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8378451> [1:1/NL] PTSD - 01 (457)
본 주제글은 1:1 전용 입니다
2016. 3. 19. 오후 6:07:31 - 2018. 5. 13. 오후 6: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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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본 주제글은 1:1 전용 입니다 (06E+46) 2016. 3. 19. 오후 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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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 없음 (17305E+64) 2016. 3. 19. 오후 6:07:46여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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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름 없음 (53595E+60) 2016. 3. 19. 오후 6:08:49>>2 오, 본보트를 띄웠네? 여기서 독백을 쓰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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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름 없음 (22075E+57) 2016. 3. 19. 오후 6:13:21응응 혹시나해셔 데스크탑모드로 해봤더니 되더라. 여기다가 하면 돼~ 내가 써놓고 남주 독백 올라오면 바로 뒤이어 올릴게 그게 순서상 맞게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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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름 없음 (53595E+60) 2016. 3. 19. 오후 6:14:43>>3 알겠어, 그렇게 해 줘. 맞다, 혹시 여주가 남주가 있는 병실로 오게 되는거라면 남주의 병실을 독방으로 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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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름 없음 (52381E+60) 2016. 3. 19. 오후 6:22:06응 1인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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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름 없음 (53595E+60) 2016. 3. 19. 오후 6:23:30>>5 알겠어, 그럼 처음 독백 올라오면 그대로 이어주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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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름 없음 (74844E+59) 2016. 3. 19. 오후 6:23:44답레는 언제쯤 받을 수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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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름 없음 (74844E+59) 2016. 3. 19. 오후 6:24:06답레?라기보단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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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름 없음 (53595E+60) 2016. 3. 19. 오후 6:27:31>>8 흠... 일단 내가 쓰는거라면 잘 모르겠어. 빠르면 한 6시 50분 쯤에 올릴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늦으면 8시쯤에 올릴 것 같아.
아, 그리고 오랜만에 글을 써보는거라 곰손이라도 이해해주면 고맙겠어. ;-; -
10 이름 없음 (74844E+59) 2016. 3. 19. 오후 6:28:28앗 알겠엉~괜찮아 점점 나아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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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이름 없음 (53595E+60) 2016. 3. 19. 오후 7:11:12>>10 맞다, 선레는 내가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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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이름 없음 (74844E+59) 2016. 3. 19. 오후 7:21:21선레라고 해야한다면 그런거지? 아마 말은 내가 걸게 될거야. 독백만 써둬, 마지막쯤에
병원에 들어온 신참쯤 되보이는 여의사가 들어왔다 뭐-이런 말만 써둬. 좀 무시해도 돼. 나이도 어려보이고 (실제도 보는 나이가 어리니까.) 나이도 어린데 꺼리는 환자를 맡게 됬으니 그냥 낙하산에다가 밀려서 왔구나 하는 그런? 제대로 된 치료나 해보겠어 하는 심리? -
13 이름 없음 (53595E+60) 2016. 3. 19. 오후 7:22:59>>12 알겠어, 그러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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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강선안 (53595E+60) 2016. 3. 19. 오후 7:27:57어떤 소년이 있었다. 평범한 부모와 소년과 친하게 지내던 여동생이 있는, 동내 시가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볼 수 있는 그런 흔한 소년이 있었다.
어느 날, 소년은 동내에 붙어있는 임상 실험자 모집 광고를 보게 되었다. 여느 다른 임상 실험자 모집 광고처럼 특별한 질병에 걸린 사람이나 장애를 지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신체가 건장한 신청자를 대상으로 이름 모를 약물을 실험한다는 광고를 본 소년은 용돈벌이를 목적으로 그 임상실험에 자원하게 된다.
며칠 뒤, 소년에게서 문자가 왔다. 임상실험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연구소로 와주라는 것이 그 문자의 내용이었다. 보통의 임상실험은 병원에서 진행되기에 소년은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광고에 적혀있는 '소정의 교통비 지급'이라는 문구를 떠올리며 부모님께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거짓말을 하며 문자에 적힌 연구소로 가게 된다.
연구소에 도착한 소년은 연구원으로 보이는 인물에게서 이상한 약물을 주사 받게 된다. 자신이 주사 받은 약물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모른 체. 소년은 연구원에게 어떤 약물을 주사한 것이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소년을 급하게 내쫓으려는 듯 행동하는 연구원이 내민 돈에 눈이 멀어 자신이 앞으로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인지 조차 모른 체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다음 날, 소년은 평소보다 자신의 컨디션이 좋아진 것을 느끼게 된다. 소년은 전날 주사 받은 그 약물이 비타민이나 영양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평소와 똑같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 평범하고 흔한 삶이 붕괴되기 시작한 것은 약물을 주사 받은지 일주일이 지난 뒤였다. 그는 꿈속에서 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검은 형체를 보게 된다. 몸도 얼굴도 모두 그림자처럼 검었던 그 형체는 굴곡조차 없는 얼굴로 소년을 노려보았다.
처음으로 그 검은 형체를 보게 된 소년은 그저 불쾌한 악몽을 꿨다고 생각했지만, 그 악몽은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소년이 검은 형체가 나오는 악몽을 꾼지 약 5일이 지난 뒤, 그 검은 형체는 꿈속에서 소년의 목을 조르게 되었다. 그 꿈은 소년의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끝이 났지만, 그 꿈은 소년에게 한가지 사실을 알려주게 되었다. 바로 소년이 초능력을 얻게 되었다는 것을.
초능력 같은 비현실적인 요소를 싫어했던 소년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으나, 마치 소년의 머릿속에서 검은 형체가 소년에게 속삭이는 것처럼 부정하려 하면 할수록 소년이 초능력을 얻게 되었다는 사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게 되었다.
며칠이 지난 뒤, 마치 현실인 것처럼 생생했던 악몽 속에서 소년은 검은 형체를 만나게 된다. 거만한 자세로 소년을 비웃는 듯 바라보고 있던 검은 형체는 소년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소년의 머릿속에 소년을 비웃는듯한 말을 퍼붓기 시작했다.
검은 형체의 행동에 분노한 소년은 검은 형체를 찢어버리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에게 돌진하게 된다. 자신의 손에 마치 그림자가 감기듯 한 느낌을 받은 소년은 그 검은 형체를 문자 그대로 '찢어버리게'된다. 바닥에서 꿈틀거리던 검은 형체를 본 소년은 그제야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제 더 이상은 검은 형체에게 시달릴 일은 없겠구나. 하며.
그 바닥에 놓인 검은 형체가, 자신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끔찍한 형체로 바닥에 널브러진 여동생의 시체를 본 소년은 크게 놀라게 된다.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을 괴롭혀왔던 검은 형체의 시체가, 자신의 여동생의 시체로 바뀌어 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소년은 자기가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불행히도 소년의 눈앞에 펼쳐진 참극은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처음에는 부정하려 했으나 자신이 죽였다고 착각한 검은 형체가 저 너머에서 소년의 머릿속에 '네가 한 짓이야'라고 속삭이는 것처럼 소년은 점점 자신이 여동생을 죽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평소에 자신에게 잘 대해주며, 자신과 친하게 지내던 여동생을 죽였다는 사실에 소년은 큰 죄책감과 슬픔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손으로 자신과 피를 나눈 동생을 죽였다는 사실에 소년은 그동안 지내왔던 정상적인 삶을 지낼 수 없게 되었다.
다시 며칠이 지났다. 소년은 무언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자신이 여동생을 죽였음에도, 주변이 너무나도 조용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는 사랑하는 자식을, 그것도 자신들의 또 다른 자식의 손에 의해 잃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부모님에게 자기가 여동생을 죽였다는 사실을 고백하게 되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자신들의 자식을 잃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소년에게 소년의 여동생은 없다는 말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소년은 자신이 어떻게 여동생을 죽였는가를 부모님에게 설명했지만, 소년의 부모님은 소년이 하는 말을 모두 미친 소리로 취급했다.
그렇게 소년이 여동생을 잃게 된지 약 이틀 후, 소년의 부모님은 어디로 여행을 가자는 거짓말을 하며 소년을 정신병원에 데려가게 되었다. 정신병원 앞에 부모님의 자동차가 서게 되자, 그곳에 있던 의사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 소년의 양 팔을 붙잡고는 소년에게 포박복을 입히곤 병원 안으로 끌고 갔다.
정신병원의 1인실에 '입원'하게 된 소년은 부모님에게 큰 배신감을 느끼며 의사들이 진행하려 했던 모든 치료를 거부하였다. 약물을 투여하려 하면 팔을 뿌리쳤고, 의사가 소년에게 증상이 어떠냐고 물어보아도 입을 꾹 다 물었으며, 소년에게 강압적인 행동을 하려 할 때마다 소년은 크게 저항하였다.
그렇게, 소년이 정신병원에 입원한지 자그마치 3년이 지났다. 청년이 된 소년은 만신창이가 된 모습을 한 체로 병실에 있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 청년은 누군가가 자신의 병실에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는 잠에서 깨어났다.
피곤에 찌든 눈을 한 체로 겨우 눈을 뜬 청년은 침대 위에 놓인 몸의 상체를 일으키며 소리가 났던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신참으로 보이는 의사가 있었다. 청년은 그 의사를 보고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렸다.
// 잘 썼는지 모르겠다... 3인칭 시점으로 써봤는데, 어때? :3c 원한다면 독백 형식으로 쓸 수도 있어. :D -
15 이름 없음 (74844E+59) 2016. 3. 19. 오후 7:33:58앗 벌써 올라왔구나! 잘 썼어~ 프롤로그 풀어놓듯이 써놓았네 ;) 한 10분? 정도만 기다려줘 나도 쓰고있던 참이었거든. 근데 여기 글자제한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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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이름 없음 (53595E+60) 2016. 3. 19. 오후 7:36:34>>15 칭찬이라도 해 줘서 고마워. :) 너무 오랜만에 써서 그런지 좀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10분 정도 기다리면 되는거야?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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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이름 없음 (74844E+59) 2016. 3. 19. 오후 7:42:19앗 미안해 내가 지금 나가봐야하나봐 저녁먹으러 가야하거든.갔다와서 올릴게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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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강선안 (53595E+60) 2016. 3. 19. 오후 7:45:38>>17 괜찮아! 천천히 답레 달아줘도 돼.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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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한 지은- 강 선안 (87405E+53) 2016. 3. 19. 오후 8:33:32나는 괴물이다. 세상이 만들어낸 최종병기.
지금으로부터 6~70년 전 쯤. 그 쯤이면 나는 어느 과학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을 당시였다. 당시에는 약 서른의 독신인 여자였고 가족은 없었다. 작은 연구소였지만 나름의 숨은 인재들을 뽑은 곳이라 돌아가기는 보통 이상으로 잘 돌아가던 곳이었다. 나와 같은 연구실에서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일하던 박사가 있었다 기억상으로 그의 이름은 테슬린. 나이가 들어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하니 끼었고 인상이 험악하며 성격이 괴팍한 꼴이 마치 스크루지 할아범 같았다. 괴짜 과학자인 그의 연구 성과는 빈번히 성공하여 연구소에서는 내쫓을래야 그럴 수 없는 그런 인재였다. 우리는 A유기체의 특성를 추출하여 B 유기체에게 주사했을 때 A유기체의 신체적 특성이 B에게 즉시 옮겨가 드러나는지 그것을 이루어내보자 하는 큰 프로젝트였다. 합성과는 또 다른 개념이었다. 그것은 DNA를 결합해서 새로운 종자를 만들어 종자의 신생기부터 시작하는 반면 우리의 연구는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또는 다 큰 무언가에게 다른 특성을 주사했을 때 즉각적으로 특성이 이식되는지에 대한 것이었으니까. 예를들어 이런 것이었다. 독개구리의 특성인 위험상황에 자신의 피부에서 치명적인 독 내보내기, 그 특성을 일반적인 흰 쥐에게 주사했을 때 즉시 그 쥐는 위협에 처한다면 피부에서 독극물을 배출해 내는 결과를 내는. 그런 것이었다. 뭔가 될듯 안될듯 실험은 별 진전이 없었다. 결과를 도출했을 때 반응이 미약하거나 실험체가 죽어버리거나. 아니면 너무 미약하고 일시적이라 결과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런 수준이었다. 테슬린 박사는 본 성격이라면 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고 무언가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 그런 그는 자신의 분에 이기지 못해 프로젝트를 폐지하겠다고 알린 뒤 그 후에 별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렇게 큰 프로젝트가 망하고나서 나는 곧 연구소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른 일을 찾고싶기도 했고 슬슬 질릴 때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불이 전부 꺼진 연구소에는 내가 기구를 치우며 나는 유리끼리의 마찰음 밖에 그 이상의 소리는 나지 않고있었다. 내가 비커를 씻는 중이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인기척에 잠시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리 어둠에 적응했다 하지만 인간의 눈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오직 동물적인 본능에 의한 것이었다. 저 쪽에서 잠시 스쳐가는 달빛에 빛난 -마취-총구를 보았지만 그와 동시에 차갑고 얇은 무언가-주사 바늘-이 내 등을 파고들어서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몸을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귀는 들을 수 있었다. 또한 그의 독백으로 통해 다른 주사바늘이 내 혈관에 흐르는 피를 뽑아가는 상황정도는 인지할 수 있었다. 그 연구소 안에서 숨쉬던 사냥꾼의 숨소리가 살짝 거칠었고 작게 키득대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나는 네년이 인간이 아닌걸 알아버렸지, 이 요망한 여편네 같으니라고. 지옥에나 가버리셔 이 DNA는 주고 말이야"
이후 박사는 행방도 알 수 없도록 홀연히 사라졌고 연구소도 그만 두었다고 했다. 그 늙은이가 뭐에 미쳐서, 또는 뭐에 쓰려고 내 혈액을 뽑아간건지에 대해 잘 생각해보지 않았다. 다만 후에 나는 그 늙은 박사에 대한 소식을 들었고 그는 지하실에서 홀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의 성격을 토대로 그의 연구주제가 무엇일지 예측해냈고 만약 내 추측이 맞다면 그건 완전히 [제 3차 멸망]으로 이끌 시한폭탄 위의 불씨같은 연구였다. 다만 이것은 그의 연구가 성공했을 시의 이야기이다. 내가 그의 지하연구실로 곧장 찾아갔을 때 그는 연구중이었다. 내 혈액에서 DNA를 야금야금 빼내며 쥐에게 실험하는 도중이었지만 쥐들은 픽픽 죽어나가는지 별 성과가 없거나 아주 잠깐동안 신체의 변화를 일으키고는 죽어버렸다. 그는 스포이트를 놓고서야 날 발견한건지 뻔뻔스레 미소를 지으며 날 반겼다. 기분나쁜 반김이었다.
"아..이상하네 아까는 됬었는데."
아차 싶었다. 연구는 이미 잠깐이나마 성공을 했었던 것이다. 그의 말을 듣자하니 수백번이나 시도 되었고 그 중에 극적으로 성공한 결과물은 네년이 찾을 수 없는 곳이라고 자만하듯 알려주었다. 그리고나서 그는 세상에서 삭제되었다. 쥐도새도 모르게 내 손아귀 안에서 꺽꺽대는 괴상한 소리를 내며 공중에 들려 온몸을 바르르 떨며 죽어버렸다. 그의 연구소를 빠져나가며 성공 약물을 챙겨들고 나왔다.
항상 내 몸에 지니고 다녔다. 약 그 후에 40~50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다만 나는 큰 실수를 저지른게 약물을 폐기처분 하면서 약물 한 병이 없어졌다는 것을 나중에 알아버렸다. 멍청한 자신을 탓하며 굉장히 불안해했다. 그 결과가 미약하다는 것에 살짝 안도했지만 방심할 수는 없었다. 그 약물이 어떻게 되었는지 나는 알 길이 없었다. 그저 어딘가에 떨궈지며 약병이 깨져서 못쓰게 되었길 바랄 뿐이었다.
의사 자격증을 한번에 취득하고나서 잠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었고 수습과정을 거친 후 나는 모 정신병원에 취직했다. 처음으로 환자를 떠맡게되었는데 아마 내 느낌상 오래된 환자를 신입에게 줬다는건 거의 내다버린 환자란 의미겠지. 듣자하니 저항이 심했고 최근 몇년간은 말을 하지 않아서 일부에선 벙어리 설이 돌기도 했었다.
[들어 본 적 있니?? 왜 그 환자 있잖아. 멀쩡하고 훤칠하게 생겨서는 부모한테 끌려온, 소통이 안되서 의사들도 치료하기를 거부하거나 의미없는 처방만 반복하는 그 3년 전설의 환자.]
나는 그런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실에 들어섰다. 복도 맨 마지막에 위치한 그의 개인병실은 고립되어 흡사 감옥 같았다. 날 보며 진저리 난다는 듯 한숨 쉬고는 뒤도는 그에게 보란듯이 아랑곳하지 않고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이런 상황, 그에게도 수차례나 스쳐간 것이겠지 병원에서 그를 반쯤 놓았다는 사실도, 그는 이미 알고 있을지 모른다.
"강선안씨, 이번에 주치의로 담당된 한지은이라고 합니다. 지금 바로 상담을 시작해야해서 말인데"
"상담실에서 할까요, 아니면 여기가 편하십니까?"
그의 의사조차 묻지 않고 그를 무작정 설득하려던 듯 끌고가던 여느 의사들과 다르게 그녀는 그의 의사를 묻고있었다. -
20 한 지은- 강 선안 (5331E+57) 2016. 3. 19. 오후 8:39:12과거사는 천천히 풀게, 지금은 바로 약물 상황만 썼어. 아 그 약물이 그쪽에 써졌는지는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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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강선안 (53595E+60) 2016. 3. 19. 오후 9:08:07>>20 알겠어! 맞다, 혹시 선안이가 지은이에게 좀... 막 대해도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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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이름 없음 (74844E+59) 2016. 3. 19. 오후 9:18:49응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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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강선안 (53595E+60) 2016. 3. 19. 오후 9:20:16정신병원에선 모든 것이 강압적으로 이루어진다. 마치 당장이라도 부풀어 오를 것 같은 복어를 한 수족관 안에 몰아넣은 것과 같이 환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돌발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 청년이 처음으로 이 정신병원에 왔을 때 포박복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것도 그러한 맥락에 의해서이다. 환자를 강압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면 환자는 물론 근처에 있는 다른 의사나 환자, 심지어 그 도시에 있는 사람들까지 위험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의사들이 이 청년에게 대하는 태도를 봐도 의사들이 환자를 강압적으로 다룬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진정제를 투입하기 위해 두 명의 의사가 그의 팔을 붙잡고 있는다던지, 검사를 위해 환자의 몸을 잡아 부축해간다던지. 그런 행동이 수도 없이 일어난다.
그러기에, 그에게 있어서 의사는 그리 달가운 존재가 아닐 것이다. 경험이 없어 보이는 신참 의사라고 한다면 더더욱. 청년에게 말을 건 의사는 청년이 여태까지 봐 왔던 다른 의사와는 달리 그의 의사를 물어보고 있었으나, 그는 그녀의 행동 또한 위선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치 굳게 닫힌 철문처럼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 행동이 그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저항이었을 것이다. 저 의사가 어떤 말을 하든 무시해버리는 것. 그러면 저 의사도 결국 질리게 되어서 청년의 치료를 거부할 것이다. 청년은 그녀가 빨리 자신의 병실에서 사라져버리길 기다리며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시선을 바닥에다가 두었다.
// 뭔가 길게 쓰고 싶기는 한데, 잘 써지질 않네... -
24 이름 없음 (74844E+59) 2016. 3. 19. 오후 9:32:48괜찮아 :) 쓰고있으니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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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한 지은- 강 선안 (74844E+59) 2016. 3. 19. 오후 9:51:43원래 그 정도 수준은 아니었다. 의사들이 강압적이게 대하는 것도, 그의 저항이 심했기 때문이다. 딱히 정신적 이상이라곤 아직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었지만 이 데이터를 곧이 곧대로 믿을 수도 없었던게 돈은 받았고 환자를 치료 명목하에 두기 위해선 그 증명 자료가 필요하니 대강 그럴싸한 병명을 기입하고는 진짜 미친 사람을 만들어버리니까.
".."
그가 몇년간 이 병원에 있으면서 얻은거라곤 침묵으로 평화로운 시위하는 법이었을지도 모른다. 익숙하단듯 입을 굳게 닫고 시선을 내리까는 그의 모습이 왠지 인위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저 나가기를 기다리는 그런 사람 같았다. 계속해서 입을 열지 않으면 질리겠지 싶어서 돌아갈거라는 그의 경험적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였다.
"여기가 편한가요 상담실이 편한가요?"
같은 질문을 다시 반복하며 물었다. 절대 나가지 않겠다는 듯이 꿋꿋이 버티고 서서는 미동도 없었다. 그 표정 또한 마찬가지로 미동도 없이 여전히 사무적인 얼굴이었다. 내 환자란 지금 강선안씨 밖에 없고 신참이라 별 일 시키지 않으니까. 하루 종일이라도 있을 수 있었다.
"강선안씨는- 정상인이었죠?"
자극적인 질문이었다. 그 해석에 따라 비난 받을 확률도 높고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질문. 나는 모든 것을 알지않지만 그가 적어도 미친놈으로 여길 온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26 강선안 - 한지은 (53595E+60) 2016. 3. 19. 오후 10:20:19청년은 그녀의 행동을 자신을 함정으로 유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신병원에 입원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괜히 밖에 나갔다가 강압적인 진찰을 받을 수도 있기에 병실에 있으려고 하겠지만, 청년처럼 오랜 시간 동안 입원한 사람이라면 바깥공기라도 쐴 겸 해서 상담실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와 함께 상담실로 향하게 된다면 분명 그곳에는 다른 의사들이 있을 것이고, 그 의사들이 자신의 몸을 포박하여 진찰실이나 그런 곳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있겠다고 말한다 하더라도, 그녀는 분명 다른 의사를 불러 자신을 어디론가 끌고 갈 것이기에 그는 그녀의 말에 대응하지 않으려 했다.
그가 오랜 시간 동안 입원 생활을 하며 얻은 교훈이라고 한다면 '침묵이 답이다'일 것이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면, 아무도 자신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그렇게 믿어왔다.
"..."
그녀는 청년이 자신의 말을 무시했음에도 집요하게 같은 질문을 다시 반복하였다. 그는 미동조차 하지 않은 체 그저 고개를 푹 숙인 상태로 그녀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낼 뿐이었다. 어차피 몇 분만 버티면 끝난다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녀의 질문은 그가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움찔하며 푹 숙인 고개를 들고는 그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 난, 지금도 정상이야."
그리고, 어금니를 꽉 깨물며 그녀의 질문에 대답했다. 약간의 분노가 서린 목소리로. 그는 자신이 정상인이라고 믿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자신에게 정신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곳에 온 게 아니라 자신의 가족들이 이곳으로 억지로 끌고 온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사에게 자신이 정상이라는 말을 한다고 손해를 볼 것도 없었다. 정상이 아니라는 말을 하면 분명 이곳에서 강압적으로 치료를 속행할 것이고, 그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면 분명 그를 보고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다른 의사들을 이 병실로 오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엔 차라리 대답하는 것이 낫다고 그는 생각했다.
// 괜찮다 해 줘서 고마워. 일단 최대한 길게 써보려 노력하는 중이야. 그나저나 오늘따라 일찍 졸리네. 곧 기절할 것 같아... -
27 이름 없음 (74844E+59) 2016. 3. 19. 오후 10:24:00응 나도 그래. 기절해도 돼! 답레 천천히 올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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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이름 없음 (53595E+60) 2016. 3. 19. 오후 10:29:35>>27 응, 고마워. 그럼 오늘은 이만 기절할게. 내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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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한 지은- 강 선안 (40493E+54) 2016. 3. 20. 오전 6:58:47저 말이 굉장한 신뢰를 주지는 않는다. 누가 자길보고 미친놈이라고 하겠어, 다들 정상인이겠지. 딱히 그는 정상인 꼴을 하고있지는 않았다.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얼굴과 마른 몸. 퀭한 눈가와 생기를 잃은 기운이 마치 축 늘어진 닭 같기도 했다. 이라도 뿌득뿌득 갈 듯이 그는 분노가 서린 말투로 내게 답했다. 그가 벙어리가 아님이, 그가 귀머거리가 아님이 증명되었다. 나는 간병인 침대를 꺼내어 앉으며 그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선 괜히 작게 소곤댔다.
"그럼 왜 여기 오게 된건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병원은 정상인이 보호자로 와야지 환자로 오는 곳이 아니니까요"
자칫 그가 판단하길 아직 신참이라 뭘 모르나 싶지만 이미 전부 알고있다. 부모의 동의만 있다면 가둘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상식에 가까웠다. 해봐야 20대 극 초반으로 보이는 여의사는 그에게 그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아침이라 그런지 길게는 안나오네.. -
30 강선안 - 한지은 (91268E+55) 2016. 3. 20. 오후 12:34:37그는 정상인이었다. 임상실험을 받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용돈벌이를 위해 반쯤 장난으로 참여했던 그 임상실험이 청년을 이렇게 망가뜨릴 줄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존재 자체가 지워진 여동생 이야기를 하는 청년의 말을,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에게 정신병이 있다고 멋대로 추측하였고,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아니, 감금시켰다.
이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그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그가 정신병을 앓고 있기에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단 한 명도, 그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를 자극하는 질문을 통해 그가 대답을 하도록 유도한 그녀는 간병인 침대 위에 앉으며 그에게 다른 질문을 해왔다. 왜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
청년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여전히 어금니를 꽉 깨문 상태에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했다.
"... 왜?"
정확히는, 대답이 아닌 그녀에게 역으로 질문하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그는 그녀의 행동을 여전히 위선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왜'라는 말에는 수많은 뜻이 담겨있었다. 왜 자신이 그녀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냐는 것, 왜 자신 같은 정상인이 환자로 이곳에 와야 했냐는 것 등. 수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 괜찮아! :D 그럴 수도 있지. -
31 PSYCHO (12784E+44) 2016. 3. 20. 오후 1:45:03와아아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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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PSYCHO (12784E+44) 2016. 3. 20. 오후 1: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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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한 지은-강 선안 (40493E+54) 2016. 3. 20. 오후 2:21:02그는 내게 왜-라는 질문을 뱉어냈다. 왜냐니, 그걸 알아야 상담을 할테니까요. 사정이 어때서 왔는지 왜 치료를 거부하는지 어쩌다가 여길 오게 되었고 몇 년씩이나 머무르게 되었는지. 딱히 위선을 들어있지 않았다. 필요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함이었다. 정보 없이 술술 말할 수 있다면 난 여기 있지 않았겠지. 당신이 정상인이건 질환이 있는 사람이건 상관없이 지금 현재 당신은 내게 있어서 환자야. 얼른 치료되서 나가고 싶지 않아? 아니 나갈 희망이 없으신건지 그런 생각을 안해본건지. 정신병원이라고 막 환자 다루는 줄 아나본데 그건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에 불과하고 보통의 병원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저도 괜한 매드 닥터가 되고싶진 않네요, 의사 자격증 따서 왔더니 환자가 되려 의사 무시하고 말이야. 물론 환자를 학대하거나 그런 의사들도 있긴 있지만 그건 전부 진료기록지에 남기때문에 처벌가능성이 높아요. 자격증 정지될 수도 있는 짓이니 함부로 하지는 않겠지만 극성인 환자들에게는 가끔 강압적으로 대할 때도 있는겁니다. 웬만해서는 제어가 안되거든요. 여기선 그게 당신이고요. 당신이 생각하는 병원과 남이 보는 병원의 모습이 다른 것 같네요. 당신에겐 폐쇄병동. 우리에겐 일반병동
"병원이야 돈 받고 넣었다고 쳤지만 전 그 돈 받는 공식적으로 의사니까 일단 할 일을 다해야죠?"
절대적으로 의무감 이상의 생각은 없어보였다. 언제나 똑같은 저 냉정하고 정없는 표정,몸짓 하나하나가 형식적이었다.
"자, 그럼 상담을 시작함에 앞서 다시 말하지만 여기에 어떻게 오시게 되었는지,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
34 강선안 - 한지은 (91268E+55) 2016. 3. 20. 오후 5:14:06그는 자신의 행동에 의해 그녀가 크게 당황해하며 횡설수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겉모습만 보더라도 의사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고,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행동은 아무리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이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는 행위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다시 고개를 숙이며 그녀를 곁눈질로 힐끔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가 당황하는 것을 내심 기대하였다. 저 차가운 모습의 의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동공을 이리저리 돌리는 상상을 하니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마치 심장마저 차가운 기계인 것 마냥 형식적인 모습으로 그의 질문에 대답하자 그는 조금 실망한 듯 시선을 자신의 다리에 고정시켰다.
"... 너도, 똑같아."
그는 아까보다는 화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는 저항을 하려고만 하면 바로 강압적인 행동을 하려 하는 형식적인 의사를 좋아하지 않았다. 한가지 다행인 점이 있다면, 이런 의사들이 치료를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쉽다는 점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의사를 화나게 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비록 짧은 시간 내에 치료를 포기하게 만들 순 없지만, 한 번 치료를 포기한 의사가 다시는 자신에게 오지 못하게 할 수 있었다. 시간은 걸리지만 확실한 방법인 셈이다.
녀는 방금 전과는 달리 그의 의사를 묻지 않은 체 곧바로 상담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그녀는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여기에 어떻게 왔는지,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그는 숙였던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이번에는 불만이 섞인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하였다.
"... 그렇게까지, 듣고 싶어?"
이번에도 그는 다시 그녀에게 역으로 질문을 하였다. 이렇게 의사를 화나게 한다면, 분명 다시는 자신을 치료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시선을 그녀의 두 눈에 고정시켰다. -
35 강선안 - 한지은 (91268E+55) 2016. 3. 20. 오후 5: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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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한 지은- 강 선안 (40493E+54) 2016. 3. 20. 오후 8:01:05"강선안 환자분, 여기 몇 년 즈음 내원하시면서 관찰해낸 경험적 연구의 결과를 저에게 대입하시는데 개인 자체에는 개인의 의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예외가 많다는 특성을 가집니다. 간단하게 변수가 많다는 의미죠. "
아무 의미도 없었던 대화 중임에도 불구하고 차트를 써내려가며 눈을 진료 기록지에 두고 그에게 딱딱하고 정없는 말투로 말한다. 강압적으로 들어가봐야 저항할테고 애초부터 반감을 깔고 가는데 더이상 미움 사봐야 내게 득 될 것이 대체 무엇이 있나 하니 실이 있을 지언정 득은 없더라. 그래서 환자의 신체에 터치하지 않고 언어로써 전달만 하는 것이 내 방식이었다.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것.
그가 지난 3년간 내원하면서 터득한 탈출 방법은 의사를 내쫓지 않고 제 발로 나가게 하는 법이었다. 여태 나이가 좀 있거나 남자 의사들이 들어오다가 새파랗게 어린 여의사가 제 주치의라니 신뢰는 커녕 금새 포기할거라며 콧방귀나 뀌었을지 누가 알겠어
다만 현재까지 내 방식이 먹히고 있다는 증거는 내가 이 병실에 들어온지 10분이 안되는 시간에 나누게 된 대화말 수가 다른 의사들의 평균과 대조했을 때 월등히 높다는 점이었다. 그는 이전에 아예 말을 하지 않거나 쓸데없는 대화를 하다가 말거나 하고 결론적으로 포기를 했었으니까.
그리고 그가 남에게 주지도 않던 시선을 제 의지에 따라 내 쪽으로 돌렸다는 결정적 단서가 내가 이전 데이터와 다른 특이 케이스였음을 알리는 증거였다.
그렇게 알고싶냐고 그는 질문했고 나는 오직 한 단어만 말했다. 뭘 당연한걸 묻냐는 얼굴과 함께.
"네"
"혹시 의사소통법을 잊으셨다던지 그런건 아니죠? 아직 기록에 없으니. 자꾸 질문과 어긋난 반문을 제게 묻는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은 환자분이 저를 시험하는 중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해도 되겠나요?"
"그런 의미라면 다시 한번 확실히 해두지만 저는 이번에 강선안 환자분의 주치의로 배정되었고 의사는 환자를 책임지고 치료할 의무가 있다고 배웠습니다. 전 배운 사람이니 그 의무를 다 할 뿐이고요."
"더 이상의 반문이나 질문거리라도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얼마든지 대답해드릴게요. 다만 없으시다면 머리 아프게 쥐어짜지 마시고 저와 대화를 통해 심리를 치료받으시는게 양방간의 이득일 겁니다."
"이미 아시는 것 같은데 전 들어온지 일주일도 되지않은 신참이라 강선안씨 말고 다른 환자분도, 일도 없거든요. 오늘 상담이 끝나기 전 까진 나가지 않을 예정입니다."
마지막 말을 뱉을 때는 약간의 작은 미소를 띠었다. -
37 이름 없음 (91268E+55) 2016. 3. 20. 오후 10:43:16지은주, 오늘은 더 이상 답레를 달아줄 수 없을 것 같아... 머릿속이 막 꼬여서 제대로 생각을 할 수가 없네. ;-; 그러니 내일 밤쯤에 답레를 달아주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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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이름 없음 (19837E+52) 2016. 3. 20. 오후 10:51:30괜찮으니까 천천히 생각해. 혹시 내가 답레를 어렵게 달아놔서 그런거라면 신경쓰지 않아도 돼! 말놀림으로 지은이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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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이름 없음 (40493E+54) 2016. 3. 20. 오후 11:01:09이 답레에선 모든 말에 전부 대답하지 않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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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이름 없음 (91268E+55) 2016. 3. 20. 오후 11:05:55>>38 아니야, 복잡하지 않은걸! :) 내가 예전에 상황극을 했을 때 하루에 한 답레만 달도록 했다 보니까 하루에 여러 답레를 다는게 익숙치가 않아서 그런 거니까. 아무튼 내일 밤에 보자! 내일이 월요일이네... ;-; 지은주, 꼭 살아남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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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이름 없음 (40493E+54) 2016. 3. 20. 오후 11:31:54그렇구나 열심히 해주는게 보여서 너무 고맙네 :) 선안주도 꼭 살아남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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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강선안 - 한지은 (7552E+55) 2016. 3. 21. 오전 11:40:44비록 아까보다는 화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녀의 말에 대답하긴 했지만, 그가 내뱉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아직도 그녀에 대한 경계를 풀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그의 말이 그녀를 화나게 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분노할 기색조차 보이지 않으며 그저 심장마저 차가운 기계인 마냥 이론적인 이야기를 하며 묵묵히 차트를 작성할 뿐이었다.
그동안 보아왔던 의사들과는 달리 그녀가 인상을 찌푸리지도 않는 모습을 보자 그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의도대로 따라오지 않는 그녀가 매우 답답했을 터. 그는 그 마음을 한숨으로 밖에 풀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불만과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그렇게까지 듣고 싶냐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 말을 들은 의사는 당연하다는 듯 그렇다는 의사를 밝힌 뒤, 마치 속사포인 마냥 말을 이어나갔다.
처음엔 자신의 질문과 어긋난 반문을 묻는 이유를 그가 자신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 그다음에는 자신은 의사이니 그를 치료할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말, 끝으로 자신은 그의 상담이 끝날 때까지는 이 병실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그는 이야기하였다. 모든 자신의 이야기를 마친 뒤 작은 미소를 띠는 것도 잊지 않은 체.
그는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그녀의 말에 마땅한 반박을 하지 못하며, 다시 한 번 짜증이 섞인 한숨을 내뱉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인 마냥 축 처진 손으로 마른 세수를 하였다.
"... 어떤 걸 듣고 싶은데."
그는 낮아진 목소리로 시선을 아래로 고정시킨 체 그녀에게 질문하였다.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냐며. 그는 그녀를 짜증 나게 하여 치료를 거부하게 만드는 것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그저 지금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기를 원할 뿐이었다.
// 잠시 컴퓨터를 쓸 시간이 생겨서 답레를 써 봤어. :) -
43 이름 없음 (7552E+55) 2016. 3. 21. 오전 11:50:05>>42 이런, 오타났다. 나가지 않겠다고 그는 이야기하였다. -> 나가지 않겠다고 그녀는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급하게 쓰느라 퀄이 좀 낮아진 것 같아. ;-; -
44 이름 없음 (0984E+56) 2016. 3. 21. 오후 5:49:37퀼리티 괜찮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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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한 지은-강 선안 (73258E+57) 2016. 3. 21. 오후 8:16:09내가 말하면서 그의 한숨이 여러차례 들려왔다. 저 한숨의 의미가 옆으로 새는 통로 찾기를 포기하고 얼른 일정한 절차를 거친 후 정해진 출구를 통해 나가겠다고 생각한 의미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속사포로 쏘아댔으니 그렇다할 반문이 생각나지 않았겠지. 꽤나 빠른 시간에 상담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전에 내가 본 바로는 그가 이 곳에 온 이후로 아주 평화롭고, 비폭력적인 정상적 상담치료는 내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있다. 그는 내게 뭘 알고 싶냐고 물었고 나는 또 다시 한 단어로 대답했다.
"전부,말입니다"
오게 된 이유, 그 전의 일(사건)의 유무 또는 정황, 있었다면 후의 증상, 치료를 거부한 이유, 가족 관계와 친밀도 등등. 과거와 현재의 심경 변화까지도.
체중이나 신장 같은 신체적인 변화 사항이라면 난 이미 알고 있으니까. 자신의 입으로 자신이 정상인이라고 주장하는, 외적으로 살짝 날씬해보이지만 건장한 소년이 대체 왜 정신병동에 [몇 년] 씩이나 [내원]을 하고 있던건지. 망상병인지 중독증이 있었다던지 사회부적응인지, 진짜 정신적 병이 있던건지. 그렇다면 왜 치료를 거부했는지. 보통 그런게 있다면 이겨내거나 고치려고 왔을테고 왔다면 시도라도 해보는게 일반적인 경우니까.
뭐가 그렇게 특별해서 그런 행동을 여태 했던건지 무슨 일이라도 있던건지 여러모로 궁금했다. 입원실에서는 큰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던 그 였으니까 더욱더 그랬다. 가끔씩 드는 생각에 아주 특이한 경우로 감금이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그가 어느 좋지 않은 가정 중에 눈엣가시일 가능성이 크고 만약 그런 집안이라면 돈과 연관될 확률도 현저히 높을 것이다. 그의 가족은 돈이 남아 돌아 병원비를 지불하고 그를 오랫동안 가둬두는 용으로 놓는것인가? 그게 사실이라면 무슨 일을 당했었는지 알아야 할텐데 가족 감금의 확률이 적은 현재인지라 서둘러 판단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는 당신이 이야기하는 뭐든 들어줄 수 있다고, 마법을 부린다고 해도 믿어보겠다며 편하게 말해보라고 한다. 의사의 가운 주머니 속에는 켜진 녹음기가 들어있었고 그 녹음기 속에는 오늘 나눈 모든 대화가 기록 될 것이다. 당시의 목소리를 분석한다거나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 그가 하는 말을 전부 받아적는 기록지에 빼놓은 말이 있다면 찾을 용도였다. 그에겐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채 상담을 시작했다 -
46 강선안 - 한지은 (00001E+58) 2016. 3. 21. 오후 10:13:15그는 당장이라도 미칠 것만 같았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을 위한 함정을 파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녀의 의도대로 놀아나야 한다니. 그녀를 미치게 만들려다가 도히려 자신이 미치게 될 줄을 누가 알았단 말인가.
그는 그동안 사용해 왔던 자신의 수법이 통하지 않는 것에 당황했고,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든 백 년 묵은 나무인 마냥 아무렇지도 않게 그 자리에 꼿꼿이 서서 마치 감정을 느끼지 않은 기계인 것처럼 아무런 감정 변화를 보이지 않으며 묵묵히 사무적인 태도로 자신을 대하는 것에 놀랐다.
그는 그녀가 어떤 행동을 할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 예상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그는 그저 이 상담이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 그는 아까보다 낮아진 목소리로, 그녀에게 어떤 것을 알고 싶냐며 질문했다.
자신이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라고 할 것 같았던 그녀는, 이번에도 그의 생각과 다르게 '모든 것'을 알려달라고 그에게 말하였다. 그는 그 말을 듣자마자 인상을 찌푸리며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이 상담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던 그에게 모든 것을 알려달라고 하는 것은 마치 매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몇 톤 급의 매운 음식들을 먹어 치우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구체적으로 말해."
그는 얼굴을 감싸던 손을 치우고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분이 서린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하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마치 '구체적인 예시를 대지 않으면 이야기 자체를 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것처럼.
그는 당장이라도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그녀를 이 병실에서 내쫓고 싶어 했다. 그가 하는 모든 말이 그녀가 숨겨둔 녹음기에 녹음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체.
// >>44 말이라도 고마워. :D 하루에 두 답레를 쓰려 하니 역시 좀 힘들다... -
47 한 지은- 강 선안 (34261E+49) 2016. 3. 22. 오후 10:07:02그는 곤란스러워 보였다. 또는 심기를 건들였을지도. 내 의도가 잘못 전달 되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나는 전부가 궁금하다고 했지 그 전부를 말하라고 하진 않았으며 그 전부의 의미가 뭐라도 괜찮다는 의미 또한 내포하고 있었으나 중의적 의미도 있었다는 것에서 일부 내 잘못도 있었기에 말을 정정하려했다.
"지금 당장 전부 듣는 것은 저도 사절입니다. 전부가 궁금하지만 지금 다 말하라는 의미도 아니었고 뭐라도 괜찮다는 소리였지만 오해의 소지가 다분했으니 사과드리죠. 죄송합니다"
"구체적인 질문은 불가하지만 어느정도 카테고리는 분별해드릴 수 있죠."
그녀는 생각했다. 무엇부터 들어야할까, 자극적인 이야기는..당장은 무리인 것을 알고있다. 딱히 시도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여기서 예측할 수 있는 시도의 실패 확률이 너무 높고 그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적지 않으니까. 기계와의 이야기라면 쉽게 되었을텐데. 아까 내가 말했지만 개인이란 자신의 주관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개연성이란 특성도 있지만 그에 반해 예외와 변수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공존했으니 섣불리 판단하고 움직일 수 없는게 사람 사이의 신뢰와 관계였다. 최대한 그를 배려하는게 상책이었고 목적이었다.
"..처음부터 자극적인 얘기는 피하고 싶었습니다만"
"보통 계기와 첫 이야기가 제일 자극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첫 이야기를 먼저 듣지 않으면 내용이 섞여버리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보건데, 오늘은 그냥 강선안씨의 상담 기초 정보만 묻겠습니다. 계기 같은거요. 강선안씨 같은 경우는 상담이 길어질 수록 서로 피곤해 하거든요. 본인이 가장 잘 알겠지만."
"환자를 배려하지 않는건 상담치료에 있어서 불순한 것으로 판단되니 간단하게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동의 하시나요?"
형식에 얽매여 과거를 진술하듯 하는 건 상담이 아니라 그냥 조사 받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고 내 생각을 그에게 전했다. 최대한 배려해주기 위함이었고 일단은 친밀도 형성에 힘쓰기로 했다. 자신의 의지로 내게 편하게 말 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 말 할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였으니까. 그러나 너무 질질 끄는 것도 서로에게 고역이니 천천히 하기로 했다.
