느끼면서 정말로 행복하다고 느꼈다. 이전에도 밥을 함께 먹은 적은 많지만 역시 연인으로서 먹는 느낌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그러기에, 정말로 입가에서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고, 너무나도 행복하고 행복해서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절로 느꼈다.
"나 말이야. 지금 되게 행복해. 너하고 이렇게 다정히 식사할 수 있어서.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어서..."
생긋 웃으면서 내 몫의 스프를 마저 떠먹고는 셀러드를 천천히 즐겼다. 언제 먹어도 푸른 초원의 신선한 맛이 느껴져서, 드링크의 조화가 너무나도 멋져서, 그리고 이런 행복한 분위기가 더해져서 웃음이 입가에서 사라질 수가 없었다.
행복한 에피타이저를 즐기는 도중, 웨이터가 우리들의 자리로 찾아왔고 우리의 자리에 토마토 스파게티와 치즈 오믈렛을 내려놓았다. 맛있게 먹으라는 정중한 인사를 남긴 후에 웨이터는 또 다시 어디론가 총총 걸어갔다.
토마토 스파게티가 담긴 그릇을 들고서, 주아의 앞에 내려놓았고, 나는 내 몫의 치즈오믈렛을 가져와서 내 앞에 놓았다. 에피타이저를 먹었으니 이제는 본 요리를 먹을 차례. 내가 주문한 치즈 오믈렛에선 치즈의 달콤한 냄새와 함께, 오믈렛 특유의 향이 고소하게 풍겨와서 내 코를 마구 자극하기 시작했다.
한 스푼 떠서 살며시 올리자 모짜렐라 치즈로 추정되는 치즈가 쭈욱 당겨지는게 보였다. 고소한 냄새의 이유는 바로 이 치즈 때문인 듯 보였다. 한 숟갈 떠서 입안에 넣으니, 모짜렐라 특유의 고소함과 오믈렛에서 느낄 수 있는 그 특유의 맛이 너무나도 배합이 잘 되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만들었다.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가 정말로 실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제대로 느끼면서, 다시 한번 한 숟갈 떠서 입안에 넣고 천천히, 천천히 꼭꼭 씹어서 그 맛을 즐겨보았다. 그리고 컵에 담긴 물을 한 모금 마시면서 꿀꺽 목구멍 속으로 넘겼다.
"우와. 이거 진짜 고소하고 맛이 좋은데? 진짜 보통 요리사가 만든게 아닌 것 같아. 너도 한 숟갈 먹어볼래? 그리고 스파게티 쪽은 어때? 맛 괜찮아?"
//건우주도 슬슬 집에 돌아와서 이렇게 답레를 남깁니다! 주아주도 재밌게 친구와 노신 모양이네요. ㅎㅎㅎㅎ 재밌게 노셨나요? 물론 진짜 재밌었다고 했으니까 당연히 재밌는 하루였겠죠. 저 역시도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맛있는 것도 먹고, 나름 즐겁게 시간 보냈고요. 물론 주아주의 즐거움에 비하면 조금 떨어질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래도 주아주는 막 해방된 분이다보니, 그 차이가 엄청날수밖에 없겠죠!
그리고 술자리는.. 음.. 솔직히 복불복이네요. 사실 몇가지 스킬이 있긴 합니다. 그냥 마시다가 못 버티겠으면 말을 하고서 입술에만 살짝 닿게 하고 내려놓는 스킬도 있죠. 그리고 개가 되는 일은 없을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 요즘은 그런거 못하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문제가 되면 자기들이 손해거든요. 그래서 여러모로 그런것은 확실하게 막는다고 들었다빈다.
그리고 애벌레라니..애벌레라니..! 너무 귀엽잖아요! 꿈틀꿈틀 에벌레! 역시 주아주는 귀요미였어요!! 귀요미였던거야!! 주아주의 귀여움을 보세요! 참치 여러분들!!!(메아리 효과)
그건 그렇고 영화라. 무슨 영화를 보시고 오신건가요? 이렇게 또 하나의 AU가 탄생하는건가요? 아. 저는 최근에 본 영화가 닥터 스트레인지였어요. 그거 예전부터 재밌다고 말이 많길래 봤었는데 나름 재미있더라고요. 역시 마블 영화구나..라는 느낌이었죠. 뭐랄까.. 망토가 제일 귀여웠습니다. 무슨 의미인지는 영화를 보시면 아마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시고 싶은 상황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이것저것 생각해볼테니까요! ㅎㅎㅎㅎㅎ -
720 주아 - 건우 (23184E+45) 2016. 11. 20. 오후 11:40:24뾰로통한 표정으로 협박 아닌 협박을 해보지만 건우는 여전히 생긋 웃으며 오히려 오늘 관람차를 탈 때 각오하고 있으라며, 거긴 단 둘뿐이니 절대로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주겠다고 대답한다.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하나, 하나 반격하는 건우의 모습에 새삼스레 정말 건우는 강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순순히 건우에게 지고만 있을 자신은 아니었다.
"미리 선언하는거야? 좋아, 그렇다면 너도 오늘 관람차, 각오하고 있어, 건우야. 나도 뭔가를 해볼테니까. 네 말대로 단 둘뿐이니 말야."
건우의 말을 빌려와 되돌려주며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좋아, 나만 각오하고 있을 순 없지. 너도 각오하고 있으라구!
조용히 마음 속으로 뭘 할까, 고민하며 앞에 차려진 에피타이저를 즐기기 시작한다. 크림스프를 먼저 먹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이미 이 식당에 대한 평가는 다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지금까지 먹어왔던 크림스프 중 가장 최고였으니.
다음으로는 빵을 딸기잼과 함께 즐기며 행복해하는 동안, 샐러드를 먹던 건우는 곧 자신을 바라보더니 다시금 포크로 샐러드를 찍어 자신에게 내밀며 아~ 를 시전한다. 메인 요리에서는 할지도 모르겠다고는 생각했으나, 설마 에피타이저에서부터 아~ 하고 말해올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크게 당황한다.
하지만 이제는 나름 익숙해진 아~ 인 만큼, 건우가 내민 샐러드를 냠, 가볍게 받아먹고는 우물우물 씹는다.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아삭아삭한 식감. 너무나도 맛있는 그 샐러드를 행복하게 먹고 있자 건우는 기분이 좋은 듯 흐뭇하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본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자신이 아니었다. 아~ 를 당했으면, 똑같이 아~ 로 복수한다는 게 자신의 철칙 아닌 철칙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자신이 빵에 딸기잼을 곁들여 건우에게 내민다. 하지만 건우는 원래 이런 쪽에는 강했던 만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이 건네주는 빵조각을 얌, 하고 받아먹는다.
그리고 다행히 건우의 입맛에도 잘 맞았는지, 건우는 생긋 웃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너무 맛있다며, 저를 생각해주는 마음까지 들어있어서 더 달콤한 것 같다고 자신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정하고 부드러운 눈웃음. 그 눈웃음에 자신도 결국 배시시 웃어보이며 천천히 입을 연다.
"고맙긴, 뭘~ 나는 언제나 너를 생각해주고 싶으니까 말야."
진심이었다. 꼭 이렇게 연인으로서 사귀는 것이 아니더라도, 자신은 언제나 건우를 위해주고 싶었다. 왜냐하면 너는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니까.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연인과 소꿉친구는 달랐다.
있잖아, 건우야. 사실 나는 너와 연인이 되어서 정말로 기뻐. 내가 너의 바로 옆에 있는 게 허락된다는 것이 정말로 기뻐. 네가 바라보며 웃어주는 사람이, 네가 함께 눈을 마주치며 웃어버리는 그 사람이 내가 되어서 정말로 기뻐. 앞으로도 말야, 건우야. 앞으로도 내가 그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네가 나에게 그 사람이 되어줬으면 좋겠어.
행복하고 다정한 분위기 속, 미소를 잃지 않는 건우를 부드럽게 바라보며 그렇게 마음 속으로 직접 전하지 못할 말을 무수히 많이 전해보기도 한다. 건우가 과연 이런 자신의 속마음을 알아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못 알아준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자신이 이제부터 천천히, 천천히 표현하고 알리면 되었으니.
그러나 사랑의 힘이란건 정말 위대하기 때문인걸까? 마치 자신의 마음속 질문에 대답해주듯이, 건우는 지금 저는 자신하고 이렇게 다정히 식사할 수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어서 되게 행복하다고 얘기한다. 마치 진짜로 자신의 마음을 읽은 듯한 타이밍. 생긋 웃는 건우를 잠시 놀란 듯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금 배시시 웃어보인다.
"...응, 나도 그래. 건우야. 나도 지금 되게 행복해. 너하고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앞으로도 그럴 수 있어서."
그리고... 어쩌면 아주아주 먼 미래에는 내가 너에게 이렇게 음식을 만들어주면 네가 맛있게 먹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지막 말은 입 밖으로 내지 않고 마음 속으로 삼킨다. 그래,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그 때에는 내가 앞치마를 입고서 음식을 만들어 식탁을 차리면, 너와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이 펼쳐질지도 몰라. 어쩌면, 아주아주 어쩌면, 조금 더 먼 미래에는 우리 둘만이 아닐지도 모르고 말야.
그러나 막상 거기까지 상상해보자 별의별 상상을 다한다, 싶어 왠지 모르게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그, 그래도 말야... 와줬으면 좋겠어, 그런 미래. 너와 함께 그려나가는, 그런 미래.
하지만 건우에게는 조금도 얘기하지 않고 에피타이저를 즐기다가, 어느새 웨이터가 다시 가까이 다가와서는 메인 요리를 테이블에 내려놓자 거기에 시선을 집중한다. 맛있게 먹으라는 가벼운 인사 후 다시 어디론가로 향하는 웨이터에게 작게 감사합니다, 하고 말하고는 건우가 자신의 앞에 놔준 토마토 스파게티의 모습에 표정이 환해진다.
붉은색의 소스와 노란빛 면발. 척 봐도 따끈따끈해보이는 모습. 잠시 소스와 면을 잘 섞은 후에 스푼과 포크를 이용해 스파게티 적당량을 돌돌 말자 스파게티는 포크에 예쁘게 말린다. 그 동그랗게 말린 스파게티를 한 입에 냠, 하고 먹자 부드럽고 따스한 면발과 새콤달콤한 소스가 느껴져 표정이 환해진다. 아, 어떡해! 진짜 너무 맛있잖아, 이거!
새삼 메뉴를 잘 선택했구나, 싶어 기뻐하던 중, 치즈 오믈렛도 괜찮았는지 건우가 이거 진짜 고소하고 맛이 좋다며 한 숟갈 먹어보겠냐고 물어오자 고개를 작게 좌우로 젓는다.
"아냐~ 난 괜찮아. 건우, 너 아까 배고프다고 했었잖아? 많이 먹으라구. 그리고 내 스파게티 쪽도 괜찮아. 진짜진짜 맛있어! 한 번 먹어볼래?"
건우의 말에 웃으며 대답하고는 다시금 스푼과 포크로 스파게티를 돌돌 말아 포크에 동그랗게 스파게티를 만다. 그리고는 건우를 향해 장난기 가득하게 씨익 웃어보이고는 다시 아~ 를 시전한다. 거절은 거절이야! 하고 말까지 덧붙여보면서.
/ 네, 진짜 재밌게 잘 놀았어요! 영화도 보고, 코인 노래방도 가고, 길거리 음식도 사먹고! 뭔가 되게 소박해보이는 것들이지만 그 하나하나의 체험들이 전부 신기하고 기쁘더라구요. 건우주께서도 즐거운 하루 보내셨다니, 다행이예요! ㅎㅎㅎㅎ 물론 제가 더 신나게 놀았겠지만요, 하핫!
사실 제가 그 스킬들이 없어서... ㅋㅋㅋㅋ 요즘은 그런 거 못하게 한다 하더라도 혹시 모르는 거니까요. 제발 개만 되지 말아라, 미래의 나...! (간절)
그리고 저는 귀요미가 아니라구요!! 그, 그, 그렇게 다른 참치 분들께 메아리치시면 어떡해요...!! 허위유포죄로 신고 당하신다구요?! 그리고... 그, 그런 건 건우주께서만 알아주셨으면 한다구요... (꼼지락꼼지락) (수줍) (주아 흉내) ㅋㅋㅋㅋㅋㅋㅋ 결론은, 귀요미는 건우주! 저는 그저 한 마리 잉여 애벌레일 뿐!!
아, 건우주께서는 닥터 스트레인지 보셨나요? 저는 액션 히어로 영화는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대신 '가려진 시간'을 봤답니다. 우와... 중간에 아주아주 살짝 울거나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그래도 재밌더라구요! 영상미나 연출도 되게 예뻤구요! 그리고 하고싶은 상황이라거나 AU라고는 해도 거창한 건 아니고... 그냥 그 영화 속에서는 남자아이만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고 여자아이는 여전히 아이인 채 둘이 만나거든요. 그래서 그냥 잠깐 어른인 건우와 아이인 주아, 아니면 어른인 주아와 아이인 건우의 이야기는 어떠려나, 하고 가볍게 생각해봤을 뿐이랍니다. ㅎㅎㅎㅎㅎ -
721 건우 - 주아 (49966E+53) 2016. 11. 21. 오전 2:14:55에피타이저 이후에 나온 본 요리인 치즈오므렛과 토마토 스파게티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맛있는 냄새를 풍기면서 나와 주아를 유혹하고 있었다. 토마토 스파게티는 주아의 앞에, 치즈오믈렛은 내 앞에 배치하고서 내 몫인 치즈오믈렛을 한 숟갈 떠서 먹어봤다. 정말로 단백한 모짜렐라 치즈와 오블렛의 맛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서 너무나도 맛있는 환상의 하모니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것을 나 혼자 먹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웠기에, 주아에게도 한 숟갈 먹어보고 싶냐고 물었지만 주아는 자신은 괜찮다고 거절했다. 고개를 작게 좌우로 젓을 정도니 정말로 먹을 마음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한다면 나로서도 억지로 먹게 할 마음은 없었다. 물론 이 치즈오믈렛을 한 숟갈 먹게 하고 싶었지만 억지로 먹게 하는 것은 주아에게 강요하는 행위가 되는거니까. 강요를 해서 좋을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생긋 웃기만 할 뿐, 더 이상 주아에게 치즈오믈렛을 먹어보라고 얘기하진 않았다. 그 대신에 스푼으로 한 숟갈을 또 떠서 입속에서 치즈의 고소함을 마음껏 맛보았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주아는 어느새 스푼과 포크로 스파게티를 돌돌 말아서는 나에게 다시 아~ 를 시전했다. 거절은 거절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나에겐 거절의 선택지조차 주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물론 딱히 상관없었다. 주아가 아~ 를 하는데 그것을 거절할 이유가 나에게는 없었으니까.
"내가 주는 것은 안 먹고 네가 주는 것은 강제로 먹어야 하는거야? 너무 억지잖아. 하지만 난 너의 그런 억지도 사랑스러우니까 받아줄게. 아~"
방금전에 빵조각을 먹은 것처럼 주아가 주는 스파게티를 받아먹고서 입 안에서 그 맛을 음미했다. 그리고 절로 감탄만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부드럽게 따스한 면발과 새콤달콤한 토마토 소스의 조화가 너무나도 잘 어울려져서 식재료의 신선함과 정성이 느껴지기에 하기 충분했다. 주아가 방금전에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환한 표정을 짓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나 역시도 지금 엄청나게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까.
"이거 진짜 맛있는데. 어쩌지. 진짜. 이런 맛있는 스파게티를 먹으면 이제 당분간 다른 집 스파게티는 잘 못 먹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매번 여기 와서 이 스파게티 먹을 순 없잖아. 어떻게 책임질거야? 이거?"
당연히 주아 책임은 아니었지만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주아에게 책임을 지라는 듯이 말했다. 아마 주아라면 충분히 장난성 발언이라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우리 사이가 그렇게 짧은 사이가 아니니까. 하지만, 그래도 역시 조금은 책임져줬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다.
그러니까, 언젠가..정말로 언젠가 주아가 나와 같이 살게 되면, 요리는 내가 절말로 자신이 없으니까 아마 주아에게 맡기게 될 듯한데, 그럴때 이런 스파게티처럼 맛있는 요리를 먹게 해준다면, 난 그걸로도 족했다. 조금 빠를지도 모르지만, 난 정말로 주아가 만들어준 요리를 좋아하니까, 상상 정도는 마음껏 하고 싶었다. 나와 주아가 같이 살고, 주아가 나를 위해서 요리를 만들어주고, 나는 그것을 먹으면서 또 하루를 힘내게 되고...그런 밝고 행복한 미래를 나도 모르게 바라면서 입 안의 스파게티를 꿀꺽 삼켰다.
"응. 정말로 맛있어. 하지만 유주아. 나는 이 요리보다 더 맛있는 요리를 알고 있는데 그게 뭔지 알아? 바로 네가 만든 요리야. 후훗."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였다. 나는 주아가 만든 요리가 너무나도 좋았다. 물론 맛과 기술은 이 요리에 비해서 주아의 요리가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주아의 요리에는 나를 생각해주는 따뜻한 정성이 들어있다. 이곳의 요리라고 정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의 요리는 먹는 사람을 배려해주는 정성이고, 주아가 만든 요리는 오로지 나를 위한 정성이었다. 다수의 사람을 위하는 것과, 한 사람을 위하는 것. 어느것이 더 나에게 있어서 크게 와닿는지는 굳이 설명할 것도 없었다.
주아의 요리는 이전에도 몇번 먹어본 적이 있다. 꽃놀이 때 만들어온 샌드위치에다가, 내가 몸이 아플 때 직접 끓여주었던 죽, 그리고 이전에 먹었던 음식들. 전부 다 나를 위한 정성이 가득한 요리였다.
그 요리를 떠올리면서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하는 것은 절대로 내가 콩깍지가 씌여서 그런건 아닐 것이다. 누구나 자신을 위한, 자신을 생각해서 만든 요리를 먹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계속해서 그 요리를 먹고 싶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다음에 기회가 되면 스파게티 한번 만들어주지 않을래? 난 이것도 마음에 들지만 네가 만든 스파게티가 더 취향이거든. 농담이 아니라 진짜야."
목소리에 진심을 담아서 주아에게 부탁하고서 나는 내 몫으로 나온 치즈오믈렛을 또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었다. 이 부드럽고 단백한 맛도 마음에 들지만, 역시 나를 생각해주는 성의 맛에는 이길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정성의 맛을 낼 수 있는건 오로지 이 세상에서 유주아. 단 한 명 뿐이었다. 그 정성의 맛을 떠올리면서 나는 생긋 웃으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차가운 물은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영화에 코인 노래방에 길거리 음식에.. 정말 신나게 노셨군요. 역시 고3의 스트레스를 푸는데는 노는만큼 좋은것도 없죠. 거기다가 지금은 주아주는 마음껏 노는게 허락된 시기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귀요미가 맞다구요! 맞는걸요! 얼마나 귀여운데! 허위유포죄는 허위사실을 유포할때만 걸리는거잖아요? 제가 어딜 봐서 허위유포를 한 사람이죠? 그, 그런데 저만 알아봐주길 바란다니.. 꼼지락쫌지락에 수줍이라니.. 어..어어어..(///) 아니..진짜.. 이런 반칙기 쓰기 있습니까?! 주아주, 그런거 잘 못한다더니, 엄청 잘만 하잖아요! 큭..안돼!! 진정해라! 나!! 잉여 애벌레가 이렇게 무시무시한 기술을 쓸리가 없어요!! 절대로 없어요!! 역시 주아주는 귀요미야! 귀요미인거다!! 으아아아!(망치 쾅! 쾅! 쾅!)
그리고 가려진 시간이라. 그런 영화도 있었군요. 주아주의 설명을 보니까 정말 재밌을 것 같은데요? 언제 한번 시간 내서 보러 가봐야겠어요. 그리고 남자아이만이 시간이 흘러서 어른이 되고 여자아이는 아이인채로 둘이 만난다라. 음.. 무슨 설정인진 모르겠지만 한쪽의 시간은 영원히 멈춰버린 느낌인건가요? 그걸 건우와 주아에게 적용한다라.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는걸요? 물론 제가 자세한 설정을 몰라서 직접 영화를 봐야 감이 올 것 같지만요. 진짜로 조만간에 시간을 내보던지 해야겠어요. 그건 그렇고 정말로 건우를 굴리면서 주아에게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은 다 해보는 것 같네요. 근데 진짜 쓰면서도 오그라든다기본다는 오히려 흐뭇해서 신기하네요. ㅎㅎㅎㅎ 평소라면 이런 말 절대로 안한는데 말이에요. 그만큼 주아가 너무 귀엽고 예뻐요. 진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그 애정도가 커져서 큰일이랍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
722 주아 - 건우 (04062E+46) 2016. 11. 21. 오후 1:06:47기대 이상이었던 에피타이저 이후에 웨이터가 서빙해준 치즈 오믈렛과 토마토 스파게티. 척보기에도 따뜻하고 무척이나 맛있어보이는 그 겉모습에 기대되는 눈빛으로 자신의 앞에 놓여진 토마토 스파게티를 내려다본다.
그리고는 곧바로 스푼과 포크를 이용해 토마토 스파게티를 한 입 먹어보자 따뜻하면서도 새콤달콤한 소스의 맛이 느껴져 작게 감탄한다. 치즈 오믈렛도 맛이 괜찮았는지 건우는 자신에게 한 숟갈 먹어보겠냐고 물어왔고, 아까 배고프다고 얘기했던 건우의 모습을 떠올렸기에 고개를 작게 저으며 그 제안을 거절한다.
그러자 건우는 자신의 생각을 존중해주겠다는 듯, 생긋 웃으며 더이상 권하진 않는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고마운 마음이 들어 환히 웃어보인다. 다시 오믈렛을 떠서 먹는 건우를 잠시 웃으며 바라보다가 그래도 왠지 자신의 이 스파게티는 꼭 건우에게 먹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포크에 스파게티를 돌돌 예쁘게 말아 건우에게 아~ 를 시전한다. 그동안은 건우가 자신에게 먼저 아~ 를 말하곤 했으니, 가끔씩은 내가 먼저 이렇게 아~ 를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혹시나 거절할까, 싶어 거절은 거절이라고 말까지 덧붙이자 건우는 너무 억지지만 그런 억지도 사랑스러우니 받아주겠다며, 가볍게 자신이 내민 스파게티를 받아먹는다. 스파게티를 씹으며 보이는 밝은 미소와 작게 감탄하는 목소리에 괜히 자신이 더 기뻐서 스파게티를 먹는 건우를 웃으며 바라본다.
자신이 스파게티를 먹을 때보다도 훨씬 더 행복한 기분. 역시 건우의 밝은 미소는 너무나도 좋았다. 무대 위에서도 빛이 나는 듯이 반짝반짝했던, 바로 그 미소.
그런 건우를 다정하게 바라보고 있자, 건우는 곧 이런 맛있는 스파게티를 먹으면 이제 당분간 다른 집 스파게티는 잘 못 먹을 것 같다며, 어떻게 책임질거냐고 장난스레 웃으면서 얘기한다. 물론, 저것이 장난성 발언이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있었다. 그야 자신들은 13년 째 계속해서 함께 이어져왔던 인연이었으니. 그러니 건우의 그 말에는 똑같이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러게 말야. 우리 건우가 이 정도로 이 스파게티를 마음에 들어할 줄은 몰랐는데. 어떻게 책임을 져야 잘 책임졌다고 소문이 나려나~"
괜히 모르는 척, 키득키득 웃으며 건우의 말을 받아친다. 하지만 역시, 자신도 조금쯤은 진짜로 책임져주고 싶었다. 그러니까... 매일 아침, 건우만을 위한 음식을 만들어 식탁을 차리고는 건우를 깨워 같이 식사를 한다든가... 맛있게 먹어주는 미래의 건우의 모습을 상상해보다가 괜히 부끄러워지자 애써 상상을 멈추고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린다.
그래. 아주아주 먼 훗날의 이야기일테니까 말야. 그... 진짜로 이루어질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역시, 이루어지면 좋겠다.
그런 바램을 바래보기도 하면서 다시 스파게티를 한 입 정도의 양만큼을 돌돌 말아 입에 넣는다. 여전히 스파게티는 너무 부드럽고 따뜻해서 작게 웃어버리다가 건우가 스파게티를 꿀꺽 삼키고는 정말로 맛있다고 얘기하자 건우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는 이 요리보다 더 맛있는 요리를 알고있다며, 바로 자신이 만든 요리라고 밝히고는 가볍게 웃어보인다.
건우의 그 말에 왠지 모르게 아까 자신이 했던 상상이 겹쳐져 순간 얼굴이 살짝 달아오른다.
물론 자신은 이전에도 건우에게 몇 번 요리를 해줬던 적이 있었다. 그 때마다 정성을 가득 담아 건우만을 위한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어 건우에게 가져다 준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건우가 이렇게 칭찬해줄 줄은 전혀 몰랐기에, 쑥스러움이 자신의 온 몸으로 느껴진다.
그 몸둘 바를 전혀 모르겠는 쑥스러움에 슬쩍 시선을 아래로 내려 건우의 시선을 피한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건우는 방금 것이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듯이, 다시 한 번 입을 열어 그러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스파게티를 만들어달라고 얘기한다. 거기에 자신이 만든 스파게티가 이것보다 더 취향이라고 말까지 덧붙이며.
진심 가득한 목소리로 전해지는 건우의 부탁. 기분 좋은 간질간질한 느낌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들떠오르면서도 쑥스럽고 기분 좋은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환해진다.
"응응! 내가 다음번에 꼭 만들어줄게. 나, 열심히 연습해서 진짜진짜 맛있게 만들어줄게! 스파게티뿐만이 아니라 그 오믈렛도 평생 먹을 수 있게 해줄게!"
방긋방긋 웃으며 그렇게 다짐하듯 치즈오믈렛을 다시 먹기 시작한 건우에게 약속하다가 순간 멈칫한다. 어... 방금 내가 한 말 꼭 청혼같지 않아...?
그렇게 생각이 들자 순식간에 얼굴이 화악, 붉어진다.
"그, 그, 그러니까 그게 그런 뜻이 아니라...! 그게... 그게..."
다급히 손사래를 치며 해명하려다가 결국 안되겠다, 싶어 포기한다. 대신 얼음이 들어있는 차가운 물을 급히 들이키며 급격하게 느껴지는 더위를 애써 모르는 척, 쫓아버리려 노력한다. 그러고는 괜히 스파게티를 더 돌돌 말아 입에 쏙 넣어버린다.
/ 네! 틈틈이 면접 준비하면서 신나게 더 놀려구요. 막막 서점도 가고, 연극도 보고, 그러려구요. 신난다!! ㅎㅎㅎㅎㅎㅎ
하지만 귀요미는 절대 아니라구요! 사실이 아닌 말씀을 하시니까 허위유포죄 맞죠! 그리고 그런 거 잘 못하는 거 맞다구요! 보세요, 지금도 저렇게 어색한걸!! 사실 저런 거 건우주께 처음으로 시도해본건데 반칙기라니, 무시무시한 기술이라니! 저는 그저 잉여 애벌레도 밟으면 꿈틀, 한다는 걸 보여드린 것 뿐이라구요? 그런데 또다시 망치 쾅쾅쾅이라니! 그러다가 망치 부러지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좋아요, 이대로 더 공격해서 완전히 망치를 부러뜨려야겠군요. 겸사겸사 건우주의 귀엽게 빨개진 얼굴도 보고! 아, 진짜 귀여우세요, 귀요미 님!! ㅎㅎㅎㅎㅎ (쓰담쓰담)
네, 11월 16일에 개봉했더라구요. 영화 시간은 조금 긴 편이긴 한데 저는 재밌게 봤어요. 그... 어디까지 말씀드려야 스포가 안되려나? 영원히 멈춘 건 아니고, 남자아이가 시간을 멈춘거라 그 아이만 나이를 먹었거든요. 그렇게 어른이 되자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해서 다시 움직이게 된 여전히 아이인 여자를 만나는... 그런 내용이예요. 상당히 아련하고 안타까운 분위기랍니다, 전체적으로. 뭔가 건우랑 주아에게 대입을 해보자면 아련함 대신 '귀여워!!' 하는 분위기가 연출될 것 같지만요. ㅎㅎㅎㅎ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주아의 저 부끄러워하는 반응에는 주아주의 마음도 살짝 들어가있답니다. 제가 실제로 저런 말에 익숙하지 않아서... ㅎㅎㅎㅎㅎㅎ 게다가 건우주께서 저런 말을 쓰신다고 생각해보면 진짜 신기하기도 하고 말이예요. 어째 계속 말씀드리는 것 같지만, 주아 예뻐해주셔서 정말 너무 고마워요! 진짜 이렇게까지 사랑받을줄은 몰라서... 괜히 제가 다 기뻐요! 그리고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건우의 또다른 매력이 마구 뿜어져나와서 점점 애정도가 더 커지고 있어요. 주아가 정말로 부러울 정도예요... ㅠㅠㅠ 저렇게 멋진 남자친구가 있다니! -
723 건우 - 주아 (49966E+53) 2016. 11. 21. 오후 4:08:45오로지 나를 생각해주는 정성의 맛. 지금 이 스파게티도 마음에 들지만, 역시 요리는 정성이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이 요리보다 주아의 요리가 더 입맛에 맞았다. 한 사람만을, 정확히는 나를 위한 요리가 어떻게 취향이 아닐 수가 있을까? 그래서 나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스파게티를 만들어달라고 주아에게 부탁했다. 그러자 주아의 표정은 정말로 환해졌고 방긋 웃으면서 다음에 꼭 만들어주겠다고 나에게 약속했다. 열심히 연습해서 진짜 진짜 맛있게 만들어준다고 말을 하고 오믈렛도 평생 먹을 수 있게 해준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순간 주아의 몸이 멈칫하는게 보였다. 그리고 그 얼굴이 또 다시 순식간에 붉게 물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야 그럴수밖에 없었다. 평생 요리를 먹을 수 있게 해준다니. 그 말은 다시 말하자면 나에게 평생 요리를 만들어준다는 의미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여성이 남성에게 평생 요리를 해준다는 말은 다시 말하자면...
아마 그 의미를 주아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말하다가 이제야 눈치를 챘는지 손사래를 치면서 그런 뜻이 아니라고 해명하려고 했지만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얼음이 동동 떠있는 찬물을 마시면서 스파게티를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기 그지 없어서 순간적으로 품 속에 안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여긴 레스토랑. 우리 둘만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 그러기에 꾹 참기로 하고, 그 대신에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스푼으로 뜬 치즈오믈렛을 한 입 먹고 우물우물 씹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백한 맛은 좀처럼 사라지는 일 없이 내 입가에 계속해서 남아있었다. 그 부드러운 맛을 입 속으로 꿀꺽 넘긴 후에 나는 주아의 눈을 빤히 바라보면서 아까전 주아의 말에 대한 답을 했다.
"나는 상관없는걸. 아니, 오히려 평생 먹게 해준다면야 나는 환영이지. 참고로 난 이런걸로 농담은 절대 안해. 그건 주아, 네가 누구보다도 잘 알거라고 생각해."
장난스럽게, 하지만 그러면서도 진지하게 웃으면서 말을 끝낸 후에 나는 다시 한번 더 치즈오믈렛의 맛을 음미했고, 아직 에피타이저로 남아있는 빵조각을 들어 딸기잼을 바른 후에 입 안에 집어넣었다. 주아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로 주아가 말한 그런 상황이 찾아와도 상관없었다. 아니, 오히려 환영이었다. 계속해서 주아의 요리를 먹을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하고 좋은 일일까.
물론 그 미래가 금방 찾아오진 않을 것이다. 우리 두명이 만약에 어른이 되어서 바로 동거를 한다고 서로 합의를 본다고 할지라도, 그게 바로 이뤄지지도 않을테니까. 예를 들면 나는 20살이 되고 성인이 된다고 해도 얼마 안 가 군대에 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 군대에서 약 2년의 시간을 보내야하고, 돌아온다고 해도 나는 아직 졸업을 한 것이 아니니까, 또 여러모로 준비를 해야하는게 많을 것이다. 학교도 졸업해야 하고, 취직도 해야하고, 돈도 모아야하고.. 그렇게 보내다보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흐를 것이다. 그리고 보통 힘든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주아가 내 옆에 있다면 그 모든 것을 다 극복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원래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강해지는 법이잖아?
그런 생각들을 머릿속으로 빠르게 하면서 근처에 있는 티슈를 뽑은 후에 내 입가에 묻어있는 소스를 닦고 곱게 접어 옆에 내려놓았다. 치즈오믈렛의 양은 점점 줄어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내 위의 접시는 텅 빈 접시로 바뀌었다.
입 안에 남아있는 달콤함과 단백함의 맛을 다시 한번 즐기면서, 나는 손에 쥐고 있는 스푼을 접시 위에 내려놓았고 아직 조금 남아있는 빵조각을 들어서 입에 집어넣었다. 내가 먹었다고 해서 바로 일어날 순 없으니까.
"여기에 사람이 많은 이유를 잘 알겠어. 음식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거기다가 가격도 합리적이고. 안 올 수가 없겠네. 다음에도 이 놀이동산에 데이트 오면 또 여기에 오자. 난 그때는 네가 먹은 토마토 스파게티를 꼭 먹어야겠어. 네가 먹은 음식이라서 그런지 꼭 먹고 싶거든."
주아가 식사를 끝내기를 기다리면서 나는 살며시 고개를 돌려,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오후시간이 되어서, 해는 저 위 중천에 떠 있었다. 지금부터는 정말로 더운 여름햇볕이 놀이동산 전체를 쨍쨍 비출게 분명했다. 가능하면 실외 놀이기구보다는 실내형 놀이기구를 타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느끼면서 실내형 놀이기구는 무엇이 있을지를 생각해봤다.
내가 기억하는게 맞다면 주아는 자이로드롭을 빼면 왠만하면 다 잘타는 편이었다. 물론 나는 번지점프가 아니면 왠만하면 잘 타는 편이고. 물론 시작부터 롤러코스터나 그런 것을 타면서 시간을 보내도 되겠지만...
"밥 먹고 뭐부터 탈까? 음. 기왕 친구가 아니라 커플로서 왔으니까 귀신의 집이라도 가볼까? 후훗. 무서우면 꽉 끌어안아도 돼. 바로 옆에서 토닥여줄테니까."
약간 속보이는 발언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여자친구와 함께 그런 곳에 가는 것은 낭만이라면 낭만이었다. 물론 무덤덤하게 끝날 가능성도 있지만, 그건 그거대로 좋았다. 사실 꽉 끌어안아준다기보다는, 그냥 커플이기에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은 것 뿐이니까. 친구로서 함께 하는 것과 커플로서 함께 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그러기에 커플로서 이어진 지금, 나는 정말로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었다.
소꿉친구로서 지낸 10년 이상의 시간. 이제는 똑같은 행동일지라도 전혀 다르게 느껴질테니까. 예를 들면 지금처럼 둘이서 밥 먹는 행위를 들 수 있다. 소꿉친구일때는 그냥 무난하게 밥을 먹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밥 먹는 시간조차도 함께 하는 시간으로서 정말 행복하게 느껴지는걸. 물론 주아는 어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귀신의 집이 싫으면 바로 롤러코스터도 괜찮아. 후룸라이드도 괜찮고, 아니면 무난하게 그냥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도 괜찮아."
중요한 것은 무엇을 타느냐가 아니라, 누구랑 같이 타느냐였다. 주아와 함께라면, 설사 정말로 조용하기 그지 없는 회전목마라고 할지라도 나는 즐겁게 즐길 수 있었다.
//일을 하면서 틈틈히 답레를 작성해서 이렇게 남깁니다! 지금쯤 주아주는 친구들과 또 밖에서 신나게 놀고 계시겠죠? 서점도 가고 연극도 보고.. 마음껏 노는것을 추천합니다. 그것도 3월달이 되는 순간.. ㅋㅋㅋㅋㅋㅋㅋㅋ 이하생략합니다. 놀 수 있을때 실컷 놀아야죠. 저도 그랬고 다른 이들도 다 그랬으니까요. 면접 준비는 상당히 힘들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너무 긴장하지 않고 평소에 시사 공부라던가 이런것을 틈틈히 해두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너무 크게 부담 가지진 마세요. 면접관들을 보면 말 떨지 않는게 중요하답니다.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느냐 없느냐. 그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니까요.
그리고 제 망치는 절대로 부서지지 않는답니다. 설사 부서진다고 해도 예비용이 많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부서지면 새로 하나 가져오면 될 뿐이죠! ㅋㅋㅋㅋㅋ 그리고 얼굴이 새빨개졌다니. 그, 그건 분명히 더워서 그런걸겁니다! 어이쿠! 보일러를 너무 뜨겁게 틀었나봐요!! 조, 조금 내려야겠네!
11월 16일 개봉이라고 하면 얼마 안 되었네요. 거의 새 영화나 마찬가지로군요. 그리고 시간을 멈춘다는 설정이라.. 역시 어떻게 시간을 멈출 수 있게 되었느냐. 그리고 다시 흐르는 시간 속에서 어린아이인 여자를 만난다라.. 그건 설정만 들어도 너무 아련하잖아요. 여자아이 측에서는 이 아저씨는 누구지? 이런 느낌일거 아니에요. 건우와 주아에게 대입한다고 한다면.. 귀여워..라는것도 있지만 왠지 되게 안타까운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서로가 서로를 너무 좋아하는데, 어느 한쪽만이 어른이 되어있다고 한다면, 아이인 이 입장에서는 대체 이 오빠(누나)는 누구길래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는거지? 싶어서 혼란스러울테고 그와 동시에 늘 같이 다니던 자신의 반쪽이 없어졌으니 찾기 바쁠테고, 어른이 된 쪽은 아무리 말을 해도 믿을리가 없으니, 그건 그거대로 상당히 안타깝기 그지 없을테고.. 이거 너무 슬픈거 아닌가요? ㅠㅠㅠㅠ 물론 귀여운 이미지라는 느낌이 될지도 모르겠지만요!
그건 그렇고 오늘은 하루종일 날씨가 흐리네요. 갑자기 달콤한게 끌려서 근처 빵집에 들려서 슈크림이나 사러 갈까 생각중이에요. 달콤한 것이 갑자기 끌리는 것은 피곤하다는 증거라는데.. 요즘은 딱히 피곤한게 없는데 왜 이러는진 저도 잘 모르겠네요. 음. 아무튼 답레를 남기고서 건우주는 슈크림을 사러 잠시 나가보겠습니다! -
724 주아 - 건우 (04062E+46) 2016. 11. 21. 오후 8:30:15다음에 기회가 되면 스파게티를 만들어달라는 건우의 부탁에 정말 기쁜 마음에 표정이 환해진다. 그리고는 더더욱 방긋 웃으며 건우에게 다음에 꼭 만들어주겠다고 확실하게 약속한다. 그러나 스파게티뿐만이 아니라 오믈렛도 평생 먹을 수 있게 해준다고 얘기하다가 순간 멈칫한다.
어... 그러니까, 방금 나, 건우에게...
순간 자신이 무슨 말을 했나 깨닫자 얼굴이 화악, 달아오른다. 혹시나 건우가 오해할까, 싶어 손사래를 치면서 해명하려고 했지만 결국 해명하진 못하고 대신 얼음이 들어있는 찬물을 마시면서 애꿎은 스파게티만 먹기 시작한다.
건우는 그런 자신에게 밝은 미소를 보이더니 똑같이 치즈오믈렛을 먹기 시작한다. 한 입 넣은 치즈오믈렛을 꿀꺽 삼킨 건우는 곧 자신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저는 상관없다며, 오히려 환영이라고 대답한다. 참고로 저는 이런걸로 농담은 절대 안한다고 말을 덧붙인 건우는 장난스러우면서도 진지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무, 물론 아주 잘 알고있기는 해. 사실 나도 그럴 수 있다면 정말 환영이고 말야."
왠지 모를 창피함에 조금 머뭇머뭇거리면서도 자신도 똑같은 마음임을 건우에게 전한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더 치즈오믈렛을 먹고 빵조각에 딸기잼을 발라 먹는 건우처럼, 자신도 아직 남은 스파게티를 돌돌 말아 입 안에 쏙 넣는다.
서로가 함께 하는 미래. 솔직히 말하자면,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야 자신들은 아직 18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이었으니까. 법적으로도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미성년자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미래가 반드시 와줬으면, 했다. 물론 그런 미래가 펼쳐지기 위해서는 아직 자신들에게는 남아있는 과제가 너무나도 많았다.
입시, 대학, 졸업, 취업 등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생각하고 따져보자면 끝도 없었다. 거기다가, 자신들이 20대가 되고 조금 지나면 건우는 분명 군대를 가야할테니... 2년이라는 헤어짐의 시간도 자신들의 앞에 놓여있을 터였다.
물론 아마 정말로 힘들 것이었다. 정말로, 정말로... 힘들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겨낼 수 있었다. 건우만 자신의 옆에 있어준다면, 그 어떤 힘겨운 일들도 이겨낼 자신이 있었다. 그러니까... 그런 미래를 만들어내자, 건우야. 함께 만들어내자. 부자가 되어 풍족하게 사는, 그런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그냥 너와 함께 있으면서, 서로를 보며 마주 웃고, 너에게 매일매일 음식을 만들어주며, 매일 아침 햇살 속에서 너를 깨워주는. 그런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이, 내겐 분명 가장 행복할테니까.
스파게티를 먹으며 조용히 자신이 바라는 미래를 그려보다보니 어느새 스파게티도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건우는 이미 치즈오믈렛을 다 먹고는 조금 남아있는 빵조각을 집어들어 입에 넣으며, 여기에 사람이 많은 이유를 잘 알겠다고, 다음에도 이 놀이동산에 오면 또 여기에 오자고 얘기한다. 그 때는 저는 자신이 먹고있는 이 토마토 스파게티를 꼭 먹어야겠다고 말하는 건우의 말에 가볍게 웃으며 똑같이 말을 맞춘다.
"응, 다음 번에도 꼭 여기에 다시 오자. 그럼 그 때 나는 건우, 네가 먹은 치즈 오믈렛을 주문할테니까."
서로의 음식을 바꿔 먹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겠거니, 하고 생각해보며 마지막 남은 스파게티를 입 안에 넣어 그릇을 비운다. 그러는 동안 창 밖을 바라보던 건우는 곧 자신에게 밥 먹고 놀이기구를 어떤 것부터 탈지 물어온다. 기왕 커플로 왔으니 귀신의 집을 가볼까? 하고 제안하던 건우는 무서우면 바로 옆에서 토닥여줄테니 꽉 끌어안아도 된다면서 가볍게 웃어보인다.
그 말에 조금 고민이 되는지 잠시 생각에 빠진다. 물론, 솔직히 말하자면 매우 무서웠다. 그야 귀신의 집이라고 하면 자신이 싫어하는 어둠 속에서 깜짝깜짝 놀래키는 무서운 귀신들이 많은 곳이었으니. 그렇지만... 귀신의 집이라고 한다면, 커플들의 필수 코스. 건우 말대로 자신들은 지금 친구로서 놀러온 것이 아니라 커플로서 데이트를 온 것. 그렇다면 여기서 자신의 대답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실, 그거 로망 중 하나이기도 하잖아? 그러니까... 용기를 내보자. 건우와 함께니까 괜찮을거야.
그러나 건우는 자신을 배려해주고 싶었는지, 귀신의 집이 싫으면 롤러코스터나 후룸라이드, 아니면 그냥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도 괜찮다고 얘기한다. 그 배려는 정말로 고마웠지만, 이미 마음을 정했기에 작게 고개를 젓는다.
"아냐, 괜찮아. 귀신의 집, 가보자. 사실 조금 무섭긴 한데... 그래도 건우, 너를 믿고 있으니까. 나, 너한테 바짝 붙어있을 거니까 불편하다고 뭐라하면 안 돼? 알았지?"
일부러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으며 조금 느껴지는 두려움을 감춰본다. 아냐... 괜찮아. 응. 건우가 함께니까.
/ 아쉽게도 땡입니다! 오늘은 친구들이랑 안 놀고 그냥 외출을 했어요. 정말로 서점에 들러서 갖고싶던 책도 샀구요! 그래서 엄청 기뻐요. ㅎㅎㅎ 이 마음 그대로 이제야 집에 들어와서 재빨리 답레를 이렇게 올려봅니다! 3월달은... (외면) 안 왔으면 하네요. 왠지 정말로.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시, 시사 공부... (동공지진) ...어, 어떻게든 될거라고 믿어요! 네! 말하는 걸 무서워하고 그러진 않으니까요!
그, 그리고 예비용 망치가 많이 있던건가요?! (당황) 어... 그, 그럴 순 없는데?! 그럼 그 망치들을 전부 몰래 숨겨놔야겠군요. ㅎㅎㅎㅎ 절대 못 찾으실걸요? 그리고 보일러때문에 더워서 얼굴이 빨개지신건가요? 흐음, 왠지 아닌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 언제 기습이 다시 날아갈지 모르니 각오하시라구요?
네, 거의 새 영화라고 보는거죠. 그, 그런데... 어라?;;; 건우주의 그 추측의 말씀들, 영화 내용이랑 거의 똑같게 비슷해요...!! 세상에?! 건우주, 혹시 영화 스토리 작가셨나요?! 아니, 진짜, 어어?;;; (소름) 제, 제가 스포한 거 아닙니다? 건우주께서 너무 대단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가지고 계신거예요!! 으음... 건우주의 그 말씀을 들어보니 건우와 주아도 왠지 영화처럼 아련하고 슬픈 분위기로 갈지도 모르겠네요, 정말로. 하지만 그냥 어디까지나 '이런 건 어떨까?' 하는 하나의 상상일 뿐이니까요! 네!
오늘은 제 쪽의 하늘도 그리 맑진 않네요. 가을도 점점 다 가고있다는 신호려나요? 그나저나 갑자기 달콤한 게 끌린다니. 음, 어쩌면 건우주께서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신 피로가 쌓여있는걸지도 몰라요. 스스로 무리는 하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역시 자신도 모르게 무리하고 계신거 아닌가요, 건우주? 그러니까 제발 일찍 주무시고 피로를 풀으시라구요. 막막 새벽 2시가 넘을 때까지 답레 쓰시지 않으셔도 되니까요. 착한 어른은 일찍 주무시는 거라구요! 음... 그리고 이제는 힘든 게 있으면 언제든지 저에게 말씀하셔도 된답니다. ㅎㅎㅎㅎ 아, 물론 말씀하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누군가 들어줬으면, 하는 이야기가 생긴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저는 이제 자유의 몸이니 기대셔도 괜찮으니까요. ㅎㅎㅎ 그나저나 슈크림은 맛있었나요? 다른 달달한 것은 안 사드셨나요? 초콜릿이나 그런 것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
725 건우 - 주아 (49966E+53) 2016. 11. 21. 오후 10:45:33"무서우면 그다지 무리하지 않아도 돼. 그거와는 별개로 나를 믿는다는 말은 너무나 기쁜걸? 그리고 불편하다고 뭐라고 한다니. 그럴리가 있겠어? 아직 넌 잘 모르는구나. 남자가 여자에게 귀신의 집으로 가자고 하는 이유는 대부분이 자신의 여자친구가 바짝 붙어있는 것을 바래서 그러는거야. 나는... 음. 상상에 맡길게. 하하하!"
당연하지만, 나도 비슷한 목적이었다. 여자친구인 주아가 나에게 바짝 붙어있고, 무서운 귀신이 나오면 꽉 끌어안아주고, 남자로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단순히 그런 목적만은 아니었다. 그냥 주아와 함께라면 어디든지 좋았다. 이것만큼은 진심이었다. 단순히 끌어안아주는게 목적이라면 굳이 놀이공원에 올 이유가 없었다. 그냥 지우에게 심부름을 시키고, 내 방에서 시간을 보내는게 좀 더 그렇게 있을 수 있으니까.
주아와 이것저것을 하고, 추억을 쌓아가고, 더욱 더 사랑을 키우는 것. 그것이 내 목적이었다. 아무리 연인이 되었다고 해도, 지금 정말로 좋아 죽으려고 해도 연인으로서의 추억은 우리에겐 거의 없었다. 소꿉친구로서의 추억은 솔직히 너무나도 많았다. 10년 이상의 기한은 절대로 폼이 아니다. 그러기에 그 정도의... 그리고 그 이상의 추억을 쌓고 싶었다. 그리고 충분히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헤어지지 않는 한.. 그리고 나는 주아와 헤어질 마음은 없었다. 주아가 나와 헤어지겠다고 말을 하지 않는 한 절대로.. 손에 얻은 소중한 존재를 굳이 손에서 빠져나가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것이 정말로 치졸한 독점욕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나는 주아를 그 누구에게도 넘기고 싶지 않고 독점하고 싶으니까. 좋아하는 여자애를 내가 독차지하고 싶은 게 이상한건 아닐 것이다.
"그럼 슬슬 너도 다 먹은 것 같고 자리에서 일어나볼까? 그러고 보니, 돈은.. 음. 지금은 더치페이로 하자. 각자 자신이 먹은 것을 계산하는 걸로 말이야. 그거라면 너도 불만 없겠지? 나도 타협할테니까, 혹시 마음에 안 들더라도 너도 타협해줘."
원래대로라면 내가 전부 계산하고 싶지만 아까전에 사파리에서 했던 말도 있었던지라, 여기서 내가 멋대로 전부 계산하면 주아는 제대로 화를 낼 것 같았다. 어째서 자꾸 일방적으로 돈을 쓰냐는 식으로 말이다. 그랬기에 나는 더치페이를 제시했다. 자신이 먹은 것은 자신이 계산하는 방식. 물론 데이트 계산법으로는 조금 안 어울릴지도 모르겠지만, 그것 이외에는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이렇게 하면 나도 돈을 쓰고, 주아도 돈을 쓰니까 일단은 나도, 주아도 전부 만족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주아가 내가 일방적으로 돈을 쓰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처럼, 나도 주아가 일방적으로 돈을 쓰는 것은 싫었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티슈로 다시 한번 입을 닦은 후, 주아도 입을 닦을 수 있도록 티슈를 건네줬다. 그리고 주머니에 있는 지갑을 꺼낸 후에 계산서를 가지고 카운터로 천천히 걸어갔다.
"따로따로 계산할게요. 저는 치즈오믈렛이고 이쪽은 토마토 스파게티에요."
따로따로, 더치페이로 계산하겠다고 하자 카운터를 보고 있던 여성 캐셔는 능숙하게 기기를 조작했고 우선 내가 먹은 치즈오믈렛의 가격을 띄웠다.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건네준 후에 거스름돈을 받고 다시 지갑 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다시 주머니 속에 지갑을 쑤욱 집어넣었다.
주아가 게산을 끝내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바로 옆쪽에 입가심을 하라고 놓아둔 듯한 민트 캔디들이 가득 들어있는 통이 보였다. 딱히 배가 고프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입가심 정도는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입 속에 쏘옥 집어넣었다.
그러자 입 안에 하얀 민트향이 가득 퍼지는게 느껴졌다. 이 또한 슈퍼나 편의점에서 파는 민트 캔디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뭔가 되게 고급스러운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직접 만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떠올랐다.
정말 신기한 느낌이기에 민트 캔디를 잠시동안 말 없이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살며시 하나를 집어든 후에, 바로 옆에 있을 주아에게 건네줬다.
"주아야. 이거 한번 먹어봐. 진짜 향긋해. 민트향 싫어하면 내가 먹을게. 그런데 진짜 입가심으로 너무 좋은데?"
입 안에 남아있는 사탕 알갱이를 천천히 혀로 돌리면서, 그 향긋함을 다시 한 번 입 안에서 가득 느껴보았다.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상쾌함에 그저 방긋 미소만이 터져나왔다. 마음 같아선 이 민트 캔디 가져가고 싶지만 아마도 그것은 허락이 안되겠지. 그러기에 아쉬운 표정을 남기고서 뒤로 돌아섰다.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면서 레스토랑 문 바로 앞에 멈춰선 후에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린 후, 주아에게로 손을 내밀었다. 역시 우리는 이동할때는 항상 이렇게 붙어있어야지. 언제부터가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다니는게 당연하다는 듯이 되었기에, 아무런 거부감도 없이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 수 있었다.
"가자. 주아야. 귀신의 집 가야지. 그리고 무서우면 언제든지 끌어안아. 그 어떤 무서운 귀신이 나타나더라도 내가 널 지켜줄테니까. 나는 네 남자친구니까. 그러니까, 마음껏 끌어안아도 돼. 내가 널 지켜줄게."
내 발언에 닭살이 돋는다는 듯이 캐셔 여성은 난감한 듯이 웃어보였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나는 진심으로 이렇게 말하는건데.
//슈크림을 맛있게 먹으면서 건우주가 답레를 합니다! 다른 달달한 것은 안 사먹고 그냥 슈크림만 여러개 사와서 먹고 있는 중이에요. 음. 저도 모르는 사이에 피로가 쌓였을지도 모른다라.. 그런거려나요? 하지만 전 평소에도 보통 2시쯤에 자러 갔는걸요. ㅋㅋㅋㅋㅋㅋㅋ 주아주의 입장에서는 제가 무리하게 답레를 쓴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네요. 괜찮아요. 무리하게 쓰는게 아니에요. 그냥 그때까지 일어나 있으니까 쓰는거죠. 가끔 정말로 피곤할때는 그냥 자러 가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아무튼 오늘은 놀지 않고 서점에 들려서 갖고 싶은 책을 사는 외출을 했다 이거죠? 하지만 그것도 휴식이잖아요! 놀러간거잖아요! 단지 혼자서 논것 뿐이지!! 아무튼 엄청 기뻐보여서 다행이에요!! 정말로 다행입니다! 여러모로 고생을 많이 하셨으니 앞으로는 쭉 기쁜 마음으로 지내길 바래요.
그리고 예비용 망치를 다 숨긴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새로 사면 되는거 아닌가요? 요즘은 인터넷이 참 잘 되어있으니까요. 과연 언제까지 숨기실 수 있을까요?! 절대로 지지 않겠습니다!! 그리고..기습적으로 충전개시!!(토닥토닥(꼬오오옥)
그리고 영화 내용이 그런 느낌인가요? 그냥 설정을 듣고서 나름대로 그런 내용이 아닐까라고 추측한건데 설마 진짜였다니! 음.. 그냥 우연일거에요! 라기보다는 다른 이들도 다 금방 추측하지 않을까요? 그 정도는? 제가 금방 추측할 정도면 다른 이들도 다 금방 추측할 수 있어요! 비행기 너무 태우시면 안됩니다.(생긋)
아무튼 주아주에게 들어줬으면 하는 이야기가 생긴다면 꼭 말하도록 할게요. 이제 주아주는 해방된거나 마찬가지니까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할 이야기는 없어요. 그냥 지내다보면 조금 힘든 일도 있고 슬픈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럴땐 꼭 말할게요. 마이 파트너. (토닥토닥)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저는 절대로 무리하지 않으니까.. -
726 주아 - 건우 (94621E+53) 2016. 11. 22. 오전 8:17:09무섭지만 그래도 귀신의 집에 가겠다고 말하자 건우는 무서우면 그다지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저를 믿는다는 말은 너무 기쁘다며, 이어서 남자가 여자에게 귀신의 집으로 가자고 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리고는 저의 경우는 상상에 맡긴다며 크게 웃어보인다.
지금까지 남자친구를 사귀어본 적이 없었던 자신이었기에 남자의 심리는 잘 몰랐지만, 왠지 모르게 지금 건우의 심리는 알 것 같았다. 분명, 건우도... 비슷한 목적 때문일 것이리라. 건우도 자신의 소꿉친구이자 남자친구이기 전에 한 명의 남성인 만큼, 분명 비슷한 목적일 것이었다.
그 사실을 인식하자 왠지 건우가 무척 귀엽게 느껴져 가볍게 웃어버리며 입을 연다.
"남자들이 여자들과 함께 귀신의 집에 가는 이유는 그거 때문이었구나. 처음 알았어. 그럼 우리 건우도, 아마 똑같은 목적 때문이겠지? 그렇다면 나도 우리 건우에게 아주 바짝 붙어있어야겠는걸?"
나름 능글맞은 목소리를 내보이며 건우를 향해 부드럽게 눈웃음 지어 보인다. 좋아, 그렇다면 정말로 바짝 붙어있을테니까, 각오하라구. 절대로 안 떨어질거니까.
그렇게 마음 속으로 건우에게 선전포고 아닌 선전포고를 해보기도 하며, 건우와 함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 즐겁고 행복한 이 기분을 실컷 만끽한다. 아마... 건우가 아닌 다른 사람과 여기 왔었다면, 나는 이 정도로 즐거워하지는 않았겠지. 절대로.
어쩌면 이러다가 건우 없이는 자신은 더이상 행복해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도 해보다가 건우가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보자고 하자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확실히, 이제는 둘 다 음식을 다 먹은 상황. 더이상 여기에 죽치고 앉아있을 순 없었다. 귀신의 집으로 다음 행선지까지 정해졌으니, 이제 자신들에게 남은 것은 그 곳으로 향하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그 전에 먼저, 건우는 계산은 지금은 더치페이로 하자며, 저도 타협할테니 자신도 타협해달라고 얘기해온다. 분명히 건우라면 자신이 다 계산을 하려고 했겠지만, 아까 자신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돈을 내는 것은 싫다고 분명히 말했기에 고민고민하다 제시한 해결책일 터. 자신의 마음을 존중해주고 생각해주는 건우의 그 배려에 정말로 고마움을 느끼면서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응, 불만 없어. 정말 완벽한 해결책인 것 같아. 고마워, 건우야."
배시시 웃으면서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건우에게 전한다. 역시 건우는 대단했다. 저와 자신이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타협안을 순식간에 만들어냈으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티슈로 입을 닦은 건우는 자신에게 또다른 티슈를 건네준다. 이것은 분명 입을 닦을 수 있도록 챙겨준 것일 터. 고마워, 하고 건우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는 그 티슈를 받아들어 자신의 입가 주위를 가볍게 닦는다. 자신이 먹었던 요리는 토마토 스파게티인 만큼 역시 조금은 묻어있는 듯 했지만, 전부 닦아내니 다시 깔끔한 모습을 되찾는다.
그리고는 지갑을 꺼내고 계산서를 가지고 카운터로 향하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똑같이 지갑을 꺼내며 건우의 뒤를 따라간다.
여성 캐셔에게 따로따로 계산하겠다고 건우가 얘기하자 캐셔는 능숙하게 기기를 조작하여 먼저 치즈 오믈렛의 가격을 화면에 띄운다. 그러자 건우는 돈을 지불하고 거스름돈도 받고는 다시 지갑을 주머니 속에 넣는다.
"네, 저는 토마토 스파게티요."
건우가 계산을 끝냈으니 이번에는 자신이 계산을 할 차례였다. 다시 한번 자신이 주문했던 메뉴를 얘기하자 캐셔는 이번엔 자신의 메뉴를 화면에 띄운다. 그 가격을 확인한 후에는 망설임없이 지갑을 열고는 돈을 지불한다. 다행히 그 정도의 돈이 있었기에 거스름돈을 만들지 않고 깔끔하게 계산을 끝낸다.
건우 쪽을 바라보자 건우는 자신이 계산을 하는 동안 옆쪽에 있던 민트 캔디를 먹었는지, 그 캔디를 말없이 내려다본다. 다행히 맛있었는지, 건우는 그 사탕들 중 하나를 집어들더니 자신에게 건네며 한 번 먹어보라고 권한다. 상쾌한듯이 방긋 미소짓는 건우의 모습에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고마워, 하고 건우가 건네는 그 사탕을 받아든다.
그대로 사탕을 쏘옥 입 안에 넣고 혀로 데굴데굴 굴려보자 느껴지는 향긋하고 상쾌한 민트향. 건우가 아까 그렇게 방긋 미소지었었는지 그 이유를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음, 이 사탕 진짜 맛있는걸? 민트향이 진짜 향긋해서 좋아. 개운하게 입가심하긴 정말로 딱인 것 같아, 건우 네 말대로 말야."
건우의 말에 동의하며 다시 사탕을 입 속에서 데굴, 굴려본다. 음, 진짜 향기로워서 좋다!
건우는 이 민트 캔디가 정말로 마음에 들었는지 사탕을 잠시 아쉬운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뒤로 돌아선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나중에 이거와 똑같진 않더라도 최대한 비슷한 민트 캔디를 사서 선물해줘야겠다, 하고 생각해보며 자신도 건우를 따라 뒤로 돌아선다.
천천히 걸어가 레스토랑 문 바로 앞에 멈춰서자 건우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는 자신에게 손을 내민다. 이제는 정말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스킨십. 당연하다면 당연하게 된 이동시에 손잡는 스킨십에 대해서는 이제는 거부감같은 것도 없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사귀기 전부터 손은 종종 잡아왔었지만 말야. 그래도...
건우는 이어 귀신의 집에 가자며, 그 어떤 무서운 귀신이 나타나더라도 자신을 지켜주겠다고 강하게 얘기한다. 그 말에 닭살 돋는다는 듯이 캐셔는 난감하게 웃었지만, 그렇게 말하는 건우는 정말로 진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자신이 그런 건우의 진심을 모를리는 없었기에, 부끄러움을 뒤로 하고 환히 웃으며 똑같이 대답한다.
"그래. 가자, 건우야. 나를 지켜주겠다는 그 말이 정말로 너무 기뻐. 너만 믿을게. 그 누구보다도 든든한 나의 남자친구 님."
그리고는 건우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놓고는 자연스레 손깍지를 낀다. 왠지 캐셔가 더욱더 난감해하는 듯했으나, 신경쓰지 않기로 마음먹고는 오로지 건우만 바라보며 웃는다. 그래. 너만 있으면 나는 정말로 무서울 게 없으니까. 옛날에도, 지금도, 너의 존재는 나를 안심시켜줘.
/ 슈크림을 맛있게 드시고 있었다니! 엄청 부러워요... 평소에도 새벽에 그렇게 주무시니까 피로가 쌓이는 게 당연하죠! 무리하게 쓰시는 게 아니라니 다행이지만... 그래도 일찍, 푸욱 주무시라구요.
그, 그리고 그것도 놀러간 거에 포함되는 건가요?! 하긴, 크게크게 보면 그것도 놀러간 것이긴 하지만요. 아무튼 진짜 갖고싶던 책을 우연히 발견해서 샀답니다! 너무 귀여워서 좋아요!! 축복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저도 건우주께서 쭈욱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지내시길 바란답니다! ㅎㅎㅎㅎ
그, 그나저나 예비용 망치는 인터넷으로 살 수 있다구요?! 그, 그건 몰랐는데...! 으윽, 끝까지 숨겨볼테니 각오하시라구요? 저도 절대로 건우주께 안 질 거니까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기습 충전인건가요? ㅎㅎㅎ 그건 저한테 데미지 1도 없다구요? 그래도 기뻐라! 그러면 저도 똑같이 역충전이예요! (꼬오오옥) (토닥토닥)
그리고 영화 내용은 실제로 그런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다른 이들도 금방 추측할 수 있다니! 절대 아니예요, 그거! 적어도 저는 아니라구요? 그러니까 건우주께서 정말 대단하신 거예요. 역시 지금까지 누누이 얘기해왔지만, 건우주께서는 스토리를 다루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세요. 비행기 태우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느끼고 있다구요? 그냥 저의 솔직한 생각이예요. ㅎㅎㅎㅎ
네, 그 말씀만으로도 저는 솔직히 조금 기쁘답니다. 저는 언제나 건우주께 도움만 받고 기대왔는데, 이제는 제가 건우주께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말이예요. ㅎㅎㅎㅎ 들어줬으면 하는 이야기가 생긴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주아주는 절대로 이 스레를 떠나지 않을 생각이니까요! 열심히 들어드릴게요. 그러면... 건우주께서 무리하시는 것 같아서 걱정했던 마음은 조금 넣어놔도 되겠죠? 아... 사실 어제 이 답레를 올린 줄 알았는데 마솝을 누르기 직전에 기절잠을 자버려서... ㅋㅋㅋㅋㅋ 지금 올리게 되네요. 그러니 혹시 오타가 있더라도 필터링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건우주께서도 오늘 하루, 아주아주 좋은 하루가 되시기를! -
727 건우 - 주아 (67382E+60) 2016. 11. 22. 오후 1:57:14입가심으로 딱 좋은 향긋하고 상쾌한 느낌의 민트 캔디. 그 캔디를 입 안에서 굴리면서 상쾌함을 최대한 입 속에 남기고서 주아가 계산을 끝내는 것을 기다렸다. 그 도중에 주아에게 민트 캔디를 건네주면서 먹어보라고 권하자, 주아는 받아들고 방금전의 나처럼 미소 지으면서 그 캔디를 마음에 들어했다. 정말 마지막까지 손님을 배려해주는 이 레스토랑의 방침에 절로 박수를 칠뻔한 순간이었다. 보통은 이렇게까지 손님의 편의를 생각하진 않으니까.
손님의 시선으로 봤을 때 앞으로 이 레스토랑은 점점 더 번창하지 않을까란 예감이 들었다. 이렇게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분위기에, 거기다가 마지막엔 입가심용 민트 캔디까지. 번창할만한 조건은 다 갖추고 있었다. 진짜로 나중에 또 이 놀이공원으로 데이트를 오면 반드시 여기로 점심을 먹으러 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주아에게 손을 내밀자, 주아는 정말로 자연스럽게 손깍지를 끼면서 내 손을 잡았다. 마치 그 모습이 정말로 기품있는 부잣 집에서 자란 어여쁜 아가씨라는 느낌이었다. 자리에 앉기 전에 주아가 나에게 집사 같다고 말했으니, 그럼 난 주아를 모시는 집사가 되는걸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피식 웃었다.
"그래. 나만 믿어. 집사로서 아가씨를 잘 모셔야하지 않겠어? 물론 그 아가씨는 아가씨 이상의 아가씨지만.."
주아가 했던 말 중에서 집사란 부분만 살짝 인용해서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나 역시도 힘을 줘서 그 손가락 사이에 깍지를 끼웠다. 말 그대로 처음부터 하나인것처럼 계속해서 달라붙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누구나 질려할지도 모르고 누구나 피하려고 할지도 모르지만, 좋아하는 여성을 위해서 애정을 표현하는 것은 절대로 죄가 아니다. 물론 많은 이들이 있는 곳에서 뽀뽀를 한다거나, 과도한 스킨십을 한다거나 그러면 그건 틀림없는 민폐적 행위이다. 하지만 손을 잡고 팔짱을 끼는 행위 정도는 연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행위. 그러기에 나는 그 누구보다도 떳떳했다.
억울하면 주아처럼 귀엽고 예쁜 여자친구를 사귀고 자신도 하면 될 일이다. 이쪽에 엉뚱하게 화풀이를 해봐야 감정낭비일 뿐이다. 나는 일일히 그런 이들을 상대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딸랑거리는 방울소리를 뒤로 하고서 주아를 데리고 레스토랑 밖으로 나온 후, 놀이기구 쪽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중천에 뜬 햇볕 때문에 더위가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그 손은 절대로 놓치 않았다. 차라리 더운게 낫지. 떨어지고 싶진 않았다.
혹시라도 더울까 싶어 일부로 그늘쪽을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놀이기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나아갔다. 그리고 어느새 나와 주아는 놀이기구들이 모여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동물원보다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스릴 넘치는 롤러코스터 쪽은 줄이 아주 길게 늘여져있었다. 얼핏봐도 저기에 타려면 1시간 이상은 기다려야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저렇게나 줄이 길게 늘여져있는 모습으로 보아 상당히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한번 줄을 서서 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는 자이로드롭이 보였다. 정말로 높게, 높게 올라가서 고개를 거의 위쪽까지 들어야 그 끝까지 보이는 높은 높이는 절로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저것을 탈 마음은 없었다. 주아는 자이로드롭을 무서워하고 싫어하니까. 다시 고개를 내려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안심시키듯이 말했다.
"괜찮아. 저건 안 탈거니까. 혹시라도 탈까봐 불안해하지 마. 후훗."
그 외에도 저편에 보이는 회전목마라던가, 바이킹, 범퍼카, 후룸라이드 등등의 놀이기구를 하나하나 바라보면서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머지 않아 우리들의 목적지인 귀신의 집이 저 앞에 보였다.
역시나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았는지 거기에는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 커플이 상당히 많이 줄을 서 있었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괜히 무안한 마음이 들어서 난감한 미소를 보였다. 정말로 남자들은 생각하는게 다 똑같구나 싶어서...
뒤쪽에 자리를 잡고 줄을 선 후에, 저 앞에 보이는 귀신의 집을 바라보았다. 보기만 해도 섬뜩한 분위기의 낡은 저택이라는 느낌에 저 안은 과연 어떤 것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지 절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보통 귀신의 집은 기계장치로 돌아가는 것과 실제 사람들이 분장을 해서 돌아가는 것. 두 종류가 있다. 그리고 아마도 내가 알기로는 여긴...
"...귀신이 나온다고 막 때리고 그러면 안돼. 알겠지? 분장한 사람들도 아플테니까."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주의를 주면서 더욱 더 꼬옥 손을 잡고서 다정하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괜찮다고 말하면서 천천히 앞으로 발을 옮겼다. 무서우면 내가 바로 옆에 있으니까, 날 붙잡으면 된다고 말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 어제는 2시 전에 푹 잠을 잤습니다. 조금 개운하다는 느낌은 드네요.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2시쯤에 자러 가니까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리고 전 언제나 기본적으로 기쁘고 즐겁게 지낸다구요! 즐겁게 사는 게 모토거든요. 물론 가끔은 힘들때도 있긴 하지만요.
우와..근데, 오늘은 정말로 날씨가 춥네요. 아침에 일어나는데,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났어요.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제가 왠만하면 추위는 잘 안 타는 사람이라서 왠만한 추위에는 꿈쩍도 안하는데 오늘은 정말로 춥다라고 절로 느꼈어요. 그래서 이불속에서 뒹굴거렸답니다. 이불밖은 위험하니까요. 네. 이불밖은 위험하니까 이불 속에 있을 생각이에요. 지금도 이불을 둘러쓰고 답레를 쓰고 있답니다.
그리고, 마솝을 누르기 전에 기절잠을 주무셨다니. 주아주는 맨날 저에게 무리하지 말라고 말하시면서 정작 주아주가 무리를 하면 어떡하시나요! 그리고 오타 필터링은 당연히 그냥 하죠. 하지만 오타는 못 본 것 같은데 말이에요. 있다고 해도 자동으로 필터링 된 모양이에요. 이게 실제로 돈 받고 파는 글도 아닌데, 오타가 있으면 어떠나요. 그냥 이해하면서 넘기면 되죠!
그건 그렇고 슈크림은.. 아직 조금 남아있는데 나눠주고 싶어지네요. 하지만 모니터 화면이 가로막고 있어서!! ;w; 어쩔 수 없죠. 제가 마저 먹겠습니다.(얌) 점점 날씨가 추워지는 것 같은데 항상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알았죠? -
728 주아 - 건우 (12231E+56) 2016. 11. 23. 오전 1:03:52맛있는 음식들에 이어서 마지막에는 상쾌한 민트 캔디. 어디 하나 흠 잡을 곳 없는 그 완벽한 레스토랑의 구성에 감탄하면서 건우가 건네준 민트 캔디의 맛을 즐긴다. 그 향긋하고도 상큼한 맛을 입 안 가득히 즐기면서 계산을 끝낸다.
이제는 정말로 레스토랑에서 나가야 할 시간. 건우는 이제는 아주 익숙하게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고, 자신도 이제는 익숙하게 그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살포시 올리며 자연스레 손깍지를 낀다. 부드럽게 힘을 주어 건우의 손을 잡자 건우는 어떤 생각을 잠시 하고는 피식 웃는다. 그 모습에 의아해 하던 찰나, 건우는 이내 입을 열고 저만 믿으라며, 집사로서 아가씨를 잘 모셔야하지 않겠냐고 장난스레 얘기한다. 그 말은 아까 자신이 했던 말의 인용이라는 사실을, 자신이 모를리가 없었다. 그러나 막상 건우의 입으로 직접 들어보니 괜히 낯뜨거워져 부끄러운지 조금 어색하게 헤헤, 웃는다.
"그...러면 내가 아가씨가 되는거야? 우와, 뭔가 되게 민망하네, 그거. 음... 그래도 이렇게 멋진 집사 님을 옆에 두려면 정말로 아가씨가 되어야할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나름 건우의 말에 맞추며 제법 능글맞게 대답한다. 이어서 건우도 힘을 줘서 깍지를 껴오자 더욱더 단단해진 자신들의 손깍지. 그것을 잠시 물끄러미 내려다보다 기분 좋은지 배시시 웃으면서 레스토랑 문에 달린 방울이 딸랑, 하고 울리는 것을 뒤로 하고 레스토랑을 나선다.
레스토랑을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뜨거운 햇볕과 그로 인한 더위. 그래도 건우와 맞잡은 손은 죽어도 놓고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건우의 손을 꼬옥 잡은 채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자신을 배려해주는 건지, 건우도 그늘 쪽을 중심으로 이동하며 놀이기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함께 걸어간다.
놀이기구들이 모여있는 곳에 도착하자 보이는 것은 바로, 수많은 사람들. 동물원에서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은 각자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거나 아이스크림, 솜사탕, 츄러스 등등의 간식을 사먹으며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돌고래 모양 헬륨 풍선을 든 어린 남자 아이가 웃으며 어디론가로 달려가는 것을 빙그레 미소지으며 바라보다가 문득 시선이 닿은 곳은 바로, 엄청난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롤러코스터. 확실히 롤러코스터는 최고의 인기 놀이기구들 중에서도 탑이었기에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중에 여유가 있으면 건우와 함께 기다리며 같이 타볼까, 하고 생각해보며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보자 건우는 딴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어디로 향해있는지를 따라서 시선을 옮겨보자 보이는 것은 자이로드롭. 너무나도 높은 그 자이로드롭은 거의 고개를 위로 끝까지 들어야 끝이 보일 정도였다. 멀리서 보기만 해도 정말로 아찔한 느낌. 예전부터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긴장감과 두려움을 싫어해 자이로드롭을 싫어하던 자신이었기에, 지금 저것은 보기만 해도 정말로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건우의 시선이 저기를 향해있다는 건... 혹시 저걸 타자는 이야기?
괜스레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한 마음에 조금 걱정스레 그를 바라보고 있자, 자신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건우는 다시 고개를 내리고는 자신을 바라보며 안심시키듯이 저걸 안 탈테니 불안해하지 말라며 생긋 웃어보인다. 그 말과 미소에 순간 놀란 듯 동그래진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다 이내 기쁜 듯 배시시 웃어보인다.
"내 마음 알아챈거야? 대단해, 건우야! 응, 안 불안해할게. 혹시 정말로 타자고 하면, 화낼거야?"
기쁜 마음에 괜히 장난스레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다시 함께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회전목마, 바이킹, 범퍼카, 후룸라이드... 척 봐도 즐거워보이는 놀이기구들이 많았기에 뭘 타보지? 하는 행복한 고민도 해보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긴다. 그러다가 드디어 발견한 귀신의 집. 가까이 다가가보자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 커플들이 상당히 많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우와, 진짜로 건우 말이 맞았나봐! 정말로 남자들은 그런 생각으로 여자친구와 함께 귀신의 집에 오는구나.
새로 깨닫게 된 사실을 신기해하며 건우와 함께 뒤쪽에 줄을 선다. 그러나 막상 줄을 서자 저 앞에 보이는 건, 섬뜩한 분위기의 낡은 저택 느낌의 귀신의 집.
진짜 올 게 왔구나... 정말로 귀신의 집에 왔구나, 나...
자신의 생각보다도 겉모습부터 상당히 퀄리티가 좋았기에, 괜히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겉이 저 정도면... 그 안은 더 엄청날텐데... 어쩌지, 나?
귀신이 갑자기 확 튀어나왔을 때를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며 비명을 지르더라도 마구 때려서 쫓아버릴까, 하고 고민하던 중, 마치 자신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양, 주의를 주는 건우의 말에 놀란 듯 그를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는 더욱더 손을 꼬옥 잡더니 다정하게 웃어보이며 괜찮다고, 무서우면 저를 붙잡으면 된다고 자신을 안심시켜준다. 조금씩 줄어드는 줄을 따라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며, 건우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대답한다.
"이번에도 내 생각, 눈치챈거야? 아아, 정말 너에게는 못 당하겠어. 그러면 나, 무서우면 정말로 너 꽉 붙잡고 있을테니 걷기 불편하다고 뭐라 하면 절대 안 돼? 알았지?"
나 비명 지른다고 시끄럽다고도 하지 말고! 하고 말도 덧붙이며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물론 자신이 알고있는 건우는 그럴 아이가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에 괜히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 오늘은 놀러나가지 않았지만 대신 집안일을 할 게 너무 많아서 전부 하다보니 지금 답레를 올리게 되네요... 최대한 빨리 써본다고 써본건데 1시가 지나버렸고...! 엄청 늦어서 죄송해요, 건우주... ㅠㅠㅠㅠ
음, 아무래도 조금 더 일찍 잠들면 다음날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언제나 기쁘고 즐겁게 지내신다는 건 정말 다행이예요! 정말 멋진 모토라고 생각해요. 물론 언제나 행복할 순 없으니까요. 그래도 괜찮아요! 힘든게 있으면 제가 응원해드릴테니까요! ㅎㅎㅎㅎ
네, 오늘은 정말로 너무 추웠더라구요. 이불 속에서 뒹굴이라니! 건우주께서도 애벌레가 되신건가요? ㅎㅎㅎ 귀여우셔라! 하지만 대신 제가 이불 속에 있지 못했답니다. 추운 아침에는 밖에 나갔다가 오후부터 지금까지는 엄마를 도와 여러가지 일을 하다보니... (훌쩍)
그, 그리고 무리는... (외면) 저는 어디까지가 무리인지 모른다구요! 그리고 늦게는 자더라도 밤샘은 하지 않았으니 무리는 아니지 않을까요? ㅎㅎㅎ 그리고 사실 제 오타는 저 스스로가 신경쓰여서... ㅋㅋㅋㅋ 돈 받고 파는 글은 아니더라도 웬만하면 오타라든가 맞춤법같은 건 제대로 신경쓰자! 하는 주의거든요. 그래야 제 글을 봐주시는 상대방께서도 보기 편하실테니까요. 물론 저도 스스로에게만 이러고 상대방의 오타는 그냥 자동 필터링하지만요. ㅎㅎㅎ
그, 그런데 슈크림...! 저도 먹고싶은데! 달콤한 거 엄청 좋아하는데! 모니터가 가로막고 있다고 해서 전부 드셔버리다니...!! (충격) 아아아!! 모니터가 원수군요! 모니터를 혼내야겠어요! 너 이녀석! 누가 가로막으랬어!! (모니터 때리기) (고통) (눈물) 그리고 챙겨주셔서 고마워요! 하지만 그 말씀은 저도 해야하는걸요? 건우주께서도 늘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언제까지나 이불 속에 있을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아, 그리고 지금 답레를 쓰다 문득 생각난건데... 아가씨와 집사 AU로 돌린다고 했을 때 동민이가 또다른 부잣집 도련님으로 태어나 주아랑 건우랑 만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마 동민이라면 주아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고 그 호감을 표현하고 그럴텐데, 그러면 건우는 괜히 동민이가 마음에 들지 않고 그러려나요? -
729 건우 - 주아 (0697E+62) 2016. 11. 23. 오전 11:28:26"네가 내 생각을 쉽게 눈치채는 것처럼 나 역시도 마찬가지야.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못할리가 없잖아. 바~보. 우리가 몇년 사이라고 생각해? 너에게서 10년 이상이면 나에게도 10년 이상이야. 남자친구 너무 얕보지 마. 네가 생각하는건 나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뭐라고 할리가 없잖아. 귀신의 집이 딱 그런 장소인데."
미리 말하기를 잘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만약 말을 안했으면 주아는 정말로 겁먹고 바들바들 떨었을지도 모르니까. 거기다가 귀신에게 주먹을 휘둘러서, 피해를 줬을지도 모른다. 물론 귀신들도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닐테니까 익숙하겠지만, 역시 힘들게 일하는 분들이 맞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은 아니잖아? 괜찮다고 다시 한번 말하면서 나 역시도 주아를 바라보면서 장난스럽게 키득키득 웃었다.
길게 늘어진 줄은 점점 짧아지기 시작했고, 어느새 귀신의 집 입구가 바로 코 앞까지 다가왔다. 멀리 있을땐 잘 모르겠지만 바로 앞까지 오니 음침하면서도 섬뜩한 분위기가 더욱 더 강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기분 탓일까? 뭔가 입구쪽에서 여름에는 어울리지 않는 차갑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았다. 정말 쓸데없이 퀄러티를 살려서, 입구에는 거미줄 같은 것이 여러개 설치되어있었기에 정말로 오래된 낡은 저택이라는 느낌 그 자체였다. 안으로 들어가면 아마도 저 분위기는 더욱 더 강해지겠지.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정말 쓸데없이 잘 만들었다라고 느끼면서 살짝 긴장하지만 얼굴의 미소만큼은 잃지 않았다. 여기서 내가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면 주아를 지켜줄 수도 없고, 주아도 더 불안해할테니까. 하지만 어쩌면 나도 놀랄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자. 다음 분. 입장해주세요!"
"우리 차례네. 가자. 주아야."
절대로 놓치 않겠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손을 더욱 더 꼬옥 쥐고서, 자유이용권을 직원에게 보여준 후에, 천천히 귀신의 집 입구로 들어갔다. 귀신의 집 안은 정말로 어두컴컴한 분위기였다. 여러 군데로 길이 나뉜 것이 아니라 일방통행형 길이었기에 길을 못 찾는 일은 없었지만 어두컴컴한 분위기 속에서 횃불만이 주변을 군데군데 비치고 있었기에 평소바도 좀 더 보폭이 작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드라이아이스라도 깔았는지 발 밑 부분에선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고, 왠지 모를 서늘한 분위기의 바람이 곳곳에서 불면서 방금전까지 더웠던 여름 날씨를 잊게 해주고 있었다. 이 와중에 갑자기 귀신이 나타난다면, 정말로 놀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삐걱
"......!"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도중, 갑자기 삐걱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은 지르지 않았지만 기습적으로 들려온 소리에 정말 제대로 놀라 등골이 순간 오싹해졌다. 이 와중에 비명을 지르지 않은 것은 주아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이뤄진 약간의 기적이나 마찬가지였다. 혹시라도 주아가 방금 소리에 놀랐을까.. 괜히 불안해져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보였다.
"괜찮아. 괜찮아. 방금전은 그냥 장치일거야. 밟으면 삐걱이는 소리가 나오는..그..."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응?"
갑자기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새로 입장한 이들의 발소리인걸까? 아냐. 분명히 발소리는 앞에서 들려왔어. 마치 우리를 향해서 다가오는 것처럼.. 순간적으로 뭔가가 나오겠구나라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발소리가 나오는 시점에서, 뭔가가 온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상황. 생각보다는 덜 놀라겠다 싶어서 좀 더 천천히, 천천히.. 어둠 속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천천히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 순간, 앞에서 들려오던 발소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뭔진 모르겠지만 어딘가에 숨은 모양이다. 우리가 다가오면 갑자기 튀어나와서 놀래킬 생각이겠지. 그렇다면 벽쪽이나 모퉁이를 조심하면 된다. 숨는다고 한다면 거기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은 완벽하게 빗나가버렸다. 갑자기 발 밑에서 뭔가가 팍 튀어나와서 내 다리를 꽉 잡았다. 그 기습적인 감각에 깜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살짝 비명을 질러버렸다.
"우와아앗!! 뭐, 뭐야! 이거!!"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갑자기 주변에 붉은색 조명이 들어왔다. 방금전까지 어두컴컴했던, 복도가 붉은빛으로 물들였고 덕분에 아까전까지는 잘 안 보이던 복도가 환하게 비쳐졌다. 하지만 전혀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복도에는 정말로 섬뜩하기 짝이 없는 그림들이 여기저기에 걸려있었다. 그 그림들은 하나하나 전부 찢겨져있었고, 그나마 남아있는 부분은 정말 괴이한 느낌의 형상체 그 자체였다. 그리고 우리의 바로 앞에는 대롱대롱 거꾸로 메달려있는 뭔가가 있었다. 그 뭔가를 우릴 바라보면서 씨익 웃고 있었다. 거기다가 밑에선 새하얀 손이 나와 주아의 발목을 꽉 잡고 있었다. 그리고 저 앞에선 새하얀 소복을 입은 여성이 우릴 바라보면서 씨익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칼을 가는 소리.
갑자기 어둠 속에서 기습적으로 비쳐진 것들이기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시 한번 등골이 오싹해지고 온 몸에 소름이 돋는게 느껴졌다. 비명을 참아야하는데 금방이라도 비명이 터져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비명을 지를 순 없었기에 두 눈의 동공만 흔들 뿐, 입을 꾹 담았다. 그 대신에 잡고 있는 손을 놓고서 주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꽉 끌어안듯이 내 품으로 끌어당겼다. 무서운 것에서 지켜주는 것은 남자친구의 당연한 의무니까. 바들바들 몸을 가볍게 떨면서도 입을 꾹 닫고 주아의 등을 가볍게 토닥여줬다. 물론 놀라서 무서워하는 것이 나 뿐이라고 한다면 되게 부끄러운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이번 것은 진짜로 나도 놀랐으니까.
"괘, 괘, 괜찮아? 주아야?"
나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무시하면서 나는 주아를 안심시키듯이 계속해서 등을 토닥여줬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바로 옆에 있으니까.
//상당히 늦은 시간에 답레가 올라왔었네요. 그래서 저도 이제야 보고 빠르게 답레를 올립니다! 물론 새벽 2시에 답레를 올리는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너무 그렇게 늦은 시간에 답레 올리실 필요는 없어요! 거기다가 집안일을 하고 난 뒤라면 당연히 피곤했을텐데..! ㅠㅠㅠㅠ 푹 쉬시지 그랬어요. 늦는 것은 괜찮아요. 사정이 있으면 늦을 수도 있는거잖아요. 울지 마요. 주아주. 저는 괜찮으니까요.
그리고 애벌레....ㅋㅋㅋㅋㅋㅋ 네. 에벌레가 되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이불 속에 파묻힌채로 답레 쓰는 중이랍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이런 추운 날에는 이불 밖으로 나가면 위험하단 말이에요! 오늘은 이불 속에 계실 수 있길 빌겠습니다! 오늘도 엄청 추우니까요. 점점 추워지는게 느껴져서, 절로 무서울 지경이에요. 올해 겨울은 대체 얼마나 추우려고 이러는걸까요?
그리고 무리는...역시 자신이 힘든데도 참는 것이 무리인 거 아닐까요? 자신이 괜찮다면야 그것은 무리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여러모로 상대에 대한 배려심에 박수가 나오는걸요? 하지만 저도 상대의 오타는 자동 필터링하는지라, 너무 그렇게 신경 안 쓰셔도 괜찮아요. 그리고 슈크림은 다 먹었지만 주아주에게는 딸기우유맛 사탕이 있으니까요. 전에 몇박스나 샀으니까 다 드셔야죠. 안 그래요? ㅎㅎㅎㅎㅎ 언제 한번 슈크림 마음껏 사서 드세요. 가끔은 괜찮잖아요?
그리고 아가씨와 집사 AU.. 동민이라. 동민이가 또 다른 부잣집 도련님으로 나온다고 한다면 이건 최종보스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우는 집사라서 어떻게 할 수도 없다고요. 집안에서는 어쩌면 약혼이나 결혼을 바로 추진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건우는 집사라서 어떻게 움직일수도 없고.. 마음속으로 꽤 쓰리게 이를 악물수도 있고 어쩌면 이게 주아 아가씨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면서 내색하지 않고 평소처럼 웃으면서 옆에서 보필할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그 상황이 되면 건우보다는 주아가 좀 더 마음 고생이 심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걸요? 아. 그리고 동민이가 진심으로 주아를 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쩌면 집사 건우는 뒤로 물러설지도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신분의 차가 생각보다 크니까 말이에요. 건우가 무엇보다도 바라는 것은 주아의 행복이기도 하고요. 그런만큼, 오히려 주아가 건우를 붙잡고 왜 이러는 거냐고 엉엉 울지는 않을까요? 막 혼란스러워하고 말이에요. -
730 주아 - 건우 (12231E+56) 2016. 11. 23. 오후 7:57:23"아하하, 알았어, 알았어~ 내가 우리 대단한 남자친구를 너무 얕봤나봐. 다신 안 그럴게. 그러니까 바보 소리는 그만해달라구, 이 바보야!"
괜찮다면서 자신을 바라보며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는 건우에게 똑같이 장난스레 대꾸하며 마주 웃어보인다. 아무래도 아주 어릴 적부터 친했던 소꿉친구이니 만큼, 아무리 서로 사귀는 사이가 되었어도 이렇게 친구처럼 가볍게 투닥투닥하는 때도 있었기에 그렇게 친근하게 서로 장난을 치며 차례를 기다린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줄은 점점 짧아지기 시작하여, 자신들은 곧 귀신의 집 입구의 바로 앞까지 다가간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정말로 잘 만든 귀신의 집 입구. 거미줄을 비롯하여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음침하고 어둡고 섬뜩한 낡은 저택의 분위기는, 순간 지금이 여름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게 만들 정도로 무서웠다.
자신의 생각보다도 더 높은 퀄리티의 입구에, '저 안은 이것보다도 더 완벽하게 구성했겠지?' 하는 생각이 들자 정말로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괜히 여기 오자고 했나?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으면 어떡하지? 한 걸음도 떼지 못하면 어떡하지?
한 번 시작된 걱정은 곧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도 없이 이어지기 시작했고, 혹시 건우도 자신과 똑같이 불안해하나 싶어 살짝 그 쪽을 바라본다. 그러나 건우는 살짝 긴장되어 보이면서도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것이 진짜 미소인지, 아니면 자신을 안심시켜주기 위해 억지로 지어보이는 미소인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그 미소만으로도 왠지 조금 안도감이 들어 불안함에 힘을 꽉 주었던 건우의 손을 맞잡은 손에 살짝 힘을 푼다.
너는 정말로... 나를 안심시켜줘. 건우야. 왠지 모르게 정말로 불안감이 조금은 사라지던 그 무렵, 자신들의 차례가 되자 가자는 건우의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건우와 마찬가지로 자신도 건우의 손을 더욱더 꼬옥 잡고는 자유이용권을 직원에게 보여주고 귀신의 집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 느껴지는 건 매우 어두컴컴한 분위기. 분명 여름 낮인데도 불구하고 그 안은 어둠과 왠지 모를 한기가 가득했다. 한 가지 다행인 건 바로 일방통행형 길이라는 것. 만약 길이 나뉘어 있었으면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애써 옮긴다. 불안감을 조성하며 타오르는 횃불을 괜히 원망해보기도 하면서, 평소보다도 작은 보폭으로 조심조심 건우의 손을 꼬옥 잡고 앞으로 걸어간다.
드라이아이스같은 하얀 연기와 서늘한 바람을 직접적으로 느끼며 마음 속에서 점점 커지던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던 바로 그 무렵,
-삐걱
"...!"
무언가가 삐걱이는 소리가 자신의 귀에 들려온다. 순간 흠칫 놀라며 건우에게 더 바짝 붙는다. 다행히 비명은 지르지 않았지만 불안감이 가득한 눈동자는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고, 어둠 속을 아무리 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에 더욱더 두려움이 커진다.
그런 자신을 바라보며 건우는 미소를 보이며 괜찮다고, 방금 전은 그냥 장치일거라고 안심시켜준다.
"그, 그렇겠지? 그냥 장치일..."
그런 건우의 말에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을 하다 곧 들려오는 저벅저벅, 하는 누군가의 발소리에 다시 또 흠칫 놀라서 차마 말도 채 끝내지 못한다. 이, 이 발소리는 뭐지? 우리 다음 손님이라면 분명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와야 하는데...? 앞에서 들려왔다는 건...
이제 점점 올 것이 오는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자신의 몸은 점점 두려움에 작게 떨리기 시작한다. 그, 그래도 괜찮아... 소리가 들려오잖아? 비록 보이진 않지만 소리가 들려오니까 괜찮아...
애써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다시 또 천천히, 아주아주 천천히 건우와 함께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렇게 걸어가다보니 어느새 들려오던 발소리가 뚝 끊겨버린다. 찾아온 어둠 속 정적.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두려움에 자신의 머릿속 사이렌은 또다시 삐용삐용, 불안하게 울리기 시작한다. 들려오던 소리가 사라지니 자동으로 모든 감각이 예민해져 경계 태세를 갖추고 어둠 속을 불안하게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던 그 무렵, 갑자기 발 밑에서 무언가가 팍 튀어나와 자신들의 다리를 꽉 잡자 정말로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른다.
"꺄아아악!!"
갑작스레 자신의 다리에 느껴지는 움켜잡는 누군가의 손과, 동시에 주변에 켜진 핏빛같은 붉은색의 조명. 순식간에 주위를 피범벅으로 만들어버린 듯한 그 조명은 복도를 붉게 물들였고, 그 덕분에 어둠은 가셨지만 그것은 전혀 좋아할 일이 아니었다.
복도가 붉은빛으로 환해지자 자신들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복도에 걸려있는 섬뜩한 그림들. 찢겨져있거나, 그나마 남아있는 부분도 괴이하고 괴상한 느낌의 형상이어서 오히려 전부 찢어진 것보다 더더욱 무서웠다. 게다가 옆을 바라보던 시선을 재빨리 앞으로 돌려버리자 보이는 것은 자신들의 바로 앞에 거꾸로 매달려있는 무언가. 그것은 마치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했다는 듯, 자신들을 바라보면서 씨익 웃고있었다. 그것에 또다시 깜짝 놀라 비명을 내지르며 고개를 아래로 팍 숙여버리자 이번에는 자신들의 발목을 꽉 잡고 있는 새하얀 손이 눈에 들어온다.
연속된 그 콤보들에 기절할 것 같은 정신을 어떻게든 붙잡고 고개를 앞으로 다시 팍 들어올리자 이제는 저 앞에서 새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와 눈이 마주친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여자는 씨익 웃었고, 동시에 칼을 가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다리에 힘이 풀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만 같았지만, 그 직전에 건우가 잡고있던 손을 놓고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 꽉 끌어안듯이 저의 품 속으로 끌어당기자 다행히 주저앉아버리는 것은 면한다. 대신 건우의 품 속에 더 파고들며 차마 저 쪽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아 그의 품에 얼굴을 묻어버린다. 동시에 양손으로 건우의 옷을 꽉 붙잡고 두려움에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바들바들 떨리는 몸이 자신인지, 건우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건우가 자신의 등을 가볍게 토닥토닥 쳐주자 두려움이 아까에 비해서는 아주아주 조금 가신다.
건우는 이어서 저도 무서웠던건지 떨리는 목소리로 괜찮냐고 자신에게 물어왔고, 그런 그의 물음에 여전히 그의 품 속에 얼굴을 묻은 채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으, 응... 괘, 괜찮아..."
그러나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괜찮다는 말과는 달리 울먹이는 목소리였다. 사람이 너무 놀라면 눈물이 나온다는 말을 떠올리며, 그래도 혹시 건우가 걱정할까, 싶어 애써 다시 한번 더 괜찮다고 거짓말한다. 물론 전부 거짓말이라는 것이 티가 났기에, 건우라면 모를리가 없겠지만.
/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피곤했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예전에는 이것보다도 더 늦은 시간에 답레 올리고도 했으니까요. 새벽 3시였었나? ㅋㅋㅋㅋ 그래도 괜찮다고 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께서 애벌레가 되시다니! 상상해봤는데 너무 귀여우시잖아요!! (심쿵) (쓰담쓰담) 하지만 저는 오늘도 역시 이불 속에 있지 못했답니다... 친구가 놀자고 꼬드겨서 또다시 나갔다왔어요. 이불 밖은 위험한데! 그래도 고양이카페에 가서 고양이들의 애교도 받고해서 되게 기뻤답니다! 도도해서 못 친해지겠구나, 했는데 저를 좋아해줘서 정말 놀랐어요. ㅎㅎㅎㅎ 오늘도 엄청 춥더라구요. 건우주께서는 꼭 추위 조심하시고 따뜻하게 계시길 바래요. 아... 근데 뭔가 생각해보니 진짜 신기하네요. 건우주께 더위 조심하시고 시원하게 계시라고 말씀드렸던게 엊그제같은데 이제는 그 반대로 말하게 되었으니까요. ㅎㅎㅎㅎ
하지만 배려심이라뇨?! 그, 그런 건 아닌데... 그러니까 박수는 괜찮답니다. 음, 말씀은 정말 감사하지만 그래도 역시 저는 신경 쓸래요. 정말 아끼니까요! 누구를 아끼는지는 비밀! ㅎㅎㅎㅎㅎ 그리고 딸기우유맛 사탕은 있다고 하더라도 건우주께서 주셔야 먹죠... (시무룩) 음, 계속 도망치려고 하면 주시려나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슈크림은 진짜로 나중에 사먹어야겠어요. 마음껏...은 조금 힘들지도 몰라도 언젠가는 꼭!
그리고 최종보스... ㅋㅋㅋㅋㅋㅋ 동민이의 등장 하나만으로 정말로 안타까운 분위기가 되어버리는군요. 꼭 예전에 아영이가 등장했을 때 같네요. 하지만 어느 쪽이든 결국 주아는 마음고생을 심하게... (쿨럭쿨럭) 음, 동민이라면 주아를 위해주겠지만 그래도 주아는 그럴 때마다 건우가 자신을 위해줬던 것을 생각하면서 그다지 기뻐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약혼이나 결혼을 추진한다고 해도 가문의 체면이 있으니 차마 직접적으로 싫다고는 못하고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식으로 넘어가면서요. 그 와중에 건우마저 뒤로 물러선다면... 정말로 건우를 붙잡고 엉엉 울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도 계속 그 상황이 심각하게 유지된다면 오히려 방에 틀어박혀서 먹지도 않고 건우를 만나는 것마저도 거부할 것 같기도 해요. 자신에게 닥친 이 상황들이 너무 힘들어서. ...우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해져가는 것 같은 건 제 기분 탓일까요? ㅋㅋㅋㅋㅋㅋ -
731 건우 - 주아 (0697E+62) 2016. 11. 23. 오후 9:51:14별 생각없이 들어온 귀신의 집은 생각보다 엄청난 쇼크를 가지고 왔다. 삐걱이는 소리를 시작으로 연달아 이뤄지는 콤보는 왠만하면 놀라지 않는 나조차도 크게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긴장하고 떨고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주아 앞에서 체면도 서지 않고 주아를 지켜주겠다는 약속도 지킬 수 없었다. 그러기에 비명이 터져나올 것 같은 입을 꽉 막고서 진정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눈과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은 나로서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로 앞에, 섬뜩한 느낌의 귀신들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살며시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자, 주아는 내 품 속에 파고들어 얼굴을 묻은 후에 두 손으로 내 옷을 꽉 붙잡고 있었다. 내가 떨고 있어서 주아의 몸도 떠는건지, 아니면 아까전에 비명을 크게 지를 정도로 겁에 질린 주아가 크게 몸을 떠는건지, 주아의 몸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까워서, 등을 가볍게 토닥여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괜찮냐고 물어보자, 주아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괜찮다고 대답해왔다.
당연하지만 괜찮을리가 없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인데 어떻게 괜찮겠어? 안 그래? 그러기에 나는 주아가 진정할 수 있도록 주아를 더 품에 꼬옥 끌어안고 내 품 속 깊이 얼굴을 묻을 수 있도록 두 손으로 꼬옥 끌어안아줬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있잖아. 응. 괜찮아. 괜찮아. 눈 꽉 감고 있어. 내가 옆에 있으니까. 널 지켜주는 내가 옆에 있잖아. 어릴때부터 늘 지켜주던 내가 있으니까.."
약간의 과장이긴 하지만 그래도 완전 거짓말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길을 잃고 헤메면서 울던 주아를 찾은 후에 데리고 오고, 미아가 될 위기에서 지켜주던 것은 다름 아닌 나니까. 그렇게 따지고 보면 난 정말 어릴때부터 주아를 지켜줬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 기분과는 별개로 지금은 겁 먹은 주아를 지켜줘야 하기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계속해서 주아를 품 속에 안았다.
이내 우리를 겁주던 귀신들은 전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복도를 순식간에 붉은색 핏빛으로 물들였던 붉은색 조명이 꺼졌고 다시 우리가 있던 복도는 어두컴컴한 칠흑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앞으로 가야 할 시간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달래주기 위해서 주아를 토닥여줬다. 아마 이대로는 뒤에서 들어오는 사람에게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있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아를 바로 데리고 가기에는 너무나도 가혹하기 그지 없었다. 혹시라도 사태가 벌어지면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조금만, 조금만 더 이렇게 있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등을 계속해서 토닥였다.
"주아야. 괜찮아. 다 꺼졌어. 무서운 거 다 사라졌어. 그러니까 이제 울지 마. 응?"
토닥토닥.
진정을 할 수 있도록 다정한 목소리로 주아를 달래듯이 말했다. 그리고 살며시, 천천히, 천천히 주아를 안고서 앞으로 걷다가,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구석진 곳으로 이동했다. 이곳이라면 뒷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는 일도 없을테고, 주아를 안심시킨 후에 다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역시 괜히 귀신의 집에 들어오자고 했나..그런 생각이 들어서 내 자신이 조금 원망스러워졌다. 물론 나는 추억을 쌓고 싶었지만, 그것 때문에 주아가 겁을 먹고 무서워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미안해. 주아야. 많이 무서웠지. 조금만 이렇게 쉬자."
아무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둠 속. 그곳에서 나는 주아를 더욱 더 꼬옥 끌어안았다. 구석진 곳으로 이동했기에, 누군가가 일부로 여기로 오지 않는 한, 우리의 모습은 그 누구의 눈에도 비치지 않는다.
물론 안전을 위한 적외선카메라나 CCTV가 설치되어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애초에 지금 나는 꺼림칙한 행동 따위는 조금도 하지 않았으니까. 겁먹은 여자친구를 달래주는 게 어떻게 꺼림칙한 일이 될 수 있을까?
그저 차가운 바람만이 몰아칠 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어둠 속에서 나는 꼼짝도 하지 않고 주아가 괜찮다고 말할때까지 쭉 미동없이 기다렸다. 간간히 등을 토닥이면서 방금 전 들려온 울먹이는 목소리를 잊지 못하고,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죄책감을 느꼈다.
....소꿉친구 사이라면 이렇게까지 신경쓰지 않고 조금 달래다가 데리고 나갔겠지만 연인이 되니 이렇게나 다르다. 그 차이가 정말로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저 웃는 모습, 기쁜 모습만 보고 싶은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전에 진심으로 상처를 줘서, 주아가 눈물을 흘렸을 때만큼 마음이 아픈 것은 아니지만 그저, 이런 가벼운 귀신의 집의 헤프닝에서 울먹거리는 모습조차도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게 느껴졌다.
"...아아...난 왜 이렇게 팔불출이 되었나 모르겠다. 주아야."
주변에 울러퍼지는 목소리 크기로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나는 계속해서 주아의 등을 토닥여줬다. 당연하지만 그 이외에는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 이대로, 이대로, 어둠 속에서 계속해서 주아가 괜찮을때까지 달래줄 생각이었으니까.
출발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 어차피... 시간은 아직 많으니까.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이것도 나름대로 끌어안기고 있는거잖아? 귀신의 집의 목적도 어느정도 달성했으니까 조금 더 만끽해도 나쁘진 않을 거 아냐. 안 그래?
....물론 반쯤은 농담이자 거짓말이었다.
//새벽 3시라.. 예전에도 제가 한번 그렇게 답레를 올리기도 하고 그랬었죠. 지금도 하라면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말하면 주아주가 저를 엄청 혼낼 것 같기에 다시는 시도 못할 것 같네요. 실제로도 몇 번 혼난 적이 있는 것 같고 말이에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주아주에게 몇 번 혼났었네요. 이런저런 요인으로 말이죠. ㅎㅎㅎㅎㅎㅎ 하지만 이제는 혼나지 않을겁니다! 절대로 빈틈을 보이지 않을거에요! 후후후!!
그리고 제가 애벌레가 된 모습이 귀엽다니요! 징그러울 것 같은데요?! 징그럽다를 잘못 말한거죠?! 그런거죠?! ㅋㅋㅋㅋㅋㅋㅋ 아..그리고 고양이 카페 갔다오셨나요? 와아! 좋겠다! 고양이 카페의 고양이들..엄청 귀엽죠. 혹시 건우와 주아가 만났던 검은 고양이와 하안 고양이는 만났었나요? 으으으.. 저도 오랜만에 가보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근처에 그런거 가고 싶어하는 애들이 없어서.. 으아아앙.. ;w; 가고 싶다!! 고양이 카페에에에!!
그리고 딸기맛 우유 사탕은 제가 주아주에게 한박스 선물로 드렸잖아요! 설마 그거 벌써 다 먹은거에요?! ㅋㅋㅋㅋㅋ 그거 드시면 되지 않습니까!!
음..그리고 저 썰은 심각해질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걸 잘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동민이와 건우의 자리가 페어한 조건이 아니잖아요? 건우는 일단 집사의 위치니까요. 그리고 집사가 아가씨가 좋다고 아가씨를 보쌈했다간 한 집안이 통째로 뒤집히는 일이고 말이죠. 아마 건우도 속으로는 마음고생 많이 하지 않을까 싶어요. 주아는 차라리 말이라도 하지만 건우는 어떻게 말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러니까..음.. 동민이를 등장시키지 맙시다. 그러면 만사가 해결됩니다. 그렇게 하면 서로 고백은 못하더라도 달달하게 썸은 타면서 지낼 수 있으니까요! 멋진 아이디어 아닙니까?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등장인물 하나 때문에 행복달달했던 썰이 갑자기 파국을 맞이하고 마네요. 아니면..건우가 사실은 꽤 유명한 집안의 도련님이고, 집사로 있는 것은 나름대로 수행을 위해서 온 거라는 설정을 붙이는겁니다! 그러면 당당하게 건우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주아를 데려갈 수 있어요! 그 사실은 주아만 몰랐던거죠! 어떻습니까!(안됨) -
732 주아 - 건우 (12231E+56) 2016. 11. 23. 오후 11:46:53입구부터가 엄청난 퀄리티로 장식되어 있기에 분명 그 안은 더 무서울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정말로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정말로, 정말로 몰랐다.
연속으로 이루어졌던 콤보. 다리가 붙잡히고, 핏빛으로 물든 복도를 복도를 보고, 귀신과 눈이 마주치는 그 모든 경험들은 정말로 소름이 끼치다못해 기절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건우가 있어주었기에, 자신을 끌어안아주었기에, 기절하거나 바닥에 주저앉지는 않고 대신 그의 품 속에 파고들어 얼굴을 묻어버린다. 두 손으로 건우의 옷을 꽉 붙잡고 바들바들 떨고 있자 건우는 곧 자신의 등을 가볍게 토닥여준다.
그러면서 저도 놀라긴 했는지 건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에게 괜찮냐고 물어왔고, 그 물음에 울먹이는 목소리로 괜찮다고 거짓말을 한다. 물론 이 거짓말이 통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워낙에 어릴 때부터 거짓말엔 재능이 없는 자신이기도 했고, 건우는 유난히도 자신의 거짓말을 간파해내는 능력이 좋았으니. 그리고 그 사실은 이번에도 예외없이 적용되어, 괜찮다는 자신의 말에도 건우는 오히려 자신을 더 꼬옥 끌어안아준다.
괜찮다고, 저가 옆에 있으니까, 어릴 때부터 늘 지켜주던 저가 있으니까 괜찮다고 계속 자신을 달래주는 목소리. 그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오늘따라 유난히 더 든든하게 느껴지는 그의 품 속으로 파고든다.
"...으응. 괜찮아, 건우야. 나는 괜찮아..."
다시 한번 더 괜찮다고 작게 중얼거리며 그의 품 속에서 꼬옥 감은 눈을 뜨지 않는다. 대신 그의 옷을 잡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주며 자신의 바로 곁에 있는 그를 느낀다.
그랬다. 건우는 언제나 자신의 옆에 있어주었다. 어릴 때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다. 언제나 자신의 바로 옆에서 자신을 지켜주었던 건 다름 아닌 건우였다. 길을 잃고 헤매며 울던 자신을 찾아서 데리고 간 것도 건우였고, 크게 다툰 후 혼자서 울고 있을 때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자신을 찾아온 것도 건우였고, 지금 이렇게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고있을 때 자신을 토닥여주는 것도 전부 건우였다.
새삼 자신이 그동안 정말로 건우에게 지킴을 받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그가 괜히 더 듬직하게 느껴져 더더욱 그의 품 속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지금의 자신의 행동이 건우에게 얼마나 불편할지, 얼마나 귀찮은 어리광으로서 느껴질지는 대충 알 수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있고 싶었다. 건우에게는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그에게 조금 더 이렇게 기대고 싶었다. 그야 정말로 무서우니까. 지금도 눈을 뜨고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아까 눈이 마주쳤던 그 섬뜩한 얼굴과 웃음이 보일 것만 같아 도저히 건우의 품 속에서 고개를 돌리지 못한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핸드폰을 꺼내지 못하고 계속 건우의 품 속에 고개를 파묻고 있는 이상, 지금이 몇 시인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따위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계속해서 느껴지는, 자신의 등을 토닥여주는 건우의 다정한 손길.
분명히 시간이 흘렀을텐데도 불구하고 변함 하나 없는 그 다정한 손길에 이내 조금씩, 조금씩,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리며 두려움을 천천히 잠재워간다. 그 와중에도 건우는 자신이 걱정되었는지 괜찮다며, 무서운 거 다 사라졌으니 이제 울지 말라고 다정한 목소리로 달래준다.
"응... 나 안 울어, 건우야. 응, 안 울어..."
확실히 아까처럼 울먹이는 목소리가 아닌, 조그마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그의 말에 대답한다. 하지만 무서운 것이 다 사라졌다는 그의 말에도 도저히 저 쪽을 볼 용기는 나지 않아 여전히 그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조금씩, 조금씩 걸음을 옮긴다.
고개를 들지 않았기에 자신들이 지금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건우가 발걸음을 멈추자 자신도 덩달아 발걸음을 멈춘다. 건우의 성격으로 미루어 추측해보건대, 아마 구석진 곳으로 이동한 것일 것이었다. 자신들이 있는 곳은 귀신의 집. 즉, 자신들 뒤로 다른 손님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곳이라는 소리다. 그렇데 자신들이 이렇게 끌어안은 채 한가운데에 서있다면 분명 통행이 불편할테니까, 건우는 아마 구석진 곳에 자신을 데리고 왔을 것이었다. 일단 자신을 달래주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할테니.
그리고 그런 자신의 생각은 딱 들어맞아, 건우는 이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며 조금만 이렇게 쉬자고 얘기한다. 더욱더 꼬옥 끌어안겨지는 느낌을 받으며 자신도 건우에게 조금 더 가까이 붙으며 입을 연다.
"아냐. 건우, 너도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 못했을테니까... 그러니까 사과하지 말아줘."
이것은 분명 건우의 잘못이 아니었으니 다시 한 번 더 사과하지 말라고 그에게 얘기한다. 조용한 정적 속,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그에게 꼬옥 안겨서 그저 차가운 바람만 느끼며 조금씩, 조금씩, 서서히 놀란 마음을 진정시켜간다. 자신이 진정하길 조금의 미동없이 기다려주는 건우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조금씩, 조금씩, 호흡을 다듬는다.
그러던 중 들려오는 건우의 혼잣말. 그 말에 여전히 그의 토닥임을 받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풋, 하고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다.
"그게 뭐야~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팔불출이 나올 이유가 어딨어? 진짜 바~보."
아까 건우가 썼던 바보라는 말을 똑같이 인용해보며 작게 키득키득 웃는다. 정말로 바보. 진짜로 귀신의 집에서 누가 팔불출을 생각해보겠냐구. 그렇게 평소처럼 웃으며 이제는 정말로 괜찮아졌다는 것을 건우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건우의 그 말과 행동에 긴장이 풀려 이제는 감았던 눈을 뜨고 고개를 들어올려 그를 올려다보며 눈을 맞춘다. 그리고는 배시시 웃으며 입을 연다.
"이제 다시 가자, 건우야. 나는 괜찮아. 응, 이제는 진짜로 괜찮아. 너와 함께라면 걱정하지 않아."
거짓 하나 없는, 진심이 가득 담긴 목소리. 이번에는 정말로 거짓말이 아니었다. 응, 건우야. 너만 옆에 있어준다면. 지금처럼 날 지켜주고, 날 달래준다면, 난 무서울 게 없어. 그 어떤 무서운 일이 닥쳐온다고 해도 말야.
/ 확실히 예전에 저희는 그렇게 늦은 새벽까지 서로 답레를 주고 받았었죠. 하지만 그 때도 마음 한 구석은 계속 찜찜했단 말이예요! 뭔가 건우주를 재워야할 것 같은데 제가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것 같아서요! 사실 진짜로 여러 이유로 몇 번 건우주 혼내긴 했었는데 말이죠. 과연 앞으로는 혼나지 않으실까요? 뭔가 앞으로도 종종 혼나실 것 같은데. ㅎㅎㅎㅎㅎ 앞으론 건우주의 빈틈을 열심히 샅샅이 찾아낼거니까요!
그리고 잘못 말한 거 아닌데요? 제대로 말한거예요, 귀여운 애벌레 님! ㅎㅎㅎ 나중에는 예쁜 나비가 되시려나요? ㅎㅎㅎㅎ 잘 지켜봐야겠는걸요? 그리고 고양이들은 정말 귀여웠답니다!! 검은 고양이는 아쉽게도 못 만났지만 하얀 고양이는 저에게 기대면서 제 무릎 위에 엎드려서 꾸벅꾸벅 졸았었어요. 너무 귀여워서 진짜로 심쿵당하고 왔어요!! 건우주께서도 나중에 꼭 다시 가시길 바래요. 분명 가고싶어 하실 분들이 계실거예요!
그리고 딸기우유맛 사탕 한 박스는 이미 다 먹은지 오래라구요? 헤어졌었던 3주 동안에 다 먹어치웠을거라고는 생각 못하셨나요?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확실히 둘의 자리부터가 차이나긴 하죠. 그런데 아가씨를 보쌈이라니! ㅋㅋㅋㅋ 건우도 정말로 마음고생 심하게 할 것 같긴 해요. 그렇지만 그것조차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우와, 정말로 파국으로 치닫게 되네요. ㅋㅋㅋㅋ 네, 등장시키지 말아요! 정말 멋진 아이디어이니까요! 미안해, 동민아. 너의 존재는 너무나도 큰 위험이야!!
그런데 그 설정은 또 뭐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주아 입장에서는 깜짝 놀라다 못해 지금까지 몇 년을 속였냐면서 건우를 때릴지도 모르겠네요. 지금까지 아가씨와 집사라는 것에 마음고생했던 기억까지 떠올리면서 더욱더 얄미워하면서요. 우와, 이것도 또 뭔가 개그스러운 해피엔딩! ㅋㅋㅋㅋㅋ -
733 건우 - 주아 (67322E+56) 2016. 11. 24. 오전 1:59:59뒤의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게 뻔했기에 구석진 곳으로 이동한 후에 나는 계속해서 주아를 안심시켰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진 모른다. 핸드폰을 보질 못했으니까. 그저 이곳은 차가운 바람만이 부는 어두컴컴한 어둠 속. 시간의 흐름조차도 잘 느껴지지 않는 곳이었다. 물론 정말로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도 안 나온다면 안전요원이 찾으러 나올테니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뭐가 중요할까? 1시간이건, 2시간이건, 3시간이건 난 주아가 안정을 되찾을때까진 여기서 움직이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런 내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아니면 내가 처음부터 오버를 떤건진 모르겠지만 주아는 점차적으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사과하지 말아달라고 말을 한 주아는 이내 작게 키득키득 웃으면서 내가 썼던 바보라는 말까지 똑같이 따라쓰기 시작했다. 아까전에는 울먹이는 목소리였건만, 이제는 키득키득 웃을 정도의 여유를 되찾은 모양이었다.
"바보라니. 난 이미 충분히 팔불출이라고. 지금만 해도 얼마나 네가 울먹이는 목소리 때문에 심장이 조마조마한줄 알아? 하아. 정말로, 넌 뭘 믿고 날 이렇게 빠지게 한거냐?"
주아의 말에 반격하듯이 나 역시도 작게 키득키득 웃으면서 대답했다. 확실히 바보같기는 했다. 귀신의 집에서 팔불출이라는 말을 꺼내고. 하지만 난 정말로 주아, 네가 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아. 그게 이런 작은 헤프닝 때문이라도.. 그게 정말로 우는게 아니라, 울먹거리는 모습일지라도 말이야. 너는 아마 잘 모를거야. 내가 너의 우는 모습을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그만큼 난 네가 언제나 웃었으면 해. 이런 모습은 역시 팔불출이 아닐까?
그런 말을 직접적으로 밖으로 꺼내진 않고, 안으로, 가슴속으로만 하면서 나는 계속해서 주아의 등을 토닥여줬다. 이제는 많이 안심한 것 같으니까, 굳이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어느새 주아는 고개를 들어올렸고 나를 올려다보면서, 눈을 맞췄다. 그리고 언제나처럼의 배시시 웃는 얼굴을 보여줬다.
한치의 거짓도 없이, 나를 안심시키기 위한 거짓된 목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괜찮다는 그 목소리에, 이번엔 내가 미소를 지었다. 등을 토닥이는 손을 올려서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어주면서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면서 생긋 웃었다.
"정말로 괜찮은거지? 그럼 진짜로 간다. 꽉 잡아. 떨어지지 않게. 구석진 곳이니까 조금 더 걸어야하겠지만, 그건 참아줘."
횃불의 불빛만이 주변을 비추는 어두컴컴한 어둠 속. 이젠 그 어둠을 뚫고 다시 밖으로 나가야 할 시간이었다. 조금 시간을 잡아먹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주아를 빛으로 데리고 나가기 위해서 어둠 속을 천천히 걸어나갔다.
물론 중간중간에 놀래키기 위한 장치와 귀신은 계속해서 튀어나왔다. 드라큘라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주아에게 달려들기도 하고, 해골바가지가 앞에서 덜그럭, 덜그럭 춤을 추기도 하고, 갑자기 어둠 속에 묻혀있던 관이 열리고 거기서 미라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좀비 군단이 나와 주아를 잡으려고 우워...하는 소리를 내면서 다가오기도 했다. 그 하나 하나가 정말로 리얼리티해서 정말로 귀신이 현실에 등장한게 아닌가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주아의 손을 꼬옥 잡고서 절대로 놓지 않았다. 혹시라도 주아가 겁 먹을까봐 놀라면서도 비명소리는 절대로 내지 않았다. 그럴때마다 주아의 등을 토닥여주면서, 중간에는 꼬옥 안아주기도 하면서 계속해서 안심시켰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어둠 속.
그 차가운 바람으로 인한 차가운 어둠은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지만 마침내 그 끝을 맞이했고 우리는 귀신의 집 출구로 나올 수 있었다. 입구와는 정 반대의 위치에 있는 출구로 나오자마자, 환한 빛이 우릴 맞이해줬다.
너무나도 밝고 뜨거운 빛에 나도 모르게 눈을 찡그렸지만 그 빛이 거북하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도 반가운 느낌이었다. 그러기에 기분이 좋아서 생긋 웃어보였다. 하지만 햇볕을 보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주아의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고개를 돌려 아직도 손을 잡은채로 내 옆에 붙혀둔 주아를 바라보면서, 나는 부드러운 눈웃음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귀신의 집 즐긴다고 수고 많았어. 유주아. 그래도, 나름 추억에 남을 것 같지 않아? 물론..그 붉은 복도는..하하..아하하하..하하하.."
그쪽은 나도 진심으로 많이 무서웠기에 제대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진짜 내가 간 귀신의 집 중 역대 최고로 무서운 구간이라고 해도 무방할 지경이었다. 대체 어떻게 그런 구간을 만들 생각을 다 한건지 정말로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기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머릿속에서 그 기억을 지우려고 애썼다. 물론, 그 때 그 장면만.. 이후에 주아를 달래주기 위해서 구석으로 향한 것은 나에게 있어서도, 주아에게 있어서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았으니까...
"그럼 조금만 이렇게 쉬었다가 다른 거 타러 가볼까? 뭐 타보고 싶어?"
//이 답레를 받으시면서 찝찝하다고 하려는건 아니겠죠? 아직 2시 전입니다! ㅎㅎㅎㅎㅎ 2시 전인거에요! 그러니까 제가 자는 시간 전입니다!! 그러니까 혼날 사안은 아닌거에요? 제 말에 반박할 수 있다면 저를 혼내셔도 됩니다!! 절대로 혼나지 않을겁니다! 주아주에게 붙잡혀서 살 수는 없으니까요! 빈틈이라.. 가드를 올려야겠군요. 자 뚫을 수 있다면 뚫어보시죠! 주아주!!
그리고 애벌레가 반드시 나비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구요? 나방이 될지도 모르고 매미가 될지도 모르죠! 그러니까 예쁜 나비는 주아주 애벌레가 되면 되는거에요. 아주 멋지고 멋진 나비가 되어서 훨훨 날아오르세요! 저는 애벌레로서 밑에서 얌전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하얀 고양이.. 하얀 고양이..! 어쩌면 그 하얀 고양이는 고양이로 다시 태어난 주아였던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자신의 오너인 주아주의 무릎 위에 엎드려서 꾸벅꾸벅 졸았던겁니다! 어때요? 저의 완벽한 추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제가 갈때는 검은색 고양이가 제 무릎 위에 앉지는 않는지 봐야겠네요. 검은 고양이가 제 무릎 위에 엎드리면서 자리를 잡으면 그 검은고양이는 100% 건우라는거겠죠!
그리고 딸기 우유맛 사탕 한 박스.. 이런..다 먹었군요! 좋아요! 그럼 한 박스를 더 드리도록 하죠!! 자! 여깄습니다!! 딸기우유 사탕 한 박스!!(내려놓기!!) 이제는 아껴드세요. 그래야 제가 안 줘도 맛있게 먹죠. 안 그래요?
그리고 제법 괜찮은 설정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졸지에 주아 몰래 카메라가 되버렸지만요! 그래도 동민이가 나와도 완벽한 해피엔딩으로서 끝을 내게 됩니다. 살짝 춘향전 비슷한 느낌이 들지만 뭐 어떤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우라면 아마 신나게 웃으면서 맞아주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주아와 사귀는데 성공했으니까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 물론 완전히 몰래카메라지만 말이죠! -
734 주아 - 건우 (81228E+49) 2016. 11. 24. 오후 4:09:28뒷손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만한 구석진 곳. 그 곳에서 계속해서 자신을 안심시켜주려는 건우의 토닥임을 받으며, 그의 품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간다. 급작스러운 호러 콤보로 인해 깜짝 놀랐던 마음을 그렇게 아늑하고 듬직한 건우의 따스한 체온으로 다독여가며 서서히, 아주 서서히 두려움을 가라앉힌다.
그러는 동안에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지금 자신에게 있어 제일 중요한 건 건우밖에 없었으니. 그렇게 그에게 의지하며 호흡을 다듬던 중, 건우가 사과와 동시에 팔불출이라는 말을 사용하자 뭔가 긴장이 조금 풀려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너는 이렇게 무서운 귀신의 집에서도 그런 생각을 해보는구나.
그런 건우에게 똑같이 바보라는 말을 되돌려주며 웃어버리자 건우도 작게 키득키득 웃으며 반격해온다. 정말로, 언제나와 같은 자신들의 모습. 자신들의 그 일상적이고 평범한 대화를 나누자 긴장은 점점 풀어지고 대신 안도감이 자신의 마음에 가득 찬다.
"하지만 내가 너보다 훨씬 더 먼저 너를 좋아했는걸? 그런데 나만 너를 엄청 좋아하면 너무 불공평하잖아. 그러니까 너도 나에게 빠지게 만들어야하지 않겠어?"
그리고 그렇게 두려움이 가셨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자신의 목소리. 평소와 다름없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그의 말을 이용해 다시 한번 반격한다. 여전히 주위는 어두컴컴했지만 여전히 느껴지는 따스한 건우의 체온과 자신의 등을 토닥여주는 다정한 손길. 그리고 함께 나누는 장난기 가득한 대화들에 더이상 아까처럼 그렇게 눈물이 나올 정도로 무섭진 않았다.
그래서 이제는 괜찮다는 뜻을 담아 고개를 들어올려 건우를 올려다보며 그와 눈을 맞춘다. 그리고는 평소처럼 배시시 웃어보이며 정말로 괜찮다고 얘기한다. 이번에는 아까와는 달리 거짓 하나 없는 진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마음이 제대로 전해졌는지, 건우도 똑같이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리고는 자신의 등을 토닥여주던 손을 올려 머리를 쓰담아주며 자신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춘다.
그 일련의 행동들에 뭔가 어린 아이가 된 것같은 기분에 괜히 창피해져 조금 볼을 붉힐 무렵, 건우가 생긋 웃으며 그럼 진짜로 간다며, 떨어지지 않게 꽉 잡으라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끄덕이며 건우의 손을 정말로 꼬옥 잡는다. 아마 이번이 제일 세게 꽉 잡은 날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해보며 그에게 바짝 붙어 다시 한번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물론 그렇게 빛을 찾아 걸어나가는 중간중간에도 여러 장치들과 귀신들은 계속해서 튀어나와 그 때마다 깜짝 놀라며 비명을 지른다. 갑자기 튀어나와 자신에게 달려드는 드라큘라에 꺄악, 하며 건우의 등 뒤로 숨어 바들바들 떨기도 하고, 앞에서 덜그럭거리며 춤을 추는 해골바가지에 차마 앞을 보지 못하고 건우만 믿고 두 눈을 꽉 감은 채 걸음을 내딛기도 하고. 어둠 속에 파묻혀있던 관이 열리고 갑자기 미라가 튀어나와 주저앉을 뻔하기도 하고, 자신들을 잡으려고 다가오는 좀비 군단에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 필사적으로 도망치기도 하고.
아까 건우는 귀신 분장하신 분들이라고 얘기했었지만 생각보다도 더 높은 퀄리티에 사실 알바생들이 아니고 진짜 귀신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절대 놓지 않는, 건우의 손을 꽈악 잡은 손. 그 모든 귀신들에 놀라면서도 비명을 지르지 않는 건우의 모습이 정말 듬직하면서도 대단하게 보여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더욱더 의지한다. 다행히 계속해서 자신의 등을 토닥여주고 꼬옥 안아주기도 하는 건우의 행동 덕분에 아까처럼 울먹이며 그 자리에 계속 멈춰있진 않는다.
그렇게 건우로 인해 용기를 얻으며 계속해서 걸음을 내딛자,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어둠은 어느새 그 끝을 자신들에게 보여준다. 저 멀리 작게 보이는 환한 빛. 그 빛을 향해 걸어가며 차가운 바람과 어둠을 가르자 결국은 귀신의 집의 출구에 다다른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 출구로 들어가자 정말로 환한 빛이 자신들의 온 몸을 감싼다.
계속해서 어둠과 추위 속에만 있어서 그런지 너무나도 낯선 밝고 뜨거운 빛에 적응을 위해 건우를 따라 눈을 찡그린다. 그러자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빛은 서서히 사라지고 곧 너무나도 보고싶었던 바깥 풍경이 자신의 눈에 들어온다. 그러자 귀신의 집에서 겪었던 그 고생이 떠올라 괜히 그 평범한 풍경에도 코 끝이 찡해질 무렵, 건우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자 똑같이 건우를 마주본다.
여전히 서로 꼬옥 잡은 손에, 바짝 붙어있는 자신들. 그리고 서로 마주쳐진 눈동자. 건우는 곧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귀신의 집을 즐긴다고 수고 많았다며, 그래도 나름 추억에 남을 것 같지 않냐고 물어온다. 하지만 아까의 그 붉은 복도는 건우에게도 충격적이었던 건지, 건우는 붉은 복도를 언급하다 결국 말 끝을 흐리며 어색하게 웃어버린다.
그러는 건우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가 갔기에, 자신도 고개를 끄덕끄덕이며 그의 말에 대답한다.
"응, 너도 수고 많았어, 건우야. 나 때문에 배로 힘들었지? 미안해... 확실히 여긴 추억에 남을 것 같긴 해. 절대 잊어버릴수가 없을테니. 특히 그 붉은 복도는... 진짜..."
자신도 차마 붉은 복도는 끝까지 말하지 못하고 말끝을 흐리며 대신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진짜 거긴 아니었어. 진짜로, 정말로, 엄청 무서웠단 말야...
애써 건우처럼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그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하며, 대신 건우에게 꼬옥 안겨있던 그 기억만 남겨놓기로 결심한다. 응, 엄청 든든했으니까. 건우, 비명도 안 지르고. 정말 멋있었어. 정말로 약속대로 나를 지켜주었어. 역시 나는 건우가...
새삼 건우가 다시금 멋지게 보여 멍하게 그를 바라보다 그가 그럼 조금만 이렇게 쉬었다가 다른 거 타러 가보자며, 뭐를 타보고 싶냐고 물어오다 순간 화들짝 놀란다.
"어, 어, 응? 아... 응. 그러니까 나는... 아, 저거 탈래? 범퍼카. 귀신들은 너무 무서워서 차마 때리지 못했으니까 대신 분풀이 좀 할까, 싶어서. 아직 햇살이 뜨겁기도 하고. 너는 어떻게 생각해, 건우야?"
화들짝 놀라던 것도 잠시, 금세 다시 평소처럼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가볍게 웃어보인다. 하지만 역시 건우의 의견도 중요했기에, 그를 바라보며 그의 생각을 묻는다.
/ 아니...! 새벽 1시 59분 59초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 이걸 어째야 하지?! 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아니, 2시 전은 맞는데 이, 이건...! (동공지진) 건우주, 혹시 답레 미리 다 써놓고 1시 59분이 될 때까지 기다리신 거 아니예요?! 도대체 어떻게 맞추신거지?! ㅋㅋㅋㅋ 호, 혼낼 사안이... 아, 찾았다! 일찍일찍 주무셔야죠, 건우주!! 새벽 2시에 주무시는 것도 엄청 늦은 거잖아요! 건우주께서는 계속 저에게 붙잡혀 사실걸요? ㅎㅎㅎ 가드를 올리신다면, 정말로 뚫어버릴거예요! (돌진) (백허그) (꽈악) 자, 이제 동시에 일찍 주무시게 자장가를 불러드리면 되겠군요! ㅋㅋㅋㅋ
그리고 저 혼자 나비가 될 순 없다구요? 파트너니까 함께 가야죠! 그러니까 봄이 되면 같이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면 되는거예요. 지금은 겨울이니까 둘 다 애벌레인 상태로 함께 예쁜 나비가 되길 꿈꾸면 되지 않을까요? ㅎㅎㅎㅎ
사실 그 카페 안의 고양이들이 아무한테도 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그 하얀 고양이는 저에게 다가오더니 제 무릎 위에서 졸더라구요. 뭔가 진짜 주아인가?! 싶기도 했고... ㅋㅋㅋㅋ 역시 탐정 님! 아주 완벽한 추리예요! 다음에는 검은 고양이가 꼭 건우주의 무릎 위에 앉길 바래요! 아아, 건우랑 주아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정말로요. ㅋㅋㅋㅋㅋ
앗! 그나저나 딸기우유맛 사탕 한 박스! (기쁨) 하지만 아, 아껴먹기라니... 음, 못할 것 같지만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외면)
그나저나 주아 몰래 카메라라니! 춘향전이라니! ㅋㅋㅋㅋㅋㅋ 최몽룡이 너무하잖아요, 정말! 무려 몇 년짜리 몰래 카메라라니. 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진짜 몽룡이도 능글맞았던 게 둘이 뭔가 닮은 것 같기도 하네요. ㅋㅋㅋㅋㅋ 역시나 개그스러운 해피 엔딩! 게다가 어째 끝이 다 주아가 때리고 건우가 맞는 식으로 끝나는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 -
735 건우 - 주아 (67322E+56) 2016. 11. 24. 오후 5:52:18어두컴컴한 어둠이 끝나고 환하고 뜨거운 빛이 우리 둘을 감싸자 이제야 귀신의 집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실감이 되었다. 온 몸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차가운 바람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고, 그 대신에 환하고 따뜻한 온기가 나와 주아를 감쌌다. 그 빛을 제대로 느끼면서, 정말로 빛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잠시 여름의 햇볕과 빛을 만끽하다가 고개를 돌려 주아에게 부드럽게 눈웃음지어 수고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붉은 복도는 정말로 충격 그 자체였기에, 말 끝을 나도 모르게 흐리고 말았다. 주아는 물론이고 나조차도 깜짝 놀라게 해서 순간 큰 비명소리가 터져나올 것만 같았던 그 모습. 반드시 주변 애들에게 소개해서 꼭 한번은 가게 하리라고 마음먹었다. 물론 다들 놀라겠지만 이런 기억을 나 혼자만 가지고 있긴 뭐하잖아?
나는 겁이 없다고 자부하는 애들에게 꼭 그곳을 소개해주리라고 다짐하는 찰나, 주아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고가 많았다고 얘기햿다. 자신 때문에 배로 힘들었냐는 말을 하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 주아는 곧 붉은 복도를 떠올렸는지, 말 끝을 흐리면서 고개를 양 옆으로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야 언급하기 힘들 것이다. 주아는 거기서 엄청나게 많이 놀랐으니까. 나도 그렇게 놀랐는데, 주아라고 안 놀랄 수 있을까? 실제로 그때 울먹거리기도 했으니까.
"힘들긴 무슨. 말했잖아? 너는 내가 지켜준다고. 이러니까 무슨 중세시대 기사같은 느낌이지만, 여자친구가 무서워하는데 그것을 힘들다고 말할 남자친구가 세상에 어딨겠어. 미안하다고 하지 마. 나는 너와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는걸. 물론 붉은 복도는..하하하. 굳이 생각하지 말자. 대신에 다른 애들에게 꼭 추천해주자. 우리 둘만 이렇게 놀라는건 되게 억울하잖아. 안 그래?"
방학이 끝난 후에 혹시 커플이 생겨있으면 그 커플에게 꼭 여기로 가보라는 말을 해주겠다는 말을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작게 키득거렸다. 하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곳을 지나면 그 어떤 커플이건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고 달래는 모습 덕분에 더 사랑이 깊어질거라고 난 생각한다. 물론 상대를 버리고 먼저 도망가는 이라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과연 그럴 이가 있을까?
이어 나는 조금만 이렇게 쉬다가 다른 것을 타러 가보자고 주아에게 말한 후에 주아에게 뭘 타보고 싶냐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주아는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줬다. 나를 바라보면서 뭔가 다른 생각이라도 한걸까? 주아의 목소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곧 분풀이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범퍼카를 타자고 나에게 제안했다. 그리고 가볍게 웃으면서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돌아왔다.
그 말을 듣고서 범퍼카가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그리 무서운 놀이기구는 아니다보니, 줄도 그렇게 긴 편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실내형 놀이기구라서 주아의 말대로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에도 딱이고 스트레스를 푸는데도 저것만큼 좋은 놀이기구고 적긴 했다.
"응. 그럼 저걸 타자. 하지만 유주아. 방금 전에 내 얼굴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던거야?"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가, 내 말에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준 것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난 주아의 두 눈을 빤히 바라보면서 능글맞게, 혹은 조금 짓궂은 느낌으로 웃어보였다. 꼭 눈을 보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빤히 눈을 마주쳤다. 당연하지만 고개를 옆으로 돌려도 끝까지 따라가서 계속 볼 생각이었다. 사실 짓궂은 장난이라기보다는 조금 궁금했다. 주아가 대체 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물론 이 자체가 상당히 짓궂은 행위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궁금한건 궁금한거니까. 그러기에 잡고 있는 손을 더 강하게 꽉 잡아서 혹여나 내 뒤로 도망가는 것을 방지하면서 계속해서 빤히 주아의 두 눈을 응시했다.
"안 가르쳐줄거야? 난 듣고 싶은데? 가르쳐주면.. 음.. 그래. 나도 너의 질문을 하나만 뭐든지 답해줄게. 그럼 페어하지 않겠어?"
제법 많은 서비스를 제시하면서 나는 방긋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손을 부드럽게 정말로 꽉 잡고 눈은 계속해서 주아의 두 눈을 마주치고 다리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말해주기 전에는 절대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것처럼.. 물론 실제로도 그럴 생각이었다.
"자. 마음의 각오를 하세요. 유주아 학생. 난 꼭 듣고 말테니까. 무슨 생각을 했기에 나와 대화하는 도중에 그렇게 놀랐나 싶으니 말이야. 나와 대화하면서 딴 생각을 하는 것은 아무리 나라도 조금은 질투할수도 있어."
물론 이 말은 사실이었다. 나와 대화하는 도중에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건 질투 안 할 수가 없잖아. 나와 대화하는 도중이니까, 나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하지만 그 마음을 전부 다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냥 가볍게 말을 돌려버렸다.
물론 이것조차도 주아에게 간파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애써서 쉽게 들키지 않도록 생긋, 싱글벙글 웃는 모습을 보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믿거나 말거나지만 절대로 기다린게 아니랍니다. 저도 올리고 나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어떻게 시간이 이렇게 될 수가 있지!! 하면서 진짜로 신기했었답니다. 2시 이전에 올리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답레를 썼거든요. 2시가 넘으면 안돼!! 그럼 내용이 이상해진단 말이야! 이런 느낌으로 말이에요. 그리고 어떻게든 1시 59분에 완성해서 바로 올렸는데 시간이..?!!(동공지진) 아무튼 그런 느낌이었답니다.
그리고 혼낼 사안이라니요! 전 주아주와 처음 만났을때부터 2시경에 잤다구요! 물론 가끔 더 늦게..3시에도 잔적은 있긴 하지만..!! 이건 혼날 사안이 아니죠! 후훗. 저를 쉽게 혼낼 순 없답니다. 주아주. 포기하시죠! 그런데 백허그..이럴수가! 또 다시 백허그를 당한건가요! 저! 이, 이건 위험하다! 거기다가 자장가라니! 좋아요. 그럼 역으로 자장가를 불러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나 혼자만 자진 않겠지! 이대로 같이 뻗어버리는겁니다!(안됨)
그리고 같이 나비라. 그것도 나쁘진 않겠네요. 그렇다면 같이 나비로서 지내봐요. 언젠가 이야기가 엔딩을 맞이할 그날까지 둘이서 같이 날아오르면 되겠네요!! 그리고 몰래카메라는..제가 생각해도 그냥 말 그대로 개그엔딩이 나올 수밖에 없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쓰면서도 느꼈지만 묘하게 춘향전과 비슷한 전개! 저, 절대로 의도한게 아닙니다!! 그런거 아니에요! 그리고 주아가 때리고 건우가 맞는 식이 될수밖에 없는건 역시 건우가 짓궂게 장난을 쳐서 그런게 아닐까요? 평소에도 건우가 장난치다가 주아에게 맞은게 한두번이 아니었으니까요. 그걸 또 다 맞아주면서 알았어. 알았어. 이제 장난 안칠게 하면서 또 건우는 장난을 치겠죠. 아. 하지만 정체를 드러낸 건우라면 아마 집사복을 입고서, 바로 손등에 키스를 하면서, 자신과 결혼해달라고 즉석으로 프로포즈할지도 모르겠네요. -
736 주아 - 건우 (81228E+49) 2016. 11. 24. 오후 7:40:43드디어 길고 길었던 어둠의 끝. 그토록 그리웠던 환한 빛이 자신들을 비추자 동시에 느껴지는 낯선 뜨거운 빛의 감각. 그래, 여름이구나. 이제서야 지금은 여름이라는 사실을 실감하며 그 빛을 행복하게 맞는다.
그러다가 건우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눈웃음지어 보이자 자신도 덩달아 그를 바라보며 작게 미소짓는다. 그러자 건우는 수고 했다며, 붉은 복도를 언급하다가 결국 말끝을 흐려버린다. 그런 그의 말에 똑같이 수고 많았다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전하며 붉은 복도에 대해 얘기를 꺼내다가 결국 고개를 양옆으로 설레설레 젓는다. 차마 끝까지 말할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정말로 무서웠는걸, 거기는...
다시 스멀스멀 떠오르는 붉은 복도에 대한 기억을 애써 지우다가 건우가 입을 열어 여자친구가 무서워하는데 그것을 힘들다고 말할 남자친구가 어딨겠냐고, 미안하다고 하지 말라고 하자 다시금 그 쪽을 바라본다. 건우는 이어 저는 자신과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며, 자신들만 놀라는 건 되게 억울하니 다른 애들에게 꼭 추천해주자고 장난스레 얘기한다. 거기다가 혹시 커플이 생겨있으면 꼭 여기 가보라고 얘기하겠다는 건우는 정말로 귀여운 악동처럼 작게 키득거린다.
"하핫, 알았어. 미안하다고 안 할게. 조금 무섭긴 했지만 나도 너랑 함께 있어서 정말로 즐거웠는걸. 그런데 새로 생긴 커플들에게 여기를 추천하겠다니. 나중에 멍석말이 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너~ 으음, 아니면 오히려 고맙다고 인사를 받으려나? 정말로 꼬옥 붙어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여기는."
그런 건우의 말에 똑같이 키득거리며 대답한다. 확실히, 확률은 반반. 고마워하거나, 원망하거나. 모 아니면 도이긴 하지만, 그래도 고마워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며 그를 가만히 바라본다.
지금처럼 악동같이 짓궂은 귀여운 모습도 있는 건우였지만, 아까 귀신의 집에서는 달랐다. 끊임없이 자신을 달래주고, 토닥여주고, 계속해서 자신을 안심시켜주는, 마치 정말로 멋진 중세시대 기사같은 든든한 모습. 소꿉친구로서 함께 자라오면서 건우의 여러가지 모습을 전부 봐왔지만, 아까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뭐랄까... 정말로. 응.
분명히 동갑일 뿐더러 계속해서 함께 있어왔던 건우였지만, 아까는 정말로 너무 든든하고 듬직하게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의지해버렸다. 평소라면 폐 끼치기 싫다고 어떻게든 혼자서 버텼겠지만, 아까는 진짜로 너무 무서웠기에 바로 옆에서 자신을 토닥여주는 그에게 의지해버렸다. 분명히 건우도 놀라고 무서웠을텐데 자신을 위해 비명소리 하나 내지 않으며, 오히려 괜찮다는 자신의 거짓말을 간파하고선 구석진 곳에 데려가 자신이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려주는 그의 모습이, 정말로 너무 멋지고 대단해보였다.
동시에... 아까는 너무 무서워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전부 다 끝나고나서 돌아보니 새삼 건우의 모습이 정말로 왕자님처럼 멋지게 느껴져 가슴이 조금씩 두근두근 뛰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렇게 건우를 멍하니 바라보던 와중, 건우가 조금만 쉬다가 다른 것을 타자고, 뭘 타보고 싶냐고 자신에게 물어오자 순식간에 정신이 돌아오며 화들짝 놀라버린다.
그렇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게 어버버거리다가 곧 다시 평소처럼 돌아오며 범퍼카를 타자고 건우에게 제안한다. 가볍게 웃어보이는 자신을 보던 건우는 고개를 돌려 범퍼카가 있는 곳을 잠시 바라보더니 그러면 저걸 타자고 승낙한다. 휴우, 자신의 생각을 들키지 않고 무사히 넘어갔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건우 몰래 내쉬다가 건우가 마치 자신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양, 방금 전에 저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한거냐고 날카롭게 물어보자 다시금 화들짝 놀란다.
"으, 응?! 새, 생각?!"
설마 이렇게 확실히 콕 찝어 물어올 줄은 몰랐기에 어버버거리며 자신의 두 눈을 빤히 바라보며 능글맞게 웃는 건우를 바라본다. 끝까지 계속 자신의 눈을 보겠다는 듯이 계속 빤히 눈을 마주치는 그와 더이상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슬쩍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피한다.
생각같은 거 안 했어, 하고 다 티가 나는 거짓말을 해보지만 건우에게 자신의 거짓말이 통할리가 없었다. 지금까지 건우가 자신의 거짓말을 간파해내지 못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그 사실은 똑같이 적용되어, 건우는 잡고있는 손에 더 힘을 주어 자신이 뒤로 도망가는 것조차 막아버린다. 그렇게 도망칠 방법까지 막아버린 건우는 이어 안 가르쳐줄거냐며, 가르쳐주면 저도 자신의 질문 하나를 뭐든지 대답해주겠다고 꽤나 파격적인 제안을 해온다.
그 제안에 조금 움찔, 하면서 슬쩍 그를 바라본다. 방긋 웃는 밝은 미소와는 달리 꽉 잡힌 손과 계속해서 마주치는 눈동자. 조금의 미동도 없는 다리. 그 모든 것들이 전부 자신에게 건우의 의지를 전해준다. 자신이 말해주기 전에는 절대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를.
그래도 도망칠 궁리를 하며 이러저리 눈동자를 굴리다 저는 꼭 듣고 말테니 마음의 각오를 하라는 그의 말에 다시 한번 몸을 크게 움찔한다. 그러자 건우는 무슨 생각을 했기에 저와 대화하는 도중에 그렇게 놀랐냐며, 저와 대화하면서 딴 생각을 하는 것은 아무리 저라도 조금은 질투할 수 있다고 얘기해온다. 그 말에 슬쩍 다시 한 번 그를 바라보자 싱글벙글 웃고있는 건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도망칠 수 없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하여 내린 결론은 그것이었다. 자신이 아는 건우라면, 정말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을 아이였으니까. 결국 자신의 앞에 놓여진 선택지는, '말한다'의 단 한 가지. 결국 그런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듯이 작게 한숨을 푸욱 내쉬며 고개를 아래로 숙여 그의 시선을 피하고는 우물쭈물, 머뭇머뭇거리다 천천히 입을 연다.
"...그게... 그러니까... 네 생각을 했어."
조그맣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핵심부터 얘기한다. 그리고는 이어서 다시 또 목소리를 내어 말을 이어간다.
"그러니까... 아까 귀신의 집에서 나를 토닥여주고 달래주는 네가 너무 멋있게 느껴져서... 분명히 너도 놀라고 무서웠을텐데도 나 때문에 비명도 안 지르고 오히려 안아주는 네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고, 막막 진짜로 왕자님같아서 나도 모르게 계속 의지하고 싶다고 생각해버리고... 그냥 네가 너무 좋아서 갑자기 두근거리고 그래서, 그래서..."
횡설수설. 말을 해나가면 해나갈수록 부끄러움에 얼굴은 점점 새빨갛게 달아올랐지만, 도망칠수도 없었기에 결국 말끝을 흐리며 건우의 손에 잡혀있지 않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려버린다. 그래봤자 귀까지 빨개져있어 그다지 소용없었지만.
/ 세상에! ㅋㅋㅋㅋㅋ 그 일념이 진짜 너무 대단했던거 아니예요?! 근데 진짜 정말로 저건 놀라다못해 소름이 돋을 지경인데요?! ㅋㅋㅋㅋㅋㅋㅋ 혹시 상판님께서 도와주신건가?! 진짜 대단하세요, 건우주. 정말로 여러모로요. (감탄) (물개박수)
그, 그리고 확실히 건우주께서는 그 때쯤 주무시긴 하셨지만... (시선회피) 그, 그래도 포기할 순 없어요! 건우주께서는 착한 어른이시니 일찍 주무셔야하니까 혼내야 한다구요! 앞으로도 계속 잔소리하고 혼낼 거라구요! 그리고 당연히 건우주의 가드를 풀으려면 약점이신 백허그가 최고니까요. ㅎㅎㅎㅎ 그런데 역으로 자장가라니! 같이 뻗어버리면 안되죠! 건우주를 재우고 이불 덮어드리고 하려면 저는 일어나있어야 하는데 저마저 잠들어버리면 누가 해주냐구요, 그런 거! 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잠이 매우 많기에 금방 잠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뻗지 않을거예요! 뻗어도 건우주께서 주무시고 난 뒤에 뻗을거라구요!
네, 꼭 둘 다 정말 예쁜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도록 해요. 역시 호랑나비가 좋겠죠? ㅎㅎㅎ 그리고 묘하게가 아니라 진짜로 춘향전과 비슷한 전개잖아요! ㅋㅋㅋㅋ 의도한 게 아니라고 하셔도 말이죠! 그리고 건우는 진짜 장난꾸러기가 확실하네요. 뭔가 어릴적에 개구쟁이였던 모습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역시 건우는 진짜 너무 귀여워요!! 그런데 집사복에 손등 키스에 즉석 프러포즈라니. ㅋㅋㅋㅋㅋㅋ 너무 멋지잖아요, 그거! 주아라면 아마 너무 기뻐서 울어버릴지도 모르겠네요. 지금까지 마음고생했던 것도 생각나고, 건우에게 계속해서 이거 꿈 아니냐고 물어보기도 하면서요. 도저히 믿기지가 않을테니까요. 몇 년 동안 자신을 봐줬던 집사가 사실은 멋진 부잣집 도련님이라니! 한순간에 남편도 생겨버리고! ㅋㅋㅋㅋㅋ -
737 건우 - 주아 (67322E+56) 2016. 11. 24. 오후 8:33:08나와 대화를 하는 도중 대체 무슨 생각을 했기에 그렇게 크게 놀랐나 싶어 정말로 처음에는 장난스럽게 물어봤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내 생각이 아니라 딴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아주 살짝 질투심이 올라왔고, 나는 주아가 도망치지 못하게 손을 부드럽게, 그러면서 꼬옥 잡으면서 뒤로 도망가는 것을 차단했다. 사슴 우리에서처럼 내 뒤로 도망간 후에 내 옷자락을 잡으면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으니까. 물론 그렇게 하면 정말로 수많은 이들의 눈에 띄게 될테고 수많은 이들의 흐뭇한 웃음을 받고야 말테니 설마 진짜로 그러겠냐만.. 아무튼 만일의 경우를 차단해서 손해 볼 일은 없었다. 그리고 주아가 시선을 피하지 못하게 계속해서 주아의 눈을 마주쳤다. 주아가 아무리 시선을 피한다고 한들 나는 고개를 계속 옮기면서 계속, 계속 주아의 눈을 바라보았다. 나도 모르게 짓궂어진 행동에 나 자신이 피식 웃고 말았다. 난 왜 이렇게 주아 한정으로 이렇게 짓궂어지고 능글맞아지는걸까? 그런 생각을 해보지만 답이 나올리가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답은 '주아이기 때문'이다. 여자친구니까. 좋아하니까.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애에게 이런 일을 할리가 없잖아? 다른 여자애들에겐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나의 장난스러운 모습과 짓궂은 모습. 이것은 오로지 주아에게만 내비치는 모습이다. 다른 여자애들은 내가 조용하고 차분한 남자애인줄로만 알 것이다. 물론 그게 기본 베이스이긴 하다. 단지, 주아에게는 좀 더 플러스한 느낌으로 그 모습이 보일 뿐이다. 소꿉친구로서 지낸 시간도 많고, 지금은 연인이라 더욱 더 다정한 사이니까...
하지만 주아는 이런 내 모습에 상당히 당황한듯 화들짝 놀라면서 시선을 회피하면서, 눈동자를 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모습에 나는 꼭 듣고 말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 말에 주아는 결국 포기했는지, 작게 한숨을 푸욱 내쉬더니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우물쭈물, 머뭇머뭇,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엔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조그만 목소리였다.
내 생각을 했다는 말로 끝나지 않고, 내가 왕자님 같아서 계속 의지하고 싶다고 생각해버리고, 너무 좋아서 두근거린다고 말하면서 주아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려버렸다. 하지만 그것은 주아뿐만이 아니었다. 나 역시도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버렸다. 설마 이 정도의 내용을 들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에, 진짜로 예기치 못한 한 방을 맞은 기분이었다.
방금전엔 주아가 우물쭈물, 횡설수설하면서 시선을 피했지만 이제는 내가 우물쭈물, 횡설수설할 시간이었다. 심장을 갑자기 기습적으로 망치로 맞은 듯한 기분에 진심으로 당황해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시선을 회피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손은 놓지 않고 꼬옥 잡았다. 떨어지는건 싫었으니까.
주아가 고개를 내린것과는 반대로 나는 고개를 하늘 위로 높게 들었다. 괜히 다른 이들이 내 표정을 보거나 하는건 싫었으니까. 얼굴이 정말로 새빨갛게 물들어서 여름 햇볕과는 관계없이 정말로 얼굴이 뜨겁게 느껴졌다.
"...설마 이런 말을 들을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아하..아하하하."
어색하게 웃으면서 나는 반대편 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진짜로 난감한 순간. 대체 나는 여기서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그냥 웃으면서, 계속해서 시선을 회피한 상태에서 나는 작게 중얼거리듯이 주아에게 말했다.
"....가, 갑자기 그런 말 하는게 어딨어. 지, 진짜 심장마비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그거야, 여자친구를 지켜주는 것은 당연한거고, 널 지켜준다고 했고, 내가 비명 지르면 너 무서워할거 아냐. 그래서 나도 나름대로 참은거야. 그러니까, 공주님을 지켜주는 것은 왕자님의 역할이잖아. 네가 나를 왕자님으로 본다면 넌 나의 공주님이니까 당연히 그렇게 하는거고.. 아하..아하하하.. 우리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횡설수설. 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평소라면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겠지만 지금은 전혀 정리하지 못하고 우물쭈물거리는 모습으로 얼굴만 더 붉히면서 그저 웃기만 했다.
주변 사람들이 우릴 본다면 아마도 정말로 흐뭇한 눈빛으로 구경하듯이 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지금 우리의 모습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다음에, 나는 주아의 손을 잡고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그 앞은 범퍼카가 있는 곳이었다. 주아와 타기로 했으니까 당장에 가서 탈 생각이었다. 계속 여기서 서로 얼굴을 붉혀서, 좋을 것은 없었다. 구경거리가 될 순 없으니까.
"가, 가자. 주아야. 범퍼카 타야지! 마음껏 타야지! 그건 그렇고 아까 조건이 있었잖아? 뭐든지 대답해준다고. 약속은 약속이니까 지킬게. 뭘 물어보고 싶어? 뭐든지 답해줄게. 아, 물론 정말로 민감한 사안은 빼고. 예를 들면 그런거 있잖아? 남자친구가 가장 무서워하는 질문 베스트 1위. 뭘 잘못했어? 라던가.. 하하하. 물론 내가 지금 너에게 잘못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진심으로 그런 질문이 나오면 공포에 떨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주아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범퍼카로 이어지는 줄 끝 부분에 자리를 잡고 섰다. 조금만 기다리면 탈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줄의 길이는 짧았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글쎄요. 진짜 저도 믿기지가 않네요. 저도 보면서 얼마나 소름이 돋았는지 모른답니다. 1초라도 늦었으면..진짜 어찌될뻔 했을지.. 분명히 그렇게 되면 거짓말 했다고 주아주가 저에게 화를 냈겠죠?
그리고 포기할 수 없다니요. 그럼 저 앞으로 나쁜 어른하면 되는건가요? 막 술 매일 먹고 접속하면 되는건가요? ㅎㅎㅎㅎㅎ 하지만 그것은 제가 버티지 못하니까 지금처럼만 살겠습니다! 네! 결정! 땅! 땅! 땅! 선고를 내렸습니다! 재판장 망치로!! 그것보다 이대로는 잡혀서 살 위기인건가요?! 아, 안돼! 그럴 순 없어! 그리고 저에게 이불을 덮어주려는거에요? ㅎㅎㅎㅎ 역이 되어야하는거 아닌가요? 제가 주아주에게 이불 덮어줄건데요?! 그럴건데요?! 좋아. 이대로 같이 뻗는 것을 목적으로 자장가 불러드리죠!
정말 건우도 그렇고 주아도 그렇고 둘 다 너무 귀엽죠. 정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한쌍이고요. 그건 그렇고 출생의 비밀 하나가 들어가는 것만으로 개그 엔딩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 왜 막장드라마에서 자주 출생의 비밀을 사용하는지 알겠네요. 이거 그냥 말 그대로 필살기급이니까요. 말 그대로 상황을 그냥 뒤엎어버리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니. 이런 치트는 봉인해야해요! 봉인!!
음. 그건 그렇고 이 데이트 정말로 엄청 길어지네요. 물론 전 주아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좋습니다. 금방 끝낼 필요는 없을니까 좀 더 느긋하게 즐겨볼까요? 사실 진짜로 주아와 데이트 하는 것 같아서 너무나도 흐뭇해요. 이거. -
738 주아 - 건우 (81228E+49) 2016. 11. 24. 오후 9:53:22분명히 나름 잘 넘겼다고 생각했건만, 역시나 건우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자신이 화들짝 놀라던 모습을 잡아낸 건우는 이내 자신이 뒤로 도망치지 못하게 손을 꽈악 잡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물어왔고, 동시에 자신의 눈을 빤히 바라본다. 일부러 시선을 피해봐도 건우도 덩달아 고개를 옮기면서 계속 자신과 눈을 맞추었고, 오히려 피식 웃어버리기까지 한다.
예상치 못하게 계속해서 눈을 맞추는 그의 행동에 크게 당황하여 다시 화들짝 놀라면서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시선을 회피한다. 동시에 어떻게 이 상황을 빠져나가면서 도망칠까, 하는 궁리를 계속 하던 와중, 건우는 그런 자신의 마음까지도 알아챈건지 꼭 듣고 말겠다고 확실히 엄포를 놓는다.
도망칠 수 없어. 결국 그렇게 결론이 지어지자 절로 한숨이 푸욱 내쉬어졌고, 자연스레 고개는 아래로 내려가버린다. 그래, 예전부터 건우가 저렇게 강하게 나오는 이상, 자신이 이길 가능성은 희박했다. 건우는 한다고 하면 정말로 하는 애였으니. 하지만 역시 아무런 망설임 없이 말하기엔 너무나도 창피한 내용이었기에, 잠시 우물쭈물, 머뭇머뭇하며 말을 아낀다.
그러다가 결국엔 입을 열어 아주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시작한다. 바로, 네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이어서 자신이 생각했던 생각들을 조금의 거짓도 없이, 빠뜨리는 것도 하나 없이 전부 말한다. 그러나 결국 말끝을 흐리며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건우의 손을 잡고있지 않은 손으로 가려버린다.
예전부터 자신의 거짓말이라면 바로바로 알아채던 건우였으니, 분명 이번에도 알아챌 것이었다. 지금 자신의 말은, 한치의 거짓도 없는 순수한 진실들이라는 사실을.
여전히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에 자신처럼 당황하여 새빨개진 얼굴을 슬쩍 옆으로 돌리며 시선을 회피하는 건우의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그런 와중에도 놓아지지 않는 손에, 아니, 오히려 꼬옥 잡혀 조금 더 연결된 자신들의 손에, 대충이나마 그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건우도 엄청 당황했지만 떨어지는 건 싫어하는 거겠지. 그야 지금 나도 그러니까...
여전히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하늘 위로 높게 들어올린 건우가 이내 이런 말을 들을거라고는 생각 못했다며 어색하게 웃는 소리를 듣는다.
"......"
건우의 그 어색한 웃음소리에도, 도저히 입을 열 엄두가 나지 않아 조용히, 아주아주 조용히, 얼굴을 더욱더 가려버릴 뿐이었다. 역시 이런 분위기가 되어버릴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자신의 예상보다도 더욱더 크게 느껴지는 부끄러움에 정말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계속 어색하게 웃던 건우는 곧 작게 중얼거리듯이 갑자기 그런 말 하는게 어딨냐고, 진짜 심장마비 걸리면 어쩌려고 그러냐며 말을 더듬더니, 저가 비명을 지르면 자신이 무서워할까봐 나름대로 참은 거라고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이 왕자님 같다고 했던 말을 인용하여 말을 꺼내기도 한다. 결국 마지막엔 건우도 횡설수설하며 그저 어색한 웃음만 흘렸지만.
"...그, 그래서 말하고 싶지 않았던 거라구. 말해봤자 괜히 부끄럽기만 하고... 다 건우, 너 때문이야! 비밀로 하려 했는데!"
괜히 뾰로통한 목소리로 그의 말에 대꾸한다. 그러면서 여전히 붉게 달아올라 있는 얼굴이었지만, 얼굴을 가리던 손을 살짝 떼고 건우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자신과 마찬가지로 붉게 물들어있는 건우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던 건우는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자신의 손을 잡고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물어봤다가 괜히 또다시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질까봐 궁금함은 자신의 마음 한 구석에 밀어넣는다. 대신 건우를 따라 발걸음을 옮겨 함께 범퍼카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면서 건우는 아까 약속으로 걸었던 조건을 언급하며, 무엇을 질문하고 싶은지를 자신에게 물어온다. 그를 따라 범퍼카의 줄 끝에 자리를 잡고 서며 똑같이 장난스레 대꾸한다.
"어라? 마침 딱 그거 물어보려고 했는데. 흐음, 과연 네가 나한테 잘못한 게 없을까, 건우야?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오는 사람은 없다구?"
일부러 키득키득 웃으며 그에게 약간의 불안감을 줘보기도 한다. 뭐... 사실 굳이굳이 대보자면 몇 개 있긴 하겠지만, 역시 건우, 너는 나에게 좋은 기억을 훨씬 더 많이 줬으니까. 새삼 건우와의 기억을 하나하나 다시 되짚어보다가 이내 다시 입을 연다.
"방금 건 농담이고, 으음. 내 질문은... 응. 그거야. 나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해?"
조금 고민하며 말을 아끼다가 이내 질문을 정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에게 눈을 맞추며 자신이 묻고싶었던 것을 물어본다. 여자친구들이 자주 물어본다는 '나의 어디를 보고 반했어?' 같은 질문을 해볼까, 하다가 그것은 저번에 가족들끼리 같이 바다에 놀러갈 때 차 안에서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고는 그 질문은 그만둔다.
대신 마음 속으로 뭔가를 생각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던 건우의 모습을 떠올리곤 그에게 그와 관련된 질문을 던진다. 너의 생각을 듣고싶어, 건우야. 솔직한 너의 생각이 궁금해. 알고싶어.
/ 네, 당연하죠! 1초라도 늦었으면 바로 새벽 2시가 넘었는데 왜 거짓말 하시냐고, 일찍, 푹 좀 주무시라고 화내고 혼내고 잔소리했을거예요! 상판님께서 건우주를 살리셨네요. 에잇! 크게 혼 좀 나셔야 하는데!
그, 그나저나 나쁜 어른이라니...! 매일 술 먹고 접속이라니! ㅋㅋㅋㅋㅋ 앗, 그러면 혹시 건우주의 취중진담을 들을 수 있으려나요? 으음... 그건 듣고 싶지만 그래도 매일 술 드시면 건우주의 건강이 나빠지니 그건 안 돼요. 막을거예요! 이번 선고는 저도 항소 없답니다. ㅎㅎㅎ 역시 건우주께서는 착한 어른! 그리고 뭐가 그럴 순 없나요? 어차피 잡혀사실 운명이라구요! 그냥 순응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당연히 건우주를 일찍 재울 생각이니 제가 이불을 덮어드려야죠! 나름 선배 애벌레니까요. 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같이 뻗으면 안된다구요! 저 절대 못 일어나요! 귀마개를 하고 제가 먼저 건우주께 자장가를 불러드리죠! 그러면 건우주께서 먼저 주무시겠죠?
네, 건우랑 주아랑 둘 다 너무 귀여워서 그런지 분명 사귄지 두 달이 넘어가고 키스까지 해버렸는데도 여전히 지금처럼 풋풋한 분위기도 연출되네요. ㅎㅎㅎ 신기해라! 그나저나 출생의 비밀. ㅋㅋㅋㅋㅋㅋㅋ 아, 뭔가 되게 웃기네요! ㅋㅋㅋㅋ 네, 정말로 필살기 급이예요. 모든 것이 바뀌어버리는 그런 치트는 봉인하자구요!
으음, 사실 이 데이트가 엄청 길어지길래 건우주께서 지루해하실까봐 걱정했었어요. 돌아오고나서 데이트를 이어가자고 했던 건 저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다니! 네, 좀 더 느긋하게 즐겨봐요. 확실히 정말로 데이트하는 기분도 들고 말이예요. ㅎㅎㅎㅎ -
739 건우 - 주아 (34155E+54) 2016. 11. 25. 오전 12:42:31주아에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고 물었을 때 나는 그 어떤 질문이라도 대답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주아는 자신이 생각한 것을 말해줬으니, 이제는 내가 주아의 질문에 답할 차례였다. 범퍼카로 향하는 줄의 맨 끝에 선 후에 나는 주아의 질문을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나라도, 남자친구가 가장 무서워하는 질문 중 하나인 뭘 잘못했어? 이걸 받고 싶진 않았기에 그것은 슬그머니 빼버렸다.
그러자 주아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딱 그것을 물어보려고 했다고 말하면서 이어 정말로 잘못한게 없냐고 묻고,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은 없다고 겁을 주듯이 이야기했다. 그 말에 나는 그저 웃었지만 그 웃음은 정말로 공포에 질려서 나오는 웃음에 가까웠다. 뭐라고 해야할까. 정말로 주아에게 잘못한게 없냐고 물으면, 그것은 애매했다. 아니, 멀리 갈 것도 없었다. 전에도 주아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었으니까. 그런 큰 잘못들을 하나하나 말하면, 아에 안 나올 수가 없었다. 그런것들을 전부 여기서 물어보려는걸까? 그건 그거대로 너무 무시무시했기에 살짝 얼굴빛이 창백해지는게 느껴졌다.
"아..아하..아하하하.. 화, 확실히 먼지 하나 안 나오는 이는 없겠지. 그..그래도, 나름 잘 대해주잖아. 나. 안 그래?"
하지만 곧 주아는 그것은 농담이었다고 말하면서 새로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신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냐는 말. 그렇게 질문을 확실하게 정한 후에 주아는 내 눈에 자신의 눈을 맞추었다. 자연스럽게 내 고개는 아래로 향해 주아를 바라보았고, 주아는 위를 고개를 올려 나를 바라보늠 모습이 되었다.
기분 탓일까? 바뀐 질문은 가벼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굳이 말하자면 정말로 내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고 싶어하는 듯한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물론 나 혼자만 그렇게 느끼는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러기에 잠시 아무런 말 없이 눈을 감고 생각했따. 나는 주아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가. 그것에 대해서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곧 답은 나왔다. 그냥 내가 주아를 보면서 생각하는 것은 바로...
"어느새, 공기처럼 당연히 내 옆에 있는 존재. 그것이 바로 너야. 유주아. 그리고 공기처럼 없으면 안되는 존재. 그리고 공기처럼 정말로 소중한 존재. 그리고 마셔도, 마셔도 계속해서 느껴지는 공기처럼, 언제나 느껴지는 존재."
그냥 평범하게 말하는것보다 더 강조를 하기 위해서 나는 '공기'라는 소재를 가져와서 주아에게 표현했다. 공기는 언제나 사람들의 옆에 있고, 사람들에게 있으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이며, 정말로 소중한 존재이고, 더 나아가 언제나 느껴지는 존재이다.
사실 주아를 어떻게 공기와 똑같이 비교하겠냐만, 그것만큼 주아의 소중함을 표현할 수 있는 요소가 나에게는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사실 그 이상의 표현을 쓰고 싶지만, 내 능력으로는 무리였다. 그러기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표현을 하면서 나는 생긋 웃으면서 말을 덧붙였다.
"...오늘은 또 너하고 어떤 일을 겪게 될까? 오늘은 또 어떤 예쁜 모습을 보여줄까? 오늘은 또 어떤 귀여운 모습을 보여줄까? 그리고, 너는 나와 있으면 행복할까?"
마치 노래 가사를 작게 읊듯이 멜로디를 실어보았다. 약간의 증흥곡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에 담은 멜로디는 밝고 경쾌한 느낌의 멜로디였다. 더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냥 가볍게 흥얼흥얼거리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향할지도 모르지만 별로 상관없었다.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은 예전부터 계속 해오던 일이었으니까. 수많은 사람들의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에 비하면 이런건 너무나도 간단했다.
"너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싶다고 생각해. 매 시간, 매 분, 매 초. 나는 너의 연인이이지만, 그렇다고 유주아라는 여자애는 아니잖아. 그래서, 내가 알 수 없는 부분의 너를 알고 싶다고 생각해. 오늘, 너는 정말로 즐거운지에 대해서 말이야."
그렇게 말을 끝낸 후에 나는 주아의 손에서 내 손을 놓은 후에 몸을 틀어 주아의 두 어깨에 내 두 손을 내렸다. 그리고 생긋 웃으면서 고개를 금방이라도 입맞춤을 할 것처럼 가까이 주아에게로 가져갔다.
닿을듯 말듯, 닿을듯 말듯. 그렇게 가까이 다가가면서 아까전에 한 말도 있었던지라, 조금 얼굴이 붉게 물드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입술에 닿지는 않았다. 정말로 닿을것 같은 거리에서 멈춰선 후에, 생긋 웃으면서 나는 빠르게 고개를 뒤로 뺏다.
"....이 다음은 나중에 관람차에서.."
결국 나는 또 다시 짓궂고도 능글맞은 미소를 주아에게 보이고 말았다. 이런 행동을 해버렸으니 바로 주아에게 맞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에 아주 살짝 팔을 올려서 가드하는 자세를 취했다.
후훗..하지만 너무 귀여운걸 어떡해. 아. 정말, 나는 생각 이상으로 팔불출이 된걸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느새 짧아진 범퍼카 줄을 따라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은 주아주에게 혼나지 말라고 상판님이 도와주신게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주아주도 저를 혼내는 것을 포기하면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취중진담...ㅋㅋㅋㅋㅋ 아니요. 그런 일은 없을겁니다. 여기서 술 취한 모습은 안 보일거에요! 아..하지만 그렇게 되면 술 먹고 여기에 오지를 못하네요. 끄응..포기해야겠군요! 다른 방향으로 나쁜 어른이 되는 방법을 찾아봐야겠어요! 순응이라니! 안할거에요! 주아주에게 부잡혀살 순 없어요! 절대로 없어요!! 그런 운명은 개척할거에요! 프론티어 정신! 미국인들이 서부를 개척하는 정신으로서 저항하겠습니다! 하하하하하!!
귀, 귀마개! 반칙이다!! 반칙이다아아아!! 그럼 제가 귀마개를 던져버려야겠군요.(벗긴다(휙 던진다) 자.. 이제 어떻게 하실건가요? 주아주. 주아주를 지켜줄 귀마게는 없어졌답니다!!
음..그리고 답레가 조금 늦어져버렸네요. 여러모로 해야할 것들이 있어서..쓰긴 쓰고 있었는데 속도가 많이 늦어져버렸네요!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w; 최대한 빨리 쓴다고 썼는데 어느새 12시가 넘어버렸네요. 아..하지만 2시 전이죠? 이거? 그러니까 혼내면 안되는거에요!
그리고 제가 이런걸로 지루해할리가 없잖아요? 전 주아주와 즐기는 상황 모두가 즐겁다구요! 그리고 앞으로 돌릴 상황도 말이죠. 그러고 보니 데이트 씬 끝나면 AU로 해보기로 했었는데 뭘로 하는게 좋을까요? 용? 아니면 집사? 전 어느쪽이건 재밌을 것 같아요.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용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
740 주아 - 건우 (83636E+47) 2016. 11. 25. 오후 1:57:20자신이 하고있던 생각을 말하는 대신 그 대가로서 얻어낸 단 한 번의 질문 기회. 그것도 그 어떤 질문이라도 대답을 해주겠다고 약속을 받아낸 질문이었기에, 꽤나 엄청난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자신의 생각을 먼저 얘기한 만큼, 이제는 자신이 질문할 차례였다. 범퍼카 줄의 맨 끝에 함께 서며 건우는 스리슬쩍 '뭘 잘못했어?' 라는 질문은 빼버린다. 확실히, 그것은 남자친구가 가장 무서워하는 질문들 중 하나.
건우도 다를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왠지 모르게 스멀스멀 올라오는 장난기에 키득키득 웃으며 정말로 잘못한 게 없냐고 살짝 겁을 줘본다. 그러자 건우는 웃었지만 그 웃음은 공포로 가득했다. 그야 그럴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냉정하게 굳이 말해보자면, 예전에 자신에게 상처를 준 적이 몇 번 있었으니까.
건우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했는지, 그의 얼굴빛은 살짝 창백해져 버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어색한 건우의 웃음. 그래도 나름 잘 대해주지 않냐는 말을 덧붙이며 자신에게 동의를 구하지만, 그런 그의 목소리는 매우 심히 떨리고 있었다.
"흐음, 그런가~ 확실히 나름 잘 대해주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건우도 탈탈 털어보면 먼지가 나올텐데~"
그런 그의 모습이 재밌다는 듯 키득키득 웃으며 장난기 가득하게 대꾸한다. 물론, 정말로 진심으로 마음먹고 털어보자면 나올 것이었다. 그래도 장난은 여기까지. 정말로 털고싶진 않았기에 그냥 농담이었다고 얘기하며 넘어간다. 자신이 궁금했던 것은 그것이 아니었으니까.
대신 새롭게 그에게 질문을 던진다. 자신이 그동안 정말로 궁금했던 것. '너는 나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해?' 평소에도 조용히 무언가를 생각하는 건우였던 만큼, 그의 생각이 정말 궁금했다. 게다가 함께 알고지낸 13년 동안, 이런 질문은 한번도 물어보지 않았으니. 거기다가 지금은 그저 소꿉친구가 아닌 여자친구. 그렇게 관계가 변한 나를, 너는 정말로 어떻게 생각해?
그렇게 여러가지 생각을 마음 속으로 조용히 하면서 고개를 올려 그와 눈을 마주친다. 동시에 건우도 고개를 아래로 내려 자신들의 눈은 그렇게 자연스레 마주쳐지게 된다. 그렇게 잠시 서로의 눈을 바라보다 건우는 아무런 말없이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에 잠긴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신도 조용히 그의 대답을 기다린다.
그리고 이내 건우는 생각을 끝냈는지 천천히,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꺼낸다. 한 마디로 하자면, 공기같은 존재. 당연히 저의 옆에 있고, 없으면 안되고, 정말로 소중하고, 언제나 느껴지는 존재.
그렇게 한 마디, 한 마디, 진심을 담아 공기에 자신을 비유하여 표현하며 건우는 생긋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마치 노래 가사를 작게 읊듯이 멜로디를 실어 말을 이어간다. 마치 즉흥곡을 부르듯이, 밝고 경쾌한 느낌의 멜로디. 오늘은 어떤 일을 함께 겪게될지, 오늘은 또 어떤 예쁘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줄지, 자신은 저와 함께 있으면 행복한지. 마치 정말로 노래 가사 중 하나인 것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가볍게 흥얼거리는 듯한 느낌으로, 그렇게 건우는 자신에게 저의 생각을 말해준다. 작게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주변 사람들이 흘긋흘긋 이 쪽을 바라봤지만, 건우는 상관없다는 듯 크게 신경쓰지 않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자신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싶다고, 저가 알 수 없는 부분의 자신을 알고 싶다고, 오늘 자신은 정말로 즐거운지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말을 끝낸 건우는 자연스레 잡고있던 손을 놓더니 몸을 튼다. 그리고는 자신의 두 어깨에 양 손을 내리고는 생긋 웃어보인다. 그런 건우의 행동에 순간 상황파악을 하지 못해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자, 건우는 곧 천천히 얼굴을 자신에게로 가까이 가져온다.
마치 금방이라도 입맞춤을 할 것 같은 분위기와 붉게 물든 건우의 얼굴. 금방이라도 닿을 것만 같은 입술. 그 모든 것들에 순간 놀라 온 몸이 딱딱하게 굳어간다. 자, 잠깐만...?! 거, 거, 건우야?! 지, 지금은 줄을 서 있는데?!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혼란스러운 정신을 정리하지 못하고, 목소리 하나 내지 못한 채, 그저 가까이 다가오는 건우를 어버버거리며 바라보다가 결국은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이, 이젠 나도 몰라...!
...그러나 잠시 기다려도 느껴지지 않는 감촉. 조용한 분위기에 의아함을 느끼며 살짝 감았던 눈을 떠보자, 어느새 고개를 뒤로 뺀 건우가 짓궂고도 능글맞게 웃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 다음은 나중에 관람차에서, 하며 여지를 남긴 건우는 곧 살짝 팔을 올려 가드하는 자세를 취했고, 순간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순식간에 이 모든 상황파악을 마치자 화악, 하고 빠르게 얼굴이 달아오른다.
"야아!! 최건우, 너 진짜! 이 바보야!"
가드를 올린 그의 팔을 양손으로 주먹을 쥐곤 때리며 창피함에 계속해서 바보, 하고 소리친다. 정말로, 왜 자꾸 이런 짓궂은 장난을 치는거냐구! 왠지 모르게 주위 사람들이 계속 슬쩍슬쩍 쳐다보는 것도 같았으나,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나, 나를 그렇게 생각해줘서 정말 고맙긴 한데, 그렇긴 한데, 그, 그, 그래도 이게 뭐냐구!!"
자신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그의 마음은 정말로 과분하게, 행복하게 고마웠으나, 그것과 동시에 느껴지는 부끄러움은 별개의 몫이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너는 진짜...!
곧 계속해서 그의 팔을 때리던 것을 멈추고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찌릿거리는 눈빛으로 그를 흘겨본다.
"...범퍼카를 타면 각오해, 너. 아주 세게 꽝꽝 부딪혀줄거야. 알겠어?"
비록 운전에는 그다지 자신없던 자신이었지만, 그렇게 나름대로의 선전포고를 내리기도 하며 각오를 다진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점점 짧아진 범퍼카 줄. 곧 있으면 바로 범퍼카를 탈 수 있을 정도가 되자 다시 한번 제대로 부딪혀주겠노라, 마음 속으로 강하게 다짐하며 앞으로 걸음을 옮긴다.
/ 아니요, 포기할 수 없어요! 상판님께서는 다음번엔 분명 저를 도와주실거라구요! 아, 그런데 진짜 아무리 봐도 저 새벽 1시 59분 59초는 진짜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신기하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취중진담은 안 하실거예요? 그건 조금 아쉬운데... 술 취한 모습 보이셔도 된다구요? 전부 받아드릴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왜 나쁜 어른이 되는 걸 포기하시지 않는거예요! ㅋㅋㅋㅋㅋ 이미 건우주께서는 착한 어른으로 저에게 기억되셨는데 말이죠. 그리고 건우주께서 나쁜 어른이 되시면 그걸 보고 저도 덩달아 영향을 받아 나쁜 어른이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시는거예요? 그리고 저에게 붙잡혀 사는 게 뭐 어때서요? 무려 서부 개척 정신까지 언급할 정도로 저항하시다니! 우와, 그건 왠지 서운하네요. 좋아요, 이렇게 된 이상 저도 끝까지 건우주께서 운명을 순응하시도록 할거예요!
그런데 제 귀마개를 던져버리시다니...! 나, 나를 지켜줄 게 없어...! (당황) (동공지진) 그,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요! (양손으로 귀막기) 제 손은 던져버리실 수도 없다구요? ㅎㅎㅎㅎ 자, 이제 어떻게 하실건가요, 건우주?
그리고 답레가 늦는 건 괜찮답니다~ 해야할 것들이 있으면 당연히 그거를 해야죠. 저는 괜찮아요! ㅎㅎㅎ 사실 저도 요즘 뭔가 계속 몸이 피곤해서 어제도 일찍 잠들어버려서... 그나저나 어째서 마감 시간이 2시로 굳혀진거냐구요! ㅋㅋㅋㅋㅋ 물론 2시 전이긴 하지만 혼내는걸 그만둔건 절대 아니라구요? 그러니 각오하세요!
그리고 지루하지 않다면 정말 다행이예요! 저도 건우주와 즐기는 상황, 즐길 상황, 전부 다 즐겁고 재밌어요! 음... 확실히 그 AU 둘 다 엄청 재밌어보이긴 하죠. 그러면 건우주 말씀대로 용 AU를 해보기로 해요. 판타지는 처음이긴 하지만 일상이 섞였으니 괜찮을거라고 생각해요. ㅎㅎㅎㅎ 아, 그리고 물어보고 싶었던 게 있는데, 건우 용은 동양 용인가요? 아니면 서양 드래곤인가요? -
741 건우 - 주아 (34155E+54) 2016. 11. 25. 오후 3:32:36"아얏! 아얏! 아얏! 예상은 했지만 역시 때리는거야? 하하하. 미안해. 미안해. 그러니까 그만 때려. 진짜 아프단 말이야."
역시나 내 예상대로 주아는 내 팔을 양손으로 주먹쥐어 때리기 시작했다. 정말로 창피한지 바보, 바보, 바보라고 외치는 모습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힐긋힐긋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주아는 알고 있을까? 어쩌면 내가 방금 한 장난이 너무나도 부끄러워서 그런 것을 신경 쓸 상황이 아닌걸까? 정말 인정사정 없이 내 팔을 때리고 때리고 또 때리는 것을 나는 계속해서 맞아주었다.
물론 이건 내가 잘못한 게 맞으니까. 스스로 하고서도 아, 잘못하면 맞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그래도 내가 한 말에 거짓은 조금도 섞여있지 않았다. 정말로 지금 생각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했으니까. 물론 장난은 조금 짓궂은 마음이 들어서 한 건 인정해야했다. 하지만 그 이외에는 장난이 아니라 정말로 순수한 마음으로 나온 말들이었다.
아무튼 주아는 정말 화가 났는지 뾰로퉁한 표정을 짓고 나를 찌릿찌릿 스파크가 튀는 눈빛으로 흘겨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범퍼카를 타면 세게 꽝꽝 부딪혀줄거라고 선전포고를 날렸다. 그 모습에, 생긋 웃으면서 나는 두 어깨를 으쓱하면서 대답했다.
"그럼 나는 죽어라 도망쳐야겠는데? 목표는 너에게 10번 이하로 맞기. 시작하고 나서는 충돌할지도 모르지만, 계속해서 나에게 충돌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울걸? 아. 역으로 나에게 부딪치지 않게 조심하는거 잊지 마. 후훗."
범퍼카를 타는 것은 나와 주아, 단 둘만이 아니다. 다른 수많은 이들도 함께 탄다. 많은 범퍼카가 움직이고 있는 만큼, 쉽게 나에게 충돌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처음에는 충돌할지도 모르지만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고 난 후에는 나와 부딪치는 것 자체가 쉽진 않을거라고 판단하며 내 쪽에서 가볍게 선전포고를 주아에게 던졌다. 하지만 이것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는 나도 아직은 알 수 없었다. 주아를 더 분노하게 해서 계속해서 공격을 당하게 될지.. 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재밌을 것 같았기에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상당히 짧아진 범퍼카 줄. 그 줄을 따라서 이제는 다음 차례면 탈 수 있을 정도까지 왔다. 슬그머니 손을 옮겨 주아의 손을 다시 한번 잡기 위해서 천천히 다가가고 꾹 쥐었다. 그리고 바로 옆, 범퍼카들이 신나게 달리고 있는 장소를 바라보았다.
안에서 달리고 있는 범퍼카는 총 10대. 색색의 범퍼카들이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미리 무엇을 타면 좋을지를 고민하면서 차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중 8번이라고 쓰여있는 파란색 범퍼카가 보였다.
그 범퍼카를 보는 순간, 만약 아무도 저것을 타지 않는다고 한다면 난 저것을 타야겠다고 마음먹고 계속해서 그 범퍼카를 눈으로 쫓았다. 그리고 그거와는 별개로 그 안에서 신나게 달리는 분위기를 엿보았다.
꽝! 꽝! 경쾌한 소리가 울러퍼지지만 당연히 다치거나 하는 이는 없었다. 범퍼카에서 다치는 이가 나오면 엄청나게 시끄러울테니까 당연할 것이다. 신나고 경쾌한 음악 소리를 들으면서 이 음악은 무슨 소리일까 생각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어깨춤을 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여기가 혼자만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고 바로 무안하게 웃으면서 어깨춤을 멈췄다.
나도 모르게 음악 소리만 들리면 이렇게 된다니까. 곤란하다고 해야할지, 난감하다고 해야할지.
잠시 그렇게 아무런 말 없이 범퍼카가 달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도중, 슬슬 시간이 끝났는지 앞서 달리고 있던 범퍼카들이 멈추는 모습이 보였다. 신나게 범퍼카를 즐기던 이들은 아쉬운 표정을 즐기면서 하나둘씩 범퍼카에서 내린 후에, 밖으로 하나둘씩 나왔다. 그리고 다음 조에게 들어가라는 안내방송이 들려왔고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당연하지만 내 목표는 8번 파란색 범퍼카였다.
1번과 7번, 9번 근처에 있었기에, 공격을 당하기 딱 좋은 위치였지만, 그래도 역시 저 파란색 범퍼카가 정말로 마음에 들었기에 난 저것을 타기로 마음먹었다.
"그럼 들어가볼까. 주아야?"
생긋 웃으면서 주아의 손을 잡고서 안으로 들어간 후에 따로따로 타야하는 만큼 아쉽지만 손을 놓았다. 그리고 난 빠르게 아무도 타지 않는 8번 범퍼카로 달려갔고 재빠르게 탑승했다. 안전을 위한 안전벨트를 꾹 메고 발 밑에 있는 페달에 발을 올려두고 두 손은 핸들을 잡으니, 마치 정말로 운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거와는 별개로 어떻게 주아의 공격을 피하고 주아에게 공격을 할지를 머릿속으로 생각해봤다.
물론 범퍼카인 이상 완전히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아예 안 부딪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최대한 많이 안 부딪치는 쪽으로 생각하는게 효율적이었다. 어떻게 도망갈지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준비를 하는 도중,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저희 범퍼카를 이용해주신 손님 여러분. 정말로 감사합니다. 안전을 위해서 시간이 끝날때까지 절대로 안전벨트를 풀어주지 마시고..."
놀이기구를 타기전에 꼭 들려오는 안내방송이 끝나자, 범퍼카에 전기가 들어왔고 주변의 범퍼카들이 하나둘씩 움직이는게 보여왔다. 나 역시도 슬슬 페달을 밟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단은 주아의 공격을 피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기회가 되면 나에게도 공격 기회가 들어오지 않겠어?
//새벽 1시 59분 59초는 기적의 순간이었습니다. 말했다시피 저도 시간을 보고서 어리둥절해서는 멍한 표정을 지었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취중진담은 절대로 안할겁니다! 음. 취한 상태에서 여기로 오면 답레 쓰기도 힘들고 잡담을 하다가 무슨 이상한 말을 할지 모르니까요! 전부 받아들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제가 술에 취하면 금방 자러 가거든요. 알딸딸한 상태는 안 좋아하기도 해서요. 물론 접속하기도 하지만, 얼마 안가서 바로 자러 가기도 하고요. 알딸딸한 상태에서 레스를 쓰는 거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착한 어른으로 기억된건가요? (감동) 흑흑. 그렇다면 그냥 순순히 착한 어른으로 살겠습니다! 주아주를 착한 어른으로 성장시키기 위한거기도 하니까요! 하하하! 그리고 그런걸로 선운함을 느끼지 말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러다가 정말로 잡혀살 것 같은데?! 어쩌다가 또 위치가 역전된거죠?! 불과 몇 레스 전에는 제가 리드하는 분위기였었는데!!
두 손으로 귀를 막으신다라. 그렇다면 제 말이 들리지 않겠군요. 좋아요! 그럼 지금 막 이것저것 말해야겠다!! !@!$#@!%@%...%!%!^!@$@#!$!@$....&%&*^&%@%@#%.... 하핫! 어때요? 무슨 말인지 안 들리시죠? 듣고 싶으시면, 어서 두 손을 귀에서 떼는거에요.(씨익)
그건 그렇고 요즘 몸이 계속 피곤하다니.. 수능이 끝난 이후 실컷 놀다보니 몸에 여파가 생기는건가요? 그리고 2시는 제가 사는 시간이니까 당연히 마감시간이죠! 앞으로도 절대로 혼나지 않게 빈틈을 보이지 않겠습니다!! 하하하하! 포기하세요! 주아주! 음. 그리고 건우 용은 동양 용이에요. 일단 이름부터가 동양이잖아요? 사실 서양 드래곤은 사악한 이미지로 많이 쓰이고 동양의 용은 신성한 느낌으로 많이 쓰이는 편이잖아요? 그러니까 기왕이면 신성한 느낌으로! 드래곤으로서 등장했다가 드래곤 슬레이어에게 썰리고 싶진 않거든요! 동굴을 털리고 싶지도 않아요! 주아 먹여 살릴 금은보화가 가득하단 말이에요! -
742 주아 - 건우 (83636E+47) 2016. 11. 25. 오후 5:40:12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양손을 주먹쥐어 가드를 올린 건우의 팔을 마구 때리자 건우는 미안하다며, 진짜 아프니까 그만 때리라고 웃어버린다.
"당연히 때려야지! 전혀 아프다거나 미안한 표정이 아니잖아, 너!!"
그 모습이 더욱더 얄밉게 느껴져 주변 사람들이 힐긋힐긋 보건말건 신경쓰지 않고 그냥 계속 건우의 팔을 때리고 또 때린다.
그러나 자신이 때리는 것을 건우는 그냥 전부 맞아줄 뿐이었다. 결국 먼저 지쳐버린 건 자신 쪽. 더 때려봐야 소용없겠다, 라는 생각에 때리는 것을 그만두고는 찌릿찌릿한 눈빛으로 그를 흘겨본다. 그리고는 범퍼카를 타면 세게 부딪혀줄거라고 선전포고를 날린다. 그러나 건우는 오히려 생긋 웃으며 두 어깨를 으쓱하더니 그럼 저는 죽어라 도망쳐야겠다며, 목표는 자신에게 10번 이하로 맞는 거라고 얘기한다. 거기에 덧붙여 역으로 저에게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는 거 잊지말라며 가볍게 웃어보이는 그를 다시 한번 찌릿, 하고 흘겨본다.
"물론 안 부딪히게 조심할 거야. 너야말로 나, 조심하지 그래? 내 목표는 너 20번 부딪치기니까."
건우의 가벼운 선전포고를 듣고는 제대로 한 번 더 자신의 의지를 밝히며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인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었다. 범퍼카를 타는 것은 자신들만이 아니었으니. 그래도 최대한 건우의 범퍼카를 찾아 부딪쳐야겠다고 다짐하며 재밌겠다는 듯 미소를 짓는 건우 몰래 손목을 돌리며 제대로 운전할 준비를 한다.
어느새 상당히 많이 줄어든 범퍼카 줄. 다음 차례면 탈 수 있을 정도가 되자 건우는 슬쩍 다시 자신의 손을 잡아온다. 방금 전의 일로 인해 흥, 하고 그 손을 잡지 말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역시 아무리 짓궂어도 건우가 너무 좋았기에 자신도 모르는 척, 살짝 그 손을 힘주어 잡는다.
옆으로 돌린 고개에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신나게 달리고 있는 범퍼카 10대.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등 형형색색의 범퍼카들은 열심히 달리고 부딪치며 꽝! 꽝! 하는 소리를 울린다. 우와, 다들 정말 제대로 타는구나. 새삼 범퍼카를 타고 있는 사람들의 화려한 운전 솜씨에 감탄하다가 문득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한 범퍼카. 7번이라고 쓰여져 있는 그 빨간색 범퍼카는 정말로 재빠르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다른 범퍼카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아, 좋아. 뭔가 저 범퍼카를 타면 열심히, 잘 공격할 수 있을 것 같아! 물론 그 범퍼카를 타고 있는 남자의 운전 솜씨가 좋기에 그런 것이겠지만, 괜히 그 범퍼카의 힘이라고 믿어보며 저것을 타기로 마음 먹는다.
신나게 울려퍼지는 경쾌한 음악 소리. 그 소리에 저도 모르게 어깨춤을 추다가 여긴 혼자 있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했는지 무안하게 웃으며 어깨춤을 멈추는 건우의 모습에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다. 정말이지. 예전부터 음악 소리에 바로바로 반응하는 너의 모습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어쩌면 정말로 너의 미래의 직업은 음악 관련된 직업일지도 모르겠어, 건우야.
하지만 아직 여러가지 일을 더 겪으며 미래를 결정하고 싶다고 했던 건우였으므로, 그의 생각을 존중하여 겉으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도 해보며 계속해서 달리는 범퍼카들을 바라보다 범퍼카들의 속도가 점점 늦춰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 이제 시간이 다 되었구나.
범퍼카들이 완전히 멈추어서자 범퍼카를 타고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쉬운 표정으로 범퍼카에서 내려 출구로 나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조는 들어가라는 안내방송과 열리는 문. 그럼 들어가보자며, 생긋 웃는 건우를 따라 똑같이 씨익 웃어보인다,
"그래. 들어가자, 건우야. 진짜로 각오하고 있으라구?"
조금은 아쉽지만 서로의 손을 놓고서는 각자 원했던 범퍼카를 향해 달려가서는 그대로 탑승한다. 신기하게도 자신이 선택한 빨간색 7번 범퍼카와 건우가 선택한 파란색 8번 범퍼카는 꽤나 가까이 근처에 있었고, 이것은 기회라고 여기며 앗싸! 하고 마음 속으로 기뻐한다.
이어서 안전벨트를 제대로 메고 페달 위에 발을 올려둔 채 양손으로 핸들을 잡는다. 운전은 해본 적이 없으니 조금 어색했으나, 그래도 어떻게든 건우를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준다.
그렇게 사람들이 각자 범퍼카에 앉아 준비를 마치자 곧 놀이기구를 타기 전에 들려오는 안내방송이 울려퍼진다. 그 짧은 안내방송이 끝나자 곧 범퍼카에 전기가 들어왔고, 주변에 있던 범퍼카들은 기다렸다는 듯,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로, 페달을 꾸욱 밟으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신의 목표는 단 하나. 저 쪽에 보이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파란색의 8번 범퍼카를 바라보며 망설임없이 그 쪽을 향해 핸들을 꺾으며 페달을 더 밟는다.
자신이 페달을 더 밟을수록 조금씩 빨라지는 범퍼카의 속도와, 점점 더 가까워지는 파란색 8번 범퍼카. 정말로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꽝!
시원하게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부딪친 충격으로 인한 반동으로 몸이 순간 앞으로 쏠리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각오하라고 그랬지? 자, 이제 열심히 도망쳐보라구!"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은 채 건우를 향해 크게 외치며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더 꽉 쥔다. 물론 지금이야 이제 막 시작했을 뿐더러 근처에 있었으니까 부딪칠 수 있었던 것. 지금부터는 어떻게 될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열심히 달려볼거야.
/ 하지만 그 기적의 순간은 다음번엔 절대 일어나지 않을거라구요? ㅋㅋㅋㅋ 그리고 제가 노리는 건 그 취하신 상태로 잡담하다가 나온 이상한 말이었는데! 물론 취한 상태로 레스 쓰는 건 힘드실테니 만약 진짜로 그 상태로 접속하신다면, 아마 제 쪽에서 먼저 무리하시지 말고 그만 자러 가시라고 말씀드릴 것 같지만요. 그리고 당연히 건우주께서는 착한 어른이시죠! 감동먹으실 정도로 대단한 일은 아닌 것 같아서 왠지 제가 다 쑥스럽네요... ㅎㅎㅎㅎㅎ 그래도 건우주께서 착한 어른으로 사시겠다고 한 이상, 저는 꼭 건우주를 본받아 착한 어른으로 자랄거랍니다! 그리고 서운할 수밖에 없죠! ㅋㅋㅋㅋㅋ 무려 프론티어 정신까지 언급하셨는데! 자자, 그냥 이대로 순순히 저에게 잡혀사시면 된답니다~ (해맑) 저도 나름 강하다구요? 분위기를 리드하고 있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예요! 저는 건우주께 절대로 안 지니까요! ㅎㅎㅎㅎ
으윽...! 그나저나 그렇게 이것저것을 말씀하시다니...! 궁, 궁금은 하지만 바로 뗄 수는 없어요! 제가 귀에서 손을 떼면 건우주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꼭 알려준다고 약속해주세요. 약속해주시기 전까진 절대로 떼지 않을거예요! (단호)
으음, 사실 수능 끝난 이후에도 푹 자본 적이 없거든요. 계속 학교에 나가거나 친구들이 놀자고 하거나 집안일을 하거나 해서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들고를 반복하다보니...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2시는 마감시간이라기엔 너무 늦잖아요! 이미 여러 번 혼나신 만큼, 앞으로도 빈틈이 자주 보일테니 그냥 건우주께서 포기하시는 게 어떨까요? 살살 혼내드릴게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신성한 동양 용이라. 음, 확실히 건우는 그 쪽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뭔가 좀 더 신비스럽기도 하고, 용이 물과 관련있다는 소리도 있지 않았나요?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고 말이예요. 그나저나 드래곤 슬레이어에 주아를 먹여 살릴 금은보화라니. ㅋㅋㅋㅋㅋㅋ 다른 의미의 드래곤 슬레이어인 주아가 출격하여 그 금은보화로 건우와 함께 행복하게 잘 살게 되겠네요. 물론 주아 성격상 그 금은보화를 그냥 낼름 받지 않고 자신이 일을 하여 먹고살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요. -
743 건우 - 주아 (34155E+54) 2016. 11. 25. 오후 7:39:44"어? 어? 어? 그, 그거 타기 있기야?!"
범퍼카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파란색 8번 범퍼카를 타겠다고 점찍어둔 것처럼 주아 역시 자신이 탈 범퍼카를 점찍어뒀는지 주아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빠르게 달려가서는 비어있는 범퍼카에 탑승했다. 다만 문제는 주아가 선택한 범퍼카가 빨간색 7번 범퍼카라는 것이었다. 7번과 8번 범퍼카는 정말 가까이에 있었다. 거짓말이 아니고 7번 범퍼카에 타서 조금만 핸들을 꺽고, 페달을 밟고 앞으로 가면 바로 8번 범퍼카의 뒤에 충돌하는게 가능했다. 시작부터 한번 제대로 부딪치는 것만이 아니라 잘못하면 계속 뒤를 잡힐지도 모르겠다고 느끼면서 나는 살짝 침을 꿀꺽 삼켰다.
자칫 잘못하면 주아가 방금 선고한대로 20번을 충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긴장했다. 어떻게 해야 최대한 안 부딪치고 도망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서 나는 전기가 들어오고 주변의 범퍼카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페달을 밟고 천천히 범퍼카를 발진시켰다.
하지만 역시나 공격을 피할 수는 없었는지, 결국 꽝!! 하는 소리와 함께 뒤쪽에서 충격이 강해지는게 느껴졌다. 갑작스런 충격으로 인해서 몸이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었고 기습적으로 부딪친거였기에 정말로 깜짝 놀라서 뒤를 바라봤다. 그리고 거기엔 예상한대로 7번 범퍼카의 모습이 있었다.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짓고서 나에게 크게 외치는 주아의 모습은 아주 약간 얄밉게 느껴졌다.
"했겠다!! 각오해! 유주아! 지금은 부딪쳤지만 이후엔 내가 부딪칠거니까 기다리고 있어!"
나 역시도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짓고 주아에게 다시 한번 선전포고를 큰 목소리로 날렸다. 그리고 페달을 꽉 밟고 어떻게든 이 상황 속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지금 이대로는 주아에게 연속으로 공격을 당하기 쉽상이었다.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서 조금 무리하지만 옆으로 핸들을 콱 꺽었다. 그 와중에 3번 분홍색 범퍼카에게 제대로 옆쪽을 쾅 부딪혔고 내 몸은 그 반동으로 왼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빠져나가려면 다른 이와 부딪쳐서라도 조금 무리하게 빠져나갈 필요가 있었다. 이대로 뒤를 잡히면 나는 반격 한번 못하고 계속해서 충돌하고 충돌하고 또 충돌하게 될테니까.
애석하지만 나는 아무리 여자친구라고 할지라도 그냥 순순히 공격을 당하기만 할 정도로 마음씩 착한 이는 아니었다. 이럴땐 한방 맞았으니 반격을 하는게 중요했다. 무리하게 옆으로 범퍼카를 꺽은 후에 이번엔 2번 주황색 범퍼카가 왼쪽에서 충돌해왔다. 꽝! 당연히 내 몸은 이번엔 오른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주아에게 공격을 날리기도 전에, 벌써 3번이나 부딪혔다. 이러다간 주아에게 반격도 제대로 못하고 충돌하기만 하다가 끝날지도 모르겠다고 느끼면서 나는 다시 빠르게 핸들을 쭈욱 쭈욱 계속 옆으로 돌려서 마침내 범퍼카를 180도 회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제부터는 나의 반격 차례였다. 주아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던 도중 주아가 타고 있는 7번 붉은색 범퍼카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곳을 향해서 페달을 밟았고 범퍼카는 내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유주아! 내가 돌아왔다! 각오해!!"
부딪치기 바로 전에 주아의 이름을 크게 부르면서 각오하라는 말을 남겼고 그대로 나는 가차없이 꽝! 왼쪽을 공격했다. 공격한 것 때문에 내 몸은 당연히 앞으로 쭉 쏠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공격했는지, 꽝하는 소리와 함께 뒤쪽에서 충격이 가해졌다. 내 몸은 갑작스런 공격에 또 앞으로 쭈욱 밀려갔다. 갑작스런 공격에 정말로 깜짝 놀라 나는 주아를 바라보았다. 누군가가 뒤에서 내 범퍼카를 공격했으니, 당연히 이 충격은 주아에게도 가해졌을 것이다. 혹시나 그 충격에 놀라지 않았을까 싶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크게 외쳤다.
"주아야! 괜찮아?! 안 놀랐어?!"
하지만 곧 나는 이 상황의 어색함을 느끼고 무안하게 한쪽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웃었다. 지금 여기는 범퍼카를 타는 공간이었다. 차끼리 부딪치고 부딪치는게 당연한 곳이다. 그런 마당에 충격이 가해졌다고 주아를 걱정하다니.
정말로 어색하기 짝이 없는 이 상황에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나는 빠르게 뒤로 차를 뺀 후에 주아의 7번 범퍼카를 뒷쪽으로 노려 뺑 돌아서 범퍼카를 전진시켰다. 이렇게 하면 내 모습은 보이지 않겠지?
"지금부터 반격시작이다! 주아야! 각오해!! 하하핫!!"
아주 크고 기분 좋게 웃으면서 나는 주아의 7번 범퍼카의 뒤를 노렸다. 이대로 꽝, 꽝, 꽝 충돌해보일테니까 각오해!! 유주아!!
//제 입에서 무슨 이상한 말을 듣고 싶으신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안됩니다. 잘못하면 인증성 발언을 할지도 몰라요! 그렇게 되면 저는 여기서 더 이상 있을 수 없게 된다구요! 제 실수로 이 이야기를 끝낼 순 없어요! 주아주도 갑자기 이 이야기가 끝나면 많이 당황스럽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건우와 주아를 지키기 위해서 저는 절대로 취중진담은 하지 않을 생각이랍니다. 제가 술에 완전히 취했을때의 저를 믿지 못하거든요. 아. 하지만 지금도 할 수 있는 말은 있어요. 예를 들면... @!$@!%!%%!@%! 라던가.. 아...들리지 않나요? ㅎㅎㅎㅎ 주아주가 귀를 막고 있으니까 어쩔 수 없죠. 그건. 무슨 말인지 궁금하면 어서 귀를 떼세요.(생긋(윙크)
그리고 정말로 주아주 너무 강하잖아요! ㅋㅋㅋㅋㅋ 혹시 건우에게 당하는 짓궂은 짓을 이렇게 저에게 다시 돌려주면서 풀고 있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건우와 주아와는 위치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인걸요. 이거. 주아주에게서 건우의 짓궂음이 보이고 있어! 이, 이렇게 되면 저도 건우와 하나가 되어서 짓궂게 반격해야겠어요! 어떻게 반격한다. 음..음..음..일단 충전해주면서 생각해볼게요! (꼬옥(토닥토닥)
그리고 수능 끝난 이후에도 푹 자질 못한다니. 그러고 보니 학교.. 주아주의 학교도 오후 5시까지 수업하고 그러나요? 요새 고3들은 수능이 끝나도 정규수업을 다 한다는 말을 들은 것 같거든요. 물론 답레 올라오는것을 보면 그건 아닌 것 같긴 하지만요. 친구들과 노는건 중요하니까 마음껏 노세요! 여기는 조금 신경 안쓰셔도 괜찮으니까요. 그리고 주아주도 동양용이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드래곤으로 만들어보자니.. 왠지 건우의 모습이 매치가 안되거든요. 뭔가 건우는 사나운 드래곤이라기보다는 신성한 느낌의 동양용이 좀 더 어울릴 것 같거든요. 비를 내리는 신통력도 발휘하고, 풍년이 오도록 땅에 축복을 내리기도 하고.. 이러니까 순식간에 수호신이라는 느낌이 되는 것 같네요. 하기사 동양용은 옛부터 수호신으로서의 역할도 했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주아가 자신이 일을 하고 먹고 살려고 하면 건우는 고민하면서 이걸로는 부족한건가..라고 생각하면서 더 더 많이 제공할지도 모르겠는걸요?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또 다시 둘은 꼬여가게 되는군요. -
744 주아 - 건우 (93911E+44) 2016. 11. 25. 오후 10:29:18"하핫, 응! 당연히 타기 있기야! 그야 나는 빨간색을 좋아하는걸?"
자신이 건우가 선택한 범퍼카와 매우 가까운 범퍼카를 선택해 탑승하자 건우는 매우 당황한 듯 소리쳤고, 그런 건우에게 장난스레 대꾸하며 키득키득 웃는다. 확실히, 빨간색은 자신이 좋아하는 색. 거기다가 럭키 세븐, 이란 느낌의 7번의 범퍼카. 왠지 모르게 행운의 여신 님께서 자신을 보고 환히 웃어주는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았다.
좋아, 이 상태로 건우에게 20번을 부딪치는 거야, 정말로! 건우 몰래 의지를 불태우며 핸들을 양손으로 꽉 잡고는 범퍼카에 전기가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그렇게 잠시 준비 상태로 대기하고 있자 곧 범퍼카에 전기가 들어왔고, 주변의 범퍼카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자신도 덩달아 핸들을 꺾고는 그대로 페달을 밟아, 목표했던 8번 범퍼카에 그대로 부딪친다.
꽝!! 하는 시원한 소리와 함께 부딪친 충격으로 인한 몸의 쏠림. 앞으로 기우뚱했던 몸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자, 건우는 정말로 깜짝 놀란 듯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고 그대로 자신과 눈이 마주쳐진다. 그렇게 눈이 마주쳐지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건우에게 다시 한번 크게, 조금은 얄밉게 소리친다.
그러자 건우도 장난기 가득한 미소와 함께 각오하라며 선전포고를 크게 날린다. 그런 그의 선전포고에 다시 한번 키득키득 웃어버리며 똑같이 큰 목소리로 외친다.
"알았어!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얼마든지 와보라구!! 나도 똑같이 부딪쳐줄테니까!"
건우는 곧 무언가를 결심했는지 페달을 꽉 밟고 옆으로 핸들을 콱 꺾는다. 어떻게든 지금의 이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한 수단으로서 어쩔 수 없는 그의 선택. 그런 건우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따라가려 했지만, 지금은 자신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증명해주듯이 건우는 3번 분홍색 범퍼카에게 옆쪽을 부딪히고, 자신 역시 10번 초록색 범퍼카에게 옆쪽을 부딪혀 그 충격으로 인한 반동으로 몸이 순간 옆으로 쏠린다.
건우의 8번 파란색 범퍼카만 보느라 차마 주위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실수였다. 갑작스런 그 공격에 놀라 작게 꺅, 하고 비명을 지르기도 하지만 핸들을 잡은 손을 놓지는 않는다. 그야, 건우를 공격해야하는걸!
비록 부딪혔지만 그 복수는 하지 않고 대신 건우의 범퍼카를 뒤따라 가려다가 이번에는 방금 전에 건우를 공격했던 3번 분홍색 범퍼카에게 부딪힌다. 하지만 다행히 건우도 2번 주황색 범퍼카에게 부딪혔기에, 아직 뒤따라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갑자기 잘 작동하지 않는 핸들. 크게 당황하여 핸들을 이리저리 꺾어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순간 자신이 패닉 상태에 빠져있던 중에도 건우는 범퍼카의 핸들을 계속해서 옆으로 돌려 범퍼카를 180도 회전시키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건우의 상황을 볼 겨를이 자신에게는 없었다. 어떻게든 핸들을 꽉 붙잡고 범퍼카를 돌리려고 시도하던 중, 갑자기 자신의 귀에 한 범퍼카가 빠르게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게다가 동시에 똑같이 들려오는, 너무나도 익숙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
"자, 잠깐만! 꺄악!!"
그러나 자신이 타임을 외치기도 전에, 건우의 범퍼카가 더 빨랐다. 순식간에 자신의 왼쪽에 가해지는 엄청난 충격. 그 반동으로 인해 몸이 순간 덜컹, 하며 한 쪽으로 쏠린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또다른 꽝하는 소리와 또다시 가해지는 충격. 연속으로 가해진 충격에 깜짝 놀라 작게 비명을 지르며 또다시 한 쪽으로 쭈욱 쏠린 몸을 어떻게든 제자리로 돌아오게 한다.
그렇게 놀란 마음을 어떻게든 진정시키던 중,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크게 괜찮냐고 물어오는 건우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보이는 건, 무안하게 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 건우의 모습. 그야 그럴만도 했다. 왜냐하면 지금 이 곳은 범퍼카. 즉, 부딪치며 즐기는 곳이었는데 그런 곳에서 세게 부딪혔다고 괜찮냐고 물은 것이었으니까.
"난 괜찮아! 그냥 핸들이 안 먹어서 당황했을 뿐이야!"
그래도 이 어색한 분위기를 짐짓 모른 척하며 그에게 똑같이 소리친다. 그러자 건우는 곧 빠르게 뒤로 차를 빼더니 마치 자신의 범퍼카의 뒷쪽으로 부딪쳐오겠다는 듯 뺑 돌아서 전진해온다. 그리고 동시에 들려오는, 지금부터 반격 시작이니 각오하라는, 기분 좋아 보이는 듯한 큰 웃음소리.
큰일났다...! 이대로는 건우의 범퍼카에 부딪히고 말아! 제발, 제발, 핸들아!
정말 필사적으로 핸들을 양손으로 꽉 붙잡으며 돌리자, 곧 조금씩 다시 작동하기 시작하는 핸들. 그렇게 핸들이 다시 온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자 망설임없이 핸들을 옆으로 확 꺾어 건우에게 부딪히기 직전, 정말로 기적처럼 그의 범퍼카의 충돌을 간신히 피한다.
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계속해서 핸들을 꺾어 범퍼카를 재빨리 180도 돌리고는 그대로 전진하여 오히려 자신이 건우의 8번 범퍼카의 옆을 꽝! 들이받는다. 마치 자신에게 사과라도 하는 양, 놀랍도록 잘 먹는 핸들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는 건우를 바라보며 장난기 가득하게 웃어보인다.
"순순히 반격당하고 있지는 않을거야! 너야말로 각오하지 그래, 건우야?"
큰 목소리로 건우의 말을 똑같이 되돌려주며 즐거운듯 환하게 웃는다. 좋아. 오늘만큼은 나도 베스트 드라이버라구! 왠지 모르게 솟아오르는 운전에 대한 자신감에 정말로 건우를 20번 들이받겠노라, 다시 한번 마음 속으로 강하게 다짐한다.
/ 흐음, 그거야 당연히 (음소거) 라는 말을 듣고싶은 거라구요? ㅋㅋㅋㅋㅋ 앗, 그래도 여기서 갑자기 끝내버리는 건 싫은데...! 으윽... 그, 그러면 건우주의 취중진담은 들을 수가 없잖아요. 그건 아쉬운데... (시무룩) 저는 완전히 취했을 때의 건우주를 믿는데 말이죠. 그래도 여기서 끝낼 순 없으니 그냥 제가 물러나야겠죠? 그, 그나저나 그 미소에 그 윙크! 또다시 조금 사악한 모습이 보이잖아요! 약속해달라구요, 건우주. 제가 귀를 막고 있는 손을 떼면 꼭 말씀해주신다고! 궁금은 하지만 동시에 불안해서 손을 뗄수가 없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들켰나요? 네, 주아로는 도저히 이렇게 강한 저를 표현할 수가 없으니까 대신 이렇게 주아주로서 직접 건우주께 반격하는 거랍니다! ㅎㅎㅎㅎ 민주로는 꽤 반격할 수 있었지만요. 하지만 건우주께서 과연 건우와 하나가 되어서 짓궂게 저에게 반격하실 수 있을까요? 저, 절대 안 질 생각이거든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충전은 좋아요! 똑같이 역충전하면서 건우주의 반격을 기대할게요. (꼬옥) (토닥토닥)
아뇨, 저희 학교는 점심시간까지만 있긴 한데 아침에 늦으면 지각 처리해버려서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답레도 학교에서 간간이 쓰기도 하구요. 수업을 안 하셔서... ㅋㅋㅋㅋ 그리고 친구들이랑도 열심히 놀고있답니다! 돈이 부족하지만요... (눈물) 그리고 건우는 확실히 사나운 드래곤이라기 보다는 신성한 동양 용 느낌이예요. 인간 모습일 때 뭔가 하늘하늘한 한복같은 것도 잘 어울릴 것 같구요. ㅎㅎㅎ 그나저나 진짜 비도 내리고 땅에 축복을 내리는 모습이 수호신같네요. 마을 사람들이 엄청나게 숭배했을 것 같은 느낌인걸요?
그나저나 더, 더 많이 준다니! ㅋㅋㅋㅋㅋ 아, 귀여워라! 그 꼬임, 너무 귀엽잖아요, 진짜! ㅋㅋㅋㅋ 주아라면 아마 당황하여 사양하면서 그 금은보화만큼 더, 더 일을 하겠죠? 이렇게 더더욱 꼬여가게 되네요, 이 둘은. -
745 건우 - 주아 (34155E+54) 2016. 11. 25. 오후 11:39:31반격시작이라고 선언하고, 7번 범퍼카의 뒤를 노리면서 나는 페달을 밟았다. 방금전에 나도 모르게 해버린 무안한 상황 때문에 짓고 있는 무안한 표정을 안 보이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주아에게 반격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대로 쭉 달려가면, 주아의 범퍼카에 또 다시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상황. 여기서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쭉 앞으로 나아갔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거리. 이대로 꽝 한번 부딪혀버리라고 마음을 먹고 미소를 보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주아는 내가 충돌하기 바로 직전, 정말로 기적처럼 아슬아슬하게 범퍼카의 충돌을 피해냈다.
"......!"
정말로 생각도 못한 움직임에 크게 놀라서 빨리 180도 꺽어서 다시 반격을 가해보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 오히려 주아에게 반격을 당해버렸다. 꽝! 하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은 옆으로 밀려버렸다. 생각도 못한 충격에 당황해서 멍한 표정을 짓는 도중, 주아의 장난기 가득한 웃는 모습이 눈 앞에 보였다.
큰 목소리로 순순히 반격당하지 않을거라고 말하면서 역으로 각오하라고 선전포고를 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나는 피식 웃었다. 그래. 유주아. 네가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렇다면 나도 더는 안 봐줄거야!!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제대로 해야겠는걸? 이래보여도 내가 드라이빙 게임은 제법 잘하는 편이거든?"
자세를 바로 잡은 후에 진지한 목소리로 선전포고를 하고서 나는 빠르게 앞으로 쭉 나아갔다. 이번에는 일부로 무리하지 않고 앞에서 다가오는 범퍼카를 여유롭게 피하면서 단번에 주아와의 거리를 띄운 후에 다시 180도로 차를 돌렸다. 정확하게 일직선이 되는 거리. 하지만 나는 일직선으로 가지 않고 지그재그로 가면서 어디서 공격해올지 알 수 없게 변칙적으로 주아의 범퍼카를 향해서 나아갔다.
점점 가까워지는 주아와의 거리. 당연하지만 정면에서 충돌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기에 바로 앞에서 나는 옆으로 홱 꺽어버린 후에 아주 크게 턴을 주면서 주아가 타고 있는 범퍼카의 오른쪽 방향을 노리고서 빠르게 앞으로 전진했다. 이대로라면 방해하는 이도 없겠다. 충분히 주아에게 크게 충돌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점점 가까워지는 거리. 이 거리에선 절대로 피할 수 없다고 느끼면서 나는 생긋 웃었다.
"자! 받아라! 유주아! 이게 나의 공격이야!!"
"지금까지 저희 범퍼카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리실때는 안전벨트를 확실하게 푸시고, 모든 범퍼카가 멈춘 것을 확인한 다음에 내려주세요. 다시 한번..."
그리고 충돌하기 바로 직전, 갑자기 범퍼카의 이용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그리고 정말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내가 타고 있는 범퍼카는 멈춰버렸고, 충돌하지 못했다. 거리로 따지면 약 5mm 정도 되는 듯 보였다. 정말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멈춰섰기에 분한 마음이 가슴 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다. 페달을 밟아봤지만 전기가 끊어진 범퍼카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페달을 밟아도 움직일리가 없었다. 당연했다. 전기가 끊어졌으니까.