"그래서..정상인인 선안씨는 어떻게 여기 오시게 되었죠. 계기라던가, 목적이라던가."
놀리는게 아니었다. 만약 그가 진짜 정상인, 그러니까 정신적 질환이 없는 건강한 정신의 사람이라면 의 경우를 묻는 것이었다.
"편하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
48 이름 없음 (71889E+60) 2016. 3. 23. 오전 8:15:39지은주, 미안... 어제 너무 피곤해서 그랬는지 일찍 뻗어버리는 바람에 답레를 해주질 못했네. ;-; 오늘은 정말 늦은 밤이 되어야지 답레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아니면 내일 밤이 되어야지 답레를 줄 수 있거나...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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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이름 없음 (6393E+62) 2016. 3. 23. 오후 5:08:37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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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강선안 - 한지은 (15959E+63) 2016. 3. 23. 오후 10:02:17그는 그녀가 이야기한 '전부'를 자신에 대한 모든 이야기로 인식하였다.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 의사를 신뢰하지 않던 그가, 자신의 예상과 다른 행동을 보이는 그녀의 말의 중의적 의미를 받아들일 순 없었을 것이다. 더불어 피해 의식에 절어있는 그이기에 더더욱.
그는 오늘이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후 가장 최악의 날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의사를 내쫓으려 하다가 오히려 자신이 의사의 손 위에 놀아나게 되었으니. 바람에 날아가 버린 잿더미처럼 남아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진 그의 자존심조차 상해버렸을 것이다.
그녀는 분이 가득 담긴 그의 말과 행동을 보고는 급히 자신의 말을 정정하였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마치 방금 잠에서 깬 분노한 호랑이가 된 마냥 그녀를 노려보며, 눈빛으로 '결론만 말해.'라는 뜻을 전하였다. 그녀를 노려보는 것이 상담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은 그가 할 수 있었던 가장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구체적인 질문은 불가하지만, 카테고리는 분별해줄 수 있다고 자신의 뜻을 전하였다. 그는 고개를 살짝 내리며 그녀를 계속 노려보았다.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 그에게 긴 서론은 필요하지 않았다. 오직 결론만 이야기하면 됐다. 자신을 무력으로 진압하려 하는 의사에게 마음을 둘 생각은 꿈에서조차 하지 않을 그이기에.
그녀는 일단 상담을 통해 기초적인 정보를 물어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를 배려하려는 듯 상담치료를 간단하게 하겠다는 의견에 동의하냐는 질문을 하였다. 그는 두 눈을 꽉 감더니, 녹슨 기계인처럼 움직이지 않는 목을 겨우 움직이며 고개를 살짝 끄덕거렸다.
이야기의 서론이 끝난 뒤, 그녀는 그에게 이 이야기의 본론인 그에 대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은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냐는 질문. 그는 질문을 듣자마자 시선을 자신의 무릎에 두고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어금니를 꽉 깨문 그는 최대한 간단 명료하게 질문에 답하기로 하였다.
"... 끌려왔어."
그 짧은 한마디의 말을 끝낸 뒤, 그는 인상을 쓰며 두 눈을 꼭 감았다. 그의 머릿속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며 그에게 끔찍한 기억을 주려 하는 검은 존재를 억지로 잠재우기 위해서였다.
// 다행히도 오늘 시간이 나서 이렇게 답변을 달았네. :D -
51 이름 없음 (61262E+56) 2016. 3. 23. 오후 10:07:02오 올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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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이름 없음 (47983E+58) 2016. 3. 23. 오후 10:17:17오늘은 구름 낀 하늘하고 밝은 달이 정말 예쁜 날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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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이름 없음 (15959E+63) 2016. 3. 23. 오후 11:01:54>>52 그래? 여기는 구름이 가득해서 달이 잘 보이질 않아. ;-; 나도 이쁜 하늘을 보고 싶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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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이름 없음 (68429E+62) 2016. 3. 23. 오후 11:12:47여기도 곧 구름이 많아져버렸어 이 예쁨을 나누지 못해서 슬프당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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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이름 없음 (15959E+63) 2016. 3. 23. 오후 11:16:48>>54 그러게 말이야. 내일은 좀 맑으려나? 그러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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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한 지은- 강 선안 (68429E+62) 2016. 3. 23. 오후 11:33:14그나마 내놓은 짧은 대답, 그건 내게 진실로써 받아들일만한 정보가 되지 못했다. 앞 뒤 다 잘라먹고 끌려왔다니 누구더러 믿으라는건지 하는 생각도 일부 들었지만 일단 다 믿어주겠다고 했으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갑자기 하얀 의사 가운을 벗어 옆 손 닿는 거리의 협탁에 걸쳐두었다. 의사라는 타이틀을 떠나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경험상 그게 더 나은 방법이기도 했고, 하지만 학대 당하고 버려진 유기견은 사람 손에 금방 다가오기 어렵고 그 첫 과정이 어려운 법이었다. 그녀는 의문이 들었다, 뭐가 그를 이곳으로 오게 만들었나.
"끌려왔다면, 누구 때문에 말이죠? 앞 뒤 다 잘라먹으시면 시간이 길어지는거, 아실거라 생각해요. 저는 상담치료하러 온거지 조사하러 나온게 아니에요. 환자분의 뒷배경이 어떠했나부터 거슬러야 원인을 찾고 치료합니다."
끌려왔다라, 그렇다면 누구의 손에? 그 누군가가 밝혀진다면 대체 왜? 그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당신을 여기에 감금되게 만들었는가? 돈이 아니라면 다른 것이라도? 그녀는 이런식으로 그에게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다.
"혹시 지금 말하기 꺼려지거나, 특정 사건에 대한 PTSD같은 질환이 있으시다면 나중에 하셔도 됩니다. 저도 굳이 끄집어내고 싶진 않거든요. 그리고 말하건데 결론만 말하지 마세요.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성립됩니다."
의문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보통 끌려온 일반인이라면 폐쇄병동에, 알맞지 않은 과도한 처방을 받아 발악하면 주사기를 꼽아 진정시키고, 일반인도 미친놈으로 만드는 그런 곳에 보냈을텐데. 여긴..글쎄, 그렇게 했다기엔 아직도 제정신인 것 같기도하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오랜시간 지내게 되면 대화와 타협, 그리고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거나 익숙해진다거나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대체 그는 왜 사람을 경계하며, 대화도 나누려고 하지 않고 저항부터 하는거지. 아직 내가 그를 잘 몰라서 하는 생각인가 싶기도 했다.
내가 본 그를 보고 내릴 수 있는 첫 판단은
1. 과거 일에 대해 꺼리는 것을 보아 그 전에 사건이 있었을 것이다.
2. 피해의식이 강한 것으로 보아 역시 뭔가 당한 일이 있었을 것이다.
이 두가지 정도로 간단히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외의 정보는 없기 때문이다. -
57 이름 없음 (93735E+47) 2016. 3. 25. 오후 6:11:41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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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이름 없음 (69811E+53) 2016. 3. 25. 오후 7:11:58선안주야. 늦어서 미안. 이상하게 어제부터 글이 잘 써지질 않네. ;-; 지금도 글이 전혀 써지질 않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다 보니까...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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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이름 없음 (50318E+50) 2016. 3. 25. 오후 7:52:14음..재촉하진 않을게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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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이름 없음 (69811E+53) 2016. 3. 25. 오후 7:58:35무슨 일이 있다기보다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네. 아무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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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이름 없음 (46359E+52) 2016. 3. 25. 오후 8:13:28아 그래..막히는 부분이라던가, 내가 도와줄 수 있을만한 부분이라면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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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이름 없음 (69811E+53) 2016. 3. 25. 오후 8:26:29흠...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곳 까지는 해보도록 할게. 대신 늦을지도 몰라. 잘하면 오늘중으로 올릴 수 있겠지만... 내일 쯤에 올릴 수도 있으니 알아두면 고마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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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이름 없음 (46359E+52) 2016. 3. 25. 오후 8:34:29앗 알겠어 :) 편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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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AqXmlOYXRM (01152E+54) 2016. 3. 26. 오전 2: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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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이름 없음 (75854E+54) 2016. 3. 26. 오전 11:45:01>>64 응, 고마워. :) 좀 늦게 봐버렸네. 그쪽 보트(스레)도 꼭 번창하기를!
그리고 지은주, 계속 늦어져서 미안해... 오늘 안에는 꼭 답레를 달아주도록 할게. -
66 이름 없음 (04398E+51) 2016. 3. 26. 오후 12:57:34괜찮아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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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강선안 - 한지은 (06677E+56) 2016. 3. 26. 오후 2:32:09그는 고작 상담 하나 때문에 하룻밤의 악몽이라고 믿고 싶은 그 괴로운 기억을 회상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끌려왔다는 말 한마디에도 이렇게나 괴로운데, 그때 일어났던 일들을 모두 회상하게 된다면 그가 얼마나 괴로워할지는 불 보듯 뻔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체, 그저 그에게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라고 말하였다. 그는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덮으며, 울분이 섞인 깊은 한숨을 쉬었다. 말하기 싫지만, 말하지 않는다면 그녀 또한 이곳에서 나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자신의 괴로운 기억을 꺼내는 행위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결국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체 그저 얼굴을 덮은 손을 떨기만 하였다.
불행 중 다행일까, 그녀는 지금 말하기가 꺼려진다 한다면 나중에 말해도 된다는 뜻을 밝혔다. 그 말을 듣자마자 그는 바로 자신의 양손을 치우고, 고개를 숙인 체 그녀를 힐끔 바라보며 지친 목소리로 말하였다.
"... 그럼, 나중에."
그는 상담을 최대한 빨리 끝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 대화의 주제를 바꾸고 싶어 했다. 그에게 있어서 이런 기억을 회상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고 위험한 행위이니까.
// 최대한 머리를 쥐어짜며 해본다 했는데... 너무 짧은게 함정이네. ;-; -
68 이름 없음 (84668E+55) 2016. 3. 26. 오후 4:01:24그녀의 판단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고 입증할 수 있을 정도의 근거가 확보되었다. 그가 과거의 일을 발설하고 그 과정에서 회상하기를 꺼려하며 얼굴을 손으로 덮고 떠는 등의 불안 증세를 보였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그가 그냥 끌려온, 적어도 여기 올 때 부터 건강한 정신의 사람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그의 별 것 아니었던 짧은 순간에 그녀는 몇 가지의 정보를 파악했고 빠르게 기록지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했고, 그 말을 할 때의 몸짓, 손 제스쳐, 표정, 숨소리 하나하나 그 치밀한 자세함이 무서울 정도로 관찰한 결과를 적었다. 마치 누군가가 그녀의 기록지를 본다면 영상을 문서화한 느낌을 받을 지경까지 이르렀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얘기 하도록하죠. 나중에는 꼭 해주시는겁니다?"
그녀는 그에게 유치하게도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흐지부지 끝내는게 아니라 서로 간의 서약이 있었음을 그에게 다시 한번 인식 시키고 또한 반 강제적 동의를 얻어내는것이 이 유치한 행위의 목적이자 취지였다. 그녀는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유리구슬 같은 눈동자에 약간은 지친듯한 그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그럼 선안씨가 저와 이야기하기에 가장 무난하고 쉬운 주제가 뭘까요, 아직은 생각나지 않거나 없을 법도 한데. 동의하시나요?"
숨을 한번 크게 쉬고 눈을 다시 기록지에 두어 자신이 한 말도 따라 적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무슨 얘기가 그나마 적대심 생기지 않고 힘들지 않은 이야기일까. 내가 말한 것 처럼 정말 지금의 그에게 있어서 그런게 있기나 할까. 그의 경우란 꽤나 심한 경우일지도 모른다. 보통 치료하지 않아도 3~ 40퍼센트 정도는 자연치료가 된다거나 치료를 받는다면 완치하는 경우가 꽤 높다. 다만 내가 배치되기 전, 그가 이 질환을 가졌다는 것을 다른 이들은 알았는가, 알았다면 치료 시도는 해봤는가, 더 악화시키진 않았는가를 알아야 경우의 수를 간추려 정리해볼 수 있었다. 아마 내 생각에는 치료 시도 부터 막혔을 것 같다.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치료한답시고 오면 반항에 거부, 자신이 마냥 이유없이 끌려왔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피해의식이 생기는건 당연지사, 치료 거부는 덤이었다.
그럼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다른 치료를 먼저 시작해보고 상담을 여유롭게 할까-라고 생각했다. 지금 상태에서는 상담은 커녕 그는 이 상황 자체를 꺼리고 있으니 스트레스 주는 바에야 다른 것을 먼저 시작해 증상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상담을 끼워넣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거 하나는 확실히 해두죠. 치료를 받으실 의지는 있으신겁니까? 처방해주면 버리지 않고 복용하시거나 제가 제안하는 치료법을 따라주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아, 왜 정상인에게 치료따위가 왜 필요하냐고 물으신다면..본인도 아시다시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심하게 앓고 계시니까요."
"PTSD를 정의 내리자면 이겁니다. 심각한 외상을 보거나 직접 관련되거나 또는 들은 후에 불안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 이때 심각한 외상이란, 죽음이나 신체적 손상을 초래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의미하고 그 사건의 예를들면 전쟁, 자연 재앙, 사고, 폭력 같은 일이죠."
"증상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재경험" -
69 이름 없음 (84668E+55) 2016. 3. 26. 오후 4:02:32아 끊겼다.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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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한 지은- 강 선안 (84668E+55) 2016. 3. 26. 오후 4:23:05그녀의 판단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고 입증할 수 있을 정도의 근거가 확보되었다. 그가 과거의 일을 발설하고 그 과정에서 회상하기를 꺼려하며 얼굴을 손으로 덮고 떠는 등의 불안 증세를 보였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그가 그냥 끌려온, 적어도 여기 올 때 부터 건강한 정신의 사람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그의 별 것 아니었던 짧은 순간에 그녀는 몇 가지의 정보를 파악했고 빠르게 기록지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했고, 그 말을 할 때의 몸짓, 손 제스쳐, 표정, 숨소리 하나하나 그 치밀한 자세함이 무서울 정도로 관찰한 결과를 적었다. 마치 누군가가 그녀의 기록지를 본다면 영상을 문서화한 느낌을 받을 지경까지 이르렀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얘기 하도록하죠. 나중에는 꼭 해주시는겁니다?"
그녀는 그에게 유치하게도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흐지부지 끝내는게 아니라 서로 간의 서약이 있었음을 그에게 다시 한번 인식 시키고 또한 반 강제적 동의를 얻어내는것이 이 유치한 행위의 목적이자 취지였다. 그녀는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유리구슬 같은 눈동자에 약간은 지친듯한 그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그럼 선안씨가 저와 이야기하기에 가장 무난하고 쉬운 주제가 뭘까요, 아직은 생각나지 않거나 없을 법도 한데. 동의하시나요?"
숨을 한번 크게 쉬고 눈을 다시 기록지에 두어 자신이 한 말도 따라 적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무슨 얘기가 그나마 적대심 생기지 않고 힘들지 않은 이야기일까. 내가 말한 것 처럼 정말 지금의 그에게 있어서 그런게 있기나 할까. 그의 경우란 꽤나 심한 경우일지도 모른다. 보통 치료하지 않아도 3~ 40퍼센트 정도는 자연치료가 된다거나 치료를 받는다면 완치하는 경우가 꽤 높다. 다만 내가 배치되기 전, 그가 이 질환을 가졌다는 것을 다른 이들은 알았는가, 알았다면 치료 시도는 해봤는가, 더 악화시키진 않았는가를 알아야 경우의 수를 간추려 정리해볼 수 있었다. 아마 내 생각에는 치료 시도 부터 막혔을 것 같다.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치료한답시고 오면 반항에 거부, 자신이 마냥 이유없이 끌려왔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피해의식이 생기는건 당연지사, 치료 거부는 덤이었다.
그럼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다른 치료를 먼저 시작해보고 상담을 여유롭게 할까-라고 생각했다. 지금 상태에서는 상담은 커녕 그는 이 상황 자체를 꺼리고 있으니 스트레스 주는 바에야 다른 것을 먼저 시작해 증상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상담을 끼워넣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거 하나는 확실히 해두죠. 치료를 받으실 의지는 있으신겁니까? 처방해주면 버리지 않고 복용하시거나 제가 제안하는 치료법을 따라주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아, 왜 정상인에게 치료따위가 왜 필요하냐고 물으신다면..본인도 아시다시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심하게 앓고 계시니까요."
"PTSD를 정의 내리자면 이겁니다. 심각한 외상을 보거나 직접 관련되거나 또는 들은 후에 불안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 이때 심각한 외상이란, 죽음이나 신체적 손상을 초래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의미하고 그 사건의 예를들면 전쟁, 자연 재앙, 사고, 폭력 같은 일이죠."
"증상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재경험, 꿈이나 환각 등으로 당시의 상황을 다시 떠올리는 증상입니다.
두번째는 두 번째는 회피 또는 감정, 대인 관계에서의 무감각. 회피란 외상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 인물, 대화 등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 이때 회피하는 대상은 외상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외상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입니다. 감정에 무감각해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느끼는 감정인 기쁨, 슬픔, 두려움, 즐거움 등을 느끼는 것에 제한이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율신경계의 각성의 지속, 쉽게 놀라거나 과도하게 경계하거나 과도하게 예민한 상태, 쉽게 화를 내는 것, 수면 곤란, 집중 곤란 등을 의미합니다. 외상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은 종종 세상을 위험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공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긴장과 경계 상태를 유지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각성 상태가 정말 위험한 상황은 물론 전혀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도 지속되면서 과민해지고 불안해 하는 증세입니다.
이 밖에도 죄책감, 거부감, 수치심, 공황 발작이나 환각을 경험할 수도 있고요.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행동, 우울 등을 나타낼 수도 있으며 기억력과 주의 집중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럼 왜 환자분의 증상이 심한가 하고 의문이 든다면 이것도 답 해드릴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PTSD에 더 잘 걸리는가 조사를 해봤더니 대강적인 유형이 나왔고 환자분이 거기에 속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는거죠. 어린 나이에 사건을 겪었다던가, 강도의 세기가 세다던가."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강선안씨를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의사로써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 PTSD라고 볼 수 있고요, 그만한 증거를 선안씨의 행동에서 확인할 수 있었기에 내린 판단입니다."
"굳이 얘기해주는 이유는 명목상 내놓은 진단의 결과가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서입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생각해보건데, 상담과 치료가 병행 될 예정입니다. 일단 약은 항우울제인 동시에 PTSD의 경우 우선적으로 처방이 고려되는 SSRI를 처방해볼거고요. 정신적 치료는 PE(지속 노출 치료)와 EMDR(안구운동 민감 소실 및 재처리)이 될 것 같습니다. 상담은..중간중간 얹어진 입장이 되겠네요." -
71 강선안 - 한지은 (32503E+57) 2016. 3. 27. 오후 11:18:52그는 지금 당장 이 상담을 끝낼 수 있더라도, 더 이상 저 의사가 자신을 귀찮게 굴지 않는다는 조건이 걸려있다 하더라도 그때 있었던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지긋지긋한 상담이 길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는 그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방금 벌어진 일인 것처럼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린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선 상상조차 하기 싫은 행위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다시 회상되려 하는 그 기억을 억지로라도 잊어버리기 위해 다른 생각을 하기로 했다.
그녀는 그의 말에 알겠다고 하며, 다소 유치하게 보일 수 있는 행위를 하였다. 그에게 새끼손가락을 내미는 것. 그는 잠시 그녀가 내민 새끼손가락을 바라보다가, 마치 자신을 어린아이인 것처럼 취급받는 기분에 그는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한숨을 쉬었다.
물론 그녀가 자신에게 각서를 내밀거나, 자신이 하는 모든 말을 녹음하거나, 혹은 자신의 모든 행동을 기록하는 것보다는 나은 행동이긴 하지만 그래도 새끼손가락을 내미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는 지금 상황에 맞지 않는 행위였다. 그는 그녀의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거는 대신, 고개를 몇 번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녀는 그에게 무난하고 쉬운 대화 주제가 있냐고 질문하였으며, 아직 그런 주제가 떠오르지 않냐는 말에 동의하냐는 말을 남겼다. 그는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의사들의 말엔 아무런 반응도, 행동도 보이지 않던 그가 지금까지 그녀의 모든 말에 대답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의사들과는 달리 그를 끝까지 놓지 않겠다 하는 집념, 보통 의사들과는 다른 행동과 말, 간혹 그를 자극하는 그녀의 태도에 그는 불쾌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살짝 놀라워하였다.
그녀는 그에게 냉큼 치료를 받을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했다. 그는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돌려 지친 눈으로 그녀의 말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저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자신이 처방하는 약을 복용하고, 자신이 제안하는 치료법을 따라주라니. 그는 그녀 또한 자신을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로 본다는 생각에 실망했다는 듯 시선을 바닥에 고정시키고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이어서, 그녀는 왜 자신이 그에게 치료가 필요한지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심하게 앓고 있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그는 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줄여서 PTSD라는 것을 자신을 치료하려 온 의사들에게 수없이 들어온지라 그리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의사들에 PTSD라는 말을 듣기만 했지, PTSD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장애를 불러일으키는지는 알지 못하였다.
그녀는 말을 계속 이어나가며 PTSD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PTSD의 증상 중 그가 겪고 있는 증상도 있긴 했지만, 그는 그녀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다. PTSD에 대해 지금까지 밝혀진 모든 사실을 이 자리에서 다 이야기한다 하더라도, 그에게 있어서 그녀가 PTSD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 정신병을 앓고 있으며,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에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명목상 내놓은 진단의 결과가 아니라는 말을 하며, 바로 그에게 처방할 약과 치료 방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동의도 없이 바로 치료 계획을 이야기하는 그녀를 보며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 앞서나가지 마."
그리고, 조금 분노가 서린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하였다. 자신이 치료를 받을 것이라는 확답을 하지 않았음에도 먼저 치료 방법을 말하다니. 의사들에게 피해의식이 서려있는 그에게는 기분이 상할만한 행동이었다. -
72 한 지은- 강 선안 (9875E+56) 2016. 3. 28. 오후 9:41:36"..."
그는 내가 취한 행동을 참 의미없게 만들었다. 무안해진 손가락을 접어 거두고 다시 펜을 들었다. 다행이게도 그는 고개 정도는 끄덕여주었다. 내 말에 전부 자신의 의사를 작게든 크게든 표시해준다는 것 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정도면, 꽤 큰 변화였으니 더 이상의 것은 바라지 않기로 했다. 몇 번의 끄덕임조차 고마워해야 할 현실이었고 그만큼 다루기 어려운 환자였다.
내 치료 계획에 아까와 같이 지친 눈으로 날 응시했다. 실망한 듯한 눈빛이 내게도 전해졌지만 자신도 어느정도 아는 질환명일테고, 자신의 상황은 자신이 제일 잘 알지도 모르니까. 다만 그의 상황이 좋지 않았고 그 여건 사이에서 자란 마음의 병을 치료해주는게 내가 할 일이다. 나는 그에게 최대한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그가 듣기엔 그저 자신의 처지에 대한 재반복 이상으로 들리지 않았겠지. 저 무관심한 표정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고 보란듯이 계속 말을 이어가 끝마쳤다. 그는 자꾸만 한숨을 쉬어댔다. 멍청이가 아닌지라 대충 왜 그랬을지는 예상이 가곤 했다.
저 여자도 다른 의사와 역시 같았구나 하는 마음일까 하고.
그녀는 잠시 입을 다물고 써내려가던 기록지를 내려놓았다. 그의 눈을 정확히 응시하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떼어냈다
"앞서나가는게 아니라, 제 할 일을 하는겁니다. 환자분은 병원에 온 순간부터 치료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동의를 한 셈이고요. 자신의 의사가 아니더라도 저는 가족분들의 부탁을 받은 것과 다름 없습니다."
" 한가지 더 말씀드리면 모든 사람은 정신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거나 정도가 심하지 않았거나 그럴 뿐이죠. 지금 여기 폐쇄 병동에 계신 분들은 정말 치료가 필요한 분들이니까 계시는거고요. 가벼운 병이 아니니까 여기 오게 되었다-가 정확하겠네요."
"혹시나 아는 내용일지도 모르겠지만 얘기 하나 해드리자면 예전에 어떤 심리학자와 정상인 시인, 주부나 학자 등의 7명 정도가 각기 다른 정신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일단 주동자인 심리학자는 둔탁하고 공허한 소리, 쿵 하는 환청이 들렸다는 증상으로요. 그 증상이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증상이라 입원이 손쉽게 가능했다고 합니다. 나머지들도 자신들이 생각해낸 증세으로 입원에 성공했습니다. 심리학자인 그는 정신병원에 들어가 미친짓을 하거나 산만한 짓은 하지 않았어요. 들어가자마자 평소와 똑같이 정상적으로 행동했습니다. 글을 쓰거나 환자를 돕고 법적 의뢰를 봐주는 것 같은거요."
"의사는 그의 글쓰기를 정신분열증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그 정신병원 안에서 진짜 환자들은 그렇지않은 그들을 그 속에서 단번에 눈치 챘습니다. 당신은 미치지 않았다고, 병원을 조사하고 있는거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52일 후 그는 일시적 정신 회복으로 판정되어 퇴원하게 됩니다. 그리고 8명의 공범은 다시 모였습니다. 모두 입원 후 정상적으로 생활했지만 모두 정신병 진단을 받았던 거죠. 정신분열증 7명 조울증 1명. 그 후에 정상과 비정상을 분류할 수 있다는 확신에 의문을 제기한 한편의 논문이 유명한 저널에 실리게 됩니다. 그 후에 가짜 실험에 정신의학계가 분노했고 그 중 한 병원이 진짜 환자와 가짜 환자를 가리겠다며 도전장을 들이밀었습니다. 3개월 정도 후에 해당 병원에서 100명의 환자 중에 91명의 가짜 환자를 찾았다고 그 심리학자에게 연락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애초 병원에 단 한명의 가짜 환자도 보내지 않았던거죠."
"여기서 무엇을 알 수 있습니까? 꼬리표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는 가를 결정한다.를 말하고자 하는거죠. 환자분들도 저희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다만 아파서 그런거죠. 그 사실을 저희도 알고있습니다."
"아, 딱히 이 얘기로 하여금 정신의학계를 모두 돈독 오른 매드 닥터라고 몰아가자 라는 취지로 얘기한건 아닙니다. 제 입맛대로 해석하지는 마세요. 결국 하고싶은 말은 꼬리표와 고정관념, 그리고 당신의 오해에 대한거니까요."
"기록을 보니 약물 처방이 꽤 있더군요, 수면제 같은거요."
"제가 이 전의 의사들을 대변하는 겸 오해하는 점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일단 우울증 환자는 의사와 딱히 마찰이 없습니다. 게임 중독 환자분은 부모에 의해 끌려왔으니 화가 나있고요. 가벼운 정신분열증이라던지 조울증 환자들은 자신의 병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정을 하지 않아서 화가 나있습니다. 거기서 공통적인 행동반응은 욕설을 동반한 고성이나 폭력입니다. 그게 의료진에게든 환자에게든 말이죠. 뭔가 소리 지르는 것 이외에 물리적인 행동이 동반 되어야 약물 처방이 가능합니다. 즉 처방 받았다는 얘기는 이전에 폭력이 있었다는 얘깁니다. 약물은 타 환자나 의료진 또는 스스로에게 위험이 된다고 판단 할 때 처방한다는 소리예요. 마음에 안들면 넣고 재우는 식이 아니고요. 그리고.. 공통적으로 그 분들은 기본적으로 저희를 대하는 태도가 좋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스테이션에 와서 당장 퇴원 시켜달라고 매일 같이 닥달하니까요."
"그렇다고 저희들이 여기 환자들 보고 다 미친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우울증이나 조울증, 정신 분열증, PTSD, 게임 중독 등등 질환을 안고계신 환자분들이 당신 말고도 몇 십명 정도 계시죠. 아까 말했다시피 모두 같은 사람들인 사실임에 틀림없으니까요. 대부분 착한 분들입니다. 일부가 극성일 뿐이지. 이 병원에 들어온지는 얼마 안됬지만 다른 곳에선 대부분 그랬었...다고 익히 들었습니다."
그녀는 잠시간에 말을 수정하듯이 짧게 끊었다. 고작 해봐야 수습과정이나 마쳤을까 해보이는 어린 의사가 마치 다른 병원에서 오래 일해봤다는 듯이 들렸을 수도 있었던, 그냥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말을 할 뻔했으니 말이다.
"여기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궁금한게 있다는겁니다. 강선안씨는 제 스스로도 PTSD임을 자각하고 있고, 증상이 심한 것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거부 반응을 보이는가-에 대한 의문이라고 해야할까요. 인정을하지 않으려고 하시는건지, 아니면 현실도피중이신건지. 보통 증상이 회복되면 퇴원이 가능합니다만 나가려면 치료를 해야할테고 그렇지 않으면 영영이라도 여기 계시게 될지도 몰라요. 환자분이 오신지 얼마 안되신것도 아니고요."
"운이 안좋으셨던걸까요. 성격이 이상한 간호사나 의사분들만 만나셨던걸까요."
그녀는 여전히 의문을 품고있었다. 평소엔 조용한 분이 왜 의사가 접근하려고 하면 사람 손 한번 안탄 야생 동물처럼 변해버리는지. 그 전에 무슨 일이 있던건지, 아니면 그저 피해의식에 절어있던건지. 굉장히 모호한 환자였다. 그런 자신도 기색은 보이지 않았지만 사실은 조금은 지쳤다는 것도 알고있었다. 환자의 정신적 지지자가 되어줘야 할 사람이 그렇다는 기색을 드러낸다는건 정말 치명적인 일이니까. 확실히 숨기고 있었다. 혼자 궁리하고 있던 그녀는 다시 그의 흐린 두 눈을 응시하며 물었다.
"제가 혼자 판단하는게 싫으십니까?"
"그럼 당신에 대한 단서를 알려주셔야죠."
"모호한 자료들은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마련입니다. 주관적인 가치 개입으로 이것저것 멋대로 판단하는게 싫으시다면 확실히 객관적으로 판단할 데이터를 주셔야죠."
"그게 상담의 목적이자 필요한 이유입니다. 저희가 멋대로 판단할 수가 없으니 당신같은 얘기가 통하는 환자들, 그러니까 마음의 병이 심한 분들은 상담을 통해 심층적으로 다가가 치료하고자 하는 거죠. 그걸 거부하시면, 글쎄요,"
"어떻게 보면 그게 아직도 강선안씨를 이 폐쇄병동에 있게 한 장애물이 되었을 수도 있겠네요."
"아직도 강선안씨는 가족분들이 돈 때문에 넣으셨다고 생각하시는겁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본인도 제 질환을 알고있는데 남이라고 아닐리가요. 가장 가까이서 보신 분들일텐데."
"..."
의사는 잠시 말을 멈추고 펜을 주머니에 꽂아넣었다. 혼자 주저리주저리 떠들려니 목이 아프기도 하고, 더 이상은 환자에게 그저 스트레스나 떠안겨줄 꼴이 되겠다 싶어서 이만 빠지려고 했다.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는 벗어놓은 가운을 들어 어깨에 걸쳤다. 서너장 이상으로 글자가 빼곡히 들어찬 기록지를 파일에 끼워넣었다. 쉬지않고 불편한 자세로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었더니 오른쪽 중지에 피가몰려 벌게져있었고 꽤나 욱신거렸다. 밖에선 조울증 환자의 괴성이 들렸고 잠시 시선을 그쪽에 두던 그녀는 오른 손목을 두어번 털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보조침대를 집어넣고는 허리를 펴 다시 그를 보았다. 그냥, 별 생각은 들지 않았다. 동정심이라던가, 안타깝다던가 그런..그냥 나는 내 일을 할 뿐이라고, 의무적인 행동 이상으로는 아직 생각이 들지 않는다. 왜 의료진들이 그를 그렇게 꺼려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지만 야생동물을 맨 손으로 길들이는 일 만큼 흥미로운 일도 없었다. 다만 그게 중간에 질린다면 짜식어버릴 일이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재밌네요 혼자 떠들고. 저쪽 분들과 똑같네요 혼잣말하고 주저리주저리 떠들다가 사라지는거."
"그럼 내일보죠."
뒤돌아 서서 직원 카드로 이중문을 열었고 병실에서 나가 문을 닫았고 괴성으로 가득찬 복도를 걷던 그녀는 주머니 안의 녹음기의 녹취를 중지시켰다.
/아 글 완전히 뒤죽박죽이네요 내가 뭔 말 하려는지 이해가 안가실수도 있겠다요ㅋㅋㅋ -
73 한 지은- 강 선안 (9875E+56) 2016. 3. 28. 오후 10:10:37아아ㅏㅏ아ㅏㅏㅇㄱ글에 개연성이 없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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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강선안 - 한지은 (76254E+58) 2016. 3. 29. 오후 10:03:25그는 아무리 자신이 그녀의 뜻대로 놀아나고 있다 하더라도, 그녀에게 '정말로'놀아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그녀의 새끼손가락을 내민 행동에 호응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인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그녀가 자신의 반응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저 손을 거두고 다시 펜을 드는 모습은 본 그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앞서나가지 말라는 그의 말에, 그녀는 잠시 침묵하며 그의 눈을 빤히 응시하였다. 그는 처음에는 자신도 그녀의 두 눈을 응시하였지만,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눈동자를 살짝 돌리는 것으로 그녀의 시선을 피하려 했다. 그의 두 눈에는 귀찮음과 짜증이 섞여있는 듯 보였다.
수 십초가 지난 뒤, 그녀는 그의 눈을 응시하면서 계속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초반에 병원에 온 것은 곧 치료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것에 동의한 것이나 마찬가지란 이야기를 들은 그는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 강압적이고 강제적인 그 치료를, 그것도 자신의 의지로 받으려 하지 않았던 그 치료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것에 동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니. 그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그녀는 방금 전과같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그는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어딘가에서 진행했던 실험 내용도, 그녀가 마치 경력이 많은 의사인 마냥 이야기한 내용도, 그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다. 그에게 있어서 그 이야기들은 어차피 자신과 큰 연관이 없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상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상담을 거부한 것이 그가 정신병원에서 퇴원하는 것에 대한 장애물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하자 그는 그녀의 두 눈을 노려보며, 마치 순간적으로 분노하였다는 듯 조금 붉어진 얼굴을 하며, 분이 서린 목소리로 그녀에게 톡 쏘듯 말하였다.
"... 뭐?!"
이어서 그녀가 그의 가족들이 돈 때문에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것 같냐는 말을 하자 그의 얼굴이 더욱 붉어지게 되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무력을 동원한 폭행을 하겠다는 듯. 그러나 그녀는 때마침 자신의 펜을 주머니에 넣고, 가운을 걸치며 그의 병실에서 나가려 하였다.
병실에서 나가면서 마치 그를 도발하는 것 마냥 행동한 그녀를 보며, 그는 높아진 언성으로 그녀를 그 자리에 멈춰세우려 했다.
"이봐, 이봐!!"
하지만 그녀는 이미 이중문을 지나 복도로 나간 뒤였다. 그는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며, 분을 삭이려는 듯 거칠게 호흡하다가 병실의 침대를 몇 번 주먹으로 내리치는 것으로 자신의 분을 풀려 하였다.
// 괜찮아! 나보다 더 뒤죽박죽일까... ;-; 이제 막레인 분위기다보니 잘 써지질 않았네. 이걸로 막레할까?
맞다, 혹시 선안이의 행동이 상처가 되거나 한다면 부담없이 찔러 줘! -
75 한 지은- 강 선안 (55211E+59) 2016. 3. 30. 오전 12:39:10응 막레로 하고 슬슬 새 상황 이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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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이름 없음 (99191E+60) 2016. 3. 30. 오후 4:01:31>>76 그래, 그럼 시트 보트에서 새 상황을 짜도록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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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이름 없음 (92923E+59) 2016. 3. 31. 오후 10:02:37갱신!
지은주, 미안... 요즘 감기기운이 있는건지 머리가 아픈 바람에 오늘도 선레를 달아줄 수 없을 것 같아. ... 요즘 계속 미안한 소식을 전하고 있네. 정말 미안. ;-;
가능하다면 내일이나 모레쯤 선레를 달아주도록 할게. -
78 한 지은- 강 선안 (21914E+58) 2016. 3. 31. 오후 10:29:39알겠어 괜찮아 근데 선안주 몸은 안괜찮은 것 같네 ;( 요즘 감기 독하다고 들었어 몸조리 잘하고! 요즘 PTSD에 관한 서적을 읽고있어 저번 레스에 썼던 EMDR 치료법 그거 자주 쓰이는거 맞더라! 참고로 우리 시트 스레에서 전개 말인데 (나도 까먹었던거라 쓰는거야) 선안이가 그 일이나 괴물을 극도로 싫어하잖아 이번에 그 일을 알게될거고? 그런거 어때? 표식같은거, 몸 어딘가에 그 저주의 표식이 타투처럼 남아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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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이름 없음 (92923E+59) 2016. 3. 31. 오후 10:48:57요즘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너무 많아져서 그런 것 같아. 환절기인 것도 그렇고. X( 지금도 머리가 막 띵 하고 그래...
선안이의 몸에 일종의 표식같은 것을 달자고? 응, 나쁘지 않을 것 같네. 그 약물의 부작용 중 하나로 그 표식이 생긴 것으로 하자. 표식의 위치는 무난하게 왼쪽 팔쪽이 어떨까? -
80 한 지은- 강 선안 (21914E+58) 2016. 3. 31. 오후 11:04:04왼쪽 팔뚝? 무난하네 ;) 아 나 저기서 말하다가 새어나간 것 같기도한데 >>78에서 하고싶었던 말은 내가 선안이를 잠깐 반가워하잖아? 그 능력 쓴 사실을 알고. 근데 그걸 선안이가 극도로 싫어하기도 하고 자기도 저(검은 형체)취급 받을 것 같아서 좀 숨긴다던가(결국엔 들키겠지만). 만약 들키게된다면 그땐 어떻게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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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한 지은- 강 선안 (21914E+58) 2016. 3. 31. 오후 11:05:06사건과 무관하게 '능력을 썼다' 자체에서 자신과 같다는 거에 동질감을 느끼고 반가워했다는 의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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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이름 없음 (92923E+59) 2016. 3. 31. 오후 11:19:25>>80 흠... 일단 선안이가 '초능력'같은 것을 상당히 싫어하긴 하지.
만일 선안이가 지은이의 정체를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 같냐고? 일단 처음에는 믿으려 하지 않겠지. 그러다가 지은이가 자신의 정체를 믿을 수 있도록 그 자리에서 능력을 사용한다면, 아마 처음에는 화를 좀 내면서 잠시동안 자기혐오에 빠질 것 같아. 그 일을 생기게 한 원인이 지은이에게 있었고, 자신이 지은이랑 같은 괴물같은 존재라는 사실 때문에.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게 되면서, 지은이가 선안이를 어떻게든 치료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선안이도 점점 지은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시작하다가 점점 좋아하게 될 것 같아. 정확히는 애증이라고 봐야 하나?
지금도 머리가 아파서 글이 제대로 쓰여졌는지는 잘 모르겠어. 아무튼 대강 이렇게 될 것 같아. -
83 한 지은- 강 선안 (21914E+58) 2016. 3. 31. 오후 11:22:45읽기 괜찮았어! 대강 그런 느낌이구나, 알겠어 ;) 역시 시간이 좀 걸리려나 우리ㅋㅋㅋ시트 스레에서 대강 대립은 각각 3레스씩만 길게 3번 간단히 할까요!라고 했는데 이것도 나쁘지 않다ㅋㅋ재미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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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이름 없음 (21914E+58) 2016. 3. 31. 오후 11:24:11와중에 선안주가 아프다니 걱정스럽네, 꼭꼭 이불 잘 덮고 물 많이 마셔. 약도 챙겨먹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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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이름 없음 (92923E+59) 2016. 3. 31. 오후 11:32:49>>83 대립하는게 재미있긴 하지! 서로 밀당하다가 다시 서로 친해지다가도 서로 틀어지다가도... 스릴이 있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지!
이불 덮고 약 잘 챙겨먹는다 하더라도 모든 질병의 적은 스트레스라는 말이 있기에 아마 잘 치료가 될까 싶기도 하지만... 걱정해줘서 고마워. :D
맞다, 이번 상황은 선안이가 악몽을 꾸면서 검은 형체를 마주하게 되고,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지은이랑 검은 형체가 마치 겹쳐보이는 것 처럼 보이게 할 생각이야. -
86 이름 없음 (04349E+55) 2016. 4. 1. 오전 12:20:23스트레스 적게 받았으면 좋겠지만..내가 모니터 뒤에서 응원할게!
상황은 알겠어~그럼 12시가 지났으니 오늘?이나 내일쯤 레스 보겠다. 가끔 간간히 쓰고있다던가, 생존 신고라던가 정도는 해줭(if you have a time) -
87 이름 없음 (15104E+57) 2016. 4. 1. 오전 12:32:58>>86 응, 그렇게라도 이야기 해 줘서 고마워. 그럼 오늘중이나 내일쯤 선레를 달아두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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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이름 없음 (04349E+55) 2016. 4. 1. 오후 10:06:12음..내일쯤 보게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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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이름 없음 (15104E+57) 2016. 4. 1. 오후 11:37:33선안주 생존신고. 오늘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바람에 선레 진도가 나가질 않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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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이름 없음 (40845E+59) 2016. 4. 2. 오전 8:55:24응..어쩌지 도와줄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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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이름 없음 (6984E+60) 2016. 4. 2. 오전 9:43:22괜찮아. 도와줄 필요는 없어. 오늘은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 것 같긴 하지만... 어째 요즘따라 글 퀄이 많이 낮아진 것 같아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는지라.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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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강선안 - 한지은 (6984E+60) 2016. 4. 2. 오전 10:24:11상담이 끝난 뒤 병실에 남겨진 것이라곤 분노한 청년과 매정한 쇠창살이 달린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이 전부였다. 그동안 이 병원에서 수십 년을 근무했던 의사마저 자신의 치료를 포기하게 만든 그가 고작 초임 의사에게 무너지다니. 그는 자신의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분을 식혔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달이 그윽한 빛을 흘려보내는 밤. 오늘 있었던 그 일을 머릿속에서 떠나보내지 못하던 그는 달이 중천에 떠 있을 때까지 잠을 청하지 못하였다. 피로와 분노를 앓을 때로 앓은 그는 힘없는 몸을 뒤로 젖히며 딱딱한 병실 침대 위에 몸을 기대고, 지나칠 정도로 푹신한 베개 위에 머리를 올렸다.
평소에도 그를 괴롭히던 피로와 오늘 있었던 그 일 때문에 지쳐있었던 탓인지, 그는 여느 다른 날과는 달리 침대 위에 누운지 몇 분만에 잠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동안 숙면을 취하지 못한 그가 오늘은 편하게 잠에 빠져드는 듯싶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 잠들어 있던 검은 존재는 그를 내버려 두지 않으려는 듯 끔찍한 악몽을 꾸며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그의 머리를 뒤틀린 검은 손으로 어루만지며 자신보다 더욱 검고 뒤틀린 악몽을 만들어냈다. 자신이 만든 악몽을 바라본 검은 존재는 이내 여러 마리의 가느다란 뱀처럼 변하고는 그 악몽 속으로 스며들어가게 되었다.
끔찍한 악몽 속으로 들어온 그가 눈을 뜨며 처음으로 본 것은 쇠창살 너머로 이상한 빛을 내뿜고 있는 달이 보이는 자신의 병실이었다. 그는 악몽 속의 침대 위에서 눈을 뜨며 두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평소와 다름없이 그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왼손으로 이마를 꽉 붙들고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는 자신이 잠깐 잠들다가 일어난 것인 줄 알고는 기지개를 켜며 창밖의 달을 바라보았다. 평소처럼 은은한 노란빛이 아닌 스산한 보랏빛을 내뿜고 있는 달을 본 그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기울이더니, 자신의 병실에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그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모든 의사가 퇴근한 이 시간에 그녀가 이 병실을 다시 찾아온 것인 줄 알고 있던 그는, 뜻밖의 인물이 눈에 들어오자 마치 놀랐다는 듯 흐릿한 두 동공이 작아지며 다크서클이 훤히 보이는 그 눈을 크게 떴다.
그의 병실에 들어온 인물은, 약 3년 전부터 그를 괴롭혀오던 '검은 존재'였다. 겨우 인간의 형상을 취하고 있던 검은 존재는, 그를 발견하더니 마치 씩 웃는 것 마냥 고개를 까딱이더니 사라지고 나타나고를 반복하는 두 다리를 움직이며 그를 향해 다가왔다.
"넌...?!"
검은 존재를 마주한 그는 마치 작은 토끼가 맹수를 만난 것인 마냥 자신의 양 팔로 몸을 지탱하는 동시에 침대의 가장자리를 향해 그 몸을 움직였다. 검은 존재는 그 모습을 보고는 마치 아까 있었던 상담을 흉내 내려는 듯 간이침대를 꺼내더니 그 위에 풀썩하고 앉았다. 그런 뒤, 자신의 왼손을 종이만 한 크기의 판으로, 오른손을 연필만 한 크기의 송곳으로 바꾼 검은 존재는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였다.
그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그 검은 존재를 흔들리는 동공으로 응시하였다.
그가 악몽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악몽으로 인하여 공포에 질린 그의 정신을 대변하는 것인지, 악몽 바깥에 있던 그의 몸은 창문 밖에서 흘러나오는 아침 햇살을 쬐며 침대 위에 누운 그 상태로 몸을 심하게 떨며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 기다리게 해서 미안! 여기 선레야! -
93 이름 없음 (73813E+58) 2016. 4. 2. 오후 12:59:49오늘은 시간 어때? 얼마나 주고받을 수 있을 것 같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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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이름 없음 (6984E+60) 2016. 4. 2. 오후 1:27:33오늘은 시간이 좀 나긴 하지만 컨디션이나 그런 것을 고려했을 땐 그리 많이 주고받지는 못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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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이름 없음 (40845E+59) 2016. 4. 2. 오후 1:43:02음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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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한 지은-강 선안 (40845E+59) 2016. 4. 2. 오후 2:23:47그의 병실을 나온 그녀는 괴성이 가득한 그 병실로 곧장 향했다.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물품과 몇몇 깨져있는 물건들. 안절부절 못하는 여간호사 이외에 제일 먼저 도착한 '의사'는 나 인듯 했다. 그를 웬만히 평화롭게 진정 시키려했지만 그건 남의 일이란듯 발광하는 그였다. 그는 어제 이 병동으로 오게된 환자였다. 그의 이런 상황에 지쳐 부모님이 보내신 것 같은데 자기 자신은 병을 인정하지 않는 것인지 아직 모르겠다. 다만 어제까지 잠잠하던 그가 갑자기 난리를 치기 시작할 뿐이었다.
"환자분 진정하시고 우리 대화로 푸는게 어때요"
"아악!!!*발! 너도 날 무시하는거지, 어떻게 해결해줄건데. 니들이 뭘 아는데 날 도와준다고 지랄이야, 그냥 네 년의 눈에 난 미친놈으로 밖에 안보이는데 그냥 의사놀이를 가장한 동정질 하는거 아니야?! 나가게 해달라고 왜 여기다가 가둬두는데!! 미친놈 아니니까 나가게 해달라고"
잔뜩이나 화가난 그는 씩씩대더니 성큼성큼 다가와 내 어깨를 강하게 잡고 흔들었다. 얼마나 세게 흔들던지 보통의 여성이 당했다면 경추가 손상된다거나 어깨가 탈골 됬을지도 모를만큼 이성을 잃은 그가 주는 힘은 보통 남성의 힘보다 강했다. 아마 아드레날린 때문일 것이라고 예상했고 환자에게 능력을 쓸 수는 없기도 하고 어깨가 잡혀있는 상태라 이대로 팔을 움직였다간 다칠 것 같아 애 좀 먹고 있는 사이에 남자 의사들이 와서 그를 붙잡았고 뻐근한 어깨를 두어번 돌리던 나는 주머니에서 주사기를 꺼내들어 익숙하단 듯 캡을 제거하고 바늘을 그 환자의 혈관에 집어넣었다. 약물이 몸에 들어갈 수록 환자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분노조절장애인 동시에 조울증 환자이다. 조울증 환자들, 평소엔 가만히들 있지만 감정의 기복이 심하기도 해서 조가 울이 되는 순간 이성을 컨트롤하지 못한다. 분노 조절 장애까지 겹쳐 소리를 지른다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한다던가 물건을 집어던진다던가의 행동을 한다. 그래서 의료진과의 트러블이 꽤 있는 환자 유형 중 하나이다. 대체 누가 치료를 맡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선생, 어디 다친데는 없지?"
"네 뭐..어깨가 좀 뻐근한 것 빼면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사무실에 들어가 가운을 벗고 셔츠 버튼을 풀러 어깨를 걷어보았다. 시뻘겋게 물든 그의 손자국이 아직도 내 어깨에 남아있었다. 딱히 상담에 지장이 없기도 하고, 보이지도 않는 곳이니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이미 늦은 저녁 즈음이 되었고 당직을 제외한 의사들이 퇴근했다. 퇴근조차 하지 않고 남아있던 그녀는 사무실에서 그에 대한 데이터를 쭉 정리해보기 시작했고 아까의 녹음기를 돌려 들으며 모든 것을 기록,정리했다. 보통 이렇게 까지 하지도 않지만 여러모로 정보를 캘 수 없는 환자들은 하나하나 무의식 적인 행동 안에서 최대한 분석하는게 상책이었다.
첫 차시에 대한 개인적 연구와 공식적인 일처리를 끝낸 그녀는 몸을 의자에 뉘였다. 커튼을 올려 밖을 바라보니 해는 서서히 뜨는 중이었다. 아직 모든 의사가 도착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다. 병동을 한번 돌아볼까 싶어 걷고있었다. 뭔가 끙끙대는 소리를 따라 걸었고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그 작은 창문 안을 향했다. 병동의 제일 끝쪽 방. 강선안 환자의 방이었다. 직감적으로 이상신호를 느껴 직원카드를 뽑아들고 그의 방으로 급히 들어갔다. 아마 일반 외과병동으로 친다면 응급상황 비슷한 것이겠지. 누워있는 그는 몸을 심하게 떨며 숨을 가쁘게 쉬고있었다. 너스콜을 넣어두었고 그를 흔들어 깨우기로 했다.
"환자분 일어나세요, 환자분"
그의 어깨를 잡아 살짝 흔들며 깨우려 했다. 발작보다는 단순 악몽이지만 심적으로 아주 고통 받고있는 상태니까 이럴 땐 깨우는게 상책이었다. -
97 이름 없음 (95439E+61) 2016. 4. 2. 오후 10:10:45뒤셀의 말을 듣고 있던 중 담임을 계속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레아나의 죽음이 유쾌한 일은 아니기는 하지만 유능한 교사를 내쳐버리기에는 아깝지 아니한가. 저 유능한 교사는 이번 일을 토대로 더 성실하게 우리를 가리칠려고 노력하겠지. 그러다 흐려지는 뒤셀의 눈동자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의외로 마음이 연약하신 모양이군. 위로를 할 생각은 없다. 스스로 잘못이라는걸 아는 상태의 사람에게 위로라는건 오히려 역효과가 될 수 있기에.
"질문 하나만 던지겠습니다. 우리가 갔던 동굴은 도대체 무엇이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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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강선안 - 한지은 (32155E+57) 2016. 4. 3. 오전 11:57:57검은 존재는 공포에 질린 그를 바라보며 마치 그의 행동을 기록하는 것처럼 송곳으로 변한 오른손으로 왼손이 뒤틀려서 만들어진 검은색 판에다가 칠판을 긁는 소리를 내며 글씨를 쓰는 시늉을 하였다. 끔찍한 소리가 그의 귀에 들어오자, 그는 자신의 몸을 지탱하던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자신을 지탱하던 팔이 귀를 막는 것에 사용되자, 그의 몸은 힘없는 나뭇조각이 된 것처럼 침대 위에 풀썩하고 떨어졌다. 침대 위에 쓰러진 그는 마치 자궁 속의 태아가 된 것처럼 떨리는 몸을 최대한 웅크리며 검은 존재가 자신의 몸을, 정확히는 자신의 목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하였다.
검은 존재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더니 얼굴만 한 크기의 형체에 작은 입을 만들어내더니 피식, 하고 웃어 보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펜과 판을 다시 오른손과 왼손으로 바꾸며 그 뒤틀린 몸을 이끌고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유리를 밟는 소리와 심장이 뛰는 소리가 겹친듯한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검은 존재의 소리를 들은 그는 공포에 질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눈물까지 흘리기 시작하였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 검은 존재는 자신의 입을 사라지게 하며,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처럼 그의 머릿속에 말을 걸었다.
"이게 몇 년만이야, 살인자 놈. 너희 부모님이 널 정신병원에 넣은 뒤로부터 영영 이별하는 줄 알았더니만."
여러 가지 목소리가 섞인 듯한 뒤틀리고 끔찍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을 건 검은 존재는 그의 어깨에 부정된 손을 올렸다. 그러자 그의 다리가 일자로 쭉 뻗어지며 그의 손이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리는 것 마냥 양 귀에서 강제로 떨어져 나가더니 침대 위로 힘없이 떨어지게 되었다.
검은 존재의 말에 그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저 끅끅거리는 소리를 내며 눈물을 흘리기만 하였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 검은 존재는 그의 어깨에 올린 손을 그의 목 위에 올리고는 손아귀에 힘을 쥐며 그의 목을 졸랐다.
"이 모습도 오랜만이네. 네가 날 죽인 뒤부터 이런 모습은 보지 못했는데."
검은 존재는 그의 목을 조르는 동시에 그의 머릿속에다가 검은 존재와의 기억들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검은 존재가 보였을 때, 검은 존재가 목을 졸랐을 때. 그리고, 그가 검은 존재를 '찢어버린'그 순간까지.
그는 수많은 기억이 머릿속에 들어오자 한층 더 심하게 공포에 질린 듯 몸을 심하게 떨며 눈물을 폭포수처럼 쏟아내었다. 그러나 그의 입은 울음 때문에 제대로 된 말이 나오지 않음에도 공포와 분노가 섞인 듯한 목소리로 검은 존재에게 소리쳤다.
"네, 네가 죽인 거야... 내 여동생은, 네가, 죽인 거라고! 네가!!"
그는 그렇게 소리치더니 마치 후회라도 된다는 듯 검은 존재에게 소리친 직후 바로 동공을 옆으로 돌려 검은 존재를 바라보지 않으려 했다. 그의 말을 들은 검은 존재는 기분을 망쳤다는 듯 그의 목을 더욱 세게 조르며 허공에 떠있던 다른 한 손까지 어깨 위로 올려 그의 몸을 흔들었다.
"하, 내가? 내가? 네가 죽이신 거겠지요. 잘난 '초능력자'씨. 그리고, 네 여동생은 이제 존재 자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검은 존재는 여전히 뒤틀린 목소리로 그의 머릿속에 말을 걸고는 마치 그를 죽이려는 것처럼 그의 목을 쥔 손의 힘을 더욱 세게 쥐어갔다.
한편, 현실의 병실에서는 그녀가 그를 깨우기 위해 어깨를 잡아 흔드는 것도 모른 체 그는 자신의 꿈속에서 하는 말을 똑같이 중얼거렸다. 정확히는, 외쳤다. 그가 말한 것은 물론 검은 존재의 말 또한.
// 미안. 어제는 분명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컨디션이 좋았는데, 오후가 되니까 급격하게 나빠지더라. 머리는 아프지, 배도 아파오지... @-@ 어제 같이 잘 돌리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네. 미안... -
99 이름 없음 (02932E+56) 2016. 4. 3. 오후 12:51:27괜찮아 몸이 안좋았다니 어쩔 수 없네, 그니까 저 대사들이 다 선안이 입에서 나온거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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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이름 없음 (32155E+57) 2016. 4. 3. 오후 1:10:35>>99 응, 맞아. 자고 있는 선안이가 현실에서 말한거야. 즉, 지은이가 이 말을 다 들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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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이름 없음 (02932E+56) 2016. 4. 3. 오후 1:15:35그렇구나, 오늘은 시간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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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이름 없음 (32155E+57) 2016. 4. 3. 오후 1:23:18오늘은 시간도 그리 많이 나지 않고 몸도 그리 좋지가 않아서 오늘 단 이게 마지막일 가능성이 있어. 지금 내가 친 사고를 수습하고 있는지라... @-@ 이상한건 아니니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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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이름 없음 (02932E+56) 2016. 4. 3. 오후 1:34:10알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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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이름 없음 (02932E+56) 2016. 4. 3. 오후 8:30:39나도 최근에 컨디션이 딱히 좋은편은 아니었는데 오늘따라 꽤 힘드네 편두통은 둘째치고 위염이 아닐까 생각하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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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한 지은- 강 선안 (02932E+56) 2016. 4. 3. 오후 8:32:01"환자분 정신차ㄹ.."
그녀는 점점 웅크리며 덜덜 떨고있는 그를 깨우려고 시도했지만 마음만큼 그는 따라주지 않았다. 증상이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질 기세가 보이질 않았다. 이내 눈물까지 흘리며 떠는 그의모습은 마치 환각이라도 보는 듯 하였다. 대체 어떤 과거가 그에게 있는 것이었나, 무엇이 그를 그렇게 괴롭히는가. 너스콜을 받은 간호사가 들어왔고 그녀의 옆에 의료기구를 실은 카트를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잠시 간호사에게 뭔가를 지시하려던 찰나에 그의 중얼거림을 듣고 잠시 멈칫하더니 간호사에게 일단 나가계시라고 말했다. 내가 알아서 할테니 이 호실로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근처에도 오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뭔가 그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의식의 경계에서 새어나와 폭주하려는 순간이었다. 왠지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 곤란해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조치를 취했다. 그녀는 그가 뭐라고 하는지 자세히 듣기로 했다. 그는 신이라도 들린 사람마냥 차분히 가라앉았으면서도 비아냥이 잔뜩 섞인 목소리와 겁에 질린 목소리를 동시에 오갔다. 그녀는 그러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이게 몇 년만이야, 살인자 놈. 너희 부모님이 널 정신병원에 넣은 뒤로부터 영영 이별하는 줄 알았더니만.
섣부른 예상인가 싶지만 정말 귀신이라도 들린게 아니라면, 이중인격? 자아분열? 그녀는 헷갈리기 시작했다.
-이 모습도 오랜만이네. 네가 날 죽인 뒤부터 이런 모습은 보지 못했는데.
-네, 네가 죽인 거야... 내 여동생은, 네가, 죽인 거라고! 네가!!
만약에 귀신이 존재하고 그가 귀신에 들린게 맞다면, 아마 그 귀신은 그의 여동생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대체 저게 무슨 상황인지 살짝은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살인자라면, PTSD에는 왜? 동생을 왜 죽인 것인가. 이건 법적의 문제로 처리될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의 부모는 그런 범죄에 대한 언급 없이 헛소리를 한다거나 사회부적응 등의 증상만 토로했고 다른 의사들도 그렇게 판단했다. 대체 왜일까 생각하다가 그녀는 차트를 급히 넘겨보았다. 가족관계가 어떻게 되더라. 부모님은 그들의 자녀이자 그의 여동생이 살해되었단 사실에도 아들을 법적으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들이기 때문일까? 그를 감춰주고 싶었던 것일까? 그럼 그 여동생의 죽음은 무엇으로 그들에게 남게 된것인가? 감춰주고싶었다면 그냥 살게 두기마련. 그렇다면 왜 정신병원에 입원을 청원하였을까? 그는 정말 범죄자인가? 아니면 마음의 병으로써 얻은 환각인가? 그녀는 이내 그의 가족관계 정보가 실린 기록지를 보게된다.
아버지, 어머니, 본인. 끝. 끝?
어째서 여기서 끝인거지. 그럼 그 여동생의 행방은..설마.
-하, 내가? 내가? 네가 죽이신 거겠지요. 잘난 '초능력자'씨. 그리고, 네 여동생은 이제 존재 자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녀는 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정확히 말하면 뗄 수가 없었다. 저게 무슨 소린지. 저게 그냥 미친소리였으면 차라리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초능력이라, 그런건가. 그도 나와 같은 것이었던건가. 그렇다면 내가 왜 여태 알지 못했을까. 그가 있었다면 세상에 둘 뿐이었을텐데. 나 같은 괴물은. 그렇다면 그는 최근에 생긴 종자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시작은 어디에서? 어디에서..어디였을까. 도대체 찾지를 못하겠다. 내가 세상을 2번 이상이나 뒤엎어 리셋해버렸고, 수백, 혹은 수백만 수천만이 될지 모르는 여러명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나와 같은 부류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건 말이 안되니까..그럼? 몇 십년 전의 그 박사가 그녀의 뇌리에 스쳤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정말 아니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속에선 미친 듯이 외치고 있었다. 이러면 안되지만 그의 눈동자라던지 등이라던지 팔뚝이라던지 발목이라던지 흉부라던지 뭔가를 찾는 것 마냥 몸을 수색했다. 절대 아니길 바란다고, 나오지 않기를 빌면서 수색했고 마침내 왼쪽 팔뚝에 있는 기묘한 모양의 표식을 발견한 그녀는 그의 팔을 들어보이던 손에 힘을 풀었고 침대에 떨구었다. 저거, 나한테도 있는거잖아.
아- 꽁꽁 묶여 베일에 싸여있었다면 좋았을 실마리가 전부 풀린 것 같은 기분이다. 그녀가 예상하길 만일 그녀의 시나리오가 맞다면 그는 그 박사의 실험체. 몇 십년 전 그 박사가 추출한 내 혈액에 아주 적은 확률로 나타나는 특수 DNA가 그 약물들 중 하나에 들어있었고 나는 전부 회수했지만 폐기처분하는 과정에서 하필이면 그 약물을 잃어버린 것이다. 어디서였을지 모르지만 그런 그는 그 약물을 접하게 되었겠지. 초능력자라고 했으니 내 능력의 아주 일부분이 그에게 갔을지도 모르겠다. 악몽과 환청, 환각에 시달리던 그는 어느날 뭔가 실현되지 않는 존재-현재 그의 내면에서 대화하는 존재-를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사실 그의 여동생이었을지도. 사회부적응에 헛소리라고 했지. 사회부적응이란 죄책감이라던가 수치심이라던가, 그 여동생의 존재가 사라졌으니 자신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자신이 죽여버린- 여동생이 되어버렸단 사실은 남들은 절대 믿어주지 않았을거야. 그러니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피해망상에 빠졌다던가 그 사건 이후로 PTSD에 시달렸다..하는 시나리오. 정말 이런 영화같은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럼 그의 안에 있는-그를 괴롭히는- 존재는, 나일까.
머리가 혼란스럽다. 그렇다면 이것은 누구의 악에 의한 산물인가. 내 잘못일까 박사 잘못일까. 그 미친놈이 내 정체를 스토킹하고 약물을 제조해내지 않았다면 그는 이렇게 되지 않았겠지, 또는 내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지. 그를 괴롭히는 원인이 된 내가 잘못일까 아니면 부추긴 박사가 잘못일까. 뭐라고 해야할지 감 조차 잡히지 않는다. 전례에 없었던 일이니까. 전혀 예상도 하지 못했던 사안이고. 그럼 지금의 강선안은 여전히 인간 초월적 존재인가. 일시적인가. 박사가 지난번에 말하길..약물의 효과가 너무 미약한 나머지 몸이 받아들이지 못해 죽거나 일시적이거나. 이정도였을 것이라고 불어놨지만 강선안의 몸에 주입된건 내 특수 DNA, 그렇다고 해도 너무 작고 미약해 그의 DNA와 결합을 이루어 지속을 했을까. 아니면 그를 지배해버렸을까. 아니면..절대 일시적이었을까.
"환자분"
간이 침대에 쓰러지듯 걸터앉은 그녀는 그를 작게 불러보았다.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엄청난 죄책감에 싸인 기분. 딱히 내탓이 아닌 일인데도, 엄청난 죄책감에 싸여서 제대로 바라볼 수도 없었다. 모든게 내 추측이 맞다는 전제 하에 그를 바라보자 안쓰러워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어쩌면 내가 아닌 다른 이는 치료를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를 이해할 수 있는건 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내가 그를 치료할 수 있을까. 내 정체를 그에게 들켜버렸을 때. 그는 날 어떻게 생각할까. 그리고 그런 의사에게 치료받고 있었다는 자신을 보고 또 어떻게 생각할까. 내 생에 머리가 이렇게 꼬여본 적이 없었다. 부분적으로 기억을 지워버렸을 수도 있었을텐데. 나는 왜 그러지 못하고있는가.
자신이 이렇게 바보같을 수가 없었다. 그를 현존하는 의사가 치료한들 치료가 될까. 그가 바라는건 공감과 이해가 아니었을까. -
106 한 지은- 강 선안 (89186E+58) 2016. 4. 4. 오후 7:42:20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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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이름 없음 (87936E+59) 2016. 4. 4. 오후 9:57:57선안주야. 오늘도 미안한 소식을 전해야 할 것 같아. 이젠 바쁜 일이 매일 일어나다 보니까 답레를 하루에 한 개씩 해주는 것도 서서히 힘들어지기 시작하는 것 같아. ;-; 그래서 답레는 내일이나 모레쯤에 달아주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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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한 지은- 강 선안 (89186E+58) 2016. 4. 4. 오후 11:07:16아..응 알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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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강선안 - 한지은 (35925E+57) 2016. 4. 5. 오후 10:34:26검은 존재는 당장이라도 그의 목을 부러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키기 위해서 목을 쥔 손아귀의 힘을 쥐었다가 뺐다가를 반복하였다. 그는 비록 꿈속에 있지만 마치 현실에서 누군가가 목을 조르는 것처럼 숨이 콱 막혀왔다. 그가 검은 존재에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눈물이 흐르고 있는 두 눈으로 검은 존재를 노려보는 것이 전부였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울고 있는 그를 본 검은 존재는 재미있다는 듯 고개를 몇 번 까딱이더니 그의 목을 몇 번 흔들더니, 어깨에 올라가있던 손을 그의 왼팔로 옮기며 그의 팔을 잡아들고 환자복을 흘러내리게 하여 환자복이 가리고 있던 팔의 맨살이 드러나게 했다.
그의 왼팔에는 마치 고대 주술사의 서적에나 나올 것 같이 생긴 이상한 문양이 있었다. 검은 존재는 그를 놀리려는 듯 왼팔을 그의 눈앞에 두고는 몇 번 흔들어보았다. 그는 문양을 보더니 마치 괴물이라도 본 것처럼 두 동공이 작아지며 순간적으로 몸을 움찔거렸다.
"이거 봐. 이게 네가 초능력자라는 증거야. 이젠 초능력을 쓸 수 없겠지만 말이야. 그렇지? '괴물 자식'."
검은 존재는 그 뒤틀린 얼굴에 부정된 미소를 짓고는, 마치 비꼬는 듯한 어조로 그를 조롱하였다. 그는 당장이라도 검은 존재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악몽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검은 존재에 의한 극심한 공포로 인하여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기서 죽어버려. 네 여동생처럼. 너의 죗값을 치르라고."
검은 존재는 냉담하고 정 없는 말투로 그에게 말하고는, 이번에야말로 이 그의 목을 부러뜨려 죽이려는 듯 손아귀의 힘을 강하게 쥐었다. 그는 자신의 목을 붙든 검은 존재의 손을 때기 위해 팔을 움직여봤지만, 극심한 공포로 인하여 몸이 굳어버린 탓인지 팔이 움직이지 않았다.
꿈 속이기에 고통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숨을 쉴 수가 없어 서서히 의식이 흐려지는 느낌을 받은 그는 아까처럼 현실에서 검은 존재가 한 말을 중얼거리다가 숨이 완전히 넘어가기 직전에 그 악몽에서 깨어나게 된다.
"... 허억!"
악몽에서 깨어나자마자, 그는 두 눈을 부릅뜨고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간이침대에 누군가가 있는 것을 보던 그는 순간적으로 놀라 침대 가장자리로 자신의 몸을 옮기려 했으나, 그곳에 있는 누군가의 정체가 자신의 담당 의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작게 안도의 한숨을 쉬며,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동공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 늦어서 미안... 이젠 텀이 1~3일 정도가 될 것 같아. -
110 한 지은- 강 선안 (82228E+56) 2016. 4. 5. 오후 10:57:50좀 길어졌네, 많이 바쁘구나. 이거 하나만 확실히 해줄 수 있겠니? 저번에 선안주가 잘못 이해해서 넘어가게된거 다시 말할게. 나는 이야기 진행하다가 중간에 끊기는걸 원치 않아. 같은 패턴으로 많이 데이기도 했고 그래서 좀 불안해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 것도 사실이야. 열심히 짠 설정이고 캐릭터고 스토리고 전부 한 순간에 쓰레기 만들어버린게 한두번이 아니거든, 기다리는건 상관없는데 선안주가 이야기를 계속 끊지않고 진행해줄 수 있는지 묻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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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이름 없음 (35925E+57) 2016. 4. 5. 오후 11:21:02>>110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야기를 끊지 않고 진행해줄 수 있어. 아마 지은주가 말하는 '이야기를 끊는 것'은 중간에 같이 돌리던 파트너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거, 맞지? 그렇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돼. ... 사실 나도 지은주처럼 이런 패턴에 수없이 많이 당했었거든. 내가 애써 만든 캐릭터랑 분위기, 설정들이 모두 쓸모없게 변하는 그 심정이 어떤지도 잘 알아.
그러니, 나도 지은주랑 같이 돌리면서 사라지거나 이야기를 중간에 끊는 일이 없도록 할게. 어떤 특수한 사정이 있다면 바로바로 알려주도록 할거고.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 :D 난 지은주를 떠나지 않을 테니까. -
112 한 지은- 강 선안 (82228E+56) 2016. 4. 5. 오후 11:56:43응..맞아, 정말 고마워 꼭 약속 지켜주길 바라. 내가 바로 이전 스레에서 통수를 너무 세게 맞아서 바쁘다는 얘기가 나오면 조금 민감해지기도 해. 그래도 확답을 들었으니 안심이야 8ㄷ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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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이름 없음 (493E+60) 2016. 4. 6. 오전 12:18:33>>112 약속은 꼭 지킬거니까 불안해하지 않아도 돼. 바쁘다는 핑계로 점점 답장을 다는 텀이 길어지다가, 결국 더 이상 돌리지 못한다고 선언하는 거. 나도 많이 당해봐서 잘 알지. 남이 바쁘다는 이유로 사라지면 혹시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나, 내가 억지로 파트너를 붙잡으려 하지 않은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정말 고통스럽지... ;-; 이런 고통을 잘 알고 있는 나니까, 절대로 지은주를 떠나지 않을게. 그러니 지은주도 아주 불가피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절대 사라지지 말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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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한 지은- 강 선안 (81591E+53) 2016. 4. 6. 오전 7:47:04알겠어 안심되서 진짜 기쁘다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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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한 지은- 강 선안 (87349E+59) 2016. 4. 6. 오후 10:29:04내가 부르던 말던, 그는 여전히 꿈 속이었다. 여전히 걷어져있는 왼 팔은 왠지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내 탓으로 돌리며 탓하는 느낌이었다.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해야할까. 그는 아직도 꿈 속을 헤매고 다니며 아직 그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 듯 했다. 그 검은 존재라는거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머리가 복잡했다. 간이 침대에 앉아 지켜만 보고 있었다. 진정제를 투입하기엔 처방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보였고 그렇지 않기엔 그는 너무 괴로워보였다. 사실 나도 저걸 전부 듣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앉아있을 마음의 준비란게 되어있진 않았다. 다만 의무적으로 얼굴 표면 위를 전부 비운채 앉아있기만 하는게 내 일이기도 했다. 그는 다시금 감당하지 못할만한 말들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이거 봐. 이게 네가 초능력자라는 증거야. 이젠 초능력을 쓸 수 없겠지만 말이야. 그렇지? '괴물 자식'
입 밖으로 아무 말이 없었을 뿐, 마음 속에선 백마디의 말도 더 나오고 있을 따름이었다. 저 말, 굉장히 익숙한 말이기도 하고 초기의 나는 굉장히 상처받았던 말들이니까. 만약 내가 현생에 소중한 사람이 있고, 그들이 날 경멸하듯 바라보며 저런 말을 뱉어버린다면 아마 나는 진심으로 억장이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만큼 정을 깊이 준 사람도 없고..사실 그 기억도 너무 까마득해서 정말로 지금까지도 그럴지는 의문이기도 했다. 괴물자식이라는 말, 남들과 뭔가 많이 달랐다는거 처음엔 나 자신이 잘 통제되지 않았다는거. 내가 날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내가 저질러버린 큰 일에 대한 수습이 불가하다고 판단되며 그 당시 나는 굉장히 무력했을 때. 그 당시의 겁, 공포, 두려움. 형용할 수 없을만큼 대단하다는거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였다. 지금의 나는 그 모습과 한참 떨어진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저런 말에 괴로워하는 그를 보면 나의 과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니, 여기서 죽어버려. 네 여동생처럼. 너의 죗값을 치르라고.
없던거야 그거, 애초에. 없었던거라고 하면, 편하잖아? 나는 이기적이었다. 그래서 이런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런 결과가 나타나게 된게 아닐까. 내 존재를 숨기기 위해. 비난 받지 않기 위해,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내 존재가 드러날 법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생명을 앗아가는 것을 떠나 존재 자체를 사라지게 해버렸다. 마치 애초에 없었다는 듯이. 누군가의 인생이 굉장히 의미 없어지도록 만들었다. 그게 그들이 받아 마땅할 죗값이라고 생각했었다. 그것마저도 부족하다고 생각했지, 나는 잊혀지는 것에도 이미 무뎌진지 오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경우에는 어떻게 생각해야하려나 고민했다.
생각하면 할 수록 혼란스럽고 자괴감만이 들 뿐이었다. 그는 이내 헉소리를 내며 깨어났고 나를 보며 살짝 놀란 눈치였지만 이내 현실임을 자각한 듯 했다. 간이 침대에 가만히 앉아 그를 지켜보던 그녀는 침묵을 유지하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자 슬슬 입을 열었다. 걱정에 찬 것도, 조롱하는 느낌도 아니었다. 어지러운 속내와 달리 그저 본래 그대로의 모습만이 표면적으로나마 남아있었다. 사실은 그에게도 그렇게 보이길 빌었을지도 모른다. 나마저 불안해하는 낌새를 보인다면 신뢰의 문제가 생기니까.
"..괜찮으십니까?"
"나쁜 꿈이었습니까?"
"허구와 공상에 관한..꿈이었습니까?"
"원래, 잠꼬대를 하시는 편이었나요?"
직접적으로는 저 자신도 의식하고 있으니 아예 모른체를 한다기보단 최대한 완곡하여 들어서는 안될 것을 들었지만 사실로서 믿는 것인지 까지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
"상담을 해야합니다, 해도 되겠습니까?"
"물어봐도 됩니까? 당신이 숨기는 사건이요"
/보통 상담할 때 요즘은 직접적으로 불편한 과거를 물어보지 않아. 근데 진행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네. 상황극이니 비현실적 요소 가미하는거 이해해줘! -
116 이름 없음 (40532E+61) 2016. 4. 8. 오전 12:13:28선안주 생존신고! 집에 늦게 들어와서는 일찍 일어나서 나가야 하는 생활을 반복하다보니 정신은 너덜너덜... 피로는 계속 쌓이고 있고... @-@ 그나마 내일은 일찍 집에 들어올 수 있는 금요일이라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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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이름 없음 (52554E+60) 2016. 4. 8. 오전 6:56:06저런..힘내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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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강선안 - 한지은 (40532E+61) 2016. 4. 8. 오후 9:03:04악몽에서 깨어난 직후, 그는 그녀를 흔들리는 동공으로 바라보다가 시선을 아래로 옮기며 이상한 문양이 있던 왼팔을 바라보았다. 소매가 걷어지는 바람에 문양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본 그는 재빨리 옷소매를 내려 문양을 가렸다. 그녀가 이 문양을 본다면 이상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혹시나 지금 이 상황도 악몽이 아닐까 하며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는 자신의 곁에 있는 것이라곤 쇠창살이 달린 창문 너머로 들어오고 있는 아침햇살과 왜 자신의 병실에 들어와있는 것인지 이유를 알 수 없는 그녀가 전부인 것을 보고는 다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그가 깨어나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 그에게 마치 속사포처럼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악몽으로 인하여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진 그에게 그녀의 질문에 귀에 들어올 리는 없었다. 그는 자신의 오른손으로 머리를 짚고는 눈을 몇 번 깜빡였다.
겨우 검은 존재로부터 도망치는데 성공한 그는 눈을 감으며 심호흡을 하였다. 0마치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려는 것처럼. 그녀가 그에게 자신이 숨기는 일에 대한 질문 하나 때문에 그 노력은 허사가 되어버렸지만. 그는 그 말을 듣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 말해야 할 근거는?"
그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분노와 혼란스러움이 섞인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하였다. 그는 아직까지도 그녀에게 마음을 열어줄 생각이 없었다. 자신이 악몽에서 겪은 모든 일과, 자신이 듣고 말했던 모든 말이 그녀의 귀에 들어갔다는 사실도 모른 체.
// 힘내라고 해 줘서 고마워. :D 실제로 내가 듣기로도 상담을 할 때는 내담자의 과거사를 직접적으로 묻지 않고,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과거사를 이야기할 때 까지 기다린다고 했던 것 같아. -
119 이름 없음 (52554E+60) 2016. 4. 8. 오후 9:11:18직접적으로 말할 때 까지 기다리는 것도 맞긴한데 대부분 치료중에 단서를 얻어서 맞춰가는게 보통이야 ;D 진짜 귀신같이 알아내더라
음 난 이제 답레를 어떻게 써야하려나, 마침 나 왔을 때 선안주가 왔어ㅋㅋㅋ -
120 이름 없음 (52554E+60) 2016. 4. 8. 오후 9:20:38음음 어렵네~ 말해야 할 근거가 없어ㅋㅋㅋ현실적으로 그런거 묻지 않으니까ㅋㅋㅋ..뭔가 선안이가 좀 진정할 때 까지 기다린 후에 물어본건뎅 얘기가 잘못 전달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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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이름 없음 (40532E+61) 2016. 4. 8. 오후 9:25:57>>120 음... 혹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 그렇담 도와주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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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이름 없음 (52554E+60) 2016. 4. 8. 오후 9:28:50응 좀 도와주라ㅠㅠ 근거를 모르겠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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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이름 없음 (40532E+61) 2016. 4. 8. 오후 9:32:00일단 선안이는 지은이에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해. '어쩔 수 없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상황이 오지 않는 한. 그러니, 지은이가 선안이 잠꼬대를 하면서 들은 선안이의 과거사를 다 안다고 한다면 선안이도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할 수 밖에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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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이름 없음 (52554E+60) 2016. 4. 8. 오후 9:33:13아 그렇군..그렇게 되는구나 알겠어! 하다가 또 막히면 말할게 쓰는데 시간은 그렇게 안걸릴거야. 근데 이번 답레는 얼마나 걸릴 것 같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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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이름 없음 (40532E+61) 2016. 4. 8. 오후 9:34:56응, 언제든지 물어봐 줘! :) 답레는 글쎄... 일단 오늘중으로는 조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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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이름 없음 (52554E+60) 2016. 4. 8. 오후 9:56:55그렇구나,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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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한 지은-강 선안 (52554E+60) 2016. 4. 8. 오후 10:41:57"..."
잠시 손 놓고 있던 기록지를 들어 다시금 뭔가를 적기 시작한 그녀였다. 아까의 그 내용은 적당히 필터링해서 적어버렸다. 글쎄 왜 그랬을까, 정보의 새어나감을 막기 위해서였나, 그녀는 그 페이지를 구겨 가운 주머니 안에 넣어버렸다. 기록은 지금부터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였다. 그 전의 기록은 개인적으로 남겨둔 후 사본의 개념으로 기록지를 작성한다고 해야할까, 인과관계를 맞추어 각색해 쓸 예정이다. 본인만 의식하고 있는지 몰라도 이걸 치료했을 때 사건의 원인이 뭐였는지 규명하기엔 중요 단서의 존재가 사라져버렸고 그렇다할 뭔가가 없다면 아직 치료된게 아니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단순 망상증이었다고 치부될테니. 우울증에 망상증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그를 완전히 병자로 만들기는 조금 그랬다. 그 사실 자체를 망상이라고 치는 것이 죄스럽게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바보같이 질문을 뱉어버린 자신을 잠시 원망하며 근거를 대라는 그의 말에 질문지에 박아둔 시선을 들어올렸다. 나는 자세히 듣고 싶었다. 이건 정신적 치료를 하기에 강선안의 뇌가 그 사건을 재처리할 마땅한 방법이 아직은 없다고 해야할까, 재처리 하기엔 그와 나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크니까. 그러니 파고들어야했다. 그의 입을 열기 위해서는 역시 무력으로 나가는 수 밖에 없는건가. 이런 방법은 정말 쓰기 싫었지만 정말 전례없는 케이스라 무리하게 묻는 수 밖에 없었다.
네가 벌리지 않는다면, 내가 기어이 바이스로 벌려야겠네. 그녀는 높낮이 없는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글쎄요, 이런 방법 쓰기는 참 그렇지만 들어야 할 얘기는 꼭 짚고 나가야겠어서요."
"제가 잠꼬대 얘길 왜 했을까요. 악몽 얘기는 잠꼬대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그 악몽 중에 허구와 공상은 무슨 관계일까요"
그녀는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가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일까, 아니면 확답을 묻기 위해서일까. 잘 판단하는게 좋을 것이라는 일종의 신호였다. 이런 말을 믿는다는 의사도 미친거지만 이런 상황도 이미 미쳐버린지 오래이다.
미안해 들어버렸어, 그 '괴물'이 네 끔찍한 과거들을 전부 알아버렸지 뭐야.
다른 사람이 모르지만 너와 '검은 존재'만이 아는 그 여동생도 사건도, 전부 알 수 있는걸.
내가 그것을 찾고자 하여 내 뇌를 뒤져보았을 때, 그 '괴물'는 또 한걸음 현실과 우리 사이에 자리한 괴리감을 확장하겠지.
첫만남 때 잠시나마 미세하게 느껴졌던 그것은 동질감 때문이었다는것도 알아버렸고, 근데 말이야.
이런 '괴물'이 널 치료할 자격이 있을까. 혼란스러운건 너나 나나 매한가지야.
"들어버렸습니다. 선안씨의 과거의 일부 같은거요."
"몰라 묻는 질문이 아니라 확답을 얻고싶은겁니다. 정말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어서요."
그게 거짓말이길 바라지만요 라는 말은 생략해버렸다.
"어떻게 들었냐고 물으신다면..자신의 입으로 말했다 정도로 밖에 말할 수 없네요. 실제로 그랬으니까요."
이 공간 속의 시간은 멈춰있다. 체감상으로 느껴지지 않을 뿐. 따사로운 햇살도, 불어오는 바람도. 지저귀는 새의 울음소리도 어느샌가 멈춰버린지 오래. 고요하고 정적인 공간만이 우릴 둘러싸고 있었다. 그를 재촉할 이유도 없어 백년도 더 기다릴 수 있다는 기세로 침대에 올린 팔로 턱을 괸 체 그를 바라보았다. 전부가 알고싶어, 육하원칙을 따져서 알아보고 싶은데. 그럼 네가 너무 괴롭잖아요. 그래서 네 마음대로 말하시라고 시간주는겁니다. 우리 둘만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을.
"먼저 하나 말해두자면..지금 정신 치료 프로그램 계획을 취소할까 고민중입니다. 그걸로는 안될 문제 같았으니까요."
"들어보고 결정하는게 나을거라고 판단했습니다. 환자분은 저를 믿고 따르시는게, 여러 방면으로 좋을겁니다. 어쩜 그렇게 뻔뻔하도록 확신에 찬 말을 하냐고 물으신다면."
"아직은 노코멘트입니다. 아직은"
"기본적으로 환자는 의사를 신뢰하는게 자신에게 이익인 것이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믿을 사람이 웬만히 없을겁니다. 여기서는"
"당신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줘야하며 그러면서 치료하는게 일인 사람입니다. 저란 사람은요."
"남이 들어 헛소리라고 말하는 것 조차도 믿어줄테니 말씀해주세요."
"당신이 숨기는 그것이요."
"검고 사악한."
그것 앞에서 나약해지는건, 스스로를 벼랑끝으로 몰아 자신을 집어삼켜달라고 손을 내미는 것과 다름없다. 내가 널 입 안에 쑤셔넣기 전에, 네가 내 입을 바이스로 고정시켜 떠나갈 출구를 만들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
128 이름 없음 (64174E+57) 2016. 4. 9. 오후 10:03:57선안주 오늘도 생존신고. 주말이라 밖에 놀다 왔더니 글이 써지질 않네... ;; 어떻게 써야 할지는 알겠는데, 묘사와 필력이 완전 곰손급이 되어버려서 글을 쓰지 못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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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이름 없음 (45322E+58) 2016. 4. 10. 오전 12:14:00아 그랭..내가 도와줄만한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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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이름 없음 (02238E+59) 2016. 4. 10. 오전 12:20:11음... 이건 내가 필력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는 바람에 생기는 문제라서. @-@ 딱히 도움이 필요하거나 하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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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이름 없음 (45322E+58) 2016. 4. 10. 오전 1:07:14오늘 답레는 못주게 되는 상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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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이름 없음 (02238E+59) 2016. 4. 10. 오전 8:49:23오늘은 줄 수 있을 것 같아. 어제는 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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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강선안 - 한지은 (02238E+59) 2016. 4. 10. 오후 12:29:05끔찍한 악몽 속에서 빠져나온 그는 검은 존재에게서 벗어났다는 사실에서 안도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자그마치 몇 년 만에 검은 존재와 재회한 것과 지금 자신의 병실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기에 혼란스러워했다. 왜 검은 존재가 다시 나타났는지, 왜 그녀가 이른 시간에 자신의 병실에 들어왔는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혼란스러움이 그의 얼굴에서 묻어 나왔다. 그에겐 지금 벌어진 이 상황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단 일 초의 시간도 주지 않고, 그에게 질문을 걸어왔다.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의 질문들을. 그 질문들은 결국 그의 과거를 알려달라는 하나의 주제로 연결되었지만.