주변에 타고 있는 이들은 개운한 표정을 짓고서 하나둘씩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나는 멍하게 바라보았다. 아, 안돼. 이대로 끝날 순 없어. 주아에게 반격을 못했는데! 이럴 순 없어!
그런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이런 것은 나답지 않다고 느끼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고, 안전벨트를 푼 후에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에이. 아깝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확실하게 반격 가능했는데 말이야. 하필 이렇게 아깝게 끝나냐."
정말로 아쉬운 감정을 가득 담지만, 그러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목소리로 보여주면서 나는 다시 한번 주아를 바라보면서 환한 눈웃음을 보냈다. 그리고 주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조금 전에는 어쩔 수 없이 떨어져야했지만, 이제는 같이 나갈 시간. 그러니까 당연히 다시 손을 잡을 시간이었다. 생긋 웃으면서 손을 잡으라는 식으로 쭉 뻗은 후에 주아가 손을 잡는 것을 기다렸다.
"다음엔 뭘 타러 가볼까?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이것저것 타는 것도 괜찮겠지만 역시 네가 원하는 것을 타고 싶거든. 난."
너와 함께라면 회전목마도, 바이킹도, 롤러코스터도 전부 다 괜찮아. 그렇게 말을 덧붙이면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범퍼카 구역에서 나갔다. 이대로 계속 있으면 다음 사람들에게 민폐가 될테니까. 고민을 하더라도, 밖에서 해야했다. 우리 2명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순 없는 노릇이잖아?
"확실한 건, 오늘 데이트. 너무나도 즐거워. 너하고 있으니까 너무나도 즐거워. 친구일 때, 정말로 단순한 소꿉친구로서 있었을때와는 천지차이야. 응. 이렇게 연인으로서 함께 와줘서 고마워. 주아야. 사랑해."
사랑해라는 말은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게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로 주아의 귓가에만 속삭였다. 이런 말이 누군가에게 퍼지면 주아는 또 얼굴이 새빨개질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리고 나 역시도.. 이런 말을 모두의 앞에서 하는 것은 아직은 조금 부끄러웠다.
물론 그 마음에 거짓은 없었다. 정말로 사랑스럽고 사랑스럽거든. 주아는...
//(음소거) 부분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그거 되게 위험한데요?! 안돼요!! 절대로 안돼요! 이건 주아주 부탁이라도 들어줄 수 없습니다! 여기가 주아주와 저의 단 둘만의 공간이라면 아무런 눈치 없이 이것저것 얘기해봤겠지만 그게 아니니까요! 후훗. 이런다고 다른곳으로 또 이주하자고 말하는것은 아니겠죠?
아무튼 사악한 모습이라. 그건 틀림없는 기분 탓입니다. 네 기분 탓이에요! 제가 주아주에게 그런 사악한 미소를 보이겠어요? 저번부터 왜 이러실까?(씨익) 그리고 약속이라. 알았어요. 약속할게요. 하지만 들으면 주아주 얼굴 빨개질 것 같은데..? 물론 제 얼굴도 빨개지겠지만요. 그래도 좋은건가요? ㅎㅎ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아주로서 반격이라니! 약이 많이 올랐었나보네요. 음. 그러면 건우의 짓궂은 모습을 조금 줄여주면 될까요? 하지만 그건 또 거절하실 것 같은데..? 음. 어쩔까나..? 어쩌는게 좋을까요? (빤히(빤히(빤히)
음..그리고 그나마 다행이네요. 제가 아는 모 지인은 저녁 5시까지 정상수업 다 한다고 하더라고요. 거기다가 기말고사 기간에도 집에 먼저 가면 안된다면서, 다른 학년들 다 집에 빨리 가는데, 고3만 5시까지 남겨뒀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듣고서 대체 그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고개를 절레절레 했답니다.
그리고 한복차림의 건우라. 앗. 어떻게 알았죠? 그렇게 건우의 모습을 설정하려고 했는데!! 역시 동양 옷이니까 한복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았거든요. 그러면서도 뭔가 위엄있어보이는 모습. 하지만 현실은 꽤 짓궂고 약간 허당끼가 있으며 장난끼가 많은 용. 하지만 주아에게는 근엄하게 보이려는 용! 그렇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더 더 일을 한다니! 그럼 건우는 더더더더더 줄지도 모른다고요! 이 뫼비우스의 띠.. 어떻게 끊어야하는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746 주아 - 건우 (49262E+50) 2016. 11. 26. 오전 11:13:23반격시작이라고 외치면서 자신의 범퍼카의 뒤로 페달을 밟아 달려오는 건우의 8번 범퍼카는, 지금의 자신에게 있어서 그 무엇보다도 무서운 기관차같았다. 정말로 강하게 반격을 가하고 싶은건지 꽤나 빠른 속도를 내며 8번 범퍼카는 제 자리에서 꼼짝 못하는 자신의 범퍼카로 달려온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전혀 먹지 않는 자신의 범퍼카의 핸들. 아무리 이쪽저쪽으로 돌리며 페달을 밟아봐도 범퍼카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안 돼...! 저 범퍼카에 부딪히면 끝장이야! 제발, 제발, 제발!!
어느새 정말 가까이 다가온 8번 범퍼카. 더이상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곤 얼굴이 창백해지던 그 순간, 기적처럼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는 핸들.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는 자신의 범퍼카.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바로 핸들을 꺾고 페달을 콱 밟아 정말로 아슬아슬하게, 건우의 범퍼카와의 충돌을 피해낸다.
바로 옆을 스쳐지나가듯이 지나친 두 범퍼카. 놀란 듯한 건우의 표정을 확인하고는 재빨리 핸들을 꺾고 페달을 밟아 순식간에 자신의 범퍼카를 180도 돌린다. 돌아간 자신의 범퍼카에, 바로 눈 앞에 보이는 8번 범퍼카. 마치 핸들이 자신을 응원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페달을 밟아 그대로 건우의 범퍼카를 들이받는다.
꽝! 하는 시원한 소리와 당황한 듯 멍해진 건우의 표정. 정말로 즐겁다, 고 생각하며 장난기 가득한 웃음과 함께 건우에게 역으로 선전포고를 날린다. 그러자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더니 피식 웃어보인다. 그렇게 나온다면 저도 제대로 해야겠다고 진지한 목소리로 선전포고를 날린 건우는 자세를 바로잡더니 빠르게 앞으로 쭉 나아간다.
"...!"
물론 건우가 드라이빙 게임을 잘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있었다. 그의 운전솜씨가 좋다는 것은 이미 알고있었기에, 그의 그 선전포고에 순간 몸이 움찔, 할 수 밖에 없었다. 건우가 제대로 마음 먹고 드라이빙을 한다면 20번을 부딪히는 건 오히려 자신일테니.
삐용삐용, 하고 울리는 머릿속 경고의 사이렌에 자신도 모르게 핸들을 잡은 두 손에 힘을 꾹 쥐곤 재빨리 핸들을 꺾어 페달을 밟는다. 도망쳐야했다.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공포. 지금은 공격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도망만이 살 길이었다.
하지만 건우는 진짜로 제대로 마음을 먹었는지, 화려한 핸들링으로 앞에서 다가오는 범퍼카까지 여유롭게 피하면서 순식간에 차를 180도 돌려 자신의 범퍼카와 일직선으로 떨어진다. 이대로 직진해오며 부딪치겠다고 생각한 그 순간, 건우는 예상치도 못하게 범퍼카를 지그재그로 가면서 변칙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해온다.
쉴새없이 움직이는 건우의 핸들과 그에 따라 움직이는, 빠르게 다가오는 8번 범퍼카. 마치 푸른색의 하이에나같은 그 범퍼카는 자신의 범퍼카 바로 앞에서 옆으로 홱 꺾더니 크게 턴하며 자신의 범퍼카의 오른쪽을 노리고 전진해온다.
방해하는 다른 범퍼카도 전혀 없는 순간. 이 때만을 노려왔다는 듯, 건우의 범퍼카는 정말로 빠르게 자신의 범퍼카로 달려온다.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점점 가까워지는 거리. 확실히 부딪힌다고 생각한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었는지, 건우도 생긋 웃으며 이게 저의 공격이라고, 받으라고 소리친다.
"꺄아악!!"
엄청난 속도에 순간 공포감이 느껴졌고, 비명을 지르며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그리고 곧 충돌하겠다고 직감한 바로 그 순간,
"지금까지 저희 범퍼카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리실때는 안전벨트를 확실하게 푸시고, 모든 범퍼카가 멈춘 것을 확인한 다음에 내려주세요. 다시 한번..."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그 안내방송과 느껴지지 않는 충격에 감았던 눈을 살짝 떠 건우 쪽을 바라보자 약 5mm 정도 되는 아주 짧은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금방이라도 부딪힐 것만 같은 정말 아슬아슬한 거리. 부딪치지 못한 것이 분한 듯 건우는 페달을 밟아보지만, 이미 전기가 끊어져버린 이상, 범퍼카는 움직일 리 없었다.
살았다... 순간 드는 생명을 건졌다는 안도감에 몸의 긴장이 풀려 작게 한숨을 내쉰다. 주변에 타고있던 사람들도 개운한 표정으로 슬슬 출구로 나가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멍하게 보던 건우는 분한지 몸을 부들부들 떤다.
하지만 이제는 전부 끝났으니 소용없는 일. 건우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자신을 바라보며 생긋 웃고 안젠벨트를 풀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선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확실하게 반격 가능했는데 하필 이렇게 아깝게 끝나냐며 아쉽지만 기분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로 건우는 얘기한다. 안전벨트를 풀며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보자 보이는 환한 눈웃음.
아, 다행이다. 건우, 정말로 기분 나쁘지 않나봐. 왠지 모르게 드는 안도감에 자신도 똑같이 눈웃음 지어보이며 건우가 내민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 그의 손을 꼬옥 잡는다. 이어서 다음엔 뭘 타러 가볼까? 하고 건우가 물어오자 조금 고민에 빠지며 함께 천천히 범퍼카 구역에서 나간다.
롤러코스터, 바이킹 등등. 무엇을 탈까, 나름대로의 고민에 빠지다가 건우가 오늘 데이트 너무 즐겁다며, 이렇게 연인으로서 함께 와줘서 고맙다고 말하자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그를 바라본다. 그러나 문제는 이어서 건우가 작게 속삭인 내용. 자신의 귓가에 작게 들려오는 사랑한다는 그의 부드러운 속삭임은, 자신의 얼굴을 붉게 만드는데 아주 충분했다.
"그, 그런 소릴 갑자기 하면 어떡해...! 나도 당연히 너무 즐겁긴 하지만... 너와 함께 있으면 친구일 때도 연인일 때도 언제나 즐겁다구. 물론 지금이 훨씬 더 즐겁긴 해, 네 말대로 말야. 게다가 자유이용권을 준비해준 건 건우, 너잖아? 나야말로 고마워, 건우야. 있지... 나도 사랑해. 너보다도 더."
여전히 달아오른 얼굴로 건우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건우처럼 똑같이 사랑한단 말은 작게 속삭이듯 얘기한다. 진심 가득한 말이었지만 역시 표현은 부끄러워. 조금 창피한 듯 배시시 웃다가 이내 애써 화제를 돌리려는 듯 슬쩍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며 밝은 목소리로 얘기한다.
"그, 그리고 이번엔 뭘 탈까 생각해봤는데 말야.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 중에서 너는 뭐가 더 타고 싶어? 나도 네가 원하는 것을 타고 싶거든. 회전목마도 생각해보긴 했는데 역시 18살 먹은 아이들이 타긴 너무 안 어울리니까 말야. 그치?"
/ 오늘 새벽부터 일하느라 어제 일찍 잠들었더니 이제서야 답레를 올리게 되네요... 늦어서 죄송해요, 건우주... ㅠㅠㅠ
그리고 (음소거) 부분이 뭐 어때서요? ㅎㅎㅎㅎ 그렇게 위험하진 않은데~ 단 둘만의 공간이었다면 건우주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려고 하셨던걸까요? 궁금은 하지만 다른 곳으로 또 이주할 순 없겠죠? 벌써 이 스레도 곧 1000을 채울 예정이니까요! ㅎㅎㅎ 1:1로서 1스레가 터지는 모습을 꼭 보고싶거든요.
그리고 기분 탓이 절대 아닌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ㅋ 지금도 또 그런 미소가 보인다구요! 그야 건우주는 짓궂으시니까 얼마든지 그런 미소를 보이실 수 있다구요. 그리고 진짜 약속한거예요? 파토내시면 절대 안돼요? 제 얼굴을 빨갛게 만드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을텐데, 오히려 더 궁금해지는걸요? (귀에서 손 떼기) 자, 이제 뗐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신건가요, 건우주? ㅎㅎㅎㅎ
그리고 당연히 그건 거절해야죠! ㅋㅋㅋㅋ 빠, 빤히 바라보셔도 소용 없다구요? (슬쩍 시선회피) 건우주께서는 건우의 짓궂음을 유지하시되, 건우주로서는 저에게 져주시면 된답니다~ (해맑) 어때요? 완벽한 해결책이죠? ㅎㅎㅎㅎㅎ
그나저나 5시까지 정상수업은 진짜 너무하네요... 물론 저도 정상수업할 때가 있긴 하겠지만 그리 많진 않거든요. 저희는 학교 등교 대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그것도 너무 힘들어서... 너무 충실한 것도 피곤한 것 같아요, 정말로.
그리고 이것도 또다시 생각이 일치하는건가요? 아, 진짜 정말 너무 생각이 똑같은 거 아니예요, 저희? ㅋㅋㅋㅋㅋㅋ 신기해라! 그럼 주아도 한복같은 전통 옷 쪽으로 생각해봐야겠네요. 그나저나 건우 용, 왜 이렇게 귀여운거죠?! ㅋㅋㅋㅋㅋ 주아는 무조건 '용 님, 멋있어!' 겠지만 사역마들은 '겁나 웃겨ㅋㅋㅋㅋ' 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뫼비우스의 띠... 주아가 당황해서 건우에게 설명하면 끊어지지 않을까요? '저는 이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이만큼이나 되는 가치의 일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이 받을 순 없어요. 무엇보다도 저는 제물인데 금은보화라니...' 하고 우물쭈물하면 되지 않을까요? ㅎㅎㅎㅎ -
747 건우 - 주아 (26618E+55) 2016. 11. 26. 오후 1:40:19"너보다 더 사랑한다니. 대체 얼마나 사랑하는거야? 하기야 네가 먼저 날 좋아했다고 했으니까 네가 더 클수밖에 없을까? 안되겠네. 이거. 내가 더 커지도록 노력할수밖에. 이래보여도 나 지는 것은 별로 안 좋아하거든."
사랑에 이기고 지는 것이 어딨겠냐만, 주아가 달아오른 얼굴로 작게 사랑한다고, 나보다도 더 사랑한다고 말하는 모습에 살짝 경쟁심을 느끼면서 내가 더 커질거라고 선언하듯이 이야기했다. 그야 내가 더 늦게 좋아하게 되고, 마음을 자각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먼저 좋아하고 자각한 이보다 적으리란 법은 없잖아. 안 그래? 언젠간 내가 주아가 지금 느끼는 마음보다 더 주아를 사랑하게 되리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한편 주아는 다음에 탈 것으로 바이킹과 롤러코스터를 나에게 제안했다. 회전목마를 슬그머니 제시하는 것을 보면 회전목마도 타고 싶었던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18살 먹은 아이들이 타기에는 안 어울린다고 말하지만...
"회전목마도 괜찮지 않아? 드라마나 영화, 소설을 보면 회전목마를 타는 연인도 많잖아. 오히려 난 연인이기에 회전목마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하지만 여기선 네가 준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도록 할게. 사실 주아 너는, 자이로드롭만 아니면 나하고 타는 거라면 뭐든지 다 재밌을 것 같다고 말할 것 같거든. 아까전에 넌 범퍼카를 제시했으니까 이제는 내가 선택할 차례이기도 하고.. 뭐가 좋을까."
저 멀리 보이는 바이킹과 롤러코스터를 바라보면서 잠시 생각을 해봤다. 바이킹도 롤러코스터도 둘 다 전부 좋아하는 놀이기구이다. 바이킹은 바이킹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고, 롤러코스터는 롤러코스터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쉽사리 고르기 힘들어서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선택장애는 없다고 자부하는 편이지만 이렇게나 매력적인 선택지 2개를 내놓으면 고르기가 힘들 수밖에 없잖아.
"끄응...끄응.."
쉽사리 고르지 못하고 작게 끙끙거리면서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해서 고민만 할 수도 없는 노릇. 눈을 감고서 생각에 빠져있다가 마침내 결론을 내리고 눈을 떴다.
그리고 나는 저 앞쪽에 보이는 롤러코스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역시 둘 중 하나를 택한다고 한다면 나는 롤러코스터였다. 360도 외전도 좋고, 급낙하도 좋아하고, 빠른 스피드 속에서 느껴지는 스릴이야말로 놀이동산의 재미니까.
"그렇다면 나는 롤러코스터로 택할게. 이렇게 있는 시간도 아까우니까 빨리 가볼까?"
롤러코스터 같은 경우에는 인기 놀이기구이기 때문에, 범퍼카와는 다르게 줄을 서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1시간 이상의 줄을 설지도 모르는 상황. 그러기에 지금 이대로 서 있으면 정말로 오랫동안 줄을 서야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나는 주아를 데리고 롤러코스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당연하다는듯이 내 보폭은 주아의 보폭에 맞춰졌다. 빨리 타고 싶은 건 사실이나, 여자친구와 함께 걷는 즐거움보다는 덜했다.
난 여기에 롤러코스터를 타러 온 게 아니라 주아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서 온 것이다. 어떤 일이던지 나 혼자만이 아니라 주아와 함께. 그렇게 즐기고 싶었다. 그것이 설사 이렇게 함께 걸어가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즐겁게 즐기고 싶었다.
매 시간, 모든 것을 다 함께 하고 싶은 마음.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바뀐것 뿐인데 이렇게나 많은 것이 바뀌게 될거라고는 한때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바로 옆에 있는 귀여운 나의 여자친구. 지금 이 순간을 함께 누리고 싶다는 마음만을 가득 안고 아주 길고도 긴 롤러코스터의 줄 맨 끝에 자리를 잡고 섰다.
"조금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는데. 이거. 자리 좀 맡아주고 있을래? 날씨도 더운데 뭐라도 먹어야지. 소프트 아이스크림 하나 사올게. 무슨 맛으로 먹을거야? 바닐라? 초콜렛? 아니면 믹스?"
이대로 더운 날씨에 계속 줄을 서 있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그러기에 시원한거라도 먹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아에게 자리를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나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오겠다고 제시했다. 물론 슬러시도 괜찮겠지만 역시 커플이라고 한다면 슬러시보다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더 어울릴 것 같기에 그것을 제시했다. 서로 나눠먹을수도 있잖아?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새벽에 일한다니. 대체 무슨 일을 하셨길래 새벽에 일을 하신거에요?! 그리고 늦다니요. 전혀 안 늦었는데! 무엇보다 밤 시간이었잖아요? 답레가 다음 날 올라갈수도 있는거죠. 뭘 그런걸로 사과를 하고 그래요...인데 ㅎㅎㅎㅎㅎ 왠지 저와 주아주는 계속 서로 답레가 늦다고 사과하는 것 같네요. 1:1 상황극이니까 실시간이 아니라 그냥 시간 날때 편할때 답레 올리면 될텐데 말이에요. 처음부터 그렇게 합의했는데. 묘하게 계속 사과하게 되네요. 좋아! 앞으로는 늦었다고 사과하는 일 없이, 그냥 서로 편한 시간에 편하게 쓰도록 해요! 알았죠? 애초에 늦는다고 해도 몇시간 텀일 뿐이고..ㅋㅋㅋㅋㅋㅋㅋ 3일, 4일 후에 올리고 그런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단 둘만이 있는 이야기였다면..글쎄요? 가봐야 알겠지만, 어쩌면 인증거리가 될 요소들의 이야기도 했을지도 모르죠? 아마? 거기서는 사실 눈치 볼 것도 없으니까요. 물론 어디까지나 IF의 이야기. 이제와서 다른곳으로 옮길 이유도 없고 옮길 필요도 없으니까요. 만약 이곳이 닫힌다는 소문이 들린다고 한다면, 그땐 또 다른 곳으로 옮기는것도 고려해봐야겠지만요.
그리고 기분 탓이 맞을거에요. 암요. 암요. 그리고 귀를 떼셨다라. 후후후. 그럼 들려드릴까요? (귓가에 소근소근) 사랑해요. 주아주. 멋진 파트너를 만나서 저는 정말로 기뻐요. 앞으로도 엔딩까지 쭉 함께 해요. 사랑합니다. ㅎㅎ 자. 말했죠? 말했어요. 분명히!!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완벽한 해책이라니! 전혀 완벽하지 않다구요!! 그리고 시선회피를 왜 또 하시나요? 대화할땐 눈 보고 하는거에요. 여길 봐요. 주아주! 여길 보라구!(상남자 분위기)
음. 그리고 주아도 한복을 입는다고 한다면 아예 무대가 조선시대? 고려시대? 그런 느낌으로 흐르게 되겠네요. 기왕이면 고려시대가 더 멋질 것 같네요. 수업때 배워서 아시겠지만 고려시대의 의상은 상당히 화려하고 아름다웠다고 하잖아요? 귀족문화라서 말이죠. 주아의 그런 화려한 의상도 보고 싶은 느낌이거든요. 라기보다는 조선시대에는 유교사회다보니 왠지 용은 미신이라고 탄압받았을 것 같은 기분이..(시선회피) 그리고 주아가 설명하면 건우는 당황하면서, 내가 내 제물에게 주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일 금지령을 내린다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이러니까 왠지 주종관계가 되버린듯한..느낌이...ㅋㅋㅋㅋㅋㅋ -
748 주아 - 건우 (75043E+52) 2016. 11. 26. 오후 6:23:38"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비밀이야. 그런데 더 커지도록 노력한다니. 그만큼 나도 커질거라고는 생각 안 하는거야? 나 역시도, 이런 쪽에서는 절대 안 질거라구."
마치 선언하듯이 저가 더 커질거라는 건우의 말에 키득키득 웃으며 똑같이 대답한다. 어째 자신들이 지금 말하고 있는 내용이 조금 많이 낯뜨거운 얘기인 것은 사실이었으나, 짐짓 그 사실은 모르는 척하며 건우의 말에 반격하듯 얘기한다.
그래, 건우야. 나 혼자만 몰래 너를 짝사랑 했을 때. 그 때부터 벌써 내 마음은 엄청 커졌을거야. 너 몰래 마음 속으로는 수도 없이 좋아한다고, 좋아한다고 외쳤으니까. 그 좋아한다는 마음을 직접 입으로 소리내어 전할 수 있다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지만 말야.
새삼 그 짝사랑이 결실을 맺어 지금 이렇게 건우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로 신기하게 느껴진다. 언제나, 정말로 꿈만 같아. 건우, 너와 함께 보내는 이 매일매일이 말야. 그래서 가끔은 조금 두렵기도 해.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전부 내가 꾸고 있는 행복한 꿈은 아닌지, 해서. 건우, 너는 절대로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도 속으로 해보면서 다음엔 무엇을 탈지 물어보는 건우의 질문에 바이킹과 롤러코스터 중 하나를 선택하자고 제안한다. 회전목마를 살짝 언급해보긴 했으나... 역시 18살 먹은 아이들이 회전목마를 타는 건 좀 아니다, 싶어 후보지에서 뺀다.
그러자 건우는 연인이니까 회전목마도 괜찮지 않냐며, 하지만 여기서는 자신이 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겠다고 얘기한다.
"음... 물론 회전목마를 타는 연인들이 많긴 하지만 동시에 아이들도 너무 많아서 말야. 응, 나는 자이로드롭이 아니면 너랑 타는 모든 것들이 다 재밌어! 천천히 고민해 봐."
가볍게 웃어보이며 그가 선택하기를 기다리자 건우는 곧 저 멀리 있는 바이킹과 롤러코스터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확실히 매우 매력적인 2가지 선택지. 건우도 엄청나게 고민되는지 작게 끙끙거리며 난감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눈을 감고 생각에 빠진 그가 결정을 내리기를 웃으면서 계속 기다리자 건우는 곧 결론을 내렸는지 눈을 뜬다.
그리고는 저 앞쪽에 보이는 롤러코스터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렇다면 저는 롤러코스터를 택하겠다며, 이렇게 있는 시간도 아까우니 빨리 가보자는 그의 말에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탁월한 선택입니다! 그러면 확실히 네 말대로 이렇게 있는 시간도 아까우니까 빨리 가자. 롤러코스터는 인기가 많으니 줄이 길거고, 오래 기다려야할테니까."
여름이라는 계절에서는 바깥에서 오래 줄을 서서 기다리긴 싫었기에, 건우와 같이 롤러코스터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빨리 가자는 건우의 말과는 달리, 그의 보폭은 자신의 보폭에 맞춰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좁았다.
그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서 자신을 생각해주는 배려심과 자신과 함께 이 순간순간을 즐겁게 즐기고 싶다는 건우의 마음이 느껴져 작게 미소짓는다.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져오는 느낌. 언제나 건우의 옆에 이렇게 있을 때마다 느껴지는 간질간질한, 사랑받는다는 기분.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가득히 차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아주아주 긴 롤러코스터의 줄 맨 끝에 건우와 같이 선다.
우와... 역시 롤러코스터는 인기가 많구나. 엄청 길어. 오래 기다려야겠네...
그런 생각을 하자 갑자기 무더위가 한번에 몰려오는 듯한 느낌에 작게 한숨을 내쉰다. 더워... 뭔가 시원한 거라도 먹고 싶어. 예를 들면 소프트 아이스크림같은 거?
한 입 딱 먹었을 때 입 안에 가득히 퍼질 아이스크림의 차가움을 상상하며 건우에게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제안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건우도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날씨도 더우니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오겠다며, 자신에게 자리를 맡아줄 것을 부탁한다.
그런 그의 말에 순간 놀라 동그래진 두 눈을 깜빡깜빡하며 그를 바라보다 이내 못 당하겠다는 듯, 키득키득 웃는다.
"우와. 나 방금 소프트 아이스크림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안거야? 내 생각이 얼굴에 다 티나나? 안 그래도 너한테 아이스크림 먹자고 제안하려고 했거든. 으음... 그러면 무슨 맛을 먹을까. 으음... 으음..."
아까 건우가 놀이기구를 고민했듯이, 이번에는 자신이 고민에 빠진다. 바닐라도, 초코도, 믹스도, 전부 너무너무 맛있는 맛이었기에 심각하게 생각에 잠겨 세 가지 맛 중 하나를 신중하게 골라본다.
건우와 나눠먹으려면... 믹스보다는 한 가지 맛이 더 좋겠지? 그러면 바닐라, 초코, 바닐라, 초코...
그렇게 2가지 맛을 마음 속으로 저울질해보다 이내 결정을 끝냈는지 건우를 바라보며 방긋 웃어보인다.
"그러면 나는 바닐라! 바닐라로 부탁할게. 음, 그리고 있잖아. 건우야. 이, 이번에는 네가 사줄 수 있을까? 아이스크림? 그... 남자친구가 사주는 아이스크림이 먹고싶어."
자신이 선택한 맛을 말하고는 이어서 조금 머뭇머뭇 망설이다 이내 헤헤, 웃으며 건우에게 얘기한다. 아까 레스토랑에서도 자신이 꿋꿋이 자신 몫의 돈을 내겠다고 하자 뭇내 신경쓰여 했던 건우인 만큼, 이번에는 자신 쪽에서 한 수 접고 들어가기로 한다.
그래, 나도 이젠 건우가 사주는 것을 기쁘게 받는 연습을 해야지. 아무래도 역시 아직은 조금 어색하지만 말야.
/ 하하... 그, 그냥 이것저것 나르고 옮기고 버리고를 했을 뿐이랍니다. (외면) 덕분에 힘들어서 잠깐 누웠다가 잠들어버려서 지금 일어났지만요.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확실히 저희는 계속 서로에게 사과하고 있네요. 그렇지만 그 몇 시간 텀도 미안한 걸 어떡해요! 그래도 앞으로는 건우주 말씀대로 서로 편한 시간에 쓰기로 해요... 라고는 하지만 이 말도 벌써 여러 번 했었다는 거 아시나요? ㅋㅋㅋㅋ
그리고 단 둘만이 있었다면 인증거리가 될 요소의 이야기를 서로 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확실히. 그래도 이제와서 옮길 생각은 둘 다 없는 것 같으니까요. ㅎㅎㅎ 그런데 이, 이곳이 닫힌다니... (옆동네 트라우마) (바들바들) ...그렇다면 징크스를 고려해봐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ㅠㅠㅠ
그, 그, 그, 그런데 잠깐만요?! (////) 아니, 이게, 어어? (동공지진) 거, 건우주에게서 건우가 겹쳐보여요!! 그, 그런 표현 부끄러워서 잘 안하신다면서요?! 그런데 2번씩이나?! 으아아... 지, 진짜로 타격이 크네요. 으음. (까치발) (똑같이 소근소근) 저도 사랑해요, 건우주. 저야말로 파트너가 되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뻐요! 아주아주 먼 미래에 있을 엔딩까지 꼭 함께 해요. 엄청 사랑한답니다! ㅎㅎㅎㅎ 자, 이제 저는 부끄러워서 죽어버리면 되겠군요! (얼굴 가리기)
그리고 완벽한 해결책 맞잖아요? ㅋㅋㅋㅋㅋ 시, 시선회피는... (외면) 그런데 상남자 분위기라니! 바, 박력이 넘치신다! 하지만 상여자 분위기를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으음, 으음... (우물쭈물) (살짝 눈 맞추기)
그리고 확실히 고려시대가 더 화려했다고 하죠. 왠지 주아라면 화려한 의상은 잘 안 입을 것 같긴 하지만 제물로 바쳐질 때는 예쁘고 화려한 옷을 입겠죠? 그리고 미신이라고 용을 탄압한다니... ㅋㅋㅋㅋㅋ 그, 그래도 용은 신성시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일 금지령이라니! 주종관계라니! ㅋㅋㅋㅋ 하기사, 일단 처음 갔을 때부터 제물이었으니 주종관계가 될만도 하겠네요. 주아는 엄청 신경쓰여 하다가 건우 몰래몰래 일을 하곤 일 안했다고 거짓말을... 아, 거짓말을 잘 못한다는 설정때문에 바로 걸리겠네요. ㅋㅋㅋㅋㅋㅋ -
749 건우 - 주아 (26618E+55) 2016. 11. 26. 오후 8:43:13다음에 타기로 한 놀이기구는 롤러코스터. 바이킹도 재밌지만 역시 롤러코스터가 좀 더 끌렸기에 나는 주아가 제시한 2개의 선택지 중 롤러코스터를 택했다. 그리고 주아와 함께 정말로 긴 길이를 자랑하는 줄의 맨 끝에 자리를 잡고 섰다.
지금은 8월. 정말로 더운 여름의 하루였다. 더위가 조금은 식어간다고는 하지만 그 차이를 우리 같은 민간인, 그것도 18살 소년과 소녀가 알기에는 무리에 가까웠다. 지금 이 줄은 그늘로 선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땡볕 그 밑에 그대로 서 있는 줄이었다. 이대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언제 끝나게 될지도 알 수 없는 줄을 서는데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기에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방편. 그것을 떠올렸고 나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떠올렸다. 주아가 자리를 맡아주기만 하면 잠시 자리를 비워도 문제가 될 게 없었다. 그러기에 나는 주아에게 자리를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나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오겠다고 얘기했다. 그러자 주아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놀라는 표정을 보이며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빡깜빡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이어 어떻게 자신이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알았냐면서 무슨 맛을 먹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나도 덩달아 깜짝 놀랐다.
딱히 주아가 말한대로 주아의 생각이 얼굴에 티가 난 것은 아니었다. 그냥 뭐랄까. 이 더운 여름을 이겨내기 위해선 시원한게 필요했고, 커플이라면 뭘 먹으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제시한 것 뿐인데 주아도 그것을 생각한 모양이었다. 나 역시도 깜짝 놀란 표정으로 멍하게 두 눈을 깜빡깜빡하며 멍한 모습올 보이다가 곧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너도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생각하고 있었고 나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제안했단 말이지? 그렇다면 우린 정말로 천생연분일지도 모르겠네. 말하지 않아도 통하잖아? 나중에 시간되면 텔레파시 테스트라도 해볼까? 우리 막 신기록 세우고 그러는거 아니야? 하하하."
장난스럽게 얘기하긴 했지만, 정말로 천생연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아무런 말도 안했는데 이렇게 마음이 통한게 한두번이 아니다.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로 나와 주아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 아닐까? 그래서 이런 결과가 계속 뜨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설사 하늘이 맺어주지 않았아도 상관없었다. 하늘이 맺어주지 않았다면 맺어주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마음이 잘 맞으니, 그야말로 천생연분보다 더 천생연분인 결과가 나타나는거니까.
주아가 무슨 맛을 고를진 모르겠지만 만약 바닐라를 고르면 초콜렛, 초콜렛을 고르면 바닐라를 내 몫으로 선택하기로 결정하고 나는 주아의 답을 기다렸다. 잠시동안 고민하던 주아는 곧 나에게 바닐라를 먹고 싶다고 부탁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사줄 수 있냐고 말하면서 남자친구가 사주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나에게 말해왔다. 그 말에 손을 올려 주아의 머리를 다시 한번 쓰다듬어주면서 눈을 마주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당연한거 아냐? 이번 것은 내가 무조건 사주려고 했어. 아이스크림은 비싸지 않으니까 괜찮잖아? 거기다가 소프트 아이스크림인데. 이런 가벼운건 남자친구로서 여자친구에게 꼭 사주고 싶어. 그리고 당연하지만 내 몫은 초콜렛. 이유는 말 안해도 알지?"
중간, 중간에 나눠먹기 위해서는 같은 맛보다는 다른 맛을 고르는게 좋은 법이었다. 둘 다 같은 맛이면 굳이 나눠서 먹을 이유가 없으니까. 그러기에 주아는 바닐라, 나는 초콜렛. 이렇게 사기로 하고 나는 금방 갔다오겠다고 말하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뜨거운 더위.
그것은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달리면서 나는 제대로 그 더위를 정면으로 맞이했고, 어느새 내 이마에선 땀이 송글송글 맺혀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아에게 한시라도 더 빨리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나는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 가게를 발견했다. 내가 오기 전에 온 것으로 보이는 한 어린 꼬마는 지금 막 만들어진 바닐라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받고 있었다.
얼핏봐도 정말로 시원하고 달콤해보이는 하얀색 아이스크림. 그 크기는 창렬하다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게 정말로 크기가 컸고, 얼음도 군데군데 박혀서 상당히 시원해보였다. 저것을 주아에게 먹여줄 생각을 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꼬마가 자리를 비키자마자 나는 바로 테이블 앞에 섰고, 직원에게 바닐라 하나와 초콜렛 하나를 주문했다. 그리고 2000원을 꺼내서 돈을 계산했다. 나에게서 돈을 받은 직원은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말과 함께 저 안쪽에 있는 기계를 작동시켰다.
위이이잉..하는 소리와 함께 기계에서 바닐라와 초콜렛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보기만 해도 정말로 시원하고 맛있어보이는 바닐라와 초콜렛은 밑에 끼워져있는 콘에 정확하게 들어갔고 소용돌이 모양으로 분사되면서, 아주 커다란 아이스크림,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 자체가 완성되는데는 그렇게 큰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직원분은 곧 소프트 아이스크림 2개를 내 손에 들려주셨고 나는 수고하세요라는 말을 남긴 후에 다시 주아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 사이에 줄은 조금 앞으로 갔는지 내가 원래 서 있던 곳에는 주아가 없었다.
그렇다면 반드시 앞으로 가다보면, 주아가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천천히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주아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대로 갖다주면 되겠지만, 왠지 장난끼가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했다.
씨익 웃으면서 나는 소리없이 천천히 주아의 뒤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주아의 바로 뒤에서 멈춰섰다. 그리고 속으로 셋을 센 후에, 주아의 눈 바로 앞으로 바닐라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갖다댔다.
"주문하신 바닐라 아이스크림 나왔습니다! 유주아 고객님!"
//ㅋㅋㅋㅋㅋㅋㅋ 그, 그럼 이제부터 안하기로 합시다! 하나! 둘! 셋! 이제부터는 그냥 서로간에 일이 있었다는걸로 알자고요. 물론 저도 몇시간 텀이 생기면 미안하다고 느끼지만..계속 이렇게 사과하면 서로 너무 부담을 가지게 될 것 같아요. 우린 즐기려고 하는거지, 부담을 가지고, 일하려고 잇는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진짜 편하게 가도록 합시다! 합의하시나요? ㅎㅎㅎㅎㅎ
음..그리고 이곳이 닫힌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트라우마 가지지 마세요!(꼬옥(토닥토닥) 어디까지나 IF인거죠! 그리고.. 옮길 생각은 당연히 없어요. 네. 물론 어딘가로 옮기면 눈치를 안 보고 할지도 모르지만.. 지금도 딱히 눈치 보는 것은 없잖아요? 그리고 나름대로 문제 없이 잘 하고 있고요! 게다가 옮길곳도 없고 말이죠. 그냥 여기서 쭉 지내면 되지 않겠어요? 거기다가 이대로 쭉 가면 100% 1판이 터지게 될텐데 1판은 터트려야죠. 안 그런가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안 빨개진다더니.. 결국 빨개진건가요? ㅋㅋㅋㅋㅋㅋ 거봐요. 제가 빨개질거라고 했죠?! 물론 부끄러워서 표현은 잘 안하지만..그래도... 가끔은 괜찮잖아요? 안 그래요?(씨익) 거기다가 이렇게 당황하는 주아주를 보니 말한 보람이 있었네요. 그런데..왜 똑같이 하는거에요! 으아아아아! 안돼요! 말하는건 그나마 괜찮아도 듣는건 부끄럽다구요!!(시선회피(/////)
그리고 상여자 분위기라...ㅋㅋㅋㅋㅋㅋ 뭐 어때요! 그냥 지금 이대로 하면 되죠! 자..자..눈 마주쳤죠? 이제 시선회피하면 안되는거에요. 바로 위에 시선회피라고 쓴 것 같지만 그건 기분 탓이에요! 네! 기분 탓!
그리고..몰래 몰래 일...그리고 안한다고 거짓말..ㅋㅋㅋㅋㅋ 왜 이게 눈치게임이 되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주아는 몰래 일을 해도 결국 사역마들에게 들키게 되고 건우가 그 사실을 알게 될 것 같네요. 그리고 건우는 또 주아에게 찾아가겠죠. 왜 자꾸 일을 하냐고. 절대로 일하지 말라고..! 그리고 일 못하게 옆에 잡아둘지도 모르겠네요. 언제나 같이 다니고 언제나 쭉 지켜보고..그런 느낌으로 말이에요. ㅎㅎㅎㅎ -
750 주아 - 건우 (62127E+52) 2016. 11. 26. 오후 10:36:37다음에는 롤러코스터를 타자고 결정을 내린 후 같이 롤러코스터의 맨 끝에 자리를 잡고 선다. 아무래도 롤러코스터는 놀이공원의 최고 놀이기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그 줄은 정말로 길고 길었다. 8월, 여름의 계절. 더위가 조금씩 식어간다고는 하나 그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체감 더위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자신들이 지금 서 있는 줄은 그늘이 드리운 곳도 아닌, 땡볕의 바로 밑. 내리쬐는 햇살에 금방이라도 덥다는 소리가 나올 것만 같았다. 게다가 자신들의 눈 앞에 펼쳐져있는, 사람들의 기나긴 줄.
오래 기다려야겠네, 하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떠오르는 것은 시원한 것. 그리고 시원한 것이라고 했을 때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은 바로 소프트 아이스크림이었다. 소용돌이 모양의 아이스크림과 바삭한 콘. 입 안 가득히 퍼질 시원하고 달콤한 맛...
아아, 생각만 해도 좋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생각하면서 건우에게 그것을 사먹자고 제안하려는 찰나, 건우에게서 먼저 그 얘기가 나오자 깜짝 놀라 동그래진 두 눈을 깜빡깜빡인다. 순간 멍하게 그를 바라보다 이내 키득키득 웃으며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알아차렸냐며, 무슨 맛을 먹을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건우 쪽에서 깜짝 놀라며 멍하게 두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바라보다가 곧 입꼬리를 올려 미소짓는다. 똑같이 아이스크림을 생각했다면 자신들은 정말로 천생연분일지도 모르겠다며, 나중에 시간되면 텔레파시 테스트라도 해보겠냐고 장난스레 웃는 건우에게 덩달아 웃어보인다.
"하핫, 응! 나중에 시간되면 꼭 텔레파시 테스트 해보자. 왠지 정말로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 같아! 아무도 깨지 못할 기록을 만들자구."
물론 반 쯤은 농담이었지만, 왠지 정말로 만들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괜히 기분이 좋아 계속해서 미소짓는다. 확실히 자신들은 지금까지 정말로 말하지 않아도 통한 적이 수없이 많았다. 서로의 마음도 눈빛이나 행동만으로 알아챈 적이 많았고. 혹시 정말 천생연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 더욱더 기분이 좋았다. 소꿉친구라는 것만으로는 전부 다 설명되지 않는 신기한 순간순간들. 하늘이 맺어준 인연, 이라는 뜻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며 정말로 텔레파시 테스트를 해보면 신기록을 세울 것만 같아 다음 번에 꼭 해보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는 이어서 고민을 계속한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맛을 도대체 어떤 것으로 할지. 아무래도 같이 나눠먹을 생각인 만큼 믹스보다는 한 가지 맛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하며 마음 속으로 바닐라, 초코, 바닐라, 초코를 계속해서 중얼거린다.
그러다가 결국 결정을 내리고는 건우를 바라보며 바닐라를 먹고 싶다고 이번에는 아이스크림을 사줄 수 있냐고 직접 부탁한다. 아까 레스토랑에서 사주지 못한 것을 건우가 뭇내 신경쓰여했던 것이 자신도 신경쓰였기에, 남자친구가 사주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이유를 대며 부탁해본다.
그러자 건우는 손을 올려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눈을 마주치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당연한 거 아니냐며, 이번 것은 무조건 사주려고 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저의 것은 초콜릿이라며, 이유는 말 안해도 알지? 하고 말을 덧붙인다.
"응, 나도 이런 가벼운 건 꼭 남자친구가 사주는 걸 먹어보고 싶어. 그리고 너는 역시 초콜릿이구나? 하핫, 응. 이유는 말 안해도 알아."
그런 건우의 말에 똑같이 밝게 웃으며 대답한다. 그래, 네가 초콜릿을 선택한 이유. 분명 내가 생각하는 이유랑 똑같겠지. 서로 같이 나눠먹기 위함 때문일테니까.
그러나 이미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함을 알았던 자신들이었기에, 그 이유를 굳이 말로 직접 얘기하진 않는다. 대신 건우에게 그럼 기다릴게, 잘 다녀와, 하고 말하며 금방 갔다오겠다며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건우를 배웅한다.
점점 멀어져가는 건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다보니 순간, 2학년 새학기 첫 날의 모습이 겹쳐보인다. 그 때도... 건우는 저렇게 달려나갔었는데. 나한테 초코우유를 사주기 위해. 새삼 건우는 정말 변한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가볍게 웃어버린다. 다만 그 때와는 달리 지금은 나의 남자친구지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간질간질한 느낌을 애써 모른 척하며 건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건우가 자신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이제는 고개를 돌려 저 앞에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줄을 바라본다. 그리고 절로 나오는 한숨. 너무... 오래 기다려야할 것 같네. 정말로.
건우가 없는 시간은 너무나도 느리게 흘러갔기에, 금방 지루함을 느끼며 괜히 발장난을 하거나 핸드폰의 연락을 확인하거나 하며 어떻게든 시간을 보내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을 보냈을까. 어느새 줄은 조금씩 줄어들어 앞으로 조금씩 움직이다보니 자신들이 처음 서있던 곳에서 벗어난다. 건우가 잘 찾아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씩 들어 연락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갑자기 자신의 눈 바로 앞에 하얀색 바닐라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불쑥 나타난다. 그리고 동시에 들려오는 장난기 가득한 건우의 목소리. 순간 깜짝 놀라 뒤를 휙 돌아보자 거기에는 자신의 예상대로 건우가 서 있었다. 순간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이내 표정이 환해지더니 그를 반긴다.
"어서 와, 건우야! 예쁜 바닐라 아이스크림, 잘 먹을게요~ 수고했다는 의미로 자, 먼저 먹어봐! 다시 한번 말하지만, 거절은 거절이야?"
그의 손에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건네받으며 배시시 웃다가 그에게 먼저 자신의 아이스크림을 내민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가득 담긴 자신의 마음을 아이스크림에 담아 건네고 있다는 걸, 건우는 과연 알고있을까?
/ 그래요, 그러면 그렇게 편하게 가도록 해요. 하나, 둘, 셋! 합의합니다! (장난감 망치 땅땅땅) 저는 건우주같은 재판장 망치가 없으니 대신 이걸로 갈거예요! ㅎㅎㅎㅎ
하, 하지만 이미 트라우마가... (부들부들) 그래도 포옹이랑 토닥토닥이 있으면 극복할 수 있어요! (꼬옥) (토닥토닥) 여기는 절대 닫히지 않을거예요. 그리고 확실히 옮길 곳도 없기도 하고, 이대로 쭈욱 가면 1판이 펑! 이니까요. 네, 저희 반드시 1판을 터뜨려버리자구요!
그, 그리고 안 빨개질 수가 없잖아요!! 그야 저런 말 실제로 많이 안 들어봐서 되게 약하고 부끄러워서... 진짜로 막 뭐라고 해야하지... (횡설수설) 아, 아무튼 그렇다구요! 무, 물론 가끔은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꼼지락꼼지락) 그나저나 건우주, 듣는 건 약하시나요? ㅋㅋㅋㅋㅋ 어떻게 말씀하시는 건 괜찮고 들으시는 건 부끄러우신거지? 신기해요. 좋아요, 그렇다면 저는 이제부터 창피함을 무릅쓰고 똑같이 자주자주 얘기할거예요! 각오하시는게 좋을걸요? ㅎㅎㅎㅎ
그리고 상남자에는 상여자로 화답해야죠! ㅋㅋㅋㅋㅋ 눈... 마주치긴 했지만 시선회피는 건우주께서도 자주 하시면서! 건우주께서 가장 많이 하신 말씀 중 하나는 왠지 기분 탓인 것 같아요. 전부 다 넘어갈 수 있는 마법의 말이라니! 말도 안 돼!!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눈치게임이라고 해도 왠지 계속 건우에게 주아가 지고있지만요. ㅋㅋㅋㅋ 일 못하게 옆에 잡아둔다면... 주아는 왠지 일 안하는 대신 비서처럼 건우의 이것저것을 챙겨주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건우에게 도움을 주고싶어 할테니까요. 가뜩이나 받은 금은보화도 수북하니... ㅋㅋㅋㅋㅋㅋ -
751 건우 - 주아 (69642E+57) 2016. 11. 27. 오전 1:17:47혹시라도 땀을 더 흘리지 않을까, 더워하면서 기다리지 않을까. 방금 막 구입한 2개의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꼬옥 잡고서, 빠르게 주아에게로 돌아갔다. 물론 처음 있었던 자리에는 주아가 없었기에 나는 점점 앞으로 걸어가면서 주아를 찾았다. 그리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주아의 모습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정확히는 주아의 뒷모습이었다. 사람들 사이에 끼여있었지만, 설마 그것을 내가 찾지 못할까?
수도 없이 봐 온 뒷모습이다. 당연히 쉽게 알아보고서 주아에게 살금살금 다가간 후에, 잠시 멈춰섰다. 그리고 손에 쥐고 있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주아에게로 쑥 내밀었다. 그러자 주아는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뒤를 휙 돌아보았다.
정말로 놀랐는지, 주아는 멍하니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멍한 표정은 곧 환한 표정으로 바뀌었고, 나를 반겼다. 그 환한 모습에 빠르게 뛰어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산 보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생긋 웃으면서 다시 옆에 서는 순간, 갑자기 주아가 수고했다는 의미로 먼저 먹어보라고 거절은 거절한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으면서 나에게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간단하게 말해서, 먼저 먹으라는 아앙의 표시. 생각도 못한 그 행동에, 멍하니 주아를 바라보다가 생긋 웃으면서 주아에게 말했다.
"너 먹으라고 산건데, 내가 먼저 먹어도 되는거야? 그럼 샤앙않고 한입 먹을게! 아~~"
아이스크림의 옆부분을 가볍게 한 입 베어물었다. 그러자 입 안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 특유의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거기다가 바닐라 특유의 달콤한 크림의 맛이 멤돌면서 정말로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 안에서 춤을 추는 것이 느껴졌다.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 싶어서 정말로 순간 멍하게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바라보았다. 단순한 바닐라의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만이 아니라, 그 안에 겉들러있는 차갑고 작은 얼음조각은 식감을 더욱 더 늘려주는것과 동시에, 시원한 맛을 더욱 더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와.. 이거 진짜 맛있어! 너도 먹어봐! 주아야! 어서!"
이 달콤한 맛을 나 혼자 아는 것은 너무나도 아까웠기에 나는 주아에게도 빨리 먹으라고 권했다. 물론 내가 한 입 먹기는 했으니, 간접키스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나는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주아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애초에 나와 주아는 키스도 여러번 나눈 사이였다. 그런 마당에 간접키스라고 해도, 전혀 와닿는 사실이 없었다. 그냥 아..그런가? 싶을 정도의 느낌이라고 하면 좋을까?
사귀기 전에는, 그리고 키스를 하기 전에는 이런 간접키스도 묘하게 의식하고는 했었지만 정작 키스를 나누고 나니, 정말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다. 대체 이게 뭐라고 그렇게 의식을 했나 싶기도 하고.... 물론 이렇게 말하면 오버가 될지도 모른다.
이어 나는 내가 들고 있는 초콜렛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물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눈을 휘둥그래 뜨고 내가 쥐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바라보았다. 바닐라와 비슷한 부드러움과 달콤함. 그리고 얼음이 겉들어져 있어서 강화되어있는 시원함.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초콜렛이 정말로 달콤해서 절로 놀랄수밖에 없었다. 뭐라고 해야할까. 슈퍼에서 파는 싸구려 200원, 300월 초콜렛과는 달랐다. 뭔가 상당히 진한 카카오의 맛이 느껴진다고 하면 좋을까? 대충 그런 느낌이었다. 정말로 놀라서 나는 그저 멍하게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바라보았다. 이걸 1000원에 판다니. 아까 그 가게 손해보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면 2500원은 받아도 될 것 같은데? 물론 싸게 판다면 좋긴 하지만, 왠지 너무 싸게 파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조용히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바라보다가 나는 이 맛을 나 혼자 느끼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주아에게로 내가 먹은 초콜렛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입가로 가져갔다.
"자. 이제는 네가 먹을 차례야. 주아야. 내가 먹기만 하고 안 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너도 먹어봐. 이것도 진짜 맛있어. 장담하는데, 이 초콜렛 맛에 푹 빠지게 될걸?"
조금씩 앞으로 가는 줄의 움직임에 맞춰서 나도 천천히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나는 주아가 쉽게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도록 위치를 맞춰주었다. 이 달콤한 코코아 맛은 꼭 주아도 맛봤으면 했으니까..
"빨리 안 먹으면 녹을지도 몰라. 아이스크림 아깝게 녹게 하진 않겠지? 아. 감상평 꼭 부탁할게. 후훗."
//좋아요! 합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난감 망치라니요! ㅎㅎㅎㅎ 너무 귀엽잖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재판장 망치 하나 빌려드릴까요? 아..하지만, 그걸 빌려주면.. 왠지 주아주가 제 무기처럼 사용하면서 반격할지도..! 안되겠어요! 이건 줄 수 없어요!! 장난감 망치로 만족하세요! 그리고 닫히진 않을거에요. 음..설사 여기에 둘만 남는다고 해도, 뭐 어떤가요! 그럼 그런대로 열심히 즐기면 되겠죠! 어차피 여긴 1:1스레고 말이죠. 어쩌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ㅎㅎㅎㅎ 왠지 모르게 다시 한번 쑥스러움이 느껴지네요.
그리고..그..당연히 약하죠!! 아무래도 말하는 건 상관없지만 듣는 것은...듣는 것은...으구....(시선회피) ㅎㅎㅎㅎㅎㅎㅎ 그..그..주아주와 비슷한 이유에요! 아마도..!! 그, 그런데 자주자주 얘기한다니! 으아닛!! 이, 이러면 눈을 감는수밖에 없는가! 좋아요! 이젠 제가 귀를 막겠습니다!(귀막기 시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면 그 마법의 말이라고 느끼는것도 기분 탓일지도 모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와중에 또 일을 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건우는 결국 웃으면서 항복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대체 왜 이렇게 열심히 하나 하면서 더욱 더 강하게 호감을 가질지도 모르겠고요. 어쩌면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구혼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동굴을 더욱 더 호화롭게 꾸밀지도 모르겠어요. 인간 형태로 바뀌어서 주아의 부모님에게도 찾아가보고 말이죠.
하지만 주아 부모님 입장에서는 놀랄지도 모르겠네요. 용이 인간이 되어서 찾아와서는 딸내미를 저에게 주십시오! 이렇게 나오니까요.
아..그리고 가끔 걱정이 되는건데, 주아주.. 지금 우리가 쓰는 분량이 약 2000자가 넘어가잖아요? 그거 힘들다거나 그런거라면 짧게 쓰셔도 괜찮아요. 진짜 가끔 제 길이에 힘들게 맞추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거든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하겠습니다! -
752 주아 - 건우 (81608E+52) 2016. 11. 27. 오전 10:57:03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기나긴 롤러코스터의 줄.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러간 건우를 기다리며 그 줄이 줄어들기를 지루하게 기다린다. 건우와 함께 있을 때는 줄이 아무리 길어도 재밌고 즐겁기만 했는데. 역시 건우가 없는 시간은 너무 더디게만 흘러가는 것 같아.
그러나 별 수 없는 일. 자신이 건우를 찾아나서겠다고 이 줄에서 벗어나면 더욱더 오래 기다려야했기에, 어떻게든 지루함을 꾸욱 참고 혼자서 건우를 기다린다. 더워... 역시 여름은 너무 싫어...
혹시 자신이 아이스크림이었다면 지금쯤 흐물흐물하면서 녹아내리진 않았을까, 하고 생각할 무렵, 갑자기 자신의 앞에 불쑥 내밀어진 하얀색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깜짝 놀란다. 놀란 그 표정 그대로 뒤를 휙 돌아보자, 거기에는 자신의 예상대로 건우가 양손에 각각 아이스크림을 들고 서있었다.
자신이 기다리고 있던 그 사람이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자 멍한 표정은 곧 환하게 바뀌었고, 정말로 반갑게 그를 맞이한다. 생긋 웃으며 다시 자신의 옆에 서는 그에게 수고했다는 의미로 먼저 먹어보라며 자신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내민다. 거절은 거절한다는 말까지 덧붙이자 건우는 자신이 이렇게 나올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멍하게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건우는 다시 생긋 웃더니 그럼 사양않고 한 입 먹겠다며,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옆부분을 가볍게 한 입 베어문다.
"당연히 이 더위 속에서 고생한 네가 먼저 먹어야지. 그보다 어때어때? 괜찮아?"
아이스크림을 입에 머금고 그 맛을 즐기는 건우에게 궁금한 듯이 질문을 날린다. 그러자 건우는 순간 멍하게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바라보더니 진짜 맛있다며 자신도 어서 먹어보라고 권한다. 그런 건우의 반응에 괜히 자신이 기뻐서 환하게 웃다가 고개를 끄덕끄덕이며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윗부분을 한 입 크게 베어문다.
사실 건우처럼 옆 쪽을 먹을까, 했으나 왠지 모르게 또다시 드는 간접키스라는 생각. 물론 이렇게 윗쪽을 먹는다고 해도 간접키스가 되겠지만, 괜히 조금은 신경쓰여 그렇게 윗쪽을 선택한다. 아니, 굳이 냉정하게 따져보면 아까 식당에서 서로 먹여줄 때도 간접키스를 한거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 때보다 지금이 더 간접키스를 한 것 같다는 느낌에 역시 조금은 신경쓰였다.
아니, 애초에 자신들은 이미 진짜 키스까지 여러 번 한 마당에 뭘 그런 걸 신경쓰냐, 하는 말도 있겠지만, 뭐라고 할까. 음. 역시 분위기의 차이 때문인 것 같았다. 분위기에 취해서는 키스까지 여러 번 해버렸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일상적인 분위기니까... 역시 부끄러웠다.
하지만 곧 자신의 그런 생각을 지워주는, 자신의 입 안 가득히 퍼지는 달콤한 바닐라 맛. 부드럽디 부드러운 그 바닐라 맛은 그 안에 있는 작은 얼음조각에 의해 오드득오드득 씹히는 식감뿐만이 아니라 시원함까지 갖춰, 말 그대로 환상의 맛을 갖춘다.
"세상에! 진짜 맛있어, 이거!"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감탄의 탄성. 건우가 그렇게 자신에게 빨리 먹으라고 권했던 이유를 알 것 같은 느낌에 정말로 환하게 웃는다. 우와... 이렇게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는데. 여기 놀이공원의 먹을거리들은 전부 다 맛있구나. 나중에 애들한테 추천해줄까?
어디로 놀러가야할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반드시 여기를 추천해주겠노라, 마음 먹으며 저의 초콜릿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무는 건우를 웃으며 바라본다. 그리고는 자신도 똑같이 자신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베어문다. 여전히 너무 부드럽고 달콤한 바닐라 맛. 그 시원함에 더위가 조금은 사그라드는 느낌에 괜히 더 기쁜 마음까지 든다.
한편, 자신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멍하게 바라봤던 것처럼 저의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조용히 바라보던 건우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본다. 그런 그의 시선에 자신도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보던 시선을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마주쳐진 시선과 시선. 무슨 일이야? 하고 물으려던 찰나, 건우가 저의 초콜릿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자신의 입가로 가져오자 순간 놀라 두 눈을 깜빡깜빡인다.
이제는 자신이 먹을 차례라며, 저가 먹기만 하고 안 줄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하고 말하던 건우는 자신도 먹어보라며 이 초콜릿 맛에 푹 빠질거라는 장담까지 한다.
조금씩 줄어드는 줄을 따라 건우와 같이 천천히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건우가 자신의 키 높이에 맞춰준 그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는 빨리 안 먹으면 녹을지도 모른다며, 감상평 꼭 부탁한다고 가볍게 웃어버린다.
"하핫, 알았어, 알았어~ 우리 아까운 아이스크림을 녹게 할 순 없지. 감상평도 꼭 말할테니까."
건우처럼 똑같이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고개를 살짝 꺾자 흘러내리는 옆머리를 귀 뒤로 쓸어넘기며 그의 초콜릿 아이스크림의 옆 부분을 한 입 베어문다.
그러자 자신의 입 안에 가득 퍼지는 바닐라와는 또다른 느낌의 부드러움과 달콤함. 여기에도 곁들어져 있는 얼음의 식감과 시원함을 느끼며 진한 카카오 맛을 느낀다. 이런 곳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은 흔히 싸구려 초콜릿을 사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아이스크림은 그런 자신의 생각을 완전히 깨부숴버린다.
"우와, 이것도 진짜 맛있어! 카카오 맛이 엄청 진한 게 꽤나 고급 초콜릿인가봐. 얼음 알갱이도 정말 시원하고, 너무 부드럽고 달콤해. 네 말대로 이 초콜릿 맛에 푹 빠질 것 같아. 다음번엔 그 초콜릿 맛을 사먹야겠는걸? 역시 고마워, 건우야. 이렇게나 맛있는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덕분에 더위가 좀 사그라든 느낌이야."
다시금 배시시 웃으며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 역시 건우는 너무 멋지고 완벽한 남자친구야. 그런 생각도 하면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다시 한 번 크게 냠, 하고 베어문다.
/ 아니아니, 잠깐만요! ㅋㅋㅋㅋ 어째서 장난감 망치도 귀엽다, 가 되는거죠?! ㅋㅋㅋㅋㅋ 아, 혹시 건우주 말버릇이 '귀엽다' 인건가요? 그런거죠? 그런게 아니라면 이렇게 자주 말씀하실리 없어요! 그리고 재판장 망치를 안 빌려주신다니! 우와... 너무하네요. 그러면 저도 확성기 절대 안 빌려드릴거예요! 제 무기가 더 강할걸요? ㅎㅎㅎㅎ 그리고 둘만 남는다라... 음... 확실히 그래도 1:1이니 딱히 상관없겠지만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신다니... 우와, 그건 진짜 뭔가 쑥스럽긴 하네요. 물론, 동시에 기쁘지만요. ㅎㅎㅎㅎㅎ
어라? 그리고 시선회피하지 말라고 하신 건 건우주 아니신가요? 그런데 왜 시선회피를 하실까요? 자, 어서 여기를 봐주시죠! (박력) 그리고 이제는 건우주께서 귀를 막으시는건가요? 건우주께 중요하게 꼭, 반드시 전할 말이 있었는데... 건우주께서 귀를 막아버리신 이상, 할 수 없죠. 그냥 전하는 수밖에요. @!?!#^?#@^?!^^@~^?!^@^... 진짜로 꼭 전하고 싶은 말이었으니까요. 그러니까 잘 새겨들으셔야해요, 알았죠? ㅎㅎㅎㅎ 손을 떼시면 다시 알려드릴지도 모르겠지만요~ (으쓱)
아니, 그리고 또 기분 탓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 분명히 저거 제 말버릇이었는데 이제는 건우주의 말버릇이 되어버렸어요! ㅋㅋㅋㅋㅋ 이런!!
그나저나 결국은 건우가 항복하게 되는군요. 하긴, 이런 쪽으로는 주아도 절대 안 지니까요. 동굴이 더 호화로워지면 주아는 얼떨떨해하면서 '용 님의 취향은 되게 화려하시구나.' 하고 생각해버리겠죠. 구혼은 생각도 못하구요. ㅎㅎㅎㅎ 주아 부모님 입장에서는 분명 딸내미는 용에게 잡아먹혔을텐데 갑자기 한 인간이 찾아와서는 딸내미를 달라니 지금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멍해질 것 같아요. 가뜩이나 의미를 알 수 없는 금은보화까지 계속 집 앞에 쌓이던 중이었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걱정과 불안도 똑같은건가요, 저희? ㅎㅎㅎㅎ 사실 저도 똑같은 걱정을 하고있었거든요. 내가 너무 길게 써서 건우주께서 맞추시느라 힘드신 건 아닌가, 하고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예요. 그럴 필요 없어요, 건우주. 저는 정말 편하게 쓰고 있으니까 저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불안해하시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ㅎㅎㅎ 그러니 건우주께서도 그냥 편하게 써주세요. 짧게 쓰셔도 괜찮으니까요! -
753 건우 - 주아 (69642E+57) 2016. 11. 27. 오후 12:48:35"다음번에 오면 우린 할게 너무 많겠는데? 레스토랑의 음식도 그렇고 여기 이 아이스크림도 그렇고 말이야. 서로 바꿔서 먹기 위해서라도 꼭 한번 더 와야겠어. 그때는 오늘 타지 못한 놀이기구도 타는게 좋겠지?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꼭 와야겟다는 마음밖에 안 들어. 오늘 남은 시간을 다 써도 여기에 있는거 다 즐기진 못할테니까. 다음에 올 때는 저기 에 있는 철판 스테이크도 같이 먹을까?"
손가락으로 바로 근처에 있는 철판 스테이크 가게를 가리키면서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말했다. 물론 반쯤은 장난으로 말한거지만 반쯤은 진담이었다. 아까부터 저기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소리를 내고 있는 철판 스테이크는 달콤한 냄새를 풍기면서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정말로 큰 스테이크는 아니고 길거리 음식 같은 느낌이라서 작은 편이었기에 가벼운 간식거리는 딱이라는 느낌이었다.
마음 가아서는 지금 당장 달려가서 하나 구입해서 먹어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아이스크림을 먹는 중이기에 참기로 했다. 스테이크도 매력적이지만, 지금은 주아와 함께 먹는 이 아이스크림이 더 매력적이었다. 꽁냥거리면서 즐기는 달콤함. 스스로 말하기도 뭐하지만 이 분위기가 너무나도 달콤해서 입에서 뗄 수가 없었다.
주아가 먹은 부위를 다시 입에 머금고 초콜릿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을 느꼈다. 역시나 엄청나게 달콤하고 진한 초콜릿의 향이 느껴졌다.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그런 느낌이었다. 이 초콜렛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고급스런 재료를 사용하고 얼마나 정성을 다했을까? 그런것을 생각하니 절로 더 맛이 느껴졌다. 거기다가 데이트 중에 느끼니 이것만큼 더 달콤하고 맛있는 것도 없었다.
얼음이 씹히는 아삭아삭함과 천연적인 카카오의 맛을 느끼면서 다시 한번 기분 좋게 웃으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줄은 조금씩 조금씩 짧아지고 있었고 그만큼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지우가 오늘 여기 간다고 하니까 염장질 한다고 되게 화내던데. 나중에 집에 가면 엄청 맞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하하하."
문뜩 지우의 얼굴이 떠올랐다. 주아와 함께 여기로 데이트 간다고 하니까 볼을 크게 부풀려서는 오른발로 방바닥을 꽝꽝 찍는 그 모습이 떠오르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와버렸다. 자신은 이제 다 큰 레이디라고 주장을 하긴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역시 지우는 아직 어리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기사 아직 고등학교 1학년도 안 된 어린 아이니까. 놀이동산에 오고 싶어하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주아와의 데이트 날이었기에 데리고 올 수 없었다.
데이트인데 다른 애를 동참시킨다니. 그건 좀 그렇잖아. 아무래도? 그렇게 조금 미안하다고는 느끼지만 아주 살짝 약 올리고서 나는 도망치듯이 집 밖으로 나왔다. 나중에 데이트가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무슨 봉변을 당하게 될지 알 수가 없었기에 슬슬 불안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오늘 집에서 쫓겨나면 너네 집에서 하룻밤 신새 져도 괜찮을까? 물론 설마 진짜로 그런 일이 있겠냐만.. 하하하. 그리고 이건 지우의 오빠로서 부탁하는건데, 데이트는 아니게 되겠지만 다음에는 지우도 데리고 3명이서 놀아보는 건 어때? 그러니까 어릴때 자주 놀았던 소꿉친구 멤버 그대로 말이야. 저번에도 꽃놀이 갔을 때 3명이서 같이 갔었잖아? 그때는 물론 우리가 연인이 아니라 소꿉친구라서 그러기도 했지만 가끔은, 그래. 정말로 가끔은 말이야. 지우도 끼워주고 싶어. 그 애도 너에게 있어서는 소중한 소꿉친구잖아?"
나에겐 동생. 하지만 주아에겐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낸 여동생이 바로 지우이다. 우리 둘만의 시간도 달콤하고 행복하고 좋지만, 정말로 가끔은 지우도 끼워서 3명이서 어릴때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서 주아에게 제안해봤다.
물론 주아가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일진 알 수 없었다. 둘만의 시간을 왜 굳이 줄이려고 하냐고 화를 낼까? 아니면 섭섭하게 생각할까? 물론 내가 아는 주아라면 그러진 않겠지만 그래도 속마음을 완전히 알 순 없기에 조금 불안한 느낌이었다.
"아. 혹시 내가 모르는 곳에서 지우와 자주 만나고 있다면 내가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나? 하하하. 안 그래도 지우가 전에 너와 만나서 과자 파티 했다는 식으로 나에게 자랑하긴 했었으니 자주 만난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겠네."
언제였더라. 아마 사귀고 나서 거의 직후였던걸로 기억한다. 지우가 갑자기 내 방에 찾아와서는 주아에 방에 가서 과자파티 했다고 자랑하면서 부럽냐고 메롱을 한 적이 있었다. 생각도 못한 말과 모습에 너무나도 귀엽다고 느끼면서 피식 웃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평소에는 티격태격하면서 크게 싸우지만 그래도 역시 동생은 동생이다. 그런 모습은 귀엽게 비칠수밖에 없잖아. 안 그래?
그렇게 말을 하는 도중에 어느새 롤러코스터 줄은 대폭적으로 줄었고 드디어 다음 차례가 되면 우리도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천천히 먹던 아이스크림은 어느새 많이 줄어들었고 약 한 입 크기가 되어있었다. 그 한 입 크기의 아이스크림을 바라보다가 나는 주아에게로 쑤욱 내밀었다.
"자. 마지막 한 입은 네 몫으로 줄게. 거절은 거절이야."
주아가 사용한 말을 인용해서 피식 웃으면서 마지막 한 입을 주아에게 먹으라고 가볍게 권유하면서 생긋 미소를 지었다. 역시 이런 맛있는 것은 주아도 많이 먹었으면 했다. 내가 한 입 덜 먹어도 주아가 한 입 더 먹으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배가 불렀으니까.
//재판장 망치를 빌려주면 무슨 선고를 할지 모르니까요. 이전에도 그런 사례가 있지 않았나요? 재판장 망치로 꽝! 꽝! 꽝! 때리면서 선고를 내렸던게 기억이 나는걸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제 말버릇이 귀엽다가 아니라 주아주가 귀여워서 귀엽다고 말하는거에요! 귀여운걸 어떡하나요! 안 그래요? 고로 어서 귀엽다는 것을 인정하세요! 주아주!
그리고 시선회피.....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자꾸 제 방식으로 반격하는거에요! 그렇게 말하면 저도 반박할 수 없고 따르게 되잖아요! 으으으! 너무 강해요! 주아주는!!(바라본다) 그건 그렇고 박력있는 상여자 포스!! 와우! 음..그리고 전하고 싶은 말이라. 그리고 손을 떼라라. 좋아요. 그렇다면 떼지 않을거에요. 방금 한 말. 글로 써주세요. 어때요? 이러면 완벽히 해결되죠? 설마 안해줄건가요?(고양이 눈빛(초롱초롱)
그리고 기분 탓...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그러게요. 분명히 주아주가 먼저 말했던 것 같은데..! 아, 아마도 그것도 기분 탓일거에요! 아마도요!! 그렇고 말고요! 설마 진짜로 그러겠어요? 오케이! 오케이! 기분 탓! 기분 탓!
그건 그렇고 용과 주아의 싸움은 결국 건우의 패배가 되는거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뭔가 지금 엄청나게 계속된 삽질이지 않나요? 이거?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건우라면 그런 주아도 좋아서 흐뭇하게 웃으면서 계속해서 보게 될 것 같네요. 그리고 그렇게 딸내미를 얻어낸 후에 돌아갈땐 용으로 변해서 주아를 등에 태우고 다시 동굴로 돌아가고 말이에요. 축하합니다! 주아는 최초로 건우용의 등을 탄 여성이 되었습니다!(팡파레)
그리고 주아주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나요? 신기하네요. 위에도 썼지만 저도 주아주가 맞춰주는게 아닌가 걱정을 했거든요. 서로 이게 편한 길이인걸까요? ㅎㅎㅎㅎㅎ 덕분에 쓰는데 약간의 시간 텀이 생기긴 하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상세하게, 그리고 상황을 잘 이끌어가보고 싶어서 쓰다보니 저는 길어지는 편이거든요. 아마 짧게 쓰는 일은..글쎄요. ㅎㅎㅎ 지금처럼 쓰면 절대로 짧아지진 않을 것 같은데. 아무튼 저도 정말로 편하게 쓰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아..그건 그렇고 오늘도 날씨가 되게 춥네요. 으으.. 이불밖은 위험해요! 조금 있다가 잠깐 외출할 예정이긴 한데, 따뜻하게 입고 가야겠어요. 주아주도 혹시 나갈 일이 있으면 따뜻하게 입고 가세요! -
754 주아 - 건우 (54927E+59) 2016. 11. 27. 오후 3:50:19다음번에 오면 할 게 너무 많겠다며, 레스토랑의 음식도, 아이스크림도 서로 바꿔 먹기 위해 꼭 한 번 더 와야겠다고 건우는 얘기한다. 그 때는 오늘 타지 못한 놀이기구도 타자며, 다음에는 저기에 있는 철판 스테이크도 같이 먹을까? 하고 근처에 있는 철판 스테이크를 가리키는 건우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긴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길거리 음식같은 작은 스테이크.
지글지글하는 소리하며, 달콤한 냄새까지 풍기는 그 스테이크는 자신의 청각, 후각, 시각을 모두 자극한다. 맛있겠다, 하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의 스테이크의 모습에 환히 웃으며 건우의 제안에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응응! 확실히 다음 번에 한 번 더 와야겠어. 건우, 네 말대로 할 게 너무 많으니까 말야. 레스토랑의 음식도, 아이스크림도 바꿔먹어보고, 오늘 못 탄 놀이기구들도 전부 다 타자. 아, 물론 저 철판 스테이크도 같이 먹어보고!"
건우처럼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대답하며 키득키득 웃는다. 분명 건우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저 철판 스테이크를 먹어보고 싶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과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기에 참는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소꿉친구의 감인지, 아니면 그냥 단순히 자신이 건우의 마음을 잘 알아차리는 건진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건우의 마음을 알아채곤 그가 너무 귀엽게 느껴져 계속해서 미소짓는다.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달달한 분위기. 그 모든 것들을 기분 좋게 느끼며 다시 한번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크게 베어문다. 동시에 조금씩 줄어드는 줄을 따라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언제쯤 타게 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던 중, 건우가 지우의 얘기를 꺼내며 나중에 집에 가면 엄청 맞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고 웃자 왠지 모르게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발로 방바닥을 내려찍는 지우의 모습이 상상되어 똑같이 웃어버린다.
"하핫, 진짜로. 나중에 집에 돌아가면 너 엄청 맞는 거 아냐? 나중에 만났는데 막 여기저기 빨갛게 부어있다던가. 으음, 아니면 이따 돌아가기 직전에 기념품 가게라도 들리는 게 어때?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 사간다면 지우, 덜 화내지 않을까? 같이 예쁜 선물 하나 사주자구."
장난스레 그에게 얘기하다 왠지 지우라면 친오빠이니 자신보다 더 가차없이 때리겠다, 싶어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해본다. 정말로 나중에 건우를 만났는데 건우의 팔이라든가 그런 여러곳이 붉게 부어있으면 진짜로 깜짝 놀랄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우는 불안함이 점점 커지는지 곧 오늘 집에서 쫓겨나면 자신의 집에서 하룻밤 신세져도 괜찮냐며 묻더니 곧 어색하게 웃어버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우의 부탁. 지우의 오빠로서 부탁하는건데 다음번에는 지우도 데리고 3명이서 놀아보는 것은 어떠냐며, 가끔은 어릴 때 자주 놀았던 소꿉친구 멤버 그대로 해서 지우도 끼워주고 싶다고 건우는 얘기한다.
그런 그의 부탁에 잠시 가만히 그를 바라본다. 그렇게 제안하는 그의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조금, 불안함이 느껴졌다. 혹시 내가 싫어하거나 섭섭하게 생각할까봐 그런걸까? 나는 좋은데.
자신이 좋다고 대답하려는 순간, 건우는 혹시 저가 모르는 곳에서 지우와 자주 만나고 있다면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냐며 예전에 지우가 자신과 함께 과자 파티를 했었다고 자랑했던 것을 언급한다. 아아, 맞아. 그러고보니 그 때, 같이 과자를 까먹으면서 지우에게 엄청 공격당했었는데. 물론 그 때는 막 사귀기 시작했었을 때니까 공격당할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새삼 이제는 꽤나 즐거운 추억이 된 그 때를 떠올려보며 그에게 환히 웃으며 대답하기 시작한다.
"물론 오늘 집에서 쫓겨나면 우리 집에서 신세져도 괜찮아. 물론 아무리 지우라도 그러진 않겠지만 말야. 그리고 왜 그렇게 불안해 해~ 나는 좋은 걸, 셋이 노는 거! 사실 지우랑 그렇게 자주 만나지도 못했거든. 과자 파티 때처럼 간간이 놀긴 했어도. 그래서 오랜만에 그 소꿉친구 멤버 그대로 놀아보고 싶기도 하고, 저번의 그 꽃놀이 때도 정말 즐거웠거든. 우리 지우는 정말 귀엽고 예쁜 동생이자 소중한 소꿉친구니까 나는 좋아! 다음번엔 꼭 같이 놀자. 아, 혹시 지우랑 같이 다음번에 여길 또 오게 된다면 그 때 지우는 믹스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나?"
그 때 다시 오게 된다면 건우는 바닐라, 자신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일테니 어쩌면 지우는 그 중간인 믹스 아이스크림을 먹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키득키득 웃는다. 응, 나는 정말로, 진심으로 셋이 같이 놀아보고 싶으니까. 어릴 때도 그렇게 재밌었으니 분명 지금도 그렇게 재밌지 않을까?
그렇게 셋이 함께 노는 상상을 하며 걸음을 옮기다보니 어느새 다음 차례면 자신들이 탈 수 있는 지점까지 온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아이스크림도 어느새 한 입 정도만 남는다. 이 마지막 한 입은 건우 줘야지, 하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건우가 먼저 선수쳐 자신에게 저의 아이스크림을 쑤욱 내민다. 거절은 거절이라고 자신의 말까지 인용하며 피식 웃는 그를 두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다 이내 방긋 웃는다.
"어라? 나도 똑같은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러면 맛있게 잘 먹을게. 고마워, 건우야."
그가 내미는 아이스크림을 냠, 하고 먹으며 행복하게 미소짓는다. 끝까지 달콤하고 부드러운 진한 초콜릿 맛을 즐기다가 똑같이 자신의 아이스크림을 건우에게 내밀며 키득키득 웃는다.
"자, 그러면 나도 똑같이 마지막 한 입은 너에게 줄게. 나름 원조로서 다시 말하건대, 거절은 거절이야?"
/ 으윽...! 그런 것까지 기억하시다니! 슬쩍 재판장 망치 좀 얻어볼까, 했는데 보기 좋게 실패했군요. 그리고 저는 귀엽지 않다고 도대체 몇 번 말씀드리고 있는거냐구요! ㅋㅋㅋㅋㅋ 건우주께서 훨씬 더 귀여우신걸요, 정말로! 건우주야말로 인정하시죠! 그리고 건우주에게 똑같이 되돌려주려면 건우주 방식대로 하는게 최고잖아요? ㅎㅎㅎ 어때요? 저는 귀여운 사람이 아니라 박력 넘치는 상여자라구요! 그리고 또 기분 탓인거예요?! ㅋㅋㅋㅋㅋ 아, 진짜로 제 말버릇 닮아가시지 말라구요! ㅋㅋㅋㅋㅋㅋ 그러면 저도 똑같이 건우주 말버릇 닮아갈거예요?
그리고 확실히 엄청나게 계속된 삽질이었긴 했죠. 돌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썰이 엄청나네요. ㅋㅋㅋㅋ 그리고 결국 허락을 얻어내고서는 용으로 변한 건우의 등을 타고 돌아가는군요! 뭔가 정말로 센과 치히로의 장면이 바로 떠오르는걸요? 주아가 고소공포증이 없어서 다행이네요. 영광스러운 최초의 여성! (폭죽 펑!)
그리고 정말로 저희는 너무 생각하는 게 똑같은 것 같아요. 저도 건우주처럼 시간의 텀은 생겨도 나름대로 자세히, 상황을 잘 이끌어가보고 싶어서 그런지 쓰다보면 길어지거든요. 그러면 둘 다 짧아질 일도 없고, 서로가 이게 편한 길이인 것 같으니, 이대로 가면 되지 않을까요? ㅎㅎㅎㅎㅎ
저도 사실 밖에 또 나올 일이 있어서 나와있긴한데 오늘도 역시 춥네요. 건우주께서도 꼭 따뜻하게 입고 가세요!
그, 그나저나 글로 써달라니... 고양이 눈빛에 초롱초롱이라니... 그, 그치만 글로 쓰기엔 너무 길고, 글은 흔적이 남잖아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해야겠네요. (덥썩) (강제로 손 떼기) (소근소근)
사실 오늘이 딱 6개월, 그러니까 반년이 되는 날이거든요. 저희. 솔직히 말하자면 믿기지 않아요. 뭔가 진짜 제가 꾸는 꿈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막 알고보니 저는 주아주가 아닌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가끔씩 참치에 들어와서 건우주의 답레가 올라와있는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답니다! 내가 정말 1:1을 이렇게 길게, 즐겁게, 함께 즐기고 있구나, 싶어서 말이예요. ㅎㅎㅎ 그래서 건우주께는 정말로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가득해요. 계속해서 저를 기다려주셨던 것도 너무 감사하고, 늘 즐거운 상황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제 답레가 잇기 힘드실텐데도 함께 돌리는게 즐겁다고 해주셔서 감사하고... 정말로 매번 말씀드리고 있지만, 건우주를 만나서 기뻐요! 진심으로요! 그러니 앞으로도 저의 멋진 파트너가 되어주시겠어요? ㅎㅎㅎㅎ 음, 하고싶은 말은 더 많겠지만 이미 충분히 기니 이만 생략할게요. 건우주, 정말로 사랑합니다♡ ㅎㅎㅎㅎㅎㅎ 자, 그럼 저는 이제 급격하게 부끄러워졌으니 도망쳐야겠군요. 모든 용기 적금을 다 깨버렸어...!! (손 놓기) (도망) -
755 건우 - 주아 (69642E+57) 2016. 11. 27. 오후 5:14:39놀이동산에서 주아와 단 둘이서 노는 것은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지우가 떠올랐다. 올해 16살. 중학교 3학년. 나하고 2살 차이가 나는 지우는 아침에 내가 여기로 주아와 놀러간다고 하니, 볼을 크게 부풀리면서 오른발로 방바닥을 꽝꽝 찍으면서 매우 약올라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늘 돌아가면 정말 정신없이 등짝을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주아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나에게 기념품 가게에 들려서 선물이라도 사가면 어떻겠냐고 제시했다. 자신도 같이 사주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도 웃으면서 답했다.
"그렇게 하면 내가 사준게 아니라 주아, 네가 사준거라면서 투덜투덜거리면서 더 때리는건 아닐까 싶은데? 하지만 기념품 자체는 찬성이야. 나중에 집에 갈 때 잠깐 들려볼까? 뭐가 좋을진 직접 기념품 가게에서 고르는게 나을 것 같아."
여기서 미리 정하려고 해도 이곳 기념품 가게에 뭐가 있을진 나도 알 수 없었기에 미리 정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기에 나중에 주아와 함께 기념품 가게에 가서 정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다음에는 지우를 데리고 같이 여기로 놀러와보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이 물음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는 나와 주아는 소꿉친구였다. 그리고 이렇게 단 둘이서 데이트를 할 정도로 상당히 관계가 진행되었다. 그런 와중에 제 3자를 끼우자라는 것은 당연히 데이트가 아닌 행위. 물론 주아가 이런걸로 화내고 삐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역시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혹시라도 섭섭하게 생각하진 않을까? 자신과 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하지 않는게 아닐까란 생각을 괜히 하면서 조금 불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주아는 역시나 내가 아는 주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신은 좋다면서 불안해하지 말라고 말하는 그 모습을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바라보았다. 꽃놀이 때 정말로 즐거웠다며, 다음번엔 꼭 같이 놀자고 말을 하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유주아. 너는 역시나 내가 아는 유주아구나. 역시나 내가 생각하는 답을 하는구나. 응. 그래서 난 너에게 반하고 끌린걸거야. 소꿉친구의 벽을 넘어서게 된 가장 큰 이유. 그 이유 중 하나를 지금 나는 눈 앞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너에게 반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해. 주아야."
정말로 많은 의미가 함축된 말을 한 후에, 나는 주아에게 마지막 한 입 남은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그러자 주아는 고맙다는 말과 함꼐 아이스크림을 냠 하고 받아먹었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스크림을 나에게 건네줬다. 이쪽도 마지막 한 입이었다. 거절은 거절이라면서 먹으라고 말하는 그 모습에 결국 나는 웃음을 터트릴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우린 너무나도 닮았구나. 응. 무서울 정도로 닮아서 원래는 하나가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운명이라면 이런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하면서 나 역시도 냠 하고 받아먹었다. 달콤하고 시원한 바닐라 맛을 입 안 가득 느끼며, 그와 동시에 주아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을 느끼면서 정말로 행복한 기분을 느꼈다.
"응. 역시 정말로 너에게 반해서 다행이야. 주아야."
다시 한번 여러 의미를 함축한 말을 주아에게 남기고서 손수건을 꺼낸 후에 내 입가에 묻은 바닐라 크림이나, 초콜렛을 닦아냈다. 그리고 주아에게도 손수건을 건네줬다. 입감에 묻어있는 것을 굳이 닦으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것을 직접 말하면 조금 부끄러울수도 있으니까. 그러기에 아무런 말 없이 손수건만을 건네줬다. 이 정도면 주아는 내가 왜 이것을 주는지 알아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한편 또 다시 줄은 천천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드디어 우리가 탑승할 차례가 찾아왔다. 조심조심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다지 높은 위치는 아니지만 곧 우리들은 롤러코스터에 의해서 아주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게 될 것이다.
고개를 들어 레일을 바라보니 아주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다가, 급낙하하는 구간이 보였다. 90도는 아니고, 약 70도에서 80도의 경사일까? 저 정도면? 분명히 저기서는 엄청나게 빠르게 떨어질게 분명했기에 스릴이 장난이 아닐 것 같다고 느꼈다.
나도 주아도 고소공포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아주 조금 무서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주아를 데리고 우리가 앉아야할 위치, 정확히는 중간쯤 되는 위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너무 무서우면 손을 꼬옥 잡아도 돼. 알았지?"
당부하듯이 말한 후에 나는 내 앞에 놓여있는 안전바를 철컥 아래로 내렸다. 이제는 롤러코스터가 끝날때까진 절대로 내릴 수 없는 상황. 이 안전바가 고정이 된 이상, 나는 롤러코스터가 끝날때까지 여기에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머지 않아 롤러코스터가 출발한다는 방송이 들려왔고, 우리가 탄 롤러코스터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열차는 레일을 따라서 점점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열차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점점 더 바닥이 멀어지고 그 위에 있는 것들이 마치 개미처럼 작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가 롤러코스터를 탔다는 사실을..그리고 머지 않아 급 하강할것이라는 사실을...
//네. 오늘이 주아주의 말대로 주아주와 제가 만난지 반년이 된 날이랍니다. 용캐도 기억하시고 계셨군요! 처음 구할 때 설마 반년이 되겠냐...라고 생각을 하긴 했는데 정말로 반년이 되었습니다. 주아주의 메시지는 잘 읽었어요. 음. 그럼 이번엔 제가 메시지를 쓸 차례겠죠? 음. 사실 주아주가 몇번 떠나긴 했지만 계속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신기하게 생각했어요. 진짜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요. 이 분은 무슨 성녀님이지? 이런 느낌이었답니다. 사실 떠나게 되고..그냥 사라져버리면 저는 찾을 수 없잖아요? 그리고 초기에는 사실 그냥 사라졌어도 별로 문제가 될 게 없는 수준이었고요. 그때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말이에요. 그리고 중간중간에 계속 사라지면서도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아..나는 정말로 좋은 사람을 만났구나.. 정말로 잘 맞는 사람을 만났고 정말로 멋진 사람을 만났구나. 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상황이 계속해서 돌아가게 되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답레가 잇기 힘들다고 느낀적은 없답니다. 물론 1시간내에 써야한다..라는 조건이 있으면 조금 힘들지도 모르지만 주아주는 배려해주면서 기다려주시잖아요? 그 시점에서 힘들 이유가 없어요. 네. 정말로요. 저도 참치에 들어오면서 주아주의 답레가 올라오면 바로 읽으면서, 괜히 흐뭇하게 웃기도 하고.. 주아가 너무 귀여워서 꼬옥 끌어안고 싶은 마음도 들고 그런 느낌이에요. 네. 결론은 이 이야기 너무 재밌어요. 그리고 저도 주아주를 만나서 너무 기쁘답니다. 앞으로도 당연히 멋진 파트너가 되어야죠. 이 이야기가 끝날때까진 좋은 파트너로서 있을거에요. 주아주도 그래주실거죠? ㅎㅎㅎㅎㅎ 그리고 어딜 도망갑니까! 주아주는 도망가지 못해요! 자..여기에 딸기우유맛 사탕이 있습니다! 돌아오세요!
그리고 정말로 저도 사랑합니다. ♡ 주아주. 앞으로도 계속 즐겁게 돌려봐요. 주아주 같은 좋은 사람을 만나서 정말로 다행이에요! 건우주아 흥해라!! (괜히 부끄러움(도주) -
756 주아 - 건우 (17754E+55) 2016. 11. 27. 오후 8:27:35집에 혼자 남겨놓고 온 지우가 떠올랐는지, 이따가 집에 돌아갔을 때 보복을 당할까봐 두려워하는 건우에게 기념품 가게에서 선물을 사가는 건 어떠냐고 묻자 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덩달아 웃는다. 그렇게 하면 저가 사준게 아니라고 투덜거리며 더 때리는 건 아닌가, 싶다던 건우는 기념품 자체는 찬성이라며 나중에 집에 갈 때 잠깐 들려보자고 얘기한다. 그런 그의 말에 똑같이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아예 아무것도 안 사가는 것보단 덜 때리겠지, 뭐~ 그렇다고 같이 산 후에 너 혼자 사주는 선물이라고 전하라고 한다면 이번에는 네가 거절하지 않겠어? 그러니까 제일 예쁘고 귀여운 걸로 함께 사주자. 응, 이따가 기념품 가게에서 직접 골라보면서 말야."
확실히 여기의 기념품 가게에서는 무엇을 파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직접 가서 골라보자는 그의 말에 동의하며 반드시 예쁜 선물을 지우에게 사주리라, 마음먹는다.
그리고 그렇게 다짐하다가 이어 들리는 건우의 제안. 다음에는 지우도 데리고 셋이 함께 여기 놀러오지 않겠냐는 그의 목소리에는 왠지 모르게 불안함이 가득했다. 혹시... 그건 데이트가 아니라서 내가 싫어할까봐 그런건가? 나는 정말 괜찮은데. 무엇보다도 지우는 정말 귀여운 동생이기도 하고, 동생을 생각해주는 멋진 오빠인 너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잖아?
불안해할 필요없다는 말을 덧붙이며 좋다고, 다음번엔 꼭 다같이 놀자고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자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더니, 자신에게 반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한다.
"...?"
왠지 모르게 엄청나게 많은 의미가 함축된 듯한 그 말에 머리 위로 물음표 마크를 띄우며 의아해하던 찰나, 건우가 곧이어 자신에게 내민 마지막 한 입 남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에 차마 그 의미를 묻지는 못한다. 그 대신 고맙다고 말하며 그가 내민 아이스크림을 냠, 맛있게 받아먹는다. 그리고는 마찬가지로 마지막 한 입 남은 자신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그에게 내밀며 나름대로의 자신의 유행어를 얘기한다.
그러자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던 건우는 곧 자신처럼 냠, 하고 자신이 내민 아이스크림을 받아먹는다.
정말로, 이런 사소한 모습까지 점점 닮아가는 자신들의 모습에 새삼 신기함을 느낀다. 어쩌면 정말로... 우리는 서로를 위해, 서로에게 맞춰서 태어난걸까?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 있다면 정말로 그건 우리가 맞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보던 찰나, 건우가 다시 한 번 자신에게 아까의 그 여러 의미가 함축된 듯한 말을 남기자 손수건으로 저의 입가를 닦아내는 건우를 갸웃하며 바라본다. 갑자기 그런 말을 할 일을 내가 했나...?
"응, 나도 그래. 역시 너에게 반해서 정말로 다행이야, 건우야."
그러나 그의 마음에 자신의 마음이 뒤처질리는 절대 없었다. 그렇기에 건우만큼이나 여러 의미가 함축된 말을 똑같이 그에게 날리며 배시시 웃어보인다. 응, 정말로. 너에게 반한 이후로 나는 감사한 것도, 행복한 것도, 기쁜 것도, 전부 많이 경험하고 있으니까 말야. 역시 너 아니면 느껴보지 못할 감정들까지.
그러나 그런 것까지는 차마 얘기하지 못하고 마음 속으로 묻어두다가 어느새 입가를 다 닦은 그가 자신에게 손수건을 건네주자, 순간 영문을 몰라 멀뚱히 그와 손수건을 번갈아본다. 그러다가 순간 드는 생각. 건우가 입가를 닦았던 것처럼, 혹시 나도 입가에 다 묻히고 먹었나?!
갑작스레 느껴지는 부끄러움에 고마워, 하고 그가 내민 손수건을 받아들여 재빨리 자신의 입가를 닦는다. 으으...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있어서 정신 없이 먹다보니 다 묻혀버렸나봐. 혹시 건우, 다 보고 있었던걸까? 애써 모른 척 해봐도 계속해서 느껴지는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하며 잘 썼어, 하고 건우에게 손수건을 돌려준다.
그러는 와중에도 줄은 계속해서 줄어들어 어느새 자신들이 탑승할 차례에 도달한다. 조심스레 계단을 올라가자 보이는 급낙하 구간. 약 70~80도 정도 되어보이는 그 급낙하 구간은 정말로 거의 수직처럼 보여 괜히 조금씩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고소공포증은 없지만 아까 보았던 급낙하 구간이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재생되어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건우와 함께 롤러코스터의 중간쯤 되는 위치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우와... 왠지 점점 무서워지고 있어. 막 사고나는 건 아니겠지? 내려가던 중간에 멈춰서버리는 건 아니겠지?
계속해서 드는 불안감에 안절부절하던 무렵, 자신의 이런 불안감을 눈치챘는지 건우는 너무 무서우면 손을 꼬옥 잡아도 된다고 당부하듯 말하며 안전바를 내려 고정시킨다. 그런 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이고는 자신도 살짝 떨리는 손으로 자신 앞에 있는 안전바를 내려 고정시킨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더 강해지는 긴장감.
곧이어 들려오는 출발한다는 방송과 더불어 롤러코스터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고, 레일을 따라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철컥, 철컥, 하는 롤러코스터가 올라가는 소리에, 덩달아 뒤로 기울어지는 자신의 몸. 점점 멀어지는 땅과 작게 보이기 시작하는 사람들. 긴장감과 두려움으로 자신의 몸은 딱딱하게 굳어갔고, 자신의 손은 안전바를 단단히 움켜잡는다.
"하하... 생, 생각보다 되게 높게 올라간다. 그, 그치?"
그래도 애써 괜찮은 척, 건우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자신의 목소리는 살짝씩 떨려왔고, 자신이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정말로 이 롤러코스터, 내 생각보다도 훨씬 더 높은걸.
/ 용케도 기억하고 있다니요! 당연히 기억하고 있죠! 설마 모를거라고 생각하신 건가요? 우와, 그건 실망인걸요? 음... 사실 저도 처음에는 정말로 반년까지 갈까, 했는데 정말로 됐네요. 진짜 신기하게도 말이예요. ㅎㅎㅎㅎ
그, 그런데 성녀님이라니...?! 그건 절대 아니예요! 음, 뭐라고 할까. 사실 저 역시도 자주 봤고, 자주 경험했거든요. 말없이 사라지거나 돌아온다고 해놓고 돌아오지 않는 분들을요. 끊임없이 계속 기다리고, 계속 퇴짜맞고를 반복하면서 남아서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을 아주 잘 알게 되었어요.
게다가 예전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건우주의 바로 전 1:1을 봤었는데 건우주께서 너무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마지막 용기를 끌어모아 찔러본거예요. 이런 분이라면 퇴짜를 맞아도 기분 안 나쁘게 마지막으로 끝낼 수 있겠다, 싶어서요. 그런데... 그 마지막이겠거니, 마지막이겠거니, 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반년이네요. ㅎㅎㅎ
음, 아무튼 그래서 저는 반드시 돌아오기로 마음 먹었어요. 게다가 건우주와 천천히 잡담도 나누다보니 알게 되었거든요, 건우주께서도 그런 상처가 많으신 분이라는걸요. 그래서 더더욱 돌아오리라, 하고 마음 먹었어요. 예전에도 말했듯이, 건우주의 1:1 관련 상처를 치유해드리고 싶어서요. 게다가 이렇게 잘 맞고, 멋지고, 좋은 분께 상처드리고 싶지도 않았구요. ㅎㅎㅎㅎ 좋은 기억만 드려도 부족한데 상처는 무슨!
저하고 돌리면서 힘드시지 않았다면 정말 다행이예요. 저는 끝까지 배려해드릴 생각이랍니다. 그러니 천천히 써주셔도 돼요, 건우주. 그리고 저 역시도 이 이야기, 너무 재밌고 즐거워요. 네, 건우주께서 멋진 파트너가 되어주신 이상, 저 역시도 멋진 파트너가 될거예요! ㅎㅎㅎㅎ
그, 그리고 도망은... (외면) 으윽! 이런 때를 위한 딸기우유맛 사탕이었군요! 이, 이러면 돌아올 수 밖에 없겠네요. (돌아오기) 그나저나 하트라니! 역시 귀여우셔라! ㅎㅎㅎㅎㅎ 네, 저도 건우주를 만나서 정말로 다행이예요. 앞으로도 즐겁게, 잘 부탁할게요! 마찬가지로 건우주아 흥해라!! ...인데 이번에는 건우주께서 도망치기예요?! ㅋㅋㅋㅋㅋ 돌아오세요! 안 그러면 저 울거예요? 건우주 부르면서 펑펑 울거예요? 저, 하겠다면 하는 사람이니 어서 돌아오세요! (울 준비) -
757 건우주 (07821E+52) 2016. 11. 28. 오전 12:01:46아..아하..아하하하하하...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미안해요. 주아주. 답레 쓰던게 날아가버렸어요. 다 썼는데 날아가버렸어... ;ㅁ; 다..답레는 제가 내일 일어나서 쓰도록 할게요!! ㅠㅠㅠㅠㅠㅠㅠ 기다렸을텐데 죄송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내일 답레와 함께 다시 찾아오도록 할게요! -
758 건우 - 주아 (07821E+52) 2016. 11. 28. 오전 1:54:03어느새 줄은 점점 더 앞으로 향하고 나와 주아가 탑승할 차례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롤러코스터를 탑승했다. 앞의 레일은 말 그대로 엄청나게 높게, 높게 올라가는 구간으로서 우리를 맞이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바로 뒤는 빠르게 낙하하는 급낙하 구간. 고소공포증이 없는 이라도 이건 조금은 긴장할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저 높은 곳에서 급격히 떨어지면 가속도가 장난이 아닐테고 스릴 또한 장난이 아닐테니까. 그러기에, 나도 모르게 조금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침을 꿀꺽 삼키고 나는 주아와 함께 중간쯤 되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바로 옆에 있는 주아에게 너무 무서우면 손을 꼬옥 잡아도 된다고 당부하듯이 얘기하자 주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처럼 안전바를 내려 고정시켰다. 그 손이 살짝 떨리는것처럼 보이는 것은 절대로 내 기분탓이 아닐것이다.
철컥. 정말로 차갑고 냉정한 철소리에 다시 한번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긴장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곧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떴다. 그것은 곧 롤러코스터가 저 엄청난 경사로를 올라간다는 이야기였다.
철컥,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롤러코스터는 점점 레일을 따라서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높이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땅과 그 위의 사람이나 건물들이 점점 멀어지면서 작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그것들은 전부 개미 크기 정도로밖에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생각보다 높은 높이 때문인지, 얼핏 본 주아의 몸은 누가 봐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딱딱하게 굳어가고 있었다. 안전바를 꽉 잡은채로 주아는 나에게 애써 괜찮은 척 말하지만 그 목소리에선 떨리는 느낌이 전해져오고 있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지금 우린 나조차도 긴장이 될 정도로 높게 올라가고 있었다. 주아라고 태연할 수 있을까?
"괘, 괜찮아. 롤러코스터니까 원래 이런거야. 롤러코스터가 다 그런거지. 응. 괜찮아."
애써 태연한 척, 괜찮은 척 말해보지만 내 목소리도 상당히 떨리고 있었다. 침을 꿀꺽. 꿀꺽. 꿀꺽. 3번 삼킬 무렵, 롤러코스터는 드디어 정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천천히 앞으로, 직선코스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 없었다. 그 바로 앞은 급하강 구간이었다.
이제 곧 떨어진다는 것을 직감하면서, 나는 안전바를 꽉 잡았다. 그리고 한 손은 주아를 향해서 살며시 내밀었다. 그리고 떨어지기 전,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주아야.. 사랑해애애애애애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롤러코스터는 그대로 급하강을 했다. 그리고 정말로 빠르게, 정말로 빠르게 내려가면서 내 말을 이상하게 변형시켜버리고 말았다. 입을 벌린 탓에 비명 아닌 비명이 제대로 흘러나왔다. 정말로 엄청난 스릴감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마치 땅으로 피슈우유웅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하면 좋을까? 그리고 그 속도감을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롤러코스터는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빠른 속도로 높은 경사를 오른 후에 다시 빠르게 급하강을 하기도 하고, 중간에 360도로 회전하는 코스를 돌기도 하고, 2번 연속으로 360도로 회전하기도 하고, 그야말로 정신 없이 롤러코스터는 우릴 태우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온 몸으로 느껴지는 짜릿한 스릴감. 그 스릴감 속에서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나 역시도 크게 비명을 지르면서 빠른 속도감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 그렇게 나아가다보니, 어느새 저 앞에서 끝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저 높은 언덕만 올라가고 내려가면 끝이건만.. 롤러코스터는 끝까지 올라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갑작스런 사태. 예상도 못한 사태에 내 눈은 휘둥그래졌다.
"뭐, 뭐야? 왜 안 올라가아아아아아아아아악!!"
갑자기 롤러코스터는 뒤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대로 빠르게 급하강을 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예상도 못한 하강이였다. 올라가지 않고 뒤로 하강하다니.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놀랐는지 엄마!!! 라던가 그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나 역시도 입에서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니, 일부로 크게 지르는 것에 가까웠다. 롤러코스터는 이렇게 크게 비명을 질러야 재밌는 법이니까. 아무튼 그렇게 뒤로 가던 롤러코스터는 다시 멈춰선 후에 다시 천천히 앞으로 가서 이제는 제대로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끝에서 다시 한번 급하강을 하면서 모두의 입에서 비명소리를 내지르게 만들었다.
결국 돌아왔을때는 거의 대다수가 정신이 오락가락한 상태였다. 물론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건 다 괜찮았는데 마지막에 뒤로 떨어지는 것. 그것이 엄청났다고 해야겠지. 그 덕분에 나도 진이 다 빠진 상태였다.
그 상태에서도 주아는 괜찮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겨우겨우 목소리를 이어가면서 말했다.
"주..우아야....괘...괜찮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난..조금 힘든것 같아. 아하.."
애써 태연해보려고 노력을 해도 목소리는 태연해지지 않았다. 그저, 그저 웃음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자려고 했지만 잠이 오질 않아서 그냥 답레를 다시 썼습니다. 중간에 잠시 쇼핑할게 있어서 나갔고.. 답레를 쓰려고 했는데.. 그 F5키를 눌러버려서.. 다 썼는데 F5키를 눌러버려서..순간 멘붕이 와버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날아가다니! 복사도 안했는데 다 날아가다니..! 아... 사람이 실성하면 이렇게도 될 수 있구나 싶어서 그저 웃었습니다. 하하하하...(눈물) 그래도 어떻게든 2시전에는 쓰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자는 시간 전이에요!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서 어떻게든 진정하고 다시 쓸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자고 쓰려고 했는데..그냥...그냥..다시 쓰는게 좋을 것 같아서..결국 썼습니다.(털썩) 아..이러면 주아주에게 혼날 것 같은데.. 한번 혼나도록 하죠.
아무튼, 정말로 반년이네요. 네. 그리고 이제는 반년 +1이고요. 이렇게 한달 한달 지나가면 정말로 1년이 될지도 몰라요. 그때면 건우주아 이야기는 어디까지 흘러가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해지기 시작하네요.
음..그리고 저와 주아주는 정말 많이 닮았지만 사라지고 돌아오지 않는 분들에 대해서 상처받은 것도 많이 비슷한 편이죠. 아무래도. 그 분들에 대해서 사정은 있다고 애써 생각하고 싶지만, 네.. 애써 생각하고 싶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접속을 해서 사정이 있어서 못하게 되었다라고 말하는거 솔직히 5분도 안 걸리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그거 말하는게 무서워서 익명을 이용해서 도망치는 사람들. 솔직히 말하면 이해하고 싶지 않아요. 상대가 얼마나 기다리는지 알면, 차라리 당당하게 사정이 있어서 이젠 못할 것 같다고 말하는게 맞으니까요. 그러기에 전 1:1 상황극 자체를 크게 신뢰하진 않았어요. 늘 퇴짜받았으니까. 늘 버러졌으니까. 늘 그렇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주아주와 만나고 6개월. 이제는 오히려 욕심이 나네요. 이 분하고 정말 갈만큼 가보고 싶다..라고... 네. 그렇게 생각하게 되네요. 그리고 저도 주아주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어요. 저만 상처를 입은게 아니잖아요? 주아주도 상처를 많이 입었잖아요?
그리고 울면 어떡하나요. 눈물을 이용하다니! 큭! 반칙이다! 반칙이다!! 반칙이다!!! (슬금슬금) 다시 돌아왔습니다. 우으..울지 마요. 울면 제 마음 너무 약해져요.
.....아무튼...건우주가 어떻게든 멘탈을 끌어모으고서 다시 답레를 썼습니다. 그리고 전 자러 가보겠습니다. 이번에는 1시 59분 59초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 -
759 주아 - 건우 (89026E+53) 2016. 11. 28. 오전 10:24:35어느새 더 짧아진 줄에, 다가온 자신들의 차례. 롤러코스터의 중간 부분에 함께 탑승하자 보이는 롤러코스터의 레일은, 정말로 그 경사가 장난이 아니었다. 하늘을 뚫고 올라갈만한 높이에, 그 뒤로 바로 이어지는 급낙하 구간. 다행히 고소공포증은 없는 자신들이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구조는 저절로 긴장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자신의 긴장감을 눈치챈건지, 건우는 저도 약간 긴장했으면서도 자신에게 너무 무서우면 손을 잡아도 된다고 당부했고,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똑같이 안전바를 내려 고정시킨다. 그렇지만 여전히 살짝 떨리는 손. 철컥, 하고 안전바를 단단히 고정시키자 곧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린다. 이제 시작이야, 도망칠 수 없어, 하는 생각이 들자 롤러코스터는 곧 서서히 레일을 따라 출발하기 시작한다.
철컥, 철컥, 하며 그 가파른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는 롤러코스터. 그 엄청난 경사에 자연히 뒤로 기울어진 자신들의 몸. 높게 올라갈수록 점점 더 멀어지는 땅과 작아지는 그 위의 사람들. 자신의 생각보다도 더 높게 올라가자 긴장감에 몸은 딱딱하게 굳어갔고, 자신의 앞에 있는 안전바를 놓칠세라 꽉 잡으며 건우에게 애써 괜찮은 척 말을 건다. 그러나 자연스레 떨리는 자신의 목소리.
건우도 그런 자신의 말에 괜찮다고 대답하지만, 그의 목소리 역시 상당히 떨리고 있었다.
"그, 그렇지? 원래 다 이, 이런거니까. 롤러코스터는..."
그런 그의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못 들은 척하며 어떻게든 그의 말에 대답한다. 그리고 그렇게 대답을 하자 어느새 도달한 정점. 천천히 직선 코스 위를 나아가는 롤러코스터. 하지만 그 직선 코스는 마냥 좋아할만한 코스는 아니었다. 폭풍이 들이닥치기 전의 그 고요함. 딱 바로 그것이었으니까.
이제 곧 떨어진다, 는 생각이 들자마자 건우는 안전바를 꽉 잡더니 한 손은 자신을 향해서 내민다. 그 손을 바라보고는 자신도 똑같이 한 손으로는 안전바를 꽉 잡고 다른 한 손은 건우의 손을 꼬옥 잡는다. 숨이 막힐 것 같은 긴장감에 살짝 떨리는 맞잡은 손. 떨어지기 전, 건우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자신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 그런 그를 두려움이 들어있는 눈으로 마주 바라보자 건우는 또다시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했고,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신들의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느낀다.
"....!!!!!"
사람이 너무 놀라면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다고 했던가. 바로 옆에서 비명을 지르는 건우와는 달리 숨을 헉, 하고 들이마신 채 비명조차 그 안으로 삼켜진다. 도저히 입을 열고 비명을 지를만한 틈이 없는 급하강과 미친듯이 붙는 가속도.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듯한 느낌에 몸이 튕겨져나갈 것만 같아 안전바와 건우의 손을 더 세게 꽈악 잡으며 공중으로 떠오르는 듯한 몸을 억지로 붙잡는다.
그렇게 얻은 속도로 롤러코스터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처음 것보단 덜하지만 나름 높은 경사를 오르고 다시 급하강을 반복하기도 하고, 중간에 360도로 회전하는 코스도 돌고, 2번 연속으로 360도 회전하기도 하며 정신없이 달려나간다.
처음의 그 두려움과 긴장감은 어느새 짜릿함으로 바뀌어 비명을 지르면서 그 스릴감을 즐기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같이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그렇게 달려가다보니 어느새 저 앞에 보이는 마지막 코스. 저 높은 언덕을 올라가고 다시 내려가면 이 롤러코스터도 끝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레일을 따라 올라갈 무렵, 갑자기 롤러코스터가 그 자리에 멈추어서자 정말로 놀라 온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순간 드는, 롤러코스터를 타기 전에 했던 걱정. '롤러코스터가 고장이 나 중간에 멈추면 어떡하지?'
창백하게 질린 채, 마음 속으로 끊임없이 어떡해, 어떡해, 를 반복해 중얼거리던 그 때, 당황하는 건우의 목소리가 비명으로 바뀜과 동시에 몸이 갑자기 뒤로 떨어지며 앞으로 쏠림을 느낀다.
어, 어, 어? 뭐, 뭐야?! 뭐, 뭐야, 이거?!
"꺄아아아아아아악!!!"
마치 공중에서 떨어지는 듯한 느낌으로 뒤로 급하강을 하며, 상당히 놀란듯핫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비명을 내지른다. 뒤로 떨어지는 건 전혀 예상도 못했고, 마음의 준비도 못했으니 본능적으로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미친듯이 느껴지는 속도감과 중력과 바람. 바람을 가르며 뒤로 가던 롤러코스터는 곧 다시 멈춰서더니 다시 천천히 앞으로 가서 언덕을 오르고는 마지막으로 급하강을 한다.
천천히 직선 코스 위를 움직이며 처음 출발했던 그 장소로 돌아오는 롤러코스터 안. 자신들뿐만이 아니라 거의 대다수가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멍하게 앉아있던 그 때,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더니 겨우겨우 목소리를 이어가며 괜찮냐고 물어온다. 태연한 척하려고 해도 전혀 태연하지 않은 목소리. 헛웃음을 계속 짓는 그를 바라보며 똑같이 간신히 목소리를 낸다.
"으...응. 나는 괜, 괜찮...아... 다, 다시 타라고 하면... 조...조금 힘들 것 같...지만..."
어떻게든 웃어보이며 그의 말에 대답하고서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안전바를 붙잡고 있던 손을 뻗어 바람에 의해 헝클어진 그의 머리를 차분하게 정리해준다. 확실히 미친듯이 달리긴 했나보네. 건우, 머리가 이렇게 헝클어진 건 처음 보는 것 같아. 다시 처음처럼 깔끔해진 그의 머리를 보고서는 만족한 듯 배시시 웃는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처음 출발했던 그 위치로 돌아온 롤러코스터는 곧 멈춰섰고, 이용해줘서 감사하다는 마무리 멘트를 날리는 안내방송이 울려퍼진다.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서서 나가는 다른 승객들을 따라 안전바를 다시 올린 후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긴장이 풀려서 그런건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몇 번을 끙끙거리며 일어나려고 하지만 혼자서는 무리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그, 그렇다고 건우에게 도움을 청하기에는...
어떻게든 혼자서 일어나려 다시금 몇 번 시도해보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실패한다. 안되겠다... 결국엔 한숨을 푹 내쉬더니 건우를 바라보며 멋쩍은 듯 웃는다.
"저기, 건우야. 정말 미안한데 손 좀 잡아줄 수 있을까? 다리에 힘이 잘 안 들어가..."
/ 아니, 건우주. 저희 합의했었잖아요? 부담되기 싫으니 서로 편할 때에 답레 쓰자구요. 그러니까 사과하지 말아주세요. 가뜩이나 장문인데 다 날아가버리면 정말로 멘붕인 건 저도 잘 알고있으니까요. 그리고 건우주의 잠이 더 중요하지, 답레가 더 중요한가요? ㅎㅎㅎㅎ (눈물 닦아주기) (쓰담쓰담) 엄청 늦은 시간이었잖아요, 저 때. 물론 건우주께서 주무시는 2시 전이긴 하지만 역시 늦은 시간이었잖아요! 이번엔 특별한 날이었던만큼 특별히 안 혼낼테니 다음번엔 그냥 푹 주무시고 나중에 써주세요. 그나저나 저에게 다시는 안 혼날거라던 건우주께서는 어디 가셨을까요~ ㅋㅋㅋㅋㅋ
음, 정말로 1년이 된다면... 건우주아 이야기는 지금과 비슷하면서도 더 다정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저도 궁금한만큼 정말로 그 때를 기쁘게 맞이하고 싶네요. ㅎㅎㅎ
그리고 확실히 저희들은 이런 것까지 비슷하죠. 기왕이면 이런 것은 닮지 않았으면 했지만 이런 것까지 닮았네요, 정말로. 네, 그런 분들의 사정을 생각하고 싶지 않은 마음, 이해해요. 저도 솔직히 말하자면 그러니까요. 정말로 접속해서 레스를 작성하는 시간, 5분도 안되니까요. 저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5분도 쓰고싶어 하지 않았으면 왜 나랑 상의를 하면서 기대감을 심어주셨는지... 같은 생각이요. 이해하고 싶지 않으면 이해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건우주. 너무 그렇게 스스로를 상처주시지 말아주세요. 물론 제가 이런 말할 자격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현 파트너로서 대신 허락해드릴테니까요! ㅋㅋㅋㅋ
그리고 저 역시, 건우주와 만난지 6개월.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도 욕심이 나고 있어요. 그러면 저희 같이 욕심 좀 부려볼까요? ㅎㅎㅎㅎㅎ 정말로 갈데까지 가봐요. 겸사겸사 서로의 상처도 치유하면서요!
그리고 저는 딸기우유맛 사탕같은 강력한 게 없으니 건우주를 돌아오시게 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잖아요? ㅋㅋㅋㅋㅋ 멀리 떨어지시면 훌쩍일거라고 예전에 그랬던 것 같은데 전부 잊어버리셨군요! 그러면 못 도망치시게 동시에 기습 충전입니다! (꼬옥) (토닥토닥)
아아, 역시 늦게까지 깨어있어야 했어요. 건우주께 자장가 불러드려서 일찍 잠재우는건데! (후회) -
760 건우 - 주아 (07821E+52) 2016. 11. 28. 오후 12:55:06"..아..응. 당연히..잡아야지. 걱정 마. 부축해줄테니까. 아니,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어. 주아야. 미리 사과할게! 미안!!"
롤러코스터가 끝나고 나서 기진맥진이 된 것은 다른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나와 주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도 반쯤 진이 빠져버렸고, 주아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있었다. 몇번이고 혼자서 일어나려던 주아는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면서 멋쩍은 웃음을 내보이면서 나에게 손을 잡아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다리에 힘이 잘 안 들어가긴 했지만, 그렇다고 주아를 그냥 내버려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안전바를 이용해서 나 자신의 몸을 지지한 다음에 주아에게 손을 뻗어서 주아의 몸을 일으켜세웠다.
그리고 그 상태로 주아의 몸에 팔을 감았고 가뿐하게 안아올린 다음에 롤러코스터 밖으로 천천히 걸어나왔다. 다리가 부들부들. 무겁다기보다는 아까전의 롤러코스터 때문에 기운이 많이 빠진거지만 그래도 충분히 들 수 있었다. 물론 내려놓으면 주아가 또 다시 얼굴이 빨개져서 나를 마구마구 때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해서 나올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주아는 지금 다리에 힘이 많이 풀린 것 같으니까. 물론 이렇게 하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당연히 이쪽으로 향하겠고 어쩌면 오오- 하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 당연히 나도 부끄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주아를 생각하는 마음이 부끄러움을 이기기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롤러코스터를 나오자마자 바로 나는 주아를 땅에 내려주었고 몸에 감은 팔을 풀고 어깨에 올린 후에 천천히 부축하면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넘어질까 천천히,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조심...
"갑자기 안아서 미안해. 하지만 빨리 나와야하니까. 다른 사람들 다 기다리고 있고 말이야."
우리가 빨리 나오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그만큼 더 오래 기다려야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양해를 구하듯이 말하면서 땅으로 향하는 계단을 조심조심. 한 손은 주아의 어깨에, 다른 한 손은 계단의 난간을 잡고 천천히, 천천히 내려왔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땅을 밟으며 나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제 롤러코스터에서 빠져나왔구나 싶었다. 롤러코스터를 정말로 많이 타봤다고 자부할 수 있었지만 이번 것은 정말로 너무 심장떨리게 만들었다. 마지막 코스 쪽이 특히 그러했다. 높게 올라가는 도중에 갑자기 멈춰서다니. 그것만으로도 심장이 멈출 것 같은데 갑자기 뒤로 떨어지니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장치인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마지막 코스쪽의 레일을 바라보았다. 미리 롤러코스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왔어야했나라는 생각을 살짝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다 끝난 상황이기에 후회한다고 해도 시간이 되돌아가는 일은 없었다.
"우리 이대로 조금만 쉬자. 바로 다른 놀이기구 타기에는 아무래도 조금 힘드니까 말이야. 하하.. 하하하. 미안해. 미안해. 나도 솔직히 다리 힘이 조금 풀리네."
근처에 보이는 벤치에 나는 털썩 주저앉듯이 앉았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대로 다른 놀이기구로 간다면 갈 수 있겠지만, 여러모로 민폐가 되면 곤란하기에 아주 잠깐이나마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숨을 고르면서 주변의 풍경을 잠시 바라보았다. 정말로 수많은 이들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도 마찬가지. 지금 이 분위기는 너무나 평화로웠다. 놀이동산 특유의 행복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잠시 말 없이 그 분위기를 즐겨보았다.
저기 보이는 연인도, 그리고 저기 보이는 4인 가족도, 그리고 저기 보이는 사람들도..전부 행복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한 손에 곰돌이 풍선을 꼬옥 쥐고 환하게 웃고 있는 저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진짜 평화롭다. 여기. 그치?"
별 의미없는 이야기를 주아에게 건넨 후에 나는 주아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금 주아는 이 데이트를 행복해하고 있을까? 물론 주아가 미소를 잃은 적은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 계속 궁금했다.
주아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작게 중얼거리듯이 이야기했다.
"이 시간이 영원히 지속되었다면 좋겠어. 정말로."
절대로 이뤄질리 없는 바램을 입에 담았다. 당연히 이 소원은 이뤄질리가 없었다. 시간이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비슷하게나마 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은 있었다. 내가 주아와 사귀는 동안 행복한 시간을 계속 유지한다면 적어도 우리 둘에게만큼은...
그런 실없을지도 모르는 생각을 하면서 웃어보였다. 정말로 행복하고 편안한 미소였다. 더운 여름날씨에도 간단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슬슬 다음 코스로 가볼까? 이대로 의미없이 쉬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우니 말이야. 다리에 힘도 돌아왔거든. 조금이라도 더 즐겨야지. 우리 예쁜 여자친구하고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그랬었죠. 저도 모르게 그만.. 아니..그냥 날아가자마자 멘붕을 겪은 모양이에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아, 아무튼 이제는 그런 거 없습니다! 절대로 없습니다!! 그리고 2시 전에는 안 자니까 괜찮다구요! 제 마감 시간은 2시입니다! 물론 그 이후는 저도 자니까 힘듭니다만.. 아무튼 이번엔 특별한 날이라서 조금 무리를 한 것 뿐입니다. 다음번에는 그런거 없습니다. 어, 없다구요! 정말로!!
그리고 정말로 생각도 비슷하네요. 우리 둘은 말이죠. 음. 진짜로 뭐라고 하면 좋을까. 상의할때는 정말로 즐겁게 잘 상의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상대 캐릭터가 너무 취향이니 뭐니 이런 말은 하는데, 사실..그것도 믿기가 힘든게 아무래도 현실이니까요. 정말로 취향의 캐릭터라면 갑자기 자리를 비운다거나, 말 없이 사라진다거나, 상대를 일방적으로 기다리게 한다거나 그럴 일은 절대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취향의 캐릭터라면 계속 돌리고 싶은게 당연할텐데.. 정말 미안해서라도 글을 남기는게 당연할텐데.. 어째서..?! 그리고 스스로를 상처준다기보다는..그냥 그랬다는거죠. 상처를 스스로 받을 정도의 사람은 아니거든요. 저. 그냥..뭐, 그렇다는거에요.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이해할 부분은 또 이해해야할테니까요. 갑자기 사고를 당한다거나 그럴 가능성도..가끔은 있을테니까요. 물론 하루만에 사라진 사람이 어디 그런 이가 있겠냐만.. 아무튼 그러합니다.
그리고 같이 욕심 부려보도록 하죠!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끝까지 즐겨보자고요. 이런저런 이야기 펼쳐가면서요. 사실 지금도 상당히 많이 한 것은 사실이지만요. ㅎㅎㅎㅎㅎ 단체 스레를 해도 한 캐릭터와 10번 이상 일상 돌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요. 보통은. 아. 물론 그 스레가 장기 스레라면 가능성은 있는데 요새는 스레를 펼쳐도 금방 금방 없어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슬픈 현실이에요. 설정 힘들게 짜시고 스레도 힘들게 열었을텐데, 금방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 말이죠.
아무튼 기억은 하고 있었답니다. 네. 기억은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진짜로 사용할줄은 몰랐단 말이에요! 눈물 필살기라니! 정말로 강한 최종병기라고요! 그거! 으아아아!! 진짜로 너무 강력해서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거..(덜덜덜)
그리고 늦게까지 깨어있다니. 안되죠! 그건! 학교도 가시는 분이! 앞으로는 그럴 일 없으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기습충전. 그럼 저도 충전해드리죠!(꼬옥(토닥토닥) -
761 주아 - 건우 (32123E+50) 2016. 11. 28. 오후 3:47:21생각보다도 더 엄청난 롤러코스터의 위력에 결국 다른 승객들처럼 온 몸의 힘이 쭉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그런 상태에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해봐도 이미 힘이 풀려버린 다리는 자신의 몸을 제대로 지탱해주지 못했고, 몇 번이나 시도를 해봐도 도저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결국엔 포기하듯 한숨을 푹 내쉬고는 건우를 바라보며 멋쩍게 웃으며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건우는 부축해줄테니 걱정 말라고 얘기하더니 곧 다른 생각이 났는지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며 사과를 건넨다.
"...? 갑자기 사과는 왜... 꺅?!"
안전바를 이용해서 저 스스로의 몸을 지지한 다음에 손을 뻗어 자신의 몸을 일으켜세워주는 건우에게 의아한 듯 물었지만, 그런 자신의 말은 곧 짧은 비명소리로 끝이 난다. 순식간에 공중에 들려진 자신의 몸. 어느새 자신의 몸에 팔을 감고 건우는 그대로 자신을 안아올렸고, 그에 깜짝 놀라 두 눈이 동그래지며 자신도 모르게 두 팔로 건우의 목 부근을 감는다.
자신이 무거운건지, 아니면 건우가 기운이 많이 빠진건지, 부들부들 떨리는 건우의 다리. 그리고 주위에서 들려오는 오오- 하는 짓궂은 소리들과 왠지 모르게 자신들에게로 집중된 듯한 시선. 간간이 휘파람 소리까지 들려오는 듯한 느낌에 결국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건우의 어깨 부근에 묻어버린다.
그렇게 롤러코스터를 나오자 건우는 바로 자신을 땅에 내려주었고, 감았던 팔을 풀고 어깨에 올려 자신을 부축해주면서 함께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여전히 다리에 힘은 잘 안 들어갔지만, 그래도 아까보다는 힘이 들어왔기에 그에게 조금씩 기대며 천천히,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건우의 사과. 다른 사람들이 다 기다리고 있었기에 빨리 나와야했다고 양해를 구하듯이 말하는 그의 말에 슬쩍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한다.
"괜, 괜찮아. 제대로 못 일어선 내 잘못이지, 뭐. 확실히 네 말대로 빨리 나와야하기도 했고 말야. 오히려 내가 미안해. 너도 많이 힘 빠졌을테고 나... 많이 무거웠을텐데..."
왠지 모를 창피함과 미안함이 마구 뒤섞인 마음으로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를 낸다. 이, 이럴 줄 알았다면 어떻게든 혼자 일어나볼걸... 건우에게 너무 미안해서 어떡하지?
그러나 그렇게 마음 속으로 아무리 후회해도 이미 끝나버린 일.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도 여전히 건우에게 기대어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와 마침내 땅을 밟고 선다.
그제서야 돌아온 다리의 힘과 땅을 디디고 있다는 감각.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건우처럼 똑같이 마음 속으로 휴우, 하고 숨을 돌린다. 드디어 제대로 일어설 수 있게 됐네. 정말로 여러모로 엄청난 롤러코스터였어. 나름 롤러코스터같은 것도 잘 탄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던건가? 특히 처음의 그 급낙하 구간이랑 마지막에 순간 멈췄다가 뒤로 가던 그 구간은 정말로... 무서웠어.
새삼 다시 심장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에 애써 고개를 양옆으로 저으며 생각을 지워버리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이번 롤러코스터가 힘들었던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었는지, 건우도 이대로 조금 쉬자며 저도 솔직히 다리 힘이 조금 풀린다고 사과를 전한다.
"아냐, 사과할 필요 없어. 안 그래도 나도 조금만 쉬자고 말하려고 했거든. 아무래도 둘 다 조금 지친 것 같으니까 말야."
근처에 있는 벤치에 털썩 주저앉듯이 앉는 건우를 따라 자연스레 그 옆에 앉으며 가볍게 웃어보인다. 그렇게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자 곧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주위의 평화로운 풍경.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전부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정말로, 평화롭고 행복한 풍경.
저 쪽에 보이는 연인과 그 근처에 보이는 4인 가족. 어린 아이를 목마 태우고 즐겁게 웃고있는 젊은 부부와 한 손에 곰돌이 풍선을 꼬옥 쥐고 환히 웃고 있는 한 아이의 모습. 하나같이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져왔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건우는 진짜 평화롭다며 자신에게 말을 걸었고 그런 그를 똑같이 마주본다.
"그러게. 정말로 너무 평화로워. 그래서 보기 좋아.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들 행복한 것 같아서 말야."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그의 말에 대답한다. 응, 정말로. 나는 지금 정말로 행복해, 건우야. 너와 함께 있다면 나는 안 행복한 때가 없어. 너라는 아이 그 자체가 나에게 있어 행복이니까. 네가 없다면 난 아마 그 어떤 즐거운 경험을 해도 행복하지 않을거야. 심지어 나 혼자 짝사랑을 했던 그 순간. 그 순간까지도 나는 너를 볼 수 있음에 행복해했으니까.
살며시 눈을 감고 작게 중얼거리듯이 얘기하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똑같이 가볍게 웃어버린다.
"나도 그래.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뤄질 리 없는 소원. 그렇지만 둘 다 같은 마음이라면 조금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행복하고 편안한 미소를 짓는 그를 바라본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을 맞으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건우를 따라 똑같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응, 슬슬 다음 코스로 가보자. 나도 우리 멋진 남자친구하고 조금이라도 더 추억을 쌓고 싶거든. 그럼 다음에는 어디 갈래, 건우야? 이번에는 바이킹? 아니면 다른 곳?"
/ 흐음, 과연 건우주께서는 다음번에는 안 그러실까요? 왠지 아닐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다구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새벽 2시는... 에휴, 제가 포기하는게 더 빠를려나요? 건우주께서는 하겠다고 하시면 정말로 하시니까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깜짝 놀랐어요. 정말로 이 정도까지 비슷한 분은 처음이라... 저도 똑같은 경험을 했거든요. 즐겁게 함께 상의하면서 캐릭터를 만들고, 제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고 해주셔서 기뻐하고, 상대방의 캐릭터도 정말 좋아하고... 그런데 상황을 돌리려고 하니 사라지셔서. 음, 그런 경험도 해봤답니다. 그래도 덕분에 건우주께서 얼마나 멋지고 좋은 파트너이신지를 더 잘 알 수 있는거니까요. ㅎㅎㅎㅎ 그리고 스스로를 상처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신다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역시 너무 이해하려고 하시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건우주. 물론 최소한의 이해할 부분을 이해하는 것까지는 괜찮겠지만 그래도 역시 조금 걱정되거든요. 스스로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주셨으면, 한답니다. 예전에도 이미 말씀드렸었지만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좋아요, 같이 욕심 부려보자구요! 정말로 끝까지 함께 즐겁게 즐겨봐요. 확실히 이미 많이 오긴 했지만요. 함께 상황을 돌린지 약 20번이 될테니 말이예요. 건우주 말씀대로 단체 스레에서도 드문 경우이기도 하고... 요즘은 뭔가 새 스레가 제대로 살아남는 것을 보기 힘든 것 같아요, 정말로. 스레주라는 힘든 직위를 맡은 만큼 스레에 대한 애정도 많으실텐데,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죠...
그나저나 역시 건우주께서는 눈물에 약하셨군요! 후후후, 앞으로도 열심히 이용해야겠네요. 건우주의 약점을 벌써 여러 개 알아냈으니 상황에 맞춰 골고루 써먹어야겠어요!
그리고 학교는 괜찮답니다~ 어차피 가도 할 게 없어서 잠자거든요. ㅋㅋㅋㅋㅋ 꿈도 안 꾸고 푹 잠들어서요. 그리고 역시나 충전은 좋아요! 역시 중요한 일이 끝났어도 충전은 이어가는게 좋아요. 뭔가 되게 훈훈하고 포근한 느낌이거든요. ㅎㅎㅎㅎ -
762 건우 - 주아 (07821E+52) 2016. 11. 28. 오후 6:17:17방금전까진 롤러코스터의 다이나믹한 코스 때문에 심장이 마구 쿵쾅쿵쾅뛰고, 정신이 혼미하기 그지 없었다. 말 그대로 혼돈 그 자체였었다. 실제로 나는 물론이고 주아도 털썩 주저앉을 정도였다. 물론 지금은 어떻게든 밖으로 나와서 벤치에 쉬고 있는 중이다. 벤치에 앉아있는 눈 앞의 풍경은 그야말로 평화롭기 그지 없었다. 놀이공원 특유의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엿볼 수 있는 즐거운 분위기는 평화로운 멜로디를 연주하면서 주변으로 잔잔하게 퍼뜨리고 있었다.
이 평화로운 순간. 주아와 함께 하는 순간을 영원히 누비고 싶다고 느끼면서 작게 영원히 이 시간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주아는 그 말을 들었는지 내 말에 가벼운 웃음소리와 함께 대답했다. 자신도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 말에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웃으면서 주아의 어깨에 다시 손을 올려 내 쪽으로 기대게 했다. 영원이라는 단어는 사실상 존재할 수 없다. 시작과 끝. 그것은 반드시 존재할 수밖에 없으니까. 단지 그 사이가 너무나도 길고 길 뿐이다. 그러니까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허상에 가까운 말. 하지만, 그래도 그 길이를 길게, 아주 길게 늘리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나와 주아가 함께 같이 있다면...
그 즐거운 추억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서, 즐거운 시간을 조금이라도 키우기 위해서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주아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에는 어디로 갈거냐는 주아의 물음에 나는 생긋 웃으면서 차분한 미소와 함께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디든지 좋아. 나는 너와 함께라면 뭐든지 즐거우니까. 자이로드롭과 번지점프만 빼고 둘러보자. 그러다보면 탈 것이 또 나올거야."
그 말을 남기고서 나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무엇이든지 상관없었다. 주아와 함께라면, 내 옆에 이 애가 함께 있다고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족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었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였다.
그리고 그 조건은 지금 제대로 맞춰졌다. 지금 나는 '주아'와 함께 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정말로 행복했다. 무엇을 타맂는 앞으로 둘러보면서 정하면 될 일이니까...
"그럼. 가보자! 뭐라도 좋으니까 구경하면서 생각해보자!"
그리고 시간은 정말로 순식간에 빠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파란 하늘은 세피아빛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면서 아름답고도 아련한 저녁노을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아침 일찍 나왔는데 어느새 저녁 노을이라니. 정말로 즐거운 시간은 빨리 흘러가는구나 싶어서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자이로드롭에 한번 타보자고 장난식으로 데리고 가기도 하고, 후룸라이드를 타기도 하고, 회전목마를 즐기기도 하고, 중간에 배가 고파서 가볍게 간식을 먹기도 하고, 퍼레이드가 보여서 그 퍼레이드를 구경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장난을 쳐보기도 하고, 포토존에서 나란히 사진을 찍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정말로 다양한 것들을 하면서 주아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로 저녁 노을이 지는 시간이 되었고, 나는 고개를 들어 그 저녁 노을을 잠시 바라보았다. 정말로 아름다운 세피아빛이었다.
지금 이 풍경과 분위기를 멜로디로 표현하면 어떤 분위기일까? 그렇게 생각해면서 머릿속으로 멜로디를 생각해보면서 주아의 손을 꼬옥 잡고 앞으로 걸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 눈은 저쪽에 보이는 관람차로 향했다.
저녁 노을이 지면 저 관람차를 타자고 주아와 이야기를 한게 떠올랐다. 정말로 전형적이라면 전형적이지만 연인끼리 관람차를 타고 저녁노을을 바라보는 것은 낭만 중의 낭만이었다.
"오늘 하루 정말로 즐거웠어. 주아야. 소꿉친구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어. 그때도 즐거웠지만 오늘도 정말로 즐거웠어. 아직 데이트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미리 인사 정도는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하하하. 앞으로도 또 데이트 계속 할텐데, 오늘따라 묘하게 아련하네. 정말 왜 이러나 모르겠네. 이거."
장난스럽게 웃어보이면서도 흐뭇하게, 아련한 미소를 내비췄다. 사실 이유는 나도 알 수 없었다. 앞으로도, 주아와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데이트를 할 텐데 왜 이런 느낌이 느껴지는걸까?
그만큼 이 즐거운 시간이 끝나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그러는걸까? 이유 모를 아련함과 아쉬움. 그것들을 느끼지만 그 모든 것을 입 속으로 삼켜버리고 나는 차분한 미소와 함께 손가락으로 관람차를 가리켰다.
"저거 타러 가자. 마지막으로. 괜찮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답레도 한번 날아갔었다고 하면 믿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영 일진이 안 좋은가봐요. 아. 맞아. 어제는 밤 12시를 넘겼으니까 오늘로 쳐야하나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안 그럴거에요! 절대로! 그리고 2시 ㅋㅋㅋㅋㅋ 포기하셔서 다행입니다! 저는 절대로 양보 안할거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그리고 아마 오늘은 이 이후로는 답레가 조금 힘들 것 같아요. 주아주. 자세한건 말하기 힘든데, 조금 사정이 있거든요. 그 사정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힘드네요. 음. 미안해요. 그러니까 오늘도 주아주는 답레 신경쓰지 말고 푹 쉬세요. 하루 정도는 푹 쉬어주는 것도 있어야죠. 안 그래요? 물론 틈틈히 쓴다고 하면 또 밤 12시쯤에는 올릴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오늘만이니까요. 오늘만 그런거에요.(끄덕) 그리고 욕심 부리는거 환영입니다. 그러고 보니 약 20번이라.. 정말로 많이 되었네요. 진짜로요. 신기할 지경이에요. 어느 한 사람과 그렇게까지 많이 돌려보는것은.. 진짜 거의 없었던지라.
아..그리고 주아주도 역시 상처를 많이 받은게 다 보여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요. 이리와요. 주아주. 내가 더 토닥여줄게요. 전 절대로 주아주를 버리지 않을거에요.(토닥토닥)
그건 그렇고 약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렇게 되면 저도 마음을 강하게 먹을 수 밖에 없나요?! 좋아요. 이제 눈물을 흘리셔도 무시....무시...무시...못하겠어요! 엉엉...!! 울지 마요! 주아주! 내가 늘 옆에 있어줄테니까!
그리고 역시 학교에서 느긋하게 보내시는군요. 하기사 수능 끝난 고3은 말 그대로 엄청난 잉여기니까요. 그러니까 이런 잉여기때 이것저것 많이 하세요. 1:1도 좋지만 다른 것들도 다양하게 하면서 못했던 것들을 다양하게 하셔야죠. ㅎㅎㅎㅎ 저도 12월달에는 꼭 수족관에 가보겠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이번에야말로 주아주에게 보여줄 개복치 사진을 찍어오도록 하죠! -
763 주아 - 건우 (81692E+49) 2016. 11. 28. 오후 11:27:17정말로 정신없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난 후, 그 여파로 인해 잠시 쉬기로 결정하고서는 건우와 같이 벤치 위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러자 곧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풍경. 즐겁고도 평화로운 오후의 한 때를 보여주는 사람들의 모습에 잔잔히 미소지으며 조용히 그 모습들을 눈에 담는다.
하나같이 다정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분명 자신들도 저 사람들의 시점에서 보자면 그런 다정한 분위기를 띠고 있으리라. 그렇다면... 이 분위기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어. 영원히, 그치지 않고, 계속.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있었는지, 건우도 작은 목소리로 영원히 이 시간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 작은 목소리였지만 자신에게는 충분히 들리는 목소리였기에, 가볍게 웃으며 똑같이 대답한다. 나의 마음은 너와 같으니까 말야. 언제나 그랬듯이.
그러자 건우는 아무런 말없이 조용히 웃으며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 저에게 기대게 한다. 그런 그의 손길을 따라 얌전히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가만히 미소짓는다. 이뤄질 수 없는 자신들의 소원. 그 자체가 불가능한 소원이라는 것쯤은 알고있었다. 애초에 '영원'이라는 것은 겨우 18살 소년, 소녀인 자신들이 바랄만한 단어도 아니니까. 그렇지만... 둘이 함께 있다면, 둘이 같이 동시에 영원을 바란다면, 조금쯤은 이뤄지지 않을까?
벚꽃잎부터 시작된 자신의 소원은 분명 이루어졌으니, 이번에도 제발 이루어지기를, 하고 마음 속으로 조용히 기도한다.
그러다 곧이어 건우가 천천히 일어서자 똑같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다음엔 어디로 갈지를 묻는다. 그러자 건우는 생긋 웃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어디든지 좋다며, 자이로드롭과 번지점프만 빼고 둘러보자고 대답한다. 자신이 싫어하는 자이로드롭과 건우가 싫어하는 번지점프. 딱 그 두 개를 자연스레 빼버린 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인다.
"그래. 그러면 그 둘만 빼고 둘러보자. 나도 건우, 너처럼 너와 함께라면 뭐든지 즐거우니까. 시간도 아직 많고 말야."
정말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들이 즐겁냐, 즐겁지 않느냐, 인 만큼 그의 말에 동의하며 같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라면 그냥 이렇게 계속해서 걸어가도 즐거웠기에 천천히 움직이며 다음엔 무엇을 탈지 천천히 탐색한다.
그러면서 자이로드롭에 한 번 타보자고 장난식으로 끌고 가는 건우를 다시 또 뭐하는 짓이냐며 때리기도 하고, 후룸라이드를 타고 살짝 젖은 옷은 말리고 하고. 결국 타게 된 회전목마를 웃으며 즐기기도 하고, 가벼운 간식을 나눠먹기도 하고. 화려한 퍼레이드 소리에 그 퍼레이드를 사진 찍으며 감상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건우가 친 장난에 똑같이 반격하며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동화가 테마인 듯한 포토존에서 나란히 사진을 찍어보기도 하고.
정말로 건우와 함께 이것저것을 하다보니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 새파랗던 하늘은 어느새 붉은 빛 저녁노을이 지고 있었다. 우와... 시간이 어느새 이렇게 됐구나. 건우하고 있으면 시간이 정말로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 정말로, 빠르게.
세피아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과 그 주변 풍경을 가만히 바라본다. 정말로 붉고 예쁘다. 너무 아름다워. 마치 보석이 빛나는 듯한 아름다움에 넋 놓고 그 노을을 바라보며 건우의 손을 꼬옥 잡고 앞으로 걸어간다.
그러다가 저 쪽에 보이는 관람차를 바라보던 건우가 자신에게 말을 걸자 노을을 보던 시선을 돌려 그를 가만히 바라본다.
오늘 하루 정말로 즐거웠다며, 아직 데이트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미리 인사 정도는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장난스럽게 웃는 그의 얼굴에는 흐뭇하면서도 왠지 모를 아련한 미소가 번진다.
"......"
분위기 때문일까. 앞으로도 자신들은 몇 번이고 더 데이트를 하게 될텐데 왠지 모르게. 정말로 왠지 모르게 오늘이 마지막인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조금 불안하면서도 아련한 그런 마음. 아쉬움이 조금 섞인 듯한, 도무지 한 가지 상태로는 정의내릴 수 없는 자신의 마음.
너무 행복하다, 생각되면 정말로 꿈인 것만 같아 불안했다. 그렇지만 이건 꿈이 아니야. 응, 절대 꿈일리가 없어. 왜냐면 지금도 이렇게 느껴지잖아, 건우의 손의 온기.
괜히 그의 손을 더욱더 꼬옥 잡으며, 조금 미묘한 심정은 전부 마음 속으로 숨겨버리고는 잔잔히 그에게 미소지어보인다.
"응. 나도 오늘 하루, 정말로 즐거웠어. 진짜진짜 즐거웠어, 건우야. 이렇게 연인으로서 다시 함께 와줘서 고마워. 확실히 앞으로도 계속 데이트 할텐데 뭔가 되게 아련하네, 우리. 으음... 어쩌면 저 저녁 노을때문이 아닐까? 옛날부터 노을은 약간 그런 아련한 이미지였잖아."
괜히 실없이 그런 소리도 해보며 애써 모든 것을 저녁 노을 탓으로 넘겨버린다. 아니, 어쩌면 조금은 맞을지도 모르잖아? 그야 저 노을은 정말로 뭔가 아련한 분위기니까 말야.
그런 생각도 해보면서 그 아련한 노을빛이 비추는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래. 절대로 꿈이 아냐. 한낱 꿈일리가 없어. 조용히 그의 얼굴만을 바라보자 곧 그 위에 퍼지는 차분한 미소. 곧 관람차를 가리키는 그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기자 보이는, 자신들이 약속했었던 관람차.
"물론 괜찮지. 약속했잖아? 저녁 노을이 질 때, 마지막으로 관람차를 타기로. 그럼 어서 가자, 건우야."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고는 그의 손을 더 꼬옥 잡으며 저녁노을에 의해 더 길어진 그림자를 등진다. 천천히 관람차로 향하는 발걸음은, 어딘가 모르게 조금 아쉬움이 가득했다.
/ 세상에... 오늘만 해도 벌써 두 번이나 날리셨다니...! 아무래도 오늘은 건우주, 답레 쓰실 상태가 아니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루에 두 번씩이나 날아가버리는거죠?! 그리고 역시나 새벽 2시는 제가 포기하는 게 더 빨랐군요. 절대로 양보 안 하신다니! 아니, 왜 하필 잠 부분을 양보 안 하시는거냐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그리고 이미 몇 번이나 말씀드렸듯이 저는 괜찮아요, 건우주. 사정이 있으면 당연히 그것을 더 중요시 여겨야죠! 굳이 틈틈히 쓰시지 않아도 되니까, 오늘은 그냥 답레 쓰시지 마시고 푹 쉬세요. 음... 사실 이 답레는 미리 다 써놨지만 혹시 바로 올리면 건우주께서 이어야한다는 부담 가지실까봐 일부러 늦게 올리는거랍니다. ㅎㅎㅎㅎㅎ 느긋하게 가기로 했잖아요? 그러니 그냥 천천히, 시간 나실 때 이어주세요.
그리고 환영이라고 말씀해주신 이상, 제대로 욕심쟁이가 되어야겠군요! 사실 정확한 횟수는 잘 모르겠지만... 약 20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 역시도 어느 한 사람과 이렇게 많이, 이렇게 길게 돌려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아서 신기할 따름이랍니다.
그나저나 상처를 많이 받은게 다 보인다니. 통찰력이 너무 대단하신 거 아닌가요, 건우주? ㅎㅎㅎ 역시 건우주께서는 마음씨가 정말 좋으신 것 같아요. 그러면 토닥임을 마다할 이유는 없겠죠? (꼬옥) (얌전히 받기) 그리고 당연히 저 역시도 절대로 건우주를 버리지 않을거예요. 약속할게요.
그리고... 무시하실 거예요...? 그럴거예요...? (시무룩) (고양이 눈빛) (울먹) ㅋㅋㅋㅋㅋㅋ 역시 건우주의 약점이 맞았군요, 이 부분! 그럼 약속한거예요? 꼭 옆에 있어주셔야해요, 알았죠?
사실 저도 다른 것들도 다양하게 하고 싶기는 한데 돈이... (외면) 그, 그래도 가고싶은 곳은 많으니까요! 꼭 가고야 말거예요. 그래서 막막 건우주께 자랑할거니까요! 그나저나 수족관에 개복치 사진이라니! ㅋㅋㅋㅋㅋㅋ 꽤 예전의 얘기였는데 아직 기억하고 계셨군요. 그러면 조금은 기대하고 있어도 되나요? ㅎㅎㅎㅎ -
764 건우 - 주아 (51623E+59) 2016. 11. 29. 오후 12:32:39세피아빛 붉은 저녁 노을. 그 저녁 노을 속에서 자연스럽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관람차의 모습이였다. 저녁 노을이 지면 저 관람차를 타기로 약속해서일까? 정말로 자연스럽게 시야에 관람차의 모습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 관람차를 바라보니 이젠 데이트도 끝이 다가왔다는게 느껴졌고 왠지 모르게 아련한 감정만이 들었다. 분명히 내일도 나는 주아와 만날테고 앞으로도 주아와 계속해서 시간을 보내게 될텐데 왜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되는걸까?
어쩌면 주아가 말한대로 저녁 노을 때문에 그런 감정을 느끼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주아의 말이 맞을 것이다. 옛부터 저녁 노을은 그런 느낌이었으니까. 그 증거로 나만이 아니라 주아도 아련함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아련한 감정은 죽어가지 않고 오히려 점점 커져만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아련한 감정을 억누르기로 했다. 끝이 아니니까. 이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이어질테니까. 우리들의 관계는... 나도 주아도 서로를 원하고 바라고 있으니, 절대로 헤어질리가 없을테니까.
"저녁 노을 때문일까? 지금 이 감정. 뭐, 어때? 어느쪽이건 우리들은 오늘을 이후로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함께 할테니까. 좋아! 저녁 노을에게 지지 말고 우리는 계속해서 즐거운 데이트를 하자! 마지막으로 관람차! 어서 가자! 이렇게 있는 것도 시간이 아까우니까."
손을 더욱 더 부드럽게,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꼬옥 붙잡고 그림자를 등지며 관람차를 향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그 발걸음에 묘한 아련함과 아쉬움만이 묻어나왔다. 하지만 그 아련함과 아쉬움을 이겨내기로 강하게 마음먹었다.
나도, 주아도 오늘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사이니까. 그러니까 아쉬워할 이유는 이제 없었다. 모든 것을 저 괜히 아련한 세피아빛 붉은 노을에게 돌려버리면서 나는 생긋 웃었다.
관람차로 이어지는 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덕분에, 나와 주아는 금방 안에 탈 수 있었다. 우리가 관람차 번호는 7번. 럭키세븐이라는 말도 있듯이 7번은 행운의 숫자로 통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배정된 관람차 번호가 7번이라는 것이 괜히 기분좋다고 느끼면서 생긋 웃었다. 혹시라도 넘어질까 손을 꼬옥 잡고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 관람차의 문을 열고 나란히 앉았다. 마주보고 앉을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나는 나란히 앉기로 마음먹었다. 연인이니까 기왕이면 붙어있고 싶었다.
우리가 탄 관람차는 천천히 땅과 멀어지며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정말로 느리고 느긋해서 바깥 경치를 편하게 구경하기 딱 좋았다. 롤러코스터를 탔을때처럼 땅과 건물, 그리고 사람들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점점 작아지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롤러코스터때처럼 긴장이 되고 침을 꿀꺽 삼키게 되고, 더 나아가 무섭다는 감정을 느끼거나 하진 않았다. 당연했다. 관람차를 타는데 무서워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무서워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잡고 있는 손을 놓고 주아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린 후에 내 쪽에서 바짝 주아에게 밀착했다. 오늘만 해도 벌써 몇번째 이렇게 밀착하는걸까? 아무것도 안해도, 이렇게 밀착해서 붙어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관람차 안은 그 누구의 방해도 없는 둘만의 공간. 영화나 만화, 소설처럼 다른 관람차 내부를 구경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설사 볼 수 있다고 해도 굳이 보려고 하는 이가 누가 있을까?
지금은 같이 탄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함께 저녁 노을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었다. 다른 관람차 안에서 무엇이 있건, 무엇을 하건 그것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러기에 나는 그렇게 바짝 밀착한 상태에서, 절대로 내 옆에서 떨어지지 못하게 꼬옥 붙여놓은 상태에서 고개를 돌려 창문을 바라보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노을빛은 더욱 더 붉고 아름답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절로 아련한 느낌의 세피아빛 붉은색.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주아와 함께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까?
"주아야."
조용히 주아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리고 시선을 창문에서 바로 옆에 있는 애 여자친구인 주아에게로 향했다. 기분 탓일까? 붉은 노을빛 때문인지 주아의 모습이 평소보다 더 아름답고 예쁘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느긋한 분위기 덕분일까? 정말로 모든 것이 멈춰버린듯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말을 해야겠는데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시선이 고정된것처럼 주아의 얼굴에 모든 것이 고정되어버렸다.
정말로 매력적인, 마치 사슴같은 그 두 눈망울을 바라보며 생긋 웃었다. 그리고 천천히 주아에게로 얼굴을 가져갔다. 분위기에 흘러가는거라고 해도 좋았다. 지금은, 지금은...
"....말했지? 관람차에서 마저 할거라고. 정말 예뻐. 넌. 나에게 아까울 정도로. 너무 매력적이야. 뭘 믿고 그렇게 매력적인거냐? 넌?"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천천히, 천천히 얼굴을 더욱 더 가까이 가져갔다. 방해하는 이도, 보는 이도 없다. 그저, 주아만을 바라보면서 생긋 웃어보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2번을 날렸습니다. 정말 여러 의미로 멘탈붕괴가 와르르르르. 진짜로 엄청났습니다. 왠만하면 제가 날리지를 않거든요.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결국에 중간에 복사 붙혀넣기를 자주하는 습관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리고 잠을 양보 안하니 뭐니 해도 전 원래 그 시간에 잤다구요! 제 생활관리를 하기에는 아직 멀었습니다! 주아주!! 하하하하!!
그리고 배려해줘서 고마워요. 어제는 아마 답레를 쓴다고 해도 쓰기 힘들었을거에요. 네. 진심으로요. 이유는... 미안해요. 말할 수 없어요. 적어도 제 입으로는... 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좀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렇게만 알아주시면 감사할 것 같네요. 아무튼!! 배려해줘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역시 주아주는 최고의 1:1 파트너에요! 정말로 고마워요! 다시 한번 배려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래도 이젠 괜찮습니다! 혹시 걱정하시거나 하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리고 일상 수라. 언제 다시 한번 세볼까요? 음. 하지만 이제 와서 세는것도 무의미할듯 한데. 10번 넘은것은 제가 확실히 기억하거든요. 고백이 7번째였으니까. 이미 한참전에 넘어갔죠. 정말로 약 20번은 됬으맂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상처는 없을 수 없죠. 저도 비슷하게 당해서 상처를 입었는데 주아주라고 상처가 없겠어요? 그리고 마음씨가 좋다라.. 잘은 모르겠네요. 그냥 저는 지킬것은 지키자라는 심정으로 살아가거든요. 전에도 한번 말했는데... 전 제가 당하기 싫은 것은 왠만하면 하지 않아요. 제가 당하기 싫은 것이니까 남도 당하기 싫은건 똑같을 거 아니에요. 마찬가지에요. 제가 버려지기 싫고, 혼자 기약없이 남는게 싫기에 그런 일은 절대로 할 마음이 없답니다. ㅎㅎㅎㅎㅎ 주아주와는 이미 오래 간 사이지만, 앞으로도 오래오래 유지될 것 같네요. 좋아!! 목표는 일단은 1년이다!!
....윽..고양이 눈빛에 울먹......그..그 필살기는 너무 위험한데..! 어흑...!! 아..안돼! 주아주에게 약점이 다 들통나버렸어! 어쩔 수 없군요! 계속 옆에 있을게요! 옆에 있을테니까 그런 느낌으로 공격하지 마세요! 시, 심장에 안 좋아요!
여담인데 개복치..ㅋㅋㅋㅋㅋㅋㅋ 까먹을리가 없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도 12월 중에 한번 가게 될 듯 하니 그때 꼭 찍어올게요. 물론 아직도 있을진 모르겠는데, 제가 다른건 몰라도 수달과 펭귄은 꼭 찍어오겠습니다. 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주아주에게 멋진 사진 보여주고 싶으니까 말이죠!(엄지척) -
765 주아 - 건우 (36031E+56) 2016. 11. 29. 오후 3:48:14붉게 물들고 있는 저녁 노을. 맑은 푸른색을 띠던 하늘은 어느새 그렇게 붉은 빛으로 온 세상을 물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건우가 얘기한 자신들의 약속. 저녁 노을이 질 때 마지막으로 관람차를 타기로 한 아까의 그 약속을 떠올리며, 관람차를 타자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바로, 왠지 모를 아련하고 아쉽고 조금은 불안한 감정. 앞으로도 자신들은 계속 만나게 될텐데도 뭔가 오늘, 바로 지금이 마지막인 것만 같은, 그런 미묘한 느낌.
건우도 자신처럼 아련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는지 관련해서 말을 꺼냈고, 그 이유모를 불안한 기분은 애써 마음 속으로 꾸욱 삼켜버리며 저녁 노을 때문일 거라고 대답한다.
응, 정말로 그럴거야. 지금 이 순간이 눈 뜨면 사라질 한순간의 행복한 꿈처럼 느껴지는 것도, 전부 저 저녁 노을때문일거야. 왜냐면... 그렇지 않다면 건우 손이 이렇게 따뜻하게 느껴질리가 없으니까.
점점 커져만 가는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든 아닌 척, 모르는 척하며 곧이어 들려오는 건우의 말을 조용히 듣는다. 저녁 노을에게 지지 말고 계속해서 즐거운 데이트를 하자며, 이렇게 있는 것도 시간이 아까우니 관람차에 어서 가자고 건우는 씩씩하게 얘기한다. 그런 건우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작게 미소짓는다.
"응. 분명 저녁 노을 때문일거야. 건우, 네 말대로 우리는 계속 같이 있을테니, 절대 지지 말자. 그럼 어서 가보자, 관람차. 나, 관람차는 꼭 타고 싶었거든."
그가 자신의 손을 꼬옥 잡는 것처럼 자신도 그의 손을 꼬옥 붙잡는다. 저녁 노을에 의해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등지고 관람차를 향해 내딛는 발걸음. 아련함과 아쉬움이 가득한 그 발걸음을 애써 모르는 척하며 앞으로 걸어간다. 자신도 모르게 건우의 손을 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갔지만, 그것까지는 차마 알아채지 못한다.
그렇게 관람차에 도착하자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은 줄. 아무래도 관람차는 조용한 놀이기구이니 만큼, 롤러코스터나 바이킹같은 스릴있는 놀이기구보다는 인기가 덜 한 듯 싶었다. 그래도 덕분에 금방 다가온 자신들의 탑승 차례. 그리고 자신들이 타게 된 관람차 번호는 7번.
오늘따라 유난히 7번이 많이 걸리는구나, 하고 생각하자 괜히 조금 기쁜 마음이 들었다. 그야 7번은 럭키세븐이라는 느낌의 행운의 숫자였으니까. 자신들의 미래에 행운을 주는 것만 같아 아까의 그 복잡했던 기분이 조금은 풀려져 작게 웃어버린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살짝 바라본 건우는 생긋 미소짓고 있었다.
여전히 손을 꼬옥 잡은 채 앞으로 걸어가 관람차의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선다. 관람차의 문을 닫고서는 자리에 같이 나란히 앉는다. 마주보고 앉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건우는 나란히 앉기로 마음 먹었는지 자연스럽게 그렇게 나란히 앉게 된다. 사실... 나도 기왕이면 나란히 앉고 싶었으니까. 나란히 앉으면 더 가까이 붙어있을 수 있잖아?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관람차는 서서히 움직여 땅과 멀어지며 하늘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바깥 경치를 즐기기 위한 관람차인 만큼 그 속도는 정말로 느렸고, 그 속도에 맞춰 땅 위에 있는 모든 것이 점점 작아진다. 그리고 그 위에 드리워지는 노을의 붉은 빛.
건우는 잡고 있던 손을 놓고서는 자신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려 또다시 바짝 밀착해온다. 오늘만 해도 벌써 여러 번 이렇게 밀착했었지만, 그래도 그럴 때마다 느껴지는 기분 좋은 두근거림에 자신도 조금 더 건우 쪽으로 다가간다.
그렇게 밀착한 상태로 여전히 같이 바라보고 있는 창문 밖의 하늘. 점점 더 붉어지는 노을 빛은 하늘을 가득 수놓았고, 그 붉은 노을은 자신들이 타고있는 관람차의 창문 안까지 그 빛을 드리운다. 어느새 관람차 안에 가득 드리워진 아련한 세피아색의 노을빛. 그 빛에 가만히 손을 내밀어본다. 그러자 자신의 손바닥 위로도, 손가락 하나하나에도 그 빛이 쏟아져 자신의 손을 세피아빛으로 물들인다.
정말 예쁘다. 저절로 나오는 조용한 감탄의 말. 자신의 손 위에 담긴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같은 그 노을 빛에게서 도저히 눈을 떼지 못한 채 물끄러미 그것을 내려다본다. 응, 정말로 예뻐. 정말로...
그렇게 아련한 그 노을을 감상하던 와중에 들리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조용한 건우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도 시선을 창문에서 자신으로 옮긴다. 그러자 마주쳐진 두 눈과 눈. 동시에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붉은 노을빛이 드리워진 건우의 얼굴. 평소보다도 더 진해진 얼굴의 명암에, 더 깊어보이는 두 눈동자.
"......"
아무런 말도 없이 온전히 자신만을 바라보는 그 눈동자에 자신의 눈을 가만히 맞춘다. 그 상태로 고정된 듯한 두 시선들. 모든 것이 멈춰버린 듯한 그 시간 속에서, 건우는 곧 생긋 웃으며 천천히 자신에게로 다가온다. 그러자 점점 가까워지는 자신들의 얼굴.
조금씩, 조금씩 거리가 가까워질 때마다 서서히 달아오르는 자신의 얼굴. 그러나 노을 빛이 가득한 만큼, 이건 전부 노을 빛 때문이라고 넘겨버리며 이어지는 그의 말을 듣는다.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마치 자신을 유혹하는 듯한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 온전히 자신만을 바라보는 눈빛. 그 모든 것들에 결국 시선을 피하거나 도망치지 못하고 항복하듯, 서서히 몸의 힘이 빠져나간다.
"...바보. 정말로 바로 마저 이어가기야? 도대체 그런 부끄러운 말은 어디서 배워오는거냐구. 그리고 너, 정말 치사해. 반칙이야. 그런 눈빛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게 어딨어? 정말 바보야, 너..."
부끄러움을 감춰보고자 계속해서 바보, 하고 중얼거려보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은, 절대로 이런 쪽으로는 건우를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내 얼굴이 빨개보이는 것도, 오늘따라 네가 너무 멋져보이는 것도, 이 굴복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도, 전부 저 노을 때문이야. 정말로, 저 노을 때문이야.
애써 모든 것을 붉은 노을의 탓으로 돌려버리며 그의 허리께에 자신의 두 팔을 둘러 꼬옥 껴안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노을빛이 드리워진 그의 얼굴을 담았던 자신의 두 눈을 감는다.
/ 확실히 2번이나 날리면 멘붕이죠. 그것도 이렇게나 장문인데... (토닥토닥) 그래도 그 습관은 괜찮은 것 같아요! 사실 저도 핸드폰 메모장으로 작성해서 복사, 붙여넣기를 하는거거든요. 그나저나 건우주의 생활관리를 하기에는 아직 멀었다니! 우와, 왠지 얄미운 웃음!! 아아... 진짜 제가 건우주를 아는 사람이었으면 어떻게든 잔소리하면서 관리했을텐데, 여러모로 답답하네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두고보시죠!
그리고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저는 건우주께서 그렇게 사정이 있다고 저에게 말씀해주시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거든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도대체 감사 인사를 몇 번이나 하시는거예요! ㅋㅋㅋㅋㅋ 계속 듣기에는 조, 조금 부끄럽다구요! ㅋㅋㅋㅋㅋㅋ 음, 사실 조금 걱정하긴 했는데 그래도 건우주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안심해도 되겠죠?
그리고 확실히 이제 와서 세는 건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간 한 번쯤은 세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왠지 느낌은 약 20번 정도인 것 같지만요.
그리고 마음씨가 좋으신 거 맞아요! 그것도 엄청! 예전에도 말하지 않았나요? 건우주께서는 대천사님! 그렇게 자신이 당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도 하지 말자는 거, 도덕책에서도, 종교 관련 책에서도 자주 나오는 구절이라구요. 그러니까 자신감 가지셔도 괜찮답니다! 저는 거짓말 못하니까 한 번 믿어보시라구요? ㅎㅎㅎㅎ 그리고 목표는 일단은 1년인가요? 예전에 3개월을 예상하셨던 것도 간단히 부숴버렸으니 왠지 정말로 그 이상 될지도 모르겠는데요? ㅋㅋㅋㅋㅋ
후훗, 그리고 약점은 이미 예전에 다 들통나셨다구요? 심장에 안 좋다니. 하지만 고양이 눈빛은 건우주께 배운 기술인걸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약속을 받아냈으니 공격은 그만 할게요. 곧 다시 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으쓱)
그리고 개복치! 수달! 펭귄! 앗싸, 귀여운 아이들!! 그러면 진짜로 저, 기대할거예요? 막막 기대하고 있을거예요? 약속이예요! (엄지 척) (엄지 찍기) -
766 건우 - 주아 (51623E+59) 2016. 11. 29. 오후 6:26:24연인끼리 타는 관람차를 내가 타게 될거라고는 상상을 그다지 해본 적이 없었다. 설사 탄다고 해도 조금 더 먼 미래일거라고 생각했다. 그야 나는 18살에 누군가와 사귄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 나는 이렇게 주아와 함께 관람차를 타고 있다. 소꿉친구 사이라고 하면 당연히 마주보고 보고 앉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소꿉친구 사이가 아니라 연인 사이이다. 그러기에 마주보고 앉지 않고 나란히 앉는 것을 택했다.
세피아빛 붉은색 노을을 하늘에 비추면서 관람차는 천천히, 정말로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 조용하면서도 고요한 분위기. 둘만이 있는 공간.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 그 노을빛이 주아를 비추고 있었다. 아련한 붉은 세피아 빛에 비치는 주아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평소에도 예쁘고 귀여운 애지만, 지금은 더욱 더 아름답게, 예쁘게 보였다. 그 모습에 이끌리듯이 나는 주아의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
그러자 주아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봄으로서, 자연스럽게 두 눈이 마주쳤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듯한 시간 속. 보석처럼 찬란하고 아름답게 반짝이는 주아의 사슴 같은 두 눈망울에 빠져들면서 생긋 웃었다. 그리고 내 얼굴을 주아의 얼굴을 향해서 천천히 가져갔다.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주아의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게 보였다. 그것은 붉은 노을빛 때문일까? 아니면, 지금 이 분위기에 취해서 주아의 얼굴이 빨개지는걸까? 구분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하지만 확실한건 지금은 내 얼굴도 빨갛게 물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을 다시 한번 노을빛에게 책임으로 돌리면서 난 멈추지 않고 주아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러자 주아는 바보라고 중얼거리면서 치사하다고, 반칙이라고 저항하듯이 얘기해왔다. 하지만 그 말과 행동은 반대로 작용해서 주아는 내 허리에 두 팔을 둘러서 꼬옥 껴안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 아름다운 눈망울을 감았다. 그 모습에 다시 한번 심장이 두근거렸다.
모든 것을 다시 한번 노을빛의 책임으로 돌렸다. 이렇게 내가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전부 노을빛이 너무 아련해서, 그리고 주아를 너무 아름답게 비춰주고 있어서 그런거라고 작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나 역시도 슬그머니 주아의 허리에, 몸에 두 팔을 둘렀다. 주아가 나를 붙잡고 안듯이 나도 주아를 붙잡고 안았다. 노을빛이 드리워서 더욱 더 아름답게 보임으로서 내 마음을 지금도 계속 흔들고 있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제는 서로의 숨소리마저 들리는 가까운 거리.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있는 주아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작은 숨소리가 귓가로 들려왔다. 그 숨소리를 들으면서 조금 더 가까이 몸을 근접시켰다. 그리고 닫혀있던 입을 열었다.
"바로 마저 이어가면 어때서? 싫은거야? 하지만 싫은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지금도 주아 넌, 날 이렇게 껴안고 있잖아. 치사하고 반칙이면 어때. 나는 네가 그만큼이나 좋은걸. 진짜로 매력적인걸. 이건 노을빛 때문이 아니야. 네가 그만큼 예쁘고 아름다워서야. 그러니까, 이런 행동도 할 수 있는거야."
말을 끝내고서 다시 얼굴을 천천히 움직여 분홍빛 아름다운 입술을 내 입술로 덮었다. 바깥의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답겠지만, 지금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더 아름답고 예쁘고 매력적인 이가 눈 앞에 있으니 다른 것은 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의 모습이 밖에서 보일리는 없다. 설사 보인다고 해도 끝낼 생각 따윈 없었다. 차라리 볼테면 보라지. 나는 이렇게나 예쁘고 아름다운 여자애를 애인으로 두고 있어. 그런 과시욕도 조금씩 느껴졌다.
계속해서 올라가는 관람차는 어느새 그 꼭대기를 찍어 점점 다시 내려가는거서럼 느껴졌다. 속도가 아주 느리다고 할지라도 올라가게 되면 언젠간 내려가게 될테니 당연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계속해서 주아와 입맞춤을 나누었다.
정말로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달콤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사랑스러움을 마음껏 즐겼다. 그렇게 잠시동안 꼬옥 끌어안은채로 입을 맞추다가 천천히 떼어내면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전혀 놓아주지 않고 얼굴만 살짝 띄운 상태로 부드럽게, 달콤하게 속삭이듯이 이야기했다.
"역시 너와 연인이라서 정말 다행이야. 사랑해. 주아야. 영원히, 영원히 가자."
아침 일찍 시작된 데이트는 끝날 시간이 다가오고, 그 끝은 세피아빛 붉은 노을로서, 그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관람차가 내려오는 그 순간까지는, 적어도 그때까지는... 계속 이렇게 달라붙고 있고 싶었다.
단 둘만의 공간. 단 둘만의 시간. 모든 것이 멈춰버린듯한 공간. 점점 땅에 가까워지는 그 창문의 풍경만이 시간의 흐름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그 모든것을 느끼면서, 그 모든 것을 즐기면서, 마지막 그 순간까지 주아에게 떨어지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그대로 쭈욱 앉아있었다.
이제 이 관람차가 땅에 도달하면 우리는 내려서 돌아가게 되겠지. 그러니까, 그때까지는..그때까지는...계속...계속..이렇게 함께..쭈욱..
그렇게 느끼면서, 주아의 머리를 슬그머니 쓰다듬으면서 작게 속삭이듯이 다시 한번 얘기했다.
"정말로 네가 좋아. 주아야. 너무 매력적인 네가, 네가 진짜로 좋아."
//새로 생긴 습관 덕분에 이젠 날아갈 위험도 많이 줄어서 마음이 놓이네요. 또 다시 날아가버리면 전 진짜 울지도 몰라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날아가면.. 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이거. 그리고 제 생활관리를 하고 싶은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요! 여자친구에게도 생활관리 안 받을거라구요! 전! 이렇게 또 다시 기싸움이 시작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역으로 저에게 생활관리 받을지도 몰라요. 주아주. 조심하는게 좋아요. 제가 이러다가 갑자기 확 공수를 뒤엎어버리는 것은 몇번 보신 적 있으시죠? 빈틈 안 보이게 조심하라구요. ㅎㅎㅎ (매의 눈 발동(번뜩!)
그리고 사정이 있다고 말해주는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 ㅎㅎㅎㅎㅎ 제가 하는 말을 그대로 하시는군요. 하기사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있는것보다, 사정이 있다고 말하는게 좋으니까요. 아무런 말도 없이 보이지 않으면 괜히 걱정될테니까요. 물론 주아주는 사정이 있을때마다 말씀해주셔서 저도 많이 감사했어요. ㅎㅎㅎㅎ 그리고 걱정했나요? 뭐 때문에 그렇게 걱정했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는 괜찮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다시 답레 쓰는 거 아니겠어요?
그리고 그렇게 주아주가 얘기하니까 한번 세봐야겠는걸요? 이번 상황 끝나면 세봐야겠네요. 정말로..! 그리고 3개월 목표..ㅋㅋㅋㅋㅋㅋ 흑역사입니다. 설마 이렇게 계속 갈줄은 몰랐기에.. 벌써 2배나 되는 기한이 되었네요. 좋아요. 이제는 지금까지의 지낸 기한을 2배로 더 지내는거에요! 주아주와 함께라면난 할 수 있을거야!
그리고 당연히 약속이에요! 예쁜 사진 많이 찍어올게요. 주아주에게도 이것저것 많이 보여주고 싶으니까요. 다른건 몰라도 수달은 꼭 찍어올게요. 주아주..수달 되게 많이 좋아하니까요! 음..그리고 아마 다음것으로 막레를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역시 놀이동산의 끝은 관람차가 낭만적일 것 같아서 말이죠. -
767 주아 - 건우 (32264E+58) 2016. 11. 29. 오후 8:52:11처음에 건우와 만난 아침에서 즐겁게 이것저것을 즐기던 파란 오후의 하늘. 그리고 이제는 그 하늘이 붉게 물드는 노을로 가득찰 무렵. 미리 약속했었듯이 건우와 함께 관람차에 올라 나란히 앉는다. 나란히 앉아서 그런지 마주보고 앉을 때보다도 훨씬 더 가까운 자신들의 거리. 그러나 그 거리도 마음에 안 드는 것처럼 또다시 자신들은 밀착해 앉는다. 조금이라도 더 너에게 다가가고 싶어. 그런 마음이 같이 통했던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며 바라보는, 관람차의 창문 밖 노을. 아주 천천히 하늘로 올라가는 관람차에, 그 붉은 노을 빛은 자신들이 앉아있는 곳까지 드리워진다. 둘만의 공간, 둘만의 시간. 그리고 자신들에게 덧씌워진 붉은색 반짝이는 노을 빛...
이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조용하면서도 아련한, 그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노을 빛을 손에 담아보려는 것처럼 손을 내밀던 그 때, 건우는 조용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들어왔던 자신의 이름이었지만, 지금만큼은. 지금만큼은 평소의 그 장난기 넘치던 그런 목소리가 아니었다. 진지하면서도 부드러운, 마치 유혹하는 듯한.
그런 건우의 목소리에 이끌려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자, 서로의 시선이 자연스레 마주쳐진다. 아무런 말도 없는 침묵 속에서도, 두 눈빛과 눈빛은 오고가며 서로의 마음을 전한다. 정말로 자신들만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듯이 멈춰버린 시간. 분명히 시간은 흐르고 있겠지만, 적어도 자신들이 있는 이 관람차 안에서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시간의 의미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영원같은 시간 속, 노을에 의해 더 깊어지고 그윽해진 눈빛으로 건우는 생긋 웃는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신에게로 다가온다. 그러자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는 자신들의 얼굴. 그가 점점 더 다가올수록 자신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른다. 하지만 이것은 전부 자신의 얼굴 위로 드리워진 노을 탓이라 여기며 넘겨버린다. 그 증거로, 건우의 얼굴도 지금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잖아? 분명히 건우도 노을때문에 그런 걸거야. 응, 분명 그럴거야.
애써 이 모든 분위기를 노을 탓으로 돌리면서 작게 바보, 하고 중얼거린다. 치사하다고, 반칙이라고 조금 저항하듯이 그에게 얘기하지만, 그런 자신의 말과 행동은 달랐다. 그 낭만적이고 아련한, 그윽한 분위기에 취해 그의 허리께를 두 팔을 둘러 꼬옥 껴안는다. 조금 더 가까이, 너에게로. 그렇게 그를 가만히 자신의 두 눈에 담는다. 그리고는 서서히, 아주 천천히, 자신의 두 눈을 감는다. 온전히 맡겨진 자신의 몸.
그러자 건우도 자신의 허리에, 몸에 저의 팔을 둘러 자신을 껴안는다. 그러자 더욱더 가까워진 자신들의 거리. 그 거리에 그를 조금 더 꼬옥 껴안으며 조용히 조금씩 다가오는 그를 느낀다. 그러자 곧 느껴지는 건우의 작은 숨소리. 서로의 숨소리마저 들려오는 그 가까운 거리에서 건우는 잠시 멈춘다. 그리고는 조금 더 몸을 가까이 근접시키더니 닫혀있던 입을 오랜만에 연다.
치사하고 반칙이면 어떠냐며, 저는 자신이 그만큼이나 좋다고 솔직하게 말하던 그는 아까부터 계속 노을빛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마음을 알아챈건지, 노을빛 때문이 아니라고 확실하게 얘기한다. 그렇게 계속해서 달콤한 유혹의 말을 부드럽게 얘기한 후, 건우는 다시 천천히 자신에게로 다가온다. 그리고 곧 자신의 입술에 느껴지는, 부드럽게 덮이는 느낌. 그 따스하면서도 달콤한 느낌은 변한 것이 하나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깊어진 것만 같았다. 어쩌면 이것도 전부 노을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아니. 그건 아니었다. 건우도 확실하게 노을빛 때문이 아니라고 얘기했듯이, 자신 역시도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이건, 노을 때문이 아니야. 건우와의 입맞춤이 언제나 이렇게 부드럽고 달콤하게 느껴지는 건 절대 노을 때문이 아니야. 전부...
자신이 행복함을 느끼는 이유. 꼭대기에 있는 정점을 찍고 다시 내려가면서도 그 행복의 이유인 건우와 계속해서 입맞춤을 나눈다. 그러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입술에, 다시 천천히 두 눈을 뜬다. 꼬옥 끌어안은 자세는 조금의 미동도 없이 유지하며 그렇게 얼굴만 떨어진 상태로 다시 마주친 두 눈과 눈. 서로의 눈빛이 마주쳐지자 건우는 다시 한번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영원히 가자고 얘기한다.
건우의 그 한 마디에 눈녹듯이 사라져버린 자신의 불안. 노을이 주던 그 마지막이라는 불안감은, 건우의 고백에 한순간에 사라져버린다.
"응. 나도 그래. 너랑 연인이라서 정말 다행이야. 정말 행복해. 사랑해, 건우야. 영원히 가자, 우리."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다정한 목소리와 부드럽게 휘어지는 눈웃음. 관람차가 내려옴에 따라 점점 가까워지는 땅은 자신들의 데이트의 끝을 알려주지만, 그럼에도 상관없었다. 자신들은, 자신들의 관계는, 절대 '끝'이 아니었으니.
건우는 또다시 슬그머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속삭이듯, 다시 한번 자신이 정말로 좋다고 얘기한다. 그런 그의 말에 다시금 배시시 웃어보이며 입을 연다.
"나야말로. 네가 너무 좋아, 건우야. 진짜로,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해. 그 누구보다도 네가 제일 멋지고 좋아."
조금은 어린애같은 수줍은 작은 고백. 그러나 자신의 진심을 가득 담아 노을의 힘을 빌어 그에게 솔직하게 전해본다.
노을의 붉은 세피아빛 속에 파묻혀 전해지는 그의 따스한 체온과 다정한 눈빛. 그 무엇보다도 달콤했던 사랑을 얘기하는 목소리는, 평생동안 절대 잊지 못 할 추억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마음 속에 저장된다.
/ 솔직히 이렇게 장문인데 한 번이나 두 번 날아가는 것도 정말 충격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세 번이면 정말로... ㅠㅠㅠㅠ 진짜로 끔찍한 일이죠. 그리고 건우주의 생활관리를 하려는 이유는 뭔가 건우주의 생활패턴이 착한 어른이 아닌 것 같으니까 그렇죠! 저는 여자친구가 아니니까 생활관리 받으시는 게 어떨까요, 건우주? ㅋㅋㅋㅋㅋㅋ 기싸움이라면 안 질 자신 있다구요? 그리고 아무리 매의 눈을 발동한다 하셔도 저는 빈틈이 없답니다~ 공수를 확 뒤엎어버리는 거, 쉽지 않으실걸요? ㅎㅎㅎㅎ 저도 얌전히 당하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역으로 반격할거니까요! 그러니 할 수 있으면 해보시죠!
그리고 건우주가 하시는 말씀을 그대로 하는 건 똑같은 마음이기 때문에 그런거라구요. 그 증거로, 건우주께서도 지금 제가 했던 말을 그대로 하고 계시잖아요? ㅎㅎㅎㅎ 아무래도 사정을 얘기해주지 않으면 뭔가 일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불안할테니까요. 그리고 걱정은... 비, 비밀이랍니다! 아무튼 괜찮아보이셔서 다행이예요! 네!
그나저나 정말로 세어보실 생각이신가요?! ㅋㅋㅋㅋㅋ 음, 왠지 기대되네요. 과연 얼마나 될까? (두근두근)
그리고 3개월 목표는 건우주의 흑역사가 되었나요?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귀여우셔라! 네, 건우주와 함께라면 저도 분명 할 수 있을거라 믿어요. 같이 오래오래 즐겁게 화이팅하자구요!
그리고 진짜로 약속이예요? 약속한거예요? 12월을 설레며 기다려야겠군요! (두근두근) 저도 건우주의 예쁜 사진, 이것저것 많이 보고싶거든요. ㅎㅎㅎ 게다가 우리 귀여운 수달! 심쿵당할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해야겠군요. 그리고 이번 장면은 이것으로 낭만적이게 마무리! 사실 조금 더 예쁘게 쓰고싶었는데 생각만큼 잘되지가 않네요... ㅠㅠ 그래도 오랜 시간 즐겁게 함께 돌리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건우주! -
768 건우주 (51623E+59) 2016. 11. 29. 오후 9:55:10주아주야말로 길게 상황 돌리신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게 처음부터 쭉 돌아간게 아니라 약간의 공백기가 있어서 돌리는게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정말 자연스럽게 이어주셔서 솔직히 되게 감동했었답니다. 수능 준비 때문에 꽤 오랫동안 비웠잖아요? 분명히 상황 잘 기억이 안 나실 것 같아서 걱정 많이했는데 정말로 자연스럽게 이어주시는것을 보고..(눈물)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느꼈답니다. 아무튼 돌린다고 정말로 수고하셨어요!
그리고...ㅋㅋㅋㅋㅋ.ㅋ..여자친구에게도 안 받는 생활관리를 주아주에게 받을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지금 그 발언은 선전포고로 받아들여도 되는겁니까?! 좋아요! 그럼 전쟁 시작이다! 공수를 확 뒤엎어드리죠! 빈틈이 보이기만 해봐라. 후후후. 바로 공격할겁니다!!
그리고 그 말은 반박할 수가 없네요. 확실히 저도 했던 말을 그대로 했으니까요. 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요. 정말로 고맙게 느끼는걸요. ㅎㅎㅎㅎ 걱정.. 네. 딱 거기까지만!! 아무튼 상황은 세어봤답니다. 지금 돌린게 딱 19번째 상황이에요. 간단하게 다음에 돌릴 상황이 20번째 상황이랍니다.
그리고 흑역사가 되어야죠! 3개월은 무슨! 지금 6개월 하고도 플러스 2일이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개월은 무슨 3개월이야! 6개월 돌려도 하고 싶은게 쌓였는데! 과거의 나! 반성해라!! 아..그리고 주아주도 반성하라구요! 금방 사라질 것 같다고 처음엔 그렇게 기대 안하셨다고 말한적 있으셨죠? 이것이 마지막 레스라고 생각하면서 지냈다고 말이에요! 나만 반성할 순 없지! 주아주도 똑같이 반성하는겁니다!!
그리고 약속이에요. 12월에 가게 되면 꼭 찍어올게요. 저도 오랜만에 수족관 가고 싶거든요. 여러모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것도 있고 말이에요. 그래서 좀 푹 쉬려고 생각중이에요. 그 날은... 저도 흐뭇하게 귀여운 애들 보고, 주아주는 제 사진으로 귀여운 애들 보고 같이 힐링하고..! 어때요? 좋은 생각 아닌가요?
그리고 20번째 상황은..용으로 하기로 했었죠? 아마. 지금 당장 돌릴 필요는 없으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잡담이나 나눠요. 그게 좋을듯 하니까요. 아.. 그리고 용 상황은 주아주가 선레를 써도 괜찮을까요? 그러니까 용의 동굴 근처에 있는 제단까지 가는 상황을 적으면 될 듯 한데 말이에요. -
769 주아주 (79416E+54) 2016. 11. 29. 오후 10:37:05건우주도 다시 한번 수고하셨어요~ 음, 솔직히 저도 중간에 공백이 있어서 조금 걱정하긴 했는데 그래도 잘 마무리된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그리고 그런 걸로 감동이라니요! ㅋㅋㅋㅋㅋ 건우주께서 주신 답레가 너무 완벽해서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을 수 있었던 거라구요? 대단한 사람은 아니예요. 그러니 눈물은 뚝이예요, 뚝! 역시 귀여우세요, 건우주. ㅎㅎㅎㅎ
그리고 저에게 생활관리 받는 게 뭐 어때서요! 선전포고로 받아들이신거죠, 지금? 좋아요, 그럼 저도 전쟁을 선포합니다! 공수를 확 뒤엎는 거, 정말로 쉽지 않으실걸요? 저는 빈틈을 보이지 않을거니까요! 그래도 일단은 제가 더 우위에 있는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러니 얼마든지 공격해보시죠! 전부 다 반격해줄거예요!
그리고 고맙게 느끼는 건 저 역시도 마찬가지라구요? 어째 계속 고맙단 말만 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지금이 딱 19번째 상황이었나요? 세상에! 진짜 20번이 되겠네요. 진짜 신기하다... 1:1로 20번째까지 온 거, 진짜 처음이라... 솔직히 믿기지가 않는 숫자예요.
그나저나 과거의 건우주, 벌써 3번째 혼나고 있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귀여우셔라! 그, 그런데 저도 반성해야하나요?! 무, 물론 이것이 마지막 레스라고 생각하며 지내긴 했었지만 금방 사라질 것 같다고 말한 적은 없단 말이예요! 어... 그, 그래도 저도 혼내야하나요? 그러면 바, 반성해라!! 과거의 나! (어색)
네, 그러면 그 때는 꼭 같이 힐링하도록 해요! 정말 좋은 생각이예요. 저도 마음같아서는 직접 힐링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조금 힘드니까요. ㅠㅠㅠ 대신 건우주의 사진 엄청 기대하고 있을거예요!
아, 안 그래도 다음 선레는 제가 쓰겠다고 말씀드리려던 참이었어요. 그동안 건우주께서 먼저 써주셨으니 이제는 제가 써야죠. 더군다나 제가 먼저 써야 상황이 더 자연스럽기도 하고 말이예요. 우와, 왠지 엄청 오랜만에 선레 쓸 생각하니 조금 떨리네요. ㅋㅋㅋㅋㅋㅋ -
770 건우주 (51623E+59) 2016. 11. 29. 오후 10:47:29제 답레가 완벽하다니요. 저 한번씩 엉망으로 쓴 것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오히려 주아주가 너무 잘 받아주신거죠. 롤러코스터 부분은 솔직히 제가 롤러코스터를 잘 못 타는지라.. 그냥 어릴적 기억만 가지고 쓴 거라서.. 리얼리티가 조금 떨어졌을지도 몰라요. 정말로 어린 시절에 잠깐 탄지라.. 그 이외에는 그냥 상상적인 느낌으로..!! 타진 않더라도 대충 어떤 느낌인지는 보면서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상황 돌리면서 정말로 주아와 데이트하는 느낌이라서 정말 재밌었답니다. 그리고 저는 귀엽지 않아요! 않다구요! 눈물은 뚝 그쳤습니다. 후후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요! 그렇게 나오면 전쟁 시작이다! 공수를 뒤엎어서 나에게 생활관리를.... 은..뭔가 어감이 이상하군요. 이거. 왠지 내가 하면 범죄인것 같은 느낌이잖아. 핫..! 설마 이게 주아주의 노림수..?!(동공지진) 치밀하군요!!
그리고 과거의 저는 더 혼나도 됩니다. 더 더 더!! 이런 좋은 분을 믿질 못해서 그렇게 생각했었으니 더 혼나야죠! 그리고 1:1로 20번째까지 오는 것은 사실 다른 분들도 잘 없지 않을까요? 대체로 제가 본 1:1 상황들은 사실..1번째 상황도 끝내기 힘든 사람들이 많은지라.. 저도 1번째 상황조차도 끝내지 못하고 간 적이 많거든요. 여기 빼면 가장 길게 가 본게..아마..4번째 상황 돌리다가 끝난 것 같네요. 아무튼 그런 느낌이 대다수잖아요? 20번째. 저도 믿기지가 않네요.
그리고 선레는 너무 부담가지면서 쓸 필요 없어요. 그냥 편하게 쓰세요. 잘 맞추도록 할테니까요. 음. 용 설정의 건우는 어떻게 돌아갈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어떻게든 되겠죠. 네. 가끔은 이런 AU도 신선해서 좋은 것 같아요. 다음에도 얼마든지 해보고 싶은게 있으면 꼭 말하세요. 저도 꼭 말할테니까요. -
771 주아주 (8741E+54) 2016. 11. 29. 오후 11:12:45아니요!! 진짜로 완벽했는걸요? 엉망이라고는 한 번도 안 느껴졌는데... 롤러코스터 부분도 마찬가지라구요. 정말로 잘 묘사하셔서 롤러코스터 잘 못 타시는 분 맞나? 싶었다구요. 정말로 잘 써주셔서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롤러코스터 타는 상상해보기도 했구요!
저도 상황 돌리면서 정말로 건우랑 데이트하는 것 같아서 즐거웠어요. 특히 귀신의 집 묘사가... 진짜 무서웠다구요!! 그리고 범퍼카는 정말 박진감 넘쳤구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귀여우시다구요! 진짜로! 그래요, 이제는 뚝이예요, 뚝! 잘하셨어요~ (쓰담쓰담)
그리고 전쟁 시작!! 인데... 어째서 또 범죄로 연결되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 딱히 노림수는 아니었는데 어째서 맨날 끝이 범죄로 끝나는 것 같아요, 정말로! ㅋㅋㅋㅋㅋ 자, 어쨌든 이것으로 반격 못하시겠죠?! 후후.
그리고 그만 혼내셔도 된다구요! 과거의 건우주는 제가 용서해드릴테니까요. ㅎㅎㅎ 이제는 현재의 건우주께서 믿어주시니 괜찮지 않나요? 그리고 확실히 저도 가장 길게 가본건 그 쯤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정말로 안 믿기네요, 20번째... 다른 분들의 사례도 한 열 몇번은 본 것 같지만 그것도 희귀 사례이긴 하니까요.
그리고 역시나 건우주께서는 든든하세요! 음, 그러면 편하면서도 최대한 건우주께서 잇기 쉽게 써야겠군요! 네, 분명 어떻게든 될 테니까요. 저도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꼭 말할테니 건우주께서도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어떤 상황을 해도 언제나 즐겁게 돌릴 것 같지만요.ㅎㅎㅎㅎ -
772 건우주 (51623E+59) 2016. 11. 29. 오후 11:34:52그..그런가요? 진짜 그 부분은 되게 고민하면서 썼던지라. 귀신의 집은..ㅋㅋㅋㅋㅋㅋ 그건 제가 실제로 당한 것을 약간 리파인해서 썼답니다. 참고로 전 귀신의 집 그다지 안 무서워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그 부분은 진짜 섬뜩했어요. 막 어두컴컴한곳에 있는데 갑자기 붉은색 조명 들어오고 바로 앞에 거꾸로 메달려있는 귀신이 씨익 웃는 모습..진짜 섬뜩해서 엄청 무서웠습니다. 네.
그 부분을 좀 기억해서 써봤는데 그렇게 무서웠나요? 나름대로 고심해서 쓴 보람이 있었습니다! 범퍼카는...ㅋㅋㅋㅋㅋㅋㅋ 대충 그런 느낌이지 않나요? 다? 뭐 사실 놀이공원 간게 진짜 오래전이라서 옛 기억에 많이 의존을 했답니다.
그리고 범죄는....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주아주와 저의 나이 차가 있다보니..!! 언제나 제가 불리한 상황이군요. 이거. 하지만 그것도 기분 탓일겁니다! 네 아마도요! 아..또 기분탓 카드 써버렸네. 다음엔 다른 걸 써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말하지만 편하게 쓰는게 최고에요. 너무 무리하시지 마시고요. 퀄러티도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건 서로에게 편하게 가는거니까요. 전 주아주와 편하게 편하게 즐기고 싶어요. 네.
아...여담이지만, 오늘 밤도 굉장히 춥네요. 환기한번 시키지 못하겠어요. 너무 추워서 말이에요. 주아주가 있는 곳도 분명히 많이 추울테니까 부디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그리고 저도 언제든지 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하도록 할게요!
뭐, 여기서 하나만 말하자면, 음. 정말로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건우의 방에서 꽁냥거리면서 옛날 추억을 떠올려보면서 투닥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사진을 보고서 그때 넌 이랬지. 아니거든? 네가 이란거잖아. 어. 뭐래? 니가 했잖아. 아닌데? 니가 했는데? 이런 느낌으로 투닥거리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요? 그러다가 또 아무렴 어때.. 하면서 웃으면서 얘기 나누고요. -
773 주아주 (9578E+60) 2016. 11. 29. 오후 11:55:09네, 진짜 잘 쓰셨어요! 건우주의 묘사 덕분에 저도 좀 더 수월하게 답레를 썼거든요. 정말 고마워요. ㅎㅎㅎ 그리고 저는 귀신의 집 무서워해서... 되게 작은 것으로도 잘 놀라거든요. 어두운 곳에서 친구 보고 귀신인 줄 알고 놀라서 주저앉아버린 적도 있고... ㅋㅋㅋㅋㅋ 만약에 제가 건우주가 경험하셨던 체험을 똑같이 했다면 진짜 제정신이 아니었을 것 같아요. 글로만 봐도 섬뜩한데 실제로는... (외면)
덕분에 엄청 무서워서 주아 반응은 술술 써졌지만 왜 보람을 느끼시는거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범퍼카도 되게 잘 쓰셨어요, 정말로! 사실 저는 범퍼카를 타면 다른 차가 아니라 기둥을 들이받아버려서... ㅋㅋㅋㅋㅋ 주아야, 너만이라도 잘 타거라! 라는 심정으로 그렇게 답레를 썼답니다.
그리고 나이 차이라. 솔직히 정확히 몇 살 차이인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범죄는 아니라구요! ㅋㅋㅋㅋㅋ 그렇게 어리지 않으니까요, 저! 그나저나 그 기분 탓 카드는... 분명히 제 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건우주께서 자연스레 쓰고계세요! 그것도 엄청 능숙하게요! ㅋㅋㅋㅋ
그리고 저도 무리할 생각은 없으니까요. 괜찮아요. 저도 건우주와 편하게, 편하게 즐기고 싶으니까요.
그나저나 확실히 오늘도 되게 춥네요. 말씀 고마워요. 건우주께서도 늘 따뜻하게 계세요! 저는 되도록이면 전기장판과 이불과 한 몸이 되고 있지만요. ㅋㅋㅋㅋㅋ
앗, 그리고 그런 상황도 재밌겠는데요? 소꿉친구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줄만한 상황이군요. 서로 투닥투닥거리는 것도 되게 귀여우니까요. 사실 그동안 둘의 추억이 궁금하기도 했고 말이예요. 건우와 주아는 어떤 장소에서 어떤 활동을 하며 어떤 사진을 찍었을까? 같은 호기심이 들 때도 있었거든요. -
774 건우주 (62079E+57) 2016. 11. 30. 오전 12:23:29ㅋㅋㅋㅋㅋㅋㅋㅋ 답레로 고맙다는 말을 들을줄은 미처 몰랐네요. 귀신의 집을 무서워한다라. 음. 그럼 제가 갔던 곳을 가시면 정말로 크게 놀라서 주저앉지 않을까 싶네요. 그거..진짜..잔심으로 내가 왜 여길 들어왔지? 라는 자괴감이 느껴질 정도였거든요. 물론 끝까지 가긴 했습니다만.. 그땐 또 저 혼자 갔었거든요. 친구 없이요. 이거 누구 의지할 수도 없고...ㅋㅋㅋㅋㅋㅋㅋ 아..정말 힘들었어요. 여러의미로 말이에요.
그리고 보람을 느낄 수 밖에 없죠! 주아주가 그만큼 상황을 잘 받아들였다는거니까요! 아무래도 제가 상황을 이끌어가는 면이 강했잖아요? 이번 씬은? 그래서 나름대로 씬 하나하나를 쓸때마다 고민을 많이 했답니다. 어떻게 해야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에요. 그래서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쓰게 된 것 같네요.
그렇다면 용 AU가 끝난 다음 장면은 100일이라는 설정으로 해서 건우 방에서 조촐하게 파티라도 즐기고 투닥투닥거리는 장면으로 해볼까요? 뭔가 벌써 다다음 장면까지 정해지다니..! ㅎㅎㅎㅎㅎ 근데 진짜로 건우주아는 하고 싶은 장면이 너무 많아요. 여러 의미로 말이죠.
아무튼..주아주도 따뜻하게 있다고 하니까 다행이네요. 전기장판과 이불과 한 몸...ㅋㅋㅋㅋㅋㅋ 아..너무 귀엽잖아요! 주아주는 왜 자꾸 자신을 귀엽지 않다고 해요! 진짜 너무 귀엽겠구만...!! 어서 인정하세요! 스스로를 귀엽다고!! 이 재판장 망치를 쓰기 전에...!! ㅋㅋㅋㅋㅋㅋㅋㅋ
음..아무튼.. 정확히 몇 살 차이인지는..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네..중요한건 건우주와 주아주라는 사실이죠. 안 그런가요? ㅎㅎㅎ -
775 주아주 (47606E+56) 2016. 11. 30. 오전 12:41:56답레로 고맙다는 말을 들을만큼 건우주께서 잘 써주신거라구요! 그리고 건우주께서 가셨던 곳을 제가 간다면... 주저앉는 것에서 끝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우와, 진짜로 그런 곳은 도저히 못 가겠어서... 저라면 중도포기를 외치거나 아예 귀신의 집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겠죠. 못 본 척하고 딴 곳으로 놀러가면서요. 건우주께서도 힘들었다고 하실 정도면 진짜로... ㅋㅋㅋㅋㅋㅋ 특히 그런 곳은 혼자 가기 더 무서운데! 용기가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정말로. (짝짝짝)
그리고 건우주의 답레에서 그렇게 고민하시고 집중해주셨다는 게 느껴졌답니다. 그래서 제가 상황을 더 잘 받아들이고 집중할 수 있었던 거예요. 정말로 여러모로 감사하다구요, 건우주. 음... 그리고 그렇다면 확실히 보람 느끼실만 하네요. ㅎㅎㅎ 좋아요, 그럼 마음껏 뿌듯해하세요!
네, 그러면 용 AU가 끝나면 다음은 그 상황을 돌려봐요. 진짜 재밌을 것 같아요! 우와, 그나저나 진짜로 순식간에 다다음 상황까지 정해졌네요. 아직 돌리지도 않았는데. 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로 하고싶은 장면들이 계속 나와서... 정말로 신기할 따름이예요, 건우와 주아는.
아니, 그리고 그게 왜 귀여운거죠?! (당황) (동공지진) 그, 그건 누구나 다 그러고 있지 않나요? 샌드위치처럼 아래는 전기장판, 중간엔 나 자신, 위에는 이불! 이렇게요. 다, 다들 이렇게 한 몸이 되고 있던 거 아니었어요...? 음, 아무래도 역시 건우주, 말버릇이 '귀엽다' 였군요! 네, 그런거예요! (억지) 그야 저는 진짜 귀여운 사람이 아니니까 아니라고 하죠! ㅋㅋㅋㅋㅋ 오히려 저보다는 건우주께서 훨씬 더 귀여우시죠! 게다가 그 재판장 망치는 효력 없다구요! 그야 건우주께서는 재판장이 아니잖아요? (두둥)
그리고 확실히 나이 차이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죠. 그냥 단순한 숫자에 불과하니까요. 가장 중요한 건 건우주 말씀대로 저희가 건우주와 주아주라는 것! 그 자체니까요. ㅎㅎㅎㅎ -
776 건우주 (62079E+57) 2016. 11. 30. 오전 1:12:54용기가 대단하다기보다는 가려고 마음 먹었는데, 아무도 안 가려고 해서.. 에잇! 그럼 나 혼자라도 간다!! 이런 느낌으로 간거였답니다. 그리고..저는 후회를 했죠. 내가 왜 그런 만용을 부린걸까.. 껄껄껄 하면서 말이에요. 나중에 친구들에게 엄청 따졌답니다. 물론 제가 가겠다고 멋대로 간거라서 크게 따지진 못하고 징징대는 수준이었지만요. 역시 만용은 함부로 부리는게 아니에요. 아주 큰 교훈을 그때 얻었답니다.
음..그리고 그렇게까지 평가해줬다면 정말로 영광인걸요? 뭔가 쑥스럽잖아요! 그렇게 말하니까!! 음. 고마워요..라고 하면 또 고맙다고 말한다고 하려나요?! 그렇다면 딱 여기까지만!! 마음껏 뿌듯해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건우와 주아는 아무래도 늘 말했지만 마치 처음부터 같은 세계관에서 존재하고 있는 애들이라는 느낌이 강하니까요. 서로 따로 정했는데 그렇게 보이는게 보통 힘든게 아니잖아요? 지금도 정말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소꿉친구라고 해도, 이게 같은 사람이 만든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만든거라면 무늬만 소꿉친구가 될 확률이 크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모습은.. ㅎㅎㅎㅎ 정말로 처음부터 소꿉친구 같고, 진짜 10년쯤 된 소꿉친구 같고. 보통 신기한게 아니에요. 정말..!
그리고 누구나 다 하는 모습이지만 그래도 그게 귀여운걸요! 안 그런가요? 그리고 제가 더 귀엽다니! 아니! 어째서 또 이야기가 그렇게..? 주아주가 더 귀엽습니다! 에잇! 그냥 번거로우니까 둘 다 귀여운걸로 합시다! 어때요?! 완벽한 합의안 아닙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제 말버릇은 절대로 '귀엽다'가 아닙니다. 그렇게 느끼는건 '기분 탓'인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어느새 정신 차려보니 새벽 1시. 아니..왜 이렇게 시간 빠르죠?! 진짜로..?! 무슨 타임머신 탄 기분이에요!! 덜덜덜... 주아주와 대화하면 순식간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에요. 정말.. 신기해라... 주아주. 혹시 제 시간 뺏어가는 능력이라도 가지고 계시나요?(빤히) -
777 주아주 (48279E+52) 2016. 11. 30. 오전 1:44:52만용이라뇨. 혼자서 그 무서운 집을 끝까지 갔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용기인걸요! ㅎㅎㅎㅎ 그러니 용기가 대단하다고 해도 맞는 말이라구요?
그리고 얼마든지 뿌듯해 하셔도 됩니다, 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건우주, 엄청 잘 쓰시니까요. 예전부터 말해오긴 했지만요. ㅎㅎㅎ 감사 인사는 괜찮으니 마음껏 뿌듯해 하시죠!
그리고 진짜 건우와 주아는 각자 따로 만들어진 아이들인데 진짜로 같이 동시에 만들어진 것만 같아 신기해요. 소꿉친구라는 설정도 진짜로 되게 잘 어울리고, 진짜같고... 그냥 겉멋으로 '어릴 때부터 친했던 사이야'가 아니니까요. 여러모로 감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만큼 건우와 주아가 너무 좋기도 해요. ㅎㅎㅎㅎ
그리고 이제는 둘 다 귀여운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는건가요?! ㅋㅋㅋㅋ 좋아요, 완벽한 합의안이네요! 그럼 둘 다 귀엽지만 건우주께서 더 귀여우신걸로, 결정 끝~ 그리고 그 놈의 기분 탓!!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진짜로 제 말버릇 뺏어가시지 말라구요, 건우주! ㅋㅋㅋㅋㅋ 너무해요, 너무해!
그리고 정말로 어느새 새벽 1시가 넘어가네요. 저 역시도 건우주와 대화하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답니다. 그, 그리고 그런 능력 가지고 있을리가 없잖아요, 저? 그, 그러니까 빤히 바라보는 건 안된다구요. 오히려 제가 역으로 물어버릴거예요, 그 질문! 건우주야말로 알고보니 시간 능력자였다던가, 혹시 그런건가요? ㅎㅎㅎㅎㅎ (빤히) -
778 건우주 (62079E+57) 2016. 11. 30. 오전 1:56:4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았어요. 알았어! 이제 기분 탓 최대한 적게 쓸께요! 크으! 이 마법의 단어가 봉인당한다니!! 이렇게 아쉬울 수가 없군요! 그렇다면 새로운 마법의 단어를 찾아야겠군요. 하지만 지금 당장 떠오르는 단어가 없어요. 8w8 조,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그렇다면 완벽한 마법의 단어를 찾아서 오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시간은 이제 1시를 넘어서서 순식간에 2시로.. 아..제가 자야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네요. 이 이상 계속 잡담하면 주아주가 저를 또 혼내겠죠? 후후후! 술수에는 넘어가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2시 이전에 이 글을 쓰려고 엄청나게 빠르게 타자를 치고 있단 말입니다!! 하하하하하..(손 아픔(눈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시간 능력자가 아닙니다. 제가 시간 능력자라면 주아주에게 고통을 줄리가 없잖아요? 빠르게 수능 너머로 시간을 흘려보냈겠죠. 음. 그러면 이런 잡담마저도 신나게 얘기할 정도로 저와 주아주는 정말로 잘 맞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뭐랄까. 신기하네요. 역시. 잡담이 잘 맞는 이가 있고 잘 안 맞는 이가 있는데 주아주는 잘 맞는 이인 것 같은 느낌이에요. 사실 왠만하면 다 잘 맞으니까요! 저, 잡담하는 거 되게 좋아하는지라.. ㅎㅎㅎㅎ
아무튼 오늘은 이쯤에서 자도록 해요. 주아주. 저도 슬슬 자러 갈 시간이기도 하고, 주아주도 학교에서..아무것도 안한다지만, 그렇다고 너무 늦게 자면 몸에 안 좋잖아요? 아..그래도 잠이 잘 안올수는 있겠네요. 저 수능 끝난 이후에는 진짜 맨날맨날 늦게 잤거든요. 신나게 놀고요. 주아주도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어진답니다.
그리고 빤히 저를 보는건가요? 눈싸움 신청인가요? ㅋㅋㅋㅋㅋㅋ 그럼 누가 이기나 해볼까요?(빤-히(빤-히(빤-히) -
779 주아 - 용의 동굴 근처 제단 (34134E+57) 2016. 11. 30. 오전 10:30:38"...해서, 이번 제물은 너로 결정이 되었단다."
"......"
꾸욱. 한복 치마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동시에 아래로 푹 숙여지는 고개. 그리고 아무런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침묵. 그 속에서 제사장은 다시 입을 연다.
"그러면 미리 몸을 씻고 깨끗하게 모든 준비를 마치거라. 날이 밝는대로 바로 제단으로 가야할테니. 경건한 마음으로 부정적인 액이 끼지 않도록 주의하거라. 알겠느냐?"
"...네."
감정이 들어있지 않은 듯한 담담한 제사장의 목소리에,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어떻게든 짜내어 간신히 대답한다. 아직 주위가 어두컴컴한 늦은 밤. 호롱불만이 흔들거리며 방 안을 비추는 가운데, 마주보고 앉아있던 제사장은 이내 그 날카로운 두 눈을 감는다. 그럼 이제 가보거라, 하는 조금은 다정하게 풀어진 목소리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곤, 조용히 꿇고앉아있던 무릎을 펴고 조금 비틀거리며 일어선다. 꾸벅, 제사장을 향해 허리숙여 인사하곤 천천히, 천천히 문을 열고 방 밖으로 나온다. 문을 조용히 다시 닫고는 그대로 마루 위에 쓰러지듯 주저앉는다.
이제는, 내 차례다. 마을을 지켜달라고 용 님께 바치는 제사와 제물. 가끔씩 있는 그 커다란 기원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제물. 젊은 소녀인 자신이, 이제는 그 대상이 되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정말로 그 대상으로 지목되자,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 멍하게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내가 맞는 마지막 밤이구나. 여전히 평소와 다름없이 반짝이는 달과 별에 마음 한구석이 찌르르, 아파온다. 정말로... 마지막 밤이구나. 하지만 울면 안되었다. 용 님께 바쳐질 제물은 최상급의 품질을 유지해야했으니. 살짝 아랫입술을 깨물며 어떻게든 울음을 삼켜낸다. 그래. 나는 이제...
풀벌레의 울음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그 고요한 밤 속, 잠들지 못한 채 계속해서 흘러가는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그저 조용히, 조용히...
다음날 새벽,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의 그 아직은 어두운 기운이 남아있을 무렵. 깨끗하게 목욕을 마치고는 구김 하나 없이 잘 다려진 새하얀 한복을 가만히 차려입는다. 그리고는 그 위에 붉은색 포를 겹쳐입는다. 흰색의 매화가 끝부분에 세심하게 수놓아진 포는, 보기만 해도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그 자태를 뽐낸다. 엄마는 아무 말없이 그 매화 무늬를 어루만지더니 곧 소중하게 손에 들고 있던 금빛의 노란 띠를 자신의 허리에 둘러 맨다. 포와 함께 뒤로 길게 늘어뜨려진 고급스러운 허리 띠.
"...마지막으로 연지를 바르자꾸나."
조용히 엄마는 연지를 자신의 입술에 조심스러운 손길로 바른다. 그러자 곧 붉게 물들어진 입술. 모든 준비가 끝나자 잠시 그렇게 서로를 가만히 바라본다.
"...아가. 사랑한단다. 정말로 사랑한단다. 미안하구나... 너에게 이런 몹쓸 짓을 시키다니..."
"......"
조금씩, 조금씩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로 엄마는 끊임없이 사과를 되풀이한다. 액이 끼지 않게 하기 위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기에, 그저 괜찮다는 듯 작게 미소지어 엄마를 위로한다. 그렇게 오로지 엄마의 흐느끼는 소리만 방 안에 가득찰 무렵, 아빠가 어두운 얼굴로 방문을 연다.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건 아침 해가 떠올라 밝아진 세상과 얼어붙을 듯 날카로운 눈빛의 제사장과 그 뒤에 죽 늘어선 악기를 든 사람들.
시간이 됐구나, 하는 생각에 엄마는 가만히 하얀색 몽수를 씌운다. 그렇게 얼굴조차도 제대로 보이지 않게 자신의 온 몸을 가린 후에 천천히, 무겁기만 한 발걸음을 뗀다.
제사장의 지시에 따라 화려하게 장식된 가마에 오르자 곧 울려퍼지는 악기 소리와 함께 가마가 들어올려지더니, 제사장을 따라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흔들거리는 가마 한구석에 조용히 앉아 멍하니 자신의 옷을 내려다본다. 너무나도 화려하고 예쁜 옷. 태어나서 처음 입어보는 예쁜 옷과 처음 타보는 화려한 가마의 이유가 내가 제물이기 때문이라니...
허무한 듯 작게 웃어버리며 가만히 눈을 감는다. 계속해서 떠오르는 부모님의 얼굴. 하나뿐인 외동딸이 제물로 되어버린 그 심정을,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하지만... 마을을 위해서. 나 하나로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다면.
두려움에 꽉 쥔 두 주먹이 살짝 떨려왔지만, 애써 모른 척 하며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조용히 기다린다. 그렇게 기다리다보니 어느새 도착한 제단. 가마에서 내려 용의 동굴 근처에 있는 그 제단을 조용히 바라본다. 이제 저기서 제사를 지내면 용 님이 나타나시는걸까? 그러면 나는...
복잡한 심경은 마음 속으로 감추며 천천히 제단 위에 올라 그 한가운데에 조심스럽게 무릎을 꿇고 앉는다. 그러자 곧 시작되는 제사 의식. 무언가를 중얼중얼거리며 제사장은 방울을 짤랑짤랑 미친듯이 흔들고, 그에 맞춰 악공들은 악기를 연주한다. 점점 커지는 음악소리들에 귀를 틀어막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애써 꾸욱 참아내며 대신 두 눈을 꽉 감아버린다. 혼미해지는 정신을 간신히 붙잡으며 무릎 위에 올려둔 두 손을 살짝 주먹쥔다.
용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제사가 오늘따라 왜 그리도 길게 느껴지는지.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며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용을 조용히 기다린다.
/ 흐음, 제가 보기엔 기분 탓이라는 거 여전히 많이 쓰실 것 같은걸요? ㅋㅋㅋㅋㅋ 그보다 마법의 단어란 거 인정하시는군요. 아니, 애초에 저 단어를 사용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저! (후회) 건우주께서 이렇게 잘 쓰실 줄은 진짜 몰랐기에... 그리고 완벽한 마법의 단어를 찾아서 오겠다니. 아니, 왜 마법의 단어 사용 자체를 그만두시지 않는건데요!! ㅋㅋㅋㅋㅋㅋㅋ
그, 그리고 사실은 건우주를 혼내기 전에 제가 먼저 잠들어버린지라... (시선회피) 죄송해요, 건우주!! ㅠㅠㅠ 이, 이건 답레 텀이 아니니까 죄송하다고 해도 되죠? 그쵸? 그리고 엄청나게 빠르게 타자를 치고 있었다니... 손이 아팠다니... (죄책감) (눈물) 어, 어떡하지...! 호라도 해드릴까요...? 진짜진짜 죄송해요!! ㅠㅠ
그나저나 건우주께서 시간 능력자였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빠르게 시간을 흘려보낸다는 거, 뭔가 되게 멋있거든요! 게다가 고통도 안 받고. ㅋㅋㅋㅋ 그리고 사실 저도 잡담하는 거 되게 좋아하는지라 건우주와 잡담하는 거, 정말 재밌어요. 정말로 잘 맞는 것 같거든요! ㅎㅎㅎ 돌리는 스타일도, 캐릭터도, 잡담도 전부 다 잘 맞다니... 진짜 너무 신기해요. 이런 분도 계셨구나, 하는 느낌이예요.
그런데 이 부분에서는 엇갈리네요. ㅎㅎㅎㅎ 사실 저는 수능 이후의 행동이 건우주와 반대거든요. 맨날맨날 평소보다 일찍 잠들어버려서... ㅋㅋㅋㅋㅋ 그동안 늦게 잤던 것 때문에 몸이 화가 났나봐요. 눕거나 앉기만 하면 바로 잠들어버린답니다. 덕분에 눈을 뜨면 언제나 아침...! (충격)
그, 그리고 저는 그저 건우주를 따라서 빤히 봤을 뿐인데 어째서 눈싸움으로 연결되는거죠?! ㅋㅋㅋㅋㅋ 눈싸움은 뭔가 창피해서 진짜 못하는데! ㅋㅋㅋㅋㅋㅋ 그, 그래도 질 순 없어요! (빤히) (빤히) (부들부들) -
780 건우 - 주아 (62079E+57) 2016. 11. 30. 오후 1:32:14"하아. 또 시끄럽게 구는건가? 인간들은. 왜 이렇게 일정주기로 시끄럽게 구는거지? 조용히 잠을 자려고 해도 잘 수가 없잖아."
"우후후. 그거야 건우님에게 제사를 지내는 거 아니겠습니까? 슬슬 인간들이 올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뭘 또 새삼스럽게 그렇게 불평을 하십니까 건우님."
"하아. 알고는 있다. 알고는 있는데. 굳이 이렇게 시끄럽게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아무튼, 이번엔 또 뭘 올렸더냐?"
"이번에도 젊은 여성이 제물로 바쳐진걸로 압니다."
"젊은 여성. 왜 매번 그걸 나에게 제물로 바치는거지? 이해가 안 가는군."
내가 이 동굴에 산지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나는 그저, 조용하고 평화로운 이곳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가무를 즐기면서 평화롭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인간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용이 사는 동굴이라며 내 집 앞에 멋대로 제단을 만들었고 일정주기로 이렇게 시끄럽게 소리를 내면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심각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인간들에게 제물을 바치라고 요구한 것도 아닌데, 뭘 멋대로 남의 집 앞에다가 제단을 만들어서 일정주기로 제사를 지내면서 시끄럽게 떠드는건지. 저 인간들도 자기 집 앞에서악기를 연주하며 음악소리를 크게 내면 화가 날 터인데 왜 나는 그러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거기다가 제물로 젊은 여성이라니. 전부터 느끼는데, 왜 자꾸 나에게 젊은 여성을 바치는건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기왕 줄거면 그런것이 아니라 잘 익은 고기를 갖다주면 얼마나 좋아. 왜 내가 인간을 잡아먹는것처럼 이야기가 퍼지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른 맛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 왜 굳이 인간을 잡아먹겠는가? 솔직히 제물로 바쳐진 젊은 여성을 받아도 나로서는 어떻게 할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까진 그냥 며칠 데리고 있다가 다른 마을로 보내버리고는 했다. 물론 저들도 체면이 있을테니, 일단은 제물을 다른 곳으로 보냈다는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용의 모습으로 근처 마을을 돌아다닌 적이 한번도 없었다. 가끔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서,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음식을 사먹기는 하지만, 적어도 용의 모습으로는 마을까지 간 적은 없다. 아무래도 작은 크기의 인간에게는 내 모습이 너무나도 거대하고 너무나도 무시무시할테니까. 거기다가 용의 모습으로 마을에 가면 맛있는 것도 못 먹을거 아냐.
"아무튼, 이번에도 제물만 여기로 데리고 오겠습니까?"
"아니.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직접 나가서 따지도록 하겠다. 이런 짓거리를 다시는 못하게 해야겠어."
"알겠습니다. 그럼 부디 잘 다녀오십시오."
"너는 같이 가지 않는거냐? 미르."
"우후후. 무슨 농담을. 집 앞에 잠깐 나갔다 오는 것은 건우님도 혼자서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저는 집이나 청소하고 있겠습니다."
미르. 정말로 유능하지만 한번씩 정말 얄밉기 그지 없는 나의 심복의 웃음소리에 작게 한숨을 쉬면서, 나는 인간의 형태를 풀고 거대한 용의 형태로 변했다. 지금의 내 모습은 그야말로 거대하고 거대한 푸른 빛의 청룡. 그 자체였다. 이래보여도 나는 청룡의 피를 이은 용이다. 인간들이 받드는 사성수 중 하나인 그 청룡의 피를 잇고 있다. 물론 아직 완벽하게 청룡으로서의 자질은 없지만, 언젠가 시간이 되고 때가 되면 나도 성수의 일원인 청룡이 되어 세상을 돌보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아직은 그때가 아니다. 애초에 그런 일을 하기에 나는 너무 어린 나이다. 물론 인간들의 기준에는 엄청나게 높은 나이겠지만.
아무튼, 청룡의 형태로 변한채로 나는 큰 발자국 소리를 내면서 동굴 출구를 향해서 걸어나갔다. 출구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음악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왔고 정말로 듣기 싫은 방울의 짤랑짤랑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당장이라도 귀를 꽉 막아버리고 싶지만 나는 용이다. 인간들에게 위엄있는 모습을 보여야하기에 귀를 꽉 막고 싶은 충동을 이겨내면서 계속해서 앞으로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동굴 밖으로 나오니 수많은 인간들의 모습이 보였다.
내 동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놓여있는 제단에는 미르의 말대로 젊은 여성이 한명 올라와있었다. 거리가 있고, 하얀색 몽수를 얼굴에 쓰고 있어서 그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정말로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왜 제물로서 바쳐지는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저 여자는 제물로 바쳐지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라도 된단 말인가?