그는 그녀의 질문을 대답해야 할 근거를 대라는 말로 받아쳐버렸다. 그녀가 자신의 치료를 담당한지 고작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던 것과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약간이나마 정리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함이 그 이유였다. 그는 자신의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는 마른 세수를 하였다.
그는 자신의 말에 그녀가 적잖이 당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기 위한 근거를 대라니. 아무리 다른 의사들보다 끈질기고 교활한 그녀라 하더라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대답한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당황한 기색 없이 늘 그랬듯 딱딱한 어조로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잠꼬대와 악몽의 연관점과 마치 철학을 연상시키는 이야기가 그 말이었다. 어제와 비슷한 그녀의 어투와 말에 그는 늘 그랬듯 그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었다.
그녀가, 자신의 과거의 일부를 들어버렸다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 뭐?"
그녀가 자신의 과거의 일부를 들었다고 말하자, 그는 마른 세수를 하느라 숙였던 고개를 들며 마치 놀란 듯 작아진 동공으로 그녀의 두 눈을 응시하며 외치듯 그녀에게 말하였다. 그는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자신은 그녀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는데, 자신의 과거를 들었다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말이었다.
그녀가 확답을 얻기 위해 질문을 했다고 하자, 그의 작은 동공이 서서히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이야기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러기에 그녀가 한 말은 자신의 과거를 알아내기 위한 처절한 발버둥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이상하게 엄습해오는 불안감은 그녀가 정말로 자신의 과거를 알아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과거를 자신이 직접 이야기했다는 말을 듣고는 그녀의 말의 진위에 의문을 품었지만, 이어지는 치료 프로그램을 취소할 생각이라는 말에 그는 당황해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의 치료를 거부하지 않을 것 같이 행동하더니, 갑자기 치료를 거부하겠다니. 그는 정말로 그녀가 자신의 과거를 알아냈고, 때문에 자신의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그런 생각을 했을까 하며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혼란스러운 그의 머릿속에 쐐기라도 박는 것처럼 그녀는 '검고 사악한'것에 대해 대답을 해달라고 말하였다.
"...?!"
그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가쁘게 숨을 내쉬며, 흔들리고 있는 동공을 더욱 심하게 떨며 그녀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검고 사악한 것이라면, 분명 그를 괴롭히던 검은 존재를 이야기하는 것일 터.
"... 어떻게, 그걸..."
그는 마치 방금 꾼 그 악몽 속의 검은 존재에게 말하는 것처럼,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하였다.
// 늦어서 미안...! 어쩌면 글의 앞뒤가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
134 이름 없음 (72354E+56) 2016. 4. 10. 오후 5:49:30선안주 오늘은 시간 어떻게 돼? 저게 마지막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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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이름 없음 (02238E+59) 2016. 4. 10. 오후 6:20:09응. 아마도 저게 마지막일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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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이름 없음 (45322E+58) 2016. 4. 10. 오후 6:21:13알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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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한 지은-강 선안 (45322E+58) 2016. 4. 10. 오후 8:58:53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어떻게 듣게 되었는지, 그 자신이 말했음에도 불구하는 그는 모르고 있었다. 자신이 전부 한 짓이란 것을. 내가 들어버린 것도 전부 네가 들려주었잖아. 두 개의 목소리를 오가면서, 말해주었잖아. 불안해하는 그의 모습이 그녀의 두 눈동자를 가득히 채운다. 그녀는 잠시 그를 응시하더니 다시 기록지를 들어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무엇을 적으려나. 그가 말을 하지 않을 때에도 적어내려갔다. 대체 무슨 내용이 적혀있는지는 아직 그녀밖에 모른다. 그의 기록지는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은 미공개 파일이었다. 아마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각색하고 있는 중일까. 내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검고 사악한' 것이라 했다. 직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얘기는. 보통의 악은 검다, 악은 사악해. 그런 클리셰적 요소를 조합한다면 그의 상황에 빗대어 저런 말을 누구든 뱉을 수 있을 법 했다. 다만 정말로 입 밖에 뱉어내느냐 삼켜버리느냐의 차이일 뿐이었지만 말이다. 숨을 가쁘게 내쉬며 시선 둘 곳을 모르는 듯 방황하는 동공이 미친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다시금 고개를 갸웃거렸다.
"떨지마세요, 해치지 않아."
"안심하세요?"
붙히기라도 한 듯이 그에게로부터 떨어지지 않는 시선은 그를 따라 움직였다. 난 무서운 사람이 아니니까, 해치지 않으니까 떨거나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는 날 그의 내면에서 그를 갉아먹던 악몽과 얘기하듯 내게 말했다.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지만 착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만큼 너무나도 잠시였다. 환자분, 저는 사람이라니까요. 사람. 당신을 치료해주기 위해 온 의사라고요. 그 '괴물'이 아니라. 정말 맞았던겁니까? 당신의 악몽은 검었습니까?
"보통 생각해 볼 수 있는 뻔한 요소 아닌가요? 기피하는 대상인데다가 딱히 실존하지 않으니 뇌에서 만든 허구의 존재일 가능성이 크기도 하고, 대화하시는거 들어보니 굳이 치자면 검으신분을 악역이라고 칠 수 있으려나요. 그것을 무서워했잖아요. 게다가 대게 악이라 함은 검은 이미지니까요."
사람이 말입니다. 의미를 넣으면 심각해져요, 문제가 되고.
사실 별 것 아닌 것 처럼 넘겨버릴 수도 있었던건데
의미가 부여되는 순간 별 것이 아닌게 아닌 것이 되죠.
있잖아요, 내면의 괴물은 당신의 그 두려움을 먹고 사는겁니다.
떨면 떨 수록 기뻐서 입 찢어지는 줄 모르고 웃으며 춤을 춰버릴걸?
당신과 떨어지고 싶어하지도 않을거예요, 그럴 이유가 없거든.
그니까 밥주지 말란 말입니다.
"도움받고 싶지 않아요?"
"내가 도와주겠다고, 당신."
"그러니까 말하는게 어때요? 혼자 괴로워하지 말고 도움을 청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교활했고 그의 약점을 관통하듯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영영 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직감적으로 느꼈을지도 모른다.
"겁먹지 말고 하나씩 천천히 해봅시다. 시간은 많아요, 천천히 해도 좋아요. 무리할 필요도 없고." -
138 이름 없음 (45322E+58) 2016. 4. 10. 오후 9:00:28딱히 분리된 느낌이 되어서 나가진 않네, 본래 저거 가운데에 있으라고 한참 스페이스바 눌러놨더니..(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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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이름 없음 (14621E+56) 2016. 4. 11. 오후 10:22:54선안주 생존신고! 월요병 크리로 오늘도 피곤피곤... 글은 한 줄 정도 쓰다가 진도가 나가질 않는 바람에 일단 오늘은 푹 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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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이름 없음 (21702E+58) 2016. 4. 11. 오후 10:27:21월요병 힘들지..;) 푹 쉬고 내일보자. 생존신고라도 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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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이름 없음 (54489E+51) 2016. 4. 11. 오후 10:29:19뭘, 답레로 지은주를 만날 수 없어서 좀 미안한 기분도 드는걸. 지은주의 곁에서 사라지지 않기로 했으니 이 정도는 해 줘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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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이름 없음 (21702E+58) 2016. 4. 11. 오후 10:34:34선안주 같은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야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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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이름 없음 (53122E+54) 2016. 4. 11. 오후 10:44:47그렇게라도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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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이름 없음 (21583E+64) 2016. 4. 12. 오후 11:41:48지은주 갱신이야, 내일은 선거일이네 꼭 참여하길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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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강선안 - 한지은 (95816E+65) 2016. 4. 13. 오전 12:02:26'검고 사악한'. 어떻게 본다면 중의적인 의미로 볼 수도 있는 문장이다. 악에 대한 이미지일 수도 있고, 문자 그대로 검고 사악한 것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는 '검고 사악한'것을 후자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때 그날부터 자신을 괴롭혀온, '검은 존재'로.
그녀는 머릿속에서 그를 괴롭히고 있는 검은 존재처럼 그의 머리를 꿰뚫어 보듯 말하였다. 자신이 말하기는커녕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검은 존재에 대해서 알아내다니. 그런 그녀의 모습과 행동에, 그는 공포에 질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가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교활한 시선을 떼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봐도, 흡사 자석을 연상시키는 그녀의 두 눈동자는 계속해서 그의 두 눈을 따라다니며 그를 괴롭혔다. 결국 그는 시선을 그녀의 얼굴에 고정시키고는, 떨리는 두 동공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어지는 그녀의 말 중 단 한 문장의 문구는 다시 한 번 그를 공포에 떨게 하였다. '대화하는 것을 들어 봤을 때'라는 문구가 그것이었다. 마치 그의 꿈속을 들여다본 것처럼 그녀가 '대화'를 언급하다니. 그는 공포에 질리다 못해 이젠 이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게 느껴지게 되었다.
만일 그녀가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었다면, 어디까지 알게 되었을까. 그녀가 자신의 꿈을 들여다보았다 하더라면, 어디까지 들여다본 것일까. 과연 그녀는 검은 존재의 뒤틀린 그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했을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이 그저 우연에 불과한 것일까? 그는 알 수 없었다.
마치 태풍이 몰아치듯 혼란 그 자체가 된 그의 머릿속은 그가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게 만들어놨다. 그렇게나 견고하던 그의 마음의 장벽에, 서서히 틈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비록 자기 스스로 벽을 허물어버린 것이 아닌, 혼란과 공포의 폭풍으로 인하여 강제로 그 벽이 허물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그녀는 그 틈을 쑤셔서 자신이 들어갈만한 구멍을 만들겠다는 듯, 그의 약점을 관통하듯,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말하였다. 자신에게 그의 과거를 이야기하여,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게 해달라고. 그는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덮더니 깊은 한숨을 쉬었다.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려는 것으로도 벅찬데, 약점을 비집는 공격 또한 들어와버리다니.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 뭘 듣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말해."
그는 무심하면서도 마치 될 대로 되라고 하는 것처럼, 그녀에게 말하였다.
// 나도 선거에 참여하고 싶지만... 법적으로 난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고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기에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아서... ;-; 이제 이런 불명예가 때어지기까지 얼마 남지 않기는 했지만 그래도... @-@ 나도... 나도 투표할거야!!
아무튼 지은주도 꼭 참여하길 바라! :D! -
146 이름 없음 (08221E+64) 2016. 4. 13. 오전 12:22:50아직 학생인거구나 선안주는? 뭔가 당연히 성인일줄 알았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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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이름 없음 (08221E+64) 2016. 4. 13. 오전 12:25:53답레는 내일 올리도록 할게, 선거일이지만 오전부터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서 오후쯤이나 되야 시간 날지도 모르거든. 사실상 답레 쓰는데 30분에서 길면 한시간?정도면 쓰더라고(그래서 퀄리티의 상태가 그런것이었던건가..! 뭐..더 늦게쓰더라도 달라질게 있나 싶지만) 시간 좀 여유로울 때 쓰다보면 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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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이름 없음 (95816E+65) 2016. 4. 13. 오전 12:31:07>>146 응. 그렇지만 조금만 더 있으면 법적으로 성인이 될거야. 사실상 몸만 학생이고 정신은 성인급이라 봐도 돼.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 :D 그러니 학생이라고 해서 색안경을 끼거나 하지는... 않을거지?
알겠어, 답레는 천천히 줘도 되니까 여유로울 때 주도록 해. -
149 이름 없음 (08221E+64) 2016. 4. 13. 오전 6:53:36색안경이라니, 글쎄 이미 나, 선안주가 성인일거라고 착각하고 있었는걸. 딱히 문제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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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한 지은-강 선안 (08221E+64) 2016. 4. 13. 오후 1:29:37그는 굉장한 혼란을 겪고 있었다. 그걸 무시하며 진행해야할지 진정할 때 까지 기다려줘야할지 잠시 고민했던 것 같다. 어느 부분에서 그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일까 라고 생각해보자. 어느 포인트에 있었을 때 혼란을 겪지, 현실과의 괴리? 자신이 알고있던 사실 또는 신념이 깨져서인가? 그렇다면 그가 알지 못하지만 내가 아는게 뭐지. 아직 그녀가 그에게 알려주지 않은 사실이 무엇이었을까 하였을 때, 그녀는 딱히 생각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말한 단서를 그가 캐치하지 못했다면 그럴만 할 것이라는 무언가는 찾았다. 내가 완곡하여 말한 힌트는 그에게 닿지 않았을 뿐이라고. 그가 자고있는 사이 자신이 혼자 중얼거리며 몽 중에 있던 대화를 제 입으로 뱉어내었다는 사실을 그는 바로 알지 못했다면 패닉에 빠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입을 열으려했지만 그는 이미 될 대로 되란듯이 우리 처음 만나서 상담을 시작했을 때와 같은 말을 뱉었다. 그는 구체성을 중요시 하는 사람인가 하고 생각했다.
"구체성을 요구하시네요, 당신이 알고있는 모든 것이 제가 듣고 싶은 모든 것인데."
"미리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이 내용을 어떻게 알고 있는가. 이 정보의 출처에 대해서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강선안씨를 괴롭히는 무언가와 강선안씨가 나눈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뭐..일부 유추가능한 사건도 본의아니게 듣게 되었고요. 출처를 미리 말씀드리자면 강선안씨로부터 얻었습니다. 제가 물은 것 외에 부수적으로 알게된 정보는 말이죠."
"먼저 상황설명을 하자면 어제 퇴근을 하지 않고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만 아침에 병동을 돌아보던 중 좋지 않은 소리가 들려서 오게됬습니다. 끙끙 앓는 소리라던가 그런거요. 환자분은 심하게 떨고계셨고 숨을 힘겹게 쉬고 계셔서 위급상황인 줄 알았습니다. 발작 같은 것 말이죠. 그래서 너스콜을 넣었고 여기 있는 의료기기는 그 때 간호사가 가져다준 게 되겠습니다. 맞아요, 사실 지금은 의사들이 전부 출근하기엔 이른시간입니다, 다만 강선안씨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병원에 남아있던 제가 들어오게 된거고요."
"그리고..잠꼬대인가 싶은 행동을 했습니다 강선안씨가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아마 제가 생각하기에는 강선안씨가 꿈 속에서 누군가와 나눴던 대화 전부를 자신의 입으로 말했습니다. 1인 2역이라고 할까요, 제가 듣기에는 그랬습니다. 하나는 겁에 질린 목소리, 다른 하나는 굉장히 어느 한 대상을 조롱하는 그런 느낌이었고요."
"제가 들어 아는 정보는 이 두 키워드입니다. 여동생, 초능력"
"글쎄요..보통 이런 경우는 정신분열이나 망상증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환자가 어떤 상황에서 이런 것을 접하게 되었나 무엇과 연관이 되었나가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분이 무슨 말을 하셔도 전 믿어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의문점이 있다는 말이죠."
"강선안씨는 여동생이 등본에 기재 되어있지 않습니다. 없다는 의미가 되겠네요. 법적으로는."
"사망 처리가 된 분도 아니고요"
"궁금한건 그럼 그 여동생이란 것, 그리고 그 여동생의 죽음이란 대체 어디서 연관되어 나온 것이냐는 겁니다."
"미리 제 발언에 대해 사과드리겠습니다, 혹시 유산 된 동생이 있었습니까?"
"이 증거의 근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알고 싶은겁니다 저는. 구체적인 무언가가 있지 않으면 환자분은.. 글쎄요. 망상과 정신분열증으로 밖에 판단되지 않을 것이니까요."
"그러니 제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본인 입으로 그러지 않았습니까? 정상인이시라고. 정신병 같은거 걸리지 않았다는거요. 그렇다면 모든 일에 인과가 맞기 마련입니다. 저는 아직 결과 밖에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원인을 제게 알려주세요. 당신을 도울 수 있도록 절 사용해주세요." -
151 이름 없음 (08221E+64) 2016. 4. 13. 오후 10:32:58지은주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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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이름 없음 (99293E+65) 2016. 4. 13. 오후 10:41:28선안주 생존신고! 오늘은 쉬는 날인데도 어째 머리가 아파서 하루종일 잠만 잤어... @-@ 오늘 밤에는 잘 수 있을까? 괜히 밤새다가 피로에 쩔어버리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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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이름 없음 (08221E+64) 2016. 4. 13. 오후 11:33:55응ㅋㅋ그건 곤란하네, 답레는 내일쯤 받게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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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이름 없음 (86602E+64) 2016. 4. 13. 오후 11:35:13응. 할 수 있다면 내일쯤 달아줄 수 있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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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이름 없음 (72166E+61) 2016. 4. 14. 오후 9:20:23선안주 생존신고. 오늘 답레를 주기로 했는데, 글 진도가 하나도 나가질 않고 있네. ;-; 일단 최대한 노력해보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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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이름 없음 (9552E+60) 2016. 4. 14. 오후 10:27:09응 알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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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이름 없음 (72166E+61) 2016. 4. 14. 오후 10:45:51으... 미안, 지은주. @ㅁ@ 오늘은 도저히 글이 써지질 않네. 선안이의 머릿속처럼 내 머릿속도 완전 복잡해져서...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대신 내일이나 모레쯤에는 꼭 이어줄게. :) 약속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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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이름 없음 (9552E+60) 2016. 4. 14. 오후 11:12:52텀이 좀 기니까 애타긴 하네ㅋㅋ그래도 뭐 어쩔 수 없는걸. 큰 일이 아니기도하고, 약속해준다니 고마워 ;) 그럼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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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이름 없음 (72166E+61) 2016. 4. 14. 오후 11:14:26>>158 기다린다 해 줘서 고마워. :) 텀이 길어져서 미안하기도 하고... 아무튼 내일이나 모레쯤에는 꼭 오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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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강선안 - 한지은 (30976E+59) 2016. 4. 15. 오후 10:04:29마치 칠흑 같은 까마귀 떼가 하늘을 뒤덮어 버렸듯이, 그의 머릿속 또한 그녀에 대한 두려움과 의혹, 온갖 추축으로 까맣게 뒤덮여버렸다. 그의 이성과 감성은 마비되었다. 논리적으로 생각을 할 수도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마치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물건을 뽑듯 상대방의 이야기에 수동적으로 대답하는 것 밖에는 없었다.
그러기에, 그는 그녀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구체적인 주제를 요구한 것이다. 새까만 폭풍이 그의 머릿속을 마구잡이로 휘젓는 상황 속에서 그녀에게 자신에 대한 정보를 가지런히 정리하여 제공할 여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구체성을 요구한다는 말을 하자, 그는 떨리는 손을 얼굴에서 치우며 고개를 들고, 공포에 질리다 못해 지친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제와 같은 이야기를 번복하는 그녀의 모습을 본 그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마치 달라진 것이 없다며 답답해하는 것처럼.
그리고, 이어지는 그녀의 말은 그가 그녀의 말에 경청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녀는 그의 과거에 대해서, 자신이 언급한 '검고 사악한'것을 어떤 경위를 통해 알게 되었는지 미리 이야기하겠다고 말하였다. 그는 시선을 그녀의 두 눈에 고정시키고는, 마치 영혼 없는 인형이 된 것처럼 그녀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하고, 그녀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게 한 한가지 요소인 '그의 과거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 그녀가 설명하자, 그는 자신에 대한 모든 정보가 잠꼬대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를 괴롭히던 검은 안개가 서서히 걷히자, 그의 몸떨림이 멈추었고, 흔들리던 동공이 안정을 되찾았으나 동시에 허무함과 분노, 당혹스러움과 부끄러움이 찾아오는 바람에 얼굴을 덮고 있던 그의 손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모든 말이 거짓말이기를 바랐다. 그녀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한다면, 자신이 중얼거린 말이 검은 존재와 자신이 한 대화의 전문이라고 한다면, 그는 그녀에게 자신에 대한 모든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니까.
불행히도,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그녀가 그의 잠꼬대에서 얻은 주요한 정보인 여동생과 초능력을 언급하였다. 그는 양손으로 마른 세수를 하며 작게 앓는 소리를 내다가, 그녀가 여동생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으며 그에게 질문을 하자 그는 두 손을 힘없이 바닥으로 떨구었다.
"... 여동생, 어떻게 되었는지는... 전부, 들었을 텐데. ... 전부 다."
끔찍한 기억을 억지로 끄집어내려 하는 것에 대한 저항 때문인지, 그는 말을 할 때마다 울먹이는 목소리를 내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의 머릿속에 섬광처럼 특정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검은 존재를 찢어버렸던 그 순간. 그리고, 여동생의 만신창이가 된 그 모습. 엉망진창이 된 머릿속에 그 장면이 나타나자 그는 다시 숨을 가쁘게 몰아쉬기 시작했다.
// 늦어서 미안! 답레 여기있어. :D -
161 이름 없음 (0714E+58) 2016. 4. 15. 오후 10:22:48앗 답레 고마워! 떨고있는 선안이를 위해서 지은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안심시켜주고 싶은게 없지않으면서도 아직은 친하지 않아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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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이름 없음 (30976E+59) 2016. 4. 15. 오후 10:30:33음... 글쎄, 지금 선안이는 머릿속이 난장판이 된 상태이니 지은이가 평범하게 위로를 하거나 안심시켜주는 행위도 선안이에게 통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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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이름 없음 (0714E+58) 2016. 4. 15. 오후 10:40:23응 알겠어, 선안주 내일도 역시 바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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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이름 없음 (30976E+59) 2016. 4. 15. 오후 10:54:32아마 그럴 것 같아. 요즘따라 바쁘지 않은 날이 없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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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이름 없음 (0714E+58) 2016. 4. 15. 오후 11:06:26음 알겠어, 내일 답레 주기는 힘들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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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이름 없음 (30976E+59) 2016. 4. 15. 오후 11:15:11응. 그렇게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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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한 지은-강 선안 (19365E+58) 2016. 4. 16. 오후 9:23:22내게 무언가의 사건에 대해서 정리한 후 말해줄 여유가 안되는 그에게 내 시간을 내어주었고 처음으로 그가 내 얘기에 경청을 시작했다. 두 눈에 영혼이 없었지만 좋은 조짐이었다. 아마 그의 마음의 문이 아주 조금, 열렸다기보단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그런 조짐. 혼란스러워하던 그는 경위를 듣자 몸의 떨림이 잦아들었다. 다만 왜인지 얼굴을 가린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뭐려나, 안도감과 함께 찾아온 일종의 수치심? 아마 그녀는 자신이 정해놓은 하나의 퀘스트라도 깨어놓은 기분이었을것이다. 뭔가를 바라기라도 했었던 것인지 그는 그녀의 입에서 여동생과 초능력이 언급되지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손을 떨구었다. 그의 대답은 듣기에 힘겨워보였다. 말 끝마다 목이 메여 촉촉히 젖어드는 그런 어조였다.
"..글쎄요, 제가 듣고싶은건 그런 말이 아닌데."
제가 말했잖습니까, 당신의 말대로 사망처리 되야할 여동생은 당신의 가족 안에 없으시다고. 그녀는 말했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든지 믿어주겠다고, 그렇다면 그의 얘기는 정말 사실일까. 난 이미 알고있었을지도 모른다.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란 것도, 하지만 그녀에게도 나름의 도피가 필요했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망상증 환자에 살인의 기억은 남의 기억이었으면 좋겠다고, 그 문양은 정말 우연찮게 하게된 타투였으면 좋겠다고. 가끔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에게는 남의 기억을 받아 자신이 한 것처럼 병을 얻게되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가 그러기를 내심 바라고있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님을 알고있었다. 현실과 이상의 거리가 멀어 괴리감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도 나도 그런건 똑같았다.
그가 인정해버렸다는건, 여태까지의 단서를 조합 해보았을 때, 그는 초능력자였으며(현재는 그 능력이 소멸되었다.) 검은 존재에 의해서 환각을 보았고, 그 존재와 여동생을 겹쳐본 나머지 여동생을 찢어죽여버렸다. 하지만 후에 그 여동생은 애초부터 세상에 없던 존재가 되었다. 이런 얘기인가, 그녀 자신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클리셰이며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전개의 이야기였다. 그런 일은 자신이 여태 몇 번이나 겪게 된건지 확실히 세어보기 전까진 모를만큼이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저런 경우는 손가락 발가락을 전부 동원해도 세어나가기엔 자신의 사지가 부족할 정도였으니까. 아마 평범한 의사가 들어왔다간 바로 망상증에 정신분열이라고 진단 내렸을지도 모른다. 아마 나도 내가 이렇지 않았다면 그랬겠지, 기록지에는 적당하게 적어두고 그녀는 잠시 침묵했다.
그의 몸이 떨려오는 것을 감지했다. 호흡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런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침대에 걸터 앉아 가볍게 안심시키기 시작했다.
"진정하세요, 진정해. 천천히 해도 되니까 떨지 않아도 되요."
그녀는 딱히 구체적인 말은 하지 않았다, 굉장히 뭉뚱그린 어휘를 선택하며 그를 달랬다. 그 뭉뚱그린 틀을 그가 생각하는 그 틀로 씌워서 마치 정말 그 일이라도 언급한 것 처럼. 이런 상황에 있어서 대명사의 역할이란 상대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함이었다. 대명사는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뀔 수 있으니까. 무엇을 넣어도 상황만 들어맞는다면 끼워맞추기도 허용이 된다는 의미이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나랑 있을 때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아도 되요, 책임을 질만 하니까 하는 말입니다."
말에 있어서 발화자는 그에 대한 나중의 일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한다. 자신이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이미 뱉기 전에 생각했어야할 과제나 의무와 같았으니까. 나는 그가 표출해내는 감정을 모두 받아낼 자신이 있었다. 아마도 그 자신 이상의 의무나 책임이 그녀의 어깨를 짓누른 후였다.
"기다리겠습니다, 혹시나 진정이 된다면 말해주세요"
그 초능력의 접근 경위를 말입니다. -
168 이름 없음 (95952E+55) 2016. 4. 17. 오후 11:01:14지은주 갱신이야, 선안주 주말도 바쁜 바람에 잘 지냈으려나 모르겠네. 나도 주말에 특히 바빴던 것 같아 일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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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이름 없음 (61033E+49) 2016. 4. 17. 오후 11:33:37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의 말 대로 많이 바빠서 고생을 좀 했어. 오늘도 잠시 여유가 생겨서 침대에 누웠는데 나도 모르게 5시간 씩이나 자버렸더라. @-@ 지은주도 많이 바쁘게 살고 있구나. 우리 둘다 힘내도록 하자. :D
아, 답레는 아마 내일이나 모레쯤에 줄 수 있을 것 같아. -
170 이름 없음 (95952E+55) 2016. 4. 17. 오후 11:40:25응 알겠어. 내일 학교 가는거지? 힘내서 잘 다녀오고 내일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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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이름 없음 (29504E+50) 2016. 4. 18. 오후 9:09:54선안주 오늘도 생존신고. 으아... 요즘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점차 늦어지고 있어. @-@ 지금도 밖에서 버스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고. 오늘은 답레 잇기는 많이 힘들것 같아. 아마 내일쯤 답레를 줄 수 있을 것 같고. 자주 늦어져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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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이름 없음 (9329E+54) 2016. 4. 18. 오후 9:53:58괜찮아 고3인 것 같은데 부담주고 싶지 않기도 하고, 공부 하기도 바쁜 시기인걸 ;/ 매일 생존신고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야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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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이름 없음 (21181E+55) 2016. 4. 18. 오후 10:05:13아니야, 이렇게라도 해 줘야지. 지은주를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했잖아. :D 정확히는 고3이 아니라 고2기는 하지만, 공부때문에 많이 바쁜 시기인 것은 맞지. 그렇게 이야기해줘서 많이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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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이름 없음 (9329E+54) 2016. 4. 18. 오후 10:14:16아 고2구나 성인되는게 얼마 안남았다고해서 고3인줄 알았어ㅎㅎ집에 가서 공부 조금만 하다가 쉬어, 시험기간인데 바로 푹 쉬라는 말은 못하겠당..;) 월요일 힘들었을텐데 수고했고 내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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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이름 없음 (82687E+55) 2016. 4. 18. 오후 11:03:34응, 내일 보도록 하자. 격려해줘서 고맙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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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강선안 - 한지은 (9237E+56) 2016. 4. 19. 오후 10:25:24다시는 떠올리기 싫었던 그 기억들이, 그녀와의 대화에서 생겨난 수많은 의문과 감정들이, 하나의 검은 소용돌이가 되었다. 그 소용돌이는 그의 두뇌를 갉아먹으며, 동시에 그의 머릿속에서 마치 수많은 까마귀가 하나로 뭉치듯 검은 존재의 형체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성과 감성이 마비된 그의 머릿속에는 그가 그토록 피하고 싶어 했던 기억들과 감정들만이 남아있었다. 그 기억과 감정을 먹으며 점점 형체가 완전해져가는 검은 존재는 마치 당장이라도 그의 눈앞에 나타날 것처럼, 그의 머릿속에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나마 할 수 있는 몇 마디의 말을 울음에 젖은 목소리로 힘겹게 토해내듯 말하던 그는, 그녀가 자신이 듣고 싶던 말이 아니라는 뜻을 밝히자 아래로 떨구었던 고개를 들어 공포에 질린 듯 작아진 동공으로 그녀의 두 눈을 노려보았다. 마치, 그러면 어쩌라고 따지듯이.
그렇게나 혼란스러운 머릿속에서, 겨우 그 떠올리기 싫은 끔찍한 기억을 억지로 끄집어내며,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막힌 목구멍에서 억지로 쥐어 짜가면서 말했는데, 돌아오는 말은 자신이 원하지 않은 답변이라니. 그가 지금처럼 이성과 감성이 마비되지 않았더라면 바로 이 자리에서 난동을 부릴 정도로 크게 화가 났을 터이다.
하지만, 검은 존재는 그가 분노 같은 원초적인 감정조차도 나타내지 못하도록 그의 두뇌를 찢고 나오려는 마냥 그의 머릿속에서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검은 존재는 당장이라도 자신의 뒤틀린 팔을 날카로운 날붙이로 변형시켜서, 그의 두뇌를 가르고 나오려고 할 것만 같았다.
검은 존재가 그의 머릿속에서 날뛸 때마다, 그의 가쁜 숨소리의 간격이 점차 빨라지며 그녀를 노려보고 있던 작은 동공이 다시 떨려오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발작을 일으킬 것 같이 몸을 떨기 시작한 그는 마치 무언가에게 시선을 떼려는 듯 고개를 미친 듯이 이리저리 돌리기 시작했다.
머릿속의 검은 존재가 우려대로 자신의 팔을 날카로운 날붙이로 변형시키려 한순간, 그녀가 침대 위로 올라와 그를 안심시키기 시작했다. 그는 그 말이 들리자마자 마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헤엄치는 것 마냥 떨리는 동공이 보이는 두 눈을 꼭 감고는 크게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앞에 검은 존재가 나타나려고 할 때마다 온 힘을 다해 크게 심호흡을 하였다. 이것 이외에 다른 행동을 할 생각은 미연에도 없었다. 생각할 수도 없었고, 생각하지도 못 했다. 그녀가 자신의 옆에서 계속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말을 걸어왔으나, 검은 존재의 방해로 인하여 그는 그 말을 전부 듣지 못 했다.
기다리겠다는 그녀의 말이 끝난지 몇 분이 지나자, 그는 이제야 진정이 된 듯 질끈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고는 자신의 침대 위에 올라와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몇 초간의 침묵이 흐른 뒤, 그는 터져 나오는 눈물을 억지로라도 참으려는 듯 인상을 써가며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시에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울음소리 또한 억지로 참으려는 듯 입을 꾹 다물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 그동안 늦어서 미안! 이 말만 몇 번째 반복해서 하는 것 같네. @-@ -
177 이름 없음 (19258E+55) 2016. 4. 19. 오후 11:10:21답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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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이름 없음 (19258E+55) 2016. 4. 19. 오후 11:11:56어라 말이 잘려나갔네?
선안이는 검은 존재를 볼 뻔한 상황이었던거지? 결국 아니게 됬지만..이제 어떡하면 좋으려나- -
179 이름 없음 (9237E+56) 2016. 4. 19. 오후 11:20:17그렇지. 정확히 말하자면 검은 존재는 선안이를 괴롭힌 그 검은 존재기도 하고, 동시에 선안이의 PTSD증상을 나타내는 이중적인 의미를 나타내기도 하니까.
이 다음은... 글쎄. 일단 더욱 위로를 해주며 선안이를 진정시키거나, 아니면 더욱 직설적으로 선안이에게 알고싶은 것을 물어봐도 될거야. -
180 이름 없음 (12372E+56) 2016. 4. 20. 오전 12:28:27파고드는게 의사의 도리로써 할 짓이 못되지만 뭐..사실 위로에 한계가 있다고 해야하나 나가는 것 외에 말이야, 효과도 미미해보여서ㅋㅋ..일단 위로를 우선으로 두는게 좋을 것 같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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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이름 없음 (42029E+57) 2016. 4. 20. 오전 12:37:34응, 그러면 그렇게 하면 될 것 같아. 겸사겸사 선안이가 지은이에 대해 아주 약간이라도 좋게 생각하게 될거니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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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한 지은-강 선안 (12372E+56) 2016. 4. 20. 오후 6:56:56그녀는 잔혹하고 집요했다. 자신도 알고있던 바이지만 환자를 이런 식으로 파고드는건 의사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환자에게 할 짓도 못된다는 것을. 내가 질문을 던지면 그는 구체성을 요구했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면 항상 시원찮은 대답이 돌아오기 일쑤였다. 그래서 그녀는 그런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원하지 않는 답이라고. 그러자 그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마치 그럼 네가 원하는 답변이 뭔데,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듯한 분노에 젖은 눈빛이었다. 그녀는 순간 아차 싶었고 입을 다물었다. 이번 일은 순전히 자신의 잘못임이 맞고 상담 해주는 입장에서 내담자를 헤아리지 못한 바보같은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에 작게 인상을 찌푸렸다. 나름 끄집어내서 말한 것일텐데, 그의 노력을 묵살해버린 한 마디였다.
그는 숨을 다시 몰아쉬기 시작했다, 점점 정신상태에 이상이 오고있음을 감지했고 그런 말을 한 주제에 위로를 건내자니 먹힐 일이 없었다. 나를 바라보다가 뭐라도 생각난듯 고개를 흔들고 무언가를 거부하는 듯이 심호흡을 하고있었다. 힘겨워하는 그를 보며 저도 모르게 한껏 죄여진 목줄이 그의 목에 걸려있었음을 알았다. 가만히 앉아 그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내 판단에 지금 상태의 그에게 대체 무슨 말이 먹힐까 싶어서였다. 입을 여나 닫으나 그의 귀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동일했다.
몇 분 후 아까 전 보다는 진정되어보이는 그는 그녀가 보기에 상당히 지쳐보였다,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그러했다. 속을 억누르려는 모습으로 고개를 푹 숙이는 그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더 이상 묻기는 힘들어보였다. 더 했다간 무너져버릴 것 같아서 건들 수가 없었다. 나는 의사지 조사자가 아니니까, 잠깐 나 자신이 흥분했던 것 뿐이라고. 오늘은 그를 진정 시킨 후 그만 둬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둘 밖에 없으니까, 참지 않아도 되요."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다. 침대에 붙어 꿈쩍도 하지 않던 손은 잠시 공중에 떴다가 다시 지면을 짚었다. 힘겹게 올린 손 끝이 작게 떨렸고 그녀의 손이 선안의 어깨에 조심스레 얹어졌다.
"..."
그녀의 눈동자는 가끔 그의 얼굴을 살피며 손은 작게 어깨를 토닥였다.
"알아요 많이 힘들었잖아, 갑자기 끄집어내게 해서 미안해요. 별로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을텐데."
자신도 반성의 시간이 필요했고 그에게도 진정하면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그녀는 그가 알아채기 전에 멈춰두었던 시간을 풀어두었다. 그제서야 이른 아침 시간에 멈춰있던 초침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
183 이름 없음 (48584E+55) 2016. 4. 21. 오후 9:09:23선안주 생존신고. 난 좀 멈춰서서 쉬고 싶은데, 세상은 날 계속 억지로 밀어가면서라도 앞으로 전진하게 만들고 있네. ;-; 많이 힘들다...
답레는 내일~모레쯤 줄 수 있을 것 같아. -
184 이름 없음 (81686E+54) 2016. 4. 21. 오후 10:04:19알겠어 답레는 여유있을 때 올려도 좋아, 선안주가 힘들어 하니 큰일이네 사람이 어떤 일의 진행에 있어서 휴식이란게 참 중요한데 계속 채찍질 하는게 현실이고, 내가 딱히 도울 수 없다는게 마음이 아프다 ;/ 이러는 나도 좀 쉬고싶은 선안주에게 답레라는 숙제나 의무라도 더 얹어주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 가끔. 구체적으로 선안주가 어떤 상황인지 몰라서 할 말도 생각나질 않네, 그래도 학업이라던지 여러 일이 한번에 몰릴 때 정신적으로라도 차분히 하는게 좋다고 생각해. 이리저리 쫓기다보면 지치는것도 일상이 되는데다가 마음만 급급해서 되는 일이 없더라. 뭐 이게 어려운거지만... 한참 젊어서 좋을 시긴데 쫓겨다니듯이 뭔가 하는거 보면 딱히 행복한 시간은 아닌 것 같아. 그냥 힘내라고 말해주는 것 밖에 해줄 수 있는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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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이름 없음 (48584E+55) 2016. 4. 21. 오후 10:09:45위로해줘서 고마워. 지은주 말대로 좀 쉬고 싶은데 현실은 날 채직질하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고 하고 있으니까. 요즘 시험기간이기도 하고, 각종 대회나 그런 것들이 겹쳐져 있어서 그런건지 쉴 틈이 없네. ... 사실 내가 성적이 아주 나쁜 편이라서, 그나마 각종 대회에 나가서 스펙을 쌓으려고 하고 있거든. 그렇다보니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고. @-@
그렇게 힘내라고 위로해주는 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되네. 다시 한 번 위로해줘서 고맙고. 그리고 답레가 숙제나 의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 내가 즐겁기 위해서 이걸 하는 것이잖아. :D -
186 이름 없음 (81686E+54) 2016. 4. 21. 오후 10:24:56응 열심히 해, 고등학교 생활은 정말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하는게 그나마 심적으로 나아. 어차피 굴려지는건 같으니까, 뭐 그 속에서 가끔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랑 대화하면서 노는 것도 재밌는 일인거고 나름의 뭔가가 있겠지 너무 암울하게 생각은 마. 성적이야 공부 습관들이는데 6개월정도 걸린다고했어.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열심히하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꼭 마지막에 빛을 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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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이름 없음 (48584E+55) 2016. 4. 21. 오후 10:34:01조언해줘서 고마워. 고등학교 생활을 죽었다고 생각하며 하라라... 그리고 공부 습관... 나에게는 많이 어려운 이야기들이네. @-@ 그래도 최대한 열심히 해 봐야지. 아무튼 내일 생존신고나 답레와 함께 찾아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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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이름 없음 (81836E+63) 2016. 4. 22. 오후 11:00:48지은주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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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이름 없음 (01626E+64) 2016. 4. 22. 오후 11:21:07선안주 생존신고. 미안, 시간이 안 돼서 이제야 생존신고를 하네. ;ㅁ; 불금인데 오늘 제일 힘들게 있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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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이름 없음 (81836E+63) 2016. 4. 22. 오후 11:28:49응 그렇구나 알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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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이름 없음 (81836E+63) 2016. 4. 22. 오후 11:30:34시험기간이라 그런지 확실히 텀이 길긴하네. 근데 시험 끝나고 나서도 텀이 이런 패턴인거야? 아 닥달하려는건 아니고 정말 궁금해서니까 오해말아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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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이름 없음 (06019E+56) 2016. 4. 23. 오전 12:00:20글쎄... 시험결과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은데, 아마도 이정도 텀이 될 것 같아. 빠르면 하루, 늦으면 삼 일에 한 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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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이름 없음 (419E+55) 2016. 4. 23. 오전 12:15:30지금처럼 3~4일에 한번 말하는거야 아니면 보통 2일에 한번 말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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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이름 없음 (06019E+56) 2016. 4. 23. 오전 1:16:24상황마다 다르기는 하겠지만, 아마 전자인 경우가 많을거야. 자주 돌려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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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강선안 - 한지은 (06019E+56) 2016. 4. 23. 오후 8:20:21그의 정신은 검은 존재와, 끔찍한 기억들과, 수많은 감정들이 만든 소용돌이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의 이성과 감성은 마비된 지 오래였고, 검은 존재와의 전쟁과도 같은 사투로 인하여 신체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지쳐버리기까지 했다. 처절한 사투에 의해 머릿속에 고인 피가 빠지는 것처럼, 그의 볼가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눈물을 흘려보내지 않기 하기 위해 인상을 써보아도 가득 고인 피 탓에 머릿속에 눈물을 들여보내지 못하였고, 다른 생각을 하자니 엉망진창이 된 머릿속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녀에게 눈물을 보이는 것 밖에는 없었다.
울음을 참지 말라는 그 말에 굴복해버리듯, 그는 그녀의 말이 귀가에 들려오자마자 소리를 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얼음장같이 차가워진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억지로 참아가던 눈물을 흘려보내는 그 모습은 마치 검은 존재에게 난도질당한 그의 속마음을 형상화시킨듯했다.
그녀가 머뭇거리며 자신의 손을 그의 어깨에 올리려는 것도 모른 체, 그는 계속 눈물을 흘려보냈다. 머릿속에 고인 그 피를 조금씩, 천천히 빼내었다. 엉망진창이 된 그의 머릿속에 있는 검은 존재는 그 모습을 보며 그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그를 미친 듯이 비웃었다.
그는 눈물이 흘러내리는 얼굴을 가리던 양손을 치우며, 그 자리에서 눈을 깜빡이며 계속 눈물을 흘려보냈다. 이따금 눈을 뜨며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던 그는 그녀가 자신의 어깨에 그녀의 손이 올라와 도닥여주는 그 느낌에 고개를 푹 숙이게 되었다.
처절하게 울고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그녀에게 의사에 대한 경계와 불신으로 얼룩진 이성과, 자신에게 약물을 강제로 투여하며 강제적인 약물 처방에 분노한 감성이 마비된 틈을 타 온 힘을 다해 도움을 요청하는 그의 속마음을 반영하는 듯 보였다.
자신에게 사과하는 그녀의 말을 들은 그는 눈물로 범벅이 된 두 눈을 뜨며 떨리는 동공으로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더니 이내 작게 끄덕였다. 그의 이성과 감성이 원상태로 돌아오게 된다면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크게 분노하며 후회하겠지만, 강제로 부서져버린 마음의 장벽과 만신창이가 된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당장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그녀가 이 방에서 흘러가는 시간을 멈춘 사실을 몰랐다. 그저 그녀가 멈춘 시간을 다시 흘러가게 하는 동시에 시계의 초침이 흘러가는 그 소리를 간헐적으로 기억해나갈 뿐이었다.