문제의 여성을 빤히 바라보다가 나는 고개를 들어서 방울을 짤랑짤랑 흔들고 있는 인간과 악기를 연주하는 인간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름대로 근엄한 분위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인간들에게 이야기했다.
"시끄럽도다!"
가장 먼저 한 이야기는 시끄럽다는 의사표현이었다. 도데체가 시끄러워서 낮잠을 잘 수가 없었기에 나는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두번도 아니고 일정 주기로 계속해서 이러니 오늘은 진짜 단단히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다.
"도데체가 시끄러워서 참을수가 없도다! 나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더냐!! 아니면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것이더냐!! 왜 자꾸 시끄럽게 구는 것이더냐!! 그 방울과 악기를 전부 없애버려야 이따위 시끄러운 짓거리를 안할 것이더냐!!"
짜증을 부리듯이 큰 목소리로 그들에게 화를 냈다. 사실 이 정도로 크게 화를 낼 생각은 없었지만 막상, 눈 앞에서 직접 보니 또 다시 화가 치밀어올랐다. 진짜로 저 악기들을 전부 없애버리던가 해야지. 아니면 한창 낮잠을 자고 있을 때 악기를 연주해서 잠을 못자게 방해한다던가. 인간으로 변해서 마을로 찾아갈때 저들의 집을 알아낸 후에 반드시 복수하듯이 연주하리라.
그렇게 다짐하고서 나는 다시 시선을 밑으로 돌려 제단 위에 올라가있는 여성을 바라보았다. 저 여자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찌하여 제물로 순순히 오른단 말인가. 제물이라는 것 자체가 바쳐지는 존재라는 의미이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저 여성에게도 확실하게 말해야겠다고 느끼면서 근엄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쪽의 계집도 마찬가지다! 어째서 제물로 올라오는 것이더냐! 그리도 제물이 되고 싶은것이더냐! 어디 그 얼굴이나 한번 보자꾸나. 그 얼굴을 나에게 보여라!"
이번 계집은 또 어떤 계집이기에, 제물이 되어 제단 위에 올라와있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그러기에 그 얼굴이라도 볼겸, 나는 그 계집에게 얼굴을 보이라고 지시했다. 쫓아낼땐 쫓아내더라도 얼굴을 본다고 문제가 될 것은 없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야 주아주를 상대하는데는 마법의 단어만큼 좋은 게 없으니까요! 물론 아직 딱 이거다 하는 마법의 단어가 떠오르지 않네요.(눈물) 그래도 찾다보면 있을거야! 틀림없이 있을거에요!(국어사전 소환) 이 많고 많은 단어 중에 분명히 하나는 있겠지!!
그리고 많이 피곤하셨나보네요. 평소보다 일찍 잠든다니. 아무래도 수험생 시절에 잠을 자질 못해서 이제 막 잠이 몰려오는 모양이네요. 8w8... 그래도 잘 수 있을 때 푹 자아죠. 평소에 자지 못한 잠들..이제는 푹 주무세요. 수능도 끝났고 쉴땐 쉬어야하지 않겠어요? ㅎㅎㅎㅎ 그리고 미안할게 뭐가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제가 그렇게 치고 싶어서 친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할 거 없어요. 그냥 2시 전에는 빨리 치고 싶었을 뿐이니까..! 괜찮아요. 괜찮아.(토닥토닥)
잡담을 나누는거 즐거워하는거 몇번이고 얘기했었죠. 아마. 음. 건우와 주아도 천생연분이지만 저와 주아주도 하늘이 맺어준 1:1 파트너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 역시도 이런 분과 만난것이 정말로 신기하다고 생각합니다. 늘 말이에요.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빤히 보면 당연히 눈싸움이 되는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요. 그럼 반드시 이겨주겠어요! 저는 눈싸움에서 창피한거 못 느끼니까 제가 이기겠군요! 후후후!! (빤히(빤히(빤히(씨익)
아..그리고 이번 답레는 용의 입장이라면 어떨까 해서 써봤어요. 물론 제사이긴 한데, 집 앞에서 방울을 흔들고, 악기를 연주하고 뭐라뭐라 중얼거리고...ㅋㅋㅋㅋ 이거..가만히 생각해보니 소음공해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건우라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라고 해서 써봤답니다. 으아아아아!! 제발 조용히 해!! 잠 좀 자자!! 이런 느낌으로 말이에요. -
781 주아 - 건우 (6307E+53) 2016. 11. 30. 오후 3:48:16짤랑짤랑. 점점 커지는 방울 소리와 미친듯이 휘몰아치는 악기 소리. 자신 주위를 뱅글뱅글 돌며 춤추는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금방이라도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비명이라도 꽥 지르고픈 심정. 그렇지만 참아야 했다. 지금 여기서 자신이 조금이라도 소리를 냈다가는 정말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니.
애꿎은 두 주먹만 꾸욱 쥐며 그 모든 고통들을 참아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자신의 귀에 음악소리와 방울소리 말고 또다른 낯선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쿵, 쿵, 하고 마치 커다란 발자국 소리같은 그 소리는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싶을 정도로 작았다. 그러나 곧 그 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이내 갑자기 뚝 멈춘다.
땅을 울릴 정도의 그 거대한 소리가 그침에 지금 당장이라도 몽수를 벗고 상황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움직여서는 안되었다. 아주 조금의 움직임이라도 보였다간 마을이 어떤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니.
그러나 여전히 궁금하고 두렵긴 했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조금씩, 조금씩 웅성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기 시작했으니. 솔직히 말하자면 한 가지 추측이 들기는 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떠오르는 추측은 그것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애초에 용이란 건 전설 속에서나 접하던 신이었으니. 어릴 때부터 이런저런 용에 대한 소문은 많았지만, 그 용을 직접 봤다는 사람은 드물었다. 거기다가 그 증언이란 것도 제각각이라 아무도 믿지 못했고.
그렇게 한동안 논란이 있다가 제사를 지내는 제사장과 악공들만이 진짜 용을 봤다, 는 소문이 가장 우세하다는 결론이 났었었다. 물론 가장 확실히 용을 본 것은 제물로 바쳐진 젊은 여성들이었겠지만 그들은 전부 다시는 마을에 돌아오지 못했으니.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며 계속해서 들려오는 방울소리와 악기소리를 듣던 와중, 갑자기 새로운 목소리가 자신의 귀를 쩌렁쩌렁 울린다.
시끄럽다는, 근엄하면서도 척 들어도 기분이 매우 좋지 않은 듯한 목소리. 그 소리가 공기를 울리자마자, 갑자기 모든 방울소리 및 음악소리가 한순간에 뚝 그친다.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두려운 침묵. 지금 당장이라도 눈을 떠서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눈을 뜨기가 너무 두려웠다. 눈을 뜬다는 것은 다시 말하자면... 내가 죽을 때가 가까워졌다는 소리니까.
그렇게 어쩔줄 몰라하며 그저 앉아만 있을 무렵, 두려우면서도 숭배하는 마음이 가득 깃든 목소리로, 제사장이 입을 연다.
"아아, 용 님!"
마치 홀린 듯이 제사장과 악공들은 하나같이 일제히 나타난 거대한 청룡에게 절을 한다. 그 위엄있고 엄숙한 모습에 멀찍이서 구경하던 마을 사람들까지 하나같이 일제히 용에게 절을 한다. 이제 절을 하며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 사람은 딱 하나. 눈을 감고 허리를 바로 세운 채 앉아있는 자신 뿐.
...드디어 나타나셨다. 내가 바쳐질 용 님이.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에 자신의 몸은 미세하게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한다. 한순간에 가까이 닥쳐온 죽음. 지금까지는 현실감이 그다지 없어 두려움을 이겨내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생생하게 느껴지는 현실감. 도망치고 싶었지만 다리는 무거웠고, 도망칠수도 없었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알 리 없는 제사장은 여전히 머리를 땅에 조아린 채 용에게 무언가를 전하려 했지만, 그 목소리는 곧이어 들려오는 용의 커다란 목소리에 쏙 들어가버린다. 도대체가 시끄러워서 참을 수가 없다며, 그 방울과 악기를 전부 없애야 이따위 시끄러운 짓거리를 안 할거냐며 짜증을 내는 그 목소리는 정말로 분노가 가득했다.
"하, 하오나 용 님이시여... 미천한 저희는 용 님의 심기를 거스를 생각은 조금도 없었나이다...! 그저 용 님을 위한 제사는 화려하게 꾸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되어..."
제사장은 용의 위압감에 눌려 머리를 더욱더 땅에 조아리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지만, 그 말은 차마 끝을 맺지 못하고 잘려진다. 들을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건지, 그 말을 가뿐히 무시한 용은 곧이어 이번엔 자신에게 불호령을 내린다.
갑작스럽게 자신을 향해 떨어진 근엄한 목소리. 어째서 제물로 올라오는 것이냐며, 그리도 제물이 되고 싶은 거냐고 큰 목소리로 말하던 용은 곧이어 자신에게 얼굴을 보이라고 명령한다. 생각지도 못한 그 상황에 조금 몸을 움찔한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소리들에만 귀를 기울이다 그 명령에 그제서야 감았던 눈을 뜨고 살짝 제사장 쪽을 바라본다. 마찬가지로 자신에게로 고개를 돌린 제사장은 명령에 따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이제는... 두려운 마음은 애써 모르는 척하며 서서히 주먹 쥐었던 두 손을 펴고 손을 올려 자신의 얼굴과 온 몸을 뒤엎었던 하얀 몽수를 벗는다. 그러자 드디어 세상에 드러난 화려한 자신의 복장. 전체적으로 붉은색이 가득한 옷차림에 허리에 꽉 둘러 맨 금빛 띠. 소매와 포의 끝 부분에 하얗게 수놓아진 매화들은 정말로 아름답고 세심했다. 다른 이들에 비해 유난히 잘 자라지 않는 머리카락에 어깨를 살짝 넘는 단발머리는 오늘만을 위해 수십번을 빗질하여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머리장식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하는 사람들의 중얼거림이 있었지만 그런 장식품은 원체 잘 사지 않던 자신이었기에 그저 얌전하게 정돈된 머리카락으로 만족하기로 넘겼다.
태어나 처음 보이는 화려한 모습. 연지까지 붉게 바른 입술은 여전히 꾸욱 다문 채, 살짝 고개를 들어 이제서야 제대로 용을 바라본다. 그러자 드디어 알게 된 진짜 용의 모습. 아... 용 님은 거대한 푸른색의 청룡이셨구나. 사람들이 받드는 사성수 중의 하나. 그런 귀중한 분께 바쳐지게 되다니...
그렇게 자신의 얼굴을 용에게 보이다가 곧 그 위압감을 느끼지 못하고 고개를 아래로 숙이며 시선을 피한다. 두려웠다. 자신의 온 몸을 타고 느껴지는 위압감과 잡아먹힌다는 공포. 애써 의연한 척을 했지만 아직은 어린 자신이었기에, 너무 무서웠다. 바들바들 떨리려는 몸을 애써 바로잡던 그 때, 제사장이 조심스레 입을 연다.
"비록 이번에는 지금까지에 비해 덜 화려한 제물이긴 합니다만... 가장 얌전하여 잡아먹기 쉬운 아이로 엄선했으니, 그리 불편하시진 않을 것입니다. 이것으로 괜찮으신지요...?"
다시금 용을 향해 절을 하며 제사장은 묻는다. 그 목소리 하나하나에는 두려움과 조심스러움이 가득 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였다. 오늘따라 용 님의 기분, 엄청나게 안 좋아보이니까... 괜히 자신도 두려워져 다시금 두 주먹을 꼬옥 쥐며 용의 말을 기다린다.
/ 마법의 단어가 건우주의 또다른 무기로 정착되어 버린건가요?! 이, 이건 전혀 예상치도 못한 전개...! (동공지진) 어째서 국어사전까지 소환을! ㅋㅋㅋㅋㅋㅋ 사전은 좀 더 신성한 곳에 이용해야 한다구요! 이런 쪽이 아니라! 그리고 찾기 쉽지 않으실걸요? 그렇게나 많으니까요. ㅋㅋㅋㅋ
그리고 사실 지금까지 참아왔던 잠이 몰려오기도 하지만 이것저것 주위에서 시키는 게 많아서... (외면) 그것들을 전부 하다보면 몸이 지치나봐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하기도 하고... 그, 그래도 푹 쉬는 것도 제 목표 중 하나니까요! 네! 그리고 미안한 건 미안한거라구요! 가뜩이나 손까지 아프셨다고 하니 진짜 어떡하지, 싶어서... ㅠㅠㅠ 제가 토닥임을 받을 상황이 아닌데...! (당황)
그리고 확실히 건우와 주아는 천생연분이죠. 그리고 그 둘을 돌리는 건우주와 저 역시도 왠지 정말로 하늘께서 정해주신 것 같아요! ㅎㅎㅎㅎ 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 이렇게 만나게 되는 거,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소중한 인연인 것 같아요, 정말로.
그, 그나저나 어째서 눈싸움이...! (동공지진) 그, 그래도 질 수는...! (빤히) (빤히) (부들부들부들) 으으... 왜 이런 쪽으로는 창피한 거 못 느끼시는 건데요! ㅋㅋㅋㅋㅋㅋ 포옹하는건 창피해하시면서!
그리고 소음공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로 그렇겠네요. 사실 제사 지내는 거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막 꽹과리같은 거 두드리며 시끄럽게 하지 않나, 하고 상상해서 써봤답니다. 그런데 용에게는 소음공해... ㅋㅋㅋㅋㅋㅋㅋ 저희로 따지자면 작은 햄스터같은 애들이 문 앞에서 북 치고 장구 치며 소리 지르는걸까요? 아, 상상해보니까 뭔가 되게 웃기네요, 그거! ㅋㅋㅋㅋㅋㅋㅋ -
782 건우 - 주아 (62079E+57) 2016. 11. 30. 오후 4:53:59"그 입 다물라! 다물라! 다물라! 너의 집 바로 앞에서 화려하게 제사를 치루겠다고 그 시끄러운 악기 소리와 음악 소리를 내서 잠이 깨봐야 내 심정을 이해하겠더냐? 한두 번이면 이해를 하겠다만, 일정 주기마다 이런 식이니 참을 수가 없도다! 기왕 할거면 좀 조용하고 고요한 음악소리도 있지 않느냐. 거문고라던가, 가야금이라던가. 화려하고 뭐고 귀청이 울려서 살 수가 없도다! 또 다시 이렇게 시끄럽게 해서 내 평화로운 시간을 방해한다면 산짐승들을 시켜서, 너의 집 앞에서 울부짖게 만들리라!"
화려하고 뭐고를 떠나서 적당히라는 단어가 인간들 사이에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무작정 시끄럽게, 크게 한다고 그것이 화려하냐라고 물으면 그것은 절대로 아니다. 난 고요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니까 기왕 제사를 할거면, 이런 시끄러운 음악이 아니라, 좀 고요하고 조용한 음악을 연주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일부로 크게 화를 냈다. 수수하게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속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거문고 소리. 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지단 말인가. 조용히 흐르는 냇가의 소리처럼, 고요하고 조용한 그 평화로운 분위기의 삶을 살기 위해 이 동굴을 택했건만, 일정 주기마다 시끄럽게 하는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말로 강력하게 경고를 날리고서 나는 고개를 내려 이번에 제물로 바쳐졌다는 계집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대체 어떤 계집이길래 이리도 제물이 되는데도 아무런 저항 없이 여기에 조용히 앉아있는지 구경하고 싶었다. 사실 그 이전의 제물로 온 젊은 여성들도 다 비슷한 느낌이긴 했으니 딱히 이상할 건 없었다. 그냥 이번 계집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할 분이었다.
내 말에 계집은 겁을 먹었는지 몸을 움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몽수를 벗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정말로 아름답고 화려한 옷차림이었다. 제물로서 어여쁘게 보이기 위한 옷에는 하얗게 자태를 뽑내고 있는 아름다운 매화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붉은빛이 가득한, 너무나도 화려하기 짝이 없는 여성은 화려한 아름다움이라기보다는 수수하면서도 고요한 미가 덧보이는 모양새였다. 지금까지 제물로서 여기까지 올라온 여성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계집을 나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머리장식 하나 없는 단발머리는 정말로 차분한 느낌을 주고 있었고 그 전체적인 자태에서 금새 마을에서 곱게 자란 계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엔 이런 계집이 제물로서 올라왔단 말인가.
자연스럽게 나와 그 계집의 눈이 마주쳤다. 붉은 연지를 바른 아름다운 입술과 산의 사슴처럼 초롱초롱하고 아름다운 두 눈망울을 가지고 있는 계집은 곧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공포에 질렸는지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고개를 들어 아까부터 나에게 말을 거는, 방울을 계속 흔들어대던 인간을 바라보았다. 그 인간은 나에게 가장 얌전하여 잡아먹기 쉬운 아이를 엄선했으니 불편하지 않을거라며, 괜찮겠냐고 절을 하면서 물어보았다.
공포심과 조심스러움. 내 심기를 건들고 싶어하지 않는 감정이 목소리에서 아주 잘 드러났다. 그 모습을 바라보지만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에 비해서 덜 화려한 제물, 가장 얌전하여 잡아먹기 쉬운 아이.
그저 피식하는 웃음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얌전하고 얌전하지 않고, 그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애초에 나는 인간을 잡아먹을 생각 따윈 없다. 인간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적도 없는데, 자기들끼리 멋대로 여성을 제물로 바쳐온게 아니던가.
"계집은 들으라. 너는 애써 태연하고 의연하려고 하지만, 공포에 떨고 있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다. 나에게 제물로 바쳐지는게 필시 무서울 것이다. 내 말이 틀리느냐?"
지금까지 온 제물도, 그리고 지금 이 계집도 전부 바들바들 떨고 있다. 그야 당연하다. 제물로 바쳐지게 되면, 무엇보다 인간들은 내가 제물을 잡아먹는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즉, 제물로 제단에 올라오는 이들은 전부 나에게 잡아먹힌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을 받아들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개중에는 살려달라고 싹싹 비는 이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순응하는 느낌이었다.
난 그것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째서 자신의 목숨을 그렇게 쉽게 내던질 수 있단 말인가. 제물로 바쳐지는 것이 무섭고 싫으면 거부하고 거절하면 될 일이다. 그것이 인간들에게는, 저 계집에게는 그렇게 힘들단 말인가.
물론 이 제물이 순수하게 저들의 뜻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닐것이다. 필시 지금 나에게 절을 하고 있는 저 인간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기에 나는 이 계집의 마음을 듣고자 한 걸음 더 계집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숙여 계집을 내려다보았다.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한 없이 작디 작은 인간. 하지만 그 행동 하나하나, 몸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두 눈을 뜨고 빤히 계집을 바라보았다. 점점 쌀쌀해지는 바람이 내 몸을 훝어가는게 느껴졌지만 춥거나 하진 않았다. 이래보여도 난 청룡의 피를 이은 용이니까.
주먹을 꼬옥 쥐는 모습에서 애써 공포심을 이기려는 모습이 보였다. 많이 무서울 것이다. 죽음이 무섭지 않은 생물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도 내가 언제 잡아먹을까봐 두려워하는게 분명했다.
"두려우면 사라져라. 너도 살아있는 이라면 목숨이 아까울터. 살고 싶다면 내려갈지어다. 목숨이 아깝지 않다는 소리는 하지 마라. 너의 그 공포에 떨고 있는 몸짓 하나하나가 모든 것을 다 설명해주고 있느니라. 네 목숨을 나에게 내놓을 이유가 너에게는 없을터이다."
듣기만 해도 달콤한 제안을 슬그머니 계집에게 던지면서 난 그 계집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살고 싶다면 사라져도 좋다. 도망쳐도 좋다. 제물을 거부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살 수 있는 가능성은 필시 달콤하게 들리리라.
//그거야 주아주가 '기분 탓'을 봉인하려고 하고 있으니 그에 대응하는 뭔가를 찾는 것은 당연하죠! ㅋㅋㅋㅋㅋㅋㅋ 국어사전에는 수많은 단어가 있으니 필시 있을거에요! 신성한 곳에 이용하다요? 어느곳 말인가요? ㅋㅋㅋㅋㅋㅋ 모르는 단어 찾는것이 신성한 곳은 아닐것 같은데..? 아. 혹시 컵라면 먹을때 끓인 물을 넣고 위를 덮어두는 용도라던가? ㅋㅋㅋㅋㅋㅋㅋ
수능이 끝났는데 이것저것 주위에서 시키는게 많다니. 어째서 수능이 끝났는데 시키는게 많은거죠? 수능이 끝난 고3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위치에 있는 이들인데?! 그래도 수능때보다는 조금 나아지신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ㅁ; 적어도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늦은 시간까지 학원가고 그런것은 사라졌을테니까요. 그리고 왜 토닥임을 받을 상황이 아니에요? 당연히 소중한 파트너니까 토닥여줘야죠!(토닥토닥)
ㅋㅋㅋㅋㅋㅋㅋㅋ 눈싸움을 하는데 어째서 창피한 것을 느껴야하죠? 포용하는거와 눈싸움은 다르잖아요? 안 그래요? (빤히(빤히(빤히) 자. 어서 눈을 깜빡거리세요! 그러면 편해질거에요!! 주아주! 여기서 진다고 해도 아무것도 잃지 않아요! 내기를 건것도 없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진짜로 크고 화려한 제사때는 징과 꽹과리 같은 것을 치면서 시끄럽게 하기도 해요. 근데 그것을 계속해서 들으면 보통 시끄러운게 아니잖아요? 동굴은 일단 용의 집인데 그 앞에서 그것을 울리고 그러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용에게는 엄청나게 작은 크기겠지만, 시끄러운것은 변함 없으니까요. 실제로 저는 햄스터들이 제 집 앞에서 막막 북 치고 장구치고 꽹과리 치고 난리치면 시끄러워서 쫓아내버릴것 같거든요. 물론 건우 용 자체가 그렇게 막 근엄있는 성격은 아니라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요. 살아있는 인간 대신에 노릇노릇하게 익은 고기를 내놔라...!! 이런 느낌이니까요. -
783 주아 - 건우 (64276E+54) 2016. 11. 30. 오후 6:06:26어떻게든 용의 분노를 풀어주고자 제사장은 입을 열어 설명했지만, 얼마 안 가 그 목소리는 안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그 입 다물라고 외치는 용의 목소리는, 정말로 분노가 가득했으니. 화려하고 뭐고 귀청이 울려서 살 수가 없다며 또다시 이렇게 시끄럽게 한다면 산짐승들이 울부짖게 만든다고 소리치는 용은 정말로 단호한 태도로 그 커다란 목소리를 울린다.
"ㅇ, 예! 다음 번에는 절대로 이런 시끄러운 악기는 절대 사용하지 않겠사옵니다!"
그런 용의 호된 불호령에 제사장은 다시 한번 땅에 머리를 조아리며 크게 대답한다. 제사 자체를 그만둔다고는 말하지 않았기에, 다음 번에는 조용한 악기들로 전부 다시 새로 구성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순간 스친다.
그렇게 제사장에게 강력한 경고를 날린 뒤, 용은 이번엔 자신을 향해 명령을 내린다. 얼굴을 보이라는 그 명령에 조금 두려워져 몸을 움찔한다. 슬쩍 제사장을 바라보자 제사장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서야 서서히 자신의 모든 것을 가리고 있던 몽수를 벗는다.
그리고 그렇게 드러난 자신의 모습. 이 세상에 처음으로 보이는 자신의 화려한 모습. 붉디 붉은 옷을 입고는 유일하게 수수한 자신의 원래 모습인 머리카락을 조금 생각하며 곧 서서히 고개를 위로 올려 용을 바라본다.
지금까지 비밀에 싸여있던 용의 정체. 그의 정체는 바로, 신성한 사성수 중의 하나인 청룡. 깊은 바다같은 푸른색의 그 용과 잠시 눈을 마주치다 이내 그 위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인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 자신도 모르게 바들바들 떨리는 자신의 몸. 도저히 그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던 그 때, 제사장은 다시 용에게 이번 제물은 괜찮냐고 물으며 절을 한다.
그 목소리에서는 공포와 조심스러움이 가득 묻어나왔고, 그런 제사장의 물음에도 용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자신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 마을은 어찌되는거지? 이딴 하찮은 제물을 바쳤다고 마을에 재앙이 내려지면 어쩌지?
온갖 생각을 하며 불안해하던 중, 용은 피식하고 웃으며 제사장의 물음에 대답하는 것 대신 자신에게 말을 건다. 자신의 두렵고 무서운 마음을 알아채고는 정확히 그 부분을 날카롭게 찔러오는 용의 물음. 이것이 바로 통찰력인 것일까? 아주아주 오랜 시간을 살아왔기에 이렇게 금방 인간의 마음을 정확히 눈치채는 것일까?
"......"
저의 말이 틀리냐는 용의 물음에도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대답을 해도 문제였다. 자신이 거짓말을 해도, 분명 용 님은 전부 눈치채실 것이었다. 살아온 세월의 양이 다를 뿐더러, 자신은 애초부터 거짓말에는 재능이 없었으니.
그렇다고 솔직하게 무섭다고 한다면? 용 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고작 한낱 제물 따위가 그딴 말을 지껄이는 격이니. 절대로, 절대로 용 님의 기분을 건드려선 안되었다. 가뜩이나 아까의 시끄러운 제사 지내는 음악소리로 분노가 가득 차있는 용 님이었으니. 만약 자신이 여기서 무언가 잘못을 한다면... 그것은 온전히 마을로, 자신의 부모님에게로 재앙이 되어 퍼져나가리라.
대답은 조금도 하지 못하고 그저 바들바들 떨며 가만히 고개를 숙인다.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도저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자신의 온 몸을 잠식하는 공포. 그 공포심을 이겨내며 여기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은 충분히 힘들었으니.
그런데 그렇게 그저 몸만 바들바들 떨던 그 때, 자신에게로 한 걸음 더 다가오는 커다란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아래로 향한 자신의 시선에 들어오는 너무나도 영롱한 푸른 빛.
고개를 들어선 안 돼. 고개를 들어선 안 돼. 덜덜 떨리는 몸은 아까보다도 더 심해진다. 용 님이 가까이 다가오셨어. 정말로 가까이 오셨어.
어느새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 자신이 몸을 떠는 이유가 이 바람 때문인지, 아니면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용 님의 시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겨내야 했다. 마을을 위해서... 우리 부모님을 위해서... 자신도 모르게 두 주먹을 꾸욱 쥔다.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 아까부터 죽음에 대한 공포는 계속해서 자신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지만, 애써 모른 척한다. 버텨야 했다. 용 님에서 잡아먹으시기 전까지, 버텨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힘겹게 간신히 버티던 와중, 갑자기 자신의 귀에 달콤한 제안이 들려온다. 두려우면 사라지라며, 살고 싶다면 내려가라는. 도망쳐도 좋다는, 제물이 되기를 거부해도 좋다는 그 말은, 그 무엇보다도 달콤한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 말에 다시 한 번 몸을 움찔,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려가고 싶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 누가 죽고싶어하겠는가? 자신도 살고 싶었다. 살아서 아직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들을 하고 싶었다. 피어나는 꽃을 보며, 새들이 노래하는 것을 들으며,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후 그 사람과 마주 보며 웃고싶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자신이 도망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거지? 내가 제물이 안되면 마을은? 우리 마을의 또다른 아이가 제물이 되는거잖아?
순간, 자신의 머릿속을 스치는 또다른 생각. 그건 막아야했다. 애꿎은 다른 여성이 자신 때문에 희생되는, 그런 건 반드시 막아야만 했다. 고작 자신의 고집때문에 그 사람의 아름다운 미래가 희생되게 놔둘 수는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두렵습니다. 위대하신 용 님이면 이미 제가 살고싶어한다는 걸, 공포심에 약해져 떨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계시겠지요. 하지만 한 가지, 맞추지 못하신 것이 있습니다. 제 목숨을 용 님께 내놓을 이유. 그 이유가 저에게 있습니다."
천천히 입을 열어 그제서야 자신의 목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한다. 오늘 처음으로 내보는 자신의 목소리. 제사장이 제단 아래에서 뭐라고 당황하여 소리치는 것도 같았으나, 조용히 무시하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린다. 그러자 자연스레 용과 마주쳐진 두 눈. 그렇게 용기내어 눈을 맞추며 말을 이어간다.
"저에게는 제가 자라온 소중한 마을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저의 부모님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약 도망친다면 다른 여성이 저를 대신해 이 자리 위에 앉아있겠지요. 그 여성의 소중한 미래를 제가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그 여성이 제물로 바쳐질 가능성. 그 가능성도 전부 저에게 있습니다. 저의 행동, 저의 말, 저의 마음가짐. 그 모든 것에 달려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두려워도 도망치지 않을 것입니다.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제물이 되는 운명을, 군말없이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러니 위대하신 용 님이시여. 비록 미천하지만 제가 제물로 용 님께 바쳐지는 것을 자비롭게 허락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엄청난 크기의 차이. 금방이라도 압도당할 것 같은 압박감이 느껴졌지만, 꿋꿋이 이겨내며 말을 마친다. 그래. 자신이 바쳐져야 했다. 그래야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을테니까. 이번에는 아까와 달리 고개를 숙여 시선을 피하지 않고, 계속해서 용과 눈을 맞추며 조용히 그의 대답을 기다린다.
/ 아니, 어째서 신성한 곳이 컵라면 위를 덮는 곳으로 이용되는 건데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예쁜 단어 찾아보기도 하고, 모르는 단어를 찾는 것도 해당될거고, 아는 단어도 한 번 찾아보고... 그런 게 다 신성하게 이용하는 거 아닐까요? 적어도 컵라면은 아니라구요! ㅋㅋㅋㅋ 그건 수학의 정석이 최고죠!(?)
그리고 수능이 끝났으니 시키는 거랍니다... '수능 끝났으니 넌 시간 많지?' 하는 느낌으로 이것저것이요. ㅠㅠㅠ 그래도 확실히 수능 때보다는 나아요! 그 때는 하루하루가 스트레스로 한숨만 나왔었으니까요! ㅎㅎㅎ 그리고 소중한 파트너니까 토닥임... (감동) (눈물) 고마워요! 하지만 그 이유라면 저 역시도 마찬가지니까요. ㅎㅎㅎㅎ (토닥토닥)
그리고 뭔가 눈을 빤히 마주치는 거 조금 민망해서... 포옹은 적어도 눈은 빤히 안 마주치잖아요? 그, 그리고 질 수는 없다구요! 승부욕이 활활! (빤히) (빤히) (부들부들부들) ...그렇지만 진짜 한계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에잇! 졌어요, 졌다구요! (깜빡)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진짜 말씀을 들어보니 소음공해네요. 물론 햄스터들이 그렇게 난리치면 시끄럽긴 하겠지만 뭔가 되게 귀엽게 느껴져서요. 그러면 저는 조금 귀여워해주다가 다시 돌려보낼 것 같아요. 그리고 건우 용, 진짜 너무 귀엽잖아요! ㅋㅋㅋㅋ 나중에 잘 익은 고기라도 사주고 싶어지네요. 그러면 주아랑 고기 데이트...? 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되게 어감이 이상하네요, 이거. -
784 건우 - 주아 (62079E+57) 2016. 11. 30. 오후 7:44:26이 작디 작은 계집이 어떻게 말을 할지 궁금하여 나는 슬그머니 달콤한 제안을 건넸다. 두렵다면, 살고 싶다면 도망쳐도 좋고, 제물이 되는 것을 거부해도 좋다고 제안했다. 이 계집에게 있어서는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들릴 것이다. 당연히 거절히라라고 도망치리라고 생각했다. 애써 태연한 척 하려고 해도 바들바들 떠는 모습을 숨길 순 없었다. 공포감이 가득하다는 것을 숨길 순 없었다.
설사 바들바들거리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더라도 공포에 질려있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 가능했다. 곧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무섭지 않은 이는 없다. 죽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조차도 정작 죽음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오면 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그러기에 이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집은 뜻밖의 말을 나에게 건네왔다.
"호오?"
두렵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살고 싶다고 얘기하면서 공포감에 약해진 것을 숨기지 않고 밝히기에 살고 싶다고 말할 줄 알았건만 계집은 내가 한가지 맞추지 못한 게 있다고 대답했다. 그 말이 흥미로워 나는 계집을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저 밑에서 방울을 흔들던 인간이 뭔가 말을 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필시 이 계집의 말을 막고 중간에 끼어들 생각이겠지. 그랬기에 나는 그 인간이 말하지 못하도록 단 한마디만 그 인간에게 건넸다.
"다물어라. 나는 이 계집의 말을 듣고 있다."
절대로 끼이지 말라는 차가운 목소리와 차가운 눈빛을 인간에게 날려버린 후에 나는 다시 눈을 돌려 계집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처음에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고개를 들어올려 나를 마주본다. 자연스럽게 내 눈과 계집의 눈망울이 마주쳤다. 분명히 인간인 이상, 나와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이 느껴질 것이다. 이는 스스로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것이다. 내가 용이고 이 계집이 인간인 이상 어찌할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 그것은 종족의 벽. 인간보다 더 강한 존재인 용인 나에게 저렇게 꿋꿋하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한걸까?
쉽게 상상이 힘들 정도로 강한 용기를 내는 계집의 모습을 말 없이 바라보았다. 차가운 바람이 다시 한번 그곳에 휘리릭 불기 시작하고, 그곳엔 마치 나와 그 계집만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을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대신할지도 모르는 다른 여성의 미래를 위해서 자신은 두려워도 도망치지 않을 것이며, 제물이 될 운명을 군말없이 받아들이겠다는 그 말은 상당히 가슴에 울렸다.
가장 얌전한 계집을 데리고 왔다더니, 어떤 의미로는 지금까지 여기에 온 계집 중 가장 의지가 강한 계집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확실하게 나에게 말을 하는 계집은 처음봤다.
"마음에 들었다. 계집. 네가 그렇다고 한다면 내 너를 취하리라. 다른 계집 대신에 네가 하겠다고 한다면 내, 너의 청을 들어주리라."
팔을 뻗어 계집의 몸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자칫 잘못해서 힘을 꽉 주면 온 몸의 뼈가 으스러질지도 모르기에 정말로 조심스럽게, 정성스럽게 잡아 이 계집이 다치지 않도록, 혹시라도 떨어지지 않도록 잡아서 내 눈높이까지 올렸다.
그리고 나는 고개를 들어 눈 앞에 엎드려있는 인간들을 바라보았다. 이 계집은 이 계집이고, 내가 할 말은 내가 할 말이었다. 이대로 가면 정말로 나를 계속 귀찮게 할테니, 확실하게 말하기로 했다.
"다음에는 이런 시끄러운 음악이 아니라 좀 더 부드럽고 조용하고 자연의 풍취에 맞는 음악을 연주하라. 이 주변의 아름다움에 조화가 되는 음악을 연주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 시끄러운 소리는 산짐승한테도 해가 될지니, 내 한번만 더 이렇게 시끄럽게 내 잠을 방...이 아니라 이곳의 조용함을 해치는 이가 있으면 그 누구라도 절대 용서치 않으리라! 그리고..다음부터는 저 제단에 이런 계집을 올리지 말고 맛있는 고기를 올려놓을 것을 명한다! 인간 계집을 받는것도 이젠 지긋지긋하다. 꼭 명심하도록 하라. 하지만, 이 계집은 내가 취하겠다. 이 계집이 제물로서 바쳐지고 싶다면 제물로서 내가 가지는게 순리에 맞을 것이니라. 아닌가?"
용이기에 나름대로 위엄있는 목소리로 주변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외치고서 나는 뒤로 돌아 동굴 속으로 천천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계집의 입장에선 자신이 살던 마을을 떠나 용이 사는 동굴로 들어가는 것이니, 필시 엄청나게 무서울 것이다.
하지만 이 계집은 제법 마음에 들었기에 놓아줄 생각은 없었다. 잠시 이렇게 며칠 데리고 있다가 늘 그랬듯이 주변 마을에 풀어주면 되겠지. 지금까지 늘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애초에 인간 고기를 먹을 마음은 없었다. 그보다 더 맛있는게 많은데 왜 굳이 맛이 없는 인간 고기를 먹어야만 한단 말인가.
나중에 인간으로 변해서 마을로 내려가 주막집에 들러서 국밥이나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큰 발소리를 내며 저벅저벅 동굴로 계속해서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계집. 너를 계속 계집이라고 부를 수는 없으니 이름을 대라. 너에게도 이름이 있을지어다."
//사전은 안되고 수학의 정석은 되는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수학의 정석을 더 소중하게 대해주세요!! 라기에는 저도 수학의 정석을 소중하게 다루진 않았네요. 그거 분명히 최고 쉬운 난이도로 샀는데 문제를 풀 수 없는 비합리적인 상황은 여전한가요? 제가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수학의 정석을 샀는데.. 아니 분명히, 일반 문제는 풀겠는데 정석 문제만큼은 못 풀겠더라고요. 뭐라고 해야하지? 진짜 답이 안 나와서. 그 전에 문제가 뭘 묻는지도 잘 모르겠고..(동공지진) 그래서 그냥 개념원리로 넘어간 기억이 나네요. 아. 요즘도 개념원리 문제집 있으려나요?
그리고 그거 너무 잔인하잖아요! 시간이 많으니까 그 시간을 자유롭게 쓰게 해야지!! 수능 끝난 고3에게 일을 시키다니!! 8w8.. 잔인하다 못해 눈물이 주르륵 흐르네요. 그리고 또 결국엔 이런 결말이네요. ㅎㅎㅎ 네. 네. 주아주는 소중한 파트너라고요. 주아주도 저를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도 없죠.
그리고 눈싸움은 저의 승리! 하하하하! 이래보여도 눈싸움 강한 편이랍니다. 눈이 따가워도 전 계속해서 꾹 참거든요. 앞의 이가 눈을 감을때까진 저도 계속 버티겠다는 심정으로요. ㅎㅎㅎㅎㅎ 이래보여도 승률 높은편이랍니다! 후후후! 리벤지 얼마든지 받아줄게요!
그리고 고기데이트...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괜찮지 않나요? 주아에게 맛난 고기 많이 먹여주고 싶은데! 기왕이면 19800원 뷔페로 가서 고기도 먹고 초밥도 먹고 튀김도 먹고 이런 느낌으로 말이에요. 괜찮지 않나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런 뷔페 가는 거 좋아하거든요. 단지 혼자 입장할 수 없어서 못 가는 것 뿐이죠.(눈물) 왜 1인 뷔페는 없나요. 나 돈 있다구요! 돈! 엉엉..!!
그건 그렇고 밤이 되니 또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네요.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주아주. 아. 설마 벌써 저번처럼 귀여운 모드로 합체한건가요?! ㅎㅎㅎㅎㅎ 저는 얼마전에 새로 산 파자마를 입고 있답니다. 사실 집에서 파자마 잘 안 입는데 보일러비를 좀 줄여보고자 한느 마음에서..! 그래도 나름 괜찮은 옷이라서 마음에 들어요! -
785 주아 - 건우 (27806E+57) 2016. 11. 30. 오후 10:39:27용이 건넨 달콤한 제안.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살 수 있는 기회. 두렵다면, 살고 싶다면 도망쳐도 된다는 것은, 자신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도 달콤한 유혹이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던 제물이 되는 것. 그것을 거부할 기회가 자신의 앞에 던져졌다.
아까부터 자신을 짓누르던 공포심은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떨게 만들었고, 그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끊임없이 귓가에 속삭인다. 그러나 동시에 떠오르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감. 자신이 지키고 싶은, 소중하디 소중한 것들.
그것들을 떠올리며 천천히 입을 열어 용의 제안에 대답하기 시작한다. 두렵다고, 살고 싶다고 느끼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용 님이 맞추지 못한 한 가지가 있다고 언급한다. 그런 자신의 말이 흥미로웠는지 용은 빤히 자신을 내려다보았지만, 그와 동시에 제사장은 갑작스런 자신의 말에 당황했는지 뭔가를 소리치려 한다.
그러나 용은 그 제사장의 말이 듣고싶지 않은 듯, 차가운 목소리와 차가운 눈빛으로 다물으라고 한 마디만 내뱉는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려는 태도. 그런 용의 뜻밖의 태도에, 말을 이어나갈 용기를 얻고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올려 용을 바라본다. 용도 곧 다시 눈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자 자연스레 서로를 바라보는 모양이 된다.
마주쳐진 두 눈과 눈. 그 눈을 바라보자 새삼 다시 느껴지는 용과 인간의 차이. 눈이 마주치기만 해도 느껴지는 엄청난 위압감. 저 용 님에게 있어 나는 엄청나게 작은 한낱 생물이겠지. 그렇지만. 그래도. 나는 용기를 낼거야. 나에겐 책임져야 할 것들이,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이 있으니까.
차가운 바람도,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용의 눈빛도 꿋꿋이 이겨내며 자신의 말을 끝마친다. 엄청나게 용기를 내어 말한 당당한 자신의 말. 용 님에게 잘 전해졌을까? 나의 의지가. 그래야 하는데...
마음 속으로는 조금 걱정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용과 눈을 마주친다.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눈빛. 마주보는 두 눈. 용 님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내 말에,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
조금은 불안하게 침묵 속에서 기다리자 곧 용은 입을 연다. 하지만 그가 말한 내용은 꽤나 뜻밖의 내용. 자신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자신의 청을 들어 자신을 취하겠다고 말한 용은 이내 팔을 뻗어 자신의 몸을 조심스럽게 잡는다.
"...!"
그 말에도 어안이 벙벙해졌지만 가장 놀란 것은 바로 자신을 잡는 손길. 제물을 다루는 것 치고는 너무나도 정성스럽게 자신을 다루는 그 손길에 깜짝 놀라 두 눈이 동그래진다. 마치 자신이 다치지 않게 하려는 듯이 조심스러운 손길. 상처 하나 없는 최상급 상태의 인간을 드시고 싶은 걸까?
용의 손에 잡혀 얌전히 그의 눈높이까지 올라가서는 다시 또 조용히 입을 다문다. 자신이 선택한 제물의 길. 후회... 할 순 없었다. 이번만큼은 순전히 자신이 선택한 길이었으니. 도망칠 기회를 스스로 거부한 것이었으니.
자신에게 내려진 이 운명에 순응하기로 마음 먹던 그 때, 용은 고개를 들어 다른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위엄 가득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다음에는 부드럽고 조용한 음악을 연주하라고 이른다. 한번만 더 시끄럽게 조용함을 해치면 절대 용서하지 않으리라고 외치던 용은 다시 또 하나를 더 얘기한다. 다음부터는 제단에 자신같은 인간 계집을 올리지 말고 맛있는 고기를 올려놓으라는 그 말에 깜짝 놀란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비롯해 제사장, 악공들, 그 밖의 다른 모든 사람들이 전부 다 깜짝 놀라 멍하니 용을 바라본다.
그러나 자신은 저가 취하겠다며, 자신이 제물로서 바쳐지고 싶다면 저가 가지는 게 순리에 맞다고 주변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용은 외친다.
"아, 알겠사옵니다!!"
다시 또 용에게 절을 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이번에는 제사장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외친다. 그 커다란 목소리를 뒤로 하고 용은 뒤로 돌아 동굴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기 시작한다. 자신은 용의 손에 잡혀있는 만큼, 조금의 저항도 없이 얌전히 함께 그 안으로 들어간다.
옛 말에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 했던가. 하지만 지금은 정신을 차리든 안 차리든 똑같을 것 같았다. 자신은 이제 곧 죽음이라는 미래만이 앞에 놓여져 있을테니까.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건 이제 이런 인간 제물이 끝났다는 것일까. 자신이 마지막 제물이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정말로, 정말로 다행이었다. 이제 마을의 어린 소녀들이 두려움에 떠는 일은 없겠지.
만약 자신이 그 곳에서 도망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애꿎은 소녀 한 명이 자신 대신 마지막 제물이 되지는 않았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느낌에 고개를 작게 저어 애써 생각을 지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신이 제물이 되어 다행이었다. 이걸로... 마을도 조금은 평화로워지겠지.
저벅저벅. 동굴 특성상 더 크게 웅웅 울리는 용의 발소리. 그렇게 동굴 안 깊숙히, 깊숙히 들어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점점 더 깊어지는 동굴. 도대체 어디까지 들어가는 것일까. 그렇게 마음 속으로 궁금증을 품던 중, 용이 자신에게 다시 또 명령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또다시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 자신의 이름을 대라는 용의 마음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곧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릴 존재의 이름을 알아서 뭐에 쓰시려는 걸까. 마지막으로 먹는 제물이니 특별히 이름 정돈 들어놓겠다, 라는 마음이신걸까?
그러나 용의 말씀을 거역할 순 없었기에, 천천히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연다.
"...주아. 유주아라고 하옵니다."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소중한 이름. 이제 다시는 들어보지 못할 자신의 이름을 직접 입으로 얘기하자 마음 한구석이 찌르르, 아파온다. 그러나 여기서 울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마음을 다시 가라앉히며 그저 조용히, 그 끝을 알 수 없는 동굴에게로만 시선을 고정시킨다.
/ 네, 저도 고1때까지만 풀었는데 그 비합리적인 상황은 여전했답니다. 가뜩이나 문제도 빽빽해서 공책을 따로 준비해야해서 풀기 엄청 싫어했다구요. ㅋㅋㅋㅋㅋ 다만 시리즈로 산 정석을 책장에 순서대로 꽂아넣고 뿌듯해 한 기억은 있어요. 그리고 요즘도 개념원리 문제집 있답니다! 저는 초기에만 사서 풀어버리고 다시는 안 봤지만요. ㅋㅋㅋㅋ
그리고 잔인하다해도 어쩔 수 없답니다... ㅠㅠㅠ 싫다고 얘기하다가도 저, 결국엔 해주는 성격이라... ㅋㅋㅋㅋ 그리고 저에게도 당연히 건우주는 소중한 파트너죠! 다시 만나기 힘든 하나뿐인 소중한 파트너!
그, 그나저나 눈싸움은... 크윽! 분해요! 저는 눈싸움 약한 편인데! 좋아요, 거울 보고 연습해서 복수 대결 신청할테니 기다려주시죠!!
그리고 고기 데이트도 진짜로 가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 정말 잡담을 하다보면 새로운 장면이 엉겁결에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네, 괜찮은 것 같아요. 다만 저는 건우주와 달리 뷔페 가는 거 그다지 안 좋아해서... 조금 담은 두 접시만 먹으면 배불러서 못 먹겠더라구요. 그래서 돈 아까워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저도 많이 먹고싶은데! 그러면 좋아할텐데! (눈물) 그리고 1인 뷔페... ㅋㅋㅋㅋㅋ 있지 않나요? 길가다가 우연히 본 것 같았는데 말이죠.
그, 그리고 귀여운 모드 아니거든요! 물론 합체는 일 대충 끝내고 지금 하고 있지만 귀여운 모드 아니예요! 샌드위치 모드라구요! 그나저나 새로 산 파자마라니! 확실히 보일러비를 아끼는데는 그런 것이 좋긴 하죠. 거기다가 마음에 드신다면 더더욱 좋죠! 절약 정신! 그 파자마, 왠지 회색일 것 같은 느낌인데, 혹시 맞나요? ㅎㅎㅎ -
786 건우 - 주아 (75261E+59) 2016. 12. 1. 오전 1:51:30이름을 묻는 내 물음에 계집, 아니 주아라는 이름의 여성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내 물음에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정말로 예쁜 이름이었다. 화려하고 눈에 띄는 이름은 아니지만 수수하면서도 잔잔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이름.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분위기와 너무나도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혹시라도 떨어질까, 뼈가 으스러들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하면서 좀 더 신경써서 부드럽게 잡으면서 나는 계속해서 동굴 안을 걸어갔다. 그리고 김에 내 소개를 하기로 했다.
"주아. 유주아. 예쁜 이름이로다. 내 필시 그 이름을 기억해두겠노라. 내 이름도 일단은 밝혀두도록 하지. 건우. 최건우. 그것이 내 이름이다."
용에게도 이름은 존재한다. 다만 그 이름을 모르기에 다들 청룡님, 청룡님. 이렇게 부를 뿐이다. 내 이름은 건우. 최건우. 나름대로 멋진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필시 나에게 바쳐진 이 소녀도 놀라지 않을까? 용에게 이름이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니까.
무엇보다 먼저 제물로 바쳐져서 여기로 들어온 여성들은 다 이렇게 내 이름을 알려주면 당황하고 놀라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일반적으로 용은 인간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하지만 딱히 가르쳐주지 말라는 법칙도 없다. 그러기에 그냥 나도 지금은 순순히 가르쳐주기로 했다. 어차피 며칠 있다가 그녀도 이곳을 떠나 다른 마을에서 살게 될 것이다. 내 이름을 안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지. 어차피 더 이상 만날 일도 없을테니까. 며칠이 지나면..
저벅저벅.
동굴에 크게 울리는 커다란 발소리를 내면서, 나는 계속해서 안으로 들어가고 또 들어갔다. 그렇게 계속해서 안으로 들어가다보니, 마침내 길고 긴 암석으로 만들어진 복도가 끝이 나고 아주 넓고 넓은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록 동굴 속이라고는 하지만 그곳은 어두컴컴한 곳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연하다. 어두컴컴하면 내가 생활하기 힘드니까. 용이라고 해서 어둠을 다 볼 수 있고 그런 게 아니다. 그러기에 벽 여기저기에 환한 횃불을 달아뒀다. 이 횃불은 내 불로 직접 만든 횃불이기에 절대로 꺼지는 일 없이 계속해서 타오르며 이 어두컴컴한 곳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횃불로 환하게 비치고 있는 동굴 안은 그야말로 인간들 중에서 '귀족'들이 살고 있는 방의 느낌으로 꾸몄다. 그러기에 여기에 온, 나에게 제물로 바쳐졌던 여성들은 이곳의 화려함을 바라보면서 언제나 신기하다는 듯이 감탄을 하고는 했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이 계집도 마찬가지겠지. 지금까지 늘 그랬으니까. 물론 지금까지 늘 그랬으니 이번에도 같으리라는 법은 없긴 하지만...
"어라. 빨리 오셨네요. 건우님."
내가 안으로 막 들어오자마자, 나의 심복, 미르가 나를 맞이해줬다. 푸른빛 저고리와 주황색 바지를 입고 있는 미르의 머리에는 사슴뿔 2개가 그 존재감을 강하게 뽑내고 있었다. 사슴뿔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미르는 원래는 사슴이다. 단지 지금은 나처럼 인간의 형태로 변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정말로 아름다운 암사슴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물론 미르가 암사슴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그다지 본 적이 없다. 자신의 말로는 인간의 모습으로 지내는게 여러모로 편하다고 하는데, 어느정도는 납득할 수 있었다.
인간은 정말로 생활하기 편리한 느낌으로 진화를 거듭한 생물이다. 다른 동물들도 각자 자신의 생활에 맞게 진화를 했지만, 인간은 좀 더 특출나게 진화를 한 부류이다. 그러기에 인간의 모습이 편한것은 당연했다. 애초에 나도 인간의 모습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으니까.
"어차피 이 앞인데 늦게 올 이유가 뭐가 있ㅇ....가 아니라 있겠느냐. 어흠."
평소처럼 가볍게 이야기를 할뻔 했지만 지금은 인간 여성, 주아가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서 나는 다시 근엄있는 목소리 톤으로 말을 정정했다. 그러자 미르는 나를 빤히 바라보면서 꺄르륵 웃기 시작했다. 정말로 얄밉기 그지 없는 웃음이라서 순간 주먹을 내리치고 싶은 충동마저 들었다.
"어라라. 또 그렇게 근엄있는 목소리를..그거 힘들지 않나요? 건우님?"
"어흠! 어흠! 그게 무슨 말이더냐. 나는 원래 이런 느낌이니라!!"
"어차피 며칠 있다가 놓아줄거면서, 뭘 그렇게 체면을 차리고 그러나요? 놓아주면 이젠 2번 다시 볼 일도 없을텐데."
"....어흠! 쿨럭! 쿨럭!!"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느낌으로 강하게 기침소리를 내면서 나는 미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미르는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내가 잡고 있는 여성, 주아를 가리키면서 나에게 얄미운 톤으로 말했다.
"위엄있는 척 그만하시고, 그 인간이나 내려놓으세요. 언제까지 그렇게 붙잡을 참인가요?"
"아. 그, 그렇군. 계속 붙잡으면 안되지. 다칠 수도 있으니까."
미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붙잡고 있었던 주아를 천천히 땅에 내려주었다. 혹시라도 다치지 않을까 신경써서 천천히, 천천히.. 그러자 미르는 주아에게로 다가가서는 두 손을 꼬옥 잡고서는 생긋 웃어보였다.
"아아. 많이 놀랐죠? 인간 분? 여기까지 온다고 얼마나 놀랐겠어요? 저기 보이는 저 건우님이 이상한 짓 하고, 화내고 그러지 않았나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많이 무서웠죠? 절대로 잡아먹고 그런거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건우님은 인간 고기를 안 먹어요. 오히려 멧돼지를 잡아서 구워먹는 것을 좋아하지. 후후후."
".....그거야 멧돼지가 더 육질이 맛있으니까 당연하지."
당연한 것을 왜 말하는지.. 나 원. 인간보다 멧돼지 고기가 더 맛있는건 상식 중의 상식이다. 다음 제사때는 멧돼지 고기를 올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입맛을 다시다가 주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나는 빠르게 헛기침을 하면서 쿨럭거렸다.
//음. 미르의 설정을 좀 짜면서 쓰다보니까 약간의 텀이 생겨버렸습니다. 사실 사역마의 모습을 어찌할까도 생각해보다가 그냥 사슴으로 정하기로 했답니다. 아무튼 미르의 설정을 대충 짜고 나니까 그때부터는 빠르게, 빠르게 써지기 시작했답니다. 다행스럽게도 말이죠.
아무튼, 요즘도 개념원리가 있군요. 신기해라. 그거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 막 풀고 고3때도 막 풀고 했던 문제집인데! 아직도 팔리고 있다고 하니 되게 신기하네요. 뭔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이 떠오르는 느낌이네요! ㅋㅋㅋㅋㅋㅋ 물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요!
그리고 눈싸움 리벤지는 얼마든지 받아드리죠! 하지만 그때는 소원 걸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각오하라구요! 복수니가 그 정도 각오는 되어있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뷔페 별로 안 좋아하시는군요. 하기사 뷔페도 취향이 있을테니까요. 두 접시만 먹으면 배가 부른다라. 평소에 소식하는 편인가보네요. 저는 가면 5그릇은 일단 기본으로 먹거든요. 평소에 대식하는 편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뷔페만 가면 항상 돈이 아까워서라도 계속 먹게 되더라고요.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1인 뷔페는...있나요? 적어도 제 주변에는 없어요. ㅠㅠㅠㅠ 아니, 한다고 하더라도 정작 혼자서는 못 가겠더라고요. 옛날에 혼자 가봤는데 눈치가 어휴.. 밥을 먹을 수가 없어요. 너무 빤히 바라봐서. 아니..!! 내가 내 돈 내거 먹으러 왔는데 왜 그리 이상하게 보나요!! 난 뷔페 먹고 싶어서 먹으러 온것 뿐인데! 엉엉!! ㅠㅠㅠㅠㅠ 그런 느낌이었답니다.
그리고 파자마 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름) 어떻게 알았죠? 주아주. 혹시 제 방에 감시카메라 설치해뒀어요? 어떻게 회색인 걸 알았지?(소름22222) 어떻게 안거에요! 진짜로...?! ㅋㅋㅋㅋ 네..회색이랍니다. 회색 파자마에요. 진짜로 소름 돋았습니다. 혹시 주아주...제 주변의 사람입니까?!(동공지진) -
787 주아 - 건우 (78657E+51) 2016. 12. 1. 오전 10:21:40전혀 생각지도 못한 용의 물음. 그것도, 자신의 이름을 묻는 질문. 위대하신 용 님께서 굳이 한낱 제물인 내 이름을 물어보시는 것은 도대체 어째서일까.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도무지 생각나는 이유는 없었다. 그러기에 그 이유를 알아내는 것은 포기한다. 자신은 용 님에게 바쳐진 제물. 그러니 용 님의 명령에 따라야 했다.
그런 생각으로 닫혔던 입을 열어 자신의 이름을 밝힌다. 유주아.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소중한 나의 이름. 왠지 모르게 더 부드럽게 자신을 잡는 듯한 용의 손길에 조금 의아해하면서도 그저 조용히 점점 더 깊어지는 동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러자 곧 다시 들리는 용의 목소리. 그러나 이번에도 또다시 용은 이해되지 않는, 아주 뜻밖의 말을 한다. 바로, 자신의 이름에 대한 가벼운 칭찬과 기억해두겠다는 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운데 더 놀라운 것은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이었다.
바로, '최건우' 라는 용의 이름. 그 말에 깜짝 놀라 동굴을 바라보던 고개를 돌려 용을 바라본다. 그러자 곧 푸른 빛으로 가득 차게 된 자신의 눈동자. 반짝반짝이는 듯한 그 바다같은 푸른 빛을 가만히 바라보다 다시 천천히 고개를 돌려 동굴을 바라본다.
"건우. 최건우..."
그리고는 조용히, 용의 이름을 중얼거려본다. 지금의 용 님에게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이름.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느껴지는 그 이름을 다시 한 번 중얼거려본다. 그러자 무언가가 가슴에 가득 차오르는 느낌. 이 느낌은 드넓은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그 울렁거림일까?
"멋진 이름이십니다. 저 역시도 반드시 기억하겠사옵니다."
어차피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의 이름을 머릿속에, 마음속에 강하게 새겨놓는다. 용에게도 이름이 존재한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된 사실. 지금까지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그야 다들 '용 님', 아니면 '청룡님', 아니면 '백룡님' 등 용이라는 것 그 자체의 이름으로 숭배했었으니까.
그런데 나에게 이름을 알려주시는 이유는 또 뭘까. 정말로 얼마 안 남은 목숨이기에 딱한 마음이라도 느껴지시는 것일까?
그러나 미천한 인간따위가 신성한 용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리는 없었다. 죽을 때가 가까워지니 이런저런 생각이 마구 드는 것일까. 저벅저벅, 계속해서 동굴 속을 크게 울리는 용 님의 발소리를 들으며, 끝이 나지 않는 동굴의 깊이에 조금 놀라워하며, 길고 긴 암석으로 만들어진 복도를 아무 말없이 바라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 기나긴 어두컴컴한 암석의 저 끝에, 뭔가 환한 공간이 있었다. 그 공간에 의아해하던 중, 용은 계속해서 그 곳으로 걸음을 옮겼고, 마침내 그 환한 공간에 도착한다. 계속 어둠만 보다가 오랜만에 보는 낯선 빛에 조금 얼굴을 찡그렸다가 조금 익숙해진 후 다시 얼굴을 펴고 주위를 둘러본다.
"우와아...!"
그리고 동시에 터져나오는 작은 감탄사. 그 크기도 아주 넓은 공간 속에는 어둠을 밝히는 환한 횃불이 여기저기 벽에서 타오르고 있었고, 그 동굴 안 공간은 마치 귀족 신분의 사람들의 방처럼 꾸며져 있었다. 정말로 화려하디 화려한 모습. 자신으로서는 쉽게 보기 힘든 화려함에 놀라서 멍하니 그 동굴 안을 둘러본다.
이렇게 화려한 곳에서 용 님이 살고계시는거구나... 제물을 화려하게 꾸미는 이유가 있었어. 어쩌지... 나도 머리장식이라도 하나 사놓을걸 그랬나봐.
마음 속으로 이미 때 늦은 후회도 하던 와중, 갑자기 새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빨리 오셨다며 용, 아니, 건우를 맞이하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자 새로운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니... 사람이라고 해야하는 게 맞는걸까? 푸른빛 저고리와 주황색 바지를 곱게 차려입은 모습까지는 영락없는 인간이었지만, 그 머리에는 사슴뿔이 2개가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사슴뿔 달린 사람의 모습에 깜짝 놀라 온 몸이 딱딱하게 굳는다. 그런 와중에도 건우는 아주 익숙하게 그 사...슴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그런데 뭔가 미묘하게 이상한 목소리 톤. 분명히 가볍게 말을 시작하던 건우였지만, 그 끝은 갑자기 다시 아까 봤던 근엄있는 목소리 톤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런 건우의 목소리에 그 사슴사람은 건우를 빤히 바라보며 꺄르륵, 얄밉게 웃기 시작한다. 자신으로서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무척이나 대담한 행동. 게다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사슴사람은 이어서 마치 놀리듯이 근엄있는 목소리 힘들지 않냐고 물었고, 건우는 호되게 혼내기는 커녕 오히려 조금 어색하게 그 말에 대답한다.
그러나 그 모든 대화를 조용히 듣고있다보니 갑자기 한 가지, 이상한 말이 사슴사람의 입에서 나온다. 어차피 며칠 있다가 놓아준다고? 놓아주면 이제 두 번 다신 볼 일이 없다고? 제물은... 잡아먹히는 거 아니었어?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미묘한 표정으로 그 사슴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자 곧 건우의 강한 기침소리가 들려온다. 그 기침소리의 의미는 자신도 아주 잘 알 수 있었으나, 사슴사람은 신경도 쓰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가리키며 얄밉게 그 인간이나 내려놓으라고 얘기한다. 뭔가 미묘하게 용과 심복이 바뀐 듯한 모습. 그것에도 의아해하다가 건우가 천천히 자신을 땅 위에 내려주자 오랜만에 느껴지는 땅을 디디는 느낌에 조금 낯설어하며 똑바로 서있는다.
그렇게 조금 눈치를 보고 있자 사슴사람은 자신에게 다가오더니, 자신의 두 손을 꼬옥 잡고 생긋 웃어보인다. 자신을 안심시키는 말을 하던 사슴사람은 또다시 한 가지, 이상한 말을 한다. 건우 님은... 인간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그럼 지금까지 바쳐지던 제물은?
그러나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또다른 정보가 자신의 귀에 들려온다. 오히려 멧돼지를 구워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생각지도 못한 건우 님의 취향에 놀란 듯 두 눈을 깜빡이며 입맛을 다시는 건우를 올려다본다. 그리고 순간 마주친 시선. 건우는 빠르게 헛기침을 하지만 이미 들어버린 정보는,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저, 저기... 그러면 지금까지의 제물들은 전부 어떻게 된건가요? 인간 고기를 드시지 않는다니... 그리고... 정말 실례되는 말씀이지만, 당신은 누구신지...?"
다시 고개를 돌려 사슴사람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혼란스러움을 질문한다. 갑자기 순식간에 들이닥친 새로운 정보들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대답을 듣게되면, 이 혼란스러운 머릿속이 조금은 정리될까?
/ 미르, 라는 단어의 뜻도 용이라서 작은 용이거나 도마뱀 쪽은 아닐까, 했는데 사슴이라서 신선했어요! 뭔가 되게 신비스럽기도 하구요. ㅎㅎㅎㅎ 미르의 설정도 궁금한걸요? 뭔가 지우같은 느낌이라 귀여워요!
제 기억이 맞다면 개념원리, 팔기 시작한지 엄청 오래된 책이라구요. ㅋㅋㅋㅋㅋ 그런 책이 제 때라고 안 팔리는 없잖아요? 그리고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도 그렇답니다. 뭔가 아련한 추억같은 느낌은 받겠지만 다시 하라 그러면 하고 싶지 않아요.
그, 그나저나 소원이라니요?! 저한테 원하는 소원이 있으신가요, 건우주? ㅋㅋㅋㅋㅋㅋ 그, 그러면 저도 미리 소원을 생각해놔야겠군요. 좋아요, 각오하고 있겠어요! 나름대로 복수니까요, 이거! 그리고 사실 저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소식하는 편이랍니다. 많이 먹고싶은데 몸이 안 받아줘요... ㅠㅠㅠ 그나저나 5그릇이 기본이라니! 우와! 부러워요... 확실히 돈이 아깝긴 한데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저는 실패하더라구요. ㅋㅋㅋㅋ 그리고 1인 뷔페는 어디서 본 것 같긴 한데 확실히 혼자 가면 눈치가 보이긴 하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혼자 밥 먹을 수도 있는건데 아무래도 우리 사회는 그런걸 평범하게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눈치 안 보고 당당하게 혼자 밥 먹는 사회가 점점 오고있다고는 하는데 아직은 조금 먼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나저나 감시 카메라 설치라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스토커 아니라구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제가 건우주 주변의 사람이었으면 벌써 생활관리 시작했을거라구요. 그러니 저는 건우주의 주변 사람이 아니랍니다! 소름이 3번이나 돋을 정도로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신가요? 그러면 어서 쿠폰을 주시죠! 건우주를 제대로 다시 한번 놀래켰으니 쿠폰을 주시죠! 그러면 알려드릴테니까요. ㅎㅎㅎㅎ -
788 건우 - 주아 (75261E+59) 2016. 12. 1. 오후 12:59:43"그 말대로의 의미에요. 건우님은 확실히 인간을 제물로서 데려오긴 했지만, 한번도 잡아먹은 적이 없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잡아먹는 용도 있기는 하지만, 건우님이나 저나, 인간은 잡아먹진 않는다구요. 아. 그리고 저는 건우님의 옆에서 건우님을 보좌하는 심복인 미르라고 한답니다. 덧붙여서 사슴이죠. 후후후. 어때요? 이 뿔, 멋지지 않나요? 아, 참고로 저 암컷이랍니다."
두 손을 더욱 더 부드러운 느낌으로 꼬옥 잡고서 미르는 상당히 놀란듯한,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으며 자신의 소개를 했다. 그리고 은근슬쩍 이번 계집에게도, 자신의 뿔을 자랑하고 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사슴 사이에서는 저 뿔이 상당히 예쁜 뿔인 모양이었다. 원래 암사슴이라서 뿔이 안 나는것이 정상이긴 하지만, 아마도 용의 심복. 즉 용에게 선택되었다는 것 때문인지 미르는 암사슴인데도 불구하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원래는 뿔이 나지 않는 암사슴이니까, 그것때문에 상당히 당황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미르는 태연하게 받아들였다. 몸이 약하고 작아, 무리에 끼이지 못하고 겉돌다가 결국엔 버려진거나 마찬가지인 미르를 처음 보았을 땐, 정말로 소심하지 않을까. 마음이 약하진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미르는 밝고 장난끼가 많은 성격이었다. 아니, 어쩌면 내 심복이 되면서 그렇게 변한걸지도 모르겠다만, 아무튼 혼자서 떠돌고 있던 사슴을 만나 내 심복으로 삼게 된 이후부터 쭉 미르는 나와 함께였다. 이른바 나의 그림자 같은 존재이다. 장난끼가 많고 가끔 엄청 얄밉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상당히 능력있는 심복이다.
아무튼 미르는 자신의 뿔을 만져보라는 듯이 고개를 숙여 그 뿔을 주아에게로 내밀었다. 저 행동도 새로운 여성이 여기로 들어올때마다 늘 하는 행동이었다. 뿔을 만져지는 것이 그렇게 좋을까? 나로서는 그다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참고로 청룡의 피를 이어 언젠간 사성수 중 하나인 청룡의 좌에 오를 건우님이지만, 저래보여도 근엄한 성격과는 거리가 너무 멀답니다. 꺄르륵."
"너는 나를 흠집내려고 작정한거지? 그렇지?! 왜 자꾸 나의 근엄한 모습을 깍아내려고 하는거야?!"
"어머. 저는 그저 사실만 이야기한 것 뿐이랍니다. 건우님. 건우님도 그런 근엄한 모습 싫으시면서. 그런데 괜찮으신가요? 지금 평소처럼 얘기하고 계신데."
"어흠. 쿨럭. 쿨럭."
나도 모르게 분위기에 휘말려서, 주아가 있다는 것을 깜빡하고 평소처럼 이야기해버렸다. 미르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말 얄궂게 웃어보였고 나는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면서 시선을 회피하면서 헛기침 소리만 냈다.
아무래도 나의 근엄있는 모습을 깨버릴 모양인데, 그럴 순 없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용이다. 그것도 청룡의 피를 이었다. 인간의 앞에서 기본적인 체통과 위엄은 보여야 하는 입장이다. 물론 미르와는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서 딱히 그런 것을 신경쓰진 않지만 인간의 앞에선 달랐다.
일단은 인간에게 숭배받는 존재니까 그 정도의 모습은 보여줘야 한다고 믿었기에 나는 좀 더 헛기침 소리를 내면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아무튼 미르는 나의 심복이다. 그리고 너는 다른 계집들처럼 며칠 지내다가 보내줄 생각이니, 걱정하지 마라. 물론 제물로 바쳐진 이상 다시는 집에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너는 '죽은 것'이 되어있을테니, 이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 인생을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원래는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늘 그랬듯이 제물은 적당히 며칠 데리고 있다가 다른 마을에 데려다주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 제물은 조금 느낌이 달랐다. 남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 그리고 거대한 용이 눈 앞에 있어도 겁에 질려있어도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마치 자연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듯한 수수하고도 고요한 아름다움.
이 제물을 이대로 놓아주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일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이 계집, 주아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이대로 내 옆에 두고 지내게 하고 싶었다. 그런 욕망을 마음에 품고서 나는 주아를 내려다보면서 근엄한 분위기를 지키면서 말했다.
"네가 원한다고 한다면, 여기서 지내도 좋다. 아주 가끔이라면 마을에 내려가게 해줄수도 있도다. 하지만 그것은 시끄럽게 음악을 연주하던 인간들이 다음에 여기로 온 다음이다. 그때 너는 내 옆에서 나와 함께 다니면서 네가 살아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는 것이며, 용의 심복으로서 살아있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마을에 내려간다고 해도 모두가 너를 귀신 취급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단, 그 길을 택하게 되면 너는 이 동굴에서 나와 미르, 둘과 함께 지내는 것이니, 선택을 신중히 하라."
마을을 떠나 새로운 마을에서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마을을 떠나지 않고, 이 동굴에서 남은 일생을 살아갈 것인가.
모든 선택을 주아에게 넘기고서 나는 조용히 대답을 기다렸다. 어느쪽이건 나는 이 계집이 원하는대로 해줄 것이다. 용기있는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은 용으로서 얼마든지 해줄 수 있는 일이니까.
//그래서 미르에 대한 설정을 이번 답레에 살며시 담아봤답니다! 사실 작은 용으로 할까도 했지만, 그러자니 뭔가 식상한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사슴으로 했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사슴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그리고 나온 것이 바로 분명히 용의 심복인데, 용을 갖고 노는 그런 이상한 느낌의 심복이 나와버렸습니다. 그래도 능력은 있어서 군말은 못하고 건우는 혼자 한숨만 내쉬고 그런 느낌이에요.
그리고 개념원리.. 상당히 오래 되긴 했죠.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오래 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계속 오래 간다는 법은 없잖아요? 물론 나름 전통이 있는 책이긴 하지만요. 그래도 아직 판다고하니까 역시 신기하긴 하네요.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고...싶진 않아요. ;ㅁ; 고3생활 다신 하고 싶지 않다구요! 거기다가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가면 언젠간 또 군대를..(눈물)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군대 다시 가기 싫어요!! 거기 너무 힘들어!!
그리고 소원은 딱히 없지만.. 그래도 복수전이니까 나름 있는게 더 재밌잖아요? 안 그래요? 후후후. 다음에는 이길거야! 반드시 이길거야! 네..그리고 혼밥.. 분식점이나, 돈가스집, 혹은 패스트푸드점, 이런 곳은 그냥 당당하게 혼자 가서 먹긴 하는데 뷔페는 너무 힘들더라고요. 한번 시도해봤는데 진짜 눈빛이 장난이 아니에요. 말은 안하는데 그런거 있잖아요? 아. 저 사람은 같이 밥 먹을 이도 없나? 왕따 아냐? 우와. 쩐다. 이런 느낌. 그 눈빛 너무 싫어요. 내가 내 돈 내고 밥 먹는건데, 왜 그런 눈빛을 받아야하는가 싶고.. 그냥 혼자서 조용히 마음껏 먹으려고 찾아간 것 뿐인데, 시선은 진짜... 너무 불편하다 못해 짜증이 다 나더라고요. 아무튼 그런 경험도 있었답니다.
그리고 어떻게 알았어요?! 진짜로?! 찍은건가?! 그런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요! 쿠폰을 드리죠! 이것으로 몇장째지? 자. 이제 어떻게 알았는지 알려주시죠! -
789 주아 - 건우 (9581E+59) 2016. 12. 1. 오후 3:21:16혼란스러움을 그대로 드러내며 한 자신의 질문에, 저 스스로를 미르라고 밝힌 사슴사람은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해준다. 솔직히 말하자면 잡아먹는 용도 있기는 하지만 자신들은 인간은 잡아먹진 않는다는 미르의 말을 듣자 조금 믿기지 않는듯이 표정이 멍해진다.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있던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용의 전설이 거짓이라니. 그, 그러면 이게 도대체...
그러나 그런 소문의 시작을 자신으로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자신의 마을에서는 자신이 어릴 적부터 전해내려오던 전설들 중 하나였으니,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할 수 조차도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도 미르는 자신의 손을 더욱더 부드럽게 꼬옥 잡고서는 생긋 웃는다. 손을 통해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에 혼란스러움이 조금은 가셔 미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밝은 목소리로 저의 뿔을 자랑하는 게 마치 여동생처럼 귀엽게 느껴져 조금 웃어버린다.
아, 그러고보니 나, 오늘 처음으로 웃어보네. 원래 웃음이 많던 자신이었지만 오늘따라 단 한 번도 웃지 않았기에 새삼 스스로의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그런 와중에도 미르는 고개를 숙여 저의 뿔을 자신에게로 내민다. 마치 뿔을 만져보라는 듯한 행동. 어리광을 부리는 듯한 그 모습이 귀여워 다시 한번 작게 웃어버리며 천천히 오른손을 뻗어 그녀의 뿔을 조심스레, 부드럽게 쓰다듬어본다.
생각보다도 훨씬 더 부드럽고 매끈한 촉감. 암사슴은 뿔이 나지 않을텐데 이렇게 멋진 뿔이 있다는 것은... 전부 용 님의 신성한 힘 때문일까? 그런 생각도 해보지만, 그 추측이 진짜든, 진짜가 아니든 이 뿔이 멋지지 않냐고 묻던 미르의 말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만나서 반가워요, 미르 님. 저는 유주아라고 한답니다. 그리고 미르 님의 뿔, 정말로 멋져요! 진짜로 예뻐요. 제가 지금까지 봤던 사슴의 뿔들 중에서도 가장 예뻐요."
진심이었다. 정말로 자신이 어루만지고 있는 이 뿔은, 자신이 지금까지 봤던 사슴의 뿔들 중에서도 가장 멋졌다. 원체 동물을 좋아하던 자신이었기에 저 스스로를 사슴이라고 밝힌 미르에게 조금 경계심을 푼다. 거기다가 미르 님, 정말 귀여우시고 말야.
곧이어 미르의 뿔을 쓰다듬던 손길을 살며시 거두자 미르는 곧 꺄르륵 웃으며 건우의 이야기를 꺼낸다. 청룡의 피를 이어 언젠간 사성수 중 하나에 오를테지만 저래보여도 근엄한 성격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며 의외의 정보를 알려주던 미르에게 건우는 바로 왜 자꾸 저의 근엄한 모습을 깎아내리려고 하냐고 대꾸한다. 어라...? 건우 님, 정말로 지금...?
의외의 뜻밖의 모습에 조금 놀란 듯 건우 쪽을 바라보자 미르도 곧바로 그것을 날카롭게 지적했고, 건우는 순간 분위기에 휘말렸다는 것을 인지했는지 시선을 회피하며 헛기침만 한다.
이런 말을 하면 정말 실례겠지만... 건우 님, 귀여우신 구석이 있으셨구나.
절대로 입 밖에 내선 안 될 생각까지 조용히 해보던 와중, 좀 더 헛기침 소리를 내던 건우는 곧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자 다시금 자연스레 마주쳐진 시선과 시선. 아까처럼 피하지 않고 똑같이 물끄러미 바라보자 건우는 말을 시작한다.
자신도 다른 계집들처럼 며칠 지내다가 보내줄 생각이지만 제물로 바쳐진 이상 다시는 집에 돌아갈 수 없다는. 그러니 이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 인생을 살아가면 된다는, 조금은 서글픈 말.
역시... 나는 살아도 죽은 것이구나. 다시는... 부모님을 뵐 수 없는 것이구나.
죽음을 각오하고는 있었지만 사는 대신 죽음에 버금가는 자신의 미래를 듣자 표정이 다시금 어두워진다. 그러나 하지만, 하고 얘기하며 건우는 잠시 말을 아낀다. 뭐지...? 이번엔 또 무슨 말씀을...?
다시금 그를 올려다보며 시선을 맞추자 근엄한 분위기를 지키면서 건우는 말을 다시 이어나간다.
자신이 원한다고 하면 여기서 지내도 좋다는 새로운 미래의 선택지. 제사장과 악공들이 다음 번에 여기로 왔을 때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준 후에는 아주 가끔씩 마을에 내려가게 해줄수도 있다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자신은 이 동굴 속에서 저와 미르와 함께 지내야한다는, 새로운 선택지.
선택을 신중히 하라는 말만 남긴 채, 건우는 조용히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기 시작한다.
"......"
자신의 앞에 주어진 두 개의 선택지. 자신의 의지로, 자신이 만들어나가는, 자신의 미래. 그 두 가지의 미래가 지금 바로 앞에 놓여져있었다.
내가 자라온 마을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 인생을 살까? 아니면 내가 자라온 마을에 가끔 내려갈 수 있는 대신 나의 남은 모든 일생을 이 동굴 속에서 살아갈까?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붉은색 포를 양 손으로 꾸욱 쥔다. 나는, 과연 어떡해야하는걸까? 내가 새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과연 잘 살 수 있을까? 하지만 동굴에 남는다면? 사람을 잡아먹는 용도 있다고 했잖아? 건우 님께서 나를 잡아먹지 않을 거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을까? 이 동굴 속에서 죽을 때까지 평생 살아갈 수 있을까?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여러가지 생각들에 머리가 지끈거려 두 눈을 감고 작게 신음소리를 낸다. 아파, 머리가 너무 아파. 너무 커다란 선택을 해야만 해. 나 스스로의 인생을... 내가 선택해야만 해.
"...저는..."
괴로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연다. 그리고는 서서히 눈을 뜨고 또다시 똑바로 건우를 올려다본다. 이어서, 자신이 택한 선택지를 천천히, 확실한 목소리로 얘기한다.
"...이 곳에 남아있겠습니다. 저에게는 보고싶은 부모님도 계시고, 저 마을에는 제가 지금까지 자라왔던 추억과 벗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모두를 보고싶습니다. 지키고 싶습니다."
흔들림없는 두 눈빛과 목소리. 이 선택을 한 이상, 나는 이제부터 생명이 다할 그 날까지 이 동굴 속에서 살아야 해. 그렇지만... 어쩔 수 없어. 받아들일거야. 혼자 낯선 곳에서 살아가는 것은 무서워. 게다가 이 선택을 하면 적어도 부모님을, 벗들을, 내가 자라온 마을을 가끔씩이나마 바라볼 수 있잖아. 그렇다면 난 차라리... 이 곳에 남아있기를 선택하리라.
/ 미르, 진짜 귀여워요!! 뿔이 난 예쁜 암사슴! 용과 사슴, 뭔가 참신한 조합이라서 좋은 것 같아요. ㅎㅎㅎㅎ 건우를 갖고놀면서도 잘 보필하는 모습이 저절로 떠오르는걸요? 역시 건우주! 캐릭터 설정을 잡는 것도 정말 잘하시는 것 같아요.
음. 그리고 확실히 오래 된 책이라고 해도 그 책이 계속 나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개념원리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더라구요? 아, 물론 수학의 정석도 마찬가지구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확실히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고3생활에, 군대에... (동공지진) (안쓰러움) 괘, 괜찮아요! 돌아갈 일 없으니까요! 건우주께서는 다시는 군대 가지 않아도 되니까요! (눈물 닦아주기) (토닥토닥) 군대는 진짜 말로만 들어도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정말로 이것저것이... 아무튼 그 때문인지 여러모로 군인분들, 정말 대단하고 멋져보이더라구요!
그나저나 소원... ㅋㅋㅋㅋㅋㅋ 아니요, 다음번엔 제가 이길거거든요?! 이번엔 졌으니 다음번엔 제가 이길 차례예요! 그리고 진짜 혼밥은 조금 힘들긴 하죠. 남들의 시선이 전부 느껴지니까요. 밥 좀 혼자 먹을수도 있는 건데 남들이 유난을 떠니 짜증날만 하죠. 저같아도 그랬을테니까요. 확실히 남들의 그 눈빛도 싫구요. 내가 내 밥 먹겠다는데 왜 그걸 신경쓰시는지... 오지랖을 넘어선 것 같아요, 정말로.
그리고 쿠폰을 또 얻어냈군요! ㅋㅋㅋㅋ 앗싸, 이것으로 5장 째! 좋아, 이제 반을 모았네요. 앞으로 5장만 더 모으면 되겠다! (기쁨) 음. 그리고 어떻게 알았냐고 하셔도... 촉이라고 할까요? 파자마를 샀다는 건우주의 글을 보자마자 갑자기 회색이 떠오르더라구요. 거기다가 건우주라면 왠지 회색을 사셨을 것 같기도 해서 물어본거랍니다. 사실 가끔씩 감이 순간 발달해서 갑자기 떠오르는 것을 말하면 맞추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하지만 색깔은 되게 많으니까 설마, 설마해서 물어본건데 진짜로 맞춰서 저 역시도 깜짝 놀랐네요, 정말로. ㅋㅋㅋㅋㅋㅋㅋㅋ -
790 건우 - 주아 (75261E+59) 2016. 12. 1. 오후 5:12:22이 계집에게 내가 준 선택의 길은 2개. 1번째는 다른 계집들처럼 여기서 아주 멀리 떨어진 마을로 가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이 동굴에서 나와 미르와 함께 지내는 것. 1번째를 선택하면 사람들과 다정하게, 행복하게, 그리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서 지낼 수 있겠지만 다시는 마을로 돌아올 수 없고, 2번째를 선택하면 가끔 마을로 내려가 모두의 이야기하고, 웃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 인생이 나에게 속박된다.
어느 것을 고르더라도 장단점이 다 존재한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뭘 선택하더라도, 이뤄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선택할 답은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무서워도 마을의 다른 이들을 위해서 당당히 제물이 되겠다고 자신이 바쳐지는 것을 허락해달라고 당당하게 말한 계집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녀가 내릴 답은 아마도 후자겠지.
그리고 내가 예상한대로 그녀는 이곳에 남아있겠다고 이야기했다. 보고 싶은 부모님도 있고, 추억과 벗이 있으니 그 모두를 보고 싶다고, 지키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절대로 분위기에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선택. 자신의 삶이자 미래였다. 처음에는 괴로운 심정이 엿보였지만 그 괴로움을 삼키면서 이곳에서 살아가겠다는 그 모습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그것이 너의 선택이라면 언제든지 이곳에서 지내도 좋다. 미르. 이 계집, 주아에게 방을 하나 준비하도록 하라."
"그러니까, 근엄있는 목소리는 안 써도 된다니깐. 뭘 그렇게 위엄있게 보이고 싶어하는거에요? 이해가 안 가네. 그렇지 않나요? 주아 아가씨?"
"사슴인 너하고 용인 나를 같은 선상으로 비교하지 마....가 아니라 말도록!"
순간적으로 미르의 분위기에 또 휘말릴 뻔 했지만 빠르게 말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것은 조금 위험하지 않았나 싶었다. 계집이 여기서 계속 사는 것을 선택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위엄있는 자세를 보여야겠지.
입에 맞지는 않지만 청룡의 피를 이은 나이기에, 어차피 위엄은 어느정도 갖추고 있어야 했따. 사성수의 자리에 오를 용인데 그래도 너무 편하고 그런 느낌이면 왠지 뭔가 좀 안 맞잖아. 안 그래?
그러기에 나는 다시 한번 어흠, 어흠. 헛기침 소리를 내면서 미르와 주아를 동시에 내려다봤다. 그 모습을 보면서 뭐가 그리도 웃긴지 꺄르륵, 꺄르륵 웃으면서 자신의 옷가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건우님. 언제까지 그 모습으로 있을 생각이십니까? 슬슬 식사해야하니,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하시죠."
"아, 아아. 그도 그렇군."
슬슬 식사를 할 시간인걸까? 꽤나 시간이 빠르다고 느꼈다. 그렇다고 한다면 용의 모습이 아니라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을 해야지. 용의 커다란 몸은 식사를 하려고 하면 너무나 많은 식량이 필요하기에 나는 언제나 식사때는, 아니, 정확히는 평소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생활했다.
인간의 모습이 아무래도 생활하기도 편리하고, 많은 힘을 써도 되지 않기에 적어도 나에게는 상당히 편리했다. 물론 다른 용들은 작은 몸이 되는 것이 싫다고 거부하는 이도 있지만 나는 인간의 형태가 좋았다. 무엇보다 제법 잘생긴 편이라고 생각하기에 마음에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주아. 잠시 나에게서 떨어져있도록 하라. 그리고 눈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절대로 놀라지 많도록 하라."
"자. 자. 주아 아가씨. 이쪽으로. 별 위험은 없지만 혹시 강한 힘에 억눌리거나 하면 조금 다칠수도 있거든요."
주아에게 잠시 내 주변에서 떨어지라고 말을 한 후에 나는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미르는 아주 능숙하게 주아의 손을 잡고서 나에게서 거리를 띄웠다. 미르의 말대로 별 위험은 없지만 혹시라도, 정말로 혹시라도 내가 변신할 때 모으는 힘을 느끼고 억눌리기라도 하면 실신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변신에는 많은 힘을 모으는게 필요했다. 물론 변신하는 순간에만 그러하다. 변신 이후에는 그냥 인간과 별 다를바 없다. 물론 그렇다고 인간과 완전히 동일하진 않다. 모습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힘은 용의 힘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니까.
힘을 빠르게 모으면서 나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푸른색 빛이 내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 빛 속에서 내 몸은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고 미르와 주아처럼 인간의 형태로 바뀌어갔다.
번쩍하는 푸른 섬광이 주변에 튀기 시작하고, 내 몸은 용의 몸에서 인간의 몸으로 바뀌었다. 상당히 화려한 느낌의 붉은색 저고리에는 푸른색 용의 문양이 수놓여있었고,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하얀색 바지는 깔끔하고 화려하게 반짝였다. 인간의 복장을 보고 나름대로 따라해서 미르가 만들어준 이 옷이 나는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에 자주 입었다.
물론 인간의 옷을 입고 있고,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도 완전히 인간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찌되었건 나는 용이니까. 그 증거로 내 오른쪽 팔은 맑고 아름다운 색을 뽐내는 푸른색 비늘로 덮여있었다. 이것이 내가 용이라는 유일한 증거였다.
보기 흉하다기보다는 뭔가 아름답다는 느낌이 드는 오른팔을 왼팔로 쓰다듬다가 나는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긋 웃으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놀랐느냐? 인간의 모습으로 바뀌어서? 나는 용이니라. 이런 것도 가능하도다."
//과, 과찬이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즉석에서 짠 애인걸요. 크게 막 생각하고 짠 애가 아니라 말이에요. 일단 동굴에서의 살림(?)은 미르가 맡아서 하고 있답니다. 말 그대로 가정부...이지만 가정부가 고용인을 갖고 노는 무시무시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죠. 하지만 건우도 피식 웃으면서 왠만한 장난은 다 받아주고 있으니까요. 아. 용 건우의 인간의 모습은 그냥 일상에서의 건우의 모습과 동일하다고 보시면 된답니다. 단지 오른팔이 푸른 비늘로 덮여있을 뿐이고요. 참고해주세요!
그리고 군인을 그렇게 대단하고 멋지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군인 분들은 정말로 고맙고 좋아할거에요. 이게, 진짜.. 여기서 말하면 엄청 길어지는데.. 그..대우가..(눈물)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죠. 애초에 군인은 맞아도 아무런것도 못해요. 정당방위가 없거든요. 저쪽에서 먼저 때려서 군인이 때린다. 네. 군인은 바로 구속됩니다. 얄짤없이요. 그래서 그것을 노리고 일부로 군인에게 시비거는이도 많아요. 자신들에게 아무것도 못하니까요. 정말 슬픈 현실이랍니다.
다음번에는 주아주가 이긴다라.. ㅋㅋㅋㅋㅋ 좋아요! 언제든지 덤비시죠! 저는 절대로 얼굴을 돌리지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혼밥.. 주아주 말대로 정말로 오지랖이에요. 남이사 사정이 안되서 혼자 먹을수도 있는거고 그냥 조용히 즐기려고 혼자 먹을수도 있는건데, 그때 간 뷔페는 직업분들부터가... 혼자 왔다고 하니까 정말로 혼자 왔냐는 식으로 빤히 바라보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말은 안하는데 영 내켜하지 않는 그런거 있잖아요? 아니.. 그렇게 혼자 오는 손님이 싫으면 최소 2인이라고 붙혀놓던지! 그것도 아니면서 왜 혼자 왔다고 이상하게 바라보는건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오냐. 돈 벌기 싫은게로구나! 그래서 그 이후로는 거기 안가요. 일부로 친구 있어도 안가요. 19800원이나 되는 곳인데 그렇게 나오다니.. 서비스 정신이...
그건 그렇고 회색이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뭐죠. 그거 여성의 감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지, 진짜로 놀랐어요. 정확히는 하얀색 줄무늬가 있는 약간 회색이지만 회색은 회색이니까요! 정말로 많이 놀랐답니다. 그건 그렇고 벌써 5장?! 안돼! 이 이상은 놀라지 않겠어!! 이대로 10장을 다 모으게 할 순 없어요! -
791 주아 - 건우 (27989E+54) 2016. 12. 1. 오후 7:31:05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 2개.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이 동굴에서 건우와 미르와 함께 살아갈 것인지. 둘 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었기에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내려진 선택의 기회에 괴로워하면서도, 이런저런 생각 끝에 마침내 결정을 내린다.
자신의 선택은 바로, 이 동굴에 남아있는 것. 그래. 부모님을 보려면, 벗들을 보려면, 내가 태어나 지금까지 자란 장소를 보려면. 이 방법밖에는 없었다. 이 동굴에서 평생을 살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은 두려웠다. 인간은 안 먹는다고는 했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고, 무엇보다도 정말로 마을에 보내줄지도 확신할 수 없었으니.
그래도... 전자를 택했다면 그런 작은 가능성조차도 없었을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당당하게, 확실하게 자신의 선택을 건우에게 얘기한다. 좋아. 이것으로, 내 운명은 정해졌다. 내 미래는 전해졌다.
자신이 결정을 내리기를 조용히 기다려주던 건우는 자신의 선택을 듣더니 언제든지 이곳에서 지내도 좋다고 허락한다. 그리고는 미르에게 자신의 방을 하나 준비하라고 이른다. 그러나 미르는 또다시 근엄있는 목소리를 지적하더니 이해가 안 간다며, 자신에게 동의를 구해온다. 건우는 또다시 순간적으로 미르의 분위기에 휩쓸...릴 뻔 하지만 빠르게 말을 바꿔 끝까지 위엄을 지켜낸다.
그런 건우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렇게까지 위엄을 지키지 않으셔도 될텐데. 이미 건우 님의 진짜 모습, 조금은 보였고 말야. 그렇지만 굳이 그 사실까지는 입 밖에 내뱉지 않으며, 건우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한다. 용 님이시니까 인간인 나한테 위엄을 보이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 그러면 나는 조용히 그에 따라야지. 실제로... 위엄 있으시기도 사고 말야.
"그래도 건우 님께서는 용 님이시니까 위엄 있으신 게 당연하지요. 아, 그리고 저는 작은 방으로도 괜찮답니다. 그리고... 그냥 편하게 주아라고 불러주세요. 굳이 아가씨라고 불러주시지 않아도 되어요, 미르 님. 저는 그저 인간일 뿐이니까요."
미르에게 작게 웃으며 조금 신경쓰였던 호칭 부분을 조심스레 언급한다. 아가씨라니. 그런 건 양반 집 자녀분들께나 붙이던 호칭인걸. 나한테는 어울리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던 와중, 건우는 다시 한번 헛기침 소리를 내며 미르와 자신을 동시에 내려다본다. 미르는 웃기다는 듯 꺄르르 웃더니 건우에게 슬슬 식사를 해야하니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하라고 얘기한다. ...응? 잠깐, 인간의 모습?
당황한 듯 미르와 건우를 번갈아보다가 건우가 잠시 저에게서 떨어져 있으라고, 눈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절대로 놀라지 말라고 이르자 순간 상황파악이 되지 않아 멍하게 그를 올려다본다. 지금... 도대체 무슨...?
자신이 혼란스러움에 그저 그 자리에 꼼짝않고 서있자, 미르는 능숙하게 자신의 손을 잡더니 저 쪽으로 이끌며 건우와의 거리를 띄운다. 그 손길에 얌전히 미르를 따라 걸음을 옮기면서도, 멍한 시선은 계속해서 힘을 모으기 시작하는 건우에게 집중한다.
힘을 빠르게 모으면서 서서히 눈을 감는 건우. 그러자 곧 푸른색 빛이 그의 몸을 감싸기 시작한다. 생각지도 못한 그 빛에 놀라서 두 눈이 동그래진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그 빛 속에서 건우의 몸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한 것. 거대하디 거대한 푸른 청룡의 몸은 점점 인간의 몸으로 바뀌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눈에 드러난 것은, 보기만 해도 화려한 붉은색 저고리에 깔끔하게 반짝이는 하얀색 바지를 입은 한 남성. 아까의 청룡을 그대로 박아넣은 듯한 세밀한 푸른색의 용의 문양이 수놓아진 그 붉은 저고리는, 정말로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믿기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저 남성이 정말로 건우 님께서 변한 것이 맞을까? 하는 의심도 잠시. 곧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 남성의 오른팔. 정말로 영롱한 푸른색의 비늘로 덮여잏는 그 팔은, 저 남성이 정말로 아까의 그 용이라는 것을 확실히 증명해준다.
그러나 보기 흉하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마치 빛나는 보석같았다. 왼팔로 그 오른팔을 쓰다듬는 건우의 모습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하니 바라보다가 건우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자 순간 놀라 움찔, 한다. 건우는 곧 생긋 웃더니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며 인간의 모습으로 바뀌어서 놀랐냐며, 저는 용이니 이런 것도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그런 그의 말에 입을 열어 놀라움에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애써 쥐어짜낸다.
"ㄴ, 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조금 놀랐사옵니다. 인간으로 바뀌실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정말로 멋있... 아, 그, 그게 아니라! 그...!"
멍하게 그의 질문에 대답하다가 순간 자신의 속마음까지 말할 뻔하자 깜짝 놀라 횡설수설한다. 아니, 무, 물론 정말로 잘생기긴 하셨고, 멋있긴 하시지만 그, 그걸 말할 순 없잖아...!
"그러니까... 그...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결국 이어나갈 말을 찾지 못한 채 말끝을 얼버무린다. 그리고는 왠지 모를 창피함에 살짝 달아오른 얼굴을, 슬쩍 팔을 올려 자신의 소매로 가려버린다. 동시에, 건우의 시선을 피해 바닥으로 자신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감히 인간이 용 님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해버리다니! 무, 물론 지금은 용 님이 아니라 인간의 모습이시지만 그, 그래도...!
계속 어쩌지, 어쩌지, 하고 마음 속으로 전전긍긍하며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한다.
/ 하지만 건우주께서는 건우도 즉석에서 짜셨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과찬이 아니라구요! 그리고 가정부가 고용인을 가지고 논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너무 귀엽네요. 투닥투닥할 모습이 눈에 선해요. 그리고 푸른 비늘로 덮여있는 오른팔이라... 뭔가 되게 신비스런 느낌이예요! 역시 용은 용이군요, 멋져요! 네, 참고할게요.
그리고 확실히 군인들의 대우는 정말 안 좋죠... 정말로 나라를 지켜주시는 고마운 분들께 감사인사를 해도 모자란데 시비라니! 아니, 군인이기 이전에 그 분들도 사람이잖아요? 당연히 정당방위를 인정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구속은 정말로 너무해요... ㅠㅠㅠ 그런데도 꿋꿋이 나라를 지켜주시다니. 역시 군인들은 멋져요. 네, 정말로 대단한 분들이예요!
그리고 당연히 다음 번에는 제가 이겨야죠! 그게 공평한 거예요! (억지) 저도 다음 번에는 절대로 눈 안 깜빡일거니까요! 그리고 확실히 우리 사회에는 아직 혼자 밥 먹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그다지 좋지 않으니까요. 그렇게 보지 않아도 친구도 있고, 잘 살고 있는데 정말 쓸데없는 오지랖이죠. 그런데 건우주가 가셨던 뷔페에서는 직원들부터가 그랬다니... 네, 가지 마세요. 그런 곳은 그 쪽에서 거부하지 않아도 이 쪽에서 먼저 사양이니까요!
그리고 여성의 감이란 건가요, 이게? ㅋㅋㅋㅋㅋ 보통 그런 여성의 감은 연애할 때 발휘되지 않나?! 하지만 저는 조금 이상한 쪽으로 발현된단 말이예요! ㅋㅋㅋㅋㅋㅋ 그냥... 뭐라고 해야할까. 직감인거죠. 순간 느껴지는 느낌 같은거요. 그리고 저도 놀랐다구요! ㅋㅋㅋㅋ 예전에 어떤 분께서 하려는 말이 갑자기 머릿속에 떠올라서 말해봤더니 그 사람이 놀랐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만큼이나 놀랐네요, 정말로. 그리고 10장 다 모으는 게 목표란 말이예요, 저!! 분명히 다음에도 놀라실걸요? 그러니 자, 어서 순순히 협조해주시죠, 건우주! (박력) -
792 건우 - 주아 (75261E+59) 2016. 12. 1. 오후 9:34:34전신을 푸른빛으로 감싸고 인간으로 변할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인간의 크기는 정말로 작고도 작다. 용으로서의 시야와 인간으로서의 시야. 그것은 너무나도 차이가 나서 예전에는 그 차이를 도저히 적응하지 못해서 힘들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수도 없이 인간으로 변형하고 살아가다보니 몸에 익었다. 용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인간으로서 움직이는 것은 그만큼 몸에 적응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무사히 별 탈 없이 힘을 제대로 조절해서 인간의 형태로 변한 후에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그녀를 향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별 생각없이 놀랐냐고 물어보자 주아는 정말 제대로 놀랐는지 목소리를 쥐어짜내는 느낌으로 내 말에 답했다. 솔직히 말해서 정말로 놀랐다고, 인간으로 변할줄은 몰랐다면서 대단하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말은 갑자기 당황하더니 횡설수설하는 느낌으로 말을 얼버무려버렸다. 그러더니, 새빨개진 얼굴을 자신이 입고 있는 소매를 이용해서 가려버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아래로 내려 바닥에 고정시켰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미르는 재밌는 것을 봤다는듯이 꺄르륵 웃으면서 주아에게 다가가더니 주아의 등을 토닥토닥 치기 시작했다.
"어이구. 어쩌면 이렇게 귀엽고 예쁜 아가씨가 제물로 바쳐진걸까? 건우님에겐 너무나도 아까운 제물 아니에요? 아. 그리고 앞으로도 아가씨라고 부를겁니다. 지금 아가씨는 자신의 위치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모양인데, 아가씨는 그저 인간이 아니에요. 건우님에게 바쳐진 제물. 즉 건우님의 소유에 속하는 이죠. 구속된 이라고 불러도 되겠네요. 즉, 저는 건우님만이 아니라 주아 아가씨도 보필하고 도와야하는 입장이란겁니다. 위치상으로는 저보다 위라고 봐도 되겠네요. 우후후. 조금 있다가 어떤 예쁜 옷을 입히면 좋을까요? 옷을 고르는 재미가 있겠어요."
"너무 그 계집을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 이제 막 와서 혼란스러울텐데 네가 그러면 더욱 더 정신이 없을지어다. 그것보다 식사 준비는 하지 않은 것이냐?"
"아이구. 아이구. 내 정신도 참. 빠르게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우후후. 제가 없다고 주아 아가씨에게 이상한 짓 하면 안됩니다. 건우님."
"할 것 같으냐! 나는 용이다. 용은 절대로 이상한 짓은 하지 않아!"
"잡아먹어도 안된답니다."
"안 잡아먹어!! 잡아먹겠냐!! ......잡아먹겠느냐!!"
"평소에도 그렇게 편하게 대화하면 어디 덧나나요? 그러니까 주아 아가씨도 그냥 편하게 대하시면 된답니다. 우후후. 그럼 전 진짜로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둘이서 즐겁게 시간 보내고 계세요."
정말로 얄미운 미소를 남긴채 미르는 정말로 안쪽으로 들어갔다. 기어코 내 입에서 원래의 내 말투를 꺼내게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얄미워서 사라진 방향 쪽을 나는 계속해서 노려보듯이 바라보았다. 그냥 확 쫓아내고 다른 심복을 구할까라는 생각을 안해본 것도 없지만, 미르만큼 유능하고 나를 잘 보필해주는 이도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미르 덕분에 내 생활의 전반이 해결되기도 하니까. 진짜로 유능한 심복이니, 쫓아내기도 힘들었다.
좀 순종적이면 족하냐고 작게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 시선은 바로 근처에 있는 주아에게로 향했다. 좀 더 그녀를 향해서 가까이 걸어간 후에 나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멋있다고 생각한 것이더냐? 그렇게 말하는 그쪽도 수수하면서도 차분한 매력이 정말로 아름답도다. '그대'가 제물로서 선택된 것도 이해가 가노라. 물론 나는 인간을 잡아먹지 않으니 겁먹을 것 없다. 인간보다는 멧돼지 고기가 더 좋으니, 잡아먹힐거라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을 당장 버리도록 하라."
이제는 단순한 제물이 아니다.
물론 제물로서 온 것은 맞지만, 여기에 살게 된 이상, 단순한 제물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나를 보필하는 심복이 된 것이다. 그러기에 호칭을 계집에서 '그대'로 바꾸기로 했다. 그만한 대우는 해줘야하니까.
"앉도록 하라. 혹여 궁금한게 있으면 묻도록. 앞으로의 생활이 궁금한게 많을거라고 생각한다만 그것은 내 기분탓이 아닐지어다. 그리고 바라는게 있으면 말하라. 내가 들어줄 수 있는거라면 특별히 들어주도록 하겠다. 내 너가 상당히 마음에 드니, 그 정도는 해주도록 하겠다. 내 이름을 걸고서."
근엄한 분위기는 절대로 풀지 않고, 나는 바닥에 천천히 앉았다. 분명히 이곳은 동굴 안이지만, 바닥이 딱딱하지 않도록 귀족들이라는 인간들이 사용하는 장판을 몇겹으로 깔아뒀기에, 전혀 바닥이 딱딱하게 느껴질 일은 없었다.
정말 이렇게 보면 인간의 물건은 엄청나게 편리한 편이었다. 바닥을 부드럽게 해주는 장판이라니. 어떻게 이런것을 만들 수 있는지 너무나도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일단은 너에게 사과하겠다. 비록 인간들이 멋대로 한 일이라고는 하나, 나에게 제물로 바쳐진 이상, 나는 너의 인생을 빼앗은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사과할지니 용서하라."
//실제로도 투닥투닥하고 있답니다. 물론 크게 싸우는 것은 아니고 그냥 가볍게 투닥투닥하는 정도지만요. 물론 언제나 지는 것은 건우쪽이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미르는 절대로 선을 넘어서진 않으니까요. 건우는 용이라서 화가 나면 정말로 무시무시해지니까요. 거기다가 청룡의 피를 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미르도 그냥 가벼운 장난 정도로만 한답니다.
음..그리고 이게 어쩔 수가 없는게 군법으로 정해져있어요. 군인은 민간인을 보호해야하는 입장이지. 절대로 싸우면 안되거든요. 그래서.. 덕분에..(눈물) 그걸 노리고 민간인들이 시비를 거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정당방위가 전혀 인정이 되지 않아서 실제로 휴가를 나갈때도 민간인이 시비를 걸면 그냥 도망치거나 맞기만 하라고 교육을 한답니다. 네. 이거 진짜에요. ㅠㅠㅠㅠㅠ 물론 저는 민간인에게 시비가 걸린적은 없지만, 몇몇 시비가 걸려서 영창을 가거나 징계를 먹은 케이스도 있어요. 찾아보면.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여성의 감 아닌가요? 그거? 연애할때만 여성의 감 발휘되라는 법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충분히 여성의 감이죠! 안 그래요? 그리고 진짜로 저도 놀랐답니다. 아니.. 정말로 회색을 맞추다니! 색이 한두개고 아닌데..! 그리고 10장 다 모으면..무슨 일이 일어나는거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길래 그렇게 10장 다 모으려는거에요?! 아..안돼! 이럴 순 없어!! 절대로 10장 다 못 모으게 할테다!(입을 꽉 막기) -
793 주아 - 건우 (9581E+59) 2016. 12. 1. 오후 11:54:05푸른빛에 감싸이더니 용은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에는 흑발의 한 남성이 나타난다. 용이었을 때에 비해서 확실히 매우 작아진 크기. 물론 자신보다야 컸지만, 그래도 아까만큼이나 올려다보지 않아도 되었기에 무척이나 신기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인간으로 변신한 건우는 이내 자신을 바라보며 생긋 웃었고, 천천히 자신을 향해 걸어온다. 동시에 들려오는 놀랐냐는 물음에, 어떻게든 목소리를 쥐어짜내어 정말로 놀랐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너무 놀라 순간 정신줄을 놨던걸까? 자신도 모르게 멍하니 멋지다는 속마음까지 말할 뻔하다가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는 횡설수설하며 말을 얼버무린다.
강하게 느껴지는 부끄러운 감정에, 붉어져버린 얼굴. 그것을 들키기에는 너무 창피했기에, 자신의 소매를 이용해서 자신의 얼굴을 가려버린다. 이미 보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애써 아닐거야, 하고 부정하며 시선을 바닥에 고정시킨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던 미르는 재밌다는 듯 꺄르륵 웃더니 자신에게 다가와 자신의 등을 토닥토닥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미르는 앞으로도 아가씨라고 부를거라며, 자신의 위치를 알려준다. 건우 님의 소유. 구속된 이. 작게 그 말을 중얼거려보자, 뭔가가 마음속에서 찌르르, 울린다. 그제서야 다시 한번 제대로 실감이 났다. 나는, 정말로...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르는 조금 있다가 어떤 예쁜 옷을 자신에게 입힐지 고민하더니 옷을 고르는 재미가 있겠다고 즐겁게 웃는다. 건우는 너무 그렇게 자신을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고 가볍게 얘기하더니 이내 식사 준비는 하지 않냐고 화제를 돌린다. 그러자 미르는 이제 기억났다는 듯이 빠르게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저가 없다고 자신에게 이상한 짓 하면 안된다고 건우에게 장난스레 이른다. 또한 이어서 잡아먹어도 안된다고 이르자 건우는 순간 원래의 편한 말투로 소리쳤고, 다시 위엄있는 말투로 고친다.
얄미운 미소를 남기며 미르는 자신에게도 그냥 편하게 대하면 된다면서, 둘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라며 정말로 안쪽으로 들어간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얼굴을 가리던 소매를 내리고는 멍하니 미르가 들어간 방향을 바라본다. 이제는 정말로, 건우와 둘만이 남은 공간. 왠지 모르게 드는 어색함에 어쩔 줄 몰라하며 눈치를 보고있자, 미르가 사라진 방향을 노려보던 건우는 이내 한숨을 푹 내쉬더니 곧 자신을 바라본다.
그 시선에 몸을 조금 움찔, 하며 살짝, 조심스레 똑같이 그를 바라보자 건우는 좀 더 가까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는 똑바로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나 곧이어 건우의 입에서 나온 말은, 자신을 당황시키기에 아주 충분했다. 멋있다고 생각했냐며, 자신의 아까 전 속마음을 정확히 맞춘 건우는 이내 자신도 수수하고 차분한 매력이 아름답다고 똑같이 칭찬해준다. 또한 저는 인간을 잡아먹지 않으니 겁먹을 것 없다고 자신을 달래주는 그 말에 놀란 듯 동그래진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그를 바라본다.
자신의 속마음을 맞춘 것도, 예상치 못한 그의 칭찬도, 자신의 불안을 알아채고 달래주는 말도 무척이나 놀라웠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건우가 자신을 부르는 호칭. 아까 전까지만 해도 '계집'이라고 자신을 부르던 건우였기에 그 호칭에 익숙해지려고 마음 먹었건만, 이제는 '그대'로 호칭이 좀 더 높아지자 정말로 놀라 건우를 멍하니 바라본다. 나를... 대우해주시려는 것일까?
"네. 정말로 멋있다고 생각했었사옵니다. 저에 대한 칭찬도 정말 과찬이십니다. 그러면 저는 이제 건우 님께 잡아먹힐거라는 생각을 버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를 이렇게 대우해주시는 건우 님이시라면, 분명 저를 잡아먹으시진 않으시겠지요."
왠지 기쁜 마음에 배시시 웃으며 그의 말에 대답한다. 건우 님께서는 나를 대우해주시고 있어. 미천하다며 깔보지 않으시고 있어. 왠지 정말 기뻐!
건우는 곧 앉으라며, 궁금한 게 있으면 물으라고 허락한다. 거기다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건우는 바라는 게 있으면 말하라며, 저의 이름까지 걸고서 확실하게 얘기한다.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든든함. 근엄하게 바닥에 천천히 앉는 건우를 따라 그를 마주본 채, 감사합니다, 하고 말하며 그대로 천천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장판덕분인지 전혀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는 바닥. 다행히 다리에 상처가 나지는 않겠구나, 하고 생각하던 와중, 갑자기 들려오는 건우의 사과에 놀란 듯이 그를 바라본다. 자신의 인생을 빼앗은 것. 그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사과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정말로 진정성이 가득했다.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살짝 미소지으며 천천히 입을 연다.
"사과는 괜찮습니다. 비록 제물로 바쳐졌다고는 하나, 그것은 제가 선택한 길이기도 하옵니다. 건우 님께서는 저에게 이미 두 번이나 제물이 되지 않을 기회를 주시지 않았습니까? 그 기회를 모두 차버린 것은 다름아닌 저 자신이옵니다. 그러니 사과는 괜찮습니다. 저에게 용서를 바라실 필요도 없습니다."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마치고는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고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내가 궁금한 것. 내가 바라는 것. 떠오르는 것들은 많았기에 혼란스러웠지만, 자신이 가장 궁금한 것과 자신이 가장 바라는 것을 어떻게든 추려낸다. 그리고는 다시 천천히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제가 궁금한 것은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저 한 가지만 여쭤보고 싶습니다. 건우 님과 미르 님께서는 가장 좋아하시는 것이 무엇인지요?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라면 반드시 해내거나 가져와서 건우 님과 미르 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사옵니다. 그리고 바라는 것은..."
이 부분은 정말로 얘기해도 되는지 알 수가 없어 잠시 말을 멈추고 머뭇거린다. 그러나 곧 결심을 한 듯 고개를 작게 끄덕이더니 그와 똑바로 눈을 맞추고는 말을 이어간다.
"...건우 님의 오른팔을... 한 번만 만져보고 싶사옵니다."
엄청나게 용기를 낸 행동과 말. 혹시 건우 님께서 싫어하실 수도 내용일수도 있었기에, 다시금 잔뜩 긴장해서 무릎 위에 올린 두 손에 힘이 들어가 주먹을 꽉 쥔다. 그렇지만... 한 번만 만져봤으면 했다. 저 영롱하게 빛나는 푸른색의 비늘을, 한 번만 만져봤으면 했다. 강한 호기심이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웠기에, 모든 용기를 끌어모아 건우에게 부탁해본다.
/ 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건우 용도 너무 귀여워요! 사슴에게 지는 용이라니! ㅋㅋㅋㅋ 하긴, 아무리 그래도 무려 청룡인데 정말로 진심으로 화를 내면 그 무엇보다도 무서워질 것 같아요. 막 세상에 재앙이 내려진다던가...?
그나저나 군법으로 정해져있다니... 교육의 내용도 너무 슬프잖아요! ㅠㅠㅠㅠ 도망치거나 맞기만 하라니! 그게 뭐야! 너무해!! 마음같아서는 제가 군인 분들을 지켜드리고 싶어져요, 정말로. 그렇게 쓸데없이 시비 거는 나쁜 분들이 없어야할텐데 말이예요.
그리고 여성의 감 아니예요, 이거! ㅋㅋㅋㅋㅋㅋ 굳이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맞겠지만 그래도 아니라구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저 역시도 놀랐다구요. 딱 떠오르는 색이 그 수많은 색들 중 회색이었으니까요. 그리고 10장을 다 모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건지도 모르시면서 무조건 안된다고 하시는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입까지 꽉 막아버리시다니! 너무해요! 10장 꼭 다 모을거라구요! 끝까지 입 막고 계실거예요? 음... 어떤 공격을 해야 입을 막고있는 걸 그만두실까요? 공격의 입장이어도 고민되는 건 많네요. 역시 강제로 힘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인가...! (고뇌) (갈등) -
794 건우 - 주아 (95778E+53) 2016. 12. 2. 오전 11:38:15이제는 그녀는 제물이 아니다. 물론 제물로서 바쳐지긴 했지만 단순히 제물이 아니라 나의 심복으로서, 나의 소유로서, 나의 것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 나아가 우리의 새로운 '가족'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그녀를 부르는 호칭을 조금 더 높였다 앞으로 같이 살아갈 가족이라고 한다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하는게 마땅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내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인간이었다. 그런 인간을 소홀하게 대할 순 없었다. 앞으로도, 나는 그녀를 미르와 비슷하게 대할 것이다.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가족'으로서 대우할 생각이었다. 그것이 기분이 좋았는지 주아는 배시시 웃는 모습을 보였다. 그 배시시 웃는 모습이 너무나도 고왔다. 너무나도 고와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지금까지 올라온 제물 중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확신이 절로 들었다. 난 지금까지 저렇게 예쁜 여성의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순간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렇게 빨개지는 나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쿨럭! 쿨럭!
애써 태연한 척 하면서 나는 주아에게 앉으라고 명했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묻고 싶은것과 바라는게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인생을 빼앗은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했다.
나는 한번도 명한 적이 없지만, 그래도 인간들이 그녀를 나에게 제물로 바친 것은 내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 사실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인정하기로 했다. 내가 사과를 하는 것이 정말로 의외였는지, 주아는 놀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런 말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정말로 밝고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제물로 바쳐졌다고는 하나 그것은 자신이 선택한 길이며, 2번이나 준 기회를 모조리 차버린 것은 바로 자신이라며, 사과를 할 필요도, 용서를 구할 필요도 없다고 나에게 이야기했다. 그 다정한 목소리에 나는 한번 더 미소를 지었다.
"그대가 그렇게 말하니 내 마음이 절로 편해져서 기분이 좋다. 하지만 사과는 받도록 하라. 내 비록 단 한번도 인간 여성을 제물로 바치라고 한 적은 없고 자신들이 멋대로 제물을 바쳐온 것은 사실이나, 결국 그 책임은 나에게 있도다. 내 너를 풀어주는 것도 가능했으나, 그러지 않은 것 또한 나의 책임이로다. 그러니까 사과는 받도록 하라. 그래야 내 맘이 더 편해질터."
익숙하지도 않은 근엄한 말투를 써가면서 나는 왼팔을 들어올려 주아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보았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그 부드러운 느낌에 미소는 끊기지 않았다. 얼굴도, 마음도 이렇게 고운 여성을 제물로 바친다니. 제일 얌전한 애를 제물로 바쳤다더니, 제일 고운 이를 제물로 바칠 줄이야. 방울을 연주하던 인간이 제법 신경을 쓰긴 쓴 모양이었다. 물론 잡아먹을 생각은 전혀 없지만..
아무튼 주아는 이어 나에게 나와 미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뭔지를 물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라면 반드시 해내거나 가져와서 기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라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멈추가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무엇이더냐. 바라는 것이 있으면 말해보라."
대체 뭘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정말 뭐든지 들어줄 마음이었기에, 바라는게 있으면 말해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주아는 결심을 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정말로 사슴이 절로 연상되는 고운 눈망울에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것 같았다. 이 여성은 사슴이 환생한 여성이기라도 하단 말인가. 그 고운 눈망울에 빠져들면서 나 역시도 주아의 눈망울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어 주아는 나에게 내 오른팔을 만져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오른팔을? 별로 상관없도다. 이것을 만지고 싶다면 얼마든지."
별로 어려운 부탁도 아니었기에 나는 주아에게 내 오른팔을 내밀었다. 푸른색 영롱한 비늘로 덮여있는 내 오른팔은 전혀 거칠지 않았다. 오히려 부드러운 편에 속했다. 비단이라는 물건과 비슷하다고 하면 좋을까? 애초에 거친 피부를 가지고 싶진 않았다. 인간이 거친 피부를 싫어하는 것처럼 용들도 거친 피부를 싫어하기에 나도 나름대로 피부를 관리하는 편이었다. 물론 대부분은 미르가 도와주지만...
아무튼 그랬기에 내 피부는 용 중에서도 고운 편이었다. 그 부드러운 푸른 비늘로 덮인 피부를 만지게 좀 더 가까이 그녀에게 갖대다면서 나는 주아의 질문에 답했다.
"그대가 고생해서 뭔가를 할 필요는 없다. 그대는 그냥 여기서 지내기만 하면 되는것이다. 왠만한 일은 미르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기에 그대가 딱 해야할 일은 없다고 말해두겠노라. 그럼에도 굳이 뭔가를 하고 싶다면..."
잠시 말을 끊은 후에 나는 왼팔을 들어올려서 머리를 긁적이면서 잠시 고민을 해봤다. 주아가 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 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과연 뭐가 있을까? 나는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딱히 바라는 것은 없었다.
내가 이루고 싶은것도 내가 가지고 있는 비보인 여의주를 사용하면 충분히 이룰 수 있었다. 이것은 용에게만 주어지는 비보중의 비보. 그런게 있는데, 내가 무엇을 더 바랄까?
그러다가 문뜩 한가지가 떠올랐다. 이건 여의주를 사용해도 이룰 수 없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기에 바로 그것을 부탁하기로 했다.
"네가 살던 마을의 이야기를 해줬으면 한다. 가끔 이 모습으로 마을에 내려가기도 하지만, 매일매일 내려가는 것이 아니기에 평소엔 어떤 느낌인지 너무나도 알고 싶도다. 그리고 마을에서 나는 어떤 느낌으로 이야기 되고 있는지도 말해줬으면 한다. 역시 사람을 잡아먹는 사악한 용으로서 알려져있느냐?"
그렇지 않고서야 일정주기마다 여성이 제물로 올라오는 일이 없을 것이다. 만약 내가 사악한 용으로서 알려져있다고 한다면... 그땐, 다음에 인간들이 찾아올때 확실하게 말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그때는 제사도 필요없다고 할까?
아, 하지만 멧돼지 고기를 포기할 순 없는데. 가만히 있으면 굳이 사냥을 안해도 멧돼지 고기를 먹을 수도 있잖아. 지금 상황.
"음. 고민을 좀 해봐야할 것 같도다. 아. 이건 너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니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이 답레가 완성된 것은 어제긴 하지만 새벽2시에 가까운 시간이었기에, 이제야 올립니다! 또 그 시간에 올리면 주아주가 저를 혼낼것 같았기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했죠? 이제 더는 혼나지 않을거라고 말이에요! 쉽사리 혼날수야 없지!! 그러니까 저를 혼내는 것은 포기하시죠! 주아주!
그리고 건우가 진심으로 화를 낼 일도 없긴 하지만 진심으로 화를 내면, 음.. 마을에 가뭄이 찾아오거나, 혹은 비가 계속 내려서 홍수가 난다거나? 옛부터 청룡은 그런 힘이 있다고 하잖아요? 물론 그렇게 화를 내도 왠지 주아가 바로 옆에서 노여움을 풀라고 조르면 건우도 얼마 안 가서 화를 풀지 않을까 싶지만요. 이렇게 주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을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고 있습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교육을 받아요. 진짜로 눈물 나는 일이죠. 아무래도 군인은 민간인을 지키는 위치다보니. 민간인과 시비가 붙으면 무조건 군인이 진다고 봐도 무방해요. 그건 그렇고 주아주가 그렇게 생각을 하니 군인 분들은 정말 고마워할거에요. 그 마음만으로도 말이에요.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로요. 그렇게 생각해주는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되게 힘이 나거든요. 아. 이거 경험담이랍니다. 저도 군대에 있을 때 비슷한 일이 있었거든요. 누군가가 고맙게 생각해주는 것이 그렇게까지 힘이 될 줄은 몰랐기에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ㅎㅎㅎㅎ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10장을 다 모으면 정말로 어떻게 되는건가요?! 1회 건우주 이용권. 이런거라도 나오는건가요?! 정말로 위험한 상황이잖아요!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조, 좋아. 더욱 더 마음을 단단하게 먹는다! 하압!!
좋아. 이제는 더 이상 주아주에게 놀라지 않을거에요! 후후후. 어디 한번 놀래킬 수 있으면 놀래켜보시죠! 그보다 강제로 힘이라니..대체 무슨 힘을 쓰려는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담이지만 점점 날씨가 추워지네요. 그리고 오늘부터 또 다시 주말이 시작되고요. 놀러가거나 할 때는 부디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
795 주아 - 건우 (23541E+53) 2016. 12. 2. 오후 3:39:08이제는 하찮은 제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호칭. '계집'에서 '그대'로 조금 더 올라간 호칭에 마냥 기쁘기만 했다. 건우 님과 미르 님의 새로운 가족의 일원. 내가 그 일원이 되었다는 것을, 건우 님께서 인정해주시는 걸까?
새롭게 생긴 가족. 한순간에 가족을 잃고 이 세상에서 사라질 뻔했던 그 하찮은 제물은 이제 없었다. 비록 자주는 아니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부모님과 마을과 친구들을 볼 수 있는 이 곳에서, 새로운 가족까지 얻게 된 한 소녀가 있을 뿐이었다.
자신을 대우해주는 건우의 행동이 기쁘게 느껴져서 기분 좋은 듯 배시시 웃어보인다. 처음으로 건우에게 보여주는 자신의 웃는 얼굴. 오늘 이른 아침부터 단 한 번도 웃지 않았던 자신이었기에, 스스로도 이런 자신의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자신이 웃자 건우도 안심했는지 똑같이 미소짓는다. 그런데... 건우 님, 얼굴이 붉어져 있으셔...? 순간 드는 의문에 건우를 부르려 했지만 건우는 곧 깜짝 놀라더니 태연하게 자신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명하며 먼저 자리에 앉는다.
머리 위에 물음표를 가득 띄우면서도 얌전히 자리에 앉자 건우는 이어서 묻고싶은 것과 바라는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하라며 자신에게 사과의 말까지 전한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사과였기에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 바로 대답하지 않고 물끄러미 그를 바라본다. 그렇지만, 자신의 답은 이미 정해져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진심어린 사과. 그렇지만, 사과를 하실 필요도, 용서를 구하실 필요도 없으셔, 건우 님은.
생각을 마치고는 밝게 미소지으며 그에게 자신의 생각을 다정한 목소리로 전한다. 그런 자신의 말을 들은 건우는 다시 한번 미소를 짓더니 그래도 사과는 받으라며, 그래야 저의 마음이 더 편해질 것이라고 얘기한다. 자신이 다시 한번 더 사과를 거절하지 못할 이유. 내가 사과를 받아서 건우 님의 마음이 더 편해지신다면, 그럴 수밖에 없잖아. 그 이유에 못 당하겠다는 듯 작게 웃어버린다.
그런데 이내 곧 자신의 머리 위에 느껴지는 다정한 손길. 놀란 듯, 두 눈을 깜빡이며 건우를 바라본다. 왼팔을 들어올려 자신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는 건우는, 부드럽게 미소짓고 있었다. 얌전히 쓰다듬어지는 손길을 받으며 그 미소를 멍하니 바라본다. 정말로, 건우 님은...
그러나 곧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나, 싶어 시선을 황급히 아래로 내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그, 그렇다면 건우 님의 사과, 정말로 황송하게 받겠사옵니다. 이걸로 건우 님의 마음이 편해지신다면, 당연히 그리 해드려야지요."
그리고서는 조금 달아오른 두 볼의 홍조를 모른 척하며, 이어서 자신이 궁금했던 것을 질문한다. 그러나 바라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말을 아끼며 머뭇거린다. 그러자 건우는 바라는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다정하게 자신에게 얘기했고, 그 목소리에 용기를 얻어 결심을 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건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그리고는 오른팔을 만져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얘기한다.
용의 비늘을 만지고 싶다는 소리였기에 혹시 건우 님께서 싫어하시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건우는 흔쾌히 상관없다며 자신에게 저의 오른팔을 내민다. 생각도 못한 흔쾌함에 오히려 역으로 놀라 어버버거리다 이내 조심스럽게 양 손으로 건우의 오른팔을 살짝 잡는다. 그리고는 오른손으로 그의 팔을 쓰다듬어본다.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부드러운 느낌. 마치 예전에 우연히 만져보았던 비단을 만지는 듯한 그 느낌에 우와, 하는 감탄사가 작게 터져나온다. 이것이 용 님의 비늘인거야? 엄청 반짝이고 부드러워... 정말로 보석박힌 비단같아.
"...예쁘다."
자신도 모르게 작게 중얼거리며 두 눈을 반짝반짝인다. 부드러운 느낌, 기분 좋아! 그렇게 계속해서 건우의 오른팔을 만지고 있자 건우는 곧 다시 입을 열어 자신이 고생해서 뭔가를 할 필요는 없다고 딱 잘라 이야기한다. 웬만한 일은 미르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소리에 조금 시무룩해진다.
나도... 뭔가를 해드리고 싶은데. 그래서 건우 님이랑 미르 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데. 역시 한낱 작디 작은 인간인 나로서는 부족한걸까?
그렇게 생각하던 중, 건우가 살짝 여지를 남기며 말을 끊자 다시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왼팔을 들어올려서 머리를 긁적이며 잠시 고민하던 건우는 곧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자신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살던 마을의 이야기를 해달라는 것. 그리고 마을에서 저는 어떤 느낌으로 이야기되고 있는지도 말해달라는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말한 건우는 뭔가를 더 생각하더니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며, 이것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인다.
그의 질문에 다시 고개를 살짝 숙여 건우의 오른팔을 내려다보며 다시 한번 그의 팔을 가만가만히 쓰다듬는다. 그러면서 천천히 입을 연다.
"마을에서 건우 님은... 엄청나게 숭배받고 있습니다. 마을을 지켜주고 땅을 풍요롭게 해주고 비를 내리게 하는 수호신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는, 용의 기운을 더욱더 좋게 하기에는 젊은 인간 여자가 좋다는 소문이 퍼져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소문이었지만 거기에 또다른 소문이 덧입혀지고 덧씌워져 살이 붙여지자 건우 님께서도 인간을 잡아먹고 그 인간을 바친 정성에 자비를 베풀어 마을을 더 지켜준다는, 그런 말이 이제는 하나의 전설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이렇게 제물을 바치게 된 거지요. 그러니... 오해를 했다고 하더라도 너무 불쾌하게 생각하시진 않아주셨으면 하옵니다. 그들도 전부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위해서 그런 것이니까요."
혹시나 건우가 마을 사람들의 생각에 노여워하여 마을에 재앙을 내릴까, 싶어 그들을 두둔한다. 잠시 그렇게 시선을 아래로 숙인 채 오직 그의 팔만 부드럽게, 조용히 쓰다듬다가 이내 분위기를 바꿔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며 밝은 목소리를 낸다.
"그리고 제 마을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하시다면 얼마든지 해드리겠사옵니다! 음. 무엇부터 말씀드려볼까요. 아, 건우 님께서는 '노래' 라는 것을 아십니까? 자신의 마음을 담은 시를 음과 가락에 맞추어 흥얼거리며 부르는 것이옵니다. 저희 마을은 음악이 가득한 곳이옵니다. 농사를 지을 때도,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쉴 때도, 밤에 잠을 잘 때도, 건우 님께 제사를 지낼 때도 음악소리가 들려오지요. 흥겹고 신나는 노랫소리뿐만이 아니라 가끔은 한스러운, 또 가끔씩은 고요한 노랫소리가 언제나 가득한 곳이 바로 저희 마을이옵니다. 그 노랫소리를 들으면... 정말로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져 절로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자신의 마을을 떠올리며 그에게 천천히, 자신의 마을의 '노래'를 설명한다. 자신이 어릴 적부터 언제나 가득차있던 음악소리, 노랫소리... 벗들과 노래를 부르며 함께 논 것도, 늦은 밤에 엄마의 자장가를 들으며 포근히 잠든 것도,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자신의 추억 속 마을의 일부분이었다.
다시 떠올린 노래의 기억. 조금은 서글프면서도 여전히 따뜻한 그 기억에 그저 조용히, 미소짓는다.
/ 으윽...! 어제 올리셨어도 아, 안 혼냈을 거라구요! (시선회피) 쉽사리 혼낼 수 없다는 건 인정할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지는 않을거라구요? 건우주께서 먼저 포기하시죠! 저는 어떻게든 건우주를 일찍, 푹 재울 생각이니까요!
건우가 진심으로 화를 낸다면... 마을에는 정말로 끔찍한 재앙이 찾아오겠네요. 그런데 주아가 옆에서 조르면 화를 푼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건우는 귀여워요! 주아는 정말로 어쩌다보니 마을의 수호자가 되고 있군요. 어차피 마을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주아이니 잘 되었죠, 뭐~
그리고 그렇게 교육을 받는다는 건 정말로 처음 알았어요. 정말로 대우가 안타까워요, 군인 분들... ㅠㅠㅠㅠ 그래도 이렇게 고맙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고 한다면 정말로 다행이예요! 건우주께서도 경험을 하셨다고 한다면 확실하겠죠? 좋아요, 그렇다면 앞으로도 더욱더 고맙게 생각해야겠어요! ㅎㅎㅎㅎ
그리고 10장을 다 모으면 1회 건우주 이용권이 나온다는 거, 이제야 눈치채신건가요? ㅋㅋㅋㅋㅋ 그게 뭐가 위험한거죠? 제가 설마 우리 귀엽고 소중한 파트너에게 이상한 짓을 하겠어요? (윙크)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아닌가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지금 당장 놀래키진 않을거라구요? 갑작스럽게 해야지 놀라실테니까요. 그리고 강제로 힘은 당연히 물리적인 힘이죠! ㅋㅋㅋㅋㅋㅋ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어이, 거기 예쁜 아가씨. 나랑 같이 차 한 잔 하지 않겠어?' 하며 끌고가는 그런 느낌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확실히 날씨가 점점 추워지기는 하네요. 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놀러가지 못한답니다... 그... 면접이 있어서... ㅠㅠㅠㅠ 엄청 무서워요, 솔직히 말하자면. 떨리기도 하고... 자, 자신감을 가져야하는데...! (바들바들) ㅋㅋㅋㅋㅋㅋㅋ -
796 건우 - 주아 (95778E+53) 2016. 12. 2. 오후 5:21:52"그 말에 안심했도다. 나도 그대의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편해지는구나."
내 사과를 이번에는 순순히 받아주는 주아의 모습에 마음이 편해져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참으로 신기한 여성이었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번에 올라온 제물은 정말로 특이하기 그지 없었다.
이 동굴에서 오랫동안, 미르하고만 살아서 그런걸까? 아니면 이게 이 아이 특유의 특성인걸까? 주변에 있는 이를 미소짓게 하는 특별한 힘이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과연, 오랜만에 내 마음에 쏙 든 인간이었다. 앞으로 그녀와 함께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이 감정은, 그저 마음에 드는 인간을 봤기에 기분이 좋은것이겠지. 그런것임이 틀림없었다.
내 오른팔을 만지고 싶다는 주아의 말에, 나는 순순히 오른팔을 내줬다. 만지는 것 자체에는 딱히 아무런 영향도 없었다. 용의 역린은 오른팔이 아니라 내 목에 있기에, 팔의 비늘을 아무리 만져도 큰일 날 일이 없었다. 혹여 실수라도 역린을 만지면 안되기에, 앞으로도 내 목은 절대로 건들게 할 마음이 없었다. 그곳을 건들면, 정말로 크게 날뛸지도 모르니까. 그만큼 용의 역린은 많이 위험한 부분이다. 유일한 나의 급소니까.
내 오른팔을 바라보던 주아는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내 오른팔을 잡더니, 쓰다듬기 시작했다. 영롱한 푸른 비늘이 그리도 아름답게 보이는걸까? 두 눈을 반짝이면서 부드럽게 쓰다듬는 모습에 절로 흐뭇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조금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비늘로 덮여있다고는 하나 감각이 안 느껴지는 것은 아니기에 살짝 팔을 움찔움찔할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피하거나 하진 않고 그냥 작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얘기했다.
"간지러우니까 조금 살살하라. 만지고 싶다면 얼마든지 만져도 좋으나 간지롭게 하는 것은 조금 곤란하도다."
부드럽게 쓰다듬는거라고 하나, 내 입장에선 간지럽히는거나 마찬가지였기에, 간지럽다는 것을 확실하게 밝히고서 나는 곧 주아에게 굳이 무슨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그러자 주아는 실망했는지 시무룩한 모습을 보였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굳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시무룩해하는건지. 이 소녀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성향이라도 가지고 있는걸까? 그냥 편하게 누워서 낮잠을 자고 먹을 거 먹고, 뒹굴거리다가 자연 좀 보고, 이런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는데 왜 굳이 뭔가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왜 굳이 뭔가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이런 표정을 짓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면서 나는 그녀에게 마을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가끔 인간의 모습으로 마을에 내려가긴 하나, 그것도 아주 가끔의 이야기. 대체로 평소의 마을이 어떤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내가 마을에 어떻게 알려져있는지도 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그 이야기를 해달라고 주아에게 부탁했다.
그러자 주아는 고개를 숙이더니, 내 오른팔을 계속해서 쓰다듬으면서 내 물음에 답을 했다.
요약하자면, 나는 마을에서 엄청나게 숭배받고 있는 용이며, 수호신으로서 통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인간 여성을 잡아먹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너무 불쾌하게 여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전부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들을 두둔하는 그 모습을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바라봤다. 내 노여움을 사는게 두려운것일까? 잠시 고개를 숙이면서 계속해서 내 팔을 부드럽게 쓰다듬던 주아는 이어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더니 밝은 목소리로 '노래'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마음을 담은 시를 음과 가락에 맞춰서 흥얼거리는 것. 그리고 마을에는 음악이 가득하다는 것. 일상에 노랫소리와 음악소리가 가득하다는 것. 설명을 들으먼셔 정말로 평화로운 마을의 모습이 절로 연상이 되었다.
주아의 그 말을 전부 들으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긋 웃었다. 그리고 왼팔을 들어 다시 그녀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녀가 내 팔을 부드럽게 쓰다듬듯이 나 역시도 짧고 짧은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다가 두 눈을 감았다.
"푸른 숲 속, 숲 속에 나 이리 살고 있네. 하늘하늘 불어오는 바람 속에, 나 이리 살고 있네. 저 자연이 함께 있으니, 홀로 외로울세 있으랴."
부드러운 가락에 맞춰서 정말로 아주 짧게 한 어조를 불러보았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 그리고 잔잔한 음과 가락은 즉석에서 만든 것이었다. 노래가 무엇인지는 나도 잘 알고 있다. 이런 동굴 속에서 자연과 함께 조용히 살아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것이 바로 노래이다.
"아니면 이건 어떠한가? 달밤에, 달밤에 그대를 그리니, 내 그대를 보고 싶어 눈물겨워 지세우네. 흐르고 흐르는 눈물방울, 강이 되어 멀리멀리 흘러가니, 내 님이여, 그 강을 보오."
이번에는 잔잔하면서도 애절한 음과 가락을 만들어서 읊어보았다. 물론 이것도 즉석에서 만들어낸 노래이다. 믿거나 말거나, 노래를 나는 정말로 좋아한다. 물론 아까전처럼 시끄럽게 귀가 찢어질 것 같은 음악소리는 질색이지만, 이런 느낌의 잔잔한 음악과 노래는 좋아했다.
감고 있던 두 눈을 뜬 후에,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생긋 미소를 지었다. 쓰다듬는 손의 움직임은 조금도 멈추지 않고 그녀를 빤히 바라보면서 자상하고도 차분한 목소리, 방금 전, 인간들과는 전혀 대조적인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노래는 나도 좋아하느니라. 이런 동굴 속에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겠느냐. 자연을 즐기면서 살아가다보면 절로 시를 읊게 되고 흥얼거리게 되지. 그것이 노래가 아니더냐. 그리고 인간들을 탓할 생각은 없도다. 앞으로 너 같은 여성을 올리지만 않으면 되느니라. 그것보다 나는 멧돼지 고기가 먹고 싶도다. 인간들을 먹지도 않은데 받아봐야 뭘 하겠느냐. 그냥 맛있게 고기를 뜯으면서 지내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아갈지니, 그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인간들의 오해에 대해서 절대로 화를 내지 않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밝혔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녀는 내가 참는 척 한다고 오해를 할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좀 더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다가 내려 그녀의 볼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정말로 부드러우면서도 탱탱한게 만지는 느낌이 정말로 좋은 편이었다.
"내 그대의 마을은 지켜줄것이니라. 앞으로도. 그들이 나에게 무례한 짓을 하지 않는 한, 나도 힘을 써서 뭔가를 파괴할 마음은 없으니 혹여 우려하는게 있다면 우려하지 마라. 용의 이름을 걸고서 맹세하겠노라. 그대가 여기에서 나에게 속박이 되었으니, 나 역시도 그에 합당한 것을 해줘야할터. 그대의 마을을 없애는 일은 없도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 새벽2시까지 깨 있으면 왜 안 자고 있냐고 뭐라고 하셔놓고서 이번엔 안 혼냈을거라고 하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 쪽이에요! 대체!! 그리고 또 다시 시작되나요? 제 생활관리?! ㅋㅋㅋㅋ 포기하세요! 저는 절대로 주아주에게 관리받지 않을테니까요!! 절대로 쉽게 당하진 않습니다!!(박력)
그리고 아무래도 용이 화가 나면 어쩔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주아가 옆에 있으니까... 음... 이렇게 되니까 왠지 건우가 미르에게만이 아니라 주아에게도 붙잡혀 살 것 같은 느낌이로군요. 이렇게 용의 위엄은 점점 더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런 친근한 용이 아무래도 좋지 않겠어요? 덕분에 주아의 마을은 용의 가호를 받아 계속, 쭈욱 풍년이 이어지고 좋은 일만 있지 않을까 싶네요. 가끔 건우가 주아를 데리고 내려가기도 하고 말이죠.
....그리고 언제부터 1회 이용권이 결정된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안돼!! 이용당할 순 없어요! 그 전에 대체 저에게 뭘 요구하려는거죠?! ㅋㅋㅋㅋ 남은 5장은 무조건 주지 않도록 해야겠다! 하지만..4, 4장 정도는 괜찮겠죠? 남은 1장만 안 주면 10장이 안 되니까요. 즉 조금은 방심을 풀어도 되겠죠. 그건 그렇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인데..ㅋㅋㅋㅋㅋ 거기다가 윙크까지..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기분 탓인가요?! 기분탓이 아닌것 같은데?! 그리고 전 물리적인 힘으로 끌려가지 않습니다. 차 한 잔이라니. 차 한 잔으로 제 입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카페라떼를 부탁합니다.(철판)
음..그리고 면접. 그거 여러모로 긴장이 많이 되죠. 심사관 앞에서 말 하고 그래야하니까요. 하지만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면접이 되게 힘들어보이지만, 그래도 막상 해보면 그렇게 또 어려운건 아니거든요. 전 날에는 최대한 릴렉스하고 푹 자고, 당당하게 들어가세요. 말 떨지 않도록 조심하시고요. 그리고 그냥 과감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도록 하세요. 모르는 것은 그냥 모르겠다고 말하고요. 어설프게 아는 척 하면 점수가 더 까이거든요. 거짓말은 절대로 하지 마시고요. 그 분들은 다 프로라서, 금방 눈치채거든요. 그런거.
뭐..어찌되었건, 면접이 있다고 하니까 여기서 전 화이팅 하겠습니다!! 분명히 잘 될거에요! 너무 긴장하지 말고 릴렉스하게 준비하고 릴렉스하게 받으세요! 그런고로 여기로 오세요. 주아주. 면접 잘 보도록 충전해줄테니까요!(꼬옥(토닥토닥) 진심으로 화이팅이에요! -
797 주아 - 건우 (23541E+53) 2016. 12. 2. 오후 9:31:59자신이 사과를 받아들이자 건우는 마음이 편해진다면서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그 거짓 하나 없는 미소에 자신도 덩달아 마음이 편해져 작게 미소짓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신의 소원. 오른팔을 만지고 싶다는 자신의 소원에, 건우는 선뜻 저의 오른팔을 자신에게로 내준다.
생각 외로 쉽게 내어주는 건우의 모습에 조금 놀라며 그 오른팔을 내려다보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그 팔을 잡는다. 그리고는 두 눈을 반짝이며 그 팔을 쓰다듬기 시작한다. 우와아... 부드럽고, 반짝여...! 정말로 너무 예쁘다...
마치 고요한 깊은 바다같은 그 영롱한 푸른빛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래서 건우가 간지러워 살짝 팔을 움찔움찔하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쓰다듬는다. 그러자 건우는 도저히 안되겠던지 작은 목소리로 간지러우니까 조금 살살하라고 이른다.
"앗...! 그, 그게 너무 아름다워서 그만...! 죄송합니다!"
그 말에 깜짝 놀라 황급히 고개 숙여 사과하고는 아까보다는 좀 더 간지럽지 않게, 그의 오른팔을 조심스레 쓰다듬는다. 그러나 이어지는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건우의 말에는 실망하여 시무룩해진다.
나도... 건우 님과 미르 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싶은데. 새롭게 이 분들과 살아가게 된다면 필시 나는 저 분들의 도움을 받을 터. 그렇게 도움만 받으며 폐 끼치긴 싫단 말야... 그러니 나도, 조금이라도, 아주 작은 것이라도 일을 하며 도움을 드리고 싶어.
그러나 이런 자신의 마음은 말하지 않고 그저 시무룩한 모습만 보이자 건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러나 곧 건우는 다른 좋은 생각이 난 듯 자신에게 마을의 이야기와 마을에 저가 어떻게 알려져있는지를 알려달라 부탁한다. 그 부탁에 고개를 숙이고는 계속해서 그의 오른팔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입을 열어 대답한다.
마을에서 대단히 숭배받는 수호신이자, 인간 여성을 잡아먹는다는 오해를 받은 그의 이야기를. 그러나 혹시나 건우가 언짢아할까봐 마지막에는 마을 사람들을 두둔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신을 키워준, 자신과 함께 자란 소중한 사람들. 절대로 해를 입히고싶지는 않았다. 건우는 그런 자신의 말에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자신을 바라본다.
그런 건우의 반응에 조금 불안한 마음은 애써 뒤로 하고 숙였던 고개를 들어올려 그와 눈을 맞추며 화제를 돌린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에 대해. 밝은 목소리로 노래가 가득한 자신의 마을을 설명하자 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긋 웃는다. 그리고는 다시 왼팔을 들어올려 자신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한다. 무척이나 부드러운 손길. 왠지 모르게 익숙한 그 따스한 손길을 가만히 즐기다가 건우가 두 눈을 감고 한 어조를 부르자 깜짝 놀라 동그래진 두 눈으로 건우를 바라본다.
이것은... '노래'. 아주 짧았지만, 그 정서하며, 그 깃든 마음하며, 부드러운 가락까지, 전부 하나의 '노래'였다. 마치 자연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을 눈 앞에 바로 그려내는 듯한 그 음과 가락에, 멍하니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는 아니면 이건 어떠냐며, 또다른 노래를 부르기, 읊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잔잔하면서도 애절한 음과 가락. 그 가사마저도 애달픈 느낌에, 괜히 자신의 마음 한구석이 찌르르, 울려온다. 여전히 그의 오른팔을 양손으로 꼬옥 잡은 채, 그의 노랫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듯 넋놓고 그를 바라본다.
건우 님... 목소리가 좋으셨구나. 아니, 아까부터 목소리가 좋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지만, 노래를 부르시니 그것이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어. 그의 목소리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노랫소리를 듣다보니 곧 짧은 가락은 끝이 났고, 건우는 감고 있던 두 눈을 뜨곤 자신과 눈을 마주친다.
생긋, 다시금 미소를 지으며 건우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멈추지 않고 자상하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노래는 저도 좋아한다며, 자연을 즐기면서 살아가다보면 절로 시를 읊고 흥얼거리는 그것이 노래갸 아니겠냐고 말하던 건우는 이어 인간들을 탓할 생각은 없다고 확실하게 얘기한다. 자신같은 여성보다는 멧돼지 고기를 뜯으며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아갈테니 자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 말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두 눈을 깜빡깜빡인다.
그렇게 확실하게 말을 마친 건우는 자신의 머리를 좀 더 부드럽게 쓰다듬다가 그 손을 내리고는 자신의 볼을 살며시 어루만진다. 생각지도 못한 그의 손길에 놀란 두 눈동자는 더욱 커졌고, 자신의 얼굴은 더욱더 빨갛게 달아오른다.
어, 어, 어라...? 거, 건우 님...? 지, 지금 제 볼을...?!
그러나 그렇게 어버버거리는 자신의 당황스럽고 부끄러운데 기분 좋은 복잡미묘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건우는 이어서 자신의 마을은 앞으로도 지켜줄테니 우려하지 말라고, 자신의 마을을 없애는 일은 없다고 다시 한번 더 자신을 안심시켜준다. 용의 이름까지 걸고서 맹세하는 그의 말에, 간신히 멀어지던 정신줄을 붙잡고는 입을 연다.
"그, 그렇게까지 말씀해주시니 황송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나이다. 이름을 걸고 맹세까지 해주셨으니, 저는 이제 더이상 염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맹세는, 그 무엇보다도 단단한 하나의 절대로 끊어지지 않을 끈이니까요. 그러니 저도 똑같이 맹세하겠습니다. 저 역시도, 절대로 이 곳에서 건우 님의 허락없이 도망치거나 하지 않을 것이옵니다. 이미 건우 님께 바쳐진 몸. 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건우 님을 섬기겠사옵니다."
자신의 마을을 지켜준다는 그의 말에 감사를 표현하며 자신도 똑같이 맹세한다. 나 하나가 건우 님께 속박되어 마을을 지킬 수 있다면. 그러나 뭔가 조금씩 마음 속에서 피어오르는 또다른 감정. 그러나 왠지 이 감정을 깨달으면 안된다는 직감이 자신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가 애써 그 감정을 억눌러본다.
"그, 그보다 정말로 놀랐습니다. 건우 님께서도 노래를 알고계셨군요. 하기사, 자연 속에서 살아가다보면 풍류를 즐기는 것도 당연하지요. 건우 님의 첫번째 노랫소리는 정말로 부드럽고 평화로웠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노랫소리는 정말로 애달프고 애절했습니다. 마치... 하나의 악기, 그 자체로 시가 된 것 마냥 너무나도 제 마음 속을 울렸습니다. 분명, 제 마음 속을 가득 채워오는 이 느낌은, 이 감정은, 건우 님의 '노래' 때문이겠지요."
애써 화제를 돌려보며 건우의 노래를 칭찬한다. 자신의 귀를 울려왔던 부드러운 목소리, 자신의 눈을 사로잡았던 두 눈을 감은 채 노래를 흥얼거리는 건우의 모습. 자신의 가슴을 조금씩, 조금씩 빨리 뛰게 하는 이 느낌은, 감정은, 필시 '노래' 때문일 것이리라.
/ 그, 그야 건우주는 일찍 재우고 싶은데 또 같이 오래 즐겼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우물쭈물) 그, 그러니까 그렇죠! 아무튼 생활관리는 들어갈겁니다, 들어갈거라구요! 절대 포기 못해요! 이상한 곳에서 박력 넘치시지 말라구요! ㅋㅋㅋㅋㅋㅋ 박력은 제 거라구요!(?)
ㅋㅋㅋㅋㅋㅋ 결국 건우는 미르와 주아, 두 여성에게 잡혀살게 되었습니다! 물론 주아는 의도한 게 아니었지만요. 그나저나 용의 위엄이...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건우도, 주아도, 주아의 마을도 전부 행복하게 잘 산다면 그것으로도 괜찮지 않을까요? ㅎㅎㅎㅎ
그리고 1회 이용권은 처음 쿠폰 얘기 나왔을 때부터 결정된 사안이었다구요? ㅋㅋㅋㅋㅋ 뭘 요구할지는 비밀이예요! 그리고 확실히 방심 풀으셔도 된다구요. 아직 5장씩이나 남아있으니까요. 하지만 어떻게든 저 쿠폰을 반드시 전부 다 받아낼거예요! 그리고 기분 탓일걸요? 완벽한 기분 탓~ ㅋㅋㅋㅋㅋ 그, 그렇지만 차로는 안되는거였나요? 좋아요. 그러면... 저기, 멋진 오빠. 괜찮으시다면 저랑 같이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 하실래요...? (꼼지락꼼지락) (수줍) 제가 사드릴테니까 이제 그만 입 열어주시면 안되나요? 네? (옷 끝자락 붙잡) (고양이 눈빛)
으음... 그렇지만 확실히 조금 긴장이 돼요, 면접. 막막 떨 것 같기도 하고, 면접관 님들도 무섭고... ㅠㅠㅠㅠ 하지만 거짓말은 절대 안 할거예요! 솔직하게, 당당하게, 떨지 말고, 난 잘할 것이다... (자기 최면)
응원 고마워요! 저도 제발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ㅠㅠㅠ 잘 봐야하니까요. 그나저나 덕분에 오랜만에 충전인건가요? ㅎㅎㅎㅎ (꼬옥) (바들바들) 우와... 무, 무섭지만 그래도 건우주의 응원도 받았으니 잘 보겠죠?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어요! -
798 건우 - 주아 (95778E+53) 2016. 12. 2. 오후 10:45:07"그 맹세. 확실하게 들었도다. 그 맹세가 거짓말이 아니기를 바라겠노라. 용에게 바치는 맹세는 인간들끼리의 맹세와는 무게가 다르다. 지금 너의 말은 청룡의 피를 이은 용에게 바치는 맹세이니, 그 무게를 똑똑히 기억하라. 그 목숨이 다한다는 말을 절대로 가볍게 말하지 마라. 그리고, 미안하도다. 그런 맹세를 하게 만들어서."
그녀의 마을을 지켜준다는 맹세를 남기자, 이유는 모르겠지만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어버린 주아는 막 정신을 차린것처럼 말을 더듬으면서 나에게 목숨이 다할때까지 내 옆에서 나를 모시겠다는 맹세를 남겼다. 그 맹세를 들으면서 다시 한번 미안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나에게 바쳐진 제물이기에, 어쩔수 없이 나에게 속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그녀는 인생을 나에게 빼앗겼다. 영원히, 죽는 그 순간까지 이곳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
그녀의 나이가 몇살인진 나로서도 알 수 없었다. 확실한건 나보다도 한참 어린, 정말로 꽃다운 나이일것이다. 그 나이의 소녀는 친구들과 여기저기로 놀러도 다니고, 즐겁게 얘기도 나누고, 혹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누고, 그러다가 시집을 가서, 한 남자의 여자로서 행복한 일생을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기회는 지금 여기서 사라져버렸다. 그녀에게 남아있는 길은 오로지 나의 옆에서 나를 위해서 살아가는 것. 그것 뿐이었다.
좀 더 부드럽게 볼을 어루만지면서 다시 한번 미안하다는 말을 그녀에게 남겼다. 하지만 풀어준다고 말하진 않았다. 이는 이미 약조된 것이기에, 그녀가 제물로 바쳐진 이상, 제물은 나의 것이기에.. 그리고 그녀가 새로운 마을에서 살아가는 것을 거절하였기에.. 그런 복합적 요소가 겹쳐짐으로서 벌어진 어떻게 보면 끔찍한 비극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정말로 아련하고도 가엾은 감정이 가득한 눈길을 그녀에게로 보냈다.
한편, 그와는 다르게 또 다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말를 돌리기라도 했는지, 주아는 말 처음 부분을 더듬으면서 내가 부른 '노래'에 대한 평가를 했다. 첫번째도, 두번째도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말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울리고 마음 속을 가득 채우는 느낌과 감정을 내 노래의 탓으로 돌려버렸다.
일단은 긍정적인 평가인만큼, 나는 기분 좋게 웃어보였다. 그다지 긍정적인 평가를 바라고 부른 것은 아니긴 하나,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부드럽게 눈 앞의 그녀의 볼을 어루만지다가 슬그머니 손을 뗐다.
"그대가 내 노래를 그렇게 좋게 평가해주니까 기분이 좋도다. 이후에도 종종 부르도록 하겠노라. 그러니까 그대는 노래가 듣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하라. 그대의 마을의 노래가 어떤지는 자세히는 모르나, 용의 노래도 그에 못지 않을 것이니라. 아니, 오히려 더 좋을것이니라. 누가 뭐라고 하건 용의 노래니까."
나름대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했고, 미르도 내 노래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내려줬다. 그리고 눈 앞의 그녀마저도 내 노래를 좋은 느낌으로 평가를 해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부르는 노래의 느낌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말하는게 너무나도 신기하고 기특했다.
이 여자. 가면 갈수록 점점 더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정말로 좋은 제물이 바쳐졌구나라는 마음이 들어서 다음에 그 인간이 오면 금은보화라도 좀 내려야겠고 다짐했다. 이렇게 좋은 제물을 줬으니 보상을 해야만 하겠지.
"그러고 보니 그대의 집은 마을 어디쯤에 있는가. 내 많은 것은 못해주나, 그대의 집에 밤이 되면 금은보화를 내리도록 하겠다. 그러니까 그대는 혹시라도 전언이 있다면 나에게 말하라. 내가 직접 써서 같이 놔두겠노라."
이 어여쁜 소녀의 인생을 빼앗은 대가, 그리고 소중한 딸을 내놓은 아픔. 그 모든 것을 포함해서 보상하기 위해서 나는 주아의 집에도 금은보화를 보내기로 했다. 어차피 내가 가지고 있는 금은보화는 많았다. 나눠준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
이어 나는 다시 손을 올려 그녀의 머리 위에 올렸고 천천히 쓰다듬으면서 그 사슴같은 눈망울을 응시하면서 다시 한번 부드럽게 생긋 웃었다. 정말로 신비로운 여성이었다. 이렇게 보기만 하고 말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정말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정말로 수수하고도 차분한 매력을 지닌 여성이라고 느끼면서 슬그머니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치웠다.
"내 모든 것을 해줄테니, 내 옆에만 있으라. 너의 인생을 뺏었으니, 그에 대한 책임은 확실하게 지고, 내 너를 여기에서 행복하게 지내게 할 것을 약속하리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죠. 알고 말고요. 그 미묘한 마음. 그렇다면 다음번엔 새벽 2시가 넘어도 써도 된다는거죠? 그런거죠? ㅋㅋㅋㅋㅋㅋㅋ 주아주의 말은 그런거 아닐까요? 자. 이제 어쩌실건가요? 주아주가 생활관리를 하려고 해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설마, 저를 혼내기 위한 목적의 혼내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겠죠? 에이.. 설마...(씨익)
그리고 일상 묘사를 보면서 느낀거지만 여기에서도 주아가 먼저 건우에게 반하게 되는건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U로 바뀌었는데, 결국 좋아하게 되는 것은 주아가 먼저로군요. 하지만 건우는 그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일상 AU에서의 상황을 지키기 위해서! 거기서도 주아가 먼저 좋아했고 건우는 나중에야 의식을 했었으니까요!
그리고 뭘 요구할지는 비밀이다라. 이, 이거 뭔가 더 경계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인데요?! 대체 저에게 뭘 요구하려는거죠?! 덜덜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요! 방심 안 풀거에요! 경계 할거에요! 물론 주아주가 저에게 이상한것을 요구하진 않겠지만요. 그리고 결국 기분탓 주아주가 쓰는거에요?! 주아주가 쓰는거 되게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그리고...어...어어..어어어..(동공지진) 뭐, 뭔가 엄청나게 엄청나잖아! 큭!! 아, 안돼! 흔들리면! 이대로 주아주에게 밀릴 순 없어! 으윽!! 조, 좋아. 오빠랑 따뜻한 카페라떼 하러 갈까? 대신 내가 사줄게..(질질 끌려가는 중)
음..그리고 긴장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아무래도 중요한 면접이잖아요? 그러니까 많이 무섭고 그럴거에요. 하지만 말했다시피, 너무 떨지 마시고, 침착하게, 차분하게 심호흡하면서 말하도록 하세요. 의외로 말하다보면 차분해질수도 있어요. 저도 면접에 들어가기전엔 떨었는데, 막상 하고 나니까..어떻게든 되더라고요! 주아주도 잘 할 수 있어요!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그리고 충전이야 얼마든지 해줘야죠! 소중한 파트너를 위해서라면야 뭘 못하겠나요! 긴장하지 마시고 차분하게..심호흡하고 잘 하는거에요! 바들바들 떨지 마시고요..(쓰담쓰담) 잘 할 수 있어요. ㅎㅎㅎ -
799 주아 - 건우 (65732E+55) 2016. 12. 3. 오전 10:20:38자신의 마을을 지켜주겠다는 건우의 맹세. 맹세라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단단한, 절대 끊어지지 않을 끈의 약속. 자신이 원하던 것을 맹세해주는 건우의 말에, 자신도 똑같이 그에게 맹세의 말을 전한다. 어차피 제물로 바쳐진 몸. 사라졌어야 할 목숨을 살려준 것은 바로 건우였기에, 자신의 목숨이 다할 때까지 건우를 모시겠다고 얘기한다.
건우는 그러한 자신의 맹세를 듣고는 그 맹세가 거짓말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자신이 바친 맹세의 무게를 다시 한번 언급한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말은, 또다시 미안하다는 사과로 끝난다. 내가 이런 맹세를 하게 만든 것이, 그렇게도 미안해할 일인걸까? 고작 나같은 인간 하나의 인생을 바치겠다는 맹세가, 저 위대하신 용 님께서 미안하다는 감정을 가지게 할 정도로 큰 것일까?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은 자신의 머릿속을 마구 헤집어 놓았지만, 애써 모르는 척하며 천천히 입을 연다.
"...이 맹세는, 절대로 거짓말이 아니옵니다. 제가 지금 어느 분께 맹세를 바치고 있는지는 아주 잘 알고있습니다. 목숨이 다한다는 말의 뜻도, 아주 잘 알고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의 무게를 알기에 더더욱 이렇게 건우 님께 맹세를 드리는 것이옵니다. 저의 영혼, 저의 신체, 그 밖의 저의 모든 것. 그 모든 것들을 걸고 이렇게 맹세를 드리는 것이옵니다. 그러니... 사과는 괜찮습니다. 이 맹세 또한, 저의 수많은 선택들 중의 하나이니까요."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 그랬다. 이것은, 나의 선택. 나의 인생. 나의 미래. 물론 제물로 선정된 것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 이후부터는 오로지 자신의 선택이었다. 제물로 선정된 밤 이후로 도망치지 않은 것도, 얌전히 제단에 오른 것도, 건우가 준 살 수 있는 기회를 거절한 것도, 다른 마을로 가서 살아가는 것 대신 이 동굴에서 살겠다고 말한 것도, 지금 이렇게 건우에게 맹세를 바친 것도. 이 모든 것들이 전부 자신이 스스로 내린, 자신의 선택이었다.
물론 그 하나하나의 선택이 얼마나 큰 무게를 가지고 있는지는 이미 충분히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신은 힘겹게, 괴로워하며, 결국엔 선택을 했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다.
이렇게 제물로서 건우에게 속박되기를 선택한 이상, 자신은 이제 더이상 다른 소녀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갈 수는 없을 터였다. 여기저기 꽃구경, 단풍구경을 가는 것도,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며 친구와 웃는 것도, 또래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얘기를 나누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 사랑하고, 마지막엔 그 사람에게 시집을 가 예쁜 아들딸을 낳고 다같이 행복하게 오순도순 사는 것도. 이제는... 이제는... 전부 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스스로의 손으로 구겨버린 평범하고 행복한 삶의 기회.
그 모든 것을 다시 한번 깨닫자 조금, 쓸쓸함이 차오른다. 그렇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겠지. 좀 더 부드럽게 자신의 볼을 어루만지며 다시 한번 미안하다고 말하는 건우에게 똑같이 괜찮습니다, 하고 대답한다. 조금 기운 없는 목소리였지만, 그래도 아련하고도 가엾게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의 눈길에, 어서 화제를 돌려버리자, 하고 생각해버린다.
그래서 이번엔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건우의 노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짓없이 솔직하게 얘기한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기분 좋은 듯 웃어보이더니 자신의 볼을 좀 더 부드럽게 어루만지다가 이내 손을 뗀다. 순간 이유 모를 아쉬움에 스스로가 놀라 조금 움찔, 하다가 건우가 이후에도 종종 부르겠다며, 노래가 듣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하자 표정이 환해진다.
"황송하옵니다! 노랫소리가 가득한 마을에서 자랐기에 노래를 매우 좋아하옵니다. 물론 마을의 노랫소리도 무척이나 흥겹고, 때로는 잔잔하여 고유의 멋이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히 건우 님의 노랫소리는 조금 더 넉넉하고 고즈넉한 여유로움의 멋이 있기에 더 듣기에 좋사옵니다. 용의 노래는 정말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노래에 대해서는 그래도 꽤나 관심이 많았기에, 노래에 대한 감각은 나름 좋은 편이었다. 그렇기에 솔직하게 건우의 말을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니, 애초에 자신은 거짓말을 하는 데 영 소질이 없었지만.
건우는 곧 자신의 집의 위치를 묻는다. 밤이 되면 금은보화를 내리고 전언도 써서 같이 놔두겠다는 그의 말에 깜짝 놀라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아, 아니옵니다! 금은보화는 괜찮습니다. 그만큼을 받을만한 가치있는 일을, 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것을 받을 수 없사옵니다. 다만... 전언은 전해주실런지요? 부모님께 그저... 저는 살아있다고, 다친 곳 하나 없다고, 나중에 꼭 뵈러 가겠다고... 전해주시길 바라옵니다. 그리고 그 증표로서 이것도 함께..."
부모님을 떠올리자 왠지 모를 그리움과 가슴 애림에 마음 한구석이 찌르르, 아파온다. 그런 부모님께 자신이 약속할 수 있는 유일한 증표. 자신의 허리에 매고 있던 금빛의 띠를 가만히 풀어 그것을 건우의 무릎 위에 살며시 올려놓는다.
"저의 집은 마을의 깊숙한 안 쪽, 가장 큰 매화나무의 바로 옆이옵니다. 찾기 그리 어렵진 않을 것이옵니다."
건우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며 괜히 자신의 소매 끝자락에 수놓아져있는 하얀색 매화를 만지작거린다. 이제... 부모님의 옆에 있는 것은 매화나무뿐이겠구나. 네가 내 몫까지 부모님을 지켜주길...
마음 속으로 조용히 매화나무에게 말을 걸며 다시 한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건우에게로 시선을 옮겨 그를 가만히 바라본다. 눈이 마주치자 생긋 웃던 건우는 곧 천천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길을 거둔다.
모든 것을 해줄테니 저의 옆에만 있으라는. 자신의 인생을 뺏은 책임을 져 여기에서 행복하게 지내게 할 것을 약속한다는 그의 말. 그 말에 또다시 복잡한 감정이 조금씩, 솟아오른다. 이제, 나는, 정말로...
"...네. 알겠사옵니다. 저 역시도 절대 건우 님의 옆에서 도망치지 않겠다고 약속 드리겠습니다. 행복하게... 저의 남은 인생을 이 곳에서 살겠습니다."
올라오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애써 꾸욱 억누르며, 슬쩍 시선을 내린다. 나의 남은 생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제 평생, 평생... 건우 님의 옆에 있을거야. 나에게는 책임져야 할 것들이, 아주 많으니까. 다시금 시선을 올려 건우와 눈을 맞춘다. 그리고는 작게 미소짓는다. 나는, 괜찮을거야. 분명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야.
/ 미, 미묘한 마음 모르시잖아요! 그, 그런 건 아니지만 또 반은 맞는데 또 반은 아니니까 그런 건 아니... (횡설수설) 으윽... 확실히 이런 마음 가지고 있으면 할 수 없기는 한데... 아니, 근데 어차피 건우주, 저에게 생활관리 받을 생각 없다면서요! 그러면 이런 내적갈등도 전부 소용이 없는거죠! 그, 그러니까 그 조금 사악한 미소는 하지 말아주시죠!
그리고 어쩌다보니 또다시 주아가 먼저 좋아하게 되어버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어쩔 수 없잖아요? 건우 용이 저렇게 멋진걸요! 좋아요. 이렇게 되면 다음번에 또다시 AU가 바뀌게 될 때는 주아가 먼저 반하지 않도록 해봐야겠네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계속 든 생각인데, AU가 바뀌어도 원래의 설정같은게 정말로 자연스럽게 잘 녹아들어가네요. 정말 여러모로 신기해요.
그리고 그렇게 경계하면서 떨지 않으셔도 된다구요! 위험한거 절대 아니라구요! 이상한 것도 절대 아니예요! 그냥... 그냥 그런거니까 비밀이예요! 그리고 당연히 오랜만에 쓰죠. 그동안 건우주께서 계속해서 이 카드 뺏어쓰셨잖아요? 안 그래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뭐가 그리 엄청나게 엄청난건진 잘 모르겠지만 이미 흔들리시고, 밀리신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 네, 같이 따뜻한 카페라떼 하러가요! 오빠가 카페라떼를 사주신다면 저는 케이크를 살게요. 이것으로 공평하죠? 그러니 입 여시는거예요, 알았죠? ㅎㅎㅎㅎ (윙크) (끌고가기) 자, 이것으로 역납치 성공이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으음... 그리고 확실히 중요한 면접이긴 하죠. 네, 심호흡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제 생각을 말해야겠죠, 당당히. 건우주의 기운과 응원을 받아서 잘 할거예요! 충전까지 받았으니 더 잘 할거예요! 쓰다듬도 받았으니 바들바들 안 떨고 열심히 얘기해야죠. 차라리 글로 쓴다면 마음은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요. ㅎㅎㅎㅎ 아무튼, 다음 답레는 면접 끝나고 써야할 것 같아서 조금 텀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건우주. 미안하다고 얘기하지 말자고는 했지만 그래도 미안해요... ㅠㅠ 사실 이 답레도 어제 거의 다 써놓고는 잠들어버려서... ㅋㅋㅋㅋㅋ 아무튼! 나중에 봐요! -
800 건우 - 주아 (18103E+55) 2016. 12. 3. 오후 12:47:03"네가 그리 말해도 금은보화를 내리지 않을순 없도다. 가치있는 일을 한 적이 없다? 충분히 가치있는 일을 하였도다. 단지 그대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할 뿐. 마을의 깊숙한 안 쪽, 커다란 매화나무의 바로 옆. 알겠다. 내 오늘 밤에, 직접 행차하여, 그대의 집에 그대의 전언과 이 금빛의 띠를 전해주겠노라. 그대는 염려말라."
금은보화가 부담스럽고 놀라웠는지 주아는 깜짝 놀라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주지 않을 마음은 없었다. 용으로서 확실하게 대가를 치룰 것은 치루고 싶었다. 이런 어여쁜 아이를 나에게 주었으니, 그에 합당한 뭔가를 내놓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전언만으로는 부모의 마음은 절대로 안심이 되지 않을 것이다. 자고로 딸이라는 것은 어여쁘고 귀여운 존재이다. 그런 딸이 나에게 바쳐졌으니 부모의 마음으로서는 걱정이 되고 편할리가 없었다. 내 무릎 위에 내려놓은 그녀의 금색 띠를 들어올리면서 나 역시도 단호한 뜻을 밝혔다.
그녀가 거절한다고 해도, 필요없다고 해도 이것만큼은 용의 이름을 걸고 행할 것이다. 옛부터 용기 있는 인간은 대접받아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당당하게 마을을 위해서 도망칠 수 있는 기회가 몇번이나 있었는데도, 도망치지 않고, 이렇게 남아있고 여기에 있겠다고 맹세했다. 그렇다면 나도 그만한 보답을 하는게 맞는 것이다. 설사 그녀가 거절한다고, 싫다고 해도 이것만큼은 나도 양보할 수 없었다.
이어 주아는 또 다시 나에게 절대로 도망치지 않겠다고, 행복하게 남은 인생을 이곳에서 살겠다고 말해왔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아련하기 그지 없었다. 나와 눈을 맞추고 작게 미소짓는 모습에서, 너무나 아련함만이 느껴졌다. 슬픔을 느끼는걸까? 아니면 고통을 느끼는걸까? 그것도 아니면 씁쓸함을 느끼는걸까? 그것도 아니면 쓸쓸함을 느끼는걸까? 인간으로서 이 동굴에서 내가 행복하게 살게 해줄수는 있지만, 살던 곳을 떠나 사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제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새로운 마을에 데려다주기 전에 비슷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는 그런 표정을 짓더라도 그것이 저 계집들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연히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야할터인데, 어째선지 이번만큼은 마음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 여성, 주아가 너무나 마음에 들기 때문일까? 웃었으면 좋겠고, 밝은 미소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안타까운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표정으로 비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음 속으로 느껴지는 이 안타까움은 내가 아주 소중한 것을 빼앗기 때문이겠지.
"그 맹세. 확실하게 받았도다. 내 그대의 편의를 최대한 봐줄터이니, 절대 생활하는데에 있어서 불편함은 없을것이다."
"건우님!! 주아 아가씨! 식사 준비가 다 끝났답니다! 어서 드시러 오세요!"
동굴의 저 안쪽에서, 식사 준비가 다 끝났다는 미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분탓일까? 왠지 분위기를 적절하게 맞춰서 나와 주아를 부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지금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막 말이 끝나자마자 나와 주아를 부를리가 없었다. 나중에 한소리를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왠지 미르는 무슨 말이냐면서 시치미를 뚝 뗄 것이 틀림없었기에, 그저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무튼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하니, 안 쪽에 있는 식사하는 공간으로 그녀를 데리고 가기로 마음먹고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서 용의 팔이 아닌 인간의 팔인 왼손을 내밀었다.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하니 일어나도록 하라. 나름대로 인간의 생활 공간과 비슷하게 꾸미긴 했으나 여긴 동굴. 잘못하면 미끄러져서 다칠수도 있느니라. 내, 그대가 넘어지지 않게 잘 잡아줄터이니, 손을 꼭 붙잡고 따라오라."
익숙해지면 그냥 걸어도 상관이 없지만, 여기에 막 온 주아로서는 아직 익숙치 않을 것이다. 동굴 속은 내가 뿜어내는 불꽃으로 만든 횃불 덕분에 전혀 어둡지 않고 환하게 밝혀져있어 어둠 따윈 존재하지 않았지만, 보인다고 해서 잘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동굴은 바깥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니까.
혹시라도 넘어져서 저 고운 피부에 상처라도 나지 않을까 우려스러워 싫다고 하더라도 꼬옥 손을 붙잡고 갈 생각이었다. 소매 끝자락에 수놓아져있는 하얀 매화꽃처럼 하얗고 잔잔한 그녀가 다치는 모습은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다.
"참고로 식사는 인간과 비슷하니까 이상한 것을 먹는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아니, 어쩌면 인간들보다 조금 더 풍요로울수도 있도다. 그대의 입에도 잘 맞으리라고 믿는다. 부디 즐거운 식사시간이 되기를 바라노라."
"건우님! 빨리 오시라구요! 주아 아가씨가 귀여운것은 맞지만, 노닥거리는 것도 적당히 하셔야 미움을 안 받는답니다."
"누, 누가 노닥거린다는거냐! 곧 갈터이니 서두르지 마라!"
"아직도 그런 말투 쓰십니까? 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하실 참입니까?"
"시, 시끄럽다! 그, 그대는 저런 말을 신경쓰지 마라. 가도록 하지."
나중에 미르에게 제대로 한소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피식 웃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당분간은 분위기가 정말로 밝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여성이 앞으로 여기서 지내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분위기가 바뀐다는게 묘하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지금쯤 주아주는 면접을 본다고 정신이 없을까요? 면접이 끝나고 써야한다고 했으니까요. 너무 답레를 신경쓰지 마시고, 면접에 집중하세요. 현실이 상황극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리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답레를 쓰다가 잠들었다니. 이젠 제가 혼낼 차례 맞죠? 피곤하면 무리하지 말고 주무셔야죠! 저에게는 무리하게 쓰지 말라고 하면서 왜 주아주는 안 그러는건데요! 떽!! 다음에 그러면 더 크게 혼낼거에요! 진짜로 크게 혼낼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를 생활관리하기에는 아직 100년이나 이르답니다! 100년후에 찾아오시라구요! 그리고 솔직해지는거에요. 스스로의 마음에. 계속해서 즐기고 싶은거잖아요? 그렇죠? 안 그래요?(속닥속닥)
그리고 AU가 되어도 주아는 너무나도 예쁘고 귀엽습니다. 완전히 마음씨 착해! 천사님!! 마을을 위해서 당당하게 자신을 희생하려고 하다니. 이거 너무 아련하잖아요! 건우 용이 멋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주아가 또 반해버렸으니, 이러다간 또 주아가 마음 고생을 하는게 아닌가 싶어지네요. 건우는 당분간 삽질을 할지도 모르니까요.
음. 그리고 위험한게 아니라고 하니가 일단 믿어보겠지만... 아니, 그 전에 1회 이용권 자체가 위험한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비밀이라고 하니 더는 안 물을게요. '기분 탓'이라는 말 쓰는 주아주는 뭔가 되게 오랜만에 봐서 신선하네요. 물론 제가 뺏어서 썼긴 했지만요. 하지만 곧 뺏어서 쓸거에요! 각오하라구요!
그리고 역납치되는겁니까? 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역납치라고 생각한것이 납치가 될지도 몰라요? 카페라떼 먹으면서 딸기 우유맛 사탕 흔들면서 좋은 곳 가자면서 오빠 따라오라고 할지도 모른다구요?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저를 역납치해서 어떻게 할 작정인가요?! 저를 역납치해도 아무런 쓸모도 없다구요! (바들바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오오!! ㅋㅋㅋㅋ 대충 이런 느낌이려나요?
아무튼 오늘은 저도 저녁시간에는 접속이 힘들 것 같아요. 할머니가 올라오셔서 고모집으로 가야하거든요. 그래서 저녁엔 친척들과 시간을 보낼 것 같아요. 친척들과 있는데 답레를 쓰기는 힘들 것 같거든요. 아마 밤 늦은 시간에 올 것 같긴 한데.. 주아주의 성격이라면 푹 자고 내일 답레를 쓰라고 할 것 같은데 정답은 어떻게 되나요? ㅎㅎㅎ -
801 주아 - 건우 (33878E+54) 2016. 12. 3. 오후 7:07:40예상치 못한 금은보화에 깜짝 놀라 그것을 사양했지만, 건우도 이번에는 조금도 굽히지 않는다. 자신이 인지하지 못했을 뿐,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을 했다며 건우는 오늘 밤에 직접 행차하여 자신의 전언과 금빛 띠, 금은보화를 전해주겠다고 단호히 얘기한다. 염려말라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확고하여, 자신은 도저히 그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닫는다.
"화, 황송하옵니다. 제가 어떤 가치있는 일을 하였는지는 잘 모르겠사오나, 건우 님께서 몸소 행차하신다오니 저는 더이상 건우 님의 자비로움을 사양할 수 없겠지요. 모쪼록 잘 부탁드리옵니다. 정말로 감사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결국 이번에는 자신이 고집을 접고는 고개 숙여 자신의 금빛 띠를 들어올리는 그에게 감사함을 표현한다. 그래도... 이것으로 부모님께서는 금전적인 걱정을 조금은 더시겠지?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이제 더이상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내가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나마 이렇게 도움을 드릴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기뻐. ...비록 찾아뵙진 못한다 하더라도.
조금씹 솟아오르는 서글프고 씁쓸한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건우에게 다시 한번 더 절대로 도망치지 않겠다고, 행복하게 남은 인생을 이 곳에서 살겠다고 얘기한다. 마치 그에게 다시 한 번 맹세하면서 스스로에게도 맹세하는 듯이. 그러나 나름대로 겉으로 티게 안 나게 잘 억눌렀다고 생각했건만. 자신이 티를 낸건지, 아니면 건우가 용이라 인간의 마음 쯤은 쉽게 알아채는건지, 눈을 마주치고 작게 미소짓는 자신을, 건우는 안타깝게 바라본다.
서로 겉으로 직접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서로의 감정. 건우 님께서는... 정말로 자비롭고 인간적이시구나. 한낱 인간일 뿐인 나에게도 저리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주실줄이야.
그런 건우에게 괜찮다는 뜻을 가득 담아 더욱더 밝게 웃어보인다. 응. 이제는 괜찮을 것이다. 괜찮아야만 했다. 어쨌든 이것은 자신이 직접 선택한 자신의 미래였으니. 스스로의 인생은, 스스로 책임져야만 했다.
건우는 곧이어 그 맹세를 확실하게 받았다며, 절대 생활하는 데에 있어서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확실한 목소리로 얘기한다. 그리고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합니다, 하고 얘기하는 순간, 식사 준비가 끝났다는 미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엄청나게 적절한 타이밍에 신기한 듯,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동굴의 저 안 쪽을 바라본다.
건우는 그 목소리에 무슨 생각을 떠올린건지, 한숨을 작게 푹 내쉬더니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선다. 그리고는 자신을 향해 인간의 팔인 저의 왼손을 내민다.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하니 일어나라며, 여긴 동굴이니 잘못하면 미끄러져서 다칠수도 있다고 말하던 건우는 자신이 넘어지지 않게 잘 잡아줄 터이니 꼭 붙잡고 따라오라고 이른다.
"아, 아닙니다. 저는 괜찮사옵니다. 건우 님을 귀찮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저 혼자 가겠... 꺅?!"
고개를 작게 저으며 사양한다. 이 이상 건우 님께 폐를 끼쳐서는 안 돼. 물론 동굴은 바깥과 달리 바닥이 더 울퉁불퉁할테지만 저렇게 횃불도 있으니까 괜찮을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순간 발을 헛디뎌 휘청한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바로 건우가 내민 손을 꽉 잡아 다행히 넘어지는 것은 면한다.
너, 넘어질 뻔했어... 순간 살았다,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곧바로 창피함이 몰려온다. 혼자 가겠다고 해놓곤 이런 바보같은 모습을 건우 님께 보여버리다니... 바보!
"...죄, 죄송하지만 당분간만 부탁 드리겠사옵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건우의 손을 잡지 않은 쪽의 소매로 얼굴을 가려버린다. 급격하게 느껴지는 창피함과 부끄러움. 조금 달아오른 얼굴을 모르는 척하며 건우의 손을 좀 더 꼬옥 잡는다.
건우는 곧 식사는 인간과 비슷하다며, 어쩌면 인간들보다 조금 더 풍요로울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부디 즐거운 식사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미르는 다시 빨리 오시라고 재촉한다. 자신과 노닥거리는 것도 적당히 해야 미움을 안 받는다는 그녀의 말에 건우는 말을 더듬거리며 대꾸하지만, 미르는 아무렇지도 않게 또다시 공격한다.
결국 시끄럽다고 소리친 건우는 자신에게 저런 말은 신경쓰지 말라며, 가자고 얘기하고는 작게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곧 피식 웃으며 미소를 짓는다. 무척이나 밝고 친근한 분위기. 그 짧은 투닥임 속에서도 느껴지는 둘의 밝은 분위기에, 자신도 덩달아 작게 미소짓는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밝고 따스한 분위기. 용 님의 동굴이래서 무섭고 어둡고 엄숙할 것 같았는데 예상 외의 분위기에 긴장되었던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녹아내린다.
"건우 님과 미르 님께서는 정말 사이가 좋으시군요. 보기 정말로 좋습니다. 두 분 다 이리 다정하고 따스하실 줄은 정말로 몰랐사옵니다. 건우 님의 손이 이리 따스하다는 것은, 아마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겠지요. 만약 나중에 제가 마을에 잠시 내려가게 된다면, 반드시 얘기하겠사옵니다."
아, 물론 멧돼지 고기도 얘기하겠사옵니다, 하고 말을 덧붙이며 배시시 웃어보인다. 자신의 손을 타고 전해지는, 느껴지는 따스한 건우의 손의 온기. 마음 한 켠을 따스하게 물들이는, 왠지 모르게 익숙한 그 온기에 조금 더 그의 손을 꼬옥 잡는다.
/ 면접이 끝나고 일 좀 하다가 이렇게 답레를 올립니다! 사실 내일도 면접이 있어서 완전히 끝은 아니지만요... ㅠㅠㅠ
그, 그나저나 이제는 건우주께서 혼내시는건가요?! 어어... 이, 이게 아닌데...! (당황) (동공지진) 무, 무리한 거 아니라구요! 그냥 몸이 말을 안 듣고 알아서 잠들어버리는 거라구요! 떽이라니! 다음에는 더 크게 혼낼거예요...? 진짜로요...? (시무룩)
100년이나 이르다니! 100년 후에 찾아오라는건 100년 후에 다시 만나자는거죠? 그런거죠? ㅋㅋㅋㅋㅋ 꼭 찾아갈테니 기다리고 있으시라구요? (박력) 그나저나... 이, 이것은 사악한 미소를 넘어선 악마의 속삭임?! (동공지진) 흐, 흔들리면 안 돼...! 그, 그렇긴 한데 그렇지 않다구요!(?) (귀막기)
음, 사실 주아라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전부 다 할 아이니까요. 물론 건우와 미르같은 좋은 인연과 만나서 기쁘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니 조금은 서글프겠다, 싶은 마음으로 썼더니 아련아련해졌네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건우도 AU가 바뀌어도 여전히 너무 멋지다구요! 게다가 건우주 필력이 워낙 좋다보니 좀 더 신비스럽고 고풍있어지기도 했구요. ㅎㅎㅎㅎ 주아는 이렇게 또 마음고생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아직은 주아도 자신이 건우를 좋아하는지를 모르고 있으니까 똑같이 삽질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1회 이용권, 위험한 거 절대 아닌데요? 좋은 곳에 쓸거라구요. 그리고 신선한가요? 그런데 곧 뺏어 쓰겠다니! 제 말버릇 뺏어가시지 말라구요! ㅋㅋㅋㅋㅋㅋ 그러면 저도 건우주 말버릇 똑같이 뺏어올거예요?!
그리고 딸기우유맛 사탕이 흔들리면... 정답! (손 번쩍) 카페라떼 먹으면서 멋진 오빠 따라서 좋은 곳에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건우주를 역납치해서는... 후후후... 계속해서 제 머리를 쓰다듬게 하고 매일매일 충전시키게 할거예요! 카페라떼는 상시 제공! 어때요, 멋진 계획이죠?! ㅋㅋㅋㅋㅋ
아, 오늘 저녁에 친척분들과 시간을 보내시나요? 그러면 당연히 친척분들과 시간을 보내셔야죠! 이번의 정답은 당연히 답레는 괜찮으니 푹 주무세요, 랍니다~ ㅋㅋㅋㅋ 친척분들을 뵙고 밤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면 분명 피곤하실테니까요. 그나저나 제 성격이라니... 어, 언제 거기까지 파악하신거죠?! -
802 건우 - 주아 (54135E+57) 2016. 12. 4. 오전 10:42:00슬슬 식사를 하기 위헤서 자리에서 일어난 후, 혹시나 넘어져서 다치지 않을까 우려되어 주아에게 손을 내밀었건만, 주아는 나를 귀찮게 할 수는 없다면서 혼자 가겠다고 말하고서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발을 헛딛었는지 휘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깜짝 놀라 나는 빠르게 그녀를 잡으려고 했고, 그녀 역시 잡을게 필요했는지 내 손을 꽉 잡았다. 이어 주아는 자신이 비명을 지른 사실과, 넘어질뻔한 사실이 너무나 부끄러웠는지 손을 잡지 않은 반대편 손을 올려 자신의 얼굴을 가렸고, 작은 목소리로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당분간은 부탁하겠다고 말해왔다.
그 모습이 또 보통 귀여운 것이 아니었기에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만이 입가에서 흐르기 시작했다. 첫 만남때는 자신의 목숨의 가치도 모르는 계집인줄 알았건만 이렇게 보면 정말로 마을에서 쉽게 찾을법한 얌전하고 귀여운 소녀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녀가 내 손을 부드럽게 꼬옥 잡는만큼, 나 역시도 그녀의 손을 더욱 더 부드럽게 꼬옥 잡았다.
"그러게 내가 뭐라 하였느냐. 귀찮거나 하진 않다. 애초에 잡아주겠다고 말한 것은 내가 아니었더냐. 귀찮은 일이란 자고로 처음부터 제안조차 하지 않는 일이니라. 혹여나 내가 귀찮다고 느끼는게 우려된다면 그 우려를 당장 버리도록 하라."
익숙해질때까진 얼마든지 바로 옆에서 잡아줄 의향이 있었다. 지금도 그럴 생각이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었다. 잡은 손으로 느껴지는 따뜻함을 느끼면서 다짐하듯이 그녀를 바라보면서 말했고 나는 안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안쪽에서 들려오는 미르와의 투닥거림이 나름 재밌게 느껴졌는지, 혹은 편하게 느껴졌는지 주아는 배시시 웃으면서 나와 미르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다. 보기 정말 좋다는 말과 함께 다정하고 따스하다는 평가. 그리고 내 손이 이렇게 따뜻할줄은 몰랐다면서, 반드시 마을 사람들에게 얘기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멧돼지 고기를 거론하면서 장난스러벡 배시시 웃는 모습을 보였다.
그 배시시 웃는 모습이 너무나도 곱게 보인다는 것을 이 처자는 알고 있을까? 정말로 곱고 고운 두 손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손을 바라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다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저리 보여도 내 심복으로 일한것도 꽤 오래 되는 사슴이니라. 나를 놀려먹는 일만 없으면 참 좋을터인데. 어찌하여, 저리도 짓궂은 성격인지. 보통 용이라 함은 숭배받고 추앙받고 건드리기 힘든 느낌이 강하지 않느냐. 하지만 저 사슴은 나를 그렇게 보지 않느니라. 내 조만간에 야단을 치던가 해야지. 그리고 인간들 중에 내 손을 잡은건 그대가 처음이니라. 자랑하고 싶다면 자랑해도 좋다. 장담컨데, 마을의 사람들은 너를 신성하게 볼것이니라. 그 시선을 견딜 수 있다면야 마음껏 말해도 좋다. 그리고 멧돼지 고기는 바싹 익혀서 올리라고 전하라."
아주 살짝, 나 역시도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주아의 말에 답했다. 하지만 완전히 장난성 발언은 아니었다. 용과 손을 잡았다. 이것만으로도 인간들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일이 됡 것이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인데, 용의 가호를 받았다고 신성시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곧 그녀의 집안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그녀의 부모님 역시 간접적이나마 영향을 받아, 아주 큰 영광을 얻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들이 알아서 할 일.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었다. 그냥 나중에 마을로 내려가게 되면 그 매화나무 집까지 가봐야겠다고 느끼면서 나는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폭을 맞춰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동굴 안 쪽.
맛있는 냄새가 가득 퍼지는게 느껴졌다. 밥상 위에는 미르가 차려놓은 밥과 반찬이 있었다. 물론 대다수가 나물 반찬이다. 아무래도 이런 숲 속에서는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나물이니까. 물론 상큼한 봄나물은 아니기에 싱그러운 느낌은 적긴 하지만, 겨울에 나는 나물도 그 맛이 나름 나쁘진 않았다. 참기름과 깨를 뿌려 고소한 냄새가 잔뜩 풍기는 나물반찬에 절로 미소가 생긋 지어졌다.
밥상 바로 앞까지 온 후에, 나는 주아의 손을 놓고서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미르는 뭔가 재밌는 것을 보았다는듯이 씨익 웃어보였다.
"어라. 건우님. 손을 잡고 오신것이옵니까?"
"넘어지지 않게 손을 잡고 오긴 했다만 왜 그렇게 웃는 것이냐?"
"아직도 그런 말투를... 얼마나 더 쓰실 참입니까? 아무튼 아직 시집도 가지 못한 처녀의 손은 함부로 잡는게 아니옵니다. 건우님."
"그런 법도 따윈 난 모르니라. 넘어지지 않게 잡은 것 뿐이니, 이상한 소리를 하지 마라. 주아도 당황하지 않겠느냐. 그리고 그대도 신경쓰지 마라. 특유의 장난끼일 뿐이다."
이런 장난을 한두 번 당한 것이 아니기에 나는 태연하게 넘겨버릴 수 있었다. 이어 나는 밥을 한 숟갈 뜬 후에, 겨울 나물 반찬 하나와 함께 입 속에 넣었다. 밥의 쫀득쫀득함은 그야말로 최고여서 입에 착착 달라붙었고, 겨울 나물의 고소하면서도 자연이 느껴지는 푸른 맛은 그에 잘 어울려서 입에서 하나가 되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절로 침이 꿀꺽 넘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다시 한번 겨울 나물과 함께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미르는 은근슬쩍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짓궂은 미소를 지으면서 주아에게 말했다.
"주아 아가씨. 제가 자리를 비킨 사이에, 건우님이 이상한 짓을 했다거나 하진 않았습니까? 혹시 당했으면 말해주세요. 제가 나중에 혼내줄테니까."
"그런 이야기는 내가 없는 곳에서 하라. 있는 곳에서 하면 내 입장이 뭐가 되겠느냐. 나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느니라."
보통 이런 이야기를 당사자 앞에서 하는가 싶어서 나는 작게 쓴웃음을 지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친척집에 있었던 건우주가 집에 와서 답레를 남깁니다! 새벽 4시 30분쯤 집으로 돌아와서 새벽 5시에나 잠들었답니다. 그렇게 잤는데도 불구하고 아침 9시에 일어나는 제 몸은 대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절로 눈이 팍 떠지더라고요. 뭔가 되게 신기한 체험이었답니다.
그리고 혼내지 않을 것 같나요?! 저를 혼내려고 했으니 주아주도 여차하면 혼날 각오를 해야죠! 후후후. 자고로 총은 맞을 각오가 있는 자만이 쏠 수 있는 거랍니다. 하지만 그런 시무룩한 모습을 보여버리면...윽...! 마, 마음이 약해져! 하, 하지만 이대로 혼내지 않는다고 말할 순 없는데! 큭!! 비겁하지 않습니까! 주아주! 여자의 무기를 너무 잘 다루는거 아닙니까?!
그리고 100년 후에 다시 오는겁니까?! 저 100년 뒤에도 주아주와 레스 쓰면서 노는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저 세상에서 잘 부탁드립니다!! 물론 그때는 건우주와 주아주가 아니라 다른 모습에깄지만요. 그리고 악마의 속삭임이라니! 그렇게 받아들이면 안되죠! 저는 솔직해지라고 말했을 뿐인걸요? ㅋㅋㅋㅋㅋㅋ 흔들리지 읺으면 안된다니. 흔들려도 괜찮다구요. 자. 이제 자연스럽게 귀를 막고 있는 두 손을 떼도록 하세요.(속닥속닥)
그리고 확실히 마을을 위해서 희생당한 케이스니까 상황만 보면 상당히 아련하죠. 오히려 그런 모습이 건우의 마음을 감동시켜서 건우는 보다시피 주아를 아주 최대한 귀빈대하듯이 대하고 있지만 말이에요. 그러기에 더더욱 일을 안 시키고 여기서 그냥 편하게 놀고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려는거지만, 주아는 오히려 그런 모습에서 시무룩해질 것 같은 느낌이네요. 실제로 약간 시무룩하기도 했고 말이에요. 그리고 필력은...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사실 필력이 좋다고 말해도 스스로는 잘 모르겠지만요. 오히려 주아주가 저보다 더 잘 쓰시는 것 같은데 말이에요. 이건 농담이 아니라 진짜입니다. 주아주, 너무 예쁘게 글 잘 쓰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에게서 말버릇 똑같이 뺏어올게 있나요? 저는 특별히 뭔가를 쓰거나 하진 않는데? 그리고 역납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페라떼 상시 제공에 매일매일 충전에 쓰담쓰담. 카페라떼도 싼 편은 아니거늘!! 편의점 카페라떼는 받지 않습니다! 저! 대체 얼마나 쓰담쓰담 받고 싶은거에요?! 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도 면담을 본다고 했죠? 지금쯤이면 면담 준비한다고 여러가지로 바쁜 상황일것 같은데 이미 전날에 한번 받았잖아요? 그러니까 오늘은 더 잘할 수 있을거에요! 힘내요! 주아주!! 면담 받으러 가기 전에 다시 한번 충전해드리겠습니다!(꼬옥(토닥토닥(쓰담쓰담) -
803 주아 - 건우 (92769E+56) 2016. 12. 4. 오후 6:15:43식사를 하러 오라는 미르의 목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난 건우는 자신에게 손을 내민다. 하지만 괜히 그를 귀찮게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혼자 가겠다며 똑같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순간 발을 헛디뎌 휘청인다. 넘어질 뻔한 그 순간, 작게 비명을 지르며 자신도 모르게 빠르게 자신을 잡으려고 하는 건우의 손을 꽉 잡는다.
살았다, 하는 생각과 동시에 몰려오는 창피함. 그 모든 복합적인 감정에 결국 건우의 손을 잡지 않은 쪽의 소매로 얼굴을 가리며 사과와 함께 당분간만 부탁드린다고 얘기한다. 그러자 건우는 흐뭇한 미소를 보이며 똑같이 자신의 손을 더욱더 부드럽게 꼬옥 잡는다.
귀찮지 않다며 혹여 귀찮을까 우려된다면 그 우려를 당장 버리라는 그의 확고한 말과 다짐하듯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기쁜듯이 작게 미소지어보인다.
"감사합니다. 저는 건우 님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사옵니다. 그러니 혹여 조금이라도 제가 귀찮게 하는 일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소서. 이 동굴의 바닥도 최대한 빨리 적응하겠사옵니다."
그의 손을 좀 더 꼬옥 잡으며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나를 이렇게 거두어준 건우 님께 조금이라도 폐를 끼칠 순 없어. 최대한 빨리 혼자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여전히 건우의 손을 꼬옥 잡은 채 동굴 안쪽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며 마음 속으로 다짐한다. 그런 와중에도 들려오는 건우와 미르의 투닥거림. 마치 마을에서 자주 보곤 했던 벗들의 투닥거림같은 그 편하고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대화들.
그 다정한 분위기에 마음 속 긴장이 조금씩 녹아내려 배시시 웃으며 건우에게 말을 건다. 두 분의 모습이 정말 다정하고 따스하여 보기 좋다고, 건우 님의 손이 이렇게 따뜻할 줄은 몰랐다고, 나중에 마을에 내려가게 된다면 멧돼지 고기도 꼭 말하겠다고.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얘기하며 웃어보이자 건우도 손을 바라보면서 생긋 웃더니 다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간다.
미르에 대해 얘기를 꺼내며 저 사슴은 저를 건드리기 힘든 존재로 보지 않는다면서, 조만간에 야단을 치던가 할거라고 건우는 말한다. 그리고는 이어서 인간들 중에 저의 손을 잡은 것은 자신이 처음이니 자랑하고 싶으면 자랑해도 좋다고 허락한다.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신성히 보는 시선을 견딜 수 있다면, 이라는 조건이 덧붙여지긴 했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건우는 멧돼지 고기는 바싹 익혀서 올리라고 전하라며 아주 살짝 장난스럽게 웃으며 대답한다.
용이라고 하면 엄청나게 엄숙하고 진중하고 웃음기 하나 없을 거라고 생각했건만. 건우는 자신이 지금까지 상상해왔던 용과는 전혀 달랐다. 다정하게 웃어주었고, 손을 통해 따뜻함이 전해졌고, 자신을 배려해주었고, 장난기가 엿보였다. 건우 님은... 정말로 좋으신 분이야. 정말로.
"그래도 미르 님을 너무 야단치시진 말아주소서. 그만큼 건우 님을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솔직히 견디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제가 그 시선을 견디면 저의 부모님께서 마을 사람들에게서 좀 더 도움을 받으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저는 얘기해야겠사옵니다. 제 손을 잡아주셔서, 자랑을 허락해주셔서 정말로 황송하옵니다."
혹시 미르가 많이 혼날까, 싶어 그녀를 두둔한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 내가 잠시 동안의 부끄러움을 견딘다면, 부모님께서 좀 더 살아가시기에 편안해지시지 않을까? 이렇게 일찍 부모님의 곁을 떠난 불효녀인만큼 그냥 내가 부끄러워하고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자는 마음으로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
솔직히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대단한 일. 용과 손을 잡은 인간. 물론 지금의 건우 님은 용 형태가 아니라 인간 형태여서 그 잡은 손이 인간이랑 다를 바가 없었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영광스러운 일. 마치 용의 가호를 받은 것처럼 생각될 수 있는 일. 그러나 용의 가호는 받기 매우 어려운 일이었기에 난 받을 일 없겠지, 하고 생각해버리며 건우와 보폭을 맞추며 함께 천천히 앞으로 걸어간다.
그렇게 걸어가자 어느새 도착한 동굴 안쪽. 맛있는 냄새가 가득 차 있는 그 곳에 들어가 밥상 위를 바라보자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과 고소한 냄새가 잔뜩 풍기는 나물반찬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집에서 엄마가 차려주셨던 밥상같은 친근함과 그리움. 그 감정에 괜히 조금 울컥하는 느낌을 받으며 밥상 바로 앞까지 온 후에 건우와 잡았던 손을 놓는다. 그리고 건우가 자리에 앉는 것을 보며 그 대각선 자리에 똑같이 조심스럽게 앉는다.
미르는 그런 자신들을 보더니 씨익 웃으며 아직 시집도 가지 못한 처녀의 손은 함부로 잡는 게 아니라고 건우에게 얘기한다. 건우는 넘어지지 않게 잡은 것뿐이니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고 대꾸하고는 자신에게도 신경쓰지 말라고 태연하게 넘겨버린다.
"아, 아... 그... 네... 알겠사옵니다."
그러나 이미 늦어버린 듯 했다. 미르의 말을 듣는 그 순간, 바로 얼굴이 화악 달아올랐으니. 그러나 애써 그렇게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모르는 척,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그리고는 이어서 밥을 한 숟갈 떠서 겨울 나물 반찬과 함께 입 속에 넣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천천히 밥을 먹기 시작한다.
따뜻하고 쫀득쫀득한 밥은 정말로 맛깔났고, 겨울 나물도 나물 특유의 푸른 맛과 함께 고소함이 곁들여져 정말로 감탄을 자아냈다. 세상에, 겨울 나물도, 밥도,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 봄나물이 최고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면 미르 님의 음식 솜씨가 최고인 것일까?
마음 속으로 감탄하며 미르를 바라보자 미르도 은근슬쩍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본다. 마주쳐진 두 시선에, 미르의 얼굴 위에 피어오르는 짓궂은 미소. 그 미소에 의아해하던 찰나, 미르는 곧 저가 자리를 비킨 사이에 건우가 이상한 짓을 했냐면서, 당했으면 말해달라고 얘기한다. 생각지도 못한 그 말에 다시 크게 당황하여 어버버거리자 건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한숨을 푹 내쉬더니 저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저, 정말이옵니다. 건우 님께서는 그저 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셨을 뿐입니다. 이상한 짓은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미르 님의 음식 솜씨, 정말로 최고입니다! 정말로 맛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맛을 내실 수 있는 것인지 신기할 따름이옵니다. 그나저나 미르 님께서는 식사 안 하시옵니까?"
똑같이 이상한 짓은 하지 않았다고 미르에게 얘기한 후, 화제를 돌려 미르의 솜씨를 진심을 담아 칭찬한다. 그리고 신경쓰였던 것 한 가지. 미르 님께서는 이미 식사를 하신걸까? 왜 안 드시지? 같이 드시면 좋을텐데. 미르를 바라보며 조금 염려된다는 듯이 묻는다.
/ 면접을 끝낸 주아주가 답레를 올립니다! 세상에, 새벽 4시 반이요?!;;; 그런데 아침 9시에 일어나셨다니... (동공지진) 안 피곤하세요? 오늘은 더더욱 일찍 주무시는 게 어떨까요? 신기한 체험이라고 넘겨버리면 안되죠!
그리고 맞을 각오가 된 자만이 총을 쏠 수 있다니... 그, 그렇다면 저도 혼날 각오를 해야하는거군요... (시무룩) 그런데 비겁하다뇨? 이건 여자의 무기 아닌데요?! 여자의 무기는 눈물이라구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잘 못 다룬다구요, 저!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100년 후에도 다시 레스 쓰면서 같이 놀아야죠! 설마 싫으신거예요...? (훌쩍) 하지만 거절은 거절이랍니다! 마찬가지로 저 세상에서도 잘 부탁드려요! ㅋㅋㅋㅋ 그리고 그게 악마의 속삭임이 아니면 대체 뭔가요?! ㅋㅋㅋㅋㅋㅋ 아아아! 안 들린다아!! (귀막기)
확실히 주아의 상황은 아련하긴 하죠. 하지만 동시에 건우에게도 도움이 되고싶기에 건우의 일 금지 배려에 시무룩한 상태가... 하지만 주아가 한 수 접고 들어가겠죠? 아마?
그리고 건우주 필력 진짜 좋아요!! 저도 농담이 아니라 진짜예요! 답레 볼 때마다 감탄한다구요. 저보다 더 잘 쓰세요. ㅎㅎㅎㅎ 그래도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건우주의 말버릇은... 으음... 잡담했던 것을 다시 되짚어봐야겠군요. 그, 그나저나 편의점 카페라떼는 받지 않는다니! 2+1의 꿈이 와장창! (충격) 조, 좋아요. 이렇게 된 이상 다시 강제로 힘을 쓰는 수 밖에! (비장)
건우주의 충전은 정말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오늘도 떨리긴 했는데 나름 열심히 대답했거든요. ㅎㅎㅎㅎ 감사한 마음으로 저도 역충전이예요! (꼬옥) (토닥토닥) (쓰담쓰담) -
804 건우 - 주아 (54135E+57) 2016. 12. 4. 오후 7:19:58"그야, 저는 사슴이니까요. 이런 음식은 제 입에 맞지 않는답니다. 저는 조금 있다가 풀을 뜯으러 가면 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주아 아가씨. 그것보다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라. 호오. 호오?"
"뭐냐. 왜 그렇게 보는 것이더냐? 미르."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옵니다. 후후후후후."
대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미르는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웃음소리를 냈다. 저 웃음소리. 저 웃음소리를 들으면 묘하게 소름이 돋았다. 안으로 뭔가 안 좋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미르는 저런 웃음소리를 냈다. 또 뭔가를 꾸미고 있는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마음속으로 깊게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저 녀석이 저런 미소를 보이고 나면 꼭 뭔가 곤란한 일이 터지고는 했으니까.
애초에 사슴인 녀석이 왜 용인 나를 이렇게까지 안 무서워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물론 내가 홀로 다니는 사슴을 가둬서 심복으로 삼았고 상당히 오랫동안 지내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용이니까 무서워하는게 있어야지. 이건 무슨, 친구 대하듯이 대하니. 물론 싫지는 않았다. 미르는 심복이기 이전에 나에게 있어서 친구니까. 오랜 시간동안 속을 터놓고 지낸 친구같은 존재이다.
"어라. 왜 그리 빤하게 저를 보십니까?"
"아무것도 아니니라. 그냥 조금 너의 생각을 해서 본 것 뿐이니까 신경쓰지 말라."
"그 말투를 굳이 계속 고집하겠다면 저야 상관 없습니다만, 대체 건우님이 얼마나 그 말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옵니다. 저는 3일을 걸겠습니다."
"나는 근엄한 청룡의 피를 이은 용이니라! 나의 말투로 내기를 하지 말라!!"
"네. 네. 생각은 해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슬슬 밖에 나가서 풀을 뜯고 올 생각이기에, 식사 맛있게 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없다고 이상한 일 하면 아니되옵니다. 물론 주아 아가씨는 머리를 쓰다듬는 것은 이상한 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보이니, 거기까진 봐드리겠사옵니다."
"오늘은 빨리도 일어나는구나. 보통은 밥을 다 먹기 전까진 같이 있지 않았더냐?"
"저도 오늘은 특히 배가 고파서 말입니다. 고로 갔다오겠습니다."
말은 예의바르게 하지만, 나와 주아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뭔가 꿍꿍이가 있어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는 미르의 얼굴을 보면서 숨길 생각이 아예 없는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저렇게 황급하게 나가는것을 보면, 나와 주아를 단 둘이서만 있게 할 생각인 모양인데, 대체 뭘 꾸미려는걸까? 나와 주아를 단 둘이서만 있게 해서 미르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있단 말인가? 딱히 그런게 있을거라고 보진 않았기에 나는 의아한 눈빛으로 미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미르는 빠른 속도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렸고, 자연스럽게 거기엔 나와 주아만이 남아있게 되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그래도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기에 나는 다시 식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뭔가를 꾸미는 모양인데, 잘 모르겠도다. 그냥 신경쓰지 마라. 그대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태연, 침착하게 반응하리라 마음먹고서, 나는 계속해서 밥을 뜨면서 목구멍속으로 넘겼다. 확실히 인간이 되면 이런 점이 편했다. 용의 모습일때는 먹어야하는 식량의 양이 장난이 아니지만, 이렇게 인간으로 변하면 조금만 먹어도 버틸 수가 있다. 이, 얼마나 편하고 좋은 일이란 말인가. 역시 인간은 최고의 진화체임이 분명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겨울 나물을 먹다가 시금치를 집어들어서 주아의 밥그릇 위에 올려뒀다.
"이것도 먹어보라. 동굴 뒤쪽의 텃밭에서 우리가 기르는 나물 중 하나이니라. 올해도 제법 잘 재배가 되어서 맛이 좋도다."
무슨 용이 농사를 짓겠냐 싶겠지만, 우리도 먹고 살 식량을 저장하기 위해서, 그리고 굳이 숲으로 들어가는 고생을 덜기 위해서 텃밭에 이런저런 채소를 기르고 있다. 당연히 이 녹색 시금치도 우리가 직접 길러낸 식량이었다.
오늘따라 녹색의 푸른 맛이 정말로 잘 들었기에 하나 더 먹었으면 해서 그렇게 챙겨주면서 생긋 웃어보였다. 그리고 나는 다른 나물 반찬을 입에 담았다. 슬슬 고기가 먹고 싶은데 다음에는 시장에서 생선이라도 사오라고 지시한 후에, 생선요리를 해볼까?
평소라면 이런 나물로도 상관이 없겠지만 이제는 나 혼자서 밥을 먹는 것도 아니다. 나에게 바쳐진 여성, 주아도 함께 밥을 먹게 된다. 그러기에,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그대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하도록 하라. 얼마든지 준비해주겠노라. 내 금은보화가 죽을때까지 써도 다 못 쓸 정도로 많이 있으니, 미르에게 말해서 시장을 보게 하겠노라."
오랜만에 제대로 마음에 든 인간이다. 내 옆에 두기로 했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한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기로 마음먹고서 나는 그녀에게 먹고 싶은 것을 말해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본 그녀의 성격으로 추정컨데, 그녀는 반드시, 괜찮다고 하겠지.
그러기에 나는 씨익 웃으면서 그녀를 빤히 바라보면서 말을 살며시 덧붙였다.
"괜찮다는 말은 받지 않겠노라."
//면접 보신다고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주아주!! 물론 되게 빨리 일어났는데, 피곤하진 않네요. 그리고 오늘은 더더욱 일찍 주무시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12시 마감으로 맞추실 생각인가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주아주가 답레 쓰고 나면 제 답레가 다음날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데?! 그래도 괜찮은거에요? 그건 싫잖아요? 안 그래요?(속닥속닥(씨익) 솔직해지면 편해요. 후후후.
그리고 여자의 무기가 아니라니. 크윽! 여자의 무기가 아닌데도 이렇게 능숙하다니! 그렇다면 여자의 무기를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거지! 아, 안돼! 이렇게 되면..! 눈물 흘리는 거 금지에요!! 알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금지 당했으니 주아주도 금지해버릴테다!!
그리고 100년 뒤라. 저 세상에서 만나게 된다면 또 즐겁게 즐기도록 하죠. 그리고 악마의 속삭임이 아니라 그냥 속삭이는거랍니다. 주아주는 제가 악마로 보이는걸까요? 악마의 속삭임이라니. 너무하신거 아닌가요?(시무룩) 안 들린다니. 이제 제 말을 듣고 싶지 않은거군요.(씨익)
그리고 이렇게 또 다시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는 상황이 되었군요! 하지만 제 눈에는 주아주가 더 잘 쓰는것 같은데..! 이렇게 된 이상 둘 다 필력 좋은걸로 합시다! 이러면 만사 오케이죠! 완벽한 합의안..!! 그리고 정말로 없을걸요? 저 말버릇 같은거 잘 안 키운다구요! 있다고 해도 그건 '기분 탓'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편의점 카페라떼는 맛없단 말이에요! 카페 카페라떼로 사와요! 그런데 힘이라니! 으아! 유괴범이 실력행사를 하려고 해요! 살려주세요!
그리고 역충천 감사합니다. 주아주의 따뜻한 역충전 덕분에 정말로 힘이 많이 나는 것 같네요. 음. 그럼 이 답례로 뭘 하면 좋을까? 좋아. 주아주. 눈을 감으시죠!(박력) -
805 주아 - 건우 (17274E+59) 2016. 12. 4. 오후 8:48:03같이 밥을 먹지 않는 미르가 걱정되어 먹지 않냐고 물어보자 미르는 조금 있다가 풀을 뜯으러가면 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한다. 오히려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는 자신의 말이 더 흥미를 끌었는지, 미르는 묘한 표정으로 웃으며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가 왜 그렇게 보냐고 물어도 수상쩍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웃는 미르의 모습에, 건우는 묘하게 소름 돋아하며 경계를 하기 시작한다.
자신도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 싶어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하며 미르를 바라본다. 자신들의 시선을 느꼈는지, 미르는 왜 그리 빤히 저를 보냐고 물었고, 건우는 아무것도 아니니 신경쓰지 말라고 대답한다. 미르는 여전히 건우의 근엄한 말투가 조금 웃겼는지 그 말투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며, 3일에 내기를 건다.
건우는 내기를 하지말라고 소리치지만 미르는 태연하게 넘겨버리며 식사 맛있게 하라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까진 봐주겠다고 얘기한다. 오늘은 빨리도 일어난다는 건우의 물음에 미르는 저도 오늘은 특히 배가 고파서 그렇다고 대답하는 미르는, 뭔가 꿍꿍이가 있어보였다. 자신들을 수상쩍게, 흐뭇하게 번갈아보던 미르는 의아하게 바라보는 자신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황급히 자리를 뜬다.
미르가 자리를 떠나자 다시 또 건우와 자신, 둘만이 남겨진다. 어, 어라...? 그러고보니 또다시 건우 님과 둘만이 남게되었네... 그제서야 조금, 자신들의 상황을 눈치챈다. 그러나 왠지 모를 이 기분은, 이 감정은,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조금 떨리는 듯 하면서도 어색한, 이 감정은 대체...?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스스로가 당황하여 멍하니 두 눈만 깜빡일 무렵, 미르가 나간 쪽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던 건우는 뭔가를 꾸미는 모양인데 잘 모르겠다며, 그냥 신경쓰지 말라고 얘기한다.
"아... 네. 알겠사옵니다. 그래도 미르 님이라면 나쁜 일이 아닌, 좋은 일을 꾸미시겠지요."
그런 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한다. 그래도... 확실히 미르 님이시라면 적어도 나쁜 일을 꾸미시진 않겠지. 저렇게 귀엽고 좋은 분께서 나쁜 일을 꾸미실 리 없잖아? 안 그래?
비록 만난지 하루도 되지 않았지만 미르는 왠지 믿음이 갔기에, 그녀를 믿어본다.
건우는 다시 식사에 집중하며 밥숟갈을 뜨며 겨울 나물을 먹다가 시금치를 집어들어서 자신의 밥그릇 위에 올려둔다.
"...?"
순간 건우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아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시금치와 건우를 번갈아보자, 건우는 이것도 먹어보라며 자신들이 동굴 뒤쪽 텃밭에서 기르는 나물들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그 말에 다시 한번 시금치를 바라본다. 싱싱한 푸른빛의 녹색이, 정말로 잘 길러졌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 같아 작게 웃어버린다.
감사히 잘 먹겠사옵니다, 생긋 웃어보이는 건우에게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하며 그 시금치와 밥을 함께 냠, 입 속에 넣는다. 우물우물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싱그러운 시금치의 맛. 마치 제철에 나온 음식 중에서도 최고의 음식을 먹는 듯한 그 맛과 식감에, 자신도 모르게 우와, 하고 감탄한다.
"정말로 맛있습니다! 어찌 이런 맛이 나는 것인지, 정말로 신기하옵니다. 제가 지금까지 먹었던 시금치 중 최고의 품질인 것 같사옵니다."
진심어린 목소리로 정말 맛있다고 다시 한번 건우에게 얘기한다. 정말로, 진짜로 맛있어! 시금치가 원래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나? 아니면 건우 님께서 용의 축복이라도 내리신걸까?
마음 속으로 궁금해하던 무렵,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먹고싶은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준비해줄테니 말하라고 이른다.
"아, 저는 괜찮..."
그런 건우에게 괜찮다며 사양의 말을 하려던 그 순간, 건우는 씨익 웃으며 곧바로 괜찮다는 말은 받지 않겠다고 확실히 덧붙인다.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의 말. 그 짧은 새에, 건우 님께서는 나의 성격과 할 말까지 전부 파악하신걸까?
꿀먹는 벙어리가 되어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어색하게 하하, 웃으면서 입을 연다.
"그, 그럼... 고기 반찬, 괜찮을런지요? 생선이나 멧돼지 고기가 먹, 먹고싶사옵니다."
건우 님께서는 고기 반찬을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지금 여기에는 온통 나물밖에 없어. 그러면... 고기 반찬을 얘기하면 건우 님께서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딱히 지금은 먹고싶다는 생각은 없는 고기 반찬을 입에 담아본다. 워낙에 거짓말을 못 하는 터라 거짓말이라는 게 전부 다 티가 났지만. 그래도 짐짓 그 사실은 모르는 척하며 조금은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 피곤하진 않다니. 겨우 몇 시간밖에 못 주무셨으면서 정말로 괜찮으신가요?! 그리고 12시 마감... ㅋㅋㅋㅋㅋ 신데렐라가 되어버리시는건가요, 건우주? 그, 그리고 솔직해지면 편하다니...! 그, 그런 거 아니거든요?! 아니예요! 무, 물론 아주아주 조금은 싫을수도 있지만... 그런 거 아니예요! (횡설수설)
그리고 이제 제 눈물까지 금지해버리시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안된다구요! 우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자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구요! 물론 저도 건우주의 이것저것 금지해버렸지만... 적어도 이런 생리적인 현상은 금지 안했다구요?! ㅋㅋㅋㅋㅋ 좋아요. 이렇게 된 이상, 건우주 없는 곳에서 펑펑 울어야겠네요. 전부 건우주때문이라고 원망하면서요!
ㅋㅋㅋㅋㅋ 100년 뒤, 저 세상을 함께 기약하자구요. 그, 그리고 시무룩이라니! 건우주가 악마로 보이는 게 아니라 건우주의 속삭임이 악마의 속삭임이었다는 건데! 건우주는 대천사님이시잖아요? 게다가 건우주의 말은... 무, 물론 듣고는 싶다구요? 그렇지만 그 미소가 있는 이상, 적어도 지금은 아니예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필력은... 좋아요! 둘 다 좋은 걸로 가자구요! 시너지 효과나 일으켜버리자구요! ㅋㅋㅋㅋ 아, 그리고 진짜! 그 놈의 기분 탓! ㅋㅋㅋㅋㅋㅋㅋ 건우주의 말버릇은 '귀엽다' 였잖아요? 그러니 건우주께 매일매일 귀엽다고 할거예요! (다짐)
후후후, 유괴범의 힘을 얕보면 큰코 다친다구요? 살려달라고 해도 소용없어요. 여긴 1:1이니 둘밖에 없으니까요. 자, 얌전히 따라오시죠, 귀여운 오빠? ㅋㅋㅋㅋㅋㅋ (덥썩) 뭔가 뒤바뀐 것 같은 건 기분 탓!