// 오랜만에 답레야! :D -
196 이름 없음 (0336E+61) 2016. 4. 24. 오후 3:05:41아 답레 고마워 일이 바빠서 이제야 보게됬어, 선안주도 시험기간이라 바쁘지? 주말에 잘 쉬지도 못하겠네. 공부 열심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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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이름 없음 (16984E+59) 2016. 4. 24. 오후 10:27:15미안, 오늘 하루종일 밖에 있는 바람에 이제야 봐버렸네. 응, 지금 쉬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어... ;ㅁ; 격려해줘서 고맙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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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한 지은-강 선안 (0336E+61) 2016. 4. 24. 오후 11:01:35선안주 지은이가 선안이를 강제로 재워도 될까? 현재의 상황이 현실이었는지 꿈이었는지 긴가민가한 상황으로 유도하기 위함인데 마음대로 하면 안되니까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 묻는거야. 일어났는데 의사들이 출근하기는 이른 시간이고 꿈에서 보았던 뭔가가 작게 남아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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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이름 없음 (3029E+62) 2016. 4. 24. 오후 11:05:29응, 그래도 돼.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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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이름 없음 (88309E+55) 2016. 4. 25. 오후 6:12:44그가 참아내던 눈물이 결국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 끝을 모를만큼 하염없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혼자서 참아오기를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 무언가에게 난도질 당해 찢겨나간 그의 마음이 눈물을 통해 투영되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그를 토닥였고 그는 그럴 때 마다 마치 죄라도 진 사람처럼 고개가 숙여졌다. 그녀가 느끼기에 그는 거부를 했지만서도 사실은 도움을 받고 싶었던거겠지. 그는 이해와 공감, 그리고 위로가 필요했었을지도 모른다, 이전의 내가 그랬던 것 처럼. 그 당시의 나는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을 바랬다. 결국에 내게는 아무도 오지 않았지만. 그냥 그를 보면 내 과거를 보는 것 같아서, 언젠지도, 몇 번째인지도 모를 어릴 적의 내가 자꾸만 보여서 쉽사리 손을 대지도 말을 건내지도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런 본인도 괴물이니까. 위로와 손을 건내는 나 자신이 그가 괴롭게 된 원인의 근원이 되는 곳인데 자칫 위로가 조롱이 될까봐.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감성에 살짝 치우쳐있던 그녀의 사고회로는 다시 이성으로 기우는 것을 유지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에게서 손을 떼어 침대를 짚었다.
"..."
작게 한숨을 쉬고서는 잠시간 그를 바라봤다.
"이제 저는 갈 시간이 되었네요.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그녀는 조금 느릿한 몸짓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흐트러진 흰 가운을 다시 여미고 차트를 들었다. 나중에 적을 생각인지 별다른걸 기입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상황을 조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유감스럽게도 그에게 딱히 동의를 구하지는 않았지만 방금까지의 상황이 그냥 '그러했다'는 기억으로 남기기 위함이었다. 그가 인지하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리기 위해 손을 뻗어 그의 눈물을 닦아주며 얼굴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지친 그를 재우기 위함이었다. 나 없는 동안에 편안한 꿈이라도 꾸라면서 온 몸에 힘이 빠져 침대에 누워 축 늘어진 그의 머리에 손을 얹고 능력을 불어넣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이따가 봅시다. 혹시 알아볼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방금까지의 상황은 그저 기묘한 꿈 속의 꿈이었다고. 그렇게 생각해주세요.'
'가여운 사람.'
그의 의식이 점점 멀어져가자 그녀는 아무 기척도 없이 한 순간에 눈 앞에서 안개처럼 흩어지듯 사라졌다.
그의 침대 머리맡에는 그녀의 귀에 느슨히 걸려있다가 떨어진 귀걸이 한 쪽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바로 잠든건 아니고 몸에 힘부터 빠진 다음에 많이 몽롱해진 상태에서 서서히 의식이 흐려지고 지은이가 사라졌을 때 완전히 잠든 상황?이야. 귀걸이는 느슨해져있었는데 어쩌다 머리를 넘기면서 풀려 떨어졌다고 해두자. 나중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건 지은이의 귀에 귀걸이가 한 쪽 밖에 없다거나 들어올 사람이 지은이 밖에 없는데 이상하네 싶기도 하다거나. 헐 이 자식 괴물이야 라고 확신하긴 이르고 좀 모호?한거지. 방금 그건 꿈이었나 현실이었나 뭐 이런거..? -
201 이름 없음 (09097E+51) 2016. 4. 25. 오후 9:22:03그렇구나. 선안이가 서서히 몽롱해하다가 지은이의 작게 중얼거리는 말이 귓가에 들리다가 지은이가 사라지려고 할 때마다 잠에 빠져버리는거구나. 그러다가 선안이가 잠에서 깨면 지은이는 사라지고 없고, 그것 때문에 선안이가 그냥 꿈이었나 보다, 하는거고. 그러는거지? 알겠어. :D 슬슬 막레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네.
아, 평소와 같이 답레는 내일~모레쯤 줄 수 있을 것 같아. 시험이 이번주 금요일이야... ;ㅁ; -
202 이름 없음 (80368E+50) 2016. 4. 25. 오후 9:32:56꿈이었나보다 하고 멈추기보단 뭘 놓고갔으니 뭐였지 하고 의아해하는 정도?
앗 시험 얼마 안남았구나 힘내고 시험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받길 바라! :) -
203 이름 없음 (09097E+51) 2016. 4. 25. 오후 9:38:40응, 격려해줘서 고마워. :D!
그렇담 어떤 것을 놓고 갔으니, 선안이가 이게 꿈이었나 현실이었나 혼란스러워 하는 거, 맞지? 마치 어린 아이가 꿈 속에서 요정과 함께 놀다가 다시 잠결에 들 때 요정의 흔적이 남는 것 처럼. -
204 이름 없음 (80368E+50) 2016. 4. 25. 오후 9:52:57음 비슷하지만 다시 잡자면
어린 아이가 꿈 속에서 요정과 함께 놀다가 일어났는데 침대 맡에 요정의 화관에 달린 꽃잎이 떨어져있었다. 정도 일 것 같아.
말하고자 하는건 분명 현실의 일이지만 지은이가 그 상황에 대하여 선안이의 현실과 가상 인지의 경계를 흐려놓은거잖아. 정리하자면 (본래 현실에서 일어난 일.)>(현재가 현실인 것을 자각 상태인 인물: 지은,선안)>(지은이 능력을 부려 선안을 재우고 사실은 꿈이었던 것 처럼 '가장')>(그 당시가 현실인 것을 자각하는 상태인 인물: 지은 / 그 당시가 현재였는지 몽중몽에 의한 꿈이었는지 헷갈리는 인물: 선안.)
당시의 상황이 현실에서의 일인지 꿈 속에서의 일인지 긴가민가한 이유:
1.선안은 당시 악몽에서 (지은이에 의해) 잠에서 깬 상태였었음.
2.지은이 다독였지만 어느 순간 잠에 빠짐.(의식이 점점 흐려짐)
3.다시 일어나보니 의사들이 출근하기는 이른 시간.(지은이 아직 출근하지 않았을거라 생각)
4.꿈 속에서 보았던 지은의 귀걸이가 협탁, 또는 침대 맡에 있음(선안의 병실에 들어오는건 지은 뿐. 어제 놓고간건가, 이런게 어제부터 있었나 하며 의문을 품음)
5.본인이 극도의 패닉 상태에서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안정을 빠른 시간 안에 되찾을 수 있었던가? 에 대한 의문
6.팔을 걷어 올린 흔적이 있다거나 시트나 이불이 식은땀에 젖은 흔적, 손이나 소매에 눈물이 묻은 흔적, 자신의 눈가에 물기가 마른 흔적이 남았다던가.
그게 현실인가 아닌가 긴가민가 하면서도 마지막 지은이가 안개처럼 사라졌으니 꿈인가-에 가까운 추측을 하고있지만 의문이 풀린 것은 아니다 하는 상태?
...? 뭐 이런거, 이해되니? -
205 이름 없음 (09097E+51) 2016. 4. 25. 오후 9:59:02응. 이정도면 완전히 이해 된 것 같아. :) 자세하게 설명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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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이름 없음 (80368E+50) 2016. 4. 25. 오후 10:08:53아 다행이다 내가 더 복잡하게 만든건 아닌지 걱정했거든 시험기간인데 신경쓰게 만든 것 같기도하고 ;ㄷ; 하여튼 그럼 나중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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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이름 없음 (09097E+51) 2016. 4. 25. 오후 10:10:23그래, 그럼 내일이나 모레쯤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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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이름 없음 (94503E+61) 2016. 4. 26. 오후 9:09:33선안주 생존신고. 시험은 점점 다가오고, 멘붕도 다가오고, 엄마몬의 잔소리도 다가오고, 스트레스는 이미 선안이의 머릿속에 꽉 찬 피 처럼 가득 차 있고... ;ㅁ;
우선 답레는 내일쯤 줄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지만... 내일 못줄 수도 있어. 아무래도 시험기간이라 여유가 없거든. X( 만일 내일 답레를 주지 못한다면... 미안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시험기간이 끝날 때 까지는 답레를 줄 수 없을 것 같아. 시험은 5월 4일에 끝나니, 아마 4일 당일이나 5일쯤에 답레를 줄 수 있을거야.
일단 최대한 내일 줄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만일 주지 못한다면 주말을 이용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답레를 줄 수 있도록 해볼게. 그리고, 미안. ;-; -
209 이름 없음 (7522E+60) 2016. 4. 26. 오후 10:18:35엄마는 몬스터가 아니야 :)
알겠어 내일 한 번 보고 없으면 그 때 보도록 할게 -
210 이름 없음 (94503E+61) 2016. 4. 26. 오후 10:21:07음... 그렇긴 하지. 좀 말이 심했을 수도 있었겠다. 미안. X( 아무튼 최대한 빨리 써보도록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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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이름 없음 (23069E+59) 2016. 4. 27. 오후 10:23:21선안주 생존신고. 미안, 지은주. 최대한 시간을 내보려 했지만... 시험기간이라 야자를 풀로 해서 그런지 도저히 시간이 나질 않았어. @ㅁ@ 답레는... 현실적으로 내일은 좀 어려울 것 같고, 금~토쯤에는 혹시나 가능할지도 모르겠어. 그 때도 안되면 미리 알려줬던 것 처럼 5월 4일쯤에 답레를 줄 수 있을 것 같고. 자꾸 늦어서 미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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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이름 없음 (89911E+58) 2016. 4. 27. 오후 10:51:36응 알겠어, 대신 시험공부 정말 열심히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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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이름 없음 (23069E+59) 2016. 4. 27. 오후 10:55:44알겠어. 지은주의 말처럼, 정말 열심히 공부하도록 할게. :D 이렇게 텀이 길어지는 것도 어떻게 보면 지은주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인데, 오히려 격려해주고 해서 정말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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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강선안 - 한지은 (52159E+57) 2016. 4. 29. 오후 7:55:55이성과 감성이라는 장벽이 무너진 자리에는 상처받고 억압받아온 그의 속마음이 투영된 모습만이 남아있었다.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부모님에 의해 정신병원에 넣어져버린 것, 자신을 약물과 무력으로 통제하려 했던 의사들, 그리고 머릿속에서 그를 집요하게 괴롭혔던 검은 존재까지.
그의 이성과 감성이 숨기려 했던 속 모습은 그야말로 만신창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수없이 많은 상처를 보인 체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그의 속 모습은 우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피부는 물론 근육이 끊어지는 것을 걱정할 정도로 깊이 새겨진 흉터는 자신이 움직이려 할 때마다 고통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고여있던 피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유일한 증거와도 같았던 그의 울음소리가 점차 작아지기 시작했다. 한동안 마주하지 않았던 자신의 속마음을 마주하는 바람에 지쳐버린 것이 그 이유였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체, 실눈을 뜨며 그녀가 자신의 어깨에서 손을 때는 것을 흐릿한 시야로 보았다.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갈 시간이 되었다는 말과 함께 병실을 나서려 했다. 그는 그 말을 듣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두 눈을 감고는 그녀가 자신의 어깨를 도닥여주는 느낌을 다시 떠올렸다. 이상하게도, 그 느낌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마치 어머니의 손길이 느껴지는 것 마냥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가 자신의 얼굴에 손을 올려 눈물을 닦아주자, 그는 눈을 작게 뜨더니 시선을 그녀의 두 눈으로 옮겼다. 마치 놀란 것처럼 동공을 작게 떨던 그는 이내 찾아오는 나른함과 피로감에 의해 그대로 힘이 빠진 몸을 침대에 눕혔다. 점점 의식이 흐려져가던 중, 그의 귓가에 그녀가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상황을 꿈속의 꿈으로 생각해달라는 말과, 자신을 보고 가여운 사람이라고 한 것. 의식이 흐려지던 그는 그녀의 말 중에서 자신을 보고 가엽다는 말을 했다는 사실만을 간헐적으로 기억해내고, 이내 잠에 빠져들게 되었다.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있는 피를 뒤로 한 체로.
// 오랫만에 답레야. :D 지은주가 시간을 내 준 덕에 시험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어. 결과는... ;-; 그나저나 오랜만에 글을 잡아본 탓인지, 아니면 아직 시험이 끝나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내 글의 퀄과 길이가... ;ㅁ; -
215 이름 없음 (80573E+56) 2016. 4. 29. 오후 10:48:45아 내가 미리 말하는걸 까먹었구나..답레는 일어나서 꿈 속에서 본 지은이의 귀걸이 한쪽을 보고 현실과 꿈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의문을 품고 고민하는 것 까지 써주겠니? 고민 중에 지은이가 들어갈거거든. 위에 내가 느낌 설명 할 때 써준 레스 참고하면 도움될거야 답레는 선안주 시험 끝나고 받아도 되니까 거기까지 독백식으로 써줄 수 있어? 놓고간 것 까지 써버린지라 저기서 끊기면 능력사용의 의미를 묻어버리지 않는 이상 내가 이을 방도가 없엉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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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이름 없음 (80573E+56) 2016. 4. 29. 오후 10:50:01미안하지만 독백레스 하나만 더 써줬으면 좋겠는데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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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이름 없음 (52159E+57) 2016. 4. 29. 오후 11:06:42아... 그랬구나. 미안. ;-; 그럼 오늘이나 내일쯤에 독백을 쓰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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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이름 없음 (80573E+56) 2016. 4. 29. 오후 11:35:11덧붙혀두자면 답글 퀄리티가 어떻든 상관없으니 내 레스는 훑어보고 쓴다기보단 좀 자세히 보고 세심하게 반응해줬으면 좋겠어 지금 그러지 않고 있다-는 아니고 항상 하는 말인데 지금 생각나서 한 것 뿐이니 오해는 하지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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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이름 없음 (80573E+56) 2016. 4. 29. 오후 11:36:04본래 스레 열기 직전에 하는 말인데 갑자기 생각났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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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이름 없음 (52159E+57) 2016. 4. 29. 오후 11:47:48음... 알겠어. 그러도록 할게. 아무래도 정신적인 것에 대한 소재를 사용하다보니 그런 것이 중요하긴 하지. 최대한 그래보도록 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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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강선안 - 한지은 (52159E+57) 2016. 4. 29. 오후 11:57:53그의 의식이 흐려지며 잠에 빠져들자, 머릿속에 고여있던 피가 말라 눌어붙으며 무너졌던 이성과 감성의 장벽이 다시 세워지기 시작했다. 한 차례 난동을 부렸던 검은 존재는 지쳐버렸다는 듯 그가 잠에 빠져있는 상태에서도 괴로운 악몽을 선사해주지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그는 떠지지 않는 두 눈을 서서히 떠가며 잠에서 깨어났다. 병실의 천장은 이른 아침 특유의 짙은 하늘색을 띠고 있었다. 자신의 주변을 곁눈질로 바라보던 그는 자신의 상반신을 일으키며, 그녀와 있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눈물이 묻어있던, 지금은 그 눈물이 말라 눌어붙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렸다.
그는 평소와 다르게 자신의 얼굴과 손에 눈물이 말라붙었다는 사실을 두고 처음에는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악몽에 시달린 탓에 그랬던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마치 머리에 섬광이 지나가듯 그녀와 있었던 일을 떠올리게 된 그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며, 힘없는 오른손을 바닥에 떨구었다.
몇 초동안 침묵하던 그는 감았던 눈을 다시 뜨며, 마치 방금 있었던 일이 꿈이라고 굳게 믿고 싶다는 듯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기 시작했다. 그는 방금 있었던 상황에 대해서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뒤늦게 그날 밤에 있었던 끔찍한 악몽 또한 떠올린 그이기에 더더욱.
그는 자신이 겪었던 일이 정말 현실이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처음엔 그날 있었던 검은 존재와의 끔찍한 대면 이후, 자신을 부르는 그녀의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난 것을 보면 그 일이 현실이라 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점차 생각할수록 그 일의 현실성,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그는 문득 그녀와 있었을 때 들리던 초침 소리가 어느 순간부터 들리지 않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계의 시침은 8시를 향해 있었다. 의사들이 출근하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또한, 마지막에 그녀가 마치 안개라도 된 것처럼 그 형체가 문자 그대로 사라진 것을 떠올린 그의 머릿속에는 그 일에 대한 두 가지 추측이 자리 잡게 되었다. 정말 그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검은 존재가 자신에게 혼란을 안겨주기 위해 이런 꿈을 꾸게 한 것인지.
그가 다시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을 덮고 있는 이불을 바라보던 중, 자신의 왼팔에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 들자 시선을 황급히 왼팔로 옮겼다. 그러자, 왼쪽 옷소매가 거둬져 자신에게 악몽을 안겨주던 그 문양이 훤히 그의 두 눈에 보이게 되었다.
다시 황급하게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던 그는 자신의 침대 위에 그녀가 떨어뜨린 듯 보이는 귀걸이가 있는 것을 보자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동공을 작게 떨며 시선을 귀걸이에 고정시켰다. 분명 자신이 잠에 빠져들었을 때 그녀 말고는 아무도 이 병실에 찾아오지 않았을 터인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귀걸이를 향해 손을 뻗고는, 귀걸이를 손에 쥐며 자신의 눈 가까이에 대고 그 귀걸이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자세하게 보지는 못했지만, 이 귀걸이는 그녀가 하고 있었던 것과 흡사해 보였다. 그렇다 한다면, 방금 겪었던 그 일이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는 것일까?
그는 그 일에 대한 의혹을 풀지 못한 체, 그저 그녀의 귀걸이를 한참 동안 바라보며 복잡해진 머리를 정리할 뿐이었다.
//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그 일에 대해 의심하는 레스가 답레스보다 길다... @ㅁ@ -
222 이름 없음 (94122E+60) 2016. 4. 30. 오전 12:04:36앗..! 빨라!ㅋㅋㅋㅋㅋㅋㅋ바쁘지않아? 괜히 시간 뺏은 것 같아 미안하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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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이름 없음 (57378E+61) 2016. 4. 30. 오전 12:05:51괜찮아, 공부는 내일쯤 해도 되니까. ... 게다가 상황이 공부를 할만한 상황도 아닌지라. 몸상태도 그리 좋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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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이름 없음 (94122E+60) 2016. 4. 30. 오전 12:22:45저런..몸상태도 안좋은거야? 스트레스 심하게 받나보구나, 나는 신경이 예민한데다가 몸이 좀 부실한 편이라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도 머리지만 몸이 먼저 표시내더라. 그래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스스로 회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있어, 선안주도 매사에 스트레스부터 받기보단 피할 수 있는건 피하는게 좋다고 생각해. 안그래도 받을 스트레스가 널린게 현실이니까 굳이 넘길 수 있는거 받아봐야 나만 피곤하거든. 정작 본인도 학업 스트레스가 심해서 몸이 좀 심각하게 안좋았었지만 뭐.. 그래도 알아둬서 안좋을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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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이름 없음 (57378E+61) 2016. 4. 30. 오전 12:26:05그런 방법도 있지. 하지만 살다보면 회피할 수 없는 일이 있기도 하고. 심리학책에서는 이런 스트레스를 다른 방법으로 분출하라고 하더라. 자신을 환기시킨다던지, 즐거운 일을 한다던지, 그런 행동들. 하지만 난 그럴 여유가 없으니까... 아무튼 조언해줘서 고마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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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이름 없음 (94122E+60) 2016. 4. 30. 오전 12:43:57여유가 없다라 좀 슬프네 ;( 자신을 환기시킨다거나 즐거운 일을 하는건 내 마음가짐에 따라 접근성이 달라지더라 지금이야 선안주 상황이 좋지 않으니까 어려운게 맞아, 뭔들 안거슬리고 신경 안쓰겠어? 나 같은 경우는 굉장히 사소한 것으로도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기도 해. 하교길에 mp3라도 듣는다던지 애들이랑 얘기한다던지 이런거. 거창한 일이 아니니깐. 작은 것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길 바라 어려운 일이지만 깨닫게 되면 마음에 여유가 오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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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이름 없음 (57378E+61) 2016. 4. 30. 오후 5:56:59미안, 시험기간이 주말을 끼고 있어서 이제야 답레를 봤어. 사소한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라. 그런 방법으로 자신을 환기시키는 것도 좋지. 많은 조언 고마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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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이름 없음 (62958E+57) 2016. 5. 1. 오전 1:30:12음 쓰다보니 고민 중에 들어가는게 좀 무리인 것 같아서 좀 더 후에 들어가기로 했어. 시간 계산을 대충 해보니 선안이가 8시 가량쯤 깨고 나는 11시 쯤 가는게 좋을 것 같아. 시간상 선안이의 병실에 들어가 시간을 멈춘건 6시 49분. 그러니까 선안이는 그 상황 후에 약 2시간 가량을 더 자게 된거고 지은이도 눈 잠깐 붙혔다가 일어나서 일처리하고 병실 들어가려면 최소 11시는 되야할 것 같아서. 괜찮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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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이름 없음 (62958E+57) 2016. 5. 1. 오전 1:31:01아 한 시간 정도 더 잔거구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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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이름 없음 (56049E+54) 2016. 5. 1. 오전 9:57:04늦게 봐서 미안...! 응, 괜찮아.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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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이름 없음 (62958E+57) 2016. 5. 1. 오후 7:47:54시험 끝나고는 좀 여유 나는거니? 답레는 수요일에 올릴까 싶어. 보고나면 신경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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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이름 없음 (259E+52) 2016. 5. 1. 오후 10:05:49음... 그럴 것 같아. 수요일에 올려주면 고맙지. :D 그 전에 올려줘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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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이름 없음 (87782E+58) 2016. 5. 4. 오후 12:02:32선안주 시험 끝나고 생존신고! 이번 시험은... 고 성적과 내 미래의 명복을 빕니다... ;ㅁ; 그래도 시험이 끝났으니까 기분은 좋긴 하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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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이름 없음 (68696E+62) 2016. 5. 4. 오후 6:54:05수고했어! 답레는 음..나도 덩달아 바쁜 바람에 쓰진 못했지만 오늘 올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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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한 지은- 강 선안 (83319E+56) 2016. 5. 5. 오후 12:51:57그의 병실에서는 꽤나 오래 있었다. 약 현실 시간으로 5시간..또는 그 이상이려나. 그의 머리 속에서 또다시 그를 괴롭힐 악몽을 지우고 편안함을 뿌리고선 사라진 그녀는 그제서야 침대에 몸을 뉘였다. 이러저러 많은 정보가 모였고 자신이 내려놓은 잠정적 결론은 이미 증명 되어버린지 오래이다. 이른 새벽 특유의 그 어두운 푸르름은 그녀의 시야를 닫히게 만들었다. 자신의 한 쪽 귀에 느슨히 걸려있던 귀걸이가 떨어진 줄도 모른 채 얕은 잠을 청했다.
꿈을 꿨다. 아주 기이하고, 너무나도 추상적인지라 구체화 시키지도 못한 채 저 멀리서 아른거리며 피어나는 아지랑이 같은, 검은 무언가를 바라보다가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눈 앞 까지 와있던 그것은 구름 따위의 것이 아니라 거대한 융합체 같은 느낌이었다.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뭉게진 후 커다랗게 뭉쳐진 그 무언가를 보고 있으니 본능적으로 심리적인 거부감을 느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레 뭉쳐진 것들의 사이에 틈이 생겼고 그 틈을 비집고 나온 팔이 있었다. 보기 흉할 정도로 말라 비틀어지고 부패 되어있는 피부가 최소한의 살과 뼈 위에 간신히 붙어있던 팔 한 쪽이었다.
손가락을 스르륵 놀리며 거리를 좁혀가던 그 손은 단순간에 그녀의 목을 쥐어 졸랐다.
그 감각에 놀라 잠이 깬 그녀는 멍한 기분에 온 몸에 힘을 빼고 잠시간 일어나지 않기로 했다. 숨을 차분히 가라 앉히고 머리를 쓸어넘기던 그녀는 10시를 조금 넘긴 시계를 바라보았고 마무리하지 못한 기록지를 부지런히 채워나갔다. 생각보다 일은 얼마 가지 못해 끝을 보았고 그를 '다시' 보기 위해 새 기록지와 펜을 들고 병실로 향했다. 현재 시간 11시 16분. 어떻게 됬으려나, 그의 '6시 49분의 기억'은. 어떤 식으로 왜곡되어있을까. 다만 바라는 것 중 하나는 현실이었다는 것을 깨닫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보통 그러지도 않겠지만.
시간을 멈추고, 단번에 잠을 재우고, 눈 앞에서 마법같이 사라진 그 상황이 현실과 맞아 떨어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인간의 뇌가 여태 보지 못한, 믿고 싶지 않은 무언가를 보았을 때 현실을 도피하고 다른 이미지로 대체하며 저 자신을 안심시키는 것 처럼. 그에게도 이러한 매커니즘이 작용하길 바랬다.
병실로 들어섰고 여전한 모습으로 나 홀로 작게 인사를 건내는 절차를 가볍게 밟았다. 그는 이미 깨어있었고 의구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내 쪽에서 어설픈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별 문제는 없어보였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간이침대를 빼고 앉아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잘 주무셨나요?" -
236 이름 없음 (83319E+56) 2016. 5. 5. 오후 12:52:51늦어서 미안해, 어제 몸 상태가 안좋아서 거의 쓰러져있었거든..ㅠ쓸 정신이 안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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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이름 없음 (95282E+57) 2016. 5. 5. 오후 6:28:57괜찮아, 몸이 안좋으면 그럴 수도 있지. 답레는 평상시와 같이 내일이나 모레쯤에 줄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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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이름 없음 (3043E+56) 2016. 5. 6. 오후 1:29:17선안주 생존신고. 시험 끝난 뒤 연휴라서 그런지 편히 쉬고 있어. 편히 쉰다고 해 봤자 그동안 밀린 잠만 자는 것이지만.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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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이름 없음 (3311E+55) 2016. 5. 6. 오후 7:33:23그래 편히 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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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강선안 - 한지은 (3043E+56) 2016. 5. 6. 오후 8:31:42그녀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귀걸이를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그의 머릿속은 정리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복잡해지기만 할 뿐이었다. 마치 주위의 시간이 멈춘 듯한 그 느낌과 꿈이라고 해야 납득이 될만한 비현실적인 상황, 그러면서도 그 일이 현실에서 펼쳐진 것 마냥 그녀가 남긴 듯한 귀걸이가 자신의 침대에 떨어져 있다는 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 일에 대한 의혹만 깊어질 뿐이었다.
그는 잠시 고개를 돌려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계의 시침은 11시에, 분침은 16분에 놓여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귀걸이를 바라보던 그는 자신의 병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는 마치 집에 살인마가 들이닥쳤을 때, 자신의 아이들을 피신시키는 것 마냥 황급하게 귀걸이를 올려두고 있던 손을 꽉 쥐고는 그대로 침대 위로 올려놓았다.
자신의 병실에 들어온 사람이 어제 있었던 그 일의 중심에 놓여있던 그녀란 것을 알게 된 그는 깜짝 놀란 듯 잠시 몸을 흠칫, 하고는 동공이 작아지더니 이내 그녀가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침대 옆에 있는 간이침대를 빼고 그대로 앉는 모습을 보고는 진정이 된 듯 동공이 다시 평상시의 크기로 돌아왔다.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며 잘 잤냐는 질문을 해오자,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고개를 바닥으로 떨구더니 작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꿈이라고 하기엔 뚜렷한 증거가 남아있고, 그렇다고 현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일이 벌어진 그 일을 일단 꿈이라고 규정한다면, 그는 잘 자지 못 했을 것이다. 검은 존재에게 시달리는 꿈을 꾸다가, 눈을 떠보니 그녀가 비현실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꿈을 꿨으니.
만일 그 일을 현실이라고 규정했을 경우, 그는 잘 잤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검은 존재에게 시달리다가 그녀에게 위로를 받고는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으니까. 일단 그는 그 일을 꿈이라고 생각하고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그러던 중, 그 일을 계속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그는 그녀가 자신의 어깨를 도닥여주는 기괴하면서도 다정한 그 느낌과, 자신을 잠에 빠뜨리면서 '가여운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이 문득 떠올랐다. 비록 그 일이 꿈이었다고 생각한다 해도, 그녀에게 받았던 위로는 이상하게도 그의 마음속에 전해지는 듯했다.
분명 자신이 그렇게나 경계하고 있던 의사였을 터인데. 이상하게 그 말과 그 행동을 회상할 때마다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것만 같았다. 물론, 머릿속에서 이성과 감성의 장벽이 다시 세워진 그는 그 일을 악몽이라고 생각하며 제발 머릿속에서 지워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몇 번 눈을 깜빡이더니, 귀걸이를 쥐고 있는 손을 숨기려는 듯 자신의 몸 뒤로 옮겼다. 그는 고개를 살짝 돌려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이상하게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그 일에 대한 생각이 났기에 그는 시선을 자신의 몸을 덮고 있는 이불로 옮겼다.
"... 악몽을 꿨어. 두 개씩이나."
그리고, 그는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듯 그녀에게 말하였다. 머릿속에 계속해서 맴도는 그 일에 대한 생각을, 그는 최대한 빨리 지워버리고 싶어 했다. 그저 그날 있었던 일이 하나의 악몽이라고, 귀걸이가 떨어져 있는 이유는 그녀가 아침에 자신의 병실에 몰래 찾아오다가 떨어뜨린 것이라고 굳게 믿고 싶어 했다.
// 저번까지만 해도 퀄에 대해서 강박 비슷하게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하긴 했지만, 이것도 즐기자고 하는 거니까 이젠 쓰는 대로 이어지도록 하고 있어. :D 확실히 이렇게 하니까 글이 술술 써지기는 한다! -
241 이름 없음 (86723E+54) 2016. 5. 7. 오후 9:55:46선안주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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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이름 없음 (032E+56) 2016. 5. 7. 오후 11:00:41지은주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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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이름 없음 (42781E+55) 2016. 5. 7. 오후 11:05:56아, 지은주 왔어? :D 보트가 저 아래로 떠내려가서 한 번 갱신해봤어. 답레는 천천히 줘도 돼, 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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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이름 없음 (62691E+49) 2016. 5. 8. 오전 12:30:16아 고마워 :) 최근에 바빠서 잘 쓰질 못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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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한 지은- 강 선안 (87804E+53) 2016. 5. 8. 오전 9:36:59그는 내가 들어오자 화들짝 놀라며 꼼지락 꼼지락, 뭔가를 숨기는 듯 했다. 대체 왜 그러는지는 알 수 없었다.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평소와 같이 고개를 푹 숙이는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깊은 생각에 빠져보였다, 의문에 가득 차보였다. 누가 보던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고 나는 의사로서 그의 심리변화에 대해 기록하고 진단할 의무가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그는 답했다. 악몽을 두 개나 꿨다고.
"두 개나요? 몽중몽이라고 하던가요. 이런걸"
그럼 조금 피곤하시겠네요. 악몽 하나 쯤은 알 수 있겠다. 나머지도 무슨 내용인지는 뻔히 알고있지만 대체 왜 악몽이라고 했을까. 그녀는 손으로 펜 끝을 돌렸다.
"어떤 내용인지, 물어도 될까요?"
너무나도 뻔뻔스러운 본인이었다. 기록지를 들어 정리할 준비를 하며 그의 두 눈을 보다가 시선이 그의 팔,기 또는 손으로 향했다. 뒤로 숨긴 손을 보며 또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병실 가운데 숨길만한 것이 있던가, 그녀가 생각하기를 없었지만 확실히 뭔가를 숨기는 기색이었다.
"왜 그러나요, 뭐 숨기시는거라도?"
그 손 말이에요, 라고 덧 붙히며 물었다. 대체 뭐 길래. 아직 기록지에 아무것도 적어내려가진 않았다만 호기심이 역력했다.
/으으..글이 잘 안써지네 미안해 ;ㅡ; -
246 이름 없음 (4703E+50) 2016. 5. 8. 오후 10:06:29괜찮아, 나도 그런 경우가 많았는걸. 미안해 할 필요 없어. :D 답레는 내일이나 모레중으로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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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강선안 - 한지은 (89078E+60) 2016. 5. 9. 오후 10:56:35두 개의 악몽. 하나는 그날 이후로 그를 계속 괴롭혀왔던 검은 존재와의 재회였고, 또 하나는 방금 있었던, 그가 손에 꼭 쥐고 있는 귀걸이가 말해주는 바로 그 일이었다. 다른 의사들과는 다르게 교묘하게 자신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빼앗아가는 그녀가 검은 존재와의 재회에서 나온 대화를 듣고는 자신의 모든 과거를 알아버린 그 일은 그에게 악몽과도 같았을 것이다.
그 일의 주동자인 그녀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그가 잠에 빠져들기 직전에 중얼거렸던 그 말처럼, 그 일을 그의 꿈속의 꿈으로 취급하였다. 그리고 자신도 알고 있을 그 꿈의 내용을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 말을 듣고 그는 눈동자를 몇 번 굴리더니, 이내 시선을 다시 이불에 고정시킨 뒤 침묵을 지켰다.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그가 그녀의 말에 대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이상, 그는 그녀의 말에 대답할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그녀가 방금 있었던 그 일을 통해 그의 과거를 알아냈고, 그 증거가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에게 있어서 그 일은 악몽 속의 악몽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질문이 여간 신경이 쓰인 탓인지, 그는 침묵을 유지한 상태로 몇 번 눈동자를 굴려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올 때마다, 그 일이 있었을 당시에 그녀가 했던 말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는 두 눈을 꼭 감고는 그 일을 잊어버리라고 스스로에게 외치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 손에 숨긴 것이 있냐고 이야기하자, 그는 그녀가 병실에 들어왔을 때처럼 깜짝 놀란 듯 순간적으로 고개를 들며 작아진 동공으로 그녀의 얼굴을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귀걸이가 쥐어진 손을 자신의 등 뒤에서 이불 속으로 옮겼다.
"... 없어."
그리고, 그는 당황한 기색이 훤히 보이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는 그녀에게 귀걸이를 보여주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 일의 주동자인 그녀의 눈에 이 귀걸이가 보이는 순간 자신의 손에서 빼앗아 버리거나 이 귀걸이를 가지고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연휴가 끝나서 그런 걸까... 나도 글이 잘 써지질 않네. @ㅁ@ -
248 한 지은- 강 선안 (79136E+52) 2016. 5. 10. 오후 9:50:02지은주 갱신. 나도 최근에 너무 바빠진 바람에 정신이 없네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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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이름 없음 (98066E+55) 2016. 5. 10. 오후 10:41:44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도 요즘 많이 바빠졌구나. 요즘 나도 정신없이 지내고 있어. ;ㅁ; 답레는 천천히 줘도 되니까 여유롭게 달아 줘.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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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한 지은- 강 선안 (39277E+56) 2016. 5. 12. 오전 12:09:05결국 남기는게 답레가 아니라서 미안해..최근에 쓸 시간과 여건이 되질 않아서 답레는 주말에 줄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늦장부리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질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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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이름 없음 (48025E+55) 2016. 5. 12. 오전 12:12:10선안주 생존신고. 괜찮아, 지은주. :D 나도 예전에 많이 늦곤 했잖아. 충분히 기다려 줄 수 있어. :) 정 힘들면 좀 쉬다 돌아와도 되고. 천천히 달아 줘. 그럼 주말에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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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이름 없음 (42481E+59) 2016. 5. 13. 오후 1:15:04선안주 생존신고겸 갱신. 지은주,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 난 시험 성적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게 나오는 바람에 펑펑 울다가 겨우 마음을 다잡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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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이름 없음 (47779E+54) 2016. 5. 14. 오후 1:02:24저런.. 성적은 한번에 오르지 않아. 지금이라도 꾸준하게 하다보면 꼭 3학년 때 빛을 볼거야. 낙담하지 말고ㅠㅠ열심히 해. 본인도 성적 안나오다가 열심히 하니까 평균이 30~40점 정도 올랐었거든(그 전에 성적이 진짜 반타작이었어..;ㄷ;)
나는 여전히 일 때문에 바쁘게 살고있어, 쉴 틈도 나질 않네..항상 그랬지만 일하고 자고의 반복이야. 최근엔 잠도 얼마 못자는 상황이고ㅋㅋ -
254 이름 없음 (47779E+54) 2016. 5. 14. 오후 1:03:52개인적으로 공부는 지금 하기 딱 좋다고 생각해 어른이 되어서는 그게 쉽지 않거든. 집중할 수 있을 때 쏟아보는 경험도 나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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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이름 없음 (42962E+57) 2016. 5. 14. 오후 1:29:27응. 그렇게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안그래도 어머니도 성적표를 보고는 날 혼내시지 않고 진지하게 공부에 대한 조언을 해주시더라.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이과라서. @ㅁ@ 다들 이과 올라오자 마자 본 시험에선 일시적으로 성적이 굉장히 낮아질 수 있다고 하네. 아무튼 격려해줘서 고마워, 지은주. :D
요즘 쉴 틈도 없이 지내고 있다니 많이 힘들겠다. ;ㅁ; 잠도 얼마 자지 못한다니... 정 힘들면 주말에 푹 쉬도록 해. 답레 달기가 힘들면 한 며칠동안 쉬다가 와도 돼. -
256 이름 없음 (22775E+57) 2016. 5. 14. 오후 10:53:25좋은 엄마를 만났구나 선안주는 ;) 난 지금 뭐 하나만 작성하고 답레를 써볼 예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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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한 지은- 강 선안 (55278E+55) 2016. 5. 15. 오전 12:10:17"흐응- 그래요? 뭐라도 숨긴 사람처럼 놀라셔서. 손도 숨기고 있었고.."
그녀는 그의 미세한 표정을 살폈다. 그에게 있어서 그녀가 당장에 단점 하나를 꼽자면 그는 너무 거짓말을 못한다는 것이었다. 순수한건지, 교활하지 못해 바보같은건지. 전자가 조금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내가 숨기는 것이 있냐고 묻자 당황하듯 반응하고선 손을 숨겨버렸다. 이래서는 의심을 전혀 안할 수가 없잖아. 그는 그의 정보를 온몸으로 표출해내고 있었다. 나 지금 거짓말 하고있어요- 하고. 그녀는 계속해서 그를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 그에게 손에 들려있는 것을 꺼내보라는 눈치였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했으니까. 혹여 예리한 물건이라면 위험하니까.
얼마 안가 흥미가 사라진건지 다시 차트를 정리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를 보며 뭐가 쓸 것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뭔가를 써내려갔다. 여전히 말 없는 그의 입을 열기 위해 뭐라도 말을 건다.
"계속 말 안하고 계실건가요?"
그녀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면서 제 귀에 머리카락이 걸리지 않자 잠시 멈칫했다. 이게 언제 없어진건지 인식도 하지 못했건만. 한 쪽 귀가 허전한 것이 갑자기 느껴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귀를 잠시 만지작 거리더니 의사 가운의 포켓도 살펴보고 자신의 바지 주머니 안도 살펴보았지만 찾지 못했다. 이상함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혀를 한번 쯧 찼다. 병실 바닥도 훑어보지만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머리를 단정히 올려 묶고는 한 쪽에만 걸린 귀걸이를 조심히 뺀다. 손에 들린 귀걸이 한 짝은 고정기와 함께 가운 포켓 속으로 들어간다. 한 쪽만 끼고 있는건 조금 그러니까 양 쪽 다 빼버리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선안씨는 타투 같은거 해본 적 있으려나요 아니면 계획이라던지, 요즘 젊은 사람들 많이 하곤 하니까요."
"지금 당장 생각해본건 아니더라도 학생 때 말이에요. 그 당시의 선안씨는 어떤 학생이었습니까?"
"조용했나요, 활발했나요? 성적에 대한건 묻지 않을게요. 교우 관계는 좋으셨나요?" -
258 이름 없음 (13299E+57) 2016. 5. 15. 오후 7:23:10선안주 생존신고. 오, 답레다! :D 늘 그랬듯이 답레는 내일이나 모레쯤에 줄 수 있을 것 같아. 지금 뭘 쓰고 있어서. 으으... 머리를 쥐어짜도 글 내용이 나오질 않네. ;ㅁ;
그리고 좋은 엄마를 만났다라... 응. 그렇지. 그래서 늘 감사하고 있어. :) -
259 이름 없음 (5128E+55) 2016. 5. 16. 오후 9:24:08선안주 오늘도 생존신고. 본격적으로 기합을 넣고 공부를 해서 그런지 많이 힘드네... @ㅁ@ 글은 쓸 수 있다면 오늘이나 최소한 내일쯤에 줄 수 있을 것 같아.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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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한 지은- 강 선안 (9989E+57) 2016. 5. 17. 오후 5:49:02응 그래, 공부 열심히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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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강선안 - 한지은 (19517E+55) 2016. 5. 17. 오후 11:54:03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들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하는 그녀에 반해, 자그마치 몇 년 동안 외부와 단절되고 그 어떠한 질문과 대화에도 침묵으로 답했던 그가 거짓말을 잘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좋게 말하면 너무 순수해진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인간관계나 상호작용에 대해 무지해진 것이었다.
미세하게 동공을 떨고 있던 그는 그녀가 자신의 훤히 보이는 거짓말에 마치 당장이라도 손에 쥐어진 물건을 꺼내보라는 듯 이야기하고 시선을 통해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것을 보고는, 마치 숲 속으로 재빠르게 도망치는 뱀처럼 자신의 손을 이불 속 깊숙한 곳으로 옮겼다. 그리고는 고개를 살짝 돌려 그녀의 시선을 피하려 노력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 그녀가 자신을 보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것이냐고 묻자 그는 장난을 치다 자신의 부모님에게 걸린 아이가 된 마냥 순간적으로 몸을 떨더니, 이내 다시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을 숨긴 흰 이불만을 빤히 바라보았다. 방금 보단 약간 길어진 간격으로 그녀의 모습을 겉눈 질러 바라보며.
그녀가 자신의 머리를 넘기다가 무언가가 없어진 듯 귀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눈에 포착되자, 그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몸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에게 있어서 지금의 그녀가 귀걸이를 하고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의 손에 쥐어진 귀걸이가 그녀의 귀걸이였는가, 이 귀걸이가 진정 자신이 겪었던 일이 모두 현실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인가가 중요했다.
그녀가 잠시 그에게 실례를 구하고, 자신의 귀걸이를 뺀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오자 흐르던 식은땀의 수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안절부절하지 못한다는 듯. 그러면서도 그는 어쩌면 자신의 손에 상처를 입힐 수도 있는 귀걸이를 쥔 손의 힘을 더 세게 쥐었다. 이런 행동을 해서라도 자신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기 위해서.