그나저나 박력있게 눈을 감으라니...! 뭐, 뭐죠?! 딱밤 먹이시려구요?! (경계) ...일단 답례라고 하니 눈은 감아보겠지만 딱밤은 두 배로 갚아줄테니 각오하시라구요? (눈 감기) (부들부들) -
806 건우 - 주아 (54135E+57) 2016. 12. 4. 오후 9:57:38"지금 나는 너란 인간을 아주 잘 알 것 같도다. 그렇게 욕심이 없는 것이더냐? 고기 반찬이라고 말하지만 그 어색한 웃음으로는 누구도 납득하지 않을 것이니라. 혹여 묻는건데, 내가 멧돼지 고기를 입에 대서 멧돼지 고기를 먹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더냐."
내 물음에 주아는 고기 반찬을 말하면서 생선과 멧돼지 고기를 먹고 싶다고 답을 했다. 하지만 그 전에 마치 말하는 것을 잊어버린 것 같은 표정과 어색한 웃음,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상당히 어색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눈을 감아줄래야 도저히 눈을 감아주기 힘들다고 느꼈다. 인간들은 자고로 거짓말도 뻔뻔하게 잘하는 이들이 많던데, 그녀는 왜 이리도 거짓말이 서툴단 말인가.
덕분에, 오늘 처음 만난 나조차도 이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작은 한숨과 함께 밥을 한 숟갈 또 입에 넣으면서 천천히 꼭꼭 씹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시선은 당연히 주아에게로 향해있었다.
"너는 왜 그리, 욕심이 없는거냐?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도다. 뭘 해주겠다고 말해도 모두 거절할 정도로 너는 욕망도, 욕심도 없는 것이더냐?"
생명체라면 누구나 작은 욕심과 욕망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는 그녀는 그런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살고 싶은 욕심이 분명히 존재할텐데도, 그녀는 사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도망칠 기회가 있었고, 사라질 기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방을 준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방을 준비하겠다고 말을 했지만, 그녀는 작은 방으로 충분하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금만 해도 그녀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을 해보라고 하니, 내가 좋아하는 멧돼지 고기를 입에 담았다. 그 외에도 자잘하게 꼽자면, 정말로 다양하게 말 할 수도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히 그녀도 인간이고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그런데 어찌 이리도 욕심이 없을 수가 있고, 바라는게 없을 수 있단 말인가. 정말로 신기하다고 느끼면서 나는 계속해서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어느새 숟가락을 움직이는 손마저도 멈춰있었다. 내 시선은 주아의 두 눈망울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에는 분노도 질책의 감정은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그저 나는 알고 싶었다. 이 인간에 대해서...
도데체 어째서 이렇게까지 남을 위할 수 있는걸까? 도데체 어째서 이렇게까지, 자기 자신에 대한 욕심이 없는걸까?
그녀가 하는 생각, 그녀가 가진 마음, 그녀가 지금 느끼는 것. 모든 것을 다 알고 싶어졌다. 오랜 세월을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그녀같은 인간은 또 처음이었다. 멍하니,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음에 드는 인간이기에, 좋은 감정은 처음부터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알고 싶다고 느낀건 얼마만일까? 밥을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팔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다시 한번 천천히 쓰다듬어봤다.
"내 너 같은 인간은 처음이니라. 살려준다고 해도 거절하고, 금은보화를 준다고 해도 거절하고, 이제는 먹을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해도 거절하고 있다. 그대가 마을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인간들이 높은 위치에 있는 이를 제물로 바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즉, 너는 호화로운 삶을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살았다고 하더라도, 딱 그 정도 수준으로 살았을 뿐, 내가 제공해주려는 삶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냐..?"
머리를 쓰다듬는 손을 천천히 조절하면서 움직이다가 그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다시 팔을 내려 내쪽으로 다시 가져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녀의 눈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정말로 아름답고 아름다운 눈이었다. 그 눈에 빠져들것만 같았고 나도 모르게 순간 멍한 기분이 들었다.
....기금 내가 느끼는 이 기분은 무엇일까? 뭔가 모르게 그녀에 대한 것을 더 알고 싶고, 그녀에 대한 것을 모두 알고 싶은 이 기분은 무엇일까?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그 기분에, 나는 고개를 슬그머니 저었다.
이 기분의 정체보다는 지금은 그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싶었다.
"화난것이 아니니라. 그저, 그저 너에 대한 것을 알고 싶도다. 너는 정말로 가지고 싶은 것도 원하는 것도 없는것이냐? 용의 힘이 있으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 세상만사, 그 어떤 인간이라도 이 제안을 거절할리가 없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거절하는것이냐.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건 무엇이냐? 부가 싫다면 명예더냐? 그것도 아니면 영생의 삶이더냐? 그것도 아니면 이 세상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가호더냐? 네가 원하는건 대체 무엇이더냐?"
//사실...완전히 안 피곤하다면 거짓말이긴 한데, 그래도 괜찮답니다. 졸리때가 되면 자러 갈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게 저를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답니다. 지금까지 저는 힘들 것 같으면 말하고 바로 쉬러 갔잖아요? 이전에도 사정이 안 좋을 것 같아서 하루 쉬기도 했었고요. 주아주가 제가 부담가질까봐 일부로 답레를 늦게 올리기도 하고.. ㅎㅎㅎㅎ 여담이지만 그땐 정말로 고맙게 느꼈었답니다. 네. 정말로 고마웠어요. 주아주.(토닥토닥) 그리고 정말로 아닌가요? 진짜로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 아주아주 조금은 싫을수도 있다라. 대체 주아주의 마음은 어느쪽인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눈물 금지령을 그렇게 반박하다니! 없는 곳에서 펑펑 운다니. 그리고 전부 저 때문이라고 운다니! 안돼요!! 그렇게 하면 정의의 경찰 아저씨가 와서 왜 어린 소녀를 울렸냐면서 저를 철컹철컹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우는거 안 막을께요! 대신 제 앞에서만 우세요! .....보통이 아닌데요. 주아주..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강자로군요!
그리고 제 말을 듣고 싶다면 어서 귀를 막지 말아야죠. 안 그래요? 후후후. 어서 귀에서 두 손을 떼세요. 그리고 제 말을 듣도록 하세요. 주아주. 네?(고양이 눈빛) 제가 대천사님이라고 한다면, 제 말도 대천사의 속삭임이지. 악마의 속삭임은 아니지 않을까요?(씨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귀엽다는 것을 뺏어서 쓴다니! 제 말버릇은 귀엽다가 아닌데요?! 주아주가 정말로 귀여워서 귀엽다고 쓰는거라구요! 봐요. 지금도 저를 납치하려고 덥썩 붙잡고 있는 이 귀여운 모습. 제가 여기서 움직이지 않으면, 주아주는 저를 데려가려고 끙끙대는건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자. 저는 여기서 힘을 꽉 주고 버틸테니, 저를 납치해보시죠!!
그리고 딱밤이라니요. 그런거 때릴리가 없잖아요? 후후. 저는 그렇게 사악한 이가 아니라구요. 자. (오른손 검지와 중지 붙히기(주아주의 볼을 콕 찌르기) 자.. 제가 주아주의 볼에 뭘 했을까요? ㅎㅎㅎㅎㅎㅎ 상상은 자유에 맡기겠습니다. -
807 주아 - 건우 (3152E+52) 2016. 12. 4. 오후 11:55:01무슨 음식이 먹고싶냐는 건우의 질문에 어색한 거짓말로 고기 반찬이라고 대답하지만, 역시 건우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애초에 거짓말을 잘 못하는 것을 다 티내듯이 어색한 웃음을 흘리고 있으니. 그리고 그 사실은 건우도 아주 정확히 지적했고, 그렇게 욕심이 없냐며, 저가 멧돼지 고기를 입에 대서 멧돼지 고기를 얘기한 건 아니냐고 물어온다.
"하하... 그, 그게... 솔직히 말씀 드리오자면 그 말씀이 맞지만..."
더이상은 거짓말을 해봤자 소용없겠다 판단, 결국에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건우의 말을 인정한다.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또 밥을 우물우물 씹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의 시선을 멋쩍게 웃으며 슬쩍 피한다.
건우와는 오늘 처음 만났건만, 자신이 거짓말을 잘 못한다는 것을 이렇게 바로 들켜버릴 줄은 정말로 몰랐다. 괜히 거짓말을 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건우가 아까 멧돼지 고기를 계속해서 얘기했던 것이 생각났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기왕이면 건우도 함께 기뻐하는 식사 시간이 되었으면, 했으니까.
그렇게 조금 멋쩍은 마음에 시선을 아래로 떨구어 밥만을 우물우물 씹고있던 와중, 건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왜 그리 욕심이 없는 것이냐는 건우의 말.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욕망도 욕심도 없는 것이냐는 그의 물음이, 자신의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게 한다.
마주쳐진 두 시선과 시선. 빤히 바라보는 건우의 시선은, 오로지 자신만을 향해 있었다. 어느새 식사하던 것도 멈추고, 숟가락도, 그 손도 가만히 멈춘 채, 건우는 자신의 두 눈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분노나 질책의 감정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건우의 두 눈동자. 그 눈빛에, 차마 시선을 피하지 못하고 똑같이 그를 바라본다.
"......"
그러나 여전히 그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아무 말없이 그와 눈을 마주칠 뿐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자신을 멍하니, 멍하니 바라보는 그를, 똑같이 조용히 바라본다. 어느새 덩달아 멈춰버린, 식사를 하던 손.
지금은 식사 시간이라는 것을 잊은듯이, 둘 다 그렇게 서로만을 쳐다본다. 그러다가 건우는 팔을 들어 다시금 자신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는다. 그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얌전히 받으며, 그의 말을 조용히 듣는다.
자신같은 인간은 처음이라는 건우의 말. 높은 위치에 있는 이를 제물로 바치진 않을테니 호화로운 삶과는 거리가 멀었을 것이라며. 살았다고 하더라도 저가 제공해주려는 삶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을 터인데 어째서냐고 묻는 그의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조금 복잡한 심경이 드러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길은 그 속도가 점점 느려지더니 곧 움직임을 완전히 멈췄고, 건우는 다시 팔을 내린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마주치는 두 눈과 눈.
멍하게 자신을 바라보던 건우는 슬그머니 고개를 저으며 다시 한번 더 입을 연다. 화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에 대한 것을 알고싶다고 얘기하던 건우는 이어서 정말로 가지고 싶은 것도, 원하는 것도 없냐고 묻는다. 그 어떤 인간이라도 이 제안을 거절할 리가 없는데 자신은 어찌하여 거절하는 것이냐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무엇이냐고 다시 한번 더 물어온다.
"......"
그 질문들에도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저 침묵만을 지키며 그를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다가 천천히 고개를 살짝 숙여 시선을 아래로 내리깐다. 그리고는 한참 동안의 침묵 끝에, 드디어 천천히 입을 연다.
"...저도... 잘 모르겠사옵니다.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저는 부도, 명예도, 영생의 삶도, 가호도 전부 원하지 않습니다. 물론 다른 이들이라면 그 제안을 받아들이겠지만,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미 제가 원하는 것을 다 이뤘기 때문이옵니다."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다가 잠시 말을 멈춘다. 그리고는 다시 천천히 말을 이어간다.
"저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살려준다던 제안을 거절했고, 아무것도 한 것이 없기에 금은보화를 거절했고, 이 반찬들로도 충분하기에 먹고싶은 것을 말하라는 말씀을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건우 님의 자비덕분에 저는 마을도 지키고 저 역시도 살게 되었고, 부모님께 금은보화 및 저의 전언까지 전할 수 있게 되었고, 이 반찬들보다도 더 좋은 반찬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원하는 것보다도 더 좋은 결과들을 얻었는데, 이 이상 제가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오히려 건우에게 다시 질문을 하며 작게 미소지어 보인다. 그래. 정말로 내가 바랬던 것들의 그 이상의 좋은 결과들을, 건우 님께서는 주셨지. 이 이상 바라라면, 도대체 무엇을 바래야할까?
"저는 마을에서 그리 유복하게 살진 못했사옵니다. 그러니 저는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과분하온데, 건우 님께서는 더욱더 좋은 것을 주고자 저에게 묻고 계시지요. ...저는 욕심도, 욕망도 없는 이가 아니옵니다. 이미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과분하게 욕심이기에 더이상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옵니다. 그러니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말하지 않아도 너무 괘념치 마소서."
빙그레 웃으며 말을 마친다. 건우 님의 질문에 제대로 된 대답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솔직한 자신의 모든 생각을 말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감사하기도 했다. 한낱 작은 인간일 뿐인 자신의 생각을 궁금해하고, 물어봐주신다는 게. 건우 님은... 정말로 위대하신 용 님이셔.
/ 어허, 괜찮은 것 같지가 않다구요? 건우주께서는 전에도 주무시러 갔다가 잠이 안 온다고 다시 답레를 쓰신적도 있잖아요? 걱정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구요. 그리고 그 때는... 거의 처음이었잖아요? 그렇게 말씀하신 거. 엄청 바빠보이셨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늦게 올렸던거랍니다. 늦게 올리는 거는 그리 힘든 일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고마워하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건우주. ㅎㅎㅎ 그리고... 진짜 아, 아니거든요...! 제 마음이 어느 쪽인지는 비밀이예요! 어차피 건우주, 다 알고있으면서 그러시는거죠?!
그나저나 왜 어린 소녀죠, 제가? ㅋㅋㅋㅋㅋㅋ 저 그렇게 안 어리다구요! 이제 경찰 아저씨들이 보호해줄 나이는 지났다구요? 오히려 제가 지켜야 할 판인데. ㅋㅋㅋㅋㅋ 후후, 그래도 저 나름 강하다니까요? 그럼 앞으로는 건우주 앞에서만 울면 되는거죠? 너무 운다고 도망가시면 절대 안돼요? ㅎㅎㅎㅎ
그, 그나저나 고양이 눈빛이라니...! 대천사님의 속삭임이라고 하기엔 그 내용이 너무 짓궂고 사악하잖아요! ㅋㅋㅋㅋㅋㅋ 그, 그래도 무슨 말인지 조금은 궁금하니... (살짝 손 떼기)
그리고 '귀엽다'가 건우주 말버릇인 거 맞잖아요! ㅋㅋㅋㅋ 그렇게나 많이 쓰시고선 인정 안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귀엽지 않다구요! 덥썩 붙잡고 있는 건 박력넘치는 모습 아닌가요?! (당황) 그런데 힘을 꽉 주고 버틴다니! 좋아요, 이렇게 되면 진짜로 힘을 써서 데려갈거예요! 얌전히 따라오시죠...! (끙끙) (부들부들)
그, 그런데 뭐죠, 이 과거에 경험한 것 같은 상황은?! (동공지진) 건우주의 성격 상 철컹철컹이라고 말씀하실테니 볼뽀뽀는 아닐테고, 그러면 제 볼에 닿았던 이 감촉은 건우주의 손가락일테죠! 자, 어떤가요? 저의 완벽한 추리가! (두둥) (탐정 풍) -
808 건우 - 주아 (00314E+61) 2016. 12. 5. 오전 11:49:40나는 그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싶었다.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느낌을 받고 있을지, 또 왜 내가 주고자 하는 모든 것을 거절하는지, 그리고 어째서 이리도 욕심이 없는지 너무나 알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진지한 분위기로 그녀를 바라보면서 물어봤다. 하지만 이 질문에 주아는 아무런 답도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이 질문이 상당히 부담스러웠던걸까. 이내 주아는 고개를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서 아차싶었다. 내가 괜한 것을 물어보았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무리 그녀에 대해서 알고 싶다지만, 너무 도를 지나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인 내 물음이 그녀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사과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런 질문을 해서 미안하다고, 신경쓰지 말고 밥을 먹으라고, 다시는 이런것을 묻지 않을테니 그런 표정을 지으라고 말해야만 했다. 닫혀있는 입을 열려는 바로 그 순간, 주아는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첫 시작은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말이었다.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것이 뭔지를 잘 모르겠다면서 그녀는 이미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이뤘다고 나에게 말해왔다. 그 말은 나에게 있어서 또 다른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자신은 욕심도, 욕망도 없는 이가 아니라 충분히 과도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도 더 좋은 결과물을 받았으니 무엇을 더 바라며, 이 정도로도 충분히 과분하다고 나에게 의견을 밝혀왔다.
그 모습은 제단 앞에서 나와 처음으로 만났을때의 모습과 비슷했다. 나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용인 나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하지 않고 떳떳하게 밝히는 모습이 다시 한번 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빙그레 웃는 주아의 미소는 너무나 아름답고 고왔다. 나도 모르게 멍하게 그 미소를 바라보게 될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고 예뻤다. 얼굴만이 아니다. 그 마음씨가 너무나도 고왔다. 색으로 말하자면 아무것도 묻어나오지 않는 새하얀빛에 가까웠다.
어떻게 이런 인간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고로 생명을 가진 모든 이들은 욕심이 채워지는 일이 없이 더욱 더 커지게 된다. 그리고 인간은 마치 밑빠진 독과 같아, 부어도 부어도, 그 욕심이 채워지는 일이 없이 더욱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되고, 더욱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된다. 하지만 지금 눈 앞의 그녀는 뭐란 말인가. 크게 뭔가를 해준 적이 없는데, 어째서 이리 욕심이 없단 말인가.
그녀의 눈을 나도 모르게 빤히 바라봤다. 너무나도 고왔다. 그녀의 모든 것이 다 곱게만 보였다. 그리고 느껴지는 것은 가슴 속에서 울컥이는 무언가의 느낌. 이 느낌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느껴본 적이 없는 무언가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지금은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그녀의 말에 대답을 하는 것이 먼저였다. 입을 열고 말을 해야만 하는데,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마치 누군가가 내 입을 꽉 막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도록... 하지만 그럼에도 무슨 말이라도 해야할테니, 나는 어떻게든 입을 열었다.
"....그게, 그대의 뜻인가. 그대는 정말로 곱고 아름답도다. 내 그대 같은 인간은 처음이니라.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이냐. 참으로 곱도다."
하지만 말은 거기서 곧 끝나버렸다. 더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뭔가 더 말을 해야하는데 입이 막힌것처럼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는 현상. 정말로 답답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 나도 알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가슴 속에선 또 다른 불안감이 치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정말로 내가 이 여성을 취해도 되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들었다. 아무리 사성수 중 하나인 청룡의 피를 이었다고는 하나, 나 역시도 살아있는 이로서 순리를 어길 순 없다. 이 여성이 나에게 바쳐질 순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내 욕심으로, 욕망으로 이 여성을 무리하게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를 놓아주고 싶지 않도다."
왼손을 들어 주아의 머리를 또 다시 천천히 쓰다듬었다. 마치 숲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쓰다듬듯이 천천히, 천천히 쓰다듬었다. 입가에는 미소가 맴돌았지만, 그것은 평소의 미소와는 조금 다른, 약간 씁쓸한 미소였다.
그 씁쓸한 미소의 이유를 이 여성은 알고 있을까? 지금 자신이 한 말로 인해서 내가 얼마나 복잡한 심정을 가지고 있는지 추측이나 가능할까? 그저 씁쓸하게 웃으면서 다른 여성보다 조금 짧은 편에 속하는 그 머리를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내 너를 진심으로 놓아주고 싶지 않도다."
다시 한번 더 놓아주고 싶지 않다고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그리고 손을 내려 그녀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이제 내 입가엔 미소가 없었다. 그저 그녀를 바라보는 진지한 분위기의 표정만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진심으로 그녀가 아까웠다. 이대로 계속 붙잡고 싶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내가 그녀를 붙잡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진심으로 불안하고 불안해졌다. 인간에게 이렇게 욕심을 부리다니.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란 말인가.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아무리 나라도 순리를 어길 수는 없다. 설사 청룡이라고 할지라도, 세상의 이치와 순리를 저버렸다간 천지신명에게 벌을 받아 존재를 소멸하게 된다. 그러기에 불안하도다. 너처럼 곱고 아름다운 이를 정말로 내가 취해도 되는지에 대해서... 내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노라. 마을에는 그 어떤 보복도 하지 않고, 새로운 뭔가를 가져오라고도 하지 않겠노라. 돌아가고 싶다면 돌아가게 해주겠노라. 너는 너무나 곱고 아름답도다. 나에게는 과분할 정도의 인간이다. 그러기에, 내 너를 절대로 보내고 싶지 않지만 기회를 주겠노라. 돌아가고 싶다면 돌아가도 좋다. 내 청룡의 이름을 넘어서서 건우라는 내 이름을 걸고 너에게 맹세하겠다. 하지만 이 기회마저도 버리고 여기에 있겠다고 한다면.."
슬그머니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고 그녀의 몸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 그녀를 내 품 속에 조심스럽게 안아보았다. 키 차이가 있다보니, 그녀는 내 품 속에 쏘옥 들어왔다. 정말로 따스하고 부드럽고, 향긋한 매화의 향이 코를 간지럽히는 것 같았다.
인간을 품 속에 안는 것은 처음이다. 인간은 이리도 부드럽고, 작고, 아름답단 말이던가. 동굴에서 살면서 인간을 가끔 보던 이전에는 이런 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것도 단 하루만에 이렇게 되다니..
정말로, 눈 앞의 이는 무서운 아이였다. 잔잔하면서도 곱고, 부드러우면서도 곱고, 편안하면서도 곱고, 수수하면서도 곱다. 너무나도 곱고 고와 백옥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내 너를 반드시 행복하게 해주리라. 절대로 부족한 것 없이.. 계속해서 행복하게 살게하리라. 그러니까, 그대는 나를 떠나지 말라. 내 모든 것을 다 해주겠노라. 하지만 그래도 돌아가고 싶다면 내 그대를 보내주겠노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제 인터넷이 최근 들어서 주아주와 노는게 너무나 질투나는 모양이에요. 어제도 2번이나 글이 날아가버렸답니다. 결국 안되겠다 싶어서 잠들러 갔습니다만.. 분명히 복사 붙혀넣기를 했는데 갑자기 익스플로러가 재시작이 되다니, 복사해둔 것도 강제로 다 삭제되어버리고.. 하하하.. 피눈물이었답니다. 네. 피눈물을 흘리는게 이런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잘 보셨죠? 이제 더는 무리 안한다구요! 무리하게 답레를 쓴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느긋하고 여유롭게 가기로 했으니까요. 그러니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주아주! 음..그리고 그때는, 여러 의미로...일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 이제는 괜찮아요! 그리고 고마운건 고마운거죠. 전에도 말했지만 전 자캐커뮤쪽도 뛰고 있거든요. 거기를 보면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답니다. 그 중에는 정말로 이기적인 사람들도 많아요. 자캐커뮤쪽은 상판으로 치면 연플. 네. 연인 관계를 맺게 되면 연락처를 교환해서 연락을 주고받기도 하거든요. 그러다보면 뭔가 이런저런 트러블도 많죠. 저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로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를 하고 싶은데, 술 먹고 깽판을 부리는 이도 있고, 바빠서 사정이 있으니 나중에 하자고 해도 무슨 일이냐면서 코치코치 캐묻는 이도 있고, 하다못해 연락 피하냐고 화내는 이도 있고.. 그런 이들에 비하면 주아주는 천사님이죠. 고마워해도 충분해요.
그리고 어린 소녀 맞죠! 아직 20살 아니잖아요? 19살이잖아요? 그럼 미성년자라구요! 그럼 어린 소녀인겁니다!! 경찰 아저씨들이 보호해야할 꽃다운 나이죠! 제 말에 반박이 가능한가요? 그리고 마음껏 울어요. 포근하게 안아줄테니까요.
그리고 드디어 귀를 푸셨나요? ㅎㅎㅎㅎㅎㅎ 좋아요. 말할게요. 그러니까 내용은..(속닥속닥) 자. 말했죠? 들으셨죠? 전 분명히 말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귀엽다는 말 버릇 아니라구요! 주아주가 귀엽다구요! 봐요! 지금도 끙끙대면서 부들거리면서 저를 데려가려는 모습! 얼마나 귀여운지 알아요? 다른 이들에게도 물어봐요! 다 주아주 귀엽다고 하지! ㅋㅋㅋㅋㅋㅋ 자. 그래서 주아 유괴범님. 저를 언제쯤 끌고 가실건가요?
그리고 손가락이라. 글쎄요? 입술일수도 있고 손가락일수도 있죠. 진실은 주아주의 상상에 맡기도록 할게요! 당당하다면, 이렇게 말해도 문제 될 거 없겠죠? 안 그런가요? 주아 탐정님? ㅎㅎㅎㅎㅎ -
809 주아 - 건우 (24199E+61) 2016. 12. 5. 오후 3:45:21왜 계속해서 저가 주고자 하는 것들을 거절하는지, 또 어째서 이리도 욕심이 없는지. 건우는 자신에 대해서 물어온다. 지금까지 정말로 많은 세월을 살아오셨을 터인데, 나같은 인간을 그동안 단 한번도 보시지 못한걸까? 아니면 나의 어떤 점이 건우 님에게 신기하게 느껴져 호기심을 자극한걸까?
조금 진지한 분위기로 자신에게 물어오는 건우를 물끄러미, 침묵을 지키며 바라본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정리하고, 정리하고, 또 정리해봐도,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건우의 질문은, 자신이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의 범위를 벗어나있었으니.
평소에도 딱히 무언가를 크게 바란 적도 없었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다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욕심이 없다고 보여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저, 그저... 그리 유복하게 살아오지 못했기 때문인지, 집이 있고, 부모님께서 계시고, 먹을 음식과 입을 옷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하고 생각했을 뿐인데.
건우의 질문은 자신의 지금까지의 인생과 선택, 더 나아가 자신의 본질과 진정한 속마음을 꿰뚫었고, 그에 따라 혼란스러움만이 느껴진다. 나는... 내 생각은...
건우를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고개를 아래로 내린다. 그렇게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며 다시금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렇게 얼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건우가 다시 입을 열려는 그 순간, 자신이 먼저 조용한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연다. 그리고는 자신의 모든 생각, 자신이 지금까지 머릿속으로, 마음속으로 생각해왔던 모든 것들을 천천히, 천천히 말의 형태로서 건우에게 전한다.
솔직하게, 조금의 거짓이나 숨김도 없이 전부 얘기하며 말을 마치고는 건우에게 빙그레 웃어보인다. 과연 작디작은 인간일 뿐인 자신의 이 생각들이 건우에게 어떤 느낌으로 전해졌을까? 그 답은 알 수 없었지만 그렇게 미소지어보이는 자신을, 건우는 멍하게 바라본다. 그렇게 말 한 마디 얘기하지 못하고, 입조차 열지 못하던 건우는 자신의 눈만을 빤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 건우를 똑같이 아무 말없이 가만히 바라보며 눈을 맞추자, 건우는 한참만에야 어떻게든 입을 연다. 그게 자신의 뜻이냐며, 자신같은 인간은 처음이라고, 참으로 곱고 아름답다던 건우의 말은 곧 끝나버린다. 마치, 더이상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알 수 없는 것처럼. 그런 스스로의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졌는지, 건우는 가슴을 치기 시작한다. 마치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치솟아오르는 것처럼.
답답함일까, 불안함일까. 그렇게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던 건우는, 이내 다시 입을 열어 얘기한다.
저는 자신을 놓아주고 싶지 않다고.
"......"
다시금 느껴지는 자신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는 손길. 마치 숲 속의 작은 동물들을 쓰다듬는 것처럼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러자 보이는 건, 건우의 입가에 피어오른 약간 씁쓸한 미소. 그 미소의 이유를 도저히 추측해낼 수 없어 그저 멍하니, 그의 얼굴만을 바라본다. 도저히 떠날 줄 모르는 그 씁쓸한 미소에 자신의 마음 속에 조금씩 일렁이는 또다른 감정.
계속해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건우는 다시 한번 더, 진심으로 놓아주고 싶지 않다고 중얼거리듯 얘기한다. 그 조용한 중얼거림에도 도저히 입을 떼지 못한 채, 자신의 머리에서 손을 거두곤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와 눈을 마주칠 뿐이었다. 이제 더이상 그 씁쓸했던 미소마저도 사라진 건우의 얼굴. 자신을 바라보는 진지한 그의 표정은, 그의 눈빛은 너무나 깊고, 불안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것만 같아 도저히 시선을 피할 수가 없었다.
건우는 이어서 아무리 저라도 순리를 어길 수는 없기에 정말로 저가 자신을 취해도 되는지 불안하다고 얘기해온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고 얘기한다. 자신이 그렇게 소중히 여겼던 마을에도 보복하지 않고, 새로운 뭔가를 가져오라고 하지도 않겠다며. 자신은 저에게는 과분할 정도의 인간이기에 절대로 보내고 싶지 않지만 돌아갈 기회를 주겠다고 건우는 조용히 얘기한다. 청룡의 이름을 넘어서서 건우라는 스스로의 이름까지 걸고 맹세한 그는, 말을 다 끝내지 않고 살짝 멈춘다.
그저 조용히, 그만을 바라보며 조금 의아해할 무렵, 건우는 자신에게 천천히, 가까이 다가오더니 곧 자신의 몸에 팔을 둘러 저의 품 속에 조심스레 안는다.
"...!"
예상치 못하게 그의 품 속에 안긴 지금 자신의 상황. 깜짝 놀라 동그래진 두 눈만을 깜빡이며 그저 그가 안은 그대로 딱딱하게 굳은 몸으로 얌전히 그에게 안겨있는다. 용 님에게 안긴거야...? 내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온 몸으로 전해져오는 따스한 그의 온기가, 지금 이 상황이 전부 현실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그렇게 느껴지는 체온에, 자신의 몸도 서서히 힘이 빠져 긴장감에 딱딱하게 굳었던 것이 부드럽게 풀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우의 말. 반드시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테니 저를 떠나지 말라는. 저의 모든 것을 다 해주겠다는. 그래도 돌아가고 싶다면 자신을 보내주겠다는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자신의 마음을 절절히 울려온다. 이제는... 자신이 대답을 할 차례. 또다시 자신의 앞에 주어진 선택지. 그리고 느껴지는 건우의 혼란스럽고, 불안하면서도 자신이 여기 있어줬으면 하는 복잡한 마음. 그 모든 것들을 가슴 아프도록 느끼며, 천천히 그의 품 속에서 입을 연다.
"...건우 님은... 정말로 너무하시옵니다. 처음 만났을 때도, 처음 동굴 안에 들어왔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건우 님께서는 저에게 선택을 요구하시고 있지요. 그것도 제 모든 것을, 제 인생을 걸어야하는 아주 중요한 선택들 말이옵니다. 지금까지 벌써 몇 번이나, 건우 님께서는 저에게 어찌할 것인지를 묻고 계시지요."
오늘 하루만 하더라도 자신은 엄청나게 많은 것을 선택해왔다. 다른 이들은 평생에 몇 번 할까, 말까한 선택들을, 자신은 오늘 하루 동안에도 벌써 여러 번 했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솔직히 말씀드리오자면,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사옵니다. 소중한 부모님, 보고싶은 벗들, 그리운 고향 마을. 전부 다 제가 자라왔던, 저의 일부분이나 마찬가지이니까요. ...허나, 건우 님. 저는 이미 건우 님께 맹세를 드렸었지요. 여기에 남겠다고. 제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시옵니까? 제가 지금 건우 님을 전혀 밀쳐내지 않고 얌전히 안겨있다는 것을 아시옵니까? 이것만으로도, 저의 대답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조곤조곤히, 그러면서도 차분하고 다정하게 이어가던 말을 잠시 멈춘다. 그리고는 조금 고민하다 천천히 팔을 올려 자신도 건우의 허리께를 조심스레 안는다. 감히 인간 따위가 용 님을 안아도 되는 것인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 이것만큼 자신의 대답을 확실히 전해줄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절대로 건우 님을 떠나지 않을 것이옵니다. 저의 이름, 저의 생명, 저의 모든 것들을 걸고 다시금 맹세하겠사옵니다. 건우 님께서 떠나지 말라고 말씀하신 이상, 그리고 제가 남아있겠다고 맹세한 이상, 저에게 떠나야 할 이유따윈 없겠지요. 건우 님의 옆에 있겠다는 증표로 지금 이렇게 전해질 제 체온을 바치오니, 건우 님께서는 인간이 용 님을 감히 안는다는 무례를 잠시만 눈감아주소서."
조금 더 그를 꼬옥 껴안으며 조용히, 하지만 진심이 가득 깃든 목소리로 그에게 맹세한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을 증표로 바치고 싶었기에, 매화나 달같이 시간이 지나면 져버리는 것 대신에 자신의 체온을 입에 올린다. 느껴지는 이 따스한 느낌은, 분명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절대 변하지 않을 터이니.
/ 세상에, 또다시 글이 날아갔었나요?!;;; 진짜로 건우주의 인터넷이 질투하나?! ㅋㅋㅋㅋㅋㅋ 재시작에 강제 삭제... 정말로 너무하네요. 피눈물 흘리실만 했어요. (토닥토닥) 그래도 괜찮아요! 아마 다음번엔 안 날아갈거예요! 음...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 걸 보면 더이상 걱정하진 않아도 될까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걱정 저장은 해놓을거예요! 그리고 확실히 그 때는 일이 많으셨나보네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우주의 모습은 처음이라... 조금 놀랐었거든요. 그래도 이제는 괜찮다고 하시니 다행이예요! 그나저나 자캐커뮤 쪽은 연락처 교환까지 하는군요. 자캐커뮤 쪽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신기하네요. 뭔가 조금 부럽기도 하고... 그런데 그렇게 행동하는 분들이 있다니. 뭔가 엄청 충격이네요. 무서워요... 그건 거의 집착 수준 아닌가요? 무서워서 더 연락 피할 것 같은데... 그, 그래도 천사님까지는 아니라구요? 그리고 고맙다고도 하시지 않아도 괜찮다구요. 저 역시도 건우주처럼 지킬 것은 지키자는 주의니까요. ㅎㅎㅎㅎㅎ 그래도 그런 얘기를 들으니 역시 저는 정말로 멋지고 좋은 파트너를 만난 것 같아요. 늘 느낀 거지만요! ㅎㅎㅎㅎ
그리고 아직 미성년자는... 맞지만 금방 20살이 된다구요! ㅋㅋㅋㅋ 생일 나름 앞 쪽이니까요. 빨리 성인이 되면 건우주께서는 더이상 이 관련으로는 놀리실 수 없을걸요? 반박 가능합니다! 경찰 아저씨들도 수능 끝난 고3은 건드리시지 않는다구요! 그 분들은 정말로 어린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을 보호하시기도 바쁘니까요! 그리고 포근하게 안아주신다면 정말로 펑펑 울어야겠네요. 쨔잔, 이렇게 건우주 찬스를 또 하나 얻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전혀 들리지가 않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 말이란 건 듣는 사람을 배려해서 해야하는 거라구요. 자, 그러니 다시 한번 더 크게 말씀해주시죠! ㅋㅋㅋㅋㅋ 그리고 안 귀엽다구요, 저! 다른 분들께 물어보시죠! 전혀 아닐걸요? 평생 들어볼 귀엽다는 말, 건우주께 전부 몰아듣고 있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지금 끌고갈건데... 전혀 끌리지 않고 있잖아요, 건우주!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서 끌려달라구요! 좋은 곳 데려갈테니까요! (끙끙) (부들부들부들)
그리고 분명히 손가락일거예요. 지금도 이렇게 저를 애 취급을 하고계시니 철컹철컹 걱정때문이라도 손가락일거예요! 명탐정을 무시하지 마시죠?! ㅋㅋㅋㅋㅋㅋ (두둥) -
810 건우 - 주아 (00314E+61) 2016. 12. 5. 오후 6:12:03"내 그대의 말을 잘 들었도다. 그대는 내가 몇번이나 기회를 줘도 끝까지 여기에 남겠다고 하는구나. 그 마음을 고맙게 받아들겠노라. 그리고 이 이상은 더 묻지 않겠노라. 이 이상 더 물으면 그대의 진심을 의심하는 것이 되니,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도다. 그리고 무례고 뭐고 할 것도 없다. 먼저 끌어안은 것은 바로 내가 아니더냐. 무엇보다 그대처럼 곱고 고운 백옥의 팔을 내가 거절할 일은 없다. 그러니까, 나를 끌어안아도 좋다. 내 그대를 절대로 버리지 않고, 계속 내 옆에 두어, 행복하게 해주겠노라. 만일 내가 이 맹세를 어기게 될 시, 나는 천지신명의 벌을 받아 잿더미가 될 것이니, 용의 약속의 무게를 인지해도 좋다."
나의 말에 주아는 차분하면서도 다정하게 자신을 나를 떠나지 않을것이라고 말하면서 내 허리에 팔을 감아 나를 끌어안았다.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음으로서,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아주 가까운 거리가 되었다. 그 가까운 거리에, 나는 그저 흐뭇하게 웃었다.
내 옆에 있겠다는 증표로 바치겠다는 온기가 너무나 따스하고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언제까지나 이 온기를 느끼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그저 웃어보였다. 이대로 놓고 싶지 않다고 느끼면서 더욱 더 품 속에 꼬옥 끌어안고 등을 토닥토닥 쳐주었다.
하얀 매화보다 더 곱고 아름다운 여성을 취하는 것을 그녀가 허락하고, 천지신명이 허락한다면 나는 절대로 놓치지 않고 취하리라. 그런 강한 욕망을 마음 속에 품고 나는 그녀를 앞으로 미르처럼 내 심복으로 삼으리라고 마음 먹었다. 다음번에 인간들이 또 다시 올라오면 그녀를 대동해서 나간 후에, 내 전언을 전하고, 그녀가 내 심복이 되었음을 그들에게 알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서 정말로 신성하고 성스러운 존재로 통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녀는 당황해서 그런 게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용과 함께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용에게 속박되어 심복이 되는 것. 그것은 그 정도의 무게감과 의미를 지닌 것이다.
아무리 그녀가 부정한다고 해도 그 의미는 절대로 퇴색하는 일이 없다. 하지만 그런 것을 지금은 굳이 말하지 않기로 했다. 머지 않아, 인간들이 다시 오게 되면, 시간이 계속해서 흘러가서 다시 오게 되면, 그땐 그녀도 싫어도 잘 알게 될 것이다.
"내가 그대를 너무 안은 모양이로다. 다시 밥을 먹도록 하자. 미르가 돌아왔을 때 놀림거리가 되면 곤란할 것이다. 나는 익숙하나, 그대는 익숙치 않을테니 말이다. 혹여나, 미르가 짓궂게 놀려대면, 나에게 꼭 말하라. 그 사슴은 쓸데없이 짓궂은 면이 있어서, 한번씩은 혼을 내주 않으면 안되느니라. 굳이 참을 거 없으니 나에게 말하면 내가 해결해줄테니 안심하라. 그대는."
언제까지나 이렇게 계속 해서 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은 밥을 먹는 시간이다. 나 때문에 주아 역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나는 그녀를 슬그머니 놓아주었다. 떨어지는 온기가 너무나도 아쉽고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 때문에 밥을 먹지 못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안타까웠기에 아쉬움을 참기로 했다.
숟가락으로 밥을 한 숟갈 뜬 후에 입으로 넣고 밥알을 꼭꼭 씹었다. 하지만 그 도중에도 나는 계속해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어째서인지 나는 계속해서 주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저히 눈을 땔래야 땔 수가 없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고작 하루만에 내가 이렇게 인간에게 관심을 보이고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되다니. 하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의 용기와 아름다움을 그녀는 나에게 보여주었다. 인간을 내 심복으로 삼는 것도 모자라서 계속해서 옆에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나도 모르게 또 다시 쓰다듬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손을 올리려고 했지만 곧 내려놓았다. 이 이상 계속해서 움직이면 그녀에게도 민페가 될 것이다. 그러기에 충동을 꾹 참고 손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내 시선은 계속해서 그녀를 향했다. 이 충동만큼은 도저히 억제할 수 없었다. 계속해서 내 눈에 두고서 보고 싶었다. 이 아름다운 백옥을, 이 아름다운 매화를, 이 아름답고 용기 있는 여성을 어찌 눈에서 치울 수 있겠는가.
다정한 눈빛을 보이면서 다정한 목소리를 함께 그녀에게로 천천히 날려보았다.
"앞으로 잘 부탁하겠노라. 주아.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취하는 곱디 고운 백옥같은 인간 여성이여. 내 너를 기필코 행복하게 할지어니, 너는 절대로 힘들어하지 마라. 용의 이름을 넘어서서, 청룡의 이름을 넘어서 내 이름을 걸고서 다시 한번 맹세하겠노라. 너는, 이제 영원히 나의 심복이다. 목숨을 잃는 그날까지."
지금은 거절하겠지만 언젠간, 그녀가 조금 더 여기에 익숙해지게 되면 나의 가호를 내려주리라고 마음먹었다. 그녀가 거절한다고 해도 나의 심복인 이상 나의 가호를 받는 일은 당연했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영원히, 영원히 이 마을의 전설처럼 내려지게 되겠지. 마을을 사랑하는 그녀에게 있어서 딱 좋은 미래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언젠가 먼 시간이 흐르고 또 흐르게 되면 나 혼자서 보게 될지도 모르는 그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그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아름다워,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예쁘고 멋진 풍경이었다.
"....유주아여.."
다시 한번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서 나는 그녀의 두 눈망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부드러운 눈웃음을 지으면서 그녀에게 환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고맙다."
//이걸로 막레를 날려보고자 합니다! 너무 길게 질질 끌어가는 것보다는 딱 여기서 끊는게 좋을 것 같아서 말이죠! 수고하셨어요! 주아주! 그리고...재시작과 강제 삭제는 치명타였습니다. 분명히 복사했는데, 그것조차도 다 없어져버렸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 해서..멘탈붕괴를 당해버렸죠. 그래서 빨리 자버렸습니다. 역시 멘붕때는 아무것도 안 써지더라고요. 다시 쓰려고 해도 글씨도 잘 안 써지고...
네. 그리고 자캐커뮤 쪽은 연락처도 많이 교환해요. 예를 들면 라인이라던가 카톡이라던가 등등요. 저도 처음엔 잘 몰랐는데 그렇게 하더라고요. 그런데 다만 이게 문제가 카톡이나 라인은 실시간으로 연락이 가능한거니, 한창 바쁠때도 연락이 오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는 상판처럼 시간날때 틈틈히 접속해서 연락하는 그런게 편하더라고요. 음. 자캐커뮤도 상황극도, 결국엔 시간 내서 하는 놀이인데, 그것에 너무 얽매이는것은 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한창 바쁠때도,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연락을 보내면서..그러니까.. 여러모로 피곤하더라고요. 진심.. (눈물) 그런 케이스도 있어요. 무섭긴 무섭더라고요. 진짜로 심한 경우에는 진짜 집착하는 것 같아서.. ㅠㅠㅠㅠ 너무 캐릭터에 목숨 거는 이가 많아요. 자캐커뮤쪽은.. 앤오와 앤캐를 구분 못하는 이도 많고요. 그래서 더 천사님이라고 느낀답니다. 주아주는. 선을 잘 지켜주시니까요. 딱 주아주 같은 정도의 선이 좋거든요. 전. 그 이상도 이하도 바라지 않아요. 앞으로도 좋은 관계로 잘 지내자구요. ㅎㅎ
그리고 20살이 아니면 미성년자 맞는거죠! 그 말은 한 달 뒤에 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더 이상 이 관련으로는 놀릴 수 없다라. 그럼 새롭게 놀릴 방법을 찾아야겠네요. 어떤 말이 좋을까? 아. 그리고 전혀 들리지 않았다고요? 이런. 이런 어쩔 수 없네요. 말해드릴게요. 귀 갖다대세요. (속닥속닥) 주아주, 정말로 좋은 사람이에요. 고마워요.
자. 이제 들었죠? 재방송 안할거에요! 그리고 주아주 귀여운걸요! 이렇게 되면 투표라도 해야하나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인증이..(시선회피) 곤란하군요. 하지만 확실한건 지금도 이렇게 부들부들대면서 끙끙대는 모습은 귀여운걸요. 그래서 주아 유괴범님. 어디로 끌고 가실 생각인가요?(윙크)
손가락이건 입술이건 중요하진 않잖아요? 중요한 것은... 제가 주아주를 생각하는 마음인걸. 아니면 어떻게 정말로 볼 뽀뽀라도 해드릴까요? ㅎㅎㅎㅎㅎ(빤히) -
811 주아 - 건우 (25639E+58) 2016. 12. 5. 오후 7:32:47건우주께서도 수고하셨습니다! 용인 건우는 정말로 신성하면서도 멋지군요! 건우주의 필력은 역시 대단해요. 옛스러움이 정말로 고풍스럽게 느껴졌거든요. ㅎㅎㅎㅎ 그리고 확실히 재시작과 강제 삭제는 피를 흘릴만한 치명타죠... ㅠㅠㅠㅠ 멘붕일 때는 확실히 주무시는 게 더 낫답니다! 자고 일어나면 다시 글이 써지니까요. 정말로 잘하셨어요~ ㅎㅎㅎ (쓰담쓰담)
음... 자캐커뮤는 진짜 하나도 모르는데 그런 일이 많군요. 거기도 여기처럼 익명으로 끝나는 줄 알았어요. 확실히 너무 얽매이면서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연락을 보내면 무섭고 피곤할 것 같아요. 진짜로 집착 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앤오가 뭔가 해서 찾아봤더니 애인캐릭터의 오너였군요. ㅋㅋㅋㅋㅋㅋ 처음 알았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건우주. 이제는 그런 일 안 겪으시는거잖아요? 그러니 울지말아주세요. 뚝이예요, 뚝! (눈물 닦아주기) 그리고 천사님이라니... 대천사님께서 하실 말씀이신가요? ㅎㅎㅎㅎㅎ 제가 선을 잘 지키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이대로 가면 되는거겠죠? 네, 앞으로도 좋은 관계로 잘 지내봐요, 건우주!
그나저나 역시 놀리고 계셨던 것이 맞았군요! ㅋㅋㅋㅋㅋㅋㅋ 우와, 진짜 너무해요! 나이로 놀리시다니! ㅠㅠㅠ 이제는 미성년자 취급 아니라구요! 저는 애가 아닙니다! 그리고 속닥거리셨던 말씀이 그거였나요? 그런데 어떡하죠? 저는 재방송이 듣고싶은데요? ㅎㅎㅎㅎ 좋아요, 그러면 역으로 제가 재방송을 해드리죠! (까치발) (속닥속닥) 건우주야말로 정말로 좋은 사람이예요. 언제나, 늘 고마워요!
그리고 도대체 귀엽지 않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리는거냐구요. ㅋㅋㅋㅋㅋㅋ 이러다가 익숙해져버리면 오히려 제 쪽이 곤란해져요! 그리고 어디로 끌고 갈거냐면... 진짜로 귀여운 아이들이 있는 곳! 바로 고양이 카페! 후후, 안 따라오시고는 못 배기실걸요? 이렇게 건우주의 귀엽다 소리는 고양이들에게로 옮겨가는 효과까지! 어때요? 유괴범의 계획, 대단하죠? (윙크)
그, 그리고 확실히 그게 더 중요하긴 하겠지만... 우와, 왠지 직접 들으니 엄청 창피해요... 그, 그런데 볼뽀뽀라뇨?! (당황) (동공지진) 어차피 제가 미성년자라고 계속 말씀하시는 이상, 못하실걸요? 철컹철컹이라면서요! ㅋㅋㅋㅋㅋㅋ -
812 건우주 (00314E+61) 2016. 12. 5. 오후 8:11:34용인 건우가 신성하고 멋진진 잘 모르겠지만 주아는 역시나 천사에 너무나도 어여쁜 이였습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고운 나머지 다시 한번 주아에게 빠져버렸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착한 여성이 있을 수가 있나요! 건우 용아! 넌 잘해라! 저런 여성 다시는 못 만난다!!(확성기)
음..그리고 자캐커뮤는 익명제는 아니니까요. 원하면 만나는 것도 가능해요. 실시간 연락은..사실 되게 피곤하죠. 저는 카톡도 실시간으로 막 보면서 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꼭 할 이야기가 있으면 좀 길게 하기도 합니다만.. 그래서인지 한 사람과 2시간 3시간씩 라인 붙잡고 연락하는건 잘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그런것을 요구하니.. 결론은 제가 포기했습니다. 도저히 못해먹겠더라고요.(절레절레) 그리고 눈물을 닦아주시니 이젠 울지 않을게요! (생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들킨건가요? 이런! 말실수를 해버렸다!! 미성년자 취급 하지 말라고 해도 아직 미성년자니까 미성년자 취급입니다! 1월달에 다시 찾아오세요! 주아주는! 음.. 그리고 다시 재방송을 해달라구요? 얼마든지요. 주아주도 이렇게 말해줬으니까요. 주아주, 정말로 좋은 사람이에요. 고마워요. 주아주, 정말로 좋은 사람이에요. 고마워요. 주아주, 정말로 좋은 사람이에요. 고마워요. 주아주, 정말로 좋은 사람이에요. 고마워요. 주아주, 정말로 좋은 사람이에요. 고마워요.
자. 5번이나 재방송했습니다. 이젠 못 들었다고 할 수 없겠죠?! ㅋㅋㅋㅋㅋㅋㅋ 음..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해준것이 없다보니, 좋은 사람인진 잘 모르겠네요. ㅎㅎㅎ 주아주는 언제나 자리를 비워도 꼭 돌아왔으니 좋은 사람인건 확실하지만 저는..아직 그런게 없어서. 그래도 그리 봐주니 정말로 고마워요.
그리고 고양이 카페... 고양이 카페....(눈 초롱초롱(질질 끌려가기) 좋아요! 가요! 주아주! 납치당해야지!! 고양이들아! 내가 간다!!(생긋)
그리고 그렇게 나오신다라. 그럼 철컹철컹 될 거 각오하고 해드려야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주아주가 먼저 도망가게 되겠죠. 안 그래요? -
813 주아주 (24199E+61) 2016. 12. 5. 오후 8:40:04ㅋㅋㅋㅋㅋㅋㅋ 건우 용 엄청 멋졌다구요! 건우 용도 한 마디, 한 마디가 전부 명언이었어요. 그나저나 획성기까지 사용하시다니! ㅋㅋㅋㅋㅋㅋ 주아야, 너도 잘 해야한다. 저렇게 너만을 봐주는 멋진 용은 다시 만나기 힘들어!! (확성기)
아... 자캐커뮤는 익명제가 아니예요? 우와, 그것도 처음 안 사실이네요. 거기다가 만나는 것까지 가능하다니. 음... 이번에도 또다시 건우주께서 포기하셨군요. 잘하셨어요. 저도 실시간으로 카톡하는 거 조금 힘들어하거든요. 그런 걸 억지로 해달라고 하면 확실히 피곤하죠. 괜히 맞춰주면서 힘들어하는 것보다는 포기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이젠 울지 않는다면 정말 다행이예요! (방긋)
그리고 역시 놀리신 거였군요!! 너무해! 미성년자는 맞지만 애 취급을 하지 말아달라구요! 1월까지는 놀림 받아야한다니, 그건 안돼요! 그, 그런데 무려 5번씩이나 재방송인건가요?! (동공지진) 으아아... 뭐, 뭔가 엄청 창피하다!! (얼굴 가리기) 그리고... 돌아온 걸로 좋은 사람이라고 하신다면, 건우주께서도 마찬가지라구요. 제가 언제나 자리를 비워도 꼭 기다려주셨으니 정말로 좋은 사람이예요, 건우주. ㅎㅎㅎㅎ
ㅋㅋㅋㅋㅋㅋ 역시 동물은 위대합니다! 자, 이제 역납치 당해서 고양이 카페로 갔으니 거기서 고양이들에게 귀엽다는 말을 실컷 하시죠! 이제서야 건우주의 말버릇이 제자리를 찾아갔네요. ㅎㅎㅎ (짝짝짝)
그리고 굳이 각오까지 하시며 할 필요가 있나요? 건우주께서는 철컹철컹을 정말 무서워하시니까 저 역시도 도망갈 일이 없잖아요? 안 그런가요? ㅎㅎㅎㅎ 이렇게 계속해서 애 취급을 받는 이상, 정말로 애처럼 행동해버릴겁니다! 역으로 각오하시라구요? (박력) -
814 건우주 (00314E+61) 2016. 12. 5. 오후 8:45:42고양이는 진리이자 사랑입니다. 진짜로 저 고양이 되게 좋아하거든요. 아, 물론 개를 싫어하는것은 아니지만 고양이를 좀 더 좋아하는 편이에요. 물론 건우는 고양이르 더 좋아하지만요. 그래서 고양이 카페로 가면 제가 나갈줄은 모른답니다. 친구들이 제 귀를 붙잡고 끌고 나갈 정도에요. 혹은 저를 안 데리고 가려고 한다거나.. 물론 이 근방에 고양이 카페가 없어서 조금 멀리가야하는 것도 있고 해서.. 고양이 카페 자주는 못 가지만요. 빨리 가야 그때 주아주에게 말했던것처럼 검은색 고양이가 다가오는지 알 수 있을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말을 해보니까 정말로 하얀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로 돌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 하얀 고양이는 가족들의 사랑들을 독차지하면서 집에서 키워지는 고양이고 검은 고양이는 밖을 떠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담벼락 위에 올랐는데, 하얀 고양이를 발견하게 되고, 그 이후로 밤이 되면 매일 거기에 찾아가서 하얀 고양이를 바라보면서 야옹 야옹 거리는 느낌? ㅎㅎㅎㅎㅎㅎ 뭔가 되게 귀여울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리고 미성년자가 맞으니까 애 취급인겁니다! 미성년자는 애 맞잖아요. 하지만 주아주. 1월이 되면 20살이니까 이제 파릇파릇한 새싹이라고 할거니까 안심하지 말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되어도 공격 수단은 잔뜩 있답니다!
그리고 애처럼 행동한다니! ㅋㅋㅋㅋㅋㅋ 무, 무슨 짓을 하려고요?! 설마 킹 오브 킹인 단비꺼야아아아! 를 시전하려는겁니까?! 그, 그건 조금 위험한데...!! (동공지진) 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떠오르네요. 어릴때 자주 봤었거든요. 단비꺼야! 요즘도 잘 알려진 것 같아서 신기해요. 제가 어릴때나 보던 만화를 요즘 애들도 아니까요.
아무튼 다음 상황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게 낫겠죠? 뭘 해보는게 좋을까요? 100일 상황으로 가볼까요? 정말로? -
815 주아주 (24199E+61) 2016. 12. 5. 오후 9:14:00역시 고양이 엄청 좋아하시는군요! 그럴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고양이 카페로 역납치하겠다 한거구요. ㅎㅎㅎㅎ 저는 개와 고양이, 둘 다 좋아한답니다! 그런데 친구 분들이 귀를 붙잡고 끌고 나가거나 아예 안 데리고 간다니. ㅋㅋㅋㅋㅋㅋ 귀여우셔라! 조만간에 꼭 가시길 바래요. 건우 고양이가 분명 무릎 위에 착석할테니까요! 고양이 카페 가셔라, 가셔라, 가셔라! 이렇게 말하니 왠지 저도 다시 가고싶어지네요.
어라, 그런데 이렇게 또 하나의 AU가 탄생하나요? ㅋㅋㅋㅋㅋㅋ 네, 괜찮을 것 같아요. 뭔가 진짜로 되게 귀여워요! 상황 설정만 들어도 진짜 너무 귀엽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쓰담쓰담해주고 싶어라! 길고양이와 집고양이가 서로 만나는 상황이라. 진짜로 너무 귀여워...! (심쿵)
아... 그, 그치만 미성년자와 애는 다르다구요?! 진짜 엄청 다르다구요?! 애는 초등학생까지고 중고등학생들이 미성년자예요!! (억지) 그, 그리고 파릇파릇한 새싹... 아직 기억하고 계셨던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잊어버리신 줄 알았는데...! 이런!! 땅에 심어지긴 싫다구요! ㅋㅋㅋㅋㅋ
어라? 땡깡 피우기는 생각 못 했는데. 단비꺼야라니, 그거 좋은걸요? ㅋㅋㅋㅋㅋㅋ 멋진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본 적은 없는데 단비꺼야가 엄청 강하다는 것은 알거든요. 조만간에 써먹야겠네요.
네, 다음 상황은 저번에 상의했다시피 100일 상황으로 가봐요. 추억을 되새기며 꽁냥꽁냥? ㅎㅎㅎㅎ -
816 건우주 (00314E+61) 2016. 12. 5. 오후 9:22:28단비꺼야는...ㅋㅋㅋㅋ 필살기입니다. 진짜로. 그걸 TV에서 봐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어요. 어릴때의 저조차도 우와..쩐다..이런 느낌으로 봤거든요. 아마 저와 같이 그 장면을 본 이들은, 다 같은 생각일거에요. 그런데 그걸 쓰신다니! 주아주! 제가 뭘 잘못했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 안됩니다! 이제 어른 취급 해줄게요! 그러지 말아요! 그, 그것만큼은 제발...!(싹싹)
그리고 고양이는 귀여우니까요. 고양이 카페로 납치라. 이건 납치가 아니라 안내가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 아. 고양이 카페에서 또 다시 납치된 후에, 어두컴컴한 지하실로 끌려가는겁니까? 저? ㅋㅋㅋㅋㅋㅋ 고, 고양이 한마리만 넣어주세요! 그럼 저 도망치지 않을게요!
그리고 아무리 그렇게 말한다고 한들 애는 애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순순히 받아들이시죠! 귀여워해드릴게요! 어서 애인것을 인정하고 여기로 와요! 주아주! 꼬옥 안아주고 쓰담쓰담할게요. 어른에게는 이런거 못한다구요. ㅎㅎㅎㅎㅎㅎㅎㅎ(씨익)
....이러니까...ㅋㅋㅋㅋㅋ 진짜..악당 같네요. 저! 그리고 파릇파릇한 새싹을 제가 잊을리가 없잖아요. 그거 제가 먼저 말한거라구요! 20살이 되자마자 땅에 심어드릴테니 꽃을 피울 준비를 하세요!
음..그리고 100일 상황으로 가도 되겠죠. 정말로 오랜만에 어디로 안가고 제자리에서 꽁냥꽁냥거리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겠네요. 지금까지는 늘 이동하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그 관련으로 상황을 쓴다고 길이가 왕창 길어졌으니까요. 이번엔 저는 굳이 길게 안 쓰고, 적당한 길이로 맞춰보려고 생각중이에요. 제 자리에서 있는 상황이면 아무래도 2000자를 만들려면 일부로 길게 늘여써야하니까 말이에요. 그래도 쓰다보면 또 길어질지도 모른다는게 함정이겠네요. 사실 지금 길이도 쓰다보니까 길어진다라는 느낌이다 보니..(끄덕) 아. 선레는 제가 할게요. 건우의 방에서 노는걸로 괜찮겠죠? -
817 주아주 (24199E+61) 2016. 12. 5. 오후 9:43:47ㅋㅋㅋㅋㅋㅋㅋ 단비꺼야는 필살기급이였군요, 역시. 좋아요, 그러면 더더욱 필살기로 저장해놔야겠네요! 네, 건우주 잘못하셨어요. 그것도 엄청 많이요! 분명 어른 취급 안 해주실테니 그렇게 싹싹 비셔도 못 믿겠다구요! 자, 저의 사자후 샤우팅을 기대해주시죠! ㅋㅋㅋㅋㅋㅋㅋ (마이크 들기)
그리고 안내 아니거든요! 나름 납치예요, 이거! 어두컴컴한 지하실이라니... 건우주께 저는 도대체 어떤 이미지인거죠?! ㅋㅋㅋㅋㅋㅋ 그런 미친 과학자가 있을 법한 장소따위 저는 모른다구요!! 그리고 죄송하지만 고양이는 넣어줄 수 없어요. 왜냐면 그 고양이는 저랑 놀 예정이니까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애는 아니라고 도대체 몇 번째 얘기하고 있냐구요, 저! ㅋㅋㅋㅋㅋ 무, 물론 어른에게는 그런 거 못하겠지만... 아, 그러면 이제 쓰담쓰담받는 것도 한달밖에 안 남은거네요?! 아... 그건 왠지 슬퍼요... (시무룩) (훌쩍) 이번에도 또다시 사악한 미소가 보이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순순히 갈게요... (다가가기) 그래도 애라고 인정한 것은 아니예요, 절대!!
ㅋㅋㅋㅋㅋ 악당같다는 거, 이제야 눈치채신건가요? 20살이 되자마자 땅에 심어주겠다니! 아, 안 돼! 필사적으로 도망쳐야겠네요. 저는 꽃이 피는 새싹이 아니라구요! 그냥 이름없는 길가의 흔한 풀 중 하나일거라구요!
그리고 100일 상황. 확실히 매우 오랜만에 제자리에서 꽁냥꽁냥거리겠네요. 건우주께서 적당한 길이로 맞추신다면 저도 아마 비슷하게 맞출 거예요. 보통 상대방의 레스 길이에 맞춰가는 편이라. ㅋㅋㅋㅋㅋ 그리고 길어지면 뭐 어떤가요? 길어지면 길어진 대로 즐겁게 즐기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선레는 정말로 고마워요! 네, 건우의 방에서 노는 걸로 괜찮아요. ㅎㅎㅎㅎ -
818 최건우 - 자신의 방 (00314E+61) 2016. 12. 5. 오후 10:20:07"좋아. 청소는 완벽해. 먼지 하나 없어. 책상도 깨끗하게 정리정돈했고, 옷장도 확실하게 정리했고, 좋은 향기도 나고 있어! 완벽해!!"
평소에도 방은 깨끗하게 정리정돈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지저분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방은 깨끗하게 청소하고 관리하는 편이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더 깨끗하게 정리를 해뒀다. 왜냐하면 오늘은 주아가 여기로 오는 날이니까. 평소에도 주아는 자주 우리 집에 찾아왔고 내 방에서 자주 놀고는 했다. 하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세상 연인, 모두가 다 특별한 날로 꼽고 있는 100일이 바로 오늘이었다.
내가 주아가 다른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거리를 띄우기 시작하던 그 날이 떠올랐다. 정말, 그때 고백을 하게 될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때의 분위기와, 그때 했던 말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히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도 절로 미소만 지어졌다. 만일 그때 내가, 그리고 주아가 서로에게 고백을 하지 않았으면 우린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 같은 분위기는 꿈도 꿀 수 없을 정도로 멀어져서 서로가 서로를 어색하게 피하기만 했을까?
그렇게 생각해보면, 정말로 운명이라는 것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나와 주아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을뻔 했지만, 또 한순간의 선택으로, 다시 이어져서 서로의 거리를 0로 만들어버렸으니까.
핸드폰 시계를 바라보니, 슬슬 주아가 올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내 방의 상태를 확인했다. 푸른색 이불이 부드럽게 깔려있는 침대는 상당히 깔끔하게 정돈되어있었고, 노트북이 올려져있는 책상 위도 깨끗했고, 음반CD가 잔득 진열되어있는 책꽂이도 깔끔하게 정리정돈 되어있었고, 공부할때 쓰는 책이나 문제집이 가득 꽂혀있는 책꽂이도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게 정리정돈 되어 있었다.
하얀 장갑을 꺼낸 후에, 바닥을 쓱 건드려봤지만 검은색은 전혀 묻어나오지 않았으며, 방 가운데에 깔려있는 작은 테이블 위에는 100일을 기념하는 생크림 케잌과 과자들이 제대로 배치되어있었다.
"완벽해."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나는 침대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시간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주아를 보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고 긴장감도 커져갔다. 100일 선물은 미리 준비해뒀다. 하지만 이것을 좋아할지는 알 수 없었다. 물론 주아는 좋다고 하겠지만, 그것이 예의상인지 아니면 진심인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으니까. 그게 조금 걱정이었다. 기왕이면 여자친구의 마음에 드는 선물을 사고 싶었으니까.
"그래도, 오늘 같은 날 안 만날 순 없잖아?"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마음 먹고, 나는 침대에 앉은채로 발을 앞뒤로 가볍게 휘저으며, 주아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여기서도 초인종 소리는 들리니까 주아가 오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주아는 우리집 비밀번호를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몰래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올 애는 아니니까.
"무슨 말을 하는게 좋을지 조금 생각해야겠는걸."
//1400자 정도로 써봤답니다. 확 길이가 줄어든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늘 2300자, 2400자 길이로 썼었으니까요. 아무튼 필살기가 무시무시하잖아요! 거기다가 마이크라니요!! 그, 그만둬요! 주아주! 그것만은..그것만은 안돼! 제발 그것만은 안됩니다!!(동공지진) 제가 잘못했습니다!!(싹싹) 어른 취급할게요! 어른 취급 할게요! 한 달 뒤에요! 그러니까 그것만은 제발..!!
그리고 납치라고 하면 어두컴컴한 지하실이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 그럼 전 고양이 카페에 감금되는건가요? 그런데 고양이가 없다고요? 그럼 그게 무슨 고양이 카페에요!! 고양이를 내놔라! 내놔라! 내놔라!! 이미 끌려온 것 같지만 날 풀어줘요! 주아주!!(문 쾅쾅쾅!!)
그리고 그렇게 바라보시면...좋아요! 그럼 앞으로는 애라서 쓰다듬는게 아니라 여동생 같으니까 쓰다듬는걸로 할게요! 이러면 애도, 어른도 상관없죠. 어떤가요? 저의 발상? 하하하하! 오빠 믿지..?(윙크) .......죄송합니다. 역시 어울리지 않는 대사는 하는게 아니었어요.(시선회피)
그리고 기라의 흔한 풀 중 하나라니요. 그게 무슨 소리죠? 주아주가 얼마나 예쁜 꽃인데요. 그리고 심어지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에요. 그리고 그 이름 없는 풀도 예쁜 것이 많다구요. ㅎㅎㅎㅎ 실제로도 그래요. 이름없는 풀들이 예쁜게 엄청 많아요!
그리고 건우가 준비한 100일 선물은 비밀입니다! 후후.. 추리해도 좋아요. 물론 단서를 줄지느 잘 모르겠지만요!! -
819 주아 - 건우 (24199E+61) 2016. 12. 5. 오후 11:08:13"...이 정도면 됐겠지?"
부엌의 오븐에서 갓 만들어진 쿠키를 꺼낸다. 식탁 위에 쿠키가 든 판을 올려놓자 잘 구워진 따끈따끈한 초코칩 쿠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잠시 맛있는 냄새를 마시고는 배시시 옷는다. 이번에 엄청 잘 만들어진 것 같아! 다행이야.
곧 예쁜 분홍색 작은 정사각형 상자의 뚜껑을 열고는 그 쿠키들을 하나하나 조심스레 담는다. 예쁘게 모양을 신경써서 잘 담아보자 마트에서 파는 것마냥 제법 그 모양이 잡힌다. 잠시 그 모습을 흐뭇하게 웃으며 내려다보다가 조심스레 뚜껑을 닫는다. 그리고는 빨간색 끈으로 상자에 리본을 묶어 장식한다.
옆에 준비해뒀던 종이가방에 쿠키가 든 상자를 넣고, 미리 사왔었던 오렌지 주스를 넣는다.
"보자... 간식 부분은 준비되었고, 다음엔... 아, 맞아!"
대충 뒷정리를 하며 부엌을 정리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놓친 것이 있나 다시 점검해보자 문득 깜빡하고 안 챙긴 것이 생각나 급하게 자신의 방으로 뛰어들어간다. 그리고는 미리 사놓았던 자신의 100일 선물을 조심스레 집어든다. 건우에게 줄, 자신의 선물. 잠시 빙그레 미소지으며 그것을 바라보다가 또다른 예쁜 종이가방에 그것을 집어넣는다. 종이가방의 입구에 고양이 얼굴 모양 스티커를 붙여 입구를 막은 후, 그곳에 살짝 입을 맞춘다.
...몰래 비밀 마법까지 걸어놨으니까, 건우도 분명 좋아해주겠지? 건우의 마음에 쏙 들어서 꼭 좋아해주었으면 좋겠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듯 헤헤, 웃다가 잠시 고개를 돌려 다시금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좋아, 오늘 머리도 뻗친 곳 하나 없이 단정하고, 반묶음한 머리도 오늘따라 잘 묶였어! 거울 속 자신의 들뜬 표정에 스스로가 가볍게 웃어버린다.
정말이지... 들뜬 거 너무 티내는 거 아냐, 너?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걸. 건우를 만나러 갈 때마다 언제나 새롭고 설레는 기분이니까.
"좋아. 그러면 이제 슬슬 출발하자. 절대 늦으면 안 돼! 특히 오늘은 절대로 안 돼!"
잠시 건우가 줬던 펜던트를 양손으로 꼬옥 쥐며 다짐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선물이 든 종이가방과 간식이 든 종이가방을 들고는 집을 나선다.
오늘도 화창한 바깥 날씨. 그러나 바깥 날씨는 적어도 오늘은 상관없었다. 왜냐면 오늘은 건우의 집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그렇지만 맑고 푸른 하늘과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들뜬 기분은 더욱더 즐겁게 바뀐다.
그렇게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금방 도착한 건우의 집 앞. 현관문 앞에 서자 갑자기 괜히 조금 떨리기 시작한다. 분명 어릴 때부터 자주 왔었던 집이건만, 오늘따라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 긴장해서 그런걸까? 오늘은 특히 중요한 날이니까. 후우, 잠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어떻게든 진정시킨 후, 살짝 떨리는 손으로 초인종을 누른다.
건우의 집 안에 울려퍼지는 딩동, 하는 소리. 역시 건우가 나올까? 아니면 지우? 아니면 아저씨, 아주머니? 누가 나올지 기대하면서, 동시에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괜히 종이가방을 든 손에 힘이 들어간다.
/ 사실 정확한 글자 수는 잘 몰랐는데 그 정도 글자 수였군요. 예전엔 이 정도 쯤으로 썼던 것 같은데 말이죠. 우와, 그런데 단비꺼야는 정말 엄청난건가 보네요. 마이크까지 동원하니 효과가 2배가 되었군요! 그런데 한 달 뒤에 어른 취급이라니! ㅋㅋㅋㅋㅋ 그거 결국 소용없는 거 아닌가요? 아무튼 그렇다면 마이크는 치우도록 할게요. 하지만 언제 다시 가져올지 모르니 조심하시라구요? ㅎㅎㅎㅎㅎ
그나저나 납치는 어두컴컴한 지하실인가요? 그러면 혹시 건우주도 저를 그런 곳에 데려가시려고...? (동공지진) (의심) ㅋㅋㅋㅋㅋㅋ 알겠어요, 알겠어! 고양이 넣어줄게요. 그러니 문 두드리지 마세요, 부숴질라! 자아, 여기 검은 고양이입니다! (고양이 안겨주기)
그리고 이제는 여동생인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그렇다면 애도, 어른도 상관없지만... 그런데 왜 어울리지 않는 대사인거죠? 그런 대사는 이미 많이 하셨었잖아요? ㅋㅋㅋㅋ 네, 오빠 믿어요! 자, 그러니 시선회피는 그만 하시죠? 여기 보시는 거예요. 대신 빤히 보는 건 금지! (박력)
그리고 저는 예쁜 꽃이 아니라구요. 확실히 심어지지 않으면 모르긴 하지만... 애초에 심어지기 싫다구요! ㅋㅋㅋㅋ 음, 그리고 확실히 이름없는 풀들이 예쁜 게 많긴 하지만... 좋아요, 그러면 저는 이름없는 흔하디 흔한 잡초가 되어야겠군요! 그야 저는 잉여일 뿐이니까요! ㅋㅋㅋㅋ
흐음, 건우의 100일 선물... 좋아요. 한번 추리해보죠! 감이 잘 안 오긴 하는데 탐정 모드 발동이예요! -
820 건우 - 주아 (03988E+56) 2016. 12. 6. 오전 12:31:43-딩동, 딩동.
갑자기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 난 그 소리가 울리자마자 바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방에 있는 거울을 확인하면서 혹시나 머리카락이 삐쭉 올라온 곳은 없는지, 옷가짐은 단정한지 등등을 살펴봤다. 거울 속에 비쳐있는 내 모습은 상당히 단정했다. 옷깃 하나 흐트러진 것 없이 정말로 단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고 왼쪽 팔에 차고 있는 팔찌 역시 확실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을 확인한 후에, 나는 빠르게 초인종이 울리는 문쪽으로 달려갔다. 내 방은 2층에 있는만큼 중간에 계단이 있었고, 넘어지면 곤란하기에,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고, 계단에서 다 내려오자마자, 나는 빠르게 다시 문을 향해서 달렸다.
그리고 문제 도착하자마자 나는 멈춰섰고 잠시 심호흡을 쉬었다. 분명히 이 밖에는 주아가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집에 찾아올 이는 주아밖에는 없었다. 그렇기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평소라면 태연하게 문을 열고 웃겠지만, 오늘은 100일.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문 앞에서 계속해서 심호흡을 쉬면서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나는 문고리를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문고리를 돌렸다. 이제는 많이 시원해진 바람이 문 너머로 집으로 불어오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문이 완전히 열리자, 내 여자친구인 주아의 모습이 보였다. 2개의 종이가방을 들고 있는 주아는 오늘도 너무나 예쁜 모습이었다. 오늘따라 이렇게 예쁘게 느껴지는 것은 100일이라는 효과 덕분일까?
화창한 날씨와 함께, 보이는 주아의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생긋 웃으면서 다정한 미소와 함께 주아에게 말했다.
"안녕. 주아야. 어서 와! 그리고, 고마워. 100일간 나와 사귀어줘서."
말을 하면서 나는 주아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봤다. 그리고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나만이 아니라, 주아도 나름대로 신경써서 꾸미고 왔다는 느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이 날을 나만이 아니라 주아도 나름대로 신경썼다는거니까.
자연히 다음으로 내 시선은 2개의 종이가방쪽으로 향했다. 저 안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있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저 둘 중 하나는 주아가 준비한 100일 선물이 들어있지 않을까란 추측이 들었다. 주아라면, 오늘같은 날, 선물을 준비하지 않을리가 없었다.
내가 준비하지 말라고 말을 해도 무조건 준비를 할 주아이기에, 과연 무슨 선물을 준비했을지 조금 궁금증이 들었다. 하지만 굳이 내 입으로는 먼저 말하지 않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당연하지만 나 역시도 100일 선물을 준비했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방에 있었다.
"자. 자. 들어와. 그렇게 서 있지 말고. 방으로 가자.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집에 아무도 없지만, 하하하. 이상한 짓을 한다거나 그런거 아니니까 안심해. 내가 너에게 이상한 짓을 할리가 없잖아?"
어쩌다보니, 지금은 집에 나 혼자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주아에게 이상한 짓을 한다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나에게 있어서 주아는 정말로 소중하니까.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머리를 긁적이면서 난감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 사실을 확실하게 밝혔다.
그리고 나는 먼저 집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고 안내하듯이 방을 향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자. 주아야. 오늘은 우리 둘의 특별한 날, 100일이니까. 100일간 날 좋아해주고 사랑해줘서 정말로 고마워."
//확실히 예전에는 이런 길이로 쓰고는 했죠. 왜냐하면 옆동네에서는 글자 제한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단비꺼야..ㅋㅋㅋㅋㅋ 영상을 직접 보신분만이 그 위력을 알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 치면 아마 나올거에요. 한번 보는 것을.. 추천.....못하겠습니다. ㅠㅠㅠㅠㅠ 그거 진짜로 무시무시하거든요. 빡침주의라고 대부분 되어있을거에요. 네. 진짜로 장난이 아닙니다. 그거. 근데 그 단비꺼야가 실제 이야기라고 해서..(눈물) 대체 어떻게 그걸 버틴거지!!
와아아아! 검은색 고양이는 안겨주는거에요? 좋았어! 고양아! 고양아! 나랑 놀자!! 하지만, 다른 고양이도 보고 싶단 말이에요!! 큭! 이렇게 저를 가두다니! 하지만 고양이가 있으니 봐주도록 하죠!! 그리고 제가 주아주를 어떻게 거기로 데려가겠어요!! 지금은 제가 납치되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고양이가 있으니까 괜찮아요! 고양아! 고양아!!(고양이만 본다(주아주 방치)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대사라구요! 이미 많이 했다고 해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구요! ㅋㅋㅋㅋ 이건 어쩔 수 없는 기분 문제에요! 그리고 빤히 보는건 금지라니. 그럼 어떻게 보면 되는거죠? 예를 들어주지 않겠어요? 주아주?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잡초라니! 주아주는 잡초가 아니에요! 이런 예쁘고 고운 분이 잡초일리가 없잖아요? 분명히 예쁜 꽃이에요! 심어지기 싫다니.. 풋풋한 새싹이 심어지지 않으면 죽잖아요! 안돼요! 심어지세요!(박력)
그리고 추리라.. 하고 싶다면 얼마든지요! 하지만 쉽지는 않을걸요? 아. 힌트는 드릴게요. 힌트는 추억입니다. -
821 주아 - 건우 (84855E+52) 2016. 12. 6. 오전 11:11:13딩동, 딩동 울려퍼지는 초인종 소리. 긴장된 마음으로 두근두근 뛰기 시작하는 가슴을 애써 심호흡으로 진정시켜본다. 분명히 어릴 적부터 수도 없이 왔던 건우의 집이건만, 오늘따라 유난히도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착각이 아닐 것이다.
그야 오늘은 아주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날이니까. 양손으로 꼬옥 잡고있던 종이가방을 잠시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정말로... 좋아해주겠지?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정말로 고민고민하면서 고른 선물이니까...
종이가방을 잡고있던 두 손 중 한 손을 들어올려 괜히 자신의 머리를 매만진다. 분명히 집을 나오기 직전에도 몇번이나 확인하고 또 확인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이미 단정하고 부드럽게 정리한 머리카락을 다시금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며 정리한다.
그렇게 얼마 동안을 긴장감과 설렘 속에서 기다렸을까? 건우의 집 안에서 희미하게 무언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롱이일까? 하지만 아롱이일 리가 없었다. 그야 들려오는 달리는 소리는 강아지 치고는 컸고, 문 앞에서 딱 멈춰섰으니.
건우야. 건우일거야. 분명 건우밖에 없어. 건우가 지금 이 문 바로 뒤에 왔어.
그 사실을 인지하자 다시금 심장은 조금씩 빨리 뛰기 시작했고, 종이가방을 잡은 손에도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곧 문이 천천히 열리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곧 건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의 자신의 멋진 남자친구. 자신이 선물해준 팔찌를 소중하게 차고있는 것도, 100일이라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고 이렇게 자신을 저의 집에 초대해준 것도, 전부 다 고마울 뿐인 자신의 소중한 남자친구.
따사로운 햇살에 밝게 비치는 건우에게 부드럽게 미소 지어보이자 건우는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더니 곧 생긋 웃으며 자신을 반겨준다.
"안녕, 건우야. 오늘 초대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나 역시도 나랑 100일 동안이나 사귀어줘서 정말로 고마워."
똑같이 밝은 미소와 함께 건우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고맙고 설렘이 가득한 마음. 두근두근, 기분 좋은 떨림이 느껴져 괜히 헤헤, 웃어버린다.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이 들고있는 종이가방을 바라보던 건우는 자신이 준비한 선물이 무엇인지 조금 궁금한 눈치였다. 그러나 지금 얘기해 줄 생각은 없었다. 무엇인지 모르는 편이 조금 더 두근두근할테니까.
다행히 건우도 꼬치꼬치 캐물을 생각은 없었는지, 이내 그렇게 서있지 말고 들어오라고 얘기한다. 그러다가 건우는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오늘은 집에 아무도 없지만 이상한 짓을 한다거나 그런 거는 아니니까 안심하라며 난감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인다.
집에 아무도 없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기에 순간 움찔, 한다. 어어... 그, 그러면 오늘 하루종일 나, 건우의 방에서 건우랑만 단 둘이 있는거야...?
순간 화악, 달아오르는 얼굴에 스스로가 더 당황하여 어버버거리며 입을 연다.
"아하하... 그, 그렇지? 네가 나한테 이상한 짓을 하, 할 리 없잖아. 그... 라, 라면도 없을테고 말야. 그치?"
애써 장난스럽게 얘기해보지만 살짝 떨리는 목소리에 말을 조금 더듬는다. 그래도 그 사실은 모르는 척,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하긴... 그 '라면 먹고 갈래?' 같은 상황은 우리에게 일어나...진 않을테니까. 응.
먼저 집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는 건우의 뒤를 따라 집 안에 들어가며 현관문을 조심스레 닫는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안내하듯이 방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건우를 뒤따라간다. 마치, 여기에 처음 온 것처럼. 이미 어디에 뭐가 있는지는 다 알고있었지만 마치 처음보는 것 같은 새로운 느낌에 신기해하며 그를 따라간다.
"응. 우리 오늘 하루, 정말로 즐겁게 보내자. 건우야. 나야말로 100일 동안 내 옆에 있어줘서, 나를 좋아해줘서 정말로 고마워. 오늘은 우리들의 아주아주 특별한 날이니까 분명 행복한 날이 될거야."
/ 글자 제한... 뭔가 되게 아련한 기억이네요. ㅋㅋㅋㅋㅋ 종종 걸리고는 했었는데. 그리고 빡침주의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직접 보는 것은 좀 무섭긴 하네요. 나중에 살짝만 볼까... 그런데 실제 이야기예요?! 단비꺼야가?! (충격) 우와... 어머니 분께서 엄청 힘드셨을 것 같아요. ㅠㅠㅠ 무려 빡침주의까지 붙어있는데...!
그리고 검은 고양이로 만족하시죠! 왜냐면 다른 고양이들은 저하고 놀 예정이니까요! ㅋㅋㅋㅋㅋ 역시 고양이들은 엄청 귀엽죠! 그 귀여움은 인정이긴...한데... 그런데... (방치당함) (왠지 상처) ......계속 그렇게 고양이만 볼거예요...? 왠지 되게 서운하다!! 건우주! 고양이예요, 아니면 저예요?! 선택하세요!! (박력) (벽치기)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미 많이 사용하신 이상, 어울리는 대사로 정착되셨다구요? 그러니 괜찮아요, 괜찮아요. 엄청 잘 어울리시니까요, 그런 대사!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빤히 보는 것 대신... 음...으음... (고민) 이, 이렇게...? (물끄러미) 어라? 이것도 왠지 창피한데요?! ㅋㅋㅋㅋㅋㅋㅋ 에잇, 그냥 건우주 편한대로 해주시죠! 될대로 돼라!
그리고 잡초 맞는걸요? 그야 저는 예쁘고 고운 사람이 아니라 한 마리 잉여잉여니까요! ㅋㅋㅋㅋ 그리고 박력있게 심어지라고 하셔도 소용없답니다~ 저는 여기서 심어지지 않고 죽을 예정인 시든 새싹이니까요! ㅋㅋㅋㅋㅋ 그동안 즐거웠어요, 건우주... (시들시들) (깨꼬닥)
으음... 그나저나 추억이 힌트라니. 혹시 지금까지의 둘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모아놓은 미니앨범같은거려나요? 아니면 지금까지의 추억을 담아 만든 노래가 담긴 CD? 이번에는 감이 잘 안 오네요... 아, 건우주께서도 한번 맞춰보실래요? 힌트는 건우가 자주 사용하는 것! -
822 건우 - 주아 (03988E+56) 2016. 12. 6. 오후 1:48:14움찔하는 주아의 모습에 괜히 말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차피 집에 들어오게 되면 알게 되는 것, 미리 알린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었다. 아니, 오히려 깔끔하게 말하는게 더 나았다. 주아를 속이고 싶진 않았으니까.
이상한 짓을 할리가 없다고 말을 더듬으면서 라면까지 거론하는 주아는 살짝 긴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키득키득 웃어보이지만, 살짝 떨리는 목소리는 숨길 수 없었으니까. 그 모습에 나는 작게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그 말에 대답했다.
"요즘 라면 없는 집도 있어? 왜? 라면 먹고 싶어? 맛있게 끓여줄 수 있는데. 무슨 라면이 좋아? 진라면? 삼양라면? 그것도 아니면 신라면? 하하하. 말만 해. 먹고 싶다면 끓여줄테니까."
뭔가 모르게 어색해질지도 모르는 분위기를 타파해보고자 이런 농담을 던지긴 했지만 아무리 나라도 긴장이 안 될 수가 없었다. 오늘은 100일. 그리고 집엔 나와 주아 둘 뿐이다. 좋아하는 여자애와 단 둘이 있는데, 긴장이 안된다면 그게 말이나 될까?
덧붙여서 지금 집에는 아롱이도 없다. 지우가 산책 나가겠다면서 데리고 나갔기 때문에 정말로 집은 아무도 없었기에 정말로 고요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사실 나도 이렇게까지 집이 비게 될 줄은 몰랐지만 차라리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 만약에 부모님이나 지우가 있었으면 우리 둘을 놀리기 바빴을테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이 조용한 분위기에 감사하기로 마음먹고 나는 먼저 앞장서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서로가 서로에게 즐겁게 보내자고 그리고 100일간 서로 좋아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나눈 후에 나는 주아를 데리고 2층 계단으로 천천히 올라갔다. 당연하지만 오늘은 방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어디론가 나가서 재밌게 노는것도 좋겠지만, 가끔은 집에서 이렇게 둘만이서 오붓하게 보내는 것도 괜찮잖아?
계단을 다 오른 후에 닫혀있는 내 방의 문을 활짝 열었다. 평소보다 더 신경써서 깔끔하게 정리정돈한 방은 정말로 아름답게 그 형체를 빛내고 있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역시 테이블 위에 올려둔 케잌의 모습이었다. 100일인만큼, 특별히 신경써서, 초콜릿으로 100이라는 숫자가 세겨져있는 생크림 케잌을 준비했다. 이 케잌을 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빵집을 돌아다녔는지 주아는 평생 모를 것이다.
"앉자. 일단 뭐라도 먹으면서 시간 보내자. 100일이니까 아무것도 없으면 뭐하잖아? 작은 파티라도 해야지. 안 그래?"
자리를 안내해주고서 나는 그 앞자리에 앉았다. 옆자리에 찰싹 달라붙어 앉는것도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테이블이 큰 편이 아니었다. 그러기에 여기서는 그냥 서로 마주보고 앉는 것을 택하기로 했다.
그리고 성냥에 불을 붙힌 후에 우리의 나이를 상징하는 큰 초 하나와 작은 초 8개에 불을 붙였다. 초에 붙은 불꽃은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아름답게 붉은 빛을 내면서 천천히 타오르고 있었다.
"일단 붙히긴 했는데, 이후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를 수도 없는데. 음. 새롭게 노래라도 만들어야하나? 100일 축하합니다. 100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주아와의 100일 축하합니다~~ 이런 느낌으로? 하하하."
생일 축하 노래의 가사를 약간 바꿔서, 100일 축하 노래를 가볍게 즉석으로 불러봤다. 완전 거저먹기 수준의 노래지만, 그래도 지금 분위기에는 딱 좋은 노래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신기한걸. 우리가 어느새 100일이라니.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야. 소꿉친구의 장벽, 생각보다 큰 편이잖아? 솔직히 깨진 것 자체가 난 정말 신기해. 응. 지금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이야."
//사실 그게 말이 좋아 2000자지. 전혀 2000자가 아니었죠. 제한 걸려서 어? 왜지? 하면서 복붙 한 다음에 글씨 수 세보면 전혀 2000자가 아닌데 2000자 걸렸다고 나와서 당황한게 한 두번이 아니었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한이 없는 지금은 정말로 편리해서 좋아요. 어쩌다가 길게 써져도 굳이 잘라서 쓸 필요가 없으니까요. 막 (1), (2), (3) 나눠서 할 필요도 없고요. 제가 옆동네 입문하기 전에는 1048자였던가 그랬다는데..그때는 어떻게 글을 썼는지 정말 신기할 정도에요. 저는 조금만 써도 금방 1000자는 넘겨버리거든요. 물론 진지하게 쓸 때는 그것도 조금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요.
그리고 단비꺼야는 네. 실제 이야기가 맞아요. 그거 찾아보면 대학생이 된 단비 이야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못봤지만요. 그런데 아마 만화니까 조금 과장된것도 있겠죠. 아마? 그만큼 육아가 힘들다는 것을 얘기한걸거에요! 아마도!
그리고 벽치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아주. 지금 고양이에게 질투하는거에요? 고양이와 주아주를 선택하라고 하다니. 이런이런. 주아주는 제가 고양이가 아니라 주아주를 귀여워해줬으면 하는건가요?(능글)
그리고 그게 뭐에요! ㅋㅋㅋㅋㅋㅋㅋ 물끄러미 바라봐줬으면 하는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 결론은 제가 편한대로 하라는거죠? 좋아요. 그럼 편하게 할께요.(빤히(빤히) 저는 빤히 보는게 최고 편하거든요. 자. 이제 어떻게 하실거죠? 이젠 주아주가 고개를 돌릴 턴인가요?
그리고 시들시들이라니..!! 안돼! 이럴 순 없어!! 물뿌리게! 물뿌리게로 물을 줘야해! 강제로 살려야만 해!! 하지만 안 살아나면..어...인공호흡이라도 해야하나?(난감) 그 어딘가에 전기 충격기가 있을텐데..어디에 있더라..(뒤적뒤적)
그리고 그것 중에서 답이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겠죠. 아마? 그리고 건우가 자주 사용하는 것. .....어..건우는 분명히 내가 만든 캐릭터인데 왜 내가 자주 사용하는 것이 뭔지 모르겠지?! 제가 돌리면서 특별히 건우에게 계속 뭔가를 쓰게 했었던가요? 음. 노래를 많이 부르니까 목소리를 많이 쓴다는 개념이려나요? 그렇다면 목소리, 즉 노래와 관련된 무언가려나? 사실 주아라면 건우의 노래와 목소리를 좋아하니까, 그쪽 부분으로 선물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거든요. 물론 정확하진 않지만요. 뭔진 모르겠지만 천천히 답을 기다려보도록 하죠! -
823 주아 - 건우 (09305E+56) 2016. 12. 6. 오후 3:48:44생각지도 못한 상황. 분명히 부모님, 아니, 하다못해 지우나 아롱이는 있을 줄 알았건만, 건우는 집에 아무도 없다고 얘기해온다. 어... 그러면 정말로, 건우랑 나랑 둘만 여기에 있는거야?
두근두근, 더 세차게 뛰는 심장과 괜히 느껴지는 어색함과 긴장감. 이상한 짓을 할 리 없다는 건우의 말에 동의하며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어보이지만, 살짝 떨리는 목소리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눈치챈건지, 아니면 왠지 어색해질지도 모르는 분위기를 돌려보려는 건지, 건우는 작게 웃으며 똑같이 장난스레 대답한다. 그의 장난스러운 말에 결국 자신도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하하, 응. 라면 먹고 싶어. 하지만 지금은 아냐. 나중에, 배가 고파지면 그 때 다시 얘기할게. 오늘은 왠지 신라면이 끌리는 걸?"
'라면 먹고 갈래?' 라는 말의 뜻을, 건우가 모를 리 없었다. 그러기에 그의 말에 일부러 자신도 더 장난스레 대답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렇게 장난스러운 미소를 보여도, 떨리는 마음은 도무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예전에는, 그러니까 사귀기 전에는 아무리 둘만이 있어도 이렇게 떨리진 않았는데... 새삼 자신들의 관계를 되새겨보며, 먼저 앞장 서서 집 안으로 들어가는 건우를 뒤따라 들어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나누는, 고맙다는 인사. 오늘은 아주아주 중요한 날이니만큼 그 사실을 다시금 언급하며 그렇게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는 계단을 올라 2층에 있는 건우의 방 쪽으로 걸어간다.
방문 앞에 도착한 건우가 문을 활짝 열자, 곧 그의 방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보기에도 더 신경써서 정리정돈한 티가 나는 깔끔한 방. 푸른색이 곳곳에 보이는 그의 방은 정말로 깨끗해서 먼지 하나 내려앉기도 힘들어보일 정도였다.
분명히 자주 봐왔고, 자주 들어왔던 방이건만, 왠지 모를 신기함과 낯선 부끄러움에 조금 쭈뼛쭈뼛하다 천천히 그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테이블 위에 있는 케이크의 모습. 초콜릿으로 100이라는 숫자가 새겨져있는 그 생크림 케이크는, 정말로 세련되고 예뻐보였다.
그 케이크를 보면서 역시 건우는 센스가 좋구나, 하고 생각할 무렵, 건우는 앉으라며 일단 뭐라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자고 얘기한다. 작은 파티를 언급하는 그의 모습에서 쿠키를 만들며 즐거워했던 자신의 아까 전 모습이 겹쳐보여 작게 웃어버린다.
"그래. 일단 뭐라도 먹자, 건우야. 네 말대로 작은 파티, 정말로 좋은 생각이니까 말야. 참고로 쨔잔! 나도 너랑 같은 생각을 하며 쿠키를 만들어봤거든. 이것으로 작은 파티가 좀 더 풍성해지지 않겠어?"
직접 만든 초콜릿 쿠키가 든 종이가방을 들어보이며 건우에게 살짝 윙크해보인다. 그리고는 건우가 안내해주는 자리에 앉아서는 종이가방에서 작은 상자를 꺼낸다. 상자의 뚜껑을 열자 보이는 건, 위에 초콜릿 칩으로 100이라는 숫자가 올려져있는 쿠키들의 모습. 꽤나 예쁘게 만들어진 쿠키의 모습에 내심 뿌듯해하며 케이크의 옆에 그 상자를 내려놓는다.
건우는 이어서 성냥에 불을 붙인 후에 케이크 위에 꽂혀져있는 초에 불을 붙인다. 그리고는 생일 축하 노래의 가사를 약간 바꿔서 100일 축하 노래를 즉석에서 부르며 웃어버린다. 그의 노랫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며 박자를 맞추다가 그의 노래가 끝나자 똑같이 웃어버린다.
"아하하, 100일 축하 노래, 정말로 잘 들었어. 건우야. 왠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멜로디였지만 말야~"
키득키득. 즐겁게 웃으며 짐짓 모르는 척을 해본다. 그리고는 이어 들려오는 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연다.
"응, 사실 나도 정말 신기해. 우리가 소꿉친구가 아닌 연인으로서 100일을 맞을 거라고는 전혀 몰랐거든. 소꿉친구의 장벽은 정말 크니까, 나는 솔직히 깨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건드려보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바라보고만 있었는데... 깨져버렸네. 이렇게 말야."
부드럽게 휘어지는 눈웃음. 오로지 건우만을 바라보며 다정한 눈빛으로, 따스한 목소리로, 자신의 행복한 마음을 전해본다.
/ 확실히 2048자 제한이었다고 해도 저도 종종 걸렸거든요. 그리 길지도 않았는데... 나눠서 올리면 뭔가 흐름이 끊기는 것 같기도 해서 답답했었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정말로 편해요! 저도 사실 멍하니 쓰다보면 1000자는 넘기는 것 같은데, 예전엔 어떻게 극단문도 썼었는지 정말로 신기하네요. ㅋㅋㅋㅋㅋ 지금 쓰라고 하면 오히려 쩔쩔맬 것 같아요.
그나저나 단비 이야기가 실화라는 건 진짜 충격이네요... 물론 과장된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원판이 어느 정도 있어야 과장도 되는 거 아니겠어요? 역시 육아는 힘든 것 같아요. 부모님들은 위대하셔...!
그, 그리고 질투하는 거 아니거든요?! 질투 아니예요!! 우리 귀여운 고양이에게 질투할 리가 없잖아요! 그러니 그 능글맞은 모습은 그만둬주시죠, 건우주? 그냥, 그냥... 그래도 나름 파트너인데... 방치는 서운해서... (상처) (시무룩) 아, 아무튼 어서 선택하시죠! (박력) 나름 벽치기도 엄청난 용기를 낸거니까요!
그나저나 역시 빤히 보시는 게 가장 편하신가요?! ㅋㅋㅋㅋㅋ 하지만 저는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하회탈 쓰기) 자, 어떤가요! 이러면 빤히 보셔도 저는 멀쩡하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어째서 강제로 살려야만 하는건데요! ㅋㅋㅋㅋㅋㅋ 물뿌리개에, 인공호흡에, 전기 충격기라니... 되려 죽게 생겼네요. ㅋㅋㅋㅋㅋ (시들시들) (깨꼬닥) (미동 없음)
으음... 역시 정답이 아닌건가요? 뭔가 건우주 반응이 되게 애매모호하네요. 그리고 건우주, 모르시는 건가요? ㅋㅋㅋㅋㅋㅋ 음, 솔직히 계속 쓴 건 아니지만 건우가 종종 썼었거든요. 뭐어, 건우주께서 말씀하신 그것 중에서 답이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겠죠, 아마? ㅋㅋㅋㅋㅋㅋ 자, 그러면 건우주께서 기다리시는 것처럼 저 역시도 천천히 답을 기다려봐야겠네요. -
824 건우 - 주아 (03988E+56) 2016. 12. 6. 오후 5:22:57주아를 데리고 방에 들어오고 난 후에, 나는 미리 준비한 생크림 케잌의 촛불에 불을 붙혔다. 낮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잘 타는 그 불꽃을 바라보면서, 나는 생일 축하 노래의 가사를 살짝 바꿔서 100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주아는 그 노랫소리에 맞춰서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노래가 끝나자마자 똑같이 웃으면서 정말로 잘 들었다면서 어디서 많이 들어본 멜로디라는 식으로 원래 노래를 모르는척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에 덩달아 키득키득 작게 웃으면서, 우리가 어느새 100일이라는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을 하자, 주아 역시 자신도 정말로 신기하다면서 말을 해왔다. 그리고 자신은 솔직히 깨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건드려보지도 못하고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고 말해왔다.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깨버린 것은 다름 아닌 나지만, 나조차도 깨버린 다음에 끝났다고 생각했으니까.
주아가 만약 나에게 호감이 없었다면, 나를 좋아하는게 아니었다면, 우리의 관계는 거기서 끝이 났을 것이다. 한쪽이 고백을 해버린 이상, 다시 원래대로의 소꿉친구로 돌아가는 것은 오랜 시간이 아니면 불가능할 것이다. 아무래도 서로 친하고, 서로에 대해서 많이 알고, 서로, 서로 큰 추억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 어색도는 다른 남녀보다 더 클테니까. 그러기에 나는 그때 주아가 내 고백을 받아준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주아의 말로는 먼저 나를 좋아했다고 하니, 주아의 입장에서는 아마, 내가 고백한 것을 더 고맙게 여길지도 모르겠다만.. 아무튼 그러했다.
"한번 건드려보지 그랬어. 개인적으로는 네가 먼저 하는 고백도 들어보고 싶은데. 하지만 이미 끝난 일이니까... 그리고 원래 고백은 남자가 먼저 해야한다는 말도 있으니까. 그리고 신기하니 뭐니 해도, 우리는 실제로 지금 연인이잖아? 그리고 딱 100일을 맞은 연인.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자. 우리 사이."
목소리와 눈빛에 사랑스러움을 가득 담아 주아에게로 보냈다. 역시 너무 좋다. 처음에는 집에 나밖에 없었기에 조금 긴장이 되었지만, 그 긴장은 눈 녹듯이 사라져버렸다. 나에게 있어서 이렇게 편한 여자애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절대로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주아를 계속해서 붙잡아서 옆에 둘 생각이다. 이 여자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으니까. 이것은 절대로 충동이 아니니까.
"이거 먹어도 되는거지? 하나만 먹을게."
이어 시선을 주아가 방금전에 케잌 옆에 내려놓은 초콜릿 쿠키쪽으로 향했다. 나처럼 어딘가에서 산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었는지 쿠키 위에는 초콜릿 칩으로 100이라는 숫자가 장식되어 있었다. 그 어디에서도 살 수 없는 너무 예쁘고 고운 초콜릿 쿠키를 감탄하면서 바라보다가 하나를 집어서 한 입 베어물었다.
진하고 달콤한 초콜릿 향과 그 맛은 너무나 부드럽고 내 입에 잘 맞았다. 개인적으로는 쿠키를 자주 먹는 편은 아니지만, 이 쿠키는 계속 먹어도 될만큼 너무나도 달콤하고 맛이 좋았다.
"진짜 맛있어. 이거. 직접 만든거야? 하하하. 역시 내 여자친구가 만든 요리는 정말로 맛있다니까. 진짜 나중에는 네 요리 아니면 아무것도 못 먹게 되는거 아닌가 모르겠어."
옛 말에 마음을 사로잡으라면 위장을 사로잡으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나는 이미 주아에게 마음도, 위장도 사로잡힌건 아닐까라고 생각하면서, 생긋 웃어보였다. 입 안에 녹아있는 초콜릿의 달콤한 맛을 느끼면서 나는 다시 한번 눈웃음을 지으면서 다른 쿠키 하나를 잡아서 주아의 입가로 가져갔다.
"자, 너도 먹어봐. 직접 만든 쿠키니까 너도 먹어야지. 정말로 맛있어. 어떻게 만든거야? 이거? 아.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서 그런건가? 하하하."
너무나 달콤한 그 맛에, 나도 모르게 그런 부끄러운 소리를 하면서 환하게 웃어보였다. 응. 진짜로 맛있어. 역시 주아, 너의 요리는 최고야.
//나눠서 올리는 슬픔. 정말로 뭐하죠. 그냥 한번에 올리려고 길이를 줄다보면 뭔가 엄청 줄어들어서 결국 쓰고 싶은 내용을 다 못 쓰게 되고.. ㅠㅠㅠ 확실히 1024미만의 길이라면 단문이 될 수밖에 없겠네요. 전 단문은 아무리 쓰려고 해도 써지지가 않더라고요. 간단하게 대사, 묘사, 대사 이런건데.. 한번 시도해봤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또 1000자가 넘어가고 있고.. ㅋㅋㅋㅋ 그럴때가 되게 많았답니다. 지금 쓰라고 하면 저는 절대로 못 써요. 예전에도 못 썼는걸요.
그리고 확실히 육아는 힘들죠. 부모님은 위대하고요. 그러니까 부모님에게 잘 해줘야하는거겠죠. 오늘은 오랜만에 어머니 안마라도 해줘야겠네요. 하지만 어머니는 해주겠다고 하면 징그럽게 왜 그러냐고 화내서...어머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그게 질투하는거 아니에요?! ㅋㅋㅋㅋ 지금 주아주를 귀여워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것 같은데..그런데 꼭 둘 중 하나만 택해야하나요? 전 주아주도 고양이도 다 취하고 싶은데. 양손의 꽃은 안되는건가요?(생긋) 그것보다 벽치기라니. 저보다 키가 작아서 안 될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 아. 혹시 까치발 하시는 중인가요? ㅎㅎㅎㅎ
그리고 하회탈을 본다라. 좋아요. 그렇다면 저도 얼굴을 가려야겠군요.(양반탈 쓰기) 자. 이제 제가 보고 있는지 안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겠죠? 후후후후.. 쉽게 당하지는 않는답니다. 참고로 제가 이거 쓰고 탈춤도 해본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당연히 강제로 살려야죠! 주아주는 소중한 파트너인걸! 되려 죽게 생겼다니! 안돼!! 이대로 이 이야기는 끝인건가요?! 미안해. 건우야. 주아야. 너희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될거야..! 쭈우우욱..(???)
음. 그리고 정답이 맞는지 아닌지는 가르쳐주지 않겠어요! 지금 말하면 재미없잖아요? 어..근데, 진짜 뭔지 모르겠는데. 건우가 대체 뭘 종종 사용했지?! 일상 다시 잘 찾아봐야하나? .....핸드폰인가..? 핸드폰 은근히 많이 사용했었는데. 혹시 핸드폰 커플 커버라던가 그런거 아닌가요? 음. 뭔지 감이 잘 안 잡히는데.. 아무튼 기대는 해봐야겠군요! -
825 주아 - 건우 (09305E+56) 2016. 12. 6. 오후 6:52:57건우를 따라 방 안에 들어와서 테이블 앞에 앉자, 건우는 자연스레 생크림 케이크의 촛불에 불을 붙인다. 예쁘게 타오르는 불꽃과 함께, 건우는 생일 축하 노래의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 100일 축하 노래를 부른다. 그 노랫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다가 노래가 끝나자 능청스레 잘 들었다고 웃어보인다.
자신이 원곡을 모르는 척하자 건우도 덩달아 키득키득 웃으며 자신들이 100일을 맞이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을 꺼낸다. 그의 말에 자신도 똑같이 정말로 신기하다고 대답한다. 그 때는 정말로 믿기지 않는 기적의 순간, 순간들이었으니까. 작은 기적들이 모이고, 또 모여서 이뤄낸 커다란 하나의 기적.
마음과 마음이 닿아 이어진 그 순간을, 어떻게 잊어버릴 수가 있을까.
건우도 자신처럼 그 때를 다시 떠올렸는지, 한번 건드려보지 그랬냐며,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먼저 하는 고백도 듣고 싶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이어서 건우는 신기해도 자신들은 실제로 100일을 맞은 연인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자고 말한다. 사랑스러움이 가득 담긴 목소리와 눈빛. 또다시 느껴지는 간질간질한 느낌에 괜히 손가락만 꼼지락꼼지락거리며 슬쩍 시선을 회피한다.
"그, 그러게나 말야. 이럴 줄 알았다면 한번 건드려볼걸. 그렇지만 말야, 건우야. 너는 모르지?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마음 속으로 수없이 너에게 고백했는지. 좋아한다고, 정말로 좋아한다고, 언제나 얘기했었단 말야. 비록 입 밖으로 말하진 못했지만... 그래서 그런지 역시 지금 이렇게 연인으로서 100일을 맞았다는 게 정말로 믿기지 않아. 응,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자. 길게, 길게 이어가자."
이제는 꽤나 아련해진 짝사랑의 기억을 더듬어보며 그에게 부드럽게 얘기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말로 신기한 자신들의 사이. 한 걸음만 더 다가가보면 이렇게나 행복한 사이가 되었을 것을, 자신은 왜 그리 발걸음을 내딛기 두려워했는지.
그렇지만 이제는 전부 끝난 일. 더이상 한 걸음 더 다가가기를 무서워하던 그 유주아는 이제 없었다. 이제는... 내가 먼저 다가갈거니까. 모든 용기를 끌어모아 내가 좋아하는 너에게 가까이 갈거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자신이 가져온 쿠키를 바라보며 하나 집어들고는 하나만 먹겠다는 그에게 웃어보인다.
"응, 당연히 먹어도 되지. 너 먹으라고 가져온건데. 하나가 아니라 많이 먹어도 돼!"
자신이 직접 만든 쿠키를 한 입 베어무는 건우를 조금 긴장된 눈빛으로 바라본다. 어떨까? 입맛에 잘 맞을까? 너무 달고 진해서 싫어하려나?
그러나 그런 자신의 걱정과는 다르게, 건우는 진짜 맛있다며 생긋 웃는다. 그런 그의 말에 표정이 곧바로 환해진다.
"진짜? 맛있다니 다행이다! 응, 내가 직접 만든거야. 내 요리 아니면 아무것도 못 먹게 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매일매일 원하는 거 만들어줄테니까 걱정 마!"
기쁜 기색이 확연한 목소리로 얘기하며 방긋 웃는다. 건우만을 위해 만든 쿠키이니 만큼, 건우가 맛있다고 해주면 그것으로도 행복했다. 앞으로는 더,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줘야지!
건우는 이어 다시 한번 눈웃음 지으며 다른 쿠키 하나를 잡아 자신의 입가로 가져온다. 자신도 먹어보라며, 낯뜨거운 소리까지 하며 환히 웃는 건우를 보며 자신도 키득키득, 즐거운 듯 웃는다. 그리고는 건우가 내미는 쿠키를 냠, 하고 받아먹는다. 우물우물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진한 초콜릿의 맛. 달콤한 그 맛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지으며 건우의 질문에 대답한다.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비밀이야. 물론 너를 생각하는 마음도 담았지만... 그것말고도 이것저것 많은 정성을 담았어. 미안하지만, 정확한 레시피는 알려줄 수 없어."
건우에게 살짝 윙크해보이며 장난기 가득하게 웃는다. 응, 나만이 너에게 만들어줄 수 있는 특제 쿠키니까, 그 레시피는 당연히 비밀이야.
/ 확실히 단문이면 쓰고싶은 내용도 엄청 줄여서 핵심만 써야하죠. 예전에는 어찌어찌 정말로 써냈었습니다만... 지금은 오히려 장문보다도 단문이 더 힘들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 저는 쓰라고 하면 어떻게든 쓸 수는 있겠지만, 왠지 시간은 더 걸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요. 그나저나 건우주께서는 절대로 못 쓰신다니. 그러면 나중에 한 번 써달라고 부탁드려볼까요?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어머니께서 징그럽게 화내신다니... ㅠㅠㅠㅠㅠ 건우주께서는 순수한 마음으로 해주겠다고 하신걸텐데... (토닥토닥) 저 역시도 오랜만에 안마해드릴까, 하지만 엄마가 늦게 들어오셔서... ㅠㅠㅠ 일단 기다려볼 생각이랍니다.
그, 그리고 질투하는 거 아니거든요?! 귀여워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아니예요! 그보다 양손의 꽃이라니!! 됐어요, 양손의 꽃은 오히려 제 쪽에서 사양이예요! (단호) 고양이 꽃이나 실컷 취하시죠! 저도 고양이랑만 놀거니까요! 키가 작...은 건 맞지만 그래도 벽치기는 할 수 있다구요? 까치발은 했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안 해요! (고양이 안기) (건우주 방치)
그나저나 양반탈이라니... 건우주께서는 왜 얼굴을 가리시는거죠?! 게다가 탈춤까지 하셨었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은 꼴이네요. 그래도 하회탈은 벗지 않을거랍니다.
그런데 여기서 건우와 주아를 걸고넘어지시다니! 그, 그럼 부활할 수밖에 없잖아요! 치사해요! (부활) (시들시들)
왠지 정답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스멀스멀 들고있어요... 그리고 핸드폰이라. ㅋㅋㅋㅋㅋㅋ 정답이 맞는지 아닌지는 가르쳐주지 않겠어요! 누군가가 말씀하셨듯이 지금 말하면 재미없잖아요? 그렇지만 기대는 금물이예요. 분명 실망하실 거라구요... ㅠㅠㅠ -
826 건우 - 주아 (03988E+56) 2016. 12. 6. 오후 7:41:18"너무 한거 아냐? 가르쳐주면 어때서. 어차피 알려줘도 나는 못 만들텐데. 그래도 네가 비밀이라면 비밀인걸로 할게. 같은 레시피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맛이 다르다고 하잖아? 그렇다면 난 네가 해주는걸로 먹고 싶거든."
같은 레시피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그 맛이 다르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주아가 사용한 레시피를 이용해서 쿠키를 굽는다고 해도 절대로 주아와 같은 맛이 나올 수는 없다. 그리고 그것은 지우 역시 마찬가지다. 하다못해 어머니가 만드셔더 마찬가지겠지. 그렇다면 나는 그 레시피는 주아만 알고, 주아만 그 레시피를 사용해서 나에게 쿠키를 만들어줬으면 했다. 나는 언제까지나 이 쿠키는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달콤한 맛으로서 기억하고 싶었으니까.
내가 집어준 쿠키를 우물우물 씹으면서, 미소지었던 주아의 모습도, 지금 윙크하면서 장난기 가득하게 웃는 모습도, 절로 내 입에서 미소가 흘러나오게 하고 있었다. 특별히 어딜 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단순히 쿠키만 함께 먹었을 뿐인데 이리도 행복하고 이리도 좋다니.
정말 큰일이었다. 나, 이대로 더 빠져들면 주아에게서 못 빠져나올 것 같은데. 거기다가 매일매일 원하는거 만들어준다니. 그 의미, 나를 위해서 매일매일 요리를 해준단거잖아. 이렇게 행복에 겨운 삶을 살다가 진짜로 천벌 받는 것은 아닌가 살짝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매일매일이라. 그 말에 책임질 수 있겠어? 그렇게 말하면, 나 진짜로 너에게 매일매일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조를지도 모르는데. 막 귀찮다고 애정이 떨어지고 그러는 거 아냐?"
차분한 목소리 1/3, 장난기 1/3, 진지함 1/3. 적절하게 3개의 요소를 섞은 후에 나는 주아에게 반격하듯이 휙 말을 가볍게 던졌다. 그 말,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무게감이 있는 말로 변질된다는 것을 주아는 알고 있을까?
하기사 양가 공인이나 마찬가지니, 정말로 그렇게 되어도 난 나쁠 거 없었다. 애초에 주아와 헤어질 일은 없고, 앞으로도 쭉 지낼거니까. 왠지 주아라면 내가 군대를 갈때도 끝까지 기다려줄 것 같거든. 그런 여자를 다른 곳에서 찾는다는 생각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그건 그렇고, 케잌도 먹어야지. 자. 있어봐. 잘라줄테니."
오늘을 위해서 사둔 케잌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보관을 했기 때문에, 상당히 시원한 냉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자고로 생크림 케잌은 시원해야 맛이 좋은 법이니까. 초에 붙은 불을 후- 불어서 꺼버리고 나는 하나하나, 촛불을 밖으로 빼냈다. 그리고 칼을 이용해서 천천히, 한 조각을 잘라낸 다음에, 미리 준비한 접시에 조심스럽게 담았다. 혹시라도 떨어질까봐, 천천히, 조심조심....
그리고 그 접시를 미리 준비한 포크와 함께 주아의 자리 바로 앞에 내려놓았다. 새하얀 생크림 위에는 초콜렛으로 ♡ 모양이 장식되어있었다. 애초에 자를때 그 부분이 있는 방향으로 잘랐으니 당연했다.
하지만 나는 모르는 척, 능글맞게 웃으면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먹어봐. 나는 직접 만들진 못해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찾아낸 케잌이야. 내가 요리 실력이 좋지 못해서 앞으로도 케잌은 직접 구워서 주지 못하겠지만, 맛있는 음식은 매일매일 먹게 해줄게. 아. 참고로 나는 내 말에 책임질 수 있으니까, 반격하기 없기다."
혹시라도 내 말을 이용해서 반격할까, 나는 반격을 아예 못하도록 그 뿌리를 끊었다. 그리고 내 조각은 자르지 않고 주아가 먹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빤히 주아의 모습을 말 없이 바라봤다.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저에게 단문을 쓰게 하겠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그건 너무 가혹한거 아닙니까. 정말로 너무 힘들어요. 아니, 쓰라면 쓸 순 있지만 퀄러티가 완전히 엉망일거에요. 아. 단문이라고 저퀄이고 장문이라고 고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주의에요. 전. 아무튼 단문으로는 저는 엄청 엉망인 문장이 나올테니, 그 부탁은 들어줄 수 없습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아무래도 징그러울수도 있겠죠? 이해는 합니다만.. ㅎㅎㅎㅎ 저희 어머니가 제가 안마를 해준다고 한다면, 괜찮다면서 기계 안마기를 쓰거든요. 기계에게 지는 저의 신새. ㅠㅠㅠㅠ 하지만 언젠간 꼭 해드릴 생각이랍니다! 주아주도 한번 안마 꼭 해보세요. 물론 너무 늦은 시간이면 힘들수도 있겠지만요.
그리고 질투하는 것도 귀여워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아니라고요? (빤히) 그렇다고요? 저는 고양이도 주아주도 다 취하고 싶은데.....?! 그리고 고양이를 뺏어가면 어떡하나요! 고양이는 돌려주셔야죠! 으으으으!!(바들바들) 이, 이렇게 되면 다른 새로운 고양이와 놀겁니다!(고양이풀 흔들기)
그리고 주아주가 탈을 썼으니 저도 써야죠! 페어를 맞추는겁니다! ㅋㅋㅋㅋㅋㅋ 탈춤... 나름대로 재밌답니다. 좀 어렵긴 하지만요. 물론 흥에 맞춰서 추면 되긴 하는데.. 그것도 생각보다 쉽진 않더라고요.
그리고 주아주가 부활했군요!! 와아아아! 주아주! 이젠 죽지 말아요!(와락(토닥토닥(쓰담쓰담) ..음..그리고 제 방식을 똑같이 쓰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요! 그럼 뭐가 나올지 기대해보겠습니다! 기대하지 말라고 해도 기대할거에요! 사실 저야말로 기대하지 말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진짜 별거 아니거든요.(시선회피) -
827 주아 - 건우 (09305E+56) 2016. 12. 6. 오후 8:53:31"너무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 나만의 특제 쿠키를 만드는 비밀의 비법이 담겨있으니까. 확실히 네 말대로 같은 레시피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맛이 달라진다지만, 그래도 알려줄 수 없어."
키득키득 웃으며 너무한 거 아니냐는 건우의 말에 가볍게 대답한다. 응, 정말로 알려줄 수 없어. 너만을 생각하고, 네가 웃는 것을 바라고, 네가 맛있어해주기를 바라면서 만든 내 레시피를 알려줄 순 없잖아?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남겨놓고 싶으니까.
나름대로의 고집을 부리며 끝까지 건우에게 자신의 비밀 레시피를 밝히진 않는다. 그렇지만 건우가 준 자신의 쿠키를 먹어보니, 역시 알려주지 않길 다행이라는 생각이 확 든다. 나름대로 잘 만들어진 이 쿠키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만들어내게 하고 싶진 않았으니.
행복하고 들뜬 마음에 평소에는 잘 안 하던 윙크도 건우에게 날리고, 그 뜻을 자각하지도 못한 채 매일매일 원하는 것을 만들어주겠다고 건우에게 얘기한다. 그런 자신의 말에 미소짓던 건우는 차분하고 진지하면서도 장난기 있게 그 말에 책임질 수 있겠냐고 물어온다.
"응, 책임질 수 있어! 네가 그렇게 매일매일 조른다고 해도 귀찮다거나 애정이 떨어지거나 할 일은 없으니까 말야. 그러니까 매일매일 먹고싶은 거를 말해주면 내가 요리해... 줄... 게...?"
기쁜 마음에 방긋 웃으며 말을 이어가다 점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라...? 이, 이 말은 분명...? 그리고 깨닫자마자 급격하게 화악, 달아오르는 얼굴. 스스로의 말에 스스로가 깜짝 놀라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두 눈은 당황스러움에 심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그, 그런 뜻은 아니었지만 아, 아무튼 원하는 게 있으면 얘기해줘..."
부끄러움에 괜히 손가락만 꼼지락꼼지락거리다가 케이크를 잘라주겠다는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곧 촛불을 불어서 꺼버린 건우는 초들을 밖으로 빼내고는 칼을 이용해 케이크 한 조각을 잘라 접시 위에 담는다. 케이크가 담긴 그 접시와 포크를 건우는 자신의 바로 앞에 내려놓는다.
고개를 살짝 들어 건우가 놔준 케이크를 바라보다가 이내 순간 깜짝 놀란다. 새하얀 생크림 위에 장식되어진 하트 모양. 초콜릿으로 장식되었기에 더더욱 눈에 띄는 그 하트 모양에 다시금 얼굴이 달아오른다.
고개를 확 들어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는 능글맞게 웃더니 태연하게 케이크를 먹어보라고 권한다. 게다가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은 매일매일 먹게 해준다며, 저는 저의 말에 책임질 수 있으니 반격하기 없다며 말을 덧붙이는 건우의 모습에 순간 멍해진다. 그러나 계속해서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자신을 빤히, 말없이 보는 건우의 모습에, 그의 말의 뜻을 이해하고는 결국 다시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바, 바보... 반격할 리가 없잖아. 그 책임... 변하면 안 돼? 절대로 변하면 안 돼? 그럼 잘 먹을게, 너의 케이크."
웅얼거리며 어떻게든 건우의 말에 대꾸하고는 조심스레, 하트 모양의 초콜릿이 있는 부분의 케이크를 한입 크기로 잘라내어 입에 넣는다. 입 안에 가득히 퍼지는 생크림의 부드러움과 초콜릿의 달콤함. 폭신폭신한 빵까지 그 맛을 더해,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우와! 진짜 맛있어. 엄청 부드럽고 달콤해서 식감도 좋아. 어떻게 이런 케이크를 찾아낸거야? 이거 찾느라 엄청 고생한거 아냐? 그래도 고마워, 건우야. 덕분에 이런 맛있는 케이크까지 다 먹어보네. 너도 어서 먹어봐, 건우야. 자, 아~"
건우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자신 몫의 케이크를 다시 한입 크기로 잘라낸다. 그리고는 포크로 그것을 찝어 그대로 건우의 입가에 가져가며 방긋 웃어보인다. 물론 건우 몫의 케이크를 자르면 될 일이겠지만... 건우가 쿠키를 먹여줬던 것처럼 자신도 건우에게 먹여주고 싶었다.
/ 일부러 가혹하게 느껴지라고 한 말이라구요! 물론 레스 길이와 퀄리티는 상관없으니 건우주께서는 단문도 퀄리티 좋으실테니 너무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아무튼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었으니 이쯤에서 제가 물러나는 게 좋겠죠? 아, 나중에는 다시 부탁할지도 모르겠지만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징그럽다니요! 그래도 멋진 아들내미이실텐데. 아마 건우주 힘드실까봐 기계 안마기를 사용하시는 걸거예요. 그러니 꼭 나중에 해드려주세요! ㅎㅎㅎㅎ 자식이 그렇게 안마해주는 거 싫어하실 부모님은 안 계시니까요. 저도 최대한 늦은 시간까지 버티며 기다려보려구요. 어차피 잉여잉여하니까요!
그, 그리고 질투도, 귀여워해줬으면 하는 것도 아니라구요! 둘 다 취하려는 건 욕심이예요! 그렇게 고양이가 좋으시면 고양이랑 노시죠! (고양이 안겨주기) 저는 강아지랑 놀테니까요! 건우주께 절대로 취해지지 않을거예요! 그렇게 쉬운 사람 아니거든요, 저? (강아지 껴안기) (부비부비)
그리고 이상한 부분에서 페어를 맞춘다니, 그거 왠지 진짜 이상하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 탈춤은 당연히 어렵죠. 숙련된 분이 아니시면 제대로 해내기도 어렵고. 신명나게 추기도 어렵고. 여러모로 대단하신 분들이예요.
그리고 그렇게 3콤보가 있어도 주아주는 또다시 죽을 수 있답니다. ㅋㅋㅋㅋㅋ 개복치 대신에 죽을 예정이니 아마 앞으로도 여러 번 죽을거예요... (이미 시들시들) 그리고 기대는 금물이라구요! 제가 건우주보다도 더 별거 아닐테니까요... ㅠㅠㅠㅠ 좋아요, 이렇게 된 이상 누가 더 별 거 아닌지 대결해볼까요?! ㅋㅋㅋㅋㅋㅋㅋ -
828 건우 - 주아 (03988E+56) 2016. 12. 6. 오후 10:41:26"변할리가 없잖아. 주아야. 잊은거야? 너하고 한번 헤어졌을 뻔 했을때 무슨 말을 했는지 말이야. 나, 네가 싫다고 해도 책임질거야. 그러니까 각오해. 네가 반하게 한 남자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집요하고 엄청나게 끈질길지도 모르니까."
고개를 푹 숙여버리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밝은 미소를 지어 다정한 목소리로 답했다. 방금전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여전히 이런 표현은 부끄러워서 버티기 힘든 모양이었다. 이제는 좀 익숙해져도 좋을텐데. 하지만 이런 모습이 주아다워서 너무나 귀여웠다. 솔직히 말하자면 당장에 뒤로 가서 부드럽게 안아주고 싶지만 자제하기로 했다. 지금은 내가 직접 잘려준 케잌을 먹게 하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끌어안고 있는거는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작은 파티가 끝나게 되면 바로 그렇게 안아줄 생각이니까. 100일이라고 해서 특별히 어딘가로 갈 필요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주아만 있으면 행복한걸. 물론 주아는 조금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오늘은 이렇게 단 둘이서 있고 싶었다. 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도 신경쓰지 않고, 그저 둘만의 공간에서 둘이서 마치 고양이 두마리가 놀듯이 꽁냥거리면서 보내고 싶었다. 그런 것을 바라는게 큰 욕심은 아닐 것이다.
말을 웅얼거리면서 케잌을 먹던 주아는 내가 잘라준 조각 부분에서 하트 모양의 초콜렛이 있는 부분을 한 입 크기로 잘라내서 입에 쏙 집어넣었다. 그리고 감탄사를 터트리면서 정말로 맛있다면서 어떻게 이 케잌을 찾아냈냐고 나에게 말해왔다. 너무나 좋아하는 그 모습에 절로 나 역시 미소가 터져나왔다. 설마 이렇게 좋아할줄은 몰랐기에 더욱 더 기뻤다. 힘들게 찾아낸 보람이 있다고 해야할까?
"하하하. 솔직히 쉽진 않았지만 너에게 맛있는 케잌을 먹게 해주고 싶었거든. 그래서 동네의 빵집이란 빵집은 다 돌았지. 버스를 타고 가기도 하고, 애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반장에게도 물어봤었어. 그리고 겨우 찾아냈지. 우리의 100일에 딱 맞는 이 케잌을 말이야! 엄청 맛있다던데, 정말로 맛있나보지? 기쁜걸. 네가 그렇게 좋아해주니까. 아. 그리고 나에게도 먹여주려는거야? 알았어. 아~"
방금전에 쿠키를 내가 먹여준 것 때문인지, 아니면 나에게 케잌을 먹여주고 싶었는지, 주아는 케잌을 한 입 크기로 잘라내고, 포크로 그것을 찝더니 내 입가로 가져왔다. 그것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기에 나는 입을 벌려서 쏙 케잌을 받아먹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방금전에 주아가 그랬던 것처럼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달콤한 생크림과 초콜릿의 조화. 그리고 스펀지처럼 푹신푹신한 빵 부분. 그 모든 것이 하모니를 일으켜서 맛의 오페라를 입 안에서 울리고 있었다. 절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에 남아있는 달콤함을 마음껏 즐겼다. 그리고 남아있는 입 안의 내용물을 마음껏 즐기면서 꿀꺽 목구멍 속으로 넘겼다.
"엄청 맛있는걸? 네가 먹여줘서 그런걸까? 아니면 케잌이 맛이 좋아서 그런걸까? 어느쪽이던 상관없어. 이 자리에서 너와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좋으니까."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담아서 말을 한 후에, 나는 주아가 만들어준 쿠키를 집어들고 다시 하나를 천천히 먹었다. 그리고 팔을 뻗어서 주아의 볼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눈빛을 주아에게로 날리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정말로 어쩌다가 내가 널 만났을까? 유치원때. 어쩌다가 네 옆자리에 앉은걸까? 어쩔꺼야. 책임져. 진짜로. 후훗."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그리스 로마 신화 동영상의 대사를 조금 바꿔서 패러디하듯이 말하면서 눈웃음을 지으면서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슬쩍 능글맞은 미소를 보이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니면 내가 책임질까? 어느쪽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 가혹하게 느껴지라고 한 말이었나요? 하지만 진짜로 단문은 못 써요. 저 조금만 타자를 쳐도 금방 1000자를 채우거든요. 이제 거기서부터 다듬을것을 다듬고, 추가할 것을 추가하고 뺄것을 빼고 그런 느낌이거든요. 물론 일상을 돌릴때는 빨리 빨리 해야해서 거기까진 못합니다만, 여기서는 나름대로 되게 신경쓰면서 쓰고 있다구요. ㅎㅎㅎ 물론 안 믿길지도 모르겠지만요. 단문은..진짜로 무리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부탁해도 안되는건 안되는거에요!
그리고 어머니의 마음이야 잘 알죠. 하지만 그래도 역시 아쉬운건 아쉬운거니까요. 그래요. 기계 안마기에게 질 수는 없어요! 꼭 해줄거에요! 언젠가는..! 오늘도 방금전에 하려고 했는데 거절당하고 왔어요. 어머니...ㅠㅠㅠ 왜 아들이 효도할 기회를 주지 않는겁니까?! ㅠㅠㅠㅠ
하지만 둘 다 취하고 싶은걸요. 욕심이라도 좋아요! 전 주아주도 고양이도 둘 다 귀엽단 말이에요! 그리고 이제 저에게서 멀어질 생각인가요? 어쩔수 없군요! 그럼 저도 멀어지겠어요! 강아지와 노시죠! 전 고양이와 놀테니까요! .......근데 이거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진짜 탈춤이 생각보다..어렵더라고요. 전 그냥 몸 흘러가는대로 추면 될 줄 알았는데 책임자 분이 왜 막춤을 추냐고... 아닌데요!! 저 탈춤 춘건데요! 저 막춤 춘거 아닌데요!! ㅠㅠㅠㅠㅠ 그런 적도 있었답니다. 아 참고로 저 TV로도 나왔어요. 하지만 어느 프로인진 안 가르쳐줄거야!! 애초에 옛날꺼라서 찾지도 못하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개복치 대신에 죽다니요. 여러번 죽는다니요. 그럴 순 없어요. 주아주. 제가 충전을 해드릴게요! 그럼 죽지 못하겠죠?!(꼬옥(쓰담쓰담) 앞으로도 계속 충전 받고 싶으면 죽지 말라구요. 알았죠?(박력) ...아...이러면 설마 또 놀라서 죽는다던가..그런건가..(동공지진) 그리고.. 진지하게 말하자면 둘의 선물이 다 별거 아닐리는 없다고 봐요. 서로를 위해서 준비한 선물이니까요. 그러니까 저는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답니다. 주아가 건우를 위해서 뭘 준비했을지 말이에요. 주아주도 비슷한 느낌 아닌가요? ㅎㅎㅎ -
829 주아 - 건우 (09305E+56) 2016. 12. 6. 오후 11:53:22"...무, 물론 잊진 않았지만... 그래도 말야. 자꾸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냐...! 아니, 물론 이런 각오는 기쁘지만... 그렇지만..."
역시 부끄러운 건 부끄러운 거란 말야... 결국 다시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저리 밝은 미소와 다정한 목소리로 건우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있는건지. 분명히 건우는 조용하고 차분한 아이라고 생각했건만, 사귀고 난 이래로 그가 하는 말 하나하나와 표현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전부 다 부끄럽기 짝이 없어 창피했다.
물론 이렇게 늘 표현해주는 것이 언제나 고맙고 기쁘기는 했다. 그만큼 나를 좋아해주고, 사랑해준다는 소리니까. 그렇지만... 기쁘고 행복한 마음과 창피함은 별개의 문제라구...!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되었건만,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자신에게 이제는 어이없음을 넘어서서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잖아... 정말 못 버티겠는걸. 특히 내가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그렇게 얘기해주는데 버틸 수 있는 여자아이가 있을리가 없잖아...
이런저런 생각이 복잡하게 얽혀 말을 작게 웅얼거리며 건우가 잘라준 자신의 케이크에서 하트 모양의 초콜릿이 있는 부분을 한입 크기로 잘라낸다. 그리고는 그 잘래낸 조각을 입에 쏙 집어넣는다. 그러자 곧 느껴지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에 절로 터져나오는 감탄사. 너무 맛있는 케이크에 자신도 모르게 어떻게 이런 케이크를 찾아냈냐고 건우에게 말하며 진심으로 좋아한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도 기뻤는지 미소를 지으며 솔직히 쉽진 않았다고 대답한다. 동네 빵집을 돌고, 버스를 타고, 애들에게 물어보고, 반장에게도 물어봤다는 그의 말에서 그가 얼마나 이 케이크를 찾아내기 위해 고생했는지를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런 그의 말에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마구 뒤섞이더니 점점 커진다. 건우는... 정말로 멋진 남자친구구나. 이 정도로 우리의 100일을 준비하고, 소중하게 생각해줄 줄은 몰랐는데. 전혀 몰랐는데...
"그렇게나 고생한거야? 미안해. 그렇게 고생시켜서... 그렇지만 정말 고마워. 그만큼 소중하게 생각해준거잖아? 우리의 100일을."
빙그레 웃으며 그에게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그런 건우에게도 자신이 먹은 이 케이크의 달콤함을 전해주고 싶어 자신의 케이크를 다시 한입 크기로 잘라내어 포크로 찝고는 건우의 입가로 가져간다. 그러자 건우도 별다른 거부 반응 없이 그것을 쏙 받아먹는다.
다행히 건우의 입맛에도 잘 맞았는지 건우도 감탄사를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케이크의 달콤함을 즐기던 건우는 케이크를 삼키더니 엄청 맛있다고 얘기한다. 이 자리에서 자신과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던 건우는 다시 자신이 만든 쿠키 하나를 집어들어 천천히 먹는다.
다행이야. 정말로 건우의 입맛에 잘 맞나봐, 저 쿠키! 괜히 기쁜 마음에 배시시 웃고있자, 건우는 이내 팔을 뻗어 자신의 볼을 천천히 어루만진다. 예상치 못한 그의 손길에 놀라 두 눈이 동그래진다. 그리고 느껴지는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사랑스러운 눈빛. 그 눈빛에, 자신의 볼에 닿아있는 그의 손길에, 자신의 얼굴이 다시 빨갛게 물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건우는 곧 정말로 어쩌다가 저가 자신을 만났을까, 하고 중얼거리더니 진짜로 책임지라고 말하며 가볍게 웃어보인다. 요즘 떠도는 그 유명한 동영상의 패러디 대사. 거기서 멈추지 않고 건우는 슬쩍 능글맞은 미소와 함께 아니면 저가 책임질까? 하며 어느 쪽이 좋냐고 물어온다. 그런 능글맞은 건우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똑같이 장난기 가득하게 웃어보인다.
"너 때문에 순간 두근거렸으니까, 책임져."
건우의 물음에 똑같이 패러디 대사로 대답하며 키득키득 웃는다. 물론, 완전한 장난은 아니었다. 반 쯤은 정말로 진심이었으니. 가만히 양손을 올려 자신의 볼에 닿아있는 건우의 손을 감싸잡는다.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에 자신의 얼굴에서 미소는 떠날 줄 모른다.
/ 네, 진짜로 가혹하게 느껴지라고 한 말이니 웃지 말아주시죠! (당당) 물론 저 역시도 멍하니 타자를 치다보면 1000자는 채우게 되지만요. 그리고 당연히 믿긴다구요? 엄청 신경 써주신다는 거. ㅎㅎㅎㅎ 저도 나름 엄청 신경쓰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언젠간 건우주께 단문을 쓰시게 해보일거예요!
그나저나 방금전에 거절 당하셨나요?! 그래도 괜찮아요, 괜찮아. (꼬옥) (쓰담쓰담) 분명 기계 안마기에게서 이길 수 있을거예요. 주아주가 뒤에서 열심히 응원할테니까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화이팅!!
그리고 그건 엄청난 욕심이니까 오히려 제 쪽에서 사양이예요! 전 저만을 봐주는 강아지에게 갈거거든요! 자, 이렇게 건우주와 주아주는 서로에게서 멀어지며 서로의 파트너가 바뀌게 되었답니다! 해피 엔딩, 해피 엔딩(?)~ ㅋㅋㅋㅋㅋㅋㅋ (짝짝짝)
그나저나 탈춤은 당연히 어렵죠. 그런데 막춤... ㅋㅋㅋㅋㅋㅋ 건우주, 은근 춤과 인연이 많으시네요. 예전에 걸그룹 춤도 추셨다고 하셨고. 그런데 TV 출연이라니?! 건우주, 알고보니 유명인사셨나요?! (동공지진) 그런데 어차피 봐도 탈을 쓰셨을테니 누군지는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나중에 한번 찾아볼거예요!
그리고 박력 넘치게 죽지 말라고 하셔도... (깨꼬닥) (돌연사) (사인 : 갑작스러운 충전에 놀라서) 축하합니다!! 새로운 주아주의 사인을 얻으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이 기세로 모든 사인을 모아보는 거예요! 그리고 박력으로는 저를 따라오실 수 없으실걸요? ㅎㅎㅎㅎ 그리고 확실히 둘의 선물이 별거 아닐리는 없겠지요. 가뜩이나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더 해주려고 하는 아이들이니까요. 그래도 진심으로 기대는 안돼요! 곤란해요! 비슷한 느낌이어도 곤란해요! 더 기대하시면 이번엔 곤란해서 죽어버려요, 저! ㅋㅋㅋㅋㅋㅋ -
830 건우 - 주아 (21002E+58) 2016. 12. 7. 오전 1:16:57요즘 유명한 동영상의 대사를 패러디해서 능글맞게 물어보니, 주아는 장난기 가득하게 웃어보이고서는, 방금전의 나처럼 패러디 대사로 대답하면서 키득키득 웃었다. 그리고 뺨을 어루만지는 내 손을 자신의 손으로 감싸잡았다. 손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과 온기는 절로 나를 웃게 만들었다.
잠시동안 아무런 말 없이 내 손으로 느껴지는 주아의 온기를 느끼면서 나는 이번엔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주아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주아의 옆으로 향했다. 그리고 잡혀있는 손과는 반대편 손을 어깨에 올리고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귓가에 속삭이듯이 작게 중얼거렸다.
"책임져달라고? 그럼 어떻게 책임지면 될까?"
사실 나와 주아 사이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책임지는 방법이야 이미 서로 말만 안할 뿐이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책임을 지기까진 아직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해결해야할 일도 많았다.
단순히 사랑을 하기에 책임진다는 말을 하기에는 사회는 만만치 않았다. 주아를 언제나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나로서는, 그 많은 장벽을 뛰어넘어야만 했다. 사회의 차가움 속에서도 당당히 버티면서 주아를 책임져야하니 쓰러지는 것도 용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아가 옆에 있다면 충분히 가능할거라고 믿었다. 주아만 옆에 있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힘낼 수 있을테니까.
그러기에 나는 당당하게 미래를 기약하는 말을 주아에게 말했다.
"지금은 책임질 수 없지만, 10년만, 딱 10년만 기다려줘. 그때는 널 확실하게 책임질테니까. 아. 이거 장난으로 하는 말 아니야. 물론 너도 알지? 난 너와 관련된 일은 뭐든지 다 진심이야."
어떻게 보면 프로포즈일지도 모르는 말을 하면서 나는 얼굴을 살며시 붉혔다. 겨우 100일밖에 안된 고등학생 커플이 무슨 말을 하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나와 주아는 100일동안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100일이 지나도 못하는 이가 수두룩하다는 키스도 나눴고, 진심으로 마음을 나눴고 무려 집안 공인이다.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양가의 부모님이 어릴때부터 우릴 커플로 만들려고 뒷공작을 펼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만큼, 우리에게는 전혀 빠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느린 일이었다. 10년 이상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좋아한다는 것을 자각하는게 너무 늦어진만큼, 지금 이것도 상당히 늦은 편에 속했다.
"그러니까 나에게 딱 10년만 시간을 줘. 안될까?"
생긋 웃으면서 다시 한번 그녀에게 부탁을 하면서 그녀의 눈가에 살짝 입을 맞췄다. 이미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겠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주아를 계속해서 바라봤다. 그저 보기만 해도 너무 좋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기도 뭐했기에, 손을 뻗어 포크를 잡은 후에, 케잌을 다시 한 입 크기로 자르고 주아의 입가에 가져갔다.
"자. 다시 한번 더. 아~~"
지우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없다는게 정말로 다행이었다. 만약 가족이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면 혹시라도 방에 들어오게 되면, 우리의 지금 이 모습을 보고 놀릴게 뻔하니까. 아니, 애초에 다른 이가 있었으면 이런 일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렴 어떠랴. 지금은 우리가 이렇게 다정하게, 서로 시간을 보내는게 중요한걸.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말이야.
//주아주가 신경을 쓴다는 것은 글을 보면 느껴진다구요. 정말로 말이에요. 정말 답레 받는게 기다려지는 사람 베스트 3위안에 들을 정도에요. 주아주는. 진심이에요. 절대 거짓말이 아니랍니다! ㅎㅎㅎㅎㅎ 그만큼 주아주의 답레가 오면 2번 정도 읽게 되고, 이후에도 한번씩 읽는답니다. 아. 이거 전에도 말한적이 있었던가요? ㅎㅎㅎㅎㅎ 저 일상 돌린거 자주 읽는 편이에요.
주아주의 응원! 이건 확실하게 힘을 얻을만하네요!! 좋아요! 다음번엔 반드시 어머니 안마를 할거에요! 그리고 주아주는..안마 하셨을까요? 시간이 시간이니까 아무리 늦어도 지금 시간이면 어머님이 들어오셨을 것 같은데? 궁금해지는걸요?
그리고 해피엔딩인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아주와 헤어지는게 어딜 봐서 해피엔딩에요! 흑... 그렇군요. 주아주는 내가 아니라 다른 파트너를 만나고 싶었던거야!! 그런거였군요!(신파극 버전)
아..그리고 유명인사 아니에요. 그냥 큰 행사에 탈을 쓰고 참가한 것 뿐이에요. ㅎㅎㅎㅎ 저는 그냥 엑스트라 A였답니다. 선배의 부탁으로 참가한거에요. 헬프죠. 일종의. 선배가 그쪽 관련으로 일하시는 분이 있거든요.
새로운 사인... 갑작스러운 충전에 놀라서라니..! 좋아요. 그럼 뉴게임을 시작하겠어요! 혹시 이 게임의 이름은 주아주 키우기인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사인은 뭐가 있을까나..?(연구중(씨익) 그리고 기대를 하면 안된다니요! 어..그거 혹시 새로운 사인인건가요?! 좋았어! 이것도 수집하자!!(기대의 눈빛) -
831 주아 - 건우 (08844E+58) 2016. 12. 7. 오전 11:19:49요즘 인터넷에서 유명하게 퍼진 동영상의 패러디 대사. 그 대사를 능글맞게 얘기하는 건우를 따라 장난기 가득하게 웃으며 똑같이 패러디 대사로 대답한다. 계속해서 나오는 행복하고 즐거운 웃음에, 자신의 볼을 어루만지는 건우의 손을 양손으로 부드럽게 감싸잡는다. 전해지는 두 온기와 온기. 건우도 그 따스함을 느꼈는지 똑같이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자신을 바라본다.
서로 아무런 말이 없어도, 눈빛으로 전해지는 마음과 마음. 침묵이 불편하거나 어색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 자신에게 있어서 하나뿐인 그 소중한 사람은 이내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신의 옆으로 온다. 그리고는 자신이 감싸잡고있는 손과는 반대쪽인 손을 자신의 어깨에 올려 저의 쪽으로 자신을 끌어당긴다. 거부감 없이 얌전히 그 손길을 따라 마치 몸을 기대듯이 그에게 안긴다.
더욱더 가까워진 거리에 더더욱 따스하게 느껴지는 체온. 그 모든 것들을 느끼며 가만히 미소짓자 건우는 곧 자신의 귓가에 속삭이듯, 작게 어떻게 책임지면 되냐고 중얼거린다.
"그러게. 어떻게 책임져달라고 하면 좋을까?"
자신도 중얼거리듯, 작은 목소리로 되물으며 빙그레 웃는다. 사실,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미 둘 다 알고있었다. 서로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을 뿐이지, 이미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자신들은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해왔다. 대화하는 중간중간, 몇 번이고 자신들은 '책임'에 관해 얘기했었으니까.
그렇지만 그 책임지는 방법이 너무 힘들다는 것도, 자신들은 알고있었다. 여기는 영화나 드라마, 소설이나 만화 속, 사랑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세계가 아니니까. 건우와 함께 있는 시간은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환상적으로 느껴져 마냥 행복했다. 하지만 정말로 우리가 평생을 함께 하려면... 현실을 직시해야만 했다.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뛰어넘어야 할 장벽은, 너무나도 높고 높았으니까.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야.
건우는 이내 당당하게, 지금은 책임질 수 없지만 딱 10년만 기다려달라며, 장난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고 얼굴을 붉힌다. 어떻게 보면 프러포즈나 다름없는 말.
그의 붉어진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다. 진심이 가득 담긴 목소리에, 정말로 자신을 책임져줄 것이라는 다짐이 담긴 말.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 그 모든 것들이 오로지 자신을, 자신만을 향해있다는 것을 깨닫자 양 볼이 발그레, 빨갛게 물든다.
다시 한 번 더 저에게 딱 10년만 시간을 달라고 부탁하며 생긋 웃던 건우는 이내 자신의 눈가에 살짝 입을 맞춘다. 그가 입을 맞추는대로 살짝 눈을 감았다 다시 뜨고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건우는 계속해서 자신을 바라본다. 그런 건우와 잠시동안 말없이 눈을 맞추다 이내 여전히 빨갛게 홍조를 띤 얼굴로 배시시 웃는다.
"딱 10년이야. 알았지? 더 늦으면 나, 정말로 크게 화내며 펑펑 울거니까. 이거 장난으로 하는 말 아니다? 나 역시도 너와 관련된 일은 뭐든지 다 진심이니까."
나름대로 협박 아닌 협박도 해보며 그의 부탁을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너무나 행복했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자신의 마음 속을 따뜻하게 가득 채워주는 것만 같아, 너무나 행복했다.
건우는 이내 손을 뻗어 포크를 잡고는 다시 케이크를 한입 크기로 잘라 자신의 입가에 가져온다. 그 모습에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는 이내 그것을 냠, 하고 맛있게 받아먹는다. 변하지 않는 케이크의 달콤함과 자신이 꼬옥 잡고있는 건우의 손. 행복한 마음에 자신이 잡고있는 건우의 손바닥에 자신의 볼을 부비부비한다. 그리고는 그의 손가락 끝에 살짝, 입을 맞춘다. 살짝 입술을 떼고는 여전히 그의 손을 꼬옥 잡은 채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케이크때문에 더 달콤할거야. 그치?"
조금 느껴지는 부끄러움에 괜히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부드럽게 눈웃음지어보인다. 평소보다도 더 표현하는 자신의 마음. 아마 지금은 정말로 둘밖에 없으니까 부끄러워도 할 수 있는거겠지? 건우네 집에 아무도 없어서 정말 다행이야.
/ 앗, 정말로 느껴지시나요? 우와... 뭔가 창피한데 기쁘네요. 무려 베스트 3위라니! 하지만 1등이 아니라면 만족하지 않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뻔뻔) 농담이고, 정말로 기뻐요! 그나저나 제 답레를 자주 읽으신다니. 그렇게 자주 읽을만한 답레는 아닌 것 같은데... (민망) 사실 저도 건우주 답레 자주 읽거든요. 뭔가 읽을 때마다 빠져드는 느낌이라서 자주자주 읽고 있어요. ㅎㅎㅎㅎ
그리고 제 응원이 그렇게 힘이 나신다면야 얼마든지요! 건우주께서는 분명 할 수 있어요. 화이팅이예요!! 그리고 저는... 엄마가 오셨었는데 오시자마자 바로 주무셔서 실패했네요. ㅎㅎㅎ 많이 피곤하셨나봐요. 저도 다음번을 노려야겠어요.
그리고 나름 해피엔딩이지 않나요? 건우주께서는 귀여운 고양이를 얻었잖아요? 저는 저를 방치하면서 양손의 꽃이나 취하려는 누구대신 저만을 봐주는 파트너를 만나고 싶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그런 분 어디 없으려나요~ (연기 톤) 그동안은 제가 당겼으니 이제는 밀어낼 차례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엑스트라 A라도 큰 행사에 참가한 거면 충분히 대단하죠! 헬프까지 들어올 정도면... 건우주, 알고보니 숨겨진 실력자라던가?! 선배 분도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 쪽으로 일하시는 분들, 정말로 대단하고 멋져보이거든요. ㅎㅎㅎㅎㅎ
그나저나 주아주 키우기... ㅋㅋㅋㅋㅋㅋㅋ 아뇨, '살아남아라, 주아주!' 입니다! ㅋㅋㅋㅋㅋ 정작 살 수 없지만요. 그나저나 이상한 부분에서 연구욕 및 수집욕구가 불타오르시는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깨꼬닥) (돌연사) (사인 : 건우주의 반응이 재밌어서 웃다가) 축하합니다!! 정작 원하던 사인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사인을 얻으셨습니다! 일정 조건을 채우면 나름 히든 사인도 있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
832 건우 - 주아 (21002E+58) 2016. 12. 7. 오후 1:36:45"그럼 진짜로 노력해서 딱 10년이 걸리게 노력해야겠는걸? 더 늦어져서 네 눈에 눈물 흘리게 하면 난 지우는 물론이고 우리 부모님, 더 나아가서 너네 부모님에게도 지탄받을테니까. 무엇보다, 내가 그 이상 늦어지는 것은 참지 못할테니까. 응. 딱 10년이야. 10년만 기다려. 그때면 난 널 책임질 수 있을테니까."
빨갛게 홍조 띤 얼굴로 배시시 웃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 역시도 다시 한번 살포시 웃었다. 10년. 앞으로 10년 뒤면 나는 28살이다. 그때면 대학도 졸업했을테고, 군대도 갔다왔을테고 뭐가 되었건 일도 시작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난 딱히 회사에 들어갈 마음은 없으니, 서류니 뭐니 하면서 복잡하게 갈 것도 없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쪽 길이 정말로 험난한 가시덩쿨이 가득한 길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버텨낼 수 있다. 사랑하는 여자애가 바로 옆에 있는데 뭘 못 버티겠는가.
나는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생긋 웃었다. 그리고 케잌을 먹여줄 생각으로 케잌을 한 입 크기로 잘라, 주아의 입가로 가져갔다. 뭐가 그리도 우스운지 주아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것을 냠하고 맛있게 받아먹었다.
"맛있어?"
별 의미가 없는 물음이다. 주아는 아까전에 분명히 맛있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맛있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손바닥에 부비부비대는 주아의 볼의 부드러움과 손가락 끝에 살짝 닿는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 손은 여전히 꼬옥 잡혀있었다. 마치 이대로 계속 붙잡을 생각인것처럼. 나 역시 그것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기에 손을 빼거나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부드러운 눈웃음은 정말로 주아의 예쁜 매력중 하나였다. 저 눈웃음 때문에 내가 몇번이나 심장이 두근거렸는지. 좋아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나서부터 저 눈웃음 때문에 심장이 멎을뻔한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평소보다 더 솔직하게, 마음껏 표현하는 주아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면서 이번엔 내가 포크를 집어서 케잌을 한 입 크기로 자른 후에 입 속에 쏘옥 집어넣었다. 그리고 우물우물 씹으면서 목구멍 속에 넘겼고 살짝 볼에 다가가서 입술을 맞췄다.
"...케이크때문에 더 달콤할거야. 그렇지?"
주아가 하는 말을 그대로 인용해서 반격하면서 생긋 웃었다. 그렇게 좀 더 볼을 어루만져주다가 나는 슬그머니 주아의 손에서 내 손을 떼어낸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 주아에게서 떨어졌다.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잠시 해야할 일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내 책상쪽으로 걸어간 후에, 음악 CD를 진열해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수많은 음악 CD 중에서 한장을 꺼낸 후에, 케이스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의 CD를 빼낸 다음에, 내가 가지고 있는 CD플레이어 안에, 집어넣었다. 파란색 이어폰을 꽂고서 나는 다시 주아에게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어폰 중 하나를 주아에게로 내밀었다.
"귀에 꽂아봐. 한쪽은 내가 꽂고, 다른 한쪽은 네가 꽂고. 개인적으로 꼭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 여자친구와 함께 음악듣는거. 정말로 네가 마음에 들어할 음악이 들려올거야. 기대해도 좋아. 내가 음악 듣는거 좋아하는건 너도 알잖아? 너에게 이상한 거 추천하진 않으니까 속는셈치고 끼워봐."
무슨 음악인지에 대해서는 굳이 말하지 않았다. 그것을 말해주면 재미가 없으니까.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주아도 나름 마음에 들어할거라는 점이었다. 이래보여도 주아의 취향 정도는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괜히 소꿉친구로서 오랫동안, 10년 이상의 사이를 지내온게 아니니까. 그러기에, 정말로 마음에 들어할거라는 자신감과 확신이 그 안에 녹아있었다.
//당연히 느껴지죠. 이렇게 정성스럽게 쓰는데, 그런게 안 느껴질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1등이 아니면 만족할 수 없다니. ㅋㅋㅋㅋㅋㅋㅋ 글쎄요? 과연 몇등일까요? 그 정답은 제 마음속에만 고이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1등일수도 있고, 2등일수도 있고, 3등일수도 있겠죠. 안 그래요? 어찌되었건 정말로 그 정도에요. 그리고 자주 읽을만한 답레가 아니라니. 무슨 소리에요! 저렇게 예쁘게 글을 쓰는데 답레를 자주 안 읽을리가 없잖아요? ...어, 근데 자주 제 답레를 읽는다니. 이건 조금 부끄럽다!!(난감) 아, 이런 기분인건가!! 그런건가!! ㅎㅎㅎㅎㅎㅎ 빠져드는 느낌이라니. 무슨 느낌인진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좋게 읽히고 있다고 하니 기분은 좋네요.
오시자마자 바로 주무실 정도로 피곤하다는건, 여러모로 많이 바쁘신 모양이네요. 언제 한번 기회가 되면 꼭 해드리세요. 피곤할때 딸이 안마해주시면 정말로 많이 좋아할거에요. 이건 제가 장담할게요.
그리고 주아주만을 바라는 파트너를 만나고 싶다라. 좋아요. 혹시 만나게 되면 꼭 저에게도 말해주세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니까요.(태연(씨익) 자. 자. 고양아. 날아 놀자. 우쭈쭈. 우쭈쭈...
그리고 숨겨진 실력자 절대로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연줄이죠. 사람이 없어서 땜빵 비슷하게 들어간거든요. 그래도 어떻게든 했답니다. 그리고 사실 탈을 안 쓰고 했다고 해도 제가 누군지는 주아주는 알 수 없겠죠! 왜냐면 제가 무슨 사람인지도 모르니까!! ㅋㅋㅋㅋㅋㅋ 고로 포기하시면 됩니다! 저를 찾을 순 없어요! 절대로!
그리고 살아남아라..주아주...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어디서 다운 받죠? 꼭 다운받고 싶은데! 그리고 또 다시 죽었어! 안되겠어! 이렇게 되면 어떻게든 살려야겠어! 그러니까..밥을 강화시켜야겠군요! 고기 반찬으로 업그레이드 하면, 계속 살겠지? 고기를 먹어야하니까!! -
833 주아 - 건우 (08844E+58) 2016. 12. 7. 오후 3:42:17딱 10년만 기다려주겠다고 하자 건우는 진짜로 노력해야겠다고 대답한다. 그 이상 늦어지면 주위 사람들의 지탄도 받겠지만 저도 참지 못할거라며 딱 10년만 기다리라고 건우는 확실하게 얘기한다. 자신을 바라보며 살포시 웃는 얼굴. 건우의 얼굴을 홍조 띤 얼굴로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환하게 웃어보인다.
"응! 딱 10년이야. 그러니까... 28살. 우리가 28살이 되는 때. 절대로 더 늦어지면 안 돼?"
괜히 건우의 손을 더 꼬옥 잡으며 작게 중얼거린다. 그렇지만 불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확신이 있었다. 건우는 정말로, 이 약속을 지켜줄 것이라는. 그를 온전히 믿음으로써 알 수 있는 자신만의 감. 특히 건우에 관련된 이 감은 빗나간 적이 없었기에, 더더욱 그를 기다리기로 결심한다.
물론 힘든 일은 많을 것이었다. 자신도 대학을 가고, 직장을 구해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건우가 군대 간 2년 동안을 혼자서 기다려야 하니까... 그래도, 할 수 있을거야. 아니, 할거야. 건우도 분명 노력할테니까, 나도 노력할거야. 우리가 같이 있을 수 있는 미래를 위해. 그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반드시 그런 미래를 만들어내리라, 다짐하던 중 건우가 다시 포크로 케이크를 한입 크기로 잘라 자신의 입가로 가져오자 다시 웃음을 터뜨린다. 정말이지, 너하고만 있으면 자꾸 애가 된 것 같아. 그래도... 나쁘지 않은 기분이야. 냠, 하고 그 케이크를 맛있게 받아먹으며 맛있냐는 그의 물음에 계속해서 환히 웃어보인다.
"응! 진짜진짜 맛있어. 건우, 네가 고생하면서 사줘서 그런지, 지금까지 먹었던 케이크 중에서도 제일 맛있어!"
밝은 목소리로 그의 물음에 답하며 꼬옥 잡은 건우의 손바닥에 볼을 부비부비한다. 행복함에 들뜬 기분을 마구 드러내며 건우의 손가락 끝에 살짝 입맞춤한다. 그리고는 여전히 건우의 손을 꼬옥 잡은 채, 건우에게 부드럽게 눈웃음 지어보인다.
그런 자신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건우는 이번엔 포크로 케이크를 잘라 저의 입 속에 넣는다. 그리고는 그 케이크를 우물우물 씹다가 꿀꺽 삼키고는 자신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춘다. 그리고는 자신이 했던 말을 똑같이 인용하며 생긋 웃어보인다.
"아하하... 그, 그렇네. 정말로 케이크 때문에 더 달콤해. 응. 전부 케이크 때문이야."
분명히 자신이 했던 말이건만, 왜 건우가 하니까 그 느낌이 확 다른건지. 괜히 전부 케이크의 탓으로 돌려버리며 자신의 볼을 어루만져주는 건우의 손길을 얌전히 즐긴다. 그러나가 건우는 슬그머니 자신의 손에서 저의 손을 떼어낸 후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에게서 떨어진다.
아... 가는구나. 왠지 모를 아쉬움에 조금 시무룩해져서는 건우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저의 책상 쪽으로 걸어간 건우는 음악 CD를 진열해둔 곳으로 가서 그 수많은 음악 CD 중 하나를 꺼낸다. 그리고는 망설임없이 케이스를 열고 CD를 빼내 CD 플레이어 안에 집어넣고는 파란색 이어폰을 꽂는다.
건우, 뭐하려는걸까? 물끄러미 건우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자, 건우는 곧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와서는 이어폰 중 하나를 자신에게 내민다. 여자친구와 함께 음악 듣는 거를 개인적으로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는 그의 말에 그 이어폰과 건우를 번갈아바라본다. 건우의 눈빛에, 건우의 말에 녹아있는 자신감과 확신. 그 당당한 모습에 결국 작게 웃어버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손을 내밀어 그 이어폰을 잡고는 건우의 말대로 자신의 한 쪽 귀에 꽂는다.
너와 내가 하고싶은 것은... 정말로 똑같구나, 건우야. 마음이 연결되어있다는 것은, 바로 이런 행복한 느낌일까.
/ 느껴지신다면 다행이예요! 나름 진짜로 정성을 다하고 있거든요. ㅎㅎㅎㅎ 그리고 정답 알려주시면 뭐 어때서요! 치사해요! 그러면... 3등이겠네요. 괜히 높게 기대했다 실망하는 것보다 더 낫잖아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3등도 정말로 기뻐요!! 그리고 글을 예쁘게 쓰는진 잘 모르겠는데... (민망) 오히려 건우주야말로 정말로 예쁘게, 다정하게 쓰시는걸요! 네, 바로 그런 기분이예요! 빠져드는 느낌은...그러니까...어... 읽다보면 집중하면서 감정이입하게 되는 느낌? 그런 느낌이예요. ㅎㅎㅎㅎ
그리고 나중에 저도 꼭 안마해드릴거니까요. 이럴 때 딸 노릇 제대로 해드려야죠! 그러니까 건우주께서도 같이 해요. 저 역시도 장담할테니 저희, 꼭 성공하자구요!
그, 그리고... 그렇게 나오실줄이야...! (충격) (상처) 으으... 건우주는 너무해요. 진짜 너무해요... (부들부들) (훌쩍) 됐어요. 이제 건우주랑 안 놀아요. 강아지랑만 놀거예요! 제 파트너는 이제 강아지예요! 자석 극 바꿔버릴거예요! (두둥)
그리고 숨겨진 실력자 맞으실수도 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 땜빵이래도 분명 잘하셨을테니까요. 그리고 당연히 건우주가 누구이신지는 탈 착용 여부에 관계없이 알 수 없죠! ㅋㅋㅋㅋㅋ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거예요. 건우주의 춤사위를 보고말리라!
그리고 다운받을 수 없답니다. 건우주께서도 지금 체험판을 플레이하시는 중이라구요.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밥을 강화시키시는건가요? 그것도 고기 반찬으로? (깨꼬닥) (돌연사) (사인 : 좋아하는 반찬이 아니어서) 축하합니다!! 또 새로운 사인을 얻으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우와, 레스 하나에 사인 하나씩 얻으시다니. 혹시 건우주, 이 게임의 천재이신가요?! 자, 이렇게 주아주는 몇 번을 죽게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834 건우 - 주아 (21002E+58) 2016. 12. 7. 오후 5:31:30
내 제안에 주아는 이어폰을 귀에 꽂았고, 나는 내 몫의 이어폰을 한쪽 귀에 꽂았다. 커플끼리 음악을 듣는 것을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방금 플레이어 안에 무슨 음악CD를 넣었냐였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 음악CD는 어디에서도 살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직접 레코딩한거니까. 간만에 뮤지니아스 애들을 만난 후에 사정을 설명하고 그 애들의 도움을 받아서 직접 레코딩해서 만든, 전 세계에서 단 1장밖에 없는 CD이다.
왜 단 1장밖에 없는 CD냐고? 당연하잖아. 이것이 내가 주아에게 주는 100일 선물이니까. 연인이 된 이후에, 내가 주아에게 불러준 노래들을 하나하나 시간을 들여서 레코딩을 한 후에 CD에 담았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그 사실을 아는 것은 바로 나 하나 뿐.
기대해도 좋다는 말을 하고서 나는 주아가 확실하게 이어폰을 귀에 꽂은 것을 확인 한 후에, 재생버튼을 꾹 눌렀다.
그리고 1번째 곡이 이어폰 너머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 곡을 주아가 모를리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곡은 나와 주아가 노래방에서 듀엣으로 부른 곡이니까.
ㅡ어쩜 우리, 어쩜 지금, 어쩜 여기 둘이 됐을까요?
ㅡ흐르는 시간, 별처럼 많은 사람 속에...
첫사랑이죠. 귓가에서 들려오는 내 목소리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면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박자에 맞춰서 손을 들어 지휘하듯이 천천히 흔들기 시작했다. 물론 이건 나 혼자서 레코딩한 곡이기에 듀엣곡임에도 불구하고 들려오는 목소리는 내 목소리 뿐이었다.
이 곡을 레코딩하기 위해서 몇번을 연습하고, 몇번을 녹음했는지 모른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과감하게 중간에 끊었고, 뮤지나아스의 멤버들도 가차없이 지적할 것은 지적했기에 정말로 힘든 며칠이었다. 그런 나날 속에서도 주아가 혹시나 의심하면 안되기에 주아와 만나는 시간은 어떻게든 냈다. 덕분에 요 며칠동안은 상당히 바쁜 나날이었다. 비밀스럽게 뭔가를 준비하는 것은 이리도 힘든 일이었구나 싶어서 쓴 웃음을 지은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많은 씁쓸한 웃음은 지금 밝은 미소로 바뀌었다. 지금 이렇게 주아에게 내 노래를 들려주는게 가능했으니까. 이어 버튼을 꾹 누르자 2번째 노래가 나왔다. 이번에 나오는 노래는 다름 아닌 '고마워 내 사랑.'
ㅡ이른 아침, 햇살에 눈을 떠, 약속된 하루를 시작한다. 내 사랑...
ㅡ너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또 한 걸음에 달려가서, 너를 내 품에 안고 싶어!!
눈을 감고서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내 목소리를 들으면서 생긋 미소를 지었다. 잠시 그렇게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있다가, 슬그머니 감고 있던 눈을 뜨고 눈동자를 옆으로 돌려 주아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말했다.
"총 10곡. 너와 사귀고 나서부터 내가 불렀던 곡들을 새로 레코딩해서 CD에 담았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CD야. 내 목소리를 좋아하고, 내 노래를 좋아하는 너에게 있어서는 좋은 선물이 아닐까 싶은데, 어때? 아. 무슨 선물이냐고 묻기 없기야. 당연히 답은 하나밖에 없잖아. 안 그래?"
오늘은 100일. 그리고 100일에 남자친구가 주는 선물. 그것은 역시 하나밖에 없었다. 분명히 주아도 금방 눈치챌 것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요! 비밀입니다! 정답은 알려줄 수 없어요! 저만 알고 있을거에요! 3등이라.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능글) 하지만 높은 순위라구요. 제가 지금까지 돌린 사람들 중에서 3위안에는 들어가는거잖아요? 상당히 높은거라구요! 이래보여도 많이 돌린 편이거든요. 저. 물론 진짜 몇년차 분들에게는 이길 수 없겠지만요. 아무튼 글은 정말로 예쁘게 쓰세요. 절로 예쁘고 귀여운 주아가 연상될 정도로 말이에요. ㅎㅎㅎ 자신감을 가지세요! 빠져드는 느낌...ㅋㅋㅋㅋㅋㅋ 다시 들으니까 묘하게 민망한데요. 이거. 그냥 제 글이 주아주에게 잘 맞는 글이라서 그런걸거에요! 딱히 잘 쓰는건 아닐거라구요!! (끄덕) ....이 이상은 답정너가 될듯 하니, 그만두도록 하죠.
그리고 파트너 바꿔버리겠다고 한 것은 주아주잖아요. ㅋㅋㅋㅋㅋㅋ 어째서 저에게 책임이 돌아오는거죠?! 여기서 굽힐순 없다! 어..그리고 저랑 안 노는거에요? 그럼 이제 답레 안 오는거에요? 그건 조금 곤란한데?(동공지진)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 계속 보고 싶은데! 엔딩날때까지는...!! 으음..으으음..자석 극을 바꿔버린다고요? 그럼 나도 바꿔버리죠! 뭐!! 그런데 강아지와 파트너라니. 무슨 답레 받는거죠? 글에 멍멍멍.(발자국발자국) 멍멍(발자국) 이렇게 찍혀있는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제 춤사위를 봐도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춤 진짜 못 춰요. 몸치라서요. 막춤이라면야..그냥 막 추는거니까 어떻게든 추면 되지만..ㅋㅋㅋㅋㅋㅋ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안되는겁니다!!
그런데 고기 반찬을 싫어한다니!! 그럴리가 없어! 고기 반찬은 진리인데! 그렇다면 좋아하는 반찬으로 강화시켜야겠군요! 계속 키워야지! 그래야 엔딩을 보지!! 자. 이번엔 또 어떻게 죽을겁니까? 과도한 기대로 죽을겁니까?!(빤히) -
835 주아 - 건우 (08844E+58) 2016. 12. 7. 오후 7:19:31건우가 건네준 이어폰을 웃으며 자신의 귀에 꽂자 건우도 남은 이어폰의 한 쪽을 저의 귀에 꽂는다.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로망 중 하나인 같이 음악듣기. 내가 커플이 되면 하고싶었던 모든 경험들을... 건우와 같이 하게 되었네. 내 모든 첫 경험들을 말야. 내 모든 처음이 전부 너라서 정말 다행이야. 건우야.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하는 건우를 보며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하긴, 건우는 음악에 관련해서라면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전문가니까 말야.
가만히 건우를 바라보고 있자 건우는 자신이 제대로 이어폰을 꽂은 것을 확인한 후에, 재생버튼을 꾸욱 누른다. 그리고 서서히 시작되는 음악소리. 너무나도 익숙한 반주 음악에, 순간 표정이 멍해진다. 이, 이 노래는... 우리가 처음으로 연인으로서 데이트를 했었을 때, 노래방에서 듀엣으로 불렀던 노래.
"...'첫사랑이죠'."
노래의 제목을 중얼거리는 자신의 목소리와 동시에,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자신의 중얼거림과 거의 동시에 시작된 노랫소리에, 두 눈은 놀라움에 동그래지며 커졌고, 자신도 모르게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는다.
거짓말... 지금 이 노랫소리는. 이 목소리는... 고개를 살짝 돌려 건우 쪽을 바라보자 건우는 눈을 감은 채, 박자에 맞춰 손을 들어 지휘하듯이 천천히 흔든다. 그런 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작게 풋, 하고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똑같이 서서히 눈을 감고는 이내 천천히, 자신의 입을 연다.
"내 맘~ 가득~ 그대~ 소복소복 쌓여요~"
열린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자신만의 목소리. 건우의 목소리만이 들려오는 이 노래에, 자신의 목소리를 살포시 얹어본다. 듀엣곡은, 같이 불렀을 때 진정으로 완성되는거야. 그러니 나도 함께 할게, 너의 노래에.
이 노랫소리를 레코딩하기 위해 힘들었을 건우. 요 며칠 동안 그가 조금 바쁘고 지쳐보였던 것도 전부 다 이해가 갔다. 혹시나 건우가 신경쓰여할까봐 직접 물어보진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안 물어보길 잘한 것 같았다. 그야, 자신이 물어봤었더라면 건우, 상당히 난감했었을테니. 서프라이즈 선물로 해주고싶었을 건우였기에, 더더욱 고마운 마음이 가득했다.
과거의 건우와 현재의 자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하모니. 마음 한구석을 따뜻하게 적셔오는 그 듀엣곡은 이내 끝이 난다. 여전히 감고있는 눈에, 곧이어 들려오는 건 버튼을 누르는 소리와, 다시 또 시작되는 새로운 반주. 아니, 너무나도 익숙한 반주.
"...!"
다시 또 깜짝 놀라 감고있던 두 눈을 뜬다. 이번에는 건우가 자신에게 불러주었던 노래, '고마워 내 사랑.' 건우 목소리 특유의 부드러움과 힘찬 느낌이 둘 다 아주 잘 살아있는 그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건우의 노래에 집중하다 또다시 새롭게 들려오는 건우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자 어느새 눈을 뜬 건우와 눈이 마주친다. 눈이 마주쳐지자 건우는 곧 웃으면서 사귀고 나서부터 저가 불렀던 곡 10개를 새로 레코딩해서 CD에 담았다고 설명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CD. 자신에게 주는, 건우의 선물.
놀란 듯 커진 두 눈에, 멍하니 벌어진 입. 살짝 고이는 눈물에 떨리는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다가 이내 환히 웃어보인다.
"진짜로... 진짜로 고마워, 건우야... 이렇게 멋진 선물을 받을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어... 나, 너무 기뻐! 응, 정말로 기뻐! 정말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물이야. 진짜진짜 고마워, 건우야! 나는 역시 너의 목소리가, 너의 노래가, 아니, 네가 너무 좋아!"
제대로 감동받은 듯 살짝 떨렸던 목소리는 이내 정말로 기쁜 기색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목소리로 바뀐다. 정말로, 나에게 있어서 나보다도 나를 더 잘 알아주는 소중한 사람. 양팔을 뻗어 자신의 바로 옆에 있는 그 사람을 평소보다도 더 꽈악 껴안는다. 그대로 그의 품 속에 얼굴을 묻은 채, 조용히 입을 연다.
"...정말로 최고의 100일 선물이었어. 나도 너를 위해 준비한 게 있어, 건우야. 너처럼 이렇게 커다란 선물은 아니야. 그렇지만...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 치사해요! 정답은 원래 다같이 공유하는거라구요! 음... 하지만 역시 3등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야 저, 건우주가 내신 문제 거의 다 맞혔으니까요. 지금, 건우의 100일 선물도 거의 맞혔고 말이예요. ㅎㅎㅎㅎ 글에 대해 딱히 자신감은 없지만 그래도 3등 고마워요! 사실 저한테도 건우주, 3위 안에 들어가시니까요. 그렇게 많이 돌려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요! 그리고 민망하다뇨? 제 느낌은 꽤 정확하다구요! 제 무시무시한 감과 촉, 잊어버리신건가요? 믿어보셔도 된다구요. 그러니까 글, 엄청 잘 쓰세요, 건우주. ㅎㅎㅎㅎㅎ 건우주께서 칭찬해주시는 주아주가 말하는거니 이만 받아들이시죠!
그리고 건우주께 책임이 가죠, 당연히!! 그야...그야... 진짜로 상처 받았으니까요... (시무룩) 자랑할 거 있었는데 자랑 안 할거예요! 그리고 건우주랑 안 놀거예요! 건우는 엄청 좋지만 건우주는 보류예요! 그러니 답레는 가겠지만 잡담은 모르죠! 자석 극은 다시 또 바꿔버리면 되구요! 그리고 우리 바둑이에게서 무슨 답레 받는지는 비밀이예요. 제가 건우주께 알려드릴 이유는 없다구요? 그치, 바둑아? ㅎㅎㅎㅎ (강아지 안기)
그리고 제가 보고싶은 건우주의 춤사위는 막춤이라구요? 걸그룹 춤이 제일 보고싶긴 하지만... 그건 못 볼테니까요. 그러니 기대할겁니다! 그것도 많이!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고기 반찬이 진리라는 공식은 적용되지 않는 사람도 있다구요. 계속 키우실건가요? 엔딩 보실건가요? 그런데... (깨꼬닥) (돌연사) (사인 : 빤히 바라봐서) 축하합니다!! 또다시 예측과는 다른 새로운 사인을 얻으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건우주, 어떻게 주아주를 죽이는 행동만 골라서 하시는거죠?! ㅋㅋㅋㅋㅋ 신기하기까지 하네요. 혹시 일부러...?! (동공지진) -
836 건우 - 주아 (21002E+58) 2016. 12. 7. 오후 9:00:41100일. 그것은 연인에게 있어서 정말로 소중한 날이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을 이어나간지 딱 100일이 되는 날. 그 중요함을 모르는 연인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고, 왜 중요한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만큼, 나는 흔한 선물을 주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무슨 선물을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역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선물해야겠다 싶어서 나는 이 음악 CD를 준비했다.
사귀고 나서부터 불렀던 노래들 중, 딱 10개를 뽑아서 내 목소리로 직접 부르면서 CD에 담는 레코딩 작업은 솔직히 말하자면 그리 쉽지 않았다. 주아에게도 비밀로 해야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주아와 만나야 하고, 집에 돌아온 후엔 또 노래 연습을 해야하고, 또 주아 몰래 뮤지니아스 작업실로 가서 또 레코딩 작업을 하고.. 조금 힘들고 피곤한 것도 사실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모든 고생이 다 보답받는 기분이었다.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노랫소리는 내가 부른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 보통 자신이 부른 노래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더 강하게 느껴지고, 여러모로 수정해야 할 부분만이 눈에 띄는데 이번 노래만큼은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 하기사 몇날 며칠을 부르고, 부르고, 또 불렀으니 마음에 안 들면 그것은 그것대로 문제겠지만.. 그런 것을 감안해도 이번 것은 정말로 마음에 들어서 절로 미소만이 나왔다.
내가 준비한 선물의 설명을 들은 주아는 정말로 크게 놀랐는지 두 눈이 커져가고 있었고 입은 멍하니 벌려져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주아의 두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바들바들 작게 떨리는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던 주아는 곧 나에게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 정말로 크게 감동했는지 목소리를 떨면서 몇번이고 고맙다고, 기쁘다고 얘기하면서 내가 준비한 선물을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에 절로 쑥스러움을 느끼면서 지휘를 하는 것처럼 흔들고 있던 손을 머리로 올려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면서 반대편 손은 주아의 얼굴로 가져가 엄지 손가락으로 눈에 고여있는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뭘 그렇게 감동하고 그래? 물론 감동해주면 나야 고맙지만, 그래도 눈물까지 흘릴거 없잖아. 응? 울지 마. 주아야. 내가 보고 싶은 것은 네가 우는 모습이 아니라 네가 웃는 모습이야. 오늘같은 날에 울면 어떡하냐? 내가 울린 것 같잖아. 나쁜 남자친구 만들려고 그러는거야? 하하."
물론 그 눈물이 슬퍼서 흘리는게 아니라 감동을 해서,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라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주아가 언제나 웃기를 바랬다. 기왕이면 눈물을 흘리는 것보다는 환하게 웃는 모습이 더 예쁘니까.
이내 주아는 나를 와락 끌어안았고 내 품 속에 얼굴을 묻었다. 그 모습에 흐뭇하게 웃으면서, 나는 CD플레이어의 다음 곡을 재생시켰다. 다음에 흐르는 곡은 '벚꽃나무 아래에서'였다. 이것도 사귀고 난 다음에 몇번을 불렀으니까. 무엇보다 내가 부른 1번째 자작곡이었기에 이 곡을 빼놓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잔잔한 벚꽃나무의 따스한 음악소리와 함께, 나의 잔잔하면서도 조용한, 그리고 아련한 목소리가 귓가에 흐르는 것을 들으면서 나는 주아의 몸에 팔을 감았고 주아를 포근하게 품 속에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 등을 가볍게 토닥토닥 두들겼다.
"나를 위해서 준비한게 뭔진 잘 모르겠지만, 내가 준비한 선물도 커다란 선물은 아닌걸. 그리고 네가 준비한 선물을 내가 싫어할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보여줘. 네가 준비한 선물. 꼭 보고 싶거든. 그리고 약속할게. 네가 뭘 주더라도 나는 실망하지도 화내지도 않을거야. 네가 준비한 선물인데 어떻게 실망을 하겠어? 네가 날 생각하는 마음이 작지 않은 것을 아는걸.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보여줘. 네가 준비한 100일 선물."
주아는 저렇게 말하지만, 반드시 그 선물은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우리 둘은 언제나 그러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주지 못하지, 실망을 안겨주면 어쩌지? 그런 생각을 하지만, 결국 서로가 서로를 만족시키는 결과가 나온다.
늘 그랬었기에,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늘 그랬었기에,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거라고 나는 확신하면서 주아에게 감은 팔을 살며시 풀어주면서 생긋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이리 정답을 알려달라고 하는거에요! ㅋㅋㅋㅋㅋ 제가 1위라고 안하면 되게 섭섭해하실 것 같은데!! 그러니까 정답은 제 가슴 속에 꾹 묻을겁니다! 절대로 말 안할거에요! 절대로! 주아주가 섭섭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진 않아요! 그리고 그렇게 평가해주는만큼 저도 제 글에 조금 자신감을 가져볼게요. 사실 좀 오래전 일이지만, 제가 유치찬란하게 글을 쓴다는 평가를 받은 적도 있거든요. 그래서.. 조금 그 부분에 대해서는...(쓴 웃음) 뭐 그런게 있었답니다. 그런만큼 주아주의 높은 평가는 정말로 고맙게 느끼고 있어요. 정말로 고마워요. 소중한 파트너.
그런만큼, 슬슬, 삐진거 푸시라구요. 시무룩한 것도 풀고요. 바둑이가 그렇게 좋아요? 하지만 바둑이는 이런 딸기우유맛 사탕 안 주잖아요? 자. 주아주. 이제 다시 건우주 옆으로 올 시간이랍니다. 품에 안겨서 충전도 받고 쓰담쓰담도 받아야죠. 안 그래요? ㅎㅎㅎㅎ 자석 극 다시 바꿀거에요? 정말로요? 정말로 쭉 멀어질거에요? 제가 싫다고 한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정말로 이대로 헤어지는건가? ㅎ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왜 그렇게 기대하는거에요! 진짜로 별거 없는데! ㅋㅋㅋㅋ 으아아아! 영상 자료 혹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게 있는지 확인해야겠다!! 그리고 왜 또 죽는거넫요!! ㅋㅋㅋㅋㅋ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죽는겁니까?! ㅋㅋㅋㅋㅋ 1레스마다 죽고 있잖아요! 지금..! 좋아요! 그럼 이제는 아무것도 안하겠습니다! 이러면 죽지 않겠지!! 하하하하하! 자..이제 어쩌실건가요? 주아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837 주아 - 건우 (08844E+58) 2016. 12. 7. 오후 11:05:22자신들이 연인으로서 맞이한 100일. 다른 커플들이라면 100일 기념이라고 바깥으로 놀러갔을지도 모르지만, 자신들은 집에서 100일을 맞기로 결정했다. 애초에 장소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닌걸. 가장 중요한 것은 건우, 바로 너와 함께 있다는 사실이니까.
자신들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장소에서 만들어가는 가장 특별한 추억. 그리고 그 추억을 기념할 선물로, 건우는 음악 CD를 자신에게 선물한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을 위한 CD. 건우가 자신을 위해 노래 10곡을 뽑아 직접 부르며 레코딩한 CD.
건우의 선물을 직접 귀로 듣자 그간의 건우의 고생이 절로 느껴져 더욱 감동한다. 그동안 그렇게 바빴던 이유가, 그렇게 피곤해했던 이유가, 전부... 게다가 건우의 설명까지 듣자 그 놀라움과 감동은 더더욱 커져 두 눈은 커져갔고, 입을 멍하니 벌려진다. 곧 자신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다가 이내 그에게 환한 미소를 보인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고맙다고 얘기한다.
자신의 지금 심정을 전부 다 고맙다는 말 한 마디에 버무려 전한다. 그러자 건우는 지휘를 하는 것처럼 흔들던 손으로는 머리를 긁적이며 반대쪽 손은 자신의 눈가로 가져와서는 자신의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준다.
뭘 그렇게 감동하고 그러냐며, 저가 보고싶은 것은 자신이 웃는 모습이니 울지 말라고 건우는 얘기한다. 그런 건우의 손길을 얌전히 받으며 건우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으응... 안 울어, 건우야. 나, 안 울어. 오늘은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날이니까... 안 울거야. 너를 나쁜 남자친구로 만들수는 없으니까 말야."
그랬다. 건우는 좋은 남자친구. 그런 그를 괜히 자신이 울어서 나쁜 남자친구로 만드는 짓따윈 절대로 하고싶지 않았다.
그렇게 안 울겠다고 작게 중얼거리며 건우를 와락 끌어안고는 그의 품 속에 얼굴을 묻는다. 건우는 이내 흐뭇하게 웃더니 다음 곡을 재생시킨다.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또다른 익숙한 멜로디. 바로, 건우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니아스의 첫번째 자작곡. '벚꽃나무 아래에서'.
잔잔하면서도 조용하고 아련한 건우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몸에 건우의 팔이 둘러지는 것을 느낀다. 어느새 포근하게 품 속에 끌어안긴 채, 그가 자신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것을 가만히 받는다.
그 부드럽고 따스한 노랫소리 속, 건우는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저가 싫어할리 없으니 보여달라며, 자신이 뭘 주더라도 실망하지 않겠다고, 화내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여전히 그를 꼬옥 안은 채, 그의 품 속에 파묻었던 고개를 들어올려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냐, 네가 준비해 준 이 선물, 정말로 크고 좋은 선물이야. 무엇보다 내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이니까. 내 선물은 더더욱 커다란 선물은 아냐. 그렇지만... 네가 약속해줬으니까. 너를 생각하고 고른 선물이니까...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
조용히,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며 그를 안았던 팔을 천천히 푼다. 그러자 건우도 자신에게 감았던 팔을 풀며 생긋 웃어보인다. 그 웃음에 덩달아 작게 미소지으며 자신 옆에 있던 종이가방을 집어든다. 그리고는 자신이 비밀 마법까지 걸었던 고양이 얼굴 스티커를 조심히 떼어 입구를 연다. 잠시 후우, 심호흡을 쉬며 긴장된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손을 종이가방 안으로 집어넣어 선물을 꺼낸다.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바로, 음악CD 한 장과 푸른색과 하얀색, 회색이 어우러진 깔끔한 체크무늬가 세련되어보이는 손수건. 그 중 먼저 음악CD를 건우에게 건네며 빙그레 웃는다.
"예전에 우리가 주말에 카페에 놀러갔었을 때. 그 때, 기억 나? 그 때 네가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인디밴드 '듀오'의 노래를 불렀었거든. 그런데 그 분들이 최근에 새로 앨범을 냈대. 그 얘기를 듣자마자 네가 생각나서..."
어쩌면 너무나도 사소한 기억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사소하고 작은 일 하나하나 속에서도 나는 너를 생각하고 있었어. 건우야. 물론 그 때는 우리가 사귀기도 전이었지만.
다음번에는 손수건을 조심스레 그에게 건넨다. 그리고는 그의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며 이내 작게 미소짓는다.
"그리고 이것은 손수건. 건우, 너는 손수건을 종종 사용하곤 했었으니까. 유치원 때, 내 눈물을 닦아주고, 카페에서 손수건으로 숟가락을 닦기도 하고, 어디 놀러갈때마다 손수건은 언제나 챙겨왔던 너니까. 그래서 네가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100일 선물로 주고 싶었어. ...그렇지만 말야, 건우야. 나는 네가 이것을 눈물을 흘릴 때 사용하진 않아줬으면 좋겠어. 울고싶을 때는 손수건으로 닦아내지 말고, 직접 나에게 기대줬으면 좋겠어. 나, 너의 바로 옆에서 너의 눈물을 닦아주며 너를 지지해줄테니까... 그러니까, 알았지?"
/ 그야 뭔가 정답을 알려달라고 졸라야 할 것 같아서? 그나저나 그 말씀은 역시 1등이 아니군요! (충격) (상처) ㅋㅋㅋㅋㅋㅋㅋ 1위 아니어도 괜찮아요. 어차피 3등도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 안하셔도 된다구요? 그리고 조금이 아니라 많이 자신감 가지셔도 괜찮다구요! 유치찬란하다는 평가는 오래 전의 평가잖아요? 그동안 건우주의 실력은 더더욱 향상되었을 거예요. 그러니 계속 그 평가를 마음에 담아두며 쓰게 웃지 말아주세요. 대신 자신의 발전된 부분을 보며 뿌듯하게 웃으셔야죠! ㅎㅎㅎㅎ 감사인사는 괜찮다구요.
그래도 삐진 거랑 시무룩한 거는 안 풀거랍니다. (단호) 누구누구 씨가 방치하셨던 충격이 너무 커서 말이죠~ 네, 바둑이 엄청 좋아요! 딸기우유맛 사탕 안 줘도 바둑이는 좋아요. 품에 안겨서 충전 받는 거랑 쓰담쓰담은... 아주 조금 끌리지만... (우물쭈물) 으음, 자석 극은 조금 고민을 해보기로 하죠. 그리고 건우주가 싫다고까지는 말 안 했는걸요!! 이대로 헤, 헤어져도 사, 상관없어요...! 주아주도 이제는 마음 강하게, 독하게 먹을거니까요. 강경하게 나가겠습니다. (경계) ...그래도 역시 건우주랑 헤어지는 건 조금... (시무룩) (훌쩍)
그리고 기대는 할 수 밖에 없잖아요? 무려 탈춤인데! ㅋㅋㅋㅋㅋㅋ 간만에 정보 검색 실력 좀 발휘해봐야겠네요. 그리고 건우주께서 1레스마다 주아주가 죽는 루트를 가고 계시니까 죽죠! ㅋㅋㅋㅋㅋ 아무것도 안 하신다구요? (깨꼬닥) (돌연사) (사인1 : 말을 안 걸어주니 심심해서) (사인2 : 아무것도 안하니 몸이 굳어서) 우와, 무려 일타이피! ㅋㅋㅋㅋㅋㅋㅋㅋ 자, 건우주. 건우주께서 얻고자 했던 사인은 1입니까? 아니면 2입니까? 원하는 사인을 선택하시지요. (산신령 톤) 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주아주는 살아남는 엔딩은 없을 것 같네요. 또다시 1레스에 죽어버렸으니까요. ㅋㅋㅋㅋㅋ -
838 건우 - 주아 (81572E+54) 2016. 12. 8. 오전 1:45:31내가 준비한 선물의 공개를 끝내고, 이제는 주아가 준비한 선물이 공개될 시간이 되었다. 내가 이대로 주아를 계속 끌어안고 있으면, 주아는 선물을 꺼낼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선 선물은 나중에 봐도 좋다고 말하면서 주아를 더 끌어안고 싶었지만, 주아가 내 몸에 감았던 팔을 푸는 것을 바라보면서, 이제는 놓을때가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서 주아에게 감은 팔을 살며시 풀고 주아에게서 떨어졌다.
조금 아쉬운 감정이 들었지만 완전히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아주 잠시, 잠시 동안만 떨어져 있는 것이었다. 마음속에서 몰려오는 아쉬움을 이겨내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았다. 작게 미소짓던 주아는 종이 가방을 집어들었다. 거기엔 고양이 얼굴 스티커가 한장 붙어있었다. 입구가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한걸까? 정말 철저하게 비밀로 하려고 했다는 것을 느끼면서 절로 저 종이 가방 안에 뭐가 들어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닫혀있던 종이가방이 열리고 주아는 그 안에서 음악 CD 한장과, 푸른색, 하얀색, 회색이 체크무늬로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세련된 느낌의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그 2개의 물건을 보면서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저 2개가 나에게 주는 100일 선물이라는 것을...
1번째로 나에게 건네준 것은 인디밴드 '듀오'의 신곡앨범이었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두명이서 놀러 갔을 때 나와 주아는 카페를 들렸었다. 그때 나는 인디밴드 '듀오'의 노래를 따라서 불렀었다. 확실히 그런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꽤 지난 일이었고, 그냥 흘러가듯이 지나간 일이었기에 당연히 그런 일은 이미 잊었을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주아는 그것을 정확하게 기억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이것을 사준 모양이었다.
그리고 2번째로 나에게 건네준 것은 손수건이었다. 내가 종종 손수건을 사용했다면서, 지금까지 손수건을 사용한 예를 하나하나 말하면서, 내가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100일 선물로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걸로 끝나지 않고 이것으로 눈물을 흘릴 때 사용하진 않아줬으면 좋겠다고, 울고 싶을땐 자신에게 기대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미소지었다.
".....바보."
주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보라고 작게 중얼거리면서 나는 받은 두 개의 선물을,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올렸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주아의 뒷자리로 간 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주아의 등에 내 등을 맞대고 살며시 기댔다. 하지만 무게감이 실리지 않도록 조심했다. 갑자기 무게가 실리면 주아는 버틸 수 없을테니까. 하지만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내 등을 주아의 등에 기댔다.
"그럼 지금 기대도 상관없지? 울고 싶으면 기대라고 했으니까 말이야. 진짜 바보 아냐? 이런 좋은 것들을 준비해놓고서 커다란 선물이 아니라니.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에 들어. 네가 주는 것은 뭐든지. 하지만 이건 특히 더 마음에 들어. 진짜 말이야. 니가 너무 좋아. 주아야."
그렇게 잠시 등을 기대면서 살포시 웃다가 천천히 뒤돌아선 후에 뒤에서 주아를 와락 끌어안았다. 일명 백허그. 품속에 가득 주아를 안고서, 몸에 감은 손을 꽉 잡은 후에 내 얼굴을 주아의 얼굴 바로 옆에 가져갔다.
연인들이 많이 하는 허그 자세. 이제는 이런것도 할 수 있는 관계가 된 것이 신기하면서도, 너무 기뻤다. 어쩌면, 난 주아가 아니면 이렇게까지 감동을 하고, 이렇게까지 기뻐하고, 이렇게까지 꼬옥 붙어있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아닐 가능성은 없었다. 매일매일 더 좋아하게 되니까. 이러다가 펑 터져버리는게 아닐까 하고..
"그렇게 먼저 반한게 억울했어? 내가 몰라준게 분했던거야? 왜 이렇게 하루하루 더 반하게 만드는거야? 주아. 아주 제대로 복수하는거 아니야? 이러다가 네가 날 뻥 걷어차면, 나는 진짜로 재기불능될지도 모르겠는걸?"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귓가에 속삭이듯이 말하면서 얼굴을 천천히 붉혔다. 하지만 주아의 위치에선 애 얼굴이 보이지 않을테니, 내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는 것은 전혀 모르겠지. 이걸 노렸냐라고 묻는다면... 아주 조금은 노렸다. 그야 얼굴 빨개지는거 보이기는 좀 부끄럽잖아? 반칙이라고 해도 어쩔수 없어. 이것만큼은...
//어. 말해도 되나요? 말할까요? 정말로 말해도 되나요? 2등이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선회피) 3등은 아니에요. 1등은.. 음 진짜로, 너무 친하게 잘 지낸 사람이 있었거든요. 그 분이에요. 하지만 주아주도 비슷비슷하니까요.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시선회피2222) 아..그리고 유치찬란하다는 평가는 그러니까 딱 주아주와 만난 시점의 평가에요. 그 당시에 그런 평가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 글이 유치한가..싶어서 고민도 하고 좀 언쟁도 있었고 그런 느낌이었어요. 뭐, 지금은 그런 얘기는 아예 안하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요. 크게 마음속에 담아두지는 않으니까요!
그리고 삐진거와 시무룩한 걸 안 푼다니..! 그럼 어떻게 푸실거죠? 딸기우유맛 사탕 안 줘도 되는거에요? 오나전히 강하고 독하게 마음 먹었어! 그런데 왜 우물쭈물하는거에요! 거기다가 시무룩과 훌쩍은 왜 하는건데요?! ㅋㅋㅋㅋㅋㅋ 알았어요. 이리와요. 방치 안하고 안 버릴테니까요. 주아주는 제 옆에 있어야지. 어딜 가나요! 자꾸 이상한데 가려고 하면 혼낼거에요! 떽!!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제가 찾아왔는데 동영상 정보는 없었습니다! 구글을 쳐도 안 나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검색해도 안되는거에요! 이번에야말로 포기하시죠! 그리고 또 죽는 루트입니까?! ㅋㅋㅋㅋㅋㅋ 거기다가 사인이 2개야!! 그럼 2번으로 가겠습니다. 그게 그나마 제 책임이 덜한 것 같군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보다 왜 살아남는 루트가 없어요?! 에잇! 다시 시작할거야! 어, 이번엔 계속 말 걸어야지! 주아주! 주아주! 주아주! 주아주! 주아주! 어..이러면 말 많이 걸었다고 죽는건가?!(동공지진) -
839 주아 - 건우 (807E+50) 2016. 12. 8. 오전 11:30:01건우가 준비한 100일 선물. 자신만을 위해 준비해 준,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음악CD. 그 선물의 공개가 끝나자 이제는 자신의 차례였다. 자신이 건우를 생각하며 준비한, 자신의 소중한 100일 선물.
그 선물을 건우에게 건네주기 위해 건우를 안고있던 팔을 풀자, 건우도 덩달아 자신을 안고있던 팔을 푼다.
잠시동안 떨어져있게 된 자신들. 따스했던 온기가 멀어져가는 것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건우에게 꼭 선물을 주고싶었기에,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에게 작게 미소지어보인다. 그리고는 자신의 옆에 있던 종이가방을 집어들어 입구에 붙여놨던 고양이 얼굴 스티커를 조심스레 떼어낸다. 그리고는 열린 종이가방의 입구로 손을 집어넣어 자신의 선물을 꺼낸다.
자신이 준비한 선물은 바로, 음악CD 한 장과 세련된 손수건. 그 중 먼저 음악CD를 건우에게 건네며 간단히 설명을 덧붙인다. 아직 자신들이 사귀기도 전이었던 옛날, 흘러가듯이 지나갔던 일. 비록 오래 전 일이었고, 작고 사소했던 일이었지만, 자신은 기억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들었던 건우의 노래를. 그래서 인디밴드 '듀오'의 신곡앨범을 보자마자 건우가 생각났고, 망설임없이 그것을 선물 중 하나로 정했다.
그리고 다음에는 손수건을 건우에게 건넨다. 건우가 스스로도 잘 몰랐던, 자주 사용하는 물건. 기왕이면 그가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100일 선물로서 주고 싶었기에, 건우가 좋아하는 푸른색이 있는 손수건을 선택했다. 그리고... 조금 망설이다가 덧붙인 자신의 진심. 손수건을 사용하지 않아줬으면 하는 유일한 부분. 그 부분을 조용히 이야기하고는 작게 미소짓는다.
자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건우는 작게 바보, 하고 중얼거리며 자신의 선물을 테이블 위에 조심스레 올려둔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자신의 뒷자리에 간 후, 그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
그 행동에 의아해하던 것도 잠시, 곧 자신의 등에 건우의 등이 맞닿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무게감이 실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도 살며시 자신의 등에 기대는 건우의 모습에, 조용히 이어지는 건우의 말을 듣는다.
진짜 바보 아니냐며, 자신이 주는 것은 뭐든지 마음에 든다고 얘기하던 건우는 이내 자신이 너무 좋다고 살포시 웃는다. 그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해지는 진심어린 마음에, 똑같이 배시시 웃어버린다.
"응. 지금 기대도 상관없어. 지금뿐만이 아니라, 언제든지 기대도 괜찮아. 너를 지지해줄테니까. 내 선물... 좋아해줘서 고마워. 나도 네가 너무 좋아, 건우야. 진짜, 진짜 너무 좋아."
그렇게 잠시 서로의 등을 기대고 있다가 건우는 이내 천천히 뒤돌아서더니 뒤에서 자신을 와락 끌어안는다. 별다른 거부 없이 그의 품 속에 얌전히 안겨있자, 건우는 자신의 몸에 감은 손을 꽉 잡으며 저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 바로 옆에 가져온다.
뺨이 닿을듯한 가까운 거리. 자신의 두근거리는 심장이 금방이라도 전해질 듯한 그 거리에서, 건우의 이어지는 말을 듣는다. 왜 이렇게 더 반하게 만드는 거냐며, 이러다가 자신이 저를 걷어차면 진짜로 재기불능될지도 모르겠다는 그의 장난스러운 속삭임. 건우의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적어도 하나는 확실했다. 바로, 자신의 얼굴은 아주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다는 것.
"응. 먼저 너에게 반한 것도 억울했고, 네가 몰라주는 것도 분했어. 그러니까 제대로 복수해야지. 내가 널 좋아했던 것만큼, 너도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야지. 하지만 내가 널 걷어차는 일은 없어. 만약 그렇게 된다면 재기불능이 되는 건 너뿐만이 아닐테니까. 설마 나는 멀쩡하게 잘 살아갈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겠지?"
키득키득 웃으며 그의 말에 대답한다. 어쩌면 건우도 자신처럼 얼굴이 달아올라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적어도 지금 상태에선 모르는 게 더 나았다. 그야 자신도 건우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 빨갛게 얼굴을 물들이지는 않았을테니까.
/ 아니, 왜 알려달라 할 땐 안 알려주시고 말 안하셔도 된다 하니 말씀하시는건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무려 2등인가요, 저? 기뻐요! 그런데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아달라니... 게다가 시선회피까지. 좋아요, 그러면 저도 건우주의 청개구리 심보를 따라서 섭섭해하면 되는거군요. ㅋㅋㅋㅋㅋㅋ 농담이고, 정말로 기뻐요! 저도 밝혀보자면 건우주는 1등이예요. 그런데 계속 시선회피를 하신다면 또다시 박력 모드 들어갈거니 그만 하시라구요. ㅋㅋㅋㅋ 그리고 그게 저랑 만난 시점의 평가였나요? 그럼 더더욱 제 말을 믿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그렇게된다면 저는 건우주의 발전을 쭉 봐온 셈이니까요. ㅎㅎㅎㅎ
저도 마음 강하고, 독하게 먹으라면 나름 먹는다구요! 우물쭈물이랑 시무룩이랑 훌쩍은... 건우주랑 헤어지는 건 슬프니까 그랬죠! ...이제는 방치 안 하고 안 버릴건가요? 정말로요...? (머뭇머뭇) (경계) (슬쩍 다가가기)
그런데 동영상 정보가 없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그, 그래도 포기할 순 없어요! 기필코 찾아내리라! 그리고 살아남는 루트로 건우주께서 가시지 않으니까 전부 죽는 루트죠, 당연히. ㅋㅋㅋㅋㅋㅋ 이 정도의 선택 능력이면 사인 10개는 가뿐히 모으시겠는데요? 이번에는 계속 말 거시는 거예요? 그러면 네... (깨꼬닥) (돌연사) (사인 : 부름에 대답하다가 담 걸려서) 축하합니다!! 새로운 사인을 얻으셨습니다! 추가로, '주아주 죽이기 마스터' 칭호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쯤되면 살아남는 엔딩은 포기하시는 게... (시들시들)
참, 그리고 건우가 종종 사용했던 물건을 건우주께서 모르시면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신기하네요. 건우주께서도 '듀오'를 기억하고 계실줄은 잘 몰랐는데... 그야 지나가듯이 말나온 애들이니까요. -
840 건우 - 주아 (81572E+54) 2016. 12. 8. 오후 3:14:30"글쎄? 그건 모르지. 너라면 다른 멋진 남자애를 만나서 보란듯이 행복하게 살지도 모르니까. 너만 모를 뿐이지, 반에서 너에게 호감 가지던 남자애들은 많았어. 그 중에서 누구랑 사귀게 될까..라고 작년엔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결국 내가 되어버렸네. 그럼 이제는 내가 보란듯이 너랑 잘 살아야지. 나도 복수 당하는 걸로 끝내고 싶진 않아. 더, 더, 더 반하게 만들거야. 내 품이 아니면 만족이 안 될 정도로, 내 목소리, 내 노래가 아니면 귀에 차지 않을 정도로 말이야."
몇번이나, 몇번이나 주아는 내 목소리와 노래가 좋다고 얘기해왔다. 그 정보를 떠올리면서, 더욱 더 나에게 빠져들게 만들겠다고 선전포고를 하면서 생긋 웃었다. 주아의 위치에선 내 얼굴은 전혀 보이지 않겠지만, 내 위치에선 주아의 얼굴이 매우 잘 보였다. 물론 가까이 있다보니, 그렇게 잘 보이는건 아니고 일부만 보이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주 잘 알 수 있을 정도로 주아의 얼굴은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콕콕 찌르면 터져버릴 것 같은 붉은 빛에, 장난기가 생겨 손으로 콕콕 찔러보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삐져버릴지도 모르기에 그 장난기는 애써 잠재우고 지금은 이대로 푹 품에 안았다. 그러다가 잡고 있는 두 손을 푼 다음에 손을 뻗어 저 앞쪽에 있는 초콜릿 쿠키를 집은 후에 내 입 속에 쏙 집어넣었다. 그리고 또 하나를 잡은 후에 이번에는 주아의 입가에 가져갔다.
또 다시 만들어진 0의 거리. 아무것도 안하지만 그 0의 거리가 너무나도 행복하고 따스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너무나 행복했다. 그냥 이 애가 내 품 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지금까지 어떻게 참고 참은걸까?
정말로 내 스스로의 자제심에 박수를 치고 싶었다. 언제나, 언제나 이렇게 꼬옥 끌어안고 싶은걸.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는 애써 무시하면서 난 입 안의 초콜릿 쿠키를 천천히 씹으면서 그 달콤함을 목구멍 속으로 쏘옥 집어넣었다. 사랑과 정성이 가득 들어있는 초콜릿 쿠키는 그 자체만으로도 환상이었다.
먹고 먹여주는 상황이 조미료로도 작용하여 더욱 더 달콤함이 입가에 녹아내렸고, 내 방 전체에서 달콤하면서도 뿌연 안개가 가득 채워져있는 것만 같았다. 말 그대로 행복함이 가득한 안개. 이런 안개가 평소에도 방에 가득했다면 좋을텐데. 그럼 난 계속 행복할테니까.
"기억나.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물론 난 잘 기억이 안 나긴 하는데.. 너 그때 우리 집에 초대한다니까 길 못 찾는다고 막 울고 그랬잖아."
사실 기억은 잘 나지 않았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그런 느낌의 일이 있었다는 것은 어느정도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아마, 주아가 아롱이를 보고 싶다고 그랬고, 내가 집에 초대해준다니까 자신은 길을 잘 잃는다면서 막 울었던 것.....같기도 한데. 아닌가?
조금 애매모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민해봤지만 딱히 그때 상황이 잘 기억나지는 않았다. 그러기에 그냥 적당히 웃음으로 넘기면서 계속해서 우리들의 추억의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같은 유치원에서 만나고 초등학교도 같은 초등학교로 들어갔었지. 초등학교 6학년때였던가? 진태가 너 되게 괴롭히고 그랬잖아? 사실 너 좋아해서 관심 끌려고 그랬다는거 알아? 너? 넌 어릴적부터 그렇게 인기있던 여자애였어."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묘하게 짓궂게 괴롭히고는 했었지. 그때마다 내가 찾아가서, 진태를 막았다. 그러면 진태는 네가 뭔데 왜 자꾸 나서냐고 화를 냈고 난 친구니까 당연히 먹는거라고 덩달아 화를 냈다.
주아는 모르겠지만 그 일 때문에 정말로 크게 싸운 적도 있었다. 그 과정 속에서, 자꾸 주아 옆에 있는 내가 꼴보기 싫다는 식으로 말을 하기도 했었고, 아무튼 그런 일도 있었다. 이제와서는 추억의 한 페이지일 뿐이었다.
"너는 네가 인기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전혀 아니야. 애초에 너처럼 예쁘고 귀여운 애가 인기가 없을리가 없잖아? 남들 도와주는것도 좋아하고 말이야. 덕분에 남자친구인 내가 얼마나 기가 사는지 넌 모를걸? 하하하."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주아를 계속해서 포근하게 뒤에서 끌어안다가 살며시 손을 올려서 왠지 조금 더 길어진듯한 주아의 머릿결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정말로 기르긴 기르는구나. 머리카락. 진짜로 긴 머리를 가지려고 그러는걸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아주에겐 제가 1등인건가요? 세상에나! 그렇게 높은 위치를 차지할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시선회피는.. 짜잔! 제가 언제 그렇게 시선회피를 했죠? 전 주아주를 바라보고 있는걸요?(철판) 그리고 박력모드라니.. ㅋㅋㅋㅋㅋㅋㅋ 누, 누나 멋져요!! 이렇게 외치면 되나요? 하지만 제가 누나라고 하기도 뭐하니까 여동생 멋져요!! 라고 하면 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음. 그리고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주아주 말을 믿어도 되겠죠. 그리고 방금전까지 전 필요없고 바둑이와 놀면 된다고, 자신만만하게 얘기하는 이는 누구였나요? 그렇게 약한 모습을 보여도 되는거에요? 하지만 슬쩍 다가간 시점에서 이미 늦은겁니다. (팔 잡기(끌어당기기) 이제 주아주는 다시 제 파트너인겁니다. 그렇게 정해진겁니다.(박력) 그러니까 여기에 있으라구요! 자꾸 딴데 도망치려고 하지 말고! 스레밖은 위험해요! 스레 안에 있어야지. 어딜 가나요!
.....그건 그렇고 또 죽은겁니까?! 또!! ㅋㅋㅋㅋㅋㅋㅋㅋ 안되겠네요. 이 게임 삭제해야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잘못된 게임이야! 개복치보다도 더 잘 죽잖아! 이럴 순 없어!! 칭호는 필요없습니다!! 그런 칭호 중요하지 않아요!
그리고 손수건..ㅋㅋㅋㅋㅋㅋㅋ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거. 물론 건우가 늘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기는 하지만, 사실 별 생각없이 쓰던 표현이거든요. 제가 항상 손수건을 가지고 다녀서 거기에서 착안한거긴 한데, 그냥 자연스럽게 쓰던거라서 그다지 인지도 안했어요. 정말로. 이렇게 저를 한방 먹이는데 성공하셨군요! 그리고 '듀오'는 기억할 수밖에 없는게 원래 밴드 이름이 뮤지니아스가 아니라 '듀오' 였었으니까요. 처음엔 그런 설정이었어요. 그냥 뮤즈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이름이 변경된거지만요. ㅎㅎㅎㅎ 그런 비하인드 이야기도 있답니다.
그건 그렇고 점점 날씨가 추워지는게 느껴지네요. 후우..진짜로 이러다가 감기 걸리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에요. 감기 걸리지 않게 주의하세요! 주아주! 건우주는 오늘도 따스하게 외출 좀 하고 오도록 할게요! 나중에 봐요! -
841 주아 - 건우 (71298E+55) 2016. 12. 8. 오후 6:44:57"앗, 진짜? 나한테 호감 가졌던 남자애들이 있었어? 전혀 몰랐어... 으음, 그 아이들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네가 좋으니까. 그러니까 너랑 사귀고 있는거지. 그런데 여기서 더, 더, 더 반하게 만든다구? 그건 조금 곤란한데... 나는 이미 네가 제일 좋단 말이야. 여기서 더 반하게 만들면 너도 곤란해질걸? 나, 너한테서 안 떨어질지도 모르니까 말야."
생긋 웃으며 선전포고를 하는 건우에게 똑같이 방긋 웃어보이며 대답한다. 하지만 완전한 농담은 아닌 말. 난 이미 너한테 엄청 빠져있다구, 건우야. 그렇지 않다면 너에게 이렇게 얌전히 안겨있을리가 없잖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안겨있지는 않는다구.
그런 생각도 해보다가 뭔가 부끄러운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다시금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자신이 건우의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건우는 자신의 얼굴을 일부 볼 수도 있는 위치였기에 애써 자신의 얼굴을 모르는 척한다.
그러나 건우는 자신의 빨개진 얼굴을 본건지, 못본건지, 자신을 품에 포옥 안더니 잡고있던 두 손을 풀어 쿠키를 다시 집어든다. 그것을 자신의 입 속에 쏘옥 집어넣고는 건우는 다시 쿠키 하나를 더 집어 자신의 입가로 가져온다. 그런 건우의 행동에 즐거운 듯 키득키득 웃으며 냠, 하고 가볍게 그 쿠키를 받아먹는다.
입 안에 느껴지는 초콜릿의 달콤함과 부서지는 쿠키의 바삭함. 조금의 틈도 없이 붙어있는 자신들의 모습. 넓고 포근하고 따스한 건우의 품.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의 마음 속을 행복하게, 따스하게 물들여와 계속해서 미소만이 퍼진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뤄지지 않을 소원을 마음속으로 중얼거려보며 그에게 조금 더 뒤로 기대 그의 품 속에 더 안긴다.
그렇게 행복하고 다정한 분위기 속에서, 건우는 천천히 입을 열어 자신들이 처음 만났었을 때의 기억을 얘기한다. 가물가물한 기억에 건우는 잘 기억이 안 나긴 한다고 얘기하지만, 자신도 건우의 얘기를 듣자마자 바로 그 때가 생각난다.
"응, 기억 나.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나도 조금 가물가물하긴 한데, 그것은 기억 나. 네가 너희 집에 초대해줬는데 나, 길을 잘 모른다고 울었었어. 맞아, 확실해. 그런데 네가 엄청 든든하게 걱정 말라고, 모험을 해서라도 데려가주겠다고 했었거든. 그게 엄청 멋지고 왕자님같다고 생각했었어. 그래서 기억해."
키득키득 웃으며 그 때의 기억을 되짚어본다. 유난히도 울보였던 자신. 길을 잃는다는 것이 무서워서 자주 울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창피한 일이었다. 왜 그렇게 사소한 걸로도 울음을 터뜨리곤 했었는지...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건우는 적당히 웃으면서 넘겨버리더니 이번엔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이야기를 꺼낸다. 진태. 오랜만에 듣는 아련한 이름이었지만, 건우가 이어 진태에 대해 얘기한 말은 꽤나 놀라운 말이었다.
"정말?! 진짜로 진태가 나 괴롭혔던 게 나를 좋아해서 관심 끌려고 그런거였어? 세상에, 진짜로 몰랐어... 쉬는 시간마다 내 자리로 와서는 다른 여자애들보다 머리가 짧다고 놀리고, 책상에 장난감 뱀 올려놓고, 키 작다고 땅꼬마라고 놀리던 게 전부 좋아해서였다니. 믿기지 않아..."
전혀 생각도 못한 사실에, 진짜로 깜짝 놀라서는 두 눈마저도 동그랗게 커진다. 어딜 가나 반에 꼭 한 명씩은 있는 악동. 그런 진태가 자신을 괴롭히는 게 전부 자신을 싫어해서라고 생각했건만, 정반대의 이유였다니.
"그렇지만 네가 진태가 괴롭히는 거, 하지말라고 막아줬잖아. 그 때, 내가 너한테 얼마나 고마워했는지 알아? 둘이 정말로 크게 싸울까봐 무섭기도 했고...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지만 말야. 묘하게 너랑 진태, 사이가 안 좋아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 그렇게 인기있는 여자애는 아니라구. 너의 기가 사는 건 좋지만, 그래도 나, 그렇게 인기 많은 건 아냐."
실제로 종종 건우는 진태를 막아줬었다. 둘이 정말로 크게 싸웠다는 건 알지 못한 채, 어느 순간 둘의 사이가 묘하게 안 좋아졌다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건우가 곧이어 살며시 손을 올려 자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자 기분 좋은 듯 배시시 웃으며 얌전히 받는다. 정말로 기르고있는 머리카락. 정말로 길게 길러볼 생각이었기에, 꽤나 신경쓰고 있었다. 그렇게 건우의 손길을 즐기다가 천천히 입을 연다.
"그리고 인기있는 걸로 따지자면 네가 더 인기 많았을걸? 초등학교 3학년 때, 네 책상서랍 속에 러브레터 있던 거 기억 나? 혜진이 거. 나한테 네 자리에 대신 넣어달라고 얼마나 부탁했었는데. 그리고 중학생 때, 너 밴드부 들어가고나서. 너 보컬맡고 첫 공연 이후, 나한테 여자애들 엄청 몰려왔었다구. 그러면서 나한테 너랑 사귀냐, 네가 좋아하는 거는 뭐냐, 등 질문이 쏟아졌었어. 아무리 사귀는 거 아니라고 해도 도저히 믿어주지를 않더라구. 오죽했으면 내가 너한테 직접 와달라고 해서 그 애들의 오해를 풀었겠어? 하여간에, 만인의 연인이자 우상이었지. 건우, 너."
키득키득, 즐거운 듯 웃으며 과거의 기억을 되짚어본다. 분명히 예전의 기억이건만, 말하다보니 선명해지는 기억들. 추억을 공유한다는 것은, 이렇게나 즐거운 일이었구나.
/ 네, 1등이예요. 저는 이런걸로 거짓말 하지 않는다구요? ㅎㅎㅎㅎ 그리고 시선회피 안하신 거 확실하신가요? 흐음... (의심) 물론 지금이야 저를 바라보고 계시지만요. 그나저나 누나 멋져요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 멋져요로 바꾸시는건가요? ㅋㅋㅋㅋㅋ 좋아요, 그러면... 어때요? 여동생 멋지죠?! 제가 이렇게 멋진 여동생이라구요, 오빠!! (당당) (뿌듯)
그리고 당연히 제 말 믿어보셔도 된다구요. 방금전까지 당당했던 사람은... 야, 약한 모습은... (외면) 그런데 이미 늦었다니요?! (끌어당겨지기) 어, 어라...? 박력 넘치게 파트너로 정해졌다니요?! 잠깐?! (///) 도, 도망칠 수밖에 없잖아요! 스레 밖은 위험해도 도망칠 수밖에 없잖아요!! 뭔가 급격하게 부끄러워졌으니까요! (동공지진) (시선회피)
그리고 게임 포기예요? ㅋㅋㅋㅋㅋ 좋아요, 게임 오버! 이로써 건우주는 마침내 '주아주 죽이기 마스터' 칭호를 얻으셨습니다! 축하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짝짝짝) 주아주는 개복치보다도 더 잘 죽는 존재였군요.
그리고 건우주께서도 손수건 실제로 가지고 다니실 것 같다고는 생각했었어요. 자연스럽게 쓰시는 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더 그 쪽으로 생각한건데... 한방 먹으셨나요? 자, 그럼 쿠폰을 주시죠! ㅋㅋㅋㅋㅋㅋㅋ (손 내밀기) 아, '듀오'에 그런 비하인드 이야기가 있었나요? 우와, 뭔가 신기하네요. 듀오도 좋지만 뮤지니아스가 더 예쁜 것 같아요! 나중에 서로 비하인드 이야기 풀어놔봐도 재밌겠는데요? ㅎㅎㅎㅎ
그리고 확실히 겨울이 오긴 왔나봐요. 점점 추워져서 더더욱 전기장판이랑 이불은 소중하답니다. 건우주야말로 감기 걸리시지 않게 조심하세요! 지금쯤이면 돌아오셨을까요? 따뜻하게 껴입고 다녀오신 거 맞죠? 감기는 조심하셔야 한다구요. -
842 건우 - 주아 (81572E+54) 2016. 12. 8. 오후 8:22:4010년 이상의 사이. 10년 이상의 추억. 10년 이상의 우정. 그 모든 것들은 소중한 추억의 앨범으로서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대로 서로 어릴때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밤을 지세울 수 있지 않을까? 유치원때부터 쭉 이어진 관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져있었고 나와 주아는 서로의 추억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주아를 백허그 자세로 꼬옥 끌어안고 있었다.
정말로 다정하다면 다정한 분위기 속. 내가 진태의 이야기를 꺼내자, 주아는 정말로 크게 놀라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기사 믿기지 않을 것이다. 나도 처음엔 싫어하는 줄 알고 따졌는데 알고 보니 좋아해서 그러는거니까 참견하지 말라고 화를 내면서 주먹질을 했으니. 어차피 이제와선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였다. 진태는 지금 어느 고등학교에 있는지도 모르는걸.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 애가 주아와 사귀는 것은 영 내키지 않았다. 좋아한다면 잘해줘야지. 괴롭히기나 하고.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정말로 마음에 안 드는 이였다.
"인기 있는 여자애가 아니라니. 나와 사귀는 도중에도 고백받았으면서 무슨 소릴 하는걸까? 주아는? 나, 아직도 그거 기억나거든? 다음에도 또 그렇게 고백받는거 보이면 바로 달려가서 데려갈거니까 그렇게 알아. 여자친구가 인기가 좋으니, 불안해서 살 수가 있어야지."
말은 불평톤으로 하지만 목소리는 전혀 불평이 아니었다. 장난기 가득 담은 목소리로 아주 살짝 질투심과 독점욕을 내더닞며넛, 나는 이어 들려오는 주아의 말에 뜻밖이라고 생각하면서 깜짝 놀랐다.
확실히 초등학교때 연애편지를 받은 것 같은 기억은 있다. 그것 때문에 되게 많이 놀림을 받은 기억도 어렴풋이 있다. 거기다가 내가 중학교때 뮤지니아스에 들어가고 보컬로서 활동한 이후 첫 공연이 끝나고 나서 그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도 나는 금시초문이었다. 물론 주아에게 연락을 받아서 빠르게 달려왔고, 애들의 앞에서 주아와 나는 사귀는게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하긴 했었다.
왜 갑자기 그런 것을 부탁하나 늘 궁금했었는데 이제야 궁금증이 해결되었고,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난감한듯이 웃으면서 시선을 슬그머니 피해버렸다.
"연애편지는 그냥 어렴풋이 기억나는 정도였는데, 네가 넣은거였어? 근데 그 편지에 정작 보낸 사람 이름은 쓰여있지 않아서 난 누가 장난친 줄 알았거든. 보통 연애 편지 쓰는데, 이름을 안 쓰고 그러진 않잖아. 그래서 누가 나 놀리려고 쓴건 줄 알고 금방 버렸는데, 혜진이가 쓴거였구나. 왠지 그 애한테 미안한걸? 거기다가 이건 진짜로 몰랐는데. 의외로 나 밴드부 보컬로 있을 때 인기가 엄청 많았던거야? 에이. 그 정도는 아니지. 만인의 연인이자 우상이라니. 그건 그냥 뮤지니아스가 잘 나가니까 그 위새 때문에 그렇게 보였던걸거야. 내가 인기가 높을리가 없잖아? 실제로 나 그렇게 고백 많이 받은 적 없어. 물론 몇 번 받기는 했지만.. 대부분 나름 친하게 지내던 애들에게서 받은거고, 정말로 모르던 애에게선 받은 적 없는걸."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였다. 고백을 받은적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대부분 친하게 지내던 애들에게만 받았지. 정말로 만화나 영화처럼 정말 모르는 이에게 첫눈에 반했어요! 사귀어주세요! 라는 식으로 말을 들어본 적은 없었다.
그러기에 이것은 필시 주아가 오버하는 거라고 확신하고 나는 좀 더 부드럽게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다시 초콜릿 쿠키를 또 하나 집어서 우물우물 먹었다. 초콜릿의 달콤함은 정말로 부드러워서 미소 짓게 하기에 좋았다.
이어 팔을 뻗은 후에 케잌도 조금 먹기 위해서 아직 자르지 않은 케잌으로 포크를 가져간 후에 가볍게 한 입 크기를 덜어내고 입에 쏙 집어넣었다. 그리고 손수건을 잡은 후에 천천히 입가를 닦았다.
"눈물 닦을때는 쓰면 안되지만, 이럴 때는 써도 상관없겠지? 아무튼, 내가 만인의 연인이자 우상이라는 건 오버야. 네가 더 천사적 이미지로서, 만인의 천사 유주아였지. 이거 애들에게 물어봐도 상관없어. 다들 그렇다고 할테니까 말이야. 결론은 나는 만인의 연인이자 우상이 아니었고, 너야말로 만인의 천사였다는거야. 이의있어?"
마치 모 게임에 나오는 변호사처럼, 뻔뻔한 미소를 지으면서 주아의 머리를 천천히 계속해서 쓰다듬으면서 나는 다시 초콜릿 쿠키를 집어서 입에 쏙 집어넣었다. 그리고 큰일났다고 직감했다. 정말로 이 쿠키에 중독될지도 모르겠다고. 이미 나는 주아에게 위장을 꽉 잡히고 있는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사랑스러운 눈길을 주아에게로 날렸다.
//이럴수가! 1등이라니! 완전 영광이잖아요! 그리고 시선회피 안했죠! 봐요. 지금도 빤히 바라보고 있잖아요? 그건 느낌 탓이에요! 느낌 탓! ㅋㅋㅋㅋㅋㅋㅋㅋ 주아주의 말투 안 썼습니다! 분명히 안 썼죠? 전 결백합니다! 그리고 멋진 여동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주아주에게 멋진 여동생이라는 칭호를 내리겠습니다! 이제 이름 옆에 멋진 여동생 주아주 하면 되겠네요! 어때요? 완전 멋지죠?
그리고 도망치다니요? 밖으로 도망치는거에요? 그리고 파트너 아닌가요? 당연히 주아주와 전 파트너죠. 1판 터트리기로 약한 그때의 약속을 벌써 잊었나요? 지금 벌써 842인데? 앞으로 200스레도 안 남았다구요. 그런데 도망치는거에요? 에이. 그럴리가. 주아주가 그럴리가 있겠어요?(씨익) 시선회피는 안 좋은거에요. 여길 봐요. 주아주.(시선 맞추기)
그리고 이런 엉터리 게임은 지우는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주아주 죽이기 마스터라니! 아니, 그럼 전 이름 옆에 그거 붙혀야하는거에요? 주아주 죽이기 마스터 건우주. 이게 뭐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인마같잖아!! 그것도 엄청 질이 안 좋은 살인마잖아요!
네..그리고, 쿠폰...ㅋㅋㅋㅋㅋ 드리겠습니다. 여기 가져가세요! 큰일났어! 이제 4장밖에 안 남았어! 안돼!! 더 조심해야겠다!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는 풀면 재밌죠. 나중에 주아주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어보고 싶은걸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저는 이제 들어왔답니다. 연말이 되면 여기저기 불려가는 일이 많아요. 여러의미로..(눈물) 사실 토요일에도 또 불려가서 아침부터 어디 갔다와야하고.. 그래서 아마 토요일은 제가 하루 쉬지 않을까 싶어요. 미안해요. ;ㅁ; -
843 주아 - 건우 (35344E+54) 2016. 12. 8. 오후 10:50:00건우에게 뒤에서 끌어안긴 채, 다정함으로 가득 찬 그 분위기 속에서 천천히 서로의 추억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그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진태의 이야기.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정말로 악동 중 악동이었던 초등학교 6학년생 남자아이. 언제나 짓궂게 자신을 괴롭혔던 그 아이가 자신을 좋아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실이었지만, 이제와서는 다 끝난 이야기였다.
그야, 진태에 관해서 남아있는 마지막 기억은 그게 끝이었으니까. 언제까지나 자라지 않는 초등학교 6학년으로 남아있는 진태의 기억. 그래도 이제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름 아련한 추억이었다.
그렇지만 자신이 인기 있는 여자애라는 건우의 말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어 그렇지 않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건우는 동민이에게 고백받았었던 일을 언급하며 말투는 불평조로, 그 목소리는 장난기를 가득 담아 반박한다. 아주 살짝 드러나는 건우의 질투심과 독점욕을 알아채며, 조금 민망한지 헤헤, 웃어버린다.
"동민이... 말하는거지? 물론 그 때는 고백받긴 했지만 인기있는 여자애는 절대 아니라구. 오히려 나보다는 네가 더 인기도, 인지도도 많잖아? 내가 더 불안해서 살 수 없다구."
건우의 말을 똑같이 되받아주며 건우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 남자애였었는지에 관한 과거 이야기를 몇 개 얘기한다. 그러자 건우는 깜짝 놀라더니 이내 난감한 듯 웃으며 시선을 슬그머니 피해버린다.
연애편지는 어렴풋이 기억나는 정도인데 누가 장난치는 건 줄 알고 금방 버렸다며, 건우는 왠지 혜진이한테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이어 밴드부 보컬로 있을 때 의외로 인기가 엄청 많았냐며, 그렇지만 그건 뮤지니아스 때문이지 저가 인기가 많은 것은 아닐 것이라고 얘기한다. 고백을 몇 번 받긴 했지만 그렇게 많이 받은 적은 없다고 덧붙이는 그를 고개를 살짝 돌려 바라본다.
"금방 버렸구나, 그 러브레터. 어쩐지, 혜진이가 답이 없다고 나한테 제대로 전달해준 거 맞냐면서 몇 번이고 물었었거든. 미안하긴 했지만 그런 걸 너한테 직접 물어볼 수도 없고 해서 더이상 어떤 행동도 하지 못했었어. 뭐, 결국 혜진이도 나중에 중학교에 들어가서 다른 남자친구를 사귀었다고 연락 왔었지만 말야."
가장 먼저 꺼낸 말은 혜진이에 대한 것.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에 신기하다, 생각하면서도 이제서야 앞뒤가 딱딱 들어맞는 상황에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건우는 아예 장난이라고 생각했구나. 하긴, 혜진이는 분명 이름을 안 썼을테니.
"그리고 너, 밴드부 보컬로 있을 때 인기 진짜 많았거든? 나, 거짓말 잘 못한다는 거, 너도 이미 알고있잖아? 실제로 너, 만인의 연인이자 우상이었어. 공연 때마다 뮤지니아스 멤버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이니 그럴 수밖에 없잖아? 게다가 보컬은 가장 눈에 띄기도 하고. 고백을 할 용기를 내지 못해서 그냥 몰래 속으로만 좋아하던 여자애들도 엄청 많았어. 그래서 너는 잘 몰랐겠지만 말야. 너의 개인 팬클럽까지 있었을 정도면, 말 다 했잖아?"
그리고는 이어 그를 말도 안된다는 듯이 바라보며 솔직하게 전부 밝힌다. 그래,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인기가 그리 많진 않았다는 것은 믿을 수 없어. 그야 너는 무대 위에서 그 누구보다도 반짝반짝 빛났으니까. 연애감정이 없던 그 때의 나도, 순간 두근두근했었을 정도니까.
건우는 자신의 머리를 좀 더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다시 쿠키를 하나 집어먹는다. 그리고는 이어서 케이크도 잘라먹곤 손수건으로 천천히 입가를 닦는다. 눈물 닦을 때가 아닌 이럴 때는 써도 상관없겠지? 하고 물으며 건우는 저가 만인의 연인이자 우상이라는 것은 오버라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오히려 자신이 만인의 천사였다며, 이의있냐고 뻔뻔한 미소를 짓는다.
계속해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시 또 쿠키를 입에 쏙 집어넣는, 사랑스러운 눈빛을 띠고 있는 그를 똑같이 마주바라보며 절대로 아니라는 듯, 고개를 내젓는다.
"아냐, 절대 오버 아냐! 진짜로 맞다구. 오히려 내 쪽이 더 오버지. 만인의 천사라니! 그건 진짜 말도 안 돼. 그래, 이의있어. 그것도 엄청 있어. 나는 만인의 천사가 아냐. 증거도 없잖아?"
오버의 말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언급하며 키득키득 웃는다. 그래, 그것은 진짜 말도 안 돼. 내가 무슨 천사야? 진짜로 말도 안 돼.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도 손을 뻗어 케이크를 조금 잘라먹는다. 여전히 달콤한 케이크는, 자신을 미소짓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 완전 영광까지 가는건가요?! 그렇게 따지자면 저도 완전 영광인걸요! 그리고 확실히 빤히 바라보고 있으니 시선회피는 안 하셨...겠죠? 아마? 그리고 느낌 탓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만요! 그거 제 말버릇이랑 너무 비슷하잖아요!! 순간 그대로 기분 탓이라고 읽어버릴 정도였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멋진 여동생 주아주라니... 너무 멋져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돈데요?! ㅋㅋㅋㅋㅋㅋ 안돼요, 안돼! 그 호칭은 안돼요! 뭔가 웃기잖아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확실히 파, 파트너는 맞지만... (우물쭈물) 1판은 당연히 터뜨려야죠! 약속했을뿐더러 확실히 200레스도 채 남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도망은... (출구 확인) 칠 수 밖에 없잖아요? 건우주의 그 사악한 미소가 보이는 이상! ㅋㅋㅋㅋㅋ 시, 시선을 맞추시다니! (손으로 눈 가리기) 후후, 저는 지금 건우주를 보고있다구요? 그러니 시선회피하는 거 아니예요!
그나저나 엉터리 게임이라니! 너무하잖아요! 나름 열심히 만든 난이도 극악의 게임이었는데! ㅋㅋㅋㅋㅋ 그리고 살인마... 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건우주 알고보니 그런 분이셨나요...?! (연기 톤) (충격) (뒷걸음질)
앗싸! 이것으로 쿠폰 6개 모았네요. 자, 같이 조금만 더 힘내보자구요, 건우주! ㅋㅋㅋㅋㅋ (해맑) 비하인드 스토리라. 그러면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풀어볼까요? 저도 건우주의 비하인드 스토리, 더 듣고싶으니까요. ㅎㅎㅎㅎ
확실히 연말이 되면 바빠지긴 하죠. 이것저것 할 것들도 생기고... 아, 이번주 토요일에도 어디 가시나요? 저는 괜찮답니다~ ㅎㅎㅎ 그러니 미안해하시지 않아도 돼요. 일이 있으면 당연히 그 일을 해야하잖아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눈물 닦아주기) 건우주, 눈물이 많은 분이셨군요. 어째 계속 우는 모습만 본 것 같은데 말이죠. ㅎㅎㅎㅎㅎ -
844 건우 - 주아 (31589E+62) 2016. 12. 9. 오전 12:59:07"오버 맞거든?! 그리고 너는 오버가 아니야! 우리 반 남자애들 중에서 너에게 호감 가진 애가 몇명인 줄 아냐? 넌? 우리가 사귄다고 발표했을 때 손 잡고 교실 들어갔잖아. 그때부터 얼마나 나를 노려보는지 못 봤어? 정말, 살기로 사람이 죽었으면 나는 10번쯤 죽었을거야. 이미."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주아와 사귄다고 처음 발표한 그 날. 나와 주아는 손을 맞잡고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모두에게 당당하게 발표를 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보이는 남자애들의 시선. 그리고 몇몇의 강렬한 시선. 왜 네가 건드린거냐. 이제 와서!! 라는 느낌이었지. 진짜로 살기로 사람이 죽었으면 난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었다. 이건 진짜다. 정말로 난 죽었을 것이다.
주아가 잘 모를 뿐이지. 주아의 착한 심성을 좋아하는 남자애들은 많았다. 애초에 소꿉친구인 나조차도 그 심성을 보면서 감동을 받을때가 많았는데, 아예 관계없는 남자애들은 오죽할까? 단지 주아가 잘 모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확실하게 반론을 제시했다.
애초에 내가 만인의 연인이자 우상이라니. 그리고 개인 팬클럽은, 밴드면 누구나 가지는거잖아. 다른 애들도 다 그런 팬클럽은 있었는걸.
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팔에 더욱 더 힘을 주면서, 주아를 꼬옥 끌어안고 귓가에 속삭이듯이 중얼거렸다. 그것은 매우 달콤하고 달콤한, 내가 계속해서 먹었던 초콜릿 쿠키보다도 더 달콤한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사실 아무래도 좋아. 내가 만인의 연인이고 우상이건, 네가 만인의 천사건 이제는 그런거 아무래도 좋잖아? 나는 너의 연인이자 우상이고, 너는 나의 천사니까. 만인이 아니라 누군가의 것으로 바뀐게 중요한거 아닐까? 안 그래?"
다시 한번 볼에 가볍게 입을 쪽 맞추면서 부드럽게 웃으면서 초콜릿 쿠키를 입에 쏙 집어넣고 달콤함을 입 안 가득 즐겼다. 그리고 잠시 무언가를 떠올린 후에, 나는 주아를 슬그머니 놓아주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만 기다려봐. 재밌는거 꺼낼테니까."
그렇게 말을 하고서, 나는 책상의 책꽂이 한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수많이 꽂혀있는 것들 중에서 검은색 커버가 씌워져있는 앨범을 밖으로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온 후에 주아의 바로 옆으로 돌아왔고 바닥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이게 뭔지 알아? 내 앨범이야. 내 사진이 주로 담겨져있어. 그리고 당연하지만 당연히 이 앨범에는.."
주아에게 설명을 하면서, 나는 페이지를 천천히 넘겼다. 그리고 어느 한 특정 페이지에서 멈췄다. 거기에는 어린 시절, 그러니까 유치원때의 나와 주아의 사진이 담겨있었다. 원생복을 입고 있는 나와 주아는 두 손을 꼬옥 잡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때는 키도 비슷비슷했었다. 아마 내가 중학생때부터 키가 갑자기 커지기 시작했고 주아와 키 차이가 조금씩 더 크게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사진의 나는 유치원 시절이었다. 그때는 남자애와 여자애의 키 차이가 그렇게 크게 나지도 않는 시기인만큼 주아와 나는 비슷비슷한 키였다. 물론 내가 아주 조금 더 크긴 했지만... 이 정도의 키 차이는 차이도 아니지.
"어때? 조금은 옛날 생각 나? 우리 이때부터 상당히 손 많이 잡고 다녔잖아.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내가 너 길 안 잃어버리게 하려구 맨날 붙잡고 다녔던 것 같은데 맞나?"
아무래도 유치원 시절때의 기억은 잘 나지 않다보니, 조금 애매한 느낌으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유치원 시절의 일을 다 기억하는 사람이 어딨어? 솔직히 나도 사진을 봐야 겨우 애매하게 기억할 수 있는걸.
그리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자 거기에는 공주님 옷을 입고 있는 나와 왕자님 옷을 입고 있는 주아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 모습에 절로 쓴 웃음이 터져나왔다.
"....응. 네 덕분에 나는 이렇게 공주님이 되었지. 주아야. 기억하고 있지? 물론 나도 네가 같이 하는거 아니면 안된다고 고집 부렸던 것 같지만..아, 아무튼 공주님 옷는 지금 생각해도 너무했어. 안 그래?"
일부로 심술궂게 웃으면서, 나는 주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미 지나가버린 일. 되돌리는 법은 없고, 사실 이것도 이제는 추억의 일부이기에 원한은 없었다. 그저, 조금 장난을 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야 1등이니까 당연히 영광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2등을 주고...큭...! 하, 하지만 주아주가 1등으로 올라갈지도 모른다구요! 희망을 가지세요! 그리고..느낌 탓이라고 했지! 기분 탓이라고 안했습니다! 이건 느낌탓인거에요! 절대로 기분 탓이 아닙니다! 어때요! 제가 새로 찾아낸 마법의 단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반박 못하겠죠?! 그리고 이미 붙어버린 칭호는 뗄 수 없습니다. 이제 주아주의 칭호는 그거에요! 에잇! (재판장 망치! 꽝! 꽝! 꽝!) 자..이제 선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라면, 충분히 1판 터트리고도 남을거에요. 이제 정말로 얼마 안 남았으니까요. 음.. 다음 달 중순이면 터지려나요? 왠지 그럴것 같거든요. 아무리 늦어도 다음 달 말이면 2스레가 세워져있겠죠. 그리고 우리는 1:1 상황극으로 1판을 터트린 주인공이 되는거에요! 주아주! 그러니까 도망치지 말고 제 품속에 있으라구요!(더 꼬오옥) 출구 보지 말고요! 여길 보는거에요. ㅎㅎㅎㅎㅎ 사악한 미소는 느낌탓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살인마 아니에요! 절대로 아니에요!! 뭔가 이상하잖아요! 이거!! 그리고 주아주가 뒷걸음질을 치려고 해도 제가 꼬옥 붙잡고 있으니가 도망갈 수 없답니다. 후후후후후...
그리고 앞으로 4장.. 더 힘내자니! 저를 이용하는 기회인데 제가 힘낼리가 없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 진짜로 언제 한번 풀어봤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캐릭터 숨겨진 설정이라던가... 저는 여러개 있는데 주아주는 어떠려나요?
그리고...토요일에..음.. 네. 아마 바빠질것 같아요. 좀 어딜 갔다와야해서요. 다 끝나고 돌아오면 저녁시간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답니다. 무리하게 잇는것보다는 그냥 그 날은 쉬고 일요일날 풀 컨디션으로 하는게 좋을듯 해서요. 물론 생각보다 빨리 오면 이을수도 있겠지만요. 그리고 눈물이라니.. 주아주가 이렇게 만든거라구요! 저..눈물 많이 흘리는 남자는.....맞을지도 모르겠네요.(건무룩) 아, 아무튼 책임져요! -
845 주아 - 건우 (54079E+60) 2016. 12. 9. 오후 1:46:27"오버라니? 너는 오버 아니야! 나야말로 오버 중의 오버지. 물론 처음 우리 사귄다고 발표했을 때, 남자애들이 조금 째려보긴 했었지만... 그건 그냥 커플이 생겼다는 건 자체에 화냈던 것일수도 있잖아? 나야말로 여자애들이 얼마나 나한테 이것저것을 물어봤는지 알아? 엄청 살벌했었다구..."
새삼 그 때를 다시금 떠올려본다. 자신들이 사귀게 되었다고 발표했던 그 순간을. 혹시나 놓칠세라, 서로 손을 꼬옥 붙잡고 교실 안에 들어가 당당하게 발표했던 그 때, 자신들에게로 쏟아지던 수많은 시선들. 노려봄과 놀라움과 그럴 줄 알았다는 모든 시선들이 뒤섞여 자신들을 바라보았었다.
그 시선들에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건우의 손을 꼬옥 잡고있던 것을 놓치지 않고 지켜봤던 여자아이들은, 자신이 자리에 앉자마자 질문들을 쏟아냈다.
언제부터 좋아했냐, 고백은 누가 했냐, 등등... 정신없이 그 날 하루를 보냈던 것을, 자신은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이제는 하나의 추억이 되었을 뿐더러,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더이상 서로는 만인의 것이 아니라는 것. 그 자체였으니까.
그리고 그 생각은 건우도 똑같았는지, 팔에 더욱더 힘을 줘 자신을 꼬옥 끌어안더니 귓가에 속삭이듯 중얼거린다. 사실 아무래도 좋다며, 이제는 만인이 아니라 누군가의 것으로 바뀐 게 중요하지 않겠냐는 건우의 질문에, 다시 한번 자신의 볼에 느껴지는 달콤한 입맞춤에, 다시금 기분 좋은 듯 배시시 웃는다.
"응, 아무래도 좋아. 이제는 네 말대로 서로가 서로의 것으로 바뀐 게 더 중요하니까 말야. 그러니까 너는 나의 연인이자 우상이야, 건우야. 옛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제는 더이상 만인의 연인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하는 속마음까지는 말하지 않는다. 건우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니, 분명 언젠가는 다시 밴드부의 보컬로 복귀할 터. 그렇게 된다면 만인의 연인이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건우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나의 약간 질투 어린 마음은 넣어두자.
건우는 다시 초콜릿 쿠키를 입에 쏙 넣고 그 맛을 즐기며 무언가를 떠올리더니, 슬그머니 자신을 놓아주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잠시만 기다려보라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아쉬운 마음을 접을 무렵, 건우는 책상의 책꽂이 쪽으로 걸어가더니 검은색 커버가 씌워져있는 앨범을 꺼낸다. 그리고는 그것을 들고 자신의 바로 옆으로 돌아와서 앨범을 바닥에 살며시 내려놓는다.
"?"
이 앨범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 고개만 갸우뚱하고 있자, 건우는 저의 앨범이라고 설명해준다. 그리고는 잠시 여운을 주더니, 페이지를 천천히 넘기다 한 페이지에서 멈춘다. 그 멈춰선 부분을 살펴보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 이거, 너랑 나잖아!"
유치원생 시절의 자신들의 사진. 원생복을 단정하게 입고 있는 어린 시절의 자신들은 두 손을 꼬옥 잡고 해맑게 웃고 있었다. 키도, 덩치도 비슷비슷했던 시절. 아주 미세하게 건우가 조금 더 컸지만, 그리 티나지도 않았기에 거의 똑같아보였다.
그러고보면 건우, 중학생 때쯤부터 갑자기 키도, 덩치도 커졌지. 이때는 나보다 더 커질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살짝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보자 이제는 어엿한 한 남성이 되어가는 건우가 눈에 들어온다. 역시... 나는 유치원생 시절, 그 귀여웠던 건우도 좋지만, 지금의 멋진 건우가 더 좋아.
작게 웃어버리며 조금은 옛날 생각 나냐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끄덕인다.
"응, 옛날 생각 나. 나도 조금 가물가물하긴 한데, 나 맨날 길 잃고 우니까 네가 손 잡아줬었어. 신기하게 네 손만 잡으면 울음을 그칠 수 있었거든."
새삼 어린 시절 서로 손을 꼬옥 붙잡고 다녀 놀림 받았던 기억도 떠올려보며, 건우가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것을 본다. 그러자 이번에 드러난 것은, 공주님 옷을 입고있는 건우와 왕자님 옷을 입고있는 자신의 모습. 그 모습을 보자마자 쓴 웃음을 짓는 건우와는 달리 빵 터져 크게 웃어버린다.
건우는 공주님 옷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했다고 심술궂게 웃으며, 자신에게 동의를 구하듯 빤히 바라본다. 그런 건우를 똑같이 바라보며 장난기 가득하게 얘기한다.
"왜~ 예쁘기만 했는데. 이것 봐봐. 너, 웬만한 여자애들보다도 더 예쁘고 다소곳했다구? 왕자님께서 반할 정도로 말야. 아아, 우리 건우. 지금 공주님 해도 예쁠 것 같은데. 어때? 나중에 다시 한 번 입어볼래요, 우리 예쁜 공주님? 덕분에 이렇게 상까지 탔으니, 이번에도 상 탈 수 있지 않을까?"
키득키득 웃으면서 그 사진의 아래, 상장을 들고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건우와 마냥 해맑게 웃는 자신의 사진을 가리킨다. 완벽한 농담조였지만, 그래도 왠지 다시 보고싶은 마음도 있었다. 분홍분홍색의 레이스와 리본이 달린 드레스를 입은 건우를. 엄청나게 화제가 되지 않을까?
/ 밖에 나갔다오느라 조금 늦게 답레를 올리게 돼서 미안해요... 사과 안 하기로 했지만 왠지 걸려서... 그나저나 정말 1등으로 올라갈지도 모르나요? 그렇지만 저는 2등도 영광인데... 희망은 가질 수 없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느낌 탓이라는 마법의 단어...!! ㅋㅋㅋㅋㅋㅋ 진짜로 너무해요! 제 말버릇이랑 너무 똑같은데! 이거 완전 표절 시비감이라구요! 저작권! ㅋㅋㅋㅋㅋㅋㅋ 반, 반박할 거리가 보이지 않아...! ㅠㅠㅠ 그리고 왜 이런 곳에서 재판장 망치가 나오는거죠?! ㅋㅋㅋㅋ 그 칭호는 절대 아니라구요! 그러면 건우주 칭호, '귀요미'로 정해버릴거예요?! (확성기 들기)
그리고 다음 달 중순에서 말이면 1스레가 터지려나요? 우와,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네요. 1:1 상황극으로 1판을 터뜨리고 2판을 세운 주인공이 된다니! (감격) 건우주랑 더 열심히, 더 즐겁게 돌려야겠네요. ㅎㅎㅎㅎ 그, 그런데 더 꼬오옥이라니! 출구 보지 말고 여길 보라니! 가, 갑자기 박력 넘치는 모습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신거죠?! ㅋㅋㅋㅋㅋㅋㅋ 사악한 미소는 전혀 느낌 탓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리고 살인마가 아니라고 하시기엔 건우주, 이미 주아주를 1레스 1킬로 여러번 죽이셨는데... (외면) 그나저나 뒷걸음질까지 차단시키시다니! 이, 이러면 어쩔 수 없잖아요... (꼬오옥) 뭔가 더 사악해보이는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지만 이럴 때는 모르는 척하는 게 예의겠죠?
그리고 앞으로 4장, 같이 힘내는 게 뭐 어때서요? 이럴 때 같이 협력해야죠! 자자, 같이 10장을 향해 화이팅이예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 저도 여러 개 있답니다. 주변 캐릭터들도 몇 개 있어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마 좀 될 거예요. 그럼 같이 언제 한번 풀어볼까요?
그리고 제 생각에도 토요일에는 그냥 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눈물 많이 흘리시는 게 저 때문이라니요? 건무룩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우셔라! 네, 책임질게요. 어떻게 책임져 드릴까요? 어떻게 책임져주길 원하세요, 건우주? ㅎㅎㅎㅎㅎ -
846 건우 - 주아 (31589E+62) 2016. 12. 9. 오후 4:33:26"응. 너하고 나지. 어린 시절부터 너하고 쭉 함께 있었는데, 이런 사진이 어디 한두개겠어? 왠만한건 이 앨범에 다 보관되어있어."
바로 눈 앞에 있는 유치원시절의 사진을 보면서 난 주아의 말에 웃으면서 답했다. 물론 찍은 사진 전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수가 이 사진에 보관되어있었다. 이렇게 사진을 볼때마다 느끼지만, 주아는 어릴때부터 상당히 예쁘고 귀여운 편이었다. 나도 이 당시에는 아무래도 어리다보니 어린아이 특유의 귀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주아의 귀여움은 이길 수 없었다.
사진 속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주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직도 녹아있는 어린시절의 귀여운 모습을 주아에게서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달랐다. 지금은 어린아이가 아니라 어여쁜 '여성'으로서의 주아의 모습이 눈 앞에 있었으니까.
슬그머니 페이지를 넘기자 보이는 것은 유치원 재롱잔치때의 모습. 당연하지만 나는 공주님 옷을 입고 있었고, 주아는 왕자님 옷을 입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거의 대부분 다 기억이 애매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히 기억이 났다. 그야 내가 공주님으로 올라가고, 주아가 왕자님으로 올라갔고, 나는 주아에게 구해지는 그런 역을 했었으니까. 남자가 왕자님이고, 여자가 공주님이라는 상식이 박혀있는 어린애들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덕분에 많은 놀림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서 씁쓸한 미소를 짓지만 주아는 빵 터져서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때의 시절이 너무하지 않았냐고 주아에게 물어보자 주아는 장난기 가득하게 예쁘기만 했다면서 반격을 해왔다. 그리고 지금도 예쁘지 않겠냐면서, 나중에 다시 한번 입어보지 않겠냐고 예쁜 공주님이라는 호칭까지 쓰면서 공격해왔다. 그 물음에 나도 결국 빵 터지면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반격하듯이 말했다.
"그럼 주아가 왕자님이 되서 올라가는거야? 하지만 지금 와서는 상을 전혀 못 탈 것 같은데? 공주님을 하기엔 나는 덩치도 커졌고 키도 커졌으니까 이런 옷을 입어도 전혀 몸에 안 맞을걸? 아. 물론 주아는 왕자님을 해도 되게 인기 많을 것 같은데? 요새는 귀여우면서도 앙증맞는 왕자님도 인기가 많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역시 싫어."
말을 이어나가다가 중간에 딱 끊어버렸다 .중간에 끊어버린 이유는 매우 심플하면서도 간단했다. 그 이유를 말하기 전에, 나는 주아의 턱을 손으로 잡고 살짝 올려서 내 눈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약간 반 강제로 맞춘 시선. 그리고 나는 주아를 슬그머니 내려다보면서, 생긋 웃었다.
"너는 내 공주님으로 있었으면 좋겠거든. 귀엽고 앙증맞은 왕자님으르 인기를 얻는 것보다 나만의 귀엽고 어여쁘고 아름다운 공주님으로. 무슨 세레나드가 듣고 싶어? 불러달라면 불러줄게."
그윽한 눈빛을 주아에게로 날리면서 슬그머니 턱을 잡고 있는 손을 놓아주면서 나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오른손을 살짝 들어 머리를 긁적였다. 위험하게 입맞춤 해버릴 것 같았다. 평소에는 이렇게까지 장난스럽게 진하게 사랑을 속삭이진 않지만, 오늘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오늘은 100일. 특별한 날이잖아? 그리고 단 둘밖에 없는 날. 누군가의 방해를 받고 싶진 않았다. 이대로, 이대로 좀 더 사랑을 속삭이고 싶다고... 그리고 이대로 좀 더 다정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그런 작은 충동을 느끼면서,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지만 애써 그런 것들을 모르는 척, 못 느끼는 척, 눈을 돌려버리면서 나는 좀 더 주아에게 밀착했다. 그리고 어깨에 팔을 감고 내 쪽으로 살며시 끌어당긴 후,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 후에, 카메라 모드를 켰다.
"이 앨범에 사진 한장만 더 추가하자. 괜찮지? 취하고 싶은 포즈기 있으면 취해도 돼. 예쁘게 찍을테니까."
이 앨범에 추가 될 또 하나의 사진. 그 사진을 찍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나는 주아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동의를 구했다. 물론 주아라면 허락해주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를 하면서 나는 주아의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그런걸로 사과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ㅎㅎㅎㅎ 저도 잠깐 볼일 좀 본다고 이제야 답레를 올리니까 쌤쌤인거에요! 사실.. 더 이전부터 써놓긴 했지만, 바로 올리면 주아주가 더 크게 미안해 할 것 같아서.. 1:1 상황극은 며칠만에 답레가 올라오는 상황도 파다하잖아요? 하지만 저와 주아주는 아무리 못해도 매일매일 하루에 2~3개씩은 서로 주고받잖아요? 이 정도 페이스로 나아가는 케이스는 전 아직 못 봤어요. 그러니끼 미안해할 거 없어요. 주아주. 상황극만이 아니라 다른 해야할 것도 많은데, 답레가 좀 늦어지면 어때요? 갑자기 말 없이 1주일, 2주일, 한달 그렇게 사라지지만 않으면 되는거지. 물론 주아주와 저에게는 그런건 없겠지만요.
그리고 표절시비감이라니요? 저작권이라니요? 그게 무슨 말일까요? 전 엄연히 존재하는 다른 단어를 가지고 온 것 뿐인데요? ㅎㅎㅎㅎㅎ 법적 근거가 있나요? ㅎㅎㅎㅎ 너무하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될게 없다구요! 이거! 그리고 귀요미 칭호로 바뀌는거에요? 어.. 살인마 칭호보다 훨씬 괜찮은 것 같은데? 좋아! 그거로 바꿀게요!!(생긋)
그리고 지금 속도면 그러지 않을까요? 사실 빠르면 이번달 말에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속도라면 말이죠. 하지만 사람이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 일단 느긋하게 다음달 중순이나 말로? 우와. 진짜 이렇게 보니까 정말 1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네요. 나중에 이야기 엔딩 나면 주아주와 어떻게 헤어지지..(동공지진)
그리고 전 원래 박력 넘치는 남자였답니다. 이제 아셨나요? ㅎㅎㅎㅎㅎ 그러니까 어서 여길 보라구요! 자꾸 출구 보려고 하지 말고! 안 놓아줄거라고요! 그리고 칭호는 위에서 바꿨으니 이제 전 살인마가 아닌거니다! 후후후후후후후후..(진짜 나쁨)
그리고 같이 힘내자고 해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됩니다! 더 이상은 안돼요! 못 줘요! 이제 안 줄거에요! 경계심을 강화할겁니다!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 상당히 여러개 있나보네요. 그렇다면 저도 그때는 건우의 여러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뿌려봐야겠는데요? ㅎㅎㅎㅎㅎ 언제 한번 기회가 되면 풀어봐요.
음. 토요일은..일단 상황을 보고 정할게요. 제가 집에 온 후에, 괜찮으면 답레를 잇고, 영 피곤하고 그러면 일요일날 잇는걸로 할게요. 이런 작은것도 배려해줘서 정말로 고마워요. 이전에 배려해준것도 그렇고.. 역시 주아주는 천사이십니다. 책임이라. 언제까지나 천사로서 제 옆에 있어주세요! 그게 책임지는 방법이랍니다.(생긋) -
847 주아 - 건우 (26165E+62) 2016. 12. 9. 오후 6:10:01오랜만에 보는 유치원생 시절의 자신들의 모습에 깜짝 놀라자, 건우는 웃으면서 이런 사진이 한두개겠냐며, 웬만한 건 다 이 앨범에 보관되어있다고 대답한다. 확실히 자신들은 13년 째 같이 자라온 소꿉친구. 서로의 사진에 서로가 없는 사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새삼 그렇게 과거의 자신들을 보자 느껴지는 생각은, '정말 귀엽다' 와 '지금 우리, 정말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 사진 속 어린 건우도, 자신도, 정말로 귀엽게, 해맑게 방긋 웃고있어 그 귀여움은 두 배가 되었고, 아직 볼살도 통통했기에 손가락으로 콕 찔러보고 싶은 충동마저 들었다.
사진 속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살짝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그런데 건우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건우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자 그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어느 순간 훌쩍 커버린 키와 덩치에, 꽤나 차분하고 어른스럽게 변한 성격. 그 때와 다름없이 좋은 목소리... 그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새삼 알아차리며, 그가 훌륭한 남성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왠지 모를 뿌듯함마저 느껴진다.
건우가 슬쩍 다음 페이지로 넘기자 이번에는 유치원 재롱잔치 때의 사진이 나타난다. 그동안의 상식을 깨부숴 건우가 공주님, 자신이 왕자님을 했던 바로 그 연극을.
유치원 시절의 기억은 흐릿했지만 유난히도 또렷하게 남아있는 기억. 자신이 건우를 멋지게 구하며, 그 후에는 박수소리와 함께 한동안 다른 친구들의 놀림을 엄청나게 받았었던 기억. 그러나 자신보다는 무려 분홍빛 드레스를 입은 건우가 더 놀림을 받았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렇지만 그 때 건우, 진짜 예뻤었는데 말야. 새삼 다소곳했던 건우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씁쓸한 미소를 짓는 건우와는 달리 빵 터져서 크게 웃어버린다. 아아, 그 때 사진을 더 많이 찍어놨었어야 했는데.
그 때 너무하지 않았냐는 건우의 물음에 장난기 가득하게 반격 및 공격을 하자 건우도 결국엔 빵 터져버린다. 그리고는 이어 자신을 바라보며 반격하듯, 그럼 자신이 왕자님이 되어서 올라가는 거냐고 묻는다. 그렇지만 지금은 상을 전혀 못 탈 것 같다고, 공주님을 하기엔 저는 너무 커졌다고 건우는 얘기한다. 하지만 자신은 왕자님을 해도 인기 많을 것 같다고 말하던 건우는 역시 싫다고 중간에 말을 딱 끊는다.
"...?"
갑작스럽게 끊긴 그의 말에 영문을 모른 채 의아해하다가 그가 자신의 턱을 손으로 잡고 살짝 올리자, 자신도 모르게 그의 눈을 바라보게 된다. 약간 반 강제로 맞춰진 시선에, 자신을 슬그머니 내려다보면서 생긋 웃는 건우. 그런 그를 놀라 동그래진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올려다본다. 가까워... 가깝다구...!
그 정도만 해도 충분히 자신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심장이 두근두근 거세게 뛰기 시작했지만, 건우는 거기서 말을 더 이어간다. 자신은 왕자님보다 저만의 공주님으로 있었으면 좋겠다며, 무슨 세레나데가 듣고싶냐고 그윽한 눈빛을 보내던 건우는, 이내 슬그머니 자신의 턱을 잡았던 손을 놓더니 장난스레 웃는다. 그리고는 저도 살짝 부끄럽긴 했는지, 오른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특유의 버릇을 보여준다.
그 모든 행동들에 순간 멍해졌다가 이내 고개를 건우의 반대편으로 홱 돌려버린다. 양손을 가슴 가까이에 가져가보자 느껴지는 두근두근, 거센 심장 고동소리.
키, 키스... 하는 줄 알았어... 그런 생각이 들자 다시금 화악, 달아오르는 얼굴. 오늘은 100일이라는 특별한 날이어서 그런걸까? 건우의 모든 말과 행동도, 이 분위기도, 전부 얼굴을 붉게 물들일 정도로 달콤하게만 느껴져 큰일났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 당연히 네가 공주님이면 내가 왕자님이지. 그런데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너만의 공주님으로 있을게. 그대신 너도 나만의 왕자님으로 있어줘야 해? 멋지고 용감하고 잘생긴 왕자님으로. 세레나데는 괜찮아. 네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전부 세레나데로 들려오니까 말야. 네 목소리가 보통 좋은 게 아니잖아?"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낯뜨거운 말을 용기내어 말해보기도 하며 애써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그렇지만 완전히 장난만은 아닌 말. 건우는 알아주지 않을까, 생각할 무렵, 건우는 좀 더 자신에게 밀착하더니 어깨에 팔을 감고 자신을 저의 쪽으로 끌어당긴다. 영문을 모른 채 그대로 그에게 바짝 붙어있자 건우는 곧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카메라 모드를 켠다.
이 앨범에 사진 한 장만 더 추가하자며,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동의를 구하는 건우는 왠지 모르게 기대에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괜찮아. 예쁘게 찍자, 우리. 그러면 나는... 손가락하트! 미래에 이 사진을 볼 너에게 보내는, 나의 메시지야."
잠시 무슨 포즈를 할까, 하다가 양손으로 손가락하트를 만들어보인다. 그리고는 설명을 덧붙이며 그에게 살짝 윙크한다.
/ 물론 이런 걸로 사과하지 않기로 했지만... 내심 마음에 걸렸다구요. 그래도 배려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확실히 저희는 하루에 2~3개씩은 서로 주고받고있죠. 당연히 서로 사라지지도 않을테구요. 그러면 으음, 건우주 말씀을 감사히 받아들여 사과는 그만 할게요. 그래도 제가 언제나 고마워하고, 미안해하고 있다는 것은 알아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법적 근거는... 으윽! 문제가 될 건 없지만 뭔가 되게 너무하다구요! 그리고 기분 탓이 느낌 탓보다 발음도 더 좋거든요! (억지) 그나저나 드디어 귀엽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셨군요! 역시 우리 귀요미 건우주예요. 잘하셨어요~ ㅎㅎㅎㅎㅎ (쓰담쓰담)
으음... 확실히 잘하면 이번달 말도 가능할 것 같지만 역시 변수를 고려해서 다음달 중순 쯤이 될 것 같아요. 그러고보면 정말로 1년이 가까워져오고 있네요, 저희? 내년 5월이니까... 그런데 벌써 저랑 헤어질 생각하고 계시는 건가요? .....(상처) 진짜 너무해요! 아직 건우랑 주아도 이제 100일밖에 안되었는데!!
그런데 원래 박력 넘치는 남자였다구요? 세상에, 이제 알았어요. 박력은 제거였는데! 하지만 제가 더 박력 넘칠걸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출구를 볼 수밖에 없잖아요! 건우주 쪽 보기 뭔가 부끄럽다구요! 진짜 나쁜 귀요미예요, 건우주는!! 어라. 뭔가 호칭이 임팩트 있어졌는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왜 더이상은 안 주시는건데요! 쿠폰은 제 거라구요! 빨리 10개를 모아야하는데! 경계심을 풀어달라구요. 저는 해치지 않습니다! (당당) 그리고 건우의 비하인드 스토리, 엄청 기대돼요! 아무래도 조만간에 기회를 만들어야겠네요. ㅎㅎㅎㅎㅎ
저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냥 토요일은 푹 쉬시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잖아요? 그러니 천사까지는 아니라구요. 언제까지나 천사로서 옆에 있어달라니... 아무래도 천사는 힘들 것 같은데, 악마는 안될까요? ㅋㅋㅋㅋㅋㅋ (뻔뻔) -
848 건우 - 주아 (31589E+62) 2016. 12. 9. 오후 7:44:26"유주아. 그렇게 무리해서 그런 말 할 필요 없어. 네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네가 날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알고 있거든. 그러니까 무리할 필요 없어. 마이 프린세스. 그리고 세레나데 정말로 괜찮은거야? 그건 그렇고 내 목소리가 그렇게 좋아? 나는 잘 모르겠는데.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누군가의 모든 것을 다 좋아하게 된다는 그런 느낌인거야? 그런 느낌이라면 대충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아. 애초에, 내 목소리가 어떻게 좋은건지 난 잘 모르겠으니까."
주아가 자주 하는 말 중 하나. 내 목소리가 좋다. 나는 그 말을 들을때마다 가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 목소리가 특별히 좋은 건 아닐건데, 왜 그렇게 주아는 내 목소리를 좋아하는건지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옛말에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누군가의 모든 것에 대 빠져들고 반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주아는 나를 좋아하니까 내 목소리마저도 좋게 느끼는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납득하지 못할 사안도 아니었다. 나도 주아의 모든 것이 좋으니까. 눈망울도, 코도, 입술도, 귀도, 목소리도, 머리도, 그리고 따뜻한 마음씨, 아니 더 나아가, 유주아라는 여자애 존재 자체가 좋았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주아의 말을 납득하지 못할 것도 없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납득했다. 실제로 지금 내 눈에는 목소리를 떠는 모습도, 키득키득 웃어보이는 모습도 전부 귀엽게, 사랑스럽게 비쳤으니까. 나에게 와닿는 진실된 마음. 그 모든 것을 사랑스럽게 느끼면서 생긋 미소지었다.
이어 나는 주아의 어깨에 팔을 감고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러자 주아는 왜 그러냐는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로 밀착해왔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핸드폰을 꺼내들었고, 카메라 모드를 작동시켰다. 그리고 주아에게 사진을 한 장 찍자고 말하면서 동의를 구하자, 주아는 나를 바라보다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손가락으로 요즘 TV에서 많이 나오는 손가락하트를 만들어보였다.
미래에 이 사진을 볼 나에게 보내는 자신의 메시지. 너무 잘 전달되어서 그저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살짝 윙크하는 모습조차도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정말로 버티기 힘들었다. 아아. 진짜, 나는 너무 무서운 여자애를 여자친구로 만든 것 같아.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카메라를 여기저기로 돌리면서 최적의 각도를 잡았다. 그렇게 잠시 팔을 휘젓다가, 마침내 우리 둘의 모습이 잘 담기는 위치를 찾아내고 거기에 핸드폰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타이머를 작동시켰다. 정확히 5초 뒤에 셔터가 작동하도록 한 후에 나는 다시 팔을 내렸다. 핸드폰 위에은 숫자 5가 떴고 점점 그 카운터가 줄어들고 있었다.
점점 줄어들고 있는 타이머를 바라보면서 특별히 포즈를 취하는 것 없이 가만히 앉아있다가 숫자가 2가 되었을때쯤, 나는 슬그머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주아야. 나도 너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싶은데 괜찮겠지? 후훗. 사실 별 거 없어. 설명보다 직접 하도록 할게."
말하는 동안 숫자는 어느새 1로 줄어들었고,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린 후에, 아주 살짝 주아의 뺨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동시에 찰칵하는 소리가 내 방에 크게 울러퍼졌다. 그 찰칵하는 소리가 사라지는 것을 귀로 들으면서, 나는 살며시 입술을 주아의 뺨에서 떨어뜨렸다.
갑자기 무슨 짓이냐고 한대 맞을지도 모르지만, 주아가 나에게 메시지를 남기듯이 나는 나름대로 주아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다. 나는 그때도, 지금도 이렇게 날 좋아한다고. 말보다 행동으로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키스를 하고 싶었지만 그런 것을 사진으로 남기기엔 좀 많이 부끄럽잖아? 물론 지금도 조금은 부끄러웠다.
하지만 애써 모르는 척, 붉어지는 얼굴을 모르는척 눈돌리며 나는 장난스럽게 소리 내어 웃으면서 말했다.
"메시지는 잘 받았어? 주아야? 나름대로 임팩트 컸다고 생각하는데."
//마음에 걸릴 거 없어요. 다시 말하지만요. 몇날며칠이 지나도 주고받지 못하는 1:1도 많은데 저와 주아주는 하루에 2~3개씩은 꼬박꼬박 받고 있고, 사실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알아요. 일상 돌리듯이 짧고 가볍게 빠르게 쓰는게 아니라, 나름대로 신경쓰면서 시간을 들여서 쓰는거니까요. 그러다보면 쓰는 것도 상당히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일이잖아요? 그리고 주아주는 보니까 핸드폰으로 치고 계시는것 같고요. 그러면 컴퓨터로 치는 저보다 더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수밖에 없다고 전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 부분은 이제 더 사과하지 말자구요. 언제든지 편한시간에 편하게 이으면 되는거에요. 우리는. 아셨죠? ㅎㅎㅎㅎ 미안해할 거 없다는거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말하는거에요. 저번에 저를 그렇게 구박하고서 주아주가 그러면 어떡하나요.
그리고 살인마보다는 낫다는거에요. 살인마보다는...ㅋㅋㅋㅋㅋㅋㅋ 그것보다는 차라리 귀여미가 낫죠. 네. 그리고 저는 헤어지자고 말한게 아니라 헤어질때가 되면 어떻게 헤어질까 걱정한 것 뿐이라구요. 왜 상처를 입어요. 거기서.. ㅎㅎㅎㅎ 역시 여자의 마음은 알기가 힘들어요.(식은 땀 줄줄) 뭐, 리얼타임제로 가면 이미 건우와 주아는 200일로 가는 시기죠. 아마? 물론 작중에서는 100일이지만요. ㅎㅎㅎㅎㅎㅎ 200일도, 300일도 그리고 그 이후로도 계속 함께 하겠죠. 건우와 주아는..
그리고 박력이 누구거인게 있나요? 저도 박력남이라구요! 지금까지 박력을 몇번이고 보여줬는데! 그리고 진짜 나쁜 귀요미라니.. 헤에.. 그렇다면 이제 나쁜남자 포스 보여주면 되는거에요?(씨익)
그리고 쿠폰은 당연히 못 줍니다! 절대로 이용권을 줄 수 없어요! ㅎㅎㅎㅎㅎㅎㅎ 더욱 더 강하게 경계할테다..!!! 음. 그리고 천사가 맞는걸요. 악마라니요. 악마로서 제 옆에 있어주고 싶은거에요? 대체 저를 얼마나 괴롭힐 생각이시죠? 좋아요. 그럼 저도 악마가 될거에요! 주아주와 다른 종족이 되는건 싫으니까요! -
849 주아 - 건우 (17358E+63) 2016. 12. 9. 오후 10:04:16그렇게 무리해서 그런 말할 필요 없다면서 자신을 마이 프린세스, 하고 부른 건우는 곧이어 저의 목소리가 그렇게 좋냐며, 저는 잘 모르겠다고 얘기한다. 그런 그의 말에 오히려 자신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짓는다.
"너 정말 모르는 거야? 네 목소리, 진짜 좋아. 이건 내가 너와 사귀기 전부터 계속해서 얘기해왔던 부분이잖아? 심지어 유치원 때부터도 그런 생각을 종종 했었던 것 같은 기분이거든. 물론 너를 좋아하니까 너의 모든 것을 좋아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너의 목소리는 뭐라고 할까. 잔잔하고 깊은 바다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표현은 잘 못하겠지만, 듣고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목소리야."
솔직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건우에게 전하며, 작게 배시시 웃어보인다. 그동안 느껴왔던 건우의 목소리. 때로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듯, 때로는 달빛이 반짝이는 듯. 듣고있으면 빠져들게 되는 그의 목소리. 제대로 그 느낌을 표현해내지 못하는 게 한스러울 뿐이었다.
"그리고 나도 너한테 자주 표현해주고 싶어, 건우야. 물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은 분명 있을거야. 그렇지만 직접 전해듣는 마음은 달라. 네가 언제나 나한테 표현해주는 만큼, 나도 너에게 꼭 표현하고 싶어."
그리고 또 하나 걸렸던 것. 그것은 확실하게 언급하며 똑바로 건우의 눈을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짓는다. 그래. 알아채는 것이랑 직접 듣는 것은 전혀 달라. 그 느낌은 비교할 수 없어. 그러니 나도 너에게 꼭 자주자주 표현해줄거야, 건우야. 아직은 조금 어색할지라도 말야.
건우는 이어 자신의 어깨에 팔을 감더니 자신을 저의 쪽으로 끌어당긴다. 영문을 모른 채 그에게 밀착하자 건우는 곧 핸드폰을 꺼내들어 카메라 모드를 작동시킨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사진을 한 장 찍자고 제안했고, 그 제안을 웃으며 받아들인다. 포즈는 무엇을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양손으로 손가락하트를 만들어보인다. 미래의 건우에게 보내는 자신의 메시지.
건우는 그런 자신을 보며 웃어보이더니 이내 아무런 말 없이 핸드폰을 여기저기로 돌리며 최적의 위치를 찾아낸다. 핸드폰을 고정시킨 건우는 5초 타이머를 설정하더니 다시 팔을 내린다.
점점 줄어드는 숫자를 바라보며 카메라 렌즈를 향해 방긋 웃어보이던 와중, 숫자 2가 뜨자 건우는 슬그머니 자신에게 말을 건다. 저도 자신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는 건우는 설명보단 직접 하겠다고 얘기한다.
"...?"
영문은 몰랐지만 계속해서 줄어드는 숫자에 렌즈만 바라보고 있자, 곧 자신의 뺨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그리고 동시에 들려오는 찰칵, 하는 소리. 찰칵하는 소리 이후에 멍한 표정을 짓자 곧 그 부드러움은 자신의 뺨에서 멀어져간다.
분명 이것은, 볼키스... 인식한 순간, 급격하게 달아오르는 얼굴과 두근두근, 커지는 심장 고동소리. 재빨리 건우 쪽을 바라보자 똑같이 자신처럼 붉어진 얼굴을 하고 장난스레 소리 내어 웃는 건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 그래... 너무 잘 받았어. 임팩트, 너무 크잖아...! 벌써 몇 번째인지 알아? 안되겠어, 나도 복수해줄거야!"
벌써 몇 번째나 자신의 얼굴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건우에게 또다시 당했다, 싶어 고개를 끄덕이며 복수해주겠다, 선전포고를 내린다. 그리고는 용기 내어 건우에게 다가가 그의 볼에 살짝 입맞춘다. 그리고는 입술을 떼고는 나름 의기양양하게 씨익 웃어보인다. 여전히 볼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지만, 이제는 자신도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는 듯, 그에게 살짝 윙크까지 해보인다.
/ 네, 저는 핸드폰으로 작성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컴퓨터로 작성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릴거예요. 더 힘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사실 미안하다고 사과해도 되려나 엄청 고민하다 쓴 건데... 결국 이렇게 건우주께 혼나게되네요. ㅎㅎㅎㅎㅎ 네, 알겠어요. 이제 더이상 사과하지 않기로 해요. 편한 시간에, 편하게. 생각보다 되게 어렵네요, 더이상 사과 안 하기 지키는 거.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건우주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저도 노력해봐야죠!
그리고 건우주께서는 귀요미 맞으시니까 엄청 잘 어울리는 호칭이라구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자주자주 불러드릴게요. 그리고 식은땀을 왜 흘리시나요. ㅎㅎㅎㅎ 여자의 마음은 알기 어려우신가요? 적어도 저는 알기 쉬우실텐데. 저는 헤어진다는 거 자체를 생각하고 싶지 않거든요, 아직은... 어차피 미래에는 반드시 헤어져야만 할테니, 적어도 지금은 그런 생각없이 건우주하고 즐겁게 놀 생각만 하고싶어요. 그러니까 어려워하시지 말라구요. ㅎㅎㅎ (식은땀 닦아주기) 확실히 건우와 주아는 끝까지 함께 할 것 같아요, 정말로. 이렇게 잘 맞는 한 쌍이니까요.
화, 확실히 건우주도 박력을 몇 번이고 보여주셨지만... (시선회피) 그래도 제가 더 박력 넘칠거라구요! 그나저나 나쁜남자 포스라니... ㅋㅋㅋㅋㅋㅋㅋ 네, 한번 보여주세요! 나쁜남자 건우주는 어떠실지 궁금한걸요? (기대) (눈 반짝반짝)
그리고 쿠폰은 왜 줄 수 없는데요! 건우주, 해치지 않는다니까요, 저? 자자, 착하시죠? 착한 어른은 경계심 푸시는거예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제가 언제 괴롭혔나요? 악마라고 다 나쁜 아이들은 아니라구요? 붉은 악마도 있구요.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건우주께서 악마가 되시는 건 싫으니... 좋아요, 같이 천사가 되도록 해요, 건우주. 저도 건우주랑 다른 종족이 되는 건 싫으니까요! -
850 건우 - 주아 (04039E+62) 2016. 12. 10. 오전 1:45:49내가 나름대로 준비한 메시지에 주아는 상당히 놀라서 당황한 듯 보였다. 하기사 당황을 안할 수가 있을까? 사진이 찍히는 순간, 내가 볼에 입을 맞췄으니 안 놀랄 수가 없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한대 맞을 각오로 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행동에 후회는 없었다. 후회가 있을 수가 없었다. 주아만 나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것은 영 분했으니까. 그렇기에 나도 주아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큰 것을 준비하고 싶었고 그 결과 나온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언젠가 어른이 되고 난 뒤에 보게 될 앨범의 사진. 나는 이때도 지금도, 주아를 사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주아에게는 나는 계속해서 너를 사랑한다는 메세지를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짓궂은것은 알지만 이런 행동을 취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주아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 그리고 내 말에 작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임팩트가 너무 크다고, 벌써 몇번째인지 아냐고, 자신도 복수해야겠다고...
"뭘 또 복수를 하려고 그래? 알았어. 알았어. 복수해도 좋아. 내가 기습적으로 했으니, 너에게도 복수할 기회를 줘야지."
주먹을 날리겠지. 또 가볍게 때리겠지.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날아오는 복수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주먹이 날아와서 아플거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정말로 깜짝 놀랄수밖에 업었다. 그야 부드러운 것이 느껴지는 곳은 다름 아닌 나의 볼이었으니까.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곧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것은 볼키스였다. 주아가 나에게 하는 볼 키스였다. 그것을 인지하자 순식간에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고 절로 웃음만이 나왔다.
"하하..하하하하..이거, 엄청난 복수잖아. 당연히 때릴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너무 강력한 복수여서, 순간 멍했어. .....응. 정말로 너무 강력한 복수였어."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면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 턱을 손으로 턱 잡았다. 그리고 그 입술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다시 시선을 올려서 주아의 눈망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정말로 부드럽게 다시 한번 속삭였다. 어느새 내 미소는 살짝 짓궂으면서도 부드러운 미소로 뒤바뀌어 있었다.
"그럼 내가 다시 복수전 해도 되지? 복수에 복수를 겸해서 말이야."
늘 짓궂어진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주아가 정말로 짓궂게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나는 너에게만 짓궂어지는걸. 그게 나쁜 것은 아니잖아. 너는 특별한 존재니까. 정말로 특별한 존재니까.
하지만 입술을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저 턱을 잡고 나를 올려보게만 했다. 정말로 부드러운 손동작으로 전혀 아프지 않게, 그윽한 눈빛을 날리면서 다시 한번 작게 속삭였다. 내 나름대로는, 케잌보다도, 초콜릿 쿠키보다도 더욱 더 부드럽고 부드럽게 속삭였다.
"....100일이 지나도, 200일이 지나도, 300일이 지나도, 약속한 10년이 지나도, 난 널 사랑해. 유주아. 그러니까, 10년간 절대로 떨어지지마.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안 놓아줄거야. 이 손처럼."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득 담아 계속해서 주아의 턱을 잡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계속 주아를 바라보기만 했다. 아직은 뺏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좀 더 다정하고 달콤한 분위기를 누리고 싶었다.
".....후훗.. 뭔가 새삼스럽네. 우리 사이에. 하지만, 이렇게 보는것만으로도 좋아. 200일에도 우리 이러고 있는거 아냐? 하하하. 하지만 이렇게 있고 싶어. 100일마다, 아니, 하루, 하루마다 너와 이렇게 있고 싶어. 넌 내 목소리가 좋다고 했지? 나는 네 눈망울이 좋아. 사슴 같아서, 정말로 연하고 순해서, 그리고...정말로 부드럽고 빠져들것만 같거든. 응. 너무나도 좋아."
정말로 순수하게 내가 느끼는 것을 말하면서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콕 못을 박듯이 날렸다.
"내일도, 모래도, 또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보게 해줄거지? 그 눈망울?"
//음. 이번엔 제가 상당히 늦어버렸네요. 주아주가 한번 사과했으니 저도 한번 사과해도 되겠죠. 미안해요. ...1번 날려버리고..(눈물) 그 이외에도 뭔가 여러가지 하는게 있다보니..늦게 나와버렸습니다.. ㅠㅠㅠㅠㅠ 흑흑흑... 주아주가 한번 사과했으니 저도 한번 사과하겠습니다. 하..한번은 괜찮겠죠..?(시선회피)
그리고 제가 귀요미라니...ㅋㅋㅋㅋㅋ 아닙니다! 절대로 저는 귀요미가 아닙니다! 죽어도 아닙니다! 살인마보다는 나아서 그걸 다는 것 뿐!! 그것 뿐이에요!! 그리고..헤어지는것은 저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안심하새요. 주아주..(토닥토닥) 이제는 절대로 말 안할거라구요. 그러니까 삐진거 있으면 풀어요. 알았죠? 건우와 주아 이야기는 쭉 되어야하니까요.(생긋)
그리고 나쁜 남자 포스라... 어떻게 보여야하지. 흠 한번 생각을 해봐야겠네요. 예를 들면 이런건가요? ....하아.. 유주아. 무슨 말이 더 필요해? 넌 내꺼인걸.(와락(키스) 이런 느낌일까요? ㅎㅎㅎㅎ 좀 어렵네요. 역시.
그리고 결국 둘 다 천사가 되는거죠? 오케이! 문제가 해결 되었습니다...!! 주아주도 저도 천사로서 계속 있기로 해요! ㅎㅎㅎㅎㅎㅎㅎ 아무튼,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주아주! 주아주는 저의 천사로.. 저는 주아주의 천사로..! 앞으로도 정말로 잘 부탁하겠습니다!! -
851 주아 - 건우 (92467E+63) 2016. 12. 10. 오전 11:44:07생각도 못한 건우의 메시지. 자신이 먼저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웃었건만, 건우는 오히려 더 큰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버렸다. 건우가 자신의 볼에 입을 맞춤과 동시에 찍혀버린 사진. 거의 영구적으로 남는 것이나 다름 없는 그 메시지에 결국 크게 놀란 자신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다.
똑같이 붉어진 얼굴로 태연하게 임팩트 크지않았냐고 묻는 건우의 모습이 괜히 얄밉게 느껴져 자신도 복수해주겠노라, 대답한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알겠다고, 복수해도 좋다고 복수할 기회를 허락한다.
"제대로 복수해줄테니까 마음 단단히 먹으라구."
그런 그에게 키득키득 웃으며 다시 한번 제대로 선전포고를 날린다. 그리고는 그에게 다가간다. 분명 건우는 자신이 주먹을 날려 가볍게 때릴거라 생각할 터. 그렇지만 자신의 복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오늘같은 특별한 날에서의 복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때리는 것 대신 그에게 좀 더 다가가 건우의 볼에 살짝 쪽, 하고 입을 맞춘다. 자신이 건우에게 전하는 작은 볼키스. 입술을 떼자 건우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인지하지 못하다가 곧 인지하고는 순식간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다. 그리고 동시에 웃어버린다.
엄청난 복수라며, 정말 너무 강력한 복수여서 순간 멍했다는 건우는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으면서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다시 천천히, 자신의 턱을 손으로 잡고 자신의 입술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런 그를 가만히 지켜보자 건우는 곧다시 시선을 올려 자신의 눈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퍼지는 살짝 짓궂으면서도 부드러운 미소.
그럼 다시 복수전을 해도 되지? 하면서 짓궂은 미소를 보이는 건우의 모습에 결국은 자신도 작게 웃어버린다.
"하핫, 그래. 복수전 해도 돼. 나도 똑같이 복수해줄테니까 말야."
가만히 당하고 있지는 않으리라 생각하며 살짝, 그의 어깨에 자신의 양손을 올린다. 부드럽게 퍼지는 미소. 따스한 눈길. 그의 손을 따라 그를 가만히 올려다보며 그의 깊고 그윽한 눈빛을 마주한다.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고있자 건우는 다시 한번 작고 부드럽게,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가 가득 담겨있는 눈빛과 손길.
그 모든 것들을 느끼면서 자신도 빙그레 미소지어 그의 말에 대답한다.
"나도 그래, 건우야. 약속한 10년이 지나도, 나도 널 사랑해.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그럴거야. 계속. 계속 옆에 있을게. 절대 떨어지지 않을게."
다정하고 달콤한 분위기 속, 움직이지 않는 건우처럼 자신도 움직이지 않고 건우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는 뭔가 새삼스럽지만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하루하루마다 자신과 이렇게 있고싶다고 얘기한다. 그리고는 저는 자신의 눈망울이 너무 좋다고 밝히면서 부드럽게 웃어보인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건우는 내일도, 모레도, 그 다음 날도 자신의 눈망울을 보게 해줄거냐고 물어온다.
질문 형식이지만 답은 이미 정해져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그의 말. 그런 말에 자신도 부드럽게 웃어보이며 입을 연다.
"나도 너랑 이렇게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좋아. 매일매일, 너와 이렇게 가까이 있고싶어. 빨리 약속한 10년이 지났으면 좋겠어. 그러면 너와 계속해서 같이 있을 수 있을테니까 말야."
솔직하게 전하는 자신의 마음. 너의 모든 것을 좋아하니까 언제나 너와 같이 있고싶어, 건우야. 매일매일 너를 보고, 너를 껴안고, 너와 눈이 마주치고는 같이 웃고싶어.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마음 속으로 조용히 그려보는 자신이 바라는 자신들의 미래. 건우도 같은 마음일까?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분명 같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하며 그의 어깨를 살짝 잡고있던 손을 움직여 그의 목에 자신의 팔을 두른다.
"...나의 눈망울이 그렇게 좋아? 내일도, 모레도, 또 그 다음 날과 그 다음 날도, 계속해서 보고싶어? ...사실 나도 그래. 너의 목소리가, 아니, 너의 모든 것이 너무 좋아.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빛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너의 목소리도, 나를 붙잡아주는 너의 손길도, 전부 너무 좋아서 매일매일 느끼고 싶어. 이것이 욕심이라고 해도 말야. 그러니까, 보게 해줄게. 대신 언제나 나하고 있어줘. 내가 너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허락해줘. 나도 허락해줄테니까. 그러니까..."
입맞춤해줘. 작은 목소리로 부드럽게 중얼거린다. 그리고는 그만을 보고있던 두 눈을 서서히 감는다. 발갛게 홍조를 띤 자신의 양 볼. 평소에는 이 정도까지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오늘은 왠지 계속해서 표현하고 싶었다. 두근두근, 세차게 뛰는 자신의 심장 고동소리를, 간질간질한 이 느낌을. 어리광부리는 것이라고 해도 좋았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그에게 마음껏 어리광을 부리며 사랑을 주고받고 싶었으니까.
/ 또다시 날리셨나요?;;; 뭔가 건우주, 요즘 들어 날리시는 게 너무 많아진 것 같아요. 진짜 뭐라도 있는걸까요? 그리고 저야말로 괜찮다구요. 사과하지 않으셔도 돼요. (눈물 닦아주기) (쓰담쓰담) 이번엔 시선회피도 뭐라고 안할게요. 그야 제가 먼저 잘못 했으니까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번만이예요? 건우주께서 우시는 모습은 그다지 보고싶지 않다구요. 언제나 즐거우셨으면 해요.
그리고 이미 늦으셨다구요? 건우주께서는 귀요미! 그것도 진짜 나쁜 귀요미! (확성기) ㅋㅋㅋㅋㅋㅋ 어때요? 임팩트 있죠? 음... 이제는 절대로 말씀 안 하실건가요? 진짜로요? 삐지지는 않았지만 안심은...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건우랑 주아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이상, 안심하도록 노력해야겠네요. 사실 예전에도 건우주께서 이런 얘기 안 하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기에 안심 못할 것 같지만요. ㅎㅎㅎㅎㅎ
그나저나 나쁜 남자 포스... ㅋㅋㅋㅋㅋㅋㅋㅋ 우와, 진짜 너무 나쁜데요? 건우주, 알고보니 나쁜 남자이신가요? ㅎㅎㅎㅎ 그렇다면 저 역시도 나쁜 여자가 되어보기로 연습해야겠는걸요?
그리고 둘 다 천사... 네, 좋아요! 같이 천사로서 계속 있기로 해요! 저의 천사님, 저야말로 앞으로도 정말 잘 부탁드려요! ㅎㅎㅎ
음, 오늘은 분명히 건우주께서 일이 있다고 하셨던 날이었죠? 몸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건우주. 답레는 천천히 주셔도 되니 답레 걱정은 하지 마시고, 추울테니까 옷 따뜻하게 입으시구요. 감기 걸리면 큰일나니까요. 그리고 만약에 일찍 돌아오셨다고 하더라도 오늘은 그냥 푹 쉬고 일찍 주무세요. 피곤할 때 무리하시면 절대 안돼요. 알았죠? ㅎㅎㅎㅎ 그럼, 나중에 봬요! -
852 건우 - 주아 (04039E+62) 2016. 12. 10. 오후 8:03:37이것으로 몇번째일까? 이것으로 몇번째 서로의 마음을 밝히면서 사랑을 고백하고 있을까? 사귀고 나서부터 수도 없이 서로가 좋다고,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달콤하게 중얼거리면서, 나와 주아는 마주하고 있다.
딱 한번 헤어졌을 뻔 했을때. 그때의 반동은 생각보다 너무 거대했다. 한번 헤어질뻔 한 적이 있기에, 그로 인한 반동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몇번이나 기회만 생기면 이렇게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데이트때도, 그리고 오늘도. 하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좀 더 진하고 달콤한 분홍빛 느낌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오늘은 100일이니까. 평소보다 더 많이 볼에 입을 맞추고 평소보다 더 진하게 붙으며 평소보다 더 그윽하게 바라보게 된다. 빨리 약속한 10년이 지나면 좋겠다고 서로 말하면서 어느샌가 내 어깨에 올려져있던 주아의 손은 내 목에 둘러졌다.
빠져나가려고 해도 목이 둘러져있어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 그 상황 속에서 주아는 내 말을 인용해서, 자신도 내 모든 것이 좋다면서, 매일매일 느끼고 싶다고, 그것이 욕심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자신이 나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자신도 허락해주겠다고.. 그러니까 입맞춤을 해달라고..
이미 새빨개진 볼은 그 자체만으로도 펑 터져버릴 것 같았지만, 이전처럼 당혹스러운 부끄러움과는 달라보였다. 조금 더 나를 느끼고 싶어서, 가까이 있고 싶어서 정말로 진하게 사랑을 주고 받고 싶어하는 듯한 그 붉은 모습에 조용히 미소지었다.
"몇번이나 말하냐? 눈망울 진짜 예쁘다니까. 전에도 말했잖아. 꽃사슴 같다고. 내가 너에게 거짓말을 하겠어? 그 눈망울에 푹 빠져버린 내모습을 보고도, 아직도 그렇게 좋냐고, 계속 보고 싶냐고 묻는거야? 그리고 뒷말은, 굳이 답할 필요가 있을까? 그게 허락된 유일한 사람이 너잖아? 안 그래? 매일매일 느끼게 해줄게. 욕심이 아니야. 그건 여자친구로서 당연한 권리야. 그리고 남자친구로서, 그것을 매일매일 느끼게 하는 것은 당연한거고. 너하고 같이 있어야지. 내가 누구랑 같이 있겠냐. 느끼고 싶다면 느껴. 그래도 되니까. 그 대신에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취하고 싶어. 그 머리카락 한올까지도.."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어울리지 않는 말을 부드러운 목소리로 끝내고서, 눈을 감고 있는 주아를 바라봤다. 이것으로 몇번째일까? 바닷가에서 첫 키스를 하고 난 뒤부터, 꽤 여러번 키스를 나눴다.
그럼에도 질리지 않고 빠져들도 빠져든다. 마치 나를 사로잡아 놓으려는 듯한 달콤한 마약처럼... 아니, 어쩌면 정말로 마약일지도 모른다. 사랑을 하는 이의 뇌에선 그런 성분도 나온다고 하잖아? 어쩌면 내 뇌에선 계속 마약 성분이 분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런 말도 없이 주아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붉어진 얼굴은 나 역시 주아와 다를바 없을 것이다. 천천히 다가간다. 정말로 천천히 다가간다. 내 입술과 주아의 입술이 맞닿는 그 순간을 바라면서, 천천히 다가간다.
플러스였던 거리가 또 다시 제로가 되었을때, 입술 가득히 부드럽고 달콤함이 느껴진다. 방금전까지 달콤한 음식들을 계속해서 먹었을테니, 당연하겠지. 그 달콤함과 부드러움 속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주아의 몸을 꽈악 끌어안으면서, 계속해서 붙어있었다.
이 달콤함을 어떻게, 무슨 각오로 빠져나가면 좋단 말인가. 적어도 나에게 그런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정말로 달콤함과 달콤함을 겹쳐, 입술에 묻어나오는 초콜릿빛 달콤함을 느끼며, 살며시 입술을 떼어냈을땐 빨개진 열기는 이제 익숙해진것처럼, 전혀 뜨겁지도 않았고, 특별히 뭔가가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저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만이 울릴 뿐.
"...이러다가, 우리 정말로 서로가 없으면 못 사는 지경이 될지도 모르겠... 아. 이미 됬을지도 모르겟네. 나는 실제로도 그러니까. 과거의 내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말이야. .....새삼스럽지만 100일 고마워. 그리고 또 100일 부탁할게. 그리고 더 나아가서 10년이 되는 그 날까지도 쭈욱 부탁할게. 너와 내 손에 묶여있는 붉은색 실이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 쭉 이어질 수 있도록 말이야."
말을 끝내고서 나는 다시 한번 더 천천히 주아의 입술에 내 입술을 맞댔다. 진하고 달콤한 향을 조금 더, 강하게 느끼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이대로 쭉....
//날아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답니다. 아무래도 제 노트북도 수명이 다 되어가는 모양이에요. 가끔 렉을 먹거든요. 그래도 아직은 좀 더 활동해야하는데.. ㅠㅠㅠㅠㅠ 그리고 볼일을 끝내고서 집에 돌아온 후에 좀 쉬었다가 이렇게 답레를 남겼답니다. 아마 분위기상으로는 주아주가 다음 레스로 막레를 하면 깔끔하게 100일의 꽁냥거림도 종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뭐랄까.. 이번에는 평소보다 더 진하게 애정을 나누는 장면들이 나와버린 모양이네요. 하지만, 100일이니까 상관없잖아요? 100일이니까요! 한번 헤어질뻔 했는데 100일을 맞이했으니 더 특별할거에요. 둘은요.. 안 그래요?
그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맗하면 제가 할 말이.. 알았어요. 주아주. 이리 와요.(꼬옥(토닥토닥) 이젠 진짜로 말 안할게. 진짜로 말 안할게요. 정말로. 그러니까 혹시 상처받은거 있으면 풀어요. 그리고 나쁜 귀요미라니! 왜 그걸 홍복해요!!(확성기 막기)
그리고 저는 나쁜 남자가 아니랍니다. ㅋㅋㅋㅋㅋ 저런거 실제로는 못해요. 그냥 실제로는 되게 조용하고 차분한 남자에요. 말을 그렇게 많이 하는편도 아니고.. 물론 친해지면 말 많이 하긴 하는데..ㅋㅋㅋㅋ 이거 전에도 말하지 않았나요? 그리고 나쁜 여자가 된다니! 주아주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요.
음. 그리고 주아주는 푹 쉬고 일찍 자라고 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괜찮다고 판단해서 답레를 남겼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억지로 쓴게 아니니까요. 전 정말로 괜찮아서 쓴거에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기에요. 알았죠? ㅎㅎㅎ 고마워요. 주아주. 역시 주아주뿐이에요. -
853 주아 - 건우 (95808E+59) 2016. 12. 10. 오후 11:39:20예전에 있었던 자신들의 위기. 오해와 의심이 쌓여 만들어낸 위기는 자신들의 사이를 갈라놓을 정도로 거대했었고, 자신들은 그것에 정말로 마음아파했었다. 그러나 그 오해와 의심을 같이 이야기해나가며 풀자 자신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사이가 더 돈독해졌다.
그 증거로, 그 이후로 계속해서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들 수 있었다. 표현하길 쑥스러워하는 자신도, 그 날 이후로는 좀 더 솔직하게,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게 되어 자신들의 사이에는 언제나 분홍빛 분위기가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도 특별하고 소중한 날. 자신들이 연인이 된지 100일이 된 날. 그 날이 만들어내는 자신들 사이의 지금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한 분홍빛이었다. 그 분위기에, 평소보다도 더 그윽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의 눈빛에, 마치 홀린 듯, 취한 듯 빠져버려 그의 어깨에 올렸던 자신의 손을 움직여 그의 목에 자신의 팔을 두른다.
자신과 떨어지지 말아달라는 듯이, 그렇게 그와 가까이 붙으며 그의 말을 인용해서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전한다. 너의 모든 것이 너무 좋아서 매일매일 느끼고 싶어. 오직 나만이 너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허락해줘, 건우야. 나도 너에게만 허락해줄테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입맞춤해줘. 붉게 홍조를 띤 볼로 작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두 눈을 이내 서서히 감는다. 어리광 부리는 듯한 말과 행동이라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적어도 오늘만큼은 그러고 싶었다. 마음껏 그와 좋아한다는 마음을 주고받고 싶었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에도 말했듯이 자신의 눈망울이 진짜로 예쁘다며, 매일매일 저를 느끼게 해주겠다고 대답한다. 그건 욕심이 아니라 여자친구로서 당연한 권리라고 확실하게 얘기하던 건우는 그 대신에 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취하고 싶다고 덧붙인다.
"하하, 욕심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야? 그럼... 허락해준거지? 너의 모든 것을 매일매일 느낄 수 있도록. 너의 바로 옆에서, 너만을 바라볼게. 그리고... 나도 허락해줄게. 나의 모든 것을 네가 취할 수 있도록. 오직 너만이 취할 수 있도록. 그건 남자친구로서 당연한 권리니까 말야. 오직 너에게만 허락할게, 건우야."
그런 건우의 말에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는 이내 빙그레 미소지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그의 말에 똑같이 대답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난이 아니었다. 진심이 가득한 한 마디, 한 마디를 그에게 전한다.
그리고는 그의 목을 조금 더 꼬옥 끌어안으며 그에게 가까이 붙는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건우가 자신에게로 다갸오는 것이 느껴지자 심장은 두근두근, 더욱 세차게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들의 거리가 완전히 0이 되었을 무렵, 따스하고 부드러운 달콤함이 자신의 입술을 통해 느껴진다. 방금 전까지 케이크와 초콜릿 쿠키 등을 먹어서 그런지 그 달콤함까지 더해져, 그 어느 때보다도 달달한 맛이 느껴진다.
자신의 몸을 꽈악 끌어안는 건우처럼 자신도 그를 조금 더 끌어안으며 계속해서 그와 바짝 붙어있는다. 그렇게 시간이 멈춘 듯한 달콤함만을 느끼다가 살짝 떨어지는 입술의 촉감에 서서히 눈을 뜨고는 그를 멍하니 바라본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은 자신 뿐만이 아니었고, 두근두근하는 소리도 자신 뿐만이 아니었다.
마치 거울을 보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를 가만히 바라보자 건우는 이내 자신들은 정말로 서로가 없으면 못 사는 지경이 됐을지도 모르겠다며, 100일 고맙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서 10년이 되는 그 날까지도 쭈욱 부탁한다며, 자신들의 손에 묶여있는 붉은색 실이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 하고 건우는 말을 마친다.
"그러게. 이미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네, 우리. 나도 실제로 그러거든. 나야말로 100일 고마워, 건우야. 정말 고마워. 그리고 나도 앞으로의 100일, 또한 10년이 되는 그 날까지, 쭈욱 잘 부탁할게. 계속해서 우리 사이가 이어질 수 있도록 말야. 네 말대로 우리의 새끼손가락에 묶여있는 붉은색 실이 끊어지지 않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말하며 작게 웃어보이다 그가 다시 한번 더 천천히 자신의 입술에 저의 입술을 맞대어오자 순간 두 눈이 커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천천히, 다시 한번 더 자신의 두 눈을 가만히 감는다.
평소보다도 더 진하고 더 달콤한 자신들의 입맞춤은 자신의 사고를 온전히 멈추게 만들었고, 오로지 건우만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자신들의 새끼손가락에 묶여있을 붉은색 실. 길게 연결되어있을 그 운명의 붉은 실을 떠올리며 그를 좀 더 꼬옥 껴안는다. 너무나도 소중한 그와 그의 온기를 느끼며, 절대로 이 실이 끊어지지 않게 하리라, 속으로 다짐한다.
/ 새로운 방법이요? 음, 그 방법이 무엇인진 잘 모르겠지만 효과가 좋길 바래요. 또 장문의 레스를 날려버려서 멘붕하시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거든요. 그건 진짜 고통스러운 일이니까요... ㅠㅠㅠ 그나저나 노트북이 가끔 렉을 먹는다니. 확실히 바꾸실 때가 된 것 같긴 하네요. 그래도 분명 좀 더 버텨줄거예요, 건우주의 노트북은! 그리고 확실히 이번에는 평소보다 더 진하게 애정표현을 했네요, 둘 다. 사실 쓰면서도 조금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100일이니까요! 건우주의 말씀대로 둘 다 헤어질뻔 했었으니 더 각별했을테구요.
으음... 이제는 진짜로 말씀 안 하시는 거 맞죠? 그러면 믿을게요. 약속한거예요? (다가가기) (꼬옥) 그리고 나쁜 귀요미가 뭐 어때서요! 제 무기를 제가 사용한다는데 그걸 막으시면 어떡하나요! ㅋㅋㅋㅋㅋㅋ 거봐요, 제 무기도 나름 강력하죠? 우리 나쁜 귀요미 님? ㅎㅎㅎㅎㅎ
그나저나 나쁜 남자가 아니라구요? 으음, 뭔가 아니신 것 같은데... 확실히 예전에도 건우주, 그렇게 말씀하시긴 했는데 혹시 거기에 추가해서 나쁜 남자 끼가 숨어있는 거 아닌가요? ㅋㅋㅋㅋ 아, 아니면 착한 남자이신가요? 그리고 사실 저도 나쁜 여자...쪽은 되기 힘들 것 같답니다.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오늘 답레를 올리실 줄은 몰랐는데... 혹시나, 싶어서 들어와봤더니 역시나네요. 억지로 쓴 게 아니라고 하셔도 말이죠, 역시 조금 걱정된다구요. 그냥 푹 쉬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그래도 정말로 괜찮다고 하시니 믿어볼게요, 건우주. 그리고 감사인사는 괜찮다구요? 당연한 일일뿐인데요, 뭐. ㅎㅎㅎ
그러면 이번 상황은 이렇게 마무리! 수고하셨어요, 건우주! -
854 건우주 (52114E+56) 2016. 12. 11. 오전 12:18:58일상 돌리신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아주! 솔직히 안 피곤하다면 거짓말이긴 한데, 저런 예쁜 답레가 보이면 답레를 남기고 싶어진다구요! 아직 주아주가 깨어있을까요? 그리고 답레를 남기는거 주아주도 어느정도 예상하신 모양이네요. 혹시나 싶어서라니. 그만큼 저란 이도 주아주에게 잘 알려진 모양이네요.
음. 그러니까 이번에는 거의 100%에요. 아무래도 노트북이 좀 오래되다보니.. 렉을 자주 먹는 것 같은데, 그게 답레를 쓸 때 꼭 벌어져서..(눈물) 하지만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집필을 하기로 했으니까 괜찮습니다!! 그러니까 더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리고 저도...부끄러웠습니다. 설마 이렇게까지 진하게 표현하게 될 줄은 몰라서.. 그런데 주아 너무 귀엽다구요! 자꾸 하게 된다구요!! 왜 저는 이런 소꿉친구가 없죠? 모니터 속 들어가서 제가 주아 소꿉친구 하고 싶네요. 완전 잘해줄 자신 있는데.. 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이젠 진짜로 말 안해요. 진짜로요. (토닥토닥(꼬옥) 그리고...ㅋㅋㅋㅋㅋㅋㅋ 나쁜 귀요미는 대체 어떻게 해야하나요? 나, 나빠용~ 이러면 되는건가요? .....(자괴감) 잊어주세요. 네 잊어주세요.
그리고 나쁜 남자라..ㅋㅋㅋㅋㅋㅋ 글쎄요. 사람 성격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어쩌면 저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아닐거에요! 그렇고 말고요! 아닐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나쁜남자가 아니니까요. 주아주도 나쁜 여자가 아니고. 선남 선녀. 그걸로 좋은 거 아닐까요? ㅎㅎㅎㅎㅎㅎ
.....아무튼, 여러가지로 미안하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을 할께요. 주아주. 요즘들어서 주말이 되면 자꾸 자리 비우게 되고..기다리게 하는데..그거 불만불평 없이, 늘 기다려주시고.. 정말로 고마워요. 진짜로요.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는거 알아주세요.. 그런데 연말이 되니 자꾸 불리게 되는게 생기네요.(꼬옥(토닥토닥) ....그래도 갑자기 사라진다거나 그런 일은 절대로 없으니까요. 그것만큼은 믿어주세요. -
855 주아주 (63354E+55) 2016. 12. 11. 오전 12:47:12역시 피곤해하실줄 알았어요. 솔직히 저녁 늦게 들어오고 그러면 피곤하긴 하니까요. 예쁜 답레라고 해주시는 건 정말 감사하지만 그래도 피곤하시면 푹 쉬시라구요! 당연히 이 정도는 예상하고 있죠. 제가 건우주를 만난지도 어느새 반년이 넘었잖아요? 그만큼 건우주란 분에 대해서도 나름 많이 알게되었다고 생각해요. ㅎㅎㅎㅎ
거의 100%라. 뭔가 되게 대단해보여요! 답레가 아마 장문이라 그래서 렉을 자주 먹는 게 아닐까요? 음, 저 정도의 확률이면 이제는 걱정 그만해도 괜찮겠네요. ㅎㅎㅎ 사실 저도 이렇게 진하게 표현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진짜 뭔가 부끄러웠지만 100일이니 큰맘먹고 썼답니다! 그리고 그렇게 따지자면 건우도 너무 멋지다구요!! 그렇지만 모니터 속에 들어가는 건 금지예요. 주아는 건우랑 이미 꽁냥꽁냥하게 잘 지내고 있잖아요? 건우의 눈총을 받으실지도 모른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진짜라고 말씀하신다면... 믿을게요. ㅎㅎㅎㅎ (꼬옥)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로 너무 귀엽잖아요, 건우주!! ㅋㅋㅋㅋㅋㅋㅋ 아니요, 절대 안 잊을겁니다. 이런건 영구소장 감이예요! (음성녹음) 자, 박제를 합시다! 우리 나쁜 귀요미 님!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쁜 남자가 아닐거라고 왜 이렇게 강하게 부정하시나요? 맞을수도 있잖아요? ㅎㅎㅎㅎ 선남 선녀라. 착한 남자와 착한 여자. 이렇게 또 맞추게 되는건가요? 그렇다면 그걸로도 좋아요. ㅎㅎㅎ
그런데... 왜 또 그러세요, 건우주. ㅎㅎㅎㅎ 저는 괜찮아요. 건우주는 성인인데다가 연말이면 충분히 바쁠만하잖아요? 그러니 주말에 자리를 비울수도 있는 거라구요. 저는 오히려 그 전에 꼬박꼬박 접속이 힘들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구요. 상황극보다는 현실의 일이 더 중요하다고 누누이 말씀하셨던 분이 누구신데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건우주가 갑자기 사라지신다거나 그러지 않을 거라는 것은 이미 믿고있답니다. 이렇게까지 강하게 신뢰하고 있는 분은 처음이예요. 그러니 오히려 제가 믿어주지 못할까봐 걱정하실 필요는 없답니다. 저는 건우주를 언제나 믿고있으니까요. 음, 아무래도 우리 건우주께서 오늘 조금 힘드셨나보네요. 자, 그러면 기운 내시라고, 피로 풀으시라고 충전 갑니다! (꼬오옥) (토닥토닥) (쓰담쓰담) 오늘 하루,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건우주! ㅎㅎㅎㅎ -
856 건우주 (52114E+56) 2016. 12. 11. 오전 1:11:15여러모로 주아주에게 전부 간파된듯한 느낌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하기사 이미 반년이 넘었으니까요. 그리고 또 다시 7개월째가 다가오고 있네요. 그 날도 머지 않아서 오게 되겠죠? 아마? 시간이 빠르긴 빨라요. 어느새 그렇게 되다니. 이 정도면 서로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죠. 아무래도? 네. 저도 주아주라는 분을 많이 알게 되었으니까요. 주아주도 저를 아는게 당연하겠네요!
그리고 100% 일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이 방법은 정말로 안전하게 가는거고, 몇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쳐서 만든거니까요. 이제 앞으로 답레가 날아갈 일은 없을거에요. 그러니까 안심해주세요. 저도 날아가면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니까요. 다시 처음부터 지면 왠지 퀄러티도 떨어지고 말이죠.(눈물) 그리고 역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리인가요? ㅋㅋㅋㅋ 그렇다면 주아주가 건우의 옆에 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어때요? 완벽하지 않나요? ㅋㅋㅋㅋㅋ 물론 농담이에요. 건우와 주아는 서로가 서로의 옆에 있기에 예쁘니까요. 아유. 예쁘다. 내 아들. 좀 더 주아에게 막 막 이렇게 해보라구..(안됨)
그리고 믿으세요. 진짜니까요.. ㅎㅎㅎㅎㅎ ...근데 지금 뭘 녹음한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주아주. 진정하시고 그 음성을 지우는거에요. 알았죠? 쿠폰 한장 드릴게요. 어때요?(협상시도) 이 정도면 충분히 가격이 도겠죠? 안 그래요?
그리고 아니니까 아니라고 하는거죠! 전 나쁜 남자가 아닙니다! 자! 망치 땅땅땅!! 이제 선고가 내려진거에요? 이 이야기는 끝난겁니다! 그리고.. 선남선녀. 그렇게 또 맞춰지는걸로 좋은 거 아니겠어요? 주아주와는 뭐든지 맞춰치면 되니까요.
음. 그리고..그것에 대해서는 그냥 말하고 싶었어요. 뭐랄까... 요즘 들어서 계속 주말에 자리를 비우게 되니까요. 여러모로, 불안해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그래도 주아주는 저를 끝까지 강하게 신뢰하고 있다고 말해주네요. 고마워요. 정말로 고마워요. 현실의 일... 여러모로 바쁘긴 하죠. 연말.. 여러모로 불리는 것도 많고 말이에요. 하지만, 주아주도 체험해봤겠지만 역시 비우는 것 자체가 미안하게 느껴지니까요.. 충전해주는거에요? 고마워요. 그럼 저도 역충전을 해야겠네요. (꼬옥(토닥토닥(쓰담쓰담) 오늘..힘들었다기보다는..그냥 계속 밖에 있었던지라.. 계속 주아주가 생각이 나서.. 답레가 올라온 것도 봤거든요. 기다릴거 생각하니 계속 미안해져서... 뭐 그랬다고 합니다. ㅎㅎㅎ 어쩌다가 이런 좋은 파트너를 만나게 된걸까요? 저? 너무 좋은 파트너에요. 주아주는.. (쓰담쓰담)
....음. 다음 상황도 일단은 말하는게 좋을까요? 혹시 하시고 싶은 상황 있으세요? 주아주는? -
857 주아주 (39459E+55) 2016. 12. 11. 오전 8:39:18미안해요, 건우주!! 어제 그냥 잠들어버려서... ㅠㅠㅠㅠ 요즘 들어 조금 피곤한지 계속 일찍 잠들어버리는 일이 잦네요... 이, 이건 답레가 늦은 게 아니니까 사과해도 괜찮은거죠? 정말 미안해요...
그리고 여러모로 간파 당하신 게 맞죠. 저도 건우주께 많이 간파됐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 확실히 7개월 째도 다가오고 있고 말이예요. 시간이 진짜 빠르긴 빨라요. 한창 수험생활하며 건우주와 처음 만났던 게 엊그제같은데... (아련)
음, 건우주께서 이리 확실하게 말씀하신다면 당연히 믿어야죠? ㅎㅎㅎㅎ 네, 안심할게요. 건우주도 이제는 더이상 스트레스 받지 않으시길 바래요!
그리고 당연히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리죠! ㅋㅋㅋㅋㅋㅋ 제가 건우의 옆에 있으면 주아가 오해할거라구요? 그리고 이 둘은 같이 있어야만 하는 애들이라구요. 그런데 좀 더 막막 이렇게라니... ㅋㅋㅋㅋㅋㅋㅋ 뭘 어떻게 해본다는거죠? 알려주세요! (해맑)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협상시도 들어오는건가요? 쿠폰 2장은 어떤가요? 음성을 지우고, 제 기억 속에서도 지우는 조건으로! 건우주께서 제시한 조건은 음성 지우기뿐이잖아요? 안 그런가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재판장 망치 너무 잘 이용하시는 거 아니예요?! ㅋㅋㅋㅋㅋ 결국엔 또다시 같이 맞춰지게 되었네요, 선남 씨. 하긴, 좋은 게 좋은거니까요!
음,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불안했겠죠, 예전에는. 건우주와 친하지 않고, 건우주라는 분에 대해 잘 몰랐던 시절에는 계속 주말에 자리를 비우시는 게 불안했겠죠. 그렇지만 저는 이제 건우주라는 분에 대해 잘 알게 되었고, 건우주가 얼마나 마음씨가 좋은 천사님인지, 얼마나 배려심이 넘치고 신뢰할 수 있는 분인지 알게 되었어요. 거기다가 건우주께서 저를 기다려주셨던 그 때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ㅎㅎㅎㅎ 그러니까 이번엔 제가 건우주를 기다릴거예요. 확실히 비우는 것 자체가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건우주를 믿기에 기다릴거예요. 앞으로도 말이죠. ㅎㅎㅎ
역충전 고마워요. 그리고 계속 밖에 있었다면 당연히 힘드셨겠죠. 그리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다구요? 건우주야말로 너무 좋은 파트너니까요. 그러니 너무 저에게 미안해하지 마시고 힘내주세요. 주아주는 늘 건우주를 응원하고 있으니까요! 힘든 게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하셔도 되구요. ㅎㅎㅎㅎㅎ (토닥토닥)
음, 그리고 하고 싶은 상황이라. 뭔가 뒤죽박죽 생각이 나서... 일단 저는 정리를 좀 해보고, 건우주께서는 하시고 싶은 상황이 있나요? -
858 건우주 (52114E+56) 2016. 12. 11. 오후 12:12:14이런걸로 사과하기 있기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요. 시간도 늦었고 피곤하면 중간에 잘 수도 있는거죠. 안 그런가요? 안 그래도 주아주, 요새 많이 피곤하다고 했고, 저도 어제는 많이 피곤했었는걸요. 피곤한 사람끼리 뭘 그런걸 따지나요. 괜찮아요. 울지 마요. 주아주. (손수건 꺼내기(눈물 닦아주기)
7개월. 진짜로 그렇게 써놓고 보니 시간이 엄청나네요. 5월달에 마지막으로 기대 걸고 구해본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또 다시 찔리게 되고 이야기를 나누고 설정을 정한 후에 온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시간이 빠르긴 확실히 빨라요. 그 기간동안 쭉 좋은 파트너로 있어줘서 고마워요. 주아주.
그리고 막막 이렇게의 의미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 착한 미성년자는 그것을 알면 안됩니다! 한달 뒤에 찾아오시죠!(안됨) 그 해맑은 미소가 너무 순수해보여서 시선을 회피하고 싶은데 시선을 회피하면 또 제대로 보라고 하겠죠? 그러니까 다시 양반탈을 씁니다.(장착)
쿠폰 2장. 안돼요! 그건 너무 위험해요! 기억은 해도 좋으니까 음성만 지우세요! 어때요? 이 정도면 저도 많이 양보해준건데. 남은 쿠폰이 3장이 되기에 이것도 상당히 많은 양보를 해준거라구요! 이 이상 더 줄까보냐..!! 그리고 주아주가 무기를 잘 이용하듯이 저도 무기를 잘 이용해야죠! 당연한거 아닌가요?
음..그리고 또 다시 그런 좋은 평가를 들으니 왠지 쑥스럽네요. 사실 그 정도의 천사는 아니고, 그냥 마지막까지 책임은 다 하고 싶다. 이런 느낌이거든요. 딱 그렇게 이 스레를 즐기고 있어요. 신뢰를 해주는 점에 대해서는 역시 언제들어도 쑥스럽네요.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주아주도 마찬가지인걸요! 그러니까 주아주도 천사인겁니다! 이건 확정사안입니다. 다시는 못 바꾸게 선고를 내려야..!!
그리고 힘든 일이라. 역시 그런거 듣고 싶으신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아주가 성인이 되면 생각해볼게요. 라기에는 수능이 끝나면 그런거 얘기해보겠다..라고 말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건 느낌 탓인겁니다. 네. 느낌 탓이요!(휘파람)
음.. 하고 싶은 상황이라. 저는 정말 여러개가 있어서 오히려 복잡한 상황이라고 해야 좋을까요? 그리고 지금까지는 제가 계속 하고 싶은걸 했으니까 이번엔 주아주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싶다는 느낌이에요. AU건 뭐건 말이죠. 물론 정하기 힘들다면 제가 정하겠지만요. -
859 주아주 (37952E+56) 2016. 12. 11. 오후 1:07:17네, 이런걸로 사과하기 있기입니다. 그래도 아침에 눈 뜨고나서 깜짝 놀랐다구요! 분명히 건우주께서 더 피곤하실텐데 제가 먼저 잠들어버리고... 수능이 끝나니 생체 리듬이 바뀌어버렸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건우주께서 눈물을 닦아주시니 이제는 그만 울어야죠!
확실히 7개월이라는 기간은 정말 엄청난 것 같아요. 봄의 끝자락인 5월을 지나, 한창 더웠던 여름을 지나, 시원한 가을을 지나, 이제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으니까 말이예요. 그 기나긴 시간 동안 저야말로 이렇게 좋은 파트너로 있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ㅎㅎㅎㅎ
그리고 저는 착한 미성년자가 아닌걸요? 그러니까 막막 이렇게의 의미를 알려주세요! (해맑) 한 달 먼저 땡겨서 알려주세요! 그리고 양반탈을 또 쓰시는거예요? 그러면... (양반탈 벗기기) (시선 맞추기) 쨔잔! 예전에 건우주께서 제 귀마개를 벗겨 던져버렸듯이 저도 똑같이 하면 되죠. ㅋㅋㅋㅋㅋ 자, 이젠 시선 회피 못 하시겠죠? ㅎㅎㅎㅎ
그나저나 쿠폰이 3장 남았나요? 4장으로 알고있었는데. 잘못 기억했나보네요. 그러면 좋아요, 1장으로 합의봐요! (녹음 지우기) 그러면 이제 2장이 남은 셈이군요. 자, 같이 좀 더 힘내봐요, 건우주! ㅋㅋㅋㅋㅋㅋㅋ (하이파이브) (태연) 그리고 역시 건우주의 무기를 괜히 알려줬다는 후회가 밀려오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쑥스러울 게 있나요? 그렇게 쑥스러운 느낌은 아닌 것 같은데... 그치만 정말로 건우주를 신뢰하고 있다구요? 그리고 제가 천사이면 건우주께서도 천사라구요! 저 역시도 확정사안입니다. 뭐하다면 홍보까지 할 수 있어요! (확성기 장착)
그리고 듣고 싶다기 보다는... 그동안 계속 건우주께서 들어주셨으니 저도 들어드리고 싶어서요. 뭔가 쉽게 여기저기 말씀하실 것 같지는 않지만 익명이라는 것을 이용해 들어줬으면 하는 하소연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 놈의 느낌 탓 그만 쓰시라구요. ㅋㅋㅋㅋㅋㅋ 말씀 안 하셔도 괜찮으니까 휘파람도 그만 부세요! 아, 진짜 빨리 성인이 되어야겠네요. 그래야지 놀림도 그만 받지! ㅋㅋㅋㅋㅋ
음... 그리고 건우주께서 하시고 싶은 상황이 많으면 그 중 하나를 해봐요! 제가 하고싶은 상황은 건우주께서 하시고 싶은 상황이니까요. ㅎㅎㅎㅎㅎ 자, 이러면 모든 것이 해결되죠? -
860 건우주 (52114E+56) 2016. 12. 11. 오후 1:18:54먼저 잠들수도 있죠. 저도 조금 피곤했지만 주아주라고 안 피곤하리란 법 있나요? 매사 피곤한건 마찬가지일텐데, 누가 먼저 자냐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것은 아주 큰 일이 하나 끝이 나서 그나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단거네요. ㅎㅎㅎㅎㅎㅎ 아주 큰 일이 2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어제 끝이 났어요. 잘 될지, 못 될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끝났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졌답니다. 여러모로 이거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있거든요. 그런데 끝이 나니 괜히 후련해지고.. ㅎㅎㅎ
그리고 착한 미성년자가 아니라니. ㅋㅋㅋㅋㅋ 나쁜 미성년자에요? 그러면! 땍! 그러면 안돼요! 나쁜 미성년자라니! 비행청소년이잖아! 그런건 안돼요! 그리고 양반탈이 벗겨지다니! 이럴 수가...!! 내 양반탈!!! 돌려줘요! 주아주!!
아무튼 쿠폰은 4장이 맞아요. 단지 제가 여기서 1장 주게 되면 남은게 3장이 되잖아요? 큭! 이렇게 저는 점점 이용당하는 길로..! 아무튼 녹음을 지웠으니, 1장을 줘야겠죠. 이걸로 3장인겁니다. 남은게. 은근슬쩍 사기 치면 안돼요. 그런거 못 된 미성년자에요!
그리고 홍보는 안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거 버틸수가 없어!! 물론 참치내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홍보해도 들을 사람은 없을 것 같지만..그, 그래도 몇명은 있을거라구요! 여기 관전하는 이라던가..! 그러니까 확성기 내려주세요!
그리고 느낌탓은 저의 필살기입니다. 필살기를 사용 안한다는게 말이나 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도 계속 쓸거라구요! 그리고 전 놀린적 없답니다. 이렇게 되면 정말로 놀려야겠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상황이라. 진짜로 많아서 정하기가 힘든데. 근데 생각해보면 정말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봐서 오히려 적어지는 것이 또 함정이네요. 뭐가 좋을까? 좋아. 그럼 다이스에게 맡겨보겠습니다.
.dice 1 3. = 3
1.고양이 AU
2.축제 당일 날
3.2학기 개학하고서 자리 재배치 -
861 주아주 (12114E+53) 2016. 12. 11. 오후 1:51:47앗, 큰 일 2개 중 하나가 끝나셨나요? 축하해요!! (짝짝짝) 확실히 그렇게 큰 일을 끝내면 결과에 상관없이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후련해지죠. 이제는 끝났으니 스트레스 받지 않으셨으면 해요! 분명 결과도 좋을테니까요! ㅎㅎㅎㅎ 고생하셨어요, 건우주. (쓰담쓰담)
그리고 들킨건가요? 네, 저는 나쁜 미성년자입니다! 학교에서 막 날아다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비행청소년의 진수를 보여드리죠! 그러니 양반탈은 돌려드리기 싫은걸요~ 가져가실 수 있다면 가져가보시죠! ㅋㅋㅋㅋㅋ (양반탈 껴안기) 아, 뭔가 좋아하는 친구 괴롭히는 초등학교 어린 남학생이 된 기분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자, 그러면 이렇게 3장이 남은건가요? 건우주야말로 은근슬쩍 사기 치셨으면서! 어쨌든 3장이라... 이제 조금만 더 힘내면 되니까 같이 화이팅이예요, 건우주! ㅋㅋㅋㅋㅋ (해맑) 그리고 저는 이미 나쁜 미성년자라구요?
그리고 무기를 잘 이용해야한다고 말씀하셨던 게 누구시더라~ 제 무기는 확성기니까 이럴 때 잘 이용해야하지 않겠어요? ㅋㅋㅋㅋㅋ (확성기 장착)
그나저나 필살기가 너무하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제 말버릇 패러디 필살기라니! 저것도 언젠간 금지시키리라! 그리고 지금까지 놀린 게 아니라구요?! (충격) 세상에... 그, 그럼 정말로 놀려보시죠! 얌전히 당하고있지는 않을거라구요? (경계)
그리고 다이스 님은... 자리 재배치군요! 이렇게 건우와 주아는 바로 옆에 앉는 짝꿍이 되는걸까요? 반 친구들이 많이 힘들어하겠는걸요? ㅋㅋㅋㅋㅋㅋ -
862 건우주 (52114E+56) 2016. 12. 11. 오후 2:22:39네! 끝이 났습니다. 남은 하나는 좀 더 시간이 있어야하지만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쪽이 더 메인이긴 한데.. 만약 이게 되면, 제 인생의 걱정은 거의 다 끝난다고 봐도 무방하거든요. 그래서 나름 열심히 준비중이랍니다. 그리고 연하에게 쓰담쓰담 당하는 것은 조, 조금 이쪽이 부끄럽다구요!(까치바......) 금지네요. 큭!! 하지만 얌전히 쓰담쓰담 당할 수는 없지!!(의자 위에 올라가기) 자. 이제 쓰담쓰담은 못하겠죠? 하하하! 이거 까치발 아닙니다!! 의자는 금지 아니에요!
그리고 학교에서 막 날아다닌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수능 끝난 고3은 다 똑같다구요! 그걸 가지고 나쁜 미성년자라고 하다니! 대체 평소에 얼마나 착하게, 천사같이 지내셨기에 그런 말을 하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주아주는 천사로군요. 그리고 돌려줘요! 제 양반탈 돌려줘요!! 에잇. 이렇게 되면 새로운 양반탈을 가져오는 수밖에요. 선배에게 전화해서 새로운 탈을 받아야겠어요? 그건 그렇고 좋아하는 친구 괴롭히는 초등학교 어린 남학생..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럼 저는 괴롭힘 당하는 좋아하는 대상인 어린 여학생이 되는건가요? 뭔가 반대인데?! 이거?! ㅋㅋㅋㅋㅋ
그리고 안돼! 더 줄 순 없어요! 뭔가 맨날 이런 말하면서 계속 주는 것 같은데 절대로 줄 수 없는겁니다. 이제 앞으로는 놀라도 놀라지 않은 척 하겠어!! 그럼 더는 안 줘도 되겠지! 후후후! 저도 나쁜 성인입니다!
그리고 확성기를 내려놓으세요! 무엇을 바라십니까?! 그런 잘못된 정보를 뿌리면, 사람들이 혼란에 빠질 수 있어요!! 진정하세요! 주아주!! 내려놓는거에요!
그리고 금지를 당할 순 없습니다. 제가 느낌탓을 얼마나 힘들게 생각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 저도 확성기 금지시킬거에요!(빤히) 그리고 놀리는거라.. 진짜로 놀린다면 건우보다 더 짓궂게 놀릴수도 있는데 해봐야하는건가요? 하지만 경계받기는 싫은데..어쩔수 없죠. 일단 이 딸기케잌을 혼자서 먹으면서 천천히 생각해봐야겠네요. 그 경계푸는 방법을 말이에요.
그리고 자리 재배치..ㅋㅋㅋㅋㅋㅋㅋㅋ 옆자리 짝꿍이 되면 오히려 반 아이들은 안심하지 않을까요? 차라리 같이 붙여놓고 격리시키는게 낫다고 말이에요. 대충 그런 느낌이 아닐까라고 생각되는걸요. 그리고 선레는 어떻게 한다. 이번에는 주아주에게 맡겨도 괜찮을까요? -
863 주아주 (22174E+50) 2016. 12. 11. 오후 2:53:39남은 하나가 더 메인이군요. 그래도 분명 그것도 잘될거예요! 인생의 걱정이 거의 다 끝날 정도면 정말 열심히 하시고 있겠죠? 좋아요, 이번엔 제가 열심히 응원해드릴테니까 그 때까지 화이팅이예요! 그런데 또다시 쓰담쓰담을 거부하시는건가요?! 너무해요! 의자 위에 올라가신다면 저는 더 높은 곳에 올라가도록 하죠! (사다리 위에 올라가기) (쓰담쓰담) 후훗, 어떻게든 쓰담쓰담할테니 각오하시라구요?
그리고 저는 평소에 착하게, 천사같이 지내지 않았어요! 학교에서 막막 날아다니는데... 물론 금방 지쳐서 잠들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날아다니는데... 비행청소년이니까... (시무룩) 그리고 새로운 탈을 받아오신다면 그것도 뺏어버리면 되죠! ㅋㅋㅋㅋㅋ 양반탈은 안 돌려줄거예요! 그리고 뭔가 반대인 것 같아도 어쩔 수 없어요. 이미 그렇게 역할분배가 되어버렸잖아요? 안 그런가요, 귀여운 여학생 건우주 님?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놀라도 놀라지 않은 척이라니! 정말 너무 나쁘잖아요! 제가 바라는 소원은 건우주만이 이뤄줄 수 있는거라 그걸 빌려고 했는데... (시무룩)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순 없죠! 저는 나쁜 주아주니까요! 비록 개복치보다도 잘 죽지만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잘못된 정보 아닌걸요? 바라는 것은 쿠폰 3장!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지 않아요! 절대 내려놓지 않을겁니다, 저의 무기는! (꽈악)
그리고 확성기 금지는 재판장 망치 금지로 이어질거라구요? (빤히)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아이라구요. 그리고 건우보다 더 짓궂게 놀릴 수 있다니... 세상에나! ㅋㅋㅋㅋㅋ 어떻게 놀리실지 궁금한걸요? 그, 그런데 딸기케이크...! (동공지진) ...... (경계경계) (슬쩍 다가가기) (냄새 맡기)
차라리 격리라... 무슨 전염병인건가요?! ㅋㅋㅋㅋㅋㅋ 아, 여러모로 불쌍한 반 친구들이네요. 그러면 선레는 제가 쓸게요. 아마 일 좀 하면서 쓰느라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으니, 할 거 하시면서 천천히 기다려주세요! -
864 건우주 (52114E+56) 2016. 12. 11. 오후 3:36:39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네. 진짜로 중요한거거든요. 그래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응원 고마워요!! 그러고 보니 주아주는 수능 점수.. 슬슬 나오셨을텐데 만족하는 수준으로 잘 나왔을까요? 면접은 잘 보셨지도 궁금하네요. 물론 주아주라면 잘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여기서 노는 것도 꾹 참고 계속 열심히 하셨으니까요! 그리고 사다리 위에 올라간다니..!! 그렇다면 다시 점프해서 내려오면 되겠군요. 자. 이제 팔이 안 닿죠?(씨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귀여운 여학생 확정인겁니까?! 안되겠군요! 이거 짓궂게 나가야하나? 하지만 어떻게 반격을 한다. 좋아. 이렇게 되면..(턱을 턱 잡기) 자꾸 그렇게 어른을 놀리면 못 쓰는거야. 아가. 어른의 무서움을 보고 싶은거니?(생긋) 자. 착하지. 어서 순순히 양반탈을 돌려주렴? 착한 미성년자는 이러면 못 써. 나쁜 미성년자는.. 음..벌을 줘야하나? 저기 가서 손들고 있으렴. 이런다던가?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학교에서 막막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이 아니죠. 그건 봉인풀린 고3은 누구나 그런다고요. 저도 비슷했는걸요. 막막 학교에 게임기 가져가서 게임 하고 놀고..! ㅎㅎㅎㅎ 닌텐도 DS 정말 재밌었는데 말이에요. 물론 지금도 가지고 있지만요. 최신것으로..
그리고 저만이 이룰수 있는 소원이라니. 대체 뭐에요? 그거? 이쯤 되면 진짜로 궁금해진다?!(동공지진) 포기를 하지 않는다니. 진짜로 이러다가 쿠폰이 10장 모이고 건우주 이용권이 소환되는건가요? 가, 각오를 해야하는가...!! 그런데 딸기케잌 근처에는 왜 오는건가요? 주아주? 이거 먹고 싶어요? 먹고 싶은거에요? 이 위의 빨간 딸기가 아주 제대로죠. (포크로 콕콕)
그리고 격리 되지 않을까요? 분홍빛, 꿀빛 분위기가 계속 퍼져나갈테니, 차라리 구석진곳에 격리시켜버리고.. ㅋㅋㅋㅋㅋㅋ 그 둘은 그러거나 말거나 서로 계속 애정행각 하고.. ㅋㅋㅋㅋㅋㅋ 벌써 그림이 그려지는걸요?
그리고 선레는 천천히 써도 괜찮아요! 일하시는게 있으면 일에 더 집중해야죠!! 느긋하게 쓰셔도 괜찮으니까 부담갖지 마세요. 아무튼..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 되길 바래요! 주아주! -
865 주아 - 교실 안 (7236E+51) 2016. 12. 11. 오후 4:36:32유난히도 길면서도 짧게 느껴졌던 여름방학의 끝. 이번 여름방학에는 특히 이런저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에 더더욱 잊지 못할 여름방학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여름방학이 끝을 맺어 맞이하게 된 개학날. 어느덧 그렇게 거세던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오랜만에 입은 교복도 살짝 낯설고 설레는 느낌에, 자신 주위의 모든 것이 새삼 다르게 느껴진다.
하물며 이렇게 자신의 자리에 앉아있는 것마저도 낯설게 느껴지니까. 조용히 자리에 앉은 채 교실을 쭈욱 둘러보자 조금씩 변화를 준 듯한 아이들의 모습이 몇 명 눈에 들어온다. 헤어스타일을 바꾼 아이, 피부가 엄청나게 탄 아이...
그래도 다들 잘 지낸 것 같아 조용히 마음속으로 안도하며 빙그레 미소짓는다. 하긴, 자신도 이번 여름방학은 정말로 잘 보냈으니. 가만히 이번 여름방학을 되짚어보면 전부 건우와 즐겁게 놀았던 추억뿐이었지만, 그 추억이 자신에겐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기억이었기에 최고의 여름방학이었다는 결론에까지 이른다.
"뭘 그렇게 생각하면서 혼자 웃고있어?"
"아, 민주야. 별건 아니고 그냥 이번 여름방학은 정말 즐겁게 보냈다, 싶어서."
"흐음, 어차피 전부 최건우랑 데이트를 갔다거나 하면서 보낸걸테지만 말야."
"어, 어떻게 알았어?!"
자신의 바로 앞자리에 앉아있는 민주는 이내 뒤로 돌아 자신에게 말을 걸었고, 어떻게 알았냐며 깜짝 놀라는 자신을 보며 키득키득 웃더니 비밀, 하고 말을 아낀다. 그런 민주에게 다시 한번 물어보려던 그 때, 교실 문이 열리고 담임 선생님이 들어온다. 조금 더 걸어들어와 교탁에 선 담임선생님은 가볍게 박수를 짝짝 치면서 반 아이들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자자, 모두 주목! 다들 여름방학은 잘 보냈니? 얼굴들을 쭉 둘러보면 다들 별탈없이 잘 보낸 것 같구나. 이제 즐거웠던 여름방학이 끝났지? 그러면 오늘부터는 2학기가 시작된다는 뜻이야. 너희, 내년에 고3이라는 것은 알고있지? 1학기보다 2학기가 더 중요한만큼 열심히 해주길 바란단다. 자, 그러면 이제..."
"쌤~ 저희 자리 바꾸면 안돼요? 계속해서 주위에 같은 얼굴들만 보니 공부에 집중이 안돼요!"
"너는 자리가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태현아."
"아, 쌤~"
담임 선생님의 냉정하고도 정곡을 찌르는 말에 반 전체에 웃음소리가 가득찬다. 그러나 다른 친구들의 커다란 웃음소리에도 크게 신경쓰지않고 태현은 애교를 부린다.
담임 선생님은 태현의 애교에 깊은 한숨을 푸욱 내쉬더니 이내 다시 반 전체를 쭈욱 둘러본다.
"그래. 확실히 슬슬 자리를 바꿀 때가 되었지. 그러면 개학 후 2학기를 맞이하는 기념으로 자리를 바꾸도록 하자. 새로운 자리에서 새롭게 마음먹고 열심히 공부해야한다? 자, 그럼 반장이 나와서 이 제비뽑기 통을 가지고 제비뽑기를 시키렴. 그리고 태현이, 너. 너는 내가 2학기 성적 제대로 확인할테니 최선을 다해야한다?"
따악. 다시 한번 교탁의 바로 앞자리에 앉아있는 태현의 이마에 가볍게 딱밤을 때리고 담임 선생님은 교실 밖으로 천천히 나간다. 담임 선생님이 완전히 나갈 때까지 딱밤을 맞은 곳이 아팠는지 그곳을 문지르던 태현은 교실 문이 완전히 닫히자 이내 한숨을 푸욱 내쉰다.
"아, 담임쌤 딱밤 진짜 개아파... 빨리 자리를 바꿔야지 좀 덜 맞지. 야, 반장! 나는 교탁 바로 앞자리 제외시켜주면 안되냐? 솔직히 이 자리 진짜 너무하다고! 맨날 딱밤이나 맞고... 반장, 응? 응? 부탁해~ 친구 좋다는 게 뭐야, 그치?"
태현은 이내 반장을 바라보며 갖은 애교를 다 부리며 윙크해보인다. 그 모습을 보며 민주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자신은 그저 가볍게 웃어버린다. 그래도 태현이 덕분에 자리를 바꾸게 되었으니... 어쩌면 건우랑 짝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건우와 짝꿍이 되길 마음 속으로 조용히 바라면서 살짝 고개를 돌려 그가 있는 쪽을 바라본다.
/ 걱정 마세요, 분명 잘될거예요! 진짜 중요한 것이니만큼 건우주께서는 열심히 노력하실테고, 노력한만큼 결과는 나오게 되어있으니까요! 제가 아는 건우주라면 분명히 잘하실거예요. 건우주를 믿는 저를 믿어주세요! ...라고 건우주께서 그러셨었는데 말이죠. ㅎㅎㅎㅎ 그리고 자랑하고 싶었단 게 그거였다구요! 그 전날에 책 한번 안 펼친 것치고는 수능, 나름 잘봤거든요! 그리고 면접 봤던 2개 중 하나는 최종합격까지 했어요!! 나머지 하나는 아직 결과발표가 안 났지만요. ㅎㅎㅎ 건우주의 응원덕분이예요! 정말 고마워요. 그러니 이번에는 제가 응원해드릴게요!
그나저나 다시 내려오시다니...! 이익! (팔 휘적휘적) 안되겠네요. 사다리 조금만 내려가야겠어요. 그러면 닿는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조금 내려오기) (쓰담쓰담)
네, 귀여운 여학생 확정이예요! 짓궂게 나가셔도 저도 반격할테니까 괜찮아요. ㅋㅋㅋㅋㅋ 그, 그런데 어른의 무서움이라니...! 그, 그런 거 싫어요! 무서워요! 안 돌려줄거예요! 저는 착한 미성년자가 아니니까요! 벌 안 받을거예요! (양반탈 더 꽈악 껴안기) 그리고 게임기 가져가서 노는 것이 더 비행이 아니죠! 저는 옛날 닌텐도밖에 없는데... 확실히 재밌긴 하죠. 개인적으로 동물의 숲을 정말 좋아했어요! ...어라? 그러고보면 저도 주아 못지않게 동물을 좋아했나봐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소원은... 비밀이예요. 쿠폰을 10장 모으면 알려드릴테니 어서 쿠폰을 달라구요! 각오하세요! 그리고 딸기 케이크... 빨간 딸기... (눈 반짝반짝) (냄새 맡기) (살짝 경계)
그런데 진짜 격리라니. ㅋㅋㅋㅋㅋㅋ 솔직히 건우랑 주아라면 어느 자리가 되어서도 계속 애정행각할 것 같지만요. 그리고 선레는 어떻게 쓸까... 하다가 개연성을 위해 이렇게 써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써졌네요. 그런데 좋은 하루 되라는 인사, 너무 늦은 거 아니예요, 건우주? 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저도 늦었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길 바래요, 건우주! -
866 건우-주아 (52114E+56) 2016. 12. 11. 오후 7:21:10모든 일에는 다 시작이 있고 그 끝이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여름방학에도 끝이 찾아왔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름방학 동안 정말로 다양한 일이 있었다고 느꼈다. 그렇게 긴 기한은 아닐텐데, 어째서 이렇게 여러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여름방학 도중에는 정말로 많은 일이 있었고, 나와 주아 사이에도 정말로 많은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많은 일들의 결과, 나와 주아는 정말로 사이가 돈독해졌다.
오늘도 당연하다는 듯이 나와 주아는 함께 등교를 했다. 임시등교일에 한번 같이 등교를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하루 뿐이라서 그런걸까? 오랜만에 둘이서 학교를 가는 것은 조금 신선한 느낌이었다. 물론 나와 주아가 학교를 같이 가는게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연인으로서 등교를 하는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니까. 물론 기한으로 따지면 100일이 넘었지만 그래도 그 대부분이 방학이었으니까, 역시 조금 신선하게 느껴질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오는 것같은 반은 오늘도 어김없이 정말로 활기찼다. 반에 들어가고 나서 늘 그랬듯이 서로 눈인사를 하고서 각자의 자리로 가게 된다. 정말 안타깝게도 나와 주아의 자리는 떨어져있기에, 자리까지 함께 갈 순 없었다. 정말 떨어지는게 유감스럽고 유감스러웠지만, 그래도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었기에 아쉬움을 이기고서 나는 자리로 천천히 걸어가고 책가방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주변의 남자애들이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자 짓궂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걸어왔다.
"야. 야. 건우야! 너 방학 잘 보냈냐?"
"주아와 어디까지 갔냐?"
"키스는 했냐? 아니면 아직 손만 잡았냐? 어디까지 갔어? 응? 응?"
"...야. 야. 너희들 왜 그렇게 흥분하고 난리야?"
아무래도 반 남자애들 일부는 나와 주아의 사이가 어디까지 갔는지가 정말로 궁금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난감한 표정을 짓고 웃기만 할 뿐, 자세한 것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딱히 내가 가르쳐줄 이유가 없었다. 주아와의 사이는 매우 발전하다 못해, 정말로 없으면 못되는 사이가 되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주아의 옆자리에 앉아 작게 꽁냥거리고 싶었지만, 그것을 할 수가 없다는게, 아쉬워서 미칠것 같은 기분이었다. 물론 표현하지는 않았다. 이런걸 표현하면 안되는거니까.
한편 시간이 흘러서 담임선생님이 교실 안으로 들어오셨다. 그리고 태현이의 말로 인해서 뭔가 자리를 바꾸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기 시작했다. 실제로 담임 선생님은 2학기를 맞이하는 기념으로, 자리를 바꾸자고 이야기를 했고 반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교탁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담임 선생님이 교실 밖으로 나가자, 자연스럽게 남은 것은 학생들 뿐이었다.
쓰고 있는 안경을 손으로 살며시 올리면서 반장은 조용히 제비뽑기 통에 넣을 제비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들려오는 태현이의 말에 반장은 늘 그랬듯이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안돼. 예외는 없어. 제비뽑기니까 공정해야지. 그런 부정을 반장으로서 할리가 없잖아? 정 그 자리를 피하고 싶으면 다른 좋은 자리를 뽑도록 해. 어차피 확률로만 따지면, 다른 자리에 갈 확률이 더 높잖아. 거기에 또 앉으면 그건 네 운이지."
절대로 부정을 저지를 수 없다는 말. 그 말은 즉슨 내가 주아의 옆자리에 앉게 해달라고 살짝 부탁을 한다고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다. 역시 반장은 반장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역시 주아의 옆자리에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지금은 자리가 떨어져있어서 보통 아쉬운게 아니니까. 사귀기 전이라면 모를까. 사귀고 난 뒤가 되니 조금이라도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살며시 시선을 주아에게로 돌리니, 주아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유주아. 너도 나와 함께 자리에 앉고 싶어서 여길 보는거야?
혹시나 누군가에게 보일까 싶어서, 나는 빠르게 고개를 앞으로 돌린 후에 핸드폰을 꺼내서 슬그머니 주아에게로 문자 메시지를 빠르게 전송했다.
[옆자리 되었으면 좋겠어. 될 수 있을까?]
"자. 번호 다 넣었어. 제비를 뽑은 다음에, 해당 자리에 가서 앉으면 돼. 알았지? 공평하게 할거니까 괜히 부정행위를 하려고 하지 마. 특히, 너. 태현이. 무효니 뭐니 해도 안되는건 안되는거 알아둬. 번호는 이렇게 돼."
한편, 반장은 제비를 다 넣은 후에 칠판에 우리 반의 책상 배치표를 그렸다. 그리고 정말 말 그대로 무작위로 변호를 막 써내려갔다. 1번 옆에 8번이 있고 15번 옆에 24번이 있고 2번 옆에 10번이 있고, 그런 식으로 무작위로 배치한 번호였다.
정말 제대로 본격적으로 하는구나 싶어서 다시 한번 반장의 철저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그와는 별개로, 반장은 또 한마디를 덧붙였다.
"1학기때는 1번부터 나왔으니까, 이번에는 끝 번호부터 가도록 할게. 모두들 이의는 없지?"
//원래는 더 빨리 봤지만 하필 외식중이어서 끝난 후에 빠르게 답레를 날립니다. 오랜만에 보는 태현이와 민주.. ㅋㅋㅋㅋㅋㅋ 둘은 언제봐도 여전하군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라서 괜히 제가 더 반갑네요! 뭔가 태현이를 더 갈구고 싶었지만, 그래도 반장이 워낙 공정한 성격이다보니 딱 저 정도로만 했습니다. 그냥 주의주는 정도로만.. 어딜 반 자리를 정하는데 부정을 행하려고! 땍!!
그리고 정말로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 물론 내년 6월이 되봐야 알겠지만요. 그래도 그때까지 열심히 할건 해야겠죠. 응원 고마워요! 주아주! 주아주의 응원에 힘입어서 꼭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할게요! :) 그리고 수능 나름 잘 봤었나요? ㅎㅎㅎㅎㅎ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원래 전날은 책 보는거 아니에요. 수능 전날은 그냥 빨리 쉬고 자고 다음 날 고시장 가서 마지막으로 한번 보는게 답이죠! 그리고 최종합격! 우와! 진짜로 축하드려요!! 왜 이제 말하는거에요! 빨리 말해줬으면 더 빨리 축하해줬을텐데!!(폭죽 팡팡!!)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저를 쓰다듬을 생각이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저는 뒤로 슬그머니 한발자국. 자. 어떤가요? 이러면 내려와도 쓰담을수 없겠죠? 사다리는 움직일 수 없으니 이제는 팔이 안 닿겠죠! 제 머리를 쓰다듬는다니! 아직 멀었습니다! 주아주!! 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어른의 무서움을 알기 싫으면, 어서 돌려줘요! 탈을! 그거 내려놓고 건우주를 끌어안으란 말이에요!(??????)
옛날 닌텐도라. 개인적으로 전 게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최신 닌텐도도 가지고 있답니다. 포켓몬신작 나왔다고 해서 살까 생각중이에요. 되게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아직은 안 샀지만요. 하루에 조금씩조금씩 플래이하면, 어떻게든 되겠죠. 아마? ㅎㅎㅎㅎ 동물의 숲. 저는 안해봤지만 제 사촌동생들이 좋아했어요. 거기 두더쥐 아저씨가 진짜로 쩐다던데. 수다왕으로 말이죠. 정말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10장이라. 진짜로 너무 알고 싶다..! 그냥 남은 3장을 다 주는게 좋을까?! 크으으! 하지만 안돼! 버틸거야! 아..근데 빨간딸기에 눈이 반짝반짝하시네요? 그런데 이거 제가 먹을건데 어쩔거죠?(씨익(포크로 콕(먹을 듯 말듯)
그리고 확실히 어느자리에 앉더라도 쉬는시간이 되면 애정행각은 계속 하겠지만..같은 자리에 앉으면...ㅋㅋㅋㅋㅋㅋ 진짜 말 그대로 격리될지도 모르겠네요. 염장 그만 떨라고 소리치는 애가 있을지도 모르고요. 여러의미로 반의 명물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리고 인사...ㅋㅋㅋㅋ 원래 빨리 하려다가, 갑자기 안한게 떠올라서..! 그런고로 지금이라도 한거에요! 그렇다면 저는 새로운 인사를 더합니다! 내일도 좋은 하루 되세요! 주아주!! -
867 주아 - 건우 (91937E+51) 2016. 12. 11. 오후 10:17:47길고도 짧았던 여름방학이 끝난 개학 날. 언제나 그랬듯이 교복을 입고 건우와 함께 등교하지만, 그 느낌을 색다를 수밖에 없었다. 익숙한 것들도 새삼스럽게 신기하게 느끼면서 반 안에 들어서고는 건우와 눈인사를 하며 각자의 자리로 향한다. 서로의 자리가 떨어져있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것은 아쉬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반 전체를 쭈욱 둘러보면 보이는 익숙한 얼굴들. 조금씩은 변화한 그 얼굴들을 보면서, 전혀 변하지 않은 시끌벅적함에 작게 미소짓는다. 오랜만에 만난 자신의 앞자리의 민주와 가볍게 인사를 나누기도 하다보니 어느새 교실 문이 열리고 담임 선생님이 들어온다.
교탁에 서서 말을 이어가던 담임 선생님은 곧 태현의 애교 및 제안에 한숨을 쉬곤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자리를 바꾸자는 제안에 반장에게 제비뽑기를 시키자 반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반장이 천천히 교탁 쪽으로 걸어오자 담임 선생님은 교실 밖으로 나간다. 교탁에 선 반장은 안경을 손으로 올리면서 조용히 제비뽑기에 쓰일 제비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런 반장에게 태현은 스리슬쩍 애교를 부리며 부탁을 하지만 반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예외는 없다고 핀잔을 준다.
"아, 거 참. 너무한거 아니냐, 너? 내가 너한테 해준게 얼만데! 와, 진짜 치사하다, 치사해. 이 자리만 아니면 된다는데 그걸 안 봐주냐."
반장의 단호한 태도에 태현은 입술을 한껏 삐죽 내밀고 궁시렁궁시렁거리지만 역시 반장은 반장이구나, 싶었다. 평소에도 공정하기로 따지자면 첫째로 꼽힐만한 반장이었던 만큼, 이것만큼은 정말로 확실하구나. 그러면... 아무도 원하는 자리에 못 앉겠네. 제비로 그 자리를 뽑지 않는 이상 말야.
그러면 건우의 옆자리를 뽑을 수밖에 없겠네. 건우의 옆에 앉으려면... 아무도 봐주지 않을 반장일테니 부탁해봐야 소용이 없을 것이었다. 건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살짝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도 마침 딱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자리가 떨어져있어도 마주쳐진 시선과 시선. 건우가 미소짓는 것처럼 자신도 작게 풋, 하고 웃어버린다. 그 짧은 순간에도 통한 마음. 너와 나는 같은 생각을 하고있었구나, 건우야.
재빨리 고개를 앞으로 돌린 건우는 슬그머니 핸드폰을 꺼내더니 타자를 빠르게 토도독 친다. 그 모습을 약간 의아하게 바라보고있자, 곧 주머니 속에 넣어둔 자신의 핸드폰이 작게 진동하는 것이 느껴진다. 혹시나 들킬세라, 슬쩍 핸드폰을 꺼내 확인하자 건우의 메시지였다. 자신과 똑같은 마음을 담은 그 메시지에 작게 키득키득 웃으면서 자신도 타자를 빠르게 토도독 친다.
[분명 옆자리 될 수 있을거야. 내 감을 믿어봐, 건우야. 이래봬도 1학기 첫 날에도 잘 맞은 감이었잖아? 분명 서로의 옆자리 제비를 뽑을거야.]
메시지 전송 버튼을 톡, 누르고는 핸드폰의 화면을 끈다. 응, 왠지 정말로 될 수 있을 것 같아. 이래봬도 자주 잘 들어맞던 감이니까. 이번에도 왠지 정말로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야. 너와 내가 옆자리가 되는 것.
그렇게 건우와 문자를 주고받자 반장은 곧 제비를 다 만들었는지, 통에 제비를 전부 집어넣는다. 제비를 뽑은 다음에 해당 자리에 가서 앉으면 된다고 설명하던 반장은 공평하게 할거니까 괜히 부정행위를 하려고 하지 말라며, 콕 집어 태현이를 언급한다.
"아, 쫌!! 안한다고! 진짜 치사해서... 이 형님의 손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겠구만."
반장의 그 단호한 태도에 태현은 다시금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대꾸한다. 깊은 한숨을 푸욱 내쉰 태현은 왠지 모를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태현이 그러거나 말거나 반장은 칠판에 반의 책상 배치표를 그리고는 무작위로 번호를 써넣는다. 규칙도 뭐도 없는 정말 말 그대로의 무작위. 정말로 반장은 공정하고 철저하구나. 왠지 모를 대단함에 존경심까지 느껴져 반장을 바라보고 있자, 반장은 1학기 때는 1번부터 나왔으니 이번에는 끝 번호부터 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인다.
이의는 없냐는 반장의 물음에 다들 어, 하고 수긍의 뜻을 밝힌다. ...딱 한 명 빼고.
"아, 안 돼! 그러면 내가 거의 꼴찌잖아! 이럴 순 없다고!"
"시끄러워, 강태현. 탓할거면 네 성을 탓해. 1학기 때는 네가 거의 먼저 뽑았으니 이번엔 꼴찌 좀 해보지 그래?"
성이 'ㄱ'으로 시작하는 데다가 'ㅏ'인 만큼 앞번호인 태현은 좌절하며 소리쳤지만 그런 태현의 입을 민주는 가볍게 막아버린다. 태현이 궁시렁거리건 말건, 민주는 반장에게 어서 시작하자, 하고 얘기했고, 우리 반의 제일 끝번호인 진윤이 일어나 앞으로 걸어나가 제비뽑기 통에 손을 집어넣는다.
그렇게 제비뽑기가 시작되는 것을 물끄러미 보다가 다시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본다. 뒷번호부터 뽑는다면... 건우가 나보다 먼저 뽑겠네. 제발 내가 건우의 옆자리를 뽑을 수 있었으면...
/ 하필이라뇨! 외식이 얼마나 중요한데요. 맛있는 거 드셨나요? ㅎㅎㅎ 저도 이것저것 좀 하다가 이렇게 답레늘 남기네요. 태현이와 민주... 정말 오랜만이긴 하죠. 오랜만에 학교 상황을 돌리니 깜짝 출연해보았답니다! ㅋㅋㅋㅋ 태현이는 더 갈구셔도 되는데 말이죠. 갈굼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니까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역시 반장은 반장이네요. 똑부러지는 모습이예요! 뭔가 되게 이상적인 반장인걸요?
내년 6월이라. 분명히 잘 나올거예요. 건우주는 열심히 하고계시니, 분명 잘될거예요! 주아주가 늘 응원하고 있으니까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네, 나름 잘봤어요! 사실 전날부터 몸 컨디션도, 마음 컨디션도 안 좋아서 책 못 본 거였거든요... (외면) 그래도 그런 것치고는 나름 잘봤어요! 건우주 덕분이예요! 고마워요! 그리고 최종합격은 자랑하려고 했는데 건우주께 방치 당해서...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지금 이렇게 자랑하고 축하받고 있잖아요? 안 그런가요? 축하 고마워요, 건우주! 건우주의 면접 팁이 정말 도움 많이 되었어요. ㅎㅎㅎㅎ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어떻게든 쓰다듬을건데... 뒤로 한발자국?! (당황) (손 뻗기) (팔 휘적휘적) 닿지 않는다니...! 이럴수가! (충격) 제 키가 180cm가 넘었어야했는데... ㅠㅠㅠ 그, 그래도 탈은 돌려줄 수 없어요! 그러면 탈이랑 건우주랑 한꺼번에 같이 끌어안으면 되죠! (꼬오옥) 어른의 무서움은 알기 싫으니까요!
포켓몬 신작이라... 아마 썬/문이었던가요? 포켓몬은 하트골드/소울실버 때만 플레이해봐서 그런지 저는 개인적으로 그 때가 가장 좋더라구요. ㅎㅎㅎㅎ 그리고 수다왕 두더쥐 아저씨... (외면) 정말이예요. 엄청난 분이예요... 잘못 걸려서 정말 엄청 혼났었어요... 혼내는 걸 거의 랩처럼 하셔서 말씀 엄청 많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
제 소원이 궁금하시다면 3장을 주시면 된답니다~ 언제까지 버티실 수 있을까요? ㅋㅋㅋㅋㅋ 그, 그런데 딸기... (충격) (시무룩) (뒷걸음질)
그나저나 반의 명물이라니... ㅋㅋㅋㅋㅋㅋ 커플의 반으로 이름 떨치겠는데요? 건우와 주아의 염장에 자극을 받아 커플이 더 생겨난다던가! 그런데 인사를 안했다고 늦게나마 하신건가요? ㅋㅋㅋㅋㅋ 역시 귀여우셔라! 좋아요. 그러면 저는 거기에 더해서, 좋은 꿈 꾸세요, 건우주! 아, 물론 지금 잘 건 아니지만요. ㅎㅎㅎㅎ -
868 건우-주아 (30513E+60) 2016. 12. 12. 오전 12:45:46[분명 옆자리 될 수 있을거야. 내 감을 믿어봐, 건우야. 이래봬도 1학기 첫 날에도 잘 맞은 감이었잖아? 분명 서로의 옆자리 제비를 뽑을거야.]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얼마 가지 않아 주아한테서 메시지가 한통 들어왔다. 그 메시지에 헤벌레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실실 웃으면서 메시지를 바라봤다. 나답지 않다는 것은 잘 알지만, 옆자리가 분명히 될 수 있다고, 자신의 감을 믿어보라고, 이래보여도 1학기 첫 날에도 잘 맞은 감이라고 확신하는 주아의 메시지는 너무나도 기뻤다. 웃음이 안 나올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주아도 역시 내 옆자리에 앉고 싶어하는구나. 그런 느낌을 다시 한번 강하게 받으며 1학기 첫 날부터 발휘한 주아의 감을 제대로 믿어보기로 했다. 어쩌면 정말로 나와 주아가 서로 옆자리에 앉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한편 앞에서는 반장이 막 태현이를 콕 찝어서 부정행위가 없게 하겠다고 확실하게 말하고 있었다. 반장이 저렇게 나올 정도면 철저하게 한다는거기에, 속임수를 써서 주아의 옆자리에 앉는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하늘에게 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정말로 이뤄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짝 눈을 감고 빌어보았다. 중간에 태현이가 자신이 거의 꼴찌로 뽑게 된다고 항의를 하는 것은 애써 무시하기로 했다. 민주가 바로 막아버린 모양이고..
잠시 그렇게 기도를 올리고, 눈을 뜨자 마침내 제비뽑기가 시작이 되었다. 맨 끝 번호, 진윤이가 제비뽑기 통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반장은 그것을 확실한 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나 부정이 없게 하기 위해서 반장도 참 애를 쓴다고 느낄수밖에 없었다. 굳이 저렇게까지 안해도 될텐데 말이야.
하지만 진현이는 번호를 보자마자 바로 절망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반장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지금 태현이가 앉아있는 자리에 진윤이의 이름을 넣었다. 우와. 하필 앉아도 저길 앉냐. 너는..
속으로 작게 혀를 차면서, 나는 애써 시선을 피했다. 정말로 저것은 운이 나쁘다고밖엔 할 수가 없었다. 절로 눈물이 나온다고 해야할까? 대충 그런 느낌이었다.
"으아아아아! 왜 내가 이 자리야!! 이게 다 강태현 너 때문이잖아!!"
"네가 운이 없는거야. 엉뚱한데 화풀이 하지 말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있어. 자 그러면, 다음 번호 나오도록 해."
흥분해서 날뛰는 진윤이를 자리로 보내면서 반장은 다음 번호가 나오는 것을 지시했다. 한편 자리로 돌아간 진윤이는 정말로 눈물이 핑 도는지, 자리에 앉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괜히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정말 운이 없긴 없구나. 너.
마음 속으로 강하게 동정하면서 나는 내 차례가 오는 것을 조용히 기다렸다. 하나하나 가다보면 ㅊ으로 시작하는 내 이름도 나오게 될테니까.
학생들이 가면 갈수록 칠판에 쓰이는 이름은 점점 더 많아졌다. 그리고 나는 거기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자리도 있었으니, 저기에 앉으면 주아와 함께 앉을 가능성도 분명히 있었다.
"자, 다음 번호."
"아. 응. 나갈게."
그리고 마침내 내 차례가 되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나는 천천히 앞으로 향했다. 물론 그전에, 살짝 핸드폰으로 미리 작성해놓은 메시지를 주아에게로 보냈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태연하게, 평소의 표정을 짓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지금쯤이면 주아에게는, 내가 보낸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나를 바라보면서 웃고 있거나, 혹은 한숨을 쉬고 있지 않을까?
[나갔다올게. 꼭 옆자리 앉을 수 있도록, 좋은 자리 뽑을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네 옆자리는 내꺼니까!]
마치 자리뽑는 것을 기대하는 것처럼 싱글벙글 웃으면서, 나는 반장이 있는곳까지 다가갔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반장은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면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야. 최건우. 너 왜 그렇게 싱글벙글이냐?"
"응? 그거야 새로운 자리를 뽑는데, 당연히 기분이.."
"새로운 자리가 아니라, 유주아 옆자리겠지. 그런 일이 일어나겠냐만..아무튼 빨리 뽑기나 해."
"우와. 팩트 폭력하기 있기야? 알았어. 아무튼 빨리 뽑을게."
//ㅋㅋㅋㅋㅋㅋㅋ 표현이 그렇다는겁니다. 맛있는거라. 고기 먹고 왔습니다. 고기! 오랜만에 맛있게 몸보신 좀 하고 왔어요. 아. 몸보신했다고 보신용 고기를 먹은 건 아니랍니다. ㅎㅎㅎㅎ 무슨 고기를 먹고 왔는지 맞춰보시겠어요? 맞추면 쿠폰 한장 드릴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태현이와 민주. 진짜로 오랜만이죠. 정말 언제봐도 여전한 그 둘! 오랜만에 다루셨는데도 불구하고 그때의 이미지가 그대로 살아있어서 놀랐습니다.(엄지척)
그리고 반장은..그때의 이미지가 잘 살아있을진 모르겠네요. 처음 기획할때부터 모든 일에 공평한 똑부러지는 반장을 기획했거든요. 이미지가 살아있다면 나름 성공인 모양이네요.
그리고 주아주의 응원은 정말로 감사합니다! 저 꼭 힘낼게요!! 그리고.....방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그때 자랑이라고 말한건 들었거든요. 하필이면 타이밍이.. 사실 다시 물으려고 해도 영 타이밍이.. 안 맞아서...ㅋㅋㅋㅋㅋㅋ 미안해요! 주아주! 이제 방치 안할게요!(토닥토닥(와락) 그리고 제 팁이 도움이 많이 되었나요? ㅎㅎㅎ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하지만 제가 특별히 뭔가를 말한 것 같진 않은데 말이에요. 그래도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순수하게 기쁘네요. :)
그리고 어른의 무서움을 알고 싶지 않다고 저와 탈을 동시에 끌어안는다니! 대체 얼마나 탈을 좋아하시는거에요?! 앞으로 주아주에게 딸기우유맛 사탕이 아니라 탈을 주면 되는건가요? 오. 그리고 하트골드/소울실버... 그거 명작이죠! 저도 그거 좋아한답니다! 썬문...되게 갓게임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직 안해봤지만요. 골드/실버..버전..추억이죠. 어릴때 되게 많이 했는데 그게 리메이크 될줄은.. 그리고...ㅋㅋㅋㅋㅋ 사실인 모양이네요. 두더쥐ㅋㅋㅋㅋㅋㅋㅋㅋ 엄청 혼났다니. 대체 무슨 느낌인걸까요? 막 정신없이 공격하나요? 말로? 팩트 폭력 가하면서? 그건 되게 무섭군요. 아..그리고 딸기 먹고 싶어요? 자. 여기요.(쑤욱 내민다.) 안 먹으면 가져갑니다. 5..4..3...2..1...!!
그리고 커플의 반...ㅋㅋㅋㅋ 괜찮지 않나요? 그거? 이대로 건우와 주아가 명물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 그리고 답레를 쓰다보니 어느새 이 시간이네요. 그러니까 제가 말할게요! 안녕히 주무세요! 주아주! 좋은 꿈 꾸시고요! 건우 꿈 꾸세요! :) -
869 주아 - 건우 (55254E+55) 2016. 12. 12. 오전 11:52:51반장이 제비를 만드는 동안 건우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 한 통. 자신의 옆자리에 앉고싶어하는 마음이 잘 드러나는 그 메시지에 가볍게 웃어버린다. 역시 너와 나의 마음은 똑같구나, 건우야. 토도독, 재빨리 타자를 톡톡 쳐서 건우에게 답장을 보낸다. 너와 같은 마음이라는 의미를 담아, 자신의 감을 믿어보라고 확신하는 내용의 답장. 건우에게 자신의 마음이 잘 전달되었길 바라며,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보다가 교탁으로 시선을 돌린다.
어느새 제비를 다 만든 반장은 그 제비들을 통 속에 넣고는 부정행위가 없게 하겠다고 확실하게 얘기한다. 평소에도 이런 공적인 일에서든 그 누구보다도 확실하고 단호하고 공평했던 반장이었기에, 아마 아무도 속임수를 쓰거나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심지어 직접적으로 언급된 태현이마저도 궁시렁거리면서 받아들였으니...
물론 뒷번호부터 뽑는다는 말에는 태현이 항의했지만 민주는 예상했다는 듯이 가볍게 막아버린다. 역시 민주는 강하구나, 하는 생각에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민주를 바라보고있자, 민주는 어서 시작하자고 반장에게 얘기했고, 진윤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제비뽑기는 시작된다.
성이 '허' 씨라 맨 끝번호인 진윤은 이내 교탁으로 나와 제비뽑기 통에 손을 집어넣는다. 반장은 마치 조금의 반칙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한 매의 눈빛으로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본다.
보자... 그러면 뒷번호부터 뽑으니까 건우가 나보다 먼저 뽑겠구나. 제발 내가 건우의 옆자리를 뽑아야할텐데...
진윤을 바라보다 살짝 시선을 옮겨 건우를 바라본다. 그러나 다시 시선을 옮기자 보이는 절망에 가득찬 진윤의 표정에 깜짝 놀란다. 번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있는 진윤의 손이 살짝 덜덜 떨리는 것처럼 보여 순간 이상한 느낌이 자신의 머릿속을 스친다.
진윤이가 저렇게 절망할 정도면... 혹시 진윤이가 뽑은 자리는...
반장은 진윤이 들고있는 종이에 적힌 번호를 확인하더니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교탁의 바로 앞, 맨 앞자리에 진윤의 이름을 써넣는다. 아아... 역시 태현이의 자리였구나. 어쩐지...
정말로 운이 나쁘다고 할 수밖에 없는 그 상황 속, 딱 한 명, 태현이는 정말로 기뻤는지 '끼얏호!' 같은 괴상한 탄성을 내지른다.
"허진윤, 너 이자식!! 사랑한다!! 이 형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렴!"
마치 축구 시합에서 이기기라도 한 양, 오두방정을 떨던 태현은 진윤에게 윙크를 하며 손가락하트까지 만들어보인다. 저거는 꼭 맞을 짓을 골라 한다니까, 하는 민주의 한심하다는 듯한 목소리에 난감한 듯 웃어버린다. 그런 태현의 모습에 진윤은 흥분해 날뛰면서 태현에게 소리치지만 반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한다. 다음 번호는 나오라는 반장의 지시에 진윤은 어쩔 수 없이 터덜터덜 자리로 돌아간다.
자리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인 진윤의 모습은 정말로 불쌍하고 안타까워서 차마 그 쪽을 바라보지 못하고 쩔쩔맨다. 그러는 와중에도 태현은 저의 자리를 벗어나게 된 것이 마냥 기뻤는지,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띤 채 어깨를 들썩이며 어깨춤을 춘다. 그 둘의 극명한 희비를 안절부절 못하며 번갈아보지만 결국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기에 그냥 작게 한숨만 내쉰다.
그러면서도 반장의 지시에 따라 반 친구들이 앞으로 나가 제비를 뽑자 어느새 칠판에는 이름이 제법 쓰여진다. 아직 자신의 차례가 오려면 멀었기에, 조용히 칠판에 남아있는 좌석을 확인한다. 아직 저기랑 저기랑 저기가 두 자리씩 남아있네. 저기에 건우랑 같이 앉을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반장은 다음 번호를 불렀고 건우가 대답한다. 그런데 동시에 또다시 느껴지는 핸드폰의 작은 진동.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내려 핸드폰을 확인하자 건우의 메시지가 떠오른다.
[나갔다올게. 꼭 옆자리 앉을 수 있도록, 좋은 자리 뽑을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네 옆자리는 내꺼니까!]
마치 건우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만 같은 그 문자 내용에, 자신도 모르게 풋, 하고 웃어버린다. 역시 끝까지 우리는 같은 생각 중이었구나, 건우야.
핸드폰의 화면을 끄고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은 뒤 고개를 들어 태연한 표정으로 걸어나가는 건우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핸드폰으로 답장을 보내는 것 대신, 그에게 마음속으로 직접 대답한다.
그래, 다녀와. 건우야. 나,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꼭 좋은 자리 뽑아야 돼? 나도 네 옆자리를 꼭 뽑을테니까.
작게 미소지은 채, 싱글벙글 웃으며 반장이 있는 곳까지 다가가는 그를 가만히 지켜본다. 그러나 싱글벙글 웃는 건우의 모습이 이상했는지, 반장은 건우에게 말을 걸었고, 대답을 하는 건우의 말을 중간에 자르며 말 그대로 팩트 폭격을 날린다.
그 팩트 폭격의 말에서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자 괜히 부끄러워져 어색하게 하하, 웃지만 전부 사실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무튼 빨리 뽑으라는 반장의 말에 알겠다고 대답하는 그를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기도하듯이 두 손을 꼬옥 잡는다. 제발... 제발... 서로의 양 옆자리가 될 수 있는 자리를 뽑을 수 있기를...
/ 역시 외식, 하면 고기인가요? ㅋㅋㅋㅋㅋ 몸보신 잘 하셨다니 다행이예요. 그나저나 무슨 고기... 이제는 쿠폰을 아주 제대로 사용하시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 감이 잘 안 오긴하는데... 혹시 갈비인가요? 고기 종류는 잘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태현이와 민주. 이미지가 그대로 살아있나요? 그렇다면 다행이예요! 사실 저 둘 돌리는 것은 뭔가 쉬워서 그냥 마음 놓고, 정신 놓고 다루는 거거든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반장도 그때의 이미지가 그대로 잘 살아있어요! 처음 기획하셨던 이미지하고도 잘 맞구요. ㅎㅎㅎㅎ 나름 성공한 게 아니라 완전 성공이예요! (엄지 척)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제야 방치의 잘못을 깨달으셨나요? 정말 너무했다구요! (토닥임 받기) 그래도 건우주의 팁, 정말로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진짜예요. 특히 면접 팁이 도움이 되었어요. 특별히 여러 개 말씀하셨다구요. ㅋㅋㅋㅋㅋ 정말 고마워요! :D
그리고 탈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딸기우유맛 사탕이 최고죠! 탈은 그냥 건우주께 장난치고 싶어서 가지고있는 거예요! 그리고 하트골드/소울실버... 저는 포켓몬들이 좋았어요. 칠색조도 좋고, 블레이범도 좋고, 나인테일도 좋고... 썬/문이 갓게임이라고 한다면 한번 해보시는게 어떨까요? 저는 못하겠지만요. ㅋㅋㅋㅋㅋ 골드/실버 버전도 안해보긴 했는데 언젠간 해볼 수도 있겠죠?
그리고 두더쥐 아저씨... 엄청나요. 게임 저장 안하고 껐다가 다시 시작하면 아저씨가 나오는데 '저장 하랬잖냐아아아---!! 내가 만만하냐아아아---!!' 하는 느낌으로 화내세요... 심지어 나중되니 저보고 사과하래서 사과의 말도 입력하고... (외면) 아무튼 엄청 혼났어요. ㅠㅠㅠㅠ 그런데 딸기...! (눈 반짝반짝) (다가오기) (냠냠) 반 남긴 건 건우주 몫이예요!
그리고 커플의 반의 명물 커플인 건우와 주아라... ㅋㅋㅋㅋㅋㅋ 여기저기서 구경올지도 모르겠네요. 참, 그리고 저 이번에는 건우 꿈이 아니라 건우주 꿈 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히 생김새는 건우였을텐데 분명히 느낌이 건우주여서... 무의식적으로 '건우는 주아랑 있어야해!' 하고 막은 걸까요? 여러모로 신기하네요. ㅋㅋㅋㅋㅋ 자, 그러면 저는 이제 이렇게 말해야겠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건우주! :) -
870 건우-주아 (30513E+60) 2016. 12. 12. 오후 2:19:20어느덧 내가 번호를 뽑을 차례가 다가왔다. ㅊ으로 시작되는 만큼, 나는 뒷번호이기에, 1학기때와는 다르게, 이번엔 내가 앞순서에 뽑게 되었다. 그러기에 비어있는 자리는 아직 많았다. 하지만 비어있는 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나는, 비어있는 2개의 자리가 필요했다. 그래야 내가 하나를 뽑고, 주아가 내 옆자리에 앉게 될 가능성이 생기니까. 물론 확률저긍로 따지자면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나와 주아는 연달아서 뽑는 것도 아니었다. ㅇ과 ㅊ의 차이는 생각보다 제법 있는 편이다. 그런만큼 서로의 옆자리를 뽑는 것은 사실상 확률로 따지면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래도 믿어보기로 했다. 주아의 감은 1학기 첫날부터 잘 맞았으니까. 그리고 내가 이런걸로 불안해하면 될 것도 안 될지도 모르니까. 반드시 옆자리에 앉으리라고 믿고서, 나는 제비뽑기 통에 손을 집어넣었다.
통 안에는 정말로 수많은 종이들이 아직 들어있었다. 그 많은 것들을 뒤적뒤적거리면서 신중하게, 신중하게 생각했다. 우선 내가 잘 뽑아야만 했다. 내가 누군가의 옆자리에 앉으면 시작부터 망하는거니까.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서, 손에 닿는 종이의 촉감을 느끼면서 천천히, 천천히 가장 마음에 드는 종이를 잡기 위해서 집중했다. 하지만 그런 내 모습을 반장은 안경알을 날카롭게 반짝이면서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야. 최건우. 너, 언제까지 뽑을 참이냐? 빨리 아무거나 하나 뽑아. 어차피 번호는 못 봐. 내가 거기에 점자를 찍어놓은 것도 아닌데, 만진다고 뭐가 달라지냐?"
"하하하. 좀 봐줘. 반장. 방금 팩트 폭행까지 했잖아? 금방 뽑을테니, 잠깐만 기다려줘. 응?"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 상관없긴 한데, 그래도 빨리 뽑아. 1교시 시작하기전엔 끝내야할거 아냐. 그래야 자리 바꾸고, 수업듣지. 그건 그렇고 대체 무슨 자리를 뽑고 싶은건데? 넌?"
"내가 뽑고 싶은 자리? 아무데나 괜찮아. 비어있는 두자리라면."
어차피 반장은 내 머릿속을 다 읽고 있다. 방금전에 팩트 폭행까지 날릴 정도였으니 어설프게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러기에 솔직하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기로 했다. 사실 마음 속으로는 상당히 긴장되고 떨렸지만, 그래도 애써 태연한 척 웃으면서 주아쪽으로 아주 살짝 시선을 돌린 후에 윙크를 한번 날렸다. 봤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대로 시간을 계속 끌 수도 없었기에, 나는 과감하게 지금 막 손에 잡은 종잇조각을 밖으로 빼냈다.
"좋아. 이걸로 할게."
침착하게 손을 빼낸 후에, 나는 손에 적혀있는 번호를 바라보았다. 16번. 앞에서 3번째, 즉 딱 중간지점의 창가자리였다. 명당이라면 명당일수도 있는 자리에 나는 생긋 미소를 지었다. 사실 창가자리라는 것도 좋긴 했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그 누구의 옆자리도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13번 옆에 붙어있는 번호는 8번. 아직까지 8번을 뽑은 이는 없었다. 만약에 주아가 8번을 뽑는다고 한다면...
"최건우. 16번. 자. 이제 들어가고 다음 번호 나와."
"알았어. 들어갈게. 나름 괜찮은 자리니까."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일단 내가 누구 옆자리에 앉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였다. 지금부터는 내 옆자리를 누군가가 뽑지 않기만을 기다리는 것 뿐. 적어도 주아의 차례가 올때까지는..
자리로 가는 동안 주변 애들의 시선이 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중에선 주아쪽으로도 시선을 옮기는 애들의 모습도 보였다. 아마, 그들 중 대다수는 정말로 나와 주아가 서로 옆자리에 앉게 될지 궁금해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궁금증의 대상이 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왜냐면 나와 주아는 이제는 반에서 엄청난 염장커플로 통하고 있으니까. 딱히 학교에선 염장질을 한 기억은 없지만, 어쩌다보니 그런 느낌으로 번지고 있었다. 물론 다른 이들의 눈에는 전혀 자제 안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나름 자제를 하고 있다. 그냥 같이 밥 먹으러 다니고, 이동수업 있을때 손잡고 다니고, 그런 느낌이건만. 다들 너무 오버가 심하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자리에 앉고서 나는 애써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한쪽 팔을 책상에 올리고 턱을 괸 후에, 계속해서 자리를 뽑는 것을 바라봤다. 사실 심장이 매우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8번을 뽑는게 아닌가하는 불안감도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8번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정말 저 안에 8번이 있긴 한가 싶을 정도로 8번은 나오지 않았고, 어느새 주아가 뽑을 차례가 되었다.
"자, 다음 번호. 유주아. 너지? 빨리 와서 뽑아. 8번 뽑고 싶은건 알겠지만, 부정은 없어. 8번을 뽑고 싶으면 너의 운에 모든 것을 걸어. 유주아."
안경알을 날카롭게 반짝이면서, 반장은 주아에게 와서 뽑으라고 말했다. 평소보다 좀 더 날카로워진 분위기. 아마도 여기서 부정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 모습에 절로 난감한 웃음만이 나왔다. 애초에 주아가 부정을 저지를리가 없는데. 하지만 그래도 반장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미 내가 주아와 같은 옆자리에 앉고 싶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이다. 그런만큼, 혹시나하는 가능성까지 생각해둔거겠지.
"그래도 너무 날카롭잖아. 반장. 팩트 폭행은 자제해. 아프단 말이야."
들리진 않겠지만 그렇게 작은 목소리로 혼자 중얼중얼거리면서 나는 주아의 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사실 옆자리에 앉았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너무 부담을 가지지 않기를 바랬다. 옆자리건, 아니건, 난 괜찮으니까. 물론 옆자리면 좋겠지만, 그건 진짜로 운이 따라줘야 되는 일이니까. 아직까지 비어있는 자리는 많기도 하잖아?
작게 가슴속으로 부담가지지 말라고 주아에게 말하면서 나는 생긋 미소를 날렸다. 그리고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뽑는 것을 조용히 기다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갈비라. (동공지진) 어, 어떻게 알았...지? 갈비는 갈비입니다. 닭갈비.(시선회피) 대체 어떻게 맞추신거죠? 주아주? 혹시 찍신님이 오신건가요? 여, 여기에 쿠폰 있습니다. 그, 그래도 맞췄으니까..!(동공지진22222) 아, 안돼. 이제는 쿠폰 2장밖에 안 남았어. 이, 이렇게 쿠폰을 계속 주게 되는건가! 긴장해야해! 긴장해야만 한다! 이건! 진짜로 소원권이 발동해버리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장이 잘 살아있다고 하니까 정말로 다행이네요. 정말 오랜만에 꺼내는 애라서, 사실 기억이 좀 가물가물했거든요. 그리고 주아주도 정말로 잘 돌렸어요! 저 둘. 최고죠. 정신 놓고 다루다니..ㅋㅋㅋㅋㅋㅋㅋ 의외로 주아주의 본 성격은 민주와 가까운게 아닌가 싶어지네요. 원래 자기 성격과 잘 맞는 캐릭터가 되게 쉬우니까요.
그리고 방치의 잘못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어쩌다보니..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죽을 죄인입니다! 면접 팁...고맙다고 하니 정말로 다행이네요. 주아주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말이죠!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주아주! 이제 최종합격도 했으니, 남은 시간은 푹 쉬시면서 노세요! 이것저것 하면서 말이에요! 아셨죠?
아. 그리고 저 아마 이번주에 수족관에 한번 갔다올 것 같은 느낌이에요. 아마 날짜로 치면 12월 15일쯤? 일단 그쯤으로 예상 중이랍니다! 그러니까 목요일. 일단 정말로 갈지는 전날이 되어봐야 알겠지만 가게 되면 사진 많이 찍어올테니까 기대해주세요! 가는 김에, 해운대 사진도 좀 찍어와야겠네요. 거기 풍경도 나름 시원해서 보기 좋거든요.
그리고 골드/실버 버전은 굳이 할 거 없어요. 하트골드/소울실버가 그 게임 리메이크거든요. 하트골드/소울실버를 했으면 골드/실버는 굳이 할 거 없답니다. 참고로 전 루기아와 장크로다일 파였답니다. ㅎㅎㅎㅎ 이것은 빗나가버렸군요. 아. 맞아. 팬텀 좋아했어요. 팬텀. 뭐, 사실 정말로 좋아하는 포켓몬은 보스로라인데, 이건 아마 주아주가 잘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ㅎㅎㅎ 아무튼 저는 강철계열 포켓몬을 많이 좋아한답니다. 주아주는 보니까 불타입 포켓몬을 좋아하는 모양이네요. 그리고 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시 저에게 주시는게 어떨까요?(지긋)
그리고 주아주의 말만 들어도 두더쥐 아저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엄청나다는게 느껴지는군요. 게임 저장 안하고 껐다고, 잔소리를 하는 캐릭터라니. 시스템 너무 친절하잖아요. 혼까지 내주다니! 완벽하군요. 아주 멋진 아저씨에요! 아. 그리고 딸기 반 드셨나요? 그렇다면 남은 반은 제가 얌얌~ 그런데 주아주. 저 경계한다더니, 이렇게 바로 다가와도 되는거에요? ㅎㅎㅎㅎㅎ 이렇게 가까이 오면 바로 이렇게 잡힌다구요.(팔 덥썩)
그리고 제 꿈을 꿨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럴수가. 건우의 모습을 한 제 꿈이라니. 느낌이 건우주라니..ㅋㅋㅋㅋㅋ 대체 저는 꿈 속에서 주아주에게 무슨 짓을 한거죠? 되게 짓궂게 장난을 치고 그랬던건가요? 아무튼 한창 수험생활때는 전혀 꿈꾸지 못해서 시무룩하시더니.. 이제야 꿈을 꾸신 모양이네요. 생김새는 건우였으니, 소원성취한걸까요? 직접 본 건우의 느낌은 어떤가요? 아, 참고로 전.. 제가 했던 스레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스레의 꿈을 꾸었어요. 정말 그립고 그리운 꿈이라서, 저도 모르게 눈물마저 흘렸답니다. 인생스레였거든요. 정말 슬펐어요. 마음 속에 다 묻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아닌 모양이네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묻혀지겠죠. 아마? 아무튼 저도 인사를 하도록 할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주아주! -
871 주아 - 건우 (4762E+61) 2016. 12. 12. 오후 5:18:04하나, 둘, 제비를 뽑는 아이들이 많아질수록 점점 더 앞쪽으로 다가오는 번호. 어느새 'ㅊ'으로 시작하는 성에까지 다다라, 건우가 번호를 뽑을 차례가 된다. 아직은 앞순서였기에 비어있는 자리는 꽤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란히 비어있는 2개의 자리. 만약 건우가 이미 짝꿍이 있는 자리를 뽑는다면, 시작부터 끝장인 것이었다.
물론, 이론적으로야 얼마든지 가능한 소리. 그러나 이론과 실제는 달랐다. 확률도 그렇고, 무엇보다 건우와 자신 사이에 있는 수많은 다른 아이들. 그 모든 확률을 피해가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믿어보자. 건우를, 그리고 나 자신을. 꽤나 잘 맞았던 감이니, 이번에도 분명 맞을거야. 불안해하면, 되려던 것도 안될테니까.
기도하듯이 두 손을 맞잡고 제비뽑기 통에 손을 집어넣는 건우를 지켜본다. 긴장된 마음에, 더 힘이 들어가는 손. 건우의 이름을 마음 속으로 몇 번씩이나 부르면서, 그를 응원한다. 제비뽑기 통 손 종이들을 뒤적거리면서 신중하게 고르는 건우.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집중하는 건우를, 반장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빤히 바라보다 이내 빨리 아무거나 하나 뽑으라고 얘기한다.
단호한 반장의 말에도 건우는 태연히 좀 봐달라며 웃었고, 반장은 그래도 빨리 뽑으라며 무슨 자리를 뽑고싶은지를 물어본다. 거짓말을 하며 적당히 둘러대지 않을까, 싶었지만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건우는 솔직하게 비어있는 두자리라면 아무데나 괜찮다고 대답한다. 그 대답에 뭔가 괜히 부끄러워져 두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있자, 앞자리에 앉아있는 민주가 이내 몸을 살짝 뒤로 돌린다.
"어머, 누구누구 씨 남친 분, 너무 솔직한 거 아냐?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겠네, 우리 유주아 양~"
"민주야... 쉿 해달라구..."
이미 다 알고있으면서도 짐짓 모르는 척, 키득키득 웃는 민주에게 민망한 듯 말하며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댄다. 민주는 네네, 하고 성의없이 대답하며 어깨를 으쓱한다. 민주라면 분명 다시 놀릴 터. 반쯤 포기하며 작게 한숨을 내쉬고 다시 건우 쪽을 바라보니, 건우는 마침 태연하게 웃으며 자신을 살짝 바라보더니 윙크를 날린다. 그 모습을 제대로 보고서는 결국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정말이지, 건우 너. 이런 와중에도 윙크 날리기야?
그렇게 윙크를 날린 후, 건우는 곧 과감하게 드디어 종이를 뽑는다. 이걸로 하겠다며, 건우는 번호를 내려다본다.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는 건우 손에 있는 종이의 번호가 안 보였기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반장이 입을 열길 기다리며 건우를 바라본다.
그런데 건우를 보더니 생긋 미소짓는 건우. 뭐야? 잘 뽑은거야, 건우야? 건우가 지금 상황에서 미소를 지을 일은 그것밖에 없다는 생각에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을 섞어 반장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이어 들리는 반장의 말. 최건우, 16번.
그 얘기를 듣자마자 바로 칠판의 좌석 배치표를 확인한다. 16번. 앞에서 3번째, 창가자리. 거기다가 옆자리가 비어있는 자리. 명당인데다가 정말로 옆자리가 비어있는 곳이야!
건우가 아주 좋은 자리를 뽑았다는 생각에 자신의 표정도 환하게 밝아진다. 건우가 해냈어! 그것도, 아주 제대로 해냈어! 역시 건우야! 건우의 16번 옆자리는 8번. 이제 남은 것은... 내가 8번을 뽑는 것.
자리로 돌아가는 건우와 자신에게로 주변 애들의 시선이 몰렸지만, 민망함을 느낄 틈도 없이 자신의 시선은 오로지 칠판에 적힌 8번 자리에게로 향한다. 이제 내가 제대로 하면 돼. 그러면 옆자리에 앉을 수 있어.
자리에 앉아 여유로운 표정으로 한쪽 팔을 책상에 올려 턱을 괴는 건우와는 달리, 여전히 두 손을 꼬옥 붙잡은 채, 계속해서 제비를 뽑는 아이들을 지켜본다.
혹시 누군가가 8번을 뽑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과 불안감은 서서히 올라와 자신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했지만, 애써 괜찮을거야, 하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리고 그 다독임이 정말 효과가 있었는지, 아무도 8번을 뽑지 않았고, 마침내 자신의 차례가 된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빨리 와서 뽑으라는 반장의 날카로운 눈빛에 정신을 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아, 응! 다음 번호는 나야. 부정은 하지 않을거야, 반장. 확실히 8번을 뽑고싶긴 하지만... 네 말대로 내 운에 모든 것을 맡길게."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교탁 쪽으로 걸어가는 와중에 주위에서 들리는 응원 소리 및 장난기 가득한 휘파람 소리. 마치 재밌는 영화라도 보는 것마냥 흥미진진하게 자신과 건우를 바라보는 시선들에 민망한 듯 작게 웃어버리며 제비뽑기 통 앞에 도착한다.
후우, 작게 심호흡을 하며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던 중, 살짝 바라본 건우에게서 보이는 생긋 웃는 미소. 그 미소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자신도 부드럽게 살짝 눈웃음 지어보인다. 걱정 마, 건우야. 나, 제대로 해볼테니까.
이내 다시 시선을 내려 제비뽑기 통을 바라보다가 이내 두 눈을 꼬옥 감고 손을 통 안에 집어넣는다. 손에 느껴지는 반 정도 남은 종잇조각들. 그 종이들을 조금 뒤적이다가 순간, 어느 한 종이에서 딱 멈춘다. 이 종이는... 혹시 8번일까? 하지만 8번이 아니라면 어쩌지? 내 감을 믿어볼까? 믿어도 되는걸까?
수많은 불안감에 살짝 떨리는 손. 그렇지만... 믿어보자. 내 감을, 나를 지켜보고있을 건우를. 이내 큰 결심을 하고는 그 종이를 꼬옥 잡고는 통 밖으로 빼낸다. 그리고는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뜨고는 불안한 눈빛으로 자신의 손바닥 위, 종이를 내려다본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숫자, 8. 그 숫자를 확인하자마자 이내 표정이 정말로 환해진다.
"건우야! 나, 뽑았어!! 8번이라구, 8번! 어떡해, 반장! 진짜 내 운에 맡겼더니 뽑았어! 기뻐!!"
이내 기쁜 기색이 확연한 목소리로 솔직하게 기뻐하다가 순간 정신을 확 차린다. 여기는 지금 교실 안. 수많은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에, 순간 멍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결국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리고는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어떡해... 순간 너무 기뻐서 자제하지 못했어...
/ 세상에!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일단 쿠폰을 받고... 놀란 것은 저도 마찬가지예요. 더 소름돋는 거 알려드릴까요? 마솝을 누르는 순간 닭갈비가 왠지 떠올랐는데 설마, 하고 넘어간거거든요. 저녁외식으로 닭갈비는 왠지 아니겠다, 싶어서... (외면) 이상하게 건우주 한정으로 잘 맞히고 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자, 이렇게 쿠폰 2장밖에 안 남았군요! 이제 소원권을 소환할 준비를 슬슬...
그리고 반장도 확실히 엄청 오랜만에 보는 아이죠. 그래도 그 때랑 이미지 똑같이 잘 살아있어요! 그나저나 제 본 성격이라... 어째서 태현이는 넘어가는거죠? ㅋㅋㅋㅋㅋㅋ 태현이일수도 있잖아요? 안그런가요? ㅋㅋㅋㅋㅋ 음, 그리고 사실 민주나 태현이같은 성격의 친구들이 좀 있기에 그래서 더 쉽게 느껴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답니다. 아무래도 자주 봐온 성격이니까요.
그리고 드디어 죄인 인정하시는군요! 거봐요, 방치는 나쁜거라구요! 나름 파트너인데! 그래도 면접 팁은 진짜 큰 도움이 되었어요. 뭐랄까... 만화같은 곳에서 스승의 가르침을 회상하며 실력 발휘하는 그런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정말 고마워요! 남은 시간은 건우주 말씀대로 푹 쉬려구요. 아, 그 전에 면허도 따야하는데... (외면)
앗, 그런데 수족관!! 어쩌면 목요일 쯤에 가실수도 있다는거군요! 와아!! 그러면 정말로 기대하고 있을거예요? 귀여운 동물들이랑 시원한 해운대...! 말만 들어도 좋아요! 벌써부터 두근두근 설레네요. ㅎㅎㅎㅎ
아, 그리고 골드/실버랑 하트골드/소울실버의 스토리가 똑같나요? 그러면 안해도 되겠네요. 건우주께서는 루기아, 장크로다일 파였군요. 뭔가 그러실 것 같았어요! 확실히 그 둘도 멋지죠. 뭔가 되게 든든한 느낌? 그리고 팬텀도 좋아하셨군요! 팬텀은 뭔가 인형같아서 안고싶어요. 뭔가 한기가 들 것 같지만요. 그리고 보스로라... 검색해봤는데 되게 위엄넘치는 포켓몬이군요! 강력해보여요. 강철계열 좋아하신다는 건 생각 못했네요. ㅎㅎㅎ 네, 저는 불타입이랑 비행타입을 좋아한답니다! 유일왕 부스터도 좋아한다구요... 사실 주아 처음 설정할 때 식스테일 생각했었다는 건 안비밀이랍니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탈은 절대로 못 줘요! 이게 있어야 건우주께 장난칠 수 있단 말이예요! (탈 껴안기)
두더쥐 아저씨 시스템... 친절하지 않아요, 절대! 멋지지 않아요! 진짜 무서웠다구요! '죄송합니다'하고 입력했던 그 기억은 도저히 잊을 수 없다구요!! 그, 그런데 잡혀버렸다?! (동공지진) 저는 야생동물이 아니라구요! (버둥버둥) (경계경계)
그리고 건우주 꿈 꿨어요, 정말로. ㅋㅋㅋㅋㅋ 이런 걸로 거짓말 하지않는다구요. 꿈 속에서 건우주께서 저에게 선물 주셨어요. 저하고 잘 어울리는 기사라면서 잡지 오려서 주셨구요, 다른 선물 하나 더 주셨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원성취...한거겠죠? 건우와 건우주를 동시에 만난거니까요. 직접 본 건우는 진짜 멋지고 잘생겼어요! 검은색 머리카락이 매우 인상깊었어요. 정말로 칠흑같았거든요. 건우주께서는... 인생스레의 꿈을 꾸셨군요. 많이 슬프셨나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꼬옥) (토닥토닥) 가장 기억에 남고 그리웠던 스레라면 당연히 마음 속에 다 묻기 정말 힘들죠.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는 묻혀지겠지만, 그래도 그 때까지 너무 슬퍼하지 않아주셨으면 해요. 분명히 좋은 추억들이었을테니까요. ㅎㅎㅎㅎ -
872 건우-주아 (30513E+60) 2016. 12. 12. 오후 8:34:03자리를 새로 선정하기 위한 제비뽑기는 계속해서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주아가 뽑을 차례가 되었다. 반장이 주아를 지목하자, 주아는 반장의 말에 대답하고서 천천히 교탁쪽으로 걸어갔다. 아무래도 나와 주아가 커플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내가 방금전에 주아의 옆자리에 앉고 싶다라는 뜻을 은근슬쩍 밝히기도 했기에, 주변에선 휘파람 소리와 응원소리가 들려왔다. 주아를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고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순식간에 주목의 장이 된 것이 조금 민망했는지, 주아는 작게 웃으면서 천천히 걸어갔다. 물론 나 역시도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설마 이렇게까지 이 순간이 주목의 장이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모두에게 주목을 받는 우리 커플이기에 주목의 장이 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로 복잡하기 짝이 없는 두 마음을 느끼면서 나는 슬그머니 다시 고개를 돌려 주아를 주시했다.
한편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던 내 옆에 앉아있는 민우는 내 옆구리를 콕콕 찌르면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참으로 짓궂은 목소리였다.
"야. 야. 포기해. 저기서 어떻게 8번이 나오냐? 저기서 8번이 나오면 내가 너네 커플에게 점심 쏜다. 맛있는걸로."
"그래? 지금 그거 나에게 내기 거는거야?"
"오. 진짜로 내기 하려고? 좋아. 그럼 나는 점심 2끼 쏜다! 넌 특별히 불쌍하니까 봐줄게! 어차피 저기서 8번이 나올리가 없으니까. 어디서 커플끼리 앉으려고 그래? 하늘도, 땅도, 우리반도, 운명도 절대로 그것은 용납 못해!"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는 듯이 민우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얄밉게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확실히 나도 가능성은 적다고 보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주아의 감을 믿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밝은 미래를 믿어보고 싶었다. 정말로 주아가 여기서 8번을 뽑은 후에, 나와 함께 자리에 앉는 미래를..
그것은 정말로 아름답고 밝은 미래임이 분명했다. 그것을 조금 기대하는게 잘못된 것은 아니잖아? 안 그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더 이상 민우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주아에게 미소를 날렸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긴장하지 말라고, 부담가지지 말라고. 내 메시지가 잘 전달이 되었는진 모르겠지만, 주아는 분명히 나를 바라보면서 생긋 눈웃음을 지었다.
이어 주아는 통 속으로 손을 쑤욱 집어넣었다. 자연히 나를 포함한 다른 애들의 시선이 주아에게로 몰리기 시작했다. 그도 당연했다. 여기서 주아가 8번을 뽑으면 주아는 나와 함께 앉는거고, 그게 아니면 우리 반의 유일한 커플인 두명이 서로 찢어지게 되는거니까. 자연히 모두의 시선이 끌릴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괜히 주아가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건 아닌가 싶어서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도 없는 상황. 그러기에 나는 눈을 감고 조용히 기도를 올렸다. 부디 주아가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그리고 김에 주아가 꼭 8번을 뽑을 수 있도록...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8번을 뽑아줬으면 하는 마음. 그 2개가 겹쳐지면서 정말로 큰 갈등을 느꼈다.
마음 속 저울이 마구마구 흔들리는 것을 느끼는 가운데,갑자기 주아의 목소리가 내 귓가로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정말로 기쁜게 분명한 목소리였다. 자연히 수많은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어있었다. 그리고 그건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혹시 내가 잘못 들은게 아닌가하고 멍하게 주아를 바라봤다. 하지만 이 반에서 그 누구보다도 공평정대한 반장의 목소리가 그 사실을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진짜로 8번을 뽑았네? 대단한걸? 우리반 커플은 하늘도 돕는 커플인가봐? 어떻게 여기서 8번을 뽑을 수 있지? 아무튼 유주아. 8번. 종이 넣고 다시 들어가봐."
"잘했어! 주아야!! 이제 우리 옆자리다!! 나도 엄청 기뻐!! 아자아아아아아!!"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분위기가 급 조용해졌고, 주변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하는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벌여버린 그 행동에 난감하게 웃으면서 시선을 슬그머니 회피했다.
하지만 이 난감한 순간을 절대로 놓치지 않고 반장을 나를 바라보면서 콕 찌르면서 확실하게 이야기했다.
"최건우. 기쁜건 알겠는데, 자제해. 아직 다 안 끝났어. 너 때문에, 1교시 이전에 못 끝내면 다시 처음부터 할거야. 그러니까 앉아."
"아. 응. 미안."
다시 뽑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게 어떻게 따낸 자리인데. 정말로 대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옆을 바라보았다. 거기에선 민우가 나를 바라보면서 어버버거리고 있었다.
"헐. 말도 안돼. 어떻게 이런 일이.."
"넌 나중에 나와 주아에게 2끼 사주는거 잊지 마라. 발뺌하기 없기다."
기분 좋게 씨익 웃으면서 나는 주아쪽을 바라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왼손의 엄지손가락을 척 올렸다. 이번에는 따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진 않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내가 할 말은 확실하게 전해지지 않을까? 정말로 수고했다고 말이야.
//소, 소원권은 적당히 약한걸로 부탁...이 아니라 2장은 안 줄거에요! 이제 방심 안할거야! 절대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면허라. 요즘 면허가 다시 어려워진다는 말이 있죠. 하지만 저도 어려운 기준의 면허로 쳐봐서 아는데, 못할 정도는 아니에요. 꾸준히, 열심히 하시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어요! 운전하실때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편하게, 편하게 하세요. 사고가 날 것 같다고 두려워하면 오히려 더 하기 힘들어지거든요. 면접 볼때와 똑같아요.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릴렉스하는게 좋아요. 운전면허도 잘 할 수 있을거에요! 화이팅!
그리고 목요일에 가는 것은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아마 가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요즘 뭔가 되게 일이 많다보니, 잠시 힐링을 하고 싶은 마음이거든요. 그러니까 누구랑 같이 가는게 아니라, 혼자서 휙 떠나는 여행 있잖아요? 그런 느낌을 생각중이에요. 뭐, 무박이겠지만요. ㅎㅎㅎㅎ 1박 하고 오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해운대도 보고, 수족관에 가서 물고기도 보고, 주아주에게 보여줄 사진도 찍고.. 그렇게 하려는 생각이에요. 혹시 가게 되면 그 날 하루는 조금 늦게 와도 양해바랄게요. ㅎㅎㅎ 대신에 사진은 멋지게 많이 찍어올게요. 수달은 꼭 찍어옵니다. 제가!
그리고 골드/실버를 리메이크한게 하트골드/소울실버라서, 스토리는 동일해요. 더 나아가서 하트골드/소울실버가 좀 더 스토리가 추가되어있어요. 그러니까 골드/실버는 굳이 안해도 된답니다. 그리고 불타입과 비행타입! 좋은 타입이죠! 유일왕 부스터! ㅋㅋㅋㅋㅋㅋ 귀엽죠! 물론 저는 님피아를 더 좋아하지만요. 글레이시아도 좋아하고요. 그리고 보스로라...ㅋㅋㅋㅋㅋ 엄청 멋지죠. 그런데 불이나 땅 앞에서는..(눈물) 그래도 나름 좋아하는 포켓몬이라서 포켓몬 할때마다 항상 키운답니다. 에이스가 될지 안될지는 시리즈마다 다르지만요. 강철계열 포켓몬은 대체로 속도는 느리지만 공격력이 강하고 방어력이 강한 편이라서 나름 좋아하요. 특수방어는 많이 미약하지만요. 그리고 주아가 식스테일.. 오..묘하게 비슷한데요?! 느낌이? ㅎㅎㅎㅎ 그리고 탈을 안주겠다니!! ㅋㅋㅋㅋㅋ 좋아요! 그럼 그 탈 가지세요! 전 새 탈 주문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아주..두더쥐 아저씨에게 많은 트라우마가 박혔군요. 괜찮아요. 괜찮아. 여긴 두더쥐 아저씨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잡아야죠. 경계하겠다면서 찾아왓으니. 후후후. 또 경계할거에요? 안할거에요? 경계할 필요 없잖아요? 주아주? 제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벌써 잊었어요?(????)
음. 그리고 인생스레의 꿈을 꿨어요. 네. 사실..조금 시간이 지나서, 나름 괜찮아졌다 싶었는데, 역시 직접 보니까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음.. 좋은 추억이에요. 정말로. 주아주의 말대로 슬퍼하지 않을게요. 이제는 못보겠지만, 그래도 다들 소중한 사람들이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이렇게 또 다른 소중한 사람인 주아주도 있으니까요. 고마워요. 주아주. :) 그런데 선물을 받고 기억을 못한다니! 너무하잖아요! 제가 준 선물은 잊어도 되는거에요?!(억지) -
873 주아 - 건우 (4762E+61) 2016. 12. 12. 오후 10:53:25건우가 16번을 뽑은 이후에도 계속 진행된 자리 재배치 제비뽑기. 어느덧 최 씨, 정 씨, 장 씨 등을 지나 유 씨인 자신의 차례까지 도달한다. 건우와 자신 사이에 꽤 많은 애들이 있었지만 다행히 아무도 건우의 옆인 8번을 뽑지 않았기에, 자신에게는 아직 희망의 불씨가 남아있었다.
반장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에 대답하고서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교탁 쪽으로 걸어간다. 그러나 그렇게 걸어가는 와중에도 주위에서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와 응원소리. 건우와 자신에게로 집중된 그 시선들에 민망함을 느끼고는 건우가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는 것처럼 자신도 작게 웃어버린다.
그렇게 민망함을 무릅쓰고 걸어가자 어느새 도착한 교탁 앞. 제비뽑기 통을 앞에 두고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보자 건우는 건우의 옆에 앉아있는 민우와 무언가 말을 주고받는다. 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민우는 왠지 키득키득, 얄밉게 웃고있었고, 건우는 민우를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자신을 바라본다.
마주쳐진 시선에, 다시 생긋 미소지어보이는 건우. 너무 걱정하지도 말고, 긴장하지도 말고, 부담가지지 말라는 그 메시지를, 자신이 모를리가 없었다. 고맙다는 마음을 담아 자신도 건우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눈웃음 지어보인다. 그리고는 제비뽑기 통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자신에게로 수많은 시선들이 집중되는 것이 느껴졌지만, 지금은 그것을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대신 두 눈을 꼬옥 감고 손가락 끝에 느껴지는 종잇조각들의 촉감에 온 신경을 기울인다. 그러다가 무언가가 느껴진 종이 한 조각. 자신의 감이 가리키는 그 종이를 뽑을지, 말지를 심히 갈등하며 고민하다 이내 제대로 단단히 마음을 먹는다. 그리고는 그대로 그것을 뽑는다.
두 눈을 살짝 뜨고 내려다본 종이에 적힌 숫자 8. 그것을 보자마자 기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며, 건우를 향해 밝은 목소리로 소리친다. 그러자 순식간에 집중된 시선. 그제서야 느껴지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가려버리면서도 건우를 살짝 바라보자,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반장의 말. 자신이 8번을 뽑았다는 것을 확실하게 확인사살해주는 그 말에, 건우는 정신을 차린건지, 자리에너 벌떡 일어나 크게 환호성을 지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급격히 조용해진 교실의 분위기. 오로지 건우와 자신을 향해 집중되어있는 시선. 그 모든 것들에 건우는 난감한 듯 웃으며 슬그머니 시선을 회피했고, 자신도 어쩔 줄 몰라하며 얼굴을 더 가려버린다.
반장은 역시나 냉철한 모습을 보이며 건우를 향해 단호하게 아직 다 안 끝났으니 자제하라며, 1교시 이전에 못 끝내면 처음부터 다시 할거라고 말을 덧붙인다. 한 방에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해버리는 반장의 모습에 감탄하며 역시 반장은 반장이구나,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건우는 대만족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얌전히 자리에 앉았고, 그 옆의 민우는 그 이유는 알 수없었지만 어버버거리며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는 곧 씨익 웃으면서 자신을 향해 시선을 옮기더니 왼손의 엄지 손가락을 올린다. 동시에 전해지는 건우의 메시지.
수고했다는 그 메시지를 알아듣고는 자신도 방긋 웃으며 오른손의 엄지손가락을 그에게 올려보인다. 그리고는 자리도 제대로 만족스럽게 뽑았으니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자신이 자리에 앉자마자 민주는 다시 몸을 뒤로 돌려 자신을 바라보더니, 가볍게 박수를 짝짝 치며 키득키득 웃는다.
"어머나~ 우리 유주아 양께서 아주 대단한 일 해내셨네? 완전 영화가 따로 없더라니까? 어쩌면 너희는 정말로 운명이 연결되어 있는걸지도 모르겠다, 얘."
"하하, 영화라니.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인데, 뭐. 운명은... 개인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좋겠지만 말이야."
"흐음, 마냥 운만은 아닐걸? 아까 네가 통에서 제비를 고를 때, 최건우, 쟤가 얼마나 기도했는지 모르지? 아마 너희들의 기도에 하늘이 감동해서 도와준 것일지도 모르고."
"건우가? 건우가 진짜 기도했어?"
물론, 하고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민주에게서는 거짓말을 하고있는 것 같은 느낌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긴... 민주는 워낙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찰력이 좋으니까 분명히 사실이겠지.
새삼 같이 기도해준 건우에게 고마움을 느껴 살짝 그가 있는 쪽을 바라본다. 고마워, 건우야. 좋은 자리를 먼저 뽑아줘서. 내가 네 옆자리를 뽑을 수 있도록 같이 기도해줘서. 전부 네 덕분이야. 정말 고마워, 건우야.
마음속으로 그에게 계속해서 감사인사를 전하며 빨리 나머지 제비뽑기가 끝나기를 조용히 바란다. 빨리 자리를 옮겼으면 좋겠다. 그러면... 맨날 건우랑 같이 붙어있을 수 있는거겠지?
"아, 그러고보면 너네가 서로 옆자리에 된 이상, 너희들만 따로 격리조치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민주는 다시 자신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고, 그 말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다.
"뭐, 그런 게 있어. 자세한 건 자리를 바꾸고나서 직접 경험해보렴~"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소리만 하며 민주는 어깨를 으쓱해보이더니 키득키득 웃는다. 그 모습에 왠지 모를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일단은 다시 앞을 바라본다. 이 제비뽑기가 끝나면, 민주의 말 뜻을 알 수 있는걸까?
/ 아니요, 건우주께서는 분명 2장 마저 주실거예요! 그리고 이미 소원은 정해놨다구요. ㅋㅋㅋㅋㅋㅋ 소원권 소환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면허가 어려워지기 전에 따보려고 하는데... 아직 필기도 안 쳐서 걱정이예요. ㅠㅠㅠㅠ 게다가 범퍼카때문인지 운전엔 영 자신이 없어서... (외면) 그, 그래도 건우주가 응원해주셨으니 분명히 잘 볼거예요! 네! 단기간에 따볼게요! ㅋㅋㅋㅋㅋㅋ
혼자서 휙 떠나는 여행이라. 그것도 괜찮죠! 힐링을 위해서 마음 편히 놀고, 쉬고 오세요. 건우주. ㅎㅎㅎㅎ 당일치기 여행도 매력있으니까요. 얼마든지 늦게 오셔도 되니 대신 즐겁게 놀다오셔야해요? 사진도 꼭이예요! 우리 귀여운 수달!! 음, 그렇지만 역시 주는 건우주의 힐링이죠. 중요한 일 2개 중 하나도 끝내셨으니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으로써라도 잘 놀고오세요!
그리고 하트골드/소울실버의 스토리가 더 추가되어있던 것이었군요. 처음 알았어요. 오랜만에 하트골드 다시 한번 해보고 싶어지네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비록 유일왕이지만 귀여운 부스터! 저도 님피아와 글레이시아도 예뻐서 좋아해요! 그렇지만 불타입이고 폭신폭신해보이는 부스터가 조금 더 좋아요. ㅎㅎㅎ 그리고 보스로라, 처음 본 포켓몬인데 확실히 엄청 강해보여서 멋져요! 강철타입은 척봐도 강인하고 튼튼해보여서 실제로 데리고있으면 되게 든든할 것 같아요. 저는 무장조를 좋아한답니다! 사실 포켓몬은 요즘 애들보다 옛날 애들이 더 좋아서... ㅋㅋㅋㅋ 그리고 주아를 처음 구상할 때 뭔가 식스테일이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건우는 어떤 포켓몬이 어울릴까요? 그, 그런데 새 탈 주문이라니! 건우주의 양반탈이 울고있다구요?! 방치는 안돼요!! 자, 데려가세요! (탈 내밀기)
진짜 두더쥐 아저씨는... 무서웠어요. 저장 안하고 끈 건 실수였는데! 오죽했으면 몇개월을 게임을 켜지도 못했다구요, 아저씨 만날까봐... ㅋㅋㅋㅋ 그, 그리고 경계는 해야죠! 네, 얼마나 부드러우신지 잊었어요! 야생의 주아주는 잊어버렸습니다! 야생의 주아주가 나타났다! ㅋㅋㅋㅋㅋ
음.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났다고 해도 인생스레는 쉽게 묻어두기 어려우니까요. 괜찮아지기 어려운게 당연해요. 그래도 괜찮아요, 괜찮아요. (토닥토닥) 전부 좋은 추억들이었을테고, 다들 소중한 사람들이셨을테니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기시면 되는거예요. 슬퍼하는 것 대신에요. ㅎㅎㅎㅎ 그리고 고마워요. 저도 소중한 사람이라고 해주셔서. 저 역시도 건우주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예요. :D
그리고 선물은... ㅋㅋㅋㅋㅋㅋ 잊을려고 잊은 게 아니예요! 잡지를 그 자리에서 오려서 바로 주셨던 게 너무 인상깊었을 뿐이라구요! 건우주께서도 뭘 주셨는지 기억 못하시잖아요! (억지) -
874 건우-주아 (9199E+58) 2016. 12. 13. 오전 1:03:53"자. 이걸로 마지막이야. 다 뽑았지? 빠진 사람 없지? 여기에 이름 다 적어뒀으니까, 이제 이 배치로 책상을 옮기면 돼. 곧 1교시 시작하겠다. 어서 옮기자."
시간이 흘러, 마지막으로 반장이 비어있는 곳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1교시가 시작되기 전에, 자리를 옮기기 위해서 반에서는 대이동이 시작되었다. 자신이 쓰는 책상을 다른 책상으로 갑자기 바꿀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반의 애들은 질서를 지켜서 책상을 들고, 천천히 아까 지정된 자리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중에서는 나도 있었다. 책상을 옮기기 위해서 막 책상을 들려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민우가 나를 콕콕 찌르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려서 민우를 바라보자, 정말로 민우는 부러워죽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넌, 넌, 넌...이 배신자야!!!!"
"배신자는 무슨 배신자? 제비뽑기로 정해진거잖아. 부정은 없었어."
"그건 아는데 그래도 넌 배신자야! 이 솔로부대 탈영병아!! 그리도 여자친구가 좋더냐!! 그리도 여자친구 옆에 앉는게 좋더냐!!"
"응. 좋아. 하하. 얼마나 좋은지 넌 모르지? 부러우면 여자친구 사귀던지!"
일부로 얄밉게 웃으면서 나는 다시 뒤로 돈 후에 책상을 들고 내가 방금전에 뽑은 자리로 천천히 책상을 가지고 갔다. 저기까지 책상을 가지고 가면, 주아와 한 학기 동안은 쭉 옆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다. 그리 생각하니, 절로 입에선 미소만이 흘러나왔다.
제법 무게가 있는 책상을 질질 끌면서 나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나에게 배정된 자리는 앞에서 3번째, 창가 바로 옆자리. 나름 좋은 자리인 그곳을 향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그 와중에 먼저 자리에 착석한 애들의 눈빛이 모여드는게 보였다. 그 와중에 저 둘이 앉으면 이라던가, 망했다. 어떻게 버티냐 라던가 그런 말들이 작게 작게 들려오고 있었다. 그 말들에 대해서는 애써 귀를 돌리면서 나는 책상을 계속해서 들고 갔다.
그리고 마침내 나에게 배정받은 자리에 도착했고, 나는 거기에 책상을 내려놓았다. 아무래도 내가 좀 더 자리가 가깝다보니, 주아보다 내가 먼저 도착한 상태였다. 너무나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 자리도 좋고, 거기다가 옆자리가 주아라니. 어떻게 기분이 나쁠 수가 있을까?
이 상태로 앉아도 괜찮겠지만, 앉아있을 수는 없었기에,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빠르게 눈으로 주아를 쫓았다. 여자친구가 책상을 끙끙 들고 오고 있을 모습을 두고볼수는 없었기에, 나는 혼란스러운 반의 분위기 속에서 주아를 찾은 후, 주아에게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당연히 주아의 책상을 대신 들어주기 위해서였다. 반의 아이들의 시선을 다 받아도 상관없었다.
지금의 나는 그 모든 것을 충분히 받아주고도 남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으니까. 입가에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면서 주아에게로 천천히 걸어간 나는, 바로 앞에서 멈춰선 후에 생긋 웃으면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책상 들어줄게. 이리 줘. 그리고, 한 학기 동안 잘 부탁할게."
생긋 웃으면서 나는 주아에게 두 손을 내밀었다. 여기서 거절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뺏어서라도 들 생각이었으니까. 남자친구로서 여자친구가 책상을 들고 가는 모습을 어떻게 보겠어? 이런건 내가 들어줘야지.
"우와! 최건우!! 저거! 저거!"
"...아주 그냥, 벌써부터 분홍빛 안개 뿌리는거 봐라. 우와."
"야..우리, 진짜 이제, 한 학기 동안 어떻게 버티냐?"
"큰일났다. 도망쳐야해! 이건 진짜로 도망쳐야해!"
뭔가 주변이 시끌벅적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주변을 바라보았다. 어째서인지, 반 아이들의 시선은 전부 식은채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굳이 신경쓰지 않겠다는 듯이 피식 웃으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다시 생긋 웃었다.
"그럼 갈까? 책상 옮겨야지. 우리들의 자리가 있는 곳으로 말이야."
//더 빨리 쓰려고 했지만 갑작스런 친구의 헬프 요청으로 1시간이나 늦어져버렸습니다. 갑자기 카톡으로 상담할거 있다고 하면서..너무 힘들어해서...ㅋㅋㅋㅋ....어쩌다보니 이런 포지션도 가지게 되었답니다. 사실 별것도 아닌 내용인데 되게 힘들어하네요. 덕분에 좀 시간이 잡아먹혔지만, 어떻게든 답레는 작성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면허는 꼭 딸 수 있을거에요! 화이팅!!
음....그럴 생각이에요. 힐링 여행! 개인적으로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이번이 딱 좋은 기회일듯 해서.... 귀여운 동물들 보면서 제대로 회복해야죠. 그리고 주아주에게 줄 사진도 찍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수달 사진은 꼭 찍어올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ㅋㅋㅋㅋㅋㅋ 제가 다른건 몰라도 수달은 꼭 찍어옵니다!! 주아주에게 혼나고 싶지 않으니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사실 님피아와 글레이시아도 예쁘지만..이브이 시리즈가 대체로 다 귀엽습니다.. 크으!! 진짜로 너무 잘 만들었어요! 전 피카츄보다 이브이 시리즈가 더 귀여웠거든요! ㅋㅋㅋㅋㅋㅋ 주아주도 그랬던 모양이네요. 음. 건우는 포켓몬으로 치면 무슨 포켓몬일까요? 주아주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탈 받았다! 후후후! 처음부터 이걸 노렸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씨익) 이제 탈을 다시 쓰도록 할게요!(양반탈 장착)
그런데 제가 얼마나 부드러웠는지 잊었다니. 어쩔 수 없군요. 다시 기억나게 해드리죠!! 후후후후후...이리오세요! 주아주! 두더쥐 아저씨는 잊게 만들어드리죠! 자. 제 품에 안기세요!(팔벌리기(자석 가동(당연히 다른 극)
음. 그리고 주아주..그 말은 정말로 고마워요. 진짜로 고마워요. :) 그 말 전부 너무 고마워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이제 슬퍼하지 않을게요! 힘낼게요! ㅎㅎㅎㅎ 새로운 추억은 얼마든지 쌓으면 되니까요. 그리고.......ㅋㅋㅋㅋㅋ(반박못함) 기, 기억이 안 나는건 안 나는거라구요! 어쩔수 없잖아요! 그래서 주아주에게 물은거라구요! 할 수 없죠. 저는 이번에 꿈에서 주아주를 만나겠습니다! 주아 모습으로 나온 주아주를 만나고 말거에요! -
875 주아 - 건우 (96573E+60) 2016. 12. 13. 오전 10:17:56자신이 제비를 뽑은 뒤에도 계속해서 제비뽑기는 이어져, 어느새 민주도 제비를 뽑고 그렇게 자리 바꾸기를 학수고대하던 태현도 마침내 제비를 뽑는다. 그러나...
"헐, 이게 뭐야!! 어째서 허진윤 옆자리인건데?!!"
자신의 번호를 확인한 태현의 비명소리가 교실 전체를 가득 채운다. 교탁의 바로 앞자리는 아니더라도 그 자리의 바로 옆인 자리. 진윤과 짝꿍이 된만큼, 태현의 자리도 교탁과 상당히 가까워 담임 선생님이 마음을 먹는다면 충분히 딱밤을 때릴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다.
기껏 자리를 바꾸자고 졸랐건만 막상 지정된 자리는 별 차이없음에 절망하며 태현은 무효를 외치지만, 반장은 들은 척도 하지않고 마지막으로 비어있는 곳에 저의 이름을 적어넣는다. 곧 1교시 시작하겠다며, 어서 자리를 옮기자는 반장의 말에 따라 서서히 자리를 옮길 준비를 하는 아이들.
반 아이들 전부가 자신들의 자리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태현은 망연자실하게 책상을 옮기는 아이들을 바라보더니 이내 한숨을 푸욱 내쉬며 저도 저의 책상을 붙잡는다.
질서를 지켜 책상을 들거나 끌며 각자의 바뀐 자리로 이동하는 아이들. 자리가 뒷쪽에 있었던 자신이니만큼, 우선 앞자리 애들이 먼저 옮기는 것을 조용히 기다리다가 자신의 앞에 있는 민주가 가볍게 한숨을 쉬자 고개를 갸웃한다.
"왜 그래, 민주야?"
"응? 아아... 나도 참 운이 없다, 싶어서."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중얼거리는 민주의 모습에 더욱 의아하게 그녀를 바라보자, 민주는 자신을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이어서 입을 연다.
"지금이야 너랑 최건우의 자리가 떨어져있어서 네 앞자리가 괜찮았다고 쳐도, 이제는 너랑 최건우가 짝꿍이 되었잖아? 그런데 말이지, 내가 너희들의 염장을 보고싶지 않아도 매일매일 지켜보게 생겼다구."
한숨 섞인 민주의 말에 고개를 돌려 칠판을 바라보자 떡하니 보이는 민주의 이름. 자신의 이름이 적힌 자리의 바로 뒷자리에 적힌 '김민주' 라는 이름에 자신이 더 깜짝 놀란다. 우와... 그러면 이제 내가 하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전부 민주에게 보인다는 소리야?!
"아, 걱정 마셔. 너네들의 염장을 전부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관찰할 생각은 없거든. 내 눈과 마음의 보호를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자리를 좀 떠나있거나 아니면 계속 잠이나 자야지. 다만, 정도를 지켜. 수업시간에 염장지르는 것은 정의의 이름으로 내가 용서하지 않을거야?"
깜짝 놀란 자신의 마음을 읽었는지, 민주는 곧바로 한 손을 내저어 부정의 뜻을 밝힌다. 그러나 한 가지 유의점만은 확실히 얘기하고는 민주는 이어서 유명한 명대사를 인용하며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그런 민주의 말에 한시름 놓고는 같이 키득키득 웃으며 알았어, 하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보자 건우는 어느새 자리를 다 옮기고는 책상을 내려놓는다. 아, 그러면 나도 이제 가야겠다. 주변에서 작게 들려오는 망했다, 같은 다른 아이들의 중얼거림을 애써 무시하며 자신의 책상을 팔을 벌려 양손으로 붙잡는다. 그리고는 시끌시끌한 교실의 분위기 속에서 책상을 살짝 들어올리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무거운 책상에, 바닥에 끌리는 책상 다리. 애써 끙끙대며 힘을 줘보지만 몇 걸음 걸어가는 것이 전부였다.
어쩌지, 하며 잠시 책상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숨을 돌리던 와중, 누군가가 자신의 바로 앞에 멈춰선다. 고개를 들어 그 사람을 바라보자 보이는 것은 기분 좋은 듯 생긋 웃고있는 건우의 모습. 책상을 들어주겠다며 두 손을 내미는 그의 모습에 일단 두손을 내저으며 사양한다.
"뭐? 아냐아냐! 이거 은근 무겁다구. 거기다가 네 책상은 이미 옮겼으니, 너 힘들 거 아냐. 그러니까 괜찮아."
그러나 자신이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한숨 섞인 탄식. 한 학기 동안 어떻게 버티냐며, 이건 진짜로 도망쳐야 한다는 목소리에 살짝 주위를 살펴보자 느껴지는 차갑게 멍하니 식어버린 반 아이들의 시선. 오로지 자신들만을 향한 그 시선에 어쩔 줄 몰라하지만 건우는 자신과는 다르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듯 피식 웃으며 다시 자신에게 생긋 웃어보인다.
태연하게 그럼 갈까? 하는 그의 말에 민망한 듯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으응... 건우야, 정말 미안한데 책상 옮기는 거 도와줄 수 있을까? 뭔가 빨리 옮겨야 할 것같아..."
자신들을 뚫어버릴 것만 같은 시선들에, 다시 머릿속에 울리는 경고의 사이렌. 그 경고의 메시지를 제대로 느끼며 그에게 조심스럽게 부탁해본다. 그리고 또다시 자신의 머릿속에 스치는 또다른 궁금증. 다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그 궁금증을 질문한다.
"그러고보니 건우야. 아까 민우랑 둘이 무슨 말을 한거야? 민우, 엄청 표정이 다양하게 바뀌던데..."
/ 우와! 건우주, 친구 분께 엄청 의지되는 분이시군요. 그런 포지션을 가지는 거, 쉬운 일이 아니라구요. ㅎㅎㅎㅎ 별거 아닌 내용이라도 그 문제를 겪고있는 당사자에겐 정말로 크고 힘든 것으로 느껴지니까요. 해결해줄 순 없어도 상담에 응해서 들어주기만 해도 분명 친구 분은 힘내실거예요! 그러니 답레 작성에 너무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다구요. ㅎㅎㅎㅎ 네, 면허는 꼭 빨리 따서 또 자랑할게요!
이번이 아무래도 힐링 여행하기 딱 좋을 때겠죠. 오랜만에 귀여운 동물들보면서 에너지 충전하고 오세요! 사진도 꼭이예요! 그치만... 그런걸로 혼내진 않을거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혼내는 사람이 맞지만 아니예요(?)! 아, 그리고 저도 어쩌면 목요일 밤에 약속이 있어서... 조금 늦게 접속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 건우주께서도 그냥 마음 편히 늦게까지 놀다오세요! 꼭이요!
음,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플레이하고 싶어도 닌텐도를 어디다 뒀는지 까먹어서... ㅋㅋㅋㅋ 나중에 다시 해보죠, 뭐! 그리고 저도 피카츄보다 이브이즈가 더 귀여워요!! 사실 이브이 인형을 발견해서 사고싶었는데... 가격이... ㅠㅠㅠ 그래도 다음번엔 사려구요! 건우는... 왠지 라프라스? 라프라스가 바다 관련 포켓몬이기도 하고 기분이 좋으면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한다고 하더라구요. 랜턴도 생각해봤지만 뭔가 라프라스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ㅎㅎㅎㅎ 건우주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 그런데 다시 탈 장착이라니...! 저는 건우주의 눈을 보고 대화하고 싶다구요! 탈을 벗어주세요! 건우주의 양반탈도 지금은 쓰여지기 싫대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자석 가동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석 얘기도 제가 처음에 했건만 이제는 건우주가 애용하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뭔가 수상한 미소가 보이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자석의 힘은 이길 수 없으니까요. 제가 다가가는 건 순전히 자석때문이예요! (다가가기) (안기기) (꼬옥)
음, 그리고 감사인사는 괜찮아요. ㅎㅎㅎㅎ 그냥 건우주가 슬퍼보여서... 그래도 이제 슬퍼하지 않으신다면 다행이예요! 화이팅이예요, 건우주! 그리고 반박 못하시죠? 그쵸? ㅋㅋㅋㅋㅋ 음... 아마 무슨 하드커버 책같은거였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저는 이번에는 아무 꿈도 안 꿨는데... 건우주께서는 어젯밤 꿈에 저를 만나셨나요? ㅎㅎㅎ -
876 건우-주아 (9199E+58) 2016. 12. 13. 오후 2:52:20"당연하지. 그걸 도와주려고 이렇게 온거인걸."
얌전히 내 자리에 앉아서 기다려도 상관은 없었겠지만, 그냥 앉아서 기다리는 것은 영 적성에 맞지 않았다. 무엇보다 책상이 가벼운 것도 아닌데, 여자친구가 그것을 끙끙 들고 오는 것을 어떻게 볼 수만 있을까? 주아의 부탁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두 손으로 책상을 잡고 들어올렸다. 그리고 천천히 내 옆자리쪽으로 걸어갔다.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였기에 힘들 일은 없었다. 책상이 그렇게 무거운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런 내 반응에, 야유의 소리도 들려오고 오오, 거리는 환호성도 들려왔다. 당황스럽지 않냐라고 묻는다면 조금 당황스럽긴 하지만 많이 익숙해진 상태였다. 이런게 어디 한두번이어야 말이지. 하다 못해 점심을 같이 먹으러 갈때도 듣는게 바로 아유의 소리였다. 하루하루 매일매일 듣는 소리다보니, 이제 나는 익숙했다. 물론 주아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지만 말이야.
책상을 들고 천천히 앞으로 걷던 도중, 주아는 나에게 민우와 무슨 얘길 나눴냐고 물어봤다. 딱히 숨길 내용도 아니기에, 나는 그 물음에 대해서 아주 태연하게 대답했다.
"내기했었어. 네가 8번을 뽑으면 우리에게 밥 두끼 사준다고 했으니까 조만간에 민우에게 밥 2끼 얻어먹으러 가자. 자리 옮기기 전에 그렇게 너하고 앉는게 좋냐고 묻길래 좋다고 말해줬고. 배신자니 뭐니 하더라. 하지만 배신자라고 해도 어쩔 수 없잖아? 실제로 그렇게 정해진걸."
작게 웃으면서 대답한 후, 나는 계속해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들고 있는 책상을 바로 내 옆자리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 사실에 다시 한번 주아와 짝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면서 기분 좋은 것을 숨기지 못하고 작게 실실 웃었다. 연달아서 뽑은 것도 아니고, 텀도 있었는데 이런 일도 있구나 싶어서, 너무나 신기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거지?
정말로 신기하고 신기해서,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다. 그래서 혹시 이게 꿈일까 싶어서 볼을 살짝 꼬집자, 아픈 것이 절로 느껴졌다.
"아얏! 이거 꿈은 아니구나. 우와. 진짜 너하고 짝이 되는거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물론 같은 반인 적도 몇번 있긴 했고, 같은 짝이 된 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매번 같은 짝이 된 적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만화속의 이야기니까. 매년 같은 반이라는 이야기도 우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나마 만화나 드라마, 소설에서도 나올법한 설정이 있다면, 근처에 산다는 것 정도일까? 그나마 그것도 매일 아침에 늦잠 자는 것을 깨워주러 간다거나 그런 이야기는 우리에겐 아예 없었다.
그 정도로 우리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주아와 같은 짝이 된 것도 어찌보면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작년에는 아예 다른 반이기도 했으니까. 그런만큼 앞으로 한 학기가 정말로 즐겁고 행복하게 돌아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뒷자리가 민주의 자리였던가? 민주해서 떠오른거지만, 주아도 민주와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 평소에 둘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만큼, 조금 호기심이 들어서 난 내 자리에 앉은 후, 주아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는 주아, 너도 방금전에 민주와 무슨 얘기를 계속 나누는 것 같던데 무슨 얘길 나눈거야? 가르쳐줄 수 있어? 아. 그리고, 민주, 너도 안녕."
바로 뒷자리에 앉아있는 민주에게도 일단 인사 정도는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생긋 웃으면서 민주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그건 그렇고 이렇게 3명이 근처에서 앉는 것은 아예 처음인 것 같네. 하지만 이전부터 주아와 민주는 늘 근처 자리에 앉아서 얘기를 나눴으니, 그 그룹에 내가 끼이게 된 정도일까?
어찌되었건 앞으로 한 학기는 정말로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그저 표정을 싱글벙글 유지하면서 웃었다. 어떻게 지금 이 감정을 숨길 수 있을까? 지금 난 엄청나게 기쁘다 못해 행복한걸.
"기왕이면 내년에도 같은 반이 되어서 같은 자리에 앉았으면 좋겠는걸. 물론 힘들겠지만."
내년이 되면 우리는 고3이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같은 반이 되고 같은 자리에 앉는다고 해도 서로에 대해서 신경을 그다지 쓸 수 없게 되겠지. 그 점은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지만 그래도,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 아주 조금은 그런 것을 바래보면서 생긋 웃었다. 사실 내년을 떠나서 대학생이 되었을때도 같은 대학교에 진학하고, CC로서 유명해지고 싶었다. 유주아가 있는 곳에는 최건우가 같이 있다는 이미지가 박혀버릴 정도로..
그런 마음을 가득 담아서 다시 한번 생긋 웃으면서 주아를 아무런 말 없이 바라보았다.
//친구에게 엄청 의지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평소에 상담을 많이 해주는 편은 아니거든요. 가끔 가다가 친구나 후배가 저에게 톡 보내서 1:1로 얘기하고는 하는데 딱 그 정도거든요. 어제 있었던 내용은.. 뭐 진짜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건데 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서 그걸 풀어준다고 1시간이나 잡아먹었답니다. 아무래도 톡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답레를 치기가 어려우니까요. 물론 전 노트북으로 하는지라 멀티가 되긴 하는데, 힘들더라고요. 생각보다. 그래서 핸드폰을 하고 있을때는 노트북을 전혀 건들질 못해요. 옛날엔 그짓도 잘했었는데 요즘은 조금 힘들더라고요. 음. 저도 많이 죽었나봐요.(건무룩)
혼내는 사람이 맞지만 아니라니.ㅋㅋㅋㅋㅋㅋ 그게 뭐죠?!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목요일에 약속이라. 저 부담주지 않으려고 그런 말 하는것은 아니겠죠? 일단은 수족관 가서 물고기나 동물들도 좀 보고, 그러고 올 생각이지만, 정 안되면 해운대에서 지하철 타고 조금만 더 가면, 체험형 동물원이 있는데 거길 갔다올지도 모르겠네요. 거기 동물들도 되게 귀엽거든요. 새모이를 잡고 새들에게 먹이도 줄수 있고요. 새모이를 잡고 있으면 새들이 막 날아와서는 손에 앉아서 먹이를 먹고 그래요. 그 모습이 또 엄청 귀엽거든요. 막 간지럽기도 하고요. 오랜만에 가보고 싶어지네요. 뱀을 목에 두를수도 있는데 그 사진는 찍는다고 해도 올릴수가 없겠죠. 제 얼굴이 드러나는거니. ㅎㅎㅎㅎㅎㅎ 모자이크 처리한다고 해도 너무 위험하고 말이죠. 그러니까 혹시 뱀을 목에 두르게 되어도, 그 사진은 저 혼자만 간직하는것으로..!
이브이즈..! 진짜로 너무 귀엽죠. 진짜 포켓몬중 디자인 제일 잘 뽑았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피카츄도 귀엽긴 한데, 그런데 이브이가 좀 더 마스코트로 어울리지 않나 싶을 정도로요. 그리고 건우가 라프라스. 어. 묘하게 어울리네요? 확실히 라프라스의 노래는 유명한 편이죠. 물론 더 유명한것은 푸린이라는 포켓몬이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 푸린은 왠지 건우와는 거리가 멀고 말이죠. 이렇게 또 포켓몬 AU가 서게 되나요? ㅋㅋㅋㅋㅋㅋ 어찌된게 계속 AU만 세워지는듯한 기분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탈을 돌려줬으니까 다시 쓰는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좋아요. 그렇다면 특별히 벗도록 하죠! 자석때문에 끌려오는 주아주도 양반탈인 저에게 안기기는 싫으니까요.(꼬옥(토닥토닥) 그리고 수상한 미소는 느낌탓이랍니다. 전 생긋 웃고 있다구요. ㅎㅎㅎㅎ
그리고 주아주의 꿈을 꿔보려고 노력했습니다만..실패했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는 꿈을 꿨어요. 그리고 제가 만약에 하드커버 책을 줬다고 한다면 그것은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가 담긴 책일지도 모르고, 제가 쓴 소설책일지도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주아주는 제가 소설을 내게 되면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물론 무슨 책인진 밝히진 못하지만요. ㅎㅎㅎㅎㅎㅎㅎㅎ -
877 주아 - 건우 (9608E+59) 2016. 12. 13. 오후 5:52:35결국엔 건우에게 조심스레 부탁하자 건우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 손으로 자신의 책상을 잡고 들어올린다. 그리고는 천천히 저의 옆자리쪽으로 걸어간다. 다행히 그다지 멀지 않았기에 금방 도착하겠구나, 생각하며 자신의 의자를 들고 건우의 뒤를 쫓아가던 와중에 주위에서 들려오는 야유의 소리와 환호의 소리. 마구 섞여 들려오는 그 소리는 자신의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는데 충분했다.
물론 매일매일 듣는 야유 소리였지만, 동시에 아무리 들어도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소리이기도 했다. 하긴, 가뜩이나 건우랑 나는 예전부터 사귄다는 오해를 받아왔었는데 이제는 확실한 진실이 되어버렸으니, 더욱더 야유하는 것도 이해는 돼... 그렇지만 이해가는 거랑 부끄러운 것은 별개라구...!!
마음속으로는 소리없는 부끄러움의 비명을 지르지만 겉으로는 나름 태연하게 건우에게 민우와 무슨 얘기를 했는지를 물어본다. 딱히 숨길 내용이 아니었는지 건우는 태연히 내기를 했었다고 대답하며 조만간에 민우에게 밥을 얻어먹으러 가자고 얘기한다.
"세상에... 내기 했었다구?! 만약에 내가 8번 못 뽑으면 어떡하려고 그런거야! 다행히 8번을 뽑았지만... 어쨌든 그럼 내기는 이긴거지? 좋아. 조만간에 민우에게 밥 얻어먹으러 가자. 뭘 먹을까~"
기분 좋은 고민에 빠지며 건우처럼 키득키득 웃으며 앞으로 걸어가자,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한다. 이미 놓여져있는 건우의 책상. 그리고 그 옆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아지는 자신의 책상. 건우가 자신의 책상을 내려놓자 자신도 자신의 의자를 내려놓는다. 그제서야 다시금 느껴지는 사실. 나는 이제, 건우랑 짝꿍이야.
분명히 현실임에도 현실같지가 않은 그 감각에 조금 멍해있자, 건우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저의 볼을 살짝 꼬집는다. 아얏, 하는 소리에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도 이게 꿈은 아니라며 신기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다.
"그러게. 이게 도대체 얼마만일까? 솔직히 나는 올해 우리가 같은 반이라는 것도 안 믿길 정도로 신기했거든. 그런데 이렇게 짝꿍까지 되다니 말야. 진짜 이번엔 행운의 여신 님께서 우리에게 축복을 내려주신걸까?"