잠시 시선을 피하고 있던 그는 그녀가 타투에 관한 이야기와 학창시절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 그의 머릿속에 팔에 새겨져 있던 이상한 문양과 다시는 생각하기 싫었던 그 사건이 스쳐 지나가게 됐다. 그는 이젠 대놓고 공포에 질렸다는 듯 작아진 동공을 이리저리 떨더니, 시선을 그녀의 몸에 맞추었다.
"... 평범했어."
작고, 겁에 질린 목소리로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말한 그는 바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겨 자신을 진정시키려 했다. 그는 생각했다. 왜, 그것도 하필이면 타투와 학창시절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일까. 왜 자신의 팔에 있는 문양과 과거에 겪었던 일을 노리는 듯한 이야기를 한 것일까. 그는 혼란스러워했다.
// 좀 늦어서 미안...! ;-; -
262 한 지은- 강 선안 (00914E+53) 2016. 5. 18. 오후 5:07:38아! 괜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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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이름 없음 (03662E+55) 2016. 5. 20. 오전 12:10:33이번엔 지은주 생존신고야. 요즘에 계속 늦어지는 바람에 미안한 마음이 커..내 텀이 짧을줄 알았는데 꽤나 길다는거 새삼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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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이름 없음 (66486E+56) 2016. 5. 20. 오전 12:16:17선안주 생존신고! 오늘 낮쯤에 생존신고를 하려 했는데 까먹고 있다가 이제야 해 봐. 괜찮아, 지은주. :) 텀이 길어질 수도 있지. 천천히, 여유롭게 달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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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한 지은- 강 선안 (97023E+48) 2016. 5. 20. 오후 8:58:56지은주 갱신, 오늘 중으로 답레 남겨둘게 더 이상 지체하기도 좀 그렇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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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한 지은-강 선안 (03662E+55) 2016. 5. 20. 오후 11:48:42그는 내가 귀를 만지자 순간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뭐가 있나 싶었다. 내가 귀걸이를 빼고나서 그의 얼굴을 봤을 때 그는 분명 질려있었다. 뭔가 안정적이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기색이었다.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에게 학창시절과 타투를 주제로 이야기를 꺼냈다. 딱히 의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녀도 순간 아차 싶었다. 이제는 좀 숨기나 싶던 기색이 이제는 더이상 본인의 컨트롤 하에서 진행되고 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리저리 어디에다 둘지 모르는 눈에다가 공포에 질린 얼굴. 평범했다고 대답하는 그의 목소리는 다급하지만 작고 자신감이 없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선을 다른 곳에 옮긴 것을 보니
거짓말이었다.
"아, 그렇습니까? 타투는 별 관심이 없으셨나보네요 돌아오는 반응이 없는걸 보니. 저는 어릴 때 꽤나 관심 있었거든요, 지금도 어리지만 꽤나 멋있어보이기도 하고"
별 의미도 없는 말이나 지어내며 상황을 모면한다. 그의 반응을 전부 차트에 적어내려간다. 물론 공식적 기록지는 아니다. 내 개인적인 차트에 모든 것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본 기록지를 쓰는건 내가 퇴근하고 나서 이다. 각색하는 이야기를 쓰는 것이니까. 바삐 움직이는 펜 촉이 잠시 멈추었고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여전한 표정에 그의 시선은 내가 보지 않는 사이 잠시나마 내게 고정되어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표정이 왜 그러십니까? 어디 불편하세요?"
아까부터 불안해 하는 그가 신경쓰여 질문했다. 신경쓰여 질문했다기보단 그의 문제를 꼬집어보기 위함이었다. 그녀는 영악했고 그에게 있어 악독한 여자였다. 귀걸이의 묘연한 행방에 대해 딱히 궁금해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뭔가 '귀'라는 키워드에 상당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것은 귀 자체가 아니라 그녀의 귀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 전에 본인이 그에게 걸은 능력에 대해 까발리고 싶다는 의도는 없었지만 그가 찾은 귀걸이는 뜻 밖의 이스터 에그와 같았다. 의문의 라는 타이틀이 붙은건 아마 그녀도 몰랐기 때문 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본인 나이가 얼마나 되시죠?"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의 나이가 몇인지. 하지만 괜히 화젯거리를 돌리기 위한 질문이었다. -
267 이름 없음 (28684E+64) 2016. 5. 21. 오후 9:37:34선안주 생존신고. 이제 5월인데 날씨는 완전 여름날씨라서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어... ;ㅁ; 낮만 되면 몸이 완전 구워지듯 해서 밤에는 그대로 뻗어버리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어. 아, 답레는 늘 그랬듯이 내일이나 모레쯤에 달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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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강선안 - 한지은 (87474E+57) 2016. 5. 23. 오후 9:43:09'평범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자신을 이 정신병원에 가둔 그날이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한 명의 남학생에 불과했다. 다른 평범한 남학생들처럼 공부하고, 친구와 어울리고 놀며 가족,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대화하며 생활했다.
그날이 온 이후로는, 그는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일시적인 초능력을 가지게 되었고, 검은 존재에게 끝없이 시달렸고, 자신의 여동생을 죽이고, 그 끔찍한 기억들로 인하여 고통받고, 결국 이 정신병원에 입원되어버리는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끔찍한 과거의 기억들을 언급하게 만들 수도 있는 이 대화의 주제를 바꾸기 위해 겁에 질린 목소리로 평범했다는 이야기를 하여 그녀가 이 주제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리도록 했다. 지금까지 그가 그녀의 질문에 단답형으로 대답하면 그대로 대화의 주제를 바꾸는 그 모습을 보았을 때, 그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 바로 이러한 것이었을 터.
하지만 그녀는 대화의 주제를 바로 바꾸려 하지 않고, 대신 타투에 대한 짤막한 몇 마디의 말을 했다. 그는 그녀가 타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이미 겁에 질렸다는 것이 대놓고 드러나고 있는 그 얼굴이 공포에 의해 더더욱 일그러지고, 찡그러졌다. 작아진 동공은 이젠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그의 눈을 마치 뛰어다니듯이 이리저리 움직여졌다.
그녀가 그에게 표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그는 마치 경찰에게 걸린 도둑이 된 마냥 잠시 동안 놀란 동시에 겁에 질린 반응을 보이다가, 이내 미친 듯이 움직이고 있는 동공을 덮고 있는 두 눈을 꼭 감아버렸다. 그러는 동시에, 그는 작게나마 심호흡을 하며 공포에 질린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든 다잡으려 했다.
어쩌면 단순히 그가 잠든 사이에 그녀가 병실에 들어와 떨어뜨렸을 수도 있는 귀걸이와, 어쩌면 단순한 질문일 수도 있는 타투와 학창시절에 관한 이야기. 이 단순하디 단순한 것들이 왜 그를 이토록 겁에 질리게 만들었을까.'그 일'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다는 그의 마음 한편에 있는 무의식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왜 그런지는 그조차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이토록 겁에 질렸기에 그녀가 의도적으로 대화의 주제를 바꾸려 한 것일까, 아니면 그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일까. 그녀는 그의 나이를 물어보며 대화의 주제를 바꾸려 하였다. 그는 그녀의 말에 귓가에 들리자마자 꼭 감은 두 눈을 찬찬히 뜨며, 떨리는 동공을 살짝 돌려 그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자신의 다리에 두었다.
"... 스물셋."
여전히 겁에 질려있었지만, 그래도 방금 보다는 커지고 자신감이 붙은 목소리로 그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했다.
// 이번에도 조금 늦어서 미안해... 어제 토론대회에 나갔거든. 전국규모로 한 대회라서 그런지 다들 너무나도 잘해서 멘붕이 오더라. @ㅁ@ 덕분에 글도 잘 안써지고... 그래. 이것도 미안. ;ㅁ; -
269 이름 없음 (00918E+53) 2016. 5. 25. 오후 5:36:13아 괜찮아, 글이야 나도 지금 잘 안써지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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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한 지은- 강 선안 (58141E+55) 2016. 5. 27. 오전 1:53:48지은주 갱신. 선안주만큼이나 바쁜 인생을 살고 있는 바람에 답레를 계속 못주고 있네..쓰고는 있지만 상황을 이끄는 입장이니 생각도 잘 안나고 머리가 복잡하기도 해서.. 자꾸 늦어져서 미안해 선안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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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이름 없음 (55473E+55) 2016. 5. 27. 오전 8:08:26선안주 생존신고. 언제나 이야기하지만, 늦어도 괜찮으니 걱정 안해도 돼. :D 요즘 지은주도 바쁘게 지내고 있구나. 난 약간이나마 여유가 생기기는 했지만, 이상하게 몸이랑 정신이 지친 탓인지 상당히 힘드네... ;ㅁ; 아무튼 답레는 천천히 달아주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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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한 지은- 강 선안 (34072E+56) 2016. 5. 29. 오후 9:08:23지은주 생존신고. 이쯤되니 혹시라도 그만둬버린게 아닌지 하고 걱정할까봐 생존 신고하러 왔어. 틈틈히 써두고 있지만 여전히 잘 생각이 나지 않아. 글의 양도 적더라고..그대로 올리기도 미안할 만큼이라 더 써보려 노력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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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이름 없음 (19987E+51) 2016. 5. 29. 오후 9:27:32선안주도 생존신고! 이번 주말은 정말 푹 쉬어보겠다고 생각하며 지냈더니 토요일에 생존신고를 하는 것을 깜빡했네.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라... 그렇다 하면 한 일주일 정도 푹 쉬다가 한 번 답레를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 :) 억지로 쓰면 더 잘 안 써지거든. 지은주가 답레를 위해 힘쓰는 모습을 보니 뭔가 기쁜 기분이 들거나 하기도 한다. 아무튼 항상 말하듯이 천천히, 여유롭게 답레를 써 주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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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한 지은- 강 선안 (58648E+58) 2016. 5. 31. 오전 1:17:26내가 타투 이야기를 건들면 건들일 수록 그의 표정은 어두워져만 갔다. 주제를 바꾸려고 염원이라도 했을까. 동공은 정말 미친듯이 떨리고 있었다. 완전히 패닉에 빠져있었다. 아마 출구 없는 미로에 빠진 쥐라도 된 기분이려나. 이내 눈을 꼭 감아버리고는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불안증세였다. 그와 내 사이에서 있는 화젯거리는 그가 이토록 겁에 질리게 만들기에 아주 안성 맞춤이었다. [학창시절, 귀걸이, 타투] 아주 최고의 삼박자였다. 조금만 더 엇나갔다면 그는 기절이라도 했을지 모른다.
어쩌면 별 것 아닌 얘기인데 원래 사람이란게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뭐든 별 것이 아닐 수가 없다. 자신의 주변 지식을 있는대로 끌어모아 구름 불어나듯 순식간에 커져버린 공포가 자신을 덮고는 어쩌면 집어삼켜버릴지도 모르지. 의미부여가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다. 뭔들 끼워맞추는 것 마다 다 맞아떨어지는 기분일테니까. 사실은 별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본래 피해자들이 그렇다.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그를 위해 대화의 주제를 바꾸었다. 더 이상 했다간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본인도 감당하기는 싫었다. 내가 나이를 묻자 그는 질끈 감아버렸던 눈을 천천히 뜨고선 눈알만 굴려 날 바라보았다가 다시 시선을 제 다리에 두었다. 스물셋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괜히 놀라는 척이라도 해보았다. 그는 아까보다 더 자신감이 있는 목소리였다. 어느정도 공포가 가셨다는 의미였다.
"아, 그래요? 스물 셋이시군요."
"편하게 대하세요, 환자분하고 나이 별로 차이 안나니까. 굳이 치자면 제가 동생이네요."
"그렇다고해서 얕보란 의미는 아닙니다. 저도 힘으로 밀리고 그러진 않으니까요."
그와 있으면 나는 점점 혼잣말이 늘어가는 기분이었다. 묻지도 않은걸 마치 질문이라도 받았다는 듯이 술술 풀어내고 흥미가 없나 싶으면 주제도 돌리고. 최근 내가 그의 병실에 와서 하는 일은 치료는 주 목적이 아니다. 친밀감 형성. 앞으로 오래 있게 될 관계에 놓인 상황에 급함은 말 그대로 성급한 짓에 불과할테니까. 내가 보기에도 그는 한참 멀었다. 완치까지 말이다.
"별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만 혹시 위험한 물건 숨기는건 아니죠? 원래 이런거 묻는거 아닌데 본인이 제정신이라고 하시니 물어보는겁니다. 정말 미친 정신병자들은 그게 위험한 것을 떠나 그냥 장난감 같을테니까요."
"날카롭다던지 예리하다던지. 그런거라면 알아서 자진해서 주세요, 원칙상 안되는겁니다.가지고있다가 누구라도 다치면 안되니까요. 본인을 포함해서."
종종 관련 질문을 내던지지만 겉보기론 치료 상담할 마음이 없어보였다. 와서 편하게 얘기하는 정도로 그칠 것 같았다. 다만 그 와중에 그에 대한 정보가 나오길 유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경우에는 아픈 기억을 끄집어 내는게 답일 수도 있다. 아닌 경우엔 아닌거겠지만 내게 있어서 달리 해가 될 것은 없을테니까. 이런 식으로 말하자니 무책임해 보이지만 그에게 있어서 실이 되지도 않을 확률 또한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그러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고 그런 시도도 하지 않으려고 하니까.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그는 환자 이외의 다른 의미로도 중요한 인물이었다.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 같은 직업에 있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내담자가 자신의 일에 대해 알고 타자화 시키며 이야기 할 수 있을 만큼 그 일을 유연히 받아들일 만한 상태까지 치료해주는것은 개인적으로 최종 목표라고 생각한다.하지만 글쎄 여러 의미로 그에겐 적절한 해답이 보이지 않는 느낌도 있었다. 이따끔씩 몰려오는 피로감에 눈을 잠시 감았다가 천천히 뜬다.
갑자기 생각이 난건 너무 시덥잖은 질문 중 하나였다. 정말 본인이 그렇게 느껴서 묻는건 아닌데 그에게 날 떠올리게 했을 때 어떤 반응인지 입으로 날아오는 대답 전에 몸에서 보내는 진짜 메시지를 체크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어디까지 왔나. 아직도 시작인가.
"궁금한게 있는데 물어봐도 됩니까?"
"혹시 환자분은 제가 싫으신가요? 아직도 거부감이 느껴지십니까? 딱히 제가 그런 식으로 느꼈다고 말하는건 아닙니다."
일부러 부정적 표현을 앞세워 질문했다. 더 솔직해질테니까. 제가 좋습니까?라고 묻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자신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는 본인을 좋다는 이미지를 가진 것을 전제로 묻는 질문 같아서가 그 이유였다.
/거의 1주일이 넘어서야 주게되는구나...오래 기다렸지 미안해. 그렇다고 글의 질이 좋은 것도 아니네 ;( 상황이 굉장히 한정적인데다가 리드를 내가 해야하는 입장이라 좀 더 그러는 것 같기도 해. 뭐에 대해 써야되나 싶기도하고. -
275 이름 없음 (93496E+61) 2016. 6. 1. 오전 8:25:03선안주 생존신고. 괜찮아, 글의 질도 좋은 편인걸. :D 아무래도 이런 상황을 리드하는게 좀 어려운 편이기는 하지... 게다가 지은주도 요즘 바쁘다고 하니까. 혹시 정 답레를 달기가 어렵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으니 언제든지 이야기 해 줘.
아, 답레는 내일이나 모레쯤 달아줄 수 있을 것 같아. -
276 이름 없음 (85867E+55) 2016. 6. 2. 오후 4:57:53알겠어, 쓰다가 막히는거라도 있으면 물어보도록 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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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이름 없음 (31741E+55) 2016. 6. 2. 오후 8:38:13모의고사는 잘 봤니? 오늘 보는 날이니까. 수고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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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이름 없음 (05292E+59) 2016. 6. 2. 오후 11:42:34선안주 생존신고. 모의고사... 공부를 잘 안해서 그런지 정말 못봤다고 말할 수 밖에 없네. ;-; 그리고... ... 요즘 정말 안좋은 일이 벌어지는 바람에 기분이 좋지가 않아. 누군가의, 그것도 가족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동을 해버려서 그 누군가에게 미움을 사버렸거든. ... 지금도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고, 솔직히 죽어버리고 싶은 생각도 들기 시작하고 있어. 물론 진짜 죽으면 그것도 누군가의 마음에 말뚝을 박아버리는 행동일 터이니 그러지는 않겠지만. 좀... 우울하고 죄책감에 찌든 마음을 어디에 풀어야할지 모르겠어서 여기에 써 봤어. 혹 지은주의 기분이 나빠졌다면 사과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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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이름 없음 (19356E+61) 2016. 6. 3. 오후 6:36:21아, 아니야. 난 괜찮은데 오히려 선안주가 더 걱정이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그다지 큰 위로가 되지 못할테지만 그 기분 충분히 이해해. 나는 예전에 성적으로 큰 씨름하고나서 나 자신한테도 가족에게도 실망을 얻었거든. 지금은 괜찮긴 해도. 그래도 인생이란게 살다보면 언덕이 있는거고 내려가다보면 언젠가 오를 일이 있으니까 너무 마음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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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이름 없음 (62755E+62) 2016. 6. 3. 오후 10:14:22선안주 생존신고.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지은주. ... 완벽하게 사과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족의 신뢰를 아주 약간이나마 되찾은 것 같아. 그동안 말만 했던 공부도 이제 시작하고 있고. 어제 밤에 참고서를 여러권 사서 인강을 보고 있는 등 그러고 있거든. 아무튼, 고마워. :)
한가지 미안한 소식을 전해주자면, 오늘 답레를 달아줄 수 없을 것 같아. 약속을 깨뜨려서 미안해. 이제 공부에 집중을 하다보니 글에 대한 생각을 할 틈이 점점 없어지고... 그러고 있거든. 일단 내일이나 모레쯤에 달아줄 수 있겠지만, 좀 더 늦어질 수도 있어. 그래도 최대한 내일이나 모래쯤에 달아주도록 할게. -
281 한 지은- 강 선안 (20635E+61) 2016. 6. 3. 오후 11:49:50걱정마, 나도 공부 중이라 꽤나 바빠서 잘 신경쓸 겨를이 없거든. 이해해, 서로 이런 입장이니 다행이다. 공감 할 수 없었다면 이해하지도 못했을거야 그러니까 마음 편히 공부 하도록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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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강선안 - 한지은 (1635E+59) 2016. 6. 5. 오후 9:02:02견딜 수 없는 과거의 기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학창시절과 타투, 그 일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만 애써 부정하려 하고 있는 문제의 물건인 귀걸이. 게다가 알게 모르게 자신이 서투른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 종합된 상황은 그를 공포에 질리도록 만들었다.
이야기의 주제가 바뀌었다 하더라도, 그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두려움과 공황은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다. 주제가 바뀌었다고 해서 자신의 손에 쥐여진 귀걸이가 그녀의 뇌리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언제 이야기의 주제가 자신을 공포에 떨게 만들 요소가 들어있는 것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비록 그가 여전히 공포에 질려있다 하더라도, 대화의 주제가 바뀐 것은 틀림이 없기에 그는 그녀의 말에 비교적 자신감이 붙은 목소리로 대답하게 됐다. 이미 서류에 적혀있을지도 모르는 그 나이를. 그는 나이를 말하면서도 내심 자신이 이 병원에 입원한 뒤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오랜 시간이 흘렀기에 이젠 그때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도 덤덤하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상 부모에게 버림받고 자신의 손으로 여동생을 죽이는 등의 커다란 사건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그가 그 기억과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다.
이러한 것들과 그날 이후 그를 끝없이 괴롭히던 검은 존재 역시 그를 놓아주려 하지 않는 것을 보아, 그가 이 병원에서 나갈 수 있는 날이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정신적으로 심하게 망가져있었다. 그러기에 그가 다른 의사들을 배척하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를 포함해서. 자신의 상처를 보이기 싫다는 동물적인 감각 때문에.
자신의 나이를 이야기한 그는 그녀가 자신과 나이차가 별로 나지 않는다고 하는 동시에, 자신이 그보다 나이가 적다는 이야기를 하며 동시에 얕보지 말라는 뜻을 밝혔다. 당연히, 그는 그녀를 얕볼 수 없었다. 마치 그의 모든 행동을 계산에 넣어놨다는 듯 어떠한 행동을 해도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이끌어내며, 자신이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그녀를 어떻게 얕보겠는가.
그는 귓가에 그녀의 말이 들려왔을 때도 아무런 미동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눈동자를 그녀가 있는 방향으로 옮기다가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옮길 뿐이었다. 그는 그녀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마치 평상시에 호흡을 하는 것처럼 작게 한숨을 쉬었다.
자신을 얕보지 말라는 말이 나온 직후 그녀가 그 말을 행동으로 보일 생각을 했던 것인지, 아니면 그저 단순한 질문에 불과했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가 우려하던 대로 그녀가 다시 그를 공포에 떨게 만들 질문을 그에게 했다. 위험한 물건을 숨기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그것이었다.
그는 그 말을 듣자마자 다시 깜짝 놀라며 순간적으로 몸을 떨다가, 손에 쥐어진 귀걸이를 다시 한 번 꽉 쥐었다. 이제 조금만 더 힘을 쥐게 된다면 귀걸이의 날카로운 송곳이 그의 손에 상처를 입히게 될 정도였다. 그는 그 말을 듣자마자 작아진 동공으로 그녀와 이불 속에 숨겨진 손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의 손에 숨겨진 귀걸이는 명확하게 말하다면 날카롭고 예리하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기에는 충분한 물건이었다. 그러한 물건을 손에 숨기며 고개를 저은 이유는 아마 귀걸이가 그리 위험한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의 판단과 동시에 그녀에게 그 물건을 주기 싫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분명 귀걸이를 본다면 그녀가 압수해가거나, 아니면 그를 공포에 빠뜨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할 테니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어쩌면 그녀가 그에게 신체적인 조치를 취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이 모든 생각은 그의 판단일 뿐이었다. 생각과 실제는 언제나 다른 법. 어쩌면 그녀가 그의 손에 쥐어진 귀걸이를 보고는 태연하게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녀는 다시 대화의 주제를 바꾸려고 하는 듯, 그에게 다른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를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는 질문을. 그녀는 그에게 자신에게 거부감이 느껴지는 등 싫은 감정이 존재하냐는 질문을 해왔다. 그 말이 귓가에 들리자마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싫다, 그녀에게 거부감이 느껴진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느끼던 감정이었다. 그 일이 없었더라면 그는 여전히 그녀를 싫어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다른 의사들과 똑같은 행동을 보이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난장판으로 만들고는 유유히 사라졌으니까.
하지만, 그 일을 겪은 지금은 단순히 그녀를 싫어한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녀를 바라보던 그는 그 일이 있던 당시 눈물을 흘리자 그녀가 옆에 와서 어깨를 토닥여준 것과 의식이 흐려질 때 자신에게 가엾다는 말을 했던 일이 떠올라, 또다시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던 그는 잠시 동안 침묵했다. 그 일이 단순한 꿈이었든, 아니면 현실에서 벌어진 일이었든 그녀가 자신을 위로해준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어도 꿈속에서 보였던 그녀의 모습과 지금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탓에, 그는 그녀에게 싫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힐 수 없었다.
"... 모르겠어."
그는 침묵을 깨고, 작아진 목소리로 모르겠다는 뜻을 밝히며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단순히 그녀가 싫다고 말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그녀가 좋다고 하는 것 또한 말이 되지 않았다. 그는 말을 마친 뒤 눈가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고는, 점차 눈을 깜박이는 속도를 높였다.
// 짠, 오랜만에 답레야! :D!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ㅁ; -
283 이름 없음 (57263E+55) 2016. 6. 7. 오후 5:06:12선안주 생존신고하고 갈게! 지금 보니까 내 글에 묘하게 캐붕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으면서도 캐붕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기분이 들어.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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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이름 없음 (50173E+52) 2016. 6. 9. 오전 1:16:23지은주 생존신고. 핸드폰이 고장나서 며칠 못 오다가 이제야 보게됬어..저기서 무슨 대화를 진행시켜야할까, 아니면 상황을 마무리 할까? 마무리 짓기엔 귀걸이가 걸리긴하지만 나중에 근거가 될 수도 있으니까..선안주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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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이름 없음 (28975E+54) 2016. 6. 9. 오전 6:42:36선안주 생존신고! 음... 아마도 약간이라도 대화를 진행시키고 마무리를 짓는게 좋겠지? 선안이도 지은이에게 약간이나마 호감이 생기려고 하는 것 같은 상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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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이름 없음 (43912E+58) 2016. 6. 11. 오전 12:40:07뭘로 대화를 이어야할지 감이 안잡힌다..;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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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이름 없음 (86359E+55) 2016. 6. 11. 오전 9:41:03선안주 생존신고! 음... 선안이의 눈가가 뜨거워진 이유가 지은이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니까, 지은이가 선안이에게 자신에 대한 감정을 물어봐도 되고, 아니면 선안이가 손에 쥐고 있는 귀걸이를 집요하게 뺏으려 해 봐도 좋아. 말로 쪼아도 되고, 집적 물리적으로 뺏으려 시도해도 돼. 선안이가 거부를 하고 있다 해도 분명 귀걸이를 뺏기고 나면 이무것도 못하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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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이름 없음 (25654E+63) 2016. 6. 11. 오후 7:32:03고마워 ;) 답레가 무진장 늦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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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한지은-강선안 (23116E+55) 2016. 6. 12. 오전 1:07:15몇 번이나 물었다. 숨기는게 있냐고, 하지만 매번 고개를 저었다. 이쯤되면 믿어줄만 한데 싶지만 그는 매번 이불 안의 자신의 손을 흘끗 보고는 고개를 저어보였다. 크기는 크지 않을거라고 예상하고있다. 이불 안에 적당히 숨겨질만 하면서 손에 쥘 수 있는 크기. 그의 손은 무언가를 잡고있는게 아니라 '쥐고있다.' 꽤 작은 물건인가 싶었다. 대체 뭐길래 저렇게 숨기나 싶었다.
내게 부정적인 감정이 있나요 라고 물었을 때 그는 고민했다. 모르겠다고 답한다는건 어중간함의 다른 표현이다. 좋은건지 싫은건지 모르는거라고 말한다는 것은 그렇게 좋다고 표현할 것도, 강하게 싫다고 표현할 위치도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내게 유난히 얌전한 사람이니까. 그의 말에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그렇냐고 답했다. 결론적으로 내가 다른 의사들보다 친밀도에 있어서 한참 위라는거니까. 0을 기준으로 마이너스와 플러스의 차이는 생각 이상으로 크다.
"그럼, 어떠십니까?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아니면. 다른 표현에는 해당됩니까?"
"모르겠다는건 애매하다는거니까요. 분명 제게 느끼는 감정이 있을거고 그게 단지 좋다 싫다 하는 이분법적인 질문에 속하지 않았던 것 뿐입니다."
여전히 기록지를 빠르게 적어내려가며 말을 이어갔다. 다음으로 입을 열었을 땐 그녀는 완전히 그의 손에 그의 물건이 아닌 무언가가 쥐어져있다-라는 것을 전제로 얘기했다.
"손에 쥐고 계시는거, 강제로 뺏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자해를 한다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입힐 경우엔..결과를 감당할 자신이 있으니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간주하겠습니다. 선안씨는 정상인이니까 ,이런 약속쯤은 지켜주실 수 있다고 믿겠습니다."
"내키실 때 보여주세요. 또는 주거나. 제 바램이지만 그게 되도록 일찍이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세요. 사탕 뺏기는 애 같은 표정 짓고있어서 하는 말입니다."
"쥐고있는건 사탕이 아니니까요. 전 아무것도 안했고.."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오래하면 지치니까. 별로 재밌지도 않잖아요 이런거. 선안씨는 아직은 상담같은건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뿐일까요" -
290 이름 없음 (46348E+50) 2016. 6. 13. 오전 8:28:47선안주 생존신고! 괜찮아, 답레가 늦어질 수도 있지. 요즘 서로가 바쁘다보니 늦어질 수도 있지. 요즘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답레를 빨리 달아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 ;ㅁ; 저번에 시험을 심하게 망쳐놓아서 그런지 이젠 기합넣고 공부를 흐고 있거든. 일단 가능하다면 내일이나 수요일쯤에 답레를 주도록 해볼게. 만일 답레를 달아줄 상황이 안된다면 생존신고를 할 때 이야기해주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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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이름 없음 (46348E+50) 2016. 6. 13. 오후 5:30:03응 알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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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이름 없음 (43388E+56) 2016. 6. 14. 오후 10:25:36선안주 생존신고! 미안한 소식을 전해야 해서 먼저 사과부터 할게. 시험기간이라서 공부에 집중을 해야 하는 바람에 답레를 빨리 줄 수 없을 것 같아. ;ㅁ; 아마 준다고 하면 이번주 주말쯤에 줄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만일 시간이 되거나 하지 않는다면 한... 7월 5~6일까지는 답레를 줄 수 없게 될 것 같아. 텀이 너무 길어지게 될 것 같아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정말 미안해. 일단 최대한 빨리 답레를 달아보도록 해볼게. 다른 소식이 생기면 생존신고를 할 때 알려주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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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이름 없음 (1E+54) 2016. 6. 15. 오전 12:50:59괜찮아, 천천히 줘도 되 ;) 시험기간인데 힘내고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답레보다 선안주 현실 일이 더 중요하니까. 나도 바쁘기도 해서 기다리는데엔 문제 없을 것 같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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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이름 없음 (56655E+53) 2016. 6. 17. 오전 7:49:30선안주 생존신고! 시험이 날 갉아먹고 있는 것 같아... 너무 힘들어. 8ㅁ8 이번주 주말에 답변을 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 일단 최대한 빨리 답레를 줄 수 있도록 해볼게.
그리고, 항상 기다려줘서 고마워. 지은주. :D -
295 이름 없음 (75103E+56) 2016. 6. 19. 오후 10:44:43선안주 생존신고. 미안해, 지은주. 답레를 쓸려고 했는데 공부나 주변 상황때문에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아서 이번 주말에 써주질 못했네. ... 저번에 이야기한 것 처럼 시험이 끝나는 주인 7월 5~6일 정도에 답레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잘하면 그 전에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글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할 것 같아. 정말 미안해. 매일 답레가 늦어지고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하질 못해서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야. 그럼에도 지은주가 항상 기다려줄 수 있다고 해줘서 정말로 고마워. :) 대신 하루마다 생존신고를 해서 근황이나 그런 것들을 알려주도록 할게. 혹시 상처받거나 마음이 상했다 한다면 정말 미안하다는 말밖에 전할 수 없을 것 같아...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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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이름 없음 (01768E+57) 2016. 6. 20. 오후 9:10:29아니야 진짜 괜찮아 ;) 걱정 말고 공부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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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이름 없음 (06118E+59) 2016. 6. 21. 오후 9:21:50선안주 인강 듣다가 잠시 쉬는 타이밍에 생존신고! 괜찮다고 해 줘서 고마워, 지은주.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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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이름 없음 (27784E+61) 2016. 6. 23. 오후 9:22:41선안주 생존신고. 요즘 공부때문에 그런건지 입병이 나서 고생하고 있어. @ㅁ@ 이제 시험까지 정확하게 일주일이 남아서 있는 기력 다 끌어내며 공부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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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이름 없음 (40059E+60) 2016. 6. 25. 오전 9:19:02으으 정말 고생이구나ㅠㅠ힘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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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이름 없음 (07062E+63) 2016. 6. 26. 오전 10:20:05선안주 생존신고! 매번 격려해줘서 고마워, 지은주!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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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이름 없음 (64998E+60) 2016. 6. 28. 오전 12:09:18아냐아냐 별거 아닌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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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이름 없음 (3911E+50) 2016. 6. 29. 오후 4:06:57선안주 생존신고! 내일부터 시험인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잘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 ;ㅁ; 또 저번처럼 바닥급 성적이 나올까봐 두렵기도 하고...
아무튼, 시험은 다음주 화요일에 끝나니까 화요일이나 수요일 쯤에 답레를 주도록 할게! -
303 이름 없음 (26858E+56) 2016. 7. 1. 오후 9:36:48선안주 생존신고! 총 4일의 시험기간 중 2일이 지났어. 다른 과목들은 그럭저럭 잘 하긴 했지만 그놈의 수학이... ;-; 이제 남은 2일을 위해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야.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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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이름 없음 (11054E+63) 2016. 7. 2. 오후 4:30:22조금만 더 힘내 ;) 나머지도 다 잘 나올거야 못본 과목은 그냥 잊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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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강선안 - 한지은 (59899E+58) 2016. 7. 5. 오후 6:14:26거짓말이 서투른 그는 이제 그녀가 자신의 손에 무언가가 쥐어져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온몸으로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내보였다. 한 번이 아니라 수차례씩이나. 이 정도면 상대방이 억지로 그의 어설픈 거짓말에 속아주는 척하지 않는 한, 그의 거짓말에 넘어갈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서투른 거짓말을 결코 멈추지 않으려 했다. 자신의 손에 귀걸이가 쥐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히 그녀가 그 귀걸이를 뺏어가게 될 테니까, 그렇게 된다면 꿈속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그 물건에게서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한 진실을 밝히지 못하게 될 테니까.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그녀가 그에게서 싫은 감정이 느껴지냐는 질문을 받게 될 시 바로 싫다는 답변이 나올 정도로 그는 그녀를 불편하고 귀찮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다른 의사들과 같은 존재로 인식했으나, 그날 이후로 그는 그녀를 싫다고 말할 수 없는 난처한 입장에 놓이고 말았다.
단순히 꿈속에서 벌어진 일이었든, 아니면 현실에서 벌어진 일이었든 그녀는 그를 위로했고, 그 기억은 그의 뇌리에 고스란히 새겨졌다. 마치 당장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이 눈가가 뜨거워지자 그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더니 이내 손을 눈가에 옮기고는 눈을 살짝 비볐다.
좋다, 싫다는 두 가지 선택지 중에 어떠한 것도 고르지 못한 그에게 그녀는 다른 표현으로 자신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겠냐고 질문해왔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질문에도 대답할 수 없었다. 자신이 그녀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지도 못했고, 안다 하더라도 그 감정을 고스란히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이따금씩 흘러나오려는 눈물을 손가락을 굽혀 살짝 훔치면서, 그녀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작은 목소리로 그녀의 질문에 대답했다.
"... 그것도 모르겠어."
그녀의 질문에 대답한 직후, 그는 귀걸이를 쥐고 있는 손의 힘을 살짝 풀기 시작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단순히 손의 힘이 풀려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이어질 그녀의 말을 예상한 것일까. 점점 손에서 힘을 빼자, 알게 모르게 손에서 느껴지던 고통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의 손에 쥐어져 있는 물건을 강제로 빼앗거나 보여달라고 강요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치 사탕을 뺏기는 아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는 말을 덧붙이며. 그는 그 말을 듣고는 작게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강제로 빼앗지 않겠다고 말한 이상, 그는 더 이상 공포에 질릴 필요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그녀가 상담을 끝내려 하자, 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그날의 그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녀와 대면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그녀가 자신의 병실에서 나간다면, 손에 쥐어진 귀걸이를 유심히 살펴볼 생각만이 그에겐 가득했다.
// 선안주, 답레와 함께 생존신고!! XD 시험 끝났어! 비록 마지막 시험을 잘 못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끝나니까 좋다! 오랜만에 답레를 써봐서 캐붕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불안하네... @ㅁ@ -
306 이름 없음 (91872E+48) 2016. 7. 6. 오후 5:12:54앗 드디어 끝났구나! 수고했어 ;) 나도 지금 오랜만에 쓰게되는 입장이라 어떨지 모르겠네..이번 답레는 좀 늦을거야 일주일쯤 후에 줄 수 있으려나 여유롭게 좀 쉬면서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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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 이름 없음 (0756E+55) 2016. 7. 7. 오후 4:36:17선안주 생존신고! 수고했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D 슬슬 성적이 나오고 있는데, 별로... 좋지가 않네. 열심히 한다고 해 봤는데... ( ._.) 그래도 이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있긴 하니, 앞으로 좋아질거라고 믿어야지. 답레는 천천히 써도 되니 무리하지 않아도 돼. 그럼 다음주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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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이름 없음 (28634E+56) 2016. 7. 11. 오전 7:52:30선안주 생존신고! 요즘 너무 덥고 힘드네... @ㅁ@ 지은주는 잘 지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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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 이름 없음 (46702E+57) 2016. 7. 13. 오후 4:24:37선안주 생존신고! 시험이 끝났는데도 할게 왜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어... 그나저나 지은주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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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이름 없음 (10806E+60) 2016. 7. 15. 오전 7:50:28오늘도 선안주 생존신고! 음... 지은주, 요즘 많이 바빠?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어서 걱정 돼. ;-; 잘 지내고 있는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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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이름 없음 (00981E+55) 2016. 7. 16. 오후 1:30:05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 혹시 큰일이라도 생긴거야? 요즘 들어오는 모습을 본 적이 없네. 요즘 많이 힘든 일이 있는거야? 계속 보질 못하지 많이 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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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이름 없음 (75452E+58) 2016. 7. 17. 오전 3:54:30지은주 갱신. 미안해 최근에 좋지 않은 사건이 생기기도 했고 건강이 안좋아진 바람에 여기에 신경쓰느라 못왔었어. 다행히 사건도 해결되었고 몸도 괜찮아졌으니까..답레는 오늘 주도록 노력해볼게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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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이름 없음 (84813E+58) 2016. 7. 17. 오후 8:58:23생각해보고는 있었지만 역시 답레 쓰는데 막히는건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네..저기서 상담을 끝내고 뭘 더해야할지 생각이 나질 않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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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이름 없음 (84813E+58) 2016. 7. 17. 오후 8:59:01*생각이 나지 않는데 선안주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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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이름 없음 (87073E+58) 2016. 7. 17. 오후 10:08:47선안주 생존신고! 늦어서 미안해. 지은주, 오랜만이야! 안좋은 일에다가 건강까지 안좋아졌다니...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아. 그래도 잘 해결되었다고 하니 다행이네. :) 앞으로 건강하고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할게.
답레는, 음... 중간에 선안이가 지은에 대한 생각을 할 때 눈가가 뜨거워졌으니 지은이 그걸 물어봐도 되고, 아니면 병실을 나서면서 그런 이야기를 짤막하게 하면 좋을 것 같아. 지금은 이정도만 생각이 나네. -
316 이름 없음 (84813E+58) 2016. 7. 17. 오후 11:16:30으응..왜이리 머리가 안돌아가는걸까 ;/ 병실 이외의 또 다른 사건을 만들거나 귀걸이를 해결해버리기는 조금 이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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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이름 없음 (09499E+56) 2016. 7. 17. 오후 11:41:10음... 아무래도 그러기에는 약간 이른 감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흠... 선안이는 귀걸이를 빼앗기려 하지 않으려 하고, 지은도 선안이에게 귀걸이를 강제로 빼앗지는 않겠다고 했으니 뺏거나 선안이가 줘버리는 것도 좀 그렇고...
이런 건 어떨까? 지은이가 병실을 나가는 척 하며 선안이가 자신이 없을 때 무엇을 하는지 유심히 보고있다가, 선안이가 손에 쥔 귀걸이를 바라보는 모습을 보고 바로 병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라던지. -
318 이름 없음 (26497E+55) 2016. 7. 18. 오전 12:24:08오랜만에 쓰려해서 그런가 생각만치 안되네 사실 지금 또 몸이 안좋아서 집중이 잘 안되기도하고..이게 기복이 심해서 사실 다 나았다고도 할 수가 없어. 자꾸 미루기만해서 미안해 최대한 노력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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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 이름 없음 (43845E+51) 2016. 7. 18. 오전 6:58:29괜찮아, 많이 힘들면 천천히 써도 돼. :) 너무 무리하지 말고 정 힘들면 좀 더 쉬었다가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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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이름 없음 (54957E+56) 2016. 7. 19. 오전 7:22:41지은주 아침 갱신이야 몸살이라도 걸린건지 아님 진짜 상태가 안좋아진건지 분간이 잘 안가네, 어제도 집에 오자마자 뻗어서 그대로 아침까지 자버렸어..기다려줘서 고마워. 선안주는 건강 꼭 잘 챙기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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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이름 없음 (92279E+54) 2016. 7. 19. 오전 9:19:02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 요즘 많이 힘든가 봐... 혹시 최근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니? 대부분의 병의 원인 중 스트레스는 꼭 들어있으니까. 너무 힘들거나 답레를 달기에는 무리인 상황이라면 언제까지든 기다려줄 수 있으니 천천히 답레 달아 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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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이름 없음 (2775E+55) 2016. 7. 19. 오후 8:43:25만약에 지은이가 선안이의 행동을 보고 들어왔다고 친다면 그 다음은? 그 이상 생각나지가 않네 들어가서 "어, 거기 있었습니까? 제 귀걸이인데요" 하기엔 이른감이 있는 것 같다고 위에서 말해줬기때문에..그렇다면 선안주는 그 귀걸이는 언제쯤 어떻게 해결해줬으면 해? 자세히까지는 굳이 생각하진 않아도 되지만 대충 뭉뚱그려 몇 레스 후에~ 라던가. 귀걸이의 주인을 알아버리고 나서 그 후의 일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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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이름 없음 (80493E+57) 2016. 7. 19. 오후 9:07:21귀걸이를 보고 들어온 다음이라... 역시 지은주 말대로 바로 귀걸이에 관한 문제를 해결해버리기는 좀 이른 감이 있지. 귀걸이를 해결하는건 한 5~6레스 후에 하는게 좋을 것 같아. 사실 지은이도 선안이가 쥐고 있는 귀걸이가 자신의 것인지도 모르고 있으니까. 귀걸이의 주인을 알아버린다면, 그 사실에 의해 선안이가 잠시 패닉에 빠질테니 저번처럼 지은이가 다시 선안이를 제워버리는 건 어떨까? 그러면서 선안이가 꿈 속에서 귀걸이와 그 날 있었던 일에 대해서 정리하는거지. 꿈 이야기는 다음 상황을 이야기할 때 내가 선레로 다뤄보도록 하고. 이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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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이름 없음 (54957E+56) 2016. 7. 19. 오후 11:50:01내가 이번에 줄 답레 내용이 선안이를 유심히 보다가 병실에 들어와서 귀걸이의 주인임을 밝히고 패닉에 빠진 선안이를 재운다는..거니? 내가 맞게 이해한건지 묻고싶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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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이름 없음 (12481E+58) 2016. 7. 20. 오전 12:25:06응. 그렇게 진행 돼. :) 중간에 선안이를 유심히 바라보던 지은이가 병실 안으로 들어오니 선안이가 당황하는 바람에 귀걸이를 숨기려다 오히려 병실 바닥에 떨어트리고, 그 귀걸이를 지은이가 줍는 장면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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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이름 없음 (53506E+57) 2016. 7. 20. 오전 12:56:22아,고마워 ;) 써놓을게요 일어나서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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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한지은-강선안 (53506E+57) 2016. 7. 20. 오전 1:28:35그녀는 그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괜히 어딘가 미심쩍으면서도 별거 아닌가 싶어 아무도 모르게 고개를 살짝 갸우뚱거렸다. 그는 온몸으로 [나는 거짓말 하고있어요] 라고 보란듯이 티내는 주제에 결백을 굽히지 않았다. 쥐고있는게 뭔지는 모르겠지만..그렇게까지 숨기고 싶은 것일까. 괜한 오지랖 피우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내심 궁금했다. 그녀가 병실을 나선 후에 잠시 그의 행동을 지켜보기로 했다. 혼자 찔려서인지 주변을 살짝 둘러보곤 역시나 인적 없는 곳이란걸 인지한 그녀는 병실 문에 작게 난 창 너머의 그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만지작 만지작, 반짝거리는 작은 물체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무슨 생각이라도 골똘히 하는 듯 해보였다. 위협적인 물건은 아니었다라고 사고회로 내에서 처리되자 일차적인 안도감이 밀려왔다. 기척을 숨긴체 멍하니 병실을 들여다보다가 제 어깨를 툭툭 치는 묵직한 손길에 놀란 토끼눈을 하며 고개를 홱 돌렸다. 조금 거리가 있지만 두 칸 건너 병실의 주치의인 조금 젊은듯한 남자 의사였다.