실없이 웃으며 농담 식으로 그렇게 말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완전한 농담만은 아닌 것이, 확실히 올해는 운이 좋아도 너무 좋았기에. 자신의 감도 유난히 잘 맞았기에 더욱더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건우가 곧 저의 자리에 앉으며 자신에게 방금전에 민주와 무슨 얘기를 나눈 것인지 묻자 자신도 똑같이 자리에 앉으며 천천히 입을 연다.
"아, 그게 말야. 실은..."
그러나 자신이 말을 채 꺼내기도 전에, 드르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자신의 뒤에서 소리가 멈춘다.
"안녕 못하거든? 아아... 정말로 큰일 났다니까. 어쩌면 좋니..."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한숨 섞인 민주의 목소리. 건우의 안녕, 하는 인사에 딱 잘라 대꾸하며 민주는 이내 깊은 한숨을 푸욱 내쉰다. 왠지 모를 깊은 고뇌가 담긴 듯한 민주의 어두운 표정에 난감한 듯 하하, 웃다가 건우의 질문에 이어 대답한다.
"그러니까 말야. 아까 민주랑 우리 자리에 대해 얘기했어. 우리가 서로 옆자리에 앉게 되었잖아? 그런데 민주가 자기는 우리 바로 뒷자리라서 우리의 염장을 계속해서 지켜보게 되었다고 우울해했어."
"얘는, 무슨 소릴 하는거니? 우울해하지는 않았어. 다만 걱정이 될 뿐이야. 내 눈과 마음이 한 학기를 무사히 버텨줄지가 말야. 아아, 진짜 나는 왜 이 자리를 뽑아서..."
자신의 말에 민주는 재빨리 정정을 하더니, 앞으로의 생활을 생각해보자니 머리가 지끈 거리는 듯,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그런 민주를 멋쩍게 바라보다가 순간, 아까 민주의 당부가 생각나 다시 건우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아, 참! 그리고 민주가 이거 하나만큼은 지켜달랬어. 수업 시간에는 염장 지르지 말 것."
"그 말 그대로야.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같은 때는 내가 알아서 자리를 뜨거나 잠이나 잘테니까, 수업 시간에는 자제 좀 해. 안 그러면 정의의 이름으로 내가 용서하지 않을거야."
다시금 명대사를 인용하며 민주는 건우에게도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그래도 진심이 가득한 말일테니, 저 정도는 지켜주는 게 예의겠지? 다시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는 기쁜 기색이 가득한 표정으로 싱글벙글 웃는다. 같은 짝꿍이 되어서 저렇게 기쁜걸까? 건우가 저렇게 기뻐하는 거, 되게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건우의 웃는 모습에 괜히 자신도 덩달아 기뻐져 방긋 웃으며 건우의 말에 대답한다.
"그러게. 내년에도 우리, 같은 반이 되어서 같은 자리에 앉았으면 좋겠어. 물론 그런다고 해도 지금만큼이나 서로에게 신경쓸 순 없겠지만... 그래도 말야."
씁쓸한 현실을 입에 담으면서도 입가의 미소는 거두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네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니까 말야, 건우야.
/ 가끔 가다가 얘기하는 정도라고 해도 충분히 의지되는 거라구요. 의지 되지도 않는다면 먼저 상담을 요청할리도 없잖아요? 안 그런가요? ㅎㅎㅎㅎ 음, 그리고 확실히 톡을 하며 답레 작성하기는 어렵죠. 저는 멀티는 아예 못 해서... 게다가 노트북으로 답레를 작성하는 것도 힘들더라구요. 그런데 건우주께서는 예전에 그런 멀티도 잘하셨다니! 요즘엔 조금 힘들어졌다고 해서 시무룩해지시면 어떡해요~ ㅎㅎㅎㅎㅎ (쓰담쓰담) 건우주께서는 죽지 않았다구요? 적어도 멀티가 가능하시긴 한거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엄청난 능력이예요! 멀티가 안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ㅋㅋㅋㅋ
그리고 혼내는 사람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이미 혼낸 전적이 있기에 맞지만 아니라고 한거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목요일에 약속있다는 거 거짓말 아니예요. 오늘 약속이 급하게 잡혔거든요. 그러니 건우주께서 말씀하신 곳들, 전부 다 다녀오세요! 수족관도, 해운대도, 체험형 동물원도 전부 즐거운 곳들이잖아요? 귀여운 동물들도 많구요! 사실 새들도 되게 좋아하는지라 먹이 주기 체험도 좋아하거든요. ㅎㅎㅎㅎ 아, 진짜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 작은 부리가 콕콕콕 하는 거랑 예쁜 날갯짓이랑... 그런데 뱀까지 목에 두를 수 있나요? 그건 조금 무서워서 직접 체험하진 못하겠지만요. 혹시 뱀을 목에 두르게 되면 글로 알려주세요! 사진은 확실히 인증감이니까요.
이브이즈는 진짜로 사랑이예요! 진짜로 전부 꼬옥 끌어안고 싶어요! 다음번엔 꼭 인형을 사야겠어요. 그리고 확실히 노래하는 포켓몬, 하면 푸린이지만... ㅋㅋㅋㅋㅋㅋ 건우는 푸린이랑은 뭔가 거리가 머니까요. 포켓몬 AU라. 왠지 그것도 엄청 귀여울 것 같은걸요? 나무열매를 같이 나눠먹는다든가, 트레이너에게 잡힐 위기에 빠졌을 때 도와준다든가... 건우와 주아라면 서로 싸우는 배틀은 제대로 못 할것 같지만요.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수상한 미소는 전혀 느낌 탓이 아닌것 같은데요?! 생긋 웃으시는 것도 불안하다구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꼬옥) ...이건 전부 자석 때문이니까요! 네!
제 꿈을 꾸시는 것은 실패하셨나요? 왠지 엄청 아쉽네요... 그리고 하드커버 책의 정체는 그것이었군요! 저도 건우주께서 소설책을 내신다면 꼭 읽고 싶거든요. 물론 무슨 책인지 알아내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직감이 발휘된다면 어쩌면 기적적으로 그 책을 찾아내어 읽을수도 있지 않을까요? 주아에게 감을 배워야겠군요. ㅋㅋㅋㅋㅋ -
878 건우-주아 (9199E+58) 2016. 12. 13. 오후 8:15:21주아의 책상을 내 옆자리에 놓은 후에, 나는 주아에게 민주와 무슨 얘기를 나눴냐고 물어봤다. 내가 민우와 한 얘기를 알려줬으니, 주아에게 물어봐도 괜찮지 않을까란 판단이였다. 하지만 주아가 답을 하기 전에 바로 뒤에서 드르륵하는 책상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민주의 모습이 보였다. 새 배치표에 따르면 민주는 우리의 바로 뒷자리였다. 개인적으로는 친한 사이라고 생각하기에, 뒤에 앉는 것은 정말로 반가운 일이였다. 앞으로 근처에 앉게 되는만큼 민주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민주는 한숨을 쉬면서 안녕이라고 못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정말로 큰일났다고 어쩌면 좋냐고 고뇌에 가득찬 어두운 표정에 나는 왜 저러는가 싶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자 주아는 난감한듯이 웃으면서 민주가 저러는 이유를 나에게 가르쳐줬다. 결론은 우리의 염장을 계속 보게 된 것 때문에 우울해한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민주는 바로 딱 잘라서 우울해하지는 않았고 걱정을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왜 자신은 이 자리를 뽑았을까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깊은 한탄이 느껴졌다.
이어 주아는 민주가 수업시간에는 염장을 지르지 말라고 얘기했고, 민주 역시 그 말에 자신의 말을 이어서 모 만화의 명대사를 인용해서 경고 아닌 경고를 나에게 날렸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다.
"염장이라니. 그런거 안 부려. 우리가 학교에서 얼마나 자제를 하고 있는데. 물론 애정표현은 조금 하지만, 그건 서로 사귀는 사이니까 상관없잖아? 그건 솔직히 다른 애들이 이해해줘야지. 우리도 다른 애들을 위해서 여러가지로 많이 자제하고 참고, 그렇게 노력하고 있단 말이야. 그런 것을 염장이라고 부른다니. 에이. 진짜로 너무하네. 민주야."
솔직히 틀린말이 아니었다. 단 둘만 있으면 바로 찰싹 붙어서는 이런저런 것들을 하겠지만, 우리는 그런것을 안하고 있잖아? 학교에서 해봤쟈 같이 밥먹으면서 가끔 먹여주고 손 잡고 다니고, 즐겁게 잡담 나누고, 혹은 정말로 가끔, 팔짱을 끼기도 하고, 딱 그 정도의 일이다. 그게 어딜 봐서 염장이야? 누구나 커플이라면 이 정도는 한단 말이야. 하지만 일단 한가지는 확실하게 하기로 했다.
이것을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민주에게 또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모르는 일이니까. 그리고 나도 이것만큼은 굳이 할 마음은 없었다.
"수업시간에 애정행각을 할 마음은 없어. 그랬다간 주아에게 한 소리 들을테고, 나도 수업시간엔 집중하잖아? 물론 성적은 중위권이지만 일단은 수업 나름 집중해. 한학기 동안 나를 대체 뭘로 본거야?"
적어도 수업시간 도중에 주아에게 문자를 보낸다거나, 주아를 바라본다거나, 주아에게 하트를 날린다거나 그런 행동을 한 적은 없다. 수업시간은 수업시간. 공과 사는 구분해야한다고 보기에, 나는 수업시간때는 언제나 수업에 집중했다.
물론 이제는 주아가 옆자리에 있으니까 조금은 볼지도 모르겠지만, 딱 그 정도였다. 설마 내가 수업시간에 주아의 손을 잡는다거나, 주아에게 볼뽀뽀를 한다거나 그럴거라고 생각하는걸까? 그 정도로 상식없는 이는 아닌데 말이야.
"아. 너무하네. 민주는. 내가 그렇게 상식 없는 이로 보인걸까? 나는 그냥 좋아하는 여자애 옆에 앉고 싶었을 뿐인데? 수업시간에 염장질하는 그런 이로 보인걸까? 거기다가 애초에 우린 염장도 부린 적 없는데? 안 그래? 주아야?"
동의하듯이 주아를 바라보면서 피식 웃는 순간, 어느새 종이 쳐서 1교시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정말 순식간에 HR시간이 지나가버렸다는 것을 느겼다. 반 아이들은 하나둘씩 자리에 앉아서,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제는 우리도 수업 준비를 해야 할 시간. 교과서를 책상에 펼치면서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미소를 지으면서 정말로 다정하고 밝은 목소리로 주아에게 말했다.
"내년에도 같은 반이 되도록, 같은 자리에 앉도록 빌자. 서로에게 신경을 쓰기 힘들지만, 그래도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난 힘이 되니까. 네가 있으면 난 고3 생활도 버틸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내년에도 부디 함께 하기를, 우리의 거리가 0가 되어있기를 빌면서 생긋 웃어보였다. 나는 네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회복될 정도로 네가 좋아. 주아야.
//그렇게 생각이 된다고 한다면 저는 정말로 기쁠 것 같아요. 사실 이런거 겉으로 잘 표현하는 이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는 존재가 되는 건 기쁘잖아요? 저만 그런 것은 아니잖아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옛날에는 정말로 카톡하면서 일상 돌리고 2개 다 동시에 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그리고 뭐랄까. 조금 강박일지도 모르는데, 저는 스레를 돌릴 때, 가능하면 모든 이들의 말에 다 대답해주고 싶은 그런게 있거든요. 괜히, 답 안해주면 뭔가 미안하고 그래서요. 그러다보니 ㅋㅋㅋㅋㅋㅋ 여러모로 피곤하게 스레를 돌리는 사람이랍니다. 뭐 그런 이도 있지 않겠어요? 저만 그러진 않을거에요! 아마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요일에 약속이 정말로 잡혀있다면 저도 다행이지만요. 다만 그 날 비가 안와야겠죠. 만약 비가 오게 되면..(눈물) 비 맞으면서 해운대 돌아다니고 싶진 않아요. ;ㅁ; 아무튼, 비가 안 오길 빌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부 다 가기에는 제가 돈이..(눈물) 그래서 간다고 하면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아요. 일단 가봐야 알겠지만요. 그리고 뱀을 목에 두를수 있답니다. 실제로 뱀을 목에 두르면 시원해요. 뱀이 냉혈동물이다보니. 목을 타는 그 묘한 움직임이 은근히 간지럽답니다. 묘하게 귀여워요. 사진은 ㅋㅋㅋㅋㅋ 인증이라서 안되죠. 만약에 가게 되면 뱀을 목에 둘러보도록 할게요. 오랜만에 뱀 목도리 하고 싶네요.(뱀:??????
꼭 이브이 인형 사길 바랄게요! 저는 인형까지 사는 사람은 아니다보니..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포켓몬 AU.. 묘하게 귀엽잖아요? 주아테일과 건우라스. ㅋㅋㅋㅋㅋㅋ 건우라스가 주아테일을 태우고 바다를 횡단하는 장면이 살짝 떠올랐어요. 등 위에서 막 주아테일이 졸기도 하고 말이죠. 그걸 보면서 건우라스는 더 천천히 깨지 않도록 조용히 비다를 헤험치고.. ㅋㅋㅋㅋㅋ 서로 싸우는 배틀은..ㅋㅋㅋㅋㅋ 실제로 싸우면 건우라스의 압승 아닌가요? 타입이..ㅋㅋㅋㅋㅋㅋㅋ 아니다. 라프라스는 얼음이었던가?(혼란)
그리고 직감으로 책을 알아낸다면...그건 그대로 무시무시하네요.(동공지진) 나에 대한 것이 전부 밝혀져버려! 큭! 이렇게 되면 주아주가 못 알아내게 기도해야겠습니다! 아무튼 막레 비슷한 분위기로 써보긴 했는데, 이으셔도 되고, 막레로 하셔도 됩니다! -
879 주아 - 건우 (9608E+59) 2016. 12. 13. 오후 9:16:16맞아요.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는 존재가 되는 것은 정말로 기쁜 일이죠. 저도 똑같이 생각해요! 그러니 건우주께서는 의지가 되는 분이신거예요. ㅎㅎㅎㅎ 그리고 멀티 진짜 대단하세요! 저는 하나만 하기도 바빠서... ㅋㅋㅋㅋㅋㅋ 가능하면 모든 분들의 말에 다 대답해주고 싶은 거, 다들 그런거 아니었나요?! (당황) (동공지진) 저도 그런데... 워낙 타자가 느리다보니 자주 엉키기도 했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다 대답해드리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여러모로 피곤하게 스레를 돌린다니... 그런게 아니예요, 건우주. 좋은 의도로 그렇게 돌리시는 거잖아요? 그러니 너무 그렇게 말씀하시지 말아주세요. ㅎㅎㅎㅎ
그리고 네. 진짜로 목요일에 약속이 잡혀있어요. 밤늦게 돌아다니는 것은 조금 무섭긴 한데... 어떻게든 될거라고 생각해요. ㅋㅋㅋㅋ 아마 비 안 올거예요! 걱정 마세요! 분명히 날씨 좋을거예요! 그리고 뱀을 목에 두르면 시원하다라. 목을 타는 묘한 움직임... 아무래도 저는 무리일 것 같네요. 간지럼을 되게 잘 타는 체질이라... ㅋㅋㅋㅋㅋㅋ 대신 건우주께서는 오랜만에 시원하고 간지러운 뱀 목도리 꼭 해보실 수 있길 바랄게요!
저도 언젠간 이브이 인형을 꼭 살 예정이니까요! 그나저나 주아테일과 건우라스... ㅋㅋㅋㅋㅋㅋㅋ 바다 횡단은 주아테일이 조금 무서워하겠지만 건우라스가 잘 다독여주겠죠? 나중에 주아테일이 식스테일에서 나인테일로 진화한거 보고 건우라스가 놀라는 장면도 떠오르네요. ㅋㅋㅋㅋㅋ 서로 싸우는 배틀을 한다면... 건우라스가 무슨 타입의 공격을 하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라프라스는 물/얼음이거든요. ㅋㅋㅋㅋㅋㅋ (혼란 상태 회복)
그런데 그런 기도를 하시면 어떡하나요! 저도 건우주 책 읽고싶단 말이예요! 제 직감은 그리 강력하진 않을테니 기도 안하셔도 된다구요! 아무튼 이을까, 생각했지만 왠지 저렇게 마무리 짓는 게 더 깔끔한 것 같아서 건우주의 답레를 막레로 하기로 해요. 상황 돌리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건우주! -
880 건우주 (9199E+58) 2016. 12. 13. 오후 9:59:19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그렇긴 한데 아무래도 생각보다 힘들죠. 특히 화력이 셀때는 새로고침만 해도 20개씩 쌓여있으니 스루 하는 이가 나오게 되고, 그 와중에 또 소외받아서 슬퍼하는 이들도 있고.. 그러다가 저도 스루 당하기도 하고.. 뭐, 저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요.(으쓱) 그리고 주아주가 그렇게 말하니 이제 그런 말 안하도록 할게요. 괜찮아요.(토닥토닥)
음.. 밤늦게 돌아다니는거.. 너무 밤늦게 돌아다니진 말고요. 뭔진 모르겠지만, 밤 늦은 약속인가보죠? 날씨 추울테니까 따뜻하게 입는거 잊지 마세요. 그리고 뱀을 목에 두르면.. 네. 진짜로 시원해요. 간지럽기도 묘하게 간지럽고요. 아..경우에 따라서는 약간 쪼이는 느낌이 들지도 모른답니다. 뱀이 아무래도 그런 특성이 좀 있으니까요. 아프진 않고, 그냥 뭔가 살짝 조여드는 느낌? 딱 그 느낌이에요. 나름대로 많이 귀여워요.
그리고 건우라스가 다독여주죠. 당연히. 주아테일은 불타입이니 물에 빠지는거 두려워하겠지만, 건우라스가 안전하다고 웃으면서 태워주고요. 그리고 진화...ㅋㅋㅋㅋㅋㅋ 진화하기 있기입니까?! 라프라스는 진화체도 메가진화도 없는데!!(눈물) 혼자 진화하기 없기에요!! 그리고 배틀이라.. 불 공격을 해도 1배로군요. 좋아. 이건 건우라스의 압승이다! 하지만 건우라스가 싸울 이유가 없으니까 없죠. 어딜 귀여운 주아테일에게..!
그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책 읽어도 재미없을거에요! 없을거라구요! 음. 그리고 결국 저렇게 막레가 되는군요! 상황 돌리신다고 주아주도 수고 많으셨어요! 그건 그렇고, 밤이 상당히 춥네요. 잠깐 창문을 열었는데..찬 바람이... 덜덜덜..(시선회피) -
881 주아주 (9608E+59) 2016. 12. 13. 오후 10:26:26맞아요. 엄청 힘들죠. 화력이 세면 즐거움과 동시에 정신없고... ㅋㅋㅋㅋ 저도 제가 스루 당하는 건 신경 쓸 새도 없이 답 해주기 바빴어서 그냥 넘겼지만요.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그런 말씀은 하지 말아요. 스스로를 좋은 쪽으로 생각하셔야죠! 그런데 어째서 제가 토닥임 받으며 위로받는 입장이죠?! ㅋㅋㅋㅋㅋㅋ 이, 이건 아니예요! 뭔가 반대다!! 토닥임은 제가 할겁니다, 건우주께서는 얌전히 토닥임을 받으시죠! (박력) (토닥토닥) (쓰담쓰담)
음... 그리고 네. 어쩌다보니 저녁에서 밤 즈음의 약속이 잡혀서... 어두워서 조금 걱정이긴 한데 그래도 괜찮을거예요. 최대한 일찍 들어와야죠. ㅎㅎㅎㅎ 건우주께서도 꼭 따뜻하게 입으시고 다녀오세요. 그런데 뱀 목도리의 느낌에는 약간의 조이는 느낌도 있군요! 처음 알았어요. 시원하고 간지럽고 조이는 목도리라... ㅋㅋㅋㅋㅋㅋ 뭔가 상상해보니까 되게 귀엽네요!
건우라스가 안전하다고 얘기하면 주아테일은 안심하고 등에 올라타겠죠? 그렇게 넓은 바다를 보고, 꾸벅꾸벅 졸다가 몸을 웅크리고 잠들고... 그리고 진화하기 있기죠! ㅋㅋㅋㅋㅋ 게다가 진화를 하면 귀여운 식스테일에서 예쁜 나인테일이 된다구요? 크기도 조금 더 커지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배틀을 한다면... 아무래도 건우라스가 압승하겠죠. 하지만 주아테일도 건우라스와 싸울 생각은 없을테니까요! 다른 나쁜 풀타입 포켓몬이 건우라스를 공격한다면 나서서 공격할 것 같긴 하지만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건우주의 책은 재미있어요! 있다구요! 저는 확신합니다! 건우주의 1호 팬이 확신합니다! 그리고 확실히 요새 밤이 엄청 추워졌죠... 바람이 칼바람같아서 정말 겨울이 오는구나, 싶었어요. 요즘 길거리에서도 붕어빵이라든가 군밤, 군고구마를 팔기 시작했을 정도니까요. 개인적으로 붕어빵을 되게 좋아하는터라... 그거 하나는 참 좋지만요. ㅎㅎㅎㅎ -
882 건우주 (9199E+58) 2016. 12. 13. 오후 10:38:46아닛! 자연스럽게 넘기기가 실패했다! 이렇게 될까봐 먼저 토닥여줬는데! 주아주가 넘어가질 않아!! (토닥과 쓰담받음) 그리고 뱀은 정말로 귀여워요. 물론 징그럽게 보일수도 있긴 한데, 그래도 가까이서 보면 묘하게 귀엽답니다. 무는 일도 없고요. 노란몸이 되게 부드러워요. 거짓말이 아니라. 강아지와 개의 부드러움과는 차원이 다르답니다. 물론 저도 많이 만져본 것은 아니지만요.
언젠가 용기를 내서 주아주도 한번 뱀 목도리 해보시는 것은 어떠세요? 한번 용기를 내면 잘 할 수 있답니다. 뱀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에요!
그리고 나인테일 주아라. 그것도 되게 예쁠 것 같은데요? 크기도 더 커진다니.. 하지만 건우라스가 더 큰 것은 어쩔수 없.. 아, 실제로도 건우가 더 크군요! 그럼 문제가 없겠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풀타입 포켓몬이라. 건우라스가 얼음기술을 쓰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불타입인 주아테일이 확실하게 막아주겠네요. 든든한걸요?! 그리고 건우라스와 주아테일은 싸우면 안되죠. 둘이서 예쁘게 돌아다니면서 지내야하는데. 그런데, 생각해봤는데 건우라스는 물밖으로 못 나오네요.(눈물) 항상 바닷가에서만 만나야하는건가. 이건?!
그리고 제 책을 읽어보지도 않았으면 어떻게 확신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호 팬도 확신인가요?! 싸인을 해줘야할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어떻게 싸인을 하지? 인증을 피할 수 없어! 윽!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길거리에서 붕어빵 팔죠. 요즘. 붕어빵.. 여기는 지방이라서 팥만 팔아요. 서울에 올라갔을때 카레 붕어빵, 생크림 붕어빵 이런거 있는거 보고 충격을 먹었답니다. 아니. 왜 여긴 안 파는거야!!! 대체! 왜!!
음. 그리고 슬슬 다음 상황도 정해봐야겠네요. 그 동안에 해보고 싶은 상황이라던가 혹시 있나요? -
883 주아주 (9608E+59) 2016. 12. 13. 오후 11:03:37ㅋㅋㅋㅋㅋㅋ 주아주의 눈은 예리합니다! 어딜 넘어가시려는거예요! 건우주께서는 얌전히 토닥임이랑 쓰다듬을 받으시면 됩니다! (박력) 사실 뱀 조금 무서워하는 편인데... 시원하고 간지럽고 조이는 노란 목도리라고 생각했더니 뭔가 되게 귀엽게 느껴져요! ㅋㅋㅋㅋㅋㅋㅋ 강아지의 부드러움과는 차원이 다르다라. 한번 만져보고싶어요! 조금은 까슬까슬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말이예요. 부드러운 목도리! 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용기를... 어, 언젠가는 내볼 수 있겠죠...? (외면) (시선회피) 뱀 목도리 해보고는 싶은데 역시 무서워서... ㅋㅋㅋㅋㅋ 그래도 나중엔 해볼래요!
물론 건우라스가 더 크겠지만... 그, 그래도 식스테일일 때보다 나인테일일 때가 키차이가 더 줄어든다구요? ㅋㅋㅋㅋ 그리고 풀타입 포켓몬은 주아테일이 아주 확실히 막아주겠죠. 멋짐력(?)을 뽐낼 기회니까요!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러고 보니 건우라스는 물 밖으로 못 나오... (동공지진) 정작 주아테일은 물을 무서워하고... 음, 아무래도 주아테일이 나무열매를 입에 물고 바닷가로 건우라스를 만나러와야겠네요. 물 밖으로 나오고 싶어하는 건우라스는 그렇게 대포무노 아줌마를 찾아가게 되는데...! (두둥) 이렇게 인어공주 이야기가 시작되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당연히 확신하죠!! 건우주의 미리 1호 팬이예요, 저! 건우주 책을 꼭 사고말리라! 와아, 작가님! 싸인해주세요~ (해맑) 저 역시도 여기는 지방이라 팥이랑 슈크림밖에 팔지 않아요. 그런데 카레에 생크림이라니... (동공지진) 세상에, 체험할 게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
음, 그리고 해보고싶은 상황... 저번에 건우주께서 말씀하셨던 고양이 AU나 축제 상황도 괜찮지 않나요? 아니면 다시 진실게임을 하는데 이번엔 사귀게 되었으니 진도 어디까지 나갔냐, 이런 식으로 건우와 주아의 사이를 캐묻는 목표의 진실게임을 한다던가? 아, 사실 이건 수학여행을 가서 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었지만요. ㅎㅎㅎㅎ -
884 건우주 (9199E+58) 2016. 12. 13. 오후 11:24:40큭!! 매의 눈이로군요! 주아주! 엄청납니다! 제가 졌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은근슬쩍 수법 쓰지 않겠습니다!(쫄기 모드) 그리고 전혀 까슬까슬하지 않아요. 진짜로 부드럽답니다. 저도 처음에 만졉고ㅗ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아. 뱀 목도리를 하다가 너무 자극하면 안되는건 아시죠? 뱀도 살아있는 생명체고, 솔직히 뱀의 입장에서는 우리는 엄청나게 거대하고 무시무시하게 보이는 생물이니까요. 위협을 받으면 공격할수도 있으니 절대로 자극하면 안된답니다.(선생님풍)
그리고 멋짐력..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우라스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은건가요? 음. 나무열매를 나눠준다니. 그렇다면 건우라스는 바닷가에서 먹을 수 있는 물고기나 그런것들을 잡아서 줘야겠네요. 주아테일도 여우니까, 물고기는 먹겠죠. 당연히? 아닌가? 여우는 안 먹나?(곰곰) 그리고 대포무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그렇게 되면 건우라스는 노래를 못 부르게 되잖아요! 괜찮은거에요? 주아테일은 그걸로 괜찮은건가?! 그리고 그렇게 되면 건우라스는 마지막에 물거품이 되서 사라지는거군요. 이런 비극의 이야기라니! 8ㅁ8
그래도 거긴 슈크림 파는군요. 여기는 팥밖에 없어요. 슈크림...먹고 싶어요. 진짜 다양한 붕어빵이 세상엔 있더라고요. 진짜 컬쳐쇼크였답니다.
음. 그리고 상황. 고양이 AU 은근히 해보고 싶으셨군요. 그렇다면 무난하게 그거로 가볼까요? 그리고 건우와 주아의 사이를 캐묻는 진실게임. ㅋㅋㅋㅋㅋ 역시 그건 수학여행때가 좋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도. 밤에 다들 잠 안자고 그렇게 시간 보내잖아요? 사실 축제 전에, 수학여행을 보내려고 생각중이니.. 고양이->수학여행->축제 이렇게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
885 주아주 (9608E+59) 2016. 12. 13. 오후 11:39:36후후후, 반장에게도 지지않는 매의 눈이라구요? 자자, 착한 어른은 그런 은근슬쩍 수법 쓰시는 거 아니예요, 알았죠? ㅎㅎㅎㅎ (교훈 풍) 그나저나 뱀이 진짜 부드럽다니... 진짜로 처음 알았어요, 그거. 아, 그리고 뱀 목도리를 자극하면 안된다는 것은 책에서 미리 봐서 예습했습니다! 네, 뱀을 위해서라도 자극하지 않겠습니다, 선생님! (학생 풍) 살아있는 생명체를 소중히... (메모메모)
그리고 주아테일이 훨씬 작아도 멋짐력을 뿜뿜! 한다면 건우라스도 달리 보이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 주아테일도... 물고기는 먹겠죠? 그런데 포켓몬 세계에 평범한 물고기가 있던가? 아, 혹시 잉어킹...? (동공지진) 아, 그러고보니 인어공주 이야기로 간다면 건우라스는 목소리를 잃어버리네요?! 게다가 마지막엔 물거품이라니! (충격) 안돼요, 안돼!! 포켓몬 세계에 비극은 없어요! 음... 대포무노 아줌마가 너무 좋은 분이라 그냥 하루만 물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준다든가...? 건우라스가 노래로 대포무노 아줌마의 마음을 움직였다든가...? 어떻게든 해피엔딩을 만들어낼겁니다! ㅋㅋㅋㅋㅋ
아, 슈크림도 안 파나요, 거기는? 진짜 너무하네요. 물론 팥이 제일 메인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양한 붕어빵 속이 있는데... 언젠간 다 먹어봐야겠어요!
은, 은근히 해보고싶었던 것은 아니었다구요? 그리고 확실히 사이를 캐묻는 진실게임은 수학여행 밤에 해야 제맛이죠. 그러면 건우주께서 제시한 그 순서대로 하기로 해요! 깔끔하게 정리되니 좋은걸요? ㅎㅎㅎㅎㅎ 아마 그렇게 돌리고나면... 1판도 터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
886 건우주 (9199E+58) 2016. 12. 13. 오후 11:59:29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엄청나잖아요! 큭! 이렇게 저의 기술 중 하나가 봉인되어버렸군요!! 분하다!! 정말로 분하다!! 그리고 참 잘했어요! 주아 학생! 그렇게 하나하나 배워가면 되는거에요! 착하지. 아이구. 착하지.(쓰담쓰담) 상으로는 뭘 주면 좋을까요?
포켓몬 세계에 평범한 물고기...잉...잉어킹...(동공지진) 펴, 평범한 물고기 있을거에요! 물속 포켓몬들도 먹고 살 것은 있어야죠! 안 그래요?(동공지진) 이렇게 주아주와 저는 포켓몬의 불편한 진실에 마주했습니다. 큭! 그리고 대포무노 아줌마가 착한 분이라니!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그럼 다른 포켓몬으로 변화하게 되는건가요? 대체 무슨 포켓몬이 되는거지? 아니면 물기둥을 생성해서 거기에 올라타고 쭉 앞으로 나아가는걸까요? 그, 그건 그거대로 되게 좋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생긋)
아..그리고 여긴 진짜로 팥밖에 안 팔아요. ㅠㅠㅠㅠㅠㅠ 저 생크림 있다는 것도 다른 지방 갔을때 처음 알았어요. 처음 친구에게 들었을때 뻥치지 말라고 내기 걸었다가 져서 붕어빵 산 기억이 있네요.(눈물) 진짜로 왜 여기는 슈크림 이런거 안 파니!! 엉엉!! 먹고 싶다!!(눈물)
그리고 정말로 은근히 해보고 싶었던거 아니에요? 그럼 고양이 AU 빼도 돼요? 전 굳이 안해도 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마 제 생각엔 고양이 AU 끝나고 수학여행 끝난 후에 1판이 터지지 않을까 예상되네요. 음. 선레는 제가 내일 쓰도록 할게요! 검은 길고양이 건우의 일상을 보여드리도록 하죠. 집고양이인 주아하고는 처음 만난 사이로 하면 될까요? 아니면 이전부터 만난 사이로 하는게 좋을까요? -
887 주아주 (91969E+56) 2016. 12. 14. 오전 12:15:58ㅋㅋㅋㅋㅋ 자, 이렇게 건우주의 기술 하나를 봉인함과 동시에 제 기술 하나가 늘어났군요. 기술명, '매의 눈'이예요! 그리고 잘했죠, 저? (뿌듯) 칭찬이랑 쓰다듬이다! 와아! 와아! 뭔가 애완동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이지만, 그래도 좋은 게 좋은거겠죠! (쓰다듬 받기) (방긋) 상으로는... 으음... 딸기우유맛 사탕이요!
그, 그리고 포켓몬 세계에 평범한 물고기는... (외면) 음, 사실 예전에 포켓몬 게임 플레이하다가 본건데, 포켓몬의 뼈를 깨끗하게 씻어서 강에 떠내려보내면 그 포켓몬이 다시 살아돌아온다는 얘기가 있었답니다... (시선회피) 그, 그래도 평범한 물고기는 있겠죠! 아마! 건우라스가 인어공주 이야기를 제대로 따라간다면 아마 다른 포켓몬으로 변화하겠죠? 육상에 올라올 수 있는 물이나 얼음 포켓몬이라... (고민) 그런데 물기둥 생성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웃긴데 위엄 넘쳐요!! ㅋㅋㅋㅋㅋ 주아테일이 놀라서 도망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면)
그나저나 정말로 팥밖에 안 판다니! 그건 붕어빵에 대한 모욕이라구요! 물론 팥도 맛있지만 다른 맛도 맛있으니까요! 그래봤자 저는 슈크림이나 피자밖에 못 먹어봤지만요... 아, 근데 피자맛은 개인적으로 별로더라구요. ㅋㅋㅋㅋ
윽...! 그, 그러니까... 거짓말이었어요! 으, 은근히 해보고 싶었어요! 네! 그런거라구요!! 역시 건우주는 저를 놀리고 있었군요! 이제 약 백 몇개의 레스가 남았으니... 저도 그 정도로 예상하고 있어요. 선레는 언제나 고마워요! 처음 만난 사이도, 이전부터 만난 사이도 전부 끌리네요. 건우주께서는 어떤 것이 더 좋으세요? -
888 건우주 (25457E+54) 2016. 12. 14. 오전 12:32:48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의 눈이라니! 엄청난 스킬 아닙니까?! 그리고 상으로 쿠폰을 요구할 줄 알았는데?! 딸기우유맛 사탕인가요? 좋아요! 그럼 그것을 드리도록 하지요! 여깄습니다!(딸기우유맛 사탕 짜잔!)
그리고..음..포켓몬의 뼈..엄청 유명한 말이죠. 그리고, 물고기는 있을거에요! 틀림없이 있을거에요! 바다에 사는 포켓몬들도 뭔가를 먹긴 먹어야죠! 나무열매가 바다 안에 있을린 없잖아요? 아..혹시 산호초를 갉아먹나?(아님)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도망가다니요! 확실히 주아테일은 무서워서 도망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건우테일은 괜찮다고 계속 따라다니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 육상에 올라올 수 있는 물, 얼음 포켓몬..떠오르는이가 없습니다. 그냥 인어공주 스토리가 아니라 바다에서 만나는걸로 가야겠네요! 그럼 모든게 완벽하게 해결!
음..그리고 피자맛이라..그런것도 있었군요. 그건 또 처음 들어봤네요. 그런데 붕어빵과 피자..별로 안 어울릴것 같아요. 느낌은. 먹어보면 또 다르려나요? 개인적으로 먹고 싶어지긴 하네요. 기회가 되면 꼭 먹어볼게요!
그리고 왜 금방 들킬 거짓말을 한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하고 싶다면 하면 되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놀린적 없답니다! 음. 그리고 여기서는 이전부터 만난 사이로 가는게 괜찮을 것 같아요. 창가 너머로만 바라보면서 이야기하는 사이가 되겠네요. 아무래도 주아 고양이는 밖으로 나오지 못할테니까요. -
889 주아주 (91969E+56) 2016. 12. 14. 오전 12:49:09그쵸? 엄청난 스킬이죠?! 앗, 그나저나 쿠폰!! 깜빡했다!! (충격) 바보다, 바보... ㅠㅠㅠ 딸기우유맛 사탕을 받으면서도 기쁘지 않은 건 처음이예요... (시무룩) (사탕 받기)
그리고... 평범한 물고기는 있겠죠? 그쵸? 확실히 바닷속 포켓몬들도 뭔가를 먹어야하니까요. 그런데 산호초라니! ㅋㅋㅋㅋㅋㅋㅋ 코산호 동공지진 일으키는 소리예요, 그거! ㅋㅋㅋㅋㅋㅋ 주아테일은 불타입인데 물기둥이 다가오니 당연히 도망가죠! ㅋㅋㅋㅋㅋ 건우라스가 괜찮다고 해도 처음엔 경계경계할 것 같지만요. 저도 지금은 떠오르는 물, 얼음 포켓몬이 없네요. 인어공주 스토리를 포기하기엔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요. 바닷가에서 만나는 것으로 결정! 같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요... ㅠㅠㅠ
그리고 네... 제가 어렸을 때는 피자맛 붕어빵도 있었어요. 그런데 확실히 별로 안 어울렸어요... (외면) 조금 매콤했던 것 같은데 제 입맛엔 안 맞더라구요. 기회가 되면 꼭 드셔보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거짓말은...... (시선회피) 솔직하게 말하기엔 뭔가 창피하다구요! 그냥 그런거예요! 맨날 저를 이렇게 놀렸으면서 뭐가 놀린 적이 없나요!! 음, 건우주께서도 그렇다면 이전부터 만난 사이로 해요. 창가 너머로만 바라보며 이야기 하는 사이라...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에 대해 건우 고양이가 도란도란 이야기해주려나요? 주아 고양이는 집 안에만 있으니 밖을 궁금해할테니까요. 아니면 몰래 건우 고양이를 따라 바깥 나들이를 나간다든가? 나름대로 엄청난 모험이 되겠네요, 이거. ㅋㅋㅋㅋㅋㅋ -
890 건우주 (25457E+54) 2016. 12. 14. 오전 1:02:57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쿠폰은 사라졌습니다! 그러니까 참고로 뭔가를 고르기 전에는 신중하게 골라야하는 법입니다! 자. 딸기우유맛 사탕 드시고 만족하세요! 주아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산호초도 못 먹는겁니까?! 코산호를 잊고 있었어! 의외로 주아주 포켓몬스터 완전 팬이로군요. 막 애니 다 챙겨보고 그러는거 아닌가요? 포켓몬스터 애니, 저도 가끔 보는데, XY의 지우가 그렇게 간지였다죠? 지우를 짝사랑하는 여자애도 있고, 그 들으니까 키스도 했다던데... (동공지진) 지우 이 녀석이!!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지우 정도면 능력자니까요. 맨날 리그 올라가고 순위권 들어가고.. 우승 좀 시켜줘! 이 제작진들아!!
좋아요! 바닷가에서 만나는걸로 확정! 애초에 건우는 라프라스가 어울리니까요! 다른 모습이 되면 건우답지 않잖아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피자빵 붕어빵.. 먹어보고 싶네요. 그래도. 크으! 어디서 팔지?! 어디서 파는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귀여운걸요. 그런 주아주도! 창피하다니! 우리 사이에 그런것을 따지기입니까?!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진짜로 이거 주아주를 놀려봐야겠군요! 각오하세요! 조만간에 짓궂게 놀려드리죠! 건우가 얼마나 얌전했는지 보여주겠습니다!(안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마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창가 너머로 야옹 야옹 거리면서 노래도 불러주고 말이에요. 음. 이렇게 되면 또 주아 고양이 측에서 건우 고양이에게 반해서 막 그리워하는 느낌이 되고 그런건 아니겠죠? 하지만 건우 고양이는 그것을 몰라주고, 다른 암컷 고양이 이야기도 막 하고..그러면 주아 고양이가 삐져서 질투도 하고..ㅋㅋㅋㅋ 이런 느낌이려나요? 그런데 몰래 바깥 나들이..ㅋㅋㅋㅋㅋㅋ 그거 집에서 난리가 나지 않을까요? -
891 주아주 (91969E+56) 2016. 12. 14. 오전 1:20:16...... (시무룩) (사탕 쭙쭙) 건우주, 너무 좋아하시는 거 아닌가요? 이, 이번에는 제가 일부러 봐준거라구요! 계속해서 쿠폰 챙겨가면 건우주께서 건무룩해지실테니, 이번에는 일부러 봐드린거예요! 그런거예요! 음. 그리고 의외로 포켓몬스터 팬인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 애니는 이슬이랑 웅이 나왔던 초기만 보고 그 다음부턴 보지 않았어요. 그냥 옛날 포켓몬들을 좋아할뿐이랍니다! ㅎㅎㅎㅎ 그런데 XY의 지우가 간지였대요? 거기다가 지우 짝사랑하는 여자애에 키스까지...?! (충격) (동공지진) 으음... 사실 지우 캐릭터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외면) 그런데 그 사실들은 좀 충격적이네요. 그래도 뭐, 확실히 지우 정도면 능력자죠. 우승을 못할뿐인 능력자...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라프라스 건우... 건우주께서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싫어하시면 어쩌나, 고민고민했는데. ㅎㅎㅎㅎ 음, 그러고보면 피자맛 붕어빵은 저도 더이상 본 적이 없네요. 그거 봤었던 게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나? 유치원 때였나? (아련)
그, 그리고 귀여운 거 아니라구요!! 저희 사이니까 그런 것을 따지는거죠! 안그러면 창피해할 이유도 없을테니까요! 그런데 이게 놀린 게 아니었다니... (충격) 건우가 얌전할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짓궂기에?! ㅋㅋㅋㅋㅋㅋㅋ 조, 좋아요. 이렇게 된 이상, 저도 제대로 각오할겁니다. 놀릴테면 놀려보시죠! (경계)
앗, 그러고보면 이번에도 주아 고양이 측에서 먼저 반하게 되겠네요? 이쯤되면 주아가 먼저 반하는 것은 정해진 운명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ㅋㅋㅋㅋㅋ 애초에 처음 건우주와 상의했을 때도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었지만요. 몰래 바깥 나들이 나갔다가 집에서 난리가 난다면... 아마 잡혀들어와서는 창문이고 뭐고 다 잠가버리겠죠? 그러면 건우 고양이도 못보니 시무룩해져서 상자 속에 틀어박혀있으려나요? 그래도 어떻게든 다시 만나려고 하겠지만요. -
892 건우주 (25457E+54) 2016. 12. 14. 오전 1:43:25큭! 그렇게 시무룩한 표정을 보시면 버틸 수가...(시선회피) 여, 여기에 쿠폰이 있어요! 트, 특별히 주는거에요! 이, 이제 1장밖에 안 남았지만, 그래도 특별 서비스에요! 남은 한장만 안 주면 되는거지!! 아, 안 그래요? 그러면 되는거죠! 음. 그리고 전 포켓몬 팬은..아니랍니다. 그냥 게임 나오면 가끔 하고 애니 나오면 가끔 보긴 하지만 잘 보는 것도 아니거든요. 요즘 애니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라요.
이슬이와 웅이. 엄청 추억이네요. 그거 분명히 제 나이가 10살때 한국에서 방송한 애들인데 말이죠. 아. 제 나이는 이미 대충 짐작하고 계시니까 문제 될 건 없겠죠? ㅎㅎㅎㅎㅎ 네. 10살이에요. 그때쯤 처음 봤었어요. 그리고 지우 짝사랑하는 여자애는..저도 충격이었습니다. 그런 설정 나올줄은 몰랐거든요.
그리고 라프라스 건우가 마음에 안 들리가요! 완전 마음에 든다구요! 라프라스는 생각도 못했는데! 귀여운 포켓몬 이미지 선택해줘서 고마워요! 주아주! (감동) 피자빵 붕어빵.. 이제는 못구하는걸까요.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진심으로.
그리고 정말로 놀려볼까요? 후훗. 하지만 언제 놀릴진 안 가르쳐줄거에요. 그걸 알려주면 지금처럼 경계할거잖아요? ㅎㅎㅎㅎ(빤히(씨익(씨익)
그리고 주아는 건우에게 계속 반할 운명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정할때부터 이렇게 되다니! 그렇다면 진짜로 진지하게, 이번에는 건우는 주아의 마음을 몰라주는 설정으로 가볼까요? ㅋㅋㅋㅋ 살짝 질투심도 유발하게 만들어보고... 아. 하지만 너무 짓궂게 하면 주아 고양이가 삐질지도 모르니까 적당히 해야겠네요. ㅎㅎㅎㅎㅎ 건우 고양이 입장에서도 너무 놀리고 싶진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갇혀버리면..ㅋㅋㅋㅋㅋㅋㅋ 막 주아 고양이는 안에서 서럽게 우는거 아닐까요? 건우 고양이는 이제 자신을 만나기 싫은가보다 하면서, 어디론가 가버릴지도 모르겠고요. 그러면서도 못 잊어서 계속 서성이다가 밖에서 야옹, 야옹 울기도 하고 말이에요.
아무튼 어느새 2시 마감 시간이 다 되어가는군요. 이 이상 안 자고 있으면 주아주가 저를 또 혼낼테니, 저는 슬그머니 사라지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주아주! 이번에도 건우 꿈 꼭 꾸도록 하세요! -
893 주아주 (30404E+48) 2016. 12. 14. 오전 8:36:31앗, 시무룩하게 사탕을 먹고있었더니 특별 서비스가 나왔다! 앗싸!! (방긋) (쿠폰 받기) 자, 이제 1장밖에 안 남았네요. 끝까지 화이팅하자구요, 건우주! ㅋㅋㅋㅋㅋㅋㅋㅋ (해맑) 건우주께서는 곧 주실거예요, 마지막 쿠폰을! 그리고 건우주께서도 포켓몬 팬은 아니시군요. 저도 그냥 포켓몬들만 좋아하지, 애니같은 건 안보거든요. 게임도 닌텐도 자체가 옛날이라... (외면)
이슬이와 웅이는 진짜 그리운 이름이죠! 그리고 이제야 건우주의 나이가 밝혀지는 건가요? ㅎㅎㅎㅎ 제가 이미 대충 짐작하고 있었으니 문제 될 건 없겠죠. 그리고 진짜 지우 짝사랑하는 여자애는 충격적이예요... 이슬이로 끝날줄 알았는데! 아, 그런데 계속 지우, 지우하니까 건우 동생 지우가 생각나서 기분이 묘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라프라스 건우 마음에 들어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우리 건우한테 귀엽지 않은 포켓몬을 생각할리 없잖아요? ㅎㅎㅎㅎㅎ (윙크) 그리고 피자맛 붕어빵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오랜만에 다시 먹어보고 싶어졌긴 했는데 말이죠. 빨간 속살...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정말로 놀려본다니! 지금까지는 그저 맛보기였던 것인가?! 그런것인가?! (충격) 알려주시든, 안 알려주시든 저는 경계하고 있을거라구요? (빤히) (경계경계)
그런데 주아의 운명은 왜이리 기구한걸까요... 막막 사주같은거 보면 '짝사랑할 팔자를 타고났네!'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 주아는 고양이가 되어서도 그렇게 마음고생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미안해, 주아야... ㅠㅠㅠㅠ 게다가 갇혀버리기까지 한다면 아마 그렇게 서럽게 울겠죠? 바깥에서 건우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들어도 나갈수가 없으니... 이렇게 바깥 나들이는 포기해야만 하는것인가...!
그리고 이번에도 또다시 제가 먼저 뻗어버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건우주도 시간 잘 지켜서 주무신것 같으니까요! 잘하셨어요. ㅎㅎㅎ (쓰담쓰담) 저는 이번엔 아무 꿈도 안 꿨는데... 건우주께서는 혹시 꿈 꾸셨나요? -
894 건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25457E+54) 2016. 12. 14. 오후 12:39:31야옹. 야옹. 이렇게 울음소리를 낸다고 하여 인간들은 나를 고양이라고 부른다. 딱히 나를 지칭하는 이름은 별로 상관없었기에, 나 역시도 나를 고양이라고 칭하고 있다. 굳이 내 소개를 좀 더 하자면 나는 수컷이고, 다른 '고양이'들과 구분하기 위한 내 이름은 건우이다. 멋지고 늠름한 이름이라서 나는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검은색 털을 휘날리면서 오늘도 나는 길거리를 떠돌고 있었다. 그거야 나는 길고양이니까. 인간들이 기르는 집고양이도 있지만 난 인간들의 손에 길드려지지 않은 길고양이다. 물론 이것도 인간들이 쓰는 표현을 편의상 나도 쓰는 것에 불과하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나는 인간들과 같이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인간들과 같이 살게 되면 여러모로 편리한 점은 많다고 한다. 우선 따뜻한 집이 생기고, 밥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놀아준다고 한다. 목욕도 시켜준다는데 '고양이'는 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것은 예외로 치겠다. 아, 물론 나는 나름 좋아하는 편이다. 시원하기도 하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 속에서 잘 노는 편은 아니다. 털이 축축해져서 무거워진다. 아무튼 그런 편의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자유'가 사라지게 된다.
나는 그런것 때문에 인간과 같이 사는 것은 싫다. 자유롭게 살아가는 검은 고양이. 그게 바로 나 건우니까. 오늘도 비록 쓰레기통을 뒤져서 한끼를 해결하는 신새지만 그래도 자유롭게 여기저기 다닐 수 있어서 좋다. 밖을 돌아다니다보면 동료 고양이들도 많이 만날 수 있으니까.
한적한 오후 시간. 태양빛을 쬐면서 낮잠을 자다가 눈을 부시시 뜨고 일어나면서 크게 하품을 했다. 밥은 낮잠 자기 전에 먹었으니까 그다지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잠시 햇볕에 몸을 쬐면서 멍때리고 있다가 나는 천천히 어느 한 인간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인간과 같이 살지 않는다. 고로 인간에게 볼일은 없다. 내가 볼일이 있는 이는 인간과 같이 살고 있는 어느 한 고양이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새하얀 털이 되게 아름다운 그 고양이는 누가 봐도 엄청 인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고양이였다. 나보다 크기가 조금 작은 편이고, 뽀송뽀송하면서 윤기 넘치는 하얀색 털은 다른 고양이들의 시선을 끄기에 딱 좋은 모습이었다. 실제로 나도 우연히 지나가다가 봤을 때 되게 예쁜 암고양이라고 생각하면서 멍하니 바라봤으니까. 사실 예쁜것만이 아니라 되게 귀여운 편이다. 아마 내 동료 고양이들이 그 모습을 보면 어떻게든 밖으로 꾀어내려고 할게 분명했다. 예쁜 고양이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니까.
밥을 먹기 위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그 울음소리를 듣고 무슨 고양이인가 싶어서 담벼락을 넘어서 들어갔다가 창문 너머로 본 그 고양이와 나는 처음 만나게 된 것을 계기로 매일매일 만나게 되었고, 이제는 내가 이렇게 그 암고양이 집에 찾아가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이름은 주아이다. 인간들이 붙인 이름인지, 아니면 그 고양이가 스스로 칭하는진 잘 모르겠지만 난 그 고양이를 주아라고 부르고 있다.
매일매일 찾아가다보니, 안 찾아가면 걱정할지도 모르는만큼, 슬슬 시간에 맞춰서 나는 그 고양이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중간에 인간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라는 것의 밑을 지나가기도 하고, 겁없이 다가오는 인간들의 손에서 무사히 도망치면서 빠르게 달리기도 하고... 태양빛을 쐬면서 잠시 하품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면서 걷기도 하고, 그렇게 천천히 걷고 걷다보니 어느새 저 앞에 그 고양이가 사는 집이 보였다.
인간들은 나 같은 길고양이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대놓고 들어갈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며칠동안 바라본 바에 의하면, 여기의 인간들은 낮 시간이 되면 어디론가 나가서 들어오질 않는다. 즉, 이 시간에는 저 집에 주아밖에 없다. 그러기에 나는 언제나 이 시간을 선호했다. 인간들이 나를 바라보고 쫓아내거나 하면 보통 귀찮은게 아니니까.
높은 담벼락을 아주 가볍게 타고올라 그 너머로 깡총 뛰어내렸다. 이는 고양이에게 있어선 그다지 어렵진 않았다. 특히 나 같이 밖에서 사는 길고양이의 경우에는 특히 더. 아주 가볍게 담벼락을 뛰어넘고, 나는 늘 주아를 만나는 창문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안에 있을 주아를 조심스럽게 불러보았다. 분명히 있다면 나올 것이다. 지금까지 늘 그랬으니까.
"주아야. 주아야. 나 왔어. 건우야. 지금 안에 있어?"
인간들의 귀에는 '야옹','야옹'이라고 들리겠지만 나는 분명히 주아를 부르고 있었다. 사실 나도 인간들이 하는 말은 잘 모른다. 뭐라고 하는 것 같은데 못 알아듣겠으니까. 굳이 말하면 웅얼웅얼? 인간들은 우리를 야옹,야옹이라는 소리를 낸다고 고양이라고 부르고 있으니 우리도 인간을 웅엉이라라고 부르면 될까? 그런건 아무래도 좋고, 나는 주아가 나오는 것을 기다리면서 창 밖의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 따뜻한 햇볕을 쬐었다. 아아. 나른해. 낮잠 또 자고 싶어져.
//고양이로서의 모습을 묘사하자면 대충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써봤답니다. ㅋㅋㅋㅋㅋ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꽤 유명한 소설이죠. 아무튼 쿠폰이 1장밖에 안 남은 이상 건우주는 특별경계태세에 들어갑니다.(경계모드(사이렌) 이 이상 쿠폰을 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슬이와 웅이는 추억이죠. 거기다가, 로켓단까지..ㅋㅋㅋㅋㅋㅋㅋ 아. 물론 로켓단은 아직도 현역인 것 같지만요. 아무튼 이슬이도 지우를 좋아하긴 햇었죠. 아마? 그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것도 비하인드 스토리인데, 그 지우에서 따온게 맞답니다. 건우와 비슷한 이름의 여자아이의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는데, 문뜩 유튜브를 돌아다니다가 본게 지우라서.. 어. 이거 이름 여자애로도 괜찮잖아? 라고 생각하면서 붙혔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런 약간의 비하인드 이야기가 있어요.
피자빵의 빨간 속살이라. 크으! 그러니까 더 궁금해지잖아요. 부, 붕어빵 장사 여러분! 제가 사먹을테니까 꼭 열어주세요! 열어달란 말이에요오오! 엉엉!! 8ㅁ8
그리고 그렇게 경계할거에요? 경계를 한다고 해도 소용없는걸요. 언제까지 그거 유지할 수 있을까요? ㅎㅎㅎㅎ 저는 딱히 상관없는데, 경계를 하면서 저를 바라보는건 힘들지 않나요? 자. 순순히 경계를 푸세요. 제가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그러세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사주...ㅋㅋㅋㅋㅋㅋㅋㅋ 주, 주아가 짝사랑을 하는 사주라고 해도 결국엔 이어질테니까 문제는 없을거에요. 반대로 건우는 '눈치없는 팔자를 타고 났구나' 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요? 물론 건우가 답답이까지는 아니지만 주아가 짝사랑을 해도 쉽게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미안하다. 건우야.. 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바깥 나들이 루트는 사라져버렸습니다. 아니면 몰래 나왔다가 들어가는 루트가 될까요? 그 옛날에 방가방가 햄토리에서도 햄토리 맨날 집 나가서 놀다가 들어가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안 걸리는게 너무 신기했는데.
그리고 피곤하면 먼저 주무셔야죠. 요새 주아주. 안 그래도 많이 피곤하다고 했으니까요. 수능이 끝난 반동일거에요! 그리고 저는 늘 새벽2시면 들어가서 잤답니다. ㅎㅎㅎㅎ (쓰담받음) 아. 저는 오늘은 꿈을 꾸지 못했어요. 아니, 꿨을지도 모르겠는데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음. 가끔 이런 날도 있겠죠. 아무튼 오늘 하루도 화이팅에요! 주아주! -
895 주아주 (47082E+57) 2016. 12. 14. 오후 2:58:37"주아야~ 밥 먹자!"
자신을 부르는 성희의 목소리에 귀를 쫑긋이며 엎드려있던 몸을 일으켜 고개를 든다.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옮기자 보이는 것은 급하게 고양이용 사료가 담긴 밥그릇을 들고오는 성희의 모습.
"야옹, 야옹~"
성희의 말에 대답하며 사뿐사뿐 성희에게로 다가가 성희의 다리에 몸을 비비적거린다. 야아, 언니 스타킹에 네 털 다 묻잖아, 하는 성희의 키득키득 웃는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몸을 비비며 애교를 부린다.
성희는 곧 밥그릇을 바닥에 내려놓더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한다. 머리에서 등, 등에서 꼬리 부근까지 이어지는 성희의 손길이 기분 좋아 갸르릉, 소리를 내며 미소짓는다.
역시 성희의 손길은 좋아. 기분 좋아! 그러나 기분 좋은 시간은 언제나 짧았다. 가뜩이나 지금은 인간들이 제일 바쁘다는 아침 시간이니.
"헐, 언니 늦었다!! 주아야! 언니 갔다올게, 이따 봐!"
인간들이 '스마트폰'이라고 부르는 네모난 물건으로 시간을 확인한 성희는 부랴부랴 책가방을 챙기고는 현관문을 열고 뛰어나간다. 철컥, 문이 닫히고 이어서 문이 잠기는 소리가 나자 집 안은 매우 조용해진다.
엄마도, 아빠도, 성희도 이 시간 즈음이 되면 전부 어디론가로 가버리니까. 어디라고 했지...? '회사'라고 했던가? 아니면 '학교'였나? 으음... 잘 모르겠어. 나는 인간이 아니니까. 내가 아는 건, 우리 가족들이 전부 나를 빼놓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가 밤늦게 되어서야 돌아온다는 것뿐이야. 밥은 배고프지 않게 넉넉히 주고가서 알아서 배고플 때 먹으면 되지만... 역시 다들 나가면 너무 심심하고 조용해.
밥그릇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슬금슬금 다가가 이내 사료를 몇 알 우물우물 씹어먹는다. 지금은 별로 배가 안 고파. 이따가 배고프면 먹어야지.
미련없이 밥그릇을 등지고는 다시 또 사뿐사뿐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는 거실의 정가운데, 햇빛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가장 따뜻한 곳에 다시금 엎드리고는 몸을 한껏 웅크린다. 고요함의 한가운데. 온전히 자신만이 움직이는 것같은 이런 오전 시간에는 딱히 재밌는 것이 없었다. 그러기에 할만한 것은 오로지 낮잠 자기 뿐.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 때가 가장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잠만 잘 수 있는 유일한 때기도 하니까. 새하얀 털 위로 느껴지는 햇빛의 따스함을 한껏 즐기며 하품을 하고는 천천히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든다.
얼마나 잤을까. 낮잠을 즐기다가 서서히 눈을 뜨자 자신의 몸 위에 드리웠던 햇빛이 사라진 것이 보인다. 햇님이 움직였다는 것은 시간이 지났다는 소리인데... 아, 그러면 이제 곧 건우가 오는 시간인건가?
그렇게 생각이 들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서는 이내 기지개를 쭈욱 켠다. 찌뿌드드했던 몸을 그렇게 스트레칭하듯이 펴고는 이내 다시 발걸음을 옮겨 주방으로 향한다. 살짝 빠져나와 있는 의자 위로 사뿐 점프하고는 다시 탁자 위로 점프해서 탁자 위에 올려져있던 고양이용 비스킷 간식 몇 개를 입에 문다. 그리고는 그대로 탁자 위에서 다시 점프해 바닥에 안전히 착지한다.
사뿐사뿐, 걸음을 옮기다가 우연히 '거울'이라는 것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는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성희가 매일 빗겨주고 자신도 매일 손질하여 뽀송뽀송하고 윤기 넘치는 새하얀 털. 잘 어울릴거라면서 성희가 자신의 목 뒤에 묶어준 빨간 리본. 솔직히 이런건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그렇지만 기뻐하는 성희의 표정에 그냥 얌전히 이런 불편한 것을 하고 있기로 마음먹은 것이 지금까지 와버렸다.
뭐, 그래도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으니까. 꼬리를 살짝 부드럽게 흔들다가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고는 곧바로 소리가 들린 창문으로 달려간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칠흑같은 검은색 털을 가진,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건우의 모습. 야옹, 야옹하는 목소리가 고양이의 관점에서 무척이나 멋있는 건우는 늘 자신을 만났던 창문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그의 위로 쏟아지는 따스한 햇빛을 바라보며 조금 열린 창문 틈을 비집고 나가 그에게로 다가간다. 건우의 근처에 자신도 앉고서는 물고있던 비스킷 몇 개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안녕, 건우야! 어서 와. 밥은 잘 먹은거야? 여기, 이 간식 좀 먹어봐. 우유 맛이 난다? 진짜 신기하지!"
우연히 창문 너머로 마주치게 된 이후로 매일매일 만나고 있는 자신의 유일한 고양이 친구. 자신과는 다른 자유로운 길고양이, 건우를 향해 방긋 웃으면서 자신이 가져온 간식을 권한다.
/ 고양이로서 돌려보는 건 처음이라 신기하면서도 아직 어색하네요. ㅋㅋㅋㅋㅋ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아직 안 읽어본 책이긴 한데, 꽤나 유명하긴 하죠. 그런데 특별경계태세라니! ㅋㅋㅋㅋㅋㅋ 무슨 비상사태인건가요?! 어떻게든 그 남은 한장마저 가져갈테니 각오하시죠! 그나저나 로켓단... 진짜 추억이네요. 귀염둥이 악당들이었는데. ㅋㅋㅋㅋㅋ 네, 이슬이도 지우를 좋아해서 저는 그 둘이 이어질 줄 알았거든요. 결국엔 아니었지만요... 그런데 세상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다보니 지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냈습니다! 확실히 지우라는 이름은 남녀 둘 다에 쓸 수 있죠. 게다가 왠지 지우는 피카츄같은 전기 타입 느낌이거든요. ㅋㅋㅋㅋㅋㅋ 귀여운 찌릿찌릿!
그리고 피자맛 붕어빵의 빨간 속살은 진짜 어린 나이에 충격이어서... (외면) 아직도 기억해요. 언젠가 건우주께서도 사드실 수 있기를!
그, 그리고 확실히 경계 모드는 힘들긴 하지만... (우물쭈물) 일단 지금은 안전한 것 같으니 살짝만 경계 모드를 풀어야겠네요. (경계 모드 해제)
물론 마지막에는 이어지겠지만 그 때까지의 마음고생은... (말잇못) 건우는 눈치가 아예 없는 아이는 아니지만 주아의 짝사랑은 잘 눈치 못채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여러모로 주아가 불쌍할 뿐이죠... 진짜 미안해, 주아야... ㅠㅠㅠㅠ 그나저나 방가방가 햄토리라니! ㅋㅋㅋㅋㅋ 그것도 추억이네요. 리본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맨날 나가서 놀아도 안 걸리는 거 저도 신기했었어요. 주아 고양이도 그 스킬을 사용해야할까요? ㅋㅋㅋㅋㅋ
음, 말씀은 정말 고마워요.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 피곤은 조금 가셨답니다. ㅎㅎㅎㅎ 그나저나 건우주께서 이리 얌전히 쓰다듬을 받으시다니! (감격) 귀여우셔라! 착해요, 착해~ (쓰담쓰담쓰담) 건우주께서도 꿈을 안 꾸셨나보네요. 네, 가끔 그런 날도 있는거겠죠! 건우주께서도 오늘 하루 화이팅이예요! -
896 건우-주아 (25457E+54) 2016. 12. 14. 오후 5:55:46인간의 시간을 잘 외우는 편은 아니라서 하루하루가 어떻게 계산되는진 잘 모르겠지만 내가 하얀 암고양이를 알게 된 것은 좀 이전의 일이었다. 그냥 별 생각없이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듣게 된 울음소리에 무슨 고양이인가 싶어서 들어갔다가 만난 고양이인 주아. 그 하얀 고양이와 나는 매일매일 시간을 내서 만나고 있었다. 물론 주아는 집고양이라서 밖으로 돌아다닐 수 없으니 언제나 길고양이인 내가 만나러 갔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늘 그랬듯이 담벼락을 넘어 매일 주아와 만나는 그 장소로 갔고 주아를 불러보았다. 언제부턴가 주아를 만나러 올때마다 난 여기에 자리를 잡고 앉았고 이제는 내 지정석이 되었다. 그 지정석에 자리를 잡고서 주아를 부르고 나서 머지 않아 주아는 창문의 열려있는 틈 사이로 주아가 빼꼼 빠져나왔다. 입에 뭔가를 물고 있던 주아는 내 앞에서 입에 물고 있는 것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우유 맛이 난다는 간식이라면서 좀 먹어보라는 말에 나는 생긋 웃으면서 주아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주아야! 오늘도 털이 되게 윤기 넘치네. 인간들이 아주 잘 보살펴주나봐? 그리고 밥은 늘 잘 챙겨먹고 있어. 길고양이라도 굶진 않거든. 동료들과 맛있게 먹고 왔어. 우리들은 서로서로 먹이를 공유하거든. 내가 먹이를 못 구하면 다른 동료들이 나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다른 이가 굶게 되면 내가 나눠주고. 그렇게 잘 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물론 인간들이 제공해주는 먹이를 먹는 너희보다는 힘들지만, 그래도 힘들진 않아. 그리고 이거 먹어도 돼? 고마워! 고맙게 먹을게!"
주아가 내려놓은 간식이라는 것에 다가간 후에 우선 킁킁 냄새를 맡아봤다. 제법 맛있는 냄새가 내 코를 쿡쿡 찌르고 있었다. 우와. 이거 진짜 먹는거구나. 뭔가 되게 신기한 느낌이어서 먹지는 못하고 킁킁 냄새를 계속 맡았다.
기분 좋게 꼬리를 일직선으로 위로 쭉 세운 후에, 그 중 하나를 물고 우물우물 먹어보았다. 그러자 우유의 달콤한 맛이 입 안에 퍼지는게 느껴졌다. 너무 맛있는 그 맛에 입 안에 있는 간식을 허겁지겁 꿀꺽 삼켰도 남아있는 간식 중 다른 하나도 허겁지겁 입에 넣고 먹었다. 엄청 부드러운 우유맛이었다. 우유는 먹기 힘든데! 인간들과 사는 이들은 이런 맛있는 것을 마음껏 먹는구나. 입가에 남아있는 부스러기를 혀로 햝아 먹으면서 남아있는 비스킷을 입으로 문 후에 바로 근처에 앉아있는 주아에게로 가져간 후에 주아의 앞에 내려놓았다.
"나에게 나눠주는건 고맙지만 원래는 주아, 네 것이잖아. 그러니까 너도 먹어. 내가 다 먹는건 미안하니까."
이것은 인간들이 주아에게 먹으라고 준 것이다. 내가 다 먹을수도 없고, 다 먹어서도 안되는 것이다. 고양이에게도 질서와 예절이라는 게 있다. 먹이를 나눠주는건 고맙게 먹지만, 그래도 남의 음식을 다 먹진 않고 남겨주는 것. 우리 길고양이들에게 있어서는 당연히 지켜야하는 것들 중 하나다. 물론 집고양이인 주아는 조금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예절을 지키기로 했다.
따스한 햇볕을 마음껏 쬐면서, 나는 조금 더 편하게 자리에 배를 깔고 누웠다. 따스한 햇볕은 검은색 내 몸을 따뜻하세 내리쬤고, 나는 그 따스함이 너무 기분 좋아서 갸르릉 소리를 냈다.
"그러고 보니, 주아는 내가 오기 전엔 뭐하면서 시간 보내? 인간들은 아무도 없으니까 혼자 심심하지 않아?"
주아같이 인간들과 같이 사는 이들은 나처럼 밖을 돌아다닐 수가 없다. 인간들이 제공하는 편안한 안식을 댓가로 언제까지나 집에서만 살아야하는 운명. 나는 그것이 정말로 좋은건지에 대해선 알 수 없었다. 물론 안전하고 밥도 나오고 따뜻한 곳에서 지내고, 잠도 마음껏 자고, 귀여움도, 사랑도 받지만 정작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가 없다는 현실이 묘하게 불쌍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 뿐일까?
"인간에게 부탁해서 다른 동족과 같이 사는게 어때? 주아, 너라면 멋진 수컷들은 다 같이 살고 싶어할텐데. 적어도 혼자서 심심하진 않을거 아냐. 물론 난 매일매일 오지만, 내가 없는 시간엔 되게 심심할 것 같아. 나라면 못 버텨. 그런 삶. 내 동료 고양이들도 없이 혼자서 사는 삶이라니. 끔찍해서 그런건 싫어."
오른쪽 앞발을 들어 혀로 햝으면서 털 정리를 하면서 나름대로 주아가 외롭지 않도록 제안을 해봤다. 역시 동족끼리 살면 외로운 것도 덜한 법이지. 나도 혼자 있을땐 정말로 외로웠지만, 지금은 동료가 있어서 전혀 외롭지 않다. 언제나 나와 같이 있어주는 동료가 있으니까. 그러기에 주아도 그런 동료가 있다면 외로운 것은 줄지 않을까? 둘이서 같이 놀면 심심한것도 줄잖아.
//저도 고양이로 돌려보는 것은 처음이랍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글을 쓰는게 좀 더 신중하게 되어가는 느낌이네요. 인간으로서의 감각이 자꾸 되살아나버리는 느낌이에요. ㅋㅋㅋㅋㅋㅋ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재밌어요. 고양이가 화자인데, 고양이의 느낌이 정말 잘 산다고 해야할까요? 한번은 읽어보는 거 추천해요. 도서관에 가면 많이 있을거에요. 그리고 특별경계태세는 당연한거 아닌가요? 매의 눈으로 주아주의 글 하나하나를 체크하는거죠. 혹시라도 저에게 위험 요소가 되는 것은 없는가 해서 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 한번 생각나서 오늘 포켓몬스터 애니 최신편을 봤는데 로켓단은 여전하더라고요. 아직 피카츄 노리고 있고.. ㅋㅋㅋㅋㅋㅋ 정말 이 정도 집념이면 뭘 해도 못할 것은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슬이는...(눈물) XY애니에 나오는 세레나라는 애가 지우를 좋아하고 키스까지 하지만 이어지지 않았으니 지우는 그냥 평생 솔로로 살아야.. 그리고 지우가 피카츄같은 전기타입이라.ㅋㅋㅋㅋ 말을 들어보니 살짝 그런 느낌이네요!
그리고 경게모드 푸신거죠? 후후. 좋아요. 그런 자세 좋은거에요.(씨익) 아. 이 미소는 기분 좋은 미소입니다. 사악한 미소가 아니에요. 역시 경계를 하면 안 좋아요. 피곤하기만 피곤하고 말이에요. 그리고 주아주는 리본을 좋아했군요. 리본 귀여웠죠. 하얀색 햄스터. 저는 거기 나오는 햄스터는 다 좋아했었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애를 고르자면 역시, 머플러였어요. 귀엽기도 귀엽고, 뭔가 포근한 느낌이 들고.. 아마 제 기억이 맞다면 리본과 머플러가 인기를 양분했던걸로 기억을..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주아 고양이가 그 스킬을 사용한다니. ㅋㅋㅋㅋㅋㅋ 설마 밖에 데려다달라고 조르고 그러는건가요? 아. 참고로 건우의 동료 고양이들은 예상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뮤지니아스 멤버+지우 고양이랍니다. 얘들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설정은 그래요!
그리고 피곤함이 가셨다고 하니... 아주 조금이라고는 해도 그나마 다행이네요. 너무 무리는 하지 말아요. 그리고 쓰담쓰담을 당하는 이유요? 후후후후... 글쎄요? 왜 얌전히 받고 있을까요? ㅎㅎㅎㅎㅎ(씨익(계속 쓰담받음) -
897 주아 - 건우 (8009E+54) 2016. 12. 14. 오후 8:01:59비스킷 간식을 물고 오다가 들린 자신을 부르는 소리. 그 소리를 따라 달려가자 언제나 만나는 그 장소. 이제는 지정석이 된 그 장소에 앉아있는 건우가 눈에 들어온다. 살짝 열린 창문의 틈 사이로 부드럽게 빠져나와 건우의 근처에 물고온 비스킷 간식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건우에게 웃으며 인사한다. 동시에 자신이 갖고온 비스킷을 건우에게 권유하자 건우도 덩달아 생긋 웃으며 자신에게 인사를 건넨다.
오늘도 털이 되게 윤기 넘친다며, 길고양이라도 동료들과 먹이를 공유하고 있으니 밥 먹는것은 걱정하지 말라고 자신을 안심시켜주는 건우의 말에 기분좋은 듯이 웃는다.
"칭찬 고마워. 내 주인인 성희가 늘 내 털을 손질해주거든. 목욕도 자주 시켜주고. 아, 물론 물이 무서워서 목욕하는 거 자체는 정말로 싫지만 말야. 그리고 길고양이들은 그렇게 밥을 챙겨먹는구나. 처음 알았어! 되게 멋진 삶인 것 같아. 동료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산다는 거. 그리고 이 간식, 너 주려고 가져왔으니 당연히 먹어도 되지! 어서 먹어봐, 건우야."
처음 알게 된 길고양이들의 밥 먹는 방법. 동료들이랑 같이 공유해서 먹는구나... 뭔가 되게 신기하고 멋지다. 나와 똑같은 종족의 친구들이 많이 있다는 거.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산다는 거. 건우는... 멋지고 성격도 좋으니까 그런 친구들도 많겠지? 조금... 부러워.
새삼 예전에 창문 너머로 지켜보았던 자유로운 길고양이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위험도 많고 때로는 모험도 해야하지만, 그래도 함께 살아가며 위기를 헤쳐나갈 친구들이 많은 길고양이들. 그런 길고양이들 중에서도 이렇게 자신같은 집고양이랑 친구가 되어준 건우.
그런 건우에게 다시금 고마움을 느끼며 간식에 다가가 킁킁 냄새를 맡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아, 건우는 이런 간식이 신기하겠구나. 하긴, 나도 처음에는 정말 신기하게 생각했었지. 먹는건지도 모르고 괜히 경계하기도 하고.
건우는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일직선으로 위로 세우고는 간식 하나를 우물우물 먹는다. 다행히 입맛에 맞았는지 허겁지겁 입 안의 간식을 삼킨 건우는 다른 간식도 입에 넣고 허겁지겁 먹는다. 입가에 묻은 부스러기도 혀로 핥아먹고는 건우는 이내 남은 비스킷을 입에 물고 자신에게로 가져와 자신의 앞에 내려놓는다. 건우가 간식을 먹는 모습을 기쁜 듯이 바라보다가 남은 비스킷을 자신에게 주자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웃한다. 그러자 건우는 곧 원래는 자신 것이니 자신도 먹으라고 얘기한다.
이것은... 길고양이들의 질서와 예절인걸까? 다른 집고양이들은 어차피 모든 간식은 저의 것이니 마구 욕심부리며 혼자 다 먹기도 하는데. 역시 길고양이들은 뭔가 다르구나. 그래도 자신도 생각해주는 건우에게 고마움을 느껴 기쁜 듯이 야옹, 하고 운다.
"고마워. 그럼 사양않고 잘 먹을게."
앉아있는 그 상태 그대로 상체만 숙여 자신의 앞에 있는 비스킷을 냠, 입 속에 넣는다. 우물우물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부드럽고 고소한 우유의 맛. 인간들은 진짜 대단한 것 같아. 어떻게 우유를 이렇게 딱딱하게 만들 수 있는거지?
그러나 생각을 해봐도 자신은 인간이 아니었기에 그 대답은 알 수가 없었다. 으음... 뭐, 아무려면 어때.
비스킷을 다 먹은 후 건우와 마찬가지로 입가를 혀로 핥으며 깔끔히 뒷정리를 한다. 그리고는 이어서 혀로 앞발을 핥으며 털 정리를 하던 중, 햇볕을 쬐며 배를 깔고 누운 건우가 자신에게 질문을 하자 핥던 것을 멈추고 건우를 바라본다.
따스한 햇살이 기분 좋은지 갸르릉 소리를 내던 건우는 이어서 똑같이 오른쪽 앞발을 들어 혀로 핥아 털 정리를 하면서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인간에게 부탁해서 다른 동족이랑 같이 사는 게 어떠냐는. 때로는 심심하고 외로운 자신의 삶을 꿰뚫는 듯한 그 질문과 제안에, 꼬리만 작게 살랑거리다 이내 천천히 입을 연다.
"...나는 네가 오기 전엔 햇빛 쬐면서 낮잠을 자거나 창문 밖에 돌아다니는 길고양이들이나 인간들을 보곤 해. 다양한 모습들이 보이거든. 뛰어다니고, 졸고, 바쁘게 걸어다니고...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곤 해. 그리고 네 제안은..."
그 부분에서는 잠시 말을 멈추고 머뭇머뭇거리다가 이내 다시 입을 연다.
"...미안하지만 안될 것 같아. 인간들이랑 말이 통하지도 않을뿐더러, 엄마와 아빠, 성희는 내 가족이나 다름없거든. 아마 내가 떠나면 엄청 슬퍼할거야. 가족들이, 특히 성희가 우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아. 물론 나 혼자서 심심하긴 해. 때로는 그냥 자유로운 길고양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그래도... 떠나진 않을래. 게다가 이제는 예전에 비해 즐거워졌거든. 건우, 네가 매일매일 이렇게 와주니까 말야. 너를 기다리는 시간도 이제는 꽤나 설레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어. 고마워, 건우야."
내가 이 거추장스러운 빨간 리본을 벗겨내지 않는 이유. 그 이유를 솔직하게 건우에게 얘기하며 기분좋은 듯 미소지은 채 야옹, 하고 운다. 나의 하나뿐인 소중한 친구. 잠시 그를 바라보다 이내 몸을 쭈욱 늘려 스트레칭 하듯 기지개를 켜며 게다가 멋진 수컷들이 나랑 같이 살고싶어할 이유도 없고 말야, 하고 말을 덧붙인다.
솔직히 길고양이들 중에도 예쁜 암컷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같이 집에만 틀어박혀있는 암컷 집고양이를 어떤 수컷 길고양이들이 좋아하겠어? 안 그래?
/ 맞아요. 사실 저도 계속 저도 모르게 인간 형식으로 글을 쓰게 되어서... 생각보다 되게 어렵네요, 고양이 관점. ㅋㅋㅋㅋㅋ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중에 도서관 가서 한번 빌려 읽어봐야겠어요. 어째 건우주랑 잡담하면 하고싶은게 마구마구 생겨나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그, 그런데 매의 눈으로 제 글 하나하나를 체크한다니! 그런건 무섭다구요! 저는 건우주께 위험요소가 될만한 것을 적지 않아요! 저는 결백합니다!!
그나저나 로켓단은 여전히 피카츄를 노리고있군요. 열기구도 만들 실력이면 그냥 딴 직업을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텐데. ㅋㅋㅋㅋㅋㅋ 이슬이는 둘째 치고 지우를 좋아하고 키스까지 한 애도 안 이어질 정도면 어쩌면 지우는 정말로 피카츄랑 결혼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진지) 전기 타입 지우는 파치리스도 생각해봤는데 뭔가 피카츄가 더 어울릴 것 같아서요! ㅎㅎㅎㅎ
으윽... 그나저나 경계모드를 풀어도 왠지 찜찜한 기분이예요... 기분좋은 미소와 사악한 미소가 똑같잖아요, 건우주!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어째서 기분이 좋으신거죠?! ㅋㅋㅋㅋㅋㅋ 아, 맞아요. 머플러! 걔도 좋아했어요. 제 기억에도 리본과 머플러가 인기를 양분했었답니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가끔 몇몇 애들이 미니미니를 외쳤었죠.
사실 밖에 데려가달라고 부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답니다. 아무리 집고양이라고는 해도 자유로운 길고양이들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조금은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리고 뮤지니아스 멤버 고양이들과 지우 고양이... 세상에! 귀여워요!! 보고싶어요, 귀여운 아이들!! (기대)
네, 무리는 하지 않을게요. ㅎㅎㅎㅎ 어차피 무리를 하려고 해도 잠들어버리니까 할수가 없답니다. 그런데... 뭐죠? 진짜 왜 이렇게 얌전해지셨죠, 건우주?;;; '연하에게 쓰다듬 받는 것은 조금 부끄럽다구요!!' 하고 외치시던 분이...? (동공지진) 으음... 진짜 그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귀여우시니까 됐어요! 아이, 예뻐요, 예뻐~ 착해요! ㅎㅎㅎㅎㅎㅎ (꼬옥) (쓰담쓰담쓰담) -
898 건우-주아 (25457E+54) 2016. 12. 14. 오후 11:04:41집에서 인간들이 모든것을 제공해주는 삶. 그것은 행복한 삶일지는 잘 모른다. 그냥 내가 자유를 추구하고 동료들과 살면서 돌아다니는것처럼, 집에서 인간들과 사는 이들은 집에서 인간들과 살면서 느끼는 행복이나 즐거움이 있을테니, 우열을 가릴 마음은 없었다. 그냥 적어도 나는 인간들과 사는것보다는 자유롭게 동료들과 사는게 더 즐거웠다. 풍족하지 못하지만 상당히 재밌고, 전부 하나같이 친하니까. 무엇보다 나를 상당히 반겨주고 기다려주니까. 내가 돌아갈 수 있다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길에서 지내는 생활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역시 인간과 같이 사는 삶은 인간이 없으면 혼자 보내는 경우가 많을테니, 주아는 분명히 심심할거라고 나는 판단하고 확신했다. 그렇기에 주아에게 인간에게 말해서 같은 동족과 같이 살아보는 것은 어떻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나처럼 혀로 앞발을 햝으면서 털을 정리하던 주아는 그 행동을 멈추고 나를 바라봤다. 꼬리를 작게 살랑살랑거리던 주아는 이내 내 말에 대한 답을 했다.
자신은 평소에 내가 오기 전에는 햇볕을 쬐거나, 낮잠을 자면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 그리고 내 제안은 안될 것 같다는 것. 인간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오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사라지면 인간들이 슬퍼할테고 그런 모습은 절대로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을 말해왔다. 딱히 떠나라고 말은 한적이 없지만, 주아는 그렇게 받아들인걸까? 이어 나와의 시간이 이제는 설레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면서 고맙다고 답해왔다. 이어 몸을 쭈욱 늘려 기지개를 켜더니, 멋진 수컷들이 자신과 살고 싶어할 이유가 없다고 말을 덧붙였다.
다른것은 다 납득하지만 마지막 말만큼은 이해하기 힘들어서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리고 빤히 주아의 모습을 바라봤다. 인간이 해준 것으로 추청되는 저 붉은 리본은 일단 치우고, 털에 윤기도 가득하고 눈도 예쁘고 크기도 적당하고, 귀엽기도 귀엽고, 예쁘기도 예쁜데 왜 수컷들이 주아와 같이 살기 싫다는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머리가 나쁜걸까? 아니면 내 눈이 이상한걸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계속해서 머리로 생각해봤지만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주아에게 직접 물어봤다.
"왜 같이 안 산다는거야? 넌 정말로 귀엽고 예쁜데? 너 색시로 삼고 싶다는 수컷은 엄청나게 많을걸? 적어도 내가 볼땐 그래. 진짜 예쁘고 귀여워. 너는.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져도 돼. 주아야. 다른 것은 다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만큼은 납득도, 이해도 힘들어. 조금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애초에 주아를 예쁘게 보지 않는 이들은 얼마나 눈이 높은 동족인걸까? 그런 동족은 찾기 힘들어. 주아 정도면 상당히 예쁘고 아름다운 색시감이지. 그것보다 인간에게 말을 전할 수 없다는것은 역시 좀 슬픈 일이었다. 그럼 앞으로도 주아는 계속해서 내가 올때까지 혼자서 시간을 보내야하는거니까. 나와 만나는 것이 즐겁고 설레고 좋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혼자 있는 것은 외로우니까.
그래서 나는 잠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고민을 해봤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배를 바닥에서 떼면서 일어났다.
"그래! 바로 그거야! 주아가 혼자 있으면 심심하고, 나와 있으면 즐거우면, 내가 주아와 좀 더 오래 있으면 되잖아! 왜 그 생각을 못했지? 하하하. 그럼 앞으로는 좀 더 빨리 오고 좀 더 늦게 갈게. 어차피 난 길고양이라서, 속박되지 않았으니까. 아니면 내 동료들도 여기에 데리고 올까? 사실 나 여동생이 있거든. 엄청 작은 애인데, 너하고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나와 같은 동료 고양이들에게도 주아를 소개해주면 내가 없더라도 가끔 누군가는 여기로 놀러올테고, 그럼 주아도 홀로 있는 일은 없을테니, 심심해 할 일도 없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었다. 내 동료인 그들도 분명히 좋아할테니까 큰 문제는 없었다. 굳이 문제가 있다면 딱 하나. 그것은 바로 주아의 생각이었다.
"어떻게 생각해? 네가 싫다면 억지로 하진 않을게. 너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거니까. 하지만 전부 나쁜 애들은 아니야. 전부 착하고 좋은 애들이야. 남에게 해코치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 길고양이라서 조금은 무서울지도 모르겠지만, 절대로 너에게 해 끼치는 일은 없을거야. 너의 집에 사는 인간들에게도 말이야."
만약에 주아가 싫다고 한다면 난 정말로 억지로 애들을 데리고 올 생각은 없었다. 어디까지나 주아의 의견이 중요했다. 우리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길고양이니까 다른 고양이들이 무서울 것도 없고 집고양이들이 무서울리도 없지만, 집고양이들은 얌전하게 사는 이들. 그러니까, 우리 같은 길 고양이가 무섭게 보일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저 주아가 외로워한다면 그 외로움을 달래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주아는 내가 무섭지 않아? 나는 집에서 인간들과 사는 이가 아니라 길을 돌아다니는 이인데? 전부터 궁금했는데 답해줄 수 있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고양이와 인간의 관점은 많이 다르죠. 난이도가 조금 있지만 이건 이거대로 재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와의 잡담에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게 늘어간다면 더욱 더 잡담을 많이 나눠서 이것저것 하게 만들어야겠군요! 후후후! 좋은 방향입니다. 아.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요.(끄덕끄덕) 그리고 지금도 하나하나 체크중이에요. 진짜로요.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아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경계태세합니다!! 위험요소가 될만한게 있을지 없을지..!
그리고 아무래도 로켓단은 그래야 로켓단이니까요. 안 그래요? 그리고 피카츄 결혼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나쁘지 않을지도요! 피카츄가 정처라는 말도 많잖아요? 물론 지우도 피카츄도 둘 다 남자지만..남X남 커플도 존재하는 법이니까요!(진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왜 기분이 좋은지는 모르셔도 됩니다. 네. 모르셔도 된다구요! ㅎㅎㅎㅎㅎㅎㅎㅎ(씨익) 그리고 미니미니! 기억나네요! 아. 미니미니도 엄청 귀여웠는데!! 그래도 전 역시 머플러가 좋았답니다. 리본도 귀엽긴 했죠. 뭔가 한번씩 보면 햄토리에게 푹 빠져서는 질투하는 모습도 있고..대장만 불쌍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
자. 자. 그리고 저를 쓰다듬는게 그렇게 좋으세요? 꼬옥 안으시고..? 후후후후.. 이제는 반격차례입니다.(벽치기 쾅!) 이렇게 근접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아주. 자. 이제부터는 반격 받으시죠. 자. 이제 어떻게 해볼까? 후후후후후후...(씨익)
그리고 내일이 수족관 가는 날이네요. 네. 가는거 확정되었습니다! 고로 아침에 기차를 타고 갈 것 같아요. 가서 예쁜 사진, 멋진 사진 많이 찍어오겠습니다! 주아주가 좋아하는 수달은 꼭 찍어오도록 할게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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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9 주아 - 건우 (99544E+55) 2016. 12. 15. 오후 12:02:37건우가 자신에게 물은 질문과 제안. 자신의 외로움과 심심함을 꿰뚫는 듯한 건우의 말에, 혀로 앞발을 핥으며 털을 정리하던 것을 멈추고 그를 바라본다.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솔직하게 '사실 엄청 외로워.' 하고 대답해야할까? 아니면 거짓말로 '혼자 있어도 괜찮아.' 하고 대답해야할까?
건우의 제안대로 자신이 동족과 살려면 아마도 지금의 이 집은 떠나야할 것이다. 엄마도, 아빠도, 애완동물은 하나로 충분하다고 했으니. '애완동물'이 무슨 뜻인진 잘 모르겠지만 아마 나같은 고양이를 말하는거겠지? 그러면 내가 외롭지 않게 친구들이랑 살려면 이 집을 떠나야할거야.
...그렇지만... 그건 싫어. 비록 고양이가 아니라 인간이라고 해도 엄마도, 아빠도, 성희도 이제는 내 가족이란 말야. 내가 처음 눈을 떴을 때 보이던 건 구멍 뚫린 투명한 상자 속에 웅크려있던 나와, 그런 나를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던 인간들이었으니까, 나를 낳아준 엄마는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결국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꼬리를 작게 살랑거리다가 이내 입을 열어 건우의 제안은 안될 것 같다고 대답한다. 응. 조금 외롭긴 해도 우리 가족들이 슬퍼하는 것은 보고싶지 않거든. 애초에 서로 다른 종족이니 말도 통하지 않고 말야. 그리고 이제는 그리 외롭지 않아. 건우, 네가 나랑 친구가 되어줬으니까.
몸을 늘려 쭈욱 기지개를 켜며 게다가 멋진 수컷들이 자신과 살고싶어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이자 건우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자신을 빤히 바라본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자신에게 다른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그것은 납득도, 이해도 힘들다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얘기한다. 건우의 말에 조금 고민하며 귀만 쫑긋쫑긋거리다 이내 입을 연다.
"으음... 그야 창문 밖에 보이는 길고양이들 중에도 예쁜 암컷들은 많으니까. 황갈색 얼룩이 되게 예쁜 암컷도 있었고, 자세나 걷는 걸음걸이가 우아한 암컷도 있었어. 그런데 그런 암컷 길고양이들을 내버려두고 굳이 나같은 집고양이를 어떤 수컷이 색시로 삼으려고 할까, 싶어서. 그래도 건우, 네가 그렇게 말해준다면 조금쯤은 자신감 가져볼까?"
야옹야옹, 가볍게 장난치듯 울음소리를 내며 건우에게 밝게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고개를 올려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본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 따뜻한 햇살. 역시 건우랑 함께 놀 때는 언제나 이렇게 날씨가 좋구나.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가 옆에서 잠시 말없이 무언가를 고민하던 건우가 이내 바닥에서 배를 떼며 일어나자, 순간 놀라 그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저와 있어서 즐거우면 앞으로는 좀 더 빨리 오고 좀 더 늦게 가겠다며 가볍게 웃던 건우는 이어 저의 동료들도 데리고 올지를 물어보고 여동생도 있다고 덧붙어 얘기한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자신에게 생긋 웃어보이던 건우는 어떻게 생각하냐며, 자신이 싫다면 억지로 하진 않겠다고 확실하게 얘기한다. 건우를 바라보다가 다시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는 웃으며 입을 연다.
"너의 친구들이라면 당연히 나쁜 애들이 아닐거라고 생각해, 건우야. 너도 이렇게 착하고 좋은 아이니까 네 친구들도 당연히 착하고 좋은 아이들일거야. 그러니까 나는 좋아! 어차피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무도 집에 안 돌아오거든. 그 시간들에는 괜찮을거야. 나도 네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거든. 다들 멋진 친구들이겠지? 게다가 나, 너에게 여동생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거든. 그 아이도 보고싶어! 언제나 신경 써줘서 고마워, 건우야."
물론 길고양이들은 조금 무섭기는 했다. 집에서 가만히 앉아 창문 밖을 바라보면 보이는 길고양이들 중에는 험상궂게 생긴 고양이도 있었고, 험악한 분위기를 풍기는 고양이들도 있었으니까. 가끔 들리는 고양이들이 싸우는 캬옹, 하는 소리에 괜히 자신이 더 깜짝 놀라 상자 속에 재빨리 숨어버리는 일도 잦았다.
그렇지만 건우는 그런 길고양이들이랑은 다르니까. 건우의 친구들도 분명 건우처럼 좋은 아이들이겠지? 건우의 여동생은 또 어떻게 생겼을까? 건우가 검은색이니까... 그 아이도 검은색 아이일까? 혹시 네 발만 하얀 검은 고양이일까? 아니면 아예 다른 색일까? 어느 쪽이든 분명 귀엽게 생겼겠지?
머릿속으로 건우의 여동생을 나름대로 상상해보다가 건우가 다시 입을 열어 자신에게 질문하자 건우를 바라본다. 이번의 질문은 바로, 저가 무섭지 않냐는 것. 꼬리를 작게 살랑거리며, 귀를 쫑긋거리며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방긋 웃는다.
"응. 무섭지 않아. 처음 봤을 때부터 무섭지 않았어, 건우는. 솔직히 다른 길고양이들은 무서워서 움츠러들거나 도망치곤 해. 그렇지만 건우는 내 울음소리를 듣고는 나를 보러 와줬었잖아? 건우는 눈빛이 험상궂지 않아. 너랑 처음 눈이 마주쳤을 때, 뭔가 고양이의 감이 왔어. 저 아이는 좋은 아이라고. 그리고 건우는 가끔씩 길을 돌아다니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잖아?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아. 아무래도 나는 나갈 수 없으니까 건우, 너의 이야기로 상상해보고는 하거든. 그런데 그런 너를 어떻게 무서워하겠어? 안 그래?"
/ 확실히 고양이와 인간의 관점은 차이가 있죠. 덕분에 지금까지 썼던 답레 중 제일 난이도가 높다고 생각하지만 나름의 재미가 있으니까요! 그, 그런데 어째서 그게 좋은 방향인거죠?! 하고싶은게 늘어가도 직접 하지않으면 소용이 없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수가 없는걸요, 그 고개의 끄덕임도! ㅋㅋㅋㅋㅋㅋ 으음... 그런데 하나하나 체크 중이란 것은 진짜 무섭네요... 그렇지만 위험요소가 될만한 걸 저는 가지고 있지 않다구요? 그러니 안심하세요! ㅋㅋㅋㅋㅋㅋ (장난감 폭탄 꺼내기)
그리고 확실히 그래야지 로켓단이 완성되는 느낌이긴 하죠. 피카츄를 노리는 귀염둥이 악당! 네, 남X남 커플도 엄연히 존재하니 지우와 피카츄도 그럴지도 몰라요! 사실 지우가 정말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피카츄일테니까요. ㅋㅋㅋㅋㅋㅋ (진지)
으음... 그런데 진짜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보이시는거죠? 오늘 수족관에 가는 날이니 설레서 그러신 걸까요? (갸웃) 그리고 미니미니도 정말 귀여웠죠! 움직이는 푸딩같았어요. ㅋㅋㅋㅋㅋㅋ 리본도 생각해보면 질투심 꽤 심했던 것 같고... 여러모로 대장이 불쌍했죠. 이름만 대장이었던 대장... ㅠㅠㅠ
그리고 당연히 건우주를 쓰다듬는 것은 좋죠! 되게 귀여우시니까요! ㅎㅎㅎㅎ 그런데... 반격?! 벽치기?! (///) (동공지진) 야, 얌전히 쓰다듬을 받으셨던 게 제가 근접하는 것을 기다리기 위해서였던 건가요?! (늦은 깨달음) 으아아... 또다시 건우주에게서 수상한 웃음이 보여요... 이제 어, 어떻게 하실거죠, 저를...? (바들바들) (고양이 눈빛)
그리고 오늘 수족관에 정말로 가시는군요! 축하해요!! (짝짝짝) 음... 아침에 기차를 타고 가신댔으니까 지금쯤이면 벌써 즐기고 계시겠죠? 잘 놀고, 잘 즐기다 오세요! 날씨 추울수도 있으니까 꼭 몸 따뜻하게 하고 계시구요. 귀여운 동물들로 마음껏 힐링하고 오셔야 해요? 알았죠? 그럼 건우주의 사진, 기대하고 있을게요. ㅎㅎㅎㅎㅎ 나중에 봐요!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
900 건우주 (37485E+61) 2016. 12. 15. 오후 1: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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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 주아주 (21701E+59) 2016. 12. 15. 오후 6:42:02우와, 말 그대로 겨울 바다네요. 새파란 바다랑 새파란 하늘이 진짜 시원해보여요! 후후, 이렇게 사진을 보니까 뭔가 저도 해운대로 여행간 것 같은 기분이네요. ㅎㅎㅎㅎ 점심은 맛있는 거 드셨나요? 지금은 저녁을 드실 시간인데... 이번에는 먹을 곳을 쉽게 찾으셨나요?
사실 이따 밤에 나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밖이 너무 추워서 친구랑 합의 끝에 시간을 앞당겨 낮에 놀고 지금 돌아왔답니다. ㅋㅋㅋㅋㅋㅋ 낮은 그나마 괜찮았는데 저녁 때가 되니 역시 춥네요. 건우주는 따뜻하게 하고 가셨을까요? 어째 질문만 쌓이는 것 같네요. ㅎㅎㅎㅎㅎ 아무튼, 즐겁게 즐기시고 몸 조심히 다녀오세요, 건우주! -
902 건우주 (22759E+55) 2016. 12. 15. 오후 7: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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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3 주아주 (21701E+59) 2016. 12. 15. 오후 7:35:11저녁으로 롯데리아 세트를 드셨군요. 좀 더 몸에 좋은 것을 드셨으면 좋았을텐데 기차 시간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지요. 답레는 괜찮답니다! 당연히 오늘은 푹 쉬셔야죠, 건우주. 오늘은 건우주의 힐링의 날이니까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사진! (두근두근)
지금 집에 돌아가고 있으시다면... 밤 즈음에 도착하시겠네요? 돌아가셔서 따끈하게 몸 녹이며 푹 쉬세요, 건우주. 맞아요, 요즘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밤은 도저히 안될 것 같더라구요. ㅎㅎㅎ (쓰담 받기) 건우주도 따뜻하게 입으셨다면 다행이예요!
그나저나 펭귄!! 세상에, 너무 귀엽잖아요!! 뭔가 표정도 새초롬해보이고 수영하는 날갯짓도 귀엽고! 오늘 아마 건우주를 위해서 되게 활발하게 수영한 거 아닐까요? ㅎㅎㅎㅎ 오랜만에 실력 좀 뽐내보려구요. -
904 건우주 (35183E+58) 2016. 12. 15. 오후 9:14:47건우주가 집에 도착했습니다. 여러모로 기차를 타고 쭉 달리는 것은 영 피곤한 일이네요. 그래서 정말로 죄송하지만, 진짜로 죄송하지만 답레는 내일 드리겠습니다.(눈물) 최대한 빠르게 드리도록 할게요. 주아주에게 보여줄 사진도 말이죠.
수달 사진도 찍어왔답니다! 그런데 수달이 너무 움직여서 깔끔하게는 못 찍었고..조금..(흐릿) 아무튼 찍긴 찍었습니다. 그 이외의 다른 것들도 많이 찍었답니다. 한 장, 한 장 올려볼게요. 수족관을 가본적이 없다는 주아주를 위해서 특별히 엄선해봤습니다....라고 하기도 조금 힘든게 막판에 배터리가 다 되어서 사진을 찍을수가 없었기에.. 마지막 부분은 조금 아쉽게 되었답니다. 마지막에 수중터널...큭! 그걸 찍었어야했는데! 하필 배터리가...!!
아무튼 그런 느낌으로 건우주는 지금 집에 막 돌아왔습니다. 내일 또 뵙도록 할게요! 그리고 펭귄..마음에 들어해서 정말로 다행이에요! 아니. 진짜 도착하자마자 단체로 수영을 하고 있어서 엄청 놀랐답니다. 보통 펭귄들은 위에서 잘 안 내려오거든요. 그런데 단체로 수영을 하고 있으니.. 오는걸 알고 기다린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
905 주아주 (21701E+59) 2016. 12. 15. 오후 10:00:05무사히 잘 도착하신 것 같아 다행이예요. 기차를 오래 타면 정말로 힘들긴 하죠. 장기간 앉아있는 거니까요. 답레도, 사진도 괜찮다구요. ㅎㅎㅎㅎ (눈물 닦아주기) 피곤할 땐 푹 쉬셔야 하니까요.
수달 사진!! 사실 움직이는 동물들을 예쁘게 찍는 것은 엄청 어렵긴 하죠. 그래도 찍어주셨다니! (기대) 그 외에 다른 것들도 기대하고 있어야겠네요. 처음 경험하는 수족관이니까요! 마지막에 수중터널... 건우와 주아가 지났던 곳이죠? 음, 솔직히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배터리가 다 되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요. ㅎㅎㅎ 그래도 다른 것들을 많이 찍어주셔서 정말로 고마워요, 건우주!
그리고 펭귄을 마음에 안들어할리가 없잖아요? 저렇게 귀여운걸요! 어쩌면 정말로 건우주가 오는 걸 알고 다같이 수영한 거 아닐까요? 제대로 잘 보고 오셨겠네요! 부러워라... 아무튼, 이제 푹 쉬세요, 건우주. 오늘은 평소보다도 좀 더 일찍 주무시구요. ㅋㅋㅋㅋㅋ 알았죠? 그러면 내일 봐요! :) -
906 건우-주아 (41039E+57) 2016. 12. 16. 오후 1:05:26"다른 길고양이들은 무섭지만, 나는 무섭지 않은거야? 정말로? 왠지 기분 좋은데? 하지만 다른 길고양이라고 해서 다 무섭고 그러진 않아. 그저 인간들과 사는게 아니라 야생에서 살아가니까 자연스럽게 살아남기 위해서 그런 분위기를 가지게 되는거지. 실제로 말 걸어보면 좋은 이들도 많아. 물론, 심술궂고 나쁜 이들도 있긴 하지만 그건 인간들과 사는 동족이라고 해도 별 차이는 없을걸? 아무튼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언제 기회가 되면 다른 애들도 데리고 올게. 기왕이면 많이 많이 친해지는게 최고니까. 특히 혜린이와 지우는 같은 암컷이니까 더 친하게 지낼수 있을지도 모르거든. 아. 혜린이는 내 동료 중 하나고 지우는 내 동생의 이름이야. 다른 애들은 몰라도, 이 둘만큼은 꼭 한번 데리고 올게."
내가 무섭지 않다면서, 꼬리를 작게 살랑이며 방긋 웃는 주아의 모습에 나 역시도 방긋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무래도 인간들과 사는 애들은 좀 순한 편이다보니, 나처럼 밖에서 사는 이들을 험악하게 생각한다거나, 무섭게 생각한다거나 그러진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주아도 비슷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무섭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인간들과 사는 동족이라서 인간들과 살지 않고 따로 사는 나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난 주아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 친구가 나를 무섭게, 험악하게 본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이 또 있을까? 그런데 그게 아니라고 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나도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었다. 길게 뻗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니, 태양빛에 더욱 더 노출되면서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작게 갸르릉, 갸르릉 소리를 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건데, 인간들과 살면 어떤 느낌이야? 인간들이랑 놀면 재미있어? 여담이지만 인간들은 정말로 신기해. 왠지 거대하기만 하고, 몸도 둔하고, 사냥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들 같은데. 그래도 먹을 것은 잘 먹는 것 같아서 신기해. 인간들은 어떻게 사냥을 하지 않고도 죽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는걸까? 그것도 모자라서, 우리들에게도 먹을 것을 나눠주잖아. 우리만은 모르는 사냥기술이라도 있는걸까?"
인간들을 관찰하다보면, 정말로 신기한 생물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우리는 밥을 먹기 위해서 사냥을 하거나, 돌아다니거나 하면서 식량을 찾아야 겨우겨우 밥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인간들은 딱히 그런 모습이 없다. 사냥하는 모습을 난 한번도 본 적이 없고, 음식을 찾으러 여기저기러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본 적도 없다. 하지만 인간들은 전혀 굶어죽지 않고 잘만 먹고 살고 있으며, 주아 같은 이에게는 방금 전에 나와 주아가 나눠먹었던 간식을 주기도 한다.
대체 어떻게 해야 사냥을 하지 않고도 그렇게 밥을 먹을 수 있는지 정말로 궁금했다. 그래서 나는 인간이 정말로 신기했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해야 그럴 수 있는지도 배우고 싶었다. 만약 그 기술을 안다면, 우리들도 힘겹게 식량을 모을 필요 없이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을테니까.
그래서 나는 그 사실을 주아에게 물어보았다. 어쩌면 주아라면 알지도 모르니까. 인간과 같이 살고 있는 동족이니까 인간을 나보다는 많이 알테니까.
질문을 끝낸 후에 나는 몸을 쫘악 펼친 후에 배를 바닥에서 떼고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좀 더 주아에게 다가가서 그 옆에 다시 자리를 잡고서 배를 깔고 누웠다. 킁킁. 우리들과는 다르게 주아의 몸에선 좋은 향이 났다. 이것도 인간들과 살고 있는 동족들의 특징 중 하나다. 그 향이 정말로 신기하고 기분이 좋아서 조용히 맡아보다가, 눈을 감았다.
"자유만 확실하게 보장된다면 나도 인간들이랑 살아보고 싶어. 하지만 자유가 없으니까 인간들과 살 순 없을거야. 그러니까 주아, 너도 인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어. 개인적으로 궁금한게 많거든. 나도 길의 이야기를 많이 해줄게.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볼까? 아. 맞아. 맞아. 나, 동료들과 함께 고양이 합창단을 만들어보려고 생각중이야. 노래 부르는 느낌으로."
야~옹, 야~옹, 야~옹. 이런 느낌의 울음소리를 내면서 밝은 느낌의 노래를 살짝 불러봤다. 정말로 가볍고 가벼운 노래였기에, 그렇게 오래 가진 않았다. 그냥 어디까지나 밝고 즐거운 느낌만 전달하는 느낌의 울음소리였다.
그런 울음소리를 내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나는 고개를 들어 벽 너머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평화롭고 조용한 하루가 오늘도 시작되려는게 느껴졌다.
"혹시 주아는, 인간들이 타고 다니는 커다란 거 알아? 인간들은 '자동차'라고 부르는 것 같던데."
//오늘도 좋은 오후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의 사진은 주아주가 정말로 좋아하던 수달의 사진. 네. 화질이 좋진 않습니다. 수달들이 너무 활발하게 뛰어놀고 자꾸 뒤쪽에 있어서 사진 찍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나마 잘 나온 사진이에요. 정말 어제는 왜 이리도 동물들이 활발하던지. 먹이를 먹는 모습을 찍어보고 싶었지만 제가 도착하기 30분전에 이미 쇼가 끝나있어서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는 모습은 찍지 못했답니다.
수중터널은 네. 건우와 주아가 지났던 곳 맞아요. 거기가 진짜 아름답거든요. 막 옆에 상어가 돌아다니고, 가오리도 헤험치고, 산호초도 있고, 예쁜 물고기들도 많고.. 그걸 찍어보고 싶었는데 실패했답니다.(눈물) 제 핸드폰 배터리는 일체화라서...8w8...
펭귄은 정말로 가까이에 있었기에 진짜 많이 찍을 수 있었답니다. 그 와중에 새끼 펭귄도 있던데 새끼 펭귄은 모습이 오리에 가까워서 왜 오리가 여기에 있나 하면서 신기하게도 생각했고요.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랜만에 수족관에 가니까 기분은 정말로 좋았답니다.
그리고 아직 벽치기 당하는 중이라는 것은 알고 있죠? 음. 어떻게 할까요? 지금 이 순간 바들바들 떨면서 고양이 눈빛을 하고 있는 주아주에게 말이죠. 너무 귀여워서 더 짓궂어질 것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그윽하게 바라보면서 천천히 생각해볼까요? 아. 눈을 감아도 소용없어요. 벽치기 당한 상태라는 것은 변함없으니까요. 아무튼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 되길 바랄게요! 주아주! -
907 주아 - 건우 (645E+58) 2016. 12. 16. 오후 4:52:55"물론 모든 길고양이들이 다 무서울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아무래도 우리랑 달리 야생에서 살아가려고 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을거기도 하고. 확실히 네 말대로 우리같은 집고양이들 중에서도 심술궂고 나쁜 애들은 종종 있거든. 자기 혼자만 맛있는걸 먹으려고 한다거나, 텃세를 부린다거나 하면서 말야."
야옹, 가볍게 울며 예전에 종종 보곤 했던 성희의 친구들이 데려온 얼룩무늬 고양이를 떠올려본다. 그 아이는... 성격이 엄청 까탈스러웠지. 덕분에 조금 힘들었지만 말야. 같이 놀다가도 뭐가 그리 마음에 안드는지 이빨을 드러내기도 하고...
머릿속에 떠오른 그다지 좋지 않았던 기억을 애써 억누르며 고개를 작게 설레설레 젓는다. 그리고는 대신 밝은 목소리를 내며 이어서 입을 연다.
"그리고 혜린이랑 지우라고 했지? 왠지 그 둘 다 엄청 예쁘고 귀여울 것 같아! 꼭 만나고 싶어. 나는 고양이 친구들이 많이 없거든. 그래서 고양이 친구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어. 건우, 네 친구들이라면 분명 다들 엄청 착할거야. 너도 엄청 착하고 좋은 친구니까 말야."
기분좋은 듯이 갸르릉, 소리를 내며 방긋 웃는다. 혜린이라. 혜린이는 또 어떤 고양이일까? 나처럼 암컷 고양이라고 했으니까... 나처럼 하얀색일까? 아니면 건우처럼 검은색? 그것도 아니면 얼룩무늬?
커져가는 궁금증에 빨리 만나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분이 좋은지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미소를 짓는 건우를 바라본다. 내리쬐는 따스한 햇빛. 저의 몸 위로 쏟아지는 그 따뜻함에 기분이 더 좋아졌는지, 건우는 작게 갸르릉 소리를 낸다.
건우의 그 소리에 자신도 괜히 기분이 좋아져 다시 또 앞발을 들어 혀로 할짝이며 털 정리를 하던 중, 건우가 자신에게 질문을 하자 그 동작을 멈추고 그를 바라본다. 이번의 질문은 인간들에 대한 것. 아무래도 집고양이인 자신이 길고양이인 건우보다 인간들과 더 가까웠기에, 건우는 인간들에 대해 궁금했던 것을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 같았다. 잠시 뭐라고 대답할까, 고민하다가 이내 서서히 입을 연다.
"어떤 느낌이냐면... 사랑받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가만히 있어도 때가 되면 밥을 챙겨주고, 가끔씩은 '장난감'이라고 하던가? 아무튼 그런걸 흔들며 놀아주기도 하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길로 내 머리에서 등, 등에서 꼬리부근까지 쓰다듬어주기도 해. 또, 내 이름을 부르며 뭐라고 웅얼웅얼 말하는데 아마도 '사랑해' 같은 말일거야. 아무튼 그런 말을 해주기도 하고. 물론 나를 이렇게 혼자 내버려둘 때도 많고, 가끔씩은 너무 귀찮게 굴 때도 있지만... 그래도 '가족'이라는 게 있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 서로 말은 안 통해도 제법 따뜻하고 즐겁거든."
길고양이인 건우는 잘 모를법한 '인간들과 사는 느낌'. 자유를 포기한 대가로 얻게 된 사랑받는 느낌을 최대한 자세하게 그에게 설명한다. 그리고 이어진 그의 질문에 다시 또 대답을 한다.
"그리고 인간들이 신기한건 맞아. 몸도 크고, 몸놀림도 둔하고, 사냥도 안해. 그런데 뭐였지? '회사'였나? 아무튼 그런 곳에 엄마랑 아빠가 다닌댔어. 가기 정말 싫어하시던데 거길 안 가면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셨거든. 아마 거기서 음식을 나눠주는 것 같아. 나도 집을 벗어나 거길 가본적은 없으니 잘은 모르겠지만 말야."
귀를 살짝 쫑긋거리며 나름대로 추측한 내용을 건우에게 얘기한다. 회사라는 곳은 음식물을 쌓아놓는 곳임이 분명해. 막막 고양이들의 먹이까지 쌓아놓는 곳 말야. 그렇지만 음식만을 나눠주는 거면 엄마, 아빠가 왜 그렇게 일찍 나갔다가 왜 그렇게 늦게 오는거지? 더 일찍 올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아니면 받는 순서가 있는건가?
건우의 질문에 대답을 하자 또다른 궁금증이 마구 떠오르지만 확인할 길이 없어 그냥 고개만 갸웃한다. 한편, 건수는 몸을 쫘악 펼치며 배를 바닥에서 떼고 다시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는 좀 더 자신에게로 다가와서 그 옆에 배를 깔고 눕는다. 자신의 몸에서 나는 향기를 조용히 맡으며 눈을 감는 그를 바라보며 작게 야옹, 하고 미소짓다가 똑같이 그의 옆에 배를 깔고 눕는다.
자신도 인간에 대해서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건우는 이어서 동료들과 고양이 합창단을 만들어보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힌다. 야~옹, 하는 울음소리로 밝은 느낌의 노래를 잠깐 부르며 건우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그의 노랫소리에 귀를 쫑긋거리며 더더욱 집중해 듣는다. 금방 끝난 짧은 노래에 살짝 아쉬움을 느끼며 입을 연다.
"나도 네가 원한다면 인간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줄게. 특히 성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간이거든. 그리고 고양이 합창단, 진짜 좋은 생각인 것 같아! 건우, 너의 울음소리는 정말로 듣기 좋거든. 혹시 합창단이 완성되면 나한테도 꼭 들려줘야해?"
꼭 합창단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들어 벽 너머의 풍경을 바라보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시선을 옮긴다. 그리고 또다시 이어지는 그의 궁금증에 기억을 더듬으며 대답한다.
"응, 알아. '자동차'... 많이 들어봤어. 창문 밖을 가만히 보면 맨날 그것들이 쌩쌩 달리거든. 개인적으로는 무서워하는 편이야. 길고양이 애들이 그것에 다칠뻔한 것을 많이 봤거든... 그런데 가끔씩 보면 길고양이 애들은 멈춰있는 자동차 아래에서 쉬기도 하던데, 건우는 자동차가 무섭지 않아?"
/ 좋은 오후예요, 건우주. 그리고 수달!! 우리 귀여운 수달은 화질이 좋지 않아도 귀엽군요! 뛰어노는 모습도 보고 싶었는데... 그래도 저 사진도 충분히 예쁘게 잘 나왔으니까요. ㅎㅎㅎㅎ 먹이를 먹으려 두 손을 번쩍 들고있는 모습은 예전에 건우주께서 올려주신 동영상으로 즐겨야겠어요. 그리고 어제 동물들이 엄청나게 활발했다라. 어제 유난히 기분이 좋았나봐요, 다들!
그나저나 수중터널... 말만 들어도 되게 예쁠 것 같아요! 상어에, 가오리에, 산호초에, 예쁜 물고기에... 하지만 일체화 배터리라면 확실히 배터리가 다 되었을 때 사진 찍기 힘들죠. 괜찮아요, 건우주. 울지 마세요. (눈물 닦아주기) (토닥토닥) 비록 사진은 못 찍었어도 예쁜 풍경을 직접 눈으로 보셨잖아요? 그러면 된거예요! ㅎㅎㅎㅎ
그런데 새끼 펭귄의 모습이 오리에 가깝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처음 알게 된 사실이네요, 그거. 상상해보니까 뭔가 되게 웃긴데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엄청 귀여웠을 것 같아요! 오랜만에 수족관 가서 잘 힐링하신 것 같아 다행이예요.
그, 그리고 벽치기... 귀엽지 않다구요, 저! 그런데 더 짓궂어진다니! (동공지진) 그, 그윽한 눈빛은 버티기 힘들다구요... (시선회피) 눈을 감아도 소용없다니! 그렇다면... (양손으로 얼굴 가리기) 자, 어떤가요! 이러면 보이지 않으니까 당당해질 수 있다구요. 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어떻게 하실건가요, 건우주? (당당) 그리고 이미 저녁 때가 다가오고는 있지만... 아무튼 건우주께서도 남은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가 되길 바랄게요! -
908 건우-주아 (41039E+57) 2016. 12. 16. 오후 7:23:01주아가 말하는 인간들의 느낌에 대해서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들었다.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는지 주아는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나에게 보였다. 하지만 어떻게든 알아듣기 좋도록 설명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가족'의 느낌인 듯 했다. 서로 챙겨주고, 사랑하고 신경써주고, 말이 안 통하지만 그래도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 적어도 주아의 말을 이용하자면 인간들은 이미 주아에게 있어서 가족인 모양이었다.
어째서 종족이 다른 인간과 우리가 가족이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인간과 같이 살고 있는 주아가 그렇게 말을 하면 그런거라고 납득했다. 물론 내가 아는 동족 중에는 인간들에게 버려져서 인간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우리들도 전부 성격이 다르니, 인간들이라고 해서 다르진 않을 것이다. 인간들 중에서도 착한 인간이 있고 나쁜 인간이 있겠지. 실제로 나만 해도 빗자루를 들고 쫓아내려고 달려드는 인간도 봤지만, 배고플테니 먹으라고 우유와 사료? 그런 것을 나눠주는 인간도 있었다. 그런걸로 생각해보면, 주아와 같이 사는 인간들은 좋은 부류로 봐도 될 것이다. 그 점이 너무나 안심이 되어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같이 사는 이가 악독하고 나쁘면 힘들잖아.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여기서 주아를 데리고 우리들의 아지트로 데려갈 생각이었다. 인간이 아무리 덩치가 크다고는 해도 우리들에게 함부로 대할 권리는 없으니까.
"인간들이 제대로 사랑해주는 모양이구나. 다행인걸? 동족들 중에서는 인간들에게 학대받고 버려진 이들도 있는데 너는 그러지 않을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야. 인간들 중에는 나쁜 인간들도 있어서 우리를 가지고 노는 이도 있다고 하거든. 그렇게 버려진 동족들은 전부 상처받아서 어딘가로 끌려가기도 하고, 혹은 계속 인간들을 저주하고 욕하기도 해서 솔직히 인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착한 인간도 있는거겠지? 그건 그렇고 음식을 나눠줘? 그 '회사'라는 곳은 어디에 있는거야?"
회사? 그건 또 뭐하는 공간이지? 아무래도 주아의 말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사냥을 하지 않아도 음식을 나눠주는 곳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나에게 신으로서 전달되었고 내 두 눈을 반짝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대체 그 '회사'라는 곳은 뭐인걸까? 거기엔 아주 큰 대장 인간이 있는걸까? 그 대장 인간이 엄청나게 사냥을 잘해서 사냥을 하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먹이를 나눠주는걸까?
그것도 모자라서 고양이 먹이까지 나눠주다니. 그 '회사'는 틀림없이 신임이 분명했다. 동료들에게 돌아가면 '회사'라는 곳을 찾아가서 우리도 먹이를 좀 얻어오자고 말해야지. 단체로 가면 더 많이 받아올 수 있을거야. 인간들도 받아오는데 우리라고 못 줄 것도 없잖아? 거기다가 우리들의 식량도 나눠주는 모양이니까. 신이 쪼잔할리가 없어. 설마 인간에게만 식량을 줄리가 없잖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야옹, 야옹 울음소리를 내면서 고양이 합창단 이야기를 했다. 개인적으로 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내 동료들도 노래 부르는거 좋아하니, 같이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주아는 진짜로 좋은 생각인 것 같다면서 내 울음소리를 칭찬해줬다. 혹시 완성되면 나에게도 꼭 들려달라고 말하면서.
그 말에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긋 웃었다. 애초에 주아에게도 들려줄 생각이었다. 주아는 내 친구고, 여기서만 있으니까 되게 심심할테니, 완성되면 단체로 찾아와서 합창곡을 부를 생각이었다.
"얼마든지! 완성되면 제일 먼저 여기로 다 오게 해서 불러줄게! 기대만 하고 있어. 이래보여도, 나 노래부르는거 되게 좋아해. 야~옹. 야~옹. 야야야야 야~옹. 이런 느낌으로? 후훗. 아. 그리고 자동차. 무서워. 움직일때 부딪치면 죽을수도 있으니까. 빠르기도 빠르고. 하지만 더위를 피할때는 그 밑만큼 좋은 곳도 없어. 조용하기도 하고, 인간들이 쉽게 손을 넣지도 못해. 그래서 혼자서 조용히 쉬기엔 딱 좋아."
달리는 자동차는 엄청나게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멈춰있는 자동차는 그야말로, 커다란 나무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다가 그 밑은 아주 좁은지라, 인간들이 멋대로 손을 넣지도 못한다. 그러기에, 잠깐 쉬어가는 분위기라면 그곳만큼 아늑한 곳도 없었다. 움직이기 전에 쨉싸게 나가버리면 치일 위험도 없으니까. 하지만 가끔 그 자동차로 인해서 사건이 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실은 내가 3일전 쯤에 오지 못한 적이 있었잖아. 그거. 자동차의 뒤에 있는 '트렁크'? 아무튼 그런게 있는데, 거기가 열려있어서 그 안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들어갔다가 문이 쾅 닫혔거든. 깜짝 놀라서 막 안에서 열어보려고 했는데도 잘 안 열려서 아주 먼 곳으로 가버렸어. 그렇게 먼 곳은 아니고 다른 고양이들의 구역이었지만. 아무튼 인간들이 열어주고 나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어. 정말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그래도 다시 이렇게 돌아왔으니까 다행이야. 하하하. 덕분에 너를 하루 못 만났지만 말이야. 그때 걱정 많이 했지? 미안해. 그땐 부끄러워서 제대로 설명을 못했어. 다시는 갑자기 안 오고 그런 일은 없을거야. 그때 막 내가 없어서 울었다거나 그런건 아니지? 후훗."
혹시나 걱정할까봐 장난스럽게 말을 덧붙이면서 물어보았다. 물론 설마, 내가 안 보인다고 울기야 했겠냐만.. 그래도 그때는 정말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이대로 나는 동료들과 영원히 헤어지는 줄 알고 조마조마했었다. 그렇게 먼 곳은 아니라서 하룻동안 걸어서 다시 우리들의 구역으로 돌아왔지만.. 정말로 먼 곳으로 갔다면 난 돌아오지 못했겠지. 그리고 주아와 이렇게 이야기 나누는 것도 불가능했겠지.
//사실 더 때끗하게 찍고 싶었지만... 너무 움직여서 저게 한계였답니다. 진짜 너무 빨랐어요. 찍어도 뭔가 되게 잔상이 남고, 예쁜 사진이 안 나와서..(눈물) 4마리인데 4마리가 더 뒷편에서 잘 나오지도 않고, 앞으로 나와도 금방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어서 수영하다가 갑자기 쏙 사라져버리고.. 전 수족관의 수달이 그렇게 활발한 것은 처음 봤었답니다. 막 먹이를 먹어서, 활발했던걸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보기는 좋았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이번 사진은, 음. 주아주도 기억하고 계시려나요? 전에 일상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상어 알이랍니다. 저런 생김새도 있어요. 참고로 촉감은 전에 제가 말했던걸로 딱딱하답니다. 하지만 안은 텅 비어있어서 물에 둥둥 뜨고요. 뭔가 되게 신기한 느낌이에요. 가운데가 볼록해서 누르면 쏙 들어갈 것 같지만 전혀 아니랍니다. 오히려 되게 딱딱해서 그 상태를 유지하거든요. 정말 신기해요.
그리고 새끼 펭귄의 모습도 찍혀있긴 하지만 약간 흔들려서..(눈물) 한번 올려보도록 할게요. 일단 찍은 사진 중 하나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진짜로 오리에 가까웠답니다. 다른 펭귄과는 얼굴부터가 달라요. 그리고 힐링은 제대로 성공했답니다. 하루 푹 쉬고 온 느낌이에요.
그리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라. 후후후후후. 그걸 노렸습니다. 자. 지금부터는 제가 뭘 해도 전혀 안 보이겠죠? (씨익) 자. 지금부터 주아주를 어떻게 해볼까요? ㅎㅎㅎㅎㅎ 아무튼 저녁도 맛있게 먹고 답레를 남깁니다! -
909 주아 - 건우 (645E+58) 2016. 12. 16. 오후 9:18:48자신이 인간들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자, 건우는 조용히 눈을 감고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다. 건우의 질문에 대답해주기 전, 잠시 고민했던 것이 다행히 효과가 있었는지, 건우에게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잘 전달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건우는 무슨 생각을 잠시 하더니 이내 한숨을 가볍게 내쉰다. 그러나 걱정이 아닌, 왠지 모르게 안도하는 듯한 한숨.
영문 모를 그 한숨에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바라보자, 건우는 곧 입을 열어 인간들이 제대로 사랑해주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동족들 중에는 인간들에게 학대받고 버려진 이들도 있다는 그의 설명에, 이번엔 자신이 조용히 그의 얘기를 들으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학대받고, 버려지는 고양이들. 자신도 종종 창문 밖으로 봤었다. 아무도 깨어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새벽에 몰래 상자를 갖고 나오는 인간들을. 그리고 그 상자들을 거리의 담벼락에 놓고 재빨리 사라져버리는 인간들을.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던 그 새벽. 상자 속에서 흘러나오던 고양이들의 서글픈 울음소리를, 자신은 지금도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런 인간들은 도대체 왜 그러는걸까. 우리의 자유를 자기들 마음대로 빼앗아 갔으면 그만큼 우리에게 잘 대해줘야 하는 거 아냐? 어째서 데려가는 것과 버려지는 것은 인간들에게만 달려있는 선택인걸까. 우리는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데, 왜 그런 나쁜 인간들은 우리를 배신하고 버리는 것일까...
"...응. 다행이야. 그렇지만 동시에 그렇게 버려지고 학대 당한 고양이들에게 미안해져... 전부 성희같은 착하고 좋은 인간을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고양이도, 인간도 둘 다 상처받지 않고 같이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 인간과 말이 통하면 좋을텐데 말야."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라 조용한 목소리로 야옹, 작게 운다. 어차피 닿지 않고, 통하지 않을 서로의 목소리겠지만 조금이나마 뜻이 통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그렇지만 그런 복잡한 생각은 애써 접어두며 이내 다시 입을 연다.
"그리고 내 생각엔 음식을 나눠주는 것 같아, 그 '회사'라는 곳! 왜냐면 엄마, 아빠는 맨날 거기에 간다고 그랬고, 그래야지 먹고 살 수 있댔거든. 음, 그렇지만 회사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어. 미안해... 따라가려고 그랬는데 고양이는 데려갈 수 없다고 성희가 알려줬거든. 그래서 나도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
두 눈을 반짝이며 회사에 대해 묻는 건우에게 진심으로 미안한지, 두 귀를 추욱 내리고는 꼬리까지 추욱 처진다. 자신도 모르는 것이 가득한 '회사'. 정말로 인간들이랑 말이 통하면 좋을텐데. 그럼 이것저것 물어볼텐데.
한편, 건우는 이어서 고양이 합창단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자신도 좋은 생각이라고 그를 칭찬하며 격려해준다. 동시에 자신에게도 꼭 들려달라 부탁하자, 건우는 생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완성되면 제일 먼저 여기로 다 오게 해서 불러준다는 그의 말에 표정이 환해진다.
"진짜로 약속한거야? 나, 엄청 기대하고 있을거야! 응, 건우는 울음소리 멋지니까 분명 노래 잘 부를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건우도 자동차 무서워하는구나... 응. 확실히 엄청 빠르지. 나도 몇 번 길고양이 애들이 죽을 뻔한 걸 봐서 그런지 정말 무서워. 그치만 혼자서 조용히 쉬기엔 자동차 아래가 딱 좋구나. 처음 알았어. 무서운 것이 휴식 공간이 된다니."
아마 길고양이가 아니라면 절대 모를 지식들. 집고양이인 자신에게는 어쩌면 필요없는 지식일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건우의 이야기는 자신의 세계를 넓혀주었으니. 자칫하면 이 작은 집에만 멈춰져있었을 자신의 세계. 그렇지만 그 외롭고 심심한 작은 세계는, 건우를 우연히 만난 그 날에 끝났다.
그 후부터 건우가 매일매일 자신에게로 와서 이야기를 해주며, 자신도 나름 상상하기 시작했으니까. 이 집이 아닌, 저 바깥의 더 넓은 세계를. 수많은 동료들과 먹이도 나누고, 자동차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며, 담벼락 위에 올라가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는 세계를.
그런 상상을 하다가 건우가 이어서 입을 열자 가만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그가 얘기하는 내용은 3일 전 쯤에 건우가 자신에게 오지 않았던 하루에 대한 내용. 그 다음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리 물어봐도 건우는 얼버무리며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았는데, 이제서야 그 때의 궁금증이 풀린다.
"그 때 안 왔던 것이 자동차 때문이었어?! 세상에... 아주 먼 곳이었다니. 돌아오느라 고생하진 않았어? 나, 그 때 엄청 걱정했단말야... 매일매일 오던 네가 안 와서 그런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혹시 자동차때문에 다쳤나, 아니면 더이상 내가 싫어진건가, 아니면 나랑 노는 게 이제 더이상 재미없어서 질린건가, 하고... 그, 그렇지만 우, 울진 않았어. 으응. 아, 안 울었어, 나."
두 귀를 아래로 추욱 내리며 시무룩하게 그 때의 일을 회상하다가, 건우가 장난스레 덧붙인 말에 순간 흠칫, 하며 놀란다. 그리고는 다 티가 나게 거짓말을 하며 슬쩍 건우에게서 고개를 돌려 시선을 회피한다. 응. 솔직하게 말할 순 없어. 건우가 안 와서 크게 야옹, 야옹, 서럽게 울었다고는 창피해서 도저히 말 못해...
/ 저 정도만 해도 나름 괜찮지않나요? 애들이 엄청나게 활발하게 움직였긴 했나보네요. 잔상이 남았다라. ㅋㅋㅋㅋㅋㅋ 4마리 모두가 건우주에게 밀당을 시전했군요. 아무래도 막 밥을 먹고나면 기분이 좋으니까요. 어쩌면 정말로 그래서 활발했던 건가봐요! 확실히 기운없이 추욱 처져있는 모습보단 그렇게 활발한 모습이 보기는 더 좋으니까요. ㅎㅎㅎㅎ
그리고 상어 알은 당연히 기억하죠! 딱딱하다는 것과 끝에 달린 갈고리가 정말 놀라웠거든요. 저런 모양도 있군요. 갈고리가 없네요? 뭔가 매끈한 검보랏빛 모자같아요. ㅋㅋㅋㅋ 불빛 때문인지 더 신비해보여요. 아무리 봐도 말랑말랑해보여서 가운데 누르면 들어갈 것 같은데... 딱딱하다는 것은 지금도 진짜 신기해요.
그리고 새끼 펭귄... ㅋㅋㅋㅋㅋㅋ 얼굴부터가 다른가요? 되게 회색 털 보송보송보송한 작은 펭귄의 모습을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오리라니! ㅋㅋㅋㅋㅋㅋ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요. 물론 오리도 나름 귀엽지만요!
그, 그리고 이걸 노렸다니... (동공지진) 어떻게 해본다니요! 저는 레시피 보고 요리하는 음식이 아니라구요?! 어차피 보이지 않으니 무섭지 않아요! 해보시죠! 똑같이 갚아줄거니까요! (바들바들) (당당) 저도 저녁...이라기엔 밥밖에 안 먹었지만 아무튼 먹고 이렇게 답레를 올립니다! -
910 건우-주아 (41039E+57) 2016. 12. 16. 오후 10:54:08"오고 싶어도, 멀리 가버려서 올 수가 없었는걸. 나도 나름대로 빨리 달렸지만 처음 보는 길이 헤깔려서 이 근방으로 돌아오는데 하루나 걸렸거든. 그 후로는 자동차에는 함부로 앉지 않고 있어. 다음에는 또 어디로 멀리 멀리 갈지 모르니까. 동료들도 다들 걱정했었고, 여동생은 울고 있었거든. 거기다가 주아, 너도 엄청 걱정 많이 한 것 같으니, 다시는 멀리 멀리 안 갈게. 미안해. 진짜로. 그건 그렇고 진짜로 안 운거야? 왜 눈을 피하는거야? 후훗."
주아에게 다시 한번 사과를 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갑자기 말 없이 사라지는 것은 미안한 일이었다. 실제로 주아는, 엄청 걱정을 했다고 했으니까. 매일매일 오던 내가 안 와서 내가 다쳤나, 자신이 싫어진걸까. 나랑 노는게 이제 더 이상 재미없어진게 아닐까라고 나에게 말해왔다. 그 점은 정말로 미안한 일이었기에, 당연히 사과를 해야했다. 이게 길고양이의 예의지. 아, 이건 인간들과 같이 사는 동족들도 마찬가지일까?
하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주아는 흠칫 하고 놀라더니, 누가 봐도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고개를 돌려서 시선을 회피했다. 그리고는 울진 않았다고 말을 더듬으면서 나에게 말해왔다.
그 모습에 나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앞발을 들어서 주아의 털을 쓰다듬듯이 만지면서 주아의 하얀색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금은 심술궂은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앞발로 한대 맞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슬금슬금 올라오는 장난기는 이길 수 없었다.
"정말로 안 운거야? 내가 안 보였는데도 정말로 안 운거야? 내가 없어도 태연했다는거네. 그럼 나 앞으로 2~3일에 한번씩 와도 돼?"
물론 그럴 마음은 없었다. 그냥 주아가 울지 않았다고 해서 한번 반응을 보기 위한 약간의 심술이었다. 애초에 이렇게 알기 쉽게 거짓말을 하면 누구나 장난을 치고 싶어진단 말이야. 특히 그게 주아처럼 귀여운 암컷의 경우에는 말이야.
슬슬 웃으면서, 나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계속해서 주아의 얼굴을 살폈다. 과연 주아는 뭐라고 답을 할까? 하지만 여기서 끝내기는 묘하게 아까워서 나는 못된 것을 알면서도 거기에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내가 없었어도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한다면, 앞으로 밖 이야기는 안해줘도 되는거겠지?"
짓궂은 미소. 수염을 실룩실룩거리면서, 주아의 털을 쓰다듬는 앞발을 다시 땅으로 내렸다. 그리고 나른하게 배를 보이면서 벌러덩 드러누웠다. 그러자 따스한 햇볕이 배에 닿았고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우리들은 이렇게 태양빛을 쬐면서 사는게 최고야. 인간들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고양이는 태양빛에 살고 태양빛에 죽는 생물이다. 이렇게 누워있으면 절로 잠이 오고는 했다.
"흐아아암..."
나도 모르게 나른한 하품이 입에서 새여나왔다. 그러다가 눈을 깜빡깜빡. 다시 한번 하품을 했다. 뭔가 묘하게 꾸벅꾸벅 졸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잠들면 안되기에 나는 몸을 쫘악 펼치겨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저었다. 이대로 잘 순 없어. 이대로 잘 순 없어. 주아와 놀려고 왔는데 자버리면 주아가 실망하잖아.
그러기에 나는 몸을 다시 일으켜세운 후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그 때문에 흐트러진 털을 혀를 이용해서 정리했다. 역시 고양이라면 예쁜 털관리가 필요하지. 하지만 그러면서도 장난끼는 여전히 유지하면서 주아를 힐끗 바라보았다.
"어쩔거야? 나는 어느쪽이건 괜찮아."
정말로 심술궂을지도 모르는 말을 다시 한번 날리는 도중, 갑자기 저 앞에서 나비 한마리가 훨훨 날아오는게 보였다. 그리고 그 나비는 곧 바로 눈 앞에 있는 담벼락 위에 멈춰섰다. 색깔이 너무나 고운 노란색 나비였다. 그것을 보자마자 나는 사냥본능이 가슴 속에서 두근두근 뛰는게 느껴졌다.
저것은 잡아야 해. 잡아먹지는 않겠지만 잡고 싶었다. 그렇기에 나는 몸을 팍 숙인 후에, 천천히 나비의 근처, 정확히는 담벼락 근처로 다가갔다. 그리고 소리를 내지 않고 빈틈을 노렸다. 나비가 중간에 도망쳐버리면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
살금, 살금. 그렇게 천천히 다가가다가 나비가 완전히 방심한 틈을 타서 빠르게, 그리고 높게 점프하면서 나비를 채려고 앞발을 뻗었다. 하지만 나비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빠르게 하늘로 날아올랐고, 결국 내 손은 허공을 그은채로 다시 땅에 착지했다.
완벽한 사냥 실패. 괜히 무안해져서 나는 주아쪽을 전혀 바라보지 못하고 난감하게 웃기만 했다. 아. 부끄러. 사냥을 실패해버렸어. 어디에 숨을 때가 없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담벼락에 머리를 콕 박았다.
이, 이러면 주아에게도 안 보이겠지? 응. 안 보일거야. 실제로 나에게는 안 보이니까!
//이번에는 무슨 사진을 올려볼까 고민하다가 그냥 물고기들이 찍혀있는 사진을 올렸답니다. 어때요? 제법 예쁘죠? 수중터널은 아니지만, 중간에 뭔가 아름다운 느낌의 수조가 보여서 한번 찍었답니다. 그리고 밀당..ㅋㅋㅋㅋㅋㅋ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진짜 너무 활발했거든요. 그리고 축 쳐진 모습보다는 활발한 모습이 좋았죠. 진짜 펭귄도, 수달도 너무 귀여워서 거길 떠날수가 없었답니다. 완전 활력이 넘쳤거든요. 절로 귀여워서 웃음만이 흘러나왔고 그랬어요.
그리고 상어알은 아무래도 종류가 많다보니까 저런 종류도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게 다 똑같이 생기진 않았잖아요? 어쩌면 저건 갈고리가 떨어져나간걸수도 있고요. 아무튼 오랜만에 보고 신기해서 다시 한번 만져봤는데 여전히 딱딱했답니다. 물에 둥둥 뜨는것도 정말로 신기했어요.
그리고 새끼 펭귄. 아마 이 다음 사진으로 그걸 올리게 될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잘 찍힌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펭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거에요. 진짜 너무 귀여웠답니다. 아아..! 또 보고 싶어!!
그리고 한번 해보라고요? 좋아요! 해보도록 하죠! 후후후후! 눈을 쭉 가린거죠? 어디 얼마나 가릴 수 있을까요? 자. 각오하는거에요!(살금살금(거리를 띄우기(천천히 멀어지기) -
911 주아 - 건우 (36232E+59) 2016. 12. 17. 오전 12:42:27갑자기 건우가 사라져버렸던 하루. 그 날에 있었던 일에 대해 다시금 얘기하며 건우는 자신에게 사과를 한다.
"...진짜로 다시는 멀리멀리 가버리면 안돼? 정말로 늦은 시간이라도 괜찮고, 나한테 길거리의 이야기를 안 해줘도 괜찮고, 나랑 안 놀고 그냥 얼굴만 비치고 가버려도 좋으니까, 다시는 그 때처럼 사라지면 안돼?"
그런 건우에게 여전히 두 귀와 꼬리를 추욱 아래로 내리며 다짐을 받아내려는 듯, 약속을 받아내려는 듯이 얘기한다. 응. 나한테 말 한 마디도 안 걸어도, 인사를 안 해줘도, 나랑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나에게 웃어주지 않아도 좋으니까... 그냥 얼굴만 비쳐줘, 건우야. 그러면 걱정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안심할 수 있으니까, 나.
그러나 그렇게 약속을 받아내려던 것도 잠시, 자신이 흠칫 놀라며 거짓말을 하고서는 시선을 피하는 것의 의미를 알아챘는지, 건우는 능글맞게 웃음소리를 낸다. 진짜로 안 울었냐며, 왜 눈을 피하는거냐는 그의 질문 아닌 질문에 괜히 더 시선을 피하며 애써 입을 연다.
"으, 응. 지, 진짜로 안 울었어. 내가 울리가 없잖아? 그... 눈을 피하는 것은 아냐! 그러니까... 그게..."
다시금 거짓말이라는 것이 전부 다 티가 나게 말을 더듬으며 괜히 두 귀만 쫑긋거린다. 그렇지만 마땅한 말을 찾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하며 말을 얼버무릴 무렵, 자신의 털을 쓰다듬는 느낌에 순간 놀라며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여전히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앞발을 들어서 자신의 털을 쓰다듬듯이 만지는 건우. 자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그 눈빛에, 괜히 온 몸이 긴장되며 꼬리가 바짝 세워진다. 그렇지만 두근두근 뛰기 시작한 심장에, 너무나도 부드러운 건우의 쓰다듬.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 작게 갸르릉, 소리를 내다 그가 다시금 조금은 심술궂게 정말로 안 울었냐고 묻자 시선을 아래로 푸욱 숙여버린다. 저가 없어도 태연했다는 거라며, 그럼 앞으로 2~3일에 한번씩 와도 되냐는 그는 슬슬 웃으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게다가 거기에 앞으로는 밖 이야기는 안 해줘도 되는거겠지? 하고 건우가 말을 덧붙이자, 다시금 자신의 두 귀와 꼬리는 아래로 추욱 처진다.
"......"
시무룩한 표정에, 열리지 않는 입. 자신과는 대조적으로 짓궂은 미소와 함께 수염을 실룩실룩거리며 자신의 털을 쓰다듬던 앞발을 다시 내린 건우. 건우의 쓰다듬이 사라지자 왠지 모를 아쉬움에, 내려간 귀와 꼬리는 다시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엎드려있던 몸을 웅크려 동그랗게 만 후에 자신의 두 앞발 위에 얼굴을 내린다. 그렇게 추욱 처져있는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건우는 배를 보이며 벌러덩 드러눕는다. 내리쬐는 햇빛이 저의 배에 닿는 것이 기분 좋았는지, 건우는 나른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하품을 한다. 두 눈도 천천히 깜빡깜빡이며 다시금 태연히 하품하는 그가 왠지 모르게 정말 얄밉게 느껴져 괜히 수염을 씰룩인다.
저 나른해보이는 배를 자신의 두 앞발로 꾸욱 눌러 응징해줄까? 아니면 살짝 깨물어버릴까?
어떻게 복수해줄지를 생각하며 머리를 굴리던 중, 금방이라도 잠들 것 같은 분위기를 취하던 건우는 갑자기 몸을 쫘악 펼치더니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젓는다. 마치 이대로 잘 순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듯한 그의 모습에 괜히 고개만 갸우뚱하며 몸을 다시 일으켜세우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렇게 일어난 건우는 이내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흐트러진 털을 다시 혀로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짓궂은 장난기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는지, 자신을 힐끗 바라보며 저는 어느 쪽이건 괜찮다며, 어쩔거냐고 묻는다. 그 계속된 물음에, 결국에는 항복하듯 천천히 입을 연다.
"그게... 그러니까... 사실 울었어. 갑자기 네가 안 보여서 엄청 걱정되고 보고싶어서 울었어. 그러니까 앞으로는 사라지지 마... 매일매일 와서 밖 이야기도 자주 해 줘. 매일 안보면 걱정된단 말이야. 특히 건우, 너는 길고양이니까..."
집고양이들보다 주변에 위험요소들이 더 많은 길고양이인 건우였기에, 걱정이 안될래야 안될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던 와중, 갑자기 저 앞에 날아올라 담벼락 위에 올라앉은 나비 한 마리. 시선을 끄는 샛노란색의 그 나비를 본 순간, 자신의 마음 속에 이상한, 또한 본능적인 욕구가 솟아오른다. 잡고싶어. 저 예쁜 나비를 잡고싶어.
그런데 그 욕구는 건우도 똑같았는지, 건우는 몸을 팍 숙이고는 천천히 나비와 담벼락의 근처로 다가간다. 숨을 죽여 빈틈을 노리면서 천천히, 살금살금 다가간 건우는 이내 빠르고 높게 점프하며 앞발을 뻗었지만, 나비는 재빨리 그 발을 피해 하늘로 날아가버린다. 결국 헛발질로 땅에 착지한 건우는 사냥에 실패했다는 것이 창피한지, 자신 쪽을 전혀 보지 않으며 난감한듯이 웃는다.
담벼락에 머리를 콕 박는 그의 모습이 너무 귀여우면서도 뭔가 웃겨서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즐거운 듯이 계속 그렇게 웃다가 간신히 진정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소리쳐부른다.
"건우야! 괜찮아! 네가 사냥 실패하는 거, 나는 못 봤으니까! 노랑 나비를 잡으려다 실패하는 거, 나는 전혀 못 봤어!"
아까 건우가 그렇게 짓궂게 굴었던 것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듯, 일부러 자신도 더 장난기 가득하게 웃는다. 나만 부끄러울 수는 없지! 나도 복수할 땐 한다구!
/ 우와! 물고기들이 진짜 많네요? 물도 진짜 새파랗고 되게 깨끗하고 시원해보여요! 진짜 물고기들이 떼지어 헤엄치는 것은 꽤나 예쁜 것 같아요. 물고기도 그렇고, 수달도 그렇고, 펭귄도 그렇고, 전부 활발해보여서 정말 다행이예요. 진짜 귀여웠을 것 같아요! 저도 진짜로 눈 앞에서 보고싶은데... ㅠㅠㅠ 역시 건우주랑 잡담하면 하고싶은 것이 늘어나네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상어알에도 여러 종류가 있군요. 음, 저는 개인적으로 갈고리가 떨어져나간게 더 좋아요. 갈고리 달린 것은 조금 무서워서... ㅋㅋㅋㅋ 딱딱하고 물에 뜨는 상어알도 언젠가는 꼭 만져볼거예요!
그리고 새끼 펭귄... 의문 투성이의 새끼 펭귄의 사진이라니! ㅋㅋㅋㅋㅋㅋ 건우주의 다음 답레를 설레며 기다려야겠네요. 귀여운 펭귄의 오리같은 귀여운 새끼 펭귄! (두근두근)
그리고 당연히 눈은 계속 가리고 있는데... 뭐죠?! 뭔가 뒤로 움직이시는 발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요?! (의심) (귀 쫑긋) 뭐하시려는 거죠? 무엇을 하려고 하시든지 저는 쉽게 당하진 않을거예요! (경계) -
912 건우-주아 (29322E+58) 2016. 12. 17. 오후 12:37:33노란 나비를 보자마자 내 안에서 사냥 본능이 마구 끓어오르고 있었다. 이것은 나만이 아니라 다른 동족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는 동족으로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사람의 손에 길들여졌다고 하더라도, 결국 본능은 피할 수 없다. 우리들은 원래 사냥을 하면서 먹고 사는 생물이니까. 인간들과 같이 사는 동족은 '회사'라는 곳에서 식량을 받는 모양이지만 우린 '회사'가 아니라, 직접 먹이를 찾아야하니 사냥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요즘엔 그것도 힘들어서 그냥 인간들이 음식물을 버리는 곳을 뒤져서 먹을 것을 찾고 있지만 아무튼 사냥 본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주아가 바로 옆에서 나에게 울었던 것을 고백하고 앞으로는 사라지지 말라고, 매일매일 와서 밖 이야기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려는 찰나 노란 나비로 인한 내 사냥 본능이 흘러나왔고 나는 땅으로 내려와서 천천히, 조심조심, 살금살금 나비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나비 근처까지 도착하는데 성공했지만 정작 나비를 잡는데는 실패했다. 역시 나비는 너무 속도가 빨라서 잡기가 힘들어! 생쥐나 작은 새라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는데!!
사냥에 실패해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어색하고 부끄럽고 창피해서 나는 담벼락에 머리를 콕 박았다. 그러자 저 옆쪽에서 주아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웃음소리에 더욱 더 부끄러움이 느껴져서 두 귀와 꼬리가 축 쳐지는게 느껴졌다. 암컷의 앞에서 사냥을 실패하는 수컷이라니. 이건 수치야! 수치! 다른 동족들에게 알려지면 난 한참 놀림당하고 말거야. 지금 주변에 다른 동족이 없다는게 정말로 다행이었다. 만약 있었으면 난 부끄러워서 죽었을거야.
들려오는 주아의 장난기 가득한 웃음소리를 못 들은척, 계속해서 고개를 푹 숙이면서 담벼락에 머리를 콕콕 박다가 애써 진정을 하고 난 다시 뒤로 돌아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웃고 있는 그 모습이 묘하게 얄미웠다. 물론 시작은 내가 먼저 한거지만...
그러기에 뭐라고 말도 못하고 나는 아무런 말 없이 축 쳐진 모습으로 다시 주아에게로 다가간 후에, 주아가 있는 곳으로 점프해서 아주 가푼하게 올라왔다. 그리고 다시 태양볕이 잘 쬐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안 사라지고, 매일매일 올게. 나 때문에 암컷이 울었는데 수컷으로서 그 정도도 약속 못해주겠어? 자고로 암컷을 울리는 수컷은 수컷으로서의 자질이 없는거야. 그러니까 너도 약속해. 주아야. 이번 일은 정말 그 누구에게도 말하기 없기야! 내 여동생은 물론이고 다른 동족들에게도 절대로 말하기 없기야! 이거 소문 퍼지면 나는 영원히 네 앞에는 나타나지 못할지도 몰라."
몸을 부르르 떨면서, 주아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내 목소리에는 엄청난 간절함이 녹아있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사냥은 길에서 사는 이들에게 있어선 엄청난 경쟁요소이자 매력요소였다. 색시를 얻어서 새끼를 갖게 되면 수컷이 밖에 나와서 먹이를 가져와야만 한다. 그리고 그 먹이는 당연히 사냥으로서 얻게 되는데 사냥을 실패한 수컷이라니. 이것은 장차 나의 미래를 위협하는 사태이기도 했다.
아마 주아는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내가 뭤 때문에 이렇게 불안해하는지. 잔뜩 불안해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두 귀와 꼬리가 축 쳐진 상태에서 난 주아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약속을 받아내듯이 물었다.
"알았지? 약속이야! 정말 누구에게도 말하기 없기야!"
혹시나 더 많은 조건을 요구할까 싶어 다시 앞발로 인간들이 쓰다듬는 것처럼 주아의 머리에서 등까지 천천히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물론 혀를 이용해서 털을 관리해주는 방법이 아부로서는 제일 좋겠지만, 이것은 여동생이 지우조차도 싫어하는 행동이다. 수컷끼리는 장난스럽게 자주 하지만, 역시 암컷과 수컷에는 차이가 있으니까. 그러기에 그냥 이렇게 손으로만 털을 정리해주었다.
"이유가 필요하다면 말해줄 수도 있지만 역시 부끄러워서. 아, 아무튼 비밀로 안해준다면 나도 더 이상 아무런 말 안할거야!"
뭔가 되게 치사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이것은 장차 나의 미래를 위한 일이니까. 그러기에 나는 간절한 목소리를 주아에게로 향했다. 물론 인간이 보면 야~옹, 야~옹 하는 소리에 불과하지만 그 울음소리 속에는 정말로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짜잔! 이것이 태어난지 2개월된 새끼 펭귄의 모습이랍니다. 사진이 선명하진 않지만, 다른 펭귄과 비교하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거에요. 실제로 보면 무슨 오리 비슷하게 생겼답니다. 처음에는 왠 오리가 저기서 수영하고 있나...싶었는데 근처에 계신 직원분이 새끼라서 그렇다고 설명을 해주더라고요. 덧붙여서 펭귄 수조에서 가장 막내라고 하더라고요. 하기사 태어난지 2개월밖에 안 된 애니까요. 누가 부모인진 잘 모르겠지만 다른 펭귄들이랑 잘 어울려서 놀더라고요. 아직 수영이라던가 그런것은 되게 미숙해보였지만 말이에요. 그리고 언젠가 한번 꼭 주아주도 가보세요. 수족관. 진짜로 사진으로 보는 거하고, 눈앞에서 보는것은 다르니까요.
자. 이렇게 새끼 펭귄의 사진도 올렸고 다음엔 뭘 올려볼까.. 해파리라도 한번 올려볼까요? 상어사진도 있긴 한데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배터리가 많이 없었기에, 많이 찍지는 못해서... 뭔가 좀 아쉽네요. 일체화 배터리는 너무 슬퍼요. 근데 요즘은 다 일체화라서..(눈물)
아무튼 상어알을 만져보고 싶다면 부산에 있는 아쿠아리움을 추천할게요. 물론 가격은 조금 강하답니다. 2만원이 넘어가니까요.(시선회피) 근데 가보면 2만원어치의 값은 하기에, 붐란은 없었답니다. 몇개 전시해놓고 2만원! 이러면 조금 어이가 없어서 따졌을지도 모르지만 볼만한 것은 많으니까요. 충분히.
그리고 여전히 빈틈이 없군요. 후후후. 뒤로 움직이는 발소리까지 캐치한건가요? 글쎄요? 제가 뒤로 간걸까요? 아니면 뒤로 가는척 하는걸까요? 어차피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까 계속 경계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계속 그러면 피곤하지 않을까 싶은데...? 언제까지 그렇게 경계할건가요? 주아주? 포기하셔도 괜찮아요. 아무도 탓하지 않아요.(책 읽는중) -
913 주아 - 건우 (28836E+56) 2016. 12. 17. 오후 5:00:30솔직하게 울었다며, 건우에게 매일매일 와달라고 부탁하던 그 순간, 나타난 노란 나비. 샛노란 나비가 하늘하늘 날아 살며시 담벼락 위에 올라앉자,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는 사냥 본능. 비록 집고양이인 자신이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그 본능적인 느낌에 조금 몸을 움찔한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건우는 땅으로 내려와 천천히, 조심스레 나비에게로 접근한다. 부드러운 몸짓으로 살금살금. 발소리마저 죽이며 다가간 건우는 앞발을 뻗지만, 나비는 그것을 눈치챈 듯, 건우의 발길을 벗어나 하늘로 날아오른다.
완벽한 사냥 실패. 얄밉게 날아오르는 샛노란 나비를 바라보다 고개를 내려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는 창피한지 담벼락에 머리를 콕 박는다. 그 모습이 왠지 귀여우면서도 웃겨서 크게 웃어버린다. 그러자 자신의 웃음소리를 들었는지, 건우는 두 귀와 꼬리를 추욱 아래로 내리며 계속해서 고개를 푹 숙인다. 콕콕. 담벼락에 몇 번이나 머리를 박던 건우는 어느 정도 진정을 한건지, 이내 다시 뒤로 돌아 자신을 바라본다.
여전히 키득키득 웃으며 그를 바라보자 건우는 아무 말없이 축 처진 모습으로 자신에게로 다가온다. 그리고는 점프하여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올라온다. 따스한 햇빛이 잘 내리쬐는 곳에 다시 자리를 잡은 건우는 이내 안 사라지고 매일매일 오겠다고 자신에게 약속한다. 그리고는 이어서 자신에게도 약속하라는 건우의 말에 고개를 약간 갸웃하며 그를 바라본다.
이번 일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기 없기라며, 몸을 부르르 떠는 그의 목소리에는 왠지 모를 엄청난 간절함이 묻어나온다. 영문 모를 그 간절함에 그저 고개만 갸웃하며 그를 바라본다. 겨우 한 번. 그것도 그냥 장난같은 노란 나비를 잡지 못한 것 뿐인데 그렇게 간절할 이유가 있는걸까? 이게 생사를 걸거나, 생계를 위한 사냥도 아닌데. 아니면 그냥 단순히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그런걸까?
"......"
도저히 그 이유가 추측도 되지 않고 이해도 되지 않아 가만히 그를 바라보기만 한다. 소문이 퍼지면 영원히 내 앞에 나타나지 못할 수도 있다니. 혹시 건우의 동료들은 사냥에 실패하면 마구 때려서 응징하나? 아니면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벌을 주는건가? 그것도 아니면... 사냥에 목숨을 걸어야하나?
알 수 없는 길고양이들의 세계를 나름대로 상상해보던 중, 다시 건우가 약속을 받아내려는 듯이 알았지? 하고 묻자 물끄러미 그를 바라본다. 잔뜩 불안한 표정과 추욱 처져 다시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 두 귀와 꼬리. 그 모든 것이 마치 방금 전의 자신의 모습같아 조금 웃음이 나온다.
알겠다고 대답하려는 순간, 다시 느껴지는 쓰다듬. 다시금 앞발로 자신의 머리부터 등까지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건우의 행동에 자신도 모르게 갸르릉, 소리를 내며 기분 좋은 듯이 웃는다. 성희의 쓰다듬과는 또다른 느낌.
같은 고양이이니만큼 더 섬세하고 더 확실한 그의 쓰다듬에 고롱고롱, 소리를 내며 그 쓰다듬을 마음껏 즐긴다. 물론 이것이 건우의 아부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은 것은 맞았기에, 솔직하게 겉으로 기분이 좋다고 표현한다.
그렇게 쓰다듬을 즐기다 또다시 들려오는 건우의 간절한 목소리. 이유가 필요하다면 말해줄 수도 있지만 역시 부끄럽다는 그의 말에 더더욱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도대체 무슨 이유길래 저리 부끄러워하는 걸까.
그냥 바로 알겠다고 대답할까, 하고 순간 생각했지만, 그 마음보다는 자신의 호기심이 더 컸기에 그에게 솔직하게 물어보기로 결심한다.
"그렇다면 이유를 말해줄래? 사실 나는 네가 왜 이렇게 불안해하는지 잘 모르겠거든. 그걸 알면 너에게 약속할게. 비밀로 해주겠다고."
귀를 쫑긋거리며, 동시에 고개를 갸웃한다. 도대체 건우는 무슨 이유를 가지고 있길래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것일까. 어차피 건우에게 약속할 생각이었지만, 그 전에 이유 정도는 알아놔도 괜찮겠다, 싶어 그에게 물어본다.
"혹시 사냥에 실패하면 동료들이 벌 줘? 아니면 사냥에 목숨이 걸려있어? 나로서는 잘 모르겠어, 건우야. 그 이유를 말해주면 나도 꼭 약속할게. 네 동료들에게도, 네 여동생에게도, 심지어 말이 통하지 않는 성희에게도,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고. 네가 곤란해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거든."
/ 세상에!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무슨 오리처럼 생겼네요? 네 발 달린 오리같아요. 헤엄치는 것도 오리같고 진짜 다른 펭귄이랑 조금 다르게 생겨서 신기하네요. 태어난지 2개월이라... 엄청 어린 아이네요. 다른 펭귄들이랑 잘 어울려 논다면 다행이예요! 건강하게, 밝게 자라길 바래야겠어요. ㅎㅎㅎㅎ 확실히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차이가 있죠. 진짜로 언젠가는 가봐야겠어요. 그때는 저 아이도 제법 자라있겠죠?
그런데 해파리에, 상어에... 아니, 그 정도면 많이 찍으신 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 일체화 배터리는 슬프긴 하죠. 예비 배터리도 없는데 보조용 배터리 들고다니는 것도 귀찮아서... (외면)
부산의 아쿠아리움이라. 가격은 2만원 이상... 볼거리 많음... (메모) 용돈을 열심히 모아야겠네요! 알바는 왠지 안될 것 같으니... 볼만한 것이 많다면 제대로 즐기고 와야겠어요. 언젠가는 꼭!!
그리고 당연히 빈틈은 없죠! 안그러면 당하니까요! 확실히 계속 경계하고 있는 것은 조금 힘들긴 한데... 포, 포기는... (부들부들) (손 떼기) 앗, 건우주! 뭐예요!! 왜 태연히 책을 읽고 계신 거예요! 지금 저 갖고노시는거죠?! 그런거죠?! 건우주, 미워요! 괴롭힐거예요! (성큼성큼) (책 덮어버리기) (볼 잡아늘리기) -
914 건우-주아 (29322E+58) 2016. 12. 17. 오후 7:09:50방금전의 추태. 수컷으로는 보이면 안되고 알려져서도 안되는 추태를 주아에게 보인게 부끄러워서 아부를 떨기도 하고 당부를 하기도 하면서 이번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비밀로 해달라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것이 역으로 주아의 호기심을 건드린걸까? 내가 쓰다듬어주자, 기분 좋게 갸르릉 소리를 내던 주아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귀를 쫑긋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나에게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았다. 역시 너무 많이 강조를 한걸까? 제대로 호기심을 건드린 모양이었다. 왜 불안해하는지 모르겠으니까 그 이유를 말하면 빌로 하겠다고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냥에 실패하면 동료들이 벌을 주고 목숨이 달려있냐면서 자신은 잘 모르겠다고 다시 한번 이야기하면서 이유를 말해주면 자신도 꼭 약속을 하겠다고 얘기하는 그 모습은 너무나 순수하기 그지 없었다. 역시 인간들과 같이 사는 동족이다보니, 잘 모르는게 확실했다. 하기사 인간과 같이 살게 되면 사냥을 할 필요가 없으니 모르는 것도 이해가 갔다. 인간과 같이 살면 인간들이 모든 것을 다 해주니까.
그러기에 주아는 이유를 모르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그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인 문제점으로 발동했다. 이것을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두 개의 앞발로 머리를 쥐어짜고 끄르릉, 끄르릉 소리를 냈다.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이유를 말하는거야 상관없지만 너무나 부끄러웠다. 듣고서 이상한 이유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쓰다듬는 것도 그만두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톡톡톡 꼬리로 바닥을 치면서 안절부절함을 감추지 못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2개의 동공을 크게 흔들다가, 조심스럽게 옆으로 고개를 돌려서 다시 주아를 바라보았다. 입을 우물우물거리면서 머뭇머뭇거리다가 결국 난 입을 열었다.
"길에서 사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특히 수컷에게 있어서 사냥은 엄청난 경쟁력이야."
집에서 사는 동족들이야 모든 것을 인간들이 다 해주지만, 길에서 사는 우리들은 아무것도 해주는 이가 없다. 고로 우리가 다 해야만 한다. 즉, 자신이 먹을 것은 자신이 직접 챙겨야하며, 자신이 직접 사냥을 해서 벌어야만 했다. 즉, 사냥이라는 것은 생존에 있어서 가장 큰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그것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야할까 고민을 하다가 주아가 정말로 궁금해하는 것 같았기에 나는 그냥 설명을 해주기로 했다.
"그리고, 언젠가 색시를 얻게 되면, 그 새끼도 가지게 될테고, 그럼 먹이를 구해오는 것은 전부 수컷이 해야하는 일이야. 그러니까, 잘못해서 사냥을 실패하는 수컷이란 오명이 퍼지게 되면, 수컷으로서 엄청나게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거든. 지금이야, 너 하나밖에 없으니까 별로 상관없긴 한데, 이게 다른 동족들의 눈에 띄어서 소문이라도 퍼지는날엔.. 나비 하나 못 잡는 수컷이라는 오명이.. 으으으!! 그건 안돼!"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어서 나도 모르게 절로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왠만한 사냥은 다 성공했는데, 여기서 한번 미스하는 모습을 보이다니. 그것이 가장 창피했다. 그것도 암컷인 주아 앞에서...
절로 시무룩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꼬리가 다시 한번 축 내려가는게 느껴졌다. 혹시나 주변에 다른 동족이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빠르게 주변을 샅샅 둘러봤다. 하지만 주변에는 다행히도 아무도 없었다.
그러기에 여기서는 주아만 입 다물어버리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기에, 나는 앞발로 인간들이 그러하듯이 조용히 하라는 동작을 취했다.
"쉿. 알았지? 친구가 잘못되는 것은 보고 싶지 않지? 경쟁력이 강한 수컷이 예쁜 색시를 얻는게 바로 야생의 법칙이야. 암컷들도 자신들을 먹여살릴 수 있는 수컷을 좋아하는게 일반적이니까. 물론 난 지금 당장 누군가와 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미리 조심해서 나쁠건 없잖아? 거기다가 내 동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응. 놀릴거야. 엄청 놀릴거야. 짓궂게."
실제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대충 느낌은 잘 알 수 있었다. 분명히 엄청나게 깔깔대면서 놀려대겠지.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부르르 떨리는게 느껴졌다. 거기다가 동료들중에는 암컷도 한명 있으니, 소문이 쫙 퍼질것은 안봐도 뻔한 일이었다.
다시 한번 앞발을 들어서 주아의 머리에서 등까지 천천히 쓰다듬어주면서 털을 다듬었다. 굳이 이러지 않아도 잘 관리되어있는 하얗고 예쁜 털이지만, 그 부드러움이 너무나 기분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또 이렇게 하고 있었다. 살짝 아부의 의미도 있지만, 그래도 역시 부드러운 털이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인간들과 살면 편할 것 같기도 해. 수컷이 먹이를 사냥해올 필요가 없으니까. 물론 지금의 내 삶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야."
//이번에 올린 사진은 보시다시피 해파리랍니다. 스폰지밥에서는 되게 귀엽게 나오는 해파리고, 그냥 보기만 한다면 되게 예쁘고 고운 애들이지만 실제로 만나면 무시무시하죠. 여름에 바다에서 해파리에게 쏘인적이 있는데 진짜 아파서 죽는줄 알았답니다. 그 후로 해파리는 무서워졌어요. 해파리 경보령만 뜨면 그냥 무조건 먼저 도망친답니다. 진짜 무섭다 못해, 정말 치가 떨릴 정도에요. 그리고 펭귄은...ㅋㅋㅋㅋㅋㅋㅋ 꼭 보도록 하세요. 진짜로 귀엽답니다. 물론 주아주가 갈때도, 활발하게 수영하고 있을진 알 수 없지만요. 그래도 귀엽게 뒤뚱뒤뚱 걷는 모습은 볼 수 있을거에요. 입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으니 금방 볼수 있답니다.
그리고 용돈을 열심히 모은다라. 어디에 사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차값도 계산하고 밥먹는것도 계산하면...(흐릿) 괘, 괜찮아요! 충분히 갔다올수 있을거에요!! 제가 조금 떨어진 곳에 사는데...그래도 5만원 내에서 어떻게든 해결했으니까요! 주아주도 할 수 있을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드디어 알아챘나요? 전 딱히 뭔가를 한다고 하진 않았답니다. 가지고 놀다니요! 저는 그냥 주아주를 자유롭게 해준 것 뿐인데 왜 그러실까요?(씨익)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주아주를 놓아주고 책을 읽었을 뿐이랍니다. 그런데, 이 분위기는 대체?! 아으아...으아아...아하요오오오오...노아주세여어어어어... (눈물핑) -
915 주아 - 건우 (96425E+55) 2016. 12. 17. 오후 8:31:52의도치 않게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된 건우의 사냥을 실패하는 모습. 그 모습이 정말로 창피했던건지, 건우는 자신에게 아부를 떨기도 하고, 당부를 하기도 하면서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몇 번이나 강조하고, 강조하는 그의 모습에 되려 자신의 호기심이 발생한다.
도대체 건우는 이 일이 알려지면 어떤 벌을 받기에 이렇게 불안해하고 안절부절 못해 하는걸까? 자신으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그 이유를 건우에게 물어보며, 동시에 이유를 말해주면 비밀로 하겠다고 약속한다. 거짓말에는 영 재능이 없는 자신이었기에, 지금 이 말은 완전한 진심이었다. 건우가 난감해하며 곤란해하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았으니.
그러나 그런 자신의 물음에 건우는 또다시 곤란해졌는지, 두 앞발로 저의 머리를 쥐어짜며 끄르릉하는 소리를 낸다. 한눈에 척 봐도 고민하고 고뇌하고 괴로워하는 모습. 난감한듯한 그의 모습에 되려 자신이 더 당황한다.
이, 이 정도로 곤란한 질문이었던거야? 나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건데...
이내 건우는 쓰다듬는 것도 그만두고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시선을 피한다. 톡톡톡, 바닥을 내리치는 그의 꼬리는 그가 지금 얼마나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불안하게 동공지진까지 일으키는 그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결국 이유를 듣기를 포기하기로 결심한다.
"건우야, 그냥 이유..."
그러나 이유를 안 들어도 된다고 말하려는 그 순간, 건우는 조심스레 다시 옆으로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본다. 갑작스레 마주쳐진 시선에 자신의 말은 입 안으로 쏙 집어넣어버리고 입을 우물우물하며 머뭇거리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렇게 고민하는 그를 조용히 기다리자, 건우는 곧 입을 열어 대답한다.
길고양이들에게, 특히 수컷에게 있어서 사냥은 엄청난 경쟁력이라고 밝힌 그는 이내 또다시 고민을 하더니 다시 입을 연다. 그리고 언젠가 색시와 새끼가 생기면 먹이를 구해오는 것은 수컷이라며, 잘못해서 사냥을 실패하는 수컷이라는 오명이 퍼지면 수컷으로서의 경쟁력이 엄청나게 떨어진다고 건우는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준다.
"아아, 그래서 그렇게 필사적이었던거구나. 그... 새, 색시랑 새끼를 위해... 수컷으로서의 경쟁력..."
그제서야 모든 것을 이해하면서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나비 하나 못 잡는 수컷이라는 오명이 다른 동족들 사이에 소문으로 퍼지면 안된다고 소리치던 건우는 정말로 끔찍한지 몸을 부들부들 떤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조금 이상한 기분에 괜히 앞발로 바닥을 살짝 긁는다.
색시와 새끼라니... 그건 생각도 못했어. 수컷 길고양이들은 그런 사냥 실력으로 경쟁력을 갖추는구나. 그러면 그 말은 건우도 언젠가는 예쁜 색시와 귀여운 새끼를 얻게 되는걸까? 그렇게 가족을 만들고서는 나한테 소개해주는걸까?
그런 미래를 상상하자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아파와 두 귀와 꼬리를 추욱 내리며 시무룩해진다. 욱씬욱씬하는 이 느낌은... 왠지 기분 나빠. 싫어. 아파... 처음 느껴보는 느낌에 괜히 부르르 몸을 털어 애써 그 느낌을 떨쳐버리려고 애쓴다. 그리고는 주변을 둘러본 후에 자신에게 앞발로 조용히 하라는 동작을 취하는 그를 조용히 바라보며 기운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응. 알았어. 네가 잘못되는 것은 보고싶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이건 비밀로 해줄게. 나중에 네가 예쁜 색시...를 얻을 수 있게 말야."
조금 시무룩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시선은 오로지 바닥으로 고정시킨다. 괜히 앞발로 바닥을 긁으며 괜찮은 척, 태연한 척을 해보려 하지만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 복잡한 마음속은 더욱더 복잡해진다.
한편, 그런 자신의 마음속을 알리 없는 건우는 다시금 앞발로 자신의 머리부터 등까지 천천히 쓰다듬으며 털을 다듬어준다. 여전히 기분 좋은 부드러운 쓰다듬이었지만 아까처럼 갸르릉 소리는 내지 않는다. 대신 건우의 말에 조용히 입을 연다.
"응. 인간들이랑 살면 편하기는 해. 가만히 있어도 때가 되면 밥을 주거든. 굳이 사냥을 할 필요도 없고. 대신 자유가 없으니 그리 편한 것은 또 아니지만 말야."
확실히 갇혀있다시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무조건 편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을 터였다.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고, 그저 창 밖으로만 세상을 접해야하는 신세니까. 그렇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신경쓰이는 것이 있었기에, 슬쩍 그에게 다시 질문한다.
"음... 그러면 건우도 언젠가는 결혼...할 생각이지? 혹시 마음에 두고있는 암컷 있어?"
/ 해파리! 그냥 눈으로만 보면 되게 하늘하늘해서 예쁜 애들이죠. 스폰지밥에서는 붉은 자주색의 귀여운 아이들로 나왔었죠? 저도 잡아보고 싶었는데. 건우의 쏘였던 경험은 역시 건우주의 체험기였군요. ㅋㅋㅋㅋㅋ 그런데 사실 저도 해파리는 무서워한답니다. 우연히 바다에서 죽은 해파리를 손으로 건드렸던 그 촉감이... 게다가 어렸을 때 커다란 해파리가 바위에 터져 죽은 것을 봐서... (외면) 그래도 펭귄은 진짜 꼭 보고싶어요! 수영을 해도, 뒤뚱뒤뚱 걸어도 펭귄은 언제나 귀여우니까요!
그런데 차값에, 밥에, 입장료... (동공지진) 괘, 괜찮아요! 밥을 안 먹으면 된답니다! (해맑) 저도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보긴 할거라구요! 비록 언젠간이지만!
그리고 가지고 논 거 맞으시잖아요!! 우와... 저 얄미운 웃음! 문제 있습니다. 그것도 엄청 많이 있다구요! 제가 놓아드릴 것 같나요? 아프라고 한거니까 안 놓아줄거예요! 사실 마구 때리고 싶었지만 참고있는 거라구요! 그 정도만 해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볼 더 늘리기) (박력) -
916 건우-주아 (9279E+55) 2016. 12. 18. 오전 12:05:54집요하게 묻는 주아의 물음에 나는 머뭇머뭇거리면서도 어떻게든 이유를 대답했다. 솔직히 말하면서도 되게 난감하고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암컷에게 이런 이야기 하는 거 쉽지는 않으니까. 정말로 쉽지는 않으니까. 여러모로 부끄러워서 꾹 고개를 내리고 싶었다. 하지만 아부의 의미로 주아의 털을 머리에서 등까지 천천히 앞발을 들어서 쓰다듬어줬다. 방금전에 주아는 이런거 되게 좋아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주아는 아까처럼 기분 좋게 그르릉 소리를 내지 않았다. 갑자기 앞발로 바닥을 긁더니, 두 귀와 꼬리를 추욱 내리면서 시무룩해하는 모습을 나에게 보였다. 영문을 알수가 없어서 나는 주아를 멍하니 바라봤다.
"주아야? 왜 그래? 왜 갑자기 시무룩해하는거야?"
내가 무슨 말실수라도 했나? 내가 너무 이상한 이유로 말을 한건가? 영문을 알 수 없어서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주아의 하얀색 얼굴을 바라봤다. 아까전과는 다르게 왠지 기운이 없어보였다. 갑자기 부르르 몸을 떨더니 알았다고 시무룩한 목소리로 대답하기도 하고, 시선을 바닥으로 고정시키고 앞발로 바닥을 긁는 모습에서 나는 정말로 당황스러워서 두 눈만 깜빡깜빡였다.
진짜로 내가 뭘 잘못했나? 혹시나 내가 말실수를 한 게 아닌가 싶어서, 다시 한번 내가 한 말을 떠올렸다. 하지만 딱히 이거다 하는 말 실수는 떠오르지 않았다. 난 이유를 물어봐서 이유를 말한 것 뿐이다. 수컷으로서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 그것은 길에서 사는 수컷 동족들에게는 상식과도 같은 것이었다. 사냥실력이 좋으면 좋을수록 멋진 수컷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더욱 예쁜 암컷을 짝으로 삼을 수 있다. 난 그것을 가르쳐줬을 뿐인데 왜 주아는 이렇게나 시무룩해하는걸까?
인간들이랑 살면 편하지만 자유가 없으니 그리 편한 것은 아니라고 주아가 내 말에 답하긴 햇지만 그런 말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나는 이유없는 시무룩의 원인이 더 궁금하고 알고 싶었다.
"답해줘서 고마어. 주아야. 그런데 진짜로 왜 그래? 무슨 일이라도 있어? 내가 혹시 기분 상하게 하는 일이라도 한거야? 만약 그랬다면 미안해. 그러니까 그렇게 기운없는 표정 짓지마. 응?"
앞발을 들어 주아의 등을 토닥토닥 두들겼다. 그리고 다시 한번 기분 좋게 털을 다듬어주기 시작했다. 이래도, 이래도 시무룩할거야? 이래도? 갑자기 이러는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정말로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주아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질문을 나에게 툭 던졌다. 언젠가는 결혼 할 생각이냐고. 혹시 마음에 두는 암컷이 있냐고. 그 물음에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했다. 왜 이런걸 주아가 나에게 묻는거지? 그것도 이런 시무룩한 느낌으로?
"결혼은 언젠간 할거야. 나도 색시를 얻고 예쁜 새끼를 얻어서 가족을 꾸리고 싶으니까. 오손다손 다정한 가족을 만들어서 지내고 싶거든! 그런데 마음에 두고 있는 암컷? 음. 음.."
나름대로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길을 돌아다니다보면 예쁜 암컷은 상당히 많다. 나에게 좋다고 말하는 암컷을 본적도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마음이 가는 암컷은 그다지 없다고 해야할까?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마음에 가는 이가 없을 뿐이었다.
사실 어느쪽이냐고 하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힐끗 주아를 바라보면서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꼬리를 살랑살랑, 바람 타듯이 흔들면서 조금 진지하게 답했다.
"있어. 마음에 두고 있는 암컷. 하지만, 그 암컷은 나를 보지 않을거라고 생각해. 그야,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사니까."
응. 나를 볼리가 없다. 그러기에 그냥 반즘 죽이고 있는 마음이다. 살랑살랑거리는 꼬리를 허공에 흔들면서, 나는 주아의 말에 확실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힐끗 주아를 바라보면서 앞발로 바닥을 천천히 긁다가 조심스럽게 주아에게 물어봤다.
"그러는 너는 어떤데? 언젠가는 결혼할거 아냐? 마음에 두고 있는 수컷 고양이.....는 없겠구나. 미안. 미안. 인간들과 살고 있으니까 그것은 어쩔 수 없겠네. 미안! 지금 질문은 잊어줘!"
생각해보면 있을리가 없었다. 주아는 나와 만나기 전에는 계속 다른 길에서 사는 동족들과는 인연이 없었으니까. 거의 모든 시간을 인간의 집에서 살고 있고, 인간과 보내는 주아에게 마음에 두고 있는 동족이 있을리가 없지.
"지, 지금은 진짜로 신경 안써도 돼~ 냐~옹."
괜히 능청스러벡 울음소리를 내면서 키득키득, 주아를 보면서 웃었다. 아. 이런 난감한 질문을 하다니..! 내가 문제지. 문제야. 스스로에게 벌을 줄 생각으로 앞발을 들어서 가볍게 내 머리를 콕콕 가볍게 쳤다. 반성해라! 건우! 반성해라! 건우!
//이번 답레는 사진을 올리지 올리지 않고 그냥 올렸습니다. 무슨 사진을 올릴까 고민했지만, 그냥 한번씩은 이렇게 아무런 사진도 올리지 않아도 될듯 해서 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다음 사진을 기대한걸까요? 주아주는? ㅋㅋㅋㅋㅋㅋ 미안해요! 내일 다시 올릴게요!! ;ㅁ;
그리고 해파리....ㅋㅋㅋㅋㅋ 건우가 쏘인거 아직 기억하고 계셨나요? 네. 제 경험담이었습니다. 해파리를.. 손으로 건드렸어요?(동공지진) 그거 되게 위험한 행동인데! 잘못하면 푹 쏘여요! 그거! 정말로 다행이에요! 아무 일도 없으셔서!! 진짜 만화에서는 귀여운 생명체지만, 실제로는 되게 무서운 생명체니까요. 잘못하면 쏘인것 때문에 죽을 수도 있고 말이에요. 특히 전기해파리는...(눈물)
그리고 펭귄은 실제로 뒤뚱뒤뚱 걷는거 보면 진짜 너무 귀엽답니다. 막 귀여워서 끌어안아주고 싶어요.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말이에요. 그리고 밥을 안 먹는다니.. 버틸 수 없다구요! 그거...!!(동공지진) 밥은 드셔야죠!! 어디서 굶으시라구!!
그리고 계속 늘리는거에요?! 아으..노아주세요....자모해어요.... 다시는 안그러게요.... 아으으으...!(눈물 핑) 이라고 할 줄 알았습니까!!(팔을 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까지 꼬집힐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주아주?! 제 볼을 가지고 놀았으니 그 댓가를 치루셔야죠? 안 그래요?(씨익(사악)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부턴 저의 턴입니다. 도망치실 수 있을까요? -
917 주아 - 건우 (2372E+46) 2016. 12. 18. 오전 11:17:03자신의 물음에 건우는 머뭇거리면서도 그 이유를 알려준다. 되게 난감하고 부끄러운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건우는 그 이유를 끝까지 다 말해준다. 그렇지만... 정작 그 이유때문에 자신의 마음은 더욱더 뒤숭숭해진다. 뭔가 복잡하고, 서글픈 마음. 처음 느껴보는 낯선 마음이 꾸욱 조이는 듯한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시무룩해진다.
그 증거로, 건우가 앞발로 자신의 털을 머리에서 등까지 천천히 쓰다듬어줘도 기분좋게 갸르릉 소리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앞발로 바닥을 긁으며 두 귀와 꼬리를 추욱 내린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며 왜 그러냐고 묻지만, 그저 조용히, 기운없이 고개만 좌우로 젓는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와는 다르게 시선은 바닥으로 고정시킨 채, 애써 이상한 기분을 떨쳐내고자 몸을 부르르 떨기도 하고, 알겠다고 대답하기도 하지만, 기운없는 모습은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다. 건우는 정말로 당황했는지 두 눈을 깜빡이지만, 자신도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마음이기에, 오히려 심경은 더 복잡해진다.
애써 태연한 것처럼 보이려 인간들이랑 살면 편하지만 자유가 없으니 그리 편한 것은 아니라고 대답하기도 하지만, 스스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태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당연히 느꼈는지, 답해줘서 고맙다고 간단히 얘기하고는 진짜로 왜 그러냐며 저가 기분 상하게 하는 일을 했다면 미안하다며, 그렇게 기운없는 표정 짓지말라고 얘기한다.
토닥토닥. 건우는 앞발을 들어 자신의 등을 두드려주며 다시금 털을 다듬어주지만, 여전히 시무룩한 모습은 나아지지 않는다.
"...응, 알겠어..."
애써 대답을 해보지만 여전히 기운없는 목소리. 아까부터 계속 생각나는 가정을 이루고 행복해하는 건우의 모습에, 오히려 머릿속은 더욱더 복잡해진다. 꾸욱. 조이는 듯한 마음의 고통이 더 심해져 어찌해야할지 혼란스러워하다, 결국엔 직접 그에게 묻기로 결심한다.
모든 용기를 쥐어짜내어 그에게 물은, 조금은 갑작스러울 수도 있는 질문. 그 질문에 건우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진지하게 대답해준다. 여전히 시선은 바닥으로 향해있지만, 그의 대답에 귀를 기울인다.
역시... 건우는 결혼할 생각이구나. 건우도 수컷이니까 색시를 얻고, 새끼를 얻어서 다정하고 예쁜 가족을 꾸리고 싶구나...
건우의 대답에 자신의 상상이 한 층 더 선명해지자 마음의 조임은 조금 더 심해진다. 살짝 더 추욱 처지는 두 귀와 꼬리. 괜히 앞발로 바닥을 긁으며, 침묵을 지키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침묵을 지킨다.
"......"
이렇게까지 침묵을 지키는 것이면... 어쩌면 건우는 정말로 마음에 두고있는 암컷이...
바딕을 향해있는 시선에, 건우가 힐끗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것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것도 전부 보지 못한다. 대신 드디어 열린 건우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조금 진지한 그의 목소리만을 듣는다.
대답은... 역시나 '있다'. 아닐거야, 아닐거야, 하고 애써 생각했던 자신의 생각이 무너지는 순간. 자신의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은 조여지는 것을 넘어서서 아프게 쿡쿡 쑤시기 시작한다. 바늘로 마구 찌르는 듯한 고통. 진지한 그의 목소리에서, 확실한 그의 대답에서 거짓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자신의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들었다.
아래로 내린 시선을 도무지 들지 않으며, 꼬리도 흔들지 않으며, 그저 조용히, 기운없이 바닥만 바라본다. 바닥을 긁던 앞발의 움직임도 멈추고 그저 그 자리에서 굳은 듯이, 그렇게 가만히.
건우는 그런 자신을 힐끗 바라보더니 이내 앞발로 바닥을 천천히 긁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어 자신은 어떠냐고 묻는다. 마음에 두고있는 수컷 고양이가 있는지를 묻던 건우는 자신이 집고양이라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미안하다며, 지금의 질문은 잊어달라고 얘기한다. 지금은 진짜로 신경 안써도 된다며, 능청스럽게 울음소리를 내고는 키득키득 웃는 그를, 그제서야 살짝 고개를 돌려 물끄러미 바라본다.
스스로에게 벌을 줄 생각인지, 앞발로 저의 머리를 콕콕 가볍게 치는 그의 행동을 바라보다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려 시선을 바닥에 고정시킨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연다.
"...나도 있어. 마음에 두고 있는 수컷 고양이.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그런 수컷 고양이. 창문 밖으로 보면 매일매일 보이거든. 그 고양이가."
조용한 목소리. 꼬리도 흔들지 않고 그렇게 얘기하고서는 잠시 말을 멈춘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건우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면서 애써 웃으면서 이어서 입을 연다.
"그치만 포기할까봐. 그냥 매일매일 그 고양이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할까봐. 그 고양이는 나를 좋아할리가 없거든. 다른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말야. 그래서 그 고양이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그냥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려구. 왜냐하면 정말로 좋아하니까... 응. 정말로 좋아해..."
중의적인 표현. 말을 함과 동시에 그에게 살짝 고백 아닌 고백을 한다. 건우는 아마 절대로 알아듣지 못할, 자신만의 작은 고백. 이제서야 알게 된 자신의 마음에, 오로지 그만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내 가볍게 웃어버린다. 정말로 바보같네, 나. 어차피 이렇게 되어버렸을텐데.
천천히 그에게서 고개를 돌리고는 엎드려있던 몸을 일으켜 쭈욱 기지개를 켠다. 그러면서 애써 태연한 척, 밝은 목소리를 내며 그에게 웃어보인다.
"아, 계속 얘기했더니 배고프다. 건우야, 아까 그 간식 더 갖다줄까?"
/ 아니! ㅋㅋㅋㅋㅋㅋㅋ 왜 웃다가 우시는거죠?! (혼란) 놀릴거면 끝까지 놀리시고, 사과하실거면 처음부터 사과하시라구요! ㅋㅋㅋㅋㅋ 사진 기대는... 흠흠,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그리고 건우가 쏘인 것은 당연히 기억하죠. 건우가 되게 질색했었으니까요. 아... 그리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제가 건드린 것은 죽은 해파리였으니까요. 그냥 튜브 끼고 바닷가에서 손 휘젓다가 갑자기 물컹한 젤리가 손에 닿아서 주위를 봤더니 죽은 해파리 떼가 물 위에 둥둥... (외면) 기절하는 줄 알았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전기해파리도 있나요?! 그건 처음 알았는데?! 역시 해파리는 무섭네요...
그리고 펭귄! 뒤뚱뒤뚱 아장아장하는 게 진짜 귀여울 것 같아요! 끌어안으면 부들부들할 것 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밥은 괜찮답니다~ 별로 입맛이 없어서 안 먹는 일도 허다했으니까요. 예전에도 건우주께 안 먹었다고 종종 얘기했었던 것 같은 기억도 있는데 말이죠.
그, 그런데 팔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얌전히 꼬집히시는 게 좋았을텐데! 드디어 사악한 미소를 제대로 보여주시는군요, 건우주. 저는 건우주의 볼을 가지고 논 적이 없다구요? 그리고 주아주는 도망치지 않습니다. 맞서 싸울테니 어디 한번 해보시죠! (경계) (박력) -
918 건우-주아 (9279E+55) 2016. 12. 18. 오후 3:24:54마음에 두고 있는 암컷이 수컷으로서 왜 없을까? 분명히 그 암컷은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암컷이 이쪽을 봐줄지는 별개의 문제다. 사는 세계가 너무나도 다르니까. 색시로 삼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균등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난 생각한다. 나는 길에서 살아가는 이. 하지만 그 암컷은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고양이. 그 두 고양이의 차이를 느끼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꼬리를 살랑살랑 허공에 흔들자, 따뜻한 햇볕이 내 검은색 꼬리를 감싸는게 느껴졌다. 그 기분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냐앙. 하고 울음소리를 낸다. 역시 우리들은 햇볕을 쬐기 위해서 존재하는게 분명해. 햇볕 너무 좋아. 냐앙.
그러다가 주아에게 너는 어떻냐고 물어보았다. 나도 대답을 해줬으니, 주아에게 물어도 별 문제는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힐끗 주아를 바라보자 주아는 여전히 기운이 없어보였다. 앞발도 움직이지 않고 꼬리를 흔들지도 않고 마치 그 자리에 딱딱하게 굳어버린것처럼 고개만을 숙였다. 도저히 알 수 없는 그 움직임에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고개를 갸우뚱했다. 방금전부터 주아는 조금 이상했다. 왜 이렇게 기운이 없는건지 알 수 없었다.
"주아야."
이름을 막 부르려는 순간, 주아가 조용한 목소리로 꼬리조차도 전혀 흔들지 않는 목소리로 수컷 고양이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창문 밖으로 보면 매일매일 보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그런 수컷 고양이가 있다는 말에 나는 놀라서 주아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와 주아의 눈이 마주쳤다. 주아는 애써 웃는것처럼 보였다. 그야 기운이 하나도 없으니까.
이내 주아는 포기하고 매일매일 그 고양이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밝혀왔다. 그 수컷 고양이는 자신을 좋아할리가 없다고, 다른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그 고양이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면서 정말로 좋아한다고 밝혀왔다. 그 말에 괜히 가슴이 움찔움찔거렸다. 그리고 기운이 없는 이유를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사랑으로 고민하고 있는데 내가 쓸데없는 것을 찔러서 시루묵해진 모양이었다. 괜시리 미안한 감정이 생겨 나는 앞발을 들어서 내 머리의 털을 긁적긁적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앞발을 이용해서 주아의 머리에서 등까지 천천히 쓰다듬었다. 조금만 더 기분이 좋아지면 좋겠는데. 그것보다 누구야? 이 귀여운 주아에게 사랑을 받으면서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동족은? 그것보다 여기를 매일매일 지나가는 수컷 고양이가 나 말고 또 있단 말이야? 혹시나 싶어서 주변을 빠르게 두리번두리번 둘러보았다. 하지만 딱히 누군가의 모습이 보이거나 하진 않았다.
"그거 어떤 수컷이야? 어떻게 생겼어? 특징은? 그것보다 그 수컷이 너에게 확실하게 다른 동족을 좋아한다고 얘기했어? 얘기한게 아니면, 그렇게 포기하고 그러는건 좋은 버릇은 아니야. 한번 그 수컷에게 밝혀보는게 어때? 솔직하게 말이야. 매일매일 보일 정도면 이 근처를 지나다니는 수컷이란거잖아. 정말로 좋아할 정도면 차라리 말이라도 하고 포기하는게 좋다고 생각해. 그 수컷이 확실하게 다른 암컷을 좋아한다고 하는게 아니라면 말이야."
애써 웃으면서 나는 주아에게 그렇게 얘기했다. 사실 이런 이야기 하고 싶진 않지만, 주아가 저런 말을 할 정도라면 주아는 그 수컷을 엄청나게 좋아한다는거겠지. 괜시히 부러워서 심통이 나지만, 그래도 모르는척 웃었다. 내일이나 모래에, 이 근처에 잠복해서 어떤 수컷인지 한번 찾아볼까? 매일매일 보인다는 것은 내일이나 모래에도 온다는거잖아. 안 그래? 이래보여도 난 머리가 괜찮은 편이다. 꼭 감시해서 지켜볼거야.
"그리고 정 그 수컷이 널 봐주지 않는다면, 음. 내가 색시로 삼아줄까? 하하하!"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말하지만 사실 그게 가능할거라고 보진 않는다. 나는 길에서 사는 이고 주아는 인간들과 같이 사는 이들이다. 분명히 이 근처를 지나다니는 그 수컷도 인간과 함께 돌아다니는게 분명하다. 집에서 인간들과 사는 이가 나 같은 길고양이를 볼리가 없거든. 하지만 너무 힘이 없어보여서 그렇게 말하면서 작게 웃었다. 한편 그와는 별개로 주아는 밝은 목소리를 다시 내면서 웃어보였다. 그리고 배가 고프다면서 방금 간식 더 필요하냐고 나에게 물었다.
간식이라면 아까전에 우유맛 나던 그거구나.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나는 꼬리를 쭈욱 위로 세우면서, 밝게 웃으면서 주아의 말에 대답했다.
"괜찮다면 부탁할게! 아. 가는 길에 몇개는 가져가도 돼? 우리 아지트에 있는 동료들에게도 하나씩 나눠주고 싶어. 이런 간식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알려주고 싶거든."
분명히 다들 놀라겠지. 내가 가지고 오는 간식을 보면 말이야. 진짜 어떻게 만들어야 우유가 그렇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우유가 딱딱하게 굳어져서 만들어진걸까? 그거?
//그래서 오늘은 사진을 확실하게 준비했습니다! 보시다시피 상어 사진입니다! 수족관 하면 꼭 빼놓을 수 없는게 상어죠. 아쿠아리스트들의 말에 의하면 길들여진 상어가 아니라서 밤만 되면 같이 사는 물고기들을 잡아먹기도 한다고 해서 놀랐답니다. 말 그대로 약육강식의 세계라고 하네요. 확실히 상어가 길들여지는것 자체가 저로서는 상상이 안가지만요. 말 그대로 하나의 작은 바다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그리고 죽은 해파리라도 함부로 만지면 쏘일수 있답니다. 그러니까 절대로 그건 만지면 안돼요. 살아있고 말고를 떠나서 독침은 존재하거든요. 오히려 죽었다고 생각하고 만지다가 쏘이는 경우도 존재하니까 전혀 괜찮은게 아니라구요! (동공지진) 그래도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니까 다행이네요. 그런데 물컹한 젤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파리를 만져본적은 없지만 확실히 손에 닿는다면 그런 느낌일 것 같긴 하네요. 그리고 전기해파리도 있답니다. 물론 정식 이름은 아니긴 한데 진짜로 전기를 방전하는게 아니라 쏘이면 그 정도로 아프고 위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전기해파리죠.
그리고 펭귄을 끌어나는 것은 저도 해보고 싶네요. 하지만 끌어안으면 왠지 부리로 콕콕 찌를것 같아서.. 주아주가 안으면 오히려 얌전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입맛이 없다고 밥을 굶고 그러면 안되는거에요. 그럴수록 더 먹어야지!!
그리고 사악한 미소라니요. 후후후후후..들켰군요. 좋아요. 그럼 이번엔 어떻게 해볼까? 좋아. 이대로 납치를 해서 강아지가 가득한 곳에 가둬두도록 하겠습니다. 후후후. 전에 제가 당했던 것을 그대로 갚아드리죠! 이리 오시죠! 주아주!!(박력) -
919 주아 - 건우 (73097E+58) 2016. 12. 18. 오후 6:25:40마음에 두고있는 암컷이 있다고 대답한 건우는 잠시 어떤 생각을 하더니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 이유는 제대로 알 순 없었지만, 이내 건우는 따뜻한 햇빛이 기분 좋은지 냐앙, 하는 울음소리를 낸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건우는 자신에게 자신은 어떻냐고 물었고, 그 질문에도 여전히 기운없이 그저 가만히, 그 자리에 못박힌 듯이 엎드려서 바닥만 내려다본다.
그런 자신의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졌는지, 건우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자신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 전에 자신이 먼저 입을 연다. 자신에게도 있는, 마음에 두고있는 수컷 고양이. 매일매일 보이는, 자신에게 있어서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수컷 고양이. 놀란듯이 자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그와 눈을 마주치며, 애써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이어서 천천히, 포기하고 그냥 그 고양이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할까, 생각한다고 밝힌다. 왜냐하면 그 고양이는 나를 좋아할리가 없으니까. 이미 마음에 두고있는 암컷이 있다고 밝혔으니까...
건우에게 몰래 고백 아닌 고백도 하며 정말로 좋아한다고 얘기한다.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로 버틸수가 없었기에...
건우는 미안한지 앞발을 들어서 저의 머리의 털을 긁적거린다. 그리고는 다시 앞발로 자신의 머리에서 등까지 천천히 쓰다듬는다. 건우의 그 위로의 몸짓을 조용히 받아들이며 주변을 빠르게 두리번거리며 둘러보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렇게 주변을 보던 건우는 이내 자신에게 그게 어떤 수컷이냐며, 솔직하게 그 수컷에게 밝혀보는 건 어떠냐고 얘기한다. 정말로 좋아할 정도면 차라리 말이라도 하고 포기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왠지 모르게 애써 웃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건우가 애써 웃을리가 없잖아? 그냥 내가 잘못 본거겠지. 그리고 그런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해주듯이 건우는 이어서 장난스럽게 웃으며 정 그 수컷이 자신을 봐주지 않는다면 내가 색시로 삼아줄까? 하고 얘기한다.
건우의 장난스러운 웃음을 가만히, 조용히 바라본다. 건우는... 알고 있을까? 지금 너의 그 말이, 나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나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 또, 얼마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지. 되려 더 쓰려오는 그 마음에, 그 아픈 느낌에, 조이다 못해 찢겨지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 그렇지만 티낼 수 없어, 겉으로는 간신히 입꼬리를 올려 미소짓는다.
"그 수컷은 검은색 털을 가졌어. 따뜻한 햇빛이 들어오는 곳을 가장 좋아해. 매일매일 보여. 친구들도 많은 것 같아. 꼬리가 살랑거리는 게 예뻐. 하지만... 솔직하게 내 마음을 고백할 용기는 나지 않아. 정말로 좋아해서, 그래서 더 고백을 하지 못하겠어."
정말로 좋아하니까, 친구로라도 남아있고 싶거든. 뒷말은 말하지 않고 속으로 숨기며 키득키득 겉으로는 웃어보인다. 괜히 내 마음을 전했다 평생 어색한 사이가 되느니, 차라리 나 혼자 숨기고, 나 혼자 아파할래. 그러면 언젠가는 조금쯤은 무뎌질 날이 오겠지.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테지만 말야.
"그리고 색시로 삼아주겠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냐. 무엇보다도 건우, 너 마음에 두고 있는 암컷이 있다고 했잖아? 괜히 나를 색시로 삼았다가 그 아이한테 미움이라도 받으면 어쩌려고 그래~ 난 괜찮으니까, 건우, 너라도 그 암컷에게 꼭 마음을 전해봐. 분명히 받아줄거야. 너는 사냥도 잘하는 멋진 수컷이니까 말야."
애써 건우를 따라 장난스런 목소리를 내며 키득키득 웃는다. 응. 내가 바라는 건 너의 행복. 네가 행복하다면 나도 행복할거야. 그러니 너라도 꼭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어, 건우야.
조금 씁쓸한 생각을 하며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이내 화제를 돌리려는 듯, 밝은 목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킨다. 간식을 좀 가져다줄까? 하고 묻자 건우는 꼬리를 위로 세우며 밝게 웃고는 부탁한다고 얘기한다.
"알았어. 그러면 갖다줄게. 그리고 네가 가기 전에 간다고 얘기하면 더 챙겨줄테니까 동료들에게도 꼭 나눠줘. 그 간식은 꽤 많거든. 그러면 잠시만 기다려!"
고개를 끄덕이며 똑같이 밝게 웃어보이고는 이내 다시 조금 열려있는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곧장 부엌 쪽으로 향해 다시 의자로 점프하고, 또 탁자로 점프해 비스킷이 든 봉지 쪽으로 다가간다. 그곳에 앞발을 넣어 비스킷을 제법 수북히 밖으로 꺼낸 후에, 아까보다도 더 많은 비스킷을 입으로 물고 탁자에서 점프해 내려온다. 가볍게 착지를 하고는 다시 또 걸음을 옮겨 거실을 가로질러 창문의 틈으로 나와 건우의 앞에 물고온 비스킷들을 전부 내려놓는다.
"자, 많이 먹어! 건우야!"
마음이 복잡할 때는 먹을 것을 먹으면 좀 나아질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하며 건우에게 웃으며 권하고는 이내 자신도 고개를 숙여 비스킷 한 개를 입에 넣는다.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부드러운 우유의 맛이, 자신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주는 듯한 기분이 든다.
/ 상어! 검푸른 빛이 무시무시하군요. 확실히 상어는 길들이기 쉽지 않을거라고 저도 생각하긴 하는데... 수족관에서도 약육강식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것은 뭔가 무섭네요. 밤마다 같이 사는 물고기들을 잡아먹기도 한다니... 물론 자연의 세계는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역시 무서울 것 같아요. 특히 제가 저 물고기들이라면 밤마다 도망다녀야 할테고 말이죠. 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죽은 해파리들도 쏘나요?! 죽으면 독침도 없을 줄 알았는데?! (동공지진) 큰일 날 뻔 했군요... 그래도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요! 물컹한 젤리의 촉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답니다. ㅋㅋㅋㅋㅋ 진짜 기겁했거든요. 그리고 전기해파리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쏘이면 엄청 아프고 위험해서 전기해파리군요. 역시 해파리들은 그냥 멀찍이서 봐야지 예쁜 것 같아요.
그리고 펭귄이 부리로 콕콕... ㅋㅋㅋㅋㅋㅋㅋ 상상해보니까 엄청 귀여운데요, 그거? 암컷이라면 건우주의 품에 얌전히 안겨있지 않을까요? 멋짐력으로 펭귄을 꼬셔보는 거예요, 건우주!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어쩔 수 없다구요? 입맛이 없으면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으니까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ㅋㅋㅋㅋ (태연)
그, 그런데 납치를 해서 강아지가 가득한 곳에 가둬둔다니! 행복해서 죽게 만들려는 계획인거죠?! 으윽...! 본능이 몸을 이끌어요! 좋아요, 이렇게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그동안 정말로 즐거웠어요, 건우주... 그 쪽으로 갈게요! (다가가기) -
920 건우-주아 (9279E+55) 2016. 12. 18. 오후 8:53:53간식을 부탁하는 내 말에 주아는 갖다주겠다고, 가기 전에 간다고 얘기하면 더 챙겨줄테니까 동료들에게도 꼭 나눠주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집 안으로 쏘옥 들어가버렸다.
자연스럽게 그 자리엔 나 혼자만 남게 되었다. 주아가 간식을 가지러 가는 사이, 나는 조금 깊게 생각을 해봤다. 주아가 일단 좋아하는 수컷이 있다는 것은 잘 알 수 있었다. 그 수컷의 특징은 검은색 털을 지녔고, 따뜻한 햇볕이 들어오는 곳을 가장 좋아하고, 매일매일 여기에서 보이고, 친구들이 많은 것 같고 꼬리를 살랑거리는게 예쁘다는 것이었다. 그 말에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앞발을 들어서 머리를 긁적였다.
"....나 아니야?"
기분탓일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모든 특징이 다 나에게 공통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꼬리를 살랑거리는게 예쁜지는 둘째치고 나는 검은색 털을 가지고 있고 햇볕이 들어오는 곳을 좋아해서 매일 여기에 올때마다 햇볕이 쬐는 쪽에 자리를 잡고 있고, 매일매일 여기에 오고, 동료들도 제법 있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아는 동족들도 많이 있고. 아무리 생각해도 모든 특징이 나에 부합되는 것 같았다.
순간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몸이 움찔했다. 그리고 순간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로 나야? 주아가 마음에 둘고 있는 수컷이? 아니, 하지만 인간의 말을 인용하자면 이거 김칫국이라는 것을 먹는 행동 아닐까? 검은색 털을 가진 수컷이 나 하나만은 아니잖아? 그리고 매일매일 보는게 나 하나만이라는 법도 없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 특징과 너무 부합했다. 그러니까, 나 자신조차도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나는..........
뭔가 되게 복잡해진 분위기 속에서 머리를 계속 긁적이면서 생각에 빠져있는 도중, 주아의 발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니 주아는 간식을 입으로 물고서 여기로 돌아오고 있었다. 창문의 틈으로 빠져나와 내 앞에 간식들을 내려놓은 후에 주아는 나에게 많이 먹으라고 권하면서, 자신도 간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도 간식 중 하나를 입에 물고 우물우물거렸다.
역시 부드러운 우유의 맛이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우유의 맛을 내는지 너무 신기해서 인간들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와 인간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게 너무 아쉬웠다. 어떻게 만드는지 알면 인간들이 가끔 주는 우유를 다 먹지 않고 이런 간식을 만들어서 아껴먹을텐데.
하지만 부드러운 맛보다도 지금은 좀 더 신경쓰이는 것이 많았다. 당연히 주아가 방금 말한 수컷에 대한 것이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간식을 우물우물거리다가 다시 힐긋힐긋 주아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주아가 말한 수컷은 나였던걸까? 아니면 내가 그저 착각하고 있는 것일 뿐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망설이다가 나는 간식을 꿀꺽 입에 삼킨 후에 주아를 빤히 바라보면서 결국 의문을 참지 못하고 직접 입을 열었다.
"주아야. 네가 생각하고 있는 수컷 말인데, 그 수컷 말인데.."
하지만 순간 입이 다물어졌다. 만약에 내가 아니면, 어쩌지. 이거 진짜로 위험한 선택 아닌가? 만약 내가 아니면 되게 어색해지고 서로 못 보고 그러는거 아닐까? 그런 느낌이 들어서 순간 입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불안하다. 지금 눈 앞에 있는 하얀색 암컷 고양이와 되게 어색해질 것을 생각하니, 묘하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난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나는...
"네가 마음에 두고 있는 수컷. 그거, 아무리 생각해도 내 특징과 너무 닮았다고 생각해. 그거 혹시 나 말하는거야?"
어쩌면 물으면 안되는 것을 물어봤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자고로 길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무섭다고 뒤로 물러나진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그것이 수컷이라면 더욱 더. 혹시 모를 위험 속에서 다른 이들을 지켜야 하는게 수컷인만큼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간식을 먹는 것도 잊고 주아의 얼굴을 더욱 더 빤히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물어보았다. 나름대로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만약 나라면 고개를 끄덕여주지 않을래? 아니라고 한다면... 물은 것을 잊어줘...라는 것을 말하는것은 너무 이기적일까? 하하하."
어째서인지 사냥을 할 때보다 더욱 더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답은 어느쪽일까? 나인걸까? 아닌걸까? 절로 입 안의 침이 바싹 말라들어가는 것 같았다.
//저도 수족관에서 약육강식의 세계가 적용된다는 말에 깜짝 놀랐답니다. 당연히 먹이가 매일매일 제공될테니까 물고기는 안 먹을 줄 알았는데, 밤이 되면 잡아먹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더욱 더 상어가 무서워보이는 순간이었답니다. 말 그대로 야생의 무서움이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거니까요. 그리고 물고기들은...ㅋㅋㅋㅋㅋㅋㅋ 빠르게 도망치려고 해도 상어가 한두마리가 아니니까요. 결국 누군가는 희생되버린다는..(눈물)
그리고 죽은 해파리도 쏜답니다. 그래서 해파리는 함부로 건들면 안되는거에요. 주아주는 어떻게 보면 상당히 운이 좋은 경우라고 봐야겠네요. 다음부터는 해파리를 함부로 만지면 안돼요. 그리고 이제 제가 올릴 사진이..(눈물) 사실 더 있긴 하지만 대부분 화질 안 좋고, 중복되는 사진인지라.. 역시 중간에 있었던 문어를 찍어볼까...라고 후회해보지만 이미 늦었으니까요. 개복치 찍어보려고 했는데, 개복치가 없더라고요. 그 사이에 죽어버렸는지..개복치야!!!
다음에는 서울에 올라갈 일이 있으면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이나 가볼까 생각중이에요. 거기가 좀 더 크거든요. 규모가. 거기엔 박쥐도 있고, 쌍두거북도 있답니다. 그 외의 다른 물고기들도 다양하게 있고요.
그리고 저는 멋진 남자는 아니니까요..ㅋㅋㅋㅋㅋㅋㅋ 펭귄을 꼬시려고 해도 펭귄이 싫어할지도 모르겠는걸요. 오히려 두 팔로 찰싹찰싹 맞을지도 몰라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행복사라니요. 저는 그런짓을 하진 않을겁니다. 그리고 강아지가 가득한 곳에 가둬둔다고는 했지만 강아지를 만질 수 있다고는 한마디도 안했답니다. 후후후! 강아지와 주아주를 격리시켜서 눈으로만 볼 수 있게 해드리죠! 다가왔죠?(덥썩) 이제 가는겁니다! 하하하하하!! -
921 주아 - 건우 (6556E+48) 2016. 12. 18. 오후 10:51:21간식을 부탁하는 건우의 말에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한다.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는 약간 열려있는 창문의 틈을 통해 집 안으로 쏘옥 들어간다. 타박타박 옮기는 발걸음. 복잡미묘한 마음을 담은 듯한 자신의 발걸음은 어딘가 모르게 무겁기만 하다.
그렇지만 맛있는 간식을 먹으면 조금은 나아지겠거니, 화제를 간식으로 돌려버리면 조금은 나아지겠거니, 생각하며 부엌 쪽으로 곧장 향한다. 다시금 의자 위로 점프하고 다시 탁자 위로 점프하여 다가간 비스킷 간식. 코를 갖다대어 킁킁 냄새를 맡자 느껴지는 우유 향기.
앞발을 뻗어 봉지에서 비스킷들을 수북히 꺼내고는 아까보다 더 많은 비스킷을 입에 문다. 그리고는 탁자 위에서 폴짝 뛰어내려 가볍게 착지한다. 건우가 기다리고 있을까, 발걸음을 계속해서 옮겨 다시금 거실을 가로질러 창문의 열린 틈 사이로 빠져나온다. 그대로 건우에게로 다가와 그의 앞에 물고온 비스킷들을 내려놓고 많이 먹으라고 권한다.
복잡하고 씁쓸한 마음을 애써 잊어보려 먼저 비스킷 하나를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는다. 입 안에 가득 퍼진 부드럽고 달콤한 우유의 맛에 조금 미소를 짓는다. 그래. 괜찮아. 앞으로도 지금처럼 건우랑 친구로서 친하게 지내면 돼. 그러면 되는거야. 응...
이런 자신의 생각을 알리 없는 건우는 자신을 잠시 바라보더니 똑같이 간식 하나를 입에 물고 우물우물거린다. 잠시 자신들 사이에 찾아온 고요한 침묵. 지금은 도저히 건우를 볼 수 없어, 오로지 바닥에 있는 비스킷들만을 바라보며 다시 또 하나를 입에 넣고 우물거린다. 그리고 건우도 왠지 모르게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간식만을 먹으며 힐긋힐긋 자신을 바라본다.
잠시 그렇게 뭔가를 생각하면서 망설이던 건우는, 간식을 꿀꺽 삼키고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며 자신을 부른다. 갑자기 그가 자신을 부르자 순간 몸을 움찔한다. 살짝 고개를 들어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는 아까 자신이 얘기했던 수컷에 대해 얘기를 꺼내더니 순간 입을 다문다.
"...?"
마치 무언가를 말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듯한 모습. 왠지 모르게 불안해보이는 듯한 그의 모습에 영문을 알 수 없어 고개만 갸웃한다. 갑자기 건우가 왜 저러는거지? 건우가 불안해할 이유는 없을텐데. 왜냐하면 그 수컷에 대해서 건우는 모를테니까. 응. 알리가 없어. 없어...
왠지 모르게 점점 느껴지는 또다른 불안감. 건우는... 혹시 눈치챈건가? 그런걸까?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를. 내가 좋아하는 수컷 고양이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 고양이를. 그럴리가 없어. 없어...
괜히 숨조차 죽이며, 꼬리 하나, 귀 하나 움직이지 않고 그만을 바라본다. 뜸을 들이며 머뭇거리는 그의 모습에 괜히 자신이 더 불안해지고 초조해진다. 그리고 마침내, 건우는 입을 연다.
"...!"
그리고 그가 입을 열어 한 가지 질문을 하자, 자신의 두 눈은 커지며 멍하니 그를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건우의 질문은... 자신이 마음에 두고있는 수컷이 혹시 저를 말하는거냐는 것.
핵심을 정확히 찌른 그의 질문에 두 눈동자가 매우 심하게 흔들린다. 우회적으로 돌려말하지 않고, 정확하게, 직접적으로 당당하게 확실하게 묻는 건우. 길고양이들, 특히 수컷들은 원래 이렇게 확실하게 앞으로 나아가는걸까? 아니면 건우가 원래 그런 성격인걸까?
어느 쪽인진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실했다. 자신은 지금, 건우의 눈을 피할 수 없다는 것. 간식을 먹는 것도 잊고서 자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만약 저라면 고개를 끄덕여달라고 얘기하는 그와 자신 사이에는 왠지 모를 긴장감이 가득찬다. 심하게 흔들리는 두 눈동자로 그를 마주하지만, 자신의 입도, 자신의 몸도, 도저히 움직여지지 않는다.
나는, 나는... 어째야 하는거지? 고개를 끄덕여도 되는거야? 그래도 되는거야? 만약 여기서 내가 거짓말을 한다면 어떻게 되는거지? 그러면... 건우랑 계속 친구로 남아있을 수 있는거야? 그렇지만 내가 거짓말로 건우를 속일 수가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솔직하게 대답한다면? 나는... 건우랑 친구로나마 남아있을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차는 거 아닐까?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마구 휘저어 몸이 덜덜 떨릴 지경이었다. 그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한 발, 두 발, 뒷걸음질을 친다. 동시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두 귀와 꼬리를 기운 없이 추욱 내린다.
그래... 건우가 아까 그랬잖아. 포기할 때 하더라도 솔직하게 전하는 게 어떻겠냐고. 그렇다면 나도... 조금만 용기를 내어.
이내 뒷걸음질치던 발걸음을 우뚝 멈추고는 숨을 크게 들이쉰다. 그리고는 천천히, 아주 작게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으로 밝힐 자신의 솔직한 마음.
내가 정말로, 정말로 좋아하는 고양이는, 바로 너야. 건우야.
"...그, 그러면 대답은 한거지? 걱정 마, 건우야. 나, 곧 정리할테니까. 절대로 너에게 피해가 안 가게 마음을 정리할테니까. 너는 따로 마음에 두고 있는 암컷이 있다고 했으니까... 내가 빨리 정리할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지금처럼 친구로 계속 남아있어줄 수 있을까...?"
불안함이 가득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건우에게 부탁한다. 친구로... 남아있어주지 않겠다고 하면 어쩌지? 그러면 어쩌지? 그렇게 된다면 이제는 건우랑 끝인거야? 그건... 싫단 말야.
웅크린 몸을 더더욱 웅크리고 귀와 꼬리를 더 아래로 내리며 기운없이 추욱 처진다. 건우의 대답을 기다리는 지금 이 순간이, 자신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길게 느껴진다.
/ 저도 매일 먹이가 제공되니 물고기들은 안 먹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잡아먹는다니... 상어는 정말 무시무시하군요. 야생의 본능이 살아있어서 무서워요. 물고기들에게는 여러모로 슬픈 상황이겠죠... 밤마다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쳐야하는거니까요. 결국 그렇게 희생되는 물고기들이 정말로 불쌍하지만 어쩔 수 없겠죠... ㅠㅠㅠㅠ
죽은 해파리도 쏜다니... (동공지진) 저는 정말로 운이 좋았군요. 다음부터는 해파리가 보이자마자 도망쳐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제는 올릴 사진이 없으신가요? 저는 괜찮답니다! 건우주는 이미 사진 엄청 많이 올려주셨잖아요? 전부 엄청 멋진 사진이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ㅎㅎㅎㅎ 문어와 개복치는 다음을 기약해야겠군요. 그런데 우리 연약한 개복치가 죽어버렸나요?! 결국?! (동공지진) 갑작스런 상어 떼에 놀라 돌연사인건가?!
서울에도 더 큰 규모의 아쿠아리움이 있군요. 박쥐에 쌍두거북이라니! ㅋㅋㅋㅋㅋㅋ 엄청나게 호화로운 동물들인걸요? 다음번에 꼭 가보시길 바랄게요!
에이, 그리고 멋진 남자 맞으신걸요! 펭귄도 싫어하지 않을거예요. 두 팔로 찰싹찰싹... 부끄러워서 앙탈부리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죠! ㅋㅋㅋㅋㅋㅋㅋ 그, 그런데 행복사가 아니라니!! 강아지들이랑 격리라니! 마, 만질 수가 없다니! (충격) 건우주, 나빠요!! 미워요! 그건 지옥이잖아요! (훌쩍훌쩍) 안 갈거예요! 그런 곳따윈 안 가요! (손 떼기 시도) -
922 건우-주아 (85127E+57) 2016. 12. 19. 오전 11:32:47주아가 건네준 간식을 먹으면서 조금 생각을 하다가 나는 주아에게 직접적으로 수컷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나를 특정하는 특징이라고밖엔 볼 수 없었다. 그렇기에 조금 불안했지만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 물음이 잘못된걸까? 주아의 두 눈이 커지는게 보였다. 그리고 멍하니 나를 바라보는 모습 또한 보였다. 그리고 그 두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누가봐도 상당히 당황하는 모습인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내가 쓸데없는 것을 물은 것은 아닐까? 그리 생각을 하면서 말을 철회할까라고 고민했다. 저렇게 당황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니까. 답이 어느쪽이건 마음이 편하진 않을 것 같았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주아는 이제는 몸을 덜덜 떨면서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몸을 웅크리고, 귀와 꼬리를 추욱 내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말로 내가 큰 실수를 했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껴져서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지금이라도 말을 취소하자. 말을 취소해야한다고 말하기로 했다. 주아가 이렇게까지 당황하고 힘들어하는데, 억지로 알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나는 몇번의 심호흡을 한 후에 주아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주아야. 그러니까, 그냥 없던..."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주아는 뒷걸음질 치던 것을 멈추고, 숨을 크게 들이쉬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나는 몸을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그거야 어쩔수 없잖아.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내가 모를리가 없으니까. 나는 주아에게 만약 나라면 고개를 끄덕여달라고 했으니까. 내가 방금전에 말한 사실을 어떻게 기억하지 못할까?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 그것의 의미는....