-어..놀래키려고 한건 아닌데. 오늘따라 답지않게 놀라고 그러시나, 안들어가고 뭐하세요?
어찌나 집중을 하던지 사람 오는 줄도 모르고 보고 있었다. 괜한 무안함에 작게 미소지어버리곤 마치 방금 온 척 그대로 다시 병실로 들어가버렸다. 작은 뭔가를 만지작거리던 그와 눈이 마주쳤고 한순간에 그의 눈에서 대체 여길 왜 다시 들어온거야- 하는 메시지를 읽어버린 기분이었다. 그는 놀란 나머지 들고있던 무언가를 떨궈버렸고 잠시간 스친 그는 꽤나 당황했던 것 같다. 주워주려는 의도로 그 작고 반짝이던 것을 주워들었을 때 그 물건은 꽤나 익숙한 물건이었다.
"어.."
오른쪽 주머니에는 아까 빼둔 귀걸이가 그대로 손끝을 스쳐지난다. 내 것이 맞으려나 비교차원에서 나머지 한 쪽을 손바닥에 들어 맞춰본다. 제 짝이라도 찾은 듯 더 영롱하게 반짝였다. 이게 여기서 발견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놓고가기라도 한걸까. 그렇다면 언제? 그는 왜 이걸 숨긴거지, 애초에 왜 가지고 있던거지? 그녀의 사고회로는 미친듯한 속도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결론이 내려지다시피 했을 때 그녀가 본 그는 이미 패닉상태였다. 그는 이미 내 손 위에 짝을 이룬 한 쌍의 이어링을 본 후 였다. 나도 살짝은 긴장해버렸을지도 모른다.
"환자분 눈 좀 감아보실래요?"
그가 반항도 해보기 전에 차디찬 오른손이 그의 눈꺼풀을 스르르 덮어왔고 그녀는 혀를 한번 쯧 차고선 왼손 검지 손가락으로 그의 이마를 짚고 입술은 작고 빠르게 뭔가를 외워내었다. 그가 의식을 저편에 보내는걸 우두커니 서서 바라볼 뿐이었다. 이런식으로 상황을 무마하는 것, 좋지 못하니까. 본인도 마음에 들지 않는 방식이지만 내가 그 괴물임을 그가 알아버렸을 때 어떤 마음일지를 생각한다면. 차라리 이 편이 나았다. 기억을 지워버릴지 꿈으로 다시 미화해버릴지, 모두 그가 잠든 후로부터의 고민이었다. 몽중몽이었다고, 너무 현실같아서 착각하는거라고. 머리를 굴리던 차에 넌 항상 그런식이야 라는 누군가의 말이 귓가를 맴돌다 지나갔다. -
328 이름 없음 (2157E+55) 2016. 7. 20. 오후 3:27:11고생했어! :D 이번 답레는 한... 3~6일 뒤 쯤에 주도록 할게. 요즘 나도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한 상태라...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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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이름 없음 (87935E+60) 2016. 7. 20. 오후 5:06:03그래 서로 고생이구나 ;) 나도 병이 좀 빨리 나아져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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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이름 없음 (19229E+54) 2016. 7. 23. 오전 7:21:55선안주 생존신고! 이제 슬슬 컨디션이 회복되고 있는 것 같아. 그래도 여전히 힘들기는 힘드네... ;ㅁ; 빨리 여름이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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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이름 없음 (2251E+56) 2016. 7. 23. 오전 11:30:24그래? 다행이다 ;) 나도 여름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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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강선안 - 한지은 (03054E+58) 2016. 7. 25. 오전 10:20:24상담이 끝난 뒤, 그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그렇게 숨기려 했던 귀걸이를 관찰하기 위해 이불 속에 숨겨뒀던 손을 슬쩍 꺼내더니 마치 어린아이가 손에 쥐어진 사탕을 남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꽉 쥔 것 같은 손을 천천히 피며 그 안에 있는 내용물을 드러냈다.
반짝거리는 보석이 달려있는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귀걸이는 완벽하게 실패한 거짓말을 하게 만들고, 누군가의 심장을 쥐고 흔들며 공황상태 직전까지 몰아갔던 자신이 보인 행동에 비해서는 다소 초라해 보였다.
그는 자신의 손 위에 올려진 귀걸이를 보고 이른 아침에 느꼈던 것과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방금 본 것처럼 익숙하고, 자신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며, 마치 그녀가 근처에 있는 것처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그는 근처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어제 있었던 그 일에 대한 실마리를 푸는 것이 먼저였기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병실 안에서 들리는 것이라곤 작게 들려오는 그의 숨소리와 가끔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전부였다. 머릿속의 검은 존재 또한 아무런 행동도 하고 있지 않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평화에 그는 귀걸이를 보다가도 작게, 아주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대로만 있다면 그가 생각했던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귀걸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들키지 않고, 귀걸이가 있다는 사실을 들켜 귀걸이를 빼앗기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겪고 있는 이 상황이 폭풍전야라는 사실을 알지 못 했다.
근처에서 병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곧바로 시선을 문으로 돌렸다. 지금 이 상황에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와 눈이 마주치자, 그의 동공은 바로 수축되었다. 마치 밀거래를 하다 함정수사에 걸린 범인처럼, 그는 크게 놀라는 바람에 자신의 손에 올려진 귀걸이를 던지듯이 바닥에 떨어뜨리며 검은 존재를 마주한 것처럼 자신의 몸을 뒤로 젖혔다.
그녀와 마주한 그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과 추측이 오갔다. 왜, 하필이면 지금 이 상황에서 그녀가 이곳에 나타났는가. 혹시 자신이 했던 행동을 모두 뒤에서 지켜본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자신이 놓고 간 물건을 찾아가기 위해 병실에 들린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녀의 모습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던 것 같은 검은 존재가 만들어낸 환영이었던 것일까?
떨리는 동공과 함께 머리를 바쁘게 굴리던 그는 그녀가 바닥에 떨어진 귀걸이와 아까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던 귀걸이를 양손에 올리고는 그 두 개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당황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보고는 또다시 공황상태 직전이 돼버리고 말았다.
이어지는 그녀의 말과 행동은 애석하게도 그가 생각했던 최악의 상황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전개되었다. 그녀는 귀걸이를 손에 쥐더니 눈을 감아보라는 말과 함께 그를 제압하기 위해 눈꺼풀을 덮고 검지로 이마를 짚고는 그대로 그를 재워버리려 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그가 저항할 틈은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곤 그녀가 하는 행위에 놀아나는 것 밖에 없었다. 그녀가 자신을 재우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는 분노와 배신감, 허탈감과 억울함, 그리고 절망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여기서 잠들어버리면, 그 감정들 또한 저 너머로 사라지게 되어 있으니까.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던 그는 그녀가 의도했던 것처럼 그대로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의 몸을 지탱하던 팔이 풀리며 그의 몸은 침대 위로 떨어졌다. 절묘하게도 그의 머리가 떨어지는 부분에 베개가 놓여있었기에 그가 다치는 일은 없었다.
// 오늘도 푹푹 찌네... 집에 에어컨도 없어서 마치 찜통 속에 들어간 기분이야 @ㅁ@ -
333 이름 없음 (08296E+55) 2016. 7. 27. 오전 9:35:24선안주 생존신고! 여름... 내 몸이 녹는 것 같아...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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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이름 없음 (79673E+51) 2016. 7. 27. 오후 12:12:46답레확인! ㅇ..이제 뭘 또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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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이름 없음 (27526E+56) 2016. 7. 27. 오후 1:45:47음... 선안이가 잠들었으니 이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지은이가 잠시 병실을 나오는 것 밖에 없을 것 같아. 아니면... 선안이를 괴롭히던 검은 존재를 다시 출현시켜서, 이번에도 선안이가 꿈 속에 있었던 이야기를 중얼거리게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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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 이름 없음 (61149E+55) 2016. 7. 27. 오후 6:29:20중얼거리는거 나쁘지 않을지도. 나오는 것 밖에 하지 못할거라면 그 전에 기억의 일부를 또 지워버리게 될테니까. 지금 선안이는 지은이에게 확실히 배신감을 느껴버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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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이름 없음 (61149E+55) 2016. 7. 27. 오후 6:30:51그 검은존재를 내 쪽에서 써도 되겠니? 아직 더 얘기해봐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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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이름 없음 (81507E+51) 2016. 7. 27. 오후 9:23:24응. 강제로 빼앗지 않겠다고 했지만, 막상 선안이가 숨기던 귀걸이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선안이를 제압했으니까. 정확히는 배신감 보다는 상실감과 단순히 크게 놀란 것이 더 크겠지만. 검은 존재는 지은주가 마음대로 써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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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 이름 없음 (81645E+54) 2016. 7. 27. 오후 9:56:59선안이의 어딜 건드는게 좋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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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이름 없음 (81645E+54) 2016. 7. 27. 오후 10:01:11약한 곳을 푹 파고드는게 존재의 역할이니까 지금 알아버리는건 좀 이를것같고. 초반 구도를 어떻게 잡았더라..
1. 괴물이란 사실을 알고 난 후 큰 갈등기 혼란기
2. 친밀도가 상당히 높아진 후 사실 알고 실망/혼돈 쯤
어떤게 나으려나 내 걱정은 이 다음이기도 해. 알고나서 뭐하느냐 이게 문제지 -
341 이름 없음 (81507E+51) 2016. 7. 27. 오후 10:17:36선안이를 건드려면 검은 존재, 여동생, 초능력 이 세가지를 건들면 될 것 같아.
1번같은 경우에는 괴물이란 사실을 알게 된 후에 호감도를 쌓기 힘들겠지만 선안이가 자신의 PTSD를 이겨내고 정신적으로 성장할 여지가 있고(생각을 많이 하게 되니 자신의 존재라던지 일어난 사간들을 돌아볼 시간이 주어지니까), 2번은 호감도가 쌓인 후라면 선안이가 지은이가 괴물이란 사실을 알아도 실망할 것 같지 않으니 이후 전개가 쉬워지겠지만 선안이의 PTSD 극복과 같은 것은 약간 힘들 것 같아.
음... 나도 뭐가 낫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아. 개인적으로 1번이 마음에 들긴 하지만. -
342 이름 없음 (65828E+63) 2016. 7. 28. 오후 8:31:36그럼 이번 편에 알아버리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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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이름 없음 (02704E+56) 2016. 7. 28. 오후 9:12:13그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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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이름 없음 (59089E+59) 2016. 7. 28. 오후 9:34:49힘내볼게! 조금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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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이름 없음 (46478E+57) 2016. 7. 30. 오전 10:25:13선안주 생존신고! 해야 할 일은 많지만 하기 싫고, 그렇다고 하지 않으면 내 미래가 위험하고... 안그래도 엄청 더운데 정말 내적갈등이 심하게 느껴지는 요즘이야.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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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 이름 없음 (97732E+45) 2016. 7. 30. 오후 11:38:11선안주 선안이 여동생의 대표적인 뭔가가 없을까? 행동 습관이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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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 이름 없음 (28867E+54) 2016. 7. 30. 오후 11:48:35여동생을 대표하는 행동 습관? 음... 일단 여동생은 선안이에게 오빠라고 하지 않고 "선안이!"이런 식으로 부르고, 가끔 선안이를 놀라게 하는 장난을 치는 그런 행동을 보이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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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 이름 없음 (62399E+49) 2016. 7. 31. 오전 9:30:57음 내가 얻고자하는건 뭐 여동생이란걸 딱 알만한?(아이덴티티쯤 될)무언가를 착용하고있거나 (예를들어 목걸이) 행동습관같은건 목이나 귀나 머리같은델 습관적으로 만진다던가? 이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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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이름 없음 (33025E+58) 2016. 7. 31. 오전 10:34:37아하, 그런 거라면... 선안이의 여동생은 사파이어가 박혀있는 팔찌를 차고 다니는 경향이 있어. 또 왼손으로 자기 머리카락을 반시계방향으로 4~5번 꼬는 것도 있고. >>347 에서 말한 것 처럼 선안이! 라고 부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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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 이름 없음 (33025E+58) 2016. 7. 31. 오전 10:35:15맞다, 팔찌를 차는 쪽은 오른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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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 이름 없음 (41494E+57) 2016. 7. 31. 오전 10:43:00아 고마워! 오랜만에 동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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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 이름 없음 (41494E+57) 2016. 7. 31. 오전 10:48:09아 선안이 여동생 외형모습(얘는 좀 구체적으로)과 성격같은걸 알려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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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 이름 없음 (33025E+58) 2016. 7. 31. 오전 11:05:53그런 것 같네. 지금 밖에 있어서 조금 묘사가 떨어질 수도 있긴 하지만...
외형은 쉽게 이야기하자면 만화에서 나오는, 공원에서 햇빛을 맞으며 책을 읽는 그런 스타일의 여성이라고 하면 될 것 같아. 검은색에 약간의 갈색빛이 들어있는 긴 생머리에, 그 사건이 벌어지기 전 선안이랑 비슷하면서도 그 안에 침착함을 담은 검은색 눈빛에, 다른 여성과 비교했을 때 키가 조금 커. 성격은 조용하지만 은근 장난스러운 성격도 숨기고 있다는 설정이야. 그래서 선안이가 놀라게 할만한 장난을 치고도 하지. 음... 지금 생각나는건 대강 이정도야. -
354 한지은-강선안 (78419E+54) 2016. 7. 31. 오후 1:29:00일단 재워버리긴 했지만, 그 이후는? 약간의 죄책감과 함께 그녀는 다시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었다. 그 사이 선안의 꿈 속에 서서히 피어나는 검은 연기가 그의 시야 속에 뭉근히 베어들었다.
선안의 앞에 나타나는 [검은 존재]의 분위기는 평소와 약간 다른 느낌이었다. 조금 더 기괴하고, 음산했다. 영악하여 미친듯이 비웃기만하는 느낌과 사뭇 달랐다. 뭐라도 들린 것 처럼 쭈그려 앉아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찢어질듯한 미소와 함께 작게 킥킥 거리고 있었다. 물리적 공격을 가할 기색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아니, 뭔가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 무어라 그의 형태를 특정지을 수 없었지만 이번은 확실히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었다. 인간의 형태를 띄고 있었는데, 정확히는 여자의 모습이었다. 그림자의 형태라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가까이 갈 수록 선명해져만갔다.
어두운 고동색 긴 생머리에 키가 조금 큰 편이며 차분해보이는 여성이었다. 선안을 주시하며 킥킥거리던 그 여성의 오른 팔목엔 작은 사파이어가 박힌 팔찌가 걸려있었고 눈 한번 깜짝이지 않은채 그에게 눈을 고정한 그대로 관절이 전부 비틀린 사람처럼 으드득 으드득 온몸을 기괴하게 비틀대며 일어섰다.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더니 고개를 꺾은 그녀의 내려오는 머리카락 사이로 핏줄이 잔뜩 선 눈알이 여전히 그를 응시했다. 절대 사람에게서 나올 것 같지 않은 목소리로 끼긱거리며 웃더니 그 이상한 자세로 왼손으로 머리를 4~5번 베베 꼬면서 그를 불렀다. 저 기괴한 모습을 하고는 그의 여동생과 소름돋게 똑같은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선안아!"
"오빠 보고싶었어, 우리 친했잖아"
"근데.."
으드득거리며 고개를 바로 하고는 피이- 입이 찢어져라 웃는다. 그녀의 옷은 서서히 피로 물들어 머리카락은 어느새 산발이 되어 굳은 피로 엉겨붙어있었다. 몸통 부분은 산산히 찢겨 너덜해진 상태였고 눈은 뻥 뚫려 깊이 모를만큼 시커멓게 비어있었다.
"..아파, 너무 아파.."
"오빠..나 여기가 너무 아파, 배가 너무 아파..아프다고!!아악!!!*발 나한테 왜그랬어..키킥 나쁜 새*.."
자신의 복부를 쥐어잡고 고통에 찬 신음과 기괴한 웃음소리가 섞여 차마 눈뜨고는 볼 수가 없는 장면이었다. 혼자 소리지르고 온 관절을 다 비틀어 대며 객혈을 하고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여댔다. 그러다가 다시 서서 머리를 베베 꼬다가 눈을 까뒤집고 다시 그를 응시하고는 히죽 웃었다.
"선안아..괴로워, 근데 너는 안그래보여- ..나는 니놈이 너무 원망스럽다..죽어, 죽으라고..산산히 찢어서 죽여줄까..?응? 니가 나 이렇게 해버렸잖아.."
"아아- 엄마도 아빠도 보고싶어..아파,아프다..엄마 나 여기 있어요..나 아직 여기 있는데 왜 몰라보는거야..? 당신 딸 모른척하지 말란말이에요.."
"다 니놈 탓이야..다!!!"
검은 존재는 새로이 그를 괴롭힐 방법을 고안해내었다. 그것은 [모방], 여동생의 탈을 쓰고 그의 목줄을 강하게 죄였다. 여동생이 발악을 하다가 픽 쓰러져 사라지자 검은 존재는 그의 뒤에서 귓가에 나직히 속삭인다.
"오랜만에 여동생을 본 소감이 어때- 응? 기분좋지! 키킥 이 겁쟁이 놈은 병원에나 쳐박혀서 편히 살고 말이야..좋은 남매지간이야. 괴물과 그것에 잡아먹힌 미녀, 동화같지 않냐?크킄.."
"얼굴 볼만하다! 내가 재밌는거 하나 더 알려줄까?"
"네가 괴물이 되었던 원인? 등잔 밑이 어두웠다라는 말 아나 혹시?"
"그 괴물이 네 옆에 있는 사람이잖아-"
"환자분 눈 좀 감아보세요~ 키킥킥킥"
강선안의 눈을 가리고 이마를 짚는 시늉을 한다. 존재는 모습을 바꾼다. 긴 머리에 흰 가운을 걸친, 너무나도 익숙한 그 모습으로 탈을 뒤집어 쓴다. 그 모습으로 천천히 다가와 겁에 잔뜩 질린 그에게 손을 뻗는다. 손 끝이 그의 이마에 닿는 순간 꿈이 말 그대로 박살난다.
/진도는 일부러 다 빼놨어, 이 편에서 알아버리게. 꿈은 지은이가 깨게 만든거야. 능력 안쓰려 했는데 더 이따간 선안이가 쇼크로 죽어버릴 것 같아서 일부러 꿈에 관여한거지. 일어나면 선안이 이마에 손가락을 짚은 지은이랑 마주치게 될긔야. -
355 이름 없음 (78419E+54) 2016. 7. 31. 오후 1:30:01나도 밖이라 글 퀄리디는 그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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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 이름 없음 (06082E+54) 2016. 7. 31. 오후 1:35:00갈등이나 패닉을 최대한 끌어내기위해서 모방을 사용했어 묘사가 좀 그렇다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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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이름 없음 (97447E+54) 2016. 7. 31. 오후 3:02:52확인했어. 고생했어! 퀄리티 진짜 좋은데? :) 묘사에 대한 것도 괜찮으니까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돼. 늘 그랬듯이 답레는 일주일 안으로 주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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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 이름 없음 (98744E+55) 2016. 7. 31. 오후 4:37:34응 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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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 이름 없음 (69609E+61) 2016. 8. 2. 오후 1:07:52지은주 생존신고. 선안주는 휴가 다녀왔으려나? 난 다녀와서 왠지 모르겠지만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항상 건강 잘 챙기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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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 이름 없음 (96454E+62) 2016. 8. 2. 오후 5:41:46선안주 생존신고! 휴가는 가지 못했어. 다음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고, 수많은 봉사활동과 할아버지 간병 등으로 휴가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어... @ㅁ@ 그나저나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은주, 괜찮은거지? 빨리 낫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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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이름 없음 (04341E+58) 2016. 8. 4. 오전 8:48:32선안주 생존신고! 죽지 못해서 산다라는 말이 절실하게 공감되는 요즘이야. ;ㅁ; 공부때문에 너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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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 이름 없음 (95718E+60) 2016. 8. 4. 오전 9:46:55저런..하루에 몇시간이나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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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이름 없음 (95718E+60) 2016. 8. 4. 오전 9:49:40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과목 딱 3개만 골라서 하루 4시간 정도 효율적으로 쪼개서 꾸준히 공부해도 큰 효과 있다고 봐. 굳이 방학에 무리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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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 이름 없음 (76055E+61) 2016. 8. 4. 오전 11:02:41학교에서 방학 보충수업 100분+도서관에서 5~6시간 동안 있으면서 수학+영어+독서록을 위한 책읽기를 하고 있어. 공부에 대한 텝 줘서 고맙고. :D 아무튼 진짜 힘들어... 답레는 아마 주말쯤에 줄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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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이름 없음 (95718E+60) 2016. 8. 4. 오후 3:50:47힘내 선안주 잘 할 수 있을거야. 사실 나도 공부해야하는데 아픈게 낫질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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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강선안 - 한지은 (5361E+58) 2016. 8. 6. 오후 9:07:30그가 생각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문자 그대로 손쓸 틈도 없이 잠에 빠져버린 그는 의식이 남아있는 그 짧은 순간에 그녀에 대한 원망, 귀걸이를 빼앗긴 것에 대한 허탈감과 절망을 머릿속에 쏟아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있다면, 최악의 상황은 이것으로 끝났다는 것이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태풍을 보고는 이것보단 더 나빠질 수 없다는 생각을 안고선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태풍이 자신을 태풍의 눈 근처로 인도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한 체.
그녀에 의해서 도달하게 된 꿈의 세계는 마치 빛이 없는 밀폐된 방에 들어온 듯했다. 모든 것이 검은, 그나마 보이는 것이라곤 자신의 몸 밖에 없는 꿈의 세계에서 그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저 너머에, 그가 많이 봐왔던 윤곽이 보였던 것이다. 무엇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순 없지만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익숙한 느낌이 든, 그런 윤곽이.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며 그 윤곽이 있는 곳으로,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발목을 잡은 것처럼 무거워진 다리를 겨우 들어가며 발걸음을 옮겼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그 윤곽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검은 존재를 마주했을 때 느끼는 공포와 경멸감, 분노와 절망 또한 서서히 깊어지기 시작했다.
윤곽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이 죽여버린 여동생이었으니까. 자신을 누구라고 밝히지 않아도 그는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저 손목에 있는 사파이어 팔찌가 모든 것을 알려주었으니까.
마치 공포영화에서 나오는 귀신처럼 온몸의 관절을 비틀대며 실력 없는 인형사가 꼭두각시를 일으키는 것처럼 기괴하게 일어선 그녀는, 자신이 그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대놓고 알려주려는 것처럼 머리카락을 꼬며, 생전 그에게 말했던 것처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보고 싶었다고 하는 말에 그는 작아진 동공으로 그녀를 응시하다 이내 고개를 빠르게 저으며, 자신의 머리 양쪽을 양손으로 붙잡으며 있을 수 없다는 표정과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 아니야, 아니야...! 이건... 이건....!"
여전히 꼭두각시인 것처럼 온몸의 관절을 뒤틀던 그녀는 입이 찢어져라 웃더니, 서서히 눈을 뜨고는 바라볼 수 없는 모습으로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당연하겠지만 그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었기에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으려 했다. 목과 눈꺼풀에 힘을 쥐었다.
하지만, 그가 있는 꿈의 세계는 그를 그렇게 괴롭히던 '검은 존재'가 만들어 낸 세계였다. 그가 어떠한 행동을 하든, 어떠한 생각을 하든, 모두 검은 존재가 원하는 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가 고개를 돌리려 해도 목은 돌아가지 않았고, 눈 또한 감아지지 않았다. 그가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여동생을 바라보는 것 밖에 없었다.
여동생이 난도질당한 시체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변하자, 그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머릿속에서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했던 여동생을 죽였던 그때 그 장면이 마치 방금 벌어진 일을 떠올리는 것처럼 회상되었다. 자신이 했던 말, 여동생이 했던 말과 비명소리가 그의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오고, 검은 존재가 자신을 비웃던 그 모습이 눈앞에 나타나는 듯했다.
그는 견딜 수 없다는 듯 동공을 미친 듯이 떨며 가쁘게 숨을 내쉬었다. 여동생이 아프다는 말과 함께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고, 자신에게 욕을 하며 객혈을 하는 모습을 본 그는 결국 처절하게 혼잣말을 하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니야... 그러지 마...! 그만해! 그만하라고!! 제발!!! 제발!!!!!"
미친 듯이 떨리는 동공에서 눈물이 흘러나오자, 여동생은 이 모든 것이 그의 탓이라고 하는 동시에 그의 목을 부러뜨리려는 것처럼 강하게 목을 쥐었다. 숨통이 막히는 바람에 아무런 소리를 내지 못 했던 그는 이렇게 있다가는 여동생에게 살해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여동생은 다 죽어가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발악을 하는 것처럼 서서히 손에 힘이 풀리더니, 결국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야 말았다. 그는 비명소리와 울음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그 자리에서 아무에게도 닿지 않을 말을 중얼거리듯 말했다.
"제발... 그만, 그만하라고...! 왜, 나한테... 왜, 그러는 건데... 왜...!!"
검은 존재는 그의 처절한 모습에 반응을 보이려는 듯 그의 등 뒤에 다가오고는 그대로 그의 귓가에 입을 대고는 무어라 말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여동생을 본 소감이 어떠냐는 말이 들리자, 그는 울음이 섞인, 그러면서도 새빨간 분노로 가득 찬 목소리로 검은 존재에게 소리쳤다.
"이 개XX가...!!! 이 개 같은 새X가!!! 내가 너 같은 새X 때문에...!!!"
그리고 그는 그대로 몸을 틀어 검은 존재에게 폭력을 가하려 했지만, 애석하게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검은 존재가 그의 몸을 굳혀버린 것이다. 검은 존재는 자신의 시선을 그의 얼굴에 옮기더니 그를 비웃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주겠다는 말과 함께 그가 괴물이 되었던 원인을 이야기하려 했다.
검은 존재가 하는 말은 물론 그 목소리조차도 듣기 싫었던 그는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지름으로서 검은 존재가 하는 말을 끊으려 했다. 하지만 검은 존재는 그의 입조차도 봉해버린 뒤 그대로 말을 이어나갔다.
검은 존재가 그가 괴물이 된 이유를 지목했을 때, 그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을 괴물이 된 이유로 지목하다니. 그가 꿈의 세계에 갇혀 있었을 당시에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 당시에는.
검은 존재가 자신의 옆에 있는, 바로 그 의사로 모습을 바꾸며 부정된 손을 그의 이마에 뻗자, 그가 꾸던 꿈이 문자 그대로 박살 나고 말았다. 검은색의 공간은 그가 지냈던 병실로 바뀌었으나,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의 모습은 바뀌지 않았다.
악몽에서 깨어난 그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더니 동공을 떨며 자신의 앞에 보이는 그녀를 응시했다. 혼란스러웠다.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 같았다. 방금 꾼 그 꿈은 무엇이었는가? 검은 존재의 말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던 것일까?
그리고, 눈앞에 있는 그녀는 과연 무엇인가? 평범한 의사인가? 아니면 검은 존재가 만든 환영? 그것도 아니라면... 검은 존재가 하던 말대로, 자신을 괴물로 만든 원인?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그 정체를 확실하게 알 수 없다.
그녀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너... 도대체 뭐야. 뭐냐고...?!"
당혹함과 공포로 가득한 목소리로, 그는 이성적인 판단을 할 틈도 없이 반사적으로 그녀에게 말하였다. 그녀가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 여기, 오랜만에 답레야! :D 공부... 하기 싫어... @ㅁ@ -
367 이름 없음 (21236E+54) 2016. 8. 8. 오전 8:51:08선안주 생존신고! 녹아드는 날씨... 더위때문에 지치신 어머니... 계속되는 공부와 여러가지 숙제들... 스트레스가 쌓여만 가는 요즘이야. ;ㅁ; 조금이라도 좋은 일이 생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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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이름 없음 (12029E+58) 2016. 8. 8. 오후 4:03:53저런..열심히 하고있으니까 꼭 결과가 답해줄거야 힘내. 답레말인데 지은이가 스스로 사실 내가 괴물입니다만? 하고 밝혀야하는건가 뭔가 어쩔 수 없이 밝혀야된다거나 들키는 식이 좋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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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 이름 없음 (79686E+53) 2016. 8. 8. 오후 4:34:50응원해줘서 고마워. 요즘 많이 지쳐있었거든. :) 답레는 지은이가 어쩔 수 없이 밝히는 쪽으로 가자. 지금 선안이는 검은 존재가 한 행동 때문에 공황상태가 됐고, 답레에서는 나와있지는 않지만 지은이가 자신을 치료하면서부터 일어난 괴상한 일들 때문에 지은이를 의심하고도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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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 이름 없음 (04977E+58) 2016. 8. 8. 오후 7:13:37내가 말하는 '어쩔 수 없다'라는건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불가피 한 상황에서 정말 이거(밝히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싶을 때야. 일단 지은이라면 잡아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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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 이름 없음 (04977E+58) 2016. 8. 8. 오후 7:18:17사실상 강선안 주치의인 주제에 "네- 내가 그 주범인 괴물입니다 마음껏 원망하세요-"는 빠른 전개인 감이 없지 않아 있어서 하는 말이야. 그 후 내용도 감당을 못할 것 같아서 선안이가 너무 큰 위험에 빠졌다던가(지은이가 뭐라도 하지 않으면 죽어버릴 수도 있는?) 정말 빼도박도 못할 증거를 통해 주장한다던가(사실 이 루트도 좀 위험해. 자칫하면 지워버릴 수도 있는 부분이고 정신병의 일종이라며 약을 처방 할 수도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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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이름 없음 (04977E+58) 2016. 8. 8. 오후 7:24:46여기까지 내 의견은 이래. 혹시 선안주에게 좋은 의견 있다면 말해줄래? 구체적으로 하고싶은 전개라던가 맞춰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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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이름 없음 (33072E+59) 2016. 8. 8. 오후 9:35:21음... 그렇게 된다면, 선안이 지은이가 괴물인걸 알게 되는 순간을 좀 늦추는게 좋을 것 같아. 지금은 지은이 계속 잡아 때는걸로 하고, 검은 존재가 이번처럼 선안이를 죽이려고 할 때 괴물임을 들키는게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예전에 선안이를 괴롭히는 검은 존재가 서서히 선안이의 여동생으로 모습을 변화시키다가 결국 후반부에 선안의 기억 속에 있는 여동생과 완전히 똑같게 변해버려서 자신을 죽인 벌을 받으라는 동시에 자기와 함께 존재 자체를 말소시켜 버리자고 말하며 선안이를 죽이려는 스토리를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 스토리를 지금 써보는게 어떨까 싶어. -
374 이름 없음 (49228E+57) 2016. 8. 9. 오전 12:17:00그 후는 검은존재의 소멸을 얘기하는거야? 스토리상에 있어서 필수적인 존재일텐데..검은 존재 자체는 현 한지은의 다른 자신(약간 개별적인 존재)이지 선안이의 상상의 인물? 같은건 아니었거든 초반 구상 때 애증적 관계에 대해 얘기한 적 있던..것 같아서 말하는데 검은 존재와 선안이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일거야 그것의 강약을 조절하고 더이상 두렵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게 한지은의 역할이기도 하고(쉽게 말해 검은 존재는 한지은이 맞지만 그 자체로 한지은이 아니라 아주 극 일부 중 하나인 존재쯤?으로 알아주면 좋겠다.)
그래야 밝히고나서도 둘 사이의 거리를 떨굴 수가 없는 구조가 돼. 아니면 그냥 둘 사이 멀어지고 원수되면 끝나거든 (애증의 관계란게 강선안에게 한지은은 그 목적이 단순 검댕이를 일시적으로 해결해보기 위한 수단으로 쓰든 뭐든 거리를 두면 본인 손해인 관계란거지 검은 존재가 지금 선안이의 정신질병의 '일부 책임'이 있는 근원이지 그 자체가 정신질병이 아니니까 그래서 싫어도 내쫓을 수가 없는? 그런 구도야)
그런 의미에서 검은 존재는 상황극 중 악역을 떠나 아마 전체적인 틀 안에서는 강선안과 한지은을 묶는 매듭쯤 되는 인물일거야. 내용 루즈해지거나 할 때 다시 우려먹게 되는 캐릭터가 될거고, 대략 이런 역할.
음..대강적인 인물의 역할같은 얘기를 떠나서 그럼 그 타이밍에 지은이가 선안이를 여차저차 구해내고 그 후는 어떻게 할건지 구상해둔게 있을까? 위에는 단순 내 추측에 의한..말일 뿐이고 어떻게 봐서는 질문에 가까우니까. 만약에 내 질문대로 만약에 검은 존재가 소멸한다고 하면 그 후 전개는 어떻게 될 것인지- 같은거. 그리고 우리 만난지가 좀 되서 가물가물 한데 우리 장르가 [시리어스 +연애물?] 연애가 들어갔던건지 헷갈려 분명 사이 좋아지는건 있었는데 러브라인까지 뻗어있었나 해서. 아 하기 싫다는게 아니라 혹시나 나 혼자 설레발 칠까봐 그게 걱정되서 물어보는거니 ㅇ,안심해줘(?)
그것도 그거지만 생각나서 쓰는건데 내가 주저리주저리 써놓으면서 사실 굉장히 미안함을 느끼고 있어, 내 딴에는 스토리 탈선이나 캐붕방지하면서 미래에 일어날 어떤 사건에 대해 (아직 다 구상해두지 않았으니까) 내용의 개연성에 있어서 정당성과 합리화(?)를 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놓기 위함이라 이것저것 길을 열어두려고 하거든 예를 들어 어떤 사건이 일어났고 결과가 이렇게 됬는데 왜냐하면 그 전 내용에 이런 떡밥?이 있었기 때문이지 -하는 그런거. 당시 그건 저걸 위해 만든 전개가 아니지만 그럴 듯하게 하기 위함이랄까.. 그러다보니 선안주가 나랑 있는게 노는게 아니라 그냥 작품활동하러 의무감으로 오게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분명 있어. 글 쓰는 스타일이 다르면 그것도 그것 나름 고역이니까. 그래서 답레 하나 작성하기 전에도 막 물어본다던가 도움을 요청한다던가 하는데 음.. 혹시 부담이 된다면 말해줘. 나는 주제가 라이트하다고는 생각 안해봐서 이렇게 가고 있는거지만 선안주가 라이트한걸 바란다면 개선하도록 노력해볼게. 얘기가 갑자기 세어나갔지만 언젠간 뭔가 해야될 말들 같아서. 안그래도 선안주 학업 스트레스 큰데 내가 글쓰기 숙제 내주고 있는거 아닌가 싶기도하고 부담 더 얹어주는걸 수도 있으니까. (혹시 모르지 내가 내 고집대로 막 밀고 나가고 있는 중일지도) 그래서 본인이 찔려서 쓴거지만 중간 점검차 딴소리 좀 했어 만약 내가 하는 소리 중에 이건 좀 아니다 싶은거 있으면 바로 찔러주길 바라. 우리는 서로가 캡틴이지 리더 하나 정해놓은게 아니니까 ;) -
375 이름 없음 (92204E+56) 2016. 8. 9. 오전 11:41:48음... 우선 검은 존재가 선안이의 여동생으로 모습을 바꾼 뒤 소멸하거나 하지는 않아. 검은 존재가 소멸될 때는 별 다른 일이 없는 한 선안이가 죽었을 때만 소멸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지은주의 말을 들어보니 위에 있는 설정을 쓰는 것은 조금 무리일 것 같네. 일단 내가 생각해둔 설정은 잠시 보류해보도록 하자.
그리고... 지은주가 생각한 설정대로 가자고 한다면 아마 선안이가 지은이 괴물인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을 좀 미뤄야 될 것 같아. 지금 당장은 선안이가 지은이를 추궁한다 하더라도 다 부정할 것 같으니까. 그러니 저번에 이야기 한 설정 중 선안이가 지은이 괴물인 사실을 알게 된 후 고뇌하는게 아니라 서로 어느정도 호감도를 쌓은 뒤 괴물인 사실을 알게 되는 쪽이 더 개연성있는 내용이 만들어질 것 같으니, 그걸로 하는게 좋을 것 같아.
음... 중간 점검차 다양한 이야기를 해 줬는데, 우선 저번에 이야기했을 때 연애가 들어갔었던 기억이 나.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후반부에는 약간의 힐링물 분위기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진행하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음... 이걸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될지는 모르겠어. 일단 불만을 가지고 있거나 돌리기 싫거나 그런건 전혀 아니니까 안심하고. 이 이야기는 지은주가 듣길 원한다면 하도록 할게.
앞으로의 스토리는 글쎄... 일단 지은이가 자신이 괴물이라는 사실을 계속 잡아때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사실 선안이도 검은 존재의 이야기를 그대로 믿거나 하지는 않을거니까. 일단 이 상황은 선안이가 지은이 괴물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알게 되었다는 것으로 끝내고, 다음 상황은 서로의 호감도를 높히기 위한 상황들을 짜보도록 하자. 어때? -
376 이름 없음 (57028E+54) 2016. 8. 9. 오후 2:33:29그래 그게 좋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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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 이름 없음 (83793E+58) 2016. 8. 9. 오후 5:35:12그럼 다음 답레는 지은이가 선안이의 말에 반박하는 잡아떼는 것으로 하고, 그 다음이나 다다음 답레 때 지은이가 병실을 나서는 것으로 이번 상황을 끝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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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이름 없음 (49228E+57) 2016. 8. 9. 오후 9:07:06현재 지은이는 선안이가 한 말을 다 들은 상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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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이름 없음 (83793E+58) 2016. 8. 9. 오후 9:08:58선안이가 꿈 속에서 한 말들? 응. 다 들은 상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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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이름 없음 (27349E+55) 2016. 8. 11. 오전 10:08:53선안주 생존신고! 이제 방학도 다 끝나가. 방학숙제와 생기부를 위한 수많은 과제들을 처리해야 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안았고...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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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 이름 없음 (44652E+60) 2016. 8. 13. 오전 11:16:26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 요즘 어떻게 지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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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 이름 없음 (94398E+56) 2016. 8. 13. 오후 3:35:53지은주 생존신고. 나는 요즘 글쎄..바빠야하는데 거의 넋놓고 지내고있네 답레는 연휴 내에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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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이름 없음 (85759E+61) 2016. 8. 16. 오전 6:59:37선안주 생존신고! 오늘은 개... 학... ;ㅁ; 이제부터는 정말 힘든 학교생활을 해야 해... 좀 더 쉬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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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이름 없음 (36482E+60) 2016. 8. 16. 오후 9:28:18지은주 갱신 아앗,답레 줄 타이밍을 놓쳤어..! 여유롭게 기다려줄 수 있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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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이름 없음 (85759E+61) 2016. 8. 16. 오후 9:40:32괜찮아, 지은주. 천천히 쓰도록 해.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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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이름 없음 (12335E+60) 2016. 8. 18. 오후 1:50:54선안주 갱신! 오늘은 개학 3일 차... 그럭저럭 학교 컨디션이 돌아온 듯 하지만 힘든 것은 여전해... 혹시 답레 쓰다가 막히는 게 있다면 알려줘, 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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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이름 없음 (64501E+49) 2016. 8. 18. 오후 4:50:11지은주 갱신, 답레 쓰다가 힘든거..는 역시 친해질만한 구실을 찾는거겠지. 아니라고 잡아 뗀 후에 어떻게 해야할지가 막막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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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 이름 없음 (75209E+52) 2016. 8. 18. 오후 5:10:13잡아 땐 뒤에 지은이가 병실에서 나와서 잠시 선안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게 좋을 것 같아. 친해질 구실이라면... 일단 시간 상 하루를 넘겼다고 하고, 선안이가 또다른 악몽을 꾸는 것으로(길지 않고 짧은 꿈. 검은 존재가 선안이를 도발하는 것으로 하는게 어떨까 하고 있어)하고, 꿈에서 막 깨어나 거친 숨을 쉬고 있는 선안이를 지은이가 발견해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검은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지. 그 과정에서 선안이가 감정이 격해지는 바람에 눈물이 나고, 그걸 지은이가 잠시 위로해주는 것. 그게 어떨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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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 이름 없음 (57316E+55) 2016. 8. 20. 오전 7:21:47선안주 생존신고! 개학 후 처음 맞이하는 주말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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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 이름 없음 (69126E+54) 2016. 8. 20. 오후 6:04:22지은주 갱신, 답레를 받은지 2주나 지나버렸어..아 요즘 왜이렇게 정신이 없을까 답레를 써야할텐데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 ;ㄷ; 저녁쯤에 더 써보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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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 이름 없음 (045E+53) 2016. 8. 22. 오전 6:26:37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 너무 무리해서 답레를 달아줄 필요는 없으니까 여유롭게 해 줘. 음... 혹시 상황이 너무 어렵게 흘러가거나 하면 이야기 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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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 이름 없음 (90093E+62) 2016. 8. 23. 오후 11:01:35선안주 오늘도 생존신고! 빨리 주말이 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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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 이름 없음 (20007E+57) 2016. 8. 25. 오전 3:01:26지은주 생존신고. 정말 겨를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어. 답레 자꾸 미뤄서 미안해 다음주 내에는 꼭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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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 이름 없음 (54471E+56) 2016. 8. 25. 오후 6:17:55선안주 생존신고! 응, 다음주 중에 보도록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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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 이름 없음 (75522E+58) 2016. 8. 27. 오후 9:26:11선안주 갱신! 이제 날씨가 많이 시원해졌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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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 이름 없음 (95787E+59) 2016. 8. 28. 오전 1:34:27지은주 생존신고. 그렇게 잡아먹을듯이 덥더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쌀쌀해지려고하네 ;/ 선안주 자꾸 답레 미뤄서 미안해. 내가 최근에 준비하는게 있어서 굉장히 바빠. 인생 최초의 시도라 되게 떨리고 긴장되기도 하고.. 시험은 아니고 사람들 앞에서 하는건데 보는 사람들이 좋게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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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 이름 없음 (89411E+60) 2016. 8. 28. 오후 3:39:19선안주 생존신고. 괜찮아, 일이 바쁘다면 그럴 수도 있지. 인생 최초의 시도라... 많이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하지? 그 심정 잘 알아. 비록 공부는 부족했더라도 나도 여러 대회에 참여하면서 그런 감정을 많이 느껴봤거든. 조언을 해주자면, 사람들 앞에서 하는 것이라고 해서 그 사람들을 너무 의식하지 마. '앞에 있는 사람이 내가 하는 행동을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면 정말 크게 흔들리게 되니까. 난 지금 혼자 있다는 생각을 하며 평소처럼 하는 것이 가장 좋아. ;) 또 하나 조언해주자면... 욕심을 버리는 것도 좋아. '내가 어떤 것에 평생을 바쳤고, 그러기에 이번 대회나 행사에서 무조건 통과하고 우승해야 해!'라는 생각은 절대 좋지 않거든. '떨어져도 좋으니까 한 번 해보자! 이런 것도 인생의 경험 중 하나니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면 신기하게도 모든 것이 잘 되더라. 나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몇 번 대회에서 최우수상 받아보고 대상도 받아보고 했었어.