어쩌면 내가 착각한건 아닐까? 다른 의미로서 고개를 끄덕인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주아는 이어서 대답은 한거라고, 걱정마라고, 곧 정리하겠다고 말해왔다. 이어서 나에게 피해가 안 가게 마음을 정리할테니까 지금처럼 친구로 남아있어줄 수 있겠냐고 불안감이 가득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부탁했다.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는걸까. 주아는 몸을 더욱 더 둥글게 웅크리고 귀와 꼬리를 더 아래로 내리면서 추욱 쳐지는 모습을 보였다.
어쩌면 괜히 물어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면서도 역시 물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 당연히... 지금의 말은 주아는 지금 나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얘기니까. 그 대답을 확실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미안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주아야. 미안해."
일단 사과부터 건네기로 했다. 너를 이렇게 몰아붙힌 점, 불안하게 한 점. 그 모든 것을 사과하기로 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사과해야할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거기서 말을 잠시 끊은 후에, 슬그머니 주아에게 다가갔다. 여전히 기운없이 축 쳐져있는 모습은 정말로 작고 가련하게만 보였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을까? 내가 너를 경멸할까봐, 혹은 싫어할까봐, 도망쳐버릴까봐 두려워하는걸까? 만약 그런 걱정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런 말을 하게 해서 미안해. 이건 수컷으로서, 어떻게 보면 자격상실이네. 하하하. 그러니까 이쪽 봐."
검은색 꼬리를 이용해서 슬그머니 주아의 얼굴을 콕콕 찔러댔다. 고개를 들라고 몸을 웅크리고 있는것을 풀라고. 간지럽히듯이 콕콕 찌르다가 꼬리를 내려서 주아의 앞발쪽에 부드럽게 감았다.
"마음에 두고 있는 암컷은 있다고 했지만, 따로 마음에 둘고 있는 암컷이 있다고 한적은 없는데? 왜 따로라는 단어를 넣는거야? 내가 마음에 두는 암컷의 특징도 말해줄게. 네가 마음에 드는 수컷의 특징을 들었으니까 그게 공평하잖아. 안 그래?"
꼬리에 조금 더 힘을 줘서 이쪽으로 끌어당기듯이 힘을 주었다. 몸을 웅크리는 자세를 풀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행위였다. 그렇게 자세를 풀려고 나름대로 꼬리에 힘을 주면서 나는 생긋 웃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마음에 두는 암컷은 인간들이랑 같이 살고 있고, 바깥에 대해서 정말로 많이 궁금해하며, 되게 귀엽고, 예쁘고, 자신이 먹을 간식도 나눠주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하얀 암컷이야. 정말로 그 털이 새하얗고 새하얀색이라서 되게 고운 빛이야. 자. 이제 공평하지? 그치?"
씨익 웃으면서 나는 주아의 얼굴을 다시 한번 제대로 바라보았다. 그와는 별개로 꼬리에 좀 더 힘을 줘서 웅크리는 자세를 풀려고 시도했다. 언제까지 그렇게 웅크리기만 할거야? 너는? 빨리 고개 들어서 이쪽을 봐야지. 안 그래?
"아아. 그런 암컷 고양이가 색시가 되어주면 안될까나."
//다 써놓고 피곤해서 자버린 저라는 사람.(눈물) 분명히 다 써놓고 쓰러져버린 저라는 사람. 그래서 이렇게 아침에 답레를 올립니다. 사실은 모르는척 해볼까 했지만...ㅋㅋㅋㅋㅋㅋㅋ 주아가 말한 특징이 너무 대놓고 건우라서...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르는 척 할 수 없어서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건우는 심하게 눈치없는 이는 아니니까요. 주아주가 처음에 요청했던것처럼 말이죠.(윙크) 아무튼 수족관의 약육강식. 슬픈 현실이죠. 어떻게 멀리멀리 도망치기도 힘들고 말이에요. 하지만 매일매일 잡아먹히는것은 또 아닐테니까요. 괜찮을거에요!! 여담이지만 수중터널을 지날때 상어의 이빨도 상어가 옆을 헤험칠때 볼 수 있는데, 진짜로 무시무시하답니다. 그러니까 저기에 물리면 끝장이겠구나 싶을 정도에요. 언제 이것도 한번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개복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르겠네요. 예전엔 전용 수조도 있었는데 이번엔 없더라고요. 개복치가 죽었는지, 아니면 다른곳으로 갔는지..되게 아쉬웠답니다. 개복치도 되게 멍하니 생긴게 귀엽게 생겼거든요. 개복치야!! 넌 어디에 있니!! ㅠㅠㅠㅠㅠㅠ 사실 이번에 가면 크리스마스 시즌이라서 클리오네 정도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클리오네도 없더라고요. 몇년 전에, 그러니까 좀 옛날인데, 그때는 크리스마스 기념이라고 바다의 요정 클리오네를 전시하기도 했는데. 음. 클리오네도 상당히 예쁘거든요. 없어서 조금 아쉬웠답니다.
서울에 있는 아쿠아리움. 그곳도 혹시 가게 되면 사진은 많이 찍어올게요. 물론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부산보다 더 먼 곳이 서울.(눈물) 가는데 3시간. 물론 가끔 서울 올라가기도 하지만..아무래도 멀리 있다보니..(눈물)
그리고 팽귄이 앙탈을 부리는거였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냐! 펭귄의 눈에는 저는 그저 덩치가 큰 괴물일 뿐이에요! 무시무시하겠죠! 그리고 주아주.. 저는 이번엔 짓궂게 해보겠다고 말하지 않았던가요? ㅋㅋㅋㅋㅋㅋㅋ 자고로 납치는 이렇게 하는겁니다. 자! 따라오시죠!!(끌고 가기 시도) 지옥이 뭔지를 보여주도록 하지! 주아주의 앞에서 강아지들을 쓰담쓰담하고 귀여워해주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923 주아 - 건우 (89584E+53) 2016. 12. 19. 오후 2:15:19자신이 가져온 간식을 함께 나누어먹던 건우는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더니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그 수컷에 대해서 물어본다. 자신이 마음에 두고있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바로 그 수컷 고양이를.
조금 불안해보이면서도 확실하게, 돌려말하지 않고 정확히 그 수컷이 저를 말하는거냐는 그의 물음에, 자신의 두 눈은 커졌고 이내 멍하게 그를 바라본다. 흔들리는 두 눈동자로 건우를 바라보며 당황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야... 건우의 질문은 핵심을 정확히 꿰뚫었으니까.
어쩌지? 이제 어쩌면 좋지? 건우와의 친구 사이가 끝나면 어쩌지? 나는... 나는...
급작스레 밀려드는 불안감과 초조함에 몸을 덜덜 떨면서 한 발, 두 발,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한다. 잔뜩 웅크린 몸과 추욱 내린 두 귀와 꼬리.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고개를 아래로 숙인다. 그리고는 몇 번의 심호흡 끝에 다시 자신을 바라보면서 입을 연 그 순간, 자신이 먼저 뒷걸음질 치던 것을 멈추고 숨을 크게 들이쉰다.
그리고는 아주 큰 결심을 하고, 큰 용기를 내어 천천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인다. 자신의 이 행동의 의미를, 건우가 모를리가 없었다. 응. 절대 모를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증명해주듯이, 건우는 그런 자신의 행동을 보며 몸을 움찔한다. 건우의 그 움찔거림을 놓치지 않고 포착한 그 순간, 후회의 감정이 물밀듯이 몰려온다. 괜히 대답했어. 괜히 대답했다구... 역시 건우는 저렇게 당황하잖아. 저렇게 놀라잖아...
그러나 이미 대답은 해버렸기에, 어떻게 돌이킬 수 없었다. 그렇기에 재빨리 곧 마음을 정리할테니 걱정말라고 말을 덧붙인다. 그리고는 지금처럼 친구로 남아줄 수 있겠냐고 불안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건우에게 묻는다. 더욱더 둥글게 몸을 웅크리고 더 아래로 내린 귀와 꼬리. 추욱 처지며 불안한 모습을 그렇게 확실히 겉으로 드러낸다.
그렇게 조용히, 가만히, 앞으로 다가올 일을 두려워하며 그의 대답을 초조하게 기다리자, 건우는 곧 입을 열어 사과를 건넨다. 미안하다는 짤막한 사과. 그 사과에 순간 멍하니 그를 쳐다본다.
그렇구나... 건우는... 역시 친구로 남기 힘들다고 생각하는구나. 하긴. 나라도 그렇겠지. 나를 마음에 두고있다는 애와 어떻게 친구로 남아있을 수 있겠어... 그래. 그렇지. 그래도 그게 건우, 너의 뜻이라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애써 모르는 척하고 겉으로는 간신히 웃어보이며 입을 연다.
"그...렇구나. 알았어, 건우야. 그동안 정말 즐거웠..."
그렇지만 여전히 기운없이 추욱 처진 채 작별 인사를 건네던 목소리는 이내 안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슬그머니 자신에게 다가온 건우. 영문을 알 수 없는 그의 행동에 불안함을 느끼며 더더욱 몸을 웅크리고 바닥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그러자 건우는 그런 말을 하게 해서 미안하다며, 그러니까 이쪽을 보라고 말하더니 검은색 꼬리로 슬그머니 자신의 얼굴을 콕콕 찔러댄다. 마치 고개를 들고 웅크리고 있는 것을 풀라는 듯이. 그렇게 간지럽히듯이 콕콕 찌르던 건우의 꼬리는 이내 아래로 내려가더니 자신의 앞발 쪽을 부드럽게 감는다.
느껴지는 검은색 털의 부드러움과 따스함이 조금 몸을 움찔한다. 그래도 여전히 고개를 들고있지 않자, 건우는 이내 저가 마음에 두는 암컷의 특징을 말해주겠다며, 그게 공평하지 않냐며 마치 동의를 구하듯 묻는다.
건우가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건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 조금 머뭇머뭇거리면서도 웅크려있는 것을 풀지는 않는다. 지금... 갑자기 그 암컷의 특징이 왜 나오는거야?
도저히 알 수가 없는 말을 하던 건우는 이내 꼬리에 조금 더 힘을 주더니 저의 쪽으로 끌어당긴다. 그 힘에 자신도 모르게 버티면서 여전히 웅크려있자, 건우는 생긋 웃으며 말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드러나는, 건우가 말하던 암컷의 특징. 인간들이랑 같이 살고있고, 바깥에 대해서 정말 많이 궁금해하고, 귀엽고, 예쁘고, 간식도 나눠주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털이 새하얀 암컷 고양이.
건우의 그 말에 순간 고개를 들고 그를 멍하니 바라본다. 귀엽고, 예쁘고, 착한 마음씨를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밖의 다른 특징들은 전부 자신과 부합한다는 사실을, 자신이 모를리 없었다.
그, 그렇지만... 그렇다는 말은... 건우도, 나를...?
도무지 믿기지 않는 사실에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있자 건우도 자신에게 씨익 웃어보이더니 꼬리에 좀 더 힘을 준다. 그리고는 그런 암컷 고양이가 색시가 되어주면 안될까나, 하고 쐐기를 박아버린다.
그 말에 여전히 그를 멍하니 바라보며 그의 꼬리의 힘에 따라 웅크린 몸을 조심스레, 천천히 펴며 그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간다.
"...그거, 정말이야? 지금 이거, 꿈 아니지? 내가 꿈꾸고 있는 거 아니지...?"
마구 흔들리는 두 눈동자에, 울음기에 살짝 떨리는 목소리. 그러나 이미 그 답은 알고 있었다. 건우는 이런걸로 거짓말하는 아이가 아냐. 그러니까 건우도, 나를...
어느새 눈가에 고인 눈물.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건우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그의 목 부근에 자신의 얼굴을 묻어버린다. 느껴지는 따스한 검은색 털에 두 눈을 감고는 조용히 중얼거린다.
"고마워, 건우야. 정말로 고마워..."
그렇게 몇 번을 고맙다고 중얼거리다가 이내 묻었던 얼굴을 떼고는 그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리고는 이내 키득키득 웃으며 장난스런 목소리를 낸다.
"그렇지만 사냥 실력은 같이 연습 좀 해봐야겠는걸? 그런 암컷 고양이를 색시로 맞이하려면 말야."
물론 자신은 건우가 사냥을 잘하고, 못하고에 관계없이 그를 좋아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말해보기도 하며 가볍게 장난친다.
/ 건우주라는 사람이 뭐 어때서요! 피곤하면 당연히 주무셔야죠. 저도 그렇게 다 써버리고 잠들어버린 적 많았잖아요? 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울지 마세요. (쓰담쓰담) 사실 그 특징을 얘기하지 않을까, 했는데 주아라면 왠지 솔직하게 얘기할 것 같았거든요. 알려주면 안될 것 같지만 알았으면 하는 마음? 약간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ㅋㅋㅋㅋ 역시 건우는 심하게 눈치없지는 않아서 좋아요. 처음에 얘기했던 대로요! (윙크) 음... 물고기들이 매일매일 잡아먹히는 것은 아니라고 쳐도 결국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겠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슬픈 일인 것 같아요... 수중터널에서 상어의 이빨도 볼 수 있군요. 다음번에 가게 되면 수중터널은 진짜로 제대로 봐야겠어요!
그리고 개복치는... (눈물) 우리 연약한 개복치를 보고싶었는데! ㅠㅠㅠㅠ 역시 개복치는 돌연사의 마스코트군요. ㅋㅋㅋㅋㅋㅋ 바다의 요정 클리오네... 아, 동물의 숲에서 낚시하다가 종종 낚고는 했었어요!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클리오네라. 클리오네도 실물을 보고 싶었는데... ㅠㅠㅠ 아쉬워요... 서울의 아쿠아리움도 혹시 가시게 된다면 사진 많이 찍어와주세요! 멀다면 조금 힘드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언젠간 가보실 수도 있으니까요. ㅎㅎㅎㅎ
그리고 펭귄이 앙탈 부릴수도 있죠! 무시무시한 덩치 큰 괴물은 저도 마찬가지일테니까요. ㅋㅋㅋㅋㅋ 그러니 펭귄이 건우주를 쪼거나 때리는 것은 좋아하는데 괜히 앙탈부리는 거랍니다(?)! ㅋㅋㅋㅋㅋㅋ 그, 그런데 납치라니! 강아지들과 격리되어있는 지옥이라니!! (충격) (공포) 그, 그건 싫어요!! 싫단 말이예요! 으앙!! 경찰 아저씨이이! (울먹) (버티기) -
924 건우-주아 (85127E+57) 2016. 12. 19. 오후 5:32:07추욱 늘어지는 주아의 모습에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주아가 저렇게 밝혔으니, 나도 수컷으로서 물러설 순 없었다. 수컷은 자고로 당당해야하고, 누구보다도 강해야한다. 인간과 같이 살면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나는 길에서 살고 있다. 그러기에 누구보다도 강해야 영역을 지킬 수 있고 동료를 지킬 수 있고 여동생에 다른 암컷도 지킬 수 있다. 길에서 사는 수컷은 강해야만 했다. 이것은 자연의 설비다.
그러기에 나는 축 늘어져있는 주아를 계속 툭툭 건들면서 웅크리는 것을 꼬리를 이용해서 풀려고 시도하면서 내가 마음에 두는 암컷의 특징을 말하면서, 색시가 되어줄 수 없겠냐고 간접적으로 물어보았다. 내 물음에 주아는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웅크린 몸을 천천히 피면서 나에게로 한걸음 다가왔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꿈이 아니냐고, 자신이 꿈꾸는게 아니냐고 물어왔다. 그 물음에 나는 냐앙 소리를 내면서 부드럽게 미소지으면서 대답했다.
"길에서 사는 수컷은 이런걸로 거짓말 안해. 설사 한다고 해도 나는 거짓말 같은 것은 안해. 거짓말 싫어하거든. 당당한 수컷으로 살고자 하는 나에게 거짓말은 어울리지 않는단 말야."
당당하게 동료와 가족을 책임져야할 수컷이 거짓말이라니. 그것은 멋진 수컷으로서 실격 조건이었다. 마구 흔들리는 두 눈동자에 그리고 울것만 같은 그 고운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다짐하듯이 이야기했다. 그리고 꼬리를 풀어주면서 살랑살랑 허공에 흔들었다. 한편, 주아는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온 후에, 내 목 부근에 얼굴을 묻어버렸고 고맙다고 중얼거리듯이 이야기했다.
정말로 부드러운 하얀 털의 감촉에 기분 좋게 갸르릉 울음소리를 내면서 슬그머니 목을 움직여서 주아의 털에 내 털을 부볐다. 부드러운 감촉에 괜히 기분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부비는 행위를 멈출 수가 없었다.
"고맙다는 것은 이쪽이 할 말이야. 나, 인간과 안 사는 길고양이니까. 처음에는 이런 울음소리를 내는 동족은 누구일지 궁금해서 담벼락을 넘었고, 왠지 친해지기 좋을 것 같아서 매일매일 왔고, 그러다보니 더 친해지고, 그러다보니 욕심이 나고, 결국 마음에 두게 되었지만, 나는 길에서 사는 이니까. 인간과 같이 사는 귀하고 고운 이와는 차이가 있으니까. 너와 난 사는 세계가 다르니까 나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마음에 두고 있다니, 이런 영광이 어디 있겠어. 그러니까 고맙다고 해야하는 것은 이쪽이지."
계속해서 털을 부비면서 기분 좋게 웃었다. 인간들의 귀에는 야~옹, 야~옹, 야~옹 거리는 나른한 울음소리로밖에 안 들리겠지만, 우리들은 지금 여기서 마음을 확인하고 다정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인간들이 우리의 대화를 듣지 못한다는게 안심이었다. 주변의 다른 동족들이 없다는 것도 다행이었다. 이런 모습 보이면 조금 부끄러우니까. 아무리 나라도 부끄러움은 느끼는 수컷이다. 부끄러움을 느낀다고해서 이상할 거 없잖아.
잠시 그렇게 털을 부비다보니, 주아는 나에게서 슬그머니 떨어져서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사냥을 연습해봐야겠다고, 방금 전에 내가 말했던 것을 인용해서 반격해왔다. 그 말에 나는 두 앞발로 얼굴을 부비면서 고개를 휙 돌렸다.
"그, 그건 어쩌다가 실수한 것 뿐이야! 내가 얼마나 사냥을 잘하는데! 다음에 작은 새라도 한마리 잡아서 물어다올까? 그러면 되는거야?!"
어쩌다가 한번 실수한 사냥이 이렇게 돌아올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러기에 다음번에 여기에 올때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작은 참새라도 한마리 잡아다가 물어올까라고 고민했다. 물론 주아가 먹을지는 알 수 없었다. 우리들은 그런 것을 잡으면 정말로 맛있게 먹지만, 주아는 인간과 살고 있으니까. 예를 들면 우유맛이 나는 저런 간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데 새를 굳이 먹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괜찮아? 인간과 살잖아. 너. 길에서 사는 내 색시가 되어도 되는거야? 나, 인간과 같이 사는게 아니니까 계속 쭉, 함께 있을수는 없는데. 물론 매일매일 올거지만, 결국에는 헤어질수밖에 없는데? 인간과 같이 사니까 떨어질 수 없잖아. 넌. 아. 물론 나는 매일매일 올거니까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없을거야. 여기가 우리들의 구역이니까. 단지, 네가 외로워하지 않을까 해서."
그런 걱정거리를 슬그머니 입 밖으로 꺼냈다. 내가 반쯤 포기하고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나는 길에서 살고, 주아는 인간들과 함께 산다. 내가 인간들의 밑으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계속 쭉 있을수는 없다. 그리고 난 그럴 마음은 없었다. 그리고 주아도, 가족을 버리고 나와 함께 갈 마음이 없을 것이다.
설사 색시로 둔다고 해도, 우리들은 하루종일 쭉 함께 있을 수 없는 운명이다. 그것을, 우리는 버텨낼 수 있을까? 그런 걱정거리가 조금 생겼다.
//사실 심하게 눈치가 없는 캐는 저도 답답하거든요. 떠먹여주는데도 먹지 못하고 에? 난닷테? 이런 캐 진짜로..(절레절레) 그냥 대놓고 실명을 말해줘도 에? 난닷테? 그럴 것 같아서 답이 안 나오죠. 그래서 사실 주아주가 요청하지 않았어도, 처음부터 건우의 눈치는 적당하게 설정할 생각이었답니다. 그리고 꼭 수중터널은 보세요. 진짜 거기 괜찮답니다. 꼭 상어가 아니더라도 다른 것들도 많거든요. 예를 들면 커다란 거북이라던가, 가오리라던가..그 외의 다른 커다란 물고기도요. 정말 한폭의 바다 그 자체에요. 평화롭기도 상당히 평화롭고요. 그리고 개복치...ㅠㅠㅠㅠㅠㅠ 네 없었습니다. 없었어요. 예전엔 있었는데 개복치는 대체 어디로 간건지..!(눈물) 돌아와! 개복치야!!!!! 그리고 클리오네가 동물의 숲에도 나오나요? 그건 전혀 몰랐네요. 그거 실제로 보면 되게 작고 예쁘거든요. 그래서 그 모습 또 보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사진으로만 봐야 할 것 같네요. 서울 아쿠아리움은.. 2월달에 서울 올라갈 일이 조금 있는데 그때 기회가 된다면..아마도..? 물론 진짜로 갈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가게 되면 레스 남기도록 할게요! 이렇게 저는 2월에 서울 올라갈지도 모른다는.. 그것도 2박 3일로 가게 된다는 것을 슬그머니 밝힙니다.(시선회피)
그리고 납치 당하기가 그렇게 싫어요? 고양이 카페로 저를 납치하려고 한 것은 어디의 누구였더라? 고양이를 다 데리고 간 것은 어디의 누구였더라? 후후후후. 이제부터 복수의 시간입니다. 제가 느꼈던 절망과 좌절! 전부 느끼도록 하시죠!! 하지만 기회를 드리죠. 다음부터 저를 경계할거에요. 안할거에요. 대답해요!(박력) -
925 주아 - 건우 (53939E+58) 2016. 12. 19. 오후 7:59:23자신의 마음을 밝히고 당연히 거절을 생각하며 기운없이 추욱 처지자, 건우는 자신에게 다가와 꼬리로 툭툭 건드린다. 그러면서 저가 마음에 두고있는 암컷의 특징, 그러니까 자신과 아주 똑같은 특징을 얘기하며 저의 색시가 되어줄 수 없겠냐고 돌려 묻는다.
생각도 못한 그의 말과 행동에 그를 멍하니 바라보며, 웅크렸던 몸을 천천히 피며 그에게로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간다.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혹시 지금 이것이 꿈이 아닌지를 묻자, 건우는 냐앙 소리를 내며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길에서 사는 수컷은 이런걸로 거짓말하지 않는다며, 저는 거짓말을 싫어한다고 당당하게 대답한 건우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자신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바라본다. 마치 자신에게 다짐하는 듯한 목소리. 그 말을 하고서는 건우는 꼬리를 풀어주더니 살랑살랑 허공에 흔든다.
정말로 예쁜 꼬리의 흔들림. 그 흔들림과,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조금 더 그에게로 가까이 다가가 그의 목 부근에 자신의 얼굴을 묻어버린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고맙다고 중얼거리듯이 얘기한다.
서로에게 느껴지는 서로의 온기. 부드럽고 따스한 그의 털을 느끼는 동안, 건우도 똑같은 느낌을 느꼈는지 기분 좋게 갸르릉 울음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목을 움직여 자신의 털에 저의 털을 부빈다.
스치는 부드러운 감촉. 마치 마법처럼 느껴지는 그 부드럽고 따스한 감촉은 자신의 마음을 기쁨으로 채워나갔고, 자신도 기분 좋게 갸르릉 소리를 내며 살짝 그의 털에 자신의 얼굴도, 몸도 부빈다.
건우는 이어서 고맙다는 것은 저가 할 말이라며, 저와 자신은 사는 세계가 다르니 저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힌다. 그런 그의 말에 계속해서 똑같이 천천히 털을 부비며 입을 연다.
"그렇지 않아. 내가 더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해. 나는, 고양이들이랑 살지않는 집고양이니까. 오히려 고양이보다 인간들에 대해서 더 잘 아는 이상한 고양이니까. 처음 너를 만나던 그 때. 그 때 내가 왜 울고있었는지 알아? 그 날 따라 유난히 외로웠거든. 아는 고양이도, 친구도 하나 없던 때니까. 그래서 '친구를 가지고 싶어.' 하고 울었던거야. 그렇게 고양이 친구도 없는 겉으로만 고양이일 뿐인 나를, 너처럼 멋진 수컷 고양이가 담벼락을 넘어 말을 걸어주고, 매일매일 보러 와주고, 이제는 이렇게 마음에 두고있다고 해주는데 당연히 내가 고맙다고 해야지."
조근조근히, 숨겨뒀던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전부 건우에게 전한다. 응. 그렇게 말로만 고양이인 나를, 너처럼 동료도 많고, 멋진 수컷이 색시가 되어줄 수 있겠냐고 해주니 오히려 내가 더 영광이지. 사는 세계가 이렇게나 다른 우리니까 말야.
자신도 건우처렴 야옹, 하는 나른하고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내며 배시시 웃는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그와 털을 부빈다. 그렇게 오랫동안 멈춰있던 자신의 꼬리도 부드럽게, 살랑살랑 움직이며 온 몸으로 기분이 좋다는 것을 표현한다.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은 행복. 그 행복감을 느끼며 털을 부비다가 슬그머니 그에게서 떨어져 그를 바라보고는 키득키득 웃는다. 그리고는 사냥을 연습해야겠다고 장난스레 얘기한다. 그러자 건우는 창피한지 두 앞발로 얼굴을 부비면서 고개를 휙 돌린다.
그건 어쩌다가 실수한 것 뿐이라며, 다음에 작은 새라도 한 마리 잡아서 물어다올지를 묻는 그의 말에 키득키득 웃으며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농담이야, 농담~ 응. 건우는 사냥을 잘하겠지. 비록 아까 그 노란 나비는 놓쳤지만 그래도 말야! 아, 그리고 작은 새는 괜찮아. 불쌍해서 잡아와도 그다지 먹고싶지 않거든... 개인적으로 피는 무서워하는 편이기도 하고."
정말로 새를 잡아올 생각인지 고민을 하는 듯한 건우의 모습에 확실하게 먹고싶지 않다고 밝힌다. 응. 나는 새를 먹어본 적도 없으니까 말야. 길고양이 애들이 먹는 것은 가끔 봤는데... 피를 보기가 힘들어서 고개를 돌려버리기도 했고.
한편 건우는 이어서 또다른 말을 슬그머니 꺼낸다. 괜찮냐고 물으며 시작된 그 말은, 자신들 사이의 본질적인 문제를 꿰뚫는다. 길고양이와 집고양이의 차이를. 매일매일 올거지만 결국에는 헤어질 수밖에 없다는, 아주아주 근본적인 문제. 그런 얘기를 건우는 걱정스레, 조심히 꺼낸다. 그런 건우의 말에 조용히,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연다.
"...있잖아, 건우야. 나는 네가 좋아. 정말로 좋아."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자신의 마음을 그에게 얘기한다. 그리고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말을 이어간다.
"그러니까 괜찮아. 나는 너를 좋아하니까, 전부 괜찮아. 물론 우린 계속 붙어있을 수는 없을거야. 너도 인간들이랑 살 생각이 없을테고, 나도 우리 가족을 떠날 생각이 없으니. 매일매일 봐도 결국에는 헤어질 수밖에 없겠지. 그렇지만 말야, 건우야. 네가 얘기했지? 매일매일 오겠다고.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없을거라고. 나하고 약속해줘. 꼭 그러겠다고 그러면 된거야, 건우야. 서로를 믿는거야. 그러면 떨어져있어도 서로의 마음은 언제나 함께일테니까."
부드럽게 야옹, 하고 울면서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건우에게 얘기한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웃으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그에게 다시 가까이 다가간다. 그리고 또다시 온 몸을 그의 몸에 기분 좋게 부비면서 정말로 좋아한다는 메시지를 그에게 전한다.
/ 저도 심하게 눈치 없는 캐릭터는 별로거든요. 아니, 분명히 저렇게 다 알려주는데 왜 몰라! 하는 느낌이예요. 그래서 건우주께 꼭 눈치 부분은 부탁드릴 생각이었답니다. 특히 연애 쪽으로 돌리려고 하면 말이죠. ㅋㅋㅋㅋㅋ 그리고 커다란 거북이에, 가오리에, 커다란 물고기... 좋아요! 다른 건 몰라도 수중터널만큼은 꼭 가봐야겠군요! 작은 한폭의 바다를 보고 말거예요! 그리고 개복치는... (눈물) 너무 연약하고 연약한 개복치니까요. ㅠㅠㅠ 부, 분명 어디선가 밥을 먹고 커다랗게 자라있을거예요! 네! 설마 돌연...사... (말잇못) 그리고 동물의 숲에도 클리오네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해요! 되게 작은 게 잡혀서 잡힌건가, 했는데 클리오네라고 하더라구요. 사실 잡힌줄도 몰랐지만요... ㅋㅋㅋㅋㅋ 아쉽게도 둘 다 사진으로만 감상을... 그리고 2월 달에 갈수도 있다는 얘기시죠? 서울에 2박 3일로 올라가신다라. 꼭 아쿠아리움도 들리실 수 있길 바랄게요! 전 괜찮으니까요. ㅎㅎㅎㅎ 아, 그리고 저도 미리 얘기드리는건데 이번주 토요일,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제가 서울에 올라갈 일이 있어서 아마 접속하기 조금 힘들 것 같아요... 미안해요, 건우주... ㅠㅠㅠㅠ 음... 그런데 생각해보면 되게 신기하네요. 내년 2월을 벌써 얘기하고 있으니까요, 저희. ㅋㅋㅋㅋㅋ 하긴, 목표한 1년은 아직 멀었으니까요! ㅎㅎㅎㅎ
그, 그리고 그런 지옥으로 납치당하기는 당연히 싫죠! 예, 예전의 제 행동은... (시선회피) 절망과 좌절은 싫어요! 싫다구요!! 다, 다음부터 경계는... (외면) 할지도 모르겠지만 최대한 안할게요! 그러니까 데리고 가지 말아주세요... (울먹울먹) -
926 건우-주아 (85127E+57) 2016. 12. 19. 오후 9:07:55서로의 마음이 확인되는 바로 그 순간. 나는 그 어떤 동족들보다도 행복했다. 바로 옆에서 서로가 갸르릉 울음소리를 내면서 털을 부비면서 그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느끼고 있다. 기분이 안 좋을래야 안 좋을 수가 없다.
처음에는 그냥 울음소리가 들려서 무슨 동족이 있는가 싶어 담벼락을 넘었다가 보게 된 하얀 암컷 고양이. 그 암컷 고양이는 나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얘기하면서 내 색시가 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것이 기분 좋아서 행복하게 갸르릉 소리를 냈다.
하지만 역시 나와 주아는 사는 세계가 달랐다. 나는 길에서 살고 주아는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 서로 좋아한다고 해도 매일매일, 만나고 본다고 해도 결국 인간들이 돌아오는 시간이면 나는 주아와 떨어져야만 했다. 인간들이 나를 좋아할리는 없으니까. 그리고 길에서 살다보면 어쩌면 안 좋은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 그런 리스크를 전부 안아도 좋을지에 대해서 나는 물어보았다. 물론 멋대로 사라질 생각은 없었다. 마음에 두는 암컷을 취하고서, 사라진다니. 수컷으로서 무책임해도 너무 무책임한 일이었다. 주아는 물론이고 어쩌면 나와 주아 사이에서 나오게 될 새끼도 나는 끝까지 책임질 생각이었다. 물론, 인간들이 없는 시간 한정이지만. 인간들이 돌아오면 나는 사라져야겠지만...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콕 찌르면서 불안한 마음을 안고서 물어보자 주아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면서 나에게 다시 한번 좋아한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말을 끊다가 그러기에 괜찮다고 답해왔다.
매일매일 올거고,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없을거라고 약속을 요구하면서, 서로를 믿자고 나에게 얘기해왔다. 그 약속에 나는 꼬리를 흔들면서, 살랑살랑 흔드는 주아의 꼬리에 내 꼬리를 슬그머니 휘감았다. 그리고 내 몸에 부비적대는 하얀 털의 부드러움을 느끼면서 부드럽게 웃었다.
"길에서 사는 수컷은 절대로 거짓말은 하지 않아. 암컷과 새끼를 책임지는게 수컷인데, 그런 수컷이 거짓말을 하고 무책임하게 굴면, 그것은 그때부터 수컷 자격 상실이야. 무책임한 수컷이 암컷과 새끼를 책임질 수 있을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나는 절대로 갑자기 사라지지 않을거야. 사고 나는 일도 없을거고 죽거나 하는 일도 없을거야. 암컷을 쟁취했으면 이제 책임을 져야지. 그러니까 이상한 걱정은 하지 마."
내 쪽에서도 털을 부비면서 주아가 그러듯이 나 역시도 정말로 좋아한다는 메시지를 주아에게 전달했다. 딱 붙어있는 가운데 태양볕이 쨍쨍 내려찌니 그것만큼 기분이 좋은 일도 없었다. 절로 생글생글 미소를 지으면서, 부드러운 털의 감촉을 느끼다가 살짝 떨어져서 내 동료들에게 그래주듯이, 주아에게 딱 달라붙어서 혀로 털을 천천히 정리해줬다.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해주고 싶었다. 우리 동족들에게 있어선 최고의 애정표현 중 하나였다. 우리들은 털의 깔끔함을 신경쓰는 동족이니까.
감아버린 꼬리를 푸는 일 없이 꼬옥 쥐고서 내가 할 수 있는 애정표현을 선사하면서 찰싹 달라붙어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다는 마음을 강하게 보였다.
"이제는 함께야. 쭉. 이전에도 함께였지만 앞으로도 쭉 함께인거야. 주아야. 내 옆에만 있어. 계속 여기에만 있어. 수컷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신경쓰고 책임질테니까. 그걸로 좋아. 나는."
순수하게 내 마음을 밝히면서 수컷으로서의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의 암컷은 자신이 책임진다. 그것이 수컷으로서의 당연한 자세이자, 당연한 행동이니까. 그렇게 다짐을 하고서 한마디를 조용히 덧붙였다.
"....진짜로 좋아해. 나도."
태양볕이 노른노른하게 내려찌는 어느 날.
하얀색 고양이와 검은색 고양이는 함께 가족을 맺기로 약속했고, 지금 이렇게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그 사이가 앞으로 쭉, 쭉, 끊어지는 일 없이 계속 될거라고 믿고, 길에서 사는 나와, 집에서 사는 주아가 언제나 헤어지는 일 없이 쭉 이어질거라고 믿으면서 나는 주아와 함께 나른하고 태양빛을 쬐면서 찰싹 달라붙어 사랑을 속삭였다.
그리고 저 위에 계시는 우리들의 동족의 신에게도 조용히 맹세했다. 이 암컷은 내가 쭉 책임질테니, 지켜봐달라고. 당신에게 맹세하겠다고... 그리고 여기에는 없는 인간들에게도 맹세했다.
이렇게나 예쁘고 귀여운 암컷을 잘 돌봐줘서 고맙다고. 이 은혜는 반드시 잊지 않고 갚겠다고...
그렇게 나는 마음 속으로 많은 것을 맹세하고 기분 좋게 갸르릉 소리를 주아에게로 냈다.
"정말로 행복해. 주아야. 나의 암컷. 나의 색시인 네가 있어줘서 정말로 행복해."
//상황적으로 막레를 하면 될 듯 해서 막레를 썼습니다. 역시 고백씬은 맺어지고 난 후에 끝을 내는게 가장 적당한 법이죠. 상당히 어려운 난이도의 고양이씬 하신다고 정말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주아주! 이걸로..몇번째 장면이죠? 20번은 넘긴거 확실하고... 어.. 21번째인가? 진짜로 많이 돌렸다는게 실감이 나기 시작하네요. 연애쪽의 눈치는...ㅋㅋㅋㅋㅋㅋ 진짜 답답한건 답이 없습니다. 심지어 저는 예전에 애니를 보다가 알려줘도 에이. 그럴리가 있겠어? 그냥 착해서 그런거야 이런 캐릭터도 본적이 있는데.. 아니야!! 아무리 착해도, 관심과 호감이 없으면 그렇게까지 대놓고 계속 챙겨주진 않아!! 하면서 가슴을 친 기억이 있답니다. 그래서 캐릭터를 낼때마다 답답이 캐릭터는 전혀 못하고.. 언제나 적당히 눈치 있는 애로... 라고 하지만 정작 건우주가 눈새라서..(눈물) 진짜 심각할 정도의 눈새랍니다. 네. 그래서 제가 떠먹여줘도 못 먹는 답답이랍니다.(피눈물) 미안하다! 내 캐릭터들아. ㅠㅠㅠㅠㅠ
그리고 ....도, 돌연사는 아닐거에요! 그럴리가 없어! 그 귀엽고 커다란 개복치가 돌연사라니! 이건 안돼!! 그럴 순 없어!! ㅠㅠㅠㅠㅠㅠ 잘 살 고 있을거라고 믿을게요! 그리고 클리오네... 네. 사진으로 첨부했습니다. 실제로도 이렇게 생겼어요. 되게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지만요. 게임에서도 나온다는것은 처음 알았네요. 거짓말이 아니고 진짜 작아서 작은 병에 들어있는데도 충분히 헤험 잘 칠 정도로 작더라고요. 깜짝 놀랐답니다. 이런 작은게 있나 싶어서 말이에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울이라. 알겠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랄게요! 저는 올해도 크리스마스는..케빈 형과 해리와 함께 보낼 예정이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눈물) 즐거운 크리스마스.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될 수 있도록 미리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내년 2월을 넘어서서 5월도 충분히 가능할거라고 보는걸요. 이대로 쭉 이어진다면 말이에요. 주아주. 그거 알아요? 우리 또 8일후에 기념일이라는거. 매달매달 축하해주면서 보냈는데 또 그 날이 오고 있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다시는 안 그러는거죠? 경계...할지도 모른다고요? 그렇게 나오는거에요? 하지만 울먹울먹거리는건 좀 마음이 약해지는데.. 어쩔 수 없죠! 이번만은 봐드리겠습니다!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구요! 알았죠?(손 놓아주기) -
927 주아주 (53939E+58) 2016. 12. 19. 오후 9:46:55건우주도 수고 많으셨어요! 꽤나 어려운 난이도였죠, 고양이씬은.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나름 신기하고 재밌었으니까요! 갸르릉거려보기도 하구요. ㅋㅋㅋㅋㅋ 이게 아마 22번째 장면이었을거예요. 20번째가 용, 21번째가 자리 바꾸기였던 것으로 기억하거든요. 우와... 진짜 많이 돌리긴 했어요, 저희. 여러모로 신기할 따름이예요.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즐겁게 돌려줘서 정말로 고마워요, 건우주!
그리고 연애 쪽의 눈치가 없으면 정말로 답이 없죠. ㅠㅠㅠㅠ 보는 사람 입장도 그렇게 답답한데 정작 짝사랑하는 애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저도 답답이 캐릭터는 웬만하면 안 내지만 정작 제가 눈새라... (외면) 상대방 캐릭터가 호감을 표현해도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어, 어쨌든 다행이네요! 건우주와 제가 둘 다 눈새라!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런 건우주와 건우를 위해 저와 주아 쪽에서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 엄청 부끄럽지만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돌연사는... (동공지진) 네, 아닐거예요! 분명 대왕 개복치가 되어서 왕관 쓰고있을거예요! 그리고 클리오네. 동물의 숲에서 잡은거랑 똑같이 생겼네요! 귀여워라! 네, 동물의 숲에서도 나온답니다. 저도 게임으로 봤는데 엄청 작아서 낚은줄도 몰랐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도 크리스마스 당일은 아마 케빈이랑 해리랑 보낼것 같지만요... (외면) 이브에만 약속이 잡혀있거든요, 일단은. 그러니 건우주의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주아주도 있다구요? ㅋㅋㅋㅋㅋ (윙크) 그러니 저는 크리스마스 인사는 당일날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저희는 1년도 더 갈 것 같아요. 그런데... 벌써 8일 후에 기념일이군요! 세상에! 매달매달 축하한만큼, 이번에도 당연히 축하해야죠? ㅎㅎㅎㅎㅎㅎ 벌써 7번째 맞을 기념일이지만 매번 신기하고 새로운 기분이예요.
그, 그리고 다시는... (울먹) (훌쩍) 네에...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끄덕끄덕) ...이라고 할 줄 알았나요?! 땡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망) (경계경계) 건우주에게서 배운 수법을 똑같이 써드리죠! 어떠신가요! 하하!! -
928 건우주 (85127E+57) 2016. 12. 19. 오후 10:18:33저도 고양이로 돌려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난이도여서 조금 고민을 많이 했답니다. 하지만 신기한 체험이었어요. 정말로..! 그리고 22번째 장면이라. 우와. 진짜 엄청 많이 돌린게 확 느껴지네요. 저 누군가하고 22번이나 상황 돌려보는건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더욱 더 신기하네요. 저 역시도 이렇게 오랫동안 즐겁게 돌려줘서 정말로 고마워요! 주아주! 역시 주아주는 최고의 1:1 파트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주아주...혹시 저세요? ㅋㅋㅋㅋㅋ 저, 저도 제 캐릭터에게 호감 표현하는거 잘 모르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또 하나 닮는 일이 벌어지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건우쪽도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구요! 물론 저도 조금 부끄럽고요. 주아 완전히 아끼는지라.. 진짜로요. 건우에게 이렇게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요.
음. 동물의 숲. 언젠간 해볼까 하지만 구 NDS가 없어서.. 3ds로도 동물의 숲은 있겠지만 제 3ds는 일본제품이라서 오로지 일본것만 돌릴수 있다는 비극이..(눈물) 일본어 할 줄 알지만 동물의 숲은 한국말로 하는게 제맛이니까요. 그리고 동물의 숲에서 나오는 클리오네. 어떤 느낌인지 정말 궁금한데요? 꼭 찾아봐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겠군요. 그날은 조금 시간을 타임리프해서 크리스마스 설정으로 돌려보는것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살짝 드네요.. 라고 말하지만, 다음 씬 수학여행이니까요. 수학여행도 상당히 길어질듯 하니, 크리스마스 씬은 다음으로 미뤄질듯 하네요. 그리고 7개월째. 음. 엄청나다고밖엔 할 말이 없겠어요. 진짜로요. 1:1로 7개월. 이야! 우리가 해냈다!! 라고 자랑하고 싶은 심정인걸요. ㅎㅎㅎㅎㅎ 확성기가 어딨더라.
그리고 경계라니!! 풀어주니까 경계라니! 하지만 주아주. 이거 아시나요? 강아지 카페로 가는 열쇠는 여기에 있답니다.(흔들기) 이렇게 되면 주아주를 빼놓고 저 혼자 강아지 카페로 가야겠군요. 후후후. 도망친것은 주아주니까요. 그건 잘 알고 계시겠죠? -
929 주아주 (53939E+58) 2016. 12. 19. 오후 10:36:08건우주 되게 잘 돌리셨어요, 고양이! 역시 좋아하는 것은 더 잘 돌리게 되는 것 같아요. 신기하고 즐겁기도 했구요! 고양이! 그리고 저 역시도 22번이나 같이 상황을 돌리는 것은 처음이예요. 진짜 많이 돌린거니까요. ㅋㅋㅋㅋㅋㅋ 건우주야말로 최고의 1:1 파트너라구요? (윙크) 여러모로 고마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그런데 이런 것까지 닮아가는 건가요, 저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이네요. 아예 처음부터 연애 쪽으로 가자! 하고 얘기해서 말이예요. 안 그랬으면 서로 엄청난 삽질을... (외면) 그리고 건우도 엄청 표현해준다는 거, 알고있어요! 저도 건우를 엄청 아끼니까 더더욱 표현하는 거지만요. ㅎㅎㅎㅎ 저도 이렇게 주아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나서 정말 기뻐요!
아, 건우주께서는 구 닌텐도가 없군요. 그, 그런데 일본 제품... (동공지진) 건우주, 대단해요!! 일본어를 할 줄 아신다니! 세상에, 저는 할 줄 아는 게 한국어, 영어밖에 없는데... ㅋㅋㅋㅋㅋㅋ 동물의 숲은 확실히 한국어죠! 저, 절대로 제가 일본어를 못해서 그러는게 아니라구요? 건우주께서도 동물의 숲의 클리오네를 꼭 보시길 바랄게요!
으음... 아마 수학여행 씬은 길어질테니 아마 크리스마스 씬은 다음으로 미뤄질 것 같아요. 그래도 행복한 크리스마스니까요! 케빈이랑 해리랑 건우주랑 주아주가 있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7개월 째는 진짜 엄청나죠. 그것도 거의 매일매일 레스를 주고받았잖아요, 저희? 확성기를 찾으신다면 여기 있죠! 쨔잔! (확성기 꺼내기) 그러면 제가 대신 자랑해드리죠! 이야! 우리가 해냈다!! (확성기 볼륨 업)
그, 그런데 강아지 카페 열쇠가?! (동공지진) 그, 그렇지만 건우주를 따라 간다고 해도 강아지들을 만지고 안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의심) (경계경계) -
930 건우주 (85127E+57) 2016. 12. 19. 오후 11:14:13주아주도 상당히 잘 돌리셨답니다! 저도 신나고 즐거웠고요! 고양이는 귀엽죠! 고양이!! 그리고 설마 여기서 고백해서 이어지는 전개가 될거라고는..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어떻게 해도 둘은 이어질 운명인가봐요. 그런데 어쩔수 없잖아요. 주아 고양이 너무 귀엽다구요!! 말하는 것도 그렇고, 배려하는 것도 그렇고... 잡아가서 키우고 싶어요. 그런 고양이가 있다면! 주아 고양이야! 비스킷 많이 줄게! 나랑 같이 살자. 응?(강아지풀 살랑살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확실히... 닮아가네요. 어쩌면 1:1을 오래 하다보니 서로 닮아가는걸지도요. 처음 구할때부터 연애물 하기로 했었으니 연애가 되는건 확정이긴 했죠. 그러니까 서로서로 눈새더라도...(시선회피) 이러니까 왠지 되게 슬프네요..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아니야!! 주아주도 저도 눈새일리가 없어요! 그냥..그냥..그냥..모두와 즐겁게 노는것을 생각하다보니 그걸 눈치 못챘을 뿐이에요! 그런거에요!(정신승리)
그리고 일본어...네. 일본어를 할 줄 알아요. 그리고 영어를 할 줄 아는게 더 대단한걸요! 전 영어 잘 못해서..(눈물) 수능때는 어떻게든 2등급 받았는데, 그 이외에는 쓰질 않으니 다 까먹구..(피눈물) 진짜 영어 너무 어려워요.
그리고 수학여행 씬도 선레를 정하긴 정해야겠네요. 음. 이번에는 주아주에게 부탁해도 될까요? 고양이는 제가 썼으니까요. 버스에 같이 탑승하는 씬으로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확성기..!! 그렇죠. 주아주의 무기였죠! 매일매일 아무리 못해도 4개는 꼭 주고받았으니까요. 평균은 5개지만요. 이 페이스로 쭉 가면 될것 같아요. 너무 많이 할 것도 적게 할 것도 없이, 서로간의 생활에 충실하면서 틈틈히 즐기는 느낌으로 말이에요.
그리고 제가 그런 짓을 할거라고 생각하나요? 너무 하시네요. 주아주. 어떻게 저를 그렇게 의심할 수 있죠? 좋아요. 제가 의심이 간다면, 어쩔 수 없는거죠. 강아지카페는 저 혼자 가겠습니다.(시무룩) -
931 주아주 (53939E+58) 2016. 12. 19. 오후 11:32:42고양이는 귀엽죠! 고양이! 사실 저도 고백해서 이어지는 전개가 될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그렇게 흘러가게 되었네요. ㅋㅋㅋㅋㅋㅋ 정말로 건우랑 주아는 여러모로 대단해요. 어떻게 해도 이어지니까요. 그리고 건우 고양이야말로 정말 귀여운걸요! 회사에 있는 대장 인간이라니! ㅋㅋㅋㅋㅋㅋ 진짜로 귀여워서 막 웃었네요. 그런데 주아 고양이를 비스킷으로 유인하다니! 사실 뒷이야기를 말하자면 주아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그 우유맛 나는 비스킷이랍니다. (주아 고양이 : 야옹? (강아지풀 따라 눈 굴리기) (집중))
음, 그리고 진짜로 1:1을 오래 하다보니 서로 닮아가는걸까요? 좋아요, 그러면 건우주가 되는 것을 목표로(?)!!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눈새는... (시선회피) 그, 그래요! 저희는 모두와 즐겁게 놀려고 하다보니 눈치 못 챈 것 뿐이예요! 네, 맞아요! 저희는 눈새가 아닙니다! (정신승리)
그리고 영어보단 일본어가 더 대단하죠, 당연히! 영어 잘 하는 사람들은 되게 많은데 일본어를 잘 하는 사람은 드무니까요. 저는 일본어를 아예 몰라서... ㅠㅠㅠㅠ 물론 영어도 그리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러면 수학여행 선레는 제가 쓸게요! 버스에 같이 탑승하는 씬. 당연히 주아와 건우는 같이 앉겠군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확성기는 당연히 제 무기라구요? 이 페이스대로 쭉 가면... 정말로 늦어도 다음달이면 1판을 채우겠네요. 이제 100레스도 남지 않았으니까요! (두근두근)
그, 그런데 시무룩이라니... (당황) 거, 건우주는 믿을 수 있지만 믿을 수 없는데... (횡설수설) 으음... 같이 갈테니까 시무룩해하지 마세요, 네? (다가가기) (옷 끝자락 잡아당기기) -
932 건우주 (85127E+57) 2016. 12. 19. 오후 11:46:50대장 인간은.. 실제로 고양이들이 그렇게 본다고 하더라고요. 대장 고양이가 있듯이 인간들 중에서도 대장 인간이 있다는 식으로 말이에요. 물론 저도 책으로 봐서 좀 가물가물하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고양이는 순수한 시각이 매력 아닐까요? 그걸 최대한 잘 살려보려고 했답니다! 그리고 주아가 그 비스킷을 좋아하는군요. 좋아요! 다음에 건우로 그걸 사줘야겠네요! 이렇게 또 하나의 정보를 알아갑니다. 그리고 주아 고양아. 여기로 오렴. 우쭈쭈...(천천히 자신 쪽으로 유도하기)
그리고 제가 되면 어떡하나요! 주아주는 주아주대로 있어주세요!! 그게 좋죠! 저 2명이 있어도 재미없다구요! 그리고 눈새는 그걸로 결론을 내립시다!! Yes!! (땅땅땅!!) 망치로 3번 쳤으니까 판결이 난겁니다! 그래요! 우리는 눈새가 아니에요!!(같이 정신승리)
음... 그리고 일본어보다는 영어가 더 쓸모가 있으니까요. 저 진짜로 영어 못하거든요. 그래서 여러모로 골치가 아프답니다. 영어는 해야하고..아니, 애초에 애들 단어 너무 어려워요. 너무 길기도 길고..그런거 어떻게 다 외우나 모르겠어요. 하기사, 저들도 한국인들이 한국어 쓰는거 보면 똑같이 느끼겠지만요. 하지만 역시 외국어는 어렵죠. 일본어는...음. 솔직히 말하면 한국어와 비슷한게 많아서 그나마 배우기 쉬운 편이에요. 그래서 저도 쉽게 배웠고요.
그리고 당연히 버스에 앉으면 건우와 주아는 같이 앉게 되겠죠. 애초에 다른 애들이 앉으라고 뒤쪽에 배치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너희 둘은 같이 앉아서 좀 뒤쪽에 있으라구요. 그렇게 또 격리가 되어버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진짜로 100레스도 안 남았으니 1월에 2판을 가게 되겠는걸요. 정말로 이런게 이뤄진다는것 자체가 신기하네요. 물론 옆동네에서 한 것도 다 합치면 이미 2판 가고도 남았지만요! 힘내보자구요! 주아주!
그리고 믿을 수 있지만 믿을 수 없다니. 그게 뭐죠? 한쪽만 해달라구요!(박력) 그리고 같이 간다고 했어요. 알았죠? ㅎㅎㅎㅎㅎㅎㅎ(손을 꼬옥잡기(강아지 카페로 천천히 가기(씨익(???) -
933 주아주 (02894E+61) 2016. 12. 20. 오전 12:09:59실제로 고양이들이 그렇게 보는군요. 처음 알았어요! 저는 그냥 고양이들이라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돌린거거든요. ㅋㅋㅋㅋㅋㅋ 역시 고양이를 포함한 동물들은 순수한 시각이 매력이죠! 건우 고양이에게서도 아주 잘 살아났답니다! 그리고 정보를 밝힌 덕분에 주아 고양이는 비스킷을 얻어먹게 되었군요. ㅋㅋㅋㅋㅋ (주아 고양이 : 야옹~ (경계) (조금 다가가기) (멈칫))
그리고 건우주가 되는 게 뭐 어때서요! ㅋㅋㅋㅋㅋㅋ 건우주 2명이 즐겁게 상황극을 돌리는거잖아요? 그러면 눈새 건은 그렇게 판결! 승복합니다! 우리는 눈새가 아니예요! (같이 정신승리)
하긴... 영어는 쓰는 곳이 많긴 하니까요. 단어가 어렵긴 하죠. 저는 수능 공부할 때 전문용어들보고 멘붕이 오고... (외면) 사실 외국어들은 어렵긴 하니까요. 한국어도 배우기 어려운 단어라고 하구요. 존댓말에 반말, 각종 색채어들까지... ㅋㅋㅋㅋㅋㅋㅋ 엄청 다양하긴 하니까요. 그리고 저는 일본어 어렵던데... (시선회피) 그래도 건우주, 엄청 대단하신거라구요! 일단 외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거니까요. ㅎㅎㅎㅎ
그리고 반 아이들은 애초에 뒷자석에 건우와 주아를 격리시켜놓는 거로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수 없죠. 서로 같이 있으면 분홍빛 분위기가 펼쳐지니까요. 그리고 이제는 70레스도 채 남지 않았네요. 세상에나! 진짜로 2판이 다가오고 있어요! 물론 옆동네 것까지하면 벌써 한 1100레스 남짓을 주고받은거지만요. 네, 같이 힘내봐요! 건우주!
그리고 박력있게 한 쪽만 해달라면 다, 당연히 믿는 쪽이긴 한데... (시선회피) (손 꼬옥 잡기) (따라가기) 으윽... 왠지 이상한 미소가 또 보이는 것 같아요, 건우주... (불안) (더 꼬옥 잡기) -
934 건우주 (32289E+60) 2016. 12. 20. 오전 12:18:26정확히는 이곳은 1001레스가 되어야 판이 터지기에 1000레스로 계산하시면 안됩니다. ㅋㅋㅋㅋㅋ 물론 70레스 정도 남은것은 사실이지만요. 음. 조금 여담이지만 날씨가 점점 추워지네요. 진짜. 창문도 못 열겠어요. 방금 환기 좀 시키려고 창문 열었다가 온 몸이 얼어붙는 기분을 느꼈답니다.
하지만 스레 내는 아직 가을이니까 건우와 주아는 추운 일 없이 시원한 하루하루를 보내겠죠. 그것만으로도 만족하답니다. 에구. 우리 귀여운 애들! 추위 타면 안돼!! 시원하게 잘 보내야지! 가을도 마음껏 만끽하구!!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분홍빛 분위기가 펼쳐지니 반 친구들은 그야말로 격리체제에 들어가겠죠. 하지만 누군가는 근처에 앉게 될텐데..(눈물) 미안해! 근처에 앉는 애들아! 하지만 니들이 포기해라!! 이것은 어쩔 수 없다!(외면)
그리고 믿는 거죠? 믿는거로 정한거죠? 좋아요. 그런 착한 주아주에게 상을 드리도록 하죠. 자. 여기에 쿠폰과 예쁜 강아지가 있습니다. 둘 중 무엇을 택하겠습니까?(씨익)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답니다. 후후후후. 자. 갈등하시죠! 주아주! 10개를 모으겠습니까? 아니면 강아지와 놀겠습니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악마의 선택인겁니다!!
.....이렇게 쓰니까 왠지 악당 같지만 상관없어요! 지금은 악당모드 건우주니까!! -
935 주아주 (02894E+61) 2016. 12. 20. 오전 12:33:03아, 여기는 1001레스가 되어야하나요?! 처음 알았어요. 뭐, 그래도 70레스 정도는 맞겠지만요! 그리고 날씨는 아무래도 추워질 수밖에 없죠... 크리스마스가 이제 5일 정도 남았다구요. 겨울이예요, 건우주! 겨울에 환기는 미루고 미루다가 간신히 해야하는거라구요. ㅋㅋㅋㅋㅋㅋ 동시에 이불로 몸을 꽁꽁 싸매구요.
그리고 확실히 여름방학도 끝났으니... 스레 내의 계절은 가을이겠네요. 그것도 초가을 쯤이요. 시원한 나날을 보내는 것도 좋죠! 가을은 날씨도 좋고 여러모로 놀기 딱 좋으니까요. 뭐, 사실 건우랑 주아라면 계절 상관없이 같이 잘 놀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격리체제... 저희가 건우주와 주아주인 이상, 반 아이들 중 누군가는 근처에 앉아 희생되겠죠? 혹시 반장이나 태현이일까요? ㅋㅋㅋㅋㅋㅋ 민주라면 애초에 먼 자리를 택할테고 말이예요. 반장이면 '반을 위해 네가 반장으로서 희생해!' 하는 느낌이 되려나요?
그리고 건우주를 믿긴 한데... 쿠, 쿠폰과 예쁜 강아지 중 선택하라니! 어,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요! (동공지진) 서, 선택을 할수가 없어... 둘 다 너무 갖고싶은데...! 너무해요, 건우주!! 진짜로 악당이예요! 악마예요! 나빠요! 진짜 미워요! 악당모드 건우주는 싫어요! ...휴우. 좋아요. 이렇게 된 이상, 저는 건우주를 선택하겠습니다! (두둥) 건우주를 선택하면 쿠폰도 얻을 수 있고 강아지 카페도 갈 수 있으니까요! 자, 어서 저에게 오시죠! (박력) -
936 건우주 (32289E+60) 2016. 12. 20. 오전 12:40:24이것도 미루다 미루다 간신히 환기를 한거랍니다. 자기 전에 환기는 해야할것 같아서. 이불을 꽁꽁 싸맸는데도 춥네요.(눈물) 어쩌다가 날씨가 이렇게 싸늘해진거지. 진짜로. 진짜 겨울이 맞긴 맞네요. 그것도 한겨울이요. 크리스마스가 5일. 정말로 시간이 빠르네요. 주아주와 만난게 5월달인걸로 기억하는데.. 어느새 12월. 언제 시간이 이렇게 간거죠? 정말 시간이 너무 빨리 간게 신기하다 못해서... 정말 감격할 정도에요. 새삼스럽지만 또 감사 인사 받으세요. 주아주. 저와 계속 있어줘서..(생긋)
그리고 확실히 겨울이 되어도 건우와 주아는 즐겁게 놀 거라고 생각해요. 막 추우니까 팔짱도 끼고, 혹은 목도리도 같이 하고, 혹은 눈썰매니, 스키를 타러 갈수도 있고, 어쩌면 빙어 낚시를 같이 갈수도 있지 않을까요? 막 주아에게 멋진 모습 보이려고 건우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아마도 태현이가 아닐까요? ㅋㅋㅋㅋㅋㅋ 태현이가 아무래도 동네북적인 캐릭터 성이 있다보니 바로 옆에 앉는다던가.. 하지만 반장은 근처에 앉을거라고 생각해요. 둘이 이상한 일을 안 저지르게 감시해야한다고 말이에요. 그러니까 둘이 나란히 옆자리에 앉을지도 모르겠네요. 반장은 계속해서 안경을 반짝이면서 감시하고 있고... 그런 느낌으로 말이죠. ㅋㅋㅋㅋㅋ 민주는....도망쳐도 괜찮아요! 안 그래도 바로 뒷자리라서 충분히 고통받을테니, 이럴때만이라도 풀어줘야죠! 안 그래요?
그런데 저를 선택하는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경악) 이런 선택을 할 줄은 몰랐는데! 어, 어떻게 이런 선택을! 이건 진짜로 현명하지 않습니까! 저를 가지면 쿠폰도 강아지 카페도...큭...! 발상의 전환이라니...! 좋습니다! 그럼 가도록 하죠..(슬금슬금) 그리고 여기에 강아지와 쿠폰이 있습니다. 아..안돼! 10장이 다 모여버렸어! 이제는 저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주아주..(시선회피) -
937 주아주 (02894E+61) 2016. 12. 20. 오전 12:59:30아, 미루고 미루다 환기를 한거군요. 이불로 꽁꽁 싸매도 창문을 열면 춥긴 하죠. (눈물) 환기를 안 할수도 없고 말이예요. 분명히 건우주께 더위 조심하라고 당부한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저희가 만난 5월을 넘어서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어요, 건우주. 그러고보면 저희는 봄에서 여름, 가을, 그리고 지금 겨울까지 4계절을 함께 보내고있네요. 정말로 시간이 빨라요. 무서울 정도로 말이죠. 그리고 감사인사는 제가 해야하는걸요. ㅎㅎㅎㅎ 저야말로 저랑 같이 계속 있어줘서 고마워요, 건우주. 새삼스럽지만 말이예요! (방긋)
그리고 겨울이 되면 건우와 주아는 또 바빠지는군요. 팔짱에 목도리, 눈썰매와 스키, 빙어 낚시... 건우가 실수해도 주아의 눈에는 마냥 멋져보이겠지만 말이예요.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태현이는 이렇게 동네북이자 영고 인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짝짝짝) 반장은 날카로운 매의 눈으로 감시라. 역시 반장이네요! 멋져요! 그렇게 민주는 잠시나마 고통에서 해방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워낙에 눈치가 빨라 다 알겠지만요.
그리고 네! 제 선택은 건우주입니다! 어떤가요, 제 발상의 전환이? 대단하죠? ㅋㅋㅋㅋㅋㅋ 자, 어서와요. 건우주. (꼬옥) 그리고 쿠폰과 귀여운 강아지! (행복) 좋아요, 우선 강아지를 꼬옥 끌어안고 드디어 외쳐야죠. 쿠폰 10개! 건우주 1회 이용권을 소환합니다! (두둥) 아... 근데 사실 이 이용권은 이야기가 엔딩나고 건우주와 헤어지게 되는 바로 그 순간에 쓰려고 했거든요. 소원이 그런 소원이라... ㅎㅎㅎㅎㅎ 그러니까 아껴둬도 괜찮을까요? -
938 건우주 (32289E+60) 2016. 12. 20. 오전 1:08:33더위를 조심하라고 말했는데 어느새 추위를 조심하라고 말하는 계절이 다가오고.. ㅋㅋㅋㅋㅋㅋ 진짜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만나게 되네요. 무서울 정도의 시간의 흐름. 정말로 놀랍게 느낀답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면 또 어느새 5월달이 다가오고 1년이 되겠죠. 그때면 정말로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 1년전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었지. 하고 느끼게 될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건우와 주아가 맨 처음에 등교를 한것도 어느새 7개월전이란거네요. 그 상황 돌린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에요. 건우가 우유 사러 막 뛰어갔었죠. 아마. 그리고 주아주는 그것에 꽂혔다고 말했고요. ㅋㅋㅋㅋㅋㅋ 아직 기억한답니다. 그냥 별 생각없이 쓴건데 거기에 꽂힐줄이야... 물론 저는 2번째 장면에서 꽂혀버렸지만요. 지금도 가끔 보는데 너무 예뻐요. 정말로. 특히 4번째 상황이었던 벚꽃나무 씬은... 응. 진짜로 절정이었죠.
그리고 이렇게 또 겨울에 돌릴만한 상황이 마구마구 쌓여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진짜로 계속 돌릴게 생겨서 곤란해지는군요. 이거. 크리스마스씬도 언젠간 해보고 싶은데 말이에요. 건우라면 또 남 몰래 주아에게 주려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겠죠. 100일때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주아도 안 속으려나요. 한번 전과가 있으니 말이에요.
그리고 태현이는..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수 없어요! 걔는 이미 영고의 기운이 막 풍겨온답니다. 막 괴롭힘 당하기 딱 좋은 애! 그런 느낌이죠! 반장이 옆에 앉혀둘 가능성도 크네요. 3명 다 보겠다면서요. 결국 반장은 또 다시 일을 하게 되고... 하지만 그 와중에도 건우와 주아는 손 꼬옥 잡고 애정행각 할것을 다 할 것 같은 느낌이란 말이죠. 그리고... 그리고 소원을 킵하고 싶다면 킵해도 상관없어요. 무슨 소원일진 모르겠지만요. 그때까지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언제 헤어질지도 모르는만큼, 정말 길고 긴 킵이 되겠네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주아주가 저에게 무엇을 바랄지 말이죠.
....뭐, 주아주라면 저에게 이상한것을 바라진 않을테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939 주아주 (02894E+61) 2016. 12. 20. 오전 1:27:51정말로 더위 조심에서 추위 조심으로 말이 바뀌게 되었네요, 저희. 여러모로 시간의 흐름은 무섭도록 빨라요. 이렇게 곧 7개월을 맞고, 더 시간이 흐르면 1년을 맞이하겠죠? 그 때는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요? 정말로 신기해하면서 '그 때는 이런 말도 했었어요' 하구요. ㅎㅎㅎㅎㅎ 왠지 그때도 건우주는 엄청 짓궂으실 것 같지만요.
그리고 진짜로 첫 등교한지도 7개월 째네요. 건우가 초코우유 사러 뛰어갈 때가 엊그제같은데. 되게 사소한 장면이었지만 되게 멋졌거든요. 그, 그런데 두 번째 장면... 지금도 보신다구요?! (당황) 아, 안되는데! 저 엄청 못 썼다구요! 물론 지금도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 때는 더 못 썼다구요! ㅋㅋㅋㅋㅋㅋ 네번째 장면, 벚꽃놀이도 그렇게 잘 쓰진 않았는데... (동공지진) 엄청 부끄럽네요, 정말로... 더 잘 쓸걸. ㅠㅠㅠㅠ
그리고 정말로 돌릴 상황이 쌓여가네요. 벌써부터 겨울의 이야기도 나오고 말이예요. ㅋㅋㅋㅋ 그래도 주아도 이번에는 쉽게 속지 않을거라구요! 가뜩이나 크리스마스니까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태현이는 이렇게 공식 영고의 호칭을 얻게 되었군요! 영광이예요! ㅋㅋㅋㅋㅋㅋ (태현:?!) 반장은 그렇게 3명을 다 감시하지만 정작 건우와 주아는 그리 신경쓰지않고 애정행각을 하는군요. 장면이 그려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음... 그리고 소원. 이 소원은 되게 중요하고 꼭 들어주셨으면 하는 소원이라 잊어버리지는 않을거예요. 네, 기대해주세요. 제 소원을요. ㅎㅎㅎㅎㅎ 당연히 이상한 것은 아니라구요? 우리 귀여운 건우주께 설마 이상한 것을 바라겠어요? ㅎㅎㅎㅎ (윙크) -
940 건우주 (32289E+60) 2016. 12. 20. 오전 1:40:57지금도 계속해서 봅니다. 옆동네에 그대로 기록 남아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못 썼긴요. 되게 잘 쓰신다니까요. 주아주는. 왜 제 말을 믿지 않으시는거죠? 저 주아주 글 되게 취향이에요. 문체도 예쁘고 전개도 예쁘고.. ㅎㅎㅎㅎ 앞으로도 계속 볼 생각이에요.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말이에요. 물론 제 글은....부끄러워서 잘 못 볼 것 같지만 주아주 것만 보면 문제가 될게 없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진짜로 벚꽃놀이는 예뻤어요. 노래가 들려오는 가운데,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는 장면. 명장면중 하나죠. 그거. 딱 그거 돌리고 시험 치러 가신지라.. 더욱 더 기억에 남는답니다!
그리고 속지 않는다니..! ㅋㅋㅋㅋㅋㅋㅋ 크리스마스는 서로의 눈치싸움이 되는걸까요? 하지만 건우가 조금이라도 피곤해보이면 또 녹음하는거야? 그렇게 말하는것은 아닐까 싶어지네요. 물론 건우는 절대로 아니라고, 그런거 아니라고 웃겠지만요. 막 서로서로 감동시킬 선물을 찾는다고 바쁜 것은 아닌가 모르겠네요. 참고로 건우는 크리스마스때 산타분장할겁니다.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공식영고죠! 그 정도면! 지금까지의 노선을 가만히 보면...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건우도 묘하게 괴롭힘 많이 당했으니 어쩌면 건우에게도..(흠칫) 물론 건우는 주아라는 여자친구가 있으니 이미 승리자지만요! 세상에 이런 참한 여자애를 어디서 구하나요. 가끔 건우가 되게 부럽답니다. 이런 예쁜 여자친구도 얻고, 노래도 잘해서 팬들도 있고...그래. 내 아들아. 너는 행복하게 살아야지! 흑흑. 그리고 건우와 주아는 신경 쓸 애들이 아니잖아요? 그것 때문에 반장은 한숨을 계속 내쉬면서 잔소리 모드를 들어가고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건우와 주아는 신경 안쓰고 계속 자기들끼리 꽁냥거리고...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절로 그려진답니다. 장면이.
음. 되게 중요하고 꼭 들어줬으면 하는 소원이라. 그러니까 더 궁금해지는걸요. 엔딩을 내고 헤어지기 전에 말할 소원. 그것은 대체 뭐가 있으려나요. 사실 몇개가 그려지지만 굳이 이 이상은 생각하지 않을게요. 그때의 감동을 죽이고 싶진 않으니까요. ㅎㅎㅎㅎㅎ 그 윙크를 감사히 받고 저도 윙크를 날립니다.(윙크) 하지만..역시 마지막이라는 순간은 생각하고 싶지가 않아지네요. 가능하다면.. 진짜 길게, 길게 즐기고 싶거든요. 그리고 전에 그런 이야기 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니까요!! 후훗. 2년까지는 힘들지 몰라도..적어도 1년은 꼭 찍게 될테니, 그 동안에 해볼만한건 다 해보도록 합시다! 주아주!! -
941 주아주 (02894E+61) 2016. 12. 20. 오전 1:57:04아아, 제발요, 건우주... 옆동네 기록이 다시 복구되긴 했는데 그 때문에 저 창피해서 죽어버려요! ㅠㅠㅠㅠㅠ 제, 제 글이 취향이라니! 엄청나게 영광이예요! 하지만 동시에 부끄러워요! ㅋㅋㅋㅋㅋ 계속 보지 말아주세요... 물론 그렇게 말하는 저도 건우주의 글이 되게 취향이라 건우주의 답레만 계속 읽고있지만요. ㅋㅋㅋㅋㅋㅋ 이, 이렇게 저희는 서로의 답레만 읽고있었군요! (깨달음) 그리고 벚꽃놀이에서는 건우가 노래를 불러주길래 저 때 벚꽃 잡으면 예쁘겠다, 싶어서 쓴거라구요. 그러니까 모든 공은 건우주께! 그리고 시험치러...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그것때문에 기억하신건데요! 그건 쉿이예요, 쉿!!
그리고 크리스마스는 서로의 눈치싸움이라. 그래도 주아가 훨씬 더 불리하죠! 애초에 주아는 거짓말을 못한다구요! ㅋㅋㅋㅋㅋ 건우가 산타 분장이라. 그렇다면 주아는 루돌프 분장을 해야겠군요!
그리고 확실히 지금까지의 행적을 보면 태현이는 이미 공식 영고... ㅋㅋㅋㅋㅋㅋ 건우는 그래도 여자친구도 얻고 능력도 있고 팬도 많으니까 영고까지는 아니죠. 행복한 인생의 승리자죠, 대신! 사실 저도 주아가 부럽지만... 어쩔 수 없죠. 대리만족이라고, 너라도 행복하게 살렴, 주아야! ㅠㅜㅠ 그리고 반장은 이렇게 공식 감시자이자 시어머니 호칭을 얻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잔소리 모드보다 더 강한 커플의 꽁냥거림! 굴하지 않겠네요, 둘은.
음. 그리고 제 소원은 아마 어느 정도 눈치채셨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비밀로 해주세요. 정말로 소중한 소원이거든요! ㅎㅎㅎㅎ 사실 저도 마지막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저도 최대한 길게, 정말로 오랫동안 건우주와 즐기고 싶거든요. 그러니 저희 이제 더이상 이런 헤어지는 얘기는 하지 말아요. 적어도 1년 이상, 꼭 같이 해볼 거 다 해보면서 즐겁게 즐겨봐요! 건우주!! -
942 건우주 (32289E+60) 2016. 12. 20. 오전 2:23:12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째서 창피해서 죽는건가요! 잘 쓰셨는데 말이에요! 그리고 진짜에요. 정말 예쁘고 멋진 문체에요. 그래서 자주 보게 된다구요. 지금까지 돌린것도 시간이 나면 계속해서 보고는 한답니다. 그리고 그 부탁은 들어줄 수 없어요. 지금까지 돌린 것을 구경하는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 제 글이 취향이라고 하니까 정말로 기쁜걸요? 그런데 자기것은 읽지 말고, 제것은 읽겠다니! 이 무슨 심보입니까?! ㅋㅋㅋㅋㅋㅋ(깽판)
그리고 쉿이라니요!! 좋아요! 쉿할게요! 쉿! 사실 그때 기억하는 것은 주아주가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에요. 그때 믿겠다고 했지만 사실 조금 불안하기도 했거든요. 그렇게 사라진 이들이 많아서요. 그리고 주아주를 제가 결정적으로 정말로 신뢰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죠. 정말로 돌아왔으니까요. 진짜 이 분은 천사입니까?!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그때 돌아와준 것 덕분에 저는 주아주를 완전히 신뢰하게 되었답니다. ㅎㅎㅎㅎㅎ 진짜로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주아주는 모를거에요!
그리고 주아가 왜 루돌프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주아에게 썰매를 끌게 해야할 것 같잖아요! 그런 짓은 못한다구요! 같이 산타 분장하죠! 주아주!! 그게 해피엔딩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리고 주아는 거짓말을 못하지만 건우의 거짓말도 잘 간파할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소꿉친구 버프가 보통 버프가 아니니까요. ㅎㅎㅎㅎㅎ
아마 반장은 한숨을 쉬면서 결국 포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장도 포기하게 만드는 꽁냥거림..! 이 얼마나 예쁩니까. 질투하는 애들이 나쁜거에요! 질투하는 애들이..!! ㅎㅎㅎㅎㅎㅎ 그만큼 둘이 얼마나 예쁜데! 막 예쁘게 꽁냥거리고..누구에게 피해주는 일도 없잖아요?
그리고 눈치라...ㅎㅎㅎ 글쎄요. 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게요. 그 부분은 말해도 예의가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겁니다. 주아주의 소원이 뭔지.. 음.. 그리고 저도 주아주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정말로 오래 갈 수 있을거에요. 진짜로 오랫동안 말이죠. 1년 이상.. 가능하면 정말로 오랫동안...천천히 돌려봐요! 건우와 주아의 이야기..많이 즐겨야죠.
매일매일..이렇게 레스 쓰고, 돌린다고 어찌보면 정말로 고생이 많아요. 주아주. 거기다가 장문이신데.. 아무튼 내일 하루도 좋은 하루 되길 바랄게요. 자..충전해드리겠습니다!(꼬옥(토닥토닥(쓰담쓰담) 이제 저는 자러 가보도록 할게요! 주아주도 왠지 주무시고 있을듯 한데.. 아무튼 안녕히 주무세요! -
943 주아 - 수학여행 버스 안 (21851E+56) 2016. 12. 20. 오전 9:47:31웅성웅성, 시끌시끌. 북적이는 학생들 속에서 잠시 가만히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각자 캐리어나 커다란 짐가방을 들고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 반 친구들. 한 명, 한 명의 얼굴 위에 가득 차있는 미소와 들뜬 웃음을 바라보며 자신도 작게 빙그레 미소짓는다.
왜냐하면 오늘은 바로, 그렇게 기대하고 기대했던 2박 3일의 수학여행을 가는 날이니까.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게 엊그제같은데, 시간은 정말로 빠르게 지나가 어느새 오늘이 되었다. 한창 수학여행에서는 무엇을 할지, 무엇을 입고 갈지 고민했던 게 벌써 일주일 전의 일이라니.
새삼 시간의 흐름의 속도에 놀라워할 무렵, 저 앞쪽에서 반 아이들을 확인하던 담임 선생님은 박수를 짝짝 치며 주의를 집중시킨다.
"자자, 모두들 주목! 다들 알다시피 우리 학교는 오늘부터 3일 동안 수학여행을 가게 된단다. 가면 다른 학교도 많이 와있을테니 싸움 일으키지 않게 조심하고, 가서 무단으로 길 이탈하지 말고."
누구나 알법한 주의사항들이었지만 담임 선생님은 다시 한번 하나하나를 강조하며 모두를 둘러본다. 그리고는 반 아이들의 들뜬 표정을 가만히 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 이제 고등학교 2학년씩이나 되었으니 이제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만... 태현이는 어째 계속 걱정되는구나. 반장, 미안하지만 태현이 좀 주의깊게 잘 봐주지 않겠니? 하도 까불거리다보니 혹시 사고라도 칠까봐 불안하구나."
"쌤?!"
돌려말하는 것 없이 정확하게 태현의 이름을 언급하며 담임 선생님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고, 태현은 갑작스런 저의 이름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당황한 듯 소리친다. 그리고 그런 담임 선생님과 태현의 대화에 다른 반 친구들은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역시 담임 선생님은 현명하셔. 쟤가 제일 나불거리니 쟤만 휘어잡으면 된단 말이지. 반장이 고생 좀 하겠네~ 안 그래?"
자신의 옆에서 민주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키득키득 웃으며 자신에게 동의를 구했고, 그런 그녀의 말에 똑같이 키득키득 웃으며 그러게, 하고 대답한다. 잠시 그렇게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을 쭈욱 둘러보며 미소짓던 담임 선생님은 이내 다시 입을 연다.
"자자, 그럼 다들 수학여행 준비는 제대로 한거지? 각자의 짐은 각자가 알아서 잘 챙기고, 잃어버리지 않게, 섞이지 않게 조심하렴. 자, 그러면 버스에 올라탈까? 질서를 지켜서 한 명, 한 명씩 타렴!"
담임 선생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또 시끌시끌해지는 아이들. 버스의 좌석은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유롭게 앉는 것이었기에, 애들은 조금이라도 더 빨리 버스에 올라타려 재빨리 캐리어를 버스 아랫칸에 넣는다.
자신도 슬슬 움직이려고 캐리어를 손으로 잡았을 때, 민주가 먼저 조금 앞으로 걸어나가며 자신과 자신의 옆에 있는 건우에게 손을 흔들어보인다.
"자, 그러면 나는 이제 여기서 잠시 안녕이야."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오늘만큼은 고통에서 해방! 이거든. 맨날 뒷자리에서 고생한 내 눈과 마음을, 오늘만큼은 쉬게 해주는거지. 누구와 누구가 너무 염장을 질러대서 말이야~"
"미, 민주야..."
검지 손가락으로 자신과 건우를 가리키던 민주는 이내 키득키득 웃더니 다시 입을 연다.
"뭐, 그래도 같은 반이니까 같은 버스 안이잖아? 그러니까 너희, 절대로 이상한 짓은 하면 안된다? 기억해놔. 여기는 공공장소야. 애들이 전부 다 있는 곳이라구. 특히 최건우, 너 말야. 내가 먼 자리 앉았다고 해서 모를거란 생각은 마. I see you."
다시 손가락으로 건우를 가리키며 민주는 제법 좋은 발음으로 경고 아닌 경고를 날린다. 그리고는 그럼 안녕, 하고 손을 흔들며 먼저 캐리어를 버스 아랫칸에 넣고는 버스에 올라탄다. 그런 민주를 난감한 듯이 웃으며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그리고 작게 웃어보이고는 함께 버스로 걸어가서 짐을 담은 캐리어를 넣는다. 그러면서 슬쩍 건우에게 묻는다.
"건우야. 너, 이번에도 또 나한테 안쪽 자리 앉으라고 할거야? 오늘만큼은 네가 안쪽 자리 앉아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그에게 말을 걸면서 일단 함께 버스에 올라탄다. 제법 많은 아이들이 이미 앉아있는 버스 안. 저 뒷쪽 구석에 왠지 모르게 자신들을 위해 비워놓은 듯한 두 좌석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일단 그 쪽으로 건우와 함께 걸어간다. 그 자리 바로 옆 좌석에 앉아있는 태현의 표정이 어쩐지 울상이었지만 영문을 알 수 없어 고개만 갸웃한 뒤, 다시 건우를 바라본다. 무언으로 묻는 눈빛. 그렇게 조용히 눈만 마주치며 그의 대답을 기다린다.
/ 당연히 창피해서 죽죠!! ㅋㅋㅋㅋㅋㅋㅋ 칭찬은 정말 감사하지만 진짜로 민망하단 말이예요... (시선회피) 그, 그런데 지금까지 돌린 것도 시간이 나면 계속해서 본다니. 세상에! 전혀 몰랐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이, 이렇게 된 이상, 저도 건우주의 글을 매일매일 읽어야겠군요! 깽판 부리시는 건우주를 따라서 저도 깽판 부릴거예요! (확성기 장착) 건우주의 글은 정말 예쁘고 멋지다아아!! 건우주의 필력은 최고오오!! (확성기 볼륨 업)
그리고 쉿이예요, 쉿! 시험이라는 이유는 뭔가 웃기고 민망하다구요... ㅋㅋㅋㅋㅋㅋ 음. 역시 불안하셨군요, 건우주. 저라도 그랬을거예요. 돌아오겠다고 하고서는 그대로 사라지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건우주도, 건우도 정말 좋았기에 돌아왔죠! 이렇게 말이예요! (방긋) 천사가 아니라 그저 약속을 했으니 지켰을 뿐이랍니다? (윙크) 사실 저도 기다려주실지 조금 불안했는데... 스레까지 다시 만들어서 기다려주신 모습에 완전히 신뢰하게 되었답니다! 그 이후로는 잠시 떠나도 돌아갈 곳이, 기다리는 분이 있다는 생각에 바로바로 돌아온거구요. ㅎㅎㅎㅎ 저야말로 엄청 감동이었다구요?
그리고 루돌프가 뭐 어때서요! 귀여운 순록이잖아요! ㅋㅋㅋㅋㅋ 같이 산타 분장이면 썰매는 누가 끄나요! 주아에게 사슴 동물잠옷 입힐까, 생각했는데 포기해야하는 것인가...! 그리고 주아는 거짓말을 못하는 이상, 소꿉친구 버프로 건우에 대한 것을 간파하는 눈이 뛰어나죠. 어쩌다보니 직감이 발달되었다는 설정도 추가하게 되었고 말이예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반장은 결국 포기하는군요. 그 반장이 포기할 정도라니! 애들이 질투할 수도 있죠! 왜 우리 애들 기를 죽이고 그래요, 건우주! ㅋㅋㅋㅋㅋㅋㅋ 작중에서는 건우주아 빼고 다 솔로니까 질투하는 것도 당연하죠. 건우주아가 워낙 예쁘게 꽁냥거리니까요. 그 자체만으로 다른 애들의 마음에 피해를... (외면)
음... 그리고 건우주께서도 그렇게 말씀해주신 이상, 제 소원은 그 때까지 비밀로 남아있을거예요! 게다가 저희는 정말로, 진짜로 오래오래 갈거기도 하구요. 네, 1년 이상, 가능하면 정말로 천천히 돌려봐요! 많이많이 즐겨야죠. ㅎㅎㅎㅎㅎ
건우주야말로 매일매일 돌리시느라 고생이 많으세요. 장문은 건우주도 마찬가지니까요. 그리고 충전에는 당연히 역충전! (꼬옥) (토닥토닥) (쓰담쓰담) 건우주께서도 오늘 하루, 좋은 하루가 되시기를! -
944 건우 - 주아 (32289E+60) 2016. 12. 20. 오후 3:13:14고등학교 2학년. 큰 행사 중 하나를 꼽으라면, 수학여행을 들 수 있었다. 나이를 몇살을 먹더라도, 이 순간만큼은 누구나 흥분되고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귀찮아하는 이도 분명히 있겠지만, 나는 이런 행사를 좋아하는 이였다. 유치하게 보일지 몰라도 2박 3일의 수학여행.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충분한 자극이었고 지금은 주아와 사귀고 있는만큼, 이전까지의 수학여행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웅성웅성, 시끌벅적, 왁자지껄. 다양한 분위기에 주변은 상당히 시끄러웠다. 선생님의 짝짝치는 박수소리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알법한 주의사항을 말하지만 반 애들의 들뜨고 흥분한 표정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선생님의 말이 귀에 들어올리가 없었다. 딱 2명. 태현이와 반장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정말로 딱 찝어서 태현이를 거론하자 태현이는 당황한듯 소리쳤고, 주변 아이들은 그 모습이 우스운듯이 웃음소리를 냈다. 딱 한명, 반장을 제외하고선.
"알겠습니다. 선생님. 저도 태현이는 특별히 봐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선생님이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제 이름을 걸고서 태현이가 절대로 이상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막을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안경 알을 날카롭게 빛내면서 반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서 말했다. 그 모습에 역시 반장은 반장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우리 반에서 가장 매서운 매의 눈을 가진 애기도 하니까.
그와 동시에 절로 태현이에게 동정심도 들었다. 이번 2박 3일동안 가장 괴로운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 평소에 행실을 똑바로 하면 좀 좋잖아. 태현아. 아무튼,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이번 수학여행 동안 어떤 즐거운 추억을 쌓을지에 대해서 나는 절로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사실 주아가 바로 옆에 있으면 뭐가 재미없고 뭐가 시시하겠냐만..그래도 이것이 인생의 마지막 수학여행이니 조금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느끼면서 머릿속으로 잠시 생각을 해봤다.
그러는동안 어느새 버스를 탈 시간이 다가왔고, 아이들은 한명한명씩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아가 그렇듯이 나도 챙겨온 짐을 버스 아랫칸에 넣으려는 순간, 민주가 갑자기 자신은 안녕이라고 말해왔다. 이어 민주는 나와 주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키득키득 웃으면서 오늘만큼은 누구누구 때문에 고생한 자신을 쉬게 해주고 싶다면서 일부로 먼 자리에 앉을 것을 예고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특히 너를 지목해서는 이상한 짓을 하지 말라고 경고를 날렸다. 그 모습에 잠시 멍하니 민주를 바라보다가 씨익 웃으면서 나 역시도 장난스럽게 작게 웃었다.
"이상한 짓이라니. 너무하네. 반에서도 이상한 짓은 한 적 없어. 버스에서도 매한가지야. 그냥 손을 잡고, 기대게 한다거나 그러면 모를까. 설마 애들 보는 앞에서 애정행각을 하겠어? 날 너무 이상하게 보는거 아냐? 너는? 그리고 날 보고 있겠다니. 하하하.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게 좋지 않을까? 고통에서 해방! 이라고 말해놓고서 고통의 길로 다시 들어올 필요는 없잖아. 안 그래? 그리고 네가 감시 안해도 나와 주아는 전혀 문제 없거든. 그치?"
장난스럽게 대꾸하면서 나는 동의를 구하듯이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었다. 실제로도 나와 주아는 학교에선 그렇게 진하게 달라붙어있는 편은 아니다. 물론 옆자리에 앉으면 내 쪽에서 손을 잡아보려고 하기도 하고, 많이 웃으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지만, 적어도 남들에게 피해를 준 적은 없다. 다들 너무 심하게 오버하는 것 뿐이지. 아니면 커플이라는 이유로 눈꼴시리게 바라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 억울하면 자신들도 커플이 되던지. 왜 얌전한 우리들에게 난리인건지. 주아가 혹시라도 상처받고 미안해하면 어쩔 생각인건지.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절로 작게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다시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즐거운 수학여행 날이니, 끝까지 웃으면서 지내고 싶었다.
"어라. 어떻게 알았어? 안쪽 자리에 앉으라고 말할 생각이었는데. 음. 그래도 그게 너무 신경쓰인다면 알았어. 이번엔 내가 안쪽에 앉도록 할게. 이번에도 거절하면 네가 삐질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 아니면 뭔가 많이 미안해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말이야.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안쪽에 앉을게. 하하하."
먼저 선수를 쳐졌다는 느낌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은근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구나. 주아는. 그런거 신경 안 써도 되는데 말이야. 사실 마음 같아선 이번에도 안쪽에 앉히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그냥 그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고 고개를 끄덕였다.
버스 안에 올라타자 보이는 뒷쪽 구석의 빈자리, 2개. 그 모습을 바라보고서 나는 작게 웃음이 나올수밖에 없었다. 그 자리의 의미를 잘 알 수 있었다. 우리 둘은 그냥 뒷쪽에 앉혀두겠다는 의미겠지. 바로 옆 좌석의 태현이와 반장의 모습이 보였지만 그 둘은 깔끔하게 무시하고서, 나는 안쪽 자리에 천천히 앉았다. 아까전에 앉기로 했었으니까.
내가 안쪽 자리에 앉자 옆에 있는 반장의 안경알이 반짝이는게 보였다. 그리고 반장은 우리들 쪽을 바라보면서 조금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최건우. 유주아. 너희 둘이 같이 앉는 것은 이미 예상한 바야. 그러니까 그것에 대해선 뭐라고 하지 않겠어. 하지만 나는 지금부터 너희 둘을 철저하게 감시하겠어. 태현이와 마찬가지로. 사귀는 것은 좋지만 여긴 학교고 수학여행도 학교생활의 일환이야. 그러니까, 풍기를 깨뜨리는 짓은 절대로 하지 마. 절도 있는 이성교제를 하도록 해. 알았어?"
"....우와. 우리가 뭘 어쨌다고 이래. 안 그래? 주아야?"
진지한 반장의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면서 두 어깨를 으쓱하며, 주아를 바라보면서 동의를 구했다. 정말, 왜 이리도 우리 둘을 경계하는 이들이 많은건지. 딱히 풍기를 깨뜨리는 짓은 한 적 없는데 말이야.
//설마 이렇게 아침 일찍 레스가 올라올줄은 몰라서 되게 놀랐답니다. 일을 하면서 틈틈히 답레를 작성해서 이렇게 올려두겠습니다! 그리고 제 글을 매일매일 읽겠다니! 아, 안돼!! 이럴 순 없어!!(동공지진) 그, 그건 부끄럽단 말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 라고 말하지만 저도 주아주 글을 시간날때 틈틈히 읽는 편이니, 쌤쌤이겠죠. 네. 그리고 같이 깽판 부리는겁니까?! ㅋㅋㅋㅋㅋㅋ 좋아요! 와장창을 만들어봅시다!! 이말년씨가 좋아하는 그 와장창을 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성기는 내려놓구요! 무기 쓰기 있기입니까? 저도 무기 쓸거에요! 그럼!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약속을 했는데도 지키지 않는 이들이 아무래도 많으니까요. 지킨것만으로도 천사 아닌가요? 익명사이트니까 약속의 무게가 상당히 가볍기도 하고요. 그냥 레스 안 쓰고 뿅하고 사라져버리면 끝이기도 하고요. 아무튼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이렇게 또 확인하게 되는군요. 감동이다라. 사실 그때는 갑자기 스레가 지워지고 난리가 나서, 아..이대로 끝인걸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여러모로 난감하기 그지없던 시기였기에.. 하지만 기다린다고 했으니까, 기다릴 뿐이었죠. 돌아온다고 했는데 기다리는 이가 없으면 그것만큼 서걸픈 일은 없잖아요? 이래보여도 기다리는 것은 매우 잘한답니다. ㅎㅎㅎㅎ
둘 다 산타 분장이면 썰매는..태현이가 끄는 것은 어떨까요? 태현이라면 아주 잘 끌 수 있을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ㅎㅎㅎㅎㅎ 그리고 사슴 동물잠옷이라. 아, 안돼. 그거 되게 잘 어울릴 것 같단 말입니다! 또 제 심장을 쿵 떨어뜨리려고!! 주아주가 저를 암살하려고 한다!! 으아아아아!!
그리고 반장도 포기할수밖에 없겠죠. 아마. 계속 옆에서 신경 안쓰고 알콩달콩 그러면 귀여워서라도 한번 봐준다고 말하면서 넘겨버리지 않을까요? 태현이는.... 미안해. 태현아. 그냥 알아서 버텨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는 그냥 그럴 운명인가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늘도 하루가 또 시작되었고, 날씨는 여전히 춥네요. 오늘 하루도 잘 보내길 바래요! 주아주! 감기 안걸리게 따뜻하게 입으시고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
945 주아 - 건우 (02894E+61) 2016. 12. 20. 오후 7:02:34학창생활 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라고 얘기할 수 있는 수학여행. 2박 3일 동안 집을 떠나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그 수학여행은, 무척이나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건우도 바로 옆에 함께 가니까 말야.
들뜬 마음은 누구나 똑같은지, 웅성웅성, 시끌시끌한 주변의 분위기에 아이들의 기대감이 한껏 묻어나온다. 담임 선생님의 박수소리에 이어 간단한 주의사항이 몇 가지가 들려오지만, 흥분으로 고조된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그렇게 제대로 듣는 사람 하나 없는 주의사항 끝에, 담임 선생님은 정확히 태현의 이름을 언급하며 반장에게 태현을 부탁한다. 당황한 듯한 태현의 목소리는 주변 아이들의 커다란 웃음소리에 묻혀버린다. 유일하게 웃고있지 않던 딱 한 명. 반장은 안경 알을 날카롭게 빛내면서 저의 이름까지 걸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야, 반장?! 자, 잠깐만?! 내가 뭘 했다고 특별 감시 대상...!"
"역시 반장이구나. 반장 덕분에 선생님은 한시름 놓을 수 있겠어. 고맙다, 반장. 그러면 태현이 좀 잘 부탁한다?"
"쌤..."
아주 제대로 감시할 듯한 반장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태현은 소리치지만, 그 말을 딱 끊으며 담임 선생님은 생긋 미소지으신다. 마치 태현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는 듯한 담임 선생님과 반장, 둘만의 대화에 태현은 기운없이 추욱 처져 쭈그러든다.
그런 태현의 모습에 자신은 난감핫 듯이 하하, 웃었고, 건우는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잠시 무슨 생각을 하는 듯한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궁금해할 무렵, 어느새 버스를 탈 시간이 다가온다. 바쁘게 각자의 캐리어나 짐가방을 끌고 버스 아랫칸으로 향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처럼 짐을 실으려는 그 순간, 민주가 먼저 안녕이라고 말한다.
당연히 같이 탈 줄 알았건만, 뜬금없는 그녀의 말에 의아한 듯이 묻자, 민주는 손가락으로 자신들을 가리키고는 오늘만큼은 해방이라며 먼 자리에 앉을 것을 미리 예고한다. 더구나 민주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건우를 정확히 가리키며 이상한 짓을 하지 말라고 경고 아닌 경고까지 날린다.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는지, 잠시 멍하게 민주를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씨익 웃으며 장난스럽게 입을 연다. 너무하다며 반에서도 이상한 짓은 한 적 없다고 대답한 건우는 이내 민주에게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게 좋지 않겠냐며 네가 감시 안해도 자신들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마치 동의를 구하듯이 자신을 바라보며 생긋 웃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가볍게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응. 우리는 감시 안해도 전혀 문제되는 행동을 하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우리말고 다른 것을 봐도 돼, 민주야."
"흐음, 그래도 불안한데 말이지. 저번에 음악실에서 듀엣 연습했을 때, 나는 아주 똑똑히 봤거든. 니들의 애정행각을 말야. 그러니까 이런 눈빛으로 볼 수 밖에 없다구. 뭐어, 그래도 확실히 다시 고통의 길로 들어올 필요는 없겠지. 이 다음은 우리 반 매의 눈에게 맡길테니까. 가장 확실할테니."
어깨를 으쓱하며 민주는 태연히 대답하며 장난스레 미소짓는다. 반장의 별명까지 언급하던 민주는 이내 그럼 안녕, 하며 먼저 버스에 탑승한다.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며 작게 한숨쉬다가 다시 미소를 짓는 건우를 바라보다 자신이 먼저 선수 쳐서 자리 얘기를 꺼낸다.
이번에는 네가 안쪽에 앉는 게 어떠냐는 자신의 말에, 건우는 미소를 지으며 의외로 흔쾌히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런 그의 승낙에 진심으로 기쁜 표정을 지으며 해맑게 웃는다.
함께 버스에 올라타자 보이는 뒷쪽 구석의 빈자리 2개. 마치 자신들의 전용 자리인 것 같은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며 그 바로 옆에서 울상을 짓고있는 태현과 그 옆의 반장을 잠시 바라본다. 태현이는 왜 저렇게 울상인걸까? 반장이 옆에 앉아서 그런걸까?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건우가 먼저 안쪽 자리에 앉자 일단은 따라서 그 바로 옆 자리에 앉는다.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반장은 자신들 쪽을 바라보더니 조금 진지한 목소리로 지금부터 철저하게 자신들을 감시하겠다며, 풍기를 깨뜨리는 짓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확실하게 얘기한다. 꽤나 진지한 반장의 말에 건우는 피식 웃더니 어깨를 으쓱하곤 자신들이 뭘 어쨌다며 자신을 바라보며 동의를 구한다. 그런 건우를 따라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연다.
"응, 우리는 딱히 풍기를 깨뜨리는 일은 안 한 것 같은데 말야.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감시하고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돼, 반장."
괜찮다는 뜻을 담아 반장을 향해 빙그레 웃어보인다. 응. 우리는 딱히 큰 문제를 일으키며 사귀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요즘 들어, 아니, 오늘따라 유난히 반 친구들이 이런 말을 많이 하네? 민주도 그렇고, 반장도 그렇고. 우리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건가?
그라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저히 그 이유는 확실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으음... 모르겠다. 그냥 잊어버리려 어깨를 으쓱하고는 잠시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리고 옆자리에서 뭐라고 작게 궁시렁거리며 투덜거리는 태현의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버스는 서서히 목적지로 출발하기 시작한다.
/ 오늘은 학교에서 뒹굴거리면서 답레를 썼는데 생각보다 빨리 써서 저도 놀랐답니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지금은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면서 답레를 올리구요! 그리고 당연히 쌤쌤이죠! 건우주도 제 글을 시간날 때 틈틈히 읽으시니까요. 그러니 저도 매일매일 건우주의 글을 읽겠습니다. 자, 이제 읽어볼까요? ㅎㅎㅎㅎ 그리고 같이 깽판! 와장창! 이말년 작가님의 와장창!! 와아!! 원래 깽판에는 무기가 필요한 법이라구요? (윙크) 건우주도 무기를 드시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확실히 익명사이트의 약속의 무게는 꽤나 가벼운 편이죠. 다시 나타난다해도 그 사람이 아닌 척하면 되고... 그리고 그렇게 따지자면 기다려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주신 건우주께서도 천사님이라구요? ㅎㅎㅎㅎ 서로가 신뢰하는 파트너. 정말 멋진 관계인 것 같아요! 진심으로요!
음... 그리고 기다리는 것을 매우 잘한다는 말은 왠지 슬퍼요... 미안해요, 건우주. 그때 불안하게 만들어서요. 계속해서 기다리게 해서요. 그렇지만 이제는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할 일 없을거예요. 그러니까 이제는 기다리는 거, 잘 못해보시라구요. ㅎㅎㅎㅎ (꼬옥) (토닥토닥)
그리고 결국엔 태현이가 썰매를 끄는군요! ㅋㅋㅋㅋㅋㅋ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자, 가자! 태현아! (태현: ?!) 그리고 암살이라니! 사실 숨겨진 설정이긴한데 주아는 동물잠옷을 가지고 있다구요! 단지 그 뿐이예요! 원래는 사막여우 동물잠옷을 하려고 했는데 루돌프는 사슴 쪽이니까요! ㅋㅋㅋㅋㅋ 어쩌다보니까 건우주의 심장을 떨어뜨리는 선수가 되었네요. 의, 의도한 것은 아닌데!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반장이 귀여워서라도 한번 봐준다라. 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반장도 귀여워요!! 그리고 태현이는 이렇게 또다시 영고 인증을... ㅋㅋㅋㅋㅋㅋㅋ 여담이지만, 반장에게도 진실게임 질문을 던져보고 싶네요. 의외로 반장과 태현이의 조합도 괜찮은 것 같구요. ㅎㅎㅎ
어느새 하루가 거의 다 가고 저녁이 왔네요. 건우주께서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을까요? 저는 덕분에 즐겁게 보냈답니다! ㅎㅎㅎㅎㅎ -
946 건우 - 주아 (32289E+60) 2016. 12. 20. 오후 8:57:26"너희들은 스스로가 얼마나 위해한지 잘 모르는 모양인데, 내가 지금 너희 둘 때문에 불평을 듣는게 한둘이 아니거든? 제발 저 둘을 어떻게 좀 해달라는 식으로 말을 듣는게 한두 번이 아니야. 물론 너희 둘은 연인이니까, 심하게 제약을 걸진 않을거야. 적어도 버스 안에서, 버스 안에서만큼은 얌전하게 있어. 계속 지켜볼테니까."
주아의 말에도 불구하고 반장은 날카로운 느낌을 조금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자리에 확실하게 앉은 후에 안전벨트를 잠그고 앞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힐끔힐끔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아주 조금씩 보였다.
태현이가 바로 옆에서 작게 궁시렁궁시렁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작아서 무슨 말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아무렴 어때. 자리에 앉은채로 안전벨트를 꼭 잠그자 버스가 천천히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잠시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이번에 우리가 가는 곳은 제주도였다. 여기서 3시간 정도 떨어져있는 관광지구였다. 놀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많고, 등산을 할 수도 있는 꽤 전문적인 관광지구라고 들었다. 그만큼 주아와 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많을테니, 도착하기 전에 미리 계산을 하는게 좋을듯 했기에 나는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물론 주아는 나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좋다고 할테고, 나 역시도 주아와 함께라면 싫을것이 있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역시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할 순 없었다. 어디든지 좋다니. 그런 자세로는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가 없잖아? 3일아니 되는 긴 시간.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떠올리면서, 진심으로 고심을 해봤다.
그러는 동안에 버스는 어느새 고속도로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말로 길게, 깊게 생각한 모양이었다. 어느틈엔가 고속도로로 들어온 버스의 모습에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이면서 난감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말을 걸었다.
"하하하. 조금 생각에 깊게 빠져있었나봐. 타임머신을 타는게 이런 느낌일까? 나도 모르게 깊게 생각에 빠진 모양이네. 내가 조용히 있어서 심심하지 않았어?"
이내 장난스러운 웃음을 생긋 웃는 밝은 웃음으로 바꾸면서 주아의 모습을 그윽하게 바라봤다. 바로 옆에 앉으니까 너무나 기분이 좋았고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렇게나 행복한걸. 진짜로 너무 기분이 좋아서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와는 별개로 손을 잡을지 말지를 살짝 고민했다. 지금도 바로 옆에서 반장은 한번씩 이쪽을 보면서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딱히 꺼림칙한 일을 할 생각은 없지만, 저렇게 한번씩 안경알을 빛내면 여러모로 부담스럽단 말이지. 물론 그게 목적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반장의 시선을 무시해버리고 손을 잡을지, 아니면 그냥 참을지를 마음 속 저울에 올리고 그 무게를 재보았다. 한쪽으로 치우칠듯 말듯, 치우칠듯 말듯, 저울은 계속해서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한 쪽으로 완전히 치우쳐버렸다.
저울의 결과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서 나는 생긋 웃으면서 손을 움직여서 주아의 손 위에 내 손을 덥썩 올렸다. 손을 잡는 것 정도는 괜찮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그 따스하고 부드러운 살결을 느꼈다. 순간 반장의 안경알이 번뜩하는 느낌이 보였지만 반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기사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연인끼리 손을 잡는 것 뿐인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될까?
그것까지 문제를 삼으면 단순히 솔로의 질투일 뿐이지. 반장이 적어도 공과 사는 확실하게 지켜주는 사람이라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아무튼 손에 닿는 부드러운 주아의 손을 느끼면서 나는 주아를 계속해서 바라보면서 물었다.
"주아, 넌 가서 하고 싶은거라도 있어? 나는 그냥 목적지 없이 조용히 산책을 하고 싶어. 딱히 정해진 목적지 없이, 그때 바다에 갔을때처럼 정말 발길 닿는 곳으로 조용히 산책을 하는 그런 느낌으로 말이야. 괜찮을까?"
어느새 버스는 고속도로 안으로 완전히 들어와서 빠르게 앞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었다. 밖으로 보이는 고속도로의 경쾌한 풍경을 보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주아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기에 내 시선은 오로지 주아에게 고정되어있었다.
반장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이 정도는 세이프라는 이야기. 우리는 절대로 선을 넘지 않는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거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마음속으로 생긋 웃으면서, 주아의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그랬었군요! 뭔가 되게 일찍 선레가 있어서 엄청 놀랐답니다. 사실 학교 때문에 좀 더 늦게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하기사 이 시기의 고3은 그야말로 자유의 상징이니까요. 금방금방 써질수도 있죠! 그리고 저도 무기 장착하면 되나요?(재판장 망치 장착) 좋아요! 스레를 와장창하게 만들어버립시다! 주아주!! 와아아아아!!(안됨)
결국 또 이렇게 둘이 천사라는 느낌이 되었군요. ㅋㅋㅋㅋㅋㅋㅋ 둘 다 천사. 좋은 관계죠. 이쯤 되면 정말로 저와 주아주는 1:1의 좋은 사례로 남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참치에 사람이 많이 적어져서 그다지 의미는 없어보이지만..제가 알고, 주아주가 아니 별 문제는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기다리는 것을 매우 잘한다는 것은...스레때문이 아니라 그냥 제 성격이..(시선회피)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냥 기다리고 참고 그러는거 잘하는 편이거든요. 나름. 그래서 기다리는 것은 전혀 힘들지 않았답니다. 그러니까 슬퍼하지 말아요. 미안해하지도 말고요. 주아주는 그만큼 바빴잖아요? 고3인데 제가 기다리는게 맞는거고요. 이렇게 돌아왔으니까 된거에요. ㅎㅎㅎㅎㅎㅎㅎ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는 정말로 괜찮으니까요. 기다리는 것을 잘 못해보라고 해도...ㅋㅋㅋㅋㅋ 어떻게 해야하는거죠? 그거?
그리고 동물잠옷...! 그거 너무 귀여운거 아닌가요?! 사막여우....(초롱초롱) 혹시, 주아는 이번 수학여행때 그 동물잠옷을 입고 자는건가요? 그, 그건 조금 기대가 된다..! 물론 건우가 밤에 여자 방에 갈리는 없으니, 망상으로만 남게 되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주아는 귀여우니까 어쩔 수 없다구요! 심장을 떨어뜨리는 선수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답니다!!
반장과 태현이의 조합...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로 제대로 캐미죠. 반장을 여자로 해볼까..했지만.. 이제와서는 아무래도 좀 늦었으니까요. 실제로 남자라고 언급한적도 있고요. 고로 그냥 우정 캐미로서....!!
아무튼 저는 오늘 즐겁게 하루를 잘 보냈습니다. 푹 쉬기도 했고요. 주아주도 푹 쉰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물론 외출하고 돌아왔지만, 그래도 휴식은 휴식이니까요! -
947 주아 - 건우 (02894E+61) 2016. 12. 20. 오후 11:09:37"위해라니... 반장, 우리는 벌레같은 해로운 애들이 아니라구. 너무해..."
날카로운 목소리를 유지하며 말을 이어가는 반장에게 난감한 듯 하하, 웃으며 대답한다. 우리 때문에 불평 듣는 게 한둘이 아니라니. 아, 그러면 혹시 반 애들이 가끔씩 수군수군거리던 것도, 반장에게 자꾸 찾아가 무언가를 얘기하던 것도, 다 그 때문이었을까?
이제야 얼추 의문의 퍼즐 조각을 맞춰보며 적어도 버스 안에서만큼은 얌전하게 있으라며 계속 지켜보겠다는 반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대답한다. 반장은 이어서 자리에 확실하게 앉아 안전벨트를 잠그고 꼿꼿하게 허리를 세우며 앞을 바라본다. 그러면서도 힐끔힐끔 자신들을 바라보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우와... 진짜 반장, 제대로 마음 먹었나봐. 무서워... 그 매서운 눈빛에 약간 몸을 떨며 애써 반장의 시선을 모르는척, 피해본다.
"아오, 진짜... 고등학교 생활의 꽃인 수학여행이 이렇게 더럽게 시작되다니... 바로 옆에는 우리 반 솔로 킬러인 커플이 앉아있고, 내 옆에는 융통성이라고는 1도 없는 반장이라니... 아아, 끝났어. 잘 가렴, 나의 아름다웠던 수학여행이여...!"
안전벨트를 매는 와중에 바로 옆에서 작게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처음에는 너무 작아 잘 들리지 않았지만 귀를 기울여보니 태현의 목소리였고, 마치 연극을 하듯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는 흉내까지 낸다.
그런 모습을 보며 또다시 난감하게 웃는다. 그렇다고 태현이를 위해 자리를 옮길수도 없는 노릇. 미안해, 태현아... 마음속으로 태현에게 사과를 전하며 서서히 출발하기 시작하는 버스에 몸을 맡긴다.
이번에 가는 곳은 제주도. 여기서 약 3시간 정도 떨어져있는 관광지구라고 하는 그 곳을 잠시 상상해본다. 놀거리랑 볼거리도 많고 등산도 할 수 있댔지? 그 모든 것들을 전부 다 할 수있는 시간이 될까? 음... 조금 적게 즐기더라도 나는 건우랑 같이 있다면 즐거울테지만 말야.
살짝 건우 쪽을 바라보자 왠지 모르게 조용히 생각에 잠긴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뭘까?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걸까? 건우는. 궁금증이 몰려왔지만 그의 깊은 생각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저 조용히,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의자의 등받이에 등을 편히 기댄다.
달리고 달리는 버스 안. 여전히 아무 말없이 생각에 빠져있는 건우와 옆에서 부스럭거리며 과자 봉지를 꺼내다가 반장에게 한소리 듣고 시무룩해진 태현이. 슬쩍 건우를 바라보자 건우는 숨은 쉬고있는건지 걱정될 정도로 조용히, 가만히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런 건우를 잠시 바라보다가 살짝 시선을 옮겨 태현을 바라본다. 과자를 먹는데 실패한 태현은 심심했는지 핸드폰을 가로로 눕혀 게임을 하기 시작한다.
모바일 게임 소리와 익, 익, 하는 태현의 목소리. 그 두 가지 소리를 가만히 들으며 의자에 편히 기대앉아 있다보니 조금씩, 조금씩,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입을 가리고 작게 하품을 한다. 안 돼. 안 돼. 건우를 내버려두고 내가 먼저 잠들면 안... 돼...
그러나 점점 정신은 몽롱해져왔고, 애써 붙잡고 있던 정신줄이 툭, 끊어지려던 바로 그 순간, 건우가 깜짝 놀라며 난감하게 머리를 긁자 자신도 순간 잠이 확 달아난다. 정신을 차리고 밖을 보니 어느새 고속도로로 들어온 버스. 건우는 이내 장난스럽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본다. 저가 조용히 있어서 심심하지 않았냐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아니, 심심하지 않았어. 사실은 나도 조금 꾸벅꾸벅 졸았거든... 나 역시도 타임머신에 타고있었던 것 같아."
무슨 생각을 한거야? 하는 질문을 하고싶었지만 애써 속으로 꾸욱 삼킨다. 건우가 저렇게까지 깊게 생각한 거면 분명히 되게 중요한 일일테니까.
이내 건우는 생긋 웃으면서 자신을 그윽하게 바라본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에 영문을 알지 못해 고개를 갸웃한다. 지금도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반장의 번뜩이는 시선과 크흡, 하며 우는 시늉을 하는 태현의 행동이 신경쓰였지만 애써 무시하며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는 곧 고민을 끝냈는지 생긋 웃으면서, 손을 움직여 자신의 손 위에 저의 손을 올린다. 손을 잡는 것. 그 부드러움과 따스함에 살짝 미소지으면서도 반장이 허락해줄지 조금 걱정한다. 그러나 아무런 제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안심하며 빙그레 웃는다. 건우는 이어서 계속 자신을 바라보며 가서 하고싶은 것이 있는지를 묻는다. 그러면서 저는 목적지 없는 조용한 산책을 하고싶다며 괜찮냐고도 묻는다.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버스를 느끼며 그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 나는 네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고 싶어. 그러니까 산책 가자, 건우야. 같이 조용히 목적지 없는 산책을 하자. 나는 좋아. 즐거울 것 같아."
너와 함께라서 말야, 하는 뒷말은 굳이 하지않으며, 대신 건우의 손 아래에 있는 자신의 손을 뒤집어 자연스레 건우의 손에 손깍지를 낀다. 반장도 이 정도는 봐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하면서 건우에게 기대된다는 듯이 해맑게 웃어보인다.
/ 사실 학교에서 쓸 때가 많기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오히려 금방 써져서 놀랐거든요. ㅋㅋㅋㅋㅋ 뭐, 그래도 이 자유로움으로 생각보다 금방 써서 바로 올렸답니다! 그리고 건우주께서도 무기를 장착하셨다면 이제 와장창이예요!! 가요, 건우주! 와아아아아!! (돌격)
그리고 둘 다 천사면 정말 좋은 관계죠. 정말로 같이 1:1의 좋은 사례로 남는거예요, 건우주. 다른 분들이 몰라주셔도 저희가 기억하면 되니까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기다리는 것이 전혀 힘드지 않으셨다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슬프단 말이예요, 그런 말은. 저는 계속 건우주를 기다리게 했었으니까요... 아무리 고3이고 바빴다지만 그래도 미안했단 말이예요. 그러기에 곧바로 돌아왔지만요. ㅎㅎㅎㅎ 그리고 기다리는 것을 잘 못하는 것은... 으음... (고민) 아, 답레가 늦게 올라올 때마다 왜 이렇게 늦었냐고, 빨리 보고싶었다고 말해보기?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네! 주아는 사막여우 동물잠옷을 챙겨왔답니다! 수학여행 기념으로 동물잠옷이 있는 여학생들은 가져와서 사진찍기로 했어요. 그러니 건우의 망상만으로 끝나진 않을거라구요? 주아가 사진을 보여줄테니까요. (윙크) 아, 참고로 태현이도 가져왔답니다! 공룡 동물잠옷이예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주아가 선수... 정말 의도치않은 선수가 되었군요, 주아는.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렇게 따지자면 건우는 이미 주아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선수였지만요! ㅋㅋㅋㅋ
그리고 반장과 태현이의 우정 케미! 의외로 잘 어울려서 놀랐어요. 반장이 여자였으면 연애 쪽으로 나아갈수도 있었겠지만 반장은 남자애니까요. 이렇게 태현이는 솔로가 되었네요. 역시 공식 영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우주께서도 오늘 즐겁게 잘 보내셨다면 정말 다행이예요! 저도 조금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름 잘 쉬었으니까요. ㅎㅎㅎㅎㅎ 내일도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
948 건우 - 주아 (12675E+58) 2016. 12. 21. 오전 1:43:54나름대로 좋은 추억을 만들어보기 위해서 고민을 하는 도중, 버스는 어느새 고속도로 안으로 진입했고 앞으로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슬며시 주아의 손 위에 올린 손은 어느새 서로 깍지를 끼는 자세가 되었다. 반장의 안경알이 반짝이는게 보였지만 반장은 딱히 말을 하거나 하진 않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무서울 정도의 집념이었다. 정말로 우리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전부 체크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정말로 보통 독기를 품은게 아니구나라고 느끼면서 나도 모르게 절로 침이 꿀꺽 삼켜졌다. 분명히 나는 찔리는 행동을 할 마음도 없고, 행동을 할 생각도 없건만, 어쩌다가 이런 상황이 된건가 싶어서 살짝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 들려오는 주아의 목소리. 자신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면서, 산책을 가고 싶다고 말해왔다. 자신은 좋다고, 즐거울 것 같다고 말해오면서, 기대된다는 듯이 정말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미소는 언제봐도 정말로 예쁜 주아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였다. 내가 주아에게 끌리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했다. 물론 나는 주아의 모든 것을 다 좋아하지만, 그래도 매력포인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 저 해맑은 웃음을 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정말로 좋아진다.
"나도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데. 너도 그렇게 말하는구나. 하하하. 이러면 제시의 의미가 없잖아. 주아야. 하기사 네가 좋다면 나도 좋으니까. 응. 도착하고 나면 짐 풀고, 자유시간이 생기면 조용히 산책을 즐기자. 너무 멀리는 말고 근처로. 하하하. 멀리가면 반장이 우릴 잡으러 올지도 모르니까."
"미안한데, 너희들이 문제를 벌이는 일이 없으면 나도 잡으러 안 가거든?"
정말 귀신같이 반장은 내 말에 안경을 올리면서 답변해왔다. 우리가 하는 얘기까지 전부 체크하려는걸까? 아니면 단순히, 자신의 이름이 나와서 반응을 하는걸까? 잘은 모르겠지만 안경알은 여전히 날카롭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피식 웃으면서 깍지 끼지 않은 손으로 괜찮다는 식으로 제스쳐를 취하자, 반장은 다시 시선을 창문쪽으로 돌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반대편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다시 주아를 바라보았다.
"아, 아무튼 산책을 조용히 즐기면서 이런저런 얘기나 나누자. 그러고 보니,밤에 애들끼리 모여서 진실게임을 한다는 말이 있던데, 우리는 어쩔까? 은근슬쩍 빠질까?"
분명히 진실게임이 시작되면 좋건 싫건 우리가 타깃이 될게 뻔할 뻔자였다. 그거야 우리는 반에서 유일한 커플이니까. 그리고 커플로서 질문이란 질문은 다 받게 되겠지. 물론 그것도 걸려야 얘기가 되는거겠지만...
그래도 영 느낌이 좋지 않았다. 일단 한번이라도 걸리면 온갖 질문들이 다 날아올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 불길한 느낌을 느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럴 바에는 그냥 우리 둘은 따로 빠져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억지로 빠질 마음은 없었다. 주아가 참가하고 싶다면 나도 참가할 생각이기에, 나는 주아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어쩔까? 우리는? 네가 참가하고 싶다면 나도 참가할게. 애초에 무슨 질문을 받는다고 해도 나는 상관없을 정도로 떳떳하니까 말이야."
물론 정말로 난감한 질문이 나오면 조금 곤란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왠만한 질문에는 다 대답할 수 있었다. 애초에 모두가 모여있는 장소에서 난감한 질문이 나올거라고 보진 않지만, 그래도....
나도 모르게 시선이 슬쩍 태현이에게로 향했다. 태현이는 아직도 작게 중얼중얼거리면서 불평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태현이가 진실게임에 참가를 안할리가 없을테니, 분명히 뭔가 이상한 질문을 던질 것은 뻔할 뻔자였다. 저 애가 없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겠지만, 저 애가 없을리가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하느님. 어째서 우리 반에 태현이를 보내주신건가요? 물론, 딱히 싫다거나 하는건 아니었다. 단지, 지금 같은 순간엔 조금 난감할 뿐이지.
깍지 낀 손을 더욱 더 꼬옥 부드럽게 잡으면서, 버스가 빠르게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이대로 쭉 가다보면, 언젠간 도착할테니까, 그냥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하면서, 주아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생긋 웃었다.
"...역시 네가 옆에 있어서 좋아. 유주아."
그런 말들을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얼굴이 새빨개지는 일 없이 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느끼면서 이제는 이 애를 좋아하는게 당연하게 되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이제는 당연하다는듯이, 깍지를 끼지 않은 손을 올려서, 주아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
반장의 눈빛이 여기로 향하고 있지만, 아직은 아무런 말도 안하니까 세이프인거겠지. 그래. 이 정도라면야... 괜찮잖아? 이 정도는 반에서도 충분히 하고 있은거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야 발견했습니다. 제주도.(눈물) 저거 지우려고 했는데 제가 미처 깜빡하고 안 지운 모양이로군요. 이런 실수를 하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멘붕) 제주도 하려다가 관광지구로 바꿨답니다. 그러니까 수학여행지는 버스타고 3시간 거리에 있는 관광지구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아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왜 이런 실수를...!(눈물)
확실히 주아주와 제가 기억한다면 그걸로 충분하죠! 딱히 누군가의 인정을 받아야할 사안도 아니니까요! 좋습니다!! 우리 둘만이 기억하는 사례로 가도록 합시다!! 어차피 전 주아주 이외에는 따로 1:1 스레 구할 생각도 없으니까요! 주아주만큼 좋은 사람은 절대로 못 만날 것 같고 말이죠. 오히려 저도 모르게 비교를 하게 될것 같아서... 그건 상대에게도 되게 실례되는 행위잖아요? 하지만 그만큼 주아주가 너무 좋은 파트너라서..(엄지척)
그리고 그 점은 슬프게도 미안하게도 생각하지 마세요. 고3이니까 어쩔 수 없죠.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중 하나인 고3. 그것을 그나마 한가한 사람이 기다리는것은 당연한거에요. 자. 그러니까 이제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하지 말기. 그리고 그런 말을 제가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로간에 느긋하게 즐기기로 했는데 그런 말을 하겠습니까! 음. 아무래도 주아주가 그런 감정이 있었던 모양이로군요! 미안해요!!(눈물)
그리고 사진이라. 건우에게 보여준다라. 역시 주아는 멋지고 완벽한 여자친구입니다. 자신의 잠옷 사진을 사진으로나마 보여주다니! 그리고 태현이..ㅋㅋㅋㅋㅋㅋㅋ 과연 태현이로군요! 참고로 건우는 연한 파란색 파자마를 준비했답니다. 잘때도 이 파자마를 입고 자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렇게 가지고 왔답니다! 건우와 주아.. 정말로 서로가 서로에게 선수죠. 왜 빨리 안 사귀었니! 너희 둘은..!!(건우:?????)
그리고 반장이 여자였어도..과연 연애가 되었을지는...ㅋㅋㅋㅋ 왠지 태현이는 반장을 거부할 것 같은데 말이에요. 반장도 태현이는 눈에 안 들어왔을 것 같고..이렇게 둘은 또 다시 솔로가 확정됩니다.(시선회피)
그리고 지금쯤이면 주아주는 주무시고 계시겠죠? 좋은 꿈 꾸길 바래요! 잘 자요! 주아주!! -
949 주아 - 건우 (07336E+59) 2016. 12. 21. 오전 9:51:38계속 달리고 달려 어느새 고속도로 안으로 진입한 버스. 빠르게 달리는 버스에 휙휙 지나가는 바깥풍경을 바라보며 자신의 손 위에 올려진 건우의 손의 따스함을 느낀다. 그리고는 슬쩍 그 손을 뒤집어 건우의 손에 손깍지를 낀다. 건우도 똑같이 깍지를 끼어 서로의 온기를 느끼면서도, 반장 쪽을 계속 신경쓴다.
이것도 풍기를 어지럽히는 행위일까? 이것까지는 괜찮은걸까? 반장의 안경알이 순간 반짝였지만, 다행히 반장은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는다. 휴우, 가벼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자신처럼 건우도 침을 꿀꺽 삼키며 살짝 눈동자가 흔들린다.
분명히 커다란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건만. 이상하게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져 난감할 뿐이었다. 반장의 눈은 정말로 매섭게 독기를 품으며 이 쪽을 감시하고 있었으니. 솔직히 반장보다는 태현이가 짓궂게 놀릴까, 해서 태현이 쪽을 더 걱정했으나 오히려 태현이는 이 쪽을 쳐다보지도 않았기에 조금 의외였다. 아니, 어쩌면 일부러 이 쪽을 보지 않는걸까?
모바일 게임도 질렸는지, 톡을 하며 큭큭거리는 태현을 슬쩍 바라보다가 다시 건우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산책을 가자는 그의 제안을 승낙하며 기대된다는 마음을 솔직하게 보인다. 그러자 건우도 가볍게 웃더니 자신이 좋다면 저도 좋다며, 도착해서 짐 풀고 자유시간이 생기면 조용히 근처로 산책을 즐기자고 얘기한다. 멀리 가면 반장이 잡으러 올지도 모른다는 말을 건우가 덧붙이기가 무섭게, 반장은 안경을 올리며 반박한다.
순간 깜짝 놀라며 반장 쪽을 바라보자 반장의 안경알은 날카롭게 빛났고, 건우는 피식 웃으며 손으로 괜찮다는 제스쳐를 취한다. 그것을 조용히 바라보던 반장은 다시 시선을 창문 쪽으로 돌린다. 휴우, 다시금 안도의 한숨을 가볍게 내쉰다.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던 건우는 자신을 바라보며 이내 밤에 애들끼리 모여서 진실게임을 한다던데 자신들은 어쩔지를 질문한다. 진실게임. 오랜만에 듣는 그 게임의 이름에 자신도 모르게 움찔한다. 만약 진실게임을 하게 된다면 분명히 자신들에게 질문들이 쏟아질 터. 가뜩이나 우리 반의 최초의 커플인 자신들이니만큼, 그 질문의 양과 열기는 무시무시할 것이었다.
삐용삐용. 또다시 울리는 경고의 사이렌 소리. 좋지 않았다. 자신의 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불길한 느낌이야.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건우는 어쩔지를 다시금 물으며 자신이 참가하고 싶다면 저도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건우의 그 말에 같이 조용히 고개를 돌려 태현이를 바라본다. 이제는 톡도 질린건지 성의없이 엄지 손가락으로 핸드폰 화면을 주욱주욱 드래그하는 태현은, 반대쪽 손으로 턱을 괴고 입을 삐쭉 내민다.
"아니, 진짜로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옆에서는 염장에, 또다른 옆 쪽은 눈을 부라리고... 에휴, 내 팔자야..."
중얼중얼, 꿍얼꿍얼, 작게 불평을 하는 태현의 목소리가 들려와 어쩌지, 하며 다시금 고민에 빠진다. 진실게임을 하게 된다면 태현이도 반드시 참가하겠지? 그런데 태현이라면 분명 우리에게 이상한 질문을...
순식간에 그려지는 미래의 상황에 고개를 작게 도리도리 젓는다. 그리고는 건우를 향해 입을 연다.
"건우야, 우리는 그냥 참가 하지 말..."
"아아~ 심심해라~ 내 마지막 남은 유일한 삶의 낙은 진실게임인데에~ 솔로들만 있는 진실게임은 핵노잼인데에~ 커플들이 이 형님을 위해 진실게임에 참가해줬으면 차~암 좋겠다아~ 그러면 정말 재밌을텐데에~"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건우에게 그냥 참가하지 말자고 말하려던 바로 그 순간, 자신의 말을 자르고 태현이 말을 꺼낸다. 일부러 자신들더러 들으라는 듯한 커다란 목소리에, 능글맞은 말투. 얄미워보이기까지 하는 태현의 말에 어쩔 줄 몰라하며 살짝 태현을 바라본다. 안 그래, 반장? 하며 팔꿈치로 옆에 있는 반장을 쿡쿡 찌르는 태현은 장난스레 씨익 웃어보인다.
"아하하... 그, 그냥 우리도 참가하자. 건우야."
결국 태현의 말에 마음이 약해져 건우에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며 진실게임에 참가하자고 얘기한다. 태현이는 정말 대단한 아이야. 응, 정말로 대단한 아이야... 기필코 목적을 이루어내는 태현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며 건우와 깍지 낀 손을 조금 더 꼬옥 잡는다.
달리고 달리는 버스 안. 건우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생긋 웃으며 역시 자신이 옆에 있어서 좋다고 얘기한다. 너무 많이, 자주 얘기했기에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얼굴도 붉히지 않고 얘기하는 건우의 모습. 그윽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이제는 아주 자연스레 깍지 끼지 않은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건우를, 자신도 물끄러미 바라본다. 너무나도 익숙한 그의 손길. 그렇지만... 여전히 기분 좋아.
이내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자신도 건우를 향해 입을 연다.
"나도 그래, 건우야. 네가 있어서 좋아. 정말 좋아."
다정하지만, 다른 친구들도 있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러운지 작은 목소리. 그렇지만 진심을 가득 담아 그에게 자신도 똑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전한다. 바로 옆에서 옆구리를 부여잡고 아이구, 아이구, 하는 곡소리를 내는 태현과 아무런 말없이 날카로운 눈빛을 여기로 보내는 반장을 애써 모르는 척하며, 건우의 쓰다듬는 손길을 기분 좋게 즐긴다.
/ 아, 제주도에서 관광지구로 바꾼건가요?! 아무 생각없이 건우주의 답레를 그대로 이어받아 적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멘붕) '사실 버스 3시간 타고 제주도를 갈 수 있나?' 하고 잠시 생각했었지만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요, 괜찮아. 발견 못 할수도 있죠, 뭐! (쓰담쓰담)
그리고 저희가 기억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요. 네, 저희 둘이 기억하는거예요! 저도 1:1은 건우주 이외에는 따로 구하지 않을거니까요. 건우주야말로 최고로 좋고 멋진 파트너인데 그런 건우주와 지금 무려 파트너라구요, 저? 그런데 이 이상 뭘 바라겠나요? ㅎㅎㅎㅎ (엄지 척)
그리고 슬프게도 미안하게도 생각하지 말라니... 그래도 미안한 건 미안한 거라구요! 그래도 건우주께서 그렇게 말하신다면 노력을... 크흡, 너무 어려워요! ㅠㅠㅠㅠ 답레가 늦어질 때 사과 금지도 힘겨웠는데!! ㅠㅠㅠㅠㅠ
그리고 제가 그런 감정이 있었던 건 아닌데?! (당황) 우으... 울지 마세요, 건우주. (눈물 닦아주기) 여자는 남자의 눈물에 약하다구요. ㅋㅋㅋㅋㅋㅋ 자꾸 그렇게 사과하며 우시면 정말 외칠거예요? '왜 이렇게 늦었어요, 건우주! 빨리 보고싶었다구요!' 하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멋지고 완벽한 여자친구라니. ㅋㅋㅋㅋㅋ 주아는 그냥 '이거 봐봐! 동물 잠옷들 귀엽지?' 하고 인식없이 보여주는 거겠지만요. 건우는 연한 파란색 파자마군요! 뭔가 되게 잘 어울려요! 역시 건우, 하면 파란색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선수라. 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너희 왜 빨리 안 사귀었니! (주아: (난감한 웃음))
반장이 여자였어도 가능성 자체가 없던 거로군요! 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둘은 솔로가 되는데...! (두둥) 아, 근데 솔직히 반장은 솔로여도 별로 개의치 않아 할 것 같아요. 하지만 태현이는... (시선회피) 이, 이렇게 된 거, 우정을 열심히 다지렴!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제 생활 패턴을 너무 잘 아시는 거 아닌가요, 건우주? 하지만 저는 학교에 지각을 하는 꿈을 꾸었네요... 덕분에 새벽에 자다깨다를 반복해서 조금 피곤한 느낌이예요. ㅠㅠㅠ 건우주께서는 좋은 꿈 꾸셨나요? -
950 건우 - 주아 (12675E+58) 2016. 12. 21. 오후 3:00:58"나는 끼이건 말건 상관없어. 그러니까 나를 끼워넣지 마. 있건 없건, 나는 말썽만 안 부리면 별로 상관없어."
진실게임에서 은근슬쩍 빠지려고 했건만, 태현이는 일부로 우리들에게 들으라는 듯이 커다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해왔다. 그 혼잣말이 정말로 얄밉기 그지 없었다. 물론 반장은 자신은 관계없다는 듯이 태현이의 말을 끊어버렸지만, 이런 상황에선 모른척 넘기기도 힘들었다. 무엇보다 주아의 마음이 약하다는 것을 겨냥한 듯한 저 목소리. 정말로 대단하기 그지 없었다. 그와 동시에 대체 태현이가 무슨 얄궂은 질문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알 수 없었기에 불길하기 그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많은 애들이 있는 곳에서 이상한 질문을 하기야 하겠냐만, 태현이이기에 방심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태현이의 말을 차마 못 들은척 할 수는 없었는지, 주아는 그냥 우리도 참가하자고 나에게 제안했다. 방금전에 내가 주아가 참가하겠다면 나도 참가하겠다고 한 이상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어쩔 수 없지. 우리 둘 다 별 일 없기를 바라자. 설마 이상한 질문이 나오기야 하겠어? 이상한 질문이 나오면 까짓거 딱밤 한대 맞고 말지. 하하."
물론 나올지도 모르지만 프라이버시에 관련된 아주 큰 것이라면 딱밤을 맞고 넘겨버리면 된다. 전에 진실게임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거기다가 반장도 있으니, 아마 뭔가 큰 일은 없을것이다. 설마 대답을 못하면 술을 먹는다거나 그런게 있겠어?
"......."
나도 모르게 또 다시 태현이에게 눈이 돌아가게 되었고 절로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설마. 설마 그러지는 않겠지. 아무리 그래도. 아니라고 믿고 싶은데 나도 모르게 눈이 자꾸 돌아가는 이 상황에 쓴 웃음이 나왔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지. 진짜로.
조금은 각오를 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느끼면서 쓴 웃음을 지우고 밝은 미소로 주아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줬다. 이쪽을 향한 날카로운 눈빛은 애써 무시해버렸다. 반장이 특별히 말로서 뭐라고 하지 않는 이상 나도 행동을 멈출 생각은 없었다. 이 정도는 반에서도 하는 일이었으니까.
한편 버스는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휴게소로 천천히 들어가고 있었다.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거나 배가 고파서, 혹은 그냥 입이 심심해서 뭔가를 먹고 싶은 이들에게 있어서는 오아시스 같은 곳으로 버스가 들어가자 반 애들 중에서는 일부 안전벨트를 풀려는 이가 있었다.
창밖 너머로 휴게소가 보이는 것을 보고 나는 어쩔까 잠시 고민했다. 이대로 나도 나가서 쉴까? 딱히 화장실이 급하진 않았지만, 바람을 쐴겸 잠시 나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아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멈추고, 주머니 속의 지갑을 나도 모르게 만지락만지락거렸다. 배가 고프진 않지만, 그래도 조금 입이 심심한 것도 사실이었다. 통감자나, 호두과자, 혹은 델리만쥬. 이걸 사서 버스 안에서 먹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전벨트를 풀 준비를 했다.
"주아야. 나는 휴게소에 나가서 먹을거라도 좀 사오려고 하는데, 너는 어쩔거야? 여기에 있을거야? 아니면 나랑 같이 갈래?"
내가 나간다고 해서 주아도 같이 나가야 할 이유는 없었다. 여기에서 쉬고 싶다면 나 혼자 잠시 갔다오면 되니까. 물론 조금 떨어져야하지만, 그 정도도 참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팔불출은 아니다. 애초에 1분 1초도 떨어지기 싫어서 버틸 수 없다면 나는 주아와 동거를 하고 잇겠지. 그 정도의 자제력은 충분히 존재했다. 물론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버스는 완전히 휴게소 안에 들어왔고 버스전용 주차장에 멈춰섰다. 그리고 15분 후에 출발한다는 말과 함께, 문이 열렸고 반 아이들은 안전벨트를 풀고, 하나둘씩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우리의 옆자리에 있는 반장도 안전벨트를 푸는 모습이 보였다. 반장 역시 잠시 밖에서 바람을 쐬려는걸까?
"....하아."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밖으로 나가는 반장의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곧 아무것도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나 역시도 안전벨트를 풀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아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할 건지를 물어보았다.
"같이 나갈래? 아니면 여기서 쉴래? 나는 어느쪽이건 괜찮으니까 부담없이 말해줘."
//나름 올리기 전에 수정을 하는 편인데...제가 미처 못 보고 넘어간듯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스 3시간에 제주도까지 가는건 무리죠. 버스가 바다를 넘어가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바다를 나아가는 수중버스가 있어도 3시간은...무리지 않을까요. 배타고 가도 한참 걸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선회피) 아, 아무튼 이런 실수는 앞으로는 최대한 없게 하는걸로...!!
그리고 늘 느끼지만 저와 주아주는 항상 서로를 칭찬하는 전개로 흘러가는군요. ㅋㅋㅋㅋㅋ 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다는 말이겠지만요. 하기사 하루에 4~5개식 레스가 올라오는 1:1은 드물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답레가 늦어질때 사과 금지는 당연한거라구요! 저도 주아주도 현실이 있고 하는 일이 있는데..! 여기만 계속 볼수는 없는거잖아요? 여기에 너무 매달려 있어도 안되는거고요. 그러니까 미안해하는 마음은 이제 그만 사라지는거에요.(손가락 까딱까딱) 그렇게 따지면 저도 늦어질때 많으니까요. 사실 쓰다보니까 시간이 훌쩍 넘어가는게 대다수지만요. 3줄 쓰는데 2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2천자 이상으로 쓰는데, 그 정도면 오히려 빠른거 아닐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외치는거에요?! 아, 안되겠다! 좀 더 스레에 오래 붙어있어야하는가..! 나는...!! (동공지진) 지, 지금도 충분히 신경쓰고 붙어있다고 느끼는데..! 큭...!!(시선회피)
그리고 보통 동물잠옷은 부끄럽다고 잘 보여주지 않는 편 아닌가요? 아닌가. 여자는 다른가요? 저는 부끄러워서 못 보여줄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주아도 정말 잘 어울려요. 동물잠옷. 진짜 너무 귀여울 것 같고..!
그리고 반장이야 연애에 그다지 신경을 안 쓰니까요. 오히려 자신의 할 일을 조용히 하는 스타일이죠. 조용히 책을 본다거나, 음악을 듣는다거나 식으로 말이죠. 태현이는...(눈물) 괜찮아. 태현아. 세상의 절반이 여자니까 너도 짝이 있을거야. ....아마도.
음. 새벽에 자다깨다를 반복한다라. 그러면 진짜 피곤할텐데.. 요새 잠이 잘 안 오는건가요? 편안하게 자야 숙면도 취하고 그럴텐데 말이에요. 그리고 주아주는 보통 새벽1시가 되면 주무시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생활 페턴은 잘 안다고 해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학교에 지각하는 꿈이라. 이제는 지각의 의미도 없지 않나요? 고3이시고 방학이고..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그냥 그저 그런 꿈을 꾼 것 같아요. 그냥 일상생활하는 꿈. 중간에 깼지만요. 가끔은 건우와 주아의 꿈도 꿔보고 싶어지네요. 아무튼 어느새 오후 3시입니다만, 남은 시간도 좋은 하루가 되길 바래요! -
951 주아 - 건우 (04881E+59) 2016. 12. 21. 오후 5:25:04슬쩍 진실게임에서 빠지려던 그 순간, 재빨리 치고들어온 태현의 혼잣말. 말이 혼잣말이지, 거의 자신들더러 들으라는 듯 커다란 목소리로 겨냥하며, 태현은 씨익 웃는다. 그러면서 반장에게도 말을 걸었지만, 반장은 자신은 관계없다고 딱 잘라 대답한다.
"에잉, 반장~ 이럴 때는 네가 좀 도와줘야 한다고! 반장의 권력을 이럴 때 써야지! 아니면 언제 써?"
정말로 반장다운 대답에 반장은 반장이구나, 생각할 무렵, 태현은 또다시 입을 삐쭉 내민다. 하여간 융통성이 없다니까, 하는 태현의 목소리를 들으며 결국 작게 한숨을 내쉰다. 여기서 빠지면... 태현이가 정말로 실망할텐데. 가뜩이나 오늘 시작부터 태현이, 운이 안 좋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결국 마음이 약해져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건우를 바라보며 난감하게 웃고서는 그냥 진실게임에 참가하자고 제안한다. 자신이 참가하면 건우도 참가하겠다고 말한 만큼, 건우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이상한 질문이 나오면 딱밤 한대 맞고 말자며 웃는 그에게 똑같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그러자. 설마 애들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하겠어? 만약 나온다면 딱밤 맞고 끝내자, 건우야."
"야, 반장. 그거 알아? 오늘의 진실게임은 기대해도 좋을거야. 조금 더 세게, 더 강하게, 더 엄격하게 진행할 거거든. 기대하시라! 이 형님의 질문들을!"
마치 자신들의 대화를 다 듣고있었다는 듯이, 태현은 자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의 옆에 있는 반장에게 말을 건다. 엄지 손가락으로 저를 가리키며 씨익, 사악하게 웃는 태현의 등 뒤로 왠지 모를 악마의 날개가 보여 순간 흠칫한다.
건우도 그런 태현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리고는 쓴 웃음을 짓는다. 아마 건우도 예상한 거겠지. 오늘의 진실게임의 주인공은 아마도 자신들일테고, 거미줄에 걸린 나비 두 마리가 되어 사방에서 호시탐탐 자신들을 노리는 거미들이 득실거릴거라고.
고개를 재빨리 좌우로 저어 불길한 상상은 애써 머릿속에서 지운다. 건우도 다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준다. 반장의 날카로운 눈빛과 태현의 곡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쓰다듬을 기분 좋게 즐긴다.
그러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달리던 버스는 어느새 휴게소로 향하고 있었다. 창 밖에 휴게소를 발견한 일부 아이들은 하나, 둘, 안전벨트를 풀기 시작한다. 건우도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멈추고는 주머니 속에 손을 넣더니 잠시 무언가를 고민한다. 그리고는 이내 나가려는 듯, 안전벨트를 풀 준비를 한다.
이어지는 휴게소에서 먹을 거라도 좀 사오려고 하는데 자신은 어쩔거냐는 건우의 질문에, 자신도 고민에 빠진다. 나는 어쩔까. 딱히 화장실에 가고 싶다거나 무언가를 먹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이 버스에 가만히 앉아있기도 좀이 쑤셨다. 어쩔까...
그렇게 잠시 고민하는 동안 버스는 천천히 휴게소 안에 들어왔고, 버스 전용 주차장에 멈춰선다. 15분 후에 출발한다는 말과 함께 열린 문.
"먹을 거 파는 곳에 제일 늦게 도착한 사람이 통감자 쏘기!!!"
문이 열림과 동시에 태현은 저의 친구들을 향해 쩌렁쩌렁 외치며 제일 먼저 뛰쳐나간다. 그런 태현의 속도에 놀란 듯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자. 그 옆에 있던 반장도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안전벨트를 풀고 버스 밖으로 나간다. 반장은 왜 한숨을 쉬는거지?
영문을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웃하다, 안전벨트를 푼 건우가 자신을 바라보며 다시금 어떻게 할지를 묻자, 대답을 정하고는 그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방긋 웃어보이면서 안전벨트를 푼다.
"응, 같이 나갈래. 여기 계속 있으려니 몸이 찌뿌둥해서 말야. 잠깐 바람 좀 쐬고싶어."
그럼 나가자, 하고 말을 덧붙이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발에 힘을 주고 일어서는 느낌이 왠지 모르게 낯설어 신기해하면서 건우와 같이 버스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려 발로 땅을 딛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두 팔을 들어올려 기분 좋게 쭈욱 기지개를 켠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를 들이쉬며 밝게 미소짓는다. 그리고는 건우를 향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고는 질문한다.
"건우야. 무엇을 먹고싶어?"
아까 먹을 거라도 좀 사오려고 한다는 건우의 말을 기억해서는 그에게 묻는다. 자신은 딱히 먹고싶은 게 없었기에 건우가 무엇을 먹어도 다 좋았다. 나는 바람 좀 쐬고 싶어서 나온거니까 말야.
/ 역시 버스로 3시간만에 제주도는 무리군요. 괜찮아요! 실수 좀 하면 뭐 어때서요? 사람은 누구나 다 실수한다구요. ㅋㅋㅋㅋㅋ 장문의 글이라 발견하기 힘든 것도 있구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쓰담쓰담)
그리고 당연히 칭찬하는 전개죠! 건우주께 악담같은 걸 할리가 없잖아요? ㅎㅎㅎㅎ 저도 하루에 4~5개씩 레스가 올라오는 1:1은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와아, 신기해라! (팝콘) (관전러 풍)
그리고 사과 금지... (외면) 그, 그래도 이제는 미안하다는 말 많이 안 한다구요? 마, 많이 줄였어요! 아마도... (시선회피) 사실 저도 쓰다 보면 시간이 훌쩍 넘어가서... 음, 건우주 말씀대로 오히려 빠른 편일수도 있구요. 그리고 그렇게 외치는 게 뭐 어때서요? ㅋㅋㅋㅋㅋㅋㅋ 어허, 시선을 왜 회피하시나요? 한 번 더 외쳐드릴까요?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건우주! 보고 싶었다구요! ㅋㅋㅋㅋㅋㅋ (씨익)
그리고 동물잠옷은 그냥 보여주기도 하지 않나요? 그냥 잠옷은 부끄러운데 동물 잠옷은 딱히 부끄럽지 않다고 해야 할까요? 축제 때 애들이 동물잠옷 입고 춤추기도 하니까요. ㅋㅋㅋㅋㅋ 주아는 동물을 좋아하니 동물잠옷도 하나 쯤은 있겠다, 싶어서 초창기에 설정한 내용이예요. 그런데 딱히 쓸 데가 없어 언급을 안 했는데... 이렇게 사용하게 되네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반장은 역시 멋져요. 뭔가 혼자로도 완벽한 화려한 독신같아요! 그러나 태현이의 짝은 이대로 가다간 왠지 없을 듯 합니다... (외면) 자발적 싱글과 강제적 싱글의 느낌이랄까요? ㅋㅋㅋㅋㅋㅋ
음. 그리고 사실 지금 거의 일주일 정도를 새벽에 자다깨다를 반복했었는데 말을 안 했을 뿐이랍니다. 잠이 안 오는 것은 아니고,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2시에 깨고, 4시 반에 깨고, 6시에 깨고... 이런 느낌일까요? 이게 반복되니 조금 피곤하긴 해요. 그래도 괜찮답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지각의 의미가 있어요... 저는 아직 방학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지각하면 청소를 시킨다구요! ㅠㅠㅠ 건우주께서는 평범한 꿈을 꾸셨군요. 저도 건우와 주아의 꿈을 꿔보고 싶은데 말이죠. 어째 나와주질 않네요... ㅠㅠㅠㅠ -
952 건우 - 주아 (12675E+58) 2016. 12. 21. 오후 6:52:55반 아이들을 향해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늦게 도착한 사람이 통감자를 쏘기라고 말하는 태현이는 제일 먼저 버스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태현이는 역시 태현이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반장이 한숨을 쉰 것도 어쩌면 태현이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지만 역시 마지막까지 시선을 향한 곳이 우리 쪽이었기에 그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느끼면서 난감하게 웃어보였다.
아무튼 휴게소에 도착했으니 이제 내릴지 여기서 쉴지를 정해야 할 순간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답을 정했다. 나는 밖에 나가서 바람도 쐬고 입도 심심한만큼 뭐라도 좀 사먹을 생각이었다. 휴게소의 먹거리는 보통때는 먹을 수 없는 것인만큼 이럴때 먹어두는게 좋았다. 평소에 델리만쥬나 호두과자 같은 것을 먹을 수는 없잖아? 그리 생각하며, 주아의 답을 기다리는 도중, 주아는 방굿 웃으면서 안전벨트를 풀었고 자신도 나가겠다고 대답했다.
그 말에 생긋 웃으면서 나 역시도 주아의 말에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눈 웃음과 함께 대답했다.
"응. 그럼 바람을 쐬자. 맛있는 것도 먹고. 휴게소의 먹거리는 아무래도 평소에는 먹기 힘든 편이잖아?"
주아가 같이 나가겠다고 한 만큼 나는 주아와 함께 버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가자마자 버스 안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신선한 공기가 우리를 맞이하는게 느껴졌다. 주아가 그렇듯이, 나 역시도 쭈욱 팔을 뻗으면서 기지개를 켰다. 버스 안의 공기도 나쁘진 않지만, 역시 밖에서의 신선하고 시원한 공기가 더 맛있고 맑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 맑고 시원한 공기를 충분히 마시면서 흐릿했던 정신을 맑게 하는 도중, 바로 옆에서 주아의 물음이 들려왔다. 뭘 먹고 싶냐는 간단한 질문. 내가 뭔가 먹을거라도 사오겠다고 했으니 당연한 물음이었다.
그 물음에 나는 먹거리를 팔고 있는 쪽을 둘러보았다. 이미 그곳엔 많은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리고 있었다. 15분 후에 버스가 출발하는 만큼, 뭔가를 사려면 지금이라도 사는게 좋겠다 싶어서 나는 머릿속으로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역시 직접 둘러보고 고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두 어깨를 으쓱하고서 주아의 말에 대답했다.
"일단 뭘 파는지 보려고. 다른것은 몰라도 델리만쥬는 사려고 생각중이야. 나 그거 진짜로 좋아하니까."
휴게소에 올때마다 난 호두과자나 델리만쥬는 무슨 일이 있어도 구입했다. 그 2개는 내가 휴게소에서 가장 좋아하는 먹거리였다. 다만 오늘은 부드럽고 달콤한 델리만쥬가 조금 더 끌렸기에, 그것은 꼭 사겠다고 결정했다. 그 이외에는 직접 둘러보고 결정해도 늦을 게 없었다.
"그럼 가볼까? 이대로 있다간 아무것도 못 사고 돌아갈테니까."
주아에게 가보자고 말을 하고서 나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먹거리를 파는 곳에 도착했다. 그 곳에 도착하자마자, 상당하 맛있는 냄새가 내 코끝을 콕콕 찌르면서 자극하는게 느껴졌다. 갖가지 음식들의 맛있는 냄새. 그 냄새를 코로 가득 느끼면서 나는 천천히 무엇을 파는지를 둘러보았다.
우선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설탕이 부드럽게 뿌려져있는 통감자였다. 통에 가득 들어있는 통감자는 그 노란 모습으로 내 눈을 유혹하고 있었고 절로 손이 가는 자태를 비추고 잇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보이는 것은 막 기름 속에서 빠져나온 핫도그였다. 붉은색 케찹이 뿌려지고 있는 그 모습은 정말로 맛있어보여서 침을 꿀꺽 삼키게 하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오징어가 있는가 하면, 하얗게 달콤함으로 유혹하는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보이고, 막 튀겨낸듯한 치킨조각에 붉은 소스가 너무나 매력적인 닭꼬치도 보였다. 정말로 매력적인 먹거리임이 분명했기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고정되고 침이 꿀꺽 삼켜졌다.
"음. 아냐. 아냐. 일단 꼭 살것부터 사는게 좋겠지."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으면서, 유혹을 뿌리친 후에 나는 델리만쥬를 파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것만큼은 뺄 수 없었다. 이게 없으면, 휴게소에 온 게 아니니까.
델리만쥬를 파는 곳으로 다가가자 델리만쥬 특유의 달콤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절로 눈이 반짝거리게 할 정도로 따뜻해보이는 델리만쥬는 어서 나에게 자신을 사서 먹으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다.
망설일 것도 없었다. 주문대로 천천히 걸어간 후에, 나는 지갑에서 3천원을 꺼내들었고, 만쥬를 파는 아주머니에게 내밀었다.
"3천원어치로 하나 주세요."
3천원어치면 충분히 주아와 나눠먹을 수 있는 양이었기에 일부로 1000원보다 비싸게 주문을 했다. 나 혼자 먹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주아랑 같이 나눠먹어야 의미가 있지. 주문을 받은 아주머니는 카운터에 돈을 집어넣고 막 기계에서 빠져나오는 만쥬들을 봉지에 담아주기 시작했다.
"나눠먹자. 이거. 양도 많으니까 충분히 먹을 수 있을거야. 그리고 주아, 너는 다른거 먹고 싶은거 없어? 음. 핫도그라도 2개 살까? 그렇게 사면 딱 괜찮을 것 같은데. 아직 버스로 한참 달려야하니까 이럴때 먹어야하지 않겠어?"
//주아주는 당사자인데 왜 관전러가 되어있나요!! 어서 일어나서 여기로 오라구요! 저를 구경해서 뭐하려는건가요!! 팝콘이라니!! 그럼 전 옆에서 콜라 마실거에요!! 둘 다 관전러가 되버리는겁니다!! 그럼 스레 진행은...에잇! 어떻게든 되겠지!!
그리고 많이 줄기는 했죠. 처음엔 답레를 쓸때마다 사과문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저도 마찬가지였구요. 하지만 사과가 없으니까 조금 더 편하지 않나요? 아무래도 미안하다는 말을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한 일은 아니니까요. 이게 실제로 잘못을 할 정도의 일도 아니고요. 아예 말 없이 며칠째 사라져버리면 그것은 신뢰에 대한 문제이니, 조금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지금 것은 그게 아니잖아요? ㅎㅎㅎㅎ 그리고 저도 주아주를 보고 싶었답니다.(와락(토닥토닥) ㅎㅎㅎㅎㅎㅎㅎ 이렇게 반격 못할 줄 알았나요? 아니요. 반격할 수 있답니다.(씨익)
그리고 보여주나요? 음. 잘은 모르겠네요. 역시 남녀의 시각 차이일까요? 저는 동물 잠옷 같은거 입으면 죽어도 안 보여줄 것 같은데. 주아주의 학교에선 그런 행사도 있나보군요. ㅎㅎㅎㅎㅎㅎ 뭔가 되게 귀여울 것 같은걸요? 그리고 저도 이번에 건우의 설정 하나를 끄집어냈답니다. 호두과자와 델리만쥬 좋아하는거. 사실 이건 건우주가 정말로 좋아하는지라.. 살짝 저의 설정을....! 그런데 맛있단 말이에요! 호두과자와 델리만쥬!! 휴게소에 갈때마다 늘 사먹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도 키득키득 웃는답니다.
태현이의 짝... ㅋㅋㅋㅋㅋㅋㅋㅋ 여캐 하나 만들어주면 되는걸까요? 그런데 태현이를 버틸 수 있을지가... 일단 저 입을 다물고 좀 얌전해지면 참한 여자애 한명 생길 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래도 성격이면 어쩔 수 없으니까요.
음..그리고 기절잠은 안 좋은건데... 그리고 2시에 깨고 4시 반에 깨고 6시에 깨고..(눈물) 그거 피곤함 루트잖아요! 뭔가 걱정거리나 고민거리라도 있으신가요? 그런게 있으면 가끔 그런 현상이 있다고 하는데.. 음.. 라벤더 향이나, 가벼운 차를 먹어보는것은 어떠세요? 그럼 조금 편안해져서 잠이 잘 오기도 하거든요. 저도 잠이 안 오면 그렇게 하고 있고요. 지금도 방에 라벤더 방향제 하나 갖다뒀고요.
그리고 지각의 의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보다 지금 크리스마스가 코앞인데 아직도 방학을 안한건가요?! 요새 학생분들은 방학을 진짜 늦게 하는군요. 하, 하지만 거의 방학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주아주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주아주는 건우의 꿈을 꿨으니까 충분한거 아닐까요? 그래도 꾸다보면 또 꿀지도 모르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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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3 주아 - 건우 (04881E+59) 2016. 12. 21. 오후 8:45:46반 아이들을 향해 쩌렁쩌렁하게 외친 태현의 달리기를 시작으로, 반 친구들은 하나, 둘, 버스 밖으로 나가기 시작한다. 이어서 반장도 안전벨트를 풀더니 한숨을 쉬고는 버스 밖으로 나간다. 그 한숨이 가리키는 것이 태현이인가?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반장의 시선은 자신들을 향해 있었기에 왠지 그 대상이 자신들일거라는 생각이 스친다.
난감하게 웃다가 이내 다시 자신에게 어쩔거냐는 건우의 물음에, 똑같이 안전벨트를 풀고 건우에게 방긋 웃어보이며 나가겠다고 대답한다. 건우도 생긋 웃으며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그럼 바람도 쐬고 맛있는 것도 먹자고 얘기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 밖으로 나간다.
땅에 발을 딛자 느껴지는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 찌뿌드드했던 몸을 풀으려 건우와 같이 두 팔을 쭈욱 뻗으며 기지개를 켠다. 그렇게 맑은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며 즐기다가 이내 건우에게 뭘 먹고 싶냐고 물어본다.
그런 자신의 물음에 건우는 먹거리를 팔고 있는 쪽을 둘러본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그 곳에는 자신들의 학교 학생들도 있었고, 어린 아이들도 있었고, 어른들도 가득했다. 건우처럼 그 북적이는 곳을 바라보다가 이어지는 건우의 말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사실,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대답. 13년 동안이나 인연이 이어져온 소꿉친구라는 관계는 절대 폼이 아니었다. 그 긴 기간 동안, 건우가 휴게소에 올 때마다 호두과자나 델리만쥬는 꼭, 반드시 구입했다는 것을, 자신이 모를 리 없었다. 역시 너는 변한 게 없구나, 건우야. 그런 생각을 속으로 하고서는 키득키득 웃으며 입을 연다.
"역시 그렇구나. 안 그래도 너, 휴게소에서 호두과자나 델리만쥬는 꼭 사먹으니까 그 2개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어."
가끔씩은 신기하기도 했다. 이렇게나 건우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많았다니. 그 말은, 건우도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많다는 뜻이겠지? 그렇지만 자신들은 일단 남과 남. 같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서로가 모르는 부분도 아주 많이 있을 것이었다.
자신이 모르는 건우의 모습들을 이제부터 천천히 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며, 가보자는 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발걸음을 내딛는다.
생각보다 가까웠기에 금세 도착한 먹거리를 파는 곳. 여기저기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에, 자신도 모르게 작게 감탄한다. 달콤하고, 고소하고, 향기롭기까지 한 그 냄새들은, 딱히 음식 생각을 하지 않던 자신에게조차도 맛있게 느껴졌다. 그 냄새 속으로 파고들어가 건우와 같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먹거리 탐색을 시작한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설탕이 뿌려진 통감자. 양도 제법 푸짐해보이는 그 통감자는 노란색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들.
"강태현, 맛있냐? 맛있냐고!"
"엉! 너~무 맛있다~ 아이 참 맛나다아~"
"아오!! 저걸 확 그냥..."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얄밉게 통감자를 입에 넣는 태현과, 그런 태현을 이를 빠드득 갈며 바라보는 남자애들. 태현이, 결국 통감자를 얻어냈구나. 대단해...
새삼 태현이를 대단하게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려 그 옆을 바라본다. 이번에 보이는 것은 이제 막 기름 속에서 빠져나온 핫도그. 바삭바삭함과 따끈함을 유지하며 그 위로 붉은색 케찹이 뿌려지는 모습은 정말로 TV의 음식 프로그램을 보는 듯했다. 그리고 그 옆으로 주욱 이어지는 음식들의 향연.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오징어는 냄새로 사람들을 유혹했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어린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워낸다. 지금 막 튀겨낸 닭꼬치는 붉은 소스를 드리워 정말로 맛있어보이는 마법을 부린다. 전부 다 맛있게만 보여 멍하니 넋놓고 그 음식들을 바라본다.
침을 꿀꺽 삼키던 건우는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어 그 유혹을 뿌리쳤고, 자신도 그런 건우의 행동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는 델리만쥬를 파는 곳을 향해 건우와 같이 천천히 걸어간다. 그 곳에 다다르자 퍼지는 달콤한 냄새. 건우는 그 냄새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지갑에서 3천원을 꺼내 계산한다. 돈을 카운터에 넣은 아주머니는 지금 막 기계에서 나오는 만쥬들을 봉지에 담아 건네주었고, 건우는 그것을 받아든다. 이어지는 건우의 핫도그 제안에 조금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음... 핫도그 괜찮은 것 같아! 아까 되게 맛있어 보였거든. 그러면 델리만쥬는 네가 사줬으니까, 핫도그는 내가 살게. 불만없지?"
웃으며 그에게 살짝 윙크해보이고는 먼저 선수 쳐서 재빨리 핫도그를 파는 곳으로 걸어간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주문한다.
"핫도그 2개 주세요."
"3천원입니다."
지갑에서 돈을 꺼내 제법 젊어보이는 남자 직원분께 건네주자 직원은 돈을 받아 카운터에 넣고는 핫도그 2개를 자신에게 건네준다. 양손에 각각 하나씩, 빨간색 케첩을 두른 따뜻한 핫도그를 잡아들고 건우를 향해 해맑게 웃어보인다.
"되게 맛있어보인다, 그치? 그럼 이제 어떻게 할래? 버스로 바로 돌아갈까? 아니면 아직 시간이 조금 있으니 천천히 산책 좀 하다가 돌아갈까?"
/ 어라? 건우주를 구경하는 게 얼마나 재밌는데요! 와아! 재밌다! (팝콘) (냠냠) 그런데 옆에서 콜라를 마신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콜라 마실래요! 팝콘 드릴테니까 콜라 주세요! 스레 진행은 자동 돌림 모드로 돌려놓고 같이 관전러가 되어버리자구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처음엔 답레를 쓸 때마다 사과문... 하하... (외면) (민망) 확실히 조금 더 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말이죠. 여전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기에... (시선회피) 그, 그래도 괜찮아요! 저희는 신뢰에 대한 문제가 아니니까요! 저도 더 줄여나갈게요. ㅎㅎㅎㅎ 그, 그리고 그런 식으로 반격하다니! 하지만 제가 더 많이 건우주를 보고 싶었을걸요? ㅎㅎㅎㅎㅎㅎ 제가 훨씬 더 많이 보고싶었어요! (꼬오옥) (토닥토닥) 반격엔 역시 반격이죠. 자, 부끄러워하시죠! 건우주!
그리고 보여주기도 하거든요. 음... 남녀의 시각 차이라기보다는 부끄러움의 차이 아닐까요? 건우주와 저는 부끄러워하는 부분이 서로 다르니까요. ㅎㅎㅎ 그리고 저는 여고이기에 축제 때 여자애들이 동물잠옷 입고 춤추기도 해요. 엄청 귀엽답니다! 그리고 호두과자와 델리만쥬! 건우주와 건우가 엄청 좋아하는 먹거리군요. 귀여우셔라! 확실히 맛있긴 하죠. 저는 통감자 파였답니다.
음... 그리고 사실 태현이의 처음 설정 자체가 '입만 다물면 꽤 괜찮은데 입을 열어서 이미지를 깨는 까불이' 였답니다. 그래도 진지해질 땐 꽤 진지해지는데 그럴 일이 없으니, 이렇게 태현이는 강제 싱글이 되면 되는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피곤함 루트... 어쩌다보니 계속 그 루트를 타게 되었네요. ㅋㅋㅋㅋ 걱정거리랑 고민거리. 음... 대학 관련해서 조금 고민도 생기고 걱정도 생기고... 과거에 나는 왜 그랬나, 후회하기도 하고... 앗, 고민 없는 줄 알았는데 있었네요, 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깨달음) 세상에, 처음 알았어요. 라벤더 향이나 가벼운 차라. 조언 고마워요, 건우주! 하지만 2개 다 없기에 나중에 사러 나가봐야겠네요.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지나서 방학을 한다는 소문이... (외면) 무, 물론 거의 방학이나 마찬가지지만 지각하면 안되기에 일찍 일어난단 말이예요! 이건 제가 방학으로 인정 못해요!! ㅠㅠㅠ 그리고 건우의 꿈은 사실상 건우+건우주의 꿈이었지만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언젠가는 또 꿀 수 있겠죠? 아마? 건우주께서 주신 하드커버 책의 내용을 읽어보리라! (다짐) -
954 건우 - 주아 (12675E+58) 2016. 12. 21. 오후 10:53:35만쥬를 구입한 다음에 핫도그 2개를 사면 딱 좋겠다는 생각에, 주아에게 제안을 했다. 그러자 주아는 조금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을 것 같다는 말에 나는 미소를 짓고 핫도그를 사기 위해서 지갑을 꺼내려고 했다. 하지만 주아는 거기서 말을 끝내지 않고 이번엔 자신이 사겠다고 말하면서 윙크를 하더니 선수쳐서 먼저 핫도그를 파는 곳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유주아! 핫도그도...!"
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황이었다. 내가 달려가기도 전에 주아는 어느새 핫도그 판매원 앞에 있었고 지갑을 꺼내 핫도그를 파는 남자 직원분에게 돈을 건네주고 있었다. 그리고 해맑게 웃으면서, 핫도그 2개를 받아오고 있었다.
정말로 빠른 행동력에 멍하니 주아를 바라보다가 나도 결국엔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하기사 주아니까 핫도그 역시 내가 사려고 했다는 것을 짐작했겠지. 소꿉친구다보니, 행동페턴이 다 읽히는게 정말로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나를 챙겨주려고 하는 마음이 다이렉트로 전달이 되는데, 싫을 수가 없었다.
"응. 되게 맛있어보여. 하지만 네가 바로 사러 갈 줄은 몰랐어. 조금은 틈을 주면 덧나냐? 너? 말할 틈도 없이 바로 갈 줄은 몰랐어. 내가 사러 갈 생각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선수치기 있기야? 진짜, 누가 유주아 아니랄까봐."
평소 남을 챙기길 좋아하는 주아이고, 내가 일방적으로 뭔가를 사주는 것을 거북하게 생각하는 주아였으니, 분명히 말은 꺼낼거라고 생각했지만 말할 틈도 안주고 선수를 칠거라고는 나도 생각 못한 일이었다. 정말로 주아도 많이 발전을 했구나라고 느끼면서 손에 든 핫도그 하나를 받아갔다.
설탕과 케찹이 적절하게 데코레이션이 되어있는 핫도그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노릇노릇한게 맛이 있어보였다. 따뜻한 것이 먹으면 빵과 소시지가 조화를 이뤄서 상당히 맛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음. 산책을 하면 시간이 갈 줄 모를테니까, 근처에서 음료수라도 뽑은 후에 버스로 돌아가자. 그리고 버스 안에서 천천히 먹는거야. 괜찮지 않아?"
물론 버스가 움직이고 있는 동안에 뭘 먹으면 멀미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딱히 나는 멀미는 없는 편이었다.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주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사이에 생겼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일단은 확인할 겸 물어보았다.
그거와는 별개로 음료수는 꼭 필요할 것이기에, 나는 근처에 있는 자판기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한 손에는 델리만쥬가 들어있는 봉지, 다른 한 손에는 핫도그. 일단 지갑을 꺼내야 할것이기에, 델리만쥬가 들어있는 봉지를 핫도그를 잡고 있는 손으로 같이 잡고, 지갑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지폐를 꺼낸 후에 자판기 속에 집어넣고 내가 좋아하는 파인애플 맛 탄산 음료를 뽑았다. 철컹하는 시원한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으면서 나는 자판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고 그 음료수를 빼냈다. 그 음료수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역시 이거지. 음료수는 바로 이거지!!
생긋 웃으면서 음료수를 챙긴 후에 나는 주아가 뽑을 수 있도록 몸을 비켜줬다. 내가 앞에서 계속 가로막고 있으면 주아가 뽑기 힘들테니까.
"너도 뽑아. 먹고 싶은게 있으면. 음료수 정도는 내가 살테니까."
음료수를 주머니 속에 꾸욱 집어넣은 후에 핸드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까지 버스가 출발할 시간은 되지 않았기에 크게 걱정할 부분도, 위험한 부분도 없었다. 애초에 버스가 시간이 되었다고 바로 출발할리도 없었다. 학생이 없다는 것은 금방 확인 가능할테니까. 단지, 잔소리는 들을지도 모르기에 늦을 생각은 없었다. 슬슬 돌아가면 여유롭게 자리에 가서 앉을수 있을테니, 걱정이 되는 것은 없었다.
"그건 그렇고 많이 시원해졌네. 얼마전까지만 해도 땀이 뻘뻘 흐를 정도의 더위였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여름이었고 조금만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다. 하지만 시간은 그만큼 흘러있었고, 어느새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고 있었다. 이대로 조금만 있으면 저 푸른 산도 붉은빛으로 물들어들겠지.
그 모습을 떠올리니 절로 시상이 떠올랐고 노래가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참기로 했다. 여기서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는 버스에서 조용히 부르는게 좋을테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요! 여기에 콜라가 있습니다! 주아주의 팝콘도 같이 먹도록 할게요! 자동 돌림 모드라! 그것도 좋겠군요! 과연 어떤 자동돌림글이 떠오르게 될까요? 기대가 되는걸요? 두근두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역시 미안한 마음이 드는것은 어쩔 수 없을까요? 사실...저도 비슷하니까요. 좀 더 빨리 써주고 싶은데, 아무래도 시간 텀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길이도 어느정도 있고 퀄도 생각하고, 좀 더 정성스럽게 쓰다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랍니다. 고로 쌤쌤이에요. 주아주만 그러는 건 아니란거죠. 이걸로 쌤쌤 처리하고 미안함 안 느끼는 것은 어떨까요? ㅎㅎㅎㅎㅎ 그리고...훨씬 더 보고 싶었다니!! 반격에 반격입니까?! 그럼 저는 거기에 또 반격을..!(작작해)
음. 그리고 부끄러움의 차이일까요. 제 친구들도 그런거 입고 사진 찍으라고 하면 거절할텐데 말이에요. 뭐 사람마다 차이는 있으니까요. 그리고 동물잠옷 입고 춤...ㅋㅋㅋㅋㅋㅋ 그건 진짜로 귀엽겠는걸요! 주아주도 동물잠옷 입고 춤추고 그랬나요? 괜히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델리만쥬와 호두과자는 사랑이랍니다. 후우..갑자기 또 먹고 싶어지네요. 왜 델리만쥬는 근처에서 파는 곳이 없을까요.(눈물) 통감자도 맛이 좋죠! 확실히!
그리고 태현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그대로 이미지를 깍어버리는 전형적인 캐릭터로군요! 태현아! 힘내라!! 그리고.. 고민거리 있으셨군요. 걱정거리도 말이죠. 하지만 대학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붙었잖아요? 그럼, 이대로 쭉 나아가면 되는거에요. 앞길이 무서울지도 모르고, 불안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두려워할 거 없으니까요. 설사 힘들더라도 여기엔 제가 있잖아요? 그러니까..너무 불안해하진 마세요. ㅎㅎㅎㅎ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후...방학...우와...그건 엄청나군요. 저는 12월 중순에는 방학을 했거든요. 요즘에는 정말로 늦게 한다는게 무서울 정도네요. 그렇다고 방학이 긴것도 아닐텐데..역시 주5일제의 위엄일까요? 그렇게 보면 이해 못할 것도 없지만 말이에요. 그리고 또 꿀 수 있을거에요. 그때는 저도 주아의 꿈을 꿔보고 싶네요. 주아주의 꿈도 말이죠. ㅎㅎㅎㅎ -
955 주아 - 건우 (12355E+62) 2016. 12. 22. 오전 12:31:16만쥬를 구입한 후에 핫도그 2개를 제안하는 건우의 말에 잠시 고민을 한 후에 고개를 끄덕인다. 괜찮을 것 같다는 자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미소를 지으며 지갑을 꺼내려는 건우의 행동을 포착한다. 안 돼! 만쥬에 이어 핫도그까지 네가 사주려고?!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과 더불어 일방적으로 얻어먹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자, 재빨리 이번엔 자신이 사겠다고 선수쳐 얘기한다. 그리고는 건우에게 윙크하고는 재빨리 핫도그를 파는 곳으로 다가간다. 뒤에서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건우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짐짓 못 들은 척하며, 핫도그를 판매하는 남자 직원에게 돈을 건넨다. 그리고 받은 핫도그 2개. 양손에 그 핫도그를 들고 건우에게로 되돌아오며 해맑게 웃어보인다.
건우는 그런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결국 피식 웃어버린다. 건우도 알아차린걸까? 내가 너의 행동패턴을 읽고서는 이렇게 빠른 행동력을 보였다는 걸.
맛있어 보이지 않냐는 자신의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하며, 건우는 그렇게 선수치기 있기냐고 말을 덧붙인다. 건우의 그 말에 양손에 들고있는 핫도그 중 하나를 그에게 건네주며 키득키득 웃는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너는 놓치지 않고 바로 네가 핫도그를 살테니까 말야. 그러니까 틈조차도 주지 말아야지. 안 그래? 앞으로도 네가 일방적으로 전부 다 사려고 하면 이렇게 선수칠테니까, 각오하라구. 건우야."
다시 살짝 윙크하며 선전포고를 날리듯이 장난스레 건우에게 얘기한다. 그러나 완전한 진심. 실제로 그럴 생각이었기에, 미리 제대로 말해놓는 셈 치기로 한다.
따뜻한 빵 위에 뿌려진 설탕과 빨간색 케찹. 핫도그의 달콤하게 맛있는 냄새를 맡으며 건우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다. 자신은 버스로 바로 돌아가도, 산책을 조금 해도 좋았으니. 그러자 건우는 근처에서 음료수라도 뽑은 후에 버스로 돌아가서 버스 안에서 천천히 먹자고 제안해온다. 괜찮지 않냐는 건우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여 대답한다.
"그래, 그러자. 너도, 나도, 딱히 멀미는 없는 편이니까 말야. 정말 다행인 것 같아, 그 점은."
그렇지 않다면 함께 버스 안에서 무언가를 먹을 수도 없었겠지. 새삼스레 둘 다 멀미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감사해하며, 건우와 함께 근처에 있는 자판기 쪽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자판기 앞에 서자 건우는 지금 양손에 짐을 가득 들고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그 쪽으로 자신의 손을 건넨다.
"아무거나 하나 줘, 건우야. 내가 들어줄..."
그러나 자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건우는 델리만쥬가 들어있는 봉지를 핫도그를 잡고 있는 손으로 같이 잡고 지갑을 꺼내든다. 그리고는 지갑에서 지폐를 꺼나 자판기 속에 넣고 음료수 버튼을 누른다. 철컹, 하는 시원한 소리. 건우는 이내 자판기에서 파인애플맛 탄산음료를 빼낸다.
순식간에 벌어진 건우의 행동에 이번에는 자신이 멍하니 그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이내 가볍게 웃어버린다. 우와... 역시 건우도 행동력이 빠르다니까. 정말 못 당하겠어.
생긋 웃으며 자신을 위해 몸을 비켜주는 건우에게 고마워, 하고 얘기하며 자판기 앞으로 다가간다. 음료수 정도는 저가 사겠다는 건우의 말에 조금 고민한다. 그래도... 음료수 정도는 얻어먹자. 너무 내가 안 얻어먹으려 해도 건우는 마음이 불편할테니까.
"고마워, 건우야. 그러면 잘 마실게! 나는... 이거!"
꾸욱, 버튼을 누르자 이내 덜컹, 하고 음료수가 아래로 떨어진다. 허리를 굽히고 손을 자판기 안에 집어넣어 음료수를 꺼낸다. 자신이 고른 것은 바로, 이온음료. 적당히 달짝지근하고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니까 말야.
한편, 건우는 음료수를 주머니 속에 집어넣고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한다. 다행히 아직 버스가 출발할 시간은 아니었는지, 건우의 표정에서는 걱정의 분위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건우는 그건 그렇고 많이 시원해졌다고 말을 꺼낸다.
"어? 생각해보니까 정말 그렇네. 얼마전까지만 해도 엄청 덥던 여름이었는데. 어느새 가을이 왔구나... 왠지 신기하다."
그제서야 계절의 흐름을 느끼며 살짝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 전형적인 가을의 하늘에, 시원한 가을바람. 그 모든 것들이 예쁘게만 느껴져 빙그레 미소짓는다. 그리고는 고개를 내려 다시 건우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그럼 이제 음료수도 뽑았겠다, 슬슬 버스로 돌아갈래? 건우야?"
/ 그럼 사양않고! ㅋㅋㅋㅋㅋ (콜라 마시기) 자, 제 팝콘은 캬라멜 팝콘이랍니다. 드세요! 그리고 자동 돌림 글은 저도 궁금한걸요? 과연 어떤 글이 떠오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두근두근) (기대) (착석)
그리고... 이런 것도 서로 비슷한건가요, 건우주? ㅎㅎㅎㅎ 저도 똑같거든요. 나름 정성을 기울여 작성하다보니 시간 텀이 생기고, 그것 때문에 미안해하고. 저 같은 경우는 최대한 빠르게 작성한다고 하는건데 아무래도 타자도 느리다보니 더 오래 걸리고 그러거든요. ㅠㅠㅠ 음... 그래도 건우주께서 쌤쌤이라고 말씀해주신다면 그런거겠죠? 네, 미안함을 안 느끼겠다고... 까지는 약속 못 해도, 최대한 적게 느껴볼게요! ㅎㅎㅎㅎㅎ 배려해주셔서 고마워요, 건우주!
그리고 저는 진심을 담은 반격이었다구요? 진짜로 건우주보다도 훨씬 더 많이 보고싶었으니까요! ㅎㅎㅎㅎ (씨익) (반격 성공)
음... 그리고 사실 여자들 중에도 그런 거 거절할 사람들도 많을 수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부끄러움의 차이겠지요? 그리고 진짜로 동물잠옷 입고 춤추는 거, 되게 귀여웠어요! 음... 저, 저같은 경우는 몸치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시선회피) 동물잠옷은 있지만 춤은 추지 않았답니다. 저는 고양이 동물잠옷이었어요! 그리고 델리만쥬나 통감자는 휴게소의 꽃이니까 근처에서 안 파는 거 아닐까요? 호두과자는 가끔 길거리에서 본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태현이는 괜찮을 거예요. 공식 영고는 강한 법이니까요! (해맑) 음... 그리고 사실 대학에 합격한 것도 걱정이거든요. 대학이라는 것이 워낙에 돈도 많이 들고, 다른 곳에 추가 합격이 된다면 그 곳에 가야하나, 하는 고민도 들고... 기숙사나 자취방은 또 어쩔 것이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조금 불안하기도 해요. 내가 열심히 해야지 부모님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을텐데 어떡하지, 싶기도 하고... 용기 적금에 용기가 없네요. ㅎㅎㅎㅎㅎ 음... 그래도 나아가야겠죠? 네, 저한테는 건우주라는 아주 멋진 파트너가 있으니까요! 불안해하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그리고 저도 정말로 늦게 방학을 한다고 생각한답니다. 주5일제는 방학이 짧아서 정말 슬퍼요. ㅠㅠㅠ 그래도 주말마다 쉬었으니 그 대가로 이것은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답니다. 말이 나온김에 오늘 밤에 다시 건우주와 건우의 꿈을 꾸고 싶네요. 기대를 품고 잠들어야겠어요. 건우주의 꿈에도 주아랑 제가 나올 수 있기를! ㅎㅎㅎㅎㅎ -
956 건우 - 주아 (11521E+61) 2016. 12. 22. 오후 2:23:40내가 파인애플 맛 탄산 음료를 뽑은 것처럼 주아는 이온 음료를 뽑았다. 취향이 잘 변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말로 잘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애초에 나부터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수를 뽑기도 했으니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운 여름이었건만, 주변에 푸는 시원한 가을 바람, 그리고 푸른 가을 하늘. 그 모든 것이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준다. 하기사 100일도 지났으니까 그만큼 시간이 지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빨리 지났다는 느낌이었다. 어느새 100일을 넘어서서 그 이상으로 나아갔다는 느낌이니까. 시간의 흐름을 신기하게 느끼지만 굳이 입으로 표현하진 않았다. 주아도 나와 비슷하게 느낄테니까. 어쩌면 나 혼자서만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정말로 시간이 빠르다고 느끼고 있었다.
시간의 흐름을 느끼면서 가을의 하늘을 잠시 말 없이 조용히 바라보는 도중, 주아에게서 버스로 돌아가겠냐는 물음이 들려왔다. 그 물음에 나 역시도 고개를 내려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응. 돌아가야지. 우리 때문에 버스가 늦게 출발해선 안되잖아? 선생님은 둘째쳐도 반장과 태현이가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걸?"
다른 이들도 한 소리는 하겠지만, 반장과 태현이는 우리의 옆자리인만큼, 더욱 더 한 소리를 할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거기다가 커플이란 이유로 너무 느슨하게 보내는 거 아니냐는 다른 이들의 잔소리도 개인적으로는 듣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주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천천히 버스를 향해서 움직였다. 한 손에는 핫도그, 한 손에는 델리만쥬, 주머니에는 음료수. 그야말로 전형적인 휴게소에서 먹을것을 잔뜩 사온 이의 모습이었다.
평소에는 이렇게 많이 먹진 않지만, 그래도 휴게소니까 이런것도 용납이 될거라고 생각하면서 생긋 웃었다. 그와 동시에 이 핫도그와 델리만쥬는 어떤 맛일지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차 안에 들어가면 바로 먹으리라 다짐하고서, 천천히 앞으로 걸었다.
버스 안으로 들어가자 아직 아이들은 반도 돌아오지 않았다. 역시 마지막 순간까지 밖에서 조금이라도 있을 생각인걸까? 하기사 버스가 출발하면 또 한참동안 버스 안에서 시간을 보내야할테니, 조금이라도 밖에 있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다.
사온 것을 떨어뜨리지 않게 조심조심하면서, 자리에 돌아간 후에, 나는 내가 앉았던 안쪽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핫도그를 조심스럽게 잡고, 델리만쥬 봉지를 입으로 문 후에,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음료수를 밖으로 꺼내고 좌석 앞에 있는 그물망 안에 쏙 집어넣었다. 이렇게 하면 음료수를 먹고 싶을때 마음껏 편하게 마실 수 있었다. 이어 안전벨트를 다시 잠근 후에 편하게 자리를 잡았다.
확실하게 모든 준비를 마친 후에 나는 우선 손에 들고 있는 핫도그를 먼저 한 입 베어물었다. 따끈따끈한 온기가 가득한 빵 옷과 두꺼운 소시지, 그리고 케찹과 설탕의 조화는 하모니를 이루면서 정말로 바삭한 맛을 자랑하고 있었다. 요새는 돈만 비싸지, 영 실속없는 것들이 많은데 이것은 제법 실속이 있는 핫도그라는 느낌이어서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맛도 괜찮고...
"이 핫도그, 제밥 맛 괜찮은데? 이게 정말로 2개에 3000원이야? 많이 괜찮은데? 2개 4000원에 파는것보다 더 좋은 것 같아. 정말로! 휴게소에서만 판다는게 조금 안타까운걸."
주아가 사준 핫도그를 또 한 입 베어물면서 하모니 연주를 입 안에서 조용히 즐겼다. 그러다가 손에 쥐고 있는 델리만쥬 봉지를 나와 주아 옆에 내려놓은 후에 봉지를 열었다. 봉지 안에는 방금 전, 아주머니가 넣어준 노란색 델리만쥬가 봉지 가득 들어있었다. 풍족하진 않지만, 둘이서 나눠먹기에는 딱 좋은 양. 그 중 하나를 손으로 잡은 후에 주아에게로 가져갔다.
"자. 먹어봐. 이것도 상당히 맛있잖아. 방금 구운거니까 부드럽게 안의 크림도 맛있을거야."
내가 먼저 먹어보고 싶긴 했지만 역시 맛있는 것은 주아에게 먼저 먹여주고 싶었기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나는 그것을 주아에게 내밀었다. 주변의 시선이 조금 끌릴지도 모르지만 이 정도는, 이 정도는 괜찮지 않겠어? 그래. 이 정도라면야...
//오늘도 어김없이 추운 날씨가 계속되네요. 비도 오고 말이에요. 금요일까지 비가 온다는 말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정말로 그럴려나요? 이런 추운 날이 감기 걸리기 딱 좋으니까 주아주는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세요. 저는 이불을 덮어쓰고 잘 있답니다. 최대한 적게 느끼도록 노력한다고 하니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가능하면 그런 거 없이 편하게, 편하게 즐겼으면 좋겠는데.. 음. 주아주가 그렇게 말하니까 저도 더 이상 말은 안할께요. 그리고 진심을 담은 반격이라니.. ㅎㅎㅎㅎㅎㅎ 이쯤 되면 다시 또 제가 사라지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드는걸요? 그런 생각이 있다면, 그런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알았죠? 저는 어디에도 안 갈테니까요. 여기에 있을테니까요. 아직 해보고 싶은 상황이 많은데 가긴 어디로 가겠어요. 안 그래요?
그리고 고양이 동말 잠옷... ㅎㅎㅎㅎㅎㅎㅎ 그건 엄청 귀여울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고양이 되게 좋아하거든요. 물론 몇번이고 밝힌 사실이지만요! 주아주의 고양이 동물잠옷 보고 싶다!! 우와아아!! 동물잠옷은 전 어릴때나 입었고, 지금은 입지 않는지라.. 뭔가 신기한 느낌이네요. 옛날에 곰돌이 동물잠옷을 입은 기억은 나네요. 무지 어렸을때지만요. 그 잠옷은 지금 제 사촌누나가 낳은 아들이 잘 입고 있다고 들은 기억이 나네요. 그게 아직까지 있다는게 신기하지만요. 그리고 델리만쥬는 지하철에서 많이 파는 것 같더라고요. 여긴 지하철이 없어서 잘은 모르는데, 가끔 지하철이 있는 다른 곳에 갈 때마다, 델리만쥬를 파는 것을 봤거든요. 그렇게 보면 서울이나 부산쪽은 되게 부러워요. 그런거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는거니까.. ㅠㅠㅠㅠ 여긴 그런게 아예 없어서.. 델리만쥬 먹고 싶다.. 엉엉..
그리고 대학에 합격한 것도 걱정이라. 음. 국가장학금이라던가 그런 것도 많이 있으니까 너무 부담을 가지지 마세요. 학자금....도 요즘엔 있고 말이죠. 사실 다 갚아야 하는 겁니다만.. 그래도 당장 돈이 없어서 곤란할 건 없을거에요. 그리고..기숙사와 자취방. 저는 쭉 기숙사를 살았기 때문에 그 관련은 문제는 없었지만 자취방이 되면 조금 고민이 될수밖에 없죠. 일단 최대한 기숙사로 들어가도록 하세요. 그게 돈을 최대한 절약할 수 있는 길이에요. 물론 모르는 누군가와 살아야한다는 문제점이 있기는 한데... 그래도 돈이 왕창 나가는것보다는 나을테니까요. 사실 살다보면 많이 친해진답니다. 주아주의 마음은 부모님에게도 잘 전달될거에요. 완전히 효녀로군요. 주아주. (박수 짝짝짝) 용기 적금에 용기. 그거 원래 잘 안 채워지는거에요. 하지만 막생 해보면 또 별거 아니게 지나간답니다. 그러니까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알았죠? 주아주..화이팅이에요! 정말로 불안하고 힘들땐 제가 옆에서 조언을 해줄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정말로 화이팅!!
그리고 주5일제..ㅎㅎㅎㅎㅎ 저는 주 5일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세대라서.. 그 혜택은 보지 못했지만, 주 5일제 좋죠. 토요일과 일요일은 쉬는거. 그런고로 또 다시 주말이 다가오네요.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는 주아주가 일정이 있다고 했었나요? 잘 다녀오세요! 이 참에 푹 쉬시고요! 그리고 저는 오늘도 꾸는데 실팼답니다.(눈물) 왜, 왜, 왜 안 나오는거야!! 왜!!! (눈물2222) 아무튼 오늘 하루도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면서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주아주! 화이팅! -
957 주아 - 건우 (71746E+61) 2016. 12. 22. 오후 6:47:29음료수를 사자는 말에 함께 도착한 자판기 앞. 건우는 언제나 그랬듯이 저가 제일 좋아하는 파인애플맛 탄산음료를 뽑는다. 그 선택에 역시 건우는 변하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가볍게 웃는다. 옆으로 비켜서며 음료수를 사주겠다는 건우의 말에 잠시 고민한다. 그러나 음료수 정도는 그냥 군말없이 감사하게 받자고 생각하며 고맙다는 감사 인사와 함께 음료수 버튼을 누른다.
자신이 선택한 음료수는 바로 이온음료. 시원하고 깔끔하면서도 제법 달짝지근한 이온음료를 좋아하는 편이었기에 그것을 선택한다. 허리를 굽혀 음료수를 꺼내들자 느껴지는 시원한 가을 바람.
계절의 흐름을 알려주는 듯이 불어오는 그 바람을 잠시 마음껏 만끽한다. 분명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더운 여름이었는데. 어느새 그 여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대신 시원하고 푸른 가을 하늘과 가을 바람이 자신들을 맞이해준다. 일 년, 이 년이 지나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점점 빠르게 느껴지는 시간의 흐름. 시간은 정말로 빠르구나.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오면, 건우와 내가 알고 지낸지도 벌써 14년 째가 되는 거니까.
새삼스레 느껴지는 시간의 속도에 조금 놀라워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하늘을 조용히 올려다보는 건우를 부른다. 그리고는 버스로 돌아가겠냐고 물어본다. 그러자 하늘을 보던 건우는 고개를 내려 자신을 바라본다. 돌아가자며, 자신들이 늦으면 선생님은 둘째 쳐도 반장과 태현이가 가만히 있지 않을거라는 건우의 말에 키득키득 웃는다.
"그러게. 담임 선생님께서는 그냥 간단히 주의 주고 끝내실 것 같은데 말야. 나는 선생님보다도 반장이 더 무서워. 안경알이 반짝이는 게, 정말로 엄격해보이거든. 그리고 태현이는... 하하, 똑같이 무섭긴 해. 조금 다른 의미로 무서운거지만 말야."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한다. 만약 우리가 늦는다면 반장은 분명히 날카롭게 우리들을 바라보며 한소리 하겠지? 태현이는 아마 커플들이 데이트하다가 늦었다고 우는 소리를 낼테고... 여러 의미로 다들 무서워졌단 말이지. 특히 건우랑 내가 커플이 된 이후로 더욱더 말야.
정말로 커플이라는 것은 무서운 거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며, 천천히 버스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평소에 먹는 것보다 더 많이 산 건우와 자신의 모습. 들떴다는 것을 겉으로 드러내보이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자,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오늘은 수학여행이니까 말야. 오늘만큼은 이래도 괜찮겠지!
이내 버스에 올라타자 아직 반도 채 차지 않은 좌석들이 눈에 들어온다. 다들 15분의 자유 시간을 꽉꽉 채우고 들어올 생각이구나. 하긴, 아직 도착하려면 버스를 좀 더 타야하니까. 좀이 쑤시는 것도 이해가 가.
그렇게 반도 채 돌아오지 않은 아이들의 생각을 하다가 이내 건우와 함께 조심조심, 자신들의 자리로 걸어간다. 건우가 먼저 안쪽 자리에 앉자, 자신도 따라 그 옆에 앉는다. 건우는 이내 핫도그를 조심스레 잡고 델리만쥬 봉지를 입으로 물고 주머니 속에서 음료수를 꺼낸다. 좌석 앞의 그물망 안에 음료수를 넣은 건우는 안전벨트를 잠그고는 편하게 자리를 잡는다.
그런 건우처럼 자신도 들고있던 음료수를 자신의 앞에 있는 그물망 속에 집어넣는다. 조금 이따 목이 마르면 마셔야겠다. 이내 건우가 핫도그를 한 입 베어무는 것을 바라보며 작게 웃어보이고는 자신도 안전벨트를 확실하게 맨다. 철컥, 하는 소리를 듣고 자세를 편하게 잡자, 옆에서 기분 좋은 듯한 건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에 자신도 들고있던 핫도그를 한 입 베어문다.
그러자 느껴지는 따끈한 빵과 커다란 소시지. 달콤한 설탕과 새콤한 케첩의 맛이 어우러지는 그 바삭함에 자신의 표정도 환해진다.
"그러게! 이 핫도그, 되게 맛있다. 가격도 맛에 비해 상당히 괜찮고 말야. 다른 곳에서도 팔면 좋을텐데. 이 휴게소의 명물이라는 걸까?"
건우처럼 자신도 다른 곳에선 이 핫도그를 팔지 않는다는 사실에 조금 아쉬운 기색을 보인다. 건우는 이어서 손에 쥐고 있던 델리만쥬 봉지를 자신들 사이에 내려놓더니 봉지를 연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노란색 델리만쥬들. 둘이서 나눠먹기에 딱 좋은 양. 건우는 그 델리만쥬들 중 하나를 잡아 자신에게로 가져온다.
먹어보라는 건우의 말에 주변을 잠시 살펴보며 눈치를 보고는 이내 그것을 냠, 가볍게 받아먹는다. 방금 구워냈다는 것을 증명해주듯이 따끈하고 부드러운 빵. 그리고 그 안의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의 맛이 섞이며 자신의 입에서 녹아내린다.
"우와! 이 델리만쥬, 진짜 맛있어! 엄청 부드럽고 달콤해. 너도 어서 먹어봐, 건우야."
진심으로 감탄하며 환하게 웃는다. 그리고는 자신도 그 델리만쥬들 중 하나를 잡아 건우의 입가에 가져간다. 맛있는 것은 언제나 건우도 함께 먹었으면 했다. 건우가 맛있게 먹는 모습만으로도, 자신에게 느껴지는 음식들의 맛은 2배로 맛있게 느껴졌으니. 주변의 눈치가 살짝 보였지만, 애써 모르는 척하며 건우에게 밝게 웃어보인다.
/ 그러게요. 갑자기 비가 계속 오기 시작했어요. 토요일에 비가 오면 안되는데... (걱정) 우산을 안 갖고가서 비를 조금 맞긴 했지만 다행히 그리 많이 오진 않네요. 건우주께서도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이불을 덮어쓰고 뒹굴뒹굴 애벌레도 되시구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저는 편하게 즐기고 있어요, 건우주. 편하고, 즐겁게, 잘 즐기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편하지 않다면 힘들다고 건우주께 말했을테니까요. 그러니까 저는 괜찮답니다~ (꼬옥) (토닥토닥) 그리고 진심을 담은 거 맞으니까요! ㅎㅎㅎㅎ 음, 그리고 건우주. 저는 건우주를 정말로 믿고있답니다. 그러니 불안감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제가 얼마나 건우주를 신뢰하고 있는지, 건우주께서는 아마 모르실거예요. 아마 건우주께서 저를 믿어주시는 것보다도 더 제가 믿고있을 거라구요? ㅎㅎㅎㅎㅎ 그러니 건우주도 저를 믿어주세요. 저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지 않고, 절대로 말없이 사라지지 않고 여기에 있을거랍니다. 자꾸 그러시면 오히려 불안감을 가질지도 모른다구요, 저? ㅋㅋㅋㅋㅋ
그리고 고양이 동물잠옷... ㅋㅋㅋㅋㅋ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걸요? 잠옷만 귀여우니까요! 동물잠옷, 하니까 친구가 다른 원숭이 동물잠옷을 입은 친구의 꼬리와 제 꼬리를 매듭 묶어놔서 고생한 기억도 떠오르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어린 건우주의 곰돌이 동물잠옷이라니!! 세상에! 상상만으로도 엄청 귀여워요!! 와아, 보고 싶어요!! (기대) 그리고 델리만쥬는 지하철에서 많이 파는군요. 여기도 지하철이 없어서 저도 잘 모르겠어요. 서울이나 부산 쪽은 좋은 게 되게 많아서 부러워요... ㅠㅠㅠㅠ
음... 그리고 대학에 합격을 해도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더 많이 따라오니까요. 국가장학금에 학자금... 아무래도 좀 찾아봐야겠어요. 기숙사와 자취방도요. 기숙사 신청을 하려고 하는데 될지도 잘 모르겠고, 여러모로 조금 심란하네요. 그리고 저는 효녀가 아니예요!! 그저 복잡미묘한 기분의 한 마리 잉여일 뿐이랍니다!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네, 노력해볼게요! 건우주의 그 말씀으로 용기 적금에 용기가 50 저금 되었어요! 정말로 불안하고 힘들 때... 되도록이면 안 얘기하겠지만 혹시 얘기하게 된다면 그 때는 잘 부탁드릴게요! (꾸벅) (방긋) 정말로 고마워요!
그리고 네.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제가 약속이 있답니다. 언제 돌아올진 모르겠는데 아침부터 나가게 되었어요. 건우주께서도 이참에 푹 쉬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건우주께서도 꿈 꾸는거 실패하셨군요. ㅋㅋㅋㅋㅋ 저도 똑같았답니다. 그래도 건우주께 얘기해서 그런지 오늘은 새벽에 안 깼어요! 물론 늦게 잠들긴 했지만 그래도 엄청난 발전이예요! 고마워요!! 건우주께서도 언제나 화이팅이예요! -
958 건우 - 주아 (11521E+61) 2016. 12. 22. 오후 8:04:22밖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혹시라도 늦게 되면 반장과 태현이가 가만히 있지 않을거라는 내 생각에 주아 역시 동의하면서 키득키득 웃었다. 반장은 아마 진짜로 매섭게 쏘아댈테고, 태현이는 얄밉게 비꼬기 시작할테고. 둘 다 방심할 수 없는 이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우리의 옆자리라니. 여러모로 수학여행 동안 쭉 고생길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 생각은 곧 곱게 곱게 접어 종이비행기를 만들어서 밖으로 휙 집어던졌다. 애초에 이런것을 걱정해봐야 좋을 것도 없을테니까. 지금은 주아와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더 추억이 되도록 즐기고 싶었다.
버스로 돌아온 후에 맛있게 음식들을 먹을 준비를 확실하게 하고서, 핫도그를 베어 문 후에, 델리만쥬가 들어있는 봉지를 가운데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주변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면서 주아의 입으로 가져가자 주아는 냠 하고 받아먹었다. 예전 같았으면 부끄럽다고, 뭐하는 짓이냐고 말했겠지만, 이제는 잘 받아먹는 모습에 이런게 많이 익숙해졌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익숙해졌다고 해서 나쁠것은 전혀 없었다. 설레지 않는 것도 아니고, 마음이 두근거리지 않느 것도 아니고, 사랑이 식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좀 더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생긋 웃는 모습으로 주아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기분 좋게 바라봤다. 이내 주아는 진짜로 맛있다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 역시 델리만쥬를 집어서 내 입가로 가져갔다.
그 모습에 생긋 웃으면서 나 역시도 냠 받아먹고 천천히 씹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크림과 빵의 조화. 핫도그도 맛이 좋지만 이 또한 별미였다. 역시 휴게소에 오면 델리만쥬를 꼭 먹어야한다는 나의 철학이 다시 한번 맞다고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노란색, 부드러운 맛을 즐기면서 나는 기분 좋게 몸을 부르르 떨면서 꿀꺽 삼켰다.
"그치? 진짜 맛있지? 역시 델리만쥬는 꼭 먹어야지. 이 부드러운 맛을 뭘로 표현하겠어? 안 그래?"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나는 다시 핫도그를 한입 베어물었다. 핫도그와 델리만쥬. 이 2개가 있으면 적어도 입이 심심할 일은 없을듯 했다. 벌써부터 다 먹을수는 없기에 천천히, 천천히 조금씩 먹을 생각으로 나는 천천히 핫도그를 아껴 먹었다. 하지만, 역시 맛이 너무 좋았기에, 좀처럼 입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입가에 묻은 자국들을 전에 주아에게 선물받은 손수건을 주머니에서 꺼내 닦았다. 그리고 천천히 손수건을 흔들어서 주아에게 보여줬다.
"이거, 진짜 잘 쓰고 있어. 100일 선물 고마워."
내가 꺼낸 손수건은 주아가 100일때 준 선물이었다. 원래 쓰던 손수건도 있지만 주아에게 이 손수건을 선물받고 난 뒤로는 난 이것을 쓰고 있다. 원래 쓰는 물건이 좀 더 익숙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주아가 준 손수건 대신 다른 손수건을 쓴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하물며 100일 선물인걸.
다시 손수건을 곱게 접은 후에 주머니속에 넣자, 바로 옆에서 반장이 태현이를 데리고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반장의 손에는 검은색 커피가 한잔 들려져있었다. 자리에 앉으면서 반장은 우리쪽을 바라보았고 의외라는 듯이 말을 걸어왔다.
"의외네? 좀 더 늦게 올 줄 알았는데. 염장질 한다고."
"에이. 우릴 뭘로 보는거야? 지킬 것은 확실하게 지킨다고. 우리."
"....그랬으면 좋겠다만. 너희 둘은 아까전의 행동도 꽤나 아슬아슬한 선이었어. 지금까지로만 해준다면야 나도 터치는 안해. 커플을 방해할 마음은 없으니까. 그 정도로 딱딱한 사람은 아니야."
말은 그렇게 하지만, 여전히 반장의 목소리는 딱딱했다. 그리고 자리에 앉은 후에 안전벨트를 잠그고 커피를 쪼르륵 마시기 시작했다. 투명한 컵 너머로 보이는 검은색 커피는 누가 봐도 상당히 쓴 커피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진한 검은색을 띄고 있었다. 저렇게 먹으면 쓰지 않는걸까. 라떼도 아니고 블랙커피 같은데.
아무튼 반 아이들은 하나둘씩 자리로 돌아오고 있었고, 이내 선생님도 다시 버스로 돌아왔다. 옆에 비어있는 자리가 없는지 체크가 이뤄졌고, 이내 모두 돌아왔음이 확인되자, 버스는 다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아. 혹시 졸리거나 하면, 기대서 자도 돼. 내 어깨라면 얼마든지 빌려줄테니까."
버스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면서 주아를 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내 어깨를 얼마든지 빌려주겠다고 얘기했다. 살짝 기대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은 약간의 비밀이지만, 모두에게 다 들통나진 않았을까?
//토요일에 비.. 금요일까지만 비가 온다고 했으니까 괜찮을거에요! 물론 날씨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럴거라고 믿어야겠죠. 다른 지역은 지금 바람이 쌩쌩 분다는 말도 있는데 여긴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그리고 저는 따뜻하게 있답니다. 애벌래까진 아니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또 다시 꼬옥에 토닥토닥인가요? 그건 원래 제 것인데! 주아주도 요새는 많이 사용하네요. 큭! 이대로 토닥토닥 당할수는 없어!! 그리고 저에게 강한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더 이상 그 부분도 말을 꺼내지 않도록 할게요. ㅎㅎㅎㅎ 그리고 제가 주아주를 안 믿을리가 있나요? 저는 주아주를 믿고 있어요. ㅎㅎㅎㅎㅎㅎ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쉿이에요! 쉿! ㅎㅎㅎㅎㅎㅎ
잠옷만 귀엽다라. 에이. 설마. 주아주도 되게 귀여울 것 같은데요? 주아주는 한사코 부정하고 있지만 말이죠. 원래 그런 분들이 더 귀여운 법이죠.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꼬리 묶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장난도치는군요! 뭔가 되게 귀여울 것 같은데요? 그리고 감돌이 동물잠옷. 이제는 저에게 없으니까요. ㅎㅎㅎㅎ 사촌 누나집에 올라가기에도 너무 멀고 말이죠. 그리고 서울과 부산... 좋은거 많죠. 아무래도 우리나라 제 1의 도시와 제 2의 도시니까요. ㅠㅠㅠㅠㅠ 그래도 가끔 가서 구경을 하고는 한답니다. 버스야 이젠 익숙하게 탈 수 있으니까요. 가끔 바람 쐬러 부산 바다 보러 가기도 하는걸요.
그리고 제 말 덕분에 용기가 올라갔다면 다행이네요. 언제든지 얘기하세요. 저는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제 나름대로 조언을 하고 힘이 되도록 할테니까요. 사실...뭐, 채팅창으로 실시간으로 막막막 시간 구분없이 계속 말을 건다면.. 그건 조금 피곤할지도 모르겠지만 여기는 그런 일은 없을테니까요. 실제로...음..커뮤쪽에서 그런 식으로 하는 사람도 봤는데 무지막지하게 피곤하더라고요. 새벽2시에 벌써 자러가냐고..그러고...아니..나는 새벽2시에 자러가는데..(눈물) 난 당신이 심심할때 이용하는 장난감이 아닙니다. 엉엉. 물론 지금은 헤어졌답니다.(생긋)
그리고 아침 일찍이라. 설사 빨리 돌아온다고 해도 그 날은 굳이 접속하지 마시고 푹 쉬세요. ....라고 말하지만 저도 전에 안 쉬고 바로 답레를 쓴적이 있어서.. ㅎㅎㅎㅎㅎㅎ 할말은 아니긴 하군요. 무리하긴 없기에요. 알았죠? 그리고 새벽에 깨지 않았다니. 정말로 다행이에요! 이제 그대로 그 페이스를 쭉 유지하면 이어질거에요. 라벤더 향이 있다면 더 편안하겠지만요. ㅎㅎㅎㅎ -
959 주아 - 건우 (12355E+62) 2016. 12. 22. 오후 9:55:50생각해뒀던 맛있는 음식들을 사들고 돌아온 버스. 아직 자유시간이 남아있었기에 버스 안은 제법 비어있었고, 이내 음식들을 조심히 들며 자신들이 앉았었던 자리를 찾아 앉는다. 그리고는 이어서 음료수는 자리 앞의 그물망에 넣어놓고 음식들을 먹을 준비를 마친다.
먼저 핫도그를 베어무는 건우를 따라 핫도그를 한 입 베어물며 그 맛에 감탄한다. 건우는 이내 델리만쥬 봉지를 자신들 사이에 내려놓더니 델리만쥬 하나를 자신의 입으로 가져간다. 예전같으면 부끄러워 하면서 얼굴을 붉히고 먹을지, 말지를 고민했겠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하게 그것을 냠, 하고 받아먹는다.
시간이라는 것은 참으로 무서웠다. 자신이 건우와 사귀는 동안 이렇게 받아먹는 것은 벌써 몇 번이나 해왔고, 이제는 이렇게 익숙해졌으니. 그러나 익숙해졌다고 해서 이제는 부끄럽지 않다거나, 두근거리지 않는다는 뜻은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건우와의 사이가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 좋았다. 사이가 가깝지 않은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음식을 먹여준다면, 분명히 조금 어색하고 거북한 느낌이 들었을테니.
그러나 주변의 시선이 신경쓰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애써 모르는 척을 하면서, 기분 좋게 웃는 건우에게 똑같이 환하게 웃어보인다. 그리고 자신도 델리만쥬 하나를 집어 건우의 입가 가까이에 가져간다.
건우는 예상 했다는 듯이 생긋 웃으면서 그것을 가볍게 받아먹는다. 델리만쥬의 환상적인 맛은 건우의 입맛에도 잘 맞았는지, 건우는 기분 좋게 몸을 부르르 떨면서 델리만쥬를 꿀꺽 삼킨다. 건우는 이어서 역시 델리만쥬는 꼭 먹어야 한다며, 자신에게 동의를 구하듯 장난스레 묻는다.
"응, 진짜 맛있어! 건우, 네가 사줘서 더 맛있는 것 같아. 잘 먹을게, 건우야."
그런 그의 말에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고는 이내 델리만쥬 한 개를 집어들어 입 안에 쏘옥 넣는다. 옆에서 천천히 핫도그를 아껴먹던 건우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입가에 묻은 자국들을 닦는다. 어...? 잠깐만. 그런데 저 손수건은...? 순간 멍하니 그 손수건을 바라보고 있자, 건우는 손수건을 천천히 흔들어보이며 진짜로 잘 쓰고 있다며, 100일 선물 고맙다고 얘기한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자신이 잘못 본 줄로만 알았는데, 역시 저것은 자신이 건우에게 준 선물이었다. 고맙다는 그의 말도 기뻤지만, 정말로 소중하게 자신이 준 선물을 사용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더 기뻤다. 그 기쁜 마음을 표정으로 드러내며 밝게 웃는다.
"응! 고마워, 건우야. 내 선물, 정말로 소중히 잘 써줘서."
진심으로 웃으며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했고, 건우는 이어서 손수건을 곱게 접어 다시 주머니 속에 넣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바로 옆에 반장이 태현을 데리고 돌아온다.
"아, 진짜! 반장! 나 혼자서 잘 돌아올 수 있다는데 왜 굳이 너랑 같이 돌아와야 되는거냐고!"
큰 목소리로 짜증내는 태현의 목소리. 손에 호두과자 봉지를 든 태현은 투덜거리면서도 얌전히 반장을 따라 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하긴, 반장의 말은 카리스마가 있으니까. 한소리 하는 모습도 무섭고 말야. 이러니저러니 해도 반장의 말을 잘 듣는 태현의 모습에 작게 웃어버린다.
검은색, 블랙커피로 보이는 커피를 한 잔 든 반장은 자리에 앉으면서 자신들 쪽을 바라보더니, 의외라는 듯 입을 연다. 염장질 한다고 좀 더 늦게 올 줄 알았다는 반장의 말에 건우는 자신들은 지킬 것은 확실하게 지킨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반장은 못 믿겠다는 듯이 아까 전의 행동도 꽤나 아슬아슬한 선이었다며, 지금까지로만 해준다면 저도 터치는 안한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여전히 딱딱한 반장의 목소리.
반장이 부드러워지는 때는 언제일까? 혹시 반장에게도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조금은 부드러워질까? 그런 생각도 해보며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잠그고 커피를 마시는 반장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본다. 무척이나 써 보이는 반장의 진한 커피에, 왠지 반장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옆에, 호두과자를 양 볼 가득히 넣고 우물거리는 태현의 모습에 가볍게 웃어버린다.
그러는 동안에 어느새 자유 시간이 끝난건지 하나, 둘 버스로 돌아오는 아이들. 담임 선생님께서도 돌아오시자 이내 인원 파악이 이루어진다. 다행히 빠진 아이 하나 없이 완전히 다들 돌아왔음이 확인되자, 버스는 다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서서히 움직이는 창 밖 풍경을 바라보다 건우가 이내 혹시 졸리거나 하면 기대서 자도 된다고 얘기하자, 그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리고는 키득키득 웃는다. 왜냐하면 살짝 기대줬으면 하는 마음이 건우에게서 엿보였으니까.
"나 졸리다는 건 또 어떻게 안거야? 신기하다. 그러면 잠깐만 실례할게, 건우야. 혹시 나 잠들면 한 10분쯤 뒤에 깨워줄래?"
빙그레 웃으며 그에게 얘기하고는 천천히, 살짝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신기하게도 건우의 어깨에 기대자 작게 하품이 나왔고, 익숙하고 따스한 편안함에 몸도, 마음도 노곤노곤해지는 것을 느낀다. 어라... 나 잠들면 안되는데... 그러나 버스의 가벼운 덜컹거림과 든든한 건우의 어깨는 자신의 눈의 깜빡임의 속도를 점점 늦춘다. 깜빡, 깜빡... 눈의 깜빡임은 점점 느려졌고, 이내 완전히 멈추어서서 두 눈을 조용히 감는다.
/ 제발 토요일에는 비가 안 왔으면 좋겠어요. 새 신발을 신어볼 생각인데 비가 온다면 그건 정말로 최악이니까요... ㅠㅠㅠ 그리고 건우주께서도 따뜻하게 있으시다면 정말 다행이예요! 요새 감기가 또 유행하는 것 같더라구요. 꼭 조심하세요, 건우주. 그리고 꼬옥에 토닥토닥은 저도 원래 많이 사용했다구요? ㅎㅎㅎㅎㅎ 오히려 건우주께서 제 거를 많이 사용하고 계시잖아요! 쉿이라고 하는 그것도 제 말버릇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이러다가 제 모든 말버릇을 건우주께 뺏기게 생겼는걸요?! 이건 위기 상황이다!! (사이렌)
그리고 진짜로 잠옷만 귀여운 게 맞답니다. 이건 순도 100%의 진실이예요. (진지) 오히려 저보다는 건우주께서 훨씬 더 귀엽죠! ㅎㅎㅎㅎㅎ 그리고 꼬리 묶기 장난은 힘들었다구요. ㅋㅋㅋㅋㅋㅋ 직접 풀기도 힘들어서 원숭이 친구가 가는대로 뒷걸음질로 따라가고 그랬다구요. 그리고 건우주께 감돌이 동물잠옷은 없겠지만 곰돌이 동물잠옷은 있으시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확실히 서울과 부산이 저희 나라의 중심이니까요. 부럽기도 하고... 저는 버스가 익숙치 않아서 자주 가보지는 않는답니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을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구요. 그래도 부산 바다는 직접 보고 싶어지네요. ㅎㅎㅎㅎ
음... 그리고 그 말씀은 정말로 감사하지만 쉽게 얘기하진 못할 것 같아요, 건우주.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고, 힘이 되어준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래도 그 말씀만으로도 정말정말 고마워요! ㅎㅎㅎㅎㅎ 그나저나 커뮤 쪽에서 새벽 2시에 벌써 자러 가냐고 그랬다구요?! (경악) 새벽 2시는 늦은 시간인데... 그런데 건우주, 헤어졌다는 뒷말은 일부러 덧붙이신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귀여우셔라!
그리고 토요일에 아마 저라면 돌아와서 답레를 쓸 것 같다고 생각하긴 해요. 너무 피곤하면 죄송하지만 답레는 내일 드리겠다고 쓸 것 같지만요. ㅋㅋㅋㅋㅋㅋ 네,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 음... 그리고 사실 새벽에 잠들어서 깨지 않은 것 같지만, 뭐 어떤가요! 이 페이스를 유지해볼게요. 라벤더 향을 구하고 싶은데 맘에 드는 게 보이지 않네요. ㅠㅠㅠ -
960 건우 - 주아 (11521E+61) 2016. 12. 22. 오후 11:29:11반장과 태환이가 자리에 앉고 선생님이 들어오고, 다른 아이들도 하나둘씩 자리에 앉고 버스는 다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아직도 버스가 가야할 길은 멀었다. 그야 학교에서 3시간이나 떨어진 곳이니까 당연히 버스는 더 달려야만 했다. 목적지에 도착을 해야만 하니까.
그런 와중에 주아에게 졸리면 기대서 자도 좋다고 애기했다. 가야할 길이 많은만큼, 버스에 오래 타게 되면 피곤하고 졸릴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살짝 내 어깨에 기대줬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직접적으로는 걸릴지도 모르지만, 자면서 기대는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니까 세이프의 영역이라는 계산하에 나온 말이었다. 혹시나 들키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제대로 발각되었는지, 주아는 나를 바라보면서 키득키득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주아는 눈치를 챘다는 것을... 하기사 내가 주아를 속일수는 없겠지. 10년 이상의 소꿉친구에 이제는 커플이 된만큼 서로의 속마음 정도는 쉽게 눈치챌 수 있는게 우리다.
그러기에 주아가 내 마음을 눈치챘어도 전혀 당황스러울게 없었다. 오히려 당연하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졸리다는 것을 또 어떻게 알았냐는 말을 하면서, 잠깐만 실례한다고, 혹시 잠들면 10분쯤 뒤에 깨워달라고 말을 하면서 주아는 슬그머니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어깨에 전달되자 나도 모르게 살짝 몸을 움찔했다. 설마, 바로 이렇게 기댈줄은 몰랐으니까. 하지만 피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웃으면서 비어있는 손을 움직여서 주아의 어깨에 슬그머니 손을 올렸다. 그리고 좀 더 편하게 나에게 기댈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
그와 동시에 반장의 안경알이 날카롭게 반짝이는게 보였다. 하지만, 곧 반장은 커피를 쪼르륵 빨면서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대체 어떻게 해야 내가 움직일때마다 그렇게 볼 수있는건지 정말로 신기할 지경이었다.
"정말 대단하다니깐."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도중, 주아는 정말로 졸린지 작게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깜빡깜빡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빨랐던 눈의 깜빡깜빡거림은 점점 더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졸리다는 가장 큰 증거였다. 이내 주아는 곧 두 눈을 조용히 감고서 잠에 빠져들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아무런 말없이 조용히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졸리면 진작 자면 되지. 아닌가. 이것은 그냥 어깨에 기대게 되어서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져버린 케이스일까? 어느쪽이건 좋았다. 바로 눈 앞에서 잠에 빠진 주아의 모습은 정말로 귀여웠다.
마치 천사같은 얼굴. 그리고 작은 강아지 같은 얼굴. 그 작은 숨소리가 바로 옆에서 새근새근 들려왔다. 그 귀여운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고 나는 계속해서 시선이 고정된채로 주아를 바라보았다. 대체 주아는 지금 무슨 꿈을 꾸고 있는걸까? 자는 모습이 정말로 행복해보였다.
그 부드러운 뺨에 살짝 입을 맞추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그랬다간 반장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움직일것만 같았다. 실제로 지금 반장은, 계속해서 이쪽을 힐긋힐긋 주시하고 있었으니까. 여기서 더 나아가면 100% 문제삼을테고, 주아는 잠에서 깨게 되겠지. 그러기에 꾹 참기로 했다.
10분 후에 깨워달라고 했지만 그럴 마음은 없었다. 이왕 자는거, 푹 자게 해주고 싶었다. 그랬기에 나는 손에 쥐고 있는 핫도그를 천천히 먹으면서 주아가 깨지 않도록 편하게, 정말로 편하게 내 어깨에 기댈 수 있도록 조용히 몸을 어깨를 내줬다.
니가 편하게 잘수만 있다면 내 어깨는 얼마든지 아깝지 않아. 주아야. 그러니까 푹 자. 도착하면 깨워줄테니까. 대신 행복한 꿈을 꿔야만 해.
"....정말로 좋아해. 널."
작게 아무에게도 들리지 못하도록 정말로 작게 중얼거리면셔 나는 창밖의 풍경을 조용히 구경했다. 버스는 하릴없이 계속해서 앞을 향해서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은 하렴없이 지나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우리가 탄 버스는 목적지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직은 좀 더 달려야하지만, 어느새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시내 도로를 달리고 있는 만큼 슬슬 깨워야겠다 싶어서 난 주아를 아주 가볍게 천천히 흔들었다.