하는 일 잘 됐으면 좋겠고, 너무 떨지 마. 행운을 빌게. :D -
398 이름 없음 (77745E+56) 2016. 8. 30. 오전 8:34:52선안주 갱신. 이제 슬슬 이 생활에 적응할 때가 됐는데... 아직도 피곤하고 힘드네. ;ㅁ; 지은주는 잘 지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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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 이름 없음 (72919E+56) 2016. 8. 31. 오후 9:52:30지은주 생존신고. 덕분에 도움 많이 되었고 잘 하고 왔어 ;) 오늘 집에 왔는데 피곤한지라 뻗기 직전에 안부 전하러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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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이름 없음 (3571E+57) 2016. 8. 31. 오후 11:09:43선안주 생존신고! 고생했어, 지은주. 잘 하고 왔다니 다행이네. :D 꼭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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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 이름 없음 (23611E+54) 2016. 9. 3. 오전 8:58:10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 요즘 잘 지내지? 난 아직도 정신없이 지내고 있어...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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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 이름 없음 (33486E+60) 2016. 9. 3. 오후 11:30:34지은주 생존신고. 짬짬히 써두던 텍스트파일이 충돌 때문인지 날아가버렸어..으아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도 잘 안나는데 처음부터 다시 써야해..ㅠㅠ
근데 그..내가 검은 존재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모르겠어 딱 거기서 막힌건 기억이 나거든. 선안주 어드바이스 잘 받았는데 저기서 내가 글 쓰려면 리액션 입장에서 써야할 것 같아서 -
403 이름 없음 (86192E+61) 2016. 9. 4. 오전 10:36:53선안주 갱신! 파일이 날라가버렸구나... ;ㅁ; 답레는 여유롭게, 천천히 줘도 되니 여유롭게 써 줘. :)
검은 존재에 대한 생각이라면 지은이 입장에서 하는 생각? 아니면 지은주 입장에서 하는 생각을 말하는거야? 일단 지은이 입장이라면 '조금 위험하고 이런 존재가 있다는 것이 당황스럽지만 크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는 존재'라는 입장이 어떨까 하고, 지은주 입장이라면 '선안이를 죽이려 하는 위험한, 그렇지만 아예 없어도 안되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어. -
404 이름 없음 (86627E+51) 2016. 9. 5. 오전 7:41:11엥..>>388 여기서 "꿈에서 막 깨어나 거친 숨을 쉬고 있는 선안이를 지은이가 발견해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검은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지. " 이 부분에 대해 얘기 하는거야! 근데 내가보기엔 388은 선안주가 액션,내가 리액션의 입장에서 써야 편할 것 같은 구조같다-이 얘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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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이름 없음 (86627E+51) 2016. 9. 5. 오전 7:44:17내가 모르겠다는건 지은이가 선안이에게 검은 존재에 대해 어떻게 얘기해주냐는거야 지은이가 검은 존재에 대해 알긴하지만 본인은 숨기는 입장인건데 어..모르겠네. 여러가지 생각이 있긴하지만 이게 확실한건지도 모르고 내가 헛다리 짚어버릴 확률이 높으니까 확답을 얻으려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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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이름 없음 (1616E+52) 2016. 9. 5. 오전 8:08:08지은이는 검은 존재를 알고 있지만 숨기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선안이에게 검은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거지? 음... 선안이를 계속 괴롭히고 있는 무언가라던지, 악몽을 만들어내는 무언가라고 말하면 어떨까 싶긴 해. 일단 지금 생각나는건 이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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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이름 없음 (75866E+60) 2016. 9. 6. 오후 4:59:33ㅅ,선안주가 그렇게 어드바이스를 줘서 뭔지 묻는건데 혼란스럽네 @ㄷ@ 선안주가 친해질 구실이 위로인데 그 전 단계에 지은이가 본 그것+검은 존재에 대한 얘기를 하는게 어떠냐고해서. 아..머리가 안돌아가- 못본새에 바보가 되어버린건가 정 안된다면 다른 방법이라도 더 짜내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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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 이름 없음 (34876E+59) 2016. 9. 6. 오후 5:09:38지은주가 이야기하는게 >>388 이거인거지? 여기서 검은 존재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거고. 일단 지은주가 어떤 것을 막혀하는지부터 알아야 할 것 같아. 그리고 내가 지은주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좀 미안하네... ;-; 지금 많이 답답할텐데. 요즘 공부나 그런 것에 신경쓰느라 나도 정신이 없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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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 이름 없음 (09107E+57) 2016. 9. 7. 오전 7:52:14내가 어디서 막히는지는 >>406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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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름 없음 (81429E+62) 2016. 9. 7. 오전 8:59:24그래? 음... 일단 나는 저번에 했던 >>127에서 지은이가 이야기했던 '검고 사악한' 이란 말처럼 지은이가 선안이에게 '당신을 계속 괴롭히고 있는 무언가가 있지 않나요?' 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어.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까 조금... 상황에 잘 맞질 않네. @-@
그럼 이렇게 하는게 어떨까 싶어. 검은 존재에 대한 언급을 하지 말고, 일단 '요즘은 어떤가요?'라는 식으로 일상적인 이야기를 해보는거지. 그 과정에서 선안이가 >>388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꿈 이야기를 하고, 그 과정에서 선안이가 괴로워하고 이걸 지은이가 위로해주는거. 이게 어떨까 싶어. 지금 검은 존재에 대한 언급을 하려 하면 상황이 꼬일 것 같으니까. 혹시 다른 생각이 있다면 알려 줘. -
411 이름 없음 (68601E+56) 2016. 9. 10. 오후 1:57:01선안주 생존신고하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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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이름 없음 (93727E+57) 2016. 9. 10. 오후 2:54:31지은주 갱신.최근에 잠을 4시간 반 이상 자본 적이 없는 것 같아..자꾸 선안주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도 염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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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이름 없음 (932E+58) 2016. 9. 10. 오후 6:43:18지은주, 요즘 일이 많았나 봐. 잠을 많이 자본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을 보니까. ;-; 괜찮아. 저번에 지은주가 이야기 한 것 처럼, 우리는 여기에 놀기 위해 온거지 전문적인 글을 쓰기 위해 온 것이 아니잖아. 지은주의 답레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힘들다면 천천히 쉬었다 와도 돼. :) 난 언제든 기다려 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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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 이름 없음 (19737E+49) 2016. 9. 13. 오후 12:38:27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 추석 잘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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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이름 없음 (62403E+60) 2016. 9. 16. 오전 12:04:55꿈 이야기에 대해서 말인데. 지금 내가 쓰려는데 필요한건 선안이의 꿈 이야기이지만 선안이는 아직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는걸. 지은이가 선안이 꿈에서 뭐가 일어난건지 모르는건 아니지만 선안이가 괴로워하는 장면까지 내가 각색해서 써야한다는 얘기인건가 물어보고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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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한지은-강선안 (62403E+60) 2016. 9. 16. 오전 2:28:48그를 재워두고 잠시간 시선을 그쪽으로 고정하며 생각을 정리하다가 이내 포기한건지 손가락으로 머리를 짚었다. 항상 이런식이지 난.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꾹 눌러 지압하며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할 일은 그저 그의 상태를 지켜볼 뿐이었다. 정확히 말해서는 그가 언제 깨어날지만을 지켜볼 뿐이었다. 혹시라도 꿈 안에서 헛된 것이라도 만나지는 않을까 걱정이랄 것도 해보았지만 그에겐 별 효용이 없었을 것이다. 뭘 하든 내 핑곗거리에 불과했다. 그에게 사실을 가리자는 이유로 마음대로 기억을 지우고 어쩌는건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짓임을 본인도 알고 있었다. 그는 내게 이런 반성의 시간을 주기에도 가까웠던건지 잠에든지 얼마 되지 않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한껏 얼굴을 찡그리더니만 손을 한껏 파들거리며 고개를 내리 저었다.
[... 아니야, 아니야...! 이건... 이건....!]
뭐가 그렇게도 아닌지 중얼중얼 떠들어대며 뭔가를 부정하다가 정지한 듯 멈춰있었다. 참으로 변덕스런 상황이었다. 다만 그의 표정은 참으로 일관되게도 한결같이 겁에 질려있었다. 소리라도 지를 수 없었던건지 그 자리에 굳어 몸을 떨며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이내 참을 수 없는지 터져나오는 듯한 처절한 비명이 병실을 가득 메웠다. 누구라도 들을까 나는 급하게 이 공간의 시간을 멈춰버리고 말았다. 혹여나 다른 의사라도 들어올까 두려웠던걸지도. 울리는 병실 외의 병동은 정말 미친듯이 고요했다. 그 괴리감에 잠시 몸을 부르르 떨어내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아니야... 그러지 마...! 그만해! 그만하라고!! 제발!!! 제발!!!!!"
아까부터 알고는 있었다. 아니 예상한게 들어맞았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만 본인이 그다지 믿고싶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너는 나 나는 너, 같은 하나지만 너무나도 다른 우리. 넌 어디서 태어났니? 바로 내 안에서. 그것은 그의 목이라도 잡아채어냈는지 선안은 가뜩히나 잘 쉬지도 못하던 숨을 이내 컥컥대기 시작했다. 내가 할 수 있는거라곤 딱히 없었다. 단지 지켜보는게 내 할 일이었다. 참 가지가지 방법으로 사람 괴롭히는구나 싶어 헛웃음을 터트렸다. 흔히 말하는 실성에 가까웠다. 누가 지나가다 본다면 오해라도 할 만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의 목을 서서히 조여 이내 움켜잡던 손이 시들해졌는지 그의 숨은 가빴음에 변함없지만 적어도 컥컥대지는 않았다.
"제발... 그만, 그만하라고...! 왜, 나한테... 왜, 그러는 건데... 왜...!!"
아까는 그렇게 울듯이 소리를 높이더니 지금은 그 울음이 분노로 바뀌었다. 본체라도 만난 것일까 괜히 내게 하는 소리들 같아 긴장한건지 피가 몰려 저릿한 손끝을 손톱으로 꾹꾹 눌렀다.
"이 개XX가...!!! 이 개 같은 새X가!!! 내가 너 같은 새X 때문에...!!!"
본체라도 만난 것일까 괜히 내게 하는 소리들 같아 긴장한건지 피가 몰려 저릿한 손끝을 손톱으로 눌렀다. 그가 만난 누군가는 그의 말을 전부 묵살하고 자기 얘기만 떠벌리고 있는건지 대화는 더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애꿎은 손 끝을 괴롭히다가 그가 뱉는 욕짓거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내 손에서 살짝 떨림을 느껴버린건 그 때 였을지도 모른다. 언제나 들었던 말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겉으로 티 안내고 상처를 덜 받을 수는 있어도 안 받는건 아니니까.
그가 가위라도 눌렸던 사람마냥 눈을 번쩍 뜨더니 나와 바로 마주쳤다. 작게 흠칫했다만 이내 찔린 구석이라도 있는 사람 마냥 눈을 잠시 피해버렸다. 뭐라도 들어버린걸까 내게 정체를 묻는 그의 질문에 그와 눈을 마주쳤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차갑고도 감정없는 눈이었다. 눈은 마음의 창, 나는 그 창을 닫는 방법을 안다. 내가 여태 살면서 익힌 기술 중 하나였다.
"당신 주치의 입니다, 넓게 말해..그냥 사람이고요"
사람도 아닌게 사람인 척은, 본인은 속으로 자기비하를 하며 비웃었다. 그렇다고 내가 그래 나 괴물이다- 하기에도 웃긴 상황 아니었겠는가? 애초에 '괴물'이란건 누가 붙혀준 흉측한 이름인지. 언젠가인지조차도 모르게 나도 나 자신을 괴물이라고 하고있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괜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저런 말을 한다는건 나도 날 괴물이라고 인정하는거잖아. 그렇다면 날 정의할 한 단어는 뭐지? 그를 위로해줘야한다는 생각에 의무적으로 잡은 인간의 손은 참으로 차가웠다. 핏기가 빠져 새하얀 피부는 너무도 연약해보여서 곧 불에 타서 사그라버릴 것만 같았다.
"악몽,꾸셨나봐요. 일어나자마자 당신 주치의 보고 그런 소리 하시는거 보면. 꽤나 현실적이었나보죠?"
"차라리 욕이라도 시원하게 하고오지 그랬습니까? 그럼 적어도 억울하지는 않을건데. "
"선안씨는 말입니다, 꿈을 꿀 때 말을 해요. 간단히 말해 잠꼬대라도 한다는겁니다. 보통 잠꼬대는 신경이 약한 사람한테 주로 나타나요. 잠도 얕게 잘 때나 나타나곤하죠. 인상깊고 자극적이었던 일을 수면 중에 되새겨보고 재생하는 과정에서 생기는거죠. 그런 상황 속에 제가 있다면, 그러니까 제 3자가 있다면 선안씨가 하는 말을 듣게될거고..대충 무슨 상황인지는 알게되겠지요."
"정말 의도치 않게, 미안하게도 당신 잠꼬대 여러번 들어버렸어요. 하지만 내가 들은 당신의 꿈 중에 행복한 꿈은 없었어."
사람이 어쩜 그리 비관적이고 위축되어있는지. 보는 사람마다 의심을 하고 자기 자신조차 잘 믿지 못해 벌벌 떠는 사람. 인간으로 태어나 같은 인간을 의심하고 그 속에서 적응하지 못해 살지 못하고. 이 가엽고 비참한 현실이 전부가 정말 나의 탓이었던걸까.
"사람은 전부 빛을 달고 살아요. 그 친구 그림자는 세트고. 어쩔 수 없는 이치인거지. 하지만 순전히 양으로 따지기에도 사람마다 다 다른걸. 내가 햇빛 쩅쨍 내리쬐는 들판에 서있느냐. 희미한 전등만이 비추는 터널 구석에 틀어박혀있느냐. 그 차이죠. 내가 어디서 어떻게 있느냐에 따라 그 조건과 상황도 달라지는겁니다."
"하지만 걔네들은 사람을 적응시키는 힘이 있어요. 거기에 가두려는 욕심이 있어요. 특히 까만애는 그게 어디든 내가 그 안에서 나갈 수 없다는 믿음이란걸 심어줘. 본인이 저 밖으로 발을 내밀지 않으면 빛을 받을 수 없는걸. "
"당신은 용기가 부족한게 아니라 단지 피부가 약해서 빛을 받으면 타버리니까. 자신을 지키려고, 그뿐이야. 다만 그 약해진 피부를 건강하게 치료해주는게 내 역할이고요. "
"당신 힘든거 알아요, 뭐라도 해보려 했다가 또 분명 어딘가에 데여서 다시 꽁꽁 숨어버렸겠지. 아무도 자기 말 안믿어줘 미친사람 취급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선안씨는 본인 입으로 정상인이라면서요. 그런데 몇년 씩이나 여기 있는거 보면 얼마나 답답하겠어. "
너한테 약물치료가 아무 소용 없다는 것도, 내가 아는 코스대로 딱 해버리고 나면 나도 그냥 일반 의사와 다를게 없는 돈벌이라는 것도. 난 이미 알고 있어. 당신은 저딴 약물이 아니라 공감과 이해가 필요했던거잖아. 그러니까 날 믿으라고요 내가 정신적 받침대가 되어주겠다고.
"말해봐요. 오늘은 그 놈이 뭐라덥니까? 아이스크림이라도 뺏어먹겠데요?"
난 언제부터 이런 적극적인 사람이었나. 그에게 느끼는 단순 동정과 내 안에서 저릿하게 베어오는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나는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그에게 속사포처럼 쏟아버리고 말았다. 쏟고나니 괜한 짓거리 한 것 같아 뒷수습할 생각에 골치가 아파왔다. 감성이 이성을 이겨버린 단 한 순간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차분하게 읊조려버린 저 말은 대체 누구한테 하던 말이었을까. 강선안? 내 자신? 본인도 사실 분간할 수 없었다.
/그냥 올릴게. 캐붕이 상당히 일어나버린 것 같지만..어...아닐지도. 꿈 이야기를 직접 뱉고 하는 부분을 그냥 마지막에 내가 물어보는 식으로 처리해버렸어 그거 아니면 딱히 방법 없겠더라고 선안이를 내가 컨트롤하지 않는 이상. 답레 고칠거 있으면 고칠게 -
417 한지은-강선안 (62403E+60) 2016. 9. 16. 오전 2:29:40아? 이제보니 선안이가 말한거 대괄호 처리한다는게 잊어먹고 처음 친거 외에 안해놨네? 이런 모자란...///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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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이름 없음 (86137E+61) 2016. 9. 16. 오후 3:59:18선안주 생존신고! 앗, 답레다! :D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반가운 기분도 들고 그렇네. >>416 봤고, 따로 고칠만한 건 없는 것 같아! 답레 쓰느라 고생했어. 내가 상황 설명을 잘 해주지 못해서 많이 답답했을텐데. 추석 연휴 잘 보내고 있어? 그랬으면 좋겠다. 답레는 일주일 내로 해서 주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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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이름 없음 (74333E+59) 2016. 9. 16. 오후 8:56:00지은주 생존신고. 연휴..음 딱히 연휴라고 느껴지진 않지만 나름 잘 보내고 있어. 내가 받을 답레에 대해 (이번 뿐만 아니라 전체 통틀어서) 요구사항이 하나 있다면 리액션에 그치지 않고 전개를 이끌어나가주는 것 까지도 해주었으면 좋겠어. 보다보면 스토리 리드를 다 내가(지은이 쪽에서) 하고있는 기분이라 혼자 이끌어나가기도 무리가 있거든..내 주제글에 대한 반응만 쓰는게 아니라 그 이상으로 더 나아간 전개가 있었으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야. 그렇다고 매번 그렇게 해달란 소리는 못하고 선안주 판단하에 적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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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이름 없음 (62496E+60) 2016. 9. 18. 오후 12:44:54선안주 생존신고! 확인했어. 저번에 시간이 나서 내 답레를 좀 살펴봤는데... 지금까지 지은주가 많이 힘들었을 것 같더라고. 나도 부족한 면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요즘따라 계속 지은주에게 폐를 끼치고 있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어. 지은주가 이야기 한 것 처럼 전개를 이끌어나가는 반응을 해보도록 노력해볼게.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너그럽게 봐주는 것 같아서 고마운 마음도 들어. :) 미안하고, 고마워. 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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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 이름 없음 (47396E+54) 2016. 9. 21. 오전 7:58:12선안주 생존신고! 답레는 내일이나 모레 중으로 주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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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이름 없음 (33154E+61) 2016. 9. 23. 오후 11:02:51선안주 생존신고. 오랜만에 글을 써서 그러는건지 진도가 잘 나가질 않네... ;ㅁ; 미안해. 답레는 주말 중으로 줄 수 있을 것 같아. 주말에는 꼭 주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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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 강선안 - 한지은 (96427E+59) 2016. 9. 25. 오후 2:47:44끔찍한 악몽 속에서 깨어난 뒤 한 첫 행동. 바람직한 행위는 아니었지만, 검은 존재에게 농락을 당한 그에게는 이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었다. 이런 질문 단 한 개로 그녀의 진실이 담긴 대답을 바랄 순 없겠지만, 그는 이 질문을 통해 검은 존재가 악몽의 끝자락에서 한 이야기의 진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다. 대답과 표정의 변화를 통해서.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녀가 자신의 주치의이고 사람이라는 말과, 평소와 똑같은 차가운 눈과 감정을 읽을 수 없는 표정이 고작이었다. 그녀가 차디찬 손으로 그의 손을 잡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행동이 있긴 했지만 그가 바라던 이야기의 진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여전히 떨리는 동공으로 그녀를 응시하던 그는 손에 차가운 기운이 돌자 황급하게 시선을 손으로 옮겼다. 핏기 없이 하얀 손이 자신의 손을 덮고 있는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차가운 손은 그에게 온기를 전해주지 못하고, 역으로 자신의 손에 미약하게 남아있는 온기를 그녀에게 전해주게 되었다.
그의 질문에 대답한 후, 그녀는 그에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악몽을 꾼 것이냐는 질문과 함께, 그동안 그가 했던 잠꼬대를 모두 들어버렸다고 말했다. 그의 꿈 중에서 행복한 꿈은 없었다는 말과 함께. 그는 깜짝 놀라는 동시에 예전에 있었던, 이와 비슷한 일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녀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 저 나갔다. 사람은 빛과 그림자를 달고 살며, 그림자는 사람을 적응시켜 자신이 있는 곳에 가두려고 한다는 말과 함께 그 이야기를 들어 그가 처한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그의 처지를 이야기하며, 위로해주었다. 그 위로에 몸이 대답이라도 하는 것인지, 그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말의 말미에 나온 그녀의 질문을 듣고, 그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자신이 꾼 꿈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는지. 맞는다면, 어디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병원에 입원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이 정도로 자신이 놓인 상황을 이해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옳을까? 그토록 믿지 못 했던 그녀를 믿고 의지하는 것이 답일까? 그는 혼란스러워했다. 하지만 하나는 알 수 있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그녀를 대한다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결정을 해야 한다. 그동안 그랬듯이 그녀의 말에 침묵으로 일관하던지, 아니면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자신의 처지를 바꿀 생각을 하던지. 그녀가 다른 의사들과 똑같다는 생각은 검은 존재의 이야기로 인하여 부서졌다. 대답한다고 해서 그녀가 자신을 미친 사람으로 취급할 일은 없었다. 왠지 모르게, 차디찬 그녀의 손이 따뜻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 온기의 출처가 자신의 손인데도.
침묵을 깨고 나온 작은 목소리는 공포에 젖어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각오가 담겨있었다.
"... 그 녀석, 처음에는 여동생의 모습을 했어. 뒤틀린 모습으로 있었고."
끔찍한 악몽을 회상했던 탓인지, 단 한 마디의 말을 했음에도 그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기 시작하고, 목소리도 점차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날 욕했어. ...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가며. 비명도 지르고..."
"마지막엔 내 목을 쥐더니... 그대로 쓰러졌어."
눈물이 그의 얼굴을 타고 떨어지자, 그는 그녀가 잡지 않은 손을 얼굴에 올리고는 눈물을 닦았다. 말을 하면 할수록, 목소리의 떨림도 점차 심해졌다. 그는 고개를 살짝 들며, 그녀의 눈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맞추며 말을 이어나갔다. 검은 존재가 한 이야기의 진위를 밝혀야 한다는 생각은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린지 오래였다.
"... 그리고, 본 모습으로 나타나더니... 너로 변했어."
그 한마디의 말을 마지막으로 그는 눈물을 닦던 손으로 얼굴을 덮더니, 이내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울기 시작했다. 공포, 죄책감, 혼란. 평소라면 공황상태에 빠졌을 그이지만, 이 상황에선 이상하게도 눈물이 나왔다. 그 눈물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진실은 그조차도 알지 못 했다.
// 너무 오랜만에 써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필력이 좋지 못하네... 캐붕도 많이 일어난 것 같고. (@_@ ) 그런데 전개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아. 고칠 부분이 있다면 꼭 이야기 해 줘...! -
424 이름 없음 (87824E+59) 2016. 9. 28. 오전 9:57:31선안주 갱신하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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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이름 없음 (74434E+66) 2016. 9. 30. 오후 4:59:17지은주 생존신고. 선안주 지금 시험기간이지? 공부 열심히하고 ;) 최근에 숨 쉴 틈도 없이 바쁜데다가 불면증에 시달리느라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2시간인데 그 마저도 깊게 못자서 답레 써줄 정신이 전혀 못돼..생존 신고는 주기적으로 하겠다만 일단 2주 정도 시간을 줄 수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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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강선안 - 한지은 (86067E+62) 2016. 10. 1. 오전 12:22:29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 엄청 바쁘게 지내고 있네. ;ㅁ; 2시간 밖에 못잔다면 많이 피곤하고 힘들텐데... 힘 내라는 말 밖에 해줄 수가 없어서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네. 답레는 언제 줘도 상관 없어. 2주는 물론 한 달 정도 뒤에 줘도 괜찮으니까 건강 챙겨가면서 컨디션 좋을 때 답레 달아 줘. 너무 무리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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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이름 없음 (21124E+58) 2016. 10. 4. 오전 6:55:37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 연휴 잘 지냈길 바라.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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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강선안 - 한지은 (0575E+59) 2016. 10. 6. 오후 11:05:59선안주 오늘도 생존신고!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많이 힘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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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이름 없음 (22986E+60) 2016. 10. 9. 오후 3:55:40선안주 오늘도 생존신고 하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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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이름 없음 (97283E+57) 2016. 10. 11. 오후 8:53:29지은주 생존신고. 선안주 아직도 시험 기간이려나 모르겠네. 아직 시험 기간이라면 노력은 헛되지 않을거니까 조금 더 힘내고 끝났다면 점수가 어찌됐든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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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 이름 없음 (67541E+61) 2016. 10. 12. 오전 8:16:29선안주 생존신고. 격려 고마워, 지은주! 오늘부터 시험이라 오늘 볼 과목들 마지막으로 공부하고 있어. 요즘 공부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서 큰일난 것 같지만...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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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 이름 없음 (56525E+54) 2016. 10. 17. 오후 11:11:16선안주 오늘도 생존신고! 이제 시험이 끝났어. 그렇게 잘 보지는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끝나니 후련하긴 하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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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 이름 없음 (23127E+58) 2016. 10. 19. 오전 1:13:31잘했어 시험 이제야 끝났구나. 난 여전히 바빠서 쓸 겨를이 없네, 또 쓰려고 하니 어떻게 써야할지 감도 잃어버린 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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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 이름 없음 (01498E+57) 2016. 10. 21. 오후 8:17:28선안주 생존신고하고 갈게. 괜찮아, 지은주. 바쁜 일이 끝나면 그 때 천천히 답레 줘도 돼. 글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음이 따라가는 대로 쓰면 좀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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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 이름 없음 (31658E+58) 2016. 10. 24. 오후 11:50:50좀 많이 걸릴것 같아 이번엔 특히. 요즘 바쁨의 정점을 찍는 중이라 밤샘도 많고하거든 중간중간 생존신고는 할테니 선안주도 여유롭게 있어줬으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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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이름 없음 (32955E+51) 2016. 10. 26. 오전 8:41:47선안주 갱신. 확인했어! 이제 슬슬 연말이다 보니까 많이 바빠졌구나. 괜찮아, 시간 날 때 천천히 써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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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 이름 없음 (98042E+58) 2016. 10. 31. 오후 4:30:05선안주 생존신고 하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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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 이름 없음 (18222E+57) 2016. 11. 6. 오전 9:32:18선안주 생존신고! 음... 지은주, 요즘 많이 바쁘지? 일이 빨리 처리되고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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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 이름 없음 (78601E+58) 2016. 11. 10. 오전 12:32:02아..?얼마전 분명 생존 신고를 했는데 글이 안올라갔네, 이제야 다시 생존신고 해 ;( 바쁜건 여전해. 언제쯤이나 다시 올 수 있을런지..사실 잘 모르겠어 실질적으로 시간이 아예없거나 틈이 안나는건 아니지만 온전히 글에 전녕하면서 쓸 수 있을정도의 시간은 없다고보거든 언제나 이해만 바래서 너무 미안하네 기다려줘서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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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 이름 없음 (9806E+54) 2016. 11. 14. 오전 8:59:24선안주 생존신고. 글을 쓸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니 많이 아쉽다... 빨리 바쁜 일이 처리됐으면 좋겠다. 기다리는건 괜찮으니 너무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 여유가 되면 와. 그게 몇 달 후여도 괜찮으니까. 일 잘 처리하고, 다음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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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이름 없음 (36899E+60) 2016. 11. 22. 오전 6:47:36선안주 오랜만에 생존신고. 요즘 하도 정신이 없어서 생존신고가 늦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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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 이름 없음 (92393E+55) 2016. 11. 25. 오후 5:01:37지은주 생존신고. 둘다 정신없구나. 여전히 쓸 시간이 없고 최근엔 글 쓰는 감도 잃은 것 같아..현실에 너무 치이다보니 여기에 신경쓸 겨를이 없네. 일단 3주 후..쯤 다시 올게 아마 그 전에 올지도 모르겠지만 오래 기다리게해서 매번 미안할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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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 이름 없음 (24049E+59) 2016. 11. 29. 오전 6:44:20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는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구나. 괜찮아, 늘 말했듯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 그럼 3주 뒤에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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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 이름 없음 (07078E+56) 2016. 12. 6. 오전 6:37:22선안주 생존신고. 다음주에 시험이 있어서 생존신고가 늦어버렸네. 빨리 시험이 끝났음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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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 이름 없음 (76933E+58) 2016. 12. 19. 오후 6:37:36오랜만에 선안주 생존신고. 드디어 시험이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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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 이름 없음 (48941E+53) 2016. 12. 21. 오전 1:57:56지은주 생존신고..! 수고했어 선안주. 여태 네트워크 문제 때문에 골머리 썩히느라 이제 글 쓰기를 시작하지만 역시나 잘 안되고있네 ;( 감을 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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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 이름 없음 (01935E+54) 2016. 12. 25. 오후 7:50:29선안주 생존신고! 지은주,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냈어? 수고했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음...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면 그동안 써 왔던 지은주의 글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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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 이름 없음 (7427973E+5) 2016. 12. 27. 오전 2:56:38크리스마스라..이브 전날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고열몸살..?에 시달리고있어. 덕분에 이번 크리스마스는 약기운에 쩔어서 잠만 자고 말았네. 내용의 흐름이 어디까지인지 파악하는게..일단 좋겠지? 사실 저기서 어떻게 반응해야하는지 부터가 막혀서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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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 이름 없음 (6547605E+6) 2017. 1. 1. 오후 6:43:40선안주 생존신고! 그나저나 고열몸살에 시달리고 있다니...?! 요즘 독감이 돌고 있다고 하는데, 설마 독감에 걸린거야?! 지금은 다 나았으면 좋겠고, 만일 아직 낫지 않았다면 빨리 낫기를 기원할게...!
답변에 반응하는건 일단 지은주가 지은이가 됐다는 생각을 하고 저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라는 생각을 하는게 좋아. 당장 생각나지 않는다면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하고. 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 너무 무리해서 답변 주려고 하지 마. 그럴수록 스트레스만 받고 글쓰는게 무거운 짐이 될 뿐이니까.
이제 2017년이다...! 이번 해는 잘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할게! 새해 복 많이 받아! -
450 한지은-강선안 (9668116E+4) 2017. 1. 15. 오후 9:56:20너무나도 뻔하고 예상 가능한 반응. 그리고 짜식게 돌아오는 대답. 그는 최선을 다한 질문이었고 그녀는 최선을 다한 거짓말이었다. 그는 진실을 얻을 수 없었지만 그녀는 존재에 대한 신뢰를 유지했다. 그는 내 시선과 표정을 살폈고 난 그저 그의 눈만을 지그시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그제서야 제 손을 덮고 있는 내 손을 보았고 그 때는 이미 그의 온기가 되려 내 손으로 한참이나 넘어 올 쯤이었다. 내가 그를 달래보고자 늘어놓는 연설 끝에 뱉은 질문에 여전히 겁에 질려 꼬리 말은 짐승처럼 깜짝 놀라곤 했으며 위로에 반응한 몸은 축 쳐지기 일쑤였다.
뭔가 꼬물대는 그의 움직임은 아무리 눈치 없는 사람이 뵈기에도 망설이는 눈치였다. 특히, 뭔가를 말하기를 망설이는 눈치. 자신의 내면과 싸우고 있으려니 하며 그저 기다릴 뿐이었다. 우리 사이엔 잠시간의 침묵이 흘렀다 아주 고요하고도 차분한 침묵이었다. 이내 결정을 한건지 그의 목소리를 꾹 닫혀있던 입술을 비집고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저게 무슨 의미인지는 한 지은 본인으로써 더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에 경청했다. 역시나 그 때의 일만 기억하면 터져버리는 눈물은 그의 시야를 가리고 목소리를 떨게끔 만들었다. 눈물은 구태여 내가 닦아주거나 하진 않았다.
언제나 그랬지만 자존감은 바닥을 치는데다가 여동생 관련 일만 나오면 무조건 자기탓을 하며 본인을 갈구는데 도가 튼 사람이었다. 나름 그만의 노력을 했었겠지. 하지만 그 누구도 이해해주지 못했고 이해하기 전에 자신이 저질러버린게 한 순간의 그저 꿈으로 남아버렸다는 사실은 그를 대변해주지도, 위로해주지도 못했다. 그저 혼자만 아는 답답한 진실에 갇혀서 여태 살았겠지. 한참이나 그의 얘기를 늘어놓다가 그 검은 것이 나로 변했다는 말을 마치고 그는 펑펑 울어버렸다. 무슨 의미였을까. 나에 대한 배신감? 두려움? 공포? 나는 자신에 대한 부정을 다시한번 느끼기 시작했다.
"아, 그래요. 그냥 악몽이었을겁니다."
그저 형식적인 말이나 뱉으며 그를 달래지만 얼굴은 여전히 읽을 수 없는 표정만 가득할 뿐이다. 훗날 이 사실에 대해 밝혀주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혹여 알려 주었다가 자살하는건 아닐까 걱정도 해보고. 곧 머릿 속에서 떠나가긴 했지만 잠시간의 스쳐간 폭풍이었다.
"강선안 환자는, 그래서 그 검은 존재가 하는 말을 믿습니까?"
이게 다 네 탓이라던가
그게 사실 나라던가.하는 그런 말.
/미안해 어떻게 쓰긴 했는데 생각한 분량에는 못미치는 것 같네. 너무 늦어서 다시한번 사과할게 -
451 이름 없음 (395772E+55) 2017. 1. 19. 오전 11:19:20선안주 오랜만에 생존신고. 오랜만에 지은주의 답변을 받아보네. 쓰느라 고생했어. 요즘 지은주가 많이 바쁘고 힘든 바람에 예전에 비해 답변을 조금 늦게 받은 것 같아. 그래서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좀 진지하게.
혹시 지은주에게 이 보트가 일종의 짐이 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들어. 요 몇 달간의 생존신고에서도 예전의 즐거워하고 글을 좋아하던 모습이 아닌 바쁘고 지친 모습만이 보인 것 같거든. 물론 현실의 일이 중요하고 그 일때문에 지치고 힘들다는 점, 충분히 이해 해.
하지만, 한 세 달 정도동안 지은주를 기다리면서 지은주가 나랑 같이 돌린다는 것이 무거운 짐이자 글쓰기 숙제가 된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이 들어서. 그런 의미로, 한 번 물어볼까 해.
지은주는 이 보트, 그리고 나랑 돌린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혹시 나랑 돌린다는 것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아?
이제 우리가 같이 돌린지 10달이 지나가고 있어서, 중간점검하는 겸 해서 물어보려고. 혹시라도 내가 쓴 글 때문에 상처받거나 하면 진심으로 사과할게. 되도록이면 지은주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쓰려 노력하려 했지만 그러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사과할게. -
452 이름 없음 (0120739E+5) 2017. 1. 20. 오전 1:20:32지은주 생존신고.
솔직히 선안주의 말을 들으니 흠칫하는 부분이 없진 않아. 시기상 많이 바쁘고 뭐 하나에 30분 또는 1시간 정도 투자한다는게 쉽지 않으니까. 사실 현실에서 좀 많이 치여 살았어, 잠도 줄여가면서 할 것도 생기고. 그러다보니 캐릭터에 이입을 못한다거나 진행을 어디까지 했나, 선안이의 감정은 어디까지 나아갔던 상태였나 헷갈리기도 해서 뭐라도 하는 김에 제대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렇기엔 다시 돌아가 이해하고 이입을 하기엔 시간이 부족했거든..내가 여기서 밝게 올 수 없었던건 현실의 일도 있지만 염치가 제일 한 몫 했어. 늦게 오는 주제에 밝게 들어오면 그것나름 염치 없는 것도 없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의욕부진으로 보였..던걸까. 그럴 수 있지 나 같아도 그렇게 생각할거야. 이 보트가 무거운 짐이자 글쓰기 숙제의 느낌은 아니야, 다만 내 쪽에서 이입을 못하고 튕겨졌던게 문제였지. 그러다보니 글이 매끄럽게 써지지 않는다던가 캐릭터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다거나 어휘력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해버리니까 대충 써서 내놓지 못하겠더라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그랬어. 나는 늦게 들어왔지, 선안주는 여태 기다려줬는데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글쓰기에 선안주가 실망할까봐.
이 말들도 선안주가 물어봐주지 않았으면 내가 먼저 할 말들이었어, 다만 그 기간이 오래 망설여졌지. 혹여나 선안주도 지금 날 기다리는게 귀찮아지는게 아닐까 질리는게 아닐까 하고 겁도 났고.. 선안주에게 혹시 가능하다면 정말 염치 불구하고 올해 11월즈음에 보트를 다시 띄우면 안될까 하고 부탁하려고도 몇 번이나 생각했는데 많이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네. 선안주가 먼저 물어봐줘서 고맙기도하지만 한편으로는 선안주가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두렵기도해.
내 쪽은 사실 붙잡고 싶어. 만약 여유롭게 기다려만 준다면야..나 혼자 너무 욕심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하지만 :( 솔직히 말해서 바쁜건 올해가 지나야 잠잠해질 듯 해. 대충 무슨일인지 예상이 갈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응..내가 하고싶은 말은 이 보트 자체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큰 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다만 선안주가 최근처럼 계속되는 기다림에 얼마나 버텨줄 수 있는지가 걱정될 뿐이야. 아직 이야기는 극 초반에 그치고 있고 그저 의무감에 날 기다리고 있는게 아닐까 해서..이만 마무리 하면서 혹여 내가 제멋대로 해버린 생각에 상처를 입었다면 사과할게.. -
453 이름 없음 (6599397E+5) 2017. 1. 29. 오후 9:52:30선안주 생존신고 할게. 내가 한 질문에 대답해줘서 고마워. 늦게 온다고 해서 염치 없이 보이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밝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거나 하지 않아도 돼. 현실의 일 때문에 글에 몰입할 수 없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 해. 나도 그런 적이 몇 번 있었으니까.
글의 퀄 때문에 실망하거나 하는건 없으니까 너무 부담 가질 필요 없어. 지은주가 글을 써준 것만으로도 좋으니까. :)
음... 지은주가 현실에서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대강 알 것 같아. 어쩌면 나도 지은주랑 같은 상황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겠고. 이제 나도 고3이 되는지라 글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한건 사실이야. 그 시간동안 공부에 집중해 봐야지.
그러니... 지은주가 나에게 부탁하려 한, 11월에 보트를 다시 띄어보자는 거 있지? 이런 말 해도 될까 싶지만, 어쩌면 그것도 좋은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 돼. 서로 재충전과 현실의 일에 집중하면서 돌아오는 것도 좋을 것 같거든.
혹시 이 생존신고를 본다면 답변 부탁할게. -
454 이름 없음 (8558286E+5) 2017. 2. 9. 오전 12:32:13지은주 생존신고. 다행이야 그런 모습까지 이해해줘서, 많이 걱정했거든.
내 지금 상황이 선안주가 생각하는게 맞을거야. 응, 맞겠지. 사실상 현실의 일랑 보트를 동시에 돌린다는게 우리 텀이 좀 길어서 엄청난 부담까진 아니더라도 제 턴이 돌아왔을 때 글을 쓸 타이밍을 놓친다던가 타이밍이 왔는데도 글에 이입이 안되는 상황이 많을거야- 그러니 텀이 길어질거고 미리 얘기하지 않으면 정지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서 말해봤는데 괜찮다고 해서 다행이네. 사실 고3의 입장에서 수시가 끝나면 더 일찍 올 수도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완전한 종료?는 11월 중순이니까 그렇게 말했어. 서로 현실에 집중해야할 시기인만큼 의견이 좋게 받아들여졌다는데 상당히 기분이 가볍고 좋네. 그래도 가끔씩 생각나면 생존신고하러 올게, 혹여 늦어버리거나 잊어먹지는 않도록. 선안주가 오케이라면 11월에 다시 스토리 개장하도록 하자. 그게 선안주나 나나 둘다 부담 안가고 좋은 방법인 것 같아.
혹여 다시 이 글을 보게된다면 11월에 다시 띄울 것인지 여부를 알려주길 바라. -
455 이름 없음 (2438059E+6) 2017. 2. 13. 오후 3:17:50선안주 생존신고. 가끔 생존신고를 하러 오는 조건으로 11월에 다시 진행하는거, 맞지? 그렇다면 찬성이야. 지은주의 말대로 나도 현실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이제 정말로 고3을 앞두고 있으니까 부담감이랑 중압감이 엄청나네. 그래서인지 앞으로 억지로 진행한다 하더라도 길게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렇다면, 11월에 보도록 하자. 지은주! -
456 이름 없음 (0523508E+6) 2018. 1. 13. 오전 12:45:58지은주.
이상해, 내가 분명 12월에 생존신고를 올렸었는데 그 레스가 사라졌어.
그나저나 선안주는 잘 지내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해. -
457 이름 없음 (8705155E+5) 2018. 5. 13. 오후 6:48:49선안주야. 오랜만이야. 우선 늦게 갱신해서 미안하다는 말부터 할게. 좀... 많이 늦었지? 11월에 한다 했지만 5월에 와버렸으니까. 이 점은 사과할게. 정말 미안해.
참치넷 주소 중에서 .co 주소의 도메인이 막히는 바람에 작년까지만 해도 참치넷이 폐쇄된 줄 알았거든. .net 주소가 있다는 사실도 최근에 알게 된거야.
그...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더 이상 상황극을 진행할 수 없을 것 같아. 이걸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이런 말을 할 줄 몰랐지만, 더 이상은 진행하지 못할 것 같아.
사실 작년 중으로 모든 상황극을 다 마무리 지었거든. 이제 남은 상황극은 이게 마지막이야. 이제 나도 현실의 일에 본격적으로 집중해야 할 시기가 됐거든.
이 상황극을 진행할 때만 하더라도 중간에 빠지지 않겠다 했지만... 정말 미안해. 진짜로. 계속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고. 정말로...
아무튼, 지은주도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아마 이게 마지막으로 달 수 있는 답글일 것 같네.
그동안 재미있었고, 다른 사람과 재미있는 상황극을 진행했음 좋겠어. 항상 건강하고, 언제나 행복한 날이 될 수 있길 기원할게.