"주아야. 주아야. 슬슬 일어나. 이제 거의 다 도착했으니까."
좀 더 편하게 재우고 싶었지만, 그래도 언제까지나 자게 할 수는 없었다. 버스가 멈추게 되면 우리들은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야만 하니까. 하지만, 크게 흔들고 싶진 않았기에 나는 정말로 가볍게, 정말로 가볍게 주아의 몸을 흔들었다. 그러다가 괜히 장난기가 들어서 나는 손을 들어서 주아의 볼을 콕, 정말로 가볍게 콕 찔러보았다. 그리고 귓가에 조금 얄미운 목소리로 작게 속삭였다.
"안 일어나면 뽀뽀할지도 몰라. 후훗."
//안 올겁니다. 제가 안 오게 기도를 하도록 할게요! 새 신발이라니. 비가 올때 그런것을 신으면 최악이라구요! 비 오지 말아라! 비 오지 말아라! 비 오지 말아라!! 그리고 요새 감기와 독감은 정말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 일부로 안 걸리게 건강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주아주도 안 걸리게 관리 잘해주세요! 아프면 힘들어지니까요. 그러니까 절대로 아프면 안돼요. 알았죠? 약속! 그리고 말버릇이라.. ㅎㅎㅎㅎㅎ 모든 말버릇을 뺏긴다는 것은 말 그대로 '느낌 탓' 입니다. '느낌 탓'. 그러니가 그 사이렌은 끄시면 된답니다. 알았죠? 주아주?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꼬리묶기 장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로 주아주가 말한 상황을 떠올리니까 절로 흐뭇한 미소만 지어지네요. 뒷걸음질로 따라가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정말 너무 귀엽잖아요! 그 모습 꼭 보고 싶은걸요? 그리고 곰돌이 잠옷은...ㅋㅋㅋㅋㅋㅋ 저에게 없으니까요!! 이제는 제 조카의 것이니까요!! 저하고는 관련없습니다!! ㅎㅎㅎㅎㅎ
그리고 부산 바다..한번 보는 것도 좋아요. 딱히 부산 바다라고 해서 더 특별한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분위기가 조금 다르거든요. 그러니까..뭔가 좀 더 시원한 느낌이에요. 물론 이게 기분 탓일수도 있는데..저는 그랬답니다. 한번은 볼만하다고 생각해요. 부산바다. 꼭 한번 시간 내서 가보세요. 가는 김에 아쿠아리움도 들려보시고요! 직접 펭귄과 수달을 보셔야하지 않겠어요? ㅎㅎㅎㅎㅎㅎ
음...그리고 주아주가 그렇다면야..하지만 정말로 힘든 일이 있으면 저에게 기대도 좋아요. 주아주의 힘이 되어줄테니까요! 쉬운 일이 아니면 어떤가요. 성인으로서 도움이 되고 싶은 것 뿐인걸요. 그리고....ㅋㅋㅋㅋㅋㅋㅋ 헤어졌다고 말 안하면, 주아주는 또 걱정할테니까요. 자신을 신경쓰라고 말이에요. 저도 자를 것은 자르는 사람이랍니다!(브이) 그리고 새벽2시...네. 그런 분이 있어요. 가끔. 심심하니까 놀아달라는 그런 느낌으로 말이죠. 과거에 그렇게 한번 끝까 있었는데 새벽5시가 되어도 잘 기미가 안보여서..덜덜 떨었답니다. 와아..그 후로 진짜로..무서워서 연락을 못했지요.(절레절레)
그리고....역시 답레를 쓰는건가요. ㅎㅎㅎㅎㅎ 하기사 저도 그렇게 썼었으니까요. 제가 이러쿵저러쿵할 사안은 아니겠죠. 좋아. 이렇게 되면 제가 토요일에 답레를 써야하는 상황에서 답레를 쓰지 않고 일요일에 올리겠다! 이러면 주아주는 쉴수 있지! 하하하! 어떤가요? 천재적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라벤더 향... 조금 큰 마트에 가면 있을거에요. 그리고 꼭 라벤더 향을 쓸 필요는 없어요. 아로마 향도 좋다고 하니까요. 그냥 주아주에게 맞는것을 쓰는게 최고 좋은거죠. 안 그래요? -
961 주아 - 건우 (17761E+60) 2016. 12. 23. 오전 8:58:57반장과 태현이가 돌아와 자리에 앉은 것을 시작으로 다른 아이들도 하나, 둘씩 버스로 돌아온다. 담임 선생님까지 들어온 후에는 잠시 인원파악이 이루어졌고, 이상 없음이 확인되자 버스는 다시 출발하기 시작한다. 아직 더 가야할 길이 많은 만큼 버스는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고, 건우는 이어서 자신에게 졸리면 기대서 자도 좋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동시에 엿보이는 건우의 속마음. 살짝 저의 어깨에 기대줬으면 하는 마음이 보이자 키득키득 웃음이 나온다.
10년 이상의 인연을 이어온 소꿉친구. 게다가 이제는 커플인 만큼, 서로의 마음쯤은 이제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물론 언제나 그 짐작과 추측이 들어맞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제법 정답률이 높은 편이었기에 이번에도 자신이 맞췄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내 건우에게 졸리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냐며, 잠깐만 실례한다고 얘기한 뒤, 슬그머니 그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기댄다. 혹시 잠들면 10분 뒤에 깨워달라고 했으니, 건우가 계속 불편하게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그에게 기대자 건우는 살짝 몸을 움찔한다. 자신이 바로 기댈거라고는 생각 못한걸까?
그러나 건우는 이내 웃으면서 비어있는 저의 손을 자신의 어깨에 살짝 올린다. 그리고는 자신이 좀 더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장이 자신들을 감시하고 지켜보며 뭐라고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행히 반장 쪽에선 아무런 제재도 들리지 않는다.
정말 대단하다는 건우의 작은 혼잣말을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작게 하품을 한다. 왠지 모르게 정말로 몰려오는 잠. 건우의 어깨가 정말 편안하고 든든해서 그런걸까. 자신의 몸과 마음이 점점 편안하게 풀어지며 노곤노곤해지는 것을 느낀다. 깜빡깜빡. 눈의 깜빡임은 점점 더 느려져갔고, 손, 발에는 점점 힘이 빠져나간다.
안 돼... 자면 안... 돼... 그러나 자신의 생각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갔고, 이내 조용히 두 눈을 감고 서서히 잠에 빠져든다. 새근새근. 작게 숨소리를 내며 편안한 표정으로 점점 더 깊은 잠으로 빠져든다...
비비적비비적. 부드러운 무언가가 자신의 볼에 비비는 느낌에 살짝 눈을 뜬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은 검은색 고양이의 모습. 야옹, 하는 나른한 울음소리에 놀라 두 눈을 뜬다. 옆으로 누워있던 몸을 벌떡 일으켜 앉자 그제서야 주변의 풍경이 제대로 다 들어온다.
넓디 넓은 초록색 들판에, 주변에 가득 피어있는 이름모를 들꽃들. 불어오는 시원하고 잔잔한 바람과 저 멀리에 타오르는 듯이 붉은 세피아빛의 노을. 그 모든 것들을 멍하니 바라본다. 여긴 어디지? 무척이나 잔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냐옹, 하는 울음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와 옆으로 고개를 돌린다.
온 몸이 새카만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들판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며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보이는 건우의 모습. 잠든 듯이 두 눈을 감고 규칙적으로 숨을 쉬는 건우는 옆으로 누워 하얀색 고양이 한 마리를 안고 있었다. 건우의 품 속에서 똑같이 잠든듯이 두 눈을 감은 하얀 고양이는 편안하게 건우에게 얌전히 안겨 있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검은 고양이는 자신에게 저의 몸을 비비적거린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살짝 손을 올려 그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갸르릉, 기분 좋은 소리를 내는 그 고양이의 모습에 작게 미소짓는다. 그리고는 이내 자신도 건우를 바라보며 그대로 다시 옆으로 눕는다. 꼬옥 끌어안은 검은 고양이는 얌전히 자신에게 안겨 크게 하품을 했고, 이내 두 눈을 감는다. 그 고양이를 천천히 쓰다듬다가 다시 시선을 앞으로 옮겨 잠든 건우를 바라본다.
불어오는 바람에, 살짝 날리는 검은색 머리카락. 색색거리는 작은 숨소리. 자신의 앞에 건우가 있다는 그 사실이, 자신의 품에 안긴 검은 고양이의 따스함이, 자신의 마음을 따스하고 편안한 행복감으로 가득 채워온다.
정말로 좋아해, 건우야. 작게 마음 속으로 속삭이며 부드럽게 눈웃음지어보인다. 그리고 자신도 이내 서서히 눈을 감는다...
...흔들흔들. 천천히, 가볍게 자신의 몸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나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그 감각에 살짝 얼굴을 찡그린다.
"...우음... 음..."
대신 아까부터 자신의 머리가 닿아있던 따스하고 편안한 건우의 어깨에 살짝 볼을 비비며 일어나기 싫다는 듯이, 조금 칭얼거린다. 잠에 취해 편안하고 안락한 이 느낌을 좀 더 느끼고 싶어하던 그 무렵, 갑자기 무언가가 자신의 볼을 콕, 가볍게 찌른다. 그리고 잠결에 들려오는 조금 얄미운 목소리. 안 일어난다면 뽀뽀할지도 모른다는 그 속삭임에 비몽사몽 고개를 조금 끄덕인다.
"그래애..."
잠결에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몽롱한 목소리로 작게 웅얼거린다. 그래... 안 일어나면... 건우가... 뽀뽀... 잠깐, 뽀뽀?!
순간 확, 정신이 들어 두 눈을 팍 뜬다. 그리고는 그의 어깨에서 재빨리 고개를 들고 일어나 그에게로 홱 고개를 돌린다. 건우가 무슨 소리를 했는지 그제서야 깨닫자, 자신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그,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소리 좀 하지마, 이 바보야!"
부끄러움에 잠은 확 달아났고, 말까지 더듬어 가며 그의 팔을 양손을 주먹쥐어 때린다. 건우는 부끄럽지도 않은걸까? 지금 이 버스 안에는 반 친구들이 다들 타고있어서 자신들의 대화를 전부 다 들을지도 모르는데 말야.
/ 건우주께서 기도해주신다면 비는 안 올거예요! 왠지 믿음이 가거든요. ㅎㅎㅎ 그리고 네, 건우주랑 약속할게요. 절대로 아프지 않게 건강 관리 잘할게요! 그러니까 건우주께서도 저와 약속해주시는 거예요. 이미 잘 하고 계시지만 그래도 약속이예요! (새끼 손가락 걸기) 그리고 절대로 느낌 탓이 아닌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안 돼!! 이렇게 내 말버릇이 모두 뺏겨가! 경고의 사이렌이 더 심하게 울리고 있다구요?! (삐용삐용)
그리고 뒷걸음질이 도대체 뭐가 귀여운거죠?! 역시 건우주의 말버릇은 '귀엽다'가 맞다니까요? ㅋㅋㅋㅋㅋㅋ 그 장난은 그냥 다른 애들에게 큰웃음을 선사해주고 끝났다구요! 그리고 안타깝지만 보실수는 없을걸요? 왜냐면 그 원숭이 친구가 없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역시 타임머신이 있어야겠어요. 과거로 돌아가서 어린 건우주께서 곰돌이 잠옷을 입고있는 것을 보리라! (다짐)
그리고 부산 바다는 진짜로 보고 싶어요. 겨울 바다를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나중에 시원한 바다를 즐기러 가는 김에 아쿠아리움도 가야겠네요, 정말로! 우리 귀여운 펭귄이랑 수달이 저를 기다리고 있어요!!
음... 그리고 말씀은 정말로 고마워요, 건우주. 그치만 역시 기대는 건 왠지 조금 어색하네요. ㅋㅋㅋㅋㅋㅋ 건우주께 부담이 되고 싶지 않거든요. 그리고 건우주께서는 이미 저의 힘이 되어주시고 있으신걸요! 성인으로서 도움도 주시고 말이예요! 그러니까 저는 괜찮답니다. 그리고 걱정... ㅋㅋㅋㅋㅋ 아, 진짜로 건우주께서는 저를 너무 잘 아시는 것 같아요. 그래요, 그래요. 참 잘하셨어요, 건우주! 예뻐요, 예뻐~ ㅎㅎㅎㅎㅎㅎ (꼬옥) (쓰담쓰담) 그, 그런데 새벽 5시가 되어도 안 잔다니... (동공지진) 새벽 2시만 해도 충분히 늦은 시간이라구요! 저도 건우주께 2시에는 꼭 주무시라고 잔소리 중인데! 네, 잘하셨어요, 건우주. 억지로 무리해서 깨어있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같아도 그건 정말로 무서워서... (절레절레)
그, 그런데 그런 천재적인 생각을 하시다니! (동공지진) 하지만 건우주. 건우주께서 답레를 일요일에 올리신다고 하셔도, 제가 쉴거라고 확신하실 수 있으신가요? ㅋㅋㅋㅋㅋㅋ (씨익) (수상) 그리고 라벤더 향이나 아로마 향... 일단은 큰 마트에 나가서 생각해봐야겠네요. 확실히 직접 보고 제게 맞는 것을 고르는 게 더 나을테니까요. -
962 건우 - 주아 (15188E+59) 2016. 12. 23. 오후 3:22:15슬슬 버스는 목적지 근처에 도달하고 있었다. 주아의 자는 모습은 정말로 귀엽고 예쁘고 계속 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지만 이제는 깨워야 할 시간. 그러기에 나는 주아의 몸을 천천히 흔들었다. 그러자 주아는 내 어깨에 볼을 비비면서 칭얼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에 살짝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칭얼거리는 모습조차도 너무 귀엽게 느껴져서 끌어안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지만 꾹 참기로 했다. 바로 옆에서 반장이 안경알을 반짝이면서,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무시무시하다 못해, 집요한 반장의 감시는 정말로 3시간이 되는 지금까지도 쭉 이어졌고, 이제는 절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무튼 주아는 좀처럼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에, 나는 조금 강경수단을 사용했다. 물론 장난기가 좀 더 앞서긴 했지만... 아무튼 주아의 볼을 콕콖 찌르다가 귓가에 안 일어나면 뽀뽀할지도 모른다고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 말에, 주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래..라고 대답을 했다. 하지만 그 비몽사몽도 잠시,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는지 주아는 두 눈을 팍 떴고 내 어깨에서 떨어진 후에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나는 슬그머니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것처럼, 능청스럽게 휘파람을 불었다. 휘파람의 멜로디는 '벚꽃나무 아래에서'. 정말로 자연스럽게 부르면서 회피해보려고 했지만 주아를 속일수는 없었는지, 주아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말을 더듬으면서 내 팔을 주먹쥐어서 때리기 시작했다. 정말로 당황했는지, 조금 아프게 느껴졌다. 물론 죽도록 아픈 것은 아니고 아주 약간 아픈 느낌이었다. 당연히 자업자득이었기에 나는 피하지 않고 웃으면서 주아의 주먹을 얌전히 맞았다.
"하하하. 미안해. 미안해. 다음에는 안 그럴게. 그러니까 봐 줘. 응? 이번건 조금 아프단 말이야. 주아야."
미안하다고, 아프다고 말하지만 전혀 아프지 않은것처럼 생긋 웃으면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빨개진 얼굴은 금방이라도 펑 터질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콕 찌르면 펑하면서 만화처럼 붉은색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생긋 웃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반장은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었다. 그리고 안경을 위로 올리면서 반짝이더니 잘 들으라는 듯이 나와 주아에게로 한마디를 휙 던졌다.
"최건우, 유주아. 둘이서 연애하는 것은 좋은데 사랑싸움은 적당히 해 줘. 둘만 있는 곳이 아니잖아."
"아하하. 딱히 사랑싸움 한 건 아닌데. 미안해. 반장!"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뭐하는거야. 그게."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주의 아닌 주의를 던지면서 반장은 다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결국 마지막에 약간의 주의를 듣고서 나는 미안한듯이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었다. 그리고 팔을 뻗어 등을 토닥여주면서 생긋 웃으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미안. 미안. 나 때문에 혼나버렸네.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 모두의 앞에서 뽀뽀를 한다거나 할리는 없잖아. 아니, 물론 나는 상관없지......는 않아. 하하하. 선은 지켜야하니까."
상관없다고 말하려는 순간, 바로 옆에서 반장의 눈빛이 순간 매섭게 반짝이는 모습이 보였다. 우와. 무서워. 이번것은 진짜로 무서워서 나도 모르게 말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진짜로 순간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조금 긴장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비췄다.
한편 그와는 별개로 버스는 점점 속도를 줄여가고 있었다. 그리고 주차장으로 들어가면서 그 속도를 늦추면서 천천히 주차를 하기 시작했다. 창밖을 바라보자, 거기엔 정말로 거대한 콘도의 모습이 있었다. 생각보다 거대하고 웅장한 모습에 절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말 이렇게 좋은 곳에서 2박 3일을 쉬어도 되는걸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정말로 여기서 쉬어도 된다는듯이, 버스의 문이 천천히 열리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 내리라는 선생님의 말씀과 함께 학생들은 하나둘씩 내리기 시작했고 우리를 가만히 바라보던 반장은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면서 밖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정말로 내려야하는 순간. 그러기에 나는 안전벨트를 풀고 내가 음식을 먹으면서 생긴 쓰레기를 하나하나 챙긴 후에, 주아를 바라보면서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우리도 내릴까? 주아야. 아마 짐 풀고 자유시간이 생길 것 같은데, 자유시간이 생기면 짐 풀고 바로 만날래? 여기저기 산책하면서 구경도 하고 싶거든. 물론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야."
주아와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도 사실이지만, 여자애들은 여자애들만의 모임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특히 민주라던가... 그러기에 우선 주아의 일정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산책을 하자고 말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것이 꼭 지금이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조금 늦어져도 상관은 없었다. 어찌되었건 주아와의 추억을 만들 시간은 충분했으니까. 그러기에 주아의 대답을 기다리면서 난 슬슬 나갈 채비를 했다.
//오늘은 날씨가 매우 맑아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물론 날씨는 춥지만요. 이 기새를 따라서 비는 오지 않을 것 같은데 주아주 생각은 어떤가요? 거기도 맑은가요? 아니면 여기만 맑은거려나? 어찌되었건 내일은 꼭 맑을거라고 빌어봅니다! 그리고 새끼손가락 걸기..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저는 엄지도장 꾹!! 그리고 느낌탓입니다. 느낌탓이에요. 제가 주아주의 말버릇을 다 뺏어가버리는 짓을 할리가 없잖아요? 안 그래요? 주아주는 저를 못 믿나요?(씨익)
그리고 제 말버릇은 귀엽다가 아니라구요. 귀여우니까 귀엽다고 하는것은 당연한겁니다! 귀여운거 최고!(엄지척)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볼 수가 없다는게 안타깝네요. 하지만 타임머신을 주아주가 구하면 저도 탑승해서 과거로 돌아간 후에 직접 보면 되는거 아니겠어요?(생긋) 타임머신이 있는데 이용하지 않는 것은 낭비죠! 낭비! 저도 같이 이용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겨울바다를 좋아한다고 한다면 더더욱 겨울바다를 보시고 와야겠네요. 펭귄과 수달은 내려가자마자 입구 근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보실 수 있으니 금방 찾을 수 있을거에요! 꼭 보도록 하세요! 즐겁게 뛰어노는 펭귄과 수달이 주아주를 반겨줄거에요!
그리고 왠지 그렇게 말할거라고 생각했어요.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이죠. 주아주가 저를 많이 알듯이 저도 주아주를 이제는 어느정도 알고 있으니까요. 부담주고 싶어하지 않고 기대는 것을 조금 망설이는 사람. 그런 사람이기에 그 대답은 예상했답니다. 그리고 ㅋㅋㅋㅋㅋㅋㅋ 예쁘다니요! 전 예쁜이가 아니라구요!! 그리고..새벽5시의 전설은..(시선회피) 저도 어디 한번 끝까지 갈때까지 가주마..라고 했는데 갈때까지 가더라고요.(눈물) 그게 아마 자캐커플 이야기를 하면서 그렇게 시간이 간건데, 무작정 썰 풀거 없어요? 이렇게 시작되니까 뭐라고 할 말이.. 갑자기 썰 풀거 있냐고 말을 해도 떠오르는게 있을리가 없는데도, 놀아달라면서 썰을 막막 풀어달라고 하니.. 지금 떠오르는게 없다고 해도 소재를 줄게요. 이러면서 푸는 것을 강요하고.. 물론 제 캐를 사랑해주는 것은 좋은데 이 정도가 되니 집착같고..여러모로 공포였답니다.(절레절레) 저는 앤캐와 앤오는 별개라고 보는 사람이거든요. 캐가 사귀지 오너가 사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어느정도의 선을 지키면 좋겠는데.. 다른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도 많은 것 같더라고요. 제가 특이케이스인걸지도요. 아마?
그리고 답레 쓸 것이 없는데 어떻게 안 쉴수가 있는거죠?! 그보다 그 미소는 제것 아닙니까! 제것을 돌려주시죠!!(우사미눈) 그리고 대형마트로 가면 다른 좋은 향도 많으니까 꼭 숙면용이 아니더라도 기분전환으로 사는 것도 좋아요. 방안에 좋아하는 향이 가득 퍼져있으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마찬가지죠. -
963 주아 - 건우 (22706E+60) 2016. 12. 23. 오후 5:58:00처음 보는 낯설고도 익숙한 풍경.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가만히 흔들리는 이름모를 들꽃들. 자신의 품 속 가득히 느껴지는 검은 고양이의 따스함과 자신의 눈 앞에 잠들어있는 건우. 그 모든 것들을 가만히 자신의 두 눈 속에 담는다. 평화롭고도, 따뜻한 분위기.
타오르는 노을의 붉은빛을 받으며, 길어지는 그림자를 느끼며, 조용히 눈을 감는다. 조용히, 조용히, 아주 조용히...
그리고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몸의 흔들거림. 행복한 잠을 깨고 싶지 않았기에, 자신도 모르게 건우의 어깨에 볼을 비비면서 작게 칭얼거린다.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이지만, 잠에 취해있는 지금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있는지도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바로 옆에서 반장이 안경알을 반짝이면서 자신들을 감시하는 것도, 그런 반장의 모습에 웃는 건우도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두 눈을 감고 그의 어깨에 기대있는다. 이대로 다시 또 잠에 빠져들 무렵, 이번에는 무언가가 자신의 볼을 콕콕 찌르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들려오는 작은 속삭임.
그 속삭임의 내용도 제대로 모른 채,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비몽사몽하게 그래, 하고 말끝을 늘린다. 그러나 그 속삭임의 내용을 떠올려보자 금세 그 뜻을 알아차렸고, 순식간에 잠이 달아난다.
갑자기 확 든 정신에 두 눈을 뜨고는 건우의 어깨에서 재빨리 떨어진다. 건우에게로 시선을 옮기자 보이는 것은 능청스레 휘파람을 불고있는 건우의 모습.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벚꽃나무 아래에서'를 부르는 건우는 자연스레 이 상황을 회피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는 것을, 건우는 알고 있을까?
그 휘파람을 부르는 소리에 오히려 더 그 속삭임이 건우였음을 확신하고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다. 그리고는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말까지 더듬어가면서 두 손을 주먹쥐어 건우의 팔을 때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건우는 더 얄밉게도 자신의 주먹을 피하지 않고 웃으며 맞는다. 아프지 않다는 듯 생긋 웃으면서도 말로는 아프다고, 미안하다며 사과하는 건우는 정말로 얄밉게 느껴진다.
"지금 그게 미안하다는 사람의 표정이야? 너 저번에도 안 그런다고 했잖아! 정말로 얄밉다고, 너!"
여전히 붉어진 얼굴로 그를 흘겨보며 양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다. 더 때릴까, 했지만 작게 들려오는 반장의 한숨소리에 때리는 것은 그만둔다. 안경을 위로 올리면서 반장은 자신들더러 잘 들으라는 듯, 사랑싸움은 적당히 해달라고 얘기한다.
"사, 사랑 싸움이라니...! 그, 그런 거 아냐, 반장!!"
화악, 다시금 얼굴을 붉히며 두 손을 내저어 부정한다. 건우는 자신과 달리 태연하게 웃으며 미안하다고 얘기했고, 그런 자신들을 물끄러미 보던 반장은 이내 다시 작게 한숨을 내쉰다.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그게 뭐하는 거냐고 주의 아닌 주의를 던지고 반장은 다시 창밖을 바라본다.
결국 다 와서는 반장의 주의를 듣게 되자 건우는 미안한 듯이 자신을 바라보며 생긋 웃는다. 그리고는 팔을 뻗어 자신의 등을 토닥여주면서 미안하다고 다시 한번 사과한다. 다음부터는 안 그러겠다며, 물론 모두의 앞에서 뽀뽀를 해도 저는 상관없다고 말하려는 듯했던 건우는 이내 황급히 말을 바꾸며 어색하게 웃는다.
아마도, 건우도 느낀 거겠지. 바로 옆에서 순간 매섭게 반짝인 반장의 눈빛을. 매에게 노려지는 참새의 두려운 기분을 느끼며, 자신도 천천히 입을 연다.
"으응... 화, 확실히 선은 지켜야 하니까. 다음에도 또 그러면 나, 정말로 크게 화낼거야?"
반장이 무서운 듯, 조금 어색한 웃음을 흘리면서도 어찌어찌 말은 마친다. 지금만큼은 태평하게 코까지 골며 잠들어있는 태현이 부러울 뿐이었다.
한편, 그러는 와중에 점점 속도를 줄이는 버스. 주차장에 들어서며 더욱 속도를 늦추는 버스의 창 밖에는 정말로 거대한 콘도가 그 위엄을 자랑하고 있었다. 정말로 좋아보이는 콘도의 웅장함에 버스 안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감탄사가 들려온다. 태현도 어느새 잠을 깨고는 우와, 우와, 를 연발하며 눈을 반짝인다.
어느새 완전히 멈춘 버스. 버스의 앞문이 천천히 열리는 동안에 담임 선생님께서는 이제 내리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태현이 벌떡 일어나 버스 밖으로 뛰쳐나간다.
"앗싸아아!! 해바아아앙!!!"
정말로 기쁜 목소리로 외치는 태현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아이들도 하나, 둘, 버스에서 내리기 시작한다. 자신들을 가만히 바라보던 반장도 한숨을 푹 내쉬더니 이내 버스 밖으로 나간다. 안전벨트를 풀고 건우처럼 쓰레기를 챙기다가 건우가 이어서 밝은 목소리로 짐 풀고 자유시간에 바로 만나겠냐고 묻자 그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음... 그러면 짐 풀고 바로 만날래, 건우야? 나도 산책하고 싶거든. 친구들과 약속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 아이들이라면 오히려 내가 너랑 만나길 바랄거야. 그래야지 들을 이야기가 더 많아지니까 말야."
잠시 고민하다가 좋다는 뜻을 전한다. 그리고 여자애들은 확실히 그랬다. 워낙에 연애 관련해서는 궁금한 게 많고 흥미도 많은 아이들이었으니, 오히려 최건우랑 만나라고, 만나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얘기해달라고 보챌 것이었다.
아... 이번의 진실게임. 왠지 엄청 걱정 돼. 왠지 모르게 말야... 조금씩 드는 불안감을 애써 모르는 척하며, 건우에게 그럼 내리자, 하며 웃어보인다.
/ 음... 제 쪽은 눈이 오기 시작했답니다. 쌓이는 눈까지는 아닌데 진눈깨비같이 내려요. 비가 안 와도 꽤 추워서 아무래도 신발은 포기해야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엄지도장 꾹이면 제대로 약속한거예요? 알았죠? 그리고 느낌 탓.... ㅋㅋㅋㅋㅋㅋㅋ 네, 못 믿어요! 그 수상한 미소와 느낌 탓을 얘기하시는 건우주는 못 믿어요! (단호)
그리고 말버릇 맞는 것 같은데 말이죠. ㅋㅋㅋㅋㅋ 그래도 귀여운 게 최고는 맞아요! 그러니까 건우주께서는 최고예요! (엄지 척) 그, 그런데 타임머신을 제가 구하면 같이 탑승이라니요! 하지만 싫은걸요? 저, 건우주 안 태워줄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 (메롱) 상상만 해보시죠!
그리고 겨울 바다와 펭귄이랑 수달은 진짜 꼭 봐야겠어요! 펭귄이랑 수달이 저를 반겨준다면 반드시 가야죠. 뛰어가야죠! 가서 헤롱헤롱하고 와야겠어요! 물론 돈이... (외면) 그, 그래도 언젠가는요!
음... 그리고 이미 이렇게 말할거라고 예상하셨나요? 확실히 제가 건우주를 알듯이 건우주께서도 저를 많이 아실테죠. 그러니 어쩌면 제 대답은 이미 정해져있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ㅎ 건우주께서 생각하시는, 그런 저란 사람의 모습으로 말이예요. 그래도 역시 건우주께 부담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사실이랍니다. 진심이예요. 그리고 예쁜이 맞으신걸요, 건우주? 자, 거기 예쁜 오빠! 저랑 같이 재밌는 거 하지 않으시겠어요? (박력) (윙크)
그리고 새벽 5시의 전설... 정말로 엄청나네요. 저도 한 때는 6시까지 깨어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상대방에게 괜찮으시냐고 계속 되물었었거든요. 그런데 무작정 그렇게 시작하다니... 정말 너무했네요. 썰이 생각나지 않으면 풀지 않을수도 있는건데, 강요까지 했다는 건 정말 너무해요. 저같아도 정말 무서웠을 것 같아요. (절레절레) 음... 그리고 특이 케이스는 아니실걸요, 건우주? 확실히 앤캐와 앤오는 별개이니까요. 어느정도의 선을 지키며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지만요.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잠은 재워야죠! 네, 수면은 중요하다구요! (진지)
그리고 답레 쓸 것이 없다고 해도 주변에서 일을 시키기도 하니까요. 대기하는거죠, 일종의. 그리고 우사미 눈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 제 미소가 뭐 어때서요? 저는 건우주 것을 뺏어간 적 없는걸요? 건우주께서 제 것을 뺏어갔으면 뺏어가셨죠. (씨익) (생긋) (수상) 음... 아무래도 조만간에 대형마트 한 번 가봐야겠네요. 좋아하는 향은 딱히 없긴 한데, 이번 기회에 한번 좋아하는 향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ㅎㅎㅎㅎㅎㅎ -
964 건우 - 주아 (15188E+59) 2016. 12. 23. 오후 7:51:24주아에게 팔을 맞으면서, 그리고 다음번에 또 그러면 정말로 크게 화낼거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확실히 이번것은 내 장난이 너무 심했으니까. 반장이 말을 한 것도 그것 때문일것이다. 둘만 있으면 장소라면 모를까. 여기서는, 조금 힘들긴 하니까. 물론 나도 처음부터 진짜로 할 생각은 없었다. 그냥 나도 모르게 주아에게는 묘하게 짓궂어지는 성향이 있으니까. 스스로는 상당히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솟아오르는 장난끼는 어릴때부터 쭉 간직되어온 나의 특성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것은 묘하게 주아를 한정으로 표현되고는 했다. 스스로도 많이 놀랍고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주아가 귀여운게 잘못이야. 그렇고 말고. 그렇게 스스로 합리화를 하면서 생긋 웃었다. 물론 이러다가 주아에게 한 소리 듣는 것은 거의 확정이겠지만.. 그래도 다음에도 또 이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생긋 웃었다.
아무튼 버스는 아주 웅장한 크기의 콘도 앞에 도착을 했고 이젠 우리들도 내릴 시간이었다. 내리기 전에, 주아에게 짐을 다 풀고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만나서 산책을 하지 않겠냐고 물어보았다. 그리고 주아는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나에게 짐 풀고 바로 만나지 않겠냐고 역으로 제안이 왔다. 친구들이라면 자신이 나와 만나는 것을 더 바랄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난감한 웃음만이 나왔다.
"하하하. 그래도 너무 많은 것을 풀진 마. 나는, 별로 상관없지만, 주아 너는 부끄러울거 아니야. 너무 많이 풀 필요는 없어. 그냥, 우리는 잘 사귀고 있다. 이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겠어? 안 그래도 진실게임 때, 공격 엄청 받을테니까."
버스에서 보인 태현이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다시 한번 난감하게 웃었다. 다른 애들은 몰라도 그 애만큼은 정말로 무슨 질문을 날릴지, 무슨 말을 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 또한 각오해야할 일임을 알기에 침을 꿀꺽 삼키면서 각오를 다졌다. 어차피 참가하기로 한 이상, 피할 순 없었다. 그리고, 어쩌면 별 일 없이 한번도 걸리지 않고 넘어갈수도 있을테니까.
내리자는 주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서 나는 주아와 함께 밖으로 내렸다. 그리고 버스에 실려있는 내 짐가방을 찾은 후에 정열하고 있는 우리반 대열에 섞여 들어가면서 줄을 섰다. 생각보다 빠르고 질서 있게 2학년 아이들은 똑바로 줄을 섰다.
"아아. 학생 여러분.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온다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부터 방으로 올라가서 짐을 풀고 자유시간을 가질텐데요.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고, 학교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는 행동을 절대로 삼가해주시며..."
같이 따라온 교감 선생님의 조금은 길고 긴 연설이 시작되었다. 아침 조회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무슨 말을 저리도 길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냥 짧게 끝내면 좋을텐데. 학생들 중에서는 하품을 하는 이들도 몇명 보였다. 물론 이 와중에 전혀 꼼짝도 하지 않고 정자세로 제대로 말을 듣는 반장의 모습에는 정말로 존경심이 절로 들기 시작했다. 안 피곤한걸까? 반장은?
입을 가리고 나도 두어번 하품을 하고 난 후에야 교감 선생님의 연설이 끝이 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짐을 풀고 이후는 자유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바로 고개를 돌려서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윙크를 날렸다.
"그럼 짐 다 풀고 콘도 입구에서 보자. 알았지?"
역시 만난다고 한다면 콘도 입구가 가장 무난하다면 무난하기에 나는 그곳으로 위치를 정했고 같은 방을 쓰기로 한 친구들과 함께, 방으로 올라갔다. 4인 1조의 방인만큼, 당연히 나와 같은 방을 쓰는 이는 총 3명이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눕는 이도 있었고, 짐을 풀고 정리를 하는 이도 있었고, 핸드폰을 꺼내서 톡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나는 적당히 구석에 내 짐가방을 내려놓았고, 바로 방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어? 야. 최건우. 너 어디 가냐?"
"응? 아. 조금 개인적인 볼일이 있어서."
"개인적인 볼일은 무슨. 보나마나 주아랑 놀러 가는거겠지."
"우와. 이거 서러워서 살겠냐? 솔로는? 아주 커플이 되더니 건우는 완전 신났네. 신났어."
"하하하. 억울하면 너네들도 사귀던지. 아무튼 난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간다."
뒤에서 놀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깔끔하게, 정말로 깔끔하게 적당히 받아쳐버리고, 나는 천천히 콘도의 입구 쪽으로 향했다. 급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혹시 주아가 기다릴지도 모르는거니까.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만나고 싶어서, 그리고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천천히 콘도의 입구쪽으로 향했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거나, 혹은 나보다 훨씬 더 빨리 끝나서, 기다리고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겠지? 괜한 불안감을 안으면서 나는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마자 콘도의 입구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거기는 눈이 오는군요. 거기다가 진눈깨비.. 윽.. 그건 진짜 싫은데.. 정말로 싫은 페턴이죠. 새 신발을 포기한다니. ㅠㅠㅠㅠ 일단 내일 날씨를 보시고 결정해주세요. 주아주. 혹시 모르는거잖아요? 내일은 조금 날씨가 풀릴지? 그리고..음. 내일 아침부터 나간다고 한다면, 아마 슬슬 짐을 정리하고 있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드네요. 내일 잘 다녀오시고요! 즐거운 추억 쌓고 오세요! 알았죠? 그리고 저를 못 믿는다니! 너무하시는군요! 저는 주아주를 신뢰하고 있는데!(훌쩍훌쩍)
그리고 타임머신을 혼자 독점한다니! 에잇! 안되겠군요! 그렇다면 저는 저 나름대로 타임머신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 지켜보시라구요! .dice 1 2. = 2(1.만든다, 2. 실패한다)
그리고...재밌는거라니. 거기다가 박력에 윙크! ㅋㅋㅋㅋㅋㅋㅋㅋ 상여자로군요. 좋아요. 그럼 여기서는 살짝 넘어가주도록 하죠. 어떤 재밌는 것을 하는거죠? 주아주?(기대(빤히) 그리고 언제나 저를 배려해주는 것은 고마워요. 그래도 조금은 기대도 괜찮답니다.
그리고 6시까지라..ㅋㅋㅋㅋㅋㅋㅋ 밤샘 일상을 하신건가요? 그건 뭔가 놀랍군요. 정말로.. 아니다. 일상일 필요는 없군요. 그냥 밤샘 톡을 했을수도 있으니까요. 상대방에게 괜찮냐고 계속 되묻는 자세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 배려가 있으면 상대도 고맙게 생각할테니까요. 저는 뭐랄까. 너무 자기 멋대로인것은 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주아주에게 처음 캐릭터를 말할때 너무 자기 멋대로인 캐릭터는 별로라고 말하기도 한거고요. 혼자 노는 것도 아니고 둘이서 노는데 너무 자기 멋대로, 남에게 민폐를 부리는 행동은 정말 질색이거든요. 그래서..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오너분들은 그리 안 좋아해요. 물론 표현은 잘 안하지만요. 주아주는 해당 대상이 아니니까 괜찮습니다. ㅎㅎㅎㅎㅎ 선을 지키며 배려. 주아주 같은 분들이 이 세상에 많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놀러갔다가 오는데도 바로 일을 시키는건가요? (덜덜) 그런 날에는 아무것도 안하고 쉬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 날은 푹 쉬세요! 그리고 미소가..정말로 예쁘군요. 아가씨. 크리스마스인데 어디 가서 와인이라도 한 잔? (뻔뻔)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꼭 좋은 향 찾길 빌게요!! -
965 주아 - 건우 (22706E+60) 2016. 12. 23. 오후 9:29:34건우를 때리면서 경고 아닌 경고를 날리자, 건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저의 장난이 심했다고 생각한걸까? 아니면 반장이 주의를 줘서 그런걸까? 어느 쪽인진 알 수 없었지만, 다행히도 건우는 알겠다고 대답했고, 그 대답에 당분간은 마음을 놓는다. 그래. 당분간은.
상대가 건우인만큼 방심할 수는 없었다. 물론 건우는 꽤나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의 아이였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에게는 묘하게 짓궂게 구는 경향이 있었으니. 지금까지 건우가 자신에게 쳤던 장난만 하더라도 정말 수두룩했다. 건우는 다른 애들한테도 이렇게 장난기 가득하게 구는걸까? 아니면 나한테만 그러는걸까?
물론 너무 짓궂은 건 싫지만... 그래도 장난을 친다는 것은, 그만큼 나를 친근하게 생각한다는 소리니까. 무슨 생각을 잠시 하다가 생긋 웃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자신도 가볍게 웃어버린다. 그래, 차라리 좋게 생각하자. 어차피 내가 아는 너라면, 다음번에 또 장난을 칠테니.
그러는 와중에 버스는 어느새 움직임을 완전히 멈췄고, 곧 아주 거대한 콘도가 창 밖으로 보인다. 내리기 전, 자신에게 산책할 것을 제안하는 건우의 말에 잠시 고민에 빠진다. 그러다가 고민을 끝내고는 건우에게 역으로 제안을 해본다. 친구들의 마음을 추측해 말한 자신의 말에, 건우는 난감한 웃음을 짓는다.
그래도 너무 많은 것을 풀지는 말라며, 진실게임 때 엄청 공격 받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는 건우는 다시 한번 난감하게 웃는다. 그리고는 긴장되는지 침을 꿀꺽 삼킨다. 그런 건우의 모습에 자신도 조금 어색하게 하하, 웃는다.
"응, 나도 너무 많은 것을 풀 생각은 없어. 확실히 조금 부끄럽거든... 건우, 네 말대로 진실게임 때 공격 엄청 받을 것 같기도 하고 말야."
아까 버스 안에서도 태현은 꽤나 무서워 보였으니까. 아주 제대로 작정한 듯한 느낌에 괜히 한기가 느껴진다. 이번 진실게임... 정말로 느낌이 안 좋아. 응, 정말로 좋지 않아.
그러나 이미 참가하겠다고 말한 이상,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운이 좋아 걸리지 않기를 바래야할 뿐. 휴우,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건우에게 애써 밝게 웃어보인다. 그리고는 내리자고 얘기한다. 건우는 그런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같이 버스에서 내린다.
버스 아랫칸에서 각자의 캐리어를 챙겨들고는 같이 자신들의 반 대열에 섞여 들어가 줄을 선다. 확실히 이제는 고등학교 2학년생이어서 그런걸까. 줄은 생각보다 빠르게 모습을 갖춘다.
그리고 이어지는 교감 선생님의 연설. 많이 들어본 듯한, 그러니까 이미 한 10번은 들은 듯한 주의사항을 얘기하는 교감 선생님의 연설은 정말로 길고 길었다. 이미 학생들 중에는 하품을 하는 애도 있었고, 핸드폰으로 딴 짓을 하는 애도 있었고, 옆 친구와 수다를 떠는 애도 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혼자 정자세로 경청하는 단 한 학생. 바로, 반장이었다. 역시 반장이구나, 대단해. 정말로. 이제는 존경심마저 들 것 같은 반장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작게 감탄한다.
건우도 하품을 두어 번 하고, 자신도 아까 꿨던 꿈을 떠올리며 딴 생각을 한 후에야 드디어 교감 선생님의 연설이 끝난다. 와아, 하는 기쁜 아이들의 목소리. 그리고 자연스레 얘기는 짐을 풀고 이후에는 자유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 말에 건우는 바로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고는 생긋 윙크를 날린다.
그럼 짐 다 풀고 콘도 입구에서 보자는 건우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그래. 그러자. 그럼 이따 봐, 건우야!"
손을 흔들어보인 후에 건우가 친구들이랑 방으로 올라가는 것을 지켜본다. 그리고 이제 자신도 방에 슬슬 올라가려고 할 무렵, 자신에게도 민주를 비롯한 친구들이 다가온다.
함께 웃고 떠들면서 캐리어를 끌고 자신들이 쓸 방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4인 1조의 방. 방문을 열자 제법 깔끔하고 넓은 방이 자신들을 맞이해준다. 우와, 작게 감탄하다가 이내 곧 정신을 차리고는 고개를 휘휘 젓는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빨리 건우와 약속한 장소로 가야 돼!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구석으로 직진해 캐리어를 내려놓는다. 그리고 곧장 다시 나갈 준비를 하자, 민주가 눈치챘다는 듯이 키득키득 웃으며 자신에게로 다가온다.
"어머, 벌써 남친 만나러 가는 거? 좀 더 예쁘게 하고 가야하지 않아?"
"예, 예쁘게라니! 난 그저..."
"헐, 대박! 유주아, 지금 최건우 만나러 간다고?!"
"꺄악! 어떡해, 어떡해!!"
자신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건만, 여자애들은 벌써 자기들의 상상을 펼치기 시작한다. 순간 또 드는 불길한 예감에, 나 나갔다올게! 하고 소리치며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온다.
그러니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되는 거겠지? 엘리베이터로 향하자 엘리베이터가 1층에 머물러져 있는 것이 보인다. 어... 왠지 건우가 먼저 타고 내려간 것 같은데?
자신도 늦을세라 곧바로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를 탄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는 작은 이정표를 따라 콘도의 입구 쪽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그러자 저멀리에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한 건우의 모습이 보인다.
"건우야!"
그를 소리쳐부르며 그에게로 달려간다. 건우의 바로 앞에 멈춰서서는 이내 미안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연다.
"미안, 혹시 많이 기다렸어?"
/ 네, 눈이 더 많긴 한데 아무래도 진눈깨비같아요. 새 신발은... 그래도 역시 포기해야할 것 같아요. 괜히 신고 갔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 (소름) 그리고 슬슬 짐을 정리해야 하긴 하는데... 귀찮네요, 전부.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슬슬 준비해야겠죠. 네, 내일 잘 다녀올게요! 즐겁게 다녀와서 건우주께 자랑해야지! (기대) (신남) 그, 그런데 훌쩍훌쩍... 으윽! 다, 당연히 거짓말이었죠! 사실 저 건우주 엄청 신뢰해요! 엄청 많이요! 이만큼이요! (팔 활짝) 그러니까 울지 마세요, 네? (안절부절)
그리고... 건우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봐요! 제가 뭐랬나요? 혼자서는 힘드시죠? 자, 이제 타임머신을 포기하시면 된답니다! (방긋)
그리고 저는 당연히 상여자라구요, 예쁜 오빠? (윙크) 재밌는 것은... 으음... (당황) (고민) 불량배들이 어딜 주로 데려가더라?! 으음... 으음... 같이 노래방 가실래요?! ㅋㅋㅋㅋㅋㅋ 음... 그리고 저는 이미 충분히 기대고 있다고 생각해요, 건우주. 건우주께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충분히 너무 감사하다구요.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밤샘 일상이랑 톡을 섞었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대단했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어떻게 그렇게 한거지... (덜덜) 음, 한번 다시 해볼까요? 건우주 붙잡고! ㅋㅋㅋㅋㅋㅋㅋ 농담이예요. 건우주는 재워야 하니까요. 암요! (끄덕끄덕) 그리고 사실 저도 제멋대로인 사람은 별로 안 좋아한답니다. 조금... 맞춰주기 힘들다고 할까요. 그리고 당연히 저에게도 건우주는 해당 대상이 아니시라구요? ㅎㅎㅎㅎ 저 역시도 건우주같은 분들이 이 세상에 많으시다면 정말 좋을텐데. 뭐, 그래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거니까요, 이 세상은.
그리고 왠지 설거지나 청소는 시킬 것 같아서... (외면) 어디까지나 추측이예요! 그런데... ㅋㅋㅋㅋㅋㅋ 제 미소가 예쁜가요? 고마워요, 신사 님. 와인이 맛좋은 곳을 알고 계신가요? 인도해 주시겠어요? ㅎㅎㅎㅎㅎ (팔짱 끼기) (뻔뻔) 그리고 네, 좋은 향 찾으면 바로 자랑할게요! -
966 건우 - 주아 (15188E+59) 2016. 12. 23. 오후 10:54:05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도착해 로비에 도착했지만, 주아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내가 먼저 왔다는 이야기겠지? 딱히 급할 것도 없었기에 나는 근처의 벽에 등을 기대고 주아가 오는 것을 천천히 기다렸다.
여성은 남성보다 준비할 것이 좀 더 많을테니 충분히 기다릴 수 있었다. 애초에 주아가 만나기로 해놓고, 5시간, 6시간씩 늦을 애도 아니었다. 아마, 금방 오겠지. 약간의 시간적 오차가 있을 뿐이겠지. 그렇게 믿으면서 나는 조용히 주아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 안가서 낯익은 목소리가 저 옆편에서 들려왔다. 정말로 낯익은 '건우야!'라는 목소리. 그 목소리는 정말로 너무나 많이 들어서, 이젠 그 톤만으로도, 정확히는 ㄱ만 들어도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 수 있었다. 들려오는 그 목소리에 나는 등을 벽에서 떼고 똑바로 섰다. 그리고 내 바로 앞에서 멈춰서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었다. 정말로 빠르게 달려온걸까? 사과를 하면서 많이 기다렸냐는 물음에 나는 미소를 짓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니. 많이 기다렸을리가 없잖아. 나도 방금 막 내려왔는걸. 짐 푸는 시간이야 비슷비슷하잖아? 사람마다? 그러니까 미안해할 거 없어. 정말로 별로 안 기다렸거든."
다시 한번 괜찮다고, 미안해할 거 없다고 말하면서 더 밝은 미소를 지었다. 정말 우리 사이에선 일상이나 마찬가지인 모습이다. 약속을 정하고 둘 중 하나가 늦으면 그게 누구건 미안하다고 말을 한다. 내가 늦으먼 내가 주아야! 라고 말하면서 달리고, 주아가 늦으면 주아는 건우야! 라고 말하는 이 일상이 난 너무나 좋았다. 행복하기도 하고, 우리다운 느낌이니까.
아무튼 이제는 둘이서 만났으니 산책을 갈 시간이었다. 주변에는 우리처럼 산책을 나가는 듯한 이들이 많이 보였다. 혼자서 가는 이도 있고, 둘이서, 혹은 셋이서, 그리고 다른 반의 커플로서 보이는 남녀도 다정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방에서 쉴 이는 쉬고, 산책을 즐길 이는 즐기고. 그것이 바로 자유시간의 매력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주아의 손을 꼬옥 잡았다.
"방금전에 나간 커플의 분위기 봤지? 우리도 지지 말고 다정하게 행동하자. 하기사, 우리 둘을 이길 수 있는 이가 누가 있겠냐만.. 이렇게나 예쁘고 귀여운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가 이 세상에 나 말고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절대로 나올 수 있을리가 없었다. 주아의 남자친구는 나밖에 없으니까. 주아와 같은 아름다움과 매력을 가진 이의 남자는 나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나는 지금 너무나 행복했다. 이런 주아의 남자친구로서 있을 수 있었으니까.
말할틈도 없이, 부드럽게 깍지까지 꼭 쥐었다. 늘 주아가 깍지를 쥐었으니, 이번에는 내가 쥐어주고 싶었다. 먼저 부드럽게 깍지를 끼면서 그 부드러움과 온기를 느끼면서 다시 환하게 웃었다.
"그럼 산책을 가볼까? 아. 자고 있는 동안에 미리 좀 스마트폰으로 조사를 했었거든. 꽤 여러군데의 산책로가 있었어. 나름대로 3개를 추려봤는데, 어디로 가고 싶은지 말해줘. 알았지?"
주아가 자고 있는 동안 나는 나대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이곳의 정보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여러군데의 산책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꽤 여러개가 있었지만, 둘이서 조용히, 가볍게 산책을 할 수 있을만한 곳은 대충 추려서 3군데가 있었다.
우선 1번째는, 휴양림으로 향하는 산책로였다. 푸르고 맑은 공기가 가득한 그곳은 도시의 더러운 공기가 아니라, 숲속에서 맛볼 수 있는 환하고 맑은 공기를 맛볼 수 있다는 것 같았다. 푸른 녹색의 산책로는 사진으로만 봐도 상당히 눈이 편안해질 정도로 아름다운 분위기였다. 그 사진까지 보여주면서, 나는 주아에게 우선 1번째 산책로의 설명을 했다. 그리고 바로 2번째 산책로의 사진으로 넘어갔다.
2번째는 조금 걸어야하긴 하지만, 식물원 근처로 갈 수 있는 산책로였다. 이곳으로 가면 정말로 수많은 식물들을 볼 수 있는 듯 했다. 온실 속에 피어있는 수많은 식물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도원 그 자체일 정도였다. 이 곳의 사진도 주아에게 확실하게 보여줬다. 사진 속에는 정말로 수많은 아름다운, 그리고 희귀한 식물들의 모습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3번째. 이곳은 말들이 뛰어노는 목장 근처로 향하는 산책로였다. 푸른 초원위를 말들이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듯 했다. 주아라면 동물을 좋아하니까 이런 말들이 달리는 곳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서 후보지에 집어넣은 산책로였다.
그 3군데의 사진을 보여주고 정보를 주아에게 모두 설명한 후에 나는 생긋 웃으면서 다시 한번 주아에게 물어보았다.
"어느쪽으로 가고 싶어? 나는 어디라도 좋아."
//미끄러질 정도면..포기하는게 좋겠죠. 신발이 문제가 아니라 주아주가 크게 다칠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짐 정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찮은 작업이긴 하죠! 하지만 짐을 정리해야 잘 다녀올 수 있지 않겠어요? 물론 무박이니까, 그렇게 크게 정리할 것은 없겠지만요. 그리고 막막 자랑해주세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주아주가 갔다온 곳의 이야기. 기대되는걸요? 기대하고 있을거에요!! 그리고 신뢰하는거 맞죠? 의심하는거 아니죠? 좋아요. 이제는 울지 않을게요.(안김(토닥토닥(쓰담쓰담(씨익) 다시는 그런 말하면 안되는거에요. 알았죠? ㅎㅎㅎㅎㅎ
그리고 타임머신은 실패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이대로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 다시 만들거야!! .dice 1 2. = 1(1.만든다. 2.이번에도 실패!!)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노래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량배들이 노래방을 자주 가나요? 역시 주아주는 귀엽군요. 당연히 뒷골목으로 끌고 갈줄 알았는데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주아주는 불량배와는 거리가 먼 귀여운 여고생입니다.(망치 소환. 땅땅땅)
그리고 그건 정말로 대단하네요. 진짜로...저도 그렇게는 못하거든요. 새벽4시까지는 돌려본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이상은 도저히 못해서 자러 갔었거든요. 진짜로 체력이 좋으셨군요. 주아주는.. 아니면 그 분이 정말로 좋아하는 분이셨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저를 붙잡고요? 좋아요. 진짜로 해볼까요? 전 상관없는데?(생긋) 그리고..제멋대로인 사람들은 힘들죠. 캐릭터가 제멋대로인건 좋다고 치는데..가끔 오너가 제멋대로인 분들도 있잖아요? 이 분들은..너무 힘들어요. 캐릭터는 그냥 그런 캐릭터인갑다...하겠는데, 오너는 그게 아니니까요. 덜덜덜.. 주아주가 그런 오너가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답니다!
그리고 와인 먹으러 가는건가요? 후후후후..걸렸구나! 주아주! 미성년자가 술을 마신다니! 그런 못된 주아주에게는 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건 벌을 줘야겠네요. 후후후후.. -
967 주아 - 건우 (7263E+59) 2016. 12. 24. 오전 12:24:331층에 도착해있는 엘리베이터의 모습에 건우임을 짐작한다. 재빨리 엘리베이터를 잡고 1층으로 내려가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온다. 분명히 건우는 먼저 도착해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터. 그 사실을 알고있는 자신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작은 이정표를 따라 로비를 향해 걷자, 저 너머에 벽에 등을 기대고 서있는 건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척봐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그런 건우가 눈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그를 소리쳐 부른다.
이제는 건우도 익숙하게 생각할, 저의 이름을 부르는 자신의 목소리. 그것을 증명해주듯이 건우는 자신이 소리쳐부르자 등을 벽에서 떼고 똑바로 선다. 그런 그의 앞에 달려가 멈추고는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많이 기다렸냐고 묻는다.
건우는 그런 미안한듯한 자신의 모습에 생긋 웃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저도 방금 막 내려왔다며, 정말로 별로 안 기다렸으니 미안해할 거 없다고 더 밝은 미소를 짓는 모습에 조금 시무룩했던 표정을 푼다.
"정말? 그렇다면 다행이야. 네가 많이 기다렸을까봐 걱정했어. 응, 진짜로 걱정했어."
그제서야 해맑게 건우에게 웃어보인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짐푸는 시간이야 비슷비슷하니.
이제는 거의 습관이 되어버린 이 일상적인 모습. 누가 어느 쪽이건, 약속 장소에 늦은 사람이 먼저 달려와 사과하고, 기다린 사람은 괜찮다고 답하며 웃어보이는. 자신들답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이 일상적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작게 미소짓는다.
이제 서로가 서로를 만났겠다, 이제는 약속대로 산책을 갈 시간. 주변에도 산책을 나가려는 듯한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 혼자서, 혹은 둘이서, 아니면 셋이서. 친구들끼리 좋은 추억을 쌓으려는 듯한 그 모습에 괜히 자신이 기분 좋게 미소짓는다. 그러다 발견한 한 다정한 분위기의 남녀 한쌍.
아마도 다른 반의 커플인 것 같아보이는 그 남녀는 자신들 못지 않은 다정한 분위기를 풍기며 밖으로 나간다. 건우도 그 커플을 본건지, 이내 자신의 손을 꼬옥 잡고서 입을 연다.
자신들도 지지말고 다정하게 행동하자며, 이어지는 자신에 대한 칭찬에 다시 또 조금 양볼을 붉힌다.
"우와... 진짜 계속 그렇게 면역력 없는 말 할래? 그렇게 따지자면 나도 마찬가지라구? 이렇게나 멋지고 귀여운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가 이 세상에 있다면 나와보라고 해봐. 아마 나말고는 없을걸?"
키득키득. 그래도 이제는 제법 여유롭게 건우의 말을 받아친다. 그래, 내가 건우의 저런 부끄러운 말을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데. 비록 면역력은 생기지 않아 들을 때마다 부끄럽긴 했어도, 역시 저런 말을 들으면 행복하긴 했다. 아아, 나는 정말 사랑받고 있구나. 건우에게서 정말로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건우가 자신의 손에 먼저 부드럽게 손깍지를 껴 꼬옥 쥐자 순간 살짝 놀란다. 그러나 건우가 환하게 웃어보이자 자신도 덩달아 웃어보이며 똑같이 손을 꼬옥 잡는다. 건우는 그럼 산책을 가보자며, 자신이 자고있는 동안에 미리 스마트폰으로 조사를 했었다고 밝힌다. 그 말에 다시 당황하여 그를 바라본다.
"내가 잠들어버렸던 그 때, 이렇게 혼자 조사했던거야?! 세상에, 어떡해... 미안해, 건우야. 나 잠들었을 때 그냥 깨워주지 그랬어. 같이 찾아보게."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얘기한다. 물론 덕분에 아주아주 기분 좋은 꿈을 꾸었지만, 그래도 말야. 그리고 이어지는 건우의 설명을 귀기울여 조용히 듣는다.
첫번째는 휴양림으로 향하는 산책로. 푸른 녹색의 산책로의 사진에서는 이미 맑은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신기했다.
그리고 두번째는 조금 거리가 있는, 식물원 근처로 가는 산책로. 그 산책로의 사진 속에는 정말로 많고 다양한 예쁜 식물들이 가득 찍혀 있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말들이 뛰어노는 목장 근처로 향하는 산책로. 사진 속 푸른 초원 위를 시원하게 내달리는 말들은 정말로 행복해 보였기에, 자신도 모르게 작게 미소짓는다.
건우는 자신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모두 마치고는 생긋 웃으면서 어느 쪽으로 가고 싶은지를 묻는다. 저는 어디라도 좋다는 그의 말에 잠시 고민에 빠진다. 나는 셋 다 정말 좋은데... 어디를 가지? 어디를 갈까?
그런데 그 순간 떠오르는, 아까 자신이 꿨던 꿈. 푸른색 넓은 들판에 피어있던 수많은 들꽃들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건우...
잠시 조용히 꿈을 생각하다가 이내 빙그레 웃으며 건우를 향해 입을 연다.
"...나는 첫번째 산책로를 가고 싶어. 푸른 녹색빛과 맑은 공기가 왠지 아까 내 꿈을 떠올리게 하거든. 그곳을 너와 함께 걷고 싶어. 같이 가줄래, 건우야?"
/ ㅋㅋㅋㅋㅋ 네, 저도 다치기는 싫으니까요. 예전에 빙판길에서 넘어졌었는데 너무 아파서... ㅠㅠㅠㅠ 그리고 진짜 짐정리는 너무 귀찮은 작업인걸요! 정말로요! 그리고 진짜로 막막 자랑할거예요, 저? 건우주께 자랑하기 위해서라도 더 재밌게 즐기다 와야지! ㅋㅋㅋㅋㅋ (기대) (신남) 그리고... 신뢰하는 거 맞아요. 의심은 하지만 지금은 안 해요! 엄청 믿어요! 자, 그러니 뚝하는 거예요, 뚝. (꼬옥) (토닥토닥) (쓰담쓰담) 다시는... 이런 말... 할지도 몰라요! ㅋㅋㅋㅋㅋㅋㅋ 거짓말은 하면 안되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만드셨다?! (당황) (깜짝) 대단해요, 건우주! (짝짝짝) 자, 그럼 이제 과거로 가시는건가요? 그러면 여기서 현재의 저하고는 헤어지시는 건가요...? (훌쩍) 과거의 저에게 지다니!
그, 그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뒷골목을 깜빡했어!! 노래방 가서 막막 예쁜 언니들 불러서 술 따르라고 하지 않나요?! 저, 이런것도 알고있다구요?! 그러니까 귀여운 여고생이 아니라구요!! 어, 어쨌든 망치는 넣으시고 그러면 뒷골목으로 따라오시죠! (불량배 풍) (박력)
그리고 그때는 저도 신기하답니다. 딱 하루뿐이었지만... 그렇게 돌려보기도 했었어요. 체력이 대단했죠. 하지만 지금은... ㅠㅠㅠㅠ 음... 정말로 좋아하는 분. 잘 모르겠어요. 사실 꽤 오래 전 일이라... 기억도 조금 흐릿하답니다. 그, 그런데 진짜로 해보자구요?! (동공지진) 어... 건우주, 괜찮으시겠어요? 왠지 걱정되어서... 저도 상관없긴 하지만 그래도요. 음, 그러면 정말로 해볼까요? 지금의 제 파트너는 건우주이시고, 저는 건우주가 정말로 좋으니까요!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제멋대로인 성격. 사실 실제로 많이 존재하는 성격이니까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힘들긴 하더라구요. 캐릭터도, 오너 분도요... (외면) 저 역시도 건우주께서 그런 분이 아니셔서 정말로 다행이예요! ㅎㅎㅎㅎ
그, 그런데 걸렸다?! (동공지진) 술 마셔본 적도 없다구요, 저?! 두 입만 마셔도 얼굴이 새빨개지는데?! 벌이라니... 그런... (시무룩) (훌쩍) (추욱)
아무튼 주아주는 이만 자러 가볼게요, 건우주. 내일 꼭 즐겁게 잘 다녀올게요! 건우주께서도 내일 편히 쉬실수 있기를! 그러면 안녕히 주무세요. ㅎㅎㅎㅎㅎ 이번에는 꼭 주아 꿈을 꾸실 수 있기를! -
968 건우 - 주아 (9785E+58) 2016. 12. 24. 오후 1:53:20주아가 자고 있는 동안에 나름대로 찾아본 3개의 산책로. 그 3개의 산책로에 대한 사진과 설명을 해주면서 나는 주아에게 어디로 가보고 싶냐고 물었다. 사실 난 어디라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주아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주아는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그와는 별개로 주아는 미안해서 어떡하냐고, 자신도 같이 찾아보게 깨워주면 좋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그 물음에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행복한 표정으로 잘 자고 있는 애를 어떻게 깨우겠어? 그리고 찾는거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 그러니까 괜찮아. 나도 시간 떼우고 좋았는걸. 무엇보다 나의 자는 얼굴도 마음껏 만끽했거든. 어릴때도 그렇지만, 지금도 넌 자는 모습 되게 귀엽더라. 볼에 입 맞추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다고 얼마나 참았는지 넌 모를걸?"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어서 괜찮다는 의미로 웃으면서 그렇게 얘기했다. 물론 쉬운 작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바로 옆에서 내 어깨에 기대고 자는 주아의 귀여운 자는 모습을 마음껏 만끽했으니 보상은 충분히 된 셈이었다.
깍지 낀 손을 더욱 더 부드럽게 잡으면서 나는 주아의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주아는 고민하는듯 했다. 나도 그렇지만 주아도 나와 같이라면 어디든지 좋아할 애이기에, 고민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정 못 정한다면, 사다리타기를 이용해서 정해야할까 고민을 하면서 사다리타기 앱을 켜려는 순간, 주아가 드디어 선택을 하고 빙그레 웃으면서 나에게 답해왓다.
자신은 1번째를 가고 싶다고. 자신의 꿈을 떠올렸다고, 그곳을 나와 함께 걷고 싶다고.. 같이 가달라는 제안에 나는 고개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제안을 거절할리가 없잖아? 난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지 같이 갈 수 있어. 그런데 꿈을 떠올렸다니. 무슨 꿈을 꾼거야? 행복한 표정으로 잘 자는 모습에 대충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아주 행복한 꿈을 꿨나보지? 막 숲속을 걷는 꿈이었어? 어떤 꿈인지 말해줄 수 있어? 정말로 궁금하거든."
대체 무슨 꿈을 꿨기에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고, 그 꿈을 떠올리면서 휴양림으로 향하는 산책로를 향하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주아에게 무슨 꿈을 꿨냐고 물어보았다. 물론 알려줄지는 별개의 이야기였다. 주아가 이 꿈은 자신의 꿈으로 쭉 간직하겠다고 한다면, 나로서는 할말이 없었다. 주아가 그 꿈 말해주기 싫다는데 내가 억지로 꿈을 캘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손을 꼬옥 잡고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로비 밖으로 나섰다. 시원한 가을바람은 맑은 공기와 함께 우리를 맞이해줬고 푸른 하늘은 밝게 빛나는 태양과 함께 아주 맑게 맑게 우리를 맞이해줬다.
산책로로 가는 길은 미리 조사를 했지만, 그래도 막상 가려고 하면 위치가 헤깔릴 수도 있는 만큼, 나는 주아에게 잠시만 실례한다고 말하고서, 다시 스마트폰을 켜서 위치탐색앱을 실행시켰다.
거기엔 미리 저장해둔 산책로로 가는 길의 정보가 담겨있었다. 1번째, 2번째, 3번째. 무엇을 선택하건 바로 갈 수 있도록, 미리 저장을 했기에, 가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1번째 산책로로 가는 길의 안내를 바라보면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왠지 모르게 지금 이 상황이 조금 무안해서 난감한 웃음만이 나왔다.
"미안해. 미리 길을 알아보긴 했는데, 아무래도 직접 와보니까 조금 헤깔려서. 하지만 확실하게 데려갈게! 산책로로. 맑은 공기가 가득한 푸른 숲 속은 정말 평화로워서 둘이서 산책을 즐기기 딱 좋잖아. 안 그래?"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웃음으로서 난감함을 감춰보려고 애썼다. 물론 그런다고 주아에게 내 마음이 숨겨질리는 없겠지만..
그렇게 안내를 따라서 천천히 앞으로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약 10분 정도 앞으로 걸어가자 저 앞쪽에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인 휴양림의 모습이 보였다. 거대한 푸른색 숲은 어서 이쪽으로 오라는 듯이 아름다운 녹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 말고도 다른 이들도 꽤 있는 휴양림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직 본격적으로 들어가진 않았지만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머리가 맑아지고 맑은 공기가 우릴 반겨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춰서서 숲을 바라보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나는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가볼까? 너의 꿈이 떠오르는 푸르고 푸른 아름다운 휴양림 속으로? 에스코트는 내가 잘 하도록 할게. 즐거운 산책이 될 수 있도록 말이야."
//지금쯤 주아주는 즐겁게 놀고 계시겠죠? 어쩌면 틈틈히 핸드폰으로 여길 확인할지도 모르겠고요. 주아주가 푹 쉴 수 있도록 밤에 답레를 올릴까 하다가 그냥 지금 올리겠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 즐거운 하루가 되길 바래요! 재밌게 놀면서 즐거운 추억도 쌓으시고요!
그리고 또 이런 말 할지도 모르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짓말은 하면 안되는거지만요! 그리고 의심은 하는데 신뢰는 한다니! 그게 뭐죠?! 둘 중 하나만 확실하게 해달라구요! 그래도 안기는 것은 좋으니까 얌전히 안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과거로 가야죠! 주아주의 동물 잠옷을 보려고 말이에요! 후후후! 주아주는 주아주 나름대로 타임머신이 있잖아요? 안 그래요? 그거 타시고 오면 되는거 아닐까요? 하지만.. 현재의 주아주도 떠나기 싫고..으윽...!! 그렇게 훌쩍이면 마음이 약해진단 말입니다!! 으아아아아!! 부서져라! 타임머신!(와장창) 자. 이제 부서졌습니다. 현재의 주아주와 있도록 할게요!
그리고 뒷골목을 깜빡한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예쁜 언니들 불러서 술...ㅋㅋㅋㅋㅋ 그건 노래방이라고 하기에는 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서 그런거 배운거에요! 그런데 가면 못 써요! 떽!!! 간다고 해도 예쁜 누나들 부르고 술 따르게 하면 안되는거에요!! 안 좋은거에요! 그리고 뒷골목으로 따라오라니. 좋아요. 끌고 가셔도 좋습니다. (팔 내밀기) 물론 저를 끌고 갈 수 있다면요.(생긋(윙크)
음. 그리고 오래전 일이라서 잘 기억이 안 난다고 해도 돌리는게 정말로 즐거우셨던 모양이네요. 그러니까 밤새 그렇게 돌릴 수 있었던걸테고요. 그리고 진짜로 해본다면 해볼 수도 있겠지만 사양하겠습니다. ㅎㅎㅎㅎ 주아주 요새 빨리...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저보다는 빨리 주무시는 추세고.. 잠을 억지로 참으면 몸에 안 좋아요. 억지로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거든요.
실제로도 많이 있는 성격이지만.. 동시에 실제로 많이 피곤한 성격이죠. 뭐 조금 자신의 멋대로인것은 좋은데 그래도 기본적으로 지키는 선이 있어야 그것도 받아주기 좋잖아요?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자기 중심으로만 돌아가야한다는 분. 이런 분은 피곤하죠. 서로서로 정말 잘 맞는 파트너라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술을 마셔본적이 없다라. 그런데 어떻게 두 입만 마셔도 얼굴이 새빨개진다는걸 아는거죠? 모순이잖아! 이거! 저에게 사기를 치는군요! 거짓말을 하다니. 이거이거. 안되겠군요. 주아주.(씨익) -
969 주아주 (7263E+59) 2016. 12. 24. 오후 10:48:43주아주가 이제 돌아와서 갱신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예요, 건우주! 건우주께서는 오늘 하루, 잘 보내셨나요? 저는 꽤 즐겁게 보냈답니다. 음, 사실 지금 답레를 쓰려고 했지만 몸도 조금 피곤하고 걱정거리가 생겨서... 답레는 내일 드릴게요, 건우주. 정말로 미안해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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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 건우주 (9785E+58) 2016. 12. 24. 오후 11:04:49안녕하세요. 주아주.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에요. 즐겁게 보냈다고 하니까 다행이에요. 하지만, 걱정거리라니. 대체 무슨 걱정거리가? 뭔진 잚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이런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그렇게 걱정거리가 생기면 안되잖아요. 안 그래요?
그리고 미안할게 있나요. 당연히 오늘은 쉬어야죠. 놀다가 돌아왔는데.. 거기다가 벌써 이 시간인데. 오늘 하루는 푹 쉬세요.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주아주. 푹 쉬고 내일 그냥 편한 시간대에 천천히 써주세요. 저는 정말로 괜찮으니까요.
왠지 이렇게나마 레스가 올라올 것 같긴 했는데 정말로 올라왔네요.(토닥토닥) 다시 말하지만 미안해하기 없기에요. 걱정거리가 있다고 하니.. 일단 충전부터..(꼬옥(토닥토닥(쓰담쓰담) -
971 주아주 (7263E+59) 2016. 12. 24. 오후 11:29:19안녕하세요, 건우주! 네,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예요. 저는 즐겁게 보냈답니다. 친구랑 맛있는 것도 먹고, 공연도 보고, 크리스마스 노래도 듣고... 재밌었어요. ㅎㅎㅎㅎㅎ 아, 그리고 걱정거리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괜찮아요. 어떻게든 될거예요, 네. ㅎㅎㅎㅎ
그리고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정말로 이리 늦게 올줄은 몰랐네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크리스마스 인사는 12시 되면 바로 하려고 했는데... 건우주께 인사를 받은 이상 지금 똑같이 해야겠네요. 네,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건우주! 해피 크리스마스! 이미 케빈은 TV 속에 나오고 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당연히 이렇게나마라도 레스를 올릴 생각이었다구요? (방긋) 배려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건우주. 걱정거리는... 괜찮아요. 뭔가 되게 오랜만에 받는 충전인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저도 똑같이 역충전이예요! (꼬옥) (토닥토닥) (쓰담쓰담) -
972 건우주 (9785E+58) 2016. 12. 24. 오후 11:40:17괜찮다고 하니 저는 믿어야죠. 사실 12시에 할까 했지만 크리스마스는 24일부터 시작이잖아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해도 늦지 않는다구요. ㅎㅎㅎㅎ 아무튼 즐겁게 놀았다고 하니까 다행이에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의 시작. 그리고 내일은 또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어야죠?
그리고 케빈형은...ㅎㅎㅎㅎㅎㅎㅎ 오랜 친구라서 반갑습니다. 사실 지금 보고 있진 않지만요. 그래도 내일도 케빈형이 나올거라고 믿어요. 저의 오랜 친구. 오랜 형님. ㅎㅎㅎㅎ 크리스마스마다 봐서 이제는 안 보면 섭섭할 것 같네요.
그리고 걱정거리..뭔진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될거에요. 정말로요. 그리고, 배려는 당연히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막 피곤한데 제가 아! 왜 레스 안 올려요! 주아주!! 이러겠어요? ㅎㅎㅎㅎㅎ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받는 충전이라. 그럼 앞으로 좀 더 자주자주 해야할까요? ㅎㅎㅎ 주아주의 역충전도 아주 잘 받았습니다. 남은 레스도 이제 약 30개 정도. 빠르네요. 어쩌면 1월 1일 되기 전에 1스레가 터질 것 같은 예감이에요. 새해는 2스레에서 맞을지도 모르겠는데요? -
973 주아주 (7263E+59) 2016. 12. 24. 오후 11:56:02아, 크리스마스는 24일부터 시작이었군요! 어쩐지 길거리에 커플들의 모습이 꽤 보여서 울 뻔 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따뜻해 보이시더라구요... ㅠㅠㅠㅠㅠ 그, 그래도 굴하지 않고 즐겁게 놀았습니다! 솔로는 강한 법이예요! 내일도 또 즐겁게 놀 수 있기를 바래요. 이번에는 건우주도 같이! ㅎㅎㅎㅎ (방긋)
그리고 확실히 케빈은 이제 안 보면 섭섭하죠. 크리스마스 때마다 돌아오는 만인의 친구! 저는 케빈이라고 부를거예요. 영화 속 케빈은 언제까지나 어리고 영특한 남자애니까요!
그리고... 네. 걱정거리는 어떻게든 될거예요. 아무래도 오늘 잠도 푹 자긴 글렀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건우주, 지금 저한테 레스 안 올린다고 짜증 내시는 건가요?! 그런거예요...? (울먹) 건우주, 그렇게 안 보이셨는데... (연기 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자주자주 충전 받으면 저는 좋아요! 저도 건우주, 충전 자주자주 해드릴거니까요! 그리고 남은 레스도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어쩌면 정말로 올해 안에 1스레가 터질지도 모르겠어요. 새해를 2스레에서 맞는다면... 뭔가 되게 신기할 것 같아요! 새출발의 느낌이 가득해! -
974 건우주 (53178E+54) 2016. 12. 25. 오전 12:04:45바로 옆에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왜 말이 그렇게 되나요?! 여기톤 뭡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늘 잠도 푹 자긴 글렀다라. 그렇다는 것은, 평소에도 잠을 푹 자긴.. 아. 새벽에 자주 깨셨죠.(토닥토닥) 괜찮아요. 잘 될거니까요.
그리고 커플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겠죠. 24일. 이브니까요. 이브는 커플들의 날입니다. 그래서 전 오늘 얌전히 집에 있었답니다. 집 밖은 매우 위험해요. 특히 오늘같은 날은 말이죠. 건우와 주아라면 보란듯이 거리를 활보하겠지만요. ㅎㅎㅎㅎ
그리고 내일은 저도 함께인건가요? ㅎㅎㅎㅎㅎ 당연히 함께겠죠. 물론 크리스마스....에 일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이 끝나면 프리하니까요. 그러니까 주아주와 함께 할 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부디 주아주도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길..! 아. 오늘 25일이죠? 메리 크리스마스!!(윙크)
그리고 좋다고 하니 자주자주 충전해줘야겠네요. 이리 와요. 주아주. 앞으로 자주자주 충전해줄테니까요. 그리고 지금 속도로 가면 100% 새해는 2스레에서 맞이하게 될거에요. 진짜 얼마 안 남았으니까요. 하루에 돌리는 레스만 해도 5개 정도 되니까... 5일이면 끝나잖아요? -
975 주아주 (95475E+55) 2016. 12. 25. 오전 12:22:31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법이죠! (윙크) 어때요? 저 연기 많이 늘었죠? ㅋㅋㅋㅋㅋㅋㅋ (태연) 음... 네, 사실 어젯밤도 새벽에 깼었답니다. 그래도 오늘은 의외로 푹 잘지도 모르니까요. 기대해봐야죠!
그리고 커플들... (눈물) 네, 집 밖은 위험하더라구요, 정말로. 다들 너무 행복해 보이셔서... 건우와 주아도 그렇게 행복하게 돌아다니겠죠? 반짝이는 거대한 트리도 보구요. ㅎㅎㅎㅎ
그리고 저도 내일은 아마 프리할테니까요. 건우주와 함께 할 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그러니 건우주께서도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시기를! 12시가 지난만큼, 제대로 인사할게요.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건우주! (윙크) 착한 건우주께 주아주 산타가 선물을 줄게요. (주섬주섬) (크리스마스 케이크 건네기) 비록 건우주께서는 많이 우셨지만요. ㅎㅎㅎㅎㅎㅎ
건우주께서도 이리 와주세요. 앞으로 저도 많이많이 충전해 드릴테니까요! (꼬옥) (쓰담쓰담) 그리고 확실히 지금처럼 간다면 새해는 2스레에서 맞이하겠네요. 5일이면 끝난다라... 뭔가 안 믿기는 수치예요! 세상에! 말도 안돼! 둘이서 1000을 다 채운다니! 하는 느낌일까요? 정말로 믿기지 않네요, 분명한 사실인데. ㅋㅋㅋㅋㅋ -
976 건우주 (53178E+54) 2016. 12. 25. 오전 12:26:10그럼 오늘은 조금 빠르게 주무시는게 어떨까요? 저와 잡담을 나누는것도 좋지만... 그래도 피곤한데 무리하게 잡담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물론 무리하지 않는다면 잡담을 나눠도 좋지만요.
그래도 오늘은,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서...아니라서..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커플들에게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줄까보냐! 물론 건우와 주아의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만들어주고 싶지만요. ㅎㅎㅎㅎㅎ 아무래도 예쁜 애들이니까요. 반짝이는 거대한 트리 밑에서 손 잡고 선물 교환도 하고 되게 좋을 것 같지 않나요? 전 대충 그런 느낌이랍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저에게 선물을 주는건가요? 고마워요! 선물을 주시고.. 그렇다면 건우주 산타도 선물을 줘야겠는데요?(가방을 열기(장미꽃다발 주기) 자. 어서 받으시죠. 주아주! 예쁜 꽃다발을 줄테니까 잘 키우시라구요.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저도 충전인가요? ㅎㅎㅎㅎ 그럼 사양않고..(다가가기) 2스레야 얼마든지 세우면 되니까요. 둘이서 1001 채웠습니다. 네. 진짜로 어떻게든 채웠습니다. 정말로 길고 길었는데 그게 이뤄지네요! 다만 인증코드 까먹어서.. 아무렴 어때요! 누가 사칭이야 하겠어요? 안 그래요? ㅎㅎㅎㅎ 그러니까 슬슬 믿으세요. 이제 진짜로 2스레가 코 앞이니까요! -
977 주아주 (95475E+55) 2016. 12. 25. 오전 12:48:20음... 물론 피곤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긴 한데, 그래도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요! 1년에 단 하루밖에 없는 날! 그러니 조금만 더 건우주랑 잡담하고 싶답니다. 물론 건우주께서 피곤하지 않으시다면요!
그리고 이번에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네요. ㅋㅋㅋㅋㅋㅋ 솔로들의 바람이 이루어졌어요! 물론 건우랑 주아는 예쁘게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만들어주고 싶지만요. ㅎㅎㅎㅎ 저도 비슷한 느낌이랍니다! 서로 손도 꼬옥 붙잡고, 입김을 호호 불며 함께 마주 웃기도 하구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저한테도 선물이 있는 건가요? 저, 되게 많이 울었는데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기쁘게 받을게요! 예쁜 꽃다발 고마워요, 건우주! 음... 잘 말려서 드라이플라워 만들면 안될까요?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데...
그리고 언제든지요! (잡아당기기) (꼬오옥) (쓰담쓰담) 아이, 예뻐요~ 착해요, 착해! ㅎㅎㅎㅎㅎ 그리고 진짜로 1001레스를 채우다니... 물론 아직은 아니지만 그래도요! 약 7개월 쯤이 걸렸군요. 그리고 사칭은 걱정하지 마세요. 주아주의 눈은 못 속이니까요! 만약 건우주를 사칭하는 사람이 있다면 혼쭐을 내줄 거니까요! (박력) -
978 건우주 (53178E+54) 2016. 12. 25. 오전 1:03:35피곤한만큼 너무 무리는 하지 마시고요. 정말로. 피곤하면 바로 들어가서 자는거에요! 알았죠? 그럼 저도 잡담을 얼마든지 하도록 할게요! 어쩌면 잡담으로 터지는 것은 아닐까 싶지만요. 아무렴 어떤가요. ㅋㅋㅋㅋㅋㅋ 어차피 새 판 세울거니까요!
그리고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하니 다행이로군요! 슬퍼해라! 커플들아!! 하지만 그럼에도 슬프군요.(눈물) 나도 크리스마스 같이 잘 보낼 수 있는데!! ㅎㅎㅎㅎ 하지만 솔로니까 그냥 얌전히 조용히 친구들이나 혹은 혼자서 보내야겟습니다. 케빈 형과 해리도 같이 하겠지만요.
아무튼 많이 울면 어떤가요? 제가 주고 싶어서 주는건데. 그런 의미에선 아무런 문제도 없는겁니다. 무엇보다 주아주 산타가 먼저 줬잖아요? 이제 이 케이크 먹으면 되나요? 자. 주아주. 앉으시죠! 같이 먹도록 해요! 커팅식 하면 되겠네요.(칼 꺼내기)
그리고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도 된답니다. 이제 그 꽃다발은 주아주의 것이니, 주아주가 자유롭게 하시면 되는거니까요! 그리고 예쁘다니! 전혀 예쁘지 않다구요! 전! 주아주야말로 귀여운거지!! 그리고 사칭...ㅎㅎㅎㅎㅎㅎ 설마 이제와서 참치에서 저를 사칭할 이가 있을지도 의문이지만요. 그래도 주아주가 그렇게 말하니 든든한데요? 네. 정말로 든든해서 인증코드는 굳이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조금 이를지도 모르지만 2판에서도 잘 부탁합니다! 주아주! -
979 주아주 (95475E+55) 2016. 12. 25. 오전 1:17:27네, 알겠습니다! 건우주께서도 피곤하시면 언제든지 바로 주무세요. 억지로 붙잡아두고 싶진 않으니까요. ㅎㅎㅎㅎㅎ 잡담으로 터진다라... 여러모로 엄청난걸요, 그거?! 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상관없겠지만요!
그리고 비록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커플들은 잘 살거랍니다... 네... ㅠㅠㅠㅠ 저도 솔로니 올해의 크리스마스도 얌전히 보내야겠네요. 슬프다... ㅠㅠㅠ 그래도 이제는 해리도 나오고 있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
우는 아이에게는 산타는 선물을 주지 않으니까요. 아, 그런데 저는 아이가 아니니 상관이 없던 거로군요! ㅋㅋㅋㅋ 그리고 케이크를 같이 나눠 먹는건가요? 저는 좋아요! (착석) 커팅식 후에 특별히 케이크 위의 초콜릿은 건우주 드릴게요. ㅎㅎㅎㅎ (박수 칠 준비)
그러면 드라이플라워를 만들어야겠네요! 병에 예쁘게 담아야겠어요. 예쁜 내 꽃다발! (행복) (꽃 말리기) 그리고 건우주께서는 예쁜이이신걸요? 와아! 건우주, 정말로 예쁘세요! (해맑) 그리고 진짜로 건우주를 사칭해도 알아볼거예요. 건우주 특유의 느낌과 저의 감을 통해서요! (든든) 저도 조금 이를지도 모르지만 2판에서도 잘 부탁드려요! -
980 건우주 (53178E+54) 2016. 12. 25. 오전 1:22:42저는 아마 2시가 되면 예정대로 자러 갈테니까요. 그때까진 괜찮아요. 그리고 조금 늦어도 내일은 크리스마스고.. 주아주야말로 걱정되는걸요. 여행 갔다오셨는데 피곤하신거 붙잡고 있는것은 아닌가 싶어서 말이에요. 그리고... 같이 보내도록 해요. 조용한 크리스마스. 물론 저는, 내일 나갈 일정이 있어서..(눈물) 잠시 커플들의 길을 걸어야하지만 죽지는 않겠죠. 흑흑. 혹시 제가 죽으면 주아가 잘 보이는 곳에 묻어주세요. 알았죠?
그리고...우는 아이.. 아이는 미성년자...(빤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도 봐주도록 할게요! 1주일 뒤면 주아주도 20살이 되니까요! 그러니까 그 기념으로 특별히 봐드리는겁니다!! 이번만이에요. 알죠?(윙크) 그리고 그 초콜릿은 주아주에게 주도록 할게요. ㅎㅎㅎㅎ 어른으로서 양보하는겁니다. 자. 받으세요. 아~~
ㅎㅎㅎㅎㅎ 꽃이 말라가는군요. 부디 예쁘게, 예쁘게 잘 보관해주세요!! 그리고 전 예쁜이가 아니라구요! 주아주야말로 귀염둥이면서!! 그리고 제 특유의 느낌이 있는건가요? ㅎㅎㅎㅎ 그건 잘 모르겠네요.
아. 하지만 저도 주아주는 금방 구분할 것 같은걸요? 주아주는 그 특유의 뭔가 편안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 있으니까요! -
981 주아주 (95475E+55) 2016. 12. 25. 오전 1:39:19역시 그렇군요. 다행이예요! 저는 괜찮답니다~ 아예 늦게 자면 더 피곤해서 푹 자지 않을까, 생각 중이예요. 네, 같이 보내봐요. 조용한 크리스마스. 잠시 나갈 일이 있으셔도 건우주께서는 괜찮으실거예요! 이브에 나갔던 저도 이렇게 살아있잖아요? ㅎㅎㅎㅎ (윙크) 그리고 건우주께서 죽으시면 안돼요!! 주아랑 저도 따라 죽을거예요!! 건우주께서 죽으시면 건우도 죽는다구요!!
그, 그리고 미성년자는 아이가 아니라구요... (시선회피) 봐주는 게 아니예요! 아뇨, 모른다구요! 저는 아이가 아니예요! 나는 성인이다아아!! (확성기) 그리고 아이가 아니니 저는 그 초콜릿을 먹지 않겠습니다. (단호) (입 막기)
네, 꼭 예쁘게 말려서 오래오래 향기롭게 잘 보관할게요! 무려 건우주의 선물인걸요? ㅎㅎㅎㅎ 그리고 건우주께서 스스느를 예쁜이라고 인정하신다면 저도 인정할텐데... ㅋㅋㅋㅋㅋ (거래 시도) 그리고 건우주 특유의 느낌이 있어요. 뭐랄까... 예의 바르고, 정중하고, 부드럽고, 배려심 넘치는? 그런 느낌이예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저도 특유의 느낌이 있는 건가요? 그런 느낌이라. 세상에, 엄청나게 영광인걸요? 저는 상당히 조용한 느낌일 줄 알았거든요. ㅋㅋㅋㅋㅋㅋ -
982 건우주 (53178E+54) 2016. 12. 25. 오전 1:51:39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시라고 해도 바람쐬고 영화보러 갔다올까 생각중이거든요. 요즘 집에만 좀 계속 있다보니 영 찌뿌퉁해서 말이에요. 바깥 산책 좋아하는데..요새 여러가지로 일이 있다보니, 계속 집에서 시간 보내고 이런 느낌인지라... 슬슬 밖에도 좀 나갔다 오려고요. 영화관... 자살행위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되겠죠. 설마 죽기야 하겠어요? 그리고 주아주가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꼭 살아서 와야겠네요! 아직 20살도 못 된 꽃다운 분이 죽으면 안되잖아요? 안 그래요? ㅎㅎㅎㅎ 꼭 살아서 돌아오겠습니다! 그리고 건우가 죽을리가 없잖아요? 건우는 이야기 속에서 잘 살아갈겁니다. 비록 글로서 표현이 안될 뿐..(눈물)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봐주는 거 아니에요? 진짜로요? 안 봐줘도 괜찮아요? 원칙대로 가보는게 좋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성인 아니잖아요! 주아주! 19살이면서!! 더 정확히 가자면 만 20세가 되어야 성인이 되는건데, 그렇게 되면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하는거 알죠? 주아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진짜로 안 먹어도 되는건가요? 초콜릿은 아이 어른 상관없잖아요? 싫으면 제가 먹어도 되지만요. 아~~
그리고 인정하라니요. 저는 예쁜이가 아닌데 어떻게 인정합니까! 주아주는 귀엽지만 전 예쁜이가 아니라구요! 그러니까 그 거래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불공정거래에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저는 그런 느낌인건가요? 고마워요. 그렇게 평해줘서요. 진짜로요. 예의바르고 정중하고 부드럽고 배려심.. 스스로는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그렇게 보인다고 하면 기분이 좋은걸요? 그리고 주아주도 특유의 느낌이 있어요. 편안하면서도 부드럽고, 뭔가 되게 물 같은 분이에요. 잔잔하게 흐르는 분. 제가 느끼는 느낌은 대충 그런 느낌이랍니다. 음..그리고 어느새 시간이 새벽2시가 다 되어가네요. 저는 이쯤에서 슬슬 퇴장하도록 할게요. 좀 더 대화나누고 싶지만 주아주 피곤하실테니..계속 붙잡을 순 없죠. 안녕히 주무세요! 주아주! 하루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
983 주아주 (95475E+55) 2016. 12. 25. 오전 2:09:41아, 바람 쐬고 영화 보는 거 좋죠! 계속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 찌뿌둥하긴 하니까요. 네, 이번에 바깥 나들이 다녀오시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무, 물론 커플들이 가득할지도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요! 주아가 마음만이라도 따라갈테니까요. ㅋㅋㅋㅋㅋㅋ 네,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건우주. 만약에 살아 돌아오시지 않는다면 다잉 메시지로 건우주를 쓰고 죽을 거예요! (협박) 그리고 글로서 표현이 안된다고 하면 건우의 시간은 흘러가지 않는다구요?! ㅋㅋㅋㅋㅋㅋ 안돼요, 안돼! 그러면 안돼요!
그리고 안 봐주셔도 괜찮다구요? 무, 물론 만 20세가 성인이긴 하지만... (시선회피) 그, 그렇게 따지자면 저는 건우주께 단 한 번도 성인이 되지 못하는 거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돼!! (절규) 그리고 확실히 초콜릿에는 아이, 어른이 없지만... (시선회피) 흠흠, 그러면 특별히 이번에는 제가 먹을거예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순순히 받아먹는 거예요? 초콜릿이 엄청 좋다거나, 그런거 아니니까요! 아~ (입 벌리기)
그리고 불공정거래라뇨! 얼마나 공정한데요! 자, 어서 인정하시죠, 예쁜 건우주! (박력) 그리고 네. 그런 느낌이예요, 건우주. 물론 거기에 더하기, '짓궂음'이랑 '장난기 많음'이 들어가야 건우주의 완성이지만요.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저는 그런 느낌이었군요. 물이라... 우와, 처음 듣는 소리라 되게 부끄럽네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정말 고마워요, 좋게 평가해주셔서!
그리고 확실히 새벽 2시네요. 네, 건우주도 이제 주무셔야 하니까요. 안녕히 주무세요, 건우주. 다시 한번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내일 즐거운 하루를 보내시기를! -
984 주아 - 건우 (95475E+55) 2016. 12. 25. 오전 11:09:44산책로를 어디로 갈지를 정하려고 하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 자신에게 3개의 산책로에 대한 사진과 설명을 해주는 그의 모습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아까 버스에서 자신이 자고 있을 때 건우는 산책로를 찾고 있었다는 것.
순간 밀려드는 미안한 마음에 깨워주면 좋지 않았겠냐고 얘기하지만 건우는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행복한 표정으로 잘 자고 있는 애를 어떻게 깨우겠냐며, 찾는 것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고 건우는 웃으면서 얘기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자는 얼굴도 마음껏 만끽 했다고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어 얘기하는 그의 말에 결국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다.
"하핫, 나 그렇게 깨우기 힘들 정도로 행복하게 자고 있었던 거야? 음, 확실히 그렇게 행복한 꿈을 꾸긴 했어. 정말로, 너무나도 행복한 꿈. 그래도 깨워줬으면 좋았을텐데. 건우, 너 혼자 찾느라 고생한 거니까 말야. 그런데 볼에 입 맞추고 싶었다니... 만약에 네가 그랬으면 아마 반장이 가만 안 있었을걸? 너랑 나, 둘 다에게 한소리 했을거야."
새삼 아까 자신들을 계속해서 감시했던 반장의 매서운 눈빛을 떠올린다. 그리고 잔소리 했을지도 모르는 반장의 모습을 떠올리자 순간 한기가 훅 끼쳐 조금 두려운듯 하하, 웃는다.
그래도 깍지 낀 손을 더욱더 부드럽게 잡는 건우의 손의 따스한 온기에, 두려움은 떨쳐내고 잠시 고민에 빠진다.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 3개. 각자 나름대로의 매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고, 자신도 건우와 함께라면 어디든지 다 좋았기에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건우는 계속해서 고민하는 자신의 모습에 결국 사다리타기를 하려는 듯이 사다리타기 앱을 켜려고 했고, 그 순간, 고민을 마치고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는 빙그레 웃으면서 건우에게 첫 번째 산책로를 가고 싶다고 대답한다. 자신의 꿈이 떠오르는 그곳에 같이 가달라는 자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건우는 고개를 끄덕인다.
저는 자신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며, 무슨 꿈을 꿨는지 물어보는 건우의 질문에 잠시 말을 아낀다. 말해주기 싫은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신의 느낌과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그것을 걱정하고 고민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이내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하고는 천천히 입을 연다.
"으음... 건우, 너의 꿈을 꿨어. 눈을 떴을 때, 나는 넓디 넓은 푸른 들판에 누워 있었어. 바람은 시원하게, 잔잔히 불어왔고, 들판에는 이름모를 들꽃들이 한가득 피어있었어. 붉게 타오르는 노을이 앞에서 빛을 비췄고, 그 빛 아래에 너와 내가 함께 누워 있었어. 너는 하얀색 고양이, 나는 검은색 고양이를 꼬옥 껴안고 말야. 잠든듯이 두 눈을 감고있는 편안한 표정의 너를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나도 눈을 감고 잠들었어. 응... 정말로 행복하고 편안했어. 정말로 기분 좋은 꿈이었어."
서로 손을 꼬옥 잡은 채 천천히 로비 밖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차분히, 다정한 목소리로 자신의 꿈을 건우에게 설명해준다. 응, 정말로 행복한 꿈이었어. 가볍게 덧붙이며 그에게 환히 웃어보인다.
아까같은 그런 꿈을 내가 다시 꿀 수 있을까? 언젠가는 다시 꿀 수 있을까? 나는 모르겠어, 건우야. 그런 행복한 꿈을 꾸다보면 조금 무섭기도 하거든. 눈을 뜨면, 내 앞에 네가 없는 건 아닐까, 하고 말야... 그래서 눈을 감았어. 잠들었어. 하지만... 다행이야. 다시 눈을 떴을 때도, 너는 내 옆에 있어줬어. 지금도 말이야.
밖으로 나서자 느껴지는 시원한 가을바람과 맑은 공기. 푸른빛 하늘과 빛나는 태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의 손을 더욱더 꼬옥 잡는다. 그래, 지금 느껴지는 이 모든 것들. 이 모든 것들은 절대로 꿈이 아니야. 그러니까... 내 손을 잡고 있는 너도, 절대로 꿈이 아니야.
잠시만 실례한다는 건우의 말에 웃으면서 알겠다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다시 스마트폰을 켜서 위치탐색 앱을 실행하는 그를 가만히 바라본다. 곧 화면에 떠오른 첫번째 산책로로 가는 길의 안내를 바라보면서 건우는 자신을 데리고 함께 천천히 다시 걸음을 옮긴다.
그의 옆에서 똑같이 걸음을 옮기며 무안한 듯, 난감하게 웃으며 사과하는 그에게 해맑게 웃어보인다.
"아냐, 괜찮아. 당연히 헷갈릴 수도 있지, 뭐. 우리 둘 다 여기는 처음 와보니까 말야. 그리고 맞아. 확실히 첫 번째 산책로는 정말로 평화로워서 둘이서 산책 즐기기 딱 좋은 것 같아, 건우야."
분위기를 바꾸면서 웃음으로 난감함을 감춰보려고 애쓰는 건우의 모습을 정확하게 눈치챈다. 그렇지만 짐짓 모르는 척, 태연하게 웃으며 그의 말을 받는다.
그렇게 안내를 보며 천천히 약 10분 정도를 걷고 걷자 저 앞쪽에 드디어 목적지인 휴양림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도 더 거대하고 아름다운 푸른색 숲. 녹색으로 반짝이는 그 숲에는 이미 다른 사람들도 꽤나 있었다.
인기가 많구나, 하고 생각하며 벌써부터 느껴지는 듯한 신선하고 맑은 공기에 작게 미소짓는다. 잠시 그렇게 발걸음을 멈추고 건우와 같이 숲을 바라보다가, 건우가 자신을 바라보고는 생긋 웃으면서 그럼 가볼까? 하고 얘기하자 똑같이 마주보고 웃는다.
"응! 가보자, 건우야. 너의 에스코트는 나, 엄청 믿고 있으니까 말야. 즐거운 산책을 즐겨보자."
잠시 그렇게 웃다가 천천히 다시 멈췄던 발걸음을 옮긴다. 마치 꿈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미묘한 비현실적인 기분에, 자신도 모르게 건우의 손을 조금 더 꼬옥 힘주어 잡는다.
/ 천천히 답레를 쓰고는 지금 올립니다! 그리고 또 이런 말, 언젠가는 할지도 모르는 거니 솔직하게 얘기하는 거라구요. 거짓말은 하면 안되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해맑) 그리고 당연히 건우주를 신뢰하지만 악당 모드의 건우주는 의심한다구요? 하나만 확실하게는 불가능이예요! 왜냐면 둘 다 건우주니까요. 그래도 얌전히 안기시는 것은 정말로 예뻐요! 아이, 귀여워라~ 착해요, 착해~ ㅎㅎㅎㅎㅎ (꼬오옥) (쓰담쓰담)
그리고 저의 동물잠옷... ㅋㅋㅋㅋㅋ 고양이 잠옷만 귀엽다니까요! 그래도 역시 건우주께는 눈물이 최고군요. 자, 이제 건우주의 타임머신이 부서졌으니 저만 과거로 가면 되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 농담이예요! 저도 현재의 건우주와 있을거예요. ㅎㅎㅎㅎ 과거의 건우주는 저를 모르시니까요.
그리고 뒷골목을 까먹었었어요, 진짜로... ㅋㅋㅋㅋㅋㅋㅋㅋ 음, 그건 노래방이 아닌가요? 뭐라고 하더라, 그거? 주점인가? 아닌데? (갸웃) 어디서 배웠냐구요? 뉴스에서요! (해맑) ㅋㅋㅋㅋㅋ 저는 안 가요! 술 못 먹는다구요! 불량배지만 안 가요! 그리고 끌고 가도 좋다고 건우주께서 스스로 허락하신 거예요? 그쵸? 저, 나름 힘 세다구요? 자, 어서 가시죠! (덥썩) (끙끙) (부들부들)
음... 확실히 돌리는 게 정말 즐겁긴 했으니까 그렇게도 해볼 수 있었던 거겠죠? 그런데 사양하시는 건가요? 조금 아쉽네요... 저는 괜찮거든요. 억지로 잠을 참는 게 아니라 왠지 다시는 그렇게 밤을 새고 그러는 걸 못 해볼 것 같아서요. 여유로운 지금에 한 번쯤 다시 해보고 싶었어요. 뭐, 건우주께서 그러시다면야 저도 괜찮지만요. ㅎㅎㅎㅎ
그리고 그런 성격은 실제로 많이 피곤하죠. 선을 넘나들며 피곤하게 만드시고... 이 세상은 자기 자신이 중심이 아닌데. 다같이 살아가는 건데 말이예요. 네, 건우주와 저, 서로에게 정말 잘 맞는 파트너라 정말 다행이예요.
그리고 사기 치는 거 아니예요! 아빠가 술 먹어보라고 맥주를 주셨는데 그걸 거부할 순 없잖아요? 그러니까 막 한 잔씩 이렇게 직접 술 마셔본 적은 없지만 얼굴이 빨개지는 걸 아는거죠. 모순이 아니라구요! 에잇, 몰라요! 배째시죠! 벌을 주실거면 어서 주세요! 그렇게 수상한 미소만 짓지 마시고! (박력) -
985 건우 - 주아 (53178E+54) 2016. 12. 25. 오후 1:19:42생각도 못한 꿈의 내용을 듣고서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게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고 꾸는 꿈의 내용이 내가 나오는 꿈이었다니. 거기다가 나는 하얀 고양이, 주아는 검은 고양이. 하얀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난감하게 웃을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행복하고 편안하면서도 기분 좋은 꿈이라고 하니, 다행이라고 느끼면서 나는 주아를 데리고 휴양림 산책로로 향했다.
핸드폰의 힘을 빌려 걷기를 약 10여분. 우리의 눈 앞에는 푸른 빛을 뽐내고 있는 거대한 휴양림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도 들어가고 있는 휴양림을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주아의 꿈 속에 나온 풍경도 저런 느낌의 풍경이었을까? 물론 주아가 말한건 들판이니까 조금 다른 느낌이겠지만 그 분위기는 지금 저곳에 보이는 평화로움과 비슷한 느낌일까?
나는 주아의 꿈을 직접 보질 않았으니, 그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러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주아에게 에스코트를 해주겠다고 말하자 주아는 나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엄청 믿고 있으니 가보자고 답해왔다.
손에 손을 꼬옥 잡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주아의 꿈이 계기가 되어 선택한 이 산책로가 주아에게도, 나에게도 즐거우리라고 믿으면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이내 들어온 휴양림. 그 안은 정말로 맑고 시원한 공기로 가득했다. 숲 밖의 공기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여기는 정말로 마시는것만으로도 정신이 맑아질 정도로 공기가 매우 맑고 시원했다. 말 그대로 정말로 깨끗하고 웅장한 숲속에 들어온 느낌.
그 속에선 아름다운 새들의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었다. 각기 다른 울음소리지만, 그 울음소리는 조화를 멜로디를 만들고, 그 멜로디는 화음을 이뤄서 귓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이 느낌을 노래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새들의 노랫소리에 맞춰서 나도 모르게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그 새들의 울음소리에 맞추듯이 경쾌하고 밝은 느낌으로 휘파람을 불면서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천천히 걸으면서, 또 다시 만들어낸 즉흥곡을 흥얼거리다가 입을 꾹 닫고 고개를 돌려 주아를 바라봤다.
"어때? 꿈 속과 비슷한 느낌이야? 물론 꿈과 완전히 똑같진 않겠지만 분위기라면 나름대로 닮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 산책로로 온 이유 자체가, 주아의 꿈을 듣고서 선택한거기도 하기에, 주아에게 물어보았다. 닮았다라는 대답이 나오는 것을 기대하면서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춘 후에 깍지 낀 손의 반대편 손으로 크게 기지개를 켰다.
"진짜로 좋다! 여기! 공기도 맑고, 개운하고, 상쾌하고!!"
주변의 눈치는 보지 않고 큰 목소리로 얘기하면서 기분 좋게 웃었다. 다른 산책로도 좋았지만 여기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비록 푸른 나무들과 여기저기서 울리는 새 울음소리밖에는 특별한게 없었지만 그런 소소하면서도 작은 아름다움이 너무나 보기 좋았고 아름다웠다.
끄응 하는 소리를 내면서 크게 기지개를 켜면서 몸에 남아있는 찌뿌뚱한 기운을 숲 속 너머로 모두 날려버리면서, 주변의 모습을 천천히 살폈다. 주변엔 사람들이 아예 없는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이쪽을 보는 이는 없었다. 그러기에 조금은, 조금은 더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슬그머니 깍지 낀 손을 풀었다. 그리고 그 대신에 주아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깍지도 좋지만 이렇게 걷는건 어때?"
팔짱을 끼는것도 생각해봤지만, 그래도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에선 평화로운 분위기를 맞춰보고 싶었다. 물론 팔짱이 평화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단지 좀 더 평화롭고 다정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로비에서 만났던 커플에 지지 않을 정도로 더 다정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기에 나는 어깨에 손을 올리고 주아를 내쪽으로 끌어당기면서 다시 한번 더 거리를 0로 만들어보는 것을 시도했다. 물론 주아가 부담스럽다면 나도 억지로 할 마음은 없었다. 그렇기에 물어본거기도 하고...
그와는 별개로 주변에 보이는 푸른 평화로운 분위기에 취하기라도 한건지, 아까부터 입가의 미소는 좀처럼 사라지질 못했다. 꼭 오늘이 아니더라도 내일도 이렇게 산책을 와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지만, 내일 산책을 한다면, 다른 곳으로도 가보고 싶었다. 예를 들면 말이 뛰어노는 목장이라던가...
//저도 천천히 답레를 써서 지금 올립니다! 그리고 제가 언제 악당모드가 되었나요? 저는 한번도 악당모드가 된 적이...한번은 있군요. 하지만 그거 이외에는 늘 변함없이 건우주였다구요! 그건 그렇고 주아주는 안기고 쓰담쓰담 당하는것도 좋아하지만 누군가를 안고 쓰담쓰담하는것도 상당히 좋아하는군요. 혹시 인형을 끌어안고 주무신다던가 그런 버릇이 있었나요? 뭔가 봉재인형이 된 것 같은 기분이야! 이거!!
그리고 타임머신을 박살냈더니, 저를 두고 과거로 가는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다시 만듭니다! 만들거에요!! 아무튼, 과거의 저는, 그러니까 곰돌이 잠옷을 입고 있을때의 저는 정말로 어린시절. 그러니까 5살때니까 주아주를 보면 이상한 누나가 찾아왔어!! 하면서 도망다니지 않을까요? 저 어릴때는 달리기 꽤 빨랐답니다. ㅎㅎㅎㅎㅎ 못 잡을거라구요!
그리고 거긴 노래방이라기보다는..주점도 아니고.. 그 이름이 따로 있었는데..노래주점이었던가? 아무튼 그런곳일거에요. 아무는 그런 곳은 가면 안됩니다! 절대로 안된다구요! 그리고 질질 끌고 가려구요? 그런데 나름 힘 세다고 한 것 같은데 부들부들거리고 끙끙거리는 것은 제 눈의 착각인걸까요? ㅎㅎㅎㅎㅎㅎㅎ (꿋꿋)
음. 아쉬움을 느낄 정도라. ㅎㅎㅎㅎㅎㅎ 큭. 그렇게 말하면 제 마음이 많이 약해지는데..! 하지만 제가 아무리 오래 버텨도 4시가 한계거든요. 그 이상은 저도 버틸수가 없어서..(눈물) 뭔가 실망을 드린 것 같아서 상당히 죄송한 느낌이네요. 그보다 왜 자꾸 눈물 흘리게 하는거에요!!(적반하장)
맥주라.. 그거, 상당히 약한 술에 속하는데 그것을 먹고 그렇게 될 정도면 주아주는 상당히 술에 약한 편이로군요. 라고 말하지만 처음 먹는 술이라서 그런걸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대충 소주 1병 반 정도는 마실 수 있긴 한데, 그나마 그것도 요즘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서.. 평소에 술을 잘 안 먹으니 주는 것 같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술은 그다지 좋아하지않거든요. 물론 와인은 달콤하고 가볍게 먹는거라서 좋아하지만요. 실제로 먹어보면 포도맛에 알콜이 들어갔다는 느낌이랍니다. 그리고 벌을 주라고요? 좋아요. 주도록 할게요. 딸기우유맛 사탕 당분간 제공 안합니다.(박력) -
986 주아 - 건우 (95475E+55) 2016. 12. 25. 오후 3:33:55건우의 질문에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천천히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한다. 그런 자신의 꿈 내용을 생각도 하지 못했는지, 건우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난감하게 웃는다. 그렇지만 말야, 정말로 행복한 꿈이었어. 응, 정말로 편안하고 기분 좋은 꿈이었어. 가볍게 덧붙이며 그에게 환히 웃어보인다.
그러는 동안에도 건우의 핸드폰을 보며 걸음을 옮겨, 약 10분 쯤을 그렇게 걷는다. 어느새 저 앞에 보이는 푸른 빛의 거대한 휴양림의 모습. 다른 사람들도 꽤나 많이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잠시 멈춰서서 바라본다.
벌써부터 느껴지는 듯한 시원한 공기. 두 눈에 가득한 초록빛. 잠시 그 모든 풍경들을 조용히, 아무 말없이 바라본다. 꿈 속에서도 저런 푸른빛이 가득했는데. 노을에 물든 푸른빛...
조금은 다르면서도 또 비슷한 평화로움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던 중, 건우가 먼저 에스코트를 해주겠다고 말하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는 건우를 바라보며 웃어보이고는 엄청 믿고 있으니 가보자고 대답한다.
서로 꼬옥 맞잡은 손. 뜻이 통한만큼 서서히 앞으로 걸어가는 발걸음. 이제는 아주 익숙하게 서로의 보폭을 맞추며, 그렇게 천천히, 휴양림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맑고 시원한 공기. 자신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쉬며, 그 맑고 깨끗한 공기들을 몸 안에 가득 채운다. 그리고는 발걸음을 천천히 내딛으며 고개를 두리번두리번거린다. 그러자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들. 그 모든 풍경들을 가만히 둘러본다.
마치 숲 속이 자신들을 초대해 준 것 같은 친근한 아름다움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 각기 다른 새들의 소리가 모여 전체적으로 이루어내는 하모니. 마치 하나하나의 작은 소리가 모여 전체적인 숲의 소리가 만들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소리들에 맞춰서 들려오는 가벼운 휘파람 소리. 그 휘파람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보자 건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건우도 한 마리의 새가 된 양, 경쾌하고 밝은 느낌으로 휘파람을 불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건우를 멍하니 바라본다. 마치 이 전체적인 숲과 하나가 된 듯한 모습. 어렸을 때 자주 읽었던 동화같은, 아까의 자신의 꿈같은, 그런 비현실적인 느낌을 받으며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그의 휘파람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그의 즉흥곡을 들으면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다보니, 어느새 휘파람 소리가 뚝 끊긴다.
갑자기 끊어진 휘파람 소리에 놀라 건우를 돌아보자 건우도 입을 꾹 닫고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본다. 그렇게 자연스레 마주쳐진 두 시선과 시선. 건우는 이어서 어떠냐며, 꿈 속과 비슷한 느낌이냐고 물어온다.
"응, 비슷한 느낌이야. 정말로 예쁘고, 평화롭고, 시원해. 물론 꿈은 들판이었고 지금은 숲이니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평화로운 분위기가 꽤 비슷해. 엄청 닮았어. 건우, 너의 휘파람 소리도 곁들여지고 있으니까 더 좋아."
빙그레 웃으면서 그의 물음에 솔직하게 대답한다. 그리고 잠시 건우가 발걸음을 멈추자, 자신도 덩달아 자연스레 그 자리에 멈춰선다. 그러자 건우는 자신과 깍지끼지 않은 손을 들어올리며 크게 기지개를 켠다.
그리고 이어지는 진짜로 좋다는 건우의 커다란 목소리와 기분 좋은 웃음. 다른 사람들의 눈치는 보지 않고 그렇게 쭈욱 기지개를 켜는 그를 웃으며 바라보다 자신도 똑같이 기지개를 쭈욱 켠다.
"진짜로 좋다! 맑고 깨끗해!"
그리고는 똑같이 크게 얘기한다. 뭔가 답답했던 속 안이 뻥 뚫리며 시원해지는 기분. 자신의 마음 속을 시원하고 맑은 숲의 공기로 가득 채우며 그렇게 잠시 걸음을 멈춰선다.
주변의 사람들은 다행히 각자의 시간을 보내느라 자신들에게는 관심이 없었고, 다행이다는 생각을 하던 그 때, 건우는 맞잡은 손을 슬그머니 푼다. 순간 놀라 그를 바라보자 건우는 대신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 저의 쪽으로 끌어당긴다. 마치 아까 로비에서 봤던 커플보다 더 다정한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듯이, 그렇게 거리를 가깝게 만드는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입가에 걸려있는 미소. 아, 다행이다. 건우도 여기, 꽤 마음에 드나봐. 작게 안도하며 기분 좋게 웃어보인다.
"응, 난 좋아! 건우, 너랑 좀 더 가까이 붙어있을 수 있는 거잖아? 에잇! 그러면 더 가까이 간다!"
일부러 장난스런 목소리로 선전포고하듯 외치며 그의 옆으로 좀 더 가까이 붙는다. 그리고는 그를 올려다보며 해맑게 웃는다. 어때? 괜찮지? 장난스레 그에게 묻는 목소리는 오늘따라 유난히 들뜬 마음이 가득하다.
/ 솔직히 따지자면 악당 모드는 한 번이 아니었잖아요? ㅋㅋㅋㅋㅋ 제가 알고 있는 건우주는 그런 악당이 아니예요! 그러니까 변함없이 건우주는 아니예요! 그리고 저는 그런 버릇이 없었답니다. 어렸을 때는 그런 것도 같은데... 아무튼 무언가를 껴안고 쓰담쓰담하는 거 좋아해요. 저보다 큰 봉제인형이라니, 좋은데요? 자, 이제 얌전히 안겨 있으세요, 건우주. ㅎㅎㅎㅎ (꼬옥) (쓰담쓰담)
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도 현재의 건우주를 선택했잖아요? 그리고 타임머신은 만들기 쉬운 게 아니라구요. 그런데 도망치는 5살 건우주라니! 물론 저는 저질체력이지만 잡을 수 있다구요! 19살을 무시하지 마시죠! 맛있는 걸로 꼬셔서 쓰담쓰담 해야지!
음... 노래주점이었군요. 저는 안 간다구요. 그런 곳 무서워서 못 가요. ㅋㅋㅋㅋㅋㅋ 그, 그리고 착각입니다! 건우주 눈의 착각이예요! 어서 따라오시죠! (박력) (끙끙) (부들부들)
그리고 괜찮답니다~ 건우주를 억지로 깨워놓게 할 생각은 없어요. 뭐, 언젠가는 다른 기회가 있겠죠. 올지는 모르겠지만요. ㅋㅋㅋㅋㅋ 그런데 적반하장이라니! 또 우시는 건가요?! (당황) 남자를 울리는 여자는 여자로서 실격인데?! 우, 울지 마요, 건우주... (눈물 닦아주기) 저도 똑같이 울어버릴 거라구요... (울먹)
그리고 맥주가 약한 술이라고는 해도 맛이 없어서... ㅋㅋㅋㅋㅋ 아마 술 약한거 맞을거예요. 가족들이 다 약하거든요. 그런데 소주 한 병 반이라니! 대단하시네요, 건우주. 그래도 많이 안 드시는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와인은 맛있나요? 왠지 먹어보고 싶다! 그, 그런데 벌이 그거였나요?! (동공지진) ...괘, 괜찮아요! 없어도 괜찮아요! 괜찮아요... (손 덜덜) (금단현상) -
987 건우 - 주아 (53178E+54) 2016. 12. 25. 오후 5:24:04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푸른빛 녹색, 그리고 그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맑고 시원한 공기, 그리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새들의 울음소리. 그 모든것은 하나의 작품이 되어서 내 음악적 인스피레이션을 마구마구 자극했다. 그리고 나온 것이 나도 모르게 휘파람으로 불면서 맑은 공기와 풍경을 즐겼다. 당연하지만 새들의 울음소리에 맞춰야 했기에 휘파람을 불면서도 새들의 울음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정말로 다채롭고 아름다운 새들의 울음소리에 절로 미소가 흐를수밖에 없었고, 내 휘파람도 계속해서 아름답게 이어졌다. 하지만 계속 휘파람을 불수도 없는 만큼, 중간에 휘파람을 끊자 주아는 갑자기 나를 돌아보았다. 뭐에 그리 놀란걸까? 마치 놀라서 나를 바라보는 것 같은 그 모습에 생긋 미소를 지었다. 내 휘파람에 취하기라도 한걸까? 그럼 좀 더 부를걸 그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주아를 바라보았다.
맑은 공기를 주아와 함께 마시는 와중에 들려오는 내 물음에 대한 주아의 말. 정말로 솔직하게 이곳을 마음에 들어하고 꿈속의 분위기와 더불어서 내 휘파람 소리까지 칭찬해주는 주아의 모습에 생긋 웃는 미소는 흐뭇하게 바뀌었다. 나에 대한 애정까지 굳이 덧붙일 필요는 없는데. 정말로 사랑스러워서 이 애를 계속해서 내 여자친구로 데리고 있어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점마저 들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데리고 있을 생각이지만 말이야.
"평화로운 분위기가 닮았다고 하니까 다행인걸? 나름대로 열심히 찾은 보람이 있어서 말이야. 그건 그렇고, 내 휘파람 소리도 좋은거야? 넌 내가 뭘 하던지 항상 좋아하더라? 괴롭히는게 아니면 말이야. 하기사 이해해. 나도 네가 뭘 해도 좋으니까."
생긋 웃으면서 답한 후에 나는 주변의 사람들의 모습을 슬그머니 살폈다. 이 숲에 들어온 다른 이들은 우리들처럼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 바빴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주아에게서 손을 풀었다. 그러자 주아는 또 다시 놀라서 나를 바라보았따. 놀랄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야 갑자기 이유없이 손을 풀었으니까. 주아의 입장에서는. 하지만, 절대로 나는 이유없이 손을 푼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가까이 있고 싶어서 푼 것이었다. 그 뜻을 슬그머니 담아 주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러자 주아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기분 좋아보이는 웃음. 그리고 주아는 나에게 장난스러벡 선전포고를 외치더니 나의 옆으로 가까이 달라붙었다. 생각도 못한 모습과 들뜬 목소리. 그 2개의 요소에 살짝 놀라 멍하니 주아를 바라보다가 어깨에 올린 손을 슬그머니 올려서 조금 더 길어진듯한 주아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물론 발걸음은 멈춘 그대로였다.
"날이 가면 갈수록 너도 많이 익숙해진 것 같아서 놀라운데? 처음엔 이렇게 어깨에 손만 올려도 당황하고 얼굴이 빨개졌으면서. 너무 익숙해진거 아냐? 하지만, 그런 모습도 좋아. 너의 모든 것이 다 좋거든. 난."
지금 이 모습도 진심으로 사랑스럽다고 느끼면서 주변의 눈치를 보다가 살짝 뺨에 입을 맞추고 빠르게 떼어냈다. 당연하지만 몇번을 한 행동임에도 이 행동만큼은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게 멈추지 않았다. 버스에선 차마 못했던 볼의 뽀뽀. 그것을 능청스럽게 하고서는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두 어깨를 으쓱하면서 주아의 어깨에 다시 손을 올리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찰싹 달라붙은 우리의 거리는 다시 0를 형성했다. 새들의 울음소리는 마치 우리를 향하는 것처럼 더욱 더 아름답게 들려왔고, 푸르고 맑은 공기는 더욱 더 우리를 강하게 맞이해줬다. 끝이 보이지 않는 푸른 터널의 끝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조용히, 조용히 평화로운 분위기 속의 숲길을 걸어나갔다. 그러는 와중에 중간에 쉴 수 있는 벤치가 보였다. 이대로 조금 더 걸어도,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도 상관없겠지만, 조금만 앉아서 쉴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주아의 어깨를 톡톡 치면서 벤치를 가리켰다.
"조금만 쉴까? 걷는 것도 좋지만 숲속의 경치를 앉아서 구경하는 것도 좋잖아? 너와 이야기도 좀 나누고 싶거든. 예를 들면 진실게임을 어떻게 대처할건가..라던가 말이야."
//악당모드가 한번이 아니었다니요? 제가 진심으로 악당모드가 된 것은 강아지 카페로 납치하려는 것밖에 없었는걸요! 그리고 악당이 아니라고 해주는 점에서 전 생긋 웃으면 되는걸까요? 그리고 그런 버릇이 없는 것치고는... 껴안고 쓰담쓰담하는 것을 좋아하는게 조금 의심이 가는데요? 그거 어릴적에 인형을 끌어안는 이들이 많이 좋아하던데 말이에요. 아. 전 어릴때 로봇으로서 대신했답니다. ㅎㅎㅎㅎ 옛날에 장난감 로봇 많았는데 언제부턴가 다 사라져서.. 그거 아직도 있으면 프리미엄으로 팔면 돈 왕창인데! 아까워요! 너무 아까워요!! 매니아들이 그런거 되게 잘 사던데! 안돼! 나 장난감 로봇들아! 다시 돌아와!! 그리고 주아주보다 큰 봉재인형이라니. 역시 인형 끌어안는거 좋아하잖아요!(바둥바둥)
그리고 5살의 저를 맛있는걸로 꼬시다니!! 안 먹힙니다! 전 어릴적부터 먹을 것으로 유괴하는 아저씨를 조심하라고 교육을... 아저씨가 아니네요. 아, 안돼! 위험해! 5살의 나!! 절대로 따라가지 마!!
그리고 묘하게 슬퍼하시는 것 같은데 느낌 탓인가요? 이거? ㅎㅎㅎㅎㅎ 그리고 남자를 울리는 여자는 여자로서 실격이라니. 안되겠군요. 여자를 울리는 남자도 남자 실격이니 울리지 말아야겠네요. 그리고 전 운적이 없답니다. 혹시 악어의 눈물이라고 아시나요? 주아주? ㅎㅎㅎㅎㅎㅎ
그와는 별개로 저는 대체 언제쯤 끌고 가실건가요? 조금 도와줘야하나? 이거? (빤히(꿋꿋) 아. 납치당하는 사람이니까 전 움직이지 않을거랍니다. ㅎㅎㅎㅎㅎ 그래도 아주 조금씩 끌려가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겠네요.(역으로 끌고가기 시도)
그리고 맥주 맛이라. 국산 맥주가 맛이 좀 없는 편이죠. 수입산은 나름 맛있어요. 물론 이것도 취향이긴 한데... 가족이 전부 약하다면 그것은 유전효과로군요. 이해합니다. 가끔 그런 분들이 있죠! 그리고 와인은, 음. 그것도 개인차에요. 물론 포도맛이 나긴 하는데 그래도 알콜이 있거든요. 그리고 딸기우유맛 사탕 정말로 없어도 되는거에요? 그럼 이것도 필요없겠군요.(주머니에서 딸기우유맛 사탕 꺼내기(흔들기) -
988 주아 - 건우 (95475E+55) 2016. 12. 25. 오후 7:54:46자신의 꿈이 생각나는 이곳저곳에 가득한 푸른빛. 싱그러운 녹색의 빛을 두 눈에 한가득 담고, 맑고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를 코로 크게 들이마신다. 또한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렇게 자신의 모든 속을 싱그럽고 평화로운 숲으로 가득 채운다.
그렇게 숲의 모든 것에 집중하고 있을 무렵, 또다른 소리가 자신의 귓가에 들려온다. 가볍고 경쾌한 그 휘파람 소리는 새들의 하모니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또다른 음악을 만들어낸다. 가볍게, 경쾌하게 이어지는 휘파람 소리.
그러나 그 소리는 얼마 안가서 갑자기 뚝 끊긴다. 바로 옆에서 열심히 그 소리를 듣고 있다가 갑자기 소리가 끊기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건우를 바라본다. 건우는 그런 자신에게 생긋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곧 잠시 무슨 생각을 하면서 자신을 바라본다.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그것은 알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입을 열어 건우의 물음에 대답한다. 솔직하게 좋다는 마음을 말로써 표현하며, 건우의 휘파람 소리까지 이어서 칭찬한다. 그러자 건우의 생긋 웃는 미소는 이내 흐뭇하게 바뀐다. 그 모습에 다시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다.
건우는 이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찾은 보람이 있어서 다행이라며, 저의 휘파람 소리도 좋은거냐고 물어온다. 자신은 저가 무엇을 하든지 항상 좋아한다는 그의 말에 키득키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맞아. 나는 네 휘파람 소리도 좋아. 네가 무엇을 하든지 전부 다 좋아! 물론 괴롭히는 것은 제외하고 말야. 아마 똑같을거라고 생각해, 네 마음과 내 마음이.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나는 건우, 너 자체가 정말정말 좋은걸."
부드럽게 눈웃음 지으며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하지만 완전한 진심. 거짓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그런 자신의 진심을, 장난기로 포장하여 그에게 전해본다. 어차피 건우라면 자신의 진심을 알고있을테니.
잠시 그런 생각도 해보며 주변을 둘러본다. 그러자 보이는 많은 사람들. 다행히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없었기에 새삼 안도한다. 그러나 그 안도도 잠시, 곧 슬그머니 자신과 함께 잡고있던 손을 푸는 건우의 행동에 깜짝 놀라 그를 바라본다. 건우는 나랑 손을 잡고 있는 게 싫었던걸까?
그러나 그런 불길한 생각은 얼마 안가 곧 깨져버린다. 왜냐면 건우는 곧바로 슬그머니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 저의 쪽으로 끌어당겼으니. 그런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내 기분 좋은 듯이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장난스레 선전포고를 날리며 그에게로 가까이 더 다가가 붙는다.
자신의 들뜬 목소리와 행동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건우는 살짝 놀라며 자신을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나 건우는 곧 자신의 어깨에 올렸던 손을 더 올려 자신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는다.
정말로 기르고 있기에 조금 더 길어진 자신의 머리카락이 쓰다듬어지는 느낌은 정말로 낯설고도 설렜다. 그렇게 여전히 발걸음을 멈춘 채, 건우는 날이 가면 갈수록 자신도 많이 익숙해진 것 같아서 놀랍다며, 하지만 그런 모습도 좋다고 얘기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웃으며 입을 연다.
"하핫, 그치? 놀랍지? 사실 나도 놀라워. 이렇게까지 익숙해질 줄은 몰랐거든. 처음에는 정말로 네가 어깨에 손만 올려도 당황했었는데 말야."
새삼 건우와 자신이 제법 오래 사귀었다는 것을 실감하며, 주변의 눈치를 보는 건우를 조금 의아한 듯이 바라본다. 그러나 왜 그러냐고 건우에게 물으려 하기도 전에, 건우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 순간 자신의 뺨에 살짝 느껴진 부드러움. 그것은 채 인식도 하기 전에 순식간에 멀어져갔고, 순간 멍하니 건우를 바라본다.
어... 그러니까... 방금 건우가... 내 뺨에...?
"최건우, 너...!!"
순식간에 화악, 물든 얼굴. 그를 소리쳐 부르지만 건우는 그저 능청스레 두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결국 소용없겠다, 싶어 자신의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모른 척하며, 다시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걸어나가는 건우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아무리 익숙해졌다고 해도 역시 이런 쪽의 스킨십은 그다지 익숙하지 않고 두근두근거리는구나...
다시금 거리를 0으로 만들어 서로에게 바짝 붙으며 푸르디 푸른 숲 속의 길을 함께 걷는다. 이제는 아주 익숙하게 맞춰진 걸음의 보폭. 다시금 들려오는 새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건우와 함께 천천히, 천천히, 걸어나간다.
그렇게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며 걷자, 어느새 중간에 쉴 수 있는 벤치가 나타난다. 건우는 그것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어깨를 톡톡 치면서 벤치를 가리킨다. 자신과 이야기도 좀 나누고 싶으니 조금만 쉴까? 하고 제안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응, 그러자. 조금만 쉬자. 내 생각에도 그 부분의 사항은 같이 얘기 좀 해봐야 할 것 같거든..."
특히 태현이가 참여하는 진실게임은 더더욱. 잠시 잊고 있었던 고민거리를 다시 떠올리고는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벤치로 다가가 그 위에 앉는다. 고개를 들어 푸른 숲을 바라보지만 왠지 조금 심란하게 느껴진다.
/ 진심으로 악당 모드는 한 번이었다고 해도 진심이 아닌 악당 모드는 여러 번이었잖아요! 물론 저는 악당이 아닌 평소의 건우주가 더 좋지만요. ㅎㅎㅎ 그리고 어렸을 때 동물 인형을 끌어안는 것은 좋아했어요. 껴안고 자는 버릇이 없었던 것일 뿐! 건우주께서는 장난감 로봇으로 대신하셨군요. 하긴, 남자애들은 그런 로봇이나 자동차를 좋아했었어요, 제 기억에도. ㅎㅎㅎㅎㅎ 그, 그런데 프리미엄으로 팔아서 돈 왕창이라니... 장난감 로봇들을 그리워하는 이유가 돈 때문이었나요?! (동심 와장창) 그런... 저는 아직 동물 인형들 가지고 있는데... (시무룩) 그, 그래요. 돈이죠, 네. 아까울 수 있죠... ㅠㅠㅠㅠ 그리고 인형 끌어안는 거 좋아하는 게 뭐 어때서요! 몸부림치셔도 소용없어요! (꼬오옥)
그리고 어린 건우주는 교육을 잘 받으셨네요? 그런데 이걸 어쩌죠? 저는 아저씨가 아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걱정 말아요, 해치지 않습니다~ (방긋)
그리고 묘하게 슬퍼하는 건 맞아요... 느낌 탓도, 기분 탓도 아니예요. ㅠㅠㅠㅠ 그런데 악어의 눈물이요? (검색) '거짓 눈물 또는 위선적인 행위를 일컫는 용어'...... 건우주?! 너무하신거 아니예요?! 이, 이, 나쁜 악어!! (울컥)
그리고 끌고 가고는 있다구요? 단위가 mm라서 그런 것 뿐이예요!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거, 쉽지 않으실걸요? (부들부들) (버티기)
그리고 맥주는 진짜 맛 없더라구요... 거품도 맛이 없어서 한 입 마시고 밥을 얼마나 먹었는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와인도 개인차군요. 알콜나는 포도맛이라... 그거 왠지 미묘한걸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마셔보고는 싶네요. 그, 그런데 주머니에 딸기우유맛 사탕이 있었던 건가요?! (동공지진) 으으... 괘, 괜찮답니다. 네, 괜찮아요... (발 탁탁) (안절부절) (시선회피) -
989 건우 - 주아 (53178E+54) 2016. 12. 25. 오후 8:47:19순식간에 빨개지는 얼굴을 볼때마다 정말로 귀엽다고 느낀다. 딱히 누군가를 괴롭히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지금것도 괴롭힌 것이 아니다. 그냥 가볍게 뺨에 입술을 댄 것 뿐이지. 하지만 아직 이것에는 익숙하지 않은지, 주아는 평소처럼 크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난 무슨 일이 있었냐는 식으로 능청스럽게 두 어깨를 으쓱했고, 주아는 포기했는지 더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얼굴이 빨개진 것은 주아만이 아니라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괜히 심장이 두근두근거리는 것을 느끼지만 애써 티가 안나게 태연하게 행동했다. 여자친구 앞에선 언제나, 정말로 언제나 멋지게 보이고 싶은 것이 남자친구란 생물이다. 설사 그럴 필요가 없더라도, 멋지게 보이고 싶다고, 든든하게 보이고 싶다. 그렇게 느끼면서 나는 애써 태연하게 앞으로 걸었다.
그러다보니 보이는 것은 중간에 놓여져있는 벤치였다. 마치 우리에게 쉬었다가라는 듯이 딱 그 자리에 놓여있는 벤치를 보고서 나는 주아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조금만 쉬었다 가는 것은 어떻겠냐고 주아에게 제안했다. 그러자 주아는 조금만 쉬자면서 김에, 내가 핑계거리 중 하나로 댄 진실게임에 대해서 거론하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에 주아가 진실게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나 역시도 그 부분은 조금 난감한 상황이었다. 대체 무엇을 어떻게 물을지 알 수가 없었으니까. 아무리, 태현이라도 이상한 질문을 할리는 없겠지.......라고 믿고 싶었지만 믿을 수가 없었다. 미안해. 태현아. 너는 이 관련으로는 전혀 신뢰할 수가 없어. 나 역시도 작은 한숨을 내쉬면서 주아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주아가 그렇듯이 나 역시도 푸른 숲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진실게임에 대한 불안감이 들어서 마냥 풍경을 즐기기는 힘들었다. 묘하게 심란한 기분. 그 기분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고민을 하다가 문뜩 몸을 움찔했다.
지금 내가 이렇게 불안해하면 안되잖아. 안 그래도 주아도 불안할텐데. 그러니까 적어도 나는 든든하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주아의 어깨에 올린 팔에 조금 힘을 줘서 나에게 기댈 수 있도록 시도했다. 조금은 편하게 기대줬으면 했다. 그리고 그 상태로 주아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었다.
"괜찮아."
짧은 대답. 하지만 그것에 많은 것을 압축했다. 그리고 어깨를 토닥토닥 두들겼다. 심란한 마음은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나만큼은 의연하게 있어야했다. 둘 다 불안해하면 아무것도 시작이 되지 않았다. 딱히 이 이야기를 하려고 앉자고 한 것은 아니고 그냥 자연을 보면서, 저 푸른 숲을 바라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지만, 이 이야기도 같이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머릿속으로 생각을 해봤다. 진실게임의 룰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대답을 못하면, 딱밤을 맞거나, 혹은 몰래 숨겨온 술을 먹인다거나 할 가능성이 아무래도 컸다. 때리는 것도 술도, 나는 어떻게든 억지로 하겠지만, 주아가 문제였다. 주아는 아무래도 그런것에 약할테니까. ...정확히는 내가 주아가 딱밤을 맞는 것을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게 컸지만...
"이렇게 된 거, 그냥 적당히 거짓말을 할까? 진실게임이라고 해도, 진실을 아는 것은 우리들밖에 없잖아. 안 그래?"
우리가 거짓말을 해도 다른 이들은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모른다. 그러니까 거짓으로 고해도, 그들이 진실이 아니라고 추궁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작전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주아가 거짓말을 잘 못한다는 것.
스스로 말하기도 뭐하지만 주아는 거짓말이 서툴렀다. 적어도 내 눈에는 주아가 거짓말을 하면 바로 보일 정도이다. 다른 이들의 눈에도 그러는지, 아니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소꿉친구 기간이 있어서 그러는진 모르겠지만, 주아의 태도에서 거짓말이 읽히기라도 하면 이 작전 물거품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니면 그냥 내가 흑기사로 계속 딱밤을 맞을까? 나중에 뽀뽀 한번 해주면 싹 나을지도 모르는데. 하하하."
혹시라도 주아가 그건 절대로 안된다고 말할까봐 장난스럽게 그렇게 말을 덧붙였다. 물론 이렇게 해도 주아는 안된다고 할 것 같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꺼낼 수 있는 말은 다 꺼내보는게 좋았다. 그러다보면 하나쯤은 제대로 맞는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나름대로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은근슬쩍 나는 주아에게 더 달라붙었다. 그리고 어깨에 올린 팔을 몸으로 내려 이쪽으로 더욱 더 찰싹 끌어들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주제는 벗어나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어느쪽이건 나는 괜찮아. 그냥 모두 사실대로 말해도 상관없고. 너만 괜찮다면야. 거짓말을 해달라고 해도 나는 어떻게든 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네가 편한대로 하자. 난 어느쪽이건 괜찮으니 절대로 부담갖지 말고. 알았지? 유주아. 또 여기서 나 생각한다고 머리 굴리지 마. 알았지?"
//진심이 아닌 악당모드는 여러번....인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잘 기억이 안 나네요.(능청(능구렁이) 평소의 제가 좋다면야 평소의 저로서 있을 수밖에 없겠는걸요? 그리고 역시나!! 아무래도 끌어안는 거 좋아하는 이들은 아무래도 그런 버릇이 많이 있더라고요. 인형 끌어안는거. 이렇게 주아주가 저를 끌어안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를 잘 알았습니다. 하지만 전 위에도 말했다시피 봉재인형이 아닌데!(동공지진) 그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 도, 동심이 깨진건가요? 에이. 설마 그 이유만이겠어요? 옛 추억도 당연히 있죠. 하지만 어른인 이상 현실적인 문제에도 조금 눈을 돌릴 필요가..(핑계) 아무튼 몸부림 쳐도 소용없다니. 으앙. 풀어줘요!(바둥바둥바둥)
그리고 이상한 누나를 따라가면 안된다는 말은 못 배웠는데. 아, 안돼! 5살의 나!! 절대로 따라가지 마!! 따라가면 큰일날지도 몰라! 어릴때부터 주아주에게 납치를 당한다니!! 경찰에 신고해야해!!(핸드폰 꺼내기)
.......그리고..으윽...가, 가슴이 찔린다구요.(눈물) 주아주.. 이렇게나 저와 돌리는 것을 좋아하시다니. 저도 주아주와 돌리는것은 매우 좋아하지만요. ㅠㅠㅠㅠ 고마워요. 그 마음만 감사히받도록 할게요. 그리고 이제 저는 악어가 되는건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악어~ 악어~~(아님)
음. 그 정도면 아무래도 술이 선천적으로 안 맞으시나보네요. 주아주는. 그러면 와인도 안 맞으실 것 같은데 .단순히 달콤한 맛은 또 아니거든요. 알콜 특유, 그러니까 술 특유의 맛은 있어요. 단지 그게 달콤할 뿐이죠. 아무튼 살다보면 한번은 먹을 기회가 꼭 올테니, 기회가 되면 드셔보세요. 그리고 정말로 괜찮아요? 발을 탁탁 동동 굴리는 것 같은데?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저를 끌고 가려고 부들부들 버티는 것 같고.. ㅎㅎㅎㅎ 어쩔까나. 이 사탕을 흔들면 저항하지 않고 다시 원래 자리로 갈건가요? -
990 주아 - 건우 (95475E+55) 2016. 12. 25. 오후 10:35:39자신이 인식을 하기도 전에 받은 건우의 볼뽀뽀. 정말로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생각지도 못한 행동이었기에, 순간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상황파악을 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금방 상황파악을 할수가 있었다. 왜냐면 정말로 달콤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순간 자신의 뺨에 닿았다가 사라졌으니.
그러나 상황파악을 마치자 얼굴은 순식간에 빨개져 버렸고, 익숙해지지 못했다는 것을 겉으로 드러내며 크게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건우는 능청스레 두 어깨를 으쓱했고, 그 모습에 결국 포기해버린다.
혹시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것이 나뿐만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슬쩍 그를 바라봤다. 생각보다도 더 태연한 건우의 모습. 저것이 연기인지, 아니면 정말로 태연한 것인지, 도무지 파악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빨개진 건우의 얼굴. 그 얼굴을 보고는 확신하고 안도할 수 있었다. 건우도 두근두근 심장이 뛰는구나. 나처럼 말야.
그렇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는 건우의 모습에 짐짓 모르는 척하며 앞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러다보니 발견한 것은 중간에 놓여져있는 벤치. 마치 쉬었다 가라는 듯한 모습에 건우는 자신의 어깨를 툭툭 쳐서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건우가 언급한 진실게임에는 작게 한숨을 내쉰다. 하필이면 태현이가 있어서. 태현이만 없었다면 진실게임을 무서워할 이유가 없었겠지만, 태현이는 진실게임에 빠질 애가 아니었기에, 무서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건우도 마찬가지였는지, 건우도 난감한듯 작은 한숨을 내쉬며 같이 벤치에 앉는다.
함께 푸른 숲을 바라보았지만 진실게임 때문인지 심란한 기분이었기에, 도저히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건우도 자신처럼 심란한듯, 조용히 풍경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몸을 움찔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어깨에 올렸던 팔에 힘을 줘서 자신이 저에게 기대도록 유도한다. 그런 건우의 행동에 조금의 저항도 없이 얌전히 그에게 가만히 기댄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조금은 편하게. 그렇게 기댄 자신을 바라보며 건우는 생긋 웃어보인다. 그리고 괜찮다는 한 마디를 얘기한다. 아주아주 짧은 대답. 하지만 아주 많은 것들이 압축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응. 괜찮아."
똑같이 짧게, 조용히, 모든 것들을 압축하여 대답한다. 그리고 건우가 자신의 어깨를 토닥이는 것을 얌전히 받는다. 그 다정한 토닥임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조금은 녹아내리는 것이 느껴진다.
조용히, 가만히 잠시 어떤 생각을 하던 건우는 이내 자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해온다. 이렇게 된 거, 그냥 적당히 거짓말을 하자는. 확실히 가장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진실을 아는 것은 자신들밖에 없었고, 잘만 하면 자신들의 정보를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고도 벌칙을 받지 않을 수 있었으니.
그렇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바로, 자신이 거짓말을 잘 못한다는 것. 건우야 거짓말을 해도 능청스레 하여 넘어갈 수 있겠지만, 자신이 하면 걸릴 확률이 너무나도 컸다. 하필이면 내가 걸림돌이 되다니... 유주아, 이 바보. 멍청이.
자신이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탓하는 동안 건우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또다른 제안을 해온다. 바로, 저가 흑기사로 계속 딱밤을 맞는다는 것. 그건 절대 안돼! 하고 소리치려던 찰나, 건우는 재빨리 장난스럽게 나중에 뽀뽀 한번 해주면 싹 나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이며 웃어보인다.
"건우, 너 진짜... 지금 이 상황에서도 그런 말 하기야? 못 살아, 정말..."
자신도 결국 가볍게 웃으면서 한숨을 내뱉는다. 그렇지만 덕분에 긴장하고 두려워 했던 마음은 조금 가라앉는다. 그러는 와중에도 건우는 은근슬쩍 자신에게 더 달라붙었고, 어깨에 올렸던 팔을 몸으로 내려 저의 쪽으로 더욱더 끌어당긴다.
그런 건우의 손길을 따라 자신도 그에게 더더욱 가까이 다가가 달라붙는다. 그 상태로 어느 쪽이건 저는 괜찮으니 자신이 편한대로 하자며, 여기서 또 저를 생각한다고 머리 굴리지 말라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렇지만 말야, 건우야. 나는 너를 생각할 수밖에 없어. 나는 네가 맞는 것은 정말로 싫으니까. 그러니까... 적어도 흑기사는 생각하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잠시 조용히,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네가 맞지도 않고, 최대한 우리들에게 유리한 쪽의 결정을 내려야 해. 일단 나는 거짓말을 못 하니까 내가 거짓말을 한다는 결정은 내릴 수 없어. 위험이 너무 커. 그렇다면...
드디어 생각을 마치고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활짝 웃으며 입을 연다.
"좋아, 그렇다면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 너는 거짓말을 말하고, 나는 진실을 말하고. 내가 거짓말을 해서 걸리느니, 차라리 이게 나을 것 같아. 모두 사실대로 말해도 괜찮지만... 혹시 대답하기 너무 어려운 질문을 네가 받을까봐 걱정돼서 그래. 다만, 나는 흑기사는 절대 요청하지 않을거야. 네가 맞는 건 보고 싶지 않아..."
나름대로의 방법을 그에게 제안해보며 어때? 하고 물어본다. 이렇게 의견을 나누다보면 괜찮은 방법을 정할 수 있겠지.
/ 네, 여러번이예요. (단호) 좋아요, 건우주의 호는 능구렁이예요! 정했어요! 이, 이 능구렁이!! 그리고 역시 평소의 건우주가 좋아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끌어안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런 버릇이 많이 있었나요? 그건 처음 알았네요. 뭐, 어쨌든 결론은 저는 건우주를 끌어안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 건우주께서 봉제인형이시든, 아니시든 상관없어요. 사람들을 끌어안는 것도 좋아하니까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동심이 깨졌습니다... 네에... 건우주 덕분에요... (추욱) 현실적인 문제. 제가 정말 보고 싶어하지 않는 문제인데... ㅠㅠㅠㅠ (훌쩍) 싫어요, 안 풀어줄거예요! 상처 받았으니 더욱더 꽈악 끌어안을거예요! (꽈아악)
그리고 이상한 누나라뇨! 실례라구요! 저, 해치지 않는다니까요? 큰일이라니. 저는 아직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ㅋㅋㅋㅋㅋㅋ 경찰에 신고해보시죠! 저는 진짜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당당)
그리고 가슴 찌르기... ㅋㅋㅋㅋㅋㅋㅋ 어쩔 수 없답니다. 저는 건우주랑 돌리는 거 엄청 좋아하니까요! 고맙다니. 딱히 감사 인사를 받으려 한건 아닌데... ㅎㅎㅎㅎㅎ 그런데 악어는 악어, 악어, 하고 우는건가요?! (동공지진) 조, 좋아요. 그러면 저는 악어새가 되도록 하죠! 악어새~ 어새~ (?)
그런데 와인도 단순히 달콤한 맛은 아닌가요? 아아... 그러면 왠지 안 맞을 것 같네요. 이렇게 저는 술맛을 모르게 되고...! ㅠㅠㅠ 그, 그래도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죠? ㅋㅋㅋㅋㅋ 그리고... 정말로 괜찮아요. 네... 부들부들 버티는 것도 아니라구요?! (시선회피) 아니요! 그것을 흔드셔도 저항없이 다시 원래 자리로 가지 않을거예요. 왜냐하면 단순히 흔드는 거니까요! 주아주는 이제 더 강해질겁니다! 그런거예요! (박력) -
991 건우 - 주아 (93524E+60) 2016. 12. 26. 오전 12:09:50내가 이 상황에서 생각한 선택지는 2개. 서로 거짓말을 해서 조용히 넘긴다. 그리고 흑기사를 이용해서 내가 계속 딱밤을 맞는다는 것. 하지만 주아는 그 2개를 모두 거절했다. 사실 예상한 일이었다. 주아도 자신이 스스로 거짓말을 잘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테고, 내가 딱밤을 계속 맞는다는 선택지를 고를리가 없었다. 이미 알고 있는 답이 주아의 입에 나오는 것을 듣고서 나는 생긋 웃을수밖에 없었다.
그 대신에 주아가 잠시 생각을 하다가 나를 바라보면서 내놓은 제안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주아는 진실을 말하는 것. 자신은 거짓말을 못하고, 흑기사는 절대로 요청하지 않을거라면서 이게 나을 것 같다고 얘기하며, 모두 사실대로 말해도 괜찮지만, 대답하기 너무 어려운 질문을 내가 받을까봐 걱정된다는 말에 다시 한번 미소가 지어졌다. 이렇게까지 나를 생각해주는 여자애가 주아 말고 또 누가 있을까? 마음속 깊이 주아에게 고맙다는 감정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내 두 눈을 주아의 두 눈에 마주치고, 사슴같은 주아의 두 눈망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면서 답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네가 대답하기 너무 어려운 질문을 받으면 어쩌려고 그래? 반 애들은 네가 거짓말 잘 못하는거 알고 있는 이들이 있을텐데. 아마 내가 말해도 거짓말을 한다고 속이지 않을까?"
그것이 문제였다. 주아가 사실만을 이야기한다면, 주아에게 집중적으로 민감한 질문들이 계속해서 날아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특히 태현이가 그것을 간파한다면, 그 이후로는 어떻게 될지 안 봐도 뻔했다. 그 악마는 분명히 나에게는 가벼운 것을 날리고 주아에게는 세고 무시무시한 것을 날릴께 뻔했다. 물론 우리 둘이 꼭 걸린다는 보장도 없고, 태현이가 질문을 꼭 한다는 법은 없지만, 태현이가 질문을 유도할 가능성은 컸다. 저번 진실게임에서도, 그러니까 교실에서 했던 진실게임에서도 약간 그런 모습이 있었으니까. 물론 그때는 약간의 재제가 걸려 있었지만...
아마 반장이 감독으로 참가할거라고 보지만, 반장이 얼마나 우리 편을 들어줄지는 의문이었다. 그래도 프라이버시에 너무 침해된 것은 막아주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해보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전부 사실대로 다 말할까? 조금 부끄럽겠지만, 너무 곤란한 것은, 반장의 힘을 빌려서 막아본다던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는것은 반장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반장이 안경알을 반짝이면서 압박을 가하면 따르지 않을 이는 없을테니까.
그것이 태현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반장은 태현이가 뭐라고 하던지 눈썹 하나 꿈쩍 안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결국 반장에게 의지할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절로 허탈한 웃음이 나와버렸다.
"이렇게 말하기도 뭐하지만, 결국 반장에게 의지할수밖에 없는 현실이 좀 그렇네. 내 여자친구는 내 손으로 지켜주고 싶었는데 말이야."
씁쓸함을 차마 감추지 못하고 그렇게 작게 중얼거리듯이 이야기하면서 눈을 슬그머니 감았다. 그러자 새들의 울음소리가 귓가로 조용히 녹아들었다. 그것은 아름다운 녹색의 노랫소리. 절로 씁쓸한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그 마음을 녹아내리게 하는 것은 바로 내 몸에서 느껴지는 주아의 따뜻한 온기였다. 그 편안하고 부드러운 온기에 둘러쌓여, 나는 결국 다시 미소를 지을수밖에 없었다.
"일단 진실게임은 어떻게든 넘겨보자. 우리 둘끼리 어떻게 구상을 해도 잘 안될테고.. 너무 어려운 것은, 반장의 힘을 빌려보는 방향으로 가자. 반장이 편을 들어주면 일단 우리들도 상당히 유리해질테니까. 어때? 괜찮지 않아? 무엇보다 우리 둘이 꼭 걸린다는 보장은 없잖아. 안 그래?"
감았던 두 눈을 뜨고서 다시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씁쓸한 마음을 언제까지 드러낼 순 없었다. 그러기에, 이제는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바꾸기로 했다. 사실은 이게 본 목적이기도 했고...
그래서 심호흡을 하면서, 주아를 빤히 바라보면서 조금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말을 하는 내 얼굴은 아주 약간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것은 나도 조금 부끄러웠으니까.
하지만 애써 태연함을 가장하면서 늘 지었던 밝은 미소를 유지하면서 생긋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 내일 데이트 하자. 자유시간 나면. 내일 시간도 내가 킵하는거 괜찮을까? 일정이 없다면 킵하고 싶은데."
//제 호가 능구렁이라니. 이럴수가. 이렇게 호가 정해지기 있기입니까?!(동공지진) 좋아요. 그럼 저도 평소의 건우주로서 있도록 할게요. 그리고 확률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제 주변의 사람들은 대체로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주아주도 그렇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찌되었건 저를 끌어안는게 좋다는거네요. 좋아요. 그럼 끌어안게 해주겠어요! 안겨라!!(팔벌(뻘쭘)
그리고....ㅋㅋㅋㅋㅋㅋ 도, 동심은 이제 깨질때도 되었잖아요! 다음주면 20살이라구요! 성인의 나이입니다! 그러니까 동심을 미리 깨뜨려준거에요! 그 뿐이에요!(진짜 나쁨) 그리고 더욱 더 꽈악 끌어안는다니! 아, 안돼!! 이대로 안겨있을 수는...(바둥바둥바둥(펭귄 빙의)
그리고 5살의 제 눈에는 이상한 누나로 보일지도 몰라요. 처음 보는 예쁜 누나가 갑자기 맛있는것을 주고 꼬신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험하잖아요!! 5살의 저를 울릴 참입니까?! ㅋㅋㅋㅋㅋㅋ 하긴 아직 아무일도 안했으니 신고는 못하겠네요.
그리고 악어새는 악어새 어새 하고 우나요? 좋아요. 그럼 합창을 하도록 하죠. 악어~ 악어~ 악어~ 악어~~ ㅎㅎㅎㅎㅎ 그리고 저도 주아주와 돌리는거 많이 좋아한답니다. 말했지만요. 좋아하지 않으면 이렇게 길게 레스를 남기면서 시간을 투자할리가 없잖아요? ㅎㅎㅎㅎ 이렇게 잘 맞는 파트너를 또 어디서 찾나요! 고마워요! 옆도네!!
그리고 뭐 한번은 먹어보는것도 좋아요. 일단 먹어봐야 맞을지 안 맞을지 알 수 있잖아요? 단지 알콜의 맛은 난다고 해두겠습니다. 그리고 흔드는것만으로는 안 되나요? 좋아요. 그럼 이걸 제가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다시 원래대로 가지 않으면 이걸 제가 먹겠습니다.(악마모드)
아..그리고 주아주. 공지로 떴는데, 내일은 참치 서버 점검이 있대요. 그래서 접속이 안될지도 모르니까..너무 당황하진 마세요. 너무 접속이 안되면, 그땐 옆동네에서 다시 만나도록 하고요. 그 이후에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봐요. 알았죠?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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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2 주아 - 건우 (5299122E+6) 2016. 12. 26. 오후 2:12:40진실게임을 언급하며 건우가 생각하여 자신에게 준 선택지는 2개. 하나는 같이 거짓말을 하며 조용히 넘기는 것. 다른 하나는 건우가 흑기사를 자청하여 계속 딱밤을 맞는 것.
하지만 그 두 개 다 자신은 선택할 수 없었다. 아니, 선택하면 안되었다. 첫 번째 선택지는 자신이 거짓말을 잘 못한다는 결점이 있었고, 두 번째 선택지는 건우가 계속해서 맞게 되는 것이었으니.
건우가 계속 맞는 것은 도저히 보지 못할 것 같아 그 두 개의 제안을 모두 거절한다. 건우는 그런 자신의 답을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생긋 웃는다. 그런 건우를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금 생각에 잠긴다. 그 대신에... 이런다면 어떨까?
생각을 정리하고는 다시 건우를 바라보며 이번에는 자신이 제안을 해본다. 자신이 내놓은 제안은 바로, 건우는 거짓말을 하고 자신은 진실을 말하는 것. 자신이 거짓말을 하지 않고, 건우에게 흑기사를 요청하지 않는 방법. 나름대로 생각한 그 방법을 얘기하며 건우에게 걱정과 함께 어떤지를 물어본다.
건우는 그런 자신의 말에 다시 한번 미소를 짓고는 저의 두 눈을 자신의 두 눈에 맞춘다. 그러자 자연스레 마주쳐진 서로의 시선과 시선. 곧이어 건우의 얼굴에 퍼지는 부드러운 미소를 바라보며, 이어지는 그의 말을 조용히 듣는다.
이번에는 건우 쪽에서 역으로 자신을 걱정하며, 아마 저가 말해도 거짓말을 한다고 속이지 않겠냐는 그의 말에 조금 난감한 듯, 작게 웃는다.
"아하하... 그, 그러게. 그렇게 된다면 내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골라 받겠네. 게다가 나 거짓말 잘 못한다는 거, 반 애들은 거의 다 알거야. 그러면 거의 100%로 나한테 질문이 쏟아지겠네... 네가 말하는 것도 전부 거짓말이라고 생각해버리면서 말야."
어쩌지, 다시 난감한 목소리와 한숨이 푸욱 나온다. 태현이라면 분명 금방 자신이 사실만을 얘기하는 것을 눈치챌 터. 그렇게 된다면 나는... 거미줄에 걸린 나비 신세겠지.
악마처럼 웃는 태현의 모습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몸을 부르르 떤다. 태현이는 저번의 진실게임에서 때보다 더 사악해졌겠지? 아마? 가뜩이나 이번에는 우리 반 공식 커플인 건우랑 나도 참여하니까...
민주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금세 그 생각은 지워버린다. 물론 민주가 태현이를 제재하며 멈춰세우는 것은 정말 잘하지만, 문제는 민주도 자신들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것. 캐낼 것이 없나, 하고 저들끼리 얘기하는 여자애들인만큼, 민주도 이번에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어쩌지, 하고 고민할 무렵, 건우가 먼저 입을 열어 다른 제안을 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전부 사실대로 다 말하고, 너무 곤란한 것은 반장의 힘을 빌려서 막는 것은 어떠냐는 그의 제안에 잠시 고민한다. 확실히 반장이라면 태현이가 그 무슨 말과 행동을 해도 꿈쩍 하지 않을 아이이긴 했다. 게다가 반장은 커플을 차별하고 그러는 아이도 아니었고. 그렇지만 그렇게 반장에게 의지하는 게 과연 좋은 것일까?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국 반장에게 의지하는 방법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난감하게 웃으면서 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냥 그러자. 전부 사실대로 말하자. 차라리 그게 마음 편할 것 같아. 너무 어려운 것은 반장이 막아주겠지... 응."
휴우, 다시금 가볍게 한숨이 나온다. 결국은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일까. 물론 자신들만이 진실게임에서 걸릴 거라는 보장도 없지만, 왠지 모르게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래, 정말로 좋지 않았다.
건우도 허탈한 웃음을 짓더니 결국 반장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좀 그렇다고 씁쓸한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린다. 슬그머니 눈을 감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에게 조금 더 가까이 붙는다.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 괜찮다는 말 대신 전하는 온기. 나는 괜찮아, 건우야. 나는 너에게 의지하고 있으니까. 너는 나를 언제나 지켜주고 있으니까...
조용히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며 계속해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듣는다. 평화로운 그 소리들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건우의 마음도 녹아내리게 만든다. 결국 다시 피어난 건우의 미소. 건우는 다시 두 눈을 뜨고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일단 진실게임은 어떻게든 넘겨보자고 얘기한다. 그런 건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응, 그러자. 어떻게든 넘겨보자. 어떻게든 될거야. 반장도 너무하다, 싶으면 막아줄테니까... 확실히 우리가 꼭 걸린다는 보장도 없고."
건우처럼 자신도 웃어보이며 괜찮아, 하고 다시 말을 덧붙인다. 한편, 건우는 갑자기 심호흡을 하더니 자신을 빤히 바라본다. 왠지 모르게 아주 약간 달아올라 있는 얼굴. 조금 진지한 분위기를 잡더니 건우는 애써 태연히, 밝은 미소를 지으며 생긋 웃어보인다. 영문을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바라보자, 건우는 곧 조금 진지한 목소리로 자신에게 내일의 데이트를 신청한다.
깜빡깜빡, 두 눈을 깜빡이며 그를 멍하게 바라보다 이내 빙그레 웃는다. 그리고는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연다.
"당연히 괜찮지! 나도 너의 내일의 시간을 가져오고 싶으니까 말야. 아마 내일도 자유시간 있을거야. 그러니까 데이트하자, 건우야. 다른 애들한테는 비밀로."
데이트한다고 알리면 혹시 미행이라도 할까, 싶어 불안했기에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다 가져다대고 쉿, 하고 얘기한다. 물론 건우라면 딱히 여기저기에 말하고 다니지는 않겠지만... 기왕이면 비밀 데이트가 낫지 않을까?
/ 네, 이렇게 정해지기 있기예요! 건우주의 짓궂은 모습이랑 아주 잘 어울리는 호잖아요? 안 그런가요? ㅎㅎㅎㅎ (윙크) 그리고 주변 분들이 대체로 그러셨군요. 그러면 저 역시도 건우주의 주변 사람들에게 섞여들어가게 되었네요! 그리고 어라? 웬일로 순순하게 끌어안게 해주겠다고 하시는거죠? ㅋㅋㅋㅋㅋ 물론 저야 좋지만요. 자, 그러면 건우주의 뻘쭘함을 제가 날려드리겠습니다! (달려가기) (꼬옥) (쓰담쓰담)
그런데 동심은 이제 깨질 때도 되었다니! (충격) 건우주... 너무해요... 저는 건우주께 동심을 깨뜨려달라고 한 적 한 번도 없는데...! (울먹) (글썽글썽) 그리고 왠지 이상한걸요? 건우주, 충분히 저한테서 벗어날 수 있으시지 않나요? 그런데 왜 말로만 안된다고 그러시고 펭귄에 빙의하시는 거죠? 후후후, 혹시 건우주...? (씨익) (수상) (꼬오옥)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예쁜'은 빼주시죠! 그리고 어째서 우는거죠?! 저는 위험한 일을 하지 않는다구요? 우리 귀여운 5살 건우주께 나쁜 짓을 할리가 없잖아요? 마구마구 예뻐한다면 모를까!
그런데 합창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 좋아요, 악어 씨! 악어새~ 어새~ 악어새~ 어새애~ (?)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도요! 저도 건우주랑 돌리는 거 엄청 좋아해요. ㅎㅎㅎㅎ 아마 이렇게 잘 맞는 파트너는 다시 만날 수 없을 거예요. 정말로 옆동네는 애증의 마음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네. 그러면 언젠가는 와인 한 번쯤 마셔볼게요. 의외로 잘 맞을 수도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당연히 흔드는 것만으로는 안되죠. 그런데 악마 모드?! 악당 모드에서 진화하신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하신 거 아닌가요? 평소의 건우주가 제일 좋다고 분명 얘기했는데 악마 건우주라니!! 어차피 건우주, 그거 별로 좋아하시지도 않으면서! 원래대로 가면 도대체 뭐가 좋기에 이렇게 악마까지 되신거죠?!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참치 서버 점검. 정말로 제가 들어오려고 했더니 접속이 안 돼서 놀랐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다행히 지금은 돌아온 것 같네요. 다행이예요! 혹시 날아가는 건 아닐까, 걱정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옆동네 트라우마) -
993 건우 - 주아 (9352365E+6) 2016. 12. 26. 오후 4:59:57결국 반장에게 의지할수밖에 없는 상황. 그 상황에 너무나 난감하기 그지 없었고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나 무력했던가. 여자친구 하나를 지키지 못해서, 결국 반장에게 의지할수밖에 없는 나의 모습이 너무나 한심하게 느껴졌다.
눈을 감고서 씁쓸함을 느끼는 도중, 갑자기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이렇게나 따뜻한 온기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다. 그것은 주아가 나에게 더 달라붙었다는 것. 아무런 말도 들려오지 않았지만 그 따스한 마음과 따스한 온기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정말, 내가 이렇게 가끔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되면, 주아는 언제나 나를 이렇게 따뜻하게 감싸준다. 이런 여자친구가 또 어딨을까?
나는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친구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귀엽고, 예쁘고, 배려심도 많고 따스한 여자친구는 그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다. 마음 같아서는 전 세계에 자랑을 하고 싶지만 그 마음은 가라앉혔다. 주아가 당황스러워하고, 곤란해할테니까. 주아가 진심으로 당황하고 곤란해하는 것은 나도 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에 이 따스한 마음가짐은 오로지 나만 알기로 했다. 반 아이들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지우에게도 말하지 않고 쭉 나만 알고 간직하기로 했다.
씁쓸한 표정이 풀리고 미소를 짓고 다시 두 눈을 떴다. 그리고 잠시 심호흡을 하다가 주아에게 진지한 분위기로 데이트를 신청했다. 얼굴이 빯갛게 물들어있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크게 티내지 않고 표정은 늘 짓는 미소를 유지했다. 남자라서,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멋지게 데이트를 신청하고 싶었다. 하지만, 조금은 부끄러웠기에 얼굴이 물드는 것은 나로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주아는 깜빡깜빡하면서 나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빙그레 웃는 모습을 나에게 보여줬다. 시간으로 따지면 그 짧은 시간이 나에게는 상당히 길고 긴 시간으로 느껴졌다. 뭘 그리 오버를 떠냐고 물어도 어쩔 수 없었다. 실제로 나는 상당히 길고 길게 느껴졌으니까. 불과 10초도 안되는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신선한 체험이었다.
긴장되는 시간도 잠시, 주아의 빙그레 웃는 표정과 함께 밝은 목소리로 데이트 신청을 승낙하는 주아의 말에 나는 얼굴이 정말로 환하게 펴졌다. 애써 태연한척 하는 얼굴이 정말로, 진심으로 밝아지고 크게 소리를 지를 뻔 했다.
하지만 그런 나의 행동에 깜짝 놀라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진짜로 이 입을 막지 않았으면 나도 모르게 아싸!! 라고 크게 소리를 질렀을지도 모른다. 정말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된건지. 나름 차분한 성격이라고 생각하는데.. 하하하. 진짜로 좋아하는 여자애 앞에서는 어쩔수 없는걸까?
이내 주아의 쉿 하는 손동작에 나는 웃으면서 덩달아서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고 똑같이 쉿! 자세를 취했다. 하기사 수학여행이니까 보는 눈도 많을테고, 데이트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누군가가 따라올 가능성이 매우 컸다. 특히 태현이라던가 말이지.
"알았어. 다른 애들에게는 비밀로 해야지. 태현이에게 뒤를 밟히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 걔는 진짜로 몰래 따라오고도 남을것 같거든. 괜히 뒤를 밟혀서 좋을것은 없으니까. 내일 자유시간이 언제부터 날진 모르겠지만, 있다면 서로 문자해서 은근슬쩍 빠져나오자. 너무 대놓고 나오면 들킬테니까, 적당히 산책하러 간다고 얘기하고 말이야. 애초에 거짓말은 아니잖아. 안 그래?"
주아와 내가 여기서 데이트를 한다고 해도 결국엔 할 수 있는 것은 산책 뿐이었다. 수학여행인 이상, 멀리 갈수도 없었고, 이 근방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산책 뿐. 그러니까 산책을 하러 가는 것은 절대로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렇게 얘기하면서 주아가 거짓말을 굳이 하지 않는 상황임을 확실하게 언급했다. 이러면 주아도 굳이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조금은 부담감이 덜할 것이다.
"사실, 데이트건 아니건 네가 있으면 난 좋아. 하지만 데이트 하기로 했으니까 내일은 마음껏 즐겨야지. 뭘 하면 좋을까? 말들이나 보러 가볼까? 너하고, 나하고 둘이서 나란히 말을 타는 것도 꽤 재밌을것 같은데."
푸른 초원을 달리는 말에 올라타고, 나와 주아가 나란히 승마를 하는 것도 꽤 괜찮지 않을까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우리는 전문적인 승마선수가 아니니까 달린다고 해도 아주 천천히, 그냥 등에 타는채로 걷는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혹시라도 떨어지면 정말로 위험하니까. 아니면 말을 타지 않고, 말에게 당근을 먹이거나, 말을 직접 보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주아는 동물을 좋아하고 말이지.
"어느쪽이건 내일 데이트는 정말 기대가 되는걸. 그러니까 오늘 하루는 어떻게든 버텨야지. 안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하세요. 능구렁이 건우주입니다. 뭔가 이상하잖아요!! 이거!! 안할래요! 이 호 안할거야!(깽판) 그리고 글쎄요? 왜 순순히 끌어안게 해주는걸까요? 주아주? 언제 한번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나요? ㅎㅎㅎㅎㅎ 꼬옥 안겼네요. 네. 아주 꼬옥 안겼어요.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동심은....ㅋㅋㅋㅋㅋㅋ 저도 깨려고 깬게 아닙니다. 그걸 그렇게 받아들이시다니! 이러면 곤란합니다! 주아주! 울먹이고 글썽글썽이다니! 큭! 제가 완전히 악당이 된 것 같잖아요! 이거!! 그,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그리고 뭘 생각하는거죠? 혹시..라니? ㅎㅎㅎㅎㅎㅎㅎ 저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답니다. 펭귄 빙의는..음. 그냥 바둥거리는게 펭귄같은 느낌이라서요? 그런 느낌이에요. 설마 저를 못 믿는건가요? 왜 그렇게 수상하게 생각하시나요? ㅎㅎㅎㅎ 애초에 무슨 생각을 하신거죠? 궁금하네요.
그리고 어째서 우냐니요. 그야 처음 보는 누나가 무서워서? 사실 5살때의 저는 되게 겁이 많았거든요. 낯 많이 가리고요. 막 억지로 따라오고 그러면 진짜로 울면서 도망치고 그랬답니다. 라고 어머니가 말씀하더라고요. 사실 기억은 잘 안나지만요. 그러니까 마구마구 예뻐해준다고 해도 5살 때의 저는 무서워서 도망쳤을 가능성이 크답니다. 그리고 이게 무슨 합창인가요. ㅎㅎㅎㅎㅎㅎㅎ 카오스가 되어버렸군요. 저야 재밌지만요! 그리고 옆동네는 애증이긴 하죠. 어쩔 수 없죠. 사실 복잡하긴 해요. 옆동네는 실망한것도 크지만, 마지막으로 주아주라는 분을 만나게 해준 곳이기도 해서.. 가끔 들어가보는 정도랍니다. 정말로 가끔요. 전에 돌린 상황이 거기에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끔씩은 보게 되더라고요. 특히 꽃놀이 씬이라던가..
그리고 저도 악마모드는 못하겠네요. 그냥 천사모드로 돌아가겠습니다. 자. 주아주. 여기에 딸기우유맛 사탕이 있어요. (건네주기) ㅎㅎㅎㅎㅎ 역시 이게 더 편하네요. 주아주에게 짓궂게 구는것보다는 말이죠. 그리고 원래대로 가지 않으면 전 뒷골목으로 끌려갈테니까요. 무서운거 싫어요! 히익!
그리고 어제 저 답레를 미처 보지 못하셨군요. 하기사 늦게 올라왔으니.. 옆동네 트라우마는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여긴 사라지지 않을테니까요. 실제로 이렇게 돌아왔잖아요? 그리고 서버 속도도 상당히 빨라졌답니다. 주아주는 느끼시고 계실까요? ㅎㅎㅎ 정말로 여기의 캔드민은 열심히 일하셔서 너무 고생이 많다는 말밖엔 나오지 않아요. -
994 주아 - 건우 (5299122E+6) 2016. 12. 26. 오후 9:07:04돌고 돌아 나온 결론은 결국 반장에게 의지하는 것.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그 상황이 너무 난감했는지, 건우는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스스로의 모습이 한심하고 무력하게 느껴졌는지, 건우는 두 눈을 감고 씁쓸한 감정을 내비친다.
그런 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그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달라붙는다. 전해지는 따스한 체온. 오로지 건우를 향해, 건우를 위해 자신의 온기를 그에게 전한다.
괜찮아, 건우야. 괜찮아. 너는 한심한 아이가 아니야. 무력하고 힘없는 아이가 아니야. 너는 나에게 있어, 그 누구보다도 더 반짝이고 빛나는 사람. 그 누구보다도 멋지고 든든한, 강한 아이.
그 수많은 자신의 마음을 굳이 입 밖으로 내뱉지 않는다. 말로 표현하지 않고, 대신 행동으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로 그에게 전한다. 만 마디 말보다는 한 가지 행동이 더 확실할거야. 그 무엇보다도 가장 확실하고 정확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단으로 그렇게 온기를 택해, 그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이런 자신의 마음이 제대로 전해진 것일까? 건우의 얼굴에는 곧 미소가 번진다. 곧 있자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씁쓸한 표정. 대신 가만히 미소를 지은 채, 건우는 다시 두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나 건우는 곧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자신에게 진지한 분위기로 데이트를 신청한다.
그제서야 알게 된, 약간 빨개진 건우의 얼굴의 이유. 그러나 건우는 짐짓 태연한 척, 미소를 유지하며 웃어보인다. 그러나 나름 멋지게 데이트를 신청하고 싶었지만 조금 부끄럽다는 그의 마음을 곧바로 눈치채 버린다.
그렇지만 건우는 자신이 그것을 눈치채는 것을 원하지 않을 터. 그렇기에 잠시 두 눈을 깜빡깜빡이며 그를 멍하게 바라보다가 이내 빙그레 웃어보인다. 분명 10초도 채 되지 않는 아주아주 짧은 시간이었을테지만, 건우에게는 아마 정말로 긴 시간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확실하게 굳히도록, 직접 입을 열어 밝은 목소리로 건우의 데이트 신청을 승낙한다. 그러자 건우도 안도했는지, 얼굴이 환하게 펴진다. 정말로 애써 태연한 척하던 얼굴이 진심으로 밝아지는 모습에, 자신도 덩달아 기분 좋게 미소짓는다.
그런데 건우는 정말로 엄청나게 기뻤던 것일까? 건우는 표정이 밝아지다 못해 크게 소리를 지르려고 했고, 그런 스스로의 행동에 깜짝 놀라 두 손으로 저의 입을 틀어막는다. 만약 건우가 스스로 입을 막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혹시 '앗싸!!' 하고 크게 소리쳐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집중되지는 않았을까?
그 조용하고 차분했던 건우는 어디 갔는지 몰라. 마음 속으로는 괜히 그런 생각도 해보다가 이내 살짝 키득키득 웃는다. 하긴. 지금 이런 모습도 최건우라는 남자애의 여러 모습 중 하나니까. 아마 다른 애들은 건우의 이런 모습은 잘 모르겠지? 그렇다면... 왠지 기쁘네. 나만이 건우의 이런 모습도 전부 알고 있다는 소리니까.
그런 기쁜 마음은 속으로 간직하며 이내 건우에게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어 쉿, 하며 비밀 데이트를 하자고 얘기한다. 지금은 학생들이 다같이 온 수학여행. 소문이라는 것은 빠르게 퍼지는 것이었고, 만약 데이트를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미행이 붙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자신들을 미행하는 태현이를 떠올리다가 이어지는 건우의 말을 듣는다.
자신과 똑같이 태현이를 언급하는 그의 말에 가볍게 키득키득 웃다가 서로 문자해서 은근슬쩍 나오자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응, 다른 애들에게는 비밀로 하자. 나도 방금 미행하는 태현이를 생각했거든. 그러면 정말로 비밀 데이트를 하자. 내일 자유시간이 나면 서로 문자해서 따로 빠져나오자는 거지? 응, 산책하러 간다는 거, 거짓말은 아니니까. 아마 나도 태연하게 몰래 나올 수 있을거야."
만약에 이것이 산책하러 가는 것이 아니면 자신은 거짓말을 하는 셈이 될테고, 그렇게 된다면 데이트를 하러간다는 것을 들키기 쉬웠다. 자신은 거짓말에는 영 재능이 없었으니.
그러나 확실하게 산책을 하러가는 것이라는 그의 언급에, 거짓말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진다. 사실, 냉정하게 따져보자면 산책 하러 가는 게 맞잖아? 단지 건우와 함께 하는 것일 뿐.
건우는 이어서 내일 데이트 때 말들을 보러 가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한다. 그런 건우의 제안에 잠시 푸른 초원을 달리는 말들을 떠올려본다. 건우와 같이 그런 말들을 타고 승마를 하거나, 같이 말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같이 말들을 쓰다듬거나.
원체 동물을 좋아하는 자신이었기에, 건우의 그런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자신에게 없었다. 그렇기에 활짝 웃으면서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응응! 나도 네가 있으면 데이트건 아니건 전부 다 좋아. 그러면 내일은 진짜로 말들을 보러 가볼까? 나, 말도 좋아하거든. 멋있어 보여서. 내일 같이 승마도 하고, 먹이도 주고 해보자, 건우야. 왠지 진짜로 기대돼!"
기대된다는 마음을 그대로 겉으로 드러내며 두 눈을 반짝인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든 버텨야지 않겠다는 그의 말에 세게 고개를 끄덕인다. 건우와 같이 말을 보러가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오늘은 어떻게든 버틸거야! 의지를 불태우며 두 주먹을 꼬옥 쥔다.
/ 뭐가 이상한가요? 엄청 잘 어울리시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허, 건우주! 깽판은 치시면 안되는거예요! (근엄) 그리고 이와 비슷한 경험... (동공지진) 아, 아니요! 그런 경험은 한 적 없는걸요? 그리고 그런 거 몰라요! 그냥 안을거예요!! (꼬오옥)
그리고 울먹이고 글썽글썽할 수밖에 없잖아요! 건우주, 악당 맞으시니까요! 제 동심이... (훌쩍훌쩍) 그리고 펭귄 빙의. ㅋㅋㅋㅋㅋ 당연히 수상하게 생각하죠! 저를 밀쳐내지 않으시잖아요? 그 대신 펭귄에 빙의하셨죠. 자, 그 말은 곧, 건우주께서도 저에게 안겨있는 것을 좋아하신다는 소리죠! (두둥) 어떤가요? 제 추리가? ㅋㅋㅋㅋㅋㅋ
아, 5살의 건우주는 겁이 많으셨군요. 귀여워라...! 음, 좋아요. 그러면 같이 놀면서 조금씩 친해져야겠네요. 이렇게 된 거, 건우주의 친구를 노려야지! ㅎㅎㅎㅎ 그리고 카오스면 뭐 어떤가요? 저희가 재밌으면 된다구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옆동네는 진짜 애증이죠. 저 역시도 여러가지 실망한 것도 많고, 상처 받은 것도 많지만, 마지막으로 건우주를 만난 곳이어서... 정말로 고맙고 미워요. 아, 전에 돌린 상황극... ㅋㅋㅋㅋㅋ 그래요. 저희의 초창기. 그것도 남아있는 곳이죠. 정말로 기분이 이상하네요...
그리고 천사 모드의 건우주께서 돌아오셨다! 와아!! (사탕 받기) (냠냠) 역시 건우주께서는 좋아요! 짓궂게 구는 건우주도 좋지만 역시 이런 건우주가 좋아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뒷골목이 무섭다뇨! 무서운 곳 데려가는 게 아닌걸요? 너무해요! 그렇게 저를 못 믿으시다니... ㅠㅠㅠ
그리고 어제는 또다시 일찍 기절잠을 자버렸기에... (외면) 그래도 여기가 사라지지 않고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예요! 확실히 속도도 뭔가 빨라진 것 같구요. 캔드민, 정말 멋지세요! 열심히 일하시는 게 너무 고맙고 멋져요.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답니다! ㅎㅎㅎㅎㅎ -
995 건우 - 주아 (9352365E+6) 2016. 12. 26. 오후 10:23:42뭔가 되게 긴장하면서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생각보다 아주 가볍게 승낙이 떨어져서 긴장을 한게 왠지 허탈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행복한 감정이 더 컸다. 그야 주아도 일정이 있을 수 있고 친구들하고 시간을 보내고 싶을수도 있는데, 그 시간을 빼서 나에게 투자한거니까. 그 마음이 너무 기뻐 소리를 지를뻔했지만 여기서 소리를 지르면 보통 난리가 나는게 아닐테니 입을 두 손으로 꾹 막고 소리가 나오는 것을 방지했다.
정말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된건지. 어릴때의 모습이 점점 다시 나오는 것 같았다. 나름 나이를 먹고서 조금씩 조용하고 차분한 이미지로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걸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난감하게 웃었다.
그리고 나와 주아는 비밀데이트를 하기로 협의를 봤다. 당연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태현이 때문이었다. 태현이가 알게 되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는 주아도 아주 잘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거의 100% 미행을 하겠지. 그것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하고 싶었다.
사실 그런 모습이 보이면 진짜로 크게 화를 낼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수학여행 분위기는 엉망이 될테니까. 인생 마지막 수학여행을 그런 분위기로 끝내고 싶진 않았다. 주아와의 추억이 되는 지금 이 순간을 절대로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에 서로 비밀로 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그리고 내가 이번에 제안한 것은 장소. 산책로 중에 말이 뛰어다니는 푸른 목장으로 향하는 코스가 있었다. 그곳으로 가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물어보자 주아는 두 눈을 반짝이면서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승낙의 표시를 보였다. 그 환한 미소와 끄덕이는 고개, 초롱거리는 두 눈. 3가지 요소가 지금 주아가 엄청 크게 기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내일 데이트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성공시키겠다고 크게 다짐했다. 승마도 하고, 먹이도 주고, 말들으 쓰다듬어보기도 하고.. 무엇보다 말을 좋아한다고 하니, 말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는 쪽으로 머릿속으로 계획을 짰다. 물론 전체적으로 다 짤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많은 계획을 해볼 생각이었다. 그래야 주아도 최대한 많이 만족할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말이 좋은건 알겠지만, 그래도 너무 말만 보지 마. 알지? 동물에게 질투하고 싶진 않거든."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농담 반, 진담 반. 그렇게 장난스럽게 말을 하기도 했다. 동물을 정말로 좋아하는 주아이지만, 역시 모든 애정이 동물에게로, 특히 말에게로 향하는 것은 조금 질투가 날 것 같았기에 그렇게 말했다.
전에 곰을 보러 갔을때처럼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조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나 자신이 제대로 잘 제어를 할 수 있을까? 물론 주아가 나쁜게 아니다. 내가 이상한거지. 동물을 좋아하는 것을 뻔히 아는데, 동물에게 질투를 한다니. 전에 곰에게 질투를 한것도 사실 얼마나 집에서 이불킥을 했는지 모른다. 주아도 물론 꽃사슴에게 조금 질투를 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것은 내가 의도한거였으니 케이스가 달랐다.
정말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 싶어서 두 어깨를 으쓱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나, 이렇게 질투심이 많고 독점욕이 많은 아이였나. 하지만 그런 마음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새 울음소리로 승화시키면서 생긋 웃었다.
"안 그러면 나도 하얀 백마에게 푹 빠져서 너 안 볼거니까 그렇게 알아."
장난스럽게 윙크를 날리면서 작게 웃었다. 정말로 유치찬란하기 짝이 없는 말이지만, 그 말에 살짝 그 날에도 나를 계속 봐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압축했다. 물론 알아들어도 좋고, 알아듣지 못해도 좋았다.
주아가 말을 좋아한다면 그것에 대해서 크게 이러쿵저러쿵 말할 마음은 없었다. 나는 주아가 웃는 모습이 정말로 좋으니까.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으면 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크게 맑은 공기를 힘껏 들이마쉬고 내뱉었다.
공기가 너무나도 좋은게 절로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라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여전히 찰싹 달라붙어있는 주아에게 생긋 웃으면서 조금 진지하게 말을 하나 더 던졌다.
"진짜 네가 없었으면 난 어찌되었을까? 여전히 솔로로서 혼자서 이렇게 산책을 하고 있었을까? 이제는 생각조차 하기 힘드네. 하하하. 진짜로 네가 없다는게 상상조차 안 가. 네가 없는 수학여행, 네가 없는 축제, 더 나아가서 네가 없는 크리스마스. 이게 정말로 다 상상이 안 가. 하물며, 일상에서 네가 없다는 것 자체가. 존재가 당연히 되면 뭔가 소홀해질지도 모르는건데, 그것도 아니야. 여전히 두근거려. 네가 좋아. 진짜로."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느껴보라는 의미로 주아의 손을 잡아서 내 심장쪽으로 가져갔다. 너에게는 느껴질까? 지금 뛰고 있는 내 심장의 박동이..
//그냥 안는다니. 주아주는 제가 안겨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오히려 주아주가 저를 안는 것을 좋아하는 것 아닌가요? 어째서 이렇게 요즘들어 저를 안으려고 하는걸까요? 제가 무슨 예쁜짓이라도 했나요? ㅎㅎㅎㅎㅎ 전 언제나와 다를바 없는데. 그리고 동심은...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제가 뭘 어떻게 해야 그 울음을 멈추실건가요? 딸기 우유맛 사탕 2개 드려야하나? ㅎㅎㅎㅎ 그리고 저는 안겨있는 것을 좋아한다라기보다는 글쎄요? ㅎㅎㅎㅎ 아니면 밀쳐낼까요? 자석의 극을 반대로 하면 될 것 같은데. 자 어떻게 할까요? ㅎㅎㅎㅎㅎㅎ 제가 과연 이 극을 바꿀까요? 바꾸지 않을까요? 주아주는 이제 어떻게 하실건가요?
그리고 5살때의 제가 귀엽다니..ㅋㅋㅋㅋㅋㅋㅋ 아니에요! 귀엽지 않아요! 그냥 겁쟁이였다구요! 그리고 제 친구가 되겠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럴수가! 5살에게 20살을 코앞에 둔 누나가 친구가 되는가. 그런데 5살의 저와 친해져서 뭘 할 생가깅죠?! 그리고 확실히 카오스더라도 재밌으면 그만이죠! 그럼 계속 불러볼까요? 악~어. 악~어. 악~어.(작작해)
가끔 주아주도 옆동네에 가서 추억이 남아있는 글들을 보는 것은 어떠세요? 저는 가끔 그러거든요. 물론 전 경력이 별로 없어서 많이 남아있지는 않지만요. 그래도 가끔 보다보면 그 당시의 추억이 떠오르고는 한답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사탕을 맛있게 먹는 주아주는 역시 귀엽군요. 이런 제가 좋다고 하니.. 당분간은 또 이렇게 있어야겠네요. 그리고 뒷골목 자체가 무서운 곳인데, 무서운 곳 데려가는게 아니라니요! 그건 또 무슨 모순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역시 어제는 못보셨군요. 괜찮아요. 피곤하면 빨리 주무실 수도 있는거죠. 그런데, 그럼에도 저에게 새벽4시까지 돌리는것을 권한건가요?! 주아주. 저를 재우지 않고 자기만 자려고 한거였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 멋진 분 같으니..(?) 그리고 정말로 빨라진게 확 느껴진답니다. 모바일은 모르겠는데.. PC로는 진짜 빨라졌어요. 정말로 깜짝 놀랄 정도로 말이죠. 고마워요! 캔드민! 그건 그렇고 조만간에 2판을 세워야겠군요. 이 속도면.. 2일 후면 새 판으로 갈 삘이에요. -
996 건우 - 주아 (9352365E+6) 2016. 12. 26. 오후 10:23:48뭔가 되게 긴장하면서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생각보다 아주 가볍게 승낙이 떨어져서 긴장을 한게 왠지 허탈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행복한 감정이 더 컸다. 그야 주아도 일정이 있을 수 있고 친구들하고 시간을 보내고 싶을수도 있는데, 그 시간을 빼서 나에게 투자한거니까. 그 마음이 너무 기뻐 소리를 지를뻔했지만 여기서 소리를 지르면 보통 난리가 나는게 아닐테니 입을 두 손으로 꾹 막고 소리가 나오는 것을 방지했다.
정말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된건지. 어릴때의 모습이 점점 다시 나오는 것 같았다. 나름 나이를 먹고서 조금씩 조용하고 차분한 이미지로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걸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난감하게 웃었다.
그리고 나와 주아는 비밀데이트를 하기로 협의를 봤다. 당연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태현이 때문이었다. 태현이가 알게 되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는 주아도 아주 잘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거의 100% 미행을 하겠지. 그것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하고 싶었다.
사실 그런 모습이 보이면 진짜로 크게 화를 낼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수학여행 분위기는 엉망이 될테니까. 인생 마지막 수학여행을 그런 분위기로 끝내고 싶진 않았다. 주아와의 추억이 되는 지금 이 순간을 절대로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에 서로 비밀로 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그리고 내가 이번에 제안한 것은 장소. 산책로 중에 말이 뛰어다니는 푸른 목장으로 향하는 코스가 있었다. 그곳으로 가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물어보자 주아는 두 눈을 반짝이면서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승낙의 표시를 보였다. 그 환한 미소와 끄덕이는 고개, 초롱거리는 두 눈. 3가지 요소가 지금 주아가 엄청 크게 기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내일 데이트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성공시키겠다고 크게 다짐했다. 승마도 하고, 먹이도 주고, 말들으 쓰다듬어보기도 하고.. 무엇보다 말을 좋아한다고 하니, 말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는 쪽으로 머릿속으로 계획을 짰다. 물론 전체적으로 다 짤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많은 계획을 해볼 생각이었다. 그래야 주아도 최대한 많이 만족할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말이 좋은건 알겠지만, 그래도 너무 말만 보지 마. 알지? 동물에게 질투하고 싶진 않거든."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농담 반, 진담 반. 그렇게 장난스럽게 말을 하기도 했다. 동물을 정말로 좋아하는 주아이지만, 역시 모든 애정이 동물에게로, 특히 말에게로 향하는 것은 조금 질투가 날 것 같았기에 그렇게 말했다.
전에 곰을 보러 갔을때처럼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조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나 자신이 제대로 잘 제어를 할 수 있을까? 물론 주아가 나쁜게 아니다. 내가 이상한거지. 동물을 좋아하는 것을 뻔히 아는데, 동물에게 질투를 한다니. 전에 곰에게 질투를 한것도 사실 얼마나 집에서 이불킥을 했는지 모른다. 주아도 물론 꽃사슴에게 조금 질투를 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것은 내가 의도한거였으니 케이스가 달랐다.
정말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 싶어서 두 어깨를 으쓱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나, 이렇게 질투심이 많고 독점욕이 많은 아이였나. 하지만 그런 마음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새 울음소리로 승화시키면서 생긋 웃었다.
"안 그러면 나도 하얀 백마에게 푹 빠져서 너 안 볼거니까 그렇게 알아."
장난스럽게 윙크를 날리면서 작게 웃었다. 정말로 유치찬란하기 짝이 없는 말이지만, 그 말에 살짝 그 날에도 나를 계속 봐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압축했다. 물론 알아들어도 좋고, 알아듣지 못해도 좋았다.
주아가 말을 좋아한다면 그것에 대해서 크게 이러쿵저러쿵 말할 마음은 없었다. 나는 주아가 웃는 모습이 정말로 좋으니까.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으면 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크게 맑은 공기를 힘껏 들이마쉬고 내뱉었다.
공기가 너무나도 좋은게 절로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라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여전히 찰싹 달라붙어있는 주아에게 생긋 웃으면서 조금 진지하게 말을 하나 더 던졌다.
"진짜 네가 없었으면 난 어찌되었을까? 여전히 솔로로서 혼자서 이렇게 산책을 하고 있었을까? 이제는 생각조차 하기 힘드네. 하하하. 진짜로 네가 없다는게 상상조차 안 가. 네가 없는 수학여행, 네가 없는 축제, 더 나아가서 네가 없는 크리스마스. 이게 정말로 다 상상이 안 가. 하물며, 일상에서 네가 없다는 것 자체가. 존재가 당연히 되면 뭔가 소홀해질지도 모르는건데, 그것도 아니야. 여전히 두근거려. 네가 좋아. 진짜로."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느껴보라는 의미로 주아의 손을 잡아서 내 심장쪽으로 가져갔다. 너에게는 느껴질까? 지금 뛰고 있는 내 심장의 박동이..
//그냥 안는다니. 주아주는 제가 안겨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오히려 주아주가 저를 안는 것을 좋아하는 것 아닌가요? 어째서 이렇게 요즘들어 저를 안으려고 하는걸까요? 제가 무슨 예쁜짓이라도 했나요? ㅎㅎㅎㅎㅎ 전 언제나와 다를바 없는데. 그리고 동심은...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제가 뭘 어떻게 해야 그 울음을 멈추실건가요? 딸기 우유맛 사탕 2개 드려야하나? ㅎㅎㅎㅎ 그리고 저는 안겨있는 것을 좋아한다라기보다는 글쎄요? ㅎㅎㅎㅎ 아니면 밀쳐낼까요? 자석의 극을 반대로 하면 될 것 같은데. 자 어떻게 할까요? ㅎㅎㅎㅎㅎㅎ 제가 과연 이 극을 바꿀까요? 바꾸지 않을까요? 주아주는 이제 어떻게 하실건가요?
그리고 5살때의 제가 귀엽다니..ㅋㅋㅋㅋㅋㅋㅋ 아니에요! 귀엽지 않아요! 그냥 겁쟁이였다구요! 그리고 제 친구가 되겠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럴수가! 5살에게 20살을 코앞에 둔 누나가 친구가 되는가. 그런데 5살의 저와 친해져서 뭘 할 생가깅죠?! 그리고 확실히 카오스더라도 재밌으면 그만이죠! 그럼 계속 불러볼까요? 악~어. 악~어. 악~어.(작작해)
가끔 주아주도 옆동네에 가서 추억이 남아있는 글들을 보는 것은 어떠세요? 저는 가끔 그러거든요. 물론 전 경력이 별로 없어서 많이 남아있지는 않지만요. 그래도 가끔 보다보면 그 당시의 추억이 떠오르고는 한답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사탕을 맛있게 먹는 주아주는 역시 귀엽군요. 이런 제가 좋다고 하니.. 당분간은 또 이렇게 있어야겠네요. 그리고 뒷골목 자체가 무서운 곳인데, 무서운 곳 데려가는게 아니라니요! 그건 또 무슨 모순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역시 어제는 못보셨군요. 괜찮아요. 피곤하면 빨리 주무실 수도 있는거죠. 그런데, 그럼에도 저에게 새벽4시까지 돌리는것을 권한건가요?! 주아주. 저를 재우지 않고 자기만 자려고 한거였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 멋진 분 같으니..(?) 그리고 정말로 빨라진게 확 느껴진답니다. 모바일은 모르겠는데.. PC로는 진짜 빨라졌어요. 정말로 깜짝 놀랄 정도로 말이죠. 고마워요! 캔드민! 그건 그렇고 조만간에 2판을 세워야겠군요. 이 속도면.. 2일 후면 새 판으로 갈 삘이에요. -
997 건우 - 주아 (9352365E+6) 2016. 12. 26. 오후 10:24:22......왜 2개가 써진거지.. (동공지진) 하..하나는 잊어주세요. 내, 내일로 옮겨지겠군요. 새판은..(동공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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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 주아 - 건우 (490134E+55) 2016. 12. 27. 오전 12:35:56긴장과 진지함 속에 자신에게 데이트를 신청한 건우. 그런 건우의 데이트 신청을, 자신이 거절할 이유따위는 없었다. 물론 자신에게도 다른 여자친구들이 있지만, 그래도 역시 자신은 건우와 좀 더 오랫동안 같이 있고 싶었기에 그의 신청을 승낙한다.
건우는 그것이 기뻤는지 크게 소리를 지를 뻔했고, 다행히 스스로 입을 막아 소리가 나오는 것을 방지한다. 커가면서 차분하고 조용하게 변했다고 생각했건만, 역시 아직 어릴 때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일까?
난감하게 웃는 그를 바라보며 그런 생각도 해보다가 이내 비밀데이트를 하자고 먼저 제안한다. 왜냐하면 불안했기에. 태현이가 자신들이 사귀는 것을 안다는 것에서, 이미 조심해야만 했다. 태현이라면 당연하게도 자신들을 미행할테니.
그것은 정말로 싫었고, 더 나아가 사이가 안 좋아질 수도 있었다. 그것만큼은 정말로 피하고 싶었기에, 서로 비밀로 하자고 건우와 합의를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건우가 자신에게 내일 데이트할 장소를 제안한다. 건우가 제안한 곳은 말이 뛰어다니는 푸른 목장. 동물을 좋아하는 자신이었기에, 말을 보러가자는 그의 제안은 정말로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두 눈을 반짝이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승낙의 표시를 그렇게 하며 엄청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온 몸으로 표현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건우와, 자신이 좋아하는 말. 그 두 개가 함께 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건우는 이내 장난스레 웃으면서 그래도 너무 말만 보지 말라며, 동물에게 질투하고 싶진 않다고 덧붙인다. 장난스런 말투였지만 그래도 장난 반, 진담 반이라는 것을, 자신이 모를리가 없었다.
"하핫, 우리 건우. 동물에게 질투하고 싶지 않아? 그런데 저번에 동물원에서 곰에게 질투했던 게 어디 사는 누구였더라~"
그러나 짐짓 모르는 척하며 그에게 능청스레 얘기한다. 두 어깨까지 으쓱해보이다가 이내 키득키득 웃기까지 한다.
그래도 말야, 역시 귀엽네. 질투하는 건우는. 전에 곰에게 질투했을 때도 무척이나 귀여웠던 건우였기에, 이번에도 괜히 질투를 일으켜보고 싶은 나쁜 마음까지 스멀스멀 올라온다.
사실 나도 그 때 꽃사슴에게 질투를 하긴 했었지만, 그래도 말야. 그 때 건우는 내가 질투하도록 유도했으니, 별개의 문제라구.
애써 그렇게 분리하여 생각까지 해보며 고개를 끄덕이다 건우가 이내 두 어깨를 으쓱하면서 한숨을 내쉬자, 그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건우는 이어서 주변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소리를 듣다가 생긋 웃으면서 자신에게 한 마디를 더 덧붙인다.
안 그러면 저도 하얀 백마에게 푹 빠져서 자신을 보지 않겠다는 건우의 말에 결국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윙크까지 날리며 장난스레 웃는 그는, 정말로 질투하는 어린 남자아이같아 그저 귀엽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 날에도 저만 계속 봐줬으면 좋겠다는 그의 압축된 메시지. 그 메시지를 제대로 알아듣고는 자신도 똑같이 입을 열어 장난스런 목소리를 낸다.
"하핫, 응. 알았어. 나도 너만 볼게, 건우야. 그러니까 너도 백마만 보면 안돼? 안그러면 나도 엄청 질투할지도 모르니까 말야."
키득키득 웃으며 똑같이 유치찬란한 말을 내뱉는다. 그러나 반쯤은 진심이라는 것을, 건우도 알고 있으리라.
맑은 공기를 힘껏 들이마시고 내뱉는 건우를 따라 자신도 똑같이 맑고 시원한 공기를 자신의 안에 가득 채운다. 자신도 모르게 작게 감탄하다 건우가 생긋 웃으며 조금 진지하게 입을 열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진짜로 자신이 없다는 게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며, 존재가 당연히 되면 소홀해질지도 모르는건데 여전히 두근거린다며, 건우는 다시 한번 자신에게 저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리고 곧 자신의 손을 잡고 가져가는 건우의 손길. 저의 심장 쪽으로 자신의 손을 가져간 건우를 잠시 두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내려 자신의 손을 바라본다.
두근두근. 느껴지는 작지만 정말로 빠르게, 규칙적으로 뛰고 있는 심장 고동소리. 건우의 그 심장의 소리를 가만히, 아무 말없이 느끼다가 이내 다시 시선을 올려 그와 눈을 맞춘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눈웃음지어 보인다.
"나도. 나도 그래, 건우야. 나도 이제는 네가 없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어. 나의 어제에도 네가 내 옆에 있었고, 나의 오늘에도 너는 내 옆에 있고, 나의 미래에도 너는 내 옆에 있어줄테니까. 그래서 나도 이제는 네가 없는 것은 상상할 수 없어. 물론 존재가 당연해지만 소홀해질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너와 나는 아닌 것 같아서 정말로 기뻐. ...정말로 두근거리네, 너의 심장. 그러면... 더 두근두근거리게 해볼까?"
왠지 조금 드는 장난기 가득한 마음. 살짝 두 눈을 감고 그에게 다가가 건우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춘다. 그리고는 재빨리 떨어져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방긋 웃어보인다.
"어때? 더 두근두근, 빨라졌어? ...실은 내가 더 그렇게 된 것 같아."
조금 부끄러운 듯이 양볼을 발갛게 붉히며 헤헤, 멋쩍게 웃는다. 그래도 원했던 것은 했으니까! 응!
/ 흠흠, 저는 건우주를 안는 것을 좋아한다고 이미 얘기 드렸다구요? 그런데 건우주께서도 얌전히 안겨있으니 그렇죠! 그리고 요즘들어 건우주를 안으려고 하는 이유는... 건우주께서 안 안아주셔서? ㅋㅋㅋㅋㅋㅋㅋ 농담이고, 건우주는 언제나 예쁘시니까요! 아이, 예쁘다~ ㅎㅎㅎㅎㅎ (꼬오옥) 그리고 울음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사탕과 쓰담쓰담입니다! 그것만 있으면 누구든지 울음을 멈춘다구요? ㅋㅋㅋㅋㅋ 그, 그런데 밀쳐내실 건가요...? 자석의 극까지 바꾸실 건가요...? (시무룩) 저는 건우주의 선택에 따를거예요. 자, 놓아드릴게요. (팔 풀기) 건우주께 모든 것을 맡길거예요. (비장)
그리고 5살 건우주 엄청 귀엽다구요!! 저보다 키도, 덩치도 전부 어린 겁쟁이 건우주라니! ㅋㅋㅋㅋㅋㅋ 친구가 되는게 뭐 어때서요?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구요! 친해지면 같이 놀이터에서 놀거예요. 모래성도 쌓고, 그네도 타고! ㅎㅎㅎㅎ 그리고 하모니 계속인건가요? 저야 좋죠! 악어새~ 어새~ 악어새~ 어새애~ (애드리브)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옛날에 건우주랑 돌렸던 글들은 전부 따로 저장했거든요. 그래서 옆동네는 잘 가지 않아요. 그래도 가끔씩은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ㅎㅎㅎㅎ 그런데 당분갓은 이렇게 있어야겠다니... 당분간이라뇨?! 건우주?!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뒷골목에 왜 가자고 하는지는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후후후... (수상) 바로 길고양이들이랑 놀자고 데려가는 거라구요! 아, 그렇지만 또 방치를 하신다면... 고양이들로 공격할거예요! (선전포고)
그리고 아니예요, 아니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만약 같이 오래 새벽까지 돌리는거면 잠들지 않는다구요! 저만 자지않아요! 멋진 사람 아니예요! (억울) 그리고 모바일도 꽤나 빨라졌어요. 묵직했던 게 가벼워진 느낌? 캔드민, 정말로 고맙습니다! (확성기) 그리고 건우주의 실수... ㅋㅋㅋㅋㅋㅋㅋ 네, 잊어드릴게요. 1판은 진짜 내일 갈겠네요. 세상에나... 마, 마음을 경건하게 하고 있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정자세) -
999 건우 - 주아 (8213292E+5) 2016. 12. 27. 오후 3:16:12동물에게 질투하고 싶지 않냐고 동물원에서 곰에게 질투한 것은 어디의 누구냐고 능청스럽게 물으면서 키득키득 웃는 주아의 모습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실제로 그랬으니까. 주아의 경우도 비슷하긴 했지만 그것은 내가 의도한거고, 나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곰에게 푹 빠져버린 주아의 모습에 질투해서 주아를 일부로 다른 곳으로 끌고 가기도 했었다. 키득키득 웃는 모습이 묘하게 얄미웠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니 뭐라고 반발도 못하고 나는 그냥 장난스럽게 반격할 수밖에 없었다.
"글쎄? 어디의 누구였을까? 아주 귀여운 여자친구를 데리고 있는, 마음고생이 심한 모 남자친구가 아닐까? 하지만 귀엽고 예쁜 애를 여자친구로 데리고 있으니, 그 남자친구도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게 장난스럽게 대답하고서 그 분위기를 유지하며, 하얀 백마만 바라보면서 주아를 보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대답하니 주아는 또 다시 키득키득 웃으면서 내 속마음을 읽어주면서 자신도 나만 바라보겠다고 그러니까 백마만 보면 절대로 안된다고, 자신도 질투할지도 모른다고 유치찬란하게 대답했다. 그런 모습에 결국 나는 또 풋 하고 소리를 내서 웃을수밖에 없었다. 가끔씩 이렇게 장난스럽게 반격하는 모습에서 우리 둘은 정말 서로에게 잘 맞는 한쌍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말을 합축하고, 압축을 해도 결국엔 서로간에 다 알아듣고, 이렇게 말을 하니까.
"그건 네가 하기 나름 아니겠어? 나도 누군가가 나를 소홀하게 안 두면 상대를 소홀하게 대하진 않아. 하물며 백마보다 더 하얗고 예쁜 애가 나를 바라봐준다면, 더욱 더 말이야."
그러기에 나 역시도 이렇게 장난스럽게 반격을 한다. 백마보다 더 하얗고 예쁜 애. 그게 바로 너니까. 주아야. 나만의 하얀 고양이. 그리고 나만의 여자. 마음 속으로 그렇게 작게 중얼거리면서, 나는 좀 더 나아가서 내 마음을 솔직하게 진지하게 얘기했다. 지금도 뛰고 있는 내 심장의 박동을 느끼게 해주려고 주아의 손을 이끌어 내 손으로 가지고 갔다. 그것을 느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느껴지지 않을까? 이렇게나 심장은 두근, 두근 소리를 내면서 뛰고 있는걸.
부드러운 눈웃음이 나를 향하고 주아는 방금 내가 말한 말을 인용해서 자신 역시 내가 없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답해왔다. 존재가 당연해지면 소홀해질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는 아닌 것 같아서 기쁘다는 말에 특히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물론 시간이 오래오래 지나서 정말로 오래오래 지나면, 진짜로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극히 어쩌면 소홀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미래는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주아니까. 10년 이상, 나와 소꿉친구로서 함께 하고, 지금도 쭉 함께 하고 있는 게 바로 주아니까. 그러기에 우리 둘은 소홀해지지 않을거라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한편 그와는 별개로 내 뺨에 살짝 닿는 부드러움. 내 심장을 더욱 더 두근두근거리게 해주겠다는 주아의 말과 함께 닿는 부드러운 느낌에 심장은 더욱 더 크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멍하게 주아를 바라보니, 어느새 떨어져있는 주아는 나를 바라보다가 방긋 웃어보이면서 두 볼을 빨갛게 물들였다. 이어 장난스럽게, 더 두근두근 빨라졌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작게 웃으면서 이번엔 내 측에서 주아에게 다가갔다.
"어떨 것 같아? 더 두근두근거리고 빨라졌을 것 같아? 잘 모르겠으니까 이번엔 확실하게 확인해볼까?"
주아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얼굴을 한 손으로 잡아 고정시키면서 나 역시도 뺨에 살짝 입을 맞췄다. 그리고 이번엔 내 측에서 거리를 띄워서 작게 쿡쿡 소리를 내서 웃었다. 당연하지만 심장은 계속해서 두근두근 소리를 내서 뛰고 있고 이 소리가 밖으로 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주변에서 들리는 새 울음소리보다 더 두근두근 뛰는 심장소리. 대체 언제쯤 이것에 익숙해질까 싶기도 하지만,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느끼기도 하면서 생긋 웃었다. 일부로 모르는 척, 이 기분을 모르는 척, 눈 돌리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슬슬 일어설까? 휴식은 많이 취했으니까. 산책의 에스코트를 마저 할까 하는데, 괜찮을까?"
심장소리를 모르는 척, 계속해서 눈 돌리며, 숲속의 맑은 공기 속에 묻어버리기 위해 다시 산책을 제안했다. 이대로 저 숲 속 끝까지 가면, 모든 것이 다 가라앉고, 맑은 공기는 붉게 물들어버린 우리의 두 얼굴을 다시 식혀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밝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제가 안 안아줘서 주아주가 직접 안으시는건가요? 농담이라고 했지만 반은 진심 같은데요? 에구에구. 주아주 안 안아주셔서 많이 외로웠구나.(꼬옥(토닥토닥) 그보다 언제까지 이렇게 전 안겨있는거죠? ㅎㅎㅎㅎㅎ 예쁘다니! 제가 무슨 예쁜 짓을 했나요?! 전 그런 짓을 한 기억이 없습니다! 요즘 악당짓이나 악마짓을 한 것 같기는 한데. ㅎㅎㅎㅎ 그리고 사탕과 쓰담쓰담이라니. 역시 주아주는 쓰다듬어지는거 좋아하시는군요. 좋아요. 쓰담쓰담 하도록 할게요.(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이하 생략) 그리고 그렇게 시무룩을 적절하게 사용하시면 제 마음이 약해지지 않습니까. 일단 놓아준 것은 고맙긴 한데 저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니! 어쩔 수 없군요. 그냥 자석 극은 이렇게 두기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5살의 저는 안 귀여워요! 안 귀엽다구! 그냥 겁쟁이였을뿐인데!!(동공지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역시 5살의 저의 눈에는 키 큰 누나 한명이 모래성 쌓고 그네도 타자고 말을 하면 긴장할 것 같네요. 물론 친해지면 그런 것은 없지만요. 그리고 하모니의 열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드리브까지 넣으시다니. 주아주. 재미 들리셨군요!
그리고 옆동네는 뭐 굳이 갈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는 그냥 옛날에 돌린 스레 보러 가는 정도니까요. 그리고 당분간이 언제가 될진 저도 모릅니다. 쭉 이어질지도 모르죠. 안 그래요? ㅎㅎㅎㅎ 그리고 길고양이라니. 길고양이들이 얼마나 경계심이 강한데..! 사실 얼마전에 길고양이가 보여서, 먹이나 주려고 천천히 다가갔는데 엄청 경계하면서 달려들더라고요. 빠르게 뒤로 회피해서 공격은 안 당했는데, 진짜 빨라서 깜짝 놀랐답니다. 그만큼 길고양이는 위험한거에요. 잘못하면 진짜로 크게 다칠 수 있어요. 그런 저에게 고양이들로 공격을 하겠다니!(트라우마 발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설마 2개가 올라갈줄은 몰랐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실수는 잊어준다고 하니까 이제 없던걸로. 레드썬! 그리고 이 레스가 올라온 후에 바로 2판을 세우도록 할게요! 경건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판이 새로 갈리는것 뿐인걸요. 물론 둘만의 공간이 2판으로 간다는게 저로서는 상당히 신기하긴 하지만요. ㅎㅎ -
1000 주아 - 건우 (490134E+55) 2016. 12. 27. 오후 7:31:12건우의 말에 예전에 동물원에서의 추억을 끄집어내어 능청스레 물어보며 건우에게 키득키득 웃어보인다.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야 실제로 그랬으니까. 비록 자신도 꽃사슴에게 질투를 했다지만, 그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자신의 질투는 건우가 의도한 것이었으니.
그렇기에 자신이 묘하게 얄밉게 웃어도 건우는 할 말이 없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건우는 장난스레 글쎄, 하고 되물으며 반격한다. 되려 자신을 칭찬하며 능청스레 대답하는 그의 말에 오히려 자신이 살짝 당황한다. 그러나 애써 내색하지 않고 똑같이 장난스레 웃으며 입을 연다.
"그럴까? 그런 남자친구일까? 하지만 왠지 그 남자친구도 엄청나게 멋지고 귀여울 것 같은데? 여자친구도 어쩌면 그런 남자친구 때문에 마음고생 하고있을지도 모르고 말야."
건우의 말에 짐짓 모르는 척, 능청스레 대답한다. 그리고 똑같이 장난스런 분위기에 이어지는 건우의 말. 백마만 보며 자신을 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그 말에, 자신도 그러면 질투할지도 모른다고 유치하게 대답한다. 건우의 압축된 속마음까지 제대로 알아채어 대답하는 자신의 모습에, 건우는 결국 다시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장난스레 주고받는 반격과 반격. 마치 원래부터 이러기 위해 짜여진 것처럼, 자신들의 대화는 자연스레 흘러간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말과 말에, 편안한 분위기. 정말로 우리는 잘 맞는구나. 서로의 속마음을 잘 알아채는 것에 더불어 그런 생각도 다시금 든다. 마치 정말로 서로가 서로를 위해 태어난 것 같다는.
그건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며, 건우도 누군가가 저를 소홀하게 두지 않으면 상대를 소홀하게 대하진 않는다고 얘기한다. 거기에 더불어 건우는 백마보다 더 하얗고 예쁜 애를 언급한다.
그것이 자신을 말한다는 것쯤은, 자신도 이미 알고 있었다. 좋아한다는 마음을 솔직하게, 좀 더 진지하게 얘기하는 그의 모습에, 자신도 웃으며 화답한다.
"그렇네. 내가 하기 나름이겠네. 그러면 소홀히 대하지 말아야겠네, 우리 건우. 정말로 최선을 다해서 다정히, 따뜻하게, 너만 바라봐야겠어."
지금보다도 더 말이야,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덧붙인다. 그렇지만 장난이 아니었다. 진지한 진심으로 가득찬 말이었다. 물론 지금까지도 나름 건우만 바라봤다고 생각했지만, 지금보다도 더욱더 건우만 바라보기로 다짐한다. 어차피 내 마음에는 너밖에 없으니까, 건우야.
건우는 이어서 자신의 손을 잡고 이끌어 저의 심장 쪽 가까이에 가져갔고, 자신의 손을 통해 그의 두근두근하는 심장 고동 소리를 느낀다. 소리가 아니라 손으로 느껴지는 그의 심장의 소리. 얼마나 자신을 좋아하는지를 알려주는, 그 무엇보다도 확실한 증거.
자신의 마음을 행복감으로 가득 차오르게 해주는 그 증거에, 건우에게 부드럽게 눈웃음 지어 보인다. 그리고는 건우의 말을 인용하며 똑같이 네가 없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존재가 당연해졌을 때 소홀해지는 것이 자신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덧붙였고, 그런 자신의 말에 건우는 고개를 끄덕여 동의한다.
물론 어쩌면, 정말로 극히 낮은 확률로 건우와 자신은 서로에게 소홀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미래는 없을 것이다. 응, 있을리가 없었다. 그 대상이 건우랑 나인걸. 적어도 나는, 그렇게 건우에게 소홀해질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
그렇게 마음속으로 조용히 다짐을 한다. 절대 나는, 건우에게 소홀해지지 않을거야. 꼭 끝까지 사이좋게, 함께 즐겁게 지낼거야. 쭉 함께 살아갈거야. 건우의 바로 옆에서, 건우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면서.
그리고... 지금도 말야. 이내 정말로 그에게 다가가 그의 뺨에 살짝 입맞춤한다. 너의 심장을 더욱더 두근두근거리게 해주겠다는 선전포고까지 날리며, 그렇게 용기내어 그에게 좋아한다는 마음을 담아 볼키스를 전한다.
놀랐는지 멍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건우에게 방긋 웃으며 양볼에 홍조를 띤다. 그렇지만 그 사실은 모르는 척, 건우에게 장난스레 더 두근두근 빨라졌냐고 묻는다. 그런 자신의 물음에 건우는 작게 웃으며 어떨 것 같냐고 되물으며 직접 자신에게 다가온다. 잘 모르겠으니까 이번엔 확실하게 확인해보자는 그의 말에 오히려 역으로 당황한다.
"뭐?! 자, 잠깐만?!"
그렇지만 건우는 이내 자신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자신의 얼굴을 한 손으로 잡아 고정시킨다. 그리고는 거리를 좁혀 자신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춘다. 쪽, 하는 달콤한 소리와 순간 느껴진 부드러움. 그 모든 것들에 이번에는 자신 쪽에서 그를 멍하니 바라본다.
거리를 띄운 건우는 작게 쿡쿡거리며 웃었고, 그런 건우를 바라보는 자신의 심장은 정말로 세차게 뛰기 시작한다. 두근두근두근. 혹시 건우에게 들리는 것은 아닐까,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은 아닐까,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며 양손으로 자신의 달아오른 얼굴을 가려버린다.
"바보... 진짜로 더 두근두근거리고 빨라졌잖아..."
작게 중얼거리듯 혼잣말을 한다. 분명히 내가 먼저 시작했는데, 왜 스킨십으로는 건우를 이길 수 없는걸까? 언젠가는 이런 스킨십에도,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도 익숙해지는 날이 오기는 하는걸까?
그렇지만... 왠지 익숙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생긋 웃으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서는 건우를 살짝 손을 내려 바라본다. 건우는 이내 산책을 마저 하자고 제안했고, 밝게 미소짓는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응, 슬슬 일어나자. 아직 남은 산책의 에스코트, 잘 부탁할게, 건우야."
자신도 살짝 웃으며 건우를 따라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리고는 먼저 건우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우리의 거리는 언제나 가까이, 0이 되도록. 내가 먼저 다가가면 돼. 너를 향해, 한 걸음 더. 더도 말고 더도 말고, 딱 한 걸음만 더.
고개를 돌려 건우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리고는 이내 배시시 웃어보인다. 산책이 끝나고도 언제까지나, 너의 옆에서, 너와 함께 지낼 수 있기를.
/ ㅋㅋㅋㅋㅋ 네, 건우주께서 안 안아주셔서 제가 직접 안는거예요! 그치만 저는 외로움쟁이가 아니라구요! 아니예요! (얌전) (안기기) 그리고 건우주께서는 예쁜 짓 하셨는걸요? 물론 악당짓이나 악마짓도 하셨지만 저와 계속 함께 있어주시잖아요? 그러니 예쁘시죠. ㅎㅎㅎㅎㅎㅎ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 꼬옥 안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쓰다듬어지는 거 좋아한다구요.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한 쓰다듬이라니! 기분 좋아서 죽는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 머리 다 헝클어지겠네요. 그래도 좋아요! (얌전) (쓰다듬 받기) 그리고 역시 건우주께서는 그런 선택을 하셨군요. 그러실 줄 알았어요! 자석은 그대로 두는 거예요, 아셨죠? ㅎㅎㅎㅎㅎ
그리고 5살의 건우주는 귀엽다구요! 엄청 귀여워요! 역시 친해져야겠네요. 그래야지 긴장을 풀고 함께 놀 수 있을테니까요! 막막 일부러 져줘야지! ㅎㅎㅎㅎ 그리고 제 애드리브 멋지죠? (뿌듯) 악어새랑 연습했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건우주를 지금까지 본 결과, 당분간이 절대 쭉 이어질리는 없답니다. ㅋㅋㅋㅋㅋ 아, 그런데 건우주, 길고양이에게 공격 받은 경험이 있으셨군요. 안 다치셔서 정말 다행이예요! 제 동네의 길고양이들은 다들 얌전하거든요. 위험하게 공격한 적이 없어요. 공격적인 길고양이들은 위험하긴 하지만요. 그런데 트라우마라니...! (당황) 그, 그러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건우주, 고양이들로 공격 안 할게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꼬옥) (쓰담쓰담)
그리고 레드썬... ㅋㅋㅋㅋㅋㅋ 쨔잔! 주아주의 기억이 삭제되었습니다! 그리고 2판이 세워졌군요. 당연히 경건해야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세워지는 1:1의 2판이니까요. 진짜 신기해라! 막막 두근두근해요! (두근두근) -
1001 건우주 (8213292E+5) 2016. 12. 27. 오후 7:41:49일단 답레는 다음판에서 쓰는걸로 할게요! 고로 이 판은 1001로서 터트린다! 잘가라!! 1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